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대인 교육의 오래된 비밀
김태윤 지음 / 북카라반
전 세계적으로 유대인은 약 1,500만 명 정도로 우리나라 인구의 절반도 안 되는 숫자다. 그런데도
유대인은 역대 가장 많은 노벨상을 수상하고, 전 세계 정치, 경제, 문화를 주름잡는 파워 엘리트로
많은 영향력을 행사하고 있다. 유대인을 이렇게 키워 낸 유대인 교육의 본질은 『탈무드』와 『토
라』를 바탕으로 어려서부터 가정을 중심으로 형성된 신앙 교육이다. 그리고 유대인 교육의 핵심은
대화와 토론식 ‘하브루타’를 바탕으로 아이들을 사랑으로 가르친다는 것이다. 이 책에서 저자는 우
리나라의 입시 위주의 교육 현실에 대한 대안으로 오천 년을 이어 온 유대인 교육을 제시한다.
유대인 교육의 오래된 비밀
김태윤 지음
▣ Short Summary
우리는 한국 전쟁으로 폐허가 된 아픔을 ‘한강의 기적’으로 뒤바꾼 자랑스러운 민족이다. 하지만 지금
대한민국을 들여다보면 모두가 불행하다고 말한다. 부모들은 세상에서 가장 많은 근로 시간에 청춘을
바친다. 아이들도 세계 최고의 학습 시간을 자랑한다. 행복해지기 위해 살아가는데 점점 더 불행해지
는 역설적인 세상이 지금 우리의 모습이다. 이 책은 가정과 학교에서 이런 우리의 모습을 천천히 돌아
보고, 소중한 우리 아이들의 꿈을 찾아 주고자 쓰게 되었다.
이 책의 결론은 크게 세 가지로 요약할 수 있다. 첫째로 “우리 아이들은 모두 인재다.”라는 것이다. 이
책을 관통하는 핵심 내용이다. 대한민국 교육 현실에서 ‘국ㆍ영ㆍ수’ 등 주요 과목 성적순으로 평가하
면 아이들 가운데 1등은 단 한 명뿐이다. 하지만 아이들이 가진 저마다의 ‘달란트’로 ‘꿈과 끼’를 평가
하면 모든 아이는 각양각색의 재능을 가지고 있어 모두가 1등이 될 수 있다.
둘째로 세계 최고의 인재를 만드는 유대인 자녀 교육은 가족 간에 존중하고 격의 없는 대화를 통해 이
루어진다. 특히, 가정이나 일상 속에 ‘가족을 사랑하는 마음’이 흐르는 것을 느낄 수 있다. 그리고 대화
와 토론을 통해 다른 사람의 의견을 존중함으로써 지식의 확대 재생산이 자연스럽게 이루어진다.
셋째로 비단 교육 문제뿐만 아니라 현재 우리나라가 겪는 다양한 사회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 유대인의
교육 철학, 특히 하브루타식 토론 방법이 대안이 될 수 있다는 확신이 들었다. 세대 간의 갈등, 성별
간의 갈등, 진보와 보수의 갈등, 성적 관련 가정 내 갈등은 물론 더 나아가 학교 폭력 문제까지 유대인
의 하브루타식 대화법이 어느 정도 해결할 수 있을 것으로 생각된다.
교육 관련 업무를 한 지 20여 년, 항상 창의 인재의 마지막에는 교육의 ‘롤 모델’, ‘바이블’로 불리는
‘유대인’이 자리 잡고 있었다. 오랜 시간 유대인을 연구하면서 무엇보다 놀란 점은 유대인에게 ‘가정은
최초의 학교이며’, ‘부모는 최고의 스승’이라는 점이었다. 또한 유대인은 어른을 공경하고 상대방을 존
중한다. 특히, 하나의 답을 요구하는 것이 아니라 ‘100명의 유대인에게 100명의 답이 있다’고 생각한
다. 그리고 무엇보다 가정 교육이 학교 교육으로, 사회 교육으로 연결되는 진원지였다.
이 책을 통해 부디 우리 아이들의 생각 그릇이 커져서 인성과 지성을 겸비한 글로벌 리더로 성장할 수
있기를 간절히 소망한다.
-2-
유대인 교육의 오래된 비밀
▣ 차례
프롤로그_지금 대한민국 교육 현실에 필요한 것은 유대인 자녀 교육법이다
1부_우리 아이 교육 이대로 괜찮은가?
1장_공교육과 사교육 사이에서 갈팡질팡하는 대한민국 부모들
아이들의 몸과 마음이 점점 아프기 시작했다 / 질문 없는 학교와 사회
한국 유학생 아이비리그 중도 탈락률 44퍼센트의 현실
2장_대안은 없는가?
창의성과 인성, 두 마리 토끼를 잡는 유대인의 전인 교육 / 4차 산업 혁명 시대 왜 지금 유대인인가?
세계 0.2퍼센트의 인구, 노벨상의 30퍼센트를 수상하는 민족
우리는 책과 씨름하지만 유대인은 사람과 씨름한다
2부_생각 그릇이 커지는 『탈무드』 교육법
1장_가정 철학
‘우리 아이의 첫 학교 가정’, ‘가족’이라고 쓰고 ‘사랑’이라고 읽는다
권위는 지키되 권위주의는 버린다 / 세상에서 가장 낮은 이혼율 / “모든 일이 다 잘될 거야~.”
안식일과 유대인의 정체성 / 부모는 자녀의 거울이다 / 저절로 성장하는 마법의 시간
유대인의 가장 지적인 대화는 유머다 / 칭찬은 우리 아이를 춤추게 한다
2장_자녀 교육
자녀는 신이 맡긴 선물이다 / 유대인 아이들은 사춘기가 없다? / 최초의 라이벌 형제자매
자녀의 대학이나 회사를 정해 주지 않는다 / 아침 식사를 거르지 않는다
경제 교육은 빠르면 빠를수록 좋다 / 다중 언어 환경에 노출시킨다
3장_창의성 교육
자녀를 가르치기 전에 눈에 감긴 수건부터 풀어라 / “너는 어떻게 생각하니?”
