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D2C 레볼루션

by Casey,Riley 2021. 9. 2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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로런스 인그래시아 지음 / 부키
이 책은 달러쉐이브클럽, 와비파커, 이어고 등 성공한 D2C 브랜드들의 성공 방정식을 낱낱이 파헤친
다. 저자는 D2C 브랜드들은 기존 대기업이 장악한 불합리한 시장 구조를 혁신하여 고객에게 새로운
가치와 경험을 제공하면서 디지털 네이티브 세대들이 열광하는 브랜드로 성장하고 있다고 강조하면서,
D2C 브랜드들이 끊임없이 새로운 시도와 다양한 혁신을 진행한 과정을 드라마틱하게 보여준다.

D2C 레볼루션
로런스 인그래시아 지음

▣ 저자 로런스 인그래시아
일리노이대학교에서 언론학을 공부했다. 『월스트리트저널』에서 25년 동안 근무하면서 보스턴지국 책
임자, 런던 지국 책임자, 금융 및 투자 담당 편집자, 부편집장을 지냈다. 『뉴욕타임스』에서 비즈니스
및 경제 담당 편집자 겸 부편집장, 『로스앤젤레스타임스』에서 편집장을 역임했다. 아이슬란드 총리와
영국 총리를 인터뷰한 바 있으며, 국제 무역 협상의 긴박한 현장을 취재하며 유로화가 많은 도전에 직
면하게 될 것을 예고했다. 이외에도 유럽의 동성 결혼 합법화, 미국 메인주 북부 숲의 소방감시탑 프
로파일링 등 다양한 방면에 대해 취재했다. 2001년 9월 11일에는 『월스트리트저널』의 사무실에서 맞
은편에 보이는 트윈타워가 무너지는 것을 목격하기도 했다. 취재팀을 이끌며 국내보도, 국제보도, 해
설보도, 논평 등의 부문에서 퓰리처상을 다섯 차례나 수상했고, 2008년 금융 시장 붕괴의 원인에 대한
보도를 지휘한 공로로 제럴드 로브상을, 심층보도에 대한 공로를 인정받아 조지 폴크상을 수상하기도
했다. 현재 로스앤젤레스에 거주 중이다.


▣ Short Summary
디지털 트랜스포메이션이 본격적으로 가속화된 지난 20여 년간 시장은 플랫폼 기업들을 중심으로 재
편되어 왔는데, 이들은 끝없이 플랫폼의 영역을 확장하여 커머스, 소셜네트워킹, 핀테크처럼 우리 삶
과 관련된 많은 영역을 집어삼키려 하고 있다. 그러나 최근 몇 년간은 정치, 사회, 경제, 문화 전반에
서 기존의 연결 고리를 끊는 탈집중화 현상이 발생하고 있는데, D2C 역시 대표적인 탈집중화의 흐름
이다. 이런 탈집중화의 원인은 현시대가 그 어느 때보다 소비자의 힘이 강해진 시대라는 데 있다.
달러쉐이브클럽, 와비파커, 캐스퍼, 해리스, 글로시에, 이어고. 이 브랜드들의 공통점은 무엇일까? 한
가지 제품에 집중해 온라인 기반으로 고객에게 직접 제품을 판매하여 성공한 D2C(Direct to
Consumer) 브랜드라는 것이다. 미국에서 D2C는 2020년 기준 연간 20조 원 규모의 전자 상거래 시장
으로, 2010년대 후반 들어 시장 규모가 다섯 배 가까이 급격하게 성장하였다.
이 책은 달러쉐이브클럽, 와비파커, 이어고 등 성공한 D2C 브랜드들의 성공 방정식을 낱낱이 파헤친
다. 저자는 D2C 브랜드들은 기존 대기업이 장악한 불합리한 시장 구조를 혁신하여 고객에게 새로운
가치와 경험을 제공하면서 디지털 네이티브 세대들이 열광하는 브랜드로 성장하고 있다고 강조하면서,
초기 사업 아이디어 구상부터 투자를 받아 공급업체를 선정하여 제품을 제조하고, 고객을 모으고 제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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을 판매하기 위해 끊임없이 새로운 시도와 다양한 혁신을 진행한 과정을 드라마틱하게 보여준다.

▣ 차례
추천의 말
1장 스타트업이 골리앗 기업을 굴복시키는 방법
2장 디지털 세계엔 물리적 진입 장벽이 없다
3장 가장 완벽한 형태가 아니어도 좋다
4장 전혀 다른 전략을 사용한 D2C 기업
5장 마케팅이 성패를 좌우한다
6장 알고리즘은 항상 옳다
7장 명문대 졸업생에게 콜센터 업무를 맡기는 회사
8장 물류 업계를 휩쓰는 치열한 경쟁
9장 위험을 감지하지 못했던 거대 기업의 선택
10장 보청기의 아이폰을 꿈꾸다
11장 라이프 스타일 브랜드로 마케팅하라
12장 백 투 더 퓨처, 오프라인으로 향하는 D2C 기업들
13장 인공지능이 알려주는 사업 아이템
14장 혁명은 이제 막 시작되었다
감사의 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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로런스 인그래시아 지음

스타트업이 골리앗 기업을 굴복시키는 방법
1분 33초짜리 영상으로 투자받는 방법
2010년 12월 친구가 초대한 파티에 참석했을 당시 실업자였던 마이클 더빈은 다음에 시도할 사업 거
리를 찾고 있는 중이었다. 한편 친구의 아버지인 마크 레빈은 당시 케이크 절단기, 저가 브랜드의 면
도기와 면도날을 포함해 다양한 종류의 소비재를 한참 전에 다량으로 구매해 놓고 처리하지 못해 고충
을 겪고 있었다. 그런데 파티에서 레빈이 더빈에게 물었다. “자네가 인터넷을 잘 알고 있다던데, 물건
을 팔 수 있도록 도와줄 수 있겠나?” 더빈이 대답했다. “면도기는 좀 팔아 볼 수 있을 것 같아요.”
