교육심리학 3
@P65
제 4장 학습자의 지적 특성과 발달
개요
교육과 가장 밀접한 관계를 맺고 있는 학습자의 특성은 그의 지적 능력, 즉 지능이다.
이러한 지적 능력이란 과연 무엇이며, 그것은 어떻게 측정될 수 있는가에 대한 논의를
시발점으로 하여, 지력이 어떻게 양적으로 증대, 팽창하며, 지력이 어떻게 발생하여
원시적이고 기초적인 인지력에서 추상적인 인지기능으로 발달해 나가는지를 논의하게 될
것이다.
지력의 발달은 어느 정도 유전의 영향을 받는다는 것이 정설이다. 유전이 지력발달의
생물학적 한계를 정해 준다는 것은 사실이지만 그 한계내에서 환경의 질이 개체에게 상당한
영향을 미친다는 것도 간과할 수 없다
지능이 학교학습과 밀접한 관계를 맺고 있다는 것은 분명하지만, 지능검사로 측정한
일반지능 이외에 창의력도 학교학습과 깊은 관계를 맺고 있다는 사실을 밝힐 것이다.
학습목표
1, 지능의 개념, 이론, 그리고 지능측정과 IQ에 대하여 정확하게 이해한다.
2. 창의력과 지능의 차이를 정확하게 이해하고 창의적인 사람의 지적, 정의적 특징을
숙지한다.
3. 학습자의 지적 특성과 학업성취도의 관계를 이해한다
4. 지력의 양적 발달에 관한 베이리의 연구를 이해한다.
5. 피아제의 인지발달단계이론의 중요한 이론적 개념을 파악한다.
6. 피아제 이론의 단계별 특징을 이해한다.
주요용어
정신연령, IQ, 편차IQ, 다중지능이론, 삼원지능이론, 확산적 사고, 평형화, 동화와 조절, 도식,
중심화와 탈중심화, 보존성의 개념
@P66
4.1. 지적 능력
교육에서 빈번히 나타나는 현상은 학습자의 학습성과에 개인간에 차이가 있다는 점이다.
그리고 학습성과에 이러한 개인차가 생길 때, 그 원인을 학습자의 지적 능력에 있어서의
개인차에 귀착시키곤 한다. 흔히 머리가 좋다 나쁘다라는 말로 대변되는 이 지능이
학교학습의 개인차의 원천이라는 가정이다 이 가정의 타당성에 관해서 알아보기 전에 우선
지능의 개념을 검토해 보기로 하자
4.1.1. 지능의 개념
지능(intelligence)은 학자에 따라 다르게 정의되고 있다. 지능검사를 처음으로 제작한
비네(A. Binet)는 지능을 "일정한 방향을 설정, 유지하는 경향성, 소망하는 결과를 성취할
목적으로 순응하는 역량 그리고 자기비판력"이라고 정의했다 터만(L. M. Tennan, 1916)은
지능을 "추상적 사상(사상)을 다루는 능력"이라고 정의하였고, 웩슬러 (Wechsler, 1942)는
"유목적적으로 행동하고, 합리적으로 사고하고, 환경을 효과적으로 다루는 개인의
종합능력"이라고 정의하였다. 또한 지능의 구조에 관심을 두는 학자들은 지능은 한 개의
일반요인(g-factor)과 여러 개의 특수요인(s-factor)으로 구성되어 있다고 보는
입장과(C. Spearman, 1927), 여러 개의 특수요인이 기초정신능력이라고 보는 중다요인론이
있다(L. L. Thurstone, 1941) .
한편, 카텔(R. B. Cattell, 1971)은 지능에는 유동적(fluid) 지능과 결정적(crystalized) 지능의 두
가지 형태가 있다고 보고 있다. 유동적 지능은 개인의 명석도와 순응성을 내포하고, 결정적
지능은 경험과 교육에 의해 형성된다는 것이다 유동적 지능이 높은 사람이 경험이나 교육의
기회에 제한을 받으면, 그의 결정적 지능은 낮다는 것이다. 근래에 와서 길포드(J. P. Guilford,
1959)는 지능은 120개의 요소로 구성되어 있다는 복합설을 제안하였고, 피아제(J. Piaget)는
지능을 개인이 소유하고 있는 그 무엇이 아니라 하나의 과정 또는 조작(조작: operation)으로
간주하고 있다.
지능의 본질에 대한 명백한 학문적 의견일치가 없는 가운데에서도 지능의 개념과 지능의
측정법은 발전되어, 지금은 어느 정도 의견의 일치를 보고 있다.
@P67
게이지와 버라이너(N. L. Cage & D. C. Berliner, 1922, p.52)는 심리학자와 교육학자들의
의견을 종합하면서 지능을 다음 세 가지의 능력 즉 (1)구체적인 것(기계적 도구, 감각활동)보다
추상적인 것(아이디어 상징, 관계, 개념, 원리)을 취급하는 능력, (2) 익숙한 사태에 잘 연습한
반응을 하는 것이 아니라 새로운 사태를 취급하는 문제해결능력 (3) 언어와 이와 비슷한
상징을 포함하는 추상적인 것을 학습하고 사용하는 학습능력을 포함한다는 결론을 내리고
있다. 이러한 생각을 하나로 묶어 지능을 "개인의 적응적 행동으로서, 통상 문제해결적
요소의 특징을 가지며, 인지과정과 인지조작에 의해 조절된다"(Estes, 1982,p.171)고 정의될
수 있다 이처럼 지능의 정의는 다양하지만, 대개의 타당한 지능검사가 추상적 사고력에
내포된 지각변별, 문제해결, 추리력 등을 측정한다는 점에서는 공통적이다. 더구나 측정된
지능과 언어능력 사이에 높은 정적인 상관관계가 있다는 점에서도 여러 지능검사는 큰
공통성을 보여주고 있다.
4.1.2. 지능의 측정
20세기 초, 프랑스의 비네는 학교교육에서 성적을 올릴 수 없는 학습부진아를 판별하기
위하여 지능검사를 고안하였다. 우선 보통 아동이라면 해결할 수 있는 과제를 어떤 아동이
해결할 수 있는지 없는지를 알아봄으로써 학습부진아를 가려내고자 한 것이다. 자기 나이
또래의 대부분이 풀 수 있는 문제를 풀 수 없는 아동은 또래에 비해서 지능이 뒤떨어진
것으로 간주하고, 자기보다 나이 많은 아동들이 풀 수 있는 문제를 풀 수 있으면 그의
지능은 앞서 있는 것으로 간주할 수 있다는 생각이었다.
지능을 측정할 수 있는 도구를 창안할 때 비네는 지능의 본질보다는 우선 지능을 어떻게
측정할 것인가에 관심을 가졌다. 그들의 최초의 접근은 실험적일 수밖에 없었다. 여러 번의
시행착오를 거듭하면서 "이 네모꽃과 똑같게 그려보아라" "이 그림에는 무엇이 잘못되어
있나?" "이 단어의 뜻은 무엇인가?" "이 소년은 무엇을 하고 있는가" "만약에...하다면,
너는 어떻게 하겠는가",, 등등의 간단한 질문 등으로 '미니 검사'를 만들어 실시해 보았다. 이
과정을 반복하는 동안, 학업성적이 좋은 아동이 쉽게 풀고, 중간아동이 보통으로 잘 풀고,
학습부진아가 거의 풀지 못하는 문항들을 골라 낼 수 있었다. 이렇게 해서 최초의
지능검사가 탄생한 것이다.
@P68
비네는 평균 이하의 학습부진 아를 선별하기 위하여 만든 문항들이 다른 학생들의 지적
능력을 비교하는 데에도 유용하다는 것을 알게 되었다. 나이가 많은 학생들은 나이가 적은
학생보다 높은 점수를 따는 경향이 있고, 그래서 예컨대 영리한 5세 아동이 7세의 평균
아동과 같은 점수를 따는 것을 발견하였다. 그는 학생이 얼마나 잘 하느냐를 정신
연령(Mental Age: MA)이라고 하고, 이 정신연령을 학생의 생활연령(Chronological Age:
CA)과 대비시켜 그 비율을 지능지수(Intelligence Quotient: IQ)라고 명명하였다. 지능지
수, 즉 IQ를 계산하는 공식은 IQ = (CA/MA)x100이다.
예컨대, 8세 아동의 MA가 6세라면, IQ는 75가 되고, IQ세 아동의 MA가 12년
6개월이라면, 그의 IQ는 125가 된다. 다시 말해서, IQ는 아동의 정신적인 성숙속도를 그
나이에 기대되는 성장속도(평균성장)에 대한 비율로 나타낸 것이다. 따라서 이 IQ를 비율
IQ라고 한다. IQ가 75라면 그 아동은 평균속도보다 느린 정신적 성숙도를 나타내며, 반면
IQ가 125인 아동은 지적으로 평균보다 더 빨리 성장한다는 것을 말한다.
그런데, 정신연령과 생활연령의 비율로 나타내는 IQ는 문제가 있음이 곧 밝혀졌다. 즉,
연령이 다른 사람끼리 비율 IQ를 비교할 때나, 자신과 나이가 같은 사람과 상호 비교할 때
어느 위치에 서는지를 알고 싶을 때에 문제가 생기는 것이다. 예컨대, 생활연령 7세 학생의
정신연령 7세와 생활연령 12세 학생의 정신연령 7세와 비교가 될 수 있는가라는 문제와, 한
학생의 IQ가 같은 연령 집단의 다른 아동과의 상대적 위치를 비교할 때 문제가 생길 수
있다. 이 문제를 해결하기 위하여 편차 IQ(편차 deviation IQ)라는 개념이 제안되었다. 편차
IQ란, 한 사람의 어떤 시점의 지능은 그와 같은 나이 집단내에서의 그의 상대적 위치로
규정한 IQ이다. 즉, 자기 연령 또래의 평균에 대한 편차로 계산한 IQ이다. 7세 아동의 점수를
다른 7세 아동들의 점수와 비교하여, 그의 점수가 평균 7세 아동보다 20점 높다면, 그의 IQ는
120이 되는 것이다.
이 편차 IQ의 어느 범위 안에서 득점하는 인원수의 퍼센트는 연령에 관계없이 일정하다.
@P69
(그림 4-1)이 이 사실을 나타내고 있다 이 그림은 정상분포곡선으로서 여러 점수들을
평균으로부터의 표준편차로 나타내고 있다. 정상분포곡선은 표준편차와 표준편차 간에
속하는 인원수의 비율을 보이고 있다. 예컨대, 평균에서 위로 1표준편차 사이에 약 34%.
평균에서 아래로 1표준편차 사이에 34%를 포함하고 있다. IQ점수는 표준편차단위와 관련
해서 표시되어 있다. 즉, 표준편차가 15인 웩슬러의 지능검사에서 정상인구의 약 68%가
85에서 115의 IQ를 가지고 있다는 말이 된다.
그림4-1. IQ의 정상분포곡선 (생략)
4.1.3. 지능검사
비네가 창안한 지능검사는 최초의 실험적인 지능검사이며, 본격적인 지능검사는 아니었다.
그의 아이디어는 미국의 스탠포드대학교의 터만(L. M. Terman, 1916) 교수에 의해 광범하게
개정되었다. 그것이 스탠포드-비네 지능검사(Stanford-Binet Intelligence Scale)가 된 것이다.
이 검사는 처음 제작된 뒤 여러차례 개정되어 아직도 가장 널리 사용되고 있는 개인
지능검사 중의 하나이다.
이 밖에 개인지능검사로 개발되어 널리 사용되고 있는 것으로 1942년에 웩슬러가 발표한
성인용 지능검사(Wechsler. Adult Intelligence Scale: WAIS)와 아동용 지능검사(Wechale.
Intelligence Scale for Children: WISC)가 있다. WAIS와 WISC는 1940년대에 제작되었고,
1963년에는 학령전 지능검사가 제작되었다. 스탠포드-비네 지능검사가 거의 언어적 검사로
되어 있는 반면. 웩슬러 검사는 언어적 검사와 비언어적(또는 동작성) 검사를 결합해서
지능을 진단하도록 되어 있다.
@P70
그리고 10개의 서로 다른 하위검사로 부분점수를 이루고 이것을 합해서 전체 IQ를
나타내도록 되어 있다 따라서 스탠포드-비네 지능검사보다 아동의 지능에 대해 더 많은
정보를 제공해 준다. 그러나 학교에서의 성취도의 예측에서는 주로 언어적인 문제로 되어
있는 스탠포드-비네 지능검사가 예언력이 더 높은 것으로 알려져 있다.
학교에서 주로 사용하는 지능검사는 개인지능검사와는 다른 집단지능검사이다
집단지능검사는 세계 1차대전 때 미국 군인들 중 어떤 과제에서의 적격자와 부적격자를 빠른
시간에 한꺼번에 선별해야 할 필요에 따라 개발된 육군 알파검사(Army 알파 Test)로부터
시작된 것이다. 알파검사는 언어로 된 것이며, 비언어적인 육군 베타검사(Army 베타 Test)도
개발되었다. 이 중 알파검사는 아주 성공적인 것이어서 그것이 기초가 되어 여러 집단에
실시할 수 있는 여러 가지 형태의 집단지능검사가 개발되어 학교, 기업체, 정부기관 등에서
사용되었다
한국 최초의 지능검사는 1954년 서울대학교 사범대학 교육심리연구실에서 정범모에 의하여
제작된 간편지능검사이다. 이 검사는 당시 건국 이후 한국 교육이 아직 정상적인 궤도에
오르지 못하고 있을 때, 학습자의 학습능력을 객관적으로 예측하는 일에 널리 사용되었다 이
검사는 한국의 중, 고등학생을 모집단으로 하여 최초로 표준화되었다는 점에서 그 의의가
크며, 그 검사의 출현으로 교육평가, 심리측정 학생상담 등에서의 과학적 연구를 자극했다는
점에서도 그 의의를 찾을 수 있다.
간편지능검사 이후, 약 30여 년 간 우리 나라에는 다수의 집단지능검사가 출현하였고,
이어서 인성검사 적성검사, 흥미검사 등이 속속 저작 발표되었다. 측정, 평가의 이론이
괄목할 만큼 발전되어 나감에 따라 심리검사의 저작기술도 고도로 발전하였다.
비교적 최근에 표준화된 지능검사로는 한국행동과학연구소가 1984년에 전국 고등학교
학생을 대상으로 제작한 KIT-5지능검사이다. 처음 발표된 이후 여러 번 개정된 이 검사는
언어능력 수리력, 추리력, 공간지각력 등 지능의 4개 하위요인으로 구성되어 있으며, IQ를
전국, 도시, 농촌의 3개 집단에 대한 규준을 마련해 놓고 있다.
개인검사와 집단검사는 지능을 측정한다는 점에서는 본질적으로 같지만, 그 용도가 다소
다르다. 개인검사는 그 실시에 있어서 1-2시간이 걸리는 검사로서 학생에게 어떤 교육적,
정서적 문제가 예상되어 그 원인을 확인해 보고자 할 때 주로 사용하게 된다.
@P71
그러므로, 특수한 경우에 전문가가 실시하는 것이 상례이다. 이에 반하여 집단지능검사는
다수의 학생을 동시에 검사할 수 있다는 장점이 있지만, 개인검사보다는 그 정확도가 떨어진
다. 그것은, 모든 학생들이 검사의 지시를 잘 이해했는지, 문항을 푸는데 충분한 시간이 주어
졌는지, 또 외부의 방해를 받지 않고 주의집중을 했는지를 알 수 없기 때문이다.
4.1.4. 지능지수 해석상의 유의점
지능검사가 지능 이외의 다른 어떤 것, 예컨대, 정서적 적응, 경험, 흥미, 경쟁심 등도
간접적으로 재고 있는가 하는 문제가 가끔 제기되지만 그것은 여기 우리 논의의 범위를
넘어선다. 다만 IQ와 학교성적 간에는 비교적 높은 상관관계(감마 = 0.60)가 있는데, 이것은 곧
지능검사가 학업적성이라고 할 수 있는 어떤 것을 재고 있다는 것을 의미한다. 그러나, 그
IQ가 개개 학생들의 능력과 판에 박힌 듯이 관련이 있어야 찬다는 것을 의미하지는 않는
다. IQ가 높은 학생이 일반적으로 IQ가 낮은 학생들보다 더 뛰어난 경향이 있기는 하지만,
IQ가 높은 모든 학생들이 모두 이러한 특성을 가진다는 것이 아니며, 또한 IQ가 낮은
학생들은 누구도 이런 특성을 갖지 못하고 있다는 것도 결코 아니다. IQ가 높은 학생들이
학급에서 평균 이하의 성적을 올리는 것을 볼 때 의아해 하는 교사들을 볼 수 있는데 IQ라고
하는 하나의 지수가 그 학생에 관한 모든 것을 말해 주지 않는다는 것을 감안한다면 전혀
의아해할 문제가 아니다. 검사점수가 무엇을 말해주든지 간에 학생과 그 행동들을 보다 잘
이해하기 위해서는 검사점수를 항상 다른 자료들과 함께 고려 해야 한다
이처럼, 지능검사는 어떤 측면에서도 절대적인 척도라고 할 수 없기 때문에 그 사용에
있어서 상당히 주의를 기울이지 않으면 안 된다. 여기서 우리는 지능을 측정하는 검사를
사용하고 해석할 때 유의해야 할 점 몇 가지를 간략히 나열하기로 한다.
첫째, IQ를 개인의 지적 기능의 한 가지 지표로 생각할 것 영수가 수리력검사에서 X점을
땄다면 그가 그 정도의 수리력을 가지고 있다는 것일뿐, 그가 그러한 수준을 가지고 있는
이유는 알 수 없다. 평소에 수에 대한 관심이 높거나 숫자를 다루는 경험을 많이 했거나,
타고난 재질이 있었거나, 또는 단순히 운수가 좋아서일 수도 있다.
@P72
교사로서는 학생이 수리력검사에서 높은 점수를 땄다면, 격려해 줄 것이고 낮은 점수를
땄다면 특별한 지도를 해주면 될 것이다.
둘째,,과잉해석을 피할 것. IQ 130이라면 높은 IQ점수이지만, 이 학생이 모든 교과목이나
학교 활동에서 우수하리라는 기대는 할 수 없다. IQ점수는 유용하지만, 완벽하지 않다는 것을
명심해야 한다.
셋째. IQ점수를 점수대(띠)로 생각할 것. IQ점수가 고정된 것이 아니고 또 정밀하지도 않기
때문에, IQ점수는 하나의 '띠' 또는 점수 범위로 생각할 필요가 있다 영수의 IQ를 115라고
하기보다는 111-119정도라고 한다면, 그리고 창수의 IQ를 113이라고 하기보다는
IQ9-117이라고 한다면, 결국 영수와 창수는 같은 수준의 IQ를 가졌다고 말할 수 있다.
영수의 IQ는 115, 창수의 IQ는 113이라고 한다면, 영수가 창수보다 2점만큼 머리가 좋다
는 과잉 해석이 나온다.
넷째, 합리적이되 융통성을 가질 것. 한시간 남짓 걸리는 지능검사가 학생에 관한 모든
것을 알려주리라는 생각은 비현실적이며 경직된 사고방식이다. 지능검사와 같은
심리검사에서 완벽한 신뢰성과 타당성이란 기대하기 어렵다 지능검사는 여러 가지 이유로
부정확 할 수 있다는 '건전한 회의'를 가져야 한다.
다섯째, IQ를 다른 예측 요소와 함께 사용할 것. IQ점수는 학교성적의 유일한 예측자가
되리라는 기대는 절대로 해서는 안 된다. 과거의 성적, 정서적 성숙정도, 적응정도, 흥미,
건강,...등 학생에 관한 다양한 정보를 함께 사용했을 때, 비교적 정확한 판단과 예측을 할 수
있다.
여섯째, IQ점수를 근거로 하여 한 아이를 저능아라든지 천재라든지 하는 라벨을 붙인다는
것은 지능지수의 측정의 오차가 크다는 사실로 미루어 보아 대단히 위험하므로 절대로
피해야 한다
이 밖에도 IQ점수만으로 학급 편성을 한다든가, 부모에게 자녀의 IQ를 상세한
해설(IQ점수의 취약점과 의미) 없이 알려주는 일 등은 삼가야 할 것이다.
@P73
4.2.최근의 지능이론
여기까지 우리는 심리측정이론가들이 제안하는 지능과 지능검사에 대하여 논의하였다.
최근에 와서, 그러나, 이들과 상당히 다른 시각에서 지능을 개념화하려는 시도가 대두되고
있다. 이러한 대안적 이론은, 심리측정적 접근에서의 지능이론에 대한 비판에서 시작된다. 그
비판이란 주로 심리측정적 접근의 이론가들이 지능발달의 개인차를 판별하는 준거로 삼고
있는 지능 검사의 타당성에 대한 것이다.
첫째, 기존의 지능검사는 한정된 학업적 지능을 진단하는 데 그칠 뿐이므로 학생의
학교학습능력을 예언하는 지표는 되지만 성인이 실제 사회생활에서 활용할 수 있는 보다
포괄적인 지적 능력을 밝혀주지 못한다고 지적한다.
둘째는, 기존의 지능검사는 이미 경험하거나 학습된 지적 수준을 진단함으로써 아동이
발휘할 수 있는 지적 잠재력을 보여주지 못한다는 지적이다. 이러한 점에서 IQ는 학업성취도
검사점수와 크게 다를 바 없다는 비판도 제기되고 있다.
새로 등장한 다중지능이론과 삼원지능이론에 대하여 간단히 알아보자.
4.2.1. 단중지능이론
가드너 (H. Cardner, 1983)는 각종 검사간의 상관관계의 연구를 토대로 하여 지능을
개념화하는 심리측정적 지능이론을 보충하는 다중지능이론(multiple intelligences)을
제안하였다. 그는 뇌상해자에 대한 신경학적 연구, 신동, 자폐증환자, 백치천재, 학습장애 아
등 천재와 결손자에 대한 기술, 다양한 문화권의 다양한 종족과 그들의 생활 등에 관한
인류학적 보고, 기타 지능에 관한 문학적 기술 등 광범위한 자료를 종합하여 적어도 7가지의
비교적 독립적인 지능이 있다는 이론을 제시하였다. 이 다중지능이론을 구성하는 7가지
지능은 다음과 같다.
#1 언어적 지능(linguistic intelligence): 이 지능은 시인이나 문학작가가 사용하는 미묘한
뉘앙스에서도 나타나고, 반대로 언어사용이 불가능한 실어증 환자에서도 나타난다. 이것은
우리가 흔히 일컫는 언어분석력 복잡한 어문자료를 이해하는 능력, 은유를 이해하는 능력을
포함한다.
@P74
#2 음악지능(musical intelligence) 모짜르트(W.A. Mozart)와 같은 천재에서 볼 수 있는
능력이며 사라 장과 같은 어린이에게서 볼 수 있는 능력이다. 어린 아동의 음악재능을
개발할 때 음악재질이 이미 '프로그램'되어 있어서 환경이 그것에 영향을 미치도록 기다리고
있는 것처럼 보인다.
#3 논리-수학지능(logical-mathematical intelligence): 수학천재에게 나타난다. 복잡한 추리를
해야 하는 분자생물학이나 고에너지 물리학의 이론화 과정에서도 보인다. 산수연산이나
상징적 논리는 모두 이 지능을 요구한다.
#4 공간지능(spatial intelligence): 특유의 공간능력을 보여주는 건축가나 공학자에게서 볼 수
있다 로댕이나 피카소 등의 특출한 능력에서 추리해 낸 것이다. 숨은 그림을 찾고 공간
속에서 사물을 머리 속으로 그 위치를 바꾸고 돌려서 그것을 진술할 수 있는 능력이다
#5 신체 근육운동감각지능(bodily kinesthetic intelligence): 뛰어난 운동경기자, 무용가,
마술사 등에서 볼 수 있는 능력이다 그들은 자신의 신체를 거의 완벽하게 인식하고 조절할
수 있다.
#6 개인내지능(intrapersonal intelligence) 종교인에게서 흔히 볼 수 있는 자기지식과 자신의
신체적 기능에 대한 느낌과 제어정도를 아는 특수한 능력 등이 이에 포함된다.
#7 대인간 지능(interpersonal intelligence): 흔히 사회지능(social intelligence)이라고 일컫는
이 지능은 복잡한 사회환경 속(가정. 친구간, 학교, 이웃, 클럽 등)에서 미묘한 단서를 활용할
줄 아는 능력이다
가드너는 위의 여러 가지 지능은 정보를 처리하는 기본단위로서 그 자체의 독립적인
상징체계가 있다고 생각한다. 예컨대 공간지능은 시각적 상징체계, 음악지능은 리듬정보로서
만들어진다는 것이다. 둘째로, 이 지능들은 각각 그 자체로서 완비된, 그러나 다른 체계와
연결되어 있는 기본단위로 볼 수 있다고 생각한다. 자동차에 비유하면, 점화장치는
추진장치나 배기장치와 관련되어 있지만 분명히 독립되고 분리된 장치이다
가드너의 이런 입장은 상당히 설득력이 있다 사실, 우리 주변에는 말은 잃어버렸으나
음악적 재질은 가지고 있는 사람, 일곱자리 수와 여덟자리 수를 곱하여 순식간에 답을 아는
사람, 그림은 잘 그리지만 다른 것은 아무것도 못하는 사람을 얼마든지 볼 수 있다.
@P75
머리 속에 각각 다른 음악적, 수학적, 미술적 정보처리체계가 있다는 것을 증명하는 것으로
볼 수 밖에 없다.
다중지능이론에 따르면, 지능의 측정치인 IQ란 사람의 능력을 진단하는데에 대단히
부적절하다는 것을 쉽게 알 수 있다. 교육적으로는, 현재의 학교교육이 언어적, 논리, 수학적
지능만을 중요시하고 음악지능이나 공간지각과 같은 지능을 경시한다는 데에 심각한 문제가
있다. 물론 학교교육이 모든 지능을 개발하고 존중할 필요가 있는가, 그래도 언어적, 논리,
수학적 지능이 다른 지능보다 중요하지 않는가 하는 주장도 있을 수 있다. 운동선수나
음악가보다는 과학자가 더 필요하다는 시각도 있을 수 있다 이것은 교육의 가치에 관한
논쟁으로서, 새로운 지능이론의 등장으로 새롭게 논의되고 평가되어야 할 문제이다.
4.2.2. 삼원지능이론
스턴버그(R. J. Sternberg, 1986)는 지적 기능과 사고기능은 분리하기 어렵지만, 지능에 더
무게를 두면서 이른바 지능에 대한 삼원지능이론(triarchic theory of intelligence)을
제안하였다(삼두이론이라고도 함). 이 이론은 지능의 역활을 설명하는 데에 세 가지 요소가
있다고 보고 있다 그 세 가지 요소는 성분적(componential) 경험적(experiential) 그리고
맥락적(contextual) 요소로서 그 내용은 다음과 같다.
(1) 성분적 요소: 지능을 원초적으로 구성하는 성분으로서 3가지 정보처리성분, 즉 상위성분,
수행성분, 지식습득성분을 제시한다.
#1상위성분(meta components): 이것은 인간이 문제를 해결하거나 어떤 과제를 완수할 때
정신적 신체적으로 우리가 행하는 모든 것을 조정하는 고등제어과정이다. 어떤 과제해결에
착수할 때나 과제해결 과정에서 피드백을 해석할 때 사용하는 전반적 전략이 이에 해당한다.
#2수행성분(performance components): 이것은 어떤 과제를 수행할 때 사용하는
정신과정이다. 여기에는 과제를 입력시키고, 관계를 추리하고, 가능한 해결전략을 비교하는
것 등이 포함된다.
#3지식습득성분(knowledge acquisition components): 이것은 새로운 것을 학습하는
정신과정이다 적절한 정보와 무관한 정보를 가려내는 것, 새로운 정보를 기존의 정보에
관련시키는 것 등이 이에 포함된다.
스턴버그는 위의 3가지 성분은 상호작용하는 것으로서 계획, 시행, 수용의 3단계를 뜻하는
것으로 본다.
@P76
(2) 경험적 요소: 지능의 둘째 측면은 경험적 요소이다. 경험을 통하여 생소한 과제를 다를 줄
알게 되고 정보처리가 자동적으로 된다. 즉, 새로운 문제에 당면했을 때, 낡고 부적절한
사고방식을 버리고 새로운 개념체계를 필요로 하게 된다. 즉 통찰력이 필요하게 된다.
통찰력은 선택적 부호화, 선택적 결합, 선택적 비교 능력으로 구성된다(R. J. Trotto.,1990).
선택적 부호화는 사고나 문제해결 과정에서 중요하고 적절한 정보에 주의를 기울이는
능력이다 선택적 결합은 최초에 서로 관련없는 요소들을 연관시켜 다소 다르거나 새로운
것을 창출해 내는 능력이다. 선택적 비교는 이미 있는 것들을 새로운 각도에서 보고
이로부터 새로운 것을 유추해낼 수 있는 능력을 뜻한다. 꿈에 뱀이 또아리를 틀고 있는
모습을 보고 벤젠의 분자구조를 해결해냈다는 케클러(Kekule)의 일화는 선택적 비교능력이
과학적 사고의 중요한 단면임을 보여준다. 스턴버그의 지능이론에서 경험적 능력은 대단히
중요한 위치를 차지한다. 창의적인 과학자나 예술가, 새로운 이론을 개발해내는 통찰력있는
학자, 전문적 경영인 등 많은 분야에서 탁월한 능력을 보이는 사람들은 경험적 능력이
우수한 사람이라 할 수 있다.
(3) 맥락적 요소: 마지막으로 맥락적 요소는 외부환경에 대응하는 능력 즉 현실상황에의
적응력을 강조한다. 지능의 맥락적 요소는 전통적인 지능검사가 측정한 IQ나 학업성적과는
무관한 능력으로 보고 있다. 이 능력은 학교교육을 통해 길러지는 능력이 아니라 일상의
경험에 의해 획득되고 발달하는 능력이다. 맥락적 능력은 최근에 실용적 지능의 개념으로
지능발달 분야에서 크게 각광받고 있다. 스턴버그는 실제적 지능은 일상의 문제해결능력,
실제적인 적응능력 및 사회적 유능성을 포괄하는 것으로 보고 있다. 여기서 적응은 3가지 의
미를 가지고 있다.
#1 기존환경에 잘 적응하는 것
#2 기존환경의 형성,즉자신의 필요에 맞게 현재의 환경을 변화시키는 것
#3 새로운 환경의 선택, 즉 현재의 환경을 평가하고, 새롭고 보다 나은 환경을 선택하는 것
등이다.
@P77
여기서 스턴버그의 삼원지능이론을 현실적 예에 적용한다면 다음과 같이 될 것이다 분석적
사고력이 뛰어난 김 아무개는 전통적 지능검사에서 높은 점수를 딸 것이다. 이 사람의
성분요소는 다른 요소를 그늘지게 할 것이다. 창의력이 높은 이 아무개는 경험적 요소가
지배적일 것이며, 어떤 사태에서든 잘 적응하는 박아무개는 맥락적 요소가 강할 것이다.
4.3 창의력
인간의 지력에 대한 개념규정과 측정에 있어서, 구조적 입장을 취한 길포드(1967)는 지능의
구조에 대한 가장 종합적이고 체계적인 연구를 통해서 지력의 구조모형을 제안하였다.
길포드는 정통적 심리측정이론가이지만, 그의 지능구조이론이 창의력을 부각시켰다는 점에서
우리의 주목을 끈다.
길포드는 지적 활동을 5개의 조작(operation), 5개의 내용(contents), 6개의
산출(Products)의 3차원으로 구성되어 있다고 보고, 각 차원의 각 요소들이 상호 조합하여
독특한 지력을 발휘한다고 주장했다 조작이란 사고하는 방식 내용은 사고의 대상, 그리고
산출은 사고의 방식과 대상의 결과라고 정의하였다. 길포드는 조작 차원에, 그 중에서도
확산적 사고와 수렴적 사고의 차이에 특별한 관심을 보였다. 수렴적 사고는 어떤 문제에
대해서 유일한 정답 또는 해답을 찾아내는 능력을 뜻하며, 확산적 사고는 다양하고 가
능한 대답 또는 해결책을 찾아내는 능력이다 이 문제에 관해서는 다음 절에서 다시 논의하게
될 것이다.
길포드에 따르면, 비네(Binet)나 스피어맨(Spearman)이 시사하듯 하나의 일반지능이
있다기 보다는. 여러 가지 다양하게 "머리가 좋을 수 있다"는 것이다 예컨대, 수학(상징적
내총)에 대한 훌릉한 기억력(조작)을 가지고 있을 수도 있고, 어떤 체계(산출)에 관한 지식의
적절성(조작-평가)에 관한 판단을 빨리 하는 능력을 가지고 있을 수도 있다.
길포드는 사람에 따라 사고에 있어서 어떤 조작을 동원하느냐가 다르며 종래의 지능검사는
기억력과 같은 조작을 지나치게 강조하는 반면 확산적 사고방식 등은 무지하고 있다고
지적하고 있다 그는 또한 IQ와 창의력점수간의 상관관계는 아주 낮을 것이라는 예언을
하였으며, 1960년대에 들어와서, 다수의 연구는 그의 예언을 지지하는 방향으로 결론을
내렸다.
