마릴린 먼로와 아인슈타인
연구의 특수성과 일반성
오늘날은 격변의 시대라 부르고 있으며, 그 대세는 사회, 문화, 과학, 경제 등
모든 분야에서 크게 변하고 있다.
예를 들면 공업화 시대가 정보화 시대로, 고도의 기술은 기술과 인간이 조화
되어야 하는 쪽으로, 일국 경제가 세계 경제로, 단기 전망보다 장기 전망 쪽으
로, 집중적인 것이 분산적으로, 복지 사회가 자기 노력으로, 대표제 민주주의가
참가형 민주주의로, 계급 지배 사회가 연대 조직 사회로, 이자택일이 다종선택으
로, 주관성이 객관성으로 또는 특수성이 일반성으로 흐르는 경향이 있다.
여기서 모든 분야에 대하여 언급할 수 있는 지식은 필자에게 없으며 자신도
없다. 다만 연구 분야의 특수성과 일반성에 대하여 아는 바를 몇 마디 적어본다.
특수성과 일반성 사이의 개념 차는 시간적인 제약을 떠나면 매우 막연할 것으
로 된다. 증기기관은 원래 탄광의 양수용으로 특수하게 개발한 장치였지만, 이것
을 공장이나 기관차에 이용하게 되어 동력원으로서 일반화되었다.
시나 그림 등의 예술 작품은 탁월한 예술가의 주관적인 개성에서 생겨났으나
그것이 훌륭하면 많은 사람의 공감을 얻게 되어 객관성을 띠게 된다.
종교도 어느 한 사람의 강력한 주관에서 생겨났지만, 때를 얻으면 일반화되고,
장기간에 걸쳐서 광범위하게 영향을 끼쳐 일반인에게 보편화된다.
영어도 원래는 잉글랜드 지방에서만 사용했던 사투리의 일종이었으나 지금은
널리 국제적으로 통용되고 있다.
다시 말해서 심오한 특수성은 시간과 함께 일반화로 연결되는 것이다.
연구의 목표를 일반적인 관점에서 세우려고 하면 막연해지고 목표를 잡을 수
없게 된다. 특수하지만 기본적인 문제를 채택하면 문제 의식이 뚜렷해지고 이해
도도 깊기 때문에 그 해결책도 쉽게 나오는 동시에 주밀한 고려도 할 수 있다.
그것이 재료 문제라면 신재료 개발에 연결되고 동작 이론에 관계되는 것이라
면 새 이론이 나올 가능성이 있을 것이다. 그 특수 경우의 해결 방법이 익숙해
지면 일반화된 분야로 발전할 것이다.
이와 같이 하여 출현한 새로운 분야의 예는 트랜지스터나 레이저 등을 비롯해
서 일일이 열거할 수 없을 만큼 많다.
특수하다고 생각했던 것이 의외로 시간과 함께 일반적인 것으로 옮아간다. 기
술 혁신이 격력한 오늘날 특수한 생각이 어느 사이에 일반화된 생각으로 변하
고, 특수한 물건을 어느 사이에 일반적으로 사용하게 된다. 현재는 특수한 물건
이 일반화되는 시간이 매우 빨라졌다.
원자력 발전, 핵 연료, 방사성 폐기물 처리 등의 낱말과 사업은 연구소의 독점
물이고 국민에게는 특수한 것이었으나 지금은 일반 국민도 자주 들을 수 있는
친숙한 낱말로 되었고, 그 사업은 곧 일반화될 날이 멀지 않을 것으로 믿는다.
E=mc2과 상대성 원리
한국원자력연구소 정문에 원자력 연구를 상징하는 E=mc2이라는 공식이 있
다. 애초에는 화단에 회양나무를 심어 글씨를 만들었는데, 지금은 회양나무 대신
금속판에 글씨를 새겨 콘크리트 건조물에 붙여놓았다.
또한 미국의 원자력 항공모함 엔터프라이즈호의 갑판에서도 흰색으로 새겨진
E=mc2이라는 공식을 볼 수 있고, 프랑스 작가 브으르가 쓴 E=mc2이라는 제목
의 SF 단편소설도 있다.
원자력계에 종사하고 있는 사람이라면 E=mc2이라는 공식이 1905년에 아인슈
타인이 공표한 것으로서, 그 뜻은 한마디로 ‘질량(m)과 에너지(E)는 대등한 것
이며 상호 변환이 가능하다(Mass and energy are not only equivalent but
interchangeable.)'는 상대성 이론의 하나라는 것쯤은 알고 있을 것이다.
E=mc2이야말로 아인슈타인이 잔잔한 호수에 던진 하나의 돌멩이였다.
Einstein의 이름 그대로 일석(독일어로는 Ein Stein)의 파문은 그야말로 금세기
에 있어서 최대의 영향력을 끼치고 원자력 시대의 문을 열게 한 혁명적이고 유
명한 수식이다.
필자는 이 글에서 난해하기 짝이 없는 E=mc2과 상대성 이론을 학문적으로 설
명할 생각은 없고, 다만 이 이론이 얼마나 어려운가에 대해 두어 가지 에피소드
로 소개하려고 한다.
아인슈타인 박사가 어느 파티 석상에서 파티에 동반한 부인으로부터 질문을
받은 일이 있었다.
“박사님이 연구했다는 상대성 원리라는 것은 도대체 무엇인지 그것을 알기
쉽게 설명해 주세요.”
이런 물음에 세계적인 석학인 아인슈타인은 잠시 주저하다가 다음과 같이 이
야기를 시작했다.
“내가 어느 무더운 여름날 맹인과 함께 길을 걷고 있었는데, 목이 말라서 내
가 우유를 마시고 싶다고 하자, 그 맹인이 마신다는 것은 알겠는데 우유란 어떤
것이냐고 물었습니다. 나는 우유란 흰 액체라고 대답하였더니, 맹인이 다시 액체
라는 말은 알겠는데 희다는 것은 어떤 것이냐고 물었습니다. 그래서 나는 흰것
이란 백조의 날개 빛깔과 같다고 대답했더니, 맹인은 날개는 알겠는데 백조를
보지 못했으니 어떤 새 입니까 하고 묻는 것이었습니다. 그래서 백조란 목이 길
고 비뚤어진 새라고 말했습니다. 그런데 이번에는 맹인이 목은 알겠는데 비뚤어
진 것은 어떤 것이냐고 되물었습니다. 나는 할 수 없이 비뚤어진 것이란 이런
것이라면서 실제로 맹인의 팔을 휘어잡고 비틀었더니, 비로소 맹인은 ‘선생님
우유라는 것은 그런 것이구먼요. 이제 알았습니다’라고 말하더군요.”
이 에피소드와 같이 공통된 기초가 없는 사람에게 상대성 이론을 이해시킨다
는 것은 정말 어려운 일이다.
현대 물리학의 거두가 아인슈타인이라면, 고전 물리학의 거두로 뉴턴을 들지
않을 수 없다. 뉴턴이 묻힌 웨스트민스터 사원에 있는 그의 묘비에는 영국 시인
포프가 뉴턴의 공덕을 칭송한 시가 새겨져 있다고 한다.
“자연과 자연법칙은 어둠에 싸여 있었다. 신이 가라사대 ‘뉴턴 나오라’고
해서 모든 것이 밝혀졌다. (Nature and nature's law hind in night ; God said
'Let Newton be! and all was light.)"
그런데 그 시 바로 밑에 어떤 사람(과학자?)이 낙서를 했다.
“과도한 밝음은 사람의 눈을 현혹시킨다. 신이 가라사대 ‘아인슈타인 나오
라’고 해서 모든 것이 다시 어두워졌다(Excessive light dazzles the eyes of
men ; God said 'Let Einstein be! and all was dark againg.)"
이것은 상대성 원리가 얼마나 어려운 것인가를 잘 비유한 낙서라고 하겠다.
따라서 상대성 이론은 수학적 사상과 물리적 사상의 관계를 수학적인 언어만
으로 설명하거나, 고등 수학의 지식을 충분히 갖고 있지 않은 사람에게 이해시
킬 수 있도록 설명한다는 것은 불가능하다.
이 상대성 이론이 발표된 당시에 이 이론을 완전히 이해한 사람이 세계의 과
학자 중에서 10명 정도였다니 하물며 우리 같은 범인이 그 깊은 뜻을 어찌 알
수 있으랴?
다만 필자가 말할 수 있는 것은 고전음악에 아무런 소양이 없는 음치일지라도
베토벤의 음악을 자주 들으면 어떤 감동을 받는 것처럼, 원자력에 관련된 일에
종사하고 있는 사람이 E=mc2과 상대성 이론에 관한 서적을 자주 접하고 이해하
려고 도전하면 이 위대한 마법이 무엇을 뜻하는지 알 수 있다고 본다는 것이다.
질과 양
일반적으로 질은 바탕 또는 물건의 근본이 되는 성질을 뜻하며, 양은 수량, 무
게, 부피의 정도를 나타내는 말이다.
지금 여기에 쇠막대가 있다고 하자. 그 길이가 1m라고 하면 길이의 정도를 나
타내고 있기 때문에 길이는 양이다. 양의 정도를 나타내는 것을 그 양의 값이라
한다.
이에 대하여 철이라는 것은 막대의 성질이지 그 철의 정도라고는 할 수 없다.
이 경우 어느 정도의 순수한 철인가는 별도 문제다. 따라서 철이라는 성질은 질
이며 그것에는 값이 존재하지 않는다.
양은 수로서 할당할 수 있고 측정이 가능하다. 질은 측정에 대응하여 판정이
라 해야 할 것이다. 어떤 실험이 양을 구하는 것이고 그 결과를 수적으로 나타
낼 수 있을 때, 그 실험을 정량적이라 한다. 이에 대하여 질을 알려는 실험이라
면 정서적이라 부른다.
일반적으로 먼저 정성적 연구가 수행되고 다음에 정량적 연구로 진행된다. 그
러나 정성적 연구가 진행되면 이번에는 새로운 양이 발견되어 다시 정량적 연구
에 임할 경우가 많다.
따라서 어느 쪽이 진보된 연구 단계라고 일률적으로 말할 수는 없다. 요는 보
다 상세히 대상을 아는 것이 중요하며, 이에 관한 한 정량적이든 정성적이든 상
관없을 것이다.
여기에 유의해야 할 것은 양의 값 그 자체가 질인 것이다. 예를 들면 1m라는
길이는 이미 정도라고 할 수 없기 때문에 정량적인 연구라고는 하지만 결국은
질을 대상으로 취급하고 있는 것이다.
질과 양은 필자 생각으로는 ‘(질)X(양)=일정’이라고 본다. 다시 말해서 질과
양 사이에는 보존 법칙이 성립하고, 질과 양은 서로 역수 관계가 있다고 본다.
연구 논문이나 연구원의 질과 양의 상관 관계도 질적으로 우수한 것은 양적으
로는 적고, 그것들이 양적으로 많으면 질적으로 떨어지는 경향이 있다. 이것은
위의 법칙에 따르는 자연현상이 아닌가 생각된다.
물론 (질)X(양), 즉 양이 많으면 질 좋은 것이 양에 비례하는 경우도 있을 것
이다. 다이아몬드는 순수한 탄소 덩어리로 고온 고압에서 오랜 세월동안 결정된
강도가 높은 광석, 즉 질이 좋은 숯덩어리에 지나지 않지만 그 양이 희귀하기
때문에 값비싸고 여자들에게 사랑을 받고 있다.
그러나 개천에 있는 돌멩이와 같이 흔하여 양적으로 많다면 과연 다이아몬드
가 갖는 질적인 진가를 발휘할지 의심스럽다.
질과 양을 핵 물리학적으로 해석한다면 질이나 양에 적당한 양이나 질을 곱하
면 이들이 존재할 수 있는 전체의 확률은 1, 즉 ‘(질)X(양)dxdydz=1'로 규격화
될 것이고, 질과 양 사이에는 한 쪽을 결정하면 다른 쪽은 전혀 결정할 수 없게
되는 두 개의 변수가 되어 상보성 원리가 성립할 것이다.
질과 양 중 어느 쪽을 중시하고 그 비율의 최적조건을 어디에 두느냐 하는 것
은 매우 어려운 문제이며, 질과 양은 공존되어야 한다. 이것이 자연의 섭리가 아
닌가 생각한다.
연구소에서 연구냐 개발이냐, 과학이냐 기술이냐, 기초 연구냐 응용 연구냐를
두고 어디에 더 치중할 것이냐 하는 것은 어느 것이라고 단정하기가 어려운 일
같다. 이같이 공존할 수 있고, 경우에 따라 적절히 운영하는 묘를 살려 좋은 연
구 결과를 올리면 된다고 본다.
신과 새로운 물리학
우주의 탄생은 신없이 이루어질 수 있는가?
우주는 왜 존재하는가?
생명이란, 마음이란, 시간이란 무엇인가?
인간을 둘러싼 세계의 해명에 현대 물리학은 어디까지 부응할 것인가?
영국의 물리학자 폴.데이비스가 쓴 ‘신과 새로운 물리학(God and the New
Physics)'에서는 상대성 이론과 양자론 및 이들이 가져온 최신 이론, 환원주의에
대한 전체론을 명쾌하게 설명하고 있으며, 존재의 수수께끼에 다가가고 있다.
이 책은 물리학의 최전선에 서서 과학과 종교의 접점을 날카롭게 찌르고 있
다. 여기서 책 속에 있는 명언만을 발췌하여 간단히 내용을 소개하기로 한다.
변화하는 사회에서의 과학과 종교
어진 사람은 종교와 과학에 따라서 행동한다. (할데인)
그러나, 지구는 태양을 중심으로 하여 그 둘레를 돌고 있다. (갈릴레오)
창세
한 처음에 하느님께서 하늘과 땅을 지어내셨다. (창세기 1장1절)
그러나 그것을 본 사람은 아무도 없다. (스티븐)
신은 우주를 창조하였는가
신은 어떻게 이 세계를 창조하였는지 알고 싶다. (아인슈타인)
이 가정을 나는 필요로 하지 않는다. (피엘)
왜 우주는 존재하는가
자연 속에 존재하는 것은 그 나름대로의 이유가 있어야 한다. (라이프니찌)
우주는 이해할수록 점점 더 요령을 알 수 없다. (스티븐)
생명이란 무엇인가
당신의 모습대로 사람을 지어내셨다. (창세기 1장27절)
우리들은 살아남은 기계-유전자라 하는 이기적인 분자를 보존토록 맹목적으로
프로그램된 로봇이다. (리챠드)
마음과 혼
나는 생각한다, 고로 나는 존재한다. (데카르트)
인간 자신, 즉 혼의 일부는 공간과 시간의 법칙에 따르지 않는다고 믿는다.
(융)
자아
자아는 각각 신의 창조다. (에크레스)
생애에서 유감스러운 것은, 나는 누군가 다른 사람이 아니었다는 것이다. (아
렌)
양자론적 요소
양자론으로 충격을 받지 않는 사람은, 그것을 이해하지 못하고 있는 것이다.
(보어)
시간
과거와 미래의 구별을 가정할 수 없다면, 경험이라는 말에는 아무런 뜻도 없
다. (와이제커)
하지만 뒤에서 끊임없이 들리는 시간의 날개를 가진 마차의 재촉을 (마벨)
자유 의지와 결정론
무슨 일이든 불명확한 것은 없으며, 과거처럼 미래도 우리들의 눈 앞에 있다.
(라프라스)
물질의 기초 구조
작은 단위로, 작은 단위로 나갈 때 우리들은 기본적인 단위, 이미 나눌 수 없
는 단위에 도달하지 않고, 그 대신 나눈다는 것이 의미가 없는 경지에 도달한다.
(하이젠베르그)
통일장의 이론에 대한 현재의 시도는 실은 매우 단순하다. (싱거)
우연한 것인가, 설계에 의한 것인가
세계의 질서와 아름다움의 모든 것은, 무엇으로부터 유래하고 있는기. (뉴턴)
무정한 무한 우주 속에 인간은 오직 한 사람이라는 것을 마침내 안다... 그의
운명도, 그의 의무도 정해진 것은 아니다. (모노)
블랙홀과 우주의 카오스
카오스(혼돈)는 도처에 있다. 9바로)
기적
신은 무신론이 틀림을 증명하기 위하여 결코 기적을 행하지 않았다. 왜냐하면,
사람들의 일상 행동이 그 틀림을 증명하고 있기 때문이다. (베이컨)
역사를 통하여 확실한 양식, 교육, 면학을 익힌 많은 사람에 의하여 증명되고,
기적에 대한 망설임에서 우리들을 지켜준 기적은 찾아볼 수 없다. (흄)
우주의 종말
이와 같이 지상의 영화는 옮아간다.
우주는 ‘공짜음식’인가
무엇이든지 무에서 생기지 않는다. (루크레티우스)
자연에 대한 물리학자의 생각
자연은 단순하기 때문에 매우 아름답다. (파이만)
단순한 미만을 구하면 신이 창조한 최선의 것을 얻는다. (브라우닝)
천당은 지옥보다 뜨겁다
TV영화 ‘형사 콜롬보’의 주인공 피이터 포오크의 대사 가운데 ‘우리 마누
라가 무엇무엇이라고 말하였는데...’하는 장면을 자주 보게 된다.
우리나라는 예로부터 처와 관련된 이야기, 특히 처를 자랑하는 이야기를 하면
팔불출이라 부르지만, 필자는 안사람이 크리스천이라 가끔 이 세상에서 영원한
베스트셀러인 성서를 읽을 때가 있다. 좋은 구절에는 감명을 받기도 하고 좋은
내용은 글의 소재로 삼기도 한다.
그러면 성서에서 얻을 수 있는 자료를 근거로 천당의 온도를 한번 계산해보
자.
구약성서 이사야 30장 26절에 보면 이렇게 씌어 있다.
“그때 달빛은 햇빛처럼 밝아지고, 햇빛은 일곱 배로 밝아져, 이렛동안 비추는
빛을 한데 모은 것처럼 되리라...”
따라서 천당은 달로부터 지구가 태양에서 받는 빛의 7X7배, 약 50배를 받고
있다고 볼 수 있다.
복사에너지에 대한 스테판-볼쯔만의 법칙 W=d.T4(W=전
복사에너지, 스테판-볼쯔만의 상수, T:절대온도)를 이용하면 다음과 같이 된
다.
여기서 E는 지구의 절대온도 300도 K(28도C)이다. 상식에서 천당의 온도
HSMS 798도K로써 섭씨 525도로 된다.
지옥의 정확한 온도는 계산할 수 없지만, 신약성서 요한 묵시록 21장 8절에
‘그러나 비겁한 자와.. 모든 거짓말쟁이들이 차지할 곳은 불과 유황이 타오르는
바다뿐이다...’라고 하였으니 지옥의 불은 유황이 액체에서 기체로 변하는 온도
다. 그 온도는 섭씨 445도 정도다.
위의 사실에서 천당의 온도는 지옥의 온도보다 80도 높이니 천당은 지옥보다
뜨겁다고 할 수 있다. 물론 이것은 성서 내용의 심오한 뜻을 이해하지 못하는
비교인의 생각에 지나지 않으니 웃어넘기시기 바란다.
마릴린 먼로와 아인슈타인
“아,아! 대답해 주세요. 전선을 따라 나의 목소리가 흐를 때 짜릿한 느낌이
자기에게 일어 났는지를. 당신의 말은 나의 슬픔을 멈추게 할 거예요.”
“나는 당신의 전지입니다. 믿을 수 있는 정직한 남자랍니다. 당시의 사랑으로
충전하고 있지요.”
성 발렌타인 날(2월 14일), 저승에 있는 마릴린 먼로와 알베르트 아인슈타인의
통화 내용이다.
바이올린을 켜면서 흐뭇한 미소를 짓고 있는 아인슈타인의 얼굴와 관능적인
육체파 먼로의 모습이 떠오른다.
지난 일요일 심심풀이로 우표 수집책을 뒤적거리다가 아인슈타인의 탄생 100
주년 기념 우표와 1995년에 발행한 먼로의 기념 우표를 보고 엉뚱한 생각을 해
보았다.
이들이 결혼하면 어떤 딸아이가 태어날까?
아인슈타인의 천재적인 두뇌를 가지고 먼로의 매력적인 미모를 가진 아이? 아
니면 그 반대로, 먼로의 좀 모라란 듯한 지능과 아인슈타인의 얼빠진 듯한 얼굴
을 가진 아이?
20세기 제일 위대한 과학자 A.아인슈타인, 최대의 여배우 M.먼로. 그 이름과
얼굴을 알아보지 못하는 사람은 거의 없을 것이다. 20세기가 다 가기 전에 이들
의 공통점과 에피소드를 몇가지 알아보자.
첫째는 이들 둘 다 미국의 기념 우표로 발행된 인물이라는 점이다. 둘째는
(TIME)지의 표지 인물로 선정되어 특집 기사에 실린 인물이라는 것이다.
먼로의 영화‘버스 정류장’의 출연으로 56년에, 아인슈타인은 탄생 100주년
기념으로 1979년에 (TIME)지의 표지에 실렸다.
셋째로 아인슈타인은 과학자로서 최고 명예인 노벨상을 수상하였고, 먼로는
영화인의 최고 영광인 아카데미상을 받았다.
그리고 넷째로 아인슈타인은 빛이 금속 표면을 때리면 전자가 뛰어나온다는
‘광전 효과’를 발표하였고, 한편으로 ‘먼로 효과’라는 학설이 있다. ‘먼로
효과’는 ‘바람에 관한 국제회의’에서 미국의 모교수가 사용한 용어다.
이것은 고층 빌딩의 골짜기에서 여성의 스커트를 걷어올리는 것과 같은 바람
의 움직임을 말한다. 먼로가 출연한 영화 ‘7년만의 외출’에서 지하철의 통기
구멍에서 나온 강한 바람이 먼로의 스커트 자락을 홱 걷어올리는 장면을 기억하
면 될 것이다.
과학, 특히 물리학을 전공한 사람으로서 아인슈타인을 존경하지 않는 사람은
없을 것이다. 필자도 그 중의 한 사람으로 늘 아인슈타인을 존경하고 흠모한다.
오죽하면 나의 아호를 일석으로 지었을까?
워싱턴 D.C의 백악관 근처, 미 국방성 앞 뜰에 아인슈타인의 동상이 있다. 동
상에서 그의 왼손에 잡고 있는 노트에는 eV=hV-A(광전 효과), E=mc2등 핵물리
학에서 유명한 공식과 그의 사인이 음각되어 있다.
동상은 숲 속에 가려져 유심히 보지 않으면 찾기가 힘들고 일반 관광객의 눈
에는 잘 띄지 않지만, 광전효과의 이론, 브라운운동의 분자 운동학 이론, 특수
상대론의 3대 업적을 쌓은 가장 위대한 과학자로서 소박한 인간성과 함께 풍
부하고 심원한 지적 유산을 남긴 아인슈타인은 오래오래 기억하고 싶은 인물이
다.
한편 1962년 8월 5일 로스엔젤레스 교외의 자택에서 많은 수면제를 먹고 죽
은 먼로의 뉴스는 전세계를 놀라게 하였다.
자살인가? 사고사인가?
그 진상은 지금까지 불명하다.
알몸으로 출세하고 알몸으로 죽은 여배우 먼로는 마지막까지 스켄들의 씨를
남겼다.
사생아로 태오나고, 어머니의 발광으로 고아원에서 생활하다가 14살에 첫 결
혼하 노마 진 베이커는 빈곤과 역경 속에서 자랐지만, 스타로서 영광의 절정에
올라섰다.
그러나 34살이라는 젊은 나이로 외롭게 죽은 먼로의 짧은 인생은 우리를 슬프
게 한다. 어쨌든 웬만한 남자들 가운데 먼로를 싫다고 공언하는 바보는 이 세상
에 한 사람도 없을 것이다.
20세기를 얼마 남겨 놓지 않았지만, 20세기 최대의 여자 신화는 아마 먼로의
신화가 되지 않을까 싶다. 흘러간 영화 ‘나이아가라’에 나오는 ‘먼로 걸음걸
이’의 히프를 연상하면서.
수의 한자표기
수는 보통 10진법으로 표기하고, 이공계에서는 주로 구미에서 사용하고 있는
세(천)자리씩의 단위를 많이 이용하고 있다.
즉, E, P, T, G, M, k, h, da, d, c, m, n, p, f, a 등이다.
그러면 수를 한자로 표기하면 어떻게 되는지 중국[산법통종]의 기록을 근거로
적어보면 다음과 같다.
큰 쪽은 네(만) 자리씩의 단위인데 일, 만, 억, 조, 경, 해, 자, 양, 구, 간, 정,
재, 극, 항하사, 아승지, 나유타, 불가사의, 무량대수 등이다.
작은 쪽은 분, 리, 모, 사, 홀, 미, 섬, 사, 진, 애, 묘, 막, 모호, 준순, 수유, 순
식, 탄지, 찰나, 육덕, 허, 공, 청, 정 등으로 10분의 1단위로 나타내고 있다.
이들 한자 표기에서 아주 큰 수나 작은 수는 불전에서 많이 유래하였다고 한
다. 예를 들면 나유타와 아승지는 무한을 뜻하고, 항하사는 인도에 있는 갠지스
강의 모래알처럼 셀 수 없을 만큼 많다는 뜻이며, 미진은 작은 티끌, 찰나는 손
가락을 한번 튀기는 순간, 곧 썩 짧은 동안을 뜻한다. 수유는 잠시라는 뜻이다.
이들 한자의 사용 예를 들면 큰 것으로는 천재일우의 기회, 감개무량, 만지장
천, 만고불멸 등 수없이 많고, 작은 것으로는 섬세한 신경, 애매모호, 순식간, 허
공, 청정무구라는 말이 있다.
우리나라의 첫 가속기
긴장된 한 순간이었다. 고전압 장치의 손잡이를 천천히 돌려 계기눈금이
50kV가 넘어서니, 계수기의 데카트론이 빨리 돌기 시작하였다. 드디어 중성자가
발생한 것이다.
1962년 봄 어느 날, 우리는 처음으로 국산 가속기를 만들어 중수소를 가속시
켜 고속 중성자를 얻은 것이다.
그곳은 경기도 양주군 노해면 신공덕리에 자리한 원자력연구소 물리연구실의
한 실험실이었다.
이동녕 박사님, 필자, 그리고 김원달 기술원 등 한 사람 한 사람의 얼굴이 감
격으로 붉게 물들어 있었으며, 지금도 그때의 기억이 생생하여 잊을 수 없다.
돌이켜 보면 이날이 있기까지는 많은 어려움과 괴로움이 뒤따랐던 실험의 연
속이었다. 그 당시 이박사님은 서울대 조교수이면서 연구소에 위촉 연구원으로
계셨고 지금은 NRL에서 연구하고 계신다. 김씨는 그간 전자제품 회사에서 오랫
동안 종사하고 있다가 지금은 개인 사업을 하고 계신다.
가속기의 직류고전압장치는 변압기, 정류관, 정류용 측전기 및 배전대로 구성
된 중고품인 일제 X선 장치다.
이온원은 고주파 잘빈의 원리를 이용한 R-F이온원이며, 방전관, 이온 추출 전
원, 발진 회로, 방전관에 축자장을 걸어주기 위한 원통형 코일, 그리고 중수소
공급계인 가스의 유입을 미세 조절하는 바늘형 밸브 등은 모두 실험실에서 자체
제작한 것이다.
외부 가속관은 X선 장치에 사용된 내압축전기인 세라믹 용기를 절단하여 만
들었고, 내부 가속관은 미군 헬리콥터의 착륙용 발로 쓰인 알루미늄관이 이용되
고, 전극용 알루미늄 원판에 에폭시 수지로 접착시켰다.
이것들의 기계적인 가공은 실험실에 있는 원형 유리 안마기, 선반, 보오링으로
우리가 손수 갈고, 깎고, 뚫었다.
진공장치는 오일 회전펌프, 오일 확산펌프를 사용하여 9×10-6mmHg로 유지
하였고, 모든 진공계는 놋쇠 또는 구리 파이프와 놋쇠 플랜지를 사용하였는데
연결 부분은 토오치 램프로 납땜질하였다.
제일 어렵고 애먹은 것은 진공의 누설점을 찾는 것인데 지금 같으면 진공 누
설 검출기가 있어서 쉬운 일이지만, 그 당시는 땜질한 부분에 붓으로 알코올이
나 아세톤을 칠하여 진공 방전관의 빛깔이 변하는 것을 보고 진공 누설 여부를
판단하는 원시적인 방법을 썼다.
표적은 Ti-3H이며, 이것의 지지대는 수도물로 순환 냉각시켰다. 중성자속은
BF3계수관을 파라핀으로 차폐한 총 카운터로 계측하였고, 이온 전류는 파라데이
게이지로 측정하였다.
가속장치에서 BF3 계수관, 증폭기, 계수기, 진공 펌프, 진공게이지만 미국, 일
본 등지에서 구입한 것이고, 그밖의 모든 부품은 종로 4가와 청계천 4가 사이에
있는 장사동(지금의 세운상가 옆)에서 입수하였다.
각종 진공관, 콘덴서, 저항, 정류기, 감속 모터, 동기 모터, 변압기, 가변 변압
기, 전자석, 스위치, 케이블 및 와이어, 커넥터, 전기계기, 단자, 알루미늄, 놋쇠
및 구리로 된 파이프, 한, 막대, 절연체ㅐ, O-링, 밸브, 베어링 등등...
그 당시 청계천의 장사동 골목을 양키시장이라 불렀는데 미군부대에서 유출된
군수품이 많았고, 웬만한 것은 구할 수 있었으며 장사치들이 물품의 용도와 특
징을 몰라 개수로 따져서 값싸게 팔고 있었다.
토요일 퇴근 후나 여가가 있으면, 호시 필요한 부품이나 좋은 물건이 나와 있
지 않을까. 또는 시장 조사차 장사동의 뒷골목 구석구석, 가게마다 돌아다니기
일쑤였다. 국산 가속기라 하지만 엄격히 따지면 미국 제품이라 할 수 있다.
이렇게 만들어진 가속기는 T(d,n)4He 핵 반응에 의하여 최종적으로 얻은 중성
자속은 가속전압 100kV에서 이온 전류 180㎂ 일때, 10.9개 중성자수/초이다.
물론 이온원의 추출 전압, 가스 압력 대 중성자 속의 특성 실험, 중성자 검출
기의 교정 등 여러 가지 실험이 있지만 생략한다.
학술적이고 이론적인 것에 흥미가 있는 분은 참고 문헌을 보시기 바란다. 여
기서는 다만 실험에 대한 숨은 이야기와 실험 기록을 잘 남기지 않고 옛 작품을
잘 보관 유지하지 않는 우리나라 연구자들에게 그런 습관을 갖게 하자는 노파심
에서 그 당시의 실험실 형편과 함께 지금은 없어진 그때의 가속기에 대한 기억
을 되살리면서 우리나라 첫 가속기의 스케치를 글로 남긴다.
* 연구논문 이동령, 장광수, 서두환; 중성자 발생장치, 새물리, 1962.2.16
원소 기호 소고
일반적으로 인간은 무엇인가를 나타내기 위해 기호를 많이 사용하고 있다.
일상생활에서 흔히 만날 수 있는 기호로는 교통 표지, 상표, 암호, 지도, 악보
등 수없이 많고, 과학 기호로는 등식, 가감승제 및 미적분의 기호, 물리량의 단
위, 화학 기호, 원소 기호, 유전자를 나타내는 기호 등 많은 기호가 쓰이고 있다.
이 글에서는 기호에 대한 정의 및 종류를 논하고자 하는 것이 아니고, 원소
기호에 대하여 평소 느기고 있던 것을 적어보기로 한다.
?라는 한자가 어떤 원소를 표시하고 있는지 아는 사람은 많지 않다고 본다.
이것은 중국에서 우라늄(U)을 표시하는 글자다. 아마도 발음에서 따온 것 같
다. 중국은 이처럼 원소 기호를 의젓이 독창적이 한자로 표기하고 있다.
우리도 금, 은, 동, 철처럼 처음부터 다른 원소도 한자로 표기했더라면 좀더
친근했을 것이다.
중국어 원소명을 보면 옛부터 자연철학자들이 물질의 기본을 물, 공기, 불, 흙
이라 생각하여 체계적으로 분류, 표기하고 있다는 것을 알 수 있다.
예를 들면 기체 원소는 기를 이용하여 수소는 기로 헬륨은 기로, 질소는 기로,
산소는 기로 네온은 기로 표기하고 있다.
비금속 원소는 석을 이용하여 붕소(B)는 붕으로, 탄소(C)는 탄으로 인(P)은 인
으로, 유황(S)은 유로 표기한다.
액체 성질을 갖는 비금속 원소는 수를 이용하여 취소(Br)sms ?로, 수은(Hg)은
?으로 표기한다.
원소 중에서 제일 많은 금속 원소는 금을 이용하여 표기한다. 앞에서 기술한
금(AU),은(Ag), 동(Cu),
철(Fe) 이외에도 알루미늄(AL)은 은, 주석(Sn)은 석, 백금(pt)은 금, 납(Pb)은 연
으로, 방사성 원소인 라듐(Ra)은 ?, 우라늄(U)은 ?, 플루토늄(Pu)은 ?으로 표기
하고 있다.
이에 비하여 서구식 기호는 어원이 다양하다. 주로 그리스어와 라틴어가 많
고 최근에 발견된 원소명은 국명, 인명, 성명을 딴 것이 많다.
예를 들어 그리스어로는 헬륨(He-helios=태양), 네온(Ne-neos=새로운), 옥소
(I-iodes=자줏빛),수은(Hg-hydrargyrum)등이고, 라틴어로는 탄소(C-carbo=석탄),
알루미늄(Al-alumen=백반), 칼륨(K-kalium=potashes),철(Fe-ferrum=쇠), 은
(Ag-argenyum=silver),라듐(Ra-radius=ray)등이다.
그밖에 아라비아에서 유래한 것은 붕소(B-borak=흰색),나트륨
(Na-wolfram=heavy stone), 코발트(Co-Kobold=goblin), 니켈(Ni-nickel=demon),
스페인어로는 백금(Pt-platina=little silver), 앵굴로색슨어로는 주석(Sn-tin)등이
있다. 그밖에도 나라 이름(Am-America),사람이름(Es-Einstein), 별 이름
(U-Uranus=천왕성)에서 유래한 것 등이 있다.
