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하, 그렇군요! 2
생명과 우주의 신비
차례
머리말
생명의 신비
1. 잘 알려지지 않은 정자와 난자 이야기
여성이 일생 동안 배란하는 난자는 700만 개 안에서 선택된다
배란, 거기에는 숨막히는 드라마가 있다!
배란된 난자는 8시간이면 노화되어 버린다
정자는 각각 다른 설계도를 갖고 있다
정자의 사명은 DNA를 난자로 운반하는 것
정자를 만드는 주머니인 음낭이 외부에 붙어 있는 이유는?
정자는 여러 가지 장애를 극복하면서 난자를 향해 나아간다
난자를 순회하는 정자는 2__3 억 개 중 100개뿐
정자의 경주(race)는 남성을 만드는 Y염색체가 단연 유리하다
정자의 수가 많은 것은 자연도태 때문만도 아니다
단 하나의 정자가 들어가는 순간 문이 닫힌다
정자는 무엇 때문에 고생하여 난자에 도착하는 것일까?
섹스를 즐기는 것이 가장 확실한 수정법
수정된 기쁨을 몸 전체로 나타내는 '생명의 댄스'
세포분열, 드디어 생명은 변화하기 시작한다
착상 때에는 자궁 안의 가장 편한 장소를 선택한다
그래도 착상에 실패할 적이 있다
인공 수정란은 성공할 가능성이 낮다
수정란은 착상하기 전에 탈피하는가?
외 모체는 수정란의 착상을 받아들이는 것일까?
2. 알게 되면 놀란다! 생명 탄생까지의 신비
각각의 세포는 이미 신체의 어떤 기관이 될 것인지 정해져 있다
세포가 여러 가지 활동을 할 수 있는 것은 단백질 덕택이다
가장 먼저 신경이 생성된다
태아의 심음은 상상할 수 없을 정도로 격심하다
태아는 1주일 사이에 어류에서 포유류로 진화를 수행한다
물갈퀴 세포가 없어지고 다섯 손가락이 만들어진다
대뇌도 생물진화 단계를 따라 발달한다
왜 임신 초기에 유산하기 쉬운가?
태반의 불가사의한 구조를 알고 있는가?
태반에는 여러 가지 우수한 기능이 있다
유전적으로는 남자인데도 남자로 태어나지 않는 경우도 있다?
내성기가 생기고 계속해서 외성기가 생겨난다
태아의 뇌는 3개월경부터 성 차이가 나타난다
임신 중의 요통이 출산에 도움을 준다는 것은 사실인가?
임신을 하면 드라마에 나오는 사람들처럼 누구나 다 구토증이 올까?
왜 입덧을 영어로는 시크니스(morning sickness)라고 하는가?
왜 입덧이 생기는 걸까?
모성애는 호르몬의 도움으로 싹트게 된다
남자아이를 임신하면 엄마의 얼굴 모습이 강인해진다
임부에게 있어서 풍진이란 무서운 병
알코올, 니코틴은 태반에서 걸러 낼 수 없다
임신 중 수영은 왜 좋은 것일까?
급격한 온도 차이나 명암의 변화에도 태아는 깜짝 놀란다
3. 뱃속에서 아기는 무엇을 하고 있을까?
태아는 뱃속에서 무엇을 보고 있을까?
태아도 낮과 밤의 차이를 느낀다
태아도 생물시계를 갖고 있다
밀접하게 연결되어 있는 청각과 뇌의 발달
태아는 뱃속에서 어떤 소리를 들을까?
태아는 정확하게 엄마의 목소리를 기억한다
태아는 비발디나 모차르트를 제일 좋아한다
기분이 상쾌한 음은 태아의 뇌를 부쩍부쩍 발달시킨다
양수, 그것은 생명을 유지하는 물이다
양수는 점점 변화하고 있다
태아는 왜 거의 전량의 양수를 하루에 다 마시고 싶어할까?
태아는 이미 젖을 먹는 연습을 하고 있다
손빠는 일은 뇌의 발달에 따라 고도화되어 간다
태아는 뛰어오르기도 재주넘기도 할 수 있다
태아의 혈액은 모든 뼈에서 만들어지고 있다
태아가 호흡운동을 하는 것은 무엇 때문인가?
인간의 뇌세포는 태어나기 전에 대량사하는가?
태아에게도 숙면과 얕은 잠의 리듬이 있을까?
산소를 많이 받은 태아 쪽이 영리하다
4. 약간 의외인 출산에 얽힌 수수께끼
체조 선수는 제왕절개하는 사람이 많다는데 왜일까?
아기는 스스로 태어날 날을 결정하는가?
출산의 시작은 왜 밤중이 많을까?
엄마뿐만 아니라 산도를 통과하는 아기 역시 매우 괴롭다
동물은 왜 갓 태어난 새끼를 핥는 것일까?
아기는 산도를 통과할 때 산소가 결핍되지 않을까?
좁은 산도를 통과할 때 아기는 머리 크기를 스스로 조절하고 있다
아기는 뱅글뱅글 돌면서 산도를 내려온다
첫울음 소리를 과학적으로 해명한다면
첫울음 소리는 아기가 엄마에게 보내는 메시지
소홀히 할 수 없는 태어나는 순간의 스킨십(skinship)
막 태어난 아기는 나체가 아니다?
출산에 견디기 위해 여성의 몸은 남성과 이렇게 다르다
어떻게 아기가 태어나는 순간 모유가 나오는 것일까?
아기에게 있어서 젖은 매우 큰 것이다
아기가 젖을 빠는 힘은 실로 굉장하다
최초로 나오는 초유는 선명한 황금색
모유의 성분은 동물에 따라 다르다
인간은 소젖으로도 키우는데 소는 인간의 젖으로 기를 수 없다
모유는 수유량이 조절된다
모유를 먹이는 것은 엄마를 위해서도 좋다
옛날 임부들의 금기 조항은 미신인가?
5. 수수께끼와 불가사의 투성이인 아기의 세계
왜 인간의 아기만 줄곧 자는 것일까?
아기도 꿈을 꾸는 것일까?
엄마의 심음은 제일 좋은 자장가이다
아기는 동그랗게 귀여운 눈동자로 무엇을 보는 것일까?
조그맣게 달랑 붙어 있는 코라도 후각은 굉장하다
아기는 피부로 느끼며 생각한다
아기는 왜 머리가 유난히 큰 사등신일까?
갓 태어난 아기의 심장에는 구멍이 뚫려 있다
아기는 놀라서 팔을 쳐드는 것은 원숭이 시대의 흔적이다
갓 태어난 아기가 걸을 수 있다는 것이 사실인가?
젖을 빠는 것이 아기의 일이다
아기는 왜 침을 많이 흘리는 것일까?
태아는 태어나기 전부터 수영의 명수이다
아기의 황달은 왜 일어나는 것일까?
아기가 처음 누는 변은 무슨 색일까?
아기의 변은 배에서의 메시지이다
변을 누는 것도 연습의 성과이다
웃음은 배워서 기억하는 학습의 성과였다
아기는 체온조절이 힘들다
아기의 손발이 찬 것은 걱정하지 않아도 된다
여러 가지 것들에 반응하기 시작하는 아기의 시력은 0.1이다
아기의 여러 번 소변을 보는 것은 왜일까?
요의를 느끼기까지는 의외로 시간이 많이 걸린다
아기는 왜 변을 참을 수 없을까?
아기가 무엇이든지 입에 넣고 싶어하는 것은 왜일까?
아기는 몸을 흔들어 주면 안심한다?
아기는 태어나서 곧 흉내내기를 시작한다
6. 아이의 세계는 재미있는 잡학이다
시력이 0.1에 달하는 것은 세 살 전후
어린이의 눈과 뇌의 발달에는 깊은 관계가 있다
왜 "세살 버릇 여든까지"라는 걸까?
아이의 체온은 왜 어른보다 놓을까?
아이의 발열을 생리적으로 보자면?
요즘 아이들의 체온이 내려가고 있다
아이는 어째서 밤에 자다가 오줌을 싸는 것일까?
아이는 왜 그렇게 잘 나부대는 걸까?
아기가 걷게 될 때까지 참견하는 것은 금물
발바닥의 장심은 어떻게 생기는 것일까?
편발의 아이는 운동 능력이 발달되지 않는다
발과 뇌의 밀접한 관계라는 것은?
다리를 위하려면 잘 맞는 신발을 골라야 한다?
뼈는 어떻게 자라는 걸까?
팔꿈치가 빠진 것은 간단하게 치료된다
금방 태어난 아기가 빨간 것은 왜일까?
새끼 고래는 어떻게 젖을 빨까?
7. 문득 의문이 생겼을 때와 그 답
제왕절개의 '제왕'이란 누구일까?
홀스타인은 왜 연중 젖이 나오는 걸까?
아기의 손발이 따뜻해지면 졸리운 증거라는데 정말인지?
어린아이들이 단것을 좋아하는 것은 왜일까?
뱃속의 아기는 무엇을 먹고 있는가?
모세혈관은 어떻게 영양분을 보내는가?
뼈는 매일 바뀌면서 만들어지는가?
뼈는 칼슘의 저장고인가?
자고 있는 아이는 정말 자라는가?
손가락 길이는 왜 서로 다를까?
왜 얼굴에는 소름이 돋지 않을까?
신장에서 여과되는 물의 양은 하루 한 드럼통분?
코가 막히면 맛을 감지할 수 없는 것은 왜일까?
울면 눈물이나 콧물이 나오는 것은 왜일까?
수면 중의 뇌가 깨어 있는 뇌보다 혈액순환이 좋다는 것이 사실일까?
졸리면 왜 눈을 문지르는 것일까?
하품을 하면 눈이 떠지는 것은 어째서 일까?
8. 혈액형에 따라 대머리의 형태도 달라진다
혈액형이 A형인 사람의 대머리는 어중간형
발에 쥐가 나는 것은 호흡곤란에서?
알레르기성 비염은 복수가 원인
근육 피로는 차게 하면 풀린다
맥주를 마시면 화장실에 자주 가는 이유는?
여름이 되면 어째서 쉽게 피로해질까?
겨자, 고추는 다이어트에 유효하다!
음식을 너무 빨리 먹으면 방귀가 잦다
재채기의 풍속은 어느 정도일까?
인체에서 가장 민감한 곳은?
체내에 들어간 알코올은 몇 시간이면 처리될까?
술을 마시면 왜 간장에 부담이 갈까?
혀가 판단할 수 있는 미각은 몇 종류나 될까?
머리카락은 언제 자랄까?
햇볕에 그을리면, 살갗이 흰 사람일수록 빨갛게 되는 이유는?
코골기에도 도수가 있다는데?
이를 갈 때의 무는 힘, 도대체 몇 kg이나 될까?
내출혈한 피는 어디로 갈까?
빈혈과 저혈압은 어떻게 다른가?
체온은 어디를 재면 가장 정확할까?
눈가리개를 하고 걸으면 어떻게 될까?
얼굴의 가죽은 얼마나 두꺼울까?
목독과 음독, 어느 쪽이 더 기억에 남을까?
기쁜 눈물, 분한 눈물, 슬픈 눈물의 맛이 각 다르다는데?
에어로빅은 심폐기능을 강화시킨다
사람은 왜 무한정 자라지 않을까?
위가 비었다고 배고픔을 느끼는 것은 아니다
남자와 여자 인구가 항상 비슷한 이유는?
사람은 왜 죽을까?
연인의 손을 잡으면 왜 '찡'하게 느껴질까/
스트레스가 과로사를 초래한다?
갓난아기도 엄마 얼굴을 주시한다
우주의 신비
1. 우주의 신비
달의 인력이 인간을 '하이드 씨'로 변신시킨다!?
은하수는 어디쯤에 있을까?
태풍 하나의 에너지는 원자폭탄 10만개뿐
전설 속의 견우성, 직녀성, 오작교는 지구에서 이만큼 멀다
지구는 어째서 돌고 있을까?
미래에는 시간 여행이 가능하다
달에서 우주비행사가 걸으면 모래 먼지가 일어날까?
태양의 흑점이 이상 기상을 초래하는 것이 사실일까?
유성의 정체는?
어째서 별끼리는 충돌하지 않는 걸까?
토성의 고리는 없어지기도 하는지?
2. 아인슈타인 박사에겐 두 손 들었다!!
우주론만큼 재미있는 것도 없다
우주에 있는 별의 수는 1천억의 1천억 배?
우주공간의 별의 혼잡도는 '태평양에 수박 3개' 정도
우주가 고요하게 펼쳐져 있다는 표현은 잘못
별은 하늘에 설치된 핵융합 장치이다
태양이나 별이 영원토록 빛나지는 않는다
별은 계속해서 세대교체를 한다
초신성, 신성은 새롭게 탄생한 별이 아니다
아인슈타인을 모르고는 우주론을 얘기할 수 없다
공간이 축소되고, 시간이 천천히 진행한다는 이론
상대적이란 절대적이 아니라는 뜻이다
시간이 천천히 진행되면 기묘한 일이 생긴다
시간이 천천히 진행된다는 사실은 확인되고 있다
준광속, 로켓 속에서는 공간이 축소되어 있다
빛은 '항상 광속'으로 진행한다
'광속 불변의 원리'는 우리들의 상식을 무너뜨렸다
'광속 불변의 원리'가 시간을 지키고, 공간을 축소시킨다
우리들은 절대로 광속을 넘어설 수 없다
아인슈타인이 가장 알고 싶어했던 것은 우주였다
중력이란 공간의 왜곡을 말한다
우주 공간은 정말 왜곡되어 있는가?
공간의 왜곡을 확인할 수는 없을까?
공간의 왜곡은 보이지는 않지만 영상화할 수는 있다
중력은 가속도라 생각해도 무방하다
한국인과 네팔인 중에서 한국인이 더 오래 산다
아인슈타인 이론은 시간과 공간의 이론이다
3. 기상천외한 우주
아인슈타인은 우주를 먼저 이렇게 생각했다
아인슈타인의 우주 모델은 축소되었다
아인슈타인 우주에 갑자기 나타난 우주항이란?
드 지처(De Sitter)의 팽창 우주 모델
프리드만(Friedmann)이 주장한 우주 모델
우주는 왜 정지해 있지 않고 팽창하거나 수축만 하는가?
'정적 우주'냐 '동적 우주'냐, 그것이 문제다
역시 우주는 팽창하고 있었다
멀어져 가는 은하가 어째서 우주 팽창의 증거일까?
과연 우주에는 끝이 있는 것일까?
팽창하는 우주에는 우주의 끝이 있을까?
우주 지평선 저쪽에는 무엇이 있을까?
우주의 팽창은 그치지 않는 것일까?
우주는 팽창한 후 수축하기 시작한다
우주의 크기는 어느 정도일까?
우주는 과연 몇 살쯤일까?
우주에는 중심이 있을까?
우주에는 종말이 있을까?
은하 자체는 움직이지 않는데 멀어져 가는 까닭은?
우주는 거대한 타임 머신이다
4. 이것이 수수께끼와 같은 우주현상이다
나폴레옹 시대에 블랙홀을 예언한 사람이 있다
별의 '사후 세계'를 연구하다 블랙홀을 발견했다
블랙홀이란 공간에 생긴 구멍?
최초의 블랙홀 설은 아무도 믿지 않았다
우주인으로부터의 신호? 펄서의 정체는?
펄서가 블랙홀의 존재를 예지시켰다
제1펄서의 신상 명세서
어떠한 조건이 갖추어져야만 블랙홀이 생기는 것일까?
블랙홀 안은 어째서 별세계일까?
블랙홀 안에서는 세계가 낙하하고 있다
블랙홀은 극한적으로 왜곡된 공간이다
블랙홀은 아직 단 하나도 발견되지 않고 있다
블랙홀은 우주에 몇 개나 있을까?
버뮤다 해역의 블랙홀이란?
블랙홀에 빨려 들어간 우주선은 어떻게 될까?
블랙홀에 흡인된 우주선은 영원히 빨려 들어가지 않는다
은하계 중심에 거대한 블랙홀이 있다
수수께끼의 천제 '쿠에이서'도 거대한 블랙홀?
블랙홀이 있다면 화이트홀도 있을까?
블랙홀은 시간의 터널일지도?
5. 호킹 박사 입문
팽창 우주가 난문제를 던진다
아인슈타인 박사는 우주는 신이 창시한 것이라 생각했다
가모 박사의 우주 창시 가설이란?
가모 박사가 예언한 마이로파란?
빅 뱅(우주 대폭발) 현상은 일어날 수 없는 것?
빅 뱅 우주론이 예언한 마이크로파가 발견되다!
세계의 시초는 '처음에 빛이 있었다'였다
아인슈타인 이론의 한계를 지적한 호킹 박사
극대 우주론과 극소 소립자론이 도킹하다
우주의 시초를 탐구하는 통일 이론의 등장
아인슈타인 박사도 통일 이론을 연구했다
빅 뱅은 우주의 시초가 아니었다!
우주는 부글부글 끓고 있었다
우주에서 아들우주가 태어나고, 다시 손자 우주가... 그리고 무수한 우주가 생겨났다
우주는 우리들의 우주만이 아니었다
무에서의 우주 탄생, 호킹 박사와 비렌켄 박사의 도전
비렌켄 박사는 우주는 무에서 생겨났다고 주장했다
우주가 창성되기 전의 '무'란 도대체 어떤 것?
호킹 박사의 우주 창성 시나리오란?
우주관은 현재 180도로 달라졌다
머리말
이 세상에서 가장 재미있는 것은 무엇일까? 사람마다 느낌이 각각이어서 다양한
것을 떠올릴 수 있는데, 그 중에서도 단연 관심을 끄는 것은 우리에게 지혜를 주는
여러 분야의 잡학지식이라 생각된다.
철이 들면서부터 크고작게나마 줄곧 품어 왔던 의문점들이 얼마나 많은가.
백과사전을 뒤적여 보고 가까운 사람에게 물어 보아도 속 시원한 대답을 들을 수 없어
궁금증만 더했던 적이 많았을 것이다.
주위에서 흔히 볼 수 있는 대머리도 그 벗겨진 형태가 제각각인데 어째서 그럴까?
여성에게는 원래 모성본능이 없다는데 사실일까? 라면을 먹으면 왜 콧물이 나올까?
남성보다 여성의 가슴이 풍만한 것은 왜일까? 등등.
무엇이나 그저 당연한 일로 그다지 불가사의하다고 생각되지 않을지도 모르지만, 좀
곰곰이 생각해 보면 각각에 재미있는 이유와 과학적인 근거가 있는 것에 놀라움을 느낄
것이다. 그런 의미에서 이 책은 단순히 지식을 얻는 수준을 넘어서 현명한 삶을 살아갈
수 있는 '지혜'를 안겨다 줄 것임을 확신한다.
전 3권에 걸쳐 기획한 이 "아하, 그렇군요!" 시리즈는 1권은 신비투성이 인간을 다룬
'인체의 신비'를, 2권은 생명과 우주의 탄생을 체계적으로 풀어 나간 '생명과 우주의
신비'를, 3권은 수수께끼 투성이인 자연을 소재로 한 '자연의 신비'를 내용으로 구성되어
있다.
전문서는 아니지만 내용이 통속적이지 않고 궁금한 점을 성의 있게 풀어줌으로써,
지적 세계에 몰두하고 싶은 어른에서 어린이에 이르기까지 모두가 이 책에 가득 실려
있는 재미있는 화젯거리에 흠뻑 빠져들게 될 것이다.
@ff
탄생의 신비
제1장
잘 알려지지 않은 정자와 난자 이야기
여성이 일생 동안 배란하는 난자는 700만 개 안에서 선택된다!
여성의 생리가 시작되는 것은 대략 10세 전후부터. 매월 계속되어 폐경까지 약
30__40년 가까이 약 400__500개의 배란이 이루어지게 된다.
그런데 이 난자는 언제 만들어진다고 생각하는가? 매달 만들어지는 것은 아니다.
정확히 말할 수는 없지만 태어나기 전, 즉 태아 때부터 이루어지고 있다. 스스로의
모습이 아직 확실해져 있지도 않은 수정 후 3주째 되는 날, 난자나 정자의 기초가 되는
세포가 나타난다는 것에 놀라지 않을 수 없다.
그리고 생식세포는 수정 후 6주째에 남자아이라면 정자로, 여자아이라면 난자로
분화하기 시작한다. 정자의 경우는 태아 때 1회 분열만 하고 동면해 버리고, 사춘기가
되면 분열을 반복하며 완성된다. 그런데 난자의 경우는 세포분열을 계속 되풀이하여
수정 후 20주째에 700만 개의 난자의 기초가 성장한다.
그 수는 태어날 땐 100만 개, 사춘기에는 40만 개로 계속 줄어 그 중의 선택된
400__500개의 난자만이 성숙해서 배란된다.
지구에 생명이 탄생한 것은 35억 년 전이며, 이 긴 시간 동안 생명이 어떻게 후손을
번성시켜 왔는지 참으로 놀라운 시스템을 이루어 온 것이다.
몇 명의 자녀를 낳기 위해서 그만큼의 수가 준비되고, 생명을 내려 주는 몇 주간에
걸쳐 다음 생명을 위한 준비를 하고 있는 것이다.
배란, 거기에는 숨막히는 드라마가 있다!
태아기에 생겨난, 난자가 되는 난원세포는 난소 안에서 영양세포에 둘러싸여 크게
자란다. 그리고 드디어 성숙한 난자가 좌우 한 쌍의 난소에서 번갈아 가며 월 1회
배란하게 되는 것이다.
이 배란의 순간을 TV에서 '경이로운 소우주'라고 소개한 바 있는데, 마치 화산 폭발과
같은 격심한 것이었다.
배란되는 순간, 우선 난자를 둘러싸고 있는 영양세포나 그 외의 세포가 심하게
내뿜어진다. 곧이어 난자가 내뿜어진 세포집단 안에서 터지는 것처럼 분출된다. 이렇게
하면 세포집단에서 배란된 난자는 안전하게 지켜진다.
이렇게 하여 배란된 난자는 난관의 끝에 있는 난관채에 멋지게 잡혀 난관으로 빠져
들어가는 것이다.
그러나 만일 난관채가 난자를 받아들일 수 없다면, 난자는 체강으로 흘러나와 수정할
수도 없다. 말하자면 위험한 내기라고 할 수 있는데, 왜 생명이 이렇게 불합리한 방법을
택하는지는 알 수 없다.
이러한 현상은 마치 물고기가 바다에 알을 낳아서 떨어뜨리는 모습을 보는 것 같다.
그 흔적이 인간의 배란에 남아 있는 게 아닌가 하는 것도 꼭 부정할 수만은 없다.
배란된 난자는 8시간이면 노화되어 버린다
난관 속으로 들어간 난자는 천천히 난관팽대부로 진행해 나간다. 그 이동을 돕는 것이
난관 내의 섬모이다.
이 섬모는 난자를 이동시킬 뿐만 아니라, 난자에 수정 능력을 주는 물질을 분비하고
있다고 한다. 즉, 난소에서 배출된 난자는 아직 완전하게 성숙되어 있는 게 아니라,
난관을 통과하는 사이에 수정 능력이 완성된다고 한다.
이러한 사실이 알려진 것은 체외수정 연구로부터였다. 체외수정을 위해 난소에서
난자를 직접 채란해 보니까 수정률이 대단히 저조했다. 그런데 난자를 난관에
접촉시키자 수정률이 올라갔기 때문에 이 사실을 알게 되었다고 한다.
또 성숙한 난자의 수정시기는 대단히 짧아서 배란 후 8시간 정도가 지나면, 벌써
노화를 시작한다고 한다. 식물이나 동물이나 태어나면 모두 노화되어 죽는 것이지만,
그렇다고 해도 너무 짧은 일생이다. 그만큼 활력 있고 끝까지 선택된 최고 상태의
난자에 의해 수정의 드라마는 시작되는 것이다. 그것이 없다면 60조의 세포를 가진
인간의 탄생은 불가능하게 된다. 최후에 선택된 정자와 난자의 결합으로 비로소 이처럼
복잡한 생물이 탄생된다. 그것이야말로 생명이 탄생해서 35억 년에 걸쳐 진화해 온 긴
역사를 만들어 낸 것이다.
정자는 각각 다른 설계도를 갖고 있다
정자를 현미경으로 보면 거기에는 무수한 정자가 활기차게 움직이고 있는 것을 알 수
있다. 그 형태는 난형의 머리와 긴 꼬리가 붙어 있어 마치 올챙이 같다.
이 머리 안에는 남성에게서 이어받은 DNA라는 유전정보가 들어 있다.
구체적으로는 체격, 성질, 체질이라고 하는 그것은 사람이 훨씬 몇 대 전부터 이어받아
온, 먼 조상의 유전자 설계도라고 해야 할 것이다.
정자의 설계도는 인간의 얼굴이 전부 다르듯이 정자 하나하나마다 모두 다르고 어느
하나도 똑같은 것이 없다.
난자도 마찬가지로 각각 다른 설계도를 갖고 있다. 세상에 똑같은 인간이 없다는 말은
난자와 정자가 결합하기 전부터 이미 다른 게 정해져 있는 것을 의미한다. 즉, 생명의
존재는 어디까지나 개성적이고 강한 자기 주장을 갖고 태어난다.
그렇다고 해도 늘어놓으면 1.5미터나 되는 DNA가 어떻게 그런 작은 정자의 머리에
들어가 있는 것일까?
일반적으로 세포 내의 DNA는 나선형으로 감겨져 있는데, 이런 형태라면 많은 체적을
필요로 하게 된다. 그런데 정자 머리의 DNA는 나선형을 풀고 하나의 선 모양으로 들어
있다.
정자의 사명은 DNA를 난자로 운반하는 것
정자는 인체의 60조나 되는 세포 중에서도 0.05mm로 제일 작은 세포이고, 또 특이한
세포이다. 생성되는 목적은 오로지 머리에 들어 있는 유전정보를 난자로 운반하는
것뿐이다.
그 목적을 위해, 그 목적 때문에 특수화되어 있고 목적에 필요없는 것은 형성과정에서
소멸되어 버린다. 그래서 다른 세포에서 볼 수 있는 골지장치나 소포체라는 세포 내의
기관도 없다. 있는 것은 유전정보로 꽉 차 있는 머리, 그리고 정자의 에너지 저장고인
미토콘드리아와 이 미토콘드리아의 에너지를 사용하여 움직이는 꼬리 뿐이다.
정자는 외부에서 에너지를 받지 않고 수정까지의 먼 도정을 나아간다. 그러므로 될 수
있는 한 에너지 손실을 적게 해야 한다. 이런 의미에서도 최소한의 필요 기관만으로
구성되어 있는 것이다.
또 사정되는 그 순간까지 꼬리는 활동을 정지하고 있으며 정자가 존재하는 정소도
체온보다 낮은 온도를 유지하고 있다. 이것도 모두 에너지 손실을 방지하기 위한 것이다.
어쨌든 사정 후 약 35분이 지나면 정자는 힘이 없어진다. 즉, 에너지가 떨어지는
것이다. 짧은 시간을 유효하게 쓰기 위해 사정된 정자들은 난자를 향해 탄환 로켓처럼
질내를 질주해 간다.
정자를 만드는 주머니인 음낭이 외부에 붙어 있는 이유는?
남자의 급소에 야구공을 맞으면 죽을 만큼 아프다. 이것은 체험한 사람이 아니라면 알
수 없을 것이다. 물론 약한 곳이라는 이유도 있지만, 그것뿐만은 아니다. 음낭에 들어
있는 고환이 맞은 충격으로 배쪽으로 올라가 버리기 때문이다. 음낭은 정자를 만들기
위한 대단한 중요한 주머니이다. 그런데 그것이 왜 바깥쪽에 나와 있는 것일까?
그것은 고환이 배 안에 있으면 정자를 만들 수 없기 때문이다. 다시 말해서 신체
내부의 온도는 너무 높아 정자를 만들 수 없는 것이다.
그래서 일부러 바깥쪽에 주머니를 내어 체온보다 2__3도 낮은 온도로 유지시켜 그
곳에서 정자를 만든다.
그런데 고환이 애초부터 바깥 주머니에 들어 있었던 것은 아니다. 처음에는 뱃속에
생겨 점차 아래로 내려와서 주머니로 들어가는 것이다. 그 시기는 수정 후 7개월
정도쯤이라고 한다.
그러나 좀처럼 내려가지 않는 아기도 있어 그것을 정류고환이라고 한다. 이것은
이상한 것은 아니며, 신생아의 7__8%의 비율로 볼 수 있다고 한다. 대개 1세 정도까지는
내려오는데, 1세를 지나도 내려오지 않는 경우는 수술로 끌어내리게 된다.
만일 이것이 잘 되지 않은 경우는 정자를 만들 수 없게 된다. 아직 배 안에 고환이
있으면 이 곳에서 암이 생길 가능성이 있다고 한다. 제자리고 들어가지 않으면 여러
가지 지장을 초래하는 것이다. 역시 몸 바깥쪽에 위치해서 다소 아픈 일이 있더라도
그것을 자랑할 수밖에 없는 것이다.
덧붙여 말하면, 급소에 공을 맞아 고환이 배로 올라가 버린 경우에는 허리 주위를
뒤에서 콩콩 두드리거나 제자리 뛰기를 하거나 하면 고환이 원래대로 주머니 안으로
내려오게 되므로 안심해도 된다.
정자는 여러 가지 장애를 극복하면서 난자를 향해 나아간다
여성의 질 안에 사정시킬 수 있는 정자 수는 2__3억이라고 한다. 그 대량의
정자군단이 자궁에서 난관을 거쳐 수정 장소인 난관팽대부에 도달하는 셈인데, 거기까지
여러 장애를 넘지 않으면 안된다. 최초의 관문은 자궁경관에 있는 점액인데, 이 점액은
배란시기가 되면 양이 보통의 10배나 증가해서 정자를 기다려 맞이한다. 또 정자가
활발하게 움직이는 pH7__8.5라는 알칼리성의 상태가 되는 것도 배란기이다.
정자는 산성에 약하고 알칼리성에는 강한 성질이 있으나 점액은 대부분 산성이다.
다시 말해서 배란기 이외에 사정된 정자는 자궁 경관에서 죽어 버리는 것이다.
이 점액 사이를 지나가면서 약한 정자는 점점 탈락해 간다. 그리고 자궁강으로 들어간
정자들은 자궁 내막으로 나아간다. 이때 제2의 시련이 기다리고 있다. 그것은 정자의
침입을 알고 백혈구가 증가하여 정자의 일부는 이 백혈구에게 잡아먹힌다.
그것도 잘 피해낸 정자는 난관으로 나아가는데 여기로 들어가는 정자는 1,000__5,000개
중에 고작 1개에 불과하다. 게다가 잘 들어갔다고 해도 난관의 내부를 덮고 있는 섬모는
자궁을 향해 내려가는 난자의 이동을 도와주는 활동, 즉 정자의 움직임과는 반대로
움직이고 있어 여기에서도 또 떨어져 나간다.
이렇게 해서 겨우 난자로 다가간 정자 중 단 1개만이 수정에 성공한다. 정말로 정신이
아찔해지는 이야기이다.
많은 정자 중에는 좋은 유전자를 가진 정자만 있는 것이 아니라 나쁜 유전자를 가진
것도 있다. 이것이 난관을 통해 나아가는 과정에서 강한 것, 즉 좋은 유전자 소질을 가진
것만이 살아 남아 수정에 성공하는 것이다.
보다 좋은 생명을 만들고자 정자를 체로 치듯 단 하나를 선택하는 이 시스템 때문에
인간의 역사가 지금까지 계속되어 왔다고 볼 수 있다.
난자를 순회하는 정자는 2__3억 개 중 100개뿐
최후의 최후까지 심한 경쟁 경주에서 살아 남아 난자를 순회하는 정자는 불과 100개
이내라고 추측되고 있다. 다시 말해서 2__3억이라고 하는 정자의 200만 분의 1의
확률이다.
그런데 이 100개라는 숫자는 단순한 우연이 아니라, 그 나름대로의 의미가 있는 것
같다. 시험관 안의 난자 주변에 필요 이상으로 많은 정자를 둔 실험에서는 1개 이상의
정자가 난자 안에 침입해 버리는 확률이 높게 되어 다 정자 수정에 의한 염색체
이상란이 되어 버린다.
다시 말해 난관에 들어가는 정자의 수를 제한함으로써 이상란의 발생을 방지하고
있다.
이러한 방위 시스템이 자연의 메커니즘 안에서 확실하게 움직여지고 있는 것이다.
정자의 경주(race)는 남성을 만드는 Y염색체가 단연 유리하다
사정된 수천 수억의 정자 중에는 X염색체와 Y염색체가 절반씩 떠 있다. 이 어느
쪽인가가 X염색체의 난자와 결합하여 XX가 되면 여자아이가, XY가 되면 남자아이가
생긴다.
수정의 확률로 보면 120__160대 100의 비율로 Y쪽이 높다. 이것은 Y염색체를 가진
정자가 정자가 X염색체를 가진 정자보다 유선형으로 흐름이 빠르고 내구력도 있기
때문이다. 즉, 남자는 정자 때부터 여자보다 유리하다고 할 수 있다.
그러나 꼭 그렇다고만도 볼 수 없다. 왜냐하면 수정하기 전부터 에너지 소모가
격심하여 그만큼 유산할 가능성도 높기 때문이다. 태어난 후에도 마찬가지로 남자아이
쪽이 더 약하다고 하는데, 확실히 생후 몇 개월 내로 죽는 남자아이는 여자아이보다
30%나 많다고 한다.
애초에 Y염색체의 수정률이 높다고 하는 것은 원래의 약함을 수로써 커버하고 있다고
보면 된다.
정자의 수가 많은 것은 자연도태 때문만도 아니다
최근 체외수정의 연구가 활발해져 대리모 등 여러 가지 화제를 일으키고 있는데, 그
연구 결과 정자 수가 많은 것은 자연도태를 방지하기 위한 것만은 아니라는 것도
알려졌다. 즉, 단 하나의 정자만으로는 난자와 수정할 수 없다는 말이다.
난소에서 수란관 안으로 배출된 난자에는 그 성숙을 돕고 있던 영양세포가 몇백 개
붙어 있다. 다시 말해 많은 정자와 수정하지 않기 위하여 바리케이드를 치고 있는
것이다. 정자는 우선 이것을 해결하지 않으면 안 된다. 그 곳에서 난자까지 겨우 도착한
정자들이 협동하여 난자로 돌진해 세포를 따돌려 버리는 것이다.
그때까지는 누가 살아 남을까 하여 심한 경쟁 경주를 펼쳤는데, 여기에 와서는 한
개의 정자를 난자로 보내기 위해 협동하여 작업을 하는 묘한 희생애를 보게 된다.
단 하나의 정자가 난자에 들어가는 순간 문이 닫힌다
이윽고 영양세포의 모습이 사라지면 이번에는 난자의 바깥 측에 있는 투명대를
격파해야 한다. 이 투명대는 난자를 보호하고 있을 뿐만 아니라 이종 간의 수정을 막아
주는 중요한 역할을 하고 있다.
이것은 투명대의 표면에 동종의 정자밖에 결합할 수 없는 장치가 있기 때문이다.
ZP__O라고 불리는 당단백질의 활동으로 종류가 혼잡하게 섞이지 않도록 하고 있다.
만일 이 투명대를 제거해 버린다면 어떻게 될까? 그야말로 이종의 정자들이 모두 난자
안으로 들어갈 수 있게 된다.
그런데 수정이란 아버지의 유전자를 가진 염색체 한 쌍과 어머니의 유전자를 지닌
염색체 한 쌍이 반듯하게 2열로 서서 세포분열을 시작하는 것이다. 그러므로 만일 난자
안에 정자 몇 개가 들어 있어 부계의 염색체가 몇 쌍을 이룬다면 그야말로 대혼란이
일어날 것이다. 투명대는 이것을 방지하는 역할도 한다.
요컨대 한 개의 정자가 난자에 돌입하면 곧바로 난자의 주변에 단단한 수정막이 생겨
다른 정자는 들어갈 수 없게 된다.
이처럼 수정이라는 드라마는 실로 엄격하고 정확하게 이루어진다고 할 수 있다.
정자는 무엇 때문에 고생하여 난자에 도착하는 것일까?
난자까지의 도정은 정자들에게는 최초의 여행이다. 길잡이도 지도도 없다.
그런데도 어떻게 안간힘을 다해 도착하게 되는 걸까? 그것은 아무래도 난자로부터의
신호가 있기 때문일 것이다.
해파리 등을 사용한 실험에 의하면, 정자 자체는 다만 아무렇게나 움직이고 있을
따름인데 난자를 가까이 두는 순간 일제히 난자를 향해 나아간다는 것이다.
즉, 난자에서 어떤 물질이 나와 정자를 유도하거나 활발하게 움직이게 하고 있는 것
같다. 인간에서는 실증되지 않았지만 원리는 같지 않을까 생각된다.
또 정자가 난자에 들어갈 때에도 정자가 투명대를 부수고 강인하게 들어가는 것처럼
보이지만, 실제로는 그와 반대로 난자의 표면에 있는 섬모가 정자를 물어 끌어들인다.
다시 말해 수정의 주도권은 어디까지나 여성 쪽에 있는 것이다.
섹스를 즐기는 것이 가장 확실한 수정법
아이를 갖고 싶을 때는 배란일을 전후하여 집중적으로 섹스하는 방법이 일반적인
상식이다. 그러나 이때는 임신해야겠다는 긴장감 때문에 오히려 임신이 어렵다는 것이
통계상으로 나와 있다.
그러면 확실한 수정법은 무엇일까? 그것은 서로의 욕망이 일 때 자연스럽게 즐거운
기분으로 즐기듯 섹스하는 것이다. 섹스할 때 여성이 성적으로 흥분해 감에 따라
자궁경관에서 점액이 나오는데, 이 점액이 많이 나오면 나올수록 질의 내부는
알칼리성이 된다. 평소의 질은 산성도가 대단히 높기 때문에 산성에 약하고 알칼리성에
강한 정자에게는 매우 좋은 상태로 만들어 주어야 임신의 가능성이 높아진다.
또 여성의 경우 성욕이 강해지는 때가 배란기라고 한다. 요컨대 점액의 양이 배란기에
가장 많이 나오기 때문이다. 그리고 이때가 임신의 가능성이 가장 높은 것도 사실이다.
이 자궁경관 점액의 산성도를 검사하여 섹스를 조절하는 피임법은, 약을 먹지 않고도
자연적으로 해결할 수 있기 때문에 카톨릭계의 사람들을 중심으로 세계적으로 널리 퍼져
있는 것 같다.
수정된 기쁨을 몸 전체로 나타내는 '생명의 댄스'
여러 가지 장애를 극복하여 몇 억 분의 일이라는 경쟁률을 뚫고 최초로 도달한 정자와
난자와의 결합으로 수정이 무사하게 이루어진 새로운 생명은 그 기쁨으로 온몸을 흔들며
회전운동을 시작한다. 이 수정란은 '생명의 댄스'라 불리는 이 회전운동을 반복해 가며
난관팽대부에서 자궁 쪽으로 천천히 나온다.
그러나 오랜 경쟁으로 쌓인 피로를 풀고 지금부터 새로이 펼쳐질 여행의 에너지를
축적하려는 의미에서 수정란은 24시간 동안 난관팽대부에 머무른다.
마치 어머니의 몸도 이것을 아는 듯이 난관의 출구와 접해 있는 자궁구를 꽉 조여
수정란이 먼저 진행하지 않도록 하고 있다. 그 사이에 수정란이 만들어졌다는 신호가
어머니의 몸에 알려져 황체호르몬이 많이 분비된다.
이 호르몬은 임신의 유지와 진행을 돕고 자궁 전체의 운동을 억제시키면서 유산이나
조산을 방지하고 태아가 정상적으로 발육하도록 하는 역할을 한다.
이윽고 문이 열리면 수정란은 자궁을 향해 끊임없이 춤을 추면서 마치 데굴데굴
구르듯이 난관 안으로 나아가기 시작한다.
세포분열, 드디어 생명은 변화하기 시작한다
수정 후 30시간이 지나면 수정란은 이분되어 완전히 똑같은 유전 정보를 가진 2개의
세포로 탄생한다. 드디어 생명이 활발하게 변화하기 시작하는 것이다.
그때부터 세포는 10시간마다 한 번씩 같은 유전 정보를 갖고 2개에서 4개로, 4개에서
8개로 늘어난다.
그리고 8개가 되었을 때는 그때까지만 해도 하나하나씩 독립된 세포였던 구분이
불명료해지면서 장래에 신경이나 기관이 되는 내세포와 태반을 만드는 영양아세포로
나누어진다.
그 후에도 분열을 계속해 100개 이상으로 분할되는데, 그 중의 90% 정도가
영양아세포이다. 바꾸어 말하면 그만큼의 영양이 없다면 수정란은 자라지 못하게 되는
것이다. 나머지 10%의 세포는 내세포로 몸의 모든 기관을 만드는 배엽(세포층)으로
나누어진다.
수정란은 이렇게 분열을 계속하면서 난관을 조이는 것 같은 운동이나 섬모운동으로
어둡고 좁은 난관을 내려간다. 그 과정에서 내부에 틈이 많아져 세포는 체표면 단층밖에
없는 상실배나 포배로 변화해 가는 것이다.
착상 때에는 자궁 안의 가장 편한 장소를 선택한다
수정란은 분열을 계속하여 포배가 되고 약 1주일 정도가 지나면 자궁 내막에
도착한다. 자, 그 다음에는 탄생까지의 10개월을 지낼 거처를 찾게 되는데, 여기서
우물쭈물하고 있으면 건강한 태아로 기를 수 없게 된다. 어쨌든 포배가 좋아하는 것은
알칼리성인데, 자궁 입구는 산성이므로 여기서 오래 머무르면 약해져 버린다. 그리고
자궁저라 불리는 자궁의 안쪽에는 분명히 알칼리성으로 채워져 있는 곳이 있다.
또 수정란이 잘 찾아 들어가도록 자궁벽이 부드러워져 있지 않으면 곤란하다. 그것을
알고 있기라도 하듯 어머니의 몸에서는 황체 호르몬이 흘러나와 자궁벽을 부드럽게 하여
포배가 오는 것을 맞아들인다.
거듭 말하지만, 알칼리성으로 차 있는 가장 부드럽고 편한 장소, 이 곳이야말로 포배가
착상하기를 선택하는 곳이다.
그래도 착상에 실패할 적이 있다
수정란에도 촐랑이나 안달뱅이가 있는지, 착상에 100% 성공하는 것은 아니다. 어떤
것은 자궁저부를 통과해 자궁 입고에서 착상해 버리는데, 이렇게 되면 태반이 자궁
입구를 막게 되어 출산 때에 장해가 되거나 출혈하기 쉽다.
또 자궁 입구의 자궁경관이라 불리는 곳에 착상하거나 난소나 난관에 착상하는 경우도
있다. 이 곳은 좁은 장소이기 때문에 수정란이 어느 정도까지 성장하면, 모체가 견딜 수
없게 되어 대출혈을 일으킨다. 이런 경우 수정란은 물론 모체의 생명도 위험에 이르게
된다.
복막에 착상하는 경우도 있다. 이때에는 꽤 클 때까지 자라는데 지금까지는 8개월까지
자란 예가 있다고 한다. 이런 실례에서 체외수정된 수정란을 아버지의 복막에 착상시켜
8개월 정도까지 자라게 한 후 제왕절개하면 아버지가 아이를 낳는 것도 가능하다고 볼
수 있다. 물론 아직 실현되지는 않았다.
선택된 난자와 정자가 결합해 이루어진 수정인데도 그 중의 4분의 1은 이상이 생겨
착상할 수 없다고 한다. 또 착상에 성공하더라도 그 중의 3분의 1은 성장을 계속할
능력이 없어 모르는 사이에 사멸되어 버린다.
누구나가 모두 당연한 일처럼 임신, 출산하고 대개 어느 가정이나 자녀가 한둘은
있지만 무사히 태어나는 확률은 의외로 낮은 것이다.
인공 수정란은 성공할 가능성이 낮다
이제는 불임증 치료로 빼놓을 수 없는 체외수정에 대해서 알아보자. 이것은 모체가
배란한 난자를 취하여 시험관 안에서 아버지의 정자와 수정시켜 며칠 후에 어머니의
자궁에 다시 착상시켜 주는 방법인데, 유감스럽게도 성공할 확률은 그다지 높지 않다.
수정란도 모체도 시시각각 변화하므로 양자의 상태가 잘 맞아떨어지는 시간을 잡기가
꽤 어렵기 때문이다. 수정 후 1주일을 걸려 겨우 도착한 자궁까지의 긴 여행. 그 과정에
체험하는 여러 가지 사건들은 수정란을 기르고 모체도 거기에 시간을 맞추는 등의
착상을 하기 위한 준비이다. 그런데 그 과정을 생략한 체외수정에서 그 손실을
보충한다는 것은 어려울지도 모른다.
인공수정의 방법으로써, 난자는 모체에 남겨 두고 아버지의 정자만을 체외로 꺼내어
인공적으로 주입하는 방법도 있다. 이렇게 하면 인공적인 것은 수정뿐이고 그 후의
과정은 같기 때문에 잘 될 것이라고 본다.
그런데 역시 실패하는 경우가 많다. 정자와 잘 맞지 않는 것인지 혈액이 부적합한
것인지 그 원인은 확실하지 않지만 아무튼 수정되지 않는다. 이것은 수정까지의
과정에도 생명을 탄생시키는 뭔가 중요한 비밀이 숨겨져 있다고 짐작된다.
생명의 탄생에는 인간의 지혜로는 이해할 수 없는 신비로움과 불가사의함, 그리고
고귀함이 있다.
수정란은 착상하기 전에 탈피하는가?
탈피라고 하면 왠지 곤충 같은 느낌을 주는데, 포배가 된 수정란은 정자가 뚫고
들어간 투명대에 싸여 있다. 이 투명대를 착상 전에 벗어 던지는 것을 탈피하고 한다.
투명대는 난자가 하나의 정자와 수정에 성공한 후 다른 정자가 들어오는 것을 막으며,
수정란이 파괴되거나 난관에 들러붙지 않게 하기 위하여 수정란을 지키는 역할을 한다.
그러나 이제는 그럴 필요가 없다. 투명대에 들어 있는 채로는 자궁내막에 착상할 수
없는 것이다.
투명대를 탈출한 포배의 외벽은 영양아세포로 덮여져 있다. 이 세포는 효소를 내어
자궁내막의 일부를 녹이며 쭉쭉 들어간다.
그리고 영양세포가 자궁 내부까지 길게 세포를 넓히면 이번에는 포배 자신이 끌려든
것처럼 자궁 내에 채워져 착상은 대략 완료된다.
영양아세포가 자궁내막에 침입을 시작해 착상이 완료되기까지는 2일이나 3일 정도가
걸린다고 한다.
왜 모체는 수정란의 착상을 받아들이는 것일까?
인간의 몸은 이물질이 들어오면 배제하려는 움직임이 있다. 장기이식도 그 거부반응
때문에 성공하기 어려운 것이다. 수정란도 태아도 말하자면 모체에게는 이물질인 셈이다.
그런데도 어떻게 착상할 수 있는 것일까?
그것은 아기가 되는 세포가 모체와 직접 접촉하고 있지 않기 때문이다. 요컨대
자궁내막에 들어 있는 것은 영양아세포라고 해서 장래 태반 등이 될 세포이다. 이
영양아세포를 중개자로 하여 아기가 될 세포가 이식된 상태인 것이다. 이러한 상태를
의학용어로는 면역관용이라고 부른다.
그러나 이 면역관용이 언제까지나 계속될 수는 없다. 10개월이 지나면 모체는 여러
가지 호르몬을 분비해 태아를 이물질로 취급하기 시작한다. 이렇게 하여 출산의 순간을
맞이한다.
@ff
제2장
알게 되면 놀란다! 생명 탄생까지의 신비
각각의 세포는 이미 신체의 어떤 기관이 될 것인지 정해져 있다
자궁에 무사히 착상한 수정란은 이미 세포분열을 계속해 세포의 수는 130개 정도로
늘어나 있다. 이때 이미 어느 부분이 신체의 어느 기관이 될지 결정되어 있다고 하는
것은 아무리 생각해도 불가사의한 이야기이다.
이때쯤이면 단층이던 세포는 내측에서 또 한 층 늘어나 2층이 되어 있다. 외측 부분은
외배엽이라 하여 장래 뇌나 골수 등의 중추신경이나 온몸에 분포하는 말초신경을
만든다. 또 눈, 코, 귀 등의 감각기관과 털, 손톱, 피부, 땀샘 등도 만드는 것이다. 내측
부분은 내배엽이라 하여 내장기관의 표피나 호르몬 기관 등을 만들고 있다.
드디어 수정 후 16일째는 외측의 세포층 중앙부에 하나의 움푹 들어간 선이 생긴다.
이것은 미래에 신체의 축과 일치하는 것으로, 요컨대 이 선에 의해 신체의 전후좌우,
등과 배가 정해지는 것이다.
동시에 외배엽의 일부가 이 선 부분에서 내측으로 숨어 들어가 중배엽을 만든다.
중배엽으로부터는 위와 전신의 근육, 심장과 혈관, 뼈가 만들어진다. 아직 2mm 정도의
단순한 세포집단으로밖에 보이지 않는 수정란이 인간의 기초를 만들면서 점차 변해 가는
것이다. 이름도 포배에서 태어나 배자라고 불리게 된다. 이른바 태아가 되기 전단계로
들어간 셈이다.
세포가 여러 가지 활동을 할 수 있는 것은 단백질 덕택이다
하나의 난에서 분열하여 생긴 세포가 어떻게 각기 다른 기능을 갖게 되는 것일까?
난은 사람이 되기 위해 필요 불가결한 모든 세포를 만드는 능력을 갖고 있다. 그것은
DNA라고 하는 것인데, 난이 분열할 때마다 각 세포에 DNA를 전한다. 그리고
최종적으로 인간을 만드는 60조의 세포 중 핵을 갖고 있는 모든 세포는 난과 같은 유전
정보를 갖게 된다. 다시 말해 난의 DNA와 피부세포의 DNA, 눈세포의 DNA는 똑같은
과정과 능력을 갖는다.
그렇다면 다른 것은 무엇일까? 그것은 세포질이다. 세포 안에는 핵이라는 영역이 있고
이 핵을 둘러싸고 있는 것이 세포질이다. 이 세포질은 단백질이나 당지질 등으로
구성되어 있다. 이런 차이뿐인데 왜 그럴까 하는 의문이 생길 것이다. 세포에 대한 오랜
연구에서, "단백질은 대단히 새하얀 분자이고 한 종류의 분자라도 입체적으로 형태를
바꾸는데 따라 여러 힘이 생겨, A라는 단백질과 B라는 단백질이 서로 붙어서 A도 B도
아닌 새로운 기능이 생긴다"라고 알려져 있다.
단백질은 실로 무한한 가능성을 지닌 불가사의한 물질인 셈이다. 이 단백질 덕분에
인간은 지금까지 복잡하게 진화해 온 것이다.
가장 먼저 신경이 생성된다.
인간의 몸 중 과연 어느 부분부터 생성될까? 우선 심장이 먼저 일 것이라고
생각할지도 모르지만, 실은 생명에 있어 가장 중요한 뇌를 포함한 신경이 제일 먼저
생성된다. 수정 후 16일째에 중배엽이 생기기 시작해 2일 정도 지나면 그 부분에서
신경의 기초가 생겨난다. 인간의 뇌는 1천억 개나 되는 신경세포로 이루어져 있는데, 그
신경의 기초인 신경판이 이때 생기는 것이다. 그 후 매일 매일 변화하여 보다 복잡한
구조로 발달해 간다.
