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대인 학습법의 근간 ‘나눔’을 실천한 6년간의 기록이다. 초등학교에서 학생들과 함께 하브루타의
원칙인 ‘쩨다카’를 꾸준히 실천하면서 여러 구호단체에 기부하고 봉사 활동에 참여한 이야기가 담
겨 있다. 기존의 틀 안에서 시키는 대로만 하는 사람이 아니라 새로운 플랫폼을 구축하고 제안하
는 사람, 변화에 끌려 다니지 않고 변화를 주도하고 만들어가는 사람이 되는 데 가장 기본은 ‘인
성’이라고 말하는 책이다. 이 책은 공부 잘하는 외톨이보다 사회를 이끄는 리더가 되도록 가르치는
유대인 학습법을 소개한다.
틀 밖에서 배우는 유대인 학습법
▣ Short Summary
인성은 머리로 배울 수 있는 것도 아니고, 성장 과정에서 저절로 자라는 것도 아니다. 인성은 실천을
통한 경험에 의해 만들어진다. 유대인은 자선을 뜻하는 ‘쩨다카’를 통해 매일 나눔을 실천하며 인성을
갈고닦는다. 쩨다카는 하브루타 교육을 통해 처음 알게 되었다. 그동안 지속적으로 적용할 수 있는 인
성 교육 방법을 찾고 있던 터라 기쁜 마음으로 교실에 적용해 보았다. 6년 동안 교실에서 쩨다카를 꾸
준히 실천하며 ‘나눔’이 인성을 기르는 좋은 방법이라는 확신이 생겼다. 새로운 나눔을 시작할 때마다
관련 책을 읽으며 어려움에 처한 사람들의 상황을 이해하려 노력하고, 그들의 아픔을 깊게 공감하며
진심을 담아 매일 동전을 기부했다. 질문과 토론을 통해 나눔에 대한 생각을 정립해 가며, 누구를 어
떻게 도울 것인지 끊임없이 아이들 스스로 고민했다. 그 결과 ‘사랑의 연탄 나르기’, ‘밥퍼 봉사’, ‘물 뜨
러 가는 길, 식수정화제 후원’, ‘독립운동가 후손 주거 개선 후원’, ‘여자아이 학교 보내기 후원’ 등 수많
은 나눔을 실천했다.
아이들은 나눔을 실천하며 인성이 부쩍 자랐다. 다른 사람을 존중하고 배려할 줄 아는 아이가 되었고,
의사소통하는 방법을 배워갔으며 성실하고 책임감 있는 아이로 성장해 갔다. 무엇보다 나눔이 다른 사
람뿐 아니라 나 자신도 행복하게 한다는 것을 깨닫게 되었고 나눔 하는 자신을 필요한 존재, 가치 있
는 사람이라고 생각하게 되었다. 이 책에는 쉽게 실천할 수 있는 나눔 사례들과 나눔을 통해 변화된
아이들의 이야기가 담겨 있다. 인성 교육에 어려움을 느끼는 부모님들과 선생님들이 나눔을 통해 아이
의 인성을 길러주는 자신만의 방법을 찾을 수 있도록 도와준다.
▣ 차례
목차
| 추천사 |
| 프롤로그 | … 더 좋은 ‘내’가 되고, 더 좋은 ‘세상’을 만들기 위하여
CHAPTER 01 우리 아이 인성 괜찮은가?
1. 아이들의 인성이 무너지고 있다
-2-
틀 밖에서 배우는 유대인 학습법
2. 인성이 바로 서야 아이가 바로 선다
CHAPTER 02 유대인은 어떻게 인성 교육을 하는가?
1. 탁월한 아이로 키우는 유대인의 교육
2. 동전 한 닢으로 인성을 일구는 유대인의 나눔 교육
3. 질문과 토론으로 실천적 인성을 기르는 유대인의 교육
CHAPTER 03 아이들과 함께 나눔을 준비하다
1. 나눔에 대해 알아가다
[첫 번째 편지] 서로 밀어주고 끌어주는 사람이 되렴.
[두 번째 편지] 함께 행복할 수 있는 방법. “네가 있기에 내가 있다.”
2. 우리도 나눔을 할 수 있어요
[세 번째 편지] 작은 습관으로 세상을 바꾸는 사람이 되렴.
[네 번째 편지] 우리 모두는 ‘내 편’을 갖고 싶단다. 먼저 손 내미는 용기를 기르렴.
3. 나눔을 하면서 배우는 것들
[다섯 번째 편지] 네가 가진 것만으로도 세상을 바꿀 수 있단다. 너의 속도대로 나누렴.
[여섯 번째 편지] 힘들 때 떠올리고 싶은 따스한 사람이 되렴.
CHAPTER 04 쩨다카로 나눔을 실천하다
체계적으로 후원을 시작하다
후원 대상 결정 | 후원 기간ㆍ목표ㆍ금액 설정
사랑의 연탄 나르기 _3.65kg 연탄에 36.5 의 온기를 실어 나르다
[일곱 번째 편지] 한 사람의 힘은 크단다. 선한 영향력을 주는 사람이 되렴.
밥퍼 봉사 _밥 한 그릇에 사랑을 담다
물 뜨러 가는 길 _식수정화제 한 알로 생명을 구하다
[여덟 번째 편지] 옳고 그름이 아닌 행복과 불행을 먼저 생각하는 사람이 되렴.
독립운동가 후손 주거 개선 _감사의 마음으로 따뜻한 집을 만들어 드리다
여자아이 학교 보내기 _차별 없이 교육 받는 세상을 꿈꾸다
[아홉 번째 편지] 더하기의 법칙. 할 수 있는 것이 많을수록 나눌 수 있는 것도 많단다.
아이들이 먼저 제안하고 함께 후원하다
[열 번째 편지] 스스로 생각하고 결정하고 행동하는 사람이 되렴.
