프리마베라 드 필리피, 아론 라이트 지음 / 미래의창
이 책은 블록체인 기술에 대한 심층적인 연구와 분석을 통해, 이 기술의 무궁무진한 기회를 취하면서 그것이 내포한 잠재적 위험을 피할 수 있는 방법을 제시한다. 저자들은 기술적 문제의 이해, 현행 법제도와 법의 집행 간의 관계 등을 살펴보면서, 블록체인이 가져올 변화는 어떤 것인지, 블록체인의 한계는 어떤 것인지, 관련된 법과 제도를 어떻게 바라보아야 할 것인지에 대한 성찰을 전달한다.
코드가 지배하는 세상이 온다 - 블록체인 시대의 법과 제도
▣ 저자 프리마베라 드 필리피, 아론 라이트
프리마베라 드 필리피 - 하버드 로스쿨의 버크먼-클라인 인터넷&사회 센터의 연구원, 파리2대학 CERSA/CNRS 영구 연구원. 법학자이자 인터넷 활동가, 예술가로서 블록체인 기반의 저작권법을 중점 연구하고 있다. 현재 크리에이티브 커먼스, 열린 지식재단, P2P 재단에서 활동 중이다.
아론 라이트 - 뉴욕 예시바 대학교 벤자민 N. 카르도조 로스쿨 법학과 교수로 블록체인 프로젝트를 지휘하고 있다. 법인 및 지적재산권 분야, 각종 신기술 관련 법규의 전문가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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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Short Summary
비트코인의 출현과 그에 이은 암호화폐들의 등장은 모두 블록체인이라는 견고한 신기술을 바탕에 두고 있다. 중앙의 통제자 없이 네트워크의 각 노드에게 정보가 분산 소유되고, 정보의 수정과 변경이 불가 능하며, 파괴 불가능한(혹은 회복력 강한) 블록체인의 특성은 사회, 경제, 정치 전반에 걸친 대규모 혁신을 예고하고 있으며, 개인과 정부, 기업 할 것 없이 이 새로운 기술이 가져다줄 무한한 기회를 탐색 하고 그 가능성에 빠져들고 있다. 그러나 블록체인에는 위험도 뒤따른다.
이 책은 블록체인 기술에 대한 심층적인 연구와 분석을 통해, 이 기술의 무궁무진한 기회를 취하면서 그것이 내포한 잠재적 위험을 피할 수 있는 방법을 제시한다. 저자들은 기술적 문제의 이해, 현행 법제도와 법의 집행 간의 관계 등을 살펴보면서, 블록체인이 가져올 변화는 어떤 것인지, 블록체인의 한계는 어떤 것인지, 관련된 법과 제도를 어떻게 바라보아야 할 것인지에 대한 성찰을 전달한다.
총 5 파트로 구성되어 있으며, 파트1에서는 블록체인의 기술을 살펴보면서 암호화, 인터넷과의 상호작용, 비트코인과 이더리움 등 암호화폐의 원리를 고찰한다. 파트2에서는 블록체인이 금융분야에서 어떻게 쓰이고 있으며, 스마트 컨트랙트의 잠재력이 무엇인지에 대해 집중 설명한다. 파트3에서는 블록체 인과 정보 시스템을 연계하여 블록체인이 어떠한 변화된 인프라를 제공할 수 있을지, 또 개인의 프라 이버시와 정보보안의 유지가 가능할지 살펴본다. 파트4에서는 블록체인으로 인해 바뀌게 될 조직의 미래, 기업의 지배구조 변화 등을 살펴본다. 파트5에서는 블록체인의 규제방안에 대해 살펴보고 블록체 인이 중심이 되는 미래에 대한 기대와 우려를 객관적인 데이터를 통해 전달한다.
▣ 차례
역자의 글 / 서문
PART 1 블록체인 기술 1. 블록체인, 비트코인 및 탈중앙화된 컴퓨팅 플랫폼 / 2. 블록체인의 특징
PART 2 블록체인과 금융, 스마트 컨트랙트 3. 디지털 화폐와 탈중앙화된 지급 시스템 / 4. 법적 계약으로서의 스마트 컨트랙트 5. 스마트 증권과 파생상품
PART 3 블록체인과 정보시스템 6. 조작이 불가능한 인증 및 검증된 정보 / 7. 회복력 강하고 조직 불가한 정보 시스템
PART 4 자동화된 조직 8. 조직의 미래 / 9. 탈중앙화된 자율 조직 / 10. 사물 블록체인
PART 5 탈중앙화된 블록체인 기반 시스템의 규제 11. 규제의 방식 / 12. 법으로서의 코드
결론 / 주 / 감사의 말
- 3 - 코드가 지배하는 세상이 온다-블록체인 시대의 법과 제도
코드가 지배하는 세상이 온다 - 블록체인 시대의 법과 제도
블록체인 기술
블록체인, 비트코인 및 탈중앙화된 컴퓨팅 플랫폼 인터넷이 태동하기 전까지, 케이블을 사용하는 것 외에는 컴퓨터를 서로 연결할 방법이 없었기 때문에 컴퓨터는 섬과 같은 존재였다. 그런데 1950년대 말에 미국 랜드연구소의 연구자들은 컴퓨팅에 관한 새로운 패러다임을 모색하기 시작했고, 연구자들 중 하나였던 폴 배런은 몇 년간의 연구 끝에 1964년 8월 중요한 돌파구를 마련했다. 배런은 패킷 스위칭이라 불리는 기술을 이용하여 한 컴퓨터에서 다른 컴퓨터로 정보 조각을 보낸 다음, 이것을 거의 마술처럼 재조합하는 데 성공했다.
