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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고 싶은 일을 하며 살기로 했다

Casey,Riley 2022. 8. 23. 01:0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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노영태 지음 / 힘찬북스
저자는 세 번의 휴학과 취업 대신 선택한 스타트업에서 겪은 모든 것을 자기 삶의 CEO이자 미래의 창
업주들에게 공유하고자 한다. 직접 부딪쳐 알아내고 사업으로 일구어 낸 다양한 경험이 복잡하고 어려
운 세상을 자신의 힘으로 열고 싶어 하는 모든 이들에게 도움이 되기를 바란다.

하고 싶은 일을 하며 살기로 했다
노영태 지음


▣ Short Summary
왜 창업했어요? 내가 하고 싶은 일 하면서 재미있게 살고 싶어서.
본래 나는 창업이 목표가 아니었다. 단지 내가 하고 싶은 일을 하면서 원하는 만큼 일하고 놀면서 나
를 좋아하는 사람들에게 인정받고 싶었을 뿐이었다. 다만, 내 성향상 하나하나 단계를 밟아 가며 배우
는 것보다 뭐든 몸으로 부딪치고 경험하면서 배우는 것을 좋아하다 보니 선택의 기로가 왔을 때 창업
을 ‘선택’했을 뿐이다. 창업이든 취업이든 어려운 건 매한가지이다. 요즘 갈수록 삶이 팍팍해지고 기회
가 없다고들 하지만 경제가 좋을 때도 안 좋을 때도 기회는 만드는 사람의 것이었다.
내가 아무것도 하지 않는데 어떤 일이 벌어지겠는가. 재미있게 놀면서 살고 싶으면 그런 일을 찾아보
면 된다. 세상엔 재미있는 일이 아주 많다. 내가 재미있는 게, 하고 싶은 게 무엇인지만 알고 있다면
어떤 일이든 시작할 수 있다.
학창 시절을 함께 보낸 내 친구들 중 오랜만에 만나서 내가 사업을 한다고 하면 깜짝 놀라는 친구들이
있다. 그만큼 나도 특별한 사람이 아니었다. 창업은 특별한 사람들의 것이 아닌 선택의 문제임을 잊지
말자. 최근 정부 정책과 세계적인 추세로 젊은 창업가에 대한 지원은 상당히 많다. 사무실이든 교육이
든 투자든 이를 적극적으로 활용해 보고 내가 하고 싶은 일을 원하는 시간에 원하는 만큼 일할 수 있
도록 조금만 알아보면 정말 재미있고 즐겁게 살 수 있다.
그래서 취업은 싫고 하고 싶은 건 많은 친구들에게는 꼭 이 말을 전하고 싶다. ‘야, 너도 할 수 있어.’

▣ 차례
1부 좋아하는 일을 찾아서
01 몸과 마음이 말하는 시그널_나의 체질을 일찍 알아채기
02 하고 싶은 일을 찾는다는 것_UCC 콘테스트로 SBS 스타킹 출연까지
03 속도가 아니라 방향_엔터테인먼트 계약과 예상치 못한 실패
04 다시 시작할 수 있는 나이, 스물아홉_아이두 커뮤니케이션즈의 시작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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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고 싶은 일을 하며 살기로 했다

05 인터넷만 있는 곳이라면 어디서든_온라인 광고 회사 창업 방법
2부 내가 하는 일, 광고 사업
01 광고 진행 과정
02 입찰 공고_메세나 프로젝트
03 입찰 준비_I 공항 면세점 연간 종합 광고 대행사 선정 입찰
04 PT(프리젠테이션)_B 사 모바일 게임 종합 광고 대행
05 계약_결제 조건과 업무 범위의 확인
06 광고 마케팅 진행_바이럴 마케팅부터 옥외 광고까지
3부 경험과 사람, 그리고 노하우
01 입찰 노하우_광고주의 마음 읽기
02 제안서 작성 PT 노하우_우리의 강점은 무엇인가
03 보고서 작성 노하우_숫자만 옮기는 건 보고서가 아니다
04 공동 사업 노하우_조급함은 공동 사업의 독
05 회사 체질 개선_가벼워야 보이는 것들
06 인수 합병 M&A_상장사 주요 주주가 되다
07 공부만이 해답_인수 합병이 가져다준 것
08 아이템보단 꾸준함_버티기에 관하여
4부 CEO로서의 자세
01 고민보다 Go_불안감은 준비된 사람만이 느낄 수 있다
02 직원 관리와 동업_대화와 침묵을 적절하게 사용하기
03 사업가 네트워크_중요한 정보는 책상 위에 없다
04 멀리해야 하는 것_비용 절감 안 하면 바보라고?
05 결정 훈련_결정에도 훈련이 필요하다
06 나만의 사업 공식 만들기_연차별 사업 공식 대공개
07 작은 성과에 감사하기_회사가 커지면서 생긴 일
08 스트레스 관리_받아들이기, 흘려보내기
지금부터 결정은 내가 한다_자기 삶의 CEO들에게
에필로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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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고 싶은 일을 하며 살기로 했다