레빈과 대화하고 나서 더빈은 곰곰이 생각에 잠겼다. 자신만 해도 상점에 가서 면도기를 사기가 싫었
다. 질레트에서 판매하는 최고급 면도날 카트리지의 가격은 5달러로 턱없이 비쌌다. 게다가 상점 진열
대에서 면도날을 직접 살 수 있는 경우가 다반사여서 더욱 화가 났다. 크기가 작다 보니 도난당하기
쉬우므로 계산대 뒤에 쌓아 두거나 상자에 넣어 자물쇠를 채워두는 상점이 많았기 때문이다. 더빈은
자신 말고도 그렇게 느끼는 사람이 많다는 사실을 알고 있었다. 두 사람이 만나고 몇 주가 지난 후에
더빈은 레빈이 보관하고 있는 면도날을 온라인으로 판매할 수 있겠다고 판단하고 그동안 저축해 온 2
만 5000달러를 투자해 레빈과 사업을 시작하기로 결정했다. 달러쉐이브클럽은 그렇게 탄생했다.
더빈은 2011년 중반까지 베타 버전의 홈페이지를 운영하면서 몇 달 동안 계속 면도날을 판매했다. 하
지만 고객의 반응은 신통치 않았다. 얼마간 면도날이 팔렸지만 대부분 소비자들은 홈페이지에 들러 제
품을 한번 구매하고는 그뿐이었다. 그래서 더빈은 재구매를 장려하기 위해 월 구독 모델을 시험해 보
기로 했는데, 이것은 매우 중요한 사업 모델이었다. 고객 유치 비용, 즉 고객을 끌어들이기 위해 기업
이 마케팅과 광고에 지출하는 비용을 고객이 시간을 두고 제품을 거듭 구매하는 금액으로 상쇄해야 하
기 때문이다. 얼마 후 약 1000명이 회원으로 가입하자 더빈은 온라인에서 면도날을 판매할 수 있겠다
는 확신이 들었다. 그렇더라도 성공할 기회를 잡으려면 훨씬 많은 잠재 고객의 관심을 끌어야 했다.
더빈은 광고에 쓸 돈이 거의 없었으므로 직접 영상을 만들어 온라인에 올리기로 마음먹었다. 영상은
즉흥극처럼 격식을 차리지 않고 심지어 대충 촬영한 듯 보였다. 하지만 그 분위기도 실제로는 효과를
노려 조성한 것이었고, 모든 장면과 대사는 가격, 품질, 편리성이라는 메시지를 전달하려는 목적에 맞
춰 구성했다. 영상은 다음과 같이 더빈이 자신과 회사를 소개하는 장면으로 시작한다. “달러쉐이브클럽
닷컴이 무엇이냐고요? 한 달에 1달러만 내면 품질 좋은 면도기를 문 앞까지 배달받을 수 있습니다.”
그리고 15초가량 지났을 때 더빈은 시청자들이 물을 법한 질문을 던진다. “좋은 면도날이냐고요? 아
뇨.” 더빈은 잠시 뜸을 들였다가 핵심을 찔러 말한다. “우리 면도날은 끝내주게 좋습니다!” 그러면서
형광 주황색 포스터에 적힌 흰색 글씨를 가리킨다. 영상에서 더빈은 내내 무표정을 유지한다.
더빈은 이름을 꼭 짚어 언급하지는 않았지만 영상이 돌아가는 내내 질레트를 무차별 공격한다. 질레트
제품이 매우 비싸다는 사실을 널리 알리고 싶었던 것이다. “유명 상표를 부착한 면도날을 사용하느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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매달 20달러를 쓰고 싶으신가요? 그중 19달러는 로저 페더러에게 갑니다.” 더빈은 질레트의 비싼 광
고모델을 가리키며 언급한다. 그리고 이렇게 영상을 끝맺는다. “매달 면도날을 사야 한다는 생각은 버
리고, 우리가 절약해 주는 돈을 어디에 쌓아 둘지나 생각하시죠.” 영상은 단순하고 기억에 남을 인상
적인 표어로 끝났다. “면도하는 시간도 아끼고 돈도 절약합시다(Shave time. Shave money).”
한편 더빈은 사업을 성공시키려면 운영 자금을 모아야 했다. 그래서 친구에게 부탁해 벤처 캐피털 인
큐베이터 기업인 사이언스의 공동 창업자 마이클 존스를 만났고, 그가 “별로 내키지 않습니다”라며 거
절하려는 순간, 자신이 마케팅 영상을 찍었는데 길이도 짧으니 한 번 봐 줄 수 있겠냐고 부탁했다. 훗
날 존스는 당시를 이렇게 회상했다. “영상을 보고 충격을 받았어요. 유튜브를 뚫어 소비자와 연결할 수
있겠다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그래서 더빈과 손을 잡기로 했어요. 정말 멋진 경험이었습니다.”
사이언스는 달러쉐이브클럽에 10만 달러를 투자하기로 했다. 하지만 이 돈은 작게나마 팀을 꾸릴 직원
을 채용하고 홈페이지도 리뉴얼하기에 부족한 돈이었다. 다음 단계는 사업을 지속적으로 운영하고 새
면도날을 구매할 만큼 자금을 추가로 모집하는 것이었다. 이후 존스와 사이언스를 공동 창업한 피터
팸은 벤처 투자자들과의 만남을 주선했는데, 대부분의 투자자들은 처음에 회의적인 반응을 보였다. 하
지만 소수 투자자들은 더빈이 만든 재미있는 영상을 보고 놀라워하며 흥미를 보였고, 팸과 더빈이 거
의 7주 동안이나 애원하고 회유한 끝에 가까스로 투자금 95만 달러를 모을 수 있었다.
한편 레빈이 구매해 창고에 쌓아 둔 제품들은 구식 2중 날 면도기였으므로 재구매 고객의 관심을 끌기
에 부족할 공산이 컸다. 그래서 더빈은 달러쉐이브클럽 상표를 붙여 판매할 만한 최신 기술의 4중 날
과 6중 날 면도기를 공급해 줄 제조업체를 찾아야 했는데, 이때 레빈의 지인이 업체 2곳을 소개해 주
었다. 일본 면도기 제조사 카이(Kai)와 샌디에이고에 미국 법인이 있는 한국 제조사 도루코였다. 더빈
은 면도기 사업의 전문가로 1년 전부터 도루코의 미국 사업 담당 사장으로 일하고 있는 켄 힐을 만났
고, 힐은 더빈의 사업 아이디어를 이해하고 다음과 같이 말했다. “좋습니다, 마이클. 당신이 제품 대금
을 선불로 완납하기만 한다면, 물량을 원하는 만큼 얼마든지 공급하겠습니다.”
