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책,영화,리뷰,

나는 오늘도 아무렇지 않은 척합니다

by Casey,Riley 2021. 10. 1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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라오양의 부엉이 지음 / 다연
운명은 본래가 그렇다. 세상의 진실하고 선량하고 아름다운 모습을 보여주면서도 동시에 거짓되
고 악하고 추한 것과 마주치게 한다. 기약 없이 찾아오는 따듯함을 느끼게도 해주고 또 기약 없
이 떠나가는 이별을 맛보게 한다. 이 책은 녹록지 않은 현실, 고난과 역경이 가득한 인생사를
담담히 풀어내며 그 안에서 조금 더 현명하게, 평화롭게 살아가는 법을 말한다. 분홍빛으로 가
득한 이상적 이야기가 아닌, 고민하고 절망하면서 살아가는 우리의 인생 이야기를 통해 오히려
위로와 힘을 준다.

나는 오늘도 아무렇지 않은 척합니다
라오양의 부엉이 지음

▣ 저자 라오양의 부엉이
뒤통수로 이 세상을 바라보는 인터넷 시대의 고양이 집사. 시간과 목숨을 소중히 여기며, 열정적인 글
들로 시끄러운 세상을 파헤치기를 좋아한다. 당신에 대한 사랑은 책임질 수 없지만, 그 대신 당신을
일깨우고자 한다. 주요 저서로 『멋있는 핸드백은 천편일률적이지만 재미있는 영혼은 딱 하나다』, 『평
생 평범하게 살면서 스스로 위안하는 어리석음』, 『여성이여, 가난에서 벗어나는 것은 싱글 탈출보다
더 중요하다』, 『친구들과 우열을 겨루되 바보와는 옳고 그름을 따지지 말라』 등이 있다.


▣ Short Summary
운명은 본래가 그렇다. 세상의 진실하고 선량하고 아름다운 모습을 보여주면서도 동시에 거짓되고 악
하고 추한 것과 마주치게 한다. 기약 없이 찾아오는 따듯함을 느끼게도 해주고 또 기약 없이 떠나가는
이별을 맛보게 한다. 또 관심과 사랑을 원하지만 끝내 얻을 수 없게 하고, 잃었다가 되찾는 감동도 준
다. 그 때문에 당신은 사방팔방에 도사리는 위험과 악의를 감수하는 법을 배워야 하고, 동시에 인생이
갖은 우여곡절을 겪게 해주면서도 또 다른 탈출구를 준비해주는 것에 감사하는 법을 배워야 한다.
인생 또한 본래가 그렇다. 당신을 좋아하는 사람도 있고 반면에 싫어하는 사람도 있다. 또 누군가는
당신의 능력을 높이 사며 중시하는가 하면 또 누군가는 당신을 얕보며 무시한다. 또 당신을 칭찬하는
사람이 있는가 하면 당신을 비판하는 사람도 있다. 그러므로 당신을 좋아하는 사람들로부터 받는 기쁨
으로 남에게 미움받는 우울함을 잠재우라. 또 능력을 인정받는 데서 오는 자부심으로 누군가에게 무시
당하는 데서 오는 불안감을 제압하라. 그리고 칭찬이 주는 충족감으로 비판이 주는 좌절감을 지워버려
라.
세상의 모든 일은 시작하기도, 해나가기도, 끝내기도 어렵다. 그만큼 녹록지 않은 인생 속에서 삶 대부
분은 역경으로 가득하다. 그런데 이는 대개 세상의 평가와 남의 시선에서 비롯된다. 우리는 현명한 사
람이 되어야 한다. 내 머릿속은 나의 정원이지, 남이 함부로 날뛰는 운동장이 아니다!
삶의 진상을 정확히 꿰뚫어 볼 줄 알아야 천방지축 요동치는 감정을 다스릴 수 있다. 매일매일을 ‘문제
없이’ 살아가려면 삶을 똑바로 들여다보고 분별력을 키워야 하며 절제할 줄 알아야 한다. 때로는 삶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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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는 오늘도 아무렇지 않은 척합니다

원망하고 미워하기도 하겠지만 그 모든 전제, 즉 ‘생명에 대한 사랑’만큼은 마음속에 꽉 품고 있어야
한다.

▣ 차례
PART 1 그래, 어른이 된다는 건 참 김빠지는 일이야
01 오늘도 아무렇지 않은 척 꾸미다
02 정작 자신은 홀대하면서 타인에게만 잘하는 당신
03 그래, 어른이 된다는 건 참 김빠지는 일이야
04 어떤 일이든 시작이 어렵고, 꾸준히 하는 것은 더 어렵고, 끝맺는 것은 더더욱 어렵다
05 세속적인 것을 멸시하더라도 함께 어울릴 줄도 알아야 한다
PART 2 사랑한다는 건 두 사람이 서로의 정신병을 치유해주는 것이다
06 사랑한다는 것은 두 사람이 서로의 정신병을 치유해주는 것이다
07 고마워, 그처럼 바쁜 와중에도 직접 나에게 상처를 줘서
08 두꺼비가 없다면 백조도 외로울 것이다
09 세대 차이라는 것은 실상 상대방에 대한 이해가 부족한 사랑이다
10 우리는 모두가 말과 마음이 다르면서도 상대방이 눈치채주기를 바란다
11 뻔뻔스럽게 생떼를 부리는 것은 당신인데 왜 사정을 봐주지 않는다고 원망하는가?
PART 3 울부짖어서 모든 문제가 해결된다면 아마 이 세상의 주인은 당나귀가 됐을 것이다
12 남을 평가하는 것은 쉽지만 정작 자신을 올바르게 인식하는 것은 매우 어렵다
13 최고의 교양은 항상 다른 사람을 배려하는 것이다
14 혼자 있을 때는 자신의 과오를 수시로 들여다보고, 남들과 잡담을 나눌 때는 뒷말을 하지 말라
15 손에 망치를 든 사람에게는 누구나 못이다
16 성모마리아가 되고 싶다면 먼저 솔선수범하라
PART 4 미안하지만 당신의 청춘은 이미 잔액 부족 상태이며 충전도 할 수 없다
17 실패는 성공의 어머니이지만, 성공은 무정하기 짝이 없다
18 당신이 생각하는 방식대로 살지 않으면 당신이 살아가는 방식대로 생각하게 된다
19 인생에서 맞부딪치는 절대다수의 난관은 주관 없이 남의 장단에 춤추느라 생겨난다
20 자율은 자신과의 전쟁이다
21 포기는 쉽지만 지키는 것은 어렵다
22 우수하다는 것은 자기 느낌이 아니라 객관적인 사실이다
PART 5 실상 시간은 그저 모든 병을 완치시킬 수 있다고 떠벌리는 돌팔이 의사에 불과하다
23 대뇌는 당신 개인의 공간이지, 타인의 경마장이 아니다
24 충분히 기다리지도 않고 섣불리 왈가왈부하지 말라
25 시간은 그저 모든 병을 완치시킬 수 있다고 떠벌리는 돌팔이 의사에 불과하다
26 1초 전에는 ‘젠장’이 1초 후에는 ‘좋아’로 변하지 않는 것이 있을까?
27 순수하다는 것은 아는 게 적다는 뜻이 아니라 지키는 게 많다는 뜻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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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는 오늘도 아무렇지 않은 척합니다

