심장병 전문의가 쓴 약 안 쓰고 수술 않고 심장병 고치는 법
딘 오니시
머리말
심장을 치유하는 마음의 법칙
이 책에서는 '당신의 심장 열기 프로그램(The Opening Your Heart Program)'을 소개한다. 그런데 심장을 열다니? 대체 어떻게 연다는 것인가? 나중에 자세히 알게 되겠지만, 이 말은 심장을 신체적으로만이 아니라 정서적 또는 영적으로 치유한다는 뜻을 담고 있다. 달리 말하면 이 프로그램이 심장뿐 아니라 삶을 변화시키는 데 도움을 준다는 뜻이기도 하다. 이 프로그램은 내가 지난 14년 동안 해온 심장 혈관 연구의 결과를 토대로 만든 것이다. 연구 결과, 나와 동료들은 환자들이 생활 습관을 바꿈으로써 심장병을 고칠 수 있다는 사실을 발견하였다. 이 프로그램은 약이나 외과 수술 없어도 심장병을 고칠 수 있다는 사실을 과학적으로 증명한 유일한 프로그램이다. 우리는 심장병 환자가 이 프로그램을 실천하면 심하게 막힌 관상동맥이 실제로 열리는 것을 확인한 첨단 의학 기술로 확인하였다. 달리 말하면, 이 환자들의 동맥 폐색이 점차 치유되어 심장으로 흘러 들어가는 혈액이 많아진다는 것이다. 대부분의 수술이나 약에 부작용이 따르는 것과는 달리 이 프로그램에 맞추어 생활 습관을 바꿈에 따라 생기는 '부작용'이란 오히려 바람직한 것들이다. 이 프로그램을 실천한 환자들은 평온감을 느끼고 활기차졌으며, 가슴의 통증은 줄어들거나 완전히 사라졌다. 그리고 많은 환자들이 약을 줄이거나 완전히 끊어버리기도 하였다. 또 약을 복용하지 않고 혈중 콜레스테롤을 낮출 수 있다고 한 과거의 어떤 연구 결과보다 콜레스테롤을 더 많이 낮추는 결과도 보여주었다. 비록 지난 10여 년 사이에 심장병의 발작이 다소 줄어들었다고는 하지만 해마다 심장병이나 혈관 장애로 사망하는 환자의 수는 암, 에이즈, 각종 감염성 질환, 사고사 그리고 살인에 의한 사망자 수를 모두 합친 수보다 더 많다.(이것은 남자나 여자 모두 같다.) 만약 심장병을 치유할 수 있다고 한다면 그 예방도 가능할 것이다. 그렇게 되면 심장병 환자들은 새로운 약이나 수술법 그리고 그 밖의 기술 혁신을 애타게 기다릴 필요가 없어질 것이다. 지금 우리가 알고 있는 가장 확실한 사실은 이 책이 소개하는 프로그램을 실천하면 심장병이 치유된다는 점이다. 오늘날의 의료 체재에서 건강을 위해 할 수 있는 가장 좋은 방법은 개인이 자신의 생활 습관을 바꾸는 것이다. 이 책은 자신에게 알맞은 생활 습관을 찾도록 도와줄 것이다. 심장병이란 처음에는 마음에서 시작하여 오랜 기간 동안 마음의 작용이 잘못됨으로써 결국 몸의 병으로 나타나는 것이다.
이 프로그램에서는 적색 살코기나 크림 소스 또는 후식을 마음껏 즐기던 사람들에게 그런 것들을 일체 먹어서는 안 된다고 강조하지 않는다. 우리의 프로그램은 이것은 되고 저것은 안 된다는 지나친 이분법적 엄격성을 요구하지는 않는다. 만일 당신이 의사한테서 심장병 진단을 받았다면 당신은 이 프로그램의 단계들을 하나씩 실천하면 된다. 이 프로그램은 다양한 선택이 가능하므로 각자에게 알맞은 선택을 할 수 있도록 도와줄 것이다. 사람들은 대부분 두 가지의 삶, 곧 온갖 스트레스 속에서 기름기기 많은 음식을 먹으면서, 젊어서 죽을지도 모르는 자극적이고 생산적이며 성취적인 삶과, 이와는 달리 나무 밑에 앉거나 누워서 따분한 음식을 먹고 무사안일하게 오랫동안 살아가는 삶 중에 어느 하나를 선택하지 않으면 안 되는 것으로 믿고 있다. 그러나 다행스럽게도 이 둘 가운데 하나를 선택해야만 하는 것은 아니다. 이 프로그램은 생산성과 행복감은 키우면서 불안감과 스트레스 그리고 질병에 걸릴 위험은 상대적으로 줄여가도록 해주는 것이다. 나는 어떻게 하면 독자들이 의미 있는 선택을 할 수 있으며, 또 어떻게 하면 자신에게 가장 잘 맞게 이 프로그램을 재단할 수 있을지를 설명할 것이다. 이 프로그램은 막힌 심장 동맥을 열어주는 것을 중요한 목표의 하나로 삼지만 더 큰 목표는 삶의 양식을 오래 살아갈 수 있지만 단지 오래 사는 것만이 근본 목표가 아니란 점을 강조하려 한다. 어느 누구도 영원히 살수는 없다. 또 삶을 즐기지 않고 단순히 오래 살기만을 원하는 사람은 없을 것이다. 우리의 참된 목표는 오래 사는 것뿐만 아니라 더 질 높은 삶을 살아가는 것이다. 이 프로그램은 실제적이고 현실적인 것에 바탕을 두고 스트레스가 적으며 즐겁고 건강한 삶을 살아가도록 도와줄 것이다. 좀 더 심층적 수준에서 보면 이 프로그램은 심장병을 만드는 마음이나 정신의 문제를 살펴보는 것이 주된 것이다. 심장병이란 처음에는 마음에서 시작하여 오랜 기간 동안 마음의 작용이 잘못됨으로써 결국 몸의 병으로 나타나는 것이다. 쉽게 말해 마음이 오랫동안 상해 있으면 가슴, 곧 심장에 병이 생기는 것이다. 동서양을 가리지 않고 시나 문학과 같은 예술 작품 속에 심장은 감정에 의해 쉽게 영향 받는 장기로 묘사되어 있다. 이것은 예술에서뿐만 아니라 객관적으로, 경험적으로 체험할 수 있는 것이며, 과학적으로 입증될 수 있는 것이다.
'마음 열기' 또는 '가슴 열기'라는 뜻의 이 프로그램(opening your heart program)은 궁극적으로 어떻게 하면 마음이 자유로워지고 행복해질 수 있는가를 익히도록 한다. 이 프로그램의 내용은 약과 수술로 심장을 여는 것이 아니라 사랑과 지혜와 자비에 기초를 두고 심장을 열어 가는 것으로 되어 있다. 우리는 단순한 신체 해부학적 수준에서뿐만 아니라 감정적이고 정신적인 수준에서 마음을 열면 닫힌 심장이 열리는 것을 알게 될 것이다. 이 프로그램은 실제로 막힌 심장 동맥을 열어줄 뿐 아니라 더욱 세차고 튼튼하고 통증이 없는 강인한 심장으로 치유하도록 도와줄 것이며, 정서적으로는 다른 사람들과 서로 가슴을 열게 하여 더욱 행복하고 친밀하고 사랑이 오가는 관계를 맺도록 도와줄 것이다. 나아가 정신적으로 더 고차원적인 힘, 신 또는 신성을 향해 가슴을 열게 하여 평화와 기쁨이 솟아나는 진정한 자기 내면의 원천을 발견하도록 해줄 것이다. 달리 말하면 이 프로그램은 어떻게 하면 죽음의 공포에서 벗어나 삶을 더 즐겁게 살아갈 수 있는지를 가르쳐준다. 어떻게 하면 무기력해지지 않고도 편안해질 수 있으며, 스트레스를 회피하지 않고 잘 관리해 나갈 수 있으며, 세상사를 외면하지 않고 더 충실하게 살아가며, 자기 자신을 잘 돌보면서도 다른 사람도 잘 배려할 수 있는지를 가르쳐준다. 심장병은 생활 습관과 건강의 관계를 정확하게 이해하게 해주는 좋은 모델 역할을 한다. 대부분의 암(유방암, 직장암, 폐암, 난소암 등)을 비롯하여 관절염과 당뇨병, 그리고 그 밖의 퇴행성 질병에 걸리는 중요 원인은 대개 생활 습관과 관련이 있는데, 특히 생활 습관이 건강에 미치는 영향은 다른 어떤 질병보다 심장병에서 더 많이 알려져 있다. 오늘날에는 심장 기능을 진단하는 기술이 무척 발전해 있어 어떤 환자든지 이 질병이 어느 단계까지 진행되어 있는지 쉽사리 진단 받을 수 있다. 따라서 마음만 먹으면 누구나 이 책에 소개된 프로그램을 보다 효과적으로 자신에게 적용할 수 있을 것이다. 비싸고 때로는 위험하기도 한 의학적 방법들을 사용하는 의사들이 최초로 병에 걸리게 하는 문제의 근본 요인은 왜 언급하지 않는지?
이 책은 원래 3부로 구성되어 있다. 제1부는 이 프로그램과 관련 있는 연구들을 개관하는 것으로부터 시작하여 이 프로그램이 독자들에게 어떤 도움을 줄 수 있는지를 다룬다. 여기서는 심장병에 관한 새로운 개념과 심장에 영향을 미치는 식품, 정서적 스트레스 또는 운동과 같은 생활습관 요인들을 소개한다. 또 니코틴, 카페인, 코카인 또는 알코올과 같은 화학 물질이 심장 건강에 미치는 영향도 설명한다. 나는 하루하루 선택하는 삶의 스타일이 자신의 심장에 미치는 영향을 이해하는 것이 바로 이 프로그램의 합리성을 이해하는 데 도움될 것이라고 기대한다. 아울러 나는 보편적인 영향학적 관련 지식, 예컨대 왜 식물성 기름기나 생선 기름이 콜레스테롤 수준을 높여 문제를 일으키며, 심장병을 예방하기 위해 아스피린을 복용하는 것이 잘못된 처방일 수 있는지를 자세하게 설명하려고 한다. 콜레스테롤 수치가 높은 것이 모든 심장병 발병의 근본 원인이 아니란 점과 콜레스테롤 강하제를 복용하거나 귀리를 먹는 것이 최선의 선택이 아니라는 점도 강조하려 한다. 가장 중요한 것으로 나는 현재 의학계에서 심장병을 치료하기 위해 채택하는 공통적인 방법들을 재검토하고, 왜 이런 비싸고 때로는 위험하기도 한 의학적 방법들을 사용하는 의사들이 애초에 병의 근본 요인에 대해서는 언급하지 않는지 그 이유를 따질 것이다. 그 다음으로 나는 실제 임상 사례와 은유법을 사용하면서 심장병과 이 병의 치유에 관련된 마음의 문제를 다룰 것이다. 불행히도 이런 마음의 문제는 최근까지도 의학계에서 무시되어 왔다. 하지만 나를 포함한 여러 사람의 연구 결과를 볼 때 정서적, 영적 건강이 심장의 건강에 중요하다는 믿음이 생긴다. 나는 이런 흥미로운 새 분야에서 해온 최근의 과학적 연구를 살펴보고 나의 견해를 뒷받침해주는 과학적 근거가 가치 있는 것이란 점을 설명할 것이다.
제2부는 이 프로그램의 내용을 상세히 설명하고 실천 방법을 안내한다. 심장병 예방에 관심을 가진 사람을 위해 나는 "어떤 것을 먹어야 하고, 어떤 것은 먹지 말아야 한다"는 장황한 리스트를 제시하려고 하지 않고 다양한 음식을 선택할 수 있도록 했다. 이미 심장병에 걸려 있는 환자에게 권하는 음식은 반전 음식(Reversal Diet)이란 것인데, 이 음식은 지방과 콜레스테롤이 낮지만 매우 맛있고 친근한 음식들이다. 이 프로그램에서 제시한 음식들은 무엇이든 다 먹어도 좋고, 칼로리를 하나하나 계산할 필요도 없이 저절로 체중을 줄여주는 효과를 낸다. 한편 어떻게 운동하는 것이 좋고, 어떻게 효율적으로 금연하며, 스트레칭, 호흡, 명상, 심상법, 점진적 이완법 그리고 사랑하는 사람과 대화를 잘 할 수 있는 방법 등과 같은 각종 스트레스 관리 기법을 어떻게 하면 잘 실천할 수 있는지를 설명한다.
제3부는 요리서이다. 여기에는 미국 최고의 요리 대가인 볼프강 퍽, 디보라 매디슨, 앨리스 워터스, 몰리 카첸, 마크 홀과 같은 사람들이 제시한 150가지의 식단을 선보인다. (역자주 : 이 요리 식단은 한국 사람에게는 익숙하지도 않고 적절하지도 않다는 생각에 따라 소개를 생략하기로 하였다.) 나는 이 책을 열정을 가지고 썼지만 어느 정도의 조심성도 가졌다. 의사로서 나는 이 프로그램이 사람들의 삶을 놀라울 정도로 변화시키는 즐거움을 독자들과 함께 나누기를 원한다. 그리고 과학자로서 나는 어떤 불확실한 사실을 확인하기 위해 신중에 신중을 거듭하였다. 나는 나의 추리와 개인적 경험 그리고 임상적 관찰로부터 과학적으로 증명되는 것을 가려내기 위해 주의에 주의를 거듭하였다. 독자들에게 반드시 이렇게 바뀌어야 한다는 당위성을 강조하려는 것이 아니라 객관적 사실을 제공함으로써 현명한 선택을 하도록 도와주려는 것이 내가 이 책을 쓴 목적이다. 생활 습관을 바꿀 것인지 말 것인지는 오직 자신에게 달려 있는 것이다. 그러나 여러분은 이러한 결정의 바탕을 제공해주는 정확한 정보에 대해서는 반드시 알아두어야 할 것이다. 나의 동맥은 아직 열리지 않았지만 나는 계속 이 프로그램을 실천한다. 왜냐하면 내 자신이 열렸기 때문이다. 심장병을 반전시키는 것은 대단히 어려운 일이다. 심장 혈관이 굳는 데 수십 년이 걸리므로 이를 반전시키는 데도 오랜 시간이 걸린다. 그러나 과거 생각했던 것보다 훨씬 빠르고 훨씬 양호하게 개선될 수 있다는 것이 최근의 연구 결과이다. 요컨대 이 책은 심장을 열기 위한 프로그램을 통해 심장뿐만 아니라 마음도 치유할 수 있도록 돕는 복합적인 것이다. 우리의 연구에 참여했던 콘래드 크누센은 "검사 결과에 의하면 비록 나의 동맥은 아직 열리지 않았지만 나는 계속 이 프로그램을 실천한다. 왜냐하면 내 자신이 열렸기 때문이다."라고 말했다. 참여하여 열심히 노력해보고 그 결과를 지켜 보라. 심장에 문제가 있든 없든 단 일주일만 실천해도 몸이 좋아지는 것을 느낄 것이며, 4주 동안만 실천하면 콜레스테롤 수치가 뚜렷이 떨어지며, 몇 달이 지나면 느낌으로나 실제로나 엄청나게 변화된 자신과 만나게 될 것이다.
예방의학연구소 소장 겸 캘리포니아대학 의대 교수 심장 전문의 딘 오니시
제1부 당신의 심장 열기
제1장 새로운 방법의 시도
"나를 믿을 것인가 당신 자신의 눈을 믿을 것인가?" 그루초 막스
"혁신이란 실제의 세계에서는 매우 힘든 일이다." 리처드 페인만
미국에는 4천만 명이 심장 혈관 질환으로 고통을 받고 있다. 그리고 자신의 심장에 문제가 있는 것을 모르고 살아가는 잠정적인 환자들은 훨씬 더 많다. 또 6천만 명이 고혈압이고 8천만 명이 고지혈증이다. 해마다 150만 명 이상이 심장마비를 일으키는데, 그 중 셋에 하나는 평소 자신의 심장에 어떤 문제가 있는 줄도 모르고 살아오다가 처음으로 심장마비를 겪은 환자들이다. 위에 든 질병들을 일으키는 가장 중요한 요인은 생활 습관이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의사인 나는 약물을 처방해서 고혈압과 고지혈증 그리고 관상성 심장병을 다루는 훈련만을 받아왔었다. 그런데 최근에 들오면서 혈압을 낮추고 콜레스테롤을 낮추는 약물 처방은 극히 일부 환자에게서만 심장병을 예방하고 반전시킬 수 있다는 증거가 늘어나고 있다. 그뿐만 아니라 약물 처방이 환자의 병세를 악화시키는 수도 있다. 이러한 상황에서 나와 내 동료들은, 우리가 '심장 열기 프로그램'이라고 부르는 일정한 생활 습관 프로그램을 따르면 약물을 쓰지 않고도 과거의 어떤 연구에서보다 콜레스테롤과 혈압을 더 많이 낮추고, 콜레스테롤 강하제를 쓰거나 수술을 하지 않고도 많은 환자들에서 심한 관상성 심장병을 반전시킬 수 있다는 사실을 발견하였다. 물론 어느 누구도 영원히 살수는 없지만 심장병으로 일찍 사망하거나 후유증으로 고생하거나 또는 부담스러운 치료비 때문에 고통을 받을 필요는 없다는 것이다.
