후지타 가쓰토시 지음 / 비즈니스북스
이 책은 피터 드러커의 마지막 직계 제자인 저자가 피터 드러커에게 직접 묻고 들은, 그리고 그의 사
상을 응축한 MBA 수업에서 배운 경영의 원칙 중 가장 핵심이 되는 7가지 원칙(자기 경영의 원칙, 리
더십의 원칙, 마케팅의 원칙, 혁신의 원칙, 회계의 원칙, 조직 문화의 원칙, 디지털 시대의 커뮤니케이
션 원칙)을 알려 주면서 극심한 변화의 시대에 리더가 어떻게 경영을 해야 하는지 생각하게 한다.
피터 드러커 어떻게 경영할 것인가
후지타 가쓰토시 지음
▣ 저자 후지타 가쓰토시
클레어몬트대학원대학 드러커 경영대학원에서 2004년 MBA를 취득했으며 전 세계 우수 경영대학 오너
소사이어티 베타 감마 시그마 회원 자격을 얻었다. 조치대학 졸업 후 스미모토 상사, 액센추어 등에서
커리어를 쌓으면서 경영의 본질은 무엇이고 어떻게 경영해야 주도적으로 일하고 스스로 성장하는 조직
을 만들 수 있는지 고민했다. 그 답을 찾기 위해 드러커 경영대학원으로 향했고 당시 정규 강의는 하
지 않았으나 학생들과 교류하며 지식을 나누고 있던 93세의 피터 드러커와 만날 수 있었다.
첫 만남에서 피터 드러커는 저자에게 다음과 같은 말을 건넸다. “당신이 누구인지 기억하라. 그리고 책
임을 다하라.” 직함으로 존재하는 것이 아닌 특정한 목적을 가진 사람으로서, 그리고 조직의 리더로서
자신만이 할 수 있는 일을 찾아 완수하라는 이 말은 그에게 큰 울림을 주었고 평생의 일과 삶의 지침
이 되었다. 귀국 후 2005년부터 IT 스타트업의 경영에 참여하여 마케팅, 사업 개발에서 큰 성과를 거
두었다. 2010년에는 경영 컨설턴트로 독립, 피터 드러커의 경영 이론을 바탕으로 한 컨설팅으로 기업
임원, 관리자들을 돕고 있다. 현재는 컨설팅 회사인 프로젝트 이니셔티브를 운영하는 한편 기업인들을
위한 교육 및 교류 커뮤니티 ‘벤처 카페 도쿄’의 전략 디렉터로 일하고 있다.
▣ Short Summary
피터 드러커라는 이름을 들어 보지 못한 리더는 없을 것이다. 그래서 왜 다시 그인가라고 생각할지도 모
른다. 그러나 오늘날에도 조직을 경영하는 리더라면 반드시 피터 드러커의 사상에 대해 알아야 한다. 그
이유는 오늘날 시장의 불확실성을 견디고 생존하는 기업, 나아가 이를 극복하고 새로운 패러다임을 만들
어 내는 기업의 경영 원칙에는 반드시 피터 드러커의 사상이 살아 숨 쉬고 있기 때문이다.
코닥, 야후, 노키아, 모토로라……. 이 기업들은 한때 글로벌 시장의 최강자였던 기업들인데, 이제는
정상의 자리에서 내려와 소비자들의 기억 속에서 점점 사라지고 있다. 왜일까? 이 질문에 피터 드러커
는 이렇게 답한다. “아무리 강하게 보이는 기업이라도 기본과 원칙을 지키지 않는다면 머지않아 무너진
다.” 그렇다면 기업의 생존을 좌우하는 경영의 기본과 원칙은 무엇일까?
이 책은 피터 드러커의 마지막 직계 제자인 저자가 피터 드러커에게 직접 묻고 들은, 그리고 그의 사
상을 응축한 MBA 수업에서 배운 경영의 원칙 중 가장 핵심이 되는 7가지 원칙(자기 경영의 원칙, 리
더십의 원칙, 마케팅의 원칙, 혁신의 원칙, 회계의 원칙, 조직 문화의 원칙, 디지털 시대의 커뮤니케이
션 원칙)을 알려 주면서 극심한 변화의 시대에 리더가 어떻게 경영을 해야 하는지 생각하게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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피터 드러커 어떻게 경영할 것인가
▣ 차례
들어가며 세기를 넘어서도 변하지 않는 경영의 본질을 찾아서
서장 어떻게 경영할 것인가
‘관리’의 늪에 빠진 조직들 / 기억하라, 조직은 살아 있는 생물이다 / 피터 드러커가 강조한 일곱 가지
경영 핵심
제1장 자기 경영의 원칙 나를 대체할 수 없게 만들어라
강점, 나라는 자원의 희소한 가치 / 강점 개발 vs. 약점 보완 / 나는 누구인가, 어떤 책임이 있는가 /
나는 무엇으로 기억되고 싶은가 / 나의 가치를 객관적으로 바라보라
제2장 리더십의 원칙 리더는 사람을 등지고 일하지 않는다
기술과 지식이 리더를 만들지 않는다 / 실적이 리더를 만든다는 위험한 착각 / 사람과 조직, 조직과 사
회를 연결하라 / 리더는 왜 약점에 시선을 빼앗기는가 / 당신은 왜 리더인가 / 세상에 혼자 일하는 리
더는 없다 / 관리와 통제의 유혹을 뿌리쳐라 / 성과는 자유에서 시작된다 / 경영, 사람으로 성과를 거
두는 일
제3장 마케팅의 원칙 고객의 ‘스피커’가 되어라
눈앞의 한 사람을 팬으로 만들 수 있는가 / 우리의 사업은 무엇인가 / 팔기 위해 애쓰지 마라, 사려는
것만 팔아라 / 현장감 있는 메시지를 수집하라 / 고객, 모든 업무의 의사 결정자 / 마케팅의 성패를 가
르는 질문
제4장 혁신의 원칙 행운의 여신을 기다리지 마라
혁신은 ‘큰 한 방’이 아니다 / 변화가 시작되는 찰나를 포착하라 / 일곱 가지 변화로 읽는 혁신 타이밍
/ 힌트는 바로 당신의 옆에 있다 / 관찰하라, 탐구하라, 공유하라 / 진짜 혁신은 회사 밖에 있다 / 진
부하고 도태된 것들과 이별하라 / 어제의 업무에서 내일의 혁신을 찾는 모순 / 변화라는 폭풍 속으로
