죽음, 또다른 세계로의 여행
P.M.H. 에드워터
임사 체험자인 나는 연구가 삶의 목적인 것처럼 살아왔다.
이 책을 저술하는데 있어서 작가 자신이 임사 체험을 했다는 그 사실이
결코 유리하게만 작용한 것은 아니었다. 어느 현상을 경험한 사람이 바로
그 현상의 연구자라면 어떻게 냉정함과 객관성을 유지하면서 편견에서 벗
어날 수 있겠는가?
바로 그러한 점 때문에, 나는 지나칠 정도로 나 자신에게 엄격하게 굴었
다. 내가 겪은 여러 번의 임사 체험을 죽음으로 인정하지 않았고, 저 세상
을 경험하면서 알게 된 것들, 나의 개인적인 편견, 혹은 다른 이의 연구 보
고서가 이번 연구에 영향을 미치지 못하도록 최선을 다했다. 신뢰성을 확
보하기 위해 모든 사항들을 검토하고 또 검토하였다. 여러 차례에 걸쳐 인
터뷰를 반복하고, 분석과 추론에 상당한 시간을 할애하고, 그래도 부족하여
또 인터뷰를 하고 숲속을 거닐면서 사색에 잠기곤 했다. 여행과 인터뷰는
아무리 많이 해도 만족스럽지 않았고, 필요한 정보를 가지고 있을 만한 사
람들에게 전화를 하고, 명상을 하면서 기도하고, 그리고 또 분석하는 과정
을 되풀이했다. 임사 체험자만 인터뷰를 하고 대화를 나눈 것이 아니었다.
가능하면 그들의 배우자, 자녀, 친척, 친구, 이웃 사람, 직장 동료 그리고
의료진들에게도 정보를 얻었다. 그러한 조사는 일회성으로 끝난 것이 아니
라 지속적으로 이어졌다.
1978년 추수감사절을 일주일 정도 남기고 임사 체험 연구를 결정한 이
후, 나는 열정적으로 이 일에 매달렸다. 그러던 것이 1983년 11월, 세계적
으로 알려진 임사 체험 연구가인 케네스 링이 나의 연구 성과를 책으로 써
보라고 조언을 하는 바람에 더욱 많은 시간과 에너지를 연구에 쏟아 붓게
되었다. 나는 밤낮을 가리지 않고 휴일도 없이 일에 몰두했다. 남편 테리는
늑골 부상으로 수술받은 때를 제외하고 거의 휴식을 취하지 않은 나에게
'수도자'나는 별명을 붙여 주었다.
버지니아 주 해리스버그에 살 때였다. 어느 날 밤에는 너무 연구에 열중
하는 바람에 테리가 집안으로 들어오는 것도 알지 못했다. 나는 이 일에
집중하기 위해 직장을 그만둔 상태였고, 그 대신 남편은 직장을 두 군데나
다니고 있을 때였다. 그는 한 직장에서 퇴근하면 집으로 급히 달려와 한
시간 동안 식사를 하고 다시 다른 직장으로 출근하곤 했는데, 나는 항상
저녁 식사를 준비하면서 그를 기다렸다. 그러나 그 날 밤에는 식사 준비를
잊었을 뿐만 아니라, 어처구니없다는 듯이 나를 바라보는 남편조차 '이방
인'으로 여겼을 정도였다. 나는 그날 이후 다시는 그러한 일이 생기지 않도
록 타자기와 컴퓨터 옆에 여러 장의 남편 사진을 놓아두고 있다.
임사 체험으로 인한 일곱 가지 영향을 설명하면서 '경험을 사유화시킬
수 없음' '인정할 수 없음'과 같은 표현을 사용한 이면에는 연구에 있어서
의 '독립적인 생각'과 절대적인 객관성, 냉정함을 확보하려는 나의 결의가
그 동기로 작용해 왔다. '삶으로의 복귀:임사 체험의 여파Coming back to
Life:The After-effects of the near-Death Experience'가 처음 출간되었을
때, 평론가들은 내가 임사 체험자들을 '일단의병자'취급-나의 어머니도 같
은 생각이었다-했다고 주장하면서 날카로운 비판을 퍼부었다. 나쁜 의도는
아니었으며 그 책에 사용된 단어로 마음의 상처를 입은 사람들에게 진심으
로 사과의 뜻을 전하고자 한다. 그러나 투명성을 목적으로 삼고 있는 한
임사 체험을 다양한 각도에서 관찰하지 않을 수 없었다. 나는 본래의 목적
인 조사 평가 방식을 고수할 것이다. 따라서 그 방식에서 벗어나는 글을
쓰는 경우에도 소설에서나 등장하는 낭만적 표현은 삼갈 것이다.
연구하면서 증명하고, 의문을 던지면서 그것을 규명하려는 나의 강박 관
념적인 행위는 어디서 비롯됐는지, 그 점을 설명하기 위해 다음 세 가지
사실을 말하고자 한다.
첫째, 나는 다섯 살 때부터 주변을 분석하는 습관이 있었다. 보고, 듣고,
만지고, 그리고 느끼는 모든 것들을 세밀히 조사하고, 분리하고, 연구하고,
지켜보면서 관찰하고, 그리고 의문을 제기하는 것이다. 어린 나이에 내 방
식대로 밝혀 낸 진리에 고집을 부리면서 부모님을 비롯한 권위적인 주변
사람들의 주장을 그대로 받아들이지 않게 되었다. 다시 말하면 나는 키우
기가 어려운 아이라는 표현조차 부족할 정도였다.
양아버지 케네스 L. 존슨이 나의 삶속으로 들어온 것은 내가 초등학교 3
학년 때였다. 처음 그를 무서워한 나는 그와 어울리려 하지 않았다. 나의
행동에 대한 앙갚음인지, 그렇지 않으면 신참 경찰관이기 때문인지, 그는
열성적으로 자신의 인터뷰 기술을 다듬었고, 나는 어느새 그 실험의 대상
이 되어 버렸다.
우리는 주로 할인점에서 쇼핑을 했다. 아버지는 어린이들을 유혹하는 화
려한 장난감에 정신이 팔려 있는 나의 어깨를 느닷없이 잡아서 한 바퀴 휙
돌려 똑바로 쳐다보게 하더니 명령했다.
"방금 우리 곁을 스쳐 지나간 여자에 대해서 말해 봐! 그 여자의 머리칼
은 무슨 색이고 길이는? 퍼머는 했니? 안경은 썼니? 그리고 무엇으로 치장
을 했지? 그 여자의 옷을 자세히 말해 봐! 핸드백은 들었고 시계는 찼니?
신발과 스타킹은 어떤 것이었지? 상처나 눈에 띌 만한 특징은?"
때로 우리는 고향인 아이다호 주의 트윈홀스의 메인스트리트와 쇼숀스트
리트의 교차점을 건너기도 했는데, 아버지는 다시 나의 어깨를 잡고 말하
곤 했다.
"...한 남자에 대해서 설명해 봐." 이러한 식의 조사 분석 과정은 3년 정
도 지속되었다. 아버지는 나를 이 세상에서 가장 완벽한 증언자로 만들려
고 했다. 오늘날, 나는 그런 아버지에게 자부심과 사랑 그리고 감사를 아끼
지 않는다. 어린 나와 함께 했던 그 훈련이 나의 인생에 중요한 영향을 미
쳤다.
두 번째, 임사 체험을 하고 난 후 내가 알고 있었던 모든 것들의 가치와
의미가 사라져 버렸다. 나에게 벌어진 일과 그리고 앞으로 벌어질 일을 이
해하기 위해서 전체적인 구도 속에서 나의 위치를 다시 파악할 필요성이
있었다. 임사 현상의 연구에 대한 나의 욕망은 처음부터 평범한 연구가 아
닌 생존의 의미를 담고 있었다. 어떻게 연구를 하고, 비용은 어떻게 조달하
며, 기간은 얼마나 될 것이며, 심지어는 나에게 그런 일을 할 만한 자격이
있는지에 대한 의문조차 들지 않았다. 나는 그저 연구를 시작했고, 앞으로
나가면서 '그 방법론'이 스스로 그 모습을 드러낸 격이었다.
세 번째,저 세상을 헤매고 있을 때, '하나의 임사 체험에 한 권의 책'이라
는 말을 들었다. 여러 가지 지시 사항들을 들었지만 잊어버리고 말았다. 그
로부터 3일 후 내가 메인 주 해변의 명물인 거대한 화강암석에 올랐을 때
켄 링은 나에게 연구에 관한 책을 써보라고 제의를 했고, 잊어버렸던 죽음
에 관한 지시 사항들에 관심을 가져야 한다는 생각이 들었다. 내가 사후
세계에 관심을 기울이고 있을 때, 두 번째와 세 번째의 책에는 '미래의 기
억Futere Memory' 과 '인간 개발을 위한 매뉴얼A Manual for Developing
Humans'이라는 제목이 붙었다. 한동안 제목이 없었던 최초의 책 '삶으로
의 복귀Coming Back to Life'는 나의 글들이 실렸던 국제임사체험연구회
의 협회지 '바이탈 사인'의 칼럼 제목에서 따온 것이다. 나는 그 칼럼에서
책의 내용을 소개하면서도 그 저술 방법에 대해서는 언급하지 않았다. '삶
으로의 복귀'는 앞으로도 계속해서 단행본으로 인쇄될 것이지만 '미래의 기
억','인간 개발을 위한 매뉴얼'과 함께 3부작으로도 자리를 잡을 것이다. 3
부작은 1995년 말에 끝냈다. 이 책을 쓰면서 나는 죽음과, 일생의 목표로
삼은 그 일에 모두 15년이라는 세월을 쏟아 부은 셈이다. 그 집념은 마음
의 짐이기도 하면서 또한 기쁨이기도 했다. 실망하고 좌절하여 일이 지연
되는 경우가 아주 많았다. 남편의 수입만으로는 생활할 수 없어서 전국에
서 가장 규모가 큰 '900'으로 번호가 시작되는 전화 상담 서비스의 심령 카
운슬러로 일했다.
그들은 1년 반 동안 전국에 방영된 두 편의 상업 광고에 나를 모델로 세
웠다(마루에 앉아서 돌멩이를 던지는-룬 캐스팅-은빛 머리카락의 할머니같
은 사람이 바로 나였다). 다른 상담원들이 어떤 방식으로 일하는지 알지
못했지만, 나는 사람들의 결정에 도움이 되도록 최선을 다했고, 그리고 필
요한 경우에는 그들에게 영감을 주려고 노력했다. 그러나 사람을 현혹시키
려는 짓은 절대로 하지 않았다. 그저 재미 삼아 전화를 연결한 사람에게는,
당장 수화기를 내려놓고, 그의 욕구를 충족시켜 줄 다른 사람에게 다이얼
을 돌리라고 조언해 주었다. 마음속에서 우러나오는 웃음소리와 점잖은 목
소리가 좋다면, 언제라도 나에게 전화를 걸어도 좋다. 경제적으로 쪼들리는
사람은 전화사용에 신중해줄 것을 부탁한다.
나는 이해와 관심을 아끼지 않은 전문 심령 카운슬러 네트워크의 모든
직원, 특히 마이크 워렌에게 심심한 사의를 표한다. 그들은 모두 나에게 잘
해 주었다. 사실 이러한 일이 항상 즐거운 것은 아니었다.(낮에는 하루 종
일 연구를 하고 밤에만 일을 한다.)그렇지만 도움이나 정보를 구하기 위해
나에게 전화를 걸어 주는 사람들에게 많은 것을 배워왔다. 그들의 삶에 내
가 관여할 수 있다는 것이 나에게는 얼마나 큰 특권인가! 이유야 어떻든
간에 나 혹은 다른 직원과 연락하기를 원하는 사람은 (410)486-6452로 전
화하면 된다. 심령 카운슬러라는 직업이 내가 추구하는 일과는 동떨어진
난센스적인 요소를 내포하고 있어서, 이 사실을 털어놓기가 썩 내키지 않
는다. 그러나 나 같은 상담원 중에는 훌륭하고 탁월한 사람들이 있고, 나
역시 그 일이 자랑스럽다. 3부작을 마치면서 그림을 완성한 느낌이 든다.
얼마나 대단한 것인지는 모르겠지만 강박 관념은 참으로 견디기 힘든 것이
다.
1.임사의 특징
1장 임사 현상
죽음은 느닷없이 찾아왔다. 1977년 1월에 두 번 그리고 두 달 후에 나는
죽음을 넘어 저세상에 갔고, 또한 그것을 말하기 위해 세상으로 다시 돌아
왔다. 그 경험 후 나는 전혀 다른 사람이 되었다. 어떻게 그럴 수 있었을
까? 죽음이 무엇인지 아는 순간 그리고 그 비밀을 엿보는 순간, 인생의 개
념은 180도 달라지고 만다.
첫 번째 죽음은 유산에 따른 심각한 출혈 때문이었고, 그로부터 이틀 후
에 경험한 두 번째 죽음은 오른쪽 허벅지에 혈전증이 발생했기 때문이었
다. 엉긴 핏덩어리를 제거했지만 심각한 정맥염이 발병하는 바람에, 의료진
은 손도 쓰지 못하고 그저 지켜보고만 있는 실정이었다. 3월 29일, 나는 육
체적, 정신적 그리고 감정적으로 완전히 죽은 것이나 다름없었다. 죽음이
찾아올 때마다 임사 체험을 했고, 그 체험은 각각 달라서 하나가 다른 체
험으로 이어지는 듯한, 다시 말하면 체험이 계속 진행되는 것 같았다. 처음
에는 주치의를 만났고 그 다음에는 종합병원을 찾아가 진단을 받았다. 의
사는 위기를 넘겼다면서 집에 돌아가 요양하라고 했다. 그러나 세 번이나
중태에 빠졌고, 그 중에 한 번은 부신이 마비되었다는 점에서 그 진단은
잘못된 것이었다. 실질적으로 나의 생명을 구해 준, 자연 치료 요법이 주창
자이며 내과의사인 윌리엄. 라이머가 검진을 했을 때 혈압은 정상인 60에
서 무려 60을 더 초과하고 있었다. 그 증상들이 가라앉고 나서 정상적으로
보고들을 수 있는 훈련과 기는 법, 서는 법, 걷는 법, 계단 오르는 법, 뛰는
법, 왼쪽과 오른쪽을 구분하는 법 그리고 나의 신념 체계를 재건하는 법을
다시 배우게 되었다. 다시 말하면 나의 낡은 집을 다시 수리하는 셈이었다.
육체와 함께 나 자신을.
병원에 입원한 것이 아니라서 사실 내가 죽었다는 것을 임상적으로 증명
할 수는 없다. 내가 죽었다는 것은 의사의 말이었고, 또한 나의 의견이기도
했다.
그 다음해에 엘리자베스 퀴블러-로스를 만났는데, 그녀는 임사 현상을
설명하고 나서 내가 임사 체험자라는 사실을 확인해 주었다. 시카고 오헤
어 공항에서 이루어진 그녀와의 대화는 나의 인생의 전환점이 되었다. 그
때까지 의사인 레이먼드 묻 주니어에 대해서는 들어본 적이 없었는데 그는
'생후 또 하나의 생'이란 베스트 셀러에서 임사라는 단어를 처음으로 사용
하고 그 현상을 세상에 널리 알린 사람이었다. 그때까지 내가 알고 있는
것이라고는 내가 세 번이나 죽었다가 멀쩡히 살아난, 다시 말하면 의학적
인 기적을 경험했다는 것뿐이었다. 엘리자베스의 설명은 도움을 주긴 했지
만 충분한 것은 아니었다. 나는 더 많이 알고 싶었다. 지금껏 내가 살아온
삶이 그랬듯이 나의 내적 욕구에 그대로 반응했다. 밖으로 나가 스스로 조
사하라. 직접 경험자를 찾아가 말을 들어보라.
때로 나는 그 사람들을 집으로 직접 찾아갔다. 나의 경험을 말하는 자리
에는 항상 임사 체험자들이 청중으로 참석하고 있었다. 일상 생활 속에서
나와 같은 사람들과 마주치는 것처럼, 그리고 나중에는 직업의 성격상 여
행을 하다가 그런 사람들을 만나게 되었다. 임사 체험자는 어디서고 만날
수 있었다. 조지아 메콘 근처의 트럭 정류장, 미넨아폴리스의 거리, 워싱턴
디시의 사거리, 플로리다 마이애미의 어느 호텔 로비 등등. 임사 체험자들
은 내게 그런 경험이 있다는 것을 알아챘는지, 만나자마자 바로 임사 체험
에 대한 진지한 대화에 빨려 들어갔다. 나는 쉬지 않고 질문을 던졌고, 그
들은 진지한 관심을 가지고 이야기에 열을 올렸다. 어떻게 그런 일이 있을
수 있는지 이해할 수 없는 일이었다.
대화는 그런 식으로 흘러갔고, 할 수 있다고 생각한 그 이상으로 더 많
은 질문을 던질 수 있었다. 그 과정에서 많은 것을 배울 수 있었을 뿐만
아니라 만나 본 3천여 명의 임사 체험자의 눈에 비친 나의 경험을 반추하
여 돌아볼 수 있었다. 만나 본 임사 체험자의 대부분은 미국에 살고 있지
만 캐나다, 영국, 프랑스, 베릭에, 멕시코, 이집트, 사우디아라비아, 러시아,
우크라이나, 그루지아, 아이티 그리고 케내에 살고 있는 사람도 있었다. 여
기서 확실히 해둘 것이 있다. 나에게 일어난 일을 규명하고자 하는 노력이
무려 15년 동안이나 낮과 밤도 없이, 모든 정열을 소비해야하는 장정으로
이어질 줄은 꿈에도 생각하지 못했다는 점이다. 나는 냉전을 잃지 않기 위
해 노력했다. 1978년 추수감사절 일주일 전에 버지니아 미들타운에서 연설
을 하고 나서 두 명의 임사 체험자들과의 행복한 만남이 있고 나서 내가
연구자로서 어떻게 해야 하나가 결정되어 버렸다.
그들의 말을 주의 깊게 들으면서 자신들의 경험을 말하도록 권유하였고,
"그리고요" "오, 그랬어요?" 혹은 "더 자세히 야기해 주세요"라면서 더 많
은 것을 끌어냈다. 그들의 몸짓과 눈빛, 사람들의 그들에 대한 관심도 그리
고 보디 랭귀지도 기록하였다. 그뿐만 아니라 가능하면 임사 체험자의 집
을 찾아가 가족, 이웃, 직장 동료 그리고 의료진과도 대화를 나누었다. 임
사 현상을 다양한 측면에서 관찰하고 싶었던 것이다.
지금은 은퇴했지만 경찰관이었던 아버지는 내가 초등학교 3학년 때부터
관찰하는 법을 가르쳐 주었다. 수년간 터득해 온 '순찰하는 경찰관'처럼 조
사하고 분석하는 기술 덕분에 전문 작가나 기자처럼 일을 할 수 있었다.
아버지는 "사람의 말을 곧이곧대로 받아들이지 마라"고 여러 번 말해 주었
다. "확인을 하고, 반대 심문을 하고, 증인을 찾고 그리고 다시 확인을 하
고, 중요한 것은 하나도 빠뜨리지 말고, 방심하지 말아야 한다. 그리고 나
서 네가 관찰한 것과 육감을 비교해라. 직감도 하나의 도구이므로 그것을
사용해라" 아버지는 나에게 많은 것을 가르쳐 주었다. 솔직히 말해서 아버
지에게는 나에게 가르쳐 줄 만한 다른 것이 없었다.
이 이야기를 꺼낸 것은 많은 사람들이 내게 어떻게 연구를 할 수 있었냐
는 질문을 던지기 때문이다. 이 책의 부록인 '조사 방법'에서 더 상세하게
언급되겠지만, 최소한 내가 무엇을 했으며 그 이유가 무엇인지는 말해 주
고 싶다. 사람들의 말을 듣는 것만으로는 만족할 수 없었으며, 나 자신의
경험으로도 역시 만족할 수 없었다. 지금까지 우리가 듣던 것보다, 임사 현
상은 훨씬 역동적으로 복잡하고 풍부해서 우리의 존재, 삶 그리고 죽음에
대해서 많은 것을 말해 준다. 여러분은 페이지를 넘기면서 내가 말하고자
하는 것을 느낄 수 있을 것이다.
그 동안의 나의 관찰이 의사인 멜빈 몰스 박사와 같은 보다 과학적인 연
구자들에 의해 정확한 것으로 밝혀지고 또 증명되었다는 점에서, 마음놓고
나의 발견들을 밝힐 수 있을 것 같다. 학문으로서 자리매김하기에는 너무
나 거리가 멀어 보이는 임사 연구 분야는 이제야 겨우 광대하고 폭넓다는
정보만 밝혀지기 시작했을 뿐이다. 이 책을 통해 연구 재정 확보와 연구
방향 모색을 위한 국제적인 조사가 시급함을 호소하고자 한다.
임사에 대한 최초의 나의 관찰 기록은 '삶으로의 복귀:임사 체험의 여파'
에 포함되어 있다. 이 책은 잡지 '바이탈 사인'에 칼럼에 내 글이 실리면서
비롯되었다. 칼럼 게재는 1981년 케네스 링의 권유에 의한 것이었는데, 임
사 체험에 관한 세계적인 연구자인 그는 임사에 관한 나의 글에서 흥미를
느꼈다고 했다. 나는 임사 체험자 2백여 명을 심층 인터뷰한 내용과 설문
지를 중심으로 그 책을 집필했다. 설문지는 두 집단의 사람들에게 각각 전
달되었는데 한 집단은 랜즈에서 확보하고 있는 명단의 사람들이었고 다른
하나는 이미 전에 내가 인터뷰했던 사람들이었다. 이 방식은 안면이 있는
사람들과 전혀 만난 적이 없는 사람들의 반응에 어떤 차이점이 있는지를
알게 해주었다. 임사 체험 영향의 유형이 드러났고, 그후 보편적으로 인정
받게 되었다('심리적인 영향'이라는 제목이 붙은 8장에 유형의 일곱 가지
주요 요소가 간단히 설명되어 있다).
내가 관찰하고 정밀하게 조사한 것들은 현재의 방법론에 의해 더 높은
차원의 발견으로 이어지게 한다. 그러한 목적을 달성하기 위해 임사 현상
과 그 영향, 의미에 관한 신빙성 있는 간단한 설문지를 준비하여, 긍정적인
면과 부정적인 면을 부각해 보려고 노력했다. 나의 발견은 독자적으로 실
시된 현장 조사(인터뷰, 관찰, 분석)와 전자 감응 경험자에게서 뿜어져 나
오는 파장의 영역을 알기 위한 우편 설문지를 기초로 한 것이다. 이 책에
소개한 사례들은 연구 과정에서 밝혀진 가장 대표적인 것들이다. 관찰에
관한 모든 수치들은 따로 적지 않는 한 나의 분석에서 나온 것들이다. 지
난 15년 동안 무려 3천 명의 임사 체험자들과 인터뷰를 하고 모임을 가졌
지만, 그중 7백 명과의 인터뷰(최초의 인터뷰 2백 건 포함)가 이 책에서 밝
혀지는 발견의 기초가 되었다고 할 수 있다. 적은 숫자의 사람들과 인터뷰
를 했다는 것은 그만큼 심도 있는 내용을 다루었다는 말이 된다. 7백 명
중에 105명이 지옥에 갔다 온 것 같은 무섭고 불쾌했던 경험을 들려주었
다. 7명 중에서 1명꼴로 천당이 아닌 지옥을 갔다온 것으로 임사 체험을
표현했다. 현장 조사에서 밝혀진 내용 중에 이전에 실시되었던 조사와 다
른 점은 이뿐만이 아니었다.
그 동안 전문가나 언론에 의해 밝혀진 임사 체험은 경험자의 체험 그대
로라기보다는 대중들이 듣기 원하는 쪽으로 초점이 맞추어져 왔다. 이러한
경향이 신화를 만들어 내고 신화는 이런 식으로 발전되는 것이다. 임사 체
험자들은 죽음 직전에서 살아나는 특권을 누리면서, 그 보상으로 천국까지
본다. 그들은 이기적인 탐욕과 물질주의에서 벗어나 모든 인간을 사랑하게
되는, 다시 말하면 완전히 변화되어 이 세상으로 돌아온다.
오, 천만의 말씀!
물론 그러한 신화가 아주 근거 없는 것은 아니고, 조사를 하다 보면 그
러한 사례들과 자주 마주치게 된다. 체험 이후의 여파나 의미뿐 아니라 실
제 현상까지도 그리 쉽게 범주화할 수 없다. 임사 체험에 관한 그 모든 화
려하고 광채 나는 이야기의 배후에는 갖가지 어둠과 혼란이 숨어 있다. 이
사 연구를 하다 보면, 보다 완벽한 드라마보다는 '하찮은 것'으로 위대한
이야기를 만드는 '빛에 의한 쇼'를 더욱 선호하는 경향이 있어 왔고 또한
지금도 그렇다는 것을 알 수 있다. 신화는 진리에서 파생한다. 신화는 사실
과 환상을 끌어들여 상징적인 비유 구조로 변화한다. 신화가 독립적이고도
집단적으로 발전하고 변형되는 독특한 과정은 눈으로 볼 수 있고, 또한 터
득할 수 있을 정도이다. 신화 창조의 보편적인 유형은 죽음에 관한 신화에
도 적용된다. 따라서 이 책을 쓰는 목적은 '신의 축복 신화'를 신화의 출처
가 되는 현실 상황에 대입시키는 것이다.
독자 여러분은 이 책을 읽어 가면서, 각각의 임사 체험 사례가 아무리
인상적이고 독특해도(나의 경우를 포함해서) 거대한 그림의 일부분에 지나
지 않음을 알게 될 것이다.
임사 체험자 중 어느 누구도 '슈퍼 스타'는 될 수 없다. 임사 현상은 그
줄거리에 있는 것이 아니라, 그 이후 무슨 일이 발생하느냐에 달려 있다고
할 수 있기 때문이다. 임사 체험의 결과는 어디에서 참다운 가치관과 의미
를 찾느냐 하는 데 있다. 임사 체험에 관한 보고서들은 죽음 후의 삶에 대
해서 설명해 줄뿐만 아니라 육체적 삶이 가지는 놀랍고도 절대적인 경이로
운 생명을 깨닫게 해준다. 이러한 계시는 지금까지 알려진 인간의 능력, 정
신의 범위 그리고 영혼의 존재에 대해 이의를 제기토록 한다.
처음에는 이례적인 일로 취급되어 의학적으로 받아들여지지 않았던 임사
체험은 나이와 장소 그리고 시간을 불문하고 누구에게나 발생할 수 있는
사실적이면서도 문서화할 수 있는 특징을 가지고 있다. 1992년 갤럽 여론
조사는 미국에만 무려 1천 3백만의 임사 체험자가 있다고 밝혔는데, 이는
10년전의 8백만보다 훨씬 늘어난 숫자이다. 이 통계 수치에는 유아와 어린
이들, 타국의 전문가들이 보고한 수치는 포함되지 않았다. 새롭고 풍부한
데이터 덕분에 우리는 비록 문화적인 뉘앙스가 개입되기는 하지만 중국의
체험자들이 노르웨이, 이스라엘, 브라질 그리고 자이레의 경험자들과 기본
적으로 거의 비슷한 경험을 한 사실을 알 수 있다. 비록 표현에 약간의 차
이가 있기는 하지만, 죽었거나 혹은 거의 죽었다가 다시 살아난 사람들에
의해 설명되는 죽음 이후의 삶에는 일정한 형식이 성립될 정도로 동일한
어떤 것이 있다. 일반적인 유형은 다음과 같다.
1.육체를 빠져 나와 허공에 뜨는 기분이다. 육체 이탈 후에 이루어지는
경우로서 '영혼이 떠난'자신의 육체를 정확하고도 구체적으로 볼 수 있고
사람들의 말 또한 들을 수 있다.
2.어두운 터널을 통과한다. 블랙 홀이나 어두운 상황에 직면한다. 보통
움직임과 가속이 붙는 느낌을 동반한다. '바람' 소리가 들리거나 느껴지고,
무엇이 분출되는 듯한 '쉿'하는 소리가 강하게 들린다.
3.어둠 끝에 있는 빛에 접근하거나 그 속으로 들어간다. 온화하고 눈부시
면서 마음을 편안하게 하는 빛이다. 사람, 동물, 식물, 숲으로 우거진 야외
풍경, 심지어 그 빛속에 도시들이 있을 것 같은 느낌이 든다.
4.다정한 목소리, 사람이나 어떤 존재의 영접을 받는다. 전혀 모르는 사
람이나 살아하는 사람, 아니면 종교적인 인물일 수도 있다. '시나리오'의 일
부분인 것처럼 대화가 이어지며 정보나 메시지가 주어지기도 한다.
5.방금 떠난 인생이 한편의 파노라마처럼 펼쳐진다. 출생부터 죽음까지
혹은 그 역순으로 보여지며, 경우에 따라서는 아무런 감정 없이 그저 지켜
보기보다는 그 순간을 다시 경험하고 있는 것 같은 느낌을 받는다. 인생이
한꺼번에 혹은 부분적으로 보여진다. 인생에서 얻은 것과 잃은 것을 평가
해 보고픈 느낌이나 욕구가 들어서, 무엇을 배웠고 무엇을 배우지 않았는
지 알 수 있게 한다. 이 과정에서 다른 존재들이 평가에 참여하거나 조언
을 주기도 한다. 그러한 '기억들'에 평가를 유보하거나 개인적인 일뿐만이
아닌 이 세상에 존재하는 모든 지식들이 그 기억 속에 합류할 수도 있다.
6.시간과 공간에 색다른 감각을 가진다. 시간과 공간이 존재하지 않는다
는 것을 알게 되면서, 논리적이거나 필수적인 것으로 생각할 필요성을 느
끼지 않게 된다.
7.세상으로 돌아오고픈 생각이 들지 않는다. 그러나 예외 없이 그곳에 영
원히 머무르기 전에 이 세상에서 아직 끝맺지 못한 일이 있거나 아직 완수
해야 할 사명이 있다는 것을 실감한다.
8.다시 살아난 것에 실망한다. 육체로 들어가기 위해 자신을 축소하거나
어떻게든 쥐어짤 필요성을 느낀다. 자신의 육체로 돌아오면 더 이상 '저승'
에 있지 않음에 불쾌해하고, 심지어는 분노하거나 눈물까지 보인다. 죽음에
대한 공포가 가라앉거나 사라진다.
이러한 현상들이 모든 사례마다 나타나는 것은 아니지만 최소한 절반 이
상은 해당된다. 그리고 경우마다 약간의 차이를 보이기도 한다. 심지어는
육체를 벗어나 떠돌아다니거나 멀리 살고 있는 친구나 친척을 보기 위해
여행을 했다는 보고도 있다. 그중 몇 명은 만나고자 했던 사람들이 자신의
모습을 알아보았다고 한다. 그들의 육체는 사망한 장소에서 전혀 움직이지
도 않았는데, 완전히 살아있는 모습이었고 더군다마 말까지 했다고 한다.
어떤 이는 병원에서 부음을 알리기 위해 집으로 전화가 걸려왔을 때의 집
안 상황을 설명할 수 있었다. 그때 누가 집에 있었으며 어떤 옷을 입고 어
떻게 치장하고 있었으며, 무슨 말을 했는지 똑같이 설명할 수 있었다. 다음
은 육체 이탈 이후 벌어진 한 예이다. 조지아주 훌에 사는 재즈마인 시다
비아-디레펜티그니는 1979년 말 수술을 받던 중 사망한 경험이 있다.
그 경험은 말로 표현하기 어려울 정도로 매우 놀라운 것이었습니다. 나
는 내 육체 위에 떠 있으면서 사람들의 행동을 볼 수 있었고 그리고 말소
리를 들을 수 있었지요. 나는 잠시 수술실을 떠났다가 다시 그 자리로 돌
아갔습니다. 내가 죽은 이유는 호흡을 할 수 없었기 때문이었지요. 튜브가
목구멍을 통해서 몸속으로 들어가 있었지만 의료진은 코에 산소 마스크를
씌우지 않았습니다. 그뿐만이 아니었어요. 마취제 투약도 과도한 분량이었
답니다. 육체 이탈 중에서도 나는 정신력을 동원하여 오른팔과 손을 움직
이려고 노력했지만 팔들은 몸체와 나란히 퍼져 있었어요. 나는 오른손을
움직여 목구멍에 걸려 있는 튜브를 빼내고 싶었지요. 내려다본 내 얼굴에
서는 눈물이 흘러내리고 있었습니다. 간호사 한 명이 내 얼굴에서 눈물을
찍어냈지만 호흡이 멈추었다는 것과 내가 그녀 곁에 있다는 것을 알지 못
하더군요. 나는 정말로 팔을 움직이려 했지만 몸은 납덩어리처럼 무거워서
꼼짝할 수 없었어요.
육체 이탈 상태에서도 팔을 움직이려는 시다비아-디레펜티그니의 집념은
그만한 보람이 있었다. 고함소리가 오가고 소동이 벌어지면서 목구멍에서
튜브가 제거되고 산소 마스크가 그녀의 입에 씌워지면서 호흡이 되돌아왔
다. 그녀는 열세 살에 병원에 입원했을 떼도 역시 임사를 체험했고, 1991년
에는 세 번째로 죽음을 맞았다. 최근에 있었던 임사 체험은 치명적인 폐렴
과의 투병 중에 벌어졌는데, 그때는 육체 밖에서 존재하는 자신의 영혼을
보았다.
내 앞에 서 있는 나의 영혼을 보았어요. 나의 영혼은 너무나 아름다웠고
가벼워서 마음대로 움직였으며 무릎을 덮는 하얀 가운을 입고 있었어요.
밝으면서 보드라운 하얀 광채가 뿜어져 나오더군요. 영혼이 육체와 떨어져
있던 거리는 8피트 정도였어요. 참으로 이상했던 것은 나는 내 영혼을 볼
수 있었고, 내 영혼은 나의 죽은 육체를 보고 있다는 것이었지요. 나는 백
지장처럼 창백했으며 완전히 시들어 버려 차갑고 생명없는 육체였어요. 나
의 영혼은 온화했으며 마치 천국에 있는 것 같은 느낌이 들더군요. 천천히
멀어져 가던 내 영혼은 내 육체에 "안녕"이라고 작별 인사를 했어요. 영혼
은 빛속으로 들어가기를 원했어요. 그 빛은 둥근 구멍 같았는데 따사롭고
밝았지요
시다비아-디레펜티그니는 두 세계를 동시에 추구하는 느낌을 들려 주었
다. 세상에 남고 싶으면서도 한편으로는 자신의 영혼과 결합하여 빛속으로
들어가고픈 강한 충동을 느꼈다. 또 한번의 입원 후 그녀는 혼란스러워하
면서 방향 감각을 잡을 수 없었다. 삶을 바꾸어 보고 싶었지만 시작도 하
기 전에 망설여졌다. 비록 성당의 신부님이 그녀를 이해한다고는 하지만
의논할 사람이 없다는 사실에 그녀는 비탄했다. 그녀가 느낀 그 비탄은 대
부분의 임사 체험자들에게서 공통적으로 볼 수 있는 현상이다.
임사 상태에서 터널을 본 사람은 인터뷰 대상자 중 반에도 미치지 못했
다. 그러나 대부분은 일종의 재판관이나 자아 판단에 의한 인생 평가에 대
해서는 언급하고 있다. 이 인생 평가에는 자신의 행동이 남에게 미친 영향
도 포함된다는 점에서 아주 중요하다. 한 여인은 자신의 경험을 말하면서
그녀가 죽인 벌레들의 고통을 어떻게 느꼈는지에 대해 괴로워하면서 들려
주었다.
임사 현상 중에서도 가장 많이 보고되는 것은 경험자들이 빛을 보았을
때 주체할 수 없을 정도로 엄청난 사랑의 느낌을 받았다는 것이다. 그 사
랑 안에는 완벽한 평화, 절대적인 수용 그리고 신의 존재가 포함된다. 텍사
스 주의 텍사스시티에 사는 로빈 미셸 할버디어의 경우를 들어보자. 그녀
는 생후 2개월 무렵에 임사를 체험했다. 조산으로 태어났고 더군다나 히알
린 피막병을 가지고 있던 그녀는 오래 살지 못할 것 같았다.
내가 기억할 수 있는 최초의 것은 눈부실 정도로 밝은 빛이었어요. 마치
태양을 쳐다보는 것 같았어요. 그런데 이상했던 것은 거꾸로 선 것처럼 내
앞에 내 발이 있었다는 점입니다. 나는 그저 그 아름다운 빛안에서 둥둥
떠돌아다녔을 뿐, 터널 같은 곳을 통과한 기억은 없어요. 그 빛에서 주체할
수 없을 정도의 온화함과 사랑이 뿜어져 나왔지요. 그 빛안에 사람의 모습
을 한 형상이 서 있었는데 뚜렷한 얼굴은 가지고 있지 않더군요. 그러나
남자였어요. 빛은 그 사람에게서 나오는 것 같았어요. 빛이 내 주위를 둘러
싸자 보호받고 안전하며 사랑받는다는 느낌을 강하게 받았어요.
지금 생각해 보니 빛속에 있던 사람이 정신력에 의한 텔레파시 같은 걸
로 나에게 말을 하더군요. "돌아가야 한다. 지금은 올 때가 아니다"라고요.
너무나 기쁘고 평화스러워서 그곳에 그냥 남고 싶었어요. 그런데 그 목소
리가 다시 나에게 말을 하더라고요. 아직은 나의 때가 아니다, 나에게는 해
야 할 일이 있으며, 그것을 마친 후 돌아오라고요.
나는 말을 할 수 있는 나이가 되자 바로 부모님에게 그 이야기를 들려주
었지요. 당시에 나는 다른 사람들도 모두 그런 경험을 하는 줄 알았거든요.
태어나자마자 들어가 있던 큰 유리관, 빛속에 그 사람 그리고 그가 한 말
을 부모님에게 전해 주었어요. 부모님은 내가 말하는 그 유리관을 인큐베
이터로 받아들였지요. 당시에 아버지는 의과대학생이었고 임사 체험에 관
한 책을 읽었기 때문에 내가 임사 체험을 했다고 판단했어요. 그로부터 몇
년 후, 내가 다시 그 주제를 입에 올렸을 때 어머니는 내가 임사 체험자라
는 사실을 들려주었지요.
다섯 살 때부터 교회에 나가기 시작한 나는 성경에서 예수님 그림을 보
고서, 어머니에게 빛속에 있었던 그분이라고 말했어요. 조산으로 태어났기
때문에 아직 나는 건강상 많은 문제를 가지고 있어요. 그러나 죽음에 대해
고민하는 사람들을 도와야 한다는 강한 충동을 느끼고 있고, 불치병을 앓
는 사람들에게 죽음에 대해 말하고 싶은 욕구를 저버릴 수 없어요. 나는
저 세상에 가보았고, 사후 세계에 대해서는 전혀 걱정 할 필요가 없다는
것을 잘 알고 있습니다.
성인이나 어린이들이 저 세상에서 동물의 영접을 받는 경우도 있는데,
특히 좋아하는 애완동물이 죽은 경우에는 더욱 그랬다. 그러나 동물 천국
을 보았다는 쪽은 어린이뿐이었으며, 일부는 사람이 있는 천국에 도달하기
전에 반드시 동물 천국을 통과해야 한다고 주장하기도 한다. 물론 성인들
의 경우도 그에 못지 않게 놀라운 경험을 할 수 있다. 뉴욕의 유명한 언론
인이자 나중에는 심령학자가 된 브라이스 본드가 사망하기 몇 년 전에 자
신의 경험담을 나에게 들려주었다. 솔방울에 지독한 알레르기 반응을 일으
킨 그는 병원으로 급송되었다. 그는 갑자기 긴 터널을 통과하여 밝은 빛으
로 인도되었다고 회상했다.
나는 개짖는 소리를 들었습니다. 나를 향해 달려온 녀석은 전에 키웠던
검은 푸들 페페였습니다. 페페를 보자 감정의 수문이 열리는 것 같은 느낌
이 들었지요. 나는 눈물을 글썽였고 녀석은 내 품에 뛰어들어 내 얼굴을
핥았습니다. 페페를 안고 있을 때의 느낌은 세상에서 녀석을 경험했을 때
보다 더욱 사실적이고도 현실적이었습니다. 페페의 냄새를 맡을 수 있었고
느낄 수 있었으며 숨쉬는 소리를 들을 수 있었습니다. 게다가 녀석의 기쁨
까지 감지할 수 있었어요.
녀석을 땅위에 내려놓고 양아버지를 포옹하기 위해 앞으로 걸어나갈 때,
매우 큰 음성이 또렷한 의식 중에 들려왔습니다. "아직은 일러!"라고요. 나
는 왜냐고 고함을 질렀지요. 그때 내면의 소리가 다시 들리더군요. "지금까
지 무엇을 배웠고 누구를 도왔냐?"고요. 나는 말문이 막혀 아무런 대꾸도
할 수 없었어요. 그 목소리는 내 몸안에서뿐만 아니라 밖에서도 들리는 것
같았습니다. 잠시 멈춰서서 그 질문에 대해 생각하지 않을 수 없었습니다.
내가 무엇을 배웠는지 그리고 누구를 도왔는지 대답할 수 없었어요. 내가
그 질문에 대한 답을 찾고 있을 때, 페페가 내 주변에 있는 것이 느껴졌습
니다. 그때 다시 개 짖는 소리가 들리더니 역시 전에 내가 데리고 있던 다
른 녀석이 나타났어요. 나는 그곳에 합류하고 싶었습니다. 그곳에 남고 싶
었던 거지요. 정말로 세상으로 돌아오고 싶지 않았습니다.
브라이스는 또한 그보다 먼저 세상을 떠났던 모든 친척들의 뜨거운 환영
을 받았다. 그들은 그가 세상에서 마지막 보았을 때보다 젊고 건강했으며
행복해하는 육체와 얼굴을 가지고 있었다. 떠날 때가 되자 그는 지나온 터
널로 되돌아 왔고, 정신을 차리자 자신의 팔에 피하 주사 바늘이 꽂혀 있
는 것을 발견할 수 있었다.
"나는 '돌아오신 것을 환영합니다'라는 말을 들었습니다. 누가 그 말을
했는지 묻지도 않았고, 또 사실 알고 싶지도 않았습니다. 의사는 내가 10분
넘게 죽어 있었다고 말해 주더군요."
내가 알아낸 또 다른 사실은 성인 체험자들이 죽은 자녀들을 만난다는
점이다. 이러한 경우는 남자보다는 여자에게 더욱 많다. 어린이들, 심지어
유아들도 죽음을 경험하는 동안 예외 없이 자신보다 먼저 세상을 떠난 형
제자매를 만났다. 그들은 어떻게 세상을 떠났는지에 대해서 말해 주었는데,
사산이었는지 아니면 태어나자마자 죽었는지, 유산이었는지, 그렇지 않으면
낙태에 의한 것이었는지 등등이다. 때로는 미래에 태어날 형제자매가 나타
나서, 자신을 소개하면서 자신에게 붙여질 이름까지 알려준 예도 있었다.
어린이가 그런 사실을 알기란 절대로 불가능하지만, 어린 체험자가 자신의
과거나 미래의 형제자매에 대해서 틀리게 말하는 경우를 한번도 접해 보지
못했다.
지금까지 언급한 것은 임사 현상의 한 예에 불과하다. 지금부터는 더욱
구체적인 설명으로 들어가겠다. 죽음에 직면했거나 사망한 경험이 있는 성
인의 3분의 1가량이 임사를 체험한다. 멜빈 몰스 박사와 워싱턴 시애틀에
거주하는 사회사업가 킴벌리 클라크 샤프의 공동 연구에 의하면 어린이의
경우에는 75퍼센트 이상이 임사를 체험한다고 한다. 그리고 실질적인 죽음
에 더욱 근접해 있을수록 그런 경험의 확률은 높다. 현대의 기술과 발전된
소생술은 임사 체험을 더욱 많이 들을 수 있도록 하는 것 같다. 그러나 약
품은 그런 일에 기여하지 못한다. 대부분의 임사 체험은 그 체험이 끝날
때까지 약품을 투약 받지 않은 사람들로부터 나온다. 연구 결과들은 한결
같이 약품, 특히 발리움이나 마취제에서 사용되는 화학품 그리고 알코올
등은 임사 현상을 저해한다고 밝히고 있다.
위스콘신 매디슨에 위치한 '오크우드 건강 유지 및 은퇴자를 위한 센터'
의 간호부장인 수 숀베크는 '위스콘신 스테이트 저널'에 게재한 논문에서
산소 부족도 임사의 원인이 되지 않는다고 주장했다. 그녀는 물론 그러한
사실을 내세운 수많은 사람 중의 한 명에 지나지 않는다. 산소량의 변화에
따라 환자가 혼미에 빠져 환각 상태를 경험할 수 있지만, 임사 체험의 가
장 큰 특징은 경험자들의 표현이 매우 구체적이고 경우에 따라서는 몇 년
의 세월이 흘러서도 기억할 수 있을 만큼 선명하다는 점이 다르다. 실제로
죽었던 사람이 다시 살아나 임사 체험을 들려준 일은 없으며, 임사 체험이
란 죽음이 보다 가까이 다가왔다는 증거를 보여주기위해 두뇌에서 벌어지
는 현상이라는 주장을 들은 바 있다. 그렇다면 지금 버지니아 스톤튼에 살
고 있는 리키 브래드쇼의 경우를 어떻게 설명할 수 있을까?
1975년, 브래드쇼는 거대한 식품점 주차장에서 후진하던 두 대의 자동차
에 몸이 깔리고 말았다. 공포에 질린 운전사들이 황급히 차를 들어올릴 때
까지 그의 몸은 밑에 깔려 있었다. 병원으로 후송된 그의 몸은 사망 선고
를 받고 한쪽 구석에 놓여 있었다. 마침 의과대학생들이 그 시체를 발견하
고서 실험용으로 사용할 수 있도록 요구했다(그 병원은 대학병원이었다.).
'살아있는 환자'처럼 누워 있는 새로운 실험 재료를 얻은 미래의 의사들은
팔다리를 펴보면서 이곳저곳을 만져 보았다. 그러는 동안 한 시간이 지났
고 '장난 삼아'연결한 심전계가 소리를 내며 선이 그려지는 것을 한 학생이
발견했다. 시체에 생명이 돌아온 것을 모르고 기계 고장인 줄 알고 상급자
가 달려왔다. 그 내과 의사는 심전계의 그래프가 일회성이 아닌 지속적으
로 그려진다는 사실을 알게 되었다.
그후로 2년 동안 24번의 수술을 받아야 했지만 리키 브래드쇼의 생존은
의학사에 새로운 획을 긋게 되었다. 그가 임사, 그것도 아주 긴 체험을 한
것은 물론이었다. 임사 상태에 있으면서 그는 의대생들이 자신의 몸에 무
슨 짓을 했는지 보았을 뿐만 아니라, 다른 곳도 찾아가 보았다. 그는 육신
으로 돌아가야 한다는 요구에 부응한 '대가'로 역사의 처음부터 마지막까지
볼 수 있었다고 한다. 분명히 그는 돌처럼 차갑게 식어 있었다. 그렇지 않
다면 그는 어떤 상태였단 말인가?
또 조지 도로나이아의 사례는 어떻게 설명할 것인가? 그루지아 트빌리시
에 살고 있던 도로나이아는 공산당에게는 말많은 반동이었다. 그는 1976년
KGB요원이 운전하는 자동차에 두 번이나 치였다(두 번이나 치인 것은 그
암살 시도에 실수가 없도록 하기 위해서였다). 그는 병원으로 후송되었고
바로 사망 선고를 받았다. 그의 시신은 병원 안치실로 옮겨졌다. 트빌리시
시의 안치실은 미국과는 다르다. 시체는 부검 혹은 다른 장소로 옮겨지기
전 3일 동안 즉시 냉동되어 보관된다. 로도나이아의 시신은 3일만에 냉동
칸에서 나와 부검실로 옮겨졌다. 의사들이 그의 몸통 밑부분을 잘게 자르
기 시작했다. 칼날이 살을 파고들 때, 도로나이아는 억지로 눈을 뜨지 않을
수 없었다. 그의 눈이 다시 열리고 나서야 의사는 뒤로 물러서면서 비명을
질렀다. 믿거나 말거나한 일이지만 그 부검실에는 로도나이아의 삼촌이 의
사로 참석해 있었다. 근대 역사상 가장 희귀한 임사 체험이라는 점에서 ,
조지 로도나이아의 경우를 초자연적인 경험을 소개하는 장에서 더 심도 있
게 다루고자 한다. 이 경우에는 의심이 개입할 여지가 없다. 그는 정말로
죽어서 얼음처럼 차가운 시체가 되어 있었다.
조지 로도나이아의 사례는 임사 체험의 전 분야뿐만 아니라 '임사'라는
단어의 정의에 이의를 제기하게 한다. 줄리안 A.마일크스의 경우도 이에
해당된다. 내가 마일크스를 만난 곳은 롱아일랜드 사운드로 향하는 흔들거
리는 기차칸이었다. 나는 뉴욕 시오셋에서 있을 임사 연구자 모임에서 연
설하기로 되어 있었다. 마일크스는 교사직에서 은퇴한 사람으로 타임 스케
어에서 연주회 티켓을 사고 집으로 돌아가는 길이었다. 그가 들려준 내용
은 다음과 같다.
어느 날 오후, 어머니와 함께 차를 타고 호수로 향하고 있었습니다. 아버
지는 일을 마치고 나중에 온다고 했지요. 그날 저녁 식사에는 손님들이 오
기로 되어 있었어요. 차를 타고 가는데 어머니가 길가에 야생화를 발견하
고는 차를 세우라는 거예요. 꽃을 꺾어 테이블에 놓으면 아름다울 것이라
면서요. 나는 차를 우선 길가에 세웠지요(큰 고속도로는 아니었다). 나는
차를 주차하고 나서 꽃을 꺾기 위해 비탈길로 내려갔습니다. 꽃을 막 꺾어
들었을 때 위에서 소리가 나더니 갑자기 차가 나를 향하여 정면으로 내려
오는 것이었습니다.
위를 돌려다보면서 죽음을 피할 수 없다고 느끼는 순간, 나는 육체에서
분리되었고, 전혀 다른 각도에서 그 사고가 발생하는 것을 지켜보았습니다.
그 동안의 인생이 바로 눈앞에서 펼쳐지는데, 그 순간부터 하나하나가 모
두 거꾸로 지나가더군요. 나는 그저 수동적으로 신기한 장면을 흥미롭게
지켜보는 느낌이었습니다. 그후로 임사 체험에 대해서 얼마나 많이 생각을
했는지 모릅니다. 비록 여기에 앉아서 당신에게 내 이야기를 들려주고는
있지만, 마치 어제 일처럼 생생해요.
마일크스는 부상을 입지 않았다. 가속이 붙어 달려 내려오던 자동차는
진로를 바꾸어 지나쳐 버렸다. 최후의 종말에 대한 공포, 죽음 외에는 다른
대안이 없는, 희망이 전혀 보이지 않는 공포만으로도 인간은 거의 죽음의
상태에 이르는 경우였다. 반드시 병에 걸리거나 부상을 당하거나 혹은 육
체적 충격이 있어야만 일어나는 일이 아니다. 여기에서 제시되는 사례들은
지금까지 우리가 알고 있던 임사 현상에 대해 재검토하게 한다. 그리고 재
검토에는 연구 범위의 확대가 필수적이다. 분명한 것은, 실제의 경험은 텔
레비전의 토크쇼나 대중 잡지 등에서 소개되는 그저 달콤하고 단순하고 경
이로운 것 이상이라는 점은 분명하다.
임사 현상을 재검토하기 위해 먼저 자살의 경우부터 살펴보자. 자살 경
험은 그리 무서운 것이 아니었다. 기존의 통념과는 달리 대부분의 자살로
인한 임사 시나리오는 긍정적이거나, 그렇지 않더라도 인생과 삶에 대한
중요성을 설명하는 것이었다. 내가 비록 초자연적이건 심층적이건 어쨌거
나 자살 경험에 대해서 알아야겠지만, 자신이 사랑을 받고 그리고 특별한
존재라고 믿게 하는 무슨 일이 발생한다는 것은 그 일에 관계된 사람들에
게는 더할 나위 없는 기적이라고 본다. 자살 시도로 임사를 경험한 사람들
은 다른 경우의 임사 체험자와 마찬가지로 사명 의식을 가지고 생명으로
돌아온다. 그 사명이란 자살 가능성이 있는 사람들에게 자살이 해답이 될
수 없음을 말해 주는 것이다. 예를 들어서 어느 젊은이(이름을 밝히고 싶
어하지 않았다)의 말을 들어보자.
그 일이 있은 후, 나는 한번도 자살을 도피처로 생각해 본 적이 없습니
다. 자살은 나 자신에 대한 계약 위반이며 천당으로 가는 길도 아닙니다.
진심으로 당신의 연구에 행운이 함께 하기를 빌며, 나의 경험이 자신의 생
명을 빼앗으려는 사람의 행동에 제동을 걸 수 있기를 바랍니다. 자살은 상
상할 수 없을 정도의 파괴입니다.
자살로 인한 임사는 문제와 갈등을 잠재우며, 곤혹스러움을 교묘히 모면
하게 하여 육체의 옷을 입고 있을 필요성을 더욱 부각시켜 줄 수도 있다.
경험자들은 보통 자살이 해결할 수 있는 것은 아무것도 없으며, 임사 체험
을 오히려 용기와 힘 그리고 영감의 원천으로 삼으면서 놀랍도록 새로운
원기가 회복되어 돌아온다.
그러나 자살 시나리오 모두가 긍정적인 것은 아니다. 어떤 경우는 자살
을 유도했던 원래의 문제보다 더욱 악화되어 부정적인 작용을 한다. 그러
나 이를 촉매제로 삼아 건설적이고 장기적인 해결책을 찾을 수 있도록 도
움을 줄 수 있다면 그 파괴적인 성격은 변화될 수 있다. 그러한 변화는 내
면의 각성, 혹은 사태를 호전시키지 않으면 그 경험이 자신의 마지막 운명
의 예고일 수 있다는 두려움에서 나온다. 그뿐만이 아니다. 자살에는 또다
른 면이 있다. 그것은 바로 임사 체험이 차후에 자살을 고려하거나 시도하
는 행위를 막지 못한다는 사실이다. 대부분의 연구자들이 그 반대의 주장
을 내놓고 있지만 내가 관찰한 결과는 그렇지 않았다. 임사 체험, 특히 천
국을 다녀온 듯한 경험은 자살에 부정적으로 작용할 것처럼 보이지만 반드
시 그런 것만은 아니다. 우리 자신으로부터도 자신을 지킬 수 없는데, 임사
체험을 한다고 해서 우리를 구할 수 있는 것은 아니다.
나와 오랫동안 접촉했던 한 여자는 임사 체험을 하고 오랜 세월이 흐른
후 자살을 시도하여 두 번이나 병원에 입원했다고 말했다. 그녀는 영혼이
동요하고 고취되는 경험을 했지만 세월이 흐르면서 삶이 비극과 고통으로
점철되자, 전에 받았던 긍정적인 충만함이 사라지는 것 같더라고 했다. 저
세상에서의 아름다운 기억들이 그녀를 다시 자살의 유혹에 빠지게 했는데,
그때마다 그녀는 새로운 기분으로 다시 돌아올 것을 기대했다. 그러나 자
살에 실패한 그녀는 참혹한 비탄에 빠져들었다. 지난번 보내온 소식에 의
하면, 그녀는 이성을 되찾았고 현실적인 사람이 된 것 같았다. 이 세상에
도피처가 없는 이상 바쁘게 살며 자신의 문제를 스스로 해결해야 한다는
것을 깨달았다는 것이다.
자살을 시도할 때마다 황홀한 임사를 경험한 또 다른 여자는 지긋지긋한
인생에서 해방되어 죽음 너머에 존재하는 경이로운 곳으로 가기 위해 자살
을 심각하게 생각했다. 그녀는 자신이 처한 현실을 받아들이지 않았고, 그
렇다고 도움을 청하라는 충고조차 받아들이지 않았다. 그녀가 그후에 어떻
게 되었는지는 알 수 없다.
임사 현상에 어떤 의미가 있다고 해서, 그 경험이 사람을 현실로부터 보
호해 주거나 지켜주는 것은 아니다. 임사 체험은 결코 마술이 아니다. 비록
그렇게 보인다 하더라도. 임사를 체험한다고 해서 저절로 머리가 깨이거나
초인이 되거나 혹은 성인이 되는 것은 아니다. 임사의 여파는 긍정적이다
못해 부정적일 수 있기 때문이다. 그렇지만 기적적인 일들은 수도 없이 많
다. 생명이 돌아온 후 즉시 병이 치료되는 현상이 그 예이다. 느닷없이 암
에서 해방되거나 뇌종양이 없어지거나 에이즈에 감염되었던 사람이 그 바
이러스가 흔적도 없이 사라지는 경우이다. 이런 경우에는 의료진도 설명할
말을 잊게 된다. 임사를 체험하면 경건해지거나 전혀 다른 낯선 사람처럼
달라진다. 임사 체험 전후의 사진을 비교하면 다르다는 것을 알 수 있다.
임사 체험자에게는 혼돈, 방향감 상실 그리고 우울증이 수반되는 경우가
흔하다. 두뇌 구조가 변하는가 하면 나중에는 개인적인 불행이 그 뒤를 따
른다. 가족도 '이질적인 범위'가 될 수 있다. 가족 구성원이 마음을 연다면
가족 모두의 임사 체험으로 받아들여 같이 변하게 되지만 그렇지 못한 경
우에는 임사 체험자는 고립되거나 때로는 이혼하는 경우도 생긴다. '일상
생활'에 다시 적응하기 위해서는 시간과 노력이 필요한데, 경우에 따라서는
오랜 세월을 필요로 한다.
그러나 모든 임사 체험자가 인생에서 재기하는 것은 아니다. 임사 현상
에 대해서 알려진 것들을 다시 검토하는 방법이 일반적이 연구 방법이기는
하지만, 통제 집단보다는 관찰 분석법을 주요 조사 방법론으로 사용하는
이유 중의 하나는 설문지에 의해 나타나는 통계수치는 잘못하면 지나치게
많은 허점을 나타낼 수 있기 때문임을 지적하고 싶다. 전문 분석가인 나는
수치를 조작하는 것이 얼마나 쉬운 일이며, 선입견에 나 스스로 말려들 수
있다는 점을 잘 알고 잇다. 그뿐만 아니라 통제 집단에만 의지하는 연구는
나중에 중요한 것으로 밝혀질 수 있는 매우 사소한 사항들을 간과할 수 있
다는 점도 잘 알고 있다. 그러나 보다 경험주의적 연구 방법이 절대적이라
는 점을 강조하는 것일 뿐, 다른 연구자들도 그렇게 해야 한다는 의미는
아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관찰 작업이 중요한 것은 사실이다. 사실 두 가
지 유형의 연구자가 모두 필요하지만 분명한 것은 다른 사람들이 하찮게
여기는 것들을 중요하게 생각하는 연구자가 있어야 한다는 점이다.
이런 결정은 관찰에 의해 이루어졌다. 대부분의 임사 체험자들은 자신에
게 일어날 일들이 불가피한 것이었으며, 어느 면에서는 운명적이라고 주장
한다.
그 경험이 불가피하다는 생각은 체험자의 임사 시나리오를 될 수 있는
대로 그들의 고거 혹은 현재의 삶에 비추어 보도록 고무하는 것이다. 이러
한 방법을 통하여 나는 두 변수(임사 시나리오, 환경)사이의 복합적 관계와
상관관계 그리고 유사점을 찾아낼 수 있었다. 이러한 상호 관련성이 임사
현상의 '비예측성'을 무효화시키는 것은 아니었지만, 임사 현상이 스스로
형성되려는 경향에(시나리오 속에 나타나는 이미지와 대화하려는) 어느 정
도 영향을 미치는 것처럼 여겨졌다. 임사 체험은 어른이나 어린이를 막론
하고 심리적인 변화뿐만 아니라 진화론처럼 생리적인 돌연변이를 일으키는
더욱 가속적인 인류 발전의 사건이거나, 강력하고 복잡한 역동 현상일 수
있으며, 거의 그럴 가능성이 있다는 말과 다름없다.
이 방식으로 임사 현상을 관찰하는 동안, 두드러진 네 가지 임사 체험의
타입과 각 카테고리의 특징적인 심리 현상을 알아낼 수 있었다.
임사 체험의 네 가지 타입
초기 경험-경우에 따라서는 비경험으로 불림
'기분 좋은 부재' 살아있는 것 같은 어두움 혹은 다정한 목소리 같은 요
소들이 개입된다. 살아 있다는 것에 대한 최소한의 증거가 필요하거나, 삶
속에서 최소한의 쇄신이 필요한 사람들이 흔히 경험한다. 흔히 이것이 경
험의 '발단'이 되거나 현실을 인식하고 인정하는 다른 방법의 시초가 되기
도 한다.
불쾌한 지옥의 경험-회개와 자아 성찰
두려운 공허, 황량한 림보(지옥의 변방), 소름끼치는 연옥, 혹은 무시무시
한 장면들 그리고 예상치 못했던 냉담함, 심지어 자신의 삶속에 있었던 과
거의 인물들을 만나기도 한다. 심한 죄의식이나 공포, 분노를 참으면서 사
후에 벌을 받거나 고통받을 것으로 생각하는 사람들이 흔히 이런 경험을
많이 한다.
유쾌한 천국의 경험-편안함과 자아 확인
이미 사망한 가족과 사랑으로 재결합하거나 종교적인 인물이나 빛의 존
재를 만나 편안함을 느끼고, 인생에 대한 평가와 긍정적이고 용기를 주는
대화를 하는 마치 천국에 있는 것 같은 시나리오이다. 자신들이 어떻게 사
랑을 받았으며, 인생이란 얼마나 중요하고, 모든 노력들이 인생이라는 전체
적인 계획안에서 어떤 의미가 있는지 알고 싶어하는 사람들이 주로 경험한
다.
초자연적인 경험-망상적인 계시와 대체 현실
경험자와 관련된 범위를 벗어난 상상적인 차원과 장면들을 경험하는 것
으로서 때로는 더 큰 진리에 대한 계시를 듣기도 한다. '정신 확장'에 도전
할 준비가 되어 있고 혹은 자신에게 주어진 계시들을 이용할 수 있는(정도
의 차이는 있겠지만)자세를 가진 사람들이 흔히 경험한다.
네 가지 타입의 현상이 같은 사람, 같은 경험 그리고 동일한 시간대에
발생할 수 있고, 다양한 조합 안에서 존재할 수 있을 뿐만 아니라, 특정인
의 에피소드 전체에 걸쳐 나타날 수 있다. 그러나 일반적으로 하나의 타입
이 한 차례 발생하는 것이 보통이다. 이러한 네 가지 타입에 관련하여 부
정적이거나 긍정적인 판단을 내리기란 매우 어려운 일이다. 가치와 의미는
각 개인과 경험(그 이후의 영향도 포함)에 대한 반응에 따라 다르다.
네 가지 타입에 대해서는 다음 장에서부터 다룰 것이다. 그리고 임사 체
험과 비슷한 경험들, 이례적인 경험들 그리고 심리적이고 생리적인 영향에
대해서도 따로 설명될 것이다. 에피소드의 영적인 의미, 쿤달리니, 두뇌 전
이 그리고 계시적인 장면들은 질문과 더 자세한 조사를 유도하는 방향으로
다뤄지도록 했다.
임사 분야를 재정립하게 위해서 우리는 보고 싶지 않은 것과 증명할 수
없는 것들을 포함하는 모든 사항에 대해 조사를 해야 한다. 그렇지 않다면
임사 연구의 역사적 분기점에서 그것은 일종의 약속 위반이라 할 수 있다.
2장 초기 경험
매우 짧은 경험들 혹은 단지 한두 가지의 요소들로 구성된 임사 현상을
체험하는 사람들이 골고루 있다. 저 세상의 어떤 현상을 단지 '잡아채는
것'에 불과한, 겉으로 보기에는 비논리적인 사건들이 완전한 임사 시나리오
에 못지 않게 당사자의 모든 면에 상당한 영향력을 미칠 수 있다. 임사 체
험자의 절반 정도는 단순한 육체 이탈 정도만 경험할 뿐이다.
저명한 소설가 어니스트 헤밍웨이에게 발생한 일은 초기 경험의 대표적
인 예라 할 수 있다. 그는 1차대전에 참전하였고 이탈리아 포살타 근교의
피아브 강둑에서 유탄을 맞아 부상을 당했다. 그는 밀라노에서 치료를 받
으며 가족에게 편지를 보냈는데 암호와 같은 내용을 담고 있었다. "죽음이
란 매우 단순한 것이다. 나는 죽음을 보았고 거기에 대해 잘 알고 있다"
몇 년이 흐른 후 헤밍웨이는 1918년 그 운명의 밤에 대해서 들려주었다.
수중 폭뢰라 불리는 오스트리아 제 대형 모르타르 폭탄이 어둠 속에서
폭발했다. 그때 나는 죽었다. 나는 내 영혼, 혹은 무언가가 몸속에서 빠져
나오는 것을 보았다. 마치 누군가가 호주머니의 한쪽 모퉁이로주터 실크
손수건을 끄집어내는 것처럼 말이다. 그것은 주위를 날아다니다가, 다시 몸
속으로 돌아갔다. 그리고 나는 더 이상 죽은 상태가 아니었다.
헤밍웨이는 육체 이탈과 임사 초기 경험을 일생 동안 간직했을 뿐만 아
니라, 그 후에는 그전처럼 하드보일드적인 경향을 더 이상 취하지도 않았
다. '무기여 잘 있거라'에는 등장 인물 프레더릭 헨리가 헤밍웨이와 마찬가
지로 죽음과 직면하는 장면이 있다.
나는 치즈 한 조각을 베어 물고 포도주 한 모금을 마셨다. 잡음을 뚫고
기침하는 소리, 곧이어 추-추-추-추 하는 소리가 들려왔다. 용광로 문이
열리기라도 한 것처럼 섬광이 비추더니 처음에는 흰색이었던 굉음이 폭풍
속에서 빨간색, 그 다음에는 형형색색으로 바뀌는 것을 보았다. 숨을 쉬려
고 했지만 소용없었고 내가 몸에서 빠져나와 그 폭풍 속에 빨려 들어가는
것이 느껴졌다. 너무도 빨리 육체에서 완전히 빠져나왔다. 내가 죽었다는
사실과 사람이 죽으면 그만이라는 생각이 잘못이었다는 것을 알게 되었다.
그 때 나는 허공으로 떠올랐지만 그 이상의 일은 진행되지 않았다. 육체
속으로 다시 밀려들어가는 느낌이 들면서 다시 숨을 쉴 수 있었다. 나는
살아난 것이다.
뉴욕 브루클린에 사는 존 라이오나에게 발생한 일도 대표적인 초기 경험
의 예라 할 수 있다.
어머니 말에 의하면 나는 순탄하게 태어나지 않았다고 합니다. 태어날
때 울지 않았는데 심장 결함에 의한 청백증아 증세를 가지고 있었기 때문
입니다. 의료진은 이틀 동안 나를 어머니에게 보이지 않았다고 합니다. 나
의 얼굴은 검고 파랬는데 어머니의 말에 의하면 오른쪽 피부가 전부 갈라
져 있었다고 합니다. 그곳으로 겸자가 삽입되었기 때문이지요. 호흡을 원활
히 하기 위한 기관 절개수술을 받았습니다. 오른쪽 귀는 전혀 들리지 않았
으며 얼굴 역시 무감각했어요. 지금도 피곤해지면 중풍 맞은 사람처럼 얼
굴의 오른쪽 부분이 약간 늘어집니다.
나는 지금 마흔 살입니다. 똑같은 꿈만 꾸었던 어린 시절로 되돌아가곤
하는데 어떤 꿈보다 훨씬 생생합니다. 그 꿈의 시작과 끝은 언제나 동일합
니다. 나는 무릎과 허리를 굽히고 어떤 매듭을 풀려고 안간힘을 씁니다. 매
듭들은 거의 살아 있는 것 같아 붙잡으려 하면 미끄러지고 맙니다. 그럴
때마다 매우 화가 났습니다. 붙들면 바로 손에서 빠져나가거든요. 무엇으로
만든 것인지 도무지 알 수 없습니다. 매듭들을 풀고 잘라 버리려 노력하고
있을 때, 무언가가 얼굴을 때려서 잠에서 개어나고 그리고 울곤 합니다. 나
는 그것이 단지 꿈이거나 악몽일 뿐이라고 자위하면서 다시 잠들려고 노력
합니다. 그 다음날에 그 꿈은 다시 나를 찾아오고, 그러면 나는 그 꿈을 꾸
면서 더 오래 잠들 수 있습니다. 결국 나는 그 꿈에 익숙해지고 있었습니
다.
그런 꿈을 꾸면서도 잠을 잘 수 있게 된 후, 매듭을 풀려는 투쟁이 중단
되고 맙니다. 나를 조종하는 끈은 모두 잘려 나간 것 같은 느낌을 받습니
다. 내 육체는 흐느적거리지요. 모든 스트레스와 투쟁심이 바로 몸밖으로
빠져나가고 안정감과 편안함을 느낍니다. 그러나 무엇이 그 매듭에 향한
나의 관심을 빼앗아 갔는지 궁금하지 않을 수 없습니다. 처음에는 그 매듭
을 푸는 것이 중요하다는 느낌이 들다가 어느새 내가 밝은 빛속에서 둥둥
떠있다는 사실을 알게 되지요. 땅을 밟을 수 없다는 사실도 알게 됩니다.
땅도 역시 빛이거든요. 빛을 보면서 다가가려 하지만 소용없고, 그 사실에
몹시 괴로워합니다. 왼쪽으로 하늘거리는 가운을 입은 여자가 떠 있습니다.
그 여자를 불러 보지만 빛이 너무 밝아 말소리가 뚫고 나갈 수 없을 정도
입니다. 그 여자와 말을 하고 싶지만 꿈은 거기에서 끝나고 맙니다.
작년 어느 날, 출근하는 길이었습니다. 비가 와서 땅이 젖어 있었는데 책
한 권이 물에 젖지 않은 채 땅에 놓여 있는 것이 보였습니다. 주변에 아무
도 없어서 나는 그것을 주워들었습니다. 그 책은 멜빈 몰스 박사와 폴 페
리가 쓴 '빛으로 더 가까이'였습니다. 어린이들의 임사 체험에 관한 내용이
었지요, 그날 밤 도무지 그 책을 내려놓을 수 없었어요. 난생 처음 나의 꿈
을 이해하게 되었지요. 그 매듭은 어머니의 뱃속에서 나를 감고 있었던 탯
줄이었고, 얼굴에 느껴지던 통증은 의사가 겸자로 나를 집었을 때의 아픔
이었습니다. 그때 나는 죽어서 빛속으로 들어갔던 것이지요.
그러나 잠깐만... 우리는 태어나는 순간을 기억하지 못합니다. 출생하는
순간에 대해서 말하는 사람은 없지요. 그저 부모님이 들려주는 것만 알 수
있을 뿐이지요. 이제는 다시 그 꿈을 기다리고 있어요. 더 이상 화를 내지
않고서 그 꿈을 더욱 진지하게 경험할 자세가 준비되어 있거든요.
라이오나의 출생이 정신적으로 상당한 쇼크를 안겨 주는 것이기 때문에,
반복되는 꿈이 임사 체험보다는 그 증상에 의한 것이라고 말할 수도 있을
것이다. 출생 전 자각 증세가 흔히 보고되고 때로는 증명되는 것으로 봐서,
그러한 주장은 상당한 의미를 가진다고 할 수 있다. 예를 들어서 미국 임
상최면학회의 회장을 지낸 산부인과 의사 데이비드 치크는 인간은 자궁에
있을 때부터 놀라운 능력을 가지고 있다고 믿는다. 그는 "아기들은 어머니
가 자신의 임신 사실을 인지하는 순간부터 어머니의 생각을 알고 있다"고
주장한다.
그러나 그의 주장에는 라이오나의 꿈에 나타난 하늘거리는 가운을 입은
여자에 대한 설명은 없다. 수술을 집도한 의사를 비롯한 의료진의 유니폼
은 전혀 그 하늘거리는 인물에 대한 설명이 될 수 없을 뿐만 아니라 기억
소생을 위한 최면술도 그를 따라 다니는 이미지에 대해서 아무것도 알려주
지 못한다. 뿐만 아니라 그러한 것들로는 그가 왜 임사 체험자에게서나 볼
수 있는 대표적 증상들을 갓난아기 때부터 보여왔는지에 대해서도 알 수
없다. 임사의 영향에 대해서는 8장과 9장에서 더욱 심도 있게 다룰 것이다.
라이오나의 사례를 초기 경험의 예로 드는 이유는, 최근의 임사 체험에
관한 연구를 통하여 출생 전, 출생 순간, 혹은 그후의 임사 체험을 기억하
는 어린이 수가 점점 많아지고 있음이 밝혀졌기 때문이다. 그러한 기억은
어린이들이 말을 할 수 있게 되면서부터 되풀이해 말을 함으로써, 혹은 존
라이오나처럼 똑같은 이미지가 꿈에서 반복됨으로써 머릿속에 생생하게 기
억된다. 게다가 어린이들은 계시를 하듯 놀라운 말을 하기도 한다. 어린이
는 자궁에 있을 때부터 부모의 대화를 들을 수 있고, 말을 할 수 있을 정
도로 성장하고 나서 놀라운 정도로 정확하게 뱃속에서 들은 말을 옮기는
게 아닌가 싶다.
내가 경험한 세 번의 임사중 첫 번째의 것을 '초기 경험'으로 분류했는
데, 그 이유는 비교적 짧았을 뿐만 아니라(5분 정도 지속되었다) 겨우 두세
가지 요소로 구성되었기 때문이다. 최초의 육체 이탈은 유산과 출혈 과다
로 인한 것이었고, 1977년 1월 2일 아이다호 보이제에서 발생했다.
그 첫 번째 경험에서 가장 기억나는 것은 공간적 관계에서의 차이점이었
다. 나는 처음에 변기에 서서 공포에 질려 내가 쏟아낸 핏속을 떠돌던 작
은 태아를 보았고, 그 다음에는 태아보다 더 나을 것이 없게 된 내가 천장
에서 맴돌며 화장실 전등을 보았던 것이다. 이게 무슨 일인가 하고 의문을
품을 때마다, 나를 감싸고 있던 공기에서 이상한 방울이 맺혔다. 방울이 너
무 많아져 나를 대기권 밖으로 몰아낼 것만 같았다. 작은 화장실에서 '찰
칵'하는 큰 소리가 들리면서, 나는 지나치게 늘어난 고무 밴드가 갑자기 몸
속으로 잡아당겨지는 듯한 느낌(아기의 살처럼 부드러운 부분이 있었던 정
수리를 통하여 들어가는 듯한)을 받았다. 작은 신체에 맞도록 내가 '줄어드
는 것' 같은 느낌이었다. 이 사건은 잊을 수 없을 정도로 곤혹스러운 것이
었고 그 일로 인해서 내가 생각해 왔던 '자아'에 대해서 재고하지 않을 수
없었다.