텍사스의 휴스턴에 있는 베일러 의과대학에 다니던 1975년에 나는 심장병 연구에 처음으로 관심을 가졌다. 1977년에는 마이클 디베이키 박사의 관상 혈관 우회 수술실에서 조수로 일했다. 그의 수술 기술은 인상적이었으며 경이로웠고 역동적이었다. 그러나 얼마 지나지 않아 나는 심장병의 근본 문제는 규명하지 않고 혈관만을 우회시키는 수술 방법이 지닌 한계를 보고 실망감을 느꼈다. 일시적인 임시 변통 조차와 근본적 치유 사이에는 현격한 차이가 있다. 나에게 우회 수술은 근본 원인은 찾지 않고 부적절하게 문제를 다루는 대표적인 예로 여겨졌다. 우리가 환자를 수술하면, 그들은 가슴통증이 없어졌기 때문에 자신의 병이 나왔다고 말하고, 집으로 돌아가 이전과 같은 생활을 계속한다. 여전히 담배를 피우고, 고지방과 고콜레스테롤의 음식을 먹고, 스트레스 관리를 소홀히 하고, 운동도 하지 않는 삶으로 돌아가는 것이다. 병원은 병원대로 현관 로비에 담배 자판기를 설치해놓았고, 병원 식당에서 파는 음식 또한 치즈버거, 생선 튀김, 감자 튀김 같은 기름진 것뿐이다. 어떤 병원에서는 맥도날드나 버거킹의 분점이 식당을 독점하고 있는 곳도 있다. 몇 해 전에 유명한 병리학자인 시카고대학의 로버트 위슬러 교수는 병원 환자에게 주는 음식을 비비원숭이에 먹였더니 이 원숭이들의 동맥이 막힌다는 놀라운 사실을 발견한 바 있다. 결국 단 10명만이 연구에 지원하였다. 이 환자들은 우리의 프로그램을 한 달 간 실천한 후 눈에 띄는 향상을 보여주었다. 환자들이 우회 수술을 받지 않고 그 대신 심장병의 원인이 될 수 있는 생활 습관을 바꾸면 어떤 일이 일어날 것인지에 나는 관심을 가졌다. 먼저 도서관에 가서 많은 책을 뒤지기 시작하였다. 지방이나 콜레스테롤이 많이 들어 있는 음식물을 섭취하면 콜레스테롤과 혈압이 높아지며, 반대로 저지방, 저콜레스테롤 음식은 콜레스테롤과 혈압을 낮춘다는 연구 결과를 많이 볼 수 있었다. 역학 연구에 의하면 혈중 콜레스테롤이 늘어나면 심장병 발병의 위험 또한 커진다. 한편 또 다른 연구에 의하면 어떤 음식을 먹든 정서적 스트레스를 받으면 혈압과 혈중 콜레스테롤이 높아진다. 인디애나폴리스에서 열리는 카 레이스에 참가한 500여 명의 선수들을 대상으로 연구한 결과, 경기 전에 비해 경기 후에 콜레스테롤이 더 높아진다는 사실이 밝혀졌다. 세무사들은 4월 15일 무렵에 일년 가운데 콜레스테롤 수준이 가장 높아지며, 의과대 학생은 시험 기간에 콜레스테롤이 더 높아진다는 사실도 발견되었다. 그 밖의 다른 연구들에 의하면 스트레스 관리 기법을 적용하면 음식물과는 관계없이 콜레스테롤과 혈압을 낮출 수 있다고 한다. 또 흡연은 심장병 발병의 위험률을 증가시키고, 정기적인 운동은 발병 위험률을 감소시킨다는 증거도 있다. 허버트 벤슨 박사는 명상을, 랄프 파펜바거 박사는 운동을, 그리고 프랭크 색스 박사는 식이요법을 각자 자기 전공 분야에서 개별적으로 연구해 왔지만, 그 당시까지 이 방법들을 함께 사용하는 복합적 생활 습관 프로그램을 적용한 연구는 보고된 바 없었다. 이러한 사실은 나에게 강한 호기심을 불러일으켰다. 그래서 나는 의과대학 2학년을 마치고 3학년에 진급할 때인 1977년에 1년 간 휴학을 하고 10여명의 심장병 환자를 대상으로 복합적 생활습관의 적용 효과를 알아보는 작은 규모의 연구에 착수하게 되었다. 당시 베일러 의과대학의 학장이었던 안토니오 고토 박사의 도움을 받아 값비싼 실험 장비를 지원 받았으며, 프렌자임 협동 재단에서 연구비도 받았다. 휴스턴에 있는 플라자호텔은 객실 10여 개를 한 달 동안 무료로 사용할 수 있도록 도와주었다. 대학 2학년을 마친 시점에 이 연구를 함으로써 가질 수 있었던 장점은 아직 내게 지쳐버릴 만큼의 임상 경험이 없었고 심장병의 반전이 '불가능'하다는 것을 알지 못했다는 것이었다. 그래서 나는 환자들에게 "이 프로그램은 여러분의 문제를 개선하는 데 도움을 줄 수 있습니다."라고 말할 수 있었다. 환자들은 대부분 이미 의사들한테서 심장병은 다른 질병의 진행 과정과 마찬가지로 일시적으로 안정되었다가 시간이 갈수록 악화되어 간다는 이야기를 듣고 있었다. 그러니까 나는 이들에게 심장병 진단을 받은 후 처음으로 희망을 불어 넣어준 셈이었다. 하지만 적절한 시험 대상자를 찾는 일이 쉽지 않았다. 우리는 관상성 심장병 환자로서 가슴 통증은 있지만 우회 수술을 받을 계획이 없는 환자를 찾으려고 했다. 당시 세계에서 가장 많은 우회 수술을 하는 곳이 휴스턴이었으므로 혈관 촬영을 통해 심장병과 가슴 통증이 있는 것으로 진단되면 대부분의 환자는 곧바로 우회 수술을 받게 되었다. 그 때문에 우리는 1만 명의 환자 기록을 뒤졌지만 이 연구에 적합한 사람을 겨우 100명 정도밖에 찾아내지 못했다. 결국 단 10명만이 연구에 자원하였다. 이 환자들은 우리의 프로그램을 한 달간 실천한 후 눈에 띄는 향상을 보여주었다. 이를테면 가벼운 성관계를 갖거나 심지어 샤워나 면도 또는 조금만 걸어도 가슴이 아프던 증상이 사라졌다. 이 같은 향상은 프로그램을 실천한 지 며칠 지나지 않아 나타나기 시작하였다. 병 때문에 여러 해 동안 직장을 떠나 있어야 했던 환자들이 곧장 현업으로 되돌아갈 수 있게 되었다. 환자들은 자신이 건강해졌으며 우울증에서 벗어나 생활에 활기를 느낀다고 말했다. 이런 환자들의 콜레스테롤 수준은 빠르게 떨어졌고, 혈압도 크게 떨어져 여러 해 복용해왔던 혈압 강하제를 줄이거나 완전히 끊어버리기에 이르렀다. 이제 여가 생활을 즐겨야겠다고 말하는 사람도 있었다. 모두 운동 능력이 뚜렷하게 향상되었다. 대부분의 참여자들은 스스로 좋아졌다고 느꼈을 뿐 아니라 실제로 좋아졌다. 운동 부하 살리움 조영법(Exercise thallium scan)이라고 부르는, 당시로는 가장 최신의 검사법으로 피가 심장으로 얼마나 많이 흘러 들어가는지 알아보았는데, 30일 동안만 이 프로그램을 실천하고 나면 심장으로 들어가는 관상동맥의 피가 뚜렷하게 늘어나는 것을 알게 되었다. 이런 현상은 대부분의 의사들이 불가능한 것으로 생각해왔던 것이었다. 그래서 우리에게 "검사에 무언가 잘못이 있었던 것 같다"라고 말했다. 오늘날 병원에서 일종의 핵의학 검사법으로 사용되는 살리움 조영법을 당시에는 '불명확한 의학(unclear medicine)'이라고 불렀다. 왜냐하면 그들 자신이 매일같이 임상 진단을 위해 이 방법을 사용하고 있으면서도 그 영상은 100% 믿을 수 없기 때문에 명확하지 않다는 것이었다. 또 이 연구에서는 비교 집단이 없었으므로 이에 대한 비판이 나왔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우리는 연구 결과를 '임상 연구'라는 잡지에 발표하였다. 몇 해 뒤에 서독의 게하르트 슐러 박사, 스탠포드대학의 윌리엄 하스켈 박사 그리고 샌디에이고의 프로리허 박사 같은 사람들이 우리의 연구 결과와 비슷한 결과를 발표하였다. 그 후 레스터 모리슨, 월리엄 카스텔리 그리고 월터 켐프너 같은 의사들과 나탄 프리티킨 같은 학자와 함께 나는 저지방 음식 섭취와 운동으로 관상동맥의 폐색이 풀릴 수 있다고 보았다. 관상동맥 폐색을 반전시킬 수 있다고 생각한 것이다. 그러나 다른 심장 전문의들은 대부분 이를 난센스라고 했다. 유감스럽게도 이러한 주장을 증명하거나 부정할 수 있는 과학적 근거가 없었기 때문에 보통 사람들은 혼란에 빠졌고 의학계는 두 입장으로 갈라졌다. 로버트 엘리엇, 칼 사이먼튼, 버니 시겔과 같은 의사들과 진 아흐터버그, 조안 보리센코 그리고 노먼 커즌즈 박사와 같은 과학자들은 정서적 스트레스의 관리나 만성질환자의 치유에 적용하는 심상화와 같은 심리적 개입 방법의 중요성을 언급하였다. 그러나 이번에도 역시 과학적 증거의 부족 때문에 논쟁만 커지고 오해와 의견 불일치만을 불러왔다. 환자들은 불안감, 공포감, 걱정 그리고 우울증이 크게 줄었으며, 마음이 많이 편안해졌다고 말했다.
나는 의과대학 3학년으로 복학하였고 1980년에 졸업했다. 그리고 매사추세츠 종합병원과 하버드 의과대학 병원에서 인턴과 레지던트를 시작하기 전까지 지난 연구의 한계를 보완하기 위한 연구를 하기 위해 다시 1년 휴가를 얻었다. 이 새로운 연구에서는 비교 집단을 마련하였다. 이 둘째 연구에서 나와 동료들은 환자 48명을 두 집단으로 나누었다. 한 집단은 같은 콘도미니엄에 살면서 24일 동안 우리의 프로그램을 따르도록 하였다. 다른 한 집단은 의사들의 일반적 지시를 따르도록 하였다.(24일을 시험 기간으로 한 것은 콘도미니엄의 주인이 이 기간 동안만 무료로 사용하도록 해주었기 때문이다.) 우리는 연구를 시작할 때와 끝났을 때 이 두 그룹을 각각 검사하여 그 결과를 비교하였다. 이번에도 우리의 프로그램을 따랐던 환자들은 가슴 통증(협심증)이 평균 91%, 콜레스테롤 수준은 21% 줄었고, 운동 능력은 55% 향상되었다. 혈압도 모두 뚜렷하게 떨어졌다. 환자들은 불안감, 공포감, 걱정 그리고 우울증이 크게 줄었으며 마음이 많이 편안해졌다고 말했다. 또 다른 핵의학의 한 방법으로 재보았더니 심장이 혈액을 펌프질하는 능력과 심장이 수축할 때마다 일정한 양으로 고르게 펌프질할 수 있는 능력이 모두 좋아졌다. 이 같은 간접적 증거들은 24일 동안의 프로그램 실천만으로 심장병이 개선될 수 있다는 사실을 시사해주는 것이었다. 이 모든 결과를 비교 집단과 견주어 보면 통계적으로 의미 있는 차이를 보인다. 같은 기간 동안 비교 집단의 결과는 변화가 없거나 약간 더 나빠지는 경향을 보였다. 우리는 이 둘째 연구 결과를 '미국의학협회지'에 보고하였다. 그리고 나는 두 연구의 결과를 '스트레스, 음식과 당신의 심장'이란 책으로 펴냈다. 이 두 연구 결과는 매우 흥미 있고 용기를 주는 것이었지만 심장병이 반전될 수 있다는 결정적인 증거로는 부족하다. 이를테면 다음과 같은 의문이 생긴다. 호텔이나 콘도미니엄과 같은 '폐쇄된' 상태에서는 생활 습관을 복합적으로 바꾸도록 동기를 부여하는 것이 그다지 어려운 일이 아니지만 혼자서 자유롭게 사는 동안에 생활 습관을 복합적으로 바꿀 수 있도록 하는 것이 과연 가능할까? 또 단 몇 주가 아니라 일년 동안 이 프로그램을 실천하면 콜레스테롤 수준이나 혈압과 같은 위험 요인이 어떻게 변화될까? 그리고 더 중요한 의문은 이 환자들의 관상동맥 폐색이 반전되는 것을 실제로 측정할 수 있을까 하는 것이었다. 동맥의 막힘이 진행되는 데는 수십 년이 걸리므로 1년 만에 완전히 풀릴 수 없는 것이다. 그러나... 1981년부터 1984년까지 나는 보스턴에서 인턴과 레지던트 과정을 마쳤다. 1984년 7월 나는 샌프란시스코로 옮겨와 캘리포니아 태평양의료원(Pacific Medical Center)과 샌프란시스코 의과대학에서 이 연구를 다시 시작하려는 계획을 세웠다. 지난 10여 년 동안 몇몇 동물 실험을 통해 관상성 심장 질환이 개, 고양이, 쥐, 토끼, 돼지 그리고 원숭이와 같은 동물에서 반전될 수 있다는 사실을 보여 주었으나 사람에서는 이런 결과를 보여주지 못했다. 이는 전통적으로 추천하는 생활 습관 변화로는 심장병을 반전시키기에 충분하지 못하며, 심장병을 진단하는 기술도 정확하지 못했기 때문이다. 최근의 발전된 의료 기술, 곧 관상동맥의 컴퓨터 촬영과 PET 조영술과 같은 기술로 의사들은 심장병의 정도와 상태를 확실하게 측정할 수 되었다. 우리는 이미 개발된 첨단 기술의 값비싼 진단 장비를 사용하여 옛날부터 전해오는 생활 습관 변화에 따른 효과를 측정하는 세 번째 연구를 1984년 7월부터 1985년 12월까지 하기로 하였다. 이 검사 장비는 텍사스 의과대학의 랜스 굴드 박사가 개발하여 사용해온 것인데 2천5백만 달러나 나가는 최상의 PET 스캐너였다. 처음 이 연구를 시작했을 때 굴드 박사는 생활 습관 변화가 심장병을 반전시키기 어려울 것이라고 믿었지만 우리는 그를 연구팀에 넣었다. 어떤 결과가 일어나든 매우 흥미로울 것이라고 생각했다. 만일에 심장병이 반전되는 것이 발견된다면 흥미로울 것이라고 생각했다. 만일에 심장병이 반전되는 것이 발견된다면 정말 대단한 뉴스거리가 될 것이다. 설령 사람들에게 복합적으로 생활 습관을 바꿀 수 있는 동기를 주거나 그 같은 생활 습관 변경이 심장병 반전에 별다른 영향을 주지 못한다는 사실이 발견된다 하더라도 그 또한 관심거리가 될 수 있다. 이런 경우에는 약물과 수술만이 심장병을 고치고 예방하는 방법이라는 사실을 알 수 있기 때문이다. 이 새로운 연구는 필요한 연구비를 얻기가 어려워 처음부터 난관에 부딪혔다. 미국 심장학회와 국립보건원, 그리고 그 밖의 몇몇 주요 재단에 연구비를 신청하였지만 연구비 지급이 거부되었다. 어떤 심사위원은 반대하는 이유를 이렇게 설명했다. "심장병을 반전시킨다는 것은 불가능한 일이다. 비록 가능하다 하더라도 그것을 증명하는 데에 1년으로는 충분하지 못하다. 생활 습관 변화가 심장병에 걸릴 위험 요인을 줄여 줄지는 몰라도 반전시키는 것은 불가능하다. 그리고 어쨌든 사람들은 자신의 생활 습관을 쉽게 바꾸려 하지 않을 것이다. 심장병이 반전되는 것을 보여주기 위해서는 콜레스테롤 강하제를 사용하지 않으면 안 될 것이다. 사람들은 반복되는 관상성 동맥 촬영에도 자원하지 않을 것이다. 왜냐하면 이 동맥 촬영 검사는 매우 위험하기 때문이다." 이 같은 비평은 현대의 심장 의학이 얼마나 잘못된 안목을 가지고 있는지를 말해주는 듯했다. 내게는 극히 상식처럼 보이는 것을 매우 급진적인 이단으로 보고 있는 것 같았고, 또 나로서는 매우 위험스럽게 생각되는 방법을 매우 간단한 통상적인 방법으로 여기는 것 같았다. 우리가 연구비를 신청한 어느 큰 재단의 유명한 심장의는 나에게 "왜 당신은 이런 위험스런 일에 도전하려 하는가?" 왜 당신은 전통적인 방법으로 심장병을 다루려 하지 않는가?" 하고 물었다. "음식물을 바꾸고, 운동을 하고, 금연을 하고, 스트레스 관리 훈련을 하라고 권하는 대신에 혈장분리법(콜레스테롤 제거를 위해 환자의 혈액 전부를 매주 혈장투석기와 같은 기계를 써서 여과하는 기술)이나 회장우회 수술(창자의 한쪽 끝 부분을 다른 쪽 끝에 붙임으로써 작은창자 전부를 우회시켜 콜레스테롤을 전혀 흡수하지 못하도록 하는 수술법)을 하거나 콜레스테롤 강하제를 복용하게 하는 것이 더 좋지 않을까?" 하는 얘기였다. 그러나 우리 연구팀은 우리의 꿈이 이루어질 것으로 믿었다. 나는 휴스턴으로 날아가 유명한 부동산업자인 제럴드 하인즈 씨를 만났다. 그는 우리 연구에 필요한 자금을 기꺼이 지원해주겠다고 했다. 우리는 그밖에도 휴스턴에 있는 여러 개인과 회사 그리고 몇몇 작은 재단에서 연구비 보조 약속을 받았다. 이렇게 연구비 지원 보증을 받아 연구를 시작했다. 그러나 불행하게도 여섯 달 뒤에 석유 가격이 폭락하여 휴스턴 경제가 붕괴되는 바람에 기대했던 연구비가 제대로 지원되지 못하여 연구에 큰 어려움을 겪게 되었다. 그 이후 3년 동안 우리는 연구비 지워s에 대해 어떤 확신도 없이 연구를 계속 지속해나갔다. 그러나 어려운 가운데서도 그럭저럭 연구를 해나가는 동안에 우리의 연구가 목적을 달성했다는 사실이 세상에 알려지기 시작했다. 그러나 이때부터 큰 회사와 큰 연구재단에서 연구를 적극적으로 지원해주었다. 우리 연구에서는 심한 관상성 심장병 환자를 두 집단으로 나눈다. 한 집단에게는 우리가 만든 프로그램을 실천하도록 요구한다. 다른 집단에게는 의사의 통상적 지시를 따르라고 한다. 통상적 지시란 적절하게 음식물을 바꾸어 먹고(적색 살코기는 가능한 한 적게 먹고, 그 대신 생선과 닭고기를 상대적으로 많이 먹고, 버터 대신에 마가린을 먹고, 일주일에 계란을 3개 이상 먹지 않는 등등), 적절하게 운동을 하고 금연을 하라고 권한다. 우리는 이 연구를 시작할 때와 1년 동안의 실험이 끝났을 때 각각 두 집단을 검사하여 서로 비교하였다. 혈관 촬영은 샌프란시스코에서 하고 이 필름을 휴스턴에 있는 굴드 박사와 키르키드 박사에게 보내어 양적 분석을 하게 했다. 그 결과, 이 책 2부에 소개되어 있는 복합적인 생활 습관 변화를 1년 동안 시도했던 환자들 가운데 82%에서 동맥의 막힘이 풀리는 것으로 관찰되었다.(막힌 동맥이 모두 풀린 것은 아니지만 대부분이 풀렸다.) 전반적으로 보아 평균 61.1% 정도 막혔던 것이 55.8% 정도로 개선되었는데 심하게 막혔던 동맥일수록 더 많이 개선되었다. 동맥의 막힘이 진행되는 데는 수십 년이 걸리므로 1년 만에 완전히 풀릴 수는 없는 것이다. 심하게 폐색 되었던 동맥이 1년 후 비록 적은 양이지만 반전되었다는 것은 심장에 들어가는 피의 흐름이 크게 늘어났다는 뜻이다. 이 연구에 참여했던 환자들은 뒤에 자세히 설명한 것처럼 그 같은 결과로 기분이 몹시 좋아졌다고 한다. 더구나 여러 해 전부터 완전히 막혔던 4개의 동맥들은 모두 열리기 시작했다. 연구에 참여했던 여성 환자 5명의 경우는 모두 막힌 부위가 풀렸는데 그 중에는 약간의생활 습관 변경만을 시도했던 한 여성도 포함되어 있었다. 이 결과는 여자가 남자에 비해 혈관 폐색의 반전이 더 쉽다는 사실을 시사하는 것이다. 이와는 대조적으로 의사의 통상적 지시만 따르게 했던 비교 집단에 속했던 대부분의 환자들은 같은 기간에 오히려 상태가 악화되었음이 드러났다. 그러므로 심장병 환자에게 통상적으로 주어지는 정도의 생활 습관 변경 지시는 적절치 못함을 알 수 있었다. 이 연구 결과는 국제적으로 가장 권위 있다고 평가되는 의학 잡지의 하나인 란세트(The Lancet)에 1990년 7월 21일 발표되었고, 다른 학술 잡지들과 학회에도 발표되었다. 우리는 최근 미국 국립보건원 산하의 국립 심장, 폐, 혈액 연구소와 페쩌연구소로부터 많은 연구비를 받았다. 이 연구비를 가지고, 연구에 참여했던 환자들이 우리 프로그램을 더 오래 실천해나가면 관상동맥의 폐색 부위가 더 많이 반전되는가를 알아보기 위해 앞으로 4년 동안 연구를 계속할 예정이다.