뛰어든다는 것
제5장 회계의 원칙 숫자의 가면을 벗겨라
숫자를 종교로 생각하는 사람들 / 보이지 않는 사업 목적부터 찾아라 / 지식만이 사업의 성패를 결정
한다 / 지식 사회에 유효한 투자는 무엇인가 / 지식 노동자의 가치를 재정의하라 / 구글의 ‘20퍼센트
룰’이 남긴 과제 / 이익은 경영진의 의견일 뿐이다 / 성과를 채점하는 네 가지 기준 / 숫자 속에 숨은
경영 메시지를 찾아라
제6장 조직 문화의 원칙 조직을 쥐고 흔들지 마라
권한과 책임, 무엇이 앞서는가 / 조직이 될 것인가, 군중으로 남을 것인가 / 강점을 끌어모으는 ‘자석’이
되는 조직 / 강점의 주춧돌 위에 성과의 탑을 쌓아라 / 조직 구조는 가장 마지막에 손대라 / 열정적인 ‘핫
그룹’이 조직에 미치는 영향 / 직원의 발목을 잡는 ‘규율’이라는 덫 / 손을 들어 명확한 목적지를 가리켜
라 / ‘불쉿 잡’을 원하는 사람은 없다 / 불을 끄는 조직인가, 방관하는 조직인가 / 업무 만족도를 파악하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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피터 드러커 어떻게 경영할 것인가
세 가지 기준 / ‘성실함의 결여’를 경계하라 / 일을 넘어 삶의 의미를 부여하는 경영
제7장 디지털 시대, 커뮤니케이션의 원칙 기술은 조직의 ‘구원자’가 될 수 없다
조직의 위기는 시스템 탓이 아니다 / 시스템 개발 현장에서 조직의 ‘고질병’이 보인다 / 디지털 전환
프로젝트의 다섯 가지 함정 / 기술은 정보를 담는 그릇일 뿐 / 정보를 지식으로, 지식을 성과로 이끌어
라 / ‘지시’와 ‘소통’을 가르는 한 끗의 차이 / 커뮤니케이션, 조직의 현실을 비추는 거울
마치며 내일을 만드는 방법론으로서의 경영
감사의 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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피터 드러커 어떻게 경영할 것인가
피터 드러커 어떻게 경영할 것인가
후지타 가쓰토시 지음
서장 어떻게 경영할 것인가
기억하라, 조직은 살아 있는 생물이다
사람들이 가진 강점을 최대한 살려 경제적ㆍ사회적으로 가치 있는 성과를 올리는 것이 경영의 본질이
다. 물론 경영의 요소로서 관리와 통제도 일정 부분은 필요하다. 자원을 생산적으로 활용하고 직원이
나 고객, 그리고 사회에 악영향을 미치는 일이 없도록 명확한 규칙을 세워 관리하는 일이 필요하다.
그런데 만약 매니저가 관리 업무에 과도하게 시간을 할애한 나머지 본인을 비롯해 직원들까지 창의적
인 업무에 에너지를 쓰지 못한다면 어떻게 될까? 관리하는 목적에 해당하는 가치 창출이 요원해지고
어디까지나 수단에 불과한 관리 업무만 눈덩이처럼 불어나 일하는 사람들의 사기마저 저하될 것이다.
경영을 단순히 관리라고 파악하면 목표 관리 제도나 평가 시스템 같은 관리 방법이 만병통치약처럼 느
껴진다. 그러나 경영을 창조라고 생각하면 어떨까? 전혀 다른 과제들이 떠오른다. 사회, 인간, 조직,
기술, 심리, 역사, 통계 등 폭넓은 분야를 배워야 할 것이다. 회사나 조직은 결국 살아 있는 인간이 모
인 집단이기 때문이다. 그곳에 모인 사람들의 능력을 최대한 끌어내 창조적이고 생산적인 성과를 내도
록 하려면 인간과 사회에 관한 폭넓은 식견과 감성이 필요하다.
피터 드러커가 강조한 일곱 가지 경영 핵심
이 책은 7개의 장으로 구성되어 있다. 드러커의 경영 이론 중 그가 생전에 강조했던 7가지 주제를 고
르고 드러커 경영대학원에서 배운 수업 내용을 담았다. 각 주제 간 관련성을 보여 주기 위해 서로 연
결시킨 아래와 같은 그림으로 만들었는데, 이 그림이야말로 경영의 본질적인 의미를 전달하는 데 안성
맞춤이라는 생각이 든다. 이 그림은 인간의 형상을 하고 있다. 경영의 각 주제는 혈관이나 신경계로
긴밀하게 연결되어 인간의 몸과 마찬가지로 하나씩 떼어서 생각할 수 없기 때문이다. 이 책에 담긴 매
니지먼트의 7가지 주제들은 인체 구조와 마찬가지로 유기적으로 연결되어 있는데, 이 점이야말로 내가
배운 드러커식 매니지먼트의 특징이자 더없이 귀중한 가치라 할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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피터 드러커 어떻게 경영할 것인가
자기 경영의 원칙 나를 대체할 수 없게 만들어라
드러커의 경영 이론이 다루는 자기 경영의 의미는 ‘나라는 희소한 자원을 최대한 활용해 성과를 올린다’
는 뜻이다. 드러커는 『피터 드러커의 자기 경영 바이블』에서 이렇게 밝힌 바 있다. ‘일류가 되려면 우선
자기 강점을 알아야 한다. 그런 다음 일하는 방식, 학습 방법, 가치관을 알아야 한다. 자신을 알면 내가
어디에 필요하며 어디에 공헌해야 하는지가 명확해진다.’ 매니저가 ‘나’라는 자원을 객관적으로 분석해야
리더로서 팀원들의 역량을 살리고 성과를 올리는 비전과 원칙을 세우게 된다는 말이다.
