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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수티티 남조시] 신데렐라가 집을 나간 이유

Casey,Riley 2023. 1. 24. 11:2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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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데렐라가 집을 나간 이유
수티티 남조시

  수니티 남조시
  인도에서 태어난 수니티 남조시는 인도와 캐나다의 여러 대학에서 학생들을 가르쳤고, 여러 나라에서 발간되는 여성학 잡지와 시선집, 작품집 등에 수많은 시와 우화, 수필, 비평을 발표했다. 주요 저서로 '암소의 대화 The Conversations of cow', '아디티와 외문박이 원숭이 Aditi and the One-Eyes Monkey', '푸른 당나귀의 우화 The Blue Donkey Fables' '마야 딥의 어머니들 The Mothers of Diip'등이 있다. 현재는 영국 서남부의 데몬에 살면서 집필에 전념하고 있다.


  일러두기 
  1. 이 책은 수니티 남조시의 우화집 '페미니스트 우화 Feminist Fables'와 '성자 수니티와 용 Saint Sunitiaa & the Dragon'에서 83편을 발췌하여 엮은 것이다.
  2. 본문에서 동물을 이탤릭으로 표기한 것은 그 성별이 여성임을 나타낸다.
  3. 본문에서 * 표시를 달아 설명한 부분은 내용 이해에 도움을 주기 위해 옳긴이가 덧붙인 것이다 

  이 책을 처음 본 순간에는 아마도 인정하지 않으실 테지만 모두 읽고 나면 그 저변의 가치들이 당신이 지지하고 내게 가르치신 것임을 받아들이시게 될 내 어머니를 위하여.
  순진무구한, 그래서 이해하지 못하는 내 여동생을 위하여. 조금 더 솔직하고 덜 두려워하는 사람이 되도록 나를 도와준 크리스틴을 위하여 .

  버리는 옷을 하녀에게 주는 걸 자랑으코 여기는 숙녀에게 게넷은 조용히 되물었다
  "아주 훌릉하시네요. 그런데 그 하녀도 자기가 버리는 옷을 당신에게 주나요?
  케이트 밀레트 '성의 정치 Sexua1 Politic' 중에서 

      차례
    헌사
   1. 그 후신데렐라에게 무슨 일이 일어 났는가?
  어떤 형제 이야기
  어떻게 그녀와 결혼하지?
  여자답지 않은 일
  사악한 왕비와 불운한 공주 그리고 분별력 있는 백성들
  토끼와 거북의 정당한 경주
  그 후신데렐라에게 무슨 일이 일어났는가?
  논리적인 주장
  은혜를 갚은 생쥐
  자기만의 방 
  그 여자의 살인 
  헨젤과 그레텔의 차이 
  세상에서 가장사악한 이름 
  누가고양이 목에 방울을 다는가?
  가슴만 있고 머리가 없는 여인 
  연인의 착각 
  씬 친구가되는 방벌 
  가르침
  우주 기초학습의 내력 
  열등하고 온순한 혈통 
  아마존의 슬픔 
  잠자는 숲속의 공주의 전쟁 이야기 
  휘파람을부는 공주 
  페르세우스와 안드로메다 
  미녀와 야수에 대한 도덕적인 이야기 
  동성애자들
  미운 오리새끼가 시사하는 바 

    2. 품행이 방정하지 못한 여자에게 생긴 일
  눈의 여왕은 퍼를 흘리지 않는다
  소녀가 된 소년
  투명외투의 위력
  엄마처럼 살고 싶지 않아!
  품행이 방정하지 못한 여자에게 생긴 일
  나이팅게일의 메시지
  백 년 동안 쓸 말
  남자 인형 만들기
  벌거벗은 잉금님의 교훈
  원숭이와 악어의 우정 
  천 하룻밤과 천 한 명의 죽음
  아라비안나이트
  황금사과와 아탈란타
  타고난 재능에 대한 세 가지 결말
  아버지와 딸 '판차탄트라'중에서
  외눈박이 원숭이의 모험
  어떤 해석
  여신들의 잘못
  키 작은 아이와 키의 여왕
  인내하며 살자
  못생기고 추한 그녀
  명예 백조 증명서
  백마 한 마리의 가치
  거인이 원하는 것
  딸의 탄생이 슬픈 이유는
  결혼을 하게 되면
  개구리와 왕자의 관계 
  열 산수를 가르치는 레스비언 
  사악한 마녀 
  어부의 아내 혹은 어리석은 페미니스트 
  천 년 후에는 
 
    3 세상에서 가장 무섭지 않은 이이기
  조용한 삶
  잭 3형제의 남편 노릇 
  얼굴 없는 공주 
  바다의 비인간적인 사랑 
  세 가지 유형 
  조숙한 여자아이의 미래 
  굴 아이의 침묵 
  고래의 노래 
  검은새의 심장 
  세상에서 가장 무섭지 않은 이야기 
  어리석은 부엉이가깨달은 것 
  고슴도치 운동의 첫번째 회생자 
  유행
  후천적인 성질
  힐라르 왕의 약속
  학교 교육
  펠리칸의 조언
  캘빈, 다윈 그리고 팽귄
  불가능한사랑
  우리 중의 하나
  차꼬를깬 갠지스의 딸들
  논병아리들의 우아한 평화운동
  장대를 물고 가는 오리
  늑대와 처녀 1
  늑대와 처녀 2
  황금알을 낳는 거위의 선전포고
  옮긴이의 말

      그 후 신데렐라에게 무슨 일이 일어났는가?

    어떤 형제 이야기
  옛날에 자기 혼자서 무슨 일이든지 다 할 수 있다고 생각하는 남자가 있었다. "나는 여자가 하는 일도 잘 해낼 수 있어. 문제 없다구" 그래서 그는 아이를 하나 얻어서 키웠다. 아이에게 기저귀도 자주 갈아주고 밤마다 세 번씩 일어나서 우유를 먹였다. 거기다 해도 해도 끝이 없는 집안일까지. 그는 언제나 몹시 피로했다.
  한편 영리한 그의 동생은 아내를 얻어서 그 모든 일을 아내에게 시켰다.

    어떻게 그녀와 결혼하지?
  두 명의 기사가 숲속에 서 있다. 화사한 5월의 햇살이 나뭇잎에 부서져내리는데, 한쪽 구석에서는 절망에 빠진 처녀가 소리죽여 울고 있다. 한 기사는 처녀를 납치한 남자이고 또다른 기사는 처녀의 연인이다. 두 기사는 결투를 벌였고 결국 처녀의 연인이 이겼다. 그러나 문제는 처녀가 이미 납치범에게 성폭행을 당했다는 사실이었다. 처녀의 연인은 몹시 고통스러웠다.
  '어떻게 그녀와 결혼을 하지? 그는 깊은 슬픔에 잠겨 있다.

    여자답지 않은 일
  자식이 없는 한 부부가 느지막하게 딸을 하나 얻었다. 너무나 기쁜 나머지 이 부부는 아침 저녁으로 신에게 아이의 축복을 기원했다. 신이 그들의 기도에 응답한 것일까? 아이는 자라면서 비범함을 드러냈다. 다른 사람들보다 더 멀리, 더 빨리 달렸고 몸가짐도 훌륭했다. 노래도 잘 부르고 공부도 뛰어나게 잘했다. 다만 한 가지가 문제였는데 그것이 모든 것을 망쳤다. 그 누구도 그것을 결점으로 여길 수는 없으리라 신이 부부를 속인 것도 아니었다. 신은 분명히 아이에게 뛰어난 재능을 부여했다. 그러나 마을사람들은 모두 다음과 같이 아이를 비난했다. "그렇게 뛰어난 것은 여자답지 않은 일이야."

    사악한 왕비와 불운한 공주 그리고 분별력 있는 백성들
  마음씨 나쁜 여자가 아들이 있는 홀아비 왕과 결혼을 했다. 1년 후에 왕비는 딸을 낳았다 두 아이는 모두 건강했고 성격도 좋아 상냥하고 친절했으며 서로의 우애도 나무랄 데가 없었다. 그러나 사악한 왕비는 엄청난 고민을 갖고 있었다. 그녀는 왕과 결혼한 것에 만족하지 못하고 자기가 낳은 딸을 왕국의 지배자로 만들고 싶었다. 왕비는 자신의 목표에 맞추어 아이들을 교육시켰다. 공주에게는 지도자에게 필요한 사항들을 가르쳤고 왕자는 얌전하고 온순한 소년으로 키웠다. 왕은 국정에 바빠서 아이들을 자주 만나지 못했다. 어느 날, 왕비는 왕에게 무릎을 꿇고 작은 부탁을 들어달라고 간청했다.
  "그래, 부탁이 뭐요"
  "우리에게는 두 명의 자식이 있습니다. 그 중에서 능력이 뛰어난 아이가 이 나라를 다스리도록 해주세요."
  "그건 말이 안 되오." 왕은 한마디로 거절했다. 그러나 왕비는 끈질기게 매달렸다.
  "한 번만 두 아이를 시험해보세요." 왕은 대꾸도 하지 않았다. 그러나 왕비는 계속 졸랐고 결국 왕도 두 손을 들고 말았다.
  "한 번 시험을 해보는 거야 나쁘지 않겠지. 이번 기회에 아주 왕비의 입을 막아버려야겠어." 두 아이에 대한 테스트가 실시되었다. 사냥, 술 마시기, 테니스, 수학, 법률지식... 왕자는 모든 분야에서 공주에게 뒤졌다. 왕은 몹시 화가 났고 왕자에게 실망하여 왕비와 한 약속을 지켰다.
  그러나 다행히도 백성들은 분별력이 있었다. 그들은 반대의 깃발을 높이 들었다.
  "우리는 여자의 지배를 받지 않는다!"
  백성들은 왕자를 추대하여 왕위에 앉혔고, 사악한 왕비와 불운한 공주는 영원히 추방되었다. 그리하여 나라의 질서가 회복되고 정의가 이루어졌다.

    토끼와 거북의 정당한 경주 
  어느 날 거북은 그 옛날 전설적인 조상의 능력을 모방하기로 결심했다. 그래서 지나가는 토끼를 불러 경주를 하자고 제안했다. 토끼는 순순히 응했고, 둘은 출발선에 섰다. 토끼는 결승선에서 45미터 떨어진 지점에 섰고 거북은 겨우 30센티미터 떨어진 곳에 자리를 잡았다. "땡!" 경주가 시작되고 잠시 후 경기가 종료되었다. 결과는 거북의 승리였다. 5센티미터 차이로 앞서 결승선에 들어온 것이다. 거북은 이 승리가 자신의 우수성을 증명하는 것이라고 주장했다. "하지만 이건 불공평해." 토끼가 작은 목소리로 항의했다. "너는 30센티미터밖에 뛰지 않았잖아. 나는 45미터나 뛰었는데," 그러나 거북은 조금도 물러서지 않았다. '그게 바로 운이라는 거야. 너는 아무래도 패배를 인정하는 걸 배워야겠어."
  이 거북에게는 사촌이 하나 있었는데, 그 사촌 거북은 경주를 벌일 때면 언제나 결승선을 대양의 끝에다 그었다.

    그 후 신데렐라에게 무슨 일이 일어났는가?
  마침내 신데렐라는 왕자와 결혼을 했다(순전히 자그마한 발을 가진 덕분이었다) 그러나 곧 그들은 싸우기 시작했다. '당신, 내 돈 보고 결혼했지?' 왕자가 신데렐라를 비난했다. '당신은 내 미모에 반해 결혼했잖아요?' '신' 여사의 신랄한 대꾸였다.
  '당신의 미모는 세월이 가면 시들지만 내 재산은 늘 그대로가 아니오? 그러니 이건 공평한 거래가 아니오."
  "그래요? 좋아요!" 신데렐라는 그 길로 집을 나갔다.
  그 후 무슨 일이 일어났을까?

    논리적인 주장
  "좋아, 네가 남녀평등을 부르짖는다면 남자처럼 전쟁에 나가서 싸워." 그들은 여자에게 말했다. "알았어요.나도 싸울거예요." 그녀는 군대에 지원을 하고 곧바로 전쟁터에 나갔다. 그녀의 전우는 모두 남자였는데 그들은 그녀의 생활을 아주 불편하게 했다. 몇 년이 지난 후 마침내 전쟁이 끝나고 그녀는 귀향했다. 기자들이 그녀를 둘러싸고 소감을 물었다. "글쎄요, 전쟁은 늘 똑같지요. 사람을 죽이고 여성을 강간하고... 나도 사람을 많이 죽였어요. 하지만 강간은 안했답니다.
  "이제, 당신은 인간의 자격을 완전히 갖추었다고 생각하십니까"
  "물론입니다. 강간은 필수가 아니니까요."

   은혜를 갚은 생쥐
  어느 날, 사자가 생쥐 한 마리를 잡았다. "살려주세요, 사자님 저는 너무 작고 당신은 아주 거대하십니다. 하지만 또 누가 알아요? 내가 당신을 도와줄 일이 생길지." 사자는 웃기는 소리라고 생각했지만 그다지 배가 고프지 않았으므로 생쥐를 놓아주었다. 아니다 다를까, 며칠 후 사자는 그만 사냥꾼이 쳐놓은 그물에 걸리고 말았다. 마침 그곳을 생쥐가 지나가고 있었다. "나 좀 도와줘!" 사자는 힘껏 소리를 질렀다 "생쥐야. 이 그물을 찢어줘. 너 기억하지? 내가 너한테 은혜를 베풀었잖아." 생쥐는 열심히 그물을 갉아먹다가 갑자기 동작을 멈추었다. "왜 그만두는 거야?" 사자가 으르렁거렸다. "잠깐만요. 나는 이미 당신에게 은혜를 갚았다는 생각이 들어요." "말도 안 돼. 언제 갚았다는 거야?"
  사자는 다시 사납게 으르렁거렸다. "아니, 분명히 갚았어요. 난 당신을 죽이려 하지 않았다구요."

    자기만의 방 
  푸른 수염을 가진 남편은 아내에게 이런저런 지시를 한 후 열쇠를 맡기고 집을 떠났다. 그는 정확하게 4주 후에 돌아왔다. 그 동안 아내는 집안의 먼지를 털고 바닥에 윤을 냈지만 작은 방의 문은 열지 않았다 그 사실을 안 푸른 수염은 깜짝 놀라 아내에게 물었다.
  "나 없는 동안 당신은 그 방이 궁금하지 않았소"
  "아니요."
  "내 안 깊은 곳에 자리한 비밀을 알고싶지 않소"
  "그게 왜 알고 싶어요?"
  "그건 너무나 당연한 일이잖소. 내가 어떤 인간인지 알고싶지 않다 이거요?" 
  "당신은 내 남편이잖아요."
  "그 방에 뭐가 있는지 정말 궁금하지 않다는 말이오?"
  "궁금하지 않아요. 나는 당신이 당신만의 방을 가질 권리가 있다고 생각해요."
  분노한 남자는 그 자리에서 아내를 죽여버렸다. 재판이 열리자 그는 아내가 자기를 도발했다고 주장했다.

    그 여자의 살인
  살인 성향을 보이는 여자가 있었다.
  첫 희생자는, 그녀가 단지 어리석은 아시아인이라는 사실 때문에 그녀에게 일자리를 준 동정심 많은 남자였다.
  두 번째 희생자는, 그녀를 저녁식사에 초대하고는 저녁 내내 자신은 언제나 건강할 것이라고 수다를 떤 여자였다.
  세 번째 희생자는, 그녀에게 하층 중의 하층 인생이라고 말하면서 그래도 자기는 횐 피부를 가진 남자라고 장황하게 설명한 동성애자였다.
  재판이 열리고 이 세 명은 증인으로 소환되었다. 그들의 참석으로 그녀가 살인을 하지 않았다는 사실이 명백하게 드러났다. 그러나 피고석의 여자는 그들을 정말 죽이고 싶었다고 분명한 목소리로 진술했다. 결국 재판은 고의성에 초점이 맞춰지고 그녀는 처벌을 받았다.

    헨젤과 그레텔의 차이
  집에서 쫓겨난 헨젤과 그레텔은 이제 깊은 숲속에서 살아야 한다. 숲속에는 무서운 마녀가 사는 사탕으로 지은 집이 오누이를 기다리고 있다 하지만 그들이 달리 누구에게 갈 수 있겠는가? 망설임의 시간이 지나고 마침내 그레텔이 앞으로 나섰다. 그녀가 헨젤보다 영리하고 용감하기 때문이다. 게다가 여기는 마녀가 사는 황량한 숲이 아닌가? 당연히 그레텔이 앞장서는 게 옳다.
  "오빠, 여기 나무 뒤에서 기다리고 있어. 꼼짝 말고 있어야 돼. 알았지?"
  그레텔은 침착하게 길을 걸어가 마녀의 집 문을 두드렸다.
  "들어오렴, 꼬마야."
  헨젤이 무서움에 몸을 떨고 있을 때 그레텔은 사탕으로 만든 집 안으로 사라졌다. 얼마후 문이 열리고 그레텔이 헨젤을 불렀다.
  "괜찮아, 오빠! 이제 들어와도 돼,"
  그러나 헨젤은 마녀가 무서웠다 그는 눈을 감고 힘껏 도망쳐 결국 마음씨 나쁜 계모에게 돌아갔다.
  "커서 어른이 되면 마녀와 싸워서 그레텔을 구해을 거야."
  그레텔은 도망치지 않고 뒤에 남았다.