끝으로 우리나라도 새로운 원소를 발견하여 원소명은 Koreanium, 기호는 Ko
로 표기하여 국제적으로 과학입국임을 자랑할 수 있는 날이 오기를 기대한다.
원소 이름 한자 원어의 유래
필자는 이미 ‘원소 기호 소고’라는 제목으로 서구식 원소 기호의 어원에 대
하여 투고한 바 있다. 따라서 이 글에서는 원소명으로 사용되고 있는 한자의 기
원에 관하여 살펴보기로 한다. 글 가운데 소리 글자의 소리는 중국 발음을 기준
으로 삼고 있다.
금(Au)은 금에서 유래된 것이다, 금은 소리 글자로 흙 속의 여기저기에 함유
되어 있는 사금을 뜻하는 글자다. Au는 라틴어의 Argentum에서, Silver는
Seolfer 라는 고대 영어에서 유래한다.
동은 금+동(소리글자)으로서 동은 구멍을 쉽게 뚫을 수 있는 연한 금속을 뜻
하는 글자다. Cu는 라팀어의
Cuprum에서 유래한다.
주석(Sn)은 금+이으로서 이은 연하고 넓적하게 펼 수 있는 금속을 뜻하는 글
자다. Sn은 라틴어 Stannum에서 유래하며, 은과 납의 합금을 뜻한다.
철(Fe)의 무은 끊는다. 정은 ‘똑바로’라는 뜻을 갖는다. 즉, 똑바로 물체를
끊을 수 있는 예리한 금속이라는 뜻 글자다. Fe는 라팀어의 Ferrum에서 유래한
다.
납(Pb)은 금+?(소리글자)으로서 ?은 구멍에서 물이 흘러나오는 것을 나타내는
뜻 글자다. 즉 녹으면 물처럼 낮은 고으로 흐르는 금속이라는 뜻이다. Pb는 라
팀어의 Plumbum에서 유래되었고, 영어의 Lead는 ‘녹기 쉽다’는 뜻이다.
아연(Zn)의 오는 다음가다, 위를 잇다는 뜻으로 아연은 납(연) 다음의 금속이
라는 뜻이다. Zn는 독일어의 Zink=Zinn이다.
유황(S)의 유는 석+유(소리글자)로서 흐른다는 뜻을 가지며, 화산의 분출물이
흘러서 생긴 광물을 뜻하는 글자다. S는 영어의 Sulfer인데 라팀어의 sulphur에
서 유래한다.
인(P)DML ?은 발을 벌려서 흔들거린다는 뜻글자이며, ?은 염(불꽃)+?의 뜻글
자로서 불꽃이 흔들거린면서 탄다는 듯이다. 다라서 인은 화 +?이므로 시체의
뼈에서 발광하여 흔들거리면서 타고 있는 불꽃, 즉 도깨비불을 뜻한다. P는 영어
의 Phosphorus인에 그리스어의 Phosphoros는 ‘빛을 낸다'는 뜻이다.
수은(Hg)은 수+강(소리글자자)으로서 물쇠, 즉 수은을 뜻한다. Hg의 어원은
라틴어의 Hydrargyrum이며, 그리스어의 (hydr=물) + (argyros=은)에서 유래했
다.
탄소(C)의 탄은 산+화의 뜻 글자이며, 산에서 캐내는 석탄이라는 뜻이다. C는
영어의 Carbon인데 라틴어의 carbo는 ‘석탄’을 뜻한다.
비소(As)의 비는 석+지(소리글자)로서 As는 영어의 Arsenic인데 라틴어의
arsen은 ‘격렬한’이라는 뜻이다.
염소(CI)의 ?은 지상의 여기저기서 결정된 알카리 토류라는 뜻 글자이며, ?은
소리 글자다. CI은 영어 Chlorine인데 그리스어의 chloros는 ‘황록색’이라는
뜻이다.
취소(Br)의 취는 백+견의 뜻 글자로서 코로 냄새를 잘 맡는 개를 뜻한다. Br
은 영어의 Bromine이며, 악취를 의미하는 그리스어의 bromos에서 유래한다.
산소(O)의 산은 신 액체라는 뜻을 가지며 서+?(소리글자)로서 서는 술, ?은 날
씬하고 부드러운 사람의 모습을 나타내고, ?은 발을 붙여서 날씬하게 서 있는
사람을 뜻한다. 따라서 산은 근육과 뼈를 부드럽게 하며 날씬하게 하는 발효액
을 뜻한다. O는 영어의 Oxygen인데 뜻은 그리스어의 (oxys = 시다) + (gen =
생긴다)에서 유래한다.
질소(N)의 질은 혈+질(소리글자)로서, 구멍끝에 막 닿아서 그 앞으로 나갈 수
없음을 뜻하는 글자다. N은 영어의 Nitrogen이며, 독일어의 Stickstoff는 질식에
서 유래된다.
규소(Si)의 규+규이며 옥+규(소리글자)다. 규는 옛날 황제가 제후를 봉할 때
하사한, 신분을 나타내는 5각형의 옥기라 한다. Si는 영어의 Silicon이다.
붕소(B)의 붕은 석+붕(소리글자)으로서, 붕은 부서지기 쉬운 결정체를 뜻하는
글자다. B는 Boron의 약자이며, 아라비아어의 bawraq는 ‘희다’라는 뜻이 있
다.
수소(H)의 수는 물이 흐르는 모양을 나타낸 상형문자다. H는 Hydrogen이며
그리스어의 (hydro=물)+(gen=생긴다)에서 유래했다.
끝으로 우리나라도 새로운 원소를 발견하여 원소명을 Koreanium, 기호는 Ko
도는 한소로 표기할 수 있는 날이 오기를 기대해 본다.
목화토금수
목화토금수는 오행을 뜻하며 동양철학에서 만물이 생성되고 천지간에 끊임없
이 순환하는 다섯가지의 원소 를 이르는 말이다.고대 그리스의 원소론인 탈레
스의 물 헤라클레이토스의불 엠페도클레스의흙 물 공기 불 따위와 맞서는 말
이다.한편 목화토금수는 우리들 선조의 생활사상이기도 하다.몇 가지 예를들면
혈통에 대한 계보관계를 나타내는 항렬자가 있다.가령 자신의 이름이 문환이라
면 할아버지-본인-아들-손자의 이름은 5 행의 순서에 따라 항렬자를 써서 덕수
-상기-문환-재광-석조라는 식이다.그리고,혼담이 있는 남녀의 사주를 오행에 맞
추어 보아 배우자의 길융을 헤아리는 궁합에도 응용되고 있다.거기에는 생겨나
게 하는 관계가 있는 상생(→목→화→금→수)이 있고 그 반대로 서로 이기는
관계가 있는 상극(목〉화〉토〉금〉수)이 있 다. 이것은 음양설을 바탕으로 한
것인데 만물의 운동을 순환과 전화의 관점에서 계통화시킨 것이다.이것을 그림
으로 나타내면, 위의 그림과 같은 오각형 모양을 얻을수 있다.
그밖에 오행설에 따른 사물 현상을 분류하면 다음의 표와 같다.
그러나,앞에서 예를 든 오행설은 유교와 결속시킨 도덕관이나 역사관에서 본
형이상학적인 것이다. 이 글 에서는 오행설을 어디까지나 형이학적,다시 말해서
현대과학적 측면에서 항목별로 살펴보기로 한다.
목: 나무는 줄기와가지가 목질로 된 다년생 식물이다. 나무는 건축,토목,가구,
배 종이 따위의 재료와 땔감 으로 사용되고 있다. 그리고, 나무는 자연보호라는
측면에서 큰 몫을 하고 있다.자연보호라는 말에는 두가지의 뜻이 있다. 그 하나
는 보존이며, 다른 하나는 보전이다. 자연의 조화를 지키면서 삼림자원을 적극적
으로 이용하는 것이 보전이다.살림 육성으로 홍수를 방지하고 바람을 막아주고 ,
짐승의 서식처를 제공해 주며,탄소 동화작용으로 정화시킬 수 있고,목재를 생산
할 수 있는 것이다.
화: 불은 물체가 열이나 빛을 내면서 타는 현상인데 불은 우리 생활에 난방,취
사,조명 따위에 많은 혜택을 주고 있다. 그러나, 최근에 플루토의불,다시 말해서
플루토늄(Pu)에 대하여 경고하고 있다.대형 원자력 발전 소는 매년300Kg의 Pu
을 생산한다.이것은 맹독성 물질이기 때문에 매우 위험하다.플루토늄은 다음 세
기의 에너지원으로 주목받고 있지만 그 역효과도 커서 그것의 도난이나 악용을
막기 위해서 완전하고 안전한관리 가 필요하다.여기서 과학기술이라는 진보주의
가 인간의 지배자로 되어가는 모습을 엿볼 수 있다.
토: 흙은 지구 표면을 이루는 토석의 총칭이다.흙이라는 말과 땅이라는 말은
영어로 Earth로서 인간에게 안정감을 주는 점에서는 공통점이 있는데 우리는
이것을 구분하지 않고 사용하고 있다.흙은 우리에게 농산 물,광물,거주지,묘터를
제공해주고,또한 도자기,그릇 따위의 원료가 된다.흙속에는 미생물,그리고 지렁이
두더 지,거미 따위의 작은 동물도 살고 있다.이들 미생물이나 동물은 각각 다른
일을 맡고 있어서,흙이 유지되고있 다.다시 말하면 흙은 숨을 쉬고 있는 것이다.
우리는 역시 농경민족이다.신토불이라는 사상을 지금이야말로 상기시켜야할 때
다.이흙은 고마움을 잊고 함부로 땅을 파괴하고 쓰레기로 오염시키면 ,후손에게
안전이 존재하지 않을 것이다.
금: 황색의 아름다운 광택을 내며,전성과연성이 풍부한 금속원소의 한가지다.
화폐,장식품,치과 의료재료,전 자공업 부품,도료 따위에 쓰인다.우리 나라의 금속
문명은 고대 신라시대부터 왕관,목걸이,팔지,귀걸이,불상 따위의 제조로 발달되
어 왔다.문명이란 무엇인가 만드는 사람(생산자)과 먹는 사람(소비자)이라는 분
업이 문명인것이다.그러면 문명과 문명의 차이는 무엇인가 문화는 여유라고 생
각한다.옛날에는 문명이라는 분업으 로 일부 여유 있게 생활할수 있는 지배자
계급을 낳았다. 이 지배자 계급이 문화를 세운 것이다.그러므로, 문명이 있는곳
에 문화도 있었다.현대는 너무나 빠쁜 분업뿐이다.여유라면 입학하여 취직 운동
할때까지 불과 3년 동안의 대학생활뿐이다.이래서야 문화를 구축할 땅이 어디
있으랴 문화는 어딘가로 사라진 것이다.
수: 일찍이 탈레스는 만물의 근원은 물이다라고 갈파하였다.물은분자식이H2O
인 화합물이며 지구표면에 가 장 많이 또 널리 분포되어 있는 물질의 하나다.
자연계에는 세가지 형태인 고체(얼음,눈),액체(물) 및 기체 (수증기)로 존재한다.
물은 모든 동물의 세포와 식물 조직과 광물의 결정에 없어서는 안 될 물질이다.
식수,음 료수,공업용수,용매와촉매,관개용수 따위에 쓰이며,특히 원자로내에서는
냉각제,감속제,차폐제로서 핵연료와 함께 매우 중요한 물질이다.오늘날,상수도에
도 문제점은 있지만,생활 배수인 하수도야말로 자연의 물 순환과 격리시킨 물의
이용인 것이다.물은 사용한 장소에서 흙으로 되돌려주는것이 올바른 사용법이라
고 생각한다. 오수 처리는 소규모로 하고,자연의 정화력 범위에서 이용하는 것이
중요하다고 본다.
과학과 기술과 유머
여자 수영복에 원피스형과 비키니 스타일이 있다.비키니 스타일은 브래지어와
팬티로 된 투피스형 수영복 이다.이 비키니라는 이름이 수영복에 붙게 된 유래
는 1946년 미국이 태평양의 마샬군도에 있는 산호초로 된비키니 섬에서 원자폭
탄 실험을 하였을 때, 하늘 높이 치솟은 원자 구름이 마치 여자의 수영복 모양
처럼 보였기 때문이라고 한다.그 뒤에 유방을 완전히 노출한 톱레스라는 것이
생겼고,오늘날은 그 보다 더 여체의 노출이 노골적인 체르노빌형이 나왔다고
한다.유감스럽게도 어떤 꼴인지 아직 보지는 못했지만,왜 여자 수영 복 이름이
구태여 원폭 실험이 있었던 비키니 섬이나,원자력 발전소 사고가 있었던 소련의
체르노빌과 같이 원자력과 관련되는 이름을 땄는지 필자로서는 알길이 없다.첫
머리에 왜 뚱딴지 같은 여자 수영복 이야기가 등장하는지 독자들을 조금 의아
하게 생각하겠지만,이것은 이 글의 제목인 과학과 기술의 유머애 관계 있는 것
으로 글짓기에 있어서 기승전결의 기에 해당한다.어쨌든 과학의 관련분야는 일
반적으로 과학과기술, 과학 과수학, 과학과철학, 과학과사회,과학과 인간성 등 상
당히 많다.그렇다면과학과 유머라는 관계도 성립하지 말 라는 법은 없을 것이다.
과학과 유머를 논하기 전에 과학과 기술에 대하여 간단히 살펴보자.먼저 과학과
기술 에 대하여 정의해 보자. 한 마디로 과학은 진리의 탐구,즉 물을 아는 것이
고 기술은 과학의 실현, 즉 물을 만드는 것이다. 과학에 대해서는 그 순수송,자
율성을 비교적 잘 인정하고 있지만, 기술의 경우 경제의 번영, 국가의부강 또는
인류의 복지가 첫째목적으로 되는 경우가 많다.아울러 기술이라 하면 역시 인간
적인 충동 에서 생기는 것이 많다.과학과 기술에 대한 예를 들어보자.독자들도
잘 알다시피 핵분열 반응의 발견은 과학 이고,원자폭탄이나 원자력 발전은 기술
이다.과학자가 발견한 트랜지스터의 원리는 라디오,TV,컴퓨터 등의 기술로 응
용되었다.라이트 형제는 팬아메리카항공을 세계 제일의 항공회사로 만들기 위하
여 비행기를 발명 한 것은 아니다.하늘을 새처럼 날아보겠다는 어쩔 수 없는 야
망과 충동이 그들로 하여금 비행기를 만들게 한 것이다.그리고, 그 비행기는 온
세계를 날고 있으며 이것은 참으로 국제적이고 정말로 전인류적인 것이 다.앞에
서 언급한 바와 같이 과학과 기술에는 엄연히 차이점이 있지만,우리는 보통 과
학 기술의 발달,과학 기술의 수준이라 하여 일상 생활에서는 과학과 기술이 거
의 동의어로 쓰인다고 생각된다. 사실 과학은 생활 기술에 있어난 문제를 해결
하기 위해 연구하고 진전되는 경우가 많다.다시 말하면 과학은 인간의 생활기술
이라고 볼 수 있기 때문에 과학 기술은 인간성과 관계가 있고,이런 맥락에서 유
머와도 관계가 있는 것이다. 일반적으로 과학 기술자라면 이마를 찌푸리고 어려
운 것만을 생각하거나 말하는 사람으로 생각하기 쉬은데, 이들중에는 꽤 유머가
풍부한 사람도 적지 않다.한 예로 노벨상을 받은 미국의 파인만은 매우 유명한
과학 자인데,그는 강연을 할 때 익살스러운 농담으로 청중을 잘 웃겼다고 한다.
일본의 노벨상 수상자인 또모노가는 물리학자면서도 말을 재미있게 할 뿐만 아
니라 수필의 대가이기도 하다.너무 딱딱한 과학 기술의 강의나 토론 중에 그의
학식이나 인격에 어울리지 않게 익살스럽고 재치 있는 농담을 하는 것도 흥미롭
다.특히 비 근한 예(여자나섹스)를 들어 극단을 나타내는 것도 강의나 토론의 내
용을 올바른 길로 되돌려주는 데 도움이 된다.그러나 어디까지나 이야기하고 있
는 주제와 관련된 농담이라야 효과가 있고 욕을 얻어먹지 않는다. 다음에 몇가
지 예를 적어본다.
핵물리학은 자야학이며 과학기술의 중심학문이다.왜냐하면 양자,중성자,전자,양
자,광자,중간자등을 다루는 학문이기 때문이다.영자나순자와 같은 이름이 없는
것이 다행이며,공자나맹자와 같은 이름이 없는 것도 이상 하다.한편 핵이란 원래
사물이나 행동의 중심을 말하는데,영어인 뉴클리어는 핵,심등과 같은 동의어다.
사람은 음식을 잘 먹어야 건강하지만,그것을 소화하고 배설도 잘 해야 한다.그
래서 사람에게는 들어가는 구멍은 하 나뿐인데 나가는 구멍은 둘,즉 앞뒤에 각
각 하나씩 있다.물론 하나는 다른 용도로도 쓰이지만 원자력 발전소 도 잘 먹고,
소화 잘 시키고,뒤처리를 잘 해야 건전하다고 할 수 있다.전기력(쿨롱력)은 두
물체가갖고 있는 전기량의 곱에 비례하고, 두 물체간의 거리에 반비례하며,같은
전하(+와+,-와-)끼리 서로 말어내고,다른 전하(+와-)일 때는 서로 끌어 당긴다.
사랑의 힘은 남녀가 갖고 있는 사랑의 양에 비례하고,남체와여체 간의 거리에
반비례한다.아무리 사랑하는 사이라도 서로 멀리 떨어져 있으면 사랑이 약해지
고,술집에서 처음 만난 여자일지라도 딱 달라붙어 있으면 사랑이 생기게 된다.
천문 우주에 블랙홀이 있다고 한다.전문가가 아니라서 내용은 잘 모르지만,이
화학사전을 찾아보면 다음과 같이 설명되어 있다.블랙홀이란 별의 종말로서,태
양의 질량보다 충분히 무거운 별은 초신성의 폭발 후에도 중심부에 있었던 물
질은 날려버리지 않고 중력에 의하여 무한대의 밀도를 가질 때까지 수축한다.이
상태로 되면 별 표면의 중력에 대항하여 물질이 뛰어나가지 못하고,빛조차도 중
력에 의하여 끌려들어가서 외부에서 그 물체를 볼 수 없게 되는 것을 말한다.이
것을 이해하려면 일반상대론의 복잡한 수학을 구사해야 하기 때 문에 이 정도로
만 알아두자.직관적으로 쉽게 말하면 회오리 바람,태풍 또는 물의 소용돌이의 중
심부라고나 할까 사족을 달면,거대한 흡인력을가지고 남자를 끌어당기는 검고
습한 마력의 구멍이 여자의 블랙홀이라 할까
물리법칙과 남녀관계
현대는 과학기술의 시대인 동시에 신앙심이 상실된 시대라고 일컬어지고 있
다.물리적인 번영과 정신적 퇴 폐의 이율배반에 고뇌하는 현대 사회에 대하여
에프카프리는 현대물리학과 동양사상에서 상대성원리,퀴크,소 립자 등 현대 물리
학의 이론을 힌두교의 범아일여 불교의 색즉시공,주역의 음양순환론에 대비시켜
거기서 만물의 통일성을 유도하려고 하고 있다.한편 지주커프의 춤추는 물리에
서는 서양 물리학들이 경험한 실재인 식 방법론이 마침내 동양의 실재(물질세
계)관에 동조하고 있다고 기술하고 있다.필자는 여기서 물심일원론 적인 과학철
학을 논하자는 것이 아니다.핵 물리를 전공하고 보니 물-분자-원자-핵-핵자-쿼
크등으로 끝이 없고,결국 물리 세계가 철학 세계로 귀결되는 것이 아닌가 하고
생각해 본다.그리고 여러 물리법칙이 우리인 생에도 많이 적용된다는 것을 느꼈
다.거창하고 고상하게 물리법칙과 인생 또는 인간관계를 따질 것도 없이, 간단하
게 물리법칙과 남녀관계를 몇 가지 소개한다.
운동방정식 질량엠인 물체에 작용하여 알파의 가속도를 생기게 하는것을 힘에
프라하고,이것을 제2법칙이 라 한다.
식을 으로 고쳐쓰면 가속도라는 것은 물체에 작용하고 있는 힘이 크면 클수록
질량이 작으면 작을수록 커 진다.이 알파를 신혼살림이라 하고 있는 부부에게
적용해보면,여자에프가 바가지를 많이 긁으면 긁을수록 남 저엠이 큰 소리를 치
지 못하고,기를 죽이면 죽일수록 살림이 좋아진다.아마 뉴턴씨도 20세기에는 여
성상 위 시대가 올 것이라고 예측하여 에프를 대문자로 엠을 소문자로 에프를
위쪽에 엠을 아래쪽에 표기한 것 같 다. 만유인력 질량 라지엠,스몰엠의 질점이
거리알을 두고 있을때 크기의 인력에프가 작용한다.이것을 만유 인력의 법칙이
라 한다.물질스몰엠과 라지엠이 서로 끌어 당기는 힘은 라지엠과 스몰엠을 곱한
양에 비례하 고 거리의 제곱에 반비례하고 있다.
식을 으로 놓으면 식에서 성별이 다르니 서로 끌어당길 것이고 남녀간에 작용
하는 사랑의 힘은 남녀가 갖 고 있는 사랑의 양에 비례하며 커질것이다.그러나
남녀 사이의 거리제곱에 반비례하여 사랑의 힘이 변한다. 남자는 바다 건너 멀
리 외국에 오래동안 휴학 또는 출장 중이고, 여자는 우리나라에 혼자 떨어져 있
으면 거 리제곱의 법칙에 따라 서로의 사랑의 양이 크다고 할지라도 사랑의 힘
이 약화되어 결국에는 사랑이 식어버 릴 것이다.반면에 술집에서 처음 만난 여
자는 비록 사랑의 양은 적다고 할지라도 둘이 딱 달라붙어 있으니 거리제곱의
법칙이 작동하여 서로 좋아질 수 있다.이것이 자연의 법칙이요.신의 섭리이니 어
떻게 하겠는가
광전효과 감마선과 물질과의 상호작용 중에서 감마선이 원자와 충돌하여 그
궤도전자에 모든 에너지를 주 어 전자를 튀어나오게 하고 자신을 소멸하는 현상
이다.다시 말하면 여기서 이피는 튀어나오는 전자의 운동 에너지,이감마는 입자
감마선의 에너지아이비는 구속전자의 결합에너지다.무단 가출한 시골 처녀가 악
덕 중개 인이게 이상한 곳에 팔려가서 잡혀 있다고 하자.처녀가 그 구속에서 탈
출하거나 의리의 사나이가 그곳에서 처녀를 빼내려면 식에 의하여 인질로 잡힌
돈10만원보다 많은 돈 15만원을 사나이가 지불해야만 처녀는 나 머지 돈 5만원
을 가지고 그 소굴에서 벗어날 수 있을 것이다.
글에서 혹시라도 남성의 명예를 훼손시키고 여성을 모독한 내용이 있더라도
애교로 봐주시고 관용 있기 바란다.
이브닝 드레스의 역할
영화나 TV또는 실제로 파티등 사교장에 나온 여자의 이브닝 드레스를 본 사
람은 많을 것이다.목덜미를 크게 도려내어 목,어깨 죽지,팔 및 앞가슴을 드러낸
옷,또는 백인터레스트라 하여 등줄기를 V또는U자형으로 깊게 판 이브닝 드레스
는 정말 우아하고 멋있다.여자의 개성미와 모양뿐만 아니라 그 속에 숨어 있는
아름 다움을 나타내는 무명의 가치를 지인 옷이다.특히 남자의 눈을 즐겁게 해
주는 것은 야외복 위쪽 가슴 부분, 즉 레이스를 단 벨벳으로 만든 브레지어에
반쯤 나와 있는 풍만한 젖가슴 또는 보일 듯 말 듯한 젖꼭지다. 프로이드의 학
설을 빌리지 않더라도 남자는 어릴 때,어머니의 유방 밑에서 컸으니 무의식 중
에 자기 고향으 로 돌아가려는 본능으로,그것을 살짝 훔쳐보는 것은 죄가 되지
않을 것이며,성인군자가 아닌 남자라면 어쩔 수 있는 행위이다.필자는 여기서
이브닝 드레스의 예찬론을 펴자는 것이 아니다. 남자의 눈을 끈 효과를 갖 는
옷,즉 옷을매달기 위한 끈없는 이브닝 드레스가 곧 밑으로 흘러내릴 것 같으면
서도 어떻게 여자 몸에 붙 어 있는지,그 안전계수를 역학적으로 분석하는데 있
다. 야회복 가슴 부분에 있는 옷감의 작은 요소를 그림과 같은 부분에 있는 자
유물체라고 생각하면, 두 가지의 접선력F1F2의 수평(좌우)방향의 힘은 서로 반
대이므 로 그 대수합은 제로가 되어 균형을 이루게 된다.한편,수직 방향의 힘V
와W는 원피스의 경우는 밑방향의 수 직력W(드레스의 무게)는 원피스 옷감의
응력에 의하여 윗방향의 수직력 V와 균형을 이루어,옷은 평형상태 가 되어 별
문제가 없다.그러나 야회복인 경우는 윗쪽에 옷감이 없으니 윗방향의 수직력 V
를 줄 수가 없기 때문에 평형을 이룰 수가 없다.그런데 야회복은 평형이 되어
야 한다는 여자의 사회적 체면 때문에,이것은 절 대적으로 필수조건이다.그러면
이 조건은 어디서 얻을 수 있을까 여자의 충분히 발달한 젖가슴이 V라는 필 요
한 힘을 공급하여 평형 상태를 유지시켜 주고 있는 것이다.이V의 힘을 공급해주
는 것은 옷감의 섬유와 피 부 사이의 마찰력이다.마찰력은 F=fN로 주어진다.여
기서 F는 마찰력,f는 마찰계수,N은F에 수직으로 작용하 는 법선력이다.일반적으
로 옷을 입으면 f가 일정하기 때문에 F를 크게 하려면 N을 증가시키지 않으면
안 된 다.따라서 가슴 부분인 브래지어의 크기를 유방의 크기보다 작게 만들어
V와W의 균혀을 제로로 만들게 하 여 야외복이 흘러내리지 않도록 하고 있다.쉽
게 말하면 융기한 젖가슴이 옷걸이 구실을 하고 있는 것이다.그 러나 유방의 크
기와 모양,탄력성,각도 및 브레지어 재질의 섬유압축성 등이 달라서 V와W의 평
형이 되는 표 준 임계점을 정확히 구한다는 것은 어려운 일이다.시행착오와 순
수한 과학적 사실만으로 연구하겠다는 강한 의지를 가진 사람이실험하면 좋은
자료와 결과를 얻을 수 있겠지만,손버릇이 나쁜 남자는 좀 곤란하니까 부 득이
여자 디자이너에게 이 과제를 맡길 수밖에 더 있겠는가 토요일 오후 87아카데미
시상식을 시청하다가 거기에 나온 여자 수상자,가수 및 시회자가 입은 이브닝
드레스를 보고 느낀 바가 있어서 몇 자 적어보았다. 필자의 분석에 이의가 있는
독자는 반론을 제기하여 주시고,수긍이 가는 독자는 박수를 보내 주시기 바란다.
X선 발견의 소동
이런 일이 있으랴 이상도 하지 세상에 외투나 저고리,속옷까지도 모든 것이
들여다 보인대 아이 싫어 장 난꾸러기 뢴트겐선 X선이 발견된 그 당시 약삭빠
른 상인들은 X선이 통하지 않는 코르셋 속옷이라 선전하여, 한몫 단단히 챙겼다
고 한다.X선은 1895년 11월8일 독일의 뷰르쯔부르그대학에서 W.C뢴트겐
(1845-192 3)이 발견하고,그 실험 결과를 1895년 12월28일에 새로운 종류의 광선
에 대하여 라는 논문으로 발표하였 다.X선의 발견은 세상을 놀라게 하였고 흥분
시켰다.신문들은 터무니없는 소문,도가 지나친 요구,그리고 기발 한 아이디어를
보도하였다.그 센세이션은 원자폭탄의 발명에 뒤떨어지지 않을 정도였다고 한
다.X선이 발견 된 지 100년이 지난 지금, 그 당시에 있었던 재미있는 기사를 몇
가지 소개한다.
만약 신문에 보도된 것이 모두 사실이라면 이제 각 가정에는 아무런 프라이버
스도 없어질 것이다.X선 장 치를 가진 사람은 누구나 벽돌 벽을 통과해서 남의
안방을 속속히 들여다 볼 수 있기 때문이다.
X선은 생명을 소생시킬 수 있을것이다.X선은 감전사한 사람의 목숨을 되살리
는 데 사용될 것을 시사하고 있다.우리들은 이 X선 운운이 두통꺼리다.될 수
있으면 거짓이 아니라고 믿고 싶다.육안으로 남의 뼛속까지 볼 수 있고,여덟
치나되는 판자 노머를 통해 볼 수도 있다고 한다.이 어찌 괘씸한 일이라 아니할
수 있겠는 가 이 기회에 정부는 생각을 다시 해야 할 것이고 일반에게 사용이
허락되기 전에 즉시 엄격한 단속법을 재 정해야 할 필요가 있다.그 한 방법으로
서 제의하건대,모든 문명국이 협력해서 X선에 관한 서류를 몰수하여 태워버리
고,발명자를 처형시키고,세계의 모든 텅스텐산칼슘을 매수해서 멀리 바다 속에
버려야 할 것이다.물 속의 어족들이 서로 뼛속을 쳐다보는 것은 저들 마음대로
다.한편 이 새로운 X선의 사진술은 영국사람의 마 음을 휘어잡아 시를 읊게 하
였다.런던에서 발간된 잡지(펀치)에 실린 것을 소개하면 다음과 같다.
오오 뢴트겐이여 그의 발견은 사실이며 아무런 근거도 없는 풍설의 모략은 아
니로다.그것은 우리들 각자 에,당신과 당신의 기분을 나쁘게 하는 묘지와 같은
분위기로 경계심을 일으키도다.스위프트 박사가 하는 것 처럼 살을 가르고,뼈를
보이고 조그마한 틈이나 관절의 하나하나를 노출시켜 당신이 구멍을 뚫는 것은
원하 지않으리.우리들이 정말로 보고 싶고 원하는 것은 서로 보통의 옷차림을
한 사진 이외에 지나지 않도다.당신 이 찍힌 초상.알몸 이상의 나쁜 모습을 우리
들은 모두 싫어하도다.아무리 열중하고 있는 애인일지라도 사랑 하는 여자의 해
골을 친찬하고 싶지 않도다.사랑스러운 눈으로 봐도 어쩌면 이토록 따분하고 끔
찍한 사진은 없을 것이다.아니 아니, 당신의 비문으로서 이 불쾌한 추억을 확실
히 묘석에 남겨라.그렇지 않으면 다른 데 서 찍어라.대성인,유령,베잔트 부인을.
전기 작가에 따르면, X선 발견의 순간을 다음과 같이 기술하고 있다.
“그는 유리로 된 배 모양의 크룩스관에 두꺼운 검은 종이를 덮었다. 그리고
이 종이의 불투명도를 시험하기 위하여 실험실을 어둡게 하였다. 그런데 갑자
기 크룩스관에서 1야드쯤 떨어진 곳에, 약한 빛이 근방에 있는 작업대 위에서
희미하게 비치고 있는 것을 발견하였다. 뢴트겐은 매우 흥분하여 성냥을 켰다.
놀라운 것은, 이 이상한 빛의 근원은 작업대 위에 있는 테트라시아노백금산(Ⅱ)
바륨〔BaPt(CN)〕의 작은 스크린이었다.”
몇몇 물리학자는 아주 사소한 일로 X선의 발견을 놓치고 말았다. 그 중에는
음극선 연구로 유명한 독일의 르나드가 있다.
영국의 물리학자 스미드는 음극선관 옆에 놓았던 상자 속의 사진 건판이 감광
되어 있는 것을 발견하였다. 그러나 그때 그는 그 사실을 무심하게 여기고 조
수에게 건판을 다른 장소에 보관하도록 명령하였을 뿐이다.
어쨌든 X선의 발견으로 뢴트겐은 1901년 과학상 주에서 가장 권위가 있는
노벨 물리학상의 첫번째 수상자가 되었다.
위의 사진은 X선의 발견의 다음 해인 1896년 2월 22일자의 <사이언티픽 아메
리칸>에 실린 가장 초기의 X선 사진이다. 산탄 총알을 맞은 손을 찍은 것이다.
100년 전 일이었으니 우리나라에서는 상상조차도 할 수 없는 사건이라고 말할
수 있다.
청출어람(靑出於藍)
한국방사성동위원소협회가 실시하고 있는 RI 통신교육 강좌의 ‘원자력 기초
이론’ 일부와 ‘방사선 취급기술 기초’과목을 맡은 지도 벌써 4년째가 된다.
이번 기회에 RI 통신교유게 대하여 평소 생각하고 있었던 것을 몇 가지 이야
기하고자 한다.
연구용 원자로가 있는 한국원자력연구소 서울사무소는 마치 동독 속에 갇혀
있는 서베를린처럼 한국전력공사 서울연수원 내에 있다. 이 연수원 어귀에는
교육기관답게 ‘靑出於藍’이라는 글이 새겨진 큰돌이 놓여 있다.
이 고사성어는 순자(荀子)의 권학편에 있는 것으로서 ‘푸른 빛은 남빛에서
나온다’는 말인데 스승보다 훌륭한 제자가 나온다는 뜻이다.
RI 통신교육 수강생은 비록 여러 가지 어려운 여건 하에서 공부하고 있지만,
열심히 노력하면 반드시 청출어람(靑出於藍)의 길이 열릴 것으로 믿는다.
무릇 통신교육은 대학이나 연수원의 교육과 달라서 그 교육 방법은 강사와 수
강생 사이에 질문응답식으로 상호 교류하지 못하고 강사의 일방통행에 그치기
때문에 교육 내용을 수강생에게 전달하는 데 어려움이 많다.
다시 말해서 교과 내용으 전달 수단은 말과 글을 매개로 하여 수강생은 듣고
봄으로써 그 내용을 이해하게 되는데 통신교육은 그렇지 못하다는 말이다.