나는 오늘도 아무렇지 않은 척합니다
라오양의 부엉이 지음

PART 1 그래, 어른이 된다는 건 참 김빠지는 일이야
어떤 일이든 시작이 어렵고, 꾸준히 하는 것은 더 어렵고, 끝맺는 것은 더더욱 어렵다
소셜 소프트웨어를 찾는 이들은 크게 네 부류다. 첫째는 돈을 벌기 위한 사람들, 둘째는 연애를 하기
위한 사람들, 셋째는 맛있는 먹거리를 찾는 사람들, 넷째는 죽고 싶도록 절망적인 사람들이다. 지금 내
앞에 앉아 있는 루이루이는 네 번째 부류에 속한다. 10분 전에 그녀는 내게 이런 톡을 보냈다. ‘학교
다닐 때는 성적 때문에 비교당하고, 직장을 다니면서는 연봉을 비교당하고, 이제는 남보다 더 많이 걸
어 다니는 것까지 비교당하고 있어요. 이젠 나를 놔줬으면 해요. 나는 이 세상과 비교당할 필요가 없
는 쓰레기가 되고 싶어요.’
따지고 보면 루이루이는 이모부를 거쳐 건너서 먼 친척뻘이다. 루이루이는 어린 시절부터 특히 수학을
싫어했다. 덧셈, 뺄셈 말만 나와도 배가 아프다고 투정을 부릴 정도였다. 그녀의 엄마는 이렇게 다독였
다. “대학만 들어가면 수학 따위는 할 필요가 없단다.” 안타깝게도 루이루이는 어렵사리 진학한 대학교
에서 질풍노도와 같은 방황을 겪었다. 학업에 열중하며 지식을 쌓기는커녕 술과 담배, 욕설을 배웠다.
‘지식과 교양을 갖춘 지성인’이 아니라 ‘내 인생은 끝났어. 그러니 대충 살아도 돼’라는 느낌을 온몸으
로 발산했다.
루이루이는 대학 졸업 후 1년 넘게 백수로 지내다 인맥 덕분에 가까스로 잡지사에 취직했다. 그제야
힘든 백수생활도 청산하고 새로운 인생을 맞이할 수 있으리라 여겼다. 그러나 잡지사의 일은 결코 녹
록지 않았다. 날마다 산더미처럼 쌓이는 일 때문에 야근을 밥 먹다시피 해야 했다. 오늘은 원고의 품
질을 살피고, 내일은 소재의 창의성을 따져보고, 모레는 예술적 가치를 논의하는 등 일의 강도는 고3
시절에 맞먹을 만큼 힘들고 고되었다. 그뿐만이 아니었다. 회사 동료들 앞에서 상사에게 질책을 듣는
날도 허다했다. “도대체 할 줄 아는 게 뭐야? 이따위로 할 거면 회사 나오지 마!” 그야말로 절망적인
벼랑 끝에서 기사회생했다고 생각했는데 알고 보니 첩첩산중에서 길을 잃은 꼴이었다.
루이루이가 물었다. “무슨 일이든 처음 시작이 어렵다고 하잖아요? 어렵게 대학에 진학해서 겨우 졸업
하고 간신히 취직에 성공했는데, 내 삶은 여전히 엉망진창이에요. 정말 왜 이렇게 사는 게 힘든지 모
르겠어요!” 루이루이는 기어이 울음보를 터뜨렸다. 눈물과 콧물이 한데 뒤범벅이 된 채 펑펑 우는 그녀
는 그야말로 억울한 누명을 쓴 죄수 같았다. 나는 그녀에게 손수건을 건네고 울음이 잦아들기를 기다
렸다가 말했다. “그래, 뭐든지 시작이 어렵지. 그런데 말이야. 그 일을 꾸준히 하는 것은 더 어렵고, 끝
맺는 것은 더더욱 어려워. 대학 진학은 네가 어렵게 배움의 길로 들어서는 시작에 불과해. 또한 직장
을 얻는 것은 생계 수단을 마련하기 위한 첫걸음일 뿐이야. 네가 원하는 풍요롭고 행복한 삶을 얻기
위해서는 앞으로도 무수히 많은 중간 단계와 결말을 겪어나가야 해.”
우리는 나이가 들수록 새로이 깨닫게 된다. 진심 어린 태도나 말이 결국은 거짓말이라는 사실을! 부모
님은 말했다. “나중에 어른이 되면 다 좋아진단다” 담임선생님은 말했다. “대학 진학만 하면 더 이상 시
험공부는 안 해도 된다.” 직장 선배는 말했다. “새로운 업무는 사나흘 적응하면 익숙해져.” 과연 어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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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는 오늘도 아무렇지 않은 척합니다