배런의 연구에 힘입어, 미국 국방부 산하 고등연구계획국은 이 새로운 기술을 활용하여 최초의 컴퓨터 네트워크인 ARPAnet을 개발했는데(나중에 기관 명칭 ‘Defense’가 추가되면서 DARPAnet으로 다시 명명됨), 연구자들과 교수들은 이 네트워크를 통해 파일을 공유하고 자료를 교환할 수 있게 되었다. 이후 수십 년 동안 이 새로운 네트워크의 성능은 지속적으로 개선되었는데, 이는 네트워크 상의 컴퓨터를 보다 쉽게 식별하고 정보를 정확하게 전송할 수 있게 하는 기술인 TCP/IP(전송 제어 프로그램 및 인터넷 프로토콜)와 DNS(도메인 네임 서비스) 등이 추가로 개발되었기 때문이다. 컴퓨터는 더 이상 고립된 존재가 아니었다. 이제 컴퓨터는 코드의 얇은 층을 이용하여 서로 연결되었다.
공개키-개인키 암호화와 디지털 서명: DARPAnet이 발전하면서 두 번째 혁명의 전조가 나타나기 시작 했다. 새로운 암호화 알고리즘은 개인과 기기가 메시지, 파일 기타 정보를 안전하고 인증된 방식으로 상호 교환할 수 있는 수단을 제공해 주었는데, 암호전문가인 윗필드 디피와 마티 헬먼은 ‘공개키-개인키 암호기술’이라는 개념을 정교한 방식으로 고안했고, 이를 통해 안전한 키 분배를 둘러싼 암호기술의 근본적인 문제를 해결함과 동시에 인증된 디지털 서명의 이론적 토대를 제시했다. 공개키-개인키 암호기술은 공유키 없이도 암호화된 메시지를 보낼 수 있게 했다.
디피와 헬먼이 이 획기적인 연구결과를 발표한 지 얼마 지나지 않은 1978년, 론 리베스트, 아디 샤미 르와 랜 애들먼으로 구성된 MIT 출신의 암호전문가 팀은 디피와 헬먼의 연구를 기반으로 하여 보다 진전된 결과물을 내놓았다. 이들은 두 개의 큰 소수를 곱하는 방식으로 수학적으로 상호 연결되어 있는 공개키와 개인키 조합을 생성하는 알고리즘을 개발했는데, 이것이 소위 RSA 알고리즘이다(개발자들의성 첫 글자를 따서 명명했다).
이후 공개키-개인키 암호기술의 응용은 단지 메시지를 암호화하는 것을 넘어서 널리 확장되었다. 디피와 헬먼이 인식했듯이, 공개키-개인키 암호기술은 “암호화와 해독이 별개의 키에 의해 이루어지는” 새로운 암호시스템을 구축함으로써 위조가 어렵고 ‘자필 서명된 종이 서류’의 필요성을 대체할 수 있는, 안전하고 인증된 디지털 서명의 토대가 될 수 있었다.
상업 인터넷과 P2P 네트워크: 1990년대 중반에 이르러 인터넷은 급격한 팽창과 상업화 단계에 들어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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다. DARPAnet은 초기의 학문 중심의 환경을 넘어섰고, 업데이트를 거치면서 현대적인 인터넷으로 탈바꿈했다. 다수의 민간 인터넷 서비스 제공자(ISP)들 덕택에 사람들이 ‘사이버 공간’의 등고선을 탐험 하면서 새로운 소프트웨어 프로토콜과 교류했고, 이를 통해 전자 메시지를 보내거나, 파일을 전송하거나, 다른 사람의 컴퓨터에 호스팅된 미디어를 유통시키거나 링크를 제공하는 것이 가능해졌다.
디지털 화폐: 공개키-개인키 암호기술의 발전에 매료된 일부 암호전문가들과 기술전문가들을 중심으로, 회복력이 강하고 탈중앙화된 P2P 네트워크에 대한 아이디어가 퍼져나갔다. 스스로를 “사이퍼펑크”라 칭했던 이들은, P2P 네트워크 및 암호화 기술의 힘을 인식하였고, 양자를 공히 개인의 자유에 대한 침해에 대항하기 위한 수단으로 바라보고 있었다. 사이퍼펑크들이 꿈꾸던 것의 핵심적인 요소는 익명에 의한 현금거래와 추적 불가능한 결제시스템이었다.
사이퍼펑크들과 다른 암호전문가들은 1983년부터 새로운 통화시스템을 만들기 위해 공개키-개인키 암호기술을 활용할 수 있는 방안을 연구하기 시작했다. 그 해 차움은 사람들이 개인정보를 넘기지 않으 면서도 전자화폐를 만들어 전송할 수 있는 시스템을 제안했다. 이 시스템은 궁극적으로 차움이 1994 년에 설립한 회사인 디지캐시가 되었다. 그러나 디지캐시는 기술적인 한계가 있었다. 디지캐시는 클라 이언트-서버 모델을 통해 운영되었기 때문에 차움의 회사는 네트워크 상의 모든 거래를 재확인하고 인증해야 했다.
비트코인: 2008년 말, 사토시 나카모토라고 불리는 한 명의 혹은 여러 익명의 개발자들은 공개키-개인키 암호기술과 디지털 서명, 그리고 P2P 기술을 융합하여 블록체인이라고 알려지게 된 새로운 분산 데이터베이스를 개발함으로써 여러 문제를 해결했다. 나카모토는 블록체인을 이용하여 중앙화된 중개자 없이도 운영될 수 있는 탈중앙화된 디지털 화폐를 만들었다. 차움이 만든 디지캐시가 중앙의 운영 자에 의존했던 것과 달리, 나카모토의 시스템은 컴퓨터들의 네트워크를 통해 모든 비트코인 거래 기록을 인증하고 관리하도록 했다. 이 모델에 따르면 거래는 공동의 데이터 저장장치에 기록되고, 그 기반이 되는 비트코인 소프트웨어가 디지털 화폐의 공급을 통제하고 거래 인증 작업을 조직화함으로써 중앙화된 통제의 필요성을 없앴다.