강점, 나라는 자원의 희소한 가치
드러커는 『매니지먼트』에서 이렇게 말했다. ‘사람은 약하다. (…) 하지만 일부러 이 약점에 대한 비용
을 부담하거나 위험을 감당하려고 사람을 쓰는 일은 없다. 누군가를 고용하는 이유는 그 사람이 지닌
강점이나 능력 때문이다.’ 변화가 극심한 시대에 기업이 사람을 고용하기란 쉬운 일이 아니다. 그런데
도 왜 기업은 사람을 뽑을까? 그 사람이 가진 강점이 성과로 이어지기를 바라기 때문이다.
강점 개발 vs. 약점 보완
어학 실력, IT 지식 같은 것은 자질이라기보다 기능인데, 기능 면에서는 교육을 통해 다양한 분야로 가
능성을 넓히는 일도 필요하다. 그런데 여기서 말하는 자질이란 천성적으로 타고나거나 혹은 자라면서
익혀 온 특유의 강점을 가리킨다. 예로 주변 분위기를 밝게 만드는 사람, 복잡한 정보를 정리해 개념
화시키는 것을 잘하는 사람 등 사람마다 각자 지닌 자질이라는 게 있다. 어쩌면 직원 스스로 깨닫지
못한 자질이나 강점을 대화나 관찰을 통해 발견하는 것도 매니저의 역할이다. 매니저가 직원의 강점을
발견하고 일깨우면 직원은 자신의 강점을 활용할 수 있는 곳을 정확히 알게 된다. 그리고 그곳에 에너
지를 쏟으며 자신이 아닌 타인에게 강점이 있는 업무는 과감하게 위임한다. 이렇게 고유의 강점을 발
휘할 때 인간은 예상치 못한 성과를 내거나 창의적인 아이디어를 떠올린다.
나는 누구인가, 어떤 책임이 있는가
내가 처음 드러커를 만난 순간을 아직도 잊을 수가 없는데, 그가 나에게 건넨 다음과 같은 말 때문이
다. ‘당신이 누구인지 기억하라. 그리고 당신의 책임을 완수하라.’ 많은 매니저가 “저희 회사에서는….”
“저희 부서에서는….”이라는 말을 입버릇처럼 한다. 그러나 진정한 매니지먼트 능력을 발휘하려면 먼
저 ‘내가 누구이며 무엇을 사명으로 여기고 어떤 가치관을 가지는가’라는 이른바 ‘자기 인식’이 명확해
야 한다. 스스로에게 자신이 어떤 사고방식과 가치관을 가진 사람인지 물어야 한다. 그것이 바로 드러
커가 이야기한 ‘당신이 누구인지 기억하라’라는 말의 진정한 의미다.
나의 가치를 객관적으로 바라보라
드러커의 자기 경영 사상을 보다 현대적인 관점에서 연구해 강의하는 사람이 있다. 드러커 경영대학원
의 교수 제러미 헌터다. 그는 시카고대학교에서 ‘몰입’ 이론을 제창한 미하이 칙센트미하이의 제자로,
스승이 클레어몬트 대학원으로 자리를 옮긴 것을 계기로 자신도 드러커 경영대학원에서 자기 경영을
가르치기 시작했다. 드러커와 헌터가 자기 경영을 무엇보다 중시하는 이유는 단 하나다. 자기 내면에
어떤 의도, 가치관, 강점, 사고, 감정이 있는지 깨닫고 ‘나’라는 자원을 조직에서 제대로 활용할 수 있
을 때, 조직을 경영하고 타인과의 인간관계를 원활히 맺으며 다양한 문제 역시 해결해 나갈 수 있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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피터 드러커 어떻게 경영할 것인가
때문이다. 또 매니지먼트로 성과를 올리려면 자신의 생각, 감정, 행동을 통제해 수많은 스트레스나 문
제에 대처할 줄 알아야 한다. 이는 직장에서는 물론 개인적으로도 행복한 인생을 살아가는 데 꼭 필요
한 일이다. 결국 좋은 매니지먼트의 첫걸음은 자기 자신을 스스로 경영할 줄 아는 것이다.
리더십의 원칙 리더는 사람을 등지고 일하지 않는다
사람과 조직, 조직과 사회를 연결하라
많은 회사에서 매니저라는 말이 하나의 직함으로 자리 잡았다. 세일즈 매니저, 프로젝트 매니저, IT 매
니저부터 과장, 차장, 부장까지 매니저 역할을 하는 직급은 조직 내부에 넘쳐 난다. 하지만 다음 질문
에 제대로 답할 줄 아는 매니저는 얼마나 될까? “매니지먼트는 무엇을 목표로 삼아 어떻게 실시되며
어떤 기준으로 평가받는가?” 드러커는 매니지먼트의 근본적인 목적을 다음과 같이 세 가지로 정의했다.
‘① 조직의 특정한 목적과 사명을 안다. ② 일의 생산성을 향상시켜 근로자가 능력을 발휘하게 한다.
③ 사업을 통해 사회적 책임을 진다.’ 모든 조직에는 완수해야 하는 특정한 목적과 사명이 있는데, 매
니지먼트는 이를 명확하게 정의한 후 사업을 통해 문제를 해결해 나가는 것이다.
드러커는 첫 번째 항목에 나온 ‘특정한 목적과 사명’을 『매니지먼트』에서 ‘specific purpose and
mission’이라고 표현했다. 영리 기업이라면 필요한 수익을 얻는 일이 당연히 1차 목적일 것이다. 하지
만 그것 외에 직원이 당당하게 자신들만이 완수할 수 있는 사명과 공헌, 목적을 말할 수 없다면 수익
이 아무리 뛰어난 기업이라도 언젠가는 위기에 봉착하고 만다. 특정한 목적과 사명을 알아야 그에 걸
맞은 성과를 올릴 수 있으며 여기에 근로자와 사회라는 큰 그림을 바라보는 시선까지 더해지면 기업은
실적과 조직의 목적, 그리고 사회적 책임의 균형을 유지하는 조직으로 거듭난다.
