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요약본)자녀는 왜 부모를 거부하는가

조슈아 콜먼 지음 / 리스컴
이 책은 최근 증가하는 부모 자식 간 관계 단절 현상에 대해 깊이 고찰하고 실질적인 해법을 제시한
다. 가족관계와 자녀양육 분야의 전문가인 저자는 자신이 딸과 단절되었던 경험과 비슷한 문제로 고통
을 받는 사람들의 사례 연구를 바탕으로, 성인이 되어 부모와 인연을 끊는 자녀들의 심리를 분석하고,
또 단절의 고통과 슬픔을 겪는 부모들을 위로하고, 올바른 해답을 제시하며 화해의 길로 이끈다.

자녀는 왜 부모를 거부하는가
조슈아 콜먼 지음

▣ 저자 조슈아 콜먼
조슈아 콜먼 박사는 캘리포니아대학, 라이트심리학대학원, 샌프란시스코 심리치료연구소의 임상교수로
활동했으며, 현재 미국 샌프란시스코에서 개인 진료상담을 하면서 현대가족위원회 선임연구원을 겸임
하고 있다. 가족관계, 부부관계, 자녀양육 분야의 전문가로 NBC ‘투데이쇼’, BBC, 미국 공영방송 NPR
등에 고정 초대 손님으로 출연했으며, ABC ‘굿모닝 아메리카’와 ‘20/20’을 비롯해 ABC, CNN, FOX 뉴
스 등 각종 뉴스 프로그램에 출연해 가족관계에 대해 자문하고, 뉴욕타임스, 더타임스, 포천, 뉴스위크,
허프 포스트 등 다수의 일간지와 잡지에 기고했다. 지은 책으로 『부모가 상처받았을 때』, 『결혼, 불
완전한 조화 속에서 행복 찾기』, 『남성이 육아와 가사를 더 많이 하게 하는 방법』 등이 있다.

▣ Short Summary
누구보다 가까운 부모와 자식, 이들 사이에 소리 없이 커지며 심각한 갈등을 일으키는 문제가 관계 단
절이다. 가장 사랑하고 아끼던 사람에게 거절당하는 일은 부모의 삶에 있어 매우 혼란스럽고 고통스럽
다. 그리고 자녀로부터 거부당한 이들은 실패한 부모라는 자책감에 드러내놓지 못하고 소리 없이 눈물
흘리고, 또 ‘아이에게 어떻게 했길래…’라는 식의 주위의 시선 때문에 두 번 울기도 한다.
그런데 최근 이런 관계 단절이 소리 없이 증가하고 있다. 부모 입장에서는 다 커서 분가한 자녀나 손
자 손녀에게서 연락이 없어 슬프고, 이들을 다시 볼 수 없을지 몰라 두렵고, 게다가 그토록 헌신적으
로 키웠던 내 아이에게서 이런 대접을 받아야 한다니 화가 나기도 한다. 어쨌든 아이가 더 이상 나와
는 아무것도 함께하려 하지 않고, 무엇보다 그 이유를 알 수 없다는 사실에 혼란스럽기도 하다.
이 책은 최근 증가하는 부모 자식 간 관계 단절 현상에 대해 깊이 고찰하고 실질적인 해법을 제시한다.
가족관계와 자녀양육 분야의 전문가인 저자는 자신이 딸과 단절되었던 경험과 비슷한 문제로 고통을
받는 사람들의 사례 연구를 바탕으로, 성인이 되어 부모와 인연을 끊는 자녀들의 심리를 분석하고, 또
단절의 고통과 슬픔을 겪는 부모들을 위로하고, 올바른 해답을 제시하며 화해의 길로 이끈다.

▣ 차례
시작하는 글
1장 멀어진 자녀와 관계를 회복할 수 있을까 : 지배적이고 강압적인 아버지에게서 벗어나기로 선언한
아들 / 학대받고 자란 엄마와 엄마에게서 상처받은 딸, 화해하는 방법 찾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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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녀는 왜 부모를 거부하는가

2장 단절에 이르는 다양한 과정들 : 관계 단절에 이르게 되는 일반적인 유형 / 우리 사회의 다양한 변
화를 반영하는 ‘관계 단절’ / ‘부모에게서 벗어나 당신을 찾으세요’라는 속삭임 / 아이가 나를 떠났다 …
나는 실패한 부모인가
3장 결혼, 이혼 그리고 단절 : 재혼 후 두 딸과의 관계가 끊어진 아버지 / 엄마를 책임져야 한다는 압
박감에 연락을 끊은 딸 / 외도와 이혼, 그리고 자녀들의 대화 거부
4장 문제 자녀에 대처하기 : 끊임없이 문제 일으키는 딸과의 줄다리기 / 사회 취약 계층의 문제 자녀
가 더 어려운 이유 / 끝없이 마찰을 일으키는 성격장애 아들
5장 그들의 잣대로 재단된 유년 시절 : 잘못된 심리상담이 갈라놓은 모자 관계
6장 성격, 이념, 충돌하는 가치관 : 커밍아웃 후 시작된 부모와의 단절 / 아들의 성 정체성과 신앙 사
이에서 갈등하는 부모 / 정치적 신념 때문에 갈라선 아들과 부모
7장 결혼 후 달라진 자녀들 : 여자친구 등장 후 갈라진 가족관계 / 사위 혹은 며느리로 인해 멀어진
관계
8장 형제자매의 단절 : 부모의 편애와 오해가 빚은 자매의 갈등
9장 돈과 단절의 관계 : 연락을 끊은 자녀, 상속을 거부하는 부모 / 끊임없이 돈을 요구하는 폭력성향
의 아들 / 유언장에서 자녀를 제외시키기 / 누구도 상처받지 않는 유언장 설계하기
10장 자식에게 거부당하고 손주와 차단된 조부모 : 육아관 차이로 손주를 만날 수 없게 된 할머니 /
단절로 이어진 이민가정의 세대 갈등
11장 변화하는 시대의 새로운 기준과 대응 : 단절을 극복하고 화해로 나가는 길 / 움츠러들지 말고 나
의 행복 찾기 / 내 아이가 돌아왔다. 이제 무엇을 해야 하나?
12장 부모와 자녀의 화해를 위한 새로운 규칙 : 부모와 자녀, 관계 회복을 위해 지켜야 할 것들
13장 단절의 고통을 어떻게 치유할 것인가 : 상처를 딛고 일어서는 법
맺는 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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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녀는 왜 부모를 거부하는가