    세상에서 가장 사악한 이름
  옛날에 암캐, 암퇘지라고 불리는 사악한 매춘부가 살고 있었다. 어느 날 강심장인 이 매춘부는 조금도 부끄러워하지 않고 판사에게 탄원서를 제출했다. 자기의 호칭을 한 여성으로서가 아니라 한 인간으로서 사악함을 정확히 나타내는 이름으로 바꾸어달라는 내용이었다. 마침 판사는 하루하루가 지루하던 참이었다.
  "좋아. 날을 받아서 시내에 있는 지식인들을 불러 네 호칭을 다시 짓도록 하겠다." 드디어 그 날이 왔다. 판사는 임명된 학자들을 둘러보며 마땅한 이름을 제시해보라고 말했다. 나이 든 학자가 당황한 표정을 지었다.
  "판사님, 저희들은 아직 결론에 이르지 못했습니다." 
  "그래요? 내가 지나친 기대를 한 모양이군요. 너무 철학적인 토론을 해서 그런가요? 어쨌든 좋습니다. 자, 앉으세요. 내가 이름을 지어볼 테니." 판사는 매춘부를 바라보며 말했다. "도둑이란 호칭은 어떤가요?"
  "판사님. 도둑은 아주 좋은 호칭입니다만, 불운하게도 이 매춘부는 서비스를 제공하고 돈을 받기 때문에 그 이름이 타당하지 않은 줄로 압니다." 나이 든 학자가 지적했다. "그렇다면 '거지'라는 말은 어떨까요?' 다시 판사가 의견을 내놓았다 그러나 유식한 학자는 다시 반대 의견을 보였다. "존경하는 판사님. 거지가 사악한 존재인지가 분명하지 않습니다. 더구나 이 매춘부는 구걸을 하지 않는답니다."
  '그래요?" 판사는 머리를 쥐어짰다. "그러면 '잡것'은 어때요? 아, 또 누군가 반대하겠지요? 도대체 문제가 뭔가요? 왜 우리가 이 귀찮은 일을 해야 하죠?"
  "사실 그 매춘부의 사악함은 여자라는 점에 있습니다." 학자의 답변이었다.
  "아, 그래요? 그렇다면 답이 나오는구먼. 자, 물러가라. '여자'여. 그게 네 이름이고 네 새로운 호칭이다. " 유식한 판사가 결론을 내렸다.

    누가 고양이 목에 방울을 다는가? 
  누가 고양이 목에 방울을 달지?
  난 안 돼." 갈색 쥐가 말했다. '난 애들이 많고 할 일도 너무 많아. 쇼핑할 것도 얼마나 많은데...
  "나도 안 돼. 사실 나는 쓸모 없는 싸움이 싫어. 평화롭게 사는 
게 좋아." 푸른쥐의 말이었다.
  "나도 할 수 없어. 난 너무 작아서 방울을 들 수가 없거든." 작은 쥐가 말했다.
  "나도 안 돼." 큰 쥐가 나전다 '방울이 어떤 건지 모르겠어. 게다가 방울이라면 신물이 나거든."
  "좋아. 내가 고양이 목에 방울을 달겠어. 장난삼아 하지 뭐. 아주 재미있을 거야." 정신이 살짝 나간쥐가 말했다 
  아니야. 내가 할래. 나는 명예를 얻고 싶어." 모험을 좋아하는 쥐가 끼어들었다.
  "우리 여태까지 잘 참았는데 조금만 더 기다리는 게 어때?' 영리한쥐가제안했다. "머지 않아 고양이는 죽을 것이고 그렇게 되면 우리의 걱정거리도 사라질 가야."
  맞아. 우리 그 얘긴 잊어버리자. 다른 쥐가 맞장구를 쳤다. 일부는 그 일을 잊어버렸지만 일부는 그러지 못했다.

    가슴만 있고 머리가 없는 여인
  머리는 없고 가슴만 있는 한 여인이 살고 있었다 그녀는 '머리 없는 여인'이 아니라 심장'이라고 불렸다. 그녀의 삶은 다른 사람에게 봉사하는 것으로 채워졌고 그녀는 늘 기꺼운 마음으로 자신의 일을 했다. 음식을 만들고 청소를 하고 빵을 굽고 그리고 걸레질을 했다. 언제나 친절하고 애정 어린 모습이었으며 피곤하다고 불평을 늘어놓는 일도 없었다. 그러는 동안에 아이들은 자랐고 남편은 늙어 죽었다. 이제 머리 없는 여인은 혼자가 되었다.
  그녀는 연금을 요청하기 위해 정부를 찾아갔지만 아무것도 얻지 못했다. 정부의 처사가 잔인하다고 말하는 건 아니다 문제는 여인이 머리가 없어서 요구를 할 수 없다는 사실이었다.

    연인의 착각 
  누구나 감탄하는 아름다운 여인이 있었다. 그녀는 매일 아침 호수에 나가서 자기 얼굴을들꺽다보았다. 양치기 나르시스는 거리를 두고 그녀의 뒤를 따르다가 그녀가 떠나면 호숫가로 가서 그녀의 이미지를 찾곤 했다. 그러나 나르시스의 눈에 보이는 것은 그 자신의 얼굴뿐이었다. 어느 날 나르시스가 호수에 비친 자기 얼굴을 들여다보고 있는데 여인이 돌아왔다.
  무얼 하는 거예요?
  그대의 이미지를 찾고 있다오.
  나는여기 땅위에 있답니다. 물속에 있는게 아니에요." 여인은 양치기를 보며 말을 이었다. '자, 부끄러워하지 말고 내 얼굴을 쳐다보세요, 나, 여기 있다구요."
  그러나 나르시스는 여인을 쳐다보지 않고 공손하게 대답했다.
  "내가 원하는 것은 그대가 아니라 그대의 이미지라오."

    친구가 되는 방법 
  빨간 석우가물가에서 먹이를 찾고 있는 백조에게 다가갔다.
  날 잡아먹을 생각은 하지 마. 백조가 미리 경고했다.
  "그럴 생각은 조금도 없어."
  "그런데 왜 안 가고 거기 서 있는 거야"
  "내가 여기 있는 게 어때서? 난 그냥 물가에 서 있는 건데." 여우는 조리 있게 대꾸했다. "도대체 왜 그렇게 날 싫어하는 거야? 여우한테 무슨 안 좋은 일이라도 당한 거야?"
  "아니, 없어. 너는 내가 만난 첫번째 여우야. 하지만 여우는 악명이 높잖아."
  "그건 백조도 마찬가지야"
  "우린 아냐!"
  "뭐가 아니야? 너희들은 건방지고 허영이 가득한 데다 어리석어."
  "웃기는 소리 ! 여우가 거짓말쟁이라는 건 세상이 다 안다!"
  상대에 대한편견을 확인한 둘은 서로를 비켜갔다.
  그러나 얼마 지나지 않아 여우가 되돌아와 소리를 질렀다.
  "야, 난 거짓말한 적이 없어 !"
  '나도 건방지지 않아!" 백조도 고함을 쳤다.
  "그렇다면 우린 함께 놀아도 되잖아."
  '난 두려워."
  "백조가 그렇게 겁이 많은 줄은 몰a? . 백조는 본래 자존심이 강하잖아"
  "그래! 난자존심이 강해." 백조는 중얼거렸다. "그렇지만 무서워 ."
  난널 잡아먹지 않아.
  '정말? 여우는 백조를 잡아먹잖아."
  여우는 장시 망설였다. 왠지 곧바로 거짓말을 하고 싶지가 않았다.
  "음" 여우는 조심스럽게 말했다. "여우는 친구를 잡아먹지 않는 단다. "
  "여우도 친구가 있니' ' 백조가 궁금한표정으로 물었다 
  '별로 많지는 않아."
  "그런데 갑자기 배가 고프면 어떻게 해?" 백조는 계속 물고 늘어졌다.
  "나도 몰라."
  백조는 안전한 거리를 유지하려고 됫걸음질을 쳤다. "야, 여우야! 그냥 가버려!"
  "제발 그러지 마 난너무 외로워 우리가 친구가 될 수 있는 방법은 없을까?' 여우는 사정했다.
  "있어 ."
  "뭔데?' 여우는 기대에 부풀었다.
  "그냥 가버리는 거야."
  상심한 여우는 물가에 앉아서 구슬프게 울었고, 백조는 헤엄을 치다가 다른 곳으로 날아가버 렸다

    가르침 
  옛날 어느 곳에 날개를 가진 여자아이가 살았다. 날개는 아이의 어깨뼈에서 솟아나왔는데 급속하게 자라서 곧 커다란 날개가 되었다. 기겁을 한 이웃 사람들이 찾아와서 아이의 부모에게 충고했다. '날개를 잘라 주어야합니다. " "왜요''그건... 어쨌든 너무나 명백하잖아요." 그러나 아이는 '싫어요!"라고 분명하게 자기 의사를 표현했고 이웃들은 그냥 돌아갔다. 몇 주일이 지나자 다시 이웃 사람들이 아이의 부모를 찾아왔다. '탈개를 자르지 않는다면 그 애를 불구로 만들야 합니다. " "왜요?" 아이의 부모가 다시 물었다 "적어도 부모가 무엇인가 노력했다는 걸 보여주는 거지요." 아이의 부모는 고개를 저었고 이웃들은 떠났다. 그 러나 사람들은 곧 다시 나타나서 부모에게 따졌다. '벌써 두 번이나 우리를 그냥 돌려보냈지요? 하지만 아이의 입장을 생각해보세요. 부모가그 불쌍한 어린 것에게 무슨 짓을 하고 있는지 생각해보셨나요'
  "우리는 그 애에게 나는 것을 가르치고 있답니다. " 아이의 부모는 조용히 말했다.

    우주 기초학습의 내력 
  옛날 오리온 성좌의 세 별에 사는 애송이 여자 하인들은 흥포하고 사악한 것으로 악명이 높았다. 어찌나 힘이 셌던지 어떤 남자도 그들에게 대항하지 못했다. 그 여인들은 점차 전 우주를 위협하는 위험한 존재로 떠올랐다. 그러나 얼마 지나지 않아 그 여인들을 다를 수 있는 유일한 남자가 등장했다. 가장 훌릉한 우주선 선장인 그는 전 우주를 통틀어 손꼽히는 군인 중의 한 명이었다. 은하계 전쟁에서 거둔 눈부신 전과가 그의 용맹을 증명하고 있었다. 드디어 애송이 여자 하인들과 우주선 선장이 격돌했고, 전 우주의 시선이 그들에게 집중되었다. 선장의 성적인 검술, 지치지 않는 에너지, 그 누구도 흥내낼 수 없는 놀라운 곡예 그리고 여인들의 최후의 항복, 이 모든 것은 하나의 역사가 되었다. 이후 애송이 여자하인들의 원활한 공급이 보장되었고, 선장의 전략은 모든 우주 훈련생들이 거치는 기초학습 과정이 되었다.

    열등하고 온순한 혈통
  역사 초기, 인류는 스스로 증식했고 아이들은 각자의 머리에서 나왔다. 그들은 잘생긴 운동가와 고상한 군인들이 되었는데 사냥을 하고 술을 마시는 아주 영리한 이들이었다 그러다가 그들은 인간과 아주 비슷하지만 열등한 수준의 종을 만났다. 그들은 그 생물을 정복하고 그들에게 아이를 낳고 키우는 일을 맡겼다. 그리고지능을 필요로 하지 않고 위엄이 없는 하찮은 일거리를 떠맡는 종속적인 존재로 만들었다. 그 중 일부는 그들의 쾌락을 위해 혈통 좋은 말처럼 길러졌다. 그리고 적절한 조건만 마련해 주면 대부분 온순해졌고 주인에게 충성을 다했다. 이 종을 길들인 후에 인류의 문명은 급속도로 발전했고 지금도 빠른 속도로 진보를 계속하고 있다.

    아마존의 슬픔 
   그녀는 아침 일찍 일어나 일을 하러 나간다. 도중에 여러 가지 공격과 부딪치지만 그래도 몇몇 사람들은 예의가 바르다. 고마운 일이다. 그녀는 담배를 사져고 가게에 들어간다. 매력이 철철 넘치는 주인은 시시덕거리고 싶어하지만 그녀는 대꾸하지 않는다. 남자는 화를 낸다. 그녀는 와인 한 병을 구하기 위해 다른 가게에 간다. 판매원은 그녀가 무지하다는 것을 알고 조언을 하면서 그녀에게 '친애하는'이란호칭을붙여 부른다 그녀는판매원에게 자기가 원하는 것을 잘 알고 있다고 정중하게 말한다 그리곤 용기를 내어 '친애하는' 이라고 부르지 말아달라고 덧붙인다. 남자는 화를 낸다. 그녀는 그의 분노를 감지하고 역겨움을 느끼지만 해야 할 일을 할 뿐이다. 직장에서 그녀는 여러 번 '미스' 라고 불린다. 그것은 이념적인 문제이다. 그녀는 여러 개의 학위를 가지고 있다. 그렇다고 그 모두를 얘기해야 하나? 또 하루가 지나간다 그녀는 일을 좋아한다. 게다가 함께 일하는 동료들은 친절하고 너그럽다. 하지만 그녀는 매일 겪게 되는 마찰이 힘겹다. 물론 아직 상처를 입지 않았고 강간을 당하지도 않았다. '탐자들도 힘겨워 "라는 동료의 말에 그녀가 대꾸한다. "코게 상활을 더 악화 시키지"

    잠자는 숲속의 공주의 전쟁 이야기
  왕이 되고 싶어했던 어린 공주의 이야기를 해볼까? 궁정에는 이 여자답지 않은 공주에 대한 소문이 자자했다. "공주님은 남자옷을 입고 다닌대." "아직 못 봤어? 걸음걸이도 그렇고 행동이 여간 이상한 게 아냐." 그녀에게는 장차 왕이 될 남동생이 있었다. 드디어 자기가 왕이 될 수 없다는 사실을 깨달은 공주는 동생에게 한판의 전쟁으로 결론을 내자고 제안했다 그러나 그녀에게는 군대가 없었고 결국 공주는 패배하고 말았다.
  다른 이야기에는 왕자가 공주의 목을 베었다고 되어 있다. 또 다른 이야기에는 왕자가 공주를 비웃고 다락방에 가두었다고 전한다. 공주는 아마도 다락방에 갇힌채 백 년 동안 물레를 돌리며 자기 인생을 짜다가 죽었을 것이다.
  이것은 마음씨 나쁜 왕자의 이야기가 아니다. 공주는 단지 익명이다. 그렇기 때문에 이 이야기가 그토록 낯설게 들리는 것이리라. 그리고 공주에게는 남자보다 여자를 더 좋아하는 여동생이 있었다. 그녀는 스스로 다락방에 올라가 잠이 들었다. 아무도 그녀를 깨우지 않았다. 그녀를 깨울 여자가 없었던 것이다.

    휘파람을 부는 공주 
  옛날에 휘파람을 아주 잘 부는 어린 공주가 있었다 "휘파람을 불지 말거라." 왕이 공주를 타일렀다. "여자애는 휘파람을 불면 안 된단다. " 어머니도 거들었다. 그러나 공주는 멈추지 않고 계속해서 휘파람을 불었고, 나날이 솜씨가 좋아졌다. 세월이 흘러 공주는 처녀가 되었다. 여전히 공주는 휘파람을 기막히게 잘 불었다. 부모는 근심이 가득했다. "누가 휘파람을 부는 처녀와 결혼을 하겠어요'
  우울하게 말하는 왕비에게 왕이 제안했다. "이 상태에서 최선을 찾을 수밖에 도리가 없소. 공주보다 휘파람을 잘 부는 사람에게 왕국의 반을 넘겨주고 공주와 결혼을 시키겠다고 발표하는 거요." 왕이 이를 공표하자마자 휘파람으로 출세하려는 청년들이 왕궁으로 수도 없이 몰려들었다. 궁정은 시끌벅적했다. 일부는 휘파람을 제법 불었으나 일부는 휘파람의 '휘' 자도 모르는 사람들로 끔찍한 소음만 낼 뿐이었다. 결국 공주의 휘파람을 이긴 사람은 아무도 없었다. 왕과 왕비는 낙심천만이었으나 공주는 미소를 지으며 대안을 제시했다. "걱정 마제요. 지금부터 제가 시험을 한 가지 해볼 텐데 아마 좋은 결과가 있을 거예요." 공주는 청년들을 돌아보며 물었다. "여러분들은 나한테 졌다는 걸 깨끗이 인정하나요?'"아니요!" 청년들이 큰소리로 대답했다. "우리가 생각하기에는 공주님이 무슨 속임수나 마술을 쓴게 분명합니다. " 오직 한 청년이 '그래요. 제가 졌습니다. "라고 패배를 솔직히 인정했다. 공주는 미소를 지으며 왕을 돌아보았다. "이 사람만 좋다면 저는 이 사람과 결혼할래요."

    페르세우스와 안드로메다
  늘 그랬던 것처럼 왕자와 공주 그리고 용이 있었다. 왕자의 임무는 용과 싸우는 것이고 공주의 역할은 용의 미끼로 이용되는 것이었다. 그리고 용이 맡은 역할은 비난을 받는 것. 그러나 공주가 야심을 갖고 있다고 생각해보라. 공주는 왕자에게 말했다.
  '당신이 용의 미끼가 되세요. 내가 용과 싸을 테니," 왕자는 이의를 제기했다.   "그러다가 지면 어떻게 할 거요?' 공주도 지지 않고 말했다. '당신이 지면 어떻게 할 건데요?"
  "나는 본래 용과 싸우도록 키워졌소. 게다가 나는 힘이 세다오. 키도 크고 남자답지. 당연히 내가 당신의 안전을 위해 위험한 일을 떠맡아야 하는 것이오." 모든 사람들이 왕자의 말에 동의했고 공주는 말뚝에 매여 있을 수밖에 없었다. 드디어 용이 나타났다. 왕자는 용감하게 싸웠지만, 패배하고 말았다. "졌지?" 용이 물었다. "내가 졌소." 왕자는 패배를시인했다. 이제 용이 공주에게 다가가서 잡아먹을 차례였다. 그때 공주가 말했다 '당신은 힘없는 희생자를 잡아먹으려는거예요?'"뭐라고?'"나를놓아주세요. 그러면 새로운 게임을 하나 가르쳐드릴게요."    그 말을 들은 용은 호기심이 생겨서 공주의 노예증명서를 찢어버렸다. '자, 이제 당신이 왕자가 되는 거예요. 내가 용, 저 왕자는 공주가 되고요." 공주의 제안대로 셋은 옷을 바꿔 입었다. 이번에는 왕자가 공주의 말뚝에 매였다.
  "이제 어떻게 하는 거지? 다시 싸우는 건가?" 용의 질문에 공주가 대답했다. "아니요.이제 우리는제 갈길을가는거예요 아, 왕자는 걱정하지 말아요. 아주 안전할 테니까."