QA 쩨다카의 주인공들, 나눔에 대해 이야기하다
| 에필로그 | 그럼에도 불구하고 ‘나눔’
-3-
틀 밖에서 배우는 유대인 학습법
틀 밖에서 배우는 유대인 학습법
우리 아이 인성 괜찮은가?
인성이 바로 서야 아이가 바로 선다
공부보다 인성이 문제다: 10년 넘게 아이들을 가르쳐왔어도 사건 사고가 끊이지 않는 날이 계속되면
학교 가기가 두려워진다. 갖가지 방법으로 속을 뒤집어 놓으며 결국은 화를 내게 만드는 아이들이 밉
고, 매번 예상을 뛰어넘는 문제를 만들어내는 아이들이 버겁다. 개학을 앞두고는 한 학기 내내 신경전
을 벌였던 아이를 다시 봐야 한다는 중압감에 시달리며 며칠 밤을 뜬눈으로 지새운 적도 있다. 이런
상황 속에서는 잘 가르치고 싶다는 마음보다는 빨리 한 해가 지나가기만을 바라게 된다. 아이들은 어
떨까. 너도 나도 이익에 따라 행동하다 보면 갈등은 끊이지 않고 친구 관계가 틀어지기 일쑤다. 친구
들의 냉대는 학교를 한순간에 지옥으로 바꿔놓고, 이간질, 폭력, 외로움으로 인한 불안과 두려움은 집
중력과 학습의욕을 떨어뜨린다. 이런 상황이 지속되면 자존감도 점점 낮아진다. 결국 사람다운 사람이
되는 것이 먼저다. 아이의 행복과 인생의 질을 결정하는 인성은 어릴 때 교육을 통해 길러야 한다. 우
물쭈물하다 이 시기를 놓치면 바로잡기가 쉽지 않다.
자신을 사랑하는 자존감도 중요한 인성이다: 태어날 때부터 어른과 동등한 인격체로 존중받으며 자라
는 유대인들은 자존감이 매우 높다. 아이의 자존감이 높아지기를 바란다면 조건 없는 사랑과 신뢰를
주는 것이 먼저다. 아이 스스로 자존감을 높이는 방법도 있다. 바로 다른 사람들을 돕는 것이다. 자신
이 다른 사람에게 필요한 존재라는 것을 인식하면 더 많은 사람에게 도움이 되기 위해 자신의 역량을
키우고자 노력한다.
나눔은 선함과 리더십을 끄집어내는 훌륭한 도구다: 나눔과 봉사는 아이 안에 내재해 있는 선함을 인
성으로 이어지게 하는 좋은 방법이다. 다른 사람을 돕다 보면 어려운 사람에게 관심을 갖기 시작하고
역지사지의 태도로 상대를 이해하려고 노력하게 된다. 그 과정에서 시야가 넓어지고 좀 더 넓은 포용
력을 갖게 된다.
나눔은 리더십을 끄집어내는 훌륭한 도구이기도 하다. 세계은행 총재를 지낸 김용은 의사로서 비영리
의료봉사 기구를 조직해 봉사 활동을 펼쳤고, 빈민 지역에서 결핵과 에이즈 퇴치를 위해 헌신했다. 오
바마 대통령은 김용의 발자취와 그의 가치관을 높이 평가하며 그를 세계은행 총재로 임명했다. 김용은
아홉 살 때 마틴 루터 킹 목사의 암살사건을 접하며 ‘세상의 불평등을 없애겠다’고 다짐했고, 이 결심
은 의사가 된 후 빈민 지역에서의 봉사 활동을 시작으로 많은 사람을 돕는 계기가 되었다. 그가 세계
은행 총재가 된 것은 공동체에 헌신하는 삶의 태도를 지닌 그를 필요로 하는 사람들이 있었기 때문이
다. 그가 공헌하는 삶을 살게 된 것은 부모님의 영향이 컸다. 그의 어머니는 그가 어릴 때부터 세상이
어떤 일이 일어나고 있는지 관심을 갖도록 했으며, 세상에 무엇을 줄 수 있는지 끊임없이 고민하게 했
다. 나눔에 삶의 가치를 둔 인성교육은 삶의 방향을 바꾸는 힘이 있다. 나의 시선이 세상을 향하고 내
가 지닌 역량을 세상을 위해 쓰는 기쁨을 맛본 아이들은 자신뿐 아니라 세상을 끊임없이 바꿔나갈 것
이다.
-4-
틀 밖에서 배우는 유대인 학습법
유대인은 어떻게 인성 교육을 하는가?
탁월한 아이로 키우는 유대인의 교육
더 나은 세상을 만들어가는 아이들: 유대인들은 남다른 삶의 프레임을 가지고 있다. 유대인의 삶에는
‘세상을 고친다’는 티쿤올람 정신이 뿌리 깊게 박혀 있어 하나님의 뜻에 따라 스스로가 세상을 개선해
야 할 책임이 있다고 여긴다. 살고 있는 세상을 더 나은 곳으로 만드는 것이 자신에게 주어진 사명이
자 의무라고 생각한다. 유대인은 좋은 대학을 가기 위해서나 남들이 부러워하는 부와 성공을 거머쥐기
위해 치열하게 경쟁하지 않는다. 공부는 세상의 문제를 해결할 방법을 찾기 위함이고, 돈을 버는 것은
다른 사람을 더 많이 돕기 위함이기 때문이다. 유대인 중 노벨상 수상자가 많은 이유도 티쿤올람을 실
천하기 위해 각 분야에서 자신의 재능을 열심히 갈고닦은 결과로 볼 수 있다. 자신의 성공만을 위해
달리는 아이보다 더 나은 세상을 만들어야 한다는 프레임을 지닌 아이가 넓은 세상으로 눈을 돌려 의
미 있는 일을 이루려 하기 때문이다.