하고 싶은 일을 하며 살기로 했다
노영태 지음

1부 좋아하는 일을 찾아서
인터넷만 있는 곳이라면 어디서든_온라인 광고 회사 창업 방법
내가 자본금도, 사무실도 없이 창업할 수 있었던 이유는 사업 분야가 온라인 광고이기 때문이었다. 온
라인 광고는 인터넷만 있는 곳이라면 어디서든 일할 수 있다. 사무실이 없어도 가능하다. 소위 말하는
디지털 노마드가 가능한 분야다. 고급 인력 배치가 필요한 종합 광고 대행사, 시설과 장비가 필요한
영상 제작사와 포토 스튜디오, 풍부한 현장 경험이 있어야 창업이 가능한 오프라인 프로모션 회사 등
의 전통 광고 시장과는 달리 온라인 광고 시장은 진입 장벽이 낮은 편이다. 블로거, 인스타그래머 등
온라인 플랫폼을 이용해 수익을 얻는 인플루언서처럼 말이다.
인터넷과 노트북만 있다면 누구나 가능한 온라인 광고 회사 창업이라도 한 가지 기억해 둘 점이 있다.
온라인 환경은 빠르게 변화한다는 점이다. 한 시대의 아이콘이었던 포털 사이트나 SNS도 새로운 플랫
폼의 등장으로 자리를 내주었고, 실시간 검색어와 연관 검색어도 광고의 기능을 잃은 지 오래다. 스마
트폰의 대중화로 PC보다는 모바일에 맞춘 UI와 UX 디자인이 주를 이루며, 소비자들의 취향이나 관심
사도 빠르게 변화한다. 따라서 온라인 광고 회사는 단순히 광고주가 원하는 광고만을 집행할 것이 아
니라 급변하는 온라인 시장을 공부하고 트렌드를 놓치지 않는 게 중요하다.
나의 경우에는 알고 지내던 실장님 덕분에 광고 회사의 전반적인 시스템과 다양한 광고 기법, 광고 트
렌드를 조금씩 배워 나갈 수 있었고, 그래서 창업도 쉽게 할 수 있었던 거라고 생각할 수도 있다. 하지
만 이미 자신이 좋아하는 분야에 대한 블로그를 운영하고 있거나, 인스타그램에서 제공받은 제품에 대
한 리뷰를 해 본 사람, 일상 브이로그를 유튜브에 업로드 중인 사람이라면 누구나 광고 회사를 시작해
볼 수 있는 것도 사실이다.
여기에 더해 확실한 팁이 있다면 본인의 채널을 자주 분석하는 것이다. 내가 업로드한 콘텐츠 중 어느
콘텐츠가 인기 있는지, 조회수가 낮다면 왜 낮은지를 분석하는 일부터가 마케팅의 시작이라고 할 수
있다. 광고 회사에서 일하면서 배운 가장 큰 수확이 있다면 분석 능력이다. 특히 블로그 운영 대행을
하면서 온라인 시장을 이해하는 데 큰 도움이 되었는데, 포스팅을 하고 댓글이 달리고 상단에 노출이
되는 경험을 통해 온라인 유저들이 어떤 콘텐츠에 열광하는지, 포털 사이트는 광고를 어떤 알고리즘으
로 노출하는지를 파악할 수 있었다. 나는 콘텐츠를 분석하고 구독자를 확보하는 노하우를 찾는 일이
즐거웠고 내게 잘 맞는 일이라고 생각했다. 아무리 광고 회사 창업이 쉬워도 나와 맞지 않았다면 창업
을 하진 않았을 것이다.
사업자 등록도 했고, 명함도 제작했고, 거래처들에게도 창업 사실을 알렸으니 이제 함께 일할 동료를
찾아야 했다. 1인 기업이라면 어디든 나의 사무실이 될 수 있지만, 직원을 채용하기 위해서는 사무실이
필요했기에 일단 강남구 삼성동 지하에 자리를 얻었다. 비록 지하긴 해도, 나처럼 광고인을 꿈꾸는 패
기 넘치는 지원자가 넘쳐 날 거라는 기대감으로 구인 공고를 올렸다. 하지만 결과는 처참했다. 지원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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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고 싶은 일을 하며 살기로 했다

