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Casey,Riley 2022. 10. 17. 15:4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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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구지가(龜旨歌)
                                                                          구간(九干)

◈작품 해제◈
   <삼국유사>의 '가락국기(駕洛國記)' 수로왕의 강림  신화에 수록된 삽입 가요이며,  현전 
  최고(最古)의 집단 무요(舞謠), 노동요, 무가적(巫歌的) 서사시로 한역(漢譯)되어 전한다.


<원문과 해석>
龜何龜何
首其現也
若不現也
燔灼而喫也
   거북아, 거북아
   머리를 내어라.
   내놓지 않으면
   구워서 먹으리



<감상 안내>
    '구지가'는 구지봉에서 구간(九干)등 마을  사람들이 신군(神君)을 맞이하
  기  위한 노래로'영신군가(迎新君歌)',  '영군가(迎君歌)'라고도 한다.  <삼국 
  유사>의 기록에 수백명의 군중이 구지봉 산꼭대기에 모여 임금을 맞기 위
  해 땅을 파헤치며  목청껏 불렀다는 것으로 보아 고대인(古代人)들의 집단 
  가무라는 사실을 알 수 있으며 동시에  노동의 괴로움을 덜고자 하는 노동
  요의 성격도 지니고 있다고 보아야 할 것이다.
    이 노래에 등장하는 거북이는 용(龍)과 함께 고대인이 숭상하는 신령스러
  운 존재이다. 이러한 면에서  볼 때 '구지가'는 임금의 강림을 간절히  기원
  하는 주술요(呪術謠)라고 할  수 있다. 특히 요구와  위협의 구조는 주술요
  의 특징이기도 하다.
    이 노래와 내용 및 주제가 비슷한 노래에 '해가(海歌)'가 있다. 이는 수로 
  부인(水路夫人)이 해룡(海龍)에게  납치되자 부인을 구하려고  강릉 백성들
  이 막대기로 해안(海岸)을 두드리며 부른 노래이다.
    그 내용은 다음과 같다.
    龜乎龜乎出水路
掠人婦女罪何極
女若悖逆不出獻
入綱捕掠燔之喫
거북아 거북아 수로를 내놔라.
남의 아내 앗은 죄 그 얼마나 큰가?
네 만약 어기어 바치지 않으면
그물로 잡아서 구워먹으리.


    이들 두 노래는 주술성(呪術性)을 드러내는 시가의 대표적인 예이다.

<작자 소개>
   구간(九干) : 가락국을 다스리던 아홉 촌장
   
                                헌화가(獻花歌)
                                                                 실명노옹(失名老翁)
◈작품 해제◈
  민요가 정착(定着)된 4구체 향가로 사랑의  표현 방식이 지극히 암시적이고 심비하며,  당
 시의 풍속을 엿보게 해 준다.

<원문과 해석>
    紫布岩乎邊希
  執音乎手母牛放敎遣
  吾 不喩  伊賜等
  化 折叱可獻乎理音如
  딛배 바화   
  자 오손 암쇼 노 시고
  나  안디 븟흐리샤 
  곶  것가 밪  리 다.
  붉은 바위 가에
  잡고 있는 암소 놓으라 하시고
  나를 아니 부끄러워하신다면
  꽃을 꺾어 바치겠나이다.



<감상안내>
   천 길 벼랑 위에 바위가 픤 아름다운 꽃을 보고 수로부인은 크게  감탄하고, 누가 그 꽃
  을 자기에게 꺾어다 줄 수 있겠느냐고 좌우에게 묻는다.  엉뜽하고 다분히 어리석어 보이
  기까지 하는 요구를 젊은 그의 종자(從者)들 중 아무도 들어 줄 수가 없었다. 그 때 소를 
  이끌고 가던 어떤 노인이 자기를 부끄러워하지 않는다면 꽃을 꺾어 바치겠다고 말한다.
   이 노래에서 우리의 주목을 끄는 것은 수로부인의 아름다움이다. 그 아름다움 때문에 한 
  노인이 생명을 걸로 천 길 벼랑을 기어올라갔다.
   미(美)라는 것은 따지고 보면 실용적인 가치가 있는 것이 아니다. 가장 순수하고  절대적
  인 인격을 지닌 자만이 참된 미를 알고, 그 미(美)를 위하여 목숨을 아끼지 않을 수도 있
  는 것이다.
   종자(從者)들은 참 미(美)를 알지 못했으나 그 노인은 참 미(美)를 알았다. 여기서 우리는 
  신라인의 뛰어난 미의식(美意識)의 일면을 역력히 엿볼 수 있다. 동시에 이 노래가 민요의 
  정착이라는 사실로 미루어 볼 때 당시 남녀가 꽃을 따서 바치며 사랑을 고백한  로맨틱한 
  풍속을 짐작할 수도 있겠다.
   [배경설화] 순정공(純貞公)이 강릉태수(江陵太守)가 되어 부임하다가 바닷가에서 점심을 
   먹는데, 그 아내인 수로부인(水路夫人)이 절벽  위에 올라가 꽃을 꺾어올 사람이 없느냐
   고 할 때, 마침 소를 몰고 가던  한 노인(老人)이 절벽 위에 올라가 꽃을 꺾어 수로부인
   (水路夫人)께 바치며 이 노래를 함께 지어 바쳤다고 한다.
                          찬기파랑가(讚耆婆郞歌)