자녀는 왜 부모를 거부하는가
조슈아 콜먼 지음
리스컴 / 2022년 2월 / 325쪽 / 16,000원
멀어진 자녀와 관계를 회복할 수 있을까
지배적이고 강압적인 아버지에게서 벗어나기로 선언한 아들
“모든 걸 통제하려는 아버지에게 지쳤어요”: 부모와 자녀의 관계 단절에 부모가 거의 책임이 없을 때
도 있지만, 그 반대의 경우도 있다. 관계가 멀어지게 하는 행동을 수도 없이 한 부모들도 있다. 랠프는
아들이 연락을 끊자 내게 도움을 청해왔다. 그러나 내 조언이 그다지 마음에 들지 않는 모양이었다.
자신에 대한 아들의 냉혹한 평가에 대해서도 하나도 사실이 아니라고 굳게 믿고 있었다.
랠프는 불평이 많고 본인의 의견만 고수하는 자기중심적인 사람이었다. 그는 아들에게 결코 받을 수
없을 것 같은 감사와 존경을 기대했다. 아들에게 경제적인 도움을 준 것만으로도 그럴 자격이 있다는
착각이 그의 가장 큰 문제였다. 반면 그의 아들 프랭크는 아버지로부터 통제와 지배를 당하는 느낌을
받으면서 자랐다고 말했다. 아버지는 인문학을 전공하고 싶어 하는 아들의 의견에 반대하며, 아들에게
‘실질적으로 가족을 부양할 수 있는’ 실용 학문이 아니라면 등록금을 대주지 않겠다고 선언했다. 프랭
크는 부모의 뜻에 따라 대학에서 경영학을 전공했지만, 졸업 후 자신의 꿈을 이루기 위해 다시 대학원
영문학과에 입학했다. 그리고 만남을 요청하는 아버지에 맞서기 위해 심리상담도 열심히 받았다
심리상담을 받으면서 그는 털어놓았다. “나는 더 이상 아버지에 대한 부정적인 감정을 가지고 살아가고
싶지 않습니다. 그 감정은 나를 너무 힘들게 하거든요. 나는 아버지가 나를 통제하려고 하는 것에 지
쳐버렸어요. 아버지와의 연락을 끊고 나서 나는 훨씬 행복해졌습니다. 어머니와 계속 연락하고 지내는
것은 좋아요. 하지만 어머니는 그저 아버지 이야기에 따르기만 할 뿐이죠. 선생님도 우리 아버지를 만
나셨으니 무슨 말인지 이해하실 거라 생각합니다.” 나는 그의 말을 충분히 이해할 수 있었다.
“아들을 위해 다해줬는데, 내가 왜 사과를 하나요?”: 대부분의 부모들이 나에게 상담을 요청하는 이유
는 연락을 끊은 자녀와 소원해진 관계를 회복하기 위해서다. 첫 만남에서 나는 부모들의 어린 시절 성
장 과정에 대해서 질문을 한다. 부모의 과거 경험이 현재에도 반복되고 있는지 또는 여전히 영향을 미
치고 있는지를 알아보기 위해서다. 또 부모의 관점에서 본 자녀의 성장 과정 전체에 대해서도 자세히
듣는다. 부모들에게 전문가 수준의 이해를 기대하는 것은 아니지만, 이로써 자기 자녀의 강점과 약점,
기질, 자기 통찰 수준, 그리고 자기 성찰에 관해 어느 정도 이해하고 있는지 파악할 수 있다.
아버지 랠프와의 첫 상담에서 나는 아들에게 사과할 것을 제안했다. 그러면서 부자지간의 감정에 대해
그가 좀 더 깊숙이 들여다보지 않는 한 관계에 진전은 없을 거라고 아들 프랭크가 암시했다는 사실을
강조했다. 그러자 랠프가 화를 내며 말했다. “나는 사과할 게 없습니다. 그 아이는 좋은 학교에 입학했
고, 학비도 내가 다 내주었어요. 아들 부부에게 집도 사주었고요. 그런데도 며느리는 나하고 말도 안
합니다. 나는 손주들의 대학 등록금을 따로 준비해놓기까지 했어요. 그런데 지금은 손주들을 볼 수도
없어요. 내가 뭘 더 미안해해야 하는 겁니까? 아, 그러고 보니 예전에 아들 녀석이 나한테 비난을 퍼
부었던 적이 있네요. 오히려 그 녀석이 나한테 사과해야 하는 거 아닌가요?” 자그마한 그의 아내는 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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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녀는 왜 부모를 거부하는가

러한 상황을 무척 슬퍼했다. 나는 그녀의 생각을 물어보았다. 그녀는 온 힘을 짜내 대답하려는 듯 천
천히 말했다. “아, 나는 모르겠어요. 그저 이런 갈등이 끝나기만을 바랄 뿐이에요. 나는 손주들이 너무
보고 싶어요. 그 애들이 무슨 잘못이 있나요? 아들이나 아버지나 서로 다를 게 없어요. 둘이 똑같아요.
둘 다 자기 생각만 앞세운다니까요.” 부인은 씁쓸한 미소를 지었다. 한편 어린 시절에 관해 물어보자
랠프는 다음과 같이 말했다. “아무도 나를 이해하려 들지 않았어요. 아버지는 매번 나에게 폭력을 휘둘
렀지요. 아버지가 지금이라도 내게 사과를 하면 어떻겠느냐고요? 당신이라면 어떨 것 같습니까? 아버
지는 나를 혹독하게 키웠지만 우리는 지금까지도 늘 아버지 어머니를 찾아뵙지요. 가족이란 원래 다
그런 거니까요. 아버지는 오늘의 나를 있게 했죠. 그 점에 대해서는 인정합니다.”
거부하는 아들과 분노하는 아버지 / 단절 기간은 짧을수록 좋다: 나는 다시 한 번 시도해보았다. “반드
시 당신이 사과해야 한다는 것은 아닙니다. 아들이 자라는 동안 당신도 모르게 상처를 주게 되었다고
말해보는 건 어떨까요? 이제 그 사실을 알았으니 좀 다르게 대화해보자는 거죠. 당신이 나쁜 아버지라
고 고해성사하듯 말할 필요는 없어요.” 새로운 접근 방식이 조금이라도 효과가 있었으면 하는 희망을
품고서 부인은 남편을 바라보았다. “해볼 만한 좋은 방법인 것 같은데요.”라며 그녀는 남편을 부추겼다.
하지만 랠프는 동의할 마음이 없었다. 오히려 더욱 강경해진 것 같았다. 이후에도 나는 이들 부부를
몇 번 더 만나 상담을 했다. 하지만 그들이 억지로 아들과 화해하도록 만들 수는 없었다.
학대받고 자란 엄마와 엄마에게서 상처받은 딸, 화해하는 방법 찾기
끝없는 질책과 비난을 먹고 자란 아이: 카리나는 26세의 소프트웨어 개발자였는데, 그녀의 엄마를 상
담했던 심리상담사가 내게 의뢰를 한 경우였다. 상담에서 목표로 하고 있는 것이 있느냐고 그녀에게
물어보니, 자신은 엄마와 가족 상담을 하는 게 좋을지 확신이 들지 않는다며 다음과 같이 말했다. “엄
마는 무척 힘든 어린 시절을 보냈다고 알고 있어요. 아무리 그래도 내가 원하지도 않는데, 엄마가 관
계 유지를 요구할 권리는 없죠. 엄마와 대화하거나 만나고 올 때마다 제 감정상태가 정상으로 돌아오
기까지 일주일은 걸려요. 내 결혼생활에 엄청난 긴장을 가져오기도 했고요. 여기요, 이메일 좀 보세
요.” 휴대폰을 내게 건네며 그녀가 말을 이었다. “늘 이런 식이죠.” 이메일 내용은 다음과 같았다.
‘카리나에게 - 너와 네 오빠의 자기중심적이고 말도 안 되는 소리에 난 지쳐버렸다. 지난 3년 동안 전
화 한 번도 없고, 너나 손주들을 보러 오라고 불러주지도 않으니 내가 얼마나 힘든지 모르겠구나. 그
런데 넌 지금 네 어린 시절이 힘들었다는 얘기를 하는 거니? 아이고, 내 어린 시절에 비하면 네 어린
시절은 소꿉놀이였단다. 넌 힘든 어린 시절을 보낸 적이 없어. 네가 참가하는 운동경기며 학예회에 난
빠짐없이 참석했는데, 이제 와서 엄마와의 관계가 얼마나 스트레스였고 네 결혼생활에 얼마나 악영향
을 주었는지 모르겠다는 소리나 듣게 되다니…. 말도 안 돼. 네 상담사가 뭐라 했는지 모르겠지만, 상
담사가 네게 제안한 것이 이 방법이라면 좋은 조언을 한 것 같지 않구나. - 엄마가’
“무척 강하시군요.” 휴대폰을 도로 건네주며 나는 말했다. “지금 시점에서 내가 뭘 해야 하는지 모르겠
어요. 일 년 동안 전화도 안 했고 정말 엄마와 말도 하고 싶지 않아요. 나 자신을 끔찍한 사람처럼 여
겨지게 만드니까요. 저는 엄마가 없는 생활이 훨씬 행복해요. 내가 나쁜 사람인가요?”
때로 성인 자녀가 나를 찾아와, 자신의 관계 단절의 정도가 이해될 만한 수준인지 아니면 과한 것인지
를 판단해달라고 요청하기도 한다. 특히 학대 경험이 있는 경우라면 성인 자녀가 부모와 관계를 유지
할 의무가 있다고 보지 않는다. 하지만 부모와 자녀가 서로의 입장에서 어느 정도 공감하는 시간을 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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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녀는 왜 부모를 거부하는가

