잡학사전 통조림
‘통째로-조목조목’, 혹은 ‘조목조목-통째로’ 지식 습득법에 익숙해지고 숙달되면 지식을 익히고 쌓아
가는 일이 힘들고 고통스러운 과정이 아니라 하나의 흥미진진한 놀이가 된다. 그리고 차츰 단순한
‘지식 습득’이나 ‘지식 활용’의 수준을 넘어 ‘지식 창조’의 단계까지 나아가게 될 수도 있다. 이 책
『잡학사전 통조림』이 지적인 생활을 위한 아주 작은 ‘트리거’가 되기를 기대해 본다.
잡학사전 통조림
엔사이클로넷 지음
▣ Short Summary
효과적으로 지식을 익히려면 어떻게 해야 할까? ‘통조림’으로 익히라고 권해 주고 싶다. ‘통조림’이 뭐냐
고? ‘통째로-조목조목 지식 습득법’을 말한다. 즉, 유익한 지식이 담긴 책 한 권을 마치 숲을 보듯 세부
내용에 집착하기보다는 ‘통째로’, 큰 틀을 먼저 파악하고 중심 내용을 이해하는 방향으로 습득하는 방식
이다. 그런 다음 나무 한 그루 한 그루를 살피듯 세부 내용을 ‘조목조목’ 짚어 보는 것이다. 말하자면 이
는 논리 훈련의 ‘연역법’에 가까운 지식 습득법이다.
반대로도 가능하다. 말하자면, ‘조목조목-통째로 지식 습득법’이다. 즉, 먼저 숲에 들어가 나무 한 그루
한 그루를 꼼꼼히, ‘조목조목’ 살펴보며 각각의 성질과 차이를 파악한 뒤 숲을 빠져나와 그 숲의 전체적
인 윤곽과 특징을 간파(혹은 통찰)하는 방식이다. 이는 논리 훈련의 ‘귀납법’에 가까운 지식 습득법이다.
이 책의 내용으로 구체적인 예를 들어볼까? 일테면, 이런 식이다.
조목조목 질문 1. ‘지구인 80억 명이 한꺼번에 지르는 소리는 달까지 도달할까?’
조목조목 답변 1. 지구를 뒤흔들어 버릴 엄청난 소음은 달에 도달하지 못한다. 왜냐고? 지구와 달 사이
에 대기, 즉 ‘공기’가 없기 때문이다. 소리는 기체와 액체 등 다양한 물질 속을 신나게 달리지만 대기가
없는 진공 상태에서는 한 발짝도 떼지 못한다.
조목조목 질문 2. ‘불을 끌 때 찬물과 뜨거운 물 중 어느 쪽이 더 효과적일까?’
조목조목 답변 2. 불난 곳에 찬물을 끼얹으면 온도가 내려가 금세 불이 꺼질 것 같지만 화재 진압에 더
도움이 되는 것은 뜨거운 물이다. 왜 그럴까? 물을 끼얹었을 때 불이 꺼지는 이유는 불타고 있는 물체
에 물이 닿으면 순간적으로 수증기가 발생해 가연성 물질을 덮어 버리기 때문이다. 물이 닿은 물체는
‘공기(산소)’가 공급되지 않아 불에 타지 않는 것이다. 또한 불이 붙은 물체에 뜨거운 물을 끼얹으면 찬
물에 비해 끈끈해진다. 그래서 가연성 물체를 부드럽게 덮어 주어 불이 옮겨붙지 못하게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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잡학사전 통조림
통째로 지식: 공기는 ‘소리’만이 아니라 ‘열’과 ‘불’을 전달하는 데에도 필수적이며 결정적 역할을 한다.
왜 ‘통조림’으로 지식을 익혀야 한다고 말하는지 이제 이해가 되나? 이런 식으로 ‘통째로-조목조목’, 혹
은 ‘조목조목-통째로’ 지식 습득법에 익숙해지고 숙달되면 지식을 익히고 쌓아 가는 일이 힘들고 고통스
러운 과정이 아니라 하나의 흥미진진한 놀이가 된다. 그리고 당신은 차츰 단순한 ‘지식 습득’이나 ‘지식
활용’의 수준을 넘어 ‘지식 창조’의 단계까지 나아가게 될 수도 있다. 이 책 『잡학사전 통조림』이 당신
의 지적인 생활을 위한 아주 작은 ‘트리거’가 되기를 기대해 본다.