블록체인의 특징 비록 복잡하기는 하지만 블록체인의 핵심적 특징은 몇 가지로 압축되는데, 이러한 특징들은 P2P 네트 워크, 공개키-개인키 암호기술, 그리고 합의 메커니즘에 의존한다. 블록체인은 탈중개화되어 있고 초국가적이다. 또 블록체인은 회복력이 강하고 변화에 대한 저항력이 있으며, 불가역적 데이터를 가명으로, 그리고 투명한 방식으로 저장한다. 그리고 (전부는 아니더라도) 대부분의 블록체인 기반 네트워크는 합의에 이르기 위한 시장 기반의, 또는 게임 이론에 기반한 메커니즘을 보유하고 있으며, 이를 통해 사람들이나 컴퓨터들을 조직한다. 이와 같은 여러 가지 특징이 결합했을 때 자율적인 성질을 가지는 소프트웨어를 사용하는 것이 가능하게 되며, 왜 블록체인이 없었다면 달성하기 어려웠을 경제적ㆍ 사회적 활동이 가능하도록 해주는 강력하고 새로운 도구로 기능하는지 설명할 수 있다.
동시에, 이러한 특징은 블록체인 기술의 가장 큰 한계를 보여주기도 한다. 블록체인의 탈중개화, 초국 가적인 성질 때문에 해당 기술을 통제하기 어렵고 블록체인의 기반 소프트웨어 프로토콜을 변경하는 것도 어렵다. 블록체인은 가명으로 사용할 수 있고 탈중앙화된 합의 메커니즘이 지탱하고 있는 데이터 구조는 조작 불가능하기 때문에 블록체인은 사회적으로 용납하기 어렵거나 형사처벌의 대상이 되는 행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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위에 활용될 가능성이 있으며, 이 같은 행위는 자율적으로 구동되는 소프트웨어 프로그램을 사용함으 로써 보다 용이해질 수도 있다. 더욱이 블록체인은 투명하고 추적 가능하기 때문에 정부나 기업이 이를 끌어들여 강력한 감시와 통제의 수단으로 활용하려고 할 가능성이 높다.
블록체인과 금융, 스마트 컨트랙트
디지털 화폐와 탈중앙화된 지급 시스템 블록체인은 전통적인 지급 시스템을 향상시키거나 대체하는 강력한 수단으로 여겨진다. 가치 이전의 능력, 중간 매개자가 없고 국경을 초월한다는 특성으로 인해, 블록체인은 지리적 경계에 구애받지 않고 몇 분 만에 지구를 가로질러 보낼 수 있는 새로운 세대의 디지털 화폐를 지원한다. 이러한 디지털 화폐는 발전된 송금 시스템과 새로운 형태의 국제적인 가치 이전의 출현을 용이하게 함으로써 안정적인 지급 시스템을 필요로 하는 국가들에 도움을 줄 수 있다.
한편 블록체인은 새로운 위험을 야기하는 측면이 있지만, 많은 경우 언뜻 보아서는 명확하게 드러나지 않을 수 있다. 정부가 자금 이체에 관한 현재의 규제를 블록체인에 기반을 둔 지급 시스템에 접목시킨 다면, 현재의 정부 감시 기능은 오히려 커지고 개인의 금융 프라이버시 영역은 축소되는 의도하지 않은 결과가 초래될 수 있다. 동시에 이러한 규제로 인해 기술자들은 완전히 법의 영역을 벗어나서 익명 으로 이용하는 통제 불가능한 디지털 화폐의 개발에 더욱 몰두하게 될 가능성이 있다.
법적 계약으로서의 스마트 컨트랙트 스마트 컨트랙트와 법적 계약: 많은 면에서 스마트 컨트랙트는 오늘날의 서면 계약과 다르지 않다. 스마트 컨트랙트를 체결하기 위해 당사자들은 먼저 그들이 ‘합의’에 이를 때까지 계약의 거래조건을 협상 하고, 합의가 이루어지면 당사자들은 전자 서명된 블록체인 기반의 계약으로 작동하는 스마트 컨트랙트 코드로 그들의 합의 전부 또는 일부를 기억한다. 분쟁 발생 시, 당사자들은 합의 내용을 재협상하 거나 스마트 컨트랙트의 효력을 뒤집기 위해 법원이나 중재판정부에 배상을 구할 수 있다.
전통적인 법적 계약과 스마트 컨트랙트의 차이점은 자율적인 코드를 사용하여 의무를 강제하는 스마트 컨트랙트의 능력에서 시작된다. 스마트 컨트랙트에서 의무 이행은 표준적인 법률 문구로 작성되지 않는다. 대신 이러한 의무들은 엄격하고 형식적인 프로그래밍 언어(가령 이더리움의 솔리디티)를 사용하는 스마트 컨트랙트 코드로 기억된다. 스마트 컨트랙트 코드는 중개하는 운영자나 신뢰할 수 있는 중개자에 의지할 필요 없이, 근저에 있는 블록체인 기반의 네트워크를 지원하는 모든 노드에 의해 배포 되는 방식으로 실행된다. 이런 스마트 컨트랙트의 자율적인 성질 때문에 스마트 컨트랙트에 기억된 약속들은 기본적으로 자연의 언어로 된 법적 계약에 기억된 것들보다 소멸시키기 더 어렵다.