콜레스테롤이 매우 중요하지만, 콜레스테롤이 전부는 아니며 또 고혈압, 흡연, 운동 부족도 부분적인 문제일 뿐 전부는 아니다. 이러한 생활 습관의 변화를 시도하는 데는 나이가 많고 적고는 관계가 없다. 우리의 연구를 통해 증상이 개선된 정도는 나이나 병의 심각성 정도와는 관련이 없고 오직 생활 습관 변경 프로그램을 얼마나 잘 지켰는지가 가장 중요한 요인이란 점이 밝혀졌다. 이 연구에서 가장 나이가 많았던 환자(74세의 웨너 헤벤스트라이트)와 관상동맥이 가장 심하게 폐색 되었던 환자(52세로 3개의 주요 관상동맥이 각각 100%, 100%, 79%가 막혔던 봅 핀넬)가 가장 많이 개선되었다. 이런 결과는 내가 처음 기대했던 것과는 달랐다. 나는 나이가 젊을수록 질병이 덜 진행되었기 때문에 가장 많이 개선될 것으로 기대했으나 의외로 가장 심하게 막혔던 혈관이 가장 많이 반전되었다. 세 번째 연구에서 우리가 사용했던 프로그램은 처음과 두 번째 연구에서 사용했던 프로그램과 거의 같았으나 한 가지 중요한 차이가 있었다. 세 번째 연구에서는 대화 기술이라든가 친밀감을 높이는 것이 매우 중요하다는 점을 강조하였다. 제3장에서 보게 될 것이지만 나는 이것이 몇 가지 수준에서 심장을 고치는 데 가장 결정적으로 중요한 것이라고 믿는다. 이 프로그램에서는 치유 과정의 일부로 심상화의 방법도 도입하였고, 또 이러한 기법들을 사용하는 방법들도 조심스럽게 개발하였다. 우리는 이 프로그램의 각 부분이 가지는 상대적인 기여도에 관해서는 잘 모른다. 음식물을 바꿈으로써 증상이 얼마나 개선되는지, 또 얼마나 많은 변화가 정서적 안정에 의한 것인지 모르는 것이다. 다만 우리가 얻은 데이터는 이 프로그램의 각 부분이 모두 다 중요하지만 어떤 사람에게는 어떤 부분이 다른 부분에 비해 더 중요하게 작용할 수 있다는 것을 시사해준다. 이를테면 평소 고지방, 고 콜레스테롤 음식을 많이 먹었지만 스트레스를 많이 받지 않고 담배를 피우지 않고 운동을 많이 하고 정서적으로 안정되었던 사람에게는 음식물을 바꾸는 것이 가장 중요할 것이다. 한편 직장에서 스트레스는 많이 받지만 혈중 콜레스테롤 수준이 150정도인 사람에게는 스트레스 관리 기법이 더 중요하게 적용될 것이다. 지난 몇 년 동안 의학계에서는 심장병 발병에 콜레스테롤이 큰 역할을 한다는 사실을 알게 되었는데, 이전까지는 콜레스테롤이 심장병에 별다른 작용을 하지 못한다는 견해와 콜레스테롤이 심장병 발병의 기본 원인이 된다는 견해가 대립되어왔다. 하지만 콜레스테롤이 매우 중요하지만 전부는 아니며 고혈압, 흡연, 운동 부족 역시 부분적인 문제일 뿐 전부는 아니다. 우리가 알고 있는 이런 위험 요인들을 모두 합쳐도 우리가 목격하고 있는 심장병 발병 원인이 반 정도 밖에 설명하지 못한다. 분명히 다른 요인들이 관여하는 것이다. 병이 더 악화되자 그는 우리 연구에 스스로 참여하여 복합적 생활 변화를 시도하는 집단에 배정되었다.
1984년 세 번째 연구를 시작하였을 때 나는 참여자들의 동맥 폐색을 반전시키기 위해서는 콜레스테롤 수준을 150정도, 최소한 180까지는 낮추어야 할 필요성을 느꼈다. 이때에도 나의 기대가 잘못되었지만 매우 흥미 있는 사실들을 발견하였다. 예를 들어보자. 로버트 로얄이란 남자는 53세의 성직자로 심한 관상성 심장병 환자였다. 그의 콜레스테롤 수준은 매우 높았는데 그 이유는 콜레스테롤이 높은 유전적 배경을 가졌기 때문이었다. 그는 1986년 11월에 심장 혈관 촬영을 받았는데 심장의 전방으로 혈액을 공급하는 주요 관상동맥(좌전방 하향성 동맥)이 37%정도 폐색되어 있었다. 나는 그에게 우리의 연구에 참여하라고 권하였는데 성사되지 않았다. 그는 노스캐롤라이나로 옮겨가서 그 곳에서 일할 예정이었지만 병 때문에 그만둘 수밖에 없었다. 그는 주치의의 충고에 따라 지방 섭취를 40%에서 30%로 줄이기 시작하고(적색 살코기를 적게 먹고, 대신 껍질 벗긴 닭고기를 많이 먹고, 계란을 적게 먹는 등), 운동을 많이 하기 시작했다. 그는 평소에 담배를 피우지 않았다. 이리하여 그의 콜레스테롤은 390에서 360으로 떨어졌다. 그러나 시간이 얼마 지난 뒤부터 가슴 통증의 빈도가 잦아지기 시작했다. 1987년 11월 그는 또 한 번 심장 혈관 촬영을 받았다. 검사 결과 폐색의 정도가 37%에서 77%로 악화되었다.(그림2) 병이 더 악화되자 그는 우리 연구에 스스로 참여하여 복합적 생활 습관 변화를 시도하는 집단에 배정되었다. 그는 이 책에 나와 있는 프로그램에 따라 생활하였는데 콜레스테롤 수준이 360에서 250로 많이 줄었으나 여전히 높은 수준이었다. 나는 그에게 콜레스테롤 강하제를 처방해 주고 싶은 유혹을 느꼈지만 몸무게가 25킬로그램이나 줄었고, 가슴이 아픈 빈도도 많이 줄었으며, 다른 사람에게 마음을 열 수 있게 되었기 때문에 다음 동맥 혈관 촬영 때까지 기다리기로 했다. 우리 프로그램을 1년 간 실천한 뒤, 그의 동맥 혈관을 촬영하였더니 77% 막혔던 곳이 59%로 반전되었으며, 이 막힌 혈관을 통해 흘러가는 피의 양이 270%나 증가하였다.(그림3) 요약하면 전통 의학에서 추천하는 생활 습관은 일년 후 관상동맥을 더 심하게 폐색 시켰으나 우리가 추천한 생활 습관 프로그램은 같은 폐색 부위를 크게 개선시켰다는 것이다. 유전적인 이유로 콜레스테롤 수준이 높은 사람도 우리의 심장 열기 프로그램을 실천하면서 콜레스테롤 강하제를 섭취하면 큰 도움을 받을 수 있지만 약물만을 복용하는 방법은 이상적이지 못하고 필요한 것 같지도 않다. 콜레스테롤 강하제를 복용하는 일은 효과는 있지만 전혀 복용하지 않는 것에 비해 약간 좋아진다는 것뿐이다. 행크 긴스버그라는 남자는 63세로 심장병을 치유하기 위해 온갖 노력을 기울이고 있는 은행가였다. 그는 처음에 심장병 치유 약물을 처방 받았으나 가슴 통증은 더욱 악화되었다. 그래서 1983년 우회 수술을 받았는데 몇 년 후 수술 받은 동맥들이 다시 막혔다. 그는 4년 후 혈관 성형 수술을 받았다. 그러나 몇 달 후 다시 막혔다. 결국 우리의 연구 계획에 참여하여 열심히 실천함으로써 콜레스테롤 수준이 271에서 192로 내려갔다. 1년 후 혈관 촬영을 했더니 관상동맥 폐색도 크게 반전되었음이 밝혀졌다. 이와는 대조적으로 비교 집단으로 참여했던 한 환자는 일년 동안 강력한 콜레스테롤 강하제인 로바스타틴을 복용하면서 담배도 끊었다. 그랬더니 콜레스테롤 수준이 1년 동안 248에서 172로 줄었다. 하지만 관상동맥 폐색은 오히려 악화되었고 1년 후 심장마비가 나타나고 말았다. 우리의 연구 외에도 다른 연구 두 건이 보고되었는데, 그 두 연구들도 관상동맥 폐색이 반전된다는 사실을 보여주었다. 그 중 한 연구는 1987년 6월 남가주 대학의 데이비드 블랭캔혼 박사가 주도한 연구이다. 이 연구에서는 피험자를 두 집단으로 나눈 다음 한 집단에게는 하루에 두 종류의 콜레스테롤 강하제, 즉 콜레스티폴(30g)과 니아신(8-12g)을 주었고, 다른 집단에게는 아무 약도 주지 않았다. 그리고 두 집단에게 미국 심장협회의 가이드 라인에 따라 30%의 저지방 음식을 주었다. 30% 저지방 음식에는 기름기가 적은 적색 살코기, 껍질을 뺀 닭고기, 생선 그리고 주당 계란 3개 미만이 허락되었다. 이 연구에는 약물 복용에 의해 혈중 콜레스테롤의 수준이 떨어지는 환자들만 포함시켰다. 연구 결과, 콜레스테롤 강화제를 먹은 환자들은 콜레스테롤 수준이 180 이하로 낮아졌다. 연구진은 연구가 시작되기 전과 2년 뒤 그리고 4년 뒤, 세 차례에 걸쳐 관상동맥을 촬영했다. 2년 후 콜레스테롤 강하제를 복용했던 사람의 16%에서만 관상동맥 폐색의 반전이 일어났을 뿐 44%에서는 아무런 변화도 없었고, 40%에서는 많은 약을 복용했음에도 불구하고 오히려 악화되었다. 4년 후에도 비슷한 결과가 나왔다. 참여자들의 가슴 통증의 빈도도 전반적으로 줄어들지 않았다.