    미녀와 야수에 대한 도덕적인 이야기
  야수는 고귀한 남자가 아니라 여성이었다. 그렇기 때문에 미녀에 대한 야수의 사랑은 기괴한 것이었다. 마음이 착하고 관대한 야수의 부모님은 그녀가 어렸을 때 조용히 타일렀다.
  "우리가 동성연애를 부정하는 건 아니란다. 하지만 다른 사람들이 그걸 인정하지 않기 때문에 우리는 네가 동성연애자라면 몹시 슬플 거야. 우린 네가 행복하길 바라거든 동성연애자는 행복 할 수가 없어 그것이 진리란다. "
  "왜 그들은 행복하지 않은가요?'
  '사람들이 인정하지 않기 때문이야... 야수는 부모님의 주장이 순환 논법이라고 생각했지만 결국 자신이 불행하다는 걸 깨닫게 되었다. 그녀는 남자에게는 전혀 관심이 없었고, 한 소녀를 깊이 사랑했다. 그러나 소녀는 야수를 인정하지 않았다. 야수는 자신이 사람들의 조롱거리가 되었음을 알았다. 그녀는 점점 고독해졌고 자연스럽게 책에 몰두했다. 그러나 책에는 온통 남자가 여자를 사랑하고 여자가 남자를 사랑하는 이야기, 또 남자는 말을 몰고 온갖 모험을 다 하지만 여자는 집에 있는 이야기로 가득 차 있었다. "이제 알겠어. 뭐가 잘못되었는지 . 나는 인간이 아니야. 내게 맞는 이야기는 겨우 야수에 관한 것뿐이지. 야수는 사랑 
때문에 인간이 되는 게 아니고 오히려 그 반대로 사란때문에 인간에서 야수로 바뀌는 거야. 야수는 사납지 않고 아주 다정하지. 야수는 미녀를 사랑하지만 결국 혼자 살다가 혼자 죽어가는 거야." 야수는 그렇게 살다가 죽었다. 그녀의 부모는 몹시 슬퍼했고 이웃 사람들은 부모에게 위로의 말을 전했다. 그러나 그 일은 누구의 잘못도 아니었다. 그녀는 경고를 받았지만 듣지 않았던 것이다.

    동성애자들 
  쥐구멍과 미궁으로 이루어진 쥐의 나라에 나이 든 노처녀 쥐 두 마리가 25년 동안 함께 살고 있었다. 넉넉하지는 않지만 훌릉한 품성을 지닌 그들은 좋은 교육을 받았고 작은 지역사회에서 문화의 권위자로 인정받고 있었다 어느 금요일 저녁에 조카딸이 그들을 방문했다. 대학을 나온 그들은 교육을 신뢰한다. 조카딸은 화장은 하나도 하지 않고 별로 이상한 일은 아니지만-대신 옷에 여러 개의 배지를 달고 있었다. 배지에 는 '게이 해방은 우리의 해방!'이니 '레스비언들이여, 점화하자!'와 같은 이상한 내용이 담겨 있었다. 다행스럽게도 두 노처녀 쥐는 놀라지 않았고 불미스러운 일 없이 무사히 저녁식사를 끝냈다. 차를 마시면서 노처녀 한 명이 조카딸에게 물었다. "그런데 왜 그런 배지들을 달고 다니는 거냐?''서로 사랑하기 때문에 고통받는 여성들을 차별하는 것에 항의하기 위해서지요." 조카딸의 대답이었다. "오, 그래? 우리는 서로 사랑하고 지난 수년동안 한결같이 그래왔단다. " '한아요." 고개를 끄덕인 조카딸이 물었다. "두 분이 함께 자나요?'"우린 지난25년 동안 한 침대에서 잤단다" "내 말은요, 음... 남자보다 여자를 더 좋아하냐고 묻는거예요." "물론이지.동성끼리 있는게 더 편안하지 않니?' 조카딸은 난처한 표정을지었다. 그녀는 잠시 생각하덧니 배지를 떼어 두 이모에게 넘겼다 '내 생각에는 이모들이 이것을 달아야 할 것 같네요." 그러나 두 노처녀는 내키지 않는 표정이었다. "안녕히 주무세요." 조카딸은 유쾌하게 인사를 하고 집을 나섰다 그녀의 마음은 무척 즐거웠다.

    미운 오리새끼가 시사하는 바
  어느 날 안데르센의 동화 한 편이 끝나자마자 논쟁이 벌어졌다. 수컷 오리들은 안데르센에게 대표단을 파견했다. '저명한 학자들이 주장하듯이 '미운 모리새끼'가 시사하는 바는 그가 못생기지 않았다는 게 아니고-사실 그는 정말 못생겼거든요 그가 백조였다는 겁니다. "
  "그런데 지금 우린 그 오리의 남동생 때문에 골치가 아픔니다. 그는 오리처럼 보이고 오리처럼 먹고 오리처럼 퍼를 흘리지만 이성보다 동성에게 더 많은 관심을 보이거든요. 어떻게 끝이 나느냐구요?정말 힘든 상황이지요. 해결 방안을 찾는 중입니다. "
  "그건 아주쉬운 문젠데." 안데르센이 말을 이었다. "그 친구가 시사하는 바는 그가 동성에 관심이 많다거나 못생겼다는 게 아니 라오리라는 거라구 그는 백조가 아니야." "아,그렇다면 우린 영원히 행복하게 살겠군요." 그들은 정말로 행복하게 살았다. 암컷 오리들 역시 안데르센에게 대표를 보냈고 그때부터 그들도 동성끼리 좋아하는 일을 자연스럽게 받아들이게 되었다.

      2. 품행이 방정하지 못한 여자에게 생긴 일

    눈의 여왕은 피를 흘리지 않는다 
  정말 그토록 많은 눈이 내렸단 말인가? 눈의 여왕은 날마다 낮이고 밤이고 눈을 먹었다. 그래서 여왕의 팔은 눈처럼 새하얗고 한없이 부드럽다. 얼마나 오랫동안 눈을 먹었을까? 왕자가 올 때까지 오랜 세월 끊임없이. 그래서 그녀의 가슴은 백설처럼 하얗고 순결하다. 그리고 무슨 일이 일어났느냐구? 드디어 왕자가 왔고 눈의 여왕은 왕자와 결혼을 했다. 결혼식이 끝나고... 그러나 피가 보이지 않았다. 피가... 왕자는 여왕을 외면하고 떠나버렸다. 여왕은 녹아서 금세 눈물로 변했고, 그녀의 눈물은 강이 되어 하염없이 흘렀다 그러나 피는? 피는 없었다. 어떻게 그녀가 피를 흘릴 수 있겠는가? 왕자는 눈이 새하얗고 오점 하나 없이 순수하다는 걸 몰랐단 말인가? 눈의 여왕에게는 피가 없다는 사실을 몰랐단 말인가?

    소녀가 된 소년 
  금발 머리의 예쁘장한 소년이 길을 잃고 헤매다가 곰의 집을 발견했다. 안으로 들어간 소년은 아빠곰의 침대에 누웠다. 이런, 침대가 너무 컸다. 다음은 엄마곰의 침대, 역시 너무 컸다. 아기곰의 침대는 줄무의 천으로 덮여 있었는데, 크기가 적당했다 몹시 지쳤던 소년은 그 침대에 누워 잠을 잤다. 저녁 무렵 집에 돌아온 공들은 몹시 화를 냈다 소년은 울음을 터뜨렸다. 곰 가족은 침입자가 아주 예쁜 여섯 살짜리 꼬마라는 사실을 알고 곧 마음이 풀렸다. 소년은 미소를지으며 곰의 마음에 들려고 애를 썼다. 곰 가족은 소년이 마음에 들었다. 이제 소년은 아기곰과 침대를 같이 쓸 수 있을 것이다. 엄마곰은 미소를 지으며 소년의 머리를 빗겨주었고, 아빠곰도 웃으면서 소년을 무릎에 앉혔다. 그리고 따뜻하게 달래면서 눈가의 눈물자국을 닦아주었다. 결국 소년은 곰 가족과 함께 살게 되었다. 그리하여 소년은 나중에 아주 착하고 얌전한 소녀가 되었다.

    투경 외투의 위력 
  아주 매력적인 사람이 숲속을 지나가고 있다 먹이를 찾는 사자들이 으르렁거렸지만그에게 아무짓도 하지 않았다. 들소도 덤벼들었지만 그 사람은 무사했고 들소는 실패를 되풀이 할 뿐이었다. 짝을 찾는 다른 무법자들도 나타났지만 그에게는 별 관심을 두지 않고 재빠르게 지나갔다.
  마침내 그가 숲 저편에 모습을 드러냈다. 많은 사람들이 기다리고 있다가 정색을 하고 물었다. "어떻게 다치지 않고 숲을 통과했습니까?' "보이지 않는 외투 때문이지요. 사자와 다른 짐승들은 나를 알아보지 못했답니다. " "그래서 죽지 않고 살아오셨군요. 그런데 강간을 당하지 않은 이유는 어떻게 설명하시겠습니까?' 다시 사람들이 궁금한 표정으로 질문을 던졌다. "역시 보이지 않는 외투 덕분입니다. 이 외투는 남자용이고 남자들은 그것을 알아보거든요."

    엄마처럼 살고 싶지 않아!
  옛날에 어머니와 아버지, 딸 이렇게 세 식구가 살았다. 페미니스트인 딸은 어머니에게 말했다. "나는 엄마가 려은 모든 부당함에 대해 복수를 할 거예요. 누구를 다치게 하거나 죽이지는 않겠지만 부당한 것들을 모두 바꿀 거예요." 어머니는 깔짝 놀랐다.
  "하지만 얘야, 나는 그다지 고생을 하지 않았단다. 대체로 행복한 편이었어 네 아버지는 훌릉한 분이야.내게 늘 친절하고 상냥하게 대해주셨잖니." "아버진 우리가 기르는 고양이에게도 그렇게 대했어요." 딸이 말을 이었다. "엄만 엄마와 내가 아버지한테 종속되었다는사실이 아무렇지도 않아요?'' 난 우리가 운이 좋았다고 생각한다. 더구나 나를 고양이와 비교하다니 그런 모욕적인 말이 어디 있니?네 아버지는그런 말은결코안하셨다."
  "하지만 엄마, 완벽한 가부장제 속에서 여성은 종속적인 존재에 지나지 않아요. 심지어 그렇다는 사실조차 알지 못하게 되어 있다구요."
  "우리는 서로가 서로에게 종속되어 있단다. 그게 인간 사회에서 사람이 살아가는 방식이야."
  "하지만 엄마, 이 사회에서 여성은 남성과의 관계 속에서만 존재하고 언제나 남자만 중요하다구요!" 딸이 소리를 질렀다. '사랑하는 내 딸아. 인생이란 바로 그렇게 사는 거란다. "

    품행이 방정하지 못한 여자에게 생긴 일
  신은 다프네7를 쫓고 다프네는 도망친다. 다프네는 월계수로 변한다. 그것은 무엇을 의미하는가? 품행이 방정하지 못한 여자에게 생기는 일이라고? 다프네는 "예, 예, 예."라고 말하고 아폴론 신은 만족한다. 그러나 아폴론은 곧 싫증을 느끼고 이제는 다프네가 신을 쫓아다닌다 이것은 옳지 않은 일이다. 다프네는 변했다. 무엇으로 변했는가? 그녀는 초록의 월계수로 변했다. 그것은 무엇을 의미하는가? 그것이 바로 품행이 방정하지 못한 여자에게 생기는 일이다.
  다프네는 "예."라고 말하고 입을 다문다. 때는 아주 적절했다. 다프네는 변했다. 무엇으로 변했는가? 그녀는 초록의 월계수로 변했다 그것은 무엇을 의미하는가?그것은, 그것은 나무는 조용히 있어야 한다는 것을 뜻한다.
  * 강의 신 라돈의 딸 다프네는 사랑을 거부했다. 아폴론 신이 그녀의 미모에 반해 계속 쫓아다니며 구애하자 그녀는 대지의 여신과 아버지인 강의 신에게 자기를 구해달라고 기도를 했다. 결국 이 기도가 받아들여져 그녀는 한 그루의 월계수로 변했다. 아폴론은 시인들에게 월계관을 씌워주었고, 역시 다프네를 사랑한 레우키포스는 아폴론의 질투로 죽임을 당했다.

    나이팅게일의 메시지 
  혀가 잘리자 그녀는 그때부터 줄곧 노래를 불렀다. 그녀의 노래는 결코 간담을 서늘하게 하는 메시지는 되지 못했다. 다만 예술을 위한 예술이라는 표현에 어울릴 뿐이었다.
  (테레우스는 처제인 필로멜라를 강간하고 그녀가 입을 열지 못하도록 혀를 잘라버렸다. 그 후 필로멜라는 달콤한 노래를 부르는 낭만적인 나이팅게일*이 되었다.)
  * 트라키아의 왕 테레우스는 아테네의 공주 프로크네와 결흔한 후 왕비가 죽은 것으로 가장하고 그녀의 여동생 필로뗄라를 유린한다. 그리고 자기 죄를 숨기기 위해 필로멜라의 혀를 잘라버리지만, 필로멜라는 수를 놓아 언니에게 이 
사실을 알린다. 프로크네가 아들 이티스를 테레우스의 저녁식사로 내놓아 복수를 하자, 테레우스는 도끼를 들고 자매를 추격한다. 그러나 이를 불쌍히 여긴 신들은 테레우스는 매로, 프로크네는 제비로, 필로멜라는 나이팅게일로 변신하게 한다.

    백 년 동안 쓸 말 
  어느 날 여우가 쏭」7를 초대했다. 황새가 도착하자마자 여우는 자신은 아주 진보적이며 황새와 황새의 개인주의를 진심으로 존경한다고 떠들었다. "고맙습니다. " "그런데 제 맘대로 생각을 하느니 차라리 직접 묻겠는데요, 황새도 음식을 먹나요?" "그럼요." "아주놀랍군요 그럼 독특한 요리를 드시겠네요?" "예, 우린 이 진기한 음식을 먹는답니다. " "세상에, 정말 인상적인데요. 그런데 황새들도 술을 마시나요?" "매달 5일과 7일이 음주의 날입니다. 아, 그리고 윤년에는 매달 3일과 14일에 술을 마시지요." "매우 흥미롭군요. 그럼 한 가지만 더 묻겠습니다. 황새도 말을 하나요? 물론 지금 말씀을 하고 계시지만, 그러니까 제 말은요, 황새가 일상의 언어를 유창하게 구사하느냐 하는 겁니다. " "아너요." 황새는 머리를 저으며 슬픈 목소리로 말을 이었다. "우리는 말을 배급받는답니다. 저는 지금 여기서 제가 3세기 동안 쓸 몫을 이미 다 써버렸습니다. 자, 가야 되겠어요." 황새는 갑자기 일어나서 가버렸다.
  여우는 황재에 관한 논문에다 이렇게 적었다. '황재들은 각자 1세기에 13개의 단어, 정확히 13개의 단어만 사용한다'

    남자 인형 만들기
  여자아이 둘이서 막대기로 남자 인형을 만들고 있었다. 막대기에는 등근 돌이 달려 있었는데 그게 바로 인형의 머리였다. 인형은 단단하지 않았다. 도중에 남자아이가 한 명 다가와서 인형을 들여다보았다 "이 인형 이름이 뭐니?'"응, '연약한소년'이야."
  남자아이는 골을 내며 인형을 집어던졌다. 여자아이들도 부아가 치밀었다. 남자아이를 한 대 쥐어박고 싶었지만 그 아이가 연약하다는 사실을 떠올리고는 참았다. 여자아이들은 다시 막대기를 집어들고 인형을 만들기 시작했다.

    벌거벗은 임금님의 교훈
  임금님이 벌거숭이가 된 이후 어느 누구도 그 엄숙한 광경을 방해하지 않았다. 한 여자아이가 말없이 집으로 돌아가서 옷을 모두 벗었다.
  "엄마, 나 좀 봐. 나는 임금님이야."
  엄마는 어린 딸을 타일렀다.
  "아가, 그게 아니야. 남자애들이나 자라서 임금님이 되는 거란다. 여자애들은 임금님과 결혼하는 거야 그리고는 입을 다무는 걸 배운단다. 특히 임금님의 옷에 대해서는 절대로 말을 하지 않는 거야."

    원숭이와 악어의 우정
  야무나 강 방죽에 있는 큰 나무에는 암컷 원숭이 한 마리가 살 았다. 나무 밑에는 두 마리의 악어가 살고 있었는데 원숭이와 악어는 친한 친구로 다정하게 지냈다 원숭이는 악어들에게 달고 맛있는 열매를 주었고 악어들은 원숭이의 말동무가 되어주었다. 원숭이는 미처 깨닫지 못했지만 두 마리의 악어는 그녀를 조심스럽게 보호하고 있었다. 언제부터인지 원숭이는 마음이 흔들리기 시작했다.
  '난 세상을 탐험해보고 싶어. 이제 여길 떠날 거야." 어느 날 원숭이가 악어에게 말했다.
  '내 등에 올라 타. 내가 실어다줄게." 악어 한 마리가 원숭이에게 제안했다.
  "싫어. 그래봤자 다른 강변으로 갈 뿐인데 뭐. 난 이 강물의 근원을 찾아갈 거야."
  "그건 아주위험해." 악어들이 입을 모아소리쳤다 원숭이는 눈을 동그랗게 떴다.
  "거기로 가는 길에는 사나운 짐승들이 많이 있거든. 널 잡아먹을 거야."
  "어떤 짐승인데?' 원숭이는 의혹에 찬 눈길로 악어를 바라보았다.
  "음, 가늘고 긴 몸에다 비늘이 달린 가죽과 단단한 턱을 가졌어 ."
  '탄 너희들이 하는 말을 이해하지 못하겠어."
  "어쨌든 가지 마."
  '탄내 눈으로 직접 볼 테야."
  "부디 사나운 짐승들을 조심해 ."
  원숭이는 길을 떠났고 7년 후, 다리를 절름거리며 돌아왔다. 꼬리가 잘리고 이빨 여섯 개와 한쪽 눈이 빠진 처참한 모습으로. '그래, 야무나 강의 근원을 발견했니?' 악어가물었다.
  아니. 원숭이는 머리를 저었다.
  짐승들은 만났어?
  응. 원숭이는 고개를 끄덕였다.
  어떻게 생겼어?
  꼭 너희들처럼 생겼더라. 원숭이는 느릿느릿 말을 이었다.
  그때 나한테 경고할 때 너희들은 이미 그들이 누군지 알고 있었지? 
  그래. 악어는 원숭이의 눈길을 피하며 대답했다.

