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생물들의 신비한 초능력

by Casey,Riley 2022. 10. 1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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생물들의 신비한 초능력

미생물을 이용하여 지구의 식량문제를 해
             결하고 환경 오염과 생태계 파괴를 막는다.

      제1장 일하는 미생물
    인간의 편에선 미생물
  세균(박테리아)이라든가 미생물이라는 말을 들으면 우리는 우선  병균이라는 생각을 머리
에 떠올린다. 아마 지난 몇 세기 동안 인류의 생명과 건강을 위협해온 병균에 대한 공포 때
문이겠지만 사람들의 뇌리에서 좀처럼 떠나지 않을 것이다. 그러나  수백만 명의 생명을 앗
아간 콜레라나 페스트의 만연은 이미 옛날 이야기가 되어버릴  정도로 오래 되었다. 인간은 
병균과 싸워서 이기는 방법을 터득했다. 눈에 보이지 않는 미지의 적에 대한 공포는 소멸됐
다. 인간은 미생물의 세계를 연구하는 중에 미생물이 인류의  적일 뿐만 아니라 아군이라는 
사실도 알아냈다.
  수십억 년의 장구한 진화 과정에서 자연은 수많은 미생물을 만들어냈다. 미생물은 도처에 
존재하기 때문에 미생물이 존재하지 않는 곳은 없다고 해도 틀린 말은 아니다. 미생물은 다
양한 환경조건에 적응하여 땅속에도, 공기 중에도, 남극의 얼음 속에도, 심지어 온천 속이나 
심해의 바닥에서조차 살고 있다. 그 중에서도 미생물이 가장 많이 살고 있는 곳은 땅속이다. 
  미생물은 다양한 작업을 하는 '화학  콤비나트'라 불러도 좋을 것이다.  예를 들면 동일한 
진균류(이른바 곰팡이)가 항생물질이나 효소를 합성하는가 하면  레몬산이나 포도산도 합성
한다. 또한 미생물은 다양한  색깔, 탄성, 강도, 내열성을  갖춘 여러 종류의 복잡한  중합체
(polymer)를 만들어 낸다. 이러한  '미생물 화학공장'에서 어떤 물질이  생산될 때에는 가장 
이상적인 조건이 구비되어 세포의 생화학적  장치는 놀랄 정도로 일정한  작동을 계속한다. 
또 그 '공정'은 최소한의 에너지만을 소비하며 게다가 그 조건 아래에서 최적의 방식으로 진
행된다. 혹시 이러한 조건을 변경시키는 일이 가능하다면 우리들이  필요로 하는 질과 외관
을 갖춘 생산물을 필요한 만큼만 생산할 수  있을 것이다. 미생물 세포에 X선을 쪼이면 그 
세포 속에서 일어나는 생화학적 과정의 일부가 변화되는데  트레이서(tract)원자를 사용하여 
그 변화를 추적할 수가 있다. 
  미생물에게는 음식물을 섭취하고 소화하는 특별한 기관이  없다. 그렇기 때문에 미생물은 
영양소가 들어있는 배양액 속이 아니면 생존할 수가 없다.  영양소는 미생물의 외벽을 통해
서 그 안으로 침투한다. 미생물이 요구하는 영양소는 매우 다양하다. 동식물의 단백질을  요
구하는 놈이 있는가 하면 공중의 질소나 탄산가스를 요구하는 놈도 있다. 이러한 점을 고려
하여 연구실이나 공장에서는 질소, 탄소, 인, 황, 기타 미생물의 생활에 필요한  물질이 함유
된 배양액을 만든다. 
  이 배양액 속에서 미생물은 급격히 증식하여 인간에게 필요한 약품, 식품, 공업원료를  만
들어 낸다. 미생물은 마치 특정한  물질을 전문적으로 생산하는, 생산성이 뛰어난  살아있는 
공장처럼 보인다. 약 1입방 센티미터 안에 현재 전세계 인구의 몇십 배나 되는 숫자의 미생
물이 생존할 수 있다. 더구나 각각의 미생물은 자기 체중의  30-40배나 되는 배양액을 처리
할 수 있는 능력을 갖고 있다. 
  기후조건이나 지리적 조건에 관계없이 번식속도가 대단히  빠르고, 다양한 종류의 유기물
질을 합성할 수 있다는 점이 농작물이나 가축과 비교해서  미생물이 유리한 점이다. 더구나 
최신식 설비를 갖춘 화학공장조차도 미생물과는 경쟁상대가  안된다. 액체 부탄가스를 직접 
산화시켜 초산이나 기타 다른 것을 제조하는 비교적 새로운  장치를 예로 들어보자. 제조공
정은 내산성의 특수강으로 제작된 반응탑 안에서 50-60기압, 섭씨 150-170도에서 진행된다. 
이에 대해 자연계에서는 동일한 탄화수소의 산화과정이 상온, 상압아래 이루어진다. 
  자연은 진화의 과정에서 생물세포의 내부에서 일어나는 각종 반응을 개량하기 위해  몇만 
년이나 소비했다. 미생물은 화학물질의 보물창고라고 해도 지나친 말은 아닐 것이다. 이러한 
화학물질은 미생물의 체내에서 비로소  가장 적합한 환경에 놓여져서  유지, 경신에 있어서 
최적의 조건을 갖는다. 그래서 미생물이 진행하는 공정을 알아내서, 여러 가지 문제를  해결
하기 위하여 그것을 이용하는 방법을 배우는 일이 바로 우리들 인간이 해결해야 할 과제다.
  
    미생물의 신기한 능력
  미생물이 지닌 독특한 생리적 연구와 응용은 현재 세 가지 방향에서 진행되고 있다.
  첫째, 가장 중요한 방향은 미생물의 힘을 직접 이용해서  식량이나 각종 화학물질을 대량
으로 생산해 내는 것이다. 최근 15-20년간에 약 1천건의  화학반응을 일으키는 다수의 미생
물이 연구실의 시험관이나 플라스크로부터 공장의 장치로  옮겨졌다. 그리고 이들 미생물의 
도움으로 지금까지 입수할 수 없었던 다수의 항생물질이나 비타민류(B12, D2)가 합성되었다. 
예를 들면 부신피질 호르몬의 일종인 코티존의 제조에 미생물을 이용했더니 제조 공정이 매
우 간단할 뿐만 아니라 코티존의 제조에 들어가는 비용이  놀랍게도 100분의 1로 떨어졌다. 
또 화학적인 제조법으로는 비용이 매우 비싸게 먹히는 니코틴산(비타민 PP)도 미생물을 이
용해서 제조하는 방법이 개발되었다.
  1970년에 화학자들은 과학 아카데미의 미생물화학 생리학 연구소의 미생물학자들에게  도
움을 요청했다. 그들은 공업에 필요한 새로운 중합체(polymer)-탄성이 풍부한, 더구나  내열
성이 뛰어난 재료-를 만들어 냈다. 그러나 그 중간물질의 제조공정을 개발하는 일이 도저히 
불가능했기 때문이었다. 미생물학자들은 화학자들이 필요로 하는 전화반응을 거침없이 해치
우는 미생물을 자기 수중에 있는 미생물 중에서 찾아냈던 것이다.
  미생물을 이용하는 두 번째 방향은 화학반응과 생물학적 과정을 병용한 공정을  개발하는 
일이다. 이것은 약간의 화학물질을 만드는  데에 생물학적 방법과 화학적  방법을 결합하는 
편이 기술적으로도 유리한 경우에 이용된다. 예를  들면 처음에 아미노페니실린산이 순수한 
화학적 방법으로 합성하고, 이어서 거기에다 미생물을 이용하여 각종 아미노산을 만들어 낸
다. 또 하나의 예는 스테로이드 호르몬의 제조이다. 그때 미생물은 산화와 관계가 있는 개개
의 화학반응을 가장 정확하면서도 간단하게 해치우는 것이다.
  세 번째의 방향은 바이오닉스적, 즉 생물공학적인 방법이다. 이미 알려진 화학적인 방법보
다도 미생물쪽이 훨씬 안전하면서도 경제적이다. 일련의  화학반응 과정을 확인한 과학자들
은 그 생물이 사용하는 원리를 실제 생산에 응용하려고 시도하였다. 생물이 사용하는  '화학
공정'의 비밀을 파헤쳐서 그것을 실용화하는 일은 현재 바이오닉스의 가장 중요하면서도 발
달이 되어가고 있는 부문이다. 이들의 비밀의 일부는 이미  과학자들의 손에 의해 밝혀졌고 
20종류 이상의 단백질, 주로 효소의 공간적 구조가 밝혀지고 있다. 
  이들 물질의 연구에는 최신의 방법과 과학적인 수단(분광분석, X선분석, 전자현미경, 컴퓨
터, 트레이서 원자 등)이 사용되고  있다. 그렇지만 연구가 더욱더 진행되면  그에 기초해서 
효소의 뛰어난 특성을 구비한, 효소와 비슷한 물질을 만들어 내는 일도 가능하게 될 것이다. 
피드백의 원리를 이용해서 세포에서 일어나는 과정을 제어하는 장치를 완성할 날도 멀지 않
았다. 미생물이 일으키는 과정을 밝혀서 그것을 모델화 하는  연구가 진척되면 가까운 장래
에 수많은 화학적=기술적 공정을  근본적으로 변경하는 일이 일어날  것이다. 바이오닉스의 
새롭고도 유망한 한 부문인 화학적 생물공학이  지금 우리들 눈앞에서 태어나고 있는  것이
다.
  
    바이오닉스와 식량문제
  바이오닉스와 미생물학과 화학과의 관계는 해를 거듭할수록 점점 긴밀해지고 있다. 그 증
거는 우선 첫째로 미생물 안에서 일어나고 있는 과정을 가능한 심도 깊게 연구하여 거기서 
얻어지는 지식을 이용해서 화학합성 반응을 촉진시켜 다양한 종류의 물질을 대량으로  또한 
연속적으로 생산하기 위해서다. 그러기 위해서는 생산성이 뛰어난 데다가 충분히 제어가 가
능한 새로운 장치를 개발해야 한다는 공통의 목적을 갖고  있기 때문이다. 바이오닉스는 이
제까지 독립되어 있던 생물학과  공학을 결합시켜 서로간에 협력을  시켜서 최신의 수학적, 
물리학적, 물리화학적으로 미생물을 연구하는 방법을 토대로  해서 합성화학이 직면해 있는 
기술적인 문제에 대한 가장 적당한 해결책을 찾으려 하고 있다.
  그렇다면 미생물학자와 생물공학자와 화학자는 지금 무슨 일에 몰두해 있는 것일까? 그들
은 생물의 '화학공정'에 관한 지식을 실제로  어떻게 이용할 수 있을까? 미생물을  연구하면 
무엇을 약속 받고 기대할 수 있을까? 
  첫째로, 문제가 되는 것은 인류를 먹여 살릴 식량을 확보하는 것이다. 인간의 식량과 가축
의 사료는 말할 것도 없이 주성분이 단백질이다. 단백질은  생물체에 질소를 공급하는 주요
한 공급원으로, 하루 평균 성인은 단백질 약 100그램 또는 질소 15그램을 필요로 한다. 생물
체는 외부에서 들어오는 단백질의 대부분을 몸을 구성하는 단백질로 소비하고, 에너지를 얻
는 데는 탄수화물이나 지방을 보조로 사용한다. 그러면 인간은  어디에서 필요로 하는 단백
질을 입수해야 할까?
  여기에는 몇 가지의 방법이 있다.  농업과 축산업의 생산성을 향상시키고, 경작지  면적을 
확대하고, 아직까지 이용하지 않던 해양자원을 개발하는 데에 적극적으로 나선다면 900억의 
인구를 먹여 살릴 수 있을 거라고 일부 전문가들은 관측하고  있다. 그러나 몇 백년이 지난 
후에는 인구 증가율이 지금보다 더 급격하게 진행될 수 있다. 가능하다면 단기간에 식량 생
산을 크게 늘릴 수 있는 방법을 고찰해보자. 그 방법은  사회과학 연구로는 아직 거의 고려
되지 않은 방법인 단백질, 탄수화물, 지방 등의 영양소를  천연이 아닌, 즉 논밭이나 목장이 
아닌 공장이나 생물학적 합성 콤비나트에 의해 생산하는 방법이다.
  단백질을 합성하는 능력면에서 생물 중에서는 미생물이 단연 선두다. 미생물의 번식과 성
장의 속도는 가히 경이롭기조차 하다. 조건만 적당하게 갖추어진다면  예를 들어 효모균 같
은 종류의 미생물은 채 한시간도 안되어서 세포의 숫자가 배로 된다. 이렇듯 미생물은 강력
한 단백질원이 된다.
  더구나 식량이나 사료를 얻기 위해 미생물을 이용하는 일은  그렇게 뜻밖의 일은 아니다. 
미생물은 자연계의 물질순환 속에서 항상  중개자의 역할을 하는데 부족함이  없었다. 녹색 
식물은 태양 에너지를 이용해서 탄산가스와 무기물을 가지고 유기물을 합성한다. 식물의 유
기물은 직접 혹은 간접적인 형태로 동물의 먹이가 된다. 식물과 동물의 사체는 그 배설물과 
똑같이 미생물에 의해 탄산가스와 무기물로 분해되어 식물에게 섭취된다. 이렇게 해서 물질
순환은 처음으로 되돌아간다. 
  그 뿐만 아니라 미생물은 동식물의 영양공급에 직접 참가한다. 동식물의 소화기관에는 중
요한 역할을 하는 비타민류를 체내에  공급하는 특정 세균이 살고 있다.  그 중에서 특별히 
중요한 역할을 하는 것은 소 같은 반추동물의 위장 속에  사는 세균이다. 이 세균은 섬유소
나 기타 소화하기 어려운 물질을 분해하여 잘 흡수되도록 만들어 소 사료의 영양가를 높이
는 역할을 한다. 현재 소의 사료에는 요소(카르바민단)가 첨가되어 있는데 반추동물의 위장 
속에 사는 세균이 이 요소를 단백질로 바꾼다. 동물의 소화기관에 사는 세균이 동물의 몸에 
단백질과 비타민류를 공급하고 있지만 동물이 필요로 하는 전량을 공급하지는 못한다. 단백
질의 대부분은 역시 음식물의 형태로  체내에 들어온다. 그래서 과학자는  충분한 단백질을 
생산하기 위해서 미생물을 이용하기로 한 것이다.
  
    석유에서 단백질을 사료로 뽑아낸다
  생물학자가 오랫동안 거듭 연구를 했는데도  불구하고 바로 최근에 이르기까지  단백질을 
획득하는 문제는 해결되지 않았다. 처음에는 미생물은 고가의 음식물이나 사료(맥주의 맥아
즙, 당밀, 설탕 등), 혹은 미생물을 생산하는데 기술적인 문제점이 있는 재료를 사용해소 미
생물을 증식시켰다. 그러나 얼마 후 과학자는 입수하기가 쉽고  가격이 저렴한 원료를 찾아
내는 연구에 몰두했다. 그 과정에서 석유의 탄화수소를 이용하여 미생물을 증식시킨다는 아
이디어가 떠올랐다. 이것은 아주 탁월한 아이디어였다. 혹시 탄수화물의 경우처럼 석유나 그 
분류물(비등점이 다른 액체 혼합물을 가열하여 비등점이 낮은 것부터 점차  높은 것으로 유
출 분리시키는 조작) 중에서 세력이 좋고 잘 증식하는 미생물을 선택할 수 있다면 기상이나 
기후조건에 좌우되지 않는 공장에서 사료용의 '인공 단백질'을 대량으로 생산할 수 있기  때
문이다.
  이러한 매력적인 아이디어에 많은 과학자들이 매달렸다. 이에 관한 연구는 소련뿐만 아니
라 세계 각국에서 대대적으로 시작되었다. 적당한 미생물을 찾아서  그 미생물의 먹이가 되
는 값싸고 입수가 용이한 석유 분류물을 찾아낸다. 그리고 그 미생물의 품종을 개량하여 단
백질 생산성이 뛰어난 미생물을 육종한다. 그리고 이들 미생물이  성장할 때에 대사의 생화
학적 및 생리학적인 특성을 연구해서 이를 기초로 해서 선발된 미생물을 증식시키는 방법을 
개발하지 않으면 안된다. 그렇기 때문에 이러한 미생물에 대한 연구는 대규모로 진행되었다.
  이어서 이러한 방식을 통해서 얻어진 단백질을 전면적으로 조사하지 않으면 안되었다. 여
러 가지 다양한 가축의 사료 속에 그 석유 단백질을 섞어서 사용하는 방법, 그 석유 단백질
의 무해성과 영양가를 조사하고 이 석유 단백질을 사료로 해서 키운 소, 돼지, 닭을  원료로 
해서 제조한 축산 가공품을 의학적, 생물학적으로 검사해서 미생물의 양과 질을 콘트롤하는 
방법이 개발되었다. 그 결과는 어떻게 되었을까?
  우선 첫째로 과학자는 어떤 특정한 미생물뿐만 아니라 많은 종류의 다를 미생물이 탄화수
소를 먹고서 증식한다는 사실, 그런  미생물들이 토양(특히 유전지대의), 진흙, 물속  등에서 
생존한다는 사실을 밝혀냈다. 또 석유의 탄화수소에서 잘 성장하고, 사료용 단백질을 생산하
는데 적당한 효모의 균주를 품종개량과 유전학적 방법을 써서 얻어내는데 성공했다. 그리고 
그것을 파라핀계 탄화수소를 증식시켰다. 과학자는 생산된  단백질을 사료로 사용하는 방법
을 개발하였다. 게다가 석유 단백질을 사료로 해서 키운  가축이나 가금류로 제조한 식품을 
조사해서 그것이 양질의 것임을 밝혀냈다. 그 결과 석유의  파라핀 분류물에서 석유 단백질 
사료를 생산하는 세계최초의 공장이 조업에 들어갔다.
  현재 이 석유 단백질은 소련의 대다수 양계장에서 사용되고 있다. 또 많은 축산 기업에서
는 석유 단백질이 전체 단백질 함유량의 15% 혹은 그 이상이 함유된 사료를 가축에게 투여
하고 있다. 그 결과 가까운 장래에 연간 24만 톤의  생산능력을 갖춘 일련의 새로운 전문공
장이 건설되게 되었다.
  그러나 과학자의 착상은 더욱더 전진하고 있다. 석유는 미생물에게는 비교적 저렴한 먹이
지만, 그것을 채취하여 분류하지 않으면  안된다. 그래서 대개의 경우 쓸데없이  태워버리든
가, 아니면 대기 방출되어 버리는 석유가스를 이용해서 미생물을 증식시킬 수는 없을까? 단
백질의 50%는 탄소로 되어 있는데, 메탄으로부터 이 탄소를 얻을 수는 없을까?
  메탄가스를 사용하여 미생물을 증식시키는 이 시험은 오랫동안 성공하지 못했다. 그 이유
는 이런 먹이를 좋아하는 미생물은 순수 배양해서 그 성장에 적합한 조건을 조성하는 것이 
불가능했기 때문이다. 미생물학자들은 몇 년 동안 이 문제에  몰두해서 악전고투한 결과 마
침내 메탄가스를 산화하는 미생물의 균주를 순수 배양하는 데에 성공했다.
  이상에서 기술한 것 이외에 현대의 미생물학은 필요한 양의 사료용 단백질을 생산하기 위
해서 이미 시험이 끝난 몇 가지의 방법을 갖고 있다. 다가올 다음 시대는 미생물 공업의 시
대가 될 것이다. 미생물을 이용하여  합성시킨 사료를 가축에게 합리적으로  투여하는 일이 
가능하다면 축산업의 생산성과 경제성을 단기간에 향상시키는데 도움이 될게 틀림없다.
  
    미생물이 개발한 미래 식량
  그런데 이미 먹은 영양소 중에 꽤 많은 부분은 흡수되어서 고기나 우유나 계란이 되는 것
이 아니라 단지 동물의 체내에서 분해되고 배출되어 버린다는  사실을 잊어서는 안된다. 사
용된 사료에 대한 고기, 우유  등의 생산량의 비율은 성장이 빠른  젊은 가축이라 할지라도 
20-30%를 넘지 못하며 완전히 자란 가축은 겨우 5-10%에 지나지 않는다. 
  그래서 당연히 떠오른 것이 가축에게 주는 영양소를 직접 인간에게 투여하는 것이 가능하
지 않을까 하는 문제이다. 물론 가축 사료를 인간이 그대로 먹는 것은 아니다. 그것은  사료 
속에 들어있는 단백질, 탄화수소, 비타민류 등의 귀중한 영양소를 합리적으로 이용할 수  있
지 않을까 하는 생각이다. 물론 그 경우에는 이들  영양소를 소화가 잘 되고, 먹음직스럽고, 
먹기 좋은 형태로 인간의 체내에 흡수되게 만들지 않으면 안된다. 바꾸어 말하면 가축의 영
양가도 높으면서 동시에 먹기 좋은 식품으로 적당히 가공하는  것, 즉 합성식품을 공업적으
로 생산하는 일이다.
  그러면 가축 사료인 효모 단백을 영양가가 높으면서도 입맛에 딱맞는 인간의  먹을거리로 
제조하기 위해서 어떤 형태로 직접 이용할 수 있을까? 과학 아카데미 회원인 네스메야노프 
박사가 지적했듯이 현재로서는 두 가지 방법을 시험하고 있을 뿐이다.
  첫 번째 방법은 효모 단백에 들어있는 아미노산의 필요한 양을 생산하는 효소에 의한 가
수분해이다. 이 가수분해에서 생기는 생성물은 이온  교환수지를 사용해서 불필요한 혼합물
을 제거하여 순수한 형태로 요리에 사용할 수가 있다. 효모  단백을 이용하는 또 하나의 방
법은 기계적, 화학적으로 세포의 외벽을 파괴하여 단백질을 몽땅 분리하는 방법이다. 그  결
과 아무런 맛도 없는 흰색의 분말이 얻어지는데 이것은 저장기간이 무한정이다.
  이 두 종류의 단백식품은 좋은 냄새가 나면서 맛좋고 먹음직스러운 요리로 가공할 수 있
다. 이를 위해서는 적당한 조미료와  향신료를 가미하여, 적당한 모양과 단단함을  구비하여 
얼핏 눈으로 봐서는 화학성분도 자연산에 극히 가까운 식품을 만들지 않으면 안된다. 푹 삶
은 고기나 생선 특유의 냄새와 매우 비슷한 향료라든가 여러 가지 식품의 색과 풍미를 인공
적으로 만들어 내는 물질이 이미  특허가 되어 있다. 이런 종류의  물질은 음식물의 맛이나 
향기를 돋구게 할 뿐 아니라 위장 호르몬의 분비활동을 자극해서 식욕을 돋구어 준다.
  과학자들은 합성첨가물을 첨가한 농후단백식품을 대량으로 생산하는 데에 앞장서서  많은 
연구와 실험을 실시하여 여러 가지 복잡한 기술적인 문제를  해결하지 않으면 안된다. 그러
나 합성인공식품을 제조하는 최초의 실험을 이미 성공했다. 예를  들면 이 문제에 열중했던 
네스모야노프나 그의 공동연구자, 기타 과학자들의 노력 덕분에 맛이나 겉모습이 고기, 캐비
어 등과 거의 똑같은 인공식품을 합성하는 방법이 이론적인 면에서나 실제적인 면에서 해결
되었다. 
  이렇게 생산된 단백질은 캐비어처럼 구슬  모양의 식품을 합성하는 데  적당하였다. 인공 
캐비어는 1964년에 합성되었다. 미국에서는 미생물을 이용하여  단백질을 가지고 인공 닭고
기를 만들었다. 또 최근에는 중앙 아메리카  주민들, 특히 어린이들은 옥수수, 목화씨,  건조  
효모, 인공 비타민, 기타 첨가물을 합성한 농축 단백식품인 '잉카팔린'을  음식물로 사용하는 
데에 익숙해져 있다. 어른들의 음식물에 대한 기호 또한  좀처럼 바뀌지 않지만 어린이들은 
맛좋은 죽의 형태로 가공해서 공급되는 '잉카팔린'을 즐겨 먹는다. 
  미생물에 의한 인공합성을 기초로한 식품공업  덕택에 식품으로 사용하는 원료의  범위가 
현저하게 확대되었다. 단백질의 생산량은 단숨에  5배로 증가했다. 미생물을 사용한  합성의 
장점은 공장에서 대량으로 생산이 가능하게 되었다는  점이다. 끊임없이 축산업을 위협하든 
흉작에 의한 사료 부족이나 전염병의 만연 같은 사건도 미생물을 사용한 인공합성과는 전혀 
관계가 없다. 이 합성은 특수한 장치 내부에서 이루어지는데  매우 정확하게 자동으로 감시
하고 있다가 이상이 생기면 즉시 컨트롤 시스템에 전달하도록 되어 있다.
  
    비료와 광물도 만들어 낸다
  미생물은 농수산물의 수확량을 향상시키는 데도 매우 중요한 역할을  하고 있다. 잘 알고 
있듯이 농업에 있어서는 대량의 질소비료가 필요하다.  소련에서는 질소비료의 생산량이 매
년 증가하고 있지만 아직도 절대량이 부족하다. 공기 중에 있는 질소를 동화하여 그것을 체
내에 축적한 결과 토양을 비옥하게 만드는 미생물은 이러한 비료 부족을 해결하는 데 큰 도
움을 준다. 토양 속에 질소의 양을  늘리는 데 커다란 역할을 하는 것으로  공기 중에 있는 
질소를 동화하는 뿌리혹박테리아가 있다. 그리고 그로부터 니트로긴이라는 약품이 만들어진
다. 이 약품을 가지고 콩과 식물의 종자를 처리한 후  심었더니 수확량이 눈에 띄게 늘었을 
뿐만 아니라 병충해나 일기 불순에 대한 저항력이 일거에 증대했다. 
  최근에 소련의 과학자들은 지금까지 알려지지  않았던 질소고정균과 곰팡이 종류를  토양 
속에서 다량 발견하였다. 다음은 미생물 공업에 대하여 이야기할 차례다.
  농업 이외의 분야에서도 미생물은 커다란 공헌을 하고 있다.  저수지나 호수는 현대의 농
업에 있어서 필수 불가결하다. 그런데 일부 지방에서는 저수지나  호수의 밑바닥 흙이 물을 
모으는데 적당하지 않아 물이 새 버리는 경우가 있다. 그  결과 부근 일대가 늪지대로 변해 
버린다. 그루지야에 수력공학 수리연구소 연구원들은 유리된 산소가 없더라도 생존할 수 있
는 혐기성 균을 사용해서 인공적으로 토양에 물이 통과하지  않도록 하는 방법을 개발했다. 
혐기성 균은 생명활동의 과정에서 연목의 바닥에 불투과성층을 형성시켰다.
  우선 저수지를 건설하기로 예정한 땅의 겉흙을 불도저로 제거한 후 섬유소가 많은 짚, 마
른 풀, 옥수수 줄기 등을 깔고 그 위에 흙을 덮는다. 이 흙을 통해서 섬유소  속으로 침투한 
수분은 그 곳에다 혐기성 균을 대량으로 번식시킨다. 혐기성  균은 토양의 구조를 바꾸어서 
사실상 물이 흙을 뚫고 빠져나갈 수 없도록 만들어 버리는 것이다. 
  미생물은 암석이나 광물의 형성뿐만 아니라 붕괴에도 커다란 역할을 하고 있다. 지구상에 
있는 철의 원소 순환에는 미생물이 중요한 역할을 담당하고 있다. 물에 잘 녹는 일산화철은 
물과 함께 지표면으로 운반된다. 여기에서 철박테리아의  작용으로 일산화철이 산화되어 물
에 녹지 않은 수산화철이 되어 가라앉는다. 그 결과 철은 지구 내부로부터 지표면으로 이동
해서 철광상을 형성하게 되는 것이다. 
  대부분의 과학자들의 의견에 따르면 세계적으로 유명한 철광상은 모두가 세균의 활동으로 
만들어졌다고 한다. 이외에도 해저 형성된 철, 망간 단괴의 거대한 집적도 역시 미생물의 활
동에 의한 것이다. 게다가 석유나 천연가스 광상의 형성에도 미생물이 참가하고 있다.
  그런데 이미 알고 있듯이 소련은 유황 매장량이 세계 굴지이다. 그러나 생산의 증대와 화
학공업의 해로운 부문의 출현에 의해서 점점 더 많은 유황을  필요로 하고 있다. 한편 세계 
유수의 유황 광상도 점점 지하로  깊이 들어가야 하고, 새로운 광상을  발견하는 일도 점점 
어려워지고 있다. 그런데 뜻밖에도 이러한 애로 사항을 타개할 길을 발견하였다.
  북아프리카 자위야(아이네스)호수의 연안에서 유황을  채굴하는 일이 계속되었다. 그러나 
아직까지도 이 호수에서는 유황의 침전이 계속되고 있고 두께 20센티미터에 이르는  유호항
층이 호수 밑바닥에 덮여 있는 것을 알았다. 이러한 현상은 소련 쿠이비세프주의 셀로에 호
수에서도 볼 수 있었다. 이 수수께끼를 풀기 위해서 과학자들은 자위야 호수의 모형을 만들
어서 실험을 했다. 즉 물을 가득 채운 플라스크에 자갈과  황산 암모니아를 넣고 황산염 환
원균과 붉은색 세균을 첨가시켰다. 황산염 환원균은 원액으로부터 황화수소를 만들어  냈고, 
붉은색 세균이 그것을 유황으로 바꾸어 버렸다. 그리고 플라스크의  벽과 바닥에 유황이 침
전됐다. 
  독자들은 천연의 호수에 침전된 것과 플라스크  속에 침전된 것은 다르다고 말할지  모른
다. 미생물에게 과연 수십 만, 수백 만 톤의 유황을 침전시킬 능력이 있을까? 과학자들의 계
산에 따르면 깊이 5미터, 면적 1평방 킬로미터의 연못에 실험실과 같은 조건을 재현하면 유
황세균은 놀랍게도 100일 동안에 10만에서 50만 톤에 이르는 유황을 만들어내게 된다. 이러
한 계산이 현실적인 타탕성이 있다는 점은 다음과 같은 사실로도 증명된다. 즉 조건만 적당
하다면 1개의 세균은 4-5일 만에 1036개의 개체를 만들어 낸다. 그 체적은 태평양 혹은 인도
양과 맞먹는다. 그러므로 문제는 미생물을 번식시키는데 있어서 최적의 조건을 어떻게 갖추
느냐에 달려 있다.
  이러한 조건을 발견해서 갖추는 일은 그리 어려운 일이 아니다. 예컨대 영국의 과학자 바
톨린과 포스가이트는 원재료를 함유한 아프리카나 오스트레일리아의 일부 호수에  유황세균
을 드문드문 뿌려서 이들 호수를 자위야 호수와 같은 조건을 갖춘 호수로 바꾸는 방법을 제
안하고 있다. 하수도에 흐르는 더러운 물도 저렴한 비용을  들여서 유황세균이 번식하기 좋
은 환경을 조성할 수 있다. 이 방법으로 유황을 생산함과 동시에 하수를 정화시킨다는 일석
이조의 이점을 얻을 수 있다.
  
    유용광물을 헛되게 버리지 말라
  30년도 더 전에 한 과학자가 광산이나 탄광의 배수구에 흐르는 수산화철의 침전물에 대해 
연구한 적이 있다. 당시에는 이 침전물이 오직 산화에 의해서만 생성된다고 생각했었다.  그
런데 실험해보니 증류수에서는 철이 산화되지 않았는데, 광산 배수구에 흐르는 물에는 산화
한다는 사실을 알았다. 3일이 지나자 철은 묽은 녹으로 뒤덮여 버렸다. 범인은 현미경에  의
해서 발견되었다. 이전에는 보통 산화반응으로 간주되었던  것이 실제로는 유황세균과 철세
균이 주역으로 활동한 생물학적 과정이라는 사실이  판명되었다. 똑같은 유황세균이 석탄으
로부터 유황화합물을 스스로 분리시키는 일을 한다. 즉 1개월에 30%의 유황을 산화하여 황
산의 형태로 분리한다. 이 과정을 공업적으로 이용하기에는 너무 늦은 감이 있지만 그 대신
데 특별한 장치를 전혀 필요로 하지 않는다. 
  유황세균은 유황광상을 만드는 한편 노출된 황화광상을 파괴해서 물에 녹지 않는  황화철
을 산화시켜 물에 잘 녹는  화합물로 바꾸어 버린다. 물론 황산염  환원균과는 전혀 관계가 
없다. 앞에서 기술했듯이 황산염 황원균은 황산염을 황화수소로 변화시켜 그 과정에서 나오
는 에너지를 획득한 후 황화광상을 엉망진창으로 파괴한다. 물에 잘  녹게 된 귀중한 철 화
합물은 배수나 지하수에 씻겨서 흘러가  버린다. 그리고 이들 미생물을  재교육해서 품위가 
낮은 광물을 농축하는 작업을 시키는 일도 가능하다.
  철 세균도 유황 세균도 자신의 화학작용의 산물에는 관심이 없다. 무기물 분자는 이들 세
균에게는 일종의 '장작'에 지나지 않는다. 이들  세균은 '화학 아궁이'의 불길 속에서  이 '장
작'을 태워서 필요한 에너지를 공급해 주면 인간이 '아궁이의  재'를 받게 되는 것은 당연한 
일이다.
  우랄 연구소는 지하네 사는 세균의 작용으로 구리와 아연광석으로부터 금속을 알칼리화하
는 최초의 파일럿 플랜트를 제작한다는 계획을 발표했다. 그것은 매우 간단한 것이었다.  우
선 파이프로 갱도에 세균 용액을  집어넣어 광상을 물에 잠기게 한다.  세균에 의해 산화된 
금속은 물에 녹는데 그것을 지표면에 있는 특수한 홈통으로  퍼올린다. 이것으로 이미 정광
은 끝난 상태인데 그 중의 금속 함유량은  80%에 달한다. 데프차르스키 광상에서 실험기간 
중에 실시한 것만으로도 이미 수십 톤의  구리가 세균에 의한 알칼리화 작용으로  채취되었
다. 게다가 그것은 이미 채취가 끝난 광구에서 실시한 것의 약 3분의 1에 불과하였다.
  세균에 의한 알칼리화의 기술적 및 경제적 효율성을 이 과정이 행해지는 조건에 크게 좌
우된다. 혹독하게 추운 북극권에서는 세균은 활발하게  활동하지 않지만 열대지방이나 온대
에서는 그 활동이 매우 활발하다. 그 외에 밝은 곳보다는  어두운 곳에서 그 과정이 부드럽
게 진행되는 경우가 많았다. 실험결과를  종합해 보면 세균은 금속의  산화를 5배에서 20배 
때로는 100배까지도 촉진시킨다는 것이 판명되었다. 그 일례로 가장 '완강한' 광석의 하나인 
황동광을 들수 있다. 보통 화학적 산화의 경우에는  400일이 걸려서야 겨우 황동광으로부터 
18%의 구리를 추출할 수 있었다. 그런데 세균을  사용한 초기의 실험에서는 동일한 기간에 
58%의 구리를 광석에서 추출할 수 있었다. 그 후  좀더 적당한 조건이 조성되자 세균이 일
하는 속도가 훨씬 빨라져서 75일간에 황동광에서 30-40%의 구리를 추출할 수 있었다. 현재 
새로운 조건 아래에서는 세균의 활동으로 35시간이라는 짧은 시간 안에 황동광에서  용액의 
형태로 95%의 구리를 추출해 내고 있다. 게다가 이 정도로 한계에 이른 것이 아니라 좀 더 
기술을 발전시키면 더 효율성을 높일 수 있을 것이다. 즉 한계가 없는 것이다.
  야금의 경우 품위가 낮은 광석을 처리하지 않으면 안될 경우가 점점 늘어나고 있다. 그렇
기 때문에 좋든 싫든 간에 광석의 품위를 높이기 위해 거액의 설비투자를 해야할 필요에 직
면해 있다. 그러나 현재 이미  기초가 다져진 미래의 고속 미생물  야금에서는 그런 설비가 
전연 불필요하게 될 것이다. 광산업에서 미생물을  이용한 농축공장이 대대적으로 이용된다
면 구리 광석을 소결(가구 또는 그것을  다른 형태로 압력을 가해서 성형한  것을 가열했을 
때 가루가 서로 밀착, 고결하는 현상), 농축하는 공장은 무용지물이 될 것이다.
  지하에서 실시한 알칼리화 실험은 미생물의 이용하는 것이 광산 조업의 최종적인  단계이
며 특히 유효하다는 것을 나타내고 있다.  이 단계에서는 미생물은 흠잡을 데가 없다.  이미 
채취가 끝난 광상에도 아직 5-20%의 광석이 남아 있는 것이 보통이다. 그러나 그 남아있는 
금속을 채취한다는 것은 현대의 기술을 사용한다 하더라도 거의  불가능한 일이다. 이 지하
에 남아 있는 구리의 묘지에 도착할 수 있는 것은 단지 몇 백만 마리라는 미생물의  대군뿐
이다. 그들은 부지런히 일하는 개비들과  마찬가지로 남아 있는 광석에서  구리를 뽑아내서 
그것을 물에 녹이는 작업을 지칠 줄 모르고 계속한다. 이렇게 해서 채취하고 남겨둔 구리의 
광석의 최저 4분의 3은 회수가 가능하다.
  유지나야 비클린카 광산은 25년 전에  폐광되었다. 광구 측량기사는 이미  구리가 없다고 
단정했다. 그런데 미생물의 도움을 받아서 수십 톤의 구리가 채취되기 시작했다. 동일한  방
법으로 폐광된 멕시코의 어느 광산에서 불과  1년만에 놀랍게도 1만 톤의 구리가  채굴되었
다.
  전문가들은 광산이 개발되는 데에 따라서 광산 주위에 쌓이는 폐석산에 차츰 눈길을 돌렸
다. 이미 최초의 실험에서 밝혀졌듯이 미생물은 가장 경제적이며, 고생을 마다 않는  야금업
의 훌륭한 일꾼이다. 멕시코의  카나테나 광산에는 약 4천만  톤이나 되는 버력산(광산에서 
폐석을 쌓아올린 무더기)이 생겼다. 폐석에 함유되어 있는 구리는 겨우 0.2%로써 병아리 눈
물만 했다. 그러나 그 폐석에 물을 끼얹어서 그 물을  폐광 속에 모아서 미생물로 처리하였
더니 1리터의 물에서 3그램의 구리가 나왔고 1개월만에 650톤이라는 귀중한 구리를  회수하
게 되었다.
  
    금을 녹이는 세균
  자연계에서는 어느 하나의 금속만 함유되어 있는 광석은 비교적  적고, 대부분은 여러 가
지 금속이 함께 함유되어 있다. 예를 들면 티타늄 자철광은 철 이외에도 티타늄과 바나듐을 
함유하고 있다. 또 석탄이나 철광석  중에는 게르마늄 등의 분산원소(그  자신은 거의 또는 
전혀 광물을 만들지 않지만 광석  속에 소량의 성분으로 존재하는  원소)가 함유되어 있다. 
물론 광석 속에 함유되어 있는  모든 금을 가능하면 채굴하는 것이  가장 효과적일 것이다. 
그리고 여기에도 미생물의 활약할 무대가 있다. 과학자들은 미생물 야금에 사용되는 새로운 
미생물을 찾기 위해 밤낮을 가리지 않고 연구를 계속하고 있다. 아연, 몰리부덴, 철,  크롬은 
소련이나 그 외 다른 나라에서 미생물을  이용해서 채취하는 금속의 아주 일부분에  지나지 
않는다. 
  중세기 연금술사는 어떤 금속이라도 금으로 바꾸어 버리는 현자의  돌을 꿈꾸어 왔다. 그
러나 20세기의 과학자들은 세균을 이용해서 금을 얻어내려고 한다.  언뜻 보면 이런 아이디
어는 현재의 관점으로 보더라도 공상으로밖에  여겨지지 않을 줄도 모른다.  사실 대다수의 
전문가들은 극히 최근까지도 그렇게 생각해 왔다. 그러한 생각에는  유력한 근거가 있기 때
문이다. 금이라는 금속을 활성이 낮기 때문에 진한 황산이나 진한 질산으로 녹일 수가 없다. 
금을 녹일 수 있는 것은 오로지 왕수-진한 염산과 진한 질산은 3대 1의 비율로 섞은 용액-
뿐이다. 미생물은 이 왕수에 맞설 수 없는 이상 활동범위를  구리나 철이 광석에 한정할 수
밖에 없다고 여겨져 왔다. 그렇지만 미생물계의 놀라운 힘이 있었다.
  아프리카 세네갈 공화국을 가로질러 흐르는 이와라 강변에 금이 산출되는 첫째 언덕이 있
다. 그러나 이광상은 자연금의 직경이 1미크롬 정도이고  광맥도 드문드문 있어서 공업적이 
가치는 없다. 단지 현지 주민들이 많은 시간과 노력을 쏟아서  겨우 약간의 금을 얻을 따름
이다. 가령 이런 수공업적인 방식일지라도 몇십 년만 계속해서  금을 채취한다면 그렇지 않
아도 빈약한 광맥은 끝장나고 말 것이다. 그런데 첫째 언덕의  금 광맥은 파내도 전연 떨어
지지 않았다. 세네갈의 수도 다카르에 있는 지질조사의 소장인 R 마르티네 박사는 이  첫째 
언덕의 금 광맥이 끝나지 않는 이유는 미생물의 활동에 의해서 계속해서 금이 보급되기 때
문이라는 설을 주장했다. 
  마르티네 박사의 이러한 설에 찬성한 여류 과학자 이베트 팔레가 그 설의 입증에 몰두하
게 되었다. 그녀는 이 언덕의 흙 속에 사는 미생물의 활동을 상세히 연구했다.
  그 결과 세균의 활동에 의해서 금이 용해되는 과정은 증명되었다. 그러나 그 과정은 연구
자가 예상했던 것보다 훨씬 복잡하였다.
  현재 실험실에서는 미생물을 이용해서 흙속에 함유되어 있는 금의 82%까지  채취하고 있
다. 이 방법은 이미 특허가 나 있고 공업적으로 실험하는 단계에 와 있다. 혹시 공장 규모로 
실시한 실험결과가 실험실에서 한 실험결과와 비교해서 손색이 없다면 미생물에게는 또  하
나 금을 채취하는 업무가 부여될 것이다. 
  석유기사들도 점점 미생물에 주목하고 있다. 과학자들이 밝혀낸 바에 따르면 일부 유전에
서 발생하는 천연가스는 미생물이 활동한 결과물이다.  그래서 일반적인 방법으로는 채굴이 
불가능해 보이는 유전에 대해서 이 현상을 이용할 수 없을까 하는 생각이 떠올랐다. 그리고 
이런 대담한 착상은 즉시 실험에 들어갔다. 천연가스를 만드는 특수한 세균이 유전으로  '출
장'가서 석유에서 메탄, 수소, 질소, 탄산가스를 만들고 있다. 이들 가스가 모이게 됨에 따라 
압력이 높아진다. 그 위에 석유속에 가스가 녹아들면 석유는  점성이 감소해서 매끈하게 된
다. 그 결과 유정의 생산성은 눈에 띄게 향상된다. 이외에도 미생물은 석유나 천연가스의 광
상을 탐사하는 데도 큰 역할을 하고  있다. 그 이유는 이들 광상의 위에  잇는 암석이나 물 
속에는 특정한 미생물이 살고 있기 때문이다. 여러 장소에서 채취한 물을 분석해서 혹시 이
런 미생물이 발견되면 지하 심층부까지 시추해서  석유를 탐사할 만한 가치가 충분히  있는 
장소라는 것을 쉽게 추정할 수 있다. 
  
    해양자원과 미생물
  다음 단계에서는 미생물을 이용해서 해저에  무진장 깔려있는 해저 광물지원을  개발하는 
일이다.
  지구상에 있는 지하자원의 3분의 2는 바다 밑에서 잠자고  있다. 망간 단괴만 하더라도 1
조톤, 인회석 단괴(인산염 22-32% 함유)가 1,000억 톤, 앞으로 생석회를 대체할 시멘트 원료
로써 유망한 글로비게리나 연니(globierina: 해양 퇴적물의 하나, 부유성 유공층의 하나인 글
로비게리나의 석회질 유체를 주성분으로 하는 해저의 진흙, 유백색, 황색, 갈색 등으로 특히 
대서양에 널리 분포함)가 1,000조 톤에 이른다.
  바닷물에서 여러 가지 금속류를 뽑아내는 것도 꿈같은 이야기는  아니다. 전체 용적 13억 
7천만 입방 킬로미터의 거대한 바다에 가득찬 바닷물 속에는 1조 톤의 5만 배나 되는  염류
가 포함되어 있다. 이들 바닷물  속에 함유된 물질은 모두 육지에서  흘러간 것으로 두께가 
200미터인데 거기에는 거의 모든 원소가 다  들어 있다. 마그네슘과 유황이 1015톤,  칼슘과 
칼륨이 1014톤, 알루미늄, 루비듐, 리튬이 1011톤, 아연,  납, 셀레늄, 세슘, 몰리브덴, 토륨이 
109톤이 들어 있다.
  예를 들어  바닷물 1리터에는 3.34마이크로그램의  우라늄이 들어 있다. 함유량은 이처럼 
적지만 바닷물 전체로 보면 원자력에 가장 중요한 이 원소는  40억 톤에 이른다. 또 바닷물 
속에 들어있는 금은 100억 톤에 달한다고 한다.
  바다는 광물자원의 거대한 보고이다. 그런데  인류는 이 보물을 겨우  조금밖에 이용하지 
못한다. 석탄, 석유, 철 등이 대륙붕이나 얕은 바다에서 채굴되는데 불과하다. 심해저의 자원
을 개발할 수단은 현재로서는 아직 불충분하다. 이 때문에 과학자들은 이를 위해서 또 하나
의 해저광업의 방법을 찾아내지 않으면 안된다. 
  바다에 사는 미생물은 바닷물 속에 녹아  있는 각각의 원소를 흡수하여 체내에  축척하는 
능력을 갖고 있다. 예컨대 어떤  종류의 세균은 바닷물에서 마그네슘이나  칼슘을 침전시켜 
바다 속에 커다란 섬을 만든다. 세슘이나 일부 방사성 원소를 축적하는 미생물도 있다. 일부 
미생물이 가진 이런 경이로운 능력의 비밀은 아직 밝혀지지  않았다. 세균에 의해서 일어나
는 이러한 과정의 다양한 특징을  좀더 상세히 연구할 필요가 있는  것이다. 그러나 소련의 
유명한 해양학자 L. A 젠케비치가 말했듯이 인간이 필요로 하는 물질을 미생물을 이용해서 
모으는 방법이 유망한 것임에는 틀림없다. 해저에 야금용의 미생물 육성장을 만들어서 몇십
억이나 되는 미생물이 구리, 니켈, 마그네슘, 코발트, 금, 은, 백금 등을 채취하는  시대가 그
렇게 먼 장래의 일만은 아니다.
  
    미생물 발전
  다음으로 발전 분야를 살펴보자. 이 분야에서도 미생물을 이용할 수 있지 않을까? 원자력 
발전소가 잇달아 건설되고, 또 원자력 전지가 이용되는 것을 알고 있는 독자들은 이러한 착
상을 바보 같은 일이라고 비웃을 지도 모른다. 그렇지만 이러한 견해야말로 근시안적이라고 
말하지 않을 수 없다. 원자력 전지의 예를 들어보자. 이 전지는 방사성 원소가 붕괴될때  발
생하는 에너지를 직접 전기로 변환시키고 있다.  이들 전지는 물론 편리하지만, 그 반면  몇 
가지의 커다란 단점도 가지고 있다. 그 중 가장 큰 단점은 몇십만 볼트라는 매우 큰 전압이 
발생하기 때문에 강압 장치가 반드시 필요하다는 점이다. 
  이에 대해서 미생물이 만드는 발전은 효율이 높고 경제성, 신뢰성이 모두 뛰어나다. 또 그 
원리는 생물의 체외라 하더라도 응용할 수 있을 정도다.  발전소 혹은 발전장치를 제작하기 
위해서는 이 원리를 응용하지 않으면 안된다. 그러나 그렇다고 해서 생물의 몸을 전부 그대
로 모방할 필요는 전연 없다. 새로운 발전장치를 제작하기  위해서는 진화과정에서 점점 완
전하게 된 원리를 이용하는 것만으로 족하다. 이것은 순수한 생물학적 방법이지만 미생물이 
생명활동을 하는 과정에서 생긴 에너지를 직접 이용하는 또 하나의 방법이다. 
  이미 현재 소형이면서도 경제적인 생화학전지가 만들어지고 있다. 예를 들어 바로 최근에 
미국에서 미생물 전지로 작동하는 송신기가 설계되었다. 이 송신기의 유효 반경은 24킬로미
터로 바닷물 속에 녹아 있는 당분을 먹고 생육하는 세균에 의해서 전력이 생산된다. 미생물 
전지는 우주선에 산소, 수소, 음료수, 공기 등을 공급하기 위해서 사용할 수도 있다. 이 전지
는 필요하다면 야자 열매의 즙으로 충전시킬 수 있다. 야자  열매의 즙 속에 사는 미생물이 
전기 에너지를 만들어 내는 것이다. 야자 열매 한 개로  전지를 50시간 지탱시킬 수 있을뿐
더러 트랜지스터 회로를 사용하는 일도 가능하다. 
  해양은 거대한 생물전지이다. 이미 알고 있듯이 심해저에는 유황세균이 살고 있다. 그들의 
생존에는 어떤 생물도 다 그렇듯이 에너지가 필요하다. 유황  세균은 잠깐 변하는 방식으로 
에너지를 손에 넣는다. 즉 황산염으로부터 유기화합물 - 해저에 침전되는  동식물의 사체 - 
에 산소를 운반해준 대가와 같은 형태로 에너지를 받는다.  유황세균은 황산염의 산소 외에
도 물의 성분인 산소도 유기화합물의 산화를 위해서 공급한다.  이 과정에서 생긴 에너지의 
나머지를 유황 세균은 소비하는 것이다. 황산염의 이온으로부터 산소가 분리된 결과 바다의 
하층부에는 '산성'의 황하수소 용액이 생겨서. 다수의 플러스 수소 이온이  나타나고, 상층부
에는 마이너스 수산기 이온이 많이 발생한다(수소는 분해된 물분자로부터  해조류의 조직으
로 들어가서 탄수화물을 만든다.) 이렇게  해서 바다 속에 플러스  전기와 마이너스 전기를 
띈 층이 생긴다. 이와 같은 경우에는 필연적으로 전위차가  생겨서 전류가 순환하기 시작한
다.
  지금 이야기한 미생물학 및 전기화학적인 과정을 재현하기 위해서 과학자들은 해양과  매
우 비슷한 생화학적 전지의 모형을 만들었다. 백금 전극과 성분이 다른 바닷물을 넣은 시험
관은 바다의 두 개의 층, 즉 상부와 하층부의 자연 조건을 모방한 것이다. 두 개의 시험관을 
묶은 브리지에서 유황 세균을 증식시켰다. 유황 세균은 바다  속에서 일으키는 과정과 동일
한 과정을 일으켰다. 이 보형은 실험실에서 수개월간 계속 작동했다. 이것은 유황 세균에 의
해서 화학적 에너지가 전기적 에너지로 직접 변환된다는 사실을 확실히 보여준 것이다.  이 
생화학적 연료전지는 전압이 0.5볼트,  전류의 세기는 1밀리암페어를 약나  웃돈다. 좀더 큰 
전압과 전류를 얻으려면 이러한 전지를 직렬이나 병렬로 연결하면  된다. 현재 이 생화학적 
전지는 부표나 무인 등대의 전원으로 사용된다. 
  미국 멜파사는 군사용 우주 개발용으로 사용할 생화학적 연료전지의 개발에 전념하고  있
다. 연구가 진행중인 에너지원 중에는  황산염을 먹고사는 세균, 암모니아를 방출하는  미생
물, 메탄을 좋아하는 미생물 따위도 있다. 이 회사는 식물의 잎이나 줄기에서 수소를 뽑아서 
연료전지의 에너지원으로 사용할 만큼 성공했다. 군사  관계의 관청사에서는 전차나 트럭의 
디젤 연료 등에 직접 작동하는 전지를 개발하는 데 주목하고 있다. 과학자들은 이러한 연료 
전지가 휴대용 전원이 될 것으로 전망하고 있다.
  
    환경오염을 막는 미생물
  인류에게 가장 중요한 또 하나의 문제를 해결하는 데 있어 미생물의 공헌도를 제대로 보
지 않는다면 공평하다 할 수 없을 것이다. 그것은  미생물의 다면적인 '위생업무'에 대한 것
이다. 
  과학과 기술의 급속한 발전에 따라 인간은 일찍이 볼 수 없었던 강력한 수단을 갖고 자연
을 적극적으로 개척할 수 있게 되었다. 그러나 그 때문에  전연 생각지 않았던 사태가 일어
났다. 그 중의 하나가 살충제이다.
  인간은 농작물의 병해충을 방제하기 위해  여러 가지 다양한 살충제를  개발했다. 그러나 
살충제를 대량으로 살포한다 하더라도 병해충을 전멸시킬 수는 없었다. 그 이유는 살충제에 
대한 병해충의 저항력이 세졌기 때문이고, 또한 살충제를 살포함에 따라 병해충뿐만 아니라 
병해충을 먹고사는 천적도 죽여 버렸기 때문이다. 그 결과  더욱더 새로운 살충제를 개발해
서 살포 횟수를 늘릴 수 밖에 없게 되었다. 이외에도  살충제를 과도하게 사용한 결과 식물
을 교배시키는 곤충이나 벌레를 먹고사는 새, 게다가 물고기조차도  죽어 버리는 일이 생겼
다. 토양 속에 축적된 이러한 독은 토양의  형성과정을 저지하여  각종 농작물의 성장을 중
지시켜서 수확량을 저하시켰다. 
  이러한 사태가 발생하자 눈을  돌린 것이 바로  토양균이다. 토양균(주로 슈도모나스속의 
세균)은 화학공업으로 합성시킨  물질을 그 작용으로(탄산가스  등으로) 분해하려고 체내의 
대사를 변화시킬 수가 있는 것이다. 토양 속에서 이루어지는  살충제의 분해 메커니즘을 해
명하여 이와 같은 분해를 일으키게 하는 가장 활발한 세균을 찾아내어, 그것을 손에 넣으려
는 미생물학적인 연구가 세계 각국에서 활발하게 진행되고 있다. 
  또 하나의 중요한 문제가 일정에 올라 있다. 도시와 도시 인구의 급격한 팽창, 그리고  세
계적인 규모로 진행된 공업 생산의  증대는 이른바 쓰레기처리에 관한  문제를 발생시켰다. 
가정에서 나오는 쓰레기 중에서 가장 귀찮은 것은 플라스틱이다.  이 플라스틱 쓰레기를 어
떻게 처리해야 좋을까? 플라스틱을 저온에서  연소되지 않고 녹기만 하므로 소각로  바닥에 
달라붙어 유해한 연소 생성물로 대기를 오염시키고 악취를 내뿜는다.  폴리 염화 비닐이 포
장으로 사용되고 있지만 이것도 똑같다.  사용하고 난 이 비닐을  어떻게 처리해야 좋을까? 
이 비닐은 자연 그대로 분해되지 않는다. 쓰레기 처리장이나  대도시 주변의 공터는 플라스
틱의 잔해가 산처럼 쌓여 있다.
  그래서 과학자들은 미생물에게 원조를 요청했다. 바로  최근에 영국으로부터 폴리 염화비
닐 시트를 탄소로 바꾸어 버리는 미생물을  육성하는 데에 성공했다는 기쁜 소식이  전해왔
다. 또 미국 텍사스 미생물 연구소 연구원들은 거의 어떤 플라스틱이라 할지라도 전부 멀어
치우는 미생물을 육성하는 데에 성공했다. 과학자들은 영원히 썩지 않는 플라스틱 쓰레기를 
처리하는 문제도 이들 세균을 이용하면 해결될 수 있을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스웨덴의 과학자들은 플라스틱 폐기물을 처리하는 독특한 방법을 개발하였다. 플라스틱을 
제조할 때 어떤 종류의 세균을 그 속에 섞는다. 세균은 곧 휴식상태에 들어가지만 플라스틱 
폐기물이 버려지면 태양광선이라든가 수분의 작용으로 활발한 활동을 시작하여  플라스틱을 
분해하는 방법이다.  
  과학자들은 대기에 있는 각종 오염 물질을 제거하는 특수한  세균을 발견했다. 예컨대 최
근 영국의 과학잡지 '뉴 사이언티스트'가  보도한 바에 의하면 일본의 어느  화학공업회사의 
연구실에서 배기가스로 인한 대기오염을 줄이는 미생물에서 기원한 물질을 발견했다는 것이
다. 이 물질은 강한 산화작용을 가지고 유해한 유황 화합물을 분해하는 작용을 한다. 16종의 
세균을 갖고서 일종의 '산화장치'가  만들어졌다. 그 화학성분은  아직까지 분명히 밝혀지지 
않았다. 
  서독에 있는 어느 공장에서는 악취가스를 정화하는 다층식 필터가 제작되었다. 각각의 층
에는 특수한 세균이 있어서 악취를 '먹어' 버린다. 실험용으로 제작된 이 독특한 공기정화기
는 이미 3년간 양돈장에서 작동하고  있다. 이 새로운 '살아있는' 필터는  도시의 하수 정화 
장치에서 나온 배기가스의 악취를 제거하는 데도 사용될 예정이다. 
  1938년에 영국과 소련의 과학자들은 옛날부터 광부들을 괴롭혀온 메탄가스를 '먹고  사는'
세균을 각기 독자적으로 발견했다. 그리고 보로실로프그라드  주의 '스호도리스카야 2호' 탄
광에서 과학자들은 다음과 같은 실험을 하였다. 우선 석탄층에  시추공을 뚫고 거기에 메탄
가스를 먹고사는 세균이 들어 있는 물을 압력을 가해서 주입했다. 이어서 그곳에 세균이 번
식하기에 적당한 조건을 만들기 위해 따뜻한 공기를 펌프로  보내주었다. 측정해 보니 이틀
이 지나자 세균은 시추공 뿐만 아니라 그로부터 20미터 떨어진 곳에 있는 메탄가스도 전부 
먹어치워 버렸다. 이렇게 해서 탄광의 노동조건을 개선하는 새로운 방법이 발견되었다. 
  현재는 대기뿐만 아니라 하천이나 호수도 오염되었다. 하천은 선박의 엔진이 방류한 석유
제품의 막으로 질식할 지경이다. 이 막이 바로 하천이 대기 중에서 산소를 빨아들이는 것을 
방해하기 때문이다. 석유는 하천뿐만 아니라 지구 전체 표면의  4분의 3을 차지하는 해양까
지 위태롭게 하고 있다. 인간은 유조선 사고에 의한 것을 빼고도 일년에 평균 3백만 톤에서 
1,000만 톤에 이르는 석유를 바다에 버리고 있다. 석유 속에 들어있는 유해물질은 해류를 타
고 사방 팔방으로 퍼져 나간다. 이 유해물질은 1,000배로 희석시켜도 갖가지 해양생물을  죽
일 정도의 큰 힘을 갖고 있고, 비록 해양생물을 죽이지  않는다 하더라도 식용으로는 쓸 수 
없게 만들어 버린다.
  인류가 직면한 하수나 바닷물에서 독극물을 제거하여 정화해야 하는 이러한 큰 문제를 해
결하는 데도 역시 미생물이 큰 역할을 한다. 예를  들면 프랑스 응용화학연구소는 산업폐수
를 정화하는 새로운 방법을 개발했다. 이 방법은 짚과  폐지로 보드지(마분지, 판지)를 생산
하는 베니젤 제지공장에 채용되었다. 공장폐수는 우선 탑의 위쪽으로  들어가서 그 곳에 섬
유질로 된 접착력이 큰 판을 통과해서 아래로 흘러간다.  탑의 맨꼭대기에서 물속에 특수한 
세균을 섞는데 그 세균은 유해한 불순물을 분해해서 용존산소(물 속에  용해되어 있는 분자
형의 산소, 넓은 뜻으로는 물 이외의 액체를 가리킴, 물고기나 호기성 미생물 따위는 이산소
를 호흡에 이용하고 있으므로 이것이 없으면 살지 못함.  하천에 수질오염이 생기면 용존산
소가 감소하는 일이 많음)를 증가시킨다. 그 결과 물은 청정하게 된다. 
  '유네스코 뉴스'에 의하면 프랑스 아슐레에서 연간 150만 입방미터의 정화능력을 가진  하
수정화장치가 운전을 시작했다. 정화는 '활성쓰레기'에 의해서 진행된다. 불순물을 없애는 세
균을 섞은 이 쓰레기와 하수를 섞으면 현탁물질의  90%가 제거된다. 세균에 의해서 생기는 
발효의 결과 대량의 가연성 가스가 생기는데 이것은 정화장치의 연료로 사용된다. 생화학적 
필터를 사용한 덕택에 하수는 음료수로 사용해도 좋을 정도로 깨끗하게 정화된다. 
  쿠즈네츠크 제철 콤비나트에서도 폐수를 정화하는 데 세균을 이용하고 있다. 금방 만들어
진 코코스는 물을 끼얹고 불을 끄지만 그 폐수에는 다량의  페놀이 들어있다. 폐수 속에 페
놀이 극히 미량만 들어 있어도 그것이 배출되는 호수나  하천의 모든 생물체는 죽어버린다. 
그런데 특정한 세균은 죽지 않고 살아 남는다. 이 세균은  페놀을 흡수해서 유독한 물을 완
전히 무해한 물로 만든다. 현재 이 세균을 사용한  쿠츠네츠크 제철 콤비나트의 정화장치는 
페놀이 들어 있는 폐수를 한 시간에 120-130톤씩 처리하고 있다. 
  미국의 '안짐스 인코폴레이티드사(뉴저지 주 체리힐 시)는 유조선의 생물학적인 정황에 사
용하는 호기성 균과 혐기성 균, 그리고 산소를 섞은 분말의 '페트로 백'을 개발해서 현재 식
품으로 판매하고 있다. 유조선의 탱크는  깨끗한 물이나 바닷물을 집어넣어 청소하는데,  그 
속에 '페드로 백'을 첨가하면 세균과 효소의  혼합물은 짧은 시간 안에 탱크 청소를  끝마친
다.
  소련의 과학자들은 석유에 의한 해양오염을 방지하는 데 이용할 수 있는 세균을 여러 방
면에서 찾아 나섰다.
  그 결과 여러 군데 바다에서 석유를 '먹고사는' 37종의  세균을 발견했다. 이 세균은 실험
실에서 적당한 조건만 갖추어 주면  석유, 중유, 솔라유를 먹고서  빠르게 번식한다. 가까운 
시일 안에 이들 세균은 석유를 출하하는 항구에 보내져서 유조선을 정화시키는 데 한 몫을 
톡톡히 볼 것이다. 
  현재로서는 동식물에 비교해 보면 미생물은 아직 연구가 구석구석까지 미치지 못하고  있
다. 현재 미생물학자들에게 알려진 것은 물속이나 흙속에 사는  세균의 겨우 10분의 1에 지
나지 않는다. 각 분야에서 유익한 활동을 하는 세균을 찾아내는 일은 이제 시작에 불과하다
고 말해도 틀린 말은 아니다. 루이 파스퇴르나 로버트 코흐의 시대부터 사용해온 배양기 안
에서 이제까지 발견되지 않았던 수십, 수백종의 새로운 미생물을 분리하여 그것을 연구하지 
않으면 안된다.
  
    우주에 파견된 미생물
  가까운 장래에 가장 중요한 문제로 떠오를 것은 활성도가  높은 세균을 '사육하여 길들이
는' 일이다. 이를 위해서 과학자들은  '야생상태'의 세균을 배양해서 방사선이나  화학물질에 
의한 돌연변이, 교잡 등의 수단을 통해서 보다 새롭고 유용한 세균을 육성하는 작업을 앞으
로 10년 동안 진행할 예정으로 있다. 이렇게 해서 육성된 세균은 효과나 번식률이라는 점에
서는 원래의 야생종을 몇백 배나 앞지를 것이다. 그리고  자연계에 살고 있는 세균에게서는 
기대할 수 없는 기증을 훌륭히 수행할 것이다. 과학은 각각의 부문에 필요한 세균을 주문하
는 대로 만들어 내는 일을 가능하게 할 것이다. 그 결과 미생물 산업은 굉장히 발달해서 다
방면에 영향을 미칠 것이 틀림없다.
  우리들이 필요로 하는 성과를 얻기 위해 농장이나 자연계나 미생물의 세계에서 생물 군집
을 의식적으로 컨트롤하는 일이 가까운 장래에 현실적인 문제로 대두될 것이다. 물론 이 일
은 매우 어려운 문제여서 많은 과학부문의 협력이 필요하다. 그렇지만 생물 군집 안에 있는 
개체간의 상호관계를 기술한 수학적 모델을 작성하려는 시도가 현재 이미 생물공학자의  손
에 의해 진행되고 있다. 이것은 생물 군집의 컨트롤을 행한 제일 진일보이다.
  생물 군집을 완전히 컨트롤하여 임의로 필요한 미생물의 종을 만드는 일이 가능하게 되는 
그때가 되면 지구 가까이 있는  혹성의 대기를 변화시키는 일도 가능하게  될 것이다. 예로 
금성(혹은 달)에 생물이 전혀 존재하지 않는다 하더라도 지구에서 보내면 그만이다. 미국의 
천체물리학자인 칼 세이건은 금성의 구름 속에다 탄산가스를 먹고사는 지구의 세균을  뿌리
자는 제안을 했다. 이 세균은 탄산가스를 먹고서 산소를 방출한다. 이러한 인공대기를  만드
는 과정은 세균이 늘어남에 따라 점점 빨라져 산다. 그리고 몇백 년 그렇지 않으면 몇천 년
이라는 비교적 단기간에 금성은 인간이 살 수 있는 혹성이 될 것이다. 
  혹시 화성 표면의 암석 속에 산소가 들어 있다면, 즉 화성의 붉은 '사막'에 이산화철이 나
올 수 있다면 화성의 대기도 같은 원리로 바뀔 수 있을 것이다.  그렇게 말할 수 있는 것은 
지구상에는 산소를 유리시켜 이산화철을 철로 바꾸어 버리는 세균이 있기 때문이다. 지구에 
있는 대규모 철광상도 이렇게 해서 만들어진 것이다.
  그렇지만 다른 혹성의 일은 우리의 후손에  맡기기로 하고 21세기의 지구를 엿보기로  하
자.
  