▣ 차례
1장 신기방기한 과학 통조림
2장 매콤새콤달콤 단짠단짠 음식 통조림
3장 주머니가 두둑해지는 돈·직업 통조림
4장 아이큐를 높여 주는 언어 통조림
5장 오묘하고 신비로운 인체 통조림
6장 사통팔달 종횡무진 세상만사 통조림
7장 실속만점 가성비짱 생활 상식 통조림
8장 천태만상 시끌벅적 동물 통조림
9장 흥미만점, 아드레날린 폭발하는 스포츠 통조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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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장 신기방기한 과학 통조림
바닷물은 투명한데 바다는 왜 파랗게 보일까?
바닷물을 두 손 가득 담아 보면 무색투명한 것을 알 수 있다. 그런데 바다 전체는 왜 파랗게 보일까?
이것은 우리의 색깔 인식과 관련 있다. 빛이 사물에 닿았을 때 발생하는 파장 길이는 모두 제각각이다.
사람은 이 파장을 감지해 색깔로 인식한다. 사람 눈에는 파장이 긴 것일수록 붉게 보이고 짧은 것일수
록 파랗게 보인다. 즉 바다 전체는 짧은 파장을 낸다는 것인데, 이는 바닷물에 염류, 미네랄 등 다양한
물질 입자가 대량으로 포함되어 있기 때문이다. 바다로 들어간 빛은 부서지고 깨지면서 짧은 파장의
빛을 뿌린다. 짧은 파장으로 가득 차 있기 때문에 바다가 파랗게 보이는 것이다.
바닷물은 어떻게 만들어졌을까?
지구 표면적의 70%는 바다다. 그 총량은 13억 5,000만 세제곱킬로미터에 이른다. 모두 지구가 토해
낸 물이다. 지구 탄생과 관련해서는 여러 가지 설이 있다. 현재 가장 유력한 것은 46억 년쯤 전 태양
주위 미행성이 서로 뭉치고 충돌하는 가운데 생겨났다는 이론이다.
처음에 지구는 엄청나게 뜨거운 마그마 같은 상태였다. 충돌할 때 발생한 열 때문에 광물까지 모두 녹
아 버렸기 때문이다. 이후 지구 온도가 수백만 년에 걸쳐 식으면서 지각이 만들어졌고, 지각 변동이
있을 때 지각 아래 갇혀 있던 물이 방출되었다. 대기로 방출된 물이 응결해 구름을 형성하고 비가 되
어 내림으로써 지구 표면에 커다란 물웅덩이가 생겨나기 시작했다. 이렇게 ‘원시 해양’이 탄생한 이후
오랜 시간에 걸쳐 지금과 같은 넓은 바다가 이루어졌다.
지금 이 순간에도 지구는 여전히 물을 토해 내고 있다. 잠수정을 이용해 깊이 2,500~4,000미터 해저
를 탐사한 결과 해저 산맥 여기저기에서 뜨거운 물이 분출되고 있었다. 해양학자들은 바닷물의 양이
매년 조금씩 증가한다고 본다.
호수의 투명도는 어떻게 측정할까?
호수의 투명도를 계측하는 방법은 어느 나라든 비슷하다. 계측 기구는 지름 30센티미터 정도의 끈이
달린 하얀 원판뿐. 계측하는 사람은 배를 저어 호수로 들어가 수심이 깊은 장소에 배를 멈춘다. 그리
고 원판을 수면과 평행으로 유지한 채 호수 바닥으로 들어간다. 계측하는 사람이 육안으로 원판을 볼
수 없게 되었을 때 그 깊이가 호수의 투명도 수치가 된다.
2장 매콤새콤달콤 단짠단짠 음식 통조림
긴장하면 왜 음식 맛을 느끼지 못할까?
긴장하는 순간에는 누구나 갈증을 느낀다. 스트레스 반응으로 인해 입안이 마르기 때문이다. 외부적
스트레스는 자율 신경에 영향을 미쳐 여러 가지 호르몬 분비를 촉진한다. 그러면 몸이 변화를 일으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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속이 거북해지고 심장이 두근거리고 얼굴이 붉게 달아오른다. 이런 현상이 모두 인간이 의지로 제어할
수 없는 자율 신경의 작용이다. 입안이 마르면 음식 맛을 느끼지 못한다. 무슨 맛인지도 모르겠고 잘
삼켜지지도 않지만 자율 신경을 의식적으로 컨트롤할 수 없다.
비행기로 복어를 운반하면 하늘에서 복어가 부풀어 오르지 않을까?
비행기 내부는 기압과 온도를 일정하게 유지한다. 그렇더라도 고도가 높아짐에 따라 귀가 멍해지면서
몸이 팽창하는 느낌이 들기도 한다. 그러면 비행기로 공수되는 물고기도 기압의 영향을 받을까? 예를
들어 복어를 산 채 비행기로 운반할 때 복어가 풍선처럼 부풀지는 않을까?