그러나 통신교육이라 해서 반드시 불리한 것만은 아니다. 일반적으로 통신교
육 수강생은 RI 관련업계에 종사하고 있는 사람이 태반이기 때문에 시간적으로
경제적으로 공부하는 데 도움을 받고 있다고 본다.
교육 전달의 성격에서 강의교육은 일과성(一過性)이라 반복시청이 어렵다. 강
의교육은 강의 내용을 다시 듣고 싶어도 사라져 버리지만, 통신교육은 지금 보
고 있는 한 페이지가 모두 눈에 들어오고 그 각 부를 상호 비교할 수 있으며(일
람성:一覽性), 또 관심 있거나 의문시되는 곳은 반복해서 읽어보루 수도 있다.
이런 통신교육의 장점을 고려할 때 교재 집필자로서 늘 아쉽게 새각나는 점이
있다. 수강생의 구성 요소, 즉 직장과 직무와 전공과 나이 등이 각각이라는 점
을 감안하여 교재의 내용을 좀 더 알기 쉽게 직관적으로 설명하고 만국 공통어
인 그림이나 시진 등을 되도록 많이 집어넣어서 교육 내용의 이해에 도움을 주
고 싶은데, 안타깝게도 지면과 편집상의 문제로 실천하지 못하고 있는 것이다.
원자력 기사 자격증과 RI 취급면허증에서 자격과 면허의 차이점이 있다.
자격은 어떤 일을 할 수 있는 근본 또는 바탕과 표준이 되는 조건을 갖추었다
고 나라에서 주는 증명이고, 면허는 일반사람에게 허락하지 않는 특수한 행위나
영업을 특정한 사람에게 한하여 허가하는 일이며, 법적인 책임이 따른다.
즉 사람의 생명이나 공공재산에 관련되기 때문에 RI 취급면허 소지자는, 자동
차 운전면허 소지자가 교통법규를 어기면 그 위반사하의 경중에 따라 벌을 받는
것처럼, 원자력법에 따라 십년 징역까지 받게 된다. 따라서 RI 취급면허 소지자
는 RI 취급에 신중을 기해야 하며, 수강생은 특히 이 점을 명심해야 할 것이다.
끝으로 수강생들은 RI 통신교육이 면허증을 따기 위한 목적이 아니라 수단이
라는 것을 자각하고 靑出於藍을 좌우명으로 삼아 원자력 문화를 사회에 정착시
키고 RI 이용 분야에 이바지 하는 일꾼이 되도록 힘써주시기 바란다.
Fail-Safe와 Fool-Proof
필자는 지난 7월 어느 날 8시경, 출근하기 위해 세검정에서 북악터널 쪽으로
가던 중 평창동 서울 예고 앞에서 안전거리 미확보로 신호대기 중인 앞차와 충
돌하였다. 다행히 인명사고는 없었고, 두 차량의 수리는 종합보험으로 처리하였
다.
필자는 자동차 사고 같은 것은 일으키지 않을 것이라는 자만심이 있었는데 이
것이 사고의 원인이었고, 결국 3년차 자가 운전자가 사고낼 확률이 크다는 징크
스를 깨지 못했다.
위험성이란 언제든지 도사리고 있기 때문에 운전 시에는 첫째도 안전, 둘째도
안전, 셋째도 안전이라는 자동차의 안전에 대하여 깨달은 바가 있어서 몇 자 적
어보기로 한다.
‘자동차에 마력(horse power, 馬力)이 있듯이, 지성(知性)에도 언어력(world
power,言語力)이 있다. 말을 잘 택하면, 복잡한 내용을 그 말 이외에는 도저히
표현할 수 없는 한 마디로 나타낼 수 있다’고 'World Power'의 저자 Edward
de Bono는 말하고 있다.
예를 들면 approach, know-how, black-box, random, quantum-jump 따위이며,
fail-safe와 fool-proof도 일종의 word power인 것이다.
원자력 발전의 안전성에 대하여 fail-safe와 fool-proof라는 설계 방법이 있다.
fail-safe라 함은 기계가 고장나는 경우에도 안전하고, fool-proof는 바보가 운전
해도 절대 보장할 수 있다는 뜻이다. 이것에 관하여 승용차를 예로 들어 알기
쉽게 설명해 보겠다.
원전은 거대한 시스템이지만, 승용차도 일종의 작은 시스템이다. 시스템
(system)이라 함은 많은 구성 요소가 유기적인 질서를 유지하면서 같은 목적을
향하여 기능하는 것을 뜻한다.
어떤 시스템의 안전성이란 시스템의 파괴나 기능 상실 등으로 인명에 위험이
없도록 하는 것이다. 안정성이 상실된 상태를 위험이라 하면 안전률 S와 위험
률 P와의 합은 1이다. 따라서 P를 알면 S는 곧 계산할 수 있다.
시스템이 고장 또는 파괴되었을 때 예상되는 손실을 D라 하면 D×P 는 소위
손실의 기대치로서 이것을 risk(R)라 저의하고, 이와같이 위험의 유무를 평가하
는 것을 risk assessment라 한다.
다시 말해서 risk R=D×P, 또는 R=D(1-S)다. D가 작을 때는 P가 커도 R은
그렇게 크지 않다. 그러나, 인명을 잃으면 이것은 돈으로 따질수 없는 손실이기
때문에 R을 낮추려면 P나 D의 양쪽, 또는 어느 한쪽을 되도록 작게 해주거나
제로가 되면 유효하다.
확률을 제로로 한다는 것은 이론상 불가능하므로 합리적인 범위에서 가능한
한 작게 할 필요가 있다. 이와 같은 개념을 ALARA(as low as reasonably
achievable)라 부른다.
승용차를 예로 들면 P를 작게 하기 위한 수단으로 운전자의 교육, 훈련 그리
고 fool-proof가 있다.
즉 운전자가 안전벨트를 착용하지 않으면 엔진이 걸리지 않게 하거나 경보를
울리게 하는 것, 또는 주행하면 자동적으로 문이 잠기게(door lock)되는 것 등이
fool-proof의 사례다.
이것에 대하여 D를 작게 하는 것은 fail-safe라 한다. 승용차가 장애물에 충
돌하면 핸들의 앞 쪽으로 고무자루가 튀어나와 운전자의 몸을 보호해 주는 공기
주머니 따위가 fail-safe의 사례다.
최근에 각 직장에도 자가 운전자가 매우 많아졌다. 자가 운전자여! 안전을 위
하여 ALARA 정신으로 P를 없애도록 Allah신에게 기원하자.
원자력 굿거리
원자력과의 만남
1960년 10월 말경, 필자는 제대한 후 직업을 얻지 못한 채 마누라와 갓난애를
데리고 경주 변두리의 단칸방에서 살았다. 경북대학교 사범대학 물리학과를 나
왔기 때문에 경북 도학무국에 교사 발령 신청서를 제출해 놓고 발령나기만 기다
리며 보내는 나날이었다.
그러던 중 하루는 마누라가 그렇게 빈둥거리며 놀지만 말고 시골에서 추수해
온 벼나 찧어 오라고 바가지를 긁기에 마지 못해서 벼 한 가마니를 지게에 짊어
지고 가까운 곳에 있는 방앗간으로 갔다.
마침 정미(精米)하려고 온 사람이 많아 방앗간 대기실에서 기다라다기 이삼일
지난 ‘국재신보’가 굴러다니기에 심심풀이로 읽어보았는데, 총무처에서 낸 ‘
신인등용 선발시험’이라는 모집 광고가 눈에 띄었다.
그것을 본 즉시 ‘소 발에 쥐 밟히기’라는 한 가닥의 희망을 갖고 부랴부랴
기술계 분야에 응시 원서를 제출하였다. 물리학을 전공한 까닭에 적당한 희망
부서를 찾기 위하여 경주군청에 달려가 정부 행정기구표를 살펴보고 제1희망은
대통령 직속의 원자력원, 제2희망은 상공부, 제3희망은 체신부로 써냈다.
그 후 시험 장소인 경북도처에서의 수험, 1960년 말 시험 합격, 1961년 2월 1
주간의 국토건설추진요원 훈련, 3월 1일 원자력원 촉탁 발령, 3개월간 경주군에
서의 사방공사(砂防工事) 참여를 거쳐 5월 31일 원자력 연구소 물리학 연구실
연구원(5급갑)으로 발령받아 원자력 가족이 되었다.
과학자로서 운명론을 믿는다는 것은 우스운 일이지만, 인간에게는 어떤 운명
이 주어지는 것이 아닌가 생각된다. 등록금 관계로 5년만에 대학 졸업, 군 복무
3년, 가정 사정으로 시골에서 경주읍으로 이사, 방앗간과 국제신보 등. 이런 것
들이 원자력과 만나는 계기가 되었고 타이밍이 맞아떨어졌으니, 지금 생각하면
그것이 나의 운명이었다고 생각된다.
여담이지만, 연구소에서 근무하고 있던 있던 가을에 도학무국으로부터 문경
어느 중학교에 발령이 났다는 통보가 있었으나 취소하고 부임하지 않았다.
아마도 연구소에 오지 않았으면 교사의 길을 걸었을 것이다. 지금쯤 중·고
등학교 교감이나 교장으로 되어 있을 모습을 상상하니, 순간의 선택이 운명을
바꾼다는 어떤 선전 문구가 떠오른다.
원자력과의 첫 만남은 고교3학년때 물리 시간에 배운 ‘원자력 에너지’이다.
그 당시 경주고등학교에는 6.25사변 때문에 서울에서 피난 오신 대학의 교수님
들이 시간강사로 많이 계셨다.
예를 들면, 교장 선생님은 조광하 박사님이었고, 영어는 후에 외무부장관이
되신 이원경 선생님에게 2년간 배웠다. 물리 선새님도 예외가 아니어서 지금
성함은 기억나지 않지만 그런 분 가운데 한 사람이었다.
U+n→Sr+Xe+2n+Q(215MeV)
이런 수식과 함께 핵분열에 대하여 열심히 설명해 주셨는데, 그 당시의 고등
학생으로서는 어려워서 도무지 이해하지 못하였다. 그러면서도 흥미롭게 열심
히 들었던 기억이 난다.
다음은 대학 3학년 때 화학과 친구로부터 빌린, 최규남 박사가 지은 ‘원자(原
子)’(청구문화사 발간, 1949년)라는 단행본이다. 그것을 탐독함으로써 원자력에
관심을 갖게 되어다고 볼 수 있다.
이 책은 원자력에 관한 것으로는 우리나라에서 처음 발간된 것이며, 고전적인
자료로서 가치가 있다고 본다. 이 책을 그 친구에게 돌려주지 못하고, 지금까지
내가 가지고 있다는 것은 미안한 일이다.
그러나 빌린 책은 되돌려주지 않아도 죄가 되지 않는다는 속담도 있으니 조금
이나마 마음이 놓인다.
명색이 졸업논문이라 하여 그 당시 TIME지의 원자력 특집과 일본 아사히(朝
日)신문사에서 발행한 과학 잡지의 원자력 특집, 그리고 앞의 ‘원자’라는 책을
참고로 ‘원자력과 그 이용’이라는 표제로 200자 원고지 80장 정도 써서 제출
하기도 했다. 물론 지금 입장에서 보면 초라한 내용일 것으로 생각된다. 아직
보관되어 있을지 모르지만, 기회가 있으면 모교에 가서 찾아보고 싶다.
세번째는 군 복무 시 진해에 있는 육군대학 교수단에 조교로 근무하면서, 특
수무기반(3개월 과정)의 ‘화생방(化生放)’과목에 있는 ‘원자력 무기’교재에
서 'Atom' 부분을 접한 것이다.
조교의 역할은 번역과에서 번역한 원고를 받아 미군의 원서와 대조하면서 교
관용 교재를 정서해 주는 것과 담당 교육시간에 교재를 학생 장교 책상 위에 배
포하고, 교단 보드판에 작전지도를 붙이는 것이었다.
그 당시 졸병 중에는 대학 졸업생이 많지 않았기 때문에 나같은 사람이 조교
로 근무할 수 있었고, 공부할 시간도 많았다.
온고지신(溫故知新), 옛 것을 연구하여 거기서 새로운 지식이나 도리를 찾아내
는 일도 앞을로의 원자력 연구· 개발· 발전에 도움이 될 것 같아서 원자력에
관한 개인의 옛 일을 더듬어 보았다.
연구용 원자로 1호 가동 30주년을 맞아
1992년 우리나라 최초의 원자로인 연구용 원자로 1호(TRICGA Mark-Ⅱ,출
력:250kW)가 가동된 지 30주년이 되는 해다.
연구용 원자로의 운영 책임을 맡고 있는 당사자로서 감회가 매우 깊어 그에
대한 추억과 소감을 몇 가지 적어본다.
우리나라의 원자력 연구와 그 이용은 연구로 1호의 가동이 효시가 되었다고
해도 지나친 말은 아니다. 즉 1962년 3월 19일 연구호 1호(그앙시 출력 100kW)
의 임계 도달은 우리나라에서 처음으로 ‘제3의 불’을 점화시킨 것이다.
지난 30년을 되돌아보면, 1961년 28세의 젊은 나이로 연구소에 입소하여 오늘
날까지 반 평생을 원자로의 수명과 함께하여 왔다고 본다.
입소 당시 한창 원자로가 건설 중이었는데 발령을 받고 첫날 연구소 입ㄱ구에
들어서면서 받은 첫인사은 사막 가운데 서 있는 석유개발회사 같다는 것이었다.
그것도 무리가 아닌 것이 원래 연구소 부지는 미군 공병대의 불도저 연습장이
었기 때문에 연구소 주변이 벌거숭이처럼 파헤쳐져 있었다.
그 후 사방공사, 조림사업과 조경을 하여 지금은 잘 조성된 공원처럼 울창한
숲이 우거져 가끔 외부인이 방문하면 서울 시내에 이런 곳이 있었는냐고 놀라
기도 한다.
또 생각나는 것은 지금 한전연수원(1984년까지 한국원자력 연구소)의 정문 오
른족 골짜기에는 당시 민가가 스무 채 정도 남아 있었다. 연구소가 들어오기
전에는 양공주촌이었다고 한다.
그리고 본관 남쪽의 흙과 모래로 다져진 길은 경비행기(L-19)의 활주로로 사
용한 흔적이 그대로 남아 잇엇고, 그 주변은 온통 갈대밭이엇던 것으로 기억된
다.
그래서인지 연구소 부지의 행정구역 이름이 당시에는 노해면(경기도 양주군)
이었고 현재는 서울 노원구다.
특히 원자로 임계 순간(1962년 3월 19일 16시 50분, 열출력:0.017W)에 참석했
던 인사들의 이름(원자력 원장 오원선 외 36명)이 서명되어 있는 그 당시의 운
전 기록부를 대하니 새삼 감회가 새롭다.
그렇게 첨단과학의 총아로 각광을 받으면서 출발하였던 연구로 1호가 지금은
흐르는 세월과 함께 낡아버렸고 그나마 원자로 부지와 건물이 남한테 팔려 천대
받고 있으니 가슴 아픈 일이다.
그러나 이 연구로 1호는 그동안 여러 분야에서 많은 업적을 남겼다. 예를 들
면 원자로 특성 연구, 원자로 재료 시험, 물질 구조 연구, 중성자 사진, 육종 개
량, 방사성 동위원소 생산, 바사화 분석, 학생 교육과 인력양성 등이다.
그런데 최근에 이 원자로에 대한 앞으로의 관리 방안이 거론되고 있다. 과연
폐지하여 없앨 것인자, 보존할 것인지?
폐로의 이유는 원자로가 노후하였다는 것, 새로운 대형 연구로(KMRR,
30MW)가 건조되면 그것을 이용하면 된다는 것, 지금 있는 원자로의 부지와 건
물은 한전 재산이라는 것 등이다.
그렇지만 우리나라 최초의 원자로와 원자력의 요람지를 없앤다는 것은 매우
서운한 일이다. 원자력 기념관으로 영구히 보존하였으면 하는 것이 30년 같이
해 온 한 연구원의 소망이며, 관련 학계의 공통된 바람이 아니가 한다.
연구용 원자로는 원자력 연구 및 교육에 있어서 필수적이라고 할 만큼 중요한
장치인 것이다. 그러나 불행하게도 우리나라는 여러 가지 사정으로 원자력(핵)
을 전공하고 있는 학과에서 연구로를 가지고 있는 대학은 거의 없으며, 또한 원
자로를 이용하는 연구 활동이 외국에 비하면 매우 미약하다.
물론 연구로의 부족만이 원인은 아니지만, 최근 국내에서도 발전로 고장에 대
하여 그 예방과 대처 방법 등에 여러 가지 문제점이 나타나고 있는 것은 분명히
원자로에 대한 기초 교육훈련의 부족에 원인이 있다고 본다.
일반적으로 연구로는 중성자원으로서 활용되지만, 소형 연구로는 원자로에 대
한 기본 성질의 파악, 운전의 체험, 고장, 파손의 경험과 원인의 학문적인 규명,
보수의 체험과 그것의 안전 설계를 위한 feed back 등 연구 교육의 귀중한 장을
제공하고 있다는 점을 강조하고 싶다.
연구로에는 여러 가지 법 규제 이외에도 고품질의 부품을 사용해야 한다는 것
등 관리.운전을 위해서는 해마다 많은 경비와 인력이 필요하기 때문에 자칫하면
연구로의 중요성보다도 경제성의 논의가 앞서게 되어 존속이 더욱 염려되는 것
이 현실이다.
여기서 제언하고 싶은 것은 TRIGA라는 이름은 미국의 상표이기 때문에 늦은
감은 있지만 30주년을 맞이하여 TRIGA Mark Ⅱ원자로를 우리나라의 고유 이
름을 붙여 연구용 원자로 1호라고 부르는 것이 좋겠다.
그리고 1992년 10월 말, 한국 원자력학회 추계학술발표회 때 공동으로 연구호
1호 가동 30주년 기념 행사를 가졌으니, 연구소 가족들은 그나마 작은 위안으로
삼을 수 있었다.
끝으로 앞에서 언급한 것들이 충분히 이해되고 KMRR이 건조되더라도 소형
연구로의 특징을 살려 수명이 다할 때까지 잘 활용되기를 기대하는 바이다. 연
구용 원자로 1호의 건강을 기원하면서.
OLD&NEW
달콤한 사랑의 속삭임. 무드 있는 음악. 달빛 아래서의 영원한 사랑의 맹세...
이런 것들은 사랑에 대한 전통적인 이미지다.
미국의 남성 패션지 <에스콰이어>가 남녀 한 쌍이 밤의 푸른색을 배경으로
부드러운 자주빛을 띠고 있는 사진을 실었다.
아울러 다른 사진 쪽은 ‘너는 어째서 언제나 나를 진절머리 나게 하느냐!’
고 남자가 여자의 뺨을 치는데, 여자도 질세라 ‘비겁한 놈!’이라고 되받아치는
냉담한 손찌검의 장면이다.
앞의 것은 구세대 감정의 사랑을, 뒤의 것은 신세대 감정의 사랑을 묘사하고
있다. 이 잡지는 신.구세대의 ‘결혼관’차이에 대해서도 설명을 곁들인다.
구세대 감정의 주인공은 ‘결혼이란 하나의 관습’이라고 생각 하는데 반하
여, 신세대 감정의 주인공은 ‘결혼이란 그날그날의 상황’이라고 말한다.
그밖에도 올드(OLD)와 뉴(NEW)에 대한 것으로 여자, 여배우, 우정, 결호식,
음악, 도박, 여행, 승용차, 유행어 등에 대해서도 기술하고 있다.
OLD&NEW. 온고지신이라 할까? 옛 것을 알고 거기서 새로운 지식을 찾아보
자는 뜻으로 고대 원자론에 대해 몇 가지 알아본다.
눈 앞에 있는 물체를 분할해 나가면 마침내 분할할 수 없는 최소 단위에 이른
다는 사고 방식은 고대의 인 도, 희랍, 중국 등 어느 나라에서나 볼 수 있다.
‘원자’라는 말이 본디 그러한 뜻으로 이름지어졌다는 것은 새삼스럽게 말할
필요도 없지만, 가분론과 원자론이 완전히 같다고는 할 수 없다.
분할은 유한이고 어느 단계에서 분할이 불가한 ‘단위가’가 있다고 상정할
경우, 그 ‘단위’는 확실히 원자라고 말할 수 있을 것이다.
그러나 원자론이라는 것은 그 최소 단위인 원자의 이합 집산 운동에 의하여
일체의 물질적 존재와 운동이 구성론적으로 파악됨으로써 비로소 원자론이라는
말이 어울린다.
따라서 가분론은 원자론의 전제지만, 원자론과 곧 같다고는 말할 수 없다.
중국의 역사적인 전통으로는 이런 뜻에서 인도, 희랍의 원자론에 비해 가분론
에 대해서는 공통점이 있지 만, 구성론 측면에서는 약하고, 원자론으로서의 적극
적인 전개도 묵가를 제외하고는 찾아볼 수가 없다. 그 렇다고 해서 ‘중국에는
원자론이 없었다’고 단정하는 것은 틀린 것이다.
고대 인도에서는 주로 자이나교, 불교, 바이셰시카 학파에 의하여 원자론이 전
개되었다. 그 기원은 기원 전 6세기 경, 아지타에 의한 지수화풍공의 다섯 요소
에서 얻을 수 있다.
자이나교에서의 원자는 ‘파라마누’라 부르고, 색미향감촉의 속성을 가지며,
감촉의 여러 가지 비율로 원자의 결합 양식이 결정된다고 하였다.
불교에서는 극미라 하는 궁금 입자가 있어서 지수화풍의 요소의 성질을 갖는
네 개의 입자와 색미향감촉의 속성을 갖는 네 개의 입자로부터 모든 물질이 만
들어졌다고 생각하였다.
바이셰시키 학파에서는 지수화풍의 원자가 색미향감촉의 속성 중 2원자가 결
합하여 1단위로 됨으로써 만물이 구성된다고 하였다.
이와 같이 고대 인도의 원자론은 물질 구성론으로 전개되고 있다.
희랍의 고대 원자론을 데모크리토스를 통해 살펴보면, 잘 알려져 있는 바와
같이 허공 속에 분할할 수 없는 궁극 입자로서 원자가 있으며, 그 원자는 불생,
불멸, 불변이고 수많은 각 원자는 모양과 크기, 배열 방법이 다를 뿐이지 본질적
인 차이는 없다고 보고 있다.
훗날에 에피크로스는 데모크리토스의 이 이론에 ‘우연성’의 계기로서 각 원
자의 ‘운동 방향의 편향’이라는 개념을 도입하였지만, 이와 같은 원자 개념을
바탕에 두고 인체, 천체, 우주는 물론 인간사회에서의 개성, 자유의사까지 두루
설명하고 있다.
인도의 고대 원자론에 비하여 희랍의 고대 원자론은 자연계의 물리적 파악과
통일된 설명에서 훨씬 앞섰다고 말할 수 있다.
그러나 두 지역의 원자론이 물질 분할론으로서만이 아니고 물질 구성론으로서
전개되어 있는 점에서는 중국의 고대 원자론보다도 더 적극적이다.
중국에서는 이와 같은 물질 구성론의 측면에서 보면, 오히려 연속적인 ‘기’
의 운동으로 설명할 수 있다.
고대 중국에서 물질의 분할 유한론을 강하게 주장하고, 어나 정도 원자론적인
체계성을 전개한 것은 누가 뭐라고 해도 후기의 묵가 집단일 것이다.
묵가의 원자 개념은 ‘단’이라는 용어로 나타내고 있으며, 이것은 물질의 실
제적인 궁극적 구성단위인 동시에 기하학적 분할단위이기도 하다.
이 ‘단’이 한쪽방향으로 누적됨으로써 하나의 선분에 해당하는 것이 생겨
‘척’이라 하고, ‘척’이 대량으로 모이면 이것을 ‘구’라 한다. ‘구’가 누
적하면 부피를 가진 물체가 되기 때문에 ‘혈’이라 부른다.
이렇게 하여 ‘단, 척, 구, 혈’은 각각 기하학적으로 점, 선,면,체에 상당하는
개념으로 자리를 굳혔다.
원자론은 하나의 자연관(요소적 자연관)으로 봐야 할 것이며, 새로운 의미로서
의 요소론이 소립자등의 형태로 그 후 물리학 중심으로 등장하였다.
원자론의 통찰은 그 비판과 함께 더욱 현대적인 뜻을 가질 것으로 생각된다.
물과 원자력
한자의 수(물)은 지지혈기라 한다.
중국인은 일찍이 물질은 물질, 생명의 근본일 뿐만 아니라 원기의 주액이라
하였고, 팔레스티나의 가나안에서 출토된 설형문자에 씌어진 글 가운데 ‘물은
만물의 근원이다’라는 말이 있으며, 또한 그리스의 철학 탈레스도 그렇게 제창
하고 있다.
한편 스위스의 유명한 심리학자이자 의학자인 융은 ‘모든 사람이 동경하고
있는 궁극적인 고향은 자궁의 양막 속을 채우고 있는 물이며, 만물이 생성되는
원소도 물’이라고 주장하고 있다.
물리, 화학적으로 말한다면 물은 수소와 산소로 구성된 가장 간단한 화합물이
며, 순수한 상태에서는 냄새, 빛깔, 맛이 없는 투명한 액체다.
앞에서 언급한 바와 같이 물은 우리와 밀접한 관계가 있고 친숙한 데 비하여
물의 특수한 성질을 모르고 있는 사람이 꽤 많다.
즉 액체(물)쪽이 고체(물)보다 밀도가 크다는 것, 섭씨 4도에서 최대의 밀도를
갖는다는 것, 표면 장력이 크다는 것, 물질을 녹이는 능력이 가장 크다는 것 등
결코 물이란 상식적인 물질이 아니다.
일반적으로 물질은 액체에서 고체로 변할 때 부피가 준다. 그런데 물은 얼어
서 고체인 얼음이 되면 부피가 커진다
그런 이유로 겨울에 수도 파이프의 동파가 생기고, 또한 얼음은 물보다 밀도
가 작기 때문에 물에 뜨는 것이다.
물은 다른 물질에 비하여 비열이 큰 액체로서 많은 열을 축적할 수 있다. 목
욕탕의 물이 잘 식지 않는 것도 물의 비열이 크기 때문이다.
같은 섭씨 0도의 물과 얼음은 얼음 쪽이 냉각효율이 크다(섭씨 0도의 얼음의
융해열은 80cal/g) 병자의 이마에 얼음 주머니를 얹어 얼음 찜질을 하는 것도 얼
음이 녹아서 물로 변할 때 열을 많이 빼앗아 가기 때문이다.
또한 물은 증발하기 어려운 물질이다(섭씨 100도에서 물의 기화열 또는 증방
열은 538cal/g) 반대로 말하면 증발하면 주위에서 많은 열을 뺏어간다. 무더운
여름 밤, 안 마당에 물을 뿌리면 시원해지는 것도 물의 기화열 때문이다.
사람 몸무게의 60퍼센트가 물이라고 한다. 사람의 생명은 태아로 출생하여 지
금까지 물 속에 살고 있다고 해도 지나친 말은 아닐 것이다. 사람이 살아가기
위해서 하루에 필요한 물이 180리터(됫병 100병)정도라 한다.
그런데, 사람이 하루에 음료수, 식수 등의 형태로 밖에서 몸으로 섭취하는 물
은 2.5리터다. 또한 오줌, 땀 등의 형태로 배출하는 물의 양도 2.5리터다.
따라서 180리터의 물을 공급하기 위해서는 이 물이 끊임없이 순환하게 되는
데, 그 물을 정화시켜 주는 공장이 콩팥(신장)이다. 콩팥은 하루에 6회 정도 몸
속에 모인 폐수를 처리하여 깨끗한 물로 만든 다음 다시 사용하도록 하고있다.
우리가 살고 있는 환경도 마찬가지다.
지상과 기상 조건에 의하여 물이 수증기로 되고, 이것이 상승기류를 타서 대
기상공에 올라가면, 기압에 의한 단열팽창으로 온도가 떨어져서 수증기가 비 또
는 눈으로 변하여 다시 땅으로 내려온다.그러면 다시 수증기가 되어 되어 앞과
같은 과정이 반복된다. 여기에는 엔트로피라는 개념이 개입하지만, 어쨌든 물의
사이클은 지구촌의 청소부 역할을 해준다.
물의 성질로서, 물질을 녹이는 특수능력을 가지고 있다고 앞에서 언급하였다.
물에는 암석, 금속, 유리 등이 녹아있고, 바닷물에는 무려 60종 이상의 원소가
녹아 있다고 한다.
물은 H2O라는 분자식으로 나타내는데, 수소에는 H-1, H-2(중수소), H-3(삼중
수소) 그리고 산소에는 O-16, O-17, O-18등의 동위원소가 존재하기 때문에 이
들 동위원소를 결합하면 16가지의 물이 생기게 된다.
보통 우리가 마시거나 사용해고 있는 물은 사실 이와 같은 물의 혼합체이다.
따라서 순수한 물은 매우 얻기 어렵다. 그런데, 이 순수한 물이 원자력, 특히 원
자로에는 대단히 중요한 재료이며 문제아다.
원자로는 간단히 설명하면 열 에너지를 방출하는 핵분열을 일으키게 하는 핵
역료와 연료의 부식 또는 방사성 물질의 누출을 막기 위한 피복재, 열로체를 장
전하는 노심, 핵 분열을 돕기 위한 감속재, 발생한 열을 빼앗거나 냉각시키기 위
한 냉각재, 중성자의 누출을 막기 위한 반사재, 방사선으로부터 인체를 방어하기
위한 차폐재, 핵 분열을 제어하여 원자로의 출력을 조정하기 위한 제어제, 기타
구조재 등으로 구성되어 있다.
이들 원자로의 재료 중에서 감속재, 냉각재, 반사재 및 차폐재로서 물이 이용
되고 있다. 물은 열 용량이 크고 냉각재를 순환시키는 데 필요한 펌프의 동력이
적게 들고, 질량이 작아서 감속 작용이 크고, 값이 싸다는 이유로 많이 이용된
다.
쉽게 말하면 <원자로=연료+물>이라고 할 수 있을 정도로 원자로에서는 물의
역할이 매우 중요하다. 특히 물은 연구용 원자로나 발전용 원자로에 냉각재로서
많은 양이 사용되며, 당연히 순수한 물이 필요하다.
순수한 물은 보통 수돗물을 증류 시켜서 만들지만, 물에는 여러 가지 물질이
녹아 있으므로, 한번의 증류작용만으로는 이들 불순물을 완전히 제거할 수 없다.
그래서 이온 교환수지를 사용하거나 여과법으로 순수한 물을 만들어야 한다.
뿐만 아니라 물의 전기 전도도도 약 1오옴/cm가 되어야 하고, pH(수소이온지
수)측정 등 어려운 문제를 동시에 해결하지 않으면 안 된다.
강력한 중성자를 조사시켜 방사성 동위원소를 만들거나 물성 연구하는 연구로
인 TRIGA Mark III원자로를 한 예로 들면, 이런 순수 냉각수량은 151,000리터
(=40,000갤런)가 필요하다.
발전로인 경우는 가압수형 원자로의 일차 냉각재 전 유량은 6x10^7kg/h이며,
비등수형 원자로의 냉각재 유량은 4.8x10^7 kg/h이다.
원자로의 안전성 확보를 위해서도 물은 매우 중요하다.
냉각재 상실 사고라 하여 만일에 냉각수가 흐르고 있는 파이프가 터지거나 끊
어지면 원자로에 채워져 있던 물이 유출되어 노심용융을 초래한다.
이와 같은 비상사태에 대비하여 스프링 쿨러처럼 물을 뿌려 노심을 식혀주는
장치가 있데, 이것은 비상용 노심냉각계라 한다.
원전의 계통을 살펴보면, 원자로의 에너지->냉각재->열교환->증기->터어빈
-> 발전기-> 발전으로 되어 있다.
이 계통에서 증기를 물로 바꾸는 복수기가 있는데, 여기서도 막대한 냉각수를
사용한다. 이 냉각수는 바닷물, 호수물, 강물 등을 이용한다.
따라서 발전로 부지를 선정할 때는 지형, 지질, 인구분포, 기상, 수문, 해양, 생
태, 냉각수, 토목공사, 수송, 송전선 및 풍경 등 여러 가지 조건을 고려해야 하는
데, 여기서도 물은 중요한 부분을 차지하고 있다.
다시 말하면 발전로의 위치를 결정하는 데도 풍수지리가 필요한 것이다.
풍수란 장풍득수를 줄인 말로서 바람을 잘 막아주고 물이 끊기지 않는 정기가
넘치는 곳을 고르는 기술이다.
지금까지 물에 관하여 여러 가지 측면에서 고찰해 보았다.
결국 그리스의 철학자 탈레스가 ‘물은 만물의 근원’이라고 말하였고, 그리
스의 철학 데모크리토스도 ‘원자란 그 이상 나눌 수 없는 것, 즉 모든 물질의
기본적인 구성입자(Everything is made of atoms)’라고 하연으니 물과 원자력
은 일맥상통한다고 생각된다.
강의 유감
원자력 연수원에서 핵물리 강의를 맡은 지 벌써 5년 째가 된다.
연수원에서는 지난 20여 년간 연구실에서 체험한 것들을 토대로 실제적인 강
의를 할 수 있었고, 10여 권의 책을 저술함으로써 핵물리라는 학문을 나름대로
정립할 수 있었던 유익한 기간이었다고 본다.
한편으로 길거리에서 낮선 사람으로부터 인사를 받게 될 경우 누구냐고 물으
면 강의를 받았던 연수생이라고 대답할 때 마음이 흐뭇하고 교수 생활을 한 보
람을 느낄 수도 있다.
사승자강이라는 한자성어가 있다. 이 말은 교수가 좋으면 제자도 좋다는 뜻이
다. 하지만 소박하게 인과론을 적용하여 좋은 교수 밑에 좋은 제자가 생긴다는
뜻이라기보다는, 좋은 제자가 생김으로써 비로소 좋은 교수라는 평가를 받는다
는 것을 의미한다.
원자력 연수원의 강의는 대학과 달라서 여러 가지 특성이 있고 어려운 점도
많다. 연수생의 직장, 직무, 전공, 나이 등이 각각 다른 데다 연수 기간이 짧고
교과 내용도 이론 및 실험 위주가 아니고 직무 위주로 이뤄지기 때문이다.