어느 대학교수는 나와의 인터뷰를 통해서 수술대 위에서 사망한 후 즉시
밝고 파란 완만한 경사 길을 걸어 내려가는 자신을 발견했다고 말했다. 그
곳에는 아무도 없었고 또 아무런 일도 발생하지 않았다. 그럼에도 불구하
고 그는 인생에서 가장 위대한 기적이 발생했다고 믿고 있다. 그는 사후에
도 삶이 있다는 것을 절대적으로 믿고 있으며 이 단순한 사건이 그의 인생
을 완전히 바꾸어 놓았다. 요즘에도 그는 죽음의 저편에서 걸었던 믿을 수
없을 정도로 싱싱했던 푸른 초원에 대해 말하면서 밝은 표정을 짓는다.
죽음 뒤에 마중을 나와 준 '살아있는 검은 존재'를 '벨벳처럼 부드러운
암흑' 그리고 '포근하게 감싸주는 담요'로 표현하는 많은 사람들과 대화를
나누어 왔다. 이런 형태의 암흑에 빨려 들어갔던 사람들은 좀처럼 그 경험
을 부정적이고 음산하며 그리고 무서운 것으로 말하지 않는다. 그러한 경
험이 사람에게 끼치는 영향과는 상관없이, 대부분의 사람들은 지적이고 과
장된 감정을 보이며 평화와 수용의 뜻을 전달하는 검은 생존체의 경이로움
에 압도당한다.
'기분 좋은 부재'를 보고하는 사람들도 비슷한 이야기를 하고 있다. 비록
빛과 어둠이 빠진 간단한 임사 시나리오라도, 전적으로 암흑만 존재했더라
도, 경험자들은 온화함과 연민의 감정 그리고 사랑을 느꼈다고 보고한다.
빛을 만난 사람들은 모두 그 경험에 찬사를 보낸다. 빛의 광채가 눈부시
거나 뜨겁지 않고, 그저 받아들이고 포옹하며 사랑하는 느낌을 주었다는
것이 그들의 주장이다. 그 경험 후에도 존귀한 느낌이 남게 되는데, 경험자
자신에 대한 평가가 영원히 바뀌기도 한다.
나는 경험자들이 잠시 시 세상을 떠나 있을 때 들었던 친밀한 목소리에
대해서도 들어왔다. 그 목소리는 그들이 알고 있는 그 누구의 것도 아니었
지만 상대가 누구인지를 알고 있었다. '정신에서 정신'으로 텔레파시가 한
결같이 이어졌다. 다른 감각이나 감정이 일지 않으면서 단지 청취 능력만
가동되었다. 남자의 경우에는 보통 여자의 목소리를, 여자의 경우에는 남자
의(절대적인 것은 아니지만) 목소리를 들을 수 있었다. 그 이유에 대해서는
어떠한 설명도 할 수 없다.
인식할 수 잇는 형태아 내용이 결핍된 '다른 세상'에 직면했을 때 불안에
떨며 걱정하는 사람도 있을 수 있다. 그러나 환희가 부정적인 감정을 곧바
로 대체해 버리기 때문에, 지속적으로 그런 불안과 걱정에 사로잡히는 경
우는 거의 없다. 초기 경험을 하고 일단 정신이 돌아온 사람들의 입에서는
놀라운 말들이 쏟아져 나오고 사람들은 질문을 퍼붓기 시작한다. 혹시 그
런 일을 상상했던 건 아니었는지, 정말로 그런 일이 벌어졌는지, 정신착란
이 아닌지, 경험자 스스로 자신들의 경험을 믿는지, 살아 있으면서 지능이
있는 그 부재를 설명할 수 있는지?
이런 식의 임사를 경험한 사람들이 그후에 갑자기 '자극'을 받은 것처럼
반응하는 것은 흥미 있는 사실이다. 그들은 경험 전보다 더욱 조심스러우
며 호기심이 강해지고 마음을 여는 것 같았다. 때로는 감각 능력이 강화되
기도 한다. 빵을 구울 때, 소량의 이스트가 빵 전체를 부풀려 놓은 것에 비
유될 수 있을 정도이다. '씨앗'에 비유될 수도 있다. 하나의 씨앗처럼, 경험
은 세월 따라 성장해서 경험자로 하여금 더욱 창조적이고 추상적으로 생각
하게 한다. 이 경험은 생활 태도와 성격에 변화를 가져오기도 한다. 이런
사람들에게는 길거나 복잡한 임사 시나리오가 필요하지 않다. 다시 말해
경험자의 인성 발전 단계로 보았을 때, 그 정도만으로도 충분하다는 것이
다.
초기 임사 경험 중에 화학작용의 영향을 받은 두뇌는 어느 정도 개조되
는 게 아닌가 싶다. 영구적이고도 지속적인 기분을 유도하는 엔돌핀이 급
증하기 때문일지도 모른다. 경험자들이 판단보다는 느낌을 강조하는 것이
그 사실을 입증한다. 그러나 그 정도만으로는 충분하지 않다. 임사를 경험
한 사람을 그저 '자극받았다'로만 설명하기에는 너무 부족하다. 그들은 일
생 동안 '깨어나는 것'같다.
화학 작용만으로 그러한 일은 발생하지 않는다.
3장 불쾌한 지옥 경험
아래의 글은 오하이오 콜럼버스에 사는 진 에플리의 것으로서 초기 임사
경험을 다른 각도에서 볼 수 있게 해준다. 2장에서 언급된 예처럼 수도 많
지 않고 간단한 편이다. 그러나 다른 점이 있는데... 그것은 경험이 불쾌하
다는 점이다.
저의 경우는 첫 아이를 낳을 때 발생했습니다. 나는 오랫동안 마취 때문
에 일어난 일이라고 생각했지요. 그래서 마취만 하지 않으면 고통스러운
임사 체험을 하지 않으리라 믿었어요. 그후로 세 아이를 낳는 동안 그런
일은 더 이상 일어나지 않았습니다. 이게 정신이 물질 위에 잇다는 증거가
아니겠어요?
임사 중에 어떤 일이 발생했는가를 말씀드리지요. 모든 것이 아주 밝았
고 노란색을 띠고 있었어요. 그 노란빛의 중심에 아주 작고 검은 점이 있
었습니다. 어째서인지는 모르겠지만 그 점이 바로 나 자신이라는 것을 알
고 있었어요. 그 점이 갈라지기 시작했어요. 처음에는 두 개로 다음에는 네
개로 그리고 다시 여덟 개로 분할되었어요. 그러더니 바람개비 같은 모습
으로 돌기 시작했어요. 그러자 점들은 분할되기 전의 상태로 다시 합쳐지
기 시작했어요. 그 점들이 다시 하나가 되면 내가 죽는다고 생각하고 싸우
기 시작했어요. 그 다음에 기억나는 것은 의사가 깨우려 했고 나를 분만대
위에 붙들어 두려 했다는 사실이었지요. 내가 마구 몸을 일으키려고 했거
든요.
태어난 딸아이의 머리는 이마부터 뒤통수까지 납작해져 있었어요. 의료
진은 그 아이가 내 골반에 숨어 있었다는 거예요. 의사는 그날 밤 이미 두
명의 아이를 받은 상태였고, 집에 가고 싶어 안달을 하면서 일을 서둘렀던
거지요. 의사는 겸자로 딸아이를 억지로 끄집어냈던 거예요. 그 임사 체험
이 내 것이 아닌 내 딸아이의 것이 아니었을까 하고 생각하고 있었어요.
비록 고통스런 경험이지만 에플리는 그후의 긍정적인 삶에 대해서 말하
고 있다.
나는 다시 살아났고 그리고 건강해졌지요. 그 일이 있기 전에 나는 타인
에게 의존해야 하는 아주 나약한 사람이었어요. 사람들이 나의 강인함에
대해 찬사를 늘어놓을 때마다 나 스스로도 놀라고 있어요. 혼자 네 아이를
키우면서 많은 칭찬을 들었어요. 솔직히 말해서 이제는 나 자신을 좋아하
고 존중하게 되었다고나 할까요. 임사 체험을 하기 전에는 그러지 않았거
든요. 아마 임사 체험이 그렇게 만들어 준 것 같아요. 그 같은 용기가 없었
다면 힘들었을 거예요.
그녀는 자신의 경험이 다른 체험자들의 경험과 일치하지 않음을 아쉬워
했다. 어떤 경험자는 그녀가 '인도되는 것'과 그 경험을 전적으로 받아들이
려 하기보다는, 오히려 투쟁했던 것이 시나리오의 진행에 방해를 주지 않
았을까 하고 그 이유를 설명한다. 그 설명이 억지라고만 생각할 수 없는
것이, 최근의 연구 조사들이 '포기하는' 변수가 그 경험의 깊이뿐만 아니라
임사 체험자를 결정한다고 까지 주장하고 있기 때문이다. 다시 말하면, 의
지를 포기하지 않은 사람들은 좀처럼 그런 경험을 하지 않는다는 것이다.
그러나 임사 체험 전과 그후의 에플리 삶을 비교해 보면 놀라운 유형이
등장하는 것을 알게 된다. 그 실망스런 경험은 두 번의 행복하지 못한 결
혼, 세 아이의 출산, 정신적,육체적인 모욕, 한번의 자살 미수, 아무런 도움
없이 혼자서 가정을 꾸려 나가야 하는 고통을 예견해 주었다. 임사의 두려
움이 빚어낸 그 투쟁은 그녀가 난생 처음으로 자신을 보호하기 위한 몸부
림이었다. 그 투쟁에서 얻은 용기는 그녀가 알지 못했던 깊은 힘의 원천을
불러내 주었다고 말하고 있다. 그 한번이 투쟁에서 얻은 승리는 그후로도
많은 싸움에서 승리를 안겨 주었다. 그녀는 다시 결혼했고, 지금은 아주 행
복한 삶을 영위하고 있다. 두려웠던 그것이 뜻밖에 신의 선물이었던 것이
다.
나는 에플리 사례에서 '포기하는' 이론에 반론을 제기한다. 물론 그 이론
에 설득력이 아주 없는 것은 아니다. 다시 말하면 임사 체험을 거부하는
사람들은 좀처럼 그런 경험을 하지 못한다는 점이다. 그러나 "그 끔찍한
경험이 환희의 경험 못지 않게 에플리에게 도움이 되었느냐?"는 제기할 만
한 질문이다. 물론 그 질문에 아무도 대답할 수 없을 것이다. 그러나 연구
의 근거를 임사 자체에서 경험한 사람까지 확대할 수 있다는 점에서, 그
질문은 타당하다고 볼 수 있다.
에플리의 경험이 약품으로 인한 것이든, 혹은 우연이든 간에, 영적인 '경
건함'보다는 심리적인 '활력'이 더욱 절실할 때 그 경험이 발생했다는 사실
이 중요하다. 그녀는 강해질 필요가 있었으며, 그 경험은 그것을 도와주었
다. 지속적인 관찰에 의하면, 모든 임사 체험은 경험자의 심리 장애를 수정
해 주고, 공허감을 메워 주며 혹은 긴장을 풀어주고, 마음을 열게 하며 그
리고 성장할 수 있는 기회를 마련해 준다.
나는 지옥에 다녀온 듯한 임사 경험을 연구하는 그레시아 페이 엘우드에
의해 펜실베니아 블레이키슬리에 사는 글로리아 히플의 경험담을 접할 수
있었다.
그 일을 경험한 것은 1955년 8월이었어요. 유산으로 뉴저지 뉴브룬스윅
에 위치한 미들섹스 병원에 실려 갔지요. 군인 가족이었던 나를 의사는 살
펴보지도 않았어요. 나는 출혈 때문에 45도 각도로 뉘어졌고 무려 8일간
그런 자세로 있었습니다. 나의 고통을 들어주는 사람은 하나도 없었어요. 8
일째가 되자 사람의 말소리가 들리지 않았고 아무것도 보이지 않게 되었어
요. 나중에 들어서 안 것이지만 그때 나의 체온은 31도를 기록하고 있었다
는군요. 당연히 죽을 수밖에 없었지요.
나는 회전하는 소용돌이 속으로 빨려 들어갔어요. 처음에는 무슨 일이
벌어지고 있는지 알 수 없었지만, 곧 내 몸이 머리부터 밑으로 내려가는
것을 알게 되었답니다. 공포에 질린 나는 소용돌이의 가장자리를 잡으려고
안간힘을 썼어요. 그때 생각난 것은 어린 두 자식뿐이었습니다. 누가 그 아
이들을 돌보아 준단 말인가 하는 안타까운 마음이었지요. "지금은 안 된
다"고 하소연했지만 몸은 자꾸만 밑으로 내려갔어요.
나는 눈을 부릅뜨고 무언가를 보려고 했지만, 깔때기처럼 점점 좁아지는
사이클론의 공허뿐이었어요. 계속해서 무언가를 잡으려 했지만 아무것도
잡히지 않았어요. 공포가 시작되었어요. 정말로 무서운 공포였지요. 나는
깔때기 속보다 어둡고, 앞에 쳐진 검은 커튼보다 더 진한 검은 점을 보았
습니다. 그런데 그 깔때기가 끝나는 곳에 밝은 흰 점이 보였습니다. 그러나
가까이 다가가자 그 점은 작고 창백한 해골로 변하고 말았어요. 그것이 점
점 커지면서, 휑하니 구멍 뚫린 눈으로 나를 바라보며 벌린 입으로 히죽
웃는 것이었습니다. 그러더니 야구공처럼 나를 향해 곧장 날아왔습니다. 나
는 무서워서 파랗게 질려 버렸어요. 더 이상 떨어지지 않으려고 무엇이라
도 잡으려 했지만, 그 해골은 점점 더 커질 뿐이었습니다.
"아이들! 내 아기는 너무 어려! 아들은 겨우 두 살이야! 지금은 안돼!"
처절한 내 목소리가 들려왔어요. 나는 울부짖으며 비명을 질렀어요. "안
돼! 지금은 안 돼! 나를 내버려 둬! 아이들은 나를 필요로 한다고! 안 돼!
안 돼! 절대로 안 돼!"
그때 해골이 산산조각 나면서 나의 움직임이 느려지는 것이었어요. 해골
이 있던 자리에 알 수 없는, 앞으로도 볼 수 없는 밝은 빛이 있었던 거지
요. 너무나 밝았지만 그렇다고 눈이 부실 정도는 아니었어요. 나를 환영하
고 편안하게 해주는 빛이었어요. 그 검은 점과 커튼은 온데간데없어졌더군
요. 평온해지면서 몸이 위로 떠오르는 느낌이 들었습니다. 다시 살아난 거
지요. 나를 부르는 남편의 목소리가 아득히 들려왔어요. 눈을 떴지만 그는
보이지 않더군요. 침대 곁에는 의사 두 명이 서 있었는데, 분노와 동정심이
동시에 어려 있었어요. 수술실로 옮겨져 수혈을 받고, 일주일 후에야 퇴원
할 수 있었답니다.
누구도 내가 죽음의 사자와 악수했다는 사실을 믿지 않아요. 사람들의
비웃음은 나를 슬프게 하지요. 남편까지 내 말을 믿지 않고 조롱하는 바람
에 다시는 그런 말을 하지 않았어요. 결국 당신에게 이렇게 편지로 알릴
수 있게 되었지만 말이에요. 내 인생에서 가장 무섭고, 그러면서도 만족스
러운 경험이었어요.
일단 자신의 경험을 토로하기 시작한 그녀의 머리에서는 홍수처럼 기억
들이 쏟아져 나왔다. 1943년 편도선 수술을 받던, 거의 잊혀질 뻔했던 일들
도 포함되어 있었다.
나는 에테르를 투약 받고 잠들었어요. 마스크가 두려웠지만 그 마취제를
맡았어요. 지금도 그 냄새가 나는 것 같군요. 안정제의 약효가 발휘되면서
잠에 빠져들었습니다. 그때 어지러울 정도로 빠르게 돌아가는 소용돌이를
보았어요. 무슨 일이 벌어지고 있는지도 모른 채 비명을 질러댔죠.
두 에피소드를 비교한 그녀는 어릴 적 마취 도중에 있었던 경험이 성인
이 되고 나서 겪었던 경험과 동일하다는 것을 알게 되었다. 다만 나중에는
냄새와 맛을 느낄 수 없었다는 점만 달랐다. 일부 화학 물질, 특히 에테르
가 소용돌이 혹은 회전하는 환각 작용을 일으킨다는 것은 널리 알려져 있
고, 그에 관련된 문헌도 많은 편이다. 그러나 의학 문헌에는 그 현상이 단
순한 환각 이상은 아니라고 쓰여 있다. 있을 수 있는 경험 후의 영향(화학
작용 이상과 그 범위를 넘어서)에 대해서는 언급이 없다. 히플은 1943년
안정제를 투약 받았으나 부작용을 겪지 않았으며, 또한 소용돌이 속으로
빨려 들어간 임사 체험에서 어떠한 영향도 받지 않았다. 다만 에테르를 싫
어하게 되었다. 그러나 성인이 되어서 겪은 소용돌이이 경험은 그녀의 삶
에 영향을 미쳤다. 임사 현상에 관련된 영향이었다. 에플리의 경우와는 달
리, 히플의 소름끼치는 임사는 장황하고 강렬하며 복잡하면서도 거룩한 빛
으로 종결된다. 꿈일지도 모른다고? 천만에 말씀! 그녀의 말을 더 들어 보
자.
임사를 체험한 후, 나는 정신이 이해할 수 있는 것 이상으로 더 많은 것
들을 감지하게 되었습니다. 또한 나 자신에 대해 아등바등하지 않게 되었
고요. 나는 특별한 존재가 아니었습니다. 종전처럼 세상에 더 이상 가치를
부여하지 않는 나를 발견한 거지요. 종전과는 다른 방법으로 사람들과 친
구가 된답니다. 그들의 선택을 존중해요. 가족의 경우에도 마찬가지고요.
나는 그들을 인도할 뿐 어떻게 하라고 지시를 내리지 않아요. 그때도 있었
고 지금도 존재하는 그 '빛'은 내가 만나 본 것 중에서 가장 막강한 것입니
다. 그것은 이승과 저승의 모든 생명을 수여하는 무엇입니다. 결국 두 번의
기회가 주어진 것이지요. 나는 이미 축복을 받았고 그 이상을 요구할 수는
없지요.
히플의 인생을 살펴보면, 갑자기 특이한 감수성이 발달했다는 것을 알
수 있다. 그녀는 유별난 통찰력으로 아직 태어나지 않은 딸아이의 죽음을
예견했다. 또한 그녀의 남편이 새벽 4시 15분에 트럭 사고로 사망했을 때.
그녀는 자리에서 일어나 마음의 준비를 했고 심지어 남편이 죽던 그 시각
에 트레일러 주택에 뭔가가 부딪히는 소리까지 들었다. 그리고 그녀는 여
동생에 대한 이상한 느낌이 몰려들어 깊은 잠에서 깨어나기도 했는데, 바
로 여동생이 죽은 시각이었다. "전보다 더욱 사람들의 생각과 행동에 민감
해졌답니다. 육감에 많이 의지하는데 때로는 상당히 정확해요." 에플리처럼
글로리아 히플은 특별한 자신감, 아름다움 그리고 지혜가 충만한 삶을 살
고 있다. 그녀는 거침없이 하나님과 천사들에 대해서 말한다. "커튼, 어두
움, 해골, 공허, 공포, 분노, 투쟁 그리고 빛. 그 이외에는 아무것도 없는 경
험이었지만 나의 인생을 바꾸어 놓았지요"
무시무시한 그녀의 경험은 의존적이고 욕심 많은 그녀에게 더 큰 진리와
평화에 대해 가르쳐 주었다. 약품에 의한 환각이 인생의 변화를 초래했다
는 보고는 한 건도 없었다. 그녀의 경우는 1백만 명중에 하나 있을까말까
한 희귀한 경험이다. (히플의 죽음으로 향하는 여행을 네 단계로 구분하여
그림으로 표현했다-59쪽 참조) 그림의 단계를 넘어선 그녀는 터널 속에서
그녀를 기다리고 있던 유령들과 알 수 없는 존재들의 공격을 받았다. 버지
니아 스톤튼에 사는 산드라 브록의 이야기는 표현만으로는 임사를 판단할
수 없음을 알려주고 있다. 그 경험이 인생에서 어떤 의미를 갖는가 판단하
기 위해서는 경험자의 인생을 살펴보아야 한다.
1980년에 위 수술을 받으면서 비장을 제거하게 되었어요. 나는 피를 많
이 흘렸고 의사 역시 가망 없다고 생각했지요. 수술 후 수혈을 받았어요.
첫 번째 수술 도중 정말 이상한 느낌이 들기 시작했어요. 눈을 감으면 다
시는 뜰 수 없을 것 같은 느낌이었지요. 간호사를 불러 말해 보았지만, 간
호사는 내 말을 그냥 모시하며 병실을 나갔지요. 간호사가 병실을 막 나가
는 순간 나는 터널 속으로 빨려 들어가고 있음을 알게 되었어요. 무서웠어
요. 주변에는 과거의 인물들, 이미 죽은 사람들뿐이었는데, 나를 괴롭히거
나 마음을 아프게 하는 말만 하더군요. 그들은 웃기도 하고 비명을 지르기
도 했는데 도저히 참고 있을 수가 없을 정도였어요. 나는 돌아가게 해달라
고 빌었어요. 터널 끝에서 빛이 보였지만 접근할 수 없었어요. 그러다가 갑
자기 침대로 돌아왔고 죽지 않았다는 사실에 감사했지요.
브록은 장기간에 걸쳐 어려 번의 임사를 체험했다.
어머니는 나를 임신했을 때, 내가 죽게 해달라고 기도했다고 하더군요.
가난했던 부모님에게는 이미 아이가 하나 있었고, 또 다른 아이를 키울 능
력이 없었던 거지요. 나는 언청이로 태어났어요. 어머니는 나를 죽게 해달
라고 기도했던 벌이라고 생각했지요. 그러나 신기하게도 태어난 지 며칠
후에, 수술도 받지 않았는데 언청이 증세는 저절로 없어지고 정상이 되었
어요. 지금까지도 상처가 전혀 없는 걸요.
몇 주가 흘렀고 나는 요람에 누워 있었어요. 그런데 어머니는 내가 숨을
쉬지 않았다고 하더군요. 나의 피부는 이미 자주색으로 변해 있었어요. 어
머니가 나를 흔들면서 얼굴에 바람을 불어대고 나서야 나는 다시 호흡을
할 수 있게 되었죠. 나는 그때 일을 기억하지 못해요. 그러나 깔개가 없었
던 그 요람을 기억해요. 아기의 손은 어떤가 하면서 내 손을 쳐다보던 어
머니도 기억이 나요. 어머니는 내가 그것을 기억할 리 만무하다고 하지만
기억이 나는 걸요. 정말이에요.
네 살이 될 때까지 브록은 호흡이 멎는 치명적인 사건들을 수도 없이 많
이 거쳤다. 그 하나 하나에 대한 그녀의 기억은 매우 구체적이며 그녀의
친척들로부터 사실임을 확인할 수 있었는데, 심지어 그녀는 아기였을 때도
그런 일을 여러 번 경험했다. 가장 어렸을 때의 경험(생후 수개월 때라고
짐작된다)이 있은 후, 그녀는 깜짝 놀랄 정도로 정확한 영적 능력, 지각력
의 확대 그리고 재능의 신장과 같은 대표적인 임사 현상의 영향을 보여주
었다. 히플의 경우와 마찬가지로 죽은 사람이 찾아와 그녀의 죽음을 경고
하면서 그녀가 알고 있는 사람들이 언제 죽을지를 정확히 알려주었다고 한
다.
유령의 방문은 계속되었다. 죽음의 터널 끝에서 그녀를 붙잡았던 죽은
사람들뿐만이 아니라, "왜 누군가가 나를 해치려고 하지?"라는 무거운 주
제가 일생 동안 그녀의 경험에 베어 있는 것 같았다. 어렸을 때 침대 위를
기어다니며 비명을 지르게 했던 소름끼치는 괴물들에 대한 기억에서부터
성인이 되고 나서의 고통스런 꿈들에까지 그 의문은 항상 남아 있었다. 제
발 그녀가 죽게 해달라던 어머니의 기도가 어떤 식으로든 그녀의 뇌리에
박혀 있는 것이 아닐까. 어릴 적부터 있던 죽음과의 조우가 그녀의 자아
파멸적인 행동으로 더욱 악화되었다고 주장하고 싶다. 그 단 하나의 어두
운 잠재의식으로 인해서 그녀는 어떤 일을 성취하고도 만족감을 얻을 수
없었다. 그러한 괴로움은 1983년 남편이 자살하고 나서도 계속되었다. 브록
의 말에 의하면, 어느 날 저 세상으로 간 지 오래된 아버지와 아들 그리고
최근에 죽은 남편이 고물 캐딜락을 타고 집앞까지 와서는 경적을 울리며
한 목소리로 외쳤다는 것이다."우리는 지금 같이 있어! 아주 잘 있다고! 브
록이 그 사실을 알았으면 해서..."
그 말이 들리고 나서 자동차와 그들은 순식간에 사라져 버렸다고 한다.
그날의 일로 인해 브록은 자신의 과거에 대한 환영에서 벗어나야 할 필요
성을 느꼈다. 그녀는 어머니의 죽음을 인정하면서도 잠재의식 속에서 인정
하지 않으려 했었다. 그러나 남편의 죽음으로 자신의 인생을 스스로 개척
할 수밖에 없게 된 그녀는 결국 어머니의 죽음을 기정 사실화하게 되었다.
브록의 임사 경험은 일련의 사건 중 하나에 불과하지만, 그녀는 그 일로
인해 진정한 용서와 이해가 머무는 평화를 얻을 수 있었다.
불쾌한 지옥의 임사 경험은 편파적이고 불완전하며 어쩌면 변칙적이고
죽음에 대한 반항에서 비롯되었다고 생각하는 학자들도 있다. 터널을 통과
하는 방향에 따라서 임사 체험이 달라진다는 말도 있는데, 즉 밑으로 내려
가면 지옥으로, 위로 올라가면 천국으로 간다는 것이다. 그러나 여기서 언
급된 사람들은 터널의 여러 방향으로 향했기 때문에, 사실이 아니라고 말
할 수 있다. 그뿐만 아니라 성경을 전적으로 믿는 사람들과 근본주의자(악
마와 저주가 있다고 믿는 사람들)만이 지옥을 체험한다는 말도 사실이 아
니다.
1960년대에 처음으로 만난 임사 체험자들 중에는 지옥에 간 듯한 경험을
한 사람들도 포함되어 있었다. 그 당시 현시로가 에피소드의 능력에 관해
알아낸 것들이 차후 임사 체험자들을 인터뷰하는 데 지대한 영향을 미쳤
다.
아이다호 보이제의 세인트알폰서스 병원에 심장마비로 입원한 한 여자를
만난 적이 있다. 그녀는 얼마 전 남부 캘리포니아에서 이사 왔는데 나와는
가깝게 지내고 있었다. 병문안을 가보니, 그녀는 백지장 같이 창백한 몰골
을 하고 있었다. 그녀는 이미 임사 체험을 한 후였다. 몸에서 이탈한 그녀
는 어두운 터널 안으로 들어갔고 밝은 빛을 향하여 다가갔다. 그 빛이 시
작되는 곳에 이르렀을 때, 낮은 언덕은 황폐했고 발가벗은 좀비 같은 사람
들로 가득 차 있었다. 좀비들은 빽빽이 붙어 서서 그녀만을 노려보고 있었
다. 그녀는 너무나 무서워서 비명을 지르기 시작했다. 그 공포가 그녀를 다
시 육신으로 돌아오게 했지만 계속 비명을 지른 후에야 간신히 마음을 진
정할 수 있었다. 그녀는 죽음은 악몽이라며 자신의 이야기를 하고 다녔다.
더 나아가 교회가 사람들에게 천국이 있다는 망상을 심어 주었다고 저주를
퍼부었다. 그녀는 슬픔에 잠겨 있었다.
인내심 있게 그녀의 말을 듣고 있을 때, 지팡이에 몸을 의지한 나이 많
은 남자와 여자가 병실로 들어왔다. 두 사람은 모두 심장마비로 인해 사망
선고를 받았지만 다시 살아난 경험을 가지고 있었다. 그들은 그녀와 거의
비슷한 이야기를 들려주면서 몹시 두려운 표정을 지었다. 그들은 이상한
환상을 보았다는 환자들의 기록을 대조하던 간호사의 말을 듣고 서로에 대
해 관심을 가지기 시작했다고 했다.
우연이긴 했지만 나는 반대 질문을 할 필요성을 느꼈다.
세 사람은 전혀 다른 종교와 성장 배경을 가지고 있었고 다른 방식으로
살고 있었다. 서로 친분도 없었고 공통 관심사도 없을 뿐만 아니라, 담당
의사도 달랐다. 전에는 한 번도 만난 적이 없었다. 그러나 정도의 차이가
있기는 하지만 모두 역경과 성공으로 점철된 인생을 살아오고 있었다. 그
중 두 사람은 첫 번째 배우자와 살고 있었고 자녀들도 성장하여 분가한 상
태였다. 그러나 캘리포니아에서 온 그 여자는 여러 번 이혼한 경력이 있었
고 자녀도 없었다. 그들 모두 심장병을 앓고 있었으며 병실이 같은 층에
있었다. 그들은 모두 정도의 차이가 있기는 하지만 내면 깊숙이 죄의식을
숨기고 있었다. 죄의식은 그들에게 상당한 고통을 주었는데, '죽은' 상태에
서 경험한 그 이상한 '환상'은 고통의 정도를 더욱 심화시켰을 뿐이다. 그
들은 죽음으로 인해 가장 무서워하던 상황에 직면했다고 시인하면서 '죄'로
인해 반드시 벌을 받는다는 믿음이 더욱 굳어졌다고 말했다.
병실을 나서자, 간호사가 나를 불러 세우더니 임사 경험자가 한 명 더
있다는 말을 했다. 수술을 받고 회복 중인 남자인데 얼마나 놀랐는지 아무
하고도 말하지 않고 다만 "발가벗은 사람들이 언덕 위에서 나를 쳐다보고
있었어"라고 중얼거린다고 했다. 그러나 그와의 면담은 허용되지 않았다.
겨우 이틀 동안 같은 질병을 가진 사람이 같은 병원에 입원하여 동일한
경험을 했다는 것을 참으로 이상한 일이었다. 나는 그들에게 어떠한 위로
의 말도 해줄 수 없었다. 그저 말을 듣고 질문을 던질 뿐이었다. 나를 무기
력하게 만드는 말만을 들었기 때문인지 병원을 나설 때 몸이 후들거렸다.
그 사람들이 왜 그런 경험을 하게 되었는지에 대해 나는 아는 바가 없다.
캘리포니아에서 온 그 여자는 날이 가룻록 초조해하고 무례해져서 더 이상
찾아가지 않았다. 그때 내가 지금처럼만 알고 있었다면 다르게 처신했을
것이다. 그들은 지옥이 있다고 절대적으로 믿고 있었다.
임사 에피소드 연구에 본격적으로 매달리기 시작한 1978년 이래로 가끔
씩 무서운 사례들을 접할 수 있었다. 서점에서 저자 사인회를 열고 있을
때, 30대 중반의 한 남자가 나에게 다가와 호감을 질러댔다. "당신은 지옥
에 대해서도 말해야 합니다. 지옥은 있습니다. 내가 그곳을 갔다 왔습니다.
텔레비전에 출연하는 임사 체험자들은 모두 천국에 관한 아름다운 경험만
말하지만 반드시 그렇지는 않습니다. 지옥은 존재하고 사람들은 죽어서 그
곳으로 갑니다." 그렇게 말하는 사람들에게 던지는 질문이 있다. 왜 다른
연구자들이 아닌 나에게 그런 말을 하는가? 그러면 그들은 이렇게 대답한
다. "당신은 나처럼 임사를 경험했습니다. 당신은 내가 거짓말을 하고 있지
않다는 것을 알고 있으니까요." "다른 연구자들은 신뢰할 수 없어요." "당
신만이 나의 말을 이해할 수 있어요."
다른 연구자들은 지옥의 사례가 차지하는 비율이 전체 체험의 1퍼센트
미만으로서 매우 이례적인 일이라고 주장한다. 그러나 나는 그 지옥의 경
험이 사실일 뿐만 아니라 7건 중의 1건 정도는 된다고 주장해 왔다. 그렇
다면 이러한 차이는 왜 발생하는 것인가?
1990년 워싱턴에서 열린 국제임사체험연구협회 학술회에서 임사 체험에
대한 장기적인 연구로 유명한 심리학자 브루스 그레이슨은 자신을 비롯한
연구자들이 암울하거나 고통스러운 경험을 한 사람들을 알아낼 수 있는 적
절한 질문들은 던지지 않았다고 시인했다. "그런 체험자를 찾으려고 하지
않았지요. 그 이유는 단지 우리가 그런 사례가 있다는 것을 알고 싶지 않
았기 때문입니다." 그의 주장은 임사에 대한 그 동안의 연구가 의식적으로
부정적인 사례들을 피해 왔다는 사실을 뒷받침해 주는 것이다.
그레이슨이 시인이 있고 나서, 그와 랜즈의 회장인 낸시 에번스 부시는
9년에 걸쳐서 모은 50건의 무서운 임사 사례에 대한 서술적인 연구 보고서
를 발표했다. 그 논문은 '정신의학' 1992년 2월호에 게재되었다. 영국의 학
자 마고 그레이와 사회학자 찰스 플린도 연구를 통하여 지옥의 임사 체험
이 있다는 것을 인정했다. 그러나 이런 임사 체험을 본격적으로 연구한 사
람은 심장병 전문의 모리스 로링스와 나라고 할 수 있다.
로링스의 첫 번째 책인 '죽음의 문을 넘어'는 죽었다가 살아난 후 회복기
에 있는 사람들을 관찰한 기록이다. 그는 임사 체험자의 불쾌하고 무서운
경험을 자세히 설명하고 있다. 기이하게 생긴 인간과 동물에게 둘러싸이고,
신음이나 고통에 찬 소리를 듣고, 폭력이나 사탄의 고문을 받고 지르는 비
명 소리를 듣기도 한다. 로링스는 환자들이 그런 경험을 하고 있던 그 자
리에 자신이 있었기 때문에, 완전한 사실 그대로의 사례들을 얻을 수 있었
다고 확신했다. 그는 사례들을 토대로 임사 체험의 절반 정도가 지옥처럼
시작했다가 천국처럼 변할 뿐만 아니라 보통 사람들은 의식이 돌아온 후에
천국에 있었던 부분만을 기억한다는 이론을 정립했다.
로링스는 두 번째 저서인 '죽음이 오기 전에'와 최근작 '지옥여행'에서 자
신의 기존 이론뿐만 아니라 행복한 죽음을 맞이하고 지옥이라는 공포를 피
하기 위해서는 기독교에 의지할 것을 제시하고 있다. 두말할 필요도 없이
로링스의 주장은 학계에 큰 파문을 일으켰다. 그러나 그처럼 환자가 소생
하는 모습을 곁에서 지켜본 어떤 다른 의사들도 그의 기이한 이야기들과
이론을 뒷받침하지 못했다.
로링스의 관찰은 특정 지역과 근본주의적 종료 원리를 집중적으로 배운
사람들로 제한되어 있다. 다시 말해 그의 연구 방법은 다양하거나 비교 문
화적인 것이 아니었다. 그 문제에 대해서는 다른 연구자들도 마찬가지다.
연구자들이 시간과 비용의 제약을 받는다는 점에서 어느 정도 그러한 식의
연구 방법을 인정하지 않을 수 없다. 그러나 폭이 좁은 연구 범위는 아무
리 신경을 쓴다 하더라도 사실을 왜곡할 수 있을 뿐만 아니라. 때로는 엉
뚱한 결과를 내놓게 한다. 게다가 수치라는 것이 언제나 연구 범위처럼 중
요하다고도 볼 수 없다. 그래서 나는 다음과 같은 사실을 알게 되었다. '뿌
리가 깊은 신념 체계와 지역주의는 그 사람의 경험에 관한 표현과 설명에
영향을 미칠 수 있다.' 비록 임사의 형태가 전체적으로 동일하다 하더라도,
경험하는 이미지는 집단과 지역에 따라서 달라질 수 있다.
따라서 지옥에 관해 다음과 같이 개괄하고자 한다. 많은 사람들의 생각
과는 달리 지옥은 성경적인 개념이 아니다. 지옥으로 번역된 낱말은 원래
아람 어(셈어족에 속하는 언어로 고대 오리엔트의 시리아, 팔레스티나 동
쪽 지역에서 쓰였다)의 특이한 관용구에서 나온 것으로 '정신 적인 고뇌'와
'회한'을 상징하기 위해 쓰레기를 태우는 도시의 쓰레기 매립장을 의미하는
것이었다. 몇 세기에 걸쳐 성경이 수도 없이 번역되는 과정에서 '불의 게헤
나(예루살렘 근처에 있는 힌놈의 골짜기로서 몰렉 신에게 아이들을 산 제
물로 바치던 곳)'가 '지옥'으로 바뀌게 되었다.
지옥이라는 단어는 원래 스칸디나비아의 단어로 헬을 의미한다. 헬은 죽
음의 여왕으로 저승의 통치자이다. 노르웨이 신화에 의하면 헬은 착하기는
하지만 발할라(발키리에게 인도된 영웅의 영혼이 영원토록 기쁨과 향을 받
는곳)에 갈 자격이 없는 사람들이 가는 곳이다. 발할라는 전사한 영웅들이
나 그밖의 특별한 사람들을 위한 거룩한 성이다. 사탄의 모습을 표현하고
죄의 대가로 불 속에서 고통을 받는다는 식의 설명과는 달리, 헬은 전혀
악마적이지 않고 무섭지도 않다(헬, 그녀 자체를 제외하고). 그녀는 기형의
얼굴로 반은 인간, 나머지 반은 아무것도 없이 밋밋한 모습을 하고 있다.
역사적으로 헬에는 '죽은 자의 처소'라는 말이 내포되어 있을 뿐 영원히 벌
을 받는 장소의 의미는 아니었다.
오늘날 사람들 입에 오르내리는 지옥은 기독교 전파 초기에 개종자들을
복종시키기 위해 협박용으로 사용하던 유럽의 개념이라 할 수 있다. 단테
의 '신곡'과 디킨스의 '크리스마스 캐롤'이 그러한 개념을 더욱 일반화시켰
다고 볼 수 있다. 손턴 와일더의 희곡 '우리 마을'은 코미디 형식으로 죽은
자가 최종적으로 '영적인 존재로 바뀌기'전에 공동 묘지를 어슬렁거리는 장
면을 묘사했다. 현대에 들어와서 많은 기독교 신자, 특히 근본주의자들은
성서적이기보다는 정치적인 이유에서 그러한 개념을 계속 조장하고 있다.
죽는 과정에서 인간들이 직면할 수 있는, 죽음의 문을 퉁과해야 마주치
게 되는 지옥에 관한 설명은 '티벳의 망자의 서'에서 볼 수 있다. 옛문서에
는 죽음으로 향하는 세 가지 단계를 기술하고 있는데, 각 단계는 육체를
떠난 후 전혀 다르게 생존할 수 있는 방법을 제시한다. 천당에 있는 것 같
은 환상은 죽은 후 일주일 동안에 발생하는 의식 상태이며, 지옥에 있는
것 같은 환상은 2주째 벌어지는 환상이다. 그리고 자신의 인생에 대해 판
단할 다양한 기회는 3주째에 가진다고 한다. '신곡'에서와 달리, 티벳의 고
서는 사망 이후, 다시 말하면 환생 사이에 인간이 들어갈 수 있는 다양한
통로를 시간별로 나열하고 있다.
'티벳의 망자의 서'에 개괄된 천국의 모습은 요즘 보고되는 임사 체험들
과 놀랍도록 흡사하다. 티끌 하나 없이 밝은 빛, 급류를 타고 있는 듯한 생
동감, 구름 한점 없이 맑은 하늘, 말로 표현할 수 없을 정도의 아름다움.
지옥도 비슷하다. 무시무시한 신들, 소름끼치는 유령들, 이어지는 고통스러
운 고문. 인생에 대한 평가 과정, 판단 그리고 육체에서 영혼이 분리되던
상태도 비슷하고, 저승 혹은 이승으로 환생하는 과정을 통하여 더욱 성장
하고 배울 수 있었다는 것도 비슷하다.
케네스 링은 1980년의 조사 연구를 통해 임사 체험에 관한 지식을 가진
사람들이 그렇지 않은 사람들보다 임사를 체험할 가능성이 낮다고 보고했
다. 왜 그런가에 대해서 역시 '티벳의 망자의 서'가 설명하고 있는데, 종류
에 상관없이 사후의 모든 환상은 그 당사자의 정신에서 나오는 현실 투영
이라는 것이다. 다시 말하면, 내세는 잠재 의식으로 조직화되고, 심상에 의
해 사후에 마주치게 될 것들이 결정됨을 암시한다. 뿐만 아니라 의식이 자
각에서 다른 상태로 옮겨가는, 그리고 수많은 단계를 통과하는 과정에서
자연스런 의식의 일부분이 나타난다는 것도 암시한다.
그렇지만 그러한 주장에도 불구하고 임사 체험의 현실감이 조금도 줄어
들지 않는 것은 이상하다고 할 수 있다. 그 현상은 물리적인 법칙보다는
영혼의 영향을 받는다. 문화나 인종에 따라서 구체적인 사항과 표현이 다
를 수 있다.
사후 체험자들과의 인터뷰를 통해서, 천국 같은 것이든 지옥 같은 것이
든 전개되는 과정은 차이가 별로 없다는 점을 알 수 있었다. 다시 말하면,
임사 현상의 핵심적인 요소들로 인정받은 것들은 두 가지 종류의 체험에
공통적으로 그리고 기본적으로 동일한 형태로 나타난다는 것이다. 육체를
이탈하여 어두운 터널이나 암흑을 그 끝에서 전개되는 빛을 보며 통과하
고, 결국에는 그 빛속으로 들어가게 된다. 그러고는 사람, 자연 경관, 경우
에 따라서는 동물들이 있는 전혀 다른 세상에 자신이 와 있다는 것을 갑자
기 깨닫게 된다. 지옥의 경우에도 흔히 천국의 경험과 마찬가지로 방금 떠
나온 세상을 바라보면서도 저승에 와 있는 죽은 자들과 대화를 나눈다. 그
런 점에서 두 종류는 흡사한 점이 많다. 그렇지만 구체적인 상황, 해석 그
리고 감정적인 반응에서는 차이를 보인다.
다음은 두 종류의 경험에 관한 비교이다. 임사 체험 중에 만나 대화를
나눈 사람들에 대한 조사를 요약한 것으로 배경은 동일하지만 구체적인 해
석이 상반됨은 주목할 만하다.
천국의 사례 지옥의 사례
사람이나 신 같은 친절한 존재 죽은 사람이나 위협적인 유령
아름답고 사랑스런 환경 황폐하거나 거친 발판
좌담과 대화 위협, 비명, 침묵
전적인 수용과 사랑으로 가득 찬 감정 위험과 폭력, 고문의 가능성
온화하고 천국에 있는 느낌 춥고 지옥에 있는 느낌
지금까지 접해 본 지옥의 사례에서는 아주 뜨겁거나 불에 타는 듯한 경
험은 거의 없었고 대부분 얼마나 추웠는지, 얼마나 차갑고 끈적거리는 상
태에 있었는지, 얼마나 한기를 느꼈는지, 얼마나 단단하고 무겁고 공허했는
지를 표현한 것들이다. 그리고 구름이 끼고 안개가 서린 것처럼 침침하거
나 회색이었다는 것이다. 많은 경험자들은 처음에는 빛이 그들을 부르지만,
일단 그 안으로 들어가면 침침해지거나 아주 깜깜해졌다고 말한다. 그러다
가 갑자기 가까이 하고 싶지 않은 것의 공격을 받으면서 고통이나 두려움
을 느낀다는 것이 공통된 사항이었다. 살기 위해 몸부림을 쳐보지만 아무
도 도와주지 않는다. 악마와 천사들처럼 선과 악이라는 틀에 박힌 주제와
다시 만나게 된다.
다시 살아난 후 정상적인 삶을 영위하면서 유령을 보았다는 보고들도 있
다. 그 유령들은 육체가 있으며 매우 사실적이고 현실적이었다고 한다. '악
마'에게는 갑자기 나타났다 사라질 수 있는 능력이 있어서 벌건 대낮에도
사후 체험자들을 쫓아와 그의 영혼을 갈취하려고 해서 싸운다는 것이 한
예이다. 이러한 유령 출현은 1990년에 제작된 영화 '플랫라이너(슈마허 감
독)'에서도 표현되었다. 죽은 후 느닷없이 폭풍우, 소용돌이, 혹은 해일을
만나거나 끝없는 공허 속으로 빨려 들어가는 자신을 발견할 때처럼 무서운
장면이나 느낌이 차후에 사실로 나타날 수도 있다.
육체적, 정서적 그리고 정신적으로 쇠약해져 쓰러진(당시에 느낀 절망감
이 원인이 되었을 것이다)나는 육체를 떠나 밤하늘로 떠올라 '빛의 입술'로
빨려 들어갔고, 영혼은 그것을 의식하고 있었다. 빛속으로 들어간 나는 내
앞에 펼쳐진 광경에 놀랐다. 두 개의 대폭풍이 모래시계처럼 하나는 밑에
서 또 다른 하나는 위에서 무섭도록 빨리 돌며 떡 버티고 있었기 때문이었
다. 위에 있는 것은 시계가 도는 방향으로, 밑에 있는 것은 그 반대 방향으
로 돌고 있었다. 두 개의 대폭풍이 만나는 곳, 그러나 실제로는 만나지 않
는 곳에서는 이제까지 본 것 중 가장 강렬하고 이상한 빛들이 쏟아져 나왔
다.
내가 다시 살아나서 필요한 치료를 받게 되면서 이상한 일이 벌어졌다.
그 대폭풍이 무엇인지 알 수 있게 된 것이다. 나는 큰딸인 나탈리와 얘기
를 나누고 있었는데, 갑자기 그 애가 없어지고 대신 폭풍이 나타난 것이다.
또 한번은 싱크대에서 설거지를 하다가 위를 쳐다보니 거대한 물체들이 갑
자기 모습을 드러내었다. 내가 무엇을 하든, 어디에 있든, 혹은 어떤 날이
든 그것이 나타나는 데는 전혀 상관이 없었다. 그것은 언제나 절대적이고
완벽한 현실이었다. 그러한 현상은 나를 무기력하게 했을 뿐 그리 무서운
일은 아니었다.
빈도와 정도의 차이가 있기는 했지만 폭풍은 무려 10년 넘게 나를 찾아
왔다. 책 쓰기에 몰두하며 기억 속에서 세 번째의 임사 체험을 되살리고
있을 때 그 현상이 발생했다. 쉬고 있던 컴퓨터 모니터에 그 현상이 아주
사실적으로 나타난 것이다. 모니터와 하드가 닿은 것처럼 부풀어오르면서
방사선 같은 번쩍거림을 나와 사무실, 복도로 쏟아냈다. 구역질이 나면서,
톡 쏘는 오존 냄새가 풍겼다. 견딜 수 없었지만 그렇다고 어디 다친 것은
아니었다.
모니터를 교체하기 위해 찾아온 기술자는 머리를 저으면서 모니터가 이
렇게 부풀어오를 수는 없다고 말했지만 그는 자기 손으로 그 증거를 만지
고 있던 셈이었다. 그 특별한 일이 있은 후 나는 13년 동안이나 다시는 그
런 경험을 하지 않았고, 대폭풍이 만들어 내는 이미지가 무엇을 의미하는
지 알려고도 하지 않았다. 나를 괴롭힌 것은 폭풍이 아니라 내면에 숨겨진
공포였다.
나는 임사 체험자가 주장하는 모든 유령 출현의 원인이 바로 두려움이라
는 것을 알게 되었다. 불쾌한 지옥의 경험에 관한 연구에서는 다음과 같은
변수가 등장한다.
요소-어떤 사람은 '무서운' 것으로, 다른 사람은 '놀라운' 것으로 표현하지
만 동일하다.
시나리오-개인이 통제할 수 있거나 대처할 수 있는 경험으로 실제 내용보
다는 '천국 같다'거나 '지옥 같다'는 라벨이 붙는다.
체험자-불쾌한 지옥의 에피소드를 보고하는 성인들, 어린이는 포함되지 않
는다.
지옥 같은 임사 시나리오는 개괄적으로 표현되기 쉽거나, '죄인'혹은 종
교 열성자들로부터 정신적인 투영 작용으로 치부되거나, 아니면 연구 가치
가 없는 것으로 치부된다. 그러나 그것은 실수이다. 지옥 같은 경험도 충분
히 연구할 가치를 가지고 있다.
불쾌하고 지옥 같은 경험들에서 공통분노는 내면적인 정화, 개인이나 종
교적인 신념보다 더 차원이 높은 단계에서 가동되는 것으로 보이는 환상적
인 회개의 과정이다. 코네티컷 주에 사는 언 부인의 사례를 살펴보자. 유니
테리언 교파 목사의 딸인 그녀는 결혼을 한 후 학교의 행정 직원으로 일했
다. 두 번 아기를 출산하다가 일이 잘못되고 말았다.
병원과 지구가 매우 빠르게 저 밑으로 멀어지는 것을 알고 있었지요. 지
금까지도 그대의 장면을 아주 생생하게 기억하고 있어요. 보지 않는 것들
을 어떻게 그렇게 생생하게 기억할 수 있는지 이해할 수 없지만요. 나는
우주선을 타지 않은 우주 항공사처럼 놀라운 속도로 우주를 날아갔어요.
그 엄청난 거리를 말이지요. 몇 개의 원들이 앞에서 인도하고 있었는데, 조
금 왼쪽으로 치우쳐 있었어요. 오른쪽은 어두운 우주였지요. 원들은 검은색
에서 흰색으로, 흰색에서 검은색으로 변할 때마다 찰칵거리는 소리가 났어
요. 원들은 나를 놀리거나 귀찮게 했지만 그렇다고 마귀는 아니었어요. 익
살맞고 기계적으로 움직였지요. 그 찰칵거리는 소리에는 메시지가 들어 있
었어요. '너의 생명은 결코 존재하지 않았다. 세상은 결코 존재하지 않았다.
너의 가족도 존재하지 않았다. 다만 너는 그렇게 상상하고 있었을 뿐이다.
그리고 상상할 자유가 있었을 뿐이다. 그러나 실상은 아무것도 없었다. 지
금 아무것도 없다. 그리고 과거에도 없었다. 장난이다. 모든 것은 장난에
불과하다.'
그녀는 그 원들이 만들어 내는 짓궂은 비웃음에 대해서 이러킁저러쿵 말
대꾸를 하면서 생명이 정말로 존재했었음을 지루하게 설명해야 했다. 그러
자 어둠이 얇아지더니 끝도 없이 계속되는 공허 속으로 빨려 들어갔다.
걷잡을 수 없는 비탄이 몰려들었어요. 세상은 사라졌다. 잔디밭도, 나의
첫 번째 아기도, 세상의 모든 아기들 그리고 언덕도 사라져 버렸다. 이 세
상 어느 누구도 그런 슬픔을 이겨낼 수는 없었을 거예요. 그러나 그 슬픔
은 절대로 끝나지 않을 것 같았어요. 탈출구가 없었던 거지요. 사랑했던 모
든 사람들이 사라져 버린 거예요. 현실보다 더욱 현실적인, 그야말로 현실
그 자체였어요. 우주의 공포는 상상도 할 수 없을 정도예요. 저승이 무엇인
지 보았다는 절대적인 확신(지옥은 아니었어요)그리고 아무에게도 그 사실
을 말할 수 없다는 사실이 나를 절망케 했어요. 내가 어떻게 죽었고 영원
한 형벌이 있는 그곳에서 그저 막연히 기다려야 한다는 사실이 문제가 아
니었어요.
그로부터 6년 후, 그녀는 책장을 넘기다가 우연히 임사 체험 중에 보았
던 그 원들의 그림을 볼 수 있었다. 그녀는 전율하면서 그 책을 던져 버렸
다. 공포와 확증이 동시에 몰려드는 순간이었다. 그 원들이 동양철학에서
나오는 음양의 상징이기 때문이었다. 몇 년 후, 그녀는 코네티컷 대학에서
운영하는 비영리 기관에서 사무실 관리자를 채용한다는 신문광고를 보고
지원했다. 그녀를 채용한 사람이 바로 케네스 링이었다. 낸시 에버늣 부시
는 랜즈의 최초이자 유일한 협회장이 되었다.
에번스 부시는 그 자리를 맡은 초기에 좌절을 겪었다. 그녀도 임사 체험
자라는 사실, 그것도 좀처럼 들은 바 없는 '부정적인' 시나리오의 경험자라
는 사실은 단순한 정신적 혼란 이상을 초래했다. 조직이 개편되면서 그녀
의 직책이 생기기도 하고 없어지기도 했지만, 출산하면서 겪었던 일과 그
의미를 차츰 깨닫게 되면서, 마침내는 용기를 가지고 자신만의 장점과 가
치를 인정하게 되었다. 그녀는 지금 교회에서 상담가로 또 시인으로 활동
하고 있는데, 사람들이 가지고 있는 문제점을 놀랍도록 잘 파악하고 있다
고 한다. 그녀는 랜즈의 이사회에서 이사장으로 선출되었고 또한 '고통스러
운' 임사 사례를 위한 연구가가 되었다. 경험에서 얻은 교훈을 가지고 그녀
는 수천 명의 체험자들을 돕고 있다.
불쾌하고 지옥 같은 시나리오를 불명예스럽게 생각하는 것은 잘못된 일
이다. 조사한 바에 의하면, 지옥 같은 임사 시나리오는 그 체험자의 그림자
(억압되고 부정되는 자화상)에 대한 반항이다. 그 경험은 영혼이 치유와 성
장을 위해 사용하는 장치이다.
4장 유쾌한 천국의 경험
임사 체험 중 지옥같은 환경에 부딪혔다고 말하는 쪽은 여자보다 남자가
많은 편이다. 그러나 사례를 인용하기 위해 자료를 요청했을 때, 응하는 남
자는 한 명도 없었다. 그래서 3장에서는 여자들의 사례만을 소개할 수밖에
없었다. 그러나 천국 같은 경험에서는 남녀를 구별하지 않고 자신들의 경
험을 사용할 수 있도록 해주었다. 모두 말로는 그 경험을 늘어놓기 좋아했
지만, 죽었을 때 본 것들 그려보라고 하자 망설였다. 이 책에는 그때 확보
한 그림들이 곳곳에 소개되어 있다.
유쾌하거나 천국에 갔다온 듯한 경험은 엄청나게 많다. 따라서 지난 20
년 동안 그 기본적인 이야기 틀이 사실상 신화처럼 굳어졌다는 데는 이견
이 없다. 지옥 같은 임사 체험 사례가 생각보다는 많듯이 천국 같은 사례
도 일반적으로 인정되는 수보다 많은 편이다.
우리의 조사는 뉴욕 주 트로이에 사는 제니 울프가 1987년 봄에 겪은 경
험부터 시작되었다. 당시 서른 살이었던 그녀는 자궁내막염으로 여러 번의
내출혈, 자궁 절제술을 포함한 여러 가지 수술 그리고 더욱 심해진 내출혈
과 응급수술 등의 과정을 거쳤다. 그 마지막 수술 도중, 그녀는 몸에서 빠
져나와 다른 존재의 마당으로 접어들었다.
한 번도 보지 못했던 아름다운 정원에 있다는 것을 갑자기 알게 되었어
요. 나는 건강했고 사랑 받고 했음을 느꼈어요. 행복 그 자체였어요. 천상
의 음악을 또렷하게 들을 수 있었고, 싱싱하고 아름다운 꽃들, 푸른 초원과
나무들을 보았어요, 지구에서는 볼 수 없었던 것들이었지요. 주위를 둘러보
고 있는데 아득히 먼 언덕에 서 계신 예수 그리스도를 보았어요. 세상으로
돌아가고 안 돌아가는 문제는 전적으로 내가 결정할 사항이라고만 말씀하
셨어요. 나는 할 일을 끝내기 위해 세상으로 돌아가기로 했지요. 그런 선택
을 하자마자 다시 태어나게 되었어요. 그후로 생활에 변화가 있었냐고요?
사람들의 느낌, 믿음 그리고 요구에 대해 더욱 관심을 가지게 되었지요. 다
른 사람들에 대한 동정심과 배려가 많아졌어요. 하나님의 사랑에 대한 확
신도 더욱 굳어졌구요.
울프의 이야기를 들어보면, 영적인 길에 헌신하고자 하는 주목할만한 유
형이 나타난다. 엄격하기는 하지만 사랑이 넘치는 장로교 집안에서 성장한
그녀는 겨우 열 살 무렵에 환상을 볼 수 있는 능력을 가지게 되었다. 걱정
스러워진 부모는 뉴욕 주 릴리 데일의 강신술 캠프에 딸을 보내어 평가를
받아 보도록 했다. 노련한 영매들은 그녀가 특이한 능력을 가지고 있으며,
평범한 10대를 보내게 할 것인지 그렇지 않으면 본격적으로 영적 훈련을
받게 할 것인지를 결정해야 한다고 충고해주었다. 제니는 자신의 능력을
발전시키는 쪽으로 결정을 내렸다. 훈련을 받은 지 7년이 지난 스물한 살
때, 그녀는 앞을 보지 못하는 생물 물리학자 샘 렌틴을 만났다. 그는 과학
적인 배경을, 그녀는 영적인 배경을 가지게 된 셈이었다. 그들은 함께 전문
사무실을 차려 인간의 참다운 건강과 완전성을 되찾는 연구를 하기로 했
다. 그로부터 14년 후, 건강 분야에서 놀라운 발전을 이룩하고, 치료 과정
을 촉진시키는 능력이 세계적으로 인정받을 즈음 렌틴이 사망했다. 울프는
지금 양로원에서 봉사 활동을 하고 있다. 그녀는 다음과 같이 말했다.
어머니가 병원에 와서 말하더군요. "너는 죽었다가 살아났단다." 이미 알
고 있던 사실을 어머니가 확인해 준 것이지요. 마치 다시 아기가 된 것 같
았어요. 나이 서른에 인생을 새롭게 배우는 것 같았지요. 처음에는 빛을 바
라볼 수 없었습니다. 그러나 겨우 볼 수 있게 되었을 때, 모든 것이 전보다
더욱 밝고 좋게 느껴지더군요. 전체적으로 급속히 좋아졌어요. 예전보다 더
욱 안정감을 느끼고 건강해서 좋았어요. 영적인 능력도 비약적으로 향상되
었고요. 그러나 새롭게 적응하는 데는 상당한 시간이 걸렸어요. 의사는 임
사 체험으로 인한 스트레스 때문이라고 했지만 나는 그 말을 받아들일 수
없었거든요. 임사 체험은 수술과는 관계가 없었어요. 어머니와 아버지는 나
를 이해했지요. 특히 어머니의 변함없는 사랑과 도움은 내가 새로운 삶을
부여잡고 이겨 나갈 수 있는 용기를 주었어요. 죽음은 치료사로서의 나의
결심을 더욱 굳게 만들어 주었지요.
그후로 나의 능력들은 더욱 세련되고 향상되었으며 조절이 가능했어요.
다른 사람들을 더 많이 이해할 수도 있었고요. 직장으로 복귀했을 때 샘과
나의 능력은 최고조에 달해 있었고 우리는 최선을 다했어요. 그로부터 5년
후, 샘이 세상을 떠났어요. 우리가 얼마나 가까웠고, 얼마나 친밀했는지 아
실 거예요. 죽음이 끝은 아니라는 것을 잘 알고 있었지만, 샘의 죽음은 나
의 마음을 흔들어 놓았어요. 그러나 새 생활에 적응하지 않을 수 없었지요.
지금은 노인들에게 사랑을 전해 주려 노력하고 있어요. 내 앞에 어떤 길이
열릴지 그리고 어디로 가야 할지에 대해선 모르겠어요. 지금은 다른 치료
방법을 습득하기 위해 마사지 강의를 듣고 있어요. 내 이생은 하나님 뜻에
달려 있어요. 새로운 방법으로 봉사할 기회가 열리고 있는 셈이지요.
1932년으로 돌아가 보자. 지독한 유물론자에서 만화가로 변신한 아서 옌
센은 주말 연재 만화 '장난꾸러기 윌리 위스포'의 연구를 위해 휴식을 갖기
로 했다. 그 만화의 주인공은 떠돌이었다. 옌센은 무려 1천6백만이 넘는 대
공황 실업자 대열에 합류하기로 했다. 그는 차를 얻어 타며 시카고에서 미
네라폴리스까지 갔다. 그러다가 젊은이가 모는 컨버터블 쿠페형 자동차를
얻어 타고 위니펙으로 향하게 되었다. 과속으로 달리던 자동차는 미끄러지
면서 무서운 속도로 몇 차례 공중제비를 했다. 두 사람은 차가 도랑에 처
박히기 전에 헝겊으로 만든 천장을 뚫고 밖으로 튕겨졌다. 청년은 다친 데
가 없었지만 옌센은 부상을 입었고, 사람들이 달려오는 것도 모른 채 의식
을 잃었다.
점점 지구가 희미해지더니 밝고, 새로우면서도 아름다운... 상상할 수 없
을 정도로 아름다운 세상이 보였습니다. 약 30분 동안 지구와 그 새로운
세상이 동시에 보이더군요. 결국 지구의 모습은 사라지고, 천국같은 영광스
러운 곳에 서게 되었습니다. 뒤에는 아름답고 완만한 두 개의 산이 보였는
데, 일본의 후지 산과 비슷했습니다. 꼭대기에는 눈이 덮여 있었고 비탈에
는 마로 표현할 수 없을 정도로 아름답게 녹음이 우거져 있었어요. 산은
15마일 정도 떨어져 있는 것 같았지만, 비탈에 피어 있는 꽃잎 하나하나를
볼 수 있었습니다. 시력이 지구에 있을 때보다 무려 백배나 좋아진 것 같
았어요. 왼쪽으로는 여러 종류의 물(투명하고, 황금색이며 황홀한 빛을 발
하는)이 채워진 호수가 번쩍거렸습니다. 호수는 살아 있는 것 같았어요. 산
과 들은 너무나 생생하고 깨끗했으며 파란색으로 덮여 있었습니다. 오른쪽
에는 깨끗한 물질로 이루어진 크고 울창한 숲이 있었습니다.
제일 가까운 나무 뒤에서는 20여명의 사람들이 춤을 추면서 놀고 있었습
니다. 그들은 손을 맞잡고 원을 그렸습니다. 노래를 부르고 즐겁게 춤을 추
면서 즐거운 시간을 보내고 있었지요. 그들은 마침내 나를 발견했고, 네 사
람이 즐거운 표정으로 달려왔습니다. 점점 가까워지는 그들의 모습을 보면
서 나이를 짐작해 보았습니다. 서른 살, 스무 살, 열두 살...그들의 몸은 체
중이 느껴지지 않을 정도로 가벼워 보였고, 그 모습이 우아하고 아름다워
서 지켜보는 눈이 즐거울 지경이었습니다. 남녀를 불문하고 허리까지 내려
온 윤기 있는 머리다발 위에는 꽃들이 꽂혀 있었지요. 그들이 입고 있는
옷이라고는 한쪽 어깨에 멜빵처럼 걸게되어 있는, 허리에 두른 헝겊과 몸
의 곡선을 두드러지게 하는 폭이 넓은 리본이 고작이었습니다. 그들의 화
려함은 나를 흥분시켰을 뿐만 아니라 경외감으로 가득 차게 했습니다.
그 중에서 나이가 가장 많고, 힘도 세 보이는 남자가 즐거운 표정으로
선포하듯 말했습니다. "당신은 죽은 자의 세상에 오셨습니다. 우리도 여기
오기 전까지는 당신처럼 지구에 살았습니다." 그는 나에게 나의 팔을 쳐다
보라고 권했고, 나는 그 말을 따랐습니다. 팔은 반투명했어요. 희미하게나
마 팔 속을 들어다볼 수 있었습니다. 그러고 나서 초원과 나무들을 바라보
라고 했습니다. 그것 역시 반투명해 보였습니다. 성경이 천국에 대해 설명
한 것과 일치했습니다.
그곳의 풍경이 점차로 친근감 있게 보이기 시작했습니다. 마치 예전에
와봤던 것처럼 말입니다. 문득 산 뒤에 무엇이 있는지 기억나기 시작했습
니다. 갑자기 탄성이 터져 나오면서 '여기야말로 나의 고향!'이라는 것을 깨
닫게 되었습니다. 지구에 잇는 동안 나는 방문객이었고 부랑자였으며 고향
을 그리워하는 이방인이었다는 것을 알게 되었습니다. 안도의 한숨을 쉬면
서 말했습니다. "하나님, 감사합니다. 다시 이곳으로 돌아오게 해주셔서 감
사합니다. 이제부터 여기서 살겠습니다."
그리스 신처럼 생긴 그 나이 많은 사람이 말하기 시작했습니다. "여기에
있는 모든 것은 순결합니다. 지구처럼 본질들이 섞이거나 분해되는 일이
없습니다. 노화를 방지하며, 어디에도 두루 전달되는 천상의 진동으로 모든
것은 생기로 가득 차 있습니다. 그래서 모든 사물은 더러워지지 않고 닳지
않으며 항상 새롭게 보이는 겁니다." 그때서야 나는 천국이 영원할 수 있
는 이유를 알게 되었습니다.
옌센의 황홀한 천국 방문은 길고 장황하다. 그가 자비로 출판한 '나는 천
국을 보았다'에는 그 밖의 구체적인 내용들이 상세히 설명되어 있다. 그는
지구로 돌아오고 싶지 않았지만 다음과 같은 말을 들었다고 한다. "당신에
게는 세상에서 할 일이 더 남아 있습니다. 돌아가서 그 일을 해야 합니다!
큰 혼란의 시기가 올 것이고 사람들은 안정을 위해 당신의 힘을 원할 것입
니다. 당신은 세상의 일을 끝내고 나서 다시 이곳으로 오십시오."
1898년 눈보라가 치던 날, 네브래스카 주의 어느 모래 언덕에서 태어난
옌센은 어릴 적부터 종교적인 생활을 강요당했다고 회상했다. 그는 이러한
생활에서 돌아섰을 뿐만 아니라 부모의 식사 방식까지 물고 늘어지는 등,
사사건건 부모에게 반항하기 시작했다. 가축들은 신선한 풀과 사료로 훌륭
한 식사를 하는데, 가족들은 백밀가루, 설탕 그리고 지방만을 먹어 소화불
량과 변비로 고생하는 것을 지켜보며 그는 부모 몰래 밀기울을 먹곤 했다.
그는 서른네 살에 임사 체험을 한 후에도 무신론과 신비론 사이를 왔다갔
다하면서 교회 집회에 계속 도전했다. 1차대 전에 참전했던 그는 전쟁이
종결된 후 결혼했고, 그후로 아들과 함께 아이다호 주 팔마에 벽돌로 집을
짓기도 했다. 나중에 그는 교육자, 연설가로 활동하면서 정치에도 적극적인
관심을 보였을 뿐만 아니라, 역사 조각을 전공하였다(그의 작품이 팔마 시
공원에 설치되었다). 엑스트라로 서너 편의 할리우드영화에 등장한 바 있
으며, 유기적 원예술과 영양학의 권위자였고, 아이다호 주의 '모범 시민'으
로 선정되기도 했다.
비록 공인이기는 했지만, 그는 강의하는 학교의 이사회에서는 따돌림당
하는 경우가 많았다. 어린이의 창조적인 동기를 방해하는 어떠한 절차도
반대하고, 정부가 2차대전 중에 미국에 살고 있던 일본인들을 집단 수용한
것을 공개적으로 비난했으며 도덕적인 문제와 삶에는 목적이 있다는 것을
알려주기 위해 학교의 규칙을 무시하면서까지 자신의 임사 체험을 학생들
에게 들려주었기 때문이다.
1992년, 그는 마침내 자신의 '고향'으로 돌아갈 때도 삶의 목적을 완수했
는지에 대해서 의문을 품고 있었다. 81쪽에 있는 그림은 그가 자동차 사고
로 죽은 후 빛의 세계로 들어가서 본 두 개의 세계를 설명해 놓은 것이다.
앨리스 모리슴-메이즈는 혼수상태로 루이지애나 뉴올리언스의 머린 종합
병원에 실려 갔지만 죽은 거나 다름없었다. 그녀는 2주전에 세 번째 아들
을 낳았다. 1952년 5월이었다.
나는 천장 가까이에 떠올라 의료진이 나의 발가락에서부터 엉덩이까지
붕대로 감싸더니, 나중에는 팔, 손 그리고 어깨까지 그렇게 하는 것을 보았
습니다. 피가 심장과 폐에 남아 있도록 하기 위해서였지요. 그러고 나서 그
들은 나의 몸을 기울여 다리가 위로 올라가고 머리가 밑으로 내려오도록
했습니다!
나는 제프가 태어날 때도 그들이 그런 식으로 처리했다는 것을 알고 분
노했습니다. 그들은 당황해서 큰 소리를 내며 이리 뛰고 저리 뛰고 있었고,
나는 그저 붕대를 감은 채 말없이 누워 있는 내 몸을 바라보았습니다. 나
는 허공에 떠서 분노와 좌절을 발산하고 있었어요. 나는 이때의 분노와 격
분을 생생하게 기억할 수 있어요. 영혼이 걱정과 우려에 휩싸여 있는 동안
나는 소리나지 않게 그 일에 대해서 불평의 말을 늘어놓고 있었어요. "이
여자가 죽어 가고 있어! 죽어가고 있단 말야!"라는 그들의 외침이 너무 두
려워 오줌을 쌀 뻔했어요.
그런데 갑자기 장면이 바뀌면서 내가 다른 장소에 있게 되었어요. 아름
답고 평화스러운 곳에 내가 서 있었어요. 시간도 공간도 없는 그런 곳이었
어요. 여러 가지 소리에 따라 변하는 색깔을 감지할 수 있었는데, 소리에는
아무런 잡음도 섞이지 않았어요. 바람에 흔들리는 종소리 같았지요. 나는
허공에 떠서 주의를 기울이고 있었어요. 그런데 갑자기 따뜻한 느낌의 누
군가가 나에게 다가온다는 것을 감지할 수 있었죠. 그 존재들은 나를 환영
하고 보호해 주는 것 같았어요. 형체는 없었지만 아주 자연스럽게 그들을
느꼈어요. 무슨 말로 표현할 수 있을까요. 하얀 옷을 입은 검은 남자들이
반원으로 나를 감싸더군요. 둘레는 반투명의 구름들이 덮고 있는 것 같았
지요. 나를 감싸고 있는 구름들과 섬세한 색의 변화를 지켜보았어요.
내가 질문을 끝맺기도 전에 대답을 하는 식으로 부드럽게 대화가 이어졌
어요. 그들은 자신들이 하나님의 메신저일 뿐만 아니라 나의 안내자이자
조력자라고 소개하더군요. 비록 인간인 나를 위해 그들이 배치되었고, 필요
할 때 항상 그들의 도움을 받을 수 있기는 하지만, 그들에게는 또 다른 목
적이 있다고 하더군요. 창조의 다른 영역을 책임지고 있으면서 동시에 여
러 장소에 나타날 수 있는 능력이 있다는군요. 또한 여러 단계의 지식도
책임지고 있다고 하더군요. 25년 동안 한번도 경험해 보지 못한 황홀감과
기쁨이 나를 감쌌습니다. 그렇게 원했던 두 아이를 낳을 때도 이런 기막힌
기분은 느끼지 못했거든요.
그때 다이아몬드처럼 빛을 발하는 무한한 존재가 다가왔어요. 빛의 존재
가 모든 것을 감싸자 그 밖의 모든 것들, 색깔과 존재들은 아득히 멀어지
고 있었어요. 그 압도적인 존재가 나를 찾아온 것이죠. 감당할 수 없을 정
도로 내가 귀하게 느껴졌어요. 기쁨과 황홀감이 나를 흥분시키고 있었어요.
내가 원하면 머물 수 있다. 선택은 내가 해야 한다는 말이 들렸어요.
많은 가르침은 계속되었고, 나는 그저 침묵을 지키면서 조용히 그곳에
있었어요. 내가 절대적인 자유의 일부분으로 확장되어 가는 것을 스스로
느꼈어요. 다시 선택하지 않을 수 없다는 것을 알게 되었지요. 마음 한구석
에서는 여기에 남자고 소곤거렸지만, 결국 새로 태어난 아기를 엄마 없이
자라게 할 수 없다는 쪽으로 결론을 내렸지요. 나는 마지못해 그곳을 떠났
어요.
그와 동시에 내 머리 위의 은색 코드를 통해서 몸속으로 다시 들어가는
것이 느껴졌어요. 물리적인 충돌과 흡사했지요. 내가 몸안으로 들어가자마
자 누군가가 "오! 살았다!"고 외치는 소리가 들렸어요. 나는 그레이프 프룻
만한 두 개의 태반이 내 몸에서 제거되었다는 말을 들었어요.
모리슨-메이즈는 이 엄청난 경험을 남편에게만 들려주었다. 그리고 그
후유증을 잘 참아 오고 있었다. 그러나 1967년, 삶을 변화시키든가 그렇지
않으면 죽음을 택해야 할 정도로 심각한 신경과민에 걸리고 말았다.
내면의 목소리가 한꺼번에 터져 나왔고, 임사 체험의 희미한 맥락들을
기억하기 시작했어요. 그 성숙의 효과는 나를 앞으로 나아가게 하면서 책
임감과 능력을 개발하도록 재촉했어요. 결국 내면의 목소리에 순응하기로
했죠. 영적인 생활이 시작된 거예요. 이혼한 후 유명한 심포니 오케스트라
의 단원이 되어 첼로를 연주하게 되었어요.