복어 같은 물고기 역시 기압과 온도가 쾌적하게 유지되도록 유의하며 운반되기 때문에 기압 변화의 영
향을 받지 않는다. 더구나 복어는 VIP 대우를 받는다. 다른 물고기는 소량의 물과 산소를 넣은 비닐봉
투 안에 몇 마리씩 넣고 골판지 상자에 담지만 복어는 비닐봉투 하나에 한 마리씩 넣는다. 그리고 날
카로운 이빨에 비닐이 찢어지지 않도록 비닐봉투를 신문지로 싸고 다시 또 비닐봉투에 담아 발포 스티
로폼 상자에 넣는다. 이렇게 하면 적당한 어둠이 만들어져 복어도 안심하고 날씬한 모습 그대로 목적
지에 도착할 수 있다.
중국집 식칼은 왜 네모날까?
일반적으로 흔히 사용하는 식칼은 끝으로 갈수록 가늘어지며 전체적으로 완만한 곡선을 그리지만 중국
집 식칼은 사각형이다. 칼의 폭이 가늘어지지 않고 일정한 데다 매우 넓고 평평한 것은 조리 방법과
깊은 관계가 있다.
중화요리에 빼놓을 수 없는 마늘이나 생강은 강한 향을 유지하도록 조리 직전 식칼을 옆으로 뉘어 강
하게 내리쳐서 으깬다. 또 새우나 두부 등도 식칼의 넓은 면으로 으깨서 만드는 요리가 많다. 폭이 넓
은 칼은 많은 양의 채소를 도마에서 손질한 후 그러모을 때에도 편리하며 폭이 넓은 만큼 무게감도 있
어 돼지족발 같은 것을 자를 때 힘을 덜 주어도 된다. 말하자면 평평한 식칼 한 개로 자르고 두드리고
으깨는 등 다양한 활용이 가능한 것이다. 사각형 식칼은 중국인의 합리성을 알아볼 수 있는 대표적인
도구라고 할 수 있다.
캐비아 통조림 가격이 비쌀 수밖에 없는 까닭은?
푸아 그라(거위 간 요리), 트뤼프(버섯의 일종. 흔히 ‘송로’라고 한다)와 더불어 세계 3대 진미에 속하
는 캐비아는 철갑상어 알이다. 철갑상어 개체 수가 줄고 있는 데다 여전히 수작업으로 통조림을 만들
고 있어 캐비아는 비싸기로 유명하다. 진짜 캐비아는 혀에 닿는 감촉이 부드러워서 사르르 녹는 듯 느
껴진다. 그런 만큼 섬세하고 부서지기 쉽기 때문에 매우 신경 써서 처리해야 한다. 철갑상어 배에서
난소를 꺼내고 알을 수거해 소금에 절인 후 통조림 캔에 넣기까지 모두 수작업으로 조심스럽게 다뤄져
야 하기 때문에 캐비아 가격은 올라갈 수밖에 없다. 최근 철갑상어 양식이 국내에서도 활발하게 진행
되고 있으니, 세계 3대 진미를 더 많은 사람이 맛보게 될 수도 있을 것 같다.
3장 주머니가 두둑해지는 돈·직업 통조림
신용카드는 어떻게 탄생했을까?
신용카드는 1920년대 미국에서 처음 등장했는데, 그 계기는 대량 생산되기 시작한 자동차였다. 당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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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기를 끈 자동차는 헨리 포드가 만든 T형 포드다. 이것은 조립 라인 방식으로 대량 생산된 역사상 첫
대중 자동차였다. 일반인도 자동차를 이용할 수 있게 됨에 따라 가솔린 소비량이 엄청나게 증가하며
도시 여기저기에 주유소가 등장했다. 세계 최초의 신용카드는 그 주유소 전용으로 탄생했다. 급유를
할 때마다 운전자가 현금을 준비하지 않아도 되도록 고안된 것이다.
노벨 재단은 자금을 어떤 식으로 운용할까?
노벨상의 재원은 기본적으로 다이너마이트 발명가 알프레드 노벨의 유산이다. 그가 남긴 유산은 3,158
만 크로나, 오늘날 가치로 치면 2,000억 원도 넘는다. 이것을 운용해서 얻은 이익으로 상금을 지급한
다.