지면서 서로가 만족스러운 관계를 형성할 수 있지 않을까 생각한다. 부모라는 역할을 완전히 포기할
수는 없는 만큼, 책임을 다하기 위해서라도 부모라면 반드시 시도해봐야 할 것이다. 또한, 자녀도 어린
시절의 문제들을 찬찬히 살펴보고 넘어가야 부모와 건강한 관계의 기초를 세울 수 있고, 자신도 자녀
양육을 담당하는 부모로서의 능력을 다질 수 있다.
“잘하려고 했지만 결국 너에게 고통을 주었구나”: 카리나의 엄마를 처음 만났을 때, 그녀는 큰 소리로
말했다. “그러니까, 내가 얼마나 끔찍한 엄마인지는 다 들으셨겠지요.” 그녀의 목소리에는 두려움과 경
멸이 뒤섞여있었다. 나는 호의를 띤 미소를 지어 보였다. “엄청나게 큰 불만을 듣기는 했지요.” “뭐, 그
랬겠지요. 오래전부터 들어온 터라 딸애가 선생님에게 뭐라 했을지 상상이 되고도 남아요.”
카리나의 엄마는 혼란스럽고 폭력적인 가정에서 자라났다. 가끔 그녀의 아버지는 아무 이유 없이 그녀
를 때리며 “이렇게 맞아야 그딴 생각을 안 하지.”라고 했다고 한다. 이후로도 그녀의 아버지는 망상형
조현병으로 진단을 받고 42세를 끝으로 자살할 때까지 끊임없이 정신병원을 들락날락했다고 한다. 한
편 그녀의 엄마는 더 매력적이고 사람들에게 인정받는 그녀의 언니와 그녀를 비교하곤 했는데, 툭하면
몸무게와 용모를 비교하고, 대놓고 “내 미운 오리 새끼”라고 경멸조로 부르곤 했다고 한다.
혹독했던 과거를 끄집어내는 것에 대해 염려스러웠지만 그녀는 아랑곳하지 않고 과거 어려움들에 대해
신경 쓰지 않는다는 듯 말했다. “다 오래전 지난 일이에요. 이런 얘기가 뭐가 중요한가요? 몇 년 동안
생각해본 적도 없는 걸요.” 나는 분명 중요하다고 알려주었다. 자신의 어린 시절과 비교하다 보면 딸
의 불만을 부당한 것으로 여길 수 있기 때문이라고 설명했다. 그녀가 부모로부터 과도하게 거부당하고
사랑받지 못한 것 때문에 딸에게서 거부당하는 것이 무척 불공평하게 느껴질 것이 분명했다. 하지만
이런 식의 질문들이 다 쓸데없다는 듯 회의적인 표정으로 그녀는 나를 바라보았다. 그래서 나는 내 딸
과 단절되었던 개인적인 경험을 말해주었다. 그것이 그녀의 흥미를 이끌어낸 것 같았다.
나 자신의 힘들었던 과거를 의뢰인에게 말하는 경우는 흔치 않지만, 의뢰인의 성인 자녀가 부모와 대
화를 거부하는 경우에는 이런 방법을 쓰기도 한다. 내가 과거에 겪은 딸아이와의 단절과 화해의 경험
이 그들에게 동질감을 갖게 하기 때문이다. 비난이 아니라 이해받는다는 느낌을 갖게 함으로써 부모로
하여금 딸의 고통을 인정하고 받아들일 수 있게 하는 것이다. 더 중요한 것은, 그렇게 함으로써 딸이
자신을 미워할 더 많은 이유를 만들어내지 않아도 된다는 것이었다. 역설적이게도 이런 이유로 카리나
의 엄마가 이번 상담에 대해 믿음을 가질 수 있었고, 딸이 그녀를 더 미워하게 만들지 않았다.
부모나 성인 자녀 모두에게 가족 상담은 힘든 과정이다. 성인 자녀로서는 믿었던 상대가 자신에게 고
통을 주었고, 바로 그 상대에게 자신의 감정을 드러내는 위험을 감수해야 하기 때문이다. 부모 또한
자신이 자녀에게 깊은 상처를 주었고, 믿음을 저버렸으며, 양육에 실패했다는 사실에 직면해야 하기
때문에 어렵기는 마찬가지다. 하지만 서로에게 다가갈 수만 있다면 해볼 만한 일이라고 생각한다.
우선 부모가 첫발을 내디뎌야 한다. 자녀에게 관계 단절이 필요했던 이유에 대해 말할 수 있게 해줘야
한다. 그리고 관계 단절이 가져온 고통, 슬픔, 죄책감을 참아내야 한다. 거대한 진실까지는 아니더라도
작은 것에라도 공감하고, 비춰보고, 찾아봐야 한다. 이때 부모가 자기방어를 하거나, 이유를 설명하거
나, 합리화하거나, 자녀를 비난하거나, 이혼한 전 배우자를 비난하거나, 누구든 비난하는 것을 못하도
록 하는 것이 나의 역할이다. 아무튼 카리나의 엄마에게는 용기가 있었다. 그녀는 자신의 두려움과 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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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녀는 왜 부모를 거부하는가