    천 하룻밤과 천 한 명의 죽음
  천 하룻밤이 지나자 칼리프는 세헤라자데를 살려주고 왕비로 삼아서 평생 옆에 두기로 했다. 그러나 그녀는 몹시 지쳤고, 천 하룻밤과 천 한 명의 죽음 뒤에 제시된 칼리프의 말은 그녀에게는 별다른 의미가 없었다. '그대는 어떤 보상을 바라는가?" 칼리프가조심스럽게 물었다. 세헤라자데는 여동생을 바라보았다. 디나르자데는 조용히 미소를 지었다. "보상은 이미 받았습니다." 세헤라자데는 그렇게 대답했다.

    아라비안나이트 
  칼리프의 숫말과 공주의 암말이 정원에서 교미를 한다 숫말이 어떻게 암말 위에 올라타는지를 보라. 마찬가지로. 칼리프는 밤마다 공주의 몸 위에 올라간다. 공주는 그에게 쾌락을 주어야 한다. 이것이 알라신을 기쁘게 하는 법칙이다. 칼리프와 숫말은 이 법칙을 따른다. 숫말의 낙원에는 천 마리의 암말이 있고 그들은 오직 숫말을 위해서 존재한다 칼리프의 궁정에는 천 명의 여자가 있다. 그들은 칼리프의 변덕에 따라 생사가 갈린다. 살아 있으되 살아 있는 존재가 아니다. 칼리프의 환상 때문에 여인들은 점점 야위어간다. 이제 칼리프는 싫증이 난다. 그는 공주에게 고개를 돌린다. 그리고 아무 말도 하지 않는다. 만약 칼리프를 즐겁게 만들지 않으면 세헤라자데는 죽어야 한다. 이 사실이 칼리프를 지루하지 않게 한다.

    황금사과와 아탈린타 
  사과가 어쨌단 말인가? 금박을 입혔든 황금사과이든 도대체 무슨 상관인가? 아테네 지방에서 가장 빨리 달리는 아탈란타는 세 개의 사과 때문에 속임수에 빠져서 경주에서 지고 말았다. 말도 안 되는 일이다. 그 사과들은 상징물이다. 그것이 정답이다. 첫번째 사과는 부를 상징한다. 그러나 그녀는 이미 부유한 공주의 몸이었다. 또다른 사과는 미를 상징한다. 그러나 공주는 자신이 아름답다고 생각해왔다. 세 번째 사과는 건강을 상징한다. 하지만 생각해보라. 건강하지 않은 달리기 선수가 있는가? 그렇다면 그 사과들은 그녀의 주의를 산만하게 하기 위한 수단이었다. 아탈란타가 아니라 아마도 그녀의 아버지, 어쩌면 다른 경쟁자의 마음을 다른 곳으로 돌리게 하려는 의도가 아니었을까? 속임수는 지속될 수 없었다. 남자들은 곧 싫증을 느꼈고 많은 사람들이 사악해졌다. 사실 이런 일은 상식이다.

  '메타모르포시스' 제5권 신탁을 보라.
  "아탈란타, 너는 남편이 필요없다... 그러나 결흔을 피할 수는 없을 테고, 여전히 살아 있겠지만 네 자아는 잃어버리게 될 것이다. " 아탈란타는 황금사과 세 개의 속임수에 말려들어 그것을 집으려고 멈추는 바람에 경주에서 패했다.

  * 발이 빠른 여자 사냥꾼으로 유명한 아탈란타는 칼리도니아의 멧돼지 사냥메 참가하여 달리기 시합에서 자기에게 지는사람은 죽이고 이기는 남자와 결혼하겠다고 제의했다. 많은 남자들이 경주에서 져 아탈란타의 창에 죽임을 당했으나. 히포메네스가 그녀를 이기고 남편이 된다. 경주 도중에 히포메네스가 아프로디테에게서 받은 헤스페리데스의 황금사과 세 개를 떨어뜨리자 아탈란타가 그것을 주우려고 멈추었다가 지고 만 것이다. 두 사람이 결혼 후에 아프로디테에게 감사를 표하지 않자, 아프로디테가 그들로 하여금 여신 키벨레의 사원을 모욕하게 만들었고, 키벨레는 그들을사자로 변하게 했다.

    타고난 재능에 대한 세 가지 결말
  옛날에 세 명의 딸을 가진 왕이 있었다. 첫 딸이 태어났을때 아들을 기대했던 왕은 실망했다. 그러나 발자국마다 꽃을 피우는 특별한 능력을 가진 아이라는 왕비의 말을 듣고 어느 정도 위안이 되었다. 둘째 딸이 태어났을 때도 마찬가지였다. 왕비는 둘째 공주가 걷는 곳마다 진주가 생길 것이라고 말했다. 왕의 서운함이 다소 누그러졌다. 그러나 셋째 딸이 태어나자 왕은 더 이상 참지 못하고 몹시 화를 냈다. 게다가 아이는 특별한 재능을 가지고 있지도 않았다. 왕비가 아이를 낳다가 죽었기 때문이다. 세 명의 공주는 행복하지는 않았지만 그럭저럭 자라났다. 첫째와 둘째 공주는 이웃 왕국의 왕자들과 결혼식을 올렸다. 문제는 셋째 공주였다. 그녀 역시 무슨 재능인가를 지녔을 테지만 그것이 무엇인지 아는 사람은 하나도 없었다. 왕은 점점 더 심하게 화를 냈다. 사람들은 아무 재능도 없는 그녀가 진짜 공주가 아닐 거라고 수근거렸고 상황은 더욱 나빠졌다. 그러던 어느 날 기적이 일어났다. 공주가 넘어져 발을 다쳤는데 피가 나모는 곳마다 루비가 생겨났던 것이다. 왕은 만족했고 사람들은 경탄했다. 곧이어 공주는 항상 맨발로 걸으라는 명령이 내려졌다. 그로 인해 왕이 더 부유해지고 더 행복해진 것은 결코 아니었다. 사람들이 더 잘살게 된 것도 아니었다. 그러나 공주의 발에는 리본이 매이고 그녀는 유리조각과 자갈로 뒤덮인 길을 걸어야 했다.

  또 다른 결말
  그 기적이 일어나기 전에 왕은 절망감에 빠져서 셋째 공주를 왕국의 변두리에 사는 가난한 돼지치기와 결혼을 시켰다. 너무 가난해서 공주의 구두는 다 해어졌고 어느 날 그만 발을 다치고 말았다. 그러자 피가 솟는 곳에서 루비가 생겨났다. 다행스럽게도 공주의 남편은 제정신을 가진 인물이었다. 그는 보석을 팔아서 공주에게 새 구두를 몇 켤레 사주었다.

  아직 또다른 결말이 남았다.
  그리하여 첫째 공주는 꽃장수가 되었고 둘째는 진주를 팔았다. 셋째 공주는 가끔씩 루비를 만들었는데 오직 보석이 그녀에게 어울릴 때만 그랬다.

    아버지와 딸 '판차탄트라'중에서
  인도의 성시 바라나시에 사는 한 브라만이 강가를 거닐고 있었다. 그는 반쯤 타다 남은 시체를 뜯어 먹으며 강물 위를 떠도는 까마귀 떼를 바라보면서 스스로를 위로했다. "나는 가난하지만 브라만이다. 내겐 비록 아들은 없지만 나는 분명히 남자가 아닌가? 그래, 사원에 가서 비슈누 신에게 아들을 주십사 하고 기도를 올려야지." 브라만의 기도를 들은 비슈누는 그의 청을 들어주었다. 그러나 깔박 실수를 했는지 그만 딸이 태어나고 말았다. 브라만은 실망을 감추지 못했다. 세월이 가고 아이가 어느 정도 자라자 브라만은 딸아이를 불러 앉히고 말했다. "나는 브라만이고 너는 내 딸이다. 사실 아들을 바랐지만, 아무래도 좋아.
  이제부터 내가 알고 있는 모든 것을 네게 가르쳐주겠다. 네가 일정한 수준에 다다르면 우리 함께 명상을 하고 신의 인도를 받자꾸나." 여자이지만 브라만인 딸아이는 배움이 아주 빨랐다. 어느날 아버지와 딸은 나란히 앉아서 열심히 기도를 했다. 곧 비슈누 신이 나타났다. "무엇을 바라는가' ' 신의 말이 끝나자마자 브라만은자기도 모르게 외쳤다. "아들을 주십시오." "좋아. 내세에 아들을 갖게 될 것이니라." 다음 생에 여자로 다시 태어난 브라만은 여덟 명의 아들을 두었다. "너는 무엇을 원하느뇨?" 비슈누신이 이번에는 딸아이에게 물었다 "저는 인간이길 원합니다. "
  "그건 훨씬 어려운 일인데... 신은 애매모호한 태도를 취하더니 그 문제를 다를 위원회를 임명했다.

  * 판차탄트라 는 산스크리트어로 씌어진 우화집이다. 이솝의 우화와는 달리 판차탄트라에는 브라만과 짐승들이 함께 나온다.

    외눈박이 원숭이의 모험 
  어느 화창한 오후, 외눈박이 원승익는 강 뒤편에 있는 숲을 거닐다가 명상을 하고 있는 브라만의 아내를 보았다. 원숭이는 그녀가 아주 유명한 성자 남편은 그녀보다 더 유명한 브라만 성자였다. 라는 걸 대번에 알 수 있었다. 그래서 가까운 나뭇가지에 올라가 방해되지 않도록 가만히 앉아서 그녀를 내려다보았다. 그때 갑자기 요란한 소리가 나더니 인드라신(힌두교에서 전쟁의 신)이 나무 꼭대기를 거쳐서 땅으로내려왔다. 브라만의 아내는 그를 무시했지만 인드라는 그녀를 넘어뜨리고 강제로 일을 끝냈다. 신이 사라진 후에 나타난그녀의 남편은 금세 무슨 일이 일어났는지를 짐작했다. 브라만은 비슈누신을 찾아가자기의 아내를 강간하여 자신에게 고통을 준 인드라를 처벌해달라고 간청했다 비슈누 신은 목격자가 있느냐고 물었다. "외눈박이 원숭이가 보았답니다. " 브라만이 그렇게 대답을 했고 원숭이는 자기가 븐 것을 증명하지 않으면 안 되었다. 그 여자 성자를 진심으로 존경하는 원숭이는 자기가 목격한 것을 되도록 정확하게 말하려고 애를 썼다. 원숭이의 증언을 들은 비슈누 신은 인드라가 브라만에게 큰 죄를 저질렀다고 판결을 내렸다. 인드라 신이 지은 죄를 씻기 위해서는 희생이 필요했다. 인드라 신이 불려오고 말의 희생 의식이 치루어졌다 결국 한 마리의 말이 죽고 한 실이 죄를 씻었다 또 한 브라만의 노여움이 가라앉았고 한 여인이 망가졌다. 그리고 한 마리 원숭이가 당혹스러움을 느꼈다.

    어떤해석
  태양이 웃으면서 불타오른다. 그 무서운 에너지가 땅을 데운다. 과연 생산이 가능한가? 빛은 단지 흙 속에서만 만들어진다. 태양은 남성이고 땅은 여성이어야 한다. 이것이 원칙이다. 금이가고 갈라진 저 땅을 보라. 무섭게 빛을 뿌리는 저 태양을 보라. 땅이 갈라지면 모든 사람이 고통을 받고 신음한다. 남성이 중심 
이다. 여성은 없다.

    여신들의 잘못 
  신과 악마가 전쟁을 벌이면 언제나 악마들이 이겼다 그 이유는 악마가 사는 도시 한가운데에 있는 젖의 호수 때문이었다. 전쟁 중에 상처를 입거나 목숨을 잃은 악마를 그 호수에 던지면 곧 상처가 아물고 죽은 생명도 다시 부활했다. 비관한 신들은 우두머리 신 브라마(힌두교의 창조신)를 찾아가 도움을 청했다. "우린 어떻게 해야 합니까? 악마들이 젖의 호수를 가지고 있는 한 우린 영원히 그들을 이길 수 없습니다. " "생각을 해보시오, 생각을. 그 젖의 근원을 생각해보라구요." 곰곰이 생각을 해보니 해답은 너무나 분명했다. 신들은 여신들을 찾아가 어린아이처럼 간청했다. "제발 저회들에게도 젖을 주세요." 신들이 너무 배가 고프고 가여워 보였기 때문에 여신들은 거절할 수가 없었다.
  그리하여 지금도 전쟁이 계속되고 있다. 과연 누구의 잘못인가? 이 모든 것은 여신들의 잘못이다. 그들이 굴복했으므로.

    키작은 아이와 키의 여왕 
  키가 작은 여자아이가 있었다. 아이의 어머니는 시금치를 먹으면 키가 아주 크게 자랄 거라며 아이를 달랬다. 아이는 부지런히 시금치를 먹었다. 그러나 열여섯 살이 되었는데도 그녀의 키는 아직 150센티미터에 불과했고 더 자랄 가능성은 없어보였다. 그녀는 몸을 죽죽 잡아늘여 볼까 하는 생각도 했지만 몹시 아플 것 같았고 비현실적이라는 생각이 들어서 그만두었다. 대신 6개월동안 계속해서 턱걸이를 했다. 그러나 근육만 발달하고 키는 자라지 않았다. 무엇보다 대화할 때가 고역이었다. 그녀는 머리를 뒤로 쭉 젖히고 고함을 질렀다. 목이 아프기만 할 뿐, 키는 늘어 나지 않았다. 그녀는 점점 내성적인 성격으로 변해갔다. 해가 지고 뜰 무렴이면 길다란 자신의 그림자에 감탄했지만, 정오에는 그림자를 쳐다보지도 않았다. 정오에 나타나는 그녀의 그림자는 작은 덩어리에 불과했다. "생물학은 운명인 거야. 어릴 때는 내 성격이 아주 좋았는데 점점 나쁜 어른으로 변해가고 있어. 부디 조심해야지." 그러나 그녀는 여전히 독립적이었다. 예를 들면, 그녀는 사람들이 높은 시렁에서 물건을 내려주는 걸 참지 못했다. 그 대신 의자 위에 올라가저는 민첩하게 뛰어올라 직접 물건을 꺼냈다. 사람들은 불평을 터뜨렸다. "너무 잘난 체하는군. 너무 샘이 많고 야심이 가득해. 너는 네 능력을 뛰어감으려고 한다 ." 사람들은 그녀와 함께 길을 걸을 때면 의식적으로 옆에 바 
싹 붙어서 걸었다. 마음이 상한 그녀는 속으로 다짐하곤 했다. '내가 키 큰사람이 되면 모든 것을 바쑬 거야.' 그녀는 백일몽을 꾸기 시작했다. 꿈속에서 그녀는 6미터가 넝는 키의 여왕이었다. 그녀는 명령을 내렸다. "키가 작아도 좋다. " 그러자 그녀의 키는 3미터가 되었다. 또다시 명령을 내렸다 '키가 커토 좋다. " 그러자 그녀의 키는 1보센티미터가 되었고 성격도 좋았다. 그래서 그녀는 세 번째 명령을 내렸다. "나는 여왕을 인정하지 않는다. "

    인내하며 살자
  여자 난쟁이가 현자에게 질문하기 위해 숲으로 달려갔다. 그녀를 달려가게 한 것은 분노나 좌절감이 아니라 배우려는 의지였다. 처음에는 그녀도 세상의 이치가 아주 단순하다고 생각했다. 이 세상에는 난쟁이도 있고 거인도 있다. 그녀의 남자 형제들은 모두 자라거 거인이 되었다. 그러나 그녀는 언제나 작았고 시간 이 흘러도 별다른 변화가 없었다 그녀는 키가 크지 않은 어머니를 탓했고 자기의 처지가 어머니와 모종의 관계가 있을 거라고 의심했다. 그녀는 세상이 어떻게 돌아가는지 정확하게 알고 싶었다. 현자에게 어떤 질문을 할 것인가를 생각히면서 뚜벅뚜벅 숲을 걸어가던 그녀는, 구슬피 울면서 어머니를 찾는 남자 난쟁이를 만났다. 그녀는 그 난쟁이가 싫었지만 그래도 자기와 같이 현자에게 가겠느냐고 물어보았다. 같이 길을 가던 두 난쟁이는 또 다른 난쟁이와 마주쳤다. 그녀보다 더 키가 작은 여자 난쟁이었는데 울지는 않았지만 심하게 훌쩍거리고 있었다. 그 난쟁이도 합류했다. 마침내 셋은 현자가사는 동굴에 이르렀다. 키 작은 현자는 햇볕 아래 조용히 앉아 있었다. 연약하고 피곤해보였지만 현자는 상냥한 사람이었다. "무엇이 알고 싶은가?" 현자의 질문에 그녀는 이렇게 대답했다. '탄쟁이인 것이 싫어요. 거인이 되는 방법을 알고 싶어요." "그것은 불가능한 일이야." 현자는 여전히 친절한 목소리로 설명해주었다. '저기서 아직도 울고 있는 남자 난쟁이는 나중에 거인이 될 테지만 너와 저 여자 난쟁이는 절대로 거인이 될 수 없단다. 이 세상에는 두 종류의 난쟁이가 있어. 하나는 나중에 크는 난쟁이, 다른 하나는 선천적인 난쟁이지." 그녀는 몹시 실망했지만 질문을 계속했다. "스승님도 선천적 인가요?" 현자는 웃으면서 말했다. "아니야, 하지만 그게 무슨 상관이겠느냐? 내 나이가 되면 모두 선천적인 난쟁이가 된단다. " 더 이상 할 말이 없어진 그녀는 두 난쟁이를 데리고 집으로 돌아왔다. 이제 그녀는 참기로 마음을 먹었다. 거인이 될 수 없으니 빨리 늙기라도 했으면...