수 자체가 적을 뿐 아니라 면접을 본 이후에 입사를 거절하는 사람도 있었다.
다양한 이유로 입사 거절을 당하고 나니 이제는 직접 찾아 나설 수밖에 없었다. 주변에서 소개도 받고
유비가 제갈공명을 찾아가듯 세 번을 찾아가 스카우트를 하면서 아이두 커뮤니케이션즈는 총 3명으로
시작되었다. 나는 주로 광고주를 만나 계약을 따내는 일을 했고, 직원들은 콘텐츠 기획과 광고를 집행
하는 실무 역할을 했다. 그러다 외부 미팅이 점점 많아지면서 회사에는 내부에 상주하면서 직원과 회
사의 전반적인 업무를 총괄해 줄 팀장급의 인력이 필요했다.
내게 필요한 팀장은 업무적으로도 유능해야 했지만 실무 외에도 재무, 총무, 인사 등 경영 지원에 대
한 일도 할 수 있어야 했다. 내가 외부 업무에 주력하고 있을 동안 내부 살림을 도맡아 해 줄 파트너
말이다. 나는 고민 끝에 고등학교 친구인 인호를 찾아갔다. 인호는 나와 UCC 활동을 함께해 준 친구
였기에 인호만큼 나를 잘 아는 사람도 없다고 생각했다.
기업에서 팀장급의 인재를 채용할 경우 서로를 파악하는 시간이 필요한데, 우리는 시간이 절대적으로
부족한 스타트업 기업이니만큼 이미 서로를 충분히 알고 있고 대화를 통해 문제를 해결해 본 경험이
있는 사람을 채용해야 한다고 생각했기 때문이다. 그런 점에서 인호는 상대방이 가진 장점을 인정할
줄 알고, 나와 대화 방식이 맞는 사람이었다.
창업 파트너를 선택할 때 오로지 능력만을 보고 채용할 경우, 대화의 방식이 달라 사이가 멀어지는 상
황을 종종 목격했다. 대기업은 시스템이 이미 갖추어져 있기 때문에 능력 중심으로 채용을 해도 회사
가 무너지는 일이 거의 없지만, 작은 회사는 개인의 능력보다 팀 전체의 분위기를 생각하는 것도 중요
하다.
초기의 아이두 커뮤니케이션즈는 온라인 마케팅 중에서도 블로그, 카페, SNS 중심의 콘텐츠를 제작해
올리는 바이럴 마케팅 대행사로, 주로 중형급 이상의 온라인 광고 회사에서 일부만 외주를 받아 일하
는 식이었다.
바이럴 마케팅의 핵심은 온라인에서 입소문이 날 수 있는 콘텐츠를 만들고, 블로그나 카페, SNS에 자
연스럽게 퍼질 수 있도록 유도하는 것이다. 이 사업은 당시 온라인 시장이 커지면서 모든 기업이 기본
적으로 해야 하는 마케팅 수단으로 여길 만큼 수요는 많았지만, 광고 집행 예산에 비해 인력이 많이
소모된다는 단점이 있었다.
사업을 시작한 지 4년 차에 아이두 커뮤니케이션즈는 실무 중심에서 기획 중심의 광고 회사로 체질을
개선한다. 실무 중심의 광고 회사는 기획 방향과 전략이 미리 정해진 상태에서 부여받은 영역의 실무
를 위한 기획 정도만 참여하지만, 기획 중심의 광고 회사는 광고주의 고민에서부터 접근해 사실상 컨
설팅의 역할까지 함께 하는 회사를 말한다. 기업의 체질 개선은 성공적이었고, 코스닥 상장사인 미투
온과의 인수 합병으로까지 이어졌다.
2021년 현재, 창업한 지 10년이 된 아이두 커뮤니케이션즈는 TV 광고부터 오프라인 이벤트, 디지털
마케팅이 모두 가능한, 연간 광고 취급액 기준 100억(매출은 58억) 규모의 종합 광고 대행사로 성장했
다. 현재는 광고 프로모션팀, 개발 운영팀, 콘텐츠 제작팀으로 세분화되어 광고주의 니즈에 따라 광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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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고 싶은 일을 하며 살기로 했다

를 집행한다. 광고를 맡기는 기업의 종류도 다양해 게임, 푸드, 항공, 대형 플랫폼 등 연간 150여 개
국내외 기업과 함께 일하고 있다. 광고 대행사를 넘어 마케팅의 미래를 제시할 수 있는 플랫폼 개발과
세일즈, 제품 개발이 가능한 기업으로 성장 중이다. (2020년 아이두 커뮤니케이션즈는 아이두 마케팅
으로 사명을 변경했지만 이 책에서는 아이두 커뮤니케이션즈로 표기한다.)