◈작품 해제◈
 경덕왕(景德王, 742∼765) 시대 충담사(忠淡師)가  지은 10구체 향가로 기파랑(耆婆郞)이라
는 인물을 찬양하는 내용의 노래이다.  충담사는 승려로 특히 향가에 능했다고  전해지는데, 
경덕왕이 그가 지은 <찬기파랑가>의 끗이 매우 높다는 것을 듣고 왕을 위하여 안민가(安民
歌)를 지어 줄 것을 요청했다는 기록이 『삼국유사』에 전한다. 연구자에 따라 노래의 구조
나 해독상 많은 이견이 제기되어 있는 노래이다.

<작품 감상>
   咽鳴爾處米
露曉邪隱月羅理
白雲音逐干浮法隱安 下
沙是八陵隱汀理也中
耆郞矣 史是史藪邪
逸烏川理叱象惡希
郞也持以 如賜烏隱
心末際叱 逐內良齊
阿耶 栢史叱枝次高 好
雪是毛冬乃乎尸花判也

늣겨곰  라매
이슬  갼  라리
 구룸 조초   간 언저레
몰이 가  믈서리여 
耆郞(기랑)  즈 올시 수프리야
逸烏(일오) 나릿   긔
浪(랑)이여 디니더시온
       좃 라져
아야 자싯 가지 노포
누니 모  두폴 곳가리여
                        - [金完鎭 解釋]


    -현대어역
        흐느끼며 바라보매
        이슬 밝힌 달이
        흰 구름 따라 떠 간 언저리에
        모래 가른 물가에
        기랑(耆郞)의 모습이올시 수풀이여
        일오(逸烏) 내 자갈벌에서
        낭(郞)이 지니시던 마음의 갓을 좇고 있노라
        아아, 잣나무 가지가 높아
        눈이라도 덮지 못할 고깔이여.

<감상 안내>
 『삼국유사』의 《경덕왕 충담사 표훈대덕》조의 기록 가운데 <찬기파랑가>에 관한  직접
적인 언급은 다음 내용이 전부이다.
 <경덕왕이 말하였다. "짐(朕)이 일찍이 듣자하니 대사(大師)가 기파랑(耆婆郞)을 찬양한 사
뇌가(詞腦歌)가 그 뜻이 매우 높다 하던데, 그것이 과연 그러하오?" (스님이) 대답하여 말하
였다. "그렇습니다.">

 위와 같은 경덕왕과 충담사 사이의 대화 부분에서 우리가 특히 관심을 기울일 만한 부분은 
'그 뜻이 매우 높다'는 대목이다. 노래의 해석에 있어  중요한 대목으로 파악되는 이 부분은 
두 가지 경우로 해석할 수 있다.
 먼저 이 부분을 노래의 문학적 성취 수준을 평가한 것으로 해석할 수 있다. 이 경우 그 '높
은 뜻'이란 시에 표현된 작자 자신의 사상이나 지조 또는 그가 깨달은 진리나 세계 인식, 구
조나 기법 등 형식면의 기발함  같은 것으로 이해된다. 달리 '높은  뜻'을 작자가 아닌 시적 
대상, 즉 기파랑과 관련된 것으로 해석해 보자. 이렇게 생각하면 기파랑의 고매한 인격과 그
가 지녔던 높은 뜻을 지적한 것으로 볼 수 있고, 전체의 의미 내용의 성격도 구체적으로 규
정할 수 있게 된다. 그런데 위의 두 가지 해석  가운데 전자를 따를 경우 충담이 '그렇다'고 
대답한 그 다음 대목과 마찰을 빚는다. 곧 왕이 충담의 노래를 문학적으로 훌륭하다고 칭찬 
했는데, 자신이 왕의 면전에서 스스로 그렇다고 인정한다는 것은 통념상 있을 수 없는 일이
기 때문이다. 따라서 이 부분은 찬양의 대상인 기파랑을  두고하는 말이라는 후자의 해석이 
보다 타당성이 있으며, 이런 점에서 '그 뜻이 매우 깊다'라는 말과는 변별하여 '높다'는 의미
를 되새길 필요가 있다.