따라서 고답적이고 학술적인 강의만이 능사가 아니라 알기 쉽게 개념의 요점
을 파악할 수 있도록 강의를 해야 한다.
그런 취지에서 필자가 강의하는 동안 수강 분위기가 산만할 때 가끔 농담 삼
아 잘 이용한 내용을 몇 가지 소개하겠다.
용어해설
핵물리는 자(아들 자)야 학문이며 원자력의 중심 학문이라고 생각한다. 왜냐하
면, 원자, 양자, 중성자, 전자, 핵자, 양자, 광자, 입자, 소립자, 중간자, 중성미
자,.... 영자나 말자 같은 이름이 없는 것이 그나마 다행이다.
우리가 이 현대 학문을 먼저 받아들여 철수나 순희와 같이 예쁜 이름으로 번
역을 했으면 좋았을 것이라고 실없는 생각을 해보기도 한다.
그러나 자(아들 자)의 뜻은 여자의 이름 자가 아니고 아주 작은 것, 아들, 씨
등 물질의 본질을 듯하는 데다 사람의 존칭(공자, 맹자 등)을 뜻하고 있으니 그
렇게 나쁘다고만 볼 수는 없는 것같다.
핵은 영어로 nucleus이며 원자 구조의 중심적인 알맹이다. 핵은 center, core,
kernel, clitoris로서 중심, 핵심을 뜻하고 있으니 핵물리를 배운다는 것은 과학의
핵심을 배우는 셈이라고 하겠다.
핵물리에는 뉴(nu-, neu-) 항렬의 형제가 많다. nucleus(원자핵), nuetron(중성
자), nucleon(핵자), nuclide(핵종), neutrino(중성미자)...등
그리고 온(-on) 항렬의 자매도 많다. proton(양자), electron(전자), neutron,
ion, nucleon, deuteron(중양자), triton(삼중수소핵), isotone(동중성자핵), photon
(광자), meson(중간자)...등
방사성 폐기물
사람은 남녀노소, 미녀추남, 지위고하를 막론하고, 뱃속에 구린내 나는 똥과
지린내 나는 오줌을 품고 있으며, 이것들을 만드는 과정에서 생기는 가스도 방
출한다. 똥, 오줌을 잘 가리고 그것을 잘 배출시켜야 소화가 잘 되고 건강이 좋
은 것이다. 그래서 사람에게는 인풋(input)보다 아웃풋(output)이 더 중요하다.
아웃풋에는 두 가지가 있다. 물론 한 가지는 다른 용도에도 쓰이지만(?). 아무
리 좋은 음식과 음료수가 들어가도 나가는 폐기물은 더럽고 냄새가 나서 이것을
입에 담지 않으려고 한다.
상수도와 하수도의 관계도 마찬가지다. 하수도 시설이 잘 되어 있고, 쓰레기
처리를 잘해야 아름다운 도시가 될 수 있는 것이다.
그러나 사람들은 똥, 오줌과 같은 오물과 쓰레기를 싫어하고, 이런 것을 처리
하는 일에 종사하고있는 사람을 천시하고 있다. 자기 뱃속에는 그런 것들을 간
직하고 있는 주제에.
원자력 산업에서도 앞에서 이야기한 것처럼 먹고(보충), 소화해서(소비=활동
력)
, 버려야(폐기) 몸이 건강하듯이, 방사성 폐기물 처리를 잘해야 원자력 발전소가
잘 움직이고, 핵주기도 잘 돌아간다고 본다.
핵연료(보충)에서 전력(소모)을 생산한 뒤 방사성 물질(폐기)을 잘 해야 한다
는 것이다.
핵 연료
필자는 과거에 대덕연구단지의 핵연료 개발 공단에서 약 3년간 근무한 적이
있었다. 가정 사정으로 일가족이 대덕으로 옮길 수 없어서 연구소의 독신자 숙
소에서 독신 생활(대전 총각)을 할 수 밖에 없었다.
퇴근 후 독신자 숙소에서 책 보는 것도 하루 이틀이지 한계가 있고, 다 그런
것은 아니지만 남자라는 족속은 혼자 객지에 내 보내 놓으면 무료한 시간을 보
내기 위하여 퇴근 후에 가끔 술집에 가게 되고 그 곳에는 반드시 여자가 있기
마련이다.
하루는 직장 친구와 술자리를 갖게 되었는데, 파트너가 으레히 그러하듯이 사
장님의 직업이 무엇이냐고 묻기에 귀찮아서 나는 연탄장사를 한다고 했고, 친구
는 쥐포장사를 한다고 대답했다. 하기야 핵연료 공단에 근무하니 핵연료도 고급
연탄이니까 틀린 말은 아니지만.
그랬더니 아가씨 왈, 한 분은 연탄장사를 하시고 한 분은 쥐포를 구워 팔고
있으니 연탄 구멍이 몇 개인지 잘 아시겠네 하고 되물었다.
필자(서울 사람)는 22개라 대답하고, 친구(대전 사람)는 25개라고 대답하여 연
탄 구멍 수에 대하여 시비가 붙었다.
그래서 틀린 사람이 술값을 내기로 하고 그 판정을 아가씨게 하라고 하였더
니, 아가씨도 정확히 모른다는 것이 아닌가?
그래도 술값을 받아내겠다는 직업의식이 발동하여 아가씨가 신탄진 연탄 공장
의 숙직자에게 전화를 걸어 다음과 같이 요청했다.
손님 사이에 여차여차하여 연탄 구멍수로 시비가 붙어 그것을 판정해 주어야
술값을 받게 되었으니, 연탄 공장에 근무하고 계시는 아저씨가 정답을 알려주십
사 하는 내용으로.
그런데 아저씨 말씀이 나도 이 곳에 몇 년간 근무하고 있는데, 등잔 밑이 어
둡다는 속담처럼 연탄 구명이 몇 개인지 확실히 모르지만, 바로 옆에 연탄이 있
으니 헤아려서 알려주겠다고 하여, 모두 긴장하면서 그 해답을 기다렸다.
대답은 유감스럽게도 25개여서 할 수 없이 내가 술값을 치르게 되었다.
연탄은 원래 19공탄이라 하여 구명이 19개이다. 맨 가운데 한 개, 중간 줄에 6
개, 바깥 줄에 중간 줄의 배수인 12개가 있어서 모두 19개 뚫려 있다.
아시다시피 부피가 같고 구멍수가 많으면 재료가 적게 드니 서울 사람이 약아
서 중간 줄에 구멍을 하나 더 뚫어 7개로, 바깥 줄은 그 배수인 14개를 뚫어서
22개로 만든 것이다.
그런데 기는 놈 위에 나는 놈이 있다고 대전 사람이 더 꾀가 많아서 중간줄에
구멍을 다시 더 뚫어 8개로, 바깥 줄은 그 배수인 16개로 모두 25개의 구멍을
만든 것이다.
그러니까 필자나 친구는 모두 맞는 대답을 했는데, 그 곳이 대전인지라 내가
판정패 당하고 말았다.
핵연료, 즉, pellet(연소체)도 연탄과 마찬가지로 곳(원자로)에 따라 크기가 다
르다.
고리 원전의 연탄은 약. 0.93파이x1.5cm에 10.5그램이고, 월성 원전의 연탁은
약 1.21파이x1.6cm에 19그램이다.
고리 연탄은 질이 좋은 석탄만을 가려내서 찍은 것(U235 농축우라늄)이고, 월
성 연탄은 흙이 섞인 석탄을 그대로 찍은 것(천연 우라늄)을 쓰고 있다.
일반 가정의 전기 사용량을 원 12kWh로 가정할 경우, 고리 연탄 1개로 18개
월,월성 연탄 1개로 8개월 동안 전기를 공급할 수 있다.
한편으로 연탄 화덕(노심)과 연탄을 가는 방법도 다르다.
고리 난로는 먼저 반쯤 탄 위쪽 연탄을 끄집어 내고, 다 탄 아래쪽 연탄을 끄
집어 내어 버린 다음, 반쯤 탄 연탄을 다시 아래쪽으로 집어넣고 새 연탄을 그
위에 넣는 방법인데, 월성 난로는 난로 밑에서 손잡이를 잡아 당겨 제일 밑에
있는 다 탄 연탄을 끄집어내면, 그 위에 있던 덜 탄 연탄이 한 칸씩 밑으로 떨
어지면서 새 연탄을 맨 위에 하나 넣는 방법인 것이다.
일상생활에 이용되고 있는 방사선
원자력의 평화적 이용은 전기를 만들어내는 원자력 발전과 RI, 방사선 이용의
두가지로 나눌 수 있다.
RI(방사선 동위원소)와 방사선 발생장치에서 나오는 방사선의 이용 분야는 의
료, 공업, 농업, 분석 등 그 범위가 매우 넓다. RI방사선이 우리 생활 주변에서
가장 많이 이용되고 있는 것은 의료 분야다.
암의 치료에는 코발트(Co)-60에서 방출되는 감마선을 사용한다. 최근에는 암
세포의 파괴에 더욱 효과적인 방사선으로 중성자선이나 양자선의 이용방법도 개
발되고 있다.
한편으로 RI를 사람의 몸 속에 투입한 후 그 분포를 CT(컴퓨터 토모그라피:X
선 단층 촬영법)로 조사하여 병소를 보다 빨리, 정확하게 발견할 수 있게 되었
다.
감마선이 물체를 투과하는 정도를 조사하여 물체의 두께를 정확하고 신속하게
측정할 수 있으며(두께계), 화학공장에 있는 여러 가지 종류의 탱크 속에 있는
물질의 높이도 탱크 바깥에서 RI를 부착한 부표(찌)의 위치로 측정할 수 있다
(액면
@P98
계).
그리고 금속 내의 틈이나 균열 부분은 완전한 부분에 비해 방사선이 잘 투과한
다는 성질을 이용하여 겉으로 봐서 잘 알 수 없는 결함도 쉽게 찾을 수 있다(비
파괴 검사:NDT).
RI는 식물 성장을 연구하는 데도 사용된다. 예를 들면 비료 속에 인(P)-32를 혼
합하여 식물에 흡수 시킨 후 식물체 내의 P-32에 대한 분포상태를 조사하면 3
대 비료의 하나인 인산을 언제 얼마나 주면 좋은지를 알 수 있다.
또한 방사선을 식물의 성장점에 쬐어주면 발아를 억제시킬 수도 있다. 이 방법
으로 감자의 발아를 방지하여 제철이 아닌때도 감자를 먹을 수 있게 되었다.
아울러 식물에 많은 방사선을 쬐어주면 돌연변이가 일어난다. 이 점을 이용하여
품질을 다양하게 개량할 수 있다.
물질에 중성자를 쬐어 미량 원소를 방사성 원소로 바꾸고, 이 것을 분석하면, 그
원소의 존재량을 알 수 있다(방사화 분석). 이 방법으로 옛날 유물의 제작 연도
를 판단할 수 있다. 또 사람의 머리카락을 방사화 분석하여 지문 감정과 같이
범죄수사에도 이용할 수 있다.
그 밖에 공해의 원인이 되는 물질이나 지하수의 경로 등도 추적할 수 있는 등
그 이용분야는 무궁무진하다.
방사선의 정체
우리의 생활 환경에는 여러 가지의 방사선이 있으며, 모든 생물은 그 속에서
살고 있다.
환경 방사선으로는 자연 방사선과 인공 방사선이 있다. 자연 방사선은 지구가
생겨났을 때부터 지구 자체가 가지고 있던 것이다.
즉 칼륨(K)-40, 바나듐(V)-50, 루비듐(Rb)-87, 인듐(In)-115, 란탄(La)-138, 사
마륨(Sm)-147, 루테튬(Lu)-176, 백금(Pt)-190, 토륨(Th)-232, 우라늄(U)-235, 우
라늄(U)-238등이 있으며, 우주선과 지구상의 원자핵 반응으로 생긴 것으로 수소
(H)-3, 베릴륨(Be)-7, 붕소(B)-10, 탄소(C)-14, 나트륨(Na)-22, 규소(Si)-32, 인
(P)-32, 유황(S)-35, 염소(Cl)-36등이 있다.
한편으로 인공 방사선은 핵 실험으로 생긴 것, 원자력 발전소의 사용 후 연료
에서 생기는 핵 분열, 의료, 공업, 농업, 각종 연구용의 방사선 동위원소 등이 있
다.
사람의 몸 속에는 미량이지만 K-40이나 C-14등 방사선 물질이 들어 있다. 이
들 방사성 물질은 음식을 통해서 몸 속으로 섭취된 것이며, 그것에서 나오는 방
사선을 연간 약 35밀리렘(mrem) 받고 있다. 참고로 음식물 속의 방사능(단위:
1--12 Ci/kg)은 다음과 같다.
맥주(130), 백미(300∼600), 우유(500∼1700), 위스키(1200), 쇠고기(1700), 현미
(2000), 미역(200∼4000), 샐러드 오일(4900), 시금치(2400∼6000)...
그 밖에도 우리는 일년 동안에 땅에서 40mrem, 우주선에서 35mrem, 공기중의
라돈(Rn)으로부터 130mrem의 방사선을 받고 있으며, 모두 합하면 240mrem의
방사선을 받고 있다.
사람이 받고 있는 방사선의 78%는 자연 방사선이며 나머지 22%는 인공 방사
선이다. 그 중에서 의료에 의한 것은 20.7%다. 암의 방사선 치료에는 600만
mrem을 받고 있으며, 위의 투시 및 가슴의 X선 촬영에서는 각각 1500 및
100mrem 정도의 방사선을 받는다.
방사선의 피폭 허용량(선량한도)은 ICRP(국제 방사선방어위원회)가 그 권고치
를 제시하고 있다. 일반 공중의 허용량은 연간 500mrem이다.
일반인이 방사선 작업 종사자(5000mrem)에 비해 낮게 설정 되여 있는 것은
방사선 작업에 종사하여 수입을 얻고 있지 않으며 항상 방사선 관리를 받고 있
지 않기 때문이다.
방사선의 득실
세상만사에는 득실, 즉 이득과 손실이라는 양면성이 있기 마련이다.
예를 들면 술은 알맞게 마시면 약주가 되지만 과음하면 몸을 망치게 되고, 식
칼은 식품 요리에 요긴하게 쓰이지만 살인 흉기로 둔갑하기도 한다.
휘발유는 자동차를 잘 굴리지만 화염병과 같은 무기로도 사용되며, 연탄은 방
을 따뜻하게 해주지만 연탄 가스는 사람을 죽이는 치명적인 물질이다. 핵 연료
도 한꺼번에 태우면 원자폭탄이 되고 조금씩 태우면 전기를 만들어 낸다.
방사성 동위원소 및 방사선도 예외는 아니다. 방사선의 영향으로는 무해한 것
과 유해한 것이 있다. 최근에는 방사선의 유효설까지 등장하여 관련 학회에서도
3파전이 벌어질 것 같다.
아편은 무서운 마약이지만 극소량의 아편은 복통의 특효약인 것이다. 이것을
학문적으로 호르메시스라 한다.
어떤 의사는 사람 몸이 언제나 암 조직으로 될 가능성이 있다고 한다. 그것이
방사선의 일종인 우주선을 맞으면 파괴되므로 우주선이 없으면 곤란하다고 말하
고 있다. 이것은 새앙쥐의 실험에서도 어느정도 확인된 사실이다. 따라서 방사능
은 자연적으로 이용되는 것도 때문에 무조건 무섭고 해로운 것이 아니며 어느
기준을 초과하지 않으면 해롭지 않다고 봐야 할 것이다.
우리가 병원에서 질병을 진단하기 위하여 가슴이나 위에 X선을 쬐거나 암 치
료에 코발트-60의 감마선을 사용하는 것도 방사선 사용으로 얻는 이득이 방사선
으로 일어날 수 있는 리스크(위험도), 즉 손실과 비교해 볼 때 이득 쪽이 크기
때문에 방사선을 이용하는 것이다.
의료 분야 이외에도 우리 생활 주변에 미량의 방사성 동위원소를 이용한 제품
은 수없이 많다.
몇 가지 예를 들면 형광등의 스타터, 야광시계의 문자, 주유소의 휘발유 주입
량과 값의 표시기 각종 건물의 화재 감지기 등이 있고 방사선으로 조사 처리한
제품으로는 각종 PVC제품, TV와 VTR의 배선에 사용되는 잘 타지 않는 전선
세균을 죽인 주사 바늘과 주사통, 자동차의 타이어 싹 트는 것을 방지한 감자
라면의 조미료 가루 등이 있다.
본래 우리 인간은 자연으로부터 연간 약 240밀리그렘의 방사선을 받고 있는
데 왜 이것보다 자리수가 작은 인공 방사선의 피폭에는 소란을 피우는지 알 수
가 없다.
밀리렘이란 방사선량이 인간에게 미치는 생물학적 영향을 수적으로 나타낸 단
위이다. 여러분 중에서 건강진단시 1회에 100밀리렘 정도의 X선(방사선)을 맞았
다고 해서 시비하는 사람은 없을 것이다.
끝으로 원자력 발전소는 방사선 안전관리가 철저하기 때문에 거시서 나오는
방사선은 매우 적고, 이들의 존재는 우리 생활에 이득을 더 주고 있다는 것을
국민이 알아주지 않으면 국가 경재도 발전할 수 없고 우리들도 안심하며 살아갈
수 없다고 본다
X선 CT의 위력
오늘날엔 자동차 사고로 두뇌를 다쳐도 구급차로 운반되어 신속하고 적절한
수술로 고칠 수 있게 되었다. 이것은 CT(Compound Tomography. 컴퓨터 단층
촬영법)라는 새로운 X선 촬영법으로 두개골이 싸고 있는 뇌의 내부를 볼 수 있
게 되었기 때문이다.
같은 방법으로 신체 내 각 부위의 질환이나 종양에 대한 진단기술이 획기적으
로 진보하여 10여년 전에는 도저히 생각할 수 없었던 수술이나 치료를 할 수 있
게 되였다. 이 방법을 개발한 G.N.하운드필도와 A.M.코맥은 생리학으로 1979년
노벨 의학상을 받았다.
의학 관련의 여러 분야에 노벨상을 주고 있지만 최근의 의료 진보에 이 CT만
큼 기여한 것은 없다. 방사선 없이는 의학의 진보도 있을 수 없다는 말이 들어
맞은 것이다.
CT에 대하여 좀더 구체적으로 설명하면 CT는 1973년 영국에서 개발된 X선
진단장치의 일종이다. 인체를 가로지르는 한 평면에 대하여 여러 각도에서 그것
을 컴퓨터로 재구성하여 영상화 시킨 것이다.
종래의 X선 촬영과는 달라서 뼈, 액체 성분, 공기등을 세분하여 농도로 나타
낼 수 있다는 것이 특징이다. 이 장치로 인체 내부의 세밀한 구조를 알 수 있게
되어 뇌졸증, 뇌종양 등의 진단이 비약적으로 향상 되였다.
초기에는 머리 부분 전용으로 개발 되였지만 현재는 온 몸의 단층상을 촬영할
수 있게 되여 임상에 있어서 필수적인 검사 진단법으로 널리 보급되어 있다.
한편 방사선이 근대 의학에서 얼마나 중요한 것인가 하는 것은 X선 필름의
연간 사용량이 매년 증가하고 있다는 점에서도 알 수 있다.
통계자료에 따르면 사람은 태어나서 노인이 될때 까지 연 평균 3회 정도의 X
선 진단을 받고 있다고 한다. X선 진단을 받으면 당연히 피폭된다.
예를 들면 일반적인 가슴의 간접 X선 촬영에서는 피부에 200밀리래드(rad: 방
사선의 흡수선량 단위), 골수에 30밀리래드, 1회의 CT에서는 피부에 1000밀리래
드, 골수에 200밀리래드의 방사선을 받는다.
진단 1건 당의 피폭량에 연간 1인당의 평균 검사율을 곱해주면 전 국민 1인당
의 평균 피폭량을 계산할 수 있다. 이것을 모든 종류의 X선 진단에 대하여 합계
하면 연간 평균 골수 피폭량은 약 100밀리래드가 된다.
이 100밀리래드의 대부분은 위의 x선 진단에 기인하고 있다. 위의 진단 건수
가 많다는 것은 즉 위장병이 우리 국민의 풍토병임을 반영하는 것이다.
병을 고치는 것이 X선의 피폭으로 인한 작은 위험보다 훨씬 중요하기 때문에
방사선을 맞는 것이다. 따라서 우리는 방사선이 무조건 위험하고 해로운 것이라
고 경원하지 말고 슬기롭게 이용해야 하겠다.
명탐정‘방사화 분석법’
1821년 나폴레옹이 죽은 후 140년이 지난 1961년에 그 때까지 수수께끼로 남
아 있었던 나폴레옹의 독살설이 입증되였다. 박물과에 진열되여 있는 나폴레옹
의 머리카락에서 비소가 검출 되였기 때문이다.
원자로에서 나폴레옹의 머리카락 한 개를 중성자로 쬐어 방사화시켜 분석하였
더니 비소-76이 검출되였기 것이다. 나폴레옹이 비산(비소화합물)이 섞여 있는
음식을 먹었기 때문에 그것이 머리카락에 남아 있어ㅓㅆ다고 할 수 있다.
이와같이 핵반응을 이용하여 안정 동위원소를 방사성 동위원소(이것을 방사화
라 한다)로 만들고 거기서 방출되는 방사선을 측정함으로써 원소를 분석하는 것
을 방사화 분석이라 한다.
방사화 분석의 최대 장점은 높은 검출 감도를 가지고 있다는 점이다. 즉
10-6g에서 10-9g정도까지의 미량 원소까지 분석할 수 있다.
방사화된 동위원소는 그 원소 특유의 방사선을 방출하기 때문에 그것을 정밀
하게 측정하면 어떤 원소로 구성된 물질인가를 알아낼 수가 있다.
이 방법으로 고적지에서 출토된 토기, 청동기, 철기 등이 어느 곳에서 만들어
졌는지를 조사할 수도 있다.
이들 재료인 찰흙이나 금속은 장소에 따라 함유된 물질에 미소한 차가 있기 때
문이다.
이 방사화 분석은 범죄 수사에도 활용되고 있다. 유류품의 털, 머리카락, 손톱
등이 누구의 것인지를 밝힐수 있고 심지여 범인의 환경, 식생활, 성별, 연령도
판단할 수 있다. 그리고 뺑소니 차 사건의 경우에도 피해자의 옷에 묻은 자동차
의 페인트 일부를 분석하여 범인을 찾아내기도 한다.
지금까지 방사선이 아닌 원소를 방사화시켜 분석하는 방법(방사화 분석법)을
이용한 조사 연구의 예를 소개하였는데 이 방법은 10억 분의 1그램이라는 극소
량의 원소일지라도 검출 해내는 명탐정인 것이다.
그밖에 방사화 분석법은 고순도 물질 속에 들어있는 불순물의 분석, 환경 오
염물질의 분석(대기 부유 티끌), 트레이서(연어, 송어등의 회귀성)등 여러 분야에
응용되고 있다.
방사선 단의의 장난
최근에 공해문제로 PPM이라는 말이 자주 쓰이고 있다. 이 PPM이란 parts
per million의 약어로서 물질 속에 들어있는 아주 적은 양을 나타내는 단위다.
퍼센트가 백분율을 나타내고 있는 것처럼 ppm은 백만분율을 뜻한다.
예를 들면 5ppm은 백만분의 5를 말한다. 이 단위는 공해 문제에서 대기 중에
함유되여 있는 아황산 가스의 양이나 하천의 오염도를 나타내는 BOD(생물학적
산소 요구량)를 측정하는데 사용되고 있다.
어쨌든 일반인들은 ppm이라고 하면 나쁜 것이라고 생각하고 있으며 ppm이
독극물이나 되는 것처럼 낙인 찍혀 ppm이 나왔다고까지 말하고 있다.
이와 같은 일은 방사선 분야에서도 마찬가지다. 방사선의 단위는 일반인에게
복잡하고 어렵기만 하여 방사선을 멀리하게 하고 무서운 것으로 느끼게 한다.
예를 들어 원자력 시설 주변에서 10만 pCi(피코큐리)의 방사능이 흘러나왔다
고 신문에 보도되면 이것은 굉장한 양이다 라는 인상을 주게 된다.
그러나 10만 pCi라는 양은 어른이면 누구든지 몸 속에 가지고 있는 정도의 것
이다. 피 속에 짠 맛을 내는 나트륨(Na)과 비슷한 극미량의 방사선을 내는 칼륨
(K)도 가지고 있는 양이다.
p(피코)는 10-12, 즉 1조분의 1을 말한다. 따라서 10만 pCi는 10-7Ci(천만분의
1큐리)인데도 불구하고 반핵파의 선전에는 10만 Ci로 과대포장되어 표현되고 있
는 것이다.
방사능의 세기는 Ci라는 단위를 사용하고 있는데 방사선량으로는 뢴트겐(R)단
위인 조사선량 래드(rad)단위인 흡수선량, 그리고 렘(rem)단위인 선량당량 세가
지가 있다.
선량이라는 개념을 일반인에게 간단하고 알기 쉽게 설명한다는 것은 매우 어
렵다. 독자들의 이해를 돕기 위해 카메라를 예를 들어 설명하기로 한다.
사진을 찍을 때 필름에 부딪히는 빛의 양은 조리개의 크기(F치)와 셔터의 속
도(초)로 노출 사간이 결정된다. F1.4 1/100초의 노출과 F2.8 1/25초의 노출은 같
은 양의 빛이 필름에 들어가게 된다.
따라서 감도가 같은 필름을 쓰면 이 두 가지의 경우 현상 후의 흑화도는 같
다. 물론 필름의 감도가 다르면 흑화도는 당연히 달라진다. 또 빛의 양이 같더라
도 색이 다르면 필름의 감도는 변하고 현상 조건에 따라서도 필름의 흑화도는
흑화도는 변한다.
앞에서 말한 조사선량이라는 것은 필름에 들어가는 빛의 양, 흡수선량은 필름
의 감도를 고려한 필름의 흑화도, 선량당량은 그 외에 빛의 색이나 현상 조건
또는 다른 여러 가지 조건을 포함해서 고려한 필름의 흑화도로 비유할 수 있다.
여기서 주의해야 할 것은 선량은 방사선의 세기가 아니다라는 것이다. 약한
방사선을 장기간 쬐어준 경우와 강한 방사선을 단시간 쬐어준 경우가 같은 선량
이 된다는 것은 조리개의 크기와 셔터의 속도로 노출 시간의 관게를 설명한 것
과 같다.
최근에는 방사선의 단위를 더 엄격하게 정의하자는 학자가 있어서 종래의 경
험적인 큐리, 뢴트겐, 래드, 렘은 정확한 기본 단위가 아니기 때문에 정확한 국
제표준단위(SI)로 바로 잡아야 한다고 하여 방사능은 베크렐(Bq), 조사선량은 kg
당 쿨롱(C/kg), 흡수선량은 그래이(Gy), 선량당량은 시버트(Sv)라는 새로운 단위
를 도입하였다.
과학자가 섣부르게 학술적으로만 지나친 정확성을 기하기 위하여 충실하다 보
니 일반인에게는 더욱 어렵게만 된 것 같다.
원자력 굿거리
우리 벗님네야 내 말 좀 들어보소오.
때는 일기화창한 모월 모일이라.
곳은 충청도 하구도 계룡산 기슭 대덕 땅.
이곳에다 원자력 굿판을 벌인다는 것이렸다.
각설하구 우리나라에서 내노라는 만신은 여러 신들이 좌정하기를 기원하는 천
수거리를 시작했겠다.
덩다라 덩더끼 덩다라 덩쿵!
어허 에에 하.
이곳은 해동이야. 대한민국 땅이로소이다아.
원자력 신령님께 제사지낼 신성한 제단이야.
천지신명 일월성신. 일심으로 바라오니
여러 원자력 신령님 수고타 마옵시고 강림하게 하소사아.
원자력 대왕님들 나오신다.
신통하고 영특함을 서로 겨루기라도 하듯
차례대로 나오신다아.
이히 어허라.
고대 원자론을 완성한 데모크리토스(Democritos)님,
원소 주기율을 만드신 멘델레예프(Mendeleev)님,
X선의 발견자 뢴트겐(Rontgen)님,
라듐(Ra)의 발견자 큐리(Curie) 내외분,
양자론을 펴낸 플랑크(Planck)님,
원자핵을 찾아낸 러더퍼드(Rutherford),
상대성 이론을 세운 아인슈타인(Einstein),
파동역학을 낸 시뢰딩거(Schrodinger),
불확실성 원리를 세운 하이젠베르그(Heisenberg)님,
중성자를 발견한 챠드위크(Chadwick)님,
인공 방사능을 만들어 낸 졸리오(Joliot) 내외분,
우라늄의 원자핵 반응을 발견한 하안(Hahn)님,
그리고 원자론을 처음 만든 페르미(Fermi)님...
모두 모두 서양 귀신이로구나아. 동양귀신은 무엇했느냐. 아아 에에 와.
원자 대왕님의 원자도 함꼐 나오신다아.
전자, 양자, 중성자, 핵자, 양자, 중양자, 광자, 자자, 입자, 소립자, 중성미자...
공자, 영자는 안 보이냐.
이들 모두 원자력의 씨톨이 아니드냐아.
모든 물질의 알터가 아니드냐아.
어어이 쉬이이.
너희들은 혼을 악마 메피스트펠레스(Mephistopheles)에게 팔아먹은 연금술사
파우스트(Faust)냐.
들리느니 원자력 공포의 울부짖음이라.
원자폭탄, 수소폭탄, 죽음의 재라는 방사능, 미국 드라마일섬(TMI) 및 소련 체
르노빌 원자력 발전소 사고 어둡고 긴 겨울이 온다는 핵겨울, 영화 The
Day After(그날 이후), 핵미사일, 뜻도 알수 없는 SDI(전략무기구상), 심지어 술
에도 원자탄, 수소탄, 중성자탄이 생겼구나아.
아아 에에 화.
비나이다. 비나이다.
원자력 대왕님께. 자제 분들에게 비나이다아.
오늘 이 자리 굿판.
원자력에 대하야 무식하고, 우매한 백성에게
원자력의 공포를 털어 주시고, 막아주시고, 없애주시고, 물리쳐 주시고, 싹쓸이
해주사이다아.
흔꽤한 마음으로 원자력의 덕을 알려주시고, 깨우쳐 주시고 가는 길마다 불밝
혀 주시고 인도허야 주소사아.
아아 에에와.
원자력 원조 아인슈타인 대표로 나오신다.
내 입을 통해서 쓸쓸 거미줄 나오듯이 누에줄 나오듯이
아인슈타인님의 말쌈이 청산유수같이 나오신다아.
이 야마라 까진 인간들아.
요렇게도 싸가지 없는 인간들아아.
어찌 허야 하나만 알고 열은 모른다드냐.
지과는 부지로다. 왜 원자력만 시비드냐아.
제우스(Zeus)가 개방금지의 상자를 열어
세상에 죄악을 퍼뜨리고
희망만을 남긴 판도라(Pandora)를 아느냐.
두 얼굴을 가진 수문장 야누스(Janus)를 아느냐.
지킬(Jekyll) 박사와 미스터 하이드(Hyde)를 아느냐아.
세상만사 호사다마요, 새옹지마요, 이율배반이다.
음양, 흑백, 명암, 허실, 상극, 선악, 정반, 표리, 애증, 휴무...
이런 문짜를 아느냐아.
동서양 문짜 짬뽕이로구나.
이것들이 조화 이루고 이것들이 교합하고 이것들이 상대적으로 존재하고 이것
들이 상보적인 관계 맺어 세 상이 이루어진 것 아니었드야.
원자력에 대하야 쥐뿔도 모르면서 오도방정 떠는구나.
아는 것이 힘이라 했겠다.
배워서 남 주나. 알아야 면장질 하지.
옛글 볼 양이면 천자는 칠서의 본문이라.
천자문도 익히지 않고 주역을 알겠다는 거냐.
낫 놓고 ‘ㄱ’자도 모르면서 ‘
A’만 보고 ‘Atom(아톰:원자)’을 알려고 드는구나아.
‘α(알파)’도 모르면서 ‘Ω(오메가)’를 알겠다는 거냐아.
피할 것은 피하고 알릴 것은 알리는 것이 PR(홍보 활동)이라든가.
피하지 않고 몽땅 알려주마, 배워주마, 가르쳐 주마아.
살풀이 하자꾸나아, 툭 털어나 보자꾸나아.
천지지간 만물지중에 유인이 최귀라.
천지지간 만물은 원자로 되어 있나니라.
인간, 동식물, 공기, 흙, 옷, 음식, 집….
헐 말은 무궁하나 입이 아프고 숨이 가파서 말이 안 나오는구나.
어어이 쉬이이. 원자력 세상이란 별 것이드냐.
그러니까 그것을 그대로 믿는 것이 원리가 아니드냐.
진리가 아니드냐아.
너희들이 아는 것은 눈으로 보이는 것뿐이 아니드나.
물체는 연속적인 성질을 가진다.
인과율은 확정적인 것이다.
물질을 영원불멸이라고만 알고 있다.
원자력 세상은 눈으로 볼 수 없고,
물체는 불연속적인 성질을 가지고 있고,
인과율은 확률적인 것이고,
물질은 변화한다.
물질이 에너지고 에너지가 물질이다아.
물질은 분자로 되어 있고, 분자는 원자로 되어 있고,
원자는 전자와 핵으로 되어 있고,
핵은 양자와 중성자라는 핵자로 되어 있고,
핵자는 소립자로 되어 있고,
소립자는 퀴크로 되어 있고….
성경책 창세기에서 많이 듣던 소리 같구나아.
원자력의 뿌리를 찾자.
남의 족보나 알고 말하자아.
어어 에에 와.
너희들이 흥청망청 쓰고 있는 전기의 50%가
원자력인 줄 알고나 있는냐.
원자력 발전의 연료인 우라늄-235 1그램이 내는 에너지가
석탄 3톤과 같은 에너지를 갖는다는 것을 알고 있느냐.
이놈이 쪼개지면 1킬로와트 짜리 전기히터 1000개 갖다 놓고
하루 종일 피우는 열과 맞먹는 열을 낸다는 것을 알고나 있느냐아,
원자력 발전의 안전을 위하야,
사고를 예방하기 위하야,
일년 삼백육십오일 얼마나 노심초사하고 있는지 알고나 있느냐.