    미생물의 세기
  ...탄광, 광상, 유정은 자취를 감출 것이다. 몇십억이나 되는 미생물은 광석을  금속으로 바
꾸고, 바닷물에서 마그네슘, 니켈, 코발트, 금, 은 기타 다른 귀중한 금속을 뽑아내고, 주문한 
대로 석유, 천연가스, 유황, 철, 등의 새로운 광상을  만들고, 인간이 만든 계획에 따라 지구
의 지질도도 바꾼다.
  우리를 둘러싼 기계나 장치도 바뀌었다. 그 많던 부품은 생물 폴리머(같은 화합물의 분자 
두 개 이상이 결합하여 분자량이 큰 다른 화합물로 된 것)로 만들어져서  생물 조직처럼 재
생한다. 완전히 새로운 타임의 생물발전소도 출현했다. 삼림으로 둘러싸인 평지에는  거대한 
벌집 모양의 플라스틱으로 만든 연못이 늘어서 있다. 고압발전소의 옥상에서 바라보면 그것
은 마치 모자이크 세공 같다. 이곳에는 '전기' 세균의 대군이 일하고 있다. 그  '전기' 세균에 
의해 발전된 전기는 근처 부지에 나란히 서 있는 인공합성 식품 공장으로 보내진다.
  태양광선이 눈부시게 내리쬐는 경금속, 플라스틱, 유리로 세워진 건물 내부에는  발효탑이 
있다. 이곳에서는 인간의 손에 의해 육성된 세균이 '야생'의  선조보다 200-300배나 더 높은 
효율성을 사지고 섬유질, 짚, 석유를 합성인공식료품,  의약품, 세균비료로 다시 만들어진다. 
원료의 종류가 증가하여 그것을 경제적으로 사용하게 된 덕택에 경치 좋은 토지를 경작지나 
목장으로 바꿀 필요도 없어졌다.
  지구는 새롭게 출현한 과수원이나 삼림에 의해 더욱 아름답게 되었다.
  그뿐만 아니라 사람들을 오랫동안 괴롭혀 온 각종 질병도  자취를 감췄다. 인간의 체내에 
주사된 세균은 인간의 신체조직을 갱신하여 인간의 수명을 훨씬 연장시켰다. 정말로 미생물
의 세기이다. 
  
      제2장 생물계의 전문기술자    
    별을 관측하는 개미
  19세기 프랑스의 천문학자인 앙리 형제는 어떤  종류의 개미가 눈에 보이지 않는  별이나 
성운에 방사되는 자외선을 감지하는 능력을 지니고 있음을 알아차리고 이 개미에게 별의 관
측을 '위탁'했다. 즉 육안으로 볼수 없고 사진의 건판에도  감광되지 않는 별이 있다고 예상
되는 방향에 미리 맞춰놓은 천체 망원경의 접안  렌즈에 이 개미를 집어 넣은 작은 상자를 
달았다. 곧 개미는 허둥대기 시작했다. - 개미는 그 별을 '발견했던' 것이다. 즉 개미가 허둥
대기 시작한 시간은 천문학자도 알지 못하는  미지의 새로운 별을 개미가 발견했다는  것을 
의미한다. 앙리 형제가 새로운 별을 발견했다는 보고는 후세의  연구자에 의해 모두 확인되
었다.
  인간은 동물에게 여러 가지 다양한 일을 시키고 있다. 예를  들어 관개용 수로의 최적 노
선을 결정하는 데에 일반적으로 토목기술자의 계산에  따르거나 컴퓨터를 사용한다. 그러나 
당나귀를 이용하면 좀 더 일이 빠르고 효과적이다. 이 당나귀라는 짐승은 도로가 아닌 경우 
두 지점간의 최단거리를 정확히 뽑아낸다. 그것뿐만이 아니다. 당나귀가 선택한 코스는 높낮
이, 즉 기복이 가장 적다. 이 최단거리와 구배(비탈)가  가장 적다는 점이야말로 최적노선을 
결정하는 최대의 요소가 아닐까?
  최근 아프리카의 보츠와나에 기묘한 우편배달부가 출현했다.  차치와오 쿠치와의 두 개의 
촌사이에는 전화도 없고 버스도 다니지 않는다. 20킬로미터라면 걸어가기에는 조금 먼 거리
다. 그 곳에 사는 주민들은 특산품인 타조를 훈련시켜 타조의 목에 편지를 넣은 우편가방을 
걸었다. 이 특이한 우편배달부는 20분 후에는 모래먼지를 뒤집어 쓰고 목적지에 도착했다.
  주민들의 이야기에 따르면 그들은 이 타조를 완전히 신용하여 현금서류마저 타조에게  맡
긴다고 한다. 인간보다도 새가 더 정직하다는 것이다.
  그렇다고 전화가 없다고 해서 어느 곳에서나 타조를 이용할 수  있는 것은 아니다. 그 이
유는 타조가 살지 않는 곳이 더 많기 때문이다. 이 경우에는 가축을 길들이는 편이 훨씬 간
단해 보인다. 그래서 90년 전에  벨기에의 어떤 사람은 고양이를  우편배달부로 이용하려는 
실험을 했다. 즉 37마리의 고양이에게 공용편지를 묶어서 리에지 시로부터 반경 30킬로미터
가 되는 여러 지점에서 출발시켰다. 도중에  골짜기, 냇가, 삼림, 호수가 있는데도  불구하고 
고양이들은 모두 목적지에 도착했다. 가장 빠른 고양이는 4시간 18분에 주파했다. 평균 시속 
7킬로미터이다. 가장 늦게 도착한 고양이는 24시간이 걸렸다. 그러나 대부분의 고양이는  공
용편지를 잘 묶었는데도 불구하고 도중에  그것을 떨어뜨리고 말았다. 이러한  이유로 결국 
고양이는 우편배달부가 되지 못했다.
  
    전쟁과 평화의 비둘기
  비둘기라고 하면 전연 이야기가 달라진다. 비둘기는 방향감각이 분명하고 최고 시속 70킬
로미터로 500-600킬로미터를 난다. 방향 감각이 좋다는  것, 자기 집을 기억하여 그 곳으로 
되돌아온다는 비둘기의 독특한 성질을 인간이  처음으로 이용한 것은 지금으로부터  2000년 
전이라는 역사적 기록이 남아있다. 이런 이유로 전령 비둘기는 확실하면서도 발빠른 파발꾼
이 되었다. 로마 시대의 장군 브루터스가 이용한 이래 전령 비둘기는 많이 보급되었다. 1891
년 비둘기에 의한 우편이 뉴질랜드에서 정식으로 채용되었다. 특수한 종이에 쓰여진 통신문
을 비둘기 발에 묶고 그 끈에다 우표를 붙였다.
  보불전쟁(1870-1871년)이 일어났을 때 프로이센군에 포위된 파리에서 전령 비둘기가 마이
크로 필름에 촬영한 편지를 배달했다. 이 마이크로 필름에는  3평방센티미터에 2만 자나 되
는 글자가 들어 있었다고 한다. 프로이센군은  이 전령 비둘기를 잡기 위해 매를  동원했다. 
그러나 프랑스 측도 당하고만 있을 수 없어서 비둘기 꼬리에 특수하게 제작된 작은 피리를 
달았다. 그 피리소리에 놀란 매는 한 마리의 전령 비둘기도 죽이지 못하고 기지로 돌아왔다. 
  이어서 제 2차 세계대전에는 양쪽 모두 합해서 약 백만 마리의 전령 비둘기가 이용되었는
데 상당한 역할을 수행하였다. 영국 해군 역사에는 다음과 같은 사실이 기록되어 있다. 
  1942년 봄 독일 공군기는 한 척의 영국 잠수함을  발견하고 폭탄공격을 퍼부었다. 폭격이 
끝났을 때 잠수함의 키와 부상 장치가 망가져서 움직일 수가 없었다. 위급한 상황을 알려야 
되는데 물 속에서는 무선통신이 작동하지 않았다. 승무원들은 앉은  채로 죽음을 기다릴 수
밖에 다른 방법이 없었다. 그러나 성공할 확률이 매우 적긴  하지만 단 한가지 방법이 남아 
있었다. 잠수함에는 두 마리의 전령 비둘기가 있었던 것이다. 그 비둘기가 기지와 연락을 해
줄지도 모른다. 전령 비둘기를 탈출용 캡슐에 집어넣고 어뢰발사관에서 물속으로  발사했다. 
그 다음은 기다리는 일만 남았다. 일각이 여삼추였다. 그리고 만 하루가 지나고 이틀째가 되
자 구조대가 극적으로 도착했다. 그들을 죽음에서 구해준 것은 바로 전령 비둘기였다.  폭풍
이 치는 바다를 수백킬로미터나 날아가서  잠수함의 위치를 알리는 통신을  배달한 것이다. 
이 공적에 의해서 비둘기는 최고의  특별훈장을 받았고 기념비가 건립되었다.  또 잠수함의 
정식 승무원이 되었다. 이외에도 파리에서는 전쟁 중에 세운 공적을 기리기 위해 전령 비둘
기 기념탑이 건립되었다. 
  그러나 무선통신뿐만 아니라 위성통신 시대가 된 오늘날에도 전령 비둘기가 존재할 수 있
을까? 그렇다. 멋지게 존재하고 있다. 예를  들어 로이터 통신의 기자는 오늘날에도  기사를 
편집국에 넘기는데 전령비둘기를 이용하는  경우가 있다. 교통체증으로  복잡한 간선도로를 
자동차로 달려가서 기사를 넘기는 것보다는 전령 비둘기에게 맡기는 편이 빠르기 때문이다. 
  게다가 비둘기는 현재도 군사적인 목적에 이용되고 있다.  영국 신문 '선데이 텔라그라프'
의 1970년 말의 보도에 의하면 미국의 군사전문가는 지뢰가 매설된 지대나 군사목표물을 발
견하는 데에 비둘기를 이용하기로 하고 계획을 세웠다. 이를  위해 미국 국방성은 미시시피 
대학의 동물심리학과 계약을 체결했다. 
  평화의 상징인 비둘기를 군사적인 목적에 이용하려는 기도가 미국에서 최근 30년 동안 여
러번 실시되어 왔다. 예를 들면 제 2차 세계대전 중에  스키너 교수가 추진했던 '비전' 계획
의 줄거리를 미국 정부가 발표했다는 뉴스가 1960년에 미국  신문에 보도되었다. 이것은 미
둘기를 이용하여 로켓을 유도한다는 것이었다. 몇 년간에 걸쳐서  다수의 실험을 반복한 결
과 이 특이한 유도장치는 최종적으로 다음과 같은 작동을 하게 되었다.
  로켓 탄두에 목표(비행기 혹은 함선)를 추적하는 장치를 싣는다. 그 영상이 특수한 스크린
에 투영된다. 스크린 앞에 있는 횃대에 비둘기가 서있다. 비둘기는 자기 시야에 영상이 나타
나면 훈련받은 대로 그 영상을 부리고 콕콕 찍는다. 로켓이 목표물을 향해서 정확하게 날고 
있으면 목표물의 영상 스크린 중앙의 어둡게 된 부분에 나타나는데 보이지 않는다. 단지 로
켓이 조금이라도 코스에서 벗어나면 목표물의 영상은 스크린의 밝은 부분으로 이동하기  때
문에 비둘기는 곧 그것을 찍는다. 그리고 영상이 사라질 때까지 그 행동을 계속한다.
  스크린의 표면은 전류가 통하고 있고, 비둘기의 부리에는 금속으로  만든 뾰족한 것이 씌
워있다. 때문에 목표물의 위치에 따라서 스크린에서는 일정한 크기의 전류가 흐른다. 이  전
류는 변압정류기를 통해서 제어용 키로 보내지는데 그에 따를 가도만으로 방향이  수정되어 
로켓은 정확한 코스로 되돌아간다. 이 장치의 신뢰도를 높이기  위해 스키너 교수는 로켓에
다가 다섯 마리에서 일곱 마리의 비둘기를 싣자고 제안했다. 한 마리나 두 마리의 비둘기가 
틀리더라도 대다수의 비둘기의 결정에 따라 로켓을 정확한 코스를 찾을 수 있기 때문이다.
  그런데 여기서 당연히 떠오르는 의문은 동물 심리학자인 스키너  교수가 왜 기계적, 전기
적, 기타 자동제어적인 장치가 아닌 비둘기를 이용했을까 하는 의문이다. 비둘기의 눈은  매
우 정교하게 만들어진 기관으로 영상의 극히 세세한 부분까지  식별이 가능하다. 스키너 교
수가 비둘기를 로켓 제어에 사용하려는 기발한 생각을 하게 된 것도 이것 때문이다. 박사가 
실제로 증명한 것처럼 이 아이디어는 완전히 실현 가능한  것이었다. 스키너 박사는 이외에 
비둘기의 뛰어난 비행능력을 이용한 또 하나의 계획을 제안했다. 이 목적을 위해 로켓이 일
정한 목표를 향하게 할뿐만 아니라 급격하게  위치를 바꾸는 목표를 향해서 복잡한  코스를 
취해서 날도록 로켓을 유도하는 훈련을 실시하였다. 
  제 2차 세계대전의 초창기에는 스키너 박사의 계획을 실시하는 것이 미군에게 도움이 됐
지만 '비전' 계획이 완료된 1944년에는  이미 그 필요성이 사라졌고,  모든 자금이 원자폭탄 
개발에 쓰여졌다. 
  
    품질을 관리하는 비둘기
  평화의 상징인 비둘기를 군사적인 목적으로 이용하려는 데 대해서는 이 정도로 끝맺고 평
화적인 이용에 관한 이야기를 해보자. 최근 비둘기의 '직업'에 새롭고도 중요한 것이 추가되
었다. 제품의 품질을 관리하는 것이다. 그것은 다음과 같은 계기에서 비롯되었다. 미국의 어
느 전자기기 제조업체가 만든 고가의 전자장치가 어떻게 된 일인지 곧 고장이 나버렸다. 그
러나 주문한 상대방은 화를 내며 보상을 요구했다. 원인을 따져 보았더니 어느 부품의 피복
에 육안으로는 전혀 식별이 불가능한 배우 작은 균열이 생겨서 고장난 것으로 판명됐다. 그 
결과 회사의 간부진은 동물심리학자에게 상담을 의뢰했다. 
  이윽고 문제의 부품을 나르는 콘베이어 곁에 훈련받은 비둘기를 집어넣은 바구니가  놓여
졌다. 그 바구니 속에는 신호장치와 연결된 두장의 유리판이 있다. 비둘기는 눈앞에 있는 콘
베이어 위를 흘러가는 부품을 보고서 품질이 좋으면 '합격'이라는 신호를 나타내는 유리판을 
부리로 쪼고, 기준에 조금이라도 틀리면 '불량품'이라는 신호를 나타내는 유리판을  쫀다. 이 
실험을 수백 번이나 반복해서 했다. 물론 불량품을 찾아낸  경우에는 포상으로 옥수수 알맹
이를 주었다. 처음에 비둘기는 눈에 띄는 불량품만을 선별했다. 그러나 실험이 끝나갈  무렵
에는 인간의 눈으로는 식별이 불가능한 불량품을 가려내게  되었다. 훈련시간은 '학생'의 능
력에 따라 다르지만 50-60시간이 보통인데 못보고 빠뜨리는 불량품은 전체 불량품의  1%정
도라는 성적을 올렸다. 
  비둘기를 제품의 품질관리에 이용하려는 시도가 소련에서도 모스크바의 기계제작  공장에
서 있었다. 그것은 볼 베어링의 볼을 검사하는 일이다. 이러한 책임 있는 직무를 수행할  수 
있도록 비둘기를 교육한 기술자는 미국과  똑같은 장치를 만들었다. 그렇지만  전혀 경험이 
없는 일인데다가 민감한 비둘기라는 살아 있는  생물을 상대로 하는 이 품질관리  시스템을 
잘 작동시키기 위해서는 상당한 고생을 감수할 수밖에 없었다. 예를 들어 비둘기는 빛을 싫
어하기도 하고 포상으로 준 먹이를 먹이통에서 꺼내 먹는 것을 싫어하기도 앴다. 또 비둘기
가 쪼는 힘에 강약이 있었으므로 점점 스프링을 적당히  조정하지 않으면 안되었다. 그런데
도 가까스로 목적한 대로 잘 되어서 비둘기는 볼 베어링의 볼의 좋고 나쁨을 식별할 수  있
데 되었다.
  그런데 2일째에는 모든 볼을 불량품으로 가려내는 뜻밖의  사태가 일어났다. 포상으로 먹
이를 준다거나 조명을 개량해 보아도 효과가 없었다. 원인은 전혀 다른 곳에 있었다. 비둘기
는 번쩍번쩍하게 연마된 볼 표면에 묻어 있는 인간의 지문 흔적을 식별하여 그 볼을 불량품
으로 가려냈던 것이다. 그래서 볼에 묻은 지문 흔적을 닦았더니 비둘기는 다시 정상적인 검
사를 하게 되었다. 재미있는 것은 비둘기는 불량품을 골라내야만 먹이를 받게 되는데 더 많
이 먹이를 받으려고 '속임수'를 쓰기도 한다는 것이다.
  비둘기를 제품의 품질관리에 이용한 소련의 기술자의  경험에 의하면 처음의 훈련은 3-5
일을 필요로 하는데, 2-3주간 뒤에는 이미 비둘기는 숙련된 검사원이  되어 제품의 흠이 적
으면 적을수록 더욱 주의를 기울인다. 
  육안으로 하는 면밀한 품질검사가 필요한 경우에는 비둘기를 이용한 품질관리가 모든  점
에서 인간이나 자동장치를 사용한 검사보다 훨씬 뛰어나다는 것은  발할 필요도 없다. 현재 
공업의 각 분야에는 몇만, 혹은 몇십만 이라는 숫자의 인간이 이 품질검사 업무에 종사하고 
있다. 이 사람들은 사회적으로 유용한 노동을 하고 있다고 할 수는 있지만, 자기 자신이  제
품을 만든다고는 할 수 없다. 품질관리용의 자동장치를 완비하려면  많은 시간과 돈이 들고 
그 결과 제품의 단가가 올라간다. 눈에 보이지  않는 갈라진 틈, 튀어나온 부분, 긁힌  자국, 
기타 손상된 불량품을 골라낼 수 있는 만능 자동검사장치를 제작한다는 것은 그렇게 간단하
지만은 않다. 이러한 자동장치를 만들려면 필히 고급의 광학장치를 만들어서 도형을 식별하
는 일을 이 장치에게 철저하게 가르치지 않으면 안된다. 즉 현재 사이버네틱스(cybernetics;
제 2차 세계대전 후에 생겨난 과학의 새로운 분야, 기계, 동물, 사회 등에 나타난 제어와 통
신의 유사성을 찾아내서 인공두뇌의 실현과 오토메니션의 개량을 지향하는 것)가 직면해 있
는 가장 곤란한 문제를 해결할 필요가 있는 셈이다.
  이에 대해서 비둘기의 시각기관은 대단한  선택능력을 갖고 있다. 비둘기는  어떤 형태의 
손상을 검사하다가 다른 형태의 손상을 검사하는 데로 단시간 동안에 쉽게 전환할 수 있다. 
이런 전환에 들어가는 재교육은 2-3시간이면 충분하다. 게다가 비둘기는  몇 시간이고 계속
해서 작업을 할 수도 있고, 그 동안에 피로하다는 징후도 보이지 않을 뿐 아니라 검사도 소
홀히 하는 법이 없다. 비둘기를 이용한 제품의 품질관리를 채용하면, 공장은 짧은  기간동안
에 검사의 질을 현저하게 높일 수가 있다. 이  방법은 전자장치, 계기, 기계, 등의 제작부문, 
통조림 공장, 과일이나 야채의 선별, 혹은 은행 등에서도 이용할 수 있을 것이다. 
  예를 들어 미국 스탠포드 대학의 손타이머 박사는 비둘기에게 문자를 가르치는 실험을 실
시하였다. 즉 26마리의 비둘기에게 각각 로마자의 알파벳을 하나만 기억시켰다. 이 한 조 26
마리의 비둘기를 주요 은행의 지점에 배치한다. 수표를 받을  비둘기는 거기에 사인한 사람
의 성을 '읽고서' 특수한 자동장치의 알파벳 키를 그 순서대로 부리로 쫀다. 그 일이 끝나면 
자동장치는 돈을 지불하기 위해 수표를 자동식 회계로 보낸다. 
  이와 똑 같은 방식으로 한다면  비둘기를 우편물 선별에도 이용할 수  있다. 즉 콘베이어 
옆에 26마리의 비둘기를 배치한다. 각각의 비둘기에게는 알파벳의 어느 한 분자만을 기억시
켜 놓는다. 예를 들어 L이라는 문자를 기억한 비둘기는 L(혹은 배달지구 기호)을 보면 키를 
쫀다. 그렇게 하면 투하장치의 접점이 닫히고 그 편지는 해당되는 장소에 들어간다.
  물론 이를 위해서는 전혀 다른 여러 가지 필적으로 쓰여진 문자나 숫자를 식별할 수 있도
록 비둘기를 훈련시켜야 한다. 그렇지만 이 훈련도 전연 불가능한 일만은 아닐 것이다. 어쨌
든 비둘기는 인간의 눈에는 보이지 않는 제품의 흠집조차도 식별해 내기 때이다.
  
    생물 경비원
  최근 뱀이 시드니 시내에 있는 상점에 경비원으로 등장했다. 잘 길들여진 뱀은 매우 양심
적이다. 즉 밤이 되어도 잠자지 않고 근무처를 이탈하지 않고 자신의 임무를 수행한다. 
  오스트레일리아에서의 이러한 뱀에 대한 경험은 미국에서도  급속히 받아들여졌다. 그 이
유는 집 지키는 개의 가격이 급등하여 현재에는 승용차 가격과 맞먹기 때문이다. 그래서 미
국에서는 상점이나 술집의 주인들은 경비견을 이용하던 것을 그만두고 값싸고 확실한  경비
원을 다른 동물 중에서 찾기 시작했다. 그 시작으로  구렁이가 등장하여 시카고의 술집에서 
근무를 시작했다.
  최근 25년에서 30년 사이에 뱀 이외에도 이제까지 상상도 하지 못했던 동물을 경비용으로 
이용하였다. 예를 들어 남아메리카에서는 양떼를 지키기  위해 1942년부터 타조를 이용하였
다. 발 빠르고 싸움을 좋아하는 이 새는 자신의 임무를 훌륭히 완수하여 양도둑들에게는 공
포의 대상이었다. 타조는 양떼 근처에서 어슬렁거리는 낯선 사람을  내쫓을 뿐만 아니라 자
동차조차 추적하여 차에서 나오려는 사람까지 공격한다.
  일본에서는 꽤 오래 전부터 적당한 조건을 갖춘 만이나 후미(호수나  바다가 육지로 파고
든 곳)에 물고기를 양식하기 위한 해저목장을 조성한다고 하는 구상을 연구했다. 동경 대학 
해양학연구소의 구로키 민로 교수는 물고기떼의 행동감시에 돌고래를 이용하는 연구를 시작
했다. 이 계획은 12년 예정으로 이  기간에 돌고래는 교수가 작성한 '교육과정'을  끝마친다. 
이 교육을 받은 돌고래가 인간의 지시에 따라서 물고기떼의 운동방향을 변경시킨다는  것이
다. 또 남아프리카에서는 얕은 바다에서 물고기떼를 그물로 몰아넣는 - 말하자면 바다의 목
양견으로 이용할 목적으로 돌고래에게 이미 훈련을  시작하였다. 현재로는 포트 엘리자베스
에서 돌고래를 훈련중인데 가까운 장래에 실제 어장에서 실험할 예정으로 있다. 만약 이 실
험이 성공한다면 어업에 있어서 일대 기쁜 소식이 될 것이다.
  현재로는 농업의 많은 부분에 새로운 파수꾼이 필요하다. 옛부터 있었던 허수아비나 땡땡
이(줄에다 깡통을 매달아 줄을 당겨서 소리를 내어 논밭의 새를  쫓는 장치)가 이제는 효과
가 없기 때문이다. 오스트레일리아에서는 밀밭을 망쳐놓은 에뮤라는 새를 쫓기 위해서 기관
총을 사용했다는데 생각했던 만큼 효과가 오르지 않았다. 어떤 사람들은 독극물을 사용하라
고 하지만 그것을 불가능하다. 새는 어떤 경우에는 해를 끼치기도 하지만, 다른 경우에는 유
익한 활동을 하기 때문이다.
  소련 파블로다르 주에 사는 농민 시울리카는 수박밭의 파수꾼으로 커다란 독수리를  사용
하면 어떨까 하는 생각이 떠올랐다. 커다란 독수리의 날카로운 눈매는 쥐도 새도 피할 수가 
없었고, 이미 몇 년동안 그 독수리 덕택에 풍작이 계속되고 있다고 한다.
  
    새와 비행기의 공중전
  요즘 비행기와 새는 관계가 썩 좋지 못한 것 같다. 예를 들어 스위스의 알프스 상공을 비
행 중이었는데 별안간 검은 그림자가 조종실을 가렸다. 거대한 독수리가 뒤쫓아온다는 것을 
알아차리자 조종사는 처음에 깜짝 놀랐다. 그러나 설마 자신에게 위험이 닥칠 줄은  몰랐다. 
비행기가 독수리와 충돌하는 것을 피하려고 고도를 올렸다. 그러나 공격해 오는 놈은 한 마
리가 아니라 두 마리였다. 충돌할 위험성이 높아졌다. 이윽고  한 마리가 기를 쓰고 덤볐다. 
그 순간 기체는 크게 흔들렸다. 다행히 비행기는 무사했다. 그러나 이것으로 공중에서의  한
판 승부가 끝난 것은 아니었다. 남은  한 마리가 집요하게 뒤쫓아왔다. 깜짝 놀란  조종사는 
몇 번이나 급선회를 시도했지만, 그 독수리를 뿌리치기에는 역부족이었다. 공항 상공에서 공
중제비를 돌아 간신히 위기를 모면한 사건이 있었다.
  이와 동일한 사건이 기니아에서도 일어났다. 에어 기니아의 정기  여객기 AN24형 비행기
가 승객 40명을 태우고 칸칸 시를 향해 날고 있을 때였다. 처음에는 무슨 일인지 알지 못했
다. 칸칸 시에 도착하기 몇 킬로미터 전에 대머리 독수리가 비행기로 돌진해 왔다. 앞유리창
이 산산조각이 나고 세찬 공기의  소용돌이가 조종실을 강타했다. 조종사의  얼굴을 공기의 
소용돌이와 충돌하여 눈을 뜰 수 없었다. 계기판도 망가졌다. 간신히 비행장에 착륙시킬  수 
있었다. 뒤에 판명된 바에 따르면  이 여객기는 대머리 독수리가 작은  새를 잡아먹고 사는 
지역을 통과했던 것같다. 대머리 독수리는 이 초대받지 못한  손님을 놀래키려 했는데 반대
로 자신이 생명을 잃어버리고 말았다.
  이와 같은 비행기나 헬리곱터가 새떼의 습격을  받는 사건은 각국에 이미 많이  보고되어 
있다. 그러나 가장 사고가 많은 곳은 철새의 이동경로에  해당하는 비행장 상공에서 새떼와 
부딪히는 것이다. 대부분의 새는 공중에서 비행기를  발견하고도 코스를 바꾸어서 비행기에
게 길을 내주려고 하지 않는다. 왜 코스를 바꾸려고 하지 않을까? 
  조류는 지구상에 출현한 이래 이제껏 비행기처럼 하늘을 나는 괴물을 만난 일이 없기 때
문에 이런 날개를 가진 거대한 '친구'를 공중에서 만난다 하더라도 길을 양보하지 않는 것이
다. 정기여객기는 그 숫자가 속도와 함께 증대일로에 있다. 새는 속도가 빠른  정기여객기의 
코스와 충돌하더라도 비행기를 피하려고 하지  않는다. 한편 조종사 쪽도  비행기의 속도가 
너무 빨라서 새를 피할 여력이 없다. 기상조건이 양호한 한낮에도 시속 250-300킬로미터 이
상의 속도로 날기 때문에 조종사는 마주치는 새의 모습을 거의  알아볼 수 없다. 이 정도의 
속도라 하더라도 무게 4킬로그램의 돌과 부딪힌다면  기체는 300킬로그램의 충격을 받는다. 
게다가 요즘 항공기는 이런 느린 속도로는 비행하지 않는다.  제트기가 무게 6-8킬로그램의 
돌과 정면으로 충돌하면 비행기의 꼬리 부분에 있는 수평, 수직 날개는 비틀려서 떨어져 버
릴 것이다. 
  오늘날 항공기의 아킬레스건은 제트 엔진이다. 몇 년전 미국에 있는 공항 상공에서  '엘렉
트라'형 비행기가 이륙 직후 엔진에서 갑자기 이상한 소리가 나서 기수를 바다로 향해 돌진
한 큰 사고가 일어났다. 도대체 무슨 일이 생긴 것일까?
  주지하다시피 터보 제트 엔진의 앞부분에는 커다란 개구부, 즉 공기를 빨아들이는 구멍이 
있다. 지상에는 엔진을 전부 작동시키지 않는다 하더라도 근처에 있는 작은 물체는 전부 이 
개구부로 빨려 들어가고 말 것이다. 터보 제트기 '엘렉트라'는 이륙 직후 찌르레기떼와 만났
는데, 그 일부가 공기와 함께 공기 흡입구로 빨려 들어왔다. 그리고 이 찌르레기가 터빈  날
개에 큰 손상을 입혔고, 또 엔진 내부에 있는 공기 통로를 막아 버렸기 때문에 이 비행기는 
갑자기 속도가 떨어져서 바다에 추락했던 것이다.
  또 1970년 10월에는 뉴욕행 점보 여객기 보잉 727의 엔진 중 하나에 공항 상공을 날고 있
던 들꿩이 빨려 들어가 버렸다. 이 때문에 이 비행기는 연료 탱크에 들어 있는 연료를 전부 
버리고 어쩔 수 없이 비상 착륙을 시도할 수밖에 없었다.
  현재 새와 비행기 사이에는 공중뿐만 아니라 지상, 즉 공항에서도 서로 사이가 좋지 않다. 
통계에 따르면 비행기와 새 사이의 충돌의 절반 이상은 비행기가 이착륙할 때, 즉 저공비행
에서 생긴다고 한다. 
  그렇다면 새와 충돌하는 것을 예방하고, 공중 여행의 안전도를  높이려면 어떻게 해야 좋
을까? 옛날 같으면 밭에 떼로 몰려다니는 참새를 쫓는 데  땡땡이면 충분했다. 그러나 현재
에는 이착륙 활주로에서 새들을 내쫓으려면  좀더 교묘한 수단을 개발하지  않으면 안된다. 
많은 나라의 과학자와 기술자들은 이미 20년 동안 이 문제를 해결하려고 몰두해 왔다. 그들
은 새들은 위협할 수 있는 유효한 방법을 찾기 위해 모든 방법을 다 찾아내어 실험해 왔다. 
예를 들어 막대기 끝에다 죽은 새를 부자연스럽게 매단다든지,  독수리나 매 같은 맹금류의 
박제를 늘어놓거나, 녹음기로 총소리를 틀어놓았다. 어떤 나라에서는 현재까지도 새를  쫓기 
위해서 공항 직원이 소형차를 타고서 활주로를 돌아다니며 공포탄을 발사하는 광경을 볼 수 
있다. 이러한 노력에도 불구하고 새는 여전히 공항 상공을 날아다니는데, 어느 쪽으로  날아
갈지, 어디에 멈출 것이지 아무도 알 수 없다. 
  조사에 따르면 지금까지 시도된 새 쫓는 방법의 대부분은 일시적인 효과밖에 없다는 것이 
확실해졌다. 새는 소리나 동료의 사체에도 곧 익숙해져 버리기 때문이다. 미국에서는  120데
시벨의 강력한 소리를 이용하여 활주로에서 새를 쫓는 실험을  했는데 결과는 실패였다. 새
들은 곧 이 강력한 소리에 익숙해져서 소리와 동시에 무언가 실제로 위험이 나타나지 않는 
한 마이동풍 격이었다. 어떠한 위협도,  겉보기에는 그럴싸한 위험도 새들의 본능을  이겨낼 
수 없었다. 
  그렇다면 도대체 새들을 공항에서 쫓아낼  유효한 수단을 어디에서 찾아야 한단  말인가? 
그 해답은 의외에도 새 자신에게 있다는 사실을 알았다.
  스페인의 수도 마드리드 근처에 있는 미국 공군기지에서는 새들을 퇴치하기 위해  독수리
를 이용하였다. 즉 특별히 훈련된 독수리는 전체길이  4킬로미터의 활주로에서 비둘기 떼를 
쫓아 버렸다. 이 독수리 작전이  실시되기 전까지 1년간 활주로에  나타난 비둘기의 숫자는 
36,829마리였는데, 1970년에는 그 숫자가  193마리로 격감했다. 비둘기의  자기 보존 본능이 
독수리가 있는 공항에 가까이 가지 않도록 한 것이다.
  또 영국에서는 훈련된 매를 공항에 배치하여 늘 공항 상공을 날아다니던 갈매기를 쫓아버
렸다. 현재 북유럽 각국은 영국에서의 이 경험을 도입했다. 
  활주로 상공에서 비행기와 비둘기, 갈매기, 찌르레기와의 충돌을 방지하기 위해서 최근 독
수리나 매가 시작한 '공항보안 업무'는 실제상으로  이들 맹금류의 '제2의' 직업이다. 비행기
가 출현하기 훨씬 이전에 인간은 야생의  짐승을 잡아서 주인 곁으로 가져오도록  독수리나 
매를 훈련시켰다. 현재까지도 새의 가장 오래된 이 직업을 겨루는 콩쿨대회가 열리고 있다.
  그루야지의 수도인 트리빌 시의 '로코모치프' 스타디움에서는 수천 명의 관중이  지켜보는 
가운데 매가 메추리를 사냥하는 대회가 열렸다. 참가자는 그루지야 각지에서 모인 80명,  우
선 주인이 부르면 횃대에 앉아  있는 독수리는 주인의 주먹에 앉는다.  그 다음에 메추리를 
풀어주어 날린다. 그리고 날아간 메추리를 사냥하는 기량을 서로 겨루는 것이다.
  
  매사냥과 가마우지 길들이기
  크고 작은 새를 붙잡으려고 맹금류를 훈련시키는 일은 그렇게 쉽지 않다. 예를 들어 야생
의 매는 이리와 같이 무서운 짐승에게는 결코 덤비려고 하지 않는다. 그러나 인간이 훈련시
킨 매는 커다란 이리에게 용감히 덤벼들어  한 쪽 발로는 이리의 머리를, 또  한 쪽 발로는 
얼굴을 꽉 붙잡고서 사냥꾼이 말을 타고 달려올 때까지 그  상태로 계속 버틴다. 훈련은 매
를 가족의 일원으로 길들이는 것부터 시작한다. 매를 잡은 후  3-4일간은 먹이를 주지 않는
다. 이윽고 매는 주인의 손에 있는 고기를 먹게 된다. 이러는 동안 주인은 매가 자신에게 친
숙해지도록 매 곁을 떠나지 않는다. 어떤 경우라 하더라도 결코 매에게 모욕을 주어서는 안
된다. 큰 소리를 내서도 안된다. 자존심이 센 매는 이러한 모욕을 결코 잊지 않고 복수를 하
기 때문이다. 매가 사냥감인 여우뿐만  아니라 주인의 머리에다가 돌을  떨어뜨리는 경우도 
있다. 
  매가 주인의 목소리뿐만 아니라 발소리까지 분별하여, 눈에 안대를 대고서 시끄럽게 떠드
는 소리에도 꼼짝 않고 주인의  손에 앉아서 '가라!'는 주인의  명령을 기다리게 되기까지는 
꽤 여러 날이 걸린다. 물론 그 동안 박제를 사용하여 이리 혹은 여우 잡는 방법이나 "가라!"
하는 주인의 명령에 따르는 훈련도 받는다. 
  이러한 준비가 끝나야 비로소 매사냥이 시작된다. 물론 사냥꾼의  손에는 눈에 안대를 댄 
매가 털을 곤두세우고 꼼짝 않고 앉아 있다. 여우의 붉은 꼬리가 언뜻 보이자마자 매사냥꾼
은 "가라!"하고 외치면서 안대를 풀어 준다. 매는 쏜살같이 날아올라 사냥감에 덤벼든다. 매
사냥꾼은 말을 전속력으로 몰아서 격투의 현장으로 달려간다.
  그러는 동안에 한 쪽 발로 여우의 눈을, 또 한 쪽 발로 등을 꽉 움켜진 매는 여우를 빙빙 
돌리거나 거대한 날개로 여우를 내리친다. 사냥꾼은 말에서 내려와서 준비한 고기를 매에게 
준 후 다시 자기 주먹에 앉도록 한다. 이렇게 해서 매는 다음 공격을 기다린다.
  이처럼 새는 사냥개의 대리 역할을 할뿐만 아니라 사냥개보다도  더 우수하다. 어떠한 사
냥개도 할 수 없는 일을 멋지게 해내는 새도 있다. 그 한 예가 가마우지이다.
  가마우지는 자맥질의 명수일 뿐 아니라 물고기를 잡는다는 접에 있어서는 다른 어떤 새보
다도 뛰어나다. 가마우지는 어업에 이용할 수 있다. 어부는 훈련된 가마우지를 배에  태우고 
출발한다. 어장에 도착하면 가마우지 머리에 쇠고리를 끼워서 긴  끈을 단 후에 가마우지를 
놓아준다. 물고기가 아무리 재빠르다 할지라도 가마우지는 반드시 물고기를 잡는다.  그런데 
가마우지는 머리를 단단히 조인 쇠고리와 끈 때문에 물고기를 삼킬 수가 없다. 어부는 가마
우지를 잡아당겨서 물고기를 토해내게 한다. 가마우지를 이용한 이러한 어업은 중국이나 일
본에서 옛날부터 있어 왔다. 유럽의 일부 호수에서도 이 가마우지 어업을 볼 수 있다.
  
    물고기를 이용하여 물고기를 잡는다.
  물고기나 짐승을 잡기도 하고 버섯이나 과일을 채취하도록 인간에게 훈련받은 동물  중에
는 우리의 상상을 뛰어넘는 것도 있다. 예를 들어  아프리카에서는 표범을 이용하여 사냥을 
했다. 
  이에 뒤지지 않는 흥미있는 것은 빨판상어를 이용해서 게나  물고기, 거북이를 잡는 방법
이다. 이 빨판상어는 상어나 청새치 따위의 대형 불고기에 흡착하여 그 일부분을 상으로 받
는 물고기이다. 그 빨판상어의 머리 꼭대기에는  지느러미가 변화한 흡반이 있다. 무게 5-6
킬로그램의 물건을 흡착하여 떨어지지 않을 정도로  흡반의 흡착력은 강력하다. 열대지방에
서는 거북을 잡기 위해 빨판상어를 이용하고 있다. 
  게다가 최근에는 물고기로 물고기를 잡는다는 아주 특이한 방법을 일본의 한 어부가 생각
해냈다. 그는 이미 25년 동안 각종 동물을 길들이는 실험을 계속해 왔는데 몇 년 전에 자신
의 실험결과를 발표했다. 그의 논문은 어류학자들로부터 대단한 주목을 받았다. 고베에는 세
계 각국으로부터 과학자와 어업 전문가들이 과연 그의 주장이  맞는지, 아니면 속임수를 쓴 
것인지 자신의 눈으로 확인하기 위해 모여들었다. 그리고 많은  손님들 앞에서 그는 잡지에 
쓴 내용대로 그 방법을 실증해 보였다.
  처음에 그는 물고기를 잡아먹는 새, 즉 독수리를 이용해서 실험해 봤다. 이들 새를 훈련시
키는 데는 비교적 짧은 시간으로 가능했지만 사냥감을 갖고 돌아오도록 훈련시키는 데는 실
패했다.
  그래서 2년 뒤 그는 어떤 동물이 살아 있는 사냥감을 삼키는 습성을 바꿀 수 있다는 생각
을 해 보았다. 그리고 자기가 생각하는 바를 실험하기 위해 꼬치고기를 선택했다. 우선 튼튼
한 꼬치고기 치어를 몇백개의 작은 수조에 넣고 날고기를  조금씩만 주면서 키웠다. 이윽고 
날고기를 주는 것도 중지하고 양질의 단백질 사료만을 주었다.
  3년간에 걸친 이 새로운 먹이에 길들이는 실험에 합격한 놈은 겨우 7마리로, 전부 암컷이
었다. 그는 실험을 계속했다. 새로운 먹이에 길들여진 수컷이  몇 마리 성장했을 때, 날고기
를 먹지 않게 된 양친에게서 태어난 꼬치고기가 육식 본능을 일부 상실했다는 사실을 알았
다. 그가 양식의 마지막 단계에서 이용한 것은 이 세대이다.
  '길들인' 암컷과 '야생의' 수컷을 짝짓기 시켜서 얻어낸 꼬치고기는 육식성의  본능이 남아
있긴 했으나 기묘한 행동을 했다. 즉 작은 물고기를 수조에 넣었더니 이들 꼬치고기는 작은 
물고기에 덤벼들어 붙잡기는 했지만 삼키지는 않았다.  날고기는 이제 꼬치고기와는 상관이 
없게 된 것이다. 다음번 실험은 연못에서 했는데, 꼬치고기가 물고기를 잡아서 보트로  가져
오도록 훈련시킬 필요가 있었다. 이 실험도 잘 진행되었다. 아마 포상으로 먹이를 주었기 때
문일 것이다. 가장 우수한 꼬치고기를 이용하여 그는  체중이 1킬로그램이나 나가는 물고기
를 3천마리이상 잡았다. 이 결과에  고무된 그는 다양한 연대의  꼬치고기 20마리의 훈련을 
개시하여 그 실험결과를 잡지에 발표했던 것이다.
  그렇다고는 하지만 이 결과를 놓고 동물학자 사이에서는 논쟁이  끊이지 않고 있다. 대다
수의 동물학자들은 형질이 고정된 꼬치고기의 새로운 종을 그가 육성한 것인지 아닌지 의심
하고 있다.
  물고기는 관개수로를 대청소하는 데도 그  역할을 톡톡히 하고 있다.  관개용수의 수요가 
가장 많은 봄과 여름에 수초는 수로의 유량을 3분의 1 혹은 4분의 1로 감소시킨다. 그 결과 
농업에 심대한 손실을 끼친다. 소련에서도 특수한 제초기를 사용하거나 운하 바닥을 트랙터
에 강철 로프를 달아 끌어 당기는 등 여러 가지 방법을 사용했지만 산뜻한 효과를 올릴  수 
없었다. 그래서 1960년에서 61년에 걸쳐서 카라쿰 운하와 아무다리야 강에 초식성 물고기 - 
초어, 백연, 흑연 -을 대량으로 방류했다. 초어는 대형의 욕심이 많은 물고기인데 하루 밤낮
에 자신의 체중과 동일한 양의 풀을 먹는다. 백연쪽은 초어와 달라서 식물 플랑크톤을 먹는
다. 이 실험결과 초어가 수로의 대청소에는 대단히 유용하다는 점이 밝혀졌다. 초식성  물고
기는 이외에도 또 하나 중요한 역할을 수행하고 있다. 카라쿰  운하에 연한 도시나 마을 주
민들은 모기의 대량 발생에 정말이지 골머리를 썩였다. 모기에  물리면 가축의 생산성이 눈
에 띄게 떨어졌는데 모기 중에는 말라리아를 옮기는 것도 있기 때문이다. 초어는 모기 퇴치
에도 큰 역할을 했다. 그 이유는 초어가 물에 사는 풀을 먹어  버려 모기가 알을 낳을 장소
가 없어져 버렸기 때문이다.                

      제3장 자연계의 기상예보관
    일기예보가 맞지 않는 까닭
  정확하게 날씨를 예측한다는 것은 인류 그 자신과 똑같을 정도로 옛날부터 내려온 문제중
의 하나이다. 날씨를 어느 정도 예측할  필요가 생긴 것은 인류가 정주생활, 즉  농경생활로 
이행했던 때부터이다. 한발이나 홍수, 폭풍우나 태풍 등이 인류에게 많은 손실을 끼쳤다. 이 
때문에 엄습해 오는 이들 천재를 적시에 예지하여 일 하기에 좋은 날씨를 예견하는 방법을 
배우지 않으며 안되었던 것이다. 
  인간이 오랜 세월에 걸쳐서 관찰을 거듭한 결과 하나 하나의 대기 현상의 경험적인 관계
를 밝혀낸 것은 아득한 기원전의 일이다. 날씨를 점치는 많은 징조가 밝혀져서 그것을 누구
라 하더라도 배우기 쉽도록 언어의 음을 글로 전했다. 예를  들어 현재 남아 있는 바빌론의 
점토판에는 "태양에 해무리가 생기는 때에는 비가 내린다"라고 기록되어 있다. 
  또 그리스인은 1년의 매일 매일의 평균 날씨를 석판에  새긴 특별한 달력을 만들었다. 이
들 석판은 바다와 접한 도시의 시장이라든가 광장 등 사람이 많이 다니는 장소의 기둥에 고
정시켜 놓았는데 뱃사람이나 농민들이 매우 신뢰했다. 그리고 이 달력에 맞추어서 수렵이나 
어로 작업을 하기도 하고 큰 배로 멀리 항해를 하거나, 또 농사를 짓기도 했다. 
  오늘날에는 이 석판은 알아주는 사람도  없이 박물관에 처박혀 있다. 몇  세기 동안 여러 
민족이 자연의 관찰에 기초해서 축척해 온 날씨를 예측하기 위한 다양한 징조에 관한 일을 
잊어버리고 말았다. 그리고 지금은 일기 예보를 과학적 근거에 기초해서 하고 있다. 재일 날
씨 또는 2-3일 후의 날씨에 관한 것을 라디오나 텔레비전의 일기 예보라든가, 출근 전에 신
문을 봐서 아는 것이 보통인 시대에 살고 있다. 현재에는  날씨에 대해서 관심을 갖지 않는 
사람은 한 사람도 없을 것이다. 일기 예보의 '수요자'는 농업이나 토목 분야의  종사자들, 조
종사, 뱃사람, 건축 분야등 다양한  직업에 종사하는 수억의 사람들에게  걸쳐 있다. 그리고 
일기 예보가 적중하는 확률은 괄목할 만큼 높아졌다. 이것은 관측망의 확대, 계측기의  개량
에도 그 이유가 있지만 주로 물리학과 역학의 법칙을 보다 완전히 응용한 데에 힘입은 바가 
크다. 즉 기단(수평 방향으로 온도, 습도  등이 어디나 대개 같은 넓은 범위에  걸쳐서 퍼져 
있는 공기의 대규모 덩어리)의 운동을  수학적인 모델로 작성할 수  있게 되었기 때문이다. 
이것은 컴퓨터의 출현으로 비로소 가능하게 되었던 것이다. 또  기상위성은 일기 예보의 역
사에 새로운 한 페이지를 장식하였다.
  기상위성에는 지표의 설원이나 구름의 상태를 촬영하는 장치라든가 지표나 구름이 반사하
고 흡수하는 에너지를 측정하는 장치가 실려 있다. 기상위성은  동일한 지점의 상공을 하룻
동안에 두 번 통과하도록 되어 있는데 반경 5킬로미터의 구역을 촬영한다. 지상으로 전송하
는 사진에는 태풍이나 허리케인으로 변할 가능성이 있는 저기압의 거대한 구름의  소용돌이
를 볼 수 있다.
  태풍이나 허리케인의 발달을 저지하는 일은 불가능하다.  그러나 전에는 태풍이나 허리케
인이 갑자기 도시나 마을을  덮쳤지만, 지금은 기상위성의 도움을  받아 우리들은 태풍이나 
그 밖의 천재지변을 예지하고 저기압과 고기압의 움직임을 추적할  수 있다. 기상위성 덕분
에 예보관은 '날씨 공장' 이라 부르는 지역까지 관여할 수 있는 강력한 수단을 획득하게  되
었다.
  이처럼 최근에는 기상학이 진보했음에도 불구하고  일기 예보가 틀리는 것은 왜일까?  그 
주요한 원인 중 하나는 대기권의 전층이나  도달하기 곤란한 지역의 기상 관측이  완전하지 
않다는 점이다. 그 이유는 대부분의 기상 관측이 육지에서 실시되고 있는데, 육지 면적은 지
표의 3분의 1에 지나지 않기 때문이다. 그 뿐만 아니라  관측에 있어서도 전체의 모든 특성
을 다 관측하지 않을 뿐 아니라, 관측하는 부분도 대기권의 하층부에 한정되어 있기 때문이
다.
  데이터의 부족을 보충하고 '날씨  공장'에 깊숙이 침투하기  위해 라디오존데(Radiosonde; 
전파를 이용하여 대기상층의 기온, 습도, 기압의 기상요소를 측정하는 기계, 기구, 로켓 등에 
소형 무선 송신기를 장치하고 통과하는 고층대기의 상태에 따라 변화하는 전파신호를  수신
함으로써 측정함. 상층 대기의 우주선, 자외선, 오존 농도, 우주선의 강도 전장의 세기, 방사
능 상태, 구름의 높이 및 농도 등을 측정하는 것도 있음)를 이용한 관측이 이루어지고 있다. 
이 경우 최고 30킬로미터의 고도에서 관측한 데이터를 무선으로  지상에 송신해 온다. 그러
나 유감스럽게도 라디오 존대의 움직임을  컨트롤하는 것은 인간이 아니라  바람인 것이다. 
따라서 특히 중요한 '지점'의 정보를 자유롭게 수집할 수 없는 것이다. 
  비행기가 이러한 '빈 자리'를 메꾸어  주지만 라디오존데보다 더 높이  비행할 수는 없다. 
인공위성이 비행하는 고도까지 도달할 수 있는 것으로 기상 로켓이 있다. 그러나 그것도 빈
번하게 쏘아 올리기에는 돈이 너무 많이 든다. 때문에 이  문제를 해결할 유력한 방법은 없
다고 볼 수 있다. 또 비행기나 로켓 자체도 그것이 대기속을 비행할 때 대기층에 혼란을 조
성한다는 점을 감안한다면, 이들을 이용하는데도 당연히 한계가 따른다는 점은 두말할 나위 
없다.
  일기 예보가 맞지 않는 두  번째 이유는 일련의 대기현상의 원인과  결과, 연속성에 대한 
지식이 아직 충분치 않다는 점이다. 하나의 예로 다음과 같은 것을 생각해보자. 두 곳의  조
그마한 대기의 소용돌이가 생겼다면 어느 곳에서도 이것을 발견할 수가 없다. 그러나 이 소
용돌이가 생겼다면 어느 곳에서도 이것을 발견할 수가 없다. 그러나 이 소용돌이는 점점 발
달하여 날씨를 변화시키는 결정적인 도화선이  되기도 한다. 이러한 상황은 물론  예외이다. 
그러나 이러한 것이 일기 예보를 빗나가게 만드는 것이다.
  그 이외에 또 두개의 이유가 있다. 그 중 하나는 예보 작성의 근거가 되는 정보는 방대한 
양인데 그것을 최소한의 시간에 처리하지 않으면 안된다는 점이다. 1초에 수십만 번의 연산
을 하는 컴퓨터라 하더라도 이 일을 처리하기에는 불가능하다.  또 하나의 기상학자가 위성
에서 보내온 사진을 아직 충분히 해독할 수 없다는 점이다.
  일기 예보가 빗나가는 이유 중의 일부는 일기도에 의해서 일기를 예보하는 현재의 방법의 
기초는 과학적이지만, 그 성질상 아무리 해도 부정확을 추래하지 않을 수 없기 때문이다. 이
것은 천문학에서 일식과 월식을 예보하는 것과는 현격한 차이가  있다. 천문학에서 하는 예
보는 정확한 계산에 기초를 두고 있기 때문에 그 오차가 최소가 된다. 이에 대해서 기상 예
보관 쪽은 매번 새로운 대기현상을 분석하지  않으면 안되고 개인적인 주관이 어떻게  한다 
하더라도 개입된다. 기상학은 비교가 불가능할  정도로 역사가 일천하기 때문에  수백 년에 
걸쳐서 축적된 데이터라는 것이 아직은 없다. 자연의 힘에  관한 법칙성을 설명하는 이론을 
수립하는 데에는 뭐라 해도 이들 테이타를 비교하는 것이  필수 불가결하다. 예보관의 임무
는 어느 쪽인가 하면 의사의 업무와 매우 비슷하며, 지식  외에 날카로운 직관과 사태의 직
전을 예견하는 능력이 필요하다.
  대기의 상태는 원래 불안정하다. 이들의  상태가 그저 약간만 변화한다  하더라도 예상을 
뒤엎는 결과를 발생시킬 수가 있다. 따라서 현상의 원인을 밝혀내고, 날씨에 관한 각각의 요
소에 대한 데이터가 충분하다 하더라도 예보관이 절대적으로 정확한 일기 예보를  발표한다
는 일은 불가능하고, 이후의 날씨에 대해서는 극히 대략적으로밖에 판정할 수 없는 것이다.
  
    태풍의 내습을 예보한다.
  이상에서 열거한 몇 가지 이유 때문에 예보관으로서는 고의는 아니라 하더라도  우리들을 
곤란하게 만든다. 결국 우리가 기상 예보관을 너무나 믿었기 때문에 흠뻑 비에 젖기도 하고, 
맑은 날에 우산을 들고 다니는 꼴이 되기도 한다. 또  기상 예보관을 믿지 않는다면 공항에
서 며칠씩이나 날씨를 기다리거나 갑자기 찾아온 폭풍에 화를 내기도 한다.
  정확하게 일기를 예보하는 문제가 아직껏 해결되지 못했다. 자연은  우리 인간에게 이 문
제를 해결할 수 있는 비밀을 좀처럼 보여 주지 않지만,  그렇다고 결코 불가사의한 일은 아
니다. 대기 속에 생기는 모든 변화에 민감하게 반응하는  천연의 살아 있는 기압계, 온도계, 
습도계, 기타 다수의 '측정기'를 인간은 옛날부터 일상생활에 사용해 왔다.  그런데 오늘날까
지 그 '구조'나 작동원리를 이해하고 그것을 기상학에 활용하지 못한 사실이 오히려  불가사
의한 일이다. 
  생물과 주위 환경과의 상호작용에 관한 데이터에  기초해서 대기(물리적)현상과 생물학적 
현상을 끝까지 철저하게 연구하여 얻어진 지식을  일기 예보의 정밀도를 높이는 데  이용할 
시기가 이미 도래했다. 다음에 바이오닉스(생물공학)가 거둔 새로운 연구 부문에 관한 최초
의 성과를 소개하겠다.
  통계에 따르면 1년 동안 바다에서 수천 명이 목숨을  잃는다. 그 대부분은 폭풍이나 태풍
을 만난 선박이 조난 당해서 발생한 사고이다.1929년에 북대서양과 북해에 들이닥친 격렬한 
폭풍 때문에 한 번에 6백 척이  넘는 선박이 난파됐다. 그보다 더  비극적인 일은 1964년에 
발생한 사고로 지금까지 발생한 해난  사고에 대한 기록을 모두 다시  써야 할 형편이었다. 
서유럽의 언론에 발표된 대부분의 기사가 그 사실을 증명하고 있다. 선원들은 이 해를 '숙명
의 해'라고 부를 정도다.
  폭풍우를 멈추게 하거나 그 진로를 변경시키는 일은 현재로서는 아직 불가능하다. 그러나 
폭풍우의 접근을 사전에 미리 알고 그  진로를 피한다거나 가장 가까운 기항지로  피난하는 
일은 가능하다. 그렇지만 유감스럽게도  보통의 기압계를 갖고는 폭풍우가  몰아치기 2시간 
전에야 '감지할' 수밖에 없는 실정이다. 물론 현지 쾌속 정기선이라 할지라도 이 기압계만으
로는 폭풍우를 빠져 나오기가 불충분하다. 그러나 많은 바다새나  바다 동물은 폭풍우를 피
하는데 좀더 적당한 상태에 있다. 뱃사람이나 해안에 사는  주민들은 이미 옛날부터 이러한 
사실을 알고 있는데, 이들 동물은  폭풍우가 접근하는 것을 사전에 감지할  수 있는 능력을 
갖고 있다. 예를 들면 아직 기압계의 눈금이 내려가지 않고, 날씨가 악화될 기미가 전연  보
이지 않는, 폭풍이 내습하기 훨씬 전에 돌고래는 바위 뒤로 피난하고 고래는 먼바다로 나간
다. 또 날씨가 졸은 날에는  파도치는 바닷가 돌틈 사이를 돌아다니던  뱀의 일종은 육지로 
올라온다. 상어나 갈매기도 날씨의 악화나 폭풍의 접근을 미리 알 수 있다.
  도대체 이 '제6감'은 무엇일까? 대기 속이나 바다속에서 발생하는 물리적 과정과 그  과정
을 생물의 몸이 감지하는 생리학적 감각과의 사이에는 어떤 관계가 있단 말인가? 인간이 폭
풍우의 접근을 예보하려면 광대한 지역의 기상조건에 관한 정보를 입수하고 이 정보를 바탕
으로 해서 일기도를 작성하지 않으면 안된다. 기상학자는 오직  이 일기도를 해석하는 것만 
날씨의 변화를 예언할 수 있다. 바다새나  물고기, 기타 동물들에게 '일기도'의 역할을  하는 
것은 과연 무엇일까? 도대체 어떤 '관측장치'가 폭풍의 접근을 정확하면서도 제때에  그들에
게 경고해 주는 것일까? 생물공학자들이 만약 이 수수께끼를 풀 수만 있다면 일기예보의 정
확도를 훨씬 높일 수 있을 게 틀림없다.
  많은 생물들에게는 우리가 아직 밝혀내지 못한  날씨를 예보하는 기구를 몸에 지니고  있
다. 생물공학자가 실험대상으로 첫 번째로  꼽은 것을 해파리이다. 해파리를 자세히  관찰해 
보니까, 폭풍우가 접근하기 훨씬 전인데도 연안의 안전한 곳으로 서둘러 몸을 숨겼다.
  그렇다고 한다면 해파리 같은 하등동물이 어떻게 해서 몇 시간도 더 전에 폭풍우가 접근
하는 것을 알아차릴 수 있단 말인가? 해파리의 몸을 잘 조사해 보았더니 초음파를 감지하는 
귀를 갖고 있는게 밝혀졌다. 폭풍우가 일어나기 10-15시간 전에 발생하여 물속에서 잘 전달
되는 초음파(주파수 8-13헤르츠, 인간의 귀에는 들리지 않는다)를 해파리는 이 귀로 포착할 
수가 있다. 해파리의 '귀'는 맨 끝부분에 둥근 공이 붙은 가는 막대로 되어 있다.  공 속에는 
액체가 들어 있어, 그 위에 떠  있는 작은 돌이 신경 종말기관(신경계의 말단부,  곧 말초에 
있는 기관, 말초신경의 종말부의 구조적 분화나 그 연접구조물로써 그 신경의 분포 내지 지
배를 받음, 구심신경의 종말기인 감각 종말기는 수용기로, 원심신경의 종말기인 운동 종말기
는 교과기의 기능을 함, 말단기관)에 접촉해 있다. 초음파는 액체가 들어  있는 공으로 우선 
전달되고, 그로부터 거품안에 있는 작은 돌을 통해서 신경에 전달된다. 모스크바 대학의  생
물공학자들은 해파리의 '귀'의 작동원리를 이용하여 폭풍우를 자동적으로 예보하는 전자장치
를 개발했다. 
  해파리의 '귀'를 모방한 이 전자장치는 약 10헤르츠의 공기 진동을 포착할 수 있는 메가폰
(megaphone; 음성이 멀리 들리게 입에 대고 소리를 내는 도구, 확성나팔)과 이 진동수의 공
기 진동만을 통과시키고 기타 '잡음'은 차단시키는 공진기, 포착한 신호를 펄스 전류(전류파
형의 하나, 간헐적으로 짧은 시간만 흐르는  전류, 전류가 흐르고 있는 시간에 비해  파고가 
큰 것을 말함)로 변환시키는 크리스털 픽업(crystal pickup; 레코드 플레이어에 쓰는 픽업의 
한가지, 도셀염등의 결정판을 써서 바늘 끝의  진동을 전기로 바꿈), 증폭기, 거기에 측정기
로 구성되어 있다. 이 장치는 배의 브리지(bridge;  선장이나 함장이 지휘하는 곳)에 고정시
켜 놓는다. 스위치를 올리면 메가폰이  천천히 회전하면서 폭풍우의 신호를 찾기  시작한다. 
그 신호가 발견되면 피드백(feed back; 전기회로에서  출력의 일부를 입력측으로 돌리고 출
력을 증대 또는 감소시키는  일)의 원리로 작동하는 특별한  장치에 의해 메가폰이 멈추고, 
어느 방향에서 폭풍우가 올 것인지를 가리킨다. 브리지에는 측정기와  빛 또는 음파로 폭풍
우의 도래를 알리는 표시기가 놓여 있다. 여기서 설명한 폭풍우 검지기는 15시간 전에 폭풍
우가 내습하는 것을 알려주고, 그 폭풍우의 세력까지도 나타낸다. 
  일부 물고기가 지지고 있는 '기압계'에  관해서 생물공학자가 실시하고 있는 연구는  아주 
가능성이 커 보인다. 예를 들면 메기는 폭풍우가 몰아닥치기 전에 반드시 수면 위로 떠오른
다. 미꾸라지과의 한 종류(Nemachilus)는 맑은 날에는 마치 박물관의 진열품처럼 수조 밑바
닥에 정지해 있다. 그렇지만 그것이 기다란 몸을 구부려서 헤엄치기 시작하면 잠깐 동안 일
지라도 하늘에 구름이 나타난다. 그리고 상하 좌우로 활발하게  헤엄쳐서 돌아다니면 곧 비
가 내리기 시작한다. 중국 일부 지방 농민들은 이 살아있는 '청우계'를 이용하고 있다. 
 미꾸라지도 기압의 변화에 대해서는 매우 민감하다. 이 물고기는 날씨가 나빠지기 전에 수
면위로 떠오르는데, 날씨 면화를 만 하루전에 포착한다. 일본 연안의 심해저에 사는 예쁜 작
은 물고기를 관찰하고 있으면 일기 변화를 사전에 미리 알 수 있을 것이라고 한다. 
  그렇다면 이러한 작은 물고기가 이처럼 정확하게 날씨를 예보할 수 있는 것은 왜 그럴까? 
그 비밀은 부레의 특수하나 구조에  있다. 물고기의 부레는 보통 몸의  비중을 주위의 물의 
비중과 똑같이 만들어서 물고기가 자유롭게 헤엄쳐 다닐 수 있도록 하는 기능을 한다. 앞에
서 예를 든 일본 물고기의 부레는 또 하나의 극히 중요한 역할을  한다. 즉 그 물고기의 부
레는 기압의 변화를 포착하는 예민한 기관이다. 기압계가 겨우  감지할 정도의 기압의 면화
를 포착할 정도로 그 감도가  예민한 데다가 기압의 완만한 변화에  대해서도 민감하다. 이 
물고기가 정확하게 날씨를 예보할 수 있는 것은 바로 이 때문일 것이다. 
  거머리(Hirudo medicinalis)도 날씨 변화에 예민하게 반응한다.  이 거머리는 날씨가 좋은 
날에는 수조의 밑바닥에 길게 누워 있지만 비가 오기 전에는 몸을 구부리면서 빠르게 헤엄
쳐서 불에서 기어나오려고 하고, 수면보다 위쪽 벽에 찰싹 달라붙는다. 지렁이가 땅위로  기
어나오려고 할 때는 건조하고 좋은 날씨가  천둥을 동반한 불안정한 날씨로 변한다는  것을 
의미한다.
  