 이 노래는 크게 세 개의 의미  단락으로 나누어 볼 수 있다. 그런데  이 노래를 달과 시적 
화자의 문답체로 파악하느냐, 아니면 단순한 시적 화자의 1인  서술로 보느냐에 따라 그 삼
분의 위치가 달라지게 된다. 문답체로 보면, 제1∼3행은  화자의 물음이며, 제4∼8행은 그에 
대한 달의 응답이 된다. 이 같은 문답을 통해 고양된 시인의 감정이 제9,10행에 응축되어 표
현된다는 것이다. 한편 1인 서술로 보는 관점에서는 이처럼 달과의 직접적인 대화로 노래를 
파악하는 것은 무리가 있다고 한다. 시적 화자가 대상 자연물의 풍경울 통해 기파랑의 모습
을 회상하고 기리는 내용으로 전체가 이루어져 있으며, 마지막에서  기랑의 높은 뜻이 잣나
무 가지로 표상되어 있다는 것이다. 이로 보면 제1∼5행, 제6∼8행, 제9,10행이 각각  하나의 
의미 단락이 된다. 노래의 구조를 어떻게 파악하는가 하는 것은  그 의미 내용의 해석을 결
정 짓는 중요한 문제이다. 이처럼 같은 노래를 두고 상반된  단락 구분을 가져오게 한 해독
상의 중요한 차이점을 그 핵심적인 어구들을 몇 가지 지적하고 각각의 해독을 비교하여 살
펴보자.
 이 노래를 문답체로 보느냐 아니냐는 제3행을 의문문으로 해독하느냐 아니냐 하는 것에 좌
우된다. 즉 이 부분을 '흰 구름 좇아 떠 감이 아니야?'라고 해석할 수도 있고, '흰 구름 따라 
떠 간 언저리에'로 볼 수도 있다. 전자를 따를 경우 이 노래는 전체적으로 문답체의  형식을 
갖추게 되며, 후자에 의하면 서술형의 노래가 된다. 어느 쪽으로 보더라도 이 작품의  3분단
은 4·4·2라는 10구체 향가의 일반적인 삼분구조와는 차이가있다.

 이 노래는 현전하는 향가 가운데 유독 '사뇌가'라는 말이 붙어서 '찬기파랑사뇌가'라는 명칭
으로 전한다. 왜 그 같은 명칭이 붙여지게 되었는가 생각해보면 이 노래야말로 사뇌가의 전
형적인 사뇌가가 갖추어야할 높은 뜻을 가장 잘  갖추고 있기 때문인 것으로 짐작해 볼 수 
있다. 앞에서 파악한 작품의 구조  이외에 수사(修辭), 이미지 등 기법면에서의  우수성이나, 
내용면에서 이 작품이 숭고와 비장을 함께 보여준다고 하는 것과 관련하여 생각을 심화시킬 
수 있다.
                          공무도하가(公無渡河歌)
                                                       백수광부(白首狂夫)의 처(妻)

◈작품해제◈
   

렬(貞烈)의 여심(女心)을 노래한 고조선 시대의 서정 비가(悲歌)로 강을 건너다 물에 빠져 죽은 남편을 한탄해 부른 노래이다.

<원문과 해석>
公無渡河
公竟度河
墮河而死
當奈公何
  임이여, 물을 건너지 마오.
  임은 그예 물을 건너시네.
  물에 휩쓸려 돌아가시니
  가신임을 어이할꼬.