“남보다 뛰어나게”가 아니라 “남과 다르게 하라”고 가르친다 / 유대인은 구구단을 외우지 않는다
세상은 모범생이 아니라 모험생이 바꾼다
4장_인성 교육
‘나’가 아닌 ‘우리’로 사는 법을 가르쳐 준다 / 우리는 모두 형제다
오른손으로 벌하되 왼손으로는 안아 준다 / 정직이 최고의 인격이다
마음이 가난한 부자에게는 자녀가 없다 / 인내심을 가지고 긴 안목으로 아이를 키운다
과도한 만족은 보이지 않는 가정 폭력이다 / 어떤 경우에도 친구를 험담하지 않는다
하늘 아래 인간은 모두 평등하다
5장_하브루타
‘마침표 교육’에서 ‘물음표 교육’으로 / 다른 사람의 생각 위에 내 생각을 쌓게 한다
처지를 바꿔 생각해 본다 / 말로 할 수 없으면 모르는 것이다 / 하브루타는 아이를 인정하는 것이다
가장 쉬운 토끼와 거북이 그림책 하브루타 / 아이와 협상하는 갈등 하브루타
에필로그_당신은 부모입니까? 학부모입니까?
-3-
유대인 교육의 오래된 비밀
유대인 교육의 오래된 비밀
김태윤 지음
1부 우리 아이 교육 이대로 괜찮은가?
공교육과 사교육 사이에서 갈팡질팡하는 대한민국 부모들
아이들의 몸과 마음이 점점 아프기 시작했다
학원 가는 것이 스트레스가 된 아이들: 뇌 과학에 따르면 아이가 스트레스를 받게 되면 내면에 부정적
인 정서가 쌓이게 되어 자신도 모르는 사이에 부모에게 반감이 생기게 된다. 이런 스트레스는 불안,
두려움, 공포를 가져올 뿐만 아니라 여러 정신 장애의 원인이 될 수 있다. 아이가 스트레스를 받는 요
인은 크게 두 가지다. 하나는 부모와의 애착 관계가 형성되지 않았기 때문이다. 다른 하나는 뇌 발달
에 맞지 않는 과도한 선행 학습 때문이다. 그렇게 스트레스를 받은 뇌는 자신도 모르는 사이에 부정적
인 정서를 축적한다. 그것이 성격으로 나타나면서 아이는 짜증 내거나 대들거나 소리 지르거나 욕을
하고 아무나 때리는 이상 행동을 하게 된다.
과도한 조기 학습은 아이 스스로 필요하다기보다 부모의 욕심에서 기인하는 경우가 많다. 다른 사람이
좋다면 무조건 따라 하고 보는 부모들의 불안한 심리가 숨어 있다. 일단 ‘다른 아이들도 하니까 우리
아이도 해야지. 절대 뒤처질 순 없지.’ 하는 마음이다. 그러나 아이 교육에 막연히 잘되겠지 같은 생각
은 조심해야 한다. 교육이란 결국 사람을 대상으로 하기 때문이다. 만일 그 학습이 우리 아이에게 맞
지 않을 경우에는 정신적 부담, 실패로 인한 좌절, 정서 발달의 저해 등을 가져오고 장기적으로는 학
습 동기를 떨어뜨릴 수 있다. 부모는 아이를 교육할 때 그것이 부모의 욕심이나 불안감 때문에 하는
것은 아닌지 되새겨 보아야 한다.
한국은 최근 의사 배출이 많아져 대학 병원이나 개인 병원 의사나 모두 힘들어하고 있다. 그런데 유독
소아정신과만은 예외라고 한다. 이곳은 아이들로 넘쳐난다. 소아정신과에 이렇게 많은 아이들이 다니
는 것은 조기 학습, 영재 광풍이 몰고 온 부작용일 수도 있다. 하지만 정작 아이를 소아정신과로 몰고
간 부모들은 자신에게 문제가 있다는 사실을 결코 인정하지 않는다. 그들은 한결같이 아이를 너무 사
랑한다고 말한다. 자신이 지금까지 아이 교육에 얼마나 신경 써 왔는지 구구절절 설명한다. 그리고 나
는 제대로 못 먹고 옷 한 벌 안 사 입어도 아이를 위해 좋은 음식, 좋은 옷을 입히며 최고로 키우고
싶었다고 말한다. 이는 어찌 보면 스토커와 다름없다. 부모의 일방적 사랑인 것이다.
유대인이나 핀란드 부모들은 우리나라 교육을 아동 학대로까지 볼 수도 있다. 무엇이든 발달 과정에
맞는 교육이 중요하기 때문이다. 너무 빨리 진도가 나가면 아이들의 뇌가 망가지고 성격이 무너진다.
그래서 사회와 부모에게 복수하는 것이다. 소리 지르고 친구를 왕따 시키고, 죽겠다고 으름장을 놓고
오토바이 타고 돌아다니고, 부모를 욕하고 때리고 결국 게임 중독에 빠진다.
한국의 교육에는 사람은 보이지 않고 학교 등수만 보인다. 인격보다 점수를 평가할 뿐이다. 학교 교육
에는 학습은 있지만, 배움이 없다. 그래서 매년 학생 자살이 반복된다. 최근 한 해에만 무려 150여 명
의 어린 아이들이 목숨을 끊었다. 학습은 성적과 등수를 키우는 일이지만, 배움은 사람을 키우며 인격
을 길러 내는 힘이다. 배움이란 생명을 존중하게 만드는 힘이다. 자기 마음을 다스리게 하고 자신을
-4-
유대인 교육의 오래된 비밀
치유하는 자기 단련의 힘이 배움이다. 안타깝게도 우리 교육에는 배움이 없다. 그저 시험에 나올 수많
은 정보들을 달달 외우게 하고 답안지에 쏟아 내라고 다그치는 학습만이 남아 있을 뿐이다.