관리와 통제의 유혹을 뿌리쳐라
드러커는 『매니지먼트』에서 이렇게 말했다. ‘매니지먼트의 첫 번째 과제는 각 부분의 합보다 더 큰 전
체, 즉 투입한 자원의 총합보다 더 큰 것을 만드는 생산체를 창조하는 것이다.’ 다섯 명으로 이루어진
팀이면 여섯 명 이상의 능력을, 10명으로 이루어진 팀이면 11명 이상의 능력을 끌어내는 것이 바로 매
니지먼트의 과제다. 이를 위해 매니저는 목적을 명확히 설정하고 팀 전체와 목적을 공유해야 한다. 목
적이 공유되지 않는 조직은 시너지 효과는커녕 개인 사업자 모임 같은 상태로 전락한다.
경영, 사람으로 성과를 거두는 일
현대 사회는 전 세계 사람들과 실시간으로 교류하고 협동하는 시대다. 사무실에 모이지 않아도 집이나
근처 카페, 심지어 휴양지에서도 업무를 볼 수 있다. 더욱이 코로나 팬데믹으로 비대면 업무 흐름은
가속화되는 추세인데, 화상 회의의 경우 효율성은 높지만 팀원들 간에 유대감을 형성하기 어렵다는 단
점이 있다. 예로 전통적 의미의 관리에 익숙한 상사가 화상 회의를 진행하면서 회의 내용보다 부하 직
원들이 화면 앞에 몇 시간 머물렀는지를 더 신경 쓰는 웃지 못할 일이 발생하기도 한다.
팬데믹이 불러온 예상치 못한 변화처럼 앞으로 일하는 방식은 한층 다양해질 것이다. 이에 따라 전통
적인 관리자 업무는 급감할 전망이다. 단, 매니지먼트만큼은 예외다. 본질적인 의미에서 매니지먼트의
필요성은 오히려 커질 것이다. 비대면 업무 환경이기에 더더욱 공통의 목적을 설정하고 직원들의 역량
을 끌어올려 성과를 올리는 매니지먼트가 필요하기 때문이다. 아무튼 매니지먼트는 사람과 조직을 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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피터 드러커 어떻게 경영할 것인가
용해 사회적인 성과를 올리고 결과적으로 개개인의 인생을 더 나은 방향으로 이끄는 일이다. 더 나은
사회와 회사를 만들기 위한 일은 국가나 최고 결정권자만의 몫이 아니다. 매니저 각자가 목적의식을
가지고 실천하는 행동이야말로 우리 사회를 발전시키는 성공의 열쇠다.
마케팅의 원칙 고객의 ‘스피커’가 되어라
MBA에서 배우는 마케팅이라고 하면, SWOT(강점, 약점, 기회, 위협) 분석, 3C(고객, 경쟁사, 자사) 분
석, STP(시장 세분화, 목표 시장 설정, 포지셔닝) 분석, 4P(제품, 유통, 가격, 홍보)와 같은 프레임워크
를 떠올리는 이들이 많을 것이다. 그런데 이러한 프레임워크는 수많은 경영서에서 다루기 때문에 업무
에서 마케팅 관련 주제가 나오면 대부분 위의 프레임워크를 활용한 분석을 기대하는 것도 사실이다.
그러나 드러커는 마케팅이 분석에 지나치게 의존하는 것을 경계했다. 그보다 스스로 밖에 나가서 고객
의 목소리를 듣고 고객이 무엇을 원하는지를 파악하는 노력을 기울이라고 강조했다.
데이터나 분석에 매몰되면 사업가에게 요구되는 기본적인 임무, 즉 고객의 니즈를 파악하고 그것을 충
족시키는 일을 간과하기 쉽다. 규모가 커지고 업무가 복잡해져도 마케팅의 기본은 고객의 니즈를 파악
해서 이에 맞는 상품과 서비스를 제공하는 것이다. 이를 뒷전으로 미루면 조직은 앞으로 나아가지 못
한다. 데이터에 과도하게 의지하기 전에 ‘고객이 자사에서 구입하고자 하는 것은 무엇인가’라는 본질에
집중하는 것이야말로 진정한 마케팅이다. 분석, 전략, 프레임워크는 그것을 보충하는 수단에 불과하다.
마케팅을 조직의 매니지먼트와 분리해서 생각하는 사람도 있다. 마케팅은 전문가의 영역이고 매니지먼
트는 관리자의 몫이라고 말이다. 그러나 드러커는 “고객 창조는 매니지먼트의 가장 큰 목적”이라고 말
했다. 마케팅이 일부 전문 부서의 일이 아닌 매니지먼트의 핵심 과제라고 인식한 것이다. 경리팀이나
기획팀 등 지원 부서도 마찬가지다. 이들 부서가 하는 업무에 영향을 받는 타 부서가 존재한다. 그렇
다면 이들도 마케팅 관점을 가져야 하지 않을까? 그런데 안타깝게도 오늘날 대부분의 기업이 고객과
직결된 영업 부서를 제외하면 고객을 지향하는 관점이 턱없이 부족하다.
우리의 사업은 무엇인가
드러커는 강의에서 다음과 같은 5가지 질문을 던지는 것으로 유명하다. ‘① 우리의 사업은 무엇인가?
② 고객은 누구인가? ③ 고객의 가치는 무엇인가? ④ 성과는 무엇인가? ⑤ 계획은 무엇인가?’ 소규모
상점 주인이든 GE의 전 회장 잭 웰치 같은 저명한 경영자든 드러커는 이야기를 시작할 때 첫 번째 질
문 “당신의 사업은 무엇인가?”로 서두를 뗐다. 이 질문의 본질은 ‘당신은 어떤 사명으로 일을 하는가?’
라고 할 수 있다. 당신이 어떤 제품 혹은 서비스를 제공하는가가 아니라, 사회와 고객에게 어떤 가치
를 제공하고 어떤 공헌을 하는지를 묻는 것이다. 바로 사업의 궁극적인 정의에 관한 이야기다.