    개구리 청우계를 만들어 보자
  개구리는 뛰어난 '예보관'이다. 개구리는  대기의 매우 작은  변화까지도 예민하게 감지할 
수 있는 장치를 지니고 있다. 아프리카 원주민들은 개구리의  이러한 특징을 오랜 옛날부터 
이용하고 있다. 그들에게 있어서 특히 중요한 것은 우기가  언제 시작될 것인가를 정확하게 
알아내는 일이다. 왜냐하면 우기에 대비하여 주거지나 밭농사를 준비하지 않으며 안되기 때
문이다. 원주민은 우기가 시작되기 전에 나무에 사는 개구리가  물에서 올라와 나무로 올라
간다는 사실을 관찰해 왔다. 만약 개구리의 예보가 맞는  것이라면 개구리 알은 말라버리고 
자손은 대가 끊어질 것이다. 그러나 개구리의 예보가 빗나가는 일은 좀처럼 없기 때문에 그
런 일은 일어나지 않는다. 라이베리아 대학의 박물학자도  이 아프리카산 개구리의 '예보'가 
매우 정확하다는 것을 뒷받침해 주고 있다.
  독자 여러분도 흥미가 있다면 한번 손수  '개구리 청우계'를 만들어 보면 어떨까?  구조는 
매우 간단하다. 잼이나 마요네즈 병에 약간의 물을 넣고  거기에 나무젓가락으로 만든 작은 
사닥다리를 거쳐 놓으면 된다. 그 뒤에는 개구리를 붙잡아서 병속에 넣으면 완성된다.  개구
리가 병에 익숙해지면 관찰을 시작해  보자. 개구리가 사다리로 올라가면 날씨가  나빠지고, 
사다리를 내려오면 변덕스런 날씨가 될 것이다. 또 개구리가  수면에서 첨벙첨벙 하고 있다
면 맑은 날이 될 것이다. 
  이 예보는 매우 정확하다. 그 이유는 개구리의 피부가 매우 쉽게 수분을 증발시키기 때문
이다. 대기가 건조하다면 피부는 곧 수분을 잃는다. 그 때에 봄이면 개구리는 물속에 엉덩이
를 붙이고 있게 된다. 비가 내릴 것처럼 습기가 많은  날씨에는 개구리는 피부의 수분을 잃
을 위험이 없으므로 수면으로 나오게 된다. 
  대부분의 새들도 뛰어난 기상 '예보관' 이다. 그들은 진화하는 과정에서 기압의 변화, 밝기
의 감소(태양광선을 약화시키는 얇은 구름은 악천후가 될 징조), 뇌우가 오기 전에 대기 중
에 전기가 축적되는 현상 등에 대해서 매우 민감하게 되었다.  특히 중요한 것을 새가 기상
의 모든 변화를 사전에 감지한다는 점이다. 이것들은 새들의 지저귐이나 행동, 또는  철새의 
도착과 출발 시기에 영향을 끼치고 있다. 
  여러분 중에는 되새라는 새의 울음소리를 들어본 사람이 있을 것이다. 되새가 평상시와는 
달리 마치 훌쩍거리면서 우는 것처럼 단조롭게 울 때가 있다.  이런 때에는 반드시 비가 내
린다. 꾀꼬리는 맑은 날에는 플루트 음과 배우 비슷한 소리로 운다. 그러나 날씨가 나빠지기 
전에는 찢어지는 금속성의 목소리로 운다. 종달새가 장시간 시끄럽게 지저귀면 맑은 날씨가 
계속되고, 깃털을 곤두세우고 멈춰서 있으면 얼마 안 있어 천둥을 동반한 비가 내린다. 갈가
마귀가 피곤한 목소리로 울 때는 여름이나  가을이라면 반드시 비가 오고 겨울이라면  눈이 
된다. 그런데 또 폭풍이 불기 전에는 종달새가 높이 날았다 낮게 날았다가 한다.
  참새가 무리를 지어 땅으로 내려와 모래 목욕을 하면 비가  내리고, 삭정이 뒤에 숨어 있
으면 세찬 한파나 눈보라가 날린다. 참새가 겨울에 서로 사이좋게 지저귀면 눈이 녹는 날씨
가 된다. 날이 흐리거나 안개가 끼는 아침이면 들꿩의 사랑스런 지저귐은 보통 때보다 늦게 
시작해서 늦게 끝난다. 들꿩은 며칠 후에 날씨가 나빠질 것 같으면 울지 않는다. 날씨가  나
쁜 아침에 들꿩이 사랑스럽게 지저귄다면 날씨가 좋아지리라는 것을 증명하는 것이다. 두루
미가 평상시보다 빨리 날아오면 봄이 빨리 오고, 두루미가 높게 날 때는 가을이 길어지리라
는 것을 나타낸다.
  곤충과 거미는 대기의 변화에 민감하게 반응한다. 다음과 같은 역사적 사실이 전해  온다. 
1974년 가을 프랑스군은 네덜란드를 침입했다. 당시 최강을 자랑하던 프랑스군을 저지할 만
한 병력도 대포도 없었던 네덜란드는 운하의 수문을 열어서 도로를 물에 잠기게 했다. 이같
은 조치로 프랑스군의 진격은 저지된 것처럼 보였다. 사실  프랑스군은 이미 퇴각할 준비를 
시작하고 있었다. 그런데 사령관은 거미가 평소보다 2배나 더 정력적으로 거미줄을 치는 것
을 보고 갑자기 퇴각을 중지하도록  명령하였다. 일반적으로 거미는 날씨가  화창하게 맑은 
날에 이런 행동을 한다. 이윽고 기온은 떨어지고 물이 얼었다. 프랑스군의 진격을  방해하던 
것은 없어졌다. 
  개미와 벌은 비가 다가오는 것을 사전에 미리 인간에게  알려준다. 미가 다가오면 개미는 
개미집의 입구를 필사적으로 틀어막고, 꿀벌은  벌집 속에 틀어박혀 버린다. 파리나  말벌은 
날씨가 나빠지기 전에 집안이나 자동차 안으로 날아 들어가려고  한다. 큰 멋쟁이나비가 바
람이 닿지 않는 장소나 나무구새(살아있는 나무의  속이 오래 되어 저절로 썩어  생기는 구
멍)에 피난처를 찾고 있다면 몇 시간이 지나면  틀림없이 천둥과 비가 온다. 또 귀뚜라미가 
밤늦도록 시끄럽게 운다면 날씨는 맑을 것이다. 모기가 떼를 지어 날아다니는 때도 역시 좋
은 날씨가 된다. 
  일부 곤충은 장기 일기예보를 한다. 예를 들면 가을에  개미집이 높아지면 높아질수록 겨
울은 혹독하게 춥다. 추운 겨울이 올 때 꿀벌은 겨우 눈에 보일 정도의 작은 구멍만을 남겨
놓고 벌집의 출입구를 막아버린다. 그러나 따뜻한 겨울이 올 때는 출입구를 막지 않는다.
  
    살아있는 '습도계'
  공기의 습도가 상당히 높지 않으면 생존이 불가능한 짚신벌레의 감각기관에 관해서  최근 
네덜란드의 한 동물학자가 연구를 했다.  그 결과 짚신벌레의 몸에는  습도변화에 민감하게 
반응하는 고감도의 '습도계'가 약 100여 개나 붙어 있다는 사실이 밝혀졌다. 그 습도계는 얇
은 표피로 덮인 작은 돌기(어떤 형체에서 뾰족하게 나온 부분)인데  표피 가까이 까지 신경
종말이 뻗어있다. '습도계'를 덮고 있는 표피는 물의 침입을 방지하는 것과 동시에 신경종말
이 공기와 닿도록 구조가 되어 있다. 어떤 종류의 갑충류에서도  이와 똑같은 기관은 볼 수 
없었다.
  또 하나의 살아있는 '습도계'를 들어보자 어느 맑은 날 뉴턴이 산책을 나갔는데 도중에 양
치기를 만났다. 양치기는 비맞기가 싫으면 어서 집으로 들어가라고 뉴턴에게 충고했다. 뉴턴
은 그 말을 받아들이지 않았다.  그런데 채 30분도 안되어서 양치기가  예측한 대로 뉴턴은 
흠뻑 비에 젖고 말았다. 이런 정확한 예보에 깜짝 놀란  뉴턴은 그 양치기에게 무슨 근거로 
비가 내릴 것을 알았는지 물었다. 그  양치기는 양털을 보면 비가 올 것인지  어떤지 알 수 
있다고 대답했다 한다. 자연은 또 염소 같은 가축에게도 일기를  예보할 수 있는 능력을 주
었다. 염소가 지붕 밑으로 숨으면 비가 내리고 풀밭에서 놀고 있으면 반드시 하늘이 갠다.
  소련의 극동지방이나 시베리아의 침엽수 대삼림에는 다람쥐과에 속하는 작은 설치류가 살
고 있다. 시베리아에 전해오는 민화속에는 이 다람쥐가 종종  저축을 잘하는 주인공으로 등
장한다. 사실 다람쥐는 가을에 최고 8킬로그램에 달하는 서양 삼나무 열매를 저장한다. 겨울
이 되면 겨울잠을 자고 봄이 되어 햇빛이 따뜻하게 다람쥐 굴을 내리 쪼이면 눈을 뜬다. 그
러나 곰처럼 먹이를 찾아서 온 숲속을 헤매지 않고 자신의 창고를 파내어서 거기에 저장해
둔 나무 열매를 먹는다. 사냥꾼들의 이야기에 의하면 이 다람쥐는 놀란 정도로 일기 변화에 
민감한 반응을 나타낸다. 날씨가 맑은 데도 갑자기 다람쥐가  금속성 목소리로 울며 안절부
절 못할 때가 있다. 다람쥐가 이와 같은 행동을 할 때에는 머지 않아 갑자기 어두운 구름이 
자욱히 끼면서 비가 내리기 시작한다. 아침에 금속성 목소리로  울면 저녁때는 날씨가 변한
다. 이 예보는 기상관측장치나 컴퓨터의 보조수단으로써 예보관이 사용할 정도로 정확하다.
  
    자연의 캘린더
  진화 과정에서 생물은 주위 환경의 여러  가지 특성이 변화하는 것을 민감하게  포착하여 
이들 변화에 대응할 수 있도록 하는 온갖 다수의 생물학적 구조, 적응 장치를 만들었다.  온
갖 다수의 자극을 수용하는 이들 장치는 생물공학자나 기상 예보관에게는 대단한 관심의 대
상이다. 가축의 행동을 오랫동안 일상적으로 관찰을 한 결과로써 사용되는 속담류에서도 그
들의 연구에 도움이 되는 유익한 것을 끌어낼 수 있을 것이다. 그  중에 몇 개를 소개해 보
자. 
  말이 코를 킁킁거리면 날씨가 나빠지고, 머리를 흔들며 하늘을 쳐다보면 비가 내린다.  또 
말이 땅바닥에 옆으로 눕게 되면 여름에는 비가, 겨울에는 눈이 내린다.
  개가 자꾸만 땅을 파면 비가 내리고 이리저리 마구 뛰어다니면 날씨가 나빠져서 눈이 내
린다. 또 개가 웅크리고 있으면 추워지고 몸을 쭉 펴서 뒹굴면 날씨가 따뜻하게 된다.
  고양이가 얼굴을 씻고 발을 핥으면 맑은 날씨가 되고,  얼굴을 감추면 추워지거나 날씨가 
나빠진다. 또 고양이가 난로 곁에 웅크리고 있으면 곧 날이 풀린다.
  오리가 수면을 날개로 치면서 쉬지 않고 자맥질을 하면 비가 온다. 
  혹독한 한파 속에서 칠면조가 울면 따뜻한 바람이 분다.
  역시 식물도 기온, 기압, 대기와 토양의 습도, 태양의  조사량의 변화에 대해서 동물과 마
찬가지로 민감하다. 몇 개의 식물의 행동에서 장기 일기예보가 가능하다. 예를 들면  자작나
무가 호도나무보다 빨리 새잎이 나오는 해는 여름날씨가 좋다. 그러나 호도나무가 자작나무
보다 빨리 새잎이 나오는 해는 여름에 찬비가 많이 내려서 흉년이 든다. 졸참나무에 도토리
가 많이 열리면 그 해 겨울은 매섭게 춥다. 낭떠러지나 경사면, 또는 철도 제방의 눈석임(눈
이 속으로 녹아서 스러짐)에 노란 민들에 꽃이 핀다면 3월말이나  4월초에는 따뜻한 날씨가 
된다. 4월 초순에 풀밭이나 숲의 빈터에 벚꽃이 피면 곧 날씨가 따뜻하게 된다.  마가목나무
의 흰 꽃은 날씨가 따뜻하게 될 징조다. 봄이 되어 자작나무나 단풍나무의 수액, 즉  고로쇠
나 거자수가 나오면 날씨가 안정된다. 연못, 호수, 개천의  가장자기에 백합의 하얀 잎이 나
오면 서리가 내리지 않는다.
 농촌 사람들은 오랜 경험을 통해서 자연계의 다양한 변화를 일정작물의 파종시기나 이식시
기와 연결시킬 많은 징후를 이용해서 지금까지 적시에 씨를 뿌리고 수확을 하고 건초를 산
처럼 쌓아올렸다. 이런 모든 일의 근거가  되는 것은 자연의 살아있는 달력이다. 예를  들면 
귀롱나무의 꽃이 필 때라든가, 졸참나무의 싹이 틀 때 등이다. 그리고 이러한 시기를 선정하
는 것은 매우 정확하였다. 사시나무가 꽃이 피면 당근씨를 파종할 때가 다가왔다는 것을 가
리킨다. 귀룽나무의 꽃이 러시아의 삼림을 하얗게 단장하기 시작하면  감자를 옮겨 심을 때
가 시작된다. 그리고 이러한 것들은 농촌 사람들 사이에서는 '귀룽나무꽃이 피면 밀을  파종
하라'라든가, '졸참나무 싹이 나오면 완두콩울 파종하라'라든가 하는 일종의 판에  박힌 말이 
되었다. 그렇지만 이러한 사실은 농사뿐만 아니라 과학에 있어서도 매우 유익하다.
  수십, 수백의 식물들은 하루의 일기 변화를 정확하게 인간에게 전해준다. 예를 들면  양치
식물의 잎이 아침부터 닫혀 있다면 따뜻한 좋은 날씨가 될 것이다. 시베리아 박새도 정확한 
청우계이다. 비가 오기 전에 꽃을 열고 많은  꿀을 꺼낸다(그 향기는 수백 미터까지 날아간
다). 금잔화, 아욱, 나팔꽃 등은 날씨 변화에 극히 민감하다. 하늘이 맑더라도 꽃이 닫혔으면 
곧 비가 내린다. 별꽃이 아침부터 닫혀 있는 때도 역시 비가 곧 내린다는 전조다. 전나무 그
늘에 피는 보라색 꿩의 비름도 6월에서 9월에 걸쳐서 정확하게 날씨를 예보한다. 장미색 혹
은 자주빛 꽃잎이 밤에도 닫히지 않고 열려 있다면 다음  날 아침에는 반드시 비가 내린다. 
그러나 평상시처럼 밤이 되어 꽃잎이 닫힌다면 날씨가 좋을 증거다.
  이처럼 청우계 대용으로 사용할 수 있는 식물은 대략 400종이나 된다. 여기에다 새,  물고
기, 곤충을 합친다면 자연계에는 수천이 넘는 살아있는 예보관이 있는 셈이다. 이들  살아있
는 예보관이 지닌 수수께끼를 해독하여서 수천 년 동안이나  실행되어 왔던 '살아있는 기상 
관측장치'를 모방하여 그것을 일기예보에 유용하게 사용하는 것, 이것이 생물공학자에게  부
여된 중요한 과제 중의 하나이다.
  
    지진 예측의 문제와 해답
  이러한 것 외에도 과학자들은 가까운 장래에 지진을 예측하는 문제도 해결할 수 있으리라
고 기대하고 있다. 
  "도대체 어떻게 해서?"라고 독자들은 생각할 것이다.  이에 대해서는 뒤에 기술하기로 하
고 여기서는 문제의 현상을 간단히 소개해 보자.
  1966년 미국 잡지 '사이언스'의 내용 중에 F. 프레스와 V. 브라이어스는 다음과 같이 기술
했다.
  "몇 년전에는 지진을 예지하는 일은 점성술사, 지진 연구자, 매명가(이름을  날리려는 자),
또는 '최후의 심판'의 날을 떠벌리는 광신자들의 영역에 속하는 문제였다. 혹시 어떤 과학자
가 이 문제에 대해서 무슨 발언을 하는 경우가 있다 하더라도 그 과학자는 동료 과학자들로
부터 따돌림당하지 않을까 걱정하여 남의 눈에 잘 띄지 않게 조심스레 의견을 발표하는 것
이 결코 이상한 일은 아니었다."
  그러나 최근에는 사정이 변했다. 이젠  지진을 예측하는 문제가 특히 중요시되었고,  많은 
나라의 과학자들이 그 해결책을 찾는 데 몰두하고 있다.  어떻게 이처럼 상황이 변했는가는 
전세계 신문이 인류 최대의 참사로 보도한 최근에 일어난 몇 개의 사건을 보면 알 수  있을 
것이다.
  1948년 10월 5일 한밤 중 투르크멘 공화국의 수도인 아슈하바트 시민이 깊게 잠들었을 때 
멀리 남쪽에 있는 산맥에서 땅울림에 일어났다. 이것이 최초의 상하 운동이었다. 곧이어  계
속해서 옆으로 요동을 쳤다. 진도 7의 격진이었다. 몇 초안에 발전소, 방송국이 무너지고 수
도관이 파열되어 많은 가옥이 무너졌다.
  1960년에는 세 차례에 걸쳐서 인류에게 지진의 재앙이  덮쳤다. 2월에는 모로코의 아가디
르 시가 지진으로 궤멸됐다. 이 소식이 신문  지면에서 사라질까 말까할 쯤인 5월 21,  22일 
25일 3일 동안 칠레에 몇 차례의 큰 지진과 많은 약진이 덮쳤다. 발디비아와 푸에르토 몬트
의 두 도시가 파괴되고 칠레의 절반 이상의 마을이 피해를 당했다.
  이 지진에 의해서 육상뿐만 아니라 해저, 특히 아타카마  해구의 경사면의 지형이 현저하
게 변형이 되었고, 거대한 해일이 발생했다. 높이 10미터에 달하는 해일이 태평양을  횡단하
여 15,000킬로미터나 떨어진 필리핀, 하와이, 일본, 쿠릴 열도, 캄차카를 덮쳤다. 그리고 바다
로 접한 많은 도시나 마을이 파괴되어 물에 잠겼다. 이 해일은 캘리포니아, 오스트레일리아, 
뉴질랜드에서도 관측되었고, 세력을 약화되었지만 인도양이나 대서양까지 그 영향을 미쳤다.
  진앙지인 칠레 연안에서는 해일 때문에 막대한 손해를 입었다.  지진이 일어났을 때 무너
지지 않고 남아 있던 건물도  이 해일에 의해 완전히 파괴됐다.  지각이 대규모로 이동하여 
깊은 균열이 발생했기 때문에 산악지방에서는 여러 곳에 땅이 갈라지고 산사태가 일어났다. 
지진이 일어난 지방에서는 14개의  화산이 활동을 시작하였는데, 지금까지  있던 화산 외에 
새로운 화산이 출현하여 일부 섬은 흔적도 없이 사라졌다.
  1960년의 발생했던 세계최대급의 지진의 상처가 다 아물기도 전인 1965년 3월 28일에 칠
레에 재차 대지진으로 35개의 도시가 피해를 입었다. 100년  동안 보지 못했던 격렬한 지진
이었다. 칠레 대학의 지진 연구소장인 에드가르드 카우젤은 지진의 강도가 히로시마에 투하
된 원자폭탄 30개의 분량과 맞먹는다고 발표했다. 진앙부분에 생긴  갈라진 틈은 깊이가 30
킬로미터에 달했다. 지진계는 1분 30초에 1회의 진동을 기록했다. 지진의 세기는 진도 7이었
다.
  13개월이 지난 1966년 4월 26일 '현지시간 5시 23부네  타슈켄트에 진도 6의 열진이 발생
했다'는 타스 통신의 뉴스가 전세계를 뒤흔들었다. 같은 해 8월 19일과 21일에는 지진이  터
키를 덮쳤다. 3년 후인 1969년 3월 28일 재차 지진이 터키를 덮쳤다.
  1969년은 미국을 비롯한 몇몇 국가에게는 불운한 해였다. 미국의  23개 주에 상당히 강한 
203개의 지진이 관측되었다. 이외에도 같은 해에 페루, 셀레베스, 이란,  에티오피아, 모로코, 
포루투칼, 남아프리카, 아랍에미레이트, 알바니아에 지진이  덮쳤다. 이 지진으로 수백  명이 
목숨을 잃고 수만 명이 집을 잃었다.
  1971년 2월 9일 캘리포니아 남부에 대지진이 덮쳤다. 처음  지진이 기록된 것을 아침 6시 
2분이었다. 이 지역 방송국의 방송에 따르면 방송국 빌딩이 마치 바람에 대나무 흔들리듯이 
격렬하게 흔들렸다. 로스엔젤레스 시내의 건물이 무너지고 피해는  시를 중심으로 반경 200
마일의 구역에 이르렀다. 뒤이어 몇 차례의 여진이 있은 후 아침 8시에는 두 차례에 걸쳐서 
격렬한 지진이 일어났다. 
  처음 지진이 발생한 시간에는 대다수의 시민들이 아직 잠자리에 있다가 겨우  일어나려던 
참이었다. 
  당황한 수천 명의 시민이 허둥지둥 집을  뛰쳐나와 속옷 바람으로 안전한 장소를  찾아서 
우왕좌왕했다. 그러나 멀리까지 피난하기에는 불가능했다. 특히 시의 북부는 주요 도로가 지
진으로 파괴되어 버렸기 때문이다. 처음에 발생한 지진으로 댐이 무너지고, 가스관이 파열되
어 홍수가 일어났다. 
  위성도시를 포함해서 약 800만 명의 인구가 살고 있는 로스엔젤레스 일대는 중대 사태에 
빠졌다. 시의 중앙부는 마치 격전을 치른 전쟁터와 흡사한 양상이었다.
  이상 열거한 것은 실제 일어난  몇 개의 대지진을 예로 들어본  것이다. 실제로는 전세계 
지진관측소의 자료에 따르면 5분에 한 번씩 지진이 일어나고,  1년에 일어나는 지진의 합계
는 10만을 넘어선다. 지진의 격렬함은 장소에 따라서 다르다. 지진이 전혀 일어나지 않는 광
대한 지역이 있는가 하면 격렬한 지진이 빈번히 일어나는 지역도 있다.
  지진이 일어날 때 가장 위험한 지역이  두 군데 있다. 첫 번째 지역은  환태평양지대이다. 
이 지역은 캄차카, 알래스카, 북아메리카의 연안을 통과하여  남아메리카에 뻗어 있고, 거기
서 오스트레일리아 쪽으로 방향을 돌려  인도네시아, 중국 연안을 통과하여 일본에  이르고, 
그리고 캄차카에서 끝난다. 두 번째 지역은 지중해 지진대이다. 이 지역은 포르투칼과  스페
인에서 이탈리아를 거쳐 발칸 반도, 그리스, 터키, 코카서스, 소아시아와 소련의 중앙 아시아
공화국을 거쳐서 바이칼 지방에 이른다. 그 후 태평양  연안에서 환태평양 지진대와 합류하
는 지역이다.
  환태평양 지진대와 지중해 지진대에 들어 있는 지역 중에서 격렬한 지진이 가장 자주 일
어나는 곳은 일본이다. 지진의 파괴력과 지진이 일어나는 횟수라는  면에서 보면 일본과 어
깨를 나란히 할 수 있는 나라는 칠레일 것이다. 칠레  국민에게 있어서 지진은 일상적인 다
반사이다. 그 곳에서는 적어도 3일에 한번은 지진이 일어난다. 20세기의 70년 동안 칠레에서
는 진도 6-7의 지진이 20차례나 일어났다. 과학자들의 계산에 따르면 칠레의 수도 산티아고
에 대지진이 일어날 확률은 90%에 달한다고 한다. 그 이유는 칠레가 환태평양 지진대의 위
에 있기 때문이다. 전 세계에서 일어나는 대지진의  40%가 이 광대한 지진대에서 발생하고 
있다. 
  칠레 지진이나 아슈하바대 대지진처럼 격렬한  지진은 1년에 1-2회 일어나는데 오랫동안 
인간의 기억 속에 남아있다.
  대지진의 에너지는, 과학자들의 계산에 따르면 진앙지에서는 1025-1027에르그(erg; 일 또는 
에너지의 단위, 1dyne의 힘이 물체에 작용하여 그 힘의 방향으로 1cm 움직였을 때 그 힘이 
행한 일)에 달하는데 100메가톤급의 원자폭탄 100개의  힘에 상당한다. 따라서 모든 천재중
에는 지진이 1등을 차지하는 것도 우연이 아니다.
  이상의 사실은 대지진이 얼마나 피해를 가져오는가 하는 점 외에 피해를 최소한으로 방지
하기 위해서 지진을 예측하는 일이 얼마나 중요한가를 나타내고 있다.
  지진을 예측하는 문제는 날씨를 예보하는  것과 똑같은 정도로 옛날부터  언급되어 왔다. 
그러나 지진을 예측한다는 것은 그보다 훨씬 어려운 문제이다.  과학의 힘만 가지고는 현재
로서는 지진을 완전히 예측하는 일도, 그것을 방치하는 일도 불가능하다. 
  그렇다며 어째서 지진을 예측하는 것이 불가능할까? 소련의  과학아카데미 회원인 M. 사
르프드스키는 다음과 같이 설명하고 있다. '그 이유는 지진학자가 싸우지 않으면 안될  적이 
직접 공격에서 몸을 숨기고 있기 때문이다. 지진은 최신식 관측장치를 사용하더라도 연구가'
불가능한 상당히 갚은 진원(최고 600-700킬로미터)에서 발생한다. 그 때문에 지진이 발생하
는 메커니즘이나 지진에 선행하는 과정에 대해서 밝혀진 사실이  거의 없는게 현실이다. 지
진이 발생하는 메커니즘에 관한 이론의 토대를 이루는 것은 주로 다음과 같은 간접적인 데
이터이다. (1)진원지 위에 있는 지층의 표면 이동에 관한 테이터  (2)지각 내부와 동일한 고
온, 고압의 조건 아래서 실험적으로 암석에 힘을 가했을 때에  생기는 그 특성의 변화에 대
한 데이터 (3)지진파의 전파에 관한 관측 데이터. 그러나 현재까지 알아낸 결과는 앞으로 알
아내지 않으면 안될 것에 비교한다면 빙산의 일각에 불과하다. 
  
    대지진이 일어날 조짐은?
  지진은 고립된 현상이 아니라 지구와 그 내부에서 일어나는 일반적인 과정과 건계가 있다
는 것은 두말할 필요도 없다. 이러한 현상으로 우선 들 수 있는 것은 방사능이 방출한 열을 
받아서 생기는 지각의 각각 부분의 변형, 수직 및 수평이동, 온도와 압력의 영향으로 유동성
을 띠고 있는 지구 내부의 블록 이동을 동반하는 조산운동이다.  이 외에도 지진은 지구 내
부에서 일어나는 핵반응에 의해서도 생긴다(이것은 특히 심발성 지지에 꼭 들어맞는다). 조
산운동과 물리적 과정은 지각 표면층의 각각의 부분에 강한 압력을 가한다. 그 결과 단층이 
일어나는데 이것이 지진의 피해 정도를 좌우한다.
  지진학자들은 대부분은 대지진이 때로는 수십 년에서 수천 년에 이르기는 장기간에  걸쳐
서 준비된 것이라고 생각하고 있다. 이 기간에 에너지가 한 곳으로 모인다. 이 과정은  물질
의 강도가 한계를 넘을 때까지  계속되는데, 이 때 대략 말하자면  물질이 파열되어 진원을 
둘러싼 부분으로 지진파가 전달되기 시작한다. 즉 지진이 일어난다. 과학자들은 지진이 일어
나기에 앞서 다음과 같은 현상이 일어난다고 보고 있다. 진앙 지역의 지표면의 경사가 찌그
러지는 변화, 소규모의 지진의 증가, 잔층 부근의 암석의 물리적 특성이나 지각 상부의 전도
성의 변화, 퀴리점(curie점, 퀴리 온도; 온도 상승에 의하여 강자성체나  강유전체가 그 성질
을 소실하는 임계 온도)의 이동 등이다. 이들의  변화에 따라서 지구 자장도 변화하는 경우
가 있다. 천연 혹은 인공의 지진류(earth current; 지구 표면에 가까운  부분을 흐르는 전류)
는 가장 예민한 지시기이다. 이상 열거한 현상들 중에서 어느 정도는 실제로 지진이 일어나
기 전에 관측될 수 있다. 
  예를 들면 일본 니이가타와 돗토리현에서 발생한 진도 6의 지진이 일어나기 전에 진앙에
서 60-70킬로미터 떨어진 지진 관측소에 이상하게  지면의 경사가 찌그러지는 변화가 관측
됐다. 또 극히 작은 신장력(10-9-10-10)에 대해서도 지하수의 수위가 더없이 민감하다는 사실
이 밝혀졌다. 특히 1964년 알래스카에 대지진이 일어난 후  미국 남동부에서 우물의 수위변
화가 관측되었다.
  지하수 속에 들어 있는 라돈 함유량의 변화도 지진의 전조가 될 수 있다. 예를 들면 타슈
켄트의 지하수를 조사해 봤더니 1961년이래 라돈 함유량이 계속해서 증가했다. 그리고 1965
년 중반에는 거의 2배로 증가했는데 계속해서 증가했다. 그리고 1965년 9월에서 1966년 4월 
26일에는 라돈의 함유량이 감소하며, 1966년 말에는 라돈 함유량이 1956년의 수준으로 떨어
졌다. 그러나 1967년 2월부터 다시 서서히 증가하더니 3월 중반에는 일정하게 되었다.  그리
고 3월말에 진도 6의 지진이 타슈켄트를 덮쳤다. 이후 라돈 함유량은 다시 현저하게 감소했
다. 라돈 함유량과 지진의 발생과의 사이에는 어떤 관계가 있다는 것이 밝혀졌다. 
  아제르바이잔의 지진 연구자들은 또 하나의 흥미로운 현상을 발견했다. 그것은 지진이 일
어나기 전에 방사능 레벨이 아주 작은 양이지만 높아지는 현상이다. 인간의 귀에 겨우 들릴 
정도의 땅울림도 지진의 전조로써 중요하다. 1966년 4월 지진이 발생하기 전에 타슈켄트 북
부 주민들은 몇 번이나 이상한 땅울림을 들었다. 특히 지하실에 있는 사람들은 확실히 들을 
수 있었다. 이것은 아마 지층이 아주 조금 변동함으로써 생기는 것이다. 그러나 이 결과  생
긴 지진파는 급속하게 감소되었기 때문에 타슈켄트 지진 관측소에서는 관측을 못했을  것이
라고 생각된다. 
  이상의 사실들에서 알 수 있듯이 지진을 예측하려면 위에 열거한 모든 현상을 최대한으로 
정확하게 기록할 필요가 있다. 이를 위해서는 지진이 일어날  우려가 이는 지역에 관측망을 
빙 둘러쳐서 장기간에 걸쳐서 지진  현상을 계속 관측하지 않으면 안된다.  이 일은 막대한 
비용을 요하는 곤란한 사업이다. 그러나 소련만 하더라도  국토의 20%가 지진 빈발 지역이
고, 지진의 발생에 관한 확실한 이론이 아직 확립되어 있지 않은 현재, 지진이 끼치는  커다
란 피해에 대해 생각한다면 그렇게 아까운 지출이 아닐 것이다.
  소련이 지진 예측에 관한 계획을 시작한 것은 아슈하바트에서 지진이 일어난 직후인 1950
년의 일이다. 그러나 지진에 관한 지식이 부족한 데다가 관측 장비마저 완전하지 않았기 때
문에 이 계획은 예상했던 만큼 발전하지 못했다. 그렇지만 현재는 사태가 일변했다.  타슈켄
트 지구에는 깊이 500미터의 우물을 파서 그 밑에 지진계를 설치하여 미약한 지진이라 하더
라도 관측할 수 있게 되었다. 고감도의 관측장비는 지면의  완만한 경사의 변화를 기록하고 
있다. 그러나 이것은 태양과 달의 조석간만의 현상에 의해  생기는 지구 표면의 변형까지도 
기록할 수 있을 정도로 정교한 물건이다. 일면 '타슈켄트  지하의 소리'라는 이 고감도의 관
측장비는 밤낮을 가리지 않고 '도청'할 수 있어서 지진관측소 직원들은 지진 발생을  예측할 
수 있지 않을까 기대하고 있다.
  일본의 과학자들도 지진 예측에 새로운 방법과 수단을 개발하는데 모든 노력을 쏟아 붓고 
있다. 그들은 지각 내부의 미세한 변화를 연구하면 대지진을  예측할 수 있으리라 생각하고 
있다. 한편 미국의 과학자들은 레이저를 이용한 장치를 개발했다. 그들은 이 장치의 '바늘'의 
역할을 하는 것을 길이 5킬로미터의 레이저 광선이다. 예를 들어 1천분의 1밀리라도 지면이 
어긋나면 레이저 광선의 '바늘'은 원래 위치에서 크게 움직이게 되어 있다.
  
    지진을 예고하는 동물
  생물공학자들은 생물학자, 생물물리학자, 전기공학자, 그  외에 지진학자와 협력해서 별도
의 입장에서 지진을 예측에 관한 문제를 해결하려고 한다. 예를 들면 일본의 어류학자인 스
에히로 교수는 지진의 접근을 감지하는 심해어의  행동을 연구하면 지진을 예측할 수  있을 
것으로 보고 있다. 그리고 스에히로 교수는 오랜 세월을 걸쳐서 모은 역사적 사실이나 목격
자의 증언, 확실해진 사실에 의해서 그 가설을 증명하고 있다. 이러한 역사적 사실이나 증언
의 대부분은 동경대학 지진학연구소의 연보에 소개되어 있다. 예를  들면 1923년 여름 벨기
에인 아마튜어 어류연구가가 하야마 해안에서 '히게'라는 물고기가 떠오른 것을  발견했는데 
이 물고기는 심해에서만 사는 물고기이다. 그리고 그 이틀 후에 관동대지진이 일어났다.  또 
1933년에 한 어부가 스에히로 교수에게 자신이 잡은 뱀장어를  가져왔다. 심해 뱀장어는 보
통 수천 미터의 깊은 바다 속에 살고 있는 물고기이다. 그리고 그날 산리쿠 난 바다에 대지
진이 일어났다.
  그렇지만 이러한 사실이 허다하게 있는데도 불구하고 스에히로 교수는 물고기에게 지진을 
예측하는 능력이 있다는 자신의 가설의  정당성을 그것만으로는 완전히 확신할  수 없었다. 
그런데 1963년 11월 11일에 일어난  하나의 사건은 그의 의혹을 완전히  씻어 주었다. 그날 
아침 니이지만 주민이 길이 6미터나 되는 심해어를 잡았다. 이 소식을 보도하려고 텔레비전 
방송국은 스에히로 교수에게 헬리콥터를 타고 현지에  다녀오지 않겠느냐고 부탁했다. 그런
데 스에히로 교수는 강의가 있게 때문에 거절하고 헤어질 무렵 '그 근처에 지진이 일어나겠
군' 하고 농담섞인 말을 했다. 그리고  이틀 후에 실제로 지진이 니이지마 부근에  일어났던  
것이다.  
  스에히로 교수는 이런 문제에 대해 결코 농담을 하는 일이 없었다. 지진이 일어나기 직전
의 심해어의 활동을 전면적으로 연구하면 지진을 예측하는데 도움이 되리라고 확신했다. 그
리고 1964년 스에히로 교수는 지진이 일어나기  직전의 심해어의 특별한 활동에 대해  뭔가 
관찰하면 지진을 예측할 수 있다고 신문을 통해서 세계의  모든 사람들에게 호소했다. 스에
히로 교수의 호소는 많은 나라의 과학자들에 의해서 이해되었고 지지를 받았다.
  '지진 예보관'이 될 수 있는 것은 심해어 뿐만이 아니다. 일본 농림성 측에서는 여러 차례 
지진이 일어나기 몇 시간 전에 이 물고기가 우왕좌왕하기 시작한다는 사실이 밝혀졌기 때문
이다. 아마 이 물고기는 극히 미세한 지각의 진동을 포착하는  능력을 갖고 있는 것으로 생
각된다. 
  생물공학자들은 이외에도 지진의 전조가 될 수 있는 많은 사실을 파악하고 있다. 개, 고양
이, 하이에나, 호랑이, 코끼리, 사자등 많은 가축이나 야생동물은 지진이 가까이 온  것을 예
감하고 그것을 불안한 행동으로 표출하고 있다. 다음에 몇 가지 예를 소개하겠다.
  1954년 오를레앙 빌딩(알제리)을 파괴한 지진이 일어나기 전에 많은 가축이 도망쳤다. 같
은 해 그리스에서도 지진이 일어나기 전에  동물들이 똑같은 행동을 했다는 사실이  알려졌
다. 그리고 이들 동물이 주는 경고라고 할 수 있는  행동에 주의를 기울인 사람들은 죽음을 
면할 수 있다.
  유고슬라비아의 스코피에서는 지진이 일어나기 몇 시간전에 동물원의 동물이 이상한 소동
을 일으키기 시작했다. 동물원의 경비원인  보르체 트로야노프는 이 지진이  일어나기 전날 
밤처럼 동물들이 소란을 피운 적이 없다고 말했다. 처음(지진이 일어나기 4-5시간 전)에 슬
프고 낮은 목소리로 으르렁거린 것은 딩고 종류의 개였다. 세인트버나드 개가 곧 그에 호응
하여 울어댔다. 이들의 듀엣이 수십마리의  다른 동물들의 슬픈 울음고리가 보태졌다.  놀란 
하마는 물에서 뛰쳐나와 높이 170센티미터의 벽을 넘었다.  코끼리는 코를 높이 치켜들면서 
호소하는 듯한 목소리로 으르렁거렸다. 하이에나가 큰 소리로  으르렁대고 호랑이, 사자, 표
범이 떠들기 시작했다. 이 소란스런 동물의 콘서트에 동물원에 사는 새들이 가세했다.  깜짝 
놀란 사육사들이 모든 수단을 동원하여 동물들을 진정시키려고 했지만 효과가 없었다.
그리고 그로부터 얼마가 지나자 마치 누군가의 명령에 따르기라도 하듯이 동물들이  갑자기 
조용해졌다. 그리고 우리의 가장 깊숙한 곳에 숨어서 어둠  속에서 무언가를 가만히 기다리
기 시작했다. 1963년 7월 26일 5시 26분 공포의 첫 지진이 일어났고 뒤이어 계속해서 두 번
째 지진이 잇달았고 스코피에 시는 쓰레기더미로 변했다.
  이외에도 동물이 지진에 매우 민감하다는 것을  나타내는 것을 나타내는 많은 사실일  있
다. 아슈하바트 목장의 마굿간에서 말들이 지진이 일어나기 두 시간 전부터 발을 쿵쿵 구르
며 금속성의 소리로 울다가 철망을 끊고 도망갔다. 말을 마굿간 입구에서 붙잡아서 그 곳에 
묶어놨다. 그러나 지진이 일어나기 15분 전에  말은 입구에 있는 문을 차 부수고  달아났다. 
마부가 말을 붙잡으려고 했을 때 지진이 일어났고 마굿간은 완전히 파괴됐다.
  아슈바하트의 유리 공장의 여자 직원인 류보피 크리츠는 저 비극적인 밤의 분위기를 다음
과 같이 말하고 있다. 
  "그날 밤, 나는 테라스에서 자고 있었어요. 지진이 일어나기 한 시간 전에 내가 키우던 스
피츠가 소란을 피우기 사작하면서 울타리로 덤벼들었어요. 나는 그 소리에 눈을 떴어요.  스
피츠는 침대 밑으로 기어 들어가서 슬프게 낑낑거렸어요. 그리고  나서 침대 밑에서 나와서 
내 얼굴을 핥기 시작했어요. 마지막에 내 잠옷을 물고서  나를 침대에서 억지로 끌어내리려
고 했어요. 나는 누군가가 출입문을 열어 봤어요. 스피츠는 통로를 달려나갔다가 곧  돌아와
서 내 잠옷을 물고 집 바깥으로 끌어 당겼어요. 나는 보도로 나왔고 그 순간 땅이 기우뚱거
리면서 흔들렸어요..."
  또 여교사인 비올레타 트리미나는 개미가 지진이 일어나기 전에 대이동하는 흥미로운  사
실을 관찰했다. 즉 개미들은 지진이 일어나기 한 시간에서 한 시간 반 전에 지하에 있는 집
을 버리고 번데기를 입에 물고 이동을 시작했다.
  또 1968년 5월 15일자 신문 '콤스몰리스카야 프라우다'는 다음과 같은 사실을 보도하고 있
다.
  "지진이 일어나기 바로 이틀 전에 나이 많은 투르그멘 사람이 그 시의 고위직에  있는 사
람을 찾아와서 '지진이 일어날 것입니다.' 라고 알렸다. '어떻게 알았느냐?'고 물었더니, 노인
은 '뱀과 도마뱀이 굴에서 나와  도망치기 시작했기 때문입니다.'라고 대답했다. 그리고  3일 
후에 지진이 일어났다."
  우리들 주변에 있는 동물 중에 지진을 예측하는 능력을 지닌 것이 있다는 것을 나타내는 
예는 이외에도 많이 있다. 그렇지만 인간을 지진이 일어나기 전이 아니라 지진이 일어난 뒤
에서야 그것을 머리에 떠올리는 경우가 많다. 그리고 이들 살아 있는 '지진계'의 '구조'나 '작
동원리'를 진지하게 연구하는 과학자는 지금까지 거의 없었다.
  그러면 왜 동물은 지진에 대해서 민감한 것일까? 동물의 몸에는 지진을 예지하는 어떤 장
치가 존재하는 것일까?
  한 가지 생각해 볼 수 있는 점은 앞에서 기술한  '지구 내부의 소리', 즉 단층을 초래하는 
탄성에너지가 축적된 결과 발생하는 초음파가  동물에게 지진의 발생을 알려주는  위험신호 
역할을 하는 것은 아닐까 하는 것이다. 다만 이 가설에는 하나의 약점이 있다. 즉  지진관측
소는 매일 수많은 약한 지진파를 기록하고 있는데, 동물들은  이들 지진파와 지진의 전조가 
되는 지진파를 어떻게 구별하는가 하는 점이다. 
  지진파는 이미 알고 있듯이 종파와 횡파의 두 종류가 있다.  종파는 공기 속이나 물 속도 
퍼져 나가지만 횡파는 땅속으로만 퍼져 나간다. 지진의 전조가  되는 신호는 아마 진동수가 
다른 종파와 횡파가 일정 비율로 섞인 것에서 나오는 신호일 것이다. 일부 동물은 인간에게
는 들리지 않을 정도로 진동수가  낮은 음을 들을 수가 있다.  이것은 조건반사라는 방법을 
사용해서 밝혀낼 수가 있었다. 일부 동물은 인간의 귀로 들을 수 있는 한계인 16헤르츠보다 
더 낮은 12헤르츠, 때에 따라서는 8헤르츠의 소리를 알아 들을 수가 있다. 그래서 폭풍이 들
이닥치기 전에 해파리는 물가로 나오고, 심해어는 수면으로 떠오른다. 초음파는 해파리에 대
해서는 위로부터 작용하고, 심해어에 대해서는 아래로부터, 즉 해저에서 작용한다.
  그렇다면 저주파의 진동이 동물에 대해서 직접 작용할 수 있다는 것일까? 그렇지 않으면 
초음파를 동반한 위험에 관해서 유전적으로 남아 있는 기억이 해파리나 심해어로 하여금 본
능적으로 초음파로부터 멀어지게 하는 것일까? 현재로서는 아직 어느 쪽으로도 결론을 내리
기가 곤란하다. 그렇지만 다음 사실만을 확실하다. 원시 대양의 생물에게는 도태의 과정에서 
초음파를 감각하는 기관이 완성되어 있었다. 그 이유는 물 속에서는 모든 운동이 이 초음파
를 발생시키기 때문이다.
  따라서 혹시 일부 동물, 예를 들면 심해어가 지진을 예측하는 것이 초음파를 지각하는 그 
능력에 의한 것이라 한다면 지진에 앞서서 나타나는 이 초음파를 포착하는 생물학적 장치를 
만들 가능성도 나올 수 있을 것이다. 그리고 장래에 이 장치를 만들 가능성도 나올 수가 있
을 것이다. 그리고 장래에 이 장치가 완성되는 그 때가  되면 지진이 빈발하는 지방에 사는 
주민들에게 텔레비전이나 라디오로 다음과 같이 지진을 예보하는 것도 꿈같은 일만은  아닐 
것이다.
  "시민 여러분 전기나 가스 스위치를 내리고, 불 단속을 잘하고 집에서 나오십시오! 초음파 
지진 예보국에서 알려온 바에 따르면 3시간 뒤에 N지방에 지진이 일어날 예정입니다..."
  물론 지진 예측과 같은 어려운 문제를 완전히 해결하기까지는 실패도 있을 것이고, 또 현
대의 과학기술에 의해서 귀중한 발견이 이루어 질 수도 있을  것이다. 예를 들면 최근의 일
련의 실험 결과 물방개를 모방한 장치가 0.4옹스트럼의 파동을  촉각으로 감지하는 것이 밝
혀졌다. 여치과의 덤불여치는 자신이 앉아 있는 식물을 통해서  전해지는 지면의 미세한 진
동을 감지할 수가 있다. 연구 결과에 따르면 덤불여치는 진폭이  수소 원자 직경의 2분의 1
에 상당하는 진동에 반응한다. 이것은 극동지방에서 일어난 지진을 모스코바에 있는 덤불여
치가 감지한다는 것을 의미한다. 이 자연이 만들어낸 초고감도 '지진계'의 '구조'를 해명하여 
그것을 인간의 손으로 만들 수가 있다면 얼마나 근사한 일일까?
  
    화산 폭발과 생물의 행동
  생물공학자들의 일정에 올라있는 또 하나의 중요한 문제는 화산의 폭발을 예지하는  것이
다. 여러분 중에는 '폼페이 최후의 날'이라는 영화를 보신 분도 있을 것이다. 이 영화는 기원
전 79년에 베수비오 화산의 폭발로 인해서 고대도시 폼페이와 헤르쿨라네움이 매몰된  역사
적 사실을 근거로 해서 만들어진 것이다. 무서운 지진이 베수비오 화산 일대에 요동쳤다. 부
근 일대의 어둠 속에서 베수비오 산 꼭대기의 하늘이 아침  놀처럼 빛나고 있다. 집이 무너
지고, 이윽고 화산탄(공중으로 분출된 용암이 굳은 것)과 화산재가 폼페이 시내로 쏟아졌다. 
이렇게 해서 고대 로마의 도시 폼페이와 헤르크라네움은 1,800년 동안 묻혀 있었던  것이다. 
그러나 이 베수비오 화산의 폭발은 역사상 최대의 것은 아니다. 
  전설의 대륙 아틀란티스는 일찍이 에게해에 존재해 있었지만 기원전 약 3400년에  산트린 
화산의 폭발로 인해서 해저로 침몰했다는  것이 점점 유력해지고 있다.  1883년 칼라카트아 
화산이 폭발할 때 슨다 열도의 섬 중 하나에도 그와 똑같은 일이 생겼다. 8월26일 오후 1시
를 전후해서 이곳에 땅울림이 있었는데 그것이 멀리 바타비아에까지 미쳤다. 다음날 수소폭
탄 1,000개분에 상당하는 대폭발이 일어났다. 상공 30킬로미터 높이까지 거대한 화산재의 기
둥이 떠올랐고, 폭발의 충격파는 음속으로 지구를 3바퀴나 돌았다. 계속해서 높이가  35미터
에 이르는 대해일이 발생했는데 시속  656킬로미터라는 맹렬한 속도로 전세계로 퍼져  나갔
다. 섬에는 차례 차례로 높은 파도가  밀어닥쳐 모든 것을 쓸어가 버렸다. 수마트라와  자바 
해안은 원래 모습을 찾아볼 수  없을 정도로 일변했다. 식물은 사라지고  용암이 모든 것을 
뒤덮어 버렸다. 칼라카트아 섬은 해저로 침몰했고 화산이 폭발하던  원래의 정상 부분만 겨
우 해상에 얼굴을 내밀 뿐이었다. 
  현재 전세계에는 약 7,000개의 활화산이 있는데 그 중의 3분의 2는 태평양과 점한 섬들에 
집중되어 있다. 칠레에 30개 이상, 자바섬에  35개, 알래스카와 알류산 열도에 50개,  일본에 
50개, 그 외에 소련의 캄차카와 쿠릴 열도에도 존재해 있다. 화산이 폭발하기에 앞서서 땅울
림이나 지진이 일어나고 산의 경사면과 분화구에 균열이 생겨 유독가스나 뜨거운 물을 분출
하는 경우도 있다. 그러나 대부분은 갑자기 폭발이 일어난다. 화산 활동을 늘상 관측하고 있
는 고감도의 장치라 하더라도 화산 폭발을 예보하는 데는 별로 도움이 되지 않는다. 
  인간은 옛부터 화산활동의 수수께끼를 풀려고 애써왔다. 그러나 유감스럽게도 현재로서는 
아직 화산 폭발을 정확하게 예지하기까지는 거리가 좀 있다.
  몇 년 전  미국의 화산학자들은 비행기에  가시광선과 적외선을 사용한 고감도의 장치를 
싣고 하와이의 킬라우에아 화산을 조사하기 시작했다. 이것은 적외선과 화산 활동과의 관계
를 조사하려는 것이다. 화산학자들은 이 조사에 의해서 화산  폭발을 예측하는 시스템을 완
성기킬 수 있지 않을까 생각하고 있다.  1969년에는 오스트레일리아의 과학자가 뉴질랜드의 
한 지역에서 화산 관측을 시작했다.  최근에는 압전자성효과 - 외부 자장의  변화에 의해서 
결정의 기계적 응력이 변화하는 현상 -를 이용한  매우 고감도의 장치를 사용한 결과 화산
이 폭발할 때와 화산이 폭발하기 전의 화산 지방의 자성의  변화를 발견할 수가 있었다. 오
스트레일리아 과학자들은 이러한 변화가 화산 내부에 실재하는 전류에 의한 것이라고  보고 
있다. 아마 이외에도 화산 활동에는 무언가 전조가 존재하지  않을까 생각하고 있지만 지금
으로서는 아직 상세한 것은 알지 못한다.
  그런데 많은 동물이 화산 폭발을 예측하는 능력을 구비하고 있다는 사실을 말해줄 자료는 
허다하게 존재하고 있다. 예를 들면 다음과 같은 사실이 알려져 있다. 1902년 4월  카리브해
의 마르티니크 섬에서 50년 동안 잠자던 플레 화산이 갑자기 활동을 시작했다. 그러나 산피
에르 시의 시민들은 별로 놀라지 않고 처음 2,3일 동안은  플레 화산이 연기를 내뿜는 것을 
바라보고 있었다. 5월 7일 밤 화산이 폭발할 때 나오는 붉은 빛이 플레시를 비추고  있었다. 
다음날 아침 7시 50분에는 플레 화산과 피에르 시가 마주한 쪽에 마치 거대한 불이  문짝처
럼 아가리를 열었다. 그 화산에서 쏟아져 나온 검은 연기는 굉장히 큰 소리와 함께 불과 30
초만에 시내 전부를 덮쳐버렸다. 이 천재지변의 결과 폐허가  된 시내에서 3만 명의 사람과 
고양이 1마리가 시체로 발견되었다. 
  그렇다면 산 피에르시의 시민들이 키우던 가축과 플레 화산 주위에 살던 새나 짐승은 도
대체 어디로 모습을 감추어 버렸단 말인가?
  조사해 본 결과 아직 플레 화산이 폭발할 징후가 전혀 없던 약 1개월 전에 동물들은 마르
티니크 섬에서 '피난'을 가기 시작했다는  사실이 밝혀졌다. 맨 처음에  이동을 시작한 것은 
새였다. 먼 옛날부터 일부 철새는 시 근처에 있는 호수에서 '쉼터'를 마련했다. 그렇지만  이
해는 이들 철새는 시근처에 있는 호수에서 '쉼터'를 마련했다. 그렇지만 이해는 이들 철새가 
이곳에 들르지 않고 통과하여 아프리카 남부로 날아가 버렸다.  4월 중순에는 이 섬에 사는 
많은 텃새들도 귀가 멍멍할 정도로  시끄럽게 울면서 이 섬을 떠났다.  플레 화산의 분화구 
근처 풀밭에 사는 뱀도 역시 4월 17일에 여행을 떠났다. 동물들은 인간과 달라서 화산이 폭
발하리란 것을 예측하고 있었던 것이다.
  1956년 3월 캄차카의 베즈미얀누이 화산이 폭발할 때도 곰은  죽지 않았다. 곰은 미리 굴
에서 나와 안전지대로 달아났던 것이다.
  그렇다면 동물들은 어떻게 해서 화산이 폭발할 것을 예측할 수 있을까? 동물들에게 위험
신호를 내는 것이 인간의 귀에는 들리지 않는 초음파일까? 그렇지 않으면 몸으로 감지할 수 
없는 미세한 진동, 또는 최신의 장치로도 검지가 불가능한  화산의 심부에서 오는 적외선일
까? 현재로는 과학자들이 이 문제에 대답할 수가 없다. 그러나  많은 동물이 화산의 폭발을 
예측할 수 있는 능력을 지녔다는 사실은 부정할 수 없다. 생물공학자로 하여금 이 불가사의
한 현상의 연구에 몰두하도록 만드는 것도 이와 같은 사실 때문이다.
  이 문제와 관련해서 과학자의 관심을 끄는 것으로 앵초의 일종이 있다. 이것을 자바 섬이 
원산지인데 '지진화'라 부른다. 이 앵초는 화산의 경사면에서만 볼 수 있다. 이 종류는  다른 
앵초와 달라서 화산이 폭발하기 전에만 꽃을 피우는데 그 꽃이 주민들에게는 화산이 폭발하
는 위험신호가 된다. 화산 기슭에 사는 주민들은 앵초 꽃을  보기만 하면 곧 안전한 지역으
로 피난한다. 더구나 이 앵초의 예보가 빗나간 적은 한 번도 없었던 것이다.
  이들 생물의 초능력에 관한 수수께끼가 멀지 않아 풀려서  인간이 그것을 이용해 폭풍우, 
지진 , 해일 , 화산 폭발과 같은 천재를 정학하게 예지할 수 있게 될 것이다.
      
      제4장 냄새 탐색기
    현대인의 후각과 냄새
  바닷물의 냄새나 만발하게 피어서 흐드러진 봄날 꽃밭의 향기로운 냄새, 라일락이나 장미
의 달콤한 향기, 소나무숲이나 건초의 향기로 둘러싸인 여름밤... 우리들을 둘러싼 이러한 자
연의 선물보다 더 근사한 것이 있을까? 이러한 냄새 중에 어떤 것은 가끔 부지불식간에 우
리들에게 익숙해진 것도 있고 도 익숙해지지 않은 것도 있다. 이러한 냄새는 우리들을 흥분
시켜 언어로는 표현할 수 없는 신선한 느낌을 주며, 우리들의 기억에 멋진 추억이나 즐거운 
연상을 일깨워서 인간생활에 정서가 넘치도록 해준다. 
  도대체 지구상에 있는 어떤 생물이 처음으로 자기 주위로 다가온 특수한 화학물질의 분자
를 감각할 수 있었는가는 아직 확실하지 않다. 그러나 지구에서 일어난 생명의 발생과 진화
라는 위대한 역사를 펼쳐보면 최초의  눈이나 귀가 나타나기 훨씬 전에,  즉 동물이 요람의 
땅인 바다에서 육지로 올라오기 훨씬  이전에 그 일이 일어났다고 추정할  수 있을 것이다. 
유명한 미국 과학자 L. 미린 및 M.미린은 후각이  다른 모든 감각에 우선했고 그에 의해서 
동물은 먹이나 이성의 존재, 위험이 접근하는 것을 멀리서도  감지할 수 있었다고 주장하고 
있다. 후각과 냄새의 연구에 권위가 있는 캐나다 R.H.라이트도 이 견해에 동의한다.
  물론 현대인의 후각은 동굴 생활을 하던 우리들의 먼 조상의 후각과는 상당한 차이가 있
다. 현재 우리들은 사냥하러 나가서 영양이라든가 무서운 적인  호랑이나 사자의 냄새가 어
디에서 나는 가를 구별할 필요가 없기 때문이다. 그렇지만  몇백만 년이라는 진화의 과정에
서 자연은 인간에게 예민한 후각을  남겼다. 현대의 과학기술이 아무리  진보했다 하더라도 
미량의 유기물이 섞인 것을 감각하여 결정하는 능력 면에서는 인간의 코 보다 뛰어난 측정
장치는 아직 나타나지 않았다. 50cc의 공기 중에  겨우 100조분의 2그램의 스카톨이 존재한
다 하더라도 우리들은 그 냄새를 감각 할 수 있다. 또 스밀렌의 냄새가 나는 이오논(ionone:
단환식 세스퀴테르펜에 속하는 케톤으로 무색의 액체, α,β의 두 종류가 있는데 각각  비등
점이 다르고 민들레꽃 냄새가 나며 irone의 대용품으로 쓰임.  분자식은 C13H20O 임)이 공기 
중에 30억분의 1만 있어도 대부분의 사람들은 그 냄새를 맡을 수가 있다.
  아침과 저녁은 인간의 후각이 예리해진다는 것은 이전부터 알려져 있다. 그러나 아침식사
를 마치면 후각은 현저하게 저하된다. 또 후각은 성별에 따라서도 차이가 있다.  남성보다는 
여성 쪽이 냄새에 민감한 법이다. 더욱 재미있는 것은 대부분의 사람들은 왼쪽 콧구멍이 오
른쪽 콧구멍보다 더 냄새에 대해서 민감하다는 사실이다.《나는 주변의 세계를 어떻게 감각
하는가?》라는 제목의 유명한 책을 쓴  맹인에다 벙어리인 올 리가 스콜로호드와는  집안에 
들어설 때 냄새로 그 집에 누가 있는가를 정확하게 맞출 수가 있다고 한다.. 어느 날 그녀는 
선생님 집에 새로운 신문 대신에 낡은 옛날 신문이 배달된  사실을 냄새로 알아냈다. 또 동
일한 방법으로 행길에서 그녀가 알고 있는 여인을 구별했다. 
  장님에다 귀머거리의 삼중고를 극복한 유명한 헬렌 켈러 여사는 체취로 많은  친구들이나 
방문객을 구별할 수 있었다. 인간은 훈련이 되면 많은 후각  능력을 발달시킬 수 있다 그러
나 한편으로는 후맹이라고 해서 일정한  냄새를 전연 맞지 못하는 사람들도  있다. 일천 명 
중에서 한 사람이나 두 사람은 스컹크의 고약한 냄새조차도 맡지 못한다. 모든 종류의 냄새
를 맞지 못하는 신천성 백피증인 사람도 있다. 이런 사람의  모발은 백발 또는 금발인데 홍
채나 후각기관에 보통 사람들처럼 황색 색소가 존재하지 않는다. 
  자연계에는 수십만, 수백만 종류의 냄새가 있다. 문헌에 의하면 보통사람은 그 중에서  수
천 종류의 냄새를, 또 전문가는 수만 종류의 냄새를 구별할 수가 있다고 한다. 이와같이  방
대한 구별능력을 지닌 감각은 다른 데는 없다. 그처럼 많은 냄새를 감각, 식별하기 위해서는 
당연히 후각 계통의 정보용량이 크지 않으면 안된다. 그리고 자연도 이점을 고려하였다.. 우
리들의 후각은 비강 깊숙히 있는 두 개의 내비공에 집중되어  있다. 그 곳에는 뇌의 하부와
연결된 후세포(후세포: 후각기로 냄새의 화학적 자극에  작용하는 감각세포. 지지세포, 기저
세포와 함께 비강 상부에 점막을 형성하여 한쪽에 몇 개의 후모가 있고 다른 쪽은 후신경에 
이어져 있음)는 점액을 분비하는 얇은 막에 의 해서 옆을 통과하는 공기로부터 보호받고 오
염되자 않게 된다. 후세포의 집합 - 후상피 - 의 면적은 5평방센티미터로 망막의 면적과 비
교하더라도 훨씬 넓다. R.H 라이트는 다음과 같이 말하고  있다. "주목하지 않으면 안될 것
은 감각수용면이 노출된 신경 자체라는 사실이다. 눈에는 신경과  외부 환경 사이에 수정체
가, 그리고  귀에는 고막이 있다. 냄새를 맡을 때 우리들은 외부 환경과 가장 직접적으로 접
촉하고 있는 셈이다." 
  각각의 후신경의 일단은 후상피 표면의 점막층에 펴져서 약간  노출되어 있다. 그 끝에는 
여러 개의 후모가 존재하는데, 이것은 분비선에서 끊임없이 공급되는 점액으로 축축히 젖어 
있다. 이 후상피가 바로 냄새를 내는 분자와 신경세포가 접촉하는 접촉면이다. 후신경의  한
쪽 돌기 - 축삭은 사판의 소공을 통해서 뇌의 전단부로 뻗어있다. 이 축삭의 수효는 1억 개
에 달한다. 덧붙여서 말하면 시신경의 신경섬유의 수는 10만 개. 청각 신경의 신경섬유는  8
만개이다. 
  좌우의 후와 속에 있는 이 축삭은 뇌의 각각의 측에  대응하는 후구를 향해서 모여 있다. 
후구에는 약 2,000개에 이르는 사구라 부르는 소구가 포함되어 있다. 이 사구와 약 25,000개
의 후세포가 연결되어 있다. 후구와  뇌의 후각중추와는 쌍축신경으로 결합되고  이 사이에 
일차 감각수용기인 후상피에서 정보가 종합되어 처리된다고 생각되어진다. 
  파이트는 거듭 다음과 같이 말하고 있다. "이외에  후상피의 일차수용기면과 뇌의 후각중
추와의 사이에는 단지 한 개의  시냅스가 존재할 따름이다...주위 환경과  이 이상 밀접하게 
결부된다는 것은 상상조차 할 수 없다." 
  또 빌프레드 루글로스 클라크는 이렇게 지적하고 있다.  "후구는 진화라는 입장에서 보면 
변연부에 돌출한 대뇌반구의 일부분인데, 그것과 후각 수용기와의 직접 결합은 진화의 입장
에서 보면 척추동물에게는 대뇌반구가 우선 후각기관으로써 발달된 것으로 나타나 있다." 
  우리들 인간의 냄새 분석기는 1초의 몇 분의 1이라는 단시간 내에 냄새를 수용해서 식별
한다는 또 하나의 극히 중요한 장점을 갖고 있다. 현대 화학공업의 입장에서 말한다면 이것
은 초고속 분석이다. 물론 인간이 자신의 코를 소홀히 다루어서 그것이 망가뜨려 버리는 일
은 결코 생각하지 말아야지 매일 담배연기와 담뱃진 투성이에다가, 가솔린 냄새로 마비시키
고, 각종 화학제품으로 중독시킨다면 이러한 냄새 분석기는 그다지  유용하게 쓸 수는 없을 
것이다. 그렇지만 예리한 후각을 지닌  데다가 자신의 코를 소중히 하는  사람은 매우 많은 
냄새 뿐만 아니라, 훈련받지  않은 사람이라면 놓쳐버릴 그런  냄새의 미묘한 뉘앙스까지도 
구별할 수 있게 될 것이다. 향수 조향사가 그 한 예다. 
  향수 조향사는 진귀한 직업이다. 인간에게 유쾌한 느낌을 주는  그런 향기를 가진 향수를 
조합하는 것이 업무다. 바꾸어 말하면 향수 조향사는 예술가이다. 그러나 단지 향료의  분야
에서만 예술가이다. 그들의 작업장은 향료가  들어있는 병을 일렬로 늘어놓은  말굽 형태의 
책상인데, 이것은 화가에게 있어 팔레트와 같은 것이다. 향수 조향사의  주요한 '생산용구'는 
자신의 코다. 그러나 향수를 조합하는데는 민감한 코만으로는 불충분하다. 향수 조향사는 화
학에 관한 지식과 후각에 대한 기억이라는 이 두 가지를  겸비하지 않으면 안된다. 향수 조
향사를 양성하는 학교 따위는 전세계에 한 군데도 없다.  향수 조향사는 화학계열의 대학을 
졸업한 후 강습을 받고, 거기다가 수십  년을 현장에서 경험을 쌓지 않으면 안된다.  냄새에 
대한 기억은 다른 기억과  같이 끊임없이 훈련해야  하며 게으름을 피워서는  안된다. 항상 
300개 이상의 냄새를 기억하기 위해서는  코를 소중히 여겨서, 감기  특히 코감기에 걸리지 
않도록 주의 하고 후각을 저하시키는 음식물을 먹지 않도록 한다. 또 독한 음료수 - 술 -를 
마셔서는 안되고 어떠한 경우에도 담배를 피워서는 안된다. 초원, 과수원 거기다가 소나무숲
의 냄새가 넘치는 기적의 향수를 조합할 수 있게 된 것도  다 이런 것들을 잘 지킨 덕택이
다. 
  기적의 코를 소유한 사람으로 향수 조향사 뿐만 아니라 술  감정사도 있다. 뛰어난 술 감
정사는 각 나라에 문자 그대로 아주 조금밖에 없고 그 이름은 같은 분야의 동료들뿐 아니라 
해외에까지 알려져 있다. 프랑스의 저명한  물리학자인 폴 랑주방은 한편으로는  훌륭한 술 
감정사였다. 과학의 계획화에 관한 국제 심포지엄 석상에서 P. L. 카피차는 다음과 같은 에
피소드를 소개했다. 
  1925년 취리히에서 열렸던 학회에서 점심을 먹기전에 랑주방은 와인을 마시고 그 맛과 향
기, 그 와인의 이름뿐만 아니라 양조된 연도가지 정확하게 맞췄다. 그는 자타가 공히 인정하
는 술 감정사로 때로는 물리학에서 이룬 업적보다 술 감정사라는 것을 더 자랑스러워했다.
영국 브라이트 시에 사는 베티 메디슨 양도 예리한 코를  갖고 있었다. 겉보기에는 아주 깨
끗해 보이는 병에 남아 있는 비누, 버터, 파라핀 냄새를 즉각 발견할 수 있을 정도로 그녀의 
후각은 발달됐다. 그녀의 근무처는 레모네이드 공장인데 1년에 약 17만 본의 병을 냄새맡아
서 레모네이드의 품질을 떨어뜨리는 냄새가 남아 있는 병을 한 병도 놓치지 않았다.
  