신경판은 나뉘어서 신경강이 되고 점점 윤곽이 깊어져 가는데, 둥근 태아의 몸은 점차
홀쭉하게 되어 간다.
그리고 신경강은 둥근 고리가 되어 1주일 정도 지나면 신경관이 되는 것이다.
신경관이라 하면 그다지 친숙하게 들리지 않을지도 모르겠는데, 이것은 뇌나 골수를
비롯해 전신의 신경세포가 되기 위한 세포로 꽉 들어차 있는 관이다. 신경강의 상부의
출구와 낮은 부분을 꽉 닫아 어디에도 틈새가 없는 완벽한 관을 1주일에 걸쳐 완성해야
한다.
만일 이것이 잘 되지 않으면 무뇌증이 되거나 골수 손상으로 전신의 신경에 이상을
일으키거나 한다.
이것이 수정 후 약 27일째쯤인데 길이는 약 1cm로 임신 2개월 보름의 상태이다. 이
정도의 시기라면 엄마가 임신을 알아차렸거나 아직 모를 때인데, 태아는 이미 중요한
작업에 착수하고 있다.
태아의 심음은 상상할 수 없을 정도로 격심하다
임신 진찰 때에는 반드시 태아의 심음을 들려 준다. 물론 태아의 건강상태를
알아보려는 것인데 엄마로서는 뱃속의 아기가 건강하게 잘 있다는 것을 알 수 있어 매우
기쁜 일이다. 특히 임신을 처음 알았을 때 그 때 들은 심음에 가슴이 벅찼다고 하는
엄마의 이야기를 자주 들을 수 있다.
임신 4개월경에는 1분에 120__160회나 뛰고 있는데 이것은 성인의 두 배 이상이다.
그리고 5개월이 지나면 1분에 80__100회 정도가 된다. 마이크를 통해 따각따각 들려
오는 소리는 마치 경주마가 활력 있게 달리는 소리 그대로이다. 조그마한 태아의
맥동이라고는 생각할 수 없을 정도로 격심한 것이다.
심장의 원형이 생기는 것은 수정 후 18__19일째로 처음 얼마간은 불규칙하고 천천히
박동하는데, 한 3주쯤 지나면 규칙적이고 박동도 빨라진다. 이렇게 해서 인간의 심장은
80__85년간 하루도 쉬지 않고 뛰는 것이다.
태아는 1주일 사이에 어류에서 포유류로 진화를 수행한다
인간이 태아 때에 진화를 거듭한다는 것은 너무나도 유명한 이야기이다. 그러나
어류에서 포유류까지의 진화과정이 불과 1주일 정도로 끝난다는 사실은 그다지 잘
알려져 있지 않다.
수정 후 32일째가 되면 태아의 얼굴은 머리는 뾰족하고 눈과 같은 것이 그 밑에 있고
입은 한 일자 모양으로 되어 있어 우주인을 생각나게 하는데, 이것은 태고의 물고기
모습이라 한다. 물론 눈은 옆에 있고 아가미도 붙어 있다. 34일째에 콧구멍이 생기고 또
벌어져 있는 입의 상하에는 입술과 같은 턱이 생긴다. 위턱은 좌우로 나뉘어 코와 입을
연결하며 코가 곧장 입으로 통하는 양서류의 모습이다. 또 2일 전까지만 해도
혼동스러웠던 손발의 형태가 보이기 시작하고, 눈에는 렌즈가 되는 부분이 생긴다.
36일째에는 완전 옆으로 붙어 있던 눈이 정면을 향하기 시작하고, 코의 중앙부는
올라오고 콧구멍도 비슷해져 가고 뇌부분이 불룩해져 마치 파충류의 얼굴 같다.
38일째는 눈이 정면으로 가고 코가 코다운 형태로 되며 원시 포유류의 모습이 나타난다.
그리고 40일 정도면 꽤 인간다운 모습이 된다. 손발의 형태도 비슷해지고 꼬리가
짧아지게 된다. 눈은 눈꺼풀에 덮여 마치 자고 있는 것 같다. 또 인간이란 것을
증명이라고 하듯이 눈, 코 위에 거대한 전두엽이 발달되기 시작한다. 이때의 신장은
1.5cm 이며, 체중은 1g으로 머리가 몸의 절반 이상인 이등신이다. 근육이나 뼈도 생기기
시작해 대부분의 기관이 모습을 나타내기 시작한다.
진화된 생물이 왜 아직까지 진화의 과정을 답습하지 않으면 안 되는지 아무래도
불가사의한 이야기이다. 그러나 어떤 생명이든지 하나의 세포가 분열해서 생긴 것이라면
그 근원은 비슷하리라 본다. 그런 의미에서 모두는 다 같은 길을 걷는 것일지도 모른다.
물갈퀴 세포가 없어지고 다섯 손가락이 만들어진다
눈 깜짝할 사이에 물고기에서 인간으로의 진화를 마친 태아는 여러 가지 형태가
생겼다가 없어지는 그런 과정을 거듭하게 된다. 다시 말해서 만들어졌던 세포도 필요가
없게 되면 싹 소멸되어 버린다. 만일 그것이 규칙적으로 행해진다면 이 정도의 순조로운
발달은 이뤄지지 않을 것이다.
그 과정을 손발에서 보면 처음에는 하나의 덩어리에 불과했던 손발이 조금씩
잘록해지기 시작하면서 이윽고 5개의 손가락이 만들어진다.
이 시점에서는 물갈퀴 같은 것이 붙어 있다. 그러나 이 물갈퀴는 얼마 지나지 않아
소멸되어 간다.
요컨대 물갈퀴를 구성하고 있던 세포가 죽는 것으로 비로소 손발이 완성된다. 더구나
이 소멸은 때맞춰 일어나야만 한다.
이와 같이 꼬리도 아가미도 자신이 나갈 차례가 끝난 후에는 깨끗이 사라져 가는
것이다.
대뇌도 생물진화 단계를 따라 발달한다
생물진화의 과정은 뇌성장에도 확실히 나타나 있다.
아메바와 같은 원생동물에는 뇌가 없는데, 상어와 같은 어류만 되면 훌륭한 두뇌가
있다.
그래도 그것은 아직 두꺼운 끈과 같은 것으로 호흡을 담당하는 연골, 운동을 조절하는
소뇌, 본능적인 행동을 제어하는 중뇌 정도가 대부분이다. 무엇인가를 생각하기 위한
전두엽은 뇌의 전방에 작은 혹처럼 붙어 있을 뿐이다.
파충류 정도가 되면 전두엽이 약간 불룩해져 있고, 토끼 정도의 포유류는 대뇌가 뇌의
절반 정도를 차지한다. 이 시기의 대뇌는 아직 덩굴져 있다.
그러나 원시적인 원숭이가 되면 대뇌는 꽤 크게 늘어 뇌의 절반 이상을 차지하게
된다.
게다가 고릴라는 대뇌가 상당히 발달하여 중뇌, 연수 등의 뇌간을 푹 덮고 있으며
머리의 형태도 반원형으로 되어 있다. 인간의 뇌의 형태와 꽤 가까워진 셈인데, 뇌의
주름은 얇고 적으며 전두엽이 크지 않아서 얼굴은 좁고 뒤로 기울어져 있다.
태아도 이러한 뇌의 진화를 짧은 기간 동안 거듭하는 것이다. 물론 고릴라 정도의
뇌가 되는 것은 탄생할 때쯤이지만.
왜 임신 초기에 유산하기 쉬운가?
임신을 하면 처음 2__3개월간은 혹시 유산이 되지 않을까 걱정이 된다. 유산의 원인은
태아 자신의 문제로 염색체에 이상이 있는 경우가 많은 것 같고, 또 엄마가 무리를
한다든지 건강하지 않기 때문에 일어나는 수도 있다.
이런 경우는 아직 태반이 완성되지 않아서 태아를 완전하게 보호할 수 없기 때문이다.
태반이 완성되는 것은 수정 후 10주째, 즉 임신 3개월 말경이다. 그래서 4개월 째로
접어들어야 '휴'하고 조금 안심하는 것이다.
그때쯤이야 태아라고 불리는 아기도 겨우 태아로 승격된다. 얼굴의 모습도 꽤
사람답게 되고 신장이 6__7cm, 체중은 15kg까지 늘어난다. 머리가 유난히 큰 편인
것은 변함이 없지만 2등신에서 3등신 정도로 된다. 손발의 손가락 발가락도
확실해지고 손톱까지 생겨난다.
태반의 불가사의한 구조를 알고 있는가?
태반은 인간의 장기 중에서도 특수한 것이다. 난과 함께 나타나 280일 동안 태아를
기르다가 그 일생을 마친다. 그리고 그 다음의 아기를 기를 때에는 또다시 새로운
태반이 만들어진다. 그 크기는 임신 말기에 15__20cm, 두께 1.5__3cm로 성장하고
무게는 약 400g이 된다. 이처럼 그다지 크지 않은 장기는 태아의 생명 유지, 엄마의
임신 유지 등 많은 역할을 담당하고 있다.
우선 무엇보다도 태반 덕택에 이물질인 셈인 태아가 거절되지 않고 엄마의 뱃속에
있을 수 있다. 요컨대 태반의 역할로 인해 엄마와 태아의 혈액은 섞이지 않고
영양분이나 산소, 노폐물 등의 물질 교환이 이루어진다.
그렇다면 대체 그것은 어떤 구조로 이루어져 있을까? 태아와 태반을 연결하는
배꼽의 탯줄은 태아 쪽의 두꺼운 혈관이 나선상으로 되어 통하고 있다. 이 혈관은
태반 내부까지 들어가 여러 곳으로 나뉘어 포도송이처럼 되어 있다. 이 방 안에는
태아의 모세혈관이 나와 있고 모세혈관은 막으로 뒤덮여 있다. 그리고 이 방은 태반
내부에 있는 텅 빈 굴로 뚫고 나와 있다.
한편 이 방의 맞은편에는 어머니의 동맥이 바로 옆에까지 와 있다. 이 동맥은 태반
내부의 공동을 향해 입을 열고, 엄마의 심장 고동에 맞추어 기세 좋게 혈액을 내뿜고
있다.
내뿜어진 혈액은 방에 있는 태아의 모세혈관에 기세 좋게 부딪친다. 이때
모세혈관을 덮고 있는 막을 통해 삼투압으로 물질 교환이 이루어지는 것이 아닐까
생각된다. 그러나 이 물질 교환에 대해서는 별로 알려져 있지 않다.
여하튼 이런 방법으로 태아와 엄마의 혈액은 바로 가까이에 있으면서도 결코
섞이지 않고 지낼 수가 있는 것이다.
태반에는 여러 가지 우수한 기능이 있다
태반은 물질 교환뿐만 아니라 그 외에도 여러 가지 기능을 갖추고 있다.
우선 호르몬이나 단백질, 산소 등을 만드는 일이다. 이것으로 임신을 유지하기도
하고 출산의 타이밍도 조절하는 것 같다.
또 태아의 혈압은 태아와 태반이 협동해서 조절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
이것은 염소의 태아를 사용한 인공 자궁 연구에서 확실해졌다. 인공 자궁에 들어간
염소의 태아는 체내에 있을 때보다 혈압이 높아진다. 여기에서 태아의 혈압에 태반이
관계하고 있는 게 아닐까, 생각하게 된 것이다.
이 밖에도 태반은 어머니의 혈액 중에 있는, 태아에게 유해한 물질은 내쫓는
역할도 한다. 또 지혈 기능도 갖는다. 이것은 태아가 분만되고 태반이 자궁에서
떨어질 때에 지혈하기 위한 준비인 것이다.
그 밖에 태반을 통해 어머니에게서 태아로 정보가 전해지고 태아로부터도 여러
가지 정보를 어머니에게 전하고 있는 것은 아닐까 하고 생각할 수 있다. 태반은
틀림없이 모자가 일심동체로 지내기 위한 중요한 기관이라고 할 수 있다.
유전적으로 남자인데도 남자로 태어나지 않는 경우도 있다?
아기가 남자로 태어날지는 여자로 태어날지는 수정할 때에 난자가 X염색체를 가진
정자와 수정하는가, Y염색체를 가진 정자와 수정하는가에 달려 있는 게 사실이다.
그래서 남녀를 택해 낳는 방법도 여러 가지로 연구되고 있다.
그러나 아무리 Y염색체를 가진 정자와 수정했다고 해도 그것만으로 반드시
남자아이가 태어나리라고는 말할 수 없다. 5만 분의 1의 확률로 여자아이의 모습으로
태어나는 경우도 있는 것이다. 설마 그런 일이 있을 수 있을까. 그러나 실제로
염색체는 XY인데 유방이 불룩하여 보기에 여성과 같다. 여성 생식기도 다 갖추고
있어 여자아이로 기르고 호적에도 여성으로 올린다.
내분비 연구의 제1인자에 의하면, "남성으로 성분화를 하는 데에는 Y염색체가 된
유전자가 HY항원이라는 단백질은 만들고 그 곳에서 분비되는 테스토스테론이 뇌나
성기를 남성화시켜 가는 것이다. 인간은 그것을 따로 떼어 놓아 두면, 설사 염색체는
XY라도 여성화되어 버릴 수 있다. 그리고 또 고환에서 테스토스테론이 나온다고
해도 몸의 세포에 그것을 받는 것이 없다고 한다면 남성으로 성분화 할 수 없다"고
한다. 이러한 사람은 난소가 없기 때문에 생리도 없으며 임신도 불가능하다. 그렇지만
여성으로서 결혼해서 가정을 가지고 사는 사람도 있다고 한다.
사람이 여자로 또는 남자로 태어나는 게 단순하다고 생각하지만, 이런 운명의
장난이라고조차 말할 수 없는 일이 일어날 수도 있는 것이다.
내성기가 생기고 계속해서 외성기가 생겨난다
남녀를 구별하는 생식기는 수정 후 40일경부터 생겨난다. 요컨대 Y염색체에 의해
만들어진 HY항원이 생식원기에 활동하여 고환을 만든다. 그리고 Y염색체가 없어
HY항원이 만들어지지 않으면 생식원기는 그대로 발달하여 난소가 되는 것이다.
여기에 장래 장관의 일부가 될, 벽으로 만들어진 시원생식세포가 정자나 난자 어느
쪽으로든 된다.
각각의 생식기에서부터 남성 호르몬이나 여성 호르몬이 나오면, 이번에는 외성기가
생긴다. 요컨대 남자의 생식기와 여자의 생식기가 생겨나는 것이다.
이와 같이 염색체에 의한 유전적인 성으로 고환이란 내성기가 생기고, 내성기에서
나온 호르몬으로 외성기의 성분화가 진행되면서 대략 남자아이의 체형이 잡히는
것이다. 그런 후 마지막으로 뇌의 성분화가 이루어진다.
임신 4개월로 접어들면 남자 생식기나 여자 생식기가 생기면서 남자인지 여자인지
구분할 수 있게 되고, 예민한 엄마는 그것을 느끼기 시작한다.
태아의 뇌는 3개월경부터 성 차이가 나타난다
수정 후 3주째부터 나타나는 뇌에는 아직 성 차이가 없다. 의외라고 생각할지
몰라도, 남자로 혹은 여자로도 될 수 있는 가능성을 지니고 있는 것이다.
3개월경쯤에 남성 생식기가 생기면 이윽고 남성 호르몬이 분비되기 시작한다. 이
남성 호르몬과 엄마에게서 분비된 호르몬이 양수에 섞이면서 뇌에 영향을 주어
남자의 뇌를 만들어 가는 것이다. 태아의 뇌는 이러한 호르몬을 예민하게 감지하는
세포로 짜여져 있다. 그런 후 4__7개월 사이에 성분화가 완료된다.
그러나 만일 이 시기에 무언가의 영향으로 남성 호르몬의 분비가 적어진다면
어떻게 될까? 태아는 엄마가 분비하는 여성 호르몬의 영향을 많이 받게 되어 여자의
뇌가 되어 버린다. 그렇게 되면 남자이면서도 여자의 뇌를 갖게 되는 것이다.
다시 말해서 출생해서도 외견상은 완벽한 남성인데, 여성에게는 흥미가 없고
남성에게 반해 버리는 등 행동이 여성적으로 될 경우가 있는 것이다. 소위 호모가
되는 경우이다.
그러나 여자에게는 이 현상이 일어나지 않는다. 왜냐하면 비록 태아에게서 여성
호르몬이 나오지 않는다 하더라도 엄마의 여성 호르몬으로 충분히 여성의 뇌로
성분화 할 수 있기 때문이다.
그럼 어떤 때에 성분화가 실패하는 것일까? 태아에게 이상이 있는 경우도 있는데,
엄마가 심한 스트레스를 받아서 태아에게 영향을 주는 경우도 있다. 실제 유럽에서
제 2차 세계대전이 끝날 때에 태어난 남성에게서 보통보다 호모가 눈에 띄게 많다는
것을 볼 수 있다.
임신 중의 요통이 출산에 도움을 준다는 것은 사실인가?
배를 앞으로 내밀고 걷고 있는 임신부를 보면, '얼마나 무거울까, 저러면 허리도 꽤
아플 텐데!' 하고 안쓰럽기조차하다.
확실히 임신 중에 요통을 호소하는 사람이 많다. 그러나 이 통증은 실제로 배가
무겁다는 데서 생긴 것보다는 골반이 늘어남에 따른 것이다.
골반은 3개의 관절로 이루어져 있고 요통은 그 관절이 임신 중에 서서히 늘어나기
때문에 일어나는 것이다. 왜 느슨해지는가 하면 물론 아기의 머리를 쉽게 나오게
하기 위해서이다. 몇 달에 걸쳐 탄생의 순간을 순조롭게 하기 위해 몸이 준비하고
있는 것이다.
느슨하게 늘어진 골반은 출산과 동시에 닫혀져 아물기 시작하는데 이때 골반의
위치가 뒤틀려서 심한 요통으로 시달리는 경우도 있다. 출산 후 몸을 정상적으로
회복시키기 위해서는 절대 무리해서는 안 된다.
임신하면 혈액량은 50%나 많아진다
임부의 젖은 꽤 불룩해지면서 거기에 여러 핏줄의 혈관이 도드라져 마치
사이보그와 같다.
그다지 아름답다고는 할 수 없다. 마찬가지로 불룩한 배에도 혈관이 도드라진다.
태아는 엄마의 혈액을 통해 영양과 산소 등을 공급받고 있고, 태아가 커지면
그것을 위한 혈액의 공급량도 많이 필요해지므로 혈액량이 증가한다. 따라서
혈액량이 임신 전보다 최고 30__50%나 늘어난다. 그래서 몸 안의 혈관이 두껍고
꾸불꾸불해져, 특히 피부가 얇은 가슴이나 배의 혈관이 눈에 띄게 도드라져 보이는
것이다.
또한 혈액이 가장 많이 도는 외음부는 언제나 무겁고 찜찜한 것 같은 느낌이 들고,
사람에 따라서는 충혈로 인해 코가 늘 막히기도 한다.
한편 심장이 한번 밀어내는 혈액의 양은 일정하므로 그 늘어난 만큼은 아무래도
횟수를 늘이는 방법밖에 없다. 그 때문에 임신 후기에는 가슴이 두근두근하기도 하고
피곤을 느끼기가 쉽다. 계단 등을 헐떡이며 올라가는 임신부를 볼 수 있는데, 이는
몸이 무거워서 그런 것만은 아니다.
임신을 하면 드라마에 나오는 사람들처럼 누구나 다 구토증이 올까?
드라마 등에서는 임신 사실을 여성의 헛구역질로 표현한다. 그러나 임신을 하면
반드시 입덧이 나타나는 것이 아니고 더구나 토하는 사람은 한정되어 있다.
의외라 생각될지 모르지만, 임신한 여성의 3분의 1은 평상시와 똑같이 변함없는
쾌적한 나날을 보내고 있는 것이다. 그렇다고 해서 그것이 꼭 행복하다고만 할 수도
없다. 입덧이 없어서 임신인 줄 모르고 약을 먹는다든가 엑스선을 쬐거나 하는 일도
있을 수 있기 때문이다. 특히 첫번째 임신은 그럴 소지가 많다. 이런 의미에서 기혼
여성은 항상 임신을 의식해 둘 필요가 있다.
입덧으로 토하는 사람도 있는데 그 비율은 전체 임부의 3분의 1정도이다. 먹으면
토하고, 때로는 뱃속에 아무것도 없는데도 노란 색 물을 토하는 사람도 있다.
이처럼 입덧이라는 것은 사람에 따라 아주 다르다. 몸상태가 안 좋아서 데굴데굴
구르며 자고 있는 부인을 보며 진저리를 치는 남편도 있는데, 그러한 남편의 얕은
사고가 아내의 기분을 상하게 만드는 첫째 원인이 된다는 것을 명심해야 할 것이다.
왜 입덧을 영어로 모닝 시크니스(morning sickness)라고 하는가?
전혀 입덧이 없는 사람과 입덧이 너무 심해 다 토하는 사람의 중간으로, 아침에
일어났을 때 기분이 나쁘거나 하루에도 몇 차례씩 기분이 안 좋아지는 임부가 전체의
3분의 1이나 된다고 한다. 즉 공복시에 기분이 나빠지는 것이다. 공복의 장점은
아침인데 공복감으로 잠을 깨기조차 한다.
이런 의미에서 입덧을 영어로 모닝 시크니스(morning sick__ness), 즉 아침의
구역질이라고 한다. 뱃속이 빈 듯하면 무언가를 먹는 것이 임신 때의 원칙이라 해도
될 것이다. 그러므로 잠자리에 들기 전에 먹을 것을 미리 준비해 두는 것도 한
방법이다.
또 신것이 먹고 싶어지는 사람도 있는데, 이것도 다 각각이다. 지금까지는 잘
마시지 않던 맥주를 매일 마시고 싶다든지, 예전에 꽤 즐겼던 기름진 음식이 갑자기
받지 않기도 한다. 또, 밥하는 냄새 등 특정 냄새를 맡지 못하는 경우도 있다.
무엇을 보더라도 임신 중에는 자기의 몸이 자신의 것이 아니라 뱃속의 아기에게
지배받고 있다는 체험을 한다.
왜 입덧이 생기는 걸까?
체내에서 아기를 기르는 포유류에게는 대체로 입덧이 있는 듯하다. 고양이는
임신을 하면 풀을 즐겨 먹는데 이것도 구토를 가라앉히기 위해서인 것 같다. 개나
원숭이도 임신하면 곧 기운이 없어져 꼼짝 않고 있는다.
이러한 입덧은 호르몬에 의한 것으로 알려져 있다. 호르몬은 몸의 상태를 조절하는
것인데, 임신을 하면 호르몬의 균형이 깨어져 버린다.
시상하부나 뇌하수체는 온몸의 호르몬 분비를 담당하는 지령소로 되어 있다. 이
지령소는 또 대뇌의 조절을 받기 때문에 스트레스나 심리상태에 크게 좌우된다.
요컨대 정신적인 것에 많은 영향을 받는다.
집에서는 전혀 식욕이 없고 약한 냄새에도 민감하게 반응하여 구역질도 하고
데굴데굴 구르는 사람이, 직장에 가면 임신 전과 똑같이 행동하고 점심 식사도
평상시처럼 잘한다는 이야기를 자주 듣게 된다. 직업인으로서의 긴장감이 정신적인
지주가 되어 입덧을 억제해 주는 것 같다.
일반적으로 일을 가진 사람이 몸은 힘들어도 입덧은 가볍다고 한다. 또 자기가
좋아하는 것을 하고 있을 때에도 입덧이 나지 않는다.
사람에 따라서는 분만할 때까지 입덧이 계속되는 사람도 있지만, 대개는 임신
3개월경에는 끝난다. 임신 3개월이라고 하면 배가 부른 것도 눈에 띄지 않고 태아가
발로 배를 차는 일도 없어서 입덧이 유일한 임신의 증거가 되는 셈이다. 그 입덧
덕분에 몸을 소중히 하게 된다. 그러므로 입덧은 '나 여기 있어요. 소중하게 다루어
주세요!'라고 태아가 엄마에게 필사적으로 보내는 메시지인지도 모른다.
모성애는 호르몬의 도움을 싹트게 된다
임신 5개월을 지나면서부터 엄마의 호르몬 분비는 급격하게 많아진다. 그 중에는
모성 호르몬이라는 것도 포함되어 이다.
우선 프로락틴은 최유 호르몬이라고도 하는데 유선을 발달시켜 준다. 유선의
활동으로 임부의 유방이 점점 팽팽해지고 유두가 거무스름해지거나 한다.
또 하나는 난소에서 분비되는 에스테라디오르로 여성다움을 한층 강조하는 강력한
여성 호르몬이다.
이 두 호르몬이 대뇌에도 작용을 해 엄마가 될 마음의 준비를 시켜서 대면할
아이에 대한 애정을 모아 간다고 생각할 수 있다.
또, 유선에서 젖이 나오도록 지령하는 옥시토신이란 호르몬도 모성 호르몬의
분비를 촉진하는 활동을 하고 있다.
이것은 임신하지 않은 암토끼에게 옥시토신을 주사하면, 그 순간 모성 본능을
발휘하여 남의 토끼 새끼에게 젖을 먹이려 하거나 날름날름거리며 귀여워해 주기도
하는 실험 결과가 말해 준다.
최근에는 모성애가 없는 어머니들 때문에 사회적 문제가 되고 있는데, 분명히 임신
중에 몸 안에서는 엄마가 될 준비를 시켜 주고 있는 것이다.
남자아이를 임신하면 엄마의 얼굴 모습이 강인해진다
옛날부터 태어날 아이가 남자일지 여자일지는 신경 쓰이는 일이다. 그래서 '배가
앞으로 튀어나오면 아들'이라든지 '얼굴이 강인해지면 남자아이'라는 말들이 전해지고
있다.
배의 형태를 보곤 그 근거를 알 수 없다. 그러나 얼굴 모습에 관해서는
미신이라고만은 할 수 없을 듯하다. 이것은 태아의 호르몬이 엄마에게 영향을 준다는
학설 때문이다. 남자아이를 임신하면 남성 호르몬이 영향을 주어 행동거지가 남자
같아지는 경우도 있다는 것이다. 그러나 사람의 경우에는 그렇게 확실하진 않다.
원숭이의 경우에는 분명하게 나타난다. 요컨대 수컷을 밴 암원숭이는 숫원숭이처럼
행동한다. 그때의 혈액을 조사해 보면, 분명히 남성 호르몬의 양이 많아져 있다.
또 '임신 중에 불을 보면 붉은 멍이 있는 아기가 태어난다'라고 하는데 이 말은
무슨 뜻일까? 실제로 붉은 멍이 든 아이는 태어나지 않는다 하더라도 임부가 심한
스트레스를 받으면 태아에게 영향을 미치게 된다는 것을 암시하는 이야기이다.
극히 드물기는 하지만 남편을 갑작스런 사고로 잃은 임부가 쇼크로 유산하는 일이
있다. 이것은 강한 스트레스로 자궁을 수축시키는 호르몬이 분비되어 버렸기
때문이다. 어미원숭이이게 심한 공포를 주면, 에피네프린이라는 호르몬이 왕성하게
분비되어 어미원숭이의 자궁의 혈류량을 감소시킨다. 이로 인해 아기원숭이는 산소
부족으로 죽게 되는 경우도 있다. 그야말로 엄마와 아기는 일심동체인 것이다.
임부에게 있어서 풍진이란 무서운 병
풍진은 몇 년에 한 번 주기로 제한된 지역에서 크게 유행하는 전염병이다. 풍진,
유행성 이하선염 등의 전염병은 어릴 때 걸리면 비교적 가볍게 끝나는데, 성인이 된
후에 걸리면 고열과 온몸에 번지는 발진 등 꽤 심한 증상을 일으킨다.
그런데 임부가 풍진에 걸리면, 사태가 매우 심각해진다. 풍진 바이러스가 태반을
통해 태아의 중추신경계에 작용하여 눈이 잘 보이지 않게 되거나, 심장에 이상을
남기는 등의 여러 가지 장해를 일으킬 수가 있기 때문에 조심하지 않으면 안 된다.
그것을 미연에 방지하기 위해서는 여성은 빠른 시기에 생백신을 접종해 둘 필요가
있다. 백신을 한 번 접종하면 영구적으로 면역되기 때문에 풍진에 걸리지는 않는다.
태아에게 해로운 것은 태반이 막아 주고 있어 대부분의 세균은 통과할 수 없으나
세균보다도 작은 바이러스는 통과되어 버린다. 독성이 강한 바이러스라면 유산을
일으킬 수도 있으며, 풍진같이 독성이 약한 바이러스는 직접적으로 태아의 생명을
해치지는 않지만 악영향을 남기는 수가 있다.
알코올, 니코틴은 태반에서 걸러 낼 수 없다
인간의 태반은 진화 과정에서 서서히 자연 속에 존재하는 독물을 저지할 수 있는
기능을 갖춰 간다. 그러나 그 진화는 몇천 년에 걸쳐 서서히 이루어진 것이므로
급속하게 발달해 온 문명에 의해 생겨난 독물에는 저항력이 없다.
예를 들면, 몸이 마비되는 병으로 떠들썩했던 유기 수은이나 베트남 전쟁에서 독물
병기로 사용된 고엽제에 함유되어 있는 다이옥신, 수면 효과가 있는 탈리도마이드
등은 태반을 그대로 통과해 태아를 엄습한다. 그 결과로 손발 발달에 이상이 있는
탈리도마이드아가 태어나는 비극이 일어나는 것이다.
또 쉽게 접할 수 있는 알코올이나 니코틴, 마약도 인공적인 독물이기 때문에
끝까지 통과해 버린다. 미국의 예에서는 술에 몹시 취해 산기를 느낀 엄마에게서
태어난 아기의 경우 호흡시 술 냄새가 났다는 보고도 있을 정도이다.
또 알코올은 모유로도 들어가, 엄마가 술을 마신 후에 아기에게 젖을 주면 아기
얼굴이 빨갛게 된다고 하는 이야기도 있다.
알코올이 태아에게 미치는 영향은 엄마의 체질에 따라서도 차이가 나지만, 하루에
작은 맥주병으로 6병이나 글라스와인 6잔을 마셨던 엄마에게서는
태아성알코올증후군을 가진 아기가 태어날 위험이 높다고 한다.
니코틴은 태아의 혈관에 나쁜 영향을 주는 듯싶다. 심한 흡연가인 엄마에게서
태어난 아기는 심장에 이상이 있거나 미숙아일 가능성도 있다.
다만, 이런 기호품은 정신안정 효과가 있기 때문에 태아의 몸이 생기기 시작하는
임신 초기에는 삼가야 하지만, 임신 중기부터는 아주 조금씩 즐기는 정도라면 큰
문제는 없다고 한다.
임신 중 수영은 왜 좋은 것일까?
요즈음 수영이 꽤 주목받고 있다. 헤엄치는 것뿐만 아니라, 체력 단련이나 미용을
위해서 수중에서 걷거나 체조하는 것이 요통 치료 등에도 큰 효과를 본다고 한다.
확실히 물 속에서는 몸이 가볍게 되고 둥둥 떠오르면서 기분이 좋아진다. 게다가
다 벗어버린 듯한 개방감과 나이를 잊어버리게 하는 정신적인 효과도 있는 것이다.
수영하는 사람은 젊어 보인다고 하는 이야기도 있다. 그러면 임부로서는 어떤
효과를 볼 수 있을까?
엄마가 수영을 하면, 자궁도 물에 떠 있는 상태가 되어 양수에 있는 태아도 보다
편안하게 긴장을 풀고 유유히 있게 된다. 엄마는 평소 잘 때를 빼놓고는 두 다리에
체중을 싣고 있어서, 아무래도 자궁에 힘이 가게 된다. 그런데 물에 떠 있으면 몸이
가볍게 되어, 자궁도 긴장을 풀고 태아도 긴장하지 않게 되는 것이다.
임신 중에는 아무래도 혈류가 나쁘게 되기 쉬운데, 수영할 때는 조깅하고 있는
정도의 에너지를 사용하게 되므로 혈액의 흐름도 좋게 만든다.
다시 말해 몸을 가볍게 하여 자궁에 부담이 되지 않도록 적당하게 운동하는 데에
수영이 임신 중의 가장 적합한 스포츠라고 할 수 있다.
다만 수온이 너무 낮으면 자궁이나 태아에 영향을 주게 되므로 수온 30도 정도의
풀장에서 수영하는 게 좋다.
출산 직전까지 수영해도 좋은데 임신 5개월까지는 유산의 위험성이 있다. 또
배가 팽팽해지는 느낌이 있을 때에는 피하는 것이 좋다.
급격한 온도 차이나 명암의 변화에도 태아는 깜짝 놀란다
임신 중에 배가 단단하게 긴장되는 때가 있다. 이 긴장은 본인이 놀랄 정도이고
이것이야말로 진통 때의 수축과 같은 것이다. 요컨대 자궁이 수축하고 있는
것이므로 이럴 때 태아는 압박감을 받아 힘들어 한다. 그러면 어떤 때에
단단해지는 걸까?
먼저 급격한 온도 변화가 있을 때이다. 여름날 더운 곳에서 냉방되어 있는 방에
갑자기 들어온 경우이다. 원숭이 실험에서 30도를 오르내리는 여름에 원숭이를
실온 22도쯤 되는 방으로 들여놓으면 자궁이 꽉 수축된다는 것이 확인되었다.
반대로 추운 곳에서 더운 데로 들어가면 자궁이 급격히 느슨해지기 때문에 착
달라붙어 있지 않으면 안 되는 태아에게는 불안정한 상태가 된다. 게다가 다시
차가운 곳으로 나오면 느슨해졌던 부분만 수축되는 경우도 있다. 이런 행위를 자꾸
반복하다 보면, 태아도 긴장을 계속해 유산의 위험성을 가진다.
또 명암에 의해서도 수축이 일어난다. 요컨대 자궁은 밝으면 수축하고 어두우면
느슨해지는 경향이 있다. 자궁은 생태 리듬에 맞춰 수축과 이완을 반복하는데, 그
리듬은 명암에 의해 만들어지는 것이다. 그래서 엄마가 밤늦도록 자지 않고 있으면,
너무 오랜 시간 밝은 곳에 있게 되므로 그 리듬이 깨져 버려 수축이 계속되는
것이다. 당연히 태아에게는 스트레스가 된다.
수면 부족이나 피로, 영양 부족, 스트레스 등도 자궁의 혈액 순환을 나쁘게 하여
자궁을 수축시킨다.
아무래도 자궁이 단단해지면 태아가 '괴로워요'하고 사인을 보내고 있는 증거이다.
몸에 무리를 주는 원인은 일찌감치 제거하는 게 좋다.
@ff
제3장
뱃속에서 아기는 무엇을 하고 있을까?
태아는 뱃속에서 무엇을 보고 있을까?
태아에게 눈이 생기는 것은 임신 1개월경이다. 그러나 빛은 느끼게 되는 것은
7월이 지나면서부터이다. 이윽고 9개월이 되면 강한 빛에 대해서는 눈을 감거나
얼굴을 돌리거나 한다. 다만, 아직 무엇을 보는 능력은 없다.
그런데 자궁 안은 대체 어느 정도의 밝기일까? 실험에 의하면 수술실의 30만
럭스의 밝기도 자궁 안에서는 30럭스 정도밖에 안된다. 이것은 어두운 곳에서 10m
정도 떨어져 성냥을 그은 정도의 밝기이다.
아기는 그런 어둠 속에 있다가 태어나면서 갑자기 밝은 분만실로 나온다. 상당히
눈이 부셔서 두 눈을 꼭 감고 있다.
태아도 낮과 밤의 차이를 느낀다
어두운 자궁 안에서 지내는 태아에게도 낮과 밤이 있을까?
태아는 스스로 볼 수는 없어도 뇌를 통해 밝음을 느끼고 있다.
요컨대 엄마가 눈부시다고 느끼면 태아도 눈이 부시다고 느끼는 것이다.
텔레파시의 세계 같지만 그렇지는 않다.
태아의 망막의 기초가 생기는 것은 수정 후 4주일을 지날 때쯤이다. 그리고 무엇을
보는 힘은 임신 7개월 후에 생기기 시작해서 이때부터 빛을 느끼게 된다.
그래도 태아의 경우는 눈을 뜨고 무엇을 보는 것이 아니라 뇌로 느낄 뿐이다.
엄마와 태아의 뇌는 탯줄로 연결되어 있어, 엄마가 느낀 것은 그대로 태아에게
전해진다. 명암을 느끼는 것은 멜라토닌이라는 호르몬인데, 이 호르몬은 눈이 밝은
것을 볼 땐 줄어들고 어두운 것을 보면 늘어나는 성질은 가지고 있다. 그 지령이
태반을 통해 태아의 뇌에 전해진다. 전달된 데이터가 태아의 뇌에 잘 기억되어
밤낮을 구별하게 되는 것이다.
태아도 생물시계를 갖고 있다
식물은 봄이 되면 싹이 나오고 이윽고 꽃을 피운다. 새는 동이 트면서 지저귀기
시작하고, 곤충은 동트기 전에 번데기 껍질을 벗는다. 바닷가에 사는 생물은 보름달
밤에만 교미하고, 개구리는 봄이 되면 겨울잠에서 깨어난다.
이처럼 생물은 모두 자기 몸 안에 생활 리듬, 다시 말하면 생물시계를 가지고 있어
거기에 맞춰 살아가고 있다.
인간의 경우도 예외는 아니어서 체온이 아침에는 최저가 되고 정오가 지나면
최고가 된다든가, 잠자고 있을 때에는 배뇨가 억제되는 등 가지각색의 생물시계를
갖고 있다.
물론 태아도 이 생물시계를 갖고 있다. 엄마가 밝음을 느낄 때에는 그 상태가
태아의 뇌에 전해지는데, 이것도 실은 태아의 뇌에 새겨지고 있는 생물시계로 알려져
있다.
다시 말해서 엄마의 임신 중의 생활 리듬이 태아의 생물시계에 영향을 주게 된다.
엄마가 아침 일찍 일어나고 밤에도 일찍 잠자는 인간 본래의 생활을 하고 있다면,
태아에게도 규칙적인 생활리듬이 몸에 붙게 된다. 만일 엄마가 아침에 늦잠을 자고
밤 늦도록 자지 않는 것을 계속하면 태아의 생활리듬도 혼란스러워져 버린다. 그리고
태어나면서부터 생활시계가 뒤바뀔 위험도 있다.
밀접하게 연결되어 있는 청각과 뇌의 발달
태아에게 귀가 생기기 시작하는 것은 수정 후 6주일째부터인데, 먼저 반고리관이
생기고 같은 때에 겉귀와 속귀도 생겨난다.
5개월로 접어들면 음을 전하는 속귀의 달팽이관도 발달되어 음에 반응할 수 있게
된다. 그렇지만 아직 확실하게 듣는 것은 아니다.
한편 태아의 뇌는 3주째부터 생기기 시작하여 5개월까지는 부쩍부쩍 자라는데,
아직 주름은 없고 펴진 상태이다. 그것이 6개월경부터 주름이 생기기 시작하여
7개월이 되면 꽤 많아져 어른의 뇌에 가까워진다.
뇌의 발달에 따라 음을 분별하는 힘도 붙는데, 8개월이 되면 음의 강약을 알 수
있는 신경이 생기고 음의 고저도 느낀다. 요컨대 이때쯤이면 뇌의 청각계가 거의
완성되는 것이다.
이와 같이 청각은 뇌의 발달에 따라 점점 발달되어 가지만, 같은 감각기관이라도
시각계는 태어난 후부터 발달하게 된다. 시각은 그저 보는 것만이 아니라 색의
원근감이라든가 입체감 등을 느끼는 복잡한 감각이기 때문이다.
그런데 7개월이 지나면 잘 들을 수 있는 이유는, 태아가 자라면서 자궁벽에 붙어서
음을 듣기 때문이기도 하다.
태아는 뱃속에서 어떤 소리를 들을까?
뱃속은 조용하리라고 생각되지만 결코 그렇지 않다. 시험삼아 누군가의 배에 귀를
대어 보면, 위 주위에서 '우르르 우르르 쾅' 등의 소리가 들릴 것이다.
이 '우르르 우르르'하는 소리는 태아에게는 매우 귀찮은 소리이다. 무엇보다도 가장
가깝게 들리는 소리이기 때문이다. 그리고 늘 들려 오는 소리는 심장의 고동인
'두근두근'하는 소리와 심장에서 온몸으로 피를 보내고 있는 대동맥을 흐르는 혈액의
'솨아'하는 소리이다.
그리고 엄마의 소리. 이것은 외부에서만이 아니라 몸을 통해 태아로 전해져 간다.
배에 귀를 대고 그 사람과 이야기하면 약간 낮게 울리는 듯한 소리가 나는데, 아마
이런 소리일 것이다. 또 태아는 양수 안에서 듣고 있는 셈이므로, 물에 잠겨 밖에
있는 사람의 소리를 듣는 것과 비슷할지도 모른다.
엄마의 소리 중에서도 '안 돼'와 같은 강한 어조로 이야기했을 때의 소리가 더 잘
들린다고 한다.
물론 아빠의 목소리도 듣기 때문에 태아는 엄마 아빠가 부부싸움을 하는 소리도
사랑을 속삭이는 소리도 모두 듣고 있다. 태아에게는 비밀로 하려고 해도 할 수가
없는 것이다.
태아는 정확하게 엄마의 목소리를 기억한다
태아가 아무리 들을 수 있다고 해도 설마 그것을 기억하리라고는 생각되지 않는다.
그러나 그 내용을 기억한다는 것은 불가능하지만 소리를 기억하는 것은 가능한
모양이다.
4개월을 지나고부터 태아의 뇌에는 음을 기억하는 해마라는 부분이 생겨 소리를
느낄 수 있게 된다. 이 해마의 발달로 소리의 종류를 기억하기 시작해, 5개월이 되면
가장 많이 듣는 엄마의 소리를 기억할 수 있기에 이른다고 한다.
이것은 원숭이 실험에서도 밝혀졌다. 출산 직후 어미 원숭이로부터 떼어내 기른
새끼원숭이를 몇 개월 지나 어미원숭이와 다시 만나게 하면 새끼원숭이는 어미의
소리를 확실하게 기억하고 있다는 것이다.
사람의 경우도 마찬가지로, 아기가 태어나자마자 엄마를 포함한 몇 사람의 몇
사람의 여성이 사방에서 소리를 내자 갓난아기가 엄마 쪽을 향했다는 보고도 있다.
또 태아였을 때 늘상 들었던 곡을 기억해 유아기에 그 곡에 깊은 관심을
나타내거나, 처음 듣는 곡인데도 멜로디를 떠올리는 경우도 있다.
갓태어난 아기는 남자 목소리를 두려워하는 것 같은데, 뱃속에 있을 때 늘
이야기를 해준다면 아빠의 소리도 기억해 줄 것이며, 그 걱정도 해소될 것이다.
태아는 비발디나 모차르트를 제일 좋아한다
태아가 비발디나 모차르트와 같은 평온한 음악을 좋아한다고 하는 것을 벌써
유명한 이야기이다. 태아는 항상 심음을 듣고 있다. 태아는 규칙적인 심음의 리듬을
들으면 자기가 안전하다고 믿고 안심한다. 만일 이 소리가 들리지 않는다면 태아에게
있어서는 생명의 위기를 의미하는 것이다.
심음이나 엄마의 온화한 목소리, 그리고 새의 지저귐이나 바람이 살랑거리는 소리
등의 자연음, 게다가 가볍고 조용한 음악은 리듬이나 음의 높이가 조용하게 변화하며
흔들리는 성질을 갖고 있다. 태아는 이런 소리를 좋아하는 것이다.
최근 화제가 되고 있는 알파파도 이러한 흔들림의 성질을 가진 음에 따라 이끌어
낸 것이다. 인간의 뇌는 끊임없이 뇌파를 내고 있는데, 각성시의 뇌파에는 알파파와
베타파가 있다. 뇌가 긴장을 풀고 있을 때는 알파파를, 긴장하고 있을 때에는
배타파를 내게 되어 있다.
알파파가 나오고 있을 때의 뇌는 여러 가지 호르몬을 분비하여 한창 성장하고 있는
것이다. 그러나 베타파를 낼 때의 뇌는 성장이 멈춰 버린다.
요컨대 알파파를 이끌어 내는 소리를 듣는 것은 정신적으로 매우 긴장을 풀어 주는
상태가 된다는 것이다. 그리고 만일 베타파가 많이 나오고 있을 때에도 이러한 음을
듣게 되면 그것을 알파파로 바꿀 수 있다고 한다.
기분이 상쾌한 음은 태아의 뇌를 부쩍부쩍 발달시킨다
흔들림이 있는 기분의 상쾌한 음이 알파파를 이끌어 낸다는 것은 다시 말해서 뇌의
발달에도 좋은 영향을 미치게 된다는 것이다. 반대로 듣기 거북한 소리만 듣는다면
악영향을 끼친다. 이것은 원숭이 실험에서도 증명되었다.
임신 중의 원숭이에게 시끄러운 버저 소리를 듣게 했을 경우, 버저가 울릴 때마다
임신 중의 원숭이와 뱃속의 원숭이 모두 혈압이 부쩍 높아지고, 태어난 후에도
새끼원숭이는 붙임성이 없고 정서가 불안정한 경향을 보인다는 것이다.
신경세포는 뇌 전체에는 1천억 개, 대뇌피질이라는 부분에는 150억 개가 있다. 이
신경세포는 태아일 때에 생겨나서, 태어난 후에는 늘어나지 않는다. 그래서 태아일 때
좀더 신경세포를 증가시키려고 노력하는 것이다.
신경세포끼리 합작하여 만드는 네트워크도 서로 정보를 교환하면서 점점 늘어난다.
또 장래 모든 운동이나 감각을 지배하는 기초가 되는 세포로부터도 신경 안테나가
지분되어 뇌를 보다 정교하게 만들어 가는 것이다.
이렇게 중요한 뇌의 성장기에 불쾌한 음만 듣고 있으면 베타파를 이끌어 내게 되어
뇌의 성장에 방해가 될 것이다. 반대로 알파파를 이끌어 내게 되면 세포는 활발하게
움직인다.
만일 콘서트에 갔을 때 뱃속의 태아가 격심하게 차고 있다면 그것은 태아에게는
불쾌한 소리라는 증거이다. 결코 즐거워서 춤추는 것이 아니다.
양수, 그것은 생명을 유지하는 물이다
태아는 뱃속에 있는 10개월을 양수 안에서 지낸다. 생명이 바다에서 탄생해 이윽고
육지로 올라오는 생물의 기원을 떠오르게 해주는 것 같다.
태아에게 있어서 양수는 없어서는 안 되는 것이다. 보온이나 쿠션 역할을 담당하는
양수가 있어서 안심하고 지내게 된다. 양수는 태아가 자유자재로 움직일 수 있도록
해주고, 태아의 몸의 각부분이 서로 달라붙는 기형이 발생하는 것을 방지하는 역할도
담당하고 있다. 또 태반이나 탯줄에 주어지는 압력도 방지하고 있다.
그뿐만이 아니다. 태아가 움직일 때에 엄마의 자궁벽에 가하는 압력을 가볍게 하고,
태포를 만들어서 산도에 넣어 출산의 진행을 도와준다. 또 진통 때에는 자궁
수축으로 인한 태아에게는 압력을 약하게 하고, 파수 후에 산도를 매끄럽게 하여
태아가 통과하기 쉽도록 해준다. 바다가 생명의 원천이라지만, 태아에게는 양수가
생명의 원천이라 할 수 있다.
양수는 점점 변화하고 있다
양수는 미리 길어 놓은 물처럼 항상 같다고 생각하면 잘못이다. 오래된 양수는
새로운 것으로 교환되며, 그 양은 1시간에 150__600cc라고 한다. 그 흐름은 엄마의
혈액에서 태아의 혈액으로, 그리고 태아의 혈액에서 양수로 흘러가고, 다시 태아의
혈액에서 엄마의 혈액으로 되돌아온다. 이렇게 양수는 태아와 엄마 사이를 순환하며
항상 새로운 것으로 교환되고 있다.
그런데 수분이 혈액에 섞인다고 하면 이상하게 느껴질지도 모른다. 그러나 양수의
성분은 혈액과 비슷한 것이다. 임신 4개월까지는 끈기와 비중이 높고 황색도 섞여
있어 마치 엄마의 혈액의 성질과 비슷하다. 양수는 태아가 커 감에 따라 태아의
혈액을 닮아 간다. 이로 볼 때 혈액의 성분은 해수와 비슷하다고 본다. 양수는 바다,
바로 그것인지도 모른다.
또 양수의 성분은 임신의 진행에 따라 산성에서 알칼리성으로 변화해 간다. 출산의
조짐으로 양수가 파수되는데, 리트머스 시험지로 산도를 조사하면 뇨와 구분이 된다.
또 양도 임신의 진행에 따라 늘어나서 임신 7개월에 700cc 정도가 되고 그 후에는
감소해서 해산 때는 250cc 정도가 된다.
상황의 변화에 민감하게 대응해 주는 양수 덕분에 무사히 출산 할 수 있다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태아는 왜 거의 전량의 양수를 하루에 다 마시고 싶어할까?
임신 말기가 되면 태아는 꽤 많은 양의 양수를 마신다. 한 시간에 20cc 정도이니까
하루로 환산하면 500cc의 양수를 마신다는 계산이 된다. 보통의 자궁 내 양수량은
가장 많을 때를 평균해서 700cc이므로 그 대부분을 하루에 마시는 셈이 된다. 왜
마시는가 하면, 목이 말라서가 아니라 더러워진 양수를 깨끗하게 하기 위해서이다.
양수는 보통 무균상태인데, 태아의 피부에서 벗겨진 세포 등이 쌓여져 더러워진다.
그래서 이것을 깨끗이 하기 위해 자기의 장을 사용해 여과하는 것이다. 여과된
양수는 이미 임신 4개월경부터 활동하고 있는 신장의 활동으로 깨끗한 오줌으로
만들어져, 다시 양수 안으로 되돌아온다. 그러면 여과된 찌꺼기는 어떻게 될까?
이것이 실은 태어난 직후에 나오는 시커먼 색의 태변으로 장에 모아져 있던 것이다.
양수를 여과하기 위해 태아의 소장의 융모 끝에는 캡과 같은 것이 있다. 이것은
태어나자마자 없어져 버린다.
출산 직전, 태아는 다시 많은 양수를 마시게 된다. 그리고 조금씩 체내에 남겨
둔다. 이것은 출산을 준비하여 체내에 수분을 모아 두기 위해서라고 한다.
양수과다라는 것은 태아에게 이상이 있어 양수를 들이마시지 않는 사태가 발생하면
양수의 양이 점점 많아져 정상의 3배 가까운 2000cc가 되어 버리는 것을 말한다.
태아는 이미 젖을 먹는 연습을 하고 있다
태아가 양수를 마시는 이유는 그것뿐이 아니다. 태어나자마자 젖을 먹을 수 있도록
연습을 하는 것이다.
마시는 것만 하는 게 아니라 손가락 빨기도 하고 있다. 임신 초기에는 반사적으로
빠는데, 4개월이 지나면 자기의 의지로 빨게 되는 것이다.
게다가 입에 닿기만 하면 무엇이든지 빨기 때문에 막 태어난 아기의 손이나 두
팔에는 빨아서 생긴 수포가 보일 정도이다.
그런데 재미있는 것은 엄마가 배가 고프다고 느꼈을 때, 태아도 배가 고파서
손가락을 빤다는 것이다. 엄마의 배가 비었을 때는 체내의 포도당이 부족해진다.