처음에는 노벨의 유지를 받들어 안정성이 높은 국채나 부동산을 담보로 자금을 대출, 운용했다. 하지
만 제1차, 제2차 세계 대전을 치르며 그 영향으로 화폐 가치가 크게 변동을 일으키자 기금이 줄어들지
않도록 주식을 통해 운용하는 방식으로 바뀌었다. 21세기 초를 기준으로 전체 기금의 68퍼센트 가까이
를 주식에 투자하고 있다. 즉, 현재의 노벨상 상금은 어떤 국가의 은행이 아니라 노벨 재단이 주식 투
자로 벌어들인 돈이다.
판다를 중국에서 빌릴 때의 요금은?
중국을 제외한 세계 동물원에 있는 판다는 중국에서 선물하거나 빌려온 것이다. 예를 들어 2000년 7
월 일본 고베 시립 동물원에서 선보인 수컷 판다 코코와 암컷 판다 탕탕은 판다 번식에 관한 중국과
일본의 공동 연구를 목적으로 고베시가 중국 야생동물보호협회에서 빌려온 것이다. 물론 공짜는 아니
다. 고베시는 기부금 명목으로 이 협회에 연간 100만 달러(13억 원 정도)의 임차료를 지불해야 한다.
2016년 에버랜드에 한중 친선 도모의 상징으로 들어온 판다 한 쌍 아이바오와 러바오도 15년간 판다
보호 연구를 조건으로 임대한 것으로 매년 연구비 100만 달러를 지불한다. 2020년에 태어난 새끼 판
다 푸바오 역시 중국 소유로 매년 연구비 50만 달러를 지불한다.
여권을 신청할 때 왜 수입인지를 붙일까?
수입인지는 원래 계약서나 영수증 등 거래 내용을 문서로 만든 물건에 붙이는 것으로 이것이 없으면
법적으로 무효가 되는 경우가 많다. 말하자면 수입인지는 민간인 간 거래에 국가가 일종의 증인이 되
어 주는 것으로 확실하게 세금을 납부하게 하기 위한 시스템이다.
그렇다면 여권 신청을 하거나 재판 비용을 지불하는 등 민간인 간 거래와 아무런 관련 없는 서류에는
왜 수입인지를 붙여야 할까? 이런 경우에 붙이는 수입인지는 세금이 아니라 수수료 의미다. 여권을 발
급하면서 현금으로 수수료를 받으면 관리하기가 번거롭다. 즉, 현금만 사용하지 않는다면 우표를 붙여
도 상관없지만 우표 용도는 특정 지어져 있기 때문에 수입인지를 선택한 것이다.
4장 아이큐를 높여 주는 언어 통조림
프루트펀치에서 ‘펀치’는 무슨 뜻일까?
프루트펀치(fruit punch)에서의 ‘펀치’는 원래 힌디어로 5를 의미한다. 다섯 가지 재료를 섞어 만든 음료
수라는 뜻에서 이렇게 부르게 되었다. 다섯 재료는 물, 설탕, 레몬주스, 향신료, 술이다. 이 펀치에 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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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 과일을 넣어 마시게 되면서 프루트펀치라고 불리게 되었다. 파티나 뷔페 등에서 다수의 사람들을
위해 제공되는 프루트펀치는 흔히 넓은 펀치볼(punch bowl)에 펀치를 담고 얼음, 잘게 썬 과일을 띄워
제공한다.
쇼트케이크의 ‘쇼트’는 무슨 뜻일까?
쇼트케이크는 스펀지 위에 생크림과 딸기를 올려놓은 작은 케이크다. 하지만 ‘쇼트(short)’라는 말은 그
크기, 생크림, 딸기와는 아무런 관계가 없다. 이 케이크를 ‘쇼트케이크’라고 부르게 된 데에는 다른 이
유가 있다.
원래 쇼트케이크는 스코틀랜드 농촌 지방의 케이크로 커다란 쿠키 같은 과자였다. 결혼식 때 이 쇼트
케이크로 신부 머리를 때려 한 번에 부서지지 않으면 좋은 인연이 아니라고 여겼다. ‘쇼트’에는 ‘짧다’
는 의미 이외에 약하다거나 부서지기 쉽다는 뜻도 있다. 또 스코틀랜드 별명도 ‘쇼트랜드’다. 그래서
이 과자를 ‘쇼트케이크’라고 부르게 되었다. 지금의 쇼트케이크는 이 과자와는 전혀 다르다. 그러나 과
일이나 생크림으로 장식했기 때문에 부서지기 쉽다는 점은 같아서 ‘쇼트케이크’라는 이름으로 부르는
것이다.
발사미코 식초의 ‘발사미코’는 무슨 뜻일까?