원자력 발전소에서 생기는 방사능을
몇겹으로 막고 있는지 알고나 있느냐.
연료 자체, 연료봉, 강철제의 압력용기, 강철과 콘크리트의 격납건물 등등.
다중. 심층으로 막고 있구나아.
사고를 막기 위하야
저장탱크, 자동 스프레이 등등 긴급 냉각장치가 있도다아.
바깥으로 새는 방사능을 누야장천 감시하는
순라(방사선 안전관리요원)가 있고
육모방망이(방사선 모니터)가 있도다아.
아아 에에오.
식품 조리에 요긴하게 쓰이는 식칼도
살인 흉기로 둔갑하네,
자동차 잘 굴리는 가솔린도
불 지르면 폭발하네,
방을 따뜻하게 하는 연탄도
연탄 가스로 사람 죽이네에.
원자력 한꺼번에 태우면 원자폭탄,
조금씩 태우면 전기 만들어내는구나.
청산유수 말쌈 잘도 한다.
요산요수 잘도 놀아난다.
너희들 이야기 모두 모두 거짓말이다.
위선이다, 허위다, 사기다, 아전인수격이로구나아.
소련 체르노빌 원자력 발전소 터졌다.
그거렷다.
연탄 온수 보일러 파이프 터졌구나, 물이 끊어졌구나.
그것도 모르고 계속 불 지피는구나아.
물 증발하고 보일러 밑창 녹아 떨어지고, 불나고, 연탄가스 샜구나.
이것이 소련 체르노빌 원자력 발전소 사고다아.
소련 놈들 인명천시, 그럭저럭주의 , 돈 아껴 격납 건물 짓지 안했구나아.
우리나라 원자력 발전소 보소오.
격납건물 튼튼하니 방사능 가깥으로 나오지 않는구나.
백성들아아! 걱정말라, 근심하지 말라, 안심해라, 믿어라아!
아하 에에 와.
씨는 같지만 얼굴이 다른 형제 방사성 동위원소.
어미는 같지만 종자가 다른 알파선, 베타선, 감마선, 중성자 선의 착한 행실,
거동 살펴 보자꾸나아.
암의 박살, X선 검사, 체내기능의 조사, 비료 효과의 추적, 식품의 품질 개량,
식품의 살균·저장, 비파괴검사, 경화목재, 내열성 플라스틱, 인공심장, 문화재 연
구, 정전기 소거, 피·오줌의 성분 검사, 공해의 오염원인 조사, 범죄 수사, 병마
의 진단·치료, 농공의 이용, 이트세트러(etc),이트세트러…
다 말하려면 끝이 없고 한이 없구나아.
언불진예로다.
시간이 없구나.
입이 모자라 더 이상 대지 못하겠다.
무녀는 신계로 다시 돌아가는 원자력 대왕님들을 즐겁게, 기분 좋게 보내기
위하야,
가볍고 경쾌한 춤사위로 빠른 장단에 맞추어 숨을 몰아 쉬면서 송신무를 추어
댄다.
쉬이이. 어어화.
잰잰, 잰잰, 재재잰, 째재잰, 재잰, 디이잉!
구경꾼들, 백성들은 신 짚힌 만신에게 저도 모르게 감응하야 저마다 만만세
부르면서 우뢰와 같은 박수를 한동안 보냈다든가.
원자력과 일반 대중
요즈음은 신문, 잡지, TV, 라디오 등의 매스미디어를 통해 북한의 핵 문제, 국
제원자력기구인 IAEA, 방사성 폐기물 처리장의 부지 선정, 고속증식로와 플루토
늄(Pu), 국제환경보호단체인 그린피스(Greenpeace) 등 원자력에 관한 보도가 거
의 하루도 빠짐없이 나오고 있다. 원자력도 이제는 과학자의 전유물이 아니라
일반 대중에게도 깊숙이 스며들고 있는 현실인 것이다.
그러나 대중의 원자력에 대한 인식은 PR(홍보 활동), 커뮤니케이션 및 대화의
부족과 서투름으로 PA(사회 수용성)되지 못하고 있다.
대중은 아직도 원자력이라면 원자력=원전, 또는 원자력=핵폭탄으로 알고 있고,
방사능은 무조건 위험한 것으로 여기고 있다.
그러므로 ‘원자력이 없다면 촛불로 송전할 것이냐’라든지, ‘우리나라 전기
의 약 50%는 원전에 의한 것’이라고 쉽게 말하고 있는 <원자력, 그 필요성과
안전성>의 선전 문구는 아무래도 대중에게 먹혀들지 않는 말이 되어버린 것 같
다. 따라서 대중과의 대화에 있어서 원자력의 과학적, 기술적 논점에 대해 기본
적으로 고쳐야 할 필요성이 있다고 본다.
즉 대중의 호응을 얻기 위해서는 우리들 과학자나 기술자가 활동가로 나서서
대중과직접 만나 전문가가 아닌 사람들에게 기술적인 논점을 설명해 주는 것이
필요하다는 얘기다. 이때 고도로 기술ㅈ거이고 상세한 것은 상대가 곤혹스럽지
않도록 알기 쉽게 설명해주지 않으면 안 된다.
원자력 에너지의 이익을 인정하지 않고 그 위험성만 강조하는 사람들인 원자
력 반대파는 목소리가 크지만, 인원은 그렇게 많지 않다는 것을 알아야 한다. 반
대파에 의하여 늘 북돋워지는 군중 히스테리의 강한 힘을 꺾지 않으면, 대중의
신뢰와 수용을 얻는 것은 불가능한 일이다.
따라서 우리들 과학자나 기술자가 사실을 매스미디어에 전달함으로써 원자력
이나 방사능 등의 위험성이 지나치게 과장되는 일이 없도록 하는 것이 중요하
다. 다소 비근한 말 또는 비유법을 써서 과학적, 기술적으로 어려운 말을 쉽게
이해할 수 있도록 설명해야 대중이 원자력과 친해질 수 있다고 생각한다.
방사선과 방사능
일반 대중은 방사능과 방사선이라는 말을 종종 혼동하고 있다. 이것을 전구에
비유하면 발광체인 전구의 필라멘트에 해당하는 것이 방사능이고, 전구에서 나
오는 전깃불에 해당하는 것이 방서선이다.
이 경우 광도의 와트(W)는 방사능의 세기인 큐리(Ci)에 해당된다고 일반적으
로 설명하고 있다. 이것을 방사능은 똥·오줌, 방사선은 방귀라고 비유하여 똥이
옷이나 몸에 묻으면 거기서 냄새가 나니 이것이 방사능 오염이고, 냄새는 멀리
떨어지거나 무엇으로 막으면 맡지 않을 수 있으니 정작 무서운 것은 방사능 물
질이라고 이야기해 주면 이해가 갈 것이다.
또 방사선 양의 단위는 너무 많고 복잡해서 전문가 자신도 헷갈릴 때가 있는
데, 이것이 대중과 원자력의 사이를 멀리하는 요인이 된다고 본다.
예를 들면 방사능의 세기는 큐리/베크렐, 조사선량은 뢴트겐, 흡수선량은 라도
/그레이. 선량당량은 렘/시버트 따위이다. 학문적으로는 옳을지 모르지만 대중에
게 통용되는 표준 단위가 있었으면 좋겠다.
방사선량의 단위로서 렘(rem)이라는 것이 매스컴에 잘 보도 되고 있다. 이것
은 모든 사람이 똑같은 햇빛을 받지만 흰 옷을 입고 있을 때와 검은 옷을 입고
있을 때는 온도의 느낌이 다르고, 또 그 빛이 태양에서 나온 것이냐 난롯불에서
나온 것이냐에 따라 다르듯이. 방사선의 생물학적 효과는 방사선의 종류(알파선,
베타선, 감마선, X선) 및 신체의 기관, 장기에 따라 다르다. 즉 보건물리학적 견
지에서 만들어진 단위인 것이다.
동위원소와 플루토늄
자연에 존재하는 우라늄(U)의 비율은 U-235가 0.7%, 나머지 99.3%는 모두
U-238이다. 이것들을 우라늄의 동위원소라 부른다. 원전에 사용하는 핵연료는
일반적으로 U-235인데 그 농축도는 약 3%이다.
이것을 찹쌀과 멥쌀로 비유하면, 이것들은 다 같은 쌀이니까 동위원소다. 쌀알
1,000개 중에서 찹쌀은 7개이고 나머지 993개는 멥쌀이며, 이것이 자연에 있는
쌀이다. 찹쌀 3개,멥쌀 97개를 섞은 쌀로 밥을 지으면 맛있고 먹기 좋은 밥이 되
는데, 그것이 원전의 먹이가 된다.
최근 북한에서 문제시되고 있는 플루토늄(Pu)과 일본이 다루고 있는 플루토늄
에 대하여 세계가 주목하고 있다. 세계가 플루토늄을 싫어하는 이유는 세 가지
다.
첫째는 자연에 없는 원소를 인간이 만들어 제 마음대로 사용하는 것은 신의
섭리에 어긋난다는 것이다. 그러나 자연계에서는 새로운 별이 폭발할 때 플루토
늄이 대량으로 만들어지고 있다.
둘째는 플루토늄 1g으로 100만 명을 죽일 수 있는 맹독성을 가지고 있다는 것
이다. 그러나 플루토늄은 기술적으로 안전하게 다룰 수 있고, 또 우리들의 가정
에서 매일 쓰고 있는 화학약품과 비교해도 그렇게 독성이 강한 것은 아니다.
셋째는 플루토늄을 핵무기로 전용하는 문제다. 이와 같은 의혹에 대하여‘아
니다’라고 당당하게 답하기는 어렵지만, 플루토늄은 우라늄을 대신해서 핵연료
로 사용할 수 있는 연료인 것이다.
일반적으로 U-238은 핵연료로서는 부적합한데, 이것이 타면 연료로 쓸 수 있
는 Pu-239로 변한다. 쉽게 말하면, 땔감인 참나무를 태우고 나면 그 15~20%가
숯이 되어 다시 연료로 사용되는 이치와 같다고 볼 수 있는 것이다.
방사성 폐기물과 핵연료 주기
사람이 활동하려면 음식물을 먹고 소화하여 에너지를 얻어야 한다. 그러나 이
과정에서 반드시 배설물(똥·오줌)이 나오기 마련이다.
옛말에도 사람이 건강하려면 뒤처리를 잘 해야 한다는 말이 있다. 이처럼 뒤
처리가 중요하기 때문에 음식이 들어가는 구멍은 하나뿐인데, 폐기물이 나오는
구멍은 몸 앞 뒤에 하나씩 두 개가 있는 것이다.
원자로도 마찬가지로 핵연료를 먹고(공급), 소화(소비=활동력)해서 버려야(폐
기) 건전하고, 핵 주기도 잘 돌아가는 것이다.
앞으로 원자력의 부가가치를 높이려면 원전이나 방사선 이용이라는 고도의 기
술을 대중이 이해할 수 있는 말로 설명하고, 대중의 신뢰를 얻을 수 있는 대화
가 제일 중요하다는 것을 다시 한번 강조한다.
KAERI에 대한 해명
최근 신문의 ‘토픽’란에 미국 아이오와주에 있는‘AID 보험회사’의 이름
과 발음이 에이즈(AIDS, 후천성 면역결핍증)와 비슷하여 기분 나쁘다는 이유로
‘ALLIED 보험회사’로 개명했다는 기사가 있었다.
Internation Business Machines라는 영문을 보면 이것이 무슨 회사인지 잘 모
르는 사람이 많지만, 그 머리 글자를 딴 IBM이라 하면 ‘아아, 그 회사로구나’
하고 거대한 정보산업체인 컴퓨터 회사가 머리에 떠오른다. 그러나 IBM이라는
문자에는 아무런 재미도 담겨 있지 않다. 다만 ‘아이 비이 엠’이라고 부르기
좋을 뿐이다.
이에 비하여 ABC(American Broadcasting Company)는 미국의 3대 TV 방송
국의 하나이며, 알파벳의 처음 세 글자를 이용한 멋있는 이름이다. 이런 점에서
경쟁 회사인 CBS(Colubbia Broadcasting System)는 손해를 보고 있다.
CBS로 하지 않고 CBC로 하면 좌우 대칭이 되어 시각적으로 멋있는 이름이
되겠지만, 이것은 캐나다 방송국(Canadian Broadcasting Corporation)이기 때문
에 혼동이 되어 사용할 수 없다. 일본의 전자기기 회사인 SONY의 경우, 그 어
원은 soni또는 sono라는 라틴어의 ‘소리’라는 뜻을 가지고 있고, 또한 어미
-ny는 영어 son(아들)의 애칭 sonny라는 뜻이 있고 발음고 같다. 따라서 SONY
라는 이름은 부르기 좋고, 듣기 좋고, 뜻이 좋아서 회사 이름으로는 걸작품이라
고 할 수 있다. 우리나라의 전자기기 회사명을 살펴보자. 금성, 즉 GOLD STAR
는 그런 대로 외국인에게는 유리한 이름이지만, SAMSUNG과 DAEWOO는 무
슨 뜻인지 잘 몰라서 손해를 보고 있다고 할 수 있다. 이처럼 회사의 호칭, 즉
회사의 얼굴이라고 볼 수 있는 이름이 매우 중요하다, 부르기 좋고, 보기 좋고,
듣기 좋고, 뜻이 담겨 있고, 멋있는 이름이라야 홍보 활동면에서도 절로 이익을
얻을 수 있다고 본다. 그래서 작명가가 있지 않은가? 한국에너지연구소라는 우
리 연구소 이름과 그 약칭인 KAERI(Korea Advance Energy Institute)에 대하
여 해명해 보면,KAERI는 원래 Korea Atomic Energy Research Institute(한국원
자력연구소)이 약칭이었다. 이것은 우리 연구소의 개명에 따라 국내외의 교류 관
계, 익숙함, 혼동 등을 고려해서 영문 머리 글자를 그대로 살린 좋은 결과라고
볼 수 있다. 그러나 한국에너지연구소라는 호칭은 한국원자력연구소라는 호칭에
비하여 많은 손해를 보고 있는 것 같다. 우선 권위적인 측면에서 그렇고, 연구
소의 연구·개발 및 사업 내용 면에서도 그렇다. 대국민 및 대사회적 측면에서
도 우리 연구소의 뚜렷한 이미지를 주지 못하고 있는 것 같다. 한 예로, 누가 나
의 직장을 물었을때 한국에너지연구소에 근무하고 있다고 하면 상대방이 이해를
잘 하지 못하고 원자력연구소라고 하면 수긍하는 경우가 많다. 에너지연구소라
면 에너지관리공단의 부설연구소, 동력연구소의 부설기관인 태양연구소, 심지어
보일러 제조업체쯤으로 알고 있는 사람도 있다. 하기야 보일러 제조업체로 ‘한
국에너지산업’,‘봉명에너지(주)’,‘경인에너지’,‘중앙에너지개발’등이 있으
니 오인해도 할 말은 없다. 원폭 피해를 입은 일본도 버젓이 일본원자력연구소
라 부르고 있고, 그 약칭인 원연(原硏)이라 하면 모든 사람이 원자력연구소임을
알고 있다. 원자력을 평화적인 목적으로 이용하고 있는 우리 연구소도 본연의
목적을 살린 한국원자력 연구소로 호칭해야 타당성이 있다고 본다. 이것은 일개
연구원의 애정어린 소망이기도 하다.
체르노빌 신드롬
지난 4월 28일 밤 9시, 소련 국영 TV에서 뉴스 캐스터가 다음과 같이 간단한
발표를 하였다.
“체르노빌 원자력 발전소에서 사고가 발생하여 원자로 1기(基)가 손상되었다.
사고의 피해를 제거하기 위한 조취를 하고 있다. 사고의 영향을 받은 사람들에
대한 구원 활동이 실시되고 있다. 정부의 조사위원회가 설치되었다.”
원전 32년간의 역사에서 최악의 사고가 이렇게 시작된 것이다. 세계에서 처음
으로 일어난 최대 규모의 원전 사고라고 볼 수 있는 소련의 체르노빌 사고 후유
증은 오늘날까지도 이루 헤아릴 수 없다.
현재까지 알려진 여러 보도와 보고서를 정리, 분석하여 사고의 실상과 그 심각
한 사정을 여러모로 살펴보겠다.
때는 1986년 4월 26일 오전 1시 23분, 장소는 소련연방의 한 공화국인 우크라
이나의 수도(首都) 키에프 북쪽 130km에 있는 체르노빌 원자력 발전소다.
이곳에는 운전 중의 원자로가 4기, 건설 중인 것이 2기가 있었다. 사고를 일으
킨 것은 체르노빌 4호로(號爐)로서 1975년에 착공하고 1983년 12월에 완성하여
1984년 3월에 운전을 개시한 신예(新銳) 원자로였다.
이 원자로는 RBMK-1000型 이라 하여 대출력(大出力) 비등수형(沸謄水型) 반
응로(反應爐)이며 출력은 1000MW다. 소련이 독자적으로 개발한 것으로서 ‘흑
연(黑鉛) 채널로(爐)’라 부른다.
흑연 블록을 쌓아올린 거대한 연탄과 같은 구조를 하고 있다. 연탄 구멍에 채
널(0力管)이라고 하는 관이 약 1,700개 들어 있다. 각 채널에는 연료봉과 물이
들어 있고 70기압으로 가압(加壓)되어 있다.
연료는 1.8% 농축 우라늄이며, 우라늄에서 방출된 중성자는 흑연을 관통할 때
약 만 분의 1로 감속되어 다른 우라늄과 핵분열을 일으킨다. 핵 분열로 생긴 열
은 채널속의 물을 끓여 수증기로 만들어 발전기를 돌린다.
직접적인 사고 원인은 아직 확실치 않지만 다음과 같이 추정해볼 수 있다.
운전을 정지한 원자로가 출력이 7%까지 내려간 10분 후에 갑자기 출력이 증가
하여 50%로 상승하였고, 대량의 증기가 방출되어 水0가 발생하였으며, 그것이
폭발하여 원자로가 파괴되고 방사선 물질이 방출되었다.
물론 노심(爐心)에는 긴급 냉각장치가 있지만 그것이 작동하지 않았다면 그 뒤
는 구제할 길 없는 현상이 일어날 수밖에 없다.
어쨌든 증기 발생 계통이 먼저 고장을 일으켜 어딘가 파괴된 것이 아닌가 하는
추정을 하고 있디.
원자로 이외의 피해 상황은 현재까지 299명이 방사선증(放射線症)으로 진단되
어 입원하고 있고, 5월 27 일 그 중 17명이 사망하였다. 방사선을 맞은 사람은
원자력 발전소 직원이 90명, 폭발 후에 소화 작업을 한 소방관, 피해자의 구출을
위하여 달려온 보안요원, 의사, 운전수 및 그외의 사람들이다.
환자들은 모스크바의 시내 병원으로 운반되었다. 화상을 입은 환자, 구토를 하
고 있는 환자, 방사선으로 백혈구가 파괴되어 감염에 대한 저항이 약해지고 있
는 사람 등등이다. 최선의 치료법은 골수이식이지만 이것은 심장이나 간장의 이
식만큼 매우 어려운 수술이다.
체르노빌에서 20km 떨어진 곳에 발전소 관계자의 거주지인 피리피아치사(市)
가 있다. 5월 27일 이 도시의 방사선량은 시간당 최고 10∼15밀리렘이었다. 이날
로 모두 피난시켜 인구 4만의 도시는 무인화(無人化)되었다.
‘격납용기(格納容器)가 있어도 완벽한 것은 아니다. 우리는 독특한 시스템을
가지고 있다’고 자만(自慢)하였던 체르노빌 원자로는 single failure point를 갖
고 있다는 것을 간접적인 사고 원인으로 꼽기도 한다. 압력관이 파괴되면 속수
무책이라는 것이다.
서방측의 경수형(輕水型) 발전로에는 만약의 사태에도 방사능 누출을 막기 위
하여 핵연료
피복관(被覆管),원자로 압력용기, 원자로 격납용기, 원자로 건물이라는 다중방어
(多重防禦)의 안전 시스템 개념에서 격잡용기를 가지고 있다. 그러나 소련의 체
르노빌 원자로에는 격잡용기가 없다.
또 하나의 원인은 서방측이 공개적으로 원자력 개발을 하면서 각국간에 끊임
없이 정보를 교환하고 논의함으로써 개량된것을 서로 받아들여 성능 향상에 힘
쓰고 있는 데 반하여, 소련은 공산독재국가의 소위 구조적인 비밀주의 체질 아
래 개발한 플루토늄 생산과 함께 발전도 하는 양목적로(兩目的爐)라는 점이다.
즉 군사적인 목적이 우선되고 안전은 차선(次善)이라는 소련 정부의 방침과 절
차의 생략에다 소련 국민성의 니체보오(대수롭지 않다, 괜찮다, 그럭저럭…)주의
가 첨가되어 위험의 확률을 증폭시킨 것이다.
이번 사고의 큰 문제점은 소련의 ‘정보 은폐(隱蔽)’에 있다. 스웨덴이 이상
(異常) 방사능을 검출하여 소련에 문의하였지만, 부정하였다.
그 후에도 사고의 정보를 조금식만 내보내었으며 그것도 매우 한정적이고 사태
진전에 비하여 매우 늦은 것이었다. 이것이 서방측의 보도에 오보(誤報)를 초래
하였다. 사고 즉시 사실을 공개하고 수습 대책을 서방측에 요청하였더라면 많은
인명 피해는 방지하였을 것이다.
크렘린으로서는 이번 체르노빌 원전 사고가 단순한 기술적인 문제가 아니고 중
대한 정치 문제일 것이다.
첫째 비밀주의가 파탄되었다는 것이다. 고르바초프가 아무리 ‘공개성의 확대
’를 부르짖어도 그것은 서구에서 말하는 정보 공개와는 전혀 다른 것이다.
프라우다(진실)지는 사고 전후에 ‘소련의 원전은 세계에서 제일 안전하고 전
혀 위험이 없다’고 주장했지만, 그런 거짓말은 일반 소련사람도 믿지 않을 만
큼 신뢰가 실추되었다.
또 하나의 문제점은 동구 제국(東歐諸國)에 대한 영향이다. 동구 제국은 서구
여러 나라에 야채, 과일, 우유 등 신선한 식품을 판매하여 그 나라 경제를 유지
하고 있는데, 방사능 오염으로 서구가 이것들을 사지 않으면 피해가 막대한 것
이다.
그리고 소련의 석유 공급과도 관련이 있다. 최근 소련은 석유감산(石油減産)으
로 공급을 감소시키고 소련의 원전과 원자력 기술을 제공하려고 하고 있는 마당
에 이번 사고로 사태가 악화 될 우려가 있었다.
끝으로 5월 14일에 고프바초프가 TV 연설에서 ‘이 사고는 소련 국민에게 아
픔을 주고, 국제 여론에 걱정을 끼쳤다. 우리는 처음으로 콘트롤되지 않는 핵 에
너지라는 무서운 힘에 부딪쳤다’고 말한 바와 같이 원자력 개발에는 얼마든지
취약성(脆弱性)이 있을 수 있는 것이다.
그러나 우리나라의 발전용 원자로는 앞에서 언급한 바와 같이 다중 방어 시스
템으로 되어 있기 때문에 중대사고가 일어날 걱정은 없다. 다만 소련의 체르노
빌 원전 사고를 교훈삼아 앞으로 더욱 더 원자력에 안전에 힘써야 할 것이다.
원전을 건설하고 운전할 자격이 있는 나라의 조건이라 할 수 있는 어느 일정한
수준 이상의 민간 기술을 가지고 있을 것, 원전 반대를 포함한 언론의 자유가
있을 것 등 앞으로 원전의 윤리를 제대로 확립해야 하리라 믿는다.
핵주먹
세기의 대결로 관심을 모은 챔피언 홀리필드와 도전자 타이슨의 타이틀 매치.
지난 6월 29일 미국 라스베거스에서 열린 WBA 헤비급 타이틀전에서 타이슨은
3라운드에 홀리필드의 귀를 두 차례나 물어뜯는 복싱 사상 유례가 없는 반칙 끝
에 실격패했다.
매스컴은‘핵주먹’이라는 별명을 가진 타이슨을‘핵이빨’타이슨이라고 매도
하면서 대서특필했다.
필자는 운동 경기를 별로 좋아하지 않을 뿐만 아니라, 특히 구타를 공식적으로
인정하고 있는 권투는 잘 보지 않는 편이다. 여기서 말하고 싶은 것은 이런 권
투 시합에 왜‘핵주먹’이니‘핵펀치’니‘핵이빨’이니 하며 굳이 핵을 들먹거
려야 하는지 도무지 이해할 수 없고 기분이 나쁘다는 사실이다.
‘철권’,‘악어이빨’등 타이슨의 경우에 잘 어울리는 말이 얼마든지 있는데
도 불구하고, 강력하고 무서운 것을‘핵’으로 표현해야 일반인에게 먹혀들어간
다는 사실이 못마땅하고 불만스럽다.
핵이란 물질의 최소 존재인 원자핵이 핵을 뜻한다. 원장의 중심에 있고 양자
와 중성자로 구성된 입자이며, 핵 분열로 막대한 에너지를 내는 근원인 것이다.
핵과 관련된 말을 국어사전에서 찾아보면 핵가족, 핵력, 핵무기, 핵반응, 핵발
전소, 핵사찰, 핵산, 핵심, 핵실험, 액연료, 핵우산, 핵융합, 핵폭탄, 음핵 등 꽤 많
이 나온다. 오늘날 일반 대중도 신문과 TV를 통해서 어느 정도 시사적 감각은
가지고 있다고 본다.
그러나 문제는 핵을 악역의 주인공인 양 인식하고 있는 점이다.
하기야 핵은 처음에 원자 폭탄의 형태로, 최근에는 체르노빌 원자력 발전소
사로로 인해 공포의 주범으로 출현하였기 때문에 뭐라고 변명할 여지는 없다.
하지만 세상의 모든 일은 양면성을 가지고 있다. 따라서 필자는 핵에 관하고
좋은 점을 얘기하고 싶다.
그러기에 앞서 우선 일반 대중이 알고 있는 용어 중에서 우리 사회와 밀접한
관계가 있는 것, 예를 들면 핵가족, 핵겨울, 원자력 공해 등 몇 가지에 대하여
그 정확한 뜻과 내용을 알아보고, 그것을 고찰해 보기로 하자.
가족을 그 구성 멤버별로 살펴보면, 부부와 미혼의 자녀로 구성되는 ‘핵가족
’과 친가 3세대 또는 그 이상으로 구성되는 가부장제의 ‘대가족’으로 나눌
수 있다.
핵가족 개념은 미국의 문화인류학자인 G.P마독이 49년 ‘부부와 그 자식으로
구성되는 인류의 보편적인 사회집단이며, 가족 형태의 기본 단위’라는 견해를
발표한 데서 유래하였으며, 그 후 핵가족화는 세계에 널리 퍼졌다.
지금은 우리나라에서도 가족의 소수화.핵가족화는 이미 실현된 지 오래 된다.
핵가족은 가정의 이상이나 붕괴도 아니며, 선진국의 공통된 하나의 흐름으로 받
아들여지고 있다.
그러나 이 핵가족화는 개인생활 중심 지향, 젊은이 중심 문화와 경제 등으로
인해 지금의 고령화 사회에서 늙은이를 사회적으로 차별하고 있다.
노인은 기업, 의료, 복지, 공공시설, 교통기관이나 집회 장소에서 음으로 양으
로 배제되고 있다. 옛날과 같은 유교 사성적인 가족 제도는 유지하기 어렵지만,
노인의 부양, 건강, 자유가 보장되어야만 비로소 올바르고 참된 핵가족 제도가
정립될 것으로 본다.
한편 대규모의 핵전쟁이 일어나는 경우 핵폭발에 의한 그을음과 재로 말미암
아 지구에 도달해야 할 태양 광선이 차단되어 기온이 급속히 떨어지고, 한 달
동안에 지상 온다가 15~20도 낮아져 일 년의 기후를 크게 변화시키는 상태를 ‘
핵겨울’이라 부른다.
이 핵겨울은 1988년 5월, UN의 한 전문가 그룹이 발표한 보고서에서 나온 말
이다. 식량 생산은 1년간 정지되고, 전세계에서 10~40억 명이 사망하며, 특히
지구의 북반구 쪽이 심할 것으로 예상하고 있다. 다시 말하면, 이 핵겨울은 원
자력 공해의 일종이라고 볼 수 있다.
‘원자력 공해’란 원자력 발전소, 핵연료 제조, 방사성 동위원소 이용 시설
등에서 배출되는 방사성 물질이 바다나 대기 중에 방출되어 일어나는 공해를 말
한다.
원폭 실험 또는 수폭 실험으로 생기는 ‘죽음의 재’가 비와 함께 농작물에
붙어서 식품 공해를 가져올 가능성도 있다. 그리고 원자력 발전소의 굴뚝에서
여러 종류의 방사성 기체가 방출되어, 그것에 의해 주변 주민의 건강을 해칠 우
려나 두려움도 있다.
그러나 이러한 원자력 공해는 방사선 관리만 잘하면 별 문제가 없는 것이며,
원자력 시대가 열린 후 그러한 원자력 공해에 의한 피해나 사건은 얼마 안 된
다.
그리고 이러한 핵 알레르기는 오늘날 아메니티(amenity:쾌적 환경)와 원자력
발전이라는 관점에서 문제를 제기하여 매스컴에서 크게 취급함으로써 무관심층
이 점점 관심을 보이는 현상이 일어나고 있다.
지금 세상은 원자력 공해보다 대기 오염과 산업 폐기물에 의한 지구 환경 파
괴 쪽이 훨씬 더 심각하다.
대기 오염이란 화산 분화와 같은 자연 재해가 아니고, 인간의 경제. 사회 활동
에 의한 물질의 연소로 대기가 오염되는 것을 말한다.
대표적인 오염 물질은 생산 공장의 굴뚝에서 나오는 매연과 배기 가스, 자동
차의 배기 가스에서 생기는 유황산화물(SOx), 질소산화물(NOx), 부유입지상물질
(SPM, Suspended Particulate Matter) 등이다.
ㅜ리나라도 대도시, 특히 서울에 심각한 대기 오염 문제가 발생하고 있다. 대
도시의 스모그, 천식 현상이 그 대표적인 예다. 그리고 석면 가루, 호르말데히
드, 방향족 탄화수소, 중금속 등에 의한 오염이 지적되고 있다. 최근에는 프론
가스(CFCs)가 오존(O3)층을 파괴하여 자외선 증가로 생태계에 영향을 미치고
있다.
한편 공장에서 배출되는 산업 폐기물(재, 오니, 폐산, 폐알칼리, 광물찌꺼기, 매
진 등)과 최근 쓰레기 소각장의 소각재나 집진재에서 다이옥신이 검출되어 문제
시되고 있다. 또한 새활 쓰레기 분리 수거니 매립지 확보니 하여 매스컴에서
매일 떠들고 있는 현실이다.
원자력 분야에서 국가, 사회 및 국민을 위하여 좋은 일을 하고 있는 기관과
사람이 많은데, 원자력에 대한 일반 대중의 수용성이 부족한 점에 대하여 안타
깝게 여기면서 푸념 한번 해보았다.
원자력 수난시대
최근 매스미디어를 통해서 원자력 관련정보가 무척 많이 쏟아져 나온다. 반
핵운동, 원전의 안전성 시비, 방사성 사고 및 핵스캔들 등등 거의 매일이다시피
기사회되고 있다.
이런 현상에 대하여 원자력계에 종사하고 있는 한 사람으로서 무언가 한 마디
쯤 해야 할 것 같아서 몇 마디 적어본다.
첫째, 이런 보도에 대하여 원자력 관련하계, 산업체 또는 연구소에서 적극적으
로 해명하는 글을 투고해야 한다고 본다.
기자들이 모두 전문가가 아니기 때문에 분야가 다르면 오보를 낼 수도 있고,
독자는 보도 내용을 그대로 믿어버리기 일쑤다. 따라서 그렇지 않음을 잘 알고
있는 사람이 소신을 가지고 발언할 필요가 있다.
둘째, 우리나라의 원자력 산업은 초기에는 온건한 시대가 있었지만, 지금은 세
상이 변하여 냉엄한 환경에 놓여 있다. ‘위험하다고 느끼는 것은 무지한 탓’
이라고 간단히 결론지을 수 없게 되었다는 말이다.
지금까지 왜 원자려개의 안전성에 대해 국민의 이해를 얻지 못했느냐 하면 너
무 지나치게 안전성만을 강조한 데도 원인이 있었다고 본다.
즉 원전이 시작된 당초부터 ‘절대적으로 괜찮다’는 식으로 국민에게 일방적
인 PR을 하여 왔던 것이다.
TMI 사고가 일어난 후 다시 많은 개선이 있었지만, 체르노빌 사고가 터지고
말았다. 처음에 안전면에서 완전무결하다고 PR하였기 때문에, 이런 사실이 보
도되자 반감이 커졌다고 생각된다.
다소 말하기 어렵더라도 ‘모르는 것은 모른다. 여기까지는 확실하다’고 사
실 관계를 명확하게 숨김없이 발표하여 국민의 이해를 얻으려고 했다면 국민의
신뢰도에 손상이 가지는 않았을 것이다.
셋째, 오늘날의 에너지 공급은 주역은 석유지만 아마 50여년 후에는 차츰 없
어질 것이고, 개발도상국의 에너지 수요는 점점 상승할 것이다. 머잖아 고갈되
어 가는 석유 자원과 증대하는 에너지 수요가 교차할 때 어떤 방법을 써야 좋을
까?
그렇다고 전력 소비가 적었던 옛날 생활로 되돌아갈 수는 없는 것이다. TV도
없고, 전기 냉장고도 세탁기도 없는 생활을 상상해 보라. 식물은 썩기 때문에
소금 조림을 먹어야 하고, 빨래판에 웅크리고 앉아 손으로 빨래를 하는 모습을
떠올려 보라. 원전이 실헝 샐활 수준을 낮추고, 지금의 문명 사회를 부정할 수
는 없는 것이다.
태양 에너지 또는 다른 에너지로 전려개을 확보하면 되지 않느냐고들 하지만,
경제 효율면에서 도저히 엄두를 낼 형편이 아니니 어떻게 하겠는가?
넷째, 왜 원전에만 절대 안전을 요구하는가? 이 세상에 있는 문명의 이기 중
에서 절대로 안전한 것은 있을 수 없다.