이것이 손을 빨게 하는 신호가 되는 것이다. 엄마에게 포도당을 주사해 뇌의
만복중추를 만족시키면, 태아의 손 빠는 일도 그친다. 마치 태어난 후의 아기와 같다.
손 빠는 일은 뇌의 발달에 따라 고도화되어 간다.
태아는 3분의 1이 머리이므로 안면으로 오는 자극이 뇌의 발달에 상당한 비율을
차지하고 있다. 그 중에서도 입과 목구멍으로부터 뇌가 받는 자극이 크고, 게다가
손에서의 자극도 보태어져 손 빨기를 하면 할수록 뇌가 발달한다는 것이다.
임신 2개월 반경 우연히 손이 닿게 되어 반사적으로 빠는 것은 골수의 움직임에
의한 것으로, 바로 하등동물의 움직임이다.
그런데 소뇌가 발달하고 다시 대뇌의 신피질 부분이 성장하기 시작하면 반사적으로
행해지던 운동이 중추신경의 조절로 움직이게 된다.
이렇게 되면 손 빠는 것도 자기의 의지로 하게 된다. 요컨대 한번 빨기 시작하면
좀체로 땔 수 없게 되고, 게다가 맛을 보듯이 빨거나 잔뜩 집어 넣고 열심히 빨기도
한다. 또 후기로 접어들면 입술과 혀를 사용해 손을 핥는 동작도 볼 수 있다.
덧붙여서 인간에게 대단히 중요한 대뇌에 있는 감각령은 장래 여러 가지 감각을
담당하는 부분인데, 가장 처음으로 발달하는 것은 피부감각이다.
태아는 뛰어오르기도 재주넘기도 할 수 있다
갓태어난 아기는 잠만 자고 있는데 그보다 더 어린 시절에 운동을 한다면
불가사의하게 생각될지도 모른다. 그러나 태아는 임신 후 2개월이 되면 양수 안에서
우주여행 하는 것처럼 돌고, 3개월에 접어들면 온몸을 마구 움직여 양수 안에서
뛰어오르기까지 한다. 양다리의 무릎을 좌우로 번갈아 가며 굽혔다 폈다 하는 것이다.
태아가 가장 활발하게 움직이는 것은 4__6개월 사이이다. 발을 굽혔다 폈다 하고
손을 움직이거나 얼굴의 방향을 바꾸기도 하고 고개를 숙이는 등 꽤 복잡한 움직임도
한다. 이것은 몸의 각부분을 연동 시킬 수 있게 되었다는 증거이다. 그러나 태아가
자라남에 따라 자궁 안은 점차 좁아지게 되어 움직임도 적어진다. 그래도 머리나
손발을 움직이는 것은 배 바깥에서도 잘 알 수 있다.
태아의 혈액은 모든 뼈에서 만들어지고 있다.
혈액은 어디에서 만들어지는 것일까? 그것은 뼈 안에서이다. 스페어리브를 먹고서
뼈를 관찰해 보면, 뼈 주위는 희고 딱딱한데 한가운데에 틈이 있어 그 틈새에 피가
들어 있는 것을 볼 수 있다. 이것이 혈액은 만드는 골수이다. 골수에서는 매일 2천억
개의 혈액구가 만들어지고, 그밖에 백혈구 등도 생성된다.
단, 성인의 경우는 일정한 뼈에서만 혈액이 만들어진다. 두개골, 흉골, 척추골, 늑골,
수근골(발목뼈)이라고 해서 수근에 있는 8개의 돌멩이 같은 뼈, 족근골(발목뼈)이라고
해서 족수에 있는 7개의 돌멩이 같은 뼈이다.
그런데 태아는 모든 뼈의 골수에서 혈액이 만들어진다. 성장의 힘이 빠르므로
그만큼 혈액이 필요한 것이다.
그러면 골수에서 만들어진 혈액은 어떻게 전신으로 운반되는가? 뼈에는 군데군데
구멍이 나 있어 그 곳으로 뼈 안에 혈관이 들어온다.
뼈라고 하면 해골이 연상되어 몸을 지탱하는 것이라는 의식밖에 없는데, 이런
조직을 알고 나면 인간에게 없어서는 안 될 혈액공장이라고 하는 것을 이해할 수
있다.
태아가 호흡운동을 하는 것은 무엇 때문인가?
양수 안에 떠 있는 태아는 물고기와 같다. 그렇다고 해서 아가미 호흡을 하는 것은
아니다. 엄마의 폐로 들어온 산소는 혈액에 의해 태반으로 운반되어, 태반에서 탯줄을
통해 태아의 몸으로 들어간다. 그리고 이산화탄소는 혈액으로 태반에 운반되어, 그
곳에서 산소와 교환된다.
다시 말해서 태아의 폐는 아직 본래의 활동을 하지 않는다. 그래도 4개월경에는
1분에 50회 정도의 비율로 호흡운동과 같은 것을 시작한다. 종종 횡격막이 움직이고,
딸꾹질 같은 동작을 하기도 하고, 가슴이나 배가 율동적으로 움직이는 것을 알 수
있다. 물론 실제로 호흡을 하는 것은 아닌데, 태어난 후의 호흡을 연습하고 있는
것이라고 한다. 또, 이 운동은 흉곽근이나 폐를 성장시키는 역할도 하고 있는 것
같다.
태아의 폐는 물을 먹은 스폰지처럼 되어 있고, 그 물을 폐액이라고 부른다. 이
폐액은 임신 후기에는 폐 안에 100cc 정도가 되어 출산 때는 공기와 완전히
교체시키는 구조가 된다.
가스 교환을 하는 폐포는 6개월부터 생기기 시작한다. 그리고 7개월이 지나면
조산을 해도 대기를 호흡하고 살아갈 수 있게 되는 것이다. 9개월이 지나면 규칙적인
리듬으로 주기적인 호흡운동을 한다. 이것은 혈당치가 오르는 저녁 무렵이나 엄마의
식사 후에 볼 수 있다.
인간의 뇌세포는 태어나기 전에 대량사 하는가?
인간의 뇌세포는 약 1천억 개의 신경세포로 되어 있다. 각각의 신경세포에는 가는
손가락 같은 수상돌기가 많이 나와 있다. 이것으로 서로 네트워크를 만들어 다른
신경세포에 신호를 보내면 순식간에 여러 가지를 판단하고 느낄 수 있게 된다. 이
뇌의 기초는 임신 3주째에 그 형태가 나타나고, 30주째에는 주름이 만들어진다.
그리고 40주째, 즉 출산 직전에는 거의 성인의 뇌와 비슷한 형태가 된다.
그런데 이 신경세포가 임신 말기에 대량사한다는 것은 놀라운 이야기다.
신경세포가 가장 활발하게 생성되는 것은 임신 10주째부터 10주째 경이고 세포수도
최대가 된다. 그후에는 신경세포끼리의 네트워크가 점점 만들어지는 것인데, 그
중에는 네트워크의 쟁탈전에서 패배하는 세포도 있어 이런 세포를 가리켜 임신
말기에 대량사하는 것이라 한다. 그 수는 전체의 약 90%에 이른다. 요컨대 원래의
수는 1조나 되는 셈이다.
꼭 필요한 것보다도 더 많은 수가 들어 있기 때문에 정상적인 인간이 되었을지도
모른다. 성인의 경우, 대뇌피질 안에서 죽어 가는 신경세포의 수는 하루에 약
10__20만 개이다. 어느 보고에 의하면 86__95세의 뇌는 16__25세의 뇌에 비해서
49%나 대뇌피질의 신경세포가 감소했다고 한다.
그런데 신경세포의 대량사가 일어나기 전에 태아의 왼쪽 뇌가 손상된 경우, 오른쪽
뇌에만 아직 대량의 신경세포가 축적되어 있다. 그 결과 오른쪽 뇌의 신경세포 쪽이
발달한다고 한다.
이런 상황에서 오른쪽 뇌의 재능이 현저하게 되어 태어나는 아기가 있다. 그들은
지능지수가 낮음에도 불구하고 회화, 음악, 산술적 계산 등 특정 분야에서 특출한
재능을 발휘하는 것이다. 예를 들면, 수는 30까지밖에 세지 못하는데 어느 날 무슨
요일에 해당하는지를 몇 초 만에 4만 년 이상이나 거슬러 계산할 수 있다거나, 자기
생애의 어느 날의 날씨를 정확하게 기억하는 것 등이다.
이런 사람들의 경우를 사반증후군이라고 한다.
태아에게도 숙면과 얕은 잠의 리듬이 있을까?
태아는 엄마의 뱃속에서 깜박깜박 기분 좋게 졸고 있는 적이 많다. 다시 말해서
태아의 수면은 대부분이 몸은 자고 있는데 뇌는 깨어 있는 얕은 잠이나 렘(REM)
수면하고 있다. 어른이 꿈을 많이 꾸고 있는 때와 같다.
그리고 때때로 잠을 깨고는 몸을 움직이거나 손장난을 하기도 한다. 또 엄마의
수면과는 관계없이 깨어 있기 때문에 엄마가 자고 있을 때 배를 차는 일도 있다.
그런데 태아에게는 어느 때부터 깨어 있는 상태와 잠자고 있는 것이 드러난다.
그것은 뇌파를 조사해 보면 알 수 있다. 사람의 뇌파에는 주파수의 차이에 따라 높은
순서로 베타선, 알파선, 시타선, 델타선의 4종류가 있다. 뇌의 활동이 활발하면 할수록
주파수가 높은 뇌파가 나온다. 그리고 잠은 얕은 잠과 깊은 잠이 번갈아 되풀이된다.
태아의 뇌파가 측정되는 것은 임신 3개월 반경이다.
이것은 뇌의 대뇌피질 부분에 신경세포가 나타난 때, 즉 대뇌가 활동을 시작한
때가 된다. 그러나 아직 높은 뇌파는 나타나지 않고 잠이 깬 상태와 수면의 구별은
거의 없다.
그러나 임신 7개월 말이 되면 뇌파에 고저가 나오면서 시타파도 볼 수 있게 되고,
8개월이 지날 때에 그 구별이 시작되어 출산 직전에는 꽤 활발해진다. 아기는 잠자는
것이 일인 것처럼 잠을 자고 있는데, 그것은 이미 뱃속에서부터 시작된 것이다.
산소를 많이 받은 태아 쪽이 영리하다
환기가 나쁜 방에 오래 있으면 숨쉬기가 괴로워진다. 태아에게도 그것은
마찬가지여서 산소가 충분하지 않으면 태아의 성장이 나빠진다. 태아의 뇌를 쑥쑥
성장시키려면 신선한 산소를 충분히 공급해 주어야 한다.
이것은 동물실험에서도 실증되었다. 산소가 풍부한 곳에 있던 어미쥐에게서 태어난
쥐는 지능이 높고, 반대로 일시적으로 상자 안의 밀폐된 공간에서 지낸
어미쥐에게서는 뇌가 없는 새끼 등의 기형이 나올 확률이 높다고 한다.
태아에게 필요한 산소는 모두 엄마에게서 보내어지기 때문에 엄마는 나무가 많은
바깥의 신선한 공기를 마실 필요가 있다. 게다가 명심할 점은 호흡법이다.
횡격막을 내리누르면서 배의 깊은 곳까지 듬뿍 산소를 넣어 주는 복식호흡과
가슴을 내밀어 폐를 충분히 열고 흉식호흡을 하여 공기를 깊이 마시는 것이다.
@ff
제4장
약간 의외인 출산에 얽힌 수수께끼
체조선수는 제왕절개하는 사람이 많다는데 왜일까?
체조선수는 제왕절개하는 사람이 많다고 한다. 또 에어로빅 강사인 모씨도
제왕절개를 했다. 그녀는 21세가 되어 근력 트레이닝을 시작했는데, 그 연습은 매우
심해 복근, 배근의 강화 등 매일 6시간에 달하는 것이었다. 그 덕택에 양장 치수가 반
년에 64size에서 54size로, 허리는 특히 더 가늘어져 44size가 되었다고 한다. 이렇게
되면 산도도 단단히 조여져 버린다. 이럴 경우 태아가 아무리 산도를 나가려고 애를
써도 어렵다는 것이다.
이와 반대로 복근이 약하며 태아를 밀어낼 힘이 약한 사람도 있다. 이런 사람도
제왕절개를 하게 되는 것이다.
일찍이 여자들은 들일, 닦는 청소, 손빨래, 화장실에 웅크리고 앉아 있는 일 등으로
알게 모르게 다리와 허리를 단련해 안산형의 몸이 되어 있었다. 지금은 의식적으로
안산형이 되는 체형으로 가꾸어야 할 것이다.
아기는 스스로 태어날 날을 결정하는가?
출산 예정일이 가까워지면 임부는 안절부절 못하게 된다. 출산일 이 정해져 있어도
그날 출산하는 경우가 드물기 때문에 결국 맞이할 클라이맥스의 순간을 완전히
대비할 수는 없다. 더구나 예정일이 하루 이틀 지나갈 때의 불안감이란...
그런 엄마의 체내에서는 여러 가지 호르몬이 지령을 내리고 있다.
옥시토신은 자궁을 수축시키는 호르몬이다. 프로게스테론은 자궁 수축을
억제하거나 유선의 발육을 촉진시키는 호르몬이다. 그리고 프로락틴은 젖샘을
발육시켜 모유를 나오게 하는 호르몬이다.
출산까지는 태아가 안심하고 자궁 안에 있을 수 있도록 자궁 수축을 억제하는
프로게스테론이 분비되고 있다. 이윽고 아기가 몸안에서 충분히 자라서 외부세계로
나와도 좋은 시기가 되면 태반의 아기쪽 조직에서 프로락틴이 다량으로 분비된다.
프로락틴은 엄마의 난소가 태반의 엄마쪽 조직에 들어가 프로게스테론의 활동을
중지시켜 버린다. 그렇게 되면 옥시토신의 분비가 많아져서 진통이 시작된다고 한다.
진통으로 자궁이 심하게 수축되면 아기는 밀려나와 산도로 내려온다. 그러면
이번에는 그때까지 산도 입구를 꽉 막고 있던 자궁경부가 아기의 부신에서 나오는
DHAS라고 하는 호르몬에 의해 부드럽게 되면, 마치 '열려라 참깨'처럼 활짝 열리는
구조로 된다.
요컨대 아기 자신이 출산 준비가 완료되었음을 엄마에게 전하면서 출산은 시작되는
것이다.
그러나 뱃속의 태아가 무럭무럭 잘 자라 있지 않으면, DHAS호르몬이 정해진
시간보다 빨리 나오게 되어 조산하게 되거나 또는 호르몬이 좀처럼 나오지 않아서
출산 예정일이 훨씬 지나도 태어나지 않는 경우도 있다. 안심하고 출산을 맞이하기
위해서는 역시 건강하고 순조로운 임신 기간이 필요한 것이다.
출산의 시작은 왜 밤중이 많을까?
출산 경험이 있는 사람들의 이야기를 들어 보면, 밤중이나 새벽녘에 진통이
시작되는 사람이 많은 것 같다. 실제 진통이 시작한 시간을 조사한 통계에서도 같은
결과가 나와 있다. 동양이나 유럽에서도 그것은 마찬가지이다.
원숭이의 경우에도 한밤중에 진통이 시작되어 아침녘에 출산한 예가 많은데,
그것은 적에게 습격 당할 염려가 없는 자기 방위의 의미로 보여진다. 원숭이에게
진화한 잔재가 출산에 나타나는 것일까?
사람은 두 발로 직립보행하며 골반으로 상반신을 지탱하기 때문에 아기를 나오게
하는 개구부가 좁아져 버렸다. 또 진화함에 따라 머리가 크게 되면서 분만 시간이
대단히 늘게 되었다. 그래서 비록 한밤중에 진통이 시작되어도, 다음날 낮까지 시간이
걸리는 경우도 적지 않은 것 같다.
엄마뿐만 아니라 산도를 통과하는 아기 역시 매우 괴롭다
출산의 고통도 있지만, 태어나는 아기에게 있어서도 그것은 쓰라린 체험이다.
여태껏 양수 안에서 편하게 지내다가 좁고 딱딱하며 어두운 산도를 통과해 빠져
나와야 하기 때문이다. 게다가 우물쭈물하고 있으면 시간이 많이 지남에 따라 아기는
질식해 버리고, 엄마의 생명마저 위험에 이르게 된다.
그런데 이 쓰라린 체험은 아기에게는 대단히 중요한 것이어서 불가피하게 겪어야만
하는 것이다. 왜냐하면 좁은 산도를 통해 빠져 나오는 사이에 온몸의 구석구석까지
피부에 자극을 받기 때문이다. 아기는 등을 굽히고 손발도 오그리고 머리까지 수그려
될 수 있는 대로 작게 되어 산도를 내려온다. 이 자세는 무서울 때에 몸을 구부리는
것과 비슷하다. 인간의 본능이라고도 할 수 있다.
이 자세로 있으면, 등을 산도에 비벼대기 때문에 척추와 그 주변의 신경절에
자극을 많이 주게 된다. 그 자극이 뇌에 전달되어 뇌의 호흡중추에 활력을 대비하게
해준다. 이것이 없으면 산도를 빠져 나왔을 때에 첫울음소리를 낼 수가 없는 것이다.
그뿐만 아니라 아기가 태어나자마자 곧 소변이나 대변을 보는 것도 산도를 빠져
나오면서 피부 자극을 받은 덕택이다.
동물은 왜 갓 태어난 새끼를 핥는 것일까?
개나 고양이, 기린, 코끼리, 사장 등 많은 동물은 갓태어난 새끼를 혀로 핥는다.
보기에는 우스운 광경인데, 실은 분명한 이유가 있는 것이다.
인간과는 달리 출산이 빠른 동물의 경우에는 산도에서 충분한 자극을 받을 수 없기
때문에 가사 상태로 태어난다.
그래서 어미가 혀로 핥아 자극을 줌으로써 호흡중추를 자각시켜 주는 것이다. 또
엉덩이를 핥아 주지 않으면 첫배설을 할 수 없어 죽게 된다고 한다.
원숭이 중에서도 출산 속도가 빠른 원숭이는 아기원숭이를 핥지만, 출산 속도가
느린 고릴라의 경우는 거의 핥지 않는다.
제왕절개로 태어나 피부 자극을 받지 않은 아기인 경우는 어떤가 하면, 역시
그대로는 첫울음소리를 내게 할 수 없다. 그래서 거꾸로 하여 양수나 폐액을 토하게
하거나 궁둥이나 등을 두드려서 피부 자극을 주는 것이다.
아기는 산도를 통과할 때 산소가 결핍되지 않을까?
보통 어른이 산소결핍 상태에 빠져 1__2분이 지나면 뇌세포가 점점 죽게 된다.
아기는 산도를 빠져 나오는 데 2시간 정도 걸리는데, 어떻게 산소 부족으로 뇌에
장해를 일으키는 일이 없는 것일까?
그 사이에도 산소는 엄마와 연결된 탯줄을 통해 공급되고 있다. 외기 호흡으로
바뀌는 것에 대비하여 자궁에 있던 때보다는 기능이 저하되는데 탯줄이 압박되어
산소가 잘 운반되지 않는 일마저 있다.
이것도 실은 잘된 경우이고, 막 태어나기 이전의 아기 혈액에는 산소를 운반하는
적혈구가 대단히 많이 포함되어 있다. 출산의 시련에 대비하여 임신 후기부터 증가해
온 것이다. 그 수는 성인이 4백만 정도인데 6백만으로도 오른다. 이것은 산소가
희박한 히말라야에서 움직이는 셰르파(네팔 동부에 살고 있는 티베트의 한 종족으로,
산을 잘 타서 히말라야 등반시 짐을 나르며 안내하는 인부로 유명)들과 같은 수이다.
그래서 태어나자마자 곧 호흡할 수 없어 15분 정도 가사 상태가 계속된 아기라도
뇌세포에는 영향이 없는 것을 알 수 있다.
좁은 산도를 통과할 때 아기는 머리 크기를 스스로 조절하고 있다
아기는 좁은 산도를 쉽게 통과할 수 있도록 몸을 작게 구부리는데 문제는
머리이다. 몸 중에서 가장 크기 때문이다. 머리 둘레는 평균 33.5cm인 데 비해
가슴둘레는 32.8cm 정도이다. 이 머리 둘레가 너무 크면 산도를 통과할 수 없어서
제왕절개를 하게 되는 경우도 있다.
그때 아기는 좀더 연구하여 머리 형태를 변형시켜 버린다. 태아의 두개골이 이어진
곳은 성인과는 달리 느슨하게 되어 있어 이음매의 가장자리를 포개어 쌓으면서
수축할 수가 있다. 그때 뇌안의 수액 일부가 척추골로 이동하여 용적도 적어지게
된다. 게다가 후두부를 늘여 머리를 가늘고 길게 하는 것이다. 출산 시간이 많이 걸린
아기를 보면 머리가 몹시 가늘고 길게 되어 있다. 그러나 이것은 2__3일 정도 지나면
원상태로 되돌아오므로 걱정할 필요가 없다.
아기는 뱅글뱅글 돌면서 산도를 내려온다
산도는 좁고 어두울 뿐만 아니라 'ㄱ'자로 굽어 있다. 이곳을 통과하기 위해서
아기는 정말 교묘하게 회전해 나온다. 예를 들어 곧 바른 경우에도 나사못처럼
뱅글뱅글 돌면서 나오는 편이 저항력이 훨씬 적으므로 이것은 이치에 맞는 방법인
것이다.
막상 산도 입구까지 온 아기는 여태껏 있던 자궁에 이별을 고하는 것처럼 머리를
숙여 인사하는 모습으로 산도를 나온다.
이윽고 'ㄱ'자로 굽은 부분에 당도하면, 지금까지 옆으로 취했던 자세를 엄마의 배
안쪽으로 향하도록 돌아 들어간다. 그리고 'ㄱ'자에 따라 얼굴을 들고 입구를 향해
위로 쳐들어 자궁의 입구에서 머리를 들여다보이게 한다. 완전히 머리가 나와 버리면
이제 옆으로 향하게 된다. 자궁 입구는 종장이기 때문에 그대로는 어깨가 걸려 버려
방향을 90도로 바꿀 필요가 있는 것이다. 어깨가 나온 뒤에는 자연스럽게 손발이
나오고 출산이 무사하게 종료된다.
첫울음소리를 과학적으로 해명한다면
"응애, 응애, 응애"
핏덩이인 아기의 첫울음소리는 갓태어난 아기에게 어울리지 않게 힘찬 것이다.
가장 편안한 엄마에게서 떨어져 나온 슬픔을 나타내는 것일까, 태어난 기쁨을
나타내는 것일까? 그 어느 쪽이건 부모 쪽에서 보면 무사하게 호흡을 시작하는 그
순간이 대단히 기쁜 것이다.
첫울음소리를 조금 정확하게 말하면, 뱃속에서 폐호흡을 하지 않던 아기가
태어나서 우선 숨을 마시고, 그것을 토할 때 내는 소리라고 한다.
그러면 왜 울음소리를 내는 것일까? 여러 이야기가 있지만 그 중의 하나를
소개하면, 태어나기 전의 태아의 폐는 폐액이라는 액체로 채워져 있는데 이 폐액은
태어난 후 아기가 숨을 마시면 그 압력으로 폐포 주변의 혈관이나 림프관으로
흡수된다. 그러나 한 번의 호흡으로 흡수되는 것이 아니기 때문에, 다음에 숨을 뱉을
때에 성문을 막게 되면 방금 들어간 공기의 출구가 막히게 된다. 그러면 폐 안의
공기 압력이 높아져 토함으로써 남아 있는 폐액의 흡수가 보다 순조롭게 행해지는
것이 아닐까 생각된다.
갓태어난 아기는 산소가 충분하지 못해 자색을 띄는 경우도 있지만, 울음소리가
높아짐에 따라 순식간에 장미빛으로 물들어 간다. 이것은 혈액이 온몸으로 흘러가고
있는 증거이다.
첫울음소리는 아기가 엄마에게 보내는 메시지
첫울음소리는 아기가 산소를 들이마셨기 때문만이 아니라, 엄마의 몸에도 영향을
미치게 한다. 아기의 울음소리를 듣는 것으로 엄마의 체내에서는 최유 호르몬인
프로락틴이나 애정 호르몬인 옥시토신의 분비가 많아진다. 그리하여 자연스럽게 자기
아기를 안아 주고 싶다, 볼을 비비고 싶다는 충동을 일으키게 한다. 아기가 자기를
돌봐 달라고, 그리고 귀여워해 달라고 미미하게나마 온몸으로 표현하고 있는 것이다.
엄마가 되기 위한 준비는 몸이 먼저 해준다고 생각할 수도 있는 것이다.
그런데 새의 경우에도 알에서 갓 깨어난 새끼가 부모에게 주는 메시지가 있다.
새의 새끼는 알에서 부화하기 직전 껍질 안에서 삐악삐악 울기 시작하면 새끼가
껍질을 깨고 나오는 것이다. 그러나 인공 부화기에서 부화된 새끼를 어미새 곁으로
데리고 가면 모르는 체하는 경우가 많다. 요컨대 태어나기 전에 주고받는 울음소리가
모자를 연결하는 중요한 역할을 하고 있기 때문이다.
소홀히 할 수 없는 태어나는 순간의 스킨십(skinship)
병원에서의 출산은 갓난아기를 엄마에게 잠깐 보여 줄 뿐 눈 깜짝할 사이에
신생아실로 데리고 가버리는 경우가 많다. 첫울음소리는 확실히 들었는데 몇
시간이나 아기를 볼 수 없다고 하는 것은 엄마에게는 아무래도 불안한 일이다.
미국 등지의 병원에서는 막 태어나 탯줄과 태지가 붙어 있는 아기를 엄마의 가슴에
안겨 주는 곳이 많다고 한다. 그리고 "아기를 안는 것으로써 엄마로서의 자각이
솟아난다"라고 말하는 엄마도 많다고 한다. 이러한 모자는 그 후에도 잘 되어 가는
경우가 많다고 한다. 미국의 크라우스 박사도 조기 접촉의 중요성을 강조하고 있다.
본능적으로 행동하는 동물의 경우는 이것이 확실하게 나타난다. 예를 들면, 막
태어난 새끼개를 어미개에게서 떼어내 우유로 키워서 1개월 후에 어미개에게로
되돌려 준 경우, 어미개는 달려들어 쫓아 버리거나 물고 늘어지기도 하는 것이다.
물론, 사람은 본능만으로 살아가는 것이 아니라 대뇌로 무엇인가 생각하는
동물이므로 설마 그런 일이 있을 수 없겠지만, 그만큼 조기 접촉이 중요한 것은
확실하다.
막 태어난 아기는 나체가 아니다
막 태어난 아기가 나체가 아니라고 하면 누구나 '멍청한 이야기'라고 생각한다.
물론 옷을 입고 있는 것은 아니다. 태지라고 하는 보호막으로 뒤덮여 있는 것이다.
개인에 따라 어느 정도의 차이는 있지만, 그 중에는 흰 망토를 입은 것처럼 두텁게
붙어 있는 경우도 있다.
이것은 미끈미끈한 기름과 같은 것으로, 이 덕택에 산도를 빠져 나오기가 수월하다.
뿐만 아니라 보온 역할도 하고 태지에 들어 있는 비타민 A에 의해 피부를
보호하기도 한다. 또 살균 작용도 있어 양수 안에서 무균상태로 있던 태아를 지켜
주기도 한다.
대개의 병원에서는 태어나자마자 곧 산탕을 써서 태지를 떼어 버리는데, 최근에는
그대로 두는 곳도 많아졌다. 태지는 예상외로 빨리 건조하여 공기와 접해 있는
부분은 다음날이면 거의 없어져 버릴 정도이다. 게다가 태지를 떼어 버린 아기의
피부보다 윤기가 나고 중독진이라 하는 빨간 발진도 적기 때문에 살갗이 깨끗하다고
한다.
출산에 견디기 위해 여성의 몸은 남성과 이렇게 다르다
여성과 남성의 몸에는 여러 가지 차이가 있다. 생식기와 같은 구조적인 것도
그렇지만 조화(proportion)가 다르다. 아무리 머리를 짧게 깎고 남자 같은 모습을
하여도 허리 곡선이 드러나는 것으로 알 수 있다. 다시 말해 여성의 몸은 출산에
견딜 수 있는 구조로 되어 있는 것이다.
남성과 다른 것은 우선 부드러운 살인데, 그 살이 허리에는 붙지 않고 가슴과 배
부분에만 모여 있다. 왜 그런지는 잘 알 수 없지만 성전환을 하면 지방이 붙는 곳이
변화한다는 점에서 호르몬이 관계하고 있을 것이라고 한다.
보통 지방은 남성이 체중의 약 10%인 데 비해, 여성은 약 20%이다. 단적으로 말해
이것은 아기를 낳을 때, 하루 이틀 식사를 하지 않고도 견딜 수 있게끔 진화
과정에서 그렇게 된 것일 터이다. 지방은 탄수화물에 비해 몸에 저장해 두기가
용이하다.
덧붙이면, 남성은 지방이 체중의 20%를 넘으면 몸에 장해를 일으킨다. 그런데
여성의 경우는 30%까지는 괜찮다. 이것은 여성 쪽이 혈관에 여분의 지방을 축적하는
것을 방지하는 HLD 콜레스테롤이 많기 때문이다. 그리고 골반 허리의 돌출은
여기서부터 오는 것인데, 남성의 골반이 역삼각형인 데 비해 여성은 둥글고 폭이
넓다. 그뿐만 아니라 출산이 가까워지면 불두덩뼈의 결합 부분이 헐거워져 늘어나게
된다. 그밖에 두 군데의 결합이 느슨해져 보통은 안쪽을 향하고 있는 꼬리뼈의 끝도
움직이게 된다. 어떻게 하면 태아의 큰 머리가 잘 빠져 나올 수 있을까 하고 엄마의
몸도 필사적으로 궁리하고 있는 것이다.
원래 여성의 관절부는 남성과 달리 유연성이 많기 때문에 이러한 곡예가 가능한
것이다. 더욱이 이러한 변화는 난소에서 나오는 레락신(relaxin)이라는 호르몬이
관절이나 근대를 풀도록 지시하는 데서 일어난다.
이렇게 임신, 출산은 다수의 호르몬의 활동으로 관리되고 있는 메커니즘이다.
사람의 몸에 갖추어져 있는 생명의 신비가 놀랍기만 하다.
어떻게 아기가 태어나는 순간 모유가 나오는 것일까?
임신을 하면 유방이 부풀면서 서서히 포유준비가 진행된다. 그러나 준비가 잘
되었어도 분비 억제 인자에 의해 나오지는 않는다.
그것이 아기가 태어나서 '응애' 하는 첫울음소리를 듣는 순간 '젖을 나오게 하라'고
엄마의 대뇌에 신호를 보낸다. 그러면 뇌하수체에서 프로락틴이라는 최유 호르몬이
분비되어 유방에 '젖을 내보내라'는 신호를 전한다.
이와 같이 프로락틴은 엄마가 아기를 귀여워한다든가 사랑스럽다고 생각함에 따라
분비된다. 또 아기의 몸을 부드럽게 쓰다듬는 다든지 해도 분비되는 것이다.
그러나 프로락틴이 분비된다고 해서 곧 젖이 나오는 것은 아니다. 젖샘이
나오기까지 시간이 걸린다. 2__3일 동안은 나오지 않아도 초조해 하지 말고 끈기
있게 기다리다 보면 양이 서서히 늘어난다. 젖이 잘 나오지 않는다고 분유를 주면
아기도 편한 쪽을 기억해 젖을 빨려는 노력을 하지 않는다고 한다.
그러나 잘 자란 신생아라면 모유가 나오기 시작하는 2__3일 사이에는 적은
양으로도 살아갈 수 있게끔 수분도 칼로리도 저장해 가지고 태어나는 것이다.
일반적으로 병원에서 출산한 경우 산호 12__24시간이 지나고 나면 수유를
개시하는데, 최근에는 태어나자마자 엄마에게 안겨 젖을 빨게 하는 곳도 있다고 한다.
수유 시기가 빠르면 빠를수록 모유의 분비도 잘 되는 셈인데, 엄마와 아기의 유대를
맺는 데도 도움이 된다고 하기 때문이다. 가장 처음으로 통하는 마음이라는 것이다.
아기에게 있어서 젖은 매우 큰 것이다
아기는 태아 때부터 손가락을 빠는 것으로 젖빠는 연습을 해왔다. 그래도 실제가
되면 잘 빠는 경우와 좀체로 빨지 못하는 경우가 있는데, 이것은 엄마의 젖꼭지
형태에 크게 좌우된다. 젖꼭지가 짧으면 젖꼭지 끝만 빨게 되므로 그 곳만을
자극시켜서는 수유가 좀체로 잘 되지 않는다.
모유라는 것은 아기가 유두의 근원인 젖꽃판 부분까지 함빡 입에 넣어 빨아야만
안에서부터 솟아 나온다. 실제로 충분히 빨아진 젖꼭지는 놀랄 정도로 끝이 늘어나
부드러운 상태로 납작하게 되는 것을 알 수 있다. 작은 신생아의 입에는 젖이 너무
커서, 아기는 입끝으로가 아니라 입을 크게 벌려 맹렬하게 빨아 대기 때문에
아무래도 엄마의 젖은 형편없는 모양이 되고 만다. 그래도 웃지 말아야 한다.
아기들은 필사적인 것이다.
아기가 젖을 빠는 힘은 실로 굉장하다
아기는 어떻게 젖꼭지를 입에 넣고 빠는 것일까? 이것은 실로 교묘하다. 입에 넣은
젖꼭지를 혀로 감은 형태로 쑥 안으로 당겨 넣어 위턱으로 누른다. 이렇게 하면
젖꼭지가 늘어나 젖꽃판 부분까지 잡아당겨지는데, 반대로 이 잡아당기는 것이
충분하지 않으면 젖꼭지는 안까지 들어가지 않는다. 그리고 잇몸으로 젖꽃판을
누르고 혀와 턱으로 가벼운 압력을 가해 크게 훑는 것이다. 그 자극에 의해 모유가
안에서 솟아 나오기 때문에 아기는 나오는 모유를 마시게 되고, 그 후에는 그다지
힘을 들이지 않아도 잘 되는 것이다.
이 훑는 힘이 상당할 정도다. 아기가 처음에는 젖이 잘 나오지 않아서 언제까지나
필사적으로 훑기 때문에 젖꼭지가 알알할 정도이다. 이 통증을 견디지 못해서 도중에
모유를 단념해 버리는 엄마도 다수 있다고 한다.
그런데 젖병의 경우는 그 정도로 힘을 주지 않아도 편하게 먹을 수 있으므로 혀와
턱을 사용하지 않는다. 모유를 먹음으로써 턱이 발달한다고 하는데, 그것은 이 동작
덕분인 것이다.
아기의 흡인력은 굉장하다. 만일 젖이 불어 팽팽해지면 손으로 짜내려고 해도 한
번 눌러 나오는 양은 얼마 되지 않고 시간도 많이 걸리며 손도 아프다. 게다가
완전히 다 짜낼 수도 없다. 그것에 비해 아기는 잠깐 사이에 다 빨 수가 있다.
엄마쪽에서도 아기가 빨아 주면 가슴이 가벼워지고 산뜻해진다. 어쨌든 젖이 불면
매번 아픔이 느껴지기 때문이다.
최초로 나오는 초유는 선명한 황금색
맨 처음 나온 젖을 보고 '어머나'하고 놀라는 엄마가 많은 것 같다. 왜냐하면
흰색이 아니라 선명한 황금색이고 끈적거리기 때문이다.
이것을 초유라고 하는데, 초유는 그 후에 나올 흰 성숙유와는 성분이 다르다.
뱃속의 아기는 태반의 활동으로 병균으로부터 보호되다가 태어나는 순간 병균에
노출된다.
그 감염을 방지하기 위해 초유에는 면역 글로불린이 많이 포함되어 있는 것이다.
특히 저항력이 약한 아기의 장점막에 면역을 만든다.
세균 중에는 사람의 몸에 필요한 것도 있다. 예를 들면 비피두스균은 장 안에 붙어
살면서 소화를 돕고 장균의 번식을 억제하는 역할을 하고 있다. 초유에는 이
비피두스균을 늘리는 성분도 포함되어 있는 것이다.
또 초유는 성숙유보다 단백질 농도가 진하고 우유보다도 진하다. 고단백인데 왜
소화불량을 일으키지 않는가 하면 여태껏 영양을 받아 왔던 엄마로부터의 단백질이기
때문이다. 이외에 태변을 나오게 하는 물질도 포함되어 있다.
모유의 성분은 동물에 따라 다르다
당연한 것이겠지만 모유의 성분은 동물에 따라 다르다. 동물은 서로 각기 다른
환경에서 살고 상태도 다르기 때문에 모유도 자기에 맞는 성분으로 된다.
지방분이 많은 동물은 추운 지방이나 차가운 물에서 사는 것들이다. 물개는 53.8%,
고래는 42.3%인 데 비해 사람은 3.8%, 소는 3.7%로서 그 차이가 확실하다. 또 수유
횟수가 적은 동물도 칼로리를 비축하기 위해 지방분이 많은 것 같다.
단백질은 토끼 10.4%, 고양이 7%, 소 3.5%이고, 사람은 약 1.5%이다. 그리고
체중이 출생시의 두 배가 되는 것은 토끼가 6일, 고양이가 9일, 소가 47일, 사람이
180일이다. 다시 말해 단백질이 많은 만큼 체중 증가가 빠른 것이다. 인간 이외의
동물의 새끼는 태어나자마자 곧바로 서거나 걷지 않으면 적의 공격을 받게 된다. 그
때문에 근육을 만드는 단백질이 많이 필요한 것이다. 그러나 인간의 아기는 잠만 잘
뿐이다. 이것이 큰 차이이다.
또 한 가지 크게 다른 점은, 인간에게는 당분이 많다는 것이다. 토끼가 1.9%, 소가
4.8%인 데 비해 사람은 7%나 된다. 이것은 아가의 뇌가 발달하여 태어났을 때
학습을 활발히 시작하는 데 도움을 주는 카로틴으로서, 무엇보다 당분이 가장 잘
흡수되기 때문에 뇌의 발달은 위한 영양인 셈이다. 인간의 젖은 어느 것보다 더
담백하고 달콤하다.
인간은 소젖으로도 키우는데 소는 인간의 젖으로 기를 수 없다
모유는 단백질 농도가 낮기 때문에 아기의 소화에 도움을 준다. 단맛 때문에
마시기도 쉽다. 어쨌든 단것을 좋아하는 것은 태아 때부터 시작된다.
게다가 아기의 건강과 성장에 빼놓을 수 없는 필수 아미노산과 단백질을 분해해
아미노산을 만드는 효소까지 함유하고 있다. 또 지방의 절반 정도가 흡수하기 쉬운
불포화지방산이다. 이것은 소화가 잘될 뿐만 아니라, 태어나서 6개월 만에 급하게
만들어야 하는 뇌 안의 글리아 세포의 재료도 된다. 또 세포의 노화를 방지하고,
새로운 세포를 만드는 비타민 E나 그 밖의 여러 호르몬이나 신경 전달 물질이
함유되어 있다. 확실히 인간의 젖은 사람의 아기를 위해 만들어져 있다고 보여진다.
그러나 최근 인공유는 한없이 모유에 가까워지려고 한다. 그렇다고 모유에
함유되어 있는 물질이 모두 인공유에 함유되어 있지 않으면 기를 수 없다는 것은
아니다. 인간은 적응 능력이 우수해서 인공유에도 잘 자란다.
모유는 수유량이 조절된다
젖병의 경우에는 쉽게 마실 수 있어 그만 과식하게 되는 일이 많다고 한다. 그런데
모유의 경우는 필사적으로 빨아야 하므로 빨리 지치기 때문에 양이 제한될 수 있다.
뿐만 아니라 수유량을 조절할 수 있는 비밀은 모유의 성분에 있다. 모유는 처음에
나올 때는 조금 싱겁고 단백한 맛이다. 목구멍이 작은 아기는 필사적으로 빤다.
그런데 빨고 있는 사이에 점점 단맛과 신맛이 없어지고, 지방의 농도가 4__5배
많아져 짙은 맛으로 변해 간다. 그러면 아기는 만족감을 느끼고 빠는 것을 중지해
버린다.
그래서 모유를 먹는 아기는 과식하지 않고 언제나 적량을 먹는다는 것이다. 아무리
좋은 인공 영양도 이 메커니즘을 흉내낼 수는 없을 것이다.
모유를 먹이는 것은 엄마를 위해서도 좋다
모유를 주는 것은 아기를 위해서만이 아니라, 엄마의 몸에도 도움이 된다. 요컨대
아기가 젖꼭지를 빨면 그 자극이 뇌하수체에 전해져 자궁 수축을 촉진시키는
호르몬을 분비시킨다.
태반이 나온 후 자궁은 수축되어 단단하고 둥글게 된다. 이 수축에 의해 태반이
떨어져 나간 후의 출혈을 멈출 수가 있는 것이다. 그리고 매일매일 작아져 1개월쯤
지나면 본래 상태로 회복되는데, 수축이 빠르면 빠를수록 태반이 떨어져 나간 후의
회복도 빠르게 되며, 거기에서 나온 혈액이나 분비물도 빨리 배설시키기 때문에 몸을
위해서도 좋다는 것이다.
또 젖꼭지를 물리면서 수유하고 있으면 이 아이는 내 자식이라는 감정을 갖게
되고, 필사적으로 매달리고 있는 아기의 모습에서 사랑스러움을 느끼게 된다. 이런
스킨십을 통해 모자간의 애정 교류가 생기고 모자의 마음 상태가 비교적 안정되는
효과도 큰 것 같다.
게다가 모유를 주고 있을 동안은 배란을 멈추는 호르몬이 나와 생리가 멎는다.
이것은 곧바로 다시 임신을 하게 되면 모체에 부담이 되고, 아기를 보살피는 데도
어려움이 많은 데서 오는 자연의 배려가 아닌가 싶다.
옛날 임부들의 금기 조항은 미신인가?
요즘은 복대를 하는 사람이 적어졌는데, 옛날에는 임신 5개월 째가 되면 복대를
감았다. 5개월이라는 시기는 유산할 염려도 적고 태아도 배 안에서 잘 놀아서 새로운
생명의 존재를 실감할 수 있게 된다.
복대를 매는 것은 점점 커지는 태아가 아래로 내려앉지 않도록 하기 위해서이다.
이것도 실은 아기를 보호하려는 정신적 의미가 컸던 것이다.
이 시기부터 임부는 여러 가지 금기를 지키면서 몸가짐을 조심하지 않으면 안
되었다. 이것을 지킴으로써 임부의 몸을 보호한다는 의미도 있었다.
예를 들면 아직까지도 종종 이야기가 나오는데, "높은 곳으로 손을 올리면 안 된다"
"빗자루에 올라가면 안 된다" "무거운 것을 들어서는 안 된다" "다리를 구부리고 잘
것"등 임부가 차분한 마음으로 지낼 수 있도록 배려되어 있었던 것이다.
그러나 너무 움직이지 않아도 안 되고, 간단한 집안일 등은 출산을 가볍게 하기
위해 권장되고 있다.
먹는 것에 대해서도, "굴이나 메밀은 몸을 차게 한다" "곤약이나 쑥은 유산을
시킨다" "오징어는 배에 붙어 난산한다" "게를 먹으면 아이가 옆으로 나온다"등 여러
가지 금기가 있었다. 이것들은 미신이라 해도 좋은 것이 대부분인데, 눈에 보이지
않는 태아의 발육에 불안이 생겨 태아가 장애를 일으키지 않고 무사하게 태어나 줄
것을 절실히 원하는 마음의 발로라고 볼 수 있다.
제5장
수수께끼와 불가사의 투성이인 아기의 세계
왜 인간의 아기만 줄곧 자는 것일까?
원숭이 새끼는 태어나서 곧 어미의 가슴에 매달려 한동안 가슴에서 떨어지지
않으려 한다. 기린이나 소는 태어나서 몇 시간 내에 자기의 다리로 일어서서 젖을
먹기 시작한다.
그런데 인간의 아기만은 유독 움직이지 않고, 젖을 줄 때에만 잠시 깼다가 그
이외에는 거의 잠만 계속 잔다. 그 시간은 생후 1개월까지는 무려 20__22시간에
달한다고 한다. 물론 3개월 정도가 되면 17__19시간, 6개월이 되면 15__16시간으로서
서서히 줄어들기는 한다.
성인에게 있어서 수면은 뇌를 쉬게 하거나, 깨어 있을 때에 획득한 정보를
정리하기 위함이라고도 한다. 그러나 아기의 경우는 그것뿐만 아니라 뇌를
발달시키기 위해서 자는 것이다. 어쨌든 인간의 뇌는 동물에 비해 상당히 미숙한
상태로 태어나며, 태어난 뒤에는 급격하게 발달한다. 그 때문에 많은 수면을 필요로
하는 것이다.
깨어 있을 때에는 몸 전체에 혈액이 필요하지만, 자고 있는 동안은 주로 뇌에서만
사용한다. 자고 있을 때의 뇌의 혈액의 흐름은 깨어 있을 때보다도 20%나 늘어나는
셈이다. 요컨대 뇌는 자고 있을 때에 혈액으로부터 영양을 받아 발달하는 것이다. 또
뇌가 미숙하기 때문에 밖으로의 자극에 곧 피로해져 피곤을 풀기 위해서라도 자지
않으면 안 된다.
그런데 인간의 수면에는 두 가지 유형이 있다. 하나는 뇌가 자고 있고 몸이 깨어
논렘(non REM) 수면, 그리고 또 하나는 뇌가 깨어 있고 몸이 자는 렘(REM)
수면이다. 아기의 수면에는 이 두 종류가 절반씩을 차지하고 있다. 그러나 어른이
되면 렘 수면이고 논렘 수면이 적다. 위험이 다가오면 언제라도 일어 날 수 있도록
준비하고 있기 때문일 것이다.
아기의 경우는 렘 수면으로 본능을 지배하는 대뇌의 오래된 피질을 발달시키는
것은 아닐까 생각된다.
또 수면 중에는 피로 회복에 효과가 있는 성장 호르몬이 많이 분비되고 있고,
유선이나 정선을 자극하는 호르몬도 분비되고 있다.
점점 성장하는 아기에게는 잠이 성장과 연결되는 것이라고도 볼 수 있다.
정말로 '자는 아이는 자란다'는 말대로 아기는 정신없이 잠만 계속 자는 것이다.
아기도 꿈을 꾸는 것일까?
잠자는 아기의 얼굴은 자기만의 시간을 즐기고 있는 것처럼 평화롭고 온화하다.
도대체 어떤 꿈을 꾸고 있는지 들여다보고 싶을 정도이다.
어른이 꿈을 꾸는 것은 얕은 잠 상태인 렘 수면일 때인데, 눈동자가 왔다갔다 하며
움직이는 것을 눈꺼풀을 보면 알 수 있다. 이때 깨워서 무슨 꿈을 꾸었는지 물어
보는 것인데, 렘 수면 중인 아기에게 그것을 듣는다는 것은 불가능한 일이다.
꿈은 왜 꾸는가에 대해 DNA 연구로 노벨상을 수상한 프랑스의 크리크 씨는
다음과 같이 발표했다.
"꿈이 의해 기억망 세포 중 어떤 집단은 보존되고 어떤 집단은 소거된다. 이에
따라 정보가 재분류 정리되어 뇌가 혼란스럽지 않도록 하고 있다. 이치에 맞지 않는
기상천외한 꿈을 꾸는 것은 이러한 기억망 세포에서 정보를 불특정 하게 끄집어내어
머리에 쏟아 내기 때문이다."
꿈을 꾸는 일은 필요없는 기억을 제거해 버리는 것이 목적이다. 만일 이 기능이
없다면 대뇌피질이 거대해진다든지 그 기능이 정지되어 버릴지도 모른다.
실제로 렘 수면이 없는 턱가진두더지는 어울리지 않을 정도로 큰 대뇌피질을 갖고
있다.
그러면 왜 신생아는 그 정도로 렘 수면이 많은 것일까?
갓난아기에게 아직 정리하거나 소거할 만한 기억이 있다고는 생각할 수 없다.
여기에 대해 크리크 씨는, 신생아는 렘 수면 중에 뇌관에서 자극이 나와 뇌의
신경세포를 서로 연결하는 네트워크를 점차 만들고 있는 것이라고 설명한다.
엄마의 심음은 제일 좋은 자장가이다
울음을 그치지 않는 아기에게 엄마의 심음을 들려 주면 울음을 그치면서 기분이
좋아지거나 편안히 잠들기도 한다. 이것은 태아 때에 늘 듣고 있던 그리운 소리이고
가장 안심할 수 있는 소리이기 때문이다.
엄마의 품에 안기면 기분이 좋아지는 것도 같은 이유에서이다. 엄마 자신도 그것을
알고 있는지 심장이 있는 좌측 가슴에 아기를 안는 비율이 많은 것 같다.
온 세상에서 들을 수 있는 북소리라는 것도 동물이 달릴 때 나는 발굽소리나
사람의 심음과 비슷하다고 한다. 어떤 실험에 의하면, 메트로놈(박절기)을 좋을 대로
세트시키라고 했을 때 대부분의 사람이 일분간에 50__90의 위치에 눈금을 맞춘다고
한다. 이 숫자는 확실히 인간의 일분간의 심박수와 같다.
열차의 칙칙폭폭 하는 소리나 시계바늘이 똑딱거리는 소리 같은 단순한 반복음을
들으면, 기분이 안정되어 잠들게 되는 경험은 누구나 가지고 있을 것이다. 옛날부터
불리어진 자장가도 온화하고 느릿느릿한 리듬의 곡들뿐이다. 이것들은 모두 긴장을
풀어 주는 알파파를 유도해 내는 것이다.
마음이 온화해지면 안달복달도 스트레스도 없게 된다. 성급한 현대에서는
아기들뿐만 아니라 성인도 자장가가 필요한 때문인지, 알파파를 유도해 내는 음악
테이프나 CD가 인기를 모으고 있다.
아기는 동그랗고 귀여운 눈동자로 무엇을 보는 것일까?
"아기는 언제부터 볼 수 있을까요?" 하고 질문하는 어머니가 있다. 정확한 초점이
없는 눈이 어디를 보고 있는 것인지 짐작할 수가 없다.
그러나 아기를 자세히 보고 있으면, 잠깐 눈을 뜨고 물끄러미 응시하고 있는 것을
알 수 있다. 특히 빨간 사과라든가, 흰 종이에 둥근 검정색 모양 등 대비가 확실하고
둥근 모양들을 눈을 좇는 것처럼 보인다. 그것도 컬러가 아니라 흑백으로밖에 보이지
않는 것 같다.
또 극도의 근시안으로, 보이는 거리는 15__30cm 정도이다. 시계도 45도의 간격일
때만 보인다.
엄마의 눈동자도 젖꼭지도 둥글다. 이것만 있으면 아기는 살아갈 수 있다. 그래서
제일 먼저 검고 둥근 것에 흥미를 나타내는 것일 지도 모른다.
조그맣게 달랑 붙어 있는 코라도 후각은 굉장하다
갓태어난 아기의 코는 정말로 작고 보잘것없다. "이렇게 납작해서 어떡하지?" 하고
속상해 하는 엄마도 있는 것 같다. 그러나 점점 자라면서 그만큼 높아진다는 것도
사실이다. 그렇지만 역시 코가 높은 서양아기보다 우리나라 아기 쪽이 더 아기답고
귀여운 느낌이 드는 것은 지나친 편애일까?