@P78
최근까지만 해도 창의력검사가 무엇을 측정하는 것인가에 대한 논란이 있었으나
일반적으로 확산적 사고를 강조하고 있다는 점에는 의견이 일치되고 있으며, 사실 창의력이
높은 것으로 알려진 인물들이 창의력검사에서 높은 점수를 따는 경향을 보이고 있다.
4.3.1. 창의적인 사람의 지적 특징
창의적인 사람의 사고방식, 문제해결방식 등 지적 특성에 관하여 가장 깊이 연구한
길포드(1967)는 창의적 인간의 지적 특성을 네 가지로 보았다.
첫째, 창의적인 사람은 문제사태에 대한 감수성이 높다. 이 사람은 문제가 있다는 것을
인식하는 능력자 이 인식을 문제로 진술할 수 있는 능력을 가지고 있다. 탐구심에 불타고,
소극적 수용이 아닌 건전한 회의심을 가지며 '경험에의 개방성'을 가지고 다른 사람들이
놓치기 쉬운 문제들을 인식한다. 그는 문제를 인식할 때 과거에 자기가 해본 방식에
집착하지 않고 시야를 넓혀 자유분방하게 탐색할 줄 안다
둘째, 창의적인 사람은 사고활동의 유창성이 높다 이 사람은 단위 시간에 더 많은
아이디어를 생각해 내고 그의 아이디어는 폭이 넓다. 그의 사고가 유창한 것은 자기가
형성하고 있는 참신한 조합에 대한 판단을 일정시간 동안 보류할 수 있는 능력이 있기
때문이다 그는 아무런 제약없이 아이디어가 흘러나오도록 한다 그것은 아이디어가 모두
떠오르면 그때 가서 평가하고 판단할 시간이 충분히 있다는 것을 알기 때문이다.
셋째, 창의적인 사람은 사고의 융통성이 높다. 그는 자신의 창조의 과정을 관찰하는 능력을
가지고 있는 듯하다. 그것은 마치 가끔가다 언덕 위에 올라서서 자신이 하는 행동을
바라보면서 자기가 상습에 빠져들지 않은 지를 지켜보는 것과 같다 그는 자신의 문제를 큰
체제 속의 작은 체제 속에 있는 것으로 볼 줄 알고, 이런 체제 속의 입력과 출력의 처리를
관찰할 줄 알며, 입력과 출력 간의 상호관계와 상호작용을 명백히 볼 줄 안다.
넷째, 창의적인 사람은 사고와 행동에 참신성이 높다. 그의 창조물은 희귀하며 새롭다.
보기에는 상호무관한 아이디어들로부터 새로운 것을 창조해 내는 능력이 있다. 창조의
초기단계에는 각 요소들이 서로 양립할 수 없는 것처럼 보여도, 두 개 이상의 요소를
조합하여 참신한 개념, 발명품, 이론, 해결방식을 찾아낼 줄 안다.
@P79
그렇다고 해서, 모든 요소(개념, 이론 등)에 대한 풍부한 지식이 있어야 한다는 뜻은 아니다.
다만 참신한 것을 찾아내기 위해서는 어떤 다른 사람들보다 깊이 파고 들어간다는 뜻이다.
여기에 기술한 창의적인 사람의 지적 특성은 IQ가 높은 사람의 지적 특성과 상당히
다르다는 것을 알 수 있다.
4.3.2. 창의적인 사람의 정의적 특징
창의적인 사람의 성격, 감정, 태도 등은 그의 내적 인지과정(지적 특성)과 밀접하게
상호작용한다. 사고의 융통성이나 유창성은 바로 그의 성격이 융통성이 있다는 것을
반영하는 한 보기이다. 이제 창의적인 사람의 정의적 특징이 다른 사람과 어떻게
다른가에 구체적으로 알아보기로 하자.
,첫째, 창의적인 사람은 새롭고, 복잡하고, 어려운 문제를 선호하는 경향이 있다. 그는
통상적이고 흔한 문제, 쉽고, 단순하고, 명백한 사태 등에서는 도전의식을 갖지 못하고 짜증을
내는 경향이 있다. 보다 중요한 것은 해답이 명백하고, 쉽고, 단순한 문제사태에서 희귀하고,
참신한 해답을 구하려는 경향성이 있다는 점이다. 아인슈타인이 "명백한 것을 이해하지 못했다"고
하는데, 그것은 명백한 것에서 새로운 것을 찾으려 했기 때문이라고 생각된다.
둘째, 창의적인 사람은 모호성을 참는 역량이 있다. 그는 그가 지각하고 느끼는 것을 금방
이해하지 못해도 그것을 잘 참아낼 줄 알며 좌절하지 않는다. 그러면서도, 그는 주어진
문제를 해결하기 위하여 계속 노력한다 보통사람들은 문제상황이 모호할 때 참지 못한
나머지 문제해결 노력을 포기하고 그 상황을 회피하거나 충동적으로 행동하는 경향이 있다.
셋째, 창의적인 사람은 실패에 대한 불안이 적으며 약간의 위험 부담을 즐기는 경향이
있다. 관습의 틀에서 벗어난다는 것은 불안을 일으키지만, 예사롭게 엉뚱한 생각과 행동을
하면서도 불안스러워 하지 않는 것이 이들의 특징이다 성공과 실패를 자기자신에게
귀속시키는 내적 통제의 경향도 있다.
넷째, 창의적인 사람은 관행에 동조하기를 거부하는 경향이 있다. 표준적 패턴에서 과감히
이탈하며 독립적으로 행동하여, 때로는 비사교적이고 고립된 사람으로 인식되기도 한다.
창의적인 한 고등학생은 "나는 IQ가 높은 아이들처럼 흔히 말하는 성공을 어떻게 달성하는지
알고 또 선생님이 바라는 것이 무엇인지도 알아. 그러나 적어도 나는 내가 반드시 그런 것을
바라지는 않아"라고 말했다고 한다.
@P80
다섯째, 창의적인 사람은 자신의 경험에 대하여 개방적이다. 어떤 자극이 자신 안에서
오든지, 밖에서 오든지, 그 경험을 왜곡하거나 변명하지 않고, 있는 그대로 진실하게
받아들이고 그대로 인식한다. 사물, 사태, 아이디어를 이미 정해진 범주로 지각하는 대신(예:
나무는 푸르다) 자기가 느끼는 그대로, 즉 '실존적으로' 받아들인다. 그의 경험에의 개방성이
자유분방한 창의적 사고를 가능하게 하는 것으로 보인다.
이 밖에도 창의적인 사람은 여성적인 취미가 강하고, 성취욕, 지배성, 자율성, 변화선호,
공격성 등이 강하며, 정열적인 성향을 가지고 있다.
창의성의 이러한 특징을 모두 고려한다면, 창의성은 다음과 같이 정의할 수 있다. 즉,
자기나름대로 아이디어나 작품을 독창적으로 생각해 내고 추리의 규칙에 얽매이지 않고,
때로는 엉뚱한 생각을 하며, 상궤라고 판단되는 관습적 사고과정에서 벗어나서 유용한
아이디어를 생산하는 능력이며 태도이다. 이처럼 창의성은 지적 요소와 정의적 요소를
동시에 포함하는 인간의 특성이라고 말할 수 있다. 새롭고, 신기하고 희귀한 아이디어와
작품을 생산해 내는 능력을 창의성의 지적 측면이라고 한다면, 자유분방하고 융통성이 있고
다소 위험부담을 가지고 실패를 두려워하지 않고 사고하고 행동하는 성향을 창의성의 정의적
측면이라고 말할 수 있다.
4.4. 지적 특성과 학업성취도의 관계
지금까지 우리는 지능의 개념, 지능검사와 지능의 측정, 지능에 대한 최근의 이론, 그리고
창의력에 관하여 논의하였다. 최근에 제안된 다중지능이론과 삼두지능이론은 상당한
설득력이 있고 여러 가지 교육적 함의를 가지고 있지만 아직은 실증적 연구가 미흡하다.
학교교육장면에서 이를 검증, 확인하는 것이 교육심리학의 과제라 할 수 있다.
그러나 지능과 창의력은 학교학습과 어떤 관계를 맺고 있는가는 전통적으로 교육심리학이
깊은 관심을 보인 측면이기 때문에 우리는 이 관계에 대하여 고찰할 필요가 있다.
@P81
우리는 일반지능이 학업성취도와 상당히 밀접한 관계가 있다는 예측을 할 수 있다. 사실
이런 의미에서 IQ는 학교성적의 예언자로서는 가장 훌륭한 지수이다. 그러나 지능 이외의
많은 지적 능력이 학교학습과 관련을 맺고 있다는 사실에 주목해야 할 것이다.
4.4.1 지능과 학업성취도의 관계
우선 일반지능 또는 IQ와 학업성취도 간에는 과연 어느 정도의 관계가 있는가? 많은
교사들은 학생들의 IQ로 대표되는 머리의 좋고 나쁨이 학교 학습에서의 성취도와 어느 정도
관계를 맺고 있는지에 대하여 상당히 높은 관심을 보이고 있다. 단순히 생각해서 "머리가
좋으면 공부를 잘한다"는 말은 상당히 설득력이 있는 것이 사실이다 그러면 우리의 질문은
한걸음 더 나아가서 IQ와 성적 간의 관계가 얼마나 밀접한가 하는 데에 있을 것이다
IQ와 학업성취도 간의 관계를 표현하는 가장 대표적인 방법은 두 변인간의 상관관계를
알아보는 것으로서 통계적으로 상관계수를 계산함으로써 알수 있다. IQ와 학업성취도 간의
상관계수는 어느 정도인가? (표 4-1)에 그 관계가 제시되어 있다.
(표 4-1)에서 보면, IQ와 학업성취도는 0.50-0.60정도의 상관관계를 보이고 있다 이
상관관계를 IQ가 학업성취도에 미치는 변량(감마의 자승)으로 환산하면, IQ는 학업성취도에
25-36%의 예언력을 가진다는 결론에 도달한다. 하나의 요인으로서 학업성취도를 이만큼
좌우한다는 것은 주목할 만하다.
그러나, 우리는 IQ와 학업성취도의 상관관계와 그 효과치를 인정하면서 한 가지 중요한
질문을 해야 한다. 즉, 머리가 좋아서 공부를 잘한다면, 어째서 IQ와 학업성취도의
상관계수가 완벽한 1.00이 아닌가라는 질문이 될 것이며, 이보다 더 중요한 질문은 그 관계가
0.50-0.60정도라면, 학업성취도에 영향을 미치는 다른 요인은 무엇인가라고 할 수 있을
것이다
(표 4-1) 지능지수(IQ)와 학업성취도(성적) 간의 상관관계
지능검사
1) 일반지능검사(집단검사): 사례수:65, 국어:0.56**, 수학:0.61**
2) KEDI-WISC 지능검사(개인검사): 사례수:69, 국어:0.44*, 수학:0.56*
**p<0.01, *p<0.05
출처: 김미경 김지영 황혜정, 이성진(1988). "한국아동의 종단적 연구, 제 19, 20차 연구"
서울. 한국행동과학연구소. p.22.
@P82
여기서 일단 중간 결론을 내리는 것이 좋을 것이다. 즉, 지능검사로서 측정한 지능지수는
학업성취도와 상당히 밀접한 관계가 있지만, 우리가 상식적으로 생각하는 것만큼의 밀접한
관계가 아니라는 점이다.
4.4.2. 창의력과 학업성취도의 관계
지능이 학업성취도를 전적으로 좌우하지 않는다면 학업성취도에 영향을 미치는 다른
요인은 무엇일까? 많은 요인들이 작용하겠지만, 그 중에서 학습자 요인으로서 중요한 것이
창의력이다 이 측면에서 우리의 주목을 끄는 것은 겟쩰스와 잭슨(J. W. Getzels & P W.
Jackson, 1962)의 연구이다. 그들은 창의력검사 점수를 근거로 하여 이른바 고지능집단과
고창의력집단을 골라내었다. 고지능집단은 지능검사에서 IQ의 상부 20% 이내의 학생들을
선발하였고 고창의력집단은 창의력검사에서 상부 20% 이상에 해당하는 학생들을
선발하였다. IQ와 창의력이란 두 가지 능력의 의미를 분명히 하기 위하여 IQ와 창의력
점수가 동시에 높은 학생들은 포함시키지 않았다. (표 4-2)는 이 연구의 결과를 간단히
종합한 것이다.
(표 4-2) 고지능집단과 고창의력집단의 차이(1)
전체집단(N = 449): ㄱ) IQ:132.00, ㄴ)성적:49.91, ㄷ)성취동기: 49.81, ㄹ)교사 평가: 10.23
고지능집단(N = 28): ㄱ) IQ:150.00***, ㄴ)성적:55.00***, ㄷ)성취동기: 49.00, ㄹ)교사 평가:
11.20**
고창의력집단(N=24): ㄱ) IQ:127.00, ㄴ)성적:56.27***, ㄷ)성취동기: 50.04, ㄹ)교사 평가:
10.54
1) Getzels & jackson, 1962, 표 2, 4, 5를 종합한 것임
***p<0.001 수준에서 전체 집단과 유의한 차가 있음
**p<0.01 수준에서 전체 집단과 유의한 차가 있음
(표 4-2)에 따르면 다음과 같은 몇 가지 사실을 알 수 있다.
첫째, 고지능집단과 고창의력집단 간의 IQ차는 현저하나 그들의 학업성도에 있어서는 두
집단이 거의 동등하며, 이것은 학교 전체평균에 비하여 월등하게 높다는 점이다.
@P83
이 결과는 중요한 의미를 내포하고 있다. 즉, 이른바 창의력검사가
측정하고 있는 능력은 학교학습과 밀접한 관계를 맺고 있다는 사실이다. 바꾸어 말하면,
학교학습은 지능에 의해서만 좌우되는 것이 아니라 창의력에 의해서도 좌우된다고 말할 수
있다.
둘째, 고지능집단과 고창의력집단은 그들의 성취동기에 있어서 차이가 없다는 점이다
지능이 상대적으로 낮은 고창의력집단의 학업성취도가 높은 한 가지 이유로서 그들의
학습동기가 높기 때문이라는 가정을 할 수 있다. 그러나 이 연구 결과는 이 가설을 부정하고
있다
셋째, 교사는 일반적으로 창의력이 높은 학생보다는 IQ가 높은 학생을 좋아하는 경향이
있다는 점이다. 이 점에 대해서 겟쩰스와 잭슨은 가상적인 두 학생은 다음과 같이 말할
것이라고 짐작한다. 즉, IQ가 높은 학생은 "성공하려면 어떻게 해야 하며 선생님이 바라는
것이 무엇인지 나는 알아. 그리고 나는 그런 것을 바라고 있어"라고 말하는 반면, 창의력이
높은 학생은 "나는 IQ가 높은 아이들처럼 흔히 말하는 성공을 어떻게 달성하는지 알고
선생님이 바라는 것이 무엇인지 알아. 그러나 나는 반드시 그런 것을 바라지는 않아"라고
말하고 있다고 피력하고 있다. 창의력이 높은 학생을 지능이 높은 학생보다 학생으로서 덜
바람직하다는 교사들의 평정은 학교의 교육분위기를 암시하는 것으로서, 창의력이 높은
학생이 불이익을 받고 있다는 것을 말해주고 있다.
4.5. 지력의 발달
인간의 지력이 어떻게 싹트며, 어떤 경로를 밟아서 발달해 나가느냐는 심리학자의 큰
관심거리가 아닐 수 없다. 발달심리학자와 심리측정학자들은 지능검사의 등장을 계기로 하여
지력의 양적 증대와 팽창을 지능의 발달로 보고, 어떤 조건하에서 지력이 얼마나 많이
있으며(높고 낮으며), 그것이 연령의 증가에 따른 성장에 따라 어떻게 양적으로 변화하느냐에
관심을 기울였던 것이다.
@P84
4.5.1 지력의 양적 발달
연령증가에 따른 지력의 성장에 관한 연구는 베이리(N. Bayley, 1956)가 주도한 버클리
성장연구(Berkeley Growth Study)라는 장기적인 연구가 그 대표적인 것이다. 베이리의
지능성장곡선은 <그림4-2>와 같다.
이 성장곡선은 이 방면의 거의 모든 연구에서도 밝혀진 대표적인 것으로 두가지 뚜렷한
특징이 있다.
첫째로, 연령증가에 따라 지능발달의 속도가 떨어지는 경향, 즉 역가속의 경향이 있다는
점이다. <그림4-2>에 따르면, 생후부터 약 10세까지는 지능이 빠른 속도로 성장하다가 그
후에는 성장속도가 점점 느려져서 약 20세 전후에 이르러 점근선을 나타낸다.
둘째로는, 연령의 증가에 따라 각 연령단계에서의 지능의 변산도가 점점 커진다는
현상이다. 이 변산도의 변화는 출생당시에는 거의 영에 가깝지만 연령증가에 따라 상당히
규칙적으로 점점 더 커진다는 사실을 보여준다.
베이리는 지능발달의 자이기적인 종단적 연구를 근거로 하여 다음과 같은 결론을 내리고
있다.
첫째, IQ는 고정된 것이 아니라는 점이다. 이 연구결과는 IQ는 불변이라고 생각하고 있던
심리학자들의 신념에 정면으로 도전한 것이었다.
@P85
베이리 장기간에 걸쳐서 지능을 측정한 결과 개인의 지능에 상당한 변동이 있음을
발견하였다 다시 말해서 개인의 IQ점수는 태어나면서 뇌에 새겨져서 도저히 변화될 수 없는
것이 아니라, 환경조건에 따라서 줄어들기도 하고, 늘어나기도 하는 인간특성 중의 하나라는
것이다.
둘째, IQ의 변화는 출생 후 초기 수년에 걸쳐서 가장 크게 일어난다. (그림 4-2)에 의하면
출생부터 약 4세까지는 가벼운 역가현상을 보인다. 베이리는 또한 여러 연령에 걸쳐서 IQ를
측정하여 서로 비교해 본 결과 연령이 증가할수록 IQ가 안정되어 간다는 것을 발견했다. 즉,
역 가속현상을 보이다가 점근선에 도달한다는 것이다.
셋째, 지능은 일생 동안 계속 성장한다. 베이리의 연구자료에 따르면 지능은 10대 후반이나
혹은 20대 초에 절정을 이루는 것이 아니라, 50세에 이르기까지도 계속적으로 증가할 수
있다는 것이다. 20세 전후에 지능발달이 점근선에 도달하였다고 하여, 모든 사람의 지능의
발달이 그 연령에서 일제히 정지되어 버리는 것이 아니라는 것이다 다시 말해서 20대 이후가
되면 지능이 고정되는 것이 아니라, 환경조건에 따라서 성인의 지력도 성장하거나 혹은
쇠퇴하거나 한다. 육체노동만 한 사람은, 보다 강한 지적인 훈련이 요구되는 정신노동을 한
사람에 비해서 지적 성장이 늦어질 수 있다는 것이다.
넷째, 연령수준에 따라서 지능에 변화를 일으키는 요소가 다르다. 베이리의 공헌 중 가장
주목할 만찬 것은 아동기의 지적 발달은 각 단계에 따라 질적으로 서로 다르게 일어난다는
것이다. 그녀의 견해에 의하면, 아동이 성장함에 따라 가장 높은 점수를 나타내는 하위
영역이 바뀌어진다는 사실은 지적 요인들의 조직에서 변화가 일어난다는 생각을 지지해 주는
것이다. 이러한 견해는 다음에 다루게 될 피아제의 견해와 일치하는 것이다
<그림4-2> 출생부터 20세까지의 지능의 평균치와 표준편차치 (Berkeley Growth Study, 1956)
4.5.2. 지능의 질적 발달: 피하제의 이론
심리측정학에 입각한 지력의 양적 발달을 검토하면서, 우리는 연령증가에 따라 지력이
양적으로 확대 또는 증대한다는 사실을 알았다. 지력의 발달에 관한 이러한 양적 접근은
지력이 어떻게 발생하느냐에 대해서는 명쾌한 대답을 주기에는 부족하다. 인간이 출생하여
성년으로 성장하는 과정에서, 자신의 주변을 인지하고, 사고하는 능력이 어떻게 발생하며,
어떤 경로를 밟으면서 발달하는지 그리고 인지작용의 과정, 발달에 따른 지력의 구조적
변화에 관한 이른바 지력 발달의 질적 접근은 피아제의 이론이 가장 생생하게 제시해 준다.
@P86
[1] 피아제 이론의 주요개념
지적 발달에 관한 방대한 연구를 수행한 스위스의 심리학자 피아제는 인간은 환경과
끊임없이 능동적으로 상호작용하며, 이러한 상호작용을 통해서 외부세계, 자기자신 그리고
자기와 외부세계와의 관계를 인식하게 된다고 보았다. 유아는 태어날 때 인간으로서 독특한
잠재력을 부여받고 이 잠재력은 환경과 상호작용을 하면서 발달해 나간다. 실제적인
의미로는 개인이 발달한다는 것은 자기자신과 그리고 그 주위에 있는 환경을 구성하는
것이다. 사진기처럼 사물을 있는 그대로 찍어내는 것이 아니라, 능동적으로 감각인상을
변형하고, 인지구조 속으로 조직하는 것이다. 이것이 바로 피아제 이론의 중심 명제이다
피아제에 의하면 지능이란, 밖으로는 환경의 여러 변화하는 조건과 대응하고, 안으로는
사고와 행동을 구성해 나가는 보편적 순응행동의 한 특수한 형태이다. 어떤 사상들을 알기
위해서 아동은 그 사상에 영향을 미치고, 그럼으로써 그 사상을 변형시켜야 한다. 사상들을
옮겨 놓기도 하고, 결합하기도 하고, 분리시키기도 하고, 다시 모으기도 해야 한다. 가장
기초적인 감각동작적인 활동(밀기, 당기기 등)에서부터 가장 복잡한 지적 조작에 이르기게
되고 점차 행동을 내면화하게 되어 정신적인 작용(같은 것끼리 묶기, 차례대로 놓기, 1대 1로
대응하기 등)도 가능해진다. 따라서 지식은 조작, 즉 변형과 같은 것이다.
인지발달의 두 가지 중요한 기제는 조직과 순응이다. 조직화(organization)란 별개의
감각들을 구조(구조 structure) 속으로 변형시키고 결합하는 것, 즉 두 가지 혹은 그 이상의
요소들을 전체 속으로 조직하는 것을 말한다 이렇게 해서 이루어진 구조는 비교적 안정되어
있고 지속적이다. 그러나 구조는 곧 계속되는 발달단계에 따라 변화한다
순응은 두 개의 상보적인 과정, 즉 동화(동화 assimilation)와 조절(acconmodation)을
필요로 한다. 동화란 외부요소들을 유기체의 내부구조 속으로 통합하는 것이다. 예컨대,
음식물을 섭취하는 데 있어서 우선 음식물의 동화작용, 즉 음식물을 씹어서 체내에 잘
섭취될 수 있도록 하는 과정이 필요하다.
@P87
반면에, 조절이란 환경적인 영향의 결과로 개인의 구조가 수정되어 가는 과정, 즉 체외의
환경적 조건에 생명체 자체를 적응시키는 행동을 포함한다. 예를 들면, 아동이 연필을 잡을
때, 글을 쓸 때 잡는 법과 연필을 깍을 때 잡는 법이 서로 다르다는 것을 아는 것이
조절이다.
조직화, 동화 및 조절을 포함하는 순응이라는 기본과정은 전생애에 걸쳐 일어나는 것이고
전발달단계에 걸쳐 본질적으로 변하지 않는다. 그래서 이 과정들을 기능적 불변성이라고
말한다. 피아제의 이론에 따르면, 어떤 인지 능력이란 경험으로서의 환경요소와 동화, 조절
등 기능적 불변성과 개인의 인지구조의 산물이다.
우리가 주변의 새로운 사물을 인지할 때에는 반드시 우리가 이미 가지고 있는
인지구조안의 어떤 의미체계에 관련시켜서 인지하게 되고 그 의미체계에 비추어 해석하고
평가한다. 이 인지구조는 연령에 따라서 발달하고 변화하지만, 인간의 인지작용에서 새로운
대상을 기존의 인지구조에 들어맞추는 동화의 기능은 항상 작용한다. 즉, 불변이다. 그리고
이와 함께 새로운 대상의 인지를 위해서는 기존의 인지구조 자체에 어떤 종류의 새로운
변화와 조절이 요구된다. 외계의 대상이란 우리의 기존의 인지구조에 들어맞게 마음대로
뜯어맞출 수 있는 것이 아니라, 어느 정도까지는 우리의 인지구조 자체를 대상의 성질에
맞추어 나가야만 비로소 인지가 가능하다.
이처럼, 동화와 조절은 발달에 필요불가결한 것이다. 동화와 조절간의 상호작용은 계속적인
것이며, 상호작용이 조정되지 않으면 결국 순응 자체가 일어나지 않는다. 피아제는
상호작용의 자기조정기제를 평형화(equilibration)란 개념으로 설명했다. 평형은 동화와 조절의
균형을 말하므로, 여기서 불균형이라는 것도 생각할 수 있다. 만약 불균형이 생기면 이것은
아동으로 하여금 평형을 추구하게 하는 동기를 유발시킨다. 불균형을 벗어나서 평형을 향해
가는 것은 모든 유기체가 가지는 생득적 경향성이다. 따라서 평형화란 평형상태, 즉 균형을
향한 계속적인 추동이라고 할 수 있다.
피아제는 일반적으로 아동의 발달요인으로 알려진 성숙, 물리적 환경의 경험, 사회적 환경
등도 들고 있지만, 평형화는 무엇보다도 중요한 개념으로 부각시키고 있다.
@P88
[2] 지력발달의 단계설
피아제의 이론에 따르면, 인지력의 발달은 서로 되는 몇 개의 단계를 거치는 경로를
밟는다. 그리고 각 단계에 도달하는 연령은 아동에 따라 약간의 개인차가 있지만, 이 여러
단계를 거쳐 나가는 순서는 일정하다고 보고 있다.
이처럼 아동이 한 단계에서 다음 단계로 옮겨갈 때에는 기존의 인지구조가 새로이
형성되는 구조 속에 흡수되고 통합된다. 궁극적으로 아동이 거치게 되는 이 여러 발달단계는
서로 하나의 계층을 이루며, 어느 한 단계에서 나타나는 구조는 한층 더 고차적인 인지력의
구조 속으로 통합되어 나간다는 것이다. 이 구조를 도식(schema)이라고 말한다. 각 단계에서
그 단계의 구조적 특질들이 형성되면, 이 특질들은 상호의존하는 전체 체제를 이루며
평형상태를 이룬다. 즉 인지력 발달이란 인지구조의 계속적인 질적 변화의 과정이다.
인지구조와 그 변화는 이미 있던 구조에 기초를 둔다. 새로운 도식은 기존의 도식을 바꾸어
놓은 것이 아니라, 이전의 도식과 새로운 도식이 결합되어 낡은 도식에 질적인 변화를
가져오는 것이다.
피아제는 인지발달을 크게 4단계로 구분하여 설명했다. 그러나 이 단계들은 불연속적인
단계가 아니라 발달과정의 개념화를 위해서 계속적인 발달의 흐름을 편의상 나누어 놓은
것이다. 따라서 각 발달단계는 그 출현하는 차례에 있어서도 결코 변하지 않는다. 발달은
누적적인 방식에 따른 계속적인 흐름으로서 새로운 단계는 앞의 단계와 통합된다. 각
발달단계는 결코 독립적인 것이 아니며, 또한 각 단계의 특징으로 나타나는 행동도 어떤
연령범위에 고정된 것도 아니다. 피아제의 인지발달 단계는 <표4-3>에 보인 바와 같다.
여기서 피아제가 제시하고 있는 연령 범위는 규준적인 것으로써 각 단계의 특징을
나타내는 지적 행동을 대부분의 아동이 보여준다고 기대되는 기간을 나타낸다. 각 단계의
행동이 나타나는 순서는 고정적이며 따라서 경험이나 유전에 관계없이 일정하지만, 단계가
나타나는 연령은 개인적인 경험과 유전에 따라 다르다.
인지발달의 첫단계를 감각동작기라고 하며, 출생 후부터 시작하여 만 2세경에 끝난다. 이
기간에 아동은 자신의 감각과 동작을 통하여 주변을 인식-따라서 인지력-할 수 있을
뿐이다. 인지력 발달의 제 2기는 약 2세에서 시작하여 7세경에 끝나며, 이 시기를 전조작적
사고기(preoperational period)라고 한다.
@P89
(표 4-3) 피아제의 인지발달단계
발달단계
I. 감각, 동작기: 감각-동작에 의한 학습, 어떤 물체를 다른 각도에서 보아도 동일하다는
것(사물의 실재성)을 인식 못함. 의도적인 반복 행동.
연령: 0-2세경
II. 전조작적 사고기: 지각과 표상 등의 직접경험과 체험적인 행동. 사물을 단일차원에서
직관적으로 분류. 언어의 발달. 자기중심성의 사고와 언어태도. 비가역성
연령: 2~7세
III. 구체적 조작기: 동작으로 생각했던 것을 머리로 생각할 수 있음. 논리적 사고, 가역성
획득, 언어의 복잡화, 사고의 사회화.
연령: 7~11세
IV. 형식적 조작기: 추상적 개념의 이해. 문제해결에 있어 형식적 조작이 가능. 사물의
인과관계 터득. 문제해결에 가설적용 가설검증능력. 추리력, 응용력의 발달.
연령: 11~15세
이 시기에 아동은 처음으로 초보적이나마 상징적 사고와 행동을 나타낸다. 그러나 어린이는
아직도 '머리로 생각하기'보다는 직접 경험한 것을 토대로 판단하는 직관적 사고를 하는 등
주로 지각에 의존하는 경향이 있다. 제3기인 구체적 조작기(concrete operations period)는
7세경에 시작하여 12경까지로 이 때에 와서야 아동은 여태까지 감각과 동작으로 사고하던
습관에서 벗어나 '머리로' 사고할 수 있게 된다. 즉, 아동은 비로소 논리적 사고를 할 수
있게 된다 그러나, 아직도 구체적 자료가 주어져야만 사고가 가능하다. 인지력 발달의
최후단계인 형식적 조작기는 대체로 12세에서 시작해서 17세경에 이르러 완성되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 아동은 드디어 감각적이고 구체적인 자료없이도 완전한 논리적, 추상적인
사고가 가능해진다.
(1) 감각, 동작기 (sensori-motor period)
유아는 태어나자마자 감각, 동작적인 행동을 시작하면서 환경을 느끼고 사물을 지각하게
된다. 감각, 동작적 행동은 모든 지적 발달의 기반이 되는 것이다. 처음에는 신체나 감각적인
관계, 그리고 환경적 대상에 대한 의식이 없지만 나중에는 대상과 자기를 의식하게 되고,
물체를 잡거나, 목표물을 향해 움직이거나, 소리와 행동을 모방할 수 있게 된다
이 단계의 초기에는 아동은 언어를 가지고 있지 않기 때문에 아동은 그가 직접 다루는
사물이 아니면 그 사물은 존재하지 않는 것으로 생각한다.
@P90
4~5개월된 아동은 공을 가지고 놀다가 그 공이 보이지 않는 곳으로 굴러 가버리면(예를
들면, 베개 뒤로) 그 베게가 자기 손에 쉽게 닿는 가까운 곳에 있어도 그 공을 찾으려고 하지
않는다. 공이 시야에서 사라지면 그 대상 자체가 존재하지 않는 것처럼 생각한다. 이때의
아동의 사물에 대한 도식은 항구성을 가지고 있지 않다. 모든 것을 자기를 중심으로 해석, 즉
자기를 참조체제로 해서 보게 되며, 자신의 세계만 존재하는 것이다. 이런 뜻에서 이 단계의
아동은 자기 중심적이다.
이 단계의 마지막 부분에 이르면 아동은 대상항구성(object permanence)이란 개념을
발달시키게 된다. 즉, 대상은 그가 직접 체험하고 있지 않을 때도 계속 존재한다는 것을
이해하게 된다. 결국 2세 경이 되어서야 아동은 대상항구성을 이해하게 되고. 사물이 자기 눈
앞에서 사라지더라도 그 대상을 찾는 행동을 하게 된다.
그러나, 이 단계의 아동은 비록 목표에 이르는 일련의 행동을 할 수 있고 그의 환경에
있는 어떤 질서 -대상항구성 등-를 알아챈다 하더라도 아동의 생각은 여전히 주로 감각적
경험에 제한되어 있고, 동작 활동에만 관련되어 있다 비록 감각, 동작적인 활동이라 하더라도
이 기간동안 아동은 처음 출생해서 가지고 있던 몇 가지 반사적인 도식(빨기, 잡기 물기
등)에서부터 이제는 전혀 반사적인 것과 달라 보이는 상당히 크고 복잡한 도식들을
발달시키게 된다. 이러한 발달은 역시 아동이 근본적으로 환경에 대해서 가지는 감각 동작적
활동에 의해 가능한 것이다. 따라서 이 감각, 동작적인 활동은 발달의 전단계에 영향을
미치는 아주 중요한 기초가 되는 것이다.
(2) 전조작적 사고기 (preoperational thought period)
이 단계는 감각 동작기에서 유작 단계로 널어가는 과도기로서 현저한 지적 발달을
성취한다. 감각, 동작적인 도식에서부터 개념적, 상징적 양식으로 기능을 수행하는 것으로
발달한다 즉 사상(사상)을 점점 내적으로 표상할 수 있게 되고, 직접적인 감각, 동작행동에의
의존도는 줄어든다. 사건을 내적으로 표상한다는 것이 바로 사고를 한다는 것을 의미한다.