는가? 어른이 되어도 좋아지는 것은 하나도 없으며, 대학을 진학하고 나면 다시 자격증 시험이나 잡다
한 능력인증 시험이 등장하며, 직장에서 새로운 업무에 간신히 적응하고 나면 또 다른 업무가 당신을
기다린다.
결혼하기 전에는 친구들이 이런 말을 했을 것이다. “좋아하는 사람이 생기면 모든 게 잘 될 거야.” 그
러다 애인이 생기고 애정 전선에 적잖은 문제가 생기면 친구들은 또 이렇게 말한다. “너랑 안 맞는 것
같으면 헤어져.” 마음에 드는 물건이 있으면 동료들은 이렇게 권한다. “그렇게 좋으면 사버려.”
하지만 실제로 어떠한가? 성격이 잘 맞는 연인을 만나기도 힘들고, 또 그런 사람을 만나도 사랑을 가
꿔나가기는 더 힘들고, 죽을 때까지 함께 백년해로하는 것은 더더욱 힘들다. 조금만 마음에 안 들어도
애인을 갈아치우는 사람은 나이 들 때까지 좋은 인연을 만나기 힘들다. 또 마음에 들면 가격을 따지지
않고 무작정 사들이는 사람은 은행 잔고가 바닥을 드러내기 일쑤다.
사실 나이를 먹고 어른이 되는 것은 마치 오락 게임에서 경험치를 얻고 레벨 업이 되는 것처럼 계속
자신을 업그레이드하는 과정이다. 다섯 살 때는 다섯 살배기 어린아이가 겪어야 하는 세상이 있고, 열
여덟 살에는 청년기에 마주해야 하는 세상이 있으며. 쉰 살에는 중년이 맞닥뜨려야 하는 세상이 있다.
나이가 몇 살이든 간에 그 나이 단계에서 헤쳐 나아가야 하는 난관이 있고, 어떤 인생을 살든 그 인생
길 걸음걸음마다 그에 상응하는 수준의 위기가 기다리고 있다. 적어도 내 생명이 붙어 있는 이상 경험
치를 획득하지 않고서는 그 단계를 통과할 수 없다.
눈앞의 난관을 건너뛸 생각도 해서는 안 되고, 또 현재의 난관을 통과했다고 해서 앞으로 모든 일이
뜻대로 이뤄진다고 착각해서도 안 된다. 당장 눈앞에 닥친 난관을 잘 헤쳐 나아가야만 지금 나이 단계
의 생활이 좀 더 수월해지고, 또 다른 레벨의 난관을 헤쳐 나아가기 위한 경험치를 쌓을 수 있다.
열여덟 살 청소년이 되어 다섯 살 무렵의 시간을 떠올리면 특별히 힘든 난관이 없었다고 생각하기 쉽
다. 그저 어린 시절에는 대학시험을 치를 필요도 없기에 공부 스트레스도 없다고만 기억하기 때문이다.
하지만 곰곰이 생각해보라. 다섯 살 무렵 더러는 덧셈 뺄셈을 배우기 시작하고, 그림 그리기 방법을
배우고, 어른들에게 인사하는 방법을 익히는 등등 그 어느 것 하나 쉬운 일이 있었던가?

PART 2 사랑한다는 건 두 사람이 서로의 정신병을 치유해주는 것이다
사랑한다는 것은 두 사람이 서로의 정신병을 치유해주는 것이다
새벽 3시 30분에 느닷없이 울리는 스마트폰 벨 소리에 잠을 깼다. 비몽사몽 낚싯바늘에 걸린 물고기처
럼 나는 마지못해 따뜻한 잠자리를 박차고 나와 전화를 집어 들었다. 수화기 저편에서는 고함 소리가
와르르 쏟아져 내렸다. “라오양, 하하하. 나 내일 결혼한다. 너무 흥분돼서 잠을 잘 수가 있어야지. 잠
이 안 오는데 어떡하지?” 나는 화가 치밀어 맞받아 소리쳤다. “야, 인마! 넌 양심도 없냐?”
한밤중에 나의 꿀잠을 깨운 친구는 어린 시절 함께 자란 리무터우였다. 결혼식 전날의 흥분되는 그의
마음을 내가 왜 이해하지 못하겠는가? 그도 그럴 것이 리무터우는 연애 방면에서는 지금껏 못생긴 아
기오리처럼 번번이 실패만 거듭하던 천덕꾸러기였다. 그러던 그가 작년 장마철에 쥐안쯔를 만난 것이
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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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는 오늘도 아무렇지 않은 척합니다