또 스마트 컨트랙트는 프로그래머들이 ‘오라클’이라고 부르는 신뢰할 수 있는 제3자 소스를 이용하여 계약기간 동안 이행 의무를 조정하도록 할 수 있기 때문에 전통적인 서류 기반의 계약들보다 더 역동 적이다. 오라클 덕분에 스마트 컨트랙트는 실시간으로 변화하는 조건에 대응할 수 있다. 계약 당사자 들은 새로 수령한 정보에 따라 지급의 흐름을 수정하거나 코드화된 권리와 의무를 변경하기 위해 오라 클에 참조 표시를 할 수 있다. 또 오라클은 개인의 주관적인 판단에 기초하여 특정 이행 의무를 결정 하거나 업데이트하는 것을 가능하게 한다. 이런 방식으로 당사자들은 손쉽게 코드로 번역될 수 있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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객관적인 약속을 위해 스마트 컨트랙트의 확정적이고 보장되는 실행에 의지하게 된다.
또한 스마트 컨트랙트는 사람들이 중앙의 중개자에 의존하지 않고 물품의 판매를 지원하고 상호 협조 하는 탈중앙화된 전자상거래 마켓 - 이베이 또는 크레이그리스트와 같은 - 에서 일대일 직거래를 이루도록 돕고 있다. 이러한 서비스들은 물품의 대금 지급과 관련해서는 블록체인 기술과 스마트 컨트랙 트에 의존하고, 거래 과정 중에 발생할 수 있는 잠재적인 문제들은 인간 기반의 오라클에 맡긴다.
감소된 감시비용과 기회주의적인 행동 위험: 스마트 컨트랙트의 특이점은 계약 당사자들에게 감시비용과 기회주의적인 행동 가능성을 줄이는 새로운 도구를 제공한다는 점이다. 기본적으로 스마트 컨트랙 트는 어느 누구의 통제도 받지 않으며, 암호화된 이행 의무는 근저에 있는 코드가 정한 거래조건에 따라 실행될 것이다. 분산되어 있고 중개자가 없는 블록체인 네트워크의 속성은 모든 코드화된 조항들이 계획된 대로 이행될 것을 상당한 수준으로 보장한다. 이런 특성들 때문에 스마트 컨트랙트는 당사자들이 코드화된 의무를 감시하고 이행이 이루어졌는지를 지속적으로 평가할 필요성을 감소시킨다.
이에 더해, 블록체인은 회복성이 강하고 변경하기 어렵기 때문에, 당사자들은 근저에 있는 스마트 컨트랙트 코드는 변경되지 않았으며 장래에도 변경되지 않을 것이라는 확신을 얻는다. 그리고 블록체인에 저장된 정보를 변경하기가 어렵기 때문에, 스마트 컨트랙트는 궁극적으로 당사자들이 그들의 합의 사항을 구현한 코드를 수정해 자기거래를 하거나 기회주의적으로 행동할 가능성을 줄인다. 그리고 기회주의적 행동의 위험을 줄임으로써 스마트 컨트랙트는 거래관계의 새로운 길을 열어주고, 잠재적으로 상호 신뢰하지 않는 당사자들 간의 경제 활동의 폭을 넓혀준다.
스마트 컨트랙트의 한계: 스마트 컨트랙트는 여러 장점을 가졌지만 몇 가지 결점도 가지고 있는데, 열거하면 다음과 같다. ① 프라이버시 우려 - 당사자들이 법적 문구로 쓰인 계약을 체결할 때, 그들은 일반적으로 그들의 계약 내용을 비공개로 유지할 선택권을 가진다. 하지만 블록체인의 투명한 성격 때문에 스마트 컨트랙트 코드뿐만 아니라 스마트 컨트랙트를 통해 체결된 모든 거래들은 그들이 네트워크 노드들에 공개하는 P2P 네트워크를 통해 전파된다. 이는 특히 계약 당사자들이 블록체인 계정이 알려진 자들과 연계되어 있을 때 프라이버시 침해의 위험을 높인다.
② 법적 의무의 형식화 - 형식적인 프로그래밍 언어에 의존하기 때문에 스마트 컨트랙트는 모호하거나 열린 조항을 체결하는 데 사용하기에는 적절치 않으며, 상관관계가 있는 법적 합의사항을 담아내기에 특히 부적합하다. 스마트 컨트랙트가 예견할 수 있고 객관적으로 입증 가능한 법적 의무의 견본을 만드는 데 사용되더라도, 당사자들의 의도를 정확히 명문화할 수 있는지 여전히 의문이 남는다.
③ 가명을 쓰는 당사자들 간의 계약 - 스마트 컨트랙트의 자율적인 성격은 가명을 쓰는 당사자들을 포함하는 상거래 계약에서도 문제를 일으킨다. 스마트 컨트랙트가 일단 작동되면, 가명을 쓰는 당사자들은 스마트 컨트랙트 거래에 제한적인 영향만 미칠 수 있을 것이다. 그리고 스마트 컨트랙트가 신원이 알려진 당사자들 간의 합의사항을 규율하기 위해 사용된다면, 스마트 컨트랙트에 구현된 이행 의무는 처음에 실행된 코드의 효력을 배제하거나 수정하기 위한 또 하나의 거래를 통해 변경될 수 있다. 어떠한 다른 법적 계약서처럼 이러한 당사자들도 법원이나 다른 준사법기관에서 그들의 계약상 권리를 행사하고 잠재적으로 손해배상을 청구할 수 있다. 그러한 기회는 상대방의 신원을 알지 못하는 당사자들 간의 스마트 컨트랙트 기반 합의 맥락에서는 이용하기 어려울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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④ 계약의 표준화 - 스마트 컨트랙트의 광범위한 사용은 또한 법률 서비스 제공에 변화를 가속화하여, 결국 법률 산업에서의 구조적인 변화로 귀결될 수 있다. 스마트 컨트랙트가 점점 더 정교해짐에 따라, 개인들은 변호사들의 조언에 덜 의존하며, 스마트 컨트랙트 코드를 포함하는 규격화된 계약을 선택할 수도 있다. 예로 경험 많은 저작권 변호사의 서비스 대신에, 뮤지션 그룹은 표준적인 자연 언어로 된법적 조항과 스마트 컨트랙트를 결합한 하이브리드 로열티계약을 채택할 수도 있다.