    못생기고 추한 그녀
  옛날 어느 곳에 아주 못생긴 생물이 살았다. 어찌나 더러운지 늘상 콧물이 흘렀고 귀에서는 농이 줄줄 나왔으며 다 해진 옷자락에는 분비물이 매달려 있었다. 그는 성별이 불분명했는데, 그가 죽은 뒤에 사람들은 대체로 그가 여성이라는 데 동의했다. 그 생물은 이상하거나 특별한 점은 없었다. 태어날 때부터 선천적으로 결함이 있는 것도 아니었다. 그러나 시간이 갈수록 그녀는 더욱더 참을 수 없는 존재로 취급되었고, 결국 별다른 노력 없이 엄청난 악명을 얻기에 이르렀다. 의사와 심리치료사들은 그녀를 이 상상태로 보았고 열심히 일하는 노동자들은 그녀에게서 실패의 망령을 보았다. 소년들과 왕자들에게는 경멸의 대상이었으며, 무서운 악몽을 꿀 때를 제외하면 소녀들과 여성들에게도 '전혀 존재하지 않는 존재'에 지나지 않았다. 한마디로 요약하면, 그녀는 사람들이 가장 원하지 않는, 되고 싶지 않은 존재를 나타내는 살아 있는 예증이었다. 그녀는 가난했지만 그들은 가난하지 않을 것이고 그녀는 굶주렸지만 그들은 잘 먹을 것이다. 그녀는 어리석었지만 그들은 교양이 넘칠 것이고 악착스럽게 일한 그녀와 달리 그들은 여가를 즐길 것이다 불운하게도 바로 이 고상한 열망이 문제를 일으켰다. 모두 여가를 즐기지도 잘먹지도 못했다. 그러나 가치가 남았으므로 그 사실은 문제가 되지 않는다.
  교훈: 가장 저급한 생물도 인류에게 봉사한다. 정말 봉사하고 봉사한다.

    명예 백조 증명서 
  백조가 되고 싶어하는 오리가 있었다 그녀는 백조에 대해서 열심히 연구했다. 백조의 역사와 문학,성장과정, 희망과 이상 그리고 오래된 관습까지 착실하게 공부했다. 마침내 백조들은 그 오리가 자신들에게 중요한 서비스를 했다는 점을 인정하고 잔치를 베풀었다(다른 오리는 한 마리도 초대되지 않았다) 그리고 오리에게 명예 백조 증명서를 수여했다. '와우, 마침내 나는 백조가 된 거야!' 그녀는 뛸 듯이 기뻤다. 몇몇 다른 오리들도 무언가 희망을 가질 수 있게 되었다는 점에서 그 일을 감사하게 여겼다. 그러나 나머지 오리들은 그냥 웃어넘겼다. "오리는 오리일뿐이지 백조가 될 수는 없어 오리는 규정상 백조보다 열등하거든." 오리들은 그 문제를 잊7버리고 대수롭지 않게 넘겼다. 그러나개중에는 이 일에 화가난오리들도 있었다. '재들은 머리가 비었다니까. 그나저나 좀 배웠다는 그 오리는 백조 운동을 위해서 우리를 배반한 거나 다름없어 1녀는 이제 더 이상 오리가 아니고 백조야. 이건 너무도 명백한 사실이지." 오리들은 안데르센을 찾아갔다. '글쎄, 모리는 많고 오리가 헤엄치는 연못도 많이 있는데 뭘." 이렇게 대답한 안데르센은 별 도움이 되지 않는 것 같아서 덧붙였다 '너희들은 오리의 본성과 백조의 가치에 대해 의문을 갖기 시작했어." "그래요. 우리도 알고 있어요. 그런데 끝은 어떻게 나는 거예요?' 오리들이 물었다. "나도 몰라. 너희들은 이제 자신들의 우화를 만드는 걸 배우고 있으니까."

    백마 한 마리의 가치
  한 여인이 백마로 변하는 바람에 남편과 친정 간에 싸움이 생겼다. 평민으로 변장하고 거리를 살피던 왕이 우연히 그 현장에 이르렀다. 남편은 말의 꼬리를, 친정 아버지는 말의 두 귀를 잡고 끌어당기고 있었고,말은가만히 서 있었다 "무슨 일이오?" 왕이 묻자 두 남자는 왕의 발 아래 엎드려 설명했다. 비록 교묘하게
변장했지만 그들은 왕을 단번에 알아보았던 것이다. 자초지종은 다음과 같았다. 백마가 되기 전에 여인은 행실이 바르지 못했고 그사실을 알게 된 남편은 속은 기분이 들었다. 그는 이혼을 하려고 아내를 친정으로 보냈다 그러나 아즉 결혼을 시키지 못한 딸이 여섯이나 있는 친정 아버지는 이혼을 반대하고 딸을 받아들이지 않았다 그러는 동안에 여인은 요정의 도움을 받아 백마가 되었다. 백마는 아주 잘생긴 데다 쓸모가 많았기 때문에 남편과 아버지는 서로 말을 가지겠다고 싸움을 시작한 것이었다. 아주 미묘한 문제였다. 고심하던 왕은 백성의 복지를 생각하여 여인의 남편과 친정 아버지에게 각각 금화50개 말의 시세가의 열 
배가 넘는게 주었다 두 남자는 왕의 현명한 판단과 정의로움에 감탄하면서 행복한 마음으로 돌아갔다. 그리고 백마는 왕의 마굿간에 자리를 잡았다.

    거인이 원하는 것 
  수천 년 전 저 멀리 인도라고 불리는 땅을 여자 거인이 다스리고 있었다. 인도는 거인의 기준으로 보면 아주 작지만 우리 인간의 기준으로 따지면 결코 작지 않은 나라였다. 그 땅의 남쪽끝에서는 세 개의 대양(인도양, 아리비아 해, 벵골 만)이 만났고 북쪽에는 세계에서 가장 큰 산맥(히말라야)이 자리를 잡았다. 바로 이러한 지리적 특성이 이 왕국의 특수성을 알려주었다. 본래 인도는 왕국이 아니었다. 인도를지칭하는단어가따로 있었는데 그만 잃어버렸고 그것을 대신할 마땅한 단어를 찾지 못해서 그냥 왕국 이라고 부르는 것이다. 왕이 따로 있었던 것은 아니고 여자 거인이 지배자였다. 왕국에 다른 여자는 아무도 없었다. 남자들은 순진하고 행복했으며 모든 걱정으로부터 자유로웠다 몸이 아프거나 다쳤을 때에는 곧 거인의 위로를 받았다. 거인은 아주 친절해서 상처 난 남자들을 무릎에 앉히고는 따뜻하게 달래주었다. "너희들은 정말 용감해 씩씩하고 고매한 남자들이잖아. 자, 기운을 내." 그리고 배고픈 남자들에게는 젖을 먹여주었다. 그녀의 가슴에서 나오는 젖은 꿀보다 달고 과일보다 영양가가 많았다. 또 남자들이 토라지면 거인은 노래를 불러 달래주었다. 그녀의 무릎을 베고 평온하게 잠들곤 하는 남자들은 정말 행복한 사람들이었다. 만약 거인이 지치지만 않았다면 그 행복은 아마도 영원히 지속되었으리라. 그러나 점차 거인의 무릎은 뼈를 드러냈고 목소리도 거칠어졌다. 한두 번은 짜증을 부리기도 했다. 남자들은 근심에 졌다. "우리는 당신을사랑해요." 남자들은지친 거인에게다 가가서 말했다 "왜 이제는 노래를 부르지 않나요? 우궈한테 화가 났어요? 우리가 뭘 잘못했나요?''너희들은 사랑하는 내 자식이야. 하지만나는 이제 지쳤어 떠날 때가된 거지." "이제는 우리를 사랑하지 않는 거지요?당신이 원하는 건 뭐든지 다 할게요.행복하게 해줄게요.제발가지 말아요... 내가뭘 원하는지 아니?' 거인이 물었으나 남자들은 모두 잠잠했다. 한참 후 한 남자가 대답했다. "앞으로 당신을 여왕으로 모실게요." 또다른 사람이 제안했다. '당신에게 시를지어 바치겠어요" 세 번째 남자 가 큰 소리로 외쳤다. "굴과 진주, 보석을 선물로 드릴게요." "아냐, 아니야." 마침내 거인은 돌아서서 산맥을 넘어 가버렸다.

    딸의 탄생이 슬픈 이유는
  수천 년 전에 여신으로 불리는 소녀가 있었다. 그녀의 존재는 널리 알려지지 않았고, 사실 그녀는 강력한 힘을 가진 여신도 아니었다 - 그녀는 아직 어린 소녀였다. 그녀는 일부 지방에서만 숭배되었는데 그녀를 여신으로 받드는 지역은 작은 어촌이었다. 이 마을사람들은 여신을사랑했다. 그들은 몬순이 오면 어린 여신이 화를 낸다는 것 그리고 그 분노가 몇 주일씩 계속된다는 것을 잘 알고 있었으며 그것은 자기들도 어깰 수 없는 일이라고 받아들이고 있었다. 그래서 그 기간 동안에는 그물을걷어올리고 일을 쉬었다. 몇 주일이 지나면 날씨가 개이고 바다도 잔잔해졌다. 그러면 마을 사람들은 잔치를 벌이고 코코넛 열매를-여신은 코코넛을 좋아했다 -바다에 던진 후 고기잡이를 다시 시작했다. 그들의 삶은 아주 평화로웠으며, 남자들과 여자들은 사이좋게 어울려 행복하게 살았다. 그러나 어느 해인가물고기가 영 잡히지 않았다. 어리석은 젊은 남자들은 여신을 죽이고 그녀를 물고기의 미끼로 쓰자고 어부들을 설득했다. '그렇게 하면 항상 많은 고기를 잡을 수 있을 거예요." 그들은 차마 여신을 죽이지 못하고 눈물을 흘리며 토막을 냈다. 그러나 여신은 원래의 모습대로 돌아왔다. 사람들은 그녀를 바다에 빠뜨렸지만 여신은 헤엄을 쳐서 달아나버렸라. 마을 사람들은 두려웠다. 날이 가고 해가 갔다. 몬순이 오고 다시 날씨가 갰다. 사람들은 고기를 많이 잡았고 점차 생활방식이 바뀌어갔다 여러 세기가지나고 작은 마을은 큰 도시가 되었다. 사람들은 고기잡이에 대한 일은 까맣게 잊었다. 여신도 잊혀졌다. 그러나 기억은 남았다.
  그들은 아들의 탄생은 기뻐하지만 딸의 탄생은 슬퍼한다.

    결혼을 하게 되면
  옛날에 걸핏하면 울음을 터뜨리는 갈색 두꺼비가 살았다 두꺼비는 자기가 못생겼다고 생각했기 때문에 구슬프게 울곤 했다. 그녀는 점박이였지만 심하게 못생긴 편은 아니었고 그저 돌멩이나 흙처럼 보였을 뿐이었다. 그녀의 부모는 계속 울어대는 딸아이를 달랬다. '너는 이마에 보석을 가지고 있잖니. 그것이 너를 귀중한 존재로 만든단다. " '만약 그걸 잃어버리면 어떻게 해요?"
  끔찍한 일이지. 그건 네 혼수품이거든. 보석 때문에 너는 귀하게 여겨지는 거란다. " "그래요?' 두꺼비는다시 울기 시작했다.
  "왜 또 우는 거니?' "보석을 잃어버리면 어떡해요. 너무나 소중해서 내 자신과도 같은 건데요." "걱정 마라. 넌 잃어버리지 않을거야." "아니에요.결혼을하면 그보석을 잃게 될 거예요." "얘야, 그건 다른 문제란다. " "왜요?' 두꺼비는 의아한 얼굴로 부모를 쳐다보았다. "그건 말이다... 사랑하는 내 딸아, 결혼을 하게 되면 네가 소중한가 소중하지 않은가는 아무 문제가 되지 않기 때문이란다. "

    개구리와 왕자의 관계 
  따사로운 햇빛이 비치는 오후, 부드러운 풀밭 위에서 왕자가 황금공을 굴리며 놀고 있었다. 개구리는 왕자의 공이 풍덩하고 연못에 떨어지는 순간을 참을성있게 기다렸다. 드디어 공이 연못에 빠지고 개구리는 팔짝팔짝 뛰어가서 공을 꺼냈다 왕자가 개구리를 집어들었다. "아, 귀여운 작은 개구리, 예쁜 초록색이네." 왕자는 개구리를 주머니에 넣어서 왕궁으로 가져갔다. 개구리를 컵에 담아 식탁 위에 올려놓고 저녁밥을 먹고 나서 방으로 데려가서는 병 속에 집어넣었다. "잘 자라. 개구리야." 왕자는 개구리에게 인사를 하고 잠자리에 들었다. 개구리는 병 속에서 빠져나오려고 밤새도록 발버등을 쳤고 새벽녘에 간신히 도망을 칠 수 있었다. 아침 일곱 시에 일어난 왕자는 공을 들고 다시 풀밭으로 나갔다. 그의 손에는 병이 들려 있었다.

    산수를 가르치는 레스비언
  참새는 아이들을 위해서 굴뚝새를 가정교사로 고용했다. 굴뚝새는 최선을 다해서 참새의 아이들을 가르쳤다. 그러나 참새 부부는 굴뚝새의 색깔과 평범한 외모를 흥보았고 종종 노처녀라고 놀리기도 했다. 참새 아이들은 여느 아이들처럼 잔죄가 많고 고집이 셌으며 또 단순하고 온순했다. 때로는 아주 친절했지만 어떤 때는 정말 심술궂기 그지없었다. 어느 날 무서운 소문이 나돌았다. 새들은 굴뚝새의 성별이 자신들이 알고 있는 바와 다르다는 사실을 깨닫고 아이들을 걱정했다. 굴뚝새가 아이들의 도덕성을 타락시키면 어쩐다? 그들은 굴뚝새에게 해명을 요구했다. 굴뚝새는 '사적인 일은 사적으로, 공적인 일은 공적으로 처리해야지요."라고 말했다. "그건 안 돼! 당신은 레스비언일 뿐만 아니라 페미니스트이기도 하잖아. 이봐, 공과 사에 분명한 구별이 없다는게 당신네들 주장 아냐?'"저는 아이들한테 성교육을 하는게 아니고 읽기와 쓰기 그리고 간단한 산수를 가르치고 있습니다." 굴뚝새가 그렇게 말하자 새들은 입을 모았다. "결국 우리 자식들도 당신 같은 인물이 되겠지. 당신은 정말 끔찍하고 무서워요." "나는 무섭지도 끔찍하지도 않아요." 굴뚝새는 분개한 목소리로 대꾸했다 "점점 심해지는군. 당신은 나쁜 본보기요." 새들이 단호하게 말했다 '신들도 마찬가지예요." '당신을해고하겠소." 참새 부모가 결론을 내렸다. 그 후로 참새의 아이들은 아무렇게나 자랐다. 몇몇 아이는 난폭했고, 또 몇몇 아이들은 저항하며 자랐다.

    사악한 마녀 
  잘생긴 오리 한 마리가 숲을 가로질러서 마녀가 사는 작은 집의 문을 두드렸다. 마녀가 문을 열자 오리는 공손하게 말했다. '앙해해서 미안합니다만, 물어볼 것이 있어서 왔어요. 당신이 제 의문을 풀어주셨으면 하구요." 마녀는 잠시 생각하더니 들어오라고 말했다. 마녀는 차를 마련하고 오리에게 물었다. "그래, 묻고싶은게 무엇이냐?'
  "진짜가뭔가요" "뭐라구?" 그게 제가 알고 싶은 거예요. 저는 지금 아름다운 여자를 사랑하고 있어요. 그녀도 내게 애정을 표시했구요. 그런데 그녀는 내가 자기에게 느끼는 감정이 진짜 사랑이 아니라는 거예요." "그녀에게 그게 뭘 의미하는지 물어보았니?" "예. 그녀는 진짜 사랑이란 남자와 여자간의 사랑이래요." "오라,알았다 네가 할 수 있는 일은 남자로 변신해서 그녀에게 '자, 나를 봐. 나는 남자야. 이제 진짜 사랑을 할 수 있어.'라고 말하는 거야." "안 돼요. 나는 남자가 아닌데 어떻게 진짜가 아닌 것이 진짜를 느낄 수 있어요?" "그러면 500마리의 오리에게 부탁을 하렴 네가 그녀에게 느끼는 사랑이 진짜라고 그녀에게 큰소리로 외쳐달라고 부탁하는 거야." '싫어요. 난 있는 그대로 내가 느끼는 것을 느끼고 싶어요. 다른 사람들이 그렇게 말한다고 해서 뭐가 달라지겠어요?' 마녀는 어깨를 으쓱했다. "도움이 된단다. 그게 바로 확증적 실재의 원칙이라는거야. 물론 또다른 방법도 있지. 다른 사람은 다 잊어버리고 네자신을 위해 네가 정말로 느끼는 것을 찾는 거야." "알았어요. 언제, 어디서, 어떻게 시작할까요?''지금 당장은 어때?' 마녀는 말을 마치고 차를 따랐다.

    어부의 아내 혹은 어리석은 페미니스트 
  "오 바다의 왕자 연어님,
  바라건대 제 말올좀 들어보십시오.
  제 인생의 독과도 같은 
  제 아내 앨리스가 
  당신의 은총을 구하고 있습니다. "
  연어가 황금빛으로 출링이는 수면 위로 떠올랐다. "도대체 그 여자가 원하는 것이 무엇이오? 당신은 세상의 지배자이고 번쩍 거리는 건물과 우아한 정원이 딸린 황금 궁전도 가지고 있는데, 더 이상 뭘 바란단 말이오?'"그 여자는 강럭한 힘과 자유를 원합니다. 그리고 자기가 바라는 것을 바랄 수 있기를 바란답니다. "
  "아니, 그게 무슨 말이오?''할쏠드리기 송구스럽습니다만... 괜찮으니 말해보시오." "아마도그려는신이 되고싶은 모양입니다." "어리석기는 내가보기에 그 여자가원하는 것은 그저 이혼인 것 같구려. 당신이 좋다면 내가 그 여자를 쫓아내겠소. 당신은 그대로 왕으로 남아 있을 것이오." "고맙습니다. " 어부는 깊이 고개를 숙여 인사를 했다. 그 후 연어와 어부는 영원히 행복하게 잘 살았다.