두 사람은 사랑에 빠진 여느 연인처럼 사흘이 멀다 하고 사량싸움을 벌였다. 한번은 이런 일도 있었다.
두 사람이 산책하려고 승장기를 타는데 한 남성이 뚱뚱하게 살이 찐 퍼그 두 마리와 타고 있었다. 두
마리 퍼그는 낯선 사람을 보고 경계하면서 크렁크렁, 이상한 소리를 냈다. 승강기에서 내린 뒤 쥐안쯔
가 아주 심각한 표정으로 리무터우에게 물었다. “방금 그 남자가 데리고 있는 게 돼지였어요?”
그 말에 리무터우는 폭소를 터뜨리고 말았다. 이에 자존심이 상한 쥐안쯔는 그대로 몸을 돌려 집으로
돌아가버렸다. 그날 리무터우는 쥐안쯔를 달래기 위해 100여 개의 문자를 보내고 50여 차례 전화를
걸었지만 아무런 회신도 받지 못했다. 리무터우는 한밤중에 될 때까지 쥐안쯔에게 계속 문자를 보냈는
데, 문자마다 영문 ‘M’ 자가 왼쪽으로 90도 기운 부호를 함께 보냈다. 호기심 때문인지 아니면 화가
가라앉았는지 그제야 쥐아쯔가 회신을 보내 무슨 뜻이냐고 물었다. 이에 리무터우는 이렇게 답했다.
‘그 부호는 시그마인데 수학에서 총합, 화해를 의미해.’
물론 연애 기간에 리무터우도 쥐안쯔 때문에 화가 머리끝까지 치민 적이 많았다. 예컨대 쥐안쯔가 리
무터우에게 색깔이 다른 넥타이 두 개를 선물했을 때다. 다음 날 리무터우는 쥐안쯔가 선물해준 넥타
이 하나를 골라매고 싱글벙글 데이트장소에 나갔다. 그런데 뜻밖에도 쥐안쯔가 토라지듯 이렇게 화를
내는 것이었다.
“왜 그 색깔을 맨 건대? 도대체 무슨 뜻이야? 다른 하나는 마음에 안 든다는 소리야?” 이런 일도 있었
다. 두 사람이 함께 밥을 먹는데 쥐안쯔가 밥을 먹는 내내 아이패드로 사극 드라마를 보았다. 리무터
우가 물었다. “오늘 갈비찜을 아주 맛있게 만들었는데? 얼마나 찐 거야?” 쥐안쯔는 듣는 둥 마는 둥
한참이 지나서야 이렇게 말했다. “엉? 아니야! 여덟째 왕자가 아니라 셋째 왕자가 죽인 거라고!”
약혼식장에서 쥐안쯔는 앙큼한 미소를 지으며 리무터우에게 말했다. “내가 아름답지도 고상하지도 않
다는 것 나도 잘 알고 있어요. 외모도 볼품없고 속도 좁은 데서 한 성질 하죠. 그런 나에게 하늘이 당
신을 천생배필로 보낸 걸 보면 전생에 나에게 큰 잘못을 저질렀나 봐요.”
쥐안쯔의 말에 약혼식장은 웃음바다로 변했다. 이때 마이크를 건네받은 리무터우는 웃음을 참으며 담
담하게 대답했다. “음, 업모는 피할 수 없는 법이니 순순히 죗값을 치러야겠죠?”
언젠가 나는 리무터우에게 물은 적이 있다. “쥐안쯔는 성미가 고약하다는 걸 알면서도 그렇게 좋아?”
리무터우는 이렇게 대답했다. “순한 토끼가 아니라 고슴도치라서 더 안고 싶은 갈망이 커지는 것 아닐
까?” 나는 쥐안쯔에게도 물어봤다. 리무터우는 이렇게 대답했다. “순한 토끼가 아니라 고슴도치라서 더
안고 싶은 갈망이 커지는 것 아닐까?” 나는 쥐안쯔에게도 물어봤다. “리무터우가 지저분하고 말실수도
잘하는 수다쟁이라는 것을 알면서도 그에게 한평생을 의지하고 싶어요?” 그러자 쥐안쯔는 이렇게 대답
했다. “내가 고집 센 당나귀처럼 심술을 부릴 때도 그 사람은 날 신화 속에서나 나오는 유니콘처럼 소
중하게 대해주거든요.”
처음에는 상대방이 사랑스러워 눈에 넣어도 안 아플 정도지만 막상 함께 지내게 되면 상대방의 고집스
러움에 미움이 커진다. 결국 어제까지만 해도 좋아 죽을 것 같던 사이가 오늘은 미움과 증오에 사로
잡혀 원수가 되고 만다.
그의 성숙하지 못한 유지함을 참을 수 없지만, 그의 천진난만함이 좋기에 당신은 사랑을 이어나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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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는 오늘도 아무렇지 않은 척합니다

또 그는 당신의 고지식함이 따분하지만, 매사 진지하고 성실한 모습에 매료당한다. 당신은 그에게서
낭만이라곤 눈곱만큼도 찾아볼 수 없어 실망스럽지만 반면에 현실적이고 책임감 강한 모습에 만족감을
느낀다. 그는 당신의 성급하고 괄괄한 모습이 무척 불만이지만 반면에 당신의 어리숙한 모습에서 사랑
스러움을 느낀다……. 이처럼 본시 사랑에는 정답이 없다. 그 누구도 100퍼센트 만족스러운 연인을 얻
을 수 없다. 그저 점차 상대방의 단점까지도 기꺼이 감수하려는 것뿐이다.
누군가는 상대방의 매너 있는 모습에 마음에 뺏긴다. 가령 길을 걸을 때는 항상 인도 안쪽으로 당신을
걷게 하고, 또 온화한 태도로 차 문을 열어주거나 의자를 옮겨주며, 시시때때로 로맨틱한 데이트를 선
사한다. 혹자는 상대방의 조건에 매료당하기도 한다. 가령 그의 유복한 가정 배경이나 미래 전망이 좋
은 직업, 혹은 상대방의 멋스러운 외모와 체력 등…….
하지만 모든 젊은 남녀가 가장 선호하는 이성은 바로 이해심 많은 사람이다. 이해심 많은 사람은 당신
이 “음” 하고 대답하면 못마땅해한다는 것을 눈치채고, 또 당신이 “어”라고 대답하면 기분이 우울하다
는 것을 이내 알아준다. 또한 남들이 당신을 칭찬하는 말에는 적잖은 과정이 섞였음을 눈치채고, 당신
에게 쏟아내는 비난에는 당신을 음해하려는 나쁜 의도가 있음을 간파한다. 그 사람은 얼핏 보기에는
건강한 당신의 영혼 뒤편에 아픈 환자가 숨어 있다는 것을 안다.
당신의 명석하고 예리한 두뇌 뒤편에는 어리석은 백치가 있다는 것을, 또 당신의 강인한 성격 뒤에는
나약한 정신이 숨어 있다는 것을. 나날이 성숙해지는 당신의 겉모습 뒤에는 아직 유치한 어린아이가
들어앉아 있다는 것을 안다. 그래서 그 누구보다는 당신을 포용해주며 자상하게 보살펴준다. 또한 당
신의 독특한 개성을 그 누구보다도 소중히 여겨준다. 그래서 당신이 감성적일 때는 논리를 따지지 않
으며, 당신이 화가 머리끝까지 치밀어 있을 때는 결코 맞서지 않고 져준다.
가장 이상적인 연인관계는 ‘당신이 하소연을 늘어놓고 싶을 때 상대방이 가만히 귀를 기울여주는 사이’
이다. 여기서 좀 더 현실성을 가미한다면, ‘당신이 스트레스 쌓였을 때 맘껏 발산할 수 있도록 화풀이
대상이 돼주는 사이’이다.
아일랜드의 소설가 오스카 와일드가 말하기를, 산다는 것은 어리석은 일의 연속이며, 사랑이란 두 바
보가 서로 쫓고 쫓는 것이라고 했다. 나는 당신 역시 그러한 ‘바보’를 만나 진실한 사랑을 하며 달콤한
인생을 살아가기를 바란다.
세대 차이라는 것은 실상 상대방에 대한 이해가 부족한 사랑이다
춘제 연휴를 맞이하여 R은 두 살배기 아들과 함께 친정을 찾아갔다. 저녁 식사가 끝난 뒤 R은 방에서
얼굴 팩을 하면서 거실에서 부모님의 대화 내용을 들었다. 아버지가 어머니에게 말했다. “내일 라오리
집에 갈 때 외손자도 함께 업고 갑시다. 명절에는 사람들이 북적여야 제맛이잖아!” 어머니가 대답했다.
“난 싫어요. 내 자식도 아닌데 밖에 나갈 때마다 업고 다니란 말이에요?” R은 눈가 주름을 꾹꾹 누르
며 끼어들었다. “그래요. 그 대신 엄마가 나 업어서 데려가면 되겠다. 난 엄마 자식이잖아.” R의 가족은
가족 코미디 드라마를 찍어도 될 만큼 재미있는 이야깃거리가 많다.
어린 시절 R의 집은 풍요롭지가 못했다. 한번은 용돈을 조금이라도 더 받기 위해 R은 엄마에게 거짓
말을 했다. “엄마, 학교에서 예술반을 새로 개설한대. 발레, 국학, 바둑, 컴퓨터 등 전부 다 가르쳐준대.
한 달에 겨우 삼 위안(약 오백 원)이야. 엄청 싸지?” 엄마는 웃음을 터뜨리며 R의 머리를 쥐어박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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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는 오늘도 아무렇지 않은 척합니다