치심이 딸의 불만을 솔직하게 인정하기 어렵게 만들었다는 것을 알아차렸다. 그녀는 딸과 상담 중에
소리 내어 울면서 사과했다. 그것은 후회와 갈망과 슬픔이 뒤엉킨 길고도 어려운 절규였다. 어린 시절
많은 고통을 겪어야만 했던, 그리고 잘하고 싶었지만 그렇지 못했던 엄마의 절규였다. 딸에게 안정감
을 주려 했지만 결국 고통을 주었다는 절규였다. 자신의 해결되지 못한 고통이 딸의 양육과정에 얼마
나 많이 스며들었는지 알지 못했다는 절규였다. 딸은 눈물을 흘렸고, 기쁜 마음으로 그녀에게 감사를
표현했다. 그리고 다시 자신의 삶에 한 부분이 되어달라고 부탁했다.
화해를 위해 무엇이 필요한가: 앞의 두 사례에는 관계 단절에 대해 다룰 때 공통적으로 생각할 수 있
는 가족의 역학관계가 잘 드러나 있다. 두 사례에서 보듯이, 자녀가 함부로 취급받고 상처받고 학대를
겪었다는 것에 부모가 얼마나 깊이 공감하고 고치려 하는가에 따라 화해의 가능성이 결정된다. 그러나
성인 자녀가 부모와 연락을 끊고 화해를 거부하는 데에는 부모의 학대나 방임과 무관한 다른 이유들도
존재한다. 원인이 무엇이건 간에 오늘날 부모와 성인 자녀 간의 관계는 평생 친구 같은 관계를 유지하
려 하고 정신적으로 밀착되어있다는 점에서 이전 세대보다 더욱 심리적으로 건강해야 한다. 이러한 관
점에서 볼 때, 부모와 성인 자녀가 더 가까워지기 위해서는 다음의 사항이 요구된다.
[부모에게 요구되는 것들] ① 자녀의 부정적인 성향이나 불평, 비판, 거절 등에 대해 열린 마음으로
대응할 수 있는 능력 ② 자녀의 가치관을 거부하지 않으면서도 동의하지 않을 수 있는 능력 ③ 자녀가
부모와 분리되어 자신만의 삶을 가질 수 있다는 사실을 기꺼이 받아들이는 능력. ④ 자신의 어린 시절
에 겪은 고통이나 삶의 상처, 실망들로부터 충분히 거리를 둘 수 있는 능력. 이를 위해 다음 내용을 인
식해둘 필요가 있다. ㉠ 자녀는 부모의 생각대로 만들어진 인형이 아니다. ㉡ 자녀는 부모의 보상심리
를 만족시켜줄 의무가 없다. ⑤ 죄책감이나 수치심을 유발하지 않고 비판적이지 않은 방법으로 서로의
감정을 교류할 수 있는 능력 ⑥ 어느 정도 자기반성을 할 수 있는 능력
[자녀에게 요구되는 것들] ① 부모와의 관계에서 자기 자신을 잃지 않으면서 부모와 가깝게 지낼 수
있는 능력. 이를 위해서는 부모의 바람에 지나치게 영향 받지 않으면서 부모의 생각이나 감정, 필요를
알아챌 수 있는 역량이 필요하다. ② 부모의 눈치를 보지 않고 부모에게 불만을 말하거나 느낀 점을
알려줄 수 있는 능력 ③ 부모인 동시에 한 인간으로서 부모의 한계를 받아들일 수 있는 능력 ④ 자녀
가 원하거나 필요로 하는 것을 제공해줄 수 없는 것은 부모의 결핍 때문이지, 부모가 자녀에게 고통을
주고 싶어서가 아니라는 사실을 인식할 수 있는 능력 ⑤ 자녀에게 필요한 것을 부모가 제공해줄 능력
이 없다는 것이 곧 자녀가 그것을 누릴 만한 가치가 없어서가 아니라는 것을 인식할 수 있는 능력 ⑥
어느 정도 자기반성을 할 수 있는 능력

단절에 이르는 다양한 과정들
우리 사회의 다양한 변화를 반영하는 ‘관계 단절’
고통을 주고 간섭하는 가족은 필요 없다!: 지난 40년간의 임상 경험으로 볼 때 부모와 성인 자녀의 관
계 단절은 우리 사회의 다양한 변화를 반영하고 있는 것으로 보인다. 가족에 충실할 것을 강조하던 과
거와 달리 현재는 개인적인 성취를 추구하는 방향으로 변화했다. ‘네 부모를 공경하라’는 가치관은 ‘가
족은 당신이 만들어가는 것’이라는 발상으로 대체되었다. ‘아이들을 위해서라도 부모는 함께 살아야 한
다’는 충고는 이제 ‘부모가 행복하지 않으면 그 자녀도 행복할 수 없다’는 말로 바뀌었다. ‘노인을 존중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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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녀는 왜 부모를 거부하는가