그로부터 12년 후, 그녀는 관절염으로 인해 심각한 보행 장애와 둔부 통
증을 호소하게 되었고, 오른쪽 엉치뼈 절개 수술을 받게 되었다(그녀의 엉
치뼈가 체중을 감당할 수 없는 위치에 놓여졌다). 수술은 잘 되었으나 그
녀는 회복되고 나서도 임사 체험과 유사한 변형된 의식 상태를 수시로 경
험했고, 그러한 상태는 무려 6개월 간 지속되었다. 길고 긴 비현실적 경험
을 통해서, 그녀는 저 세상이 들려주는 가르침을 받았다. 영적인 가르침은
영혼, 숙명, 진보된 물리학 그리고 인간 실험의 우주론에 관한 것들이다.
물론 그로 인해 그녀의 삶이 크게 영향을 받은 것은 물론이다. 그녀는 호
스피스 활동을 자원했고, 3년제 영혼 심리학 강좌에 등록했다.
그로부터 7년 후 발생한 두 번째의 임사 체험은 엉덩이 수술이 집도되던
바로 그 마취실에서 등에 강한 통증을 느끼면서였다. 그 경험은 심각한 기
종과 부신의 고장(애디슨병)으로 급작스럽게 찾아왔다. 그녀가 느낀 것은
쿤달리니 에피소드였다는 대단한 충격이 사태를 복잡하게 만들었다(대체로
쿤달리니는 체험자가 영적인 수준으로 발전하기가지 천골에 잠복해 있는
막강한 에너지라고 한다. 척추선의 중심을 자극하면서 위로 올라와 사람의
머리로 튀어 오른다는 것이다). 의료진으로부터 적절한 효과를 볼 수 없었
던 모리슨-메이즈는 척추 지압사에게 의지했고, 다시 한 번 인생이 완전히
변하는 경험을 하게 되었다. 그녀는 이혼한 후 이룩했던 자신의 인생을 버
리고 고향인 일리노이주 퀸 시로 이사 갔다.
휠체어에 몸을 의지하고 에너지를 거의 다 빼앗긴 상태의 모리슨-메이즈
는 일반 대중을 위한 고전 음악회를 수차례 개최했는데, 무대를 자신의 집
거실로 꾸몄다. 신문들은 '병을 고치는 음악'이라는 제목으로 그 사실을 보
도했다. 육신의 고통 가운데서도 그녀의 얼굴이 밝게 빛나고 항상 미소를
담고 있었다는 것은 믿을 수 없는 사실이었다.
나는 일생에 한 번 있을까말까한 '엄청난 것'을 택했어요. 내가 받은 영
적인 지도가 바로 지금과 같은 삶이 가능하도록 해주었거든요. 나는 어두
운 곳을 걸었고 지금은 더 이상 어둠을 무서워하지 않아요. 인생을 치료하
기 위해 여기에 와 있는 거예요. 내가 받은 가르침에 대해서 쓸 준비가 되
어 있는지 아직 확신이 서질 않지만 집필도 진지하게 고려하고 있어요. 태
어나기 전에 부모를 선택하던 기억, 자궁 속에 있을 때의 경험 그리고 임
사 현상을 통해 다시 태어난 것들을 쓰고 싶어요.
장애자들에게 모리슨-메이즈는 살아 있는 전설이 되었다. 그녀는 자신이
처한 상황의중대성에 대해서 이렇게 주장하고 있다. "여전히 추구할 만한
인생이 남아 있다. 단지 마음의 문을 열고 그것을 찾기만 하면 된다. 그러
면 스스로 강해질 수 있을 것이다."
버지니아 샬롯테스빌에 사는 스티븐 라이든아워는 "1973년의 어느 화창
한 낮에 그 일이 발생했다"고 말한다. 그는 여자 친구 데비와 함께 노스캐
롤라이나 쿨리미에 위치한 오래된 방적 공장 뒤로 흐르는 급류를 통과하기
로 했다. 마리화나를 피운 그들의 몸은 쉽게 피곤해졌다. 무릎 깊이의 급류
를 통과하기 위해서는 바위 경사면에서 출발하여 20피트 정도를 내려오다
가 이끼 더미가 있는 곳까지 맨발로 스키를 타야 한다. 재미있는 스포츠가
틀림없었지만 이번에는 그렇지 않았다.
우리는 또 한 대의 마리화나를 피우고 급류로 향했습니다. 데비가 먼저
웃기 시작했고 나도 따라서 웃었습니다. 웃음은 발이 미끄러져서 강물에
빠지고 나서야 멈추었습니다. 데비는 비명을 질렀지요. "스티븐, 나 수영
못해! 나 빠져 죽는다고!" 나는 그녀에게 다가갈 수 없었고 그저 무력감을
느낀 채 비명을 지를 수밖에 없었지요. "기다려. 겁내지 말라고." 나는 물
에 뛰어들었고, 엄청나게 많은 물을 마시고 나서야 아무런 경고도 없이 시
간이 멈추어 버렸다는 것을 알게 되었습니다.
물은 황금색으로 빛나고 있었지요. 중력을 느끼지 않고 떠오른 나는 온
화함과 편안함을 느꼈습니다. 수직으로 떠 있었는데, 팔을 벌리고 머리는
왼쪽 어깨 밑으로 잠겨 있었어요. 시간이 존재하지 않는 우주 속에 있는
것처럼 절대적인 평화와 평온을 느꼈지요. 그런 다음에는 지나온 인생을
평가하는 단계로 접어 들어가더군요. 마치 슬라이드 필름을 보는 것 같았
고, 그 속도가 너무나 빨라서 몇 초만에 다 지나갔어요. 보여지는 사건들의
의미를 모두 이해하지 못한 채 그저 중요한 것도 몇 가지 있겠구나 생각했
습니다. 그 과정이 끝나고 나자 높이 떠서 장례식을 보고 있다는 느낌이
들었습니다. 나는 흰 셔츠에 검은 턱시도를 이고 있었고, 왼쪽 가슴에는 빨
간 장미 한 송이가 꽂혀 있었습니다. 나를 둘러싸고 있는 사람들은 가족과
친구들이었지요.
그 때 어떤 막강한 힘이 나를 감싸는 느낌이 들었고 물을 토해낸 수, 헐
떡거리며 숨을 쉬기 시작했지요. 데비는 가까운 곳에 있었습니다. 나는 그
녀의 목덜미를 잡아당겨 물에서 빠져 나왔고 바위에 올라갈 수 있었습니
다. 바위 위에 잠시 누워 있으면서 데비의 얼굴을 바라보았는데, 그녀는 마
치 유령처럼 창백했습니다. 그녀는 자신이 어디를 갔다 왔는지 말해 주었
고 두 사람 모두 물 속에서 같은 경험을 했다는 사실을 알게 되었습니다.
황금빛의 물결, 평온함, 섬광처럼 지나가는 과거의 인생, 장례식장과 관에
들어가 있는 자신의 모습을 지켜보는 일, 그 일에 대해서 그녀와 말한 것
은 그때뿐이었습니다. 그후로 나는 데비와 말을 하지 않았고, 또 그녀를 만
나지도 않았습니다.
그 후 11년 동안 라이든아워는 임사 체험의 황홀감을 다시 경험하기 위
해 세상에 존재하는 모든 마약들을 다 복용해 보았지만 성공하지 못했다.
마약 복용으로 그가 경험한 것은 외로움, 교도소 그리고 이혼뿐이었다. 그
는 1984년 12월에 마약 및 알코올 치료원에 들어갔고, 그곳에서 점차로 회
복할 수 있었다. 마침내 그는 카운슬러를 통해 임사 체험 연구가를 알게
되었다. 그는 자신의 이야기를 빠르게 들려주고는 사라져 버렸고, 나는 그
말이 사실인지 확인할 수 없었다. 20년 동안 그 경험의 후유증에 시달려
온 그는 1993년이 되어서야 비로소 병상에 눕게 되었다. 일을 하다가 부상
을 입었는데, 이번에는 단념하지 않을 수 없는 상황이었다.
"내 인생은 바른 방향으로 변하기 시작했습니다. 그렇게 하지 않으려 해
도 어쩔 수 없었지요. 내가 과연 어떻게 변하는지 보자는 심정으로 마음과
영혼까지 모두 열어 놓고 말입니다." 라이든아워는 지금 간호사 교육을 받
고 있다. 지난날의 과오에 대해 반성하고 남에게 도움을 주어 사회에 진
빚을 갚겠다고 결심했다. 그의 어린 시절은 아동 학대와 자포자기 같은 끔
찍한 일들로 점철되었다. 그는 자신이 사랑 받을 수 없으며 나쁜 사람이라
는 생각을 가지고 성장했다. 임사 체험은 그런 비뚤어진 지화상을 재고할
기회를 주었지만, 그는 그로 인한 황홀감만을 추구했을 뿐 다른 것들은 인
정하려 들지 않았다. 그 일로 갈팡질팡하고 두려워진 그는 파멸이라는 끝
없는 악몽에 자아를 내던졌다. "어떠한 약품도 그때의 임사 체험과 같은
느낌을 주지 못했습니다. 아니 근처도 따라오지 못했습니다." 나중에 그는
그 동안 맞닥뜨린 많은 문제들이 임사 체험의 후유증이라는 사실을 알고
경악했다.
나는 어쩔 수 없는 인간이라고 생각했습니다. 그 경험과 좌절감이 관련
되었다고는 추호도 생각해 보지 않았거든요. 그런데 일을 하다가 부상을
당하고 나서 더 이상 도망치지 않고 그저 편안하게 쉬니까 사랑과 기쁨 그
리고 황홀감도 돌아오더군요. 정말 내가 선택할 수 있는 것은 하나도 없었
어요. 나는 그저 내면의 능력을 다른 사람을 위해 사용할 수 있다는 진리
만을 받아들인 거지요.
마약과 알코올에서 해방된 라이든아워는 워싱턴에 랜즈 지부를 설립하는
데 도움을 주었고 임사 체험자들과 관심이 있는 일반인들에게 필요한 정보
를 주는 데 일조를 해왔다.
1974년 1월의 어느 날 저녁, 버지니아 주의 스털링에 사는 지니 다이커
스는 소파에 누워 텔레비젼을 시청하고 있었다. 좀 이상하다는 느낌이 들
었던 그녀는 앰뷸런스 안에서 정신이 들었고 자신이 발작을 일으켰다는 말
을 들었다. 그전에는 한번도 그런 일이 없었을 뿐만 아니라 가족 중에서도
그런 증세를 보인 사람이 없었다. 그 일이 있고 나서 편두통과 발작이 지
속되었다. 얼마 후 그녀는 남편, 딸과 함께 볼티모어로 향했다. 그녀의 아
버지가 존 홉킨스 대학병원에서 정신상담가로 일하고 있었기 때문에, 최고
의 진료를 보장받았다. 그녀는 신경 정신과 과장에게 진단을 받았고, 간질
병 환자에게 처방되는 약품인 다일란틴과 수면제인 페노바르비탈을 받았
다. 그러나 다이커스의 상태는 더욱 악화되었고, 두 가지 약에 다른 약을
추가로 복용하는 입장이 되었다. 그러나 3개월도 지나지 않아 정신 분열
증세까지 일으키게 된 그녀는 신경안정제인 밸리엄까지 복용하게 되었다.
그런데도 점점 악화되더니 마침내 팔을 움직일 수 없도록 구속복을 착용한
채 정신 병동에 갇히는 신세가 되었다. 강제로 복용하는 양의 종류는 늘어
나서 쏘라이진까지 포함되었다. 이에 자살까지 생각하게 된 그녀는 계속적
으로 발작을 일으켰다. 많은 약과 부작용에 시달리던 그녀는 여름에 접어
들어서는 혼수상태에 빠져들어 2개월간이나 의식을 차리지 못했다. 병동
담당 의사는 마침내 그녀에게 무슨 일이 발생하고 있는지 눈치채고 그녀의
아버지를 찾아갔다.
"그녀에게 나타나고 있는 모든 증상은 정신병이 아닌 약 때문입니다. 당
장 투약을 중단해야 합니다." 담당 의사는 혼수상태에서 벗어날 수 있도록
충격 요법을 가하기 시작했다. 그 결정이 내려질 무렵, 그녀의 손과 발은
모두 뒤틀려 있고 피부는 종기로 덮여 있었다. 전기 충격 요법은 효과가
있었다. 그러나 열 번째 치료를 받는 동안 심장이 멈추었고 그녀는 죽고
말았다. 간호사가 그녀에게 필수적인 포타슘 주사를 깜박 잊고 말았기 때
문이었다.
나는 내 몸 위에 떠 있었어요. 녹색의 샤워 비닐을 보았는데 방안에 있
던 모든 사람들이 그 우스꽝스러운 캡을 쓰고 있었어요. 대여섯 명 되는
사람들이 매우 당황하고 있었어요. 대단한 두려움이 감지되었어요. "이봐
요! 나는 괜찮아요. 그리 염려하지 말아요." 그러나 그들은 나의 목소리를
알아듣지 못하더군요. 좀 실망했어요. 내가 오른쪽 구석에 있다는 것을 알
게 되었어요. 오른팔을 치며올리고는 몸을 쭉 폈습니다. 그러고는 한동안
움직이지 않았어요. 구속복을 풀고 갑갑한 육체에서 벗어나니 기분이 날아
가는 것 같았어요. 평화와 힘이 느껴졌고 기분이 그렇게 좋을 수 없었지요.
그 동안 품고 있던 모든 의문이 풀릴 것이라고 깨닫는 순간 사랑과 경의의
감정이 솟구쳐 올랐어요.
예수님이 계셨어요. 깜짝 놀라 말했지요. "저는 당신을 믿지 않아요." 그
분은 미소를 지으면서 아주 단호하게 말씀하셨어요. "나는 항상 너를 보고
있었단다."라고요. 나는 그분의 눈을 보면서 다시 물었지요. "항상 저의 곁
에 계셨다는 말씀인가요? 내가 당신을 모르고 있었는데도요?" 예수님은 대
답하셨어요. "보라! 나는 항상 너와 함께 있단다. 이 세상이 끝난 후에도
그럴 것이다." '보라'라는 단어를 사용하다니... 어처구니없었지요. "보세요!
지금은 1970년대예요. 보라라는 단어를 사용하지 않는다고요!" 예수님은 빙
그레 웃으셨어요. 내 말이 재미있는 것 같았어요. "다시 살아나고 싶은가?"
"잠깐 생각할 틈을 주세요!" 나는 비명을 질렀지만 입에서 말소리는 나오
지 않았어요. "저는 방금 죽었다고요! 저에게는 쉴 만한 자격도 없단 말씀
인가요?" "진정하거라! 너는 언제든지 생각을 바꿀 수 있으니까/" 나는 숨
이 막히는 것 같았어요. "저는 당신을 믿지 않는데, 나를 다시 살게 하신다
고요? 맙소사!"
대화하는 도중에, 아 글쎄 저보고 당신의 발에다 키스가지 하라는 거예
요. 절대 그럴 수는 없었죠. 나는 거칠게 그분을 껴안고 뺨에다 키스를 해
드렸죠. 너무 우스워서 배꼽이 빠지는 줄 알았어요. 말이 더 이상 필요 없
을 정도로 그 분과 함께 있는 것이 행복하더군요. 그 다음부터는 마음 대
마음으로 그 분과 대화하게 되었어요. 그런데 갑자기 하나님이 오셨다는
것을 깨달은 거예요. 두렵게 하지 않으려면 인간의 몸을 가진 그리스도가
필요했다는 것을 알았지요. 빛이 오셨고 나에게는 선택이 주어졌어요. 지구
에 갇혀서 이제 겨우 보고들을 줄 아는 나의 딸을 포함해서 어느 누구도
도울 수 없는 길을 택하느냐, 그렇지 않으면 하나님과 같이 있는 것을 택
하느냐였지요. 참, 지옥과 천국 중간에 있는 림보라는 곳에 있다는 말을 들
었어요. 나는 하나님을 택했지요.
내 앞에 있는 그 하얀 빛은 너무 강렬해 백열등 같았어요. 하나님은 사
랑이고 사랑은 빛이었는데, 너무나 따사로운 그 빛은 나의 모든 세포 속으
로 파고들었어요. 너무나 행복해서 무진장 울었어요. 살아 있을 때 나처럼
우는 사람을 한번도 본 적이 없었지요. 나의 울음은 그렇게 엄청난 것이었
습니다. 나는 사랑을 받고 있었어요. 그분과 아무 상관없다는 느낌이 더 이
상 들지 않더군요. 나 자신이 겸손하고 경외스러우며 놀랍다는 느낌이 들
었어요. 임사 체험을 한 후 오랫동안 나는 기도를 이렇데 매듭지었답니다.
"당신은 매...우 크십니다.!" 나는 그런 식으로 고마움을 표시했습니다.
하여튼 예수님을 보고 나서 나는 둥근 천장의 방으로 빨려 들어갔어요.
벽과 천장에는 수백 개의 텔레비전 스크린이 있었어요. 스크린 하나하나에
는 내 인생의 추억들이 영화처럼 비춰지더군요. 좋은 일, 나쁜 일, 비밀과
추함 그리고 특별한 사건 등등, 모든 것이 보였어요. 모두 동시에 보였는
데, 연대순으로 되어 있지는 않았어요. 소리도 나지 않았어요. 그러나 스크
린 하나를 집중해서 쳐다보면 그때 무슨 소리가 있었는지 들을 수 있었어
요. 말은 없었지만 생각, 느낌 등은 알 수 있었고, 다른 사람이나 동물을
쳐다보면 그들의 생각과 느낌을 들을 수 있었어요. 뿐만 아니라 그 추억과
그후에 벌어지는 사건을 연결시켜 생각할 수도 있었어요. 죄책감보다는 책
임감이 강하게 느껴졌어요.
하나님이 말씀하셨어요. "나는 너에게 생명이라는 귀중한 선물을 주었다.
그런데 너는 그 선물로 무엇을 했느냐?" 나는 기어 들어가는 소리로 대답
했어요. "저는 겨우 스물세 살인 걸요. 그 나이에 무얼 할 수 있다고는 생
각해 보지 않았어요. 저에게는 두 살 난 딸애가 하나 있는데, 그 아이에게
모든 시간과 에너지를 바쳐 왔어요." 좋은 대답은 아니었지만 진실이기는
했습니다. 그렇게 판단을 내리자 기분이 좋아졌습니다. 하나님이 좋아하시
는 대로였다고 나는 생각하고 있답니다. 그러나 지금 그런 일이 벌어진다
면 나는 주님에게 물어 볼 질문들이 많이 있어요. 냉장고 문에는 다음과
같은 글귀가 쓰여진 카드가 한 장 붙었지요.
"누구에게나 친절을 베풀고 언제든지 선행할 수 있도록 하라!" 나는 죄
악, 살인 등등에 대한 질문을 많이 던졌고 그 대답을 들을 수 있었습니다.
그리고 우리가 태어나기 전에 시간과 공간을 받아들이도록 맹세를 해야 하
며, 그렇게 해야만 세상에 올 수 있을 뿐만 아니라 영혼을 향상시킬 수 있
다는 것이지요. 그런 맹세를 하지 않으면 인간은 태어날 수 없습니다.
지니 다이커스의 모든 이야기를 이 책에 담을 수 없음을 아쉽게 생각한
다. 물론 그녀의 이야기는 정신을 차릴 수 없을 정도의 비극적인 내용들로
가득 차 있다. 그러나 그녀에게 벌어진 일, 특히 예수님과의 대화 내용은
내가 들어본 것 중에서 가장 재미있고 유머러스한 것이다. 놀라운 일을 꼽
는다면, 그녀가 혼수상태에 있을 때 자신을 둘러싸고 있던 의료진들의 대
화를 들을 수 있었다는 점이다.
내가 그 천국으로부터 물러서야 했던 것은 바로 나의 아버지 때문이라고
이해하고 있어요. 아버지는 나의 죽음을 도저히 받아들일 수 없었거든요.
유대인의 이름과 전통을 유지하고 있었던 아버지는 프랑스에 살고 있었는
데, 의사였고 2차대전에는 중대장으로 참전하기도 했어요. 프랑스가 나치를
우방으로 생각하던 때였지요. 아버지는 언덕 위에서 독일군이 플아스를 침
범하는 장면을 내려다보았대요. 그래서 미국으로 도망왔고 입에 풀칠하기
도 힘들었지요. 뉴욕에서 자리를 잡은 아버지는 어떠한 신이나 종교도 믿
지 않으셨고 프로이트 파의 정신분석가가 되었어요. 정신병원의 간호사와
결혼하여 세 딸을 낳았는데 내가 바로 장녀예요. 나도 자라면서 아버지처
럼 무신론자가 되었고, 신이나 그런 비슷한 존재들을 전혀 믿지 않는 또
다른 무신론자와 결혼했어요. 그는 당시 프린스턴 대학의 신입생이었는데,
나중에 철학으로 박사 학위를 받았어요. 종교학 교수로 재직하며 그는 1년
에 6개월은 자유로운 시간을 보낼 수 있었지요.
의식이 돌아온 나는 각종 튜브들이 내 몸을 덮고 있음을 보았어요. 아버
지는 프랑스 노래를 흥얼거리고 있었어요. 음치인 아버지는 벌써 수 주째
그러고 있었던 모양인데, 그 사실이 놀랍지 않을 수 없었죠. 나도 흥얼거림
으로 답했어요. 내 응답에 아버지는 깜짝 놀라 3피트 정도 공중으로 뛰어
오르더니 고함과 함께 나를 포옹했어요. 그러고는 우셨지요. 생각해 보세
요. 아버지는 예순이 넘은 저명한 심리분석학자로서 흥분이라는 것을 전혀
모르는 사람이에요. 따라서 내가 다시 말하리라고는 상상도 하지 못했을
거예요.
아무도 다이커스의 사후 체험을 인정하지 않았고, 특히 그녀의 남편과
아버지는 더욱더 그러했다. 휠체어와 할돌이라는 약품에 의지한 그녀는 비
관적인 예후를 진단 받았지만, 결국 다시 음식을 먹을 수 있었고 집으로
돌아가게 되었다. 병원에서 그리고 그후에 그녀가 겪은 경험은 소름끼치도
록 무서운 것이었다. 손과 발을 포함하여 여러 차례 수술을 받고 나서, 그
녀는 할돌의 복용을 점차로 줄이다가 결국에는 끓겠다는 결심을 내렸다.
그리고 치명적인 부작용 없이 성공할 수 있었다. 그후 그녀는 자녀를 둘이
나 더 낳았다. 그러나 남편은 그녀의 '새로워진 모습'과 그녀가 만난 그 빛
이 남의 손금을 보게 만들었다는 주장을 참을 수 없어 그녀 곁을 떠났다.
그녀는 그후 재혼했는데, 모두 이해하지는 못했지만 그녀의 '이상한' 생각
을 전적으로 지원해주는 남자였다. 두 사람 사이에서 아이가 태어났는데,
그녀에게는 네 번째 아이였다. 독학으로 손금쟁이가 된 그녀는 탁월한 능
력과 사랑의 힘으로 사람들을 감동시켰다.
내가 믿고 안 믿고 간에 나는 지금 영매예요. 그리고 집에서 살림을 하
는 엄마이기도 하고요. 비즈니스와 정치에 관해서는 별로 관심이 없어요.
다만 더욱더 봉사해야 한다는 내면의 소리는 듣지요. 나는 여전히 세상에
조화되기 위해 노력하고 있어요. 임사 체험을 한 지 거의 20년이란 세월이
흘렀어요. 그렇지만 어제 일처럼 더욱 또렷하거든요.
지금까지 언급한 다섯 가지 사례들은 서로 다른 점을 가지고 있다. 제니
의 임사 체험은 치유의 능력에 불을 붙여 놓았고, 10대에 이미 그런 길로
들어설 수 있었다. 비록 동료의 죽음이 그녀를 엉뚱한 방향으로 인도했지
만 믿음과 사랑이 치유의 참다운 힘이라는 것을 터득하게 되었다. 아서 옌
센은 새로운 삶을 안내 받고, 그 자신이 세상의 모든 것들과 연관되어 있
다는 것과 다른 사람들을 돕는다는 것이 얼마나 중요한지를 확신하게 되었
다. 그는 1992년 세상을 떠날 때까지 그 확신을 가슴에 품고 하루하루를
살았다. 앨리스 모리슨-메이즈는 임사 체험에서 접한 다양한 차원의 지식
을 믿으면서, 강해지도록 노력했다. 그녀는 천상 체험에 관한 강좌에 계속
해서 참석해오고 있다. 스티븐 라이든아워는 영혼의 사랑을 발견하고, 도피
란 천국을 지옥처럼 변하게 할 뿐이라는 사실을 과거와 미래를 통해서 알
게 되었다. 거부해 왔던 사랑에 항복하고 만 것이다. 지니 다이커스는 전혀
사회에 어울리지 못하는 외로운 삶의 끝에 자신만의 독특한 능력과 하나님
의 한없는 사랑의 실체를 발견했다.
지옥 같은 사례들과는 달리, 천국의 사례들은 한결같이 자아 확인, 자아
사랑 그리고 자아 존중을 야기시켰다. 조사에 의하면 유쾌한 천국의 경험
에서는 자신이 사랑 받고 수용된다는 절실함이 지배적이라는 사실을 알게
되었다(대개는 성인들의 경우이기는 하지만 어린이의 경우도 예외는 아니
다).
진실한 사랑과 진실한 인정을 확인한 사람들은 그 사실을 알리고픈 충동
을 억제하지 못한다. 자신들이 사랑의 원천이 되었기 때문이 아니라 전세
계 그리고 생을 공유하는 모든 사람들과 관련이 있음을 느끼기 때문이다.
그러나 천국 같은 시나리오의 경험자 중에서도 자신감이 없거나 자신의 소
중함을 받아들이지 못하는 사람도 적지 않다. 하여튼 그들은 임사 체험 중
에 책임감의 막중함을 알게 되고 일종의 사명 의식을 가지고 세상으로 돌
아온다.
기쁨이 고통과 마찬가지로 교훈적일 수 있는 것처럼, 천국의 경험도 지
옥의 경우와 마찬가지로 영매들이 치유와 성장을 위해 사용하는 일종의 메
커니즘일 수 있다. 이러한 개념에서 진실을 깨달았으므로 나는 더 이상 어
떤 특별한 경험이 다른 종류의 경험보다 더욱 중요하다고는 생각하지 않게
되었다. 지금은 오히려 어떤 의식의 발전 과정이 반영되는 방법으로서 임
사 체험을 보고 있는데 임사 체험은 처음의 자리에서 발전의 과정으로, 전
보다 더욱 포괄적인 생각으로 나아가게 한다. 의식이 개별적이고 집단적으
로 성장, 변화 그리고 진보한다는 생각은 흥미 있는 사실을 언급토록 한다.
천국이라는 단어가 그리스어에서 유래된 반면, 아람 어로 쓰여진 성경에서
의 천국이라는 단어는 '누룩'으로 해석된다. 마태복음 13장 33절에 언급된
예수님의 말씀을 인용해 보자.
"천국은 누룩과 같으니라."
누룩은 이스트처럼 밀가루 반죽을 부풀리는 역할을 한다. 그리스 사람들
은 누룩은 부풀리게 하지만, 천국은 이미 부풀려져 있는 것으로 이해한다.
그리스어가 의미하는 천국이란 단어에서 다음과 같이 유추해 볼 수 있다.
임사 현상은 누룩과 비슷한 역할을 하는데, 그 이유는 경험자의 의식이
높은 성장과 배움의 단계로 발전하기 때문이다. 일단 확장된 경험자의 의
식은 다른 차원의 현실에 접근토록 하고, 또한 그보다 더욱 심오한 삶의
근원과 접촉할 수 있도록 한다. 원인과는 상관없이 일단 의식의 확장을 경
험한 사람들은 전보다, 어쩌면 영구적으로 자신을 중요하게 생각한다.
일리노이 주 엘름허스트에 사는 임사 체험자 샐리 레이튼은 죽으면서 만
난 하나님의 '개별성'에 대해서 언급한다. "신성함이 절대적입니다. 그분에
게 경배를 드리는 것은 두려워서가 아니라 경외스럽기 때문이지요."
5장 초자연적인 경험
임사 체험(종류에 상관없이)중에 전지전능하고 사랑 그 자체인 빛과 만
난 사람들은 빛을 하나님과 동일시한다. 단 1초라도 그 빛에 들어가 있던
사람들은 신의 영광을 경험한 것으로 여긴다. 그런 사실은 경험자의 영혼
에 깊고도 강한 '영향'을 미친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너무나 내세적이어서 비정상적인 영향을 줄뿐만 아
니라, 다로 분류해야 할 정도의 특이한 경험들이 존재한다. 나는 그런 시나
리오들을 초자연적인 경험이라고 부른다. 그런 경험들은 길고 복잡한 의미
들을 내포하면서 인생, 역사, 혹은 창조 이야기에 대한 믿을 수 없는 계시
를 보여주는 것이 보통이다.
개인적인 일에 국한되지 않는 이러한 에피소드들은 때로는 경험자의 정
신을 확신의 단계를 뛰어넘는 선까지 확대시킨다. 그러한 경험자들은 거의
예외 없이 세상에서 변화를 추구하기 위한 행동을 취한다. 그런 체험자들
은 보통 임사 중에 모든 지식을 알게 되지만, 그 지식을 고스란히 가지고
세상으로 돌아오는 경우는 거의 없다.
초월적인 경험을 한 사람에 의해 사회가 영향을 받은, 대비되는 두 가지
사례가 역사에 기록되어 있다. 기원전 300년경, 플라톤의 군인 에르에 대해
썼는데, 그의 시신은 죽은 동료 군인들의 주검 속에서 열흘 동안 방치되어
있었다고 한다. 나중에 도착한 구조대는 그의 시신이 다른 시신들처럼 부
패하지 않은 것에 놀랐다고 한다. 의아해하는 가족들이 그의 시신을 고향
으로 운반하여 화장용 장작더미에 놓았을 때, 그는 다시 살아나 저 세상에
서 경험했던 일들을 들려주었다는 것이다. 그후로 그는 죽은 후 알게 된
영적 진실을 사람들에게 가르쳐 주면서, 인생을 어떻게 더욱 유익하고 그
리고 만족스럽게 살 수 있는가를 교육시켰다고 한다(역사는 에르의 이야기
가 플라톤의 창조물인지 그렇지 않으면 진실인지를 분명하게 말하고 있지
않다).
소작농부인 홍시우촨은 1837년까지 중국 광둥 지방에서 시행하는 과거
시험에 무려 3번이나 낙방을 거듭했다. 상심한 그는 길고 긴 무아지경에
빠져 들어갔다. 몸이 쇠약하여 40일 동안 사경을 헤맸던 것이다. 그러나 그
와 형이 하나님의 뜻에 따라 마귀의 군사들을 찾아 물리치는 기적 같은 환
상을 보고 나서 의식을 회복했다. 그로부터 6년 후, 시우촨은 우연히 기독
교의 전도책자를 보게 되었다. 그는 그 팸플릿을 읽고 자신의 환상이 실제
였다고 확신하였으며, 예수 그리스도의 동생이자 하나님의 거룩한 대리인
으로서의 자신이 마귀의 세력(만주인과 유교를 그렇게 보았다)을 전복시킬
준비가 되어 있다고 확신했다. 개종자들의 도움을 받아 '상제교'를 창설하
였는데, 청교도적이고 절대론적인 이념으로 무장한 모임은 빠르게 혁명군
으로 늘어나게 되었다. 수많은 권력 투쟁을 거친 끝에 시우촨은 만주에 전
쟁을 선포하고 역사상 가장 피비린내 나는 내란을 일으켰다. 그 내란은 14
년 동안 계속되었고 무려 2천만 명의 인명을 빼앗아 갔다.
에르와 시우촨(나중에 하늘의 왕이라는 의미의 천왕으로 개명한다)은 모
두 흔하지 않은 임사 체험으로 생각을 바꾸고 변화된 사람들로서, 어리석
은 민중의 개화에 열심이었다 두 사람 모두 '참다운 진리'가 자신들에게만
계시되었고, 따라서 민중을 '구하는' 신성한 사명을 가졌다고 확신하고 있
었다. 에르로부터 천국의 비밀을 교육받은 사람들 중에는 '복음'으로 에르
가 변했듯이 그렇게 변화된 이들도 있었다고 한다. 그러나 시우촨은 자신
이 '하늘의 왕'이라고 사기를 치면서 대학살로 중국을 산산조각 내버리고
말았다.
초월적인 경험의 내용과 결과가 너무 강력해 체험자의 삶은 물론 수를
셀 수 없을 정도로 많은 삶들의 삶에도 영향을 미친다는 점에서 '위험한
사건'이 아닐 수 없다. 불가사의한 임사 체험자가 생길 때마다 이런 일이
반복된다고 할 수 있다. 요즘에 발생하는 사례라고 해서 예외는 아니다.
1979년, 버클리 카터 밀스는 버지니아 주와 린치버그 시 역사상 이혼 소
송을 통해 가장 어린 나이에 양육권을 가지는 아버지가 되었다. 그로부터
6개월 후, 그는 압축된 마분지 상자 더미를 쌓다가 그것이 쓰러지는 바람
에 쇠철주에 부딪혔다. 날카로운 고통을 느끼면서 쓰러진 그는 암흑의 공
허에 있다가 쓰러진 육체에서 벗어나 허공에서 비스듬히 떠 있는 자신을
기억한다. 그는 사람들이 허둥대면서 엠뷸런스를 부르라고 고함치는 소리
를 듣고 보았다.
"그를 만지지 말아요. 인공호흡을 시켜요." 그의 몸은 파랗게 변했고 호
흡도 멈추었다. 그 광경이 그에게는 놀라울 뿐이었다. "난 여기에 있는데,
몸은 저기에 있네. 이게 무슨 일이지?" 자신이 어떻게 느닷없이 허공에 뜰
수 있는지 알 수 없었던 그는 자신의 몸 안으로 들어가려고 시도했다. 수
영하듯 밑으로 내려가 자신의 몸에 거의 도달했을 때, 조심스러우면서도
확고한 손이 그의 오른팔을 붙들었다. 그가 위를 올려다보자, 가운을 입고
맨발에 물결치는 머리카락(색깔이 없으면서 투명하지 않은 흰색)을 가진
두 명의 천사가 보였는데, 남녀의 구별이 없는 것 같았다.
"대체 무슨 일이지요?" "당신을 하나님에게 데리고 가기 위해 우리가 왔
어요." 당혹감을 느끼든 그는 천사들을 따라 지구가 작은 별처럼 보일 때
까지 무서운 속도로 날아갔다. 그들이 향하는 목적지는 무지무지하게 밝은
빛이었다. 카터 밀스는 밀려드는 의문을 마음속에 담아 두고만 있을 수 없
었다. "이렇게 우주 속을 날고 있는데, 왜 춥지도 않고 숨도 막히지 않는
건가요?" "당신은 영적인 육체를 가지고 있어서 그런 것들에는 영향을 받
지 않아요." 천사가 대답해 부었다.
천사들은 그를 허공에 떠 있는 플랫폼에 내려주었는데, 그 가운데에는
막강한 힘을 가진 존재가 있었고, 카터 밀스는 그가 하나님이라고 생각했
다. 천사들은 고개를 숙여 예를 표하고 자신들의 자리로 돌아가서 두 명의
다른 천사들과 함께 날개를 펴고, 두 손은 기도하듯 포개었다. 천사들은 플
랫폼의 네 구석에 서 있었다. 세상에서 흔히 보았던 그림 속의 얼굴 그리
고 목소리, 깨끗이 면도한 얼굴, 그 남자는 예수님이었다.
"이제부터 너를 심판하려 한다."
예수님의 말이 있자마자, 카터 밀스의 인생이 탄생부터 보여지기 시작했
다. 정자와 난자가 결합해서 어머니의 자궁 속으로 들어가기 위해 지구로
날아가는 작은 섬광 속에 있는 것이 편했다. 그는 몇 초 사이에 머리카락,
눈 그리고 원하는 체형을 유전성향 범위 내에서 선택하지 않을 수 없었다.
편평족 인자를 피하고 그런 다음 영적 시각에서 세포의 분열을 보았다. 그
는 부모간의 대화를 듣고 감정을 느낄 수 있었고 과거의 삶에서 알지 못하
는 것은 하나도 없었다. 탄생은 충격적이었다. 소름끼치는 불빛, 덩치 큰
사람들 그리고 얼굴을 가리고 있는 마스크 위로 빛나는 눈동자. 그에게 위
안을 주는 사람은 단지 어머니뿐이었다.
그는 인생의 모든 사건들을 기억해 냈다. 심지어 여덟살 때 어미새를 죽
인 것도 생각났을 정도였다. 그는 처음에는 단 한방에 그 새를 떨어뜨려
죽였다는 것을 자랑스럽게 생각했지만, 곧 이어서 아기새 세 마리가 어미
없이 굶어 죽는 고통을 느끼게 되었다. "인간에게만 영혼이 있다는 말은
사실이 아니에요. 벌레, 동물 그리고 식물도 영혼을 가지고 있어요. 그러나
나는 여전히 고기를 먹습니다. 이 세상에 생존하기 위해서는 모든 생물들
이 먹고 먹히는 게 법칙이거든요. 그러나 나는 생명을 유지시켜 주는 모든
음식에게 감사하면서 축복을 해주지요. 그렇게 하지 않으면 위속으로 들어
간 음식들이 불쾌할 거예요." 카터 밀스의 경고이다.
그는 지옥이란 하나님이 없는 칠흑같은 어둠이라는 것을 알았다. 놀라나
그는 비명을 지르듯 소리쳤다. "주님께서는 여기에 가만히 앉아 끔찍한 고
통이 지상에 임하는 걸 내버려 두실 건가요?" 그러자 예수님이 온화하게
말씀하셨다. "그것은 인간들의 잘못 때문이다. 나는 인간들에게 살아갈 수
있는 도구를 주었고 자유 의지와 선택권을 주었다. 그뿐만 아니라 창조의
일부분에 참여할 수 있도록 해주었다. 너희들이 지금처럼 굶주리고 전쟁과
증오에 시달리고 있는 것은 모두 너희들의 자유 의사의 선택으로 빚어진
결과다."
카터 밀스는 인간이 하나님의 하인이나 노예가 아니고 오히려 그분과 공
존하는 존재라는 걸 깨닫고 심한 자책감을 느꼈다. 카터 밀스가 편안한 상
태에 접어들었을 때 예수님, 천사 그리고 플랫폼이 거대한 빛속으로 자취
를 감추고 말았다. 점점 커지는 빛은 그를 빨아들이면서 무조건적인 사랑
의 황홀감을 불어넣어 주었다. "오르가슴은 그 황홀감과 비교되지 않아요.
얼마나 좋은지 말로 표현할 수 없었어요." 그는 모든 지식을 통괄하는 빛
이 되어 엉망진창으로 쓰러져 있는 육체로 되돌아왔다. 그 빛이 육체에 충
격을 주며 부딪혔다. 그는 저 세상을 떠나기 전에 다음과 같은 말을 들었
다. "병원에도 가지 말고 수혈도 받지 말고 수술도 받지 말아라. 하나님께
서 너를 치료하시리라."
의식을 회복한 그는 주저하지 않고 자동차를 몰고 집으로 향했다. 도중
에 자신을 구조하러 오는 앰뷸런스를 보았다. 사고 현장에 있었던 사람들
은 그가 무려 20분 동안 죽어 있었다고 증언했다. 그 다음날 아침 카터 밀
스는 피투성이가 되어 잠에서 깨어났다.
그를 검진한 의사는 수술을 거부하는 그에게 정신병동에 입원해야 한다
는 진단을 내렸다. 세 명의 의사가 똑같은 진단을 내렸지만 다른 의사 한
명이 이의를 제기하는 바람에 그는 집으로 돌아올 수 있었다. 비록 그의
부상이 몹시 심했지만 저절로 회복되어 직장에 복귀할 수 있었다. 그의 전
부인은 그의 곤경을 이용하여 세 번이나 자녀 양육권 소송을 제기했다. 그
러나 그녀는 그대마다 패소하고 말았다.
관계 당국에서도 나에게 아들을 빼앗아 가려 했지요. 친구도 직장도 그
밖에 내가 가진 모든 것을 잃었지만, 하나님의 인도하심만은 잃지 않았어
요. 나는 2년 동안 그 경험을 아무에게도 말하지 않았어요. 활발한 사회 활
동에서 물러나 변화되기 전가지 음지에 숨어 지냈어요. 심리학 학위가 필
요할 것 같아 공부를 시작했는데 그마저 돈이 떨어져 그만두게 되었지요.
카터 밀스는 1983년 텔레비전 프로그램인 '제럴도 쇼'에 출연했다. 전국
에 방송된 그의 임사 체험이 원인이 되어서 그는 친한 친구와 결별하게 되
었다. 카터 밀스는 그 일로 몹시 상심했지만, 지금도 여전히 수백 군데의
강연장을 찾아다니며 저 세상에서 들었던 지식들을 전하고 있다. 그러한
일로 그는 한편에서는 미움을 받고 또 다른 한편에서는 고마운 사람 취급
을 받고 있다. 기피 혹은 환영받는 인물이 된 것이다. 그의 머릿속에는 기
가 막히게 정확한 예언으로 가득 차 있다. 때로 그는 자제력을 상실하는
것 같은 느낌에 사로잡힌다. 또 전기 스위치를 빠르게 올렸다 내렸다 하는
것처럼 가끔 전구가 깜박거리는 걸 보기도 한다. 하지만 그는 과거보다 건
강하고 젊으며 정력적으로 생활한다. 또한 모든 무제를 무릅쓰고 훌륭하게
성장한 아들을 자랑한다.
"하나님의 존재를 아들이 믿고 있다는 점에서 나의 희생은 그만한 가치
가 있었다고 할 수 있어요. 그 애는 마약 같은 것에는 손도 대지 않고 오
직 자신의 영혼만을 신뢰하지요."
버클리 카터 밀스는 임사 경험에서 본 다섯 개의 주요 요소들을 그림으
로 그리려고 노력했다. 많은 임사 체험자들이 그때를 기억한 것과 마찬가
지로 그도 역시 자아, 시간 그리고 공간을 망각하고 빠르게 스케치해 나갔
다.
멜런-토머스 베네딕트의 사례를 살펴보면 버클리 카터 밀스에게 벌어진
일을 곰곰이 생각해 봐야 할 것이다. 비록 영화의 본고장인 할리우드는 아
니었지만 조명기사와 카메라맨으로 오랫동안 명성을 쌓아올린 베네딕트는
서른이 되기 전에 이미 인생을 가늠할 중요한 사건을 경험했다.
그는 태어난 지 수주만에 창자가 파열되어 임사라 할 수 있는 현상을 체
험했다. 한쪽 구석에 치워져 있던 그가 깨어나자 모든 사람들은 경악하지
않을 수 없었다. 크레용을 손에 쥘 수 있을 정도로 성장한 그는 흑백, 음양
으로 이루어지는 동양 사상의 상징들을 표현하고픈 충동을 억누르지 못했
다. 그는 지금 왜 자신이 그런 특이한 상징들을 그렸는지에 대해서 아무것
도 기억하지 못한다.
버몬트 주에 이는 카톨릭계 초등학교에 다닌 그는 어려서 구세군에서 세
례를 받았다. 군인이었던 계부를 따라 이동하면서 살다가 나중에는 노스캐
롤라이나에 파에트빌에 정착하기 되었다. 1982년, 베네딕트는 암 말기 진단
을 받았다. 이미 영화계를 떠난 그는 스테인드글라스스투디오를 운영하고
있었다. 건강이 더욱 악화되면서 더 많은 시간을 자신만의 예술에 바치게
되었다. 그러던 어느 날 아침, 그는 자신의 죽음을 예견했고 정말로 그 다
음날 죽음을 경험했다. 천국을 보는 동안, 그는 자신에게 벌어지고 있는 것
이 바로 임사 체험이라는 것을 감지하게 되었다. 전에 임사 체험에 관한
책을 많이 읽은 덕분에 낯설지 않았다. 터널 끝의 빛에 도달한 그는 소리
를 질렀다.
"잠깐만! 내 죽음에 관한 일인데... 생각해 보아야겠어!" 의식이 개입되자
그는 자의적으로 이성을 넘은 영역 그리고 빅뱅에서부터 앞으로 4백년 후
의 역사까지 시나리오를 전개하게 되었다. 그런 생각을 하자마자, 그는 빛
에 의해 터널에서 빠져나와 지구를 벗어나게 되었다. 그러고는 별들과 은
하수, 상상적이고 물리적인 현실을 통과하여 모든 세상과 창조물이 한눈에
보이는 위치까지 올라가게 되었고, 심지어 모든 진동이 멈추는 존재의 끝
을 통과하게 되었다.
그는 모든 전쟁들을 처음부터 끝까지, 인간군으로서의 모든 인종, 더 큰
세상에서 세포들처럼 움직이는 온갖 종류의 존재들을 보았다. 영혼의 근원
에 몰입하게 되자 떠오르는 모든 것 중에서 '형체가 없는 것'과 마주치게
되었다. 베네딕트는 매우 자세한 행성 에너지 시스템과 인간의 사상이 과
거, 현재 그리고 미래 사이에서 동시적인 상호 작용을 하는 그러한 시스템
에 어떻게 영향을 미치는지 관찰할 수 있었다. 그는 또한 지구가 거대한
우주적인 존재라는 것을 배웠다.
베네딕트는 여행을 그만두고 돌아가야겠다는 결심을 했고 그러자마자 자
신의 육체로 돌아갈 수 있었다. 그가 임사 체험을 한 시간은 무려 90분 정
도였다. 그러나 그보다 더 충격적인 일이 있었다. 검진 결과 암이 자취 없
이 사라져 버렸다는 점이다.
그 일로 인해 내게는 공포가 사라졌고 인생관이 달라졌지요. 인간이 가
장 최근에 생긴 생물이라는 사실은 누구나 알 거예요. 지구를 형성한 격렬
함이 우리에게도 있는 겁니다. 지구가 원숙해지면 인간도 그렇게 되는 것
이지요. 오염 속도가 느려지면 변하지 않은 의식의 시대에 직면하게 될 겁
니다. 인간은 단세포 생물에서 복잡한 구조물로 진화했다가, 결국에는 지금
처럼 포괄적인 두뇌를 가지게 되었지요. 인간의 노동 수준은 절대로 과거
처럼 높지는 않을 것이고, 따라서 인권에 대한 정의를 새롭게 내리는 상황
이 발생할 것입니다. 우리는 놀라운 능력을 위해 정신을 자유롭게 하는 보
다 풍족한 의식을 가지게 될 것입니다. 나는 지금 세상의 모든 문제의 해
결은 인간 내면에 숨어 있다는 것을 알고 있습니다. 해결하지 못할 것은
하나도 없습니다.
그 경험 이후로, 멜렌-토머스 베네딕트의 두뇌에는 발명에 대한 아이디
어와 마케팅 계획들로 넘쳐나게 되었다. 다수의 발명 특허권을 획득한 그
는 모든 연령층을 위한 장난감, 새로운 형태의 손목시계 핸드폰, 새로운 전
격 발전 시스템을 발명하는 데 전력하고 있을 뿐만 아니라, 풍요로우면서
도 가족적인 생활을 즐길 수 있는 새로운 자립마을의 모형과 최첨단 과학
분야인 DNA도 연구하고 있다. 최초의 제조 아이디어(독특하면서도 단순한
유리 절단기)는 수요를 따라가지 못할 정도로 인기를 끌었다. "발명에 대한
아이디어 영적으로 전해졌다고 믿습니다. 내 능력으로는 생각할 수 없는
것들이거든요."
나의 강요에 못 이겨 베네딕트는 질병의 세포 구조를 밝히기 위한 실험
에 참여했다. 텍사스에 있는 베일러 대학에서였다. 그는 세포 세 개의 모양
을 서술할 수 있었는데, 의학적으로 증명되기 꼭 일년 전의 일이었다. 1993
년, 그는 DNA 부호화와 신경 재생에 관한 실험에 참여하여 놀랄 만한 성
과를 거두었다.
임사 체험 후 버클리 카터 밀스는 정치 지도자들과 함께 일해야 한다는
사명감을 가지게 되었다. 처음 출발은 성공적이었지만 시간이 지나면서 일
보다는 말만을 앞세우며, 흥미를 잃고 캠페인을 선도하거나 입후보할 기회
를 회피하게 되었다. 비록 내면의 소리에는 귀를 기울이는 그였지만 실직
과 오해, 언쟁 그리고 어리석은 역설에 시달려 왔다. 사람들을 도우려 노력
하면 할수록 그만큼 배척만 늘어갈 뿐이었다. 아들을 훌륭하게 키우고는
있지만 그가 받은 영적 지도를 어떻게 실현하냐는 여전히 수수께끼로 남아
있다.
멜렌-토마스 베네딕트도 임사 체험 후 카터 밀스처럼 저세상에서 흘러온
지식을 선물로 받았으며, 또한 다른 사람들을 돕고 싶은 충동을 느꼈다. 그
러나 베네딕트는 일찌감치 자신의 주관이 단단하게 서 있지 않은 상태에서
그 내면의 소리에 복종하는 것이 위험함을 터득했다. 그런 자각으로 인해
그는 '영혼의 선물'과 승강이를 하기 전에 자아 관리법을 배우기 위한 다양
한 강의에 참석하게 되었다. 발명가가 되어야 한다는 계시는 실제적인 방
향에 그를 붙들어 놓았고, 따라서 설교와 예언보다 더욱 효과가 있는 결과
를 낳을 수 있었다.
베네딕트와 카터 밀스의 사례는 에르와 시우촨이 것과는 물론 다르다.
그러나 그것들은 그 이전에 나열된 사례들이 전하는 섬세하고 중요한 메시
지(초월적이거나 인상에 강하게 남은 임사 체험에 나타난 메시지)를 시대
를 불문하고 동일하게 표현하고 있다. '선택되었다'는 자부심과 함께 남을
위해 봉사하는 능력을 가지려 하기보다는 남을 지배하기 위한 능력을 가지
려 하다는 것이다. 그 차이를 갈라놓은 것이 바로 자아이고 또한 그것이
가장 순수한 것을 망치는 수단이기도 하다. 만일 자아가 자기 만족에서 봉
사로, 독선에서 쇄신으로 나가지 않는다면, 천국의 계시는 파멸로 이끄는
계기가 된다.
자아 중심 혹은 자아 욕구는 임사 체험자들이 들려주는 경험에 대한 설
명, 그것의 종합화, 그후에 따라오는 어떤 '사명 의식'에 치명타를 안겨 준
다. 자아가 가장 좋은 의도조차 잘못된 길로 인도할 수 있다는 사실은 아
무리 강조해도 지나치지 않다.
초월적 임사 체험자의 두 사례를 살펴보자. 한 사람의 이름은 조지로도
나이아로 전에는 구소련의 그루지아 트빌리시에 살다가 지금은 텍사스 네
델란드에 거주하고 있다. 또 다른 사람은 마거릿 필즈 킨. 남아프리카와 버
지니아 주의 스미스 마운틴 레이크에서 각각 치료 센타를 운영하고 있다.
그들의 경험이 기적이기는 하지만 제기되는 이의도 만만치 않다. 다시 말
하면 초월적인 현상이 그 경험의 전부가 아니라는 점이다.
1장에서 이미 로도나이아의 이야기가 일부 소개되었다. 그가 어떻게 죽
었으며, 그의 시신이 며칠 동안 냉동되었다는 것은 이미 앞에서 설명했다.
물론 의학적으로 증명된 사실이었다. 구소련의 말 많은 반체제 인사인 로
도나이아는 심리학으로 석사학위를 취득한 후 박사 과정을 공부하다가
KGB에게 암살당했다. 자동차가 그의 몸을 두 번이나 깔아뭉갰을 때, 그는
바퀴에 몸이 짖눌리는 고통을 느꼈다. 그러나 그를 가장 괴롭힌 것은 고통
이 아니라 그를 감싸기 시작한 알 수 없는 어둠에 대한 느낌이었다. 그는
자신이 더 이상 자신이 아니라고 생각했다.
"나는 더 이상 내 몸에 존재하지 않는다. 그런데 여전히 생각하고 있지
않은가." 육체를 벗어났는데도 여전히 자각할 수 있다는 사실이 처음에는
혼란스러웠다. "그렇다면 긍정적인 사고를 하지 않을 이유가 없지 않은가."
그런 생각에 미치자 어둠 밖으로부터 가느다란 빛이 보이기 시작했다. 그
는 물리학에서 배운 빛의 정의를 생각했다.
빛은 인간의 눈에 와서 부딪히기 때문에 우리가 볼 수 있는 것이다. 따
라서 어둠 밖의 빛은 불가능하다. 내 경험은 나의 지성에 의지해서 존재한
다. 그러나 나의 지식은 그 자체가 지성인 빛 혹은 암흑을 이해하기에는
부족하다.
자신의 논리가 완전히 무효화되었음을 인식한 로도나이아의 눈에는 더
많은 빛, 빛속의 혼돈, 원을 그리면서 분열되는 분자와 원자 덩어리, 다른
것으로 쪼개지는 전자와 양전자 그리고 생명을 만드는 영구적인 세포와 같
은 거품들이 보였는데, 전부 나선형으로 회전하고 있었다. 혼돈스러워 보이
는 것은 대칭을 이루고 있었다. 그는 시야에 들어오는 광경으로 빨려 들어
갔는데, 살아 움직이는 거품 속에 있는 셈이었다.
그렇게 아름답고 포근하게 나를 위로하는 것은 한번도 본 적이 없었어
요. 더 높은 차원의 빛에 어떤 능력이 있음을 알게 된 순간 그러한 행복감
을 느꼈다는 점이 중요하지요. 물론 그보다 더 높은 차원의 빛들이 있을
것이고, 가장 높은 빛은 하나님이시지요. 모든 것들은 하나님의 지시에 따
라 움직이지요. 나는 긍정적인 사고를 하자마자 온화하고 찬란한 소용돌이
속으로 들어가게 되었지요. 이미 15년 전에 의학박사 학위를 받은 내가 설
명할 수 없을 정도였어요. 모든 무거운 짐들이 행복 속에서 녹아 버렸어요.
오르가슴보다 더 좋았고, 한시도 중단되지도 않는, 영원한 행복이었어요.
차에 치였다는 것을 자각하지 못한 채 기쁨에 들떠 있던 그는 자신과 가
족들이 안전하게 캘리포니아로 이민을 가고, 자신이 환각제 LSD의 중독자
가 되는 것을 보았다. 육체에 대해 생각이 미치자 처음으로 시체 안치실의
냉동실 속에 탱탱 얼어붙은 채 파랗고 검게 멍이 든 발가벗은 시신이 보이
는 것이었다. "저 몸으로 다시 돌아가고 싶지 않아!' 그렇게 외쳤지만 그는
어떤 보이지 않는 힘에 이끌려 자신의 몸 주위에서 맴돌게 되었다.
그곳에는 나말고도 다른 시신 두 구가 더 있었어요. 작은 벽으로 시신들
이 구분되어 있었지요. 어두웠지만 볼 수 있었습니다. 차에 대한 기억이 되
살아나더군요. 갑자기 그 사건과 관련된 사람들의 생각들이 '보였어요', 마
치 그들이 '내 속에서' 그런 생각을 하는 것 같았어요. 나는 진실을 찾기
위해 그들의 생각과 감정을 조사했어요. 내가 묻힐 무덤에 가는 아내도 보
았어요. 내가 없는 세상에서 그녀가 자신과 미래의 삶에 대해서 어떻게 생
각하는지 볼 수 있었습니다.
그는 창조의 존재와 그 기원을 보고 싶고, 알고 싶었을 뿐만 아니라 그
것에 반대하는 자신을 발견했다. 그는 모든 역사, 다시 말하면 큰 역사를
이루는 개개의 분자와 원자, 모든 존재들의 생각과 느낌을 보고 느꼈다. 그
는 학교에서 배운 모든 지식들을 다시 고찰하고는 지구를 여행했다. 런던
과 모스크바를 가보았다.
생각만 하면 곧바로 그곳에 있더군요. 만나는 사람들과 대화를 나누려고
했어요. 내가 그곳에 있다는 것을 감지하는 사람들도 있었지만 그렇다고
나에게 어떤 행동을 하는 것은 아니었습니다. 성경과 철학을 배울 필요성
을 느꼈습니다. 원하면 가질 수 있더군요. 생각하면 바로 그것이 나에게 왔
습니다. 나는 과거로 돌아가서 예수님과 사도들의 마음속에서 살아보았습
니다. 그들의 대화를 들을 수 있었고 음식을 먹으며 포도주를 돌리고, 냄새
를 맡고, 맛도 볼 수 있었지만 나에게는 육체가 없었어요. 하지만 의식은
또렷했습니다. 이해하지 못하면 설명이 자동적으로 나를 찾아오더군요. 선
생님이 일일이 말씀하지 않았어요. 로마 제국, 바빌론 그리고 노아와 아브
라함의 시대도 가보았어요. 원하면 어떤 시대라도 바로 갈 수 있었습니다.
로도나이아는 시간과 공간이 존재하지 않기 때문에 많은 일을 할 수 있
겠다는 느낌이 들었다. 동시에 모든 시간이 나열되는 차원에서, 그는 다차
원적인 동시성을 통해서 천년간의 경험을 쌓을 수 있었다(일시에 모든 곳
에 있을 수 있기 때문이다). 그는 시체 안치실로 돌아왔고, 병원의 분만실
로 들어가 친구의 부인이 딸을 낳는 장소로 들어갔다. 아기는 계속해서 울
어댔다. 로도나이아는 마치 엑스선처럼 아기의 몸속을 들여다보았고, 골반
뼈가 골절되었음을 발견했다. 그는 아기에게 말했다.
"울지 말거라." 그의 말을 알아듣는 이는 없었다. 그러나 아기는 그의 출
현에 너무 놀라서 울음을 멈추고 말았다. "어린이는 영혼을 볼 수 있고 또
들을 수 있습니다. 아기가 반응을 보인 것은 내가 물리적인 존재로 보였기
때문입니다." 그 다음에 로도나이아는 과거에 대한 평가를 접할 수 있었다.
출생에서부터 사망까지, 그리고 몇 세기 앞으로 돌아가 선조들과 같이 사
는 경험을 했다. 그는 그 과정에 매료되었다.
부검을 실시하려던 의사들이 시체에 생명이 돌아오는 것을 보고 비명을
지르다가, 그를 급히 수술실로 운반했다. 갈비뼈는 골절되었고 근육은 파괴
되었으며, 하체는 끔찍할 정도로 엉망이었다. 그가 말할 수 있을 정도가 되
기까지는 그로부터 사흘이 걸렸다. 그의 첫마디는 그 갓난아기의 부러진
골반뼈에 대한 경고의 말이었다. 곧이어 그 아기에게 엑스선 검사를 실시
한 겨로가 그의 말이 사실임이 증명되었다. 로도나이아는 9개월 동안 병원
에 입원해 있었는데, 그 동안 저명 인사가 되었다.
많은 의사들이 나를 찾아왔지요. 소련에서의 심리학은 삶과 죽음에 관한
학문입니다. 사람들은 내가 들려주는 죽음 이야기에 관심을 보였습니다.
KGB는 병원에 입원한 나에게서 감시의 눈을 떼지 않았습니다. 그들이 다
시는 건드릴 수 없을 정도로 내가 유명해졌기 때문이었지요.
조지 로도나이아는 신학박사 학위를 취득하자마자 신부가 되기 위해 그
루지아의 정교회 신학교에 등록했다. "그후에 보통 정신의학이라고 불리는
신경병리학으로 박사 학위를 받았습니다. 임사 체험이 직접적인 원인이 되
어서 받은 것이지요. 죽어서 배운 것들로 인해서 종교와 과학에 대해 이해
할 수 있게 되었습니다."
그로부터 1년 동안 그의 아내는 그와 같은 방에서 지낼 수 없었다. 그가
기적적으로 살아난 것도 그렇지만 죽어서 자신의 생각을 정확하게 읽을 수
있었다는 사실이 마음에 걸렸기 때문이다. 친구들도 그가 불가사의할 정도
로 자신들의 생각들을 정확하게 보았다는 점에서 상당히 서먹한 관계가 되
어 버렸다. 그로부터 수년 후, KGB는 다시 그에게 위협을 가하기 시작했
고 그는 비밀리에 모스크바로 스며들어 자취를 감추었다. 미국 정보의 정
치 압력과 텍사스에 사는 친구 덕분으로 그는 1989년 미국으로 이주할 수
있었다. 지금 로도나이아는 텍사스 네델란드에서 감리교 목사로 일하고 있
다.
"임사 체험 후, 그루지아에 있으면서 두뇌신경 전달장치에 관한 진보된
연구를 할 수 있었습니다. 그 지식을 다른 사람들과 공유하고 싶을 뿐만
아니라, 더 많은 실습을 하고 싶습니다." 그는 물리학과 형이상학적인 학문
이 동등한 지원을 받으며 목적을 달성할 수 있는 특수 대학을 설립하겠다
는 꿈을 가지고 있다.
마거릿 필즈 킨은 1978년 정맥염으로 3주간 입원하고 있다가 증세가 심
각해졌다. 불길한 증상들이 연이어 발생했고 엉긴 핏덩어리가 심장과 폐로
옮겨가는 바람에 치명적인 상태에 놓이게 되었다. 그전에 주사로 맞았던
혈액 용해제가 구역질을 일으켰고, 그 주사가 내부 출혈을 일으킨 것이다.
"중환자실에는 소동이 끓이지 않았습니다. 왼쪽에 누워 있는 남자는 심
장마비로 들어왔고, 오른쪽에는 마사지실에 있다가 총에 맞아 하반신이 불
구가 된 소년이 누워 있었습니다. 그는 계속해서 비명을 질러댔어요." 그녀
는 의사의 말을 기억하고 있다. 그녀가 수혈을 받아 6시간을 더 살 수 있
다면 엉긴 피가 더 이상 심장과 폐고 흘러가지 않도록 하는 수술을 할 수
있다는 말이었다. 그의 음성이 아주 또렷하게 들리게 되었을 때, 그녀의 시
야는 흐려지기 시작했다. 육체를 벗어난 그녀는 천장에 떠 있었다.
나는 갑자기 다른 각도에서 주위를 볼 수 있었는데, 색깔들이 평소보다
훨씬 맑아 보였어요. 침대 곁에 있는 딸과 어머니의 얼굴을 보았어요. 그
어느 순간보다 더욱 또렷하게 그들의 말소리를 들을 수 있었어요. 대기실
에서 기다리고 있던 사람들을 보고들을 수 있었고, 간호사실에 있는 간호
사들을 보고 말도 들을 수 있었어요. 그들의 말소리뿐만 아니라 그들의 생
각까지 알 수 있었어요.
그녀는 천장을 뚫고 밖으로 나가, 밝고 파란 잔디가 무성한 벌판 한복판
을 날아다니는 자신을 발견했다.
어두운 터널 같은 것은 보지 못했어요. 단지 푸른 잔디가 사각형을 이루
고 있는 모습을 볼 수 있었는데, 네 면 중 세 면에는 소용돌이 파스텔화
기법으로 그려진 듯한 담이 늘어서 있었어요. 그 앞으로는 냇물이 흐르고
있었고 나무 한 그루가 보였어요. 여러 각도에서 그 장면을 보았는데, 쭈글
쭈글한 나무 뿌리가 땅뿐만 아니라 냇물에도 단단하게 박혀 있었어요. 냇
물에는 모든 것을 감싸는 빛이 있었는데 매우 부드럽고 힘이 있으며 그리
고 점잖았어요.
마거릿 필즈 킨은 소용돌이치는 에너지로서의 자신을 발견했다. 그러고
는 자신이 지상에 살 수 있었고 그곳의 기회들을 이용할 수 있었을 뿐만
아니라, 지금 자신이 있는 새로운 세상에서 지상에서와 똑같은 일을 할 수
있음을 깨달았다. 아무런 말소리도 들리지 않았고, 그곳에 머무를 것인지
그렇지 않으면 세상으로 돌아갈 것인지에 대한 그녀의 결정에 도움을 주는
사람도 없었다. 무엇보다 어떠한 판단도 존재하지 않았다. 그녀의 내면과
주변에 존재하는 것이라고는 무조건적인 사랑, 평화 그리고 모든 것을 안
다는 감각만이 있을 뿐이었다. 그녀가 내리는 결정은 무엇이라도 실현될
것 같았다. 논리는 존재하지 않았다. 질문이라곤 "어떻게 하면 제대로 봉사
할 수 있을까?" 뿐이었다. 그녀는 치료사가 그럴 수 있는 직업이라는 결론
에 도달했다. 의학이나 그 비슷한 분야에 대해서 전혀 모르는 그녀가 그런
결정을 내렸다는 것은 참으로 놀라운 일이었다. 그녀는 의사만이 인간을
치료할 수 있다는 생각을 가지고 있었다. 그녀의 꿈은 말을 잘 타고, 성경
을 가르치고, 4-H와 걸 스카우트를 지도하고, 정원을 가꾸고, 통조림을 만
들고 그리고 빵굽는 슈퍼 엄마요 농장의 안주인이었다.
그런데 모든 것을 갑자기 알게 되었다. 거기에는 딸의 양육을 마쳐야 한
다는 것도 포함되어 있었다. 그녀는 세상으로 돌아오기 전에 그 냇물을 건
넜고, 저 세상의 빛에 녹아들었다.
"그 빛은 하나님입니다. 나는 그 비속에 머물러 있었고 영혼의 진화를
보았습니다. 나는 사람들과 어울려 일하게 위해 세상으로 돌아간다는 것을
알았습니다. 사람들을 치료하는 사명이 있기 때문이지요."
필즈 칸이 의식을 회복하자 간호사들은 공포에 질렸고 병원은 수라장이
되었다. 돌연히 세상으로 돌아온 것이 처음에는 짜증스러웠지만, 그녀는 치
료사의 임무를 맡게 되었다. 그녀는 총을 맞아 소년을 부드러운 말로 위로
하며 진정시켜 잠들게 하였다(나중에 간호사가 고마움을 표했다). 그녀는
또 심한 화상으로 몸이 시커멓게 타버린 백인 소년이 누워 있는 격리 병실
을 머릿속으로 찾아가, 그의 삶의 목적에 대해서 조언해 주고 하나님은 사
랑이기 때문에 두려워할 필요가 전혀 없다면서 죽음을 택해도 괜찮다고 말
해 주었다.
그로부터 수개월 후, 그녀는 여전히 몸이 불편했지만 회복 중이었고 어
느 말 전시회에 참가하고 있었다. 그녀의 딸이 우승자라는 발표가 있자 어
느 부부가 다가왔다. 중화상을 입었던 소년의 부모였다. 그들은 아들이 세
상을 떠나기 전에 그녀를 만났으며, 그녀가 들려준 하나님과 인생에 대한
놀라운 진실들을 전해 주었다고 했다. 소년의 부모는 그녀를 찾아와 그녀
가 아들에게 해준 행동에 고마움을 표시할 수 있게 된 것에 대해 전율했
다. 그녀와 소년은 한번도 만난 적이 없었고, 어떠한 식으로라도 말을 한
적이 없었을 뿐만 아닐, 두 사람이 서로 의사 소통을 했다는 것을 아는 간
호사가 한 명도 없었으며, 게다가 그 격리 병실에 환자가 있었다는 것을
그녀가 알 수 없었던 상황이었지만, 죽어 가는 소년은 그녀의 이름을 알고
있었다.
그녀는 약에 의존해 살아가야 하는 고통에서 벗어나지 못했다. 때로는
우울증에 빠져들기도 했다. 결국 그녀는 먼저 자신의 병을 고치지 않고서
는 남을 치료하라 수 없다는 결론에 도달했다. 비록 담당 의사가 2년 동안
휠체어에 몸을 의지해야 하며 다리를 절단해야 할지도 모른다고 했지만
"식이요법으로 병을 고칠 수 없을까?" 하고 생각하게 되었다. 의사는 그
의문에 "불가능하다"고 잘라 대답했지만 그녀는 신경 쓰지 않았다. 자연식
이요법을 택한 그녀는 영양학과 유기적 정원을 위해 온힘을 쏟았다.
"너무나 힘들었지만 유기적 정원을 재배하였습니다."
그렇게 고집을 부리면서 일에 몰두한 지 3년만에 회복의 기미가 보이기
시작했다. 척추 교정사 겸 영양사는 보조식품을 제공해 주면서 염증이 생
긴 신경과 다리 혈관이 다시 움직일 수 있도록 운동을 시켰다. 그녀는 건
강하지 못한 자신의 다리가 바로 자신의 마음가짐을 반영한다는 사실을 깨
닫게 되었다. 그녀의 다리와 마음가짐은 콘트리트처럼 완악하지 않은가.
"한편으로는 화를 내고 적의를 품고 다른 한편으로는 무조건적인 사랑이
넘치는 느낌을 가지는 이분법적으로 생을 살아간다는 것이 참으로 혼돈스
러웠지요." 건강을 되찾으려는 그녀의 투쟁은 바로 자신의 마음과 영혼을
자유롭게 하는 싸움으로 귀착되고 말았다.
필즈 킨이 임사 현상의 초기 충격을 극복하기까지는 무려 7년이란 세월
을 필요로 했다. 그 동안 그녀는 정신과 영적인 현실성을 탐구했고, 타이모
근운동학(두뇌와 육체의 상호작용 패턴을 재조정함으로써 움직임을 변경하
거나 촉진시키는 치료 방식)을 발견했을 뿐만 아니라, 끓이지 않고 '우연히'
그녀의 집을 방문하는 사람들을 위해 '자아'의 치료에 매진하기 시작했다.
그녀는 타이모 근 운동사 자격증 취득 비용을 마련하기 위해 초등학교와
중등학교에 나가기도 했다.
남편을 변화시키려고 노력했습니다. 그러나 남을 변화시킨다는 것은 불
가능하지요. 그는 전통적인 아내상과 또 그런 결혼생활을 원했어요. 따라서
그의 어느 요구에도 나는 부합할 수 없었고 이혼하게 되었지요. 그와 헤어
지면서 약간의 가구, 낡은 자동차 그리고 2천 달러를 내 몫으로 가질 수
있었어요. 그것뿐이었어요. 농장을 비롯한 모든 것을 그에게 주었어요. 나
는 영원히 그 집을 떠난 것이지요. 혼자 살아야 한다는 사실이 무서웠지만
하나님이 나의 길을 예비해 주시지요. 돈이 있건 없건 간에 나를 찾아오는
손님을 야박하게 돌려보낸 적은 없어요. 그로 인한 부족함을 느낀 적도 없
어요. 나에게 몰려든 두려움은 사실 아무런 근거가 없는 것이었습니다.
마거릿 필즈 킨의 임사 체험은 너무나 단순하다. 그러나 그후에 그녀에
게 발생한 그리고 타인들에게 미친 영향을 주목할 만하다. 그녀의 경우는
1980년에 제작된 영화 '부활(다니엘 페트리 감독, 남을 치유할 수 있는 능
력을 가지고 죽음에서 회생했으나 자신부터 치유하는 법을 배워야 했던 어
느 여성 임사 체험자의 이야기)'의 주인공 에드나와 비슷하다. 그러나 필즈
칸은 에드나보다 더 바람직함 면을 개발했다. 그녀는, '내면이 알고 있는'
지혜에 접근하는 방법을 알게 하는 기술인 '결과 시스템'을 개발하는 수준
가지 나아갔다. 필즈 킨은 재혼한 남편과 함께 현재 미국과 남아프리카에
서 치유 센터를 운영하며 마음, 육체, 영혼을 다루는 고도의 예술과 같은
기술을 가르치고 있다.
"한번은 어려운 처지에 빠진 사람을 치료하기 위해서라면 달려가겠다면
서, 아프리카정글이라도 개의치 않겠다고 말한 적이 있었어요. 남편 레오나
드는 남아프리카 출신이에요. 그렇다면 내가 어느 곳에 관심을 둘까요? 스
와질랜드와 트란스케이 출신의 '샌고마스(원주민 치유자)'들에게 결과 시스
템을 훈련시키고 있어요. 나는 지금 남아프리카의 치유자들의 미국 대표지
요."
마거릿 필즈 킨이 개발한 결과 시스템은 치유에 유용한 도구로서 놀라운
발자취를 남기고 있다. 그 시스템을 배우는 사람들은 도움을 원하는 사람
들 못지 않게 빠르게 변한다. '의사란 자기 자신을 고치는 사람이다'라는
오래된 격언이 바로 결과 시스템의 핵심이다.
결과 시스템은 초월적 사례들과 관계가 있다. 그런 사례들은 비범한 줄
거리가 있든 없든 상관없이 독특하다. 모든 사례들은 많은 사람들의 삶에
중요한 변화를 초래하는 잠재력을 가지고 있다.
앞에서 소개된 아서 옌센이 죽음을 통해 배운 지식으로 많은 사람들에게
도움을 주었다는 점에서, 그의 경험이 천국 같기보다는 초월적이라 부르는
것이 더 타당하다고 말할 수도 있을 것이다. 그런 식으로 마한다면, 비록
불쾌하고 지옥 같은 것이긴 하지만 낸시 에번스 부시의 사례는 그녀가 무
수한 사람들을 도울 수 있도록 이끈 연민의 원천이 되었다고 말할 수 있
다. 나의 세 번째 임사 체험은 내용뿐만 아니라 임사 체험 현상을 추적하
고 연구할 수 있도록 유도한 방법면(나 자신뿐만 아니라 타인에게도 도움
을 준 노력)에서도 분명한 초월적인 경험이었다. 나의 두 번째의 체험은
비록 천국 적인 것이었지만 초월적인 요소들도 조금은 내포하고 있었다.
그 시나리오가 밝혀지면서 나는 창조라는 것이 어떻게 진행되는지 탐험할
수 있었다.
경험을 종류별로 나눈다는 것이 재판을 하듯 어려울 때가 있는데, 단 하
나의 경험이 여러 종류의 성격을 내포할 수 있기 때문이다. 다음은 임사
경험 중 초월적인 성격을 규명하기 위해 만든 질문들이다.
1.사건이 주로 개인과는 관계가 없는 내용이었는가?
2.그 내용이 경험자의 신념의 체계를 그가 전에 알았거나, 보았거나 혹은
상상하는 수준을 확대시킬 정도로 내세적이었는가?
3.경험 이후 다른 사람처럼 급격히 변하지 않았는가?
4.자신의 경험을 이용하여 이 세상을 변화시키려는 충동을 어떻게 느끼는
가? 경험자가 그 충동을 만족하기 위해 어떤 행동을 했는가?
지금까지 네 종류의 임사 경험들을 소개했다. 그밖에 연구할 만한 다른
현상들도 있는데... 죽음의 위협 없이 발생하는 경험들, 그리고 어떻게 구분
지어야 할지 모를 이상한 경험들이 바로 그런 것이다. 내가 제시한 유형들
은 아직 시작에 불과할 뿐이다.