고객, 모든 업무의 의사 결정자
마케팅과 매니지먼트를 별개로 보는 관점은 현실과 동떨어진 것이다. 기업의 목적은 고객 창조라는 점
을 고려하면 두 가지는 불가분의 관계다. 마케팅이 고객의 니즈를 파악해 충족시키는 제품과 서비스를
제공하는 활동이므로 고객을 창조하려면 반드시 마케팅이 필요하며, 매니지먼트는 마케팅 효과를 높이
는 데 기여한다. 따라서 기업이 구체적인 성과를 올리고자 한다면 매니지먼트와 마케팅 기능을 모두
향상시켜야 한다. 관리에만 집중하고 고객 창조에 책임을 지지 않는 사람은 매니저 자격이 없다. 핵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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피터 드러커 어떻게 경영할 것인가
은 직원들의 시선을 눈앞의 업무에서 성과와 공헌으로 향하게 만드는 것이다.
판매 촉진 이벤트, 조직 개편, 인재 육성 연수 등 기업이 어떤 활동을 개시하기 전에 ‘이 활동으로 얻
고자 하는 성과는 무엇인가’, ‘그 성과가 어떻게 고객 창조로 이어지는가’를 직원들이 함께 논의하고 답
을 공유해야 한다. 이것이야말로 고객을 창조하는 조직을 만드는 비결이다. 매니저는 지엽적인 과제에
빠지기 쉬운 직원들의 의식을 성과와 공헌으로 향하게 할 책임이 있다.
마케팅의 성패를 가르는 질문
좋은 기업을 한마디로 정의한다면 무엇일까? 바로 ‘고객을 창조하는 기업’이다. 참고로 기업이 제공하
는 제품 및 서비스의 가치를 인정하고 그것에 대해 기꺼이 비용을 지불하는 사람을 우리는 고객이라고
부른다. 한 명이라도 많은 고객을 만들고자 직원들 각자가 강점을 발휘하고 약점은 보완하며 커뮤니케
이션하는 조직, 사소한 문제보다 고객 창조라는 목적을 향해 다양한 역량을 지닌 사람들이 협력하는
조직, 이런 조직이라면 실적은 올라가고 일자리도 유지되며 새로운 사업도 순조롭게 성장한다. 그 결
과 조직에 속한 사람들은 경제적ㆍ정신적으로 행복해지고 그들의 가족도 행복해진다.
드러커가 고객과 고객 가치에 중점을 둔 매니지먼트 이론을 강조한 이유는 무엇일까? 그것이 인간과
사회를 행복하게 만드는 토대가 되기 때문이다. 근로자가 고객이 원하는 가치를 만들어 내는 데 전력
을 기울이면 창의성이 살아나고 일할 보람도 높아진다. 그렇게 되면 결과적으로 회사와 사회의 경제적
효과도 커진다. “우리의 사업이란 무엇인가?” “고객은 누구이며 그들은 우리 회사의 무엇을 가치 있게
보는가?” 이런 질문에 직원들이 진지하게 답을 찾고 모든 활동이 이러한 물음으로 시작되는 조직이야
말로 좋은 마케팅을 실천하는 조직이자 고객을 창조하는 조직이다.
혁신의 원칙 행운의 여신을 기다리지 마라
드러커의 경영 이론에서 혁신은 중요 주제다. 드러커는 혁신 없는 조직은 살아남을 수 없으며 조직의
총합인 사회도 성립하지 못한다고 단언했다. 매니저가 갖추어야 할 요건으로 그가 혁신을 꼽은 이유가
여기에 있다. 한편 내가 드러커 경영대학원에 지원할 당시 학교 이념에 “드러커의 매니지먼트 철학을
계승한 우리는 매니지먼트란 인간적인 행위라고 믿는다.”라는 구절이 있었는데, 이는 이익 극대화를
위한 비즈니스 도구로서가 아니라 ‘인간을 위해’ 매니지먼트를 배운다는 강한 신념이 담겨 있다.
경영을 이렇게 인간적인 측면에서 생각하면 창조나 혁신이 필수적이라는 사실을 알게 된다. 다만 사람
이 모이는 조직에서 혁신이 지나치게 기술적인 부분에 국한되고 큰돈을 투자해야만 실현 가능한 일로
인식되는 것은 우려스럽다. 그렇게 되면 경영진은 투자 대비 효과를 고려해 혁신을 우선순위에서 배제
해 버린다. 이 시점에 드러커의 다음 말을 기억할 필요가 있다. “기업의 유일한 목적은 고객 창조다.
이것을 만족시키기 위해 기업은 마케팅과 혁신, 2가지 기능만을 갖는다.” 마케팅은 고객의 니즈를 파악
해서 제품과 서비스를 제공하는 활동이며, 혁신은 고객에게 새로운 만족을 창출하는 활동이다.
변화가 시작되는 찰나를 포착하라
매니저는 어떤 질문을 던져야 하는가? ‘어떻게 하면 이 M&A를 성공시킬 수 있을까’, ‘어떻게 하면 이
프로젝트를 성공시킬 수 있을까’를 고민하기 전에 ‘혁신이란 무엇이며 어떻게 하면 혁신을 성공적으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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피터 드러커 어떻게 경영할 것인가
실현할 수 있을까’에 초점을 맞춰야 한다. 그렇다면 대체 혁신이란 무엇인가? 혁신의 사전적인 의미는
‘생산성이 낮은 영역에서 생산성이 높은 영역으로 돈, 인간, 시간과 같은 자원을 이동시키는 것’이다.
드러커는 여기서 한발 더 나아갔다. 드러커는 이러한 정의만으로는 혁신을 일으키는 사람의 가치관이
나 사고방식이 무엇인지 완벽하게 설명할 수 없다고 생각했다. 그래서 그는 『기업가정신』에서 다음과
같이 혁신을 새롭게 정의했다. ‘혁신이란 변화를 기회로 이용하기 위한 수단이다.’
솔직히 말하면 처음엔 이 정의가 납득되지 않았다. 그러다 졸업 후 신규 사업 개발과 관련된 일을 하
면서 고민에 빠졌을 때 다시 이 문장을 읽고서 눈이 번쩍 뜨였다. 혁신이나 신규 사업의 기회를 포착
하려면 세상이 변화하고 있다는 것, 우선 그 점에 주목해야 한다는 사실을 깨달았다. 변화를 비즈니스
기회로 활용하는 마인드, 이것이야말로 드러커가 전하고자 했던 메시지였다.