    동물들의 행동과 냄새 
 현대인에게 있어서 예리한 후각은 어느새 일종의 사치의  상징으로 간주된다. 그러나 이에 
대해서 동물의 세계에서는 후각은 시각이나 청각과 동일한 역할을  하고 있다. 어떤 동물이
라 하더라도 냄새의 구름에 '둘러싸여' 있고, 이 구름이 마치 동물의 몸을 확대시킨 듯한 모
양이 되어, 그 때문에 멀리서도 그 동물을 발견할 수 있는 것이다. 그러므로 맹수는  땅거미
가 져서 어스름 할 무렵 짐승을 습격할 경우에는 우선 코로 그 범위를 정해놓은 다음에  사
냥감을 습격한다. 후각은 맹수의 부족한  시각을 보충하여 숨어있는 사냥감을  찾아낼 뿐만 
아니라 적과 아군을 식별하는데도 도움을 준다. 
  풀이나 유충을 먹고사는 물고기도 후각을 이용한다. 그 일례는 거의 시각을 상실했는데도 
불구하고 여전히 먹이를 계속 포획하고 있는 늙은 잉어에서 볼  수 있다. 눈이 거의 퇴화되
어 버려서, 진흙 속이나 동굴 같은 깜깜한 어둠 속에서 사는 동물이나 고등어, 대구 등의 물
고기도 그렇다. 이런 물고기는 먹이를 얻기 위해 주로 후각에 의존하지 않을 수가 없다.  주
둥이가 긴 해오라기라는 새는 이런 물고기의 예민한 후각을 능숙하게 이용한다. 해오라기는 
얕은 여울에서 무릎가지 물에 잠긴 채 서서 날개로 두세 번 수면을 탁 친다. 그러면 날개에
서 냄새가 강한 지방분이 흘러간다. 그로부터 잠시 후에는 한쪽 다리로 서서 냄새에 끌려서 
떠올라온 물고기를 기다렸다가 긴 주둥이로 잡으면 되는 것이다. 
  물고기의 후각기관은 육상동물의 '코' 하고는 현저하게 차이가 난다. 물고기는 불순물이나 
혹은 물에 녹아 있는 물질의 냄새를 물을 맛봄으로써 비로소  알 수가 있다. 때문에 물고기
의 후각기관은 미각기관과 함께 입 주위나 입술에 있다. 어떤 종류의 물고기에는 이들 기관
이 지느러미, 때로는 몸 전체에 분포되어 있는 일조차 있다. 
  몇 년 전 과학자들은 각종 물고기의 피부에 피부세포와는 전혀 다른 방추상의 세포가 포
함되어 있는 것을 발견했다. 그리고 이 기묘한 세포가 주변 환경으로부터 정보를 받는 화학
적인 수용기 의 역할을 하고  있다는 가설을 발표하였다. 전자 현미경으로  관찰해 보니 이 
가설이 맞았다. 칼라아브라바야의 아가미 딱지와 아가미에  접한 피부부분에서 발견된 방추
상의 세포가 신경섬유와 연결되어 있다는 것을 알았다. 이들 세포의 말단은 그저 약간 피부 
표면에서 돌출되어 있다. 그리고 이 세포는 물고기가 미각을  감지하는 세포와 구조가 매우 
비슷했다. 
  곤충은 매우 예민한 후각과 근사한 냄새에 대한 기억을 갖고 있다. 그들은 지상이나 공중
에서 냄새를 내뿜는 목표나 자기 집에 있는 개체의 특별한  냄새를 기억하고 있다. 예를 들
면 동일 종족에 속하는 개미는 촉각으로 감지한 냄새로 서로를 구분한다. 그리고 혹시 다른 
곳에 사는 개미가 자기 집에 침입하려고 하면 당장 죽여버린다. 다른 종족 개미의 추출물을 
바른 개미는 동료들에게 살해당한다. 꿀벌도 냄새로 꿀이 많은 꽃을 발견하나. 뒤웅박벌, 투
구벌레, 특히 흰개미는 먹이 저장소나 이사갈 장소로 가는 길을 나타내기 위해 특수한 냄새
가 나는 물질(페로몬,pheromone)을 분비한다. 모기나 파리매는 인간이나 커다란 포유동물을 
냄새로 찾아낸다. 
  많은 곤충들에게 있어서 자신의 냄새는 성적인 매력을 위한 강력한 무기가 된다. 예를 들
면 산누에 암컷 한 마리가 125마리의 수컷을 모은 경우가 알려져 있다. 수컷들의 일부는 창
문을 닫아버리니까 이번에는 굴뚝을 타고 들어왔다. 제이콥슨이 이끄는 미국 농무성 곤충부
팀은 30년에 걸친 연구 끝에 1960년에 50만 마리의 마이마이나방의 암컷으로부터  20밀리그
램의 성 유인물질을 분리하는 데 성공했다. 그것을 '지브톨' 이라고 이름을 지었다. 마이마이
나방의 암컷 한 마리는 1만분의 1밀리그램의 지브톨을 만들어  낸다. 많은 수컷을 유인하는
데도 이만큼의 양이면 충분하다. 그러나 짝짓기가 끝난 후의  마이마이 나방의 암컷은 주변 
공기 속에다 지브톨을 분비하는 것을  멈춘다. 이상과 같이 성  유인물질은 수컷에게 "여기 
성적으로 완전히 성숙한 미혼의 암컷이 있다."는 신호가 된다. 
  냄새는 그 발생원이 존재하는 곳이 때로는 며칠 동안이나 남아 있기도 한다. 이것은 동물
이 다른 동물에게 남긴 일종의 '편지'이다. 많은 종류의  동물들에게 냄새에 대한 감각이 이
상하게 발달했다는 점을 고려해 본다면 여러 가지 복잡한 조건 아래에 있다 하더라도 동물
이 위치를 쉽게 결정할 수 있도록 냄새가 미묘하고도 상세한 정보를 가져온다는 결론이 나
온다. 그것은 경찰견을 떠올리는 것만으로 충분하다. 경찰견에게 범인이 지닌 물건의 냄새를 
맡게 하면 많은 사람들 중에서  범인을 찾아낸다. 냄새를 추적할 때  개는 인간이나 동물이 
지상이나 공중에 남긴 뭔가 실재하는 것을 지각한다. 개는  발자국, 자동차의 흔적, 발에 밟
혀서 부러진 풀 따위의 흔적을 이용하는 경우도 있다. 그러나 탐색의 주요한 수단은 후각이
다. 
  예를 들면 다음과 같은 경우가 알려져 있다. 트빌리시 시 교외에 차브라라 부르는 목양견
이 있었다. 그 개의 주인이면서 가장 친한 친구는 국민학교 2학년 학생인 산드로였다.  어느 
날 콜호지의 의장인 산드로의 아버지는 산 속에 있는 목장으로 차브라를 파견해 달라는 부
탁을 받았다. 양치기가 차브라를 데려가려고 왔다. 그리고 겨우 산드로에게서 차브라를 떼어
서 자동차에 싣고 산 속으로 데려갔다. 그런데 목적지에 도착하기 바로 직전에 차브라는 끈
을 끊고 도망쳤다. 그 곳에서 산드로가  살고 있는 마을까지는 산을 넘고 골짜기를  오르고, 
물이 불은 개천을 건너고 낯선 사람들이나 개가 있는 마을들을 통과하지 않으면 안될 먼 거
리였다. 덮개를 씌운 자동차 안에 있었기  때문에, 물론 도중에 바깥 풍경을  볼 수도 없다. 
청각도, 미각도, 접촉감각도, 그리고 운동감각 등. 어떠한 정보도 차브라에게  주어지지 않았
다. 어쨌든 차브라는 그 곳까지 길을 달려온 것이 아니라 차로 운반되어 왔기 때문이다.  그
리고 이틀 후에 상처투성에다가 여위어 초라해진 차브라가 주인 곁으로 되돌아 왔다. 
  많은 물고기에게도 냄새는 길잡이 별의 역학을  한다. 그 좋은 예가 연어이다. 봄이  되면 
냇가에 알에서 깨어난 수십억 마리의 연어 치어가 나타난다. 곧 치어는 냇가를 떠나 바다로 
나간다. 그리고 바다를 몇천 킬로미터나  헤엄쳐 돌아다니다가 몇 년후  (종에 따라 차이가 
있는데 2년에서 7년 후)에 소년시절을 보냈던 고향의 냇가로 놀랄만큼  정확하게 되돌아 와
서 그 곳에다 알을 낳는다. 미국의 해양생물학자 아서 하슬라가 실시한 많은 실험결과 연어, 
송어가 고향의 냇가로 되돌아오는 것은 '귀소본능' 이라든가 미비의 제 6감적인 감각 때문이 
아니라 후각에 의한 것이라는 사실이 밝혀졌다. 연어, 송어 같은 부류는 냄새에 대한 뛰어난 
기억력을 갖고 있다. 그들은 기나긴 여행을 출발할때 물의  냄새가 어떻게 변하는가를 기억
하여 그 코스의 '냄새의 곡선'을 작성한 후 실제의 거리를 그것과 비교하면서 고향의 냇가로 
되돌아오는 것이다. 
  곤충 중에서는 냄새로 정위의 거리 기록을 세우는 것으로 쓰메아카나가히라다다무시가 있
었다. 몇 년전 캘리포니아에서 12만 톤의 석유가 불타버린 일이 있었다. 이 화재 현장을  목
표로 쓰메아카나가히라다다무시의 대군이 날아들었는데, 도처에  머물면서 때로는 구경꾼에
게까지 달려들었다. 이 곤충이 사는 침엽수는 가장 가까운  곳이라 하더라도 화재 현장에서 
80킬로미터 이상 떨어져 있었다. 화재연기 속에 들어 있던 어떤 물질이 이 곤충을 유인했는
가는 알 수 없으며 확실히 밝힌다는 것은 극히 어렵다. 그러나 담배 연기 역시 이 쓰메아카
나가히라다다무시를 유인하는데, 축구 시합을 할 때 때때로 팬들이  피해를 보는 경우가 종
종 있다. 
  이상 각종 동물의 후각기관의 구조나 기능에 대해서 기술했다.  그러나 더욱 확실히 하기 
위해 살아있는 냄새 탐색기의 정교함과 놀랄만한 선택성, 감도를  말해주는 몇 가지의 사실
을 들어보자. 보통 집지키는 개라 하더라도 50만 종류에 달하는 냄새를 식별한다. 예를 들면 
개는 1cc의 공기 중에 유산균 분자가 9,000개를 넘으면 그 냄새를 감지한다. 더욱 자세히 비
교를 하기 위해서 예를  들어보면 공기 1cc 속에  들어있는 분자는 268×1017개라는 방대한 
수에 달한다. 따라서 3.36×10-16의  농도이면 개는 유산균을 감지한다.  이렇게 감도가 높은 
이유는 개의 후각기관의 구조에 있다. 대구과의 한 종류의  물고기도 매우 예민한 후각기관
을 갖고 있다. 이 물고기는  몸길이 6센티미터의 작은 물고기가 5분  동안 헤엄치고 있다면 
그 물이 흘러내려오는 장소를 정확하게 찾아낸다. 이  물고기의 '코'는 100미터 떨어진 곳에
서 새가 앉았던 풀밭뿐만 아니라 15분 정에 그 새가 앉았던 장소에 사냥꾼을 안내하는 세터
(영국산 사냥개)의 코에 맞먹는다. 
  또 보통 파리는 3만 종류에 달하는 화학물질을 후각기관으로 식별 할 뿐만 아니라 그  개
개 종류에 대해서 확실하게 반응을  나타낸다. 그러나 후각기관의 감도라는  점에서는 개도 
파리도 산누에나방을 당해낼 수 없다. 과학자들이 이 나방을  이용하여 다음과 같은 실험을 
했다. 우선 산누에나방 암컷한테서 수컷을 떼어논 후에 수컷에게 페인트로 표시를 했다.  그 
다음 수컷을 작은 바구니에 담아서 여러 군데로 이동시킨  후 바구니에서 내놓았다. 그런데 
어떻게 된 일일까? 30분도 채 지나기 전에 표시를 한 최초의 수컷이 암컷이 들어 있는 바구
니로 되돌아왔다. 이 수컷은 5킬로미터의 거리를 날아왔는데, 개중에는 11킬로미터나 날아온 
수컷도 있었다. 계산 따르면 이 정도 떨어지면 공기 중에는 암컷이 만든 성 유인물질은 1입
방센티미터의 공기중에 겨우 한 개의 분자밖에 없다. 겨우 이  한 개의 분자에 불과한 냄새
가 수컷에게 먼 거리를 날아서 정확하게 암컷이 있는 곳으로 인도하는 등대의 역할을 한 것
이다.
  곤충은 또 하나 매우 흥미있는 후각의 특질을 갖고 있다.  곤충은 대상에 닿지 않고도 촉
각을 그 대상 위에서 움직이는  것만으로 그 형태를 알아낸다. 이에  대해서 인간은 아무리 
냄새를 맞아 보아도 냄새를 내는 물체가 어떤 형태를 하고 있는가를 알아 맞출 수가 없다.
   
    인공의 '코'를 개발한다
  지금까지 인간이나 동물의 후각기관을 자세하게 언급한 것은 몇억년에 걸친 진화의  과정
에서 완성된 이들 기관에는 그것을 모방해서 인공적으로 후각장치를 개발할 무한한  가능성
이 숨겨져 있기 때문이다. 예를 들면 우주선이 랑데부하는 것과 약간의 성 유인물질의 분자
에 이끌려서 산누에나방의 암컷과 수컷이 만나는 경우와는 정말 비슷하지 않을까? 여기에는 
문자그대로 모든 것, 즉  정보처리장치, 유도장치나 자기조준장치에  흥미가 솟는다. 예컨대 
냄새가 공기 속나 물 속에서만 신호로 이용될 수 있고 우주공간에서는 사용될 수 없다고 무
시하는 경우도 있지만 이들 냄새 '레이다'는 많은 부문에서 이용될 수 있을 것이다.
  앞에서 언급했듯이 80킬로미터나 떨어진 먼 거리에서 화재 현장으로 날아온 나방의  후각
기관을 모방한 장치를 ask든다면 원격식 화학화재 경보장치를 만들 수  있을 것이다. 또 인
공 후각기관은 각종 화학공업부문에 다시없는 소중한 장치가 될 것이다. 화학반응의 진행상
황에 간한 정보를 모으는 현재의 전자 센서의 종류는 매우  적고, 그들 센서의 성능도 현재 
및 장래의 화학공업에도 극히 불충분하다.  인간의 코와 비슷한 인공후각장치는 향료,  특히 
향수 생산에 이용할 수 있을 것이다.  향수생산부분에서는 인조코가 향수조향사나 전문기사
보다 훨씬 더 정교하게 생산과정이나  제품의 품질을 관리할 수 있다.  또한 값싼 원료에서 
어떤 냄새가 나는 향수라 할지라도 인공적으로 합성할 수 있게 될 것이다. 인공 후각기관은 
식품공업에도 그 용도가 광범하다. 예를 들면 부패 검지기나  원료제품을 검사하는 장치 등
에 이용할 수 있다. 유독물질을 취급하는 연구소나 기업에서는  인간의 코를 가지고는 감지
가 불가능한 독극물의 유출을 인공의 코로 발견할 수 있을 것이다.  
  앞으로 10년 안에 각국의 과학자나 기술자들은 인공 후각장치를 개발해 내려고  결사적으
로 매달리고 있다. 이 연구는 목적에 걸맞게 몇 가지 방향에서 이루어지고 있다. 예를  들어 
미국에서는 인공후각기관의 개발은 첫째로, 군사용이나 경찰용으로 사용하기 위하여 연구하
고 잇다. 뱀장어의 후각을 연구한 결과  뱀장어가 6×1020배로 묽게 탄 알코올을  그 냄새로 
감지할 수 있다는 것이 밝혀졌다. 바꾸어 말한다면 용적이 3,500입방킬로미터인 라도가 호수
에 1그램의 알코올을 떨어뜨린다면 뱀장어는 알코올을  탄 이 호수의 물과 다른 곳을  물을 
식별할 수 있다는 것이다. 이 사실을 알고 미국의 군사전문가들은 당황했다. 혹시 그러한 장
치를 인공적으로 제작이 가능하다면 적군의 함선이 남긴 '흔적'을 대양에서도 추적할 수  있
기 때문이다. 그래서 요 몇 년 동안  미국 기술자들은 냄새에서, 즉 함선이 항해 중에  남긴 
냄새가 나는 물질의 존재로부터 그 함선을 발견할 수 있는 장치를  개발하는 데 몰두해 있
었다. 
  '유에스 뉴스 앤드 레포트'지에 따르면 미국  과학자들은 국무성이 주문한 인간의 체취를 
식별할 수 있는 '전자코'를 개발했다. 그 전자코를 발명한  사람이 주장하는 바에 의하면 헬
리콥터에 실린 이 장치는 아득히 먼 곳에 있는 인간 집단을 발견할 수 있다고 한다. 일리노
이 공과대학에서는 항공회사와 계약한대로 갱들이 비행기에 장치한 폭탄을 발견하는 데  걸
리는 시간을 비행기 문을 닫고서 이륙하기 위해 활주로로 향하는 4분간이면 충분하다. 
  어느 렌터카 회사는 술주정뱅이에게는 엔진이 시동되지  않는 장치를 자동차에 부착했다. 
그 민감한 소자 - '장치의 코' -  는 자동차 안에 있는 와인 증기에 반응한다.  와인 증기를 
내뱉어낸 사람이 아무리 자동차키를 돌려도 플러그를 점화할 수 없다. '전자코'가 장치의 동
작부에 운전자가 술에 취했다고 알리면 동작부가 점화 플러그와 밧데리 사이에 있는 회로를 
끊어버리기 때문이다. 이 '코'는 자동차 안으로 틈새를  비집고 바람이 들어오거나 불순물이 
있는 경우에도 회로를 끊어버릴 정도로 예민하다. 
  이외에도 로자노와 스케프스 두 사람이 개발한 '전자코'도 알려져 있다. 이 장치는 냄새를 
내는 물질의 작용으로 전류의 세기가 변화한다. 이 변화는 일정한 냄새를 식별하는 데에 이
용할 수 있다. 어떤 종류의 알코올(예를 들면 에틸 알코올)에 대해서 이 전자코는 인간의 코
보다 100배나 더 민감하다. 
  미국 '하니벨'사에서는 일부 기체가 자외선을 선택적으로 흡수하는 원리에 기초한  장치를 
만들었다. 이 장치에는 특수한 자외선 램프가 있는데 거기서  나오는 자외선이 예민한 검파
관에 초점이 맺히도록 한다. 자외선 램프와 검파관 사이를  기체가 통과하면 자외선의 일부
가 흡수된 결과 검파관이 받는 에너지가 감소한다. 기체의 농도가 일정한 수치에 이르면 검
파관이 경보장치의 스위치를 켠다. 이 장치는 극히 예민하여 물질의 농도가 0.00001퍼센트만 
되어도 그 냄새를 감지한다. 이 장치는 드라이클리닝 공장에서 유독한 과염화에틸렌을 검출
하는데 이용되고 있다. 그 외에 이장치는 가솔린, 도료, 암모니아, 산의 냄새나 신선한 사과, 
바나나 등의 냄새를 감지할 수  있다. 도둑이나 살인자는 범행현장에  손수건이라든가 장갑 
같은 소지품을 남기지 않을 뿐만 아니라 자신의 지문이 남지 않도록 장갑을 끼는 경우도 많
다. 과학자들이 상당히 오래 전에 증명했듯이  인간은 각기 특유의 체취가 있다. 분명히  이 
체취는 유전에 위해서 결정된다. 이란성 쌍둥이만이 유전적 구조가 동일하기 때문에 체취도 
매우 비슷하다. 이 의미는 지문과 동일하다.  
  인간에게는 누구나 피부 분비선이 몇 개인가  있다. 땀샘, 피지샘, 등이 있다.  발바닥에는 
땀샘 밖에 없지만, 그러나 그 대신에 땀샘이 발바닥 1㎠에 최고 100개나 있다. 따라서  냄새
를 지닌 흔적의 근원은 아마 이 발바닥의 땀샘이라 할 수 있다. 조건만 양호하다면 개는 하
루 전에 남겨진 족적을 가지고 범인을 충분히 추적할 수  있다. 그와 다름이 없지만 감도와 
선택성이라는 점에서 개의 후각기관보다 뛰어난 '전자 경찰견'은 미국 경찰당국이  의도하는 
바에 의하면 냄새를 가지고 범인을 수사하는 데 위력을 발휘할 것이다. 혹시 살인이 일어났
던 집에 '전자경찰견'을 데려가서 스위치를 누르면 피해자 외에도 범행이 일어나기 전  하루
동안 이 집에 있었던 사람들을 딱 알아 맞출 것이다. 예를 들어  범인이 지문 등 모든 흔적
을 지워버렸다 하더라도 범인 자신의 체취는 반드시 남게 마련이다. 이  '전자 경찰견'의 구
조와 작동원리는 만일의 사태에 대비하여  극비에 부쳐져 있다. 그러나  절도범과 살인범의 
체취 카드는 급속히 증가하고 있다. 
  네덜란드 로테르담에서 대기오염 자동경보시스템 개발의 제1단계가  끝났다. 이 시스템은 
큰 공장 근처에 설치되어 공기중의 아황산가스(SO2)의  함유량을 감시하는 31개의 전자'코'
로 되어 있다. 아황산 가스의 양이 허용치를 넘으면 장치에 연결된 컴퓨터가 경보를 울리고 
전자지도 상에 오염된 지역의 위치가 나타난다. 
  이외에도 여러 가지 상이한 원리로 작동하는 인공코가 개발되었는데 그 어느 것도 전술한 
것처럼 바이오닉스적 장치는 아니었다. 이들 장치는 예민했지만 덩치가 꽤 큰 가스분석기로 
구조, 작동원리, 작동속도의 어느 면에서도 자연의 후각기관과는 다르 . 예를 들면 가스=액
체 크로마토그래피법(chromatography ; 색소물질의 분별 흡착에 의한 분리법, 여러 가지 혼
합물의 용액을 알루미나, 실리카 젤, 이온 교환수지 등의 흡착제를 채운 수직으로 된 유리관
을 통하여 흐르게 하여 흡착성의 차이에 따라 혼합물의 성분이 여러 곳에 흡착되게 하는 방
법임.)으로 네덜란드 딸기 냄새를 분석하는 장치에는 길이 120미터나 되는 나선형의 유리관
이 붙어 있다. 작동을 시키는 데는 프로그램으로 제어된 서머스타트(thermostat ; 온도를 일
정하게 유지하기 위한 자동조절기)가 필요하다. 분석하는 데는  약 1시간이 걸리는데 그 과
정이 끝나면 이 장치는 분해해서 세척하고 재충전시키지 않으면 안된다. 
  미국의 앤드류 드레브닉스 교수는 후각기관을 모방한 바이오닉스적 장치를 연구해 온  선
구자 중의 한 사람이었다. 그 교수의 목표는 진료용 전자 '코'를 개발하는 일이었다. 어떤 종
류의 질병은 그 병 특유의 냄새를 발산하는데 이것은 환자의 체내에 화학적 균형이 깨졌기 
때문이다. 전자 '코'는 여러 가지  질병에 특유한 냄새를 발견해서  그것을 분석하고 추정할 
뿐만 아니라 그 후각 능력은 피로라든가 순응과 같은 현상과는 관계가 없어야 한다. 
  냄새의 주인공이 유기물의 증기라는 것 때문에 드레브닉스 교수는 냄새를 내는 물질의 작
용으로 접촉전압이 변화하는 현상을 이용해서  인공코의 모델을 만들기로 했다.  이 장치를 
작동하는 근본원리가 되는 화학적,  전기적 과정은 상당히 복잡한데도  불구하고 그 구조는 
비교적 간단하게 되어 있다. 이 후각장치는 냄새를 내는 혼합물이 들어오는 유리로 만든 뚜
껑 아래에 놓인 고정된 4개의 금제 전극과 회전하는 금제 날개로 구성되어 있다. 고정된 금
제 전극판은 각기 다른 흡착제로 덮여서 스위치 접점에  연결되어 있고, 스위치의 슬라이드
는 금제 날개와 동시에 회전하게끔 되어 있다. 냄새를 내는 물질의 작용에 따른 접촉전압의 
변화에 딸서   저항을 흘리는  전류,  즉 그   전압이 변화하고,  그  변화가  오실로그래프
(oscillograph ; 물리적인 진동이나 전기 진동, 즉 전류, 전압의 시간적 변화를 가상곡선으로 
표시하는 장치)로 들어간다. 이 후각장치에 냄새가 없을 때는 오실로 그래프의 스크린에 직
선이 나타나지만 냄새가 있으면 특징있는 파형이 생긴다. 그  파형과 파동의 산과 골짜기의 
크기로부터 냄새를 내는 물질과 공기 중에 있는 그 물질의 농도를 알 수가 있다. 
  드레브닉스 교수는 최근 몇 년간 이 '전자코' 사용하여 냄새로부터 각종 질병을 정확히 진
단하는 방법을 찾기 위해 방대한  실험을 되풀이했다. 피실험자인 환자는  일정하게 조성된 
공기가 항상 들어오는 유리로 만든 집에 들어간다. 그리고  더러워진 공기를 분석해서 환자
가 배출한 화학물질을 결정한다. 지금가지 24개의 물질이 결정되었다. 현재 드레브닉스 교수
는 이들 물질 중에 무엇이 건강한 사람의 특징이고 또 어떤 물질이 어느 정도 농도로  각종 
질병과 관련됐는가를 밝히려고 하고 있다. 
스코틀랜드의 과학자 R. 몬클리프도 각종 물질의 냄새를 식별하여 그 농도를 측정하기 위한 
장치를 개발했다. 그는 이 장치를 제작할 때 다음의 세 가지 현상을 이용했다. 즉 조성이 다
른 다공질의 박막이 여러 가지 향료를 선택적으로 흡수하는 능력, 이들 박막이 향료를 흡착
할 때 열이 방출된다는 점, 온도 변화에 따라서 반도체 저항기가 저항을 바꾸는 성질이다. 
  이 '전자코'의 토대가 된 것을 몇 개의 동일한 크기의 작은 용기를 병렬로 연결 시켜 거기
에 냄새를 내는 혼합가스를 불어넣는 장치이다. 이 혼합가스는 공기가 콧구멍에서 축축해지
는 것과 같은 원리로 미리 축축하게 만든다. 각 용기 속에는 두 개의 똑같은 반도체 저항기
(열저항기)가 있는데 그 중 한 개는 흡착막으로 덮여 있다(물론 흡착막의 재질은 용기에 다
라서 다르게 선택한다). 열저항기는 휘트스톤 브리지(wheatstone bredge ; 영국의  물리학자 
휘트스톤이 개량하여 실용화한 전기저항 측정기. 저항과 검류계 및  전지를 접속 한 회로를 
주요부로 함. 콘덴서의 용량과 인덕턴스의  크기를 알아내는 데 쓰임)와  인접한 변에 들어 
있다. 주위의 온도 변화는 양쪽 저항기에 작용하고 브리지(bridge ;  각 변이 회로소자로 된 
사각형의 전기회로. 평형 상태에서의 성질을 이용하여   전기 저항 및 자기 측정, 발진기의 
안정화, 여파기 등에 응용함)는 균형을 유지한다. 그런데 냄새를 내뿜는 물질이 흡착되면 흡
착막으로 덮힌 저항기만 가열되어 저항을 변화시킨다. 이 결과  균형이 깨져서 그 대각변에 
전기신호가 나타난다. 증폭된 신호는 밀리암페어 계측기나 마이크로암페어 계측기에 측정되
는 것과 동시에 기록장치로 보내진다. 어떤 화학물질이 어떤  용기에 민감한가를 안다면 신
호가 나타나는 채널 번호를 가지고 냄새를 내뿜는 혼합 가스의  조성을 알 수 있고, 신호의 
크기를 가지고 그 농도를 결정할 수가 있다. 
  몬클리프의 인공코는 인간의 후각기관과 다음과 같은 몇 개의 유사점을 같고 있다. 즉 냄
새를 내는 물질에 즉각 반응하고, 냄새를 멀리하면 반응이 소멸된다. 이 장치를  작동시키려
면 공기를 그 수용면 위로 통과시키지 않으면 안된다. 또 이 장치는 '피로'를 느끼기 때문에 
다음 번 실험을 하기 전에 휴식을 취하지 않으면 안된다. 또 이 장치는 약한 냄새보다 강한 
냄새에 빠르게 순응한다. 즉 아무리 자극(냄새)을 강하게 하더라도 일정한 세기 이상이 되면 
반응이 나타나지 않는 몬클리프의 인공코에서 얻어낸 곡선이 개구리 후상피의 전기  활동곡
선과 대단히 비슷하다는 점도 빠뜨릴 수 없는 점이다. 
  이 상과 같이 몬클리프는 자신이 만든  장치에다 흡착제를 임의의 온도 측정장치와  직접 
연결시키면 후상피의 모형이 된다는 점을 증명한 것이다. 혹시  온도 측정장치가 온도 변화
를 전기적 변화로 변환시킬 수  있다면 이 모형은 더욱더 진짜에  가까워질 것이다. 그러나 
냄새의 질과 세기를 객관적으로 측정할 수 있는 바이오닉스적 후각장치의 개발이 초기에 아
무리 성공을 거두었다 하더라도 드레브닉스나 콘클리프가 개발한 장치는 생물의 화학적  감
각장치와는 아직 거리가 먼 모형이라 하지 않을 수 없다.
   
    후각 구조에 대한 3가지 가설
  그러면 생물공학자나 기술자들이 전기회로나 금속을 사용하여 이간이나 동물의  후각기관
을 정확하게 재현할 수 없다는 것은  무슨 이유 때문일까? 거기에는 많은  장해가 있다. 일 
예로 곤충의 후각 수용기를 들어 보자. 냄새나 맛을 감지하는 곤충의 화학적 감각기관은 입 
주위에 있는 촉각과 길이 1천분의 몇 밀리미터 또는 1백분의 몇 밀리미터의 털이 촘촘히 나 
있는 촉수이다. 니쿠피티의 일종의  촉각에는 3,500개, 쇠파리에게는 6,000개  이상, 또 꿀벌 
중 일벌에게는 약 12,000개의 화학적 수용기가 있다. 냄새에 대한 정보를 받아들여 처리하기 
위한 수용세포와 신경망이 분포해 있는 촉각의 크기를 생각한다면 곤충의 후각기관의  구조
를 연구하여, 그것을 모방해서 인공적인 장치를 만들려고 시도하는 생물공학자의 노고가 얼
마나 큰가 쉽게 짐작할 수 있을 것이다. 
  가장 큰 장해가 되는 것은 냄새에  관한 물리학과 화학적인 지식이 오늘날가지도  여전히 
불명료한 점이 많이 남아 있다는 사실이다. 아무리 역설적으로  들린 하더라도 냄새에 관한 
본성은 지금가지 참된 의미에서는 연구되지 않았다고 할 수 잇다. 동일한 물질의 냄새라 하
더라도 사람에 따라서 받아들이는 방향이 다르다. 어떤 물질은 강한 냄새를 갖지만 어떤 물
질은 냄새가 전혀 없고, 또 상쾌한 냄새가 있는 하면 불쾌한 냄새가 있는 것은 어째서일까? 
그 이유를 한 마디로 설명할 수 잇는 사람은 한 사람도 없다.  이 문제에 대해서는 도 의견
이 나뉘어 진다. 우리들이 소리의  세기가 밝기나 온도를 측정할 수  있는 지금에도 냄새의 
세기를 재는 척도조차 없는 것이 현 상황이다. 
  냄새의 발생과 후각의 구조를 설명하는 가설이 지금까지 30개 이상 제안되었지만  그것을 
크게 나누면 다음의 3개로 된다. 
  화학적 가설은, 냄새의 질과 그 세기는 물질의 화학 조성에 좌우된다고 생각한다.  주지하
다시피 각양각색의 물질의 개개 분자는 후상피라 부르는 점막표면에 잇는 신결종말에  어떤 
형태로든 작용한다. 정지상태에 있을 대에는 신경섬유로 덮여 잇는 점막은 바깥 측이 정(+), 
안측이 부(-) 전하를 띠고 있다. 신경을  흥분시킨다는 것은 일시적으로 전위차를 발생시킨
다는 것을 의미한다. 냄새를 내는 물질의 분자에  의해서 감극 (전해질 용액 안에서 일어나
는 전해분극을 방해하여 그 진행을 막는 일)이  발생한다. 감극은 극히 짧은 시간에 급속히 
신경섬유로 퍼져 중추신경계에 일정한 반응을 일으키게 해서 인간은 냄새를 감지할 수 있게 
된다. 
  물리적 가설, 이른바 파동설은 냄새를 내는 물질의 능력과 물질 분자의 진동과 일정한 파
장의 빛을 결부시킨 것, 즉 후각 메커니즘은 시각 메커니즘과 비슷하다고 생각하는  설이다. 
즉 적외선의 양자가 후색소의 분자에 작용하여 그 구조를 변화시킨 결과 신경신호를 발생시
킨다는 것이다. 
  제3의 물리=화학적 가설은 로마의 시인이며 철학자인 루크레티우스에  기원을 둔다. 그는 
코 부분에 형태와 크기가 다른 구멍이 있어서 그 속으로 물질이 내는 휘발성 냄새의 입자가 
들어온다고 생각했다. 냄새를 지닌 각각의 물질 입자는 그에  특유한 일정한 형태와 크기가 
있어서, 냄새를 감지한다는 것은 어떤 구멍에 이들 입자가  딱 들어맞는가에 따라서 결정된
다 즉 구멍이 틀리면 냄새도 달라진다. 
  푸크레티우스의 이러한 생각은 20세가 중반가지 실험으로  검증되지 않았다. 분자의 공간
적 구조를 연구하는 입체화학(19세기 말에 성립했다)도 아직  없었고 원자의 크기나 원자간
의 거리를 측정할 수 있는 분광학적 방법(20세가 후반에 발달했다)도 전재하지 않았다. 그리
고 앞에서 기술했던 몬클리프가 1949년에 푸크레티우스의 설과 매우 비슷한 입체화학적  가
설을 주장했다. 
  몬클리프는 다음과 같이 가정했다. 후각기관에는  몇 개의 다른 형태의  수용기의 구멍이 
있어서 각각의 형태의 구멍은 일정한 '1차'적인 냄새 - 시각의  3원색, 미각의 4가지 기본적
인 맛에 상당하는 원향 - 에 대응하여  냄새를 지닌 물질의 분자가 이들 수용기의 '구멍'에 
딱 들어맞을 때 냄새를 감지한다. 바꾸어 말하면 냄새가 있는 물질의 분자는 후상피에 화학
적 혹은 그 진동 에너지에 의해서 자극을 주는 것이 아니라 그 형태나 크기에 의해서  자극
을 주는 것이다. 여기서 분자와 수용기의 구멍사이에 기계적인 상호작용이 생긴다. 각각  배
열된 분자는 플러그 다리가 콘센트에 들어가는 것과 대체로 비슷하게 수용기 구멍으로 들어
가서 신경 임펄스를 만든다. 또 일부분자는 두 개의 다른 콘센트로 들어간다. 즉 한쪽은  좀
더 폭이 넓은 수용기로 또 한족은 폭이 좁은 수용기로 들어가게 되는데 이 경우에는 복잡한 
냄새를 감지한다. 
  1952년에 이 가설은 미국의 유기화학자인 J. E. 암웨어에  의해서 실험적으로 입증되었다. 
600개에 달하는 유기  화합물의 냄새를 연구했던  그는 100개 이상의  유기 화합물이 장뇌
(camphor, 진장, 유장, 방장 등 장목의 등치·뿌리·가지를 증류하면 장뇌유와 같이 무색 투
명한 고체 또는 반투명의 광택이 있는  결정. 독특한 향기가 있음. 물에  녹지 않으나 주정, 
에테르 등에는 녹으면 상온에서 승화하기 쉬움.  셀룰로이드, 무연 화약, 필름, 강심제  등의 
제조 및 방충제, 방취제의 제조에 쓰임.C10H16O)의 냄새를 갖는다는 사실을 밝혔다. 그 외에 
에테르 냄새, 사향 냄새, 꽃 냄새, 박하 냄새, 톡 쏘는 냄새, 썩는 냄새를 불리했다. 이들 7개
의 냄새를 여러 가지 비율과 조합으로 혼합시킨 결과 암웨어 교수는 지금까지 알려진 냄새
를 모두 재현해 낼 수 있었다. 그리고 물질의 냄새가  그 화학적 성질보다는 오히려 분자의 
크기와 배열, 때로는 그 전하에 의해서 결정된다는 사실을 밝혔다. 즉 사향 냄새를 내는  분
자는 원반 형태인데 장뇌 냄새를 내는 분자는 공같이 둥근 모양이다. 
  또 다음과 같은 실험이 실시되었다. 암웨어 교수는 지금까지  알려지지 않았던 물질의 분
자를 설계하여 그 물질에서 나는 냄새를 예언했다. 화학자들은  교수의 희망대로 그러한 분
자를 갖는 물질을 합성했다. 그것을 숙련된 향수 감정사가 조사했더니 그 냄새는 암웨어 교
수가 예언한 대로였다. 그 후의 연구결과 냄새는 분자의  형태나 크기뿐만 아니라 후상피의 
'수용부분'과 분자의 접촉을 촉진하는 특별한 기능을 지닌 원자단이 분자 내에 존재하는  것
에 의해서도 좌우된다는 사실을 알았다. 이상과 같이 인간의 후각기관은 분명히 '열쇠와  열
쇠 구멍'의 원리로 작동되고 있다. 
  이상 열거한 3개의 가설은 언뜻 보기에는 수미일관한 것처럼 보이지만 어떤 것도 중대한 
결함을 갖고 있다. 예를 들면 화학적 가설(미립자설)은 화학적으로 매우 비슷한 물질의 냄새
가 어떻게 해서 다른 가를 설명하지 못한다. 화학 조성과 냄새를 내는 성질사이에는 직접적
인 관계가 없다고 보는 과학자의 의견이 옳을지도 모른다. 파동설도 아직 해결이 안된 부분
이 많이 있다. 예를 들면 진동수가 다른 빛을 흡수하는  물질이 어째서 똑같은 냄새를 내는
가. 또는 역흡수 스펙트럼이 완전히 똑같은데도 냄새가 다른  물질이 잇는 것은 어째서일까 
하는 것을 알지 못한다. 현재 물리학자들은 어떤 파장의 빛도 만들 수가 있지만 '냄새를  일
으키게 하는' 전자파를 발견하려는 시도는 모두 실패로 끝났다. 
  후각에 관한 현존하는 가설 중에서도 가장 확실하다고 보여지는 제3의 입체 화학적 가설
에도 약점이 있다. 후각기관의 정보 처리량이 크다는 것과 식별할  수 있는 냄새의 수가 매
우 많다는 것이 겨우 7개의 기본적인  냄새로는 설명할 수 없다. 도  후구 내의 승모세포의 
수와 수용기의 구멍 형태의 수와 보통 식별이 가능한 냄새의 수가 크게 차이가 나는 이유도 
설명할 수 없다. 
  
    반쯤 '살아있는' 후각기관
  이처럼 냄새에 관한 엄밀한 물리적 이론은 현재로서는 아직  존재하지 않는다. 가장 오래 
되었고 동시에 중요한 감각의 하나인 후각은 여전히 수수께끼로  남아 있다. 냄새이 본성과 
그 수용 메커니즘을 밝히고 지금까지의 지식을 토대로 해서 다양한 인간의 활동분야에 냄새
라는 정보의 수리와 처리를 자동화하는 문제를 해결하려면 아마 아직도 몇 년이 걸릴 것이
다. 그리고 최근에 이 복잡한 문제를 해결하려는 새로운 방향이 제시되었다. 그것은  기술자
가 만든 후각장치를 '생물학화'하는, 즉 '반쯤 살아 있는 후각기관을 개발하는 일이다. 그 부
분의 개척자의 한 사람은 미국의 로버트 케이이다. 
  그의 목표는 대기 중에 있는 유독가스의 존재를 신속히 발견하여 그 농도가 인체에 위험
한 수준에 도달하면 경보를 내는 그런 구조를 한 간단한  장치를 개발하는 일이었다. 이 장
치는 공기가 유독가스에 오염될 위험이  늘상 존재하는 탄광, 광산,  잠수함, 우주선 안에서 
연속적이면서도 확실하게 작동하지 않으면 안된다. 케이는  살아있는 파리를 유독가스 냄새
를 감지하는 소자로 사용했다. 파리의 후각기관인 촉각은 와상  감각기인데 그 속에는 신경
종말이 한곳에 모인 감가신경이 있다.  케이는 파리의 뇌를 대신하는  신경절에 미소전극을 
접속하여 최초로 그 생물전류를 증폭한  후 분석기로 보였다. 그  곳에서 '후각' 생물전류를 
다른 모든 생물전류로부터 분리했다. 유독가스를 감지한 파리가 특이  있는 파형의 펄스 전
류를 발생하면 분석기가 즉시 경계신호를 내는 구조로 되어 있다. 
  케이가 '냄새 검파관' (그는 자신이 만든 장치를 이렇게 불렀다)으로 파리를 고른 것은 더
음과 같은 몇 가지의 이유 때문이다.
  파리는 우선 입수하기가 간단하고, 그 생물전류를  해독하기가 쉬운데다가 무엇보다 후각
이 대단히 민감하기 때문이다. 그런데다가 이 '장치' 는  사용하기가 매우 쉽다. 혹시 이 '살
아 있는 블록'이 망가진다 하더라도 성냥갑 속에는 미리 준비해둔 수십 마리의 파리를 곧장 
사용할 수 있기 때문이다.  
  그러면 주위에 파리가 없을 때는 어떻게 하면 좋을까? 파리 대신데 바퀴벌레를 사용해도 
좋다. 미국의 일부 탄광에서는 최근 6년 동안 유독가스의 농도를 측정하기 위해 바퀴벌레를 
감각소자로 하는 장치를 사용해 왔다.  바퀴벌레는 지금까지 어떤 장치라  하더라도 검출이 
불가능한 탄광의 갱내에 있는 극미량의 유독가스를  검출한다. 그리고 조금이라도 위험요인
이 생기면 즉시 경계신호를 낸다.
  생물공학자들은 파리, 바퀴벌레, 기타 다른 곤충의 후각기관의 작동원리가 장차  컴퓨터나 
가스 크로마토그래프의 입력장치로 광범위하게 응용될 것으로  보고 있다. 그러나 현재로서
는 각종 생산 및 연구분야에서 가스분석기나 냄새 탐지기의 기능을 독립해서 수행하는 동물
을 찾는 단계이다. 이러한 역할을 수향하려면 생물은 두  가지의 요구를 충족시키지 않으면 
안된다. 즉 극미량이라 하더라도 우리들이 필요로 하는 냄새를 감지할만한 예리한 후각기관
을 지니고 있을 것, 검지된 냄새에 대한 반응이 신속하면서도  간단 명료한 것이 아니면 안
된다. 
  이와 같은 아이디어는 결코 새로운 것은 아니지만 바로 최근까지 그것을 실행에 옮길 수
가 없었다. 그 이유는 매우 간단하다. 동물의 후각기관의 능력과 가능성에 대해서 전혀 알지 
못했기 때문이다. 
  
    코로 사람의 생명을 살리는 동물
  동물계에는 각양각색의 동물들이 있는데도 불구하고 인간이 오랜 기간 냄새 탐색기로  사
용해 온 것은 겨우 3∼4종이다. 예를 들면 금세기 초에는  많은 나라의 탄광에서 갱내 가스 
검지기로 카나리아를 이용했다. 카나리아는 갱내에 극히  미량의 유독가스가 들어있다 하더
라도 의식을 잃을 정도로 유독가스에 민감했다. 그러나 산소의  양을 충분히 공급하면 카나
리아는 다시 의식을 회복한다. 
  일찍이 잠수함의 승무원으로 인간이 아닌 흰쥐가 승선한 적이 있었다. 7대 해양을 제패했
던 영국 잠수함조차 조금만 취급방법이 잘못되어도 대형사고를 일으키는 가솔린을 조명용으
로 사용했다. 그런데 흰쥐는 가솔린  냄새에 대단히 민감해서 가솔린이 새면  찌익 찍 하는 
울음으로 위험신호를 보낸다. 그리고 흰쥐를 사육하기 위해 전체  함대의 예산에서 일정 비
용을 데어놓을 정도이다. 이 흰쥐의 냄새 탐색능력은 오늘날에도 이용되고 있다. 일부  국가
의 광부들은 갱내 가스를 검지하기 위해 흰쥐를 바구니에 넣고 다닌다 한다. 흰쥐는 갱내의 
가스 냄새를 맡자마자 바구니 속에서 몹시 허둥대기 때문이다. 
  광부에게는 또 하나 오랜 충실한 친구 마히와가 있다.  영국 맨스필드의 탄광에서는 매일 
아침 작업을 시작하기 저에 두 사람의 전문가가 마히와가 들어 있는 큰 바구니를 들고 갱내
로 들어간다. 광부들은 여러 번 자신들을 위험으로부터 구해  주었던 마히와에게 커다란 신
뢰를 보내고 있다. 이것은 마히와가 일산화탄소에 대단히 약해서 조금이라도 공기중에 일산
화탄소가 잇으면 질식해서 죽어 버리기 때문이다. 
  매년 겨울이 되면 눈사태로 큰 피해를 입는 오스트리아 알프스 지방에서는 네발 달린 짐
승으로 오랜 친구인 개가 구조활동에서 중요한 역할을 담당한다.  알프스 지방 주민들은 눈
사태가 날 위험이 있는 경사면의 징후를 숙지해 두고 일정한 장소와 일정한 시기에 일어나
는 눈사태에 '칼루라'라든가 '요한나'라는 이름을 붙일 정도다. 그리고 이들 눈사태의 내습에 
대비해서 대책을 세운다. 그러나 그렇게 하는데도  불구하고 오스트리아 산악지방에서는 스
키를 즐기는 사람, 나무꾼, 농민 또는 학교에서 집으로 돌아가는 학생들이 끊임없이  눈사태
의 위험에 노출되어 있어 매년 많은 사람들이 눈사태로  생매장된다. 이러한 경우에는 즉시 
구조대가 조직되지만 때로는 눈사태가 광범한 지역에 걸쳐 있을  때가 있다. 그러한 때에는 
깊은 눈 속에 매몰된 사람을 찾아내는 일이 대단히 힘들다. 
  그 곳에서 활약하는 것이 바로 개다. 눈사태로 생매장된  사람을 찾아낸다는 이런 곤란한 
일을 아무 개에게나 다 맡길 수는 없다. '눈사태' 전용견은 우선 첫째로 후각이 예리하지 않
으면 안된다. 그런데 도시에서 기른 개는 후각이 아무래도 조금은 둔하다. 더구나 눈보라 속
에서 눈속에 매몰된 낯선 사람을 냄새만 가지고 찾아내는 일은 많은 사람들 속에서 냄새를 
알고 있는 사람을 찾아내는 일과는 전혀 별개이다. 다라서 '눈사태' 전용견을 훈련시키는 일
은 수비지가 않다. 우선 눈속에 매몰된 주인의 소지품을 찾아내게 한다. 그 일이 가능해지면 
눈ㄴ속에 파묻힌 주인을 찾아내는 훈련을 한다. 그 다음은 좀더 어려운 '낯선 사람을 찾아내
는' 훈련을 한다. 잘 훈련된 '눈사태' 전용견은 안개나 어둠 때문에 산속에서 길을 잃은 사람
들도 찾아낸다. 그들은 어떤 악천후라 하더라도 곤란한 구조활동을 훌륭히  해낸다. '베리'라
는 이름을 가진 스위스의 '눈사태' 전용견은 난 고타르 고개 부근에서 50명에 달하는 사람들
을 구조했다. 
  카나리아, 흰쥐, 마히와, 개는 말하자면 냄새 탐지업의 선구자이다. 최근에는 다른 많은 동
물이 그 동료가 되었다. 그 하나의 예가 앵무새이다. 앵무새는 인간의 목소리를 흉내낼 뿐만 
아니라 공기 중에 있는 청산(시안화 수소)이 극히 미량 존재한다  하더라도 그것을 어떤 근
대적인 장치보다 더 정확하게 감지하는 능력을 지녔다는 사실이 알려졌기 때문이다. 헝가리
의 제약공장 '코바니야'에서는 10마리의 앵무새를 사들여 청산화합물에서 각종 약을  제조하
는 공장에 배치하여 청산 중독 방지를 맡겼다. 
  최근 25∼30년 동안에 개는 그 예리한 후각 덕택에 많은 새로운 임무를 맡았다. 제2차 세
계대전 중에는 교묘하게 감추어진 지뢰를 탐지하는 수단은 매우  한정되어 있었다. 당시 지
뢰 탐지기는 쇠로 도니 껍데기로 둘러싸인 지뢰밖에 탐지하지 못했고 나무나 유리로 된 껍
데기에 들어있는 지뢰는 예리한 철침(쇠바늘)이 붙은 긴 장대로 더듬어서 찾는 수밖에 없었
다. 이 때문에 지뢰를 제거하는 임무를 지닌 공병대의 생명은 늘상 위험에 노출되어 있었다.
그러나 몇천, 몇만 개나 r되는 지뢰를 탐지해서 제거하지 않으면 안되었다. 조금이라도 잘못
되면 저승행이었다. 그런데 개는 상자에  들어 있든 들어 잇지 않든  간에 상관없이 폭약의 
냄새를 알아낸다. 그렇지만 이 정도로 능숙하게 되려면 특수한 훈련을 하지 않으면 안된다. 
  1942년 소련 중앙 군용견 훈련소에서 최초로  지뢰탐지견을 배출했다. 지뢰탐지견을 사용
함에 따라서 소련군의 지뢰 제거 공병대의 업무는 눈에 띄게 줄어들었다. 지뢰 제거 공병대
와 지뢰 탐지견은 전쟁터에서 완전히 혼연일체가 되어 활동했다.  지뢰 탐지견의 뒤를 따라
가면 이미 발밑에서 지뢰가 폭발할  위험성은 사라졌다. 지뢰를 탐지하는  폭도 10∼15배나 
넓어졌고, 지뢰를 탐지하는 속도도 20배  이상이나 빨라졌다. 게다가 지뢰 탐지기나  탐지용 
장대를 사용할 수 없는 장소나 키가 큰 풀이 자라는  장소, 수목이 울창한 장소라 하더라도 
지뢰 탐지견은 그 임무를 완수했다. 키예프, 오데사, 노브고로드, 베오그라드, 바르샤바, 프라
하, 부다페스트, 빈, 베를린 등 소련이나 동유럽의 각 도시가 해방될 때 지뢰 탐지견은 대활
약을 했는데 수천명의 인명과 많은 건물을 폭파의 위험에서 구했다. 
  가스 누출을 발견하는데도 개가 이용된  바 있다. 처음으로 그 일을  시작한 것은 독일의 
프랑크푸르트 시의 가스회사이다. 
 새로운 시가지에 가스관을 부설할 때  매설된 가스관에서 가스가 새는  경우가 종종 있다. 
이런 때에는 가스관을 파내지 않으면 안되는데 가스가 새는 곳을 찾아내는 일도 큰 고생이
고 시간도 많이 걸린다. 그래서 후각이 예민한 개가 동원되어  가스가 새는 곳을 짧은 시간 
안에 찾아내도록 시킨다. 타린 시에서는1968년부터 동유럽계의  목양견을 가스 누출 탐지에 
사용해 왔는데 그 중에서 가장  우수한 놈은 '딩고'호이다. '딩고'호는  3개월의 훈련을 받고 
전체 길이 5,713미터에 이르는 시내의 23개 거리를 맡았는데  시의 정식 직원으로 임용되어 
매월 약 20만원의 월급까지 받았다. 이외에도 폴란드와 다른 나라에서도 수십마리의 목양견
이 가스 누출을 탐지하는데 활약하고 있다. 전문가의 의견에 의하면 그 개들은 어떤 장치를 
갖고도 검출이 불가능한 미량의 가스 누출이라도 알아 맞춘다고  한다. 가스 누출을 발견한 
개는 그 곳에 쭈그리고 앉아서 응급처치반이 달려올 때까지 계속해서 짖는다. 
  몇 년 전에 개의 예리한 후각을 지질 조사에 이용하려는 시도가 있었다. 그것을 생각해낸 
사람은 광물학 연구소의 바실리예프 박사이다. 우선 교통성에서 몇 마리의 개를 페트로자보
츠크 지질학 연구소로 데려왔다. 처음에는 황철광의 광석을 잘  감추고 그것을 찾는 훈련을 
시켰다. 이윽고 개는 모암이나 다른 광석 속에서 어느 특정한 원소만을 함유한 광석을 골라 
낼 수 있었다. 이 훈련을 우수한 성적으로 끝마친 한 마리의 '무트라'라는 개는 1966년에 큰 
공적을 세웠다. 시추를 시작하자마자 '무트라'는 그곳으로 가까이 와서 몇 번이나 그 주위를 
빙빙 돌다가 갑자기 한쪽 옆으로 달려가 50미터 떨어진  곳에 멈춰서서 짖어대기 시작했다. 
지질 조사대가 그곳에 시추를 해보니 훌륭한 황철광 광상이  발견되었다. 그후에도 많은 지
질조사대가 개를 이용하고 있다. 예를 들면 1970년에는  일루티시 지질조사대가 8마리의 동
유럽 계열의 목양견으로 상당한 실적을 올렸다. 
  마약 밀수입에 애를 먹던 핀란드에서는 마약 밀수 방지에  개를 이용하기 시작했다. 세관
에는 특별한 훈련을 받은 라브라드르 개를 배치하여 세관이나 항구로 입국하는 입국자의 의
복이나 수하물을 감시하게 하였다. 마약 냄새를 맡은 개는 즉시 짖기 시작한다. 스웨덴도 핀
란드의 경험을 도입하여 마약 단속에 개를 이용했다. 그  중에서도 '검은 악마'라고 하여 밀
수입자들을 공포에 떨게 만든 놈은 '코케트'라 부르는 라브라도드개로 마약 냄새를 기가  막
히게 잘 맡아서 자동차에 숨겨둔 마약을 찾아내는 것이 그 개의 임무이다. 이 네발 달린 탐
정은 자신의 임무에 대단히 충실해서 대형 트럭을 조사하는데도 불과 3시간밖에 걸리지 않
다 한다. 
  이상과 같이 개를 비롯해서 카나리아, 흰쥐등 '살아있는' 냄새 탐색기가 이미 이용되고 있
지만, 앞으로 점점 그 숫자는 늘어날 것임에 틀림없다. 동물의 후각은 다양해서 각각의 용도
에 맞는 '살아 있는' 냄새 탐색기가 발견될 게 틀림없다. 그러나 단지 그것만이 목적은 아니
다. 살아있는 후각장치는 진화의 과정에서 만들어진 한계를 뛰어 넘을 수가 없다. 현재 화학
공업은 눈에 띄게 발달한 결과 강력한 생리적 작용을 갖지만 그 분자가 후상피를 자극하지 
않는 많은 인공물질이 만들어졌다. 그러나  인공의 후각기하면 이들 물질의  냄새를 감지할 
수 있도록 만들 수 있다.  많은 국가의 과학자들이 다양한 조건  아래서 생물의 후각기관에 
대한 생리학적 연구나, 생물이 냄새에 고나한 정보를 수집하고 처리하는 과정을 바이오닉스
적 연구에 몰두해 있다. 또 불질의 냄새와 그 물리적 및 화학적 성질과의 관계에도 더욱 메
스를 가해서 인공 후각기의 개발을 진행시키고 있다.  유명한 생리학자인 파블로프는 "후각
은 생리학에서도 가장 어려운 문제중의 하나다."라고 말했지만 생리학, 바이오닉스, 화학, 전
자공학 등의 전문가들의 협력으로 여태껏 비밀의 베일에 감춰진 '냄새의 정원'의 실체가  가
까운 장래에 밝혀질 것이 틀림없다. 

      제5장 바다의 지성인
    돌고래를 탄 소년
  뉴질랜드 중부의 프렌치 파스 해협은 바닷물이 역류하여 섬이나 암초가 많은 위험한 바다
이다. 1888년 폭풍이 몰아치던 어느  날 기계류와 구두를 싣고 시드니  항으로 향하던 범선 
'브린델'호의 승무원은 뱃머리 전방에 마치 강아지처럼 장난치는 청회색의 커다란 돌고래 한 
마리를 발견했다. 처음에 뱃사람들은 고래 새끼로 착각하고 포경용의 작살을 집어던지려 했
는데 선장 부인이 간신히 말렸다. 브린델 호는 까불거리는  돌고래의 뒤를 쫓아서 나아갔는
데 안개와 비를 돌파하여 무사히 위험한 수역을 빠져나갔다. 
  이렇게 해서 돌고래 '선원'의 대가를 바라지 않는  무상의 뱃길 안내가 시작되었다. '선원'
은 날씨가 궂든 좋든 하루도 거르지 않고 '일'을 했다. 언제나 배 주위에서 헤엄쳤는데 마치 
양떼를 지키는 개처럼 가끔 배 밑바닥을  빠져나가서 반대쪽에 얼굴을 들이미는 적도  있었
다. 이렇게 해서 브린델 호와 처음으로 만난 이래 '선원은 10년이상 뱃길 안내를 계속했다. 
  얼마 안있어 '펭귄호'에 승선한 술취한 승객이 '선원'을 발견하고 반장난으로  돌고래의 눈
을 겨냥하여 권총을 발사했다. 그로부터 2주간 '선원'의 모습을 볼 수 없었다.  모두가 '선원'
이 살해당했다고 생각했다. 그러나 어느 맑은 날 아침 이  대가를 바라지 않는 무상의 뱃길 
안내자는 다시 프렌치 파스 해협에 모습을 나타냈다. 그러나 펭귄호 만큼은 가까이 하려 하
지 않았다. 1911년 '선원'은 1888년에 갑자기 프렌치 파스  해협에 출현했던 것과 똑같이 갑
자기 모습을 나타내지 않았다. 아마 나이가 들어서 파도가 벅찼기 때문일 것이다. 
  돌고래가 인간에게 성의를 갖고 봉사한다는 이야기는 그렇게 진기한 것은 아니다. 플라톤
도 "불행히도 배가 침몰해 버렸다면 돌고래나 신의 도움을 바라면서 헤엄치는  것이 마땅하
다."고 썼다. 
  그리스의 역사가 플루타크가 《동물의 능력에 대해서》라는 책 속에서 기술한 바에  따르
면 돌고래에게 구조된 최초의 인간은 오디세이의  아들인 텔레마코스라 한다. 텔레마코스는 
뱃놀이를 하다가 바다에 빠져 익사 직전이었다. 그런데 갑자기  돌고래가 그를 물위로 밀어 
올려 바닷가로 옮겼다. 아버지 오디세이는  아들의 목숨을 구해준 은인을  기념해서 자신의 
반지에 돌고래의 모습을 새기도록 했고,  도 돌고래의 형상을 한 걸쇠가  붙은 망토를 즐겨 
입었다고 전해진다. 
  기원전 7∼6세기 그리스의 유명한 음유시인 오리온도 돌고래가 목숨을 구해 주었다. 헤로
도투스의 이야기에 의하면 어느 날 음악  경연대회에서 우승한 오리온은 많은 상품을  안고 
시실리 섬에서 배를 타고 코린토스로 향했다. 그런데 뱃사람들은  오리온의 상품에 눈이 어
두워 그를 살해하려고 했다. 오리온은 어차피 죽을 거라면 죽기 전에 마지막으로 노래나 부
르게 해달라고 뱃사람들에게 간청했다. 오리온은 노래가 끝나자 뱃사람들 손에 죽기가 싫어
서 스스로 바다속으로 몸을 던졌다. 그런데 오리온은 가라앉지 않았다. 배 근처에 갑자기 돌
고래가 나타나서 그를 바닷가로 데려갔다...
  오늘날까지 남아 있는 많은 전설나 이야기는 돌고래가 물에 빠진 사람을 도와주었을 뿐만 
아니라 인간과 친한 친구가  되기도 하고, 어린이들에게는 변하지  않는 애정을 나타냈다는 
사실을 전하고 있다. 예를 들면 기원전 79년 유명한 베수비오  화산이 폭발할 때 죽은 고대 
로마의 저술가 대플리니우스는 다음과 같이 전하고 있다. 바이야 마을에 살던 한 소년과 돌
고래와의 이야기이다. 소년은 마음이 내킬 때면 언제나 나폴리 해변으로 가서 "시모! 시모!"
하고 부르면 돌고래가 바닷가로 다가와서 함께 즐겁게 놀았다.  돌고래는 소년을 등에 태우
고 학교에 통학을 하기도 하고, 소년이 주는 작은 물고기나 와인에 적신 빵을 먹게  되었다. 
이들의 우정은 몇 년간 계속 되었는데 소년이 그만 병이 나서 죽었다. 그러나 그 소년이 죽
은 뒤에도 오랫동안 돌고래는 바닷가에 나타나서는 어린 친구가 나타나기를 기다렸다고  한
다. 
  그러면 오늘날에는 어떨까? 돌고래는 과연 인간에 대한 태도를 바꾸어 버렸을까? 플라톤, 
아리스토텔레스, 대플리니우스의 시대와 똑같이  오늘날에도 돌고래는 인간을  따르고 물에 
빠진 사람을 도와줄 수 있을까? 
  1943년 플로리다 해안에 한 여성이 수영하다가  자신도 모르는 사이에 깊이가 키를  넘는 
곳에 와버렸다. 낭패한 그녀는 얼마  안있어 기진맥진해서 파도 사이로 가라앉기  시작했다. 
그런데 갑자기 누군가가 자신을 물가로  밀어 올려 주는 것을 알았다.  밖으로 나온 그녀는 
생명의 은인에게 감사의 말을 전하려고 했지만 주변에는 근처에 머리를 내밀고 잇는 돌고래 
외에는 사람은 그림자도 없었다. 목격자의 이야기에 의하면 막  물에 빠지려는 순간에 그녀
를 물가로 끌어올린 것은 옆에 있던 그 돌고래였다고 한다. 
  또 하나 재미있는 사실을 소개해 본다. 이것은 17년 전  타스만 해를 향한 뉴질랜드의 시
골 마을 오포노니에서 일어났던 일이다. 바위산으로 둘러싸인 아름다운 후미에 1955년 어느 
맑은 아침 한 마리의 어린 병코돌고래가 나타났다. 얼마 지나지 않아 돌고래는 어부들과 친
해져서 노나 손으로 그 돌고래의 몸의 어루만질 정도가 되었다. 그리고 매일 해안에 가까이 
와서는 수영하는 사람들과 장난치거나 아이들을 등에 태우고 헤엄치기도 했는데 그런  도중
에는 절대로 물 속으로 자맥질하지 않았다. 
  얼마 지나지 않아 사람들과 친숙해진 이 돌고래, 오포 '선원'-그 고장 사람들은 그렇게 불
렀다 -의 기사가 신문을 떠들썩하게 장식했다. 예전에는 이름도 없는 일개 어촌이었던 오포
노니 주변에 호화로운 호텔이 줄지어 들어서고 많은 오락장이  등장했다. 이렇게 해서 오포
노니는 세계적으로 유명한 휴양지가 되고 전세계로부터 관광객과 휴양객이 쇄도했다. 
  오포 선원은 지칠 줄 모르고 찾아오는 호기심 많은 구경꾼들에게 싫증도 내지 않고 마치 
영화 스타처럼 행동했다. 해수욕을 하는 사람들과 장난치고 여러  가지 특별한 재주를 선보
여서 그들을 즐겁게 했다. 가장 좋아하는 것은 공놀이로 큰 공을 코 끝에 올려 놓았다가 갑
자기 공중으로 던진다. 공이 수면에 떨어지기 직전에 꼬리를 한  바퀴 돌려서 공을 다시 쳐
올린다. 구경꾼이 던졌거나 자신이 물밑에서 입으로 물고 온 빈병을 코 끝에 올려놓는 재주
도 오포선원이 가장 자신있어 하는 것이었다. 그러나 마치  인간에게서 해꼬지를 당할까 두
려워하는 것처럼 오포선원은 관객에게서 꽤 떨어진 거리에서만 곡예를 선보였다. 
  오포노니 주민들은 오포 선원을 보호하기 위한 위원회를 결성하여 마을 입구에 큰 팻말을 
세웠다. 거기에는 "오포노니에 오신 것을 환영합니다. 다만 돌고래에게 위해를  가하지 말아
주십시오."라고 써있었다. 그러나 그 후  오포선원은 모터보트의 스크류에 감겨서  비극적인 
최후를 맞고 말았다. 현재 오포노니 해안에는 아름다운 황갈색  돌에 아이들과 장난치는 돌
고래상이 조각되어 세워져 있다. 