⑤ 범죄이거나 부도덕한 계약 - 스마트 컨트랙트가 사악한 의도를 가진 자들에게 매력적으로 보일 수있다는 점이 가장 우려되는 부분이다. 스마트 컨트랙트가 암호기술의 법에 최우선적으로 또는 배타적 으로 의존하는 ‘법중립적(alegal)’ 시스템을 만드는 데 사용될 수 있기 때문이다. 디지털 화폐의 경우 악의를 지닌 당사자들은 의도적으로 현행법과 규정을 회피하는 방식으로 불법적인 거래에 대한 합의를 하기 위해 이러한 기술에 의존할 수 있다. 중개자가 없고, 회복력이 강하며, 변경하기 어려운 블록체인의 속성 때문에 이러한 스마트 컨트랙트 계약서에 암호화되어 저장된 의무들은 일단 계약이 실행되고 나면 멈추거나 변경하기 어려워진다.
스마트 증권과 파생상품 블록체인은 증권과 파생상품의 결제와 청산 과정을 개선할 수 있고, 잠재적으로 더 글로벌하고 투명한 금융 시스템을 만들어 낼 수 있다. 그러나 블록체인을 통제되지 않은 상태로 두면, 암호기술의 법에 의존하며 더 불안정하고 통제가 어려운 금융의 풍경이 연출될 가능성이 높아질 수도 있다.
블록체인과 정보시스템
조작이 불가능한 인증 및 검증된 정보 등기부 및 공공 정보: 블록체인은 정부의 중요한 정보를 보다 강화된 보안 체계 아래 보관하고, 공신력 있는 정부 등기부와 기록 시스템을 구축할 수 있는 도구이다. 블록체인 기술이 정부 기록의 근간을 이루면 사람들은 어디서든 원하는 장치를 통해 실시간으로 정보에 접근할 수 있게 된다. 블록체인에 저장된 정보는 널리 확산되어 P2P 네트워크의 여러 노드들에 사본의 형태로 저장된다. 블록체인에 정보가 일단 저장되고 나면 상당한 노력을 들이지 않고는 삭제나 변경이 어렵다.
블록체인에서 행해지는 모든 절차는 디지털 서명을 거쳐 투명하게 기록되기 때문에 정보의 출처를 편리하고 쉽게 확인할 수 있다. 이러한 특징으로 인해 회복력이 강하고 조작 불가한 토지 등기부를 만드는 데 블록체인을 활용하는 방안이 검토되고 있다. 미국 일리노이주, 스웨덴, 그루지아 공화국, 가나 공화국 모두 블록체인 기반의 시스템으로 누가, 언제, 얼마 동안 토지를 소유하는지 공신력 있게 입증 하려는 시도를 하고 있다. 블록체인에 기록된 소유권, 토지 증서 및 관련 서류들은 조작 불가한 데이 터베이스에 반영구적으로 저장되기 때문에 위조와 정보 분실의 위험이 적다.
인증 및 검증된 기록: 블록체인은 민감한 정보를 보호하고 인증되지 않은 접근을 통제하여 정부를 향한 사이버 공격을 차단하는 역할도 한다. 블록체인 기술은 조작 불가한 비가역적 방법으로 정보를 저장하여 정부의 민감한 정보나 주요 공공 정보의 안전성과 투명성을 지속적으로 검증하는 새로운 정보 보안 시스템을 지원한다. 정부가 블록체인 기반의 기술을 도입하여 주요 기반 시설을 정보 공격으로부터 보호할 능력이 보강되면 국가 안보도 강화된다. 민감한 정보와 기밀 정보를 블록체인에 해시로 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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장하면 정부는 기록을 변조하거나 삭제하려는 외부의 시도가 있었는지 알아낼 수 있다.
보안 위험: 블록체인을 사용하여 정부 기록을 저장하고 민감한 정보의 진실성을 파악하는 것은 보안및 정보 보호 등과 관련하여 새로운 함정과 위험을 야기한다. 또한 이러한 등기부와 기록 보관 시스템이 성공적으로 운영되기 위해서는 블록체인에 저장된 정보의 질을 보증할 정치적 지원이 필요하다. 회복력이 강하고 조작 불가한 성질에도 불구하고 블록체인은 위조나 변조를 겪을 가능성이 있으며, 악의를 가진 사람에게 공격당하거나 조작될 수 있다. 블록체인이 주요 기록들을 관리하는 경우, 그 블록체 인은 단일 장애 지점이 되어버려 장애 발생 시 전체를 마비시키는 참사를 초래할 수도 있다.