일곱 가지 변화로 읽는 혁신 타이밍
드러커는 『기업가정신』에서 혁신을 일으킬 기회를 포착하려면 다음의 일곱 가지 요소를 유심히 살펴
야 한다고 말했다. ‘① 예기치 못한 일(The Unexpected) ② 불일치(Incongruities) ③ 프로세스상의 니
즈(Process Needs) ④ 시장ㆍ산업 구조(Industry and Market Structures) ⑤ 인구 통계(Demographics)
⑥ 인식 변화(Changes in Perception) ⑦ 새로운 지식(New Knowledge)’ 참고로 ①번부터 ⑦번은 발견
하기 쉬운 순서로 나열된 것이다. 신기술이나 새로운 지식을 발견해 혁신을 일으킬 수도 있지만, 그러
려면 많은 시간과 투자가 필요하고 그럴수록 기회는 줄어든다. 반면 예기치 못한 일의 경우, 관심만
있다면 누구나 발견할 수 있으며 실제로 기업에서 빈번하게 발생한다.
변화라는 폭풍 속으로 뛰어든다는 것
오늘날 변화하는 사회에서 끊임없는 혁신은 기업의 성공을 이끄는 필수 요소다. 마케팅과 혁신이라는
두 가지 기능 중 고객의 니즈를 찾아내 제공하는 마케팅은 기존 사업을 지탱하는 핵심적인 활동이다.
여기엔 상당한 시간이 소요된다. 그런데 마케팅에만 몰두하다 보면 자칫 그 전제가 되는 시장 자체가
사라질 우려가 있다. 필름이나 디지털카메라 산업이 대표적이다. 이처럼 아무리 마케팅을 열심히 해도
누군가 세상의 변화를 포착하고 선점해 혁신을 일으키면 시장 자체가 사라질 수 있다. 이는 혁신을 누
가 언제든 이루어 낼 수 있도록 조직 문화를 바꿔야 하는 이유다.
회계의 원칙 숫자의 가면을 벗겨라
MBA라고 하면 보통 사람들은 회계나 재무처럼 숫자를 다루는 분야를 떠올리곤 한다. 물론 MBA 과정
에서 필수적으로 회계학을 배우기는 한다. 하지만 MBA에서 배우는 회계는 보통 사람들이 회계에 대해
갖는 이미지와는 전혀 다른 학문이다. 드러커 경영대학원에서 배우는 회계는 ‘인간’을 중심에 둔다. 회
계의 숫자와 사업을 이끄는 리더의 의도, 구성원들의 생각과 감정 등을 연결 지어 연구한다.
인간 중심적 사고는 드러커 경영 이론의 근간이다. 그는 이상적인 경영을 실현하려면 숫자와 인간을
하나로 묶어서 생각해야 한다고 늘 주장했다. 드러커 경영대학원에서 배운 회계학 역시 숫자에 매니지
먼트 철학을 접목시켰다. 숫자의 배경에 존재하는 사업 목적, 경영진의 의도, 전략의 방향, 인재 관리
등의 본질을 파악한 뒤 이를 숫자를 사용해 설명할 수 있어야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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피터 드러커 어떻게 경영할 것인가
흔히 기업의 목적은 이윤 추구라고 생각한다. 물론 조직이 커지고, 성장하고, 사회를 발전시키려면 이
익이 뒷받침되어야 한다. 문제는 성과의 지표여야 할 이익이 목적이 되어 버리는 경우다. 이렇게 되면
조직은 본래의 목적을 상실하고 변질되고 만다. 그런 이유로 매니지먼트를 하는 사람은 조직에서 이익
자체가 목적이 되진 않았는지, 이익이 목적과 부합하는 형태로 창출되고 있는지 점검해야 한다.
기업이 존속하려면 생산성을 높여 이익을 내야 하지 않느냐는 반론이 나올지도 모르겠다. 틀린 말은
아니다. 그것 없이는 앞으로 나아갈 동력 자체를 잃게 된다. 여기서 매니지먼트의 역할이 중요해진다.
조직이 생존하기 위해 앞으로 어떤 모습을 지향해야 할지 정의하는 것이 매니지먼트다. 당장 다음 분
기 실적 목표보다 조직이 추구하는 궁극적인 목적을 정하는 것이 먼저라는 이야기다. 회계상의 수치는
어디까지나 그 목적을 이루기 위한 수단임을 잊지 말아야 한다.
드러커는 『자본주의 이후의 사회』에서 단기적인 이익만 추구하여 의사 결정을 하는 기업에 대해 크게
우려했다. 이익 최대화가 목적인 기업은 단기적 시점에서만 매니지먼트를 하게 되며, 그 결과 기업이 가
진 ‘부의 증식 기능’이 상당히 훼손된다는 것이었다. 또한 그는 이런 기업의 경우 실적이 대단히 빠른
속도로 악화될 것이라고 경고했다.
나는 리더를 만날 때면 드러커가 말한 ‘부의 증식 기능’에 대해 이야기를 나누곤 한다. 이 기능은 단순
히 이익을 늘리는 것만을 뜻하지 않는다. 고객이나 인재, 더 나아가 사회 전체로부터 지지받는 기업의
장점을 포함한 의미로 쓰인다. 그런 장점을 가진 회사에는 고객, 사업 기회, 탁월한 인재와 기술 등 조
직에 유용한 부가 모이고 점점 커진다. 실적이 좋을 뿐만 아니라 감동을 주는 제품과 서비스, 조직의 사
명감과 윤리관, 탁월한 인재 육성 개념을 갖춘 회사에는 사회의 부가 저절로 모여들기 때문이다. 그런
기업은 판매나 인재 확보를 고민할 필요가 없다.