‘사람을 만드는 교육이 사람을 병들게 하는 모순이 벌어지고 있다.’ 과거 조정래 작가가 장편 『풀꽃도
꽃이다』를 출간하면서 한국 교육의 현실을 꼬집어 한 말이다. 누구든 영혼의 99퍼센트는 고교 졸업까
지 받은 교육에서 그 뿌리가 만들어진다고 조정래 작가는 이야기했다. 그러나 사람을 사람답게 만들기
위한 교육이 없는 탓에 청소년들이 성적, 왕따, 폭력에 시달리다 죽어 가는 게 현실이라고 일침을 놓
았다. 그런 이유로 청소년 자살률이 세계 1위라는 점을 강조했다. 언젠가 신문에서 다음과 같은 이야
기를 본 적이 있다.
어느 날 딸아이가 엄마에게 와서 “학교에서 왕따를 당하는 친구가 있는데 그 친구와 아무도 이야기를
하지 않는데”라며 엄마라면 어떻게 하겠느냐고 물었단다. 그러자 엄마는 곧바로 너도 그런 애랑 절대
로 말 섞지 말라며 딸에게 당부를 했다. 그런데 그다음 날, 딸아이가 자살을 했다.
이 기사를 보고 엄마조차 자신을 외면하는 것을 보면서, 딸아이가 느꼈을 슬픔과 절망감에 가슴이 먹
먹했다. 엄마 또한 자신의 딸 이야기인 줄도 모르고 남 이야기하듯 무심히 대답한 한마디가 딸을 죽음
에 이르게 했다는 생각에 아마 평생을 고통 속에서 살아갈 것이다.
오늘날 우리 사회는 아이에 대한 부모의 사랑과 관심이 지나치다 싶을 때가 많다. 아이의 인생을 좀
더 나은 방향으로 인도하기 위해 아이를 데리고 최고의 학원, 최고의 선생님을 찾아다닌다. 물론 이
자체가 문제가 되지는 않는다. 문제는 아이들의 인성과 이성이 완성되는 과정에서 승자가 되는 법은
가르쳐 주면서 약자를 배려하는 법이나 실패를 극복하는 법은 가르치지 않는다. 무한 경쟁 사회에서
부모들도 누구든지 약자나 실패자가 있을 수 있다는 것을 잘 안다. 하지만 ‘내 아이는 다를 거야.’라는
생각으로 아이가 약자나 실패자가 될 수 있음을 간과한다. 그러나 언젠가는 약자가 될 수 있고 실패자
가 될 수도 있다. 주위에서 도움의 손길을 원하는 목소리가 내 아이의 목소리일 수 있음을 알아야 한
다. 주변의 작은 관심과 따뜻한 말 한마디가 슬픈 결말을 행복한 결말로 바꾸어 놓을 수 있다.
한국 유학생 아이비리그 중도 탈락률 44퍼센트의 현실
전 세계인이 동경하는 미국 아이비리그에 입학한 한국 유학생 10명 중 4.4명이 중도에 학업을 그만둔
다고 한다. 입학생 중 44퍼센트가 중도 탈락한다는 통계는 가히 충격적이다.
재미 교포인 김승기 박사는 컬럼비아대학교 사범대 박사 논문 「한인 명문대생 연구」에서 1985년부터
2007년 하버드와 예일, 코넬, 컬럼비아, 스탠퍼드 등 14개 명문대에 입학한 한인 학생 1,400명을 분
석했다. 그 결과 입학생 중 56퍼센트인 784명만 졸업해 중퇴율이 44퍼센트에 달했다. 이는 유대인 중
퇴율 12.5퍼센트, 인도인 21.5퍼센트, 중국인 25퍼센트보다 월등히 높은 수치였다.
우리나라는 입시 위주의 주입식 교육을 하다 보니 학생들이 인성이나 창의적 사고력이 부족한 경우가
많았다. 즉, 입학에만 몰두하고 그다음에 진짜 공부를 어떻게 할지, 대학이나 학과가 나에게 맞는지를
많이 생각하지 않는다는 것이다. 미국 대학교에서는 대부분 토론하고 대안을 제시하고 팀 프로젝트를
진행한다. 우리나라 학생들은 여기에 적응하기 어렵다. 특히, 부모의 등살에 떠밀려 대학에 들어간 경
우는 동기 부여가 약하다. 자신이 주도적으로 공부의 의미를 찾지 못하고 방황하다가 결국 실패를 맛
보게 된다. 이들 대부분은 부모나 사교육 강사가 만든 우등생이기 때문이다.
-5-
유대인 교육의 오래된 비밀
특히, 아이비리그 탈락률이 높은 까닭은 공부 방법에 문제가 있어서이다. 혼자 독서실에서 책과 씨름
하며 빠른 시간에 많이 외우는 공부를 10년 넘게 해 온 학생들이 토론과 논쟁, 팀 프로젝트 등을 수행
하기에는 한계가 있기 때문이다. 전 세계에서 똑똑한 학생들만 모인 곳이라 조금만 뒤지면 금방 차이
가 벌어진다. 많이 외운 우리나라 학생들은 지식이 많을지 모르지만 그 지식을 내 것으로 소화해서 내
의견으로 만든 경험이 턱없이 부족하다. 아이비리그에서는 책 내용을 외우고 그대로 이야기하는 것보
다 저자가 어떤 의도로 썼는지 파악하는 것을 더 중시한다. 책이나 교과서의 지식은 사실 남의 의견이
다. 나만의 의견이 없다면 처음부터 토론이 불가능하다.
공부는 100미터 달리기가 아니라 장거리 마라톤이다: 유대인 학생들의 국제 학업 성취도나 올림피아
드 성적은 한국, 싱가포르, 중국 등 아시아권 학생들과 견주면 낮다. 그런데 정작 대학교나 대학원에서
학업 성취도는 남다르다. 대학 졸업 후 연구 성과는 더욱 빛난다. 과학, 의학 분야에 한국인 노벨상 수
상자는 단 한 명도 없다. 하지만 유대인은 이 분야 노벨상의 3분의 1 정도를 차지한다. 그 이유는 공
부를 평생 공부로 생각하기 때문이다. 유대인에게 배움은 삶 자체다. 공부란 학교에서만 하는 것이 아
니라 일생 동안 함께할 친구로 생각하기 때문이다. 따라서 초반에 너무 급하게 달리면 중도에 포기하
게 된다. 특히, 유대인들은 자기가 좋아하는 것을 찾아 스스로 공부한다. 미국 명문대의 학사 운영이
대화와 토론으로 이루어지는 것도 유대인들이 높은 학업 성취도를 보이는 요인으로 작용한다.