<감상안내>
   이 노래는 공후인의  설화와 함께 전해지는 삽입  가요로 일명 '공후인(  引)'이라고도 
  불린다.
   이 노래는 남편이 물에 빠져 죽자 이를 슬퍼한,  곡진한 사랑과 애상 및 체념이 한데 엉
  긴 노래로 한국적 정사인 한(恨)의 원류(源流)라고 할 수 있다. 훗날 이 노래의 중요한 제
  재인 강물이 '서경별곡(西京別曲)'이나 정지상(鄭知常)의  '송인(送人)'등 많은 이별가에 등
  장하고 있음은 결코 우연이 아니다.
   이 노래에 나오는 '물'은 이별과 만남을  상징한다. 즉 백수광부가 물에 빠져 죽음으로써 
  산 자와의 이별을 보여 주며, 아내가 따라 죽음으로써 남편과 새로운 차원의 만남을 예상
  할 수 있는 것이다.
   이 노래는 진솔 곡진(眞率曲盡)하며 비극적인 고대 가요로 <해동역사>에 한역되어 전한
  다.

<작자소개>
백수 광부(白首狂夫)의 처( ? ∼ ? )
   고조선(古朝鮮)때 전설로만 전하는 신원  미상의 여인. 이 작품을 노래로 정척시킨  이는 
  곽리 자고의 처 여옥이다.
   
                             제망매가(祭亡妹歌)
                                                                    월명사(月明師)
◈작품 해제◈
  신라 경덕왕 때의 국선(國仙)인 월명사가 죽은 누이의 재(齋)를 올리며 명복을 빈 추모의 
 노래로 10구체 향가이다.
  현존 향가중 걸작이며 불교적 내용의 대표적 서정 시가이다.

<원문과 해석>
生死路隱
此矣 有阿米 次 伊遣
吾隱 去內如 辭叱都
毛如 云遣 去乃尼叱古
於內 秋察 早隱 風未
此矣 彼矣 浮良落尸 葉如
一等隱 枝良 出古
去奴隱 處毛 冬乎丁
阿也 彌陀刹良 逢乎 吾
道 修良 待是古如
生死路 
예 이샤매 저히고
나  가 다 말 도
눋 다 닏고 가 닛고.
어느    이른   매
이  정   딜 닙다이
  가재 나고
가논 곧 모  온뎌
아으 彌陀刹애 맛보올 내
道 닷가 기드리고다.
살고 죽는 길이
여기 있음에 두려워지고
나는 갑니다. 말도
다 이르지 못하고 갔느냐
어느 가을 이른 바람에
여기저기 떨어지는 잎처럼
한 가지에 나고서도
가는 곳을 모르겠구나
아아 극락에서 만날 것을 믿고서 내가
도 닦으며 기다리겠다.



<감상 안내>
   제망매가는 삼국유사에 월명사가 죽은 누이를 위해 이 노래를 지어 제사를 지냈더니  광
  풍(狂風)이 불어 지전(紙錢)을 서쪽으로 날려 없어지게 했다는 배경설화에 함께 전해진다. 
  얼마나 누이에 대한 사랑과 정성이 지극했으면 이러한 설화가 전해지겠는가? 글자 그대로
  '동천지감귀신(動天地感鬼神)'이다. 슬프고 절실한  사랑의 상처와, 가을  바람에 여기저기 
  떨어지는 나뭇잎처럼 무상(無常)한 인생, 그리고 동기간의 우애, 이러한 것이 복합되어 불
  교적으로 승화한 것이 제망매가이다,.
   해마다 피고 지는 저 나뭇잎 하나하나는 한결같아 보이지만 실을 그 나뭇잎  하나하나는 
  각자 흔들리고 또 홀로 떨어져야 한다. 또한 올해의 잎은 작년의 잎이 아니다. 이러한  엄
  연한 자연의 이치대로 인간도 홀로 죽어야 하며, 다음 생의 만남을 기약할 수고 없다.  이
  것은 인간의 힘으로 어쩔 수 없는 운명인 것이다. '제망매가'에는 신라인의 이러한 깨달음
  이 함축되어 나타난다. '제망매가'는 우리 선인들의 향기 높은 예술성과 높은 차원의 정신 
  세계를 발견할 수 있는 것이다.
   내용을 살펴보면 1행에서 4행까지의  1단락은 누이의 죽음  앞에 마주선 괴로운  심경을  
  불교 사상을 바탕으로 한 체념과 넘치는 골육의 인정을 노래했고 2단락이 5∼8향은  모든 
  생명체의  무상성(無常性)에 대한 고뇌를 표현했으며,  마지막 9∼10행에서는 이승에서의 
  슬픔과 고뇌를 불교적 믿음에 의해 초극하고 극락에서의 재회를 다짐하고 있다.