6장 임사 같은 경험
국제임사체험연구협회는 1992년 자신이 임사 체험자라고 생각하는지를
묻는 비공식적인 설문지를 우송한 바 있었다. 임사 체험이 발생했을 때 그
들의 육체는 얼마나 죽음에 가까이 있었는가? 설문에 응해 준 229명중에
서, 23퍼센트는 사망 상태에서, 40퍼센트는 중병중이거나 정신적인 충격 상
태에 있을 때, 37퍼센트는 생명을 위협하는 일이 전혀 발생하지 않은 상황
에서 임사 체험을 했다고 밝혔다.
그 37퍼센트의 사람들은 사망했거나 혹은 거의 그런 단계에 있었던 사람
들과 경험과 마찬가지의 경험을 했으며 그후 삶이 변화되었다고 주장했는
데, 그들의 보고는 시나리오 종류의 내용들과 흡사하거나 똑같았다.
호흡이 멈춘 사람일수록 임사 체험의 가능성이 높지만, 상당히 많은 임
사 체험자들은 그러한 현상이 육체의 죽음과 반드시 관련 있지 않다고들
한다.
뉴욕에 사는 마크 맥더모트는 나무에 목매달아 자살하려는 남자를 구하
기 위해 기어올랐다. 경찰과 구조팀이 도착한 것은 맥더모트가 그 남자를
안전하게 밑으로 끌어내려 인공호흡을 하고 있을 때였다. 남을 구하기 위
해 자신의 생명을 던진 그 사건은 맥더모트에게 한꺼번에 에너지를 주입시
켰고, 그로 인해 그는 어떤 장벽을 통과하여 전혀 알지 못하는 내세적인
힘, 사랑 그리고 황홀의 영역으로 내던져지는 느낌이 들었다. 그에게는 갑
자기 모든 지식, 특히 그가 방금 구한 그 남자에 관한 것들이 몰려들었다.
그는 또한 밝은 빛으로 들어가 과거의 삶을 평가하는 과정을 거쳤다. 그는
임사 체험자들이 겪는 대표적인 후유증과 싸움을 시작했고, 그로부터 몇
주일만에 겨우 세상에 대한 감각을 되찾을 수 있었다.
마크 맥더모트는 그 체험 후 변화된 모습으로 일상적인 삶으로 돌아왔
다. 하룻밤 사이에 너무나 변한 그의 모습에 사람들은 놀라지 않을 수 없
었다. 그는 불가사의한 영적 능력(전에도 어느 정도 그런 능력이 없었던
것은 아니지만 경험 후 더욱 많아졌다), 놀라운 지혜 및 카리스마까지 보
였다. 잠재되어 있는 능력이 확실히 겉으로 드러났고 그전보다 훨씬 높은
지능을 보였다. 뿐만 아니라 그는 모든 창조물과 인류에 연결되어 있다는
강한 느낌을 가졌다. 그래서 기존의 행동에서 벗어나 봉사를 시작하게 되
었다. 맥더모트가 단순히 마음가짐을 바꾼 것만 아니었다. 그는 과거와는
전혀, 그리고 완전히 달라진 새로운 사람이 된 것이다.
맥더모트는 임사를 겪은 것인가? E.G.M 리치가 영적 각성을 한 것은 프
린스턴 대학 신입생 때였다. 그 일을 겪고 나서 5월의 어느 평범한 날은
놀라운 날로 바뀌고 말았다. 그녀의 설명을 옮겨보자.
모든 현실이 방사적인 사랑으로 이루어진 것 같았고, 나도 파도 같은 사
랑을 받는 것 같았습니다. 나뭇잎 하나하나, 나무 한그루 한그루, 그리고
모든 건물의 모든 돌이 사랑을 뿜어내는 태양 그 자체였습니다. 그저 단순
한 정신적인 인지작용에 의해 그렇게 보이고 느꼈던 것은 아니었습니다.
내 몸에 파고드는 물리적인 느낌이었어요. 태양의 따사로움이 일광욕을 즐
기는 사람들을 감싸듯, 사랑이 내 몸 전체와 나라는 존재에 파고들었습니
다. 게다가 나를 이루고 있는 모든 분자 하나하나가 그 놀라운 사랑의 힘
과 하모니를 이루며 진동하는 것을 알았습니다. 단지 나의 생각들만이 멀
리서 지켜보고 있었지요.
나는 당황해하며 크게 벌어진 눈들에 대해서 이상하다고 생각했습니다.
생명이 있는 그 어느 것도 그러한 진동으로 아른거리는 빛을 내지 않았습
니다. 파란 하늘과 태양이 위에서부터 감싸주고 있었지요. 나의 생각들이
말할 수 없는 기쁨으로 소리를 질렀습니다. 무한하고 심오한 자각이 몰려
들어 정신이 폭발해 버렸습니다.
나는 그때 죽었던 것 같고 상상할 수 없는 행복감을 느끼고 있었습니다.
한치의 거짓이 없는 진실이었습니다. 결론적으로 말한다면 모든 존재들은
사랑으로 이루어져 있습니다. 나는 너무 좋아서 어찌할 바를 몰랐습니다.
리치는 마침내 종교학을 전공하기로 했고, 또 다른 삶의 방식에 대해 진
지한 연구를 하기 시작했다. 지금은 결혼하여 아이도 낳고 웨스트버지니아
주의 미들번에 살고 있는 그녀는 영적 신비주의, 아메리칸 인디언의 교리,
루돌프 스타이너의 인류영혼학(1800년대 후반에 스타이너에 의해 성립된
영혼학으로서 지금은 생체역학적인 농업, 의료, 건축, 예술 그리고 사회적
치료 등으로 파급되는 포괄적이고 혁신적인 운동이 되었다)에 심취해 있
다. 리치의 유일한 아쉬움이 있다면 세월이 흐르면서 그 경험의 진동이 힘
을 잃어간다는 점이다. 그녀는 나에게 보낸 편지에서 다음과 같이 설명하
고 있다.
당신은 지금까지 임사 체험, 개종 그리고 자각에 공통점이 있다고 주장
해 왔습니다. 나도 전적인 동의를 표하는 바입니다. 특히 그 경험의 후유증
과 생활에 대해서는 더욱 그러합니다. 내게 발생한 그 일을 이해하면서 환
경에 적응하고 그 경험을 적용하기가 무척이나 어려웠습니다. 하지만 여전
히 노력하고 있습니다.
E.G.M. 리치는 내가 10년 전에 내세운 주장이 사실이었다는 것을 깨닫
게 해주었다. 그것은 임사 에피소드가 영적인 전환(보다 높은 단계로의 각
성과 하나님과의 개인적인 관계를 형성하는 과정)과 유사하다는 말이었다.
사실 임사 체험과 영적인 전환의 여파는 비슷하다 못해 동일하다.
보다 쉬운 이해를 위해 임사 체험자의 사례를 살펴보기로 하자. 캐나다
퀘벡에 사는 헤이슬리 롱은 어느 날 거실에 앉아서 텔레비전을 시청하고
있었다. 거실을 지나 창밖을 잠깐 내다본 후 다시 의자로 돌아와 막 앉으
려고 할 때였다. 방안으로 빛이 들어오면서 '천국의 가장자리'에 있는 자신
이 보였다. 너무나 아름답고 찬란한 장면이었다. 빛으로 가득한 세상으로
들어가면서 그는 마주친 힘에 압도당했다. 자신을 반갑게 받아들이는 그
빛이 인간이 상상할 수 있는 수준보다 무려 1백만 배는 더 강했다고 주장
했다. 이타적인 사랑과 무한한 지식의 파도가 거의 그를 날려버릴 것 같았
다.
그 빛속에서 어떻게 견딜 수 있었는지 놀랍기만 합니다. 마치 거대한 별
앞에 서 있는 것 같았던 나는 하나의 별이 새로운 큰 별을 만들어 내는 그
엄청난 힘에 놀라고 있었습니다. 그 힘이 믿을 수 없을 정도로 뜨겁게 달
아올랐지만 나는 전혀 그 열기에 타지 않았습니다. 황홀 그 자체였어요. 힘
의 파도가 더욱 강하게 밀려왔고 나는 그저 울기만 했습니다. 그 파도는
나를 씻어 정결하게 했고, 나에게 붙어 있던 인간적인 것들을 남김없이 제
거하여 천국에서 살 수 있는 완전한 존재가 되도록 했습니다. 그때 옆에
누군가가 서 있다는 것을 알게 되었지요. 그분은 바로 예수님이셨습니다.
예수님에게 얼굴을 돌렸지만 보이는 것은 바로 나 자신이었습니다. 내가
아닌 나를 볼 수 있다니? 마치 커다란 거울을 보는 것 같았어요. 나는 손
을 뻗어 만지려고 했고 결국 그렇게 할 수 있었습니다. 그대 내 머리에는
폭발할 듯 떠오르는 단어가 있었는데, 바로 '확장'이었습니다. 나는 용해되
어 의식 그 자체의 자각이신 예수님과 섞여 그 일부분이 되기 시작했습니
다.
나는 모든 지식을 단번에 흡수했어요. 생명이 짧은 문장에 의해 좌지우
지되는 것 같았습니다. "무엇이 시작이고 끝인가?" 라는 의문이 내 머릿속
을 파고들었습니다. 처음에는 그 현상이 얼마나 대단한지 실감하지 못했습
니다. 이 세상의 모든 정보는 처음과 끝에 놓여 있습니다. 그러한 화두에
발을 들이밀면 3주간이나 지껄일 수 있는 말들이 꼬리에 꼬리를 물며 이어
질 수 있다는 것을 알고 나서야 내 머릿속을 파고드는 그 짧은 질문들이
몇 개월 혹은 몇 년간의 일에 해당된다는 것을 알 수 있었습니다. 믿을 수
없는 경험이었지요. 그곳에서 구태여 많은 질문을 던질 필요는 없었습니다.
대답이 저절로 내 머리에 떠오르더군요. 경험전, 나는 어떠한 형식의 성경
에도 흥미가 없어 시선조차 두지 않았습니다. 그러나 그 경험은 천국으로
의 여행이었고, 천국의 문을 통과하는, 그것도 생명의 존재를 통하여 생각
하는 직접적인 접촉이었습니다. 또한 하나님을 직접 뵙는 기회였습니다. 그
후로 나는 성경을 신뢰하게 되었습니다.
인생의 의미가 창조와 어둠 그리고 빛이라는 글자 그대로의 우주론으로
롱에게 몰려들었다. 그는 일상적인 삶으로 돌아갔지만 너무나 급격히 변화
되어 친구들조차 그를 알아보지 못했다. 그는 다른 임사 체험자들과 다름
없이 자신의 경험을 타인들과 공유하기를 열망했고, 역시 그들과 다름없이
똑같은 후유증과 의문으로 고뇌하고 있다. 하필이면 왜 내가 그런 경험을
한단 말인가? 내가 그럴 만한 인생을 살았단 말인가?
놀라운 일이지만, 롱은 지금 성경학자들이 경악할 정도로 성경의 사실성
에 대해서 설명할 수 있다(그는 임사 체험 전에 성경을 한번도 읽은 적이
없다).
1962년, 오하이오 주 더블린에 사는 낸시 클라크는 임신 중 독혈증에 걸
렸다. 그녀는 경련이 나타나고 나서 출산하기까지 한달 동안 예의주시를
받았는데, 죽음이 거의 확실시되고 있었다. 그녀는 난산 중에 자신의 육체
를 벗어나 38시간 동안 떠돌아 다녔다.
오버코트를 벗어 던진 기분이었어요. 밑에서 간호사가 "돌아와요, 낸시!
당신이 아들을 낳았어요! 돌아와요!"라고 외치며 내 가슴을 두드리는 것이
보였어요. 그러나 육체를 벗어난 나는 돌아가고 싶지 않았어요. 빛을 향하
고 싶다는 느낌이 들었을 때, 다시 한 번 간호사의 다급한 목소리가 평화
로운 행복감을 깨뜨리고 만 거예요.
그녀는 화가 났지만 결국 자신의 육체로 돌아가지 않을 수 없었다. 그녀
는 얼굴과 손을 덮고 있는 시트를 벗겨내고 말았다. 시체 안치실에서 되살
아난 것이다.
인사 체험을 겪은 낸시 클라크는 그로부터 17년 후 그와 유사한 경험을
했는데, 가장 친한 친구가 비행기 사고로 사망하는 생생한 꿈을 꾸었다. 그
친구는 그 다음날 정말 그렇게 죽고 말았다. 장례식장에서 조사 낭독을 부
탁 받은 그녀는 사실 조사만 쓰고 싶었다. 장례식이 시작된 지 15분이 흘
렀을까, 그녀는 이상한 기분이 들었다. 발가락 끝에서부터 엄청난 에너지가
위로 올라오는 것이 마치 쿤달리니에 사로잡힌 것 같았다. 그 힘이 머리를
뚫고 몸에서 빠져나가자 슬픔 대신 친구의 죽음을 평화스럽게 받아들이고
싶은 생각이 들기 시작했다. 이제 준비해 간 조사를 읽을 차례였다. 그러나
그녀는 처음의 말과는 달리 자신이 직접 그 조사를 읽겠다고 밝혀 참석자
들을 놀라게 했다.
제단에 도달했을 때 죽은 친구가 내 옆에 있음을 느꼈어요. 그가 나의
손을 잡더군요. 물론 눈으로는 그를 볼 수 없었어요. 마음으로 그를 보았지
요. 그는 내 손을 잡고 옆에 서 있었어요. 나는 속으로 친구는 죽었다, 뒤
에 있는 관속에 누워 있다, 라고 말했지만 친구는 여전히 내 손을 잡고 있
어요. 친구는 사실 처음부터 내 손을 잡고 제단으로 올라섰던 겁니다.
제[단에 올라 조사를 읽기 시작했어요. 세 문단을 읽었을까, 갑자기 내
시선이 뒤쪽의 천장으로 향했습니다. 밝고 깨끗한 하얀 빛이 거기에서 퍼
지고 있었어요. 육체의 눈으로 볼 수 있는 그런 빛이 아니었어요. 이 지상
에는 존재하지 않는 그런 빛이었어요. 아주 밝았지만 눈을 다치게 하지는
않았지요. 태양이 수백 개 뭉쳐져 내는 그런 강력한 빛이었어요. 하나님이
그 자리에 계시다는 것을 알았지요. 육신의 모든 세포와 조직이 그 빛이
누구인지 알았고, 사랑과 자비, 겸손과 경외 그리고 존경이라는 이 세상에
서 가장 믿을 수 없는 느낌이 기쁘게 몰려들었어요. 그 환희의 위력으로
폭발하지 않은 채 그러한 기쁨을 경험할 수 있다는 사실에 전율하지 않을
수 없었어요.
클라크는 인간의 머리로는 상상할 수 없는 무조건적인 사랑과 소용돌이
치듯 그녀를 감싼 빛의 진동을 생생하게 증언한다. 모든 지식이 그녀의 의
식으로 파고들었다. 그녀는 육체 이탈 상태에서 그녀가 들어가 있는 차원
이 존재하지 않음을 증명하기 위해 전 생애를 바치는 과학자와 연구자들이
안타깝게 생각되었다. 그녀는 참새의 깃털처럼 방안을 돌면서 장례식에 참
석한 모든 사람들에게서 퍼지는 하얀 빛과 자신이 강단에서 조사를 읽는
장면을 목격했다.
그 다음에는 빛을 따라 천장을 뚫고 위로 올라갔고 도시의 거리, 주, 미
국, 마침내는 지구를 벗어나 우주의 암흑 속으로 들어간 기억이 나는군요.
나와 빛은 눈꺼풀보다 더욱 빠르게 움직였어요. 우리는 멈추었고 내 앞에
펼쳐진 다차원적인 우주의 위엄에 놀라서 꼼짝할 수 없었지요. 인간들은
겨우 3차원의 세계까지만 알지만 내 앞에 펼쳐진 세계는 10차원도 넘었어
요. 시간과 공간은 존재하지 않더군요. 모든 것이 동시적으로 발생하고 있
었어요. 창조의 근원에 도달할 때까지 우리는 점점 깊은 우주 속으로 여행
했어요. 나는 절대적 존재이자 유일한 창조자이며 그리고 모든 창조의 근
본이 되는 그 빛을 보았어요. 하나님은 살아 있는 에너지로 지금까지 창조
된, 아직 창조되지 않은 우주의 전체 그리고 무한대의 에너지였어요.
세상으로 돌아온 그녀에게 생명의 진리가 파고들었고, 그로 인해 그녀는
사회의 불공평(부정), 범죄, 모든 혼돈과 무질서가 존재하는 이유를 이해하
게 되었다. 그녀는 또한 단순한 친절이 얼마나 주요하며, 큰 계획안에서 개
개인이 독특하고 중요한 부분이라는 것도 알게 되었다. 그녀는 자신을 사
랑하지 않은 시간에 초점을 맞춰 인생에 대한 평가를 하게 되었는데 그로
인해 그녀는 자신과 타인의 참다운 본질이 바로 사랑이라는 것을 깨달았
다. 그 빛은 그녀에게 신의 중개자가 되어 인간의 참다운 본질이 무엇인지
그리고 사후에도 삶이 있다는 것을 널리 알리라고 명령했다. 미래를 보여
주는 장면에서는 삶이란 죽어서도 계속된다는 말이 사람들에게 납득될 때
까지 그녀가 얼마나 사람들로부터 조롱 받고 거부되는지를 보여주었다.
낸시 클라크의 두 번째 경험은 처음에 겪었던 임사 체험보다 더욱 의미
가 있고 그녀의 인생에 많은 영향을 주었다. 그리고 그녀의 경험은 초월적
이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그녀의 건강과 그후의 상태가 위험하거나 의문
시된 때는 없었다.
그 짧은 순간에 나는 공포와 죄책감 그리고 하나님이 나를 사랑하지 않
는다는 과거의 관념에 지배받는 여자가 아니었습니다. 새롭고 정력적이며
미래에 도전할 자세를 갖추게 되었습니다. 하나님이 나와 함께 하시는데
두려울 게 어디 있겠어요? 두려운 것은 전혀 없어요!
그녀의 말은 현실에서 그대로 실현되었다.
몇 년 전에 집에 불이 나서 이 세상에서 모은 모든 재산을 잿더미로 만
들었을 때, 사랑하는 아버지가 죽고, 가족들이 아프고 그리고 하루하루의
삶이 버거울 때도, 나는 내 안에 거하시는 하나님의 사랑, 기쁨 그리고 평
화를 간직한 채 삶에 도전할 수 있었습니다. 내 정신과 마음이 변한 기쁨
의 날, 깊은 내면에서 올라오는 정열과 불꽃이 하나님과 인간을 위하여 훨
훨 타올랐답니다.
낸시 클라크는 현재 임사 체험을 연구하면서 그런 경험을 가진 사람들이
자신에게 연락해 주기를 바라고 있다.
128쪽의 그림은 그녀가 조사를 낭독하는 동안 빛을 보는 맨위 왼쪽 장면
부터 시작된다. 바로 옆에 있는 천사는 그녀의 육체 이탈 상태를 의미하는
것이고, 오른쪽의 세 가지 이미지는 빠른 속도로 우주를 여행하는 과정을
보여주는 것이며, 오른쪽 밑은 하나님의 사랑으로서 자신의 모습이 거울에
반영되는 장면이다. 왼쪽 밑은 지상으로 돌아온 것을 감사하는 장면이다.
가운데의 십자가는 빛이자 하나님이 그녀의 삶 중심에 거한다는 것을 의미
한다(그녀는 30년 동안 의학 연구와 세포의 구조, 기능을 검증하는 임상
세포학자로 일해 오고 있으며, 두 아들을 두었다. 현재 랜즈의 오하이오 클
리브랜드 지부장을 맡고 있다).
베논 실베스트는 1966년 뉴올리언스에 위치한 루이지에나 주립의과 대학
을 수석으로 졸업했다. 그는 여러 수술 분과와 의료 과정을 거친 후 병리
학을 전공으로 삼게 되었다. 그는 버지니아 리피몬드에 있는 두 개의 종합
병원에서 근무한 지 14년만에 능력 있는 의사로 명성을 얻게 되었다. 그러
나 그의 사생활은 순탄치 않았다. 이혼도 했고 고통스러운 자유롭지 못하
는 관절염에 걸렸다. 그는 하룻밤 사이에 건강한 몸에서 지팡이에 의지하
는 신세로 전락했다. 심각한 우울증이 몰려들었다. 참을 수 없는 고통이 그
를 괴롭혔으며 상태는 날이 갈수록 더욱 악화되었다. 의술이 아무런 도움
도 주지 못하자 다니던 교회의 목사가 가르쳐 준 대로 기도하기 시작했다.
효과는 있었지만 그렇다고 충분한 것은 아니었다.
실베스트는 병을 이해하기 위해서는 그 병의 영적 본질을 분석해야 한다
고 주장하는 카리스마가 강한 어느 목사를 소개받았다. 그는 목사의 말에
따르고픈 충동을 강하게 받았다. 뿐만 아니라 튜린의 수의(십자가에 못 박
혀 돌아가신 예수님의 시신을 쌌던 것으로 믿어지는 수의)도 연구해야겠다
는 생각도 들었다. 실베스트는 예수님이 정말로 존재했던 인물이었고, 무조
건적인 사랑과 용서를 위해 세상에 남겨 놓으신 모델이 사실임을 깨달았
다. 더욱 영적인 삶으로 선회하여 하나님과 친밀한 관계를 적극적으로 찾
으면서, 그의 삶은 환한 빛으로 넘쳐 났고, 그의 모든 행보에는 혼자였을
때보다는 훨씬 강한 힘이 따라주는 것 같았다. 마음에 행동이 따라줄 정도
로 통제력도 회복되었다. 하나님의 중개자가 되고 영혼도 변화됐으며 자신
을 둘러싼 살아 있는 광채와 가까워진 지 1년도 되지 않아서, 그를 불구처
럼 행동하게 했던 관절염은 사라져 버렸다.
베논 실베스트는 재혼하였고, 아내와 함께 버지니아 리치몬드에 심신 치
료 및 교육 클리닉 센터를 설립하여 수년 동안 운영하다가 나중에는 기능
에 맞게 기관을 분리했다.
비록 빛으로 가득한 그의 경험이 1년에 걸쳐서 발생했고, 병에서 낫기
위한 의식적인 선택에 의한 것이기는 하지만 실베스트는 지금까지 그 임사
현상의 여파를 보여주고 있다. 우선 자신의 모든 집착과 욕심, 심지어 낫고
싶은 욕망까지 버렸다. 사랑과 용서의 힘을 받아들이기 전에는, 그가 그렇
게 갈구하던 기적이 일어나지 않았다는 점은 흥미로운 일이다.
불쾌하고 지옥 같은 체험도 역시 발생한다.
이름 밝히기를 원치 않는 한 여인이 어느 교회의 세미나에 참석하고 있
었는데, 갑자기 두렵고 부정적인 에너지를 감지하고 나서 문을 박차고 밖
으로 뛰쳐나간 일이 있었다. 그러던 어느 날 혼자서 침대를 정리하고 있던
그녀는 허공에 형성된 검은 터널로 빨려들어 갔다. 터널은 정말 존재했으
며 컸고 그녀는 두려움에 떨었다. 터널 안에는 빛이라고는 하나도 없는, 숨
막히는 암흑뿐이었다. 그녀는 터널 벽을 손으로 때리면서 자신을 내버려두
라고 발버둥쳤다. 죽을 힘을 다해 발버둥치자 터널은 올 때처럼 그렇게 갑
자기 사라져 버렸다.
나중에 그녀는 그때의 일이 부정적인 임사 체험이라는 것을 알게 되었
다. 그녀가 읽거나 들은 지옥의 임사 체험과 모든 면이 일치했기 때문이다.
너무나 건강했던 그녀에게는 그 경험이 단지 임사와 유사한 체험일 뿐이었
으므로 별 의미가 없었던 것 같다.
이제 인디애나주의 인디애나폴리스에 사는 셜리 베니트의 이야기를 들어
보자.
그날 밤, 침대에 들기 전에 내가 마지막으로 한 말은 "살든지 죽든지 난
개의치 않아"였습니다. 새벽 2시경 나는 숨을 쉴 수 없었어요. 몸이 마비되
더니 나의 일부분이 육체를 떠나는 것이었습니다. 자유로울 수 있다는 것
이 이렇게 행복하다니, 나는 무서운 속도로 나무 위를 날아갔습니다. 그런
데 갑자기 사막을 통과하는 밴에 내가 던져졌습니다. 내가 어떻게 그 안에
들어갈 수 있었는지 물었고, 누군가가 걱정 말라고 답해 주었습니다. 단지
그 차에 타고 있으면 그만이라는 것이에요. 옆에서는 갈색머리에 우스꽝스
러운 스웨이드 모자를 쓴 10대 소년이 운전하고 있었고, 수염이 텁수룩한
노인이 앉아 있었어요. '아름다운 불의 계곡'을 지나갈 때, 오래된 건물의 7
개 첨탑이 보였습니다. 순간 겁을 집어먹은 나는 순식간에 내 몸으로 돌아
오고 말았습니다.
사건이 있고 나서 2주만에 베니트는 여동생의 집을 방문하러 가다가 스
웨이드 모자를 쓴 10대 소년을 만나게 되었다. 엄청난 비가 내리고 있었는
데, 그녀는 차를 세우고 그에게 태워 주겠다고 제의했다. 그녀는 폭스바겐
밴에 올라타는 그가 그 이상한 경험을 할 때 보았던 소년임을 알 수 있었
고, 그 사실을 소년에게 말해 주었다. 그러자 그 소년은 놀랍게도 그녀가
말한 사실을 모두 알고 있다면서 사막을 같이 여행했다고 부언한 후 그때
의 일은 '다른 차원'에서 발생했던 것이라고 주장했다. 그는 그녀에게 그의
주소를 말해 보라고 했고, 그녀는 조금도 주저하지 않고 "B자로 시작되는
거리의 239호"라고 토하듯 말했다. 물론 그녀가 댄 주소는 정확했다. 차에
서 내린 그가 멀어지기 전에 베니트를 부르면서 사막의 '7개의 첨탑'이라
불리는 장소를 기억하느냐고 물었다. 처음에 그녀는 기억하지 못했다. 그러
자 그는 그곳이 정말로 존재하는 무덤이기 때문에 그녀가 기억하지 못할
리 없다고 했다. 그 말에 의해 베니트는 그에 관련된 조사를 하게 되었다.
수소문을 시작한 지 3년만에 겨우 '7개의 첨탑'에 대해 들은 바 있는 사
람을 만나게 되었어요. 여기 인디애나폴리스에 있는 센트럴 주립병원이 바
로 그곳이었어요. 나는 병원의 병리의사를 찾아가 내 경험을 말해 주었어
요. 그는 그 병원에 전에는 악령에 사로잡힌 정신병자들이 수용되어 있었
다고 하더군요. 빌딩 뒤에는 무덤이 있었는데, 죽은 정신병자들의 무덤 같
았어요. 그러나 시체들은 도둑맞아 무덤이 비어 있다고 했습니다. 센트럴
주립병원은 1800년대만 해도 '7개의 첨탑'이라 부렸다고 하더군요. 매우 오
래된 건물이고 첨탑은 사실 8개지만 거리에서는 7개밖에 보이지 않아서 그
렇게 불렸다고 하더군요.
베니트는 그 소년에게 그날 밤 누군가가 우리에게 뭔가를 말하려고 했다
고 생각하느냐고 묻자, 그는 그렇다고 답했다.
지금 나는 정말로 지옥이 있다는 것을 알고 있습니다. 내 이야기를 들은
모든 목사님들은 그 경험이 사탄에 의한 것이라고 하더군요. 그러나 나는
그렇게 생각하지 않아요. 그것은 분명히 하나님의 게시로서 내가 삶을 바
꾸지 않으면 마주치게 될 일에 대해서 알려주신 것이라 생각해요. 나는 낙
태를 한 번 했고, 결혼 생활에도 문제가 많았으며, 또한 그리스도를 나의
구세주로 받아들이지 않았거든요. 그 경험의 메시지는 '행동을 정결히 하
라'였고 나는 그렇게 했어요.
캔자스 주 토페카에 있는 미닝거 메모리얼 병원의 글렌 게바드 박사와
캔자스 주립대학 병원의 스튜어트 웸로우 박사는 임사 체험은 죽음에 가까
운 사람에게만 일어나는가에 대한 논문을 공동으로 발표했다. 육체 이탈
경험과 임사 현상에 대한 10년 동안의 연구 결과는 '상황의 실제와 관련
없는, 죽음이 인접해 있다는 인식이 고전적인 임사 경험의 주요 결정 요소'
라는 그들의 원래 주장을 뒷받침하고 있다. 다시 말하면, 정신적 경험이 육
체적 경험보다 더욱 중요하다는 것이다. 그들은 임사 시나리오가 신앙의
표현, 신앙 발전의 촉매제, 그리고 인류에 전해 내려온 유전적이고 지금도
존재할 만큼 놀랍도록 유구한 형태임을 인정했다.
게바드 박사와 웸로우 박사는 망각의 공포로부터 우리를 구원하는 것으
로 보이는 생존적 상상과 초월적 장면이 나이나 환경에 상관없이(명상처럼
조용하고 이완된 상태도 포함) 그리고 문화와 종교적인 배경에 상관없이
발생할 수 있음을 주지시키고 있다. 그러나 그들의 연구와 그들과 같은 의
료진들은 다음과 같은 것들을 고려하지 않는다.
1.어떠한 의식이나 죽음에 대한 인식을 조처럼 동반하지 않는 생생하고 삶
을 변화시키는 유사 임사 경험.
2.조지 로도나이아처럼 임종을 맞은 사람의 '심리적인 방어'에 비교될 수
없는 사례들.
3.차후에 환상이 아닌 사실로 증명되는 임사적 이미지에서 발견되는 요소
들과 세부 사항들.
지금가지의 사례를 주의 깊게 살펴보면 현재의 연구로서는 알 수 없는
것들이 너무도 많다. 다시 말하면 임사의 수많은 메시지의 해독 작업이 시
작되었다고도 볼 수 없다는 의미이다.
7장 변칙적인 경험
임사 체험의 보편적 현상에서 벗어나는, 그러면서도 신뢰의 영역을 넓히
는(때로는 이성의 범위를 초월하여) 단편적이고 기묘한 일들이 예외적으로
존재한다. 이러한 변칙적인 경험(합의된 진실에 부합되지 않는)들은 대부분
무시되거나 상상으로 치부되고 그렇지 않으면 소문으로 떠돌아다닐 뿐이
다. 이 책의 목적은 임사 현상의 전부를 있는 그대로 살펴보는 데 있다. 따
라서 지금이 판도라의 상자를 열어 또 무엇이 남아 있는지 알아볼 때라고
생각한다. 나의 판단으로 '예외적'이라고 생각되는 세 가지 사례로 이야기
를 시작하겠다. 그런 다음 천사, 방문객, 환생 그리고 외계인에 대해서도
언급할 것이다.
1986년 나탈리 로웰의 발과 무릎이 제자리를 잡기 위해 한쪽 다리가 거
의 절단되어 수술에 들어갔다. 그녀의 인생에서 첫 번째 상처를 치료하기
위한 네 번의 수술 중 세 번째였는데, 태어나면서부터 없었던 엉덩이 관절
뼈를 만들기 위한 수술이었지만 그로 인해 다리는 불구가 되어야 했다. 수
술은 오레곤 주의 포틀랜드에서 실시될 예정이었다. 버지니아 해리스버그
에서 그곳까지 갈 여행비가 없었던 그녀의 어머니는 '정신적'으로 그녀와
동행하기로 약속한다. 약속 시간에, 그녀의 어머니는 해리스버그의 아파트
에 앉아 의식의 변화 상태에 빠져들었고, 육체 이탈을 통하여 딸이 수술
받는 장면을 허공에 뜬 채 지켜보았다. 어머니는 수술의 성공을 빌며 에너
지화된 하나님의 도움을 의사들의 머리와 손가락에 전달하면서 수술을 도
왔다. 어머니의 방문을 기다렸던 로웰은 마취된 자신의 육체에서 벗어나
하늘로 치솟았다. 천장에서 맴도는 어머니를 지켜보던 그녀는 위로 올라가
반갑게 어머니와 포옹했다.
그들의 오른편에 소용돌이치는 거대한 터널이 나타났다. 터널로 들어간
로웰은 어머니의 얼굴을 바라보면서 말했다. "나 혼자 가야 해, 엄마. 엄마
는 따라오지 마." 딸이 소용돌이치는 터널 속으로 사라지자, 어머니는 경외
감과 아울러 비통과 후회로 몸을 떨었다. 그로부터 수년 후, 로웰의 어머니
는 다음과 같이 회고했다.
그 터널은 너무나 생생하고 선명했습니다. 절대로 잊을 수 없어요. 달려
가서 딸을 잡아당기며 구하려 했던 때의 느낌도 잊을 수 없어요. 딸의 기
분도 마찬가지였다고 하더군요. 딸은 자신의 운명과 스스로 부딪칠 수밖에
없었지요. 나의 영혼은 내키지 않은 마음으로 해리스버그로 돌아와서 "모
든 것이 잘될 거야. 그 애는 완전히 회복될 수 있을 거야"라고 독백했습니
다. 그 말대로 되었지요.
그녀는 딸이 수술을 받은 후 자신에게 전화한 내용을 들려주었다.
딸애는 혼수 상태에 있으면서도 나에게 찾아와 주어서 고맙다고 하더군
요. 내가 입을 열기도 전에, 그 애는 터널과 그 안으로 들어가면서 한 마지
막 말을 포함한 그 사건에 대해서 말하기 시작했어요. 내가 말 할 기회도
없었지요. 말을 마칠 즈음이 되어서야 겨우 그 애의 이야기가 나의 경험과
일치함을 확인할 수 있었답니다. 나는 수술실, 의료진 그리고 수술 절차에
대해서 말해 주었습니다. 나탈리는 간호사에게 내가 말한 것을 물어서 사
실임을 확인할 수 있었답니다. 나탈리는 간호사에게 내가 말한 것을 물어
서 사실임을 확인할 수 있었답니다. 참으로 이상한 일이지만 그 애가 사건
의 일부는 여전히 기억하고 있지만 나에게 전화한 내용은 기억하지 못한다
는 점이지요.
나탈리 로웰은 수술 중에 자신의 몸에서 벗어나 천장으로 떠올랐다가 크
고 검은 터널 속으로 빨려 들어갔다. 그녀가 자신의 육체를 벗어난 이유는
임사 경험 그 자체에 의해서가 아니라 어머니와의 약속 때문이었다. 나탈
리 로웰이 바로 내 딸이기 때문에 가능했던 것이다!
영적인 만남이 다른 방법으로는 발생할 수 없는 어떤 현상을 일으켰던
것은 아닐까 영적인 만남이어서 딸은 그대의 일을 다 기억하지 못하는 것
일까? 아니면 특이한 역동성이 개입된 결과인지는 몰라도, 두뇌와의 관계
에서 의식을 분리하고 자유롭게 하는(죽음이 임박한 상태이든 아니든 상관
없이) 물리적 상태로 몰입될 때마다 나타나는 '터널'들을 자연스럽게 목격
하는 것일까? 나의 가설이 맞는다면, 신과의 중개자, 단순 마취 혹은 정신
적 쇼크의 경험자, 영매 현상에 대한 참여자, 이마 체험자 혹은 유사 임사
체험자로부터 보고되는 터널의 이미지 해석의 근거와 일치하지 않는 셈이
다. 내 딸의 경우와 마찬가지로, 터널 같은 소용돌이는 비록 기억이 나지
않는다 하더라도, 있을 수 있는 두뇌 변이를 준비하는 초기 단계일 수도
있다.
비슷한 또 다른 현상이 바바라 이바노바가 러시아의 모스크바에서 잔인
한 살인 사건을 목격했을 때 발생했다. 이바노바에서 임사 체험은 여러 번
찾아왔다. 첫 번째 경험은 그녀가 물통에 빠졌던 여섯 살 때였으며, 두 번
째는 열네 살 때 파도에 실려 깊은 바다로 밀려갈 때 경험했다. 그때마다
그녀는 육신에서 분리되어 찬란한 빛에 둘러싸였고, 죽음의 순간부터 출생
까지 거슬러 올라가면서 자신의 인생을 평가하는 과정을 거쳤다. 두 가지
경험 모두 좋은 아이가 되길 원하는 어머니와의 갈등에 초점이 맞추어졌
다. 그녀는 경험 후 더욱 마음이 편해지면서 보다 많은 자신감과 지성을
가지게 되었다. 열 여덟살 때, 어머니의 아파트에서 다시 쓰러진 그녀는 터
널과 그 끝에 있는 강한 빛을 보았고, 무서운 속도로 자신이 터널 속으로
끌려 들어가는 소리를 들었다. 그녀는 기진맥진하여 소생했지만 고통만 있
을 뿐이었고, 의사는 며칠 동안 사경을 헤매는 그녀의 생존 가능성을 10퍼
센트 정도라고 비관적으로 진단했다. 이바노바는 그후로도 임상적인 죽음
을 여러 차례 넘겼지만 임사 체험을 다시는 하지 않았다. 50대 초반의 그
숙명적인 날이 오기 전까지.
나는 거리에서 남자가 여자를 칼로 살해하는 것을 보고 있었어요. 놀라
서 거리를 가로질렀고 바로 쓰러졌답니다. 거의 정신을 잃은 나는 "도와
주세요, 도와 주세요."라고 힘없이 중얼거렸지요. 피살자로부터는 겨우 몇
미터 정도 떨어져 있었어요. 그때 이상한 옷을 입고 매우 큰 상자를 가지
고 노는 작은 소녀인 내가 보였어요. 나의 인생을 나로부터 끌어내기라도
한 것처럼 명치끝이 아팠어요. 분명 꿈이 아니었어요. 바로 현실이었어요.
내면에 그려진 그림이 내 것이 아니었기 때문에, 어쩌면 그 여자의 인생
평가인지도 모르겠어요. 앰뷸런스가 도착해서도, 나는 계속해서 "도와 달
라"고 중얼거렸어요. 나는 의식을 잃었고 사람들에 의해 집으로 옮겨졌답
니다. 몇 시간만에 겨우 의식을 되찾을 수 있었지만 명치끝은 여전히 아팠
지요. 명치는 그 여자가 칼에 찔린 바로 그 부위였어요. 나는 며칠 동안 누
워 있었지요.
이바노바가 그린 138쪽의 그림은 이상한 옷차림의 작은 소녀가 가지고
놀던 장난감과 상자의 크기와 차원을 보여주기 위한 것이다.
피살된 여자를 한번도 본 적이 없었고, 또한 작은 소녀를 증명할 길이
없기는 하지만, 바바라 이바노바는 본의 아니게 그 여자의 대리인이 되어
서 그녀와 인생 평가를 공유한 것으로 보인다. 이바노바는 그 여자를 구하
려고 하다가 대신 그 여자의 기억을 구조한 것이다. 이바노바는 피살된 그
여자에 대한 인생 평가가 삶, 빛, 행복 그리고 약속으로 가득했다고 말하고
있다.
"아마도 내가 아닌 죽어 가는 그 여자에 대한 위안이었던 것 같아요."
이바노바는 이 사건 전의 임사 체험에서 자신의 과거 인생들을 회상했
다. 이탈리아 군인, 독일의 해군 장교, 스페인의 매춘부, 브라질의 노동자
등등. 각각의 환생 때 말했던 언어는 배우기 쉬웠지만, 영어와 체코어는 만
만치 않았다. "영어와 체코어를 사용하는 나라에서는 태어난 적이 없었어
요. 그래서 그 언어가 어려웠던가 봅니다." 그녀는 언어를 계속 공부했고
전문 언어학자가 되어 대학에서 외국어를 가르치게 되었다.
그 살인 사건을 목격한 시련이 그녀로 하여금 영혼과 신비에 관심을 기
울이게 했고, 그후로 심령과학과 심령치료 분야에서 권위자가 되게 했다.
그녀는 '황금 술잔: 소련의 저명한 심령학자이자 치유자인 바바라 아바노바
의 글 모음집'의 주인공이다(1973년 이바노바는 모스크바 국립 국제연구소
의 포르투칼어 강사직에서 파면 당했다. 26년 동안 근무했던 그 대학에서
해임된 이유는 단지 그녀가 심령과학 실험을 했다는 것뿐이었다. 고르바초
프의 등장의 그녀에 대한 정부의 박해는 중단되었다).
나는 엔지니어이며 스스로를 정상적이고 이성적이면서 분석력도 있다고
생각합니다. 1983년 8월 5일, 버지니아 주 그레이트 브릿지에서 개최된 말
조련 강습에 참석하고 있었습니다. 강습이 끝나고, 친구와 저녁을 먹은 후
친구가 녹화해 둔 비디오 테이프를 보았지요. 밤 11시 30분쯤 가랑비가 내
리고 있는 가운데 나는 집으로 향했습니다. 여러 개의 마을을 통과한 나는
무서운 속도로 차를 몰다가 물위에 미끄러져 통제력을 잃었을 때 무의식에
서 깨어났습니다. 네 개 차선을 가로질러 나무와 충돌했던 것이지요.
이름 밝히기를 원치 않는 어느 여인의 말이다. 그녀의 이야기는 다음과
같이 이어졌다.
자동차는 서너 그루의 작은 나무들을 뭉개면서 큰 나무를 향해 정면으로
달려들었습니다. 자동차의 앞부분이 오크나무에 부딪치면서 찌그러져 올라
오는 것이 보였습니다. 앞유리와 두 개의 창유리가 부서졌습니다. 나무에
몸이 부딪혀 산산조각 나기까지는 1초도 남지 않았다는 생각이 들었습니
다. "오 하나님, 도와주세요"라고 비명을 지르고 눈을 감았지요. 귀를 불로
지지는 듯한 고통이 몰려들었는데, 충격으로 강철 안경다리가 얼굴 쪽으로
흘러내린 것 같았습니다. 그후로는 암흑과 적막만이 기억될 뿐입니다. 고통
도 없었습니다. 그런데 내가 갑자기 한번도 보지 못했던 밝은 빛 가운데
서 있었습니다. 빛은 사방에 퍼져 있었습니다. 내가 서 있는 장소는 마루나
땅같이 단단한 곳이 아니었습니다. 나는 빛 위에 서 있었던 것입니다. 빛이
너무 밝아 눈을 가늘게 뜨면서 중얼거렸습니다.
"이곳이 천당이라면 선글라스가 필요하겠군."
그 말에 남자와 여자들이 웃기 시작했지만 나는 그들을 볼 수 없었습니
다. 한 남자가 목을 가다듬더니 가볍게 의사봉 같은 것을 두드리면서 재판
의 개정을 선언했습니다. 나는 영국의 법정에 와 있는 기분이었는데, 저 위
쪽 판사석에는 배석판사들이, 그 위에는 수석판사가 앉아 있는 것 같았습
니다. 술렁거리는 소리가 들려오자 나는 무대 위에 서 있는 기분이었고, 탭
댄스나 하다못해 노래라도 부르지 않으면 안 될 것 같았습니다. 착 가라앉
은 음성이 메아리쳐 울렸습니다. "저 여자는 아직 때가 되지 않았군." 그러
고는 아주 크고 두꺼운 책이 덮이는 소리가 들렸습니다. 다시 지독한 암흑
과 적막이 찾아왔습니다.
눈을 뜬 그녀는 처음에는 안경이 없어 앞을 제대로 볼 수 없었다. 그녀
는 자신의 몸을 이리저리 더듬어 보았지만 어디 부러진 데는 없는 것 같았
다. 지갑의 내용물이 쏟아진 채 바닥에 떨어져 있어서, 그녀는 좌석 벨트를
풀고 몸을 구부려 그것들을 주웠다. 그리고 뒷좌석을 점검하기 위해 몸을
돌렸다. 그녀는 좌석을 앞으로 조절하면서 차가 고속도로를 마주보고 있음
을 알게 되었다. 다시 말해 자동차는 180도 회전한 셈이었다.
그런 일은 잊을 수 없었습니다. 자동차 양옆으로는 작은 나무들이 빽빽
이 서 있었어요. 그런 가운데서 차가 회전하려면, 나무 위로 들어올려 회전
시킨 후 내려놓는 수밖에 없거든요. 그뿐만 아니었습니다. 차는 오크나무에
서 옮겨져 도로 근처에 있었던 것입니다. 대형 트럭이 멈추더니 운전사가
나에게 뛰어들어왔습니다.
"오, 맙소사! 당신 괜찮아요?" 그에게 괜찮다고 말해 주었습니다. 그는
내 차의 전조등에서 나오는 불빛이 너무 매력적이라서 차를 멈추었다고 하
더군요. 그는 트럭으로 돌아가 무전기로 구조 요청을 했고 많은 사람들이
몰려왔습니다. 구조 팀은 내가 있는 좌석의 문을 열기 위해 쇠지레를 사용
했지요. 나는 그들의 부축을 받지 않고 차에서 내릴 수 있었답니다. 오른쪽
다리가 조금 아프고 두통이 있었을 뿐 그밖에 다친 데는 없었습니다. 자동
차가 완전히 부서지지 않았다면 아무도 내가 사고 당했다는 것을 믿지 않
았을 겁니다. 나는 만일의 경우에 대비해 검진을 받기 위해 병원으로 실려
갔지요.
월요일 낮이 되어서야 그녀는 자신의 차를 볼 수 있었다.
대학에서 물리학 강좌를 1년이나 들은 나도 믿을 수 없을 정도였습니다.
자동차는 나무가 아닌 딱딱한 벽과 충돌한 것 같았는데, 범퍼에서부터 앞
유리까지 완전히 찌그러져 있었습니다. 찌그러진 부분은 단단한 8인치 크
기의 블록과 다름없었습니다. 그런데도 내가 앉아 있던 운전석과 기어는
앞으로 쏠리지 않고 제자리를 지키고 있었습니다. 다시 말하면 내가 앉아
있던 자리부터 뒤로는 완벽한 상태였답니다. 나는 집으로 향하는 길에 그
사고 장소를 둘러보기로 했습니다. 작은 나무들이 꺾이거나 뿌리째 뽑혀
있었지만 그 오크나무는 흔적 하나 없이 온전했습니다. 경찰과 구조팀은
내 차가 그런 위치에 있다는 것을 이해할 수 없으며 오크나무에 흔적이 없
는 것도 믿을 수 없다고 수군거렸습니다만, 그런 사실을 공식적으로 보고
하지는 않았습니다.
우울증 및 기억상실증과 함께 이상한 꿈 그리고 자연스런 육체 이탈이
그 뒤를 따랐고, 마지막에는 외계인에게 여러 차례 납치되었는데, 그 교통
사고가 있던 날에도 그러했다는 생각이 섬광같이 스쳤다.
그 날의 교통사고는 이전의 납치와는 달리 내가 의식을 빨리 되찾지 못
했기 때문에 발생했던 겁니다. 내가 자동차를 제어하지 못하는 것을 보고
무언가 잘못되었다고 느낀 외계인이 나를 구조하기 위해 그들의 기술을 사
용한 것이고, 나는 그 동안 임사 체험을 한 것입니다.
여기에서의 추론은 '외계인'들이 그녀의 자동차를 공중으로 뜨게 한 다
음, 도로 쪽으로 방향을 돌려 지나가는 사람들이 전조등의 불빛을 보도록
땅에 내려놓았다는 것이다.
지금까지 소개한 세 가지 사례에 대해서 독자들이 어떤 생각을 하든 간
에, 실제로 발생했던 일이라는 것만은 확실하다. 임사 체험과 관련된 변칙
적인 현상 중에서 다른 것들도 있다. 그 밖의 사례들을 살펴보기로 하자.
천사-성인이든 어린이이든 경험자들은 등과 어깨에 날개가 달린 사람들
에 대해 언급한다. 맨발, 맨손 그리고 얼굴은 가리지 않았고, 하얀 예복이
나 출렁거리는 옅은 색의 의상을 입었으며 (일부 남자와 여자들은 긴 머리
카락을 풀어헤쳤으며) 간단한 장식 띠나 벨트 외에는 아무런 장식을 하지
않은 날개 달린 이 사람들을 천사라고 부른다. 날개 달린 사람들은 자신의
의지나 악의가 없이 다른 하나님의 거룩한 뜻에 따르기 위해 존재할 뿐이
라고 말들을 한다.
그러나 날개 달린 그 사람들 중에는 하얀 사람도 있고 검은 사람도 있을
뿐만 아니라, 육체를 가진 우리 인간들처럼 다양한 색으로 치장될 수 있다.
임사 체험자들과 인터뷰를 하는 동안, 검은 천사가 빛을 찾을 수 있도록
도와주었다는 말을 여러 번 전해 듣고 놀란 적이 있었다. 천사가 지옥으로
인도했다는 말을 들은 것은 단 한번뿐이었다. 검은 천사들은 하얀 천사들
못지 않게 자비롭고 도움을 아끼지 않는 것 같았다. 그러나 그들은 터널이
나 어두운 공간에서만 존재하는데, 빛의 영역에서 그들을 보았다고 증언하
는 사람은 아무도 없었다. 하얀 천사들은 조처럼 암흑 속에 머무르지 않으
면서도 분명히 아무데나 갈 수 있는 것으로 여겨진다. 들은 바에 의하면,
어느 누구도 한 장소에서 하얀 천사와 검은 천사가 동시에 같이 있는 것을
보지 못했다.
비록 천사들이 거의 성인의 모습을 하고 있지만, 어린이도 간혹 있다. 천
사를 본 사람들이 다양한 모습을 하고 있지만, 어린이도 간혹 있다. 천사를
본 사람들이 다양한 것처럼 천사들도 다양한 타입이 있는 것 같다. 임사
체험자들은 날개가 있건 없건 혹은 천사처럼 생긴 존재가 있건 없건 간에,
밝은 빛으로 형성된 사람이나 볼, 글로브, 빛의 기둥 등을 천사라고 규정하
는 경우가 많다. 도움을 주었거나 혹은 극진한 사랑을 보여 주었다고 해서
보통 인간이나 날개가 없는 검은 존재들을 천사라고 부르기도 한다. 그렇
지만 터널 안에 파괴적이고 무시무시한 검은 천사들이 있었다는 말을 들은
바 있다. 그러나 일단 그 천사를 인정하거나 하나님에게 도움을 청하면 그
들의 위협이 금방 사라져 버린다는 것이다.
카톨릭을 비롯한 여러 종교에서는 인간은 태어나면서 수호 천사를 배정
받으며, 그들이 일생 동안 지도와 도움을 준다고 가르친다. 그러나 함정도
있을지 모른다고 한다. 천사의 도움을 청한 다음에는 조심해야 한다는 거
이다. 이상적으로 말한다면, 수호천사는 죽을 때까지 그가 성공적으로 인생
을 살도록 지켜주어야 하는데, 반드시 그렇지만은 않다는 것이다. 함정이라
는 단어를 쓴 점을 유의해야 한다.
신비주의와 밀교의 가르침으로는 천사들의 계급이, 스펙트럼의 일곱 가
지 광선들과 연결되고 연합되어 있는데, 그것은 영혼의 발전 단계와 진보
를 의미한다. 그리고 출생 전 혹은 출생 중에 태아를 육체 속으로 안내하
는 천사들이 있다는 이야기도 있으며, 또한 천사 같은 수호신이 하나가 아
닌 여럿이라는 주장도 있다. 천사에 대한 생각이 어떠하든지 간에 다음의
이야기는 주목할 만하다.
5장에서 언급한 버클리 카터 밀스는 우주 한복판에 있는 플랫폼으로 자
신을 인도하여 예수님을 만나게 한 천사들을 생생하게 기억하고 있다. 그
가 편안함을 느끼며 과감하게 질문을 던지려는 순간 예수님과 플랫폼 그리
고 4천명의 천사가 하나의 거대한 빛으로 변하여 그를 황홀한 사랑으로 흡
수해 버렸다. 카터 밀스에게 발생한 일은 천사들을 만났다는 대부분의 사
람들에게도 공통적으로 일어났다. 바로 임사 체험자가 저 세상을 여행하는
동안 가질 수 있는 불안감을 해소시켜 주기 위해 일정 기간동안 천사들이
형상을 갖추고 있지 않나 하는 것이다. 그러나 더 이상 그럴 필요가 없게
되면, 천사 같은 모습은 분해되거나 사라지고 만다. 에너지 덩어리, 혹은
순수한 파장 그리고 천사라고 믿는 것들을 개인의 영적인 성숙도에 가장
잘 어울리게 날개가 달린 모습으로 혹은 인간(심지어 대낮에도 볼 수 있
는)의 모습을 취하여 나타난다. 천사는 적어도 우리가 알아보거나 대처할
수 있는 모습이나 형상으로 나타나는 것 같다.
내가 그렇게 주장하는 이유는 변화된 의식 상태에 있거나 '다차원적인
여행'에 보다 익숙한 사람들은 형상이나 모습을 가진 천사를 보았다고 말
하는 경우가 거의 없기 때문이다. 그들은 천사를 하나님의 사고가 형상으
로 나타난 것, 창조 이야기와 혼합되거나 상호 관련 있는 순수하고 강력한
존재로 받아들인다.
방문객-역사와 신화에서 보면, 난데없이 나타나 고난에 처한 사람을 돕
고 사라지는 사람들이 나오는데, 우리는 그들을 영적인 방문객이라 부른다.
천사가 그런 방문객이며 실제 생활에 영향을 주는 기적을 일으키는 존재라
고 주장하는 사람들이 있다. 어느 남자가 견인차를 몰고 나타나 자동차가
도로를 벗어나는 바람에 눈 속에서 떨고 있는 일가족을 구하고 갑자기 사
라져 버렸다는 요즘 세상의 보도와 비슷하다. 그가 나타났다는 것을 증명
할 트럭과 타이어 자국도 없고, 심지어 안녕이라는 인사말과 소리조차 없
었다. 그곳에 같이 있었던 모든 사람들이 그 사건을 보고 있었기 때문에
서로의 얼굴을 보면서 당혹해 할 뿐이다.
이러한 사건들은 같은 차원이나 먼 차원의 세상에서 인간들이 있는 세상
으로 찾아왔다가, 무슨 이유 때문인지는 모르지만 얼마 동안 머물다가, 창
문 구멍이나 시간의 이탈 같은 틈으로 다시 사라지는 존재에 관한 이야기
들과 비슷하다.
나 역시 그러한 방문객을 목격한 바 있다. 내 친구와 아들은 여러 명의
방문객들을 보았다. 나의 경우에는 차가운 기운이 아래 위를 훑고 지나갔
다. 정말 놀라운 순간이 아닐 수 없었다. 내 아들 켈리는 수영장에서 자전
거를 타고 집으로 돌아오다가 사람들로 가득 찬 자동차가 앞서 달리다가
사라지는 것을 보고 크게 놀랐다. 주위 사람들이 영적 방문객을 만난 적이
있다는 말을 듣고서야 아들은 안도의 한숨을 내쉬며 별로 걱정하지 않게
되었다.
물론 그러한 목격 중에서 도플갱어(독일어로 살아 있는 존재가 그 자리
에 있거나 근처에 있는 것처럼, 현실적이지는 않지만 유령 같은 모습으로
이중 혹은 복사하듯 나타나는 현상) 현상도 없지만은 않다. 그러한 현상과
동시에 두 곳 혹은 그 이상의 장소에 나타나는 능력은 인간의 기억이 미치
지 못하는 까마득한 옛날부터 인간 역사의 일부분을 차지하고 있다.
그러나 '두뇌의 상상적인 투사'가 그러한 모든 현상들을 만들어 낸다는
과학적인 가설만으로는 그러한 사례의 빈도, 섬세함 혹은 물리적인 성격이
설명되지 않는다. 방문객이라는 단어는 이제 현대 사전에 반드시 들어가는
단어가 되었는데, 방금 언급한 사례들이 지속적으로 발생하기 때문이 아니
라, 루스 몽고메리가 경험한 '영혼의 안내'가 그런 말을 만들어 냈다. 전직
신문기자 출신인 몽고메리는 축약적인 개념과 '보다 높은 차원의 진리'로
독자들은 유혹하고 관심을 끌면서 형이상학적인 분야에서 인기 있는 작가
가 되었다.
그녀의 저서 '내일로 향하는 문'은 방문객을 최근에 영혼이 떠난 육체에
들어갈 수 있거나 혹은 거할 수 있는 허락을 받은 '진보된 영혼'이라고 단
정하고 있다. 자신의 의미를 완수하기 위한 소위 진보된 영혼들은, 인류를
돕기 위한 사명을 착수하기 전에, 최근에 비워진 육체를 되살리고 영혼이
완수하지 못한 의무의 이행에 합의한다는 것이다. 그러한 전환이 진보된
영혼이 지상에 존재하기 이한 지름길이라는 것이 몽고메리의 주장이다. 이
전에 육체에 머물렀던 영혼은 수명이 다한 육체에서 빠져나와 다른 영역에
나타나거나 혹은 자연스런 출생으로 다른 육체를 가지게 된다는 것이다.
몽고메리는 그러한 전환이 장기간의 무의식 상태 혹은 임사 경험 중에
이루어진다고 주장한다. 그 전환의 방법에 대해서는 아는 바 없지만, 관련
된 두 영혼간의 합의가 이루어지지 않는 한 전환을 이루어지지 않는다고
한다.
몽고메리는 생존하거나 이미 세상을 떠난 사람들 중에서 방문객의 경우
에 해당하는 사람들을 상당수 지목했는데, 그 중에는 고 사다트도 포함되
어 있다. 생존인으로는 캐롤 패시리-하라 목사를 들 수 있는데, 그녀는 몽
고메리가 그런 방면의 책을 저술하기 훨씬 이전부터 자신은 '다른 사람'이
라고 주장했다. 패리시-하라 목사는 그녀의 이름이 몽고메리의 책에 언급
되자, 대중들의 관심에 부응하기 위해 '희망의 매신저'라는 책을 저술했는
데, 그녀에게 메신저의 개념은 몽고메리의 방문객과 같은 것이다.
패리시-하라 목사의 임사 체험은 아기를 낳을 때 발생했고, 물론 그로
인해 인생이 바뀌었다. 그녀의 투쟁과 변화는 '자아를 찾는' 탐구였다는 점
에서 흥미롭다. 1984년 그녀를 처음 만난 이래로 많은 대화를 나눌 수 있
었다. 교사로서 그리고 연설가로서의 그녀의 능력에 대해서만 언급하는 것
은 충분하지 않다. 그녀는 한 마디로 말해서 매우 뛰어난 능력의 소유자이
다! 그렇지만 그녀의 이야기에는 초월적 경험을 한 임사 체험자의 경우와
별 다른 사항이 없을 뿐만 아니라, 그녀가 방문객임을 말해 주는 대목도
없다. 다만 그녀의 신념이 그렇게 믿고 있을 뿐이다.
방문객에 대한 몽고메리의 독특한 정의와 인식 방법은 임사 체험자들의
대표적 행동이나 영적 변화를 경험한 사람들의 행동과 흡사하다.
임사 체험자들이 자신을 새롭고 전과는 다른 존재로 믿는 것은 일반적인
현상이다. 또한 전과는 다른 모습으로 보이거나 본인이 아닌 '다른' 사람처
럼 행동하며 전보다 더 많이 알고 더욱 수준 높은 기술이나 능력을 가지고
소생한다. 그 원인이 무엇이든 간에, 참다운 변화에 놀라운 능력이 따르는
것은 전혀 이상한 일이 아니다.
루스 몽고메리의 개념에 따르면 이 세상에는 나를 포함하여 수천만의 방
문객이 있다는 말이 된다. 그렇다면 우리같이 진보된 영혼들은 새로운 시
대를 준비하기 위해 차원 낮은 친구들을 밀어내고 대신 그 자리를 차지하
고 있단 말인가? 나는 그렇게 생각하지 않는다. 독자들의 혼란을 막기 위
해 다음을 살펴보기로 하자.
비록 용어는 다르다 하더라도, 신비와 형이상학적인 문헌 그리고 다양한
문화의 전설에는 몽고메리가 말하는 방문객에 관한 역사적인 자료가 많다.
자신이 들어갈 육체를 흥정하는 영혼들을 언급할 때에는 '대체'라는 표현이
가장 많이 사용된다. '대체'에 관한 이야기들은 현대의 임사 체험자 혹은
유사 경험자의 표현과 다를 바 없다.
역사적인 자료들을 현대의 자료들과 비교해 보면, 일정한 형식이 있음을
알 수 있다. 그것은 바로 '변했다'보다는 '새로워졌다'라는 선포가 알지 못
하는 것에 대한 압박감을 덜어줄 뿐만 아니라, 보다 안전한 정치적 환경을
보장한다는 것이다. 미스터리에 집착해서 싸우는 사람이 스스로 변화되어
야 한다고 시인하는 사람보다는 사회에 더 잘 적응한다. 결국 대중은, 그들
이 누구인지에 관계없이 곤혹스러움보다는 흥미를 더 선호해 왔다.
그렇지만 몽고메리가 그녀의 저서에서 언급한 형태의 방문객이라 생각되
는 세 사람을 직접 만난 적이 있다. 두 명은 여성이었으며, 한 명은 전혀
갈피를 잡을 수 없는 젊은 남자였다. 그들 모두 유별나게 반짝이는 눈을
가지고 있었는데, 사물 하나하나를 그저 보는 것이 아니라 매우 주의 깊게
관찰했고 그 주변에서 이상한 파동이 느껴졌다. 그 동안 만나본 사람들에
게서는 전혀 느낄 수 없었던 것을 감지할 수 있었다. 나는 그 저에 대해서
설명할 수 없다. 그렇지만 그럴 수 있지 않은가. 지금까지 살아오면서 경험
해 온 바에 의하면, 우리가 살고 있는 이 놀라운 세상은 기적과 불가사의
한 것들의 보고이다.
그렇지만 나는 신중을 기하고자 한다. 몽고메리가 언급한 방문객이 된
사람들은 오랫동안 혼돈과 우울증을 겼으면서 단편적이고 몽상적인 생각들
만 제시할 뿐이다. 몇 년의 연구와 훈련을 거치지 않고서는 어느 누구도
그들의 지식을 사용할 수 없으며 또한 타인에게 영향력도 행사할 수 없다.
그들에게도 '지름길'이나 발전의 촉진을 위한 그럴 듯 한 방법이 없다.
그러한 사람들이 일생 동안 한 번 이상 새로운 모습으로 태어나든지, 혹
은 과거의 인생 혹은 미래의 인간상을 보여주든지, 혹은 관심을 끌기 위해
그럴듯한 환상을 늘어놓든지 간에 (다양한 학자들이 방문객을 연구하는 과
정에서 주장하는 바와 같이) 여기에서 진정으로 의심하는 바는 인간이 과
연 어느 날 갑자기 자기가 아닌 다른 사람처럼 될 수 있느냐 하는 것이다.
임사 체험자들은 의식의 폭을 확장하면서도 어떻게 그리고 왜 그런 일이
발생했는지를 이해하지 못한다. 다른 사람들이 임사 체험자에 대해서 '갑작
스러운 새로움'을 느낀다는 것이 바로 그 당사자가 같은 육체에 새로운 영
혼이 끼여들었다는 것을 의미하지는 않는다. 나는 몽고메리의 방문객에 대
한 생각을 무시할 생각은 없지만, 그 방법이 아니고서도 영혼이 개발되는
길이 많다고 확신한다(어떤 사람들은 남보다 더 돌아서 그 목적을 달성하
기는 하지만).
환생-그 동안 임사 체험자들을 만나왔는데, 그들의 체험에는 시간의 통
로를 뛰어넘은 전생이 포함되어 있었다. 심지어 전생을 임사 체험의 일부
분으로 표현하는 사람들과 인터뷰하기도 했다. 예를 들어서, 한 여자는 고
풍스러운 예복과 중세적인 음악으로 가득 찬 어느 곳에서 전생 또는 임사
체험 중에 어떤 남자와 결혼하는 자신을 보았는데, 그로부터 몇 년 후 정
말 바로 그 남자와 '다시 결혼'하는 일을 겪었다는 것이다.
스티븐 스필버그 감독의 영화 '언제나'의 줄거리와 비슷한 또 다른 경우
에서는 자신이, 전생의 오래된 친구이자 이제 곧 죽을 한 사람을 위한 안
내자임을 깨닫는다.
임사 체험에서 전생에 대한 이야기가 얽혀드는 것 외에도, 지금 살고 있
는 인생과는 다른 존재(심지어 인간의 생각으로는 외계인으로 여겨질 수도
있는)들을 임사 체험의 일부분으로 기억하는 것이 보통이다. 비록 이러한
일이 발생하지 않았다 하더라도 환생은 임사 체험자들에게 흥미 있는 주제
이기도 하다. 많은 사라들은 환생을 인생의 당연한 기정 사실로 받아들인
다.
나는 임사 체험자들로부터 인간의 혼이 진보한다는 말을 거듭하여 들어
왔다. 그들은 주기와 시기에 대해서 언급하면서 단 한번의 인생으로는 자
아를 완벽하게 할 수 없기 때문에 '모든 것의 단 하나의 진리의 근원'으로
여행한다고 단언한다. 그들은 우리 영혼의 진보가 어떻게 이루어지는지(아
마도 빠르게 그렇게 되겠지만)를 언급하면서, 비록 많은 인생을 경험하면
그렇게 되겠지만, 배우고 성장하려는 결의에 따라 결정된다고 주장한다. 그
과정이 길고 짧은 것은 우리의 선택과 자유 의지에 달렸다는 것이다. 나는
당대의 책임감과 인생에 필요한 노력을 회피하려는 구차한 변명으로 환생
이라는 말을 사용하는 예를 들어보지 못했다.
나는 세 번이나 임사 체험을 하면서 한번도 전생을 경험하지 못했지만,
두 번째의 경험 후 응혈을 용해하기 위한 약품 치료를 받으면서 과거의 인
물들이 '안개 낀 다리'처럼 벌리고 서서 내 가슴 위로 아치를 그리는 것을
보았다. 그 당시 침대에 누워 있던 나는 그 장면에 매혹되어 버렸다. 약품
으로 인한 환각 작용이라고 가볍게 치부해 버렸지만, 하여튼 그 일로 인해
환생에 대해 다시 생각할 수 있는 기회를 가졌다. 지금은 그때 본 것이 환
각이 아닌 진짜로 눈앞에 펼쳐진 사실이라고 믿는다.
환생 이론을 더듬는 탐구 과정은 길고도 엄격한 것이었고, 독자 여러분
에게 그 경험을 나누어주는 것이 타당하다고 생각한다. 직접 청중 앞에서
시범을 보이는 과정을 포함한 총 3년간의 시보 단계를 마감한 후 6년 간
최면 치료 사로 일했다. 나는 전생을 기억하게 하는 최면 전문가였는데, 그
것은 최면 상태에서 '시간을 거슬러 올라가게'하는 특별한 기법이다. 그 경
험을 모두 말한다면 책 한 권은 넉넉히 되고도 남는다. 그러나 지금은 내
가 많은 실험을 했다는 언급만으로도 충분하다. 호기심이야말로 나의 가장
강력한 도구이다.
여러 사례 덕분에 환생과 사후의 삶 자체가 그리 중요하지 않다는 것을
일찍 터득할 수 있었다. 정말로 중요한 것은 인간이 판단하는 '기억들'의
의미와 그것으로 인해 개인의 성격과 행동 양식을 보다 잘 파악할 수 있느
냐 하는 것이다. 퇴행 기법은 단지 하나의 목적(즉 사람에게 공평성과 통
찰력을 얻도록 도와 주는)을 달성할 뿐임을 실감하게 되었다.
우연히 어느 인간의 혼을 만난 저이 있는데 가장 특이한 사례였다. 그
혼은 갑자기 나타나 하루 종일 나의 최면 실험을 주관하면서, 내가 최면에
이용하는 모든 '규칙'에 일일이 이의를 제기했다.
그런 일이 있은 후, 나는 누구의 것인지 모르는 그 혼이 어느 개인이나
인물 혹은 상상의 화신이 아니라는 것을 알았다. 그것은 그 자체로 특이한
존재였을 뿐이다. 나는 무한한 지시그이 객관적이고 사랑스런 근본으로 그
혼을 이해하게 되었다. 그 혼이 찾아왔을 때, 실내 온도는 평소보다 더욱
올라갔는데, 손님은 벌겋게 달아오르는 것 같았다. 손님과 나 그리고 그 자
리에 없는 또 다른 삶을 위한 조언이 주어졌다. 그 혼은 자신을 자제하거
나 자신이 좋아하는 것만을 고집하지 않았다. 그 혼은 삶과 그 목적에 대
한 강의를 늘어놓기도 했는데, 어떤 면에서는 경외스럽고 한편으론 두렵기
도 한 점잖고도 효율적인 경의였다. 손님이 누구든 관계없이, 그들의 입을
빌려 말하는 그 혼의 목소리는 거의 같거나 비슷하게 들렸다. 자신이 누구
인지 밝히지 않고 영구적이면서도 세상에 관한 귀중한 통찰력을 제시할 정
도로 인간적이었다.
그 일이 있은 후 나는 최면 치유법을 그만두었다. 고객들은 영혼의 목소
리에서 흘러나오는 메시지를 알려 하기보다는 자신들 문제의 원인 규명을
더 바랐다. 나는 고객들의 소망에 따라 나와는 견해가 다른 최면술사들을
추천해 주었다. 그로부터 몇 년 후, 다중인격 장애 치료법에서 확인된 내적
자아의 조력자에 관한 글을 읽게 되었다. 최면으로 치료사들은 환자의 성
격에서는 전혀 찾을 수 없는 특이한 목소리와 만날 수 있었다. 환자의 입
을 통해 나오는 그 목소리는 특정인에 귀속되지 않으며 영원에서 흘러나오
는 소리라 했으며 동정적이며 다정했고 환자를 위해 객관적인 조언을 들려
주었다. 심지어 치료사를 인도하고 도와주었다. 내적 자아는 인간의 본질
중에서도 가장 '핵심'인 것으로 보인다. 나는 그 글을 읽으면서 전문 카운
슬러들은 오래 전에 나를 놀라게 했던 혼(인간의 혼 중에서 매우 강력한
존재)과 결국 만나게 된다고 생각하며 슬며시 미소를 지었다.
나는 세 번이나 죽을 고비를 넘기고 나서 다시 한 번 환생에 대한 이론
에 의문을 품게 되었다. 다양한 인생 역정을 통해 혼이 진보한다는 생각에
는 변함이 없지만, 어떻게 그럴 수 있는 것인지에 대해서는 확신이 서지
않는다. 그러나 인간은 선택으로 인해 결과를 거두어들이는데, 그로 인해
우리의 '천국'과 '지옥'이 정해지는 것만은 분명하다. 그리고 그러한 과정의
발생이 인간의 생각이 미치지 못할 정도로 섬세함도 분명하다. 나처럼 그
런 경험을 한 번 하고 나면 누구라도 1차 방정식과 같은 세상의 논리를 버
리게 될 것이다.
외계인-1991년의 로퍼 여론 조사는 370만 명의 미국인이 외계인에 의해
납치된 경험이 있다고 밝혔다. 이 놀라운 수치로 우리는 UFO와 그들의 지
구 방문 목적에 대해 돌아보게 된다. 이미 한 임사 체험자가 외계인에 의
해 자동차와 함께 기적적인 공중부양(동일 외계인의 행동으로 보인다)했음
을 알고 있다. 그 사례에서 물리법칙에 도전하는 물리적인 증거가 존재한
다는 것이 흥미롭다.
케네스 링은 임사 체험과 납치 현상의 관련성에 대해 조사해 왔다. '오메
가 프로젝트: 임사 체험, UFO를 만난 사람들 그리고 무한한 정신'을 반드
시 읽어보기 바란다. 그 책은 우리가 가지고 있는 기존의 생각을 뒤집어
놓는 계기를 심어줄 것이다. 링은 답변의 차별화를 위해 통제 집단을 사용
했고, 임사 체험자와 외계인에게 납치된 바 있다고 주장하는 사람들을 대
상으로 설문지를 돌려, 놀랄 만한 결과를 얻어냈다. 그런 경험을 한 사람들
이 대체로 '외계인과의 접촉을 선호'하며, 특이하고도 환상적인 영혼을 가
지고 있는데, 바로 그것이 인류 정신의 발전 과정에서 새로운 단계일지 모
른다는 것이다.
한 예로 그는 경험자들이 어린아이였을 때부터 이미 그런 성향을 가지고
있었다고 지적한다. 그의 연구 결과는 그 이유를 아동 학대와 분리(교감
적인 현실에서 정신적, 감정적으로 유리되는 현상) 및 몰입(외적 환경의 모
든 요소들을 의도적으로 제거하는 현상)을 일으키는 다른 형태의 어린이
정신 쇼크로 돌리고 있다. 이 두 가지 특성, 즉 분리와 몰입이 외계인과의
접촉을 선호하는 사람, 보다 차원 높은 상상의 영역을 배회할 수 있는 능
력을 가진 사람 그리고 비범하며 때로는 내세적인 경험을 한 사람의 특성
이다. 이들은 생각할 수 있는 영역 너머로까지 인지의 범위를 넓히는 '심리
적으로 민감한' 사람이 된다.
링은 임사를 경험한 후에 인간이 변하는 일정한 양식이 있음과, 상상의
영역이 환상적인 창조물이 아닌 우리가 살고 있는 물리적인 세상과 다름없
는 객관적으로 존재하는 상태임을 주장하는 데 거침이 없다. 그는 또 경험
자들의 두뇌의 구조적인 변화가 일어남(1981년이래 내가 주장해 온 바와
같이)을 확신하면서, 9장을 읽을 독자들에게 익숙할지도 모를 물리적인 영
향의 개요를 제시했다. (링과 나는 한번도 각자의 연구 프로젝트 결과를
비교한 바 없으며, 또한 동일한 연구 방법도 사용하지 않았다).
케네스 링의 저서를 읽는다는 것은 나 자신의 연구 결과를 점검하는 셈
이었다. 마치 내 연구의 일부를 그가 제안한, 또 다른 거울에 나를 비춰보
는 것 같았다. 그런 반면 두 사람의 연구가 어떻게 다른 지도 알게 해주었
다. 예를 들어 나는 아동 학대와 정신적인 쇼크가 외계인과의 접촉을 선호
하는 성향을 결정짓는 요소라고 믿기 어려웠다. 그렇지만 그의 연구 결과
는 충격적이면서도 신뢰성이 있다. 요즘에는 미국 인구의 70퍼센트 이상이
문제 가정 출신이어서 거의 대부분은 어릴 적부터 하나 이상의 정신적 문
제를 안고 있는 셈이다.