동전 한 닢으로 인성을 일구는 유대인의 나눔 교육
쩨다카로 이타적인 마음, 배려심을 갖게 되는 아이들: 유대인 부모는 자녀가 아주 어릴 때부터 쩨다카
를 통해 나눔을 철저히 교육시킨다. 때문에 아이들은 나눔을 계획하고 실천하는 습관이 몸에 배어 있
다. 쩨다카는 히브리어로 ‘해야 할 당연한 행위, 정의, 의로움’이라는 뜻으로 ‘자선’으로 해석되며, 어려
운 사람을 돕거나 가치 있는 일에 돈을 기부하는 행위를 가리킨다. 유대인은 수입의 10분의 1 이상을
가난한 사람을 위해 내는 것은 고대부터 의무사항으로 지켜왔다. 유대 가정에서는 쩨다카 자선함을 여
러 개 두고 매일 아침 동전을 넣도록 훈련시킨다. 아기라도 예외는 없다. 부모님이 아기의 손에 동전
을 쥐여 주고 자선함에 함께 넣는다. 그렇게 모인 돈은 필요한 사람들을 위해 기부한다.
탈무드원전연구소 소장 김정완은 쩨다카는 마음 밭을 갈아 선한 토대를 만드는 것으로 실천할 때마다
인격이 좋아질 수밖에 없다며 쩨다카의 중요성을 강조했다. 아이들은 나눔의 기쁨을 어른보다 훨씬 크
게 느끼며 그러한 희열이 또 다른 나눔으로 이어지는 연결고리가 된다. 나눔을 삶의 일부로 여기며 따
뜻한 마음을 가꿔온 아이는 평생 남을 돕고 배려하는 사람으로 자랄 것이다.
겸손과 공동체 의식으로 사회에 공헌하는 인물로 자라는 아이들: ‘Non sibi(나 자신을 위해서가 아닌)’
미국 명문 사립고 필립스 아카데미의 건학 이념이다. 이 말을 처음 들었을 때는 거부감부터 들었다.
비교와 경쟁을 통해서라도 아이들의 능력을 끌어올리려고 애써왔던 노력들을 통째로 비난받는 것 같아
서였다. 비교는 경쟁을 부추기는 손쉬운 방법이지만 상대방을 진정한 친구가 아닌 이겨야 할 존재로
바라보게 만든다. 자신보다 잘하는 친구 앞에서는 열등감을 느끼며 주눅이 들다가도, 못하는 친구 앞
에서는 우월감을 느끼며 한없이 교만해진다.
이러한 답답함은 협동 학습을 알게 되면서 조금씩 해소되었다. 서로 도와가며 문제를 해결하고, ‘함께’
주어진 목표를 멋지게 이뤄내는 모습을 보며 협업의 대단한 힘을 깨닫게 되었다. 친구를 도우면서 자
신이 더 크게 성장하는 모습을 보고 ‘나눔’의 매력을 깨닫게 되었다. 독서모임인 독서포럼나비에 나가
기 시작하면서 나눔에 대한 생각을 자주 하게 되었다. 자신의 지식과 경험을 아낌없이 공유하며 다른
사람의 성장을 돕는 사람들을 매주 만나다 보니 나눔에 대한 관심이 커졌고 아이들과의 나눔 교육 활
동으로 이어졌다.
-5-
틀 밖에서 배우는 유대인 학습법
아이들과 나눔을 체계적으로 실천하기 시작한 것은 ‘쩨다카’를 알게 되면서부터다. 하브루타교육협회에
서 진행하는 교육을 받으며 ‘쩨다카’를 처음 알게 되었다. 자료 영상에서 유대인 아이들이 쩨다카 자선
함에 동전을 넣는 모습을 보았을 때 우리 반 아이들 모습이 겹쳐 보였다. 가슴이 뛰기 시작했다. ‘바로
이거다! 쩨다카를 교실에서 실천해 보자!’ 연례행사처럼 반짝 돕고 잊어버리는 것이 아니라, 유대인들
처럼 어려운 이웃을 생각하며 매일 동전을 모아보면 어떨까. 혼자 모으면 시간이 많이 걸리겠지만 스
무 명이 넘는 아이들이 모두 참여하면 각자 적은 금액을 내도 돈이 빨리 모일 것 같았다. 모은 돈을
지역사회와 다른 나라에 기부하며 학교 울타리 넘어 세계를 생각하는 아이들 모습을 상상하니 설렜다.
질문과 토론으로 실천적 인성을 기르는 유대인의 교육
가치관을 바로 세우고 의지를 키워나가는 아이들: 율법을 철저하게 지키는 유대인들은 요령이나 거짓
된 행동을 용납하지 않는다. 인성을 매우 중요하게 생각하기 때문이다. 유대인은 평생에 걸쳐 하브루
타를 통해 인성 교육을 한다. 하브루타는 두 명이 짝을 지어 서로 질문하고, 대화하고, 토론하고 논쟁
하는 교육이다. 태중의 아이와 토라와 탈무드 내용으로 대화하는 태교 하브루타부터 베갯머리 하브루
타, 밥상머리 하브루타, 일상 하브루타까지. 수많은 질문과 토론은 통해 가치관을 바로 세우고 실천의
지를 다진다.
요즘 많은 가정과 학교에서 하브루타를 실천하고 있다. 일주일에 한 번 온 가족이 둘러앉아 맛있는 음
식을 먹으며 생활 속 하브루타를 통해 고민을 해결하기도 한다. 아침 식사 시간에 시사 문제를 토론하
는 가정도 있다. 학기 초에는 입을 꼭 다물고 있던 아이들도 질문과 토론에 익숙해지면 서로 이야기하
고 싶어 안달이 난다. 재잘거리며 자신의 의견을 말하는 모습에는 생기가 가득하다. 누군가 자신의 이
야기에 고개를 끄덕이고 관심을 가져주는 것에 행복을 느끼며 친밀함을 쌓아간다. 무엇보다 합리적인
사고를 하며 옳고 그름을 분별할 줄 아는 올바른 인성을 가진 아이로 자라난다.