    돌고래는 옛날 '인간'이었다? 
  그러면 고대 그리스 시대부터 많은 전설에 둘러싸인 이 놀라운 생물은 도대체 무엇일까? 
동물 중의 어떤 과에 속하는 것일까? 그  계통수는 어떻게 되어 있을까? 돌고래는 어떤 능
력을 구비하여 바이오닉스의 입장에서 과학이나 산업의 어떤 분야에 인간에게 봉사할 수 있
을까? 
  '돌고래는 그 옛날 인간이었는데 다른 인간들과 함께 마을에 살고 있었다. 그런데  아버지 
제우스로부터 신통력을 물려받은 디오니소스의 명령으로 육지에서 바다로 옮겨가  물고기의 
모습이 되었다.'라고 유명한 고대 로마 시인 오피앙이 기록했다. 오피앙은 술과 연극의 신이
었던 디오니소스(박카스)를 둘러싼 전설을 잘 알고 있었음에 틀림없다. 
  즉 디오니소스는 낙소스 섬으로 건너가려고   튜레니아의 해적선을 타고 말았다.  그들은 
디오니소스가 신이라는 사실을 눈치채지  못하고 노예로 팔아버리려고  했다. 디오니소스는 
돛대와 노를 뱀으로 바꾸고 솔개의 목소리와 피리소리로 배를 가득 채웠기 때문에 해적들은 
그만 정신이 이상해져서 바다로 뛰어들어 돌고래가 되었다. 고대 그리스 시대부터 돌고래를 
'바다사람'이라 부르는 것은 이와 같은 사연 때문이다. 또한 돌고래가 인간과 가까운 두뇌를 
지녔고 특히 어린이들과 친한 것도 다 이런 이유 때문이다.  돌고래는 그 옛날에 지은 원죄
를 속죄하는 것이다. 대플리니우스가 말했듯이, 그래서 돌고래의 목소리도 인간의  신음소리
와 비슷한 것이다. 돌고래는 옛날부터 자신들이 인간이었다는 사실을 잊지 않았다....... 
  이러한 이야기는 물론 신화지만 실제로는 어떨까? 돌고래의 조상이 무엇이었는지는  현대
과학의 힘으로는 아직 알 수  없다. 우리가 한마디로 돌고래라 부르지만  그 종류가 많아서 
파일럿고래, 참돌고래, 병코돌고래, 돌곱등어 등 70종류 가까이 된다. 포유동믈  고래목의 이
빨 고래류에 속하며 세계의 어느 바다에도 분포해 있는데 일부는 하천(아마존, 갠지스)에도 
살고 있어서 이것들은 하천돌고래라 부른다. 
  돌고래는 폐가 있어서 그 체온이 인간의 체온에 가깝다. 암컷, 수컷 한 쌍이 짝을 지어 행
동하는데 새끼를 모유로 키운다. 돌고래에 있어서 출산은 대사건이다. 새끼가 태어나면 새끼
에게 최초의 호흡을 시키는  것이 어미돌고래의 최대관심사이다.  어미는 '주둥이'와 오른쪽 
지느러미로 새끼를 수면으로 들어올린다. 그 곳에서 새끼는 처음으로 공기를 들이마셔 폐를 
확장시켜서 초음파의 첫울음소리를 낸다. 새끼가 호흡을 시작하면 어미는 안심한다.  새끼는 
가장 안전한 장소-어미 옆이나 꼬리지느러미 바로 위에서-인 엄마에게 찰싹 달라붙어서 헤
엄친다. 그리고 10-30분 간격으로 어미 유방에서 젖을 빨아먹는다. 돌고래의 모유는 영양분
이 풍부해서 (지방은 우유의 13배, 단백질은 4배)새끼는 대단히  성장이 빠르다. 생후 3개월
이면 체중이 35킬로그램 정도 된다. 그리고 생후 18-20개월이면 젖을  떼고 그 사이에 어른 
돌고래에게서 배워 스스로 먹이를 구하는 법을 익힌다. 
  대다수 과학자들은 돌고래의 조상을 육지의 포유동물로 보고 있다. 그것이 육상에서 해양
으로 '이주'한 것이다. 돌고래가 바다로 이주한 것은 지금으로부터 약 5,000만년에서 6,500만
년 전의 일이다. 그러나 왜 이주를 했는지, 돌고래의 조상을 어떤 형태를 하고 있었는지, 도
대체 무엇이었는지는 돌고래의 진화에 있어서 '잃어버린 연결고리'가 바다 속으로  사라졌기 
때문에 전연 알지 못한다. 단지 한 가지 확실한 것은 정체불명의 육상 포유동물이었던 돌고
래의 선조가 다시 수중생활에 적응하기까지는 오랜 세월이 걸렸다는 사실이다. 몸은 기다랗
게 되고, 두 다리는 없어지고 가슴지느러미에 앞다리의 흔적이 남아있을 따름이다. 꼬리지느
러미는 물고기의 그것처럼 수직이 아니라 수평으로 붙어서 추진기가 되었다. 이 꼬리지느러
미와 등지느러미, 게다가 가슴지느러미 덕분에  돌고래는 고속 유영이 가능한 것이다.  진화 
과정에서 코도 바뀌었다. 10원 짜리 동전 크기 지름을 가진 돌고래의 콧구멍에는 흡입과 배
출을 하는 판이 붙어있다. 
  포유동물의 주요한 특징을 지닌 채로 수중생활로 다시 돌아간 결과 돌고래는 다양한 모습
으로 새로운 생활환경에 적응하지 않으면 안되게  되었다. 돌고래는 육상생활에서 수중생활
로 이행하면서 중추신경계의 복잡화라는 경로를 겪었을 것으로 보인다. 돌고래가 독특한 뇌
를 지닌 것은 아마 그 까닭 때문일지도 모른다. 
  돌고래의 뇌는 마치 권투 글러브 두 개를 나란히 늘어놓을 것 같은 모양을 하고 있다. 인
간의 뇌보다 더 구형에 가깝다. 우선  눈에 띄는 것은 커다란 측두부이다. 후두부도  대단히 
크다. 돌고래의 뇌의 두정부는 인간의 뇌의 두정부와 전두부를 합쳐놓은 것과 같다.  독일의 
생물학자 M 티데만은 돌고래의 뇌를 처음으로 보았을 때 깜짝 놀라서 "돌고래의 뇌는 인간
이나 오랑우탄의 뇌에 버금갈 정도로 훌륭하게 발달되어 있어서, 이로부터 어느정도 지능이 
발달했다는 점을 생각할 수 있을 것이다."라고  기록하고 있다. 1827년 돌고래를 해부해  본 
결과, 그는 돌고래의 뇌가 원숭이의  뇌보다 더 크고 기부가 인간과  똑같지만 그보다 조금 
더 넓게 되어있다는 사실을 밝혔다. 그러나 그가 얻은 이  중요한 발견은 한 세기 이상이나 
도서관에서 먼지를 뒤집어쓰고 있었다. 그리고 최근의 연구에 의해서 비로소 돌고래의 뇌가 
인간의 뇌보다도 더 크고 특정한 점에서는 인간의 뇌보다 더 복잡하게 되어 있다는 사실이 
밝혀졌다. 
  물론 뇌의 크기만을 갖고 동물의 지능을 판정하는 것은 잘못이다. 뇌의 질을 판정하는 데
는 몇 가지 정해진 기준이 있다. 그런데 돌고래는 이들  기준의 여러 면에서 인간과 동등하
다는 사실을 알았다. 일 예로 기억과  사고의 기능을 하는 대뇌피질을 살펴보자. 피질의  주
름, 즉 '회전'의 수는 적게 잡아도 인간보다 두 배나 많다. 돌고래의 놀랄만한 판단력과 머리 
회전의 속도는 이것 때문이 아닐까? 돌고래는  인간이 따를 수 없을 정도로 재빠르게  여러 
가지 일을 하고 감각한다. 또 연구결과에 따르면 돌고래의  시상과 피질의 신경세포는 인간
의 뇌와 맞먹을 정도로 빽빽하게 분포되어 있다. 대뇌속의 뉴런의 숫자도 인간의 뇌보다 1.5
배-2배가 많다. 이처럼 기억용량이 대단히 크기 때문에 돌고래는 인공적인 정보 저장수단에 
의지하지 않고도 방대한 지식을 획득할 수가 있는 것이다. 
  대뇌피질의 '복잡성'을 나타내는 또 하나의 기준이 있다. 피질의 각 부분에 분포되어 있는 
뇌세포는 쥐나 토끼의 경우에는 4층으로 되어있지만 돌고래의 경우는 인간이나  원숭이처럼 
6층으로 되어있고, 또 시상의 특수핵과 비특수핵의 숫자도 인간보다 한두 개가 더 많다.  스
위스의 피렐리 박사는 이러한 자료를 근거로 개개의 기준을 보면 돌고래는 인간과 동등하거
나 또는 그보다 더 발달된 뇌를 갖고 있다는 결론을 내리고 있다.   

    멋진 재주 몇 가지 
  돌고래는 조련이 용이한  뛰어난 학생이다. 무엇을  가르쳐도 재빠르게  비우고 조건반사
(conditional reflex: 동물이 그의 환경에 적응하기 위하여 후천적으로 획득하는  반사, 즉 어
떤 자극에 의해서 무조건으로 일어나는 반사가 그 반사와 관계가 없는 제2의 자극을 동시에 
반복하여 줌으로써 결국 제2의 자극만 주어도 일어나게 되는  경우를 말함. 개에게 밥을 줄 
때마다 방울을 울리면 나중에는 방울만 울려도 타액이 분비되는 것과 같은 일. 소련의 생리
학자, 파블로프에 의하여 연구되었음)에도  재빠르게 적응하는 것을  보면 정말로 경이로울 
정도이다. 무엇인가 재주를 가르치려고 그것을 두세 번 보여주면  돌고래는 즉각 그것을 마
스터 해버린다. 
  돌고래는 인토네이션(억양)을 이해하여  휘파람이나 제스처를 구별하므로  돌고래와 인간 
사이에는 곧 상호이해가 성립한다. 수상서커스에서 돌고래가  보여주는 재주는 정말 경이롭
다. 조련된 돌고래가 간단히 선뜻 벌이는 높이 7미터에  이르는 도약은 체조 챔피언도 무색
할 정도이다. 특히 수직 도약은 정확무쌍하다. 마이애미의 마린랜드에서는 돌고래가  수면에
서 5미터까지 뛰어올라와 조련사가 입에 물고 있는 담배를  뺏는다. 이 쇼는 항상 반복되지
만 돌고래가 조련사의 몸에 닿은 것은 아직 한번도 없다.  두 마리의 돌고래가 함께 장해물
을 뛰어 넘는 재주도 다른 데서는 볼 수 없는 재주이다. 풀장의 반대편에서 헤엄쳐 와서 동
시에 공중으로 뛰어 올라 하나의 장해물을 뛰어 넘으려면 시간과 속도를 정확하게 계산해서 
하지 않으면 안되기 때문이다. 
  서독 뒤스브르크 시의 돌고래 전용 풀장에는 미아, 스지, 풀립프, 풀랍프라는 이름을 가진 
4마리의 돌고래가 멋진 재주를 선보이고 있다. 염분을 가미한 수돗물로 채워진 풀장에서 반
시간 동안 펼쳐지는 돌고래의 곡예는 많은 관람객들을 즐겁게  해주고 있다. 돌고래들은 활
활 타오르는 불 테두리를 뛰어 돌라 빠져나간다. 그리고 거의  몸 전체를 수면에 내놓고 꼬
리로 물위를 '걸으면서' 농구선수처럼 공을 불 테두리 속에 던져 넣고 또 야구도 한다. 
이러한 돌고래 쇼는 이곳뿐만 아니라 다른 많은 나라에서도 벌어진다. 돌고래는 농구, 야구, 
수구를 할뿐만 아니라 볼링도 하고, 보트를 끌어 당기거나 레이스 경주를 한다. 또 종을  치
고, 깃발을 올리고, 춤을 추고, 노래 비슷한 것까지도 부른다. 게다가 지휘자의 지휘봉에  맞
추어서 합창도 한다. 그들은 사람들이 부러워할 정도로 음악적인 귀를 갖고 있다. 
   돌고래는 대단한 음악 애호가이다. 일찍이  그리스의 시인 핀달(기원전 522-422년)도 플
루트나 하프소리에 돌고래가 정신없이  빠져들었다고 쓰고 있고,  대플리니우스도 37권으로 
된 <자연사>에서 돌고래가 노래, 특히 오르간 소리를 매우 좋아한다고 지적하고 있다. 돌고
래는 상쾌한 멜로디가 들리면 배에 가까이  오지만 불협화음이나 가락이 맞지 않는  소리가 
나면 곧 자취를 감추어 버린다. 
   1971년 5월 라트비아의 기선 '네만'호가 대서양을 횡단해서 모함으로 귀향하는 도중에 일
어난 일이었다. 일등항해사는 비번인 선원들에게 갑판을  청소하고 페인트를 칠하라고 명령
했다. 그리고 무료함을 달래기 위해 라디오의 유쾌한 음악을 틀었다. 잠시 후 전원 한  사람
이 바다를 보다가 배 근처에 돌고래가 무리를 지어 있는  것을 보았다. 그들은 가볍게 배를 
앞질러서 물에 젖은 등을 번쩍이면서 공중으로 뛰어 올랐다가 다시 물 속으로 자맥질하면서 
장난을 치고 있었다. 통신사가 라디오 스위치를 끄자 돌고래는 모습을 감추었다. 그러나  스
위치를 키고 음악을 틀자마자 재차 돌고래가 모여들었다. 슬픈  음악이 나오자 모습을 감추
고, 시끄러운 재즈 음악에도 반응하지  않았다. 그러나 도나에프스키의 '유쾌한  바람'이라는  
음악이 시작되자마자 배 주위는 다시 돌고래로 붐볐다. 이렇게 해서 몇 시간을 돌고래는 배
와 동행하였고 다음날도 모습을 나타냈는데 아이슬란드를 통과할 때까지 돌고래는 계속  배
와 동행했다. 
  이처럼 돌고래는 뇌가 대단히 발달하여  많은 능력이나 재능을 타고났다.  그러면 바다와 
육지에서 가장 진화한 생물인 돌고래와 인간과의 관계는 어떻게 해서 생긴 것일까? 
  진화의 계단을 오만하게 오른 인간은 '대가를 바라지 않은 우정'이라는 돌고래의 마음씨를 
무시하고 돌고래족의 애절한 호소에도 귀를 기울이지 않았다. 그리고  바다에 사는 동물 중
에서 가장 지능이 발달한 돌고래와 교류하는  길을 찾는 대신에 10세기에 걸쳐서  돌고래와 
그 형제인 고래를 잡는 짓을 계속했다. 최근 100년 동안만  하더라도 약 2백만 마리의 고래
를 포획하여 절멸의 위기에 빠뜨렸다.  이러한 짓은 모두 돌고래 족에  관한 정확한 정보가 
없었기 때문이다. 불과 20∼25년 전만 하더라도 돌고래와 인간과의 사이에는 협력이 가능하
고 그 협력이 인간에게 유익하다고 생각하는 사람조차 없었다. 
  그렇지만 지금에 와서는 사태가 급변했다.  돌고래는 일약 인기스타가 됐고, 면밀한  연구 
대상이 되었다. 바이오닉스, 생리학, 수중음향학, 언어학, 해양학의 전문가,  심해 잠수정이나 
항법기기 설계자, 어업관계자 등 각 분야의 전문가가 돌고래에 관심을 쏟고 있다.  돌고래에 
관해서는 여러 가지 다양한 지식이 기록되어 있고,  돌고래를 심지어 '바다의 지성인'이라고 
부르기도 한다. 다만 돌고래의 지능에 대해서는 학계의 의견이 절반으로 나누어져 있다.  즉 
돌고래가 지능을 갖고 있다고 보는 사람과 그렇지 않다고 부정하는 사람으로 나누어진 것이
다. 
  예를 들면 크뉴겔 박사는 대뇌피질이 발달했다는 점에서 보면 돌고래는 토끼와  원숭이의 
중간에 위치한다고 주장하고 있다. 소련 연구자들 중에는 개와 원숭이의 중간이라고 간주하
는 사람도 있다. 또 일련의 과학자들은 돌고래가 길들여진 동물에 지나지 않다라고 보고 있
다. 그러나 지능이 발달했다는 점에서  돌고래가 인간에게 무척 가깝다라고  보는 과학자도 
있는 것은 사실이다. 그 대표격으로 미국의 생리학자 존 릴리를 들 수 있다. 릴리는 최근 30
년에 걸쳐서 돌고래의 지능을 과학적으로 연구한 데이터를 근거로 다음과 같은 결론을 내리
고 있다. "돌고래는 침팬지, 개, 고양이 쥐 따위의 동물과는 구별되어야 마땅하다."고.
  아마 릴리는 새로운 아이디어에 홀린 대부분의 과학자들이 그렇듯이 너무 열중하다  보니 
아직 많은 부분이 해명되지 않은 오늘날 감히 인간=돌고래라는 등식으로 보고 있는 것이다. 
그러나 이 바다의 '지성인'이 잘 발달한 커다랗고 복잡한 뇌를 갖고 잇는 것만은 분명한  사
실이다. 그렇게 판단하는 것은 바젤 시의 동물학 연구소의  포르트만 교수에 의해 원숭이보
다 훨씬 뛰어나다는 연구로 증명되었다. 
  포르트만 교수는 동물의 다양한 기능이나 생리적 과정을 주관하는 뇌의 각 부분을 연구한 
결과 동물의 '지능'표를 작성했다. 물론  부족한 점이 많이 있어서 완전하게  동물의 지능을 
표시한 것은 아니다. 그러나 그럼에도 불구하고 포르트만 교수가  테스트한 결과 얻어낸 데
이터는 매우 참고가 된다. 가장 지능지수가 높은 것은 물론 인간으로 215, 다음은  놀랍게도 
돌고래로 190이다. 인간에게  약간 뒤진 것에 불과하다. 세  번째는 코끼리로 150, 오랫동안 
동물 중에서 가장 지능이 높은 것으로 알려졌던 원숭이는 겨우 4등으로 63이었다. 원숭이는 
모습뿐만 아니라 행동이나 정서도 인간과 비슷하기 때문에 인간 다음으로 보였는지도  모른
다. 5등 이하로는 얼룩말(42), 기린(38), 가장 교활하다고  생각했던 여우(28)로 이어진다. 그
리고 가장 밑바닥은 하마였다. 
돌고래의 생활이나 그 능력에 관해 현재 진행되는 연구 중에서 과학자들이 심혈을 기울이는 
것은 돌고래의 '지능', '언어', '기술적인 달성'에 관한  연구이다. 이러한 것들을 연구한 결과 
돌고래가 인간에게 도움을 준다는 사실이 차례차례 밝혀졌다.  여기서는 중에서 3개 부분에 
대해서 이야기를 해보도록 하자. 

    돌고래의 고속유영의 수수께끼
  기술의 각 분야, 특히 배를 만드는 조선에 있어서 흥미롭고 근사한 '발명'에 관한 '특허'는 
돌고래의 하사품이다. 주지하다시피 배는 속도 경쟁에 뒤져서 옛날의  모습은 이미 찾을 수 
없다. 이것은 당연한 이야기이다. 제트기가 시속  800∼1,000킬로미터로 여객을 운반하는 것
에 비교하면 고속 여객선조차 마치 느릿느릿 해상을 기어가는  거북이 새끼에 불과하다. 19
세기의 쾌속 범선도, 태평양을 횡단하는 최신식 호화여객선도 모두 속도라는 점에서는 그다
지 큰 차이가 나지 않는다. 그 이유는 수면 아래에 있는 선체가  받는 커다란 물의 저항 때
문이다. 
  속도가 증가함에 따라서 이 저항은 처음에는 속도의 제곱에 비례해서 커지지만 이윽고 속
도의 3제곱, 4제곱, 또 5제곱에 비례해서 증대하게 된다. 따라서 엔진 출력을 높여서 속도를 
올리는 것은 문제가 안된다. 그렇게 하기 위해서는 엔진이 배 전체를 차지할 정도로 커지지
않으면 안될 것이다. 다만 선체를 수면보다 위로 띄어버리는  수중익선의 출현에 의해서 오
랜 꿈이었던 시속 100킬로미터의 벽을  돌파할 수 있게 되었다.  그러나 수중익선도 대형이 
되면 그 뛰어난 장점도 현저하게 줄어든다. 
  이래서 현재에는 항공기나 육상 교통기관의 속도가 비약적으로 증대하고 있는 데  반해서 
선박 쪽은 고속화 추세에 뒤처져버려 화물선이나 여객선의 속도를 올리는 일이 급선무가 되
었다. 그리고 그 일이 극히 어려운 일인 것은 확실하다. 
  배를 물의 속박으로부터 해방시킬 수 없었던 조선 공학자와는 달리 자연은 돌고래를 수중
생활에 적응시켜 물 속을 고속으로 헤엄칠  수 있도록 아주 완전한 메커니즘을  돌고래에게 
주었다. 돌고래는 헤엄과 자맥질의 달인다. 물 속을 헤엄치는 돌고래의 무리를 본 사람은 맹
렬한 속도로 우아하게, 게다가 경쾌하게 헤엄치는  모습에 감탄을 금치 못한다. 
  돌고래의 최고 속도는 연구자에 따라서 12노트(시속 21.6 킬로미터), 혹은 40노트(시속 74
킬로미터)라고도 하는데 꽤 차이가 있지만  이에 대해서는 현재로서는 정확한  숫자가 없는 
것 같다. 그러나 최고 속도는 시속 40∼56킬로미터를 넘지 않는다고 보면 좋을 것이다. 적어
도 돌고래가 모터 보트나 화물선을 추월하여 헤엄치고 외항선과 경쟁할 정도의 속도를 내서 
20세기 조선 공학자들의 얼굴을 무색하게 만들었다는 사실은 확실하다. 
  돌고래가 시속 50킬로미터의 the도로 헤엄쳐서 몇 시간 아니 때로는 며칠간이나 쾌속선에 
조금도 뒤지지 않고 따라 붙어  가는 이유를 오랫동안 알지 못했다.  어떤 사람은 돌고래가 
수력학에 관한 지식을 '본능적'으로 갖추고  있다고 생각했다. 즉 배가  전진할 때 뱃머리에 
탄성파가 생기는데 이 탄성파를 쓰면 큰 힘을 쓰지 않고도 전진할 수 있다는 사실을 돌고래
가 알고 있다고 했다. 로바드 L  콘레는 "마치 어린이가 얼음산에서 미끄럼  타듯이 근육을 
하나도 움직이지 않고 수면 가까이에서 앞으로 나아가는 돌고래를 나는 여러 번 목격했다."
고 기록하고 있다. 또 다른 사람들은 이론적으로 계산을 해보니 돌고래는 시속  20킬로미터, 
즉 실제로 관측된 속도의 절반이나 3분의 1이상 빠르게 헤엄친다는 것은 전혀 불가능하다고 
주장했다. 그렇다면 이 이론치와 실제치의 차이는 어디에서 생긴 것인가? 
  독자 여러분도 이 다음에 돌고래를 볼  기회가 있다면 돌고래의 곡예뿐만 아니라  그들이 
실제로 헤엄치는 모습을 좀더 잘 관찰할 필요가 있을 것이다. 그런데 돌고래의 고속 유영의 
수수께끼를 풀려고 덤벼든 사람은 동물의 운동에 관한 연구의 대가인 영국의 유명한 생리학
자 제임스 글레이 교수이다. 1939년  글레이는 자신이 타고 있던 배에  따라 붙어 추월하던 
돌고래 무리를 보았다. 그는 돌고래가 헤엄치는  모습에 깜짝 놀라고 말았다. 그 배는  당시 
쾌속선 중의 하나로 시속 17노트를 내고 있었기 때문이다. 육상이라면 이 정도의 속도를 난
다든지 달린다든지 하는 말은 용이하다. 어쨌든 공기 밀도는 물의 800분의 1에 지나지 않기 
때문이다. 
  헤엄치고 있는 유선형이 돌고래가 받는 저항을 측정하는 일은 매우 곤란하기 때문에 글레
이는 돌고래와 크기나 형태가 동일한 모형을 풀장에서 고속으로 예항(다른 선박이나 물건을 
끌고 항해함)시켜 그 저항을 측정하는 별도의 방법을 사용했다. 그때 그는 역학의 법칙으로
는 도저히 설명이 불가능한 사실에 직면했다. 즉 형태도 무게도 동일한 돌고래 모형에 진짜 
돌고래가 내는 추진력과 동일한 추진력을 가했더니  그 속도가 진짜 돌고래보다 훨씬  느렸
다. 면밀하게 계산을 해봤더니 진짜 돌고래에게 일어나는 저항은  형태도 크기도 완전히 똑
같은 돌고래 모형이 일으키는 저항의 7분의 1내지 10분의 1이라는 놀랄만한 결과가 나왔다 
바꾸어서 말한다면 돌고래의 근육이 내는 출력은 육상 포유동물보다 적어도 10배나 큰 것이
다. 그러나 이러한 근육의 출력은 전혀 상상할 수 없다. 그 경우 산소 소비량만을 따진다 하
더라도 그것은 돌고래의 호흡기관의 한계를 훨씬 뛰어넘기 때문이다. 그렇다면 돌고래와 육
상의 포유동물과는 근육의 조직이 전연 다르기 때문이라고 생각해 보지만 그러한  차이점은 
발견할 수 없었다. 두 동물의 근육의 무게는 거의 같았다. 
  이래서 돌고래가 갖는 가장 큰 수수께끼 제1호가 생겨났고 약 25년간 그 수수께끼는 풀리
지 않았다. 이 기간 동안  돌고래의 체중이나 몸길이를 측정해 보기도  하고 현미경으로 그 
조직을 관찰하기도 하고 여러 가지 사진도 찍어 보았다.  계산도 해보았지만 그때마다 돌고
래의 저항이 극히 작다는 사실만  입증될 뿐이었다. 이렇게 된 것은  돌고래가 헤엄칠 때에 
물의 저항을 자게 하고 경계층에 층류(물흐름)를 유지하는 장치를 같고 있다고 가정하는 수
밖에 없다. 그러나 돌고래가 난류(소용돌이)의 발생을 막으로써 많은 에너지를 절약하여 고
속으로 헤엄친다고 가정하는 것과 그것을  실증하는 것과는 별개의 문제다.  그러나 결국의 
1960년 로켓 전문가 클레머에 의해 그것이 증명되었다. 
  그러면 로켓 전문가인 클레머가 돌고래의 수수께끼에 흥미를 느껴 물 속에서 돌고래가 하
는 운동의 특징을 연구한 것은 무슨 이유 때문일까? 로켓과 돌고래 사이의 공통점은 무엇일
까? 초속 몇 킬로미터의 속도로 로켓이 날 경우 대기의 하층부는 보통의 속도로 물 속을 달
리는 경우와 대체로 같은 저항을 나타낸다. 그래서 돌고래의 고속 유영 관한 비밀을 로켓에 
이용할 수 없을까 하고 생각한 것이다. 
  그리고 많은 실험을 한 결과 클레머는 돌고래의 고속 유영에 관한 비밀은 그 몸의 이상적
인 형태나 꼬리의 상한 근육에도 있지만 주로 피부구조에 기인한다는 결론에 도달했다. 
  현미경으로 돌고래의 피부를 자세하게 관찰해 봤더니 그것이 대단히 복잡한 구조를  하고 
있다는 사실이 판명되었다. 즉 표피는 얇은 외피와 그 아래의 배아층으로 구성되어 있다. 배
아층에는 고무 브러시처럼 아래로부터 진피(안팎 두겹으로 된  피부의 내층)의 탄력성이 풍
부한 유두가 돌출해 있다. 표피와 진피의 유두는 전진할 대 큰 수압을 받는 부분, 예를 들면 
전두부, 지느러미의 전연부(앞쪽 가장자리) 등에 눈에 띄게 발달해  있다. 유두 아래에는 콜
라겐 섬유와 탄성 섬유가 촘촘하게 얽혀 있고 그 사이는  지방으로 채워져 있다. 이러한 피
부구조는 열 손실을 방지하고 표피와 진피의 결합력을 강하게 할  뿐 아니라 우수한 단파로
써 작용한다. 헤엄치면 몸의 표면을 따라서 유선이 생기고  몸의 후반부에는 경계층이 벗겨
져서 소용돌이가 생기지만 돌고래의 피부는 이 소용돌이가 생겨야 할 속이 움푹 꺼져 소용
돌이는 움푹 패인 곳 안으로 빨아 들어가는 모양이 된다. 
  이러한 현상에 대하여 소련에서 고래류 연구의  제1인자인 A.G.트미린 교수는 다음과 같
이 기술하고 있다. "1965년 영국의 동물학자 파바스는 수류(물의 흐름) 쪽으로 분포한  고래
류의 진피에 있는 꼬챙이 모양의 근육에 주목했다. 그리고 이것을 조사하기 위해 돌고래 피
부의 표면으로부터 각질층의 얇은 막을 떼어내어 쌍안 현미경을  이 근육을 관찰했다. 몸통
의 양측에는 (그 아래쪽의 3분의 1을 제외하고) 근육이 몸의 선에 대해서 30도의 각도로 비
스듬히 뒤쪽으로 향해 있었다. 꼬리  지느러미에는 근육의 방향이 몸의 양측과  동일하지만, 
가슴 지느러미와  등 지느러미에는 수평이었다. 과학자들은 고래류의 피부에 있는 진피근육
의 분포가 층류화를 촉진시킨 것이라고 보고 있다. 태형양산의  돌고래에는 이 근육의 분포
가 고속 유영을 하는 돌고래와는 다르다. 

    돌고래의 피부와 기술개발
  돌고래의 고속 유영의 수수께끼를 밝혀낸 클레머는  인 공 돌고래의 피부 개발에  착수했
다. 이것은 배에 이 인공피부를 덮어씌우면 물의 저항을 줄여  속도를 올릴 수 있을 것이라 
생각했기 때문이다. 그들의 생각에 따르면 압력의 변화를 예민하게 감지하는 부드러운 고무
막은 경계층에 흐르는 난류의 맥동(맥박치듯 진동하는 주기적  운동)을 감지하여 그것을 중
간에 포함시킨 점성이 좋은 유지에 전달할 것이다. 이렇게  유지의 점성과 고무막의 탄성에 
의해 난류의 맥동 에너지를 흡수하기 때문에, 즉 경계층을  층류화하기 때문에 필요한 조건
이 갖추어 진다. 
  '라민 프로'라 명명된 최초의 인공 돌고래 피부는 처음에는 두 개의 고무층, 이어서 세 개
의 층으로 되어 있고 두께는 합계 2.5밀리미터였다. 매끄러운 표피(두계 0.5밀리미터는 돌고
래의 표피를 사마귀 모양의 돌기가 있는 유지를 포함한 중층막(두께 1.5밀리미터)은 콜라겐
층과 피하지방을 가진 돌고래의 진피를 모방한 것이고, 가장 아래에 있는 내피막(두께 0.5밀
리미터)은 지지층의 역할을 한다. 완충용의 유지는  위에서 압력이 가해지면 사마귀 모양의 
돌기와돌기 사이를 이동한다. 즉 단파 -모형의 표면에 가장 가까운  물의 층에 있는 소용돌
이를 없애는-의 역할을 했다. 
  이 돌고래의 인공 피부는 로스엔젤레스 가까이에 있는 후미에서 이 것으로 덮어씌운 모형
으로 시험했다. 3개의 모형에 몇 가지의 구조가 다른 '라민 프로'를 덮어씌웠다. 이외에 대조
용으로 인공피부를 씌우지 않은 모형도 사용했다. 모형은 고속정으로 예항됐는데 특별한 장
치로 각 모형의 저항을 측정하여 그 결과는 무선으로 고속 사령정으로 보내졌다. 그리고 클
레머의 추정은 보기 좋게 실증되었다. 돌고래의 인공피부로 덮어 씌운 세 개의 모형의 저항
은 대조용의 모형보다 훨씬 작아  난류가 층류로 바뀌었다. 매끄러운  고무막으로 덮어씌운 
소형 어뢰는 물의 마찰 저항이 거의 절반으로 줄어들었다.  소형정으로 실험해 보았더니 소
형정의 속도는 40∼50킬로미터였다. 결국 추정한 돌고래의 최대 속도일 때 '라민 프로'가 가
장 효과를 발휘한다는 것이 판명됐다. 
  클레머가 시작한 실험은 그 후 각국의 과학자들에 의해서 계속 이어졌다. 그리고 층의 두
께, 돌기의 크기와 배열, 유지의 점성을 여러 가지로 변화를 주어서 어뢰나 보트로 수십  번
도 더 실험을 반복하여 어떤 경우라 하더라도 물의 저항을 50∼60퍼센트 떨어뜨린다는 사실
이 실증되었다. 그러나 대형 선박에서는 동일한 효과를 얻을 수 없었다. 이 실패 때문에  많
은 과학자들은 돌고래의 피부를 개량하는 문제에 관한 연구를 포기하려고 하였다. 그렇지만 
얼마 안있어 센세이션을 불러일으킨 새로운 발견이 이루어졌다. 돌고래가 물고기를 잡는 순
간을 촬영해 보았더니 돌고래의 몸에  파형(물결처럼 기복이 있는 모양)을  한 세로 주름이 
확실히 나타났다. 
  이 현상을 처음으로 발견한 사람은 에사피안이다. 그는 1955년에 플로리다의 마린 랜드에
서 돌고래의 이 표피주름을 촬영했다. 그때 그는, 유영 속도가 최고속도에 달해서 그때 생기
는 소용돌이를 앞에 기술한 피부구조로는 이미 없앨 수가 없게 되었을 때에 이 주름이 나타
난다는 가설을 발표했다. 이 순간에 돌고래의 피부 주름(피부의 요철의 파도)에 파동운동이 
시작되고, 고속 유영할 때 생기는 소용돌이를 없애는 일을 한다. 그 결과 접근해서 헤엄치는 
많은 돌고래 주위에 생기는 이 때문에 돌고래의 무리 전체는 고속으로 유영할 수가 없는데
도 불구하고 돌고래 무리는 태연하게  고속으로 헤엄칠 수가 있는  것이다.50년대 중반에는 
이 가설은 한정된 전문가 밖에 알지 못했고 곧 모두에게 잊혀진 채로 몇 년이 지났다. 
  그런데 소련 연구자에 의해서 이 에사피안의 가설이 입증되었다. 즉 돌고래에게는 특수한 
운동 메커니즘이 있어서 이것이 피부 표면에 '진행파(몸의 표면을 따라 꼬리 쪽으로 달리는)
를)만들어 소용돌이를 없애고 층류를 안정시켜 저항을 줄여 고속 유영을 가능하게 한다. 상
식이나 조선 공학자 의견에 거슬러서 이 '진행파'야 말로 돌고래로 하여금 최소의 에너지 소
비로 고속으로 유영할 수 있는 추진력임에 틀림없다는 사실을 최종적으로 확신한  생리학자
는 수학자와 사이버 네틱스 전문가에게 도움을  요청했다. 이제까지 공학자들은 점성유체의 
운동방정식을 140년에 걸쳐서 사용해 왔지만 그 계산결과가 실제와 상반된 적은 한번도 없
었다. 그런데도 돌고래만이 이 유체역학의 법칙에 따르려고 하지 않았다. 지금은 생리학자의 
가설이 옳다는 것을 증명하는 일은 수학이게  맡겨졌는데 소련과학자가 그 일에 몰두해  있
다. 
  컴퓨터가 내 놓은 답변은 매우 간단했다. 수중을 헤치고 나아가는 물체의 표면에 있는 어
떠한 요철도 반드시 그 속도를 감소시킨다. 단지 하나의  예외는 특수한 '진행파'인데 그 이
상적인 케이스는 돌고래라고 보여진다. 이 때 돌고래의 근육은 정학하게 최적상태로 피부를 
조절하려는 형태가 된다. '진행파'는  상식적으로 말하면 속도를  떨어드리는 역할을 하지만 
돌고래의 모을 '달릴' 때는 발생한 소용돌이와 하나가 d되어 그것이 유영속도를 감소시키는 
엉터리 소용돌이로 되는 것을 방지하는 것이다. 
  많은 실험을 한 결과 연구자는 근육의 '진행파' 외에 돌고래는 꼬리지느러미와 몸이  함께 
물에 부딪칠 때에 생기는 또 하나의 물결을 이용한다는  사실을 밝혔다. 꼬리지느러미는 숫
자의 8자 모양을 그려 일정의 물결 프로펠러의 역할을 한다. 
  최근 트미린, 소콜로프, 페르신 등의 소련 과학자들은 또 하나 돌고래의 고속 유영에 관한 
비밀을 밝혀냈다. 그것은 간단히 말하면 다음과 같다. 돌고래가 유영할 때 중요한 역할을 하
는 것은 지느러미에 있는 혈관계와 지느러미를 덮고 있는 조직(힘줄에서 나온 피복)인데 유
영 상태에 따라서 돌고래 지느러미의  탄력은 순간적으로 확 변화한다. 즉  고속 유영을 할 
때나 도약할 때는 지느러미의 탄력이 최대로 되고 휴식할 때에는 지느러미가 느슨한 상태로 
된다. 
  그러면 지느러미의 탄력성은 어떻게 해서 변화하는 것일까? 연구 결과 탄력은 혈관에 의
해서 조절된다는 것을 알았다. 돌고래의 꼬리지느러미에는 혈액을 분배하는 한 개의 혈관이 
있어서 이것이 지느러미의 혈관에 혈액을 보내는 것을 조절하는 것이다. 그리고 이  '지느러
미의 탄력 자동근절' 시스템이 돌고래의 고속 유영을 현저하게 촉진하는 것이다. 
  그렇지만 이것조차도 돌고래의 고속 유영에 관한 최후의 비밀은 아니다. 연구자들은 돌고
래의 피부가 소수성, 즉 물을 튀기는  성질을 갖고 있다는 사실을 발견했다. 이것이  조선에 
있어서 얼마나 중요한 의미를 지니고 있는가는 짐작할 수도  없었던 것이다. 소수성을 가지 
물체를 물 속에서 운동시키면 그것에 점한 물의 층 속에 물분자와 공기 분자의 각각의 덩어
리로 된 일종의 구상구조가 생긴다. 그 결과 물체는 마치 볼 베어링 위를 구르듯이 물 속을 
운동하기 때문이다. 이상에서 보았듯이 돌고래가 고속으로 헤엄치는 것은  그 몸의 형태 외
에 몇 가지의 비밀 메커니즘이 동시에  작용하고 있기 때문이다. 따라서 그것들의 역할,  구
조, 작동원리가 대략 알려졌기  때문에 그것을 실제로 응용해서  선박의 속도를 대폭적으로 
증가시킬 수가 있을 것이다. 그렇지만 그것이 생각처럼 그리 간단하지 않아 실용화되기까지 
는 아직 많은 어려움이 가로놓여 있다. 
  예를 들면 클레머의 피복은 실제 돌고래의 피부를 극히 조잡하게 흉내낸 것에 지나지 않
아 그 소용돌이를 제거하는 능력도 실물보다 훨씬 뒤떨어진다.  이 '라민 프로'는 소형 어뢰
나 보트의 속도 밖에 증가시킬수 없고, 피복을 두껍게 하면  즉시 효과는 제로가 되어 버린
다. 그것은 당연하다. 돌고래의 피부는 단순히 수동적인 완충장치가 아니라 매끈하면서도 동
시에 능동적인 피부, 즉 추진력을 발생시키는 것이기 때문이다. 거기에는 다수의 신결종말이 
있어서 수압의 변화를 포착하여 그 정보를 중추신경계로 보낸다. 이것을 받은 중추신경계는 
근육에 지령을 보내고 근육은 수축하여  피부에 '진행파'를 만들게 한다.  발생한 난류는 이 
물결에 의해 포착되어 돌고래의 몸을 따라서 흘러가는 모양이  된다. 피부는 소용돌이에 맞
추어서 그 형태를 바꾸어 소용돌이가 커지는 것을 방지한다.  이 '능동적인' 제어를 인공 돌
고래의 피부로 흉내낸다는 것은 대단히 곤란하다. 
  그러나 바이오닉스의 연구에 의해서 돌고래가 지닌 뛰어난 기능을 조선에 응용할 수 있는 
날이 반드시 올 것이다. 그리고 인공 돌고래의 피복으로  덮어씌운 배가 오늘날에는 상상도 
할 수 없는 속도로 해상을 질주하게 될 날도 그리 멀지 않았다. 
  이미 다수의 간극을 가진 고무 피복을 잠수함의 선체에 씌우려는 계획이 구상되었다.  '진
행파'를 발생시키도록 이들 간극에 펌프로 공기를 보내거나 빼거나 한다. 별도의 계획으로는 
경계층에서 물을 빨아들여 소용돌이를 없애는 방법도 강구되고 있다. 유명한 미국의 전문가 
찰스 몬슨은 이것을 가지고 배의 속도를 적어도 0.5배는 올릴 수 있을 것으로 보고 있다. 또 
돌고래 피부의 소수성을 모방할 계획도 있다. 다수의 실험결과 경계층에 덧붙인 고분자화합
물이 저항을 30-50퍼센트나 감소시키는 것으로 나타났다. 
  돌고래 피부처럼 소수성과 소용돌이를 제거하는 성질을 가진 유연한 합성 피막이  가까운 
장래에 항공기에 사용될 가능성도 많이 있다. 그 이유는  항공기에 있어서도 속도를 감쇄시
키는 정면 저항이 문제가 되기 때문이다. 
  이러한 피막은 고체가 액체나 기체 속을 운동할  때(잠수함이나 비행기)뿐만 아니라 파이
프로 기체, 액체, 혹은 고체를 수송할 때에도 효과적인 작용을 할 것으로 생각된다. 최근 미
국 피츠버그 대학의 R. 피트는 파이프 안쪽에 돌고래 피부를 모방한 재질을 깔고 이 파이프
에 액체를 압착공기로 보냈을 때 압력의 손실이 어느 정도 감소하는가를 측정해 봤더니 놀
랍게도 35퍼센트나 감소한다는 사실이 판명되었다.  만일 충분히 긴 이러한  파이프를 만들 
수 있다면 이 파이프는 저렴한 비용이 드는 수송수단이 될 것이다. 장차 '돌고래 피부'를 안
쪽에 깐 파이프로 물, 액화가스, 알코올,  액체비료를 수백 킬로미터, 수천 킬로미터  떨어진 
저쪽까지 수송하게 될지도 모른다. 

메아리와 수중 음파 탐지기 
  돌고래의 '전매특허'에 대한 연구과정에서 유체역학뿐 아니라 에코 로케이션이 분야에서도 
인간이 돌고래에게 뒤떨어졌다는 사실을 안 것은 그리 먼 옛날의 일은 아니다. 에코 로케이
션이란 '메아리(에코);를 이용해서 위치를 탐지하는 것(로케이션)이다. 처음에  계기가 된 것
은 1947년 플로리다의 메릴랜드의 미국 동물학자 아서 맥브리지에 의해서 돌고래가  캄캄한 
밤에 혼탁한 풀장에서 그물을 교묘하게 피해서 헤엄쳐 다닌다는 사실이 발견되었던 것이다. 
  사후에 발표된 논문에서 맥브리지는 박쥐가  초음파를 발사하여 어두운 밤이라  하더라도 
안전하게 날아다닐 수 있는 것처럼 돌고래에게도 음파를 발사하여 그것을 수신하는  장치가 
있지 않을까 하는 의문의 제기했다. 
  수중에서 돌고래의 정위의 방법과 수단을 연구한 최초의 실험은 1955년에 미국의  생물학
자 세빌과 로렌스에 의해서 우드홀에서 진행되었다. 실험은 가로90미터, 세로20미터인  혼탁
한 수조 안에서 병코돌고래를 사용하여 진행되었다. 돌고래가 시력을 사용할 가능성을 피하
기 위해서 실험은 밤에 하기로 하였다. 그런데도 불구하고  굶주린 돌고래는 실험자가 수중
에 던진 물고기를 한순간에 발견하여 그 물고기를 먹었다.  물보라를 목표로 매우 정확하게 
덤벼들었다. 물보라까지의 거리는 20미터였는데 오차는 겨우 몇 센티미터에 불과했다. 
  다음에 음파나 초음파 신호를 보내고  나서 돌고래에게 물고기를 던졌다.  이 조건반사가 
고정되었을 때 실험자는 물고기를 신호 없이  던지거나 또는 물고기를 던지지 않고  신호를 
냈다. 그러나 돌고래는 틀리지 않았다. 물고기를  던지지 않을 때는 실험자가 탄 보트  옆을 
그냥 지나쳤고, 신호를 내지 않고 물고기를 던졌을 때는  그때마다 돌고래는 물고기를 발견
했다. 어두운 밤에는 물고기를 발견하기 위해 돌고래는 문짝이 삐걱거리는 것 같은 약한 소
리를 내어 그때마다 정확하게 물고기가 있는 쪽으로 향했다.  이에 대해서 돌고래가 소리를 
내지 않고 헤엄칠 때는 물고기를 던진다 하더라도 보트에 접근하지 않았다. 
  이들 실험에서 이미 밝혀졌듯이 돌고래는 클릭음(짤깍거리는  소리)과 메아리를 사용해서 
먹이를 발견하고 수중에 있는 다양한 물체를 구별한다. 그러나  이 작업가설을 확실히 증명
한 것은 원틀로프 켈로그 교수가 실시한 실험이다. 플로리다의  매릴랜드에는 두 마리의 훈
련된 돌고래 앨버트와 베티가 있었다.  이 두 마리의 돌고래를 사용한  켈로그 교수의 실험 
목적은 다음과 같은 것이었다. 돌고래는 수중음향과 비슷한 소리를 내는가? 자신이 내는 소
리의 메아리를 포착하는 장치를 갖고 있을까? 반사된 소리에 돌고래는 반응할까? 돌고래는 
정위와 먹이를 발견하기 위해서 음파를 이용하고 있을까? 켈로그 교수가 최신의 전자장치를 
사용해서 실험한 결과는 모두 '예'라는 답이 나왔다. 
  실험이 실시된 수조의 유리벽과 바닥의 흙탕물은 소리를 잘 흡수하므로 메아리가  발생하
지 않았다. 돌고래의 수중 가시거리가 35-85센티미터를 넘지 않을 정도로 물을 휘저어 놓았
다. 실험은 모두 야간에 실시하여 인간이 동작을 돌고래가 볼 수 없도록 했다. 수중에  하이
드로폰을 내려뜨려 돌고래가 내는 소리를 특수한 장치로 녹음했다. 실험결과는 정말로 놀라
웠다. 풀장이 조용할 때는 돌고래는 가끔 클릭음 또는 탁  하는 소리-탐색용의 음성신호-를 
냈다. 물고기를 던지지 않고 물보라를 일으키면 돌고래는 짧은 클릭음을 한 번 내고나서 침
묵했다. 먹을 수 없는 것을  던졌을 때는 그것이 수면에 부딪쳐서  가라앉기 시작하는 순간 
돌고래는 클릭음을 계속해서 몇 번 냈다. 그리고 물고기를 던졌을 때는 진동수가 매초 몇백 
번이나 되는 소리를 많이 내면서 돌고래는 물고기가 있는  쪽으로 향했다. 물고기에게 접근
할 때까지 돌고래는 10-30도의 호를 그리면서 머리를 좌우로 흔들었다. 
  다음은 탁한 물을 가득 채운 수조(수중 가시거리 50센티미터 이하)에 미로를 설치하였다. 
즉 36개의 중실(나비 같은 것의 날개 밑동 부분 중 굵은 맥으로 둘러막힌 부분) 쇠막대기를 
2.5미터 간격으로 일렬에 6개씩 6렬로 늘어놓고 거기에 닿으면 벨이 울리도록 했다.  그리고 
돌고래를 풀어놓았다. 처음 20분간은 벨이 겨우  4번 울릴 뿐이었다. 다음 20분간에는  벨이 
울리는 횟수가 더욱 줄어들더니 뒤이어  아주 어두워졌는데도 불구하고 쇠막대기에  한번도 
부딛치지 않고 헤엄치게 되었다. 게다가 아무 장애물도 없는  수조에서 헤엄치는 것보다 속
도가 훨씬 빨랐다. 그리고 이 경우 돌고래는 끊임없이 음파를 발사하고 있었다. 
  캘리포니아 대학의 솔리스 교수도 '알리스'라는 이름을 가진 병코돌고래를 사용하여  재미
있는 실험을 했다. 눈가리개를 하고 헤엄치면서 소리 신호로  먹이를 먹게끔 돌고래를 길들
였다. 먹이를 먹을 시간이라는 신호를 하기가 무섭게 하이드로폰에 돌고래가 내는 클릭음이 
들리기 시작했다. 눈가리개를 한 돌고래는  에코 로케이션에 의해서 어렵지  않게 물고기를 
잡았다. 클릭음의 진동수는 알리스가 물고기에 접근하는데에 비례해서 많아졌다. 그러나  알
리스는 물고기가 자신의 위턱보다 위쪽에 있을 때, 즉  로케이션대에 들어올 때만 물고기를 
잡았다. 켈로그 교수가 실험한 경우와 다름없이 돌고래는 먹이감에 접근하면서 머리를 흔들
었다. 눈가리개를 했는데도 불구하고 알리스는 1∼2미터  간격으로 매달아 놓은 쇠막대기를 
건드리지 않고 그 사이를 헤엄쳐서 빠져나와 소리로 마이크로폰에 접근했다. 
  이렇게 과학자들은 많은 다양한 실험을 기초로 해서 에코 포케이션이야말로 돌고래가  물
속으로 가라앉는 물체를 찾아내는 주요한 수단이라는 동일한 결과에 이르렀다. 
  그 후 진행된 연구 결과  돌고래의 수중음파 탐지기의 성능이 최신예  소나(SONAR)보다 
훨씬 뛰어난 것으로 나타났다. 돌고래의 에코로케이션은 놀랄 정도로 정확하다. 목표까지 거
리가 이삼십 미터일 때 목표를 향한 방향의 오차는 불과 2분의 1도에 불과했다. 또 소련 과
학자가 흑해에서 실시한 실험으로는 돌고래는 자신이 있는 곳에서 20∼30미터 떨어진  곳에 
직경 4밀리미터의 산탄을 던지자 정확하게 접근했다. 
  돌고래는 초음파를 발사해서 자기 주위에 있는 물체까지의 거리뿐만  아니라 그 형태, 재
질 구조까지 탐지한다. 단단히 눈이  가려진 '알리스'는 물고기 토막과  똑같은 크기를 지닌 
물이 들어 있는 젤라틴제 캡슐을 확실히 구별한다. 특히  흥미있는 것은 돌고래의  '소나'가 
최신식 수중 음향장치보다 방해음파에 대해서 유효하다는 점이다. 켈로그 교수는 큰 소리를 
녹음한 테이프를 사용하여 돌고래의 탐색 능력을  뒤죽박죽 혼란시키는 실험을 실시했지만, 
돌고래는 자신이 내는 신호의 세기가 잡음의 10분의 1에 불과한데도 그것과 잡음을 어렵지 
않게 판별했다. 
  그러면 돌고래의 '소나'는 어떤 구조를 하고 있을까? 돌고래의 소리가 나오는 곳은 콧구멍
의 진정낭(귀의 전정 내부에 있는 막미로의 일부인 낭형낭 및 구형낭의 총칭. 앞의 것은 전
정의 후부를 차지하고 뒤의 것은 전하방에  있어 서로 잇닿아 있으며 연낭관으로  연결되어 
있음)인데, 그 부위에 의해서 발사된 음의 주파수가 다르다고 생각된다. 돌고래가 내는 음의 
주파수는 수십헤르츠에서 200∼250킬로헤르츠까지 대역이 대단히 넓다. 소리가 큰 주파수는 
20에서 60킬로헤르츠의 주파수이다. 소리는 동일 주파수나  또는 서서히 주파수를 바꾸어서 
연속적으로 짧은 펄스 형태로도 발사된다. 게다가  재미있게도 돌고래는 공기를 목구멍에서 
밖으로 내뿜지 않고 기관에서 공기를 순환시켜서 소리를 내고 있다. 
  바로 최근까지 돌고래의 송신 안테나의 구조 및 어떤 구조를 가지고 음파를 필요한 방향
으로 발사하는가가 명확치 않았다. 1962년 미국인 에반스와 플레스코트는 전두부의 소위 멜
론(지방이 풍부한 섬유질 부분)과 두개골의 움푹 들어간 앞면에 의해서 발사된 음파는 끌어 
모아진 형태로 전방으로 발사된다고 생각했다. 또  소련의 베리코비치와 야블로코프는 두개
골이 초음파의 '반사경'의 역할을 한다고 생각했다. 이  멜론과 '반사경'이 돌고래의 소나 송
신 안테나에 해당하는 셈이다. 그러나 최근의 연구에 의해서  이 가설은 부분적으로 수정되
었다. 
  인간이 만든 수많은 탐지기로는 송신 안테나와 수신 안테나는 하나의 것을 스위치 전화에 
의해서 구분해서 쓰지만 돌고래에게는 송신  안테나와 수신 안테나가 따로따로  되어 있다. 
수신 안테나는 대략 하악골인데, 물체에서 반사된  음파는 하악골의 지방층을 거쳐 내이(고
막의 속부분으로 고막의 진동을 신경에  전하는 곳)에 이른다. 외이와  이 지방층은 소리가 
내이에 도달하는 유일한 통로이다. 이렇게 해서 물체에서 반사된 음파는 '귀'에 수신되고 신
호의 처리는 뇌에서 한다. 
  그러면 돌고래의 소나는 어떻게 작동하는 것일까? 음파를 끌어 모은 렌즈 역할을 하는 멜
론의 크기가 일정할 때에는 주파수가 낮을수록 음파는 넓게 퍼진다. 고 주파는 바닷물에 흡
수되어 파장이 짧아 질수록, 돌고래의 '소나'의 거리에 대한 '해상력'은 높아진다.  먼곳을 대
충 바라볼 때에는 수중에서도 별로 감쇄되지 않는, 저주파의 비교적 짧은 펄스를  발사한다. 
음파의 퍼짐이 최대로 커지면 돌고래는 머리를  흔들면서(대개 음파원을 전환하면서)먼곳으
니 공간을 탐색한다. 먹이감을 발견한 돌고래는 접근해 가면서 음파의 주파수를 높인다.  그
와 동시에 1초 동안에 발사되는 펄스의 수는 5∼10개에서 70∼100개까지 늘어나고, 퍽스 그 
자체는 짧아진다. 음파는 점점 수렴되고 각도와 거리에 대한 '해상력'은 커진다. 그리고 먹이
감의 바로 옆에까지 간다. 돌고래가 내는 음파와 목표에서 반사된 음파가 한데 뒤섞여서 먹
이감을 발견하는데 방해가 된다. 그래서 돌고래는 '주파수 변조'를 한다. 5∼10초의 긴  펄스
를 발사하여, 예를 들면 주파수를 7킬로헤르츠에서 20킬로헤르츠까지 서서히 변화시킨다. 먹
이감이 멀리 있으면 있을수록 반사된 음파가 되돌아오는 속도가 늦어져서, 발사음파와 수신
음파 사이의 차이는 커진다. 이 차이가 일정한 수치에 이르면 뇌는 돌고래에게 먹이감을 잡
으라고 지령을 내린다. 재미있게도 돌고래는 해저까지의 거리, 해안이나 빙산까지의  거리를 
측정하고 그 옆을 통과하는 배와 충돌하는 것을 피하기 위해 주파수를 변조한 음파를 발사
한다. 이것이야말로 대부분의 수중음향탐지기나 전파고도계에 사용되는 원리이다. 
  돌고래는 그 '수중음향탐지장치'를 사용해서 전방에 있는 물체밖에 발견하지 못한다. 그렇
지만 뒤나 옆에서 돌고래에게 덤벼든다 하더라도 돌고래는 살짝  피해 버린다. 이것은 돌고
래가 보통 다른 동물들처럼 귀를 통해서 주위에서 나는 소리를 듣고 있기 때문이다. 이러한 
소리는 외이를 통해서 내이로 들어간다. 이외에 신경이 발달한  돌고래의 피부가 음파 이외
에도 다른 많은 신호를 받아들인다고 생각하는 과학자들도 있다. 

    인간의 좋은 조수
  한마디로 말해서 인간은 돌고래에게서 배울 점이 너무나 많다. 바다의 '지성인'의 '특허국'
에는 문자 그대로 아이디어의 보물  창고이다. 이외에 과학들은 다양한  분야에서 돌고래를 
인간의 조수로 삼아 '노동 활동'에 길들이려고 돌고래의 정신 생리학적인 능력을 연구하는데 
힘을 쏟고 있다. 이 방면에서 이루어진 최초의 시도는 이미 상당히 유망한 결과를 가져왔다. 
  그 일 예는 1965년 캘리포니아 앞바다에서 실시된 해저 주거 시러브Ⅱ 계획에 참가한 병
코돌고래인 타피이다. 일정한 훈련을 받은 다음에 타피는 일 실험에서 지원선인 바닌호로부
터 수심62.5미터의 해저에서 15일 동안 지낸 아쿠아노트에게 편지를 전달해 주는 연락 책임
을 맡았다. 이외에 주거를 잃어버린 아쿠아노트를 유도하기도 하고, 아쿠아노트를 상어의 습
격으로부터 보호해 주는 역할을 담당했다(돌고래는 상어가 두려워하는 유일한 동물이다). 
  타피는 매일 헬리콥터를 타고 실험 현장으로 갔다. 거기서 끝에 나일론 로프(위험한 상태
에 빠진 아쿠아노트는 그것을 붙잡고 탈출한다)를 매단 특수한 도구를 바다에 내려 놓았다. 
타피는 '바닌'호와 해저 주거 시 러브Ⅱ사이를 20번 왕복했다. 수심 62.5미터에 있는  시러브 
Ⅱ까지를 불과 45초만에 도착했다. 그리고 배에서 보낸 편지,  소포, 신문을 해저 주거에 배
달했다. 아쿠아노트가 작업이나 실험을 할  경우에는 타피가 그에 필요한  장비나 계기류를 
가져다주었다. 또 아쿠아노트가 바닷속에서 산책을 할 때는 항상 그와 동했다. 그리고 그 뛰
어난 활약에 대한 공로로 타피는 아쿠아노트의 명예일원으로 뽑혔다. 
  돌고래는 비행기 사고나 선박이 침몰했을 때 조난자의 발견이나 구조에도 역할을  톡톡히 
할 것이다. 돌고래의 언어 중에는  자기 신변의 위험을 가리지 않고  최고 속도로 발신지를 
향해서 헤엄쳐 가게 만드는 조난 신호가 있다. 이 소리는 호각 소리의 음이 나는데 두 개의 
부분으로 되어 있는 것 같다. 즉 처음에는 음색이  높아졌다가 이어서 낮아지는 호각소리이
다. 돌고래는 호흡하기 위해서는 수면으로 떠올라야 하는데 부상을  입어서 떠오를 수가 없
을 때 이런 호각소리를 낸다. 이 소리를 우연히 듣게 도니 근처에 있는 돌고래는 즉시 구원
하러 그 현장으로 향한다. 맨 처음 도착한 돌고래는 부상당한 돌고래를 수면으로 밀어 올리
기 시작한다. 그리고 수면에서 한숨 돌린  부상당한 돌고래는 다시 물 속으로 잠수한다.  이 
때에는 서로 같은 종류의 보통의 호각 소리로 이야기한다. 
  마린랜드에서 조난 신호에 대한 돌고래의 반응을 연구한 미국의 과학자 브라운은  해상에 
불시착한 조종사를 구조하는데 돌고래를 사용하려는 기발한  제안을 했다. 조종사의 비행복
에 소형 송신기를 항상 넣어 두어 불시착하면 미리 녹음 시켜둔 돌고래의 조난신호를 이 송
신기로 발신한다. 그 신호를 우연히 들은 근처에 잇는  돌고래는 조종사를 구조선이 도착할 
때까지 수면으로 올려 놓든가 근처에 있는 해안까지 옮겨 놓는 다는 것이다. 
  장래에 특별히 훈련된 돌고래는 우리가 해양조사를 할 때 중요한 역할을 할 것이다. 돌고
래를 훈련시키면 지금까지 인간이 발을 들여놓지 못한 심해부에 탐사장치를 내린다든지, 또
는 돌고래를 이용해서 표층해류, 수온, 염분 등을 측정하는  일도 가능하게 될 것이다. 과학
자들은 큰 기대를 걸고 있다.

      제 6장 동물들의 언어
    목소리와 표정과 몸짓
  인간과 동물간의 대화를 주제로 한  전설이나 이야기는 동서양을 막론하고  무수히 많다. 
그러나 20세가가 되어서 이것을 과학적인  연구대상으로 삼고 실제적인 면에  응용시키려고 
생각한 사람은 과연 있을까? 그런데 동물과의  대화는 실제로 가능한 것일까? 동물의 언어
란 것이 정말 존재하는 것일까? 또한 동물은 서로 대화를 나누고, 의미 있는 정보를 전하거
나 받거나 하는 능력을 가지고 있는 것일까? 
  인간의 언어와는 너무나 동떨어진 것이지만 일부 동물이 언어를 갖고 있다는 사실은 밝혀
졌다. 다만 그것은 '언어'라기보다는 좀더 다른 용어를 사용하는 편이 적당할지도 모른다. 그
러나 그것은 정보의 전달과 교제의 수단이라는 기능을 훌륭히 해내고 있다. 즉 개체가 같은 
종류끼리의 교류를 도와서, 먹이를 찾거나 적에 대항하는 방어를  하는데 있어서 동일 족속
의 활동을 조정하고, 전통을 세대에서 세대로 전하고, 만족, 분노, 공포 등 감정의 상태를 표
현한다. 
  일 예로 옛날부터 인간과 친구인 개를  살펴보자. 개에게는 두 개의 언어가 잇다.  하나는 
같은 개끼리, 또 하나는 주인과의 사이에 주고받는 언어이다. 후자는 인간과 교제하는  과정
에서 몇 세기에 걸쳐서 완성된 것이다. 코끼리는 주로 판토마임을 사용한다.
  하등동물인 긴꼬리원숭이의 일정인 망토비비는 음성과  몸짓으로 된 복잡한 언어를  갖는
다. 그들의 음성 언어에는 약 20개의  신호가 있는데 각각 일정한 정보를 나타낸다.  위험을 
알아차린 보스가 특별한 소리를 지르면 그 무리 전체가  도망치던가 방어태세를 취한다. 무
리에서 뒤쳐진 비비는 다른 소리를 지른다. 무리에서 성인이  된 동료관계를 나타내는 각종 
의식에서는 전혀 다른 소리를 지른다. 예를 들면 무리 안에  있는 비비가 보스나 또는 서열
이 위인 비비를 만나면 반드시 그 앞에 몸을 웅크리고 여러 번 계속해서 '아아∼'하고  소리
친다. 이것은 복종을 의미한다. 망토비비는 이런 음성신호  외에도 눈짓, 포즈, 제스처, 표정
을 사용한다. 예를 들면 보스는 눈짓만으로도 멀리서부터 무리  전체의 행동을 지배할 수가 
있다. 그 비밀은 눈꺼풀 위쪽 피부의 하얀 부분에 있다. 눈썹을 올리면 잿빛 얼굴 안에 있는 
하얀 눈꺼풀이 확실히 눈에 띄게 된다. 때문에 금지나 위협을 나타내는 눈짓은 멀리서도 볼 
수가 있다. 
  망토비비는 또 코앞에서 꼬리 끝에  이르기까지 민첩하게 움직이는 몸  전체를 사용한다. 
예를 들면 꼬리를 일정한 형태로 세워 그것을 좌우로 흔들어서 암컷은 수컷에 대한 좋고 나
쁜 감정을 나타낸다. 그러나 망토비비의 언어 속에서 가장 중요한 역할을 하는 것은 표정이
다. 그들의 표정이 풍부한 것은 표정근이 발달했기 때문이다. 그들은  귀, 눈, 입, 머리의 피
부를 움직여서 공포, 분노, 호기심 등을 나타낸다. 이들 다양한 표정, 제스처가 15개의  눈짓
과 20개의 음성과 함께 망토비비의 언어를 매우 표현력이 풍부한 언어로 만드는 것이다. 
  박쥐도 상당히 복잡한 언어를 갖고 있다. '치프', '브즈즈', '쵸루쵸루' 같은 22개 이상의 단
어가 있다. 박쥐가 자기네들 끼리끼리 나누는  소리는 4개의 그룹으로 나누어진다. 첫  번째 
그룹은 어미와 새끼의 대화용, 둘째 그룹은 '군사행동'용, 수컷끼리 벌이는 싸움과 관계가 있
고, 셋째 그룹은 사랑의 언어, 넷째 그룹은 경보용이다. 오스트레일리아의 동물학자 닐슨 교
수에 의하면 보초를 서는 박쥐는 클라리넷의 단속적인 음색과 비슷한 음색으로 소리쳐서 동
료 박쥐들에게 위험을 알린다. 
  인간의 언어와 비교하면 동물이 내는 소리는 단어가 아니라 완전한 하나의 문장을 이루는 
경우가 많다. 콜라트 로렌츠  교수가 거위의 언어를  번역하는데 성공했는데 "가·가·가·
가·가·가"라는 6개 이상의 음절이 연속되면 "여기는 기분이 좋다. 먹을 것이 많이 있으미
까 여기세 있도록 하자."라는 의미이다. 음절이 정확히  6개라면 "여기는 풀이 적다. 잎사귀
를 조금씩 먹으면서 천천히 가도록 하자.",음절이 5개라면 "좀더 빨리 걷자." 4개면  "머리를 
앞으로 쑥 내밀고 빨리빨리 걸어라." 3개면 "가능하면  빨리 걸어라. 주변을 경계하라. 날아
오르도록 하라." 가능하면 빨리 걷지 않으면 안되지만  날지 않아도 좋을 때에는 "가·기·
가"의 3음절인데, 한가운데 음절이 높은 "가·기·가"로 된다. 예를  들면 개를 발견했을 때
의 경계경보는 별로 크지 않게 코에 걸린 것  같은 1음절의 음인 "라"이고, 그것을 들은 무
리는 날개를 푸드득 푸드득 치면서 일제히 날아 오른다. 경계경보 해제는 길게 "가"이다. 
  서독 엘리히 보이마 교수는 60년간에 걸쳐서 관찰한 것을 기초로 꿩과에 속하는 모든 새
들이 겨우 소리의 높낮이가 다른 30개의 소리로 도니 한 개의 언어를 사용한다는 사실을 밝
혀냈다. 이들 소리는 일정한 기분이나 희망을 나타낸다. 보이마 교수는 마이크로폰과 테이프
레코더를 사용해서 닭이 안면을 트고 친구가 되는 모습이나,  암탉이 병아리에게 곡식을 쪼
아먹는 법을 가르치고, 흥분해 있는 병아리를 진정시키는 모습을 여러번 선보였다. 
  연구 결과가 나타내듯이 많은 새들의 소리는 극히 복잡한  정보를 전달한다. 그것들은 먹
이, 집짓기, 산란, 이동 등 특히 중요한 생활 기능과 관계를 갖고 있다. 둥지 속의 암컷과 수
컷, 어미새와 병아리, 또는 무리 가운데 있는 새들 사이의 연락을 하기 위한 음성신호는  각
각 다르다. 
  새의 생활에서 중요한 역할을 하는 것은 노래, 즉 '지저귀는 것'이다. 지저귀는  능력은 유
전에 의해서 세대에서 세대로 전달된다. 새의 지저귐은 일정의  이야기 언어인데 삼림 속에
서 길을 잃지 않으려는 수단, 자신의 세력권을 나타내는  신호, 자기 동료를 발견하는 수단, 
자기의 힘을 과시하기도 하고 또는 사랑의 기쁨을 나누기  위한 수단이다. 새의 지저귐에는 
아직 과학자들이 알지 못하는 또 하나의 정보가 포함되어 있다는  것은 확실한 것 같다. 어
느 미국 과학자의계산에 따르면 새의 목소리를 분류하는데는 대략 400개의 카테고리가 필요
하다고 한다. 새의 언어 중에서도 까마귀의 언어는 특별하다. 