숫자 속에 숨은 경영 메시지를 찾아라
이번 장에서는 드러커 경영대학원의 회계 강의에서 깨닫게 된 점들을 다뤘다. 여기까지 읽었다면 회계
와 매니지먼트가 서로 밀접히 연결되었음을 이해했을 것이다. 아무리 거창한 이념을 앞세우고 최첨단
기술을 활용해 생산적이고 효율적인 비즈니스 모델을 추구해도 대차 대조표를 보면 불필요한 투자의 흔
적, 현금화가 어려운 재고, 외상 대금 등이 발견되는 경우가 있다. 이때 숫자만 보고 구조 조정을 단행
하거나 반대로 무리한 투자를 한다면 지속적인 사업 성공은 요원하다. 성공적인 사업을 위해서는 다음
과 같은 질문을 통해 회계 수치와 매니지먼트 과제 및 기업 목표를 연관 지어 전략을 모색해야 한다.
‘① 이 숫자는 조직과 현장의 어떤 현상을 반영하는가? ② 이 숫자의 배경에는 어떤 경영상의 판단이
있었는가? ③ 그 판단은 자사의 경영 비전과 부합하는 것이었나? ④ 어떻게 시장 환경을 파악하고 판단
을 내렸나? ⑤ 결과를 통해 무엇을 배워야 하며 업무 방식을 어떻게 바꿔야 하는가?’
조직 문화의 원칙 조직을 쥐고 흔들지 마라
예전에는 MBA라고 하면 회계나 재무처럼 수치를 관리하는 과목이 주류라고 인식했으나 최근에는 사
람이나 조직을 중시하는 인식이 강해졌다. MBA 외에도 코칭 및 퍼실리테이션을 비롯한 커뮤니케이션
능력에 대한 요구가 증가해 많은 기업의 리더가 관심을 가지고 배우는 중이다. 그러나 이러한 기법들
이 본래 목적이나 본질을 잃어버린 채 실무에서는 지나치게 방법론만을 추구하고 있다는 느낌을 자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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피터 드러커 어떻게 경영할 것인가
받는다. ‘조직의 목적은 무엇인가’, ‘직원의 능력을 최대한 끌어내기 위해서 매니저가 유의할 점은 무엇
인가’, ‘조직이 최고의 성과를 올리려면 무엇이 필요한가’와 같은 본질적인 물음을 등한시한 채, 조직
구조, 기법, 인사 관리 프레임워크 등 세부적인 항목에만 집중하면 어떻게 될까? 조직 이론에는 해박
하지만 정작 팀 매니지먼트에는 서툰 사람이라는 평가를 받을 확률이 높다.
누차 강조하건대 마케팅, 혁신, 회계, 조직론을 통틀어 드러커의 매니지먼트 원칙은 각론이 아니라 총
론(전체 목적)에 있다. 각론에 매몰되면 그만큼 시야가 좁아지기 때문이다. 조직의 성과를 원하는 매니
저라면 다음의 다섯 가지 질문을 생각해야 한다. ‘① 사업의 사명과 목적은 무엇인가? ② 고객은 누구
인가? ③ 고객은 무엇을 가치 있게 보는가? ④ 사업을 발전시키려면 어떤 성과를 올려야 하는가? ⑤
성과 향상을 위해 사람과 조직의 강점을 어떻게 살려야 하는가?’ 전체적인 시점에 포커스를 맞추면 인
간의 에너지는 조직의 목적을 향해 움직인다. 근로자가 자발적으로 능력을 발휘해 생산성을 높이고 성
취감을 느끼도록 하는 것이 매니지먼트의 목적임을 잊지 말자.
조직이 될 것인가, 군중으로 남을 것인가
현대 사회는 조직 사회다. 근무 방식을 비롯해 조직 형태나 근무 형태는 갈수록 다양해지는 추세이지
만, 그래도 사람이 어떤 성과를 내려면 조직의 힘이 뒷받침되어야 한다. 그런데 맨땅에서 사업을 시작
하는 사람을 제외하고 조직은 입사한 회사, 배치된 부서, 사업 현장에 이미 존재하고 있다. 그래서 많
은 사람이 눈앞의 조직을 어떻게 정비하고 관리할지 해법을 찾는 데만 몰두한다. 그런데 그 노력만으
로는 기대하는 성과를 올리기 어렵다.
조직의 존재 여부와 상관없이 매니저에게 필요한 자질은 스스로 조직을 만든다는 태도다. 요컨대 성과
를 내기 위해 구성원들이 그들의 능력을 남김없이 발휘하도록 조직을 창조 혹은 재창조한다는 마음가
짐 말이다. 조직을 만들기 위해 가장 먼저 할 일은 눈에 보이는 제도, 문서 등을 논리적으로 정비하는
것이 아니다. 우선 구성원들이 목적을 공유하고 긴밀히 커뮤니케이션하면서 협동하는 조직으로 만들기
위한 토대를 다지는 것이 중요하다.
나는 강의에서 ‘만원 지하철에서 위급 환자가 생기면?’이라는 비유를 사용해 조직과 군중의 차이를 설
명하곤 한다. 만원 지하철에서 만난 사람들은 특정한 목적을 공유하지 않는 군중(단순히 한 공간에 모
인 사람들)이다. 그런데 만약 지하철 안에서 한 노인이 쓰러졌다면? 서로 모르는 사람들이지만 생명을
구해야 한다는 공통의 목적이 생긴다. 그리고 혼자 힘만으로는 부족하므로 지하철에 탄 사람들과 힘을
모으는 협동심이 생긴다. 이 과정에서 누가 역장에게 연락하고, 누가 노인의 짐을 챙길지 등등 의견을
나누는 커뮤니케이션이 발생한다. 이처럼 군중이 조직이 되려면 다음의 세 가지 요소를 갖춰야 한다.
‘① 공통의 목적 ② 협력 의사 ③ 커뮤니케이션’
그렇다면 실제 직장은 어떨까? 공통의 목적, 동료와 협동하고자 하는 의사, 커뮤니케이션 능력을 모두
갖추었을까? 참고로 드러커가 말하는 조직의 원칙론도 목적, 협동, 커뮤니케이션을 강조한다. 이 원칙
을 망각하면 아무리 최첨단 기법과 분석 기법을 도입하고 논리적으로 완벽한 프로세스와 자료를 준비
한다 해도 이상적인 조직을 만들 수 없다. 그런데 안타깝게도 수많은 매니저가 이 점을 간과한다.