정보 보호 영역의 축소: 블록체인 등기부나 기록 시스템의 기반을 약화시키는 또 하나의 요소는 정보 보호에 대한 우려다. 정부가 공공 기록을 블록체인에 직접 저장하기 시작하면, 블록체인의 전 세계적 이고 투명한 성격으로 인해 정보 내용을 누구나 인터넷에서 열람할 수 있다는 리스크가 발생한다. 그리고 한 번 블록체인에 저장된 정보를 일방적으로 변경하거나 삭제할 수 없다는 특징 때문에 이러한 정보 보호 문제는 더욱 악화된다. 블록체인에 저장된 모든 정보는 인터넷을 사용하는 불특정 다수에게 반영구적으로 공개되어, 개인정보와 민감한 정보의 비밀 유지를 어렵게 만든다. 따라서 개인정보 보호가 엄격한 국가에서는 블록체인 기반의 정부 시스템이 문제를 야기할 수 있다.
또한 블록체인 기반 시스템이 정보를 직접 공개하지는 않더라도, 네트워크 당사자들의 행위나 상호작 용을 노출시킬 수는 있는데, 타인의 정보를 얻고자 하는 이들에게 이러한 자료는 정보 자체만큼 유의 미할 것이다. 실제로 이러한 시스템에 내재된 투명성은 거래를 공개적으로 추적할 가능성을 높이며 개인 정보 보호를 저해할 수 있다. 블록체인이 필수 정보 또는 인허가 정보를 기록하는 데 사용되면서 이러한 정보의 존재 자체가 개인의 사생활을 노출시키는 수단이 될 수 있다는 것이다.
자동화된 조직
조직의 미래 블록체인은 결제, 금융, 상거래와 정부, 정보 시스템이 작동하는 방식에 일대 변혁을 가져왔을 뿐만 아니라, 사회적인 상호 작용과 경제 활동에 전례 없는 새로운 수단을 제공함으로써 조직 내 의사결정을 용이하게 만든다. 예를 들어, 스마트 컨트랙트는 블록체인에 기반한 투표 시스템, 그리고 코드에 기반한 규칙을 사용하여 조직 운영을 효율화하고 기회주의적 행동을 방지함으로써 기존 조직을 지원한다.
동시에 블록체인은 중앙정부 혹은 공신력 있는 제3의 주체에게 의존할 필요성을 줄임으로써 P2P 기반 활동을 조직하고 조정할 수 있는 새로운 도구를 제공한다.
기업 지배구조와 내부통제: 블록체인 기술에 기반한 스마트 컨트랙트를 통해 기업은 특정 계약 및 행동을 관리하고 조정함으로써 보다 효율적인 조직의 운영이 가능해진다. 블록체인 기술은 기업의 설립, 운영 및 경영에도 영향을 미친다. 그뿐만 아니라 기존 기업의 운영비용을 절감하고 내부 통제 메커니 즘을 개선하면서, 동시에 이러한 조직의 전반적인 투명성이 향상되도록 변화를 불러일으킨다.
블록체인 기반의 스마트 컨트랙트를 활용한다면 회사나 기타 법인 내에서 자기 거래를 하거나 기회주 의적으로 행동할 가능성을 줄일 수 있다. 자연어 계약에 의해 운영과 관리가 이루어지는 전통적인 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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직과 달리 블록체인 기반 조직은 부분적으로 스마트 컨트랙트 코드의 규칙에 따라 관리된다. 이 규칙은 조직 내 구성원의 의사가 반영되는 방식을 자세히 기록한 코드를 사용하여 조직이 더 쉽게 의사결 정을 내리는 데 도움을 준다. 그리고 블록체인 기반의 자율적인 내부코드를 사용함으로써 조직은 스마트 컨트랙트를 통해 업무를 분담하고, 여러 당사자의 확실한 승인 없이 조직의 거래가 일어나는 것을 막을 수 있다.
이러한 맥락에서 블록체인의 엄격한 시스템은 일종의 책임감 강화를 의미한다. 조직의 통제에 얽매이지 않는 조직 내 규칙이 생성되므로 내부의 누군가가 이를 수정하거나 회피하거나 그 외 다른 어떤 방법으로도 손상시킬 수 없기 때문이다. 따라서 블록체인 기술을 적용하는 법인은 주주와 직원들 사이의 불확실성이 줄어드는데, 이는 결과적으로 경쟁 우위와 부의 창출을 가져온다.
탈중앙화된 조직들: 블록체인 기술이 조직에 미치는 영향은 기존 기업 및 기타 법인이 가진 문제점을 차츰 개선하는 것에 국한하지 않는다. 여기서 더 나아가 블록체인 기술은 탈중앙화된 조직들, 블록체인 기술 및 스마트 컨트랙트를 주된 혹은 독점 관리체제로 사용하는 새로운 조직을 창출해낼 수 있다.
블록체인에 기반한 스마트 컨트랙트는 중앙 서버에서 실행되는 것이 아니라, 전체 네트워크에서 분산된 방식으로 실행되는데, 이러한 스마트 컨트랙트들이 결합함으로써 조직의 규칙을 총체적으로 아우르 면서 기술적으로 상호 강제되는 연결 시스템이 형성된다.
블록체인 기술을 사용하면 P2P 기반의 협업이 가능한 개인들끼리 모여 탈중앙화된 조직을 만들 수 있으며, 원한다면 필요에 따라 중앙 집중식 관리에 크게 의존하지 않고 가치를 교환할 수 있다. 오픈 소스 공동 작업의 모델에서 영감을 얻은 탈중앙화된 조직은 블록체인 기반 프로토콜 및 코드 기반 시스 템을 통해 연결된 사람들이 공유하고 있는 사회적 또는 경제적 목표를 달성하는 데 집중한다.
어떤 의미에서 이러한 블록체인 기반 조직은 전통적인 오픈 소스 조직으로서 요차이 벤클러가 제시했던 공유 기반 공동 생산 시스템의 확장으로 볼 수 있다. 즉, ‘분산되고 협조적이며 독점적이지 않은’ 조직 구조로서 시장의 움직임이나 관리자의 명령에 의존하지 않고, 광범위하게 분산되어 있지만 느슨하게 연결되어 서로 협력하는 개인들 사이에서 자원을 공유해 결과물을 만들어낸다.