그런데 이렇게 작은 코에도 후각은 의외로 예민해 자기 엄마의 젖을 묻힌 수건과
다른 엄마의 젖을 묻힌 수건에서는 자기 엄마쪽의 수건을 많이 택한다고 하는 보고가
있을 정도이다.
그러나 후각세포 자체의 수는 아직 어른의 절반밖에 안 되고, 좋은 냄새와 나쁜
냄새의 학습도 되어 있지 않으나 아기는 그 향기에 너무 친숙해져서 곧 알아차릴 수
있는 것 같다. 그래서 아기가 나쁜 냄새 때문에 고개를 돌렸다는 이야기는 들어본
적이 없다.
아기는 피부로 느끼며 생각한다
인간의 몸은 발생학적으로 외배엽, 중배엽, 내배엽의 세 가지에서 만들어졌는데
피부는 뇌와 같은 외배엽계에 속하기 때문에 어쩌면 뇌의 일부라고도 생각할 수
있다.
뜨겁다, 차다, 덥다, 춥다, 아프다, 간지럽다, 부드럽다, 딱딱하다 등 성인이 되어서도
여러 가지 것을 피부에서 느끼고 있다. 그러나 아기는 그러한 정보를 얻는 것뿐만
아니라 커뮤니케이션의 수단으로도 활용하고 있다.
물론 성인도 악수하거나 포옹할 때에 상대가 자신을 어떻게 생각하는가를 알 수
있다. 그러나 상대를 판단하는 요소는 그외에도 더 있기 때문에 판단이 잘못되는
적도 있는 것 같다.
그 점에서 아기는 피부에 의식이 집중되어 있는 것처럼 민감하게 상대의 마음을
느끼고 이해한다. 아직 신참인 엄마가 아기를 안고 그 느낌을 피부로 이해한다는
것은 어려우리라. 또 습관이 붙지 않은 아빠가 안으면 울고, 엄마에게로 돌아오면
울음을 뚝 그치는 것을 부모라면 누구나 경험했을 것이다. 어쨌든 누군가의 손에
매달려 살아가는 셈이므로, 그 사람이 자기를 소중하게 생각해 주는지 어떤지를
본능적으로 감지한다.
그러므로 엄마가 아기를 달래거나 이야기해 줄 때는 아기의 몸을 부드럽게
쓰다듬어 주는 스킨십 등이 필요하다.
아기는 왜 머리가 유난히 큰 사등신일까?
갓태어난 아기는 머리가 몸의 4분의 1인 사등신이다. 이것은 뇌로 자꾸만 혈액이
보내어져 일찍부터 발달하기 때문이다. 덧붙이면 토끼의 뇌는 30g, 침팬지는 400g,
그리고 인간의 뇌는 1500g이라는 월등한 크기이다.
태아의 혈액순환을 보면, 태반에서 보내어진 혈액의 절반 이상은 우선 심장의
우심방에서 좌심방을 통해 나아가 두부로 운반된다. 그리고 남은 혈액과 두부에서
돌아온 탁해진 혈액이 합쳐져 우심방 좌심실, 동맥관을 경유해 대동맥으로 들어가 뇌
이외의 온몸의 장기로 운반되는 것이다.
다시 말해 머리에는 언제나 산소가 많이 들어 있는 혈액이 순환되고 있다. 그래서
발육도 좋게 되고, 혼합 혈액밖에 돌지 않는 하반신은 상반신에 비해 발육부진이
된다고 할 정도로, 뇌는 중요하게 취급되고 있는 것이다.
갓태어난 아기의 심장에는 구멍이 뚫려 있다
갓태어난 아기의 심장에 구멍이 뚫려 있다고 한다면 믿겠는가? 물론 병이 아니라
누구나가 그런 것이다.
심장에는 네 개의 방이 있다. 좌심방과 좌심실은 강한 힘으로 신선한 혈액을
동맥을 통해 체내로 보내고, 우심방과 우심실은 산소가 적어진 탁한 혈액을 폐로
보내는 역할을 하고 있다. 그래서 왼쪽과 오른쪽의 혈액은 결코 섞일 수가 없다.
그러나 태아의 경우에는 태반이 폐의 역할을 하고 있고 혈액은 거의 폐로 들어가지
않는다. 그뿐만 아니라 오른쪽과 왼쪽을 나누는 심방의 벽에 난원공이라 불리는
구멍이 나 있어, 태반에서 우심방으로 들어온 혈액의 대부분은 이 구멍을 통해 직접
좌심방으로 보내지고 좌심실에서 온몸으로 흐르는 것이다. 게다가 전항에서도 말한
것같이, 머리에서 돌아온 노폐물을 함유한 혈액은 그대로 새로운 혈액과 섞여
하반신으로 보내진다.
다시 말해 갓태어난 아기의 심장 구멍은 난원공이다. 태아의 혈액순환은 아기가
첫울음소리를 낸 순간 극적으로 폐순환으로 바뀌어진다. 그 과정에서 구멍이
닫혀진다.
아기는 자라처럼 잡으면 놓지 않는다
아기의 쥐는 힘은 놀랄 만큼 강하다. 손에 닿는 것은 무엇이나 잡아 버려
떼어놓기가 어렵다. 본인의 의지와는 무관하게 손가락이 마음대로 움직이기 때문에
파악반사라고 불린다.
이것은 옛날에 사람이 원숭이였을 때의 흔적이라고도 말한다. 쭉 뻗은 하나의 줄에
양손으로 완전히 매달릴 정도의 힘이 있다. 예를 들어 아기의 양손에 어른의
손가락을 넣어 보면, 아기는 그 손가락을 단단히 쥐기 때문에 그대로 들어 올리면
몸이 들어 올려질 정도라고 한다.
어미원숭이의 등에 꽉 매달리기 위해서는 태어날 때부터 그 정도의 힘이 필요했던
것이다. 그러나 진화 과정에서 그 힘도 필요가 없게 되어 생후 2개월이 지나면
없어져 버린다.
물론 원숭이나 영장류의 경우는 어른원숭이가 될 때까지 계속된다. 그래서 손이 긴
원숭이는 나무에 매달려서 잠을 자고, 오랑우탄은 나무에 매달려 출산까지 해내는
것이다.
아기가 놀라서 팔을 쳐드는 것은 원숭이 시대의 흔적이다
쾅 하고 문이 닫힐 때 아기는 깜짝 놀라서 팔을 크게 펼치며 떤다. 그 모습은
아무리 보아도 재미있다. 마치 "항복! 항복! 쏘지 마라"라고 하는 것 같다.
이런 때에 어른이라면 얼굴을 숨기거나 어깨를 움츠리는데 왜 다를까?
이것은 '경악반사'라고 하는 원숭이 시대의 흔적이다. 만일 나무 위에서 떨어진다면,
재빠르게 어미원숭이에게나 나무에 매달리지 않으면 안 된다. 그때 눈 깜짝할 사이에
손을 뻗쳐 무엇인가를 잡고 매달리게 된다. 경악반사는 이때의 동작이 나온 셈이다.
마찬가지로 원숭이시대의 흔적으로서, 발바닥을 만지면 발가락을 안쪽으로
구부리는 파악반사가 있다. 원숭이는 손과 동시에 발로 무엇을 붙잡거나 발만으로도
가지에 매달린다. 그 모습은 동물원에서 쉽게 볼 수 있다.
인간의 다리는 걷기 위해서이고 붙잡는 것은 불가능하게 되어 있는데, 아직도
아기에게는 약간 남아 있는 것이다.
갓태어난 아기가 걸을 수 있다는 것이 사실일까?
아기가 걷기 시작하는 것은 보통 1세 전후이다. 늦는 아이는 1세 반을 넘기는
경우도 있어 종종 엄마를 애타게 한다. 그러나 그렇게 걱정할 필요는 없다. 아기는
태어날 때부터 걷는 방법을 알고 있기 때문이다.
갓태어난 아기의 겨드랑이 밑은 받쳐 침대 위에 세워 보면 아기는 분명히 양다리를
서로 다르게 들어 앞으로 걸어가는 것 같은 다리운동을 할 것이다. 물론 이것은
본능적인 것으로 원시보행반사라고 불린다.
생물학자에 의하면, 직립보행하는 인간은 태어나면서 보행 본능이 뇌 안에
조직되어 있어, 태어난 직후에 그것이 원시보행반사로서 나온다고 한다.
덧붙여서 태아는 8개월경부터 자전거 페달을 밟듯이 다리운동을 시작한다.
체내에서도 원시보행의 준비가 시작되고 있는 것이다.
젖을 빠는 것이 아기의 일이다
강아지가 일렬로 젖을 빨고 있는 모습, 소나 기린의 새끼가 젖을 빨고 있는 모습,
그리고 아기가 젖을 빨고 있는 모습. 모두 다 미소짓게 만드는 평화스러운 광경이다.
주어진 것을 아무 말도 없이 오로지 빨고만 있는 무심한 모습 때문일 것이다.
그런데 이 젖을 빠는 동작도 원시반사의 하나이다. 젖꼭지가 뺨에 닿으면, 입을
그쪽으로 가져 가는 것이 루딩 반사이다. 원숭이는 사람처럼 젖꼭지를 새끼원숭이의
입 언저리까지 가까이 대지 않으므로, 그저 유방을 누르고 스스로 젖꼭지를 찾아 빨
수밖에 없다. 사람의 경우도 젖꼭지가 아니어도 입 주위를 손가락으로 눌러보면
건드린 쪽으로 고개를 돌려 그것을 빨려고 한다.
그리고 젖꼭지가 입으로 들어가면 주저하지 않고 그것을 빨기 시작하는 것이
흡철반사이다. 젖병으로 우유를 줄 때, 다 먹고 없어도 빈 것을 쭉쭉 계속 빨고 있는
것도 역시 이 반사 때문이다.
빤 젖이 입 안에 괴면 꿀꺽 삼키는 것은 연하반사이다. 이 세 가지 동작으로
동물의 새끼는 본능적으로 젖을 먹고 있는 것이다. 뇌가 좀더 발달된 인간도 아기의
일이라고 할 수 있는 젖을 빠는 것에 관해서는 동물과 같다.
아기는 왜 침을 많이 흘리는 것일까?
태어난 지 얼마 안 되는 아기에게 자른 레몬 한쪽을 물려 주면 "아이, 시어"라고
말은 못하지만 그 대신 얼굴을 찌푸린다. 벌써 신맛을 아는 것이다.
그러나 레몬을 보여 주기만 해도 침이 나오는 것은 아니다. 이것은 어디까지나
조건반사이고 파블로프의 개의 세계이다. 먹어 보고 비로소 시다는 것을 알 수 있기
때문에 당연히 침은 나올 수 없다.
그런데 턱받이를 하는 것으로 알 수 있듯이 아기는 침을 자주 흘린다. 이것은 무슨
까닭일까?
침, 다시 말해 타액의 생산량은 인간의 일생에서 아기와 유아기 때 특히 많아 입
안에 언제나 침이 가득한 아이도 있다. 이것은 타액 안에 단백질 분해 효소나
상피세포 증식인자가 많이 포함되어 있기 때문이다. 아기의 내장은 아직 미숙하므로
위나 장에서의 젖의 소화, 흡수를 타액으로 돕고 있는 셈이다. 게다가 아기는 아직
타액을 삼키는 것이 서툴러서 입 밖으로 흘러나오는 것이다.
미숙아 등 자력으로 젖을 먹을 수 없는 경우에는 코에서 위로 튜브를 넣어 우유를
공급하는데 여기에는 타액이 나오는 양이 적다. 그래서 인공 젖꼭지를 빨려 타액을
많이 나오게 하는 방법이 취해지고 있다.
아기는 태어나기 전부터 수영의 명수이다
태아기를 물에서 지낸 아기를 헤엄치게 하는 것은 그다지 걱정하지 않아도 된다.
요즘 유행하는 베이비 스위밍의 광경을 보면, 물 속에서의 아기는 기관에 물이
들어가거나 하는 일 없이 호흡하지도 않고 태연하게 눈을 뜨고 있을 수 있다.
이것은 아기의 콧구멍, 인후 주변에 잠수반사의 감각이 있기 때문으로, 물에 잠긴
순간에 호흡을 멈출 수가 있다. 덧붙여 말하자면 물새가 물에 들어가 물고기를 잡을
때에도 같은 반사기능이 쓰여지고 있다. 조류의 경우는 부리의 3분의 1 정도까지
물에 잠기면 호흡이 자동적으로 멈추는 구조로 되어 있다.
단, 인간의 경우는 조금 곤란한 점이 있다. 임신 말기에 양수를 마시던 아기는 그
습관으로 풀장에 들어간 순간, 물을 자동적으로 마셔 버린다. 풀장의 물은 양수에
함유된 전해질을 포함하고 있지 않으므로 곧 아기의 혈액이 엷어져 수중독을 일으킬
가능성이 있는 것이다.
아기의 황달은 왜 일어나는 것일까?
출산 때 산소가 부족하게 되면 큰일이다.
태아의 혈액 안에는 산소를 운반하는 적혈구의 수가 성인보다 매우 많다. 그런데
갓태어난 후 폐호흡을 하기 시작하면서부터 적혈구는 점점 파괴되어 간다.
그때 안에 있던 빌리루빈이 혈중으로 나와 버린다. 아기가 황색이 되는 것은 이
빌리루빈이 황색 색소이기 때문이다.
혈중에 증가한 빌리루빈은 성인이라면 간장에서 처리되는데, 갓태어난 아기의
간기능은 미숙해서 충분히 처리할 수가 없다. 거기에서 온몸으로 운반되고 피부의
모세혈관에서 피부 표면으로 통과해 빛에 의해 분해되는 구조로 되어 있다.
황달이 쉽게 없어지지 않는 아기에게 빛에 약하다는 빌리루빈의 성질을 이용한
치료가 행해지고 있다. 빛은 자연빛이나 인공빛 모두 좋은데, 아기를 보호하기 위해
눈가리개를 하고 전신을 벗겨 놓는다. 그리고 50m 정도의 높이에서 형광등 5개
정도를 나열해 빛을 24시간 정도 비춰 주고, 엎어 놓거나 얼굴을 젖혀 위를 향하게
하면서 계속해 준다.
이 빌리루빈의 성질은 터키의 어느 병원의 검사 기사가 우연히 발견한 것인데, 그
덕분에 많은 아기가 도움을 받게 되었다.
아기가 처음에 누는 변은 무슨 색일까?
아기는 태어나서 24시간 이내에 처음으로 변을 본다. 병원 출산일 때는 잠깐
사이에 처리되어 볼 기회가 없게 되는데, 소위 태변이라는 이것이 마치 해초
조림같이 검고 끈적끈적하며 기묘하다.
태변은 임신 4개월을 지날 때부터 태아가 양수를 마시면서 장에서 여과된 노폐물이
조금씩 모인 것으로, 자궁 안은 무균상태여서 아무 냄새가 없다. 태변이 나왔다고
하는 것은 아기가 체내에서 순조롭게 자라서, 소화기관이나 근육의 움직임도
정상이라는 반가운 증거이다.
아기의 변은 배에서의 메시지이다
태변이 나온 뒤에는 유아변이 된다. 젖이나 분유밖에 먹지 않는 아기의 변은
성인과는 꽤 다르다. 모유의 경우는 유당이 많이 포함되어 있어서 수분이 많고
모유에 들어 있는 비피두스균에 의해 달고 시큼한 냄새가 난다. 색은 깨끗한
황갈색으로 이것은 담즙에 포함되어 있는 빌리루빈이라는 황색 색소에 물들어 있는
것이다. 때때로 녹색변이 나와서 엄마를 당황하게 하는데, 이것은 빌리루빈의 산화에
의해 일어나는 것이다. 어느 것이나 그다지 더럽다는 느낌은 들지 않는다.
그런데 분유의 경우에는 전혀 다른 변이 나온다. 색은 마시는 우유의 질에 따라
짙은 갈색, 회색, 점토색 등 여러 가지이다. 형태는 수분이 적고 조금 굳은 정도인데,
최근에는 모유에 가까운 성분으로 만들어지고 있어서 무르게 되는 것 같다. 어쨌든
배변이 서투른 아기에게는 무른 편이 고마울 것이다.
이유식을 시작한 뒤 변을 보면 무엇을 먹었는지 알 수 있을 정도로 가지각색의
색이 된다. 수박이나 토마토를 먹이면 붉은색, 시금치는 녹색, 귤을 먹이면 소화되지
않은 알이 그대로 나온다. 엄마는 이 변을 보면서, 이 음식은 소화되지 않기 때문에
아직 이르다는 것을 판단하는 것이다.
만일 아프다면 그 증세가 변에도 나타난다. 새빨간 피가 나오면 장중적증, 점액과
혈변이 나오고 이상한 냄새가 나면 세균성 장염, 흰 변이라면 가성소아콜레라일
의심이 짙다.
성인도 변을 보고 건강도를 점검하고 있는데, 아기도 마찬가지이다. 특히, 자기
기분을 말로 표현할 수 없는 때이므로 엄마는 아기의 변을 매회 점검할 필요가 있다.
변을 누는 것도 연습의 성과이다
얼굴이 빨갛게 되면서 '응'하고 힘을 주는 아기를 보면, 변을 보고 있다고 대개의
엄마들이 생각한다. 그러나 겉보기만 그럴 때도 많다. 이것이 2__3일 계속되면
'변비인가?' '어디가 아픈가?'하고 걱정되는 일도 있다.
실제로 이 '응'은 장을 잘 움직이는 연습을 하고 있는 것이다. 엄마의 뱃속에 있을
때는 장에 모여 있는 변이 나와 양수에 떠버리면 상태가 나빠지므로 항문은 단단히
닫혀 있었다. 그러던 것이 태어난 순간에 변을 보지 않으면 안 되기 때문에, 재빨리
능숙하게 할 수 없는 것이다. 어른이면 당연하게 하는 것도 갓태어난 아기에게는
어려운 고행이다. 그러므로 이 시기에는 관장을 피하고 부드러운 종이를 말아서
항문을 자극하는 정도로 하면서, 아기의 배변 연습을 방해하지 않는 것이 좋다.
더욱이 아직 충분한 힘이 없는 심장혈관을 도와 혈액순환을 좋게 하기 위하여'응,
응'하고 힘을 줄 때도 있다고 한다.
웃음은 배워서 기억하는 학습의 성과였다
아빠가 아무리 아기를 달래도 계속 울어서 난처해한다는 이야기를 자주 듣는다.
만일 아기가 방긋 웃어 주면 하늘에 붕 뜬 기분이 될텐데...
대개의 아기는 생후 2개월부터 2개월 반경쯤에는 어르면 웃게 된다. 이 웃는
얼굴과 마주치면 내 아기와 기분이 통했다고 실감할 수 있기 때문에 젖을 줄 수 없는
아빠로서는 무언가 웃기려고 이야기를 해주거나 달래거나 하면서 애쓰는지도 모른다.
사람은 기쁘거나 즐거울 때에 웃는데, 이것은 인간의 특징이다. 물론 갓태어난
아기는 웃는 것을 모른다. 부모나 주위 사람들의 얼굴을 흉내내는 학습을 통해 몸에
익혀 가는 것이다. 많이 웃어 주면 아기도 따라서 빨리 웃게 되는 것 같다.
그래도 "갓태어난 아기가 웃고 있는 것을 보았다"고 하는 사람이 있을지도 모른다.
이것은 기뻐서 웃는 것이 아니라 자극을 받아 표정근이 수축한 것에 지나지 않는다.
이것을 보통 배냇짓이라고 부른다.
배냇짓을 할 수 있는 것은 웃음근뿐만 아니라 자유롭게 조작할 수 있는 대협골근,
소협골근 등도 있다. 이미 태아 때부터 웃을 준비가 되어 있는 것이다. 다시 말해 이
웃음에 신경을 쓰는 것은 주변의 어른들이라는 것이다.
아기는 체온조절이 힘들다
인간의 체온은 춥든 덥든간에 늘 36__37도를 유지하고 있다. 이것은 포유동물의
특성으로, 인간의 경우는 뇌 안의 체온조절중추가 더우면 몸에서 열을 내고, 추우면
열이 나가지 않도록 해서 체온을 자동적으로 조절해 주기 때문이다.
그런데 아기는 아직 이 조절이 어렵기 때문에 잠깐 사이에 체온이 오르거나,
때로는 36도 이하로 내려가 버리는 적도 있다.
장마 때가 되면 열이 나는 아기도 있는데 이것은 체온조절이 어렵기 때문이다.
습기가 많은 계절에도 온도가 올라 땀이 나와도 땀이 잘 증발되지 않는다. 땀을 내어
몸밖으로 열을 발산하려고 해도 다른 계절보다 체온과 기온의 차이가 적어서 열을
내보낼 방법이 적은 것이다. 그래서 체내에서 만들어진 열이 머무르게 돼 체온이
올라가는 것이다.
아기의 손발이 찬 것은 걱정하지 않아도 된다
아기의 손발이 매우 찰 경우가 있다. 냉증이나 감기에 걸리면 큰일이라며 양말을
신기려고 하는 아빠와 맨발로 단련을 시켜야 한다는 신출내기 엄마가 충돌하는
광경도 자주 볼 수 있다.
생후 4__5개월경이 되면 아기는 꽤 활발하게 움직이고, 안고 밖으로 나가고 하는
사이에 점점 기온에 순응할 수 있게 된다. 쭉 잠만 자는 신생아 때와는 달리 이
시기를 넘기면 열을 적당하게 발산시켜 줄 필요가 있다.
아기는 이유식이나 젖을 체중에 비해 많이 취하고 있다. 이것이 왕성한 발육이나
운동 에너지가 되는 것인데, 동시에 열이 나기 때문에 몸을 너무 덥게 하면 체온이
높아져 몸의 상태가 깨어질지도 모른다.
손발이 매우 따뜻하고 뺨이 빨갛다면 이것은 너무 덥다는 증거이다. 실내에 있다면
아이의 옷을 벗겨 주어도 괜찮다.
더욱이 인간의 손발은 찬 것이 보통으로, 대개 15도 전후이다. 외기의 온도에
좌우되기 쉽기 때문에, 계절에 따라서도 꽤 차이가 있다. 손발이 몹시 차서 자줏빛이
되거나 닭살이 오르고 푸른빛의 얼굴이 된다면 모르겠지만, 다소 콧물을 흘린다고
해도 활기 있게 놀고 있다면 너무 덥게 입힐 필요는 없는 것이다.
여러 가지 것들에 반응하기 시작하는 아기의 시력은 0.1이다
생후 3개월이 지나면 목을 가누고 엎어 놓으면 얼굴도 조금 들어 올린다. 엄마의
웃는 얼굴에 자주 답하게 되는 것도 이 시기이다. 장난감을 눈앞에 가까이 해주면
눈을 깜박거리기도 하고, 빨강이나 녹색의 선명한 색체의 장난감을 눈에서 30__40cm
떼어서 천천히 이동시키면 얼굴의 방향을 돌려 눈으로 좇기도 한다.
이때의 시력은 0.1이다. 가까운 것이 겨우 보이기 시작할 때로, 움직이는 것에
흥미를 나타내고 두 눈으로 바쁘게 좇기도 한다. 생후 3개월부터 1살 정도에 눈의
발달이 가장 빨리 진행된다.
생후 6개월이 지나면, 대개의 아기는 뒤로 젖혀 위를 보는 것에서 옆으로 기고,
몸을 뒤집고, 빠른 아기는 기기 시작하는 경우도 있다. 시력은 0.2로 늘어 눈앞 50m의
것을 볼 수 있게 된다.
다음으로 앉는 단계가 되면, 몸을 뒤집으며 잘 때나 길 때에 비해 단연 시계가
넓어져 3차원의 세계가 된다. 거기에 맞춰 아기의 흥미도 넓어져 무엇이나 보고
싶어한다.
돌 때쯤이면 시력은 0.3으로 늘어난다. 이때의 아기는 걸음마를 시작하고 눈의
위치도 높아져서 시야가 넓게 된다. 여기에 맞춰 호기심도 왕성해지고, 눈에 들어오는
것은 무엇이나 만지거나, 입에 넣거나, 두드리거나 해서 엄마로 하여금 한시도 눈을
뗄 수 없게 만든다.
아기가 여러 번 소변을 보는 것은 왜일까?
종이 기저귀가 좋은가 헝겊 기저귀가 좋은가는 자주 토론되고 있다. 아기가
하루에도 몇 차례나 소변을 보기 때문에 그 뒤처리만으로도 하루가 끝나 버린다.
어쨌든 많은 경우에는 20__30분 간격으로 누는 아기도 있다.
평균적으로 생후 6개월까지는 하루에 20__25회는 쉬를 하고, 양은 50__200cc이다.
1세까지는 약 15회, 3세까지는 약 10회로서 어른에 비해 훨씬 횟수가 많다.
인간의 몸에 있어서 수분은 없어서는 안 될 것이다. 특히 몸안에 필요 없는 물질은
신장에서 씻어 내기 위해서라도 없어서는 안 된다. 특히 아기는 영양분을 많이 취해
몸이 한창 성장하고 있는 중이므로 여러 내장이나 조직은 완전 가동된다. 그 대문에
자동차의 배기 가스에 해당하는 노폐물을 신장에서 오줌과 함께 많이 내보내지
않으면 안 된다.
게다가 신장의 활동이 미숙하기 때문에 짙은 오줌을 만들 수가 없다. 그 능력은
신생아의 경우 성인의 절반으로 1__2세에 거의 성인과 같게 된다. 그래서 옅은
오줌을 여러 번에 걸쳐서 내보내는 것이다.
다시 말해 아기는 많은 오줌을 내보내면서 쑥쑥 성장해 간다. 소변은 건강의
척도라고 말할 수 있다. "또 쉬했어."하고 한숨짓지 말고, "그래그래, 자꾸자꾸 쉬하며
무럭무럭 자라거라."하고 아기를 응원해 주는 것이 좋다.
요의를 느끼기까지는 의외로 시간이 많이 걸린다
요의를 느끼거나, 배뇨를 참는다든가 타이밍을 맞춰 눈다는 것은 의외로 고도의
신경계의 활동이 필요하다. 성인에게 있어서는 당연한 것이 아기에게는 그렇게 될 수
없는 이유가 여기에 있다.
그 구조를 순서대로 설명해 보면, 우선 신장에서 나온 오줌은 방광에 모아진다.
가득 차면 방광에서 척추 안에 있는 신경계를 통해 대뇌피질에 '가득 찼다, 쉬하고
싶다'고 전달한다. 이리하여 처음 요의를 느끼게 된다.
요의 느끼면 '나와도 좋다'고 하는 지령이 대뇌에서 방광으로 전해진다. 지령을
받은 방광은 수축하고 다시 음부의 근육도 느슨해진다. 이렇게 해서 아무 데서나
오줌을 싸지 않고, 꼭 화장실에서 할 수 있게 되는 것이다.
이 회로는 의외로 시간이 걸려서 2세 전후에 완성된다. 그러면 발달 모습을 보도록
하자.
신생아에서 생후 6개월까지의 아기는 반사적, 무의지적으로 배설을 한다. 신생아
때는 방광의 용량이 적어 금세 가득 차게 되므로 여러 번 쉬를 하게 되는 것이다.
6개월경이 되면 방광의 용량도 점점 커져 한 번 누는 양도 늘어난다. 그러나 아직
대뇌는 발달해 있지 않기 때문에 요의는 느끼지 못한다.
이윽고 할 살이 넘어 혼자 걸을 수 있게 되면 신경계나 대뇌피질도 발달되어서
소변이 가득 찬 것을 느낄 수 있게 된다. 쉬하기 전에 엉덩이를 들먹거리거나 성기에
손을 대기도 한다.
1.5__2세가 되면, 잘 걸어 다니면서 어른이 말하는 것을 대략 이해하게 된다.
방광도 꽤 커지고, 소변의 간격도 늘어난다. 이때쯤이면 대뇌도 많이 발달해서 스스로
'쉬, 쉬'하는 등 요의를 나타내는 의사표시를 할 수 있게 된다.
어떤 상태가 되면 오줌이 나오는 것인지 그 느낌을 알아차릴 때까지 엄마는 아기와
함께 악전고투를 해야 한다.
아기는 왜 변을 참을 수 없을까?
아기는 소변뿐만 아니라 대변의 횟수도 성인과 비교해 많다. 특히 신생아 때는
하루 10회 이상을 보는 아기도 드물지 않게 있다. 젖을 먹으면서 변을 누는 아기도
있다. 왜 이런 일이 일어날까?
항문은 2개의 근으로 구성되어 있다. 하나는 안쪽에 있는 내괄약근이고, 또 하나는
바깥쪽에 있는 외괄약근이다.
내괄약근은 자기 의지로는 움직여지지 않는 불수의근으로, 변이 나오면 자연히
느슨해지는 구조로 되어 있다. 이것 때문에 사람은 변의를 느끼는 것이다.
외괄약근이라고 하면, 이것은 자기의 의지로 움직이는 수의근으로 '아직 나오면 안
돼'라고 생각하면 이것을 죄어 참는 것이다.
자극이 전해져 자동적으로 죄어 진다. 참고 있는 사이에 변의가 가라앉는 것은 이
때문이다.
아기는 이 외괄약근이 미발달된 까닭에 변의 출구 가까이에 오면 참을 수
없어진다. 젖을 먹으면서 변을 누는 것은 위에서의 자극을 받아 직장까지 내려간
변이 그 곳에서 멈추지 않고 바로 나가 버리는 데 있다.
덧붙이면 외괄약근은 한 살 정도가 되면 점차 발달되는데 그렇다고 곧바로
조절되는 것은 아니다. 이것도 엄마의 배변훈련으로 아기가 서서히 몸에 익혀 가는
것이다.
아기가 무엇이든지 입에 넣고 싶어하는 것은 왜일까?
태어난 후 잠만 자는 아기가 오랜 시간 눈을 뜨고 손발을 잘 움직이게 되는 것은
3개월경부터이다. 초기에는 그저 발버둥을 칠 뿐인데, 점차로 자기의 의지로 무언가를
잡을 수 있게 되고, 그 쥔 것을 무엇이나 기세 좋게 입 언저리로 가져가면서
반사적으로 입에 대보려고 한다. 그때부터 무엇이나 상관없이 입에 넣으려고 하는
시기가 시작된다.
아차 하는 사이에 담배를 먹어 버리거나 단추 같은 것을 입에 넣어 목에 걸리는
사고도 일어나므로 엄마로서는 잠시도 눈을 뗄 수 없는 시기이기도 하다.
그런데 무엇을 입에 넣는 것은 배가 고프다든가 맛있을 것 같다고 하는 이유에서는
아니다.
태아의 오감 중에서 피부감각이 가장 빨리 발달한다. 그 중에서도 입술은 가장
민감하게 감촉을 알 수 있는 기관인 것이다.
성인은 보는 것만으로도 그것이 딱딱한지 부드러운지, 차가운지 뜨거운지,
울퉁불퉁한지 매끄러운지를 알 수 있다. 음식의 경우라면 색이나 형태 등으로 어떤
맛일지, 입맛에 맞을지 판단하고 선택해 먹는 것이다. 그래서 만일 달 것이라고
생각했는데 짜거나, 찰 것이라고 생각했던 것이 뜨겁다거나 하면 뱉어 낼는지도
모른다. 이것은 모두 지금까지의 학습 성과가 뇌에 기억되어졌기 때문이다. 다시
말해서 보는 것만으로 알 수 있는 것은 경험에 의해서이다.
그런데 아무 경험도 없는 아기는 호기심이 매우 왕성해서 모두 학습하지 않으면
만족스럽지 않다. 그래서 가장 발달되어 있는 입을 사용해서 핥거나 물거나 하면서
어떤 성질의 것인지를 확인하고 있는 것이다.
아기는 몸을 흔들어 주면 안심한다?
아기가 울면 대개의 엄마들은 아기를 품에 안고서 "오냐 오냐, 우리 착한 아기"하고
달랜다. 이불에 눕힌 채로 하는 것보다 들어 안아 주는 쪽이 곧 울음을 멈추게 하는
경향이 있다.
원숭이는 태어나는 순간부터 어미의 배에 매달려서 흔들리며 행동을 함께 해간다.
원숭이에게는 흔들리는 상태가 어미와 함께 있다고 하는 안심감을 갖게 하는 것이다.
태어나자마자 어미원숭이에게서 떼어진 새끼원숭이는 자라서도 스스로 분주하게 몸을
흔든다고 한다.
인간의 경우도 탁아소에 맡겨진 아기가 보모에게 안겨서 달래지는 시간이 적게
되면 스스로 몸을 흔든다고 한다. 뱃속에 있을 때는 항상 엄마와 함께 흔들리고
있었기 때문에 그때와 같은 상태가 되어야 안심이 되는 것이다.
실제로 거의 안기지 않고, 수유 때에도 젖병을 천장에 매달아서 마셨던 아기는 네
살이 되어도 그다지 크지 않고, 두 낱말을 말할 수도 없었다는 보고가 있을 정도이다.
이처럼 아기는 안고 귀여워 해 주는 것이 호흡이나 혈액의 흐름을 자극해서 성장을
촉진시킨다는 것을 알 수 있다.
또 흔들리는 것은 자기의 몸이 옆으로 되어 있는지 비스듬히 되어 있는지를
느끼는, 뇌간에 있는 전정계에도 매우 좋은 자극이 된다고 한다. 이 기관은 몸의
위치가 바뀔 때마다 신호를 내서 대뇌를 자극하는 것이다. 다시 말해서 급속하게
발달하는 대뇌에도 흔들림이 필요하다.
안고 흔들어 주는 것이 습관이 된 아기는 시력 발달도 좋고 수면이 규칙적이며
성장도 빠르다고 한다.
안기는 버릇이 자주 문제가 되고 있는데, 아기는 울고 있을 때 자연히 안기고 싶은
기분이 솟아나는 법이다.
그러한 것을 버릇이 나빠진다는 이유만으로 안아 주지 않는다는 것은
부자연스럽다.
아기는 태어나서 곧 흉내내기를 시작한다
이러한 실험이 있다. 태어난 지 36시간 남짓한 아기가 확실하게 눈을 뜨고 있을
때에, 어른이 웃고 슬퍼하고 놀라고 하는 세 가지 표정을 아기가 알기 쉽도록
과장해서 얼굴에서 30cm 정도 거리에서 보여 주었다. 그러자 아기는 잠시 잠자코 본
후, 그 표정을 흉내내려고 했다는 것이다. 게다가 어른이 혀를 내어 보이면 아기도
따라 하려고 했다는 것이다.
또 아기를 쳐다보면서 이야기를 하면 마치 그것에 대답하는 것같이 손발을
움직이며 반응한다는 것도 확인되고 있다. 어른도 말을 하고 있으면 어느 사이엔가
손짓발짓이 나온다. 이것을 동조현상이라고 하는데, 미국의 컨덤 박사는 아기에게도
이 현상이 나타나고 있는 것은 아닐까 하고 생각했다.
다른 연구에서도 아기에게 "여기 여기, 착한 아기, 좋아 좋아"하고 천천히 1m
정도의 거리에서 단어를 잘라 이야기하면 그때마다 손발을 활발하게 움직였다고
한다. 그런데 인간의 목소리가 아닌 잡음이나 합성음에는 동조하지 않는 것을 볼 수
있었다고 한다.
누군가와 이야기하고 싶다, 똑같이 따라 하고 싶다, 마음을 통하고 싶다는 인간의
기본적인 욕구가 태어난 지 얼마 안 되는 아기에게도 갖추어져 있는 것일까? 아기의
이러한 모습에는 인간으로 살아가려는 강한 의욕이 넘치고 있는 것 같다.
@ff
제6장
아이의 세계는 재미있는 잡학이다
시력이 1.0에 달하는 것은 세 살 전후
시력의 발달은 개인차는 있지만 3세 전후에 기능, 시력 모두 안정되어 1.0으로
비약적인 발전을 한다. 그러나 안구 크기는 계속 커지기 때문에 시력은 아직 변화할
가능성이 많다. 혹시나 시력이 약해도 망막의 중심에 확실히 상이 맺힌다면 그것에
자극 받아 시력이 발달하기 때문에 걱정 없다고 한다.
성인과 같은 시력, 즉 1.0__1.2에 달하는 시기는 5__6세 전후이다. 이 시기에는 양쪽
눈으로 각각 본 두 부분을 뇌에서 하나로 통합하는 양근시 기능도 거의 완성된다.
그런데 아기가 장난감의 색체나 형태, 크기를 알 수 있게 되는 것은 눈이 보이기
시작한 3개월 전후부터라고 한다. 그러나 색체를 정확하게 구별하는 것은 훨씬 뒤의
일이고, 정상적인 성인이 가진 능력의 수치를 100으로 하면, 2세 말경에 7%, 4세에
15%, 6__10세에 70__80%, 19세 이상에서는 거의 성인과 같은 수준에 달한다. 다시
말해 색채나 형태의 구분은 시력보다 발달이 늦는 것이다.
어린이의 눈과 뇌의 발달에는 깊은 관계가 있다
"백문이 불여일견"이라고 하는 속담이 있는데, 인간에게 있어서 눈의 역할은 매우
커서 정보의 80%는 눈으로 들어온다고 말해지고 있다.
아직 눈이 잘 보이지 않는 신생아도 3개월 후에는 장난감의 색을 알 수 있게 되고,
어르면 웃게 된다. 그리고 생후 6개월에는 시력도 0.2로 높아진다.
이 6개월 전후는 인간의 일생에서 뇌의 성장이 가장 활발한 시기이다. 시력뿐만
아니라 몸을 뒤치는 것도 자유롭게 할 수 있고, 물건을 능숙하게 잡을 수 있는 등
운동 기능도 아주 발달되어 간다. 이러한 뇌의 발달은 주위에서 일어나는 것을
눈으로 보고, 피부로 느끼고, 기억하는 것을 자꾸 되풀이하며 신장된다. 요컨대
시력이 없이는 여러 가지 경험이 뇌에 입력되지 않는 것이다. 만일 생후 얼마 안
되어 한쪽 눈을 안대로 가려 버리면, 망막에 상이 맺히지 않기 때문에 가려진 쪽에는
시각의 전달 회로가 만들어지지 않는다는 사실도 있다. 시력이 발달하는 시기에는
끊임없이 망막에 상을 맺게 해주고, 가능한 한 자극을 줄 필요가 있다.
그런데 시각의 전달 회로는 어떻게 되어 있을까? 눈에 들어간 상은 망막의 전달
회로가 많이 모여 있는 장소로 보내어진다. 여기에서 뇌의 후두엽에 있는
시각령이라고 하는 것으로 가서 비로소 물건의 형태나 색을 알 수 있게 되는 것이다.
한편 망막의 외측에 맺힌 상은 같은 쪽의 시각령으로 보내어진다. 요컨대 외측에서의
상은 눈과 반대측의 뇌에 전달되는 것인데, 내측에서의 상은 같은 쪽 뇌로 전해지게
된다.
이 전달 회로를 자연스럽게 흘러가도록 하는 것도 시각 발달에 있어 매우
중요하다. 그리고 시각에 의한 정보가 뇌에 입력되는 정보 중에서도 가장 중요하고
또한 대량이다.
그러므로 6세 정도까지의 어린이에게는 뇌와 눈의 발달이 동시에 진행되고 있다고
해도 좋다.
왜 "세 살 버릇 여든까지"라는 걸까?
자녀 교육을 말할 때면 으레 "세 살 버릇 여든까지"라는 속담이 자주 인용된다.
여기에는 과학적 근거가 있는 것일까?
성인이 되면 좋은 것만 기억하고 나쁜 것은 잊어버리려고 하는 기억의 선택이
행해진다. 그런데 2__3세 때에는 좋은 일이거나 나쁜 일이거나 전부 기억되기 때문에,
그 기억이 성인이 되어서도 남는다는 의미에서 "세 살 버릇 여든까지"라고 하는
것이다. 덧붙여서 어린 시절의 일 년은 50세 때의 일 년 기억의 다섯 배가 된다고
한다. 또 세 살까지는 뇌가 급격하게 발달하는 시기이다. 그래서 1천억 개에 달하는
뇌의 신경세포는 태아기에 이루어져, 감소 할 수는 있어도 증가하지는 않는다.
그럼 무엇이 발달하는 것인가 하면, 하나하나의 신경세포에 시냅스라고 하는
신경과 신경의 이음매가 증가해 가는 것이다.
그 수는 실제로 하나의 신경세포에 최저 1만 개, 많은 것은 20만 개나 연결되어
있다고 한다. 그것이 뇌 안에 그물눈 같은 신경 회로로 둘러쳐져 있는 셈인데, 이
세포의 네트워크가 생겨야 비로소 뇌는 정보를 전달하고 정확히 행할 수 있게 되는
것이다.
뇌의 무게는 갓태어났을 때에는 400g, 1세에 800g, 3세에 900g으로, 그 후로도
20세가 될 때까지 서서히 증가해 간다. 이 숫자에서 알 수 있듯이 뇌가 세 살까지
얼마나 급격하게 발달되는지 잘 알 수가 있다.
그런데 뇌의 발달에 없어서는 안 되는 것이 있다. 바로 글리아세포인데, 이 세포는
신경세포에 영양을 공급하고 신경세포에서 나온 신경섬유에 홈을 새긴다. 홈이
새겨지면 정보가 10__100배의 빠르기로 속도를 올려 전달된다. 이 세포가 활발하게
움직이는 것도 이 시기인 것이다.
다시 말해 3세까지는 본 것, 들은 것을 가장 많이 흡수하는 시기라고 한다.
덧붙이면 헬렌 켈러는 2세 때에 열병을 앓아 눈이 보이지 않게 되고 귀도 들을 수
없게 되었다. 그러나 2세까지 보고 들었던 것이 뇌에 남아 있었기 때문에, 셜리반
씨의 진력으로 삼중고를 극복할 수 있었던 것이다.
아이의 체온은 왜 어른보다 높을까?
체온이 37도를 넘으면 어른들은 한기가 들고 여기저기 아프다며 몸의 이상을
호소하게 된다. 그러나 아이들은 평상시가 37도에 가깝고, 열이 나더라도 태연하게
있다. 이 차이는 무엇일까?
인간의 체온은 항상 일정한 폭으로 유지되고 있다. 그것을 위해서는 열의 생산과
발산이 균형 있게 행해져야 된다.
추워지면 피부에서 열이 나오게 되어 체온은 저하한다. 이것을 억제하기 위해서는
근육을 움직여 열을 만들거나, 피부의 혈관을 수축시켜 열의 발산을 방지하기도 한다.
더울 때는 이와 반대로 피부의 혈관을 확대하거나, 땀을 흘리게 하는 것이다.
아이들은 성장하고 있기 때문에 성인 이상으로 체중 1kg당 음식 섭취량을 많이
필요로 한다. 그 결과 체내에서 만들어지는 열량도 성인보다 많게 된다.
게다가 몸은 성인보다 훨씬 작기 때문에 성인과 비교하면 체중당 체표면적이 2배나
된다. 체표면적이 크다는 것은 바깥 기온의 영향을 성인 이상으로 받기 쉽다는
것이다. 또 땀을 흘리기 쉬워서 피부가 쉽게 더러워지기 때문에 체온을 충분히
발산할 수 없는 경우도 있다.
이것을 모르는 엄마들이 아이에게 겹겹이 옷을 입히는 경우가 상당히 있는 것
같다.
아이의 발열을 생리적으로 보자면?
아이들은 자주 열이 난다. 그것도 한밤중에 38__40도의 고열이 나기 때문에 당황한
부모가 구급차를 부르는 경우가 많다. 야간 구급환자의 통계를 보면 이런 아이들의
경우가 제1위를 차지하고 있다. 실제는 대개 감기나 바깥 기온에 따른 발열일 뿐
구급차를 부를 정도의 병은 아닌데도...
체온은 뇌의 시상하부에 있는 체온중추가 조절하고 있다. 이것이 발열물질 등의
이상 자극을 받으면 평상시보다 설정 체온을 높이기 때문에, 체온을 그 곳까지
올리려고 몸이 움직이기 시작한다. 열이 나기 전에 자주 한기가 드는 것은 근육을
수축시켜 빨리 설정체온까지 올리려고 하기 때문이다.
체온이 높아지면 설정체온이 되므로 몸은 안정된다. 아이가 열이 높아도 건강해
보이는 것은 이런 이유에서이다.
덧붙이면 인간의 체온은 41.1도 이상은 올라가지 않는다. 42도가 되는 순간
단백질이 변질되기 때문에 인간의 몸은 그 이상이 되지 않도록 조직되어 있다.
또 땀을 흘리면 열이 내려간다고 하는데, 그 이유는 병이 회복되어 가면서 몸이
원래의 체온으로 돌아가려고 땀을 많이 흘려 체내의 열을 발산하기 때문이다.
저항력이 약한 아이 때는 발열함으로써 병과 싸운다. 그 횟수는 성인보다 많은
셈인데, 그 때문에 어린이의 몸은 발열에 대한 저항력을 가지게 된다.
요즘 아이들의 체온이 내려가고 있다?
최근 아이들의 체온이 내려가고 있다는 보고가 여기저기에서 일고 있다. 어쨌든
36도 전반의 아이가 많을 뿐만 아니라 35도 대의 아이도 있다고 한다. 왜 이러한
일이 생기는 것일까?
우선 요즘의 아이들은 몸을 많이 움직이지 않으므로 체내의 에너지를 필요한 만큼
만들지 않고 지낸다는 것과, 또 현대 들어서 냉온방 시설이 늘어남에 따라 아이
자신의 체온조절 기능이 충분히 발달되지 않는 이유를 꼽을 수 있다. 그러므로
자연히 바깥 온도에 영향을 받기 쉬워졌다고 추측되고 있다.
아침부터 무기력하게 하품을 하는 아이와 체온저하에는 어떤 관계가 있지
않겠느냐고도 한다.
체온을 만드는 열은 약 70% 정도는 근육을 움직임으로써, 나머지 30%는
음식물이나 간장의 활동으로써 얻어지고 있다. 다시 말해서 운동량이 적어서 낮은
체온이 되어 버린다는 것이다. 체육을 전공하는 학생이 일반 학생보다 체온이 높다는
보고도 있다.
체온조절 기능이 저하하고 있는 것은 성인도 마찬가지이다. 여름이 되어도 땀을
흘리지 않는다든가, 추위나 더위나 견딜 만하다는 소리도 들린다.
체모를 잃어버린 인류가 체온의 조절기능마저 잃어 가고 있다. 무언가 서늘한
느낌이다.
아이는 어째서 밤에 자다가 오줌을 싸는 것일까?
쉬나 응가는 연습과 가르침으로 능숙하게 된다. 이른바 학습의 보람이다.
이것을 잘할 수 있으면 엄마는 일단 한시름 덜게 된다. 나머지는 밤의 기저귀를
언제 뗄 수 있을까이다.
그러나 낮과 밤에 쉬를 하는 메커니즘이 다르므로, 야뇨를 가르침으로 다스리려는
것은 무리한 일이다. 이것을 알고 있지 않으면 엄마의 초조함만 가중될 뿐이다. 그
구조의 열쇠를 쥐고 있는 것은 뇌하수체에서 나오는 항이뇨 호르몬이다.
항이뇨 호르몬은 오줌을 내보내지 않는 작용을 하는데 주로 자고 있을 때에 많이
분비된다. 다시 말해 밤에 쉬하러 일어나지 않고 푹 잘 수 있는 것은 이 때문이다.
그 조직은 우선 시상하부에서 항이뇨 호르몬을 분비하라는 지령이 나오면,
뇌하수체 후엽에서 항이뇨 호르몬이 분비된다. 항이뇨 호르몬이 신장의 오줌세관에
작용해서 만들어져 나온 오줌에서 수분을 재흡수 시킨다.
그래서 오줌은 농축되고 양이 줄기 때문에 아침까지 방광에 머물러 있게 된다. 이
때문에 아침에 처음 보는 소변의 색은 황색이 되는 것이다.
태어난 지 얼마 안 된 아기의 경우는 아직 항이뇨 호르몬이 잘 분비되지 않는다.
생후 6개월이 지날 때쯤이면 밤에는 거의 깨지 않고, 낮에도 오전 오후에 한번씩
자는 패턴으로 되어 간다. 이때부터 호르몬의 분비도 조금씩 안정되어 가는 모양이다.
그리고 연령이 높아짐에 따라 수면이 안정되고 항이뇨 호르몬의 양도 조절되어, 잠을
잘 때 분비할 수 있게 된다. 이렇게 되면 야뇨를 하는 일도 없어진다.
그러나 야뇨를 하지 않게 되기까지는 개인차가 심하고 호르몬의 분비는 물론
방광의 크기, 잠의 깊이에도 크게 관계되고 있다. 또 항이뇨 호르몬 분비의 지령을
내는 시상하부는 심리상태와도 관계가 있어, 정신적으로 스트레스가 쌓이면 기능이
저하되어 항이뇨 호르몬 분비의 지령이 흐트러져 야뇨를 하기도 한다.
아이가 야뇨를 할 때마다 자주 야단을 치면 언제까지나 야뇨를 뗄 수 없다고
하는데, 바로 스트레스가(Stress)가 그 원인이라는 것이다.
아이는 왜 그렇게 잘 나부대는 걸까?
아기는 아직 기지도 못하면서 손과 몸을 흔들어 움직이고 싶다는 의사표시를 한다.
그리고 기기, 붙잡고 걷기, 혼자 걷기 등으로 점점 행동 범위를 넓히며 움직이고
다닌다. 잘 걷게 되면 집 안을 빙빙 돌아다니면서 활발하게 움직인다. "가만히 좀
있어." "조용하게 있어라." 등의 주의를 주어도 5분만 지나면 또 뛰어다니고 있는
것이다. '아주 버릇이 없기 때문'이라고 속상해 하는 엄마도 있는데, 아이가 잘
움직이는 데는 그 나름대로의 이유가 있다.
국민학교 이하의 아이는 아직 심장이나 혈관의 활동의 활발하지 않다. 그 때문에
심장의 움직임만으로는 혈액이 몸 안을 충분히 들지 않는 것이다. 이것을 돕기 위해
아이들은 몸을 마구 움직여 근육을 수축시키면서 그 주변에 있는 혈관을 조여 혈액의
흐름을 좋게 한다.
특히 발에는 많은 근육이 있고 근육 안에는 많은 혈관이 있기 때문에, 그것을
움직임으로써 혈액의 흐름을 좋게 한다. 발은 심장에서 가장 먼 곳에 있고 게다가
위치가 낮기 때문에 혈액이 모이기 쉽다. 그래서 발을 움직이는 것을 심장의 보조
펌프 역할을 하고 있는 것이다. '발은 제2의 심장'이라고 불리는 것도 이 때문이다.
물론 발을 사용하는 것은 어른에게도 마찬가지로 중요하다.
큰 소리를 내며 떠드는 것도 같은 이유에서이다. 입을 크게 벌려 배 밑에서부터
소리를 내면 신선한 공기를 많이 마시게 되어 산소 결핍을 방지할 수가 있다. 어쨌든
아이의 행동은 몸이 원하고 있는 그대로의 모습이라고 해도 좋다. 따라서 '아이가
참을성이나 인내가 부족해서 가만히 있지 못한다'고 하는 정신수양적인 생각은
적당하지 않다.
아기가 걷게 될 때까지 참견하는 것은 금물
옛날부터 "기면 서고, 서면 걷게 하고 싶은 것이 부모의 마음"이라고 한 것처럼
부모는 아이가 언제 걷게 될지에 관심이 많다. 특히 한 살이 지나고 두 살이
되어옴에 따라 점차 초조하게 된다. 어떤 엄마는 아기가 걸음마도 하기 전부터
떠받쳐 세우거나 무리하게 뜀뛰기를 시키기도 한다.