2부 내가 하는 일, 광고 사업
입찰 공고_메세나 프로젝트
기업이나 기관에서 광고를 대행해 줄 업체를 선정하기 위해 입찰을 공고한다. 자사 홈페이지에 공개적
으로 광고를 하는 경우도 있지만 협력사 이메일, 거래처 유선 혹은 지인 소개를 통해 진행되기도 한다.
입찰 공고문에는 사업의 개요와 예산, 입찰 자격과 구비 서류 등이 기재되어 있는데, 규모가 작은 신
생 회사는 입찰 자격에 부합하지 않아 입찰 참여 자체가 불가능한 경우도 있다. 초기 아이두 커뮤니케
이션즈도 입찰보다는 주로 소개를 받아 광고를 진행했다.
메세나 프로젝트: 메세나 프로젝트는 거래처의 소개로 진행을 맡았던 아이두 커뮤니케이션즈의 첫 온
라인 통합 마케팅이다. 이전까지 아이두 커뮤니케이션즈는 작은 규모의 바이럴 마케팅에 국한되어 광
고를 진행해 왔었는데 국내 대기업 가전업계인 D 사와 거래하는 종합 광고 대행사로부터 온라인 분야
의 통합 마케팅을 의뢰받은 것이다.
당시 D 사는 제품력에 비해 브랜드 이미지가 소비자들에게 각인되어 있지 않아 이 점을 보완하고 싶
어 했는데, 이때 본사에서 기획한 것이 ‘메세나 프로젝트’였다. 메세나란 문화 예술, 스포츠 등에 대해
사회적, 인도적 입장에서 공익사업에 지원하는 기업의 활동을 칭하는 용어를 말한다. D 사는 자사를
예술적 감각을 지닌 이미지로 브랜딩하기 위해 D 사의 모델이었던 장윤주 씨와 함께 자선 바자회를
열어 경매로 생긴 수익금을 공익사업에 기부하는 것을 목표로 했다.
메세나 프로젝트에서 아이두 커뮤니케이션즈가 맡은 마케팅 영역은 이벤트 사이트 제작과 경매 사이트
제작 및 운영, 온라인 광고와 바이럴 마케팅 그리고 공익사업 운영이었다. 온라인 통합 마케팅은 어렵
지 않게 수행할 수 있었지만 문제는 공익사업 운영이었다.
공익사업은 사기업에서 진행하는 사업과 달리 정부나 기관에 협의해야 할 사항이 많다. 사기업은 기업
의 이윤을 추구하기 위해 마케팅을 하지만 정부나 기관은 시민의 이익이나 안전이 우선이다. 따라서
기업과 정부 간의 이견을 좁히고 공동의 이익으로 도달하는 과정이 필요하다. 정부나 기관에서는 굳이
하지 않아도 되는, 계획에 없던 사업을 진행하는 일이다 보니 최근 정책이나 기관장의 의견이 매우 중
요하기 때문에 이들을 설득할 정보와 시간이 많이 필요하다.
D 사에서는 경매 수익금을 통해 서울시의 장소 중 기능을 잃어버린 곳을 선정해 예술적인 공간으로
재탄생시키기를 희망했다. 당시에 현대카드의 북촌 표지판, 대신증권의 문화마을 등 이미 폐허가 된
장소를 되살리거나 아름답게 바꾼 성공 사례가 많았기에 광고주는 서울시 여러 곳 중에서도 상징적인
공간을 찾아 주길 바랐다. 장소를 찾는 일도 어려웠지만 무엇보다 서울시의 각 구청과 협의가 가장 중
요했는데, 공사로 인해 민원이 발생할 수도 있는 이 프로젝트에 협조적인 구청을 찾는 게 난관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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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고 싶은 일을 하며 살기로 했다