일을 넘어 삶의 의미를 부여하는 경영
드러커는 “리더의 가장 기본적인 조건은 팔로어가 있는 것이다.”라고 말했다. 번듯한 직위가 아닌 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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피터 드러커 어떻게 경영할 것인가
뢰하고 지지하는 사람(팔로어)이 있어야 리더라는 얘기다. 그렇다면 신뢰란 무엇일까? 『피터 드러커의
미래기업』에서 드러커는 신뢰를 이렇게 설명했다. ‘리더를 신뢰하기 위해 그를 좋아할 필요는 없다. 그
에게 동의할 필요 또한 없다. 신뢰는 리더의 말이 진심이라고 확신하는 것이다. ‘진정성’이라고 불리는
진부한 어떤 것에 대한 믿음이다.’ 리더를 좋아하거나 사이좋게 지낸다고 해서 그것이 신뢰의 조건이
되진 않는다. 리더가 자신의 진심과 의도를 자기 언어로 제대로 전달하면 상대는 ‘이 사람은 믿을 만한
사람이다’라고 신뢰할 수 있게 된다. 비록 리더의 의견에 동의하진 않는다고 해도 말이다.
디지털 시대, 커뮤니케이션의 원칙 기술은 조직의 ‘구원자’가 될 수 없다
MBA 과정에서 IT 관련 수업은 필수 과목 중 하나다. 드러커 경영대학원이 소속된 클레어몬트대학교에
서도 IT 관련 강좌가 상당수 개설되어 기업의 경영 간부나 성공한 스타트업 CEO가 강연을 하러 오는
일도 종종 있었다. 그러나 이러한 분위기와는 반대로 IT 기술에 과도한 스포트라이트가 쏟아지는 현상을
경계한 사람이 있었다. 드러커 경영대학원에서 ‘커뮤니케이션과 네트워킹’을 가르쳤던 사미르 채터지 교
수로, 그는 소프트웨어 설계 및 네트워크 이론가로서 유수의 상을 받은 자타 공인 IT 분야의 권위자였는
데, 수업 중 드러커의 말을 인용하며 다음과 같은 질문을 던지곤 했다. “이 정보 시스템 인프라와 이 기
업의 성장 전략은 어떤 연관이 있는가?” “이 정보 시스템은 매니지먼트 관점에서 유효성이 있는가?” “이
정보 시스템을 효과적으로 활용하려면 매니저는 어떤 점에 유의해야 하는가?”
아무리 고성능 정보 시스템이라도 매니지먼트나 전략의 관점에서 평가하고 활용하지 않으면 무용지물
에 불과하다. 기술이 아무리 눈부시게 발전해도 매니지먼트의 주제는 기술이 아닌 인간이기 때문이다.
IT 도구를 활용해도 인간만이 가진 자질과 능력이 발휘되지 않는 사업은 결코 고객의 지지를 받지 못
한다. 이런 이유로 기업이 정보 시스템을 도입할 때는 신중을 기해야 한다. 분위기에 편승해 섣불리
도입했다가 기대되는 효과는 고사하고 막대한 손실을 입을 위험이 있다.
커뮤니케이션, 조직의 현실을 비추는 거울
매니지먼트에서 커뮤니케이션이 중요한 이유는 간단하다. 진정으로 의사소통하는 커뮤니케이션이 없다
면 ‘조직’이라고 말할 수 없기 때문이다. 조직이란 결국 공통된 목표를 가지고 원활하게 의사소통하는
사람들이 협력하고 성과를 올리는 집단이다. 그러므로 조직의 성과에 책임을 지는 매니저는 진정한 의
사소통이 되도록 커뮤니케이션을 이끌어 가야 한다. 커뮤니케이션이 제대로 이루어지지 않는 조직에서
시스템이라는 도구에 투자해 봤자 창조적인 지식은 탄생하지 않기 때문이다.
드러커는 『매니지먼트』에서 이렇게 말했다. ‘커뮤니케이션은 내가 너에게 전달하는 것이 아니다. 우리
중 누군가에게서 다른 누군가로 전달되는 것이다. 조직에서 커뮤니케이션은 수단이 아니라 조직의 모
습 그 자체다. 이러한 개념은 우리가 과거의 실패로부터 배운 것이며 커뮤니케이션을 생각할 때 가장
중요한 기본으로 삼아야 할 결론이다.’ 앞에 언급된 ‘내가 너에게’와 ‘우리 중 누군가에게서 다른 누군
가로’라는 두 문장의 차이점을 이해하겠는가? 미묘한 표현의 차이로 보이지만 실은 이 문장에 드러커
가 설파한 매니지먼트 이론의 핵심이 담겨 있다. 요컨대 조직에서 함께 일하는 사람들은 개별적인 타
인들이 아니라 공통된 목적을 지향하는 동지라는 뜻이다.
조직 내에서 커뮤니케이션이 잘되지 않는다면 자신과 상대를 동지로 생각하고 있는지 자문해 보기 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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피터 드러커 어떻게 경영할 것인가
란다. 상대를 하나의 공동체 안에 있는 존재라고 생각하면 상대방에 대한 이해나 공감이 달라져, 지각,
기대, 요구라는 인간적인 맥락 속에서 의사소통이 가능해진다. 단숨에 거리가 가까워지진 않겠지만 한
걸음씩이라도 상호 이해가 이루어진다. 이것이 바로 드러커가 알려 주고자 했던 커뮤니케이션의 본질
이다. 드러커 경영대학원의 IT 강의에서 내가 배운 것은 다음의 두 가지다.
‘보조적인 수단에 불과한 기술에 과도하게 의존하는 경향을 경계할 것’, ‘매니지먼트 관점에서 기술이
조직이 추구하는 본래의 목적에 어떻게 기여할지 고민할 것’. 매니저는 우수한 기술자의 지식과 기술
을 조직의 성과로 연결시킬 책임이 있다. 기술자와 매니저가 공통의 언어로 상호 이해를 높이고 협력
할 때 비로소 경영과 기술이 융합된 강하고 창조적인 조직이 탄생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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피터 드러커 어떻게 경영할 것인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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