나는 링처럼 엄청난 수의 사람들을 대상으로 설문조사를 벌이지는 못했
다. 그렇지만 인터뷰를 통해서 알아낸 것이 있다면 많은 임사 체험자들(내
가 특히 잘 알고 있는 사람들의 그룹)이 분리와 몰입의 능력을 가지고 태
어났거나, 그렇지 않으면 그런 능력을 인생의 변화와 연결시킬 수 없을 정
도로 어린 나이에 그렇게 되었다는 것이다. 아동 학대와 정신적 쇼크의 연
결을 일부 사례에서 볼 수 있지만, 문제 가정에 대한 기존의 연구 결과를
놓고 보았을 때, 그 정도로는 그렇게 단정지을 수 없다.
나는 하나의 요인이 다른 요인에 영향을 미친다는 쪽이다. 내가 발견한
바로는 상처를 받은 어린이들은 이미 가지고 있는 성향을 더욱 강화하는
경향이 있다. 많은 성인들이 임사 체험 후에, 어릴 적에 형성된 성격 때문
이 아닌 임사 체험의 결과로서 그런 능력을 보이는 것으로 나타났다.
나는 링의 연구에 찬사를 아끼지 않는다. 그렇지만 이제는 설문지에 너
무 의지하는 수준을 벗어나서 실험적이며 생물학적인 조사와 비교 문화,
비교 학문 연구로 나아가야 할 때라고 생각한다. 그렇게 하기 위해서는 천
문학적인 비용이 든다는 것을 잘 알고 있지만, 그렇지 않은 연구는 더 이
상 일반 대중의 기대를 만족시키지 못하는 시점에 우리는 와 있다.
지금 우리는 외계인에 대한 이야기를 하고 있다.
그 동안 만남 임사 체험자 중에서 임사 시나리오에 외계인을 등장시킨
사람은 겨우 2명뿐이었다. 그렇지만 내가 인터뷰한 사람 중 무려 3분의 1
가량이 그후에 UFO를 보기 시작했는데, 보통은 꿈을 꾸는 것 같았고 때로
는 벌건 대낮에 보기도 했다. UFO가 지상에 착륙하거나, 외계인이 자신을
향해 걸어오거나, 아니면 외계인에게 납치된 사항을 상세하게 설명하는 이
는 그리 많지 않았다. 그러나 많은 사람이 외계인과 의사를 교환하고, 텔레
파시로 연락하는 능력을 보이기 시작했다. 외계인과의 연결을 일생의 과업
으로 삼은 사람이 있는가 하면, 신기하지만 대수롭지 않게 여기는 사람도
있다. 임사 체험 전에 UFO를 보았다고 말하는 이도 있지만 그 수는 매우
적다.
임사 체험자의 20퍼센트 가량이 다른 세상에서 지구로 이민 온 기억을
가지고 있다는 점이 흥미롭다. 그렇게 말하는 사람 자신이 바로 외계인임
을 밝히고 있는 셈이다.
어디에서 누가 왔는지에 대한 특별한 양식은 보이지 않지만, 다른 세상
에서 이민 왔다고 주장하는 점에서는 분명하면서도 아주 비슷한 면을 보이
고 있다. 지구로 최근에 이민 왔다고 주장하는 사람을 한 명 만나보았지만,
대부분은 아주 아득한 과거로 그때를 돌리고 있다. 인간의 거주가 본격적
으로 진행되기 전에 지구에 왔다는 사람이 있는가 하면, 수메르, 아틀란티
스 그리고 뮤 대륙 등 전설 속의 문화를 보러 왔다가 남기로 결정했거나
아니면 그럴 수밖에 없었다고 말하는 이들도 있다. 대부분의 임사 체험자
들이 경험 전에는 신비하거나 형이상학적인 면에 관심이 없었다는 점을 고
려해 볼 때, 놀라운 말이 아닐 수 없다. 바로 그 점이 나를 불시에 사로잡
았던 것이다.
나도 외계인의 기억을 가지고 있는 사람 중의 하나이다.
10년 넘게 나는, 내 기억이 외계인을 경험했다는 사람들의 말과 비슷함
을 염두에 두고 그것을 설명해 보고자 노력해 왔다. 태어나기 전 어머니
뱃속에 있었던 의미한 기억, 혹은 어릴 적 읽었던 이야기('21세기의 벅 로
저스'와 H.G 웰스의 작품에 매혹 당했다)나 60년대부터 읽은 신비적이고
초자연적인 책들 때문이라고 경우에 따라 다르게 말해 왔다. 설명을 찾으
려고 노력하면서, 내 인생을 회고할 때마다 폭발할 듯 머리에서 떠오르는
존재의 사실성과 강렬함을 부정할 수 없다. 그 존재는 시리우스 계의 새로
운 별에서 온 도마뱀같이 생긴 아락커스였다. 그러한 기억을 확인하고 테
스트할 방법이 없기 때문에, 전에는 (최초의 저서는 예외) 언급하지 않았
다. 하지만 지금은 다른 임사 체험자들도 나와 같은 딜레마에 빠져 있다는
것을 알았기 때문에 밝힐 수 있었다.
그렇다면 누가 자신이 한 때 벌레처럼 두 개의 눈꺼풀이 아래위로 붙어
있고, 심장은 3개나 가지고 있으며, 제멋대로 움직일 수 있는 관절이 있는
푸르스름하면서도 회색이 도는 괴물이었다고 시인할 것인가? 그런 것들에
관한 언급 없이 내가 인류학 박사학위를 받기란 참으로 어려웠다. 그렇다
고 마음에 들지 않는 주제를 피한다면 참다운 연구를 한다고 할 수 없을
것이다.
외계인의 지구 이민설은 받아들이기 어렵다. 그렇다고 거기에 대한 연구
를 포기한다는 것은 인간의 진화에서 '실종된 연결고리' 추적을 영영 포기
하는 것일지도 모른다. 과학이 보장해 주지는 못하지만 역사적으로 인정되
는 변칙적인 현상들과 신화 중에서 사실로 증명된 것은 수를 셀 수 없을
정도로 많을 뿐만 아니라 지구 곳곳에 널려 있다. 지금은 그런 사례들을
다시 돌아볼 때이며 또한 '기억'에 대해 더욱 많은 관심을 기울일 때이다.
2.임사의 영향과 의미
8장 심리적인 영향
나의 목적은 이 책의 전반부에서 될 수 있으면 많은 임사 현상과 그 체
험자들을 소개하는 것이다. 여기부터 시작되는 후반부에서는 보다 자세하
면서, 경험 그 자체와 여파, 의미의 이해를 도와주는 일정한 형태에 대한
논의가 있을 것이다.
이 주제에 매달린 15년은, 임사 체험이 단지 이야기나 사건으로만 끝나
는 것이 아니라, 체험의 여파와 거기에 개인적인 반응이 따른다는 것을 확
신시켜 주었다. 따라서 여기에서는 임사 체험의 참다운 가치와 그 의미를
어떻게 결정할 것인가를 알게 해 줄 것이다.
예를 들어보자. 내가 버지니아 주 윌리엄스버그에서 연설하고 있을 때,
한 남자가 마이크 앞으로 다가오더니 자신의 임사 체험을 들려주었다. 그
의 이야기가 너무나 생생하고 감동적이어서 청중들은 눈물을 흘렸다. 그러
나 자신의 경험에 치를 떨면서, 그 이후로 인생이 얼마나 고달펐는지를 고
백할 때 청중들은 경악하지 않을 수 없었다.
그의 이야기가 끝나자 이번에는 한 여성이 단상으로 올라와 자신의 이야
기를 들려주었다. 비록 그녀의 이야기는 소용돌이 가장자리의 어둠침침한
장소에서 강한 바람과 악마의 위협을 받으면서 삶과 죽음의 싸움에 관한
부분을 중심으로 전개되었지만, 인생이 어떻게 전개되고 잘못된 행동을 고
쳤을 때 보장되는 구원이 어떻게 이루어진다는 매우 감동적이고 확신을 주
는 경험을 할 수 있었다는 것에 큰 기쁨을 표시했다.
여기에서 두 종류의 사람이 있음을 알 수 있다. 한 사람은 천국 같은 경
험을 정신적인 쇼크로 받아들였고, 다른 사람은 지옥 같은 경험으로 용기
를 얻고 변화된 것이다. 따라서 경험에 대한 반응이 주요 변수라는 것을
주목할 필요가 있다.
4장에서 소개한 스티븐 라이든아워를 기억할 것이다. 그는 무려 20년 동
안이나 임사 체험과 그 영향을 정면으로 부딪혀 극복하기보다는 마약으로
임사 때의 황홀함을 다시 느끼려 했다. 그는 병상에 몸져누워서 그토록 오
랫동안 부정하려 했던 거소가 마주할 수밖에 없게 될 때까지, 천국의 경험
을 지옥처럼 추락시켰던 것이다. 따라서 경험에 대한 반응이 주요 변수라
는 것을 주목할 필요가 있다.
내가 만난 사람 중에는 우주 정거장 프로젝트에 매달려 온 여성 물리학
자도 있다. 그녀는 나의 책을 읽기까지 일생 동안 자신이 남과 다른 점에
대해서 언급하거나 보여주는 것을 피해 왔다. 늙은 어머니와 같이 앉아 있
었던 그녀는 곤혹스러워하며 탄식했다.
"죽음 근처에 가지도 않은 내가 왜 이토록 임사의 여파에 시달려야 하나
요?" 그 말에 그녀의 어머니가 웃었다. "네가 네 살 때 고열로 병원 응급
실로 실려간 것을 잊어버렸니? 의사는 네가 이미 죽은 것이나 다름없다고
말했지. 고비를 넘기고 나서 누워 있는 네 손을 가만히 잡았단다. 그때 너
는 나에게 빛으로 가득 찬 도시로 인도한 천사들과 그곳에서 느꼈던 사랑
에 대해 얘기했었지. 우리는 그날 밤 너를 잃어버린 것이나 마찬가지였단
다. 그 일이 있고 나서 너는 전혀 다른 사람이 되었으니까. 네가 그 사실을
잊어버렸다니 놀랍구나. 나는 기억하고 있는데."
임사 체험자는 그 영향을 속일 수 없다. 그리고 그 영향에 대한 체험자
의 반응 또한 숨길 수 없다(의도적이든 그렇지 않든 상관없이).
초기 반응이 늦게 나타날 수 있지만, 임사 체험의 복잡하고 삶을 변화시
키는 역동성을 가출 수 없다. 임사 때문에 체험자들이 그저 단순히 마음의
자세가 변했다고 생각하면 안 된다.
여기에서는 우선 대표적인 사례에 기초한 심리적인 특징을 살펴보도록
하고, 9장 전기 감응을 포함한 심리 변화에 대해서 토론하겠다.
연구를 통해 일곱 가지 주요 요소들의 일치하는 양식을 뽑아낼 수 있었
는데 나이, 종교, 믿음, 혹은 문화에 관계없이 다양한 경험의 폭 넓은 형태
를 수용할 수 있을 만큼 보편적임이 증명되었다. 심리적 영향의 유형은 주
요 긍정, 부정 요소들과 함께 다음과 같이 요약된다. 그 외 구성 요소와 해
설도 부가될 것이다.
임사 경험의 심리적 영향-사랑과 소속감을 개인화시키는 능력을 상실한
다. 임사 체험자들은 사회의 일반적인 요구에 부응하고 타인을 사랑하고
받아들이게 된다. 그들은 자시들을 사랑이 가드 찬 존재로 생각하며, 자신
들에게 보이는 사람들의 잠재력과 경이에 흥분한다. 그들은 보편적인 사랑,
즉 하나님의 사랑을 전달하는 도구가 되기를 희망한다. 무관심하고, 무반응
하며, 심지어 아무 걱정도 없고, 사랑도 없는 것 같았던 임사 체험자들의
돌연한 태도 변화를 가족들은 이상한 위협으로 받아들이는 경향이 있다.
기쁨과 애정에 대한 이러한 무조건적인 표현 방법(인간 중심보다는 사랑
중심)을 경박한 행동이나 불성실한 것으로 오해하는 사람들도 있다. 대개
이혼하는 경우가 많다.
범위, 규칙, 한계를 인정하고 파악하는 능력을 상실한다. 경험 전과 후의
인생이 확연히 달라지는 가장 큰 이유 중의 하나는 그전에는 알 수 없었던
비교의 기준이 경험자에게 생긴다는 점이다. 흥미와 탐구에 대한 무한대의
방법들이 우선 순위를 차지함에 따라 그 동안 익숙했던 행동 규약이 타당
성을 상실하거나 흔적도 없이 자취를 감춘다. 이 새로운 관련 규범은 어린
아이처럼 순수한, 무조건적인 마음의 개방을 심어준다. 전에 가졌던 규범과
기준이 퇴색하면서 기초적인 주의력과 식별 능력도 사라져 버린다. 임사
체험 후 저항력이 약해진 사람들이 사기를 당하거나 구타를 당하고 강도를
당하는 등 여러 가지 불행한 사건에 휘말린 경우를 흔히 들 수 있다. 의료
진들은 이러한 증상을 무엇으로도 설명할 수 없을 때 정신불안으로 잘못
진단하기도 한다. 가족이나 친구들은 자아 탐구에 몰두하는 임사 체험자를
이해하지 못하거나 당황해하며 모욕을 주기도 한다.
미래 혹은 과거에 대한 시간 감각과 연관성을 이해하는 데 어려움을 겪
는다. 대부분의 경험자들은 시계를 거부하거나 시간이나 일정표에 따라 움
직이는 것을 부정할 정도로 시간 감각을 상실한다. 그들은 낮과 밤의 자연
스런 변화처럼 '흐르는' 경향이 있으며, 현재에 대한 더 높은 차원의 자각
과 '현재에 거하는' 것에 중요성을 둔다. 그들은 사물을 직접 쳐다보기보다
는, 잊혀진 그 무엇을 찾는 것처럼, 과거에 대한 기억을 더듬기 위해 허공
을 쳐다보느라고 눈을 많이 사용한다. 그들에게 있어서 미래를 준비한다는
말은 어울리지 않아 보인다. 이러한 모습은 언어에서의 변화를 무시하기는
어렵겠지만 인식이 변화를 모르는 타인에 의해 '너그럽다'는 딱지가 붙기도
한다. 그것은 다수의 사람들이 그들의 경험을 인생을 구분 짓는 수단인 것
처럼 간주하기 때문이다.
감수성이 예민해지고, 심령 능력은 영매의 수준까지 높아진다. 임사 체험
후 그런 능력을 가지게 되며, 원래 가지고 있던 사람은 그 능력이 더욱 증
대된다. 육체 이탈 현상이 지속되면서 사망 중에 만난 빛이 일상사의 일부
분이 되거나, 미래를 미리 알 수 있으며 초감각적 인지력을 가질 수도 있
다. 이런 경우 가족과 친구들은 걱정의 수준을 넘어 공포심을 가지게 된다.
불행하게도 임사 체험자들은 일반인들이 이해할 수 없는 수준의 능력과 인
지력을 가지고 있다는 이유로 정신병자 혹은 마술이나 귀신이 들린 것으로
오인되어 정신병원에 강제 수용되는 경우가 있다. 체험자의 종교적인 신념
이 영적인 능력의 변화나 확장을 막아주지 못하며, 무슨 일이 발생하고 있
는지 제대로 이해하지 못하는 사람들의 잘못된 판단도 막아주지 못한다.
현실에 대한 견해가 바뀌면서 걱정과 두려움이 현저히 줄어든다. 인생의
모순이 이해되기 시작되면서 지식이 따라오고, 목적과 의미에 대한 감각이
느껴진다. 전처럼 비난하거나 책망하고픈 욕구 대신에 인내와 용서가 자리
잡는다. 목적 달성자와 물질주의자들은 느긋한 철학자처럼 변하고, 반면에
게으르고 신념이 없던 사람들은 마치 세상을 변화시킬 것처럼 정력적인 활
동가로 변한다. 사실 성격 변화는 어떤 정해진 결론에 의한 것이 아니라
개인의 내적 성장 촉진의 필요에 의한 것이다. 성격 변화는 가족들에게 상
당한 충격을 준다. 어떤 가정에서는 임사 체험자의 변화를 보고 따라서 변
하는, 다시 말하면 임사 체험을 '공유'하는 경우도 생긴다. 그러나 불화, 별
거, 혹은 이혼의 결과로 나타나기도 한다.
인간은 단지 육체를 입고 산다는, 육체에 대한 다른 느낌을 가지게 된다.
보통 임사 체험자들은 자신을 현재의 육체라는 물체 속에 머무는 불멸의
영이라고 여기면서, 지상에 있는 동안 많은 경험을 해야 한다고 느낀다. 그
들은 자신들이 육체 그 자체가 아니라 살아 있는 혼으로서 하나님의 자녀
임을 알고 있다. 임사 체험자들이 육체를 편하게 여기면서, 육체의 중요성
과 특수성을 완전히 인식하게 될 때까지는 상당한 시간이 걸리지만, 결국
에는 전부 인식하게 된다.
의사 소통과 인간 관계에 어려움을 느껴, 다른 사람의 말과 그 의미를
잘 이해하지 못한다. 낯설던 말이 친숙하게 들리며 반대로 친숙했던 말이
낯설게 들린다. 모든 이성이 그 논리를 상실한다. 다시 말하면 말은 같으나
사람이 그렇지 않은 것이다. 그런 극심한 변화를 겪지 않는 사람들도 있지
만, 어린이를 포함한 대부분의 사람들이 그런 변화를 거친다. 임사 체험자
들은 1차 방정식과 같은 사고 방식으로 연역적으로 사물을 추론하기보다는
추상적이고 과장된 의미로 생각하는 것이 보통이다. 새로운 언어 구사법,
심지어는 새로운 어휘를 사용하는 경우가 나타난다. 주변 사람들의 인내와
노력으로 의사 소통과 생활이 정상으로 돌아갈 수 있지만 반드시 그런 것
은 아니다. 조만간에 곧 보통 사람들이 들을 수 없는 '주파수'에 반응을 보
인다.
이러한 영향은 시간이 지나면서 점차 없어지거나 경우에 따라서는 일시
에 사라진다는 것을 부언하고자 한다. 그러나 대부분의 경우에는 그 영향
이 남아 있을 뿐만 아니라, 세월이 지나면서 오히려 그 영향이 확대된다.
임사 체험에 대한 보고가 늘어나면서, 그 영향의 충격과 심도에 대한 보
고가 늘어가고 있음은 재미있는 현상이다. 나 역시 그 연구에도 관심을 기
울이고 있다. 예를 들어서 1987년 '삶으로의 복귀' 원고를 집필하던 중이었
다. 그 책은 200여 명의 임사 체험자들과의 인터뷰를 기초로 한 것이다. 인
터뷰에 응한 사람들 중 25퍼센트는 어떠한 영향도 받지 않았으나 65퍼센트
는 인생의 변화를 겪데 되었다. 나머지 10퍼센트는 극심한 변화를 경험했
다고 답했다. 인터뷰 대상자를 700명으로 늘린 현대의 연구 결과는 조금
다른 수치를 나타내고 있다. 전혀 영향을 받지 않았다가 21퍼센트, 중대한
변화를 겪었다가 60퍼센트, 그리고 정상적인 삶이 불가능하다는 정도가 무
려 19퍼센트나 되었다.
그러나 일반적으로 대부분의 임사 체험자들은 자신들이 얼마만큼 변했는
지를 모르고 있었다. 대부분 그런 이야기들은 체험자들의 변화를 직접 관
찰할 수 있는 가족, 친구, 직장 동료로부터 나오는데, 체험자의 말과 다른
것은 보통이고, 경우에 따라서는 극단적인 차이를 보이기도 한다. 내가 그
런 변화를 겪는다는 사실을 처음으로 알게 해준 사람은 바로 내 딸인 나탈
리 로웰이었다. 어느 날, 그 애는 나더러 앉으라고 하더니 자신의 말을 끝
까지 들으라고 요구했다.
"엄마는 지금 아주 잘 지내고 있어. 말도 자연스럽게 하고. 그러나 엄마
는 나의 엄마가 아니야. 나는 내 엄마를 되찾고 싶어."
(우리 두 사람은 내 몸을 차지하고 있는 그 '여자'를 알아보고자 했으나
그녀가 누구인지 전혀 알 수 없었다. 그로부터 수년 후, 아이들에게 내가
어떻게 변했는지를 편지로 써보라고 요구했다. 몇 페이지나 되는 나탈리의
편지는 이렇게 끝을 맺고 있었다. "엄마는 마침내 내가 원하는 엄마로 돌
아왔어. 엄마는 많이 변했어. 이제 내가 변할 차례지.")
임사 현상과 그 영향에 대해서는 남녀간에 별로 상이한 점을 보이지 않
았지만, 그것을 해석하고 반응하는 데는 차이점이 있었다. 여기에서 몇 가
지를 들어보겠다.
-여자들은 전보다 주장이 강해지고 솔직해지는 반면, 남자는 사색적이며
조심스러워지고 감정이 풍부해진다.
-남자들은 여자들보다 불쾌한 임사 체험을 긍정적으로 보지 못하며, 또
한 그 일로 인해 인생에서 발전적인 변화를 추구하려는 노력도 여자들보다
못하다.
-남자는 여자보다 길고도 복잡한 초월적 경험을 더 많이 하는 것으로 보
고되었다. 그렇지만 그 사실이 영향의 대표적인 증상 혹은 반응이라고는
볼 수 없다.
이미 5장에서 소개한 마거릿 필즈 킨을 다시 언급하고자 한다. 그녀의
임사 시나리오는 평이하고 단순해서 내가 언급한 남자들의 시나리오와 같
은 유형이라고 말하기 힘들다. 그렇지만 그녀에게 미친 여파와 누구라도
초월적 진리의 치유 능력에 접근할 수 있도록 테크닉을 개발한 점은 주목
할 만하다. 이미 두 대륙(미국과 아프리카)에 사는 수천 명의 사람들이 그
녀의 프로그램으로 상당한 도움을 받았지만 아직도 시작일 뿐이다. 그녀는
지금 전문가들을 훈련시키면서 그들을 위한 매뉴얼을 제작해 왔다. 초월적
에피소드의 기준에 맞는 경험을 찾으라면, 그녀의 경우를 들 수 있다.
성별에 따른 차이점을 살펴보면, 남녀간의 차이점이라고 하기보다는 문
화적인 차이와 요구에 더욱 관련 있다고 할 수 있다.
회사에서 남자 상사나 고위 간부가 임사 체험과 같은, 변화를 일으킬 만
한 사건의 영향으로 갑자기 부드러워지고, 다정다감하면서 사색적으로 변
했다면 여교사나 간호사의 변화보다 더욱 잘 눈에 띈다.
남자와 조금도 다름없는 변화를 겪는 여성이 있었다. 그렇지만 그녀의
변화 과정은 가족이나 대중으로부터 어떠한 주목이나 칭찬도 받지 않았고,
부여된 것으로 믿어지는 사명을 이행하는 것 역시 쉽지 않았다(비록 여자
들도 같은 타입의 계몽을 경험하고 그후 변하기는 하지만 변화, 종교 그리
고 영적인 영역은 항상 남자들에 의해 주도되어 왔다. 역사는 바로 그러한
부분의 서술에 인색하다. 대부분의 역사학자들이 남자인 것이 바로 그 이
유 때문이다).
불쾌한 지옥의 임사를 체험한 50퍼센트의 사람들은 일반적인 유형의 동
일한 여파를 경험하고, 나머지 사람들은 충격으로 멍청해지거나 사람을 피
하고 부정하며 혼돈에 휩싸이는 등 피로와 우울증에 시달린다(그렇지만 그
후에 발생하는 여파는 잘 극복하는 것으로 보인다).
어떤 영향에 초점을 맞추는가에 관계없이, 임사 현상은 체험자의 내면에
잠재된 성격이나 잠재력을 확대시키는 것은 사실이다.
이는 문제의식이나 걱정거리 그리고 잠재된 소질과 능력을 포함하여, 억
눌리거나 무시당한 것들이 표면으로 부상하여 생을 주도함을 의미한다. 에
너지가 배가되고, 활기를 찾으며, 참신한 감각이 일상사에 파고들고, 물질
주의와 소유욕이 사라지고, 장기적인 만족감이 찰나적인 쾌감을 대체하며,
소박한 기쁨이 짧은 환희에 우선하거나 환상에서 벗어나게 된다. 에너지가
배가되면서 내면에 잠재되어 있던 어린 시절의 문제(어릴 때 완성하지 못
한 것들)가 전면으로 부상한다. 비록 내용과 형식에서 과장되기도 하지만
'과거 문제'들의 부상으로 경험자의 통찰력과 행동이 방해를 받거나 혼돈에
휩싸일 수도 있다. 따라서 남의 치유를 돕기 위해서는 자신부터 먼저 치유
해야 한다.
임사 현상과 관련 없을 것 같은 문제들이 돌발적으로 등장하는 것은 흔
히 있는 일로서 인터뷰 도중 그런 말이 나올 것으로 예상하곤 했다. 임사
경험이란 갇혀 있거나 억제되어 있는 무엇을 풀어내는 것처럼, 박박 문질
러 인간의 영혼을 빼내는 거대한 세탁기와 같다는 인상을 받았다. 물론 그
러한 여파를 소화하기까지는 수년이란 세월을 필요로 하는데, 그러한 이유
때문에 이혼율이 높은 것 같다.
캘리포니아 산타나에 사는 제럴딘 버크하이머의 말을 들어보자.
임사 경험을 정상적인 생활로 소화시키는 과정은 지속적인 일상사라고
할 수 있습니다. 투쟁이란 단어는 삼가야 할 표현이지요. 흔히 사람들에게
임사 경험은 섹스보다 더욱 친밀하다고 말합니다. 존재의 본질인 영혼을
다룰 수 있기 때문이지요. 자아를 그 경험으로부터 독립시키지 않는 한, 그
경험은 아름다우면서도 고통스러운 것이지요. 따라서 어느 누구도 그런 경
험을 하고 싶어하지 않을 거예요. 내가 세상으로 다시 돌아온 이유는 바로
우리의 빛을 누군가에게 나누어주기 위해서일 거예요. 기쁨과 때로는 분노
가 있다 하더라도 무엇을, 언제, 누구에게, 혹은 어떻게 라는 것들은 문제
가 될 수 없어요. 그러한 것들은 중요하지 않아요. 중요한 것은 바로 나눈
다는 것이지요.
텍사스 휴스턴에 사는 글렌 패트릭 브라이머의 말을 들어보자.
얼마나 행복했는지 말로 표현할 수 없습니다. 난생 처음으로 임사 체험
의 여파로 고생하는 사람들의 마음을 이해할 수 있었답니다. 내가 상상 속
을 헤매고 있지 않다는 사실에 위안을 받을 수 있었지요. 나는 미치지 않
았고 환각에 빠지지도 않았습니다. 다른 사람의 눈을 통해서 나의 경험을
볼 수 있었던 그 일은 내 인생의 전환점이었습니다.
브라이머는 나의 첫 번째 책이 출판된 후 가장 먼저 나와 접촉한 임사
체험자였다. 그는 전화로 나의 행방을 추적했다(나의 여행 못지 않게 힘든
일이다). 그는 재향군인회를 드나들면서 가슴 아팠던 일들을 울음 섞인 음
성으로 들려주었다. 그는 임사 체험자인 심리학자와 내 책을 읽은 육군병
원의 간호사를 만날 때까지 자신이 정신병을 앓고 있다는 착각으로 고생했
었다(그는 유럽에 주둔할 때 임사를 경험했다).
내가 켄터키 주의 어느 라이도 토크쇼에 초대를 받아 방송을 하고 있을
때였다. 레이먼드 무디 주니어 박사의 저서 '생후의 또 하나의 생'에 중요
인물로 소개되었다는 그 노부인은 임사 현상에 대해 상세히 말해주었다.
"그 책에 소개되었다는 것이 그리 유쾌하지 않았어요. 무디 박사님의 주
장에 내 경험이 적당하지 않았거든요. 내 인생은 그후에도 그 분의 말과
같지 않았어요. 무언가 꺼림칙했고 내가 실패자인 것처럼 느껴졌답니다. 나
는 그분의 말처럼 그리 성스러운 사람이 아니랍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무디 박사의 저서는 중요했고, 지금도 그러하다. 의학
적으로 증명이 가능한 죽음 직전에 발생하는 현상(죽음의 '문' 너머에 존재
할지 모르는 초월 상태로의 진입을 암시하는 현상)에 기초한 그 책에서는
전체적으로 새로운 패러다임이 떠오른다. 그러나 그 결과에 대한 무디의
관찰은 반응 요소들과 융화라는 도전을 조사하기보다는 그 차이점에 초점
을 맞추었다. 다른 조사자들도 그의 뒤를 따랐다. 다라서 임사 체험자들에
게는 숙제가 남아 있다. 연구 조사의 주장과 그들의 실제 경험간의 괴리를
어떻게 설명해야 하나?
일부 임사 체험자들은 진심으로 그곳에 남기 원했음을 되살리면서 마치
'천국에서 추방당한 것'같은 느낌을 갖는다. 대부분은 그곳에 머물 정도의
수준에는 이르지 못했음을 알고 있다. 어느 누구도 자신을 성인이라 말하
지 않았다. 그 경험이 축복 못지 않게 저주처럼 느껴져 우울한 상태가 길
어질 수도 있다. 그렇지만 상당수의 사람들은 마치 '하늘을 나는 마술 카
펫'을 타는 것처럼 지치지 않고도 눈물 없이, 그 갈등을 미끄러지듯 지나간
다. 가족의 도움이 무엇보다 중요한 문제의 해결 열쇠이다.
체험자들은 다른 사람들과 마찬가지로 분노하며, 두려워하고, 질투하며,
걱정하고, 조바심을 낼 수 있다는 사실을 명심해야 한다. 그러나 그런 상태
가 오래가지 않는다. 그들은 책임감과 합리적인 해결책을 받아들이면서 더
쾌활하고 자아 성찰적이다. 어린 체험자나 유아 때 경험한 사람들은 다른
사람들이 자신과 다른 점에 의아심을 품으면서 그들과는 다르게 성장한다.
그러나 경험 전과 후를 비교할 수 있을 만큼 성장한 어린이들은 학교 생활
에 큰 지장을 받으며, 흔치 않지만 자퇴하는 경우도 있다. 부모나 교사 혹
은 카운슬러들이 믿어 주지 않는다는 점에서 그들의 고민은 더욱 커진다고
볼 수 있다.
또한 사람들이 쾌락을 추구하듯이, 체험자들은 배움의 열정에 휩싸이게
되는 수도 적지 않다. 물리학과 형이상학이 그들이 주로 관심을 보이는 분
야인데, 특히 빛에 관한 새로운 양자 이론, 발광체 이론, 제로-포인트 에너
지 그리고 우주 구조에 흥미를 가진다. 그 정도에서 끝나는 것이 아니라,
단어 하나를 찾아 몇 시간이고 사전을 뒤적이다가 행복한 배움의 광기에
빠져들기도 한다.
그보다 더한 호기심을 주체할 수 없는 사람들은 학교에 등록하거나 자아
발전을 위한 강의를 택하며, 직접 눈으로 배우기 위해 현장 답사도 마다하
지 않는다. 그들은 자연스럽게 가르치고 상담하는 역할과 종교, 영 그리고
치유 분야에 관심을 가진다.
지능과 직관력은 신장된다. 내가 알고 있는 어느 남자는 임사 체험 후
아이큐가 무려 20이나 상승하는 이해 못할 증상을 보였다. 가능할 것 같지
않은 그의 사례는 사실 임사 체험자들에게 볼 수 있는 일반적인 증상 중의
하나이다.
미주리 주 세인트루이스에 사는 페기 애덤스 라소는 임사 체험에 관한
세미나에 참석한 후 늦게 돌아와 보니 남편이 자지 않고 기다리고 있었다.
그 세미나에는 두 사람 모두 같이 참석하곤 했었다.
남편은 나에게 물어볼 말이 있다고 하더군요. 의자에 앉아서 들을 준비
를 했지요. "당신 언제부터 그렇게 머리가 좋아졌어? 결혼할 때는 지금처
럼 영리하지 않았는데 말이야." 그에게 무슨 소리를 하는지 모르겠다고 말
하자 다시 묻더라구요. "당신이 사람들에게 임사 체험과 랜즈에 대해서 연
설하는 것을 듣고 내가 얼마나 놀랐는지 몰라. 언제부터 당신이 그렇게 똑
똑해졌는지 모르겠군."
체험자들은 초인적인 감각과 한없는 기쁨을 누리는데, 놀라운 일이기도
하고 그렇지 않은 일이기도 하다. 한 예로 캘리포니아 에스콘디노에 있었
던 엘리자베스 퀴블러-로스 박사의 다가올 죽음에 관한 워크숍에 참석했을
때 발생한 사건을 들 수 있다. 출석자들은 너무나 행복해하는 나를 보고
사기꾼으로 생각하는 것 같았다. 나의 임사 경험을 들려주고 나서야 그들
이 나를 바라보는 시선이 어떤 건지 알 수 있었다. 내가 겪은 일들에 대해
모두 말해 주었다. 그들이 깨닫지 못한 게 있다면, 비록 그들이 아픔을 토
로하기 시작했지만 정작 나는 기쁨을 주체할 수 없었다는 사실이다. 기쁨
과 사랑이 고통만큼이나 성장의 촉매제가 된다는 점에서 나의 갈구는 그들
만큼 컸다고 볼 수 있다.
그리고 기쁨이 여러 가지 모양새를 갖춘다는 것도 언급해야 한다. 나와
인터뷰한 메릴랜드 볼티모어에 사는 언 매춘부는 임사 체험 후 '사업'을 어
떻게 변화시켰는지 말해 주었다.
나는 '섹스를 하지 않는 매춘부'가 되었답니다. 지금은 그저 온화하고 관
심 있는 목소리로 말하면서, 부드럽게 전신 마사지를 제공해 주고 있습니
다. 그러면서 남자 고객들이 얼마나 편안해지고 웃고 싶어하는지를 듣지요.
그저 남자들을 상담해 주고, 도와주고 그리고 좋은 기분을 가지도록 해주
는 방법을 알 뿐이지요. 그런 목적이라면 섹스라 필요 없어요. 남자들이 나
의 그런 서비스에 고마움을 표시하며 다시 찾는다면 놀라실 거예요. 남자
도 여자만큼이나 사랑을 필요로 해요. 지금은 내 일을 사랑하고 있어요.
펜실베니아 윌로우그로브에 사는 도티 부시는 이 장을 요약할 수 있는
말을 했다.
병원에 있을 ㄸ 겪은 특별한 경험에 대해 의사나 간호사에게 입도 뻥긋
하지 않았지만, 지금은 많은 사람들에게 들려주고 있어요. 최근 몇 년 동안
시련을 좀 겪었지만, 지금은 이 세상에서 배우지 않으면 안 될 교훈이라고
생각하고 있어요. 나는 이따금씩 어떤 장소에 이끌려 갔고 어떤 경험을 하
지 않을 수 없었던 것 같아요. 지금은 인생을 다르게 보고 있답니다. 남을
도와주고 서로 사랑하는 것, 그것이야말로 이 세상에서 필요한 것이지요.
말로 표현할 수 없는 것들을 알고 있으며 이해하고 있어요. 편협한 생각
으로 무의미한 것을 찾아 헤매는 사람들을 이해시키지 못할 때는 곤혹스러
워요. 자기만 생각하는 요즘 세태를 보고 있노라면 가슴이 아파요. 그러나
임사 체험을 한 우리 같은 사람들은 보다 차원 높은 의식과 사랑을 모든
사람에게 나눠주고 싶어한답니다.
나는 죽음이 무섭지 않아요. 아니 오히려 하나님의 고향으로 부르시기를
고대하고 있죠. 임사 체험의 기억이 이렇게 생생하고 지금처럼 설득력 있
게 내 가슴에 남아 있는 한, 사람들에게 천국의 아름다움과 기쁨을 알려주
고 싶어요. 사람들에게 '가장 좋은 세상이 도래한다!'고요.
9장 생리적인 영향
정신만 임사 현상의 도전을 받는 것이 아니다. 육체와 그 생활 방식도
변화를 겪는다. 세상의 잡다한 일을 할 ㄸ에도 초현실적인 차원이 개입된
다. 나와 인터뷰한 임사 체험자의 80,90퍼센트가 신체적 변화를 겪었다고
밝혔다.
대표적 영향
-더욱 젊어보이고 활동적이며, 장난기가 많아졌다.
-피부가 부드러워지며 눈빛도 더욱 반짝거린다.
-더욱 활동적으로 생활한다.
-빛, 특히 햇빛에 더욱 민감하다.
-소리나 소음에 더욱 민감하다.
-새롭고 특이한 것에 개방적이고 수용하는 성향이 강해진다.
-새롭지 않은 것이라도 새로운 것으로 여기며, 권태감이 줄어들거나 사
라진다.
-스트레스를 쉽게 극복하며 치유도 빨라진다.
-두뇌 활동에 변화를 보인다.
랜즈가 후원하는 임사 체험에 관한 회의에서는 비디오 장비 사용이 제한
되고(텔레비전 촬영팀은 복도에서 촬영해야만 한다) 실내 조명은 일반적인
수준보다 어두워야 하며, 음향도 보통 회의 때보다는 낮게 조정될 정도로
빛과 음향에 관한 감각의 발달은 임사 체험자에게 가장 큰 문제이다. 이러
한 주의 사항들이 지켜지지 않을 때, 한결같이 대두되는 불평이 있는데, 바
로 고통스럽다는 것이다. 조명이 너무 강하거나 음향이 너무 클 때, 임사
체험자들은 육체적 고통을 때로는 전신에 걸쳐서 느낀다.
생기 발랄함이 가장 두드러진다. 임사 체험자들은 보통 사람들보다 노쇠
현상이 느리게 진행되는 것처럼 보인다. 아마도 전처럼 스트레스를 괴롭게
여기지 않거나, 걱정거리를 장기간에 걸쳐서 싸워야 할 대상으로 여기지
않기 때문일 것이다. 그 원인이 어디에 있든지 간에, 임사 체험자들은 더욱
활동적이며 생기 발랄해지는데, 순진하면서도 호기심으로 가득차 있다. 상
처가 빨리 아물 뿐만 아니라 전체적인 건강이(때로는 극적으로) 좋아진다.
다음은 연구를 위해 인터뷰한 임사 체험자의 50퍼센트 이상이 보고한 여
파를 간추린 것으로, 생리적이거나 혹은 그에 기인한 것으로 보이는 것들
이다.
자주 경험하는 영향
-신진 대사의 변화: 음식을 소화하는 시간이 단축되며 대변을 보는 횟수
가 많아지고 활발하다. 전반적으로 건강이 좋아진다. 특히 혈액 속으로 영
양분의 흡수가 빠르다. 영양분을 적게 섭취해도 왕성한 활동을 할 수 있다.
알레르기를 자주 일으킨다. 다수의 임사 체험자들이 전혀 약품을 이기지
못하거나 어린이용 처방만 받아들인다. 화학 물질에 민감한 반응을 보여,
건축물이나 나무제품에 입힌 코팅, 음식에 들어간 방부제 스프레이 그리고
향수 등에 민감한 반응을 보인다.
-체험자들이 화학 약품을 포기하는 대신 동종 요법(건강체에 쓰면 그 증
상과 비슷한 증상을 나타내는 약물을 조금씩 투약하여 치료하는 방법), 약
초, 혹은 그 밖의 대체 건강 요법을 택하는 경우가 많다.
-혈압은 낮아지고 맥박 수는 높아진다.
-육식을 줄이거나 완전한 채식주의자가 되기도 한다.
-낮은 소음도 참지 못하며, 고전 음악과 아름다우며 자연적인 소리를 좋
아하게 된다. 화음, 종소리 그리고 크리스털 그릇 소리를 좋아하고, 더 나
아가 짧고 고르지 못한 비트 대신 순수한 사인 파장을 좋아하게 된다.
-창문을 열고 블라인드도 올리기 좋아한다. 자물쇠도 잠그기 싫어하고
커튼도 거의 치지 않는다.
-전보다 쉽게 상황에 몰두하며 몰입한다. 프라이버시를 유지하기 힘들어
서, 과거와 같은 식별력을 가지려면 재교육이 필요하다.
-식물의 소리와 동물이 말하는 소리를 듣고 그들에게 필요한 소리를 내
는 능력을 가진다. 주변에는 아무도 없지만 공중에 떠도는 말, 음성 그리고
음악소리를 들을 수도 있다.
-경험자 주변에 동물, 새 그리고 어린이들이 모여든다. 그리고 그들의 주
변에 있는 식물들의 성장이 빨라진다.
-지식에 대한 욕구와 함께 잠재 능력이 표출한다. 체험자들은 갑자기 더
많은 것을 알게 되고 더 많이 웃는다.
-기억에 대한 접근 방식이 달라진다. 최근의 기억이 활발하고 분명하게
떠오르지만 예전의 기억은 되살리기 어렵고 그 의미도 별로 중요하지 않은
것으로 여겨진다. 두뇌 작용에 변화가 감지된다.
-사고 과정이 변경되어 두뇌 사용법을 다시 교육받아야 할지도 모른다.
인지 능력이 바뀌는 경우도 있다.
-동시 다발성(관련 없는 요소들이 의미 있는 방법으로 갑자기 집중되는)
이 흔해진다.
-공감각(한 감각이 다른 영역의 감각을 불러일으키는 것), 다중 감지가
자주 발생한다.
-공기 중의 물분자와 에너지의 운동을 볼 수 있을 뿐만 아니라, 물리적
인 형태를 취하지 않는 존재 혹은 장면을 볼 수 있는 능력을 가질 수도 있
다.
-오르가슴을 더 많이 느낀다.
-생체 시계가 바뀐다(야행성 사람은 주행성으로 바뀌고, 주행성은 야행
성으로 바뀐다). 거의 대부분이 시계를 싫어하게 된다.
-미각, 촉각, 시각, 후각이 발달한다.
-보이지 않는 에너지 파장을 새롭게 인지하고, 전류와 지자기장에 대한
감수성이 발달한다. 때로는 공중에서 에너지의 불꽃과 불덩어리를 보기도
한다.
-온도, 기압, 대기 운동, 습도와 같은 기상학적 요인들에 대한 감각이 높
아진다.
-경험자들은 전기적으로 섬세해진다. 그들의 육체 에너지가 전자 제품,
전기 장치, 보안 장치 등등과 충돌한다.
-초감각 인지력과 그 밖의 영적 능력이 생활의 일부가 되며, 육체 이탈
에피소드가 지속적으로 발생한다. 흔히 '치유하는 손'을 가지게 되며, 몸 주
변에 카리스마적인 '오우라(기)'를 발산하는 경유도 있다. 주목할 정도로 감
정 이입 상태가 되어서 지나치게 심각한 경우가 아니면 남의 문제에 개입
하려 한다.
-미래를 알고 '미래의 기억'(미래를 미리 완전히 체험하고 미래의 기억이
떠올랐을 때 자신의 체험을 기억한다)을 표현하는 능력을 가진다.
-자신이 보다 창조적인 인간이 되었음을 알게 된다.
-'내부의 유아'에서 비롯된 갈등과 과거에 맞닥뜨리거나 용서받지 못한
모든 것을 포함해, 자신의 영혼에서 억압되고 억제되며 무시되었던 모든
문제들의 모습을 드러낸다.
내가 만나본 3천 명이 넘는 임사 체험자 중에서 경험 후에도 록 음악을
좋아한다는 사람은 딱 한 명뿐이었는데, 뉴욕 주 로체스터에 사는 젊은 여
성이었다. 나머지 사람들은 전에는 비록 록 음악에 열광적이었다 하더라도
더 이상 빠져들지 못했다. 나는 음악적인 사람들이 그후에 어떻게 변하는
지, 그리고 소리에 의해 감정적으로 어떠한 영향을 받는지를 강조할 수는
없다. 선호하는 음악이 변한다는 말은 충분한 표현이 아니다.
체험자들은 예외 없이 다른 사람들이 볼 수 없는 것들을 보는데, 예를
든다면 파장의 형태, 불꽃 튀는 거미줄 같은 네트워크, 물분자 혹은 형상의
전환 들을 허공에서 보는 것이다. 1993년 1월 '워싱턴 포스트'지에 실린 과
학 기사를 읽어보지 않았다면 이 현상이 매우 이상하고 환상적으로 여겨질
것이다. 지구의 저 대기층에는 아마존 강수량에 견줄 만한 정도의 강들이
있다는 주장이었다. MIT공과 대하그이 레지날드 네웰 교수가 그러한 대기
권의 강들에 의해 적도 부근의 물이 남극과 북극으로 이동할 수 있다고 주
장했다. 따라서 임사 체험자들이 하늘에서 강들을 보았다고 말하는 것을
비웃을 수만은 없는 일이다...그들의 말이 맞으니까.
체험자들이 사물에 대해 종종 다중적인 자신의 반응을 보일 때, 사람들
은 깔깔대며 웃는다. 예를 들어서 체험자들은 단지 보기가 좋아서 그림을
사는 경우는 거의 없다. 그들은 '맛을 보고' '소리를 듣고' '냄새를 맡고' 그
리고 그림이 걸릴 방의 전체적인 성격을 고려하여 그림을 선택한다(단 하
나의 자극으로도 상이한 감각이 발생함을 주목하자). 이러한 능력은 의학
적으로 대뇌 변연계의 활성화 혹은 변칙적인 결과물로 인정받으면서 공감
각이라는 말로 불리고 있다.
또한 체험자들의 알레르기 증상이 특히 약품에 많이 일어난다는 사실을
지적하고자 한다. 결코 가볍게 생각할 문제가 아니다. 임사 체험자들은 여
전히 현재에도, 단지 일반적인 임사 체험 증상을 보이고 있다는 이유만으
로 강제적으로 정신병원이나 감호소에 수용되어, 때로는 엄청나게 많은 약
품을 복용하게 된다. 합리적인 약품량으로도 그들의 증상이 호전되지 않을
때는 그보다 더욱 강하고 많은 약품을 투약 받게 된다. 이러한 행위는 그
들의 증상을 더욱 악화시킬 뿐만 아니라, 더 나아가 걸프전에 참전했던 사
람들에게 나타나는 증상과 유사한 '복합 화학 반응'을 일으키는 게 아닌가
하는 의문까지 들고 있는 형편이다. 따라서 그들에 대한 의학적인 처리는
오히려 정신병동 수용 기간을 연장시키고, '정신 이상'을 심화시키며 우울
증도 심화시키고, 육체에 이상증세가 나타나도록 하며, 그리고 엉뚱한 화학
품에도 이해할 수 없는 반응을 일으키게 한다. 따라서 그러한 불행을 막기
위해서는 협조적인 환경과 전문가들의 도움이 필요하다. 그들의 경험과 관
련된 도움을 아주 조금만 받는다 하더라도, 그들은 경이로움으로 가득 차
고 영감적이며, 전보다 더 건강하고 안정된 삶을 살 수 있다(이것에 관한
정보는 이 책의 부록에 있는 '영적 인식의 대전환'에 소개되어 있다).
내세의 기억은 내가 따로 책을 쓸 정도로 중요하다. 한마디로 줄여서 말
하면, 미래의 기억은 의식이 깨어 있고 육체가 활동 중일 때, 일상 생활의
'스피드'와 분위기에서 다른 파장으로 변이됨으로써 발생한다. 체험자가 그
에피소드와 현실을 분간할 수 없을 정도로 내세 부분은 현실감과 구체적인
사항으로 체험자의 두뇌에 남게 된다. 때로는 그 기억이 사라졌다가, 실제
로 증명된 어떤 전생의 구체적인 일이 계기가 되어 되살아나기도 한다. 데
자 뷰(경험하지 않은 일을 이미 경험한 일로 착각하는 느낌)나 예지 혹은
투시력과 혼돈할 필요 없이, 미래의 기억은 단연코 물질적이고 활동적이면
서 차후에 사실로 증명되는 구체적인 사항들로 꽉 들어차 있다. 몇몇 임사
연구자들은 이 현상을 '미래 장면의 사전 삽입'이라고 잘못 명명했는데, 조
금 더 깊이 들어가면 그것은 미래 정보를 획득하는 것이라기보다는, 뇌의
구조와 기능의 변화를 가리키는 것이다.
내가 발견한 여파 중 그리 흔하지 않은 사례들을 요약하면 다음과 같다.
흔하지 않은 영향
-탁월한 능력을 가진 신앙요법사, 성직자, 예술가, 음악가, 직관력 소지
자, 치료사 그리고 혁신적인 발명가가 된다.
-저 세상 혹은 자연으로부터 정보를 전달해 주는 설명이 불가능한 능력,
육체이탈 그리고 죽은 자와 대화할(때로는 볼 수도 있다) 수 있다.
--막강한 에너지장을 지니며 또한 염력(정신력으로 어떤 일에 영향을 주
거나 조작하는 능력)을 가지기도 한다.
-다른 사람의 고통이나 질병을 정확하게 짚어내는 능력을 가지며 생산적
인 생활을 제외하고는 무엇에라도 집중하게 되고 또한 그 문제에 몰입한
다.
-외계인으로 있던 예전의 기억, 지구라는 혹성으로 이주했을 때의 기억
을 가지고 있으면서, UFO에 관한 꿈을 꾸거나, 외계인과 조우하기도 한다.
-피부의 색감이 변하고, 알 수 없는 원인으로 관절이 느슨해지는 등 골
격상의 변화가 발생하고, 갈비뼈가 쉽게 어긋나소, 골반 뼈가 자주 빠진다.
-외모에 상당한 변화가 일어난다.
인터뷰한 상당수의 사람들은 임사 체험 후 일상적인 생활 도중에 이상한
현상이 발생하며, 날이 갈수록 그 빈도가 높아진다고 주장했다. 그러한 사
실 때문에 걱정하는 사람이 있는 반면 오히려 스릴를 즐기듯 재미있어 하
는 사람들도 있다. 여기에서 세 가지 사례를 들어보겠다. 플로리다 새리말
에 거주하는 엘리자베스 린의 경우이다.
영적인 안내자가 나에게 접근해 온 것은 임사 체험 두 달 후인, 그러니
까 처음으로 운전을 배울 때였습니다. 방향 감각이 없었고 길도 자주 잃어
버렸지만, 영적 안내자들의 말에 귀를 기울인다면 다시는 길을 잃어버리는
일이 없을 것이라는 생각이 들더군요. 결과는 성공적이었어요!
IBM에서 일하던 때였는데, 일을 끝내고 교통신호를 보면서 이ㄴ스테이
트 35번 도로로 들어선다는 것은 오금이 저려오는 공포였습니다. 고속도로
로 들어선다는 사실이 바로 악몽이었거든요. 보호해 달라고 기도를 하고
그 길로 들어서곤 했는데, 운전을 하면서도 영적인 안내자들에게 도와달라
고 쉬지 않고 부탁했지요.
놀랍게도 그들은 정말 나를 도와주었어요! 도시를 관통하는 여섯 개의
차선이 막히지 않는 경우가 자주 있었거든요. 마치 내가 고속도로 전체를
전세낸 것 같았어요. 오스틴까지 매일 출근하던 3년 동안 그랬어요. 나의
작은 '텍사스 캐딜락'(1984년도 산으로서 베이브라는 이름을 붙여 주었다)
을 모는 요즘에도 그러한 현상이 지속되고 있답니다. 참, 베이브는 다른 사
람이 몰면 뜻대로 움직이지 않는다고 말하는 것을 잊을 뻔했네요.
그 차는 다른 사람이 운전대에 앉으면 정말로 심술을 부린답니다. 한 번
은 자갈을 실은 트럭을 따라가고 있었는데, 돌들이 떨어져 앞유리창에 커
다란 두줄의 금을 만들어 놓고 말았어요. 그 후 몇 주 동안 그 금을 피해
힘들게 앞을 보곤 했는데, 한 번은 그 금을 없애달라고 '부탁'을 했습니다.
빙고! 그 금들이 글쎄 운전석 바로 앞에서 조수석으로 옮겨지지 않겠어요.
지금도 여전히 그 자리에 금이 있답니다.
그건 그렇고요, 또 다른 문제는 다른 사람들이 운전하면서 하는 말소리
가 들리는 거예요. 처음에는 한 쌍의 남녀가 싸우는 소리를 들었는데, 그들
의 말 한마디 한마디를 아주 정확하게 들었답니다. 사람들은 조심하지 않
으면 안 됩니다. 누가 자신의 말을 들을지 알 수 없잖아요.
이번에는 캘리포니아 엘시노에 사는 톰 캐롤의 말을 들어보자.
지금 이 편지를 위해 사용하는 타이프라이터 때문에 자주 '골치'를 썩인
답니다. 대문자만 쳐지는 경우도 있고, 느닷없이 엉뚱한 글자가 인쇄되기도
한답니다. 물론 기술자들이 점검했지만 어느 누구도 이유를 밝히지는 못하
더군요. 주변에 있는 물체가 사라졌다가 다시 나타나는 경우도 있어요. 임
사 체험 후 수도 없이 그런 일이 일어나고 있는데, 아무런 이유도 없이 열
쇠 뭉치, 사진 그리고 중요한 서류들이 없어졌다가 나타나곤 해요.
하루는 침대에서 일어나 화장실에 갔다가 샤워를 하고, 커피를 끓이기
위해 부엌으로 걸어갔답니다. 매일 반복되는 일이지요. 그러나 그날 아침에
는 내가 즐겨 사용하는 컵이 어디 있는지 도무지 알 수 없었습니다. 모든
곳을 다 뒤져보았어요. 결국 포기하고 다른 컵을 사용해야겠다고 생각했지
요. 찬장문을 열었는데 아, 글쎄 그 컵이 거기에 있는 게 아니겠어요... 그
것도 김이 모락모락 올라오는 뜨거운 커피가 담긴 채. 얼마나 놀랐는지! 그
찬장을 뒤졌을 때는 분명 그 컵이 없었거든요. 어디 그뿐이겠어요. 아직 끓
이지도 않은 커피까지 담겨 있다니오!
그 때 나는 그 자리에 있던 '사람'을 잠깐 보았는데 금방 사라지더군요.
문들은 모두 잠겨 있었어요. 내 곁에 없는 사람들, 혹은 이미 사망한 사람
들의 말소리를 듣는 경우도 있어요. 솔직히 말씀드려서 당신의 책을 읽기
전까지는, 혹시 내가 정신이상이 아닌가 하는 의심도 들었어요. 아주 가까
운 친구가 아니라면 누구에게도 이런 사실을 말할 수는 없지요.
이제 나의 경험을 말해 보겠다.
사장은 내게 뉴욕 시의 어느 유명한 호텔의 전화 서비스를 개선하기 위
해 새로 설치한 대형 컴퓨터 스위치 시스템에서 일어난 문제를 해결하라고
지시했다. 처음에는 그 시스템이 큰 인기를 끌었지만, 두 달도 되지 않아
골치 아픈 존재로 전락하고 말았던 것이다. 기계는 작동되지 않았고, 엔지
니어는 그 이유를 밝혀내지 못하고 있었는데, 경영진에서는 '일주일 안에
고치든가 그렇지 않으면 뜯어가라'는 최종 통보를 해왔다.
내가 상황을 파악하고 보고서를 작성해야 할 시간은 겨우 사흘에 불과했
다. 독자 여러분도 알다시피 나는 현재도 그렇지만 한번도 엔지니어였던
적이 없었다. 전자 용어를 사용할 수는 없었지만 관찰할 수는 있었다. 모든
플러그와 케이블을 관찰하고 점검했으며 오퍼레이터 및 호텔 직원들과 두
루 대화를 했다. 그리고 보는 사람이 없을 때 메인 케비닛을 열고, 파동이
잘못된 것으로 '감지'되고 '느껴지는' 회로 카드와 동력 시스템에 몰입하였
다. 나는 50개 항목에 달하는 보고서를 작성하여 제출했다. 그로부터 수개
월이 흐른 후, 직장 상사가 내 방을 찾아왔다. 그는 고개를 숙여 사의를 표
한 후 중얼거렸다.
"당신의 보고서는 참으로 고마웠습니다. 그 덕분에 이틀만에 문제를 해
결할 수 있었으며, 그후로 아무런 문제가 없습니다. 그러나 그 문제점을 어
떻게 알아냈는지 누구에게도 말하지 않겠다고 약속해 주시오."
말을 마친 그는 내 눈을 쳐다보지도 않고 자리를 박차고 일어나 도망치
듯 방에서 뛰쳐나갔다. 나는 근 3년 동안 그 회사에서 전화 시스템 분석가
로 일하면서 현장 조사를 실시하고, 기술 시방서를 작성하고, 교환원을 훈
련시키는 일을 담당했으므로 그 방면에는 지식이 전혀 없는 상태였다. 그
러나 나는 그 기계들을 발명한 사람처럼 모든 구조를 알았으며 회로와 전
력의 흐름을 이해할 수 있었다. 그 이유를 설명할 수는 없다. 한가지 분명
한 사실은 그저 그것을 알았다는 점이다!
임사 체험 후에 발생할 수 있는 많은 변화 중에서 전기 감응은 곤혹스럽
고 이해할 수 없는 것이다.
전기 감응은 전자 전기 기자재에 어떤 식으로라도 영향을 미치거나 제어
할 수 있는 에너지를 가지고 있는 사람들을 언급할 때 사용하는 단어이다.
그 영향이나 제어에는 작동 불능, 파손, 그 밖의 이상한 반응들이 포함된
다. 전기 감응을 가지게 되면 알레르기를 일으키는 경우가 많아지며, 영적
현상의 경험률이 높아지며, '치유 능력'을 가진 것으로 인정받기도 한다. 정
서적으로는 격렬하거나 불안정하며, 빛과 소리에 비상한 감각을 보이는 것
이 보통이다.
인터뷰한 사람의 73퍼센트가 임사 체험 후 전기 감응을 경험했다고 주장
했다. 너무 놀라운 수치라서, 그 경험의 깊이와 범위를 조사하기 위해 설문
지를 우송했다. 100통의 설문지 중에서 돌아온 것은 46통이었다. 그때 사용
된 2페이지에 이르는 설문지 내용과 답의 비율은 부록 2의 조사 방법론에
서 자세히 소개하였다. 여기에서는 그 설문의 핵심만 언급하기로 한다.
임사 체험자의 전기감응에 관한 설문조사
응답자 임사 체험(다수 경험 포함)-41명
임사 체험 후 유사 임사 체험-16명
단 한번의 임사 체험-5명
빛과의 조우 50퍼센트 이상이 빛으로 채워진 에피소드 - 39명
빛이 0에서 25퍼센트까지 이루는 시나리오 - 7명
빛과의 결합 빛이나 빛의 존재와 결합 - 24명
경험 후 빛에 대한 감지능력이 발달했다 - 80퍼센트
경험 후 햇빛에 대한 감지능력이 발달했다 - 76퍼센트
선글라스를 계속 써야 한다 - 72퍼센트
조명기구에 대한 감지능력이 발달했다 - 67퍼센트
이따금 비물질적인 존재를 목격했다 - 54퍼센트
소리와 소음에 대한 감각능력이 발달했다 - 67퍼센트
특정한 소리에 대한 감각능력이 발달했다 - 74퍼센트
소리가 지나치게 큰 장소나 행사를 꺼린다 - 96퍼센트
라디오나 텔레비전 소리에 대한 감각능력이 발달했다 - 83퍼센트
이따금 비물질적인 존재의 소리를 듣는다 - 57퍼센트
전기나 자장을 보다 정확하게 감지했다 - 57퍼센트
전기나 자장을 보다 정확하게 느낀다 - 54퍼센트
전자 기계 분야에 대한 감지능력이 발달했다 - 50퍼센트
여행 방법이나 차량 종류에 이끌린다 - 61퍼센트
텔레비전이 이상하게 작동한다 - 54퍼센트
다른 채널의 텔레비전 영상이 보인다 - 33퍼센트
녹음 장치가 이상하게 작동한다 - 33퍼센트
컴퓨터가 이상하게 작동한다 - 20퍼센트
전자 제품들이 제멋대로 작동한다 - 35퍼센트
몸에서 자장이 나온다 - 52퍼센트
방전관의 빛이 꺼지거나 희미해진다 - 35퍼센트
몸에서 나오는 밝은 빛을 타인이 보았다 - 57퍼센트
동물들이 이상하게 행동한다 - 3퍼센트
주변의 어린이들이 유순해지거나 사나워졌다 - 61퍼센트
비정상적이면서 강력한 에너지의 흐름을 느낀다 - 61퍼센트
전기 감응에는 전자 기자재에 대한 반응 이상의 것들이 포함된다. 설문
내용의 범위가 좁기는 하지만, 전기 감응과 그 현상에 대해서는 포괄적인
상황을 제시한다고 볼 수 있다.
전기 감응은 또한 전기 기자재를 전보다 더욱 훌륭하게 그리고 능숙하게
다루는 사람들에게도 관련된다. 임사 체험자가 완벽한 전자 기술자가 되어,
마치 그들이 사용하는 기계처럼 되었다는 보고를 많이 받은 바 있다. 전기
기자재들은 임사 체험자의 확장된 능력이나 마음처럼 움직인다. 짐작대로
그들이 사용하는 기계는 좀처럼 망가지지 않으며, 제조업자들이 불가능하
다고 생각하는 정도의 성능을 끌어내기도 한다.
다른 사람들이 전기 감응에 대해 어떠한 생각을 가지고 있든지 간에, 경
험자들은 말할 기회가 주어지면 (다른 이상한 현상에 대해서도 마찬가지)
봇물처럼 말을 토해낸다. 다음은 나에게 벌어진 현상들이다.
시계가 제대로 작동하지 않는다. 그러나 다른 기계들은 작동하는 것 같
다. 그 이유는 잘 모르지만.
경보 시스템, 초음파, 고압 전류 및 전선으로 괴로움을 당한다.
FM방송이 나오는 라디오에 접근하면 수신에 상당한 지장을 받는다.
소리를 느끼고 맛과 냄새를 듣는다. 격렬한 감정을 표출하는 사람과 같
이 에너지를 가지지 못하지만, 흔히 그들의 감정을 느낀다. 더욱 활기찬 생
활을 한다.
녹음 장치가 작동되지 않는다. 녹음 테이프에 주파수 전이와 같은 에너
지 변화를 들을 수 있다.
금속제 물건이 테이블에서 떨어지거나 선반에서 사라져 버린다.
언제나 에너지가 넘친다. 상상한 것은 무엇이든지 다할 수 있다고 느꼈
다가 현실을 생각하고 의기소침해진다. 세월이 지나면서 에너지도 서서히
사그라든다.
냄새와 옷감의 종류에 극도로 민감하게 반응한다.
주변에 있는 전자 장치들의 작동이 이상하다.
소프트웨어에 관한 문제로 제조회사의 비상 연락망으로 전화를 걸었다.
몹시 화가 나 있었는데, 느닷없이 장거리 전화 중계선이 고장이 나 다이얼
소리조차 들리지 않는다. 며칠 걸려 수리를 했는데, 전화회사에서는 무슨
일이 발생했는지조차 알아내지 못했다.
만지는 것만으로도 전열 기구가 작동한다. 즉 에너지로 시동이 걸리는
것이다.
애완견 센터의 개들이 낑낑거리면서 경고하는 소리를 듣는다. 청각이 그
만큼 민감하다.
전기를 켜는 것처럼 간단히 생각해서 집중을 하지 않으면 일을 망친다.
화가 나는 경우에도 그렇다. 컴퓨터로 작업을 할 때 나의 에너지에 신경을
쓰지 않으면 컴퓨터가 일을 망친다.
흥분하면 컴퓨터 터미널이 망가진다. 지금까지 세 대의 카세트 녹음기,
환등기를 망가뜨렸고, 10블록에 이르는 지역의 전기를 나가게 한 겨우도
있는데, 모두 나의 에너지 때문이었다.
배터리가 소진된 자동차를 에너지로 시동을 건다. 그러나 세월이 지나면
서 나의 에너지도 소멸해 왔다. 한때 진실이었던 일이 지금은 존재하지 않
는다. 이 세상에 살기 위해 많은 것을 상실한 셈이다.
돌아온 설문지의 모든 내용을 다 소개하지 못하는 것이 아쉬울 뿐이다.
설문에 참여한 사람들은 사실상 전자기구, 전기선 그리고 자장에 대한 문
제에 대해 언급하면서 그 문제에 도전하기를 원했다. 설명할 수 없는 카리
스마와 매력을 가지고 있음을 보고해 주었다.
내가 만난 모든 임사 체험자들은 모두 마이크로폰에 대해 거의 같은 문
제를 호소해 왔다. "마이크가 나와 싸우려고 합니다." "정전기가 발생합니
다" "망가져서 새 것으로 구입해야 했습니다" "작동하지 않습니다."
나 역시 비슷한 일을 많이 겪었는데 거의 배꼽을 잡을 정도로 웃기는 일
이었다. 세월이 흐르면서 터득한 것이 있다면, 나의 일부분이 된 빛이 기자
재들을 보호해 주십사 하고 기도하는 것이다. 그렇게 기도하고 나면 기계
들은 제대로 작동한다.
내가 만든 설문 내용은 임사 체험의 에피소드에 나타난 그 빛에 대해 설
명이 가능케 할 정도로 충분하다.
응답자의 85퍼센트가 임사 체험의 반 이상이 밝은 빛으로 채워졌다고 밝
혔다.
52퍼센트는 빛이나 빛의 존재에 융합되거나 합류되었다고 주장했다.
80퍼센트가 그후로 물리적인 빛에 보통 이상의 민감한 반응을 보였다고
답했다.
얼핏 보면 천상의 빛에 노출된 시간과 생생한 물리적 여파(전기 감응,
재능의 확대, 변칙적인 두뇌 작용, 몸과 마음의 변화, 지능의 신장)사이에는
상관관계가 있는 것으로 보인다. 그러나 노출 시간이 짧았다는(전체 시나
리오에서 빛의 노출 시나리오가 차지하는 비율이 1에서 25퍼센트) 응답자
도 장시간의 노출을 경험한 사람과 다름없는 물리적인 여파를 겪었다고 주
장했으며, 50퍼센트 이상 노출되었다고 한 사람들 중에서도 차후에 신체적
인 변화를 거의 겪지 못했다고 답하는 이도 있었다.
이러한 사실은 상당수의 생리적인 여파를 결정하는 것은 빛의 강도이지,
그 빛에 노출된 시간이 아님을 암시해 주고 있다.
임사 체험자 및 그와 비슷한 경험자들에 의해 보고된 천상의 빛은 사실
일 수 있으며, 따라서 물리적인 측정과 테스트를 필요로 한다.
10장 계명의 빛
연구자로서 나는 어떤 종류의 임사 체험도 인생에 변화를 줄 수 있다고
자신할 수 있다.
그러나 경험자로서 나는 죽음의 저편에서 빛에 의한 세례가 삶의 변화
이상을 초래한다고 단언할 수 있다. 그 빛은 근원이며, 마음과 영혼이며,
황홀경의 극치이기도 하다. 그 빛은 모든 것을 녹여 자신에게로 끌어들이
면서 사상과 조직을 무효화시키고, 현재와 과거에도 존재했으며 미래에도
있을 모든 것을 포함한 하나의 거대한 광채 속으로 인간성과 역사를 증발
시키는 농축된 사랑이라는 태양을 1백만 개 모아 놓은 것이다.
그 빛은 하나님이시다.
누가 말하지 않아도 아주 분명한 사실이다.
우리가 알다시피...
믿음에 의심이 생기면 우리는 더 이상 하나님을 믿을 수 없다. 따라서
의심이 머물 자리는 없다. 절대로 없다. 우리는 지금 하나님을 알고 있다.
그리고 우리가 그 점을 알고 있음도 알고 있다. 우리는 결코 예전과 같을
수는 없다.
우리는 우리가 하나님의 자녀요, 거대한 육체 속에 자리하고 있는 하나
의 세포요, 하나의 힘에 딸려 있는 존재요 그리고 하나의 정신에서 나오는
하나의 표현임을 알고 있다. 우리의 정체성을 망각하고, 부정하며 무시하
고, 속이는 일은 더 이상 있을 수 없다.
단 하나의 존재만이 있을 뿐이고, 우리는 그 단 하나에 속해 있다.
단 하나.
그 빛은 우리들이 그 단 하나에 속해 있음을 알려준다.
그 빛은 우리들의 혼을 생명으로 활기 넘치는 심장으로 끌어들여 달래주
면서 사랑의 빛으로 가득 채워준다. 그리고 현실 속의 '우리'가 바뀌는 과
정에서 우리가 생각하는 '우리'는 녹아서 없어진다 그리고 끝내는 그 빛을
기억하기 때문에 새롭게 태어난다.
나처럼 죽음의 문턱에서 돌아온 사람들 모두가 하나님에 대해서 언급하
는 것은 아니지만 대부분은 그러하다. 그리고 한결같이 동일서, 전체성, 존
재성 그리고 모든 것들의 이면에, 속에 그리고 그 너머에서 지배하는 존재
에 대해서 언급하기 시작한다.
역사적으로 그러한 지식은 계명이라는 단어로 불렸다. 빛, 빛의 조명 그
리고 그 빛과의 재결합을 자각한다는 말이다. 그러한 계명적인 자각 상태
에 도달할 수 있는 방법을 선포하는 집단, 주의 및 종파들이 있다. 법칙도
많고 방법도 많지만 그 목적은 변하지 않는다... 바로 우리들 존재의 근원
인 하나님과의 재결합이다.
우리는 종교, 영성, 임사 체험자에게 가장 중요한 주제 그리고 지금 당장
연구해야 할 주제들의 차이점에 관심을 가진다. 따라서 우리는 다양한 정
보와 시각에서 연구하게 될 것이다. 본격적인 연구를 위해 먼저 관련 분야
에 대해 정의토록 하겠다.
종교-종교가 진화함에 따라 변할 수도 있고 변하지 않을 수 있는 규범과
교리에 기인하는 계명에 대한 체계적인 접근 방법이다. 공동체에 대한 보
호장치이며 도덕적 발전이 되며, 신비스럽게 보이는 것들을 암유하는 길잡
이가 된다. 종교의 '지성소 혹은 신비스러운 가르침은 선택된 자에게 국한
된다. 체계 중심이다.
영성-초자연적인 깨달음과 갑작스러운 개화에 의해 은밀하게 신을 경험
하는 것이다. 개인적인 지각을 위함 규범이나 교리가 없는 반면, 전례와 신
비적인 직관만이 있을 뿐이다. 일반적으로 자아로의 심도 있는 '내적 여행'
이라 불리는 이것은 진리의 거룩함에 접근하기 위해 거쳐야 하는 매 단계
에서의 철저한 '내면 정화'를 요구한다 과정 중심이다.
투시-모든 종교에서 가장 중요한 핵심은 계명의 순간인데, 초자연적인
계시 그리고 신성한 가르침에서 종교가 탄생하여 발전한다. 경우에 따라서
불가사의한 진리, 은밀한 가르침, 혹은 신성한 것으로 불리는 이것은 처음
알려질 때와 마찬가지로 오늘날에도 깊이가 있으면서 생명력이 있다. 그렇
지만 영적인 성취의 보장이라고 할 수 있는 영적 계명에 이르는 시스템은
존재하지 않는다. 종교가 제공하는 골격은 개인적인 영적 각성 및 성숙을
위한 개인의 책임성을 부정하지 않는다.
흥미 있는 점은 나와 인터뷰한 사람의 3분의 1정도는 임사 체험 후에도
전통 종교적인 분위기에서 산다는 것이다. 비록 근본주의 혹은 카리스마파
교회(심지어 복음주의자도 포함한다)의 신도였거나 동참했던 사람이 없는
것이 안지만, 대부분은 자신의 종교 생활을 그냥 계속하면서, 교회의 일을
돕기 위해 조용히 일하고자 하는 열의를 보였다.
그러나 나머지 3분의 2에 해당하는 사람들은 종교 기관을 무시하거나 처
음부터 관련을 맺지 않았다. 그러한 사람들은 규범과 교리에서 신과의 개
인적이고 은밀한 관계로 관심을 보인다는 점에서, 그들의 영적인 궤도는
놀라운 일이다. 놀랍게도, 상당수의 사람들이 조직적이고 체계적인 교회에
나가거나 그 철학에 동조하는데, 어떤 이들은 자신이 목회하는 교회를 창
립하기도 한다. 형이상학적인 신사고 교회 그리고 동양의 철학적인 종교사
상이 그들의 인기를 모으기도 한다. 신비적인 접근 방법을 취하는 사람들
은 흔히 샤머니즘이나 생태계에 기인한 '근원으로의 복귀' 운동과 관련을
맺기도 한다.
피상적이거나 지나치게 구속적인 가르침으로부터 대부분의 임사 체험자
들은 멀어진다. 이로 인해서 가슴 아픈 갈등이 발생할 수 있다. 목회자의
배우자로서 임사를 체험한 사람들과 대화를 나눈 적이 있었다. 그들은 설
교가 잘못되었다고 느끼면서, 일요 예배에 참석하지 않았으며 배우자가 집
회에서 들려줄 설교 내용에 더 이상 협조하지 않았다. 그밖에도 가족들이
깜짝 놀랄 정도로, 소중한 종교 전통을 꺼리면서 포기하는 사람들도 상당
수이다. 이러한 방향 전환은 좀처럼 이해될 수 없는 현상이다. 때로는 그들
에게 '비이성적' 혹은 '마귀에 의한 타락'이라는 딱지가 붙기도 한다. 그래
서 결국 소외와 이탈이라는 결론에 도달하기도 한다.
종교가 있었거나 없었거나 막론하고 결과에는 차이가 없다. 임사 현상은
체험자를 자유롭게 만들어 망설임이나 구속 없이 신과 동행하고 대화를 나
누도록 한다.
임사 체험으로 인한 힘의 변화가 종교적인 개종이나 부활 사상, 영적인
각성(크리스토스와 툰달리니/쿠)와 흡사하다는 점에서, 폭넓은 스펙트럼을
우리 연구에 포함시키기를 원한다. 인간의 마음속에 내재되어 있는 정신적
열망을 인지하기까지 어느 누구도 임사 현상을 이해할 수 없다.
계명의 과정을 이해한 사람으로 태나다의 정신과 의사인 리처드 모리스
부케를 꼽을 수 있다. 19세기 말 왕성한 연구를 시작한 그는 연구 범위를
신빙성 있는 50개 사례로 좁혔다. 자기 것이 아닌 또 다른 의식을 소유하
면서 더 높은 차원의 정신 상태에서 활동하는 사람들이 연구 대상이었다.