유대인 학교에는 성적표가 없다?: 유대인의 교육 효과가 뒤늦게 빛을 발하는 이유는 자녀의 성적에 일
희일비하지 않기 때문이다. 유대인들은 아이들의 개성을 존중한다. 당장의 성적을 이유로 아이들을 다
그치거나 공부를 강요하지 않는다. 특히, 유대인 학교에는 아이들 등수와 성적표가 없다고 한다. 성적
보다 배움의 의미를 이해시키고, 공부에 흥미와 자신감을 갖게 하기 때문이다. 한국 부모들처럼 경쟁
에서 뒤처져 평생 낙오될까 걱정하기보다 아이의 성장 단계에 맞춰 가능성을 생각한다. 개성을 살리되
자기 속도대로 끈기 있게 학습하도록 유도해서 성공 확률을 높인다.
한국 부모는 어릴 때부터 성적이 우수한 아이로 키우기 위해 공부만 강조하고 공동체 생활과 인간관계
를 소홀히 한다. 학교, 학원, 집만 오가면서 다른 사람과 소통하지 않고 공부만 한 아이들은 성적이 높
겠지만 인성이나 사회성은 부족하다. 이런 아이들이 직장 생활을 하더라도 다른 사람에 대한 배려가
부족한 것은 물론 소통 능력이 떨어져서 중요한 일에 능숙하게 대처하지 못한다. 이처럼 부족한 인간
관계는 나와 다른 시각으로 보고 다른 생각을 할 수 있음을 받아들이는 능력도 떨어지게 된다. 특히,
언제라도 나의 주장이 틀릴 수 있다는 개방적 사고를 해야 한다. 만일 나의 주장이 틀렸거나 상대방의
주장이 옳다고 판단하면 기꺼이 내 생각을 바꿀 마음의 준비가 되어 있어야 한다. 토론할 준비가 된
사람은 곧 다른 사람에게 설득당할 준비가 되어 있는 사람이다.
2부 생각 그릇이 커지는 『탈무드』교육법
가정 철학 - ‘우리 아이의 첫 학교 가정’, ‘가족’이라고 쓰고 ‘사랑’이라고 읽는다
부모는 자녀의 거울이다
가정은 한 아이를 인격체로 만드는 평생 학습장이다. 특히, 자녀는 부모가 하는 말과 행동을 보고 배
운다. 부모가 아끼고 사랑하는 모습을 보여 주면 자녀는 부모의 사랑을 본받는다. 반대로 서로 헐뜯고
무시하는 모습을 보여 주면 자녀 역시 부모의 전철을 밟는다. 가정이 화목하지 않아서 아이에게 사랑
이 결핍되면 정서적으로 성장하지 못하는 경우가 많다. 아이는 성격 장애, 행동 장애, 우울증, 적응 장
-6-
유대인 교육의 오래된 비밀
애를 겪을 수도 있다. 그래서 부모는 아이를 정말 사랑하고 소중하게 생각한다는 것을 알려 주기 위해
서라도 아이를 자주 안아 주어야 한다. 그러면 아이는 안정감을 느낀다. 아이들은 가정에서 많은 것을
배운다. 격려를 받으며 자란 아이는 자신감을 배우고, 존중받으며 자란 아이는 바르게 사는 법을 배운
다. 가정에서 어떤 가치를 배우느냐가 곧 아이의 학습 태도로 나타난다.
학교에 가기 전에 이미 가정에서 아이의 중요한 행동 특성들은 결정된다. 학교에서 형식과 이론을 통
해서 배우지만 가정에서는 생활 모습과 행동에서 배운다. 학교에서는 지식을 배우지만 가정에서는 배
운 지식을 일상생활에 적용하는 지혜를 배우기 때문에 가정 교육이 더 중요하다. 유대인의 가정은 많
은 율법과 종교적 절기를 엄격히 지킨다. 이렇게 엄격한 생활 규율은 가정이 중심이 되지 않으면 지킬
수 없기 때문에 가정 교육이 자연스럽게 이루어질 수밖에 없다. 유대인 아이들은 어른의 본을 받아 유
대인의 사상과 규율을 배우고 익힌다. 유대인의 가정은 그야말로 생활 교육의 장이다.
유대인 부모들은 가정 교육에 엄격하며 생활 규율을 철저히 지킨다. 아이들의 습관, 품성, 인격, 나아
가 지능까지도 상당 부분 가정에서 결정된다고 믿기 때문이다. 그리고 가정에서 사소한 규칙들을 엄격
하게 지키는 것이야말로 유대인들이 슈퍼 인재를 키워 내는 핵심 요소다. 매일 기도하기, 『토라』와
『탈무드』 읽기, 부부가 서로 존중하기, 가족과 함께 식사하기를 통해 자녀에게 어른으로서 솔선수범
하는 모습을 보이는 것이다.
부모의 체면과 자랑이 아이를 흔들리게 한다: “우리 아들은 벌써 한글을 읽어요. 우리 딸은 원어민처럼
영어 발음을 해요.” 이렇게 자신의 자녀를 자랑하고 싶어서 아직 어린 나이인데도 각종 학원이며 영어
유치원에 보낸다. “우리 아들 이번에 명문대에 들어갔잖아요.” 이렇게 여기저기 자랑하고 다니는 사람
은 진정 자식 자랑을 하는 것이 아니라 그렇게 키운 부모 자신을 자랑하는 것이다. 이런 자랑이 너무
심해지면 곤란하다. 부모가 자기 가치관을 바로 세우지 못했다는 반증이다. 분명한 삶의 가치관이 없
기 때문에 겉으로 드러난 아이의 결과로 자기를 자랑거리로 삼는 것이다. 큰 아파트, 외제 차, 좋은 대
학, 명품 가방, 이 모두가 체면으로서의 자랑거리며 그만큼 자신의 마음은 비어 있다는 것을 드러낼
수도 있다.