    까마귀의 방언과 여치의 구애
  최근 과학자들은 까마귀의 언어를 약 300종류로 분류하고 있다. 그 대부분은 아직 의미를 
알지 못하지만 중한 일부 언어만은 이미 해명되었다. 예를 들면 특히 목쉰 소리로 까아까아
하고 연속적으로 우는소리는 들판에서 모임이 있으니까 모든 까마귀는 모두 모이라는  소집
령이다. 펜실베니아 대학의 후버트·플링스 교수는 이 모임에서 무엇을 하는가를 살작 엿듣
기 위하여 옥수수밭에 마이크로폰고 스피커를 숨겨 놓고 옥수수밭 상공으로 까마귀떼가  통
과할 때마다 테이프에 녹음했던 앞에 언급한 소집령을 틀었다. 몇 번인가 실패를 거듭한 후 
드디어 성공했다. 까마귀떼는 스피커에서 방송한 소집령을 우연히 듣게 되자 곧, 교수가  예
상했던 장소에 내렸다. 그리고 처음에는 개개의 소리를 알아듣지 못할 정도로 까아까아하고 
소리질렀다. 그런데도 교수의 노력은 드디어 보답을 받아서 마이크로 폰과 증폭기는 이제껏 
그 누구도 들어본 적이 없는 소리를 포착했다. 플링스 교수는 그것이 아마 사랑의 속삭임은 
아닐 것이라고 생각했다. 
  플링스 교수는 또 하나 매우 흥미있는 언어가 달라진다. 예를 들면 시골에 사는 까마귀는 
도시에 사는 까마귀의 말을 알아듣지 못하고, 미국에 사는  까마귀는 유럽에 사는 까마귀와 
'대화'를 할 수가 없다. 분명히 까마귀의 말에  방언이 존재하는 것 같다. 그는 다음과  같은 
실험을 했다. 프랑스에 사는 까마귀의 울음소리를 테이프에 녹음하여, 그것을 미국의 까마귀
가 둥지를 틀고 있는 곳에서 재생해 보았다. 그러나 미국의 까마귀는 프랑스의 친구들이 우
는 소리에 반응하지 않고, 그들의 경계경보조차 이해하지 못했다. 
  도시에서 도시로, 한 나라에서 다른 나라로 방랑하는 까마귀도 있다. 그 까마귀들은  가을
이나 봄에 이동하다가 다른 까마귀떼와 조우하여 그들의 방언을  이해하게 된다. 그들은 갈
가마귀나 갈매기의 말조차 알아듣는다. 예를 들면 이러한 뛰어난  어학 능력을 가진 동부아
메리카에 사는 까마귀의 일종은 그때까지 한번도 들어본 적이 없는 '방언'을 말하는 유럽 까
마귀의 울음소리를 곧장 이해한다. 장기간에 걸친 실험을 한 결과 플링스 교수는  '지방까마
귀'는 약 1년간 '국제 까마귀언어학교'에서 공부하면 이같은  능력을 획득할 수 있다는 점을 
밝혔다. 동일한 종족 내에서도 '교양이 높은' 놈과 '교양이 낮은'놈이 있는 것 같다. 
  곤충의 교제방법은 대단히 다양하다. 예를 들면 많은 곤충은  냄새를 언어로 사용하고 잇
다. 흰개미는 일종의 전신을 사용해서 멀리까지 정보를 전달한다. 그들은 개미가 다니는  길
의 벽을 머리로 두드려서 동료에게 적의 접근을 알려준다. 모기는 전자파, 꿀벌은 춤을 가지
고 상대에게 의사를 전달한다. 유명한 독일의 과학자 카를 프릿슈가 증명했던 것처럼,  꿀벌
의 춤은 일종의 판토마임이다. 춤을 가지고 그들은 꿀이 있는 장소의 방향, 그 곳까지의  거
리, 꿀의 많고 적음을 동료에게 알려준다. 뮌헨의 하롤드 엣슈 박사는 꿀벌의 춤에는 소리가 
덧붙여진다는 것을 밝혀냈다. 그는 이들 소리를 녹음하여 분석한 결과 , 춤을 출 때  날개를 
비비는 소리의 길이는 벌집에서 꿀이 있는 곳까지의 거리를  나타내고, 소리의 세기는 꿀의 
품질을 나타낸다는 결론에 도달했다. 
  귀뚜라미나 여치가 치이치이하고 우는 언어도 매우 다양하다. 튀빙겐 대학의 후버 박사는 
귀뚜라미가 내는 약 500종류의 소리를 녹음했다. 귀뚜라미의  언어는 기술적인 면으로 보면 
새의 언어보다 나으면 나았지 떨어지지는 않는다. 
  또 레겐 교수는 녹음한 소리가 귀뚜라미의 언어란 것을 증명하기 위해서 암컷 귀뚜라미를 
전화로 불러냈다. 전화로 수컷의 소리를 들은 암컷은 곧 수화기 속으로 들어가려고 했다. 귀
뚜라미는 바이올린처럼 다양한 소리를 낸다. 즉 시맥(곤충의 날개에 무늬처럼 있는 맥)을 뒷
다리에 달린 가시로 긁는다. 소리의 길이, 크기, 가락은  시맥의 마찰부를 가시가 몇 번이나 
문지르는 가에 따라 달라진다. 또 그렇게 하기 위해서 근육의 힘을 차례로 변화시킨다. 보통
은 처음에 수컷이 우는데, 그것은 이런  의미를 갖고 잇다.  "여기에 있는 나는  이러이러한 
종류의 귀뚜라미이다. 나와 같은 종족의  여자  친구를 매우 사귀고 싶다"  그 소리를 들은 
같은 종류의 귀뚜라미가 약간 간격을  두고 그 소리에 대답한다. 수컷은  이 상대방이 있는 
방향을 정확하게 파악하여 모습을 보이지 않는 상대를 향해  휙하고 날아간다. 그러나 상대
가 암컷이 아닌 수컷일 경우가 있다. 그럴 때는 격투를 피할 수 없다. 그 때문에 수컷은 그
렇게 되지 않으려고 때때로 구애의 노래에 싸움소리를 섞는다. 만약 싸움소리가 되돌아오지 
않는다면 상대는 암컷임에 틀림이 없다. 곧 상대를 부르는  노래를 교환한 후에 2마리의 귀
뚜라미는 사랑의 이중창을 부른다. 그러나 수컷은 그렇더라도 근처에 있는 라이벌에게 위협
을 가하기 위해서 싸움소리를 계속해서 낸다. 그러나 근처에 있는 라이벌이 이 암컷을 포기
하지 않을 때는 역시 싸움이 일어난다. 2마리의 수컷은 서로  마주 보고, 서로 접근하여, 촉
각을 흔들고 몸을 진동시킨다. 그리고 때때로 몸통을 들어오려, 자신의 강함을 과시하기  위
해서 두꺼운 뒷다리를 뒤로 쳐올린다.  그래도 효과가 없을 때는 두  마리의 라이벌은 서로 
싸움소리를 내면서 입을 벌리고 상대에게 덤벼든다. 앞다리로 격렬하게 때리고 들소처럼 서
로 들이받고 뒷다리로 상대를 차버리려고 한다. 혹시 이  킥이 명중하면 상대는 20센티미터
나 하늘로 붕 뜬 다음 조용히 전장터를 떠나고 승리한 수컷은 그곳에서 승리의 노래를 부른
다. 

    전화로 이야기하는 돌고래
  바다에 사는 생물은 특수한 언어를 갖고 있다. 예를 들면  아조프 해에 사는 어쩐 물고기
는 둥지를 틀 때에 웅웅거리는 낮은 소리를 낸다. 이  웅웅거리는 소리를 들은 동료 물고기
는 그 세력권에는 들어가지 않는다. 그러나 집짓기가 끝나면 수컷은 암컷을 부르는 높은 소
리를 낸다. 이 물고기가 내는  소리는 무리를 지어야 한다는 신호이고  또다른 어떤 소리는 
위험을 알려준다. 산란기에는 처음에 토막토막 끊어지는 소리로 부르는 것이 들리고 이윽고 
그 소리가 대합창이 되었다가 마지막에는 점차 조용해진다. 즉 산란이 완료된 것이다. 
  갑각류는 매우 '수다스럽다'. 그 중에서도 가장 시끄러운 것은 게로 딱딱하는 소리와 매우 
흡사한 30종에 가까운 소리를 낸다.  극동지방에 사는 게는 가위로 적을  놀래킬 뿐 아니라 
사냥감이 거의 귀머거리가 될 정도로 커다란 소리를 낸다. 새우도 대단히 시끄럽다.  새우가 
내는 소리는 삭정이가 타면서 탁탁 튀는 소리와 흡사하다.  이른바 도깨비새우는 첫째 다리
의 가위로 딱딱하는 소리를 낸다. 이 소리는  그 음파가 술잔을 깰 정도로 강할 때가  있다. 
도깨비새우는 보통1평방미터에 200마리가 군생하는데 1년 내내 주야를 가리지 않고  소리를 
내고 있다. 제 2차 대전중에 일본은 이 새우를  미국 해군기지근처에 대량으로 풀어 놓았는
데 그것들에 의해서 적으니 구중 음파탐지기의 기능은 완전히  마비되었다. 일본은 그 틈을 
이용해 잠수함으로 침투하여 적함에 어뢰를 발사한 후에 무사히 돌아왔다고 한다. 
  바다에 사는 생물가운데 가장 복잡한 언어를 갖고 있는  것은 돌고래이다. 주위의 조건이
나 자신이 처한 상황에 따라서 다양한  신호를 사용한다. 어떤 놈은 정위난 유영이나  측정, 
먹이감 찾기, 어떤 것은 동료들과 연락을 취하는데 사용된다  수중에서 연락을 취하기 위해 
돌고래가 사용하는 많은 소리는 공중으로 뛰어 오를 때 낸다.  돌고래는 혼자 있을 때는 보
통 말이 없지만, 두 마리만 되면 활발하게 신호를 주고받는다. 대화는 항상 상대방이 부르는 
것과 그에 대한 응답으로 시작한다. 뒤이어서 길이, 높낮이, 세기가 다른 일련의 호각소리가 
계속된다. 이것에 의해서 정보를 여러 가지로 변화시키는 셈이다. 돌고래의 대화는 말하자면 
신사다운 대화라고 할 수 있는데 한 마리가 지껄일 때는 상대방은 입을 다물고 경청하기 때
문이다. 
  1961년에 존 릴리는 두 마리의 돌고래가 전화를 통해서 이야기하도록 하는 재미있는 실험
을 실시했다. 음파가 닿지 않을  정도로 멀리 떨어진 두 개의  풀장벽에 마이크와 스피커를 
설치했다. 그리고 두 개의 풀장을 잇는 전화선을 연구소의  중앙 지령실로 접속시켜서 과학
자가 돌고래의 대화를 들을 수 있도록 했다. 풀장에는 한 마리씩 돌고래를 풀어 놓았다.  돌
고래는 헤엄쳐 다니면서 콜 사인(호출부호)을 내기 시작했다. 응답신호를 들은 돌고래는 곧 
스피커에 바짝 접근하여 번갈아 가면서 이야기를 주고 받았다.  이렇게 해서 최초로 돌고래
들의 전화로 수다떨기가 시작되었다. 처음에 돌고래들은 같은 신호만을 반복하면서 눈에 보
이지 않는 상대방을 쓸데없이 찾아다녔다. 그러나 몇분이 지나자  이 전화장치가 어떤 것이
라는 것을 알아차렸다. '대화'는 대단히 '정중하게' 진행되었다. 어느쪽의  돌고래도 상대방의 
말을 도중에 가로막는 법이 없이  주의 깊게 귀를 기울였다. 그리고  상대방의 말이 끝나고 
나서야 비로소 말하기 시작하였다. 이 대화(잡담,수다)는 약 1시간 동안 계속되었다. 
  랑과 스미스가 실시한 실험은 좀더 귀중한 결과를 가져왔다.  데시와 도리스라는 부부 돌
고래의 대화를 녹음한 후 그것들을  따로따로 분리했다. 4개월이 지난  뒤에 데시를 격리된 
풀장에 넣고 녹음한 도리스의 소리를 들려주었다. 데시는 도리스의  콜 사인에 즉각 응답했
다. 두 사람은 타임 워치를 손에 쥐고서 돌고래와 녹음테이프와의 '대화'를 지켜보았다. 일곱 
개의 높낮이가 있는 호각 소리를 듣자마자 데시는 침묵해 버렸다.  이 실험을 두 번 반복됐
는데 데시는 매번 처음에는 이야기를 하다가 테이프가 동일한 곳에 이르면 흥미를 잃고 입
을 다물어 버렸다. 테이프에 녹음된 처음의 '대화' 가운데에  도리스가 뭔가 '지껄인' 것이 4
개월이 지난 뒤에는 완전히 무의미하게 되었고, 그것을 들은 데시가 입을 다물어 버렸을 것
이라고 랑과 스미스는 생각했다. 이 실험은 돌고래가 언어와 같은 것을 갖고 있다는 가설을 
어느 정도 입증했다. 
  게다가 동물학자인 노리스는 돌고래의 언어가 만국 공통어라는 사실을 증명했다. 그는 태
평양에서 붙잡은 돌고래와 대서양에서 자란 돌고래를 전화로 이야기를 시켰던 것이다. 하와
이 제도의 어느 풀장에 있는 돌고래가 특별하게  입구를 제작한 하이드로폰(청음기)에 주둥
이를 찔러서 여러 가지 소리를 내자 8,000킬로미터 떨어져 있는 상대방 돌고래가 그 소리를 
듣고 응답했다. 두 마리는 서로 상대방의 이야기를 잘 이해하고 상당히 오랫동안 계속 수다
를 떨었다. 
  이상으로 동물의 언어와 그 언어를 이해하기 위한 다양한 연구의  예를 몇 가지 들어보았
지만, 우리들은 현재까지 아직 동물과 대화를 나눌 수가 없다. 그러나 만약 동물과 이야기를 
나눌 수가 있다면 과학분야 뿐만 아니라 여러 산업 부문에서도 대단히 유익한 결과를 얻을 
수 있을 것이다. 
  일 예로 비버를 들어보자. 비버가 쌓은 제방의 크기, 장소 선정의 타당성, 구조의  복잡성, 
주거의 다양성에는 전문가들조차 깜짝 놀랄 정도이다. 더군다나 그러한 건설기술은 결코 보
통 기술이 아니다. 
  프랑스의 과학자들은 비버가 만든 제방의 토대가 된 곳에  파이프를 찔러 넣었다. 저장됐
던 물이 삽시간에 줄어들기 시작했다. 비버들은 수위가 내려가는  것을 막기 위해서 처음에
는 제방에 진흙을 쌓아서 높여  보았다. 그것이 효과 없다는 것을  알자마자 돌출되어 있는 
파이프를 발견하고, 그 파이프를 진흙으로 막으려고 했다. 그러나 그러리란 것을 미리  예상
하고 파이프에는 옆에도 구멍이 나 있어 거기서부터란 것을 미리 예상하고 파이프에는 옆에
도 구멍이 나 있어 거기서부터도 물이 들어가도록 했다. 그 구멍을 진흙을 발라서 메꾸려는 
일은 비버에게는 불가능했다. 그래서 그들은  다시 장시간 파이프 끝을  계속해서 막았지만 
어떤 효과도 나타나지 않았다. 이 행동만을 갖고도 비버가  초보적인 사고능력을 갖고 있다
고 간주하기에는 충분하다. 마지막에 이르자 비버는 제방 토대의 위치가 파이프보다 아래에 
오도록  완전히 제방의 형태를 바꾸어서 물이 새는 것을 막는데 드디어 성공했다. 
  만약에 이들 비버의 언어를 완전히 습득하여 그들의 행동을 지배하는 메타니즘을  이해할 
수 있다면 아마 수중공사에 비버를 이용할 수 있을 것이다.  동물의 행동을 지배할 수 있으
려면 우리들의 명령을 수행할 수 있도록 그들의 언어로 명령을 내리지 않으면 안된다. 바꾸
어 말한다면 "이곳으로 오라.""저쪽으로 가라.""이것을 해라." 또는 "이것을 하지 마라.""이것
을 먹어라."라고 동물에게 지껄이지 않으면 안된다. 
  콘라트 로렌츠 교수는 거위의 말을 연구해서, 그 울음소리를 흉내내는데 성공하여, 거위떼
와 친구가 될 수 있었다. 거위의 말을 연습하는 것은  대단히 어려운 일이었지만 그는 거위
와 서로 의사소통을 할 수  있게되어 그가 "빨리 걸어라.""좀더  천천히 걸어라.""그 풀밭에 
조금 더 있어라.""새로운 곳으로 옮겨라."라고 명령하면 거위는 그대로 행동했다. 또 하나의 
예를 들어보자. 소련의 리야잔 시 근처네 있는  양봉연구센터의 과학자들은 꿀벌의 '대화'를 
이해하여 그들이 내는 소리에서 그 기분을 알아내는 것을 완전히 습득했다. 꿀벌이 서로 꿀
을 훔치는 것조차 소리를 통해서 알 수 있게 되었다.  이렇게 해서 꿀벌들끼리 하는 대화를 
'도청'해서 그들 일족의 상태를 진단하고 근처벌통에서 일어난 사건을 예상하는 새로운 방법
이 생겼다. 이 방법은 양봉에 널리 이용되기 시작하고 있다. 
  
    수화를 기억하는 침팬지
  최근의 미국의 가드너 부부는 인간과 침팬지가 서로 의사를 소통하는데에 성공하였다. 침
밴지에게 영어를 가르치려는 최초의 시도는 1955년에 헤이즈 부부에 의해  행해졌다. 6년간
의 훈련 끝에 이 침밴지가 불안전하지만 그럭저럭  발음할 수 있었던 것은 겨우 네 단어에 
지나지 않았다. 이 실험으로 알게된 것은 예컨데 침밴지가 성대를 진동시킬 수 있다 하더라
도 일생에 걸쳐서 기억하는 언어는 극히 적다는 사실이다.
  침밴지의 발성기관은 인간과 눈에 띄게 달라서 인간은커녕 앵무새처럼 조잘거리는 것조차 
불가능하며, 자연조건 아래서는 침밴지는 음성이 아니라 주로 몸짓 언어로 의사를 소통한다. 
이러한 사실을 고려한 가드너 부부는 미국 농아들이 사용하고 있는 수화(각각의 몸짓, 손짓
으로 어떤 단어나 개념을 나타낸다)를 침밴지에게 철저하게 가르치기로 했다. 
  실험에 선발된 것은 '와시우'라는 이름을 가진 침밴지  암컷이었다. 와시우는 생후 18개월
이 되었을EO 밀림에서 잡혀와 가드너 부부의 '양녀'가 되었다. 실험대상으로 와시우가 뽑힌 
이유는 성격이 온순하고 사람을 잘 따랐기  때문이다. 와시우는 잘 웃고 결코 울지  않았다. 
얼굴 근육이 매우 잘 움직이므로 그녀의 기분을 관찰하기가 매우 간단했다.
  실험은 와시우 가족의 일원으로 인정하여 비교적 자유롭게 행동하도록 하는 것에서  시작
하였다. 와시우는 귀가 매우 밝았으므로 가드너 부부가 서로 나누는 대화가 그녀의  '미숙한 
머리'를 혼란시킬 우려가 있었다. 그래서 처음부터 서로 같은 언어로 말하지 않고  수화만으
로 의사소통을 하기로 했다. 이 사항은 와시우와 접촉하는 사람 모두가 엄격히 지켰다. 처음 
켳 개월 동안에 와시우는 실험담당 직원과의 환경에 익숙해졌다.  그녀는 가족과 함께 식사
를 하고 과자를 먹었다. 그리고 하루의 대부분을 잠을 자든가, 그렇지 않으면 자기 기분  내
키는 대로 하든가, 또는 그녀가 하는 것과 똑같이 수화를 하고 있는 이간들을 천진난만하게 
바라보고 있었다. 따뜻하고 친밀감 있는  환경에 놓여졌기 때문에 와시우는  침밴지 특유의 
노여움, 또는 절망의 소리를 내는 일은 거의 없었다. 
  가드너 부부는 유인원에게 공통적인 흉내내는 능력을 기초로 해서  실험 계획을 짰다. 점
차로 와시우는 인간의 제스처를 반복하기 시작했다. 와시우가 말의 의미와 일치하는 올바른 
손짓을 했을 때는 머리를 쓰다듬어 주든지 먹이를 주었다. 수화가 정확하지 않을 때는 특별
히 강조해서 올바른 손짓을 해보였다.  와시우는 목욕을 시킨다는지, 밥을 먹인다든지  하는 
일상의 동작을 그 각단계를 나타내는 제스처를 섞어서 허풍을  떨면서 했다. 가드너 부부는 
와시우에게 끊임없이 새로운 물건과 그림을 보여주며 이 학습을 그에 대응하는 수화로 뒷받
침했다. 
  와시우는 빨리 배웠다. 매일 목욕했지만 어느 때는 놀이  상대인 인형을 목욕시키는 일도 
있었다. 우선 목욕탕의 수도꼭지를 틀어 탕에 충분히 물을 채운 후 인형을 턱까지 목욕탕에 
담근 후 비누로 씻고 나서 수건으로 닦았다. 또 이를 닦는 것과 그에 대응하는 수화를 기억
했다. 즉 칫솔을 의미하는 집게손가락으로  이를 닦았다. 처음에는 이런 시도에  저항했지만 
곧 그것조차 좋아하게 되었다. 식사가 끝나면 의자에서 뛰어 내려 세면장으로 뛰어갔다.
  2개월이 지나자 중요한 변화가 일어났다. 가드너 부부를 따라서 가드너 부부의 친구가 있
는 곳에 손님으로 갔을 때 와시우는 목욕탕으로 다가가서 주의를 둘러보다 칫솔을 발견하지 
곧 이를 닦는 시늉을 했다. 그녀에게 칫솔을 필요로 할 이유가 하나도 없었다. 그녀에게  처
음으로 물건의 이름을 부르고자 하는 바램이 나타났다. 꽃에 큰 관심을 둔 것도 처음  2,3개
월이다. 이러한 일들은 속성학습에 이용되었다. 미국의 농아들이 사용하는 수화로는 꽃은 인
간의 냄새를 맡는 것처럼 주먹을 콧구멍의 하나에 붙이는  동작으로 표현된다. 와시우는 이 
손짓을 기억하고 있다가 어느 날 가드너 부부가 꽃가게에 갔을 때 스스로 이 수화를 해보였
다. 
  가드너 부부는 수화학습의 제1단계에서는 유아기의 더듬거리며 말을 지껄이듯이 서툰  수
화를 할 것이라고 예상하고 있었다. 그러나 그러한 일은 일어나지 않았다. 이런  더듬거리는 
단계가 시작된 것은 훨씬 후의 일인데, 즉 자신이 기억한  상당한 수에 이르는 단어를 가지
고 문장을 짜맞춘다는 곤란에 부딪쳤을 때에 일어났다. 문맥이 통하지 않는  다종다양한 와
시우의 손동작은 그의 심적인 갈등을 나타내고 있었다. 한편으로 그녀는 확실하게 표현하기
를 바라지만 한편으로는 그것을 어떻게 표현해야 좋을지 알지  못했다. 절망에 빠진 와시우
에게 가드너 부부가 구원의 손길을 내밀었다.
  야생의 침밴지는 물건을 달라고 조를 때 벌린 손을 내민다. 가드너 부부는 이것을 이용했
다. 미국의 농아들이  사용하는 수화 중에서 '주십시오'와  '이쪽으로 와라'는 지금 침밴지가 
한 손동작과 매우 비슷한데, 후자의 손동작은 거기에 손가락을  자기 쪽으로 접어 구부리는 
동작이 붙는다. 와시우는 즉시 이 차이점을 이해하고 이들 수화는 그녀의 말의 일부가 되었
다. 
  와시우는 남을 웃기기 좋았던 '익살맞은' 짓을 그만두자 좀더 계속적인 것을 요구하여  상
대방의 양손을 잡아 끌어 자신의 양쪽 겨드랑이나 머리 근처에 갖다댔다. 가드너 부부는 이
것을 '좀더'라는 수화를 기억시키기 위해서 이용했다. 그것은 손등으로 엄지손가락과 집게손
가락과 가우데 손가락으로 물건을 집듯이 해서 손목째로 그것을 자기쪽으로 향하게 하는 몸
짓이다. 와시우는 곧 이 손동작의 의미를 이해하여 지금까지  하던 본능적인 손동작을 이것
으로 바꾸었다. 그러나 다른 때에도 이 '좀더'라는 수화를 사용하지 않으면 안되게 되었다. 
  6개월이 지나자 가드너 부부는 다른  놀이를 발견했다. 즉 세탁물이  들어 있는 바구니에 
와시우를 집어 넣었더니 와시우가 매우 좋아했으므로 또 한번  집어넣어 주었다.  그랬더니 
와시우는 또 그러고 싶어서 애원하는 듯한 눈으로 가드너를 쳐다보았다. 그는 거기에 '좀도'
라는 수화로 대답했다. 그리고 와시우는 남을 웃길 때와 같은 손동작을 세탁물이 들어 있는 
바구니 앞에서 하면 된다는 사실을  깨달았다. 와시우가 손동작을 하면  가드너는 정중하게 
그녀를 바구니 속에 집어넣었다. 그 일이 있은지 몇  개월이 지나자 와시우는 '좀더'라는 수
화를 다른 경우에도 사용하게 되었다.
  동일한 방법을 써서 '열어라'라는 수화를 철저히 가르쳤다.  이것은 손바닥을 아래로 하고 
양 손을 꼭 붙여서 나란히 한 다음에 두 손을 떼어서  손바닥을  위로 하는 동작이다. 처음
에는 닫힌 문을 통과하려고 할 때 와시우는 보통 양손의 손바닥으로 문을 두드렸다. 그녀가 
양손을 내밀었다가 제자리로 빼는 몸짓(동작)을  보고 "열어라"라는 손동작을 대충가르치는
데에 성공했다. 그리고 이 손동작을 했을 때만 닫힌 문을 열어 주었다. 이렇게 해서  와시우
는 마침내 이 수화를 습득하여, 문이나 책장 서랍뿐만 아니라 단단하게 잠근 수도꼭지를 열
어 달라고 부탁할 때에도 이 수화를 사용하게 되었다. 
  게다가 와시우는 오른손의 집게손가락을 왼손 손바닥에 대어 그것을 돌리는 '열쇠'라는 수
화도 습득했다. 와시우의 방에는 작은 자물쇠가 채워져 있는데 그것은 간단한 열쇠로 열 수 
있도록 되어 있었다. 그러나 자물쇠를 여는 일은 와시우에게 그렇게 쉬운 일이 아니었다. 그 
이유는 어떤 원숭이라도 기계적 동작을 할 수 있을 만큼 잔재주가 있는 것은 아니었기 때문
이다. 가드너는 어떤 자물쇠라도 열 수 있게 될 때까지 와시우에게 실물 교육을 시켰다.  이
윽고 와시우는 그녀에게 열쇠를 보여줄 때나, 또는 열쇠가 보이지  않을 때 그 열쇠를 달라
고 그녀가 조를 때 '열쇠'라는 손동작을 하게 되었다.
  처음 7개월이 되자 와시우는 네개, 다음 7개월째에는 더욱  능숙해져서 아홉 개의 손동작 
기호를 습득했다. 그리고  2년이라는 기간이 끝날 때쯤에는 약  60개의 손동작 기호를 이해
하여 그 중의 서른 네 개 예컨대 '먹는다' '간다' '좀더 많이' '위' '아무쪼록' '바깥'  '안' '서두
르다' '냄새' '듣다' '개' '고양이' 등을 혼자서도 하였고, 일상 생활에 사용했다. 그 뿐만 아니
라 와시우는 겨우 열 개의 손동작 기호만으로는 기억할 수  없을 때, 그것을 적당한 형태로 
결합시키는 것에 생각이 미쳤다. 그 의미라는 점에서는 막 말을 배우기 시작한 유아가 사용
하는 무구와 매우 비슷한 '두 개의 단어' 로 된 문장을 스스로 만들게 되었다. 예를 들면 꽃
가게에 가고 싶을 때에는 와시우는 '꽃을 열어라' , 또는 자물쇠가 채워진 문의 열쇠가 필요
할 때에는 '열쇠를 열어라'의 손동작을 했다. 단어의 수가  들어남에 따라 와시우는 점차 그
것들을 결합해서 구를 만들게 되었다. 
  일부의 구는 그녀 자신이 발명했다. 가드너 부부는  와시우 앞에서 늘상 '춥다'와 '상자'라
는 두 개의 손동작 기호를 결합하여 '냉장고'를 표현했다. 그러나 와시우는 이 경우 '열다' - 
'먹을 것' - '마실 것'의 세가지 기호를 사용하는 편이 간단하고 논리적이라는 사실을 발견했
다. 어떤 때는 개가 짖는 소리를  듣고 스스로 '듣다'와 '개'라는 기호를  결합했다. 와시우는 
게다가 '나(나에게)'와 '너(너의)'라는 기호를 기억하여 '나에게  여는 열쇠를 달라'라든가 '실
례합니다. 나는 개를 듣고 있다.'라는 짧은 구에 그것을 넣어서 사용하게 되었다.
  가드너 부부는 이 침밴지의 '지식'을 실험하는 방법을 고안했다.  우선 작은 창이 있는 상
장에 물건이나 그림을 넣었다. 상자 안에 무엇이 들어 있는지 알지 못하는 시험관이 와시우
에게 작은 창으로 무엇이 보이는가를 '말하게 했다'. 만약 상자 속에 자신이 기억한 '단어'로 
표현할 수 있는 것이 있을 때는 와시우는 그것을 수화로 전달했다. 
  역사 이래 처음으로 인간과  고등한 원숭이와의 사이에 정보의 교환이 가능하게 된 것은 
아무리 높게 평가해도 지나치지 않을 것이다. 가드너가 침밴지에게  가르친 것이 그 능력의 
한계는 아니다. 고등원류는 8살에 성숙한다. 과학자는 와시우처럼 2년이 아니라, 예컨대 4-6
년을 가르친다면 좀 더 큰 성과를 기대할 수 있을 것으로 보고  있다. 예를 들면 고등한 원
숭이를 인간의 조수로서 과학부문뿐만 아니라 다양한 산업부문에도 이용할 수 있게 될 것이
라고 기대하도 크게 틀린 일은 아닐 것이다. 그리고 이미 원숭이는 우주 비행사, 유모, 트럭 
운전사로서, 또는 야자 열매를 수확하는 일에  이용되고 있다. 그렇지만 이들 '직업'은  모두 
조련, 즉 일방적인 정보 전달에 의해서 교환이 가능하게 된다면 침밴지에게 다양한 많은 습
관을 만들어서 반사적이고 기계적인 노동이 아니라  의식적인 많은 노동 과정을 수행할  수 
있도록 철저히 교육시킬 수가 있게 될 것이다.
  
    물고기의 음향을 이용하여 물고기를 잡는다
  바다 생물과의 교류는 인간에게 많은 것을 약속해 줄 것이다. 바다 동물의 '언어'와 그 음
향적인 특성에 대해서 현재까지 알고 있는 사실만을 갖고도 현재 전인류가 직면해 있는 바
다나 하천에 존재하는 식량자원을 이용해야 한다는 일련의 중요한 문제에 대해서 새로운 가
도에서 몰두할 수 있을 것이다. 
  유엔의 통계에 따르면  최근 20-25년 동안에  세계의 어획고는 2.5배  증가하여 1966년에 
6,400만 톤에 달했다. 그렇지만 이처럼 어획고가 급증하는데도 불구하고 현재의  어로방법은 
원시적인 어로방법의 영역에서 그다지 벗어나지 못했다는 이야기가 종종 들린다. 사실 물고
기가 모여 있는 구역은 고작해야 해양의 전체 면적의 0.1퍼센트에 지나지 않는다. 따라서 바
다에서 물고기를 잡는 현재의 방법은 산처럼 쌓인 건초더미 속에서 바늘을 찾는 거와 같다. 
그러나 세계의 인구 증가를 고려한다면 1975년에 전세계 어획고는 1억 톤이 되었다. 그러나 
학자들은 1억 2천만 톤까지 늘릴 필요가 있다고 보고 있다. 그래서 현재까지 획득한 동물의 
언어에 관한 생물음향학적인 지식, 즉 그들이 어떤 정보를 교환하고, 어떤 방식으로  그들의 
사회를 구성하는가에 대한 지혜가 어업에는 헤아릴 수 없을 정도의 엄청난 도움이 될 것이
다. 소련의 아카데미 회원인 블레포프스키는 다음과 같이 말하고 있다.
  "물고기 사냥꾼인 현재의 어부는 가까운 장래에 반드시  목동으로 바뀔게 틀림없다. 그들
은 마치 피리를 불 듯이 먹이를 줄 때 물고기가 내는 소리를  흉내 낼 것이다. 이런 것들이 
단순한 예화는 아니다. 어부들을 특수한 음향장치를 사용해서 물고기떼를 그물 안으로 끌어 
들이는 일이 가능하게 될 게 틀림없다."
  음향 어로법은 이미 실용화되어 있다.  예를 들면 소련의 참치잡이  어선에는 살수장치가 
실려 있는데, 참치떼가 졸고 있는 구역으로 들어서면, 배 주위의 바다에 물을 뿌린다. 이 인
공비의 물방울이 떨어지는 소리는 수면에서 작은 물고기가 튀어오를 때 내는 소리를, 또 물
방울이 낙하하면서 만드는 물의 진동은 운동하는 물고기떼가 만드는 물의 진동을 모방한 것
이다. 이런 것들에 유도된 참치떼는 인공비가 떨어지는 지점으로 몰려 들지만, 그곳에는  낚
시대가 기다리고 있을 따름이다.
  청어, 삼치, 꽁치의 어획량을 대폭적으로  끌어올리기 위해서 다음과 같은 새로운  방식의 
음향 어로법이 채용되었다. 보통 건착망(그물을 둥글게  쳐서 줄을 당겨 주머니의 아가리를 
조르듯이 해서 물고기를 잡는 그물)에 들어간  이들 물고기는 그 3분의 1이  그물코 사이로 
빠져 나가 버린다. 그것을 방지하기 위해서 여러 다양한  방법이 시도되었지만 어떤 방법도 
효과가 없었다. 여기에 힌트를 암시해 준 것은 돌고래이다. 돌고래가  삼치떼나 멸치떼를 잡
을 때에는 위협하는 듯한 강한 호각소리를 내서 그 물고기떼를 밀집시킨 다음 사방에서 일
제히 공격한다. 태평양 어업의 해양학 연구소의 연구원들은 이  돌고래가 내는 호각 소리와  
비슷한 소리를 내는 장치를 개발했다. 현재 건착망을 사용하는  어획은 다음과 같은 방식으
로 진행된다. 우선 물고기를 유인하는 소리가 배에서 발사된다. 배의 엔진소리 같은  소음이 
있더라도 물고기는 신경쓰지 않고 그 발사되는 소리를 듣고서  그물로 모여든다. 그 다음에
는 건착망의 아가리를 단단히 조일 때까지 위협하는 듯한 호각소리가 발사되는데 그 소리에  
겁을 집어먹은 물고기떼는 열린 아가리에서 앞을 다투어 그물 깊숙히 도망쳐 들어간다. 
  이상은 생물 음향학을 실용화하는 그 첫 단계에 지나지 않는다. 바다는 다양한 생물이 성
장할 수 있는 최적의 환경이다.  겨우 현미경을 통해서만 볼 수  있는 방산충에서 지구에서 
가장 큰 포유 동물인 고래에 이르기까지 다종다양한 생물이 이곳에서 풍부한 먹이를 찾아내
고 번식한다. 만약 인간이 바다를  자신의 곡창지대로 만들고 싶다면  바닷속에서 벌어지는 
현상에 대해 단순한 방관자에 그쳐서는 안된다. 인간에게 쓸모가 없는 물고기보다는 유용한 
물고기가 많아지도록, 즉 쓸모가 없는 물고기의 숫자를 조절하고, 바다에 사는 대형  맹수류
들의 행동을 감시하여 그들을 지배하지 않으면 안된다. 여기서도  생물 음향학이 매우 유용
하게 쓰인다. 그 일 예로써 마이애미 대학의 아서 미우버그의 업무를 소개해 보자. 그는  바
하마 제도에 있는 노스 비미니 섬에 위치한 작은 연구실에서 바다의 맹수를 제어하는 재미
있는 연구를 진행하고 있다. 버튼을 누르면 바다밑에 설치한  수중 텔레비전과 저주파 음파
발생 장치가 작동하기 시작한다. 바다의 맹수들은 저주파의 음을  상당히 멀리 떨어진 거리
에서 듣더라도, 그것을 먹이를 먹을 때나 적에게 습격당했을 때에 물고기가 내는 소리로 착
각하여 그쪽으로 몰려든다. 그리고 음을 발사하고 나서 30초  안팎 사이에 텔레비젼 화면에 
상어, 하타, 쏨뱅이의 모습이 나타난다. 
  마우버그는 물고기의 행동을 연구하는 동안 아주 우연히 상어를 유인하는 방법이  머리에 
떠올랐다. 그는 노스 비미니 섬의 투명한 수역에 많이 사는  매우 민첩한 작은 물고기인 자
리돔의 일종을 사용하여 실험을 실시했다. 이 물고기가 내는 소리를 계통적으로 녹음하면서, 
동시에 그 행동을 텔레비젼으로 관찰하던 중에 그들의 '음성 언어(구어)'를 습득하고 그것을 
사용해서 그들의 행동을 제어하는 실험을 시작했다. 일정한 소리, 특히 쩍쩍 하는 듯한 소리
를 테이프로 재생하면 이 물고기는 45도 회전하여 산란기 때와 똑같이 U자 모양의 호를 그
렸다. 또 다른 어떤 소리로 재생했더니  물고기의 몸색깔이 바뀌었다.  어느 날 미우버그는 
쩍쩍 지껄이는 소리를 재생하는 버튼을 눌렀지만  물이 흐려 앞이 보이지 않아 이 물고기의 
행동을 관찰할 수 없었다. 그래서 그는 다른 소리를 내주도록 다른 직원에게 지시했다. 소리
가 발사되자마자 금세 그곳은 상어떼로 묻혀 버렸다. 이렇게 해서 아주 우연한 계기로 미우
버그는 대형 육식어종의 행동을 제어하는 기술을 개발할 수가 있었다.
  대부분의 과학자들은 상어의 행동을 제어하는 일이 커다란 실용가치를 갖고 있는  것으로 
보고 있다. 그 이유는 어장, 진주 채취수역, 해수욕장 등에서 상어를 쫓아낼 수 있기 때문이
다. 그러나 미우버그 자신은 자기의 연구가 우선 첫째로 어업의 확대, 따라서 식량의 확보를 
촉진할 것으로 내다보고 있다. "만약에  어떤 물고기를 텔레비젼 카메라로  찍을 수 있다면 
또 한 마리의 물고기를 그물 안으로 끌어들이는 일도  가능할 것이다."라고 그는 말하고 있
다. 상어는 한 마리씩 헤엄쳐 다니므로 상어를 어획하는 것은 채산성이 맞지 않는다. 그러나 
음파를 발사하여 포획에 편리한 좁은 구역으로  상어를 모을 수가 있다면 충분히  채산성을 
맞출 수가 있다. 
  이와 같이 가까운 장래에는 생물 음향학이 확보한 최신의 성과를 이용하여 물고기나 기타 
바다 동물에게 각종 음파를 발사하여 이들 동물의 행동을 제어할  수 있게 될 것이다. 그리
고 바다 생물이 인간에게 유용한 역할을 하도록 만들 수  있을 것이다. 그리나 그때까지 가
지 않더라도 물고기의 생물 음향학은 가까운 시일 안에 다음과 같은 문제를 해결할 수 있을 
것이다. 현재 대부분의 하천에 수렴 발전소의 댐이 건설되어 있는데, 이 댐이 물고기가 산란
장으로 이동하는 것을 방해하고 있다. 그러나 음파를 사용하면 커다란 댐 근처에 설치한 양
어장으로 물고기를 보낼 수가 있다. 이미 많은 과학자들이  이문제에 매달려 있으므로 가까
운 시일 안에 댐 앞에 설치한 하이드로폰을 사용하여  물고기와 '대화'를 나누고, 초음파 발
진기는 산란장으로 향하는 모든 물고기가 알아듣도록 동시에 '몇개 국어'로  '방송'을 할  수 
있게 될 것이다. 그리고 이런 장치에 의해서 하천의 어족  보호가 가능하게 될 것이 틀림없
다.
  
    메뚜기를 '언어'로 쫓아낸다.
  동물 가운데는 농업, 임업, 공업, 주택에 막대한 피해를 주고, 또 인간이나  가축에게 전염
병을 옮기는 것도 적지 않다. 예를 들면 미국에 서식하는 10만  종의 곤충들 가운데 1만 종
은 해충인데 그 중의 90퍼센트가 농업 해충이다. 게다가 그 가운데 20퍼센트는 농업에 해를 
끼치는 피해가 어마어마하다. 흰개미만 하더라도 미국에서 수천만 달러에 이르는 막대한 피
해를 끼치고 있다. 세인트헬레나 섬에서는  한 도시가 흰개미의 습격으로  전멸되어 버렸던 
일도 있다. 현재 파리, 함부르크, 볼로냐, 베니스  등 유럽의 각 도시가 흰개미의 공격을  받
아, 오래된 목조 가옥이나 도서관의 귀중한 장서가 못쓰게 되었다. 또 매년 전세계에서  2억
명이 1년간 먹을 분량의 곡물을 해충이 망쳐 놓고  있다. 농산물의 20퍼센트는 해충에 의해
서 소실되고 있다. 그러나 이것은 평균치이고 미개발 국가에서는 피해가 때로는 30퍼센트에 
달하고 있다. 
  이들 유해한 동물, 특히 해충의 방제를 가로막는 가장 큰 원인은 그들이 매우 다산성이어
서 세대 교체가 빠르다는 점이다. 한 마리의 바구미는 10개의 알을 낳는다. 집파리는  번식
이  매우  빨라서  한  쌍의  집파리가   번식을 가로막는   조건만 없다면   여름 한철에 
200,000,000,000,000,000(2십경)마리의 자손을 남긴다. 편리하기로는  병충해 방제의 챔피언인 
농약이 있지만 이것은 양날의 칼인 것으로 알려졌다. 즉 병충해를 방제함과 동시에 꿀벌 같
은 유익한 벌레까지도 죽여 버린다. 농약 사용이 새로운  병충해의 대번식을 초래하는 경우
도 드물지 않다. 예를 들면  펜실베니아 주나 기타 다른 주에  딱정벌레의 일종을 방제하기 
위해 과수원에 DDP를 살포했다. 그런데 그  결과 사과에 붙어 사는 진딧물의  일종이 대량 
발생했다. 이것은 이 진딧물이 기생하는 숙주이면서  진딧물의 번식을 억제하는 노란어리공 
기생벌의 일종보다 DDP에 대한 저항력이 더 강했기 때문이다.  최근 영국에서도 똑같은 경
우를 볼 수 있다. 살충제를  살포해서 무파리를 방제할 수 있었지만  그와 동시에 무파리의 
번식을 방해하는 딱정벌레를 죽여 버렸다. 그 결과 무파리의 숫자가 증가했다. 또 이런 경우
도 있다. 행동, 구조, 생리의  대수롭지 않은 차이로 병충해가  살충제의 작용에서 벗어나서 
살아 남는 경우가 있다. 만약에 이변이(같은 종류의 생물의 개체 사이에 있는 여러 가지 차
이)가 유전된다면 이 변이를 갖는 형태는 그 종 가운데서 급격하게 증가해 버릴 것이다. 살
충제에 저항을 갖는 곤충의 계통은 이렇게 해서 발생한다.  그 결과 살충제를 살포하더라도 
예상했던 효과가 나지 않는다. 때문에 곤충 세계의 복잡한 생물학적  연쇄에 간섭하는 경우
에는 개개의 경우마다 구체적인 상황을 면밀히 연구하여 그에 따른 병충해 구제 수단을 사
용하지 않으면 안되는 것이다.
  곤충은 진화 가정상 극히 고도의 단계에 도달했다. 곤충의 세계에 끼어 드는 일은 상당한 
어려움이 있겠지만 그 실현은 가능하다. 그 첫 번째 방법으로 들 수 있는 것은 그들의 언어
를 아는 일이다. 캐나다의 위생감독관 노먼 호이티커는 모기를  구제하는데 이 방법을 채용
했다. 그는 마이크가 내장된 상자에  모기 암컷과 수컷을 각각 한  마리를 집어넣고 암컷을 
부르는 수컷의 '소리'를 녹음했다.  현재 이 테이프는 특별히  설치한 살충제 에어 커튼(Air 
curtain; 냉난방 장치가 있는 건물 입구에 외부공기의 유입을 막기 위해 위에서 아래로 흐르
는 공기의 벽)으로 모기를 유인하는 데에 사용되고 있다. 또 비용이 드는 배수용 수로를 건
설할 필요가 없게 되었다. 소형 초음파 발생장치로 광대한 구역에서 모기를 일소할 수 있기 
때문이다. 
  메뚜기 종류는 농작물에 막대한 피해를  끼치고 있다. 몸무게라고 해봐야 불과  2,3그램에 
지나지 않지만 작은 무리라 하더라도 그 전체 무게는 1만 톤 이상에 달한다. 거대한 메뚜기 
대군이 때로는 수백, 수천 킬로미터에 퍼진 일도 있다. 어느 박물학자는 아프리카에서  홍해
를 횡단해서 날아가는 이동메뚜기의 대군을 관찰했다. 이 대군이 차지한 면적은 약  5,800평
방킬로미터에 이르고 구 숫자를 계산해 보니 250,000조마리(25경마리), 그 전체 무게는 놀랍
게도 4,400만 톤이나 되었다. 정말 천문학적이 숫자이다. 메뚜기의 종류의 무리는 거의 일직
선으로 난다. 그 메뚜기떼의 앞에는  국경도, 자연의 장해물도 없다.  메뚜기 대군이 습격한 
밭은 몇 시간 안에 그야말로 파란 줄기도 남지 않을  정도로 뿌리째 먹어 치운다. 프랑스의 
뷔넬 교수는 효과적인 메뚜기 방제수단을 개발하기 위해 메뚜기의 언어를 연구하는데  매달
렸다. 
  우선 처음에는 메뚜기와 최대한 가까운 곳에 고감도 마이크를 설치하여 다양한 종류의 메
뚜기 '솔로(독창)'를 녹음해서 메뚜기가 내는 소리의 의미를 해독하지 않으면 안되었다. 그리
고 장시간에 걸쳐 피나는 연구의 결과  암컷을 유혹하는 수컷의 외침소리를 해독하는  데에 
성공했다. 이 콜 사인을 전자장치를 가지고 들판에서 재생했더니  금방 암컷이 데이트를 할
려고 물밀 듯이 밀어닥쳤다. 이 연구는 현재도 계속 진행되고 있다. 가까운 장래에는 스피커
로 수컷의 콜 사인을 방송하여 구제수단을 준비해둔 장소로 암컷을 유인한다든지 또는 반대
로 메뚜기 대군이 밭에 착륙하기 잔에 그들의 경계경보를 중계방송해서 그들을 내쫓아 버리
는 일도 꿈만 같은 일만은 아닐 것이다.
  일부 과학자들은 병충해 방제에는 해충이 내는 음성신호를 일정한 소리로 방해하는  방법
도 효과가 있지 않을까 생각하고  있다. 실험 결과가 보여주듯이 이것  때문에 많은 해충의 
행동에 대혼란을 일으켜 암컷과  수컷의 데이트를 곤란하게 하든지,  또는 전혀 불가능하게 
만들어 버리기 때문이다. 
  이외에 곤충의 '냄새 언어'를 이용하여 병충해를 방제하려는  시도도 실시되었다. 이를 위
해서 냄새로 유인하는 특수한 물질이 연구되고 있다. 이 물질을 병충해로 오염된 지역에 사
용하여 수컷을 유인하여 죽여버린다. 그렇게  하면 암컷이 알을 낳더라도  무정란밖에 낳지 
못한다. 이 구제 방법은 대단히 유망하다. 이 물질은 무해하여 다른 종류의 곤충에게는 작용
하지 않고 목적한 해충에 대해서만 효과가 있다. 여러  다양한 '냄새 언어'를 인용하면 자연
계의 균형을 크게 파괴하지 않고 해충에게 선택적으로 작용할 수가 있다. 이 새로운 방법에 
의하면 어느 해충을 전멸시키지 않고도 그 대량 발생을 방지할 수가 있다.
  
    비둘기의 긴급 경계신호
  여름이 끝날 무렵이면 밭이나 과수원에서 들새를 쫓아버릴 유효한 수단을 개발하는  일도 
해충을 방제하는 문제에 뒤지지 않는 긴급한 과제이다. 가을에 수천 마리 무리를 지어서 건
너오는 찌르레기는 남유럽이나 북아프리카의 포도원과  과수원의 수확을 20-30퍼센트 정도 
망가뜨리고 있다. 또 프랑스, 네덜란드, 독일에서는 까마귀가  농작물에 커다란 피해를 끼치
고 있다. 
  이외에 일부 새들은 대도시의 주민이나 기업에 적지 않은  손해를 끼치고 있다. 대도시에
는 특정한 새가 자리잡고 있다. 그 큰 특징은 숫자가 적은 종류의 새가 군생하고 있다는 사
실이다. 유럽의 대도시에 사는 새의 80-90퍼센트는 참비둘기와 참새의 일종이다. 그들은 소
음, 야간의 밝은 조명, 빈번한 자동차의 왕래라는 근대 도시의 생활에 적응하여 급격히 번식
하였는데 문자 그대로 이들이 도시를 점령하고 있다. 그리고 장소를 가리지 않고 마구 배설
물을 뿌리고 밟아서 도시를 오염시키고, 또 배설물 속에 포함되어 있는 산이 석조건물의 토
대를 침식시켜 건조물의 노후화를 재촉하고 있다. 
  이들 새, 특히 참비둘기는 바이러스성  병원체를 마구 뿌린다. 또 참비둘기나  참새에게는 
벼룩, 진드기, 빈대가 재생하고 있다.  그 가운데 어떤 것은  인간이나 가축에게도 꾀어들어 
각종 질병을 옮긴다. 이외에 참새나 비둘기의 다리나 부리에는  닭에 기생하는 회충의 알이 
붙어 있다. 가을이 되어 쌀쌀해지면 참새나 제비의 둥지에  있는 빈대는 지붕밑이나 처마밑
에서 인간의 주거로 대이동을 시작한다. 독일의 블레메르하펜, 빌헬름스하펜, 쿠크스하펜 등
의 도시는 최근 갈매기 때문에 커다란 피해를 받고 있다. 엘베 강과 우에자 강 하구 사이에 
현재 약 2만에서 2만 5천마리의 갈매기가 서식하고 있다. 이들 불손한 '강도'의 대군은 금속
성의 울음소리로 시민들의 수면을 방해하고  캠프장을 습격해서는 야외의 식탁을  망쳐버린
다. 갈매기의 배설물은 연못이나 하천을 더럽히고 물고기를 엉망으로 망가뜨린다. 그리고 사
람까지 습격하게 되었다. 갈매기의 최대 피해는 어업이다. 어선에서 물고기를 내리는 안벽에 
대거 덤벼들어 최고 품질의 물고기부터 청어에  이르기까지 송두리째 먹어치운다. 블레메르
하펜 시 당국의 발표에 따르면 이 시에만도 매일 15만톤의 싱싱한 생선이 갈매기의 '아침식
사'로 사라진다.
  그러면 이들 새떼의 피해를 막으려면 어떻게 하면 좋을까?
  그 방법으로 생각해낸 것이 새의 언어를 연구하여 그들이 내는 소리 가운데에서 긴급 경
계신호를 분리·녹음하여 그것을 위협수단으로 역이용하는 것이다.  이들 신호의 최대 특징
의 하나는 서로 이웃하여 서식하는 다른 종류의 새에게도  공통으로 효과가 있다는 점이다. 
예를 들면 인간이 발견한 개똥지빠귀의 특징이 있는 울음소리는 숲에 사는 많은 새들에게도 
위험을 알려 주고, 흰죽지참수리를 발견한 작은 새의 날카롭고  요란한 울음소리는 다른 종
류의 새에게도 동일한 반응을 일으킨다. 
  최근에 이르러 과학자들은 어떤 종류의 새의 '언어'속에서 위험신호를 분리하여  테이프에 
녹음하는 데 성공했다. 이들 신호를 재생해 보니 기대 이상의 성과를 얻었다. 독일의 라인란
트팔츠 주에서는 찌르레기의 경계신호가 포도원에서 찌르레기의 내습으로부터 과수원을  지
키기위해 이 방법이 사용된다. 도 뮌헨이나 런던에서는 월동하는  새를 쫓아내기 위해서 그
들의 경계신호를 테이프로 재생하고 있다. 
  과학자들은 또 까마귀의 언어를 연구하여 긴급 위험신호를 분리하여 녹음하는 데  성공했
다. 그것을 인간의 언어로 번역하면 "위험하다! 빨리 도망쳐라!"라는 말이 된다. 그 테이프를 
녹음기에 넣어서 까마귀 떼가 즐겨 찾는 장소에 눈치채지 못하게 설치한다. 까마귀 떼가 가
까이 오면 녹음기는 자동적으로 돌기 시작하고 그 테이프의 소리 때문에 까마귀 떼는 대혼
란에 빠져서 날아가 버린다. 까마귀는 몇천 마리가 한 장소에  즐겨 모이는 습성을 갖고 있
지만 이렇게 쫓겨나면 최소한 1년 동안은 그곳에 접근하지 않게 된다. 도 이 신호를 까마귀
둥지가 있는 쪽을 행해서 울리게 하면 어미 까마귀는 둥지 속에 있는 새끼나 알을 버려두고 
도망쳐 버리므로 까마귀의 번식을 방지하는데도 효과가 있다. 
  동물의 언어를 연구하여 얻어진 지식은 얼마 되지 않지만 지금 이야기한 바와 같이 실제
적인 면에 활용되어 상당한 성과를 올리고 있다. 동물의  언어를 연구하여 그것을 습득하는 
일은 현대 과학에 부여된 가장 중요하면서도 어려운 문제의  하나일 것이다. 그것을 해결하
는 일은 진화과정에서 잃어버렸던 인간의 먼 조상과 동물계와의 연결고리를 부활시키는  것
을 의미한다 해도 좋을 것이다. 그러나 그와 동시에  동물과 교류하는 새로운 방법·수단을 
개발하여 짐승이나 새 또는 물고기나 곤충이 지닌 다양한 능력을 인류를 위해서 좀더 효과
적으로 이용한다는 사실도 잊어서는 안된다. 이것이 현대가 해결해야할 과제이다. 

    우주인과 돌고래, 언어로 이야기한다
  이것으로 동물의 언어에 고나한 장에 종지부를 찍어도 좋다. 그러나 이 문제는 또 하나의 
매우 중요하면서도 흥미로운 측면을 갖고 있다. 그것은  무엇일까? 지구 이외에 우주문명이 
존재한다는 것은 오늘날에는 이미 SF영역을 벗어나서 과학의 최전선의 하나의 문제가 되어 
있다. 예를 들면 1971년 9월 소련의 뷰라칸 천문대에  지구 이외의 우주문명과의 교신에 관
한 제 1회 국제심포지엄이 열렸는데 소련,  미국 영국에서 노벨상 수상자급의 이론  물리학, 
전파 천문학, 생물학, 천체물리학의 전문가들이 참가하여 그 가능성과 기술적인 수단등에 대
해서 구체적인 토론을 하였다. 이 장대한 과제를 해결하기 위해서 는 각 방면의 과학자들의 
일치된 협력이 필요하고, 생명과 지적생물발생의 필연성과 우연성, 문명발전의 일반법칙, 우
주문명과 접촉하는데서 일어날 수 있는 결과에 대한 예측등 이 문제의 여러 다양한 측면을 
우선 해결하지 않으면 안된다. 그러나 가장 중요한 것은 우주 저편에서 보내오는 전파 속에
서 우주인의 전파를 찾아내어 해독하는 일일 것이다. 
  일부 미국의 과학자들, 특히 동물과 인간의 대화의 문제에 몰두해  있는 존 릴리 등은 돌
고래 언어가 우주인의 언어를 해독하는 열쇠가 될 수 있다고  보고 있다. 그리고 우주 문명
과 교신하는 것 같은 어려운 문제는  돌고래 언어를 전면적으로 연구하는 데서  시작되어야 
한다고 보고 있다. 그러면 릴리 등이 이처럼 돌고래에게 커다란  기대를 걸고 있는 것은 무
슨 이유일까? 어떤 근거로 그들은 지구인과 우주인의 대화에 돌고래 언어를 연구하는 것이 
도움이 될 것이라고 믿고 있는 것일까? 
  릴리는 최근 출판된 《돌고래의 세계》라는 책에서  이 점에 대해 다음과 같이  대답하고 
있다. "우리들은 돌고래가 모두 지능을  갖고 있다는 기본 원칙에서  출발한다.………그처럼 
커다란 뇌를 가진 포유동물을 상대하는 동안, 돌고래가 발달된 지능을 갖추고, 우리들이  돌
고래와 교류하고 싶어하는 것과 같은 정도로 그들도 인간과 교류를 원하고 있다는 작업가설
을 잊어서는 안된다.…" 
  이렇게 해서 선택은 이미 끝났다. 더구나 상당한 근거도 있다. 돌고래는 인간의 뇌와 많은 
점에서 유사하다. 크고 복잡한 뇌, 뛰어난 학습능력을 갖고, 인간과 곧 친해지고, 인간의  언
어를 능숙하게 흉내낼 수 있다. 특히 릴 리가 주장하는  것처럼 돌고래는 우리들 인간을 이
해하고 인간과 교류하기를 갈망하고 있다. 이상의 사실들을 가지고  릴리는 이미 10년 전에 
다음과 같이 언명하였다. "20년이 지나면  인간이 다른 생물과 대화를  나눌 수가 있으리란 
점을 나는 확신하고 있다. 그 상대는  다른 혹성에서 날아온 우주인일 수도 있고,  지구상의 
생물일지도 모른다. 후자인 경우에는 그것이 돌고래라는 사실에 나와 내기를 해도 좋다." 그 
후 다수의 실험이나 돌고래의 중추신경계, 그 들의 행동, 언어 및  그 법칙성의 연구(컴퓨터
를 사용했다)를 통해서 그는 더욱더 강하게 그것을 확신했다. 
  그러나 장래에 인간과 돌고래가 대화를 나누는 것이 가능하리라는 릴리의 낙관적인  견해
에 동조하는 과학자는 그리 많지는  않다. 돌고래가 우주 언어를 이해할  수 있게 된다든가 
이 우주언어가 돌고래 언어를 기본으로 해서  만들어졌다는 점에 이르러서는 더 한층  그렇
다. 그렇다고 해서 돌고래가 지능이나  회화 능력을 갖고 있다는 사실을  증명하기 위해 릴 
리가 내세운 사실이나 논리를 갖고 있다는  사실을 증명하기 위해 릴리가 내세운  사실이나 
논리를 일률적으로 부정할 수는 없다. 고래류에 대한 전문가는  릴리가 돌고래에 대해 갖고 
있는 견해에 대해 찬성과 반대의 어느  쪽의 입장에 선다하더라도 그의 연구결과는  무시할 
수 없을 것이다. 생물학 박사인 야블로코프도 다음과 같이 말하고 있다. "릴리의  가설과 결
론을 그처럼 간단히 부정해 버리는 것은 이제 불가능하고 부적당하다.…돌고래가 지능을 갖
고있다는 그의 결론이 비록 아무리 공상적으로 보인다 하더라도,  그것을 부정할 사실 없다
는 것도 분명하다. " 인간과 돌고래  사이에는 아직 거리가 먼 존재이고, 둘  사이에 대화가 
실현된다는 것은 아직 요원한 이야기이다. 또 릴리의 기대와 예측이 빗나갈지도 모른다.  그
러나 어떤 일이 있더라도 지적인  생물과 교류하는 문제는 일정에서 뺄  수는 없을 것이다. 
이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서 쏟는 어떠한 노력도 과학에 있어서 결코 쓸데없는 짓이 되지는 
않을 것이다.
       제7장 생물의 수수께끼   
    모기-동물의 피를 원하는 모기는 처녀가 아니다
  모기의 수컷은 불쌍하다. 암컷의 몸통과 비교해 보더라도 가늘고 연약하여 남의 눈에 
 띄는 일은 거의 없다. 수컷이 바라는 것은 단지 암컷과 요행히 만나서 짝짓기할 기회를
 갖는 것뿐이고, 우리들의 피를 빨아먹는 것도 알지 못한다. 게다가 이 불쌍한 수컷은  혼자  
 서는 암컷을 찾아낼 능력도 없어서  수컷만 수십 마리에서 수백 마리가 모여서  오로지 암   
 컷이 오기만을 꿈꿀 뿐이다.  암컷을 우연히 만나면 다른  수컷이 눈치채지 못하도록 혼자    
 서 행동하여 살짝  밀회하는 것이 유리하다고  생각하지만, 수컷은 반드시  집단이다. 이런    
 일은 자기가 결혼할 기회를 줄일 뿐으로 암컷에게 채인 수컷이 많아질 뿐이다. 
  모기 수컷 집단은 보통 모기떼라 부르는 집단으로 푹푹 찌는 데다가 바람 한점 없는 여름  
 날 저녁 때에 나뭇가지 아래나 집의 처마밑, 오래된 우물 위 등에서 웅웅거리며 떼를 지어  
 모여있다. 이 '웅웅거린다'는 것이 중요한 의미를 갖고 있다. 왜냐하면 제멋대로  날아 다니  
 는 암컷은 이 '웅웅거리는' 수컷 집단의 날개소리를 듣고서 비로소 수컷의 존재를 알아차리  
 기 때문이다. 반대로 수컷의  입장에서는 아무리 불쌍하고, 불리하다  할지라도 수컷들끼리   
 큰 무리를 지어서 '웅웅거리는' 커다란 날개소리를 내는 것 이외에 암컷을 끌어들인 수단을  
 갖고 있지 않다.
  모기의 귀, 말하자면 청각기관은 촉각에 있다. 촉각의 표면에 있는 미세한 털이 특정한 높  
 이를 지닌 음을 포착할 수가 있다. 암컷이 잘못 알고  다른 종류의 수컷 집단 속으로 날아  
 가지 않도록 집모기는 집모기대로, 줄무늬모기는 줄무늬모기대로 각각 특정한 날개의 진동  
 수를 갖고 있는데, 그 결과 특정한 날개소리를 내게 된다. 우리들의 귓전에  모여든 모기도  
 풍하는 높은 날개소리를 내는 종류나,  붕 하는 것 같은 낮은  소리를 내는 모기가 있다는   
 것은 이미 알고 있을 것이다.
  수컷 집단의 날개소리를 알아 들은  암컷은 곧 그 집단, 말하자면  모기떼 가운데로 날아   
 들어간다. 그때 수컷의 소동은 대단하기 때문에 어느  정도 질서를 지키던 모기떼는 그 순  
 간에 무너져서 어지럽게 뒤 섞여 버리고 수컷은 암컷을 목표로 물밀듯이 밀려온다. 그러나  
 이렇게 허둥지둥 몰려드는 것은 별 의미가 없다.  왜냐하면 한 마리의 암컷이 모기떼 안으  
 로 날아들어 가면 거의 한순간에 승부가 결정되기 때문이다. 날아 들어온 암컷과 단 한 마  
 리 행운을 움켜진 수컷은 만난  그 순간에 짝짓기를 하고, 다른  수컷이 알아 차렸을 때는   
 이미 암컷은 남의 아내가 되어  버린 후로 이미 축제는 끝났다.  한 마리의 수컷을 제외한   
 다른 수백 마리의 수컷은 바람맞은 것이다. 그리고 암컷이 날아가 버린 후에는 또 아무 일  
 도 없었던 것처럼 다시 '웅웅거리'면서  모기떼를 다시 만들어 다음에 올  암컷을 기다리고   
 있을 따름이다.
  짝짓기를 끝낸 암컷이 수정란을 성숙시켜서 산란하기 위해서는 꼭 동물의 혈액이  필요하  
 다. 그래서 암컷은 동물의 몸에서 나오는 이산화탄소 농도를 감지하는 특수한 기관으로 동  
 물의 존재를 감지하여 접근한다. 이처럼 피를 빨기  위해 우리들 주변에 모여든 암컷이 처  
 녀가 아니라는 사실만은 확실하다.

    개미(1)-엄처시하의 표본
  개미는 완전히 '엄처시하'이다. 한 집 안에 몇천 마리나 되는 개미가 있지만 암컷은 단 한  
 마리밖에 없다. 소위 여왕개미이다. 사실은 암컷이 많이 있지만 정력적이고 잘투가 심한 여  
 왕은 나중에 태어난 암컷에게 여왕 자리를 빼앗기면 큰일이므로 암컷이라면 인정사정 가리  
 지 않고 모든 암컷의 생식능력을 빼앗아서 전부 자신의 노예로 만들어 혹사시키는 것이다.  
      
 인간의 세계에도 대단히 악한 여왕의  역사가 있지만, 자기 이외의  모든 여자를 거세해서   
 생식능력을 빼앗아 전부 노예로 만들어 혹사시키는  그런 악녀는 정말이지 없었다. 개미의  
 여왕은 자신의 몸에서 나온 분비물로 암컷 개미를 모조리 일개미로 바꾸어 버리는  불가사  
 의한 신통력을 지니고 있다.
  개미의 세계에서 수컷은 아주 무능력하고 밥만 축내는 식객이다. 다행이 여왕의 신통력으  
 로 신체구조가 변한 무수히  많은 여성들이 있어 그들이  헌신적으로 먹이를 모으고, 집을    
 지으므로 수컷은 아무 일도 하지 않더라도 즐겁게 식사를 할 수 있는 부러운  신분을 태어  
 날 때부터 갖고 있다. 이처럼 수컷은 고생을 하지 않지만 여왕에게는 절대로  복종한다. 몸  
 의 크기로 보더라도 여왕은 수컷의 두 배 정도나  되는 당당한 체력을 갖고 있고, 크고 긴  
 날개를 갖고 있기 때문에  수가 많다 하더라도 여왕에게  대항하는 일은 불가능하다. 단지    
 여왕주위를 매일 어영부영 돌아다닐 뿐이다.
  무수히 많은 노예를 자유자재로 조종하여 영양도 충분해지고 결혼 적령기에 접어든  여왕  
 은 결혼날짜를 오늘로 잡을 것인가,  내일로 잡을 것인가 생각하고 있다.  결혼은 공중에서   
 거행되므로 온도라든가 습도라든가 바람 등 기상상태가 화창한 축제의 날을 결정하는데 중  
 요한 요소가 된다. 몹시 더운 여름 바람 한점없는 날이 개미의 세계에서는 가장 좋은 길일  
 로 되어 있다. 여왕은 집 입구까지 나와서  바깥의 상태를 알아보다가 오늘은 안되겠다 싶  
 으면 다시 안방으로 들어가 버린다. 그리고 그  다음날 다시 집 입구에서 하늘을 바라보고  
 운명을 점친다.
  드디어 결혼날짜가 되면, 여왕은 실컷  혹사시킨 일개미에게는 눈길 한 번  주지 않고 집   
 입구에서 훵하니 몸을 펄쩍이며 공중으로 날아간다. 이 광경을 본 수컷들은 나야말로 임금  
 이라며 일제히 날아 올라 일직선으로 공중 높이 올라가는 여왕의 뒤를 매달리듯이  힘닿는  
 한 날아간다. 그러나 유감스럽게도 여왕의 당당한 체격과 날개에 비교하여  체력도, 날아오  
 르는 힘도 모자라는 수컷은 한 마리가 떨어지고,  두 마리가 떨어지고 차례차례로 힘이 다  
 써버린 낙오자가 된다. 그리고 몇 마리인가 남은 수컷은 승리자가 되어 여왕과 맺어지려고  
 필사적인 몸부림으로 여왕을 뒤쫓는다. 이렇게 해서 마지막까지 남은 단 한 마리의 수컷은  
 그 용기와 고생과 집념에 대한 보상으로 겨우 여왕을 차지하여 공중에서 짝짓기  결혼식을  
 맞이하게 된다. 도중에 낙오된 가엾은 수컷개미들은  해질녁부터 밤에 걸쳐서 슬픔에 겨워  
 어쩔 줄  몰라하면서 날아 다니다가 점차 불빛이 그리워 집안으로 날아 들어간다. 이 수컷  
 들을 보통 날개미라 부른다.