다른 하나의 연구는 1990년에 워싱턴 대학교의 그렉 브라운 박사와 그의 동료들에 의해 이루어졌다. 브라운 박사의 연구에서는 심장병을 보이고 있으면서 콜레스테롤 수준이 높은 남자를 세 집단으로 나누었다. 그룹 A에는 하루 4g의 니아신과 30g의 콜레스티폴을 주었고, 그룹 B에게는 40g의 로바스타틴과 30g의 콜레스티폴을 주었으며, 그룹 C에게는 약물 없이 30% 저지방 음식을 먹게 했다. 2년 반이 지난 후 관상동맥 폐색이 전반적으로 반전된 경우는 그룹 A에서 0.9%이었고, 그룹 B에서는 더 적은 수치(0.7%)를 보였다. 관상동맥 폐색이 약간이라도 일어난 경우는 그룹 A에서 39%, 그룹 B에서는 32%이었다. 하지만 그룹 A의 36%와 그룹 B의 47%에서는 변화가 없었고, 그룹 A의 22%와 그룹 B의 21%에서는 관상동맥 폐색이 오히려 악화되었다. 그룹 C의 환자들은 관상동맥 폐색이 2.1% 악화되었다. 만일에 콜레스테롤을 낮추는 것이 심장병을 반전시키는 데 일차적인 요인이 된다면 콜레스테롤 강하제를 사용한 블랭켄혼 박사와 브라운 박사 연구의 피험자들의 동맥 폐색이 반전되어야 했을 것이다. 왜냐하면 이 환자들은 약물 복용에 의해 혈중 콜레스테롤 수준이 크게 낮아졌기 때문이다. 그러나 심장병이 반전된 것은 극소수의 환자들뿐이었다. 이처럼 블랭켄혼과 브라운 박사의 두 연구에서 콜레스테롤 강하제를 복용한 환자들은 약물을 복용하지 않았거나 음식물만을 변경했던 환자들보다 약간 좋아진 정도의 경향을 보였다. 이와는 대조적으로 우리 연구에 참여했던 환자는 대부분 콜레스테롤 강하제도 복용하지 않았는데 1년이라는 짧은 기간 동안에 관상동맥 폐색이 상당히 반전되었다. 그러므로 콜레스테롤 강하제를 복용하는 것이 효과는 있지만 그 효과는 전혀 복용하지 않는 것에 비해 약간 좋아지는 정도일 일 뿐이다. 브랭켄혼과 브라운 박사의 연구에서 30%의 저지방 음식만 먹고 콜레스테롤 강하제를 복용하지 않았던 환자들에서는 관상동맥의 폐색이 오히려 악화되었다. 우리의 연구에서도 30%의 지방식을 섭취하게 한 대조 집단의 성적은 위의 연구 결과와 비슷한 성적을 보여주었다. 캘리포니아 대학의 존 케인 박사와 미네소타 대학의 헨리 부슈 월드 박사의 연구에서도 30%의 지방식을 섭취한 대부분의 심장병 환자가 관상동맥 폐색의 악화를 보여주었다. 부슈월드 박사의 연구에서는 85%의 환자가 이런 지방식을 섭취하면서 10년을 지내면 관상동맥 폐색이 명백하게 악화되었다고 했다. 따라서 심장병이 있는 사람이 의학계에서 전통적으로 권하는 음식물을 섭취하는 것은 옳지 못하다. 블랭켄혼 박사의 연구는 30%의 지방식을 섭취하는 것이 동맥 폐색이 새롭게 이루어지는 것을 예방하는 데는 도움이 되지만 이미 폐색된 것을 반전시키는 데는 충분치 못하다는 점을 시사해 준다. 달리 말하면 음식물 변경은 심장병을 예방하는 데 도움이 되나 이를 반전시키기 위해서는 다른 변화들을 주어야 할 필요가 있는 것이다. 심장으로 들어가는 피가 줄어드는 관상성 심장병은 오랜 삶의 과정에서 일어났던 문제들이 누적되어 생긴 최종 산물이다. 이 프로그램을 구성하고 있는 '다이어트, 스트레스 관리, 운동, 금연'을 성실히 실천하는 것은 관상동맥 폐색을 반전시키는 데 직접 관계가 있지만, 혈중 콜레스테롤 수준을 낮추는 것과는 별로 관계가 없다.(특히 동맥 폐색의 반전은 총 콜레스테롤, HDL(high-density lipoprotein), LDL(low-density lipoprotein), 총 콜레스테롤/HDL, LDL/HDL들 중 어떤 변화와도 관계가 없다.) 블랭켄혼 박사의 연구도 그 같은 결론을 보여준다. 어째서 그럴까? 이를 과학적으로 증명하는 것은 쉽지 않지만 나는 사람들이 심장병을 더 이해해야 할 필요가 있다고 믿는다. 콜레스테롤 강하제를 사용하는 것은 콜레스테롤을 동맥경화의 일차적 원인으로 여기기 때문인데, 나는 정서적 스트레스, 외로움, 사회적 안정의 결여, 적개심, 냉소주의, 그리고 낮은 자긍심과 같은 요인들이 심장병의 발병에 더 중요한 역할을 한다는 확신을 더욱 굳히게 되었다. 따라서 이러한 문제들이 심장 열기 프로그램의 주요 내용으로 다루어져야 할 것이라고 확신했다. 이 프로그램은 질병 치유에는 몇 가지 다른 수준이 있다는 전제 위에서 시작한다. 다시 말해 우리가 문제의 근원에 더 깊이 접근해 가면 갈수록 더 강력한 치유가 이루질 수 있다는 것이다. 물론 몸에 나타나는 증상부터 먼저 대처해야 할 필요가 있겠지만, 우리가 몸만 생각하면서 병을 다루며 실제로 병을 고칠 수 있는 것보다 못한 수준으로 병을 고치게 될 것이며, 질병은 전과 똑같이 또는 전혀 다른 형태로 재발할 수 있다. 심장에 피를 공급하는 관상동맥은 시간이 지나면서 콜레스테롤과 그 밖의 침전물로 서서히 폐색될 수 있다는 사실을 우리는 알고 있다. 이러한 폐색이 심각해지만 심장은 피를 충분히 공급받을 수 없게 되어 산소가 모자라게 된다. 이런 산소 결핍이 짧은 기간 지속되면 가슴 통증(협심증)만 생기지만, 지속되면 심장의 일부 조직이 피를 공급받지 못해 죽게 되고 죽은 부위가 흔적으로 남는데 이것을 바로 심장마비라고 부른다. 만일에 죽은 부위가 작으면 살아남을 수 있지만 죽은 부위가 넓거나 심장마비가 심장의 주요 부위(예컨대 심장의 보조 조정기 부위)에서 일어나면 살아남지 못한다. (이와 비슷하게 뇌 속으로 들어가는 동맥 부위에 폐색이 일어나면 뇌일혈이라 부르는데, 폐색이 일어난 부위에 혈액 공급이 줄어듦으로 뇌 세포가 죽게 된다.) 이처럼 관상동맥 폐색은 가슴 통증과 심장마비를 일으키고 뇌동맥의 폐색은 뇌일혈을 일으키는데, 심장병을 치료하기 위해 막힌 혈관 주변에 더 많은 피를 보내게 해주는 관상동맥 우회 수술이 지난 25년 동안 시행되었다. 우회 수술은 환자의 한쪽 다리에서 정맥을 떠내어 막힌 동맥 주변에 이어줌으로써 심장에 더 많은 피가 들어가게 해주는 수술법이다. 최근에는 새로운 방법으로 관상 혈관 성형수술(coronary angioplasty)이란 것이 등장하였다. 이는 동맥 속에 작은 풍선을 삽입하고 이를 팽창시켜 막힌 부위를 으깸으로써 혈관 안의 공간을 넓혀주는 수술법이다. 우회 수술과 혈관 성형수술 그리고 클레스테롤 강하제의 복용으로는 관상동맥이 막히게 된 심층적인 이유를 해소하지 못한다. 물론 이러한 방법들은 일시적으로 많은 환자들의 생명을 구할 수 있으므로 나도 이런 방법을 종종 사용한다. 가슴에 심한 통증을 가진 환자는 응급실에 들어오면서 "의사 선생님, 내 가슴을 짓누르고 있는 이 코끼리의 발을 제발 좀 치워 주세요."라고 말한다. 이런 환자에게 당장 브로콜리 따위를 먹고, 명상을 시작하라고 권하지 않는다. 심장약을 먹이고 전기 충격을 주고 외과 수술을 하는 것이 생명이 위태로운 이 긴박한 상황에서는 절실하게 요구되는 것이다. 비록 어떤 환자가 심장 열기 프로그램에 참여하기를 결정했다 하더라도 나는 칼슘통로 차단제나 질산염(nitrate)과 같은 심장약을 우선 처방하고 난 후, 환자의 증상과 혈압 및 콜레스테롤 수준이 개선되어 가는 것을 지켜보면서 차츰 용량을 줄여나간다. 환자가 일단 안정되고 회복되기 시작하면 우리는 이 환자의 심장병이 어떻게 하여 발생했으며, 환자가 응급실로 거듭 실려오는 것을 피하기 위해서는 어떻게 해야 할 것인가를 알아보기 시작한다. 환자는 이때 처음으로 자기에게 심장병이 있고 의사가 자신에게 관심을 기울여주는 것을 알게 된다. 질병과 고통에 대한 환자의 뚜렷한 인식이 다이어트와 운동과 같은 행동을 실천하게 하며, 나아가서 환자의 가치관, 인간 관계, 자아 발견 그리고 자아 존중과 같은 질병 발생의 배경에 있는 요소들을 변화시키는 데 강력한 촉진제 역할을 한다. 관상동맥이 막혀서 심장으로 들어가는 피가 줄어드는 관상성 심장병은 오랜 삶의 과정에서 일어났던 문제들이 누적되어 생긴 최종 산물이다. 이 책에서 거듭하여 말하는 요점은 심장병을 일으키는 보다 근본적인 원인을 외면한 채 심장병의 신체적 증상만을 일으키는 보다 근본적인 원인을 외면한 채 심장병의 신체적 증상만을 다루면 일시적으로만 나아질 뿐 질병이 거듭하여 재발될 수 있다는 것이다. 약을 먹고, 우회 수술을 하고, 혈관 성형수술을 하는 것과 같은 심장병의 전통적인 처지 방법은 바로 임시 방편에 불과한 것이다. 정서적 스트레스가 심장에 미치는 영향을 재는 것은 어렵기 때문에 그 중요성이 명백히는 밝혀지지 않고 있다. 현대 의학은 과학에 기초를 두고 있고 과학자는 양적 측정만이 중요한 것이 아님을 잘 알고 있으면서도 측정되고 관찰되는 것만을 믿으려고 하는 경향이 있다. 어두운 골목길에서 지갑을 잃어버렸음에도 불구하고 '가로등 밑이 더 밝기 때문에' 가로등 밑에서만 지갑을 찾으려고 하는 것처럼, 측정할 수 있는 것만 연구하려고 하는 것은 잘못된 곳에서 실마리를 찾으려고 하는 것과 다를 바 없다.
콜레스테롤과 혈압은 쉽게 측정될 수 있고, 강력한 약물을 복용하면 이 둘을 모두 낮출 수 있다. 이것은 의사나 제약회사를 기쁘게 해준다. 의사는 환자가 생활 습관을 바꾸도록 오랜 시간과 노력을 소모할 필요 없이 단순히 처방만 해주면 되고, 제약회사는 약을 많이 팔아 이익만 남기면 된다. 또 제3의 관련 기관인 보험회사나 의료보험조합까지도 건강 교육보다는 약물 처방이나 수술을 부추긴다. 미국에서는 심장병 치료에 1년에 780억 달러가 들어가는데 이것은 다른 어떤 질병의 치료에 쓰이는 비용보다 더 많은 금액이다. 지난 한해만 하더라도 심장병 우회 수술에 70억 달러를 사용했다. 만일에 내가 어떤 한 환자에게 우회 수술을 한다면 보험회사는 적어도 3만 달러를 지불해야 한다. 만일에 환자가 풍선을 넣는 혈관 성형수술을 한다면 보험회사는 7천5백 달러를 지불해야 한다. 심장병 환자에게 똑같은 시간을 들여 영양이나 스트레스 관리에 관한 교육을 한다면 보험회사는 160달러만 지불하면 되고, 건강한 사람에게 어떻게 하면 건강을 지킬 수 있는가에 관해 교육한다면 똑같은 시간을 쓰더라도 보험회사는 한푼도 지불하지 않는다. 우리 의사들은 환자들의 정서적 요구가 가지는 가치도 잘 모르고 이를 잘 들어주지도 않는다. 게다가 우리는 의학 훈련의 한 부분으로 개인 감정을 부정하고 이를 배제하는 훈련을 받아왔다. 의사들은 의과대학에서 환자들에게 생활 습관을 바꿀 수 있도록 동기를 부여하는 방법이나 영양학을 배울 기회가 없었기 때문에 그 같은 교육을 하는 것이 시간 낭비라고 생각한다. 우리 의사들은 일상에서 만나는 스트레스에 대처하거나 환자들에게 스트레스에 대처하는 기술을 가르쳐주는 것을 학습하지 못했다. 그러므로 우리는 이제라도 스트레스에 대처하는 기술을 학습하는 방법과 이런 것을 학습하기 위해 마땅히 지불해야 한다는 것을 의학 교육에서 가르쳐야 한다. 1981년 내가 보스턴에서 처음 인턴 근무를 시작했을 때 레지던트가 나에게 말했다. "이봐, 딘! 이 환자는 사흘 전에 심장마비가 온 53세의 남자야. 이 환자는 몹시 우울해하고 누구와 이야기를 나누고 싶어해. 그러나 우린 그럴 시간이 없어. 우리는 두 시간 안에 여섯 개 심장 병동에 입원해 있는 환자 마흔 다섯 명을 회진해야 돼. 그냥 잠깐 들렀다가 심장과 폐만 살펴보고 금방 나와야 돼." 이듬해 내가 레지던트가 되어 병실을 순회하고 있을 때 한 유명한 심장의가 몹시 걱정스런 얼굴로 내게 말했다. "자네가 돌보고 있는 환자 가운데 스미스씨는 오늘 오후 우회 수술을 받을 예정인데 너무나 불안해하고 있기 때문에 혹시 벽에 몸을 부딪쳐 자해하려 하지 않을까 걱정되는군. 매일 많은 환자들이 우회 수술을 받는데 유독 그 환자만이 왜 그렇게 심하게 걱정하는지 알 수가 없어. 내가 보기엔 별로 큰 문제도 아닌데." 우리 의사들은 환자들의 정서적 요구가 가지는 가치도 잘 모르고 이를 잘 들어주지도 않는다. 게다가 우리는 의학 훈련이 한 부분으로 개인 감정을 부정하고 이를 배제하는 훈련을 받아왔다. 지적 작업을 가진 사람 중에 의사들이 비교적 약물 중독자가 많고 이혼율도 높으며 평균 10년 먼저 사망한다. 매년 큰 의과대학의 졸업생 수와 맞먹을 정도로 많은 의사들이 자살을 시도한다. 그러므로 많은 의사들이 정서적 불쾌감이나 정서적 외로움이 심장병의 원인이 될 수 있다는 것을 믿지 않으려 하는 것은 결코 놀랄 일이 못 된다. 이 책에 담긴 생활 습관을 복합적으로 변화시키게 하는 방법이 지닌 가치의 하나는 이 방법이 의학계와 일반 대중 사이를 잇는 다리를 놓을 수 있다는 점이다. 병원 안의 연구 모임이나 학회 모임에서 다른 의사들에게 발표를 할 때 나는 우리 연구에서 나온 자료나 PET자료, 혈관 사진 같은 과학적 증거를 제시하면서 설명한다. 어떻게 이런 결과를 얻게 되었는지 질문 받게되면 "우리는 환자들에게 운동 프로그램을 시작하게 했지요."라고 대답한다. 그러면 "그것은 당연하지요. 그밖에 다른 것은?" 하고 질문한다. 나는 "그들에게 과거와 다른 음식을 먹게 했고, 금연할 수 있도록 도와주었지요."라고 대답한다. 그러면 이들은 또 "물론이지요. 그것도 당연한 것이라고 그밖에 또 다른 것은?" 하고 질문한다. 나는 다시 이렇게 대답한다. "예. 나는 다이어트, 운동, 금연이 중요하다고 생각하지만 이런 것보다 더 깊은 수준의 문제를 다루는 것이 더 중요하다고 생각해요. 다시 말해 어떻게 하면 마음을 진정시키고 조절할 수 있는지, 어떻게 하면 다른 사람과 자신의 감정을 잘 살피고, 확고한 유대감을 느끼고, 사랑을 충실하게 주고받을 수 있는지를 가르치는 것이 중요하다고 믿습니다. 연구라는 것은 문제에 대한 새로운 정의를 내려 관점을 새롭게 바꾸는 것이다. 이를테면 '보이는 것만이 믿을 수 있는 것' 이란 말이 진실이라면 '믿는 것이 곧 보이는 것' 이란 말도 똑같이 진실이다. 당신이 '배가 고프다' 고 생각하면 길거리에서 음식점을 쉽게 찾을 수 있지만 철물가게가 앞에 있더라도 그 사실은 잘 인식하지 못할 것이다. 우리는 우리가 믿는 것만 보려고 하며, 우리의 지각은 우리가 가진 선입관에 영향을 받는다. 무엇은 가능하고 무엇은 불가능하다는 믿음이 왕왕 무엇을 이루고 못 이루는 것을 결정한다. 로즈 바니스터가 4분 안에 1마일을 달리기 전까지는 모든 사람이 그것은 불가능하다고 믿었다. 그러나 바니스터가 이를 이루고 난 후에는 4분 안에 1마일을 달리는 것은 보편적인 사실이 되었다. 사람들의 신체적인 능력이 좋아졌기 때문에 이것이 가능해진 것이라고 나는 믿지 않는다. 누군가 하나를 달성하고 나면 그 가능성에 관한 사람들의 생각이 바뀐다. 그래서 가능하다고 믿는 마음이 그것을 가능하게 하는 것이다. 우리는 다른 많은 분야에서도 이와 비슷한 예를 발견할 수 있을 것이다. 환자들이 우리 연구에 처음 참여하게 되었을 때 우리는 이 프로그램이 그들에게 도움을 줄 것으로 기대한다고 말해준다. 그리고 이 프로그램이 어떻게 유익할 수 있는지를 보여주고, 새로운 증거와 믿음 그리고 새로운 선택을 권할 만한 근거를 가지고 있다고 말해준다. 나는 이 세상의 모든 사람이 "좋아요, 이것이야말로 내가 바랐던 100% 완벽한 것이에요." 라고 갑자기 말할 것으로 기대하지 않는다. 그러나 많은 사람들이 그렇게 말할 것이다. 최소한 자신들이 어떤 것을 선택해야 하는지 알게 될 것이며, 그럼으로써 더 현명한 삶의 양식을 선택할 수 있을 것이다. 독자 여러분도 다양한 종류의 선택을 할 수 있다. 여러분이 더 많은 실천을 하면 할수록 더 많은 혜택을 받을 수 있다. 이것은 전체가 아니면 아무것도 아니라는 극단적인 양자택일은 결코 아니다. 어떤 사람은 병세가 개선되는데 어떤 사람은 왜 개선되지 않는지를 설명하기 위해 신비적인 요인이나 유전적인 요인 또는 어떤 운명적인 요인을 들먹일 수도 있을 것이다. 언제나 모든 사람이 치유될 수는 없지만(동맥 폐색이 열리지 않는 수도 가끔 있다), 우리는 치유되어 가는 것을 학습할 수는 있다. 우리가 진실로 구하는 것은 단순히 죽음의 시간을 연기하는 것이 아니라 더 활기차게 살고, 자기 스스로 부과한 제약으로부터 자유로워지는 것이다. 우리의 프로그램을 잘 활용하면 우리는 이 두 가지 소원을 모두 이루게 될 것이다.
"모든 이가 당신 이론은 미친 소리라는 데 동의하고 있습니다. 그런데 그것이 과연 충분히 미친 이야기일까요?" 닐 보어(노벨 물리학상 수상자)
"모든 위대한 진실은 처음엔 모독처럼 들린다." 조지 버나드 쇼
"새로운 발견이 과학계에 발표될 때면 언제나 처음엔 '그럴 리가 없다' 는 말을 듣게 된다. 그 후에 이 새로운 제안이 문제점들을 입증해 가면 비로소 '어쩌면 참일 수도 있다. 그러나 그리 중요한 것은 아니다.' 라고들 한다. 최종적으로 충분한 시간이 흘러 그 발견의 중요성을 뒷받침해줄 증거들이 풍부해지면 '그래, 확실히 중요한 것이라 하겠소. 그러나 이제 그것은 더는 새로운 것이 아니오.'" 미셸 드 몽테뉴
"마음에 남아 있는 풀리지 않는 모든 것들에 대해서는 인내심을 가질 필요가 있다. 그리고 그 문제 자제츨ㄹ 사랑하도록 애써야 한다." 라이너 마리아 릴케
제2장 심장병 발병의 근본 원인은 무엇인가?