또 겨우 걸음마를 시작한 아기에게 체력을 붙이겠다고 너무 오랜 시간 걷게 하는
경우도 있다.
그렇게 자꾸 하다 보면 아기는 편발이 될 위험성이 있다. 이것은 발꿈치나 발목의
관절 부분을 구성하는 발목뼈의 안쪽뼈 부분이 너무 내려갔기 때문에 생기는
편평족인 것이다. 아기의 뼈는 매우 연하고, 발의 구조도 아직 완전하게 되어 있지
않기 때문에 그 시기에 과도한 자극을 주면 변형을 일으켜 버리는 것이다.
아기가 아직 걷지 않는 것은 직립해 걷기 위한 뼈의 구조나 근육이 완성되지
않았기 때문이므로, 그것을 무리하여 형태만이라도 취하려고 해서 되는 것은 아니다.
아기는 어디까지나 자연스럽게 자기 몸을 움직여 혼자 서는 준비를 하고 있으므로,
그 사이에 부모는 쓸데없는 참견을 하지 않는 게 좋다.
부모가 할 일은 움직이기 쉽도록 옷을 얇게 입히고, 자유롭게 활동할 수 있는
공간을 마련해 주는 일이다. 그리고 가끔 밖으로 데리고 나가 주는 일이다.
발바닥의 장심은 어떻게 생기는 것일까?
인간은 걸을 때에 우선 발꿈치부터 땅에 대고 중심을 앞으로 이동시키면서
발끝으로 차내는 동작을 한다. 그때 용수철 역할을 하는 것이 발바닥의 장심이다.
이것이 있기 때문에 적은 힘으로 잘 걸을 수 있는 것이고, 편발이라면 걷는 게
힘들어 곧 피곤해진다. 또 차거나 뛰어내릴 때의 충격을 완화시키는 쿠션 역할도
하고 게다가 발뼈의 보호에도 도움이 되고 있다. 이 정도로 중요한 발바닥의 장심은
어떻게 생기는 걸까?
갓태어난 아기의 발바닥은 통통하고 부드러워, 마치 뺨을 만지는 것 같은 기분이
든다. 요컨대 한번도 바닥에 서본 적이 없는 발바닥이다.
마침내 기기 시작하고, 혼자 서게 되는 1세 정도에는 불안정하지만 걸을 수 있게
된다. 그래도 아직 발바닥을 차고 걸을 수는 없기 때문에 앞으로 나아간다고
하기보다는 좌우로 몸을 흔들며 아장아장 걷는다. 발바닥도 아직 부드럽다.
한 살 후반부터 세 살에 걸쳐 걷는 것이 차츰 안정되는데, 그 움직임은 직선적이다.
이때부터 서서히 발바닥의 장심이 생긴다.
4__5세로 커감에 따라 깡충깡충 뛰거나 원운동, 비뚤비뚤 달리는 등 움직임도
활발하고 다양해진다. 거기에 따라 발바닥의 근육도 발달하고 장심도 형성되면서
지방이 빠진 완전한 발바닥이 되어 간다.
그리고 6세 경에는 대부분의 아이에게 장심이 완성된다. 요컨대 6세가 되면
발바닥이 성인과 같은 형태가 된다.
덧붙이면, 발바닥의 장심이 발달하는 정도는 1년 중에서도 여름이 가장 높고
겨울이 가장 낮다고 한다. 여름은 맨발로 있는 시간이 길고, 바깥에서 놀 기회도 많기
때문일 것이다. 활발하게 움직이고 다니면 다니는 만큼 장심이 생긴다.
편발의 아이는 운동능력이 발달되지 않는다
요즈음의 아이들에게 편발이 부쩍 늘고 있다. 유치원이나 보육원을 다니며 실태
조사를 한 보고에 의하면, 2세 아에게 15%, 3세 아에 27%, 4세 아에 48%, 5세 아에
52%, 6세 아에 58%밖에 발바닥 장심이 생겨 있지 않다고 한다. 일반적으로 6세에
장심이 거의 완성된다고 하는데, 이렇다면 곤란한 문제이다.
편발의 아이와 장심이 형성되어 있는 아이를 비교해 보면, 편발인 아이 쪽이 훨씬
신체동요 범위가 넓다고 한다.
그래서 균형을 잡는 법이 미숙한 것이다. 아침 조회 때 상체를 비틀비틀 움직이는
아이가 눈에 띄게 있고, 몸을 뒤로 젖힌 듯 서 있는 아이도 있다.
걷는 방식에도 차이가 나타난다. 편발의 아이는 발뒤꿈치를 붙이고 나서 발바닥
전체를 착지하기까지가 느리고, 발뒤꿈치에 중심이 걸린 채 있다. 왼발에 중심이
이동될 때도 오른발은 발뒤꿈치와 엄지발가락의 두 곳밖에 지탱하고 있지 않기
때문에 불안정하다. 덧붙이면 장심의 경우는 그 두 곳 외에 새끼발가락을 포함한
3점으로 지탱하고 있기 때문에 안정되어 있는 것이다. 게다가 편발의 아이는 차는
힘도 약하고 종종걸음으로 걷게 된다. 다시 말해 율동적으로 걷지 못하는 것이다.
장심은 운동을 함으로써 형성되는 것이므로, 편발인 경우 운동능력이 떨어진다는
것은 당연한 결과이다. 이것은 가정에서부터 맨발로 지내는 것과 자연을 사랑하는
마음을 길러 주는 데서 성과를 볼 수 있을 것이다.
발과 뇌의 밀접한 관계라는 것은?
"사람은 걷지 못하게 되면 끝장이다"라고 한다. 확실히 노인이 골절로 자리에
누우면 급격히 의식이 흐려지고 살아갈 기력을 잃어 버리는 것 같다. 이것은 바로
발과 뇌에 밀접한 관계가 있기 때문이다.
발의 대퇴부부터 발끝까지에는 온몸의 근육 약 3분의 2가 모여 있다. 뇌는 근육을
움직임으로써 활발하게 활동하기 때문에 발을 사용하지 않으면 활동이 둔해진다.
실제로 8년 동안 의식불명으로 잠만 잤던 사람의 뇌의 무게가 그전의 4분의 3 이하가
되어 버린 예도 있을 정도이다.
인간의 몸의 근육은 얇은 근육섬유가 많이 모여서 이루어져 있다. 근육섬유에는
속근과 지근 두 종류가 있는데, 속근은 주로 의식적으로 몸을 움직였을 때에
활동하고, 지근은 몸을 지탱하게 해주는 역할을 하나 의식하지 않아도 자연히
활동하는 근육이다. 모든 근육은 이 두 종류로 이루어져 있는데, 각각 다른 비율로
섞여 있을 뿐이다.
예를 들어 손가락을 움직이는 근육이나 말할 때 사용하는 입의 근육에는 속근이
많고, 몸을 지탱하는 배근이나 복근, 다리의 근육에는 지근이 많다고 한다.
속근은 고등활동을 담당하는 대뇌피질에 의해 조절되고 있다. 특히 손가락이나
입의 움직임은 대뇌피질의 넓은 범위에서 지배되고 있기 때문에 손가락을 사용하는
것이 둔함을 방지하는 데 효과가 있다.
발의 근육에도 이 속근이 있기 때문에 발을 사용함으로써 대뇌피질을 사용하게
된다. 또 다리는 움직이면 온몸의 근육을 사용하기 때문에 그 자극이 뇌로 전달되어
대뇌피질을 활동하게 한다.
이와 같이 발을 사용하고 온몸으로 움직이는 것은 몸의 발육뿐만 아니라, 뇌의
발달이나 활동에도 중요하다고 할 수 있다.
다리를 위하려면 발에 잘 맞는 신발을 골라야 한다?
아이의 발은 부쩍부쩍 큰다. 그 때문에 조금 큰 신발을 고르기도 하는데, 발은 몸을
지탱하는 기본이고 건강을 만드는 바탕이기 때문에 발에 꼭 맞는 신발을 선택하는
것이 중요하다. 잘 맞는 신발을 신으면 걷는 것이 힘들지 않고 발이 변형될 리도
없다. 그 점이 무엇보다 중요하다.
우선 신발 둘레는 엄지발가락에 붙는 뼈와 새끼발가락에 붙는 뼈의 좌우로 가장
튀어나온 곳을 연결하는 선과 잘 맞아야 한다.
신발의 발꿈치 커브가 발의 형태와 일치하고, 발꿈치에서 발둘레의 부분까지가 잘
맞으며, 발톱 끝에서 5__10mm의 여유가 있는 것이 좋은데 이것은 발가락이
움직여지는지 아닌지로 알 수 있다. 그리고 신발 밑이 발바닥에 맞고 장심 부분이
적당히 올라와 있는 것이어야 하고, 발덮개가 꼭 끼든가 조이지 않고 복사뼈가
신발의 톱 라인에 걸리지 않는 것이 좋다.
또 발끝으로 섰을 때 발가락이 굽는 곳과 신발의 굽는 위치가 일치하고 굽어지기
쉬운 것이 편안하다.
신을 고를 때는 이 주의사항들에 유의하여 신발을 신고 상점 안을 이리저리
걸으면서 발의 상태를 점검해 보고 난 후 선택하는 것이 좋다. 물론 어른의 경우도
마찬가지이다.
뼈는 어떻게 자라는 걸까?
아이가 자란다고 하는 것은 요컨대 뼈가 늘어나고, 그것과 함께 뼈에 붙어 있는
근육 등이 성장해 간다는 말이다. 그러면 뼈는 어떻게 성장해 갈까?
아기의 뼈는 성인의 뼈와는 달리 연골로 되어 있다. 연골은 칼슘분을 함유하지
않아서 매우 부드럽고, 아교질을 많이 함유하고 있어서 굽거나 비뚤어져도 곧
원상태로 돌아온다. 이것이 성장해 감에 따라 단단한 뼈로 바뀐다. 다시 말해
성장해도 연골 그대로 있는 귀나 코는 예외이다. 아기의 몸이 부드러운 것은 뼈가
부드러운 것과도 관계된다.
그 반대로 나이가 들면 뼈가 단단해지고 부러지기 쉬운 것은 칼슘분이 많고 아교질
성분이 적어졌기 때문이다.
뼈의 성장에는 길어지는 것과 두꺼워지는 것 두 종류가 있다. 길어지는 것은
가늘고 긴 뼈인데, 이 뼈의 양끝에는 골단이라고 불리는 부분이 있다.
이곳은 연골로 되어 있어 늘어나면 단단하게 되고, 또 늘어나면 단단해지는 것을
거듭하면서 뼈가 늘어난다.
이윽고 여자는 16__18세 경, 남자는 18__21세 경에 그 절정을 맞으며, 골단의 연골
부분도 딱딱하게 되어 더 이상의 성장은 하지 않는다.
두껍게 되는 것은 어느 뼈에나 적용된다. 이것은 뼈 표면에 있는 골막의 안쪽에
연골이 생겨, 그것이 딱딱한 뼈로 바뀌면서 점차 두꺼워지는 것이다.
또 뼈의 수도 성장함에 따라 바뀐다. 인간의 몸에는 약 2백 개의 뼈가 있는데,
자라면서 결합 또는 용합되어 큰 뼈가 된다.
성장기에는 뼈의 길이와 크기, 개수도 바뀌어 가므로 그 시기에 있어서 칼슘이
얼마나 중요한가를 알 수 있다.
더욱이 성장기에 관절통을 호소하는 아이도 있는데, 이것은 뼈의 성장과 관절의
성장이 잘 맞지 않기 때문에 일어나는 것이다.
팔꿈치가 빠진 것은 간단하게 치료된다
아이의 팔을 잡아당기면 어깨나 팔꿈치가 빠져 버리는 경우가 있다. 팔이 대롱대롱
매달려 울부짖는 아이를 보고 엄마는 아주 당황해 한다. 무심결에 구급차를 부르는
사람도 있다고 한다.
팔꿈치가 빠지는 것은 인대가 뼈 사이에서 좁아졌기 때문에 일어난다. 뼈와 뼈를
연결하고 있는 인대는 손을 잡아당기면 늘어나고, 잡아당기는 힘을 늦추면 수축된다.
그러나 유아의 인대는 아직 충분히 팽팽해져 있지 않아서 수축할 때 주름이 져버리는
수가 있는 것이다.
한편 팔꿈치는 상완골에 요골과 척골이 맞물려져 있는데, 유아의 요골 끝은 아직
둥글지 않고 평평하기 때문에 주름진 인대가 요골에 걸리기 쉽다. 이렇게 되면
팔꿈치의 관절이 움직이지 않게 된다.
그러면 어떻게 치료해야 될까? 이것은 의외로 간단해서 팔꿈치의 요골과 척골
끝부분을 누르고 천천히 팔을 굽혀 주면 된다. 그렇게 하면 인대가 뼈 사이에서
벗어나 원상태로 돌아간다.
어깨 부분도 같은 요령인데, 자주 빠지는 아이는 스스로 잘 치료해 낸다고 한다.
금방 태어난 아기가 빨간 것을 왜일까?
갓태어난 아기는 새빨갛다.
조금 자라서 크게 되어도 한번 울면 금방 몸이 빨개지는 것이 아기들의 특징이다.
목욕탕에서 나왔을 때에도 빨갛게 보인다.
어른이라도 몸 가운데 붉은 부분이 있는데, 몸을 살펴보면 알겠지만 입술, 입안, 혀,
눈꺼풀 안쪽이 붉다. 이 부분은 다른 피부보다 얇거나 투명에 가까운 상태이므로
피부 밑을 흐르고 있는 혈액이 비쳐 보이기 때문에 붉은 것이다.
아기도 이와 같은 경우로, 엄마의 뱃속에서 자랐기 때문에 아직 피부가 얇고
꽃조개 같다. 엄마 뱃속에서 나와 밖에서의 생활이 시작되고, 바람이나 태양에
노출되면서 비로소 튼튼한 피부로 성장하는 것이다.
새끼 고래는 어떻게 젖을 빨까?
어린 아기는 엄마의 젖꼭지에 혀를 둥글게 하여 갖다 대고 위세 좋게 쭉쭉 젖을
빨아먹는다. 그 빠는 힘은 상당해서 같은 시간에 손으로 짜는 것보다 훨씬 많다.
이것은 어린 아기들의 특기라고 말할 수 있는데, 만약 젖을 먹지 않게 되면 자연히
잊어버리게 되니 참으로 이상한 일이다.
새끼 고래도 젖을 빨아먹는데 바닷속에서, 그것도 그처럼 큰 입으로 젖꼭지를 빠는
것이 가능한 일일까?
제일 큰 고래를 예로 들어 생각해 보면 다 자란 어미의 몸길이는 약 30m이며,
갓태어난 새끼고래도 7__9m로 체중이 3천kg이나 된다.
어미고래의 유방은 바닷속에서 젖이 빠져 나가지 않도록 체내에 있어서 젖을 먹을
때만 나온다.
한편 새끼의 혀는 대롱 모양을 하고 있어 젖을 빨 때 바닷물이 들어오지 않도록
되어 있다.
어쨌든 새끼고래는 호흡을 하기 위해 해면으로 올라올 필요가 있으므로 짧은
시간에 젖을 먹지 않으면 안 된다.
이 방법으로 하루 몇 차례나 젖을 먹는데 전부 100t나 먹는다고 한다. 그렇게 1년이
지나면 어린 새끼고래는 26t까지 성장한다. 이것은 동식물 중에서 가장 빠른 성장이라
할 수 있다.
@ff
제7장
문득 의문이 생겼을 때와 그 답
제왕절개의 '제왕'이란 누구일까?
엄마의 뱃속에서 태아가 거꾸로 섰거나 태아의 머리가 골반보다 커서 자연분만이
어려울 때 행해지는 제왕절개는 오늘날은 그렇게 어려운 수술이 아니다.
그러나 옛날에는 출산 중에 산모가 죽은 경우에 부득이 배를 갈라 태아를 구하는
결사적인 수술이었다. 이러한 제왕절개의 기원은 기원전 3세기의 고대 이집트에서의
기록이 남아 있고, 로마 제국에서는 어떠한 경우에 제왕절개를 하지 않으면 안
되는가 하는 것을 법으로 정해 놓고 있다.
그런데 제왕절개의 '제왕'이란 어떠한 의미인가?
제왕절개는 라틴어로 'secitio caesarea'라고 한다.
'caesarea'란 '자르다, 잘게 자르다'라는 의미인데 독일어로 번역할 때 이것을
'caesar', 즉 로마의 제왕 시저라고 잘못 번역해 버린 것이다.
이 오역이 지금도 계속 쓰이고 있다.
홀스타인은 왜 연중 젖이 나오는 걸까?
사람의 몸은 정말 잘 만들어져 있다고 생각된다.
임신을 하게 되면 서서히 유방이 부풀어오르고 출산 후에는 젖이 나오게 된다.
그리고 젖을 빈번하게 빨고 있는 동안은 다음의 수태가 이루어지기 힘든 상태가
된다.
연이어 아기가 태어나게 되면 모체도 쉬지 못하게 될 뿐만 아니라 아기도 젖을
독점하지 못하기 때문이다.
이에 비해 홀스타인(Holstein;흑백의 얼룩무늬가 있는 젖소의 한 품종)은 젖을 많이
나오게 해도 수태할 수 있고, 더욱이 사람보다도 훨씬 장기간에 걸쳐 젖이 나온다.
사람들은 이것을 이용하여 40개월 주기로 젖소의 임신을 반복시키고 출산 직전의
2개월을 제외하고는 계속 젖을 짜는 효율 좋은 낙농 경영을 하고 있다.
우유를 싸게 마실 수 있는 것도 젖소의 이러한 몸 덕택이다.
아기의 손발이 따뜻해지면 졸리운 증거라는데 정말인지?
이것은 과학적으로 타당성이 있는 말이다.
사람의 몸은 일어나 있을 때에는 교감신경의 작용으로 혈관이 수축되고, 잠들어
있을 때에는 반대로 교감신경이 작용하지 않아 혈관이 넓어지기 때문에 방열이
시작된다.
그래서 잠자리에 들 때는 따뜻해지며, 식은땀을 흘리는 것도 이때이다.
잠들어 버리면 이 방열로 체온이 0.2__0.3도 낮아지므로 배탈이나 감기에 걸리는
원인이 된다.
사람의 수족은 차가운 것이 보통으로 대개 15도 전후이다. 외기의 온도에 좌우되기
쉽기 때문에 0도 가깝게 되는 수도 있다.
가만히 있는 아기의 수족은 기온의 영향을 직접적으로 받기 때문에 놀랄 정도로
차가워질 때가 있어 부모를 당황시키기도 한다.
어린아이들이 단것을 좋아하는 것은 왜일까?
어린아이는 혀 외에 입천장, 목구멍, 혀 밑, 볼 안쪽 등에도 맛을 느낄 수 있는
미뢰를 가지고 있다.
그것은 성장함에 따라 감소하여 중년이 되면 어릴 때의 3분의 1정도로 된다.
어린 아이들이 약을 싫어하는 것도 지금까지 경험한 적이 없는 쓴맛을 입 전체에서
맛보게 되기 때문이며, 어른이 되면 쓴 것이나 매운 것을 아무렇지도 않게 먹을 수
있는 것은 미뢰가 줄어들었기 때문이다.
그런데 문제는 단맛으로, 사람에 있어서 단맛은 짠맛과 함께 배우지 않아도
태어나면서부터 알고 있는 맛이다.
다른 동물과 달리 모유가 조금은 단맛이 나는 것도 본능적으로 받아들일 수 있는
맛이기 때문이다.
단맛은 왠지 사람의 기분을 즐겁게 하는데 어린아이들은 그것을 입 안 전체로 느낄
수 있어서 더욱 그런 것이다.
여기에 비해 쓴맛이나 신맛은 후천적으로 경험하여 깨닫지 않으면 안 되는 맛이다.
이유식 때에 여러 가지 맛을 느끼게 해주지 않으면 편식을 하게 된다고 하는 것도
이와 같은 이유에서이다.
한편 어린아이들이 단것만 먹고 있을 때에 걱정이 되는 것은 빈혈이다. 단것을
먹게 되면 혈중의 당도가 높아져 만복감을 느끼게 되고, 짙은 맛의 동물성 식품을
기피하게 된다.
그 결과 단백질이 부족하여 빈혈 기미가 보이고, 빈혈이 되면 몸의 구석구석까지
산소가 도달되지 않아 쉽게 피곤해지며 자꾸 단것만 찾는 악순환이 되풀이되는
것이다. 물론 비만도 걱정이 된다.
청량 음료수를 비롯해 햄버거 등의 가공식품도 단맛 일색이며, 과일도 점점 달게
되는 경향이다.
현대의 어린 아이들 대부분이 이러한 것에 주의를 기울이지 않으면 건강하게
살아갈 수 없을 것이다.
뱃속의 아기는 무엇을 먹고 있는가?
임신 기간 280일 동안 아기는 엄마의 뱃속에서 무럭무럭 성장한다. 그 성장 모습은
신기하여 임신 3주 째에는 뇌와 심장이 발육하기 시작하며, 5주 째에는 손과 발이,
6주 째에는 눈이나 내장이 형성되고, 9주 째에는 아직 3cm 정도에 지나지 않지만
인간다운 모습이 된다.
그 이후부터는 날로 커 가게 되는데 그 영양분은 모두 엄마로부터 받게 된다.
엄마가 먹거나 마시거나 하여 섭취한 영양분은 혈액에 포함되어 전신으로 돌게
되는데 그 일부가 아기를 감싸고 있는 태반으로 보내어지는 것이다.
그러나 엄마의 혈액이 그대로 아기의 몸 속으로 들어가는 것은 아니다.
장기이식에서 면역 반응이 일어나듯이 만약 태아의 혈액과 엄마의 혈액이 직접
닿는다면 이것은 큰일이다. 그러므로 엄마의 혈액으로부터 영양분만 태반에서 배꼽을
통하여 아기의 몸 속으로 운반된다.
또 아기는 호흡을 할 수 없기 때문에 영양과 함께 산소도 엄마의 혈액으로부터
받아 노폐물은 엄마의 혈액으로 내보낸다.
이러한 역할을 떠맡고 있는 태반은 태아를 위한 단백질이나 산소, 호르몬을
만들기도 하고 임신을 유지하기 위한 호르몬을 만들기도 하며 태아의 혈압이나 출산
시기까지 조절하는 우수한 기능을 갖고 있다.
참고로 엄마의 혈액은 태반에 붙어 있는 자궁동맥을 통하여 나선동맥으로 흐르고,
태반의 바깥쪽에 무수히 나 있는 융모 사이로 위세 좋게 퍼져 나간다.
융모의 표면적은 10__14m2라고 하는 광대한 것이다. 이 넓은 표면적의 세포에 의해
태아와 엄마와의 혈액의 물질교환이나 가스교환이 이루어진다.
모세혈관은 어떻게 영양분을 보내는가?
혈액의 산소나 영양분을 몸의 구석구석까지 내보내는 작용이 있다는 것은 잘
알려진 사실이다.
말은 쉽지만 그 장치는 대단히 복잡하다. 혈액은 대동맥에서 동맥, 세동맥,
모세혈관으로 흘러간다.
각각의 혈관벽은 점차 얇아져 모세혈관은 안쪽의 내피세포가 직접 외피로 닿을
때까지 얇아진다.
기체에는 농도가 높은 부분에서 낮은 부분으로 이동하여 가는 성질이 있는데, 이
얇은 내피세포를 통하여 산소와 이산화탄소의 교환이 이루어지는 것이다.
결국 혈액 중의 산소는 내피세포를 통하여 산소가 부족하게 된 체내에 들어와
체내에 고여 있는 이산화탄소와 함께 혈액 속으로 녹아 들어간다.
또 동맥에 가까운 모세혈관에서는 혈관 내의 혈압과 혈관 바깥의 체액이 가지는
압력의 차에 의하여 혈장에 녹아 들어온 영양분이 스며 나와 주위의 세포에
흡수된다.
그런데 내장의 여러 기관에 따라 필요한 영양분은 다르지만, 모세혈관의
내피세포의 표면에는 그것에 합당한 특정의 영양분만을 가려내어 통과시키는 길도
있는 것이다.
모세혈관에는 이러한 물질교환 기능 이외에 중요한 역할이 있다. 그것은
체온조절이다.
더울 때에 얼굴이 달아오르는 것은 이 때문으로 모세혈관이 확장하여 혈류량을
증가시켜 혈액 중의 여분의 열을 피부를 통해 밖으로 내보내고 있는 것이다.
반대로 추울 때는 혈류량을 줄인다든지 아예 내보내지 않고 세동맥에서 직접
세정맥으로 내보내는 방법을 취하기도 한다. 핏기가 없어지는 것은 바로 이러한
때이다.
뼈는 매일 바뀌면서 만들어지는가?
골격은 변하지 않는 것이라고 알고 있지만 결코 그렇지 않다. 초기의 우주비행사가
무중력 상태에서 지내고 있으려니까 뼈 속의 칼슘분이 빠져 나가 가늘어졌다는
이야기는 유명하다.
이것은 1기압이라고 하는 중력의 자극을 받지 않으면 뼈가 정상으로 가만히 있지
않기 때문이다.
병으로 1개월여 동안 드러누워 있으면 다리가 가늘어진다고 하는 것도 같은
작용이다.
뼈는 사용하지 않으면 점점 가늘어져 버린다. 그 이유는 뼈가 매일 바뀌면서
만들어지기 때문이다.
그 장치는 절묘해서 파골 세포가 흡수를 마치고 소멸함과 동시에, 그 장소에서
골아 세포가 되어 뼈를 만든다.
건강한 경우는 이것이 반복되지만, 앞의 예에서와 같이 뼈가 잘 만들어지지 않는
경우에는 뼈가 야위게 된다.
반대로 칼슘을 많이 섭취하거나 적당한 운동으로 자극하면 새로운 뼈가 만들어져
늘 튼튼한 뼈를 유지시켜 나갈 수가 있다고 한다.
뼈는 칼슘의 저장고인가?
우유, 멸치, 해초 등은 칼슘을 많이 함유한 식품들이다.
이나 뼈를 튼튼하게 하는 데는 칼슘을 빠뜨릴 수 없다. 사실 뼈의 성분은 물이 약
21%, 인산칼슘 등을 주체로 하는 무기물이 약 52%로 칼슘이 상당한 비율을 차지하고
있다.
칼슘은 뼈에만 필요한 것이 아니다. 심장이나 뇌, 근육작용, 호르몬의 분비에도
관계하고 있으며, 만약 부족하게 되면 근육이 경련을 일으키고 뇌의 작용이 둔해지며
심장이 멎는 수도 있다.
그렇게 되지 않기 위해서 몸은 항상 뼈 속에 칼슘을 비축하고 있는 것이다. 그리고
필요에 따라 꺼내어 쓰는 셈이다.
그렇지만 비축분이 있다고 하여 방심은 금물이다. 칼슘을 너무 많이 쓰면 비축분이
없어지고 뼈는 가늘어진다.
자고 있는 아이는 정말 자라는가?
늘 보채고 짜증을 부리는 아이들보다는 푹 잘 자는 아이들이 몸의 피로가 덜해
건강하게 지낼 수 있는 것이 아닐까 생각된다.
그럼 그 과학적인 근거는 있는 것일까? 건강한 사람의 경우 잠들기 시작해서 1시간
정도 사이에 뇌하수체에서 성장 호르몬이 활발히 분비된다.
이것은 낮잠의 경우도 마찬가지로 성장 호르몬에는 피로회복의 작용이 있기 때문에
'자고 있는 아이는 자란다'는 말은 사실인 것이다.
또한 자고 있는 동안에는 같은 뇌하수체 전엽에서 분비되는 유선을 자극하는
프로락틴이나, 성선을 자극하는 성선 자극 호르몬이 만들어지기 때문에 그쪽
면에서도 자란다고 한다.
호르몬이란 체내에서 만들어져, 내장을 비롯해 살아가는 데에 필요한 기관의
기능을 조절하는 윤활유 역할을 하는데, 혈액에 의해 운반되어져 장시간에 걸쳐
작용한다.
손가락 길이는 왜 서로 다를까?
인간의 손을 사용함으로써 여러 가지의 것을 발명해 왔다.
그러나 다섯 개의 손가락 길이나 역할이 오늘날의 모양이 아니었으면 그것은
불가능한 일이었을지도 모른다.
가령 엄지가 다른 손가락과 똑같은 역할을 한다면 물건을 움켜잡는 능력은
한정되어 버린다. 연필 하나 잡는 데에도 그것이 어려워질 것이다. 섬세한 손작업을
하는 것이 뇌의 발달에도 영향을 주는 것인데, 이처럼 다섯 개의 손가락이 모두
똑같은 역할을 한다면, 뇌의 발달도 멈춰 버릴 것이다.
이런 이유로 인류의 역사 속에서 손가락의 존재는 상당한 비중을 차지한다.
손가락 가운데 인지, 중지, 약지가 긴 것은 원숭이의 기능이 남아 있는 것으로,
원숭이가 나뭇가지에 매달리는 데 사용했기 때문에 특히 발달을 가져온 것 같다.
엄지는 지상에서 직립보행을 시작한 인간이 빈번히 물건을 잡게 되면서 강하게
발달되어 왔다.
엄지 발가락도 두 다리로 보행을 시작하면서부터 커진 것이다.
왜 얼굴에는 소름이 돋지 않을까?
소름! 이것이 싫어서 닭고기도 먹을 수 없다고 하는 사람이 있다. 하기야 소름이
돋는 모습을 보는 것은 그다지 기분 좋은 일만은 아니다.
소름은 입모근이 수축하여 일어나는 현상으로 손발만이 아니라 실은 얼굴에도
일어난다.
그러나 얼굴은 혈액순환이 좋아서 추위에 강하고, 게다가 입모근이 퇴화하였기
때문에 눈에 띄지 않는다.
원래 소름이 돋는 것은 원인류였을 때의 흔적으로, 원숭이는 털을 세워 공기층을
두껍게 하여 보온효과를 높이거나 몸을 크게 해 보여 적을 위협하는 데 사용하기도
했다.
사람에게 소름이 돋는 때는 추울 때 등인데, 이것은 모공을 통하여 몸의 열이
발산되는 것을 막는 역할을 하고 있다.
소름과 동시에 부르르 몸을 떠는 수도 있는데, 이것은 근육을 수축시켜 몸 속에
열을 일으키게 하기 위함이다.
신장에서 여과되는 물의 양은 하루 한 드럼통분?
사람은 하루에 어느 정도의 오줌을 내보내고 있다고 생각하는가? 대답은 평균
1.5l이다.
그러나 신장에서는 그것의 120배나 되는 물이 여과되고 있다. 즉 180l, 한
드럼통분의 양이다.
신장에서 여과된 물은 99%가 재이용된다. 수분뿐만 아니라
당,염분,나트륨,칼슘,비타민,아미노산 등도 마찬가지이다.
5분마다 약 500ml의 속도로 처리된 수분은 체내를 한바퀴 돌아 재차 신장으로
보내어진다. 이 순환은 하루에 7__8회 반복된다.
사람은 체중의 70%가 수분인데, 그것도 싱거운 염수이다.
여분의 염수나 물을 몸에서 배설하고, 산이나 알칼리의 농도를 조절하며, 체내의
모든 세포가 쾌적하게 지낼 수 있도록 면밀하게 조절하는 것이 신장이다.
코가 막히면 맛을 감지할 수 없는 것은 왜일까?
감기에라도 걸려 코가 막히면 찌무룩하여 기분이 개운치 않다.
코라도 풀지 않으면 안 되고 잠을 자면 숨쉬기조차도 곤란하다. 게다가 무엇을
먹어도 맛있는 줄을 모른다.
이때 음식물은 입으로만 맛보고 있는 것이 아니라는 사실을 알게 된다. 사실 혀로
느끼는 것은 단맛, 짠맛, 쓴맛, 신맛의 기본적인 4개의 맛뿐이다. 음식물 특유의 맛을
느끼는 것은 먹고 있는 사이에 냄새가 코로 들어간다는 것이 중요한 사실이다.
시험삼아 눈을 감고 코를 막은 다음 같은 크기로 자른 사과와 감자를 교대로 먹어
보면 어느 쪽을 먹고 있는지 쉽게 판별이 나지 않는다. 먹는다는 것은 눈으로 보고,
입으로 맛보고, 코로 냄새를 맡는 행위인 것이다.
울면 눈물이나 콧물이 나오는 것은 왜일까?
연기에 질식되거나, 강한 바람을 쐬거나, 양파의 껍질을 벗기거나 하면 눈물이
나온다.
이것은 우리 몸이 눈을 자극하는 것을 씻어 내려고 하여 눈물의 양이 증가하기
때문이다.
보통 때라도 눈물은 눈을 마르지 않게 하기 위해서 흐르고 있다. 그렇지만 눈
안쪽에 있는 눈물샘에서 코로 흐르는 양이 적어서 보이지는 않는다.
그러나 눈물의 양이 증가하면 눈물샘에서는 이것을 다 처리하지 못하여 눈으로부터
넘쳐 나온다.
물론 눈물샘에서도 홍수가 되면 비공으로 흐른다. 이것이 콧물인 것이다.
그런데 갓난아기들은 수개월 동안 눈물을 흘리지 않는다.
감정적으로 흐르는 눈물은 자신의 기분을 전하는 데 효과적이다. 여성이 남성보다
자주 눈물을 흘리는 것도 감정적인 것에 길들여진 결과이다.
한편 하품을 하여도 눈물이 나오는데, 이것은 얼굴 근육이 움직여져서 눈물샘으로
흐르기 전에 눈물이 고이는, 비공이라고 하는 주머니가 압박되기 때문이다.
그래서 연이어 하품을 하게 되면 눈물이 나오지 않게 된다.
수면 중의 뇌가 깨어 있는 뇌보다 혈액순환이 좋다는 것이 사실일까?
수면은 몸의 피로를 풀고 내일의 새기운을 복돋아 준다.
그렇다고 미리 앞서 충분히 자두면 철야로 무엇이든지 할 수 있는 것은 아니다.
그렇게 하면 잠에서 오는 피로를 일으켜 오히려 몸이 나른할 뿐이다.
몸은 옆으로 누워 있는 것만으로도 피로는 꽤 풀린다. 그러나 뇌는 잠자지 않으면
피로가 풀리지 않는다. 즉, 일어나 있는 동안에 소모된 뇌내물질의 보급이나
피로물질을 제거하기 위해 신진대사를 행하는 것이 수면의 주된 목적이라고 한다.
그 증거로 수면 중인 뇌의 내부에서는 피로를 풀기 위해 단백질 대사가 활발히
행해지며, 뇌 혈액의 흐름은 일어나 있을 때보다도 20%나 증가하는 것이다.
졸리면 왜 눈을 문지르는 것일까?
졸리면 하품이 나온다. 그리고 계속 눈을 깜박거린다거나 눈을 문지르기도 한다.
하품을 하는 것은 피로로 인하여 산소가 부족하여 오는 것이기 때문에 심호흡을
하여 산소의 보급을 꾀하기 위한 것이다.
눈을 문지르는 것은 눈알이 건조하기 때문이다. 이것은 보통 눈물샘에서 나오는
눈물이 눈동자를 적시고 있는데, 졸리게 되면 눈물샘의 기능이 저하되어 눈물의 양이
감소된다. 이 기능의 저하는 졸리게 됨과 동시에 시작된다.
결국 졸리게 되면 눈을 문지르는 것은 눈물샘을 자극하여 눈물의 분비를
촉진시키고, 졸음을 없애려는 과학적인 행위이다.
하품을 하면 눈이 떠지는 것은 어째서일까?
졸리면 자꾸 하품이 나온다. 양지바른 곳에 나가 볕이나 쬘 때라면 몰라도
회의석상이나 많은 사람들 앞에서는 이것을 참기 위해 주의를 하지 않으면 안 된다.
하품은 자연적으로 나오는 심호흡이다. 뇌에 산소가 부족하기 때문에 그것을
보급하기 위한 생리현상인 것이다.
뇌는 다른 기관에 비해 대량의 산소를 필요로 하는 곳으로서 호흡에 의하여
받아들여진 산소의 20__25%를 소비하고 있다.
그러니까 산소가 부족하게 되면 강제적으로 하품을 하게 하여 산소를 받아들이도록
하는 것이다.
그런데 하품을 하면 일시적으로 눈이 떠지는 것은 어째서일까? 이것은 입을 크게
벌리면 무엇을 씹을 때에 쓰여지는 교근이 강하게 잡아당겨져 대뇌피질에 자극이
보내어지기 때문이다.
그러므로 하품으로 할 때 부끄러워하지 말고 입을 크게 벌려 배근을 잡아당겨져
대뇌피질에 자극이 보내어지기 때문이다.
운전 중에 졸리게 되면 입을 크게 벌리거나 닫거나 하는 것도 효과가 있다.
@ff
제8장
혈액형에 따라 대머리의 형태도 달라진다
혈액형이 A형인 사람의 대머리는 어중간형
'대머리의 고민은 대머리밖에 모른다'는 말이 있는데, 대머리인 사람에게도 그다지
알려지지 않은 것이 혈액형과 대머리와의 관계이다.
의학적인 근거는 해명되지 않고 있지만, 혈액형에 따라 벗겨지는 방식에도 어떤
경향이 있는 것 같다.
A형인 사람은 한마디로 말해서 어중간하게 벗겨지는 타입이다. 귀언저리나 목덜미
근처의 아랫 부분 머리는 그다지 벗겨지지 않는다. 전체적으로 솜털이 남아 있는
수도 있다.
완벽한 대머리, 이른바 '민대머리'는 O형인 사람에게 많다. 벗겨지기 시작하면
최후의 한 가닥까지 빠져 버릴 우려가 있으므로 O형인 사람은 각오를 해둘 것.
머리털이 조금 남는 것은 B형으로 머리 꼭대기에 몇 가닥 남아 있는 것이 이
타입이다.
벗겨지는 확률이 가장 적은 것은 AB형으로, 민대머리가 되는 경우는 좀처럼 없을
것이다.
하지만 앞에서 든 예는 한낱 경향에 지나지 않는다. 대머리란 것은 혈액형에 따라
생기는 것이 아니라 남성 호르몬 과잉이나 지나친 육식이 하나의 원인이라는 것이
주지의 사실이다.
AB형이라고 해서 절대로 대머리가 안 된다는 보장도 없고, O형이라 해서 대머리가
될까봐 걱정할 필요는 없다.
발에 쥐가 나는 것은 호흡곤란에서?
수영을 하기 전에 준비운동을 하는 것은 발에 쥐가 나는 것을 예방하기
위해서이다. 그런데 어째서 쥐가 나는지를 모르는 사람이 많은 듯하다.
헤엄을 칠 때의 호흡조절은 상당히 어렵기 때문에 훈련된 사람이 아닌 한
육상에서의 호흡처럼 자연스럽게 할 수는 없다. 평소에는 누구한테서 배운 것도
아니면서 무의식중에 자연스러운 호흡이 가능한 데 비해, 물 속에서는 호흡하는 데도
기술이 필요하다.
얼굴을 든 순간 급히 숨을 쉬는 것도 분명히 기술의 하나이긴 하지만, 이때 산소를
너무 많이 흡입하면 발에 쥐가 나는 경우가 있다. 혈액 중의 탄산가스가 줄어들어
근육의 움직임이 균형을 잃게 되어 경련을 일으키는 것이다.
근육의 경련을 예방하기 위해서는 어떻게 해서든지 사전에 근육을 부드럽게
해주어야 한다. 쥐가 나는 것은 근육이 늘어난 순간에 갑자기 오는 경우가 많으므로,
특히 뻗는 운동을 충분히 해둘 필요가 있다.
알레르기성 비염은 복수가 원인
한방에서는 몸을 유지하는 기, 혈, 수의 3가지 요소 중 어느 하나가 균형을 잃었을
때 증상이 나타나는 것이라고 하는데, 알레르기성 비염은 이 중에서 물의 밸런스가
깨어진 상태라고 한다.
불규칙한 식생활 따위로 물의 균형이 깨어지면 배에 물이 고이고, 그 물이 땀이나
오줌을 충분히 배설되지 못하게 된다. 그러면 얼굴 쪽으로 역류해서 눈물이나 눈곱,
가래, 콧물이 되어 배출된다.
감기도 아닌데 콧물이 나오는 것은 몸에 불필요한 수분이 축적되어 역류해 온
증거이다. 눈물이나 눈곱이 많이 나오거나 잠잘 때 땀을 흘리거나 살이 무르고
뚱뚱해진다거나 몸이 차가워지는 따위의 증상도 생긴다.
흐트러진 물의 균형을 바로잡고 알레르기성 비염을 다스리는 데는 소청룡탕이라는
특효약으로 알려져 있다. 이 한약은 서양의학에서도 콧물의 원인인 히스타민을
억제하는 작용을 한다는 것을 인정하고 있다.
근육 피로는 차게 하면 풀린다
스포츠 의학에서는 근육이나 인대의 장애에 '아이싱'이라는 치료법을 사용하는
경우가 많다. 전용 아이스 박스나 콜드 스프레이로 차게 하여 혈관을 수축시켜서
부기나 염증을 완화시키는 방법이다.
이 아이싱 요법은 평상시의 근육피로에도 이용할 수 있다. 도구는 비닐 주머니에
얼음을 넣은 것, 또는 종이컵에 물을 얼린 것이어도 된다. 얼음이 없을 경우에는
차가운 물수건도 좋다.
이것을 혹사한 근육에 대고 있거나 마사지를 하면 효과를 거둘 수 있다. 또 아이스
마사지와 더운물로 찜질하기를 반복하는 '온냉요법'도 효과적이다. 혈관의 수축과
팽창이 반복되면서 피로물질인 유산이 분해되어 근육의 유연성도 되찾을 수 있다.
맥주를 마시면 화장실에 자주 가는 이유는?
맥주가 이뇨작용을 한다는 것은 체험을 통해서도 잘 알고 있을 것이다. 그러나 그
이유가 무엇인지 아는 사람은 그다지 많지 않은 것 같다.
체내의 다른 현상과 마찬가지로 오줌도 뇌의 지령에 의해 생산되거나 배출된다.
지령을 전달하는 것은 호르몬인데, 소변의 경우는 '바소프레신'이라는 호르몬이
담당하고 있다. 이것은 시상하부에서 만들어지는데, 체내의 수분이 적을 때에는
'소변생산 중지'지령을 신장에 전달한다.
알코올에는 이 바소프레신의 분비를 방해하는 성질이 있다. 바소프레신이 억제되면
신장은 소변생산을 계속해서 방광으로 보낸다. 이런 현상으로 인해 소변이 자주
마려운 것이다.
맥주뿐만 아니라 위스키나 정종도 마찬가지이다. 그런데 맥주가 이뇨작용이 강한
것처럼 느껴지는 이유는 마시는 양이 많기 때문이다.
또 카페인에도 알코올과 같은 성질이 있어서 커피나 홍차를 마셨을 때에도
화장실을 찾게 된다.
여름이 되면 어째서 쉽게 피로해질까?
피로는 발한 작용과 깊은 관계가 있다.
기온이 상승하면 체온도 상승하려 하는데, 그것을 억제하고 있는 것이 발한
작용이다. 땀을 흘리는 것으로서 체내의 불필요한 열을 방출하여 일정한 체온을
유지하는 것이다.
한여름에 땀을 많이 흘리는 것도 체온을 조절하기 위해서이다. 특별히 운동을 하지
않는 날에도 흘리는 땀의 양을 하루에 2__3l나 된다.
문제는 땀을 증발시킬 때 에너지를 소비하는 일이다. 2__3l의 발한에 필요한
에너지는 1,000kcal 이상이라고 하는데, 이것은 크롤 스트로크로 1시간 동안 헤엄쳤을
때의 소비량과 거의 같다. 더워서 식욕이 감퇴되었을 때에도 그만한 에너지를
소비하므로 피로를 느끼는 것은 당연하다.
그런데다 더우면 아무래도 수분을 다량 섭취하기 마련이다. 과잉 수분이 땀으로
배출될 때에 칼로리가 소비되고, 수분의 과다 섭취가 위액을 희박하게 만들어
소화불량을 초래케 하는 것도 역시 체력을 소모시켜 피로의 원인이 된다.
그러나 그렇다고 해서 물을 적게 마시는 것도 문제가 된다. 체온 조절을 원활하게
하고, 일사병 등을 예방하기 위해서도 수분 섭취는 필요 불가결이다. 요는 적당하게
마시는 것이 적절한 처방이다.
겨자, 고추는 다이어트에 유효하다!
이 세상에는 '많이 먹는데도 피골이 상접한 사람'이 있는가 하면, 별로 많이 먹지
않는데도 살이 찌는 사람이 있다.
먹어도 살이 찌지 않는 이유로는 운동량이 많다거나 대사가 활발하다는 것 등을 들
수 있는데, 만일 식사 후에 등 부위의 체온이 올라가면 그것은 갈색지방 세포가
많아서 그 작용도 활발하다는 증거이다. 이 세포 덕택으로 비만이 방지되고 있는
것이다.
갈색지방 세포란 한마디로 지방분을 연소시키는 문자 그대로의 갈색 세포를
말한다.
갈색세포는 대부분의 포유류가 갖고 있는데, 인간의 경우에는 갓태어났을 때는 약
100g이던 것이 성인이 되면 10__15g으로 성장과 함께 감소된다.
이 세포는 음식물, 특히 지방을 과잉 섭취하면 활동을 시작하여 여분의 지방을
연소시킨다. 이때 '사모겐'이라는 단백질이 열을 방출하기 때문에 세포가 분포되어
있는 견갑골 사이나 목덜미의 체온이 상승하는 것이다. 갈색지방 세포가 많은
사람일수록 체온이 높아지고, 적어서 활동이 미미한 사람은 체온이 올라가지 않는다.
이 갈색지방 세포를 최대한으로 활용하면 2시간의 조깅과 거의 맞먹는 100kcal를
소비할 수 있다고 한다. 하지만 그것은 현실적으로는 매우 어려운 일이다.
그러나 식사를 하면서 갈색지방 세포를 활성화할 수는 있다. 고추, 겨자, 생강에는
이 세포를 자극하는 성분이 함유되어 있어서 다이어트시에는 되도록 많이 섭취하는
것이 바람직하다. 하지만 이들 향신료는 위의 점막에 매우 자극적이므로 위벽을
보호하는 단백질도 동시에 섭취하도록 해야 한다.
음식을 너무 빨리 먹으면 방귀가 잦다
이 말을 듣고 '과연 그랬었구나' 하고 고개를 끄덕일 사람이 많을 것이다. 방귀가
잦았다. 날을 기억해 보면 분명히 음식을 급하게 먹었을 때였을 것이다. 방귀뿐만
아니라 트림도 많이 나온다.
도대체 그 까닭은 무엇일까?
음식을 먹을 때 우리의 체내에는 공기도 함께 들어간다. 이 공기의 대부분은
입으로 되올라와 트림으로 배출되는데, 나머지 공기는 그대로 위를 거쳐 장으로
내려가서 방귀가 된다.
그러므로 입으로 들어가는 공기가 많으면 많을수록 트림이나 방귀도 많아지는
것이다.
입을 크게 벌려서 음식물을 급히 퍼넣고 제대로 씹지도 않고 삼켜 버리면 공기가
위에 많이 들어가 트림이나 방귀로 나오는 것은 당연한 결과라고 할 수 있다.
음식물을 그렇게 먹는다는 것 자체가 예의바르지 못한 것이지만, 먹은 후에도
조심을 해야 한다. 하긴 이런 종류의 방귀는 소리는 요란하지만 냄새가 나지 않는
것이 불행 중 다행이랄까.
재채기의 풍속을 어느 정도일까?
강풍이나 태풍의 풍속에 비하면 사람이 내쉬는 입김 따위는 거북이 걸음 정도일
거라고 생각했는데 의외로 놀랄 만한 스피드를 가지고 있었다.
평상시의 호흡은 시속 10__20km로 자전거와 거의 비슷하다.
그런데 기침을 했을 때 입에서 토출되는 공기는 시속 200__400km이다.
그 세력에는 가제 마스크 따위도 아무 소용이 없다. 마스크로 바이러스 확산을
예방하고 있는 줄 알고 있지만, 실제로는 굉장한 속도로 날려 보내고 있는 것이다.
재채기는 시속 320km이다. 단 1초에 100m 앞에 있는 사람에게 도달하고 만다.
초고속 열차의 속도가 시속 210km, 태풍의 풍속이 시속 120km이다. 그런데 사람이
그런 속도로 숨을 내쉬고 있으니까 기침이나 재채기를 연발하면 지치는 것도 무리가
아니다.
인체에서 가장 민감한 곳은?
'민감하다'를 규정지어 말하기는 어려운데, 여기서는 우선 '두 가지 점을 식별할 수
있는 능력'을 '민감하다'라고 하기로 한다.
그러면 등이 가장 둔감한 부위가 된다.
두 곳을 동시에 쿡쿡 찔렀을 때, 두 점 사이의 거리가 5cm 이내밖에 안 되면 큰
한 점으로 느끼고 만다.
그렇다면 평상시에 가장 많이 사용하는 손가락 끝은 어떨까? 마작 패를 손가락
끝으로 알아맞히는 사람도 있는데, 그것은 특수한 능력에 속한다.
보통 사람의 경우 두 점의 거리가 2mm 이상 떨어져 있지 않으면 두 점이란 것을
판단할 수 없다.
그런데 인체에서 가장 민감한 부위는 바로 혀 끝이다. 두 점의 사이가 불과
1mm밖에 되지 않아도 두 점이란 것을 느낄 수 있는 것이다.
잇새에 낀 찌끼가 혀 끝에 스쳐져 꺼내 보았더니 생각보다 아주 작았다는 경험은
더러 있을 것이다.
체내에 들어간 알코올은 몇 시간이면 처리될까?
맥주의 큰 병을 절반, 320ml 정도 마셨다고 하자.
위로 들어간 알코올의 일부는 점막세포를 통해 혈관으로 들어간다. 그 속에서의
흡수 속도는 처음에는 매우 빨라 30분 이내에 25%의 알코올이 흡수된다. 그러나
속도가 차츰 떨어져 1시간에 30%정도가 흡수된다.
나머지는 소장으로 향하게 되는데, 이때 위 속에 먹은 것이 있으면 천천히, 위가
비어 있으면 빠르게 소장으로 옮겨 간다.
다름 음식물과 섞이면서 가는 경우 모두가 소장으로 옮겨지는 데 걸리는 시간은
3__6시간이다. 또 음식물이 없을 때에는 몇 분도 채 걸리지 않는다. 소장으로 들어간
후에는 빠른 시간에 모조리 흡수된다.
그리고 흡수된 후의 분해 등의 처리에 소요되는 시간은 알코올 10ml에 대해
1시간이나 걸린다. 또한 320ml의 맥주가 5도짜리라고 한다면 알코올은 16ml이므로
1시간 36분이 걸린다는 계산이 나온다.
그리고 처리 완료까지의 소요 시간은 다른 음식을 아무것도 먹지 않았을 경우가
3시간 36분, 음식을 먹으면서 마신 경우는 6시간 이상이다. 상당한 시간이 걸리는
것이다.
술을 마시면 왜 간장에 부담이 갈까?
위점막에서 흡수된 알코올은 모세혈관의 벽을 따라 혈관으로 들어가서 혈액 속에
용해되어 들어간다. 소장에서 흡수된 것도 마찬가지이다. 위의 소장에서 나온 혈관은
곧 한 곳에서 합쳐져서 문맥이라는 흐름이 되어 간장으로 이어져 있다. 이 간장으로
들어간 후가 문제이다.