“뭐? 삼 위안? 넌 엄마가 바보인 줄 아니?” 대학을 갓 졸업했을 무렵 R은 집에서 가장 게으르고 수입
도 가장 적었다. 그래서 아버지에게 미움 아닌 미움을 받았다. 가령 화장실에서 오래 꾸물거리거나 혹
은 전화 통화를 하면서 큰 소리로 웃거나, 소파의 쿠션을 떨어뜨리거나, 휴지통이 가득 채워져 있을
때는 언제나 R에서 잔소리하며 트집을 잡았다.
한번은 춘제 명절을 맞이하여 집으로 내려갔을 때다. 빈손으로 집에 온 R에서 어머니는 서둘러 밥상을
차려주며 잔소리를 해댔다. “스무 살도 훌쩍 넘은 애가 명절에 집에 오면서 선물 하나를 안 사 오니?
어쩜 이렇게 뻔뻔하니?”
R도 나름대로 반격했지만 번번이 참패했다. 가령 밥 먹을 때 엄마에게 음식이 짜다고 간장을 적게 넣
으라고 투정을 부린 적이 있다. 그 결과 엄마는 밥그릇과 젓가락을 모두 빼앗으며 이렇게 말했다. “그
럼 네가 직접 만들어서 먹어.” 그날 밤 엄마는 빨래 바구니에서 R의 옷만 추려서 빼놓은 뒤 그 옆에
쪽지를 붙여놓았다. ‘세제 많이 넣는다고 할까 봐 빨래를 못 하겠구나. 네 옷은 네가 직접 빨려무나.’
한번은 아버지에게 금연해야 한다고 불만을 말한 적이 있었다. 그러자 아버지는 거만스레 이렇게 말했
다. “그럼 금연하는 아빠를 찾아가려무나. 이제 우린 부녀관계를 의절한 거니까. 너에게 생활비도 줄
필요가 없겠지?” 머리를 쥐어박고 으름장도 높으며 구박을 했지만 사실 R의 부모님은 누구보다 더 그
녀를 사랑했다. R이 학교 다니는 10여 년 동안 아버지는 항상 시간이 날 때마다 그녀와 함께 놀아주며
이렇게 말하곤 했다. “놀 때는 실컷 놀아야 해. 제대로 놀지 못하면 금방 어른 된다.” 그녀는 직장을
찾아다닐 때 아버지는 이렇게 당부했다. “네가 좋아하는 일을 찾으려무나. 엄마 아빠 노후 준비는 우리
가 알아서 할 테니 그런 걱정은 하지 말고.”
그녀가 첫 직장을 그만두자 아버지는 외국 여행을 다녀오라고 권했다. “앞으로 네가 사업을 할 거면 사
업 아이템을 찾아보도록 해라. 예술 공부를 더 할 생각이면 영감을 얻는 기회로 삼고, 평범한 사람으
로 살고 싶으면 오랜만에 여기저기 여행하며 기분 전환하러 오려무나.”
친척들이 결혼하라고 성화를 부릴 때도 어머니는 이렇게 말했다. “서두를 필요 없다. 지금 너에게 결혼
하라고 재촉하는 사람들은 나중에 네가 결혼생활이 힘들 때 이혼하지 말라고 하는 사람들과 똑같다.”
가정이 아이에게 주는 최고의 자산은 엄청난 거액의 유산도, 높은 사회적 지위나 권력도 아닌 내심에
서 우러나오는 유쾌함이다. 반대로 가정이 아이에게 주는 최악의 자산은 가난도, 뭇 사람의 무시도 아
닌 뼛속 깊이 박힌 자기혐오에서 비롯된 열등감이다.
나는 자녀들에게 ‘이렇게 해야 한다’, ‘저렇게 해야 한다’, 혹은 ‘이러면 안 된다’, ‘저러면 안 된다’는 식
으로 양육하는 부모를 많이 봤다. 그들은 하나같이 자녀를 사유재산이자 자신들 인생의 후속편 정도로
여겼다. 그들 자녀는 “이제 나이도 먹을 만큼 먹지 않았니?”와 “네가 고작 몇 살이나 먹었다고 그러
니?”의 두 가지 나이 대뿐이다. 이 나이 대는 상황에 따라서 결정된다. 가령 부모가 권위를 내세울 때
는 “네가 고작 몇 살이나 먹었다고 그러니?”라고 묻는다. 반대로 아이들에게 책임을 미룰 때는 “이제
나이도 먹을 만큼 먹지 않았니?”라고 말한다.
그들은 자녀들의 반항도 용납하지 않으며 개성을 발휘한 공간조차 남겨주지 않는다. 그저 무조건적인
복종만을 요구한다. 부모가 좋아해야만 취미생활을 누릴 수 있다. 나머지는 시간을 허비하는 놀음일
뿐이다. 또한 교제 상대가 부모 마음에 들어야만 이성과 사귈 수 있다. 나머지는 그저 ‘쓸데없는 짓’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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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는 오늘도 아무렇지 않은 척합니다