더빈이 스타트업을 가동하기 위해 벤처 투자자들에게 유치한 자금은 지나치게 적어서 그다지 언론의
주목을 받지 못했다. 그래서 좀 더 큰 관심을 끌어내기 위해 투자 유치 소식을 발표하는 시기를 늦췄
다가 영상과 함께 발표하기로 했는데, 발표 날짜는 텍사스주 오스틴에서 사우스바이사우스웨스트 디지
털 미디어 연례 회의가 열리는 3월 6일로 결정했다. 그곳에 참석한 사람들이 영상을 좋아하면 온라인
에서 반응을 일으켜 다른 곳으로 확장시킬 수 있을 터였다. 이 전략은 성공했다. 영상이 게시된 날 아
침 트위터에는 해당 영상을 꼭 보라는 추천 글이 수백 건 올라왔고, 이틀이 지나기도 전에 달러쉐이브
클럽은 예상을 훨씬 뛰어 넘어 구독자 1만 2000명을 확보했다. 그런데 아직 자동화 장비를 갖추지 못
했으므로 더빈과 직원 6명이 밤늦게까지 송장을 일일이 수작업으로 부착해야 했다.
주목받지 못한 열풍
질레트 본사는 담담했다. 더빈이 만든 영상이 재밌기는 했다. 하지만 면도날의 질은 어떤가? 달러쉐이
브클럽의 날은 끝내주게 좋은 게 아니었다. 질레트는 금속 공학자, 피부과 전문의, 화학자, 인체공학
전문가 등 과학자 수백 명을 채용해 수준 높은 개발 연구소를 운영하고 있다. 그리고 질레트는 마케팅
에도 탁월한 역량을 발휘해 소비자 브랜드로는 최초로 스포츠 마케팅의 잠재력을 활용했다. 그래서 경
쟁사들이 이따금씩 등장했지만 질레트의 사업에는 거의 영향을 미치지 못했다. 따라서 질레트가 수십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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년 동안 소비재 세계에서 유례없고 사실상 독점에 가까운 시장 점유율 70퍼센트를 기록한 것은 별로
놀랍지 않다. 질레트는 전 세계에 면도기와 면도날을 판매해서 연매출 40억 달러를 기록하고 전통적으
로 약 50~60퍼센트에 이르는 풍부한 이윤을 남기는 등 난공불락이었다.
아이디어 하나로 10억 달러의 가치를 만들다
데이비드 팩맨은 벤처 캐피털 기업인 벤록어소시에이츠에서 파트너로 활동했는데, 팩맨은 제품을 써
본 결과 질레트의 면도날이 더 우수하며, 달러쉐이브클럽의 면도날도 꽤 괜찮은 정도라는 판단이 들었
다. 그런데 팩맨은 꽤 괜찮은 품질이라면, 실제로 대부분의 남성에게 충분히 좋은 제품일 수 있으리라
짐작했다. 달러쉐이브클럽 면도날의 가격이 질레트 면도날의 절반가량인 것을 감안하면 특히 그랬다.
게다가 매장에 가서 직원이 계산대 뒤에 있는 캐비닛의 자물쇠를 열고 제품을 가져다줄 때까지 기다릴
필요가 없었다. 팩맨은 더빈이 대박을 터뜨릴 것 같다고 예감했다.
그렇다. 달러쉐이브클럽에는 혁신적인 제품이 없었지만 혁신적인 아이디어가 있었다. 팩맨은 질레트가
오랫동안 시장을 지배하고 있지만 취약하다는 사실을 간파했다. 질레트의 강점은 약점도 될 수 있기
때문이다. 질레트는 크게 성공한 탓에 스타트업이 ‘충분히 좋은’ 제품으로 무장하고 인터넷을 이용해
경기장을 평준화하여 게임의 법칙을 바꾸고 혁신을 일으킬 수 있다는 점을 제대로 인식할 수 없었다.
팩맨이 생각하기에는 질레트가 최고 품질의 면도 경험을 제공할 수 있을지 모르지만, 달러쉐이브클럽
은 최고의 가치를 제공했다. 하지만 질레트는 그런 생각을 하지 못했다.
팩맨은 영상을 보고 나서 더빈과 피터 팸에게 연락했다. 그리고 몇 번 만나고 나서 더빈의 아이디어가
성공할 수 있겠다는 확신을 굳혔고, 달러쉐이브클럽의 마케팅에 돈을 투자하고 싶어 했다. 결국 팩맨
은 벤록어소시에이츠를 투자에 참여시켰고, 초기 투자자에 속했던 벤처 캐피털 4곳이 돈을 더 투자하
고, 또 피터 팸에게 설득당한 일부 기업들이 투자에 가세하면서 달러쉐이브클럽은 2012년 11월 980
만 달러를 추가로 유치할 수 있었다. 팸은 동맹 관계를 맺는 것이 두 기업에 좋을 수 있겠다는 판단에
서 질레트에게도 투자 요청을 했지만, 질레트는 관심이 없다고 답했다.
한편 2015년까지 온라인에 영상을 올려 입소문을 일으키고 페이스북 마케팅을 구사하는 기업으로 유
명세를 구축한 달러쉐이브클럽은 질레트의 시장을 더욱 잠식하기 위해 텔레비전 광고에 매달 수백만
달러를 쏟아부었다. 그러자 달러쉐이브클럽이 달성한 연간 매출은 2년 전 불과 2000만 달러였지만,
2015년이 되자 1억 5300만 달러까지 증가했다. 그리고 시장에 진입한 지 불과 몇 년 지나지 않은
2016년에는 미국 달러로 환산해서 면도기와 면도날 시장의 약 8퍼센트를 점유했다. 같은 기간 동안
질레트의 시장 점유율은 67퍼센트에서 약 54퍼센트로 급락했지만, 질레트는 미온적으로 대응했다. 자
체적으로 페이스북 영상 광고를 내보내며 맞대응을 시도했지만, 달러쉐이브클럽 광고에 대한 구차한
대응이라는 비웃음을 받았고, 가격 인하는 여전히 완강하게 거부했다.