유대인의 인성 교육의 기본은 하브루타와 쩨다카 교육이다. 끊임없는 질문과 토론을 통해 쩨다카를 실
천한다면 진정성 있는 나눔을 할 수 있다. 단순히 ‘착한 아이가 되고 싶어서’ ‘좋은 사람으로 보이고 싶
어서’가 아니라 서로 돕고 살아야 하는 이유를 알고 나눔을 실천하게 하는 것이다. 나눔이 결국 인성을
더 좋게 바꾼다.
아이들과 함께 나눔을 준비하다
우리도 나눔을 할 수 있어요
나눔은 배워가는 것이다: 친구에게 필요도 없는 전단지를 왜 받냐고 물었을 때 친구는 멋쩍게 웃으며
이렇게 답했다. “내가 전단지를 받으면 저분이 더 빨리 집으로 돌아갈 수 있잖아.” 이 한마디의 위력은
대단해서 벌써 10년 넘게 그 친구처럼 전단지를 그냥 지나치지 못하고 있다. 나눔은 보고 듣는 것을
통해 차분히 배워나가는 것이다. 그리고 배움이 삶으로 연결되려면 연습이 필요하다. 팔에 깁스를 한
친구를 위해 어떤 친구가 식판에 대신 밥을 받아주면 다음 날에는 여러 명이 밥을 받아주겠다고 나선
다. 필통이 떨어져 펜이 와르르 쏟아졌을 때 옆 친구가 벌떡 일어나 펜을 줍기 시작하면 그 주변으로
아이들이 모여 함께 줍는다. 문을 밀고 자기만 쏙 빠져나갔던 아이에게 뒤에 따라오는 사람이 있으면
문을 잡아주는 거라고 알려줬더니 저 멀리서 사람이 보이기만 해도 문을 잡고 기다렸다.
나눔도 배우면 할 수 있다는 확신이 들었다. 나눔을 배울 때 중요한 것은 첫째, ‘나눔이 결코 어렵지
-6-
틀 밖에서 배우는 유대인 학습법
않다는 것’, ‘아주 작은 것도 나눌 수 있다’는 것을 깨닫는 것이다. 둘째, 도움 받는 법을 배우는 것이다.
도움을 받아보지 않은 사람은 주는 사람 관점에서만 생각하게 되어 자칫 교만해지기 쉽다. 받아본 사
람이 상대의 마음을 세심하게 살피며 필요한 도움을 줄 수 있다. 셋째, 보고 듣고 느끼는 것을 통해 돕
는 방법을 배워나가는 것이다. 다른 사람의 나눔 사례에서 나눔 아이디어를 얻고, 친구가 자신을 위로
했던 기억을 떠올리며 힘든 사람을 더 잘 위로할 수 있게 된다.
나눔을 하면서 배우는 것들
쩨다카로 하루를 여는 교실: 하브루타 교육을 받을 때는 당장이라도 쩨다카를 시작할 수 있을 줄 알았
는데 막상 시작하려니 넘어야 할 산이 한두 개가 아니었다. 우선 주변 선생님들의 우려가 만만치 않았
다. 아무리 좋은 일에 쓰더라도 학교에서 ‘돈’을 ‘꾸준히’ 모금한다는 사실에 불만을 갖는 사람이 생길
수 있다고 잔뜩 겁을 주셨다. 아이들과 학부모님을 설득할 자신이 없었고, 나눔 활동 자체를 왜곡된
시선으로 볼까 봐 두려웠다. 꼬리를 무는 걱정 때문에 한 발짝도 내딛지 못하고 있었다. ‘좋은 습관을
들인다는 이유로 쩨다카를 강요할 수 있을까?’ ‘돕는 것에 관심 없는 아이에게 억지로 밀어붙였다가 오
히려 나눔에 대해 거부감을 갖게 되지 않을까?’ ‘기부할 형편이 되지 않는 아이는 기부하는 아이들을
보며 상대적으로 박탈감을 느끼지 않을까?’ 혼자 고민만 하다가는 해결이 나지 않을 것 같아 아이들에
게 마음에 담아두었던 걱정과 쩨다카를 시작하고 싶은 마음을 털어놓았다. “좋으면 그냥 하면 되는 거
죠.” 한 아이의 말에 피식 웃음이 났다. 단순 명쾌한 대답에 짓누르고 있던 마음의 짐이 사라졌다.
쩨다카 자선함: 활동이 진행되다 보니 쩨다카 자선함에 대한 관심도 높아졌다. 이왕이면 실제 유대인
이 쓰는 자선함을 갖다 놓고 싶었는데, 주변에서는 구하기가 어려웠다. 자선함도 아이들이 직접 준비
하면 좋을 것 같아서 일 년 동안 교실에서 자선함으로 쓸 저금통을 잠시 빌려주는 조건으로 기증을 받
았다. 몇 명의 아이들이 신이 나서 집에 있는 저금통을 가져왔다. 순서를 정해 매일 다른 저금통을 꺼
내 놓았다. 의미가 부여된 물건에는 애착을 갖기 마련이어서 자신의 저금통이 놓여 있는 날은 더 적극
적으로 기부했고, 친구들이 자신이 가져온 저금통에 동전을 넣는 모습을 흐뭇하게 바라보기도 했다.