불과하다.
그들은 아이의 행복에는 관심 없다. 어떻게 해야 좋은 양육 방법인지 고민하지 않으며 아이가 왜 우는
지 혹은 왜 웃는지 이해하지 못한다. 아이가 울면 버럭 화를 내고 반대로 아이가 웃는지 이해하지 못
한다. 아이가 울면 버럭 화를 내고 반대로 아이가 웃으면 차갑게 찬물을 붓기 일쑤다. 부모 자식 사이
에 다정한 대화를 통한 소통이나 교류가 없고 그저 명령과 무관심만 있을 뿐이다.
이러한 부모 아래서 자라는 아이는 억압되고, 울적하며, 특별한 개성을 찾아볼 수 없다. 또한 항상 어
디론가 숨으려고만 하며 진실한 자아를 밖으로 내보이지 않는다. 이러한 아이는 따분하고 무료하며 딱
히 제 할 일을 제대로 하지 못하는 어른으로 성장하기 쉽다. 이들은 부모로부터 풍요로운 지원을 받고
자란 것 같아도 실상은 부모에 대한 미움과 원망만 차곡차곡 쌓아간다.
자녀들도 예외는 아니다. 나는 부모에게 “그런 식으로 말하지 마라”, “그런 생각 자체가 잘못됐다”, “이
건 너무 촌스럽다”, “저건 너무 추례하다” 하면서 타박하는 자식을 많이 봤다. 그들은 부모를 삶의 오
답 노트쯤으로 간주했으며, 자신들의 자유를 방해하는 훼방꾼으로 여겼다.
그들은 부모의 표현방식을 못마땅해하며, 부모의 사고방식을 견디지 못한다. 그들에게 부모는 그저 생
명과 돈을 주는 존재에 불과하다. 그래서 철이 들기 시작하면 자녀들은 더 이상 부모를 영웅처럼 여기
지 않는다. 심지어 훗날 자신의 어머니 같은 여자 혹은 아버지 같은 SKAA자를 만나 결혼하게 될까 봐
걱정한다.
그래서 자녀들은 종종 “왜 엄마 아빠는 다른 집 부모처럼 유식하지가 않아요?”라고 원망하고, 또 부모
는 “어떻게 다른 집 아이들처럼 똑똑하지가 않니?”라고 원망한다. 부모가 아이들이 느꼈을 외로움이나
고통을 이해할 즈음에는 자식들은 이미 성장하여 멀리 떠나버리고, 또 아이들이 부모의 크나큰 사랑을
겨우 이해할 즈음 부모는 이미 늙고 쇠약해진 뒤다.
이른바 ‘세대 차이’란 자녀는 자식을 위해 각별하게 마음을 쓰는 부모의 속내를 이해하지 못하고, 또
부모는 자녀들이 실제로 받는 느낌이나 생각을 전혀 이해하지 못하는 것이다. 즉, 부모가 뭘 해주든
무조건 마음에 안 들고, 부모가 하는 말은 무조건 듣고 싶지 않은 자녀들 사이의 간격이다.

PART 3 울부짖어서 모든 문제가 해결된다면 아마 이 세상의 주인은 당나귀가 됐을 것이다
남을 평가하는 것은 쉽지만 정작 자신을 올바르게 인식하는 것은 매우 어렵다
먼저 세 가지 재미있는 이야기를 들려주고자 한다. 어느 남성이 최근 들어 아내가 점점 랄수가 줄어들
고 있다는 사실을 깨달았다. 뭘 물어봐도 도통 대답을 잘 안 하기 때문이다. 그래서 의사를 찾아가 물
었다. “어떻게 하면 좋겠습니까?” 의사는 이렇게 대답했다. “그럼 똑같은 질문을 반복해보세요. 처음에
는 육 미터가량 떨어진 곳에서 질문했다가 다음은 삼 미터 정도 다가가서 다시 물어보고, 그다음엔 바
로 옆에 가서 또 물어보세요.”
남성은 집으로 돌아가 문을 열자마자 아내를 불렀다. “여보, 오늘 저녁은 뭐지?” 역시 아무런 대답이
없었다. 남성은 아내에게 가까이 다가가 다시 물었다. “여보, 오늘 저녁은 뭐지?” 아내는 여전히 꿀 먹
은 벙어리였다. 남성은 매우 실망스러운 듯 아내 옆에 바짝 다가가 물었다. “여보, 오늘 저녁은 뭐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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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는 오늘도 아무렇지 않은 척합니다