해야 한다’는 믿음도 ‘존중이란 그냥 주어지는 것이 아니라 얻어지는 것’이라는 말로 대치되었다. 의무,
책임, 충성 등 가족을 우선시하던 가치는 개개인의 행복과 안녕을 강조하는 방향으로 재구성되었다.
이러한 변화는 여러 면에서 긍정적이다. 이제는 남녀관계가 더욱 평등해져서 친밀하면서도 서로 존중
하는 결혼 관계가 가능해졌다. 상처를 주는 부모나 자녀, 형제와의 관계를 끝내기가 더 쉬워져서, 가족
구성원 각자는 심리적으로 고통을 주거나 지나치게 간섭하는 다른 가족으로부터 거리를 둘 수 있게 되
었다. 무의미하고 폭력적인 결혼생활을 끝내는 것에 대해서도 허용하는 분위기로 바뀌었다. 이상과 성
적 취향에 따라 사람을 만나는 것이 보다 자유로워졌고, 가정폭력으로부터 자녀를 보호할 수 있게 되
었다. 오늘날의 부모는 이전 세대보다 성인 자녀와 훨씬 더 자주 연락을 하며 지낸다.
가족 구성원들은 이렇듯 새롭게 생겨난 자유를 누리지만, 여전히 자신이나 주변 사람들의 삶을 영원히
바꿔버릴 수 있다. 관계 단절은 셰익스피어의 비극 <리어왕> 속 왕국의 몰락처럼 자녀 사이에 갈등을
일으킬 수 있다. 아버지는 배은망덕하고 무심한 아들을 내친다. 조부는 손자 손녀를 볼모로 삼아 부모
의 그릇된 행동을 바로잡도록 강요한다. 부모는 어떠한 고문보다 악랄한 방식으로 장성한 자녀의 사랑
을 방해한다. 며느리는 시어머니를 죽이고 싶다는 환상에 사로잡힌다.
가족이 아니라 나 자신에 집중하고 싶다: 부모와 관계를 단절한 자녀들은 대부분 부모가 자신에게 해
를 끼쳤다고 주장하는데, 이것은 오늘날의 부모에게는 매우 어려운 문제다. 왜냐하면 자신들에게 상처
를 주고 무시했다는 부모의 행동이란 것이 예전에는 대수롭지 않게 생각되던 것들이기 때문이다. 그리
고 당신이 아무리 사랑을 쏟고 헌신적이고 투자를 아끼지 않았더라도, 자녀는 오로지 자신만의 잣대를
가지고 부모의 행동을 판단한다. 그리고 그 잣대라는 것조차도 정체성과 정서가 더 세심하고 복합적이
고 분석적인 유년기의 개념에 바탕을 두고 있다.
한편 요즘 젊은 세대들은 그 이전 세대보다 상담 치료를 자주 받는 편인데, 대부분의 부모들은 자신의
양육방식이 심리상담사의 눈에 어떻게 비추어질지 전혀 예상하지 못한다. 예로 어느 자녀는 이렇게 말
했다. “저는 꽤 괜찮은 어린 시절을 보냈다고 생각했죠. 하지만 상담을 받고 나니, 그 모든 것이 나를
위한 것이 아니라 사실은 엄마를 위한 것이었다는 것을 알게 되었어요.” 이러한 관점의 차이는 좋은
어린 시절, 좋은 양육에 대한 정의가 변화한 것에 원인이 있다.
심리학자 닉 하스람은 지난 30년간 학대나 심리적 외상, 방임에 대한 정의에 좀 더 많은 증상을 포함
시키면서, 전에는 정상이라 여겨졌던 것들을 질병으로 보는 경향이 많아졌다고 주장한다. 그래서 물질
남용이나 섭식 문제, 수면 장애, 수줍음 같은 평범한 어린 시절의 변화로서 이해될 수 있었던 현상들
이 이제는 정신 장애라는 개념에 속하는 것으로 자리 잡게 되었다.
오늘날에는 생명이나 신체에 심각한 위협이 되거나, 눈에 띌 정도의 고통과 괴로움을 유발하지 않아도
심리적 외상으로 분류된다. 즉, 부모가 나를 학대했고 방임했으며 못살게 굴고 심리적 외상을 주었다
고 말하면 정말 그랬던 것이 된다. 하스람이 주장했듯, 현대의 감정적 학대나 심리적 외상, 그리고 방
임에 대한 평가는 자녀가 그런 행동이라고 느꼈는지에 기초를 두고 있다. 외부 관찰자가 보기에 학대
가 아닌 정상적 양육 범주 안에 있는 것 같더라도, 또는 부모의 의도나 감정과는 무관하게 발생한 것
이라도 그렇다. 전부 자녀가 어떻게 느끼는지에 달린 것이다.
가족 간 관계 단절이 개인적인 성장ㆍ성취일까?: 젊은 세대는 어린 시절에 고통 받았던 경험을 짜깁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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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녀는 왜 부모를 거부하는가

해 자기 이야기를 만들어내기도 한다. 이전 세대에서는 보지 못한 새로운 모습이다. 과거에는 가족 내
에 있을 법한 문제라고 생각되었던 것, 어쩌면 마음속에 숨겨두는 편이 나을 스트레스나 갈등, 고통스
러운 사건들이 이제는 삶을 바꾸고 뒤흔드는 것들로 인식된다. 이것은 자신에 대해 더 잘 이해하고 부
모나 친구, 연인과 견고한 관계를 맺게 한다는 점에서 긍정적이기도 하지만, 반대로 부정적인 감정을
재생산한다는 점에서 꺼내지 않는 편이 더 좋을 수 있다. 물론 적지 않은 아이들이 부모의 신체적ㆍ언
어적 학대와 방임의 희생양이 되어 평생 상처를 지닌 채 살아가기도 한다. 그러나 우리는 인생에서 벌
어진 결과들의 원인 제공자로 부모라는 요소에 지나치게 골몰하는 것 같다. 충분히 있을 법하고 정상
적인 양육방식을 병리적이고 정신적 외상을 주는 행동의 범주에 포함시키는 경향이 있다.
이것은 그 누구에게도 좋을 것이 없다. 정신질환의 범주가 이런 분야까지 확장되면 회복 가능성이 줄
어들게 되고, 직면한 어려움을 해결하는 능력에 대한 자신감마저 떨어지게 된다는 연구 결과도 있다.
이러한 무력감은 관계 단절이라는 행동이 마치 자기 결정권을 행사하는 것처럼 보이게 만든다. 가족
간의 갈등이나 부모 또는 자녀와 관계를 끊고 싶은 기분은 그다지 새로울 게 없지만, 가족 구성원 간
관계 단절을 마치 개인적인 성장과 성취로서 개념화하는 것은 확실히 전에 없던 새로운 것이다.
그리고 여기에서 문제는 수많은 상담심리치료 서적에서 주장하듯, 여전히 아동발달 상 부모의 태도가
자녀의 성장을 결정짓는 가장 중요한 결정 요소라는 데 기반을 두고 있다는 것이다. 이러한 추정은 존
로크와 프로이트, 매슬로, 존 왓슨의 이론에 뿌리를 두고 있다. 인간은 백지상태에서 경험에 의해 이성
과 지식을 갖춘다는 존 로크의 낡은 이론, 이제는 신빙성을 잃은 프로이트의 억압과 기억에 대한 심리
성적발달 단계, 매슬로의 자아실현이론, 행동주의에 입각해 부모가 원하는 어떤 종류의 성인도 만들
수 있다는 존 왓슨의 거창한 주장이 바로 그것이다. 그런데 이 같은 이론은 현대 연구를 통해 반박되
고 있지만, 여전히 잘못된 전제로 인해 가족이 해체되고 있다.
변화하는 시대의 새로운 기준과 대응
단절을 극복하고 화해로 나가는 길
사과는 좋은 의도로, 왜 상처를 주는 행동을 했는지에 대한 설명과 미안하다는 말이면 충분하다. 하지
만 알다시피 자녀에게 사과하는 것에는 곤란한 점이 많이 있다. 무엇보다도 진실하지 못하다는 비난을
듣거나 면전에서 사과를 거부하거나 아니면 당신이 충분한 책임을 지지 않는다는 말을 들을 수도 있다.
그리고 여전히 적지 않은 부모들은 사과할 것도, 고칠 것도 없다고 생각한다. 속에 감추어진 자녀의
감정을 이해하려고 노력하지 않고 그들의 비난이 옳으냐 그르냐에 사로잡혀 있는 부모도 있다. 그래서
나는 이 주제에 대한 몇 가지 지침과 명확한 설명을 제공하고자 한다.
화해의 편지가 화해에 도움이 되는 이유: ① 당신이 신경 쓰고 있다는 것을 보여준다. 당연히 그 이전
에도 그랬을 것이고 아이들도 그것을 알고 있겠지만, 관계 단절에는 부모가 한 번도 시도한 적이 없는
다른 종류의 접근 방식이 필요하다. 화해의 편지가 바로 그것이다. ② 사과에는 용기가 필요하다. 자녀
에게 상처를 주었던 선택이나 행동에 대해 용기 있게 인정하고 책임을 지겠다는 것을 보여주면 자녀는
부모를 더 존경하게 된다. ③ 책임이 있는 것과 없는 것을 명확히 한다. 훌륭한 부모라고 스스로 외쳐
봐야 자녀는 우리가 틀렸다는 것을 더욱 소리 높여 주장할 것이고, 부모는 자녀의 기억이 얼마나 왜곡
되어 있는지에 놀라게 된다. 자녀는 우리의 주의를 끌기 위해 다음과 같이 과장해야 할 수도 있다. “엄
마는 항상 없었어요.”, “엄마는 항상 자기중심적이에요!”라고. 이때 건강한 반응은 당신이 없었던 그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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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녀는 왜 부모를 거부하는가