2016년 달러쉐이브클럽의 매출이 연 2억 4000만 달러를 기록하자 더빈은 인수를 희망하는 기업들과
협상하기 시작했다. 여기에는 쉬크도 있었고, 투자자였던 콜게이트-팔몰리브도 있었다. 하지만 세제를
포함한 많은 소비재 분야에서 프록터앤갬블과 경쟁하던 유니레버가 2016년 7월 현금 10억 달러를 제
시하며 모든 경쟁사를 눌렀다. 당시 달러쉐이브클럽의 구독자는 300만 명을 넘어섰다. 달러쉐이브클럽
은 더빈의 비전을 계속 추진하는 동시에 새 사주를 위해 지속적으로 성장하기 위해 헤어젤, 칫솔과 치
약, 샴푸, 세안제, 향수, 입술 보호제, 심지어 핀셋과 손톱깎이 세트 등 다른 미용 제품으로 사업을 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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장했다. 매우 많은 신제품을 추가하면서 마케팅 자료에는 “아마도 클럽 이름을 바꿔야 할까 봐요”라는
문구를 넣었다. 질레트는 불과 몇 년 전만 하더라도 수백만 달러만 지불하면 신생 기업인 달러쉐이브
클럽의 지분을 상당량 살 수 있었다. 하지만 이제는 시장 점유율이 축소되고 고객들이 달러쉐이브클럽
제품으로 눈을 돌리면서 이미 연 수억 달러에 이르는 매출 손실을 겪을 뿐 아니라 제품 가격을 인하하
면서 연 1억 달러 이상의 매출 감소를 감당해야 했다.

보청기의 아이폰을 꿈꾸다
크리스티안 곰센은 청력이 좋지만 간간히 보청기를 착용한다. 그러면서 귀에서 보청기를 꺼내 보여 주
며, ‘내가 보청기를 끼고 있다는 사실을 눈치 채지 못했죠?’라고 말하곤 한다. 곰센은 보청기가 필요하
지만 착용하지 않는 사람이 많은데, 이는 잘 듣지 못하면 늙은 사람이라는 낙인이 찍히기 때문이고,
보청기 가격이 매우 비싸기 때문이기도 하다고 말한다. 부품 가격은 모두 합해 수백 달러에 불과하지
만, 소비자들은 한 쌍에 대개 4500~7000달러를 지불한다. 곰센이 필요하지 않는데도 가끔씩 착용해
보는 보청기는 이 2가지 문제를 해결하려는 의도에서 만들어졌는데, 이 보청기는 곰센이 운영하는 스
타트업 이어고(Eargo)에서 제조되어 소비자에게 직접 판매된다. 이어고는 중개업체를 배제하고 비슷한
성능을 지닌 보청기를 기존 경쟁사보다 3분의 2나 절반 낮은 가격으로 판매한다.
많은 측면에서 보청기 사업의 환경은 혁신을 일으키기에 이상적으로 보이기도 하고 혁신이 필요하기도
하다. 보청기 사업은 연간 수십 억 달러 규모이고 고전적인 과점이 지배해서 보청기 기업 다섯 군데가
미국 전체 매출의 90퍼센트를 차지한다. 업계 선두 주자들은 가격 경쟁을 벌이지 않으면서, 질레트(면
도기)와 썰타시몬스(침대)처럼 겉보기에 큰 차이 없는 일련의 모델들을 무질서하게 출시해 보청기 구
매 경험 자체를 혼란스럽게 만든다. 이어고 보청기를 중심으로 발생한 온갖 열풍을 지켜보다 보면 중
대한 질문이 떠오른다. 와비파커가 안경, 달러쉐이브클럽이 면도기, 터프트앤니들과 캐스퍼가 매트리
스에 추진했던 혁신을 이어고는 보청기에 실현할 수 있을까?
말 안 듣는 소비자의 말을 들어라
프랑스인 이비인후과 외과의인 플로렝 미셸은 보청기를 착용하라는 제안해도 환자들이 자주 무시한다
는 사실을 발견했다. 환자들은 다른 사람들의 눈에 띈다는 이유로 가장 흔한 모델인 귀걸이형 보청기
를 착용하고 싶어 하지 않았다. 미셸은 자신의 취미인 낚시를 하려고 미끼를 꿰다가 아이디어를 떠올
렸다. 미끼와 비슷한 크기와 모양으로 보청기를 만들면 어떨까? 미끼를 만들 때 사용하는 작은 깃털과
비슷한 작은 섬유를 사용해 귓속에 넣으면 보청기를 제 자리에 고정시키면서도 공기와 소리가 귓속을
통과하며 증폭될 수 있을 터였다. 그러면 보청기는 귓속에 편안하게 자리를 잡으면서도 귀 밖으로도
거의 보이지 않을 것이다. 귓속에 쏙 넣는 귓속형 보청기가 이미 출시되어 있지만, 부피가 크거나, 밖
에서 눈에 띄거나, 대부분의 환자들이 사용하기에는 터무니없이 비쌌다. 따라서 사업을 성공시키려면
작고, 성능이 강력하고, 가격이 합리적인 제품을 만들어야 했다.
플로렝 미셸은 2000년대 초 아들에게 자신이 생각해 낸 아이디어를 들려주었다. 스탠퍼드대학교에서
공학을 전공하고 캘리포니아대학교 버클리 캠퍼스에서 MBA를 받은 아들 라파엘 미셸은 당시 건강관
리 스타트업에 근무하고 있었다. 라파엘 미셸은 이렇게 회상했다. “저녁 시간과 주말에 업무에서 벗어
나 재미로 이런저런 궁리를 하다가 이어고를 창업하게 되었습니다.” 라파엘은 2012년 중반 사업에 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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해 더욱 진지하게 생각하기 시작하면서 직장을 그만두고 자택 차고에서 사업을 시작했다. 내과의사이
자 역시 건강관리 사업가인 친구 다니엘 셴도 영입했다. 두 사람은 조사를 하고 나서 시장 잠재력을
확인했다. 청력 손실을 겪고 있다고 추정되는 미국인 4800만 명 가운데 보청기 사용자는 800만 명에
불과했다. 셴과 미셸은 자신들이 영입한 소규모 팀과 시제품을 개발하기 시작했다.