그는 그런 의식을 '우주 의식'(1901년에 출간된 그의 저서 제목이기도 하
다)이라 칭했다. 부케는 1902년 빙판에서 미끄러지는 사고를 당해 그 자리
에서 숨졌다. 그러나 그의 저서는 계명의 과정에서 나타나는 일반적인 여
파의 유행에 관한 중요한 자료로 오늘날까지 인정받고 있다.
부케가 발견한 계명의 유형은 이 책에 소개된 임사 여파와 비슷하다. 독
자 여러분이 스스로 비교해 보는 것이 좋을 것이다.
주관적인 빛-너무 밝아 눈이 부신 빛이 보인다. 그리고 체험자의 주변에
세상에서는 볼 수 없는 색감과 광채를 가진 색깔들이 어린다.
도덕심의 고취-도덕적이고 고결해져 남을 판단하고 비판하고픈 유혹에서
벗어나 정직하고 공저해진다. 하나님과 인간에 대한 의무와 봉사가 인생의
최우선 목적이 된다.
지성의 개화-모든 것을 알게 되고 모든 지식이 주어지며, 우주의 모든
비밀이 임사 체험자에게 노출된다. 완벽한 사랑에 압도당한다고 해서 부담
감을 느끼는 것은 아니다. '하나님의 말씀'이 보여지고 느껴져 빛의 존재로
부터 지시를 받는다. 다시 말하면 모든 것의 완전성이 보인다. '다시 태어
났다는' 느낌이 지배적이다.
영생에 대한 감지-지식이 사고를 앞지른다. 자신의 신선을 깨닫고, 정신
적 파장과 영혼의 높낮이가 다를 뿐 모든 인간의 생명은 하나라는 사실을
알게 된다. 이러한 깨달음으로 구원이 반드시 필요하지 않다는 지식과, 모
든 인간은 불멸의, '근본'으로부터 신성을 부여받은 존재라는 사실을 알게
된다.
죽음에 대한 공포의 소멸-죽음은 모든 의미와 관계를 소멸시킨다. 죽음
은 단지 인식의 변화에 불과할 뿐 어떠한 종말도 아님을 알게 된다.
죄의식의 소멸-악은 선의 남용으로, 신의 눈에는 모든 것이 좋게 보인다
는 것이 이해된다.
자각의 급작스러움과 순간성-동양식의 계명을 추구하든, 혹은 서양식의
'성령의 세례'를 추구하든지 간에, 계명이 찾아오는 순간은 예상치 못하게
급작스러우며 눈이 번쩍 뜨일 정도로 충격적이다. 그 순간은 몇 분 혹은
몇 시간 아니면 여러 날 계속될 수 있다.
성격-계명을 경험한 대부분의 사람들은 정직하고 지적이면서, 강한 육체
와 의지를 가진다. 전부터 이러한 성향을 가지고 있었다면 성향이 더욱 확
장되고 강화된다. 천부적인 재능과 잠재되어 있는 능력이 겉으로 표출된다.
비록 병약하고 곧 죽는다 하더라도 배우려는 욕망이 강하다.
계명의 시기-일반적으로 성숙할수록 그리고 중년의 나이에 들어설수록
발생 가능성이 높다. 봄이나 초여름처럼 연초에 많이 발생한다.
매력적인 인격-매력 있는 인물이 되어서 사람이나 동물들이 주변으로 몰
려든다. 이러한 사람들은 신으로부터 보호받고 인도 받는 것 같다. 타인들
이 쉽게 감화를 받으며 동물들은 온순해진다.
변화-외모에 적잖은 변화가 일어난다. 몸에 빛을 달고 다니는 느낌이 든
다. 육체적으로도 변화가 있다. 얼굴이 달라지고 전보다 긍정적이면서도 새
로운 사람으로 행동한다.
부케는 위에서 언급한 여파가 여성과 흑인 경험자에게는 꼭 들어맞지 않
았다는 점을 발견하고 당황했다(그렇지만 지금은 여성도 계명을 경험할 수
있음이 밝혀진 이상, 그의 유형이 여성에게도 적용됨을 밝히고자 한다). 부
케는 또한 계명 과정의 일부분인 영적 현상들을 설명할 수 없었다. 부케의
저서가 충분한 가치를 가지고 있지만, 그가 편견을 가지고 있었음을 기억
해야 할 것이다.
부케의 연구에 의해 수립된 선례는 '재생'(태도의 변화)을 의미하는 후속
효과와 좀 더 심오한 변화를 가리키는 후속 효과 사이의 차이를 구별하는
유용한 길잡이가 된다. 그러나 부케는 변화 도중 혹은 변화 후에 차이가
있다고 보장할 수 없으며, 따라서 그 과정을 주목해야 할 필요가 있음을
주지시켰다.
계명의 과정과 두 가지의 두드러진 계명의 종류(종교적인 개종과 영적인
각성)에 대해 언급한 사상서들이 있다. 임사 현상의 기본적인 요소들을 사
용하여, 본질적으로 같은 사건을 설명할 때 경험자에 따라 쓰이는 말이 어
떻게 다른지 아래와 같이 작성해 보았다. 대부분의 사람들은 어떤 일이 발
생했느냐보다는 어떻게 보느냐는 관점에 따라 에피소드를 설명한다.
관점
기본적 요소 종교적인 개종 영적인 각성
경험 성령 세례 신의 빛
의미 신과의 새로운 맹서, 거듭 태어남 계명, 계발,
각성
찾아간 곳 천당 고향
살아 있는 존재 천사 빛의 존재
들린 말 하나님의 메시지 대화 내용
느낀 말 하나님의 선물 텔레파시
자신에 대한 의견 하나님에게 선택된 자 신의 자녀 혹
은 빛의 사역자
생의로의 복귀 하나님의 선택된 메신저로서의 사명자 완수못한 사
명 완수의 의미
우리 인간들이 객관적이면서도 융통성 있는 자세를 거부함으로써 스스로
의 모순을 만들어 내는 것이 아닌가 하는 생각이 들기도 한다. 다양한 관
점을 가지고 있기 때문에 인간이 다른 말을 사용하고 다양한 시선으로 세
상을 보는 것이다. 불행하게도, 우리가 사실을 보기보다는 보고 싶은 것만
보는 일이 벌어지고 있다. 우리는 종교와 마찬가지로 영혼의 '보호'아래 효
과적으로 그러한 사실을 숨기고 있는 셈이다(임사 체험자도 예외는 아니
다).
우리에게 일어난 변화의 의미를 관심과 사랑을 받고 싶은 욕망, 타인의
의견을 충족시키고자하는 욕망, 의미에 상관없이 벌어진 사태에 진실을 유
지하려는 선택으로 채색하고 있음을 알게 되었다. 우리는 '안식처'를 발견
했고, 어떻게든 그것을 인정하기를 바라고 있다.
우리가 영적인 통로를 따라 길을 개척해 나가는 여행을 계속하는 동안,
깨달음이 우리를 구조적인 종교로 인도하고 다시 손을 떼기도 한다. 우리
가 인정을 하든 그렇지 않든 간에, 우리의 내면에는 신을 숭배하려는 욕구
가 숨어 있다. 그러나 계명의 궁극적인 '환희'를 경험하고자 하는 잠재적인
욕구가 가장 중요한 사안으로 등장함에 따라, 신과 보다 고차원적인 의식
상태의 발견이 지식 대신에 자리를 차지하게 된다. 그러나 그러한 자세는
인생의 가혹한 진실들과 변화의 불확실성을 합리화시키기 위한 도피요, 포
기요, 또한 변명에 불과하다. 신은 불면의 존재라는 점에서 신처럼 보이는
것이라면 무엇에게서라도 쉽게 안식처를 찾을 수 있다. 그러나 사실 '불변'
의 이미지는 장담할 수 없다.
나는 결코 변하지 않는 신이 항상 변하는 것을 보아왔다.
우리의 지각과 태도가 결코 정적이지 않음에 따라, 우리가 신을 어떻게
보느냐 하는 것은 전적으로 우리의 관점에 달려 있다. 우리가 변함에 따라,
'전체 구도'도 따라서 변한다. 우리가 성장하고 작아지느냐에 따라, 신에 대
한 개념도 달라진다. 도피주의는 지연과 실망만 안겨줄 뿐이다. 영적인 탐
구와 종교적인 개종은 현실에 마주쳐야 하는 우리에게 구원의 손길이 될
수 없다. 관용이 참된 것이긴 하지만, 오래된 속담이 설득력이 있다. '신은
오직 당신을 통해서만 당신에게 도움을 줄뿐이다.'
깨달음과 변화를 동반하는 사건과 임사 체험을 포함한 경험은 항상 각성
의 문제와 관련되어 있다. 결과적으로 의식 변화에 대한 개인적인 수준은
변할 수밖에 없으며, 이는 또한 계명의 가능성과 관련된 영적인 문제에 흥
미를 가지게 한다.
위대한 진리를 계시할 권위를 가졌다고 주장하는 계시자 그리고 신의 구
현자(위대한 선지자 혹은 메시아)의 정해진 길은 항상 있었다. 이 사람들은
비범한 능력을 고시해 왔다. 병을 고치고, 가르치며, 전도하고 그리고 필요
한 자들을 위해 '기적'을 베풀어 왔다. 그들은 누구라도 자신들처럼 할 수
있다고 확신을 주면서 그 방법을 가르쳐 왔다. 그들이 제시하는 것은 예외
없이 훈련, 희생, 미덕 그리고 인류에 대한 평생의 헌신을 요구하는 자아
발전의 과정이다. 어느 누구에게도 지름길이 있다고 말하지 않는다! 비록
모든 것들이 지배적인 문화의 산물이라 할지라도, 그것들의 메시지와 방법
론은 원칙적으로 동일하며 따라서 두 개의 기본적인 주제로 요약할 수 있
다. 그 요약은 바로 동양과 서양이라는 것이다.
각성에 대한 동양과 서양의 관점은 많은 측면에서 유사하다. 그렇지만
동일한 목적의 반영(일상적인 의식이 보다 고차원적이고 영적인 의식으로
변화하는 것)에 해당되는 적용면에서는 반대의 입장을 보이고 있다. 다음
은 그 핵심이라고 할 수 있는 것들이다.
상의하달-외부에서 입수
서양 이론은 체외에서 생성되어, 머리부터 가슴을 통해서 몸안으로 타고
내려가거나 혹은 그냥 퍼지는 하강의 힘을 강조한다. 이는 체외로부터 안
내를 구하거나 높은 곳에 있는 하나님을 추구하는 외부지향 과정이다. 이
는 밖의 에너지를 안으로 받아들인다. 이 관점으로 본 가장 친숙한 가르침
은 크리스토스(로고스의 계열)이다.
하의상달-내부에서 방출
동양 이론은 체내에서(주로 척추에서) 생성되어 몸을 타고 올라가 머리
끝에서 밖으로 배출되는 상향하는 힘을 강조한다. 내면에서 안내를 구하고,
몸안에서 신을 찾는다는 점에서 내부지향 과정이라 할 수 있다. 이는 에너
지를 안에서 밖으로 배출한다. 가장 많이 알려진 가르침은 쿤달리니/쿠(신
으로의 상승)이다.
크리스토스는 그리스 단어로 그리스도의 어원이다. 구세주를 의미하는
고대의 문장에서 비롯된 메시아라는 단어와 그 뜻이 가깝다. 예수는 생전
에 인간의 아들이 아닌 구세주라는 이름으로는 좀처럼 인정받지 못했다.
그분이 십자가에 못 박혀 돌아가신 지 오랜 세월이 흐르고 나서야 서양은
예수를 '구세주'라 칭하고 하나님의 아들이라는 칭호를 붙여 주었다. 그후
부터 그리스도는 기독교의 의식 혹은 기독교의 정신을 상징하게 되었고,
또한 모든 사람들이 인정하게 되었다. 예수의 "내가 할 수 있는 일은 너희
도 할 수 있을 뿐만 아니라 더 큰 일도 할 수 있으리라"는 말씀은 인간이
도달할 수 있는 의식의 상태를 지적하는 것이다.
그리스도의 의식으로의 몰입과 활성화가 때로는 성령세례로 불리며, 여
러 가지 상태로 표현된다. 즉 벼락을 맞았거나 눈이 멀 정도의 밝은 빛에
노출된 것 같았다. 불이나 열기에 타버리거나 녹아버린 것 같았고 폭발이
나 태풍으로 몸이 찢겨져 나간 것 같았으며 폭우나 홍수에 몸이 잠기는 것
같았다.
영적인 힘이 인체의 외부에서, 천당, 하나님이나 성스러운 밀사, 천사를
통해서 몸안으로 들어간다. 계명의 힘의 급작스런 하강과 몸안으로의 이동
은, 준비하고 가치가 있는 사람에게만 발생하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 그러
한 힘은 머리 위로 혹은 심장 중심부로 들어가 몸을 감싼다. 이러한 힘은
머리 위로 혹은 심장 중심부로 들어가 몸을 감싼다. 이러한 신성한 힘의
활성화는 인간을 활동적으로 만들고 지혜를 주어 세속적인 관심을 영적인
것으로 돌리게 한다.
지금까지의 예에 의하면 이러한 사건은 신과의 최종적인 결합이 아닌 시
작이요, 신과의 결합이라는 목적을 향한 첫걸음이다. 계명 후 참다운 신성
을 얻기까지는 여러 단계 혹은 비법의 전수를 필요로 한다.
쿤달리니는 '똬리뱀'이라는 의미의 산스크리트 말이다. 그보다 더 깊은
어원을 거슬러 올라가면 '각 사람 안에서 기다리고 있는 신의 영적인 힘'을
의미하는 쿠라는 단어에 도달한다(마야 문명보다 빠른 중남미 문명에 의하
면, 쿠는 '신의 거룩한 이름'이라는 뜻의 후나브-쿠에서 비롯된 것으로 날
개 달린 뱀이라는 의미이다). 쿤달리니와 쿠는 모든 국위에 앉아 몸을 꼬
고 있는 '뱀의 능력'을 의미한다. 그러나 그 뱀은 자극을 받으면 몸을 풀고
꼬리를 바닥에 대고 척추와 머리를 똑바로 세워 사람의 머리 꼭대기로 파
고들어온다는 것이다. 그 뱀은 몸을 곧추 세우면서 몸통, 목 그리고 머리
안이나 근처에 자리잡고 있는 일곱 개의 선회하는 에너지 소용돌이를 자극
하거나 팽창시킨다고 한다. 산스크리트 어로 차크라(바퀴라는 의미)라고 하
며 중남미에서는 꽃이라 불리는 이 소용돌이는 빙빙 도는 에너지 생성기와
흡사한데 일곱 개의 주요 선(내분비선)에 연결되어 있다. 따라서 인간의 몸
에는 영적인 에너지가 여행할 수 있는 통로(척추)와 그것이 여행할 수 있
도록 추진하는 힘의 생성기(내분비선)가 있다고 한다. 상세한 움직임과 내
분비선에 차크라 혹은 꽃이 연결되어 있느냐 하는 것은 어느 관습의 전통
에 따르느냐에 달려 있다. 원리는 근본적으로 동일하지만 해석은 다양하다.
자극을 받은 쿤달리니/쿠가 일곱 개의 중요 차크라/꽃을 활성화시키고,
확대시키며 강화시켜서 인간의 머리로 뚫고 들어오면 계명이 이루어져 신
과의 재결합이 가능하다고 한다. 그러나 느닷없이 이러한 현상은 자각에서
다른 자각으로의 변이, 그러나 느닷없는 이러한 현상은 자각에서 다른 자
각으로의 변이, 본인이 원하는 경우에는 영적인 길로 향하는 시그널이다.
영적으로 고결해지기 위해 세속적인 삶은 높은 곳에 도달하기 위해서 여러
단계의 발전을 거친다. 쿤달리니/쿠가 발생한다고 해서 계명을 완성하거나
지속적인 계명 상태를 유지한다는 보장은 없다.
두 가지의 깨달음, 즉 쿤달리니/쿠와 크리스토스는 많은 공통점을 가지
고 있다. 두 가지 모두 그 놀라움을 경험하기 위해서는 섬세한 준비를 해
야 하며, 깨달음을 얻은 다음에는 그 여파와 지속적인 영적 성장에 주력해
야 함을 강조한다. 쿤달리니의 두 계열은 안전하고 지속적인 계발을 보장
받기 위해서는 지도자와 적절한 지도가 필요한데, 일단 깨달음에 이르면
지도자의 의무는 끝난 것이고, 따라서 수행자 혼자 지속해 나가야 한다고
주장한다. 그와 반대로 크리스토스의 전통에서는 자아를 정화시키기 위해
침묵과 독거를 수련자에게 조언하고, 일단 계명을 얻은 다음에도 다른 사
람의 지혜와 지도를 구할 것을 권하고 있다. 그러나 두 가지 방법 모두 초
보자에게 부정적인 생각과 욕심을 버리라고 조언하면서, 수행 과정이 위험
하고 힘들며 뜻하지 않은 결과가 초래될 수 있음을 경고한다.
환각제 혹은 특별한 '술'을 사용하는 데는 이교도(내분비선 기독교 측면
에서)나 토착사회의 구별이 없다(라틴어에서는 이교도라는 단어가 시골 거
주자를 의미한다). 그들의 의식이나 절차는 쿤달리니/쿠나 크리스토스를 흉
내내어 거의 비슷하다. 요즘의 마약 남용을 토착사회와 연결시키고 싶지
않은 이유가 그들이 강조하는 것이 다름 아닌 영적인 각성이기 때문이다.
마약 남용자들은 미래와 그 여파의 가능성보다는 흥분상태의 신속한 도달
과 환희로의 도피, 순간의 쾌락에 더 많은 관심을 가진다. 마약복용으로 인
한 각성은 안정적이지 못하고, 파멸적인 결과를 낳으며, 시간이 지나면서
흥미가 떨어지는 결과를 초래한다.
쿤달리니/무와 크리스토스는 거울을 보는 것과 흡사하다. 어느 쪽이 더
낫다고 말 할 수 없으며 상반된 접근 방법을 취해 동일한 목적으로 다가간
다. 진정한 계명의 가능성으로 이끌 수 영적인 깨달음이 그 목적이다.
요즘 대부분의 연구자들은 임사 체험이 쿤달리니적 발견이라고 생각한
다. 그 이론을 뒷받침하는 증거들이 점차 많아지고 있다. 그러한 이론과 관
련된 문제를 연구하는 단체로서 캐나다의 쿤달리니 연구 네트워크를 들 수
있다. 그 네트워크는 인류의 진화 과정에서 쿤달리니가 어느 정도 창조적
인 생명의 힘으로 작용할 수 있는지, 정신병학에서 의료진과 전문가들이
쿤달리니를 얼마나 오해하고 있는지 알아보기 위한 범세계적인 연구가 필
요하다고 역설하고 있다. 예를 들어 정신병 환자들이 쿤달리니를 경험하는
경우는 거의 없다고 한다. 따라서 쿤달리니와 정신병적인 에피소드는 근본
적으로 다른 것이다(쿤달리니는 혼돈이 아닌 건강한 상태, 정신착란이 아
닌 지능의 신장, 절망과 의기 소침이 아닌 사기의 양양과 기쁨으로 인도한
다. 크리스토스의 영향도 비슷한 결과를 낳는다).
임사 체험자들은 쿤달리니의 특징을 보일 수 있거나 보여준다. 부인할 수
없는 사실이다. 그러나 쿤달리니/쿠 혹은 크리스토스라는 에너지 패턴화
이상의 그 무엇이 있음도 보아왔다.
영적인 변화와 임사 현상의 상이점과 유사점
영적 변화
배경: 엄격한 절차와 자아 부정의 훈련에 의해 준비되며 육체적, 세속적
인 환경의 쾌락과 유혹을 멀리한다.
시작: 공중에 뜨거나 몸에서 이탈한다. 온화함과 열기의 존재를 느끼고
향수나 오존이 섞인 암모니아 같은 냄새가 난다. 그리고 펑, 짤깍, 탁탁하
는 소리가 들린다. 모든 능력이 향상된다. 허공에 매달린 느낌이 들면서 처
음에는 방향 감각을 상실하거나 곤혹감을 느낀다.
가속: 진동이 상승함에 따라 두 가지 운동이 물리적으로 느껴진다. 하나
는 상승하는 힘(내면에 잠재한 에너지가 척추를 타고 올라와 정수리로 튀
어나간다는 쿤달리니/쿠)이고, 다른 하나는 하강하는 힘(외부의 에너지가
머리나 심장부분으로 들어가 전체에 퍼진다는 크리스토스 효과)이다. 힘의
방향에 상관없이 인간은 흔들리고, 경련하고, 회전하고, 매달리면서 빙빙
돌고, 혹은 앞뒤로 흔들리는 경험을 한다. 여러 가지 빛들이 비친다.
놀라운 발견: 펑하는 소리가 파열의 반향음, 강풍이 지나가는 소리, 노랫
소리, 음악소리 중에도 들리는 수가 있다. 보통 노랑/황금/흰색의 매우 강
력한 빛이 하나의 선으로 통로와 소용돌이에 그려진다. 완전한 자유감, 허
공에 날 수 있는 능력, 황홀감, 행복감, 중력의 상실감, 허공을 나는 기분,
기쁨으로 인한 비명, 춤을 추고 싶은 기분, 웃음이 터지려하는 증세, 사랑/
온화함/평화/행복에 포위된 듯한 느낌 등등의 긍정적인 감각을 가진다. 고
통, 구토, 어지러움증, 두통 혹은 혼수, 일시적인 시력과 청력의 장애, 울음,
일시적인 마비, 진땀, 고열, 먹고 마시고 혹은 기억하는 능력의 상실과 같
은 부정적인 감각도 있을 수 있다.
결과: 계명은 문자적인 메시지나 상징적인 내용을 통해서 이루어진다. 거
대한 음악의 물결과 함께 기하학적인 형상과 색깔 그리고 빛의 발광체가
나타날 수도 있다. 천사와 빛의 존재들, 사랑하는 사람들과 종교적인 인물
들, 혹은 동물들이 나타날 수도 있다. 시나리오는 숨이 막힐 정도로 아름다
운 경관, 설교 집회, 창조 이야기의 계시, 삶의 방식 등 다양하다.
여파: 여파의 정도는 경험에 의한 충격이 어느 정도였는가에 의해 결정
된다. 가장 흔한 변화로는 유치하고도 단순하면서 직접적인 매너리즘을 나
타내며, 피부에 윤이 나고 눈빛이 초롱초롱해지며, 남의 시선을 끌 정도의
매력을 가지게 된다. 자신감과 자제력이 생기며, 초연하면서도 따뜻해지고
지식과 신비스런 직관력을 나타낸다. 영적 능력(영혼의 선물이라고도 한다)
을 나타내고, 시간과 공간감을 상실하며, 감각이 신장되고 확장되며, 부족
과 결핍을 느끼지 못한다. 기쁜 마음으로 남에게 봉사하고픈 생각과 도덕
심, 에너지의 증대를 들 수 있다(더 자세한 내용은 부케의 저서인 '우주 의
식'을 참고할 것). 발생한 일에 대해 의심을 품고 그것에 대해 의논을 꺼리
는 경향이 있다. 그러한 현상을 받아들이고 이해하게 될 때까지 오랫동안
우울증에 시달리는 것이 보통이다. 이러한 과정(영적이거나 비교의 전통에
서 '전수'라고 불린다)을 거치는 사람들에게 문화 선진 사회에서는 정신병
자라는 오명이 붙지만, 후진국에서는 존경을 받는 경우가 보통이다.
임사 현상
배경: 죽음이나 임사를 야기하는 급작스럽고, 예상치 못한 혹은 과격한
물리적 위기의 형태가 보통이다.
시작: 허공에 뜨거나 몸에서 용수철처럼 빠져나간다. 모든 능력이 강화되
어 온화함, 소리 등 여러 가지를 볼 수 있게 된다. 허공에 매달리는 당혹감
뒤에는 여전히 육체를 가지고 있는 사람들이나 친숙한 지상의 환경에 머물
고 싶은 느낌이 뒤따른다.
가속: 진동이 상승함에 따라 운동이 물리적으로 느껴진다. 때로는 회전하
며 나선형 터널이나 어두운 우주로 들어간다. 빠르게 돌진한다는 느낌이
든다. 경우에 따라서는 짤깍, 펑 하는 소리를 듣지만, 윙 하는 바람이나 휙
하는 소리가 일반적이다. 힘은 보통 하강하거나 상승하지만 양쪽으로 동시
에 진행되기도 한다. 빛들이 번쩍거리고, 음성이 들릴 수 있으며, 그림자처
럼 희미한 존재들이 잠깐 보이기도 하며, 저 세상으로의 통행이 조용하게
이루어지기도 한다(터널이 없는 경우 통행이 바로 이루어질 수도 있다).
놀라운 발견: 보통 노랑/황금/흰색의 강력하고 밝은 빛으로 인도된다. 그
빛에 도달하면 음향 효과는 더욱 증대된다. 긍정적인 사례의 경우에는, 온
화함, 황홀감, 행복감 그리고 완전한 기쁨을 동반하여, 세상에서 들을 수
없는 음악이 들리기도 한다. 무조건적인 사랑이 넘쳐흐르고 갑자기 모든
지식들을 알게 된다. 휘황찬란한 색깔들과 상쾌한 향기가 나는데 모든 것
들이 밝고 반투명하다. 해방감과 행복감이 있다. 부정적인 경우에는 소리가
둔탁하거나, 굉장히 크며 전혀 들리지 않을 수도 있다. 그 빛에 창백하고,
흐릿한 회색이 드리워지면 으슬으슬하게 춥고, 차가움을 느끼는 경우가 대
부분이다. 걱정과 혼돈, 불길한 예감이 들기도 한다. 고통과 공포가 느껴지
거나 비명을 지르고 싶은 충동, 그저 지켜보며 들을 수만 있을 뿐 꼼짝할
수 없는 이상한 신체 마비를 경험하기도 한다.
결과: 계명은 문자적인 메시지나 상징적인 내용을 통해서 이루어진다. 천
국과 지옥의 계시들이 나타나고 삶이 설명된다. 창조의 모든 것이 보여지
는 경우가 많다. 사람들이 보이는 경우가 보통이지만 동물이 보이는 경우
도 있다. 시나리오가 긍정적이냐 부정적이냐에 따라 등장하는 존재가 천사,
빛, 종교적인 인물, 악귀, 무서운 괴물 같은 존재, 좀비 혹은 벌거벗은 무생
물일 수 있다. 시나리오는 다양한데 천국 경험에는 숨이 막힐 정도의 아름
다움과 계시가 주어지는 경우가 보통이고, 지옥 경험에는 너무나 무서운
소용돌이, 폭풍우, 황폐한 자연을 보게 된다.
여파: 여파의 정도는 경험에 의한 충격이 어느 정도였는가에 의해 결정
된다. 가장 흔한 변화로는 모든 사람에 대한 무조건적인 사랑, 어린아이와
같은 순진함 그리고 호기심 어린 자발성, 시간성과 공간성의 상실, 규율과
한계에 대한 무시, 치유 능력과 기쁨의 선물과 같은 영적 능력의 돌발적인
출현, 공포와 두려움의 축소, '문제의 핵심을 간파하는' 능력을 출현, 부족
과 결핍의 축소, 타인에게 봉사하는 일에 더욱 활동적이며 열성을 내는 동
안 물리적, 육체적인 일에 무관심해지는 현상, 더욱 매력적인 의사소통 방
법의 표현, 더욱 열성적이고, 더욱 행복해하고, 더욱 활발하며 책임감이 많
아진다. 요즘에는 임사 체험자들이 인정을 받고 관대한 대접을 받지만, 5년
전만 해도 정신병자 취급을 받아 본의 아니게 정신병원에 수용되기도 했으
며, 그 후에도 재적응이라는 미묘함과 정신이상이라는 망령과 싸우기 위해
상당 기간 우울증과 혼란 증세로 고통을 당할 수 있다.
여기에서 잠시 숨을 돌리자. 될 수 있는 대로 객관적인 자세를 취하도록
하자. 지금까지 읽은 내용으로 활력 적인 생을 보장해 주는 공식이 떠오르
지 않는가?
기존의 주의와 교파, 전통과 교리, 관습과 규범, 상징과 계시를 버리도록
하자. 그저 존재하고 영향을 미치는 대로의 문제를 있는 그대로 살펴보자.
신으로의 접근은 무한한 힘, 힘을 다루는 법에 대한 도전이라고 말 할
수 있다.
영적 발전에 대한 동서양의 접근 방법의 차이점은 에너지가 흐르는 방향
뿐이다. 사실 그것뿐이다. 영적이고 종교적인 귀의를 언급할 때, 우리가 정
작 토론하는 것은 전압의 수준과 타입에 따라 차이를 달리하는 에너지와
어떻게 그 힘이 접근하고 활용될 수 있는가이다.
수분과 화학물질, 약간의 미네랄로 꽉 들어찬 인간은 본질적으로 전자기
적인 존재이다. 우리의 몸속이나 주위에 있는 전기장이나 자기장의 흐름에
어떤 변화가 일어나도, 그것은 우리의 행동과 감정, 신체의 조화 그리고 합
리적으로 사고하고 추리하는 능력을 미묘하게 또는 심각하게 변화시킨다.
우리가 익숙해 있던 환경의 파장이 바뀌면 우리는 쉽게 방향을 잃어버리는
데, 이런 환경의 파장에는 우리가 소화하거나 흡수하는 모든 화학물질이
포함된다. 우리는 규모를 알 수 없는 우주와 연결되어 공생하고, 그것에 의
지하는 자립적인 소우주로서, 자연스럽게 살아 숨쉬는 다차원적인 송신기,
수신기이기도 하다. 우리는 '깨달음'을 얻어서 우리의 삶과 환경에 대한 책
임을 지기 전까지는 신의 자녀가 아닌 그저 '신경세포'로서 움직일 뿐이다.
임사 체험자들과의 만남에서 그 경험이나 충격과 관련이 있는 유일한 에
너지의 궤도가 무엇인지는 좀처럼 알아낼 수 없었다. 콘달리니/쿠와 크리
스토스의 흐름의 흔적이 나타나기는 했지만, 그러한 것들은 원인이라기보
다는 보조적인 것으로 보인다.
눈이 번쩍 뜨이게 한 것은 두 가지의 힘이 뭉쳐 흐르면서 내가 충격이라
고 부르는 것의 원인이 될 것 같은 징후였다. 그러한 증상은 벼락을 생각
나게 했다.
과학은 벼락이 거대한 스파크라고 주장한다. 다시 말하면 과학은 뇌우를
동반하는 구름과 지구 양극 사이의 잠재적인 차이점을 동일시한 셈이다.
그것은 결국 상승과 하강의 두 힘이 만나서 발생하는 것으로, 만나면서 가
시적인 전하로 압력을 방출하는 것이다. 따라서 벼락은 많은 사람들의 생
각처럼 하늘에서 생성된 전기가 땅으로 던져지는 것이 아니다. 그것은 또
한 방출 밸브도 아니다. 벼락은 식물의 건강한 성장에 필수적인 질소 합성
물의 생성을 돕기도 한다.
벼락으로 발생하는 것들과 임사 체험과 같은 변화를 일으키는 사건에서
발생할 수 있는 것들을 비교해 보자.
자연의 진화에 있어서, 폭풍우 속의 구름과 대지의 흙 속에 있는 극성의
압력 차를 중화시키기 위해, (구름의) 하강하는 전기 번개와 (대지의) 상승
하는 전기 번개가 만나 거대한 번갯불(외부적인 폭발/벼락)을 형성한다. 이
것은 질소 합성물을 생성해 식물의 성장을 촉진하는 한편 환경의 평형을
유지한다.
인간 의식의 진화에 있어서, 영적인 잠재력과 세속적인 인성의 발달의
차이에서 오는 압력을 중화하기 위해, 하강하는 힘(영의 단계, 고차원의 자
아, 신등에서 나오는 것)과 상승하는 힘(시간과 공간 속의 자아, 저차원의
자아, 인성 등에서 나오는 것)이 만나 강력한 번갯불(내적인 폭발, 각성)을
만드는데, 의식이 팽창하고 상승함으로써 인간의 성장을 촉진하고 한편으
로는 각 개인의 몸과 정신의 평형을 유지한다.
여기서 곰곰이 생각해 보아야 할 문제가 있다. 빛을 방사하기 위해서 반
대된 에너지가 모일 때마다 외적 혹은 내적, 외부로의 폭발 혹은 내부에서
의 폭발, 혹은 번갯불이 일어나는가이다.
번갯불 같은 섬광!
계명은 그 정의 자체로만 말한다면 인간 의식의 성장과 확장을 위해 지
식과 정보가 제공되는 빛의 경험이다.
이러한 경험이 그저 단순한 상징이라고 말할 수 있는 근거는 무엇인가?
혹은 의식상의 단순한 태도의 변화라고 말할 수 있는 근거는 무엇인가? 혹
은 바라고 바라는 소망을 너무 생각한 나머지 발생하는 결과라고 생각할
수 있는 근거는 무엇인가?
만일 그것이 현실적으로 발생하는 사실이라면?
우리의 진정한 실체를 깨달아감에 따라, 신에게 복귀하는 과정에서 점점
고차원적인 능력을 자주 경험하는 것을 통해 만남과 인내 그리고 성장을
준비해 가면서, 모든 종교와 영혼의 전통들이 우리를 안전하게 인도하는
보호 우산일 가능성을 생각해 보아야 한다.
또한 영혼의 발전은 물리적으로 투명한 과정이며, 참다운 계명은 정신
과정의 주파수에서 발생하는 파동의 변화일 가능성도 생각해 보아야 한다.
그 증거가 여파 속에 숨어 있다고 믿고 있는데, 여파는 발생하는 변화를
안정시키고 유지시킬 수 있는 정도를 가시적으로 보여준다.
과학자들과 기술자들은 음파 측정기, 잠재 의식을 녹음하기 위한 장치,
뇌파 장치 그리고 진동 상태를 조장할 수 있는 특수 헬멧 등을 발명해 왔
는데, 모두 두뇌의 중심과 측면을 따라 퍼져 있는 신경망에 명령을 내리고
통제하여 신비스런 경험을 할 수 있도록 두뇌의 화학작용에 영향을 주는
것을 목적으로 한다.
그렇지만 물리적인 조작으로 참다운 계명이나 그 여파를 반복한 경우는
한번도 없었다. 그뿐만 아니라 발작과 약품을 통해서 환각 상태가 이루어
진 경우도 없었다.
우리는 두뇌를 자극하고 마취시킬 수 있다. 또한 달래주고 즐겁게 해주
고, 격려해 주고 그리고 용기도 줄 수 있다. 그리고 두뇌를 가지고 놀 수
있고 실험도 할 수 있지만, 자연스럽게 발생하는 영혼의 각성 혹은 장기적
이고 물리적인 여파의 풍부함, 깊이, 다양성 그리고 파노라마적인 폭에는
인간의 힘이 도무지 미칠 수 없다.
그 섬광의 '오르가슴'과 '황홀감'은 각성 과정의 극히 일부분에 지나지 않
는데, 누구라도 그러한 오르가슴을 경험할 수 있다. 섹스가 그 어떤 순간보
다 더욱 황홀함을 주는 것처럼 계명은 그 어떤 섬과의 경험보다 만족감을
부여한다.
대부분의 깨달음은 부분적이다. 그러나 의미가 있고 깊이가 있으며 그러
면서도 충격을 가할 수 있는 것들(우리가 상상할 수 있는 것 이상의 것들
도 있다)은 어느 개인의 인생뿐만 아니라 사회 전체에 변화를 초래할 수
있다. 그리고 신성화 역시 가능하다. 바로 그 점을 의심하는 이유는 무엇인
가? 혹시 우리 인간이 신에 대한 제한적 혹은 한정적 개념을 가지고 있기
때문일까?
우리가 그러한 의심을 품는 이유는 당연한 의문을 품고 있는 계명에 관
해 어떠한 생각을 하느냐에 있는 것이 아니라. 신에 대해 어떻게 생각하느
냐에 달려 있지 않을까.
11장 두뇌와 정신
임사 체험자들은 맥박이 뛰지 않고 호흡을 멈춘 상태에서 보통 10분에서
15분 정도를 죽은 상태로 있었다. 겨우 2,3분에서 5,6분 정도 후에 의식을
회복한 사람들도 있다. 그러나 30분에서 1시간, 혹은 서너 시간씩 죽었다가
살아난 경우는 매우 드물다. 예전에 12시간과 16시간동안 죽었다가 살아난
여인을 만난 적이 있었다. 두 번 다 시체 안치실에서 깨어났다. 의학계에서
는 3분에서 5분 정도만 뇌에 산소가 공급되지 않으면 치명적이라고 주장하
기 때문에, 그녀의 사례는 놀라운 일이 아닐 수 없었다.
언젠가 시체 방부 처리사들과 이야기를 하는 도중에 이미 방부 처리됐는
데도 움직였다는 시체의 경우를 듣고 크게 놀랐는데, 그렇다면 그들은 살
아 있었다고 말할 수 있을 것이다. 한 번은 몸에서 혈액을 뽑아내기 위해
주사기를 꽂는 장례 직원을 시체가 때렸다는 말도 들었다.
역사적으로 이러한 보고는 얼마든지 있다. 로버트 리의 어머니 이야기는
아주 유명하다. 그녀는 병마로 쓰러져 장례 절차를 거친 다음에 가족 납골
당에 안치되었다. 그런데 장례식에 늦게 도착하여 그녀의 마지막 모습을
볼 수 없었던 친척이 시신을 마지막으로 보여달라고 요청했다. 그가 시신
앞에 섰을 때, 그녀의 가슴이 움직였고 의식이 돌아온 '시신'은 격분하여
'죽었다'고 성급하게 단정을 내린 모든 사람들을 질책했다고 한다. 그로부
터 3년 후 그녀는 사내아이를 출산했는데, 그가 바로 남북전쟁에서 남부군
을 이끌었던 인물이었다.
1992년, 런던의 한 신문은 산 채로 땅에 매장되었던 루마니아 남자에 대
한 으스스한 기사를 게재했다. 닭뼈를 삼키다가 기도가 막혀 죽은 것으로
오인되어, 장례식을 치른 다음에 매장되었던 것이다. 그로부터 3일 후, 공
동묘지 직원들이 땅속에서 관 두드리는 소리를 들었다. 무덤을 파보았을
때, 시체가 살아 있음을 알게 되었다. 그러나 그의 부인은 그를 보지 않겠
다고 버텼다. 그 가련한 남자는 무려 3주간에 걸쳐 성직자, 은행직원, 의사,
공무원 그리고 경찰을 만나 설득하고 나서야 겨우 자신에 대한 사망 진단
서를 취소할 수 있었다.
이러한 일이 종종 발상하기 때문에, 연구자들은 임사를 완전한 죽음과
동일시하지 않는다. 임사에 관한 여러 권의 책을 집필한 한 내과 의사는
임사 현상의 진실성을 확신하면서도, 그것이 생명의 끝이라고는 생각지 않
는다. 그의 말을 인용해 보자. "나에게 시체가 살아났다고 문서로 확인된
사례를 제공해 주면, 임사 체험의 의미를 다시 고려할 것이다." 그는 지금
하나의 사례를 알고 있다. 바로 조지 로도나이아의 사례인데, 그는 3일 동
안 시체 안치실의 냉동칸에 안치되었다가 의사가 부검을 위해 칼을 몸에
댔을 때 의식이 돌아왔다(로도나이아가 다시 살아난 후, 수석 부검의는 휴
직해 버렸다).
죽음에 대한 증거는 한번도 분명하게 나타난 적이 없었고 지금도 그러하
다. 삶과 죽음의 경계가 더욱 불투명한 것이 임사의 현실이다. 사회가 이
문제로 도전을 받는다고 생각한다면, 임사가 체험자에게 무엇인지, 그리고
그들의 정신에 어떤 영향을 미치는지 생각해 보아야 한다.
우리가 무엇인가를 하고 있는 한 기억, 상상, 정신적인 버릇, 느낌, 심지
어 의지까지 순수한 감정으로 흘러 들어간다. 우리를 그러한 감정으로 이
끄는 빛이 없다면, 세상은 의미 없고 어둡기만 할 것이다.
아서 재존크가 그의 저서인 '빛 따라잡기: 빛과 정신에 얽힌 역사'에서
한 말이다. 재존크는 지난 3천 년 동안 빛의 본질에 대해 인류에게 대두된
과학과 영혼의 이해를 구한 노력을 훌륭하게 서술했다. 그는 더욱더 많은
사람들이 변함에 따라 '하나의 새로운 빛이 어떻게 세상에 찾아오는지'를
설명하면서 임사와 같은 현상에 대해서 언급했다. '자연 과학'을 추구하자
는 그의 주장은 통찰력을 얻기 위해서는 일부분이 아닌 전체를 보아야 한
다고 강조한 것이다.
하워드 가드너의 최근 저서'창조하는 정신'도 중요한 참고 자료이다. 그
는 천재성의 특징을 가려내기 위해 20세기의 위대한 정신들을 소개했다.
그는 천재성의 특징을 가려내기 위해 20세기의 위대한 정신들을 소개했다.
그는 무엇을 알아냈을까? 가능한 아이디어만을 받아들이겠다는 자세를 버
리는 것이 새로운 아이디어를 보다 진지하게 생각할 수 있는 기회를 부여
해 준다. 또한 관련이 없는 것들을 서로 연결하다 보면 통찰력이 생기고,
그리고 모호한 것들도 이해하겠다는 자세야말로 창조에 아주 중요하다는
것이다. 지성이라는 단어는 자세하게 기억하는데 뛰어난 사람을 의미하기
도 한다. 그러나 참다운 천재는 어린아이처럼 정보를 마구 흔들어 털어 버
리거나 뭉쳐서, 전혀 다르거나 더욱 포괄적으로 파악되도록 재정립하는 습
성을 가진다.
가드너는 머릿속으로 광선줄기를 '보면서' 자신의 생각이 맞다는 것을 알
아낸 아인슈타인, 음색의 색깔을 '보았다'는 프랑스의 작곡가 올리비에 메
시앙 그리고 물체 윤곽의 패턴으로 숫자를 '보았다'는 피카소의 예를 들었
다. 보통 사람들에게 나타나지 않는, 정보를 추스리고 한데로 묶는 이러한
능력은 천재들에게는 흔히 나타나는 현상으로, 그러한 과정에서 복수 감지
능력이 관련되어 있을 가능성이 있다(이 두 가지 현상은 임사 여파의 특징
이기도 하다).
천재들은 신경세포 그 자체보다는, 그것들이 어떻게 서로 연결되었는지
에 더욱 관심을 가진 자들이라는 것이 요즘 과학자들의 생각이다. UCLA
의 신경학자인 아놀드 쉬벨 교수는 '천재는 복잡하고 효율적이며 신경에
정보송신 고속도로를 가진 자'라고 단언한다.
일반적으로 임사 체험자들은 경험 전보다 머리가 좋아진다. 체험자는 과
거의 규범에 얽매이지 않으며, 자유롭게 추상화시키고 더 폭넓은 생각을
하며, 잠재력을 사용할 줄 안다. 경우에 따라서는 천재의 특성을 보이기도
한다.
여파를 생각해 보면, 임사 체험으로 두뇌가 재구성되고 신경망이 '재연
결'되거나 새로운 길을 만들어 새롭게 활력을 얻는지도 모른다.
PET(양전자 방사 단층 X선 촬영법) 개발 덕분에 창조적인 생각을 할
때 사용되는 뇌의 부분이 세속적인 생각을 할 때 사용되는 부분과는 다름
이 증명되었다. 워싱턴 대학의 연구원 마커스 레이칠은 "15분 안에 두뇌를
근본적으로 바꾸어 놓을 수 있다"고 장담한다.
증거와 사례들을 제시하면서 주장하는 요점은 단 하나이다. 임사 체험
후 경험자들의 두뇌가 물리적으로 바뀌었는데, 경우에 따라서는 부분적으
로 혹은 완전히 변했다는 말이다.
임사 체험 후 오른쪽 뇌를 많이 사용한다는 것이 다수의 주장이다. 얼핏
들으면 그럴싸한 말이다. 그러나 나는 그 말에 이의를 제기하고자 한다. 오
른쪽 뇌를 많이 사용하게 되었다고 주장하는 사람들은 그전에 왼쪽 뇌를
많이 사용했을 것이다. 그러나 정밀 조사에 의하면, 이 사람들은 임사를 경
험하기 전에도 오른쪽 뇌를 많이 사용했음을 알 수 있었다.
중간 단계를 건너뛰어 결론에 이르도록 하자.
임사 현상은 전에는 사용되지 않았던 두뇌 부분을 자극하는 것 같다. 또
한 경험자들이 보다 상승작용적인 신경망을 개발하기라도 하듯이, 두뇌에
데이터 구성과 창조적인 방향으로의 주목할 만한 움직임이 일어나 두뇌 전
체를 사용할 수 있는(두뇌의 어느 부분을 사용하는가보다는 두뇌 그 자체
의 융통성과 이용성에 더 많이 의지하는) 가능성이 높아진다.
이제는 다른 각도에서 복합 감각을 살펴보자. 우리는 공감각이 과학적으
로 대뇌 변연계 확장의 산물이거나 변연계의 변수라는 것을 알고 있다. 또
한 임사 현상이 어떤 식으로라도 변연계의 영향을 미친다는 것도 알고 있
다.
변연계에 대해서 한번도 들어보지 못한 사람들을 위해 설명한다면, 그것
은 뇌간의 가장 꼭대기에 있는 대뇌 반구에 위치해 있다. 여러 가지 부분
으로 구성된 그것은 섹스, 허기, 잠, 공포 그리고 생존에 관한 원초적 본능
들이 자리잡고 있다. 변연계는 자주 인간의 '핵심' 혹은 제 3의 두뇌라고
불린다. 두뇌의 좌우측 반구에서 만들어지고 다듬어지는 폭넓은 감정적 인
지와 자각의 발생과 관련이 있다. 그것은 심장과 직접적인 신경망을 연결
하고 있다. 작지만 아주 효율적인 이 시스템은 무려 3년만 년에 걸쳐서 진
화되어 왔지만, 요즘 들어서야 겨우 지상에서 가장 정교한 구조라는 것이
밝혀졌다.
많은 전문가들은 변연계가 정신을 생성하지 않는다면, 틀림없이 정신에
이르는 통로가 된다고 믿고 있다.
변연계에 직접적 혹은 의식적으로 들어가는 방법으로는 흥분이나 자극의
확대(밖으로 표현되는 감정)를 들 수 있다. 간적접이거나 잠재 의식적인 방
법으로는 변경되거나 유동적인 명상 상태(내부적으로 표현되는 감정)에서
경험되는 행복스런 개방성, 심지어 황홀경에 접어드는 것을 들 수 있다.
변연계의 활동을 가속화시키고 연장시키기 위해서는 일정한 형식의 감정
을 필요로 한다. 심리학의 일부로 영적인 현상을 연구하는 초심리학에서도
같은 관련성을 밝혀냈다. 조사 대상자에 의해 표출되는 형식의 흥분 혹은
감정을 가지지 않고서는 정확하고 반복적인 영적 실험을 할 수 없다. 감정
이 없다는 말은 거의 현상을 볼 수 없거나 전혀 없음을 의미한다. 흥분이
크게 생긴다는 것은 결과가 풍부함을 의미한다. 재미있는 것은, 생에 대해
긍정적이고 적극적인 사람들이 그렇지 않은 사람들보다 영적인 경험을 많
이 한다는 사실이다(두뇌 측면에서 보면 감정은 화학작용이라 할 수 있다).
두뇌와 정신간의 상관관계가 이루어지는 형태는 아래와 같다. 균형적 시
각을 갖추는 데 도움을 줄 것이다.
두뇌와 정신 조합의 상관관계
왼쪽 두뇌의 반구: 의식, 개관적 형태의 자각이 머무는 위치. 분석하고,
확정하고, 범위를 정하고 구분하는 기능을 주로 한다. 지능과 이성의 영역
으로서 과학과 교육을 지배한다.
오른쪽 두뇌의 반구:점재 의식, 주관적 형태의 자각이 머무는 위치, 수집
하고, 흡수하고, 강화하고, 추상화시키고 연결하는 기능을 주로 한다. 상상
과 육감의 영역으로서 종교와 환상을 지배한다.
변연계: 초월적 의식, 상승작용적 형태의 자각이 머무는 위치. 감지하고,
포용하고 육감이 반응하는 것을 감지하는 기능을 한다. 축적된 전체를 파
악하고 기억하는 영역으로서 신비적인 지식(직관)과 자아를 초월하는 존재
와의 합치(보다 위대한 근원과의 통합)를 주관한다.
두뇌와 정신의 상관관계에서 자각의 형태를 다음과 같이 바꾸어 보도록
한다.
의식: 전형적인 자아 자각
잠재 의학: 변형된 자각 상태
초월 의식: 확장된 자각
이번에는 존재의 상태를 바꾸어보자.
객관적/물리적: 방심하지 않는, 조심성 있는, 내부적인 것의 객관화, 객관
적인 세계
주관적/상징적: 공상적인, 잠재의식의, 내면 세계의 내면화
집합적/공동작업적: 신비스런 깨달음, 통일되고, 축적된 전체성
습관에 대한 정신의 반응은 다양한 두뇌 지원 구조들을 통해 의식의 정
도가 어떻게 쉽게 작동되는지를 알려주는 거울이라 할 수 있다. 정신은 새
로운 도전과 처리하고 통합하는 새로운 기회에 따라 변하게 된다. 두뇌와
정신의 기능에는 정적인 성격이 전혀 없다. 우리에게는 성장 아니면 퇴보
만 있을 뿐이다. 변연계는 이러한 기능의 열쇠 역할을 하는 것으로 보인다.
자극을 받은 변연계는 두뇌의 어느 부분이 무슨 일을 할 것인가를 지시하
는 것으로 보인다.
변연계는 우연한 것(예를 든다면 경험 같은 것)이 아닌 생존과 그 이후
를 보장하는 주요한 중개자로서 임사 현상의 열쇠 역할을 하는 것 같다.
극단적인 방법으로 자극을 받은 변연계는 강화(생리적인 여파의 대부분도)
를 암시하는 여파와 같은 것을 경험자에게 각인시켜 준다.
변연계에 대해 언급한다는 것은 바로 화학 작용에 대해 언급하는 것이
고, 이는 또한 또 다른 관련성인 화학적인 노란색으로 이끌게 된다.
임사 체험자들은 경험 중에 제일 먼저 마주친 색깔은 노란색 아니면 금
색에 가까운 노란색이라 증언하고 있다. 순수한 금색이었다고 주장하는 사
람도 있고, 흰색에 가까운 노란색, 흰색에 가까운 금색, 혹은 눈부신 흰색
이라 증언하는 사람들도 있다. 체험자들은 색깔과 빛이 이 세상의 것과 어
떻게 다르고 그러면서도 얼마나 쉽게 그것들을 볼 수 있었는지, 그리고 그
색들이 지상의 황색, 금색, 흰색과 전혀 달랐다고 했다.
랜즈에서 임사 체험에 관한 자료들을 점검하는 과정에서, 대부분의 체험
자들이 에피소드가 시작되면서 바로 노란색 혹은 흰색에 가까운 노란색을
보았다고 증언했음을 알게 되었다. 의식이 돌아올 때까지 처음부터 끝까지
노란색으로 둘러싸인 에피소드를 경험한 이들도 있었다. 장밋빛, 파란색,
갈색 혹은 방사선과 같은 색깔과 빛이 그 뒤를 따르기도 하지만, 대부분의
사람들이 노란색에 대해서 언급하고 있다. 체험의 초기에 나타나는 노란색
이 수차례 바뀐다는 것이 흥미로웠다. 점점 금색으로 바뀌어 가면서 더욱
밝고 부드러워졌다가, 백열 전등같이 흰색으로 벼하면서 더욱 가볍고 방사
선처럼 밝게 빛난다는 것이다.
임사 체험자들이 노란색을 인지하는 특징들이 나에게 놀라움으로 다가온
경우가 한두 번이 아니었다. 여기에 그 이유들을 적어본다.
1.육체 이탈의 방법을 배우고 있는 사람들은 임사 체험자가 에피소드 초
기에 겪는 거소가 같은 정도의 색감 변화를 경험한다. 그들의 시야에 최초
로 들어오는 색들은 노란 스크린이나 필터를 통한 것처럼 보인다. 노란 채
색은 의식과 육체가 완전 분리될 때까지 계속되었다가, 그보다 밝은 색으
로 대체되는 경우가 많다. 경험이 많을수록 노란 색조가 엷어진다. 나는 지
난 10년 동안 '영체여행(사람의 몸속을 마음대로 출입할 수 있고, 그 사람
이 죽은 뒤에도 살아남는 것)'의 방법을 가르쳐 왔다. 영체 여행 도중에 노
란색의 필터로 보는 것 같은 증상이 발생하는데, 나는 이를 진정한 육체
이탈이 발생하는 증거로 삼아왔다.
2.인간의 눈을 연구하는 과정에서, 인간의 망막은 노란색을 인지할 수 없
음을 알게 되었다. 다시 말하면 인간이 망막은 빨간색, 파란색 그리고 갈색
은 인지할 수 있지만 노란색을 인지할 수 없다. 노란색은 두뇌 속의 화학
반응에 의해 만들어진다. 사진촬영 경우도 마찬가지다. 컬러 원판도 빨간
색, 파란색 그리고 갈색을 프린트할 수 있을 뿐, 노란색은 필름 현상 과정
에서의 화학 작용에 의해 나타난다. 노란색은 페인트와 염색에서만 원색으
로 인정받을 뿐이다. 그러나 빛의 스펙트럼에서는 원색이 아니다. 노란색은
사실 색깔이 아닌 환영이다.
3.내가 읽은 인간의 눈에 대한 책들과 상담한 의사들에 의하면, 노란색을
볼 수 있는 능력은 회색에서 선명한 천연색을 볼 수 있을 정도로 시력이
진화되었음을 나타내는 증거가 아닌가 추측된다. 기호학적 언어에서는, 노
란색은 흔히 변화의 전조인 분수령적인 색깔로 여겨진다. 관례에 의하면,
노란색에 대한 갑작스런 선호는 인생이 바뀐다는 징조로서 활기가 넘치고
사기가 올라가는 현상과 동시에 새롭고 좋은 일이 전개됨을 상징한다고 한
다. 노란색은 언제나 생기를 주는 색으로서 봄, 활력, 즐거움 그리고 새로
운 탄생의 상징으로 여겨져 왔다. 금색으로 색조가 바뀌어 가는 노란색은
남성 혹은 가부장주의, 이성과 논리의 현명한 사용법의 상징으로 불린다.
노란색이 흰색으로 바뀌어 감에 다라 영혼의 발전, 직관력 그리고 추상적
사고력이 우선적으로 나타난다. 그러나 은색의 특징을 띄는 노란색은 여성
혹은 모성 중심, 감정과 느낌의 현명한 사용법의 상징으로 불린다.
4.역사적으로 모든 물체에서 나오는, 그 주변을 둘러싸는 후광은 보통 노
랗고 하얀색인 것으로 서술되어 있다. 예술가들은 항상 그러한 후광을 노
랗고 하얀색 혹은 은색으로 그려왔다. 마약 복용자, 특히 환각제를 복용하
는 사람들은 환각이 시작되면서 노란 색조를 많이 본다고 한다. 나는 환자
의 사망 여부를 판단하기 위해 펜라이트를 사용하는 의사들의 말을 들은
바 있는데, 만일 망막이 노란색으로 변하면 영혼이 이미 떠난 것이라 한다.
이 주제에 대한 연구를 어느 각도에서 추구하든지 간에, 출발점은 같을
수밖에 없을 것이다. 노란색은 화학적으로 창조된 색깔이며, 감정의 변화
혹은 두뇌 작용의 변화를 예고하는 두뇌 작용의 신호이다.
노란 색조가 약하면 변화가 미미하며, 강하면 변화의 성향이 강함을 의
미한다. 그렇다면 임사 경험 중에 두뇌는 무슨 역할을 하는 것인가? 두뇌
는 경험자가 노랗고 하얀색으로 인식하는 수준 이상의 화학 물질들을 변연
계(생존관리 센터)에 홍수처럼 부어넣어 준다.
추측이냐고? 그렇지는 않을 것이다.
임사 체험 혹은 그 밖의 저승 여행 중에 또 어떤 것들을 볼 수 있을까?
그러한 이미지들이 우리에게 말하고자 하는 것은 무엇일까?
임사 체험에 관한 폭넓은 자료 조사를 하다보면, 어린이들은 신을 하나
의 인간, 손자들을 사랑하고 위로해 주기 위해 다가오는 할아버지의 모습
으로 그리고 있다. 그러나 성인들은 신을 인간의 모습으로 보기보다는 하
나의 빛, 고귀한 존재, 느낌, 음성 혹은 추상적이고 역동적인 모습으로 그
리고 있다. 신을 인간의 모습으로 본 사람들에게 (자상한 아버지로 묘사하
는 것이 보통이다) 그 모습이 어떠했는지를 물어보면, 말로 설명할 수 없
을 정도의 밝은 광채와 같았다고 답한다.
어린 체험자들은 즐겁고 천국 같은 에피소드를 체험하거나 별다른 이미
지를 보지 않고 무엇과 마주치는 것이 보통이다. 그들은 또한 동물들의 천
국에 대해서 언급하거나 심지어 그들을 방문하기도 한다. 성인들은 흔하지
않게 전에 사랑했던 애완동물을 만나거나 동물을 만나기도 하지만, 거의
대부분은 동물들의 천국을 방문하는 일은 없다.
현재의 기록에 의하면 어린이들이 극단적인 이미지를 보는 경우는 없었
다. 오직 성인들만이 지옥 같거나 초월적인 시나리오를 경험하는 것으로
나타나 있다.
불쾌하거나 지옥 같은 경험을 했다고 주장하는 성인들을 조사한 결과,
기독교나 그와 유사한 철학 원리에 영향을 받은 사람일수록 불과 유황불
그리고 엄청나게 뜨거운 지옥을 말할 가능성이 높다. 기독교로부터 별로
영향을 받지 않았다는 경험자 중에서 그렇게 무시무시한 환경에 대해서 언
급하는 사람은 하나도 없었고 그 대신 축축하고, 추우며, 생명이 없고, 두
려움이나 공허감에 대해서 언급했다.
내가 만난 어린이 체험자의 대부분은 일곱 살이 되기 전에 그러한 에피
소드를 체험한다(유아기부터 세 살까지가 거의 대부분이다). 그러나 성인
체험자 중에서 가장 많이 임사가 발생하는 연령층을 따로 구분할 수는 없
었다. 그렇지만 성인에 대한 물리적인 거리가 임사 체험의 종류와 상관관
계가 있음을 알 수 있었다. 다시 말하면, 두 명 이상의 어린이와 성인들이
가까이 있을 때 임사 체험이 발생하는 경우에, 어린이와 성인이 동일하거
나 유사한 경험을 할 확률이 높다는 것이다(제 3장에서의 지옥 경험과 제
4장에서의 라이든아워의 사례를 참고할 것). 거리상으로 가까이 있지 않은
사람과 공유한 사례는 단지 한 건만 발견할 수 있었을 뿐인데, 제 6장에서
언급된 셜리 베니트의 유사 임사 체험의 경우가 바로 그것이다.
나의 연구에서, 희미하거나 검은 형체는 천사적인 존재로 혹은 악마적인
존재로 간주된다. 빛의 존재들은 화려하고 경외스럽게, 혹은 두렵고 공포스
럽게 여겨진다. 그것들에 대한 해설적인 평가들은 전적으로 경험자의 견해
에 의해서 내려진다. 예를 들어서, 제 1장에서 소개된 재즈마인 시다비아
디레펜티그니는 보다 차원이 높고 더욱 완벽한 또 다른 자신인, 천사적인
존재가 곁에 있다는 것을 알았다.
이미 세상을 떠난 사랑했던 사람을 만난 체험자들은 그들을, 건강하고
아름다우며 한창때의 젊은 모습, 혹은 체험자들의 마음을 가장 편하게 했
던 모습으로 그들을 묘사한다. 죽기 전에 그들이 가지고 있었던 모든 나약
함, 병, 혹은 신체적인 불구가 모두 치료된 상태라고 한다(동물의 경우도
마찬가지이다).
이 책에서 언급한 사례들과 지금까지 살아오면서 듣고 보아온 임사 체험
에 대해서 (나의 것도 포함해서) 객관성을 유지할 수 있는 독자들이라면,
그들이 임사 주에 체험한 것과 인생에 영향을 주는 것 사이에 공통분모가
존재함을 알 수 있을 것이다. 어린 체험자 중에서 유일한 예외가 하나 있
기는 했지만, 그들에게서도 임사 에피소드와 그 이후의 생, 다시 말하면 그
당시에 부모가 품고 있던 아이에 대한 기대와 나중에 성장한 그 아이에게
중요한 것으로 떠오르는 것 사이에는 관련이 있었다.
나는 거의 예외 없이 공통분모를 발견할 수 있었다.
그렇지만 정확하게 지목할 수 없거나, 체험자 혹은 그 개인의 과거와 관
련이 있을 것 같지 않은 그 밖의 것들, 요소 혹은 원인들이 나타나는 경우
가 거의 대부분이었다.
따라서 개인적인 연결 고리와 초개인적인 그 밖의 것들이 모두 존재한다
고 말할 수 있다.
예를 들어보자. 나는 두 번째 임사 체험 중에 예수님의 환영을 보았다.
그분은 키가 컸으며 거무스름한 얼굴색에, 순금색의 머리카락에, 여지껏 본
것 중에 가장 부드러운 푸른 눈을 가지고 있었다. 한번도 예수님이 그런
모습을 하고 있으리라 생각해 보지 않은 나로서는 노랄지 않을 수 없었다.
그분은 애정과 사랑으로 가득 차 있었고, 그분에게 가까이 갈수록 그렇게
느꼈기 때문에, 그분의 상상외의 모습은 나에게 전혀 문제가 되지 않았다.
그러나 그후에, 예수님과 만나던 그 시간이 또 다른 현실이었다고 깨닫기
보다는 '소망을 이루기 위한' 시간이어야 했다고 아쉬워한 적이 있었다.
그로부터 6년 후, 나는 예수님을 역사적으로 연구하기 시작했다. 프랭크
트리비의 '예수의 얼굴?'은 내가 고른 참고서적중의 하나였는데, 그 말미에
는 예수님 당시에 쓰였던 편지 세 통이 포함되어 있다. 유대 총독인 퍼렌
툴루스가 로마의 원로원과 티베리우스 가이사에게 보내는 편지 한 통, 종
교의회와 철학자 마사리안에게 청원한 사울의 스승이었던 가마리엘의 기록
그리고 빌라도가 황제에게 보내는 기록이었다. 그 세 통의 문서는 모두 예
수님은 키가 크고, 거무스름한 안색에 새로 빚은 포도주 혹은 태양빛에 빛
나는 금빛 머리카락 그리고 연한 파란색 혹은 회색의 눈을 가졌다고 쓰여
있다. 나는 충격에 휩싸였다!
그렇다면 임사에서 보는 모습과 저세상으로의 여행은 무엇이란 말인가?
다음은 임사와 저승으로의 여행에 관한 보고에서 시종일관 등장하는 네
단계의 이미지들이다.
임사와 내세 이미지의 네 단계
개인: 자신의 생에서 비롯된 이미지
대중 정신: 인간의 조건을 반영하는 집합적 성격의 이미지
기억 영역: '허상'으로 불리기도 하며 원시적이라 할 수 있을 만큼 원형
적이고 연습적인 이미지
진리: 창조와 모든 피조물을 뒷받침하고 초월하는 일정하고 안정적인 현
실
개인적인 이미지: 체험자 개인의 인생에서 등장하는 것과 동일하거나 유
사한 자연 경관과 환경, 즉 인생의 일부분을 차지했던 사랑하는 사람들과
애완동물들, 개인적인 문제, 가족의 비밀 그리고 은밀한 계시에 관한 대화
와 문장. 육체 이탈 중에 발생한 물리적인 일이 나중에 정확한 사실로 증
명되었음에 대한 자각.
대중 정신: 비록 특이하거나 상이하게 보이는 것도 없지 않지만, 개인이
적응해야 하거나 개인의 문화에서 예상되는, 친숙한 느낌이 우선하는 감각
인 자연 경관과 환경. 인간의 조건에 관한 존재들의 고체, 그것이 진보되는
방법과 진행하는 방향, 즉 인간군의 발전에 관한 객관성. 인간들의 보다 나
은 삶을 위한 사명과 의무의 자각 그리고 모든 노력들에 대한 사고 방식.
기억 영역: (환상 혹은 허상이라 불리기도 한다)인간으로서의 신, 날개
달린 인간으로서의 천사, 사랑의 권위자로서의 종교적인 인물, 수호자로서
의 빛의 구형 혹은 원뿔, 징벌 요소로서의 마귀, 악을 의인화한 사탄의 모
습 등과 같은 역사적인 매력의 파노라마식 원형적/보편적 상징에 대한 접
근을 포함한다. 뿐만 아니라, 공포의 대상으로서의 해골, 위협의 대상으로
서의 소용돌이, 정리된 사고 원리로서의 음양의 원들, 지속적으로 삶을 유
지하는 나무, 경고의 표시로서 되돌아오지 않는 강물, 책임성을 강조하는
생명의 책, 재판을 내리기 위한 법정 등과 같은 대표적인 상징성도 포함한
다. 실제로 나타나는 영상들은 지구와 하늘의 현상에 대한 생명의 원천의
반응에 귀를 기울일지 모른다. 인류보다 앞서는 그러한 반응들은 초기 인
류의 진보하는 의식 속에 각인 되어, 세월이 흘러감에 따라 반복 혹은 스
토리텔링, 모방 과정을 통해서 확장되어 왔을 수도 있을 것이다. 지식 수준
에 대한 자각, 계단과 같은 생명의 단계, 존재의 다양한 영역으로서의 여러
가지 층으로 구분된 사고의 형태(예를 들어 문화와 종교적인 배경과는 상
관없이 환상을 본 사람들에 의해 흔히 보고되는 열한 단계의 천국과 지
옥).
진리: 갑작스런 깨달음, 절대자의 영역에 관한 보다 높은 차원의 지식과
보다 우대한 근원에 대한 강력한 느낌 혹은 감각. 모호하거나 명확하지 않
은 형태와 추상적인 관념만 있을 뿐 이미지를 보는 경우는 거의 없다. 체
험자에게 친숙하거나 안정감을 느끼도록 하는 일시적인 이미지를 마련해
주는 '잔영(사고의 형태)'의 형성이 일어날 수도 있지만, 그런 경우에도 경
험자가 마음의 안정을 찾게 되면 그 잔영도 사라진다. 진리 차원에 대한
인식에는 말로 주체할 수 없는 기쁨, 완전하고 조건 없는 사랑, 모든 것을
아는 지성, 동정과 평화, 황홀감 그리고 완전성과의 일치감이 수반된다. 모
든 관련성과 모든 창조성의 상호 관련성, 혼합성을 순간에 알거나 계시된
다. 진리에 대한 의심이 없는 반면 투명한 영상은 따라오지 않는다. 인간의
참다운 고향, 진정한 정체성, 참다운 목적 의식이 그 뒤를 따라오고 의문이
사라진다.
나는 제 1장에서 소개된 네 가지 유형의 임사 체험을 인간의 조건에 따
라 변하는 의식 발전, 즉 생명 원천으로의 복귀 단계로 삼을 것을 제의하
는 바이다.
각 단계와 경험은 의식이 자각을 시작하는(초기 경험), 헛된 지각을 파헤
치기 시작하는(불쾌한 지옥의 경험), 참다운 가치와 우선 순위를 자각하는
(즐거운 천국의 경험) 완전성 안에서 통일성을 추구할 때(초월적 경험)의
모델이다.
나는 의식의 진보에 임사 체험뿐만 아니라 완전한 죽음도 포함시키고자
한다. 죽음이란 참다운 자아가 취하는 삶의 과정에서의 또 다른 단계이자
또 다른 경험의 종류이기 때문이다.
코미디언 샘 키니손을 1992년 엉망으로 찌그러진 자신의 자동차 옆에 죽
은 채 누워 있었다. 그때 그는 보이지 않는 존재와 속삭였다. 육체를 가지
지 않은 그 목소리를 듣기 전에는 "나는 죽고 싶지 않아!"라고 비명을 질
렀다. 그러나 그 목소리를 듣고 나서는 마음을 놓고 상냥하게 "좋아요, 좋
아요, 좋아요"라고 속삭였다. 그는 얼굴에 미소를 담고 평화스럽게 눈을 감
았다. (네바다 주의 일간지 '라스베가스 선'에서.)
1992년 4월 4일 정오경, 끔찍한 자동차 사고가 발생했다. 일곱 명이 사망
하고, 애슐리라는 이름을 가진 여섯 살 난 어린이만 살아 남았다. 그 아이
의 치료를 맡은 카렌 모어는 애슐 리가 자주 병실 천장을 가리키면서 죽은
엄마와 아빠가 보인다고 했다는 것이다.
"선생님은 우리 엄마, 아빠가 보이지 않나요?"
"아니, 지금 그분들이 뭐 하고 계신데?"
"웃으면서 식사하고 계세요."
모어는 그 소녀와의 대화가 무시무시했다고 회고한다.
"애슐리가 환각에 빠진 증상은 하나도 없었거든요. 그러한 증세가 몇 주
간 지속되는 바람에, 할 수 없이 러스크 재활 센터로 옮길 수밖에 없었어
요. 그후에는 '엄마, 아빠가 가셨어요. 보이지 않아요'라고 말하더군요." ('위
스콘신 스테이트 저널'에서)
"1992년 내내, 사경을 헤매던 그녀는 죽은 지 오래된 친구들과 친척들의
이름을 부르면서, 다시 그들을 볼 수 있음에 기쁨을 감추지 못하더군요. 그
녀는 죽음의 기쁨을 고대하면서도, 나와 친구들의 곁을 떠나야 함을 안타
까워했고, 고통과 죽음을 기다리는 지루한 시간에 대해 불평을 늘어놓았답
니다. 9월에는 오랜 시간을 눈을 뜬 채로 누워서 재미있는 영혼들과 대화
를 나누고는, 나에게도 그 대화 내용을 들려주더군요!"(버지니아 펜라이드
에 사는 프랭크 트리비와의 서신에서. 그는 아내 오드리를 먼저 저 세상으
로 보냈다.)
소년이 막 태어난 여동생과 시간을 보낼 수 있도록 해달라고 요청했다.
부모는 모르게 녹음기를 아기 침대에 설치했다. 그 녹음 테이프에는 그 꼬
마가 아기에게 한 말이 들어 있다.
"나에게 하나님에 대해서 말해 보렴. 나는 벌써 그분을 잊기 시작했는
걸."(익명을 요구하는 어느 가족의 말.)
1991년 10월 4일, 금요일. 여섯 살하고도 6개월 된 캐티 드론슨이 스쿨
버스에서 내렸다. 소녀는 예쁘고 건간하며 행복한 아이였다. 소녀는 자기가
그린 그림을 들고 엄마의 곁으로 달려갔다.
"엄마, 나 죽게 돼?"
"아니."
엄마는 깜짝 놀라며 대답했다.
"절대로?"
"그럼, 캐티. 너는 절대로 죽지 않아."
그로부터 일 후, 캐티는 복막염으로 인한 합병증으로 사망했다. 2주일
전, 소녀는 사진을 찍었는데 갑자기 옷을 바꿔 입었다.
"엄마, 이 옷은 마음에 들지 않아. 예쁜 옷을 입고 사진을 찍을래."
그녀가 죽은 날 밤, 학교 선생님은 학교에서 찍은 그녀의 사진을 가지고
병원으로 찾아왔다. 별무늬가 있는 파란색의 옷을 입은 모습이었다. 그녀가
죽은 지 5개월이 흐른 어느 날, 캐티가 그린 그림이 발견되었고, 1년 후에
는 남자아기, 캐티의 남동생이 태어났다.
미네소타 주 모어헤드에 사는 줄리 앤 드론슨은 캐티가 마지막으로 그린
그림을 나에게 보여주었다. 터널로 들어가는 그녀를 천사들이 둘러싼 장면
이었다. 천사가 호위하는 그 터널과 구스타브 도레의 단테와 베아트리체가
천상을 경험하는 장면을 비교해 보자.
임사 체험자들이 들려주는 것과 같은 터널과 이미지이다.
12장 계시
네 단계의 임사 그리고 저승의 모습은 문자 그대로, 상징적으로, 종교적
인 영감을 받은 것으로 해석될 수 있다. 이 세 가지의 해설적인 가능성을
모두 대입시켜 본다면 임사 체험자와 그밖에 관련이 있는 사람들 그리고
일반 대중들은 상당히 가치가 있는 것들을 얻을 수 있을 것이다. 또한 임
사 체험의 효과의 폭을 넓히고 그 깊이를 더하게 할 뿐 아니라 가치와 의
미에 더욱 많은 무게를 더하게 될 것이다. 경험한 시나리오를 평가하는 데
는 오직 하나의 방법밖에 없다고 고집을 부리는 것은 그 능력과 배움의 기
회를 제한하는 것과 다를 바 없다.
임사를 어떻게 해석하든 혹은 임사에 어떤 이미지가 담겨 있든지 간에,
모든 임사는 그것을 경험한 사람들에게는 절대적이고, 전적이고, 완벽한 현
실이다. 경험은 경험으로 말할 수 있을 뿐이다. 인간의 믿음이나 불신이 있
는 그대로의 사실을 바꿀 수는 없다.
다른 사람의 경험보다 더 중요한 경험을 한 사람은 있을 수 없다. 그리
고 어떤 사람에게 주어진 계시보다 더 정확하고 진실한 메시지나 계시를
받은 사람도 있을 수 없다. 임사 체험의 주장을 증명하거나 정당화하기 위
해 성서를 인용하는 행동 따위는 아무런 도움을 주지 않으며, 또한 그 누
구에게도 필요한 일이 아니다.
그러한 이유는 충분하다. 체험자들은 거대한 그림 중의 극히 일부분만을
보았을 뿐이다. 어느 누구도 우리가 보았다고 생각하는 것만큼 보지는 못
했다.
임사 체험으로 인한 진정한 힘은 한 사람이 보고들은 것이 아닌, 많은
사람들이 보고들은 것을 합친, 경험의 집합화이다. 내가 인터뷰한 수천 명
의 경험자들의 말을 들어보면, 집합적인 메시지가 우레와 같은 목소리로
들리는 듯할 것이다.
이 장은 수많은 사람들의 경험을 모은 계시에 관한 것이다.
다음은 경험자들의 말 중에서 대표적인 것들이다.
죽음의 느낌
처음에는 고통이 따른다.
본능적으로 살기 위해 싸운다.
자연스러운 현상이다.