과도나 식칼도 조종 살인 흉기로 사용될 수 있고, 자동차도 매년 수천 명의
사망자를 내고 있다. 인도를 걷고 있는 사람에게 자동차가 뛰어들어 사상자를
내는 사고도 많다.
연간 수천 명의 사망자를 내는 자동차를 타고 직접 사고가 거의 없는 원자 산
업에 대하여 반대 데모에 참가하는 등, 자가당착이 심하다고 본다.
체르노빌 원전 사고는 두드러진 이상이었다. 24시간의 테스트 운전 중에 몇
가지 규칙을 위반하여 강행하였고, 이상 발생시에 브레이크가 듣지 않고 액셀이
걸리도록 노가 설계되어 있었다.
더욱이 사고시에 외부와 방사선을 차단하는 방호벽이 허술하다는 등 여러 가
지 나쁜 사태와 조건이 겹쳐 있었던 것이다.
다섯째, 인간은 유사 이래 자연으로부터 방사선을 받고 있는데, 왜 그것보다
자리수가 작은 방사선 사고에 소란을 피우는지 모르겠다.
인간은 자연으로부터 약 100밀리렘의 방서선을 맞고 있다. 이것은 방사선의
인간에 대한 생물학적 영향을 수적으로 나타낸 것이다.
여러분 중에서 건강 진단을 할 때 100밀리렘 정도의 X선(방사선)을 쬐었다고
소란을 피우는 사람은 없을 것이다. 연구소나 발전소 같은 방사선 관리구역에
서 방사선량이 조금 높다고 해서 큰 문제가 되는 것도 아니다.
혹시 자연 방사선과 원전에서 나오는 방사선은 다르다고 생각하는 사람이 있
을지 모르지만, 이거시은 어느 과학자에게 물어봐도 ‘다르지 않다’고 똑같은
대답을 듣게 될 것이다.
끝으로, 현재 원자력 문제로 찬성과 반대가 첨예하게 대립하여 서로의 주장이
엇갈리고 있다. 앞으로 필요한 것은 대립이 아니라 대화다.
문명 세계 속에서 살아가고 있는 인간끼리 대화를 나누는 가운데 참된 대응책
을 찾을 수 있기를 기대하면서.
원자로의 건강학
“어린아이는 똥.오줌을 규칙적으로 잘 가려야 건강하지.”
어릴 적에 할머니로부터 이런 말을 들은 기억이 난다. 자유당 시절에는, 이승
만 대통령이 방귀를 뀌었더니 어떤 장관이 ‘각하, 시원하시겠습니다.’ 하고 말
했다는 일화도 있다.
무릇 사람이란 음식을 먹고 그것을 소화하여 얻은 에너지로 화라동하는 한편,
노폐물인 똥.오줌.방귀를 잘 처리해야 건강한 거시이다.
물론 원자로도 예외는 아니다. 핵 연료를 태워 그것에서 얻은 에너지를 활용
하고 쓰다 남은 쓰레기인 고체, 액체, 기체의 바사성 폐기물을 잘 처리, 처분해
야 원자로의 건전성을 유지할 수 있다.
인간에게 병이 있기 마련이다. 평균 수며애보다 훨씬 덜 살고 병으로 죽었을
때‘병사’라 하고, 평균 수명을 누리고 죽으면 ‘노사’라고 한다.
현제 우리는 70세 정도의 평균 수명을 누리며 살고 있지만, 조선 시대의 평균
수명은 약 35세 정도였던 것으로 알려져 있다.
이와 같이 평균 수명이 길어진 것은 여러 가지 원인이 있지만, 역시 의료 기
술의 발달 덕이 가장 크다. 전염성 질환을 퇴치하는 약이 개발되고, 유아 사망
률이 낮아지면서부터 인간의 평균 수명은 급격히 늘어났다.
한편 건강 상태를 유지하기 위하여 사람들은 건강 식품과 무공해 식품을 찾
고, 정기적으로 신체 검사를 받거나 종합 진단을 받는 노인도 많아졌다. 모두
건강 관리, 즉 무병장수를 위한 노력이다.
‘안전과 건강’은 생활에 기본이 되는 중요한 모토로서, 사회 구석구석까지
침투하고 있다.
오늘날 원자로에게도 그것이 충분히 안전하게 존재하고, 또한 건강하게 잘 가
동되어야 한다는 원칙이 강하게 요구되고 있다. 따라서 원자로도 사람과 마찬
가지로 ‘안전과 건전성’을 위하여 연간 정기 검사를 규제 기관으로부터 받도
록 법으로 정하고 있으며, 규정에 따라 보수 관리하고 있다.
원자로를 인간의 신체에 비유하여, 그 신체 검사와 장수명화에 대하여 살펴보
자.
사람의 질병을 장기별로 구분하며, 소화기 계통(위.장), 호흡기 계통(허파), 비
뇨기 계통(콩팥), 순환기 계통(심장), 그리고 신경 계통(뇌.중추) 등으로 크게 나
눌 수 있다.
이를 원자로에 비유하면, 핵 연료가 있는 노심은 소화기, 환기 계통은 호흡기,
정화 장치는 비뇨기, 냉각 계통은 순환기, 그리고 제어 장치는 신경 계통이라고
볼 수 있다.
이 중에서 어느 하나라도 탈이 나면 사람은 병을 얻게 되고 원자로는 고장을
일으키게 되는 것이다.
일반적으로 원자력 발전의 수명을 30~40년으로 잡고 있지만, 최근에 부지 또
는 경제성 등의 이유로 10~20녀 정도 수명을 연장시키려는 논의가 일어나고 있
다.
‘더욱더 건강하게 수명을 연장할 수 있는 원자로’를 얻기 위해서는 다음 두
가지의 노력이 필요하다.
첫째, 운전과 보수 관리를 통해 원자로의 체력 유지를 꾀하여 수명이 연장되
도록 해야 한다.
다시 말하면 만들기 전과 후의 관점에서 문제를 파악하여 적절하게 대처해 나
가는 것이 중요하다고 하겠다.
첫째 관점에 입각한 개량과 개선에는 다음과 같은 방책이 있다.
튼튼하고 노력이 덜 드는 아기를 낳을것:재료 개발, 신설계법, 설계.시공의 결
점(bug)추방, 메인티넌스 프리화(maintenance free)
심신 각부의 균형을 잡을것:안전 여유의 평준화
쾌적한 생활 환경을 갖출 수 있도록 사전에 확인하는 것:사용 환경 부하의 절
감 등
둘째의 관점에 대해서는 다음과 같은 방책이 있다.
건강도의 측정:열화 진단
예방과 보양:예방 보전
치료:수리, 교체 등
이들 개량과 개선의 노력이 가져오는 효용은, 일의 성적 향상(고장.트러블의
저감, 실비 이용률의 향상)을 비롯하여 합리적인 정년의 재검토나 물리적인 수명
연장의 달성(장수명화), 안심감의 증대(여유도의 정량적 확인), 한층 더 큰 안전
성의 확보(사고의 미연 방지)등 매우 폭 넓고 깊이가 있는 것이다.
특히 대단히 주요한 연구 분야로서 에이징(aging)을 들 수 있다. 인간에게는
노령화 또는 고령화라 부르고, 원자로에 대해서는 경년 변화 또는 경년 열화, 그
리고 재료에 대해서는 시효라고 부르는 현상이 그것이다.
이들은 모두 시간의 흐름과 함깨 비평형에서 평형 상태로 옮아간다는 자여내
의 엄숙한 영위인 것이다.
한편 메인티넌스(유지 보수)에 대한 중요한 기술 과제 분야로서 생각되는 것
은 다음과 같은 것들이 있다.
계획적으로 추진할 것:시스템 공학적 이론에 입각
24시간으 건강 감시:연속 모니터링
무통의 검사 기술:비파괴 검사
약이나 치료의 효과 확인:유효도 확인
필요에 따라 장기 교환(이를 테면 열교환기의 교체)등
그리고 되도록이면 메인티넌스 프리 부분을 중대하는 것이 바람직하다.
최근 미국에서 15기의 경수형 원자로의 안전 계통과 기기를 대상으로 고장과
트러블 자료를 분석한 결과, 그 원인이 설계 및 시공 불량, 에이징 시험과 보수
과정 조작 및 취급 미스(인간)등으로 나타났다.
이 조사에 따르면 전체의 약 1/3이 에이징에 기인하고 있으며, 특히 밸브나 펌
프의 노후화가 두드러지게 나타나고 있다.
미국, 프랑스, 일본에서는 수 년 전부터 에이징 대책을 포함한 원자력 발전소
의 메인티넌스에 대하여 연구 개발을 정력적으로 개시하고 있으며, 아울러 인허
가상의 운전 연수 상한 또는 경제 수명의 연장을 위한, 이른바 장수명화 프로그
램도 전개 중이다.
이것들은 신뢰성의 향상을 비롯하여 한층 더한 안전의 확인, 토탈 라이프 코
스트의 인하, 폐기 물량르ㅣ 감소, 합리적인 운전 연수 제한의 재검토 등이며 앞
으로 큰 역할을 할 것으로 기대된다.
개미 구멍
중국의 고서 한비자에 ‘천리의 둑은 개미의 구멍으로 무너지고, 백 칸의 집
은 굴뚝 틈의 연기로 타버린다’는 말이 있고, 우리 나라에도 ‘호미로 막을 것
을 가래로 막는다’는 속담도 있다. 이것들은 노자의 글 ‘천하의 대사는 반드
시 사소한 데서 일어난다’는 것과 뜻을 같이 하낟.
1986년 전반기, 세계에서 거대 시스템의 2대 사고가 있었다.
그 하나는 미국이 쏘아올린 우주 연락선 <첼린저>가 불과 73초 후에 대폭발
을 일으킨 것이고, 다른 하나는 소련의 체르노빌 원자력발전소에서 수소 폭발로
화재가 발생한 것이다.
사고의 원인은 여러 가지가 있지만, 챌린저의 경우는 로켓의 작은 부품이 O-
링의 결함, 체르노빌의 경우는 운전원의 작업미스에 있었다는 것이 밝혀졌다.
이와 같이 거대 시스템의 사고 원인은 대부분의 경우, 사소한 구성 요소가 그
기능을 다하지 못하였기 때문이다.
그러나 시스템이 커질수록 복잡해지고 구성 요소도 가지 수가 많아지므로, 그
런 것들 전부에 대한 신뢰성을 보증한다는 것은 매우 어려운 일이다. 도 시스
템에 참여하는 사람 수도 많아지기 때문에 문제가 생긴다. 따라서 거대 시스템
의 안전성은 필연적으로 떨어지게 된다.
큰 재해가 일어난 후 그 원인을 조사해 보면, 매우 작은 요소의 고장이나 파
괴가 방아쇠 구실을 하여 차례차례로 상태가 나빠지거나 파괴가 진행되어 큰 사
고가 일어났다고 밝혀진 경우가 많다.
그래서 사고는 매우 초보적인 실수가 원인이 되어 일어난다거나, 사고는 일어
나게 돼 있었다고 말하기도 한다.
첨단 기술의 정수를 모아서 만든 장치일지라도 고장의 원인은 회로의 누전이
거나 먼지가 묻었기 때문에 쇼트가 일어났다는 등 고급기술에 의한 부위가 아닌
경우가 허다하나는 것이다.
그러면 거대 시스템의 사고를 어떻게 하면 막을 수 있을 것인가? 안전을 보
장해 주는 것은 무엇인지 한번 생각해 보자.
시스템(System)이란 조직 또는 체계라는 뜻을 가지고 있지만, 여기서는 수많
은 구성 요소가 유기적인 질서를 유지하면서 같은 목적을 향하여 기능하는 것을
말한다.
고대 그리스의 대철학자 아리스토텔레스는 ‘전체는 부분의 단순한 모임이 아
니라 그 이상의 것이다’라고 설파하였는데, ‘그 이상으 것’으로 되는 것은
전체가 시스템이라는 형태를 가지고 있기 때문이다.
시스템의 안전성이란 시스템의 파괴나 기능 상실로 인명에 위험을 주지 않는
것을 말한다. 안전이 상실된 상태를 위험이라 하면, 안전율(S)과 위험률(P)과의
합은 1이 된다(S+P=1), 따라서 위험률을 알면 안전율을 구할 수 있다.
시스템이 고장나거나 파괴될 때 예상되는 손실을 D라 하면, D와 P를 곱한 값
은 이른바 손실의 기대치로서 이것을 리스크(risk)R로 정의한다. 이것을 식으로
나타내면 다음과 같다.
R=D×P=D×(1-S)
손실 D가 작을 때는 P가 커도 R은 별로 크지 않다. R을 낮추기 위해서는 P
를 되도록 작게 해주어야 한다. 여기서 리스크 R을 작게 하기 위해서는 D와 P
의 양 쪽 또는 한 쪽을 작게, 되도록 제로로 하는 것이 유효하다.
그러나 확률을 제로로 한다는 것은 이론상 불가능하기 때문에 합리적인 범위
에서 가능한 한 작게 할 필요가 있다. 이것은 원자로 등을 설걔할 때의 지도
원리로서 ALARA라고 부른다.
일반적으로 P를 작게 하기 위해서는 비용이 든다. 시스템을 완성하기 위해 비
용을 많이 들일수록, 그 파괴에 따른 손실도 크다. 따라서 P가 작을수록 좋다는
것은 당연한 일이지만, 비용을 고려할 때 P를 낮추기 위해서 비용이 얼마든지
들어도 괜찮다고는 말할 수 없다.
P를 작게 하기 위해서는 운전자의 교육, 훈련 그리고 조작을 잘못해도 안전성
이 보장되는 풀 프루프(fool proof)라는 것이 있다.
D를 작게 하기 위해서는 승용차 운전자가 좌석 벨트를 매지 않으면 엔진이
걸리지 않거나, 주행하면 자동적으로 문고리가 잠기게 하거나, 충돌하면 몸을 보
호하기 위하여 에어백이 튀어 나오게 하는 것 등이 있는데, 이것을 페일 세이프
(fail safe)라 한다.
시스템의 안전을 위한 것들은 간단히 설명하면 다음과 같다.
1)원자로의 다중방어: 자기제어, 비상용 노심냉각계(ECCS), 여유(margin), 냉
각재 바운더리, 격납용기, 건물, 모니터링
2)세련된 설계: 방사선 방출 부분 또는 원자로 전체를 겹납요기에 수용
3)안전내장형 원자로: 물 대신에 액화나트륨을 원자로의 냉각수로 사용
4)인간 과오(human error)의 방지: 무인화, 맨.머신 인터페이스의 개선, 고참
(전문가)으 배제, 컴퓨터 지원 운전(CAO),백업(back up)시스템, 심리학의 응용,
인사관리, 근무자의 위생관리
5)위험분산: 인구 밀도가 적은 곳에 원전 건설
6) 유인화 또는 무인화: 인명의 위험이 없는 무인화, 인간의 판단이 필요한 유
인화
7)맨.머신 인터페이스: 인간과 시스템의 연결
8)QC(품질관리): 품질 향상을 위한 작업 방법, 절차 등의 개선
9)관리 시스템: 관리자 및 조직 문제
10)의사 결정의 시스템: 정보 전달과 명령 계통의 확립
11)사고시의 훈련: 방재 훈련, 구조연습
12)안전 부문의 독립: 설계, 기술 개발, 운영 부문에서 품질보증 부문을 독립
13)PDPC(과정 결정 계획도)작성: 시스템의 안전성 분석
14)안전 심사시 시민 참여: 알기 쉽게 최신 지식을 시민에게 전달, 전시관 설
치등
끝으로 아무리 우수한 시스템일지라도 안저뉼을 100%, 즉 사고율을 0%로 만
든다는 것은 사실상 불가능하므로 언제나 사고가 일어날 확률은 존재한다.
따라서 사고가 발생하더라도 금 피해를 최소록 줄이기 위한 위험평가(risk
assessment)가 항상 필요할 것이다.
‘재해는 잊을 만할 때 일어난다’는 평범한 말을 남기면서.
나의 혼례기
여자의 일생
토정비결
고향 상징물의 소멸
신천자문
승경도
회갑을 맞으면서
나의 로스앤젤레스
담배의 매력
어미니의 교육열
숫자타령
장모님 추도사
촌뜨기의 미국 나들이
나의 혼례기
산제축문
공자님의 나무 항아리
일본 유학기
대덕 홀아비
연구자의 길
여자의 일생
여자의 일생은 여러 단계의 삶의 과정을 거친다. 우선 여자가 제일 좋을 때
쳐녀로 지내다가, 결혼하여 시집가서 색시가 되고, 비로 집안을 청소하는 주부가
된다. 그 후 자식이 결혼할 만큼 오래 살면 시어머니가 되고, 마지막에는 늙어서
이마에 물결같은 주름살이 생겨 할머니가 되고나서 여자의 일생을 마치게 된다.
일제 시대에 여자의 이름으로 영자, 순자, 명자, 옥자, 신자,등 자가 많았는제, 원
자력 용어에도 ‘자’가 왜 그렇게 많은지?
예를 들면 원자, 분자, 입자, 양성자, 중성자, 전자, 핵자, 양자, 광자, 소자 등등
이다. 인간에는 남자, 여자, 낭자, 낭자, 정자, 난자 등이 있다. 여기서 자는 종자
(씨), 작은 것이라는 뜻을 가지고 있다.
중국의 군자에는 공자, 맹자, 노자, 손자, 장자, 조자, 주자, 순자 등 제자백가가
있는데, 여기서 자는 선생이라는 존칭이다.
한자는 표의문자이기 때문에 각각이 고유한 뜻을 지니고 있고, 시각적 이해가
빠르다. 한자의 숨은 뜻은 오묘하다. 앞에서는 한자의 여와 자에 대하여 그 예를
들었지만, 다음에 우리가 잘 알고 있는 고사성어를 연속곡으로 음미해 보자.
당신과 같은 젊은이가 일양내복(따뜻한 태양이 돌아온 봄)의 좋은 계절에 일
각천금(짧은 시간이 천만원에 해당)하는 귀중한 시간을 헛되지 않게, 대기만성,
위대한 인물로 서서히 완성)할 수 있도록 일일천추(하루가 천년과 같은)의 마음
으로 기다리자.
천장지구(천지는 길고 끝이 없다)-아무리 원자폭탄시대라 하지만, 지구는 그렇
게 갑자기 풍선처럼 터지는
것이 아니다. 옛날 사람이 서당에서 배운 천자문에는 천지현황 우주홍황이라는
것이 있다. 천지가 갑자기 사라지지 않는 것과 같이 한문은 쉽게 없어지지 않을
것이다.
인간의 세셰에서는 골육상쟁(같은 패끼리 싸우는)의 투쟁이 계속되는 것을 한
자는 묵묵히 기록하여 왔다. 동양사가 계속되는 한 , 어쨌든 한문의 생명도 지속
될 것이다.
제행무상(대행이 불안정)하다 혀여 포기해서는 안된다. 제행무상을 설복하고
있는 스님마저 한문의 불경을 읽고 있지 않은가?
그러면 조금 더 고급한문을 살펴보자.
부천지자만물지역려 광음자백대지과객
이 글은 중국의 이백이 쓴 춘야연도리원서의 앞부분인데,‘대저 천지란 것은
만물이 임시로 잠자리를 취하는 여관과 같은 것이고 일월이란 시시가각각으로
지나가 버린다는 점에서 인생은 영구히 나그네길을 같은 것’이라는 뜻이다.
이것을 현대 물리학적으로 해석해 보면, 천지란 시공이며, 만물의 궁극은 소립
자이므로 시공 세계는 소립자가 머무는 숙소라는 것이다. 그런데 숙소란 본래
여행자가 있기 때문에 존재하는 것이다.
그렇다면 천지는 만물이 있음으로써 존재한다고 말할 수 있는 것이다. 다시 말
하면 소립자가 있기 대문에 시간과 공간도 생긴다고 말할 수 있다.
요즘 북한에 경수로 원자력 발전소를 건설해 주고 식량도 지원해 준다는데,
중국의 사기에 적구병이재도량(적에게 무기를 빌려주고 도욱에게 쌀을 보낸다)
라는 글이 있는 것을 보니 옛날에도 그런 사례가 있었던 모양이다.
참고로 논어는 영문으로 Disussed Sayings, 천자문은 Thousand-Character
Essay라 한다.
끝으로 중국의 포르노 소설 육포단에 실려 있는 한시를 소개하면서 그 뜻은
독자의 상상력에 맡긴다.
곡곡통유경 양봉격소계
유수어난양 무림조자루
가련방촌지 다소세인미
토정비결
“어디 보자, 너의 생년월일이 을축년 8월 16일이렷다.”
“점괘는 육오이로다.”
‘육오이는 설리매화 독대춘광이라, 눈 속에 매화가 홀로 붐빛을 띠었도다, 가
뭄 속에서 싸이 비를 만남과 같으니 그 빛이 새로워 나를 도울 운세로다. 비록
곤란한 일을 날릴 수가 들었도다, 흉한 것이 복락으로 바뀌는 금년 한 해도 그
런 대로 신수가 평안하리로다.’
송구영신!
을해년도 지나가고 병자년의 새해를 맞이하였다. 우리나라 사람들은 해마다
정초가 되면, 특히 음력 설에는 온 식구가 한 자리에 모여 토정비결을 보는 풍
습이 있다.
개인뿐만 아니라 단체에게도 포상을 주는 경우가 있는 것처럼 개인이 아닌 한
국방사성동위원소(RI)협회의 토정비결을 보았다. RI협회는 1985년 9월 30일에 설
립되었으나, 토정비결은 반드시 음력으로 봐야 하기 때문에 태어난 날을 음력으
로 환산하였다.
토정비결은 1년 동안의 운명을 미리 알아보고 그 해의 신수를 점치는 책자이
며, 우리 민족의 토속신앙이면서 한국인만이 갖고 있는 해락과 운명관을 담은
곳다. 그리고 사람의 길흉화복을 암시해 주는 일종의 예언서다.
이런 예언서는 일찍이 동서고금을 통해서그 예를 많이 찾아 복 수 있다. 구약
성경의 다니엘서, 신약성경의 요한 계시록, 세계의 미래를 예언한 노스트라다무
스의 ‘재세계’등이다.
토정비결은 조선조 명종 때 호는 토정이고, 이름은 이지함이라는 사람이 지었다
는 책이며, 태세, 월건,일진을
숫자로 풀어 셈하여 그 해의 신수를 보는 책이다.
프항스에서 노스트라다무스의 예언서가 나온 것이 1555년인데, 토정비결이 만
들어진 1550년대와 비슷한 시기였다는 것은 흥미로운 사실이다.
토정비결의 점괘수는 144「(---)~(863)」가지다. 즉 8괘, 6효, 3변수로 조합되어
있다.
한 괘는 6효로 되어있으며, 효는 괘를 나타내는 가로로 그은 획으로서 -는 양
이고 --는 음이다. 이것은
, , , 처럼 변수가 셋이다. 따라서 8*6*3=144이고,또한 1년은 12
개월, 하루는 12지(시각)이므로 12*12=144가 된다.
괘는 사람이 태어난 해인 태세를 상괘로, 효는 태어난 달인 월건을 중괘로, 태
어난 날인 일진을 하괘로 잡는다.
그리고 운세는 1년의 전반적인 것이 머리말로 나오고, 다음에 월별로 12가지
로 되어 있으며, 문장은 한 구가 넉 자로된 한자 성어로 궁성되어 있다. 연재는
한글로 풀이한 책도 시중에 나와 있다.
그러다면 과연 토정비결은 믿을 만한가?
통계학적으로 따져 보면, 1995년 말 현재 우리나라 인구가 4,400만 명 정도이
니 이것을 144로 나눌 때 같은 점괘를 갖는 사람이 약 30만 명이나 나온다는 우
스운 결과를 초래한다. 같은 운수를 가진 사람이 이렇게 많다는 것은 있을 수
없는 일이다. 따라서 토정비결은 믿을 것이 못 된다.
오늘날은 첨단 과학이 발달하여 인간이 달 세계로 가고, 원자력으로 전기를
얻고 있는 문명 시대다. 토정비결에 운명을 맡긴다는 건 어불성설인 것이다.
토정비결을 보는 것은 잠시의 흥미거리지 그 이상도 그 이하도 아니다. 맞아
도 그만, 안 맞아도 그만인 것이다. 점괘가 좋으면 기뻐하고, 나쁠 때는 그에 대
비하면 될 일이지 거기에다가 회비를 담는다는 것은 웃음거리밖에 안된다. 장래
는 희망을 갖고 보녀 환하고, 어둡게 보면 암울해지는 것이다.
금년에도 어김없이 각국의 유명한 점술가들이 세계 정세, 나라의 운세, VIP들
의 신수들을 발표하고 있다.
어쨌거나 RI협회의 금년 운세는 세계화에 따라 RI의 이용, 방사선 안전의 증
진 및 산업 발전의 기대에 부응하게 될 것이다.
RI협회 설립 10주년을 계기로 사업의 확장과 새로운 발전이 이루어지는 해가
되기를 기원하면서.
고향 상징물의 소멸
지난 12월 첫째 일요일, 7대 장손인 나는 시제를 지내기 위하여 고향에 다녀
왔다. 나의 고향은 경주시에서북쪽으로 약 20리 떠어진 곳이며, 조선조 중엽에
낙향한 불천위 튼 공훈이 있는 분으로서 영원히 사당에 모시기를 나라에서 허락
한 후손이 살고, 타성바지는 거의 없이 서씨 문중만 30여 가구가 있는 고장이다.
우리 동네는 시골 마을이면 의례 그러하듯이 동네 어귀에 서낭당 나무인 고목
이 있고, 야산 양지바른 언덕에 3대 진사가 나왔다는 고가, 서고를 비롯하여 몇
몇 기와집과 초가집이 옹기종기 모여있는 아늑한 마을이었다.
그런 마을이 70년대의 새마을 운동과 최근의 문명화에 따라 많이도 달라졌다.
탐스러운 박이 달렸던 초가 지붕이 슬레이트 또는 초록색이나 주홍색을 칠한
기와 지붕으로 바뀌었고, 넝쿨이나 호박 줄기가 엉클어진 울룩불룩한 돌담이나
흙담은 볼품없는 직선과 지각의 시멘트 블록담으로 변했다.
정겨운 싸리문이 육중한 철문으로, 개천의 징검다리가 콘크리트 다리로, 달구지
가 다니던 자갈길은 승용차나 경운기가 달리는 콘크리트 포장도로로 되어버렸으
니 시골의 정취라 할까, 목가적인 풍치는 사라진 지 이미 오래 되었다.
그러나 내가 중학교 때 면장을 지내셨던 나의 큰집은 옛날 모습 그대로 남아
있었기 때문에 시제 때마다 큰집에 들리고 숙식도 하여 고향에 온 느낌을 맛볼
수 있었고, 우리집처럼 마음편하게 지낼 수 있었다.
그러한 큰집마저 금년 여름에 옛집을 허물고새 집을 지었다고 한다.
새집을 지었다는 소식만 들었지 어떤 구조를 하고 있는지는 모르는 채집들이
할 때 참석하지 못한 미안한 마음으로 선물 꾸러미를 들고, 어떤 기대감으로 동
네 어귀에 들어섰다.
큰집 쪽으로 눈길을 돌렸을 때 우뚝 솟은 2층 양옥이 나타나자, 순간 망치로
뒤통수를 얻어맞은 것 같았고, 나도모르게 저절로 이런 말을 내뱉았다.
“저것이 아닌데, 저것이 아닌데......”
그리고 현관에 들어서자마자 큰집 아주머니를 보고 수인사도 잊은채 대뜸 이
렇게 말했다.
“집 버렸다. 집 버렸어.”
곧 바로 ‘집이 좋고, 잘 지었습니다.’ 하는 공치사라도사 라도 할 일이지 주
변머리 없이 섭섭한 말을 던진 자기 자신을 후회한들 무슨 소용이 있겠는가?
또 쾌적하고 편안한 도시 생확을 마다하고 조상을 위하여 고향을 지키고 계시
는 분에게 그런 말을 했다고 미안해 한들 무슨 소용이 있겠는가?
그러나 마음 속에 늘 간직하고 살던 고향에 대한 동경심과 귀소본능을 불러일
으키는 고향의 상징물이 한 순간에 사라진 아쉬움은 어디서 보상받야 할지? 또
한 마을 주변의 풍광과 조화되지 않고 농촌에는 걸맞지 않는 2층 양옥의 살벌한
분위기를 무어라고 표현해야 좋을지?
원래의 우리 큰집 구조는 경상도 지방의 전형적인 시골 유생의 주택인 ㄷ자
가옥이다. 중앙의 안채는 무엌, 안방, 대청, 건넌방으로 된 남향의 4칸 기와집이
다, 동쪽의 사랑채는 외양간, 사랑방과 3방향이 터진 서당 역할의 마루방으로 되
어 있다. 서쪽의 건넛채는 디딜방아가 있는 방앗간, 광, 머슴방으로 된 초가 3간
으로 구성되어 있다. 건조시기와 햇수는 잘 모르겠지만 400년 이상되었다고 전
해지고 있다.
지금도 내 머리 속에 남아 있는 큰집의 영상은 푸른 이끼와 잡초가듬성듬성
보이는 암.수 골기와 지붕, 입춘 방이 비스듬히 붙어 있고 관솔과 나뭇결이 두드
러지게 튀어나온 거무스레한 기둥, 두툼한 마룻장이 깔린 대청과 그 출입문 앞
에 놓여진 닳아빠지고 미끈미끈하게 제멋대로 생긴 디딤돌, 마돌과 흙으로 쌓은
여남은 살 어린이 키만큼의 죽담(기단)과 죽담을 오르내리는 3계단 정도의 가파
른 섬돌이다.
그 밖에도 노출된 대둘보, 서가래와 서가래 사이를 회칠한 천장, 물을 비축하
는 부엌 입구의 큰 항아리, 한 사람 정도가 드나들 수 있는 다 쓰러져가는 사랑
채와 출입문, 대나무 숲으로 둘러싸인 뒷뜰, 동서남으로 둘러싼 담장 안 쪽에 있
었던 석류.대추.돌배.감.앵두 등의 과실수, 장독대 옆에 있었던 향나무 한 그루도
기억이 생생하다.
노란 색으로 반드르르하게 니스 칠을 한 기둥, 서까래, 도리, 유리로 된 여닫
이문과 비닐 판이 깔려 있는, 그런 현대판 한옥도 별로 좋아하지 않지만, 새로
지은 큰집도 그런 것들 투성이로 내 기대에 어긋났으니 실망 천만이다.
고향의 상징물이 사라진 것을 안타깝게 여기면서 기억을 되새겨 보았다.
신천자문
우리나라의 천자문은 옛 중국 양나라의 주홍사가 지은 것으로, 넉 자로 된 시
350귀를 만들어 1,000자를 모은 글이다. 그러나 그 한자와 글귀의 내용은 중국의
고사를 알지 못하면 그 뜻을 이해하기 어렵고, 또한 현재 쓰이지 않는 한자가
너무 많다.
문교부가 1972년 8월 16일에 확정. 공표한 한문 교육용 기초한자의 중학교용
900자, 고둥학교900자 중에서 천자문에 나오는 글자는 전자가 510자, 후자가 276
자, 기타 214자로 구성되어 있다.
따라서 필자는 중학교용에서 간지와 조사를 밴 854자, 고등하교 131자, 기타15
자를 택하여, 우리나라 실정에 알맞는 실용 신천자문을 만들어 보았다.
비록 글귀의 문맥. 범부. 음운은 맞지 않지만, 기초한문의 공부에 도움이 될
것으로 믿는다.
천지만물 광음과객 우주시공 일월성신 태극건곤
혼돈질서 풍운조화 우설상로 기후변이 온열냉한
산천초목 비금주수 강호연파 계곡유어 은하장관
해수부빙 원일단오 추석동지 춘분청명 입하말복
단역배달 조선반도 홍익인간 대동향약 한양도읍
부주군현 황제제왕 경관백성 성군현신 文武兼全
삼공육조 사농공상 화랑오계 임전무퇴 훈민정음
직지심경 청와백자 씨족혈통 상평통보 엽전은화
부모공경 형제우애 부부화목 조손원만 처자자매
백중숙계 남녀궁합 사주팔자 영웅호걸 시정도중
준재규수 신언서판 생노병사 회자정리 혼인환갑
상장제조 수복강녕 희노애락 부귀빈천 경조길흉
인의예지 충신효제 인과응보 권선징악 주경야독
등화가친 금과옥조 물실호기 미사여구 기승전결
지필연묵 매란국죽 일석이조 구곡양장 용두사미
교각살우 지척천리 호가호위 고진감래 송무백열
동문서답 남전북답 전후사연 좌우대칭 상후하박
고상저속 결장보단 억강부약 외우내환 원교근공
다소불계 수입지출 송구영신 도유승강 현대고전
폐쇄개방 공급수요 이득손해 거부수용 곤란풍유
정신육체 진리허위 서염맥량 완결미비 고집양보
순종반항 탈락급재 행운망도 연속정지 유랑유숙
승폐인소 피차여여 앙와시비 작금청운 거취한망
매매대차 심사숙고 경거망동 견위구명 근로봉사
취합선택 용의주도 유아독존 견인지구 명실상부
배은망덕 자수성가 시행착오 법률해석 범죄중벌
정치강령 여야양당 여론조사 비밀투표 관련의제
각촌동면 고국찬양 영존공영 발전부흥 급속성장
균등무역 최혜문호 원천과세 거제유산 가격비교
면허신청 절차방식 범례세칙 교각건설 청제파편
재료형변 저장충족 육군장병 경찰간부 특수영장
조기소환 권세필적 폭압토벌 검도묘술 궁시사적
사형파복 증거확인 임무유연 협조당부 학교사택
강당단상 참석열좌 졸업경진 수위경쟁 지향포부
면려주력 사환특채 정서교육 필수소양 연수탐구
기예시편 산수연습 기초지식 도량형제 가감승제
집적회로 증폭접촉 착안즉효 유한여재 역사소설
작품구상 기록영화 선전광고 의식주성 갈구본능
이목구비 시청향미 피골모근 흉복충치 약방의원
상처구제 한복양재 침선금사 미곡녹두 난황유지
와옥목실 안거휴면 전화번호 인장도안 정원계명
가무음주 단풍감상 주홍적색 환경보호 수림유지
토질개량 채종이식 여창추억 재봉석별 사탑만종
정숙산책 감사표시 축하환호 희망염원 원한자비
약관붕배 종주가배 모년칠십 소안아동 유비상비
엄숙귀의 숭배성오 영윤추성 봉두미적 사범활달
금성초대 반점배반 암흑세계 중원등장 가담소문
용감정숙 세초촌성 쾌적세정 차마맹견 난대어선
정정경치 술어현토 기개매권 단순우연 단형모심
혹일우선 기타수하 여간단호 기왕위시 어언종지
승경도
지난 설 연휴 때 필자는 회명희의 대하예술소설 ‘혼불’ 10권을 독하였다.