<작자 소개>
월명사(月明師 : ? ) - 신라 경덕왕 때  경주 사천왕사(四天王寺)에 소속되어 있던 승려, 달 
                     밝은 밤에는 피리를 불며 문 앞길을 다녔는데, 달이  그를 위해 길을 
                     밝혔다 하여 그 마을을  월명리라 했고 그의  이름도 월명(月明)이라 
                     했다고 한다.
                      향가를 잘 지어 '도솔가' '제망매가'가 정한다.
                      
                      
                                도솔가(兜率歌)

◈작품 해제◈
 신라 제 35대 경덕왕(景德王)때의 고승 월명사(月明師)가 지은 향가로, 연대는 경덕왕 19년
(760)이다. 형식은 4구체로 된 불교 가사라고 할  수 있으나 주가(呪歌), 제기가사(祭祇歌詞)
라고 하는 설도 있다.

<작품감상>
오  이에 散花 블어
    고자 너는
고      命  브리  디
彌勒座主 뫼셔롸

散花 :  산화가(散花歌)의 준말. '산화불공(散花佛供)'은 불공의 한 가지
    : 뿌린. ' '는 ' 다'의 'ㅎ' 탈락(脫落)으로 뿌리다[散]의 뜻
命  : 명(命)의 심부름하는 까닭에. '命 '은 '명령을'의 뜻
彌勒座主 : 미륵(彌勒)은 미륵보살의 이름이고, 좌주(座主)는 존칭임.

<작품 감상>
 760년 4월 초하룻날에 두 해가 함께 나타나서 10여일간 없어지지 않자, 왕이 일관(日官)의 
주청으로 청양루(靑陽樓)에 행차하여  연승(緣僧)인 월명사를 만나  단(檀)을 열고 계(啓)를 
지으라 하여, 월명사가 이 작품을 지었다. 4구체로 보는 것이 통설이다.


                                서동요(署童謠)
                                                                         무왕(武王)

◈작품 해제◈
    백제 무왕(武王)이 소년 시절에 지었다는 동요(童謠)이다. 맛둥(薯童)이 신라의  선화(善
   化公主)를 아내로 삼기 위한 계책으로 서라벌에서 아이들에게 마(薯)를 나누어주며 이 노
   래를 부르게 했다고 한다. 참요의 성격을 떤 민요라고 볼 수도 있다.

<원문과 해석>
   仙化公主主隱
   他 密只 嫁良 置古
   署童房乙
   夜失 卯乙 抱遺 去如
   선화공주(仙化公主)니믄
     그 지 얼어 두고
   맛둥바 
   바  몰 안고 가다.
  선화공주님은 
  살그머니 정을 통하고 
  맛둥이라는 사내를
  밤마다 몰래 안고 다닌다.