시간과 공간의 제약을 받는 지구 외에 또 다른 현실의 존재 가능성은 상
상도 할 수 없다. 우리는 그런 사고에 익숙해져 왔다. 우리는 태어나면서부
터 그렇게 훈련받아 왔고, 그런 사고로 자라왔다. 우리는 외부로부터의 자
극에 의해 우리 자신에 대해서 안다. 인생은 우리에게 우리 자신에 대해
말해 주고 우리는 또 그러한 사실을 받아들인다. 이것 또한 자연스럽고 또
한 예상되는 일이다.
육체는 기력을 상실한다.
심장이 멈춘다.
공기가 더 이상 육체로 들어오지 않는다.
귀로는 들을 수 있어도 볼 수 없고, 느낄 수 없으며 움직일 수 없어진다.
정체성을 상실한다. 한때 나였던 나는 단지 기억일 뿐이다.
죽음의 순간에는 고통이 없다.
단지 평화스러운 적막...고요...안식만이 있을 뿐이다.
숨을 쉬기가 쉽지 않다. 그러나 사실 숨을 쉬지 않는 것이 쉬는 것보다
더 쉽고, 편안하며 더없이 자연스럽다.
죽는 사람들에게 가장 충격적인 사실은 죽음이 생명의 끝이 아니라는 점
이다. 그 다음에는 암흑이나 광명이 찾아오거나, 긍정적이거나 부정적인 사
건이 발생하며 어느 시점에서 예상했거나 예상치 못했던 일이 발생하는데,
그 중에서도 가장 놀라운 일은 나는 여전히 나라는 사실이다. 원하기만 하
면 여전히 생각할 수 있고, 기억할 수 있으며, 여전히 볼 수 있고, 들을 수
있고, 움직일 수 있고, 추리할 수 있고, 놀랄 수 있고, 느낄 수 있고, 의문
을 가질 수 있고, 그리고 농담도 할 수 있다.
나는 여전히 살아 있고 또한 정말로 살아 있다. 죽었는데도 세상에 살아
있을 때보다 훨씬 실감나게 살아 있다. 단지 삶의 방식이 다를 뿐이다. 살
아 있음을 증명하는 유일한 척도의 다양한 감각들을 확인해주고 증폭시켜
주는 육체를 가지고 있지 않을 뿐이다. 육체를 가지고 있어야 살아 있는
것이라는 말을 진리로 받아들이지 않았던가.
정말로 죽는다면 얼마나 실망할 것인가.
죽음은 우리가 한때 걸쳤던 '재킷(육체라는 말로 불린다)'에서 해방되게
하고, 벗어버리게 하고, 포기해 버리도록 한다.
죽으면 단지 육체만을 상실할 뿐이다.
그뿐이다.
그 이상 잃는 것은 없다.
나는 나의 육체가 아니다. 육체는 인간의 참다운 본질이 아니다. 지구라
는 별에서 거기에 부속된 문명의 혜택을 받고 그 사회의 규칙을 따르고 있
다면, 그곳의 삶이 보다 더 의미 있고 충실한 것이기 때문에, 육체란 단지
우리가 잠시 거주하는 물건일 뿐이다.
죽음의 의미
죽음의 순간에는 한번도 경험해 보지 못한 에너지가 엄청난 속도로 증가
한다.
라디오를 예로 들어 섦여하자면, 그 엄청난 속도는 갑자기 누군가 혹은
무엇이 나타나서 다이얼을 눌렀을 때, 어떤 특정 주파수에서 우리의 전 생
애가 한번에 펼쳐지는 것에 비교할 수 있다. 그 다이얼은 우리를 또 다른,
보다 높은 차원의 파장으로 옮겨 놓는다. 우리가 한때 있었던 그 파장은
그대로 존재하면서 변하지 않는다. 그리고 그 안에 있었던 모든 것들도 그
대로 존재한다. 변하는 것은 단지 우리뿐이고, 다른 차원의 주파수로 들어
가기 위해 속력을 높일 뿐이다.
모든 라디오와 방송국에서 발생하는 것처럼, 전파 장애로 인한 송신 시
그널의 왜곡이 있을 수 있다. 이러한 사태로 무한정 주파수들이 공존하거
나 뒤섞일 수 있다. 대개의 경우에는 다이얼이 빠르고 능률적으로 주파수
를 바꾸지만 강렬한 감정, 의무감, 서약을 이행해야 할 필요성, 혹은 약속
을 지켜야 한다는 강박감으로 인해 방해를 받을 수 있다. 이러한 장애로
다수의 주파수가 몇 초, 며칠, 심지어 몇 년 간(유령출몰 같은 현상이 대표
적이다) 공존할 수 있지만, 결국 각각의 진동 주파수는 원래의 자리로 돌
아간다.
진동의 주파수에 의해 우리는 다이얼상의 우리 자리로 찾아간다. 있어서
는 안 될 자리에 언제까지나 공존할 수는 없다.
그 다이얼에 얼마나 많은 정거장이 있으며, 많은 주파수들이 어떻게 그
한 정거장에 머물 수 있는지 말할 수 있는 사람은 있는가? 이 세상의 어느
누구도 알지 못한다.
죽음으로 주파수는 바뀐다. 죽음으로 다른 차원의 주파수로 생명을 옮겨
간다. 그 다이얼 상에 여전히 머물러 있는 것 같지만 사실은 한 눈금 혹은
두 눈금 옮겨진다.
죽는다고 죽는 것이 아니다. 우리의 의식이 변하고 진동의 속도가 변한
다.
죽음은... 변화이다.
존재의 의미
우리가 알고 있는 한에서 말한다면, 시간과 공간은 인생에서만 존재한다.
이 세상을 떠난다는 것은 그러한 한계를 벗어난다는 의미이다.
측량할 수 없는 존재의 영역과 척도가 있는데, 느리고 더 밀도 있게 진
동하는 형태에서부터 비에너지적인 전류의 보다 깔끔한 흐름까지 다양하
다. 그 이상의 것, 즉 수학이나 머리를 써서 측량하거나 표현할 수 없는 현
실이 있는 것이다.
지옥이란 인생과 비슷한 부정적인 사고 형태의 단계를 의미한다. 지치거
나 그 상태로 남는 것, 심리적인 장애, 중독, 공포, 죄책감, 분노, 후회 자기
연민, 오만 그리고 빛으로의 접근을 방해하는 것들이 그 안에 있다. 그 기
간이 얼마든지 간에 지옥(파동 수준에 따라 많은 부분이 있다)에 머무르면
서 우리의 발전이 이루어진다. 여기에서는 정죄란 없고, 우리 자신의 잘못
된 판단, 오해, 실수, 악용(사람들이 죄라고 부르는 것)에 대한 대책만이 있
을 뿐이다. 지옥에서는 우리의 우매함을 반성하거나 결과의 현실(모든 행
동에는 반응이 따라오며, 다른 사람에게 끼친 해악은 같은 방식으로 되돌
아 올 수 있는)과 마주할 수 있는 기회를 가지게 된다. 우리는, 우리가 극
단적으로 두려워하는 것을 통과하는, 절망 혹은 필요의 '또 다른 이면'을
경험한다. 이는 '우리의 죄에 대한 징벌'이 아니라 가치관과 인생관에 대해
왜곡된 감각과의 대면이다. 우리의 자세와 인식을 바꾸지 않고서는 그 지
옥을 벗어나지 못한다.
천국은 인생과 비슷한 긍정적인 사고 형태의 단계를 의미한다. 그 곳에
서는 우리의 가치, 재능, 능력, 기쁨, 용기, 관용, 관심, 감정 이입, 자선, 미
덕, 격려, 근면, 사려, 인내, 사랑이 담긴 친절, 그 밖의 우리의 능력을 인정
하고 즐긴다. 우리는 그 기간이 얼마가 되었든지 간에 그곳에 머무르면서
발전을 도모한다. 참다운 집에서 모든 것이 행복하다는 (휴식 혹은 보상받
는 시간이라 주장하기도 한다) 은혜의 느낌을 가진다. 천국에서는 영혼으
로서의 우리의 발전을 평가하고, 장단점과 결과를 점검하고, 우리의 참다운
정체성을 포함한 모든 진리들을 기억할 수 있는 기회를 가진다. 그리고 사
랑의 영광과 용서의 힘을 경험한다. 이는 끝이 아니라, 창조에서의 우리의
목적에 관한 깨달음, 우리가 어떻게 적응하고, 미래의 성장과 배움을 위해
어떤 가능성이 존재하는지를 알게 된다. 우리는 형상의 세계나 또는 그 이
상의 세계로 나아갈 준비가 되기 전에는 떠나지 않는다.
광대한 창조가 어떻게 이루어지는지 아는 사람은 없다. 다만 항상 창조
가 있어 왔으며 앞으로도 있을 것이라는 사실만 알 수 있을 뿐이다. 모양
과 형태는 벼하고 개조되고, 물질은 재순환되지만 본질은 존재한다는 점에
서 에너지와 다를 바 없다.
존재는 생명이다. 절대로 중단되는 법이 없으며 영원토록 진행된다. 존재
의 참다운 운동은(시간과 공간으로 인한 왜곡 없이) 확장과 수축이라는 점
에서 숨을 쉴 수 있기에 존재한다는 말과 동일하다. 시간의 축에 나타나는
출발과 정지 그리고 다양한 굴곡은 발전처럼 보이지만, 그것은 단지 우리
의 현재 위치를 알려주는 허상일 뿐이다. 그럼으로써 처음에 의도했던 바
를 성취하고(또는 적어도 성취할 수 있는 기회를 가지며) 현실을 지지하고
있는 진리에 방해받지 않을 수 있다. 우리는 그로 인해 추구하는 바를 이
룰 수 있으며(적어도 그럴 기회는 가진다) 현실을 뒷받침하는 진리에 의해
혼돈을 초래하지 않는다.
텔레비전을 예로 들어보면, 대본에 따라 배우가 스토리를 이끌어 가는
화면은 사실 속임수 지각 작용에 불과하다. 존재하는 것, 사실상 그 안에서
벌어지는 것은 텔레비전 튜브에서 발사된 전자파가 작은 점이 되어 스크린
을 때려 빛을 내는 것에 불과하다. 스캐닝 라인(래스터선)이 새로 들어오는
정보(새로운 점)와 사라져 가는 정보(오래된 점)를 구분하며 위에서 밑으로
내려오면서, 점으로 변하는 지속적인 전자파 방출이 화상의 모습을 방출한
다. 자신의 지각 작용에 가장 잘 어울리는 화면을 잡기 위해서 단지 상하
버튼만 조절하면 된다. 텔레비전 튜브는 전자파를 스크린에 발사하는 총에
지나지 않는다. 우리의 정신은 무엇이 그 작동을 뒷받침하는지에 관한 참
다운 현실을 무시한 채 전자파/점을 사진 이미지와 연결시켜 생각하고 본
다. 우리의 일상 생활에서 떼 놓을 수 없는 텔레비전의 작동은 환상에 지
나지 않는다.
존재는 텔레비전과 흡사하다. 존재하는 것, 정말로 존재하는 것은 겉으로
보이는 방법 혹은 그런 것 같음으로 헤아려 알 수 없다.
신의 실재성
신은 존재한다.
신은 존재이며, 권력이며, 힘이며 또한 모든 것의 근본이다. 신에게 경쟁
자란 있을 수 없으며, 신을 제외한 현실은 존재하지 않는다. 시은 전능하며
(모든 권력을 가짐), 전지하며(모든 지식을 가짐) 그리고 동시에 어느 곳
(모든 곳에 나타남)에도 존재한다. 신이 없이는 어느 것도 존재할 수 없기
때문에 신이 없는 장소는 있을 수 없다.
신은 남자도, 여자도, 그 무엇도 아니다.
신은 어느 누구의 아버지, 어머니 혹은 은혜자가 아니다. 그러한 단어들
은 인간적인 혈통관계의 확립이 아닌 인간과 신과의 관계에서 이해를 돕도
록 한다. 우리는 그러한 단어들을 편의상 그렇게 부름으로써 위안을 받기
때문에 사용한다. 인간은 다르게 부르는 법을 몰라 스스로를 신의 자녀라
고 부르는데, 그 어느 것보다도 적절한 단어인 것 같다. 인간은 신의 형상
으로 만들어졌는데, 그 어느 것보다도 적절한 단어인 것 같다. 인간은 신의
형상으로 만들어졌는데, 육체적인 형상의 의미에서가 아니라 영혼의 능력
과 정신의 잠재성에서 그렇다는 말이다. 신은 창조자이고 우리는 그 동조
자이다. 우리 스스로를 신의 연장 부분 혹은, 신의 영혼 속에 있는 사색들
이라 부른다면 더욱 적절하고 진리에 가까운 말이 될 것이다. 신이라는 단
어 대신 힘, 유일한 존재, 모든 것, 존재 그 자체, 하나의 정신, 근본이나
인간의 사고 범위를 넘어 한계나 경계 없이 신의 느낌을 전할 수 있는 말
이라면 그 무엇이라 불러도 좋을 것이다.
그 이상의 신은 프로토콜, 계급, 관념, 혹은 웅장함과 광대함으로도 표현
되거나 정의될 수 있다. 신은 인간의 생각 다음 단계로 여겨질 만큼 우리
의 삶과 가까이 있다. 우리는 신의 일부분이자 신 안에서 존재한다. 우리
스스로 존재할 수 있고, 신과 분리되어 있다는 믿음이야말로 인간의 유일
한 죄악이다. 그러한 사고는 인간은 스스로 존재한다는 말과 같다. 신은 한
번도 인간과의 분리를 선언한 바 없는 반면, 인간은 자신들의 인지만으로
그렇게 선언하기도 했는데, 그러한 행위는 어느 면에서는 초월할 수 없는
것이 될 수 있다.
신에 대한 인간의 믿음과 불신이 신에게는 아무런 영향을 미치지 않는다
는 점에서 신은 우리의 믿음에 의지하지 않는다. 따라서 인간에 대한 인간
의 믿음과 불신은 인간에게만 영향을 미칠 뿐이다.
신은 어느 교회나 종교에 소속되어 있지 않다. 신의 무한함과 영광 안에
거하는 사람들의 모임이 교회요 종교이다. '선택된' 인간이 없는 것처럼 어
느 하나만이 종교라는 말은 있을 수 없으며, 완전히 이해할 수 없는 것을
해석하는 유일한 방법도 있을 수 없다. 신의 끝없는 경이로움을 추구하다
보면 우리는 성별, 모습, 국적에 상관없이, 신이 창조한 모든 영혼으로서의
느낌 안에서 신의 '자녀'들임을 알 수 있다. 전체 신의 본질에서 튀어나온
불꽃은 끓어지지 않는 고리로 우리 모두의 내부에 자리잡고 있다. 그 고리
는 우리가 잠시도 떠날 수 없는 존재의 일부분이라는 것을 확인시켜 준다.
신의 피조물 그리고 신의 동조자로서의 우리의 특수성과 위대성을 깨닫
고 인정하는 찬란한 기쁨은 파도처럼 밀려드는 신의 거룩한 사랑의 물결에
빠질 때와 흡사하다.
위대한 자화상
신의 영광 안에서는 '죄와 벌'이라는 감각이 존재하지 않으며, 우리는 무
조건적이고 충만한 사랑을 받고 있다. 또한 완벽하며 전적인 믿음만이 존
재하고 앞으로도 영원히 존재할 것이다.
신의 은총 안에 거하는 진리는 너무나 강력하고 통찰력이 있어서, 신이
부여한 선물(우리가 가장 좋은 상태가 될 수 있도록 배우고, 발전하고, 그
리고 성장하도록 풍부한 기회를 주는 세상에 육체를 가진 생명으로 존재하
는 것)에 대해 거짓말하고, 과장하거나 피하고, 혹은 부인할 수 있는 길은
없다. 신이 인간에게 부여한 인상이라는 선물에는 하나의 조건이 있는데,
바로 보답해야 한다는 것이다.
세상에서 얻은 생명, 소유한 것이나 소속감 혹은 관련성을 언제까지나
가지고 있을 수는 없다. 우리가 가질 수 있는 것이라고는 세상의 경험 중
에서도 우리의 심장을 차지하고 들어앉은 다른 사람들과 나눈 사랑에 대한
기억과 느낌뿐이다. 우리가 영원토록 간직할 수 있는 그것들은 자신과 타
인에 대한 우리의 경험을 풍부하게 해줄 뿐만 아니라 우리에 대한 신의 경
험을 풍부하게 해준다. 그로 인한 기쁨의 크기는 우리가 무엇이 되기 위해
무엇을 했는지에 따라 달라진다.
누군가를 얻고 또 누군가를 잃는다는 것은 누구에게나 어느 정도의 영향
을 미친다. 신의 마음에서 나온 생기들로 우리들은 어떻게든 서로 연결되
어 있기 때문이다. 모든 피조물들은 영혼을 소유하거나 영혼을 부여받는다.
인간의 육체는 그 어떤 피조물보다 더 많은 영혼을 소유하고 있어서, 더
많은 다양성과 도전, 그리고 분쟁에 접할 높은 가능성을 가지고 있다. 그렇
지만 그 밖의 동물, 광물, 식물 그리고 별들도 어느 정도의 지능과 느낌 그
리고 의지력을 가진다. 구조나 형태만 보고 말한다면 부인할 수도 있겠지
만, 창조적 활기는 항상 존재한다.
모든 영혼은 신의 영광 안에서 거룩하며 모든 영혼은 사랑을 받는다.
모든 영혼은 존재의 목적을 가지며, 무엇이든 존재할 이유를 가진다. 영
혼이 부여하는 형태가 어떠하든지 간에 창조 계획에 들어 있는 것인데, 각
각의 영혼은 거대한 계획안에서 해야 할 일과 차지할 위치를 가진다.
모든 영혼은 진화한다. 변하지 않는 것은 하나도 없기 때문에 원래 그대
로 존속하는 것은 하나도 없다. 그 변화가 어떠한 모습으로 나타나든지 간
에.
진화는 방정식처럼 일정한 틀에 따라 전개되는 것이 아니다. 다만 그렇
게 보일 뿐이다.
따라서 창조의 드라마는 창조에 관한 우리의 지각, 그것을 이해하는 능
력의 유무에 제한을 받지 않는다. 창조 드라마는 무서울 정도로 불가사의
하고, 감탄할 정도로 경이롭고, 신비로울 정도로 기적적이고, 모든 것을 태
울 정도의 극단적인 사랑의 행위처럼 아름답다. 그러한 영광을 흘깃 들여
다보는 것만으로, 그러한 영광의 참다운 진리를 아는 것만으로도 깊고 심
원한 영향을 받아, 정신적으로 고양되고 변화를 겪게 된다.
우리는 임사 체험에서 돌아오면서, 서로에게 영향을 미치며, 모든 피조물
은 다른 피조물들과 섞여 있고 관련되어 있기 때문에 창조의 모든 부분에
영향을 미친다는 것을 알게 된다. 소외감과 분열은 그러한 지식을 알려주
는 광채 안에서 녹아 없어진다.
우리는 서로에게 관련되어 있다. 따라서 우리는 '깨어 있으며' 서로가 연
관되어 있음을 알지 않으면 안 된다. 그러한 점을 깨닫고 나서, 그에 걸맞
게 행동해야 한다.
무수한 타인들과 관련되어 있지만 우리의 선택, 의지, 모든 행위와 결과
그리고 영향에 대해서는 각자가 책임을 진다. 완벽한 존재를 위해 가지는
책임성은 겸손할 뿐만 아니라 자유롭고도 자극적이다. 또한 높은 모험성을
수반한다.
이 세상에 살면서 우리가 가지는 가장 큰 두려움은 우리에게 무슨 일이
벌어질 것인가가 아니라, 우리가 자아를 발견하고 나서 무엇을 해야 하는
가이다.
우선 순위와 가치관
우리는 단지 존재한다는 이유만으로 신을 찬양한다.
삶에 대한 우리의 사명과 목적은 살아가면서 저절로 드러난다. 그것은
미리 알아야 할 것이 아니라, 우리가 충분히 받아들일 자세가 되었을 때
나타나는, 우리가 따르거나 수긍하거나 혹은 수용하는 '진실'의 명령이다.
우리를 신이나 완전함에 안내하는 것은 매우 중요하다. 그리고 그로 말
미암은 것들은 사랑, 자비, 인내, 기쁨, 믿음, 지혜, 지식, 치유, 웃음, 봉사,
친절, 노력, 천부적 재능, 헌신, 축복, 관용, 용서, 명상, 기도, 자아 존중, 행
복, 하모니, 멜로디, 만족감이다.
따라서 긍정적이고 인생을 존중하는 태도는 바람직하다.
그렇지만 부정적인 것은 바람직하지 않다.
두려움은 우리를 위험으로부터 보호해 준다는 점에서 긍정적이다. 두려
움은 주의와 분별, 구별할 수 있는 능력을 높여준다. 그러나 우리를 마비시
키거나 무력화시키고 혹은 제한시켜 질식시킨다는 점에서 두려움은 부정적
이다.
분노는 우리에게 동기를 심어주어 놀라운 성과를 거두도록 자극을 준다
는 점에서는 긍정적이다. 분노는 또한 창조력, 극적 전환, 내면 정화 그리
고 진실성을 높여준다. 영혼 깊숙이 참았거나 억제되어 있던 열화와 같은
그 무언가의 흐름을 타고 자아 표출이 있을 수 있다는 점에서 분노는 부정
적이다.
인생의 우선 순위는 우리가 내리는 선택, 태도와 개성 그리고 부여된 능
력에 의해 결정된다. 실제로, 우리가 관심이 가는 곳이 바로 에너지를 쏟아
야 할 곳이다.
우리는 보이는 것이 아닌 믿음으로 걸어간다.
우리는 노력이 아닌 은혜로 살아간다.
우리는 시간과 공간이 아닌 사랑 안에서 존재한다.
하찮은 세상
지금까지 나는 임사 체험에서 떠오른 수많은 메시지 중에서 그 내용이
일치하는 것들만을 소개했다. 희망적으로 말한다면, 나는 이로 인해 독자
여러분들이 보다 폭넓은 인생관을 가질 것으로 믿는다. 여기에서는 어떠한
'복음'도 전할 의도는 없다. 다만 수백만 개의 합창곡 중에서 새로운 곡을
하나 선택하여 부르는 지혜와 같다 고나 할까.
많은 임사 체험자들은 "하찮은 일로 너무 고민하지 마세요"라면서 "세상
은 하찮은 것이에요"라고 덧붙인다(임사 체험자 중에서 세상을 우습게 여
기는 사람이 많다).
나는 인터뷰를 하면서 그저 반응만을 보기 위해 지엽적인 질문을 던지기
도 했다. 자살에 관한 질문에, 거의 모든 사람들이 자살은 좋지 않다고 하
면서도, 인공적인 방법으로 생명을 연장하는 것도 바람직하지 않다고 주저
없이 대답했다. 낙태에 관한 질문에는, 4분의 3이 반대 의사를 표명했다.
응답자들은 여성의 낙태 선택을 존중한다면서도, 아기를 낳든 낙태를 하든
적절한 카운슬링과 대안을 통해서 신이 부여한 생명을 존중하고 영예롭게
할 수 있는 방법이 있다고 느끼고 있었다.
독자 여러분이 예상하는 대로, 임사 체험자들은 대부분 '살고자 하는 욕
망'을 지지한다.
그리고 대부분은 살아가면서 부딪히는 고통의 주요 원인은 그들의 사고
와 태도 그리고 믿음이라고 주장한다. 그들은 비난보다는 개인적인 책임을,
복수보다는 갈등 해소를 오만한 위협이나 요구보다는 창조적인 문제 해결
을 강조한다. 그들은 다양성에 보다 여유를 보이며, 모호함과 변화에 보다
큰 관용을 보인다.
그들의 대부분은 영혼의 능력으로서 정신적 능력을 받아들이는데, 그러
한 능력이 생활을 풍족하게 하며, 시간과 돈을 절약하게 하고 인간 관계에
도움을 주는 것으로 느낀다. 과학은 우주의 99퍼센트가 인간인 우리의 감
각으로는 보이지 않거나 혹은 초월적 존재임을 증명한 상태이기 때문에,
이러한 영적인 '특별한 능력'이 전자기 스펙트럼에 더 가까이 나아가는, 특
이한 분야를 넓힐 수 있는 방법으로 여겨진다.
임사 체험자들이 자주 미소를 지으면서 포옹하기를 좋아한다는 것은 사
실이다. 포악한 시간의 통제로부터 벗어날 수 있다면 그렇지 않을 사람이
어디 있겠는가?
13장 삶에서의 적응
사경을 헤맨 성인 경험자의 3분의 1 가량은 임사 체험을 한다. 어린이의
경우는 그 비율이 무려 75퍼센트나 된다! 그러한 수치 속에 포함되는 모든
임사 체험자들은 있음직하거나 그렇지 않은 인생의 도전을 겪게 된다.
랜즈의 시애틀 지부자인 킴벌리 클라크 샤프(사회사업학 석사)는 임사
체험자이자 사회사업가로서 1천 명 이상의 임사 체험자나 병원의 중환자실
과 암병동의 환자들과 인터뷰를 하고, 미주리 주 세인트루이스에서 열린
북미 랜즈회의에서 전문 의료진을 위한 조정 기술을 발표했다.
그녀의 허락을 받아 그 내용의 일부를 다음과 같이 소개하고자 한다. 독
자 여러분에게 많은 도움이 되는 놀라운 방법이라고 생각한다.
심폐소생
포기하기보다는 환자가 임사 체험을 하고 있다고 가정하라. 비록 환자가
의식을 잃은 상태에 있다 하더라도 사람이 하는 말은 알아들을 것이다.
육체 이탈 상태에서는 혼란에 빠진다. 따라서 날짜와 시간, 환자의 위치,
환자의 이름 그리고 환자의 육신에 관련된 모든 조치들에 대해서 말해 주
도록 한다.
심폐소생 중 환자에게 계속해서 말을 건다. 나중에 의식이 돌아온 환자
중에서 주위에 있었던 사람들의 마음을 '읽었거나' 자신의 육신에 취해지는
조치에 관한 주변 사람들의 생각을 '들었다'고 말하는 경우가 많다. 육체
이탈을 끝내고 자신의 몸안으로 들어올 수 있도록, 환자의 신체 부위를 부
드럽게 만지면서 그 부분이 무엇인지 소리 내어 말해 주도록 한다. 단도직
입적으로 말하면, 육체적인 접촉은 환자가 자신의 몸안으로 되돌아오도록
하는 '등대'같은 역할을 한다.
의식을 완전히 잃은 환자의 경우
위에서 설명한 방법을 사용한다. 환자의 지금 위치를 밝히고 신체 부위
의 명칭을 말하면서 가볍게 손으로 문지른다.
자상하게 환자에게 자신을 소개하면서, 지금 자신이 무슨 행동을 하고
있는지를 말해 준다.
환자에게 임사 체험에 관한 말을 들려준다. 지금 벌어지고 있는 현상이
정상적인 것이라고 안심시켜 주면서 임사 체험의 몇 가지 요소들을 간단히
언급한다. 이러한 방법을 사용하면 환자가 소생하는 경우 임사 체험을 증
명할 수도 있을 것이다.
말할 수 없지만 의식이 있는 환자의 경우
산소 호흡기를 쓰고 있거나 움직이지 못하는 환자에게는 공손하게 자신
을 소개하고 자신의 행동 목적을 말해 준다. 임사 현상의 보편적인 요소들
에 관해 말해 주고, 그러한 경험이 정상임을 확인시켜 준다. 손을 쥐거나
머리를 끄덕이는 식으로 대화하자는 제의하고, 혹시 임사 요소를 기억하는
지 물어본다.
환자가 그 경험을 말로 들려줄 수 있게 될 정도로 회복이 되면 다시 찾
아오겠다고 약속하고, 그럴 수 없는 경우나 환자가 원하면, 다른 사람이 그
의 체험담을 와서 들을 것이라고 말해 준다.
의식을 회복하고 말할 수 있는 환자의 경우
환자에게 자신을 소개한다 환자의 눈을 쳐다보면서 관심을 집중한다.
심폐소생 중 혹은 사경을 헤맬 때 비정상적이거나 특이한 현상이 환자에
게 발생했는지를 물어본다. 환자가 망설이거나 말을 더듬고, 공포에 질려
눈물을 보이고, '아' '오' '음' 같은 감탄사를 사용하면 환자가 임사를 체험
했을 가능성이 높다.
환자에게 임사 체험을 표현해 달라는 말로 인터뷰를 시작한다. 그 내용
을 판단하겠다는 생각을 가져서는 안 된다. 자신과 자신의 가치관에 대해
서 솔직해져야 한다. 환자를 돕는 자세를 취해서는 안 된다. 임사 체험자들
은 매우 민감하며, 단지 시선을 던지는 것만으로도 상대방에 대해서 많은
것을 알게 된다. 환자가 조금이라도 불편한 기색을 보이면 즉시 인터뷰를
중단한다.
환자에게 압박을 가하거나 증명하겠다는 자세를 버린다. 환자가 원하는
경우에만 그저 그의 체험을 듣고 싶을 뿐이라는 의사를 밝힌다. 환자가 자
신의 체험을 중요하게 생각하지 않거나 믿지 않을 때는 환자의 말을 수용
하도록 한다. 환자가 임사 체험을 회복과 정상적인 생활에 응용할 수 있도
록 하는 계획을 마련하기 시작한다.
정서적인 지원과 임사 현상에 관한 더 많은 정보를 얻을 수 있는 적절한
자료를 환자에게 알려준다.
회복된 환자가, 자신이 그런 경험을 했다는 사실에 혹은 임사 체험의 차
원에 머물지 못하고 회복된 것에 우울해하거나 분노하는 경우가 흔하다.
'천국에서 추방되었다'는 반응을 가지거나 혹은 '지옥에서 구원받았다'는 큰
위안을 느끼기도 한다. 또한 예외 없이 놀라움과 당혹감이 수반된다. 경험
이 사실이었을까? 어떤 의미가 있는 것인가? 왜 이런 일이 발생한 거지?
다른 사람들이 믿어줄까? 등등.
대답이 있을 리 없는 수만 가지 의문이 끊이지 않는다. 따라서 환자와
마음이 통할 수 있는, 말을 들어줄 사람이 필요하다. 체험자는 말할 필요가
있다. 또한 체험자는 임사 현상에 관한 정보를, 그것도 많이 접할 필요가
있다.
어린이들은 보통 성인 체험자와 같은 정도의 경험 혹은 그 이하의 경험
을 하는데. 여파는 비슷하게 겪는다. 그러나 의사소통 방법면에서는 어린이
와 성인 체험자사이에 큰 차이가 있다. 어린이들은 자신이 어떤 일을 겪었
는지 말로 제대로 표현하지 못하는 경우가 대부분이며, 곤혹스러움이나 분
노 혹은 기쁨을 설명하지 못한다. 어린이의 경우 자신들의 경험을 충분히
설명하기 까지는 몇 년을 더 기다려야 한다는 점에서 신뢰성에 문제가 있
을 수 있다. 말보다는 그림으로 체험을 표현토록 하는 것은 흥미를 유발할
뿐만 아니라 치료에도 도움이 된다. 몸으로 연기하게 하거나 인형을 사용
하는 것도 도움을 준다.
그렇지만 임사 체험자와 관련 있는 사람들이 주의해야 할 것이 있다. 체
험자들이 타인의 도움을 원치 않을 수도 있다는 점이다.
그들에게 필요한 도움이 얼마든지 간에, 제의한 도움이 거절될 수도 있
다. 임사를 체험한 지 3년 안에 분별력 있고 명쾌하게 자신이 처한 상황을
적절하게 판단하는 체험자를 만난 적이 없다(나도 예외가 아니다).
자신의 상황을 스스로 처리할 수 있다고 확신하는 체험자에게는 도움을
줄 수 없다.
때로는 인내심이 최고의 선택일 수도 있다. 시간이 해결의 열쇠가 될 수
도 있다. 임사 체험자들은 거의 언젠가는 도움을 필요로 하지만, 그렇다고
항상 도움이 받아들여지는 것은 아니고 또 환영받는 것도 아니다.
임사 체험자에게 가장 많이 나타나는 부정적인 반응
분노-다시 살아나서 임사 중 있었던 곳에 있을 수 없다는 것에서 비롯한
다.
죄책감-세상에 남은 사랑하는 사람들을 그리워하지도 않았고 관심도 없
었다는 점에서 생긴다.
실망-육체 속에 다시 갇혀 숨을 쉬고, 음식을 먹고 그리고 화장실을 사
용해야 한다는 점에서 비롯된다.
공포-경험이 무섭고 지옥 같으며 혹은 불쾌한 경우에 생긴다.
기막힘-말을 하고 싶은데 할 수 없거나 두려울 때 생긴다.
우울증-전의 삶으로 돌아와, 자신에게 벌어진 일이 무엇이었는지 상관없
이 정상적으로 살아가야 한다는 점에서 비롯한다.
임사 체험자에게 가장 많이 나타나는 긍정적인 반응
황홀경-임사 중에 목격한 것들의 경이로움, 아름다움 그리고 영광스러움
에서 비롯된다.
감동-기적을 경험했다는 특권 의식에서 생긴다.
감사-기적 같은 일이 자신에게 일어났다는 점에서 생긴다.
경이로움-표현할 수 있는 적절한 단어가 없을 정도이다.
복고주의-죽음, 신 그리고 사랑의 능력에 대해서 타인에게 전하지 않고
서는 견딜 수 없는 욕망이 생긴다.
겸손-임사 체험의 광대함 그리고 그 경험에서 있을 수 있는 임사에 의해
서 생긴다.
임사 체험을 겪은 사람들은 그 사실을 말하고 싶어하고, 죽음이란 단지
육체의 상실만을 의미하는 것 이상은 아니며, 또한 신은 존재하며 사랑이
란 신이 계시한 명령임을 언급하고 싶어한다. 그리고 가장 높은 차원에서
들려준 소식에 환희의 비명을 지르고 싶어하며 헛된 것에 빠진 세상을 깨
우쳐 주고 싶어한다. 신은 실재하고 생명은 진행형이며 결코 종착역이 없
다. 그리고 삶에는 그만한 가치가 있는 것이다. 생명은 다차원적이고, 우리
의 오해와 어리석으며 맹목적인 믿음이라는 편견에 의해 제약을 받을 뿐이
다. 임사 체험자는 바로 그러한 사실을 말하고 싶어하고, 말할 필요가 있
다.
그것이 흥미롭든 흥미롭지 않든 누가 체험자들을 침묵시키는지 모르겠
다. 내 경험을 예로 들어보자.
나는 어느 토요일 편지 한 통을 보내기 위해 버지니아 폴스처치에 있는
우체국으로 차를 몰았다. 편지를 부치고 우체국을 나와 차로 돌아왔을 때,
여지껏 본 누구보다도 키가 크고, 또 키만큼이나 옆으로 몸집이 퍼진 거인
이 길을 막고 서 있었다. 그 남자는 팔을 벌리고 큰 소리로 외쳤다.
"당신의 몸이 하얗게 빛나고 있습니다. 저는 그 의미를 알고 있답니다.
당신은 신의 메신저이고, 신의 말씀을 전하기 위해 이곳에 오신 겁니다."
나는 그 자리에 얼어붙은 채 그의 말을 들었다. 혹시 그가 내가 알지 못
하는 어떤 것을 알고 있는 것은 아닐까 하는 의문이 들 때까지 그는 몇 분
동안 말을 계속했다. 그가 말을 마치고 주변에 모인 사람들이 흩어지고 나
서, 그는 자신이 '부활'한 그리스도이며, 내가 사명을 완수하는 데 도움을
줄 수 있도록 나로부터 신의 메시지를 들어야 한다고 역설했다.
내가 당황하며 임사 체험에 대해서 몇 마디를 한 순간 그는 다시 눈을
크게 뜨고 고함과 비명을 지르기 시작했다.
"오, 나의 하나님. 여인이여, 나는 당신이 그런 사람이란 것을 알고 있답
니다. 당신은 선택된 사람입니다. 제발 나에게 하나님의 메시지를 전해 주
십시오. 나는 당신을 아주 유명하고 부유하게 만들 수 있습니다. 세상 사람
들 모두 당신을 알기 시작했습니다."
말할 필요 없이 나는 입을 꽉 다물고 뛰었다. 그의 격렬한 선언이 그 다
음날에는 나를 하루 종일 웃게 만들었지만, 그 당시에는 무척이나 무서웠
다. 그는 나를 성자로 보았지만 나는 그렇지 않았다.
나의 냉담한 태도는 떠벌리며 말을 하는 것만치 효력을 발휘했다.
처음으로 나와 같은 사람들을 찾아다니는 동안, 나는 미네소타 위노아에
사는 한 심리학자로부터 자신의 지역을 찾아와 주었으면 한다는 부탁을 들
었다. 그는 사람들을 모아 내가 말할 수 있는 기회를 마련해 주었다. 두 번
째의 임사 체험을 설명할 때, 나를 정면으로 보고 있던 목사가 갑자기 몸
을 일으키더니 소리를 질러댔다.
"당신은 아직 어린 양의 보혈로 죄를 씻어내지 못했습니다!"
그는 문을 박차고 나갔고 청중의 반도 그의 뒤를 따랐다. 목사의 기분이
어떠하리라는 것을 정확히 알고 있던 나는 물론 그와 다른 사람들이 그 방
을 떠날 권리가 있다고 분명히 말해 주었다. 세 번에 걸친 임사 체험이 발
생했을 때, 나 스스로도 그 사실을 믿을 수 없지 않았던가.
내가 남아 있는 청중을 대상으로 연설을 끝내자 한 사람이 다가와 말을
걸었다.
"목사님이 구태여 그런 태도를 보일 필요는 없었습니다. 당신은 그 분의
가장 예민한 부분을 건드린 것이 틀림없습니다. 그러나 당신은 내 생애 최
고로 감격적인 메시지를 들려주었습니다."
임사 체험자뿐만 아니라 그와 비슷한 변화를 거친 사람들은 영적인 일에
더욱 많은 관심을 기울인다. 그리고 그것은 사실이다! 그러나 그런 사실을
공개적으로 말하고자 하는 사람은 없다. 그런 이중적인 태도를 취한다고
해서 그들을 비난할 수는 없다. 영적인 세계를 완벽하게 이해한다는 것은
항상 가능하지도 않을 뿐만 아니라 심지어 바람직하지 않을 때도 있다. 마
케팅 전략이나 텔레비전 토크쇼 같은 방법으로는 그들에게 필요한 도움을
구별하기가 힘들다. 요즘에는 영적주의나 영적 능력에 관한 좋은 자료들을
쉽게 많이 얻을 수 있으나, 도움을 주지 못하는 쓰레기 같은 자료들이 많
이 있다. 매우 중요하면서도 사람들 입에 별로 오르내리지 않는 문제이기
때문에, 심령 작용에 대해서 내 생각을 피력하고자 한다.
비록 여러 가지 다른 능력과 출현으로 보이기는 하지만, 내 경험에 의하
면, 영적주의는 하나의 메커니즘(누구에게나 있는 능력의 확장)을 다르게
표현한 것에 불과하다. 그것은 발전과 지도 그리고 제어할 수 있는 기본적
인 능력으로 작용한다. 원하면 기술이라는 단어로 불러도 좋다. 다른 기술
과 다름없이 무시되기도 하고, 또한 있는 그대로 사용되기도 하며, 연습으
로 강화되고 향상되기도 하며, 태어날 때부터 완벽한 재능으로 드러나기도
한다.
피아노를 예로 들어보면, 때로는 비상한 재주를 가진 아이가 태어나기도
한다. 그러나 대부분의 경우에는 찹스틱(둘째 손가락으로 연주하는 간단한
왈츠곡)을 익히고, 그러고 나서 수년에 걸친 치열한 연습을 거치고 나서야
협주곡을 익히기 시작한다.
기술면에서는 영적인 능력이 피아노 치는 것과 다를 바 없다. 그렇지만
영적 능력은 모호하고 포착하기 힘들며 눈에 보이는 실제적인 결과보다는
미신이나 무지에 의해 결정되는 것으로 비쳐진다는 점에서, 그 영향을 쉽
게 파악할 수 없고 또 예상할 수도 없다. 영적인 세계는 사람들에게 진지
하게 보다는 조롱거리로 따돌림을 받는 경우가 보통이지만, 이 세상의 그
무엇도 가볍게 여기지 않는다. 영적인 세계는 긍정적으로보다는 부정적으
로 비쳐지고, 또한 영매들은 명망 있는 전문가들보다 더 많은 비난을 받는
다.
어쩌면 우리는 영매에게 지나치게 많은 것을 기대하는지도 모른다. 우리
는 무언가 중요하지 않고 따분한 것들은 마술이나 마법으로 간주해 왔다.
예상했던 응답을 듣는 경우에 우리는 그것을 확증이라 부르고, 예상치 못
한 응답은 계시라고 부른다. 사실로 드러나는 예언은 우리를 흥분시키지만,
그렇지 않은 것은 금방 잊혀진다. 저 세상에서 온 존재가 우리 앞에 느닷
없이 나타나면, 우리가 가시적이고 비가시적인 모든 형태의 현상들에 관심
을 가졌다는 사실을 까맣게 망각한 채 충격을 받고 놀라게 된다. 일부의
경우에서 알 수 있듯 육체를 가지지 않았거나 빛의 존재를 환영하는 것은
그리 잇아한 일이 아니다. 인간은 본질적으로 전자감응적이며 그리고 태어
날 때부터 시그널의 송수신 기능을 가지고 있다. 따라서 보다 차원이 높고
빠른 주파수에 민감한 사람에게 '영매'라는 명칭이 붙는 것은 당연하다.
균형적이고 건강한 생활 패턴을 깨뜨리면서까지 영적 능력을 개발하는
것은 현명한 처사가 아니다. 영적주의에 대한 주의의 말이 이처럼 많은 이
유는 영적 능력의 오용과 남용의 위험성이 그만큼 크기 때문이다.
영적 능력은 쉽게 왜곡될 수 있지만, 삶을 활기차게 하고 풍요롭게 하도
록 도움을 주고 건설적인 능력으로 선용할 수도 있다. 영적 능력은 본질적
인 잣대로는 긍정적이거나 부정적, 파괴적이거나 건설적, 혹은 영적이거나
사탄적이라고 판단할 수 없다. 그것은 그저 보여지는 능력 그대로일 뿐이
다. 그것이 사용되는 방법과 목적이 그 가치를 결정한다.
우리가 존재함으로써 자연스럽게 따라붙는 능력의 연장으로서의 영적 능
력은 놀랍고 '특별한' 능력을 제공한다. 그러한 영적 능력을 확장시키면 천
부적인 자질과 같은 능력이 되며 또한 영적 훈련의 소중한 구성 요소가 될
수 있다. 영매라는 단어를 해석하면 참다운 영혼의 능력, 신이 자녀에게 준
선물의 일부분이라는 추론이 가능하다.
영적 능력에 잘못된 점은 하나도 없다. 불가사의한 것도 아니고, 비정상
적인 것도 아니며 비과학적인 것도 아니다. 그리고 황금 문을 열 수 있는
열쇠는 더더욱 아니다. 마법도 개입되지 않은 그저 기술에 불과하다.
스위스의 저명한 심리학자 칼 구스타프 융은 말년의 영적 분야에 대한
경험을 '내가 가졌던 모든 철학을 무색하게 한 위대한 경험이었으며, 그로
인해 새로운 심리학적 견해를 정립할 수 있었다'고 피력한 바 있었다. 그후
융은 그 문제와 씨름하며 여생을 보내게 된다.
영매 중에서도 가장 성공적으로 그리고 오랫동안 사회에 봉사했다는 명
성을 들은 사람들의 대부분은 적어도 한 번은 (여러 번 겪은 사람도 있다)
임사 체험을 했다.
대부분의 성직자들이 신학 교육을 받는 동안 영적 현상과 영적 능력을
제어하기 위해 호흡법을 훈련한다는 사실은 흥미롭다. 그렇지만 그들은 교
회 신도들에게 그런 사실을 입도 벙긋하지 않을 뿐만 아니라, 필요로 하는
사람들에게 그런 기술을 전수하지도 않는다. 다수의 사람들은 영적 능력이
영적 성장의 자연스런 구성 요소이며 긴급시에 사용될 수 있음을 인정하기
보다는 무조건 배척하는 경향이 있다.
나는 신비로운 룬 캐스팅(마룻바닥에 앉아 돌멩이를 던져 점을 치는 행
위)에 몰두함으로써 그런 딜레마를 스스로 극복했다. 내가 경험한 이 같은
고대의 예언 예술은 여성적이며, 형식이나 형태가 없는 음의 자유스러움이
었다. 예증적이고 운동에너지에 근본을 두고 있기 때문인지, 이런 여성적인
방법은 사용면에서나 접근할 수 있는 정보의 영역면에서나 제한을 받지 않
는다. 정해진 미래란 없기 때문에 점을 치는 행위는 시간 낭비에 불과하다.
그렇지만 룬 캐스팅은 사실상 객관적이고도 공평하게 자신의 잠재 의식과
봉사하는 정신으로 들어가는 방법이다. 그 의식은 상승 작용적이거나 전체
두뇌 발전을 자극한다. 그러면서도 재미있다. 네 살로 돌아가 신성한 '놀이'
를 즐길 수 있다.
따라서 룬 캐스팅은 임사 체험을 세 번이나 겪은 나의 두뇌를 재훈련시
키는 방법이 되었다. 그 방법은 명백한 형태의 가치와 이 세상에서의 경이
로움에 다시 눈을 돌리게 하면서, 내가 가지고 있는 확장된 능력이 안정적
이고 확고하도록 도와주었다. 나는 감사하는 마음과 그 기술을 널리 알리
기 위한 방법으로 '룬의 마법적인 언어'라는 책을 저술했다. 그 책의 공저
자인 바바라 핸드클라우가 새롭게 이름을 붙이고 그보다 증보된 책을 쓰라
고 권하는 바람에 새 책을 써서 '여신 룬'이라는 제목을 붙였다.
여러분이 나처럼 새롭거나 신장된 영적인 능력을 개발하거나 표현하거
나, 혹은 전혀 다른 방법을 택하든지 간에 상관없이, 그것은 우리의 기술을
관리할 수단을 선택하는 데 도움을 준다. 따라서 룬 캐스팅을 공부하고 컨
트롤하며 이해하도록 하자. 나에게는 경이로운 신의 선물이자 일상생활에
서 실질적인 부속물로 확장된 능력을 발견했다. 누구라도 원하기만 하면,
또한 그렇게 되기 위한 적절한 노력을 할 의향이 있다면, 나와 비슷할 정
도의 능력을 개발할 수 있다.
그렇지만 여기에서 기억해야 할 것이 있다. 임사 체험자들이 보다 보편
적인 각성의 단계로 의식을 발전시킨다고 해서 각자 나름대로의 개성을 상
실하는 것이 아니다. 만일 그러한 일이 발생하면, 각자에게 주어진 특징들
은 더욱 뚜렷해지고 분명해진다. 이러한 현상은 장점도 될 수 있고 약점도
될 수 있다. 이로 인해, 경험자는 처신하는 데 있어서 어려움을 겪거나 명
쾌하지 않아 혼돈을 겪게 된다.
임사 체험의 차원에서 지상의 삶으로 돌아오기까지에는 시간과 인내가
필요하다. 지상에서의 평범한 삶으로의 복귀 과정에 도움을 주는 방법으로
다음 다섯 개 사항을 추천하고자 한다. 나이를 불문하고 어떤 임사 체험자
라도 당장 실시할 수 있는 방법들이다.
1.관심을 표명하는, 감정이 서로 통하는 청취자의 적극적인 참여가 필요
하다. 체험자에게 말할 수 있는 시간을 충분히 주도록 한다. 체험자가 어릴
경우에는 그림을 그리도록 하거나, 몸으로 표현해 보라고 하고, 그렇지 않
으면 옛날 이야기하듯 말하도록 권한다. 학교에 다니는 어린이인 경우에는
반드시 담임 선생님에게 통보하도록 한다. 어린이와의 관계가 솔직해질 수
있도록 선생님에게 임사 체험에 대한 공부를 하도록 권한다.
2.체험자들이 정상적인 삶으로 돌아오도록 하는 데 압력을 가하지 않는
다. 그들이 편안한 마음가짐을 가지도록 하고 얼마 동안 그들이 과거와 같
은 사람이 될 것으로는 기대하지 말고, 또한 생활 방식에서 급작스럽거나
비정상적인 변화가 있더라도 너무 놀라지 않도록 한다.
3.수치심, 조롱, 죄의식 없이 마음대로 생각하고 질문을 던지도록 한다.
체험자의 다수는 지식에 상당히 목말라하기 때문에, 강의를 듣거나 공부를
하거나 실험을 하거나 혹은 탐구하도록 권한다.
4.민감 요법이라도 체험자에게 도움을 주를 치료라면 지원토록 한다. 체
험자끼리 집단으로 치료하는 것이 이상적이기는 하지만, 명확성과 피드백
을 제공하기 위한 전문가와 관심을 가진 외부인이 참석하는 것이 바람직하
다. 체험자들에게는 다른 사람들의 견해와 의견도 필요하지만, 그렇다고 다
른 사람들의 생각에 지대한 영향을 받을 정도가 되어서는 안 된다.
5.임사 현상과 그 여파에 관한 정보를 가급적 많이 얻도록 한다. 여기에
는 과학적인 발견, 개인적인 이야기, 책 그리고 논문도 포함된다.
임사 체험자가 자신이 겪은 경험에 대한 느낌과 관심이 정상적이고 당연
한 증상임을 빨리 깨달을수록, 여파를 그만큼 빨리 인정하고, 그만큼 쉽게
그 경험을 자신의 것으로 소화할 수 있다.
나는 임사 체험자가 그 경험을 자신의 것으로 소화하는 데 평균 7년이란
세월을 필요로 한다는 사실을 알게 되었다. 어린이의 경우에도 마찬가지였
다.
그 기간동안 겉으로는 완전히 일상에 적응한 것처럼 보이지만 사실은 그
렇데 되는 경우가 드물다. 그들의 주장과 행동이 어떠하든지간에, 체험 후
처음 7년 간은 소외되어 살아간다. 가족과 친구들은 그런 사실을 인식하지
만 체험자들은 대개 인식하지 못한다.
그 7년 중 처음 3년은 매우 도전적이고 관심을 끄는 기간인데, 다른 사
람들이 이유를 알 수 없을 정도로 체험자는 방향 감각을 상실하고 혼란스
러워한다. 주변 사람들이 뜨거운 사랑과 무한한 정성으로 대해도 체험자의
행동은 자신의 주변으로만 쏠리며 모든 것을 새롭게 인식한다. 그리고 세
상 사람들이 포기하거나 무시하는 행동과 생각에 쉽게 빠져 들어간다. 스
케줄 따위는 중요하지 않게 여긴다. 그래서 이기적이고 비합리적인 사람으
로 보여지기도 한다. 전에 가졌던 목적이나 흥미에 대해 관심이 줄어들거
나 없어진다. 그들의 관심은 새로운 경험이자, 모든 것에 대한 배움이며,
'하늘의 계시'라 느껴지는 것을 따르는 것이다. 따라서 본의와는 상관없이
남을 공격하거나 모욕을 주는 것으로 비쳐지고, 열광자 혹은 지나친 몽상
가로 오인되기도 한다.
체험 후 4년째쯤 접어들면, 체험자는 보통 행동에서 급격한 변화를 보이
기 시작하여 사태를 보다 쉽게 처리할 수 있게 된다. 마치 다른 사람도 존
재한다는 사시로가 다른 사람의 도움을 구하는 지혜를 마침내 발견하는 것
같다. 이 기간에는 사회와 일에 대한 압박감을 느끼고 생활 방식을 예민하
게 인식하고 따르게 된다. 과거의 목적과 관심이 표면으로 부상할 수도 있
지만, 전과는 다른 우선 순위로 가치관을 가지게 된다. 여전히 소외되어 있
기는 하지만 세상과 더욱 관련을 맺으려 하며, 인간 관계에 더욱 민감해진
다.
보통의 체험자가 참다운 이해력과 분별력을 회복하고, 지상의 삶에서 편
안함을 느끼기까지에는 7년이라는 (더 걸리는 경우도 있다) 세월이 꼬박
걸린다. 7년이란 세월을 기준점으로 삼는다면, 그 전과 후에는 큰 차이가
있다. 체험자가 그 변화를 인식하는 경우가 보통이고, 자신이 그 동안 얼마
나 사회로부터 유리되어 있었는지에 놀라게 된다. 변하지 않는 사람(전혀
적응하지 못하는 일부 체험자)도 없지 않지만, 대부분의 체험자는 임사 체
험 후 7년이 흐른 후 자신과 자신의 생활이 얼마나 정상으로 돌아왔는지를
인식하면서 놀라고 경우에 따라서는 즐거워한다.
임사 체험이 여파가 쇠약해지는가에 대해서 의문이 들기는 하지만, 시간
이 흐르면서 변하는 것만은 틀림없다. 나 자신 그리고 나와 같은 사람에게
서 발견한 큰 변화는 체험한 지 7년 후에 명확성, 분별력 그리고 귀중하게
생각하게 된 소중한 재능들이 돌아온다는 사실이다.
적응은 시간을 필요로 한다. 그 과정을 단축시키기 위해 아무리 노력하
고, 그리고 모든 것이 제어할 수 있는 상태인 것처럼 위장해도, 체험자는
여전히 임사 체험의 여파 가운데 있다. 아무리 지극 정성으로 이해하고 도
와주려고 해도, 7년이란 세월을 극복할 수 있는 지름길은 없는 것 같다. 절
대적으로 시간은 필요하다.
그러나 처음 7년간의 도전에는 흥미 있는 부작용이 따른다. 이 세월이
흐르고 나면, 체험자가 얼마나 성공적으로 적응했느냐에 따라, 생활은 눈에
띄게 달라진다. 마치 체험자가 생명의 자연스런 리듬, 계절의 순환과 동시
성의 흐름, 그리고 적절한 순간에 일치시키는 것과 흡사하다. 건강도 태도
도 좋아진다. 그때부터 체험자가 순조롭고 바쁜 생활을 하면서 기적이 일
상사가 된다. 그전에는 그런 일이 없었다는 의미는 아니다.
임사 체험 발생 시에는 체험자의 내면에 잠재되어 있던 것이라면 무엇이
든지 간에 신장시키고, 증폭시키며 촉진하는 증상을 발견했다. 나는 바로
그 점을 주시하면서 그 현상이 끝났을 때에 가장 많이 발생하는 긍정적,
부정적인 적응들을 다음과 같이 나열하고자 한다.
부정적인 적응
초기의 혼란과 방향 감각의 실종-무슨 일이 벌어진 것인가? 나의 본능은
믿을 수 있는 것인가? 나 스스로를 신뢰할 수 있는가?
타인의 무신경과 비협조적인 태도에 대한 실망-누구에게 말을 걸고 그리
고 무엇을 말할 것인가? 갈 곳은 어디인가?
우울증과 무기력함-이 경험을 인생에 적용할 수 있을까? 진정으로 관심
을 기울여 줄 사람은 누구일까? 경험을 생활에 완전히 소화하려는 노력이
그만한 가치는 있는 것일까?
타인에 대한 위협적인 태도-어떻게 하면 이 경험을 생활에 적용시킬 수
있을까? 타인에게 겁을 주지 않으면서 내가 알고 있는 바를 어떻게 전할
수 있을까? 인간 관계는 어떻게 다시 성립시킬 것인가?
오만하고 냉정한 태도-나에게는 다른 사람과 친해질 수 있는 능력이 있
는가? 오해 없이 어떻게 나를 소개할 수 있을까?
박식하게 보이려는 증상-어떻게 하면 내가 하는 일을 내가 보다 잘 알고
있다는 사실을 알릴 수 있을까? 사람들은 왜 협조적이기보다는 경쟁적일
까? 왜 나는 보이지 않는 힘에 의해 조종되고 있다고 느끼는 것일까?
긍정적인 적응
조건 없는 사랑과 너그러움-여전히 타인들과 친밀함을 유지하지만 인간
관계에서 필요한 자아 중심적인 역할을 더 이상 필요로 하지 않다.
자연스러움과 초연함 그리고 천진성-다른 사람들과 더 잘 어울리고 인간
관계에 융통성이 있다. 보다 행복하고 즐거우며 자연스럽다.
현재에 대한 탁월한 감각-우선 순위와 가치관에 변화가 일어난다. 인생
에서 중요하고 그렇지 않은 것을 알게 된다.
예민한 감각과 타인에 대한 무한한 관심-가능하고 가능하지 않은 일을
깨닫게 된다. 정신력의 보이지 않는 효과, 에너지 진동 그리고 정신력의 힘
에 대해 민감하다.
넓어지는 세계관과 걱정, 두려움의 실종-죽음을 더 이상 두려워하지 않
으며 다양성에 관대하다. 미지에 대한 도전과 변화에 보다 관대하고 편안
해진다.
영혼의 정체성-더 이상 종교적인 교리에 구속받지 않는다. 삶의 성스러
움과 개인적인 책임감, 의무감을 깨닫고 그에 공감한다.
신의 현실성과 존재의 수용-신의 현실성, 영적인 존재로서의 인간의 신
성 그리고 모든 창조 내면과 이면에 잠재되어 있는 이유와 목적을 확신한
다.
버클리 카터 밀스의 아들은 신이 진짜로 존재하며, 자신이 신에게 귀중
한 존재라는 사실을 알고 있었기 때문에 죽음에 대한 공포 없이 성장할 수
있었다. 그 젊은이는 밝고, 생기가 넘치며, 지헤롭고, 거기다가 호기심이 많
기 때문에, 다른 세계라는 차원의 미묘한 뉘앙스를 예민하게 감지한다. 임
사체험으로 완전히 달라진 아버지 곁에서 자랐기 때문이었다. 그 소년은
사람들이 행동하거나 생각할 수 잇는 다른 방법이 있다는 사실을 알지 못
한 채 성장했다.
임사 체험을 한 부모에 의해 다른 가족들은 어떠한 영향을 받는가?
전에는 뉴욕 시에 살았지만 지금은 버지니아 주 샬럿테스빌에 거주하는
토니아 허거스 가정의 예를 인용한다.
어머니는 아버지의 행동, 가난 그리고 수많은 임신과 유산으로 심각한
우울증에 시달리고 있었지요. 도무지 탈출구가 없다고 생각한 어머니는 네
명의 자녀를 죽이고 임신 중인 아기(동생 크리스토퍼)와 함께 자살하기로
결심했습니다. 어머니는 우리를 부엌으로 몰아 넣었습니다. 문을 걸어 잠그
고는 문틈을 수건으로 봉해 버렸답니다. 그리고 스토브와 오븐을 켜 가스
가 새어나오도록 했습니다. 가스 질식사하기 위새서였지요.
나중에 어머니가 들려준 말인데요, 그 다음부터 어머니는 원하는 곳이라
면 어디든지 갈 수 있었다는군요. 부엌의 작은 창문으로 나뭇잎이 무성한
나무 한 그루가 보이는 듯하더니, 느닷없이 수많은 꽃송이가 보인 거지요.
꽃뿐만 아니라 그 줄기 속과 눈으로 볼 수 없는 것까지 보던 중 자신이 하
나님을 부르고 있다는 사실을 깨달았다고 하더군요. 어머니는 "하나님이
그 자리에 계신 것을 알았고, 생명과 그 의미를 이해하게 되었단다"하고
말하셨습니다.
육체적인 감각으로 돌아온 어머니는 즉시 가스를 잠그고 아이들을 밖으
로 내몰았지요. 어머니는 침실로 들어가 무릎을 꿇고 하나님에게 기도를
드렸어요. 하나님을 사랑하고, 하나님에게 봉사하고, 그리고 하나님의 명령
에 복종하겠다고 약속한 거지요. 어머니는 내가 이해할 수 없는 말을 했어
요. 인생과 그 발전의 책임은 바로 자신에게 있다는 사실을 하나님으로부
터 들었다는 거예요.
어머니의 임사 체험과 그후의 결정들은 우리들에게 심각할 정도의 부정
적이면서도 긍정적인 영향을 끼쳤답니다. 한편으로 우리는 또 다른 감각을
가지게 되었습니다. 어머니가 이 세상과 천국 사이는 아주 얇은 베일로 나
뉘어져 있는데, 그 안으로 들어가 도움을 청하기 위해서는 그저 단순한 믿
음만 있으면 된다고 가르쳐 주었거든요. 나는 어머니의 말을 너무나 분명
하게 믿었습니다. 그 믿음은 두 종류의 치명적인 퇴행성 질병에 시달리던
나를 구해줘, 전보다 더욱 건강하게 했답니다. 그 뿐만이 아니었습니다. 그
믿음은 사랑하는 자녀들의 질병, 이혼 그리고 입에 올리기도 끔찍한 근친
상간과 같은, 거의 나를 정신이상으로 만들어놓을 정도의 심각한 인생의
위기에서도 건져 주었답니다. 나에게 영적인 유산을 남겨준 어머니에게 고
마울 뿐입니다.
한편 어머니는 하나님은 정통 카톨릭교에서 구현되었다고 믿었고 그래서
열렬한 신자가 되었지요. 어머니는 섹스를 경멸했으며, 우리들도 그 영향을
받아 섹스를 부끄러운 것으로 생각하게 되었답니다. 비록 가난했지만 어머
니는 아버지와의 사이에서 여섯 명의 자녀를 더 출산했습니다. 그렇지만
어머니는 아버지에게 심하게 학대를 받고 있던 나와 두 여동생에게는 관심
을 보이지 않았어요.
어머니의 임사 체험으로 인한 장단점은 모두 극단적이었습니다. 나의 형
제자매들은 아주 좋은 사람들입니다. 비록 학대를 받고 자랐지만 우리는
모두 좋은 부모가 되었는걸요. 그러나 우리는 어머니 영향을 받아 생활, 돈
의 사용처, 시간 엄수 그리고 정말로 '이 세상'에 존재한다는 느낌에는 자
연스럽지 못하답니다.
허거스는 어머니로부터 냉대를 받았으면서도 한편으로는 그녀에 대한 존
경심으로 한없이 눈물을 흘리며 말을 이었다.
어머니는 자신을 둘러싸고 있는 지긋지긋한 현실에서도 괴리되어 있었습
니다. 어머니의 목적은 하나님에게 돌아가는 것이었는데, 모든 행동은 그
목적에 의해서 이루어졌답니다. 어머니는 하나님이 보시기에 '선'하기를 원
했고, 그 목적을 위해서는 자녀가 아니라 그 이상이라도 포기하겠다는 자
세였답니다. 어머니는 14년이란 세월 속에서 무려 10명의 아기를 출산했습
니다. 내가 못마땅하게 생각하는 것이 바로 그 점이었습니다.
그렇지만 허거스는 어머니가 임사 체험으로 얻은 것들을 자녀들에게 전
수시켜 주기 위해 기울인 노력을 인정했다.
"어머니는 산도 옮길 수 있다는 믿음을 우리에게 심어 주었어요. 그러나
그 믿음은 일종의 잡동사니 같아서, 앞으로 살아가면서 새로운 믿음을 다
시 정립해야겠다는 생각이 듭니다."
일단 임사 체험을 한 사람들은 어느 누구도 새로운 자각과 느낌을 이해
하고 평가하기 위해 자신의 내면에 있는 도구나 기술을 사용하지 않는다.
우리는 격려하고나 한 소외되고, 분명하고자 하나 혼돈스럽고, 온화하고자
하나 위협적이고, 깨어나기를 원하나 겁을 먹으면서, 투쟁하고 비틀거린다.
우리가 스스로를 인식하는 것처럼 다른 사람들은 우리를 보아주지 않는
다. 때로 우리가 추구하는 메시지가 사람의 입을 거쳐가면서 실종되기도
한다.
어머니와의 삶이 '잡동사니'였다는 허거스의 말은 임사 체험의 여파와 그
여파에 대한 체험자의 반응을 적절히 표현한 것이라 할 수 있다. 임사 체
험을 자신의 것으로 소화한 사람들에게 있어서 인생은 참으로 놀랍고 즐거
운 것이어서, 그전에는 어떻게 살 수 있었는지 의아해하는 것이 보통이다.
그러나 사실을 말한다면 임사 현상의 영향이 달콤하고도 씁쓸한 것이 보
통이다.
작년에 시애틀에서 개최된 랜즈 회의에서, 한 응급 의료원이 의식을 잃
은 사람에게 아름다운 임사 체험의 기회를 빼앗으면서까지 소생시켜야 하
는지를 눈물로 하소연했다. 한 임사 체험자가 자신이 살아 있음에 감사한
다면서, 자신을 구한 응급 의료원의 도움이 없었다면 사랑하는 사람들 곁
에 있지 못했을 것이라는 말로 그를 위로해 주었다. 나는 그녀의 말에 이
말을 보태고 싶다. 저 세상이 아무리 아름답다더라도 육체를 뒤집어쓰고
해야 할 일을 하는 지금 이 순간의 여기가 바로 참다운 배움터라고.
인생은 살 만한 가치가 있다!
나는 사람과 장소를 막론하고, 임사 현상에 대한 보고와 임사 체험자들
의 말을 듣고 용기를 얻는다는 사람을 만나면 그렇게 기쁠 수가 없다. 많
은 카운슬러들이 사람을 억누르게 하는 공포와 긍정적인 삶의 성취를 위한
내면의 잠재성과의 연결고리를 상실했다는 느낌을 추방하기 위한 모델로서
임사 패턴을 사용한다. 뿐만 아니라 죽어 가는 사람들이 수백만의 성인이
나 어린이 임사 체험자가 전해 주는 빛(하나님의 빛)을 인식하고 용기와
평화를 찾는 경우가 많다.
임사 체험의 주제는 영화, 텔레비전 프로그램, 소설 그리고 동화책에서
자주 등장한다. '당신은 믿으시겠어요?'라는 광고도 있다. 민감한 자전거 광
을 위한 (특히 자주색을 좋아하는) 특수 자전거 헬멧을 생산하는 지로사의
광고를 보고 한바탕 웃어 보자!
14장 체험의 개인화
세 번의 임사 체험을 거친 후, 나는 신에게 붙들려 모든 지식을 뒤집어
쓴 느낌을 받았다. 그리고 나는 거의 사명자의 심정으로 나에게 계시된 새
로운 보음(사랑 그리고 영적이고 진보하는 생명)을 전도하고픈 충동을 느
꼈다.
이 복음을 전도할 때에, 불안한 모순이 모습을 드러내기 시작했다. 내면
에서 일어나는 충만한 열정이 일상사에서 드러나지 않는 것이다. 어디를
가나 청중들은 나의 이야기와 죽음 저편에서 내가 배운 것에 매혹되었지
만, 박수 갈채가 끝나고 의기양양하게 집에 돌아와서는 내가 단지 청중들
에게 오락거리였다는 사실에 공허하고 우울한 기분이 되곤 했다. 연설을
잘해 사람들의 사기를 높여 주었지만 그 결과는 미미했고, 바로 그 점이
나를 번민케 했다.
나를 임사 체험 연구에 몰두하게 한 주요한 요인이 직업에 있었음을 시
인하지 않을 수 없다. 그러나 가장 주된 요인은 나의 체험을 이해하고 그
보다 더 큰 현상을 탐구할 뿐만 아니라 그로 인해 가치관을 확립하겠다는
욕망이었다. 잔존하는 모든 것들이 설교요 예언이라면 이 경험이 과연 무
엇이란 말인가? 라고 자문하곤 했다. 어린 시절에 나를 괴롭혔던 기억(자
기 기만의 유령)이 다시 표면으로 떠올랐다.
그 기억은 내가 초등학고 1학년 때 학교에 가기 위해 걸어다녔던 죽음의
공포로 채워진 먼길에 관한 것이었다. 집들의 정면 유리창에 커다란 별들
이 붙어 있었기 때문이다. 그러한 별들은 전쟁에 참전했다가 사망한 사람
을 의미하는 것이었다. 어느 날 아침, 어떤 집에 유리창에 여섯 개의 큰 별
이 붙어 있었다. 나는 그 별들을 보고, 꼼짝도 못하고 서서 울기만 했다.
흘러내리는 눈물에 어깨까지 들먹거려 공부를 시작할 수 없었다. 2차 세계
대전은 나에게 무서운 충격을 안겨 주었다. 나는 히틀러가 유태인 대학살
을 유창한 언변과 그의 '성실'한 열정으로 교묘하게 감추면서 세계를 어떻
게 기만했는지 잘 알고 있었다. 어린 시절에 나를 두렵게 했던 그 별이 성
인이 된 상태에서도 나를 따라온 것이다. 겉모습이나 어떠한 진리(나 자신
을 포함하여)에도 현혹되지 말자. 시험하고, 또 시험하고 그리고 증명하자.
따라서 나의 경험이 충분하다고는 할 수 없다. 죽음이 나에게 가르쳐 준
것을 세상에 알리기 전에, 내세와 기적의 차원과 그 범위에 의문을 품었다.
나의 불신은 신에 의한 것이 아니라 바로 나, 나의 인식에 의한 것이었다.
내가 추구하고자 하는 것을 임사 체험자들과 그 밖이 연구자들은 오해했
으며, 내가 섦여하고자 하는 것을 믿으려 하지 않았다. 내가 나의 발견을
옹호하면 할수록, 그만큼 나는 기피되고 무시당하는 비난의 대상이 되었다.
나는 전통적인 연구자들이 믿고 의지하는 지식과 이해가 없었을 뿐만 아니
라, 인터뷰 대상이었던 임사 체험자들에게 던졌던 것과 같은 '멍청한' 질문
을 던지면 왜 동료 체험자들이 주눅들어 하는지 이해하지 못했다. '순찰을
도는 경찰관'처럼 발로 뛰어야 하는 현장 조사도 없이, 연구에서 필수적인
것들이라고는 하지만 이중맹검 조사와 제한된 설문지, 통계 분석만으로는
연구를 마칠 수 없다.
임사 체험자에 관한 커다란 오해 중에 하나는 체험자는 성자와 같은 사
람이요, 자신의 일과 타인을 돕는데 이기심 없이 헌신하는 사람이라는 것
이다. 그렇지만 어느 사회와 마찬가지로 우리들에게도 재난과 비극, 질시
섞인 불화 그리고 추잡한 정치가 존재한다. 나는 공개한 것 이상으로 그런
일을 경험했다.
예를 들어 보겠다. '삶으로의 복귀'를 처음으로 출간한 출판사는 2쇄판을
매진하면서, 어느 단체의 공격으로 움츠러들었다. 판촉 활동과 홍보가 절정
에 올라 있었지만 팔 책이 없었다. 선인세(대리인에게 갈취 당했다)뿐만 아
니라 인세를 손해보았고 어느 임사 체험자는 나를 모략하면서 내 일을 비
방하는 캠페인을 벌였다. 마침내 그녀와 얼굴을 마주하고 앉았고, 처음에
그녀는 매우 공손하게 나왔다. 그러나 곧이어서 그녀는 말도 안 되는 비난
을 퍼부으면서 고함을 질러댔다.
"또다시 임사 체험자들에게 접근하면, 그때는 공개적으로 당신에 대한
불신 캠페인을 벌이겠어요. 내가 그러지 못할 것이라고는 아예 생각하지
마세요. 사람들은 내가 하라는 대로 한다구요."
내가 눈물을 흘렸다는 것이 믿어지지 않는다. 나는 그녀와 헤어진지 30
분만에 그녀에게 다시 전화를 걸어 내가 과연 그녀의 말을 정확하게 들은
것인지 믿어지지 않는다고 말했고, 그녀는 다시 분노를 터뜨렸다.
그녀는 자신의 말을 충실히 이행했다. 그녀는 나의 '샐리 제시 라페엘
쇼'의 출연을 취소시키려 안간힘을 썼으며, 임사 체험자 모임에서 나를 소
외시키려는 운동을 전개하고 다녔다. 그녀는 자신의 사무실에 앉아서 나에
대해 문의해 오는 사람들에게 아주 공손하게 말해 주곤 했다.
"당신은 그저 그 여자와 말을 하지 않으면 됩니다. 저는 그 여자와 말을
하면 무슨 영향을 받는지 잘 알고 있답니다. 제가 당신을 도와드리지요."
(내가 이 말을 들은 것을 그로부터 1년 후 언론인들이 나를 찾아와 그녀
에 대한 비난을 늘어놓는 자리에서였다.)
그녀의 캠페인 덕분으로 나는 아주 적절히 소외되었다. 그저 1988년과
1989년에 있었던 대대적인 책 판촉회에서, 우연히 알게 된 친구들 덕분으
로 가볍게 연설할 기회를 가졌을 뿐이다. 남편과 나의 재정은 거의 파탄
상태였다.
어느 날 나를 찾아와 주었던 제이 울프만에게 공개적으로 사의를 표한
다.
"당신은 임사 체험자 모임으로부터 따돌림을 당하고 있는데, 그 이유를
알고 싶습니다."
그 동안 받은 모든 편지들을 그에게 보여 주었다. 편지를 읽은 후 그는
이렇게 말했다.
"당신에게는 잘못이 없습니다. 당신은 그러한 대우를 받을 만한 어떠한
언행도 한 적이 없군요."
또한 루이스 슈와르츠와 패트리샤 펜스케에게 감사한다. 그들은 나의 마
음을 열어 나를 설명할 기회를 만들어 주었다.
나는 그 상황에서 어떻게 대처했던가?
나는 냉소적으로 변해 갔다.
번민에 빠진 나는 모든 연구 자료들을 파괴하고 다시는 임사 체험에 관
한 연구를 하지 않겠다고 다짐했다. 나에게 있어서, 연구자는 공정하고, 임
사 체험자는 무조건적인 사랑을 베푼다는 말은 단지 허구에 불과한 것이었
다. 용서하고 이해하려 노력했지만 사태만 더욱 악화시킬 뿐이었다. 나를
중상 모략했던 그 여자에게 화해를 청했지만 무시당했다. 비록 나의 사생
활이 점점 더 즐겁고 행복해지며 결혼이 놀라운 축복으로 변해 갔지만, 인
류를 위하는 나의 연구가 비틀거린다는 생각에서, 나는 겨울 내내 울면서
지냈다.
1995년은 레이먼드 무디 주니어가 '생후의 또 하나의 생'을 출간한 지 20
주년이 되는 해였다. 전세계 수백만의 독자들이 그의 저서를 읽고, 죽음이
생명의 끝이 아니라는 주장에 용기를 얻고 변화되었다.
그 책으로 인해, 많은 사람들이 그 분야에 관심을 보이기 시작했다. 그리
고 믿을 수 없을 정도로 임사 체험자에 대한 관심과 보호가 쏟아지기 시작
했다. 두말 할 필요 없이, 항상 도움이라는 결과를 낳지 않더라도 우리는
최선을 추구하기 위해 노력해 왔다.