양반과 상민의 풍속, 말씨, 관혼상제, 예의범절등에 대해서 배운 점이 많았다. 특
히 화전가, 한글 천자문, 베틀가, 상여꾼 소리 모내기 소리 등의 노래와 고누, 승
경도 등의 놀이에 고나한내용도 재미 있었다.
여기서 잠시 승경도에 대하여 필자가 아는 것을 소개하려고 한다. 필자는 초
등하교 5,6학년 때 외가에서 외할아버지한테 천자문, 동몽선습, 명심보감을 배웠
다. 그때 승경도를 처음으로 보았고, 훗날 그것을 복사하여 지금까지 보관하고
있다. 아마 KBS TV‘진품명품’프로그램에 출연해도 좋을 것이다.
승경도란 일명 종경도라 부르는데, 조선 시절 서당에 다닌는 아이들이 놀던
오락기구다. 승경도 놀이란 종이에 옛 벼슬을 그 종류와 품계별로 써 놓고, 승경
도알을 주사위처럼 굴려 그 끗수가 나오는 대로 말을 써서 최고의 벼슬인 영의
정에 이르기를 겨룬다.
승경도알은 박달나무를 다섯 모 지게 깎아 면마다 끗수를 써서 나타낸 것이
다.
승경도(그림 1)는 가로 10칸, 세로 14칸, 합계 140칸으로 되어 있고, 크기는 조
선 종이 전지 정도다.
바깥 쪽 둘레의 44칸은 외직이고, 한 쪽 96칸은 내직이다. 출발점은 초직이며
종점은 영의정이다.
놀이 방법은 승경도알의 끗수가 2, 3, 4, 5면 그 수 밑에 적혀 있는 벼슬자리
로 승급하여 전진하고, 1이면 강등된다.
강등은 2, 3 계급 후퇴하는 도하와 징계받는 파직, 추고(유급), 도삼년(낙향),
사법 처리인 사약(사형), 안치(귀양), 운렵(좌천), 금부(교도소) 등이 있다. 그밖에
명예직인 봉조하, 재임용하는 서용, 퇴직에 해당하는 불용 등이 있다.
승경도의 벼슬은 다음과 같이 분류된다.
1. 동반(문관)
1) 내직 : 의정부(의정, 참성, 참찬 등), 사헌부, 사간원, 홍문관, 성균관, 6조
(공. 형. 병. 예.호. 이조의 판서, 참판, 참의 등)
2) 외직 : 8도 감사, 부윤, 목사, 군수, 현감 등
2. 서반(무관)
1) 내직 : 5위(각 장군 등)
2) 외직 : 각 도병사, 수사
서양에도 이와 비슷한 놀이가 있다는 것을 아는 독자는 별로 없으리라. 영국
의 러더퍼드 고에너지연구소에서 발간한 잡지 ‘Orbit’(1963년)에 과학자의 승
경도라고 할수 있는 것(그림 2)이 실려 있어서 그것을 소개한다.
이것은 가로 6칸, 세로 8칸, 합계 48칸으로 되어 있으며, 출발점은 1이고 종점
은 48인 노벨상이다.
놀이 방법은 주사위를 던져 위쪽에 드러난 점의 수만큼 전진한다. 그림에서
사다리의 아래 쪽 칸에 오면 사다리의 위칸으로 특진하고, 뱀의 머리 쪽 칸에
오면 뱀의 꼬리 쪽 칸으로 강등된다. 승급과 강등의 사유는 다음과 같다.
3 컴퓨터의 프로그램 잘 작동
4 전화번호 변경, 한 번 쉼
9 원소 108을 만들었지만 틀림
12 실험이 예정대로 진행됨
13 회의 소집, 한번 쉼
17 장치가 공장행
19 가속기가 10의 12제곱ppp를 냄
20 장치의 냉각이 필요, 한번 쉼
24 거품상자 폭발
26 컴퓨터 사용할 수 없음. 한번 쉼
27 새로운 입자 발견
28 그룹장으로 임명
34 왕립협회 회원
35 연구소장으로 임명
38 스웨덴 대사와 만찬
40 다른 사람이 당신의 결과를 Phys. Rev.에 발표
43 ACSP 연차 보고 간행
44 재무부장관과 교섭, 두 번 쉼
47 그룹장의 한 사람이 소련으로 망명
참고로, 주사위의 6면에 있는 점의 수는 천. 지. 동. 서. 남. 북, 즉 상. 하. 우.
좌. 전. 후가 1. 6. 5. 2. 4. 3.이다.
회갑을 맞으면서
논어에 육십이이순이라 하여 나이 60이면 무슨 말을 들어도 이해할 수있게 된
다고 하였는데, 과연 회갑을 맞이하여 그 경지에 도달하였는지 나로서는 자신이
없다.
어릴 적 외조부님의 회갑연 때, 잔칫상을 앞에 놓고 점잖게 앉아 계시던 외조
부님의 근엄하신 모습이 떠오른다.
그 당시에는 우라나라 사람의 평균 수명이 짧아서 회갑을 맞는다는 것이 인생
에서 큰 뜻이 있었지만, 지금은 시대가 변하여 회갑연을 맞는다는 것이 어쩐지
쑥스러운 일이 되고 말았다.
나는 솔직히 회갑을 맞도록 살면서 자서전을 남길 만한 위인이 못 될 뿐만 아
니라 더더구나 참회록을 쓸 만한 양심가도 아니다.
대체로 학자나 과학자는 그 동안의 연구물을 엮어서 회갑기념논문집을 발간하
고 있는데, 나는 그런 수준에도 못 미쳐 틈틈이 쓴 수필 또는 잡문을 모아서 「
원자력 굿거리」라는 표제로 조그마한 문집을 냈다.
지난 60년을 회고해 보건대 시세 말로 보통 사람의 길을 걸어왔다고 본다. 청
소년 시절에는 편모슬하에서 남다른 고생도 많았다.
쟁기질, 지게질, 똥장군질, 모내기, 김 매기, 벼 베기 등의 농삿일… 땔감 해오
기, 물 지게질, 디딜빙아질, 맷돌질 등의 가사…나물죽, 범벅, 장리벼 먹기 등 어
려운 생활을 겪기도 했지만, 30대 초에서 오늘날까지 제법 순탄한 길을 걸어왔
다고 생각한다.
직업면에서는 첨단 과학을 연구하는 원자력 연구소 한 곳에서 30여 년간 대과
없이 근무하였고, 특히 방사선 및 방사성동위원소 분야의 교육에 있어서는 많은
공헌을 했다고 자부한다.
학문면에서는 최고 학위인 이학 박사를 얻었다. 해외에도 연구차 나랏돈으로
일본, 미국 등 수차례 통산 2년 정도 나가 보았다. 그리고 서울대, 경희대, 충남
대 등에서 10년 정도 강의도 해보았다.
가정면에서는 2남 1녀를 두고 모두 대학을 졸업시켰으며, 남혼여가시켜 외손
을 보았고 부부 해로하고 있다.
사회면에서는 결혼 주례, 원자력 총무, 직장 산악회 회장 등 대외 활동도 할
만큼 하는 편이다.
개인면으로는 술·담배 즐기고, 글 스고, 도락편력, 손수 운전 등 그런 대로
ㅋㄴ 병 없이 건강하게 지내왔다고 본다.
나의 출생과 가문에 대하여 간단히 적어보기로 하겠다.
나는 1933년 1월 21일-음력으로는 임신 12월 26일. 호적상으로는 1933년 8월5
일-아침, 나의 본적지인 경북 경주군 현곡면에 있는 구미산 기슭의 작은 마을
고천(행정명으로는 하구리 100번지)에서 아버지 서동조, 어머니 김경란의 장남(2
남1녀)으로 태어났다.
아명은 어머님의 태몽에 용을 보았다 하여 손룡이라고 불렀다.
나의 고향 하구리는 경주시 서북쪽, 형산강 건너 20리쯤 떨어진 곳에 있다.
우리 면은 신라 때의 유적인 5층 백석탑(나원리), 사랑의 등나무(오류리)가 있
는 전설의 고장이며, 이조 말엽 동학(천도교)의 창시자인 수운 최제우 선생이 탄
생하여 포교하시고 묘소가 있는 용담정((가정리)이 있는 전형적인 농촌이다.
나의 본관은 경기도 이천이며, 시조 서신일의 31세손이다. 서희 장군은 3세조
가 되시고 15세조께서 연산군 때 사화를 피하기 위하여 낙향, 이곳 경주에 정착
하였다고 한다.
11세조이신 양경공(유)께서 태조조 때 예조판서를 지내시고, 고조부님께서는
통정대부(문관의 정3품 당상관의 한품계)라는 벼슬이 있으니 이 공장에서는 양
반 행세를 했던 가문이라고 듣고 있다.
끝으로 인생은 60부터라는 말이 있듯이 과거는 잊고 미래는 걱정하지 않으면
서 현재에 충실하게 살겠다는 신념으로 이 글을 맺는다.
나의 로스 앤젤레스
금년 6월 초 며칠 동안, 연구용 원자로 폐로 연구차 미국 서해안의 샌디에고
에 있는 GA(General Atomics)를 다녀왔다. GA는 우리 연구용 원자로(TRIGA
Mark-Ⅱ/Ⅲ)의 제조회사다.
마침 5월 30일은 일요일, 31일은 미국의 현충일이었기 때문에 통과 도시인
LA(Los Angeles)에서 하루를 보낼 수 있었고, 명소를 몇 군데 구경하였다.
마천루가 치솟아 있는 뉴욕, 안개와 언덕길이 있는 샌프란시스코처럼 도시는
그 나람대로의 인상을 가지고 있는 것이다.
그렇다면 LA의 인상은 어떤 것일까?
어떤 사람은 종려나무가 즐비한 해변, 어떤 사람은 헐리우드의 영화계, 또 어
떤 이는 비버리 힐즈의 호화저택이라고 말할지 모르겠다.
하지만 나의 첫인상은 끝을 알 수 없을 정도로 휑뎅그렁한 거리, 여러 얼굴을
가간 불가사의한 도시라고 느꼈고, 또 도시 특유의 응축된 열기나 긴장감이란
도대체 찾아볼 수 없는 시골 도시의 한적한 오후를 연상시킬 뿐이었다.
누가 뭐라고 해도 LA의 처번째 특징은 그 넓이다. 거의 제주도 정도의 크기를
차지하고 있는 대도시다. 그리고 자연 조건의 혜택을 무한정으로 받고 있는도시
다. 일년 내내 티셔츠 한 장으로 견딜 수있는 기후인 것이다. 그래서인지 LA 거
리에는 거지가 유난히 많은 것 같았다.
그 넓은 LA를 하루 동안 구경하고 안다는 것은 도저히 불가능한 일이다. LA
근교에 있는 그 유명한 디즈니랜드는 애당초 엄두도 내지 못한 채 포기했다.
그나마 친구 차를 얻어 타고 가 본 곳은 코리안 타운, UCLA, 비버리 힐즈, 지
금은 호텔로 개조된 채 롱 비치에 정박하고 있는 세계 최대의 호화 여객선
Queen Mary호였다.
영화계의 정상을 누린 마릴린 먼로, 존 웨인, ‘Star Wars’의 C3PO등 2백여
명의 유명한 배우의 손바닥 및 발바닥과 사인이 있는 헐리우드의 랜드마크적 존
재인‘Chinese Theater’등은 주마간산 격으로 지나쳤고, 영화의 도시 LA에서
인기 최고인 유니버셜 스튜디오를 한 나절에 돌아보았다.
이 스튜디오는 Tram Ride, Studio Center 및 Entertainment Center등 크게 세
군데로 나눠어져 있다. 제대로 구경하려면 이틀은 잡아야 한다고 들었다.
Studio Center의 시설물은 4곳인데 ‘ET’관에 들어가서 ET와 함께 자전거
를 타고 ET의 고향인 별을 방문하였고, Entertainment Center의 상연물은 5가지
가 있는데 ‘고난의 모험’을 관람하였다.
Tram Ride는 4개 차량 편성의 버스를 타고 영화의 세트나 영화의 한 장면을
체험할 수 있는 약 40분 동안의 관광 코스다. 안내자의 박진감 넘치는 나레이션
이 뜻은 잘 모르겠지만 귀를 즐겁게 해주었다.
누구든지 그리움을 되살릴 만한 것은 영화 ‘백 투더 퓨쳐’에서 잘 알려진
시계탑이 있는 광장이었고, 소름끼치게 하는 것은 ‘사이코’의 집과 모텔 그리
고 창문에 멈춰 이는 사람의 그림자였다.
실제 텔레비전 프로그램이나 가수의 프로모션 비디오에도 종종 등장하는 뉴욕
의 브로드웨이나 멕시코의 거리를 그대로 재현시킨 세트도 있었다.
타고 있는 버스가 갑자기 ‘The River’의 대홍수를 만나기도 하고, ‘십계’
처럼 갈라진 바다를 지나가기도 하고, 다리를 건너갈 때 무너지는 순간
(Collapsing Bridge)을 실감하기도 했다.
무조건 재미있었던 것은 진도 8.3의 ‘대지진’, 6톤 10미터 ‘킹콩’의 부르
짖음, 습격해 오는 거대한 흰 상어 ‘죠스’등 세가지였다.
그리고 빙하의 터널(Avalanche)도 그 박력적인 현실감에 관광객의 비명이 그
치지 않았다. 관광이 끝난 후 모두 만족감과 피로로 녹초가 되었음을 볼 수 있
었다.
행선지인 샌디에고는 LA에서 델타 항공사 소속 19인승 프로펠러 쌍발기로 약
50분간 해안선을 따라 남하하는 곳에 있었다.
이 해안선은 미국에서도 경관이 수려한 곳으로 알려져 있는데, 낮게 날아가는
경기뱅기의 창 너머로 파도치고 있는흰 해안선, 항구에 정박하고 있는 요트, 해
안선을 따라 달리고 있는 기차와 자동차, 지도처럼 펼쳐져 있는집들과 산과 들
등 아름다운 경치를 만끽할 수 있었다.
미국 서해안 최남단에 있는 샌디에고는 많은 매력을 가지고 있는 관광도시로
미국에서는 치안 상태가 좋고, 때묻지 않은 도시로 알려져 있다.
샌디에고의 명소를 소개하면 세계적으로 유명한 동물원이 있는 Balboa 공원,
Sea World, 남쪽에 위치하여 3일간 비자 없이 갈 수 있는 국경 근처 멕시코의
Tijuana등이다. 시간이 없어서 가보지 못한 아쉬움이 남는다.
그리고 북쪽으로 GA가 있는 La Jolla에서는 아름다운 해안선과 화려한 부띠
끄, 갤러리 등이 있는 예술촌을 만날 수 있다.
끝으로 이번 여행의 소감을 한 마디로 표현하자면, 업무상 좋은 성과를 얻은
여행이었다고 생각하면서, 과연 미국은 힘 있고 거대한 나라라는 것이다.
담배의 매력
요즘 담배의 해독은 자신이 직접 피우는 경우는 물론이고 다른 사람이 피울
때도 영향(간접 끽연)을 받는다 하여 끽연과 금연에 대하여 장소와 시간을 구분
하고 있다.
예를 들면 비행기, 열차, 고속버스, 택시 등의 탈 것들을 비롯하여 공항, 지하
철역, 관공서 안내실 등의 공공 장소와 공적 모임에서는 금연을 시키고 있다.
필자와 같은 애연가, 특히 헤비 스모커는 이만저만한 고통이 아닐 수없고, 닭
장과 같은 흡연실에서 마치 죄지은 사람처럼 담배를 피워야 하는 신세를 생각하
니 한심하기 그지없다.
담배 연기에는 끽연자가 빨아들이는 주류 연기, 그것을 내뿜는 연기, 그리고
담배의 점화부에서 타오르는 부류 연기의 세가지 종류가 있다. 이 주류 연기와
부류 연기를 비교해 보면 부류 연기 쪽의 유해 물질 함유율이 훨씬 높다고 한
다.
어떤 연구 자료에 따르면, 강력한 발암물질의 하나인 N-니트로소아민의 함량
이 주류 연기와 비교할 때 부류 연기 쪽이 120∼200배는 된다고 한다.
따라서 자신이 담배를 피우지 않더라도 주변에 긱연자가 있으면 매우 위험하
므로 금연 구역을 설치한다고 해도 긱연자는 할 말이 없으며 반대할 의사도 없
다.
담배가 우리의 건강을 해치고 공기의 쾌적함을 오염시키고 화재의 위험성이
있고 남에게 폐를 끼친다는것은 잘 알고 있지만, 필자는 의지가 약해서 지금가
지 금연을 못하고 있으며 여전히 담배를 즐기고 있다.
그렇다고 여기서 끼연 예찬론을 펴자는 것은 아니고, 담배의 매력에 대하여
프랑스의 소설가 피엘 루이스가 쓴 단편소설 ‘새로운 쾌락’에 재미있는 내용
이 있기에 그것을 소개한다.
파리에 살고 있는 어떤 중년 소설가에게 어느 날 밤 알지 못하는 젊은 미녀가
찾아 왔다. 그 미인은 밤색 피부를 갖고 있는 고대 동양의 처녀로서 이미 1,800
년에 죽었지만, 마법의 힘으로 밤만 되면 생명이 되살아나서 파리 거리를 헤매
고 다닐 수가 있다. 그래서 그녀는 박물관의 차가운 움막 속에서 빠져나와 밤
거리를 흔들흔들 떠돌아다니다가 소설가의 집에 찾아온 것이다.
자존심이 매우 강하고 풍부한 지식을 가진 이 고대의 미녀는 현대 문명에 비
하면 고대 문명이 얼마나 우수한가를 소설가에게 득의양양하게 설명한다.
“양털이나 비단이나 마의 옷은 이미 고대인이 발명하였고, 가죽 구두나 귀금
속이나 보석의 액세서리도 고대의 여자들이 몸에 달고 있었던 것이다. 철학도,
수학도, 과학도 모두 고대인이 처음 손댄 것이다. 여자 알몸의 아름다움도 2,000
년 동안에 조금도 변하지 않았다. 아니, 오히려 그리스인의 건강한 육체의 쾌락
을 쇠약한 현대인이 놓치고 있지 않은가?”
이렇게 말하면서 그녀는 옷을 홱 벗어던지고 고대의 아름다운 조각처럼 균형
잡히고 눈부시게 빛나는 갈색의 육체를 소설가의 눈 앞에서 속속들이 당당하게
드러내었다.
그녀가 유혹하는 대로 소설가는 마침내 꿈과 같이 황홀한 하룻밤을 지낸다.
밤이 새서 다시 무덤속으로 돌아가기 전에 미녀는 무엇인가 자기가 몰랐던 현대
의 새로운 즐거움을 맛볼 수 없겠느냐고 소설가에게 끈덕지게 요구한다.
“아 -, 현대란 이다지도 비참하다니! 쾌락! 쾌락! 정신적 쾌락이든 관능의 쾌
락이든 무엇이든지 좋아, 새로운 즐거움을 나에게 달라.”
그녀의 잔소리가 너무나 듣기 싫었던 나머지 소설가는 안절부절하면서 그녀의
입에 담배 한 개비를 물리면서 말했다.
“그러지말고 한대 피워.”
처음에는 그녀가 ‘이까짓 것…’하면서 무시하지만, 이윽고 불을 붙여 주뼛
주뼛 빠는 동안 꿈구는 것처럼 무엇인가에 취한 얼굴로 변하면서 더 이상의 수
다를 그처버린다….
공기속으로 사라져 가는 보라색 담배 연기와 담배 맛을 되새기면서.
어머니의 교육열
고사성어에 맹모삼천이라는 것이 있다. 중국 전국시대에 맹자의 어머니가 맹
자의 교유고가 습성을 기르기 위하여 주변 환경에 따라 세 번이나 이사한 일을
두고 하는 말이다.
우리나라에도 자식의 교육을 위하여 헌신한 한석봉의 어머니와 같은 훌륭한
분이 있었다. 돌아가신 필자의 어머님도 그 나름대로 교육열이 대산하신 분이었
다고 여긴다. 여기에 두어 가지 사례를 소개한다.
때는 1942년 봄, 일본 오오사카의 변두리 소학교(초등학교)에 나이가 38살인
부인이 딸과 함께 1학년에 입학하였다. 그것도 임신한 몸으로. 오로지 글을 익히
겠다는집념으로 창피와 체면을 무릅쓰고 어른이 어린 학생과 같이 공부를 한 것
이다.
그 당시 모일간지 지방판에 이 사실이 토픽 뉴스로 게재되기도 했다. 그때 필
자는 3학년이었는데, 교실 맨뒤 좌석에서 열심히 글을 배우시는 어미님의 모습
을 지금도 잊을 수 없다.
동생의 출산으로 일학년만 다니고 그만두셨지만, 어머니는 일본글인 가따가나
와 히라가나를 모두 배워서 웬만큼 글을 읽고 쓸 수 있게 되셨다.
제2차대전 말기 소개로 고국에 귀국한 후 곧 해방을 맞게 되었다. 해방이 되
자 어넘님께서는 필자에게 한글을 가르치셨다.
창호지에 붓글씨로 ‘가갸거겨고교구규그기’, 그리고 자음‘ㄱㄴㄷ…’를 크게
쓰시어 벽에다 걸어 놓고 열심히 읽어 주시고 깨우쳐 주셨다.
필자가 고등학교 2학년 때 아버님께서 별세하셨다.
고등학교를 졸업하고 가정 형편상 대학에 진학할 수 없다고 생각했는데, 어머
님께서는 대학 진학을 독려하시며 이렇게 격려해 주셨다.
“무슨 일이 있더라도 너만은 공부를 계속해야 한다. 어미가 그 뒷바라지를
할 터이니 걱정 말고 대학에 응시해라.”
그 당시 우리집 재산이라야 4칸 집 한 채, 논 12마지기, 밭 10마지기, 그리고
산 3정보였고, 더구나 어머님께서는 신병으로 늘 고생하시던 때였다.
1953년 봄, 대학에 합격하자 입학금, 등록금 등 학자금 조달을 위하여 어머님
께서는 동분서주하셨다. 농촌에서 돈의 출처란 곡식밖에 더 있겠는가?
작은댁 5촌께서 쌀 한 가마니, 외가 대소댁에서 갹출한 쌀 한가마니, 이모댁에
서 쌀 한 가마니… 그렇게 해서 간신히 입학을 마쳤다.
어떻게 보면 시작은 순조로운 것 같지만, 수입처가 전혀 없는 농가에서 4년간
등록금과 유학비(경주에서 대구로)를 감당하기란 애당초 어려운 일이었다.
학교에 다니는 동안 처가에서 몇 번의 도움을 받았지만, 졸업 당시에는 결국
가산과 토지는 날아가고 논 5마지기만 남았다. 그야말로 나의 대학 졸업장은 우
골탑의 결산이라고 하지 않을 수 없다.
그 당시 우리 면에서는 대학생이 한둘밖에 없었으며, 어머님은 구습에 젖은
고루한 양반 후예의 대소가 및 친척들로부터 가산을 탕진하면서까지 무슨 영광
을 보겠다고 공부시키느냐는 비난과 욕을 감수하셔야 했다.
오늘날 그나마도 이런 직장에서 일하고 있고, 그런 대로 남들처럼 살 수 있게
된 것은 오로지 어머님의 교육열과 그 정성의 결실이라고 늘 생각하고 있다.
다만 유감스러운 것은 고생만 하시다가 자식의 입신양명을 보지 못한 채 돌아
가신 어머님께 효도 한번 못한 거이 한이 될 뿐이다.
그러나 지금은 고향에서도 어머님의 교육열과 그 선각심에 대하여 칭송이 자
자하다. 가난하고 어려운 가운데 자식을 공부시켜 유종의 미를 거둔 성공 사례
로서 여러 사람의 입에 오르고 있는 것이다.
저 천당에 계신 어머님도 기뻐하시고 웃으시면서 안락하게 지내고 계시리라
생각하니 나의 응어리진 마음도 조금은 풀리는 것 같다.
숫자타령
춘향전에 춘향이가 매 맞는 장면을 가곡으로 노래한 십장가라는 것이 있고,
각설이가 숫자 풀이를 하는 장타령이 있다. 1월부터 12월까지 기후의 변화와 온
갖 생산물의 성숙을 차례로 읊은 농가 월령가라는 가사도 있다.
이 글에서는 숫자 하나 하나가 가지고 있는 뜻과 우리 인간생활에 관련된 것
들을 읊어본다.
일들고보니 일은 수지초 최초수로다
천일지이라 신의 수로다 만물의 근본
으뜸수이다 사물의 근원 하나라 하는
일원론있다 무엇이든지 일부터 시작
이들고 보니 둘로 나눌분 거듭 중이라
분열수로다 정신과 물질 혼재한다는
이원론있다 천국과 지옥 음양의 이기
각설하구도 이는 짝수고 여자수로다
삼들고보니 창조수로다 삼위일체는
모든 것이다 시간공간은 삼차원 세계
색의 삼원색 국가의 삼권 친외처삼족
삼은 홀수고 남자수이고 생식수로다
사들고 보니 완벽수로다 동서남북의
사방이 있고 춘하추동의 사계절 있고
관혼상제의 사례가 있고 사농공상의
사민이 있고 생년월일시 사주 있도다
오들고 보니 사랑수로다 여서오가 남성
짝수와 홀수 합한 수로다 궁합을 보는
금수목화토 오행이 있다 오감과 오곡
오복과 오장 우리들에게 친근한 수다
육들고 보니 완전수로다 일이삼으로
나눌 수 있고 모두 합해도 이삼곱해도
육되는구나 육조와 육법 육친과 육례
창세기보면 신은 육일간 일했도다아
칠들고 보니 고독수로다 이삼사오육
나눌 수 없다 인간세상에 관계되는 수
일주일 칠일 칠색의 광선 칠거지악과
칠정있도다 칠개의 구멍 얼굴에 있다
팔들고 보니 새생명수다 칠개 구멍에
더하기 하나 출생고향인 여자의 구멍
새 인생으로 팔자 고친다 칠전팔기로
새 출발한다 팔시간 자고 일하고 쉰다
구들고 보니 최고수이고 최종수로다
창조수삼을 제곱한 수다 우리 인간은
구개월 동안 태안에 살고 하늘은 구천
저승은 구천 아홉끗 잡아 끝내어 보세
장모님 추도사
오늘은 정묘년 칠월 열이틀날 장모님이 돌아가신 지 1주기 되는 날입니다. 이
날을 맞이하여 사위 서두환은 장모님 영전에 삼가 추도문을 올립니다.
아아 슬프도다. 생자필사라 산 사람은 반드시 흙으로 돌아가고 인명은 재천이
라 하지만, 정든 사람을 뒤에 두고 이 세상을 떠난다는 것은 우리 인간만사에
있어서 무어니 무어니 해도 가장 슬픈 일이라 하지 않을 수 없습니다. 또한 별
세란 너무나 허무한 것입니다.
여기에 제 아무리 맛있는 주과포혜를 많이 차려 놓고, 간절한 말로 장모님 생
전의 공덕을 기리고 장모님의 영혼이 저 세상에서 평안히 계시도록 진정한 마음
으로 그 명복을 기원한들 무슨 소용이 있겠습니까?
이 자리에 현신하시어 차려놓은 음식을 잡수실 수 있습니가? 생전에 그 자비
하신 얼굴을 뵐 수 잇습니까?
그 다정다감하신 목소리를 들을 수 있습니까?
땅을 치니 돌아오실 것인가? 목놓아 통곡한들 시원한 대답 한번 들을 수 있겠
는가? 아아 정말 애통한 일입니다.
저 세상에 불교에서 전하는 극락 세계가 있고, 기독교에서 말하는 천당이 있
고, 고사에 나오는 무릉도원처럼 아름답고 살기 좋은 것이 있다고 할 때, 장모님
과 같은 분이 그런 곳에 가지 못하면 그 어느 누가 갈 것입니까?
지금쯤 장모님께서는 그런 좋은 곳에서 속세의 모든 번뇌를 잊으시고 육신의
고통없이 안락하게 지내실 줄 믿습니다.
회고해 보건대 장모님은 일찍이 보문 여주 이씨 가문에서 이곳 석계 밀양 박
씨 가문으로 출가하시어 사친성효, 부창부수, 동기화목 하야 삼종지도를 지켰으
며 길쌈 바느질, 음식 솜씨, 가사 종사, 예의범절의 부유사행을 모두 갖추어 대
소가 친척뿐만 아니라 인근 사람들의 칭송이 자자하였습니다.
한편 이남일녀를 낯아 기르시어 장자는 큰댁으로 후사를 잇게 하셨으며 남혼
여가시켰습니다. 장모님 평생에 가장 가슴 아파하시던 일은 차자를 육이오 사변
때 전장으로 보내고, 아들 돌아오기를 오매불망하며 주야장천 오늘이나 소식올
까 내일이면 기별올거나 기다리고 바라시든 일이 아닐까 합니다.
남달리 모성애 깊으신 분, 그 노심초사하신 마음 누가 헤아릴 수 있겠습니까?
응어리진 그 가슴 풀지 못하신 채 돌아가셨습니다. 그 심정 어찌 말로 다할 수
있겠습니까? 그 슬픔과 한은 하늘 끝까지 닿을 것입니다. 지금은 저 세상에서
모자상봉 손길 부여잡고 만나 정회 푸실 줄 믿습니다.
그리고 하나 있는 여식마저도 출가 초년에는 애간장 많이 태웠습니다. 고진감
래라 지금은 먹고 살 만하건만 저희들의 정성이 부족하고 사는 곳이 멀어서 장
모님을 생전에 제대로 한번 잘 뫼시지 못한 것이 지금까지 두고두고 여한이 됩
니다.
어느 장모 치고 사위를 애지중지하지 않는 분이 있을까마는 각별히 저희들을
걱정하여 주시고, 아껴 주시고, 사랑하셨습니다. 그에 비하여 저희들은 그 만분
지일도 보답해 드리지 못했습니다. 오호통재라.
장모님이 서거하신 날을 당하니 생전의 은덕을 새삼 느끼며 그 추모의 정을
금할 길 없습니다. 이에 간소한 제수를 올리고 분향재배하오니 혼백이라도 오셨
으면 많이 흠향하소서.
촌뜨기의 미국 나들이
1954년에 마릴린먼로가 출연한 ‘Seven Year Itch(7년만의 외출)’이라는 영
화 제목처럼 최근 필자는 모처럼만에 해외로 나갈 기회가 있었다.
2월 7일부터 한달 동안 미국의 원자력 도시 오크리지(Oak Ridge)에 있는 벡텔
사(Bachtel Nat'l Inc.)와의 공동 연구과제인 ‘TRIGA-2 원자로 해체 방안’을
논의하기 위하여 미국을 다녀왔다.
미국이라는 거대한 나라를 겨우 일 주일 동안 그 일부만을 잠깐씩 살펴본 것
이라 맹인이 코끼리 몸을 더듬는 격이 되겠다.
팁(TIP)
이것은 미국뿐만 아니라 유럽이나 동남아 등 외국을 여행하는 한 피할 수 없
는 악습이다. 서비스업에 종사하는 사람(호텔 및 식당의 종업원, 짐꾼, 택시 운전
수 등)에게는 반드시 주어야 한다. 팁의 액수에 따라 서비스에 직접 영향이 미치
므로 팁의 사용법을 터득하고, 그 효과를 최대한으로 활용하는 것이 해외 여행
을 잘 할 수 있는 비결이라 해도 과언은 아닐 것이다. 식당이나 택시는 요금의
10~15%정도, 호텔 보이나 짐꾼(Poter)에게는 슈트 케이스 한 개당 50센트 정도
의 팁이면 무난하다. 따라서 항상 잔돈을 준비해둘 필요가 있다.
동전(Coin)과 지폐(Bill)
잔돈인 동전은 1센트(Penny), 5센트(Nickel), 10센트(Dime) 및 25센트(Quarter)
의 네 가지가 통용되고 있으며, 통상 괄호속의 말을 쓰고 있다. 지폐는 1불, 5불,
10불, 20불, 50불 및 100불짜리가 통용되고 있는데 10불짜리 지폐만 미국 초대
재무장관의 초상화고, 나머지는 모두 과거 미국 대통령의 초상화가 들어 있다.
이들 지폐는 색깔이 모두 같기 때문에 우리와 같은 외국인은 구별하기 어려우므
로 사용할 때는 지폐에 인쇄된 숫자를 잘 확인해야만 혼동하지 않을 것이다.
여행자 수표(Traveler's Check(T/C))
해외 여행자는 거의가 현금 대신에 T/C를 가지고 간다. 어느 호텔에서나 T/C
로 회계(Cashier)할 수 있고, 큰 상점이나 백화점에서도 T/C 그대로 지불할 수
있기 때문에 구태여 현금으로 바꾸기 위하여 은행에 갈 필요가 없다. 다만 T/C
의 서명을 대조하기 위하여 여권 제시를 요구하는 경우가 있다.
쇼핑(Shopping)
큰 도시에는 백화점과 각종 상점이 있으니 별 문제가 없고, 작은 도시에는 쇼
핑센터(Shopping Center) 또는 몰(Mall)이 라고 하여 슈퍼마켓, 백화점, 식당, 식
품점, 약국, 책방, 은행 등을 한 곳에 모은 Promenade식 상점가가 있다. 몰
(Mall)의 구조, 각 상점들의 배치 순서는 어느 주나 거의 같다. 쇼핑할 때는
Sales Tax라 하여 물품값에 세금(주에 따라 4~7%로 다소 다름)이 가산되니 주
의해야 한다. 장기 체류자라면 Bargen Sale의 시기를 이용하는 것이 현명할 것
이다.
쇼핑할 때 우리나라와 조금 다른 점은 거스름돈의 지불 방법인데, 먼저 산 물
품을 내놓고 물품값에 거스름돈을 가산해 나가는 식이다.