<감상 안내>
    신라 진평왕 때 백제 무왕이 지었다는  4구체의 향가로 현존하는 향가 중 가장 오래된 
   것이다. 이 노래에는 국경을 뛰어넘고 신분의 귀천을 초월한 낭만적인 한 소년의 사랑이 
   응집되어 있으며, 이 꿈이 별 어려움 없이 이루어진 것으로  보아 당시 사회가 남녀간의 
   사랑이 비교적 자유스러웠다는 사실을 짐작할 수 있겠다.
    서동은 용의 아들로 출생하여 고난을 극복하고,  왕위에 오른다는 영웅설화의 공식적인 
   과정을 밟는다. 영웅의 일생은 기연(奇緣)이나 결혼에 의해 성공의 실마리가 풀린다.  '서
   동요'는 바로 이러한 성공의 열쇠 구실을 한다. 또한  배경설화에 '동요의 영험함을 알았
   다.'고 나오듯 주술적인 기능을 나타낸 민요이기도 하다.
    한편으로는 백제 왕실의 사찰이었던 미륵사를 보호하기 위해 백제와 신하의 깊은 관계
   를 알리기 위해 나왔다는 견해도 있다.
    -참고 사항-
        [배경설화] 제30대 무왕(武王)의 이름은 장(璋)이다. 그 모친이 과부가 되어 서울 남
       쪽의 못가에 집을 직고 살던 중 그곳의 용(龍)과  교통(交通)하여 아들을 낳았다. 아
       명(兒名)을 서동(薯童)이라 하였는데, 그 도량(度量)이 커서 헤아리기가 어려웠다. 항
       상 마를 캐어 팔아서 생활을 하였으므로, 국인(國人)이 이에 의하여 이름을 지었다.
        신라 진평왕(眞平王)의 샛째 공주 선화(善化)가 아름답기 짝이 없다는 말을 듣고 서
       동은 머리를 깍고 서울로 갔다. 동네 아이들에게 마를 먹이니 아이들이 친해져서 따
       르게 되었다.  이에 동요(童謠)를 지어  여러 아이들을 꾀어서 부르게  하였는데, 그 
       노래에 "선화공주님은 남몰래 얼어 두고 서동방(薯童房)을 밤에 몰래  안고 가다."라 
       하였다. 동요가 서울에 퍼져 대궐에까지 알려지니 백관(百官)이 임금에게 극간(極諫)
       하여 공주를 먼 곳으로 귀양 보내게 하였다.
        장차 떠나려 할 때 왕후(王后)가 순금 한 말을 노자로 주었다. 공주가 귀양처로 가
       는데 서동(薯童)이 도중에서 나와  맞이하며 시위(侍衛)하여 가고자  하였다. 공주는 
       그가 어디서 온지는 모르나 우연히 믿고 기뻐하여 그를 다르게 되었다. 그  후에 서
       동의 이름을 알고 동요가 맞는 것을 알았다.
        배제로 와서 어머니가 준 금을 내어 생계를 꾀하려  하니, 서동이 크게 웃으며 "이
       것이 무엇이냐."하였다. 공주가 "이것은 황금이니 가해  백 년의 부를 이룰 것이다."
       하니, 서동은 :내가 어려서부터 마를 파던 곳에 흙과 같이 쌓아 놓았다."  하였다. 공
       주가 듣고 크게 놀라 "그것은 천하의 지보(至寶)니 지금  그 소재를 알거든 그 보물
       을 자져다 부모님 궁전(宮殿)에 보내는 것이 어떠하냐."고 하였다. 서동이 좋다 하여 
       금을 모아 구릉(丘陵)과 같이 쌓아 놓고 용화산 사자사(龍華山獅子寺)의 지명법사(知
       命法師)에게 가서 금을 옮길 방책을 물었다. 법사는 "내가 신력(神力)으로써 보낼 토
       이니 금을 가져오라." 하였다. 공주가 편지를 써서 금과 함께 사자사 앞에 갖다 놓으
       니 법사가 신력으로 하룻밤 사이에  신라 궁중에 갖다 두었다.  진평왕이 그 신비한 
       변화를 이상히 여겨 더욱 존경하며 항상 편지를 보내어 안부를 물었다. 서동이 이로
       부터 인심을 얻어 왕위에 올랐다 -<삼국유사> 권2-

<작자 소개>
     무왕(武王 : ? ∼ 641)
     백제 제30대 임금 당나라에 의해 대방국(帶方國) 백제와에 책봉되고, 신라에 잃었던 땅
   을 찾기도 했다. 사비궁을 중수하고 왕흥사를 창건했으며,  관륵(觀勒)을 일본에 보내 서
   적과 불료를 전했다. 만년에는 사치와 유흥에 빠져 백제의 멸망의 원인을 만들었다.
     
     
                                처용가(處容歌)
                                                                         처용(處容)
◈작품 해제◈
    신라 헌강왕 때 처용이 그의 아내를 범하는 역신(疫神)을 물리치기 위해 지어 불렀다는 
  향가이다. 벽사진경(酸邪進慶)의 노래로 일종의 무가(巫歌)이다.

<원문과 해석>
   東京明期月良
  夜入伊遊行如可
  入良沙寢矣見昆
  脚鳥伊使是良羅
  二 隱吾下於叱古
  二 隱維支下焉古
  本矣吾下是如馬於隱
  奪叱良乙何如爲理古
  시   긔  래
  밤 드리 노니다가,
  드러  자리 보곤
  가 리 네이어리
  둘흔 내해엇고
  둘흔 뉘해언고.
  본  내해다마 
  아   엇디릿고
  경주의 밝은 달에
  밤늦게 놀다가
  들어와서 침소를 보니
  다리가 넷이로구나
  둘은 내것이거니와
  눌은 뉘것인고
  본디 내것이다마는
  앗아감을 어찌하겠는가.