가 문제였다는 것을 단순하게 인정하고, 그게 무엇이었든 부모가 자기 자신에게 집중했던 것이 자녀에
게 문제가 되었음을 인정하는 것이다. ④ 가족생활의 서로 다른 특성을 우리가 이해한다고 자녀들에게
보여주는 것이 도움이 된다. 즉, 부모라도 자녀가 필요로 했거나 원했던 것을 놓칠 수 있으며, 부모가
완벽해야 했던 것처럼 행동하지 않고 실수를 간단하게 인정하는 것이다. ⑤ 사과는 자기용서와 자기연
민에 도움이 된다. 우리가 자녀에게 다가가기 위해 가능한 모든 일을 했고 우리가 저지른 모든 실수를
만회하려고 노력했다는 것은 자녀와의 관계뿐만 아니라 우리 자신과의 관계를 치유하기에 가장 효과적
인 방법이다. 현실적으로 자녀 양육은 실수투성이의 지뢰밭이다.
⑥ 좋은 역할 모델이 된다. 결점에 직면할 수 있다는 것은 좋은 부모가 될 수 있다는 것이다. 그것은
우리가 완벽할 필요가 없다는 것과 우리의 부족함을 받아들일 수 있다는 것을 보여준다. ⑦ 화해의 편
지는 자녀에게 부모로부터 분리되었으며 어른이 되었다고 느끼게 도와준다. 당신이 자녀와 대등한 관
계를 원한다는 것을 보여주는 효과적인 방법이 바로 화해의 편지이며, 자녀가 앞으로 어떻게 대우받기
원하는지, 과거에는 어떻게 대우받았는지에 대해서도 알려준다.
[좋은 편지의 예] ‘사랑하는 모니카, 부모로서 너를 실망시킨 행동에 대해 미안하구나. 내가 여러 면에
서 가혹했고 그것이 너에게 상처를 주었다는 걸 알겠어. 그래서 나와 가깝게 지내기가 더 어렵다는 것
을 이해할 수 있단다. 네가 어렸을 때 내가 여러 가지 일로 마음을 빼앗겨서 네게 좋은 도움이 될 만
큼 관여해주지 못한 것이 사실이다. 네가 그 점에 대해 어떻게 느끼는지 알려줘서 고맙다. 그리고 앞
으로 너에게 보상할 수 있는 방법이 있기를 바란다.’ 이 편지는 어째서 좋은가? 한 줄씩 살펴보자.
① “부모로서 너를 실망시킨 행동에 미안하다.” - 대충 둘러대려 하지 않는다. 대신 불만의 핵심으로
곧장 향한다. 자녀는 엄마가 부모로서 자신을 실망시켰다고 말했고 엄마는 그렇게 해서 미안하다고 한
다. ② “내가 여러 면에서 가혹했다.” - 가혹했던 것을 인정한다. 다시 말하지만, 자녀가 틀렸거나 지
나치게 민감한 것을 증명하려고 하는 것이 아님을 분명히 한다. 그러면서 자신의 성격적인 결함을 솔
직하게 인정한다. ③ “그것이 너에게 상처를 주었다는 것을 안다.” - 실수나 결점이 어떻게 자녀에게
고통을 느끼게 했는지 설명하고 있다. ④ “그래서 나와 가깝게 지내기가 더 어렵다는 것을 이해할 수
있단다.” - 자녀가 거리를 두기로 한 결정에 공감한다. 부모로서 자신의 실수를 인정하고, 자신에게는
고통스럽지만 자녀의 선택을 존중할 의지가 있을 정도의 강인함을 보여준다. ⑤ “그 점에 대해 어떻게
느끼는지 알려줘서 고맙다.” - 딸의 비난을 이기심의 관점이 아니라 건강의 관점에서 기꺼이 받아들이
는 것은 성인 자녀가 말로 인정하지는 않을지라도 놓칠 수 없는 사심 없는 애정의 행동이다.
화해를 위해 얼마나 오래 노력해야 할까?: 나는 보통 부모가 나의 조언에 따라 화해의 편지를 한 통
쓰게 하고, 응답이 없으면 6~8주 후에 다음 편지를 쓸 것을 추천한다. 다음 편지에는 이렇게 써야 한
다. “그저 내 편지를 읽을 틈이 있었는지 확인하려는 거란다. 설명했더라면 더 좋았을 법한 몇 가지 상
세한 부분들을 빼먹었겠지만, 그저 대화를 시작하고 싶었을 뿐이다. 긍정적이든 부정적이든 어떤 생각
이나 반응이 있었으면 알려다오. 사랑하는 엄마 또는 아빠 등.”
내 아이가 돌아왔다, 이제 무엇을 해야 하나?
이 책에서 제안한 방법들을 사용한다면 화해를 이룰 수 있을 것이다. 그러나 화해를 했다고 해도 아직
당신의 할 일이 끝난 것은 아니다. 현실은 관계가 단절된 원인이 여전히 존재할 수 있으며, 또다시 단
절이 일어날 수 있다는 것이다. 당신을 불안하게 하려는 것이 아니라 당신의 불안감이 실제 위험을 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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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녀는 왜 부모를 거부하는가