발사미코(Balsamico) 식초는 이탈리아 요리에서 빼놓을 수 없다. 발사미코 식초의 원산지는 이탈리아
북부 모데나. 원료는 포도인데 그 과즙을 끓여 술통 안에서 숙성시켜 만든다. 밤나무와 벚나무 등으로
만든 술통의 나무 향기가 식초에 스며들어 독특한 찰기와 진한 향기를 낳는다. ‘발사미코’라는 이름은
바로 이런 제조 방법에서 유래된 것이다. 발사미코는 이탈리아어로 ‘향기가 난다’는 의미. 술통 안에서
숙성시킨 식초에 어울리는 이름이다.
5장 오묘하고 신비로운 인체 통조림
갓난아기는 왜 자장가를 불러 주면 잠이 들까?
자장가에는 세 가지 기본 조건이 있다. 1. 반복이 많을 것. 2. 부드러운 음을 사용할 것. 3. 느릿하고
조용한 멜로디일 것. 전철을 타면 자기도 모르게 눈이 스르르 감기며 졸 때가 있는데 이것은 전철이
흔들리는 소리의 ‘반복 작용’이 심리 상태를 안정시켜 졸음을 유도하기 때문이다. 갓난아기도 마찬가지
다. 느릿하고 부드러운 반복적인 소리를 들으면 마음이 안정된다. 동양이든 서양이든 모든 자장가 멜
로디가 조용하고 느릿한 이유는 여기에 있다.
또 갓난아기는 낯선 목소리보다 귀에 익은 목소리에서 안정감을 느낀다. 노래를 잘 부르는 것과 상관
없이 엄마가 불러 주는 자장가가 갓난아기에게는 가장 편안하다.
아기는 왜 밤에 나오는 경우가 많을까?
출산을 할 때 한밤중에 진통이 시작되어 다음 날 아침부터 낮 사이에 아이를 낳는 경우가 많다. 이것
은 전 세계 인류뿐 아니라 모든 포유류에서 공통적으로 나타나는 현상이다. 경주마 서러브레드도, 원
숭이도, 동물원의 호랑이와 판다 등도 모두 한밤중에 진통을 느끼고 새벽에서 아침 사이 새끼가 모습
을 드러내곤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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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처럼 밤에 진통이 시작되는 것은 자기방어 본능으로 설명할 수 있다. 밤에는 적에게 습격당할 위험
이 상대적으로 줄어들기 때문이다. 원숭이에서 진화한 사람 또한 그런 본능이 작용한다. 단, 사람은 다
른 동물에 비해 출산하기까지 오랜 시간이 걸린다. 두 발로 걸어 다니게 되면서 골반으로 상반신을 지
탱하는 탓에 다른 동물과 달리 골반 입구가 좁아져 있는 데다 태아의 머리가 커서 질을 통해 나오기가
힘들기 때문이다.
나이를 먹으면 아침에 일찍 일어나는 이유는?
사람은 수면 중에 ‘렘수면(얕은 잠)’과 ‘논렘수면(깊은 잠)’을 되풀이한다. 건강한 사람은 하룻밤에 네다
섯 번 되풀이하며 얕게 잠드는 렘수면이 전체 수면 시간의 20퍼센트를 차지한다. 나이를 먹으면 수면
패턴이 흐트러져 렘수면이 증가하고 논렘수면이 줄어든다. 그 때문에 작은 소리에도 잠에서 깨고 날이
조금만 환해져도 민감하게 반응해 일찍 일어나게 된다.
6장 사통팔달 종횡무진 세상만사 통조림
‘하와이’는 어떤 의미일까?
하와이(Hawaii)는 폴리네시아어로 ‘신이 계시는 장소’라는 의미다. 폴리네시아인은 기후가 좋은 하와이
야말로 신이 머물기에 적절한, 신에게 어울리는 장소라고 여겼다. 한데 유럽인이 현재 하와이 제도를
발견했을 당시에는 ‘샌드위치 제도’라고 불렀다. 흔히 ‘캡틴 쿡’으로 불리는 영국 탐험가 제임스 쿡이
당시 영국 해군 총사령관 샌드위치 백작의 이름을 따서 붙인 이름이다. 샌드위치 백작은 빵에 이런저
런 재료를 끼워 먹는 ‘샌드위치’를 고안한 사람이기도 하다.
중국은 땅이 넓은데도 왜 시차가 없을까?
미국 서해안에서 동해안으로 이동하면 도중에 몇 번이나 시계를 다시 맞추어야 한다. 동서 길이가 긴
미국 땅 안에서 시차가 있기 때문이다. 경도 15도마다 한 시간 정도 차이가 나는데 미국뿐 아니라 러
시아나 오스트레일리아 등 동서 길이가 긴 국가에는 대부분 시차가 있다.