<감상 안내>
    이 노래는 축사(逐邪 : 사악한 것을 쫓음) 및 벽사진경(酸邪進慶 : 사악한 것을 쫓고 경
  사를 맞아들임)의 노래이다. 역신이 처용의  태도에 감복하여 자신의 본체를 자백하고 퇴
  각한 내용으로 볼 때 무속(巫俗)에서는 아무리 악한 귀신이라도 즐겁게 해서 보낸다는 풍
  속과 우리 민족의 여유있는 생활의 예지를 발견할 수 있다. 따라서 이 노래는 악신(惡神)
  을 물리치는 '뒷전풀이'로 이해해야 할 것이다.
    이 노래에는 아내를 빼앗긴 사내의  원한과 고통이 배어 있다. 또한 역신(疫神)과 관계
  한 아내를 어떻게 했다는 점에 대해서 한마디가 없고,  후미의 색과 술로 인해 나라가 망
  했다는 이야기와 연결시켜 생각할 때 당시 여자의 지조가 부실했음을 상상할 수도 있다.
    이 노래의 말미는 '빼앗긴 것을 어찌하랴'는 체념으로 끝이 난다. 그러나 체념이란 결코 
  한갖 무력(無力)함만이 아니라 하나의 아름다운 결단이리 될 수 있음을 보여준 노래이다.
    이 노래는 <악학궤범>과 <악장가사>에 전하는 고려 시대의 처용가를 통해  양가 해독
  의 길을 열어 준 국문학적 의의를 지닌 작품이기다 하다.
    
    
                             원왕생가(願往生歌)
                                                                         광덕(廣德)
◈작품 해제◈
   달을 서방정토(西方淨土)로 가는 사자(使者)로 보고 그곳이 이미타불에게 귀으하고자 하
  는 간절한 소망을 노래한 불교 신앙의 노래이다.

<원문과 해석>
月下 伊底亦
西方念丁 去賜里遣
無量壽佛前乃
惱叱古音多可支 百譴賜立
誓音 深史隱 尊衣希 仰支
兩 手 集刀花乎白良
願往生願往生
慕 人 有如 自遣賜立
阿邪 此身 遺也 譴賜
四十八大願 成譴賜去
 하 이뎨
四方 장 가샤리고
無量壽佛前에
딛곰다가  고샤셔
다딤 기프샨 尊 어  울워러
두 손 모도호  
願往生願往生
그릴 사  잇다  고샤셔
아이 이몸 기텨두고
四十八大願 일고샬까
달님이시여 이제
서방까지 가시어서 
무량수 부처님 앞에
말씀이르시다가 사뢰 주소서.
다집 깊으신 부처님께 우러러 
두 손 모두옵고
원왕생 원왕생
그리워하는 사람 있음을 사뢰 주소서
아아 이 몸 버려 두고
사십팔 대원(大願)이 이룩될까 두렵구나.