보청기 시장을 뒤흔들기에 적합한 여건이 형성되어 있다고 느낀 사업가는 셴과 미셸만이 아니었다. 고
가의 고급 보청기를 발명한 과학자가 창업한 아이히어메디컬은 비슷한 시기에 저가 제품 라인을 온라
인으로 판매해서 시장 민주화를 시도했다. 그리고 스타트업인 오디쿠스는 달러쉐이브클럽과 비슷한 사
업 모델을 세우고 독일에서 설계한 보청기에 자사 브랜드를 붙여 되팔았다. 두 기업 모두 귀걸이형 보
청기를 한 쌍에 1000~4000달러에 판매하고 있었다. 하지만 이어고는 최저가 보청기를 만들려 하지도
않고, 모든 사양을 담은 최고가 보청기를 만들려 하지도 않았다.
이어고는 보청기 개념을 노인용 의료 기기가 아니라 소비재로 재정립해 시장을 확대하고 싶어 했다.
이 사명을 성공적으로 달성하려면 보청기가 귓속에 들어가서 밖에서는 거의 눈에 띄지 않아야 하고,
쉽게 사용하기 위해 대부분의 보청기처럼 작은 배터리를 며칠마다 교환해 주는 것이 아니라 스마트폰
처럼 충전할 수 있어야 했다. 또 가격이 합리적이어야 하므로 제품을 소비자에게 직접 판매해야 했다.
왜냐하면 청력 클리닉을 거치지 않아야만 값비싼 귓속형 보청기의 가격을 낮출 수 있기 때문이었다.
미셸과 셴은 엔젤 투자자에게 자금을 지원받아 본격적으로 사업 여건을 갖추기 전부터 여러 디자인들
을 시도해 보기 시작했다. 두 사람은 귀속에 넣을 수 있도록 줄, 플라스틱 조각, 잘 휘는 얇은 섬유를
사용해 임시 모형을 만들었다. 하지만 운영 자금을 대라고 벤처 투자자들을 설득하려면, 실제로 작동
하는 시제품이 필요했다. 두 사람은 자체적으로 제조할 여력이 없었으므로 귀에 삽입하는 소형 증폭기
를 판매하는 공급업체를 수개월 동안 찾았지만 허사였다. 그러다가 2013년 초 보스턴에서 열린 청각
학 회의에 참석했다가 정확하게 자신들에게 필요한 기업을 만났다. 이후 두 사람이 거의 1년을 작업해
서 기본 시제품을 만들자 미셸은 벤처 캐피털 기업들을 순회하기 시작했다. 투자자들을 설득하기는 쉽
지 않았다. 하지만 미셸은 1990년대 말 스타벅스의 최고경영자 하워드 슐츠가 공동 설립한 벤처 캐피
털 기업 매버런에서 활동하는 몇몇 파트너들의 관심을 가까스로 끌 수 있었다.
한편 경영 컨설팅 기업인 매킨지에서 근무했던 크리스티안 곰센은 당시 한 투자 기업에서 근무하는 옛
동료로부터 이어고에 대해 들었는데, 보청기 사업에 거의 10년이라는 세월을 쏟았던 곰센은 처음에 회
의적인 반응을 보였다. 하지만 플로렝 미셸의 집에서 창업자들을 만나 시제품을 보고 나서 곰센은 이
번에야말로 성공할 수 있겠다고 생각하기 시작했다. 그리고 곰센은 초기 시제품의 주요 단점을 지적했
다. 충전 배터리가 8~10시간 후면 다 닳는데, 보청기는 하루 종일 작동되어야 한다고 조언했다. 그렇
지 않으면 낮에 보청기를 빼서 충전해야 하고, 그러면 소비자들의 구매 의욕이 떨어질 것이라고 강조
했다. 이후 라파엘 미셸은 곰센을 스타트업의 고문으로 영입해 이사진에 합류시켰다.
제품을 시험하고 조정하느라 다시 2년이 흘렀고, 결국 엔지니어들은 귓속에 들어갈 정도로 작게 배터
리 두 개를 배열하는 아이디어를 생각해 냈다. 따라서 보청기를 한번 충전하면 16~18시간 동안 계속
사용할 수 있었다. 플로렝 미셸이 품은 비전에 따라 보청기 끝에는 짧고 얇은 의료용 실리콘 “플렉시
섬유” 수십 개를 내장해서 장치를 제자리에 고정시키고 공기와 소리가 통과할 수 있게 했다. 이어고
제품은 귀걸이형 보청기처럼 고객 개인에게 맞추어 프로그래밍할 수 없지만, 청력 손실이 중간 정도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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거나 경미한 사람들 대부분이 제대로 듣지 못하는 가장 전형적인 고주파 소리를 들을 수 있도록 볼륨
을 네 단계로 사전 설정하고, 착용한 상태에서 보청기를 가볍게 두 번 두드리면 설정을 바꿀 수 있었
다. 한편 미셸과 셴은 혁신적인 제품을 갖추었더라도 정교한 의료 기기를 온라인으로 구매하도록 고객
을 설득하는 것이 사업에 최대 난제라는 점을 인식하고 있었다. 그래서 신뢰를 쌓기 위해 FDA 승인을
받음으로써 자사 보청기의 품질이 연방 기준에 부합한다는 사실을 입증했다. 또 잠재 고객에게 상담
서비스를 제공하고, 자사 제품을 구매한 고객에게 조언을 제공하기 위해 청능사와 보청기 전문가로 팀
을 결성했다. 그래서 소비자가 청능사 클리닉을 찾아갔을 때 일반적으로 받을 수 있는 서비스에 최대
한 가까운 개인적인 조언과 서비스를 전화나 온라인으로 제공하고, 동시에 온라인 구매에 따른 위험성
에 대해 청능사 집단이 가할 비판을 피하는 것을 목표로 세웠다.
2015년 6월 이어고는 매버런의 주도 아래 투자 설명회를 열어 1360만 달러를 확보하고, 2세대 제품을
개발하는 동안에도 라파엘이 사용한 용어대로 “최소 기능 제품”을 판매하기 시작했다. 최소 기능 제품
은 초기 고객을 만족시킬 수 있을 정도로 기능을 갖춘 제품을 일컬을 때 실리콘 밸리에서 사용하는 용
어다. 이어고는 다른 D2C 스타트업의 전략을 끌어와 60일간 무료 체험 서비스를 제공했다. 또 보청기
착용감이 편안한지 확인하고 싶어 하는 고객에게는 가동하는 전자부품을 뺀 복제품을 보냈다. 모두 반
품률을 최대한 낮추기 위한 전략이었다. 이어고 보청기의 초기 상품평은 긍정적이었다.