높은 이상을 추구하면 중간에 좌절할 일이 없다. 한국 학생들처럼 좋은 대학과 좋은 직장이 목표가 되
면 그것을 달성하고 나서는 무엇을 바라봐야 할지 허탈해진다. 하지만 유대인은 세상을 지금보다 더
좋게 만드는 데 자신이 기여할 수 있는 것을 찾는다. 그뿐만 아니라 유대인은 자신이 어디에 있든지
하느님이 항상 보고 있다고 생각하기 때문에 범죄율이 매우 낮다.
자녀 교육 자녀는 신이 맡긴 선물이다
자녀의 대학이나 회사를 정해 주지 않는다
유대인 부모는 아이에게 어떤 대학에 가라거나 어떤 전공을 하라거나 어떤 직업인이 되라고 지시하는
경우가 거의 없다. 그들은 자신이 원하는 대로 아이를 키우지 않고 아이가 원하는 대로 키운다. 그들
은 아이가 사회적으로 인정받는 직업에 종사하라고 강요하지도 않는다. 아이의 생각이 다소 엉뚱하더
라도 자신이 원하는 일이라면 든든한 상담자와 조력자의 역할을 해 준다. 그들은 단지 아이가 어려서
부터 독립적인 생활을 할 수 있도록 교육할 뿐이다. 아이가 스스로 개성 있는 삶을 가꿔 가는 것을 곁
에서 도와주면서 자기가 진정 좋아하는 일을 하는 것이 행복하다는 것과 사람이 추구하는 행복은 제각
각 다르다는 걸 일깨워 준다.
-7-
유대인 교육의 오래된 비밀
현명한 부모는 아이에게 최소한의 도움만 준다: 우리는 아이 스스로 자신이 무엇을 좋아하는지, 의미
있는 일인지 탐색할 수 있는 기회를 주어야 한다. 부모라는 이름으로 아이들을 당장 행복하게 해 줄
수는 없지만 아이를 불행하게 할 수는 있기 때문이다. “타인의 삶을 사느라 시간을 낭비하지 마세요.
다른 이들의 시끄러운 의견을 듣느라 내면에서 들리는 목소리가 파묻히지 않게 하세요. 정말 중요한
건 가슴과 직관을 따르는 용기입니다. 가슴과 직관은 여러분이 진정 무엇이 되고 싶어 하는지 이미 알
고 있기 때문입니다.” 스티브 잡스 전 애플 최고 경영자(CEO)가 2005년 스탠퍼드대학교 졸업식에서
했던 이 명연설은 많은 이의 가슴을 뜨겁게 했다. 리처드 셸 와튼 스쿨 교수 역시 같은 의미에서 젊은
경영학도들에게 “사회가 만들어 놓은 기준을 만족시키기 위해, 돈과 명성만을 위해 삶을 살지 마라”며
“내면의 목소리에 귀를 기울여 자기 인생을 사는 게 성공한 삶”이라고 강조했다.
창의성 교육 자녀를 가르치기 전에 눈에 감긴 수건부터 풀어라
“남보다 뛰어나게”가 아니라 “남과 다르게 하라”고 가르친다
유대인은 “남보다 뛰어나라.”는 말보다는 “남과는 다르게 돼라.”고 가르친다. 아이의 개성을 최대한 존
중하고 그것을 더욱 빛나게 하는 것이 중요하다고 생각한다. 개성이란 남들과 다른 나만의 모습이다.
이 개성 존중의 교육 방법이 유대인 교육의 가장 중요한 특징이다.
유대인 가정에서는 남보다 잘하라고 남을 앞지르라고 아이를 달달 볶지 않는다. 저마다 타고난 재능이
다르므로 길게 내다보고 내 아이가 성장하는 과정을 유심히 지켜본다. 유대인 부모는 자기 아이가 고
정적인 규범의 틀에 갇혀 다른 아이들과 똑같은 놀이를 하고 똑같은 공부를 하고 똑같은 행동을 하길
바라지 않는다. 뭔가 남다른 개성을 가지고 자라는 편이 아이에게 훨씬 낫다고 생각하기 때문이다. 경
쟁에서 우열을 다투면 승자는 결국 소수에 불과하다. 하지만 각자의 특성을 존중하고 개성을 살리면
모두가 승자이다.
또한 유대인에게는 누가 먼저 아이디어를 활용하여 결실을 맺었느냐가 훨씬 중요하다. 새로운 아이디
어를 생각해 내는 것도 중요하지만 그 아이디어를 실질적으로 실행하여 구체적인 형태의 성과로 이끌
어 내는 것이 더욱 중요하다. 상대성 원리를 발견한 아인슈타인은 이렇게 말했다. “나는 천재가 아니다.
다만 호기심이 많았을 뿐이다.” 소아마비 백신을 발견한 에드워드 솔트도 말했다. “나는 수천 번의 실
험을 거쳐 백신을 발견했다. 나는 어머니가 날마다 새로운 요리를 만들어 주는 것을 보고 자랐기 때문
에 왕성한 실험 정신을 갖게 됐다.”
아이의 질문이 엉뚱할수록 반겨라: 우리는 아이에게 창의성을 좀 발휘해 보라고 조급하게 강요만 한다.
안타깝게도 창의성은 강요당하는 순간 움츠러들뿐더러 우리가 이미 정의해 놓고 아이에게 요구하는 창
의성은 더 이상 창의성과는 거리가 멀지도 모른다. 창의적인 질문을 하는 아이로 키우기 위해서는 오
히려 창의적인 질문이라는 틀에서 벗어나야 한다. 아이의 질문에 점수를 매기지 말고 무슨 질문이든
서슴없이 던질 수 있는 분위기를 만들어 줘야 아이 자신만의 생각과 호기심이 슬그머니 고개를 내민다.
아이의 이야기가 터무니없이 삼천포로 빠져도 얼마든지 용인해 주고 귀 기울여 아이와의 대화를 계속
이어 나가는 인내심이 절대적으로 필요하다.