<감상 안내>
  이 노래에 간직된 내용은  소박학 솔직하다. 달은 다른 향가에도  수 차례 나오지만 서방
 (西方)과 관념적인 동조를 하고 있는 것은 이노래 하나이다. '당이 천 개나 되는 강을 비춘
 다(月印千江)' 에서도 알 수 있듯이, 이 사바 세상에  비쳐지는 달을 허허로운 푸른 하늘과 
 진여(眞如)의 바다 속게 구상화된 서방의 사자(使者)로서 느껴졌을 것이다 이 노래에서 광
 덕은 차안(此岸)에서 피안(彼岸)인 서방정초의 아미타불을 그리고  있다. 깊은 신앙심이 아
 미타불에게 전하여 지기를 달에게 빌고 있는 것이다.
  이 작품은 원효를 중심으로 한 신라 불교의  특징은 정토 사상을 잘 나타내고 있다. 또한 
 달을 통해 광덕의 불교적 신앙심을 형상화한 노래이다.
    [배경설화] 문무왕(文武王) 때에 불도(佛徒)에 광덕(廣德)과 엄장(嚴莊) 두 사람이 있어 
  퍽 친근하였다. 그들은 평소에 누구든지 먼저 극락정토(極樂淨土)에 갈 때는 서로 알리기
  로 약속했었다. 광덕은 분황사의 서쪽-혹은 황룡사의 서거방에 있었다 하니 어느 것이 옳
  은지 모르겠다.-에 은거하며 신을 삼아 생활하였는데, 아내가 있었다.  어느 날 솔 그늘이 
  고요히 어둠에 잠기는  저녁 때였다. 엄장의 집  창밖에서 '광덕은 지금 서방정토에  가니 
  그대는 잘 있다가 속해 나를 따라 오라.' 는 소리가 났다. 엄장이 문을 열고 나가 보니 그
  름 밖에 천악(天樂) 소리가 들리고 당에는 광명(光明)이 드리워 있었다. 이튿날 엄장이 광
  덕의 집에 가 보니 그는 과연 죽어 있었다. 광덕의 아내와 함께 장의를 마친 엄장은 광덕
  의 아내와 동거하게 되었는데, 저녁에 같이 자며  관계하려 하니 여자가 거절하며 말하기
  를 "스님이 정토(淨土)에 가기를 바란다는 것은 마치  나무 위에 올라가 물고기를 얻으려
  는 것과 같다."고 하면서, 또 말하기를 "광덕은 나와 10여년을 같이  살았으나 한 번도 동
  침한 것이 없었고, 저녁마다 단정히 앉아 염불을  하고, 혹은 16관(十六觀)을 행살 뿐이었
  습니다. 16관에 숙달하자 달빛이 문에 들면, 그  빛을 타고 올라앉았습니다. 정성이 이 같
  았으니 어찌 극락에 가지 않겠습니까? 무릇  천 리를 갈 사람은 그 첫 걸음이 규범이  된
  다는데, 이제 스님의  관을 보니, 동쪽으로 간다  할지언정 극락으로 간다는 것은  생각할 
  수 없습니다."라 하였다.  엄장은 부끄러워 물러나  원효법사(元曉法師)를 찾아가 법요(法
  要)를 간청하였다. 법사는 정관법(淨觀法)으로 그를 유도하였다. 엄장은 이에 몸을 깨끗이 
  하고 잘못을 뉘우쳐 스스로 꾸짖고 마음으로 관(觀)을 닦으니 역시 서방정토(西方淨土)로 
  가게 되었다.

<작자 소개>
    광덕(廣德 : ? ) - 신라 문무왕(文武王)때의 고승(高僧). 분황사(芬皇寺) 서리(西里)에 은
  거하며 16관법(十六灌法:중생이 죽어서 극락세계를 가지 위해 닦는 법)을 닦아 마침내 서
  방정토에 태어날 수 있었다 한다. 작품으로는 향가 '원왕생가'가 전한다.
    
    
                                정읍사(井邑詞)
                                                               어느 행상인의 아내
◈작품 해제◈
  행상인의 아내가 남편이  무사히 귀가(歸家)하기를 바라며 읊은  노래로 신라의 부전가요 
 '치술령곡'과 함께 망부가(望夫歌)이며 현전하는 유일의 백제 노래이다.

<원문과 해석>
 前  腔     하 노피고 도 샤
          어긔야 머리곰 비취오시라.
          어긔야 어 됴리
 小  葉    아으 다롱디리.
 後腔全    져재 녀러신고요.
          어긔야 즌  를 드 욜세라
          어긔야 어 됴리
 過  篇    어느 다 노코시라.
 金善調    어긔야 내 가논  
          졈그 셰라
          어긔야 어 됴리
 小  葉    아의 다롱디리.
 달님이시여 높이높이 돋으시어
 멀리멀리 좀 비추어 주십시오.
 
 
 저자(시장)에 가 계신가요,
 진 곳(위험한 곳)을 디딜까 걱정이 됩니다.
 
 
 어느 곳에나 짐을 놓으십시오.
 내(임) 가는 데 날이 저물까 두렵습니다.



<감상 안내>
   행상인의 아내가 남편이 무사하기를 기원하는 노래로 아내의 지순한 사랑과 함께 백제인
  의평민적 삶에서 빚어진 서정 세계가 잘 나타나 있다. '달'은  우리의 소원 성취를 기원하
  던 전통적 풍속과 관련되기도 하지만, 이 노래에서는 아내의  애정이 서려 있는 함축성이 
  내포된 달이다. 이러한 달이기에 그것은 남편의 귀가길과 아내의 마중길, 더 나아가서  그
  들의 인생항로의 어둠을 밝히는 광명의 상징으로 길 가운데의 진 데와 선명한 대조를 이
  루고 있다.
   정읍사에 나타난 남편이 무사하기만을  비는 여인의 지순(至純)한사랑에서  우리는 한국 
  여인의 원형(原形)을 발견하고 오늘의 메마른 세태를 되돌아보게 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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