    천 년 후에는
  그녀는 천 년 동안 잠을 잤다. '내가 깨어날 때쯤이면 상황이 좀 나아질까, 아니면 더 나빠질까? 남자들과 여자들이 스스로를 완전히 파멸시키지는 않을까? 어쨌든 지금과는 다르겠지. 나는 휴식이 필요해." 천 년이 서서히 지나갔는지 , 빨리 지나갔는지는 그녀와는 아무 상관이 없다. 드디어 천 년이 흘렀고 그녀는 깨어 나서 늘어지게 하품을 했다. 여섯 명의 의사가 즉시 그녀에게 다가서서 물었다. "올해 나이가 어떻게 됩니까? 당신의 직위는 뭐죠? 결혼은 했습니까? 혹은 이흔했나요?' 그녀는 대답하는 대신 급히 남자들에게 물었다. "세상이 변했나요?'"예 변했습니다. 천 년 동안 남자들은 별에 갈수 있을 만큼 발전했습니다. 아이들은 잘 먹고 여인들은 훌릉하게 보살핌을 받고 있지요. 모든 남자는 각자자기 집을 가지고 있고 수입도 상당하답니다. "

      3. 세상에서 가장 무섭지 않은 이야기
    조용한 삶
  정원을 거니는 그녀는 그렇게 예쁘지도 키가 크지도 않았다. 아주 예민하거나 똑똑한 여자도 아니었다. 그러나 그녀는 두려웠다. 물론그 두려움도 그다지 놀랄 정도는 아니었다. 세월이 흐르고 그녀도 어쩔 수 없이 나이를 먹고 남들처럼 고통을 려었다. 그러나 그녀는 남들에게 인정받지 못하는 그 고통을 혼자 감당해냈다. 무엇이 두려우냐는 질문을 받으면 그녀는 냉큼 "사람이요."라고 대답했다 '사람들의 어떤 점이 두렵죠?" '할과 분노요." "그게 왜 고통을 준다는 거요?'"인정하지 않을지도 모르니까요." "무엇을?''제 생각이요. 제가 혼자서 생각하는 것 말이에요." "무엇을 생각하는데요?''제가생각하는 것 뿐만아니라 제가 느끼고원하는 것이지요." '무엇을원하오?'"여자이고 싶지 않아요." '탐자가되고싶은거요?'"아니요." "그럼 무엇이 되고 싶은데요?" "숨고 싶어요. 토끼나 다람쥐나 신비로운 동물이 되어서 덤불 속에 숨고 싶어요." "무얼 말하는 거죠' "제가 말하는건 더이상 인간이 아니었으면 한다는거예요." "왜요?" 인간으로사는것이 너무힘드니까요." "그럼 어떻게살고싶죠? 조용히 살고 싶어요. 주위에 아무도 없을 때는 본래의 내가 되고. 사람들이 나타나면 변장하구요." "무엇으로 변장하지요?" "가짜 여자로요." 아무튼 일은 잘 되어갔다. 그녀는 유별나다고 여겨졌지만 부토덕하다는 소리는 듣지 않았다.

    잭 3형제의 남편 노릇 
  잭과 두 동생이 콩 줄기를 타고 꼭대기로 올라간 순간 여자 거인이 그들을 붙잡았다. "내가 너희들을 남편으로 삼겠다!" 이렇게 선언한 거인은 3형제에게 음식을 만들고 청소를 해야 한다고 말했다. 또 항상 상냥하고 쓸모 있는 남편이 되라고 덧붙였다.
  "절대 안 돼 !" 잭은 소리치면서 칼을 뽑아들고 그녀에게 덤볐다 그러나 여자 거인은 가볍게 그를 집어올리더니 창 밖으로 던져버렸다. '당신은 어때요?' 그녀는 잭의 손아래 동생을 쳐다보았다. 그는 다리를 오그리고 쪼그려 앉은 채 아무 대꾸가 없었다. 그는 잘생겼지만 여자 거인의 입장에서 보면 별 쓸모가 없는 인물이었다. 그녀는 부하에게 그를 제거하라는 신호를 보냈다 이제 막내 차례였다. 거인이 자신을 바라보자 막내는 펄쩍 일어나 달려와서는 정중히 무릎을 꿇었다. "크나큰 영광입니다. " 거인은 그가 마음에 들었고, 둘은 곧 결혼했다. 그가 늘 상냥하고 쓸모 있는 남편이 되려고 최선을 다했기 때문에 거인은 그를사랑하고 친절하게 대해주었다. 두사람은 오래오래 행복하게 잘 살았다.

    얼굴 없는 공주
  여왕은 어여쁜 공주를 낳았다. 시간이 흘러 마침내 공주가 세례를 받는 날이 왔다. 여왕은 모든 사람을 초대했지만 그만 나쁜 마녀를 부르는 걸 잊어버렸다. 몹시 화가 난 마녀는 세례식에 나타나서 저주를 퍼부었다.
  "저 아이는 평생 얼굴 없이 살게 될 것이다!"
  모두들 깜짝 놀랐다. 마녀는 사라지고 여왕은 깊은 슬픔에 잠겼다. 그때 착한 마술사가 나섰다.
  "그대는 뭔가 할 수 있을 거야. 그렇지 여왕은 마술사에게 간청했다.
  "저주를 풀 수는 없습니다만, "착한 마술사가 대답했다 "옹주님은 얼굴 없이 살아야 할 테지만 사람들이 그 사실을 알지는 못할 겁니다. "

    바다의 비인간적인 사랑
  해변에 사는 여인은 바다가 점점 자신의 정원을 잠식하고 있다는 걸 깨달았다. 어떻게든 대처하기로 결심한 여인은 밖으로 나가서 바다에게 주의를 주었다. 그러자 바다는 갑자기 사랑을 고백했다. '당신을사랑하오." '말도 안돼요." '뭐가 말이 안 되오? 공기는 당신을 쓰다듬고 햇살은 당신의 피부를 어루만지지 않소. 언젠가 당신이 바다에서 목욕을 하게 되면 그때는 바로 내차례요. 나는 당신과 사랑을 나눌 거요." 여인은 그 사실이 좋은지 나쁜지 알 수 없었지만 한동안 그 자리에 서서 바닷물이 그녀의 발가락과 발목을 그리고 다리를 애무하는 대로 내버려두었다. 그날 밤, 잠을 자던 그녀는 바다가 그녀의 침대로 부드럽게 밀려 오는 소리를 들었다. "가세요." 여인의 말에 바다가 대답했다.
  '당신을 안고 싶소. 두려워 마오. 당신이 내 팔 안에 있는 한 당신은 나의 일부라오." "싫어요." "왜 싫은거요?''당신이 원하는 것이 비인간적이기 때문이에요. 너무 일방적이라구요."

    세가지 유형
  한 작은 신이 춤추는 인형을 여러 개 가지고 있었다. 여자 인형과 남자 인형이 섞인 교육용 인형들이었다. 사용 설명서를 보면 인형은 '가, 나, 다' 세 가지 유형으로나뉘었다. "'가'형의 인형은 '가'형이나 '다'형의 이성 인형과 찰떡궁합입니다. '나'형의 인형은 '나'형이나 '다'형의 동성 인형과좋은짝을이룰수 있습니다. 그리고 '다'형은 '다'형의 인형과 연결이 됩니다. 짝을 제대로 만나면 인형들은 춤을 출 것입니다." 똑똑한 여자아이는 문제를 이해하고 그 의미를 깨달았다. 아이는 인형이 짝을 이루었을 때 단추를 눌렀다. 그러나 인형은 춤을 추지 않았고 아이는 성질을 내며 울화통을 터뜨렸다.

    조숙한 여자아이의 미래
  마침내 마녀는 깨달았다. "아무도 내가 가진 비상한 능력을 바라지 않아. 게다가 난 아무 일도 할 수 없을 거야." 그리하여 마녀는 나무로 변신했다. 그 나무는 잎도 나지 않고 꽃도 피우지 않았다. 사실상 죽은 거나 마찬가지였다. 산 나무는 아무 소용이 없었지만 죽은 나무는 쓸모가 있었다. 나무로 변신을 했어도 마을 사람들은 마녀의 존재를 알아차렸다. 사람들은 조숙한 여자아이가 결국 어떻게 되는지를 말할 때마다 그 나무를 예증으로 가리켰다.

    굴 아이의 침묵
  굴 아이는 대양의 밑바닥에서 말없이 조용히 살았다. 꼼짝도 하지 않고 아무 짓도 하지 않으면서 자신을 보호할 뿐이었다 그러기 위해서는 끝없는 노력이 필요했고 결국 속에 궤양이 생기고 말았다. 그래도 그녀는 꼼짝하지 않은 채 자기 안에서 자기를 보호하면서 입을 꼭 다문 채 살아갔다. 그러던 어느 날, 잠수부가 
굴 아이를 발견하고 칼로 반을 갈랐다 그 안에는 여태껏 어느 누구도 구경하지 못한 아름다운 진주가 들어 있었다. 흠 하나 없는 완벽한 모습, 엄청난 크기 그리고 은은한 빛깔은 경이로을 정도였다. 진주를 보려고 여기저기서 사람들이 모여들었다. 굴 아이는 기뻤했을까?아마 그랬으리라. 그러나 어떤 이유 때문에 그녀는 여전히 입을 굳게 다물었다. 왜 굴 아이는 입을 다물었을까?

  1. 습관 때문에 
  2. 이미 죽어 있었기 때문에 
  3. 그냥 겸손해서 

    고래의 노래 
  고래는 바다를 헤엄치면서 플랑크톤을 잡아먹기 위해 늘 입을 크게 벌렸다. 그러나 같은 일을 반복하다 보니 지루해졌다. "나는 기계나 다름없어. 다른 일은 토통 할 시간이 없으니... 심지어 노래도 부를 줄 모르잖아." 고래는 플랑크톤을 잡아먹는 일을 줄이기로 결심했고, 결국 배를 곯다가 굶어죽었다. 그러나 고래는 죽기 전에 노래 부르는 걸 배웠다. 그녀의 노래는 제법 쓸만했고 한두 번은 악주 훌륭했다.

    검은 새의 심장
  "심장을 꺼내 나무에 걸어라. 심장을 꺼내 나무에 매달란 말이야." 성미 급한 노파가 겅은샜에게 재촉했다. 검은새는 그 말을 믿었다. '그래,심장을 높은 나무에 숨겨놓으면 분명히 안전할 거야.' 고양이가 덮쳐도 심장이 없다는 걸 알면 그냥 놓아줄게 틀림없었다. 짓궂은 소년이 가슴을 향해 총을 겨눈다 해도 걱정 할 필요가 없으리라. 총알이 검은새의 가슴을 관통해도 나무 꼭대기 어딘가에 걸려 있는 그의 심장은 안전할 것이다.
  그러나 불행하게도 검은새는 뜨거운 사랑에 빠졌다. 사랑하는 연인을 위해 이제 심장이 필요하게 된 검은새는 심장을 찾기 위해 재빨리 나무 위로 날아갔다. 심장을걸어둔 때는 이른 봄이었고 지금은 11월의 막바지. 바람이 검은새를 도와 나무를 흔들자 나무는 가진 것을 모두 땅에 떨구었다. 그러나 검은새는 불확실 한 표정으로 그 위를 빙빙 날아다닐 뿐이었다. 수없이 땅에 떨어진 빨간 열매들. 하나하나 볼 때마다 그것이 자기의 심장이라고 생각했지만 어떻게 확신할 수 있겠는가? 결국 검은새는 열매를 모두 거두어 하나씩 연인의 무릎에 떨어뜨렸다. "그 중에서 하나를 선택하세요." "어느 것이 당신 심장이오?' 연인의 말에 검은 새는 힘없이 대답했다. "저도 몰라요" 그러자 연인은 열매를 하나씩 먹어치우기 시작했다. 검은새는 그 모습을 바라보다 쓰러졌고 사랑도 함께 스러져버렸다.
  이제 몇 개의 열매만 남았다 "이 중에 당신의 심장이 있을까?" 그러나검은새는 이미 떠난 뒤였다. 연인은 두리번거리며 그녀를 찾았으나, 11월의 끄트머리에서 스산한 바람만 불 뿐이었다 '크리스마스 트리에 장식하면 예쁘겠군." 검은새의 연인은 이렇게 중얼거리며 남은 열매를 한 움큼 집어서 집안으로 가지고
들어갔다.

    세상에서 가장 무섭지 않은 이야기
  올빼미 한 마리가 새로운 마을로 이사를 했다. 그녀가 오랫동안 이웃과 어울리지 않고 혼자 지내자 재빨리 소문이 돌았다. "그여자,혼자산대." "온종일 잠만잔다는구만." '함새도록나 돌아다닌다던데?' 그 정도의 정보만으로도 소문의 충분조건이 되고도 남았다. 이윽고 올빼미는사악하고 매혹적인 요부의 대명사가 되었다. 한두 마리의 애송이들이 올빼미가 되기를 희망했지만 대부분은 부엉부엉 울고는 쓰러져서 서로 간질이는 행동으로 만족할 뿐이었다 
  세월이 흘렀다 모두가 올빼미를 세심하게 관찰했지만 그녀의 악명을 더욱 높여줄 만한 일은 더 이상 없었다. 이웃들은 안달이 났다. '그저 한두가지 정보만더 있으면 아주유용할텐데' 어느날 까마귀와찌르레기가올빼미를 방문하는 중대한사명을 맡았다 그들은 가장 좋은 시간을 고르고 골라서 올빼미를 찾아갔다. 몇 번이나 문을 두드렸지만 안에서는 아무 대꾸가 없었다. 방문자들은 올빼미가 안에 있다는 것을 잘 알고 있었다. 안에서 날개 부스럭거리는 소리가 들렸기 때문이다. 몇 번 더 시도를 해보았지만 역시 대답이 없었다. "뭔가 대책을 세워야 해." 이웃들은 이구동성으로 야단이었지만 정확히 어떤 대책을 세워야 하는지는 아무도 몰랐다.
  그러던 어느 날 올빼미는 날아가버렸다. 다른 새들은 올빼미가 아주 가버렸다는 것을 알고 몹시 흥분했다. 그들은 최후의 행동으로 올빼미의 집에 쳐들어갔다. 거기에는 그들이 기대했던 대로 수십개의 해골이 남아 있었다. 감추어지거나 치워지지 않은 채 그대로 여기저기 널려 있는 배들이 방문자들을 올려다보고 있었다.

    어리석은 부엉이가 깨달은 것
  언제나 친구들에게 놀림을 받는 부엉익각 있었다. '재는 솜털처럼 가벼워. 알맹이는 하나도 없지 뭐야. 남이 알아주지도 않는 지식과 재치라니... 부엉이는 그저 멍하니 친구들을 바라보다가 "나는 한 번도 내가 똑똑하다고 이야기한 적 없어."라고 말하곤 했다 '한아. 그런 적은 없지. 하지만 네 모습을 보면 네가 모든 걸 다 알고 있는 것 같은 생각이 든단 말야. 마치 밤새 공부라도 한 것처럼 보인다구. 물론 진짜 밤을 새웠는지도 모르지만."
  "하지만 너희들도 내가 모든 것을 다 알고 있다고 생각하지는 않잖아?'"물론 그렇게 생각하지는 않지. 우리는 너를 잘 알거든 늘 봐왔으니까." 친구들은 한바탕 웃고는 멀리 날아가버렸다.
  절망에 빠진 작은 부엉이는 멍청하게 보이려고 의도적으로 노력했다. 일부러 어리석은 말을 하고 어리석은 행동을 했다 그러나 그것도 별 도움이 되지 않았다. 사실을 말하면, 사정은 더 나빠졌다. 친구들은 가끔씩 부엉이 주변으로 날아와서 큰소리로 외쳤다. '너는멍청이야!" 작은부엉이는 이제 어리석게 보이려고 노력하는 것을 그만두었다. 그렇게 행동하는 것은 조금도 즐거운 일이 아니었다. 그러자다시 친구들이 나타나서 놀려댔다. "야, 멍청아! 웬일이니?요즘은 도통 어리석은 짓을 하지 않으니 말이야." '난 변했어. 멍청한 짓을 하지 않기로 마음 먹었거든." 친구들은 짓궂게 물었다. "그게 무슨말이야?'"그건 내가마침내 너희들이 내 친구가 아니라는사실을깨달았다는 말이야."