‘베스트’보다는 ‘유니크’ …… 유대인 교육의 힘: 오늘날 지구촌에서는 하루에도 수천 번씩 유대인의 이
름이 불리고 있다. 페리에 생수와 배스킨라빈스 아이스크림, 에스티로더 화장품과 비달사순 샴푸, 그
리고 리바이스 청바지, 샘소나이트 가방 등등. 이 모든 브랜드가 사실은 유대인들이 자신의 이름을 따
서 만들었다는 것을 아는 사람은 그리 많지 않다.
-8-
유대인 교육의 오래된 비밀
『탈무드』 속 유대인의 지혜와 처세 속에서 우리는 많은 교훈을 얻었다. 유대인의 창의성은 독서, 질
문과 토론, 융합과 통섭, 수평 문화를 바탕으로 하는 교육 문화에서 비롯하고 있고 이 모든 건 가정 교
육에서부터 시작된다. 유대인 부모들은 자식들이 최고가 되는 것을 바라지 않는다. 그저 하느님이 개
개인에게 남과 다른 독특한 ‘달란트’를 줬다고 믿는다. ‘베스트’는 단 한 명뿐이지만 ‘유니크’는 모든 사
람이 될 수 있다는 신념이 근거다.
한국은 자녀를 일등으로 키우고 싶어 해서 판ㆍ검사, 의사 등 특정 직업군에 관심이 쏠리지만 유대인
은 아이의 재능과 특성을 살려서 금융, IT, 학술, 의료, 외식 산업 등 모든 분야에서 제 몫을 하도록 키
운다. 또 한국도 자기 주도형 학습이 유행하지만, 교육 과정을 정해 주는 것은 유대인 방식과 다르다.
상당수 유대인이 다니는 초ㆍ중ㆍ고등학교는 기본 교과 과정 이외에 학생이 스스로 시간표를 짜고 저
학년 때는 좋아하는 과목 중심으로, 고학년 때는 모자란 과목을 중심으로 학습한다.
또 나만 잘되는 것이 아니라 우리가 잘돼야 한다는 생각과 상대방을 경쟁자가 아닌 협력자로 끌어안는
법을 꾸준히 가르친다. 유대인 사회는 소위 성공한 사람을 중심으로 수익을 기부하고 다음 세대를 위
해 쓰는 데 익숙한 것이다. 창의성을 사업으로 연계한 사람이 있다. 청바지 브랜드 ‘리바이스’를 만든
리바이 스트라우스는 1873년 5월 20일에 청바지 특허를 인정받아 떼돈을 벌었다. 1830년대 미국 샌프
란시스코에서 금광이 발견되어 많은 사람들이 금을 찾아 모여들었다. 금광 주변은 천막촌이 되었는데
정작 금을 찾아낸 사람들은 많지 않았다. 사람들이 모여들자 마을이 생기고 장사하는 사람들이 나타났
다. 의식주 문제를 해결해 주는 사업이 특히 인기를 끌었다.
독일계 유대인 리바이 스트라우스는 광부들의 바지가 쉽게 해어진다는 데에 착안하여 질긴 바지를 만
들었다. 흔하디흔한 천막용 천을 이용한 것이다. 돈을 벌기 위해 전국에서 광부들이 모였지만, 정작 돈
을 번 사람은 광부의 바지를 만든 사람이라는 사실에서 우리는 무엇을 배울 수 있을까? 창의적 사고
전문가들은 문제를 풀기 위해 측면 사고를 사용해 보라고 권한다. 명백해 보이는 답 대신 간접적이고
창의적인 접근으로 문제를 풀어 보라는 것이다. 이 방식은 전통적으로 사용되는 논리적 사고와 사뭇
달라 우리에게 놀라움을 선사한다.
인성 교육 - ‘나’가 아닌 ‘우리’로 사는 법을 가르쳐 준다
우리는 모두 형제다
세계적인 유대 네트워크를 형성하는 정체성 교육: 유대인의 어린이 여름 캠프는 세계 각지의 유대인
아이들을 대상으로 한다. 세계에서 모여든 아이들은 캠프에서 함께 생활하고 같은 문화를 배움으로써
자신이 유대인임을 자랑스러워하고 자기 민족에 대한 강한 애착심을 가진다. 더불어 어린 나이에 공동
체 생활을 체험함으로써 또래들과 어울려 조화롭게 지낼 수 있는 사회성도 자연스럽게 길러진다. 이처
럼 유대인이 아이를 유대인 캠프에 보내는 것은 사는 곳은 다르지만 모두 하나라는 동질감을 느끼며
자기 정체성을 깨닫게 하고 성인이 되어서도 민족 네트워크를 이어 가게 하려는 것이다.
다른 민족 대부분이 문맹이었던 기원전부터 유대인의 모든 성인 남자들은 글을 깨우쳤다. 시대를 초월
한 엄청난 경쟁력이었다. 이 엄청난 지식은 그들이 학자가 되고 의사가 되며 상인이 될 수 있는 재산
이었다. 또 뿔뿔이 흩어져 그들만의 공동체를 이루며 살다 보니 공동체 간의 편지 왕래를 통해 종교적
의문점을 물어보고 답했다. 이것이 발전하여 편지로 상업 정보를 수집하고 활용하는 일이 매우 능숙해
졌다.
-9-
유대인 교육의 오래된 비밀
정보가 시장의 모든 거래를 좌우한다는 사실이 중요하다. 이것이 유대인이 통상과 금융으로 성공한 이
유이다. 그들이 각국의 환시세를 꿰뚫고 특정 상품의 수요와 공급의 흐름을 알 수 있었던 것도 모두
정보의 힘이었다. 이를 이용해 항상 남보다 먼저 돈을 벌 수 있었다. 근대 초 유대인은 혈연을 기초로
하는 통상 네트워크뿐 아니라 이들 사이를 누구보다도 빨리 연결시킬 수 있는 수송 네트워크를 구축했
다. 그들은 열심히 편지를 날랐다. 리보르노, 프라하, 빈, 프랑크푸르트, 함부르크, 암스테르담에서 후
에는 보르도, 런던, 뉴욕, 필라델피아에서 그리고 이들 중심지의 사이사이에서 유대인은 고속 정보망
을 활용했다.