탈중앙화된 조직의 비규제성: 탈중앙화된 조직에 대한 실험이 증가하면서 각국 정부는 이러한 새로운 조직 구조를 설립하거나 지원하려는 사람들에게 법적 조치를 취하고자 할 수 있다. 그러나 정부가 탈중앙화된 조직을 폐쇄하려고 해도 그러한 조치가 개발이나 도입을 중단시킬 수 있을지는 미지수다. 자율적인 스마트 컨트랙트 코드의 실행으로 운영되는, 조작 불가능하고 회복력이 강한 블록체인에 기반한 탈중앙화 조직은 그 조직을 만든 사람보다 더 오래 살아남기 때문이다. 발기인이나 토큰 소유자에게 법적 조치를 취하면, 관심은 줄어들 수 있지만, 그것이 조직 폐쇄로까지 이어지지는 않는다.
탈중앙화된 블록체인 기반 시스템의 규제
규제의 방식 로렌스 레식은 인터넷 규제 방법을 분석하면서 각기 다른 네 가지 메커니즘이 개인의 행동을 어떻게 통제하는지를 설명하는 “한심한 점 이론”을 정립했다. 여기서 네 가지 메커니즘이란 국가에 의해 제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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된 법률, 사회에서 정해진 사회적 규범, 수요공급 법칙에서 파생된 시장의 힘, 그리고 물리적 세계와 디지털 세계를 형성하는 아키텍처이다. 먼저 정부가 개개인의 행동을 통제하는 가장 직접적이고 익숙한 방법은 특정한 행위를 허용하거나 금지하는 법률을 제정하는 것이다. 법 집행이라는 위협 앞에서, 개인은 자신의 행동을 바꿀지 아니면 불복에 따른 처벌을 감수할지를 선택하게 된다. 하지만 정부는 무엇이 허용되고 무엇이 허용되지 않는지를 법으로 정하는 것 말고도 개인이나 기관에 간접적인 압력을 가하는 보다 우회적인 방식으로 개인의 행동에 영향을 미칠 수도 있다.
예를 들어, 주 정부는 조세 정책을 통해 시장과 시장 참여자들을 규제할 수 있고, 시간이 지나면서 사회적 규범을 만들어 낼 수도 있다. 그리고 또 정부는 주행 속도를 낮추기 위해 학교 근처에 과속방지 턱을 설치하는 것을 비롯하여 온라인상 개인정보 보호를 위한 정보 수집 관련 법규의 제정을 통해 물리적 또는 디지털 세계의 아키텍처를 형성하는 정책을 수립할 수도 있다. 정부는 개개인의 행동에 어떻게 영향을 미칠 것인지를 고려하여 여러 가지 정책 수단의 전부 또는 일부를 선택한다.
암호기술의 법과 블록체인 기술의 등장은 규제 당국에 새로운 과제를 안겨주고 있다. 블록체인은 탈중 앙화, 탈중개화, 임의 조작 불가능성, 강한 회복력의 특성을 가지며 잠재적으로 자율적인 코드 기반 시스템에 의해 운용되므로, 레식이 정립한 네 가지 규제 방식이 블록체인과 관련해서도 적용되는지, 적용된다면 어떻게 적용되는지에 대한 의문이 제기된다. 실제로 일부 시스템의 특성인 자율성을 고려하면, 규제의 대상이 되는 “한심한 점”은 사라지고 법인격을 갖춘 존재로부터 독립되어 작동하는 자율적인 코드 기반 시스템으로 대체되고 있는 것처럼 보인다.
즉, 처음에는 정부가 블록체인 기반 네트워크 및 이를 기반으로 작동하는 애플리케이션이나 서비스에 대한 통제력을 잃은 것처럼 보일 수 있다. 그러나 보이는 것이 전부는 아니다. 인터넷에 대해 그래왔던 것처럼, 법은 항시적으로 블록체인 기술의 발전을 규제하고 제한하거나, 그 발전에 영향을 끼치도록 적응할 수 있다. 결국 블록체인은 인터넷과 마찬가지로, 탈중앙화된 네트워크일 뿐이다.
가장 자율적인 시스템조차도 특정 세력과 통제의 대상이 되기 마련이다. 블록체인 기반 시스템은 법률 준수를 무시하게끔 설계될 수 있지만, 블록체인 네트워크를 지원하는 새로운 중개자에 의존할 수밖에 없으며, 이러한 중개자는 규제 대상이 되기 쉽다. 게다가 이러한 시스템은 필연적으로 코드(또는 아키 텍처)에 의존하며, 그 운용은 궁극적으로 시장 역할과 사회적 규범에 의해 결정된다. 그리고 법은 기술을 규제하는 이 세 가지 힘 모두에 영향을 미칠 수 있다.
그런데 블록체인 기반 시스템과 관련하여 정부 당국이 소프트웨어 개발자, 제조업자, 시장참여자 및기타 매개자들의 행위를 추적하고 제한하는 데에는 기본적으로 제한이 있다. 정부가 - 최선의 노력을 다하여 - 인터넷을 철저히 조사하더라도 사람들이 범죄나 기타 바람직하지 않은 활동에 참여할 가능성을 근절시킬 수 없는 것처럼, 정부는 다양한 규제 수단들을 동원하더라도 블록체인 네트워크에서의 불법적인 행위 일체를 중단시킬 수는 없을 것이다.