    고슴도치 운동의 첫 번째 희생자
  어려서부터 응석을 부리고 특권을 누리며 살아온 고슴도치 한 마리가 있었다. '나는 이제부터 세상에서 가장 세련된 고슴도치가 될 테야.' 이렇게 결심한 그녀는 이전에도 그런 고슴도치가 있었는지 알아보려고 고슴도치의 특성에 관한 책을 열심히 읽었다. '고슴도치는 밤의 생물이다. 곤충을 주로 먹지만 시체를 포함, 거의 모든 것을 다 먹는다. ' 때로는 너무 어려워서 계속할 수가 없었지만 그래도 그녀는 굽히지 않았다. '고슴도치는 생의 반을 땅속에 누워 쉬거나 자면서 보낸다. ' 한번은 나뭇잎으로 가득 덮인 넝마처럼 보이는 고슴도치의 사진을 보았다 몸을 따뜻하게하기 위해서 잎으로 몸을 감쌌다는 것이 그림의 설명이었다. 세련된 고슴도치는 책을덮었다 "좋아내가 그들을깨우쳐야지."
  고슴도치는 보라색 포도와 청포도 그리고 맛있는 꽃을 음식으로 장만하고 회의를 소집했다. 오후 2시, 세 명의 고슴도치가 도착해서 불안한 표정으로 그녀를 바라보았다. 그녀는 그들을 편하게 해주려고 최선을 다했다. 반 시간 후 더 많은 고슴도치들이 왔다. 세련된 고슴도치는 바위 위로 올라가서 잠시 좌중을 둘러본 뒤에 외쳤다 '고슴도치는 멋있다!" 짧은 침묵 후에 그 말을 알아 들은 한 마리의 고슴도치가 따라 외쳤다. 이윽고 모든 고슴도치들이 입을 모아 한데 외쳤다. 세련된 고슴도치는 미소를 지었다. 그녀는 다시 한 번 주위를 둘러보고 소리쳤다. "고슴도치는 최고의 삶을 누린다!" 고슴도치들은깨달음을 얻었다. 그들은 식탁 위에 놓인 포도를 향해 달려들더니 움켜잡고 꿀꿀거리며 소란을 떨었다. 세련된 고슴도치는 그 모습이 마음에 들지 않았지만 손님들이 음식을 다 먹을 때까지 기다렸다. 식사는 오래 걸리지 않았다. 정원은 엉망이 되었고 일부는 벌써 떠날 태세였다. 세련된 고슴도치는 재빨리 소리쳤다. "이제 우리는 나왔다!" 그녀의 외 
침은 엄청난 반향을 일으켜 고슴도치들이 대문을 열고 거리로 쏟아져 나가기 시작했다. 세련된 고슴도치는 그 와중에 이리저리 밀리다가 밟혀 넘어졌다.
  그녀는 쓰러져 누운 채로 힘겹게 중얼거렸다. "나도 같이 가야해 " 고슴도치들이 거리를 행진하자 더 많은 고슴도치들이 합류했다. 그녀는 상처를 치료하면저 그냥 그 자리에 머물러 있었다. 그리고 아주 낮게 그래서 그 누구도 들을 수 없을정도로 작은 목소리로 나뭇잎에게 속삭였다. "고슴도치는 멋있어 !" 몸이 회복되자 세련된 고슴도치는 또다른 나뭇잎에게 조심스럽게 비밀을 털어놓았다. "모든 고슴도치가 멋있는 건 아니야." 시간이 흘러갔다. 이제 세련된 고슴도치는 조용히 살았다. 야망도 잃고 외출도 거의 하지 않았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그녀가 의도한 것은 아니지만, 그녀는 전설적인 지도자 또는 고슴도치 운동의 첫번째 희생자로 길이길이 역사에 남았다.

    유행 
  야생마 한 마리가 들판에서 살고 있었다. "아줌마는 왜 편안한 집을 박차고 나와 거친 들판에서 사시는 거예요?' 조카딸이 찾아와서 자못 궁금하다는 표정으로 물었다. 그러나 그녀는 아주 오래전에 집을 나왔기 때문에 자기가 왜 들판으로 왔는지 그 이유를 거의 잊어버렸다.
  '부르주아적 품위와 물질적인 안락함에 싫증이 나서 뛰쳐나온 거죠?' 조카가 다그쳤다.
  야생마는 주저했다. 사실 그녀는 혼자 황무지에서 살면서 먹을 것과 마실 것은 말할 것도 없고 온기와 잠자리의 고마움을 인정하게 되었다 게다가 아무리 기억을 더듬어도 물질적 안락함에 싫증을 낸 일은 꿈에도 생각이 나지 않았다 또 부르주아적 품위가 무엇을 뜻하는지도 정확하게 알 수 없었다.
  다행스럽게도 조카는 그녀가 대답하지 않은 것에 신경을 쓰지 않는 눈치였다. "그리고 물론 지금의 초라한 행색은 항의의 표시지요?' 조카는 말을 계속했다.

  야생마는 그 말이 너무 심하다고 생각했다. 한 번도 사치를 해 본 적은 없지만 그렇다고 자신을 죄죄죄하다고 여긴 적도 없었기 때문이다. "이 긴 털 때문게 그렇게 생각하는 거냐?' 그녀는 딱딱한 목소리로 조카에게 물었다. 그녀는 털을 깎기가 어련고 또 긴 털은 몸을 따뜻하게 한다고 설명하고 싶었다.
  "그래요." 조카가 침묵을 깼다. "그래서 나도 아줌마를 따라했어요. 저 어때요? 잘 어울려요? 이게 요즘 유행이라구요. 요즘은 아줌마의 스타일이 유행이에요."
  "고게 무슨 뜻이냐?'
  "아줌마의 생각, 아줌마의 모든 것이 유행이라는 말이에요. 설명해주셔서 고마워요.돌아가서 모두에게 전할게요.
  "아직 나는 설명하지 않았어." 야생마가 외쳤다.
  "아줌마는 이미 설명하셨어요. 아무것도 하지 않는 것, 긴 털을 가진 것, 그걸로 충분해요. 말을 한 거나다름없어요. 자, 이제 갈게요."
  조카는 떠났다. 야생마는 멍하러 서서 골똘히 생각에 잠겼다. 결국 그녀는 인정하지 않을 수 없었다. '내가 한 개인으로서 관심을 끌지는 못하지만 관광객들의 관심을 끈다는 것만은 분명해 .'

    후천적인 성질 
  그 숲에서 가장 이상한 새는 초록색 날개를 가진 빨간새였다. 물론 그들이 기형이거나 돌연변이 혹은 진기한 종의 파생물은 아니었다. 그들이 이상한 것은 숲에 사는 다른 새들이 초록색 몸체에 빨간색 날개를 가졌거나 초록색 몸체에 초록색 날개, 빨간색 몸체에 빨간색 날개, 아니면 빨간색 몸체에 노랑이나 자줏빛 날개를 가졌기 때문이었다. 오로지 초록색 날개를 가진 빨간새만 특이하다고 여겨졌다. "너는 특이해." 누가 그렇게 말하면 빨간 새는 "아니야. 내 여동생 봤어? 개도 나랑 똑같애 " 라고 대답하곤 했다. '물론 네 동생도 특이해. 자, 얼렁뚱땅 넘기려고 하지마. 너와 같은 새들은 별난 거야." "그래, 맞아. 언제나 그랬어. 우린 어차피 그것에 익숙해." 빨간새는 인정했다. 모두들 그 새가 특이하다는 사실에 동의했지만 사실 빨간새라는 것이 문제가 될 것은 없었다. 그러던 어느 날, 어떤 동물학자가 초록색 날개를 가진 빨간새들을 다른 색 새들과 마찬가지로 평범한 새로 다루었다. 모두들 깜짝 놀랐다. "이 새들은 특이한 새고 우리는 보통새라는 걸 모르시나요 어떤 새가 동물학자에게 물었다. "그렇지 않습니다. 이 새들은 너무도 평범한 새인걸요." 모두가 어리벙벙한 표정이었다. "저 새들은 보통새처럼 행동하지 않아요. 우린 모두 재들이랑 다른데... 그건 그렇소." 동물학자가 대답하자 새들이 물었다. "그게 무슨뜻이에요?' "특이한것은후천적인 성질이라는 뜻이오."

    힐라르 왕의 약속
  힐라르 왕이 숲을 달리다 말에서 떨어져 발목을 삐었을 때 한 여자가 그를 구해주었다. 왕은 그녀에게 자신이 가장 소중하게 여기는 것을 주겠다고 약속했으나 여자는 그 말에 관심을 두지 않았다. 그녀는 그저 다친 사람에게는 도움이 필요하다는 것에만 신경을 썼을 뿐 그가 왕이라는 사실은 개의치 않았다. 그녀는 숲 에서 사는 것이 행복했고다른사람의 약속이나물건 따위는 필요 없었다. 그래서 왕이 떠난 후에는 그에 대한 기억을 모두 잊어버렸다.
  그러나 왕은 달랐다. 그는 약속을 아주 진지하게 쟁각하는 사람이었다. '왕은반드시 약속을지켜야해,암,그렇고말고.' 왕은 잠자리에 누워 곰곰이 생각했다. '그녀에게 내가 가지고 있는 에메랄드 그릇을 줄까? 황금보검, 아니 은이 박힌 안장이나 수천 가지 색깔의 실로 온갖 동물의 모습을 짜넣은 카펫은 어떨까? 음, 과연 무엇이 좋을까?... 흔란스러워진 왕은 재무대신을 불렀다. '내 재산목록을불러보아라." "알겠습니다. 그러나 전하, 그것을 모두 부르는 데는 몇 주일이 걸릴 것입니다. " 약속은 지켜야 하지만 여러 주일을 낭비하고 싶은 생각이 없는 왕은 대신을 보고 인상을 썼다 '내가 가지고 있는 재산 중에서 대여섯 가지만 말해보라." 대신은 재빨리 보고했다. "전한, 두 마리의 낙타와 코끼리 세 마리 검은 색 두 마리와 횐색 한 마리입니다 그리고 아랄산 경주마가 있습니다요. 그리고 또... 이제 됐다. 사람을 보내서 그 여인을 데려오너라," "어떤 여인을 말씀 하시는 겁니까? 전하." 작은 목소리로 대신이 묻자 왕은 버럭 소리를 질렀다. "나를 구해준 여인 말이다. " 그리고는 다친 발목이 아팠기 때문에 자는 척하면서 침대에 누웠다. 신하들이 숲으로 가서 여자를 데려왔다. 그녀는 그런 방식으로 방해를 받는 것에 슬그머니 부아가 났지만 그래도 되도록이면 좋은 표정을 지으려고 노력했다. 왕은 함박 웃음을 지으며 은인을 맞았다. "오, 어서 오시오.나에겐 두 마리의 검은 코끼리와 횐코끼리 한 마리, 두 마리의 낙타 그리고 혈통 좋은 말이 한 마리 있다오. 그 중에 어느 것이 마음에 드오?'
  "전하, 황공하신 말씀이오나 그 중에서 제 마음에 드는 것은 없습니다. 저는 숲속에 있는 작은 집에 살고 있기 때문에 그 짐승들을 둘 만한 곳이 없답니다. 또 그들에게 무엇을 먹인단 말입니까'
  "그럼, 갖고 싶은 것이 따로 있소'
  "아무것도 없습니다. 전하."

  왕은 그만 참을성을 잃었다. "이보시오. 내가 그대에게 한 약속을 지키려 한다는 걸 모르오? 나를 도와주시오. 정말 갖고 싶은 것이 하나도 없단 말이오?'
  여자는 생각에 잠겼다. '글쎄요... 그녀는 중얼건리다가 마침내 마땅한 것을 생각해냈다. "아, 그래요. 전하, 저는 차 한 잔을 마시고 싶습니다. "
  '겨우?' 왕은실망했다. '그거야 아주쉬운 일이지."
  "그게 바로 제가 원하는 겁니다. 단 전하께서 직접 끓이셔야 합니다. "
  "아, 그래? 그러지, 뭐." 왕은 왕궁의 요리사를 불렀다. "어떻게 차를 만드는가?" 요리사는 자세하게 설명했다. "알았다. 가서 땔나무와 물 그리고 차잎을 가져오너라." 왕은 절룩거리며 옅은 차 한 잔을 끓여서는 여자에게 주었다 그 소동을 참을성 있게 기다린 여자는 정중하게 차를 받아 마시고 '고맙습니다. "라고 인사를 한 후 숲으로 돌아가 행복하게 살았다

    학교 교육
  옛날에 푸른 점을 가진 빨간 물고기가 살았다. 빨간 물고기의 양쪽 지느러미는 코끼리 귀처럼 이상하게 생겼고 꼬리는 반짝거렸다 평범한 다른 회색 물고기들은 빨간 물고기에게 우습게 생겼다고, 논쟁의 여지 없이 명백히 우스운 모습이라고 냉담하게 말하곤 했다. 빨간 물고기는 아랫입술을깨물면서 한숨을내쉬었다. "그래... 맞아. 푸른 물방을 무늬에 게다가 빨간색이라니... 분명히 웃기게 생겼어.하지만 나더러 어쩌란 말이야?"
  빨간 물고기의 말에 회색 물고기가 상냥하게 대답했다. "아니야. 그건 너도 어쩔 수 없는 일이잖아. 우린 그게 네 잘못이라고 지적하는게 아니야." "내 말을오해한것 같다 나는지금 이상하게 생긴 것이 내 잘못이 아니라고 변명하는 게 아니고 그냥 어떻게든 외모를 바꾸고싶어서... 그거 진심이니?" 빨간물고기는 놀란 눈으로 회색 물고기들을 쳐다보았다. "너희들은 지금 나더러 거짓말쟁이이지만 예쁘거나 아니면 못생겼지만 정직해야 한다고얘기하는거지?'
  "아니, 아니야. 천만의 말씀 우리는 그런 어려운 용어를 쓰지 않는단다. " 회색 물고기들이 다 함께 외쳤다 '그럼 그게 무슨 말이야?' 빨간 물고기가 다그쳤다. "우리는 그냥 네 외모를 얘기한거야." "어디가잘못됐다는거야?' "아니, 잘못은 없어. 다만 약간... 다만 뭐?'"약갈 이국적이라는 거야." 결국 빨간 물고기는 헤엄을 쳐서 떠났고 회색 물고기들은 줄무의 지느러미와 우아한꼬리를 가진 자신들의 모습을 찬찬히 내려다보았다.

    펠리칸의 조언
  '내가 얘기 하나 해주마." 푸른 당나귀의 말에 제자들은 제자다운 뻔한 반응을 보였다. "아, 좋아요."
  "옛날에 현명하다고 소문이 자자한 펠리칸 한 마리가 살았단다. 새들은 조언을 받으려고 먼 호수를 가로질러 그녀를 방문하곤 했지. 그녀의 조언과 충고는 아주 적절했고 게다가 친절해서 그녀의 명성은 점점 높아갔어. 그러자 펠리칸이 사는 호수는 순례지가 되었고 조언을 얻고 관광을 하려는 새들이 그곳에 몰려들었지. 호수는 복작거렸지만 누구도 불평을 하지 않았어. 펠리칸은 여전히 겸손하고 다정했거든. 어느 날 아침 물고기 한 마리가 물에서 고개를 내밀더니 펠리칸의 말을 잘랐단다 '제발, 펠리칸씨...' 그순간펠리칸이 부리로 물고기를 덥석 물었어. 부리 속에서 물고기는 계속 말을 이었지. 당신은 어려운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서 당신에게 충고와 조언을 구하러 온 이들을 늘 잡아 먹나요?' 펠리칸은 '아니야!'라고 외치고 싶었지만 물고기가 입에 들어 있어서 말을 할수가 없었어 물고기는 계속지껄였지
  '나는 지금 아주 어려운 상황에 처했어요. 당신은 어떻게 조언을 할 건가요? 펠리칸은 '어리석은 물고기여, 펠리칸을 멀리 하라.' 라고 조언을 하고 싶었지만 역시 물고기를 물고 있어서 가만히 있었단다. '네' 물고기는 보챘지. '끈질긴 이 작은 거렁뱅이.' 속으로 이렇게 중얼거린 펠리칸은 늘상 조언과 충고를 일삼던 자신이 아무것도 할 수 없다는 사실에 신경이 쓰였어. 당신한테 문제가 있지요'
  물고기는 펠리칸이 말을 하도록 부추겼어. '내가 생각하기에 당신이 택할 수 있는 길은 두 가지예요. 나를 꿀꺽 삼켜서 친절한 펠리칸에게 다정한 도움을 기대하던 내 부탁도 함께 삼키는 것이구요, 다른 하나는 나를 뱉어내고 내가 무엇 때문에 당신을 찾아왔는지 알아보는 거예요.'
  '좋아 너를 놓아주겠어.' 펠리칸은 물고기를 뱉으며 말했어.
 '무엇 때문에 나를 찾아왔지?
  당신이 물고기들에게 성자로서의 명성을 잃었다는 걸 알려주러 왔어요.'
  '그래? 그거라면 괜찮아.'
  '무슨 말이죠?
  '자, 내 말 잘 들어. 나는 물고기를 먹지 않는단다. 그러니 그 문제는 다른 새들이 걱정할 문제야,'
  '하지만 우리들 중에는 펠리칸을 친구로 여기는 물고기도 있다구요.' 물고기는 큰 소리로 외쳤단다.
  그러나펠리칸은 그저 어깨를 움찔하며 물고기를 무시했지." 
  푸른 당나귀는 말을 마치고 제자들을 둘러보았다. '펠리칸이 나쁜가?'
  "아니요." 제자들이 합창했다.
  "물고기가 어 리석은가?"
  '네 ." 모두 고개를 끄덕였다.
  푸른 당나귀는 인상을 찌푸렸다. '자, 잘 생각해봐. 너희는 어느 편이냐?"
  "어느 편도 아니에요. 우리는 새도 물고기에도 관심이 없거든요." 제자들은 놀라는 표정으로 대답했다
  푸른 당나귀는 더욱 얼굴을 찌푸렸다. "그것은 옳은 답이 아니야. 다시 생각해봐라."
  제자들은 곰곰이 생각했다. 그러다가 한 명이 용감하게 입을 열었다 "그것은 상황에 따라 다릅니다. "
  "뭐?"
  '펠리칸이 물고기를 친구로 여기는가, 아니면 그냥 물고기로 보는가에 따라 다르다는 겁니다. "
  푸른 당나귀는 한숨을 쉬었다. '자,문제를 단순하게 하자꾸나." 그는 둘러앉은 제자들을 응시했다. "너희들은 펠리칸이냐 물고기냐?"
  "둘 다라면요?' 제자들은 그 말이 정답이기를 바라면서 걱정스럽게 대답했다.