하루 먼저 업무를 시작한다: 유대인에게 독특하고 유용한 관습이 있다. 유대인의 안식일은 금요일 일
몰부터 시작하기 때문에 기독교의 주일보다 하루 이상 다르다. 그렇기에 그들은 안식일이 끝나는 토요
일 일몰부터 일을 시작할 수 있다. 토요일 저녁에 주간의 일을 정리하고 그것을 토대로 일요일 곧 한
주간이 시작되는 날 본격적으로 업무를 개시한다. 그리고 이날 각국에 흩어져 있는 유대인 커뮤니티인
디아스포라 간에 중요한 정보를 교환한다. 일요일 오후에는 랍비나 분야의 전문가를 중심으로 디아스
포라들에게서 모인 정보를 분석하여 그 주간의 중요한 행동 지침을 정한다.
배움의 학교 ‘시너고그’: 유대 민족의 종교 교육은 오늘날까지 그들이 신앙 공동체를 이루며 살아온 정
신력의 원천이다. 서기 70년에 예루살렘의 신전이 파괴된 이후 유대인들은 어디를 가나 제일 먼저 그
들의 회당인 시너고그를 지었다. 시너고그는 예배당의 의미가 있다. 하지만 배움의 장소이자 공동체의
구심점이 되는 집합 장소이다. 시너고그는 일반적인 그리스도 교회와는 상당히 다르다. 교회나 성당에
는 목사나 신부가 있어서 예배를 집전한다. 불교의 사찰에도 스님이 있다. 하지만 시너고그에는 단지
랍비가 있을 뿐이다. 랍비는 성직자가 아니다. 일반 평신도이다. 단지 많이 배운 학자이기 때문에 유대
인 지역 사회의 지도자이자 재판관이기도 하며 인생을 상담해 주는 친구도 된다.
유대교에서는 종교를 지키는 일이 불교나 기독교처럼 승려나 목사 등 성직자의 몫이라고 생각하지 않
는다. 유대인 개개인 모두에게 종교를 지킬 의무와 책임이 있다고 여기기 때문이다. 그러므로 당연히
랍비는 일반 신도들보다 더 높은 곳에 서서 설교하거나 예배를 주도하지 않는다.
인내심을 가지고 긴 안목으로 아이를 키운다
유대인이 오늘날 성공한 민족으로 평가받는 그 저변에는 끈기와 인내가 자리 잡고 있다. 유대인은 『탈
무드』를 7년이라는 시간을 두고 반복해서 공부한다. 좋은 행동과 습관을 꾸준히 하는 인내심이 무엇보
다 필요하다. 아이들이 “엄마~ 엄마~ 아빠~ 아빠~.” 하고 이야기하는 것은 부모 입장에서는 아이가
떼를 쓰는 거고 아이는 내 이야기를 들어 달라고 어필하는 것이다.
이럴 때 유대인 부모들은 ‘저리 가.’라고 하는 것이 아니라 “이따가 이야기하자~.”라는 의미로 ‘싸블라
누트’를 쓴다. “기다려~. 조금 있다 들어 줄게. 조금 있다가 놀아 줄게.”라고 하면 아이들도 울면서 귀
가 있어서 듣게 된다. 그냥 우는 것과 설명을 듣고 우는 것은 차원이 다르다. 아이는 부모가 “기다려.”
하면 그래도 대화 상대로 존중받고 있다고 느끼게 되기 때문이다. 이게 반복되면 아이와 부모 사이의
대화 방식이 많이 달라진다.
질서 의식과 예의범절을 가르친다: 어느 마을에 경건한 신자인 것처럼 회당에 나오는 품행이 나쁜 남
자가 있었다. 하루는 랍비가 그를 불러서 행실을 좀 고치라고 주의를 주었다. 그러자 그 남자는 “저는
- 10 -
유대인 교육의 오래된 비밀
정해진 날에 매일 회당에 나오는 경건한 신자입니다.”라고 말했다. 랍비는 이렇게 꾸짖었다. “여보게,
동물원에 매일 간다고 해서 사람이 동물이 되는 건 아니잖은가.”
유대인은 아이들을 키우면서 질서와 예의를 강조한다. 말을 제대로 알아듣지 못하는 어린 나이에는 절
대로 외식에 데려가지 않는다. 아이가 밖에서 식사하는 즐거움을 아직 이해하지 못할 것이라는 배려의
의미도 있지만 악을 쓰고 울거나 뛰어다니며 다른 손님들의 식사를 방해할 위험이 크기 때문이다. 음
식을 흘리고 주변을 어지럽히니 가게 주인도 환영할 리가 없다. 그래서 식사를 할 때 지켜야 할 예의
와 외식의 의미를 이해할 수 있을 때까지는 아이들을 절대 외식에 데려가지 않는다. 유대인들은 자신
의 몸을 깨끗이 하고 단정한 외모로 사람을 대하는 것을 의무로 여긴다. 당연히 자녀들이 식사하기 전
에 반드시 손을 씻도록 하고 단정한 옷차림으로 예의 바르게 행동하게 한다.
우리는 아이들을 다른 사람의 처지에서 생각하고 상대방의 감정을 이해할 수 있는 능력을 키워 줄 필
요가 있다. 자녀들이 식당이나 극장에서 뛰어다니거나 소리를 지르는 행동을 했을 때는 “하지 마.”라
고 무조건 나무라기보다는 “네가 뛰어다니면 다른 손님들이 어떻게 느낄까?”라는 식으로 생각해 볼 수
있는 기회를 주는 게 좋다. 또 아이가 의젓하고 예의 바른 행동을 했을 때는 당연시할 게 아니라 “네
가 어른에게 존댓말을 쓰고 인사를 잘하니까 엄마 마음이 참 기쁘구나.”와 같이 칭찬과 격려를 해 주
는 게 좋다. 이렇게 어릴 때 자제력이 컸던 아이가 나중에 공부도 잘하고 사회적으로도 성공한다.