예를 들어 6불 75센트 하는 물품을 사서 10불 지폐를 내었을 때, 파는 사람이
‘Here you are’하여 물품을 건네주면서 ‘6불 75센트’라고 그 값을 부른 다
음에 동전 25센트 내놓고 ‘7불’, 그 위에 1불 더하여 ‘8불’, 다시 1불 주면
서 ‘9불’, 마지막으로 1불 더하여 ‘10불’이라고 하는 식이다.
우리나라와 같이 곧바로 3불 25센트를 내주면 될 텐데 그런식으로 거스름돈을
주는 것은 미국 사람이 우리나라 사람보다 암산력이 약한 것인지, 아니면 착오
가 생기지 않도록 신중을 기하는 것인지 모를 일이다.
식사
뭐니뭐니 해도 미국에서 제일 어려운 것은 식사 해결인 것 같다.
우리와 같은 사람은 카페테리아(Cafeteria)라 해서 진열되어 있는 요리 중에서
먹을 만한 것을 골라서 쟁반(Tray)에 담고, 마지막에 Resister에 음식값을 지불
하는 식당이 적당하다. 요금도 비싸지 않고 셀프 서비스니 팁에 신경 쓸 필요가
없어서 경제적이고 마음이 편하다.
커피는 첫잔 값만 받지 다음 잔부터는 무료 서비스다. 다만 커피 맛이 싱거운
것이 흠이다. 그네들은 커피를 우리네 엽차 또는 숭늉처럼 마시는 것 같다.
그밖에 미국의 전형적인 음식인 햄버거(Hamburgers), 핫도그(Hot Dogs), 피자
파이(Pizza Pie) 등을 파는 간이식당이나 동전을 집어넣고 유리창 속의 선반에
놓인 음식물을 꺼내 먹는 오토매트(Automat)라는 자동 판매식 식당도 편리하게
이용할 수 있다.
공짜 요령
지도: 큰 도시, 특히 공항이 있는 도시에는 공항에 Rental Car 지점들이 많이
나와 있기 때문에 카운터에 놓여 있는 그 도시 지도를 무료로 집어올 수 있고,
시골에는 약국(Drugstore: 담배, 화장품, 잡지 등의 판매를 겸하고 있음)이나 은
행에 가면 그 지방의 지도를 무료로 얻을 수 있다.
전화: TV나 신문 광고란에 나오는 여러 가지 상품의 구매나 문의 전화는 광
고 전화번호 1-***-****을 돌리면 되고, 지역번호(Area Code)에 관계없이 무료
다.
교통: 공항 구내 또는 공항 사이에 운행되는 Free Shuttle Bus의 이용이 있고,
공항 안내소에 있는 Courtesy Telephone Center를 이용하면 예약한 숙소에서
차편을 무료로 제공해 준다.
기타
숙소는 Hotel, Inn(장급여관), Motel(여관, 여인숙)이 있으며 우리에게는 Inn 정
도가 알맞을 것이다. 미국은 대개가 예약이 필요한 나라라 항공기편, 숙소,
Rental Car, 방문, 고급 식당 등은 여행 일정에 맞추어 예약하는 것이 좋다. 공
무여행 중 토요일 및 일요일을 이용한 관광은 그곳의 Tour mobile을 이용하는
것이 시간적으로나 경제적으로 유익하며 명소를 빠짐없이 구경할 수 있다.
특히 이곳은 자동차가 생활 필수품이며 발이다. 원자력 관계 시설이 있는 곳
은 대개가 시골에 소재하고 있기 때문에 대중 교통수단인 버스, 전철 심지어 택
시마저 없으므로 차 없이는 꼼짝도 못 한다. 장기 체류자는 꼭 국제 운전 면허
를 가지고 가거나 그곳의 운전 면허를 따서 ‘똥차’라도 굴려야 살 수 있다.
끝으로
이번 미국 출장에서 느낀 것은 이제 우리나라도 잘 살게 되었다는 점이다. 백
화점이나 상점 등에서 탐나는 물품, 사고 싶은 물건이 별로 없었다.
왜? 의류, 가방, 신발, 완구류 등 괜찮게 보이는 것은 태반이 'Made in Korea'
였기 때문이다.
나의 혼례기
때는 1953년 12월 5일(음 10월 29일), 곳은 경북 월성군 외동면 석계리(돌계),
신랑 서두환(20살)과 신부 박연수(18살)는 육례를 갖추어 혼례를 올리다.
혼약
1953년 초가을 어느 날 저녁 때, 느닷없이 뒷야산 너머 이웃 마을 회갑 잔치
집에서 전갈이 왔다. 잔칫집에 놀러가신 큰댁 삼종조부(할아버지의 6촌)께서 저
를 보자는 것이었다.
그 당시 나는 대학 1학년이었는데, 가정 사정으로 2학기는 휴학하고 집에서 농
사를 돕고 있었다.
영문도 모르는 채 부랴부랴 잔칫집에 갔더니 사랑방에 회갑을 맞으신 최씨 돌
계어른(택호), 큰댁 할아버지, 점잖게 호박단추를 단 마고자를 입으신 낯선 어른,
그리고 동네 어른들 두셋이 환담하고 계셨다.
일차 어른 분들에게 수인사하고 나니 큰댁 할아버지께서 낯선 어른은 돌계 처
남이신데 박씨라고 소개하시면서 다시 인사를 하라고 하시기에 정중히 절을 올
렸다. 이름은, 나이는, 형제는, 무슨 공부를 하고 있는지 등 몇 가지 물음이 계셨
기에 대답한 후 얼마간 있다가 자리를 물러나 집으로 돌아왔다.
이 대면이 선보이는 것이고, 나의 혼담이 오갔던 장소라는 것을 그 이튿날 아
침에 큰댁 할아버지가 우리집에 오심으로써 비로소 알았다. 안방에서 어머님과
무엇을 의논하시더니 나를 불러 정혼이 되었으니 사주단자를 지금 보낸다는 것
이었다.
장가들 나이도 안 되었고 경제적으로 어려웠던 시기였지만, 집안 어른들이 결
정하신 일이라 아무 말 못 하고 그대로 따를 수밖에 없었다. 당장 큰댁 할아버
지께서 사성을 쓰시고 붉은 비단보에 싸서 돌계댁으로 건너가셨다. 각시될 사람
의 얼굴 한번 못 보고 배필이 결정되었고, 다음과 같은 사성이 떠난 것이다.
임신 십이월 이십육일 진시
훗날에 안 사실이지만, 잔칫집에서 골패를 하시다가 여담으로 큰댁 할아버지
께서는 집안에 신랑감인 총각이 있고, 장인께서는 혼기가 된 여식이 있으니 서
로가 마땅한 혼처가 없겟느냐는 이야기 끝에 돌계어른이 중매를 들어 그 자리에
서 화제의 인물을 전격적으로 성혼시킨 것이었다.
초행
육례를 납채, 문명, 납길, 납폐, 청기의 요식행위는 대충 끝내고 친영인 초행
(장가가는) 날이 왔다.
상객인 완고한 종조부님 초조감과 기대감으로 상기된 학생복 차림의 신랑(학
생이고 나이 어린 것이 장가가는 것을 다른 사람에게 보이기가 쑥스러워서), 그
리고 자필로 쓴 예장과 채단(청색, 홍색 두 가지 비단)이 들어 있는 함(손가방)
과 혼수가 들어 있는 유자 칠한 종이 상자를 진 지게꾼.
이렇게 세 사람은 초행길에 올랐다. 그때의 예장은 지금도 집사람의 장농 밑
깊숙이 보관되어 있다. 혼수의 물목은 다음과 같고, 이것을 마련하기 위해 쌀 두
가마니를 내다 팔았다.
장농 미수
금반지 미수
화장품 일체
비단 치마저고리 일습
비로드 치마저고리감 일습
인견 치마저고리감 일습
물목에서 미수라 함은, 현재는 장만하지 못했지만 훗날에 해주겠다는 연수표
다.
처삼촌댁에 당도하여 친구들이 함잽이가 되어 함값을 뜯어내려고 흥정을 시도
하였으나, 장인이 나오시더니 지게 작대기를 휘두르면서 양반집 자식놈들이 침
구의 초행에 수행한 것도 못마땅한 터에 감히 어디라고 수작을 거느냐고 대성질
타하는 바람에 친구들은 혼비백산, 함을 대문에 그대로 두고 달아났다.
처삼촌댁에서 간단히 음식물을 접구한 다음 잠시 쉬고 나서 예복인 사모관대
와 가죽신으로 정장하여 목안(나무 기러기)을 안고 처삼촌댁에서 200여 미터 떨
어진, 초례청이 차려져 있는 처가로 갔다.
사립문으로 된 대문 안 쪽에 놓인 등겨를 담은 가마니를 디디고 넘어 안마당
으로 들어섰다. 이 가마니는 옛날 꼬마 신랑이 말 타고 장가갈 때 처갓집 대문
앞에서 대리려면 키가 작아서 디딤으로 사용한 풍습에 따른 것 같다.
곧이어 천안행사가 거행되었다. 전안이란 신랑이 가지고 간 목안을 신방으로
던짐으로써 끝난다.
다음에 본격적인 혼례식이 거행된다. 전형적인 초가집 안마당에 차일(천막)을
치고 병풍을 둘러 초례상을 차려 놓았는데, 상 위 양 쪽에 대나무와 소나무가
꽂힌 됫병, 보자기에 싼 장닭과 암탉이 놓여 있고, 가운데는 쌀이 담긴 밥그릇,
유과와 엿이 담긴 고리짝이 있다.
상 아래에는 주전자, 술잔, 젓가락, 잘 다듬은 생밤이 놓인 주안상이 있고 간
수(손 씻을 물)를 담은 놋대야도 놓여 있다.
혼주이면서 주례 격인 처삼촌, 사회자 격인 집사, 잔치 손님들이 나열한 가운
데 집사가 읽는, 혼례 의식의 순서를 적은 홀기에 따라 식은 진행된다.
주인출영
서동부서
행교배례
필
혼주는 신랑을 맞이하여, 신랑은 동쪽에서 입장, 신부는 서쪽에서 입장. 이때
연지 곤지 바르고 족두리를 쓰고, 녹의홍상에 원삼을 입은 신부가 안방에서 처
남에게 안겨 나온다.
주변에서 누군가가 큰 소리로 신랑 헛장가 왔다. 신부는 다리 병신이기 때문
에 오빠에게 안겨 나온다고 하니 하객들이 한바탕 웃고, 놋대야의 물에 집게 손
가락을 적시어 서너 번 물을 튕기는 세수 절차가 있고, 신부가 선사배, 신랑이
답재배하고, 합근주 잔이 초례상 위에서 오고 가고, 이 때 술은 마시지 말고 잔
에다 입만 갖다 대는 것이 원칙인데 알고 있으면서 긴장한 나머지 홀짝 마셔버
렸으니 주변에서 다시 폭소가 일어나고, 안주인 생밤은 젓가락으로 뒤집어 놓으
면 되고, 이렇게 하여 혼례식은 끝났다.
초야
신방에서 때늦은 저녁을 먹고 장모님, 처남, 처남댁과의 상견례 그밖의 인척들
의 소개가 있는 후, 처족들의 질의응답이 시작되었다. 일종의 면접시험이라 할
까? 신랑의 가족 사항, 인품, 언행 따위를 알아보는 것이다.
“서서방 자네 시하신인가(부모는 다 계시는가)?”
“자시하입니다(어머님만 계십니다).”
시하신인가의 물음에 CIC(군 정보원)라 잘못 듣고 ‘아닙니다’라고 우답한
예도 있다고 한다.
“자당께서는 몇치신가(모친의 연세는 얼마인가)?”
“을사생(그 당시 48살)입니다.”
이때 마흔 여덟이라고 대답하면 경상도 사투리로 나이, 사람 수, 물건의 개수
가 모드 「치」라는 단위로 통용되기 때문에 ‘앗 타! 너의 집은 어미도 많구나
’하고 놀림감이 된다.
“선대인의 휘자는 (돌아가신 아버님의 이름은)?”
“동자 조자입니다.”
“자네 완장은 몇치신가(삼촌은 몇 분 계시느냐)?”
“두 분 입니다.”
완장이 몇 개인가를 물은 줄 알고 ‘자유당 청년 단원 완장이 하나 있습니다
’라고 대답한 웃음거리도 있다.
“사랑이란 무엇인지 정의해 보게.”
이런 질문에 ‘사랑이란 안채와 따로 떨어져 있는, 바깥 주인이 거처하며 손
님을 접대하는 것입니다’라고 엉뚱한 대답을 하기도 하고, 그 외에 신언서판,
삼강오륜 등등의 질문과 대답으로 시간이 흘러, 자정이 가까워지면 화촉동방을
차린다.
하님이 촛불을 더욱 밝히고, 병풍으로 창호지 문을 가리고, 원앙금침을 깔고,
장모님이 놋요강을 갖다 놓고 그속에 사용 시 소리가 나지 않도록 삼실뭉치를
집어넣는 주밀한 배려가 있은 후, 처남댁이 안방과 신방 사이에 있는 사잇문을
통해 신부와 함께 들어와서 방석에 앉힌다.
드디어 첫날밤의 행사가 시작되는 것이다. 신부 옆에 다가앉아 왼손으로 족두
리 앞 쪽을 잡으면서 족두리를 머리 뒤로 잘 벗긴다.
이때 잘못하면 족두리가 얼굴 쪽으로 빠져 신부의 입 언저리에 걸려, 마치 소
굴레를 씌운 것처럼 되어 낭패를 보게 되고, 창호지 문 구멍으로 들여다보고 있
는 처족 아낙네들의 웃음거리가 되기도 한다.
다음은 큰 머리의 큰 비녀를 뽑아 큰 머리를 내리고 머리를 얹는다. 처녀의
상징인 긴 댕기 머리를 틀어 둥글게 말아서 은비녀를 꽂아 쪽지 머리를 만든다.
머리 얹는 행위는 남녀의 교합을 나타내며, 비녀는 남자, 쪽은 여자의 상징이
라고 한다. 결혼식장에서 손가락에 반지를 끼워주는 것도 교합을 뜻한다고 한다.
그리고 신부의 왼쪽 버선을 벗긴다. 여자가 맨발을 남자에게 보인다는 것은
몸을 당신에게 맡긴다는 뜻이라 한다.
흥분되고 떨리는 손으로 신부의 옷고름을 풀고, 마지막으로 신랑이 도포의 소
맷자락을 손으로 잡아 흔면서 바람을 일으켜 촛불을 끄면, 다음은......
후기
혼례식 다음 날 오전, 상객을 보내는 마지막 주안상이 나간다. 이것을 속어로
손님은 내쫓는다고 해서 쫓아버리상이라 한다. 이때 처가 동네의 청년들이 동상
례(댕기풀이) 조로 금품을 요구하는 글을 상객에게 제출한다. 대개 닭 몇 마리
값에 해당하는 액수다.
그러면 상객은 불가불가야라는 답서를 청년들에게 건낸다. 동상례 자체가 장
난이기 때문에, 이 글을 상객 쪽에서는 불가 불가(NO)로 해석하고, 청년 쪽은
불가불 가(OK)로 받아들인다.
돈으로 닭을 몇 마리 사서 닭원밥(일종의 닭죽)을 만들어 청년들에게 점심으
로 대접한다.
돌아가는 상객과 함께 시집에 보낼 이불, 예단 및 예물인 퇴상(큰상물림)이 실
린 짐이 처갓집 대문 밖으로 떠나가면 실제적인 혼인 잔치는 끝나는 것이다.
그밖에 신랑 다루기, 재행. 삼행 시의 닭서리, 상면할 수 없는 처족 쪽 처녀들
과의 물장난 등 추억에 남는 일들이 많지만 생략한다.
한 가지 생각나는 것은 결혼하고 일 년 후 신부가 처음으로 신랑집으로 오는
신행(또는 우귀)날, 신부가 타는 가마를 메고 올 교구꾼이 없어서 가마를 소 달
구지에 싣고, 내가 앞에서 소 고삐를 잡고 장인이 달구지 뒤를 따라 경주에서
집까지 왔던 일이다.
혼례는 옛날부터 인륜지대사라 하여 엄숙한 예식을 밟았는데, 오늘날 결혼식
장의 모습은 어떠한가? 그야말로 시장 바닥이고 신랑 신부 제조 공장 같은 느낌
을 준다.
반드시 구식 결혼식이 좋다고는 고집하고 싶진 않지만, 사라져가는 미풍양속
을 안타깝게 여기면서 낭만적이고 정취 있었던 나의 혼례를 글로 남긴다.
산제축문
때는 일천구백팔십오년 사월 스무하룻날
제주 한국에너지연구소 산우회 회장 서두환은
산우회 회원들과 함께 팔봉산 산신께 비옵니다.
사시사철 누리를 굽어보시고
모든 것을 포용하시는 산신의 은혜로
저희 산우회 회원들은 작년 한 해 동안도
건강한 산행을 할 수 있었음을 감사하나이다.
봄이면 온갖 봄꽃들과 생기로 맞아주시고
여름이면 푸르름과 달디단 생수를 주시며
가을이면 불타듯 아름다운 결실을,
겨울이면 세상의 뭇것을 파묻고
그저 깨끗함을 지니라 하시는 산신이시여!
처음부터 저희와 함께 계시는 산신이시여!
당신의 보살핌과 베푸심으로 저희 산우회 회원은
지난 해도 무사히 산행을 할 수 있었기에
두 손 모아 감사드리나이다.
산에 오르면 어디서나 들리는 당신의 숨소리,
산에 오르면 어디서나 보이는 당신의 모습이
저희들의 산행을 기쁘게 합니다.
숨이 찰 때 맑은 공기를 주시고,
목마를 때 맑은 샘물을 주시니
고마움으로 마음을 가득 채웁니다.
이제 새해를 맞아 팔봉산 산신께 한 해를 비옵니다.
산우회 회원들 발걸음을 지켜봐 주시고
한 해 동안 산행길에 등을 밀어 주소서.
걸음걸음 경건함이 깃들도록 지켜 주소서.
산행을 준비할 때부터 회원 각자의 마음에
산의 신성함을 새기도록 지켜봐 주시고,
그들 모두에게 조금이라도 산을 업신여기거나,
아무렇게나 생각하는 허술한 마음을
가지지 않도록 다짐을 주시옵소서.
항상 겸손하고 이웃을 아끼는 회원이기를 다짐하는
저희들의 올 한 해 동안 산행에,
팔봉산 산신께서 가호 내리시길 간절히 바라나이다.
차린 음식 맛있게 드시고
오늘 산행도 함께 해주시옵소서.
팔봉산의 힘찬 기운이
온 누리에 펼쳐지길 두 손 모아 비나이다.
일천구백팔십오년 사월 스무하룻날
제주 한국에너지연구소 산우회 회장 서두환
공자님의 나무 항아리
흑판 가운데다 ‘공자님의 나무 항아리’라고 크게 써본다.
학습 분위기가 산만했던 교실이 조용해지면서 무슨 소린가 하고 의아해 하는
학생들의 눈길이 교단으로 집중된다.
물체를 구성하는 질점이 균일중력장에 의해서 작용하는 힘이 어떻고 가 어떻
고 하며, 물체의 중심을 한참 설명하고 있는 물리학 강의 시간에 엉뚱하게도 ‘
공자님의 나무 항아리’GJFF가 튀어나왔으니 말이다.
이것은 대학에 출강했을 때, 무미건조하고 재미라고는 하나도 없으면서 어렵
기만한 물리 시간에 수업 분위기를 바꾸기 위해서 가끔 써먹던 밑천이다. 중국
의 공자님이 나무로 된 항아리를 하나 가지고 있었다. 이 항아리는 제자가 놀러
오면 으레 앞에 내놓고 좋은 물건이라고 자랑하시는 공자님의 가보였다.
그것은 매우 불안정해서 속이 빈 채로는 서 있지 못하여 넘어지고, 또 물을
주둥이까지 가득 채워도 옆으로 넘어지고 만다. 그 항아리는 물을 적당히 넣어
야 제대로 설수 있었다.
이 항아리를 가지고 공자님은 제자들에게 중용의 길을 가르쳤다고 한다.
즉 물은 지식으로 비유하고 항아리는 사람의 머리로 비유하여 지식이 전혀 없
는 사람은 어리석고 쓸모가 별로 없으며, 반대로 너무 잡다한 지식을 머리 속에
가득 넣으면 ‘재인재로 넘어진다.’ 는 속담과 같이 오히려 불행한 결과를 가
져온다는 것이었다.
공자님은 이 나무 항아리로서 중용이라는, 극단에 치우치지 않고 과불급이 없
는 평범한 곳에 진실이 있다는 덕론을 가르쳤다. 그렇지만 나는 물체의 중심을
설명하는데 이 공자님의 나무 항아리를 인용하고 있다. 그러면 이 항아리는 어
떤 구조를 가진 것인가? 그림과 같이 비대칭으로 속을 판 것으로서 '물을 넣으
면 중심이 이동하는 항아리'인 것이다.
속이 비어 있을 때는 중심이 나무가 많은 오른쪽으로 오게 되어 항아리는 넘
어지게 되고, 물을 가득 채우면 물은 나무보다 무거우므로 중심이 왼쪽으로 이
동하여 역시 넘어지게 된다. 그러나 물을 적당히 채우면 중심이 한가운데 오게
되어 항아리는 서 있게 된다.
그러면 이 '공자님의 나무 항아리‘에서 얻을 수 있는 교훈을 통해 내가 세화
여고 학생들에게 하고자 하는 말은 무엇일까?
젊음이 넘치고 희망에 찬 고교 생활 가운데서 놓칠 수 없는 문제들은 진학,
취직, 우정,사랑,인생관 및 공부 등으로 학생에 따라 제각기 다를 것이다. 그렇지
만, 학생의 신분으로는 역시 공부를 공부로서 받아들여 열심히 노력해야 할 것
으로 믿는다. 다시 말해 공부해서 과연 무엇을 하겠는가, 공부만이 인생의 전부
인가 하는 문제로 지나친 회의를 느껴 공부를 게을리 하지 말아야 한다는 뜻이
다.
결국 공부란 것은 성적과 점수에만 신경 쓰지 말고 착실히 자기의 최선을 다
하는 데 보람이 있다고 본다. 공부를 좀 못한다고 비관하지도 말고, 또 좀 잘한
다고 낙관하지도 말자는 말이다.
천재와 바보는 종이 한장 차이라고들 한다. 마찬가지로 공부에 대해서 비관하
는 학생은 도우넛의 가운데 뚫린 커다란 구멍만을 보는 학생이고, 낙관하는 학
생은 구멍 둘레에 있는 맛있는 것만을 보는 학생이다.
도우넛의 가운데 뚫린 구멍과 그 옆의 먹을 것을 다 본다면 객관적이고 합리
적인 생각을 가진 학생으로서 중용의 길을 걸으며 나름대로 공부에 흥미를 느낄
수 있을 것이다.
*이 글은 고등학교 1학년인 딸 기옥의 학부모로서 1979년 2월 24일 발행된 세
화신문 1호에 기고한 것이다.
일본 유학기
나는 1975년 5월에 약 1년간 레이저를 연구하기 위해 동경대학의 외국인 수탁
연구생으로 일본에 갔다. 사정에 의하여 대부분의 시간은 이화학연구소, 마이크
로파 물리실에서 실험을 하였다.
안개 속에 싸인 레이저라는 큰 산을 멀찌감치 바라보면서 동경하고 있었는데
일 년 동안 매달려 그 산 중턱에 겨우 도착한 느낌이다. 산 기슭에서부터 걸어
서 등산해야 할 시간적 여유와 사전지식이 충분하지 않았기 때문에 케이블카로
산 중턱까지 오른 것 같다.
그러나 레이저라는 험한 산의 중턱까지 올라, 지금까지 책이나 사진만으로 보
아 온 것을 직접 자신의 눈으로, 산의 모양이나 변화 그리고 아름다운 경치까지
볼 수 있게 되었으니 매우 유익한 유학이었다고 생각한다. 귀국하면 이 방면의
길잡이가 되어 일익을 담당할 수 있으리라.
레이저 연구를위한 유학, 나에게는 이것이 첫째의 필수조건이었다. 한편으로
유학도 무시할 수 없는 인생의 일부분이므로 레저쪽도 괜찮게 즐겼다고 생각한
다.
일본의 발전된 학술을 배우고, 또 일본의 문화 풍습 및 생활을 보는 것도 유
학의 중요한 의의가 아닐까 하여 여러 곳을 다녔다.
북쪽은 홋가이도의 도야호수, 쇼와신산, 노보리베쯔의 지옥계곡, 시라오이의
아이누족 마을, 서쪽은 큐우수의 하카타와 간몬교, 그리고 남쪽은 오지마의 미하
라산 동백꽃 터널, 하후항, 간토는 후지산정, 하꼬네,닛꼬,가마쿠라의 사찰,간사이
는 오사카성, 교토의 히가시혼겐지, 키요미쯔테라, 나라의 대불, 호류지, 야쿠시지
등등... 고적 명승지를 요산요수하여 많은 추억을 남겼다.
특히 일본에 대한 감상 중에서 나에게 강하게 남는 것은 다음과 같다.
어디로 가나 푸른 삼림과 그 훌륭한 관리, 사통팔방 잘 발달된 교통망, 빈부
차가 두드러지지 않는 안정된 생활과 사회보장 제도, 친절하면서 열심히 일하는
국민성, 일본 옛 고유문화 및 풍속의 산실, 한자 읽기의 어려움과 통일성이 없다
는 점등이다.
끝으로 학술적인 면에서도 도움을 주신 에스교수님, 케이박사에게 깊은 감사
를 드리고, 인간적인 우정으로 대해 준 아이 및 에스양에게 고맙다는 인사를 남
긴다.
대덕 홀아비
금요일날 오후다. 주말이 다가오면 내일은 서울집으로 간다는 들뜬 마음과 제
시간에 상경할 수 있는 차표나 버스표가 다 팔려 나가지나 않았는지 초조한 마
음이 서로 엇갈려 일이 손에 제대로 잡히지 않는다.
이와 같은 심정은 서울에 가족과 집을 두고 대덕연구단지에서 근무하고 있는
사람이면 몇 번은 경험했을 것이다.
지금은 가족들이 많이 이주하여 왔기 때문에 연구단지의 분위기가 많이 안정
되었지만, 아직까지 자녀의 교육 문제, 가정 형편, 그밖의 여러 가지 사정으로
이주하지 못한 직원들이 많다. 본의 아니게 대덕 홀아비 또는 대전 총각(?)이 많
은 것이다. 연구단지 건설 초기에는 상경열차를 '호르몬 열차‘라고 부르는 속어
가 유행하기도 했다.
대덕 연구단지의 설립 목적은 서울 인구의 분산, 안보적인 측면, 국가출연 연
구기관의 쇄신, 고급 두뇌의 집단관리운영 등에 의한 연구의 효율화에 있다고
본다. 물론 여러 가지 장점은 있지만, 세상만사 호사다마라 단점과 문제점도 있
다고 하겠다.
일본의 교양 잡지로서 권위가 있다고 하는 문예춘추의 금년 6월호에 '국제두
뇌도시. 쯔구바 10명 자살자’라는 표제로 '대대적인 선전으로 출발한 실험 도시
에 모인 엘리트 연구자는 왜 죽음을 재촉하는가? 쯔구바에 퍼지고 있는 인공 도
시의 병폐를 파헤치다‘ 라는 기사가 나와 있다.
거기에 나와 있는 문제점이 우리나라의 현황과는 다르지만, 수긍되는 점이 있
어 강 건너 불구경하듯 바라볼 남의 일만은 아니라고 느꼈다.
여기에 그 내용을 소개함으로써 대덕연구단지에 근무하고 있는 연구자의 문제
점을 간략하게 소개한다.
직주접근의 공죄: 직장과 가정이 너무 가깝기 때문에 일감을 그대로 집에까지
가지고 와서 계속하므로 머리를 식힐 사이가 없고, 집에 있어도 일이 머리에서
떠나지 않아 노이로제 상태가 되거나 신경성 피로증에 걸린다는 것이다.
교통시스템의 미비: 단지 내에 거주하는 가족의 장보기나 나들이, 자녀의 통
학, 독신자 숙소 생활자의 도심지 출입 등에 교통 불편이 많다는 것이다. 단지
내의 상주인구가 적어서 시내버스 회사는 채산이 맞지 않다는 이유로 운행회수
를 적게 하고 있다. 이와 같은 교통 시스템의 미비는 특히 독신자의 고독을 증
폭시키고 있는 것 같이 보인다.
신주민과 구주민: 단지에 새로 이주해 온 사람과 토박이 사이에 일어나는 여
러 가지 문제를 들고 있다. 신주민은 첨단과학 연구자와 그 가족이고 구주민은
주로 농업 종사자기이기 때문에 학력, 문화, 경제, 생활면에서 이들 사이에 이질
감이 생겨 화합이 잘 안된다는 것이다. 특히 자녀의 교육 현장에서 많은 문제가
야기되고 있다.
등질사회: 단지 내에서는 도시의 익명성이 없다는 것이다. 단지 내 어디로 가
나 안면이 있는 사람들이고 여기에 사는 인간은 학력, 생활 사이클이 같은 등질
서이다. 한편, 등질성과 관련되지만 규격화되어 있다는 것이다. 일례로 직급. 직
책에 따라 주택, 아파트의 크기가 다르고, 생활 규모가 다르고, 가정에까지도 랭
크가 따라 붙는다. 직장에서 남편이 부장이면 부장이지 부인까지 부장 행세를
하면 하부직의 부인들은 살맛이 안 날 것이다.
정신위생면: 밤낮 일에 쫓기고 일정한 기간 내에 일을 해야 하니 신경을 소모
하게 되고, 우수한 사람들이 모인 가운데 치열한 경쟁 상태에서 연구를 해야 한
다는 것이다. 집단적 연구 도시라는 명목 아래 연구단지는 성과가 주목되고 있
고 그런 뜻에서의 압력을 항상 받고 있다는 것이다. 즉 연구의 자유는 보장되고
있지만 정신적인 자유가 구속된 군사도시와 같다.
이상이 대충 잡지에 실린 내용이다.
우리의 대덕연구학원단지는 아직 건설 중에 있으므로 일본 경우를 잘 참작하
여 훌륭하게 건설해 나가야 할 것이다. 이런 문제점을 해결하려면, 필자의 소견
으로는 연구학원도시가 아니고 일반적인 도시로 구성되어야 하고, 과학 기술뿐
만 아니라 문화 형성의 장으로 맞아들일 필요가 있다고 본다.
다시 말하면 보통도시와 마찬가지로 구멍가게, 대중탕, 이발소, 포장마차, 극장,
음악감상실, 스텐드바 등등이 있는, 인간미가 넘치고 흥청거리는 도시라야 한다
는 것이다.
연구자의 길
우리가 하고 있는 어떤 연구에 대하여 여러 사람들로부터 ‘언제쯤 결과가 나
올 겁니까?’ 하는 질문을 받을 경우가 많습니다.
그러면 ‘언제입니다.’ 하고 확실하게 말할 수 없다고 대답하면, 다시 ‘당신
자신은 언제쯤 될 것으로 믿고 있느냐’고 질문 해 오곤 합니다.
실은 이 물음에는 두 가지 뜻이 내포되어 있다고 봅니다. 하나는 어느 때라는
숫자적인 답의 요구 그 자체일테고, 또 하나는 어떤 연구 과제를 수행하고 있는
당신 자신이 진짜 그 성공을 믿고 있느냐는 회의적인 측면에서의 문제 제기(질
문)일 것입니다.
일반적으로 연구자는 이와 같은 질문에는 매우 약합니다. 낯을 붉히고 그와
같은 우문의 비례를 먼저 따지고 난 후 진행하고 있는 연구가 곧 성공될 것임을
도도히 설명하고, 내일이라도 성공할 것 같은 장미빛의 착각을 줘서 질문을 물
리치는 재주가 연구자에게는 도저히 있을 것 같지 않습니다.
한편, 성과 제일주의의 세상이므로 언제 성공할지 모르는 일에 몇 년 동안이
나 씨름하고 있는 연구자들에게서 무엇인가 헛점을 잡으려고 질문하는 쪽의 기
분도 모르는 바는 아닙니다. 그리고 연구자들도 확실히 이 일에 많은 세월을 보
낼 수 없다는 것을 알고 있습니다.
‘산이 그곳에 있기에’라는 식의 대답도 있을 것입니다. 이 연구야말로 인류
최후의 에너지 해결책이라고 해도 좋을 것이고, 학문적 흥미가 있어서라고 대답
해도 틀리지는 않을 것입니다.
그러나 사람이 오랫동안 한 가지 일만을 계속하다 보면 역시 연구자 한 사람
한 사람 속에 어떤 의지 또는 고집이 생겨 그것을 지탱해 주는 것이 아닐까요?
어떤 친구가 있었는데 그 부인은 매우 아름답고 약간 새침하고 시끄러운 면도
있었지만, 그것이 오히려 사람의 눈길을 끌면서 금상첨화격이 되어 항상 그녀에
관한 화제가 끊이지 않았습니다.
원래 남의 집 사정은 물어볼 수 없는 일이지만, 언젠가 그 자신의 결혼 20주
년 기념회식에서 그의 친구에게 알려준 재미있는 이야기가 있습니다.
청혼 당시 그는 그녀가 희대의 악처가 될 것이라는 것을 명확히 예감하였다는
것입니다. 약혼 전날 밤의 꿈에 두 사람이 탄 보트를 아무리 저어도 배가 조금
도 앞으로 나아가지 않았다고 합니다.
이것이 결혼의 앞길을 상징하는 것이라는 선명한 인상을 받았지만, 이것이 오
히려 극복해야 되겠다는 용기를 불러일으켜 결혼하기로 결심한 동기가 되었다고
합니다.
이와 같은 논리는 현대에서는 먹혀 들어가지 않을지 모르지만, 모름지기 곤란
한 것에 도전하겠다고 하는 하나의 영웅심에 비유해도 좋지 않을런지?
그런 그들이 오늘날 결혼 20주년을 맞이한 것입니다. 이와 같은 선택과 긴 세
월이 걸린 연구의 예가 우리 주변에 많이 있으리라 믿습니다. 각자의 연구 성과
를 기대하는 마음으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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