이 단계의 아동은 사물의 이름을 알게 되고, 단일 차원에서 사물들을 구분할 수 있게 되고,
또한 감각, 동작 능력도 정교화하게 된다. 이 기간에는 새로운 능력들이 많이 나타나는데
전조작적 사고(전조작적 사고)에서 가장 중요하게 여겨지는 특징들은 언어의 발달,
자기중심성, 중심화, 불가역성등을 들 수 있다.
@P91
이 단계의 아동의 가장 뚜렷한 특징은 언어의 발달이다. 그러나. 이 단계에서 말을
사용한다는 것이 반드시 개념화를 뜻하는 것은 아니다. 아동은 어른들과는 다른 방식으로
사물에 이름을 붙이고 행동한다 예를 들면, 어떤 움직이는 것을 가리킬 때, 그것이 트럭이든,
승용차이든, 기차이든, 자전거이든(이것은 어른이 부르는 이름들이다) 관계 없이 모두
'차'라는 단어를 사용한다. 한 유개념(유개념) 속에서 한 종과 다른 종과의 유사성이나 차이
점을 분명히 모르고 말을 사용하기 때문에, 이때 아동들이 사용하는 말이 비록 사물의
이름이 된다 하더라도, 어른과 같은 수준의 개념으로 사용하는 것은 아니다. 이런 종류의
개념을 피아제는 전개념(preconcept)이라고 말하였다. 이러한 언어의 획득은 아동의 지적
활동에 큰 영향을 미친다. 한 단어만을 사용하다가 점점 그 언어능력이 확대되어 개념
발달을 크게 도와주는 구체적인 기능을 하게 된다 피아제는 이에 대해 다음과 같이 말하고 있다.
"언어는 지적(정신적) 발달에 있어서 본질적인 세 가지 중요성을 가진다. 첫째는, 다른
사람과 언어적 교환이 가능하다는 것이다. 이것은 행동의 사회성을 미리 알려준다 둘째는
단어의 내면화이다. 이는 사고의 출현을 의미하는데, 내면적 언어와 기호 체제에 의해
가능해진다. 마지막으로 가장 중요한 것은 행동의 내면화인데, 이때까지의 순전히 감각
동작적인 수준에서가 아니라, 영상과 정신적인 활동에 의해 직관적으로 표상하는 것이
가능해진다."
언어는 아동에게 새로운 길을 열어주는 것이라고 할 수 있다. 이 새로운 길, 언어와 표상에
의해 이루어지는 행동의 내면화는 아동에게 있어서 경험의 속도를 빨리하는 데 크게 작용하는
것이다.
이 단계의 아동의 둘째 특징은 자기중심성(egocentrism)이다. 즉, 아동은 다른 사람의
역할과 견해를 고려할 줄 모른다. 다른 사람의 생각이란 그에게는 있을 수 없으며, 오직
자기가 생각하는 것, 자기가 생각하는 방식만 있을 뿐이다. 어른들에게도 가끔
자기중심적이란 말을 사용하긴 하지만 전조작적 사고기에서 나타나는 아동의 자기중심성과는
전혀 다르다. 자기중심적인 성인은 다른 사람의 견해가 있다는 것을 알고 그것을 받
아들일 수도 있는데 받아들이지 않는 것을 말하지만, 전조작적 사고기의 아동들이 가지는
자기 중심성이란 결코 다른 사람의 생각이란 있을 수가 없는 것으로 되어 있다.
@P92
예컨대, 4살 난 아동의 경우, 둘이 이야기하는 것을 들어 보면, 둘다 남의 이야기는 들으려고
하지도 않으며, 다른 사람 앞에서도 항상 "자신과 이야기를 나눈다." 예컨대, 한 아동은
강아지 이야기를 하고, 다른 아동은 비행기 이야기를 한다. 서로는 마치 담을 쌓고
이야기하는 것처럼 정보의 교환이란 있을 수 없다. 이러한 식의 대화를 피아제는
집단독백(collective monologue)이라고 했다. 서로 소통이 되지 않는 자기 중심적인 대화인
것이다. 어떤 사람에게 어떤 말을 하겠다는 의도없이 단순히 그의 활동을 소리내면서
궁리하며 다른 사람들 앞에서 자기 자신과 이야기하는 것이다.
그러나, 자기중심적인 언어는 이 단계의 마지막에 이르면 상호소통적인 언어로 발달한다.
아동들은 생각을 서로 교환하게 되고, 이런 점에서 사회적인 대화가 된다. 피아제는
언어발달에 있어서 전조작기의 특징을 "집단독백으로 특징지워지는 자기중심적인 대화에서,
사회화된 상호소통적인 대화로의 점진적인 전환"이라고 했다.
이 단계의 아동이 가지는 셋째 특징은 사물을 여러 고나점에서 보지 못하고 한 가지
방식으로만 본다는 점이다. 이것은 피아제가 중심화(centartion)라고 부르는 것이다. 어떤
사물의 자극이 있을 때 아동은 그것의 한정된 지각 측면에 고정시켜서, 다른 모든 측면을
탐색할 수 없는 지각의 집중화를 보인다. 결국 이러한 중심화로 인해서 아동은 어떠한
사물의 피상적인 측면만을 동화하는 경향성울 가진다.
한 실험에서 피아제는 5살 아동에게 27개의 나무 구슬이 들어 있는 상자를 보여주었다.
27개의 구슬은 흰 구슬이 20개, 갈색 구슬이 7개로 되어 있었다. 이 구슬들에 대해서
아동에게 흰 구슬이 더 많은지, 아니면 갈색 구슬이 더 많은지를 질문했을 경우에는, 아동은
분명히 흰 구슬이라고 대답을 했지만, 다음에, 그 구슬들을 가지고 흰 구슬이 더 많은지 나무
구슬이 더 많은지를 물었을 때는 아동은 그 질문을 이해하지 못했다. 아동은 단지 구슬을
색깔이라는 차원으로만 중심화할 뿐, 구슬의 성분 등 다른 차원을 고려하지는 못한다.
전조작적 사고기의 아동에게 있어서 뚜렷한 넷째 특징은 보존성(conservation)의 개념을
발달시키지 못하는 데 있다. 보존성이란 어떤 수, 길이, 물질, 면적, 부피 등을 그 순서나
형태를 바꾸어 여러 가지 다른 방식으로 제시하더라도 그것들은 항상적으로 남아 있고,
변하지 않는다는 것을 아는 능력을 말한다.
@P93
예를 들면, 10개의 바둑알을 직선으로 놓든지, 원형으로 놓든지, 혹은 모아져 있든지 언제나
그 수는 10개이지만 이 단계에 있는 아동은 이것을 이해하지 못한다. 전조작 단계에 있는
아동들이 보존성을 발달시키지 못하는 것은 그들의 사고가 눈으로 보는 것과 밀접하게
관련되어 있기 때문인 것으로 생각된다. 논리적으로 사고하지 못하고 사물이 나타나 있
는 모양 그대로를 봄으로써 직관적으로 사고한다. 보존성에 관한 퍼아제의 유명한 실험을
보자.
4살된 아동에게 어떤 액체를 똑같은 모양의 병에 똑같은 높이까지 채운 2개의 병을
보인다. 아동은 둘이 똑같다고 말한다. 다음에 한 병의 액체를 더 가늘고 긴 다른 병에
그대로 옮겨 붓는다. 아동은 원래의 두 병에 같은 양의 액체가 들어있는 것을 보았지만 옮겨
담은 병에는 액체가 더 높아 보이기 때문에 그 병의 액체가 더 많다고 말하는 경향이 있다.
이것은 아동이 긴 병에 있는 액체를 원래의 병으로 다시 옳겨 부을 수 있는 정신적 인지
조작, 즉 보존성의 개념이 없기 때문이다.
(3) 구체적 조작기 (concrete operation period)
이 단계에 이르면 아동은 논리적 추리력을 갖게 된다 그러나, 비록 논리적인 사고력이
발달하지만, 그 사고 과정은 역시 아동이 관찰한 실제 사실에만 한정되어 있다. 예를 들면,
8-9세 아동에게 길이가 서로 다른 나무막대 X, Y(X가Y보다 길다)를 보여준 뒤 Y Z(Y가
Z보다 길다)을 보여주면, X와 Z를 직접 시각적으로 비교해 보지 않고도 X가 보다 더 길다는
것을 안다 그러나 이 단계의 아동에게 순전히 언어로만 들려주고 비교를 요구하면
그는 대단한 혼란을 일으키게 된다
또한 이 단계에서는 아동의 자기중심성이 줄어들고 다른 사람의 입장에서 생각할 수 있게
된다. 따라서 아동의 언어도 사회화되어 간다. 다른 관점을 이해하게 되고, 한 사물이 여러
가지 모습으로 보일 수 있다는 것을 이해하게 된다. 수, 길이, 면적, 부피 등의 보존성이
나타난다. 또한 탈중심화(decentraction)가 가능해져서 한 사물에 대해 여러 가지 차원으로
볼 수 있게 된다 조작의 가역성(reverbility)을 알게 되어, 예컨대, 양의 보존을 이해하는 데
있어서, 똑같은 양의 액체가 들어 있지만 서로 다른 모습으로 보이는 두 개의 병을 보고
처음의 똑같은 모습을 가졌던 두 개의 병으로의 가역이 가능해진다. 또한 개념을 형성하게
되고 분류화의 능력이 생겨서, 같은 사물들을 서로 다른 차원으로 분류할 수 있게 된다.
@P94
그러나, 비록 이 단계의 아동들이 개념을 발달시키긴 하지만, 아직도 아동의 사고는 직접
지각하고 손으로 만질 수 있는 구체적인 사물에만 한정되어 있다. 또한 아직 일어나지
아니한 미래의 가능성에 대해서 추상적으로 사고하는 능력은 아직 상상할 수 없다
(4) 형식적 조작기 (formal operation)
이 단계에 이르면 아동은 가장 성숙한 인지적 조작능력을 갖게 된다. 구체적이고 실제적인
상황을 넘어서는 문제를 다를 수 있게 된다. 마음 속에만 존재하는 추상적인 사물들에
대해서 논리적으로 사고할 수 있다. '이론'을 구성하고, 그것에 관한 직접적인 경험을 하지
않았다 하더라도, 그 결과에 대한 논리적인 결론을 이끌어낼 수 있다. 탈중심화. 가역성,
추상적 사고가 충분히 발달되어 과학자들이 생각하는 것처럼 생각하며, 추상적인 문제를
해결할 수 있게 된다. 자료를 조직하여 과학적으로 추리하며 가설을 설정한다. 형식적 조작의
특징은 바로 유합적 사고에서 찾아볼 수 있다. 피아제가 설명하는 조합적 사고의 문제를
보자.
아동에게 무색의 액체가 들어있는 5개의 병을 보여준다. 이 중 세 개의 병의 액체를
섞으면 노란색의 액체가 된다. 아동에게 섞어서 만든 노란색 액체를 보여주고 5병의
액체들을 섞어서 노란색을 만들어 보게 한다 그러면 구체적 조작기에 있는 아동은 거의가
무작정 두 액체를 섞어 짝을 지우고는 탐색을 멈추어 버리지만, 형식적 조작기의 아동들은
노란색이 얻어질 때까지 두 가지, 세 가지 액체를 계속해서 조합하고, 또 일단 노란색이 얻
어진 뒤에도 남은 조합들을 계속해서 다른 가능성을 찾아본다. 이러한 조합문제를
해결하는데 있어서 형식적 조작기의 아동은 몇 가지는 고정시키고 다른 요인들을 변화시킬
수 있는 능력을 보여준다. 청소년기를 통해서 지적 발달은 형식적 조작을 다루는 데 있어서
더욱 복잡한데로 나아간다.
4.6. 지력 발달에 미치는 요인
인간의 지적 능력은 유전이라는 청사진에 의해서 완전히 정착된 것인가, 아니면 환경의
작용에 의해서 가변성이 있는 것인가?
@P95
즉 인지적 지능은 유전적으로 결정되며 환경의 질의 향상, 또는 교육을 통하여 변화시킬 수
있을 것인가? 만일, 지능이 유전에 의하여 완전히 결정되는 것이라면, 우리는 인간의
성장발달과정에서 지능이 자동적으로 피어나기를 기다릴 수밖에 없을 것이고 지능의
개발이란 생각할 수 없게 될 것이다. 제3장에서 우리는 지능은 유전과 환경의 상호작용으로
발달한다는 것을 검토한 바 있다. 과연, 어떠한 환경조건에서 지능이 신장될 수 있는지를
분석해 볼 필요가 있다.
많은 심리학자들이 환경이 지능에 크게 작용한다는 주장과 이 주장을 지지해 주는
자료들을 제시하고 있다. 헌트(J. McV Hunt, 1961, 1963)는 지능을 결정하는 데 있어서
유전요인의 중요성을 인정하지만, 그러나 지능이란 비교적 변화될 수 없는 것으로서 태어날
때 이미 '결정'되었다는 관점에 대해서는 통렬히 반박하고 있다. 그는 지능의 '가변성'을
주장하면서 지능을 결정하는 데는 환경이 중요한 작용을 하는 것으로 본다 그는 이러한
주장을 뒷받침하기 위해, 훈련이 지능에 미치는 영향에 관한 연구, 같은 아동들에 대한
계속적 연구, 일란성 쌍아 연구 등을 인용하면서 풍요한 환경, 특히 아동의 초기의 환경이
IQ점수상의 차이를 결정한 것이라고 결론내렸다.
환경론자들의 주장을 지지해 주는 연구로서 우리의 주목을 끄는 것은 히버(R. Heber)와
그의 동료들에 의해 수행되었다(1970, 1972). 히버는 미국 중북부 미네소타주의 밀워키시의
낙후된 환경에서 살고 있는 IQ 75이하의 혹인 여자들을 분류하고, 이들의 자녀들을 무작위로
실험집단과 통제집단으로 나누었다. 통제집단의 아동들에게는 아무런 처치를 가하지
않았으며, 실험집단의 아동들에게는 1주일에 5일간 7-8시간 집중적으로 언어자극, 지적
자극을 주었다. 이것을 학교에 들어갈 때까지 계속했다. 3개월부터 1세까지는 같은 환경에서
자란 비전문적인 교사 한 사람이 한 아이씩 맡았으며, 1세 이후에는 2-5명씩 집단으로
지도를 했다.
이러한 개별적 위치는 상당한 비용이 드는 것이긴 하지만, 실험집단이 얻은 것도 엄청난
것이었다 (그림 4-3)에 보인 바와 같이 2세 때 실험집단은 통제집단에 비해 IQ가 25점이나
높아졌다 이러한 현상은 5세반이 될 때까지 계속적으로 조금씩 커졌다. 실험집단의 아동들은
자기 어머니보다도 IQ가 약 50정도 더 높아졌다 실험집단이 통제집단보다 두드러지게 높은
IQ점수를 나타내는 것은 환경주의자들의 주장을 상당히 지지해 주는 것이라고 할 수 있다.
@P96
이 방면의 방대한 문헌을 종합한 브룸(Bloon,,1964)은 인간의 지력이 가정과 학교에서의
적당한 환경적 조건과 학습경험을 통하여 상당한 정도까지 개선될 수 있다는 증거를
제시하고 있다. 즉, 어떤 환경적 조건에서 인간의 지력이 신장될 수 있는지, 지력발달을 위한
풍요한 환경, '메마른 환경'의 차이가 무엇인지를 제시하고 있다.
첫째로, 일반적인 지력발달을 위해서 풍요한 조건은 언어사용을 위한 훌륭한
시범(model)이 주어지며 언어적 발달을 고무하고 자극하는 환경이라고 할 수 있다. 반면에
언어사용의 좋은 시범이 주어지지 않고 아동의 언어적 발달을 저해하는 환경은 지능의
발달을 가로막거나 지체시킬 가능성이 많다.
둘째, 주위 환경 속의 여러 문화적 요소에 대한 직접적인 감각적 접촉이나 독서 등에 의한
대리적인 교섭의 기회가 풍부할수록 지적 능력의 발달을 위해서는 유리하고 풍요한 환경적
조건이 될 것이다.
셋째, 일상생활이나 학교 생활에서 명석한 사고를 요구하고 여러 가지 문제를 자발적으로
그리고 자력으로 해결해 나가도록 자극하는 분위기가 지력의 발달을 촉진할 것으로
믿어진다. 반대로 이러한 지적 활동의 기회를 제한하고 자력에 의한 문제해결을 억제하는
환경 속에서 지력의 발달이 저조하리라는 것은 상상하기가 어렵지 않다.
마지막으로, 부모와 자녀 사이에 벌어지는 상호작용의 성질이 지력의 발달에 큰 영향을
끼치는 것으로 알려지고 있다.
@P97
윌프(R. M. Wolf, 1963)의 연구에 의하면, 지능의 발달에 있어서는 단순한 사회경제적 지위나
부모의 교육 수준 및 직종과 같은 지위변인보다는 부모와 자녀 사이의 상호교섭 과정에서
나타나는 성취동기와 언어발달에 대한 압력등 가정의 사회심리적 과정변인이 IQ와 더 밀접한
연관성을 가진다는 것이다.
<그림 4-3> 실험집단과 통제집단의 평균 IQ의 비교(1~5세)
연습문제
1. 지능의 개념을 정리해 보자.
2. 길포드의 지능의 복합설(지력구조론)을 설명해 보자.
3. 올해 8세된 아동의 정신연령이 10세일 때 그의 IQ(지능지수)를 계산하여 보자 .
4. 베이리의 Berkeley Growth study의 결론을 정리, 음미해 보자.
5. 피아제의 인지 발달단계 설의 이론적 개념을 정리해 보자.
6. 창의적인 사람의 지적 및 정의적 특성을 정리해 보자.
7. 최근의 지능이론(가드너와 스턴버그)에 대한 의견을 써 보자.
8. 지능발달을 촉진하는 가정환경의 특징을 써 보자.
9. IQ(지능지수)의 해석상 유의해야 할 점을 정리해 보자.
10. 다음 각 항에 대하여 간단히 써 보자.
1) 편차 IQ
2) 대상항구성
3) 아동의 자기중심성
4) 보존의 개념
5) 동화와 조절
@P98
제 5 장
학습자의 절의적 특성과 발달
개요
이 장의 관심은 우선 인간으로 하여금 행동하게 하는 동기를 생리적, 심리적 동기로
분류하여 검토한다. 특히 자아개념, 성취동기 등은 학습된 동기로서 인간행동에 더 큰 영향을
미치기 때문에 이에 대하여 집중적으로 논의하고 이러한 동기를 설명하는 몇가지 동기이론을
소개할 것이다
인간의 동기란 행동의 원동력이 될 뿐만 아니라 인간을 특징 지우는 기본요소가 되므로
인간의 성격과 밀접한 관계를 맺고 있다 인간이 인간으로 형성되어 나가는 것, 즉 한 개인이
특정한 성격을 형성해 나가는 발달과정과 발달의 기제 그리고 그 발달에 미치는 영향물 등을
논의하고 도덕성과 성격의 발달에 관한 두 가지 대표적인 이론을 예시적으로 분석 정리할 것
다
학습목표
1. 불안과 학습과의 관계를 이해한다.
2. 자아개념이 어떻게 형성되는지를 이해한다
3. 성취동기가 높은 사람의 행동특징을 이해한다.
4. 여러가지 동기이론을 비교분석한다.
5. 정의적 특성은 어떻게 습득되는지를 밝힌다
6. 도덕성 습득에 미치는 여러 가지 요인들을 이해한다.
7. 피아제와 콜버그의 도덕성 발달단계설을 이해한다.
8. 에릭슨의 성격발달단계설의 교육적 함의를 이해한다
주요용어
욕구와 충동, 불안, 기대수준, 자아개념, 성취동기, 동기위계설, 귀인이론, 자기효능감, 사회화,
동일시, 점성적 원리, 심리적 유예
@P100
5.1 동기의 본질
거의 비슷한 가정환경에서 성장한 지력이 비슷한 두 학생이 있다고 하자. 같은 학교에
다니는 이들 중, 한 학생은 열심히 공부하고 다른 한 학생은 공부에 열의가 없다. 한 학생은
화학공부에 열성을 기울이고 다른 학생은 수학공부에 관심이 높다. 또 다른 두 사람은
비교해 보자. 한 사람은 물을 찾고 다른 사람은 음식을 찾는다. 한 사람은 정서적으로 안정이
되어 있고 다른 사람은 늘 불안해 한다. 왜 그럴까?
이런 여러 가지 질문들은 모두 인간이 왜 각자 그 나름대로 그런 특수한 행동을 하는가
하는 질문으로 귀착되며, 행동에 있어서의 이러한 개인차가 동기에 있어서의 개인차
때문이라고 말할 수 있다. 왜 인간은 그 나름대로의 독특한 행동을 하는가를 설명하고자
하는 것은 심리학의 오래된 과제로서 이것이 곧 동기의 문제이다.
동기는 유기체의 행동을 활성화시키며 행동의 방향을 결정하는 개체의 특징이라고 규정할
수 있다. 어떤 과제가 주어졌을 때 그 해결에 열성적이냐 아니냐는 동기의 활성화의
역할이고, 두 행동중에서 하나를 선택하는 것은 동기의 방향성(목적지향성)의 역할이다.
동기는 욕구(needs)와 추동(drives)으로 구성되어 있다. 욕구는 개체내의 결핍상태를
지칭하는 것으로서 그 결핍상태는 생리적인 것일 수도 있고 심리적인 것일 수도 있다.
생리적 욕구는 신체내부의 결핍상태인 물, 음식, 수면, 성욕 등을 들 수 있고, 심리적
욕구로는 존경, 사랑, 인정, 성취 등을 들 수 있다.
그 반면 추동은 욕구에 그 기초를 두지만 행동상의 어떤 변화를 암시하고 있다. 즉 개체의
행동과 관련되어 있다. 욕구가 개체로 하여금 행동하도록 유인할 때만 추동상태를 가정할 수
있다. 동기라는 말은 어떤 목표를 향한 또는 목표에서 멀어지려고 하는 추동(활성화된
욕구)을 뜻한다. 이 3자의 관계를 정리하면, 내적 결핍(욕구)이 개체로 하여금 어떤 특수
목표를 향하여 또는 그 목표에서 멀어지도록(동기) 행동하게(추동) 만드는 것이다. 인간의
행동은 궁극적으로 한 가지 목표에 의해서 동기화되지 않고 복합적으로 동기화된다고 말할
수 있다.
앞에서 언급한 바와 같이 동기에는 생리적 동기와 심리적 동기가 있다.
@P101
생리적 동기는 신체내의 생리적 요구와 관련되어 있다. 이 동기는 신체내의 결핍을
감소시킴으로써 신체를 자연적인 정상상태로 복귀시키려고 한다. 신체내의 여러 가지
요소들간의 평형상태를 유지하려는 과정을 평형과정이라고 하며, 이 과정은 거의 자동적으로
일어나지만 때로는 동기화된 행동을 함으로써 평형상태를 유지해야 할 때도 있다. 예컨대,
더울 때 창문을 연다든가 하는 행동을 함으로써 시원하게 하기도 한다. 따라서 생리적
욕구는 평형과정의 내적 기제에 의하여 어느 정도 조절이 되지만 목적지향적인 행위도
내포하고 있다. 물이나 음식 등은 유기체의 내적 기제로는 보충될 수 없고 반드시
외부환경으로부터 보충시켜 주어야 한다.
생물체로서의 인간은 생리적 동기만을 가지고 있는 것이 아니고 후천적으로 획득한 또는
학습한 동기, 즉 2차적 동기에 의해서도 활성화되고 방향도 잡혀진다.
인간의 대부분의 행동은 2차적 동기에 의해서 활성화되고 방향잡힌다고 할 수 있다.
인정받고 싶은 동기, 존경받고 싶은 동기, 성취하고 싶은 동기 등 무수히 많다. 그 중에서
특히 교육과 밀접한 관계를 맺고 있는 동기를 검토해 보기로 한다.
5.1.1 불 안
기본적 욕구는 보편적이며, 생존에 필요하며, 유기체에 내재되어 있는 동기다. 이러한
기본적 욕구가 강해져서 긴장상태가 되면, 불안이라는 강력한 동기가 생성된다.
욕구수준과 학습의 관계에 관한 연구가 활발해지고 있는 가운데 과도한 욕구수준을 가지고
있는 사람들이 정서적으로 불안정하여 강한 불안을 가지고 있다는 사실을 근거로 하여
불안이 부적응 행동의 핵심이며 학교학습에서의 실패의 원인이라고 생각되기에 이르렀다.
일반적으로 말하여 학습연구에 있어서 불안의 정도는 동기수준의 강도를 표현하는 것으로
간주된다.
불안에 관한 상식적 오해 중의 하나는 불안이 학습에 방해가 된다는 생각이다. 그러나
연구의 결과는 이와는 다르다. 불안과 학습의 관계에 대한 연구를 분석해 보면, 불안과 학습
간에는 다양한 과제에서 '역 U형' 함수관계를 가진다는 결론에 도달하게 된다.
@P102
<그림5-1>은 여러 과제에서의 불안과 학습의 관계를 나타낸 것인데, 불안의 정도가
낮으며, 학습량도 적고, 불안의 정도가 높아지면서 학습량도 증가한다. 그러나 학습량의
증가는 불안의 중간 수준까지이며, 불안의 정도가 더욱 높아지며 학습량은 다시 저하된다. 이
관계를 '역U' 함수관계라고 말한다.
유기체의 정서상태인 불안은 직접적으로 관찰될 수 없기 때문에 불안에 관한 연구는
다양한 긴장상태에서 개인의 보고에 의지하는 경우가 많다. 교육심리학자들은 시험을 치르는
긴장상황에서 불안과 정서상태를 연구했다. 맨들러와 사라손(Mandler & Sarason, 1961)은
시험사태에서의 불안을 측정하는 척도인 시험불안척도를 개발하여 학생들이 이 척도에 답할
때 시험 전이나 도중에 일어나는 걱정, 가슴이 두근거리는 것, 불편감, 땀이 흐르는 것과
같은 주관적인 반응을 말하게 했다. 그들의 일련의 연구에서 불안이 낮은 학생은
시험답안지가 채점이 된다고 예측할 때, 그리고 학습과제가 적절히 어려워서 도전적일 때
좋은 성적을 따는 경향이 있으며, 불안이 높은 학생은 이런 상황하에서는 성적이 나쁜
경향이 있는 반면 과제가 어렵지 않을 때와 시험결과가 평가되지 않을 때 성적이 좋다는
것을 밝혔다.
한편 수필버거(C. D. Spielberger, 1966)는 학습과 불안상태에 관한 일련의 연구에서 다음과
같은 결과를 얻었다.
@P102
1) 불안이 높은 학생은 기억실수의 가능성이 낮을 때 기억검사에서 높은 점수를 얻고,
불안이 낮은 학생은 비교적 기억실수의 가능성이 높을 때 높은 점수를 얻으며,
2) 중간 정도의 IQ를 가진 학생들 중 불안이 낮은 학생이 높은 학생보다 성적이 좋으며,
높은 불안은 IQ가 낮은 학샌의 성취도에는 아무런 영향도 미치지 못하고, IQ가 아주 높은
학생들의 경우에는 높은 불안이 성취도를 촉진하는 경향이 있고,
3) 일련의 기계적 암기학습에서 불안이 낮은 학생은 학습 초기에 우수하고 불안이 높은
학생은 학습 후기에 우수하며,
4)개념학습에 있어서는 불안이 높고, 지능이 높은 학생이 불안이 낮고 지능이 높은 학생보다
더 잘 하였고, 불안이 높고 지능이 낮은 학생은 불안도 낮고 지능도 낮은 학생보다는
성취도가 낮은 경향이 있었다.
이와 같은 연구결과에 따르면, 수업장면에서 불안이란 언제나 피하거나 감소시켜야 한다는
결론을 내려서는 안 될 것이다. 능력있는 학생은 능력이 없는 학생보다 어느 수준의
불안에서 얻는 이익이 더 많다. 필요에 따라 교사는 지능지수가 높은 학생에게는 신중히
불안을 증가시킬 필요가 있다. IQ는 높으나 불안이 낮은 학생에게 불안을 높임으로써 불안이
높은 머리, 좋은 학생들과 대등하게 될 것인가 하는 문제는 연구과제로 남아 있다.
<그림5-1> 불안과 학습의 관계
5.1.2. 기대수준
학습자가 어떤 특수한 학습과제에 당면했을 때 어느 정도의 성취를 하겠느냐를 결심하는
것 또는 기대하는 것, 즉 과제에서의 구체적 성취도 또는 포부의 수준을 기대수준(goal
expectancy level)이라고 한다. 학습과제에 대한 성취기대수준이 과제수행에 대한 학습동기를
높여 주든가 낮춘다는 측면에서 학습동기의 한 측면이다
기대수준에 관한 연구는 성취상황에서의 동기의 수준과 그 동기수준이 실제 성취수준과의
관계를 밝혀줄 뿐만 아니라 여러 과제에서의 성공과 실패 경험이 학습상황과 기타
성취상황에 일반화하는 경향을 가지고 있다는 점에서 중요한 교육적 의의를 가진다(이성진,
1967). 또한 성공과 실패는 그 과제에 대한 자신감에 영향을 미치고, 그것이 누적됨에 따라
그 과제 또는 상황과 관련하여 자기자신을 평가하는 태도가 달라진다는 점에서 자아개념과
밀접한 관계가 있다. 우선 기대수준에 관한 연구를 살펴보기로 한다.
@P104
대표적인 기대수준에 관한 연구에 있어서, 학생들에게 어떤 과제를 실천해 보기 전에
예상성취도 또는 목표수준을 진술하게 한다. 예컨대, 과녁 맞추기 게임이라면 2, 4, 6, 8, 10점
중 어느 점수를 따겠느냐를 묻든가, 교육 심리학에서 A를 따겠느냐 B를 따겠느냐를 묻는
것이다. 연구의 고나심은 주로 학습자의 바로 직전의 성취도와 그가 진술한 기대목표와의
차이, 그리고 기대수준과 그 바로 뒤의 실제적 성취에 있다.
처음으로 기대수준(그 당시는 포부수준이라고 하였음)의 개념을 소개한 독일의 심리학자
홉프(F. Hoppe, 1930)에 의하면 한 개인이 어떤 과제에서 성공한 뒤에는 그 과제수행에 대한
기대수준을 높이며, 실패한 뒤에는 낮추는 경향이 있다는 것이다. 이러한 경향이 있기 때문에
계속적 실패를 피할 수 있고, 또 성취감을 주지 않는 너무 쉬운 과제에서의 성취도에
만족하지 않게 된다는 것이다.
기대수준은 두 가지의 상반하는 경향간의 절충으로 설정된다. 즉 실패에 수반하는
실망감을 피하고자 하는 욕망으로 인하여 기대수준을 낮추려는 경향과, 가능한 한 높은
수준의 성공을 하려는 욕망으로 인하여 기대수준을 높이려는 경향간의 절충이 어떤 과제를
당면했을 때 진술하는 또는 의도하는 기대수준이 되는 것이다. 그러나 경우에 따라서는 이와
같은 자기보호기제가 균형을 잃을 수도 있다. 만일 어떤 학생이 과도하게 높은 목표를
세웠다면 그는 실패할 가능성이 증가하고 과도하게 낮은 목표를 세웠다면 성공감을 경험하지
못할 것이다. 달성 가능한, 그러면서 적절히 도전적인 기대수준을 설정할 때 수행에 대한
동기가 가장 높아진다고 말할 수 있다.
시어스(R. Sears, 1940)가 발표한 초등학교 상급학년에 대한 기대수준 연구에서 기대수준과
학업성취도 간의 고나계를 생생하게 엿볼 수 있다. 시어스는 초등학교 학생들을 성적과
학생들이 얼마나 학교에서 공부를 잘 하고 있다고 생각하느냐의 정도에 따라 (1)성적이 좋고
성공감이 높은 성공집단, (2)성적이 나쁘고 성공감이 전혀 없는 실패집단, 그리고 (3)읽기
성적은 놓으나 산수 성적이 나쁜 혼합집단으로 나누었다.
첫실험에서는 정상적인 읽기와 산수과제를 하게 했다. 이 과제가 끝난 뒤에 다음 과제를
푸는 데에 몇 초가 걸리겠는지를 물었다. 이 질문에서 한 학생이 대답한 시간을 그의
기대점수, 즉 기대수준으로 간주하고 원래의 과제를 끝내는 데에 사용한 시간과의 차이를
계산하였다. 이 차이점의 비교에서 밝혀진 바는 다음과 같다.
@P105
(1) 성공집단은 다음 과제를 완성하는 데에 필요한 시간을 낮추어 추정함으로써 그들의
기대수준을 약간 그러나 현실적으로 높이는 경향이 있었으며,
(2) 실패집단은 그들의 원래의 성취도보다 높거나 낮게 또는 동일한 수준으로 설정하는 등
변덕스러운 목표설정 행동을 보였으며, 이 집단에 소속한 12명중 7명이 아주 높게 또는
비현실적으로 높게 기대수준을 설정하였으며,
(3) 혼합집단의 경우, 읽기에 있어서는 성취집단과 비슷했고 산수에 있어서는 실패집단과
비슷했다.