    캘빈, 다윈 그리고 펭귄
  한 도덕가가 청중을 향해 말했다. "자, 펭귄을 생각해봅시다. "그러나 펭귄은 그 도덕가를 무시했다. 만약 그녀가 추운 북극해에서 덜덜 떨며 꽥꽥거리고 싶다면 그것은 자기가 상관할 바가 아니었다. 펭귄은 '아침 수영을 할 것인가'를 생각하고 있었다.
  "우리는 펭귄으로부터 무언가를 배을 수 있습니다. " 도덕가가 펭귄에게 손을 흔들었다. 펭귄은 그 모습이 건방지다고 느꼈다. "나태한 본능에 굴복한 무서운 결과를 말입니다. " 펭귄은 그녀를 응시했다. '나는한번도나태한적이 없었어.' 펭귄은한숨을내 쉬었다. 도덕가는 말을 계속했다. "어느 누구도 변명할 수 없습니다. 세상에 선천적으로 게으른 자는 없습니다. 그러나 펭귄을 보세요." 그의 손짓이 다시 펭귄을 향했다. 펭귄은 포기하고 부지런히 바닷가로 걸어갔다. "펭귄을 보세요. -도덕가는 펭귄이 떠났는다는 것을 눈치채지 못했다-펭귄은 날지 못합니다. 수세기에 걸친 게으름 때문에 선천적으로 나태하게 된 것이지요." 도덕가는 의기양양하게 끝을 맺었다. 그러는 동안에 진화된 수영복을 입은 펭귄은 적응력 좋은 날개로 파도 위를 날고 길없는 대양을 발로 걸어다녔다.

    불가능한 사랑
  한 소녀가 기타를 연주하고 있었다 지나가던 남자가 그 소리를 듣고 그녀를 사랑하게 되었다. '당신이 사랑하는 것은 나인가요, 음악인가요?' 아름다운 선율이 흐르고 분수의 물은 공중으로 솟아올랐다가부서져내렸다. 남자는 곰곰이 생각하더니 "잘 모르겠소. 어느 쪽이 정답이오'「'라고 되물었다. "얘기할 수 없어요. 어쨌든 그 말은 정답이 아니에요." 소녀는 계속 음악을 연주 했다. 곧 또다른 남자가 그녀를 보고 사랑에 빠졌다. '당신이 사랑하는 것이 나인가요, 이 기타인가요?" 두 번째 남자는 기타를 쳐다보고는 소녀를 향해 미소를 지었다 "글쎄요, 이 기타는 아름다운 악기이군요. 정답은 어느 것인가요?' 소녀는 이번에도 정답이 아니라고 말하고는 계속 기타를 연주했다.
  두 남자는 몹시 혼란스러웠다. 밤새도록 기타의 선율이 머리에서 떠나지 않았다. 다음날 두 남자는 소녀를 찾아와서 정확한 답변을 생각해냈다고 말했다. "나는 당신을 사랑합니다. 당신이 음악을 연주하지 않아도 당신을 사랑한다구요." 첫번째 남자가 말했다 "나도 당신을 사랑합니다. 당신에게 기타가 없어도 사랑한 
다는 말입니다. " 두 번째 남자의 답변이었다.
  '당신들은 이해를 못하는군요. 나는 음악가예요. 당신들이 음악을 사랑하지 않는다면 어떻게 내가 당신들을사랑할 수 있겠어요?"
  "우리가 틀린 답변을 했단 말인가요?'
  '그래요."
  "그러면 대체 어떤 대답이 정답입너까?'
  "나의 모든 것을사랑해야 합니다. 내 본성, 내 재능, 내가 가진것, 지금까지의 내 역사 그리고 내 미래까지요."
  "그것은 불가능해요!" 두 남자가 함께 소리쳤다.
  "그래요." 소녀는 동의를 표한 후 그 분위기에 어울리는 슬픈 곡조를 연주했다.
  "돈을 줄게요." 이사회 의장이 푸른 당나귀에게 제안했다.
  "고마워요." 돈 문제로 씨름하고 다투고 얼버무리는 데 익숙한 그녀는 아무 생각 없이 대답했지만 곧 조심성을 되찾았다 "무슨 돈을 준다는 거죠?"
  "우리의 주장을 증명하는 이야기를 쓰는사례금이지요."
  푸른 당나귀는 잠시 생각하고는 다시 물었다. "얼마나 줄 건데요'
  '50파운드요."
  그리 많은 돈은 아니었다. '그래도없는것보다는낫겠지.' 푸른 당나귀는 망설임을 거두어들였다. "의장님의 주장이 뭔가요"
  "우리가 옳고 저들이 틀렸다는 거요." 의장은 더 자세하게 설명했다 "저들이 거짓말을 하고 우리를 속인다는 말이오. 저들은 협조를 하지 않고 할 수 있는 한 우리를 방해할 거요. 더구나 저들은 규칙을 어기고 있는 거라오!"
  "무슨 규칙 이지요?'
  "이 지구에 있는 문명사회의 규칙이오."
  "저들은 문명화했나요?"
  "아니오!"
  "그럼 설명이 되는군요... 푸른 당나귀는 한숨을 내쉬었다. "저들이 규칙을 어기고 있다는 것은 무슨 뜻인가요?'
  의장은 어깨를 으쓱했다. "마찬가지지요." 그리고 푸른 당나귀의 눈을 응시했다 "자, 그대는 어느 편이오?'
  "상황에 따라 다르지요." 푸른 당나귀가 낮은 소리로 말했다 
  의장은 전략을 바꾸기로 결정하고 당나귀를 논리적으로 설득 했다. "그대는 정의와 인간애 그리고 삶의 평등을 걱정하지 않는다는 거요?"
  푸른 당나귀가 즉시 대답하지 않자 의장은 말을 계속했다. '사실 그건 인권 문제라오. 물론 난 그대가 우리를 따를 거라고 생각하오. 그대도 우리 중의 하나니까" 의장은 이사회의 다른 위원을 설득하려고 손을 힘껏 흔들었다.
  푸른 당나귀는 그들을 바라보며 의심스러운 눈빛으로 물었다. '그러면 의장님이 자신을 당나귀의 일종이라고 여긴다는 말인가요?"
  "물론 그렇지는 않소." 의장은 비위가 상한 것처럼 보이지는 않았다. "그러나 우리는 가치를 공유하고 있다오."
  "아, 가치요. 결국 가치의 문제로군요."
  푸른 당나귀의 말에 의장은 고개를 끄덕였다.
  '권리도요?'
  의장은 더욱 세차게 고개를 끄덕였다. 그리고는 시계를 본 다음 수표를 적어 푸른 당나귀에게 내밀었다. '그리고 똔한 이익의 문제지요!" 의장은 승리감에 찬 목소리로 말했다.

    차꼬를 깬 갠지스의 딸들
  말을 듣지 않는 갠지스 강의 딸들이 공개적으로 일탈을 선언했다. "엄마,우린 우리 방식대로살거예요." 딸들을버릴 수밖에 없다고 생각한 갠지스는 차마 죽이지는 못하고 그들을 꽃으로 바꾸었다. 별다른 특징 없이 다섯 개의 꽃잎을 가진 꽃이 된 딸들은 더 이상 대담하지도 않고 방어능력도 없는 새침한 존재에 불과했다. "너희들 가고 싶은 곳으로 가거라. 이 평범하고 명예도 수치도 모르는 것들." 갠지스는 마지막 말을 꼭 하고 싶지는 않았으나 굳이 취소하고픈 생각도 없었다.
  갠지스의 딸들은 점차 육지로 흘러갔다 그들은 어디에서나 볼 수 있었고 또 어디에서도 볼 수 없는 존재였다. 어느 누구도 그 꽃들을 쳐다보지 않았기 때문이다. 소나 염소가 짓밟기도 하고 철없는 아이들이 꺾기도-부모가 그건 잡초라고 알려줄 때까지 -했지만 주목을 받지 못했고 그래서 안전했다. 여러 세기가 지나고 갠지스를 숭배하는 유행도 시들해졌다. 큰 강이던 갠지스는 줄어들었고 더 이상 부나 곡식의 원천으로 여겨지지도 않았다. 갠지스는 때로 여신도 불명예로 고통받을 수 있다는 사실을 이해하기 시작했다. 그 소식은 서서히 퍼져나갔고, 그동안 어디든 다 갔지만 고향만큼은 조심스럽게 피해왔던 꽃들이 고향으로 돌아왔다. 연푸른색 꽃잎의 갑작스런 출현이 근들의 존재를 알렸다.
  "어머니, 우리가 도을 일은 없어요?' 딸들이 조용히 물었으나 절망에 빠진 갠지스는 그 소리를 듣지 못했다. 그녀는 마지막 열정으로 죽음을 간청했다. 딸들은 어머니의 죽음이 임박했다는 사실을 깨달았다. 그토록 오랜 세월 그들을 묶었던 차꼬를 깬 것은 연민인가, 아니면 죽어가는 어머니의 허약함이었는가? 수백만개의 유리 꽃잎이 깨지는 소리를 내면서 갠지스의 딸들은 강변을 휩쓸기 시작했다.

    논병아리들의 우아한 평화운동
  '그 게는 정말 엄청나게 컸어. 적어도 큰 코끼리나 작은 집채 만큼 하겠더라. 내 말은 게가 마치 삶처럼 아주 거대하다는 거야." 빨간 모가지의 논병아리가 친구에게 말했다 "그 게가 잠자는 척하면서 호수 밑바닥에 조용히 앉아 있었어. 하지만 우릴 기다리고 있는 게 분명해."
  "네가 어떻게 아니? 게와 말을 했어?'
  "아니, 등에 있는 부호를 봤거든. 거기에 '나는 논병아리를 먹는다' 라고 씌어 있었어 "
  "하지만 우리가 게를 먹는 거잖아." 친구가지적했다.
  "그래. 하지만 게를 먹는 논병아리와 논병아리를 먹는 게는 완전히 다른 문제야. 구문 배열이 다르고 논리적으로도 다르단 말야. 한쪽은 혀를 움직여 자연의 법칙을 따르는데 다른 쪽은 분명히 변태야."
  "우리가그 변태를 죽일 수 있을까?" 친구가 물었다.
  빨간 모가지의 논병아리는 슬프게 머리를 저었다 "아니, 우리는 평화운퐁을 택해야 해. 그것도 아주 우아한 방식으로."
  논 병아리들은 빨간 모가지의 논병아리를 대표로 임명하여 호수에 있는 게에게 보냈다. "앞으로 논병아리들은 어떤 상황에서든, 또 어떤 방식으로든 조금이라도 사이즈가 큰 갑각류는 공격하지 않겠다"라는 서한과 함께.

    장대를 몰고 가는 오리
  작열하는 태양 아래 축축 늘어지는 긴 여름날, 두 마리의 오리와 거북은 좋은 친구가 되었다. 가을이 왔을 때도 그들은 여전히 친구였다. 그러나 낮이 짧아지고 밤이 추워지면서 물에 얼음덩어리가 떠다니게 되자 오리들은 점점 우울해졌다. 거북은 자기가 오리들의 감정을 상하게 했다고 생각하고 사과했다. '내가뭘 잘 못했는지 토르지만 어쨌든 그건 고의가 아니었어. 아직도 우린 친구지?"
  "그럼 우린 친구야." 두 오리는 날개를 부풀리면서 즐거운 표정을지으려고 애썼다.
  "하지만 우린 예전처럼 같이 헤엄치지도 않고 잠수하지도 않는걸." 거북은 말을 이었다. "요즘너희들은 나를 피하고 있어. 제발내가 뭘 잘못했는지 말해줘."
  "아니야, 너 때문이 아니야. 그냥 자연적인 것, 그러니까 사실의 본질 같은 거 때문이라구. 겨울이 오면 오리는 원래 이러는 거야."
  그 말을 이해하지 못한 거북은 외롭고 슬펐다. 오리들도 즐겁지 않았다. 오리들은 자기들이 곧 그곳을 떠난다는 걸 거북에게 어떻게 알려야 할지 난감했다.
  "우리, 그냥 여기 남아 있다가 얼어죽자," 한 오릴가 다른 오리에게 제안했다.
  "하지만 거북인 우리가 죽은 뒤에 외로워서 더 힘들 거야."
  '그건 그래," 말을 꺼낸 오리도 그 말에 동의하고 자기 주장을 굽혔다.
  두 오리는 추워서 덜덜 떨며 얼굴을 찡그렸다. 그러다가 결국 거북에게 진실을 말할수밖에 없다는 데 동의했다.
  거북은 바위에 앉아서 흔자 생각에 잠겨 있었다. 오리들이 다가왔다. "곧 여기를 떠나지 않으면 우리는 얼어죽는단다. "
  '그게 전부야?' 거북이 물었다.
  "그게 전부냐니? 그게 무슨 뜻이니? 이건 우리한테 심각한 문제야.내 말 못 들었어?우리는 얼어죽을 거라구."
  "알아들었어. 해결방법은 아주 간단해. 내가 너희들과 함께 떠나면 되잖아."
  그리하석 세 친구는 멜빵을 만들어 장대 끝에 매달았고 거북이 그 위에 올라앉았다. 오리들은 튼튼한 부리로 장대 끝을 물고 빠르게 헤엄쳤다. 이듬해 여름에 그들은 다시 돌아왔고 해마다 같은 일을 반복했다. 여러 해가지났다 이제 그들은 은퇴하여 남쪽 지방에서 살기로 결정했다.

    늑대와 처녀 1
  젊은 여인이 늑대와 친구가 되자 몹시 놀란 남자들은 수근거렸다. '그 여자가처녀이기 때문이야." "심지어 야생 짐승도 그녀를 무서워 한다잖아. 늑대를 길들인 것이 분명해." 길들이다니, 물론 말도 안 되는 소리였다. 여자와 늑대는 자주 산책을 하면서 친하게 지냈다. 그러나 시간이 흘러도 처녀는 처녀로 남았고 늑대는 여전히 늑대였다. 남자들은 안달이 났다. "사실은 그 여자가 자기의 처녀성을 지키기 위해 늑대를 이용하는 거래. 그 여자를 얻으려면 늑대를 먼저 죽여야 된다구." 이 얘기는 곧 널리 퍼졌고 사냥꾼들은 늑대 사냥대를 조직하기에 이르렀다 그리곤 처녀에게 가서 늑대의 미끼가되라고 말했다. "그건 옳지 않은 일이에요." 처녀가 항의했지만 사냥꾼들은 막무가내였다. "우린 책임을 맡았어. 그리고 우린 문제를 알고 있다구." 결국 처녀는 숲속으로 끌려가서 나무에 묶인 채로 덤불 속에 서 있어야 했다. 사냥꾼들은 숨어서 늑대를 기다렸지만 늑대는 나타나지 않았다. 다음날이 되자 사냥꾼들은 배가 고프고 지쳐서 집으로 돌아가 종일 잠을 잤다 밤에 다시 숲으로 나와보니 처녀는 간 곳이 없고 물론 늑대도 보이지 않았다. "거 봐 늑대가 있는 게 분명해."
  사냥꾼들은 그날 밤내내 숲속을 뒤졌지만 늑대와 처녀를 찾지못했고 결국 지쳐서 숲에 쓰러져 잠이 들었다. 그리고 다음날 다시 일어나서 사냥을 계속했고 다시 잠을 잤다. 거근 정신이 나간 사냥꾼들은 늑대와 처녀를 찾아서 매일 숲을 헤맸다. 마침내 노인들은 숲이 그 둘을 잡아먹었다고 결의하고 동구 밖에다 커다란 빨간색 경고판을 붙였다. "늑대가 있으니 조심하시오."

    늑대와 처녀 2
  늑대와 처녀는 추적을 피해 도망쳤다. 때로 사냥꾼을 간신히 따돌리고 나서 수심에 잠긴 채 서로의 얼굴을 바라보기도 했다. "다른 마을로 가면 괜찮을까... 늑대가 중얼거렸다. 그러나 첫번째 마을에서 그들은감금되었다. 마을사람들은 늑대를 철저하게 검색하고 이빨과 발톱을 다 제거한 후에야 마을에 머물도록 허락할 거라고 말했다. 다음 마을로 발걸음을 옮긴 늑대는 가능한 한 해롭지 않은 표정을지으려고 무진 애를썼다 그러나 마을 사람들은 늑대에게는 관심을 두지 않고, 처녀에게 그 마을 사람과 결혼해서 정착을 해야 한다고 말했다. 그래서 둘은 또다른 마을을 찾아 떠났다. 세 번째 마을에서 늑대와 처녀는 돌과 막대기 세례를 받았다. 이미 소문이 퍼져서 사람들이 그들의 정체를 알고 있었기 때문이다. 처녀와 늑대는 별로 놀라지 않았다 그들은 계속 걸었고 마침내 사람들에게 알려지지 않은 미지의 영토로 들어갔다.

    황금알을 낳는 거워의 선전포고 
  황금알을 낳는 거위는 특이한 게 아니었다. 그녀에게는 황금알뿐만 아니라 은알과반점이 있는알까지 낳는여동생이 있었다. 어느 날, 동생은 알을 낳지 않겠다고 단호히 선언했다. "알은 부화하고 새끼는 자라지. 하지만 그건 아주 길고 싫증나는 과정이야. 언니, 나는 차라리 안하고 말겠어." 자매는 그런 차이점에도 불구하고 좋은 친구였다. 그들은 함께 시간을 보내고 함께 날아 다녔다. 따라서 거위를 잡으려고 쳐놓은 덫에 둘이 함께 걸려든 것도 놀랄 일은 아니었다. 농부는 다음날 황금알을 보고 자기의 행운을 믿을 수가 없었다. 거위는 날마다 황금알을 낳았다. 일주일이 끝나갈 무렵 농부는 두 거위를 모두 죽이기로 결정했다. 한 
마리는 알을 낳지 않기 때문에 그리고 다른 한 마리는 알을 많이 낳기 때문에 뱃속에 든 황금알을 한꺼번에 갖기 위해서였다. 농부는 신이 나서 중얼거렸다. "나는 이제 부자가 될 거야. 게다가 거위가 죽으면 먹이를 줄 필요도 없잖아" 그 말을 들은 자매는 열심히 그물을 쪼아서 도망치는 데 성공했다 일단 멀리 벗어나 안전해지자 자매는 호숫가에 앉아 서로 마주보았다. "우리, 해야 할까,말아야할까?'"해야돼." "아냐,그만두자."그들은 다투기 시작했다. 옆에서 헤엄을 치던 다른 거위들이 다가와 물었다. "무엇 때문에 다투는 거니?'"농부와 전쟁을 치를 겄인가 말 것인가 하는 문제야." 자매는 함께 대답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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