우리는 그저 참여하는 것만으로도 큰 영향을 받아왔으며, 빛뿐만 아니라
'어두운 면'과도 마주쳐야 했다.
어느 연구자의 놀라운 저술을 예로 들어보자. 그 안에는 가족들을 공포
의 도가니에 몰아 넣고 자살한 다음에 저 세상에서 사랑하게 된 남자의 이
야기, 감히 임사 체험에 관한 연구를 하고 책을 저술하려 했다는 이유로
교수 승진 심사에서 탈락한 어느 유명 의과대학의 교수 이야기, 법적 소송
을 당한 사례들, 험담, 임사 체험 분야에서 당연시되는 엄청난 비난, 임사
체험에 관한 지도와 일반 교육을 담당하는 조직인 랜즈의 재정이 거의 바
닥났다는 내용들이 포함되어 있다.
참으로 험난한 20년의 세월이었다. 토니아 허거스의 '잡동사니'라는 말을
다시 인용하고 싶을 정도이다.
그렇지만 어느 누구도 그 점을 언급하지 않는 것이 바로 문제이다. 우리
의 실수를 인정하지 않는다면, 어떻게 앞으로 잘해 나갈 수 있을 것인가?
우리의 무지를 인정하지 않는다면, 우리가 공유할 지혜는 어떻게 인정할
수 있단 말인가?
임사 체험자이건 아니건 간에, 임사 체험은 그것에 연관을 맺은 사람들
이 가진 특성과 주제를 확장하고, 신장하며 그리고 증폭한다. 도움을 받은
사람과 상처를 받은 사람이 그렇게 많은 것도 바로 그 때문이다. 또한 내
가 어두운 곳으로의 행보만이 존재의 이유라고 여겼던 침묵의 법칙을 깨뜨
린 것도 바로 그 때문이다. 서로의 주장을 비교할 수 없다면 어느 누구도
원하는 만큼 배울 수 없지 않은가.
나의 냉소주의는 나 자신에 대한 실망을 감추기 위한 연막이요, 나의 낭
패는 뿌리 깊게 자리 잡은 성공에 대한 두려움의 반영임이 밝혀졌다. 결국
나를 공격했던 사람은 나에게 더 열심히 노력하고 더 훌륭하게 연구하라는
채찍의 역할을 해준 셈이었다. 지금의 내가 있게 해준 그녀에게 고맙게 생
각한다. 그녀는 나에게 도움을 준 셈이다.
용서는 나의 경우에 있어서 그리 효력을 발휘하지 못했다. 희생양이 되
기에 너무 급급해 "평화를 위해 분노를 포기할 의향이 있었느냐?"는 질문
에 맞설 수조차 없었다.
나는 사랑을 주는 것에 너무 바빠 나 자신의 사랑은 잊어버렸다. 남을
돕는 것에 너무 바빠 나와 나의 욕구를 존중하고 귀하게 생각해야함도 잊
어버렸다.
간단히 말해서, 내가 인간이라는 사실을 망각할 정도로 신성에 젖어 있
었다. 이는 내가 나의 부정적인 측면을 부정했음을 의미한다. 더움 속에서
씨앗이 발아되고 생각이 뿌리를 내리기에, 그리고 어둠속에서만 현재와 과
거의 모든 것을 알 수 있기에, 어둠을 막는다는 것은 바로 성장을 막는다
는 것과 다를 바 없다. 어둠은 영혼의 맥박이 느껴지는 조용한 곳이다. 빛
이 반드시 천국적이 아닌 것처럼 어둠도 반드시 지옥 같은 것은 아니다.
그것들은 같은 에너지축의 반대편을 각각 차지하고 있을 뿐이다. 이 세상
에 사는 동안 균형과 안정을 위해 두 가지 모두 필요하다. 저 세상에서는
물론 필요치 않다.
자신에 대한 동정심으로 나는 세 번에 걸친 나의 임사 체험을 '하늘의
망치 효과'라고 부른다. 그 이유는 때로 단단한 호두처럼 되어버린 '나'라는
존재를 깨기 위해 하느님은 세 번이나 죽음이라는 망치로 나를 내리쳤기
때문이다. 세 번의 임사 체험은 나와 존재의 근원간의 참다운 관계를 밝혀
주었고 그 여파는 나와 자아 사이의 참다운 관계를 알게 해주었다.
임사 연구를 시작한 지 20년이 가까이 되고 있다. 이 분야의 연구자 중
에서 여성의 경우는 거의 대부분이 임사 체험자인 반면, 남자의 경우에는
그렇지 않아 흥미롭다. 임사 체험의 여파를 심도 있게 연구한 사람도, 기술
과 설명서를 개발한 사람도, 긍정적인 새로운 관계의 창조 방법을 추구한
사람도 모두 여성이다. 남성은 비교와 과학적인 의미에 더욱 관심을 가진
다. 여성은 부정적인 면을 지적하는 성향이 강하고, 남성은 대부분 긍정적
인 면을 강조한다. 연성은 남성보다 더 많은 사람들과 인터뷰를 하고, 장기
간에 걸쳐 깊은 연구를 하면서도 대가를 적게 받는 반면, 남자는 더 많은
책을 출판하고 인세도 더 많이 받는다. 남성 연구자들은 숫자놀이와 경험
의 현상적 측면으로 더 기울고, 여성은 감정과 적응 그리고 인간적 시각으
로 흐르는 경향이 있다.
미국에만 임사 체험을 연구하는 사람이 80여 명 정도 있고, 전세계적으
로 증가하고 있는 추세이다. 이러한 노력 덕분에 아무라도 연구할 수 있는
중립적인 모델이 등장하고 있는데, 이는 보다 차원 높은 의식과 다음 단계
로의 인간 진화의 대표적인 돌파구인지도 모른다.
그렇지만 나는 그 점에 대해서 의문을 품고 있다.
나에게는 이 세상에서 벌어지고 있는 모든 것이 종의 적응으로 보인다.
지구에 사는 모든 생물은 변하는 환경에 적응하든지, 그렇지 않으면 사
멸된다. 생물학도라면 누구나 아는 진리를 다음과 같이 풀이해 볼 수 있다.
1.요즘 사람들은 파란색을 알아볼 수 있을 뿐만 아니라, 다양한 색과 색
조의 감도를 분별할 수 있는데, 이는 1850년 이전에는 거의 없었던 일이다.
2.요즘 사람들은 화려한 색상의 꿈을 꾸고, 꿈을 꾸면서도 자아를 유지한
다. 20세기 전의 사람들에게는 거의 불가능한 일이다.
3.요즘 여성들은 어머니 혹은 할머니 대의 여성들보다 일찍 월경을 시작
한다. 남성들 역시 훨씬 어린 나이에 몽정을 한다(인공 조명, 충분한 비타
민 섭취 그리고 양질의 의료 서비스 때문이다.)
지루한 훈련을 거치기 않고 지능을 높이고, 능력을 확대하며 의식을 확
장할 수 있는 사람을 필요로 하는 역사적인 이 순간에, 사람들이 더 융통
적이기를 바라고, 변화를 이겨나가기를 바라며 논리와 직관력을 동시에 갖
춘 두뇌를 원하고, 변덕스러운 기후에 적응할 수 있는 육체를 원하며 효율
적으로 기술적인 지식을 사용하라 수 있고 혼합할 수 있는 단계의 에너지
를 원한다면, 무슨 일이 벌어질 것인가? 수백만의 사람들이 새로운 국제
사회의 요구에 성공적으로 적응하기 위해, 정신적, 육체적인 준비를 하도록
하는 의식의 변화 단계를 거치고 있다.
뉴에이지 분야에서 애용하는 낱말들을 잠시 접어두고 다시 생각해보자.
우리 인종, 즉 인간은 적응하는 존재이다. 우리가 사는 세계 환경은 너무나
빠르고 과격하게 변하고 있고, 적응하지 않으면 소멸하고 말기 때문에, 그
렇게 할 수밖에 없는 것이다.
아인슈타인은 학교에서 거의 낙제할 뻔했을 정도로 열등생이었지만, 창
조적으로 생각할 수 있는 능력이 있었다. 우리의 도전은 아인슈타인처럼
창조성을 개발하는 것이고, 우리는 충분히 창조적이다. 그 기회를 걷어차지
않는 한, 앞으로 1백 연도 되기 전에 그와 같은 창조성을 가지게 될 것이
다.
국제 사회를 위해 우리가 준비해야 할 것들은 교육의 역할에 관한 세계
적인 개혁, 여성의 위치 그리고 정치 지도력의 필요성이다. 이러한 변화의
압력과 아울러 국제적인 현상들이 수반된다. 임사 체험에 의한 것이 아닌
우리의 메마른 영혼을 살찌우는 정신적인 변화의 에피소드가 말이다. 영원
한 미래를 위해 아주 적절한 시기이다.
신의 전도자가 되고자 하는 사람에게는 때가 무르익었다고 볼 수 있다.
데이비드 코레시와 그의 계시록은 시작에 불과하다. 자칭 '신의 메신저'라
고 주장하는 사람들이 세계 곳곳, 심지어 러시아에도 나타나 소위 말세라
는 이론을 떠들고 있다. 지복천년이 끝나기 때문만은 아니고 그보다 더 큰
이유가 있기 때문이다. 거의 2천 년 전에 예수가 오늘날에 나타나는 현상
의 씨를 뿌렸고, 1990년대에 발아하기 시작한 것이다.
"내가 하는 일을 너희도 할 수 있을 뿐만 아니라, 더 큰 일도 할 수 있
으리라."
그의 말은 농담이 아니었다.
자신의 참다운 실체를 파악하고 변화에 반응하는 사람들이 대중 운동을
하고 있지만, 비계획적이고 지도력이 부족한 상태이다. 그들은 독립적으로
운동하고 있는데, 그렇게 하는 것이 옳다고 여기기 때문이다. 그러한 사람
들의 수는 놀라울 정도로 많다.
이러한 점을 이해하기 위해, 임사 체험을 공부해야 한다. 임사 체험은 죽
음은 물론 생명에 관한 놀라운 사실을 알려준다. 그렇지만 임사 체험은 단
지 첫단계에 불과하다는 점을 잊지 말도록 하자. 초기의 빛을 보고 깨닫게
된 후에는 사기가 올라가고 열정도 생긴다. 그렇지만 기존의 편견에 앞서
새로운 지혜를 적용하는 과정에서의 실망으로 인한 환멸과 우울, 통제되고
억눌렸던 죄의식과 공포의 표면화, 혼돈과 방향 감각의 상실에 의해 버려
졌다는 느낌이 따른다. 그렇지만 결국에는 임사 체험 중에 얻은 진리에 모
든 것을 맡기게 된다. 이러한 결과는 자신의 위치에 대한 정체성의 재정립
과정을 거쳐 성립된다. 재교육, 치유, 개인적인 의무감과 책임성의 수용, 실
험 그리고 삶에서의 중요한 것과 그렇지 않은 것에 대한 자각이 바로 그
과정이다. 그런 다음에는 새로움과 '신의 율법'에 따라 살겠다는 의식의 선
택이 있게 된다.
베를린 장벽과 철의 장막은 전세계에 자유를 갈망하는 환희의 외침을 메
아리치게 하면서 무너졌다. 평화를 갈구했던 우리의 기도 덕분인가, 그렇지
않으면 그들의 기도 덕분인가? 민족주의와 더불어 자제하고 억눌렸던 분노
와 증오가 지금은 다시 표면화되고 있으며, 우울과 혼돈, 방향 감각의 실종
과 공포가 만연하고 있다. 기적과 같은 시작은 이제 악몽이 되어가고 있다.
이러한 모습이 우리에게 익숙하다고 생각하는가? 물론 그렇다. 그것이
신의 자비와 신화가 인간의 영혼에 자리잡은 이유이다. 신화라는 것은 인
간을 교육시키고 능력을 부여하며 치유하도록 도와준다.
나는 세상의 모든 임사 체험자들이 정면으로 나서서 큰소리로 외쳐 주기
를 희망한다. 지금은 바로 우리가 바라고 기다렸던 때이며 우리들의 이야
기를 공유하는 것은 우리들이 원하는 바이다. 또한 체험자들의 생생한 체
험과 연구 결과들로 꽉 채워진 서적과 아이디어가 넘쳐나기를 바라고 있
다. 어느 특정 임사 체험자만이 슈퍼스타가 아니요, 그렇다고 '참다운 진리'
의 계시자도 아니다. 따라서 임사 체험자는 남보다 앞서 나가는 행동을 자
제할 필요가 있다. 각각의 체험자는 나름대로 세상에 기여할 수 있는 가치
를 가지고 있다. 모든 체험자들이 자신들이 경험한 기적뿐만 아니라 도전
에 대해서 언급한다면, 세상 사람들은 거주지가 어디인가에 상관없이 자신
을 변화시킬 수 있는 모델을 가지게 될 것이다.
우리는 믿음의 시대(고통을 수반한다)에 살고 있으면서 지식의 시대(회
복과 새로움)로 접어들고 있다. 인간의 영혼이 창조적으로 자유로워지는
때가 바로 개화기이다.
성경의 요한 복음 13장 35절은 그 시대에 관한 가장 적절한 표현이다.
"너희가 서로 사랑하면 이로써 모든 사람이 너희가 내 제자인 줄 알리라."
저 세상에 갔던 임사 체험자에게 가장 많이 던지는 질문 두 가지는 "그
곳에서 누구를 섬겼느냐?" 와 "그곳에서 누구를 사랑했느냐?"이다.
여기서 더 이상의 언급은 중단하겠다.
이제 이 책을 읽은 독자의 차례이다.
바로 당신이 그런 체험을 했다면 이 두 질문에 어떻게 대답을 하겠는가?
3.그 이상의 단계
부록1.영적 인식의 대전환
나의 경험담
내가 임사를 겪고 나서 1년 반 정도가 지날 때까지 세 명의 낯선 사람들
이 나를 돕겠다고 찾아왔고, 우리들은 가까운 친구가 되었다. 테리와 엘리
자베스 매키나타 그리고 톰 후버(차후에 토머스 쇼우노디스원드로 개명함)
가 바로 그들이었다. 우리 네 사람은 자주 모여 다양한 카운슬링 방법을
실험하고, '다른'차원을 탐구하고, 롤플레이 등 보다 깊숙한 정신의 세계를
탐구할 수 있는 방법이라면 무엇이든지 시도했다.
우리는 '영혼의 여행자'가 되었다. 나는 그런 우리들을 '동지'라고 불렀다.
나는 동료가 되어준, 무엇보다도 같이 있어 준 그들을 영원토록 고맙게 생
각할 것이다. 그들과의 정기적인 만남은 나 자신과 나에게 발생한 일들에
대한 투명성과 객관성을 찾도록 도움을 주었다.
나는 동지들과 어울리면서 주변에 있는 모든 것을 다시 배우자는 캠페인
을 시작했다. 따라서 요리와 가사를 비롯한 다양한 주제에 관한 초보적인
강의를 듣는 학생이 된 셈이었다.
뿐만 아니라 나는 수많은 실험을 했으며 나의 환경을 연구하기 시작했
다. 냄비와 팬에서부터 겨드랑이 탈취제까지 모든 것이 의문의 대상이었다.
심지어 상품제조회사로 편지를 보내 그 구성 물질과 생산 과정에 대한 보
고서를 얻어, 개인 실험실에서 검증을 해보기도 했다. 나의 연구를 위해 관
련 있는 사람들에게 전화를 걸거나 직접 만났다. 그 일에 혼이 빠져 있었
다 해도 지나친 말이 아니다.
나는 연구를 위해 아이다호 주 보이제에서 워싱턴 D.C까지 가서 사람들
을 만나기로 했다. 그 연구에 지나치다 싶을 정도로 심혈을 기울였다. 그 3
개월 간 아이다호에 머무를 때와 똑같은 식사를 했지만, 체중은 눈에 띄게
줄었으며, 월경은 건강한 진분홍빛 액체에서 갈색이 도는 노란색의 한두
방울로 바뀌어 버렸다. 더 이상 체온을 유지할 수 없었던 나는 지하철을
타고 가다 기절하고 말았다. 세 명의 의사들이 그 원인을 알아냈는데, 내가
거의 영양실조에 가까울 정도로 식사를 걸렀다는 것이었다.
건강을 되찾기까지에는 얼마 동안의 시간과 돈이 들었다. 내가 건강을
해친 이유 중의 하나는 마흔한 살의 나이에 난생 처음으로 식당이 아닌 식
료품점에서 파는 음식만으로 요기를 했다는 것이었고, 또 다른 문제는 음
식과 그 음식을 소출한 토양에 있었다. 독자들도 예상하겠지만, 내가 먹은
음식의 출처를 찾기 위해, 그 식품을 생산한 농부를 찾아가 인터뷰를 하고
토양에 대한 분석에도 참여했다. 동부 지방의 산성비, 지나친 화학 비료 사
용, 그 밖의 건강에 해로운 농사법으로 인한 토양의 피해가 농부들의 생각
이나 보고서들보다 훨씬 심각하다는 사실을 발견했다. 말할 필요도 없이,
당장 음식물을 바꿔 버렸다.
나중에 알게 된 사실이지만, 나의 가장 큰 문제점은 육체가 임사 체험
후 변했다는 점이다. 자극에 민감해졌을 뿐만 아니라, 식품과 음료수 그리
고 화학 물질에도 극도로 예민한 반응을 보이기 시작했다.
새롭게 다시 배운 사실을 여러분에게 언급하고자 한다. 충격적인 변화를
겪은 사람은 누구라도 물리적, 정신적, 감정적 그리고 영적으로 존재의 모
든 단계를 거쳐 어느 정도 변화한다. 따라서 그러한 사건이 단지 태도만
변화시킨다는 생각은 잘못이다. 진실과는 아주 다른 말이다. 물론 모든 사
람들이 나와 같은 과정을 거치는 것은 아니다. 그러나 대부분의 사람들은
방향 감각을 잃고, 스스로 인식하는 수준 이상으로 변화된다.
나의 변화 과정을 간략하게 소개하고자 한다.
머리카락과 손톱, 발톱은 전보다 빨리 자랐지만 혈압은 떨어졌다.
에너지는 증가되었지만 근력은 떨어졌다.
태양에 견딜 수 있는 힘은 약해졌다. 임사 체험 후 처음 7년간은 15분
이상 직접 태양 빛을 받으면 세상이 노래지면서 구역질이 났고 어지러웠
다. 지금은 현기증이 없어졌다. 그리고 태양 빛을 더 오래 견딜 수 있게 되
었지만, 태양에 대한 예민함은 여전하다.
머리의 양쪽 관자놀이 부분이 전보다 더 두텁고 물렁물렁해져, 손가락으
로 눌러도 참을 수 없을 정도로 예민해졌다.
생체시계의 시작이 아침으로 바뀌었다(전에는 야행성이었다).
처음에는 피곤을 느끼지 못하다가, 느닷없이 잠에 빠져들곤 했다. 수면을
적절히 조절하고 오랫동안 깨어 있으면서 활동할 수 있게 되기까지에는 여
러 해가 걸렸다.
몸에 맞지 않거나 오염된 음식을 취하면 15분에서 20분만에 설사를 한
다.
진실이 아닌 말을 하거나 거짓말을 들을 때는 턱과 치아가 아팠다.
청력의 범위가 넓어지고 음이 아닌 것을 음으로 알아듣게 되었다. 예를
들어서 고통을 듣고(느끼는 것은 아니다) 그림을 듣고(보지 않고서) 여행하
면서 어떤 음을 계속해서 듣기도 한다. 그러나 텔레비전과 라디오를 동시
에 켜놓을 때와 같이 소리가 섞이는 현상에는 참을 수 없었다.
미각과 후각은 더욱 예민해져서, 단어와 느낌도 맛을 볼 수 있었다. 그리
고 정기적으로 공감각이 나타난다.
동종요법과 약초, 자연요법으로 전환할 정도로 화학 약품에는 알레르기
를 보이기 시작했다. 거의 대부분의 화학 약품은 더 이상 견딜 수 없다.
아무런 이유도 없이 갑자기 호흡이 정지되곤 한다. 가장 길었던 8분간의
임사 에피소드를 겪으면서 시작된 현상으로, 육체는 아무런 이상도 없다는
듯이 정상으로 움직이기 시작해서 거의 1년 간 그런 상태가 유지되었다.
왜 그런 일이 시작되었는지 그리고 무슨 이유로 중단되었는지 알 수 없다.
느닷없이 밀려오는 주체할 수 없는 기쁨을 처음에는 처리할 수 없어 애
를 먹었다. 명상과 기도로 나는 그 황홀한 에너지를 치유와 다른 사람들을
돕는 형태로 조정할 수 있었다.
다른 사람 혹은 다른 장소에 소속된 느낌이 들 정도로, 처음에는 정보가
서로 단절되고 접근하기 어려워 보였다. 그리고 에너지의 흐름도 단절되었
다. 운동과 노력으로 겨우 시정할 수 있었다.
지금은 기압과 전기자장에 훨씬 민감하다. 손목시계를 더 이상 찰 수 없
다.
나이보다 젊게 보이고 그렇게 느껴진다. 눈과 피부는 밝게 빛난다.
전과 같은 스트레스를 가지고 있지 않는다. 스트레스 받기는 마찬가지지
만 지금은 쉽게 해소한다.
두뇌 안에서 인지 능력의 장소가 반대로 바뀌어 버렸다. 분석력이 있던
곳에는 직관력이 자리를 잡았고, 반대로 직관력이 있던 곳에는 분석력이
자리를 잡았다.
지능은 높아지고, 지식에 대한 탐욕스러운 욕심이 샘솟았다. 기억의 단절
과 에너지 흐름의 단절을 시정하자, 집중력이 놀랍도록 증가했다. 나의 정
신은 레이저 빔처럼 움직인다. 무슨 생각을 하거나 일을 하면 누가 옆에
와도 모를 정도로 몰두한다.
생명에 대한 신선함을 퇴색하지 않는다. 내가 얼마나 많은 일을 하고, 얼
마나 많이 보고 듣는다 하더라도, 항상 어린아이와 다름없는 경이로움과
호기심에 사로잡혀 있음을 알고 있다. 영화와 텔레비전 프로그램을 신중하
게 가릴 정도로 나의 정신 집중도는 높은 수준에 이르렀다. 더 이상 세속
적인 일에는 관심이 없다.
지금은 인간의 수준보다는 영혼의 수준에 보조를 맞춘다.
장례식에 참석하는 일도 그만두었다. 자신의 장례식을 쳐다보면서 즐거
워하는 고인이 보여 웃지 않을 수 없기 때문이다.
경험으로 얻은 교훈
변했다는 이유만으로 무언가에 잘못이 있다는 말은 성립되지 않는다. 바
로 그 점을 기억해야 한다. 그러나 정도의 차이는 있지만 일단 변화를 겪
은 사람은 그 변화를 안정시켜 자신의 것으로 소화할 책임을 가진다. 독자
여러분은 내가 했던 방식(주변을 둘러보고 질문을 던진 다음 행동을 취하
는)대로 시작할 수 있다. 긍정과 부정은 실제로 발생한 것이 아닌, 반응에
의해 결정된다. 우리는 인생의 어느 단계에 접어들었건 간에 상관없이 더
좋은 방향으로 삶을 바꿀 수 있다. 누구라도 그렇게 할 수 있다.
변화를 겪은 다음에는 그것을 확증하는 것이 가장 중요한 주제로 등장하
는데, 나도 그 점을 부인하고 싶지 않다. 정답이 없는 질문들이 쉴새없이
등장한다: 과연 사실일까? 정말로 그런 일이 일어났는가? 믿을 수 있는 일
인가? 그 체험과 계시를 믿을 수 있는가? 나 자신을 믿을 수 있는가?
변화로 향하는 길에는 길잡이라는 것이 없다. 그렇지만 전례, 이야기, 전
설 그리고 가르침을 줄 수 있는 사람들은 도처에 널려있다. 스스로를 검증
해 줄 유일한 인물은 자기 자신 외에는 아무도 없음을 인식하게 될 때까지
그 무엇도, 그 누구도 가시적인 성과를 거두지 못한다. 아무도 자신을 위해
일해 줄 사람이 없다. 일단 이 점을 알게 되면, 질문이 "과연 사실일까?"에
서 "이 경험으로 이제는 어떻게 하는 거지?"라고 바뀌는 것이다.
자신의 인생을 그저 관망만 하는 태도와 신에게 맡기는 태도 사이에는
큰 차이가 있고, 그 차이가 간과할 수 없을 정도로 중요함도 알았다.
그저 관망하는 태도는 길잡이를 상실하고, 감정과 생각의 쉼없는 변화의
조류에 자신을 맡기는 것을 의미한다. 조화를 이룬 건강, 순수한 에너지와
완전한 초연함, 구애받지 않는 몰입은 건전하기는 하지만, 과도한 몰입은
방향 감각의 상실과 혼돈을 일으켜 건설적인 면들을 파괴할 가능성이 없지
않다.
신에게 맡기는 태도는 초연함과 방향감 상실이 같은 비율로 나타나는 시
기를 의미한다. 그렇지만 이런 태도는 예외 없이 변화와 성장에 필요한 균
형 있고 건전한 방법을 제공하는 특정 장소나 사람 그리고 사건으로 이끈
다. 물론 그를 위한 길잡이가 때로는 급하게 변하기도 한다. 그렇지만 지속
적으로 지식과 믿음을 더해가면서 방향 감각과 목적 의식이 생기게 되고,
여파 처리가 보다 쉬워진다.
이 두 가지 태도 중 어느 것이 더 좋다고 말할 수는 없다. 그렇지만 전
자의 태도는 모든 구조를 의미 없는 것으로 포기하는 반면, 후자의 태도는
의미 있는 것이라면 무엇이든지 포용한다. 신에게 맡기는 태도에서는 어느
누구도, 그 무엇도 책임을 지지 않는다. 신에게 맡기는 태도에서는 직접 혹
은 간접적인 길잡이가 있다. 어느 태도를 취하든 인생 구조는 변하게 되어
있고, 변화한 사람은 결코 동일한 상태로 머물지 않는다.
변화 과정과 인간이 보다 차원 높은 단계로 향하도록 하는 자아 포기를
연구할 수 있는 또 다른 방법이 아래에 나타나 있다. 심리적인 접근 방법
을 영적인 접근 방법과 비교한 것이다. 테레오스 연구소의 다이앤 파이크
가 연구하여 만든 비교표로서 그 연구소의 정기발행지 '이머징'의 여름/가
을호에 제개된 것이다. 그 비교표를 수록할 수 있도록 해준 다이앤에게 사
의를 표한다(제목은 내용을 파악할 수 있도록 붙였다).
변화의 과정
심리적인 현상
1.개성과 동일시된다. 나는 나의 느낌, 나의 사고, 나의 믿음 그리고 나의
기억이라는 점을 느끼고 안다.
2.사물에 주관적으로 접근한다. 타인이 자신의 상황을 다르게 판단함을
인정하지만, 그렇다고 그것이 자신의 딜레마에 영향을 미친다고는 생각지
않는다.
3.문제의 내면에서부터 문제를 해결한다. 경험에 대한 기억으로 거슬러
올라가 그 경험에 빠져들고 문제를 해결하고는, 그 과정을 거쳐 새로움을
향하는 방법을 찾는다.
4.느낌은 중요하다. 그 느낌을 확인하고, 그것에 관해 말을 하고 행동을
취함으로써 그 느낌에 표현을 붙이려고 한다.
5.접촉하는 사람들과 환경에 의해 느낌이 발생함을 믿는다. 상호 작용을
신봉한다.
6.자신의 위치에 대해서 듣고 옳게 이해하는 것을 필요로 하고 또 원한
다. 그렇게 되기까지 행동을 취하지 않는다.
7.선택 조건이 과거와 현재에 의해 제한 받는다.
8.도움이 필요할 때, 관찰자의 역할을 하는 타인에게 의지한다. 객관성을
유지하기 위해서다. 이러한 방법으로 더욱 자유로워진 자신은 더욱 심도
있는 경험으로 빠져들어 간다.
9.역동적인 에너지가 자신 안에서 완성되어 몸안에 퍼지기 전에는 역동
성을 발휘하지 못한다.
10.영적인 통찰력과 해결책을 자신의 외부, 한계를 벗어난 곳에서 오는
것으로 본다.
영적인 현상
1.관찰자, 목격자, 의식의 능력과 동일시된다. 의식이 있음으로 해서 생에
대한 창조적인 힘을 구사한다. 표현의 도구로서 개성을 포용하지만 그것에
구속받는 느낌은 없다.
2.인간의 감정을 가지지 않고 사물에 접근한다. 치열한 삶의 현장에서조
차 자신의 개성과 완전한 동일화가 이루어지지 않는다. 자신의 개성을 마
치 다른 사람의 것인 양 판단한다.
3.문제를 배움과 성장의 기회로 본다. 문제를 자신의 인생이라는 폭넓은
범위와 주변의 세계 안에서 관찰하려 한다. 자신의 느낌과 사고에 의지하
는 것이 도움이 되지 않는다고 판단하는 대신, 가능한 한 창조적인 행동을
취하려 한다.
4.행동을 취하는 데 느낌을 사용한다. 느낌에 대해서 타인에게 언급하지
않는 대신, 그에 의지해 행동을 취한다.
5.느낌을 자신이 자신에게 전해 주는 내면의 메시지로 안다. 어떻게 느낄
것인가의 선택은 자신에게 있으며 외부 환경에 있지 않다고 믿는다. 반응
을 보이지 않거나 행동을 주관하는 뚜렷한 습관도 없다.
6.초기 경험에 의지하기보다는 보다 폭넓은 시각에서 사물을 관찰하려
한다. 자신의 관점을 적절한 시야에서 관찰하기 위해 다른 관점들을 포용
한다.
7.각성이라는 새로운 순간에는 새로운 선택에 대한 자유를 인지한다.
8.도움이 필요할 때, 관찰자라는 자신의 위치를 포기하지 않는다. 자신의
삶에 대한 창조적인 힘을 그대로 유지하면서, 그 도움을 보조로서 수용한
다.
9.인간 관계, 상황 그리고 상호 작용으로부터 자유자재로 에너지를 방출
할 수 있다. 이러한 현상을 '방임'혹은 '상황에 대한 포기'로 부른다.
10.영적인 통찰력과 도움은 자신 내부에서 생기는 것으로 안다. 그것을
인정하고, 수용하고, 그것에 의지해 행동을 취할 수 있도록 마음의 문을 열
어놓는다. 자신의 내면에서 움직이는 패턴이 자신의 삶을 본성으로 인도하
며, 자아를 신의 의지의 선상에 놓으려 한다.
변화 과정의 여파에 대한 적응은 외국으로 삶의 터전을 옮겼을 때 느껴
지는 문화 충격과 흡사하다. 현실에 쉽게 적응하여 여행을 즐기는 사람이
있는 반면, 충격으로 정신 장애에 시달리는 사람도 있다. 그 저을 상세히
알고 있는 나는 도움을 원하는 사람들에게 필요한 정보를 제공하고자 한
다.
고정된 태도와 믿음에서 비롯되는 위기
어떤 유형이나 종파의 근본주의자들은 인생의 모호함과 불확실성을 일절
허락할 수 없거나 과용할 수 없는 사람인 경우가 보통이다. 변화에 대한
그들의 방법은 선과 악, 일시적인 미봉책, 교리주의 그리고 자신의 의견과
는 다른 타인의 견해에 대한 노골적인 거부 반응 등에 기인하는 경우가 흔
하다. 동화 '벌거벗은 임금님'에서 알 수 있듯, 모순되고 부정할 수 없는 진
리에 한번 빠져들면, 그 다음에는 믿음의 위기가 따르는 것이 보통이다. 영
적 인식의 대전환은 새롭게 떠오르는 의식과 관련된 두뇌의 변화보다는 상
황의 종류에 의해 발생하는 경우가 많다. 월스트리트 증권가에서 변호사로
일했던 리처드 야오는 1985년 근본주의자들이 융통성 없는 종교적인 믿음
에서 벗어날 수 있도록 도와주는 후원 단체 '어노니모스(신원을 숨긴다는
의미)'를 설립한 바 있다. 1987년에 출판된 그의 저서 '탈출구는 있다'는 읽
어볼 만한 책이다.
영적 인식의 대전환
SEN은 비정상적인 의식의 상태에 관심이 있거나, 경험한 전 세계인들의
전화나 서신에 답하면서, 정보를 제공하고 도움을 줄 만한 사람을 소개하
는 서비스를 운영한다. 전화 서비스에 종사하는 자원 봉사자들의 대부분은
심각한 비정상적인 의식 상태 혹은 영혼의 위기 등을 경험했다. 그들은 신
뢰할 수 있으며 관련 서적과 간행물 그리고 전화를 사람을 이해하는 전문
치료사를 소개해 준다. 도움을 필요로 하는 사람, 혹은 네트워크에 참여하
고자 하는 전문가들은 언제든지 다음의 주소로 접촉할 수 있다.
The Spiritual Emergence Network
5905 Soquel Drive, Suite 650
Soquel, CA 95073
1-880-788-4084, (408) 688-4754
The Spiritual Emergence Network
1010 Doyle, Suite 10
Menlo Park, CA 94025
(415) 327-2776
변화 과정에 도움을 주는 조직
A.R.E 상담소
'연구 및 계명을 위한 협회'의 부서로서 치유와 성장 그리고 변화를 신장
시킬 수 있는 홀리스틱(육체와 정신을 통일적으로 보는) 방법만을 사용한
다. 이 부서의 프로그램은 매우 훌륭하다. 문의처: A.R.E Clinic, 4018
North 40th Street, Phoenix, AZ 85018; (602)955-7229 (602) 955-0551
스미스 요양 센터
임사 체험자인 마거릿 필즈 킨과 다수의 전문 의료진에 의해 운영된다.
치유와 교육에 관한 균형 잡힌 프로로그램으로 일반 개인들과 그룹을 대상
으로 다양한 서비스를 제공한다. 이곳의 시스템은 특히 변화 과정 중에 있
는 사람들이 여파를 건설적으로 소화할 수 있도록 도와주도록 설계되어 있
다. 그 프로그램은 두뇌의 왼쪽과 오른쪽 반구를 재구성시켜, 타인과 보다
원활한 관계를 유지할 수 있도록 도와준다. 문의처: Smith Mountain Lake
Heading and Retreat Center, Route 1, Box 77, Heddlseton, VA 24104;
(703)297-1828
선 밸리 연구소
임사 체험자인 R. 리아 뉴섬 박사에 의해 운영되는 연구소로 변화 에피
소드를 경험한 후에 그것을 자기 것으로 소화하는 과정을 촉진하는 안전한
환경을 제공한다. 온천 옆의 작은 통나무집에서 일주일 단위의 워크숍이
열린다. 영적 인식의 대전환을 위한 균형 잡힌 프로그램과 함께 건강한 식
단의 제공으로 육체, 정신 그리고 영혼을 정화하고 청결하게 한다. 뉴섬 박
사를 비롯한 직원들은 삶을 위한 지혜를 얻을 수 있도록 참가자들이 눈물,
유머 그리고 놀라운 체험으로 움직이도록 도와준다. 워크숍은 참가자의 요
구에 의해 정해지기 때문에, 참가하기 전에 미리 연락하는 것이 필요하다.
문의처: Sun Valley Institute, P.O. Box 2553, Son Valley, ID 83353; (208)
726-2121
테레오스 연구소
테레오스 연구소에서 제공되는 두 종류의 프로그램은 특히 변화 과정을
경험 중인 사람들에게 도움을 준다. '깨어 있는 꿈으로서의 인생' 프로그램
은 일상사의 의미를 일깨워 주는 자성의 방법이다. 영원한 지혜와 현대의
꿈 해석에 근원을 두는 이 반추적인 과정은 전체적인 인생의 패턴을 관찰
하고, 인생의 목적을 정의하도록 도와준다. '인생 극장'은 창조적인 인생이
되도록 하는 역동적인 경험 프로그램이다. 두 장소에서 이뤄지는 16일 간
의 소그룹 집중 프로그램을 통해, 참가자들은 고차원적인 자아로서의 참다
운 자아를 알게 된다. 알렌 로렌스와 다이앤 파이크(두 사람 모두 오랫동
안 명성을 누려 오고 있는 저자이자 교사이다)가 운영하는 테레오스 연구
소는 최근 샌디애고에서 스코츠데일로 이사했다. 문의처: Teleos Institute,
P.O. Box 12009-418, Scottsdale, AZ 85267: (602) 948-1800
몬로 연구소
몬로 연구소는 비영리 교육 연구 기관으로서, 집중된 의식에는 인간 존
재의 문제점에 관한 모든 해결책을 담고 있다는 주제를 연구한다. 인간 행
동에 미치는 음파 형태의 효과에 관한 연구로 국제적인 명성을 쌓고 있는
이 연구소는 비언어적인 오디오 패턴이 의식의 단계에 극적인 영향을 미친
다는 사실을 밝혀냈다. 또한 철저한 감독과 신뢰성 있는 윤리, 경험에만 기
초한 훌륭한 강의와 참여적인 프로그램을 제공한다. 프로그램에는 회복 훈
련, 정신 요법, 고통 자제, 음악 요법, 확장된 자각, 육체 이탈 여행 그리고
통로 여행이 포함된다. 변화 과정에 대처해야 하는 사람들은 이곳의 프로
그램으로 큰 도움을 얻을 수 있는데, 다양한 카세트 테이프도 구입할 수
있다. 문의처: The Monroe Institute, Route 1, Box 175, Faber, VA 22938:
(804) 361-1252
쿤달리니/쿠 방법
쿤달리니/쿠 에너지는 신경계통과 내분비선을 변화시킨다. 이 에너지들
은 인간 내면에 잠재되어 있는 창조적인 생명력의 상승을 촉진시킨다. 때
로 육체적인 느낌들이 혼돈스러울 때가 있으므로, 경험에 의해 발생되고
전통적으로 인정받는 증상들을 나열해 본다(정신이상일 경우는 예외로 한
다).
근육 경련, 마비 혹은 발작/전율, 진동, 경풍/따끔함, 간지러움, 욱신거림,
혹은 피하가 움직이는 느낌/주기적, 발작적, 혹은 경미한 무의식적 움직임/
극심한 열기와 냉기가 드는 느낌/등, 목구멍, 두개골의 기저, 혹은 두통/척
추 혹은 전체 신경계에 상당히 강한 진동 에너지가 흐르는 느낌.
이 증상에 겁을 집어먹을 필요는 없지만 알고 있어야 한다. 도움을 구할
수 있거나 스스로 통제할 수 있기까지 이러한 에너지의 흐름을 늦추기 위
해 다음을 시도해 보도록 하자.
잠시 명상을 중단하거나, 명상 모임에 참가해 다른 사람들을 위한 치유
의 기도에 당신의 에너지를 돌려라. 언제나 이 기도들이 신의 명령에 따른
것이고, 관련된 모든 이들의 최고의 선을 위한 것이라는 사실을 긍정해야
한다(이런 생각은 당신의 자아가 아니라 신의 모든 것을 주관한다는 사실
을 일깨운다).
고기(원하는 경우 일시적으로 날고기를 먹어도 된다). 쌀밥, 속이 꽉 찬
야채(특히 구근 야채), 낙농 식품을 먹도록 한다. 에너지 조절이 가능할 때
까지 샐러드나 불완전한 단백질을 피하도록 한다. 적은 양을 자주 먹는다.
설탕 섭취를 중단한다. 단맛이 생각나면 제한적으로 꿀과 과일을 섭취한
다.
향료, 자극제, 술, 혹은 담배를 사용하지 않는다.
손으로 하는 노동이나 운동을 한다. 집안 청소, 정원 가꾸기, 구덩이 파
기, 벽 문지르기 등등은 이러한 에너지의 방향을 바꾸고 관리하는 데 아주
좋은 방법이다.
사고, 명상, 산책, 기분 전환에 넉넉한 시간을 보낸다. 휴식을 충분히 취
하고 물을 많이 마신다.
되도록 긴장된 일과 분위기를 피한다.
자신에게 발생하는 변화를 거부하지 말고 얼마 동안 그 흐름대로 따라간
다.
주시면 받아들일 것임을 인정하면서 긍정적인 인도를 구하는 기도를 한
다.
감사하는 마음을 가지고 많이 웃는다. 유머는 놀라운 치료자이며 균형을
잡아 주는 역할을 한다.
창조적인 노력, 공예, 혹은 취미를 가져서 즐긴다!
각성 과정의 요소
신비한 각성과 변화 과정의 초기 단계에서 흔히 발생되는 요소들을 아래
에 간략하게 나열했다. 아래의 목록은 가정 문제 카운슬러인 트리시아 니
켈에 의해 제공된 것인데, 그녀는 점성가로서, 이러한 요소들과 넵튠 요소
라 알려진 현상에 대처할 때 발생하는 것 사이에는 상관 관계가 있음을 발
견했다. 연락처: Tricia Nickel, M.A., 3702 Mt. Diablo Blvd., Lafayette,
CA 94549: (510) 283-3940
사고의 변화/혼란스러운 시간 감각/제어력의 상실/감정 표현의 변화/겉모
습의 변화/지각력의 왜곡/인생 의미의 변화
위의 목록은 모두 정상적인 증상들이다. 이러한 것들이 참다운 각성의
증상이라면 불가사의하고, 흥분되며 즐겁고 그리고 사기를 올려주는 현상
으로도 이끌어 줄 것이다. 나는 각성을 성장 이벤트라 부른다.
성장 이벤트는 모든 형태와 크기로 나타난다. 성장 이벤트는 부정이나
긍정 혹은 두 가지 모두일 수도 있다. 하나의 증상을 지나치는 경우에는
반복할 수 있고, 단계적으로 각각의 증상을 모두 거칠 수 있다. 성장 이벤
트의 예들을 들어보겠다. 즉 성공에 대한 확신이 들었을 때의 실패, 혹은
실패하리라 믿었을 때의 성공, 빨리 전진하기를 바랄 때의 지연, 혹은 느린
전진을 원할 때의 빠른 행보, 번성하기 원할 때의 고통, 혹은 준비되어 있
지 않거나 무슨 일을 하고 싶은 의사가 없을 때의 번영 등등이 있다.
성장 이벤트는 어떤 것이든지 간에 우리에게 여러 가지 기회를 부여한
다. 내면을 볼 수 있고 내면 정화를 도모할 수 있는 기회, 집단적인 정신과
보다 높은 차원의 현실을 엿볼 수 있는 기회, 제한된 생각을 초월할 수 있
는 기회, 불가능했던 것을 발견하고 초과학적인 현상을 경험할 수 있는 기
회 그리고 변화되는 기회. 빛이 식물의 성장에 도움을 주는 것처럼, 계명은
인간의 성장에 비료와 같은 역할을 한다.
생명은 성장과 변화를 끈질기게 추구한다. 만일 그 과정을 방해한다면,
그 방해물을 제거하기 위한 어떤 현상이 발생하게 마련이다. 상식과 균형
을 망각하는 경우에는, 대신 무언가가 우리의 기억을 돕게된다. 우리는 그
것을 우리의 것으로 받아들일 수 있다!
자연산 리튬에 대한 조언
모든 사람들에게는 리튬이 절대적으로 필요하다. 대부분의 사람들은 이
러한 광물질이 전혀 들어 있지 않을 것 같은 음식과 환경으로부터도 리튬
을 충분히 취한다. 그러나 과도한 컴퓨터 사용, 스트레스, 공해 그리고 임
사 체험과 같은 변화를 겪는 경우에 우리 육체에서 가장 많이 손실되는 것
중의 하나가 바로 리튬이다. 리튬은 건강하게 움직이고 명료한 생각을 가
지도록 하는 필수적인 요소이다. 그렇지만 의료진들은 임사 체험자들에게
도움을 주는 방법으로 리튬을 처방하지 않는 것 같다(예민한 체험자가 어
떻게 되는지를 기억하라).
이러한 점과 이 주제에 관한 새로운 견해로 우리 모두가 큰 도움을 받고
있으므로, 리튬에 홀리스틱(육체와 정신을 통일적으로 보는) 접근 방법을
취해, 그것이 자연 세계에서 어떤 기능을 하는지 집중적으로 알아보고자
한다.
자연산 리튬은 비금속 광물질로서 소금 세포이다. 과거에는 동종요법 치
료제로 쓰이던 소금 세포가 열두 종이나 있었다. 리튬은 최근에 들어와서
야 열세 번째의 소금 세포로 인정받았다. 자연 요법 치료사들의 전통에 의
하면, 리튬은 물질 안의 영혼을 관리한다고 한다. 충분한 리튬 없이는, 명
상 중 영혼이 균형을 잡지 못한다는 것이다. 동물, 식물, 흙, 인간...모든 존
재들은 빛(영혼)의 고취를 유지하기 위해 리튬을 취해야 한다. 제약회사에
서 나온 상품을 자연산 리튬으로 착각하지 말기를 바란다. 제약회사에서
생산된 리튬은 탄산나트륨이다.
자연산 리튬은 일상사에서 흔히 접할 수 있는 물질로서 사람들이 먹는
거의 대부분의 음식에 함유되어 있다. 리튬이 고갈되면 쉽게 보충할 수 있
다. 예를 들어 레몬과 라임은 리튬의 보고로 알려져 있다. 신선하고 작은
레몬이나 라임을 물에 섞어 하루에 한 컵 정도 마시면 충분한 리튬을 취할
수 있다. 마시는 대신 요리에 사용해도 효과는 마찬가지이다. 광물질 중에
서 리티아 운모가 가장 많은 리튬을 함유하고 있고, 그 다음으로는 쿤자이
트와 빨간 전기석에 많이 들어 있다. 보석 삼아 리티아 운모를 몸에 걸치
거나 주머니 같은 곳에 넣어 자주 손으로 만지도록 하라(나는 리티아 운모
를 컴퓨터 근처에 놓아두었다).
시미주 사는 건설회사이면서 향기치료 환경 시스템을 개발한 회사이기도
한데, 1989년 향기에 관한 연구 보고서를 발표한 바 있다. 그 보고서에 의
하면, 기업체나 제조 공장에 레몬 향기를 발산하면 불량이 50퍼센트나 준
다는 것이었다(이 정도의 수치까지 불량율을 줄일 수 있었던 것은 단지 레
몬 향기뿐이었다고 한다). 나는 인간의 실수가 그 정도로 줄 수 있었던 이
유는 레몬이나 그 향기에 리튬이 함유되어 있기 때문이라고 생각한다. 아
주 소량을 사용하는 경우에도, 리튬이 두뇌를 상쾌하게 해, 인간의 에너지
시스템과 감정의 균형을 잡아준다는 사실을 알게 되었다. 리튬은 매우 신
기하면서도 효과적인 물질이다.
(여기에서 흥미를 끄는 것은 오직 향기만이 변연계를 직접 자극하여, 기
억과 두뇌의 기능에 영향을 미친다는 의학적인 사실이다. 냄새가 아닌 다
른 물질들은 간접적으로 변연계에 영향을 비친다. 사람들이 냄새에 빠른
반응을 보이는 이유가 바로 여기에 있다. 임사 체험자의 경우에는 더욱 그
러한데, 그들은 의식을 회복한 후 후각이 상당히 예민해졌음을 알게 된다.
따라서 나는 자연산 리튬과 변연계 그리고 임사 체험에는 상관관계가 있다
고 생각한다.)
자연 상태에서의 리튬의 작용으로 여겨지는 현상에 관해 더 알아야 할
것들이 있다.
해롤딘의 저서 '리튬, 자연스러운 조화'에 의하면, 사람이 부정적이거나
분노 혹은 공포 분위기에 빠져들면, 몸안의 리튬이 주로 포타슘으로 변형
된다고 한다. 포타슘에는 향기가 있음을 들어, 그녀는 '개는 공포를 냄새
맡는다'는 속담이 근거가 있다고 추정한다. 개는 포타슘 냄새를 가장 잘 맡
는 것 같다. 반대로 사람이 긍정적이고 즐거우며 명상적인 분위기에 젖어
들면, 몸안의 리튬이 미네랄 베릴륨으로 변형된다고 주장하는데, 사실 일부
학자들은 미네랄 베릴륨이 고차원적인 의식과 두뇌 발전에 연료로 사용됨
을 인정한다.
(요즘에는 크리스털 모양까지 등장하고 있는데, 페나사이트라 불리는 이
물질은 상당히 비싼 편이다. 심지어 의식 개발에 유용한 돌이라는 말이 나
돌고 있어 많은 사람들이 적절한 사전 준비 없이 크리스털을 구입하고 있
어 부작용을 겪는 사람도 있다. 페나사이트는 고차원적인 두뇌 발전을 확
장하고 촉진하는 것으로 여겨지고 있지만, 리튬이 제공하는 기본과 조화를
연결시킬 능력이 없는 경우에는, 건설적이기보다는 헛되이 작용할 가능성
이 높다.)
나에게 있어서 리튬은 열쇠와 같은 작용을 하는데, 그 돌에 숨어 있는
'다리' 역할을 하는 영혼이 물질이나 문제와의 고리를 연결하는 것처럼 보
인다. 그 돌은 마젠타색(심홍색)을 띠고 있다. 상징적으로, 마젠타는 영혼
발전의 다양한 단계를 거치는 과정에서 한 단계 차원 높은 진동에서 한 단
계 더 앞으로 나아가는 단계 변화를 의미한다. 색깔 주파수로서의 마젠타
는 하나의 성장 단계에서 다른 단계로 발전하기 전 에너지에 균형(응집)이
발생하는 것을 도와준다(가능한 마젠타 색상이 강한 의상을 입도록 하고,
자주 그 색으로 치장하도록 하자. 그런 다음 느낌이 어떤 차이가 나는지를
확인해 보도록 하자.)
리튬이라는 광물질은 사람에게 있어 꼭 필요한 물건이다. 보다 나은 건
강을 얻기 위해 일상 생활에서 그 효력을 증폭시킬 수 있는 보다 용이하고
저렴한 방법들이 있다.
부록2 조사 방법
많은 사람들이 나의 연구 방법을 구체적으로 알고 싶다면서 방법, 설문
지 내용, 통계 수치 등등에 대해서 물어왔다. 그래서 따로 연구 방법에 대
해서 설명하게 되었다.
내 딸 나탈리 로웰이 나에게 그랬던 것처럼, 누군가가 지적해 주지 않으
면 나를 포함한 어느 누구도 변화의 정도를 알 수 없을 때는 임사 체험자
와의 인터뷰 스타일을 재빨리 바꾸었다. 게다가 가능한 임사 체험자가 아
닌 그 주변의 인물, 특히 가족들과 많은 인터뷰를 하기 시작했다. 가능한
한 여러 시각에서 그 현상을 지켜보려 시도함으로써, 나의 발견을 더욱 의
미 있는 것으로 확대시킬 수 있을 뿐만 아니라, 내가 그들을 연구하는 것
처럼 나를 연구했던 많은 사람들의 반향을 다시 생각할 수 있었다. 이러한
방법은 상당한 치료 효과를 나타내었다!
개인적인 편견이 연구를 망칠 수 있음을 알고 있었기 때문에, 쓰레기통
을 뒤지듯 아주 세심하게 문제에 접근해 나갔다. 다시 말하면 나의 신분과
조사의 목적을 필요 이상으로 밝히지 않으면서, 될 수 있는 대로 개방적이
고 형식에 얽매이지 않는 질문을 던지려 노력했다. 만일 나의 신분을 밝히
면, 그들은 아마도 "당신도 그 경험이 어떠했는지 잘 알 텐데요, 뭘"하며
소극적으로 나올 것 같았다. 그래서 나는 원칙을 세웠다. 그럴 수도 있고
그렇지 않을 수도 있지만 하여튼 무슨 말이라도 해주세요. 아주 상세하게
말씀해 주시고 생각나는 것은 하나도 빼놓지 말아주십시오. 제가 당신이
말하는 내용을 알고 있으리라 짐작하지 말아주세요. 제가 당신이 말하는
내용을 알고 있으리라 짐작하지 말아주세요. 다른 임사 체험자들과의 인터
뷰 때와 마찬가지로, 저는 "오 그렇군요" 혹은 "더 상세히 말씀해 주세요"
나 "그리고요?"라는 다목적용 구절을 사용토록 하겠습니다. 사실 사림들이
상세한 정보를 나에게 제공해 줄수록, 나의 입에서는 "그리고요...?"라는 말
이 더욱 자주 나온답니다 하고.
나의 경우에 있어서 위협적이지 않은 몸짓과 더불어, 음성의 억양과 변
화를 적절히 구사하여 복잡하거나 과학적인 질문을 던질 때보다 더 많은
정보를 얻어낼 수 있었다. 나는 그가 말할 수 있는 기회를 마음껏 열어놓
은 것에 불과했고, 인터뷰에 응하는 사람은 기꺼이 의례적인 수준 이상의
정보를 제공해 주었다. 판단을 서두르지 않는 진지한 청취자의 태도를 취
하면, 대부분의 임사 체험자들은 기꺼이 자신에 대해서 마음껏 표현할 것
이다.
다음은 다양한 인터뷰 스타일에 대한 실험 결과이다.
형식적 스타일: 응답자가 조사자의 마음을 기쁘게 해야 한다는 잠재적인
의식을 가지고 대답하고, 그 대답을 평가한다. 시작과 끝이 명확하다. 다시
말하면 조사 기간이 중요하고 제공되는 정보가 그만큼 많지 않다. 임사 체
험의 종류에 상관없이 긍정과 부정을 마음대로 넘나드는 보다 심도 있고
양면적인 대답을 듣는 경우가 보통이다.
비형식적 스타일: 더 이상 중요한 사람은 있을 수 없다는 편안한 분위기
에서 일상적인 대화를 하듯 진행한다. 시간과 특별한 스케줄에 의존하지
않기 때문에 무제한적인 정보가 제공된다. 임사 체험의 종류에 따라 부정
혹은 긍정적인 한 면만을 강조하는 대답을 듣는 경우가 보통이다.
나는 임사 체험자와의 인터뷰를 1978년에 시작하며, 그 결과를 모아
1981년부터 출판하기 시작했다. 처음으로 설문지를 보낸 것은 1983년의 일
이었다. 참으로 안타까운 일이지만, 최초의 저서가 발간될 때 우울증에 시
달리고 있었다. 그 동안의 모든 설문지와 노트를 파괴해 버리고 말았다. 지
금 그 설문지 내용을 정확하게 독자 여러분에게 전해 줄 자신이 없지만,
설문 대상자는 랜즈의 자료나 내가 방문했던 사람들에게서 무작위로 추출
했다는 사실을 자신 있게 밝힐 수 있다. 두 그룹의 대상자들은 같은 방식
으로 지금의 삶이 얼마나 좋은지에 대해 솔직하게 표현했다. 비록 일부 대
상자의 경우에는, 가족과 인터뷰한 결과가 다르기도 했다.
그리고 거의 예외 없이 어디를 가든지 간에, 대상자의 말을 듣는 것보다
행동과 비언어적인 실마리로 더 많은 정보를 얻을 수 있었다(무언의 언어
는 깜짝 놀랄 정도로 대단한 것이다).
그렇게 많은 인터뷰 대상자를 어떻게 찾을 수 있었을까? 그 점에 대해서
나는 행운아라고 생각한다.
솔직히 나는 그 이유에 대해서 어떻게 설명해야 할지 모르겠다. 전화 교
환원 훈련사와 시스템 분석가로 일하면서 틈만 있으면 자동차를 몰고 여행
을 다녔고, 참으로 믿을 수 없는 일이지만, 내가 말을 건네는 사람들마다
임사 체험자였다. 그들이 임사 체험자임을 어떻게 알 수 있었을까? 바로
그들의 눈을 통해서였다. 그들의 눈은 어린아이와 같은 호기심과 순진함으
로 반짝거리며, 마치 대화 상대를 찾기 위해 안달하는 것처럼 상체가 앞으
로 기울어져 있다. 나는 저 세상을 암시하는 한두 마디의 말을 미끼로 그
들과 대화를 시작했다. 그렇게 하면 그들은 자진해서 대화에 끼여들었다.
같이 있어 줄 사람을 고대해 왔다는 태도로 그들은 적극성을 띠게 된다.
나와 인터뷰한 사람들의 60퍼센트 가량은 이런 식으로 여행 중에 우연히
만난 체험자들이었다. 그들은 나를 몰랐으며 나도 그들을 몰랐을 뿐만 아
니라. 사전에 아무런 접촉도 없었다. 그 외에 30퍼센트 가량은 나의 연설을
듣고 찾아온 사람들이었다. 연설회장에 참석하였다가 나중에 앞으로 나와
서 자신의 이야기를 들려주거나, 아버지가 나에게 했던 것처럼 꼬치꼬치
캐물어서 접촉한 사람들이었다. 나는 그 전에는 남을 찾아가거나 친절하게
물어 보는 스타일이 아니었다. 나머지 10퍼센트는 설문지에 응답해 주거나
내 연구에 도움을 주겠다고 나선 자원 봉사자들이었다.
인터뷰 대상자의 80퍼센트를 코카서스 미국인, 유럽인 그리고 아랍인이
차지했다. 아시아인은 한 명도 포함되지 않았지만 아프리카인이 나머지 20
퍼센트를 차지했다(15퍼센트는 미국 출신의 흑인, 나머지 5퍼센트는 케냐,
아이티 그리고 캐나다 출신의 흑인들이다. 제 6장에서 소개된 헤이슬리 롱
은 아프리카 출신으로 캐나다에 살고 있다).
임사 체험의 심상에서 지역적인 특징이 발견되었다. 북서부, 남서부 그리
고 아이티 출신 체험자는 다른 체험자의 경우보다 동물이 많이 보인다. 남
동부, 중서부 그리고 중부 출신이 체험자들은 선과 악에 관련된 시나리오
를 많이 본다(지옥 같은 경험을 의미하지 않음을 유의하라). 다른 연구자들
의 주장과는 달리, 나는 바이블 벨트 크리스천(미국 남중부의 기독교 신앙
이 돈독한 지역에 사는 기독교인들)들이 지옥 같은 시나리오를 많이 겪는
다는 증거를 확보하지 못했지만, 근본주의적 종교를 가진 사람들이 무시무
시한 체험을 많이 하는 것을 알게 되었다. 그런 시나리오를 언급하는 사람
들의 대부분은 그들이 임사 중에 간 곳이 얼마나 춥고, 축축하며 온기라고
는 전혀 없는지를 말해 주고 있다. 그 밖의 다른 지역적인 특징은 별로 나
타나지 않았다. 그렇지만 교육 수준이 낮은 사람과 종교(종류를 막론하고)
에 아주 헌신적인 사람들 사이에서는 미신적인 특징이 많이 보였다. 소련
지방에서 온 사람들은 임사 중에 신이 있는 곳으로 갔다 올 수 있었던 것
을 마음속으로 감사하고 있었다.
성인과 어린이의 임사 체험의 유형이 나를 놀라게 했다. 여성 체험자의
무려 70퍼센트는 출산, 유산, 출혈, 혹은 자궁 절제 수술을 받는 중에 체험
을 한다. 남성 체험자는 50퍼센트 이상은 심장에 관련된 상태에서, 나머지
25퍼센트는 폭력이나 사고를 당해 체험을 한다.
상징적으로 말한다면 남성은 느긋하고, 인생을 진지하게 살기보다는 감
정이나 공격성 그리고 스트레스에 관련되어 괴로움을 많이 받는다고 볼 수
있다. 여성의 경우에는 예전과 다름없이 인생에서 통과해야 하는 의식과
같은 출산이 참으로 위험한데, 특히 임사 체험으로 내면의 세계로 깊숙이
들어가 결코 알 수 없었던 자기 일부분을 어떻게 경험하느냐에 대한 위험
성이 존재한다. 내가 이런 추론을 제시하는 까닭은 임사 체험자의 사망 유
형이 유용한 설명이 될 수 있기 때문이다.
여기에서 내가 전기 감응을 조사하기 위해 사용한 최근의 설문지를 그대
로 소개하고자 한다. 설문 대상자 1백 명 중 46명이 설문지에 답해 돌려보
내 주었다. 각 번호에 쓰여진 숫자의 합은 바로 그 문항에 답한 사람의 총
수이다. 이 설문지는 전기 감응을 하나의 여파로 확립할 의도를 내포하지
않는다. 이미 연구의 73퍼센트 정도는 전기 감응을 하나의 여파로 성립하
는 결과를 내놓고 있지 않은가. 내가 이 설문지로 알고자 하는 바는 임사
체험자는 어떤 전기 감응을 경험하고, 그 정도가 어느 정도인가이다. 반드
시 물어야 할 내용이지만, 내가 잊을 경우에는, 설문 대상자로 하여금 내가
이해할 수 있도록 그 점을 지적하도록 했다. 응답자들은 마치 알리고 싶은
정보를 오랫동안 간직하고 있다가 기회를 만난 것처럼 열렬하게 응해 주었
다. 그들은 흥분했고 많은 관심을 가져주었다.
각 문항은 (F)-자주, (W)-가끔, (S)-거의 없음, (N)-전혀 없음으로 답한
다. 주관적인 답변을 수치로 판단하기 위해서이다. 즉 임사 체험이 체험자
에게 어떤 영향을 미쳤는가. 그 경험에 관한 그들의 느낌은 어떤가, 그리고
그 체험이 그들에게 무슨 의미를 가지는가를 파악하기 위한 것이다. 예를
들어서, 한 응답자는 단 한 번 자신이 보는 앞에서 컴퓨터 모니터가 타 버
리는 경험을 한 바 있고, 따라서 (S)-거의 없음에 체크했지만, 그 단 한번
의 사건은 그녀의 인생에 지대한 영향을 미쳤기 때문에 별도로 그 사실을
빈칸에 적어 주었다. 내가 던진 그 질문만으로도 그녀는 그 폭발에 관련한
생각을 하고 충격을 받았다. 생각을 많이 하면 할수록, 그녀는 다양한 시각
에 다양한 기계에서 어떠한 현상들이 어떻게 발생했는지를 기억했다. 그녀
는 그런 식의 반응을 보인 다수의 사람 중의 한 명에 불과하다. 많은 질문
에 대한 답으로 무슨 일이 벌어졌는지에 대한 보다 분명한 그림을 얻기 위
해서는 각 상자의 처음 네 칸(F, O, W, S)을 더하면 된다.
질문 40번을 예로 들어보자. 그에 대한 답은 한군데로 몰려 있지 않고
균등하게 분배되어 있다.
"주변의 존재들이 갑자기 사라지거나 나타나는 일이 있는가?"
자주 발생하든 일생에 단 한번 발생하든지 간에, 언제 어느 사람에게든
이러한 현상이 일어난다면 놀라운 일이 아닐 수 없다. 앞에서부터 차례로
네 칸의 숫자를 더하면 무려 20퍼센트의 응답자가 그런 경험을 했다는 놀
라운 결과를 얻을 수 있다. 질문 25번은 또 어떤가.
"텔레비전 채널로 이 세상에 존재하지 않은 이미지를 보았는가?"
이번에도 앞에서부터 네 칸의 숫자를 더하면 15퍼센트가 '그렇다'라는 답
을 얻을 수 있다. 이 수치는 심각하게 생각할 정도로 높지 않다. 그렇다면
이 세상에 존재하지 않는 이미지를 어떻게 텔레비전 채널로 받아볼 수 있
는가?
임사 여파-전기 감응 설문 내용
1.임사 체험을 했습니까? 41퍼센트
2.임사와 유사한 경험을 했습니까? 21퍼센트
3.임사나 그와 유사한 체험에서 밝고, 매우 충만하며 마치 방사선 같은
빛을 보았습니까? 37퍼센트
4.빛 가운데나 그 근처에 있었습니까? 37퍼센트
5.빛과 합쳐지거나 빨려들었습니까? 35퍼센트
6.임사 체험은 빛으로 가득한 세상에 관한 것이었습니까? 27퍼센트
7.임사 체험에서 빛이 주를 이루고 이었습니까? 30퍼센트
8.빛의 존재와 대화를 나누었습니까? 30퍼센트
9.체험이 빛에 관련되어 있거나, 빛속에서 발생했거나, 혹은 빛으로 채워
져 있었습니까? 50퍼센트
육체적 여파(F-매우 자주, O-자주, W-가끔, S-거의 없음, N-전혀 없음)
1.예전보다 빛에 더 예민합니까? 23 4 7 1 8
2.햇살에 괴로움을 느낍니까? 20 8 6 4 7
3.태양 감응을 경험한 바 있습니까? 13 7 2 13 6
4.예전보다 선글라스를 쓰는 일이 많습니까? 29 4 0 3 7
5.카메라나 비디오 카메라 조명이 참기 힘듭니까? 15 6 10 5 10
6.물리적으로 발생할 수 없는 빛을 봅니까? 9 5 6 5 12
7.예전보다 소리나 잡음에 예민합니까? 21 8 2 2 7
8.괴롭게 하는 특별한 소리나 잡음이 있습니까? 22 8 4 7 3
9.소리가 너무 큰 장소나 프로그램을 피하십니까? 25 11 8 1 1
10.라디오나 텔레비전의 음향이 듣기 싫습니까? 10 15 13 5 3
11.다른 신체의 일부가 귀처럼 소리를 듣습니까? 13 7 8 1 15
12.물리적으로 발생할 수 없는 소리를 듣습니까? 6 10 10 6 10
13.전기장과 자장을 감지하십니까? 13 5 8 7 10
14.전기장과 자장을 느끼십니까? 10 8 7 7 12
15.전기장으로 괴로움을 당하십니까? 8 8 7 6 17
16.자장으로 괴로움을 당하십니까? 7 8 8 4 15
17.가전 제품의 에너지장에 민감하십니까? 9 4 10 3 14
18.생활 용품의 에너지장에 민감하십니까? 5 4 10 6 18
19.전선 근처의 에너지장에 민감하십니까? 7 6 11 2 18
20.전화선 근처의 에너지장에 민감하십니까? 5 4 8 4 21
21.전열기의 에너지장에 민감하십니까? 5 2 7 5 19
22.엘리베이터나 에스컬레이터에 민감하십니까? 5 1 5 7 21
23.여행 수단에 민감하십니까? 20 6 2 4 8
24.텔레비전이 저절로 채널을 바꾸거나, 래스터 선이 빠르게 위로 올라가
는 등 이상한 현상이 일어났습니까? 8 5 12 7 14
25.이 세상에 존재하지 않는 이미지를 텔레비전으로 본 적이 있습니까?
2 5 3 5 30
26.시청하고 있던 프로그램에 이상한 프로그램이 겹쳐 보인 적이 있습니
까? 2 0 6 7 28
27.녹화 불능, 화면 흔들림, 래스터 바, 다른 채널이 녹화되는 등 이상한
현상이 비디오에서 발생했습니까? 3 1 5 7 27
28.음성 단절, 연기, 녹음한 테이프에 아무 소리도 녹음되지 않은 이상한
현상이 발생한 적이 있습니까? 3 5 7 2 25
29.녹음을 할 때 이상한 소리가 추가로 녹음된 적이 있습니까? 1 2 6 2
30
30.휴즈의 절단, 컴퓨터 모니터가 타버리는 이상한 현상이 컴퓨터에서 발
생한 적이 있습니까? 3 2 4 8 25
31.환등기, 전화기, 금전 등록기, 오락기, 카메라 등이 이상하게 작동하는
일이 있습니까? 5 6 5 7 21
32.가로등의 전구가 터지거나 촉수보다 흐리거나 밝은 빛을 내는 등 이
상한 일이 당신 앞에서 발생합니까? 8 1 7 7 21
33.경고음 발생과 같은 이상한 현상이 경비 장치, 전자식 자물쇠, 전자빔
같은 경보 장치에 발생합니까? 1 3 2 8 28
34.자신을 둘러싸고 있거나 더욱 강해진 에너지장을 본 적이 있습니까?
11 8 5 5 17
35.발광체나 에너지장이 당신의 몸을 감싸는 모습을 본 사람들이 있습니
까? 11 9 6 3 13
36.천장에 매달린 전등이 흔들리거나 회전하는 등 이상한 현상이 발생한
적이 있습니까? 3 0 8 3 11
37.주변의 동물들이 갑자기 유순해지거나 사나워지고, 당신과 대화하려고
하는 등 이상한 행동을 보입니까? 13 0 8 3 11
38.주변의 어린이들이 갑자기 껴안아 달라고 하거나, 귀엽게 보이거나 두
려워하는 등 이상한 행동을 보입니까? 15 9 4 6 8
39.당신 앞에서 물체가 사라지거나 나타납니까? 8 5 7 5 18
40.당신 앞에서 사람이나 그 밖의 존재들이 사라지거나 나타납니까? 5
2 8 5 23
41.예전보다 더욱 에너지가 충만합니까? 10 8 6 5 12
42.당신의 몸에 에너지가 넘쳐흐릅니까? 10 9 9 4 8
43.예전보다 에너지가 부족합니까? 3 9 5 8 12
44.쉽게 에너지의 고갈을 느낍니까? 13 11 5 7 4
45.손목시계를 착용하십니까? 21 7 3 1 11
46.휴대폰이나 카폰을 사용하십니까? 0 2 2 1 34
47.그 밖의 다른 변화나 발생한 일들에 대해서 적으시고, 상세한 설명을
하거나 그 밖의 느낌을 적어 주십시오.
이 설문지에 대한 독자 여러분의 생각은 어떻습니까?
발생하는 현상을 증명하기 위해 빈도를 측정하는 것이 모호하기 때문에,
응답자로부터 내가 생각할 수 없었던 관련성을 이끌어 낼 수 있는 문을 마
련해 놓았다. 이러한 식의 설문 작성은 내가 좋아하는 조사 방법이다. 독자
여러분도 설문 내용을 숙고하기를 바란다. 문제와 답을 살펴보고 그것이
암시하는 것이 무엇인지 파악하기 위해 마음의 문을 열도록 하자. 이 설문
지는 독자 여러분에 깊은 인상을 주어 감탄사를 이끌어 낼 수 있도록 고안
되었다. 정신을 바짝 차리고, 책상 앞에 앉아서 질문을 침착하게 읽어보고,
분석하여 숙고한다면 설문지의 놀라움이 눈에 들어올 것이다.
내가 얻은 설문지의 답을 고려해 볼 때, 나는 전보다 더욱 엔지니어, 의
료진, 심리학자 그리고 인류학자와 같은 다양한 분야의 전문가들에 의해
이루어지는 연구실 안에서의 측정 방식에 우려를 표하지 않을 수 없다. 통
제 집단을 사용하는 설문 방식으로는 임사 체험으로 인한 현상을 심도 있
게 파악할 수는 없는 노릇이다. 과학적인 연구 결과가 인간에게 발생하는
현상의 정의와 이해에 지대한 영향을 미치기 때문에, 바로 그러한 점을 명
심하는 것이 중요하다.
이 책을 마감하기 전에, 우리가 인생에 대해서 안다고 생각하는 것에 임
사 현상이 어떠한 이의를 제기하는지 독자 여러분에게 충격을 주고자 한
다.
1.어린아이, 심지어 갓난아기들조차 그들의 경험과 출생 당시의 상황을
상세하게 기억한다. 그들은 얼마나 더 기억할 수 있고, 또 그들의 기억은
어디까지 거슬러 올라갈 수 있을까? 이는 마취 없이 아기에게 수술을 하는
요즘의 행태에 대해 무엇을 말해 주는 것일까? 임사 체험을 기억할 수 있
는 그들이 어떻게 수술 받을 때를 기억할 수 없단 말인가?
2.어린이나 성인들은 저 세상을 경험하면서 모두 미래를 보거나, 과거나
미래의 형제 자매를 만난다. 이는 우리가 결정하는 선택의 작위성, 그후의
결과, 그리고 그 영향을 받는 사람들에 대해 무슨 말을 하고 있는 것일까?
또한 영혼은 태어나야만 비로소 몸안으로 들어간다는 이론과 낙태에 대해
무엇을 암시하는 것일까?
3.육체 이탈 에피소드는 나중에 증명되는 구성 요소들을 가지고 있다. 절
대로 불가능한 그런 일은 우리의 능력의 범위에 대해 무엇을 말해 주는가?
그리고 이는 우리의 능력과 두뇌와의 관계에 대해 무엇을 말해주는가? 그
리고 이는 육체 없이 완전히 자유롭게 움직일 수 있으며, 기능화할 수 있
는 우리의 능력, 그러면서도 모든 재능을 가질 수 있음에 무엇을 암시하는
가?
4.임사 체험자는 그 경험에 의해 육체뿐만 아니라 정신적으로도 변화 과
정을 거친다. 이는 주관적인 경험의 진정한 능력에 대해 무엇을 말해 주는
가? 이는 건강한 삶을 지속하기 위해서는 주관성 그 자체와 그 가치를 수
정할 필요성이 있음을 의미하는 것은 아닐까? 그리고 두뇌에 발생하는 구
조적인 변화에 대해 무엇을 말해 주는 것인가? 임사 체험의 의미는 무엇이
고, 그 범위는 얼마나 되는가?
5.임사 체험자 중에서는 육체 이탈을 경험한 사람들도 있다. 이는 우리가
영혼을 가지고 있을 뿐만 아니라 명백한 생명의 형태에 머무르는 영혼 적
인 거류자임을 지적하는 것이 아닐까? 이것이 사실이라면 그 밖의 무엇들
이 또 진실이란 말인가? 생명? 죽음? 그리고 영혼? 목적과 사명 그리고 근
본과 창조의 진실은 무엇인가?
임사 현상에 관해 인간이 할 수 있는 모든 종류의 연구를 다했을 뿐만
아니라, 그 과정에서의 편견이나 선입관을 피할 수 있는 법을 많은 사람들
이 알고 있다. 그렇지만 나는 이 분야에 관한 연구는 아직 시작에 불과하
다고 말하고 싶다. 아무리 편견이 설문 내용, 심리학적인 연구에 묻어날 수
있다 하더라도 생리적인 조사 방법, 심도 있는 의식에 관한 연구, 혹은 어
린이를 대상으로 한 연구마저 지체시킬 수는 없을 것이다.
나는 임사 체험 연구에 몰두할 수 있었던 것, 그리고 오랜 세월에 걸쳐
서 수많은 임사 체험자를 만나 대화를 나눌 수 있었던 것을 영광스럽게 여
기고 있다. 나의 역할은 의미 있는 대화와 심도 있는 이해를 위한 폭넓은
배경을 추구하는 시너지스트(모든 현상을 의미 있는 것으로 받아들여, 가
장 적절한 대처 방안을 제시하는 전문가. 영계와 현실의 조화에 중점을 둔
다)였으며, 지금도 그러하다. 이 분야에 관한 나의 연구가 임사 체험의 지
식의 발전에 일조를 해서 세상에 도움이 되기를 희망해 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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