학창 시절, 무척 멋있는 남자 선생님 한 분이 계셨다. 그는 계속해서 똑같은 질문을 반복하는 습관을 가지고 있었다. "좋아, 그런데 그 원인 무엇일까? 그리고 그 원인의 원인은 무엇이며, 그 원인의 저변에 깔려 있는 원인들은 도대체 무엇일까?" 그의 질문법은 무엇이 핵심인지 알아내는 데 가장 단순하면서도 가장 강력한 방법이다. 문제의 저변에 있는 원인을 알게 되면 더 근본적인 수준에서 문제를 다룰 수 있게 된다. 저변의 원인을 다루지 않고 겉으로 나타난 현상만을 다루면 첫째, 새로운 문제가 발생할 수 있고, 둘째, 과거의 문제가 재발하거나 지속할 수도 있으며, 셋째, 만일 문제의 저변에 있는 원인들이 개입하면 부작용과 함께 치료가 더욱 어려워질 수 있고, 많은 비용이 지출될 수도 있으며, 더 위험해질 수도 있다. 그러므로 이제부터는 근본 원인을 추구하려는 관점에서 심장병을 알아보기로 하자. 관상성 심장병은 무엇이며, 심장마비는 왜 생기며, 이를 일으키는 원인은 무엇일까? 피가 심장으로 싣고 오는 산소가 모자랄 때 심장 기능에 문제가 시작된다. 산소 부족이 일시적으로 일어나면 가슴 통증(협심증)이 일어나지만 산소 부족이 몇 분 이상 지속되면 심장마비가 일어난다. 심장에 피와 산소 공급이 줄어들게 되는 원인이 무엇일까? 아직도 해마다 수많은 환자들이 우회 수술을 받고 있다. 사람들은 대부분 우회 수술이 얼마나 위험하고 충격적인 수술인지 잘 모르고 있다. 심장은 관상동맥(coronary artery)을 통해 심장 자체에 피를 공급한다. 피는 심장의 먹이가 되는 산소를 싣고 간다. 주요 관상동맥 세 개가 심장에 산소와 함께 영양을 공급한다. 오른쪽 관상동맥은 심장의 오른쪽 부위에 영양을 공급하고, 다른 두 관상동맥은 심장의 왼쪽 부위에 영양을 공급한다.(그림4) 비교적 최근까지도 살아 있는 심장을 관찰하면서 연구할 수 있는 방법이 없었기 때문에 우리가 심장병에 대해 알고 있는 사실은 부검 테이블 위에서 얻어진 것이다. 누가 심장마비로 죽어 부검을 해보면 관상동맥의 한두 곳이 막혀 있었다. 이러한 폐색을 동맥경화라고도 부르는데 이것이 심장의 통증과 심장마비를 일으키는 주원인이라고 생각되었다. 그리고 더 깊이 분석해 보았더니 이러한 폐색을 일으키는 물질이 콜레스테롤과 그 밖의 침전물이라는 사실이 밝혀졌고, 그 결과 음식물 속에 든 콜레스테롤이 혈관을 막히게 하는 주원인일 것으로 짐작하게 되었다. 수도관 안에 녹이 쌓이듯이 시간이 지나면서 관상동맥의 벽안에 침전물이 쌓여간다. 제2차 세계대전과 한국전쟁 그리고 월남전에서 죽은 병사들을 부검했을 때, 젊은 병사들의 관상동맥 안에 대부분 미약한 정도의 막힘이 일어났음을 볼 수 있었다. 또 최근 미국 루이지애나주의 보갈루사란 마을에서 사고로 죽은 어린이들의 경우에도 많은 아이들의 관상동맥이 이미 폐색되어 있었는데 콜레스테롤 수준이 높은 아이들에게서 막힘이 더 두드러졌다고 한다. 아무튼 수십 년의 긴 시간을 두고 서서히 그리고 만성적으로 이루어지는 폐색이 심장에서의 혈액의 흐름을 감소시켜 가슴 통증과 심장마비를 일으킨다. 그래서 1950년대의 외과의사들은 심장에 피의 흐름을 늘리기 위한 새로운 방법을 고안하였다. 그러나 그 매력적인 아이디어는 막힘을 일으키는 원인을 근본적으로 다루지 못하고 막힌 부위 주변에 혈액의 흐름만을 증가시키려고 하는 수술 방법이었다. 첫 번째 수술 방법은 1946년에 처음 고안했던 사람의 이름을 따라 빈네버그 수술이라고 부른다. 이 수술은 가슴 벽에 피를 공급하는 관상동맥과 접합시켜주는 방법이다. 이 수술법은 이론적으로 근사해 보였기 때문에 수천 번이나 시술되었다. 그러나 몇 년 후 이 수술은 별다른 효과가 없는 것으로 드러났다. 이 수술을 받은 많은 사람들에게서 가슴 통증이 줄어들었지만 '가짜 수술'을 받았던 환자의 가슴 통증도 같은 정도로 감소되었다. 가짜 수술이란 환자를 마취하고 가슴을 열고 나선 아무런 특별한 조치도 하지 않고 그냥 꿰매어 원상태로 돌리는 것을 말한다. 1961년에는 처음으로 관상동맥 우회 수술이 실시되었다. 이 수술은 환자의 다리에서 정맥 혈관을 떠내어 관상동맥의 막힌 곳 주변에 이어주는 수술이다. 이 때문인지 1960년대와 1970년대에는 심장 외과의사가 여러 병원에서 가장 영향력이 컸던 데 반해 심장 내과의사의 영향력은 다소 내림세를 보였다. 내가 인턴이었던 때에는 우회 수술의 수요가 너무나 많아서 환자들이 수술을 받기 위해 몇 주씩 병원에 입원하여 대기하지 않으면 안 될 정도였다. 심장 외과의사들은 이 수술에 너무도 열광한 나머지 몇 년 동안 이 수술이 과연 생명을 연장시켜주는지 여부를 가리기 위한 통제된 임상 실험에 참여하는 것조차 거부할 지경이었다.(어떤 병원에서는 심장 내과 과장이 우회 수술의 가칭 의문을 제기하는 논문을 발표한 후 플로리다로 전근되기도 했다.) 20년이 지난 1980년대 초반에 이르러서야 세 가지 중요한 논문이 발표되었는데, 이 논문들은 우회 수술이 전통적인 약물 치료와 비교할 때 심한 심장병 환자에게만 다소 효과가 있다는 것을 보여주었다. 다시 말해 우회 수술을 받았던 많은 환자들이 실제로는 이 수술을 받을 필요가 없었다는 것이다. 그러나 1987년까지 매년 20만 명이 이 수술을 받았고 수술마다 평균 3만 달러의 비용이 지출되었다. 하버드 의과대학의 그래보이스 박사와 로운 박사는 1987년 <미국 의학협회지>에 발표한 논문에서 우회 수술을 받은 환자들 네 명 중에 적어도 한 명은 수술이 불필요했던 환자들이었다고 주장했다. 우회 수술은 극단적으로 심한 심장병을 가진 환자의 생명을 연장시킨다. 그러나 무엇과 비교해서 그럴까? 모든 비교 연구가 우회 수술을 받은 환자와 심장 치료 약물(콜레스테롤 강하제 제외)을 투여 받은 환자들을 비교했을 뿐 복합적 생활 습관 변화를 시도했던 환자들과 비교한 것은 아니다. 결국 우회 수술이란 것도 심장병 발병의 원인에는 접근하지 못하는 방법일 뿐이다. 우회 수술 동안 심장마비, 뇌일혈, 감염이 발생하거나 심지어는 죽음에 이르기까지 하는 등의 새로운 문제가 발생되며, 우회 수술을 받은 환자의 3분의 1 정도에서 일시적 또는 영속적으로 신경 장애나 지능 저하와 같은 문제가 생기기도 한다. 또 우회 수술을 받은 혈관의 50%가 5년 이내에 다시 막히며, 7년 후에는 80%가 다시 막힌다. 최근 연구에 의하면 뇌 우회 수술을 받은 환자들에서도 뇌일혈의 사례가 늘어나는 것이 발견되었다. 이 두 수술은 대단히 값비싼 수술이고 세균에 감염될 수 있는 위험한 수술이다. 아직도 해마다 수많은 환자들이 우회 수술을 받고 있다. 사람들은 대부분 우회 수술이 얼마나 위험하고 충격적인 수술인지 잘 모르고 있다. 1977년, 안드레아스 그루엔지히 박사가 풍선 혈관 성형수술(balloon angioplasty)을 개발하였는데 이 수술은 동맥 우회 수술보다는 덜 위험한 수술법이다. 이 수술은 작은 풍선을 관상동맥에 삽입한 후 이를 터뜨려 막힌 곳을 뚫어줌으로써 더 많은 피가 흐를 수 있도록 통로를 넓혀주는 수술이다. 이 수술은 환자에게 충격적 경험을 덜 주기 때문에 우회 수술보다는 개선된 방법이다. 이 수술의 도입으로 심장 내과의사는 한동안 심장 외과의사에게 빼앗겼던 명성과 위신을 되찾을 수 있게 되었다. 몇 년 사이에 전 세계적으로 많은 심장 내과의사들이 혈관 성형수술을 시작했는데 처음에는 단 한 곳의 폐색 부위만 시술했지만 곧 여러 곳의 폐색 부위를 시술하게 되었다. 우회 수술이 처음 시작되었을 때 통제된 임상 실험을 하지 않았다고 비평했던 많은 심장 내과의사들은 혈관 성형수술의 장기 효과를 알기 위해 통제된 시험을 실시하였다. 5년 동안 혈관 성형수술이 폭발적으로 늘어나기 시작했다. 1983년에 3만2천 건이었던 것이 1988년에는 20만 건으로 늘어났으며 그에 비례하여 수술비용도 엄청나게 늘어났다. 그러나 이번에도 역시 심장병 발병의 원인 연쇄를 심층적으로 접근하는 데는 별다른 진전을 보지 못했다. 때때로 풍선을 터뜨리는 동안 관상동맥이 터져 응급실로 실려오는 일이 생기거나, 수술 후에 폐색이 재발되는 문제가 여전히 사라지지 않았다. 혈관 성형수술에 의해 확장되었던 동맥 중에 3분의 1이 4-6개월 사이에 다시 막히게 된다는 것이었다. 이 수술은 우회 수술보다는 손쉽지만 여전히 값비싸고 위험하다. 또 혈관 성형수술이 심장마비를 막기 위해 고안되었음에도 불구하고 때로는 심장마비의 원인이 되기도 한다. 처음 3천 건의 시술 중에 4.5%에서 수술 도중 심장마비를 보였고, 8.8%에서는 응급 우회 수술이 필요할 정도가 되었다. 심장 이식이나 인공 심장 수술도 관상성 심장병을 치료하기 위한 방법으로 도입되었지만 이런 방법들 역시 근본 원인에 접근해 가는 데는 거리가 멀었다. 1967년 크리스천 바나드가 처음으로 심장 이식 수술을 했을 때 세상 사람들은 이 수술의 환상에 매료되었다. 이때가 심장 수술의 황금기였으며, 당시 사람들은 모든 것이 다 이루어질 수 있는 것처럼 생각했다. 그러나 불행하게 똑같은 일이 반복되었다. 이식된 심장을 신체가 거부하는 문제가 새로 나타났으며, 이식할 때는 정상적인 관상동맥을 가진 심장이라도 환자가 자신의 생활습관을 바꾸지 않으면 몇 년 사이에 다시 혈관이 막히게 되었다. 거기에다 이 수술은 매우 값비싸고(한 건에 10만 달러) 세균 침입 가능성이 높다. 일반적으로 오늘날 심장 이식 수술은 젊은 사람들이 심장 근육에 병리적 문제가 있을 때 이를 치료하기 위해 주로 사용하는데, 이는 관상성 심장병과는 무관하다. 20년 후, 윌리엄 디브리스 박사가 바나 클라크라는 환자에게 처음으로 인공 심장을 심었다. 이 경우에도 기대를 채워주지 못하였다. 감염, 정신병, 운동의 제한성과 같은 새로운 문제가 발생했으며, 인공 심장 안에서 혈액이 응고되거나 뇌 속 동맥이 막혀 뇌일혈을 일으키는 문제도 발생하였다. 또 이 방법은 심장 이식보다 돈이 더 많이 들고, 세균 침입 가능성 또한 높다. 수술 후에도 환자들은 커다란 펌프 장치를 매달고 있어야 한다. 이러한 문제들은 너무나 심각하여 미국 국립보건원에서 인공 심장 계획에 수백만 달러를 들이고 난 후 투표를 통해 결국 더 이상 계속하지 않기로 결정하였다. 이 같은 여러 기술들은 모두 나름대로는 필요한 것들이다. 나도 위급한 상황에서 생명을 구해야 할 때라든가 환자가 생활 습관을 바꿀 의사가 전혀 없을 때는 이러한 방법을 추천한다. 나는 심장 내과의사와 심장 외과의사들이 이 같은 기술을 개발하고 훈련하는 데 헌신한 것에 존경과 찬사를 보낸다. 그들이 진심으로 믿고 있는 것을 실천하는 것이 그들의 환자에 대한 최선의 봉사임에 틀림없다. 요점은 매우 간단하다. 즉 약물, 우회수술, 혈관 성형수술, 심장이식 또는 인공심장과 같은 방법은 심장병의 근원적인 원인에 접근하는 방법이 되지 못한다. 그런 까닭에 일련의 문제들이 다른 종류의 문제들로 모습을 바꿀 따름이다. 그러니 보다 효과적인 방법을 발견하기 위해서는 무엇보다도 먼저 심장병을 일으키는 근본 원인부터 찾아보아야 하지 않겠는가? 관상동맥의 막힘은 관상동맥의 벽에 손상이 일어나는 데서 시작된다. 그렇다면 무엇이 관상동맥의 벽을 손상시킬까?