두 번째 실험에서, 학생들에게 첫 실험에서와 유사한 문제를 주었다. 각 실험집단에 속하는
아동들의 반에게는 아주 성공적으로 잘 했다고 칭찬해주고(성공조건), 나머지 반에게는 아주
잘못했다고 비난하였다(실패조건). 그 결과 성공조건의 아동들은 그들의 선행성취수준에
비추어 현실적으로 목표를 설정하며, 실패조건의 아동들은 선행성취수준에 비추어 아주
변덕스럽게 목표를 설정하는 경향을 보였다.
기대수준에 고나한 여러 연구에서 우리는 다음과 같은 결론을 얻을 수 있다.
첫째, 과거에 성공경험이 많은 학생들은 어떤 과제에 당면했을 때 그들의 기대수준을
현실적으로 높이는 경향이 있으며,
둘째, 장기간의 실패경험을 맛본 학생들은 그들의 기대수준을 낮춤으로써 마치 자기는
도저히 성공할 수 없다는 기대를 함으로써 실패만을 피하려는 경향이 있으며,
셋째, 어떤 학생들은 마치 성공하겠다는 희망만이 성공을 가져다 주는 듯이 그들의 기대를
비현실적으로 높게 가지는 경향이 있다.
5.1.3. 자아개념
비교적 장기간에 걸친 성공과 실패의 축적은 그 개인의 특정 활동, 사상 또는 교과에 대한
태도를 결정하게 할 뿐만 아니라, 자신에 대한 관점을 형성하도록 이끌어 나간다. 학교에서
일관성있게 성공해온 학생은 자기자신을 긍적적인 관점으로 보게 되는 반면, 계속 실패해 온
학생은 자기자신을 부정적으로 보는 경향이 생긴다.
@P106
자기자신에 대한 이러한 관점을 자아개념(self concept)이라고 한다. 학생이 교과와 학교와
관련해서 자기자신을 어떻게 보는지, 학습이나 학교의 타학생의 학습과의 관련 속에서
자신의 학습을 어떻게 보는지를 블룸(Bloom, 1976)은 학문적 자아개념이라고 불렀다. 학문적
자아개념은 여러 가지 방법으로 측정될 수 있지만 한국행동과학연구소(1979)의 '나의
자아개념'검사에는 다음과 같은 항목을 물어서 측정했다.
나는 나 자신의 재주를 믿는다.
다른 아이들은 내가 공부를 장한다고 생각하는 것 같다.
나는 공부를 잘하는 학생이라고 생각한다.
나는 모든 일에 자신이 있을 때가 많다.
나는 머리가 좋다고 생각한다.
과거의 여러 연구에 의하면, 학문적 자아개념과 학교성적 간에는 상당히 밀접한
상관관계가 있다고 결론을 내릴 수 있다. 그 대표적인 한 연구(W. B. Brookover, A. Patterson
& S. Thomas, 1964)에서 중학교 1학년 1,000여명을 대상으로 하여 일반적인 분야와 특수한
교과목에 대한 자기의 능력에 대한 자기 보고식으로 반응하도록 했다. 이 연구의 결과는
예상한대로 자기의 능력에 대해서 학생들 스스로 평가한 자아개념과 교과성적 평균점간에는
의의있는 정적 상관관계가 있으며, 일반적인 능력 자아개념과는 구별되는 특정 교과목별
자아개념이 있으며, 자아개념은 다른 사람들이 학생 자신을 어떻게 평가하고 있는가를
지각하고 있는 것과도 의의있는 정적 상관관계가 있다는 것을 발견하였다.
과거의 여러연구를 종합하면서 블룸(1964)은 다음과 같은 결론을 내리고 있다. 즉, 특정
교과에서의 학문적 자아개념과 특정 교과성적 간의 상관관계는, 보다 일반적인 학문적
자아개념을 학교성적의 총괄적 측정치에 관련시켰을 때보다 낮게 나온다는 연구결과를
근거로 하여, "일반적인 학문적 자아개념과의 관련에서 더 높은 상관계수가 나온 것은,
그것이 보다 많은 학교 개념과 판단을 근거로 하고 있기 때문"이라는 결론을 내리고 있다.
여러 가지 교과목에서의 성공과 실패의 경험이 총합하여 일반적 자아개념을 형성하도록
이끌어 나간다는 뜻이다.
@P107
특정 영역(또는 교과)에 대한 자아개념은 학교경험의 시간선상에서도 일반화한다. 즉,
학문적 자아개념과 성적의 합성적 측정치 간의 관계에 관한 연구에서, 상관계수는 초등학교
단계에서는 비교적 낮게 나오는 경향이 있으나 5학년 이후에는 훨씬 높아진다. 이러한
차이는 학생의 학문적 자아개념에 대한 학교성적의 누가적 효과를 시사하고 있다.
카이퍼(E. Kifer, 1973)는 1학년부터 8학년까지의 학문적 자아개념과 교사 평점의 관계를
추적하였다 그는, 1학년에서 2학년까지, 1학년에서 4학년까지, 1학년에서 6학년까지,
1학년에서 8학년까지, 교사의 평점으로 자기 반에서 최상위 5분의 1권내에 드는 학생들과
최하위 5분의 1권 내에 드는 학생들을 뽑아, 이 두 집단의 학생들에게 각각 능력자아개념을
검사하고 대조시켜 보았다. 그 결과가 (그림 5-2)에 제시되어 있다.
(그림 5-2)를 보면, 2학년이 끝났을 때는 성공하는 학생들과 실패하는 학생들 사이에 작은
자아개념 점수 차이밖에 없다가 4학년이 끝났을 때에 그 차이가 약간 더 벌어지지만, 6학년
말과 8학년 말의 차이는 대단히 크다. 이 연구에 따른다면, 학업능력에 대한 자아개념은
학업성취에 대한 교사의 평정을 받는 기간이 길어질수록 그만큼 더 긍정적으로(또는
부정적으로) 영글어지는 경향이 있음을 알 수 있다. 카이퍼(1973)가 5학년과 7학년 학생들
을 대상으로 그들의 학문적 자아개념과 교사평점 사이의 관계를 살펴본 결과그 상관계수가
5학년에서 +.23,그리고 7학년에서 +.50으로 나타났다
@P108
이 결과를 근거로 해서, 블룸은 "학문적 자아개념은 학교성적을 예언하는 데에 있어 가장
강력한 정의의 측정치이다. 그것을 측정하는 적절한 방법과 일반적인 학교성적이라는
조건에서 그것은 초등학교가 끝난 다음부터의 학교성적 편차의 약 25%를 설명해 주고
있다"(Bloom, 1976, p.132~133)고 결론지었다.
위에서 종합한 여러 가지 연구를 토대로 하여 자아개념과 학업성적 간에는 무시할 수 없는
밀접한 관련성이 있다는 결론을 무리없이 내릴 수 있다. 퍼키(W. W. Purkey, 1971)는 과거의
여러 연구를 검토하면서 거의 모든 연구에서, 학업성적이 우수한 학생들은 자아개념이
긍적적이어서 자기자신을 가치있고 바람직하고, 유능한 사람으로 지각하는 데에 반해서,
학업성적이 좋지 않은 학생들은 한결같이 자아개념이 부정적이며, 자신감이 부족하고, 자기를
비하하고 열등감에 사로잡혀 있을 뿐만 아니라, 타인이 자기를 승인하지 않는다는 지각을
하고 있다고 결론내렸다.(Purkey, 1971). 이러한 결과가 나오는 이유는 무엇인가?
로젠탈과 제이곱선(R. rosenthal & Jacobson, 1966)은 이러한 결과가 나타난 것은 교사가
얼굴 표정, 제스츄어, 말 등을 통해 은연중 학생들에게 더 학습하도록 도와주었기 때문이라고
주장하고 있다. "교사들에 의해서 지적으로 잘 하리라고 기대된 학생들은 잘 하리라고
기대되지 않는 학생들보다 1년 뒤에 실제로 지적 성취도가 높다"(R. rosenthal & Jacobson,
1966). 이러한 자기충족적 예언의 교육적 의의는 더 연구될 필요가 있지만, 교사가 학생들을
어떻게 보느냐가 학생과 학생의 성취도에 중요한 영향을 미친다는 것은 명백하다.
그림 5-2 학교에서 성공한 학생과 실패한 학생의 자아개념의 차이
5.1.4 성취동기
획득된 동기 중에서 가장 집중적으로 연구된 동기가 성취동기이다. 성취동기란 도전적인
과제를 성취함으로써 만족을 얻으려고 하는 욕구라고 정의될 수 있으며 학교상황에서는
학업성취에 대한 의욕 또는 동기라고 말할 수 있다.
성취동기는 머레이(H. A. Murray, 1938)에 의해서 처음으로 개념화되었다. 그는 인간의
행동을 욕구(needs)와 환경의 상호작용의 결과로 나타난다고 전제하고 인성 구조의 핵심이
요구이며, 환경의 작용은 개인이 지각하는 압력(press)으로 개념화할 수 있다고 하였다.
머레이에 의해서 소개된 동기요인 중 성취동기는 그 후 더 깊이 연구되었다.(D.C.
McClelland, 1965).
@P109
성취동기란 상식적으로는 훌륭한 일을 이루어 보겠다는 내적 의욕이라고 말할 수 있으나
엄밀하게는, "어떠한 훌륭한 과업을 성취해 나가는 과정에서 만족하는 성취 그 자체를 위한
성취의욕이다. 다시 말하면, 성취결과와는 상관없는, 성취를 위한 내적의욕 또는 동기를
중요시하는 개념이다"(정범모, 박용헌, 1969).
성취동기가 높은 사람의 행동특징은 어떠한가? 박용헌(1975)은 성취인의 특징으로서 다음
7가지를 들고 있다.
(1) 과업지향적 행동: 성취인은 어렵고 힘든 일, 자신의 능력을 과시할 수 있는 일에 흥미를
가지며, 그 일을 끝냄으로써 얻을 수 있는 보상이나 사회적 지위보다는 일 그 자체를 성취해
나가는 과정을 즐기고 만족스럽게 여기는 성향을 가지고 있다.
(2) 적절한 모험성: 성취인은 어느 정도의 모험성이 포함되는 일에 도전하여 자력으로
성취해내는 과정을 크게 만족해 한다. 그는 아무런 모험성도 곤란도 내포하고 있지 않는
쉬운 일에는 흥미를 갖지 않는다 그러나 성취인은 과업이 자기 능력에 비해 너무 어렵거나
지나치게 모험적일 때도 역시 흥미를 갖지 않는다.
(3) 자신감: 성취인은 그렇지 못한 사람에 비해 과업수행에서 보다 높은 자신감을 갖고 있다
즉, 그는 그의 짐작을 정당화할 수 있는 사실적 근거가 뚜렷하지 않은 경우, 과업의 성취
가능성에 대한 주관적 판단, 즉 자신감을 더욱 높이 갖게 된다 이전에 전혀 경험을 해 보지
못한 일에 대해서는 성취 동기가 높은 사람은 낮은 사람에 비해 일단 높은 자신감을 갖게
된다.
(4) 정력적, 혁신적 활동성: 성취동기를 탁월한 성취를 하려는 의욕이라 한다면 성취동기가
높은 사람은 보다 정열적으로 그리고 열심히 일하는 사람이라고 할 수 있다. 성취인은
성취동기가 낮은 사람에 비해 자기가 하는 일에 보다 열중하고 더 많은 새로운 과업을 찾고
계획하여 이를 성취해 나가기에 온갖 정력을 총동원한다
(5) 자기 책임감: 성취동기가 높은 사람은 성취하려는 과업이 결과적으로 어떻게 되었건 자기가
계획하고 수행하는 일에 대해서 일체의 책임을 자기자신이 진다. 자기의 과업이 실패했을
때에도 성공했을 때와 같이 자기의 책임으로 여기며 책임을 남에게나 여건의 탓으로 돌리지
않는 것이 성취인의 행동성향이다. 성취인은 남에게 의뢰하려 하지 않고 책임을 회피하려
하지 않는다.
@P110
(6) 결과를 알고 싶어하는 성향: 성취인은 그가 수행하는 일의 종류를 불문하고 그 일이 어떻게
진행되고 있으며 예상되는 결과는 어떠한 것인가에 대하여 구체적이고 객관적인 정보를 계속
추구하여 정확한 판단을 하려 한다. 예상되는 황과가 성공적이건, 실패적 이건 결과를 보다
정확히 알고 있을 때 성취인의 성취활동은 더욱 강화된다.
(7) 미래지향성: 성취인은 새로운 일을 이룩하기 위하여 언제나 장기적인 계획을 세우고 미래에
얻게 될 성취만족을 기대하면서 현재의 작업에 열중한다. 그는 미래에 이루어 놓을
성취과업과 성취만족을 기대하면서 현재에 당하는 고통 및 갈등과 끈기있게 싸워 나간다.
성취동기는 체계적인 육성프로그램을 통하여 개발될 수 있다는 것이 우리의 주목을 끈다
그리고 성취동기 육성프로그램은 적절한 도전감, 난관을 극복하려는 의지 또는 성공하려는
욕망이 현저하게 결핍된 학생일수록 혜택을 많이 받을 수 있을 것임을 암시하고 있다.
콜브(Kolb, 1965)는 학업성취 미달 학생은 성취동기가 낮기 때문이라는 가정하에,
성취동기를 높임으로써 학업성적을 높일 수 있는지를 점검하였다. 그는 성취동기 육성과정을
IQ120 이상이면서 평균성적 C 이하의 학생 57명중 20명의 실험집단에 실시하고, 추수연구를
통하여 37명의 통제집단과 실험집단의 학업성취를 비교하였다. 육성과정이 끝난 직후
실험집단 학생들의 성취동기 수준은 통제집단에 비해 월등히 높았으나 과정 실시 6개월
뒤 두 집단의 성적에는 별 차이가 없었다 그러나 1년 반 이후에는 성취동기 육성과정을 받은
실험집단 학생들의 성적은 통제집단 학생들에 비해 월등히 높아졌다.
5.2. 동기이론
동기에 대해서 설명하는 이론들은 다양하다. 동기는 일반적으로 정신분석학적 접근
행동주의적 접근, 인지론적 접근, 사회학습이론적 접근, 인본 주의적 접근 등으로 대별된다.
@P111
정신분석학적 이론에서는 인간의 행동을 일으키게 하는 원인을 생물학적 요소에서 찾으려고
하며, 따라서 본능이 중요한 동기적 요인이 된다고 본다. 그러나 이것은 학습동기에 대해서
큰 시사점을 주지 못한다. 따라서 여기서는 교실현장에 적용가능한 것으로 학습에
직접적으로 영향을 줄 수 있는 동기에 대한 네 가지 이론적인 관점을 간단히 살펴보기로
한다
5.2.1. 행동주의적 접근
손다이크(E. L. Thorndike)나 스키너(B. F. Skinner)를 비롯한 행동주의 심리학자들은 동물의
행동이 강화에 의해 촉진되고, 방향이 결정되며, 유지되는 것을 실험적으로 증명하였다
따라서 강화된 행동은 지속되며 소거되거나 처벌받은 행동은 사라지는 것으로 설명하였다.
그러면 어떤 행동은 왜 다른 행동보다 더 강하고 빈번히 자주 일어나는가? 이것은 강화의
차에서 오는 것이다 오랫동안 일관해서 강화를 받아온 반응은 더 강한 반응경향을 나타
내고 그렇지 못한 반응은 약하게 나타나는 것이다.
인간은 자신의 동기를 유발하게 하는 기본적인 생리적 욕구-배고픔, 갈증, 성(성)과
같은-를 가지고 있다고 하였다. 이러한 기본적 강화자극이 행동을 유지함에 있어 얼마나 큰
영향을 미치는가는 자명하다
원래 자극의 기능이 없던 어떤 사건과 경험이 고전적 조건화의 과정을 통해 기초적
강화자)(또는 보상)와 연결된다.(제5장 참조.) 이렇게 연결된 사건은 이차적 강화가 된다.
예컨대, 부모들이 우리에게 음식을 주고 길러 줌으로써 애정이 음식과 연결된다 이러한
중성적인 자극이 자극력이 있는 기초강화와 반복연결됨으로 이차적 강화력을 획득한다는 이
원리는 인간행동을 이해하는 데에 중요한 시사를 준다. 그 이유는 이차적 강화가 일반화
경향이 강하기 때문이다 일단 이차적 강화력을 획득하게 되면, 그 이차적 강화는 원래의
강화력 획득과정에서 사용되지 않은 다른 반응을 증가시킬 수 있을 뿐만 아니라 원래의
학습과정에 도입되지 않은 다른 욕구와도 연결된다. 일상생활에서 우리는 사회적 인정이라는
강화가 다양한 행동에 걸쳐 그 효과를 나타낸다는 것을 항상 목격하게 된다. 이차적 강화는
학습의 범위를 확대하는 역할도 한다. 만일 우리가 학습하는 모든 것이 기초적 강화에 의
존한다면 학습의 기회는 상당히 제한을 받을 것이다 한 가지 습관이 형성되면 그것을 토대로
해서 다른 습관도 학습될 수 있는 것이다.
@P112
한편, 헐(C. L. Hull, 1943)은 학습행동이 성립하기 위해서는 욕구나 욕구에 의해서 일어나는
동인의 감소 또는 해소가 필요하고 강화된 습관이 행동으로 나타나기 위해서는 그에
적합한 유인이 있어야 하고 그 유인에 따라 동인이 유발되어야 한다고 주장하고 있다.
그리하여 어떤 행동이 일어나게 되는 반응가능성(sEr)은 동인(D)과 유인(K)에 의하여
동기화(동기화 = 동인x유인)된 것이 습관강도(sHr)가 곱해진 것이라고 보아 다음과 같은
공식을 제안하였다. sEr=D x k x sHr
이에 따르면 행동은 동인, 유인 그리고 습관과의 상승작용에 의하여 결정되며
동기가 아무리 높아도 습관이 형성되어 있지 않으면 행동이 일어나지 않고 역으로 습관이
형성되어 있지 않으면 행동은 일어나지 않고 역으로 습관이 아무리 강해도 동기가 약하면
반응가능성은 낮아진다는 것이다(B. R. Hergenhahn, 1988) .
5.2.2. 인지주의적 접근
인지주의 동기이론으로서 가장 대표적인 이론이 귀인이론(attribution theory)이다.
귀인이론은 개인이 어떤 특정한 상황에서의 성취결과(성공 혹은 실패)에 대하여 그 원인을
무엇이라고 인식하느냐에 따라 그의 행동이 결정된다고 가정한다(B. Weiner, 1984).
학생들은 자신들이 경험해온 학교성적에서의 성공과 실제를 주로 능력, 노력, 과제난이도,
행운의 네가지에 그 원인을 돌리려고 한다. 이 원인들은 비슷한 가중치를 가질 수도 있고,
어떤 결과에 대해서는 하나나 두 개의 요인이 크게 작용할 수도 있다. 예를 들어
수학시험에서 100점을 받은 학생이 능력("나는 수학을 잘해")이나 노력("수학시험을 잘 치기
위해서 열심히 공부했어")에 주로 원인을 귀속시키고, 과제난이도에는 약간의 원인을
돌리고("수학시험이 별로 어렵지 않았어"), 행운에는 거의 영향을 돌리지 않는 경우("추
측해서 맞춘 것은 하나도 없어")를 볼 수 있다. 이들 네 가지 주요인 외에 다른 사람(교사나
학생)의 영향이나 기분, 피로, 병, 물리적 여건 등의 부가적 요인이 있을 수 있다.
@P113
(표 5-1) 웨이너의 인과적 귀인모형
1. 통제가능 a. 내적: a.1 안정-평소의 노력 a.2 불안정-즉시적 노력
b 외적: b.1 안정-교사의 편견 b.2 불안정-타인의 도움
1. 통제불가능 a. 내적: a.1 안정-능력 a.2 불안정-기분
b 외적: b.1 안정-과제 난이도 b.2 불안정-행운
이들 원인들은 원인의 소재, 안정성, 통제가능성의 세 가지 차원으로 분류될 수
있다(Weiner, 1984)
원인의 소재 차원이란 원인을 학생 자신에서 찾느냐 외부에서 찾느냐의 문제로서
내적-외적 차원으로 특징지위진다. 원인의 안정성 차원이란 찾아진 원인이 시간이
경과되거나 상황이 바뀌어도 비교적 항상성을 띠는 안정적인 것이냐, 아니면 때와 장소에
따라 수시로 변화될 수 있는 것이냐의 문제로서 안정적-불안정적 차원으로 특징지워진다.
원인의 통제가능성 차원이란 찾아진 원인이 학생의 의지에 의해 통제될 수 있느냐, 아니면
통제될 수 없느냐의 문제로서 통제가능-통제불가능의 차원으로 특징 지워진다((표5-1) 참조) .
예를 들어, 능력은 내적이고 상대적으로 안정적이 면서 통제불가능한 요인이다. 노력은
개인의 의지에 의해서 통제가능한데, 대개 내적이고 불안정한 요인으로 분류되지만 평소의
노력은 안정적인 요인으로 분류될 수 있다. 과제난이도와 행운은 통제불가능한 요인인데,
전자는 외적이고 상대적으로 안정적인 요인이며 후자는 외적이고 불안정한 요인으로 분류될
수 있다.
귀인이론이 시사하는 바는 학교학습에서의 성공과 실패에 대하여 그 원인을 무엇이라고
지각하느냐에 따라 후속되는 학업에 대한 노력, 정의적 경험, 미래학습에서의 성공과 실패에
대한 기대 등이 상당히 달라진다는 것이다. 그러므로 학습자가 성취결과에 대한 원인을
무엇이라고 지각하고 있는지를 알면, 그의 미래의 학업성취도를 예측할 수 있고, 나아가서는
학습자의 인과적 귀인을 바람직한 요인으로 변경시키면 미래의 학업성취도를 증진시킬 수
있다는 것이다.
요약한다면, 학생들이 학습에서의 성공과 실패를 외적 요인보다는 내적요인에, 안정적
요인보다는 불안정적 요인에, 통제불가능 요인보다는 통제가능한 요인에 귀인시킬 때
학습동기는 증가된다는 것이다.
@P114
5.2.3 사회학습이론적 접근
동기의 사회학습이론은 행동주의적 접근과 인지적 접근을 통합한 것으로 그 대표적인
이론가는 밴듀라(A. Bandura, 1986)이다. 밴듀라는 동기를 목표 지향적이라고 보는데, 그
행동은 여러 행위들의 예견된 결과와 자기효능감(self-efficacy)에 관한 사람들의 기대에 의해
유발되는 것이다. 사람들이 목표와 현재의 수행(performance) 사이에 차이가 있다는 것을
알게 되면 변화에 대한 동기가 유발되고, 목표를 달성하는 데에 필요한 행동을 수행하기
위해 자기효능감이 요구되는 것이다. 밴듀라는 동기의 원천으로 적극적인 목표의 설정과
자기효능감에 의해 영향받는 가능한 행동결과에 관한 사고와 심상을 들고 있다
가능한 행동결과에 관한 사고와 심상은 "나는 성공할 것인가 아니면 실패할 것인가?",
"나는 사랑을 받게 될 것인가 아니면 비웃음을 사게 될 것인가?"와 같이 나타난다 우리는
과거의 경험과 그 경험의 절과 그리고 다른 사람들의 관찰에 기초하여 미래의 결과를
상상한다. 이러한 심상은 또한 우리의 자기효능감에 의해 영향을 받는다 자기효능감은
밴듀라의 이론에서 중요한 개념으로서, 이는 과제를 해결하기 위해 자신이 가지고 있는 인
지적, 사회적, 행동적 기능들을 통합하고 적용하는 기제로 구체적인 장면에서 과제를 일정
수준에서 수행할 수 있다는 자신의 능력에 대한 개인적 신념을 가리킨다 특정한 과제에서
자기 자신이 성공할 것이라고 상상하는 능력은 그 과제에 대한 자기효능감에 의해서 결정될
것임에 틀림없다. 대부분의 학생들은 교사의 인정을 바라고, 교사의 질문에 스스로 정답을
말할 수 있다면 교사가 인정하게 될 것이라는 것을 믿고 있다(긍정적인 결과 기대). 그러나
정답을 말할 만한 실력이 안 된다고 믿는다면(낮은 자기효능감)학생들은 교사의 질문에
대답하려 하지 않을 것이다.
또 하나의 동기의 원천인 적극적인 목표의 설정에 대해서 살펴보자 어떤 사람이 설정한
목표는 성취결과를 평가하기 위한 그의 기준이 된다. 이때 자기효능감이 그가 도달하고자
하는 목표에 또한 영향력을 행사하게 된다. 그가 목표를 향해 일을 해 나갈 때. 그는 가능한
긍정적인 성공결과와 부정적인 실패결과를 상상한다. 그리고 그가 설정한 기준에 부합될
때까지 계속해서 노력하는 경향이 있다. 설정한 목표에 도달하게 되면 잠시 이에 만족할
수도 있지만, 자신의 기준을 높이고 새로운 목표를 설정하는 경향이 있다.
@P115
여기에서도 강화(보상)가 사용되는데, 반응의 빈도를 높이기 위해 강화를 사용하는
행동주의적 접근과는 달리, 밴듀라에 의하면 강화는 사람들에게 무엇이 어떤 결과를 낳게
되는가에 대한 정보를 제공하고, 사람들을 긍정적인 결과가 나타날 것이라고 믿는 방식으로
행동하게끔 동기화하게 된다. 전자의 입장에서 보면 강화가 반응을 증강시키는 식으로
후진적(후진적)으로 작용하지만 후자의 입장에서는 강화가 기대를 창조하기 때문에
시간상으로 볼 때 전진적으로 작용하게 되는 것이다.
5.2.4. 인본주의적 접근
인간의 동기에 관한 종합적인 이론 중의 하나는 매슬로우(A.H. Maslow, 1970)의
동기위계설이다. 그는 동기를 하나의 위계로 정리한 사람으로서 개인 자신의 요구를
충족시키는 데에는 일정한 위계가 있다고 가정하였다 여러 가지 요구가 동시에 작용하는
상황에 처했을 때, 사람은 그 시점에서 가장 중요한 요구를 충족시키려 할 것이다.
매슬로우는 이 요구와 중요성의 순번은 모든 사람들에게 공통적이며 한 수준의 요구가
만족되어야만 다음 수준으로 올라간다고 보았다.
매슬로우의 동기위계설에 따르면, 인간의 가장 중요한 요구는 생리학적 요구이며, 이
요구가 어느 정도 충족되어야지만 다음 수준의 안전요구단계에 관심을 갖게 된다는 것이다.
그가 제안한 동기위계는 (그림 5-3)에 제시되어 있다.
그림 5-3 매슬로우의 욕구위계 (생략)
@P116
생리적 욕구: 생리적 욕구는 가장 기본적인 욕구로서 공기, 물, 음식, 휴식등이다. 이러한
생리적 욕구를 충족시킨다는 점에 관하여 매슬로우는 두가지 관찰을 했다. 그 첫째는 극단적
기아상태와 갈증상태는 그 개인을 지배하여 더 높은 차원의 동기의 참모습을 음폐할
가능성이 있고, 둘째는, 개인이 사회적 욕구를 충족시키려고 노력하는 것이 생리적 욕구
충족을 박탈하는 것보다 훨씬 중요하다는 것이다. 생리적 욕구가 만족되어야만, 더 높은
차원의 사회적 욕구와 목표지향적 행동이 발생한다.
안전욕구: 어린 아동들의 경우, 안전 욕구는 아동들이 부조화보다는 하던 일을 지속하는
것과 리듬을 선호하는 경향, 위험스러워 보이는 상황을 피하려고 하는 경향, 그리고 두려운
타인이나 익숙하지 못한 상황에 접근하지 않으려고 하는 경향들에서 볼 수 있다.
일반적으로 아동이나 성인에 있어서의 안전욕구는 전쟁, 질병, 상해 또는 천재지변 등의
위기에 당면했을 때 어떻게든 그것에서 해방되려고 적극적으로 노력하는 데에 잘 나타난다.
애정, 소속 욕구: 애정욕구는 타인과의 애정관계를 맺으려고 하거나 어떤 집단에서
소속감을 가지려고 하는 소망을 일컫는다. 이 욕구는 친구, 배우자 또는 자녀가 없는
사람들에게 명백히 볼 수 있다.
자존 욕구: 자존 욕구는 자신을 가치로운 사람으로 인정받기를 원하는 욕구이다. 자존
욕구가 충족되면 자신감, 유용감, 가치감을 갖게 되며, 충족되지 못하면 열등감, 무력감,
허탈감에 빠지게 된다.
자아실현 욕구: 자아실현이란 자기 자신이 잠재적으로 실현 가능한 자신이 되는 것을
의미한다. 이 욕구의 충족은 다양한 형태로 표현된다. 교사가 되는 사람, 운동가가 되는 사람,
음악가가 되는 사람, 정치가가 되는 사람...등등이다. 이 욕구가 잘 충족된 사람이 사회적으로
건강한 사람이라고 할 수 있다.
지와 이해의 욕구: 매슬로우는 '아는 것'과 '이해하는 것'(인지적 욕구)에 대한 욕구가 다른
욕구처럼 모든 사람들에게 보편적으로 있는지에 대해서 확신이 없는 것 같다. 호기심,
탐구심, 더 알고 싶은 소망 등은 목격하기 어렵지는 않지만, 어떤 사람에게는 이 욕구가 더
많은 것처럼 보인다. 이 욕구가 강할 때, 그것을 조직하고, 체계화하고 분석하고 관련성을
찾으려는 욕구를 수반한다.
심미적 욕구: 이 욕구에 관해서는 더구나 잘 알려져 있지 않다. 심미적 욕구는 미와
아름다운 환경을 적극적으로 소망하는 사람에게서 볼 수 있다.
@P117
이 욕구는 완벽한 것, 진실한 것, 정의로운 것 등을 내포하고 있을 것이다. 심미적 욕구는
소수인에게만 있는 것 같다고 매슬로우는 가정했다.
(그림 5-3)에서 하위의 4개 욕구-쟁리, 안전, 애정 자존 욕구-를 결손욕구(deficiency
needs)라고 한다 결손욕구란, 없는 또는 부족한 음식, 안전, 사랑, 자존심을 확보하기 위해서
행동한다는 것을 뜻하며, 일단 이 욕구가 충족되면 균형상태에 들어간다 그리고, 상위의 3개
욕구는 하위의 욕구와 다른 차원의 욕구로서, 매슬로우가 실존욕구(실존욕구 being
needs) 또는 성장욕구(growth needs)라고 일컫는 이 욕구들은 결손욕구와는 다르며, 이
성장욕구의 수준에 도달하기 위해서는 결손욕구가 상당히 만족스럽게 충족되어야 하며 이런
사람은 그리 많지 않다고 주장한다.
매슬로우의 동기위계설은 교사에게 한 가지 중요한 시사를 한다 흔히 우리는 교육
현장에서 자아실현이라는 상위의 목표를 학생들에게 강요하지만, 자아실현이란 매슬로우의
위계에 따른다면 상당히 상위의 욕구이며 '고상한' 욕구이기는 하다 그러나, 자아실현이란
성인이 되기까지는 달성되기 어려운 경지일 뿐 아니라 성인이 된 사람도 모두 달성하는
욕구도 아니다. 교사는 따라서 자아실현을 장래의 목표로 제시하는 데에 만족하고, 학생들은
결손욕구의 수준에 머물고 있다는 사실을 알 필요가 있고, 그 수준에서의 욕구충족 상태에
관심을 둘 필요가 있다 안전욕구는 충족되었는지, 친구와 사귀고 인정받고 존경받는 욕구는
충족되고 있는지에 항상 관심을 쏟을 필요가 있다는 것이다 만일 아동이 안전감이
결핍하다면, 그는 소속감의 수준으로 옮아가기 전에 안전욕구가 충족되도록 도와야 할
것이다
5.3 정의적 특성의 발달과정
이상 동기의 본질과 동기를 설명하기 위한 동기이론에 관하여 논의하였다. 동기는
인간행동의 원동력의 역할을 하는 인간의 정의적(정의적) 특성으로서 인간이해에 있어서
핵심적인 개념이다. 정의적 특성은 개인이 장기간에 걸쳐 성장하는 과정에서 획득되고
발달하며, 그것이 개인의 특징으로 조직된다. 일반적으로 한 개인의 특징을 성격이라고 하며,
이 성격은 그가 속하는 사회, 문화적 맥락과 가정환경, 그가 소속하는 집단 그리고 그 개인의
동기에 따라 특징을 나타내게 된다.
@P118
인간의 정의적 특징은 생득적인 것이라기보다는 후천적인 성장과정에서 획득되는 것이라는
것이 정설이지만, 영아의 타고난 기질적 행동에 부모가 어떻게 반응하느냐에 따라 그의
장차의 성격이 결정된다는 이론에 따르면 정의적인 면에서 장차 어떤 사람이 될 것인가의
기본소질은 생득적이라고 볼 수 있다. 그러나 성장하는 과정에서 사회화 과정을 통하여
환경적 요인이 그 소질을 수정하고 변용하면서 그 개인의 독특한 성격을 형성하게 하는
것으로 볼 수 있다.
성장하는 동안 아동을 둘러싸고 있는 환경이 그의 특성에 어떻게 영향을 미치며, 특성을
습득하는 기본 기제가 무엇인지를 검토해 보자.