구청 게시판에 제휴를 수없이 올리고 연락을 취했지만 쉽지 않았다. 메세나 프로젝트에서 가장 중요한
것이 공익사업과의 연계인 만큼 이번 일을 성사시키지 못한다면 사실상 아이두 커뮤니케이션즈의 마케
팅은 실패라고 볼 수 있었다.
백방으로 인맥을 알아보던 나는 종로구청 민간 자문단으로 일하고 있다는 길성이 형과 연락이 닿았고,
어렵게 구청 직원과 미팅 약속을 잡을 수 있었다. 길성이 형은 프리챌 마케팅 팀장 출신으로 UCC 활
동 때부터 나에 대한 지원을 아끼지 않는 분이었다. 그렇게 형의 도움으로 잡은 미팅에서 나는 단 한
번뿐인 기회를 놓치지 않기 위해 구체적인 실행 계획과 사업을 완료하고 나서의 기대 효과 등 자세히
정리해 발표했다. 철저한 준비와 간절함이 전달되었는지 며칠 뒤 사업을 진행하자는 최종 답변을 받았
다.
우리가 제안한 장소는 종로구청 관할 중에서도 혜화역 1번 출구 앞이었다. 이 장소는 대학로를 찾는
많은 사람들에게 만남의 장소로 이용되는 곳임에도 부서지고 낡은 벤치들이 많아 미관을 해쳤다. 우리
는 고민 끝에 기능을 잃어버린 벤치를 새롭게 디자인해 미와 실용적인 측면 모두를 만족시키기로 했다.
구청에서도 마음에 들어 해서 일은 순조롭게 진행되는 듯했다. 그러나 민원 발생을 방지하기 위해 또
한 차례 넘어야 하는 관문이 있었다. 주변 상가들의 협조를 받아야 한다는 것이었다. 또다시 길고 긴
설득의 시간을 거쳐야 했다. 우리는 상가협회를 만나 상징적인 디자인 벤치는 더 많은 사람을 모아 상
가의 수익에도 연결이 될 거라며 꾸준히 설득했고, 결국 모두의 협조 끝에 구청장의 오픈식과 함께 성
공적으로 사업을 마무리할 수 있었다.
여기서 끝이 아니었다. 우리가 맡은 첫 온라인 통합 마케팅이 큰 문제 없이 끝났다는 것만으로도 감개
무량한데, 혜화역에 디자인한 의자가 큰 상을 받게 된 것이다. ‘2013 D 사 굿디자인어워드 공공 환경
부분 굿디자인 수상’, ‘2013 아이두 커뮤니케이션즈 웹어워드코리아 브랜드 프로모션 우수상 수상’ 창
업한 지 2년도 되지 않아 받은 광고상이었다. 아무도 들어 본 적 없는 작은 회사가 대표 레퍼런스가
생겼다는 건 실력을 인정받았다는 걸 의미했다. 전공자도 아니고 경력직도 아닌 20대의 외인 구단이
만든 작은 광고 회사가 광고업계에 작은 스크래치를 내는 순간이었다.

3부 경험과 사람, 그리고 노하우
입찰 노하우_광고주의 마음 읽기
광고 입찰이라는 말은 거창하게 들릴 수 있지만 이렇게 생각하면 간단하다. 친구가 창업한 식당의 광
고를 어떻게 하는 게 좋을지 아이디어를 내고 예상되는 총예산을 짜 보는 것. 이 또한 작은 의미에서
는 광고 입찰이라고 할 수 있다. 여기서 친구를 기업, 나를 광고 대행사라고 하면 기업을 상대로 입찰
을 진행하는 것이 광고 대행사의 첫 번째 일이다. 기업 입장에서는 신제품이나 기업 브랜딩을 위한 광
고를 진행하고 싶을 때 입찰을 통해 자사와 가장 잘 맞는(기획 예산, 기대 효과 등) 광고 회사를 선택
할 수 있다.
지인을 통해 사기업의 입찰 정보를 얻을 수도 있고 국가에서 운영하는 전문 입찰 사이트인 ‘나라장터’
를 통해 제안 요청을 확인한 뒤 입찰에 도전할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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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고 싶은 일을 하며 살기로 했다