하지만 중국은 시차를 설정하지 않는다. 동부에 위치한 베이징의 아침 7시는 서쪽 우르무치에서도 아
침 7시다. 그리고 중국 표준시는 동쪽 연안부 시간을 기준으로 하기 때문에 오전 7시에 베이징에서는
아침 해가 떠오르지만 우르무치는 아직 한밤중이다. 중국 정부는 왜 시차를 설정하지 않았을까? 그 이
유는 중국 인구 대부분이 동부에 집중되어 있기 때문이다.
신혼여행을 왜 ‘허니문’이라고 부를까?
신혼여행을 ‘허니문’이라고 부른다. 영어 honeymoon을 우리말로 옮기면 ‘밀월(蜜月)’이다. 이 말은 바
이킹의 고향 스칸디나비아 지방에서 왔다. 옛날에 바이킹은 결혼을 하면 아이를 가지기 위해 꼬박 한
달 동안 벌꿀 술을 마셨다. 벌꿀 술이 정력에 좋다는 이유에서였다. 이러한 전통에서 나온 말이 허니
문, 한 달 동안 벌꿀 술을 마시며 아이를 만드는 기간이라는 의미다.
7장 실속만점 가성비짱 생활 상식 통조림
청바지는 왜 파란색일까?
천막용 데님으로 작업용 바지를 만든 때는 독일에서 미국으로 건너와 직물 도매업을 운영하던 리바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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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트라우스가 재봉사 데이비스를 만난 1870년 무렵이었다. 데님 바지는 착용감이 좋은 데다 튼튼해서
오래 입을 수 있었기에 ‘리바이의 바지’는 좋은 평판을 얻어 나갔다. 이것이 바로 유명한 청바지 회사
‘리바이스’의 시작이다. 그런데 이 데님 바지를 파란색으로 물들인 이유는 무엇일까? 파란색을 내는 염
료는 ‘인디고블루’로, 이름에서 연상되듯 인도에서 기원한 염료다. 인디고블루는 쪽 잎을 발효시켜 만
드는데 쪽 잎에는 해충을 막아 주는 효과가 있다고 알려져 있다. 한편 방울뱀이 파란색을 싫어하기 때
문에 파란색으로 염색하게 되었다는 속설도 있다.
중국 제품도 아닌데 왜 ‘본 차이나’라고 부를까?
‘본 차이나’는 소의 정강이뼈를 태운 재(인산칼슘)를 원료에 섞어서 만든 자기를 가리킨다. 자기를 구
울 때 재가 작용해서 하얗고 투명한 자기가 완성된다. 이를 ‘본(born, 태어나다) 차이나(China, 중국)’
라고 이해해 ‘중국에서 생산된 것’을 지칭한다고 생각하는 사람들이 있다. 잘못된 이해다.
‘본 차이나’라는 명칭은 영국에서 나왔다. 여기서 ‘본(bone)’은 ‘뼈’를 말하며 ‘차이나’는 국가명이 아닌
‘중국에서 전해진 자기’를 의미해 소문자로 쓴다. 즉 ‘본 차이나’는 ‘뼈를 이용해 구운 자기’라는 뜻이
다.
비행기는 왜 왼쪽 문으로만 타고 내릴까?
어떤 비행기든 기체 왼쪽으로 타고 내린다. 탑승교도 비행기 왼쪽 문으로 연결하고, 대통령이 전용기
에서 오르고 내릴 때 연결되는 계단도 왼쪽에 설치한다. 기체 오른쪽에도 출입구가 있는데 왜 왼쪽만
사용할까? 그 이유는 배를 흉내 낸 데서 찾을 수 있다. 예전부터 배는 항구로 들어가서 왼쪽을 선착장
에 댔으며 짐을 부리는 인부나 승객도 왼쪽으로 오르내렸다. 선체 왼쪽을 선착장에 대기 쉽도록 배의
키도 오른쪽에 설치되어 있다. 배보다 늦게 등장한 비행기가 배의 이런 관습을 따르게 된 것이다. 덧
붙여 오른쪽 출입구는 기내 식사나 판매품을 기내에 실을 때 또는 비상시에 사용한다.
결혼반지를 왜 왼손 약지에 낄까?