5.3.1. 정의적 특성의 습득기제: 사회화
사회화(Socialization)란 한 개인이 자신이 속해 있는 가정, 사회, 문화권에서 인정하는
행동, 기능, 지식 신념 그리고 동기 등을 습득하는 과정으로서, 특히 행동적 정의적 특성의
발달에 있어서 가장 기본적인 과정이다. 대개 아동들은 그들의 사회적, 국가적, 종교적
집단들이 인정하는 성격 특성들과 행동양식을 주로 채택한다. 따라서 사회화 과정의
연구에서는 이러한 행동, 신념 및 동기들이 어떻게 발달하는가를 집중적으로 다룬다
아동이 자라나는 문화권은 상당한 범위까지 사회화의 방법과 내용-아동의 양육 방법과 성격
특성, 동기, 태도 및 가치의 내용-을 규정한다. 그러나 어떤 문화에서도 발견할 수 있는
공통적인 사회화의 방법과 내용들이 있다. 어느 문화에서도 어린 아동들을 먹여 주고, 보호해
주고, 또 그들의 의존욕구를 보살펴 주어야 한다. 그들은 대소변 가리기 훈련을 받아야 하며,
또 아플 때는 간호를 받아야 한다. 모든 문화에서 공격적, 성적, 의존적 충동은 그 문화가
생존하기 위해서는 어느 정도 제한되어야 한다. 그러나 각 문화가 이러한 동기의 표현을
어떻게 받아들이고 제한하느냐에 있어서는 크게 다르다
아동의 사회화에는 많은 사람들과 사회 조직체가 간여하나, 유아기에는 부모와 형제
자매들의 영향력이 특히 크다. 왜냐하면 부모와 형제들은 이 기간 동안 아동과 집중적으로
상호작용하면서 아동의 행동을 지속적으로 형성시키고 수정하기 때문이다.
@P119
아동의 연령이 증가함에 따라, 그가 접촉하는 환경의 폭도 넓어지고 복잡해지며, 따라서 그의
사회화의 내용과 과정도 풍부해지고 다양해지고 복잡해진다. 부모들은 아동을 사회화시키는
데 있어서 자녀가 그 문화에서 인정받는 행동, 태도.동기 그리고 가치기준을 습득하도록
어떻게 훈련시키는가?
[1] 강화와 벌
사회화의 가장 대표적인 방법은 어떤 행동은 보상 또는 강화해 주고 또 어떤 행동에는
벌을 주는 것이다 강화된 행동은 더 강해지고 자주 나타나며, 처벌된 행동은 없어지거나
약화되며 덜 나타나게 된다. 성장기의 아동들이 자신들의 새로운 능력을 시도해 볼 때,
그것을 허락하고 격려해 주면 그들은 더욱 더 적극적으로 행동하게 될 것이며, 이러한
경험은 장차 자율성을 갖는 데에 도움이 될 것이다. 그러나 아동의 이러한 행동이 허용되지
않고 처벌되면, 그 아동은 탐구심을 잃게 될 것이다. 의존적 행동에 대한 부모의 보상은 이런
행동들을 여러 상황에서 되풀이하려는 성향을 강화시키고, 독립적으로 행동하고 새로운
행동을 시도해 보려는 의도를 감소시킨다
[2] 관찰과 모방
성장기의 아동들은 타인의 행동을 관찰하면서도 배운다. 부모는 강화와 처벌로서 아동에게
영향을 줄 뿐만 아니라, 아동들이 관찰하고 가장 자주 모방하는 행동-긍정적인 행동이든
부정적인 행동이든 간에 -의 본보기가 된다 예를 들면, 아동들은 부모가 무서워하는 것
-특히, 개나 곤충이나 천등번개 등-을 보고 그것을 무서워 하게 된다. 어떤 문화권에서는 아
동들이 성장했을 때 아버지의 직업을 택하게 되어 있다. 이런 문화권에 사는 아동들은
유아기 때부터 밭이나 논에서 일하는 아버지를 관찰하고, 그의 행동을 모방하여, 점차적으로
그 직업에 필요한 지식과 기술을 습득해 간다. 이 상황에서 관찰을 통한 학습은 올바른
행동과 틀린 행동에 대한 아버지의 보상과 처벌로써 쉽게 강화될 수 있다.
[3] 동일시
여러 가지 복잡한 행동 특성, 동기, 태도, 가치관 등은 직접적인 훈련이나
보상없이도-누군가가 아동에게 가르치려고도 않고 아동이 배우려고도 않지만- 습득된다.
@P120
이것을 동일시(identification)라고 한다 동일시란 아동이 자신을 어떤 다른 사람(모델)과
비슷하다고, 즉 그 모델의 어떤 속성들을 자신도 가지고 있다고 믿고, 마치 자신이 그 모델인
것처럼 행동하며, 모델의 생각이나 감정 또는 특성들을 본받는 과정을 말한다. 대부분의 어린
아동에게는 이 모델이 부모이다. 부모와의 동일시를 통하여 안정감을 갖게 된다.
동일시는 관찰에 의한 학습 이상의 것을 내포한다 동일시에서는 모델과의 감정적 유대를
필요로 하며 모델의 특정한 행동만을 받아들이는 것이 아니라, 모델의 성격 동기, 태도 및
가치 기준 등을 종합적으로 받아들인다. 동일시로 습득한 행동들은 자발적으로 나타나며,
비교적 지속적이다.
부모를 강하게 동일시하고 이를 오래 유지하는 데에는 두 가지 선행 조건이 있다. 첫째는,
아동이 부모에게서 어떤 유사성을 발견할 수 있어야 하며, 둘째는, 아동이 부모로부터 어떤
매력을 발견하여야 한다. 아동은 냉담한 부모보다는 애정이 많은 부모를 더 쉽게 동일시하며
아동의 관점에서 매우 유능하고 힘있게 보이는 부모는 무력하게 보이는 부못들보다 동일시의
대상이 되기 쉽다. 일반적으로 남아는 아버지, 여아는 어머니를 더 강하게 동일시하게 된다.
사회화의 과정에 기여하는 세 가지 기본 과정들-강화와 벌, 관찰 그리고 동일시 -은 각기
독립적인 것이 아니고 상호보완적으로 작용한다.
5.3.2. 가정의 자녀양육분위기
가정환경을 연구하기 위해서는 가족간의 상호작용의 관찰, 부모와의 면담, 질문지조사 등이
많이 사용된다. 면담이나 질문지조사 등은 면담자의 주관과 정보의 왜곡(과장. 누락, 편견
개입) 등이 많기 때문에, 가정방문을 통한 관찰이 가장 무난한 방법으로 활용된다.
가정방문을 통한 가족간의 상호작용을 관찰하여 가정의 자녀양육분위기를 가장 설득력
있게 연구한 것이 미국 오하이오주 소재 펠스 연구소(Fels Institute)가 수행한 것이다.
애이론프리드(J. Aronfreed, 1961)가 보고한 바에 의하면, 가정방문관찰결과를 냉담한가
다정한가 독재적 인가 민주적인가, 소극적인가 적극적인가 하는 등의 차원으로 분류할 수
있었다. 이들 차원중 자녀양육행위가 가장 분명하게 다르며 그 자녀의 장차의 성격발달을
가장 잘 예측하는 차원이 민주성과 통제성이 있다.
@P121
민주성과 통제성은 부모와 아동간의 관계를 양극단으로 대비시켜 나타낸 것이다. 민주적
가정분위기는 자녀양육에 있어서 부모가 상당한 허용성, 임의적 결정의 보류 그리고
자녀와의 활발한 언어적 교섭(토의. 이유설명 등)등의 특징이 있었고, 통제적 가정에서는
자녀의 행동에 대한 구체적인 제한을 강조하는 등의 특징이 있었다.
위의 두 가지 가정에서 성장한 유아원 아동들을 관찰한 결과, 민주적 가정의 아동들과
통제적 가정의 아동들간에는 성격상으로 명백한 차이가 있었다 민주적 가정의 아동들은
일반적으로 적극적, 경쟁적, 창조적, 독창적, 사교적이었으며, 공격성, 통솔력, 쾌활성,
잔인성의 수준도 높았다. 가정이 민주적이면서 부모-자녀간의 상호작용이 많은 경우,
아동들은 다른 아동들에 비해 호기심이 강하고, 잘 복종하지 않는 경향이 있었고, 민주적
이면서 부모-자녀간의 상호작용이 적은 가정의 아동들에게서는 위와 같은 경향이 덜
나타났다.
다른 한편, 통제적 가정의 분위기에서 성장한 아동들은 이와는 반대되는 성향을 보였다. 즉
반항, 싸움질, 불복종, 공격성, 쾌활성, 고집부리기 등이 비교적 적었다 민주성이 적으면서
통제성이 높은 가정의 아동들은 가정에서는 공격성이 낮고 조용하며, 행실이 방정하고,
저항하지 않는 성향을 가지고 있었다.
바움린드(D. Baumrind, 1977 1991ab)는 부모의 양육유형을 종래와 다른 세가지 형태로
구분하고, 부모의 양육유형과 아동의 행동발달 간의 관계를 체계적으로 연구하였다.
바움린드(1967)는 14주 동안 유치원 아동의 행동을 관찰하여 활기있고 다정한 아동, 갈등이
있고 초조한 아동, 충동적이며 공격적인 아동의 세 유형을 식별해냈다. 그는 이들 각 유형의
아동들의 부모와의 면접을 통해 가정에서 부모가 아동과 상호작용하는 양상을 조사하는
한편, 실험실에서 직접 관찰하여 자료를 얻었다 이들 자료를 분석한 결과 바움린드는 각
유형의 아동의 부모는 각기 서로 다른 방식으로 자녀를 대한다는 사실을 발견하고, 이를 세
개의 부모양육유형으로 구분하였다. 이들 유형은 허용적-익애적 유형 (permissive-indulgent
style) 권위주의적 유형(althoritan-style), 권위있는 유형(authoritative style)이었다.
바움린드는 그의 연구에서 부모의 양육유형과 아동의 행동이 밀접하게 관련된다는 결론
을 얻었다 그가 제시한 세 가지 자녀양육유형과 아동의 행동간의 관계가 <표 5-2>에
제시되어 있다.
@P122
(표 5-2) 부모양육방식에 따른 자녀의 행동
A.1 허용적-익애적 부모: 규율을 명시하거나 부과하지 않음, 아동의 울음, 고집 등에 굴복
일관성 없는 훈육, 독립적이며 성숙한 행동에 대한 요구나 기대가 적음, 나쁜 행동을 무시
또는 수용, 참기 어려움, 분노, 짜증을 숨김, 애정적임, 충동, 욕구의 자유스런 표현의 중요성
강조
A.2 충동적이며 공격적인 아동-어른에 저항 불복종, 자기신뢰성 낮음, 성취지향성 낮음,
자기통제력 낮음, 공격적임, 쉽게 화내지만 유쾌한 기분으로 회복도 빠름, 충동적임, 목적이
없거나 목표지향적 활동이 적음, 지배적임
B.1 권위주의적 부모: 규율을 맹목적으로 강요, 나쁜 행동을 즉각 지적하고 처벌함,
분노와 불쾌감으로 표시, 규율을 명확히 설명않음, 반대에 직면해도 규율을 끝까지 강요함,
심한 처벌과 훈육 가함, 애정과 긍정적 관여가 낮음, 아동과 함께 하는 문화적 활동없음,
교육적 요구나 규준이 없음,
B.2. 갈등이 있으며 초조한 아동-갈등이 있으며 초조한 아동, 공포와 두려움이 많음, 우울하고
불행함, 쉽게 초조해짐, 직접 표출하지는 않으나 적의적이고 배타적임, 스트레스를 쉽게 받음,
공격적인 행동과 무뚝뚝하고 무관심한 행동이 교차함, 목적이 없음
C.1 권위있는 부모: 엄격한 규율의 이행, 아동의 고집에 굴복않음, 불복종적 행동통제,
아동의 나쁜 행동에 불쾌와 짜증스러움 보임, 규율을 명확히 전달함, 아동의 욕구를 고려하며
의견을 듣고 조정함, 대안을 제시함, 애정적이며 관여적이고 반응적임, 아동의 연령에 적합한,
성숙하고 독립적인 행동 기름, 아동과 함께 하는 문화적 활동계획.
C.2 활기 있고 다정한 아동- 자기신뢰적임, 자기통제적임, 활동수준 높음, 쾌활함, 또래친구와
잘 사귐, 스트레스에 잘 대처함, 새로운 상황에 흥미와 호기심 높음, 성인에 협조적임, 목적적임,
성취지향적임.
@P123
(표 5-2)의 부모유형 중 권위있는 유형의 부모에게서 보듯이, 자녀에게 자유를 허용하지만
적절한 한계가 있으며, 자녀의 고집에 굴복하지 않고, 필요할 때는 엄격하게 규제를 가하며,
확고한 훈육과 부모로서의 애정이 잘 결합될 때에 대인관계에 자신감이 있으며,
자아존중감이 높고, 정서적 안정성이 있으며, 사회적으로나 인지적으로 유능한 아동을
길러내는 것으로 보인다.
바움린드(1977, 1991ab)는 아동이 유치원 시기일 때 이들 세 유형의 부모와 아동을
관찰하고, 아동이 18-19세가 되었을 때 1차로 다시 관찰한 후 청년기까지 추적하여 2차로
재관찰하였다. 이 장기간에 걸친 종단적 연구에서 권위있는 유형의 부모밑에서 자란 자녀가
인지적 능력과 사회성이 두드러지게 높았다. 또한 이러한 긍정적인 영향은 청년기까지
지속되며, 특히 남아에게서 크게 나타났다. 이와는 반대로 권위주의적 유형의 부모 밑에서
자란 남아는 지적 성취와 대인관계 등 양면에서 가장 큰 문제를 나타냈다.
이 방면의 연구결과가 어느 특정한 가정에 그대로 적용시키기는 어렵고, 가정의
형태(대가족, 대핵가족 등), 사회의 변화 가치관의 변화 등에 따라 다를 수 있다 이 연구는
부모와 자녀간의 상호작용의 양태가 자녀의 성격 형성에 영향을 미친다는 사실을 생생하게
보여준다는 데에 그 가치가 크다.
5.3.3. 또래의 영향
가정의 양육분위기와 자녀양육행동이 자녀들의 성격형성에 영향을 미친다는 것은
자명하지만, 가정 밖에서의 경험 또한 아동에게 중요한 영향을 미친다 친구, 친척, 교사, TV,
책, 영화 등은 성장기 아동의 성격형성에 강력하고도 지속적인 영향을 미친다. 아동의
성격형성에 영향을 미치는 여러 가지 다양한 요인 중에서, 또래의 영향도를 검토해 보기로
한다
또래는 연령이 같거나 비슷한 친구를 의미한다. 또래간의 접촉의 빈도가 높아질수록 행동,
동기, 사회적 행동, 성격 등에 상호영향을 미치리라는 것은 명백하다. 출생한지 2개월만 되면,
가까이에 있는 또래에게 관심을 보이고 상호작용을 시작하다가 점차 연령이 증가하여
유치원에 들어가게 될 무렵까지, 장난감을 함께 가지고 논다든지, 성인(예컨대,
유치원교사)보다는 또래에게 접근하는 경향이 있다든지 그리고 또래와 함께 있을 때
정서적으로 안전감을 갖게 되는 경향이 있다. 낯선 환경에서 또래가 있으면, 안심하기도
한다.
@P124
취학전 아동의 상호작용은 장시간 지속하고, 5-6세가 되면서 아동의 행동에 대한 또래의
영향이 눈에 띠기 시작하며, 그 영향 또한 연령의 증가에 따라 점점 더 중요하게 된다.
초등학교에 입학하면서부터 아동들은 또래집단내에서 그들의 위치를 확보하려고 노력하며,
그 때부터 그들은 부모를 포함한 성인의 세계와 그들 나름의 또래세계라고 할 수 있는 두
개의 세계 속에 살게 된다. 이 두 세계는 병존하지만 두 세계간에 중복은 없다. 또래의
세계는 그것이 속해 있는 보다 큰 문화의 하위문화이다.
아동의 사회화는 이러한 또래집단에서의 상호작용에 의해 증가된다 그러나 사회화의
대행자로서의 또래의 영향은, 문화와 역사적, 시대적 상황에 따라 다양하다. 그러나 사회화의
대행자로서의 또래는 다양한 상황에 적절한 가치, 태도, 행동양식, 사고방식 등에 지대한
영향을 미친다. 그들은 부모들이 사회화하는 방식, 즉 강화하고 처치하며, 모범이 되는 등과
똑같은 기본방식에 따라 또래를 사회화한다. 또한 또래집단은, 동료들에게 어떻게 행동하며,
리더와 어떻게 관계를 맺으며, 자신의 욕구, 개인적인 불안과 분노 등을 어떻게 처리하는지를
가르치고 배운다.
또래집단이 가지고 있는 가치나 태도는 성격특성과 사회적 행동을 광범하게 형성하는 데에
영향을 미친다. 또한 또래는, 그들의 자아개념의 형성과 발달에 직접, 간접적으로 공헌한다.
또래로부터 인정을 받으면, 긍정적 자아개념을 형성하고, 거절당하면 자존심을 상한다.
또래의 세계에서 자신의 위치를 찾는 과정에서 자신의 매력, 능력, 인기 등을 스스로
평가하면서 다른 사람과 비교하면서 자아개념을 형성해 나간다.
5.4. 도덕성의 발달
도덕성을 가장 간단히 정의한다면 인간행위의 선과 악의 규범이라고 말할 수 있다. 그러나
무엇이 선이며 무엇이 악이냐 하는 것은 때와 장소에 따라서 다르다. 즉, 아동기와 성
인기에서, 동양과 서양에서 그리고 진보적 가정 및 사회와 보수적 사회에서 다르다.
@P125
도덕성의 발달에 관한 이론 중 가장 널리 알려져 있는 것으로 콜버그(Kohlberg, 1977)의
이론을 들 수 있다.
콜버그에 의하면 도덕성은 인지적 발달과 병행하여 발달한다고 본다. 아동은 유치원
수준에서도 상당한 수준의 도덕적 행동을 할 수는 있지만, 도덕적 규범이 내포하고 있는
진정한 의미를 이해하기는 어렵다. 또한 도덕적 행동을 하려는 실천동기에 있어서도 아동은
성인의 승인이라는 권위에 의존하는 바가 크다 아동이 도덕적 개념을 이해하고 자율적인
도덕적 판단을 하기 위해서는 이에 상응하는 인지적 발달이 있어야 한다. 이러한 입장을
도덕의 인지적 관점이라고 하며 피아제(J. Piaget)의 인지발달이론의 영향을 많이 받았다. 이
관점에서 볼 때, 아동으로 하여금 건전한 도덕성을 형성케 하려면 아동의 각 연령 수준에
적합한 지적, 정서적 특성을 고려하면서 습관형성에서부터 시작하여 점차적으로 도덕적
원리와 기준을 터득하는 통합된 것으로 지향해야 한다는 결론이 나온다.
5.4.1. 도덕성의 학습
인간은 출생 시부터 양심이나 가치관을 가지고 있지는 않다. 모든 신생아는 무도덕적
상태에 있다고 할 수 있다. 또한, 어떤 아동도 자기 홀로 도덕적 관념을 형성해 갈 수는 없다
아동은 누구나 옳고 그름에 대한 사회집단의 규범을 누군가로부터 배워야 한다
사회적으로 인정되는 방식으로 행동하기를 학습하는 일이란 청년기까지 계속되는
과정이지만, 유아기에도 반드시 거치고 넘어가야 할 중요한 발달과업이 있다. 학교에
입학하기 전에 아동은 간단한 상황에서 옳고 그름을 구별할 수 있어야 하며, 양심의 발달을
위한 기초가 마련되어야 한다.
도덕성을 배우는 데에는 네 가지 본질적인 요소가 있다. 첫째, 사회집단의 법, 관습, 규칙
등을 배우는 것, 둘째, 양심을 발달시키는 것, 셋째, 개인의 행동이 집단의 기대에 일치하지
못했을 때 죄의식 내지는 수치심을 느낄 줄 아는 것, 그리고 넷째, 집단구성원들이 기대하는
바를 학습하기 위해 사회적인 상호작용을 해 볼 기회를 갖는 것 등이다. 아동의 도덕성
학습과 관련해서 이들 요소의 역할을 구체적으로 살펴보자.
@P125
[1] 법, 관습, 규칙의 역할
도덕적인 인간이 되기 위해 필요한 기본적인 과제는 사회집단이 구성에게 기대하는 바를
배우는 것이다 이 기대는 모든 집단구성원들에게 법, 관습, 규칙의 형태로 제시된다 어떤
사회집단에서도 인간의 행동은 그 집단의 안녕과 복지를 증진시키느냐 저해하느냐에 비추어
옳은 또는 나쁜 행동으로 평가된다. 한 사회가 가지고 있는 중요한 도덕적 행동은 법으로 규
정되어 그것을 어길 때는 벌을 받게 된다. 이와는 달리 명문화되어 있지는 않지만 할 사회의
문화적 전통에 의해서 모든 사람들에게 구속력을 가지는 것으로서 관습이 있다. 관습은
법과는 달리 특별한 벌이 규정되어 있지 않다. 예를 들어, 타인의 물건을 함부로 빼앗는
행위는 집단의 안녕을 해치는 행동으로 간주되어 법으로 규제되며, 이 법을 위반했을 때는
그에 적절한 벌이 가해진다. 한편, 소유자의 승인 없이는 그의 물건을 만지지 않는 것이
대개의 관습이다. 이러한 관습을 위반했다고 해서 어떤 법적 제재가 가해지지는 않지만,
사회적 비난을 받게 된다. 한 사회의 입법자들은 사람들이 지켜야 할 도덕적 행동의 형태를
규정한다. 이를 근거로하되 부모, 교사 및 성인들은 아동들이 도덕적 행동을 배울 수 있도록
도와 주는 역할을 하는 것이다.
[2] 양심의 역할
도덕성 발달에 있어서 다음으로 중요한 요소는 스스로의 행동을 내적으로 통제하게 하는
양심의 발달이다. 과거에는 인간은 양심이나 선악을 판단할 수 있는 능력이 선천적이라고
믿었다. 따라서 어떤 아동은 부모로부터 도덕적으로 허약한 본성을 물려 받아 나쁜 행동을
하게 된다고 생각하였다. 그러나 이러한 생각은 점차 부정되면서 양심은 선천적인 것이
아니라, 아동은 누구나 옳고 그른 것을 배워야 할 뿐만 아니라 행동 통제를 위한 양심을
점차로 형성시켜 나가야 한다는 생각이 보편화되게 되었다. 따라서 양심의 발달이 어릴 때의
발달과업 중에서 매우 중요한 역할을 차지하는 것으로 인정되고 있다.
양심이란 공격적인 행동에 벌이 가해지면서 형성된 어떤 특정한 상황이나 행위에 대해
조건화된 불안반응이라고 설명될 수 있다. 이것은 '마음 속의 등불' '초자아' 또는 '내부의
감시자' 등의 이름으로 불리어진다. 내부의 감시자의 역할을 하면서 양심은 끊임없이 인간의
행동을 주시하고 있다가, 그가 바른 행동을 하지 않을 때는 언제나 날카롭게 질책하는
것이다.
@P127
이처럼 양심은 개인의 행동을 규율하는 내적 기준이라고 할 수 있다. 행동의 내적 기준은
아동이 습득하기에는 너무 복잡하다. 따라서, 아동의 행동은 주로 환경적인 제약에 의해서
통제되어야 한다. 그러나 환경적인 통제는 궁극적으로는 양심을 형성시킴으로써 점차로
내면화된 통제 형태로 전환될 수 있어야 한다. 그리하여 청년기에 이르러 내부의 감시자가
아동 행동의 통제를 대신하게 되는 것이 도덕성 발달의 정상적인 결과이다.
[3] 죄의식과 수치심의 역할
아동은 양심을 가지기 시작하면서 자신의 양심이 정한 기준에 그의 행동이 미치지 못할 때
죄의식이나 수치심을 갖게 된다.
죄의식은 개인의 행동이, 스스로 지켜야 한다고 느끼는 주어진 도덕적 가치에
모순되었음을 알았을 때 일어나는 부정적인 자기평가라고 정의할 수 있다. 아동이 그가 한
행동에 대해서 죄의식을 갖는 것은 자기의 행동이 자신이 세워 놓은 기준에 미치지 못한다는
것을 스스로가 인정한 경우이다. 수치심은 자기를 타인이 실제로 부정적으로 평가하거나
혹은 그렇게 평가하리라고 생각되는 장면에서 자기 비하를 일으키는 불쾌한 정서적인
반응이라고 정의할 수 있다. 수치심은 아동이 버릇 없이 굴거나 당황했을 때처럼 무도덕적인
상태에서 일어날 수도 있고, 집단의 도덕적 기준에 어긋나는 행동을 했기 때문에
타인들로부터 나쁜 평가를 받는 경우처럼 도덕적인 상황에서 일어날 수도 있다. 수치심은
죄의식을 동반할 수도 있지만, 본래는 외적인 제재에 의해서만 생겨난다. 반면에, 죄의식은
내적, 외적인 제재가 모두가 그 원인이 되는 것이다.
진정한 도덕성에는 죄의식이 있어야만 한다. 인간은 외부지향적인 기준이 아닌
내부지향적인 기준에 의해서 집단의 규범에 따라야 한다. 죄의식이란 한 개인으로 하여금
그의 문화 속에서 사회화되도록 하는 중요한 심리적 기제의 하나이다. 또한 그것은 문화
전체의 존속, 유지를 위한 수단도 된다. 왜냐하면 그것은 각 개인의 마음 속에서 매우
효과적인 감시원의 역할을 함으로써, 그의 행동이 그가 살고 있는 사회의 도덕적 가치에
어긋나지 않도록 해주기 때문이다. 만일 아동들이 아무런 죄의식도 느끼지 못한다면, 사회가
그들에게 기대하는 것을 배우지도 못할 것이며, 또 사회적 기대에 따르려는 어떠한 동기도
생기지 않을 것이다.
@P128
[4] 사회적 상호작용의 의할
도덕성의 학습에 있어서 마지막으로 중요한 요소는 자신이 속해 있는 사회의 여러
사람들과 상호작용을 해 볼 기회를 갖는 것이다. 그 이유는 첫째 그것이 아동에게
사회적으로 용인되는 행동의 기준을 제공하기 때문이며, 둘째는 사회적인 인정이나 비난을
통하여 사회적 행동기준에 따르려는 동기의 원천을 마련해 주기 때문이다. 타인들과의
상호작용이 없다면 아동은 어떤 행동이 사회적으로 용인되는 것인지를 알 수 없을 뿐만
아니라, 자기 멋대로 하는 것 이외에는 특별히 어떤 행동을 하고자 하는 동기도 생
지 않을 것이다.
아동 초기의 사회적 상호작용은 주로 가정내에서 일어난다. 아동은 부모, 형제, 기타
가족들로부터 가정이 판단하는 옳고 그른 것을 배운다. 아동이 활동하는 환경이 이웃과
학교에까지 확장됨에 따라, 아동은 또래들과 놀거나 이야기하는 가운데 집에서 배운 어떤
행동 기준들은 또래들이 지키는 기준과 비슷하며, 또 어떤 기준은 다르다는 사실을 발견하게
된다 가정에서의 도덕적 기준이 또래 집단의 그것과 다를 때, 아동은 흔히 친구들의 기준
을 받아 들이고 가정의 것을 버리기도 한다.
사회적 상호작용을 통하여 아동은 도덕적 관념을 배울 기회를 가질 뿐만 아니라 다른
사람들이 자신의 행동을 어떻게 평가하는지를 배울 기회도 갖게 된다. 평가가 긍정적인
것이라면, 아동은 호의적인 평가를 초래한 도덕적 기준을 따르려는 강한 동기가 생길 것이고,
만일 평가가 부정적이라면, 그의 도덕적 기준을 바꾸어 사회적으로 인정받고 수용될 수 있는
새로운 기준을 받아들이려고 할 것이다.
아동이 또래의 친구들로부터 적절히 받아들여질 때 그의 사회적인 상호작용의 기회는 크게
증가하게 된다 친구들과 어울림으로써 도덕적 규범과 그에 일치되게 행동하려는 동기를 모두
학습할 기회가 생기는 것이다. 반면에, 또래 집단으로부터 따돌림을 받거나 무시되는 아동은
집단의 도덕적 규범을 학습할 기회를 박탈당하는 셈이 되며, 그러한 아동은 흔히 도덕적으로
미성숙한 아이가 되기 쉽다. 비록 그들이 사회적인 인정을 얻으려는 강한 동기를 가지고
있다고 하여도 그 집단의 규범을 모르는 채로 가정에서 인정되는 규범(그것은 흔히 또래
집단의 규범과 종종 마찰을 일으키곤 한다)만을 따르려고 하기 때문에 결국은 인정을 받지
못하고 마는 경우가 흔히 있다. 그들은 도덕적으로 미성숙한 아이로 낙인 찍히며, 원만한
사회생활을 해 나가는 데 있어서 커다란 약점이 된다.
@P129
이처럼 사회집단이 아동의 도덕성 발달에 미치는 영향이 매우 크기 때문에 다른
무엇보다도 아동이 속해 있는 집단이 공동 사회의 도덕적 기준과 일치하는 기준을 갖는 것이
중요하게 된다.
5.4.2. 피아제의 도덕성 발달단계설
아동의 도덕성 발달에 관한 현대의 이론은 1930년대의 피아제와 1970년대 이후에 그의
이론을 발달시킨 콜버그의 인지이론으로서 이들의 이론은 본질적으로 도덕성은 단계별로
발달한다는 학설이다
피아제가 도덕 발달의 단계설을 주장하게 된 기초가 되는 연구에서 사용한 도구는 두 개의
짤막한 이야기다. 그는 이 이야기를 4-13세 아동들에게 제시하고 그에 대한 대답을
분석하였다.
1. 존이 제 방에 있는데 저녁먹으라는 말을 듣고 내려와서 식당문을 열었다 문 바로 뒤에는
의자가 있었고, 의자위에는 쟁반이 놓여 있었는데 거기에는 컵 15개가 있었다. 존은 그것을
알지 못했다. 그가 문을 열자 문이 쟁반에 맞아 컵이 모두 산산조각으로 깨어졌다.
2. 어머니가 외출하고 없을 때, 헨리는 과자통에서 과자를 꺼내 먹으려고 의자에 올라가
과자통에 손을 대다가 그 옆에 있는 컵 한 개를 떨어뜨려 깨뜨렸다. 존과 헨리 중 누가 더
나쁜가?
어린 아동들은 존이 컵을 더 많이 깨뜨렸기 때문에 더 나쁘다고 판단했다. 이들은 존이
문을 연 의도가 나쁠리 없다는 사실과 문 바로 뒤에 컵이 담긴 쟁반이 있다는 것을 모르고
있었다는 것을 고려하지 않았다. 그러나 7세 이상의 아동들은, 헨리가 어머니가 없을 때는
해서는 안될 일 -과자를 꺼내는 것 -을 하다가 컵을 깨뜨렸기 때문에 헨리가 더 나쁘다고
했다 그러나 나이가 더 들어감에 따라 존이나 헨리 둘다 컵을 일부러 깨뜨린 것이
아니라는 것을 고려하게 되었다.
이와 비슷한 실험을 근거로 피아제는 도덕성 발달은 명백히 구별되는 2단계를 거친다는
결론에 도달하였다 그 첫째 단계는 '도덕적 실존론의 단계' 또는 '타율적 도덕성의
단계'이며, 둘째 단계는 '자율적 도덕성의 단계' 또는 '협동과 호혜에 의한 도덕적 단계'이다.
@P130
첫째 단계에서의 아동 행동의 특징은 이유를 찾거나 판단함이 없이 규칙에 무조건
복종하는 것이다. 아동은 부모나 그 밖의 권위있는 성인을 전지 전능한 사람으로 여기며,
그들이 정해 놓은 규칙이 과연 정당한 것인가에 대하여는 아무런 의심도 품지 않은 채
그대로 따른다. 이 단계에서 아동은 어떤 행동 뒤에 있는 동기를 고려하기보다는 그것으로
인해 생긴 결과에 따라서 그 행동을 옳고 그른 것으로 판단한다. 즉, 그는 전적으로 행위의
의도를 무시하는 것이다.
도덕성 발달의 둘째 단계에 도달한 아동은 행동의 이면에 놓여 있는 행위자의 의도를
고려하여 행동의 선악을 판단한다. 이 단계는 보통 7~8세경에 나타나기 시작하여 그후
계속된다. 5세에서 7~8세 사이에 아동의 공정 개념이 변화하기 시작한다. 이 때 부모에
의해서 학습된 선악에 대한 엄격하고 고정된 관념은 점차로 수정되어간다. 그 결과 아동은
도덕적 위반 사태가 발생했을 때, 그 당시의 구체적인 상황을 고려하기 시작한다. 예를 들어,
5세 이전의 아동에게는 거짓말이란 항상 나쁜 것이지만, 나이가 든 아동은 어떤 상황에서는
거짓말도 정당화될 수 있으며, 따라서 거짓말이 반드시 나쁜 것만은 아니라는 사실을
인정한다.