이어고는 60대 이상이 아니라 40대와 50대 소비자를 표적으로 삼아 광고를 시작했다. 나이가 들어야
만 보청기를 착용하는 것이 아닐뿐더러 보청기를 착용했다고 해서 당혹스러워할 이유가 없다고 홍보하
기 위해서였다. 그리고 한 광고에서는 재미있는 오해 사례를 소개했다. 정원에서 일하던 남편은 “그
일이 끝나면 잊지 말고 토마토에 물을 줘요(Remember to water the tomatoes when you're done)”라는
아내의 말을 “여보, 잊지 말고 수녀님과 함께 토마토를 도살해요(Honey, remember to slaughter the
tomatoes with the nun)”로 듣고 어리둥절해한다. 다른 광고에서는 가족이 하는 말을 완전히 못 알아듣
는 상황을 묘사했다. 이러한 마케팅이 소비자의 공감을 끌어냈다.
이어고의 광고에 반응한 소비자는 2015년 여름 월 2000명에서 연말 무렵에는 약 10만 명으로 급격히
증가했다. 온라인에서 판매되는 다수의 고가 제품이 그렇듯 광고에 반응을 보인 소비자 중에서 극히
일부만 제품을 구매했다. 하지만 이어고는 첫 6개월 동안 약 100만 달러에 이르는 총 매출을 기록하
면서 전통적으로 판매하기 힘들었던 범주에서 고무적인 출발을 기록했다. 수요에 장래성이 있었으므로
이어고가 광고 예산을 늘리고 지속적으로 연구 개발을 하기 위해 다시 투자 설명회를 열어 자금을 유
치하는 데는 문제가 없었다. 2015년 12월 미국 최대 벤처 캐피털 기업에 속하는 뉴엔터프라이즈어소
시에이츠가 매버린을 포함한 투자 집단을 이끌어 이어고에 2500만 달러를 추가로 투자했다.
라파엘 미셸은 하늘을 찌를 듯 기뻤다. 하지만 처음에는 서서히 그러나 점차 많은 고객이 제품을 반품
하기 시작했다. 미셸은 많은 보청기가 고장 난 원인을 파악하기 위해 재빨리 움직였고, 소비자들이 실
제 생활환경에서 장시간 착용하자 결함이 드러났는데, 근본적인 문제는 보청기의 전자 부품을 감싸는
“덮개”와 관련이 있었다. 덮개 재료로 쓰이는 신축성 있는 실리콘은 시간이 흐름에 따라 귀에서 생기
는 습도와 염분을 흡수하며 조금씩 팽창해 전자 장치를 망가뜨릴 수 있기 때문이었다.
한편 업계에 새로 진입했기 때문에 누리는 장점도 있었지만 단점도 있었는데, 자금 고갈률이 컸다. 상
황이 너무나 나빠 보였으므로 투자자들은 업계에서 오랜 경험을 쌓은 곰센을 찾아가 사업을 회생시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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방법이 있는지 물었다. 곰센은 있다면서 다음과 같이 대답했다. “소비자들이 이어고 제품을 원한다는
사실을 우리는 입증해 왔습니다. 또 의료 제품을 온라인에서 판매할 수 있다는 사실도 입증했고요. 모
두 긍정적인 신호입니다. 이제 우리는 출혈을 멈추고, 제품의 결함을 바로잡고, 조직을 축소해 비용을
절감해야 합니다.” 이후 투자자들은 최고경영자 자리에 미셸 대신 곰센을 앉히는 조건을 내세우며 이
어고에 계속 투자하기로 뜻을 모았다. 이어고를 재설계하고 문제를 바로잡기 위해서는 생산 노하우를
더욱 많이 보유한 사람이 필요했기 때문이다. 기업을 처음부터 키웠던 미셸에게는 뼈아픈 일이었지만,
투자자들의 결정을 받아들이고, 새 직책인 전략본부장 자리를 수락하고 이사진에 남았다.
급선무부터 확실히 해결하라
이어고는 보청기를 재설계하는 동안 새 주문을 더 이상 받지 않았고, 기본 디자인을 유지하면서 결함
을 고치느라 2016년 대부분을 보냈다. 재설계한 2세대 이어고 보청기 “맥스(Max)”는 방전되는 사태를
방지하고 배터리가 다 닳았을 때 부품을 보호하기 위해 전자 부품을 더욱 내구성 좋은 덮개로 감쌌다.
또 예전에는 보청기를 사내에서 직접 제조했지만, 소형 전자 제품을 제조하고 조립하는 과정에 대해
전문 지식을 갖춘 태국 소재 기업에 제조를 위탁하기로 결정했다. 그리고 곰센은 이어고의 회생을 돕
기 위해 개인 투자 펀드를 활용해 금융가인 찰스 슈왑을 포함한 새 후원자들을 모집했다.
2017년 1월 이어고는 잃어버린 추진력을 회복할 기회가 한 번 더 있다고 판단하고 보청기 판매를 재
개하면서 광고에 많은 자금을 쏟았다. 곰센은 기존 기업들이 청력 클리닉에 의존해 마케팅을 전개하기
때문에 보청기 업계가 마케팅에 쓰는 비용은 수익의 2퍼센트에 불과하지만, 이어고는 20퍼센트 이상
을 쓴다면서, 마케팅에 힘을 기울이는 것이야말로 이어고가 성공할 수 있는 유일한 방법이라고 말했다.
또 소비자 광고에 종사한 경험을 쌓은 마케팅 임원들을 영입했다. 위르겐 포케는 최고상업책임자로 취
임하고 나서 고객을 유치하기 위해 마케팅을 활용하는 방식으로 투망을 더욱 넓게 던졌다.
소비자는 보청기를 충동에 따라 구매하지 않고 고민하고 공부한 후에 구매한다. 따라서 이어고가 실행
하는 디지털 광고는 보청기에 관한 뉴스나 광고를 클릭하는 방식으로 관심을 표현한 소비자를 표적으
로 삼았으며, 이어고 제품에 관심을 표현한 잠재 고객들에게 전화와 온라인으로 연락을 취하기 위해
100명 이상으로 영업팀을 결성했다. 또 반품률을 최대로 낮추기 위해 판매 후 관리를 강화하라고 직원
들을 밀어붙였다. 따라서 보청기를 판매할 때는 고객이 궁금한 점이 있어서 전화를 걸어올 때까지 기
다리지 않고 “제품 도착 전” 영상으로 연결되는 링크를 이메일로 보내고, 판매한 지 사흘 째 되는 날
에는 다른 영상 링크를 보내 보청기를 가장 잘 활용할 수 있는 방법을 알려주며, 판매한 지 열흘 째
되는 날에는 보청기 청소 방법, 24일 째에는 장기 관리 방법을 담은 영상의 링크를 보냈다.