돈을 가치 있게 쓰는 법을 배우다: “선생님, 아이가 다른 사람을 도와야 한다며 자꾸 돈을 달라고 하는
데, 혹시 돈을 가져오라고 말씀하신 적 있나요?” 앙칼진 첫마디에 순간 움찔했다. ‘올 것이 왔구나!’ 평
소 그 아이 모습으로 짐작건대 엄마가 물어도 자세한 설명은 생략했을 것 같다. 아이는 고래고래 소리
를 지르며 정당성을 인정받기 위해 선생님을 전면에 내세운 것이었고, 어머니는 어머니대로 아이의 버
릇없는 태도에 화가 나서 전화를 하신 거였다. 일단 어머니께는 반에서 이루어지고 있는 쩨다카 활동
을 자세히 설명 드리면서 돈을 달라고 하는 것에 대해서는 아이와 대화해 보겠다며 전화를 끊었다. 아
이들이 용돈을 쪼개서 기부금을 내고 있다고 철석같이 믿고 있었던 자신이 한심하게 느껴졌고, 앞뒤
문맥을 다 자르고 ‘돈을 가져오라고 했다’고만 말한 아이를 생각하니 속이 부글부글 끓었다.
“다른 사람을 돕기 위해 부모님께 돈을 달라고 하는 것에 대해 어떻게 생각하니?” 질문을 던졌더니 아
이들끼리 활발하게 생각을 주고받았다. “어차피 용돈도 부모님이 주시는 돈이잖아요. 용돈에서 기부하
나 부모님께 돈을 달라고 하나 마찬가지 아니에요?” “아니야 달라. 용돈은 우리가 쓰라고 주신 거니
까 용돈에서 기부하면 우리가 했다고 볼 수 있지.” “맞아. 반대로 부모님께 돈을 받아서 기부했다면
결국 내가 아니라 부모님이 기부한 거라고 생각해.” 꼬리에 꼬리를 물고 팽팽하게 대립한 끝에 새로운
쩨다카 규칙이 탄생했다. ‘부모님의 힘을 빌리지 않고 자신의 용돈에서 기부한다.’ 그리고 또 하나의 규
칙을 덧붙였다. ‘지출 계획을 세워 용돈을 쓰기 전 기부할 돈을 미리 떼어둔다.’
-7-
틀 밖에서 배우는 유대인 학습법
나눔을 우선순위에 두고 얼마나 기부할 것인지 계획하는 습관을 들이고 싶었다. 전성수 · 양동일의
『유대인 하브루타 경제교육』에서는 유대인들은 돈을 버는 방법보다 쓰는 법을 먼저 가르친다고 강조
한다. 자선하는 데 쓸 돈은 집안일이나 아르바이트를 하며 스스로 벌도록 한다. 자선활동이 노동교육
과 경제교육으로 자연스럽게 연결되도록 하는 것이다. 돈은 우리 삶에서 정말 중요하다. 유대인들은
어릴 때부터 철저하게 경제교육을 받으며 돈에 지배당하지 않고 돈의 주인이 되는 방법을 배운다. 쩨
다카를 통해 나눔을 꾸준히 실천한다면 진정한 돈의 가치를 깨닫고 돈에 대한 절제력을 기를 수 있다.
다섯 번째 편지…내가 가진 것만으로도 세상을 바꿀 수 있단다. 너의 속도대로 나누렴.
평생을 인도에서 고아와 병든 사람을 돌보는 데 헌신하신 테레사 수녀님에 대해 함께 이야기 한 것 기
억하니? 노벨평화상을 수상했고, 그때 받은 상금까지도 가난한 사람들을 위해 모두 사용하신 그분 말
이야. 그렇게 온전하게 자신의 삶을 다른 사람을 위해 내어준 분도 우리와 같은 고민을 했나 봐. “나는
결코 대중을 구원하려고 하지 않는다. 나는 다만 한 사람을 바라볼 뿐이다. 나는 한 번에 단지 한 사람
만을 사랑할 수 있다. 한 번에 단지 한 사람만을 껴안을 수 있다.” 수녀님이 헌신하기 시작했던 2차
세계대전이 끝난 직후에는 인도 거리 곳곳에 난민과 가난한 사람들이 넘쳐났단다. 아무리 애써도 돌볼
환자와 아이들이 줄지 않았을 때 돕는 것을 포기하고 싶지 않았을까? 하지만 수녀님은 끝까지 자신의
자리에서 할 수 있는 최선을 다했단다. 우리도 우리가 할 수 있는 만큼 나누면 된다고 생각해.
돈이 아니더라도 너희가 가진 것으로도 나눔을 할 수 있어. 오소희 작가는 아들 중빈이와 라오스, 아
프리카, 남미 등을 함께 여행했어. 『하쿠나 마타타 우리 같이 춤출래?』, 『안아라, 내일은 없는 것처
럼』등의 책에는 여행 중에 만난 많은 사람들의 이야기가 담겨 있고, 중빈이가 어떻게 나눔을 실천했는
지도 나와. 중빈이는 일곱 살 때부터 바이올린을 들고 다니면서 바이올린을 처음 보는 아이들 앞에서
연주했어. 그 아이들에게 아름다운 음악을 선물한 거야. 돈이 없어도 가진 재능으로 다른 사람을 행복
하게 해줄 수 있었지. 오소희 작가는 책의 인세 일부를 제3세계에 도서관을 세우는 데 기부해왔다는데
아들이 엄마를 쏙 빼닮은 것 같구나.
선생님에게도 나눔이 돈으로 하는 것이 아니라는 것을 알려준 친구들이 있었어. 뉴질랜드의 마운트 쿡
에 올라 한 방에서 여러 명이 자는데 밤에 멋모르고 머리를 감았다가 오들오들 떨던 선생님을 보더니
같은 방에 묵고 있던 중국인 친구가 자신이 챙겨온 헤어드라이기를 쑥 내밀었어. 여행지에서 복통으로
떼굴떼굴 구르는 선생님에게 자신이 가지고 있던 약을 다 털어서 준 친구도 있었어. 이렇게 따스한 경
험을 한 이후로는 다른 사람의 상황을 잘 살피게 되었단다.