지금부터 심장병을 일으키는 원인 연쇄를 알아보기로 하자. 무엇 때문에 관상동맥이 막힐까? 만일 더 근본적인 원인에 접근할 수 있다면 더 효과적이고 더 값싸며, 새로운 문제나 부작용이 적은 방법을 찾을 수 있을 것이다. 관상동맥의 막힘은 관상동맥의 벽에 손상이 일어나는 데서 시작된다. 신체는 손상 받은 부위에 마치 반창고를 붙이는 것과 같은 생리적 작용을 하여 손상 부위를 치료해나간다. 이러한 '반창고'는 콜레스테롤, 교원질 그리고 그 밖의 물질로 되어 있다. 관상동맥의 내벽에 장기간에 걸쳐 손상이 일어나면 이 반창고 같은 덮개가 겹겹이 쌓이게 된다. 수십 년 동안 계속 이런 것이 쌓이면 관상동맥 폐색이 일어나게 된다. 이 장의 후반에서 논의되겠지만, 상처가 장기간에 걸쳐 반복적으로 일어나면 처음엔 신체 스스로 치유하려던 좋은 시도가 결과적으로 오히려 신체에 파괴적이고 절망적인 상황을 부를 수 있는 것이다. 그렇다면 무엇이 관상동맥의 벽을 손상시킬까? 대체로 다음과 같은 요인들을 들 수 있다. 높은 혈중 콜레스테롤 수준, 음식물을 통해 섭취되는 과다한 양의 콜레스테롤과 포화 지방(혈중 콜레스테롤 수준과는 독립적임), 지속적인 고혈압, 니코틴 흡입. 이러한 요인들을 하나씩 검토해 보기로 하자. 최근 <미국 의학협회지>는 미국 성인의 반 이상이 치료를 받아야 할 정도로 콜레스테롤 수준이 높다고 경고했다. 피안에 콜레스테롤이 많으면 혈관 내벽을 폐색시킬 뿐 아니라 동맥의 벽을 손상시키기도 한다. 이 같은 유해한 작용 때문에 콜레스테롤이 관상동맥의 폐색을 일으키는 중요한 역할을 하는 것으로 손꼽힌다. 최근의 <미국 의학협회지>는 미국 성인의 반 이상이 치료를 받아야 할 정도로 콜레스테롤 수준이 높다고 경고했다. 그러면 어떤 종류의 치료가 있는가? 사람들은 대부분-제약회사의 전문가들까지도-첫 단계의 치료는 식이요법이라는 데 동의한다. 미국 심장협회와 국립 콜레스테롤 교육원에서 발간한 프로그램의 지침에 따르면, 콜레스테롤 수준이 높은 환자는 하루 섭취하는 총열량 가운데 지방 섭취율을 40%에서 30%로 낮추고(신체가 포화 지방을 콜레스테롤로 바꾸어 놓기 때문에), 하루 콜레스테롤 섭취량을 500mg에서 300mg으로 낮추라고 충고한다. 이것이 합리적인 첫 단계 대책이다. 그러나 불행하게도 이런 정도의 식이요법으로는 혈중 콜레스테롤을 얼마 낮추지 못한다. <뉴잉글랜드 의학 잡지>에 발표된 한 연구결과에 따르면, 지방 섭취율을 20%까지 낮추어도 콜레스테롤 의미 있는 수준으로 낮추지 못했다고 한다. 그래서 이 연구에 참여했던 의사나 환자 모두 심한 좌절감에 빠졌다. "나는 저지방, 저 콜레스테롤 식이요법을 하고 있지만 콜레스테롤 수치가 썩 달라지지 않으니 어떻게 하면 좋을까요?" 이에 대해 의사들은 "그러면 이제부터 남은 평생 동안 콜레스테롤 강하제를 복용하는 것이 좋을 듯하군요." 라고 대답할 것이다. 내가 아는 모든 의사들은 돈 버는 일보다는 사회적으로 그리고 환자들에게 유익한 존재가 되는 데 더 관심이 많다. 그런데 제약회사의 영향력이 너무나 커서 치료 방법이나 질병에 대한 인식에 큰 영향을 받는다. 제약회사는 의사의 교육에 수백만 달러를 쓴다. 제약회사는 모든 의학 잡지의 주요 광고주이다. 제약회사들은 자사 제품의 약물 효과를 검사하기 위한 임상 시험에 연구 기금을 출연하고 병원이나 의과대학에서 그 결과를 발표할 수 있도록 연구자들에게 자금을 제공한다. 만일에 콜레스테롤 강하제를 생산하는 어떤 한 제약회사가 그 약물의 효과를 연구하는 데 필요한 자금을 대부분 댔다면, 연구자들은 때때로 이런 연구들을 독립적으로 감시하는 위원회의 견해와는 달리 편견을 보여줄 수 있다. 제약회사는 병원에서 열리는 간담회나 의사들의 라운지에 샌드위치나 도너츠를 제공한다. 제약회사는 자사의 견본 제품을 무료로 제공하기도 하고, 콜레스테롤 저하의 중요성이나 콜레스테롤 강하제의 중요성을 강조하는 과학자들의 학회 모임에 스폰서 역할을 한다. 이러한 모임은 주로 휴양지에서 열리는데 여기에 참가하는 의사는 숙박비와 여흥비 외에 교통비와 잡비까지 제공받는다. 이러한 것들이 본질적으로 잘못된 것이라고 할 수는 없지만 제약회사에서 때로는 은근하게 때로는 노골적으로 의사에게 다음과 같은 메시지를 준다. "제약회사는 당신의 친구이다. 환자들은 식습관과 같은 생활 습관을 쉽게 바꾸려 하지 않는다. 그런데 어째서 당신은 시간을 낭비하고 있는가? 왜 그렇게 성가신 일을 하려 하는가? 우리 회사의 약을 처방해 주는 것이 더 빨리 더 쉽게 모든 것을 해결해 줄 것이다." 콜레스테롤 강하제는 우선 값이 비싸다. 로바스타틴과 같은 것은 한 사람의 일년치에 2,000-3,000달러가 들어가는 값비싼 약이다. 미국에는 혈중 콜레스테롤이 높은 사람이 1억 명이나 있기 때문에 이 약물로 모든 사람을 치료하려 한다면 정확한 추정은 불가능하지만 1년에 2,000억-3,000억 달러가 필요하다. 이 약물은 비싸다는 점 외에 부작용도 일으킨다. 로바스타틴으로 인한 단기 부작용으로 간의 손상과 백내장을 들 수 있다. 다른 콜레스테롤 강하제는 간의 이상, 메스꺼움, 위 확대증, 위통 등을 일으킨다. 그리고 이 약들이 장기적으로 인체에 어떤 영향을 미치는지는 아무도 알지 못한다. 콜레스테롤 수준을 낮추기 위해 때때로 니아신을 대량으로 복용하는 수도 있다. 니아신이 비타민의 일종이고 의사의 처방 없이 복용할 수 있다고는 해도 콜레스테롤 수치를 낮출 정도로 많은 양을 복용하면 비타민의 작용보다 오히려 약물로써 작용하게 된다. 니아신의 부작용으로는 간 손상(니아신 복용을 중단하면 회복될 수 있음), 혈당에 대한 과민성, 통풍, 두통, 가려움, 피부 홍조 등을 들 수 있다. 제1장에서 말한 것처럼 콜레스테롤 강하제가 심장병을 반전시킬 수 있다고 하는 연구는 지금까지 고작 두 건밖에 보고되지 않았고 그 반전도 극소수의 환자에서만 일어났다. 1억7천만 덜러가 사용된 미국 국립 심장, 폐, 혈액 연구소의 '타입2' 와 같은 연구에서도 콜레스테롤 강하제가 관상성 심장병을 반전시키지 못했다는 사실이 밝혀졌다. 최근 콜레스테롤 강하제가 심장병을 반전시킬 수 있는지를 밝히기 위한 몇 가지 연구들이 진행되고 있다. 이 연구들에서 다행히 좋은 결과가 나올 수도 있을 것이다. 비록 그렇다고 하더라도 나는 콜레스테롤 수치를 낮추는 약물의 사용이 최선의 심장 치료 접근법이라고 믿지 않는다. 나는 우리가 제시하는 지침에 따라 생활 습관을 바꾸려고 하지 않는 환자에게만 콜레스테롤 강하제가 보조제나 마지막 수단으로 처방한다. 우리가 제한한 심장 열기 프로그램을 실천하는 것이 최선의 선택이라고 본다. 그 이유는 이 프로그램의 실천이 콜레스테롤 강하제보다 더 효과적이고, 이 프로그램에 뒤따르는 부작용도 좋은 것뿐인 데다가 값도 싸며, 심장병을 정서적이고 정신적인 차원에서 다루기 때문이다. 나는 지시나 명령보다 교육하고 가르치기를 좋아한다. 어떤 사람에게 심장병이 있다면 나는 이렇게 말한다. "존슨 씨, 당신은 심장병이 있습니다. 당신은 당신의 병에 어떤 방식으로든 대처하기를 바랄 테지만 만일에 당신이 복합적 생활습관 변화 쪽을 택한다면 심장병이 더 악화되지 않고 때때로 반전되는 증거를 보여줄 수 있습니다. 나는 생활 습관 변화가 효력을 발휘하기 시작할 때까지만 일시적으로 심장병 약을 복용하도록 권할 것입니다. 그러나 이러한 접근 방법이 당신 마음에 들지 않거나 생활습관 변화를 원하지 않는다면 당신은 콜레스테롤 강하제나 그 밖의 약을 복용할 수도 있고, 혈관 성형수술이나 혈관 우회수술을 받아볼 수도 있을 것입니다. 콜레스테롤 강하제가 심장마비를 줄일 수 있는지에 대해 의문을 제기한 두 가지 연구자 자주 인용된다. 지질 연구 클리닉의 연구와 헬싱키 심장 연구가 그것들이다. 최근 하버드 의과대학의 앨런 브렛박사는 <뉴잉글랜드 의학 잡지>에 발표한 한 보고서에서 이 두 연구의 결과를 어떻게 해석해야 하는지에 관해 중요한 의문을 제기했다. 이 두 연구는 비슷한 결과를 보여주었다. 두 연구 모두 혈중 콜레스테롤 수준이 평균 290이상 되는 중년 남자들을 연구 대상으로 하였다. 또 각각 한 집단에게는 콜레스테롤 강하제인 콜레스티라민이나 젬피브로질을 주었고, 다른 한 집단에게는 아무런 효과가 없는 가짜 약을 주었다. 지질 연구 클리닉의 연구가 시작된 지 7년이 지난 후 에 나온 보고에 의하면, 콜레스테롤 강하제를 복용한 1,906명 가운데 155명에서 심장마비가 나타난 데 비해 가짜 약을 먹은 사람은 1,900명 가운데 187명에서 심장마비가 나타났다고 한다(8.1% 대 9.8%). 헬싱키 연구에서는 5년 후 보고된 결과에서 콜레스테롤 강하제를 복용한 2,051명 가운데 56명이 심장마비를 보인 데 반해 가짜 약을 복용한 경우는 2,030명 가운데 84명이 심장마비를 보였다(2.7% 대 4.1%). 이 데이터를 해석하면서 브렛 박사는 다음과 같은 점을 지적하였다. 콜레스테롤 강하제를 먹었던 사람들은 대부분 약물 처치로 별 도움을 받지 못하였다. "약물 처지로 심장 발작을 보여주지 않을 확률은 5년 전 96%에서 5년 후 단 1%밖에 높아지지 않았다." "많은 사람들이 상대적으로 극히 미약한 효과를 얻기 위해 콜레스테롤 강하제를 먹었던 것이다. 개입된 방법이 부담도 되지 않고 위험성도 없을 때는(이 책에 기술되어 있는 심장 열기 프로그램처럼) 이런 문제가 별로 중요한 것이 되지 않는다. 그러나 많은 사람들이 1-2%의 작은 효과를 얻기 위해 약물을 먹도록 다루어져 왔다는 것은 새삼 주목해야 될 문제이다." "지질 연구 클리닉의 보고나 헬싱키 심장 연구의 결과에서도 전반적으로 사망률의 감소를 보여주지 못하였다." 다시 말해서 콜레스테롤 강하제의 복용은 대부분의 참여자에게서 생명을 연장하는 데 도움을 주지 못했다는 것이다. 한편 지질 연구 클리닉의 결과에 의하면 콜레스테롤 강하제를 복용한 환자 가운데서 폭력이나 사고에 의한 사망자가 많이 발생했다. 헬싱키 연구에서도 비슷한 경향이 나타났다. 이 결과가 이 약물의 예기치 않은 부작용인지 여부는 아직 확실하지 않다. "어떤 의사들은 환자의 생활습관이나 가치관을 자세하게 알아보는 것보다 혈중 콜레스테롤 수준을 알아보는 것이 더 쉽다고 한다. 환자들은 콜레스테롤 수준이 우리가 얼마나 오래 살고 얼마나 잘 살 수 있는가를 결정하는 수많은 변인들 가운데 하나의 변인에 지나지 않는다는 것을 알아야 한다." 하버드 의과대학의 예방 의학 주임 교수인 알렉산더 리이프 박사는 <뉴잉글랜드 의학 잡지>에 위와 같은 논제에 대해 다음과 같은 관점을 보고했다. "콜레스테롤의 평균치가 약물을 사용하지 않고도 150이하인 사회에서는 관상성 심장병이 공시적인 건강 문제로 언급조차 되지 않는다." "평균 예상 수명은 무한하지 않다. 활기차고 건강하게 사는 날이 길어지고 사망률이 감소되는 것이 보건 당국이 기대하는 가장 이상적인 목표이다. 이런 이상적인 목표 실현이 평균 예상 수명을 연장시키는 것보다 더 어렵다는 것은 분명하다." "콜레스테롤 수준이 높아지면 동맥경화가 일어날 가능성도 높아지지만 이것이 곧 질병을 의미하는 것은 아니다. 많은 유전적 요인과 환경적 위험 요인들이 콜레스테롤 수준의 증가와 감소에 영향을 미친다." 사람이 음식으로 섭취한 포화 지방이나 콜레스테롤을 얼마나 효율적으로 소화할 수 있는가 하는 것은 유전적 차이에 따른다. 어떤 사람은 아무 것이나 가리지 않고 잘 먹어도 콜레스테롤 수준이 크게 높아지지 않는다. 100세 이상까지 산 사람에게 장수 비결을 물었더니 매일 아침 12개의 계란과 소시지를 먹었다고 하였다. 그러나 어떤 사람은 극소량의 지방과 콜레스테롤만 취해도 혈중 콜레스테롤이 올라간다. 보통 사람들은 대개 위에 든 두 극단치의 중간에 있다. 왜 그럴까? 1985년에 콜레스테롤(LDL) 수용기를 발견한 공로로 노벨 의학상을 수상한 마이클 브라운 박사와 조지프 골드스타인 박사는 이 수용기가 주로 간에 있는데 이것이 피에서 콜레스테롤을 붙잡아 퇴출시키는 기능을 한다는 사실을 보고했다. 콜레스테롤 수용기를 많이 가지면 가질수록 신진대사를 통해 더 효과적으로 혈중 콜레스테롤을 퇴출시킬 수 있다. 콜레스테롤 수용기가 적으면 포화 지방이나 콜레스테롤을 섭취했을 때 혈중 콜레스테롤 수치가 많이 높아지게 된다. 콜레스테롤 수용기의 수는 상당 부분 유전에 의해 결정된다. 그러나 포화 지방이나 콜레스테롤이 들어 있는 음식을 되도록 적게 먹으면 비록 유전적으로 콜레스테롤 수용기를 적에 가졌더라도 혈중 콜레스테롤이 낮아질 수 있다. 달리 말해 혈액으로부터 지방과 콜레스테롤을 퇴출시키는 기능이 효율적이지 못하다 하더라도 이런 것들을 많이 섭취하지 않는다면 별 문제가 되지 않는다. 유전적으로 높은 콜레스테롤 수준을 보여주는 사람은 5% 정도이다. 이런 경우라도 생활 습관 프로그램을 실천하면 도움을 받을 수 있다. 다시 말해 우리의 프로그램을 100% 성실하게 실천했는데도 혈중 콜레스테롤이 200미만으로 떨어지지 않는 사람도 관상동맥은 열리기 시작하는 것이다. 생활 습관 요인은 콜레스테롤 수용기의 외에도 영향을 미칠 수 있다. 포화 지방이나 콜레스테롤 많이 들어 있는 음식을 섭취하면 '이중적인 문제'가 발생한다. 음식 속의 지방과 콜레스테롤이 수용기에 흠뻑 베어들 뿐 아니라 수용기의 수도 감소시키는데 이렇게 되는 것이 최악의 상태이다. 우리의 몸은 음식으로 콜레스테롤이나 포화 지방을 전혀 섭취하지 않고서도 필요한 콜레스테롤을 모두 만들어낼 수 있다. 사실 피 속에 있는 콜레스테롤의 4분의 3은 신체가 스스로 만들어낸 것이다. 약물 외에도 콜레스테롤 수준을 어느 정도까지 낮출 수 있는 물질들이 있다. 알팔파, 귀리 기울, 쌀겨, 마늘과 같은 것들이 콜레스테롤 수준을 낮출 수 있다. 살충제인 DDT가 좋은 콜레스테롤인 HDL을 높일 수 있지만 물론 이것을 추천할 수는 없다. 그러나 약과 마찬가지로 이런 물질을 섭취하는 데는 한계가 있다. 사람들은 포화 지방이나 콜레스테롤이 많은 음식을 제한하는 대신에 귀리 기울을 먹거나 수용성 섬유를 섭취하는 것이 기적처럼 자신을 보호하고 혈중 콜레스테롤 수준을 낮추어줄 것이라고 기대한다.(귀리 기울로 만든 머핀 중에는 초콜릿 크림을 바른 도너츠보다 지방이 더 많은 것이 있다.) 생활 습관은 바꾸려 하지 않고 이런 것들을 심장병 예방을 위한 부적으로 생각하는 것도 잘못이다. 13년 전 내가 처음으로 연구를 시작하였을 때 한 환자가 내게 와서 "닥터 딘, 저는 오늘 아침 통밀빵으로 만든 치즈버거를 먹었어요." 라고 말하는가 하면 어떤 환자는 "나는 적색 살코기는 일체 먹지 않습니다. 지금은 스테이크를 바싹 구워 달라고 주문하죠." 라고 말했다. 심장 열기 프로그램을 실천한 많은 환자들이 보여주는 좋은 부작용의 하나는 성욕이 다시 왕성해진다는 것이다. 혈압 상승도 관상 동맥의 내벽을 손상시킬 수 있기 때문에 폐색을 일으킨다. 혈압이 올라가면 피가 동맥벽을 밀쳐 손상을 입힐 수 있다. 이러한 손상에 대한 반응으로 앞에서 말한 것처럼 혈관벽에 침전물이 붙는다. 이 같은 현상은 악순환 된다. 마치 수도관에 앙금이 끼여 구멍이 좁아지면 수압이 올라가는 것처럼 동맥이 막히면 혈압도 올라간다. 또 혈압이 올라가면 갈수록 혈관벽의 손상이 심해지고 더 심하게 막히게 되어 혈압은 또 더 높아지게 된다. 혈압이 높아지면 관상성 심장병이 위험이 커진다는 연구가 많이 발표되었다. 대부분의 의사들은 혈압 강하제를 사용하여 고혈압을 다룬다. 