도덕적 발달에 있어서의 이 둘째 단계는 인지발달에 있어서의 피아제의 '형식적 조작
단계'와 일치한다.(제4장 참조) 형식적 조작단계에 있는 아동은 어떤 특정한 문제를 해결하는
데에 모든 가능한 방법을 동원할 수 있으며, 가설과 명제를 동원하여 추리를 할 수도 있다.
이러한 능력 때문에 아동은 자신의 문제를 다양한 각도에서 바라볼 수 있으며, 그것을
해결하는데 많은 요인들을 고려할 수 있다.
5.4.3 콜버그의 도덕성 발달단계설
피아제의 도덕성의 발달단계설을 더욱 발전시킨 것이 콜버그의 이론이다. 콜버그는 도덕성
발달에 관하여 주로 아동을 연구의 대상으로 하던 피아제의 이론을 발전시켜서 성인에까지
확대하여 도덕성 발달단계를 더욱 체계화시켰다. 그는 사람들을 '정직한 사람', '거짓말
잘하는 사람'등으로 단순히 구분해서 비교할 수 있는 것이 아니며, 이렇게 하는 것은
도덕성이 발달한다는 사실을 지나치게 단순화한 것이라고 주장했다. 발달단계에 따라
도덕성이 발달한다는 콜버그의 생각은 우리들에게 상당히 새로운 것을 시사한다.
@P131
콜버그는 사람들이 실제로 도덕문제에 어떻게 답하는가 하는 사고체제를 연구하여, 이것을
바탕으로 도덕성 발달단계를 6단계로 나누었다. 서로 다른 문화적 배경을 가진, 연령이 다른
아동과 청소년들에게 '도덕적 행위의 동기'와 '인간 생명의 가치' 등 도덕성의 문제를 담고
있는 '도덕적 딜레마(이렇게도 할 수 없고 저렇게도 할 수 없는 갈등 상태)'를 들려주고,
그런 상태에서 '어떻게 하겠는가?', '왜 그렇게 해야 하는가?'를 물었다. 콜버그의 이런
질문들에 대한 응답은 6가지 판단체계로 분류될 수 있는데, 이것이 바로 그의 도덕성
발달단계를 이루는 것이며, 문화적 배경과는 관계 없이 연령에 따른 도덕적 발달단계는 그
순서에 있어서 공통적 이라고 보았다
콜버그가 들려준 '도덕적 딜레마' 중에서 한 가지를 예시해 보면 다음과 같다
유럽의 어느 부인이 무서운 암에 걸려서 거의 죽어가고 있었다. 그 병을 치료하는 데는
오직 한 가지 약밖에 없는 것으로 알려져 있었다. 이 약은 같은 마을에 사는 어느 약사가
최근에 만들어낸 라디움 종류의 약이었다 그 약을 만드는 데는 원가도 상당히 많이 먹히는
데다가, 그 약사는 약값을 원가의 10배나 매겼다 라디움을 200달러에 구입해 가지고 그 약
조그마한 한 재에 2,000달러에 팔려고 한 것이다. 병든 부인의 남편인 하인츠는 돈을 구하기
위해 아는 사람들을 모두 찾아다녔으나, 그 약값의 절반밖에 안되는 1,000달러밖에 마련하지
못했다. 할 수 없이 하인츠는 그 약사에게 가서 자기 부인이 지금 죽어가고 있다고 설명하고
그 약을 싸게 1,000달러를 받고 팔거나 아니면 외상으로라도 자기에게 팔아 주면 다음에 그
돈을 갚겠다고 간청했다. 그러나, 그 약사는 "안됩니다. 그 약은 내가 발명한 약인데, 나는 그
약으로 돈을 벌어야 됩니다"라고 대답했다. 절망에 빠져 돌아온 하인츠는 결국 약방을
부수고 들어가서 자기 부인을 위하여 그 약을 훔쳐내었다. 남편이 한 일은 정당한 것인가?
정당하다면 어째서 그 일이 정당한가?
콜버그는 이러한 질문들에 대한 대답을 기초로 하여 개인의 도덕성은1단계에서 6단계로
발달한다고 보고, 또한 그것을 크게 세 가지 수준으로 구분하였다. 각 단계별 사고체제를
살펴보자.
@P132
I. 인습, 이전 수준의 도덕성(preconventional mortality)
이 수준의 아동은 도덕적 규칙이나 선악의 개념은 알고 있으나, 이 개념을 행위의 쾌락적
결과, 또는 도덕적 규칙을 강요하는 사람의 힘이나 권력에 관련해서 해석한다. 이 수준은
다음의 두 단계로 나누어진다.
1단계: 벌과 복종에 의한 도덕성 이 단계에서는 아주 단순한 신체적, 물리적 힘이 복종이나
도덕 판단의 기준이 된다. '큰 물고기는 작은 물고기를 잡아 먹는다'라든가 '힘이 곧
정의다'라든가 '적자 생존'과 같은 힘의 원리가 가장 의미있는 것으로 되어 있다. 따라서 이
단계에서의 행동은 권력을 가진 자로부터의 신체적인 벌을 피하기 위한 것이다. 그러한
행동의 결과가 어떤 의미, 또는 가치를 가지는가 하는 것은 전혀 인식되지 않는다. 벌을
피하는 것이나, 권력에 복종하는 것은 그 자체로서 가치를 지니게 되며, 벌이나 권력에
내재되어 있는 도덕적 원리는 중요한 것이 아니다(단계 4에 이르러서야 이것이 중요한
것으로 나타난다).
2단계: 욕구충족을 위한 수단으로서의 도덕성 이 단계에서의 행위는 자기 자신의 개인적
욕구를 충족시키거나, 혹은 자기 자신을 가장 우선으로 생각하는 것으로 나타난다. 인간
관계는 '네가 내 등을 긁어주고 나는 네 등을 긁어준다'는 식의 일종의 상호 교환 관계로
나타난다. 도덕과 관련해서 공정성, 상호성, 공정한 분배 등의 개념이 나타나기는 하지만,
이것은 반드시 물질적, 실용적인 관점에서만 해석이 가능하다. 예를 들면, 어떤 사람이 차를
훔치다가 들켰다면, 그 차값이 얼마인가에 따라 벌이 결정된다. 또한 이것은 소위 비행이라고
하는 것을 결정해 주는 어떤 요인이 있다는 것을 뜻하기도 한다. 즉 예를 들면, 차표를
위조한다던가, 뇌물을 준다던가, 공금을 횡령한다던가 하는 등의 비행은 들키지 아니하고
제대로 해내거나, 혹은 도망만 잘치면 그것은 정당한 것이 된다. 철학적으로는 이런 범주의
도덕적 사고는 '도구적 쾌락주의'라고 말하는데 타인에 대한 인도성이 없다. 즉 진정한
감정이입같은 것은 전혀 찾아볼 수 없다.
이 단계에서는, 신체적인 고통이나 죽음보다는 사기 친다거나, 다른 사람의 감정을
무시한다거나, 혹은 부정을 저지른다거나 하는 등의 행위를 함으로써 고통이나 죽음을 퍼할
수 있다면 차라리 그 편이 나은 것이다.
@P133
따라서, 2단계에서의 도덕적 사고는 신의를 지킨다거나, 감사한다거나, 공정을 기한다거나
하는 생각과는 거리가 먼 것이다
이 두 단계를 도덕 발달에 있어서 인습 이전 수준으로 묶을 수 있는 것은 바로 힘의
원리이며, 인습 수준이라는 것이 무엇인지 단계 3, 4에서 밝혀질 때 이것은 더욱 명백해진다
II. 인습 수준의 도덕성(conventional morality)
이 수준에서는 개인의 가정이나 집단이나 국가의 기대를 따르는 것이, 그러한 행위의
즉각적인 결과와는 관계 없이, 그 자체로서 가치를 지닌다. 단순히 자기 자신에 대한 기대나,
사회의 질서에 동조하는 것에 그치는 것이 아니라, 오히려 그것을 충실히 따르려고 노력하며,
질서를 적극적으로 유지하고 정당화하고, 나아가서는 그 질서에 관련된 개인이나 혹은
집단과 자기 자신을 동일시한다 이 수준은 다음의 두 단계로 나뉘어진다
3단계: 대인 관계에서의 조화를 위한 도덕성 이 단계에서는 사회적' 조화가 핵심이 된다.
다른 사람을 기쁘게 해주고 도와주는 행위가 도덕적으로 올바른 행위이다. 따라서
3단계에서의 사고는 2단계에서보다 더욱 포괄적이며 또한 보다 복잡해진다. 2단계에서의
자기 중심적인 사고는 이제 감정이입을 할 수 있는 능력을 가질 수 있게 된다. 즉, 다른
사람이 느끼는 것을 같이 느낄 수 있고 사회적인 역할에 대한 전망이 증대된다
그러나 이 단계에서는 딜레마 상황에 있는 모든 감정들의 갈등을 해결하는데 아직 상당한
어려움을 지닌다 따라서, 하인츠의 경우를 보면, 3단계에 있는 사람들의 반응은 대체로
훔친다는 것은 잘못된 일인데 왜냐하면, 거의 대부분의 사람들이 훔치는 것은 잘못된
일이라고 생각하기 때문이라는 결론을 내릴 것이다. 이 단계에서는 "나는 다수의 의견이나
혹은 사회적인 인습에 따를 것이다. 대부분의 사람들은 그러한 견해를 가지고 있고 내가
만약 다수의 의견과 반대되는 일을 한다면 매우 불편함을 느낄 것이라는 것을 잘 안다"는
식의 도덕 판단이 가능하고, 이러한 도덕 판단은 결국 대중을 이끌어 가고 있는 것을
맹목적으로 따라가는 것과 마찬가지이다
3단계에서의 도덕적 사고는 독특한 고정 관념을 바탕으로 하고 있다. 상대주의나
다양성이라고 하는 것은 찾아볼 수 없다. 이러한 의미로 볼 때 도덕적 행동이란 자기가
살고있는 사회의 고정된 인습에 엄격하게 따르며, 자기 자신의 내적 동기는 아직 나타나지
아니하고, 또한 어떤 행위를 하는데 있어서 그 결정을 자기 자신이 독립적으로 내릴 수 없기
때문에, 그 행동이 엉뚱한 것으로 되어버릴 수도 있다.
@P134
4단계: 법과 질서를 준수하는 도덕성 이 단계에서는 질서나 법을 알게 되고, 또한 딜레마
상황을 해결해 줄 수 있는 어떤 관례를 알게 된다. 도덕적 딜레마를 해결하기 위해서는
사회적 인습이나 다수의 의견 등으로 그 문제에 대한 행위를 결정하는 것보다는 오히려
형법이나 민법 등 법률이 보다 안전하고 포괄적인 체제가 된다는 것을 안다. 법이나 질서는
사회의 모든 시민들에게 행위의 표준을 동일하게 만들어 주는 것이다 개인은 그러한 법이나
질서에 따라서 도덕 판단을 하게 된다. 이 단계에서의 사고는 2단계에서처럼 단지 자기
자신을 최우선으로 보는 것도 아니고 3단계에서처럼 다른 사람을 위해서만 하는 것이
아니라, 현재의 법률이나 질서에 일치하느냐에 따라 결정을 내리는 것이다.
그러나, 이러한 엄격하고, 법질서에 따르는 행위에도 문제는 있다 법과 질서들이 서로
상반되거나, 혹은 이것들이 말하는 바가 분명하지 않고 여러 가지 경우로 해석이 가능해질
때는 어떻게 해야 할 것인가 흔히 법률가들은 여러 가지 복잡하고 어려운 사회 문제들
때문에 좋지 않은 법률이 생기는 것이라고 말한다 하인츠의 경우에, 법률은 그 약사가
도둑으로부터 보호받을 수 있는 권리를 주지만, 이 법률이 그 아내에게 생명에 대한 권리를
주는 대등한 법률에 대해서는 어떻게 할 것인가 하는 문제가 생긴다. 따라서, 어떤 종합적인
법조문에서도 예외적인 경우는 있을 수 있다. 그러나 4단계에서의 행위는 이러한 예외적인
경우를 고려하지 않는다 이것은 전기 회사나 가스 회사가 요금을 지불하지 않는 사람에게 한
겨울에도 공급을 중단해 버리는 경우에 해당한다. 여기서 계약은 물론 분명하다. 만약 요금을
지불하지 않으면 그 사람에 대해서는 전기나 가스를 계속해서 공급해야 할 책임이 없다
그러나 만약 그 사람이 전기나 가스 공급을 받지 못해서 추위로 죽어버린다면 어떻게 할
것인가? 이것은 물론 극단적인 예이긴 하지만 이러한 예외적인 경우는 언제나 있을 수 있다.
이러한 문제를 보다 포괄적으로 해결할 수 있기 위해서는 이성의 보다 높은 단계에 의지해야
한다.
III. 인습 이후 수준의 도덕성(Post conventional morality)
이 수준에서는 도덕적 가치나 원리가, 그 가치를 표방하는 개인이나 집단의 권위와는 관계
없이, 또한 자신과 그 집단과의 유대와는 관계 없이, 그 자체로서 타당성을 가지는 것이라고
생각한다.
@P135
다시 말하면, 사회적 계약에 따른 행위나, 혹은 정의 등과 같은 보편적 도덕 원리에 따른
행위가 도덕적인 행위가 된다. 도덕적인 사고와 판단은 매우 복잡하고 포괄적인 것이 되
며 반대로 나타날 수 있는 점도 고려할 수 있게 된다 매 상황마다 주의깊게 고찰하여
모두에게 적절한 행위를 할 수 있게 하는 보편적인 도덕 원리를 이끌어 낸다. 인간의 문제는
복잡하고 또한 도덕적으로 딜레마이기 때문에, 결코 쉽게 해결되는 것은 아니다. 판단이나
결정을 내리는 것이 단순히 상황적인 그리고 인습적인 비교에 의해서 가능한 것도 아니고
또한 규칙에 맞추어서 획일적으로 쉽게 해결해 버릴 수 있는 것도 아니다.
이 수준에서는 모든 상황적인 문제와 동기, 그리고 일반 원리 등이 포괄적으로 동시에
고려된다. 이 수준을 다음의 두 단계로 나누어 살펴보자.
5단계: 사회 계약 정신으로서의 도덕성
이 단계에서의 원리는 이상적인 것을 가정해서 이야기 할 때 흔히 쓰여진다. 예를 들면,
헌법은 각 법률들의 적법성을 판단하기 위한 근거가 되는 일련의 원리들을 밝히고 있다. 이
헌법에서 중심되는 것은 정의, 자유, 평등 등의 의도를 해석함으로써 딜레마를 해결해 주고자
하는 것이다
5단계에서는 도덕 문제 또는 사회 정의를 해결하는 일이 단순한 일이 아니며, 나의 자유와
상대방의 자유가 간단히 같아질 수 있는 것이 아니라는 사실을 알게 된다. 흔히, 보다 높은
단계의 이성은 그것이 문제를 보다 간단하고 쉽게 해결해 주는 것이기 때문에 좋은 것이라는
오해가 있다. 그러나 사실은 그렇지 않다. 이 단계에서의 이성은 서로 대비되는 주장들을 심
사숙고하며, 이때 이론적인 문제뿐만 아니라 정서적인 문제도 함께 고려하고, 사회 정의에
대한 보다 적절한 해석을 허용하는 언제나 개방되어 있는 입장을 취할 수 있기 위해서
추상적으로 사고할 수 있는 능력을 필요로 한다.
이 단계의 특징은 공리주의적인 색채가 짙다는 것이다. 즉, 법적인 관점을 중요하게
생각하지만 동시에 법이란 사회적인 유용성에 대한 합리적인 고려로 합의에 도달할 때 바뀔
수도 있다는 것이 중요시된다.
6단계: 보편적 도덕 원리에 대한 확신으로서의 도덕성
이 단계에서의 올바른 행위란 스스로 선택한 도덕 원리에 따른 양심의 결단을 말한다.
여기서 말하는 도덕 원리는 논리적으로 포괄적이며, 보편적 이고 일관성있는 것이어야
하지만, 반드시 성문화되어 있을 필요는 없다. 즉, 이 도덕 원리는 예컨대 '십계명'과 같이
구체적인 규칙이 아니라 추상적인 것으로 되어 있다.
@P136
이러한 보편적인 도덕 원리라고 하는 것은 정의와 인간 권리의 호혜성과 동등성, 그리고
개인으로서의 인간 존재의 존엄성에 대한 존중 등을 말한다.
생명의 가치와 다른 재화의 가치가 어떻게 서로 비교될 수 있는가? 모든 사람이 다
가지는 보편적인 권리란 무엇인가? 5단계에서의 도덕적 결정이란 공동성과 사회유용성을
바탕으로 해서 되어 있는 법체계 위에서만 가능하다 즉 문제를 하나의 법으로 해결하는 것이
아니라 전체 법체계를 통해서 해결한다 6단계에서는 성문화된 전체 법체계가 고려될 뿐
아니라, 도덕이나 보편적인 원리까지 고려된다. 도덕 원리란 예컨대 5단계에서의 십계명과는
또 다른, 황금률-남에게 대접받고자 하는 대로 남을 대접하라-과 같은 것이다. 이것은 또한
칸트(I. Kant)가 명언적 범주라고 말한 윤리적 원리 -그 환경에서 모든 사람이 행동할 수
있는 그러한 행동만을 하라 -와 같은 것이다.
6단계에서의 원리는 모든 사회 계층과 문화에 다같이 적용되는 것이며, 또한 사실 이것이
보편적으로 적용될 수 있어야만 진정한 도리라고 말할 수 있다 따라서 이 단계에서의 행위
결정은 보편 원리, 혹은 성문화된 법 이상의 법칙을 근거로 이루어진다. 그러나 이 보편
원리라고 하는 것은 매우 함축적인 것으로서 인간 생명의 존엄성이라던가, 평등, 정의 등과
같은 것이다. 이러한 것들은 보편적 이면서도 역동적이란 점에서 정적인 것이나 성격
특성과는 다른 것이다. 예컨대 '정의'라고 하는 것은 이미 정해진 좁은 의미의 "남의 것을
훔치지 말라"라는 규칙과 다른 것이다. 여기서는 환경과 상황도 고려해야 하며, 또한 법칙
뒤에 숨어 있는 일반 원리와 이성도 함께 고려해야 한다
이렇게 볼 때 앞의 하인츠의 예에서 6단계에 있는 사람이 나타내는 반응은 먼저 인간
생명의 가치는 다른 어떤 재화의 가치보다 더 근원적이라는 보편 원리를 근거로 해서
하인츠가 약을 훔쳐서 자기 아내의 생명을 구한 행위는 정당한 것으로 판단된다. 동시에
하인츠는 훔친 일에 대해서 법률적인 처벌을 받을 자세도 되어 있어야 한다. 여기서 중요한
것은 비록 약사가 더 많은 이득을 얻을 수 있게 잘못되어 있는 법이지만 하인쯔는 그 법을
고의로 어긴 것이고 결국 시민 계약 불복종의 행위를 범한 것이기 때문에 도둑질에 대한
사회의 처벌을 받아야 한다. 이러한 상황을 설명해 주는 좋은 예로 자신의 생명을
포기하더라도 자신의 원리를 바꾸기를 거부한 소크라테스(Socrates)의 경우를 볼 수 있다.
이것이 6단계의 특징이다.
콜버그가 제시한 각 단계들은 결국 어떤 중요한 도덕적인 결정을 합리화하고 정당화하기
위해 사용되는 사고체제들로 정의된다. 각 단계에서 높은 단계로 발달해 갈수록 그
사고체제는 이전의 단계보다 더 광범위하게 볼 수 있는 것이 되고, 더 복잡하고 추상적인
사고를 할 수 있으며, 개인적인 감정이입이 포함되고, 사회문제를 일반 원리에 근거해서
해결할 수 있게 된다. 이런 점에서 그 발달 방향은 민주 사회의 원리와 매우 비슷한 것이다.
콜버그는 하인츠의 딜레마를 미국, 대만, 멕시코, 터키 그리고 멕시코의 유카탄 반도에
사는 젊은이들에게 여러 가지 형식으로 제시해 본 결과 한 군데(터키)에서 5, 6단계의
도덕성을 가진 사람이 나타나지 않았을 뿐, 모두 비슷한 결과를 얻었다. 이 연구 결과를
토대로 콜버그는, 도덕성은 어느 곳에서나 같은 방식으로, 단계에 따라- 각 단계가 바로 아래
단계에서 생성되면서-발달한다는 결론을 내렸다. 도덕성 발달의 단계가 바뀌거나-예컨대,
4단계에서 3단계로-단계를 뛰어 넘을 수 없다는 것이다.
종합적으로 말하면, 인습 이전 수준에서의 반응은 하인츠가 약을 훔친 것은 정당한 것이
된다. 1단계에서는 만일 그 여자의 남편이 그 여자를 죽게 내버려 둔다면 신으로부터 벌을
받게 될 것이라고 판단하기 때문이며, 2단계에서는 약을 훔쳐서라도 자기의 아내의 생명을
구하기만 하면 된다는 식의 자기중심적이고, 실리적인 요소가 강하게 작용하기 때문이다.
그러나 인습 수준에서의 반응은 하인츠가 약방을 부수고 들어가서 약을 훔친 것은
잘못이라고 말한다. 훔친다는 것은 옳은 일이 아닐 뿐만 아니라, 법은 환경과는 관계없이
지켜져야 하는 것이라고 말한다. 한편 인습 이후 수준에서의 반응은 하인츠의 행동이
보편적인 도덕 원리에 반하는 것인가를 고찰한다.
5.5. 성격의 발달
성격(personality) 또는 인성은 개인과 개인을 구별시켜 주는 개인의 심리적 구조라고 말할
수 있다. 인성은 출생시의 생득적 기질을 토대로 하여 사회화 과정, 학습, 성숙 등의 기제에
의하여 획득된 성향의 조직체이다. 성격발달에 관한 이론은 다양하지만 우리는 여기서
근년에 와서 크게 관심을 끌고 있는 에릭슨(E.H. Erikson, 1963)의 인성발달단계설을
집중적으로 연구하기로 한다.
@P138
에릭슨은 유명한 정신분석학자이자 문화비평가로서 인간의 출생에서 사망에 이르는 전인생
과정을 8단계로 구분하여 각 단계에서의 성격발달의 핵심적인 심리적 과업과 가능한 위기를
높은 통찰력으로 분석하고 있다. 특히 청소년기의 정체의식에 관한 분석은 에릭슨을 현대의
최고 지성으로 끌어 올린 개념으로서 우리들에게 주는 시사가 크다.
5.5.1. 에릭슨의 성격발달단계설
에릭슨은 프로이드(Freud)의 고전적 정신분석학에 사회적, 문화적 측면도 고려하는
발달이론을 제안하였다는 점에서 우리의 주목을 끈다. 그는 그의 성격발달이론을 점성적
원리(epigenetic principle)로 설명하고 있다. 성장하는 것은 어느 것이 그 바탕을 가지고
있으며, 그 바탕에서부터 부분들이 생겨나고, 각 부분들은 그것이 생겨나는 특수한 시기가
있으며, 모든 부분들이 다 생겨난 후에라야 비로소 전체로서 기능하는 형태를 이룬다는 것이
그의 점성적 원리이다. 인간 유기체가 모태내에 있을 때에, 신체의 각 부분들이 상호
관련되어 발달하는 것처럼, 개인의 성격도 상호 관련된 일련의 단계들을 통해서 점진적으로
형성된다고 가정했다.
에릭슨의 견해로는, 성격발달단계란 일련의 변환기이며, 이 변환기들은 바람직한 것과
위험한 것을 동시에 포함한다. 즉, 긍정적인 면만 나타나야 하고, 잠재적으로 위험한 특성이
나타나는 것은 바람직하지 않다는 것을 의미하지는 않는다. 성격발달의 각 단계에는 그 단계
특유의 과제가 있으며, 각 단계의 핵심적 위기를 성공적으로 해결했을 때, 인성을 성공적으로
발달된다고 주장했다. 각 단계별 특징은 다음과 같다. 여기서 청년기까지의 각 단계의 교육적
의의에 주목하기 바란다.
(1) 기본적 신뢰감 대 불신감(출생후 1년)
유아가 출생하여 약 1년간 그가 획득해야 하는 기본적인 심리사회적인 성향은 유아가 그의
주변세계를 신뢰할 수 있어야 한다. 신뢰감이란 부모가 유아의 기본적 욕구를 충족시켜 줄
때 '그 경험의 일관성, 계속성, 불변성'에 의해 생겨난다. '어머니와의 관계의 질'이 음식이나
애정 표시의 '절대량'보다 더 중요하다.
@P139
만일 유아의 욕구가 충족되고, 부모의 진정한 애정을 감지하면 유아는 그들의 주변 환경을
안전하고 의지할 수 있는 것으로 생각하게 될 것이며, 그 반대로 만일 보호가 부적절하고,
일관성이 없고, 부정적이라면, 그는 주변 환경을 두려움과 불신으로 대할 것이다.
(2) 자율성 대 수치 및 의심(2~3세)
아동이 자기 부모를 신뢰하는 것을 학습하게 되면, 2~3세의 기간 동안 그들은 독립성을
갖추어야 한다. 만일 부모가 분별력있는 감독을 하면서 아동에게 그가 할 수 있는 것을 그
나름대로의 속도와 방법으로 행동하도록 격려한다면, 그는 자율성을 발달시킬 것이다. 그러나
만일 부모가 아동을 위해 너무 많은 것을 해 준다면, 아동은 환경에 대처할 수 있는 그
자신의 능력을 의심하게 될 것이다. 더구나, 아동이 옳지 않은 행동을 한다고 해서 그를
부끄럽게 만든다면 아동은 자기의 능력에 수치감을 갖게 될 가능성이 있다.
자율성은 아동에게 그들이 할 수 있는 일을 하도록 허용할 때 발달한다. 반면에 아동이
타인에 의해서 자신의 약점이 드러났다고 느낄 때 수치심을 경험하는 것이다. 아동이 너무
많은 것을 할려고 하고, 그래서 그들에게 환경에 대처하는 능력이 있다는 자신감이 결핍될
때 의혹심이 나타나게 된다. 3세 이동들에게는 자율성을 발달시켜 줄 수 있는 많은 자유로운
활동을 하도록 권장하되 그들의 약점이 노출되거나, 그들의 능력을 의심하게 될 가능성을
줄여줄 수 있는 지도를 해야 할 것이다. 예컨대, 아동이 자기 능력으로는 할 수 없는 것을
할려고 함으로써 좌절을 느끼게 될 징조가 보이면, 그가 해낼 수 있다고 생각되는 것을
하도록 유도해 주어야만 한다.
(3) 주도성 대 죄책감(4~5세)
많은 신체적인 활동을 할 수 있는 능력과 언어구사능력이 생기는 4~5세때 아동은 주도성의
단계로 들어간다. 이 단계는 '자율성 위에, 활동하고 움직이기 위해 어떤 과제를 수행하고
계획하고 처리하는 능력을 덧붙인 것이다.' 만일 아동에게 탐구하고 실험할 수 있는 자유를
부여해 준다면, 주도성이 북돋아질 것이다. 그러나, 만일 아동의 활동을 제한하고, 아동의
반응에 일관성이 없고 귀찮아 한다든가 하면, 아동들은 그들 자신의 행동에 대해 죄책감을
느끼게 된다.
@P140
유치원 아동들은 자율성보다는 주도성에 보다 많은 관심을 보인다. 주도성은 자율성
위에다가, 활동하고 움직이기 위해 어떤 과제를 수행하고 계획하고 처리하는 것을 덧붙인
것이기 때문에 이 단계의 아동들에게는, 자기 주도적인 활동을 최대한으로 허용해야 하고,
아동이 다른 사람의 권리를 침해하는 경우에만 개입이 필요하다. 또한 성취감을 경험하도록
하기 위해서 주어진 과제를 계획하고 수행하도록 도와주는 것이 유익하다 에릭슨은 죄책감을
극소화시키기 위해서는, 부모와 교사는 지금 아이가 하고 있는 과제를 이미 끝낸 친구들
때문에 질투가 생기는 것을 방지해야 한다. 그 한 가지 방법은 서로의 능력을 공개적으로
비교하는 것을 피하는 일이다. 아동에게 다른 사람이 하는 일에 관계하지 말고 자신의 일만
계속해 나가도록 격려하는 것도 한 가지 방법이다.
(4) 근면성 대 열등감(6~11세)
아동이 6-11세의 기간 동안 초등학교에 입학하게 되면, 지적인 호기심과 그 지적 성취가
그의 행동의 핵심이 되며 대원리가 된다. "물건을 만듦으로써 인정받는다는 것을 알게 되고,
근면성을 발달시키게 된다 " 이 단계에서 아동이 가지는 위험은 부적절감과 열등감이다
따라서 만일 아동에게 무엇을 만들고 일을 하도록 격려하고 어떤 일을 끝낼 수 있도록
허락하고, 그러한 노력을 칭찬한다면 근면성을 갖게 될 것이며, 만일 아동이 한 노력이
성공의 평가를 받지 못하거나 귀찮은 것으로 취급되거나 또는 비웃음을 당한다면 열등감을
갖게 될 것이다.
초등학교 기간은 근면성의 단계에 해당된다. 이 단계에서는 아동 상호간의 비교를 하지
않는 것이 이 전단계에서 보다 더 중요하다. 만일 초등학교 아동이 급우들과의 비교를
강요당하거나, 타인과 공공연하게 비교된다면, 성공감을 맛보는 사람은 극소수라는 것을 알게
된다. 이러한 경쟁적인 상황하에서는 대부분의 아동들이 그들의 학교생활 벽두부터
부적절감과 열등감을 경험하게 된다. 이 단계의 아동들은 전형적으로 열심이기 때문에,
"꾸준한 관심과 끈기있는 부지런함으로 작업을 완성하는 즐거움"을 경험할 수 있도록 기회와
격려가 주어져야 한다 이것은 세분화된 목표로 진술된 다양한 과제들을 마련 해줌으로써
가능해질 수 있고, 그렇게 함으로써 아동은 과제들을 완수한 때를 알 수 있게 된다. 그래서
아동들은 자기 자신의 속도,에 따라서 착실히 일을 진행시켜 나갈 수 있다.
@P141
(5) 자아정체감 대 역할혼미(12~18세)
청년기에는 부모로부터 정서적으로 독립을 하게 되고 신체적으로 성숙기에 이르게 되어,
그는 자기 자신의 정체에 관심을 가지게 된다. 성장하는 청소년은 그들 내부에 일어나는
심리사회적인 변화에 직면하게 된다. 그리고 실제로 그들 앞에 놓여있는 성인으로서의
과제에 당면하여 자기가 다른 사람의 눈에 어떻게 비치는가 하는 것과 자기자신이 느끼는
것과 비교해 보는 일에 관심을 가진다. 출생당시의 계속성과 불변성의 새로운 감각을
추구함으로써, 청소년기는 유아 초기 경험에서의 수많은 투쟁을 다시 맛보아야만 ㅎ나다.
여기서, 새로운 자아정체감이 발달하는데, 이것은 바로 '불변성과 계속성에 대한 자신감'이다.
반면, 이 단계에서의 위험은 역할혼미이다. 특히 성적, 직업적 정체감에 대한 의혹이다. 만일,
청소년이 서로 다른 상황에서의 역할을 통합하여 자기 사신의 지각에 있어서 계속성을
경험하는데 성공을 한다면, 정체감이 발달하지만, 그들이 그들 생활의 다양한 국면에서
안정감을 확립할 수 없다면, 역할혼미가 나타나게 된다.
충, 고등학교 학생들은 에릭슨의 발달 단계 중 정체감 확립의 단계에 해당된다. 에릭슨은
정체감의 기본적인 의미를 "심리사회적인 안정감으로써만 경험되는 것이다. 그 가장 분명한
부수물은 신체적인 안정감과 자신이 어디로 가고 있는가를 아는 것과, 타인들로부터, 인정을
받을 수 있다는 내적 확실성이다"라고 했다. 그는 다음과 같은 이유로 청소년기를 발달에
있어서 결정기라고 말한다. 즉, 청소년기는 아동기의 마지막 단계로서 자신의 아동기의
동일시 대상을 새로운 대상으로 바꾸고, 그의 나이또래와의 사교나 경쟁속에서 자신의
위치를 확인할 수 있을 때만 완수되는 것이다. 이러한 새로운 동일시는 아동기의 그것이
유희적이고 청년기의 그것이 정열적이라는 특징으로 규정되는 것이 아니라, 선택과 결정을
하도록 하는 무서운 충동, 즉 생활에 관여하도록 하는 즉시성으로 규정된다.
청소년기의 위험은 역할혼미이다. 그들은 타인으로부터 호의적인 반응을 받을 수 있는
적절한 행동유형을 분명히 모른다. 그 중요한 것이 성에 적절한 행동이다. 성역활은 특히
여러 유형의 행동을 확립시켜주는데에 중요하다. 최근에 이르기까지는 사회에서의 남녀 성에
적절한 행동과 성격에 대한 혼란은 거의 없었다. 따라서 성별 특징을 발달시키는 데에
분명한 행동규범을 마련해 주었다. 그러나 근래에 들어와서 고정적인 성관념이 불투명하게
되면서부터 청소년들로 하여금 전통적인 남녀 특성의 발달을 어렵게 하여 그들이 분명한
정체감을 발달시키는 데에까지 어려움을 주고 있는 것이다.