쩨다카로 나눔을 실천하다
체계적으로 후원을 시작하다
후원 대상 결정: 나눔을 실천하는 반을 만들겠다고 아이들에게 큰소리를 쳐놓기는 했는데, 누구를 도
와야 할지 난감했다. 내가 먼저 공부를 할 수밖에 없었다. 일단 인터넷으로 NGO 홈페이지를 훑어보기
시작했다. 막상 찾아보니 도움이 필요한 사람들이 정말 많았다. 공통된 특징은 후원 대상이 국내와 해
외로 나뉘어 있다는 것과 후원 방법은 매달 하는 정기 후원과 한 번만 돕는 일시후원이 잇다는 것이었
다. 아이들의 관심을 넓히기 위해 국내뿐 아니라 해외도 후원하기로 했고 쩨다카 활동을 학년말에 마
무리해야 하므로 정기후원보다는 일시후원을 선택했다.
-8-
틀 밖에서 배우는 유대인 학습법
후원 대상 선정 기준은 이렇다. 첫째, 아이들이 현재 관심을 가지고 있는 주제를 나눔 대상과 연결시
킨다. 질병, 물 부족, 자연 재해 등 아이들이 관심을 두고 있는 주제를 깊이 있게 공부하며 상황을 개
선할 수 있는 방법을 찾고, 후원을 통해 도움을 주고자 했다. 둘째, 아이들이 관심을 가졌으면 하는 주
제를 나눔 대상과 연결시킨다. 관심 영역을 넓혀 인종, 종교 기아, 전쟁, 교육 등의 문제를 함께 고민
하며 후원에 참여하는 것이다.
다짐 및 모금: 후원을 통해 단순히 ‘착한 일을 하고 있다’는 막연한 만족감만 느끼게 하고 싶지 않았다.
돕고 있는 대상이 어떤 어려움에 처해 있는지, 왜 그런 어려움을 겪고 있는지, 그들을 돕기 위해 무엇
을 해야 하는지 제대로 공부하면서 쩨다카를 진행하고 싶었다. 쩨다카를 본격적으로 시작하기 전에 이
혜영의 『인권도 난민도 평화도 환경도 NGO가 달려가 해결해 줄게』를 읽으면서 NGO가 어떤 기관이
고 무슨 일을 하는지 알아보았다. 모금 활동을 진행하는 동안에는 관련 주제에 대한 자료를 수집해 배
경지식을 넓혔다. 책을 읽고 토론하며 물 부족, 질병, 굶주림과 같은 문제의 원인을 파악하고 해결 방
법을 모색하기도 했다.
쩨다카에 꾸준히 관심을 갖게 할 방법도 필요했다. 아이들의 관심은 하루에도 몇 번이고 옮겨간다. 아
이들의 지속적인 관심을 유도하기 위해 시선이 자주 머무는 칠판에 쩨다카 누적 그래프를 붙여놓았다.
후원 대상, NGO 이름과 로고, 주제 관련 사진을 붙여놓고 모인 금액을 누적하여 색칠했다. 쉬는 시간
에 놀다가도 잠깐씩 칠판 앞에 모여 그래프를 흐뭇하게 바라보기도하고, 앞으로 모금될 금액을 예측해
보기도 했다. 아무것도 붙여놓지 않았을 때보다는 관심과 참여율이 확실히 높아졌다.
사랑의 연탄 나르기 - 3.65kg 연탄에 36.5■C의 온기를 실어 나르다
나눔 장터로 연탄 후원금을 마련하다: 연탄 나르기를 진행하며 가장 큰 고민은 마로 ‘돈’이었다. 연탄
을 나르기만 하는 것이 아니라 우리가 나를 연탄도 함께 후원하려고 하니 마련해야 하는 액수가 매우
컸던 것이다. “28만 원이 필요하다고요?” 입이 딱 벌어지며 정적이 흘렀다. 연탄 400장. 연탄은행 담
당자분이 초등학생 한 반이면 이 정도 나르는 것이 적당할 거라고 추천한 양이었다. 2015년에는 한 장
에 500원이던 연탄 가격은 계속 올라 그 사이 700원이 되어 마련해야 할 금액도 늘어났다. 연탄 나르
기를 못 하게 될 거라는 생각에 초조해진 아이들은 긴급 안을 내놓았다. 연탄 후원금 마련을 위한 나
눔 장터를 열자는 것이다. 다수의 찬성표를 얻어 금세 나눔 장터가 열렸다.
뜻이 있는 곳에 지원금이 있었다! 후원금 끌어당김의 법칙: 연탄 나르기를 애타게 바라던 아이들의 간
절함이 닿았기 때문이었을까. 연탄은행에서 아이들이 나를 연탄을 후원해 주신 적도 있었고, 그밖에도
해마다 뜻하지 않게 후원금이 생기는 감사한 일들이 생겼다. 대한민국 자기경영대상 페스티벌은 3P자
기경영연구소에서 주최하는 행사로 3P 바인더를 통해 성장한 사람들이 모여 선한 영향력을 나누는 자
리였다. 아이들과 함께 참여했는데 교사와 아이들이 함께 성장한 열매를 인정받아 단체상과 교사 개인
상을 받았다. 감사하게도 상금까지 생겼다. 아이들에게 상금으로 뭐 하고 싶냐고 했더니 맛있는 것도
먹고 싶지만 연탄 나르기에 보태고 싶다고 했다. 우리 반 이름으로 해외 식수 사업 지원, 소아마비 백
신 지원, 필리핀 밥퍼 후원, 염소 보내기 등에 후원금을 보내며 돈 쓰는 행복을 제대로 느낄 수 있었
다.
밥퍼 봉사 - 밥 한 그릇에 사랑을 담다
아이들이 편안한 생활에서 잠시나마 벗어나 자신들이 누리는 것이 당연한 것이 아니라는 것을 깨닫는
-9-
틀 밖에서 배우는 유대인 학습법
시간을 갖게 해주고 싶었다. 이런 바람이 밥퍼 봉사로 이어지게 되었다.