화학공장 역할을 떠맡고 있는 간장은 아미노산으로 당을 만들거나 글리코겐
합성물질을 만들거나, 유독 성분에 황산이나 글루쿠론산을 뿌려 축출하는 등
평소부터 합성하랴 분해하랴 매우 바쁜 장기이다. 거기에 알코올이 들어오면 일이 또
하나 불어난다. 알코올을 아세트알데히드(acetaldehyde)라는 성분으로 변화시키고
그것을 다시 초산으로 바꾸어야 한다.
초산은 탄산가스와 수분으로 분해되어 탄산가스는 호흡으로, 수분은 소변이 되어
배출된다. 이일은 대부분 체내의 다른 세포가 맡아서 해주는데, 그 중에는 간장에
남는 초산이 있는가 하면 체내를 빙빙 돌아다니다 되돌아오는 초산도 있다. 이것은
아무래도 간장 스스로가 처리하는 수밖에 없다.
이처럼 일이 너무 바빠지므로 과음을 하면 부담이 커지는 것은 당연한 일이다.
혀가 판단할 수 있는 미각은 몇 종류나 될까?
대개의 음식물은 달다, 맵다, 시다, 쓰다, 짜다의 5가지 형용사로 표현할 수 있다.
그러나 혀가 감지하는 맛이 이 5종류냐 하면 그렇지는 않다.
독일의 헤닌이 연구하여 발표한 바에 따르면, 인간이 느끼는 미각은 달다, 시다,
짜다, 쓰다의 4가지뿐이라고 한다.
알칼리성의 맛을 첨가시켜 5종으로 하는 경우도 있지만 맵다와 떫다는 들어가지
않는다. 매운 맛과 떫은 맛은 혀가 감지하는 미각이 아니고, 촉각과 통각이 함께
작용하여 비로소 알 수 있는 맛이기 때문이라 한다.
또 미국의 비브와 워델이라는 두 학자에 의해 맛의 강도를 수치로 나타내는 방법도
만들어졌다. 단위는 가스트인데, 미각의 강도에 따라 세분화하여 설정된다. 예를 들어
콜라는 단맛 11.2가스트, 쓴맛 2.2가스트, 짠맛 1.3가스트, 신맛 5.0가스트이다. 단맛이
가장 강하고, 신맛은 보통, 쓴맛과 짠맛은 약간 들어가 있다는 것인데, 실지로 마셔
본 느낌과 비교하면 어떨까. 그리고 합계가 50가스트를 넘는 식품을 먹으면 기분이
나빠진다고 한다.
머리카락은 언제 자랄까?
사람의 머리카락은 8만__10만 개나 된다고 한다.
수명은 성별에 따라 달라서 남성은 3__5년, 여성은 6__7년 정도이다. 머리카락은
수명이 다하면 빠지기 시작하는데, 그 숫자는 하루에 약 50개 정도이다. 빗에 걸려
빠진 머리카락이나 머리를 감을 때 빠진 머리카락을 보고 숫자가 너무 많아 놀라기
쉬운데, 50개 정도 빠지는 것은 기본이라 생각하고 안심해도 된다.
잘 자라는 시간대는 오전 10시에서 11시 사이이고 오후 4시부터 6시까지가 그
다음이다. 잠자는 동안에 거의 자라지 않는 것은 머리카락 세포도 쉬고 있기
때문이다.
자라는 길이는 연령이나 식생활 습관에 따라 차이가 있지만, 평균해서 하루
0.2__0.3mm 정도이다. 1개월이면 6__9mm자란다는 계산이 된다. 의외로 잘 자라지
않는 셈이다.
햇볕에 그을리면, 살갗이 흰 사람일수록 빨갛게 되는 이유는?
똑같은 시간, 똑같은 양의 햇볕을 쬐었는데도 얼룩 하나 없이 밝고 엷은 다갈색이
되는 사람이 있는가 하면, 쪄놓은 문어처럼 빨갛게 되는 사람도 있다. 시간이 지나면
기미나 주근깨가 생기는 경우도 있다. 이와 같은 차이가 생기는 과학적인 근거는
무엇일까?
햇볕에 그을린다는 것은 바꾸어 말하면 중, 장파장의 자외선이 피부세포에 영향을
주는 현상이다.
자외선 중 짧은 파장의 것은 지표까지 이르지 못하고, 중파장의 것이 피부의
표피세포, 장파장의 것이 표피 밑의 색소세포에까지 스며든다.
빨개지는 원인은 중파장의 자외선이 표피세포 안에서
프로스타글라딘(prostaglandin)이라는 혈관을 확장시키는 물질을 만드는 데 있다.
혈관이 확장되면 혈액이 표피 근처에 모이므로, 원래 살갗이 희고 피부가 고운
사람일수록 그것이 투시되어 빨갛게 보이는 것이다. 이런 현상을
'선번(sunburn)'이라고 한다.
한편 장파장의 자외선은 색소세포에 작용해서 멜라닌이라는 물질을 산화시켜
흑갈색으로 변색시킨다.
이것이 바로, '선탠(suntan)이다. 그런데 여기서부터가 얼룩이 없이 그을게 되느냐,
얼룩이 생기느냐 하는 갈림길이다. 선탠 상태의 살갗은 중파장의 자외선이 그 이상
침입해 오는 것을 억제하려고 한다.
이것이 전체적으로 잘 이루어지면 얼룩이 안 생기고, 군데군데 실패하면 얼룩이나
기미가 되는 것이다.
피부에 아무것도 바르지 않으면 한낮의 직사광선으로 살갗이 그을리는 시간을 불과
15분이다. 선오일도 2시간마다 새로 바르지 않으면 효과가 없다.
어쨌든 무리하게 살갗을 태우는 것은 금물이다.
코골기에도 도수가 있다는데?
어떤 사람이 코골기를 연구했는데, 그의 말에 의하면 1도부터 10도까지의 도수가
있다고 한다.
단순 코골기인 1__5도는 때때로 단발적으로 고는 것으로 자각 증상은 없고 음주
후나 피로했을 때에만 곤다.
6도는 경미한 코골기 증세이다.
잠에서 깨어났을 때 목이 마른 듯한 느낌이 든다. 7도는 같은 방에 자는 사람의
수면을 방해하게 되는데, 음향이나 광선 따위의 자극으로 곧 멎는다.
건강상태에 관계없이 잠만 들면 골곤 한다. 인후의 건조감, 피로감, 머리가 무거움
따위의 증상을 자각한다. 낮에도 졸음이 계속 쏟아진다.
8도는 7도의 증상에 권태감, 혈압 항진 등이 추가된다. 1시간에 1__2회 정도 10초
이내의 무호흡증을 수반한다.
9도는 잠이 드는 것과 동시에 골기 시작하여 불규칙적으로 곤후, 10__120초 정도의
무호흡증, 저산소혈증, 심장질환 따위의 증상이 있다.
10도는 야간의 불면, 공포증, 몽유병, 주간의 졸음, 뇌혈전 따위를 수반하며,
돌연사에 이르는 경우도 있다.
6도 이상은 단순한 코골기가 아닌 병적인 증상이다.
이에 해당된다고 생각하는 사람은 반드시 전문의의 진찰을 받도록 하자.
이를 갈 때의 무는 힘, 도대체 몇 kg이나 될까?
아래위를 마주치게 해서 딱딱 소리를 낸다거나 이를 악문다, 뽀드득 뽀드득 이를
간다 식으로 이를 가는 패턴은 대개 이 3종류이다.
아래윗니를 맞부딪치는 형은 충치 치료 등을 할 때 충전시킨 것이 잘 맞지 않아
일어나는 경우가 많고, 이를 악무는 형은 스트레스나 내면적인 성격이 원인이다.
뽀드득 뽀드득 가는 형은 양쪽 모두에 해당된다.
이를 가는 것은 잠자고 있을 때만이고 잠에서 깨어나면 일부러 해보려 해도 잘 안
되는 이상한 것이다. 시험삼아 옆에서 뽀드득 뽀드득 이를 갈아 남의 잠을 설치게
하는 친구를 흔들어 깨워, "다시 한번 갈아 봐"라고 하면 대부분의 사람이 잠자고
있을 때만큼의 큰 소리는 내지 못한다. 잠든 동안의 무의식중에 엄청난 괴력을
발휘하기 때문이다.
음식을 먹을 때에도 전병이나 과자류 등이 10kg, 식빵은 30kg의 힘밖에 필요로
하지 않는다. 그런데 이를 갈 때는 놀랍게도 60__80kg의 힘이 작용하는 것이다.
그러니 턱이 피로해질 수밖에 없다. 이가 흔들거리거나 이가 마모되는 따위의
폐해가 일어나는 것도 당연한 일이다.
내출혈한 피는 어디로 갈까?
보통 내출혈이라고 하면 엄밀히 말해 '피하출혈'이다.
무언가에 심하게 받치거나 맞으면 충격이 가해져서 혈관이 파열되지만, 피부에
손상이 간 것은 아니므로 피가 몸밖으로 흘러나오지는 않는다.
혈관파열로 흘러나온 피는 피부 아래에 있는 조직에 멈춘다. 이때 푸르게 보이기
때문에 '푸른 멍'이라 하는데 적혈구의 색깔이 사실은 푸르기 때문이다.
적혈구는 그 후에 미세하게 파괴되는데, 파괴될 때 색소를 황색으로 바꾸면서 극히
미세해진다. 그리고 마지막에는 세포 내로 흡수되어 피부 바깥쪽에서는 보이지 않게
된다. 하지만 이것은 일설에 지나지 않는다.
빈혈과 저혈압은 어떻게 다른가?
"나는 저혈압이라서..." 하고 얌전하게 말하면서 늦잠을 잔 변명을 할 수 있는 것은
꽤 편리한 것인지도 모른다. 그러나 저혈압과 빈혈과의 관계를 확실히 알고 있는
사람은 의외로 많지 않은 것 같다.
저혈압과 빈혈은 전혀 다른 병이다.
저혈압이란 심장에서 밀려 나오는 혈류의 압력이 낮은 것으로, 혈압계를 측정해서
그 연령의 평균치보다 상당히 낮은 경우를 가리킨다.
빈혈은 혈액 중의 적혈구나 혈색소가 희박해지는 증상이다. 전신 적인 빈혈 외에
국소성 빈혈이라는 것도 있는데, 이것은 어떤 장기의 혈류가 감소된 상태이다.
뇌빈혈이 이에 해당된다.
빈혈이냐, 아니냐는 혈압의 고저에서가 아니라 혈액의 성분 검사로 알 수 있는
것이다. 헷갈리는 것은 단지 현기증, 동계(심장의 두근거림), 피부 창백 등의 증상이
비슷하다는 점이다.
빈혈에다 저혈압까지 겸한 이 중고를 겪는 사람도 있어 점점 더 구별하기
힘들어지는 것 같다.
체온은 어디를 재면 가장 정확할까?
시험삼아 몸의 여기저기에 손을 대보는 것만으로도 어느 정도 알 수 있지만,
한마디로 말해서 체온은 신체 부위에 따라서 약간씩 다르다.
도대체 인간의 '절대 정확한 체온'이라는 것이 있을까?
정답은 '없다'이다.
그러나 측정치에 오차가 잘 나지 않는 곳은 있다. 폐쇄되어 있어 외기와의 접촉이
어렵고 움직임도 없으며, 바로 전에 먹고 마신 것에 영향을 받지 않는 곳 말이다.
그런 곳이라면 겨드랑이 밑이나 입 안이 아니다. 그 곳은 바로 항문 쪽이다.
그 곳에서 재는 온도는 '직장온'이라 하여 의학적으로도 '체온의 표준치'로 삼고
있다.
구강온은 직장온보다 0.1__0.3도C 낮고, 액와(겨드랑이 밑)온은 0.2__0.3도C 더
낮다고 한다. 그러므로 항문에서 재는 것과 겨드랑이 밑에서 재는 것과는 0.3__0.6도C
나 차이가 나게 된다.
단지, 체온의 오르내림만을 재는 경우라면 항상 같은 곳에서 재고 있는 한 크게
문제는 되지 않지만, 자기 체온을 정확하게 알고 싶은 사람은 '직장온'을 재면 알 수
있다.
단, 감염증을 예방하기 위해 반드시 자기 전용의 체온계를 갖고 있어야 한다.
눈가리개를 하고 걸으면 어떻게 될까?
넓은 공간에서 눈가리개를 하고 걸어 본다.
어떤 결과가 발생할까?
1.꾸불꾸불 사행하면서 나아간다.
2.비틀거리다가 쓰러지고 만다.
3.아장아장 걷다가 출발점으로 되돌아오고 만다.
4.조심해서 걸으면 직선 코스에서 다소 벗어나기는 하지만 거의 똑바로 전진할 수
있다.
정답을 말하기 전데, 먼저 인간의 체격 구조에 대해 알아보자.
우리들의 몸을 골격, 내장, 수족의 길이나 굵기, 근육의 상태나 힘의 강도 그 어느
것을 막론하고 좌우대칭으로 되어 있지 않다. 테니스 선수는 주로 잘 쓰는 쪽의 팔이
길다고 하는데, 보통사람도 그러하다. 얼핏 보아서는 좌우 균형이 잡혀 있는 것같이
보이는 발도 약간은 차이가 있다.
눈가리개를 하면 시각으로 방향을 확인하면서 걸을 수 없기 때문에 그 좌우의
차이가 현저하게 나타난다. 예를 들어 오른발 쪽의 근육이 더 발달되어 있다면
오른쪽의 움직임이 커져서 약한 왼쪽 방향으로 차츰 커브를 그리게 된다. 그 결과
장애물이 없는 넓은 공간이라면 원을 그리고 제자리로 돌아오고 만다.
정답은 3.
눈가리개를 하지 않아도 짙은 안개나 폭설 속에서 길을 잃으면 같은 결과가 된다.
겨울에 산에서 길을 잃은 사람이 몇 시간이나 길을 찾아 헤매다가 다시 제자리로
되돌아오는 것도 같은 이유이다. 눈은 몸을 움직일 때도 중요한 역할을 하는 것이다.
얼굴 가죽은 얼마나 두꺼울까?
뻔뻔스러운 사람을 가리켜 '얼굴 가죽이 두껍다'고 말하는데, 잘 생각해 보면 이
말에는 깊은 뜻이 담겨 있다.
안색은 혈액의 흐름에 따라 변하는데, 혈관 따위의 조직을 덮고 있는 가죽이
두꺼우면 빨갛게도 파랗게도 되지 않고 아주 천연덕스러워 보인다.
그러면 도대체 몇 mm 정도면 두껍다고 할 수 있을까?
인간의 피부 두께는 표피가 0.1__0.3mm, 그 안쪽의 진피가 0.3__2mm, 합쳐서
0.4____2.3mm가 평균적이다.
물론 몸의 부위에 따라 차이가 있는데, 발뒤꿈치와 가장 얇은 눈꺼풀 가죽은 사람에
따라 상당한 차이가 있다.
또 무릎이나 팔꿈치 등의 관절을 덮고 있는 곳은 다른 부분과는 달리 표피가
두껍고 진피가 얇게 되어 있다.
안면의 가죽은 해부해 보면 몸의 딴 부위에 비해 상당히 얇다는 것을 알 수 있다.
그런데 아닌게아니라 나이를 먹어 갈수록 두꺼워지는 경향도 있어 생후 9개월일 때
0.04mm, 15세가 되면 0.07mm, 35세 때는 0.1mm가 된다.
나이를 먹으면 얼굴 가죽이 두꺼워진다는 말은 사실인 것이다.
묵독과 음독, 어느 쪽이 더 기억에 남을까?
아주 조용한 방에서 소리를 내지 않고 읽는 편이 머리에 잘 들어갈 것이라
생각되지만, 사실은 그 반대이다.
인간의 기억능력은 자극하는 감각이 많을수록 높아지고 머리에 남기 쉽다. 입을
다물고 눈으로 읽는 것만으로는 시각만 자극하는 것이 되어, 모처럼 주어진 인간의
오감도 '보물을 갖고도 썩이는 꼴'이 되고 만다.
이에 비래 음독 쪽은 시각은 물론, 소리를 낼 때의 입술이나 혀의 감각, 자기의
목소리를 들을 때의 청각도 자극되므로 기억효과가 상승된다.
더 철저하게 하려면 음독하면서 메모를 하는 것. 글씨를 쓸 때의 손끝의 감각,
그리고 메모한 글자로 다시 시각을 자극할 수 있다. 읽기만 하는 것보다 쓴 쪽이
기억하기 쉬운 것은 많은 사람들이 이미 경험했으리라 생각하지만, 이같은
생리학적인 확실한 증거가 있었던 것이다.
기쁜 눈물, 분한 눈물, 슬픈 눈물의 맛이 각각 다르다는데?
눈물의 성분은 염소와 나트륨이 대부분이고, 나머지는 단백질, 당질, 칼슘, 칼륨
등이다. 물론 주체는 수분이다.
우리는 울지 않아도 먼지나 티 같은 것으로부터 안구를 보호하기 위해 하루
0.6cc의 눈물을 분비하고 있다. 울 때에는 교감신경이나 부교감신경이 자극을 받아
눈물을 흘리라는 명령이 하달된다.
그런데 이 두 가지 신경은 문자 그대로 감정에 크게 좌우되는 것이지만 각각
업무를 분담하고 있다. 평정시와 분노하고 있을 때는 교감신경이, 기쁠 때와 슬플
때는 부교감신경이 작용된다.
또 한 가지 차이는 교감신경이 작용했을 때의 눈물은 칼륨 이온과 수분이 적고,
부교감신경이 적용했을 때는 그것들이 많아진다.
즉, 교감신경에 의한 분노의 눈물, 억울한 눈물은 수분이 적으므로 맛이 진하고
짠맛도 많다. 한편 부교감신경에 의한 슬픈 눈물이나 기쁜 눈물은 약간 싱겁다.
눈물은 언제나 짭짤하다고 생각했을지 모르지만, 눈물도 짜거나 싱거운 것이 있다는
것을 알 수 있다.
에어로빅은 심폐기능을 강화시킨다
에어로빅이란 원래 수영복 같은 레오타드를 입고, 춤인지 체조인지 분간하기 힘든
그런 운동을 지칭하는 것은 아니다.
이미 귀에 익은 에어로빅이란 말, 이것을 한마디로 설명하면 유산소 운동이다. 즉,
산소를 끊임없이 대량으로 흡입시킬 수 있는 운동을 가르키는 것이다.
이 조건에 해당되는 것은 테니스나 야구처럼 순간적으로 힘을 내거나 움직이거나
하는 스포츠가 아니고, 항상 일정한 페이스로 연속적인 움직임을 하는 스포츠이다.
예를 들면 조깅이나 수영, 물론 에어로빅 댄스도 그것의 일종이다.
그런데 이 중에서 어느 것이 가장 많이 산소를 섭취하고 소비하느냐 하면 역시
두말할 나위 없이 조깅이다.
체중 1kg당 매분 35l의 산소를 소비하기 위해서는 1.6km의 거리를 8분 정도로
달리면 된다. 또 수영이라면 550m를 15분에, 사이클링이라면 8km를 20분에 달리면
된다.
에어로빅 댄스라면 1시간 동안 계속해야만 같은 양의 산소를 소비할 수가 있다는
것과 비교하면, 모두가 예상외로 한가로운 페이스라 할 수 잇다. 남성이라면 1주일에
6회, 여성이라면 5회 정도는 해야만 심폐기능이나 혈행을 활성화하는 효과가 있다고
하므로, 결코 쉬운 일은 아니다. 역시 무슨 일이든지 지속하는 것이 중요하다.
사람은 왜 무한정 자라지 않을까?
대부분의 사람들은 중, 고등 학교 때에는 반 년 동안에도 키가 10cm 이상 자라지만
20세를 넘으면 성장이 멈추고 만다. 하기야 무한정 계속해서 키가 자라도 곤란한
일이겠지만, 왜 사람은 모두 일정한 나이가 되면 성장이 멈추는 것일까?
그 비밀은 몸 속에 있는 내분비선과 관계가 깊다. 체내의 내분비선 중에서 잘
알려진 것은 목 부위에 있는 갑상선, 뇌 아래쪽에 있는 뇌하수체, 가슴 부위에 있는
흉선, 남녀의 성별과 관련 있는 성선 등인데, 예를 들어 뇌하수체가 비정상적으로
되면 팔다리가 성장하지 않거나 반대로 팔다리가 지나치게 성장한다.
이렇게 잘 알려진 내분비선 중에서 성장과 관계 있는 것은 주로 흉선과 성선이다.
어렸을 때는 흉선이 크고 성선은 작다. 그리고 흉선이 큰 동안에는 성장을 계속한다.
그러나 13세 무렵부터는 성선이 커지고 흉선이 작아지면서 성장 활동도 점차
약화된다.
성적으로 성숙되는 20세 무렵이면 흉선은 완전히 활동을 정지하고 거기서 성장이
멈추게 된다. 따라서 성적으로 빨리 성숙하면 신장의 크기도 빨리 멈춰지고 만다.
위가 비었다고 배고픔을 느끼는 것은 아니다
배가 고프면 뱃속에서 쪼르륵 소리가 나는데, 이것은 위가 비어서 안에 있는
공기가 위벽을 진동시키기 때문이다. 흔히 배고픔을 느끼는 것은 위가 비었을 때라고
생각하기 쉽지만 꼭 그런 것만은 아니다.
그 증거로 격렬한 운동을 할 때나 공부나 일에 열중해 있을 때, 또는 입원 중에
영양주사를 맞은 때에는 아무것도 먹지 않아도 그다지 배고픔을 느끼지 않는다.
배고픔을 느끼는 것은 혈액 속에 영양소가 용해되어 있는지 없는지를 뇌가
파악하고 판단한 결과이다. 혈액 속에 영양소가 용해되어 있으면 뇌는 소화기관의
활동을 억제하고 그렇지 않으면 활동을 촉진시키므로 위가 심하게 움직여 쪼르륵
소리가 나는 것이다. 그러나 이와 같은 상황에서도 다른 일에 열중하고 있으면
배고픔보다도 그쪽으로 뇌가 작용하므로 배고픔을 느끼지 않게 되고, 또 영양주사를
맞고 있으면 혈액 중에 영양소가 보충되므로 역시 배고픔을 느끼지 않게 되는
것이다.
남자와 여자 인구가 항상 비슷한 이유는?
갑자기 뭐가 잘못되어 남자만 태어나거나 여자만 세상에 태어난다면 어떻게
될까라는 생각을 해본 사람이 많을 것이다. 그러나 유사 이래 대체적으로 남녀의
비율은 언제나 1대 1이었다.
물론 개인적으로는 여자들만 있는 강정이 있는가 하면 남자뿐인 가정도 있다. 또
국지전이 일어나고 있는 지역에서는 일시적으로 남녀의 성비가 불균형하게 되는
경우도 있다. 그러나 시야를 세계로 넓혀 본다면 역시 남녀의 성비는 1대 1에 가까운
수치를 나타내고 있다.
그 이유는 남자가 탄생하는 정자와 여자가 탄생하는 정자의 비율이 1대 1이기
때문이다. 인구 문제 연구가들의 발표에 따르면 실제로 태어나는 남녀의 숫자는
여자보다도 남자가 약간 높지만 남자쪽의 유아 사망률이 높기 때문에 결국 1대 1이
된다고 설명한다. 자연의 섭리란 정말 신묘한 것이라 할 수 있다.
최근에는 의술의 발달로 유아 사망률이 극히 낮아져서 그 때문에 남자고 점차
많아지고 있다는 통계도 나오고 있다. 더구나 우리 나라는 아직도 남아선호사상이
뿌리깊어 젊은 엄마들이 초음파로 미리 검사한 후에 남자아이만을 선별하여 낳는
경향이 비일비재한데, 이런 행위야말로 자연의 섭리를 그르침과 동시에 비인간적인
것을 간주되어 심각한 사회문제가 되고 있다.
사람은 왜 죽을까?
옛날부터 수명은 인류라는 종족의 보존을 위해 필요한 것이라 여겨 왔다. 만일
정해진 수명이 없다면 인간은 무한정으로 살아가게 되는데, 그렇게 되면 세대교체가
원활하게 이루어지지 않는다. 생물은 세대교체를 반복하면서 진화하고, 새로운 환경에
적응함으로써 종족 전체가 계속 생존해 온 것이다. 그러므로 세대교체가 없다면 어느
정도까지는 좋겠지만, 급격한 변화에 적응하기 어렵게 되어 종족 전체가 멸망해 버릴
수도 있다. 공룡은 수명이 너무 긴 나머지 세대교체에 실패하여 멸종되었다는 설도
있다.
얼마 전 미국의 헤이릭이라는 사람이, 사람의 세포는 아무리 잘 배양해도 50회
이상은 절대로 분열하지 않는다는 것을 증명했다. 이것은 세포에 수명이 있다는 것을
의미하고 있는 것인데, 아마도 그것은 DNA의 어딘가에 수명을 결정하는 암호가 있기
때문인 것으로 추측되고 있다.
평균 수명은 현재 약간씩 늘고 있는 추세이다. 최장 수명은 옛날부터 100__110세
그대로이다. 아무리 평온무사하게 나이를 먹고 과학이 진보한다 해도 이것은 변하지
않을 것 같다.
연인의 손을 잡으면 왜 '찡'하게 느껴질까?
사랑이란 정말 불가사의한 것이다. 아무런 관계가 없는 사람과는 서로의 신체
일부가 닿아도 별 느낌이 없는데, 좋아하는 사람에게 손을 잡히면 자기도 모르게
온몸이 짜릿짜릿한 걸 느낀다.
이것은 바로 사랑하는 마음의 작용이다. 마음의 작용은 곧 몸의 작용이기도 하다.
그것에 대한 실험을 한 독일의 하노버에 의하면, 사랑하는 사람의 피부는 강한
전기를 일으킨다는 것이다.
정확히 말하면, 전기를 일으키는 것은 사랑하는 사람들뿐만 아니라 어느 누구의
피부에서도 미묘한 강도의 전기를 발생시키는데, 이 전기의 작동으로 피부는
따뜻하거나 차갑다고 하는 피부감각 정보를 뇌에 전달한다.
그 전기는 수정 등에 압력을 가했을 때 일어나는 '압전기'와 얼음설탕을 가열했을
때 생겨나는 '초전기'로 알려져 있다. 이처럼 전기를 일으키는 물질은 자연계를
통틀어 찾아보아도 그렇게 많지 않으니, 인간의 피부란 매우 진기한 것을 보여진다.
독일의 한 연구가에 따르면, 이 전기의 전압은 온도가 높거나 압력이 강할수록
높아진다고 한다. 연인끼리는 처음부터 체온이 상승되어 있으므로, 그런 손으로 꽉
움켜잡으면 온몸에 전기가 통하는 것은 당연하다고 할 수 있다.
스트레스가 과로사를 초래한다?
스트레스에는 좋은 스트레스와 나쁜 스트레스가 있다. 적당한 자극(스트레스)을
받으면 인간은 해이해지지 않고 매일매일을 건강하게 보낼 수 있는데, 그 자극이
너무 부담스러워지면 병이 되는 것이다.
그리고 나쁜 스트레스를 계속해서 받게 되면 동맥경화가 되고, 그것이 극도에
다다르면 과로사로 이어진다는 것이 원숭이를 이용한 실험에서 증명된 바 있다.
실험은 원숭이를 두 그룹의 우리에 넣어서 행해졌다. 한쪽 우리의 원숭이는
스트레스를 주지 않고 평범한 생활을 하게 하고, 또 한쪽 우리의 원숭이는 멤버를
자주 바꾸어 넣거나 수컷만 있는 것에 암컷을 넣어 계속해서 강한 스트레스를
가했다. 식사에는 양쪽 모두 저콜레스테롤, 저지방의 건강식이 주어졌다.
결과는 예상대로 이렇다 할 스트레스를 받지 않은 쪽은 비교적 건강했지만, 많은
스트레스를 계속해서 받은 쪽은 혈관 여기저기에 상처가 생기고, 또 콜레스테롤이
다량을 축척되어 있었다 한다. 이 상태가 계속된다면 동맥경화가 되는 건 확실하다.
사람의 경우도 마찬가지라고 이 실험의 연구자는 말했다. 건강진단에서 중성
지방치나 콜레스테롤치가 정상이라 해도 인간관계, 일, 시차 등에서 강한 스트레스를
계속적으로 받으면 과로사로 이어질 가능성이 높다고 한다.
갓난아기도 엄마 얼굴을 주시한다
요즈음 엄마들은 아기를 등에 업지 않고 앞에 껴안고 외출하는 사람이 많아졌다.
아기는 엄마의 얼굴을 주시하고, 그 표정의 변화를 읽으면서 성장하므로 이것은 매우
바람직한 자세이다.
그런데 태어난 지 얼마 안 되는 아기는 지금까지 눈이 보이지 않는다고 여겨
왔는데, 미국의 어느 한 연구팀에 의해 아기는 잘 보고 있을 뿐만 아니라 엄마의
표정도 읽고 있다는 것을 알아냈다. 그것은 다음과 같은 실험에서 입증되었다.
태어난 지 36시간도 안 된 다기 36명에 대해, 먼저 아래위로 흔들어서 눈을 뜨게
한 후 혀로 소리를 내어 어른 다음 아기가 자기 쪽을 향한 것을 확인한 후 즐거운
표정, 성난 표정, 슬픈 표정 등을 지어 보였다.
관찰하는 사람은 엄마 역할을 하는 사람의 위쪽에 있으면서 그런 표정을 보지
못하게 하고, 아기의 얼굴 변화만을 보도록 한다. 그러면 거의 대부분의 아기가 엄마
역할을 하는 사람의 흉내를 내어, 입을 크게 벌리거나 입술을 삐죽 내밀며 반응을
나타낸다고 한다. 즉 관찰자는 아기의 표정 변화만 보고도 엄마 역할을 하는 사람이
기쁜 표정을 지었는지 성난 표정을 지었는지 슬픈 표정을 지었는지를 알아 맞출 수
있었다는 것이다. 이렇게 일찍부터 아기에게서 주시를 받고 있으니 엄마들은 많은
신경을 써야 할 것이다.
우주의 신비
제1장
우주의 신비
달의 인력이 인간을 '하이드 씨'로 변신시킨다?
밤하늘에 두둥실 떠 있는 달에는 과학적이라고 할 만한 연구방법이 아직 존재하지
않았던 시대부터 세계 각국에 여러 가지 재미있는 이야기가 전해지고 있다.
잘 알려진 것을 "지킬 박사와 하이드 씨"가 있는데, 주인공인 찰스 하이드는 초승달과
보름달이 뜨는 밤만 되면 평소의 그로서는 전혀 상상도 할 수 없을 정도의 상식을
벗어난 범죄를 저지르는데, 재판에서는 달로 인한 간헐적 정신병 탓이라고 주장했다고
한다. 1854년 당시, 달로 인한 정신이상이라는 항변은 받아들여지지 않아 그는 결국
감옥행이 되었다.
그러나 오늘날에 와서는 달이 생물의 몸이나 행동에 영향을 미친다는 것을 과학적으로
실증하려는 시도가 있다. '바이오타이드이론'이란 것이 그것인데, 의학박사인 아놀드
리버가 "달의 마력"이라는 책에서 상세하게 소개하고 있다.
만조가 되면 껍질을 벌리는 굴조개, 보름달이나 초승달이 뜨는 직후의 밤에만
산란하는 정어리 등, 그 밖에도 열거하자면 끝이 없다. 바다에 서식하는 동식물이 달의
영향을 받는 것은 바다 자체가 달의 인력의 영향을 받아 간만현상이 일어나는 것이므로
납득하기 쉬울 것이다.
그런데 인간은 어떨까?
사람의 몸은 70%의 수분, 30%의 고체로 이루어져 있다. 이것은 기이하게도 지표의
대부분을 덮고 있는 바다와 약간의 육지라는 지구의 모습과 호응하고 있다. 지구상의
물에 직접 영향을 미치는 달의 인력은 인체의 수분에도 똑같이 작용하리라 생각된다.
달의 인력이 이 체액의 밸런스를 무너뜨려 수분이 너무 많아지면 조직에 과다한
부담을 주어 신경을 흥분시킨다. 그리고 일시적이긴 하지만 인력이 변해 버리는 경우도
있다고 한다.
실지로 "보름달일 때 환자들의 기이한 행동이 많아진다"고 말하는 정신과 의사나
"보름밤에 범죄 발생률이 높다"고 말하는 경찰관도 있다.
후자의 경우, 마이애미(Mia__mi)에서 월령과 살인사건의 발생수를 그래프로
만들었더니 초승달과 보름달이 뜰 때 절정에 이르렀다고 하여 이를 입증해 주고 있다.
은하수는 어디쯤에 있을까?
지구나 태양이 속해 있는 은하계는 천체상을 보면 거대한 원반 모양으로 되어 있다.
이 원반은 위에서 보면 중앙에 별이 가득히 밀집되어 있고, 바깥쪽으로 향해 갈수록
소용돌이 모양을 그리면서 별의 수가 적게 산재해 있다. 옆에서 보면 중앙이 볼룩
튀어나와 마치 볼록 렌즈와 비슷한 모양이다.
지구가 속하는 태양계가 있는 곳은 이 원반의 중심에서 약 3만 광년 떨어진 곳이고
원반의 반지름이 약 5만 광년이므로 비교적 원반의 바깥쪽 가까운 곳에 있는 셈이다.
그리고 원반의 중앙부 위에서 보았을 때 별이 밀집되어 있는 부분, 옆에서 보았을 때
볼록 렌즈의 볼록 튀어나온 근처의 별의 집단을 우리는 은하수라고 부르는 것이다.
그 별들은 스스로 미광을 내고 있는 항성으로, 그 수는 수억 개라고 하지만 사람의
눈에 빛이 도달하는 것은 3,000개 정도이다.
지구에서는 평면적이며 띠 모양으로 보이지만, 실지는 입체적인 집단으로 두께는
1만에서 1만 5천 광년이나 된다.
태풍 하나의 에너지는 원자폭탄 10만 개분
초목을 쓰러뜨리고 지붕을 날리는 등 아무튼 태풍의 파괴력은 강력하다.
태풍은 도대체 어느 정도의 에너지를 갖고 있을까. 어느 기상 학자가 1930년에 환산해
보았더니 놀랄 만큼 방대한 것이란 사실을 알았다.
에너지를 나타내는 단위에 '에르그(erg)'라는 것이 있다. 1erg는 1다인(dyne)의 힘이
물체에 작용하여 그 힘이 작용하는 방향으로 물체를 1cm움직이게 하는 에너지를 말한다.
1dyn은 질량 1g의 물체에 작용해서 매초 1cm의 비율로 가속도를 내는 힘의 단위이다.
그런데 평균적인 태풍의 에너지라고 하면 바람만으로 10^45,3456,12,15^erg, 기압은
10^45,3456,12,1245^erg가 된다.
참고로 화산의 대분화는 10^45,3456,12,12^erg, 대지진은 10^45,3456,12,145^erg이다.
숫자상으로만의 이야기라면 분화나 지진이 아무리 무섭다 하더라도 태풍과는 비교도
안 된다.
더욱더 놀라운 것은 태풍 하나가 일본의 히로시마나 나가사키에 투하된 원자폭탄 10만
개분에 해당된다는 사실이다. 그 후에 발명된 수소폭탄은 원자폭탄의 1,000배 이상의
힘을 가진다고 하지만, 그래도 100개 정도를 합치지 않으면 태풍 한 개분의 에너지와
같아질 수 없다.
그러나 이것은 어디까지나 물체를 움직이는 에너지일 이야기일 뿐, 피해의 크기는
비교할 수도 없다.
전설 속의 견우성, 직녀성, 오작교는 지구에서 이만큼 멀다
음력 7월 7일은 칠석이다. 옥황상제의 노여움을 산 견우와 직녀가 일년에 한 번
만나는 것이 허용된 날이다.
칠석의 전설은 중국에서 건너왔다고도 하는데 아마도 그 전설과 우리나라의
민간신앙이 결부되어 정착된 것 같다.
그런데 견우와 직녀는 은하수를 사이에 두고 서로 떨어져 있는데, 천체도를 보면 이
두 개의 별은 알타이르(Aotair)성과 배가(Vega)성이다.
알타이르는 독수리자리에 속해 있고 지구로부터의 거리는 16광년이며, 베가는
거문고자리에 속하고 27광년의 거리이다. 빛이 일년간에 진행하는 거리가 1광년이므로,
우리가 현재 보고 있는 견우성이나 직녀성은 각각 16년 전, 27년 전에 그 곳을 떠난
빛을 보고 있는 셈이다. 좀더 이해하기 쉽도록 우리가 평소 사용하고 있는 단위로 고쳐
보자. 1광년은 약 10조km이므로, 견우성과 지구 사이의 거리는 약 160km, 직녀성과의
경우는 270조km나 된다.
은하수에 있으면서 견우와 직녀를 만나게 해주는 오작교는 별자리로 말하면
백조자리이며, 강에 다리는 놓은 꼴로 날개를 펴고 있다. 지구로부터의 거리는
11광년으로 약 104km이다. 육안으로는 모르지만, 천체망원경으로 관찰하면 적색, 백색,
청색 등의 빛을 내는 그물 모양의 성운으로 이루어져 있다. 이 성운은 약 5만 년 전에
별의 폭발로 흩어진 파편이 구형으로 퍼져 있는 것으로, 퍼져 있는 거리의 지름은 무려
500조km이다. 이것은 현재도 계속 퍼져 나가고 있는데, 그 속도는 놀랍게도 초속
100km이다.
어쨌든 견우성이나 직녀성, 그리고 오작교는 정신이 아찔해질 정도로 먼 곳에 있다는
것을 알 수 있다.
지구는 어째서 돌고 있을까?
'천체가 돌고 있는 까닭에 지구도 돌고 있다'는 것이 '지구는 어째서 돌고 있을까'라는
물음에 대한 대답이다.
그런 바보 같은 생각이 어디에 있느냐고 하겠지만 '지구가 멈췄다'고 할 때가 특별한
현상일지도 모른다.
돌고 있는 것은 하나의 운동 상태인데, 운동의 상태에는 무한한 변화가 있다.
가령 천천히 돌고, 조금 빠르게 돌고, 아주 빠르게 돌고, 또한 거꾸로 돌고, 거꾸로
천천히, 거꾸로 빠르게... 이런 식이다.
한편 이것을 숫자의 지표로 나타내면 0에서부터 시작하여 1, 2, 3... 또한 @m-@e1,
@m-@e2, @m-@e3... 과 같이 무한의 운동상태로 표시할 수 있다.
이것에 대하여 멈춰 있는 상태로는 빠른 것도, 천천히도, 거꾸로도 없이 오직 하나의
변화밖에 없다. 숫자 지표로는 0인 상태이다.
결국 무한의 변화 중의 유일한 상태이므로 특별한 상태라고 할 수 있다.
이러한 이유에서 태양, 달, 화성, 목성 등 그외 우주의 모든 천체는 스스로가 축의
주위를 빙글빙글 돌고 있는 것이다.
미래에는 시간여행이 가능하다
미래로의 시간여행, 이것은 원리적으로 불가능한 일은 아니다.
아인슈타인의 상대성 이론에 의하면 광속에 가까운 우주선 내부의 시계는 천천히
돌아간다.
만약 미래에 그런 고속도의 우주선이 만들어진다면 다음과 같은 일이 일어날 수
있다고 예상된다.
가령 우주선에서 출발한 15세 인 한 소년의 시계는 천천히 돌아가므로 20년의
우주여행을 마치고 지상으로 돌아왔을 때에는 35세이지만 지구상에는 50년이 경과했기
때문에 친구들은 모두 65세가 되어 있다.
이 경우 소년은 우주선이라고 하는 타임 머신으로 30년 후의 미래로 간 것이 된다.
이러한 일이 원리적으로 일어날 수 있다고 아인슈타인은 역설했다. 그렇지만 광속도에
가까운 우주선을 만든다는 건 아득한 먼 일이다.
반대로 과거로 가는 것에 대해 말한다면 미래에서 온 인물에 의해 역사가 바뀌어 버릴
가능성이 있으므로 그런 시간여행은 허락되지 않는다.
상대론도 과거로 가는 것은 불가능하다.
달에서 우주비행사가 걸으면 모래먼지가 일어날까?
1969년 아폴로 11호로 달에 착륙했던 암스트롱 선장은 달 표면에 인류로서는 최초로
발자취를 남겼다.
그때 흙먼지가 일었는가 일지 않았는가를 생각하면 꽤 흥미로운 일이다.
지구상에서는 미세한 흙먼지가 공기 중에 떠다니므로 분명히 흙먼지가 일어난다.
흙먼지가 미세하면 미세할수록 공기 중으로 떠다니기 쉽게 된다.
봄에 보는 황사는 중국의 고비 사막의 모래가 떠올라 제트 기류를 타고 한국과
일본에까지 날아온다.
달 표면에서도 우주비행사가 걸으면 먼지와 같은 모래가 튀어 오른다. 그러나 공기가
없으므로 달의 중력에 끌려 곧 떨어지고 만다. 그 모양은 마치 연못에 돌을 던졌을 때와
같은 느낌이다.
일상생활에 있어서 공기는 있어도 없는 것 같은 존재이지만 이런 이야기를 들으면
공기의 소중함을 재인식하게 된다.
태양의 흑점이 이상 기상을 초래하는 것일 사실일까?
태양에는 흑점이라고 하는 검은 점이 있다.
이것은 밝은 부분의 태양보다도 4분의 1정도의 밝기밖에 되지 않으므로 어둡게 보이는
현상이다.
온도도 태양이 빛나고 있는 곳이 6천만도나 되는 데 비해 흑점은 4천 2백도밖에 되지
않는다.
흑점은 거의 11년을 주기로 증감을 반복하고 있는데, 많이 나타날 때는 북극에
오로라가 많이 출현한다든지 델린저 현상이라고 하는 전파장해가 일어난다든지 하여
지구상에 적지 않은 영향을 가져다 준다.
이상 기상과 흑점의 관련을 조사하고 있는 연구자도 있는데, 사실 흑점이 거의 없는
기간이 70년이나 계속된 때에는 유럽의 기온이 평균치보다 낮아졌다는 기록도 있다.
보통 흑점의 수명은 수시간 정도의 것으로부터 큰 것은 수개월 계속되는 것도 있다.
이와 같이 흑점이 출현하여 소멸을 반복하는 것은 태양의 활발한 활동을 반영하고
있다는 것을 생각하게 한다.
흑점은 두렵고 태양 대기의 거대한 회오리바람 같은 존재이다. 그러나 지금에 와서도
흑점의 정체는 잘 알려져 있지 않다.
다만 온도가 낮은 것은 흑점에는 강력한 자장이 있어서 그 자장에 방해받는 주위와의
열교환이 잘 진행되지 않기 때문이라고 생각된다.
유성의 정체는?
밤하늘에 길게 선을 그으면서 유성이 흐르는 것을 보면 어떤 신비감마저 느끼게 된다.
그래서 이 유성이 사라지기 전에 소원을 빌면 그 소원이 이루어진다고 믿어 왔다.
그런데 유성을 발견한 순간 곧바로 없어지면 마음이 슬퍼지기도 한다.
유성이란 도대체 무엇일까?
어릴 적에는 단순히 별이 흐르고 있는 것쯤으로 알았을 텐데, 아직도 별이 흐르고
있는 것으로 생각한다면 큰 착각이다. 실은 '우주의 먼지'인 것이다.
태양계에는 미세한 우주먼지가 태양의 둘레를 돌고 있다. 이 우주먼지란 곧 불완전한
소행성이나 혜성이 흩뿌려 놓은 잔해 등을 말한다.
이러한 우주먼지가 떠 있는 곳에 태양의 주위를 돌고 있는 지구가 돌입하게 되면
먼지는 지구의 인력에 잡아당겨져 대기권에 돌입하여 그 마찰로 지상 100km쯤에서 빛을
내기 시작한다.
우주먼지는 대기 중에 날아들면 대부분은 대기와의 마찰에 의해 거의 타버리고 지상에
떨어지는 것은 거의 없다.
그렇지만 큰 것 중에는 지상에 도달하여 거대한 구멍을 남기는 것도 있다. 운석이
그것이다.
미국에서는 지름 1,200m, 깊이 200m나 되는 운석공이 발견된 바 있다.
어째서 별끼리는 충돌하지 않는 걸까?
바다나 산에 갔을 때 밤하늘에 놀랄 정도로 무수한 별이 깜박이고 있음을 보게 된다.
특히 여름밤의 은하수는 마치 별들의 강을 연상하게 된다.
별들을 보고 있으면 어는 것이 직녀성이고 어느 성이 견우성인지, 백조자리는 어디에
있는지 분간조차 하기 어렵다.
아니 이렇게 많은 별들은 서로 부딪치지 않을까 하는 의문마저 갖게 된다.
그러나 그것은 괜한 걱정이다. 우주는 사람들이 생각하고 있는 것 이상으로 넓기
때문이다.
영국의 유명한 천문학자인 진즈(jeans)는 우주공간의 현상을 '유럽 대륙에 개미
3마리'정도로 표현했다.
그런데 육안으로 보이는 별은 대략 3천 개 정도이지만, 보이지 않는 별은 훨씬 더
많이 분포되어 있다. 그 수는 우리들이 있는 은하계만 하더라도 항성이 약 1천억 개
이상은 있을 거라고 생각된다.
은하는 제각기 1천억 개의 별의 집단이므로 항성의 수는 1천*1천억 개 이상이라는
것이 된다.
여하튼 정신이 아찔한 이야기일 수밖에 없다.
토성의 고리는 없어지기도 하는지?
토성과 고리는 끊을래야 끊을 수 없다. 그러나 이 고리가 때때로 사라진다는 것을
알고 있는지?
그것을 최초로 발견한 사람은 갈릴레이(Galilei)이다. 망원경을 보고 있던 갈릴레이는
토성의 좌우에 기묘한 귀 모양의 것이 달려 있는 것을 발견했다.
그것이 실은 고리였는데, 그 귀가 어느날 사라져 버렸다. 놀란 갈릴레이는 급히
케플러(Kepler)에게 편지를 써서 의견을 구했다.
토성은 29년 167일을 주기로 태양의 주위를 돌고 있는데, 지구에서 볼 때 바로 옆으로
향할 때가 있다. 그때 고리는 하나의 선이 되어 버린다.
이것은 성능이 좋은 망원경으로도 분간이 어려울 정도이니까 갈릴레이는 초보적인
망원경으로 보이지 않았던 것은 당연했었다.
고리가 바로 옆으로 오는 것은 드문 현상으로, 14__15년에 한번 정도인 지극히 진귀한
장면을 본 것이나 다름없다.
이 고리의 정체는 우주먼지나 얼음 등의 아주 작은 입자인 미립자가 모여 생긴
것으로, 폭은 4만 6천km나 되는 광대한 것인 데 비해 두께는 겨우 몇 km밖에 되지
않는다.
그런 까닭에 똑바로 옆을 향했을 때는 지구의 망원경의 시계에서는 모습이 사라져
버려 마치 고리가 사라져 버린 것처럼 착각하는 것이다.
@ff
제2장
아인슈타인 박사에겐 두 손 들었다!!
우주론만큼 재미있는 것도 없다
호킹 박사가 쓴 책 "호킹, 우주를 말하다"에 자극되어 우주론이 대단한 주목을 끌고
있다. 박사가 주장한 것은 우리 세계는 어떻게 생성되었고 앞으로 어떤 종말을
맞이할까라는 근원적인 수수께끼 였는데, 그것이 우리가 막연하게 갖고 있던 '우리는
어디서 와서 어디로 가는 것일까?'라는 의문에 대한 답을 얻을 수 있는 가능성을 지니고
있기 때문에 우리로 하여금 폭넓은 흥미를 자아내게 하고 있다. 이론 그 자체는 매우
어렵지만 꼭 알고 싶은 수수께끼의 하나이다.
우리들의 우주가 어떠한 구조로 되어 있는가는 금세기 초에 등장한 아인슈타인에 의해
규명되어 왔는데, 만능이라고 여겨졌던 아인슈타인의 이론으로도 풀지 못한 수수께끼가
하나 있었다. 그것이 '우주의 기원(종말)'으로서, 불과 10년 전만 해도 과학의 힘으로도
풀 수 없고 신만이 아는 특별한 일이었다.
그것이 호킹 박사를 비롯한 몇몇 과학자들의 새로운 이론에 의해 해명되어 가고 있다.
지금부터 그 우주론에 대한 이야기를 몇 가지 열거해 볼까 한다.
우주에 있는 별의 수는 1천억의 1천억 배?
은하수를 가리키면서 꼬마가 아빠에게 묻고 있다.
"아빠, 우주에는 별이 몇 개나 있어요?"
"별의 수만큼 있지."
"?"
우리들의 우주는 은하라 불리는 별의 대집단으로 이루어져 있는데, 그 은하는 약
1천억 개의 별로 형성되어 잇다. 그리고 그런 별의 대집단인 은하가 우주에는 1천억 개
이상이 있다고 추측되므로, 우주 전체의 별의 수는 1천억의 1천억 배 이상이 된다는
것이다. 정신이 아찔할 만큼 엄청난 숫자이다.
우리가 육안으로 볼 수 있는 것은 그 중 가까이에 있는 극히 한정된 별뿐인데, 그
수는 약 3천 개라고 한다. 물론 그 별들은 우리가 살고 있는 은하계 내의 별들이다.
우주공간의 별의 혼잡도는 '태평양에 수박 3개' 정도
정신이 아찔해질 정도로 많은 별이 있다면 별끼리 서로 충돌하거나, 스쳐 지나가는
일이 많을 것으로 생각된다. 그러나 그것은 우리의 감각을 기준삼아 생각하니까 그런
것이지 실지로는 그렇지 않다.
영국의 유명한 천문학자 진즈는 우주공간에 있는 별의 혼잡도를 '유럽 대륙의 개미
3마리'라는 비유로 표현했는데, 그것을 동양권에 적용시키면 '태평양에 수박 3개'가 될
것이다. 맑게 갠 여름밤에 은하수를 바라보면 별들이 모래알을 뿌려 놓은 듯이 반짝이고
있지만, 실지로는 드문드문 산재해 있다는 것이다. 바꾸어 말하면 우주는 그만큼 넓다는
것이다.
그것은 우리들의 가장 가까이에 있는 별조차도 4.3광년이나 멀리 떨어져 있다고
한다면 실감이 날지 모르겠다. 4.3광년이라면 광속(초속 30만 km)으로 달려 4.3년이나
걸리는 거리이다.
우주가 고요하게 펼쳐져 있다는 표현은 잘못
금세기 전반 1920년대까지는 우주를 고요하게 펼쳐져 있는 세계라고 생각해 왔다.
우주론의 아버지라 일컬어지는 아인슈타인이 1917년에 발표한 우주 모델도 '정적인
우주'였던 것이다.
그런데 1929년에 미국의 허블(Hubble;1889__1953)이 우주의 팽창을 발견하였고, 이것을
경계로 우주론이 일변하였다. 즉, 우주에서는 모든 것이 격렬하게 움직이고 있고, 우주
스스로도 움직이고 있다는 '동적인 우주'로 바뀐 것이다.