@P142
에릭슨은 또 직업선택도 정체감 확립에 중요한 역활을 강조했다. 직업은 우리 생활의 여러
측면들에 영향을 미친다. 직업은 시간을 어떻게 보낼 것인가, 돈을 어떻게 벌 것인가, 어디서
어떻게 살 것인가를 결정해 주고, 사회적으로 교섭하고 접촉할 사람들의 종류를 좌우하는
것이다. 따라서 직업의 선택은 인생에 있어서 가장 중대한 결정임에 틀림없다.
현대사회에서는 직업선택이 어렵다. 일괄작업과 거대한 회사라는 조직이 개성을 억압하며
고도기술산업사회에서 직업을 얻기 위해서는 상당 기간의 교육과 훈련이 필요하며 직업
시장의 급격한 변화, 바람직한 직업에 취업하기 위한 치열한 경쟁 등이 모두 압력이 된다.
직업을 선택해야 할 시기에 와 있는 청년들은 많은 직업들이 정체감에 위협을 가하고,
직업시장이 급격히 동요한다는 현실에 직면해서, 확실한 직업선택을 통해 역할혼미를 면해
보려고 하면서도 위압감을 느끼고 행동에 방해감을 갖게 된다. 이러한 이유로, 에릭슨은
청년들에게는 심리적인 유예(psychological moratorium)가 바람직할지도 모른다고 말했다.
심리적 유예란 결심을 연기하는 기간이다. 이상적인 환경에서는 심리적 유예란 개인과
사회에 대해서 긍정적인 모험과 탐색의 기간이 되어야 한다.
에릭슨의 관찰을 통해서, 우리는 청소년기의 행동의 여러 측면들을 이해할 수 있다. 많은
고등학교 학생들은 성역활에 대해서나 직업 선택에 있어서 혼란에 빠져 있다. 학생들이
긍정적인 정체감을 달성하도록 도와주기 위해서는, 에릭슨이 지적한 정체감의 세 가지
요소를 기억해야 한다. 즉, "신체적인 안정감, 자신이 어디로 가고 있는지를 아는 것,
사람들로부터 인정을 받을 수 있다는 확실성"이다. 만일 어떤 학생이 자신의 외모에
만족하지 않는다는 것을 알게 되었다면, 유명한 미인들도 분장사들에 의해 수시간 화장을
한다는 사실, 그리고 일단 성장이 끝난 대부분의 성인들도 그들의 용모에 상당히 만족하고
있다는 사실을 상기시켜 줄 수 있을 것이다. 학생들로 하여금 자신이 가고 있는 곳을 알도록
해주기 위해서는 직업적 가능성을 탐색하도록 하는 것이 좋다. 만일 그들이 확고한 장기적인
선택을 할 수 없다면 예컨대 고등학교를 졸업하는 것, 대학에 입학하는 것 등과 같은
단기적인 목표에 관심을 가지도록 할 수도 있다. 만일 학생이 교사를 존경한다면, 그 교사는
학생을 개인적으로 인정하거나, 성취에 대한 칭찬을 한다면 학생들이 자신을 긍정적으로
생각할 수 있게 할 수 있을 것이다.
@P143
이에 덧붙여서 지적할 것은, 성역할과 직업선택에 특별한 관심을 갖게 하는 것만으로도
지도가 가능하다는 것이다. 만일 자기자신이 적절한 남성적 여성적 행동을 발달시켜야
한다는 것을 안다면, 학생들은 변화하는 성역할의 관점에서도 혼란에 덜 빠진다. 또한
만일.직업이란 바꿀 수 있고, 어떤 직업에 대한 준비가 한 가지 직업으로 엄격하게 제한하는
것이 아니라는 점을 학생들에게 강조하면, 그들에게 직업선택은 덜 위협적인 것이 될 수도
있다.
(6) 친밀감 대 독립감(성인 초기)
앞 단계에 자아정체감의 갈등을 성공적으로 해결하고 난 성인 초기의 청년은 이제
친밀감을 찾는다. 그는 이제 심리적으로 그냥 알고 지내는 정도의 인간관계를 넘어서서
구체적인 친밀관계에 들어가며 상당한 희생과 타협을 무릅쓰고 신의를 지킬 각오를 한다
타인과 진실한 의미에서 정열적으로 융합하고 싶어한다. 이 단계에서의 갈등은 자신의
영토에 침입하는 것을 경계하고 경쟁적이고 투쟁적인 관계를 경험하는 것으로 이러한 경험이
자신을 독립시킬 위험 부담을 갖게 한다
(7) 생산성 대 침체(성인, 장년기)
생산성(generativity)은 '주로 다음 세대의 확립과 인도에의 관심'이지만 생산하는
것(productivity)과 창조하는 것도 포함한다. 에릭슨은 생산성이 성인기에서 가장 중요한
측면이라고 주장하고 자녀를 가지고, 그 자녀들을 그들 나름대로 성숙하도록 지도하고자
하는 성숙한 성인의 심리적 욕구라고 말했다. 생산성이 발달하지 않으면, 사이비 친숙감에
대한 강박적 욕구로의 퇴행이 흔히는 떨쳐버릴 수 없는 침체감과 개인적 결손감을 수반하여
일어난다.
(8) 자아통합 대 절망(노년기)
자아통합(ego integrity)이 정확히 무엇을 의미하는 지를 에릭슨 자신도 명백히 기술하지
않았다. 그에 의하면, 자아통합이란 만년에 자기 자신의 인생을 회고하고 그 인생을 후회
없이 살았다는 만족감에 젖어드는 상태를 뜻하는 것 같다. "인생에 의미를 부여해 온 수많은
인생살이의 상대성을 인식하면서도, 통합의 소유자는 자기자신의 인생의 권위를 모든 물리적
경제적 위협으로부터 방어할 준비를 갖추고 있는 사람이다.
@P144
"자아통합의 성"에 실패한 사람은 인생을 헛되이 보냈으며 그 인생을 구원하기는 이미
늦었다는 절망에 빠지는 사람이다 이러한 사람은 죽음을 두려워하고, 따라서 절망은
깊어지기만 하는 것이다
연습문제
1. 생리적 동기와 획득된 동기를 구분하고 그 특징을 정리해 보자
2. 불안과 학습의 관계를 정리해 보자.
3. 자아개념과 학업성취도의 관계에 대하여 써 보자.
4. 성취인의 행동특징을 정리하고 자신의 행동과 비교하면서 음미해 보자
5 네 가지 동기이론의 차이점을 정리해 보자.
6. 매슬로우의 동기위계설을 제시하고 논의해 보자
7. 사회화의 과정을 논의해 보자.
8. 도덕성 발달의 4가지 본질적 요소를 제시하고 설명해 보자.
9. 콜버그의 '도덕적 딜레마' (하인츠의 이야기) 상황에서 도덕성 발달의 단계에 있는
사람들은 어떠한 판단을 할 것인지를 생각해 보자.
10. 에릭슨의 성격발달이론의 교육적 함의를 논의해 보자
11. 다음 각 항에 대하여 간단히 써 보자.
1) 기대수준
2) sEr = D x K x sHr
3) 귀인
4) 자기효능감
5) 결손욕구와 성장욕구
@p145
제 6장 행동주의 학습이론
개요
학습이란 무엇인가? 제6장과 제7장에서 우리는 인간행동에 변화를 가져오는 학습의 개념을
분석하고, 학습현상을 설명하기 위하여 실험하고 법칙 체계화한 이론들을 논의할 것이다.
이 장에서는 학습을 자극에 대한 반응의 관계로 파악하는 행동주의 학습론에 대하여 논의한다.
그 대표적 이론으로는 파블로프의 조건반사설, 스키너의 작동적 조건형성이론 및 광의의
행동주의 이론이라고 할 수 있는 밴차의 관찰학습이론 등이 있다. 제6장에서 우리는 행동주의
심리학적 관점에서 본 학습에 관하여 논의할 것이다
학습목표
1. 학습의 개념을 정확하게 이해한다.
2. 수동조건형성과 작동조건형성의 기본모형을 이해한다.
3. 4가지 강화계획의 특징을 이해한다.
4. 수동조건형성과 작동조건형성의 차이를 이해한다.
5. 관찰학습에 있어서 모방의 효과를 정리한다
6. 여러 가지 관찰학습의 모형을 이해한다.
주요용어: 학습, 무조건자극, 소거, 정적 강화, 직접모방, 동일시, 고전적 대리조건형성,
조건자극, 부적 강화, 무시행학습, 자극일반화와 변별, 강화계획, 동시학습
@p145
6.1.학습의 개념
학습이란 무엇인가? 교육심리학자들 간에는 학습의 정의에 대하여, 구체적인 측면에서는
다소간의 의견 차이를 보이지만, 학습이 행동에 변화를 초래하는 과정이라고 하는 기본적
정의에는 모두 의견의 일치를 보고 있다. 심리학이 행동을 연구하는 학문이라면, 학습은 행동의
변화에 초점을 둔 심리학의 한 영역이다. 학습이란 경험이나 연습에 의하여 행동에 비교적
영속적인 변화를 초래하는 과정이다. 이들 정의에서 주요한 것은 첫째는 행동의 변화이고 둘째는
경험이나 연습을 통해서 일어나는 변화이며, 셋째는 비교적 영속적인 행동의 변화라는 점이다.
첫째, 학습은 행동에 변화를 초래하는 과정이다. 학습이란 좋은 방향이든 나쁜 방향이든 행동의
변화이다. 일반적으로 학습심리학과 같은 순수심리학적 입장에서는 흔히 가치적 측면을 배제하기
때문에 진보적이든 퇴보이든 일체의 모든 행동의 변화는 학습으로 간주한다. 다만 교육이나
학교학습에서는 항상 가치개념을 전제하는 것이기 때문에, 원칙적으로 긍정적고 진보적인 행동의
변화만을 학습으로 인정하는 경우가 있다는 것도 이 할 필요가 있다.
둘째, 행동의 변화는 성장이나 성숙 또는 신체적 상해에 의해서도 일어나기 때문에 이러한
요소들에 의한 행동의 변화는 학습으로 보지 않는다. 신생아는 출생 직후 누워만 있으나, 점차
자라면서 엎치고, 기고, 앉고, 서고, 걷고, 뛰는 행동을 할 수 있게 된다. 이와 같이 성숙이란
인간의 성장과정에서 환경적 경험적 그리고 연습의 효과를 거치지 않아도 발달단계에 따라
규칙적으로 획득되거나 변화되는 현상을 말하는 데, 이렇게 성장과 성에 의한 발달, 이러한
행동의 변화는 학습으로 보지 않는다. 다시 말하면 학습이란 경험 또는 연습의 결과로 인한
행동의 변화를 말한다.
셋째로, 행동의 변화는 비교적 영속적이어야 한다. 비록 경험과 연습에 의한 행동의 변화라고
할지라도 그 변화된 행동이 비교적 영속적이어야 학습이라고 말할 수 있다 변화 중에서 피로,
약물이나 알코올, 질병 등의 결과로 나타나는 일시적인 변화는 학습이 아니다. 피로가 심하면 잘
할 수 있었던 일도 잘 하지 못하든가 전혀 할 수 없게 된다. 또한 술에 취하면 정상시와는
다르게 행동한다. 그러나 피로나 약물 등의 영향으로 일어나는 변화들은 일시적인 것으로 시간이
지나면 사라지기 때문에 학습에서 제외된다. 질병에 의한 변화도 유기체의 학습기제를 통해서
이룩된 결과가 아니기 때문에 학습이라고 말할 수 없다.
요컨대, 학습이란 경험과 연습에 의하여 행동에 비교적 영속적인 변화를 초래하는 과정이다.
그런데 이러한 학습의 정의는 지적학습 또는 책에서 배우는 것만에 한정되는 것이 아니다.
인간은 개념, 지식, 원리 등의 학습만이 아니고, 태도, 정서, 느낌, 운동경기 등까지도 학습한다.
6.1.1. 행동과 인간내부
학습의 개념을 분석하여 정의하였거니와, 실제로 학습의 본질은 이 정의보다는 좀더 복잡하다.
그 이유는 학습이라는 개념은 지식, 인지과정, 불안, 동기 등과 같이 인간의 내부에서 일어나는
어떤 사상을 기술하기 위하여 만들어진 가설적 개념이기 때문이다. 학습이 실제로 일어나는 것을
본 사람은 없다. 본 것은 행동상의 변화이며, 그것을 기술하기 위하여 학습이라는 용어를 쓴 것에
불과하다.
어떤 사람이 손톱을 물어뜯거나 목소리가 떨리거나 안절부절하거나 한 것을 보고, 그가
불안하다고 말하는 것처럼, 행동상의 변화를 관찰하므로써 학습이 일어났다고 추리한 것이다.
<표6-1>을 보자. 우선 행동을 측정한 뒤에, 아동을 어떤 경험 또는 연습조건을 주고, 다시
행동을 측정한다. 이때, 행동이 (A)에서 (C)로 변화했다면, 우리는 학습이 일어났다고 말할 수
있다. 학습이란 용어는, 이 모형에 맞는 모든 행동의 변화에 붙인 가설적 개념이다.
<표 6-1> 학습을 예시하는 실험방안
A. 선행조건(이전의 행동)
보기: 아동이 단추를 못낀다.
B. 실험조건(연습, 경험, 수업 등)
보기: 손과 눈의 협응에 대해서 가르치고 연습을 시킨다.
C. 결가(이후의 행동)
보기: 이제 이 아동은 단추를 낄줄 안다.
여기서 우리는 행동이라는 말을 지나치게 강조한다는 느낌이 있다. 간단한 수공기능이라면
몰라도 국사를 배운다든지 할 때, 지식과 이해력은 갖게 되지만 어떤 새로운 행동을 배운다는
것인가?
@p148
기계과 학생이 선반조작을 학습함에 있어서 얼마나 진도를 올리고 있는가를 알기 위해서는
우리는 그 학생이 실제로 하는 것을 관찰해야 할 것이다. 그런데 국사를 학습할 때는 어떤가?
학습자가 무엇인가를 글로나 말로 또는 어떤 모양의 기호나 신호로 나타내지 않는 한, 그가
얼마나 진도를 올리는지를 알 수가 없다 학습이 일어났느냐 일어나지 않았느냐를 판단하기
위해서는 어떤 종류의 관찰을 하지 않으면 안 된다. 어떤 학생이 수학공식을 이해하고 있다는
것이 무슨 뜻인지 설명해 보라고 한다면, 우리는 그가 할 줄 아는 여러 가지, 예컨대 재생하거나
설명하거나 다른 상황에 적용는 행동을 진술하면서 설명할 수밖에 없을 것이다.
이것과 단순한 기계조작기능의 학습에는 두 가지의 기본적인 차이가 있다. 첫째는 행동의
형태의 문제로서 한편에서는 말을 하거나 글을 쓰거나 기호를 쓰는 반면에, 다른 한편에서는
비교적 일사천리식의 동작을 한다는 차이가 있다. 둘째는 복잡성의 차이다. 수학에서든
기계조작에서든 간에 보다 높은 수준의 이해와 기계적인 학습을 대비시킬 수 있다. 어떤 준거에
따라 판단한다면 동작의 넓이나 융통성을 행동의 제한성과 대비하는 것이 될 것이다. 아무리
오묘한 지식이라 할지라도 그 지식이 산출하는 행동을 관찰하지 않고서는 연구할 수 없는
것이다. 이것을 거꾸로 말하면 더 명백해질 것이다 즉, 우리가 지식에 관해 언급할 수 있는 것은
어떤 특수한 행동을 관찰하기 때문이다.
그러나 학습의 결과를 행동의 변화와 동등시하는 것이 좀 무리가 있다는 느낌을 버릴 수가
없다. 동양사 전문학자라고 해서 동양사의 내용을 항상 떠들고 있어야 하는 것이 아니고, 테니스
선수라고 해서 항상 테니스를 치고 있어야 하는 것은 아니다. 학습이 이 사람들에게 초래한
변화는 어떤 향성 또는 경향성에서의 변화 또는 어떤 식으로 행동하는 능력에서의 변화라는
것이다. 어떤 사람이 고서화의 진위를 판별할 수 있는 능력을 가지고 있다는 말은 그 사람에게
고서화를 보여 주었을 때 정확한 판단을 한다는 것을 다른 말로 표현한 것이다. 그러나 무엇을
할 수 있는 사람과 할 수 없는 사람은 어떤 면에서든 달라야 하며 자기의 유능, 무능을 나타내
보일 수 있는 상황이 아닐 때에도 어딘가 좀 달라야 한다. 테니스 선수는 코트에 들어서기 전에
어떤 모양으로든 다른 사람과 달라야 하는 것이다. 연습기간동안 어떤 변화를 초래했든지 간에,
실제로 운동을 할 때나 쉴 때나 지속되어야 하는 것이다.
@p149
이렇게 지속되는 것이 과연 무엇인가? 학습경험과 궁극적 행동표현 사이를 무엇인가가 메워 줄
필요가 있다. 한 가지 명백한 것은 '기억' 또는 '지식' 등과 같은 개념으로서 그 간격을 메울 수
있다. 그러나 그것이 무엇인지를 설명해 보라고 요구하면, '인간 내부'를 들여다 보아야 한다는
대답을 하지 않을 수 없을 것이다. 이것은 마치 뚜껑밑에 감추어져 있거나 특수한 기술이나
도구가 있어야 들여다 볼 수 있는, 그래서 일상적으로는 관찰할 수 없는 기계의 상태나 행동의
어떤 측면을 들여다 보는 것과 마찬가지이다. 그런데 생물체는 아무리 단순하다고 해도 기계에
비하면 엄청나게 더 복잡하기 때문에 내부에 있다고 생각되는(예컨대, 어떤 동물의 신경계) 것과
단순한 행동과의 관계를 정확하게 연결시킨다는 것은 아직은 거의 불가능하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밖에서 관찰가능한 것과 뚜껑 밑에서 행동하는 것 사이의 어떤 연속성이 있다는 것은
명백하다. 즉, 행동의 영구적 변화는 어떤 형태로든지 유기체의 생리의 영구적 변화를 반영하고
있는 것이다.
6.2. 수동조건형성
행동주의 학습이론은 심리학의 큰 주류의 영향을 받은 학습이론이다. 행동주의가 등장하기
이전까지 심리학은 인간의 의식을 내성적 방법에 따라 연구하는 것이었다 그러나 왓슨(R. I.
Watson, 1919)은 심리학의 주제는 의식이 아니라, 관찰이 가능하고 측정이 가능한 행동을 연구의
주제(또는 자료)로 해야 한다고 주장하기에 이르렀다. 심리학을 자연과학과 같은 '성공적인'
위치에 올려 놓고자 갈망하던 심리학자들, 특히 논리실증주의에 매료되어 있던 미국의
심리학자들은 왓슨의 제창을 환영하였고, 그것이 곧 행동주의로 영글어겼다. 그 무렵 소련의
생리학자인 파블로프(I. p. Pavlov,1927)와 미국의 심리학자인 손다이크(E. L.Thorndike, 1911)의
조건형성연구가 관심을 끌게 된 것은 어쩌면 학문연구의 시대정신이 아닌가 생각된다. 행동주의
학습이론은 이때부터 심리학의 큰 흐름으로 등장하게 되었다.
수동조건형성(수동조건형성) 또는 고전적 조건형성은 현대 행동주의 학습이론의 최초의
개념이다. 수동조건형성은 유기체의 정서적 반응의 학습을 설명하는 데에 유용한 개념이기도
하다
@p150
6.2.1. 수동조건형성의 각본모형
유기체는 학습하지 않고서도 어떤 자극에 대해서 자동적으로 반응하는 생득적 경향을
가지고'있다. 무릎을 망치로 살짝 때리면 다리가 튕겨 오른다든가, 맛있는 음식을 보면 침이
난다든가 하는 것은 유기체의 생리에 내축되어 있는 경향으로서 반사라고 부르며 이것들은
학습하지 않고도 하게 되는 것이다.
그런데 러시아의 생리학자인 파블로프는 소화액 분비에 관한 실험 도중 원래는 반응을 일으킬
수 없던 자극이 반응을 일으키는 것을 관찰하였다. 처음에 그는 개가 고기가루를 입에 넣어
주었을 때만 침을 흘리는 것을 알았는데, 시간이 경과함에 따라서, 개가 고기를 주기 전에 고기를
보는 것만으로, 심지어 실험자의 발소리만 듣고도 침을 흘리는 것을 관찰하였다. 이것을 관찰한
파블로프는 다음과 같이 체계적인 실험을 진행시켰다.
우선 온도와 조명이 일정한 방음실에서 개를 멍에에 맨다 이렇게 하는 이유는 개의 움직임이나
방안의 온도 또는 소음이 개의 행동에 영향을 미치지 못하게 하기 위함이다 이에 앞서 개의
턱밑에 간단한 수술로서 귀밑 침샘의 관이 밖으로 나을 수 있도록 구멍을 뚫어 침이 나을 때
이를 모아 침의 양을 측정할 수 있도록 장치하였다 실험자는 밖에서 창문을 통해 개의 행동을
관찰할 수 있게 하였다.
개가 이러한 실험상황에 익숙해졌을 때부터 실험이 시작되었다. 우선 종소리를 울린 뒤 금방
소량의 고기를 개가 먹도록 준다 물론 종소리가 침을 흘리게 하는 것이 아니라 고기를 보는 것과
입 속에 고기가 들어 가는 것이 침을 흘리게 하는 것이다. 이렇게 종소리와 고기를 몇 번
계속해서 짝지어 준 뒤에 고기는 주지 않고 종소리만 들려도 개는 침을 흘리게 되었다 원래는
고기에 대해서만 침흘리는 반응을 유발시켰으나 이제는 종소리가 그런 반응을 일으키는 힘을
얻게 된 것이다
파블로프는 이 실험에서 장을 흘리게 한 고기를 무조건자극(unconditioned stimulus: US)이라고
부르고, 그것이 유발한 타액분비 반응을 무조건반응(unconditioned response: UR)이라고 불렀다.
즉, 무조건반응이란 무조건자극에 의해서 유발된 반응이다.
@p151
종소리와 고기를 계속 짝지어 줌으로써 원래는 타액 반응을 일으킬 수 없던 중립적인 종소리가
조건자극(conditioned stimulus: CS)이 되어 이제 타액 반응이라는 조건반응(conditioned
response: CR)을 일으키게 된 것이다. 이 일련의 조건형성과정을 수동조건형성(또는 파블로프식
조건형성, 고전적 조건형성)이라고 부르며 다음에 설명할 작동조건 형성과 대비된다.
수동조건형성이란 자극에 대하여 수동적으로 반응한다는 뜻에서 주어진 이름이다. 이미 지적한
바와 같이 파블로프의 이 간단한 조건형성 실험은 그 이후의 학습심리학에 지대한 영향을
미쳤다. 수동조건형성의 절차를 (그림 6-1)에 보였다.
그림 6-1 수동조건형성의 절차 (생략)
[1] 조건자극과 무조건자극의 짝짓기
일반적으로 조건반응의 강도는 CS-US 짝짓기의 빈도와 두 자극간의 시간 간격과 밀접한
관계가 있다. CS와 US를 짝짓는 회수가 증가하면 할수록 어느 수준까지는 조건 반응의 강도는
증가한다. 또한 CS와 US를 짝지을 때, CS와 US를 동시에 제시하거나 US를 CS보다 먼저
제시하는 경우도 있으나, CS를 US보다 0.5초 정도 먼저 제시했을 때, CS와 조건반응이 가장
강하게 연결된다. (그림 6-2 조건반응의 형성-생략)
@p152
[2] 자극일반화
어느 특정한 CS에 대한 조건반응이 이 CS와 비슷한 다른 자극에 의해서도 유발되는데 이러한
현상을 자극일반화라고 한다. "자라보고 놀란 가슴 솥뚜껑 보고 놀란다"는 속담은 자극일반화의
한 보기이다. 일반적으로 두번째 제시되는 자극이 원래의 CS와 다르면 다를수록 일반화의 강도는
체계적으로 낮아진다. 예컨대 500데시벨(dB)의 소리굽쇠의 소리를 사용했을 때 450dB또는
550dB의 소리굽쇠의 소리에도 개가 CR을 나타내며, 데시벨이 점점 낮아지거나 높아지면(예컨대,
400, 350, 300또는 600, 650, 700등으로) (그림 6-3)과 같이 자극일반화의 강도가 체계적으로
감소된다. 이 곡선을 자극일반화의 물매라고 한다
그림 6-3 자극일반화의 물매 (생략)
[3] 변별
유기체는 처음에는 신호가 되는 모든 자극에 대해서 반응하지만 점차 변별력이 날카로와져서
자극을 구분해서 반응한다. 이러한 현상을 자극변별(stimulus discrimination)이라고 한다 즉,
자극변별은 자극일반화와 상보적인 관계에 있는 것이다. 일반화가 자극의 유사성에 대한
반응이라면 변별은 자극의 차이점에 대한 반응이다. 어떻게 보면 자극일반화는 자극변별의
실패라고 볼 수 있다.
[4] 일반화와 변별의 관계
일반화와 변별은 일상생활에서도 흔히 관찰된다. 어린 아동이 개를 보고 '멍멍'이라는 것을
학습한 뒤에 그와 비슷한 고양이를 보고 '멍멍'하는 것을 볼 수 있다. 이러한 예는 발달 초기의
적응실패로 볼 수 있다. 일반화를 좀더 확대 해석한다면, 예컨대 '가'라는 글자를 학습하는데
있어서 일반화의 능력이 없다면 여러 형태의 '가'가 나을 때마다 따로 학습해야 할 것이다.
일반화는 이처럼 편리한 현상이다. 한편, 변별력도 적응에 대단히 필요한 능력이다. '엄마 와
'이모'를 혼동하던(일반화하던) 아동이, 점차 엄마와 이모를 변별하게 되는 것은 적응에 대단히
필요한 변별능력이다
[5] 교차적 조건형성
조건자극이 일단 조건반응을 유발하는 힘을 획득하고 나면 그 조건자극은 다른 제2의 자극과
짝지어질 수 있다. 그러면 이 제2의 자극은 무조건 자극과 짝지어진 적은 없지만 조건반응을
일으키는 자극력을 얻게 된다 이런 방식으로 제3, 제4의 조건자극을 만들어 낼 때, 이 절차를
고차적 조건형성(higher order conditioning)이라고 말한다 짐작하다시피, 이 절차는 다소
복잡하지만 동물과 인간 모두에게서 관찰되는 현상이다.
[6] 소거
조건반응이 획득된 뒤에 무조건자극이 제시되지 않고 조건자극만을 계속 반복해서 제시하면,
조건반응은 점점 약해져서 마침내는 일어나지 않게 된다. 이 현상을 소거 (extinction)라고 한다.
소거가 조건반응을 일어나지 않게 하므로, 소거절차가 조건형성으로 학습된 것을 지워 버리는
것으로 생각되지만 그렇지 않다. 자발적 회복이나 재조건형성으로 재생되는 것을 보면, 그것은
일시적 억압현상이라고 볼 수 있다.
@p154
[7] 자발적 회복과 재조건형성
조건반응이 소거된 후 CS도 US도 제시되지 않다가 CS가 다시 제시되면, 소거된 것으로
보였던 조건반응이 재생된다. 이러한 현상을 자발적 회복(spontaneous recovery)이라고 한다.
그리고 CS와 US를 계속 짝지어 제시하면 조건반응은 곧 원래의 강도로 되돌아 오는데, 이러한
현상을 재조건형성(reconditioning)이라고 한다. 재조건형성은 처음 조건형성 때보다 빨리
이루어지는데, 이것은 소거가 작용된 뒤에도 원래 조건형성된 것이 그냥 남아 있었다는 것을
입증하는 것이다.
6.2.2. 수동조건형성의 예
위에 논의한 수동조건형성에 의한 학습절차가 '고전적'이기 때문에, 그것이 조건반사를
설명하는 것이기 때문에, 그것이 '개'를 대상으로 실험된 것이기 때문에, 그리고 그것이
1920년대에 발표된 것이기 때문에, 현대의, 인간의 그리고 인간의 복잡한 행동의 학습과는 아무런
관련이 없다고 생각한다면, 그것은 큰 착각이다 '고전적'이란 말을 붙인 것은 다음의
작동조건형성과 구별하기 위해서 붙여진 것으로, 파블로프식 조건형성이라고도 한다. 이 간단한
학습모형은 인간행동의 중요한 부분을 설명하는 데에 아직도 유용하다는 것을 명심할 필요가
있다. 몇 가지 예를 들어보자.
첫째, 정서적 반응은 주로 수동조건형성에 의하여 학습된다. 예컨대, 어느날 아무런 예고 없이
교수가 갑자기 "모두 책을 치우시오. 시험 칩니다"라고 했다면 어떤 반응을 일으키겠는가? 우선
가슴이 두근거릴 것이고, 손이 떨릴 것이고, 어떤 학생은 갑자기 배가 아파올 것이다. 이것이 곧
시험 불안이다. 시험불안은 생득적인 것이 아니며, 무의식 세계에서 튀어나온 것도 아니다.
그리고 이상하게도 반드시 나쁜 점수를 따는 것도 아니고 시험점수가 낮다고 해서 금방 심각한
사태에 빠지는 것도 아니다(5.1.1 참조). 시험불안은 시험이라는 자극이 불안감과 연결되면
나타나는 것이다. 일단 시험과 불안이 연결되면 시험을 볼 때마다 불안스러운 반응을 나타내게
된다. 그 교수를 볼 때마다 불안 반응을 한다면, 그것은 자극일반화 현상이다 앞에서 말한 것처럼
자라보고 놀란 가슴 솥뚜껑 보고 놀라는 셈이다. 인간에게 이러한 정서적 반응이 한 두 가지가
아니라는 것은 말할 필요도 없다.
@p155
둘째, 좀 더 강력하면서 엉뚱한 정서적 반응도 학습된다. 그 한 예가 공포증이다. 공포증이란
비교적 무해한 대상 또는 상황에 대한 긴장되고 터무니 없는 공포반응을 일컫는다 공포증은 다른
이론으로도 설명이 가능하지만 수동조건형성으로도 충분히 설명된다. 예컨대, 개에 대한 공포증을
가지고 있는 사람은 개를 보기만 해도 기분이 언짢고 섬뜩하고, 가슴이 두근거리고, 손에 땀이
나곤 한다. 이러한 불쾌한 느낌이 어이없고 가당치도 않다는 것을 뻔히 알면서도 그 불쾌감을
쫓아버릴 수 없다. 이러한 공포증도 수동조건형성에 의하여 학습한 것으로 볼 수 있다 언젠가
개에게 물려본 경험이 있다든가 또는 다른 사람이 개에게 물려 고통을 받는 것을 본 경험이 있
기 때문이다.
셋째, 김 아무개가 유명한 축구팀에서 결승골을 터뜨려 관중의 열광적인 박수를 받는다. 그리고
다음 장면에서 A사의 TV가 '김선수 최고'라는 말을 한다. '김아무개 최고와 A사의 TV 최고'가
같다라는 것이다((표 6-2)참조). 이 광고나 이와 비슷한 모든 광고에서 고전적 조건형성이 생생히
작용하고 있다. 결승골과 이와 관련된 명예라는 무조건자극이 프라이드, 존경, 선망 등의
무조건반응을 일으키고, A사의 TV라는 조건자극과 연결시킨다. A사의 TV라는 조건자극이
프라이드, 존경,선망 등의 감정을 일으킨다. 즉, 이 반응이 조건반응이 되는 것이다.
(표 6-2) 고전적 조건형성과 광고
무조건자극(김00의 결승골: 성공 열광적 박수 '최고')-무조건반응(존경, 프라이드, 선망)
조건자극 (A사의 TV)-조건반응(존경, 프라이드, 선망)
오른편의 존경. 프라이드 선망 등을 A사의 TV와 연결시킴으로써 그 TV를 구매하도록 한다.
@p156
시청자가 이것을 의식하느냐 않느냐는 문제가 되지 않는다. 그 광고가 A사의 TV를 사면
박수를 받는다든지 '성공감'을 갖게 된다든지 하는 논리적인 설득을 하려들지 않는다. 김선수와
A사의 TV를 연결시키고, 그것을 반복하므로써 A사의 TV를 '무의식적으로' 찾고 사도록 만들면
그만인 것이다.
우유와 건강한 자녀, 화장품과 미녀, 정력제와 중년신사, 친구와 술 등 무수한 광고가 시청자가
의식하지 않고 행동하도록, 즉 부수의적으로 행동하도록 만드는 것이다. 수동조건형성이라는
현상을 사실로 믿느냐 믿지 않느냐가 그것을 부정하는 근거가 되지 않는다. 그것은 마치 만유
인력을 믿건 믿지 않건 사실이라는 것과 같다.
6.3. 작동조건형성
수동조건형성이 행동의 학습을 설명하는 데에 유용하기는 하지만 그것이 모든 인간행동을
설명하는 데에는 한계가 있다는 것이 점차 밝혀지게 되었다. 반응을 유발하는 자극이 분명하지
않을 때의 행동은 어떻게 설명할 것인가? 문제해결을 하는 행동은 어떤가? 손다이크(1911)는
이런 여러 질문들을 하면서 반응 뒤에 제시되는 무엇 때문에 학습한다는 것을 연구하게 되었다.