고한다는 것을 확인시켜주기 위해 이 말을 하는 것이다. 위험이 존재하는 이유는 다음과 같다. ① 한
번 관계를 단절해본 사람은 전혀 생각지 않던 사람보다 다시 단절할 위험이 더 높다. ② 관계 단절의
원인은 화해가 된 후에도 완전히 해결되지 않는 경우가 많다. ③ 관계 단절에 대한 부모의 분노나 상
처는 자녀와 더 많은 갈등을 일으키는 방식으로 반응이 나타날 수도 있다.
마음의 응어리를 어떻게 해소할까?: 조심하는 것이 좋지만 자녀에 대해 불안한 마음이 들거나 두려워
한다고 해서 스스로를 부끄럽게 생각하지 말아야 한다. 자녀가 당신에게 커다란 마음의 상처를 안겨주
었기 때문에 슬프거나 두렵거나 화가 나는 것은 어느 면에서는 당연하고 충분히 그럴 수 있다. 한편
대다수 부모에게 가장 큰 두려움은 또다시 관계 단절을 겪는 것이다. 특히 관계 단절의 원인이 별것
아니라고 믿거나 지엽적인 문제라고 생각하는 사람들에게 흔히 일어난다. 그렇지 않더라도 대부분의
부모는 또다시 그런 일이 일어날까 봐 어느 정도 두려움을 느낀다.
무엇보다 현실을 있는 그대로 받아들이는 것이 필요하다. 그럴 때는 스스로에게 이렇게 말해야 한다.
“그래. 아이가 다시 나와 관계를 끊을 수 있을지도 모르고, 그렇게 된다면 몹시 화가 나겠지. 하지만
그건 내가 100% 통제할 수 있는 건 아니야.” 아무리 고통스러웠더라도 당신은 처음에도 살아남았고,
만약 그래야 한다면 또다시 살아남을 것임을 스스로에게 상기시켜야 한다. 또 다른 일반적인 감정은
분노다. 많은 부모들의 경우, 화해 초기 단계에서 내 조언을 받아들일 때 가장 힘들었던 부분은 그것
이 자신에게 얼마나 끔찍했는지 말하지 못하게 했다는 것이다. 그중에서도 특히 아버지들은 자신과 아
내의 삶에 너무나 큰 괴로움을 안겨준 자녀에게 엄청난 분노를 가지고 있다.
“그게 얼마나 끔찍했는지 나는 왜 아이에게 말하지 못할까?” 이는 새롭게 화해한 사람들이 하는 공통
된 질문이다. 그에 대한 대답은 ‘그로 인해 또 다른 관계 단절을 겪을까 봐’이다. 물론 원한다면 언제
든지 자녀에게 호통을 칠 수 있지만, 다시 문이 쾅 하고 닫히는 결과만 초래할 뿐 기분이 좋을 리 없
다. “그래, 그럼 이 분노를 어떻게 해야 하지?” 가장 좋은 것은 아들이나 딸을 만나기 전에 그 분노를
처리하는 것이다. 예를 들면 친구에게 전화해서 아이가 당신에게 얼마나 못되게 굴었는지 하소연하는
것도 좋고, 분노의 편지를 쓰고 불태우는 것도 좋다. 그리고 운동이나 명상도 도움이 된다. 중요한 것
은 자녀 앞에서 분노를 드러내지 말아야 한다는 것이다. 적어도 관계가 확고한 단계로 돌아왔다는 확
신이 들 때까지 말이다. 몇 개월이 아니라 몇 년이 걸릴 수도 있다. 순간적으로 화가 치밀 때면 잠시
밖으로 나가거나 화장실에 가거나 해서 그 자리를 떠나는 편이 좋다.
그들이 있는 곳으로 다가가기: 부모와 자녀가 오랜 관계 단절 끝에 재회하고 나서 바로 이전의 해맑은
상태로 돌아갈 수 있는 방법은 없다. 그러므로 한동안 어색하겠지만 자연스럽게 대하는 것이 좋다. 어
쩌면 부모의 삶에서 가장 고통스러운 사건이 자녀에게는 어깨 한 번 으쓱해 보이는 것으로 끝날 작은
일인지도 모른다. 마치 아무 일도 없었던 것처럼 행동한다면 부모 역시 그렇게 대해야 한다. “잘 지냈
니? 이렇게 만나니 얼마나 좋은지 모르겠구나.” 하는 식으로 다가가야 한다.
자녀가 쾌활하고 편한 마음으로 지내고 싶어 하면 당신도 그 상태에 함께하길 권한다. 만일 자녀가 조
심스럽게 당신의 반응을 확인하려 한다면, 당신의 기분이나 생각이 자녀에게서 멀리 벗어나 있지 않도
록 조심스럽게 대응해야 한다. 다시 말해, 그들에게 당신은 괜찮고 행복하며, 상처 입지 않았고, 마지
못해 수락한 게 아니며, 마음에 응어리가 남지 않았다는 것을 알 수 있도록 해야 한다. 아무튼 화해의
초기 단계에서는 자녀와 대화를 시작하고 자녀의 삶에 다시 문을 여는 것이 중요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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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녀는 왜 부모를 거부하는가