    개미(2)-페로몬을 아십니까?
  여름날 한창 더운 한낮에  검은 개미가 땅위를  배회하고 있다. 각각의  개미의 움직임을    
 한번 보면 각각 뿔뿔이 흩어져서 일정한 방향성도 없기 때문에 서로간에 연락도 하지 못할  
 것처럼 보인다. 두 마리의  개미가 아주 가까운 거리에  있더라도 서로간에 아무런 관계도    
 없는 것처럼  스쳐 지나가  버리고, 가끔 두  마리의 개미가  마주치더라도 각각 발걸음을      
 멈추고 서로 마주 본 채로 촉각을 서로 흔들어 무엇인가 말을 하고 있는 모습이지만, 이야  
 기가 결론이 나서 함께 나란히 걸어가는 모습은 전혀 볼 수 없다.
  그러나 개미가 여기저기 돌아다니는  땅위에 개미에게 아주 중요한  식량인 벌레의 사체,   
 예를 들면 거미의 사체를 한 마리 놓고, 잠시 어떤 일이 일어나는지 지켜보자.


 아무렇게나 걷고 있던 개미 중의 한 마리가 이  거미의 바로 곁을 지난다면, 제자리걸음을  
 걷는 모습으로 두리번거리며 주위를 살피다가 이윽고 일직선으로 거미를 향해서 돌진해 온  
 다. 그리고 죽은 거미의 다리를 물고 늘어지거나  등 위로 기어 오르든지 해서 먹이감인가  
 를 확인한다. 거미 밑으로 들어가서 이것을 자기  집이 있는 쪽으로 잡아당겨서 가려고 한  
 다. 그렇지만 거미는 개미보다 수십 배나 크기  때문에 한 마리의 개미의 힘만 가지고서는  
 움직일 수가 없다.
  이런 경우 처음에 거미를 발견한 개미가 급히 집으로 되돌아 가서 집안에 있는 동료에게   
 알려 자신이 길을 안내해서 많은 개미를 운반책으로 데려오는 것이 지극히 좋은  방법이라  
 생각된다. 그러나  처음에 거미를  발견한 한 마리의  대미는 결코  집으로 되돌아 가지도      
 않고, 근처에 있는 동료에게 전령을 부탁하지도 않는다. 그런데도 불구하고  지금까지 각자  
 제멋대로 아무 방향으로나 걸어가고 있어야 할 동료 개미가 갑자기 이 거미가 있는 쪽으로  
 방향을 바꾸어서 극히 짧은 시간에 거미가 있는  쪽으로 몰려든다. 그것도 상당히 먼 곳에  
 서도 직선으로 이 먹이가 있는 곳으로 몰려든다.  이런 모습은 처음에 거미를 발견한 개미  
 가 무전이라도 사용해서, 또는 각자가 가지고 있는 무선 호출기라도 사용해서 주변을 돌아  
 다니던 개미를 불러 모은 것으로 밖에 달리 생각할 수가 없다. 어쨌든 어미를 땅위에 놓아  
 둔 후 처음 발견한  개미가 이것을 발견하는데 5분이  걸렸다고 한다면 두 번째의  개미가    
 오는 것은 10분이 지난 후이고 세 번째의 개미가 도착한 것은 15분이 자난 후, 그리고 1시  
 간이 지나더라도  12마리의 개미밖에 모이지  않을 것이라는 계산이  된다. 그러나 실제는     
 첫 번째 개미가 5분 동안에  개미를 발견했을 경우, 10분이 지나면 이미  20마리의 개미가,   
 25분이 지나면  백 마리  이상의 개미가  모이고, 한  시간이 지나면  거미의 모습은  벌써      
 사라지고 없다.
  이 '무선장치'의 정체는  실제로는 페로몬(유인물질)이라는  물질이다. 페로몬이라는  것은    
 귀에 익지 않은 생소한 이름이지만, 호르몬과 바꿔 생각해도 좋다. 호르몬은 우리들의 뇌하  
 수체 등의 분비선에서 분비되어 혈액으로 보내진다.  이것은 혈액의 순환에 의해서 신체의  
 어떤 부분에도 그 신호를 전달 할 수가 있다. 개미의 페로몬은 체내에 신호를 보내는 대신  
 에 근처에 있는 동료들에게 신호를 보낸다.  공중으로 옮겨놓은 호르몬이라고 생각해도 좋  
 다. 또는  이 페로몬이야말로  우리가 '냄새'로 받아들이는  미립자라고 생각해도  좋다. 이     
 입자는 공기 속으로  퍼져서 다른 개미가  이것을 받아들여서 '동료가  먹이를 발견했다'는    
 사실을 알고 그 농도가 높은 쪽으로 향하는 것이다.       

    꿀벌(1)-자신의 집을 어떻게 분간할까?
  철새인 제비는 다음  해에도 또 같은  둥지로 되돌아  온다. 물론 전문가가  제비 발목에     
 표지를 붙여서  조사한 결과였다. 도중에  상처를 입은 놈이나,  병에 걸린  놈도 있겠지만     
 적어도 전년에 왔던 제비의  절반 정도는 되돌아 온다.  인간에게도 집으로 되돌아 오려고    
 하는 동작은 뜻밖에도 존재하고  있어서, 술이 취하여 도중에  전혀 기억이 없어서 어디를    
 어떻게 걸어 왔는지, 무엇을 하고 왔는지 전혀  기억이 나지 않더라도 간신히 자기 집까지  
 다다른 경우도 있다. 자기 집에 돌아오려고 하는 본능을 귀소성이라고 부른다.
  꿀벌이라고 하더라도 일벌만을 지칭하는 것이지만 큰비가 내리지 않는 한 매일  부지런히  
 집에서 나와 꽃에 있는 꿀을 모아 다시 되돌아와서 자기 집으로 운반한다.          


 주변에 충분한 꿀이 있은 때는 별로 멀리까지 날아가지  않지만, 근처에 적당한 꽃이 없을  
 때에는 1킬로미터 이상이나 멀리 날아가는 경우도 드물지 않다. 그리고 자기 집과 꽃이 있  
 는 곳을 쉬지 않고 하루에도 여러번 왕복한다.    
  집에서 상당히 떨어진 곳에 갔다가 원래의 집으로 되돌아 오는 경우, 방향은 태양의 각도  
 를 근거로 한다고 한다. 그 때문에 겹눈의 구조가 충분한 역할을 하고 있다고 생각된다. 이  
 겹눈에 관해서는 다음 나방 항목에서 자세히  설명하겠다. 태양의 각도를 겹눈으로 잡아서  
 틀리지 않고  집 근처까지 되돌아  오는 꿀벌은 그곳에서  목적지를 어떻게 찾을까?  예를     
 들면 완전히 똑같은 벌통이 10개가 나란히 있는 경우에 자기 벌통은 왼쪽에서 세 번째라고  
 판단할 수 있을까? 이에 대해서는 벌통에 색깔을 칠해서 꿀벌이 색깔을 가지고 판단할  수  
 있는 것은 아닌가 하는 실험이나 벌통의 순서를 꿀벌이 외출중일 때 바꿔놓고 위치를 인식  
 하고 있는가 어떤가를 실험 등 몇 개의 조사가 실시 됐다. 꿀벌의 최종적인 판단은 색깔도  
 아니고, 위치도 아니고, 막연하게 주위의 모습을 기억하고 있다가 눈으로  확인한다는 사실  
 이 밝혀졌다. 꿀벌이 날아간  사이에 벌통부근의 모양을 바꿨더니  자기 집에 되돌아올 수    
 없었다. 이것은  꿀벌에게만 국한되지  않고 나비  따위에게도 똑같다는  사실이 알려졌다.     
 나비의 눈은 근시라고  하는데 꽃의 형태도  막연하게밖에 볼 수 없다.  연한 종이로 꽃의     
 모양을 만들면 나비가 근처까지 온다. 꿀의 향기보다 형태를 보는 것 같다.

    꿀벌(2)-무서운 대량살육의 드라마
  꿀벌은 기분이 좋을 때와 나쁠  때가 있다. 기분이 좋을 때는  벌통에 접근하더라도 결코   
 쏘는 일이 없고, 무수히  많은 꿀벌들은 계속해서 꿀을  운반하기에 바빠서 근처에 서있는    
 인간  따위는 거들떠  보지도 않는다.   이에 대해서 기분이  나쁠 때에는   벌집에서 멀리       
 떨어져  있더라도 덮어놓고 인간을 방해자로 취급하여,  빨리 어딘가로 사라지라고 말하자  
 마자 얼굴  주위를 붕붕거리며 시끄럽게  무리를 지어 날아  다니며, 소란을  피운다. 벌통     
 가까이 접근하면 갑자기 수십 마리의 벌이 덤벼들어, 잘못하면 금세 몇군데 쏘이고 만다.
  벌이 기분이 나쁠 때는  대개 장마철이다. 벌통  안에서는 초여름의 강렬한  햇빛을 받아    
 새끼벌(구더기 같은 하얀 유충)이 쑥쑥 자리고, 그 새끼벌을 기르기 위해 매우 많은 꽃에서  
 꿀을 딸 필요가 있다. 그렇지만 비가 오는 날은 벌은  잘 날지도 못하고 물이 고인 꽃에서  
 꿀을 잘 모을 수도  없다. 말하자면 비가 내리는 날은  일벌은 휴업을 하지 않을  수 없다.    
 그리고 장마때는 그저께도  비, 어제도 비, 오늘도  비가 내리게 되면 진짜  열심히 일해서    
 모아둔 꿀의 비축량이 점점 줄어드는 한편, 남은 꿀도 어쩐지 점점 마음이 안 놓이게 된다.
  2단의 벌통에서 일벌이 가장 많이 늘어날 때는 5만  마리에 달한다는 계산이 나온다. 5만  
 마리의 벌의 양식으로  5일분의 꿀이 저장되어 있다  하더라도 3일간만 비가 계속  내리면    
 나머지는 이틀분밖에 되지 않는다. 그리고  내일도 비, 모레도 비가 내린다고  가정을 하면   
 결국 비축분은  바닥이 나고 여왕벌을  중심으로 한 5만  마리의 대가족은 전멸할  운명에     
 다다르게 된다. 이렇게 되면 벌들은 '식구 줄이기', '솎아내기'를 실시하여 간신히 일족 전체  
 의 멸망만을 피하지 않으면 안된다.  그래서 벌집 안에서는 공포의 대량  살육이 시작된다.   
 5만 마리의  벌을 1만  마리로 줄여버리면  이틀분의 비축량을  열흘분으로 늘릴  수 있기      
 때문에 앞으로 일주일  동안 비가 내린다 하더라도  아직 아사로부터는 벗어날 수  있다는    
 계산이다.   


  벌집 안에서 대량 살육이 시작되면 살해된 일벌들은 동료들에 의해서 벌통 입구로 옮겨져  
 그곳에 버려진다. 다음에서 다음으로 한 마리씩 죽은  벌의 사체를 입에 문 일벌이 벌통에  
 서 나와서  그곳에 사체를  버리고 간다.  이렇게 해서  벌통 입구에는  금방 벌의 사체가       
 산처럼 쌓여간다.  그러나 불가시의한 일은  이러한 대량 살육이  한창 진행되는 동안에도     
 벌통 안에서는 아무런 소란이 일어나지 않는다는 것이다. 벌통 밖에서 서서 우리가 주위를  
 집중시킨다 하더라도 어떤 소동도 없는 평정한 상태에서 내부에서 대살육이 벌어지고 있으  
 리라고는 도저히 상상도 할 수 없다. 살해되는 벌은 꿀이 부족한 것을 알고 미리 각오하고  
 있는가. 비상시의 경우에는 살해되는 순서가 정해져 있는 것인가. 어쨋든  지극히 평화로운  
 가운데 대량 살육이 진행된다. 만약 벌들이 '나는 싫다', '너부터 먼저'라고 다투며 도망가는  
 놈, 저항하는 놈, 배신하는 놈, 살리려고  하는 놈 따위가 나온다면 그야말로 "벌집을 들쑤   
 셔"놓은 것 같은 큰 소동이 벌어질 게 틀림없다.

    나비-아름다움을 다투는 세계
  햇볕이 좋은 강변에 한 마리의 나비가 민첩하게 날고  있다. 정확하게 말하면 큰멋쟁이나  
 비라는 이름을 가진 극히 보통의 나비이다. 두 세 번 선회하는가 싶더니 어느 바위에 앉았  
 다. 곧  앉아서 정착이  되면 날개를 수평으로  펼쳐서 아름다운  빨간 얼룩무늬를 뽐내고      
 있는 것처럼 보인다. 그 나비가 갑자기 또 확 날아  올라 멀리 하늘 가운데로 날아가 버리  
 는가 싶더니 4,5분 후에는 또 같은 장소로 되돌아 온다. 그리고 두세 번 선회한  후에 조금  
 전에 앉았던 그 바위에 앉아서 쉰다.
  나비가 날아 오르는 순간을 주의깊게  관찰해 보면 대개 다른 나비가  근처를 지날 때다.   
 그 작은 눈에 비치는  게 있을까? 하여간 다른 나비가  근처를 지나면 확 날아 올라서  그    
 나비를 맹렬하게 쫓아간다. 쫓는  나비와 쫓기는 나비가 점처럼  되어 이윽고 보이지 않게    
 될 때까지 미친듯이 쫓아간다.  그리고 침입자를 쫓아 버리면  안심한 듯이 원래의 자리에    
 모습을 나타내고 똑같은 바위에서 휴식한다.
  즉 '세력전'이다. '세력전'이라 하면  '깡패' 같은 사람들만  쓰는 전매특허처럼 생각하지만    
 이러한 가련하고  아름다운 나비에게도  '구역'이 있었던 것이다.  나비라 하더라도  자신의    
 점유공간이 없으면  불안한 것 같이,  그 점유공간에는 절대로  방해자를 접근시키지 않는     
 투지를 갖고 있다. '구역'을 침범하지 않는 것은 커다란 나비이든, 작은 나비이든 '구역'밖으  
 로 내쫓아 버릴 때까지는 맹렬하게 공격한다. 그리고 이 '구역'을 다음날도, 그 다음날도 큰  
 이변이 없는 한 같은  바위에는 같은 나비가 앉아  있다. 무엇을 위한 "구역"인가? 먹이를    
 확보하려는 것이 아니고, 배우자를 얻기 위한 수단인 것 같다.
  여전히 호랑나비의 동료들 간에는 "나비가  다니는 길"이 있어서 수풀 속의  같은 경로를   
 몇 번이고 계속해서 돌아다니는 것을 자주 관찰할 수 있다. 아무 것도 없는 공간에도 그들  
 의 길이나 도로 교통법이 있는 것 같다. 이 나비가  다니는 길은 같은 나비가 같은 경로를  
 순회하는 경우도 있고 몇 마리의 나비가 아주 동일한 경로를 다니는 경우도 있어서, 잘 조  
 사해 보면 나비가 다니는 길에 있는 꽃을 차례차례 방문하는 순서까지 정해져 있는 경우도  
 있다.
  인간이 위협하면 나비들은 일단 나비가 다니는 길을 떠나지만,  다시 원래의 길로 되돌아  
 온다는 사실도 알려져 있다.


    파리-생명력은 어느 정도일까?
  진화론의 제창자인 다윈이 생존경쟁이라는 관념의 힌트를 얻은 것은 파리의 생존에  대한  
 계산에서 비롯되었다. 파리가 한  번에 2백 개의 알을 낳아서  그것이 전부 파리가 된다고   
 가정한다면, 암컷은 그 절반인 1백 마리의 파리이다. 그 파리가 다시 2백 개씩 알을 낳아 2  
 만 마리의 파리가 되고, 그 중의 1만 마리의  암컷이 다시 2백 개씩 알을 낳고....고 한다면  
 세계는 몇 년 안에 파리  투성이가 되어 버려, 길을 걷더라도  무수히 많은 파리가 얼굴에   
 부딪히고, 머리에 앉아 있고, 그 앉아 있는 파리 위에도 파리가 앉아 있고......한다는 사실에  
 깜짝 놀랐다. 그러나 사실은 그렇게  되지 않는다. 2백 개의 알을 낳는다  하더라도 어른이   
 되어 다음 세대를 이어가는 파리는 그 가운데 두 세 마리에 불과하다. 그래서 자연 도태라  
 든가 생존경쟁이라는 말이 나왔던 것이다. 
  그런데 곤충이라는 그룹은 현대 지구의 기후나 환경에 가장  적합하게 적응하는 것 같다.  
 적도에서 극지방까지  해안에서 산꼭대기까지,  습지에서 사막에  이르기까지 곤충이 없는     
 장소는 없고, 그 종류도 80만 종류나 된다고 한다. 동물은 최하등동물인 아메바에서 최고등  
 동물인 인간까지 다 계산하더라도 1백만 종류밖엔 안되는데 놀랍게도 그 중의 80%가 곤충  
 이다. 추운 겨울을 나기 위해서는  땅속이나 목재 속으로 들어가 버리면  그만이고, 게다가   
 추울 때는 알이나 번데기의 형태로 월동하면 그만이다. 아무리 폭풍이 분다고 하더라도 큰  
 나무의 바람이 불어 가는 쪽에  꼼짝 않고 있으면 바람이 하나도  불지 않는 것과 똑같고,   
 아무리 큰 비가 내리더라도 나무 잎사귀 아래쪽에 머물러 있으면 빗방울 하나 스치는 일이  
 없다. 적으로부터 숨을  때도 몸이 작으므로  유리하고, 운동력과 감각에  관해서는 발군의    
 뛰어난 실력을 가지고 있다. 빌딩 옥상에서 떨어진다 하더라도 죽지 않고, 지진이 일어나도  
 죽을 염려가 없다. 어떤 면으로 보더라도 사멸할 것 같지 않다.
  이런 곤충 가운데서 역사적으로  가장 오래되어, 지금부터 몇억  년이나 옛날에 발생하여   
 지금까지 번영을 계속하고 있는 유례없는 생활력을 지닌 벌레는 바퀴벌레이다. 바퀴벌레라  
 하더라도 종류가  많아서 썩은  나무 속에서 생활하는  놈도 있고,  낙엽 밑에서 생활하는      
 놈도 있지만 뭐라고 해도 얄미운 놈은 부엌에서  사는 바퀴벌레, 통칭 바퀴라 부르는 녀석  
 이다. 몸의 크기에 비해서는 민첩한 놈이므로 알아볼 수 없을 만큼 빠른 속도로 발을 움직  
 여  사람을 업신여기는  것처럼 오른쪽에서  왼쪽, 왼쪽에서  오른쪽으로 여기저기  도망쳐     
 다니며, 몸이 편평하므로 기둥의 갈라진 틈 같은  작은 틈새로 들어가 버려서 어떻게도 해  
 볼 도리가 없다. 더구나 인간이 손을 대기를 꺼리는 것 같은 불결한 장소라 하더라도 그저  
 신경쓰이지 않는다는 듯이 하수도를 태연하게 통로로 쓰기도 하고, 썩은 음식물 위를 돌아  
 다닌다. 잡으려고 해도 기름기가 있어서  마찰이 적기 때문에 슬쩍 빠져서  또 숨어버린다.   
 이번에야말로 막다른  궁지로 몰아 넣었다고  생각하더라도 최후의 수단으로  남겨 두었던    
 날개를 써서 날아가 버린다. 한 가족이 총출동한다 하더라도 좀처럼 잡을 수가  없다. 부엌  
 이나 먹을 것이 가까이 있는 곳에 많이 있으므로 살충제를 뿌릴 수도 없고  독가스로 죽일  
 수도 없다.
  이런 곤충은 우리들보다는 훨씬 수질오염이나 대기오염에도 강해서 먼훗날까지 살아 남는  
 다고 생각하면 매우 불유쾌하다. 정말 완전하고 완벽하게 박멸할 수 있는 방법을 개발한다  
 면 표창을 받을 것이다.
  
    잠자리-수억 년의 역사를 가진 기적의 곤충
  우리들이 가족과 함께 하이킹을 나가서 산길이라도 걷고 있을 때 갑자기 산그늘에서 몸길  
 이가 30미터 이상이나 되는 공룡이 나타난다면 어떻게 될까? 아무리 평소에  텔레비젼에서  
 괴기영화에 익숙해져 있다 하더라도 산속에서 진짜 공룡과 마주쳤다고 한다면 침착하게 관  
 찰할 수만은 없을 것이다. 대체로 텔레비젼에서  재미있게 보고 있는 것은 '지어낸 이야기'  
 라는 사실을 알고 있고, 또 극중에서는 인간이 모두 잡아 먹혀 버려서 공룡이 최후의 승자  
 가 되는 일은 결코 없기 때문이다. 유명한 네스호의 괴물이라든가 최근에는 백두산 천지에  
 도 괴물이 나타났다든가, 다양한 기괴한 동물의 존재가 화제가 되고 있지만, 적어도 현재의  
 한국에서는 산속에서 진짜  공룡과 마주칠 가능성은 전혀  없다. 공룡이라든가 이리조차도    
 인간이 휘두른 폭력에 의해서 완전히 멸종되어 버려서 마주칠 가능성은 전혀 없다. 그러나  
 공룡처럼 크지 않고, 눈에 잘 띄지도 않고, 우리들의 생활과 직접적인 관련이  없는 동식물  
 가운데는 공룡과 같은 시대에 발생해서 현재도 그 당시와 거의 똑같은 형태로 자손을 이어  
 가며 살아 남은 종류의 생물이 실재하고 있다.
  수면에서 몇백 미터, 몇천 미터나 되는 깊은 해저에는 장기간에 걸쳐서(아마 몇천 년이라  
 는 장기간에 걸쳐서) 빙하시대의 영향도 없으므로  수온은 거의 변화가 없고, 석유나 유기   
 수은의 오염도 없기 때문에 수질도  변화가 없고, 방사능의 영향도 극히  작은 상태이므로,   
 공룡시대의 동물이 그대로 대를 이어서 살아 있다 하더라도 그렇게 불가사의한 일은  아니  
 다.  실러캔스(coelacanth; 아프리카  동남부 바다에서   발견된 肺魚類에 가까운  물고기로     
 발견되기 이전까지는 6천만 년전에 멸종된 것으로 알고 있었음)라는 물고기는 실제로 인도  
 양이나 마다기스카르 섬 부근의 심해에서 2억년이나 된 화석의 물고기와 거의 동일한 형태  
 를 유지한 채 현재도 살아 있는 물고기다.
  육상은 기후의 변화가 심하고 몇만 년 사이에는 똑같은 토지가 삼림이 되기도 하고, 들판  
 이 되기도 하고, 사막이 되기도 하고, 기온이 높은 시대가 있기도 하고  빙하시대가 있기도  
 하고, 먹을 것이 풍부한 때가 있는가 하면 거의 전무한 때도 있어서 대개의 동식물은 어딘  
 가에도 적응할 수가 없게 되기도  하고, 생활이 불가능하게 되어서 전멸해  버린다. 이러한   
 상황이 지구 표면에서 수억 년  전부터 연면히 자손을 남겨 현재도 여전히  당시의 모습을   
 하고서 살아 남아 있는 동물은 정말로 기적에 가까운, 상상도 할 수 없는 적응력과 생활력  
 을 지니고 있음에 틀림없다.  
  그런데 그럴 정도의 강인함도 보이지 않는, 하찮은 벌레가 몇억 년이나 살아 남은 경우가  
 실제로 있다. 머리를 갸우뚱거릴 만큼 작은 잠자리가 그것이다. 고대의 잠자리라고 판단 할  
 수 있도록 이름만은  '옛날 잠자리'라 붙여놓고 있다.  몸뚱이는 왕잠자리처럼 조금 위엄이    
 있지만, 날개는 실잠자리와 비슷하게 약하다. 이 옛날 잠자리는 전세계에 두 종류밖에 확인  
 되지 않았다. 한 종류는 일본의 산간계곡 부근에 있고, 또 한 종류인 히말라야옛날잠자리는  
 일본에서 수천 킬로미터 떨어진 히말라야 산속에 있는데 아직까지 단 세 마리밖에  채집이  
 되지 않았다.

    사마귀-탐욕스런 육식 곤충 
  세상에는 지독한 부인도 있어서 남편의 주머니  속이나 지갑 속을 조사하고 우편함  속에   
있는 편지까지도 개봉하여 툭하면 잔소리로 남편을 몹시 나무라며 따진다. 
그리고 부인 자신은 사친회  같은 곳에서 아주  교양 있는 귀부인처럼  행동하고, 무능하고    
나쁜 쪽은 전부 남편이라고 산전하고  다닌다. 이런 부인과 함께 사는  남편은 얼마 안있어   
증발하지 않을 수  없다. 좀더 극단적으로  되면 정부와  미리 짜고 실제  남편을 살해하여     
보험금이나 점포를 빼앗든지 하는 극악무도한  아내로 나타나는 결과가 된다.  그러나 이런   
악처라도  자기   남편을  잡아   먹어  버린다는   그런  일은   정말  들어보지  못했다.                 
 사마귀라는 곤충이  있다. 몸은 가늘면서  길고, 목은  특히 길고, 그  꼭대기에 붙어 있는      
3각형의 머리에는 질투심  많은 눈이  노려보고 있고, 앞발을  낫 같은  모양을 하고 있다.       
보기만 해도 불유쾌한 곤충이다. 배는 두껍고  소름 끼친다. 도시에서는 별로 볼 수  없지만   
시골에서 자란 사람들은 이 사마귀를 밟아 보면 배속에서  꿈틀꿈틀하며, 여기서 또 불유쾌  
 한 선충류가 나온다는 것을  알고 있을 것이다. 대체로  사마귀는 음험해서 나무가 우거진    
 수풀 속에  숨어서 잠복해 있는  것을 전혀 모르고  근처를 지나던 죄없는  벌레를 앞발로     
 낚아채는 것이다.
  사마귀의 암컷은 일반적으로 수컷보다  훨씬 크다. 그리고  수컷은 암컷의 등에  탄 채로    
 짝짓기를 한다. 짜짓기가 끝났든지 끝나지 않았든지  간에 적어도 수정이 끝났다 하더라도  
 아직 두  마리의 교미 상태가  떨어지지 않았는 데도  암컷은 갑자기 뒤를  돌아보고 자기     
 등에 타고 있는 남편의 머리를 물고, 그 머리를 먹기 시작한다. 사마귀의 남편은 온순한 것  
 인지, 자기  몸이 악처에게  먹히는데도 저항하지 않고  도망갈 생각도  않고 그대로 먹혀      
 버리는 것이다. 좋은 쪽으로 해석해 보면 자기 자손(수정란)의 건전한 발육을 위해서  스스  
 로 생명을 포함한 육체 전체를 암컷에게 영양분으로 공급해 버리는 것이다. 실험에 따르면  
 짝짓기를 끝낸 암컷은 수컷의 머리에 한정하지 않고, 등에 무엇이든 올라 있으면 반사적으  
 로 그것을 먹는  성질이 있다고 하므로,  인간이 수컷의 머리가 있던  곳에 손가락을 대면     
 사마귀는 그 손가락을 먹으려고 한다. 그렇다면 암컷은  자기 남편의 머리인 줄 모르고 먹  
 는 것이 틀림없다.
  
    나방-겹눈의 과학
  여름밤 밝은 등불을 켜놓으면 나방이나 풍뎅이 등 다양한  곤충이 등불로 모여든다. 물론  
 시가지에서는 거의 볼 수 없는 현상으로 산기슭의 숲이 가까운 장소에서 볼 수  있는 이야  
 기이다. 이들 벌레는 왜 등불로 모여들까? 우선  불가사의한 것은 등불이라는 것은 인간이  
 비교적 최근에 사용하기 시작한  조명으로 수백 년 전에는  전연 없었다는 점이다. 게다가    
 곤충이 등불로 모여들어 봤자 전연 어떤 이득도  없다는 점이다. 더구나 밝은 곳으로 모이  
 는 것이 본래의 성질이라면 보름달이  비치는 밤에는 달이 있는 쪽을 향해  날아갈 것인가   
 하는 점 등 여러 의문이 많은 행동이다.
  나방에게 한정하지 않고 곤충은 모두 같지만,  머리에 두 개의 커다란 눈을 가지고  있다.   
 이 눈은 겹눈이라 해서 대롱 형태의 작은 개안(個眼; 갑각류, 곤충류 등의 겹눈을 형성하는  
 긴 원뿔 모양의 하나하나의 눈)이 수백  개 모여서 구형(球形)을 이루고 있으므로 이 개안   
 은 한 개 한 개가 조금씩 다른 모양을 하고 있다.  한 개의 개안을 달이 있는 쪽을 향하고  
 그 개안으로부터 절대로 달의 영상이 벗어나지  않도록 날면, 이론적으로는 곧장 날아가게  
 된다. 도중에  새에게 추격을 받거나,  바람에 쓸리거나 해서  방향이 바뀌면  그 개안에서     
 달의 모습이 사라져 버린다. 그 경우 원래와  똑같은 개안으로 다시 달의 영상을 포착하려  
 면 방향도 원래대로 되돌아가게 된다.    
  곤충이 한곳의 방향으로 곧장 날아가서 도중에 방향을 바꾼다 하더라도 또 동일한 방향으
로 돌아 올 수 있는 것은 이런 역할이라고 알려져 있다.
  또 곤충의 날개의 움직임은 눈으로  들어오는 빛의 세기와 깊은 관련이  있다. 양쪽 눈에   
 똑같은 세기의 빛이 들어  온다면 날개는 좌우가 똑같이  움직이기 때문에 곧장 날  수 가    
 있다. 달의 빛 따위는 언제나 좌우의 눈에 똑같은 세기로 들어올게 틀림없다.    
  그런데 인간이 만들어 낸 전등은 달처럼 무한대의 거리에 있는 것이 아니라 아주 가까운   
 거리에 있기 때문이 곤충이 겹눈 가운에 한 개의 개안으로 달 대신에 전등을 포착하여, 그  
 개안에서 전등의 영상이 벗어나지 않도록 난다면 전등 주위를 도는 회전운동이 된다. 더구  
 나 전등은 거리가 가깝기 때문에 전등 주위를 회전하고 있는 나방의 바깥쪽 날개가 강하게  
 움직인다. 보트를 오른쪽으로 돌리려고 한다면 왼쪽의 노를 강하게 젓는 것과 같은 이치이  
 다.
   전등 주위를 회전하는 나방의 바깥쪽  날개가 안쪽의 날개보다 강하게 움직이면  나방의   
 몸은 차츰차츰 전등이 있는 쪽을 향하도록 회전하는 테두리는 점점 적어지게 되어  나방을  
 끌어 당겨서 전등의 위치까지 오고 만다. 결국  곧장 날기 위해서 특별히 만들어진 겹눈의  
 구조나 눈과 날개 사이의 운동의 성질이 가까운 거리에 있는 빛과 마주치면 그  빛이 있는  
 쪽으로 모여 버리는 작용을 할 따름이다. 많은  곤충들은 전등 주위를 방방 돌면서 광원에  
 접근해 가는 것에 주의한다면 알 수 있다.
  
    오리너구리-인류의 진짜 조상은 새일까?
  소, 말, 양  등은 '짐승'의  부류이고 '네발가진'  동물이라고 할 수  있지만, 학문적으로는      
 '포유동물'이라 이름한다. 소나  말은 인간에게 편리하도록  개량되어 오랫동안 가축으로서    
 사육되어 왔다. 최근에 말은 경마장에서만 만나볼 수 있으므로 별로 '짐승'이라는 이미지는  
 없다. 한국의 야생 포유동물로는 곰, 살쾡이, 너구리, 산양, 노루, 고라니, 멧돼지 등이 있다.  
 소형으로는 토끼, 다람쥐, 족제비,  들쥐 등이 있다. 그리고 포유동물이라는  것은 라틴어로   
 Mammal이라 한다. Mammal이라는 것은 유방을 뜻하는  단어이다. 그렇기 때문에 포유(哺  
 乳)라는 어려운 말을 사용하지 않고도 '젖 동물'이러고 하는 편이 적절하고 이치에 맞는다.  
 소, 말, 곰, 멧돼지, 너구리, 노루 등 포유동물의 부류는 모두  '젖'이 있다. 돌고래의 유방은  
 배꼽보다 아래쪽 몸의 끝부분에 가까운 장소에 붙어 있다.  
  전세계 자연계에는 다양한  종류의 포유동물이 있는데,  호랑이, 사자, 표범  같은 맹수도    
 있고, 팬더,  코알라 같이 유쾌한  얼굴을 한  종류도 있다. 그  가운데에서도 한 종류만이      
 '젖'을 가지고 있으면서도 알을 낳는  기묘한 포유동물이 있다. 오스트레일리아의 타스마니  
 나 섬의 강이나 늪에  사는 오리너구리라는 동물이다. 오리너구리는  그 입이 턱과 이빨이    
 있는 '짐승'의 입과는 조금 거리가 있고. 상하(上下)로도 납작한 집오리의 주둥이 같은 형태  
 를 하고 있다. 발가락은 넓게 퍼져서 그 발가락 사이에는 '물갈퀴'가 있어 물새처럼 재빠르  
 게 헤엄치고,  그 뒷다리를  주의깊게 보면 발가락이  하나 뿐인데  위쪽에 붙어서 뒤쪽을      
 향해 있다.  말하자면 '며느리발톱'을  가지고 있는  것이다. 오리너구리는  '부리', '물갈퀴',      
 '며느리발톱'을  갖고 더구나 알을  낳기 때문에 '젖'이 있는  점, 몸이 털로 덮여 있는  점,    
 날개가 없다는 점을 빼면 틀림없이 새의 부류이다. 이러한 기묘한 동물의 존재는 포유동물  
 과 새와는 극히 근연(近緣: 보기에 형태는 다르지만 생물분류의 계통상으로는 관계가 가까  
 움)이어서, 파충류를 공통의 조상으로 했다는 증거일 것이다. 
  오리너구리의 암컷은 물가에 알을 낳는다. 그 알에서 태어난 조그만 오리너구리의 새끼는  
 고개를 위로 향한채로 뒤집어 있는 어미의 배에 올라타고서 유방에서 모유를 빨아  먹으며  
 자란다. 오리너구리는 강이나 늪에 살고 있어서  집오리처럼 부리로 물고기를 쪼아서 먹는  
 다. 도망치는 것과 숨는 것 이외에는 방어수단이  없는 이 연약한 포유동물은 오랜 기간에  
 걸쳐서 자연계의  생존경쟁에 패배하여 세계  각지에서 차츰차츰 절멸하여  현재는 태평양    
 상의 동남쪽 일각에서만 근근히 생명을  이어가고 있다. 오스트레일리아나 타스마니아에는  
 사자, 호랑이, 등의 맹수가 없고, 독사 따위도 없으므로 겨우 살아 남았던 것이리라. 그들의  
 생존을 위협하는 동물은 역시 인간이다. 오스트레일리아  정부는 이 진귀한 짐승을 엄중하  
 게 보호하고 수출도 금지하여 그 수가 줄어들지 않도록 관리하고 있다.

    토끼-보호색의 매커니즘
  야산이나 설원은 걷는다고 해도 한국에서는 좀처럼 야생의 포유동물은 발겨하기가 어렵게  
 되었다. 그 가운데서 다소는 아직 만나볼 수 있는 것이 토끼이다. 덤불 속에서 갑자기 길로  
 뛰쳐나와 잠깐 멈춰서서 인간이 있는 쪽을 바라보다가 역시 금방 반대편 덤불 속으로 뛰어  
 들어가 버린다, 뒷다리를  크게 차올려 인사를  하는 것 같은 모양으로  펄쩍 뛰는 모습은     
 상당히 애교가 있다.  토끼는 나무에 오르는 것도  불가능하고, 헤엄치는 것도 불가능하다.    
 게다가 적에게 달려들어  물어 뜯을 이빨도, 적을  할퀼 발톱도 없는 너무  약한 동물이다.    
 토끼는 지상에서는  맹수나 뱀에게  위협받고, 하늘로부터는  독수리, 매  따위에게 공격을     
 받는다. 이렇게 되면 적에게 잡히지 않는 방법을 찾아낼 수 없게 되고, 도망치는 것 이외에  
 는 달리 방법이 없다.
  가정에서 기르는 토끼는 일년 내내 흰 털로 덮여 있고 야외에서 볼 수 있는 토끼는  한겨  
 울에도 다갈색의 체모를 하고  있다. 그렇지만 일본의 한  지방에 사는 토끼들은 겨울에는    
 순백색의 털로 덮여 있어서 눈 속에 있으면 어지간히 시력이 좋은 동물이라도  발견하기가  
 어렵고, 여름에는 다갈색의 털로 덮여 있어서 바위사이에 있으면 우리들은 바로 옆에 있더  
 라도 알아보지 못하는 경우도 많다.  이른바 보호색으로 그 교묘함은 실제로  겨울, 여름의   
 각각의 계절에 야외에서 관찰할 수 있다.
  그런데 여름에서 가을에 걸쳐서 다갈색의 털이 점점 빠지고 그에 대신해서 겨울용의 흰털  
 이 생겨나는  것은 사실이다.  그러나 어떻게  해서 그러한  털갈이가 이루어지는 것일까?      
 우선 상식적으로 생각하면 자연계의 기온변화에 대응해서 이루어진다고 보는  것이 타당할  
 것이다. 그러나 아무래도 그런 것은 아닐 듯싶다. 예를 들면 여름털을 입은  다갈색의 토끼  
 를 상자  안에 넣고 매일  조금씩 인위적으로 상자  안의 기온을 떨어뜨려  과연 털갈이가     
 이루어져 흰 토끼가 되는가 관찰하면 결코 그렇지  않다.  그러면 주변이 눈으로 뒤덮였을  
 때 그 흰색이나 눈의 반사광선에 대응해서 흰색털이 생긴다는 발상은 어떨까? 그러나 그것  
 도 아닌 것 같다. 다갈색의 토끼를 내부가  새하얀 상자에 넣고 주변을 흰색으로만 꾸며서  
 사육시켜 보아도 다갈색의 토끼는 언제까지나 하얀  토끼로는 되지 않는다. 이렇다면 겨울  
 이 되어 점점 추워지게 되면 털갈이가 시작되어  하얀 털로 되는 것이라든가, 주변에 눈이  
 내려 새하얗게 되면, 그 색을 감지하여 흰  토끼가 된다는 단순한 인간의 발상으로는 자연  
 을 해명할 수가 없을 것 같다.    
  결론을 말해 보자. 이것은  실은 태양이 토끼에게 하얗게  되라고 지시를 내리는 것이다.     
 즉 토끼의 의지나 주변의 색채, 기온 등과는  직접적인 관계가 없이 태양의 명령에 따라서  
 이루어지는 것이다.  6월의 하지를 경계로  해서 매일 점점  낮의 길이가  줄어들어, 9월의     
 추분이 지나면 하루에 볕이 드는 일조시간이나 일조량은 점점 감소한다. 이 일조량이 매일  
 매일 감소하는 것이 토끼의 뇌하수체나 갑상선 호르몬에 영향을 미쳐 탈모가 일어나 흰 털  
 로 바뀌어 간다. 토끼를 상자 안에 넣고 자연계의 햇빛을 가리고 매일 조금씩 햇빛을 줄여  
 가면 여름이라 하더라도 흰 토끼가 생긴다.
  
    하늘 다람쥐-익살맞은 짐승
  하늘을 날 수 있는 동물을 들라면 곤충과 새가 대표적이다. 몸이 무거운 포유동물 중에는  
 박쥐종류 뿐이다.  박쥐 외에는  날 수 있는  동물이 없지만  하늘다람쥐는 상당한 거리를      
 산뜻하게 활공할 수 있는 재주를 가진 동물이다. 하늘 다람쥐는 일반적으로 숲속에 사는데  
 일본에서 흔히 볼 수 있는 이 동물은 낮에는 대개 커다란 고목 속의 둥지 안에서 잠을  잔  
 다. 가지도 말라 떨어지고, 나무 껍데기도 벗겨져서 하얀 목질 부분이 노출된 듯 싶은 바싹  
 마른 고목의  높이 7,8미터  되는 곳에 직경  15센티미터 정도의  자그마한 구멍이 있다면      
 틀림없이 하늘다람쥐의 모습을 볼 수 있다. 돌로 탕탕 하고 고목을 때리면 잠에서 깬 하늘  
 다람쥐는 위쪽의 굴에서 귀여운 얼굴을 살짝 내민다.
  하늘다람쥐는 쥐를 약간 길고 가느다랗게 늘려놓은 것 같은 작은 동물이다. 하늘다람쥐는  
 앞발과 약간 긴 뒷발 사이에 피부가  얇은 막의 형태로 펼쳐 있어서 네 개의  다리를 전부   
 펼치면 연처럼  사각이 편평한  모양이 되고 그  끝에 커다란  꼬리가 주렁주렁 붙어있다.      
 주위가 완전히 어두워지면 하늘다람쥐가 활동하는 시간이  된다. 이 동물은 호두열매나 그  
 이외 나무 열매를 주로 먹기 때문에  이빨이 날카롭다. 하늘다람쥐가 떠들썩하게 운동회를  
 전개하여 이 가지 끝에서 저 가지 끝으로  날아다니고, 또 암수컷이 사랑의 속삭임을 나누  
 는 것은 새벽 무렵 슬슬 주위가 밝아지기 시작할 때이다. 다람쥐처럼 능숙하게 나무줄기를  
 타고 올라 가지를 쭈르르 건너서 그 끝에 쫙 하고  공중으로 몸을 날린다. 바로 그 순간에  
 양쪽에 있던 비막(飛膜:  날개로 사용되는 피부막)이  열려 글라이더처럼 가볍고  매끄럽게   
 활공하는데 때로는  20미터에서 30미터까지  날아서 목적한  나뭇가지에 착륙한다. 착륙할     
 때는 펼쳐 있던 비막을 휙 하고 움츠려서 몸을 세우듯이 해서 훌쩍 정지하는 그 순간 벌써  
 달려 간다.
  하늘다람쥐도 토끼와 같이 초식성이고 연약한 동물이다. 낮에는 커다란 고목의 구멍 속에  
 숨어 있다가, 밤에만 활동하는 것은 다분히 적의 습격으로부터 벗어나는 방법이 되고 있다.  
 하늘다람쥐를 공격하는 독수리나 매, 게다가 일본에  서식하는 대형 뱀은 낮에만 활동하기  
 때문이다. 그리고 하늘을 활공할 수 있는 것은 하늘다람쥐를 보다 안전하게 해준다. 하늘다  
 람쥐는 날다람쥐라고도 부른다
   
    곰-피하지방이 겨울잠을 부른다.
 곰은 겨울잠을 자는 동물이다.  즉 추운 겨울  동안은 바위굴 등에 들어가서  음식도 먹지    
 않고 운동도 하지  않고 꾸벅꾸벅 졸면서  지낸다고 한다. 그러나 동물원에서  볼 수 있는     
 곰은 겨울잠은  잔다고는 생각할  수 없는데 겨울이  찾아오더라도 원기  왕성하게 먹이를     
 먹고 있다.  추운 지방의  동물원에서조차 난방을 하지  않는 경우에도  역시 사육된 곰은      
 겨울잠을 자지 않는다. 겨울잠이라 하면 추워져서  움직이지 않게 된다고 생각하기 쉽지만  
 사육된 곰이 사는 집의 온도를 점차로 내려서 영하 몇 도가  된다고 하더라도 곰은 겨울잠  
 을 자지 않기  때문에 추워지면 겨울잠을  잔다는 가설은 아무래도 진실이  아닌 것 같다.     
 실제로 동물이 겨울잠을 자는  원인은 일본의 어느 생물학자는 일본산  다람쥐를 이용해서   
 밝혀냈다. 그것은  피하지방이 겨울잠을 명령한다는  것이다. 바꾸어  얘기하면 피하지방이    
 어느 정도 두껍게 되면 겨울잠 중추가 자극을 받아서 겨울잠에 들어가는 것이다.  
  겨울잠을 자는 동안에 벌어지는 일을 생각해  본다면 우선 혹독한 추위를 생각하지  않을   
 수 없다. 그 추위를 막아내기 위해서는 두꺼운 피하지방이 절대적으로 필요하다. 또 겨울잠  
 을 자는 동안에는 먹이를  먹을 수 없기 때문에  그 기간 중에 소비되는  에너지원은 몸에    
 축적해 놓은 것만으로  부족해서는 안 된다.  그 때문에 피하지방은 무슨  일이 있어도 꼭     
 필요하다.  바꾸어 말하면  피하지방이 없이  무심코 겨울잠에  들어가면 추위를  견뎌내지     
 못 하고 얼어죽든가, 체내에 영양소가 다 떨어져서 굶어 죽든가 둘 중의  하나이다. 더구나  
 겨울이 되어 추위가 혹독한 해도 있고, 봄이 늦게 찾아와서 오랜 기간 겨울잠을 자지 않으  
 면 안심하고 겨울잠을 맞을 수가 없다.  그렇기 때문에 피하지방의 발달이야말로 겨울잠을  
 가능하게 하는 유일한 조건이고, 피하지방이 충분하게되면 "이제 겨울잠을 자도 좋다."라는  
 겨울잠 명령을 전달하는 셈이다. 실제의 예는 아니지만 만약 곰에게 점진적으로 지방을 주  
 사하여 충분히 지방이 축적되면 겨울이 되기 전에 겨울잠을 자기 시작할 게 틀림없다.
  이렇기 때문에 가을 중순부터 곰은 활발하게 먹어댄다. 곰은 잡식성이어서 산포도 따위의  
 식물을 즐겨 먹고,  또 물고기나 벌레 등도  잡아 먹는다. 산열매가 풍성하므로  먹을 것이    
 충분히 있을 때는  좋지만 자연에서 먹이를  구하기 힘들 때, 즉  흉년에는 인가 근처까지     
 내려가 먹이를 구하고 여기저기 출몰한다. 이런 때에는 곰은 흥분해 있어서 인간을 습격하  
 는 일도 종종 있다. 

    박쥐-비행레이더의 비밀 
  도시에서는 매년 그 숫자가 줄어들고 있지만 박쥐도 포유동물 가운데에서는 결코  진귀한  
 동물이 아니다. 초여름부터 여름  동안에 석양 무렵 바쁘게  저공비행을 하는 박쥐 모습을    
 엷은 어둠을 통해서 볼 수 가 있고, 때로는 귓전을 사악사악 하는 날개소리를 남기고 지나  
 가는 박쥐에게 놀라는 일도 있다.  벌레도 줄어들고, 개구리도 줄어든 한국의  자연 속에서   
 수수하게 살아가는 약간 남아있는  자연의 풍경일 것이다. 박쥐는  모기 따위의 극히 작은    
 벌레를 먹고산다. 도시의 중심지는 어쨌든 교외나  농촌에는 아직도 모기가 발생하기 때문  
 에 박쥐도 먹이를 구하는데 어려움을 겪지 않고,  또 박쥐가 사는 장소는 동굴과 나뭇가지  
 이기  때문에 가까스로  살아남은 동물이라  생각된다. 박쥐의  배설물은 대부분  소화되지     
 않은 모기의 눈알이다. 아마 하룻밤에 몇백에서 몇천 마리나 되는 모기를 차례차례 잡아먹  
 고, 소화시킬 수 없는 눈알만이 한꺼번에 배설되는 것이리라. 
   박쥐의 날개는 포유동물에 있어서는 앞다리이고, 우리들의 손에 해당되는 부분이다. 가느
다란 뼈의 형태는 다른 동물과 같아서 손가락 뼈가 터무니없이 길고, 손가락과 손가락 사이  
에는 얇은 막이  있어서 전체가  날개 역할을 하고  있다. 새의  날개와 다른  점은 손가락      
끝에 해당하는 부분에 손톱이 있는 점, 또 지상을 걸어  다닐 때에는 날개를 접고 팔꿈치에  
해당하는 부분을 사용해서 보행할 수가 있는 것이다.
  낮에 활동하는 동물은 눈의 망막에 강한 빛을 감광하는 성분을 다량 포함하고 있기 때문   
에 어둑어둑한  빛에는 별로  반응하지 않고,  야간에 활동하는  동물에는 그  망막에 극히       
약한 빛에도 감광하는 성분이 다량 포함되어 있어서 조그마한 빛이라 하더라도 감지 할 수 
가 있다. 즉, 사진의  필름으로 말한다면 ASA(American Standard  Association; 필름의 강    
도) 수가 많기  때문이다. 박쥐는  야간에 활동하기  때문에 지극히 약한  빛이라 하더라도      
물체를 볼 수가 있지만  실제로는 눈으로는 그다지  보이지 않는다. 어두운  공간을 맹렬한    
속도로 부지런히 날아다닐 때 눈에 하나 하나 보이는 것으로는 나뭇가지나 전선 따위를 피   
할 수가 없다.  박쥐의 눈을  페인트로 칠한 뒤에  날려 보내도  결코 부딪히지  않는 것을      
보더라도 눈보다 훨씬 중요한  감각기관을 갖고 있음이  분명하다. 그 기관은  박쥐의 소리    
레이더라고 부른다. 목구멍  깊숙이 특별한  성대가 있어서  그로부터 진동수가  매우 많은     
초음파를 낸다. 날아다니면서도 끊임없이  그 소리를 바깥을 향해서  입으로 내고 있다. 그     
음은 어떤 작은 물체라 하더라도 예를 들면 1밀리미터  이하의 물체에 부딪힐 경우, 반사음  
이 되어서 박쥐의 귀로 되돌아  온다. 그 반사음에 의해서 물체의  존재를 빠짐없이 조사하   
여 안전하게 비행하고, 동시에 작은 모기를 얼마든지 잡아 먹는 것이다.
  한국의 온대지방에 사는 박쥐는 동굴  따위에 들어가서 거꾸로 매달려서  겨울잠을 잔다.   
이 겨울잠은 곰 등에 비교해서  훨씬 깊은 겨울잠, 즉  체온이 훨씬 낮게 떨어진다.  따라서    
겨울잠을 잘 때는 의식도 없고 감각도 움직이지 않는다. 내장의  모든 기관도 여름의 몇 십  
분의 1밖에 움직이지 않는다. 그렇게 함으로써 에너지의 소비량은 극히 작아진다.  일반적으  
로 무리를 지어 활동하고,  열대지방에서는 낮에는 큰  나뭇가지에 과일 같은  검은 박쥐가    
무수히 매달려 있다. 열대지방의 박쥐는 대형이고 과일을 먹고 산다. 

    코끼리-사지도 대적할 수 없는 괴력
  육상에서 가장 큰  동물은 코끼리이다.  일찍이 2억 년  가까운 옛날  중생대는 코끼리의     
 10배 이상이나 되는 공룡이 양치식물의 삼림이나 연못가를 활보하던 시대가 있었지만 공룡  
 은 뱀이나  도마뱀과 같은 부류이고  포유동물로서는 코끼리가 가장  크다. 현재 코끼리는     
 거의가 인간이 사육하여,  야생의 것은 인도의  아삼 지방이나 인도 반도  일부에 겨우 몇     
 마리가 남아 있는데 불과하지만, 대형의 아프리카 코끼리는 케냐, 틴자니아부터  콩고 지방  
 의 광대한 지역에 줄어들고 있다고는 하나 아직 상당히 많은 숫자가 야생상태에서  생활하  
 고 있다. 
  코끼리는 온순한 동물인데다 초식성이어서 다른 야생동물이나 인간에게 적극적으로  공격  
 하는 일  따위는 없다. 동물원  코끼리라 하더라도 먹이로  받는 것은  짚이나 감자뿐이고,     
 야외에 있더라도  식물성인 것만을 먹고  생활하고 있다. 몸이  커서 그로테스크한 모습을     
 하고 있는데다  길고 강력한  코를 갖고 있으므로  맹수로 오해를  받지만, 코는 인간으로      
 말하자면 손의 기능을 하는데에 지나지 않는다.
   즉 다리를 구부린다든지 허리를 숙여서 풀을 뜯어먹기에는  너무 뚱뚱하고, 특히 다리가  
 절구통같이 두꺼우므로 입으로 운반하기 위한 수단으로써 긴 코를 갖고 있는 것이다. 그러  
 나 코끼리 자신이  위험을 느끼거나 코끼리에 대해서  다른 동물이 공격을 걸어오면  코는    
 어느 정도 무기로써 기능하지만, 그것은 결국 방위수단밖에 안된다. 코끼리는  다른 맹수와  
 비교하면 너무나  크다. 아프리카 코끼리의  거대한 놈은 몸무게가  10톤 이상이나 되므로     
 도저히 이 커다란 코끼리를 공격해서 넘어뜨릴 수가 없다. 그렇지만 코끼리가 다수의 맹수  
 에게 둘러싸이고 새끼 코끼리 등이  위험한 때에 무기로 이용되는 것은 실로  코가 아니라   
 발이다. 코끼리는 그 거대한 발로 차는 힘은 끔찍해서 사자 정도 되는 동물은 날아가 버리  
 든가, 뼈가 부러지든가, 그리고 잘릴 정도로 짓밟아버리는 것이다.    
  코끼리는 가족 단위로 생활하는 경우가 많아서  양친과 새끼 등을 합쳐서 인도  코끼리는   
 5마리에서 10마리 정도  무리를 지어서 행동하고, 아프리카  코끼리는 가족이 많이 모여서    
 대가족집단으로 백 마리 정도의 큰 무리를 짓는  경우도 있다. 인도 코끼리는 생활 구역도  
 적다기보다는 협소한 지역에 꽉 들어찬 형태이지만 아프리카 코끼리는 광대한 지역을 집단  
 으로 이동한다. 특히 건조기가 되면 물이 있는 장소를 찾아서 이동하고 늘상 주로 물 주변  
 에다 생활의 근거지를 만든다. 코끼리의 동료는  지질시대부터 물 주변에서 많이 생활했기  
 때문인지, 혹은  너무 커서  민첩성이 결여되어,  강으로 떠내려갈  기회가 많기  때문인지,     
 포유동물 가운데서는 화석으로  남아있는 예가 비교적 많다.  코끼리는 마지막에는 물속에    
 몸을 던져서 그 생애를 마감한다고 하지만, 이 이야기는 별로 맞지 않다. 어쨌든 세계 최대  
 의 포유동물로 아이들의 우상이 되어 있는 코끼리가 차츰 감소하고 있는 사실은  섭섭하지  
 만, 어떻게 하든지 이 지상에 살아남게 하고 싶은 것이다.

    하마-충돌하면 모두 죽게 된다.  
  현재 지구상에서 코끼리에  이은 대형의 육상동물은  하마이다. 상당히  애교어린 얼굴을    
 하고 있지만 입은 터무니없이 크고, 또 입안에 있는 이빨도 거대하다. 사람의  의치는 현재  
 는 플라스틱을  많이 사용하지만,  그전 시대에는  능숙하게 가공된  도자기가 사용되었다.     
 그보다 전 시대에는 유럽에서는  이 하마의 커다란 이빨을  갈아서 사용했다. 하마는 몸이    
 포동포동 살이  찐데다가, 다리가 짧아서  아무리해도 다른 동물을  공격하거나 뒤쫓을 수     
 있는 동물은 아니다. 큰 놈은 4톤 내외의 몸무게를 갖고 있다. 하마도 중부  아프리카 습지  
 대에 살고 있다. 입이 그렇게 큰데도 불구하고 극히 온순한 초식동물이다. 큰 강 근처나 늪  
 주변의 수초가  무성한 곳이 하마의  주거지인데, 대개 20마리에서  50마리 정도가 무리를     
 지어 생활한다. 낮에는 거의  물속에 들어가서 겨우 눈과  귀만 수면에 내놓고 잠을  잔다.    
 야행성 동물이어서 밤이 되면  어슬렁어슬렁 육상으로 올라와서 물가의 풀  등을 덥석덥석   
 뿌리째 뽑아서 먹는다. 몸이  크고 물속에 살고 있으므로  다른 맹수에게 공격당할 걱정도    
 없고 다른 동물을 내쫓을 필요도 없이 한가롭게 자연을 즐기고 있는 부러운 동물이다.
  그러나 하마는 겁쟁이다. 낮에 때때로  땅위로 올라와서 풀밭 가운데에서  낮잠을 잘려고   
 할 때도 있다. 이런 경우  조금이라도 무슨 소리가 나면 놀래서  물속으로 첨벙 하고 뛰어   
 들어간다. 하마는 특별히 강적이 없는데도 역시 동작이 둔하기 때문에 낮에는 물속에 있는  
 편이 안심하고 살 수 있는  장소 같다. 땅위의 풀밭에서 하마가  낮잠을 자는 경우에 혹시   
 인간이나 다른 물가 근처나 낮잠을 자는 하마 주변을 지나간다고 하자.
   운동신경은 둔감하더라도 감각이 예민한 하마는 이 동물의 낌새에 몹시 놀라서 결사적으
로 물을 향해 돌진한다. 지나가던 동물은 갑자기 탄환처럼 뛰쳐 나오는 거대한 하마를 피할  
수가 없어서 앗 하는 순간에 냅다 부딪쳐 나가 떨어지고  만다. 돌진해 오는 하마에게 정면  
으로 부딪히면 정말로 질주하는 덤프 트럭에 부딪친 것처럼  견디지 못할 정도다. 자연계는  
이런 일도 있다.
  
    기린은 왜 목이 길어졌을까?  
  열대 아프리카에 사바나에 사는 기린도 중요한 동물이다. 목이  무턱대고 길고 키도 터무
니없이 크다. 그렇게 목이 길기 때문에 목뼈(경추)가 대단히 많을 거라고 생각하지만 목뼈는 
7개 밖에 안된다. 포유동물은 멧돼지처럼 목이 짧은 것도 있고, 개 고양이, 인간, 그리고  기
린처럼 목이 긴 놈도, 모두 목뼈는 7개로 정해져 있다. 예외는 남아메리카에 사는  나무늘보 
정도이다. 기린은 소와 가까운 동물이어서 긴 목 위에 올라  있는 작은 머리에는 귀와 짧은 
뿔이 붙어 있다. 기린은 약한  동물이므로 맹수의 밥이 되는 경우가  많고, 특히 사자, 표범 
등은 기린이 가장 두려워하는 적이다. 일단 맹수에게 발각되어  몇 마리가 공격당하면 이미 
저항의 수단은 없다. 생존경쟁이 치열한 아프리카 들판에서 연약한 기린이 살아 남을 수 있
는 길은 적에게 발각되지 않는 것, 재빠르게 도망치는 것, 그리고 새끼를 많이 낳아서  자손
이 끊기지 않도록 하는 방법밖에  없다. 기린의 독특한 얼룩 모양도  적에게 발각되지 않기 
위한 하나의 수단으로 볼 수 있다. 목이 긴 이유는 가능한 빨리 적을 발견하여 도망칠 준비
를 하고, 긴 다리는 날쌔게 도망치는 중요한 운동력이다. 다만 기린은 실제로는 아무리 빠르
게 달려도 시속 40킬로미터 정도여서 사자나 표범 쪽이 훨씬 빠르므로 별로 효과가 없다고 
생각한다.
  그런데 기린의 목이 어째서 그렇게 길어 졌는가에 대해서는 종종 진화론을 설명하는 좋은 
예증으로 이용된다. 1805년 프랑스 동물학자인 라마르크는 기린의 목이 길어진 이유를 다음
과 같이 설명했다. 기린의 목은 원래 말의 목 정도로 그렇게 길지 않았다. 그러나 기린은 키
가 큰 나뭇잎을 먹기 때문에  태어나서 일생동안 목을 계속해서 늘린다.  그 때문에 어른이 
되었을 때 어미의 목과 비교해  보면 조금씩 길어지고 있다. 이렇게  해서 어미보다 자식이 
자식보다 손자가, 손자보다 그 손자의 자식이라는 방식으로 예컨대 몇 밀리미터씩이라도 목
이 길어지면 몇십대, 몇백대가 지나면 현재의 기린처럼 긴  목이 된다고 한다. 이설은 '용불
용설'이라 하는데, 끊임없이 사용하지 않는  기관은 차차 퇴화하여 인간의 꼬리처럼  없어져 
버린다고 한다. 
  이에 대해서 1859년 유명한 찰스 다윈은 '종의 기원'이라는 저서 가운데서 다음과 같이 설
명했다. 기린의 목은 원래는 그렇게 길지 않았다. 그러나 같은 부모에게서 태어난  형제에게
도 키가 큰 사람과 키가 작은 사람이 있듯이 기린의 형제에게도 목이 긴 기린과 그렇지  않
은 기린이 있다. 기린은 키가 큰 나무의 잎사귀를 먹기 때문에 생활하는데, 그 중에서  목이 
긴 기린만이 살아남는다. 부모의 대도, 자식의 대도, 손자의 대도, 항상 그 세대에서 좀더 목
이 긴 기린만이 세대를 이어서 몇십 대 몇백 대가 지난 후에는 긴 기린만이 남게 된다고 한
다. 
 
    원숭이 ― 고릴라의 생식기의 크기는?
  인간과 가장 가까운 야생동물을 들라면 말할 것도 없이  유인원이라 부르는 그룹이다. 유
인원이라 하면 아시아의 열대밀림, 그렇지만 현재는 북보르네오 등  얼마 안 되는 지역에서 
발견되는 오랑우탄, 다음은 아프리카 열대의 밀림에 살고 있는 침팬지와 고릴라, 어느  것이
나 모두 친밀한 동물이다. 이 가운데서  가장 큰 고릴라는 주로 지상에서 생활하지만,  침팬
지, 오랑우탄은 대산림의 나무 위에서만 생활하고  나무의 상당히 높은 지점에다가 집을 짓
고, 대체로 지상으로 내려오는 일은 없다. 어쨌든 이들 유인원을 자연상태에서 관찰하는  일
은 극히 곤란한 일이어서  지금까지 보고된 유인원을 자연상태에서 관찰은 거의 동물원에서 
사육하는 유인원을 관찰한 결과이다. 유인원의 몸매는 인간과 비슷하지만 발이 비교적 짧은 
편이고, 손은 매우 길어서 직립해 있더라도 지상에 닿을 정도로 길다. 발바닥은  손바닥처럼 
넓고 긴 발가락을 갖고 있는데, 손가락처럼 엄지발가락이 저쪽에  떨어져 있는 물건을 집을 
수가 있는 것은  분명히 수상(樹上)  생활에 적응했다고 생각된다. 원숭이나 사람은  똑같이 
잡식성이어서 식물의 잎, 싹, 열매 등도 먹고, 나무  위에서 생활하는 곤충이나 도마뱀 따위
의 동물성인 것도 잡아먹는다. 송곳니는 인간보다 훨씬 날카롭게  돌출해 있고 앞니도 끝이 
나와 있어서 단단한 것을 으깨서 먹는데 알맞다. 
  침팬지, 오랑우탄의 몸무게는 50킬로그램 전후로 인간과 큰 차이가 없고, 고릴라는  100킬
로그램이 넘는다. 그러나 대뇌의 무게를  비교해 보면 보통 성인이 1.5킬로그램에  가까운데 
비해 유인원은 종류에 관계없이 4백그램 내외로 인간 대뇌의 4분의 1을 조금 넘는 정도  밖
에 안 된다. 침팬지, 오랑우탄은 부르짖는 소리로 얼마간 의사소통을 하고 있어서 다소 서로 
연락하는 데 도움이 되는 것 같지만 대체로  언어라고 말할 단계는 아니고 그 생활은 다른 
원숭이 종류보다 더 진화된 상태는 아니다. 유인원의 임신기간은 250일 이상인데 인간과 그
렇게 큰 차이는 없지만 태어나는 신생아의 몸무게는 인간  신생아의 절반에 지나지 않는다. 
그러나 생각보다 몸무게가 적은 반면에 손발과  그 외의 발육은 인간의 유아보다  뛰어나서 
생후 2개월이 지나면 어미에게 매달릴 수가 있다. 그래서  어미 유인원은 유아를 자신의 힘
으로 떠받치거나 안는다든지 하지 않고 자유롭게  나무 위를 달려 다녀도 아이가  떨어지는 
일은 없다. 전문가들의 연구에 따르면  인간의 신생아는 몸무게에 비해서  발육은 현저하게 
떨어져 생후 1년이 지나야 겨우 야생동물이 태어날 당시의 능력에 달한다고 한다.
  개와 고양이라든가 자연계에서 수컷과 암컷의  성비가 거의 1대1인 포유동물의  성생활은 
일부일처제의 단혼을 하는 경우는 거의 없다. 
모든 암컷은 모든 수컷의 공유물이고, 모든 수컷은 모든  암컷의 공유물이어서 어떤 상대와
도 자유롭게 짝짓기를 할 수 있는 난혼제인 것이 보통이다.  인간은 아득한 옛날 완전히 자
연에서 생활을 했을 때는 난혼을 했다는 증거가 상당히 있다. 유인원은 일반적으로 일부 일
처제의 단혼생활을 하고, 가족을 단위로 집을 짓는다는 점은 현재 인간의 가정과 닮았다. 짝
짓기는 배위(背位)짝짓기가 행해지는데 수컷의 생식기는 고릴라의 경우는 특히 작다.