그는 학습자가 다양한 반응을 해보면서 그중에서 문제를 성공적으로 해결한 반응을 학습한다는
것을 증명하였다. 성공하기까지 다양한 반응을 해보았기 때문에 이러한 학습을
시행착오학습이라고 하였고, 성공적인 반응이 성공을 가져다 준 도구가 되었기 때문에, 이러한
학습을 도구적 조건형성 (instrumental conditioning)이라고 불렀다
6.3.1. 작동조건형성의 각본모형
도구적 조건형성에서는 반응 뒤에 보상이 따른다. 보상을 받느냐 못받느냐는 전적으로
유기체에 달려 있다. 따라서 수동조건형성에서는 유기체는 보상을 얻는 데에 수동적인데 반해,
도구적 조건형성에서는 유기체는 보상을 얻는 데에 능동적이다. 만족한 결과를 초래한 반응이
학습되고 불만족스러운 결과를 초래한 반응은 점차 하지 않게 되는 현상, 즉 문제해결 행동이
어떤 효과가 있었느냐가 학습을 좌우한다는 이 원리가 도구적 조건형성의 관건이 되는 효과의
법칙(law of effect)이다.
@p157
도구적 조건형성은 작동조건형성 (operant conditioning) 또는 조작적 조건형성과 밀접한
관계가 있다.
손다이크가 시작한 도구적 조건형성 실험은 하버드 대학교의 스키너(B.F. Skinner,1938)에 의해
보다 체계적으로 연구되었다. 스키너는 주로 자신이 고안한 스키너 상자를 사용하여 학습 실험을
하였다. 스키너 상자는 방음장치가 된 상자로서 한쪽 벽에 표적을 장치해 놓았는데, 이 표적은
반응을 자동적으로 기록하는 장치와 먹이통과 연결되어 있다. 비둘기가 표적을 쪼으면 먹이통의
알맹이로 된 먹이가 그 밑의 먹이 그릇에 자동적으로 떨어지게 되어 있다. 비둘기를 이 상자
속에 넣으면 비둘기는 그 주변을 탐색하면서 여러 가지 행동을 하게 된다. 비둘기가 여러 가지
탐색행동을 하다가 우연히 표적을 쪼게 되면 먹이통에서 자동적으로 먹이가 나와 그 반응을
보상해준다 이 절차가 반복됨에 따라 비둘기는 표적을 때리는 반응을 학습하게 된다.
스키너는 비둘기가 이러한 행동을 환경에 스스로 '능동적으로' 작용하여 어떤 결과를
생성해낸다고 해서 작동이라고 하고 이러한 절차로 학습되는 과정을 작동조건형성(operant
conditioning)이라고 말했다. 작동조건형성은 여러 측면에서 수동조건형성과는 다르다((표
6-3)참조). 수동조건형성은 기존하는 반사에서 시작되지만 작동조건형성은 그렇지 않다.
(표 6-3) 수동, 작동조건형성의 비교
(1) 자극-반응의 계열
#1 수동조건형성: 자극이 반응 앞에 온다.
#2 작동조건형성: 반응이 효과(또는 보상)앞에 온다.
(2) 자극의 역할
#1 수동조건형성: 반응은 추출된다.(elicited)
#2 작동조건형성: 반응은 방출된다.(emitted)
(3) 자극의 자명성
#1 수동조건형성: 특수한 반응은 특수한 자극이 일으킨다.
#2 작동조건형성: 특수한 반응을 일으키는 특수한 자극이 없다.
(4) 조건형성 과정
#1 수동조건형성: 한 자극이 다른 자극을 대치한다.
#2 작동조건형성: 자극의 대치는 일어나지 않는다.
(5) 내용
#1 수동조건형성: 정서적, 부수의적 행동이 학습된다.
#2 작동조건형성: 목적지향적, 의도적 행동이 학습된다.
@p158
즉, 수동조건형성에서는 자극이 반응을 끄집어내지만, 작동조건형성에는 반응이 저절로
방출된다. 그리고 수동조건형성에서는 반응의 확률이 선행조건에 의해서 좌우되지만,
작동조건형성에서는 반응의 결과에 의해서 결정된다.
인간의 대부분의 복잡한 행동은 작동조건형성에 의해서 학습된다. 학습자가 다양한 자극이
있는 복잡한 상황에 있을 때, 그중의 어떤 특수한 이 반응을 일으키게 하는 것이 아니라
학습자가 반응을 스스로(그래서 지향적, 수의적) 방출하게 된다. 그 반응이 보상되면 다시 일어날
확률이 높아지고 보상되지 않으면 그 확률이 낮아진다. 여기에 강화(보상)가 행동변화에 핵심적
변인이 된다.
6.3.2. 강화
작동조건형성은 다양한 과정을 내포하고 있는데 그 중에서 가장 중요한 것이 강화이다. 강화란
어떤 반응에 수반하여 주어졌을 때 그 반응이 일어날 확률이 증가하는 것을 말한다. 스키너의
이론을 강화이론이라고 부르는 것도 이에 연유한다. 강화 이외에도 소멸, 자극일반화, 자극변별
등이 중요한 과정이며 이들 모두에 강화가 핵심이다.
강화는 어떤 특수한 반응의 일어날 확률을 증강시키는 모든 사상인데 비둘기에 주어지는 먹이,
아동에게 하는 칭찬, 학생에게 주는 상장 등은 물론, 자신이 하고 싶은 행동의 기회 등은 모두
강화물이 될 수있다. 강화물(reinforcers)에는 정적 강화물(positive reinforcers)과 부적
강화물(negative reinforcers)이 있다.
(그림 6-3)에 정적, 부적 강화의 관계가 비교되어 있다.
그림 6-3 정적, 부적 강화 및 벌의 관계
정적 강화물
가: 정적 강화(반응빈도의 증가)
감: 감함으로써 벌(반응빈도의 약화)
부적 강화물
가: 가함으로써 벌(반응빈도의 약화)
감: 부적 강화(반응빈도의 증가)
@p159
정적 강화물은 어떤 행동이 일어난 직후에 주어졌을 때, 또는 그 상황에 가해졌을 때, 그
행동이 장차 일어날 확률을 높이는 자극으로서, 때로는 정적 강화자극(positively reinforcing
stimulus)이라고도 한다. 정적 강화는 우리의 일상생활에서 항상 사용되고 있는 것이다. 아이가
착한 행동을 했을 때 칭찬을 해주는 것은 강화를 주는 것이다.
부적 강화물은 어떤 행동이 일어난 직후에 제거했을 때, 또는 그 상황에서 감해졌을 때, 그
행동이 장차 일어날 확률을 높이는 자극으로서 때로는 부적 강화자극(negatively reinfocering
stimulus)이라고도 한다. 부적 강화의 경우, 유기체는 어떤 불쾌한 상태에서 도피하기 위하여
학습하는 것이다.
벌(punishment)은 어떤 사람에게 그가 원하는 어떤 것을 빼앗아 가거나 또는 원하지 않는 어떤
것을 줌으로써 반응을 약화시키는 절차를 말한다. 즉, 벌이란 그것을 받은 사람이 또다시 같은
방식으로 행동하는 경향이 줄어들 것이라는 전제하에서, 행동 목록으로부터 거북하고 위험하고
또는 원하지 않는 행동을 제거시키기 위하여 사용하게 되는 것이다. 강화에서는 반응의 빈도가
올라가는데 벌에서는 반응의 빈도가 내려간다.
벌은 반응을 약화시키는 절차로서 반응을 증강시키는 정적, 부적 강화와 다르다. 강화에서는
반응의 빈도가 올라가고 벌에서는 반응의 빈도가 내려간다. 흔히 벌과 부적 강화를 혼동하는
경우가 많은데 두 개념 모두 행동에 미치는 효과로서 정의된다. 즉, 벌은 반응빈도의 감소의
효과를 나타내고 부적 강화는 반응빈도의 증강의 효과를 나타낸다.
벌에는 가 감의 두 종류가 있다 가함으로써 벌하는 것은 어떤 반응 뒤에 혐오 자극(부적
강화물)을 가하는 것으로, 예컨대, 수업시간에 떠드는 학생을 방과 후에 청소를 시키는 것이 이에
해당한다 감하므로써 벌하는 것은 어떤 반응 뒤에 정적 강화물을 박탈하는 것으로서 수업시간에
소란을 피워서 수업에 방해가 된 행동을 한 학생을 복도에 나가서 있게 하는 것이 이에
해당한다.
6.3.3. 강화계획
행동은 강화가 주어지면 그 강도가 유지되거나 증가하며 강화가 중단되면 그 강도가 떨어진다
그러나 우리가 살고 있는 가정. 사회, 학교환경에서 주어지는 강화는 항상 일관성이 있거나
계속적인 것은 아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학습은 일어나고 있고, 반응이 띄엄띄엄 강화되는 때도
일정한 행동을 계속하고 있다. 반응에 따라서 강화조건이 달라진다는 것이다.
@p160
화조건을 어떤 패턴에 따라 조절했을 때, 반응에 특징적인 현상이 나타난다. 강화조건의
패턴화를 강화계획(강화계획: reinforcement schedule)이라고 다. 일반적으로 계속적 강화에서는
각 행동마다 강화물을 주는 경우다. 계속적 강화는 행동을 빨리 변화시키기 때문에 학습
초기단계에 가장 효과적이다. 반응할 때마다 강화물을 제시하지 않고 가끔씩 강화하는 것을 부분
강화 또는 간헐적 강화라고 하며, 계속적 강화보다 행동의 약화에 대한 저항이 강하기 때문에
소거에 대한 저항이 강하다고 하며 학습된 행동을 유지하는 데에 유용하다.
간헐강화계획에는 반응간의 시간에 따라 강화하는 것과 반응수에 따라 강화하는 것이 있다. 이
두가지 기본 패턴은 시간 및 반응수를 고정시키는가 변동시키는가의 차원에서 다시 두가지로
나뉘어져 고정비율(반응의 비율), 고정간격(시간의 간격), 변동비율, 변동간격의 4가지 패턴으로
만들어진다.
[1] 고정비율계획
고정비율계획에서는 일정한 수의 반응을 한 뒤에 강화가 주어진다. 예컨대 5개, 8개, 또는
20개의 반응을 한 뒤에 강화가 주어진다. 기호로 표시하면, 각각 FR-5, FR-8, 또는 FR-20이
된다. 고정비율강화계획의 가장 대표적인 예로는 완제품을 일정한 수만큼 만들었을 때마
다 특정한 액수의 보수를 공원에게 지불하는 경우를 들 수 있다.
@p161
[2] 고정간격계획
고정간격계획(fixed interval schedule: Fl)에서는 바로 앞의 강화로부터 계산하여 일정한 시간이
경과한 뒤의 첫 번째 반응에 강화가 주어진다 예컨대 5분의 고정간격계획에서는 마지막 반응이
강화된 뒤 5분이 경과할 때까지는 아무리 반응을 많이 해도 강화가 주어지지 않는다. 일단 5분이
경과한 뒤 처음 하는 반응이 강화된다. 이 강화계획은 Fl-5분이라고 기호화된다. 일정한
시일(예컨대 30일)이 경과한 뒤에 받는 월급이 고정간격계획의 한 보기 이다
[3] 변동비율계획
변동비율계획 (variable ratio schedule: VR)에서는 고정비율계획에서와 같이 일정한 수의
반응을 한 뒤에 강화가 주어지지만, 강화와 강화간의 반응수가 어떤 평균수에 따라 변동한다.
예컨대, 20대 1의 VR계획에서는 반응의 수는 0에서 40까지의 어느 것일 수 있다. 따라서 강화간
평균 반응수는 20이지만 0-40의 어느 수일 수도 있다. 대표적인 예는 여러 가지 도박행동이
이에 해당된다.
@P162
[4] 변동간격계획
변동간격계획 (variable interval schedule: Vl)은 지난 강화로부터 일정한 시간이 경과한 뒤의
첫번째 반응에 강화가 주어지도록 강화간 시간이 어떤 평균을 중심으로 변동한다. 예컨대, 1분의
Vl 계획은 강화간의 시간 간격이 0초에서 120초까지의 어느 것일 수도 있다. 따라서 강화간 평균
시간은 1분이지만 한 강화간 시간은 0-120초의 어느 시간일 수도 있다. 그 대표적인 예로
낚시하는 행동을 들 수 있다.
위의 4가지 강화계획은 각각 독특한 반응양상을 보인다. Fl 계획에서는 반응형태가 시간
경과를 추적하는 경향을 보이며, 강화가 주어진 직후에는 반응률이 급속도로 떨어졌다가 다음
강화가 주어질 무렵이 되면 반응률이 급상승한다. Vl계획에서는 강화와 강화간에 반응률이 크게
동요하지 않는다. 왜냐하면, 언제 시간이 끝날지를 모르기 때문이다. 따라서 강화가 주어질 때
빨리 그것을 받기 위해서 상당히 꾸준하게 반응한다.
이와 같은 간격계획과는 달리, FR계획과 VR계획에서는 굉장히 빠른 반응률이 나타난다.
비율이 작으면 강화 직후부터 반응이 시작된다. 그러나 비율이 크면 각 강화 뒤에 잠깐
중단했다가 꾸준하게 많은 반응을 하게 된다 비율강화계획에서는 마치 다음 강화가 몇 번이나
반응해야 주어진다는 것을 아는 듯이 반응하는 경향이 있다. 여러 가지 강화계획에 대한 보다
구체적인 논의와 행동수정에 있어서의 구체적 예시는 12장에서 상세히 다루게 될 것이다.
그림 6-4 고정비율(FR), 고정간격(FI), 변동비율(VR) 및 변동간격(VI)등 4개의 기본적
강화계획에 따른 가상적 누가반응기록, 사선은 강화를 표시함 (생략)
표 6-4 강화계획의 종류, 정의, 예 및 반응패턴
고정간격(FI)
#1 정의: 일정한 시간간격에 따른 예측가능한 강화
#2 예: 5분이 경과한 뒤 일어나는 첫 반응을 강화
#3 반응패턴: 강화자가 나타나기에 임박하여 반응률이 높아짐: 강화뒤에 일시적 반응 중단
변동간격(VI)
#1 정의: 불규칙적 시간간격에 따른 예상할 수 없는 강화
#2 예: 5분, 7분, 3분, 또는 9분 뒤에 일어나는 첫 반응을 강화
#3 반응패턴: 완만하고 안정된 반응률: 강화 뒤에 일시적 반응 중단이 없음
고정비율(FR)
#1 정의: 일정한 반응수에 따른 예측가능한 강화
#2 예: 10개의 반응마다 강화
#3 반응패턴: 높은 반응률: 강화 뒤에 일시적 반응중단
변동비율(FR)
#1 정의: 불규칙적 반응수에 따른 예상할 수 없는 강화
#2 예: 10개, 7개, 9개, 또는 12개의 반응 뒤에 강화
#3 반응패턴: 아주 높은 반응률: 강화뒤에 일시적인 반응중단이 거의 없음
6.3.4 소거
소거란 강화물을 계속 주지 않으면 반응의 강도가 감소되는 것을 말한다. 수동조건형성에서의
US가 강화라는 것을 알 수 있었을 것이다. 즉, 파블로프의 개의 경우, 무조건자극(US)은
고기였다. 소거는 반응의 약화라는 것과는 다르다. 벌과 같은 방법으로도 반응은 약화되기
때문이다. 벌은 어떤 자극을 가하던가 감함으로써 반응률을 약화시킨다는 것을 기억해야 한다.
그러나 소거는 어떤 자극이 뒤따르지 않기 때문에 일어나는 것이다. 어떤 행동을 해서 정적
강화물을 얻게 되거나 부적 결과를 퍼할 수가 없다면 그 행동은 점차 없어질 것이다. 즉
소거되고 말 것이다.
@p163
6.4. 관찰학습
조건형성 과정은 유기체와 환경간을 연결하는 강력한 관계를 분명히 보여주고 있다. 그러나
조건형성이 학습현상을 전부 설명해 주지는 못한다. 인간으로서 우리는 사회적 존재이며, 따라서
우리는 상호간에 영향을 미치고 영향을 받는다. 우리는 타인의 행동을 보고(관찰하고)
그것으로부터 배운다. 타인의 행동을 관찰함으로써 학습하는 것을 관찰학습이라고 한다. 만일
인간이 직접적 체험을 통해서만 학습한다면 그 과정은 너무나 복잡하고 지루할 수도 있다.
우리는 우리 주변에 있는 사람이 하는 행동을 그대로 모방해 봄으로써 지루하고 복잡한
시행착오를 생략할 수 있다
관찰학습은 인류의 역사만큼이나 오래된 현상이지만 그것을 본격적으로 연구하게 된 것은 얼마
되지 않았다. 그 중에서도 밴듀라(A. Bandura, 1969, 1977)는 관찰학습의 본질에 관한 우리의
이해를 돕는 가장 체계적 연구를 하고 이론을 발전시킨 사람이다.
6.4.1. 모방의 효과
밴듀라(1977)는 모방은 3가지 측면에서 관찰자(학습자)에게 영향을 미친다고 분석하였다.
첫째, 타인이 하는 행동을 관찰함으로써 새로운 반응을 학습할 수 있다. 우리가 학습하지 못한
새로운 행동을 시범자가 할 때 우리는 그 행동을 모방한다. 왼손에 젓가락을, 오른손에 숟가락을
잡고 인절미를 잘라 먹는 서양 사람을 보고 깜짝 놀랐다는 일화가 있다. 마치 포크와 나이프로
고기를 잘라 먹는 것을 그대로 한 것이다. 그 서양 손님이 우리가 인절미를 먹는 것을
관찰했었더라면 아주 스무드하게 인절미를 먹었을 것이다. 교사가 칠판에 수학문제를 풀어
나가는 것을 학생들이 모방하여 그대로 해보면서 학습한다. 모델(model)는 반드시 실인물이
아니라도 효과가 있다. 신문, 도서, 잡지, 영화, TV 등을 통한 상징적, 회화적 지시 방식도 중요한
시범자가 될 수 있다. 예컨대, 아동들은 만화영화 등에서 공격적 행동을 보았을 때
실상황에서처럼 그 행동을 모방한다.
@p164
둘째, 타인의 행동을 관찰함으로써 어떤 특수한 행위를 억제하거나 피하게 되는 수가 있다.
특히 어떤 사람이 어떤 행동을 한 결과 나쁜 효과에 당면하는 것을 관찰했을 때, 이 억제효과는
두드러진다. 교사가 많은 아동 앞에서 한 아동을 벌함으로써, 다른 아동들이 그 행동을 하지
않도록 하는 일벌백계가 이에 해당한다. 우리 주변에 널리 퍼져 있는 속담, 설화, 우화 등은
상징적인 모델이 되고 있다
모델을 관찰함으로써 억제 불능의 상태가 될 때도 있다. 학교의 규율을 어기는 학생을 본
학생은 그 본을 뜬다. 선생님에게 들키지 않고 복도를 달려가는 아이를 보고 다른 아이들도
그대로 하는 경향이 있다. 복도를 빨리 뛰어나가 운동장의 재미있는 운동기구를 먼저 차지할 수
있는 등 강화물이 있으면 모방의 효과는 증가한다. 개를 두려워하는 아동이 개와 재미있게 노는
친구를 관찰함으로써 개에 대한 두려움이 감소되는 경우도 있다.
셋째, 모방은 또한 행동을 촉진하는 작용을 한다. 흔히 우리는 어떤 행동을 할 줄 알면서도
하지 않다가 다른 사람이 그러한 행동을 하면 우리도 따라하게 되는 경우가 있다. 촉진은
억제불능과는 다르다. 억제불능은 벌에서와 같이 행동이 억제되었을 때에 일어나며, 촉진은 할
가능성이 적은 행동을 할 가능성이 높아지는 현상이다. 예컨대 담배를 피울 줄 알면서도 담배를
안 피우다가 다른 사람이 피우는 것을 보고 담배를 피우게 되는 것이 촉진이다.
6.4.2. 관찰학습의 몇 가지 종류
관찰학습에는 다음과 같은 다섯 가지의 종류를 생각해 볼 수 있다.
@p165
1. 직접모방
관찰학습에서 가장 간단한 것은 직접모방이다. 이것은 관찰자, 즉 학습자는 모델의 행위를
관찰하고 모델이 한 행동을 그대로 시행함으로써 보상을 받는 것을 그 기본 전제로 한다.
관찰자는 모델이 왜 그러한 행동을 하는지, 즉 모델이 그 행동을 하게 한 자극이나 단서가
무엇인지를 알 필요가 없고 모델이 어떠한 보상을 받는지를 알 필요도 없다. 관찰자는 모델이
하는 행동을 그대로 행동하게 되는 것이다. 능률적인 사회행동을 학습함에 있어서 이런
관찰학습은 대단히 효과적인 것으로서, 교사가 아동에게 누구누구처럼 행동하라고 지시하고
그대로 하면 보상을 한다든가, 양식집에 가서 양손을 사용하는 식사법을 관찰함으로써 배우고 그
모방에 대해 '만족' 이라는 보상을 받는다든가 하는 것은 모두 관찰학습으로 가능하다. 이런
관찰학습은 관찰자가 쉽게 모방할 수 있는 반응을 요구하거나 실제로 행동함에 있어서 연습을
필요로 하지 않을 때에 가장 효과적인 방법이다.
2. 동일시
동일시는 관찰자가 모델의 비수단적인 독특한 행동유형을 습득하는 것을 뜻한다. 관찰자의
행동 중의 어떤 특수한 반응보다는 모델의 일반적인 행동스타일을 모방하는 것이 동일시 학습의
초점이다. 정신분석이론이 주장하는 바와 같이 부모의 가치체계가 자녀의 양심의 기반을 놓는
것으로서, 아동이 부모를 동일시하여 그 가치관을 내면화하는 과정이 이에 속한다. 아동은
모델(부모)의 정서적 반응, 광범한 의미체제, 도덕적 가치도 동일시의 과정을 통해서
내면화한다고 본다.
한 연구(A.Bandua & A.C.Huston, 1961)에 따르면, 모델이 어떤 문제를 해결하는 데에 전혀
필요없는 행동을 했음에도 불구하고 유치원 아동들은 모델이 한 그 필요없는 행동을 모방하는
것을 보았다. 더구나, 실험 전에 모델이 아동들과 다정한 시간을 보냈느냐 그렇지 않았느냐에
따라 아동들의 모방학습에 차이가 있다는 것을 발견하였다. 즉, 모델과 다정한 시간을 보낸
아동들이 모델의 행동스타일을 더 많이 닳는 것을 본 것이다. 이 연구의 결과는 관찰학습을
통해서 특수한 도구적 행동만이 아니라 모델의 개인적인 특수한 행동스타일도 학습한다는 것을
시사하고 있다. 물론 개인의 이런 특수한 행동은 직접모방학습에서 특수한 스타일을
보상함으로써 학습될 수도 있다. 그러나 직접모방학습에서는 스타일 그 자체를 보상함에 반하여
동일시학습에서는 그 스타일이 우연히 학습된다는 점이 다르다
@p166
3. 무시행학습
무시행학습이란 모형으로서 행동을 예행해 볼 기회가 없거나 모방에 대한 강화가 없음에도
불구하고 관찰자가 학습을 하는 것이다. 무시행학습이 동일시학습과 다른 점은 무시행학습에서는
모방된 행동이 도구적인 반응이라는 것과 모델 자신이 흔히 보상을 받는다는 점이다. 관찰의
결과로 기존의 반응빈도가 증가하던가 감소할 때 모방이 이루어졌다는 것을 알 수 있다. 일단
모델의 특수한 도구적 행동이 모방되면 모델이 직접 시범을 보이지 않는 관찰자의 행동에도
변화가 일어나며 또한 상황이 다른 데에서도 관찰자가 관찰한 행동을 하게 되는 경향이 있다.
한 연구(Bandura,Ross & Ross, 1963)에 따르면, 실제의 성인 모델 영화 모델, 만화 모델의
공격적인 행동을 관찰한 아동들이 공격적 행동의 모방에는 차이가 없었으나 실험상황에서 공격적
행동을 전혀 관찰하지 않은 통제집단에 비해서는 공격적 행동이 월등히 높다는 사실을 밝혔다.
4. 동시학습
동시학습에서는 모델과 관찰자가 동시에 동일한 과제의 학습을 하는 사태에서 관찰자는 모델의
행동을 보고 그대로 행동하게 된다. 즉, 관찰자의 행동과 같은 행동을 하는 모델이 있을 때
행동이 촉진되는 현상이 곧 동시학습이다. 동시학습은 관찰자로 하여금 학습과제(모델의 행동)에
주의를 기울이도록 제시해 준다는 점에서 무시행학습과 다르며 모델의 행동이 정확하든 정확하지
않든 간에 관찰하게 되며 관찰한 행동을 그대로 정확하게 복사했다고 해서 보상을 반드시 받지
않는다는 점에서 직접모방학습과 다르다. 타인의 행동을 관찰함으로써 득을 보는 경우와 같은,
흔히 당면하는 사회적 학습의 경우로서 예컨대 학교학습 상황에서 다른 아동들이 학습하는 것을
보고 자기도 학습하게 되는 경우가 그 한 가지 예이다.
5. 고전적 대리 조건형성
관찰학습은 앞에서 논의한 작동적 행동의 학습에만 해당되는 것이 아니고 정서적인 반응의
습득에도 일어난다. 타인이 정서적으로 경험하는 것을 관찰하고 그와 비슷한 정서적 반응을
학습하는 것을 고전적 대리 조건형성이라고 한다.
@p167
관찰을 통하여 정서적인 경험이 타인에게 전이되어 가는 것은 임상심리학에서 특히 관심을
기울이는 문제이다. 어떤 정서적 반응은 주변에 있는 다른 사람의 반응을 관찰함으로써
조건화제고 그런 반응이 나중에 점차 강화되는 경우가 많다. 슬픈 영화나 연극을 보면서 눈물을
흘리는 경우가 바로 여기에 속하는 한 가지 예로서, 이것을 대리선동(vicarious instigation)이라
고 한다. 이러한 현상은 관찰자가 다른 사람이 무조건 정서반응(unconditioned emotional
response)을 일으키는 것을 목격하고 그에 대해서 정서적으로 반응하는 것이라고 할 수 있다.
고통스러운 자극을 받는 사람(모델)을 목격했을 때, 관찰자가 간접적인 정서적 조건반응을
일으키느냐 일으키지 않느냐는 관찰자가 과거에 그와 비슷한 상황에서 고통스러운 경험을 한
적이 있느냐 없느냐에 의해 좌우된다. 그러나 모델이 실제로 고통을 받든 받지 않든 조건형성은
일어날 수 있다(예컨대 마술사가 날카로운 칼로 자기의 팔뚝을 찌르는 척하는 경우 등). 따라서
정서적 반응의 간접적 조건형성은 관찰자가 그 상황을 어떻게 해석하느냐에 따라 결정된다고 할
수 있다.
대리조건화 현상이 일어난다는 것이 실험적으로 증명된 것이기는 하지만 모델이 경험하는
고통과 좌절이 관찰자가 직접 경험하거나 상상할 경우와 같이 강력한 정서적 반응을 일으키는
것은 아니다. 그러나 관찰만으로 정서적 반응을 일으킨다는 것은 사실일 것이다.
6.4.3. 관찰학습의 이론적 분석
관찰학습의 정의와 여러 가지 종류에 대하여 논의하였다. 그러면, 이러한 관찰학습은 어떻게
일어나는가? 이에 대해서 사회학습이론가인 밴듀라(1986)는 관찰학습의 과정을 주의집중단계,
파지단계, 재생단계, 그리고 동기화단계 등 4단계로 분석하였다. 이것을 그림으로 표시하면 (그림
6-5)와 같다.
그림 6-5 관찰학습의 분석
모방사태: 주의집중단계-> 파지단계-> 재생단계-> 동기화단계: 모방행동
@p1b8
1. 주의집중
관찰학습이 일어나기 위해서는 관찰자(학습자)는 모델의 행동에 주의를 기울여야 한다.
일반적으로 지위가 높은 사람이나 유능한 사람, 또는 매력적인 모델에 주의를 기울이는 경향이
있다. 만일 교사가 유능하고 매력적이라면 학생들은 그 교사의 행동에 주목할 것이다. 또한, 유명
탤런트, 배우 또는 운동선수들이 입는 옷, 헤어스타일, 독특한 버릇들에 청소년들이 끌려모방하는
경우가 이에 해당한다.
2. 파지
관찰한 행동을 재생한다는 것은 곧 관찰한 행동을 상징적으로 파지, 즉 기억하고 있었다는
뜻이다. 밴듀라는 관찰한 행동을 오래동안 파지하는 것이 가능한 이유는 관찰한 행동을
상징적으로 약호화해서 입력시키기 때문이다. 예컨대, 학생들은 모델의 행동을 자기자신에게
의미가 있는 형태로 입력하고, 분류하고, 인식하는 것이다. 관찰할 때, 모델이 하는 행동에 맞는
심상이나 정신적 도식을 형성하게 된다.
3. 재생
이 단계는 관찰된 것이 어느 정도 수행으로 번역되느냐를 가리킨다. 즉 상징적 약호화가
모델의 행동의 내적 모델을 만들고, 그것이 관찰자의 행동을 인도한다. 행동의 인지적 인도가
있기 때문에 실제로 행동을 해 보지도 않고 모방이 가능하다는 것이 밴듀라의 생각이다. 그러나
인지활동은 자동적이지 않고 자극과 강화가 인지활동의 성격을 좌우한다. 이 말은, 관찰하고
심상을 형성하고 난 즉시 그 행동을 해 보아야 한다는 것을 의미한다. 이때, 즉각적인 피드백이
강력한 힘을 발휘한다.
4. 동기화 또는 강화
관찰을 통하여 학습한 행동은 강화를 받아야(동기화 되어야) 실행하게 되고, 만일 그 행동의
실행이 벌을 받는다면 그 행동은 일어나지 않을 것이다. 이런 면에서 밴듀라의 사회학습이론과
작동조건형성이론은 의견을 같이 한다. 둘다 강화와 벌이 행동을 형성하고 유지한다는 사실을
인정한다. 그러나 관찰학습에서는 강화는 행동하도록 하는 동기가 될 뿐, 행동의 학습에는 영향을
미치지 않는다고 본다. 더구나 사회학습이론은 표현된 행동만이 아니라 내재적 인지활동도
중요시한다. 따라서 타인의 행동의 결과를 관찰하는 것 등 대리적 강화와 벌도 행동을 형성하고
유지한다고 본다.
@p169
6.4.4. 학교에서의 관찰학습
심리학의 연구를 거론하지 않더라도 관찰학습이 수업-학습의 기술로서 대단히 효과적이며
경제적이라는 것은 자명하다. 특히 복잡하고 새로운 행동을 가르칠 때 지루한 조건형성의 과정을
밟지 않고 관찰하게 함으로써 행동을 쉽게 학습시킬 수 있다는 잇점이 있다.
흔히 우리는 실천에 의한 학습(learning by doing)을 강조하곤 한다. 무엇을 학습하기 위해서는
실제로 그 행동을 해보아야 한다는 것이다. 물론 실제로 체험하는 것이 학습을 촉진한다는 것에
이의를 제기하기는 어렵지만 관찰학습 분야의 연구는 타인이 어떤 과제를 실행하는 것을
관찰하는 것만으로도 학습할 수 있다는 것을 역력히 보이고 있다.
몇 가지 연구(B. J. Zimmerman, 1977, R. Rosenthal & B.J. immerman,1973)에서 밝혀진 바에
따르면 경우에 따라서는 실제로 실행해 보이는 것이 그 행동의 학습에 오히려 방해가 된다는
것을 밝힌 바 있다. 이들의 연구에서 복잡한 계기 눈금 읽기를 학습하는 과제에서 관찰학습과
아동의 동작을 직접 유도하여 학습시키는 것을 비교했다. 직접 유도학습 집단에서는 3, 5학년
아동들의 손을 일일이 잡고 정확하게 읽는 법을 가르쳤고(그래서 전혀 틀리지 않게 조작을 할 수
있게 하고), 관찰학습 집단에서는 실험자가 하는 것을 아동들이 단순히 관찰만 했다. 이 두 가지
지도방법이 모두 상당한 학습효과를 올렸다. 그러나 관찰학습이 실천에 의한 학습보다 2배나 더
효과적이었다. 물론, 생소한 기계조작 등 동작학습을 시킬 때, 교사의 직접적 도움이 필요할 때가
있겠지만 이 원리를 모든 상황, 특히 추상적 규칙 등을 학습하는 상황에 일반화하는 것이
위험하다는 점에 유의해야 할 것이다. 그러나 동작이 학습의 주요소가 되는 수영 등의
운동경기에서는 실천이 중요하다는 것은 두 말 할 필요조차 없다.
@P170
연습문제
1. 학습의 개념을 정리해 보고, 학습과 수행의 차이를 밝혀보자.
2. 수동조건형성(고전적 조건형성)과 작동조건형성의 기본적 차이를 비교해 보자.
3. 수동조건형성의 보기를 들어 보자(교과서의 보기는 제외).
4. 강화의 개념을 일상생활의 보기를 들면서 설명해 보자.
5. 기본적 강화계획 4가지를 비교하고, 각 강화계획하의 행동의 특징을 보기를 들면서 정리해
보자.
6. 관찰학습을 이론적으로 분석해 보자.
7. 다음 각 항에 대하여 간단히 설명해 보자.
1) 자극일반화와 변별의 관계
2) 부적 강화
3) 소거
4) 고전적 대리조건형성