혈압 강하제는 혈압을 낮추는 데 유효하다. 그러나 콜레스테롤 강하제와 마찬가지로 혈압 강하제도 값이 비싸고 알게 모르게 부작용을 부르는 문제점을 안고 있다. 간혹 혈압 강하제의 부작용이 치명적일 수도 있다. 의사들은 대부분 약으로 고혈압을 치료하는 것이 좋다고 하지만 이에 관해 중대한 의문을 제기하는 새로운 연구들도 있다. 최근 미국 국립 심장, 폐, 혈액 연구소는 미국 심장학회 잡지인 <하이퍼텐션>에서 혈압 강하제가 관상성 심장병에 미치는 영향을 보고한 17가지 대규모 임상 연구 결과를 개관하였다. 17가지 연구 중에 9가지는 이완기 혈압이 105이하인 비교적 가벼운 고혈압 환자를 대상으로 하였다. 이러한 분석을 '메타 분석' 이라고 하는데 매우 놀라운 결론이 나왔다. 평균 5.6년 동안 혈압 강하제를 복용했던 가벼운 고혈압 환자 4만 3천 명에서 나타난 결론은 약으로 혈압을 낮추는 것이 관상성 심장병의 치사율을 뚜렷하게 낮추지 못한다는 것이었다. 이 연구의 피험자 가운데 약 반수가 약물을 투여 받지 않은 비교 집단이었는데, 오히려 이들이 약을 복용한 사람들보다 치명적인 심장마비나 가벼운 심장마비 모두 적게 일으켰다는 것이다. 이 얼마나 놀라운 결과인가! 어째서 그럴까? 오랜 동안 다이아지드와 같은 이뇨제가 고혈압을 치료하는 가장 중요한 약으로 여겨져 왔다. 불행하게도 이뇨제는 혈당과 혈중 콜레스테롤(특히 나쁜 콜레스테롤인 LDL)의 수준을 높인다. 또 이 약물은 칼륨과 마그네슘의 혈중 수준을 감소시켜 급성 심장 사고의 위험률을 높일 수 있다. 심한 고혈압 환자에게는 혈압 강하제가 유익한 결과를 나타낼 것이 명백하다. 그러나 대부분의 고혈압 환자는 가벼운 혈압 상승만 보여줄 정도이므로 이들은 우리가 제시하는 생활 습관 프로그램의 실천만으로도 유익한 효과를 얻을 수 있는 사람들이다. 미국 인구의 14%가 넘는 약 6천만 명이 고혈압 환자로 여겨진다. 최근 저명한 고혈압 전문가인 노먼 카플란 박사는 고혈압 환자의 80% 이상이 진료실 밖에서 혈압을 재면 낮게 나온다고 보고했다. 이런 환자들에게는 의사의 진료실이 혈압을 높이는 장소가 될 수 있다는 증거들이 많이 나오고 있다. 카플란 박사는 이러한 현상을 '흰가운 고혈압(white coat hypertension)' 이라고 하였으며, 고혈압으로 진단된 한자들 가운데 최소한 20% 정도는 별도의 치료가 필요 없는 환자들이라고 하였다. 우리의 연구에서는 연구 결과를 해석하는 데 혼란을 피하기 위해 각 고혈압 환자들에게 처음부터 똑같은 약을 처방하였다. 세 번에 걸친 연구에서 우리가 발견한 것은 생활 습관 프로그램을 실천했던 환자들은 대개 혈압약의 복용을 줄이거나 아예 중단하였다는 것이다. 우리가 질병의 근본 원인에 접근하여 문제의 본질을 다룰 수만 있다면 환자는 약을 많이 먹지 않아도 될 것이다. 질병을 일으키는 근본 원인을 다루지 않고 환자의 증세만을 일시적으로 통제하기 위해 약을 사용하였다면 환자는 남은 평생 계속해서 약을 복용하지 않을 수 없을 것이고, 복용량을 늘여가야 할 것이며, 불쾌감이나 위험스런 부작용의 가능성까지도 감수해야 할 것이다. 고혈압 강하제가 심각한 질병과 사망까지도 부를 수 있다는 연구가 많이 보고되어 있고, 식이요법, 체중 감소, 스트레스 관리, 금연, 운동과 같은 생활 습관 변화가 혈압을 감소시킬 수 있다는 증거도 많이 제시되어 있다. 다만 아직까지는 생활 습관 변화와 같은 비약물적 방법일 고혈압의 정도와 사망에 미치는 영향이나 콜레스테롤 수준에 미치는 영향을 장기간에 걸쳐 연구한 사례가 없다. 미약한 고혈압은 흔한 사례다. 어떤 연구에서는 50대의 40% 정도가 미약한 고혈압을 나타내며, 그만큼 콜레스테롤 수준도 높다고 한다. 이렇게 많은 사람들을 모두 약으로 다루어야 할 것인가? 부작용을 일으킬지도 모르는 약보다는 더 안전하고 건강에 도움이 되며 값싼 방법을 처방하는 것이 낫지 않을까? 이러한 생각을 과격한 생각이라고만 말할 수 있을까? 최근 랭포드 박사는 "혈압을 높이는 유전적인 요인과 상호 작용하는 환경적 요인만을 바꾸어도 이론적으로 고혈압을 예방할 수 있다." 라고 말하였다. 혈압과 콜레스테롤을 낮추는 약을 많이 먹인 612명과 적게 먹인 610명을 비교한 연구가 노르웨이의 헬싱키에서 보고되었다. 약을 많이 먹인 집단에서 혈압이나 콜레스테롤과 같은 위험 요인이 평균 35% 정도 줄어들기는 하였지만 5년이 지난 시점에서 두 집단을 비교해 보았더니 많이 먹인 쪽이 오히려 두 배나 높은 심장병 발병률을 보였다. 이 얼마나 놀라운 일인가! 나도 때때로 혈압 강하제와 함께 콜레스테롤 강하제를 처방하지만 일차적 치료에는 잘 사용하지 않는다. 심한 고혈압 환자(혈압이 160/100 이상)나 이미 말초 기관에 장애가 온 환자(예컨대 심장이 확대되었거나 신장에 장애가 있다거나 눈에 장애가 있는 환자)에게는 심장 열기 프로그램을 추천하는 동시에 약을 사용하여 고혈압을 다룬다. 심장 열기 프로그램을 실천하는 환자들에게는 혈압이 눈에 띄게 낮아지기 때문에 진행 과정을 살펴보면서 약의 복용을 서서히 멈추도록 한다. 심장 열기 프로그램을 실천한 많은 환자들이 보여주는 좋은 부작용의 하나는 성적 무력감을 빚을 수 있는 혈압 강하제나 심장 치료제의 양을 줄이거나 아예 복용을 중단하기 때문에 성욕이 다시 왕성해진다는 것이다. 또 어떤 환자들은 관상 심장 동맥의 막힘이 풀림과 동시에 음경에 피를 공급하는 동맥의 막힘도 풀리게 된다. 심장병이라고 명백하게 진단 받기 이전부터 발기에 문제가 생기는 것이 일반적이다. 그러므로 만일에 관상동맥을 개선하기 위해 생활 습관을 바꾸기를 주저한다면 성 기능을 개선하기 위해 생활 습관을 바꾸는 것이 어떨까? 어째서 흡연이 심장마비를 일으킬 수 있을까? 담배를 피울 때 나오는 니코틴과 그 밖의 유해 물질은 피로 흡수되어 관상동맥의 내벽을 손상시킨다. 사람들은 흡연이 폐암의 주요 원인이라는 것을 잘 알고 있다. 그러나 남자와 여자 모두 흡연 때문에 폐암에 걸려 죽는 사람보다 심장병에 걸려 죽는 사람이 더 많다는 것을 아는 사람은 많지 않다. 흡연을 하면 연기가 폐속으로 들어가므로 흡연이 폐암을 일으킬 것이란 것은 쉽게 짐작할 수 있다. 그런데 어째서 흡연이 심장마비를 일으킬 수 있을까? 담배를 피울 때 나오는 니코틴과 그 밖의 유해물질은 피로 흡수되어 관상동맥의 내벽을 손상시킨다. 이 장의 뒷부분에서 다시 언급하겠지만 니코틴은 관상동맥을 수축시키고 이 동맥속의 피를 응고시킨다. 금연을 원하는 환자들에게 많은 의사가 제일 먼저 권하는 치료법은 무엇일까? 니코틴 껌이란 약물이다. 그러나 니코틴이 관상동맥의 내벽을 손상시킬 수 있기 때문에 흡연보다 니코틴 껌이 심장에 더 좋을 리가 없다. (폐는 이 껌을 더 좋아할지 모르지만) 물론 금연이란 쉽지 않다. 그런데 나는 환자들이 복합적 방법으로 자신의 생활 습관을 바꾸기를 원하면 금연이 의외로 쉬워지는 것을 보았다. 처음에는 환자들이 "어떻게 한꺼번에 다이어트도 하고, 운동도 하고, 스트레스 관리 기법도 배우고, 담배까지 끊을 수 있겠느냐?"라고 질문한다. 많은 사람들이 스트레스를 느낄 때 담배를 피우는데, 담배를 피우지 않고 스트레스를 관리하는 방법을 알게 되면 담배끊는 것이 쉬워진다. 또 복합적 생활 습관 변화를 시도하게 되면 흡연에 따른 유해한 효과를 잘 느끼게 되고 금연 후에 기분이 훨씬 좋아졌다는 것을 알게 되어, 강한 흡연 욕구와 금연해야 된다는 생각 사이를 왔다갔다하는 일상적 갈등이 쉽게 해결될 수 있다. 관상동맥의 폐색 외에도 심장에 피의 공급을 줄어들게 하는 요인에는 어떤 것이 있을까? 1970년대 말에 아틸리오 마세리 박사는 심장병의 원인이 과거 생각했던 것보다 훨씬 역동적이고 복잡하며, 폐색 이외에도 심장으로 들어가는 피를 감소시키는 데 중요한 역할을 하는 다른 메커니즘이 있다는 사실을 밝혔다. 그는 관상동맥이 납으로 만든 파이프처럼 딱딱한 것이 아니라 탄력성이 있고 수축성이 있는 평활근과 서로 연결되어 있어서 관상동맥에 수축이 일어나 피의 흐름을 역동적으로 감소시킬 수 있다고 하였다. 그 같은 수축을 관상동맥 경련 또는 단순히 경련이라고 부른다. 콜레스테롤이나 다른 침전물에 의해 이미 막혀 있는 관상동맥에서는 매우 작은 혈액 응고만 일어나도 심장마비가 생기기 쉽다. 관상동맥이 경련을 일으키며 동맥의 내벽이 손상을 입을 수 있다. 그러면 그 부위에 콜레스테롤이 붙고 침전물이 쌓인다. 이렇게 하여 출혈성 플라크라고 부르는 또 하나의 메커니즘이 작용하게 된다. 다시 말해 경련이 관상동맥 내면에 심각한 상처를 만들어 혈관 벽 속에 출혈이 일어나고 이에 따라 동맥벽의 안쪽이 부풀어오르기 때문에 피의 흐름이 막히게 된다.(그림 5)
우리 몸에서는 위에 든 메커니즘들이 연합해 작용한다. 관상동맥이 70% 정도 막히면 피가 동맥 속에서 조금만 응고되어도 심장으로 가는 피의 흐름이 줄어들거나(가슴 통증의 원인) 완전히 끊긴다.(심장마비의 원인) 더구나 관상동맥이 많이 막히면 막힐수록 작은 심장 경련만 생겨도 심장으로 가는 피가 줄거나 쉽게 끊긴다. 이 모든 메커니즘들은 상호 작용하며 서로 연결되어 있다. 이러한 메커니즘에 대한 이해가 깊어지고 의료계가 이를 받아들임에 따라 의사들은 이러한 기제가 작동하지 못하도록 하는 방법을 연구하기 시작하였다. 예컨대 아스피린은 오랫동안 혈관 응고를 막는 약품으로 취급되었다.(외과의사들이 환자들에게 수술 전에 아스피린 복용을 금하는 것은 아스피린이 혈액 응고를 막아 출혈의 위험을 높이기 때문이다.) 통증을 완화하기 위해 오랫동안 아스피린을 복용한 환자의 경우 출혈이 염려됐는데 이것은 아스피린이 가진 부작용으로만 생각되었다.(미국 사람들이 1년에 복용하는 아스피린 양은 무려 1,360만 킬로그램이 넘는다.) 최근에서야 의사들은 아스피린이 심장 혈관에서 피가 응고되는 것을 막아줌으로써 심장마비를 줄일 수 있다는 데 놀라워하기 시작하였다. 아스피린이 심장마비를 예방하는지 알아보기 위한 대규모의 임상 연구가 이루어졌다. '의사들의 건강 연구'라고 부르는 이 연구에서는 2만 2천명의 의사를 두 집단으로 나누었는데, 한 집단의 의사들에게는 이틀에 한 번씩 아스피린을 복용하게 하였다. 이들에게 연구가 완료될 때까지 자기가 어떤 약을 먹었는지 모르게 하였다. 두 집단 모두 생활 습관을 바꾸라고 요청하지는 않았다. 5년이 지난 후 아스피린 복용 집단은 가짜 약 복용 집단에 비해 치명적이지 않을 정도의 미약한 심장마비가 44%나 적게 발생하였다. 윤리적 이유 때문에 연구가 일찍 종결되었지만 이 사실은 뉴스거리가 되었다. 이로 인해 많은 사람들이 아스피린을 복용하기 시작하였다. 그런데 이 연구의 결과를 더 자세하게 살펴보면 아스피린이 심장마비 발작의 위험은 낮추었을지는 모르지만 뇌 속 혈관의 출혈 곧 뇌일혈 발생의 위험은 높였음을 알 수 있다. 아스피린을 복용한 집단은 가짜 약 복용 집단보다 뇌일혈 발생이 두 배 정도 더 많았다. 또 급성심장사의 사례도 아스피린 복용 집단이 두 배 정도나 더 많았고, 위나 장의 궤양 또한 두 배 정도 더 많았다. 아스피린 복용 집단이 심장 마비 발생은 낮았지만 심장병이나 다른 질병으로 사망한 수를 고려하면 두 집단 사이에 의미 있는 차이가 없다. 이와 비슷한 결과가 영국 의사를 대상으로 한 임상 시험에서도 발견되었다. 이것은 놀랄 일이 아니다. 콜레스테롤이나 다른 침전물에 의해 이미 막혀 있는 관상 동맥에서는 매우 작은 혈액 응고만 일어나도 심장마비가 생기기 쉽다. 그러므로 이미 관상동맥이 굳어 있는 사람에게 혈액 응고가 일어난다면 치명적인 것이다. 아스피린이 혈전 형성을 방해함으로써 심장마비를 감소시킨 것이라면 같은 이유로 위, 뇌, 심장에서 출혈의 위험을 상대적으로 높이는 것은 지극히 당연한 것이다. 이 장을 통해 계속 논의해온 것과 동일한 모델을 적용한다면 아스피린의 복용은 우회 수술보다 심장병의 원인 연쇄에 단 한 단계 더 깊이 접근한 것에 불과하다. 그러나 여기서도 새로운 문제들(뇌일혈, 소화기 출혈, 심장 급사 등)이 생기고 기존의 문제들(아스피린이 관상동맥 경화에 별다른 영향을 미치지 못하기 때문에 시간이 지나면서 관상동맥 폐색이 계속된다.)도 일어난다. 그러나 원인 연쇄에 한 단계 더 깊이 접근했기 때문에 아스피린 처방은 우회 수술보다는 더 값싸고 덜 위험한 방법임에는 틀림없다. 생선 기름도 혈액 응고를 억제한다. 그린란드에 사는 에스키모가 기름기가 많은 음식을 먹는데도 불구하고 관상성 심장병의 발생률이 비교적 낮다는 사실은 오랫동안 알려져 왔었다. 과학자들은 이들이 섭취하는 생선 기름에 오메가-3 지방산이 많이 들어있는 것을 알게 되었다. 이렇게 되자 에스키모들이 불구덩이 주변에 둥글게 모여 앉아 고래의 지방을 잘라 맛있게 먹는 모습을 보여주면서 생선 기름 캡슐을 선전하는 광고가 TV에 등장하였다. 이 광고에서 에스키모가 세계에서 뇌일혈이 가장 많다는 것은 언급하지 않았는데 이는 큰 잘못이다. 또 생선기름은 콜레스테롤 수준도 높았다. 칼슘-통로 차단제(calcium-channel blockers)로 알려진 새로운 계열의 약이 관상동맥 경련으로 생기는 출혈을 억제하기 위한 목적으로 개발되었다. 다른 심장치료 약들처럼 이 약들도(칼란, 카디젬, 프로카디아) 유용하지만 값이 비싸고 부작용이 있으며, 질병을 일으키는 근본 원인의 해결에는 큰 도움이 될 수 없다. 새롭게 밝혀진 것은 음식이 심장에 미치는 영향은 몇 년씩 걸리는 장기적인 과정이 아니라 매우 빠른 시간에 나타난다는 것이다.
이제부터 원인 연쇄의 또 다른 단계로 들어가 보자. "어떻게 하면 관상동맥이 막히는 것을 예방할 수 있을까? 혈액 응고는 왜 생기며 관상동맥은 왜 경련하는 것일까? 무엇이 관상동맥의 폐색을 일으키는 메커니즘을 작동하게 할까?" 등과 같은 더 흥미롭고 근본적인 물음이 제기된다. 내게 특히 흥미로운 것은 생활 습관 요인이 심장병이나 심장마비를 일으키는 것으로 알려진 모든 메커니즘을 작동하게 한다는 것이다. 다른 말로 하면 우리가 무엇을 먹고, 어떻게 스트레스에 반응하고, 얼마나 많이 운동을 하고, 흡연이나 음주 습관은 어떠하며, 어떤 약을 복용하는가에 따라 심장병이 생길 수 있다는 것이다. 생활 습관이 관상동맥 경련과 혈액 응고에 미치는 영향에 관한 몇 가지 예를 들어보기로 하자.
음식물. 앞에서 말했듯이 포화 지방이나 콜레스테롤이 많은 음식을 섭취하면 관상동맥의 경화를 일으키게 된다. 심장병 발생에 미치는 음식의 영향은 오랫동안 연구되었다. 새롭게 밝혀진 것은 음식이 심장에 미치는 영향은 몇 년씩 걸리는 장기적인 과정이 아니라 매우 빠른 시간에 나타난다는 것이다. 단 한끼만 기름기나 콜레스테롤이 많은 음식을 먹어도 트롬보센(thromboxane)이라는 호르몬이 나오는데 이 호르몬은 동맥을 수축시키고 혈액 응고를 가속화한다. 왜 심장병 환자가 기름기가 많은 식사를 하고 난 후 가슴 통증을 많이 겪으며, 어째서 명절 뒤에 응급실로 실려오는 심장병 환자가 그렇게 많은지를 이해할 수 있을 것이다. 이 같은 문제는 심장 열기 프로그램대로 실천하면 빠르게 개선될 여지가 있다. 누구나 스스로를 치유하기 위해 다양한 생활 습관을 임의적으로 선택할 수 있다. 연구를 통해 우리는 심장에 대한 혈액의 흐름이 단 몇 주일 안에도 좋아질 수 있다는 사실을 발견하였다. 우리 프로그램에서 추천한 음식은 지방과 콜레스테롤 함량이 매우 낮기 때문에 환자의 동맥을 확장시켜 더 많은 양의 피가 자유롭게 흐를 수 있도록 돕는다.