당연하다는 듯 누구나 결혼반지를 왼손 약지에 낀다. 왜 모두가 약속한 것처럼 왼손 약지에 반지를 낄
까? 오른손잡이에게 방해되지 않는 왼손, 특별히 사용될 일 없는 손가락이기 때문이라고 말하기도 한
다. 한데 이는 고대 그리스부터 내려온 전통이다. 고대 그리스에서는 왼손 약지에 심장과 가장 가까운
중요한 혈관이 있다고 생각해 왼손 약지를 신성하게 여겼다. 결혼 역시 인생에서 신성한 일. 그래서
결혼반지를 왼손 약지에 끼게 되었다고 한다.
8장 천태만상 시끌벅적 동물 통조림
복어 몸은 왜 부풀어 오를까?
물고기도 갈비뼈가 있다. 내장을 보호하기 위해서다. 우리 인간의 갈비뼈를 생각해 보자. 갈비뼈는 쉽
게 움직일 수 있는 뼈가 아니다. 쉽게 움직이면 내장을 제대로 보호할 수 없기 때문이다. 물고기의 갈
비뼈도 마찬가지다. 그런데 복어는 갈비뼈가 있어야 할 가슴 부분을 크게 부풀릴 수 있다. 식도 일부
를 부풀려서 몸을 크게 보임으로써 적을 위협하는 행동이다. 복어의 갈비뼈는 그런 움직임을 견뎌 낼
수 있게 만들어졌을까? 그렇지 않다. 사실 복어는 물고기지만 갈비뼈가 없다. 그래서 몸을 크게 부풀
릴 수 있는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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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래가 수면 위로 뛰어오르는 이유는?
고래, 특히 흑고래는 수면 위로 점프하는 경우가 많다. 이는 운동을 하거나 놀고 있는 게 아니다. 물에
떨어질 때 나는 소리로 동료와 연락을 취하는 행동이다. 커다란 고래가 내는 물소리는 몇 킬로미터 앞
까지 도달한다. 고래는 목소리로도 교신하지만 잡음이 많은 바다에서는 서로의 목소리를 알아듣기 어
렵다. 그런 경우 고래는 수면 위로 뛰어오른다. 옛날에는 고래가 지금처럼 자주 점프하지 않았다. 목소
리만으로 충분히 교신할 수 있었기 때문이다. 그러나 지금 바다에는 많은 선박이 오간다. 선박의 기계
소리 때문에 고래는 목소리만으로 충분히 교신할 수 없어 ‘점프 교신’ 횟수를 늘린 것이다.
달에서 토끼가 방아를 찧는다는 이야기의 유래는?
보름달을 보면서 방아 찧는 토끼를 연상하는 사람이 많을 것이다. 이 이야기는 옛 중국 전설에서 유래
했다. 중국에서는 항아(嫦娥)라는 선녀가 두꺼비 모습으로 달에 살고 있다고 전해져 왔다. 달 표면의
검은 무늬를 두꺼비에 비유한 것이다. 항아는 주인의 불로불사 영약을 훔쳐 한 번에 모두 먹어 버렸다.
그 때문에 몸이 가벼워져서 두둥실 떠올라 달까지 갔다. 그리고 완전히 지쳐서 두꺼비로 변했다. 그
후 항아는 불로불사약을 만들기 위해 자기가 기르던 토끼에게 약의 재료를 찧게 했다. 절구로 약을 찧
는 토끼 전설이 동아시아로 전해지면서 ‘달에서 방아를 찧는 토끼’ 이야기가 널리 퍼지게 되었다.
여우가 사람을 농락한다는 이야기가 퍼진 이유는?
옛날이야기 가운데 여우가 사람을 속이는 내용이 있어 여우에 대한 부정적인 이미지가 널리 퍼져 있다.
그런 이야기가 생겨난 것은 여우의 식생활 때문이다. 육식 동물인 여우는 잡은 동물의 고기를 일단 땅
속에 묻었다가 파내서 먹는 습성이 있다. 이와 연관 지어서 땅속에 묻혀 있던 사체의 인 성분이 타오
를 때 발산되는 도깨비불을 보고 여우들이 모여든다는 말이 나돌았다. 실제로 여우는 매장된 사체를
파내어 그 살을 먹는 경우도 있었다. 그런 점 때문에 여우는 요괴라거나 사람을 속이는 요물이라는 이
미지가 형성된 것이다.
안내견은 신호를 어떻게 구분할까?
일반적으로 개나 고양이처럼 원래 야행성이던 동물은 색깔을 구별하지 못한다고 한다. 그렇다면 눈이
자유롭지 못한 사람을 안내하면서 신호도 구분할 줄 아는 안내견은 정말 특별한 존재가 아닐 수 없다.