입찰에서 가장 중요한 것은 광고주가 원하는 광고의 목적을 알아채는 것이다. 광고 회사가 많이 하는 실
수 중 하나가 광고주가 현재 진행하고 있는 광고 방식이 잘못되었다며 온갖 최신 광고 기법을 동원하자
고 권유하는 것이다. 광고 대행사는 광고주가 광고를 통해 얻고자 하는 것이 매출인지 브랜딩인지, 예산
은 어느 정도 집행 가능한지, 원하는 고객의 범위가 어디까지인지를 끊임없이 묻고 확인해야 한다.
그렇기 때문에 광고주와의 초기 인터뷰가 정말 중요하다. 이때 광고 방향을 잘못 잡으면 엉뚱한 제안
서를 준비하느라 시간만 낭비할 수 있기 때문이다. 따라서 되도록 최소 두 명이 인터뷰에 동행할 것을
추천한다. 미팅 동안에는 수많은 이야기가 오가기 때문에 놓치는 부분이 생길 수 있다. 사람마다 생각
과 해석이 다르기 때문에 미팅 후 서로 잘못 들은 게 있는지 놓친 부분이 있는지 확인하고 정리하여
광고를 집행할 팀원들에게 전달해야 한다.
질문을 정확하게 하지 않아 잘못된 제안서를 쓴 일이 우리에게도 있었다. 제주도 특급 호텔 제안 요청
을 받았을 때의 일이다. 당시 이 프로젝트는 오프라인 행사를 전문으로 담당하는 직원이 지인을 통해
받은 요청이었는데, 당시 회사에 업무가 많아 인력 부족으로 초기 인터뷰를 담당 직원 혼자 보낼 수밖
에 없었다. 미팅을 마치고 돌아온 직원은 광고는 연간 2억 규모이며 호텔 예약자를 늘리는 것이 광고
의 목적이라고 전했다.
우리는 호텔 예약자를 늘리기 위해서 리뷰가 중요하다고 생각했기 때문에 SNS 인플루언서와 여행 전
문 파워 블로거를 섭외해 양질의 리뷰를 작성할 수 있도록 하는 바이럴과 이벤트, 호텔 인근 맛집과
여행지 정보를 정리한 콘텐츠를 만드는 기획으로 제안서를 작성했다. 하지만 PT를 끝마치고 나니 호텔
관계자는 황당하다는 반응을 보였다.
그의 말에 따르면, 이번 광고는 10주년 기념 감사 이벤트이며 예산은 2천만 원이었다. 호텔은 광고를
하지 않아도 예약이 꽉 차 있어서 예약 증가가 아닌 브랜딩 위주의 광고가 목적이라는 것이었다. 그런
광고주에게 전혀 상관이 없는 제안 PT만을 잔뜩 한 우리는 당연히 광고 수주를 할 수 없었다.
물론 이번 일은 초기 인터뷰를 한 직원이 광고주의 의도를 제대로 파악하지 못해서 생겨난 문제이긴
하지만 근본적인 원인은 광고주에게 제대로 질문을 하지 않아서이기도 하다. 아마 광고주는 초기 인터
뷰 당시 ‘더 좋은 제안이 있다면 해도 된다.’, ‘예산이 증액될 수도 있다.’, ‘잘하면 연간 계약으로도 이
어질 수 있다.’, ‘호텔 이미지도 좋아지면 좋겠고 사전 예약자도 늘면 당연히 좋다.’ 등등 고민이나 생
각을 무분별하게 쏟아냈을 것이다. 미팅 후 담당자가 자신의 의견과 아이디어를 추가해 회사에 전달하
면 이런 일이 벌어지는 것이다.
그래서 기업의 담당자가 많은 이야기를 쏟아내더라도 정확하고 구체적인 질문을 하는 게 좋다. 기간,
목표, 비용 등의 구체적이고 상세한 질문을 해야 오해의 여지가 없는 정확한 답변을 들을 수 있다.
제안서 작성 PT 노하우_우리의 강점은 무엇인가
일반적으로 광고 대행 입찰을 공고하는 기업에서의 PT는 경쟁 PT로 진행이 된다. 광고주 입장에서도
여러 광고 대행사의 제안을 받아 본 후에 최종 파트너사를 선정하는 편이 광고에 효과적이기 때문이다.
따라서 경쟁 PT의 핵심은 ‘왜 우리 회사를 선택해야 하는가’를 잘 보여 주는 것이다. 광고 예산이 정해
져 있는 이상, 그 안에서 광고 회사가 내세우는 기획과 전략이 비슷할 것이기 때문에 우리 회사만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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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고 싶은 일을 하며 살기로 했다

경쟁력을 보여 주어야만 선정될 확률이 높다.
예를 들어, 국내 항공사의 경쟁 PT에서는 I 공항 면세점, 진에어, 트립닷컴 등 레퍼런스를 앞세워 관광
객을 위한 홍보 마케팅 경험이 풍부하다는 것을 강점으로 내세웠고, 텐센트 PT에서는 경쟁사인 타 게
임사의 광고 집행 후 광고비 대비 매출 500% 이상의 효과를 냈다는 실적을 수치로 보여 주었다.
한국콘텐츠진흥원에서 창업 기업을 위한 마케팅 제안을 요청해 왔을 때는 29살에 광고 회사를 창업한
나 자신을 차별점으로 내세워 이제 막 창업을 한 대표의 고충과 원하는 바가 무엇인지를 잘 이해하고
있다고 강조했다.
하지만 기업이 원하는 바를 잘 파악해 맞춤 제안을 하는 편이 광고 회사가 가진 강점을 어필하는 것보
다 효과가 좋을 때도 있다. K 생명 보험사 CSR 캠페인 경쟁 PT에 참여한 적이 있는데 당시 우리는 예
정된 예산보다 더 큰 효과를 낼 수 있도록 다른 기업, 공공 기관과의 콜라보를 핵심으로 제안했다. 이
미 타 기업 간의 콜라보를 진행했던 경험과 네트워크를 보유하고 있다는 것을 강점으로 내세운 제안이
었다.
승리를 확신할 만큼 매력적인 제안이었지만 안타깝게도 파트너사로는 선정되지 않았는데, 그 이유는 K
생명 보험사는 프로모션 보다는 모델을 더 중요하게 생각하고 있었기 때문이었다. 우리는 이를 잘 캐
치해 경쟁력 있는 모델을 섭외한 다른 대행사에 최종 파트너사를 넘겨주어야만 했다.
차별점은 구체적일수록 좋은데 ‘(대학생 타겟 광고 입찰 시) 회사 임직원 평균 연령 25세’, ‘(특정 지역
특산물 광고 입찰 시) 전 직원 OO 지역 출신’, ‘(IT에 관심이 많은 기업 입찰 시) 우리 회사만 가지고
있는 플랫폼 X’, ‘(뷰티 관련 기업 제안 시) 여직원이 90% 이상’ 등 광고주에 맞는 강점을 내세워야 한
다.
광고주가 광고 대행사를 선정할 때 광고 아이디어나 마케팅 전략, 회사의 규모만을 보고 선택하는 것
은 아니다. 작은 스타트업 광고 회사가 경쟁 PT에서 규모가 큰 광고 회사를 제치고 광고를 따내는 것
도 이런 경우다. 아이두 커뮤니케이션즈 창업 초기에 우리는 이렇게 외친 적도 있다. ‘작은 회사이기
때문에 1개 기업에만 집중할 수 있습니다.’ 작은 규모도 충분히 강점이 될 수 있다.