비근한 예로, 먼저 우리 지구는 적도 부분에서 매초 0.5km(시속 1,800km)로 자전하고
있고, 자전하면서 태양 주위를 초속 29.8km라는 맹렬한 속도로 공전하고 있다. 또 달은
자전하면서 지구 주위를 돌고 있고, 태양도 자전하면서 태양계를 이끌고 헤라클레스 좌
방향으로 초속 20km로 움직이고 있다. 물론 은하계 내의 1천억 개의 별도 태양과
마찬가지로 움직이고 있다. 그리고 은하계도 1천억 개의 별을 이끌고 우주의 팽창에
따라 격렬하게 움직이고 있는 것이다. 다른 은하계도 마찬가지로 움직이고 있다.
별은 하늘에 설치된 핵융합 장치이다
어떠한 에너지원이라도 계속 빛을 발하면(연소하면) 반드시 언젠가는 소멸되어
버리지만, 별은 유구한 세월부터 계속 빛나고 있다. 이것은 오랫동안 수수께끼로 남아
왔는데, 현재 그것이 핵융합 반응에 따른 것으로 알려졌다. 별은 하늘에 있는 거대한
핵융합 장치였던 것이다.
별을 구성하고 있는 물질은 거의가 수소인데, 이 수소가 4개 모여서 1개의 헬륨이
되는 과정이 핵융합이다. 이때 약간의 물질이 소실되면서 에너지로 전화하는데, 그
에너지가 별빛을 내는 것이다.
물질이 에너지를 가지고 있다고 증명한 것이 아인슈타인의 특수 상대성 이론인데,
그것은 현재 E=mc2이라는 등식으로 널리 알려져 있다.
아인슈타인은 별의 비밀을 해명하는 데에도 크나큰 공적을 남기고 있다.
태양이나 별이 영원토록 빛나지는 않는다
태양이 핵융합으로 빛을 내는 항성의 하나라는 것은 잘 알려진 사실이지만, 아무리
핵융합이라 하더라도 영원히 빛나지는 않는다.
항성진화론에 따르면 태양의 수명은 약 100억 년으로 추산되고 있다. 탄생해서 이미
50억 년이 경과되었으므로, 앞으로 50억 년이면 연소해서 소멸되고 말 것이다.
핵융합으로 별 중심부에는 불탄 찌꺼기인 헬륨이 계속 축적되어 심지가 형성되고, 그
심지가 커지면 중심부가 따뜻해지면서 온도가 상승한다.
그렇게 되면, 별은 초거성이 되어 더한층 밝게 빛나면서 노년기에서 종말기로
이행되어 간다.
태양이 이 단계로 접어들면 지구 궤도를 삼켜 버릴 만큼의 크기가 되므로 지구는
녹아서 소멸되고 만다.
다시 말하면, 앞으로 50억 년이 지나면 태양계는 완전히 소멸되고 만다.
별은 계속해서 세대교체를 한다
별에도 수명이 있으므로 그러면 별의 수가 줄어들 것이 아닌가 하고 생각하겠지만
그런 걱정은 할 필요가 없다. 사멸하는 별이 있는가 하면 한편으로 새로 탄생하는 별도
있기 때문이다. 이처럼 우주에서는 끊임없이 세대교체가 이루어지고 있다.
광활하게 펼쳐진 우주공간에는 성간물질이라는 '우주먼지'가 떠돌고 있다.
우주먼지에는 밀도가 높은 곳과 낮은 곳이 있다. 높은 부분은 주위에 강한 인력을
작용하여 먼지를 자꾸만 끌어당기고, 더욱 높아지면 더한층 강한 인력으로 더 많은
먼지를 끌고 모은다.
이렇게 해서 먼지가 집합되고, 어느 정도의 크기가 되면 온도가 상승하고 핵융합
과정이 시작되는 것이다. 이 순간이 바로 새로운 별의 탄생이다.
초신성, 신성은 새롭게 탄생한 별이 아니다
초신성, 신성이라는 말을 들은 적이 있으리라 생각되는데, 이것은 '신'이라는 글자가
들어가 있는데도 새롭게 탄생한 별이 아니라 사멸하는 별을 가리키는 말이다. 어째서
사멸하는 별을 이렇게 부르느냐 하면, 태양의 10배 이상이나 되는 거대한 별이 사멸하기
전에는 더욱더 밝게 빛나는 시기가 있는데, 그런 사정을 잘 몰랐던 옛날 사람들에게는
그것이 새로운 별의 탄생으로 보였기 때문이다.
초신성의 폭발은 400년에 한 번 볼 수 있을까 말까 한 희귀한 현상인데, 최근
마젤란운이 그렇게 빛날 때 모두가 놀라워했다. 유감스럽게도 마젤란운은 남반부에서만
볼 수 있는 천체이므로 우리는 목격할 수 없었지만, 만일 목격한 사람이 있다면 400년에
한 번이라는 매우 희귀한 '천문 쇼'를 본 셈이다.
아인슈타인을 모르고는 우주론을 얘기할 수 없다
지금까지의 이야기는 우주론에 대한 워밍업에 해당한다. 우주는 우리의 상상 이상으로
크다는 것과 영원히 빛나리라고 믿어 왔던 별에도 탄생과 죽음이 있다는 것을
알았으리라 생각한다.
지금부터 진짜로 우주론에 대한 공부를 해나가겠는데, 그러기 위해서는 먼저 우주론의
아버지인 아인슈타인 박사에 대한 것을 알고 있어야 한다.
박사는 1879년 3월 14일, 독일의 뭔헨 근교에 있는 울름이라는 도시에서 태어났다.
수학 공부를 아주 잘하는 소년이었는데, 고교 시절에 이미 당시의 물리학에서 문제가
되어 있던 '빛의 기묘한 성질'에 대해 자기 나름대로 연구를 하고 있었다고 한다.
그렇기는 해도 이른바 수재 타입은 아니어서 생물이나 영어는 전혀 못했고,
무엇보다도 싫어하던 것은 규율이었으며, 특히 군대의 행진이었다고 한다. 유태인이었기
때문에 유럽에서는 음으로 양으로 많은 박해를 받고 있었다. 그래서 학교 선생이 되려고
했던 희망을 이루지 못하고 대학을 졸업한 후에 스위스의 특허국에 취직하게 된다.
공간이 축소되고, 시간이 천천히 진행한다는 이론
1905년, 아인슈타인 박사는 먼저 특수상대성 이론을 주장하면서 물리학계에 모습을
드러냈다. 오늘날 "동시는 동시가 아니다" "공간이 축소되고, 시간이 천천히
진행한다"라는 구절로 알려져 있는 이론인데, 이것은 시간, 공간에 대한 혁명을 내포하고
있어, 발표 당시 이해할 수 있었던 사람은 전세계에서 10명 내외였다는 에피소드가 남아
있을 정도이다. 그렇지만 에피소드는 과장된 이야기가 많을 것이고, 실지로는 당시
물리학의 최첨단을 걷는 연구가들은 발표된 순간에 이 이론의 중요성을 인지했으리라
생각된다.
오늘날에 와서 특수상대론이 예언한 "동시는 동시가 아니다" "공간이 축소되고, 시간이
천천히 진행한다"라는 것은 모두 실험으로 확인되고 있다. 그러한 사실이 현실적으로
일어나고 있는 것이다.
상대적이란 절대적이 아니라는 뜻이다
아인슈타인의 이론을 상대론이라고도 하는데, '상대적'이란 어떤 것인가?
상대적인 반대는 절대적이다. 먼저 그쪽부터 검토해 보자.
우리 상식으로는 하늘은 '절대' 위에 있고, 땅은 '절대' 아래에 있다. 이것은 절대적이란
것인데, 정말로 하늘은 위이고 땅은 아래일까? 시야를 넓혀 지구 규모로 생각해 보자.
우리나라의 정반대쪽은 우루과이의 몬테비데오라고 하는데, 그곳에 사는 사람들에게
우리가 가리키고 있는 위쪽이 정말 '위'인가 아닌가를 물어 보자. 그러면 뻔한 일이지만
'아래'라고 대답할 것이다. 즉, 같은 방향이 우리나라 사람들에게는 위이고, 우루과이
사람들에게는 아래인 것이다. 이것은 곧 위이니 아래니 해본들 절대적일 수는 없다는
것이다.
어떤 사람에게는 시간이 정상적으로 진행되고 있어도, 다른 어떤 사람에게는 느리게
진행된다.
우리들 우주에서는 그러한 일이 일어나고 있다는 것을 아인슈타인 박사가 먼저
지적하였다.
시간이 천천히 진행되면 기묘한 일이 생긴다
아인슈타인의 이론에 따르면, 광속에 가까운 속도로 우주여행을 하고 온 사람의
시계는 천천히 진행되므로 지구상에 남아 있던 사람보다 나이를 천천히 먹는다. 그러면
여기서 20세가 된 쌍둥이 형제 A와 B를 실험대에 올려 놓고 확인해 보자.
A는 지구에 남고 B는 준광속 로켓으로 우주여행을 떠난다. B가 1년 후에 지구로
돌아와 보니 지구상에서는 이미 7년이 경과되어, A는 B보다 6년 연상이 되어 있는
것이다. 이런 기묘한 일이 실지로 일어난다. 신체검사를 해보면 확실히 A쪽이 6년
정도의 육체적 노화가 진행되어 있었다. 즉, 사람은 그 사람의 시계에 대응해서 나이를
먹어 가므로, 천천히 진행하는 시계를 가진 사람은 천천히 나이를 먹게 되는 것이다.
시계가 느리게 진행되는 비율은 우주선이 광석의 절반이 되면 1.15배, 99%일 때 7.09배,
더욱 빨라지면 점점 느려지고, 광속에 이르면 무한, 즉 그 시계의 시간은 동결되어
버린다고 아인슈타인은 예언하고 있다.
시간이 천천히 진행된다는 사실은 확인되고 있다
정말로 시간이 느리게 진행하는지 아닌지는 정밀한 시계를 고속으로 나는 제트기에
실어 측정하면 쉽게 확인할 수 있다. 하지만 이 효과가 확실하게 나타나는 것은 광속에
접근된 경우이므로, 제트기 정도의 속도로 눈에 띄는 변화는 아무것도 일어나지 않는다.
그러나 아주 정밀한 원자시계를 이용하면 측정이 가능하다. 측정한 결과는 어떤
것이었을까?
아인슈타인의 예언대로 제트기의 시계는 느리게 진행되고 있었다. 이 사실을
상대론적으로 말한다면, 모든 사람(사물)은 그 사람의 시간에 따라 살아가고 있다는
것이다. A씨가 현재 7시라고 말한 것은 A씨의 시계가 그렇다는 것이고, B씨의 시계는
불과 얼마 차이는 없다 하더라도 7시는 아닌 것이다. 이처럼 절대적인 시간은 어디에도
없으므로, 동시니 어떠니 해본들 그것이 정확하지 않다는 것을 알 수 있다. 동시는
동시가 아니다, 엄밀히 말하면 그렇게 되는 것이다.
준광속 로켓 속에서는 공간이 축소되어 있다
아인슈타인 이론에 따르면, 로켓이 광속에 가까워지게 되면 시간의 진행이 느려질
뿐만 아니라 공간이 축소되고, 질량이 자꾸만 증가된다고 예언하고 있다. 이것도 정밀한
측정기를 사용하여 조사하면 곧 알 수 있는 사실이다. 그 결과는 아인슈타인이 예언한
그대로였다.
만일 장래에 아득히 먼 우주까지 정확하게 관측할 수 있는 망원경이 개발된다면, 그때
준광속으로 비행하고 있는 우주선을 관측할 수 있는데, 아주 기묘한 광경을 볼 수 있게
된다. 즉, 아인슈타인의 이론에서 예언했듯이 그 우주선은 납작하게 축소되어 있을
것이다. 모든 물체가 축소되어 보인다.
그렇다면 그 우주선의 승무원은 납작하게 짓눌려져 기분이 나빠지지나 않을까? 그것은
조금도 걱정할 것 없다. 승무원 자신은 납작해지거나 억눌려 있는 것이 아니고 극히
정상적이다. 다만 지구에서 보아 납작하게 축소되어 보일 뿐이다. 즉, 상대론이니까 보는
입장에 따라 다르게 보여도 문제될 것은 없다고 아인슈타인이 예언한 것이다.
빛은 '항상 광속'으로 진행한다
시간의 진행이 느려지고, 공간이 축소한다는 기묘한 일이 어떻게 일어날까. 실은
여기까지 이야기해 온 내용은 아인슈타인 이론이 기술한 '광속 불변의 원리'에 근거를 둔
것이므로, 이것을 이해하지 않고는 그 원인을 정확히 이해할 수 없다. 아인슈타인 이론에
따르면, 빛은 '항상 광속'으로 진행한다고 기술되어 있다. 이것은 얼핏 생각하기에 당연한
일이 것 같으나 다음과 같은 사실을 생각하면 기묘하다고 생각된다.
가령 지금 시속 1,800KM로 비행하고 있는 콩고드(영국과 프랑스의 합작 초음속
여객기)에서 앞쪽으로 빛을 발사하고 그 속도를 기내에서 측정하면, 우리의 상식으로는
'빛 본래의 속도__콩고드의 속도'가 되어야 할 것이다. 이와 마찬가지로 뒤쪽으로
발사하면 '빛 본래의 속도@m+@e콩고드의 속도'가 되어야 한다. 그런데 실지로 측정해
보면, 빛의 속도는 그 어느 경우도 '빛 본래의 속도'였을 뿐 콩고드의 속도를 더하거나
뺀 수치가 아니다. 이것이 곧 '광속 불변의 원리'이다.
'광속 불변의 원리'는 우리들의 상식을 무너뜨렸다
앞의 사항을 좀더 상세하게 설명하면, 가령 시속 30km로 흐르는 강이 있다고 하자. 그
강을 시속 50km인 모터보트로 내려가면, 강언덕에 보는 사람에게는
50km@m+@e30km@m=@e80km 즉, 시속 80km의 고속으로 보트가 달리는 것이 된다.
반대로, 거슬러올라갈 때는 50km@m-@e30km@m=@e20km이므로 시속 20km로
느릿느릿 나아간다.
이처럼 우리들의 상식으로는 속도란 더하거나 뺄 수 있는 데 비해 빛은 그렇지 않다고
아인슈타인 이론은 주장한 것이다. 빛의 속도는 '항상 광속'일 뿐 더하거나 뺄 수 없다.
즉, 보트의 예로 말한다면, 거슬러 올라갈 때나 내려갈 때나 똑같이 시속 50km의
속도라는 것이다. 이것이 '광속 불변의 원리'의 포인트이다.
왠지는 모르지만, 우리 우주에 충만 되어 있는 빛에는 그러한 성질이 있다고
아인슈타인 이론은 예언했다.
'광속 불변의 원리'가 시간을 지키고, 공간을 축소시킨다
이미 잘 알고 있듯이, 속도는 거리(공간의 길이)를 (소요된)시간으로 나눈 것이다. 즉,
지금까지의 이야기를 이 공식에 적용시키면, 빛에 대해서는 (빛의)속도가 불변이므로
변화하는 것은 '공간의 길이'와 '시간'쪽이 된다. 수학등식으로 생각하면 그렇게 된다.
공간이 축소되거나 시간의 진행이 변화하거나 한다. 이것이 아인슈타인 이론에 의해
예언되고 실험으로도 확인된 '광속 불변의 원리'인 것이다.
가령 지금 준광속으로 달리는 '탈것'으로 '상대론의 거리'를 질주한다고 생각하면,
거리의 모든 경관은 축소되어 보이고 거리의 대형 시계는 느리게 가는 듯이 보인다.
거꾸로 거리의 사람들에게는 그 '탈것'이 납작하게 찌부러져 보이고, 안에 타고 있는
사람의 손목시계가 느리게 가는 듯이 보인다.
얼핏 보기엔 서로 모순되는 것 같은 그러한 기묘한 일이 일어나도 '상대론 세계'이므로
그 어느 쪽의 말도 모두 다 맞다.
우리들은 절대로 광속을 넘어설 수 없다
아인슈타인 이론에 따르면, 우리 우주에서는 광속이야말로 최고 속도이고, 아무리
초고속으로 달리는 탈것을 만들어도 그것을 넘어설 수는 없다. 이것을 '광속의 벽'이라
한다.
어째서 넘어설 수 없을까?
앞에 기술한 바와 같이, 아인슈타인 이론에서는 우주선의 속도가 광속에 가까워지면
가까워질수록 시간의 진행이 느려진고, 공간이 축소되며, 질량이 증대된다. 그리고
마침내 광속에 이르면 그같은 모든 수치는 무한대가 되어 버린다. 무한대의
질량(무게라고 생각하면 된다)이 광속 이상의 속력을 낸다는 것은 상식적으로 생각해도
무리란 것을 알 수 있다. 물론 시간의 진행이 제로가 되고 우주선은 무한으로
납작해지므로, 그러한 현상이 우리의 우주에서 일어나리라고는 생각할 수 없는 일이다.
그리고 그 이상의(광속 이상)속도에 대해서는 점점 더 상상하기 어려워지는 것이다.
아인슈타인이 가장 알고 싶어했던 것은 우주였다
지금까지의 이야기는 1905년에 발표된 특수상대론에 근거를 두고 있다.
특수상대론은 획기적인 이론이었는데, 실은 단 하나의 예외가 있었다. 그것은 이론
속에서 중력을 언급하지 않았다는 점이다. 그래서 훗날 아인슈타인은 10년이란 오랜
세월을 소비하면서, 중력 문제를 다루는 특수상대론을 확장하는 연구에 몰두한 것이다.
그것이 1916년에 발표된 유명한 '일반상대론'이다. '일반'이란 것은 '중력도 첨가시킨 보다
일반적인 이론'이라는 뜻이다. 현재로서는, 양자를 특별히 구분할 필요가 없을 때는
단순히 '상대론' 또는 '아인슈타인 이론'이라고 한다.
물리학의 전문가 말을 빌리면, 상대론은 발표될 때부터 완성도가 높은 훌륭한
이론이라고 한다. 그것은 곧 수정이나 개량을 할 여지가 전혀 없다는 말이다. 아인슈타인
자신은 우주의 수수께끼를 해명하려는 일념으로 이 이론들을 연구했다고 하는데,
20세기의 가장 위대한 지적 유산이라 할 수 있다.
중력이란 공간의 왜곡을 말한다
아인슈타인 이론(일반상대론)의 중요한 지적 중의 하나로 '중력이란 공간의
왜곡이다'라는 것이 있다. 이것은 도대체 무엇을 두고 하는 말일까?
달과 지구의 관계에서 알아 보자. 우리들의 상식으로는, 달과 지구 사이에는
중력(만유인력)이 작용하여 서로 끌어당기고 있는데, 그 힘이 지구 둘레를 빙글빙글 도는
달의 원심력에 균형 있게 작용하여 그와 같은 궤도를 그리게 하고 있다고 이해하고
있다. 만일 균형이 잘 잡히지 않았다면, 달도 먼 곳으로 날아가 버리거나 지구에
떨어지고 만다.
그런데 아인슈타인 이론의 설명은 전혀 다르다. 즉, 아인슈타인은 지구의 거대한 질량
때문에 지구 둘레의 공간은 왜곡되어 있고, 그 왜곡을 따라 달이 진행하게 되므로
그처럼 지구 둘레를 빙글빙글 돈다는 것이다.
즉, 중력이란 공간의 왜곡으로 생기는 힘이라는 것이다.
우주 공간은 정말 왜곡되어 있는가?
중력이 공간의 왜곡으로 생기는 힘이란 것은 이론적인 귀결이므로 그렇다 치고,
문제는 정말 왜곡되어 있느냐 아니냐는 사실인데, 이것은 관측에 의해 간단하게 확인할
수 있다.
빛에는 "공간을 따라 진행한다"는 성질이 있으므로, 만일 공간이 왜곡되어 있다면 빛도
공간의 왜곡을 따라 진행하게 되므로 그것을 확인하면 된다.
그 확인에는 개기일식을 이용한다.
즉, 본래는 태양 저편에 숨어 보이지 않던 항성이 보인다면, 그 항성에서 나오는 빛은
태양에 의해 생긴, 공간의 왜곡을 따라온 것이 된다.
태양의 질량은 별의 이론에 의해 증명되어 있으므로, 아인슈타인 이론에 따라 태양
둘레의 공간이 어느 정도 왜곡되느냐 하는 것은 쉽게 알 수 있다.
그 왜곡 비율과 태양 저편의 항성에서 오는 빛의 왜곡 비율(각도)이 일치한다면
예언은 실증되는 셈이다.
결과는 아인슈타인이 예언한 대로였다.
공간의 왜곡을 확인할 수는 없을까?
수학적으로 말하면 앞뒤 방향밖에 없는 '선'은 1차원 공간, 앞뒤 방향 더하기 좌우의
확장이 있는 '면'은 2차원 공간, 거기에다 아래위 방향이 첨가된 '우리들의 공간'은 3차원
공간이 된다. 가령 2차원 공간에 있는 사람이 파상면 위에 있다고 할 때, 그가 면의
왜곡을 볼 수 있을까? 정답은 불가능이다. 왜냐하면 2차원의 주민은 높이를 갖고 있지
않고 평면 속에 묻혀 있기 때문이다. 우리가 평면이 파도치는 것을 볼 수 있는 것은
높이가 있는 세계(3차원)의 주민이기 때문이다.
이처럼 그 세계(차원)의 형태는 그 세계의 바깥쪽에서만 볼 수 있다. 그러나 그 세계의
주민은 그 세계의 주민은 그 세계 밖으로는 나갈 수 없으므로, 어떤 형상을 하고 있는지
절대로 볼 수 없다. 그런데 볼 수는 없어도 수학적으로는 이해할 수 있다.
공간의 왜곡은 보이지는 않지만 영상화할 수는 있다
우리는 공간의 왜곡을 볼 수는 없으나, 차원을 하나 낮추어 2차원 공간(면)을 봄으로써
공간의 왜곡이라는 것을 영상화할 수는 있다. 우주론에서는 이처럼 2차원을 유추하여
3차원에 대한 것을 설명하는 경우가 많다. 예를 하나 들어 보자. 여기, 고무로 된 막을
펼쳐 놓고 그 위에 골프공 만한 크기의 철구를 얹어 놓는다. 이 경우, 고무로 된 막이
우주공간이고 철구가 태양이다. 고무막은 철구의 무게로 움푹 들어간다.
즉, 우주공간은 태양의 거대한 중력으로 왜곡되어 버릴 것이다. 그리고 이 고무막 위에
은단알 만한 크기의 조그마한 알을 얹어 본다. 그러면 소구는 고무막의 왜곡을 따라
굴러간다. 즉, 이 경우의 소구가 빛이다. 빛은 태양으로 왜곡된 공간의 왜곡부를 따라
진행한다는 것이다.
중력은 가속도라 생각해도 무방하다
열차나 자동차가 출발할 때, 누구나 좌석에 강하게 밀리는 듯한 힘을 느낀다.
아인슈타인 이론은 이때 느끼는 힘과 중력이 똑같은 성질의 힘이라고 한다.
어째서 그렇다는 것일까?
열차가 출발할 때 느끼는 힘은 열차 안에 있는 모든 물체에 적용하는 힘이다. 전기나
자기력을 띠고 있는 물체에만 작용한다거나, 혹은 여성에만 작용하는 등의 힘이 아니다.
구별하지 않고 모든 물체에 작용되는 힘이다.
그러한 의미에서 이것은 만유의 물체에 작용하는 '만유의 힘', 즉 만유인력이라 할 수
있다.
그러면 중력이란 어떤 것인가.
중력 역시 별명이 '만유인력인 것처럼 모든 물체에 작용하는 '만유의 힘'이다.
즉, 어느 쪽이나 모두 '만유의 힘'이므로 같은 성질의 힘이라 생각해도 무방하다. 같은
성질의 힘은 같은 힘이라고 아인슈타인 이론은 주장하고 있다.
한국인과 네팔인 중에서 한국인이 더 오래 산다
가속도와 중력이 같다는 말은, 바꾸어 말하면 중력은 속도를 내고 있는 것과 마찬가지
상태라 할 수도 있다. 그렇다면 이미 앞에서 언급했듯이, '속력'을 내면 낼수록 시계는
느리게 진행되므로 중력이 강한 곳에서는 중력이 약한 곳보다 시간이 느리게 진행되는
것이다.
아인슈타인 이론은 그렇게 예언하고 있는데, 실은 이 사실을 재빨리 확인한 사람이
있었다.
그 사람은 정확한 시계를 가지고 빌딩 옥상과 맨 아래층에서 측정해 보았는데, 중력이
강한 아래층의 시계 쪽이 약간이긴 하지만 느리게 진행하는 것을 확인했다. 그 느린
비율은 아인슈타인의 예언한 그대로의 수치였다 한다.
이 사실에 비추어 볼 때, 고산지대에서 사는 네팔인과 그보다 저지대에서 사는
한국인을 비교하면 한국이 쪽이 좀더 오래 살 수 있다는 이론이 성립된다.
블랙홀 같은 극한의 중력장에서는 시간은 거의 동결되어 버린다.
아인슈타인 이론은 시간과 공간의 이론이다
지금까지 해온 이야기로 보면 아인슈타인 이론은 시간과 공간을 다루는 이론이라고 할
수 있다. 아인슈타인이 등장하기 이전의 물리학에서는 시간과 공간은 단순한 용기였을
뿐 물리학의 대상은 아니었다.
호킹 박사가 든 예를 빌린다면, 아인슈타인 이전에는 경기장 안에서 하고 있는 모든
경기는 연구했지만, 경기장 그 자체는 연구하지 않았었다. 또 그럴 수밖에 없었다.
이에 대해, 아인슈타인은 경기장 그 자체도 물리학의 대상으로 다룰 수 있는 이론을
추가한 것이다. 그런 뜻에서 이것은 정녕 혁명적 이론이라 할 수 있다.
시간과 공간을 대상으로 다룬다는 것은 시간과 공간을 물이나 공기, 또는 전기나
자기와 똑같이 다룬다는 뜻이다. 물이 얼음이 되거나 비등하는 것처럼, 시간과 공간도
경우에 따라서는 비등하거나 얼음이 되거나 할지도 모른다.
공간과 시간을 그러한 대상으로서 다루게 된 것이 아인슈타인 이론의 최대 고적이라
할 수 있다. 그것이 얼마만큼 획기적이었던 가는, 다음에 나오는 이야기들을 읽어 보면
알 수 있다.
@ff
제3장
기상천외한 우주론
아인슈타인은 우주를 먼저 이렇게 생각했다
우주에는 별과 은하가 있는 등 그 구조가 복잡하지만, 아인슈타인은 먼저 우주 내의
세부 구조에 얽매이지 않고, 우주를 일양등방인 공간으로 가정하고, 그런 조건을
충족시키는 우주 모델을 생각했다. 그 우주 모델이란, 2차원의 유추로 말하면 지구본
표면과 같은 성질을 지닌 우주이다. 지구본의 표면은 구면이므로, 표면에 그려져 있는
지도의 형태나 색깔은 달라도 구면이라는 점은 어디에서나 똑같다.
태평양은 구면인데, 남극이 평면이 될 수 는 없다. 어디나 모두 구면이다.
우주를 일양등방이라고 가정한 이 이론은 '우주원리'라 하여 현재도 우주론의 대전제가
되고 있다.
아인슈타인의 우주 모델은 축소되었다
이렇게 해서 아인슈타인은 지구본과 같은 우주를 상정해서 거기에다 자기의 이론을
적용시켜 본 것이다.
여기 한 가지 지적해 두고 싶은 것은, 지구본과 비슷한 우주라고는 해도 실제의
우주가 구면이라는 것은 아니다. 우주의 성징을 2차원 공간(면)이라 가정하면 구면이 될
것이라는, 어디까지나 가상해서 하는 말이다.
그런데 이 우주 모델에 아인슈타인 이론을 적용시킨 결과는 어떻게 되었을까.
아인슈타인의 예상과는 달리 이 우주는 축소되고 말았다.
그것은 당연한 일이다.
아인슈타인 이론은 아인슈타인의 중력 이론이기도 하므로 이론 안에는 중력(인력)이
삽입되어 있다. 그러니까 그것을 적용하면 공간은 자꾸만 쪼그라들고 만다.
1917년인 그 당시에는 팽창 우주가 발견되지 않았으므로, 누구나 우주는 고요하게
펼쳐져 있다고 생각했던 것이다. 아인슈타인도 그렇게 생각하고 있었다. 따라서 자기
자신이 주장한 인력(중력)으로 쪼그라들고 마는 우주는 아무리 생각해도 납득이 가지
않았던 것이다.
아인슈타인 우주에 갑자기 나타난 우주항이란?
쪼그라들고 마는 우주란 있을 수 없다고 생각한 아인슈타인은 그러한 축소현상을
제거하는 이론을 전개시켜야만 했다.
아인슈타인 자신은 자기 이론에 대해 확고한 자신감을 갖고 있었지만, 아무래도
축소된다고는 생각할 수가 없었다. 그래서 그는 '우주항'을 만들어 그것을 무리하게
자기의 우주론에다 도입하게 된다.
우주항이란 우주가 수축하는 것을 억제하는 작용을 해야 하므로, 수축시키는 인력에
대항하는 척력이 될 것이다. 다만 이 힘은 인력처럼 지구나 태양과 같은 규모에는
작용하지 않고, 우주와 같은 거대한 공간에만 작용하는 힘이다.
아인슈타인은 이러한 이현령비현령식의 '우주항'을 도입해서 인력과 적당한 균형을
잡도록 하였다. 이것이 소위 아인슈타인의 '정적 우주 모델'이라는 것인데, 약간 무리가
있는 미심쩍은 모델이라는 느낌이 든다.
드 지터(De Sitter)의 팽창 우주 모델
아인슈타인 이론은 방대한 자연을 밝히는 이론이므로 아인슈타인 자신만의 것이 될
수는 없다. 아인슈타인 이후에도 이 이론을 적용하여 우주를 해명하려는 사람들이
속출했다. 그 중에서 현재까지 이름이 남아 있는 사람으로는 네덜란드의 드 지터가 있다.
드 지터의 우주 모델은 우주 안에 있는 물질의 비율이 매우 적고, 게다가
아인슈타인이 도입한 '우주항'론을 시인하는 것으로서, 현재의 상식으로 생각하면 약간
기묘한 모델이다. 그런데 이 모델의 경우는 물질이 희박하여 우주를 끌어당기는 힘이
약하고, 척력이 커져서 우주가 팽창하게 된다는 것이다.
그러나 그 당시는 아직 팽창 우주라는 개념이 전혀 없었으므로 드 지터의 우주 모델은
탁상공론으로 여겨졌던 것 같다. 이와 같은 우주 모델도 한번 생각해 볼 수 있다는
정도였으리라.
프리드만(Friedmann)이 주장한 우주 모델
우주항은 '정적 우주'를 위해 아인슈타인이 억지로 도입했다는 인상이 짙다. 그래서 그
우주항의 존재를 무시하고, 원래의 아인슈타인 이론을 그대로 우주에 적용시키면 어떻게
될 것인가를 면밀히 연구했던 사람이 바로 프리드만이다. 이 우주론에 약간이라도
관심을 가진 사람이라면, 빅 뱅(Big Bang) 우주의 별명이 프리드만 우주라는 것쯤은 알
것이다.
그렇다면 아인슈타인 이론을 곧이곧대로 우주에 적용시킨 결과는 어땠을까?
우주는 수축하든가 팽창하든가의 양자 중의 하나이지, 결코 정지 상태는 있을 수
없다는 것이 그 해답이었다. 즉, 아인슈타인이 시도한 것처럼 우주항을 갖다 붙이는 등의
편법을 쓰지 않고 순수한 아인슈타인 이론으로 우주를 보면, 우주는 수축하거나
팽창하거나 하는 두 가지 운동 이외는 있을 수 없다는 것이 증명되었다.
우주는 왜 정지해 있지 않고 팽창하거나 수축만 하는가?
우주에는 은하나 별이 있는데, 이것들은 주위에 강한 중력을 작용하고 있다. 이렇게
해서 우주는 거대한 중력으로 지배받고 있는 셈인데, 그러한 곳에서 어떤 운동이
허용되는가 하는 것은 지상에서 돌을 위로 던져 보면 알 수 있다. 왜냐하면 지상도 역시
지구의 거대한 중력에 지배되고 있는 세계이기 때문이다.
자, 그러면 위로 던져 보자. 그러면 돌은 위로 올라가거나, 아래로 떨어지는 두 가지
중의 하나만을 한다는 것을 알 수 잇다. 공중에 떠 있는 채로 정지해 있지는 않는다.
이야기를 다시 우주로 되돌리면, 위로 올라가 있는 상태가 우주 팽창, 낙하되고 있는
상태가 우주 수축이다. 만일 돌을 공중에 정지시키려 한다면, 지구의 중력에 대항해서
어떤 불가사의한 힘(척력)들이 작용해야 하는데, 그런 것은 없다. 이와 마찬가지로,
우주도 팽창이나 수축밖에 없다는 것이 프리드만의 결론이었던 것이다.
'정적 우주'냐 '동적 우주'냐, 그것이 문제다
눈앞에 펼쳐져 있는 우주는 고요한데, 유구한 과거에서 영원한 미래를 향해 계속되고
있는 우주를 생각하면 아무래도 움직이는 것으로 믿고 싶다. 인간은 뭐니뭐니 해도
자신이 직접 본 것만을 굳게 믿어 버린다.
아인슈타인은 '정적 우주'를, 프리드만은 '동적 우주'를 주장했는데, 그 시대에는 아직도
우주는 조용하게 펼쳐져 있다고 생각하는 사람이 압도적으로 많았다.
여기에 새로 등장한 것이 벨기에의 르메트로(Lemaltre)가 주장한 '팽창 우주
모델'(1927년)인데, 이 주장도 아인슈타인에 의해 '계산은 정확한지 모르지만 사고방식이
옳지 않다'로 일축되어졌다. 르메트로는 영국의 케임브리지 대학에서 우주론을 연구한
물리학자이면서 카톨릭 신부이기도 했다.
비록 인정받지 못했지만, '동적 우주'가 연구가 사이에 진지하게 논의되기 시작한 것은
사실이다.
역시 우주는 팽창하고 있었다
'정적 우주'냐 '동적 우주'냐는 갑론을박이 계속되다가, 1929년에 이르러서야 결말이
난다. 우주 팽창의 증거가 발견된 것이다.
그해 미국의 에드윈 허블은 캘리포니아 주 윌슨 산 천문대에 설치된 구경 100인치의
반사망원경을 사용하여 은하를 관측하고 있었는데, 그때 그는 그 은하들 모두가
우리들로부터 멀어져 가고 있다는 것을 발견하였다. 게다가 우리로부터 멀리에 있는
은하일수록 더 빠른 속도로 멀어져 간다는 것이 확인되었다. 이것은 우주 팽창에 의한
것으로 당시 우주론을 연구하고 있는 사람이면 금방 알 수가 있었다. 이것이 그 유명한
'허블의 팽창 우주 발견'이다.
이것은 관측 결과이므로 어느 누구도 이 사실을 부인할 수 없었다. 아인슈타인도
나중에 가서는 '정적 우주'를 주장한 것이 일생 일대의 실수였다고 말하고는 자기의
주장을 철회하고 말았다.
멀어져 가는 은하가 어째서 우주 팽창의 증거일까?
앞항의 계속인데, 은하가 멀어져 간다는 것이 어째서 우주 팽창의 증거가 되는
것일까? 그것은 다음과 같은 예를 들어 보면 쉽게 이해할 수 있다.
여기에 거대한 풍선이 있다고 하고, 어느 정도까지 부풀게 한 후 그 표면에 매직잉크
등으로 검은 점을 적당한 간격으로 그려 넣는다. 그러고 나서 풍선을 계속해서 부풀려
보자. 그러면 2배의 크기가 되었을 때, 원래 1cm 간격이었던 검은 점이 2cm 거리로,
2cm는 4cm로, 4cm는 8cm로, 8cm는 16cm로, 50cm의 것은 100cm로 벌어지게 된다.
풍선이 부푸는 것은 동시이므로, 멀리 떨어져 있는 검은 점일수록 빠른 속도로 멀어져
가게 된다.
이것은 '역도 진이다'가 적용되므로, 멀리 있는 은하일수록 빠른 속도로 멀어져 간다면,
그것이 곧 우주 팽창의 증거가 된다고 해도 무방할 것이다.
과연 우주에는 끝이 있는 것일까?
우주를 말할 때 누구나가 반드시 머리에 떠올리는 소박한 의문이다. 실은 어떠한
경우에는 가장 어려운 것이 소박한 의문인데, 옛날에 이 의문에 답하려고 한 독일의
철학자 칸트(Kant;1724__1804)는 "우주에 끝이 있다면 그 앞쪽에는 무엇이 있는가를 꼭
묻고 싶다"고 말한 후에, "만일 그 곳에 무엇이 있다고 하면 그것 역시 우주라고 해야
한다"라고 하여 이 문제의 역설적인 측면을 강조하고, "그러므로 우주에는 끝이 없다고
생각해야 한다"는 극히 철학적인 해답을 내고 있다(철학자이니까 당연하지 않는가?).
이 문제에 대해 처음으로 과학적인 해답을 제시한 사람은 아인슈타인이다.
아인슈타인은 자기의 '정적 우주 모델'을 제시한 다음에 우주를 지구본의 표면과 같은
구면으로 상상하라고 말한다. 이것은 즉 2차원의 유추로 우주를 생각하라는 것이다.
그러면 서울을 기점으로 해서 그 지구본을 북쪽으로 계속 돌려 나간다. 북극을
통과하고, 남극을 경유한 뒤에 다시 서울로 돌아오게 되는데, 그것을 끝나는 것이 아니고
몇 번이라도 한없이 똑바로 나아갈 수 잇다. 무한대로 나아갈 수 있다면 이 우주는
무한으로 큰 것일까? 그렇지는 않고, 지구본의 표면적은 유한인 것이다. 즉, 이 두 가지
요소를 합치면 우주는 '유한이지만 끝이 없다'가 된다. 이것이 아인슈타인이 내린
결론이었다.
팽창하는 우주에는 우주의 끝이 있을까?
현대의 우주상은 '팽창 우주'이므로, 아인슈타인의 해답을 그대로 적용시킬 수는 없다.
그러면 현대 우주론은 이 문제에 대해서 어떤 해답을 내고 있는가?
팽창하는 우주에서는 멀리 있는 은하일수록 빠른 속도로 멀어져 가므로, 멀어지면
점점 더 빨라져서 아주 멀리에 있는 은하의 속도는 광속에 가까워질 것이라 생각된다.
우주의 최고속도는 광속이므로 그 어떤 것이라도 광속의 벽은 넘을 수 없다. 그렇게
되고 보면 거의 광속에 도달한 곳의 저편에 있는 빛은 우리가 있는 곳까지는 도달하지
못한다.
우리가 우주를 관찰할 때 광학 망원경이나 전파망원경을 이용하는 것으로도 알 수
있듯이, 우주의 정보는 빛에 의해 전달되고 있다(전파도 빛의 일종). 그러므로 빛이
도달하지 않는다는 것은 그 곳으로부터는 아무런 정보도 전해 오지 않는다는 말이 된다.
정보가 전달되지 못한다는 것은 그곳으로부터 저편은 '존재하지 않는다'는 뜻도 된다.
그러한 의미에서 그 곳이 바로 우주의 끝이라 해도 좋을 것이다. 현대 우주론은 그 곳을
'우주의 지평선'이라 하고, 우리가 살고 있는 지구로부터 150억 광년 떨어진 곳이라
추측하고 있다.
우주 지평선 저쪽에는 무엇이 있을까?
우주의 지평선 저쪽으로부터는 어떤 정보도 전해 오지 않으므로, 그 곳은 '있어도 없는
세계'이다. 그러므로 그 곳에는 무엇이 있는지 우리로서는 절대로 알 수가 없다.
그러나 절대로 알 수 없다고는 하지만, 실은 어느 정도 추측은 할 수 있다고 하므로
우주론은 마지막까지 들어 봐야 한다.
어떻게 추측이 가능하냐 하면, 이미 앞에서 아인슈타인의 우주론을 소개한 항목이
있는데 그것을 유추해 보면 간단하다.
우주 원리에서 우주는 대국적으로 보면 일양등방, 즉 어느 곳이나 똑같은 양상이라는
것이다.
태양계나 은하계와 같이 좁은 범위에서 보면, 지구가 있다거나 토성이 있다거나 하는
차이는 있어도 우주계 정도의 큰 규모로 보면 그런 사소한 차이는 문제삼지 않아도
된다. 그러니까 결국은 같다는 것이다.
즉, 이것을 지평선 저쪽에다 적용시키면 저쪽에도 이쪽과 똑같은 양상이 펼쳐지고
있다는 것이다.
우주의 팽창은 그치지 않는 것일까?
우리의 상식으로는 어떠한 것에도 반드시 종말이 있다.
그렇다면 우주의 팽창은 어떻게 될까? 우주만은 예외적으로 영원히 허용되는 것일까?
팽창이 언제까지 계속될 것인가 하는 것은 1922년에 프리드만이 아인슈타인 이론을 풀고
'동적 우주'를 주장했을 때 두 가지의 가능성이 있다는 것을 분명히 하고 있다. 하나는
이대로 영원히 팽창을 계속한다는 것이고, 또 하나는 어느 정도로 팽창하면 수축으로
바뀐다는 설이다.
앞장의 팽창에 대한 설명에서 예로 들었듯이, 돌을 위로 던져 올리는 힘이 커서
지구의 중력을 뿌리칠 정도면, 돌은 로켓처럼 우주 공간을 영원히 날아간다. 반대로 위로
던지는 힘이 약하면 떨어진다. 즉, 우주도 함유되어 있는 중력(인력)이 적으면 영원히
팽창하고, 크면 어느 정도까지 팽창한 후에 수축으로 전환한다. 그렇다면 둘 중에 어느
쪽이란 말인가.
우주는 팽창한 후 수축하기 시작한다
우주가 영원히 팽창하느냐 수축으로 전환하느냐 하는 것은 우주의 중력(인력)이 어느
정도인가에 따라 결정된다. 중력원의 주된 물질은 은하나 별 등의 천체와
성간물질이므로, 그것이 어느 정도 있는지 알 수 있다면 중력의 크기를 측정할 수 있다.
이전에 그것을 조사했더니, 수축시킬 만큼의 중력원이 없다는 것이 밝혀짐으로써
최근까지 우주는 영원히 팽창할 것이라 추정되어 왔다.
그러나 요즈음에 와서 이론과 관측기술의 급속한 진보로 새로운 중력원이 속속
등장하고 있다. 이미 널리 알려진 것으로는 블랙홀, 중성자별, 거기에다 다크 마터라
일컫는, 은하의 둘레를 에워싸고 있지만 눈에는 보이지 않는 물질이 분포되어 있다는
것도 판명되었고, 우주에 충만되어 있는 뉴트리노에도 약간의 질량이 있다는 것이
밝혀지고 있다. 뉴트리노는 이전에는 질량이 없는 유령과 같은 입자라 생각되어 왔는데,
소량이라도 질량을 갖고 있다면 그 광대한 우주에 충만되어 있기 때문에 경시할 수가
없다.
이같은 새로운 중력원의 등장으로, 현재의 우주는 어느 정도까지 팽창한 후 수축으로
전환할 것이라는 추정이 강력해지고 있다.
우주의 크기는 어느 정도일까?
우주에는 그 곳으로부터 저쪽 편에 알 수 없는 '우주의 지평선'이 있으므로, 그 곳부터
이쪽 편이 우리가 있는 우주이다. 그러므로 우주의 크기를 말한다면 지평선까지의
넓이를 말하는 것이 되는데, 그 곳까지의 거리는 약 150억 광년이라고 한다. 즉, 우리
우주는 반지름 150억 광년에 이르는 넓이를 가진 셈이다.
150억 광년이라고 하면 감각적으로는 이해하기 어렵겠지만, 1광년이 9조 5천억km라고
하면 약간은 짐작이 가리라 믿는다. 거기에다 150억 배를 곱한 넓이이므로 엄청난
공간임에는 틀림없다.
우주는 과연 몇 살쯤일까?
우주가 팽창하고 있다는 말은 바꾸어 말하면 옛날의 우주는 훨씬 작았다는 말이
되는데, 자꾸만 소급해 올라갈수록 우주는 점점 더 작아져서 빅 뱅(우주 대폭발)의
순간에 도달한다고 현대 우주론자들은 추측하고 있다. 그것에 대한 설명은 다음에
상세히 언급되지만, 이 우주 대폭발의 순간이 곧 현대 우주론에서 말하는 우주의
탄생이다. 우주는 그렇게 시발하여 현재의 '우주의 지평선'까지 넓혀져 왔으므로 거기에
소요된 시간이 바로 우주의 연령이 된다.
앞에서도 말했듯이 '우주의 지평선'은 빛의 속도로(광속으로) 우리로부터 멀어져 가고
있다. 그러므로 지평선까지의 거리를 광속으로 나누면 소요된 시간(연령)을 산출해 낼 수
있다. 우주 지평선까지의 거리가 150년 광년이므로, 우주의 나이는 150억 살이 되는
것이다.
우주에는 중심이 있을까?
우주에도 중심이 있는가라는 질문은 우주에 특별한 장소가 있는냐 하는 질문과 같다고
생각된다. 이런 질문을 한 사람은 아마도 태양계에서의 태양, 은하계에 있어서의 그
중심부 같은 것을 상정하고 있을 것이다. 그렇다면 도대체 우주가 어떤 구조인가를
알아두어야 할 것이다.
우주는 이제까지 설명해 왔듯이 2차원의 유추로 말하면 지구본을 연상하면 된다.
지구본상에서 중심이라고 할 만한 특별한 장소는 어디일까? 북극일까, 하와이일까,
아니면 뉴욕일까. 만일 그런 곳이 있다고 하면 어째서 그곳이 중심이 되었을까?
상식적으로 생각해 봐도 지구본에는(구면에는) 중심이라고 할 만한 장소가 아무 데도
없다. 거꾸로 말하면, 어느 곳이나 중심이라 할 수 있지만 그 곳은 결코 특별한 장소는
아니다. 다시 말해서 우주에는 특별한 뜻을 지닌 '중심'은 어디에도 없다.
우주에도 종말이 있을까?
우주의 운명에 대해서는 두 가지 가능성을 생각할 수 있다.
만일 우주가 이대로 영원히 팽창해 나간다면, 은하와 은하의 거리가 점점 멀어져서
장래에는 아주 한적하고 쓸쓸한 우주가 될 것이다. 그러한 우주에는 종말이 없다. 영원히
존속되는 우주이다.
그리고 앞에서도 설명했듯이, 아마도 우리 우주는 어느 정도까지는 팽창한 후
수축으로 전환할 가능성이 크므로 만일 그렇게 된다면 자꾸만 수축해서 본래의 빅
뱅(탄생) 때와 같은 상태로 되돌아 갈 것이라 추측된다.
그 뒤에는 어떻게 될 것인가.
최근 영국의 호킹 박사나 미국의 필렌켄 박사들이 주장하고 있듯이 무 속으로
소멸되어 버릴 것이라고 생각된다. 그들은 빅 뱅 이전의 우주도 무에서 시작된 것이라고
주장하고 있으므로 두 이론을 합치면 우주는 무에서 생겨나서 무 속으로 소멸됨으로써
대단원의 막을 내리게 된다는 것이다.
이것이 현재까지 연구된 우주의 운명에 대한 시나리오(scen__ario)이다.
은하 자체는 움직이지 않는데 멀어져 가는 까닭은?
우주의 팽창으로 은하는 우리에게서 멀어져 가고 있지만, 그렇다고 해서 요트가
미끄러져 가듯이 멀어져 가는 것은 아니다. 은하를 요트에 비유한다면 요트 자신은 바다
위에 가만히 떠 있다. 그런데도 요트는 우리에게서 멀어져 가는 것이다.
얼핏 생각해서는 납득이 되지 않는 그런 기묘한 일은 바로 바다가 엄청나게 넓어지고
있기 때문에 생겨나는 것이다. 요트는 바다 위에 가만히 떠 있지만, 바다가 자꾸만
넓어지므로 우리에게서 멀어져 가는 것이다.
이와 마찬가지로, 우주에 가만히 있는 은하도 우주의 팽창으로 우리에게서 점점
멀어져 간다. 이것을 알지 못하면 우주 팽창의 진짜 의미를 이해했다고 할 수 없다.
우주는 거대한 타임 머신이다
밤하늘을 올려다보면 여러 가지의 무수한 별들이 반짝이고 있다. 그 중에는
우리로부터 10광년, 100광년, 1천 광년 거리에 있고, 나아가 육안으로는 볼 수 없지만
은하계 바깥쪽에 1만 광년, 100만 광년, 1억 광년, 50억 광년이나 되는 아득히 먼 곳에도
은하의 세계가 펼쳐지고 있다.
여기서 생각해 보고 싶은 것은, 10광년이나 떨어져 있는 별에서 오는 빛은 10년 전에
그 별에서 출발했다는 사실이 되고, 50억 광년 저쪽에 있는 은하에서 오는 빛은 50억 년
전에 그 은하를 출발했다는 말이 된다.
즉, 우리가 '현재' 받아들이고 있는 빛은 지나간 과거의 여러 가지 정보를 현재 가져다
주고 있는 것이다. 다시 말하면 우주를 바라본다는 것은 과거의 시간을 바라보고 있는
것이라고도 할 수 있다.
만일 장래에 과학 기술의 진보로 150억 광년 저쪽을 들여다볼 수 있는 관측장치가
개발된다면, 우리는 150억 년 전을 볼 수가 있게 되는 셈이다.
150억 광년이라 하면 우주가 탄생할 무렵이므로 우리는 가만히 앉아서 우주 탄생의
양상을 볼 수 있게 된다. 그렇게 되면 현재에서 과거로 단숨에 뛰어넘을 수 있는
것이므로 우주는 정녕 거대한 타임 머신이라 할 수 있다.
@ff
제4장
이것이 수수께끼와 같은 우주현상이다
나폴레옹 시대에 블랙홀을 예언한 사람이 있다
블랙홀은 금세기 초두의 아인슈타인 이론에 의해 처음으로 등장한 천체로 되어
있지만, 놀랍게도 18세기 나폴레옹 시대에 그 존재를 예언한 사람이 있었다. 그 사람은
프랑스의 천문학자이며 수학자인 라플라스(Laplace;1749__1827)이다.
라플라스는 천체로부터의 탈출속도에 대해 연구했다. 탈출속도란 그 천체의
인력(중력)에 도로 이끌려 가지 않고 우주로 튀어 나가는 데 필요한 속도를 말한다.
그런데 이것에는 그 천체가 커지면 커질수록 빨라지고, 같은 질량(무게라 생각해도
좋다)일 때는 그 천체가 작아지면 작아질수록 빨라진다는 법칙이 있다. 지구의 탈출
속도는 초속 11.2km이지만, 만일 지구를 달걀만 하게 축소시킬 수 있다면 11.2km보다
훨씬 더 빨라질 것이다.
그래서 라플라스는 태양과 같은 천체를 자꾸만 작게 만들면 어떻게 될까 하고
생각했다. 점점 작아지면 탈출속도는 점점 더 빨라지므로, 아주 작게 만들면 탈출속도는
광속을 넘어설 수 있을 것이라 생각했다. 탈출속도가 광속을 넘으면 거기에서는 빛이
나올 수 없게 되므로 그러한 천체는 새까맣게 보일 것이다. 당시에 블랙홀이란 말은
없었지만, 실제로는 라플라스가 똑같은 것을 생각했다고 볼 수 있다.
별의 '사후 세계'를 연구하다 블랙홀을 발견했다
아인슈타인 이론을 이용해서 라플라스와 똑같은 연구를 한 사람은 미국의 이론
물리학자 오펜하이머(Oppenheimer;1904__1967)이다.