법으로서의 코드 정부가 블록체인 기술에 대한 포괄적 규제에는 실패할 수 있다 해도, 보다 효율적이고 자동화된 방식 으로 법규를 적용하기 위한 수단으로 블록체인에 의존할 수 있다. 정부 기관과 기업이 일상적인 업무에 인터넷과 디지털 기술이 제공하는 기회를 점진적으로 수용하고 통합한 것과 마찬가지로 공공 및 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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간 기관도 블록체인 기술을 사용하여, 자체 규칙 및 규정 체계를 확립하고 이를 자체 실행되는 코드 기반 시스템을 사용하여 구현할 수 있다. 이는 정부가 스마트 컨트랙트 코드의 자동 실행과 함께 블록 체인의 투명성과 조작 불가능성을 활용하여 특정 정책 목표를 달성하고, 블록체인 기반 응용 프로그램을 잠재적으로 제한하는 코드 기반 규제의 새로운 방식을 실험해볼 수 있는 기회다.
암호기술의 법과 알고리즘의 지배: 전체적인 시각으로 보면 블록체인 기술을 규제 기술로 사용하면 규제 당국 및 사회 전반에 일련의 이점을 제공할 수 있다. 블록체인 기술을 통해, 정부는 규제 준수 및법 집행 비용을 줄이고, 법률을 자동화하며, 법률 조항에 내재된 불확실성의 정도를 줄여, 사회를 보다 효율적으로 규제할 수 있다. 이러한 시스템이 주류로 채택되고 정부의 지원을 받으면 새로운 규제 체계 - 암호기술의 법에 의존하고 앞서 기술한 회복력, 조작 불가능성, 자율성을 포함한 코드기반 시스 템의 동일한 속성을 누리는 - 를 구축하는 데 점진적으로 기여할 수 있다.
블록체인을 사용해 일부 법률 및 규정을 전체 또는 부분적으로 자율적인 코드 기반의 규칙으로 변환할 수도 있다. 이렇게 변환된 규칙은 블록체인 기반 네트워크에 의해 자동으로 실행되기 때문에 스마트 컨트랙트에 기록된 특정 규칙이 어떻게 주어진 상황에 적용되는지 여부를 결정하기 위해 법원의 판단에 의존할 필요가 적어진다. 블록체인 기반 규칙의 실행이 정부의 개입을 필요로 하지 않는다는 점을 감안할 때, 이런 규칙의 영향은 사후에만 법원 또는 사법 당국에 의해 검토될 수 있을 것이다.
효율성과 법적 확실성 측면에서 이점이 있기는 하지만, 암호기술의 법은 그 특성상 개인의 자율성을 침해하고 사회 전반에 위험을 가져올 수 있다. 중앙집권적이고 권위주의 정부의 통제 하에서 블록체인의 특징인 회복력, 조작 불가능성 및 자율성은 권력자가 블록체인 기반 시스템에 자신의 규칙을 반영 함으로써 블록체인 시스템과 상호작용하는 자는 무조건 그 규칙을 따를 수밖에 없도록 강제하는 상황을 초래할 수 있는데, 이는 궁극적으로 엄격한 권위주의 정권의 권력을 강화시키는 데 기여할 수 있으며, 자기 실행 코드 기반 규칙을 통해 시민들을 더 강하게 통제할 수 있는 권능을 얻을 수 있다.
블록체인 기술이 이러한 식으로 사용된다면 오늘날 법이 집행되는 방식이 크게 바뀔 것이다. 관료주의적 서류 기반 시스템에서 기술이 주도하는 코드 기반 시스템으로의 전환은 이전에는 불가능했던 방식 으로 개인의 행동을 제한할 수 있으며 궁극적으로 법집행의 기본 규칙과 근본적인 원칙을 변화시킬 수있다. 한편 오늘날 정부는 사회가 준수해야 하는 규칙을 정립하는 중책을 맡고 있다. 어떤 정부 기관은 이러한 규칙을 정하는 책임이 있으며 다른 정부 기관은 규칙을 집행하는 책임이 있다. 특히 법률은 사후에 적용되기 때문에 사법 기관은 일반적으로 법을 해석하고 적용하는 책임을 부여받아 법이 주어진 상황에 적용되어야 하는지 여부를 결정해야 한다.
사후에 적용되는 기존 법과 달리 코드에 반영된 법은 기술 프레임 워크를 통해 자동으로 집행된다. 법률 또는 계약상 규칙이 스마트 컨트랙트 코드로 기록되면, 기본 블록체인 네트워크는 코드를 실행하고 계획대로 정확하게 코드화된 규칙을 적용하며, 정부 또는 기타 신뢰받는 권위자는 코드가 실행된 후이의 실행을 변화시키거나 영향을 줄 가능성이 없다. 부적절한 법의 적용이 있을 경우에만 피해 당사 자가 이러한 규칙의 효력을 취소해달라고 사법부에 요청할 수 있을 뿐이다.
점점 더 많은 정부 서비스가 블록체인 기반 인프라스트럭처에 의존함에 따라, 우리는 결국 기존 관료 주의 시스템의 비효율을 알고리즘에 의한 시스템으로 대체하고 있다. 이는 자율적인 소프트웨어 코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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에 의해 정의되고 집행되는 ‘암호기술의 법’이 지배하는 새로운 사회구조의 출현을 의미하며, 개인들은 법의 부적절한 해석이나 불공정한 적용에 대한 구제수단을 거의 또는 모두 상실할 수 있다. 정부가 보호 메커니즘을 제공하지 않거나 이러한 시스템을 해체하기로 선택한 경우, 오늘날 “법에 의한 지배는 궁극적으로 코드의 지배”에 따라 운영되는 알고리즘의 지배로 대체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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