설계 결함을 바로잡기 위해 판매를 중지한 지 1년이 지난 시점에서 마침내 매출이 탄력을 받기 시작했
다. 2017년 2세대 보청기의 매출은 꾸준히 증가해서 약 650만 달러를 기록했고, 2018년에는 네 배인
2400만 달러까지 증가했다. 고객의 약 3분의 2는 첫 구매자이고, 평균 연령은 전형적인 최초 사용자
보다 4~5년 낮았다. 곰센의 주장에 따르면 이러한 경향은 이어고가 보청기 사용자 시장을 확대할 수
있다는 뜻이고, 기존 기업에게서 빼내는 방식으로 고객을 확보하지 않는다는 뜻이다.
이어고는 최소 기능 제품을 갖추고 사업을 시작해 꾸준히 품질을 개선하겠다는 라파엘 미셸의 비전을
추구해서, 더욱 광범위한 고객의 관심을 끌기 위해 보청기 선택 범위도 확대하고 있다. 2019년에는 3
세대 보청기인 네오(Neo)를 출시하고, 사용자들이 보청기 기능을 스마트폰으로 설정하거나 기술자들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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원격으로 프로그래밍할 수 있게 하기 위해 블루투스 기능을 장착하는 등 고가 제품을 판매하는 경쟁사
가 이미 제공하고 있는 사양도 추가했다. 또 네오는 출력의 한계를 개선하고 되먹임을 줄였다. 이어고
는 이렇듯 기능을 향상시키면서 가격을 한 쌍에 2550~2750달러까지 인상했지만, 처음 두 모델의 가
격을 25퍼센트까지 인하하는 동시에 최초 모델은 현재 1650달러에 판매하고 있다.

혁명은 이제 막 시작되었다
상쾌한 금요일 아침이다. 6시 15분 정각에 홈랩스 알람 시계가 울린다. 터프트앤니들 침대에서 잠을
깨서 브룩린넨의 침대 시트를 젖히고 일어나 버디즈의 슬리퍼를 신고 화장실로 향한다. 달러쉐이브클
럽의 면도기로 다리털을 면도하고 프로즈의 샴푸로 머리를 감는다. 네이티브의 데오드란트를 겨드랑이
에 바르고, 와비파커의 안경을 쓰거나 허블의 콘택트렌즈를 낀다. 서드러브의 브래지어를 입고 미언다
이즈의 속옷을 입는다. 그 위에 에버레인의 청바지를 걸치고, 올버즈의 운동화를 신고, MVMT의 시계
를 찬다. 주말 동안 여행을 갈 예정이어서 어웨이의 여행 가방에 아웃도어보이스의 레깅스 두 개, 롤
라의 탐폰, 아마존 자체 개발 브랜드인 코스탈 블루의 수영복을 챙겨 넣는다.
이제 부엌으로 가서 브랜드리스의 유기농 공정 거래 로스트 커피를 브레미의 싱글컵커피메이커에 넣어
커피를 끓이고, 그레이트존스의 프라이팬에 계란 두 개를 부친다. 아침 식사를 마치고 리투얼의 비타
민을 몇 알 삼킨다. 파이 GPS 스마트 개목걸이를 차고 있는 반려견 닥스훈트에게 파머스독의 애완동
물 사료를 먹인다. 그런 다음 큅의 전동 칫솔로 양치를 하고 글로시애의 화장품을 바른다. 아기를 모
킹버드의 유모차에 앉히고 가방에는 마마베어의 일회용 기저귀를 챙겨 넣고, 현관문을 나서면서 스마
트폰을 사용해 캥거루 가정용 보안시스템의 경보 장치를 작동시킨다.
당신은 앞에서 나열한 브랜드를 포함해 더욱 많은 브랜드를 온라인으로 구매했고, 주문한 지 1~2일
후에 제품을 배송 받았다. (대도시에 거주하는 경우에는 주문 당일에도 배송을 받을 수 있다.) 이 중에
서 몇몇 브랜드는 이미 10억 달러 브랜드 대열에 합류했고, 어떤 브랜드 기업들은 앞으로 몇 년 안에
“유니콘” 기업이 될 것이다. 물론 중소기업에 머물거나 폐업하는 기업도 있을 것이다.
D2C 브랜드의 혁명은 몇몇 스타트업에서 시작해 수십 개에서 수백 개로 지금은 수천 개 기업으로 확
대되면서 해당 브랜드들이 아마존마켓플레이스의 무한한 디지털 통로와 진열대를 가득 채우고 있을 것
이다. 하지만 얼마나 많은 브랜드가 이러한 혁명을 거치면서 진정으로 지속적인 브랜드로 거듭날 수
있을지 확실히 알려면 시간이 지나 봐야 한다. 하지만 브랜드가 어떻게 창조되는지, 얼마나 많은 브랜
드가 생겨나고 있는지, 궁극적으로 신규 브랜드를 구매하고 충성스러운 고객으로 남거나 떠나게 만드
는 요인이 무엇인지 등 브랜드의 역사에서 우리가 또 하나의 변곡점에 있는 것만은 확실하다.