밥퍼 봉사의 기회를 얻다: 초등학생을 받아주는 곳이 거의 없어 애를 태우다가 드디어 아이들과 함께
봉사 활동을 할 수 있는 곳을 찾았다. 다일공동체 밥퍼다. 다일공동체는 1988년 청량리역에서 밥 굶는
이웃들에게 라면을 끓여주는 것으로 시작해 우리나라, 네팔, 캄보디아. 필리핀에도 센터를 세워 무료
급식을 제공하는 NGO다. 개인적으로는 네팔 카트만두에서 봉사 활동을 하면서 밥퍼와 첫 인연을 맺었
다. 크리스마스 날 청량리 밥퍼 봉사 활동에 참여했다가 단체로 봉사하러 온 중고등학생들을 보았다.
혹시나 하는 마음에 초등학생도 밥퍼 봉사가 가능한지 문의했더니 주의사항만 잘 지킨다면 괜찮다는
기쁜 답변을 들었다.
어르신들과 마음을 나누며 밥을 푸다: 우리가 갔던 날 유난히 어른 봉사자들이 적어 아이들이 해야 할
몫이 더 많아졌다. 이왕 온 김에 제대로 고생하며 더 크게 성장할 수 있겠다 싶었다. 집에서 생전 안
해보던 일을 하면서도 즐겁게 호들갑을 떠는 아이들이 너무 어여뻤다. 항상 차려진 음식만 먹다가 재
료 손질부터 조리까지 직접 해보니 반찬 하나도 뚝딱 만들어지는 것이 아니라는 것을 깨달았다.
배식에 뒷정리까지 무사히 마치고 정리하는 시간. 이때 예상치 못한 위기가 잠깐 찾아왔다. “저 곰돌이
인형도 주시면 안 돼요?” 밥퍼 직원분이 고생했다며 밥퍼가 새겨진 팔목 밴드를 선물로 주셨는데 밥퍼
앞치마를 한 귀여운 곰돌이 인형을 발견한 아이들이 그것도 선물로 달라고 했던 것이다. 원래는 후원
금을 내고 구입해야 하는 것인데 말이다. “우리가 밥퍼에 온 목적이 뭐니? 후원금으로 구입해야 하는
곰 인형을 왜 그냥 받아도 된다고 생각했니?” 아이들 눈빛이 바뀌었다. 자신들이 대단한 일을 했으니
곰 인형을 받을 자격이 있다고 생각했던 것이다. “저는 곰돌이 인형 공짜로는 받기 싫어요. 곰돌이 인
형 받으려고 봉사한 거 아니에요.” 한 아이가 정곡을 찌르는 말을 하자 곰 인형을 달라고 했던 아이들
은 머쓱한 표정을 지었다. “곰돌이 인형보다 우리가 오늘 했던 봉사의 가치를 지키는 것이 더 중요하다
는 것을 깨달은 것 같구나. 봉사는 대가를 바라는 순간 그 빛을 잃어버리기 마련이니까 말이야. 순간
의 유혹을 이겨내 주어 고마워.”
물 뜨러 가는 길 - 식수정화제 한 알로 생명을 구하다
편안한 환경에서 자라온 아이들은 무언가 ‘견뎌야 하는’ 상황에 익숙하지 않은 것이다. 의지력이 약하
고 인내심도 별로 없어서 조금만 힘들면 금방 포기해 버리거나 힘들 것 같으면 아예 시작도 안 한다.
원하는 것을 빨리 얻지 못하면 조바심을 내며 신경질을 부릴 때도 있다.
이스라엘로 이주하여 세 자녀를 훌륭하게 키워낸 사라 이마스는 『유대인 엄마의 힘』에서 아이를 넘어
뜨리는 좌절 교육과 역경 교육의 중요성을 강조한다. 이스라엘 교육자들은 통제력과 인내심이 인생의
성공에 큰 영향을 끼친다고 보기 때문에 역경 지수(Adversity Quotient, AQ)를 중요하게 생각한다. 이
지수는 역경에 굴하지 않고 목표를 성취하는 능력을 나타내는데, 유대인 부모들은 아이를 일부러 힘든
환경 속으로 밀어 넣어 어릴 때부터 어려움을 극복하는 능력을 기르도록 한다.
코이카(KOICA) 행사에서 아이디어를 얻다: 코이카 지구촌체험관에서 주최하는 ‘2018 KOICA Walk for
Water(물 뜨러 가는 길)’ 행사를 알게 되었고, 다른 학교 학생들이 참여하는 모습을 볼 기회를 얻었다.
물 뜨러 가는 길 행사는 초충고 학생들이 3리터의 물을 들고 체험장을 돌아다니며 아프리카 어린이들
이 물을 구하는 과정을 간접 경험하는 미션을 수행하는 것이다. 우리 반 아이들과도 물 뜨러 가는 길
- 10 -
틀 밖에서 배우는 유대인 학습법
프로젝트를 해보고 싶었다. 물 부족으로 고통받는 사람들의 마음을 조금이라도 헤아리고 인내심을 기
를 수 있는 좋은 기회가 되리라 생각했다.
적정기술을 배우고 창조하다 나도 사람을 살리는 디자이너!: 적정기술은 제3세계의 경제적, 사회적, 기
술적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 고안된 기술로 소수의 부자들만 누릴 수 있는 기술이 아닌 소외된 사람들
의 삶을 개선하는 데 중점을 둔 기술이다. 좀 더 편하게 물을 뜨거나 구할 수 있는 적정기술도 계속
연구되고 있다. 김대호의 『에코 크리에이터 디자인』은 오염된 물을 정화할 수 있는 ‘라이프 세이버 보
틀(Life Saver Bottle)’, 목에 걸고 다니며 빨대처럼 물에 대고 흡입하면 정화된 물을 마실 수 있는 ‘라이
프 스트로(Life Straw)’를 소개한다. 제리백(Jerry Bag) 박중열 대표는 물통인 제리캔을 넣고 다닐 수 있
는 배낭 형태의 가방을 만들었다. 아프리카 아이들이 조금이라도 더 안전하고 편하게 물을 나를 수 있
게 한 것이다.