그제야 남편은 아내의 대답을 들을 수 있었다. “생선튀김이라고요! 도대체 몇 번을 대답해야 알아듣겠
어요?”
두 번째 이야기는 사실 우스개다. 어느 가족 모임에서 A와 B가 빵에 버터를 바르고 있었다. A가 말했
다. “내가 이번에 새로운 법칙 하나를 발견했어. 빵을 떨어뜨리면 십중팔구 버터를 바른 부분이 바닥으
로 떨어지는 거야.” 그러자 B가 고개를 저으며 말했다. “그건 너의 착각이야. 빵이 어느 쪽으로 떨어지
느냐는 각각 오십 퍼센트의 확률이야, 네가 그런 착각을 하는 이유는 아마도 버터가 발린 쪽이 바닥에
떨어져서 청소가 힘들었던 기억이 유난히 강렬해서일 거야.”
A는 자신의 주장을 증명하기 위해 손에 들고 있던 빵을 일부러 바닥에 떨어뜨렸다. 그러나 그의 예상
과는 달리 버터를 바르지 않은 부분이 바닥에 떨어졌다. 그걸 보고 B가 여봐란듯이 말했다. “그것 봐,
네가 착각한 거잖아.” 그러자 A가 정색하며 말했다. “아니! 버터를 바른 부분이 떨어지는 것이 맞아.
좀 전에 내가 잘못해서 반대편에 버터를 바른 것뿐이야.”
이 세상의 가장 황당한 현상 중 하나는 이렇다. 즉, 똑똑한 사람은 끊임없이 자신의 생각이나 주장을
의심하고 되짚어 보는 데 반해, 바보는 자신에 대한 믿음이 확고부동하다는 사실이다. 우리는 무언가
를 굳게 믿게 되면 고집스러워지고 지나친 자신감에 사로잡힌다. 주변 사람들의 의견이 귀에 들어오지
않으며, 자기가 결코 실수를 저지르지 않을 거라는 확신에 가득 찬다. 그래서 자신의 편협한 경험이나
지식으로 얻어낸 결론이 얼마나 황당한지 인식조차 못 한다.
또한 자신의 무모하면서도 독단적인 행위가 남들에게는 유치하고 우스꽝스럽게 보인다는 사실은 상상
조차 못한다. 설령 나중에야 자신의 잘못된 판단으로 좌절과 난관에 부딪히더라도 스스로 반성하기커
녕 습관적으로 하늘을 원망하거나 주변 환경, 사람, 불운을 탓한다. 이러한 상황이 반복되면 당신의 장
점은 여전히 ‘잘못을 고칠 줄 아는 것’이지만 그 대신 단점이 생긴다. 즉, 한 번도 자신이 틀렸다고 생
각‘ 하는 일이 없게 된다.
이런 사람들은 소비자의 입장일 때는 ‘고객은 왕이다’라는 생각에 사로잡히기 쉽다. 음식점에서 밥을
사 먹을 때는 종업원의 사소한 실수에도 벌컥 화를 내며 고함을 지른다. 배달 음식을 시킬 때는 배달
원이 조금만 늦어도 욕을 퍼붓거나 클레임을 걸기 일쑤다. 그뿐만 아니라 택시나 기차 혹은 비행기를
이용할 때도 서비스가 조금만 부족해도 화를 내거나 항의한다. 심지어 일행이 ‘곧 도착한다’라는 핑계
로 위험을 무릅쓰고 항공기나 기차의 출발을 지연시키기도 한다.
또 이런 사람들은 친구라면 무조건 자기를 돕는 것을 당연시한다. 그래서 누군가에게 도움을 요청할
때도 당당하다 못해 뻔뻔하기까지 하다. 가령 “넌 게임할 시간은 있고 내 문서 작성하는 거 도와줄 시
간은 없는 거야?”, “집 장만할 돈이 있으면서 왜 저번에 돈을 안 빌려준 거지?” 등등의 말로 따진다.
하지만 상대방은 게임을 해야 하기에 당신의 문서를 살펴볼 시간이 없고, 또 집을 장만하려고 돈을 모
으기 때문에 당신에게 빌려줄 여윳돈이 없는 것 아니겠는가?
이런 사람들은 사랑에 빠지면 항상 자신을 사랑받는 쪽이라고 여긴다. 그래서 상대방이 베푸는 모든
행위를 당연시한다. ‘날 좋아하면 마땅히 이성 친구와는 단절해야 해’, ‘너는 내 여자 친구이니까 내 기
분에 잘 맞춰줘야 해’, ‘나를 사랑한다면 마땅히 기념일이나 로맨틱한 데이트를 잘 챙겨줘야 해’ 등등!
사실 ‘날 좋아한다면’이라는 전제 뒤에 따라오는 모든 요구는 얼핏 보기에는 타당한 듯 보인다. 하지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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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는 오늘도 아무렇지 않은 척합니다

문제는 상대방은 당신을 사랑할 뿐 빚을 진 것이 아니며, 당신 역시 그의 연인일 뿐 부모나 조상이 아
니라는 점이다.
설령 당신이 우세를 차지하고 있더라도 당신 마음대로 행동해서는 안 된다. 다른 사람의 실수를 밝히
기에 앞서 자신이 그 실수를 했다고 생각하라. 또 문제를 해결하는 데만 급급하지 말고 먼저 그 문제
의 원인이 자신에게 있는 건 아닌지 돌이켜봐야 한다.
하루하루의 생활은 범죄 사건을 심판는 것이 아니다. 자신의 잘못이 아니라는 사실을 증거로 제시할
필요도 없고, 또 상대방의 잘못을 증명하는 증거를 내세울 필요도 없다. 우리가 살아가는 데서 ‘나는
얼마나 잘못했고 또 너는 얼마나 잘못했나’를 정확하게 계산할 필요는 없다. 정작 필요한 것은 이해와
존중, 공동체의식이다.
삶의 진짜 모습은 뿌연 안개 속에 감춰져 있어서 정확하게 보는 것이 매우 어렵다. 그럼에도 작은 울
타리 안에 갇혀서 눈에 보이는 것을 세상의 전부로 여기는 것이 문제다. 또한 명명백백 삶의 오답을
준비했으면서 삶이 잘못된 문제를 내놓았다고 지적하는 것도 문제다.