그러나 안내견도 색깔을 식별할 수 없다. 그렇다면 어떻게 신호 색깔이 바뀌는 것을 알 수 있을까? 안
내견은 색깔은 구별하지 못하지만 색깔이 발산하는 파장을 느낄 수 있다. 신호기 색깔은 각각 다른 파
장을 발산한다. 색깔을 구별할 줄 모르는 개의 입장에서 볼 때 그것은 희미한 명암 차이에 지나지 않
지만 오랜 시간 동안 훈련받으면 명암의 변화를 구별할 줄 알게 된다. 안내견은 자기 눈의 핸디캡을
노력을 통해 극복하고 눈이 자유롭지 못한 사람들의 지팡이가 되어 주는 고마운 존재다.
9장 흥미만점, 아드레날린 폭발하는 스포츠 통조림
축구 경기 시간은 왜 90분일까?
축구 경기 시간이 90분으로 정해진 것은 영국에서 축구 선수권 대회(FA Cup)가 시작된 1871년의 일
이다. 이유는 분명하지 않지만 그 전까지 축구 경기는 세 시간 넘게 진행되곤 했다. 그러고도 어느 한
쪽이 승리할 때까지 연장전을 되풀이했다. 그러다 우여곡절 끝에 경기 시간이 90분으로 정해지면서 선
수는 물론 관객 입장에서도 부담이 많이 줄어들었다. 덧붙여 당시에는 로스 타임이 없었다. 시합은 무
슨 일이 있어도 정확하게 90분 후에 끝났다. 예를 들어 1대 0으로 패하고 있던 팀이 종료 직전 페널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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잡학사전 통조림
킥 기회를 얻었다고 해도 굴러가는 공을 주우러 가는 동안 시간이 지나가면 게임은 그대로 끝났다.
1891년 시합에서 실제로 이런 일이 있은 후 로스 타임을 적용하게 되었다.
축구공은 왜 흰색과 검은색으로 이루어져 있을까?
최근에는 축구공이 다양한 색으로 디자인되지만 축구공 하면 딱 떠오르는 무늬는 흰색과 검은색 오각
형이 기본을 이룬 것이다. 그런데 축구공은 원래 흰색 배구공이나 갈색 농구공처럼 단색이었다. 1966
년 잉글랜드 월드컵 대회 공인구도 농구공처럼 생긴 갈색 공을 사용했다. 그러다 1970년 멕시코 월드
컵부터 흰색과 검은색 무늬가 섞인 공 ‘텔스타’가 등장했다. 일본의 스포츠 용품 회사로 공을 전문적으
로 만들던 모르텐사가 개발한 이 무늬는 1965년에 특허를 취득했다. 그리고 아디다스사와 계약해 전
세계로 판매를 확장했다.
이처럼 공인구 디자인을 바꾼 이유는 TV 중계와 관련 있다. 당시 흑백 TV 화면에서 갈색 축구공과 잔
디 구장 모두 회색으로 보여 눈에 잘 띄지 않았다. 흰색과 검은색 오각형 무늬 축구공은 흑백 TV 화면
에서 선명하게 구분되었다. 나아가 공의 회전 모습까지 잘 보이게 됨으로써 선수는 공의 회전 방향이
나 코스를 예상하며 경기를 읽는 폭이 넓어졌다. 관객 역시 단색 공일 때보다 훨씬 더 박력감이 느껴
진다며 호평을 쏟아 냈다.
마라톤 선수들이 마시는 스페셜 드링크의 내용물은?
마라톤 선수가 달릴 때 가장 중요하게 보충해야 하는 영양소는 글리코겐과 지방이다. 글리코겐은 다당
류의 일종으로 포도당 등으로 간단히 분해되어 몸을 움직이는 에너지원이 된다. 지방 역시 장거리를
달리는 마라톤 선수에게는 매우 중요한 에너지원이다. 이들을 보충하기 위해 선수들은 5킬로미터마다
설치되어 있는 급수대에서 스페셜 드링크를 마신다.
어떤 선수는 스페셜 드링크를 두 종류 준비한다. 하나는 에너지원인 글루코오스(당질)가 녹아 있는 차.
또 하나는 땀으로 배출되는 나트륨이온(염분)이 녹아 있는 스포츠 음료. 스포츠 음료 안에는 지방을 분
해해 에너지로 바꿔 주는 아미노산 계통의 물질도 포함되어 있다. 한 번에 2,000킬로칼로리가 소비되
는 마라톤에서는 스페셜 드링크 내용물에 따라 승패가 좌우되기도 한다. 제때 전해질을 보충해 주지
않으면 피로가 쌓여 심할 경우 근육 경련까지 일어나기 때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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