그들은 1930년대에 별의 '사후 세계'에 어떠한 일이 일어날 것인가를 연구하였다. 별은
팽대한 물질이 모여 형성된 것으로, 그 거대한 중력 아래에서 자꾸만 축소되려는 힘과
핵융합 반응에 따른 내부로부터의 압력 사이에서 어떤 크기를 유지하고 있다. 그러므로
일생을 마치고 핵융합 반응으로 사라져 버리면, 나중에는 중력만 남게 되므로 자꾸만
축소될 수밖에 없다.
본래의 별이 어느 정도 이상의 크기일 때는 중력이 크므로 남겨진 물질은 강한 힘에
압착되어 전자, 양자, 중성자 등의 소립자가 되어 버리지만, 그런 상태라면 곧
전자(@m-@e)와 양자(@m+@e)가 결합해서 중성자가 되기 때문에 결국 중성자만의
중성자별이 된다.
그러나 물질이 아주 많아서 중력이 큰 경우에는, 중성자만으로는 지탱하기 어려워서
계속 축소된다.
자꾸만 축소하여 한 개의 점으로 되어 버리면, 아인슈타인의 이론에 따라서 그
주변에는 빛조차도 탈출할 수 없는 방어벽이 생긴다고 한다. 이것이 곧 블랙홀이다.
블랙홀이란 공간에 생긴 구멍?
블랙홀은 중력으로 만들어진 공간 사이의 구멍이다.
이런 설명만으로 '역시 구멍이었군'하고 생각하고 말겠지만, 그런 것은 상식적으로는
생각할 수 없는 일이다.
여기서 상기해야 할 것은 아인슈타인 이론이 시간과 공간을 물리학의 대상으로
삼았다는 사실이다. 물질이나 전기와 마찬가지로 시간과 공간을 다루는 것이
아인슈타인의 이론인 것이다.
그냥 구멍이라고 하면 이미지가 너무나 구체적인 것 같으므로, 차라리 '공간에 기묘한
영역이 생긴다'라고 표현하는 편이 좋을 것 같다.
그러나 어쨌든 간에 우리는 그 구멍을 볼 수 없으므로 여기서는 2차원의 유추로
설명하기로 한다. 고무막을 펼쳐 놓고 그 위에 포탄을 올려놓는다. 고무막이 공간이고,
포탄이 중력원이다. 당연히 포탄에 의해 고무막은 함몰하고 구멍이 생긴다.
이 구멍이 바로 블랙홀이다. 그런 것이 공간에 생긴다고 상상하면 된다.
최초의 블랙홀 설은 아무도 믿지 않았다
아인슈타인 이론에 따라 블랙홀이 별의 '사후의 세계'에 등장한다는 것이 오펜하이머에
의해 제시되었지만, 당시의 분위기로는 그것은 어디까지나 이론의 산물일 뿐, 실지로
우주에 그러한 것이 있다고는 믿을 수 없다는 생각이었다.
그도 그럴 것이 이론대로라면 그 구멍으로 들어가면 두 번 다시 나올 수 없고, 어떤
공간이나 마음대로 통과하는 빛마저도 차폐되어 나올 수 없다는 것이니까 정말 믿기
어려웠을 것이다.
당시는 아인슈타인 이론에 의해 예언된 우주 팽창이 발견(1929년)된 직후였고, 이론에
대한 신뢰성도 대단해서 이밖에도 어떤 재미있는 예언이 나올까 하면서 여러 가지
일들에 아인슈타인 이론을 적용하였다. 그럴 때 마침 블랙홀이라는 흥미 있는 것이
등장한 것이다.
우주인으로부터의 신호? 펄서의 정체는?
1968년, 영국의 뮬러드 천문대에서 천체를 관측하고 있던 케임브리지 대학의 여자
대학원생 벨이 하늘 한 곳에서 발신되어 오는 이상한 전파를 포착했다.
그것은 너무나 규칙적이어서 인공적인 것이라고도 생각되는 전파였기 때문에,
처음에는 우주인이 어떤 신호를 보내온 것이 아닌가 하여 큰 소동이 일어났으나, 이를
세밀히 조사해 본 천체 물리학자에 의해 그 정체가 곧 밝혀졌다.
이 펄서 신호는 1.336초라고 하는 극히 짧은 것이었으나, 그렇게 짧은 신호는 굉장한
속도로 회전하고 있는 천체로부터 발사된 것이었다. 보통 천체가 그렇게 굉장한 속도로
회전하면 공중분해가 되므로 존재할 수 없게 된다. 그래서 천체 물리학자의 뇌리에
떠오른 것이 1930년대에 오펜하이머가 예언한 중성자별이었다. 중성자별이라면 상상을
초월할 만한 중력으로 중성자끼리 결합되어 있기 때문에 아무리 빠른 속도로
회전하더라도 원심력에 의해 공중분해되는 일이 없는 것이다.
이 천체는 펄스 신호를 발신하고 있다고 해서 현재는 펄서라 불리고 있다.
펄서가 블랙홀의 존재를 예지 시켰다
펄서의 발견에는 중요한 의미가 있었다.
그것은 탁상공론에 불과하다고 생각해 왔던 오펜하이머의 이론으로 예언된 중성자별이
실지로 우주에서 발견되었기 때문이다.
오펜하이머의 주장에 따르면, 중성자별을 짓눌러 분쇄해 버릴 만한 아주 큰 중력이
존재하게 되면 그 곳에는 블랙홀이 형성되어 있는 것이므로 중성자별의 발견은 곧
블랙홀의 발견으로 이어지는 것이다.
블랙홀이 단순한 이론상의 산물이라면 '과연 그렇게 생각할 수도 있겠지.'하고
대수롭지 않게 여길 수도 있지만, 그것이 실재한다고 할 때는 문제가 달라진다.
펄서의 발견을 계기로 블랙홀이 현실적인 것으로 받아들여져 연구에 박차를 가하기
시작했다.
제1펄서의 신상 명세서
벨이 발견한 제1호 펄서는 황소자리의 게성운이라는 유명한 천체에서 발견되었는데,
이 게성운은 1054년의 초신성 폭발 시에 형성된 것으로 알려져 있다. 즉, 우리의
태양(주계열성@m=@e표준적인 별)보다 훨씬 큰 별이 최후를 맞이하여 대폭발을 일으킨
후에 이 중성자별이 탄생한 것이다.
어떠한 조건이 갖추어져야만 블랙홀이 생기는 것일까?
블랙홀을 이론적으로 예언한 것은 오펜하이머인데, 그 천체에 '블랙홀'이라는 그럴
듯한 이름을 붙인 사람은 미국의 천문학자 호일러이다.
오펜하이머가 사용한 용어는 '중력 붕괴 천체'였다.
그 이름으로서도 알 수 있듯이 블랙홀은 별이 중력에 의해 붕괴되어 생기는 것인데,
어떠한 별도 최후를 맞이한 후 그냥 블랙홀이 되는 게 아니라 어떤 확실한 조건이
구비되어 있어야만 한다.
그것은 별이 초신성 폭발을 한 후에 남은 잔해 물질의 질량이 태양의 10배 이상이
되는 것이라야 한다. 즉, 본래가 태양 등과는 비교도 안 될 만큼 거대한 별이 아니면
블랙홀이 될 자격이 없다는 말이다. 밤하늘에 반짝이는 별은 대부분이 태양과 같은
주계열성이므로, 그러한 의미에서 블랙홀이 될 만한 거대한 별은 그렇게 많지 않다.
블랙홀 안은 어째서 별세계일까?
블랙홀은 공간에 뻥 뚫린 우주의 구멍이다.
방호벽을 넘어 그 곳에 들어가 버리면 다시는 나오지 못한다. 빛마저도 빠져 나올
수가 없다. 우주의 정보는 빛(전파)으로 전달되므로, 빛이 빠져 나올 수 없다는 것은 그
곳에서는 아무런 정보도 전해 오지 않는다는 말이 된다.
우리는 서로 정보를 주고받음으로써 같은 세계에 살고 있다는 것을 알게 된다. '저
세상'이란 말은 '이 세상'과 정보 교환이 가능하다면, '저 세상'은 '이 세상'의 일부가 될
것이다.
그러므로 블랙홀의 내부는 정보가 차단되어 우리 세계와는 전혀 다른 별세계이다.
우리의 우주에 출현한 별세계, 그것이 바로 블랙홀이다.
블랙홀 안에서는 세계가 낙하하고 있다
블랙홀 안으로 들어가면 빛조차 빠져 나오지 못하게 되는 것일까? 아무리 왜곡된
공간이라 하더라도 공간은 공간이므로 빛만큼은 자유자재로 진행할 수 있을 것 같다.
그런데도 절대로 빠져 나오지 못한다고 하니 어찌된 일일까?
그 의문은 다음과 같은 예를 이해하면 쉽게 풀린다.
지금 어떤 사람이 백화점의 하행 에스컬레이터를 거꾸로 시속 30km로 뛰어오르려
하고 있다. 이 에스컬레이터의 속도는 시속 5km이므로 보통 때 같으면 쉽게 뛰어 올라갈
수 있지만, 에스컬레이터의 속도가 갑자기 50km가 되고 말았다. 이렇게 되면, 그 사람은
절대로 에스컬레이터를 거슬러 올라갈 수 없다. 본인은 열심히 뛰어 올라가는 것 같아도
오히려 밑으로 밀려 내려가고 만다.
이와 마찬가지로, 극한적인 중력의 세계가 실현되고 있는 블랙홀 내부에서는 모든
것이 중심부(?)를 향해 빨려 들어간다고 생각하면 된다. 모든 것이라고 했으니까, 비록
빛이라 하더라도 밖으로 나올 수는 없다. 온 세계가 구멍의 중심부를 향해 낙하하고
있다고 생각하면 된다.
블랙홀은 극한적으로 왜곡된 공간이다
빛이 빠져 나오지 못한다는 것은 또 다른 설명으로도 이해할 수 있다.
앞에서도 설명했듯이, 아인슈타인 이론에 따르면 중력은 공간의 왜곡에 의해 발생하는
힘이므로 극한적인 중력 공간인 블랙홀 내부에서는 공간이 극한적으로 왜곡되어 있다고
한다.
빛은 공간을 통과한다. 그러므로 그 공간이 극한적으로 왜곡되어 있으면 안으로
들어간 빛은 내부에 갇힌 꼴이 되므로 밖으로 나올 수 없다.
공간이 왜곡되어 있다는 것이 관측에 의해 확인되고 있고, 최근에는 아인슈타인이
예언한 '중력 렌즈'가 발견되어 이를 확실하게 입증하고 있다.
'중력 렌즈'란 은하의 중력으로 주변의 공간이 왜곡되어 그 곳이 렌즈처럼 되는
것으로서, 그 결과 멀리서 온 천체의 빛이 4가닥으로 갈라져서 십자로 보인다.
이것을 '아인슈타인의 십자'라고 하는데, 이것이 발견됨으로써 그 사실이 확인되었다.
블랙홀은 아직 단 하나도 발견되지 않고 있다
우주론의 세계에서 블랙홀은 초유명 천체이므로 벌써 많이 발견되었을 것이라고
생각하겠지만, 실지로는 아직 하나도 발견되지 않고 있다. 하지만 그것은 당연한 것이다.
왜냐하면 블랙홀에서는 빛조차도 빠져 나오지 못하므로 아무리 정밀한 관측 기구를
동원한다 하더라도 직접 포착할 수 없기 때문이다.
그렇다면 어째서 유명한 백조자리의 X__1이 블랙홀의 유력한 후보로 떠오른 것일까?
그것은 블랙홀 비슷한 천체가 인근에 있는 별의 물질을 자꾸만 빨아들여, 그때 물질이
서로 충돌하여 발생했을 것이라고 추측되는 X선이 대량으로 검출되고 있기 때문이다.
블랙홀이 되는 별은 본래 두 개의 별이 연이어진 이중성인 경우가 많으므로, 한쪽이
중력 붕괴를 일으켜 블랙홀이 되면 이러한 현상이 일어난다. 그래서 대량의 X선을
방출하는 '보이지 않는 천체'가 블랙홀일 것이라는 지목을 받고 있다.
블랙홀은 우주에 몇 개나 있을까?
블랙홀은 일단 형성되고 나면 절대로 소멸하지 않는다. 주변의 물질을 흡수하여
차츰차츰 커질 뿐이다. 그러므로 우주는 나이를 먹어 갈수록 차츰 불어나게 된다.
블랙홀 연구가의 말에 의하면 별이 최후를 맞이한 후에 형성되는 블랙홀은 우리의
은하계 안에만도 10만 개 이상이나 있다고 한다. 우주에는 우리의 은하계와 같은 은하가
1천억 개 이상이나 있으니까, 블랙홀도 10만 개의 1천억 배는 있다고 본다.
은하계에 10만 개나 있다고 하면 많은 것같이 생각되나, 은하계별의 수가 2천억 개란
것을 생각하면 미미한 숫자에 불과하다.
버뮤다 해역의 블랙홀이란?
미국의 뉴욕 먼바다인 대서양상에 버뮤다 해역이란 곳이 있다. 옛날부터 이 곳에서
선박이나 조난한 비행기가 감쪽같이 행방불명이 되곤 해서, 어떤 불가사의한 원인이
있는 것이 아닐까 하는 소문이 나돌았는데, 어떤 사람이 "그 곳에 혹시 블랙홀이 있는
것이 아닐까"라는 말을 하여 주목된 곳이 바로 버뮤다 해역 블랙홀 설이다. 배나
비행기를 삼켜 버린다는 것이다. 물론 현재 우주공간에 있는 거대한 블랙홀이라면
지구도 삼켜 버릴 수 있으니까, 그 블랙홀은 필시 조그마할 거라고 그 사람은 말한다.
과연 재미있는 가설이다. 물론 현재의 우주에서는 그런 조그마한 블랙홀이 형성되는
시스템은 없으나, 우주가 탄생했을 무렵이라면 상상을 초월하는 고압 상태가
실현되었으리라 믿어지므로, 조그마한 블랙홀이 형성되었을지도 모른다. 그런 블랙홀이
우주를 포류하다가 우연히 버뮤다 해역에 자리를 잡았다는 것도 전혀 부정할 수는 없다.
하지만 이 이야기를 과학적으로 신용할 수 있는냐 하는 데는 도리질을 할 수밖에
없다. 모든 것을 억지로 블랙홀 설에다 적용시키려 한 것 같다.
블랙홀에 빨려 들어간 우주선은 어떻게 될까?
은하계 안에만 10만 개 이상의 블랙홀이 있다고 하니까 장래 우주선이 난비하게 되면,
그 중에는 블랙홀에 조난하는 것도 나올지 모른다.
블랙홀에 빨려 들어간 우주선의 운명은 어떻게 될까?
보통 블랙홀이라면 우주선은 흡수된 순간에 강한 중력으로 납작하게 짓눌리고 말
것이다. 그것도 아차 하는 순간에 이루어진다.
그러나 여기서 이상한 현상이 일어나게 된다. 즉, 우주선은 아차 하는 사이에 빨려
들어가 분쇄되어 이 세상에서 사라져 버리는데, 만일 우리가 지구에서 그 우주선을
관측하고 있었다면 우주선은 그곳에 못박힌 듯이 움직이지 않는다. 영원히 그대로 있는
것이다.
아차 하는 사이에 빨려 들어간 우주선이 영원히 그 곳에 있다는 것은 모순되는
이야기인 것 같으나, 아인슈타인 이론을 그렇게 된다고 설명하고 있다.
블랙홀에 흡인된 우주선은 영원히 빨려 들어가지 않는다
아인슈타인 이론에 의하면 중력이 강한 곳에서는 약한 곳보다 신간이 느리게
진행된다.
정밀한 원자시계로 측정한 결과, 무중력 상태인 인공위성 안의 시계보다 지구상의
시계가 더 느리게 간다는 것이 확인되었다.
중력이 커지면 커질수록 시간이 느리게 가는 것이므로, 블랙홀과 같은 극한적인
중력장의 시간은 동결되고 만다. 동결된 시간의 우주선은 움직이지 않는다. 우리에게는
그렇게 보이는 것이다.
그러나 우주선 안에 있는 사람에게는 시간이 보통대로 진행된다. 그러므로 눈 깜짝할
사이에 블랙홀로 흡수되어 납작해지고 마는 것이다.
그렇다면 우리는 빨려 들어간 우주선의 환영을 보고 있는 것일까? 그렇다고 해도
무방하지만 상대론적으로 말한다면 양쪽 모두가 정답이므로, '블랙홀에 빨려 들어간
우주선은 영원히 흡인되지 않는다'고 해도 좋은 것이다.
은하계 중심에 거대한 블랙홀이 있다
관측 기술의 발달과 컴퓨터의 고도화로 지난 10여 년 사이에 우주에 대해 여러 가지
새로운 사실이 밝혀졌다.
그 중의 하나가 은하계 중심에 있는 블랙홀의 발견이다. 레이더 관측 등으로 아주
오래 전부터 은하계 중심부가 소란스럽다는 것을 알고 있었지만, 지금까지는 별이나
성간물질에 저지되어 관측이 불가능했다. 그러나 컴퓨터 해석 등으로, 중심부에 거대한
블랙홀이 있다는 것이 거의 확실시되었다.
계산에 따르면 그 반경은 1억 5천만km나 되니까, 별이 사멸한 후에 생기는 보통
블랙홀의 반지름이 30km인 것에 비하면 얼마나 거대한가를 알 수 있다.
은하계는 우주에 분포하는 다른 은하와 같은 형태이므로, 그 곳에도 중심부에
블랙홀이 있다면, 우주 전체에는 막대한 수의 블랙홀이 있다는 것이 된다.
수수께끼의 천체 '쿠에이서'도 거대한 블랙홀?
1963년 미국의 슈미트에 의해 발견된 '쿠에이서'라는 수수께끼의 천체가 있다.
아득히 먼 우주에서 발견된 천체인데, 이상한 것은 별과 같은 점광원인데도 은하와
같은 거대한 에너지를 방출하고 있다는 것이다.
이것은 거대한 별이라는 설과 화이트홀이라는 설 등 여러 가지 가능성이
제시되었는데, 결국 요즈음에 와서 그 정체가 은하의 중심핵이라는 것이 분명해지고
있다. 관측 기술의 진보로 쿠에이서의 둘레가 은하와 같은 구조로 되어 있다는 것이
확인되었기 때문이다. 모두가 10억 광년 이상이라는 먼 거리에 있기 때문에 유난히 밝은
중심부만 보이고 주위는 어두워서 보이지 않았던 것이다.
은하의 중심핵이므로 이것은 당연히 블랙홀이라야 한다. 그리고 그렇게 먼 곳에
있다는 것은 옛날부터 존재해 있었다는 것이 되므로, 우주에는 먼 옛날부터 블랙홀이
있었다고 볼 수 있다.
블랙홀이 있다면 화이트홀도 있을까?
있을 수도 있다고 생각된다.
왜냐하면 자연계는 전기의 플러스와 마이너스, 자석의 N극과 S극, 물질의 정물질과
반물질이 있는 것처럼 모든 것이 균형 있게 존재하는 것이 보통이기 때문이다. 이것을
시머트리(Symmetry)의 법칙이라고 하는데, 어째서 그런지는 몰라도 자연계는 그렇게
되어 있는 것이다.
이 법칙을 블랙홀에 적용시키면 반대 성질을 지닌 화이트홀이 있을 법하다는 말이다.
블랙홀과 반대현상이라면 화이트홀은 밀어내는 작용을 할 것이므로 그 내부로는
절대로 들어갈 수 없을 것이다.
블랙홀은 시간의 터널일지도?
우주는 또 다른 우주와 웜홀(wormhole)이라는 터널로 연결되어 있고, 블랙홀이 그
입구라고 하는 기묘한 주장을 한 사람이 있다. 주장이라고는 해도 아인슈타인 이론을
면밀하게 해석한 결과이므로 SF나 공상은 아니다.
그 사람은 뉴질랜드의 우주 물리학자인 카이다. 그의 주장에 따르면 블랙홀로
들어가게 되면 웜홀을 통과하여, 다른 우주의 화이트홀로 빠져 나간다는 것이다.
그러나 우리 입장에서 보면 블랙홀은 이미 별세계이므로 그 곳으로 들어가 버리면
아무런 관계도 없어진다. 어쨌든 재미있는 착상임에는 틀림없다. 일단 블랙홀로 들어가
버리면 카의 주장대로 블랙홀을 통과해 다른 우주로 갈 수는 있다 해도, 우리의 우주로
되돌아올 수는 없다.
그는 또, 그 터널을 통과하면 과거로 갈 수도 있고 미래로 갈 수도 있다고 했다.
이것이 바로 아인슈타인 이론에서 도출된 결론이라 하더라도, 너무나 기발하여 현대의
대부분의 학자들은 이론상의 주장에 지나지 않는 것이라고 생각하고 있다.
@ff
제5장
호킹 박사 입문
팽창 우주가 난문제를 던지다
1929년 허블의 발견으로 팽창 우주가 확정된 셈인데, 이것으로 모든 것이 해결된 것은
아니다.
우주가 팽창을 계속하고 있다는 것은 옛날의 우주는 작았다는 것이 되고, 그보다 더
옛날에는 더 작았다는 말이 된다. 그리고 계속해서 과거로 거슬러 올라가면 우주는
무한소가 되어 버린다.
'무한히 작다'는 것은 말하기는 간단하지만, 거대한 우주가 무한으로 작아진다는 것은
아무래도 납득하기 어렵다.
만일 그렇다고 하면, 우주의 과거는 한정된 시점으로밖에 소급할 수 없고, 우리의
상식으로는 그 시점이 바로 '우주의 탄생'이 되는 것이다.
이 문제는 팽창 우주설을 제기한 벨기에의 르메트르가 우주는 최초에 지구궤도 만한
크기의 고밀도 상태에서 시발되었다고 하는 '우주의 알' 설(1927년)을 제시하면서
시작되었는데, 그 후에는 그다지 심도 있는 토론이 없었던 것 같다. 왜냐하면 우주의
탄생이 있었다고 하면, 그 이전에는 어떠했는가라는 어려운 질문이 제기될 것이고, 또
우주를 압착한 초고밀도 상태란 어떤 것인가는 당시의 물리학으로는 어림도 못했기
때문이다.
아인슈타인 박사는 우주는 신이 창시한 것이라 생각했다
우주론의 아버지 아인슈타인 박사는 우주의 시초를 어떻게 생각하고 있었을까?
아인슈타인 박사는 그가 최초에 제기한 우주 모델이 '정적 우주'였던 것으로도 알 수
있듯이, 우주는 영원한 과거에서 미래로 조용하게 펼쳐져 가는 것이라고 생각한 것 같다.
우주의 기원을 적극적으로 연구하려고 한 흔적은 없다.
그러면 팽창 우주를 이론적으로 명시한 아인슈타인 이론은 어떻게 되어 있을까?
거기에는 우주는 '신의 일격'에 의해 창시되었다고 기술되어 있다. 즉 이론으로
명시하려 해도 그것은 벅찬 일이었다. '신의 일격'으로 우주가 창시되고, 그 후 어떻게
되었는가 하는 것은 이론으로 명시할 수 있어도 최초의 '일격'은 신에게 미룰 수밖에
없다. 이것이 아인슈타인 이론의 입장이었던 것이다.
그 무렵의 사정을 만년의 아인슈타인은 이렇게 말했다.
"신이 어떤 선택을 했는가, 그것이 나에게는 가장 흥미 있는 일이었다."
실제로 극히 최근까지 우주론을 연구하는 사람들은 '우주를 창시하는 문제'는 신에게
맡기는 것이 상책이라고 생각했었다.
그러나 신은 아무런 해결도 해주지 않는다.
가모 박사의 우주 창시 가설이란?
르메트르에 이어 우주의 창시 문제를 연구한 사람은 소련에서 미국으로 망명한 물리
학자 조지 가모(Coerge Gamow)이다. 그는 "이상한 나라 톰킨스" 시리즈의 저자로도
세계적으로 알려진 사람이다.
가모 박사는 먼저 모든 물질은 우주가 탄생하는 순간에 생성되었다는 가설을 세우고,
그러기 위해서는 최초의 우주는 어떠했는가를 연구했다.
그는 우주는 '뜨거운 불덩어리(빅 뱅)'라고 전제하고 연구를 시작했다.
그 후의 연구로 우주의 모든 물질이 우주 탄생 순간에 만들어졌다는 가설이
부정되었지만, 우주가 백 뱅(우주 대 폭발)으로 탄생하고 그 후에 진화되어 오늘날과
같은 모습이 되었다는 주장은 인정받게 된 것이다
이것이 가모 박사의 빅 뱅 우주론(1946년)이다.
가모 박사는 이때의 그 증거로, 우주가 아주 조그마했을 때의 흔적이 현재 마이크로파
형태로 남아 있는 것임에 틀림없다고 예언했다.
가모 박사가 예언한 마이크로파란?
가모 박사가 예언한 마이크로 파는 우주가 지금보다 작았던 옛날의 유물이라 해서
'우주 화석'이라 불리기도 한다.
그 마이크로 파란 어떤 것일까?
우주 대 폭발로 창시된 우주가 뜨거운 불덩어리였다면, 현재의 우주는 팽창에 의해
온도가 내려가고 있을 것이다.
이 같은 현상은 우리 주변에서도 냉장고가 냉방장치에 쓰이고 있는 단열팽창으로
알려져 있는 것과 같은 것이므로 어렵게 생각할 필요가 없다.
우주의 온도가 내려갔다면, 당시 우주에 충만 되어 있던 빗의 온도는 하강했을 것이다.
빛은 온도가 내려가면 적외선이 되고, 더 내려가면 전파(전자파)가 되는데, 가모 박사는
그러한 우주 화석 전파(마이크로 파)의 온도는 7도씨 정도일 것이라고 예언한 것이다.
그러한 마이크로 파가 현재의 우주에는 엄청나게 많다.
이 마이크로 파가 검출되면 가모 박사의 예언은 적중하는 것이며, 빅 뱅 우주론은
확정된다.
빅 뱅(우주 대 폭발) 현상은 일어날 수 없는 것?
가모 박사의 빅 뱅 우주론은 우주의 창시가 있었다는 것을 전제로 한 이론이므로,
우주는 영원히 변하지 않는 가고 믿었던 당시의 상식으로서는 매우 획기적인
생각이었다.
여기서 등장한 것이 빅 뱅 설을 부정해 버리려는 이론이다.
하지만 우주가 팽창하고 있다는 것은 관측된 사실이므로 그것을 부정할 수는 없다.
그래서 영국의 본디나 골과 같은 우주 물리 학자들은 우주가 팽창하고 있어도 우주에
있는 물질의 밀도가 항상 일정하다면 우주는 변화하는 것이 아니라는 생각을 했다.
이것을 '정상 우주론'(1948년)이라고 한다.
즉, 팽창에 의해 밀도가 희박해진 것만큼 어딘 가에서 보충하는 시스템이 있으면 되는
것이다.
그래서 그들은 우주에는 그런 물질이 창성되는 곳이 있다고 가정하고, 그것을 C장(C는
Creation의 이니셜)이라고 부르기로 했다.
그러나 이 이론은 C장에 근거가 있는 것이 아니고, 오로지 빅 뱅 이론을 부정하기
위해 억지로 만든 이론이라는 인상을 주고 있다.
빅 뱅 우주론이 예언한 마이크로 파가 발견되다!
시대는 바뀌어서 1964년.
미국에 있는 베르텔레폰 연구소의 밴저스와 윌슨은 뉴저지 주에 신설된 통신위성과
교신하기 위한 초저 노이즈(소음)인 각형 안테나를 테스트하고 있을 때 우주의 각
방면에서 발사되어 오는 기묘한 전파가 있다는 것을 발견했다.
그들은 전파 기사였으므로 우주론에 대해서는 전혀 문외한이었다. 단지 그런 기묘한
전파(마이크로 파)를 검출했다는 사실만을 논문으로 발표했는데, 우주론의 연구가들은 그
논문을 읽고 쾌재를 불렀다.
이 마이크로 파의 온도는 섭씨 K, 가모 박사가 예언한 것보다 약간 낮았지만,
마이크로 파가 있었다는 본질은 변하지 않는다. 가모 박사 박사의 빅 뱅 이론은 이제야
표준 우주 모델로 확립된 것이다.
우주는 과거 어느 시기에 탄생하여, 진화를 거듭한 끝에 지금과 같은 모습이 되었다.
이 획기적인 우주관을 우리는 받아들이지 않을 수 없게 된 것이다.
밴저스와 윌슨은 우주론에는 문외한이었지만, 그 발견의 중대성이 높이 평가되어 노벨
물리학상을 받았다.
세계의 시초는 '처음에 빛이 있었다'였다
구약성서 창세기에 '하나님은 최초로 빛을 만드셨다'라는 기술이 있는데, 빅 뱅
우주론에 의한 우주의 시초도 빛이었다는 것이 증명되고 있다.
빅 뱅 우주론에서는 우주의 팽창과 함께 우주의 온도가 하강되어 온 것을 알고
있으므로, 거슬러 올라가면 올라갈수록 고온이 된다. 물론 물질은 심하게 압착되어
가므로 우주의 초기는 상상을 초월하는 고온 고밀도 상태였을 것이다.
그러한 초고온 초고밀도 상태에서는 고에너지 물리학에 따라 물질은 모두 에너지로서
빛의 바다 속으로 녹아 들어간다고 생각할 수 있다.
즉, 탄생한 지 얼마 안 된 '불덩어리 우주'는 빛으로 가득 차 있었고, 그 후 팽창해서
온도가 내려가면 빛에서 물질이 생성되고, 그것들이 은하를 만들고, 별을 만들고,
태양계와 같은 천체를 만들고, 지구를 만들고, 생명을 탄생시켜 현재의 우리로 이어지는
것이다.
아인슈타인 이론의 한계를 지적한 호킹 박사
우리의 우주가 불덩어리에서 시작되었다는 것은 그렇다 치고, 그 전은 어떠했을까?
조물주는 과연 존재하는 것일까?
앞에서 이미 기술한 바와 같이 아인슈타인 이론에서는 '신의 일격'으로 우주가
창시되었다고 생각하므로 이 질문에는 적당한 응답 자료가 없다.
그러나 탄생 이전에 아무것도 없었다고 한다면 반발이 있을 것이다.
그래서 팽창 우주는 최대 팽창까지 진행된 후 수축으로 전환하고, 그것이 극한적으로
축소되면 다시 팽창을 전환하여 이것을 영원히 되풀이하는 진동 우주가 진실한
모습이라고 주장하는 사람도 있다.
이 주장은 영원이라는 것으로 이어지는 것 같아서 매력적이긴 하지만, 이것은
아인슈타인 이론에 바탕을 두는 한 우주 탄생의 순간은 절대로 해명할 수 없으며, 진동
우주 등의 주장은 한낱 탁상공론에 불과하다고 일축한 사람이 있다. 그가 바로 영국의
호킹 박사이다.
그는 우주의 창시 순간은 아인슈타인 이론으로 생각하는 한 무한히 작고, 또 물질
밀도는 무한히 커진다고 보았다. 그것은 수학적으로 말하면 '특이점'이고, 거기서 더
나아가면 저쪽 편은 절대로 해명할 수 없다는 것을 훌륭하게 증명한 것인데, 동시에
호킹 박사는 우주의 창시를 해명하기 위해서는 아주 새로운 이론이 등장해야 한다는
것도 지적했다.
극대 우주론과 극소 소립자론이 도킹하다
우주의 창시 문제는 '특이점' 때문에 얼마 동안 진전을 보지 못하다가 의외의 곳에서
돌파구가 열리기 시작했다. 그것은 극소 세계의 이론인 소립자론이다.
어째서 소립자론이 우주 창시에 대한 해명에 도움을 주느냐 하면, 우주가 창시될
무렵은 상상을 초월하는 고온 고밀도였기 때문이다. 어떤 물질에 대해 가열을 계속해
나가면 마침내는 모두가 원자로 환원되어 버리지만, 그것을 다시 가열하면 원자에서
전자가 튀어나와 플라스마 상태가 된다. 또다시 가열하면 원자가 파괴되어 전자, 양자,
중성자로의 분해 상태가 되고, 다시 온도를 높여 1조도를 넘게 하면 소립자는 모두
쿼크(quark;반단전하입자)로 분해되고 만다. 쿼크는 소립자를 구성하고 있다고 가상하는
물질이다.
우주의 온도가 1조도를 넘는 것은 우주가 창시된 바로 직후이다. 그러므로 이런
시대의 우주를 생각할 때에는 소립자 이론의 도움을 받지 않으면 안 된다. 그리고 그
소립자 이론이 근간에 와서 급속하게 진보하여, 지금까지는 '신의 영역'으로 미루어졌던
부분까지 해명할 수 있게 되었다.
아인슈타인 이론의 한계를 지적한 호킹 박사
우리의 우주가 불덩어리에서 시작되었다는 것은 그렇다 치고, 그전은 어떠했을까?
조물주는 과연 존재하는 것일까?
앞에서 이미 기술한 바와 같이 아인슈타인 이론에서는 '신의 일격'으로 우주가
창시되었다고 생각하므로 이 질문에는 적당한 응답 자료가 없다.
그러나 탄생 이전에 아무것도 없었다고 한다면 반발이 있을 것이다.
그래서 팽창 우주는 최대 팽창까지 진행된 후 수축으로 전환하고, 그것이 극한적으로
축소되면 다시 팽창으로 전환하여 이것을 영원히 되풀이하는 진동 우주가 진실한
모습이라고 주장하는 사람도 있다.
이 주장은 영원이라는 것으로 이어지는 것 같아서 매력적이긴 하지만, 이것은
아인슈타인 이론에 바탕을 두는 한 우주 탄생의 순간은 절대로 해명할 수 없으며, 진동
우주 등의 주장은 한낱 탁상 공론에 불과하다고 일축한 사람이 있다. 그가 바로 영국의
호킹 박사이다.
그는 우주의 창시 순간은 아인슈타인 이론으로 생각하는 한 무한히 작고, 또 물질
밀도는 무한히 커진다고 보았다. 그것은 수학적으로 말하면 '특이점'이고, 거기서 더
나아가면 저쪽 편은 절대로 해명할 수 없다는 것을 훌륭하게 증명한 것인데, 동시에
호킹 박사는 우주의 창시를 해명하기 위해서는 아주 새로운 이론이 등장해야 한다는
것도 지적했다.
극대 우주론과 극소 소립자론이 도킹하다
우주의 창시 문제는 '특이점' 때문에 얼마 동안 진전을 보지 못하다가 의외의 곳에서
돌파구가 열리기 시작했다. 그것은 극소 세계의 이론인 소립자론이다.
어째서 소립자론이 우주 창시에 대한 해명에 도움을 주느냐 하면, 우주가 창시될
무렵은 상상을 초월하는 고온 고밀도였기 때문이다. 어떤 물질에 대해 가열을 계속해
나가면 마침내는 모두가 원자로 환원되어 버리지만, 그것을 다시 가열하면 원자에서
전자가 튀어나와 플라스마 상태가 된다. 또다시 가열하면 원자가 파괴되어 전자, 양자,
중성자로의 분해 상태가 된고, 다시 온도를 높여 1조도를 넘게 하면 소립자는 모두
쿼크(quark;반단전하입자)로 분해되고 만다. 쿼크는 소립자를 구성하고 있다고 가상하는
물질이다.
우주의 온도가 1조도를 넘는 것은 우주가 창시된 바로 직후이다. 그러므로 이런
시대의 우주를 생각할 때에는 소립자 이론의 도움을 받지 않으면 안 된다. 그리고 그
소립자 이론이 근간에 와서 급속하게 진보하여, 지금까지는 '신의 영역'으로 미루어졌던
부분까지 해명할 수 있게 되었다.
우주의 시초를 탐구하는 통일 이론의 등장
우주의 창시를 탐구하는 새로운 무기는 통일 이론이라고 하는 새 이론이다.
그렇다면 통일이란 도대체 무엇을 통일한다는 것일까?
소립자 이론에 의해 우리의 물질 세계(우주)가 네 가지 힘으로 지배되고 있다는 것은
이미 알려진 사실이다. 힘은 소립자간에 작용하는 것이므로 법칙이라 해도 된다. 즉,
우리 우주는 네 가지 범칙에 의해 지배되고 있는 것이다.
그 네 가지 힘이란, 중력, 전자기력, 강한 힘, 약한 힘이다. 중력, 전자기력에 대한
설명은 생략하고, 강한 힘이란 소립자를 달라붙게 하는 힘이고, 약한 힘이란 중성자가
베타 붕괴를 일으켜 양자가 될 때 작용하는 힘이다. 네 가지 힘 외에도 마찰력, 탄성력
등이 있지만, 그것들은 모두 이 네 가지 힘으로도 설명이 가능하다.
이 네 가지 힘을 모두 하나로 통일하여 단 하나의 이론으로 물질 세계를 기술하려는
것이 '통일 이론'의 시도이다.
현재로는 전자기력과 약한 힘을 통일한 '통일 이론'(와인버그, 샐럼 이론)은 완성되어
있고, 이것과 강한 힘을 통일하는 '대통일 이론', 그리고 네 가지 전부를 통일하는
'총대통일 이론'이 완성되는 과정에 있다.
아인슈타인 박사도 통일 이론을 연구했다
나치스에 의해 독일에서 추방된 아인슈타인 박사는 미국으로 건너가 프린스턴 대학의
연구소에서 별세할 때까지 연구 활동을 계속했는데, 그 곳에서 한 연구가 바로 이 통일
이론이었다. 그것은 '아인슈타인의 통일장 이론'이라 불리고 있다.
그러나 유감스럽게도 미완성으로 끝나고 말았다. 왜냐하면 그 시대에는 아직 강한 힘,
약한 힘이 알려져 있지 않을 때여서, 아인슈타인 박사는 전자력과 중력만을 가지고
통일하려 했기 때문이었다. 현재 진행되고 있는 통일 이론에서도 그렇지만, 중력을
어떻게 적절히 다루느냐가 통일 이론의 최대의 난관이 되고 있다. 그러므로 아인슈타인
박사가 성공하지 못한 것이 현재에 이르러서는 당연하게 여겨지지만, 이론 물리학의
궁극적인 꿈이라고 하는 통일 이론에 아인슈타인 박사도 후반생을 걸렀다는 사실은
재음미해 볼 만 하다.
아인슈타인이 말했다는 "자연은 단순을 좋아한다"는 대목은 단 하나의 간명한
이론으로 자연을 기술하고 싶어한 박사의 꿈을 말한 것이라고 받아들일 수 있다.
빅 뱅은 우주의 시초가 아니었다!
우리는 막연하게 빅 뱅이 우주의 시초라고 생각하고 있는데 그렇지 않다고 한다.
진정한 우주의 시초는 '시간제도'인 바로 그 순간이고, 인플레이션이라는 굉장한 사건이
있은 다음 빅 뱅이 일어나서 현재에 이어지는 우주가 생성되었다는 것이 가장 새로운
우주론을 그리는 우주 초기의 시나리오이다. 그러므로 통일 이론을 우주 초기에
적용함으로써 비로소 명백해진 인플레이션이라는 현상을 먼저 알아보도록 하자.
이것은 일본의 도쿄 대학 사토 가쓰히코 교수가 제출한, 세계적으로 가장 주목되고
있는 최신 이론이다.
그 이론에 따르면, 탄생한 순간부터 10의 36승 분의 1초일 때 우주는 급팽창하여,
100자릿수나 크게 팽창되었다는 것이다. 이것은 놀랄 만한 발견이다. 100자릿수라고 하면
실감이 나지 않겠지만, 1억 배가 고작 8자릿수이고 1조 배가 12자릿수임을 감안하면
엄청난 크기라는 것을 상상할 수 있다.
이러한 상상을 초월한 엄청난 일이 일어났으므로 우주가 단지 급팽창(인플레이션)했을
뿐 그 밖에는 아무 일도 없었다고는 생각되지 않는다. 그렇게 생각한 사토 교수팀은 이
현상을 더욱 상세하게 연구하기 시작했다.
우주는 부글부글 끓고 있었다
통일 이론에 따르면 우주가 급팽창한 인플레이션 시기, 즉 10의 36승 분의 1초일 때
상전이가 일어났다는 것이 확인되었다. 상전이라는 것은 에너지를 공급함으로써 물체의
상태(상)가 전이하는 현상인데, 그다지 진기한 현상은 아니다. 물(액체)이 비등해서
증기(기체)가 되는 것과 물(액체)이 얼음(고체)으로 되는 것 등은 모두 상전이이다.
여기서 상기해야 할 것은 앞에서 설명한, 아인슈타인 이론이 등장하고 나서는 우주 그
자체를 물리학의 대상으로 삼을 수 있게 되었다는 이야기이다. 물이 비등해서 수증기가
되듯이, 우주에서도 그와 같은 일이 일어난다. 우주에서 상전이가 일어났다는 것은
그것을 말하는 것이다.
이때의 상전이로 우주에 어떤 일이 일어났느냐 하면, 사토 교수의 말에 따르면 물이
끓을 때와 같이 여기저기에서 거품이 부글부글 끓어올랐다는 것이다. 거품이라고 해도
단순한 기포가 아니라 주위보다 에너지 상태가 낮은 부분을 물리학적으로 거품이라고
하는데, 쉽게 연상하기 위해서는 역시 물이 끓고 있는 상태를 생각하면 될 것이다.
우주에서 그러한 놀랄 만한 일이 일어난 것이다.
우주에서 아들 우주가 태어나고, 다시 손자 우주가...
그리고 무수한 우주가 생겨났다
상전이가 일어나고 있는 우주는 부글부글 거품을 내고 끊고 있는데, 그 거품은 사토
교수의 말에 따르면 광속으로 팽창했을 것이라 한다.
그런데 우리가 여기서 생각해야 할 것은 거품과 거품 사이에 생기는 틈새에
대해서이다. 상식적으로 생각하면, 거품과 거품이 접하면 그 사이에 틈이 생기는데, 거품
쪽이 급격히 팽창하면 틈새 쪽은 짓눌려 쭈그러든다. 즉, 우주 공간이 굉장한 힘에
짓눌려 쭈그러드는 것이다.
우주 공간에 축소되면 무엇이 생길까? 우리가 알고 있는 바로는 그것은 블랙홀이다.
그래서 사토 교수는 이 블랙홀을 상세하게 조사했는데, 그 블랙홀은 계속 이어져서
터널(윔홀) 형태로 되어 있고, 그 저편에는 광대한 별세계가 펼쳐져 있었다. 그러한 것을
이론적으로 알아낸 것이다.
이 세계는 블랙홀(윔홀) 저편에 있으므로 우리들 우주와 정보가 차단된 별세계이다.
별세계이므로 결국 다른 우주라 해도 무방하다고 사토 교수는 말한다.
이론적으로 다른 우주에서도 상전이가 일어날 것이므로 거기서도 다시 아들 우주가
생기고, 다시 그 아들 우주에서도... 이러한 과정으로 우주는 끝없이 생성된다는 것을
알았다. 우주는 스스로 우주를 만들 수 있다!
우주는 우리들의 우주만이 아니었다
우주가 상전이로 새로운 우주를 탄생시킬 가능성이 있다고 하는 이 설명은 실제로는
매우 복잡한데, 개략해서 소개하면 앞 항에서 설명한 것처럼 된다. 보다 더 자세한
정보를 알고 싶은 사람은 사토 가쓰히코 교수가 지은 "우주는 우리들의 우주만이
아니었다"를 읽으면 확실하게 알 수 있을 것이다. 이 책은 호킹 이론의 입문서이기도
하므로 흥미 있는 사람들에게 일독을 권하고 싶다.
그런데 이렇게 해서 탄생한 것이 수많은 우주인데, 그것들 중 어떤 것이나 우리의
우주와 마찬가지로 인플레이션에 의해 급팽창하고, 빅 뱅을 거쳐 진화하고 있을
것이라고 한다. 우리 우주와 비슷하니까 거기에도 은하가 생각, 별이 반짝이고, 지구와
같은 행성이 있으며, 우리와 같은 지적 생물이 있어 그들도 우리들의 우주 이외에 많은
우주가 있는 것이 아닐까 하는 생각을 한다고 사토 교수는 말한다.
이 사토 이론은 현대 물리학의 2대 이론인 '상대론'과 '소립자론'에 의해 도출된
것이므로 신중하게 다루지 않으면 안 된다. 그만큼 확실한 이야기라는 것이다.
무에서의 우주 탄생, 호킹 박사와 비렌켄 박사의 도전
우주가 스스로 끝없이 우주를 탄생시킬 수 있다는 사토 이론은, 우주는 우리들의
우주뿐이라는 지금까지의 상식을 180도 뒤집어 버리는 경천동지할 만한 이론이지만, 이
이론에도 아직 최초의 우주(마더유니버스)가 어떻게 탄생했는지에 대해서는 납득할 만한
설명이 없다.
사토 이론에 의하면, 마더유니버스는 기존의 것으로 미루어 놓고 거기에서 자우주,
손자우주가 끝없이 태어난다는 이야기이다.
그렇다면 마더유니버스는 역시 신의 조화로만 맡겨 둘 수밖에 없다는 말일까?
그렇지는 않았다.
미국의 비렌켄 박사, 영국의 호킹 박사 몇몇은 이 문제에 도전하여 해결의 실마리를
찾아내기 시작했다. 만일 이것이 완전히 해명된다면 인류는 우주 창성을 신의
손으로부터 탈취하게 된다. 그러한 웅대한 시도가 현재도 진행되고 있다.
호킹 박사의 저서가 세계적인 베스트셀러가 되고 있는 것은 독자들이 그 부분을 알고
싶어하기 때문일 것이다.
비레켄 박사는 우주는 무에서 생겨났다고 주장했다
미국 토프트 대학의 비렌켄 박사가 "피직스 페터"라는 논문지에 발표한 논문
'무로부터의 우주 창성'은 세계의 물리 학자를 경악의 소용돌이로 몰아넣은 충격적인
이론이었는데, 그것에 따르면, 우주는 애초에서 무에서 터널 효과에 의해 홀연히
태어났다고 한다.
터널 효과란 것은 소립자론의 세계에서는 아주 흔한 현상의 하나이다.
여기 두 개의 산 사이에 있는 골짜기에 공이 놓여 있다고 하자. 상식적으로 볼 때
공을 산 너머로 보내기 위해서는 산꼭대기를 향해 던지지 않으면 안된다. 즉, 공에다
에너지를 공급해 주지 않으면 안 된다. 그렇게 하지 않으면 공은 절대로 산너머로 갈
수가 없다. 그런데 터널 효과를 생각하면 공은 스스로 산기슭에 터널을 파고 빠져나가
버린다. 소립자의 세계에서는 그런 일이 빈번하게 일어나고 있는 것이다.
우리의 우주도 그와 같은 이치로 무에서 유로의 방호벽을 터널 효과로 슬쩍 빠져 나와
홀연히 이쪽으로 나타났다는 것이 비렌켄의 시나리오이다.
우주가 창성되기 전의 '무'란 도대체 어떤 것?
무란 아무것도 없다는 말이다.
앞 항의 이야기로 되돌아간다면, 골짜기에 있는 공이 터널 효과로 산 저편에 홀연히
나타나는 것처럼, 우주도 무에서 유로의 방호벽을 터널 효과로 빠져 나온다는 것이다.
그런데 여기서 의문스러운 것은, 본래 산 저쪽은 무의 세계인데 빠져 나올 공이
있었겠느냐 하는 문제이다.
이 질문에 답하기 위해서는 '무'란 무엇인가 하는 것을 좀더 엄밀히 생각하지 않으면
안 된다.
예를 들면 이런 것이 있다. 고속가속기라고 하는 소립자 실험 장치가 있는데, 이것으로
공간에 고에너지를 집중시켜 주면 양자나 전자가 홀연히 나타나는 현상이 있다. 왜 그런
일이 일어나느냐 하면, 우리가 아무것도 없는 줄 알고 있는 공간에는 항상 매우 짧은
시간이긴 하지만 전자나 양자가 홀연히 나타났다가는 사라지고, 끊임없이 요동하고 있기
때문이다. 거기에다 고에너지를 집중시켜 주면, 그들 전자나 양자가 눈에 보이는 형태로
나타난다. 이와 마찬가지로 무의 상태에서도 순간적으로 보면 소립자와 같이 가상적인
우주가 홀연히 나타났다가는 사라지고, 끊임없이 운동하고 있다. 요동해서 일정치를 얻을
수 없으므로 물질적으로는 무의 상태라고 정의해 버리는 것이다. 그런 가상적인 우주가
터널 효과로 홀연히 출현한다고 비렌켄 박사는 주장한다.
호킹 박사의 우주 창성 시나리오란?
아인슈타인 이론에 바탕을 둔 빅 뱅 우주에서는 우주 창성기에 밀도 무한대, 온도
무한대라고 하는 물리학으로는 다룰 수 없는 상태가 출현한다. 우주를 과거로 소급해
올라가 자꾸만 수축시키면 그렇게 된다. 이것은 수학적으로는 '특이점'이라 하여, 아무리
생각해도 거기서 더 이상 과거로 소급할 수 없는 상태이다. 특이점은 또 시간의 끝도
되기 때문에 그 존재를 인정한다면 우리는 우주 탄생의 순간을 절대로 알 수 없다.
호킹 박사는 여기서 특이점을 제외시키는 거시 선결 문제라 생각하고 시간적으로도
끝이 없는 우주 모델을 고안한 것이다.
그것은 2차원의 유추로 말하면 구면과 같은 우주상이다. 이 우주에서는 공간뿐만
아니라 시간도 구면과 같은 성질을 가지고 있다. 즉, 끝이라든가 종점이 없는 세계라는
것이다. 이것은 우리의 상식과는 동떨어진 것이기 때문에 연상하기조차 어렵지만, 그러한
우주의 창성과 진화, 그리고 운명을 '파도 계수' 이론이란 것을 이용해서 연구하고 있는
것이 호킹 이론이다.
그 내용을 보면 우주 창성의 시나리오는 비렌켄의 것과 일치된다고 한다.
우주관은 현재 180도로 달라졌다
끝으로 최신 우주론이 가져다 준 전혀 새로운 우주관을 정리해 보자. 이제 우리는 빅
뱅 우주관을 졸업해야 하는 시점에 도달해 있는 것이다.
우리들의 우주는 애초에 무에서 터널 효과에 의해 홀연히 탄생했다. 이
마더유니버스는 곧 인플레이션에 의한 급팽창을 시작하는데, 그때 많은 아들우주가
탄생하고 다음에는 손자우주... 그리고 무한으로 우주가 탄생했다. 그것들은 우리의
우주와 비슷한 과정을 거쳐서 지적 생명을 탄생시켰을 가능성이 크다. 그런데
인플레이션으로 급팽창한 우주는 그 내부에 거대한 에너지가 공급되어, 뜨거운
불덩어리가 되어 다시 팽창하기 시작한다. 이것이 우리가 지금까지 우주의 탄생으로
생각했던 빅 뱅(우주 대 폭발)이다. 이렇게 해서 탄생하고 진화된 우주에서 현재 우리가
우주의 과거, 미래를 생각하고 있다는 말이다.
우주는 우리의 우주만이 아니고, 또 지적 생명도 우리 우주의 지적 생명만이 아니다.
게다가 우주 탄생을 빅 뱅 이전으로 소급할 수 있게 되었고, 또 무에서 유가 탄생하는
과정을 알게 되었다는 것이 현재 우리가 획득한 새로운 우주관이라 할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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