PART 4 미안하지만 당신의 청춘은 이미 잔액 부족 상태이며 충전도 할 수 없다
당신이 생각하는 방식대로 살지 않으면 당신이 살아가는 방식대로 생각하게 된다
인터넷에 떠도는 이야기가 있다. ‘1만 위안을 벌 때는 크게 만족스러워하며 입에 풀칠할 걱정은 하지
않아도 된다고 여긴다. 10만 위안을 벌 때는 사치품을 사기에는 돈이 부족하다고 여긴다. 100만 위안
을 벌 때는 값비싼 차, 호화주택을 살 수 없어서 자신이 가난하다고 여긴다.’
그 결과 부유한 사람은 자신이 가난하다는 것을 용납할 수 없기에 한층 더 노력한다. 반면에 가난한
사람은 “만족할 줄 알면 즐겁다”면서 점점 더 게을러진다. 그래서 우리는 자주 이런 모습들을 본다. 흐
지부지 반평생을 살며 부모를 원망하고 사회를 원망하면서도 여전히 흐리멍덩하게 살아가는 사람, 자
기계발은 하지 않으면서 월급이 적다고 불평하며 “인생을 즐기기에도 부족한 시간이야, 너무 힘들게
살 필요는 없어”라고 자위하는 사람, 친구를 대충대충 사귀는 사람 등등. 한데 우르르 몰려다니며 어
울리다 또 어느 순간 우르르 사라지고 만다. 그들은 진정한 친구로 만들 능력이 없기 때문이다.
그래서 소설 속에 나오는 의리를 부러워하면서도 다시 대충대충 친구를 사귄다. 혹은 결혼도 대충 만
나서 결혼했다가 걸핏하면 부부싸움을 한다. 배우자에게 불만이 많으면서도 이혼할 자신은 없다. 그래
서 영화나 TV 드라마에 나오는 지고지순한 사랑을 부러워하면서도 여전히 현실 속에서는 배우자와 끊
임없이 다투며 살아간다.
이러한 횟수가 점점 늘어나며 자신에게 그럴싸한 이유를 만들어내고 당당한 변명거리를 찾아내어 마음
편하게 현 상황을 받아들이고 유지하게 된다. 그래서 더욱 게을러지고, 멋대로이고, 즉흥적이 된다. 그
러니 현재의 생활에 순응해도 당신의 삶은 나아지지 않는다! 그저 당신이 원하는 삶으로부터 조금씩
멀어지는 동시에 자신이 멸시하던 모습으로 한 걸음씩 다가가는 것이다.
한때는 배낭 하나 메고 세계 곳곳을 돌아다니며 다양한 모습을 보는 것이 꿈이었는데……. 지금은? 작
성해야 할 리포트가 많아서 혹은 직장생활이 너무 바빠서, 혹은 결혼해서, 혹은 아이가 어려서 결국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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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는 오늘도 아무렇지 않은 척합니다

그 꿈을 이루지 못한다. 혈기 넘치던 청년 시절의 열정이 서른 살이 넘으면서 얼음장처럼 식어 사그라
지고 마는 것이다.
우리는 삶에 머리를 숙이고 순종해야만 생활이 좀 더 편해질 수 있다고 자신을 설득한다. 하지만 종종
삶은 오히려 횡포를 부리며 무릎을 꿇으라고 강요한다! 그러므로 아직 철저히 꿈을 버린 것이 아니라
면, 당신의 흥미가 아직 사그라지지 않았다면, 아직 억울하다는 생각이 든다면 다시금 현실에 구애받
지 말고 하고 싶은 대로 해보라. 주먹을 불끈 쥐고 인내심을 갖고 목표를 세워 조금씩 자신을 변화시
켜라.
나이가 들고 늙었다는 변명은 그저 운명 탓을 하며 체념하는 것에 불과하다. 지금 눈앞의 난관에서 영
원히 벗어나지 못할 거라고 느끼기 때문에, 하고 싶은 일은 영원히 할 기회가 없을 거라고 느끼기 때
문에, 꿈을 이룰 수 없다고 느끼기 때문에 나이를 핑계로 대는 것이다. 여기서 내가 한 가지 일깨워주
고 싶은 점은, 우리 인생에서 수많은 갈림길이 있다는 점이다.
고입시험, 대입시험, 대학 진학은 물론 직장이나 연애, 결혼은 모두 인생의 갈림길 중 하나이다. 그 갈
림길이 섰을 때 우리는 대개 현재의 선택이 매우 중요하며 그 선택에 따라 엄청난 대가를 치르게 될
것이며, 자신의 행복, 이미지, 심지어 운명까지 결정해줄 것이라고 착각한다. 하지만 다음 갈림길에 서
게 되면 비로소 지난번 갈림길은 인생의 작은 단계에 불과하며 ‘나는 누구인가?’, ‘나는 어디로 가야 하
는가?’, ‘나는 어떤 사람이 되고 싶은가?’를 결정해주지 않는다는 사실을 깨닫게 된다. 바꿔 말하면, 당
신은 죽는 그날까지 끊임없이 선택할 권리가 있고 동시에 당신을 변화시킬 가능성을 지니고 있다. 다
만 운명이려니 하면 포기할까봐 걱정될 뿐이다!
결코 포기하지 않는다면 현실은 꿈보다 더 아름다워질 것이다. 하지만 굴복하고 포기한다면 당신의 발
길마다 족쇄가 널려 있을 것이다. 언젠가 현실에 곤두박질쳤을 때 당신 자신을 부축해서 일으켜 세우
고 엉덩이에 묻는 흙먼지를 털어내며 ‘3판 2승’을 외칠 수 있기를 바란다. 언젠가 현실이 전혀 예측할
수 없는 삶의 족쇄를 배송해도 과감하게 수신 거부하고 자부심에 가득 찬 목소리로 “운명에 따를 수
없다!”라고 외치기를 바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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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는 오늘도 아무렇지 않은 척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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