내 친구들은 나를 만나면 관계가 단절되지 않은 자녀와의 관계를 나에게 자주 털어놓는다. 그들 중 상
당수가 관계 단절까지는 아니더라도 어느 정도의 갈등과 실망을 경험하기 때문이다. 내 친구들처럼 당
신도 미리 자녀와의 관계에 대해 기준을 정하고 마음의 준비를 하길 바란다. 자녀가 당신의 삶으로 돌
아왔다고 해서 이제 얼마든지 소식을 들을 수 있다거나 언제든 만날 수 있고 응답을 받을 수 있는 것
은 아니다. 그러한 조건들은 여전히 아이들이 정하는 것이며 유감스럽게도 항상 그럴 것이다. 만약 당
신에게 더 자주 함께할 수 있고 응답을 잘해주는 다른 자녀가 있다면 정말 운이 좋은 것이며, 그것에
감사해야 한다. 그러나 과거에 관계가 단절되었던 자녀가 같은 방식으로 기대에 따를 것이라고 기대하
지는 말아야 한다. 언젠가는 그렇게 될 수도 있겠지만, 조만간 되지는 않는다.
초기 화해의 단계: [기준점 정하고 갈등 피하기] 관계가 단절된 이유를 이해하든 하지 못하든, 자녀에
게 앞으로 갈등을 피하는 방법에 대한 방향을 묻는 것은 관계 개선에 도움이 된다. 대화는 직접 만나
서 또는 이메일을 통해서 다음과 같이 진행될 수 있다. “다시 함께 시간을 보낼 수 있게 되어 매우 기
쁘다. 과거에 내가 너를 화나게 한 일이 있었던 게 분명하니 앞으로는 어떻게 할지 서로 합의하면 좋
겠다. 우리 중 한 사람을 괴롭히는 일들이 있으면 바로 말해서 나쁜 감정이 쌓이지 않도록 노력하자.”
여기서 나는 ‘우리 중 하나’라고 말했지만, 당신은 자신을 괴롭히는 일은 말하지 못할 수 있다. 그렇게
해서 얻어지는 것이 없기 때문이다. 요점은 당신이 자녀를 불편하게 하는 것이 무엇인지 말하도록 격
려한다는 것이고, 그것만으로라도 신뢰를 얻게 되고 소통의 기회가 늘어난다.
자녀들 가운데는 갈등을 피하기 위해 관계를 단절하는 경우도 있다. 어느 가정에서나 일어날 수 있는
일상적인 가정생활의 고난과 시련을 다루는 방법을 몰라서 문을 닫아버리고 물러나서 원망을 키우다가
다른 방법을 모르니 부모와 관계를 단절한다. 이런 자녀의 경우에는 부모가 어떤 문제가 갈등을 일으
키는지 좀 더 세심하게 살피고, 예상치 못한 반응이 있었던 상황에 대해서 물어볼 필요가 있다.
예로 당신이 손자와 놀고 있을 때 아들이 화가 난 것을 알게 되었다고 하자. 다음 날 당신은 이렇게
말할 수 있다. “어제 내가 제이콥과 놀고 있을 때 네가 나에게 짜증을 내는 것 같더라. 그랬었니?” 아
들이 아니라고 거짓말을 하고 갈등을 회피하려고 할 수도 있을 것이다. 하지만 당신이 확실히 그렇게
느꼈다면 다음처럼 말하면 된다. “아닌 게 확실하니? 제이콥과 놀 때 너를 불편하게 한 것이 있어서 내
가 다르게 행동했으면 좋겠다고 생각하나 싶어서 그래. 불만이 있으면 털어놓았으면 좋겠다.”
한편 만약 자녀가 관계 단절을 불러온 문제에 대해 언급한다면, 당신 생각으로는 그게 아니고 크게 과
장되었다고 하더라도, 당신은 공감하면서 경청하려고 노력해야 한다. 새롭게 재회한 시기는 누가 누구
에게 무엇을 언제 했는지 따지고 논쟁하는 시간이 아니다. 언젠가는 그럴 수 있는 때가 오겠지만, 더
확고한 기반을 다지기 전까지는 아니다. 아무튼 처음 1~2년은 다시 알아가는 기간으로 생각해야 하며,
이 기간 동안의 목표는 당신이 자녀와 위협적이지 않은 방식으로 함께할 수 있으며 당신과 재회하는
것이 좋은 생각이었음을 자녀에게 확신시키는 것이다.
자녀와 재회한 부모 중에서 자녀가 여전히 무례하게 행동하거나 경멸을 드러내서, 생각만큼 행복하지
만은 않다고 말하는 경우가 있다. 그럴 때 당신은 이렇게 말해야 한다. “네가 나에게 말하려는 것이 뭔
지 정말로 듣고 싶고, 그게 중요하다는 것을 알고 있단다. 우리 관계에서 단절이 필요했던 이유 중에
는 네가 정말로 힘들다고 느끼는 면이 나한테 있어서겠지. 네가 원하는 대로 하고 싶고 그럴 거라고
약속할 수 있는데, 고함치지 말고 조용히 말해줄 수 있겠니? 네가 큰 소리로 말하지 않으면 내가 못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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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녀는 왜 부모를 거부하는가

알아들을까 봐 그러는 거겠지. 어쩌면 그게 사실일 수도 있고…. 하지만, 다른 방법을 시도해보면 어떨
까?” 보통 이러한 종류의 대화는 흥분한 상태보다는 갈등이 끝난 후에 하는 것이 좋다. 흥분한 상태에
서는 진정시키려는 노력을 해야 하고, 그게 안 된다면 가능한 한 빨리 대화를 끝내도록 해야 한다. 혹
시라도 억울한 마음이 남아있거나 거리감이 크게 느껴지면 적어도 한 번쯤은 표현하는 것이 좋다. 그
때는 이렇게 말해보자. “너를 다시 만나니 정말 행복하구나. 하지만 넌 아직까지 내게 분노나 원망을
품고 있는 것 같은데, 그러니? 설령 그렇다 하더라도 괜찮아. 네가 솔직히 털어놓았으면 해서 그냥 한
번 얘기해보는 거야.” 만약 자녀가 그렇지 않다고 하면 다음과 같이 말하는 것이 좋다. “알겠다. 우리
관계에서 너를 힘들게 하는 거라면 뭐든 얘기할 수 있는 문이 언제나 열려 있다는 건 알고 있지? 모든
관계에는 노력과 열린 태도가 필요하다는 걸 나도 잘 알고 있단다.”
내가 언제까지 사과를 해야 하나?: 당신에 대한 자녀의 불만을 한동안은 계속 들어야 할 수도 있다는
걸 받아들여야 한다. 만약 자녀가 다시 당신에게로 돌아와서도 과거에 대해 계속 언급한다면, 당신이
변하지 않을 것 같아서 걱정하기 때문이거나 당신이 충분히 변하지 않았다고 생각하기 때문일지 모른
다. 아니면 당신이 예전처럼 행동할까 봐 걱정되기 때문일 수도 있다. 결국, 가장 좋은 태도는 긴장을
풀고 관심을 기울이고 자녀의 불만을 수용하는 것이다.
부모와 자녀의 화해를 위한 새로운 규칙
부모와 자녀, 관계 회복을 위해 지켜야 할 것들
부모와 자녀 관계를 위한 10가지 새로운 규칙: ① 당신의 자녀는 언제든 떠날 준비가 되어있기 때문에
관계 조건을 정하는 데 당신보다 더 많은 권한을 가지고 있다. 덜 신경 쓰는 자가 더 많은 힘을 가진
다는 것이 게임의 기본 이론이다. ② 자녀와의 관계는 의무나 정서적 부채감, 책임감에서가 아니라, 행
복과 개인적인 성장을 만드는 환경에서 이루어져야 한다. ③ 부모로서 얼마나 잘해냈는지 판단하는 사
람은 당신이 아니다. 과거에 대해 자녀의 이야기와 의견을 들어볼 필요가 있다.
④ 죄의식에 사로잡히거나 반대로 비난을 해서는 자녀에게서 원하는 것을 결코 얻지 못할 것이다. 관
계가 단절된 상태라면 더욱 그렇다. ⑤ 평등주의적이고 정신분석적이며 자각적인 방식으로 소통하는
방법을 배우는 것은 자녀와의 좋은 관계를 위해 필수적이다. ⑥ 자녀를 키울 때도 부모였고 자녀가 죽
을 때까지도 부모다. 당신은 자녀를 이 세상에 데려왔다. 그러므로 자녀가 목표에 이르는 것이 불가능
해 보일지라도 화해가 목표라면 당신은 계속 노력해야 한다.
⑦ 자녀에게 재정적이나 정서적으로 많은 투자를 한다고 해서 자녀들이 원하는 것보다 더 많은 만남이
나 애정을 받을 자격이 주어지는 것은 아니다. ⑧ 자녀의 배우자를 비난하면 관계가 단절될 위험이 높
아진다. ⑨ 자녀의 이성에 대한 취향이나 성적 정체성을 비난하면 관계가 단절될 위험이 높아진다. ⑩
당신이 어려운 어린 시절을 보냈고 당신의 부모보다 더 나은 부모 노릇을 했다고 해서 당신의 자녀가
당신에게 상처받은 모든 방식을 받아들여야 한다는 의미는 아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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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녀는 왜 부모를 거부하는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