아이들도 ‘깨끗한 물을 구하라’는 주제로 사람들에게 도움이 되는 발명품을 디자인하는 시간을 가졌다.
앞서 소개한 발명품에 잔뜩 영감을 받아 쉴 새 없이 생각을 쏟아내느라 시끌벅적했다. 물 부족으로 고
통받는 사람들의 삶을 개선하고 싶다는 열망에 힘입어 많은 아이디어가 나왔다.
식수정화제를 선물하다: 프로젝트를 진행하는 동안 아이들은 조금씩 달라지고 있었다. 아프리카의 뜨
거운 햇살을 떠올리며 더위나 힘든 일을 조금 더 견뎌보려 하고, 수도꼭지를 틀면 물이 콸콸 나오는
현실에 감사하게 되었다. 오염된 물을 마시는 아이들에게 깨끗한 식수를 마시게 하고 싶다는 열망이
후원으로 이어져 유니세프를 통해 알약 1개당 4~5리터의 물을 정화할 수 있는 식수정화제를 선물했다.
깨끗한 물을 쉽게 구할 수 있는 시설이 만들어져 물 뜨러 가는 길이 학교 가는 길로 바뀌게 되는 날을
기대해 본다.
아이들이 먼저 제안하고 함께 후원하다
쩨다카를 처음 시작할 때 아이들은 모르는 것투성이였다. 누구를 도와야 할지, 어떤 기관을 통해 후원
을 할 수 있는지를 처음부터 하나씩 배워가야 했다. 하지만 후원을 거듭하며 나눔에 희열을 느낀 아이
들은 후원하고 싶은 곳을 먼저 제안하기 시작했다. 재해 소식을 들었을 때, 질병으로 고통 받는 사람
들 이야기를 알게 되었을 때, 수업활동을 하던 중에도 나눔을 제안했다. 아이들의 제안을 받을 때마다
전율이 흘렀다. 아이들이 성장하고 있다는 것을 실감했고, 쩨다카를 시작하기 정말 잘했다는 생각이
들었다.
<난민 아동보호 캠페인 후원> 난민 어린이에게 따뜻한 마음을 선물하다: 난민 수업을 진행하면서 엄
청난 난민의 수에 한 번 놀라고, 오랫동안 고향으로 돌아가지 못하고 있다는 사실에 또 한 번 놀랐다.
이들 중 자신들이 하루아침에 난민이 될 거라 생각한 이들이 없었다.
난민을 어떻게 도울 수 있을지 알아보기 위해 유엔난민기구 홈페이지를 살펴보았다. 후원방법은 긴급
구호, 난민 여성 돕기, 생명을 지키는 선물하기 등 여러 가지였다. 전부 후원하고 싶었지만 아이들이
안전하고 건강하게 지속적으로 교육을 받기를 바라는 마음을 담아 난민 아동보호 캠페인에 후원했다.
난민들이 ‘난민’이라는 꼬리표를 떼고 자신들의 고향으로 돌아가게 되는 날이 얼른 오기를 바라면서.
QA 쩨다카의 주인공들, 나눔에 대해 이야기하다
- 11 -
틀 밖에서 배우는 유대인 학습법
쩨다카 실천 일 년 차 아이들이 질문에 답하다
“우리나라에도 어려운 사람들이 많은데 해외에 있는 사람들까지 도와야 하나요?” 아이들이 답하다 ·
국내뿐 아니라 해외에 기부해야 이 세계가 더 잘 돌아가고 발전할 수 있지 않을까요? 국내에서는 직접
가서 도울 수도 있지만 해외는 그러기가 어려우니 후원금을 보내는 것으로 도울 수 있어요. 해외에 있
는 사람들은 그 나라에서 태어나고 싶어서 태어난 것도 아닌데 오직 국적 때문에 후원받지 못한다면
너무 아쉽다고 생각해요. · 우리는 한 행성에 다 같이 살고 있고, 재난이 일어났을 때도 서로를 돕고
존중하며 지내야 한다고 생각해요. 해외의 어려운 아이들을 도와준다면 그 아이들은 성장해서 훌륭한
직업을 갖게 될 거예요. 그러면 그 나라가 발전하게 되고, 우리나라도 함께 발전할 수 있을 거예요. ·
나눔은 많이 할수록 좋은 것이라고 생각합니다. 우리나라, 해외를 구분 짓지 않고 어려운 사람이니까
돕는 거죠. ‘우리가 아니면 누가 이 세상을 돕겠어?’라는 생각으로 나눔을 실천해야 해요.
그럼에도 불구하고 ‘나눔’
내가 만난 아이들은 더 좋은 사람이 되고 싶어 했다. 쩨다카를 시작하면서 나눔의 가치를 알게 되고,
매일 나눔을 실천하면서 자신 안에 있던 선한 면들을 꺼내놓았다. 자신이 다른 사람에게 필요한 존재
라는 것에 행복해했고 어려운 사람을 돕는 것을 즐기게 되었다. 더 나은 세상을 만들기 위해 애써야
한다는 ‘티쿤올람’ 정신이 아이들에게 자칫 거대하고 추상적으로 느껴질 수 있다. 하지만 아이들은 이
미 쩨다카를 통해 세상의 온도를 따뜻하게 높이고 있었다.
막상 나눔을 시작하려면 가로막는 것들이 많다. 나눔의 필요성이 마음에 와닿지 않을 수도 있고, 나눔
의 경험이 없어 망설이게 될 수도 있다. 하지만 이 모든 생각들과 상황에도 불구하고 나눔을 시작했으
면 좋겠다.
틀 밖에서 배우는 유대인 학습법
책,영화,리뷰,
틀 밖에서 배우는 유대인 학습법
반응형
반응형