4부 CEO로서의 자세
직원 관리와 동업_대화와 침묵을 적절하게 사용하기
광고 회사의 대표로서 나는 직원 관리를 위해 정말 많은 시도를 해 왔다. 출근 시간을 엄격하게도 해
보고, 자율 출근제, 근무 유연제도 도입해 보았다. 직원 복지에 힘을 주기도 하고, 법적 근로 기준만
지켜 본 적도 있다. 업무 효율을 위해 회사에 제출해야 하는 서류를 대폭 줄이고, 종이에서 모바일 결
제를 도입하는 등 다양한 시도를 했다. 하지만 결과는 늘 만족스럽지 못했다. 회사 규모에 맞지 않은
대기업의 시스템을 적용하고 나니 직원들에게 바라는 성과의 기대치만 높아졌기 때문이었다.
직원들의 반응은 말 그대로 케이스 바이 케이스였다. 회사 복지에 대해 만족스러워하는 직원이 있으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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꼭 불만족스러워하는 직원도 있었다. 모두를 만족시킬 순 없었다. 최종적으로 내가 깨달은 직원 관리
방법은 직원을 채용할 때 회사에 대한 정확한 정보를 미리 주는 것이었다. 회사가 원하는 인재상과 회
사에서 제공해 주는 것들, 회사의 업무 방식을 구체적으로 전달해 선명한 기준으로 채용하는 것이다.
그래야만 서로 합의된 만큼의 기대만 할 수 있기 때문이다.
우리 회사는 바로 현장에 투입이 되는 방식으로 업무가 진행이 된다. A부터 Z까지 차근차근 배워 나가
는 회사도 있겠지만, 아이두 커뮤니케이션즈 자체가 현장의 경험을 쌓아 올려 만들어진 회사다 보니
직원들에게도 시도와 도전을 아끼지 않는 제너럴리스트가 되기를 바란다. 만일 주어진 담당 업무만을
해야 하는 조직에서 스페셜리스트로 성장하기 원하는 사람이라면 우리 회사와는 맞지 않을 것이다. 이
점을 채용 시점에 미리 인지시키는 것이 중요하다. 회사의 가치관과 나아가고자 하는 방향이 맞는 인
재와 일해야만 서로의 시간과 에너지를 낭비하지 않을 수 있다.
물론 직원과의 관계가 항상 원만했던 건 아니다. 창업 초기 삼고초려 끝에 직장을 그만두고, 연봉까지
삭감하면서 아이두 커뮤니케이션즈로 이직해 준 창립 멤버들에게 실망감을 안겨 준 때도 있었다. 자본
금이 적었던 창업 초기의 일이다.
메세나 프로젝트 이후 회사의 대표 레퍼런스가 생기고 나니 광고 영업이 훨씬 수월해졌다. 거래하는
기업이 늘어나고 일은 많아졌는데 이상하게 회사 자금 사정은 더욱 나빠졌다. 프로젝트가 늘어나면서
거래하는 광고 규모는 커지는데 자본금이 적어 선 결제를 해 주어야 하는 매체사나 제작사에 비용을
지급하다 보면 두 달 정도의 자금 공백이 발생했다. 광고 업무만으로도 바쁜 직원들은 회사가 돈이 없
는 탓에 결제 독촉 전화에도 시달려야 했다. 대출을 받아 보려 해도 회사 설립 기간이 3년이 되지 않
아 평가를 받을 수도 없었다.
요즘은 창업 자금 지원이 잘 되어 있지만 당시엔 대체로 지원이 적거나 국가 보조금에 대한 정보를 얻
기가 어려웠다. 또한 기업 대출은 기술 특허나 3년 이상의 재무제표가 있어야만 대출이 가능했다. 그
야말로 위기였다. 그럼에도 직원의 급여는 1순위였기에 보험 해지, 카드론, 개인 대출 등 모든 방법을
동원해 급여를 마련했지만 그렇지 못한 달도 있었다. 회사나 직원들에겐 문제가 없었다. 다만 우리도
받지 못한 밀린 대금 때문에 자금의 공백이 생기는 게 문제였다.