작은 유리 상자에 나비가 있다. 나비가 자꾸 벽에 부딪힌다. 나비가 상자에 반항하는 걸까? 조금 큰
상자라면 다를 것이다. 안에 꽃도 넣어 주면 편안히 지낼지도 모른다. 우리들은 아이에게 얼마나 큰
상자인가? 때로는 고집대로 안 해 준다고 떼쓰는 아이, 혼낼 필요가 없다. 들어주지 않으면 된다. “엄
마가 네 고집을 다 받아 주면 널 멋진 딸로 키울 수 없단다. 속상한 건 이해하지만 엄마는 참는 걸 가
르쳐야 해.”라고 말이다. 우리 아이들은 잘못된 게 아니고 덜 자랐을 뿐이다. 아이들은 우리들이 인지
하든 인지하지 못하든 오늘도 육체적으로 정신적으로 한 뼘 더 성장한다. 아이들이 성장통을 겪는 것
과 마찬가지로 우리 부모도 함께 성장할 것이다.
하브루타 - ‘마침표 교육’에서 ‘물음표 교육’으로
다른 사람의 생각 위에 내 생각을 쌓게 한다
<EBS 유대인 교육 특집>에서 하버드대학교에 입학했던 릴리(유대인에 입양된 한국계)는 방송 인터뷰
에서 “우리 부모님은 억지로 공부를 강요한 적이 없다. 하지만 항상 무언가를 생각하고 여러 문제에
대해 진심 어린 대화로 나의 용기를 북돋아 주셨다.”라고 이야기했다. 그리고 다른 사람과 토론하며
지식의 확대 재생산이 일어나는 하브루타를 유대인 교육의 정수라고 강조했다.
유대인은 오랜 역사 속에서 그들의 경전인 『토라』(모세 5경)와 『탈무드』를 공부한다. 효과적인 경
전 공부를 위해 두 사람이 짝을 지어 질문하고, 대화하고, 토론하고, 논쟁한다. 이런 과정을 ‘하브루타’
라고 한다. ‘하브루타’는 결국 일상에서 다양한 주제의 이야기를 다른 사람과 나누는 것을 의미한다. 그
대상은 때로는 부모님이 되기도 하고 때로는 형제자매나 친구가 되기도 한다. 그런 의미에서 ‘하브루
타’라는 단어는 친구 ‘하베르’에서 나왔다.
10여 년 전 우리나라에도 토론 교육, 독서 교육의 효과적인 대안으로 ‘하브루타’ 광풍이 몰아친 적이
있다. 특히, 입시에 도움을 준다며 대치동을 중심으로 학부모의 관심이 많았다. 하지만 도입 초기 폭발
적인 관심과 견주어 ‘하브루타’는 아직까지 우리나라 교육계에 미치는 영향은 미미한 수준이다. 그 이
- 11 -
유대인 교육의 오래된 비밀
유는 ‘하브루타’를 단순 입시용으로 생각할 뿐 유대인의 역사와 문화에 대한 전반적인 이해가 부족했기
때문이다.
유대인에게 ‘하브루타’는 우리나라로 치면 평소 먹는 ‘김치’와 비슷하다. 김치의 효용에 대해 해외에서
많이들 이야기하지만 우리에게는 그냥 생활이자 삶의 일부분이다. 유대인들도 그렇다. 대화와 토론이
그들의 가정에서, 학교에서 일상 자체이기 때문에 ‘하브루타’를 따로 크게 찬양하거나 의식하지 않는다.
특히, ‘하브루타’가 배움의 영역으로 들어오면 유대인 학생들이 1대 1로 진지하게 토론하는 모습을 쉽
게 볼 수 있다. ‘예시바’(유대인 전통 교육 기관)에서는 1,000~2,000명 규모로 모여 함께 토론하고 논
쟁하고 대화한다. 격렬하게 대화하는 모습이 우리나라의 서울역보다 더 시끄러운 것을 보고 많은 사람
들이 충격을 받는다.
세계에서 가장 떠들썩한 도서관이 유대인들의 도서관인 것이다. 그와 견주어 우리나라의 도서관이나
고시원은 주변과 전혀 소통하지 않고 혼자서 공부한다. ‘공부를 유대인처럼 인생의 목적이 아니라 삶의
성공을 여는 수단쯤으로 생각하기 때문이다.’ 그럴 수밖에 없는 이유가 현재의 우리나라 사회 구조에
서는 내신을 위해, 대입을 위해, 고시를 위해, 입사를 위해 우리는 친구와 경쟁자를 밟아서 이겨야 한
다. 반면 유대인들은 하브루타를 통해 ‘집단 지성의 발현’을 몸소 소통하고 있다. ‘두 명의 유대인이 만
나면 세 개의 아이디어가 나온다’고 생각한다. 그야말로 일방이 아니라 쌍방이다. ‘다른 사람의 사고를
통해 나의 생각을 더 날카롭게 마치 숫돌처럼 가는 것이다.’
일상에서 벌어지는 우리나라 부모와 자녀의 대화를 떠올려 보자. 자세히 들여다보면 우리나라 부모는
‘게임하지 마라.’, ‘텔레비전 보지 마라.’, ‘공부해라.’ 등등 아이들을 압박하거나 일방적으로 강요한다.
이런 말은 사실 ‘지시’나 ‘명령’이지 진짜 대화가 아니다. 시간이 걸리더라도 유대인 부모처럼 아이와
진심 어린 이야기를 나누고 때로는 아이가 스스로 일어설 수 있도록 배려해 주는 자세가 필요하다. 그
런 의미에서 오늘부터라도 우리 아이들이 다른 사람과 교류할 수 있도록 기회를 주자. 그 과정을 통해
‘생각의 시야를 넓히는 것은 물론 사람과 사람 사이의 생각과 생각의 화학적 결합이 일어날 수 있도록
아이를 믿고 기다리는 부모가 되자.’
- 12 -
유대인 교육의 오래된 비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