    연어 ―  산란에서 탄생까지의 고생담
  연어는 일반적으로 바다에서 사는 물고기이다. 북쪽  바다를 자유롭게 헤엄쳐 돌아다니다
가 충분히 성숙하여 산란기를 맞으면 수컷도 암컷도 모두  강을 거슬러 올라가기 시작한다. 
그 시기는 10월경이다. 옛날에는 동해안의  바다와 연결된 강이나 하천을  거슬러 올라오는 
것을 볼 수 있었지만 현재에는 주로 강원도 양양의 남대천 근처에서만 볼 수 있고 그  외에 
북캄차카 반도나 알래스카의 여러 하천에서도 연어의 모천회귀(母川回歸)를 관찰할 수 있다. 
해수에 사는 물고기나 담수 (淡水)에 사는 물고기는 일반적으로 혈액의 농도가 다르지만, 연
어처럼 바다의 해수나 하천의 담수 속에서도 생활하는 물고기는 그때마다 혈액의 농도를 바
꾸지 않으면 안된다. 그래서 연어의 피부에는 체표(體表)를 통해서 담수나 해수가 몸 안으로 
침투하지 않도록 특별한 피막(被膜)을 가지고 있고, 또 해수가 입을 통해서 들어올 경우에는 
있는 힘을 다해 염분을 버리고 물을 저장하려 하고, 반대로  담수가 입으로 들어올 때는 힘
껏 물을 버리기 위해 신장이 작동하여 조절에 나선다.
  연어의 산란장소는 하천의 근원의 가까운 얕은 여울이 된 계류이다. 연어는 알을 낳고 새
끼를 남기기 위해 필사적으로 강을 거슬러 올라간다. 흐름이 급한 강을 거슬러 올라가는 일
은 연어에게 있어서 쉬운 일은 아니다. 몸에 비축해 둔 에너지를 전부 다 써서 고생에 고생
을 거듭하여 상류를 향하여 올라간다. 도중에 폭포가 있으면 그것도 올라가지 않으면 안 된
다. 그렇기 때문에 근육의 탄력성과 지느러미로 물을 때리는  힘을 가지고 높이 3미터 정도 
되는 폭포는 단숨에 뛰어 올라서 넘어가 버린다.
  강은 상류로 올라갈수록 강폭도 좁아지고 수량(水量)도 줄어든다. 그 곳에 무수히 많은 연
어가 그야말로 물이 보이지 않을 정도로 가득 모여서, 더구나  마지막 힘을 다 쥐어짜서 강
을 올라간다. 개중에는 동료들에게 눌려서 튀겨난 그 순간에 물가로 올라가 버린 놈도 나돈
다. 곰이 물고기를 잡는다는 것은 이러한 연어 무리에서 가장자리로 밀려난 놈이 많기 때문
에 가능하다. 물가로 넘쳐 나온 놈이 많다. 이윽고 연어가 힘이 다 떨어질 무렵이 되면 산란
장소에 도착한다. 암컷은 5천 개정도 되는 알 덩어리를 뱃속에 갖고 있지만 실제로 알을 낳
을 경우에는 그 알 덩어리를 한 알 한 알 분리하여 강바닥에 알을 낳고 수컷은 암컷 주변에 
모여서 물 속에다 사정한다. 이렇게 해서 다음 세대를 담당할 수정란이 생긴다. 어미 연어는 
자손을 남기는 일로 어미로서의 의무를 다하고 기운이 다 떨어져 죽어간다.
  수정란은 3월경에 부화한다. 막 부화한 1센티미터 정도 되는  치어는 배에 커다란 알주머
니를 달고 있는데, 그곳에서 영양을 공급받기 때문에 처음  얼마 동안은 외부로부터 먹이를 
공급받지 않아도 잘 자란다. 그리고  봄눈이 녹을 무렵이면 몇 센티미터  크기로 자란 어린 
물고기는 부모가 올라왔던 강을 힘들게 내려가서 큰 바다로 나간다. 바다로 나온 연어는 처
음 얼마동안은 물벼룩이나 새끼새우를 먹고 지내지만 점점 몸이 자라고 이빨도  날카로워지
면 조금씩 대형새우나 어류를 먹을 수 있게 되어 눈에 띄게 성장해 간다. 연어가 바다로 나
온 후부터 해가 갈수록 자라서 성인 연어가 되어 다시 산란을 위해서 강을 거슬러 올라가기
까지는 5,6년이 걸린다. 물고기의 나이는 비늘에 나타난 연륜 같은 줄무늬 모양을 보고 판별
하는데 연어의 경우도 예외는 아니다. 

    뱀장어 ― '수직 150m의 폭포'도 오르는 에너지
  뱀장어는 불가사의한 물고기이다. 강이나 호수에서 살고 있고, 바다에서도 생활하고 있다.  
세계 각국에 퍼져 있지만 산란장소는 오랜 세월 수수께끼로  남아 있었다. 유럽의 뱀장어에 
대해서는 덴마크의 어류학자인 슈미트라는 사람이 금세기 초에 20년에 걸쳐서 조사  연구하
여 뱀장어의 산란장소는 카리브 해의 따뜻한 바다인 대서양의  심해라는 것을 밝혀냈다. 슈
미트의 연구에 따르면 알은 봄에 낳는데 작고 매우 얇은 나뭇잎 형태를 한 치어가 산란장소
를 떠나서 헤엄쳐 다니는데 2년 반정도 걸려서 대서양을 횡단하여 유럽의 대서양 연안이나 
지중해 연안, 아프리카 북부의 대서양 연안에 고생 끝에 겨우 다다르게 된다. 그 사이 몇 번
인가 변태(變態)를 하여 결국 5센티미터 정도 되는 작은 뱀장어가 된다. 그 후 유럽 각지의 
하천을 거슬러 올라가 강에 들어와서 성장하여 어른 뱀장어가 된다. 다시 바다로 나가서 산
란장소로 돌아올 때까지 암컷은 적어도 2년, 수컷은 4년에서 6년이 걸린다고 한다.
  최근, 북아메리카의 뱀장어 생활사(生活史)에  대해서도 연구가 이루어졌는데,  이 새로운 
설에 따르면 북아메리카의 뱀장어도 그 출발점은 유럽의 뱀장어와 같이 카리브 먼바다인 대
서양의 심해라고 한다. 같은 어미가 난 알에서 부화한 치어가 카리브 해에 들어와서 북아프
리카 하천을 거슬러 올라가는 그룹과 대서양을 횡단해서 유럽으로 향하는 그룹으로  나누어  
진다고 한다. 유럽의 하천에서 채집되어 자란 뱀장어와 아메리카  하천에서 포획된 어른 뱀
장어는 뼈의 숫자가 서로 달라서 지금까지 다른 종류로 알고 있었지만 원래는 같은 종류인
데 유럽 뱀장어는 대서양을 횡단한 코스가 길어서 아메리카 뱀장어보다 훨씬 운동량이 많기 
때문에 뼈의 숫자가 늘어난 것이라고 설명되었다. 
  강에 들어온 뱀장어는 강 하구 부근에 잠깐 머물거나 하류를 떠돌기도 하지만 이윽고 강
을 거슬러 올라가서 상류로 향한다. 충분히 성장하고 동시에  성인으로 성숙하려면 무슨 일
이 있어도 몇 년 동안은 강 상류에서 생활할 필요가 있는 것 같다. 뱀장어는 지느러미가 적
고 지느러미의 힘만 갖고는 헤엄칠 수가 없기 때문에 몸을 꿈틀꿈틀 구부려서 강을 거슬러   
올라간다. 이미 뱀장어가 햇빛이 내리비치는 폭포 위 호숫가에서  발견되는 것을 보면 수직 
150미터에 가까운 폭포를 거슬러 올라가는 것은 확실하다.
  물론 잉어나 연어처럼 물을 치고 튀어 오를 수는  없고, 혹시 가능하다 하더라도 100미터 
이상을 뛰어 넘는다고는 도저히 생각할 수 없다. 뱀장어는  실제로는 암벽을 걸어서 올라가
는 것이다. 뱀장어는 가슴지느러미를 수평으로 열어서 찰싹 달라붙으면 강한 흡착력이 생긴
다, 지느러미로 물보라가 치는 암벽에  달라붙어서 서서히 오르는 것이 틀림없지만,  며칠에 
걸쳐서 폭포를 다 오르는지는 분명하지 않다. 어쨋든 뱀장어는 강의 상류에서 몇 년간 살면
서 충분히 영양을 흡수하여 포동포동 살이 찌면 마침내 강을 내려와 큰 바다를 건너서 원래
의 산란장을 향한 기나긴 항해를 시작한다. 새로운 학설에  의하면 카리브 해까지는 돌아가
지 못한다고 한다. 그렇게 되면 카리브 해의 먼바다에서 알을  낳을 수 있는 것은 아메리카 
대륙에서 자란 뱀장어 뿐으로 유럽 뱀장어의 부모는 항상 아메리카에서 자란 뱀장어가 외는 
것이다. 

    상어 ― 사실은 겁쟁이이기 때문에 비겁한 것이다.
  상어는 여러 종류가 있어서 작은 상어는 성인이 되어도 50센티미터 정도이지만 거대한 상
어, 예컨대 고래상어는 18미터나 되는 최대의 물고기 중하나이다. 상어 가운데는 사람을  잡
아먹는 상어도 있어서 사람들은 바다의 대표적인 악당으로서 두려워한다. 그러나 모든 상어
가 인간을 습격하는 광포한 것이 아니다. 서대한 고래상어 등은 정어리 따위의 작은 물고기
를 먹고살며 성질도 온순하다. 
  상어는 일반적으로 해질녁부터 야간에 활동하고, 먹이도 그 시간에 획득한다. 한꺼번에 며
칠분을 많이 먹어둔다고 한다. 서해안의 해수욕장 근처에도 때로는 상어가 출현해서 수영금
지가 되는 일도 있고,  또 극히 드물게 실제로  상어가 공격하여 사람의 한쪽  다리를 잘라  
먹어 버린 일도 있는데 그런 사고가 일어난 것도 거의 저녁 때이다. 청새치상어, 청상아리라
는 종류가 소위 '식인' 상어 그룹에 속하는 광포한 상어이고, 열대 해역에 많은 귀상어도 온
순한 편은 아니다. 어느 놈이나 모두 모두 몸 길이가 3∼6미터 정도 된다. 몸 아랫면에 커다
란 입이 있어서 몸을 뒤집어서 먹이를 붙잡아 먹는다. 이빨은  매우 날카롭고 그 끝은 가시
처럼 뾰족하다. 빈틈없이 늘어선 커다란 이빨은 전부 안쪽을  향해서 활처럼 구부러져 있어
서 일단 달려들어 물으면 찢어서 먹을 때까지 절대로 먹이를 떨어뜨리지 않는다. 
  상어는 어류 중에서도 가장 하등한 그룹에 속한다. 등뼈를 비롯하여 주요한 뼈가 모두 연
골로 이루어져 있으므로 가오리 종류와 함께 연골(軟骨)어류로 부른다. 그러나 하등한 어류
인데도 불구하고 감각은 다른 고등한 어류보다 훨씬 뛰어난 점이 많다. 바닷물 속에서 전해
지는 아주 작은 진동을 포착해 내는 감각은 다른 물고기가 서로 싸운다든지 발버둥치는 것
을 알아내서 먹이를 가로채는 데에 효과가 있다. 바닷물 속의 특별한 화학성분에 대한 감각
은 피냄새를 알아차리기에 편리한 감각이다.  
  결국 상어는 이런 감각을 이용하여 어려움 빠진 물고기나 상처 입은 동물을 먹이로 겨냥
하는 것이다. 상어는 비겁하고 겁쟁이이기 때문에 자신보다 몸길이가 큰놈은 승격하지 않는
다. 그러나 아무리 커다란 고래라 하더라도 일단 상처입고 피를 흘리면 즉시 분해해서 먹어 
치운다.
 
    개구리 ― 도롱뇽과 산청개구리의 지혜
  커다란 개구리의 등에 작은 개구리가 타고 있고, 그 위에 또 작은 개구리가 타고 있는 광
경은 이른봄에 때때로 눈에 띈다. 무엇을 하고 있는 것일까? 보통은 짝짓기라고 생각하지만 
결코 짝짓기는 아니다. 대체로 개구리는 알도 정자도 몸 밖의 물 속으로 방출하는 체외수정
을 하는데 외부 생식기관을 갖고  있지 않다. 체내에 알이 충분히  성숙한 암개구리는 얕은 
물가에서 산란을 시작한다. 알은 한천질로 둘러싸인 동그란 작은 알맹인데 실모양으로 이어
져 있으면서 우르르 쏟아져 나와 알덩어리가 된다. 수컷은 이  때 대개 암컷의 등에 올라가
고 있다가 암컷이 산란을 시작함과 동시에 알 위에다 정액을 쏟으면 곧 그 곳에서 수정란이 
만들어진다. 그래서 배가 불룩해져서 어슬렁어슬렁 물  속으로 들어가서 산란을 시작하려고 
하는 암컷을 발견하며 수컷은 암컷에게 접근하여  등에 올라타기 때문에 등에 오른  수컷은 
한 마리로 한정되지 않고 두 마리, 세 마리가 겹쳐서 올라오는 광경을 볼 수가 있다. 개구리
의 발가락에는 빨판이 있어서 든든하게 달라붙을 수가 있다. 이 빨판도 결코 개구리가 버드
나무에 달려들기 위한 것이 아니라 암컷의 등에 올라탔을 때 미끄러지지 않고 달라붙기 위
한 것이다.
  물가에 낳은 알은 이윽고 부화하여 낙은 유생(幼生), 즉  올챙이가 나온다. 한천질 속에서 
태어난 올챙이는 조금만 지나면 한천질에서 나와서 물위에 뻐끔뻐끔 떠오른다. 이 올챙이를 
가장 좋아하는 놈은 물속에 살고 있는 같은 파충류인 도롱뇽이다. 알에서 막 깨어난 올챙이
는 그 즉시 도롱뇽의 입 속으로 빨려 들어가 버린다. 도롱뇽이 절대로 접근할 수 없는 나무 
의에다 알을 낳는 개구리도 있다. 이것이 한국과 중국  중부지방의 저산지대의 연못에 사는 
산청개구리라는 종류이다. 산청개구리의 암컷은 등에 수컷을 태운 채로 나무에 올라가서 산
란장소인 나무 끝으로 간다. 연못  부근의 수목에서 연못 의에 늘어진  나뭇가지 끝에 있는 
무성한 잎사귀를 골라서 하얀 거품으로  싸인  알 덩어리를 낳는데, 수컷은  기회를 놓치지 
않고 즉시 그 위에다 사정한다. 거품에 싸인 산청개구리의 알은 이윽고 부화하여 거품 속에
서 작은 올챙이가 되어 그대로 성장한다. 그리고 이미  도롱뇽에게 잡아먹히지 않을 정도로 
크게 자라면 거품을 빠져 나와서 한 마리씩 포르릉포르릉 하고 연못 속으로 뛰어 들어간다. 
산청개구리는 특히 도롱뇽이 많이 있는 연못에서 볼 수 있기 때문에 몇천 년, 몇만 년 동안
에 자손을 유지시키려는 본능이 수상(樹上) 산란이라는 수단을 고안해 낸 것이리라. 올챙이
는 어미 개구리와 달라서 물  속에 용해되어 있는 산소를 아가미  호흡으로 흡수한다. 그런 
점에서 물고기와 동일하다. 작은 정원에 있는 연못에 몇 마리의 암캐구리가 알 덩어리를 낳
아서 그것이 일제히 부화하면 연못이 까맣게  될 정도로 올챙이가 우글우글 거리기  시작한
다, 그러나 며칠이 지나서 한 마리도 남지  않고 전멸해 버린다. 원인은 물 속에 녹아  있는 
산소량에 한계가 있기 때문이다.

    뱀 ― 돼지를 통째로 삼키는 입의 구조 
  뱀은 도마뱀, 거북, 악어 등과  함께 파충류에 속한다. 이 종류는  지금으로부터 약 2억년 
전의 중생대 시대에 지구상에서 번영하던 공룡의 자손에 해당하는 동물이다. 공룡은 몸길이 
30미터를 넘는 거대한 종류도 있고, 그 당시 지상의 왕자로서 지구상의 도처를 활보하고 물
에서 헤엄치는 놈, 하늘을 나는 놈 등 다양하게 나누어져서 번영을 계속해 왔지만, 기후  변
동에 대응하지 못하고 맥없이 전멸해  버렸다. 전멸에 다다르기까지의 원인은  여러 가지로 
추측을 하지만 주로 추위였을 것이라고 상상한다. 간신히 조금 남아 있는 자손이 지금의 파
충류로 현재 존재하는 파충류도 추위를 무척 싫어하는 것 같다. 뱀, 악어, 도마뱀,  바다거북 
등은 모두 열대 동물인데, 온대지방에는 겨우 몇 종류밖에 되지 않고, 한대지방에 가면 파충
류는 거의 자취를 감추어 버린다.
  뱀도 열대 동물인데 아시아 열대 지역에서는 종류도 다양하고, 비단뱀처럼 독이 없으면서
도 10미터에 이르는 거대한 종류도 있고, 킹코브라처럼 맹독을 지닌 종류도 있다.  한국에도 
설악산이나 지리산에는 맹독을 가진 칠점사를 비롯해서 독사 등, 유독한 것도 있다. 뱀의 입
은 뼈가 특별한 구조를 하고 있어서 크게 벌릴 수가 있다 또한 위 아래의 턱에 나란히 있는 
이빨은 가늘고 날카롭고 안으로 굽어 있어서 일단 사냥감을 물고 늘어지면 사냥감은 도망갈 
수가 없고 뱀의 입으로 들어가는 수밖에 달리 방법이 없다. 즉 뱀이  "아차 실패했다."고 생
각하더라도 그것을 떨어뜨리거나 토해내는 일은 불가능할 뿐더러 뱀의 이빨은 물어 찢을 수
도 없기 때문에 어쨋든 통째로 삼키는 것 이외의 방법은  없다. 그렇기 때문에 뱀은 자신의 
몸보다 훨씬 굵은 놈도 삼켜 버려, 소화기관도 뱀의  피부도 부풀어오를 만큼 부풀어올라서 
통째로 삼킨 사냥감을 위장에서 창자가 있는  쪽으로 밀어 보내면서 소화시키지 않으면  안 
된다. 소화는 물론 소화액 속에 함유된 각종 소화요소에 의해 진행된다. 예를 들면 구렁이가 
쥐를 삼켰을 때 그 쥐가 아직 시도 근처에 있을 때에 해부해서 조사해 보면, 쥐는 소화약에 
잠겨 있지만 아직 체모(體毛)도 꼬리도 그대로이다. 쥐가 위장 속으로 들어가서 창자로 보내
질 무렵에 해부해서 관찰했더니 쥐는 이미 털이 없어지고 반들반들한 상태로 피부의 일부는 
녹아서 근육에서 내장기관에 걸쳐서 서서히  화학적인 분해가 시작된다. 이렇게  해서 뱀은 
어떤 커다란 사냥감이라 하더라도 잘게 씹거나 이빨로 갈아 으깨는 법도 없이 소화관 안에 
있는 화학적인 분해만으로 소화해서 흡수한다. 그리고 커다란  사냥감이면 1개월에 한 마리
씩 잡아먹는 것으로 충분하다. 
  소화에 대해서 말한다면 사자나 호랑이 같은 육식을 하는  맹수도 거의 동일하다. 그들의 
이빨, 특히 송곳니는 살아 있는 토끼 따위를 잡아서 그것이 아무리 난폭하게 굴어도 도망가
지 못하도록 억누르기 위한, 말하자면 먹이를 붙잡는 기관이다. 앞니, 즉 문치(門齒)는  사냥
감이 목구멍을 통과할 수 있는 크기로 자르기 위한 기관이고 목구멍을 통과하게 되면 그대
로 삼켜서 소화액의 화학분해에 맡겨버리는 것이다. 

    거북 ― 짝짓기를 1개월 이상 하는 정력가
  거북은 옛이야기에 나오는 것처럼 '학은 천 년, 거북은  만 년'이라는 장수를 상징하는 경
사스러운 동물로서 한국인에게 무척 친근한  동물이지만 현재는 자연 상태에서 발견하기가 
무척 어려운 동물이다. 거북은 육지거북과 바다거북이 있지만 육지거북도 하천에서 그 자취
를 발견하기가 드물게 되었고, 바다거북은 가끔 어부의 그물에 걸리는 경우라든가, 알을  낳
기 위해서 특정한 해변의 모래사장에 상륙해 오는 경우 이외에는 살아있는 실물을 볼 기회
는 없다. 바다거북은 앞발 뒷발 모두 고기 지느러미 같은 형태로 바뀌어 있으므로 육상에서 
걸어 다니기는 서투를 것 같다.  무거운 몸을 질질 끄는 것처럼  앞발로 모래를 헤집으면서 
천천히 나아간다. 그러나 일단 바닷물 속에 들어가면 정말이지 수영의 명수가 된다.  지느러
미 형태로 변한 앞발로 천천히 물을 헤치며 평영으로 헤엄친다고 생각하는 것은 좁은 수족
관에서나 통하는 이야기이고, 넓은 대양에서는 앞발을  새의 날개처럼 빠르게 푸드득푸드득 
움직여서 상당히 빠른 속도로 헤엄치며  돌아다닌다. 바다 속의 자연을  느긋하게 헤엄치는 
바다거북의 자태는 하늘을 나는 새의  모습과 매우 비슷하다. 바다거북의  종류로는 다시마 
따위의 해조류를 뜯어먹는 종류도 있고,  또 그 양쪽을 다  먹는 놈도 있다. 다시마를  뜯어  
먹는 놈도 소라 따위를 일격에 잡아먹는 놈도 굉장한 힘을 필요로 하기 때문에 거북은 강하
고 옹골한 턱과 날카로운 이빨을 가지고 있다. 거북의 종류는 개구리 따위와 달라서 체내에
서 수정한다. 전 생애를 물  속에서 생활하는 어류나 양서류는 암수  모드 외부 생식기관을 
갖지 않고 알도 정자도 물 속으로 방출하여 물 속에서 수정란이 생기지만 거북, 뱀, 악어 따
위의 파충류나 새, 포유류는 원래부터, 오직 육상에만 사는  곤충류, 거미 따위는 암수 모두 
외부 생식기관이 발달하여 교미기관도 갖고 있는데, 수컷은 그  생식기를 암컷의 생식기 안
에 삽입해서 암컷의 체내에 있는 알에다가 정자를 사정한다. 체내수정인가,  체외수정인가는 
동물이 고등한가 하등한가 하는 구별과는 관계가 없고 물 속에 사는가 육상에 사는가에 의
해서 결정되는 것이다. 거북이 종류는 물 속에 살지만 폐로  호흡을 하고 내장의 여러 기관
은 육상동물과 같고, 생식기관도 육상동물과 동일하다. 바다거북은 짝짓기 챔피언이어서  수
컷이 암컷의 등에 타고 수컷의 성기를 삽입하는 시간은 놀랍게도 1개월 이상에 이른다고 한
다.   

    조개 ― 세계의 바다를 두루 돌아다니는 행동력
  모래사장에 흩어져 있는 아름다운 조개 껍데기,  하얀색, 분홍색, 푸른색, 줄무늬 모양  등 
제각각의 색깔에다 더구나 각각의 독특한 광택을 갖고 있다.  이들의 아름다움은 육지의 꽃
이나 나비의 아름다움과는 또 다른  자연의 풍부함을 말해 주는 것이다.  조개의 종류를 잘 
조사해 보면 모래사장에는 모래사장 특유의 조개, 예를 들면  모시조개, 바지락, 대합 등 쌍
각류(雙殼類)가, 암초가 많은 바위에는 자패(紫貝),위고둥, 갯줄무늬고둥 등의 고둥이 있지만, 
그것들도 썰물이 되면 수면 위로 올라오는 얕은 부분, 썰물이 되더라도 수면 아래 부분,  게
다가 깊은 곳, 깊이 몇 미터 되는 해저 등 깊이에 따라 각각 조개의 종류가 다르다. 또 개중
에는 수심 몇백 미터나 되는 심해저에서만 살고 있고 때때로 저인망에 걸려서 세계에서 아
직 몇 개밖에 채집되지 않은 귀중한 조개도 있다. 
  육상에 사는 동물이라면 영남, 호남, 영동, 중부 지방, 대만 필리핀,  인도네시아, 말레이시
아, 뉴기니아, 오스트레일리아 등 지역이나 섬에 따라서 종류가 상당히 달라지고 그 지역 특
유의 종류가 있지만 조개의 세계에는 거의 지역적인 특징은 없고, 예를 들면 남태평양 지역
이라든가 태평양, 인도양 지역이라든가 넓은 지역에 걸쳐서 거의 동일한 종류가 공통으로발
견된다. 그러나 바다 밑바닥에 살기  때문에 바닥을 기어다니는 것 외에  다른 이동 방법이 
없고, 수면을 헤엄치거나 하늘을 나는 일이 조개에게는 불가능한데  어떻게 해서 넓은 지역
으로 이동하거나 퍼질 수가 있을까? 바다 밑바닥을 오랜 세월에 걸쳐서 천천히 이동한다고 
하더라도 수심 1만 미터나 되는 필리핀 해나 마리아나 해의 해구 바닥을 기어서 돌아다니기
는 전혀 불가능한 일임에 틀림없다. 
  그러나 해결책은 간단하다. 그것은 어미조개만을 보고, 조개가 알이었을 때 어떻게 생활했
는지에 주의를 기울이지 않은 데에 기인한다. 육상에 사는  곤충의 대부분이 알, 유충, 번데
기, 어미벌레로 차츰차츰 현저한 변태(變態)를 하는 것과 똑같이 조개도 알에서 부화하여 곧 
조개가 되는 것은 아니다.
  조개가 알에서 나왔을 때는 어미조개와는 조금도 닮지 않았다. 구형(球形)의 팽이처럼 작
은 벌레로 미모(微毛)가 그 주위에 나 있고 팽이처럼 뱅글뱅글 회전하면서 헤엄친다. 크기는 
2,3밀리미터 정도인데 부유(浮遊) 생물로써 대양의 표면을 해류를 타고 퍼져 나간다. 그렇기 
때문에 조개가 필리핀 연안에서 알을 낳는다 하더라도 그로부터 부화된 유충은 일본에도 한
국에도 중국 연안에도 인도차이나 반도에도 말레이시아 반도에도 뉴기니아에도  오스트레일
리아에도 흘러가 도착할 수가 있다.  
  조개 종류에는 난소만을 가진 암컷과 정소(精巢)만을 가진 수컷이 확실히 있지만 한 개의 
몸 안에 난소와 정소의 양성(兩性)을 갖고서 한 마리가 암수를 겸하고 있는 놈도 있다. 그러
나 A라는 조개의 알은 같은 A의 정자와는 수정하지 않고, B라는 다른 개체의 정자와 바닷
물 속에서 수정한다. 굴조개는 바다에서 채집해 보면 난소만을  갖고 있든가 정소만을 갖고 
있든가 암수의 구별이 확실한 것처럼 보인다. 그러나 계속해서 관찰해 보면 한 마리의 굴조
개의 몸 안에서 처음에는 정소가 생기고, 그것이 없어지면  난소가 생긴다는 사실이 밝혀졌
다.

    지렁이 ― 기억력을 갖고 있을까?
  지렁이라는 놈은 일반적으로 별로 호감이 가지 않는 동물이다. 뱀만큼은 아니지만 가늘고 
길며 구불구불하며 부드럽고 어디가 머리인지 눈인지 확실히 알 수  없다. 보통 흙 속에 있
어서 흙을 파면 몇 센티미터 정도 되는 붉은색을 띤 갈색의 지렁이가 펄떡펄떡 몸을 흔들면
서 나온다. 
  지렁이는 실제로는 머리도 없고 눈도 없다. 머리가 발달된  고등한 동물이 아니라 신경은 
있기는 있지만 각각 몸의 마디에 되어서 사다리를 엎어놓은 것처럼 되었어 뇌라고 부를 만
한 부분이 없다. 머리가 발달된 고등한 동물이 아니라 신경은 있기는 있지만  각각 몸의 마
디에 분산되어서 사다리를 엎어놓은 것처럼 되어 있어 뇌라고 부를 만한 부분이 없다. 눈도 
없고 신체표면에 빛이 밝은가 어두운가를 약간 판별하는 세포가  조금 있을 뿐이다. 그렇지
만 지렁이에게는 물체의 형태를 보는 것보다는 명암을 판별하는  쪽이 매우 중요하다. 물체
의 형태를 보더라도 지렁이의 힘으로는 공격을 가할 수도 도망칠 수도 없다. 그보다는 안전
한 땅속에 기어 들어가 가만히 있는 편이 안전하다. 흙  속에서 해가 미치는 곳으로 나오는 
것은 새에게 쪼아 먹힐 위험이 많을 뿐만 아니가 몸이  말라서 죽어 버린다. 그러므로 자신
이 땅속에 있는가 땅 밖으로 나왔는가를 명암에 의해서 판별할 수 있으면 그것으로 충분하
다.
  지렁이는 뇌라고 할만한 부분이 없기 때문에 완전한 기억이라든가 지능이라든가 하는  것
은 없다고 해서 반드시 그런 것만은 아니다. 지렁이를 T자형 튜브의 한쪽 끝에 넣어서 왼쪽
으로 구부러지든지 어느 쪽 이든지 둘 중의 하나로 나아가는 방법밖에 없도록 해놓는다. 좌
우의 조건을 완전히 동일하게 해놓고 지렁이를 백 번 정도 집어넣으면 왼쪽으로 구부러지는 
것이 50번, 오른쪽으로 구부러지는 것이 50번에 가까운 수치가 나오는데 지렁이 자신에게는 
선택성이 없다는 사실이 밝혀졌다. 다음에  왼쪽으로 구부러지면 무사하게 통과할 수  있고, 
오른쪽으로 구부러지면 짜릿할 정도의 약한 전류에 닿도록 장치를 해놓는다. 만약 지렁이가 
오른쪽으로 구부러지면 전류에 닿아서 깜짝 놀라  되돌아가 왼쪽으로 향한다. 우리들이었다
면 다음 번부터는 물론 오른쪽으로 방향을 돌리는 것을  피하고, 부딪치면 반드시 왼쪽으로 
구부릴게 틀림없다. 그러나 지렁이는 지능이 낮기 때문에 두  번째도 또 오른쪽으로 돌아서 
전류에 닿으면 깜짝 놀라서 되돌아간다. 그렇지만 뇌가 없는 지렁이도  몇 번에 볓 번을 반
복해서 이 T자형 튜브에 넣어 오른쪽으로 구부러질 때마다 전류에  닿게 되면 이윽고 오른
쪽으로 돌아가지 않게 된다.
  결국 기억이 형성되어 T자형 튜브에 부딪치면 반드시  왼쪽으로만 돌아가지 결코 오른쪽
으로 구부리지 않는 지렁이를 만들어 낼 수 있다. 이렇게  되면 뇌가 없고 신경이 사다리를 
형태로 늘어서 있는 하등한 지렁이라 하더라도  몇 번이나 끈기 있게 반복하여  연습시키면 
극히 간단한 기억이 생기는 것 같다. 그래서 심술궂게 T자형 튜브를 두 개 연결해서 처음에 
부딪쳐서 오른쪽으로 구부리면 전류에 닿게 장치하여 왼쪽으로 구부리지 않을 수 없도록 하
고, 다음 번에 부딪치는 곳에는 왼쪽으로 구부리는 경우에  전류에 닿도록 하여 오른쪽으로 
구부리면 전류에 닿게 장치하여 오른쪽으로 구부리는 경우에 전류에 닿도록 하여  오른쪽으
로 구부려야 안전하게 빠져나갈 수 있도록 해서 지렁이에게  이것을 연습시킨다, 그러나 첫 
번째는 왼쪽으로 구부리게 하고 두 번째는 오른쪽으로 구부리도록 하는 복잡한 것은 지렁이
의 능력으로는 도저히 이해할 수 없는 것 같아서 몇 번이나 반복하여 연습시켜도 성공에 이
르지 못했다. 결국 지렁이의 능력은  부딪치면 왼쪽으로 구부린다는 단지  하나의 사실만을 
기억하는 것이 고작이어서 두 번이나 구부러지는 귀퉁이를 기억한다는 것은 불가능한  일이
다. 

    촌충 ― 몸 전체가 생식기인 괴상한 벌레
  지금부터 얼마 전만 하더라도 전국민의 기생충 감염률이 매우 높았다. 기생충의 대부분은 
회충이었고 인간의 분뇨를 비료로 직접 야채에 뿌리기 때문에 분뇨 속에 있던 회충의 알이 
입을 통해서 야채와 함께 체내에 들어가기 때문에 아주  없애지 못했다. 요즈음에 들어서는 
분뇨를 사용하는 일이 거의 없어지고 화학 비료를 사용하게 되었기 때문에 회충의 기생률은 
감소했지만, 반대로 화학물질에 의한 피해가 문제로 대두되었다. 회충이라든가 십이지장충과
는 다른 종류이지만 옛날부터 인간과 기타 대형 포유류 동물의 기생충으로써 촌충이라는 벌
레가 알려져 있다.
  세상에서 이처럼 뻔뻔스러운 동물은 없을 것이고 또 이처럼 안일한 생활을 탐하는 동물도 
없을 것이다. 촌충은 인간의 소장에 기생하고 길이 5,6미터에 달하는 장대한 동물이다. 대개 
인체 속에 살기 때문에 안전하기가  이를 데 없다. 적에게 습격  당한다든지 하는 가능성은 
전혀 없기 때문에 적을 공격하거나  적으로부터 방어한다든지 도망친다든지 하는데  필요한 
기관이 불필요하므로, 몸의 구조가 극히  간단하다. 운동을 할 필요가  없는 것이다. 인간의 
소장 속에 살고 있기 때문에 인간이 섭취한 영양분이 충분한 먹이가 된다, 게다가 그것마저
도 완전하게 소화된 상태로 계속적으로 보내져 온다. 따라서  촌충은 자기 자신의 소화기관
을 가질 필요가 없고, 몸의 표면으로부터 무한대의 영양분을 흡수하기만 하면 먹을 것 걱정
은 끝이다. 그렇기 때문에 다른 동물처럼 먹을  것을 찾는다든지, 발견한다든지, 쫓아간다든
지 하는 일을 할 필요가 없고 운동근육은 물론이고 감각기관도 퇴화해서 눈은 물론이고 코
도 없다. 게다가 촌충에게 있어서 더욱 사정이 좋은 것은  인체의 소장 내부라는 것은 여름
이고 겨울이고, 밤이고 낮이고 온도와 습도뿐만 아니라 환경의 변화도 전혀 없다는 것 때문
에 환경에 대응하기 위한 기관도 전혀 필요가 없다. 
  이렇게 되면 동물은 도대체 무엇이 남을까? 그것은 생식기관만 남는다.  즉 촌충은 그 장
대한 몸이 몇백 개나 되는 작은 체절(體節)로 나누어지지만 생활에  필요한 기관은 거의 퇴
화하여 소실되고 남아 있는 것은 각 체절에  가득 찬 정소(精巢)와 난소가 있을 뿐이다. 즉 
전신이 모두 생식기관인 동물이다.

    해파리 ― 생각을 못하는 동물
  해파리는 바닷물 속에서 사는데,  커다란 갓을 갖고서 둥실둥실  수면 위를 떠돌아다니는 
반투명의 물렁물렁한 동물로 가장 하등  동물 가운데 하나이다. 바다뿐만이  아니고 강가의 
모래밭에 고인 물에서도 갓의 직경이 2센티미터도 안 되는 귀여운 민물해파리가 살고 있다. 
이 민물해파리는 전쟁 때 방화용수(防火用水)처럼 미리 길어다 놓은 물 속에서 발견되는 겨
우도 있다. 해파리가 육지를 걸어다닌다든지 하늘을 나는 것은 절대로 불가능하므로 어떻게 
해서 이러한 그릇에 들어 있는 물 속에 살게 되었는지 그 이동 경로는 확실하지 않다. 물새
의 다리 따위에 붙어서 옮겨진다고 하더라도 그런 물새가 과연 방화용수 따위를 찾을까?
  바다의 해파리는 인간을 쏘는 경우가 많다. 고깔 해파리는  기다란 촉수를 가지고 바닷물
에 실려서 연안으로 밀어 닥쳐 해수욕객을 마구 쏘아,  통증이 지독하므로 전기해파리 따위
로  불린다. 그렇지만 해파리가 바닷물 속에 있는 동물을 쏘는 것으로 그 동물을 죽여서 잡
아먹는 것은 아니고 쫓아버리는 것뿐이어서 해파리에게는 별 이득은 없다. 실제로는 해파리
는 자기 의사와 관계없이(의사 따위를 가지고 있지 않지만 그 촉수가 무언가에 닿기만 하면 
그것이 물고기이든 인간이든 나무 조각이든 관계없이 자동적으로 가시가 박히고 자동적으로 
산성의 독액이 주사되게 된다. 해파리에게는 "그것을 물리친다."는 정도의 의미 밖에 없다. 
  해파리는 하등한 동물이지만 그렇더라도 암컷과 수컷의 구별은 있다. 수컷의 정자와 암컷
의 알은 바닷물 속에서 만나 수정한다. 이 장소는 대개 깊은 만의 가장 깊숙한 후미에 있는 
암초시대로 번식시기가 되면 수컷 해파리도 암컷 해파리도 바닷물의 흐름을 타고 만의 깊숙
한 후미에 오며 든다. 해저에서 수정된 수정란은 부화하더라도 그 상태로 곧장 해파리가 되
지는 않는다. 수심 4,5미터의 해저에 있는  바위에 식물이 싹을 트게 해서 해파리와는  다른 
동물체가 나온다. 그 동물체는 높이 1센티미터 약간 안되고, 직경은 그 절반도 안 되는 매우 
조그마한 원통형을 하고 있고 굳게 붙어서 생활한다. 이 소형의 동물을 폴립이라 하는데 형
상은 말미잘과 매우 비슷하다. 원래 해파리와 말미잘은 친척  관계로 인연이 가까운 동물이
다. 폴립은 한겨울에 태어나서 조금씩  성장하여 이른 봄 수온이 따뜻해질  무렵 옆으로 몇 
개의 잘린 자국이 생긴다. 3월말 경이 되면 그 잘린 자국이  하나씩 하나씩 떨어져서 한 마
리 한 마리의 독립된 작은 해파리가 되어서 물위에 떠다니기 시작한다. 

    고래 ― 보호하지 않으면 전멸한다.
  자원이 없는 나라는 여러 가지 동식물을 유용자원으로 개발하려고  하고, 자원이 있는 나
라라 하더라도 탐구심과 모험심을 갖고 새로운 자원을 자연 속에서 찾는다. 이렇게 해서 18
세기부터는 바다에 사는 지구상에서 가장 큰 동물인 고래가 자원으로 주목받고  포획되기에 
이르렀다. 고래는 몸길이 30미터 가까이 되는 종류도 있어서 한 마리를 잡으면 다량의 유지
(乳脂)를 얻을 수 있다. 그 유지를 원료로  해서 식용유도 얻을 수 있고, 가공해서 비누,  밀
랍, 마가린, 약품 따위도 제조할 수 있고, 또 다량의 고기는 식용으로 이용할 수가  있다. 그 
외에 뼈나 수염까지 가공해서 상품으로 만드는 일도 가능하므로 실로 커다란 상품가치를 갖
고 있다. 또 대양의 한가운데서 고래를 쫓아가서 작살을 내던져 고래를 잡는 스릴은 인간에
게 하는 보람을 느끼게 하고, 남성적인 용감함이 있으므로  19세기에는 유럽 여러 나라에서 
경쟁적으로 포경선을 건조하여 고래잡이에 나섰다. 고래를 잡는 스릴과 용감함을 문호 멜빌
의 소설《백경》등에 소개되어 전세계 사람들의 피를 끓게 했다.  고래는 원래 동작이 재빠
른 동물은 아니었지만 19세기의 소형 포경선에는 대양에서 고래를 찾아내는 일 조차 곤란하
고, 게다가 한번에 여러 마리를 잡는다 하더라도 너무 크기  때문에 어떻게 할 수 없으므로 
실제로 작살로 잡는 것은 겨우 몇 마리였다.
  그러나 20세기가 되자 1만 톤의 포경모선(捕鯨母船)이 건조되어 몇 척의 포경선을 번갈아 
내보내고 잡은 고래는 모선으로 끌어 올려져 분해되고 가공되어 고래를 한 번에 몇 마리 잡
는다 하더라도 처리할 수 있게 되었기 때문에 점차  대대적인 고래사냥을 시작하게 되었다. 
그리고 그 모선은 계속 증가하는 한편 멀리 남태평양으로 헬리곱터까지 싣고 출항하게 되었
다. 고래는 헬리곱터나 전파탐지기로 간단히 발견되고, 게다가 배와는 밀접하게 무선 연락을 
취하여 고래를 뒤쫓고, 작살의 정밀도를 높이기 위해 발견하자마자 도망 못 가게 작살을 던
져 버린다. 고래는 2년에 한번 정도 밖에  새끼를 낳지 않고, 새끼의 숫자도 적고  성장하는 
데에 기간이 오래 걸리므로 무턱대고 남획하면 곧 그 숫자가 줄어들어 버린다. 
  제 2차 세계대전이 진행중이던 때 유럽 각국에서는 그제서야 고래가 감소하는 것에 눈길
을 돌려 잔혹한 포경방법에 대해서 반성을 하기 시작하여 자원도 고래 이외의 것에서 찾았
으므로 1946년에 국제포경단속조약이 제정되었다.

    야생동물 ― 멸종을 막는 것이 인류가 살아 남을 수 있는 길
  자원이라는 단어는 지금까지 인간이 이용할 수 있는 물건이란은 입장에서 사용해왔다. 예
를 들면 식량자원이라든가 광물자원이라든가 주로 천연에 존재하여 개발하면 직접 인간생활
에 도움이 되는 재료를 자원으로 불러 왔으므로 인간 생활과 관계가 없는 벌레라든가 잡초
라든가, 야생동물은 자원이라 부르지  않았다. 그렇지만, 자연계를  구성하는 전체를 전망할 
때, 이들은 직접적으로는 인간의  생활과 관계가 없는 득이  보이지만 자연의 구성원으로서 
대기의 정화, 하천의 치수 등에 관계가 있고, 이들의 존재를 잊어버리면 인간의 생존이 위협
받는다는 사실이 차츰차츰 밝혀졌다. 인간의 손에 의한 자연 파괴가 진행됨에 따라서,  인간
이 자기에게 이익이 있는 것만을 보호하고 인간에게 조금이라도 해를 끼친다고 생각되는 것
이나 인간과 경쟁하는 것을 박멸해 버린다는 사고방식으로는 인간 자신의 목을 졸라매는 결
과가 된다는 것이 명백하다. 지금 인간 전체에 반성하는 분위기가 생기고 있다.
  코끼리, 하마, 기린, 얼룩말 등  아프리카 초원에 살고 있는  야생동물은 인간이 이용하여 
도움을 받을 만큼 가치도 없고 오히려 인간 생활을 침해하는 동물이었다. 그리고 때로는 맹
수가 인간의 목숨을 앗아가고, 인간의 전답을 망가뜨리기 때문에 그들을 대량으로 사살하고 
또 사살할 때의 그 쾌감만을 느끼기 위하여 죽여왔다. 그렇지만 원래 아프리카 벌판은 그들 
야생동물의 것이고 그들의 구역이고, 그들만의 평화로운 세계였다. 그 곳에 전답을 일구어서 
그들의 생활을 위협하고, 그들을 막다른 골목에 몰아넣어 야생동물을 멸종의 가장자리로 쫓
아 보낸 것은 다름 아닌 인간 자신이었다. 다른 동물의  생활권에 전답을 일구고 그 전답을 
그들 야생동물이 망가뜨린다고 해서 사살하는  것은 너무 제멋대로 군것은  아닐까. 인간도 
또한 자연의 일원으로서 역사적으로도 그들과 같은 장소에서 때로는 협력하면서 오랜  세월 
평화롭게 공존해 왔지만 근대 문명은 총포나 자동차를 발명하여 이러한 균형을  일방적으로 
무너뜨려 버렸다. 지금은 야생 생활을 팽개친 인간이지만, 야생동물은 쓸모가 없고 그  야생
동물과 공존하는 것은 무의미하다는 사고방식은 올바르지 않다.
  야생동물은 광대한 구역을 거처로 삼고 우기와 건조기에는 해에 따라서는 몇백  킬로미터
나 이동한다. 동일한 장소라 하더라도 작년에는 몇백 마리나 되는 코끼리가 떼를 지어 나타
났었는데, 동일한 시기인 올해는 한 마리도  안 나타나는 때도 있다. 그 때문에  야생동물을 
보호하려면 넓은 지역 전체를 어느 정도 자연 상태 그대로  놔두지 않으면 안 된다. 이러한 
일은 지역에 따라서는 인구 급증이나 식량문제의 긴박함 때문에 개간을 진행하는 인간의 생
활과 맞닥뜨리지만, 지금 이들 야생동물을 완전히 멸종시켜 버리면  영구히 그 모습은 지구
상에서 사라져서 나중에는 무미 건조한 자연밖에 남아 있지 않는다.
  최근 해상을 표류하는 커다란 바다거북의  사체를 종종 어선에서 줍는 일이  있다. 그 중 
몇 마리는 목에 커다란 비닐이 막혀서 질식사하기도하고 소화기관이 막혀서 죽었다고 한다. 
바닷 속을 떠도는 해조류라고 생각하고 먹는 비닐 때문에  죽어 가는 바다거북, 야생동물을 
이런 상태로 멸망시키고 있다고 해도 틀린 말은 아닐까?      

    물고기 알 ― 대구알, 청어알, 연어알의 비밀
  닭이 낳은 날달걀을 그대로 먹기도 하고  물고기의 알을 날것으로 먹는다든지 하는  것은 
육식, 채식 외에 난식(卵食)이라는 말로 부를 수도 있다. 보통 우리 식탁에 올라오는 음식으
로 '대구알'이 있다. 북태평양의 바다에 사는 대구라는 물고기의 알 덩어리이다. 이'대구알'의 
한 개 한 개의 알은 '연어알'이라는 연어의 알이나 '청어알'이라 부르는 청어의  알과 비교해
보면 너무나 작기 때문에 한 개의 알 덩어리에 들어 있는 알의 개수는 천이나 만 단위의 숫
자는 아니다. 한 마리의 암컷 대구가 알을 낳는 알 덩어리에는  3천만개 정도 되는 알이 들
어 있다고 한다. 자신이 직접 확인해보고 싶은 독자는  한가한 틈을 타서 '대구알'을 사다가 
천천히 헤아려 보아도 좋다. 대구보다 더한 물고기도 있다. 개복치라는 대형 물고기는 한 마
리의 암컷이 놀랍게도 2억 개의 알을 낳는다고 한다.
  대구나 개복치의 알이 전부 수정되어 부화되고, 생육한다고 가정하면 아마 태평양도, 북극
해, 인도양도, 대서양도 몇 년 안되어서 대구와 개복치로 가득 차서, 이들 물고기의 등을 밝
으면서 바다 위를 걸어서 건널 수 있을 것이다. 그러나 실제로는 그렇게 되지 않는다.  그것
은 먼저 모든 알이 수정되지 않기 때문이다. 물고기라는 놈은 체외수정을 하기 때문에 수컷
의 정자도 암컷의 알도 모두 바닷물 속으로 방출된다. 물론 아무렇게나 방출되는 작은 알이 
게다가 크기가 십 몇 미크론밖에 되지 않는 정자와 망망대해에서 우연히 만날 기회는 거의 
제로에 가깝다. 그렇기 때문에 번식기가 되면 암컷 물고기도 수컷 물고기도 죄다 좁다란 해
역으로 무수히 몰려들어 좀 더 수정률을 높일 수 있는 상태에서 교대로 사정하고 알을 낳는
다. 그러나 그렇게 한다 하더라도 수정률은 몇 퍼센트라는 저조한 편일 것이다.
  또 수정란이 되었다 하더라도 모두가 부화하여 치어가 되는 젓은 한계가 있다. 대체로 물
고기의 알 덩어리는 대단히 영양이 풍부하여 다른 물고기나 바다에 사는 동물이 눈을 부릅
뜨고 끊임없이 찾아다니는 절호의 먹이이기  때문에 교묘하게 해조류의 아래에다가  숨긴다 
하더라도 곧 발견되어 버린다. 그리고 잡아먹힐 때는 대개 알 덩어리째로 삼켜 버리기 때문
에 한순간에 다수의 수정란이 없어진다. 게다가 알 덩어리는  적이 접근한다 하더라도 피할 
수도 없고 저항할 수도 없다.  결국 알을 즐겨먹는 다른 동물에게  발견되면 이미 빠져나갈 
수단은 전무한 것이다. 적에게 잡아먹히는 것을 모면한 수정란은 수질이나 수온이 적당하면 
부화한다. 그렇지만 예년보다 수온이 낮다든지, 수질이 다소라도 다르면 부화율은 더욱 떨어
져 버린다. 간신히 부화한 치어는 대구의 경우 몇 밀리미터 크기밖에 안되고, 물론 유영능력
도 약하고 적에게 대항할 힘도  없다. 치어는 그런 과정을 거쳐서  해조류의 그늘에 숨기도 
하고, 여러 가지 수단을 동원하여 적의 습격을 피하려고  하지만 처음 얼마간은 플랑크톤처
럼 바닷물 속에 떠다니므로 다른 물고기의 좋은 먹이가 되어 버린다. 커다란 물고기 가운데
도 미세한 플랑크톤이나 치어를 물과 함께 마시는 식사를 대신하는 놈이 많아서 한입에 몇
천 마리나 되는 치어를 들어 마셔 버린다. 이렇게 해서 그렇게 몇천만, 몇억이나 되는  알에
서 어미 물고기가 되는 놈은 겨우 몇 마리에 지나지 않는다.
    
     치어 ― 어미 잃어버린 생존을 향한 길
  대구나 개복치의 알이 어떤 조선으로 급속히 수정률이 올라가고, 또 알 덩어리가 다른 물
고기에게 잡혀 먹히지 않고 수온이나 수질도 안정되어서 부화율이 현저하게 높아져서  평상
시보다 몇백 배나 되는 치어가 힘차게 헤엄친다고 하면 어떻게 될까? 그렇게 되면 어른으로 
생육할 수 있는 물고기의 숫자도  훨씬 증가하여, 대양이 물고기로 가득  찰 정도는 아니라 
하더라도 매년 몇 십 배, 몇백 배로 증가할 가능성도 있지 않을까?
  그러나 이에 대한 답은 "아니오"이다. 알에서 막 부화된 몇 밀리미터 크기의 대구 치어가 
머지않아 몸길이 1센티미터, 5센티미터로 크기 위해서는 막대한 먹이가 필요하다. 대구가 몇
십 배로 불어난다 하더라도 그것을 뒷받침하고  그것을 키울 먹이가 증가하지 않기  때문에 
결국은 도중에 굶어 죽는 것 외에 달리 방법이 없다.  게다가 약간의 먹이를 둘러싸고 동료
들끼리 서로 먹이 쟁탈전이 벌어지고, 교대로 같은 형제 대구를 뒤쫓아 다니기도 하고 상대
가 발견한 먹이를 곁에서 약탈하기도  해서 자신의 목숨을 지키지 않으면  안 된다. 이렇게 
되면 먹이를 찾는 데에 몇 배나  더 노력과 운동을 하여야 하고, 또  동료를 쫓아 버리기도 
하고, 동료로부터 빼앗기도 하는 데에도 몇백 배의 노력이 필요하다. 겨우 획득한  먹이조차 
영양을 채워줄 정도가 안되고 차츰차츰 체력이 쇠약해질 뿐이다. 먹이가 절대량이 부족하고 
먹이를 얻기 위해서 매일 힘에 겨운 일을 해야 하기 때문에 하루도 안심하고 살 수 있는 날
이 사라져 버린다. 이렇게 해서 굶어 죽는 놈, 영양 실조로 낙오하는 물고기가 차츰  늘어나
고, 영양 불량 때문에 쇠약해지고, 쇠약하기 때문에 먹이를 획득하기가 곤란해지는 악순환이 
되풀이되어 결국은 무사히 어미로 자랄 수 있는 놈은 몇 마리에 불과하다는 결론에 이르고 
만다.
  자연계라 하는 데는 어떤 동물과 그 동물의 먹이, 그  동물을 먹이로 하는 다른 동물과의 
3자 관계에서 상상 생존할 수 있는 숫자가 결정되는 것이므로 자신을 잡아먹는 적에 의해서 
증가가 억제되고, 또 자신이 잡아먹는 먹이의 양에 의해서 생존 숫자가 제한되는 까닭이다.
  이러한 관계를 자연의 균형이라 하고 무슨 원인으로 어떤 동물이 일시적으로  증가된다고 
하더라도 위에서부터 억제 당하고 아래로부터 제한을 받기 때문에 결국은 원상태로  되돌아
가 버린다.     

    대나무 ― 꽃이 피면 들쥐가 증가하는 까닭
  대나무는 꽃을 피우면 시들어 버린다. 대나무는 확실히 놈처럼  꽃을 피우는 일이 없어서 
항상 지하 줄기로 번식하고 있다. 지하 줄기는 지하를 수평으로 뻗어서는 '수염뿌리'를 내려 
여기저기에 새로운 싹을 내서 지상에  쑥 내민다. 이것이 '죽순'으로  그대로 놔두면 급속히 
자라서 새로운 대나무가 된다. 이렇게 해서 매년 지하뿌리를  펼쳐서 새로운 대나무를 만들
어 일족과 함께 번영하지만 10년이나 20년을 같은 장소에서 거처를 하고 있으면 차츰 땅속
의 영양분, 특히 대나무 체내에 흡수된 채로, 땅속으로 돌아가지 못한 특수한 양분이 부족하
여 얼마 안 있어 대나무 일족의 생활을 어렵게 만든다.  그대로는 대밭 전체가 한순간에 전
멸해서 이미 '죽순'을 만드는 것도 지하줄기를 뻗는 것도  불가능하게 된다. 이렇게 되면 종
족 유지의 수단으로써는 꽃을 피우고, 종자를 맺는 방법뿐이다, 따라서 오랜 기간 영화를 누
리던 대밭이 전체적으로 노쇠해서 점점 전멸  일보직전에 다다를 때에 꽃을 피워서  자손을 
남기는 것이다. 결국 "대나무에 꽃이 피면 시든다"라는 것은 사실이지만 인과관계는 반대로 
"점점 시들어 가는 대나무는 꽃을 피운다"라는 편이 올바를 것이다. 
  대나무의 부하 같은 '조릿대'도 똑같아서  점점 노후화 되면 꽃을  피운다. 그리고 이윽고 
열매를 맺는데 열매는 반짝반짝 빛나며 상당히 아름답다. 이처럼  조릿대의 열매는 몇십 년
에 한 번밖에 열리지 않는 데다가 매우 아름다워서 옛날부터 귀중하게 여겼다.
  그런데 이 조릿대의 열매는 영양가가 높고 야생 들쥐가 매우 좋아하는 먹이이다. 쥐는 한
편으로는 쥐를 공격하는 소리개, 매, 올빼미  같은 조류나 뱀 따위에 의해서 위로부터  억제 
당하고 다른 한편으로는 쥐의 먹이가 되는 도토리나 호두열매의 수가 한정되어 있으므로 이
들 먹이에 의해서 아래로부터 제약을 받아서 일정한 숫자만이  생활한다. 몇십 년에 한번밖
에 열리지 않는 조릿대의 열매가 결실이 되어서 하늘에서 쏟아져 내린 것처럼 무진장한 먹
이가 눈앞에 준비되어 있다면 쥐는 조릿대 열매에 덤벼드는데 열중하여 지금까지  여위었던 
쥐가 점점 살이 쪄서 건강하게 되어간다. 이렇게 되면 운동도 민첩하게 하고 소리개나 뱀에
게 공격당하는 일도 줄어들고, 암수 모두 정력이 좋아져서  생식력이 증대해 간다 과거에도 
조릿대 열매가 익으면 들쥐가 무섭게 증가하여  때로는 대집단을 이른 사실이 기록되어  있
고, 일정한 면적 내에 너무 증가하면 대거에 줄줄 강을  건너서 이동하는 것이 관찰되어 있
다.  그러나 그런 사치스런 생활도 오래가지 않고 늘어날 만큼  늘어난 쥐의 세계에도 다음
해는 극단적인 식량 부족에 빠진다. 왜 그런가 하면  2년 연속해서 조릿대의 열매가 열리지 
않기 때문에 원래의 도토리만의 부족한  식량밖에 얻을 수 없다. 그리고  너무 불어나 쥐는 
소리개나 올빼미의 가장 좋은 먹이가 되어 버린다. 

    쥐 ― 스트레스로 자멸한다
  자연계의 동물은 모두 먹이의 양과 천적의 수에 따라서 생존 숫자에 제약을 받는다. 예를 
들면 쥐는 먹이인 도토리나 호두열매의 양, 천적인 소리개, 매, 올빼미 같은 조류나 뱀의 숫
자에 의해서 제약받는다. 꿀벌은 꽃의 양과 꿀벌을 공격하는 거미나 작은 새에 의해서 제약
을 받는다. 그렇다면 먹이는 무진장에다 천적은 존재하지 않는다는 특별한 조건을 인위적으
로 만들어서 그러한 환경에서 동물을 기른다면 무한정으로 증가하지는 않을까? 
  예를 들면 기운이 팔팔한 쥐 부부를 몇 쌍인가 차고  같은 장소에 넣고, 먹이는 얼마든지 
투여해 준다. 쥐가 좋아하는 영양 만점이 먹이를 창고 안에다  막 물을 붓듯이 투여하여 양
이 줄어들면 계속해서 공급해 준다.  물론 그 창고 안에는 소리개,  매, 올빼미 따위는 넣지 
않고 뱀이나 족제비 따위도 절대로 들어가지 않도록 철망을  둘러놓는다. 이렇게 해서 쥐를 
최상의 조건으로 보호해주면 확실히 많은 새끼를 낳고 그것이  단기간에 자라서, 또 새끼를 
낳아서 차고 안에 가득 찰 만한 기세로 늘어간다. 혈족결혼에 의한 유전적인 피해가 일어나
지 않도록 때때로 외부에서 다른 계통의 젊은 부부를 넣어 주고 도대체 몇만 마리까지 늘어
났는가를 관찰해 본다. 어느 한도까지  늘어나면 쥐는 픽픽 죽기 시작하여  급속히 그 수가 
감소한다. 그리고 가장 숫자가 많았을 때의 3분의 1정도까지  줄어들면 또 증식하기 시작하
고, 그리고 또 줄어든다고 한다. 어느 범위 내에서 증감(增感)을  되풀이 할 뿐으로 그 범위 
이상으로 늘어나는 일은 불가능하다.
  도중에 픽픽 쓰러져 죽는 것은 전염병이나 유전병이 아니다.  죽은 쥐를 해부해서 원인을 
조사해보면 대부분은 비장이 커진다든지 부신 등의 내분비계통에 이상이 일어난 것을 알 수 
있다. 이 증상은 공포, 과로,  흥분 등이 일어난 경우에 생기는  소위 스트레스 증상과 거의 
동일하다. 일정 면적 안에서 종족의 숫자가 너무 불어나면 먹이가 남아돌고 또한 천적이 없
다 하더라도 생존이 불가능한 조건이 생긴다는 것, 그것이  스트레스였고 언제나 동료와 맞
부딪쳐서 놀라거나, 동료의 냄새나 동료가 내는 소리에 신경을  쓰기 때문에 발생한 신경피
로에서 기인하는 것 같다는 것은  앞으로의 인간 생활, 특히 단지나  인구가 밀집된 도회지 
생활에 무언가 중대한 시사를 주고 있다.

    북극곰 ― 자연은 임금의 존재를 허용치 않는다.
  작은 곤충은 잠자리에게 잡아먹히기도 하고 거미의 밥이 되기도  한다. 그 잠자리나 거미
는 작은 새에게 잡아먹힌다. 작은 새는 소리개, 매 따위에게 공격당하기도 하고 뱀이나 족제
비에게 잡아먹히기도 한다. 그 뱀도 매나 독수리 같은 맹금류에게 잡아먹히는 수도 있고, 반
대로 매나 독수리 둥지 안에 있는 알을 뱀이 먹는  경우도 있다. 이처럼 동물계는 잡아먹느
냐 잡아먹히느냐의 격렬한 투쟁으로 낮과 밤이 지나고, 적에게 공격당하지 않도록 경계하는 
것과 함께 자신의 먹이를 혈안이 되어서 찾지 않으면 안  된다고 하는, 살기 위해서 자신의 
먹이를 혈안이 되어서 찾지 않으면 안 된다고 하는, 살기  위해서 피투성이가 된 매일 매일
을 보낸다. 백수의 왕이라는 사자조차 팔짱만 끼고는 있을 수 없는 실정이다. 아무리 사자가 
강하다 하더라도 매일 들판을 이리 저리로 뛰어다니며 먹이가 되는 토끼 같은 작은 동물을 
찾지 않으면 안 된다. 토끼 따위는 도망치는 발걸음도 빨라서  작은 굴이나 나무 동굴로 안
전하게 도망쳐 버리고, 게다가 대개 주위와 비슷한 색깔이나  형태를 하고 있으므로 발견하
는 것 자체도 쉽지가 않다. 만약 토끼를 발견하여 뒤쫓는다 하더라도 도망쳐 버려서 공쳤다
고 단념해 버리는 일도 허다할 것이다. 세 마리를 발견했다  하더라도 한 마리도 잡지 못하
는 그런 일도 종종 있을 것이다. 사자가 젊어서 원기 왕성할 때는 아직 그렇다 하더라도 늘
어서 운동신경이 둔화된 때는 매일 매일이 비극의 연속으로 젊은 날을 그리워하면 늙은 몸
을 한탄하면서 야위어 쇠잔해가는 비애의 나날을 보낼 것이다.  그리고 사자의 세계에는 자
식이 부모를 봉양한다는 예도 없고 양로원도 없다. 단지 자신의 힘만 의지해야 하는 혹독한 
세계이다. 
  북극해의 자연도 똑같다. 북극해 부근은 물과 빙산밖에 없고  육상식물도 없는 비교적 단
순한 세계이다. 바닷물 속에 있는 플랑크톤, 그 플랑크톤을 먹고 생활하는 치어나 작은 물고
기, 그 작은 물고기를 먹고 생활하는 대구 같은 대형 북태평양 물고기, 그 대구를 쫓아가 잡
아먹고 사는 생활하는 바다표범, 그 바다표범을 주식으로 먹고사는 순백의 대형짐승인 북극
곰, 북극해의 동물은 이렇게 구성되어 있다. 이 중의 바다표범은 먹이인 대형 물고기의 숫자
와 천적인 북극곰과의 사이에 끼어서 숫자가 증가하는 일도  없고, 그렇다고 줄어드는 일도 
없다. 북극곰은 이 북극지방에서는 대장이어서 먹이가 되는 바다표범이 많이 있어도, 자신을 
공격해 올 천적은 전혀 없고  그래서 두려움이란 것도 없으므로 누구와  마주치거나,  어떤 
형태를 보더라도 두려울 것은 조금도 없다. 그렇다면 북극곰은 언제나 즐겨먹는 바다표범을 
잡아먹고, 통통하게 살이 쪄서 언제나 느긋하게 지내는가 하면 결코 그렇지는 않다.  이처럼 
그 지방에서는 가장 강하고 공격받을 걱정도 없는 정상에 자리한 동물이라 하더라도 먹이를 
찾는 고생, 먹이를 뒤쫓는 수고는 사자와 비슷하다. 게다가 이처럼 기후가 혹독한  극지방에
서는 혹한에 대해 버티는 힘이 가장 약하고 번식력 또한 가장 약한 것이 이 정상에 있는 동
물이다. 북극곰 같은 정상에 자리한 동물이 먹이로 기대할 수  있는 것은 해마다 증가해 가
는 바다표범이 늘어나는 숫자에 비례해서 북극곰의 생존 숫자가 제한을 받기 때문에 
정상에 있는 동물의 숫자는 매우 적다. 

    사슴 ― 천적만이 적은 아니다
  미국의 카이밥 고원에서 오랜 세월에 걸쳐서 그 지역에 사는 사슴 숫자의 증감을 계산한 
유명한 통계가 있다. 카이밥 고원의 약 3천 평방킬로미터의  지역에 사고 있는 사슴을 1905
년에 계산했을 때에는 약 4천 마리였다. 원래 이 곳이 숲으로  덮였을 때는 많은 사슴이 있
었지만 점점 줄어들었으므로 그 보호대책의 첫걸음으로 실제로 살고 있는 사슴 숫자를 조사
했던 것이다. 조사해본 결과 단지 4천 마리밖에 없었으므로 이것을 보호하고 증식시키기 위
해서 우선 사냥꾼을 시켜서 사슴을  잡아먹는 푸마나 아메리카 이리를  사냥하기 시작했다. 
그리고 약 20년에 걸쳐서 대규모의 사냥이 계속되어 놀랍게도 7백 마리 이상의 푸마가 사냥
꾼에게 사살되었고 아메리카 이리는 7천 마리 이상이나 사살되어 버렸다.
  이리하여 1905년에 4천 마리였던 사슴은 1918년에는 약 10배로 불어나 4만 마리가 되었고 
그 5년 후인 1923년에 조사해 봤더니  약 10만 마리에 달한다는 보고가  있었다. 그 후로도 
푸마나 아메리카 이리의 사냥이 계속되었는데도 불구하고 사슴은 10만 마리를 정점으로  해
서 이번에는 줄어들기 시작하여 1939년에는 가장 사슴 숫자가 많았던 해의 10분의 1인 1만 
마리까지 감소되어 버렸다. 그 후에 또 증가하기 시작하여 1만  마리에서 5만 마리 정도 사
이에서 대체로 안정되었다고 한다. 이것은 사슴을 공격하는 푸마나 아메리카 이리의 존재에 
상관없이 일정한 면적 안에서는 일정 수 이상의 사슴이 사는 것이 불가능하다는 사실을 나
타내고 있다. 결국 사슴이 극단적으로 증가하면 당연히 먹이인 풀 종류가 부족하고, 또  3천 
평방킬로미터 안을 10만 마리 이상의 사슴이  달려 다닌다면 풀의 새싹도 밟아서  망가뜨려 
버려, 사슴이 필요로 하는 만큼 자라지 않은 결과에 이르게 된다.
  그러나 야외에 있는 실제의 동물의 숫자는 먹이와 천적에 의해서만 결정되는 것은 아니고 
좀 더 복잡한 요소가 얽혀 있다. 예를 들면 다시 들쥐의 생활을 생각해 보자. 야외의 풀밭에 
사는 쥐가 늘어나면 직접적으로 쥐의 먹이가 부족해진다. 먹이가 부족하면 영양상태가 나빠
져서 운동능력이 저하되고 적으로부터 공격받는 횟수가 많아져서 번식력도 저하된다. 또 집
을 지을 장소가 차례로 부족하고, 조건이 좋은 장소에다가 집을 준비할 수가 없게 된다.  예
를 들면 축축한 장소라든가 충분히 숨을 수  없는 장소에 집을 지으면 쥐는 건강을 해치게 
되어 병원균에 대한 저항력이 떨어지기도 하고, 또는 천적인  소리개나 매에게 쉽게 발견된
다. 숫자가 늘어나면 그렇지 않아도 하늘을 나는 맹금류에게 발견되기 쉬워지지만, 지금까지
처럼 풀숲으로 덮여서 상공에서 보이지 않던 장소만을 왕복할 수밖에 없으므로 경계가 불충
분하게 된다. 그리고 귀가 소리개나 매에게 많이 잡아먹히면  반대로 소리개나 매에게 많이 
잡아먹히면 바대로 소리개나 매 쪽은 활기를 띠어 점점  숫자가 늘어나고, 감각도 운동력도 
좋아져서 언제라도 상공에서 감시를 계속할 수 있게 된다.
  이렇게 되면 수가 늘어나 쥐에게는 유리한 조건이 전연 없고 불리한 조건만 남아 있게 된
다. 이리하여 쥐에게 있어서는 증가한다는 것이 그대로 감소하는 원인이 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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