당시 무엇보다 힘들었던 건 멋진 광고 회사를 함께 만들자며 같이 노력해 온 팀원들을 내보낸 것이었
다. 팀원 중에는 20대의 대부분을 나와 보낸 친구도 있었다. 회사가 급여를 늦게 주자 대출을 받은 직
원도 있었고, 잦은 야근과 주말 근무에 비해 턱없이 낮은 급여를 받으면서 남아 준 팀원도 있었는데.
나는 이런 사람들을 배신한 것과 다름없었다.
나는 직원들을 위해 밀린 대금이 있는 업체에 적극적으로 대금 지급을 요구했고, 광고를 수주할 땐 선
금 일부를 요청하기도 했다. 그동안 돈에 관해서는 아쉬운 소리를 잘 하지 못했던 나의 성격이 직원의
월급을 주지 못하는 상황으로 이어진 것이었다. 내 체면보다 직원의 월급을 우선해야 된다는 것을 깨
달은 나는 돈에 대해서만큼은 과감해졌다. 내가 변하자 회사의 자금도 안정이 되어 갔고, 이후로는 급
여가 밀리는 일이 없었다.
금전에 대한 약속은 대표가 반드시 지켜야 할 신용이자 의무다. 급여란 어떤 상황이든 양해를 구할 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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없는 일이며, 이를 절대 가볍게 여겨서는 안 된다. 회사가 어려워져서 급여 지급일이나 액수의 변동이
생겨야 한다면 이에 대한 이해와 결정은 직원의 몫이지 대표가 통보해야 하는 일이 아니다. 직원 입장
에서는 회사와의 기본적인 약속이 깨진 것이니 다른 어떤 약속도 믿을 수 없기 때문이다.
우리 회사에는 나와 10년째 함께 일하고 있는 직원이자 동료인 인호가 있다. 아이두 커뮤니케이션즈의
창업 초반부터 등장하는 창립 멤버다. 이 이야기를 들은 사람들은 묻는다. 친한 친구랑 동업하면 거의
안 좋게 끝난다는데 이렇게나 오래 함께할 수 있는 비결이 있냐고.
진부한 방법이라고 생각할 수 있지만 대화를 자주 나누는 게 관계의 비결이다. 정확히 말하면 대화와
침묵을 적절하게 사용하는 것이다. 나와 인호는 여전히 거침없이 대화를 나눈다. 인호는 마음에 들지
않는 부분과 불만을 내게 언제든 편하게 이야기하지만, 한편으로는 최종 결정권자인 내가 결정을 하고
나면 묵묵히 나의 결정을 따라온다. 내가 한 잘못된 결정으로 피해를 보더라도 내게 잘못을 따지지 않
는다. 고민 끝에 가장 나은 선택을 한 것이기 때문이다.
그러니 어떠한 선택이든 잘못된 선택은 있을 수 없다. 나쁜 결과만이 있을 뿐이다. 나와 인호의 역할 분
장은 확실하고 그에 대해 서로의 선을 넘지 않는다. 대표로서 이런 사람과 파트너로(현 부사장) 같이 일
한다는 건 행운이다. 인호가 좋은 대표를 만날 확률보다 내가 이런 파트너를 만날 확률이 더 낮다.
친구랑 동업을 하면 관계가 틀어진다는 말을 자주 들었고, 내 주변에도 그런 케이스가 있는 게 사실이다.
이런 관계에서 무엇보다 중요한 건 결과에 대해 책임을 묻지 않는 것이다. 결정을 하기 전까지는 수없이
많은 대화와 토론이 필요하지만 고민 끝에 내린 결정 이후에 결과에는 침묵하는 것. 서로를 탓하는 대신
더 나아질 방법을 찾아보고 다음 단계로 넘어가는 것. 이게 나와 인호가 찾은 방법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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