제프리 레이더는 신규 브랜드 혁명을 최전선에서 목격해 왔다. 그는 30대 중반이 되기 전에 D2C 기업
두 곳을 창업해 유니콘 기업으로 키운 유일한 사업가다. 와비파커를 공동 창업한 지 불과 몇 년 만인
2013년 해리스를 공동 창업했다. 해리스와 와비파커는 서로 다른 제품(면도기 대 안경)을 다른 가격대
(몇 달러 대 95달러 이상)로 판매하고 소비자의 구매 유형도 다르지만(매주나 매달 대 1~2년마다) 한
가지 전략을 공유한다. 즉, ‘견고하게 뿌리를 내리고 있는 시장 리더(질레트와 룩소티카)들에게 훨씬 저
렴한 가격과 질 좋은 제품으로 도전할 수 있는 틈새를 보았다.’ 하지만 레이더의 주장에 따르면 두 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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D2C 레볼루션

업이 10억 달러 브랜드로 도약할 수 있었던 것은 고객과 지속적으로 집요하게 관계를 맺으려 했기 때
문이다. 레이더는 다음과 같이 말했다. “우리는 함께 이 여정을 걷고 있으며 자신이 기업의 일원이라고
고객들을 느끼게 만듭니다. 우리는 어떤 단일 브랜드가 아니라 고객과 대화하기 위해 존재하는 사람들
의 집단입니다.” 그래서 해리스의 직원으로 합류하는 사람은 어떤 임무를 맡든 누구나 고객 경험 팀에
들어가 콜 센터에서 하루 동안 일해야 한다.
2010년만 해도 면도기 스타트업이 질레트에게서 상당한 매출을 빼앗을 수 있으리라고 상상하기 힘들
었을 것이다. 하지만 스타트업 2곳, 즉 달러쉐이브클럽과 해리스가 그처럼 대단한 성과를 거뒀다. 두
스타트업은 2018년까지 미국 면도기 매출의 14퍼센트를 장악했다. 하지만 질레트가 한때 차지했던 시
장 점유율 70퍼센트는 고사하고 각각 25퍼센트씩이라도 차지할 수 있으리라 상상하기는 힘들다. 마찬
가지로 질레트가 과거 수준으로 돌아갈 수 있으리라고 추정하기도 힘들다. 오히려 아마존의 솔리모 브
랜드처럼 더욱 많은 면도기 브랜드들이 시장에 뛰어들 것이고, 이러한 새 주자들에 대항하는 것이 질
레트뿐 아니라 달러쉐이브클럽과 해리스를 포함한 모든 기업이 직면한 장기적인 도전이 될 것이다.
과거에는 인기 있는 대량 판매 브랜드가 일단 생기면 시장을 장기간 장악할 수 있었다. 하지만 새로운
브랜드 세계에서는 더 이상 그럴 수 없다. 브랜드 충성도가 과거 어느 때보다 감소하고 있기 때문이다.
100대 소비재 브랜드를 대상으로 발표한 한 보고서는 최근 몇 년 동안 기업의 90퍼센트가 시장 점유
율을 잃었다고 밝혔다. 물론 브랜드 충성의 쇠퇴는 새 D2C 브랜드가 부상하는 데 유리하게 작용했다.
2013~2017년 약 170억 달러에 달하는 매출이 대형 소비자 브랜드에서 소형 브랜드로 이동했다. 이
러한 추세는 앞으로 더욱 뚜렷해질 가능성이 크다.
2018년 중소기업들은 아마존에서 1600억 달러 상당의 제품을 판매했다. 1999년 불과 1억 달러였던
판매량이 1600배 증가한 것이다. 이 기업들의 일부는 다른 기업이 만든 제품을 재판매하고 있지만, 아
마존을 포함한 많은 기업은 자체적으로 신규 브랜드를 만들고 있다. 와비파커의 공동 창업자인 닐 블
루멘탈은 이런 추세를 감지하고 다음과 같이 말했다. “나는 사업을 발전시키기가 더욱 힘들어졌다고는
생각하지 않습니다. 하지만 사업을 시작하는 비용이 결코 더 싸진 것은 아닙니다.” 와비파커는 가장
두각을 나타낸 신규 안경 브랜드지만 시장 점유율은 5퍼센트 미만이다. 그러고 와비파커가 첫 안경을
팔고 몇 년이 지난 2010년 다른 스타트업들이 온라인 안경 브랜드 십여 개 이상을 출시했다.
시장에 새로 진입한 기업들의 다수는 본질적으로 와비파커와 동일한 사업 모델을 내세우는 모방 기업
이지만 렌자블(Lensabl)처럼 틈새시장을 겨냥한 기업들도 있다. 예를 들어 렌자블은 새 안경을 구매할
필요 없이 고객이 선호하는 안경테에 처방 렌즈를 끼워 준다. 픽셀(Pixel)은 컴퓨터 화면을 볼 때 안구
피로를 유발할 수 있는 “블루 라이트”를 걸러 내기 위해 렌즈에 색상을 넣은 안경을 판매하고, 토폴로
지(Topology)는 아이폰의 3D 스캔 기술을 사용해 고객의 얼굴에 맞춰 안경테를 제작한다.
이러한 스타트업들 중에서 성공하는 기업은 몇이나 될까? 안경과 기타 제품을 제공하는 신규 기업들이
끊임없이 시장에 진출하는 현상을 보면 D2C 열풍에 거품이 존재한다는 것을 알 수 있다. 1990년대 닷
컴 열풍이 불면서 벤처 캐피털 기업들이 같은 고객을 공략하려는 경쟁 브랜드에 자금을 조달했을 때와
상황이 매우 비슷하다. 하지만 전부는 아니더라도 많은 스타트업이 와비파커처럼 메가브랜드로 살아남
거나 아니면 마이크로브랜드로 살아남을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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D2C 레볼루션

포러너벤처스의 커스틴 그린이 D2C 스타트업에 처음 투자한 지 10년이 지난 지금 전자 상거래 스타
트업에 자금을 조달하기 위해 사상 최대 규모로 벤처 캐피털 자금을 조성하고 있는 것도 이 때문이다.
또 보노보스와 와비파커에서 초기에 고문으로 활동했던 데이비드 벨은 2018년 와튼 경영대학원의 종
신 교수직을 사퇴하고 아이디어팜벤처스(Idea Firm Ventures)를 창업하면서 디지털 네이티브 브랜드를
출시할 예정이다. 헨리 데이비스는 글로시에의 사장직을 내려놓고 개인 관리 제품을 판매하는 D2C 기
업 아르파를 창업하고 “브랜드 기업(House of Brands)”을 만들기 위해 힘쓰고 있다. 이 사람들이 생각
하듯 혁명은 막 시작했다. 그러므로 스타트업이 진입해 성장할 여지가 많고, 이 중에서 크게 성공한
기업은 10억 달러 브랜드 클럽에 합류할 수 있다. 그런데 이러한 성공을 가능하게 만드는 것은 결국 1
달러짜리 면도날과 1분 33초짜리 영상일 수도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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