니코틴. 담배에 들어 있는 니코틴은 관상동맥의 내벽에 손상을 입힐 위험이 클 뿐만 아니라 혈액 응고를 촉진하고, 혈관을 수축시켜 폐색을 이룬다. 최근 주디스 옥킨 같은 사람은 금연이 심장마비의 위험을 급속도로 감소시킬 수 있음을 보여주었다. 금연 3년 후에는 심장병 발병 위험률이 64% 정도 줄어든다고 한다. 어째서 그럴까? 니코틴이 심장마비를 부르는 일차 이유는 이것이 혈관 폐색을 일으키기 때문이라기보다는 혈액 응고와 관상동맥의 경련을 일으키기 때문이다. 금연하면 니코틴이 몸밖으로 빠져나가기 때문에 혈액 응고나 관상동맥 경련의 위험성이 급속하게 낮아진다. 최근 리 로젠버그 박사의 연구에 의하면, 흡연 여성이 금연하면 금연 3년 후 심장마비 발병 위험률이 비흡연자 수준으로 되돌아간다는 반가운 사실을 보고한 바 있다.
흥분제. 코카인과 암페타민은 동맥 수축, 혈액 응고, 출형성 침전물을 불러오는 가장 강력한 흥분제이다. 돈 로저스, 렌 비아스 같은 사람들은 매우 건강하고 젊었지만 함부로 코카인을 흡입함으로써 관상동맥이 수축되어 치명적인 심장마비가 일어나 마침내 비극적인 죽음을 맞이한 사람들이다. 이들은 동맥 폐색이 많이 이루어지지 않았음에도 불구하고 심장마비가 일어났다. 근육질이고 운동을 많이 하는 사람이라도 관상동맥이 이미 막혀가고 있다면 건강하다고 할 수 없다. 그 밖의 흥분제, 예컨대 카페인과 같은 것도 코카인과 비슷한 작용을 하지만 그 정도가 아주 미미할 따름이다.
운동. 관상동맥이 굳어 있는 사람은 운동을 할 때 혈액이 응고하거나 동맥이 수축하기 쉽다. 조깅을 하는 도중(짐 픽스) 또는 농구를 하는 동안(페트 마라비치) 유명한 운동 선수들이 급사한 이유는 바로 이 때문이다. 그러나 규칙적으로 운동을 하면 운동하지 않고 쉬고 있을 때 이러한 메커니즘이 잘 발동하지 않는다. 평소 고지방 음식을 먹고, 흡연을 하고, 스트레스 관리를 소홀히 하고, 흥분제를 사용하는 사람들이 심한 운동을 하면 심장 급사의 위험이 커진다. 반면에 여러 가지 생활 습관 변화와 함께 알맞은 수준으로 운동을 하면 매우 유익하다. 운동의 위험은 운동 강도와 비례하므로 알맞은 수준의 운동을 해야 유익한 효과를 얻을 수 있다.
스트레스. 스트레스가 과연 심장병을 일으킬까? 대부분의 의사와 과학자들이 심장병을 일으키는 요인으로 음식, 운동 부족, 흡연을 손꼽으면서도 정서적 스트레스의 중요성은 극히 최근에 와서야 안정하게 되었다. 따라서 그 동안 스트레스와 심장병을 관련지어 연구한 경우가 극히 드물었는데, 지난 몇 해 사이에 엄청나게 쏟아져 나왔다. 그러나 아직도 심장 재활 프로그램들 대부분에서 스트레스 관리 기술을 가르치지 않으며, 의사들도 환자에게 스트레스를 관리하는 기술을 배우라고 충고하지 않는다. 스트레스는 급성과 만성 두 가지가 있다. 사람의 몸은 만성 스트레스에 비해 급성 스트레스에 잘 대처할 수 있도록 진화되어왔다. 우리 몸은 정서적 스트레스나 신체적 스트레스를 받았을 때 '싸우거나 도망하는 반응(fight or flight response)' 과 같은 일련의 복잡한 메커니즘을 작동시킨다. 스트레스를 받을 때 우리 몸은 두 가지 방법을 사용한다. 첫째 방법은 뇌와 심장을 연결하는 길을 교감신경계라 부르는데, 이 신경계는 심장에 있는 수용기를 자극하여 더 빠르고 강하게 심장을 박동케 하여 관상동맥을 수축시킨다. 다른 방법은 호르몬에 의한 방법이다. 뇌가 부신과 같은 내분비선을 자극함으로써 아드레날린과 코티졸과 같은 스트레스 호르몬이 분비되고, 이 호르몬이 심장에 와 닿게 된다. 급성 스트레스는 아드레날린과 아드레날린의 사촌 격인 노르아드레날린의 분비를 촉진시키는 반면 만성 스트레스는 코티졸 호르몬의 분비를 촉진시킨다. 이 같은 호르몬이 분비되기 시작하면 우리 몸에는 다음과 같은 생리적 반응이 일어난다.
근육이 수축되어 '전투적 자세'를 취함으로써 상처를 입었다 하더라도 몸이 잘 보호될 수 있도록 한다. 심장 박동이 빨라지고 박동할 때마다 뿜어져 나오는 혈액의 양이 늘어나 '싸우거나 도망하는' 데 더욱 많은 힘과 에너지를 공급한다. 호흡이 빨라져 역시 '싸우거나 도망하는' 데 더 많은 산소를 공급한다. 소화 계통의 활동이 멈추어져 더 많은 피와 에너지를 '싸움이나 도피' 와 관련 있는 거대 근육으로 돌려준다. 눈동자가 확대되어 사물을 더 잘 볼 수 있게 하며, 청각과 같은 다른 감각 기관도 예민해진다. 만일에 배에 상처를 받으면 감염의 위험을 낮추기 위해 오줌과 똥을 누고 싶은 욕구가 커진다. 팔이나 다리의 동맥이 수축됨으로써 팔과 다리에 상처를 입었더라도 출혈이 줄어들게 된다. (스트레스를 받을 때 손발이 차지는 것을 느꼈을 것이다.) 혈액을 더욱 빨리 응고시켜서 상처를 입었다 하더라도 출혈이 줄어든다. 이러한 반응 기제는 위험으로부터 생명을 지키기 위한 것으로 오랜 세월에 걸쳐 진화해온 것이다. 위험이 뚜렷해지고 임박하면 이 기제가 작동된다. 그림 6에 급성 스트레스를 그래프로 나타내었다. 만일에 당신이 건널목을 건너려고 하는데(지점1) 갑자기 당신을 향해 미친 듯이 달려오는 자동차를 보았다고 하자. 이때 근육이 긴장되고, 힘이 치솟는 듯한 느낌을 가진다. 그리고 당신은 자신도 모르게 뒤로 물러선다. 물러서다가 신문 판매대 위에 쓰러져 손가락에 상처를 입었으나 피가 곧 멈춘다.(지점2) 당신은 그 짧은 동안에 '싸움이냐 도망이냐 하는 메커니즘(fight or flight mechanism)'의 도움으로 생명을 구했다.l 그렇게 생명을 구하고 위험을 넘기고 나면 우리 몸은 부 교감신경계의 보상적인 반응을 경험하게 된다.(지점3) 그래서 무릎에 힘이 빠져 나른해지고, 근육이 풀리며, 동맥이 늘어나는 것이다. 그랬다가 몇 분이 지나면 처음 상태로 되돌아간다.(지점4) 불행하게도 오늘날 정서적 스트레스는 급성적인 것보다 만성적인 것이 더 많다. 지난 10년 사이에 삶의 속다가 엄청나게 빨라져 이른바 가속 증후군(acceleration syndrome)이란 것이 나타나게 되었다. <이상한 나라의 엘리스>에서처럼 우리는 한 장소에 가만히 머물러 있으면서도 계속 급하게 서둘러 가려고 한다. 페더럴 익스프레스가 밤을 달려 전 세계 곳곳에 물건을 배달하고 있고, 편안한 안식처로 생각했던 집이나 자동차에도 전화와 팩스와 컴퓨터가 놓이게 되었다. 휴대 전화나 노트북 컴퓨터 같은 것이 완전히 대중화되었다. 이제는 어디나 사무실이다. 물론 이러한 고도의 기술 개발을 비난할 수는 없다. 고도의 기계화 장비가 작업 환경 선택에 탄력성을 줌으로써 스트레스를 줄여줄 수 있다. (나도 팩스, 휴대전화, 노트북컴퓨터를 가지고 있는데 이 장비로 실외에서도 작업이 가능하다.) 기계가 우리의 삶에 심대한 영향을 미친다는 사실을 보여주는 것은 바로 이런 것이다. 우리 몸 안의 기계 장치는 대단히 훌륭하다. 그러나 우리 몸이 이렇듯 잘 만들어져 있다고는 해도 만성 스트레스에는 잘 대처하지 못한다. 현대 생활에서는 어떤 일의 스트레스에서 회복되기도 전에 또 다른 스트레스에 휩싸이는 경우가 너무나 많다. 그림 7에 만성적 스트레스의 그래프가 예시되어 있다. 이것은 존스라는 한 평범한 사나이의 하루 생활을 보여주는 것이다. 스트레스에 반응하는 능력과 이완하는 능력, 이 두 능력은 건강 유지를 위해 똑같이 중요하다. 존스 씨는 몹시 바쁘게 살아가는 사람이다. 이른 아침 알람 소리에 잠에서 깨어났지만 중요한 아침 회의에 늦었다. 간밤에 서머타임이 시작되어 출근 시간이 한 시간 앞당겨졌으나 시계 바늘을 당겨 놓지 않았던 것이다. 급히 면도를 하면서 라디오를 듣는데 한 항공사의 비행기가 비행 도중 동체의 중요 부품이 빠져나갔다는 뉴스가 들려왔다. 그는 바로 내일 이 항공사의 비행기로 여행할 계획이었으므로 너무나 놀란 나머지 면도칼을 잘못 놀려 얼굴에 상처를 내 피가 흘러내렸다. 잔뜩 화가 나서 "빌어먹을 면도기!" 하고 욕설을 퍼부었다. 아침 식사를 하면서 신문을 읽는데 그가 가진 주식이 폭락했다는 뉴스를 보고 앞으로 어떻게 주택부금을 내야 할지 그리고 아들놈 대학은 어떻게 보내야 할지 자신이 없어졌다. 식사를 하면서 가족과 함께 대화할 시간도 없었다. 이미 너무 늦었기 때문에 계란 두 개, 베이컨 몇 조각, 토스트 커피 한 잔을 황급히 먹고서는 집을 나섰다. 이번에는 출근길에 말썽이었다. 교통 혼잡으로 회사까지 가는 데 어제보다 시간이 더 많이 걸렸다. 회의가 끝날 때, 그러니까 출근 시간보다 한 시간쯤 늦게 회사에 도착하였다. 사무실로 들어서는 그를 사장과, 그와 경쟁 상태에 있는 동료가 냉소를 지으면서 노려보고 있었다. 시선을 피하며 자기 자리로 가려는데 비서가 불러 세우더니 다섯 시간 전부터 긴급히 처리해달라는 주문이 와 있다고 하며 서류 더미를 내밀었다. 자, 이제부터 오늘의 일과와 공식적인 전쟁을 치러나가야 할 판이다. 정말 정신 없이 하루가 시작되고 있었다. 스트레스 기제가 만성적으로 작동하면 우리 몸을 보호하기 위해 마련되었던 반응이 오히려 해로운 것이 되어 심하면 목숨을 앗아갈 수도 있다. 동맥 수축 반응이 팔다리뿐만 아니라 심장에도 일어날 수 있으며 혈액 응고 반응이 관상동맥에서도 일어날 수 있다. 그러므로 만성적으로 심한 정서적 스트레스가 일어나는 동안에는 목, 등, 어깨 같은 큰 근육은 물론 관상동맥과 연결되는 평활근(관상동맥의 경련이 일어나는)과 심장근의 섬유에 이르기까지 거의 모든 근육이 수축된다. 하버드 의과대학의 앤드류 셀윈 박사와 런던 해머스미스병원의 존 디어필드 박사는 심장병 환자의 심장으로 들어가는 피의 흐름을 재기 위해 심장 PET 관찰을 했다. 환자를 단층 촬영하는 중에 환자에게 간단한 산수 문제를 풀어보라고 주문하였다. 간단한 계산 문제를 푸는 것과 같은 스트레스도 심장으로 흘러 들어가는 피의 양을 뚜렷이 낮추었다. UCLA 의과대학의 알란 로잔스키 박사는 관상성 심장병을 가진 사람이 스트레스를 받으면 심장이 효과적으로 뛰지 못하게 된다는 사실도 발견하였다. 앞장에서 간단하게 언급한 것처럼 스트레스와 심장의 관계에 대해서는 많은 오해가 있다. 스트레스에 반응하는 능력과 이완하는 능력, 이 두 능력은 건강 유지를 위해 똑같이 중요하다. 이것은 한가한 마음을 갖고 뒤로 물러서서 스트레스를 피하고 정신적으로나 신체적으로 흥분해서는 안 된다는 것이 아니라 흥분과 이완이 모두 정상적인 반응이란 뜻이다. 이상적인 반응은 위험하거나 곤란한 상황에 직면하면 재빠르게 효과적으로 반응한 후 금방 이완 상태로 되돌아오는 것이다. 그런데 많은 사람은 이완하는 것보다 서둘러대는 데만 익숙하다. 급성 스트레스를 받는 동안에는 아드레날린과 노르아드레날린 같은 호르몬이 분비되어 많은 에너지를 발생시키고 위험에 직면하여 명쾌하게 판단할 수 있도록 해준다. 그러나 이 상태에서 본래의 안정 상태로 되돌아올 능력, 곧 이완할 능력을 잃어버리면 스트레스 반응이 계속 활성화된다. 이렇게 되면 아드레날린과 노르아드레날린 수준이 계속 높아져 불안과 불쾌감이 생기고, 관상동맥이 수축되며 혈액 응고가 늘어난다. 또 과다한 코티졸과 그 밖의 스테로이드 호르몬이 생성되어 동맥의 급격한 폐색과 함께 정서적 우울감, 성적 무력감, 여드름, 면역 체계의 이상 같은 증상을 부른다. 이러한 영향들은 다이어트나 그 밖의 다른 요인들과는 관계가 없이 일어난다.(근육 발달을 돕기 위해 스테로이드 호르몬 주사를 맞은 운동 선수들에게 관상동맥 폐색이 잘 일어나는 것이 발견되었다.) 최근 연구들에 의하면, 정상적인 관상동맥 벽에는 '내비-분피 이완 물질(endothelium-derived relaxation factro : EDRF)' 이라 부르는 물질이 생성된다. 이 물질은 관상동맥을 넓혀서 더 많은 피가 심장으로 흘러들게 한다. 관상동맥의 벽이 굳어져 손상을 받으면 EDRF의 생성이 줄어들어 동맥이 수축되고 관상도맥으로 흐르는 피가 줄게 된다. 결과적으로 경화된 관상동맥은 스트레스에 과민 반응을 보이게 된다. 다시 말해 같은 양의 스트레스 호르몬이 분비되더라도 부분적으로 차단된 관상동맥은 정상 동맥에 비해 더 많이 수축될 수 있다. 곧, 관상동맥의 폐색이 만이 생기면 EDRF의 분비가 줄어들고, 관상동맥이 폐색된 곳에는 경련이 일어날 가능성이 높아진다는 것이다. 운동을 꾸준히 하면 교감신경계의 자극이 커져도 EDRF가 많이 분비되어 관상동맥이 늘어난다. 그러나 이미 관상동맥에 폐색이 일어난 사람은 운동하는 동안 관상동맥이 수축되어 손상된 부위가 더 악화될 수 있다. 이것은 경화로 안에 부분적으로 폐색된 관상동맥 부위에서 EDRF가 적게 분비되기 때문이다. 흡연 또한 EDRF의 생성을 감소시킨다. 데이비드 해리슨 박사는 원숭이에게 콜레스테롤이 많이 든 음식을 먹이면 관상동맥 폐색이 일어나고 EDRF의 생성이 감소된다는 사실을 발견하였다. 그는 원숭이에게 저지방, 저 콜레스테롤 음식과 같은 치유 음식을 먹였더니 원숭이의 관상동맥은 일부밖에 반전되지 않았지만 EDRF의 분비 수준은 정상으로 되돌아온다는 사실도 발견하였다.
스트레스가 관상성 동맥 폐색을 일으킨다는 사실을 가장 과학적으로 보여준 증거는 보만 그레이 의과대학의 제이 카플란 박사와 토머스 클락슨 박사와 그 밖의 여러 학자들의 연구에서 나왔다. 카플란 박사는 시노몰구스 원숭이(Cynomolgus monkey)를 대상으로 연구하였다. 이 원숭이는 관상성 동맥의 폐색이 일어나는 양상이 사람과 매우 비슷하다. 이 원숭이들도 사람처럼 복잡한 사회 조직을 이루고 살아가며 그들 나름의 사회적 위계와 계급을 가지고 있다. 연구자들은 이 원숭이들 사이에서 일어나는 싸움의 결과와 개별 원숭이 사이의 경쟁력을 비교하여 사회적 등위를 매겼다. 싸움이나 경쟁에서 이긴 원숭이를 패자에 대한 승자로 등위화시킨 것이다. 첫 실험에서는 원숭이 30마리를 두 집단으로 나누었다. 그 중 한 집단의 원숭이에게는 만성적인 스트레스를 주는 불안정한 사회 환경을 마련해 주었고, 나머지 원숭이들에게는 스트레스를 주지 않았다. 이 두 그룹에게 고지방, 고 콜레스테롤의 전형적인 미국식 음식을 먹였다. 스물 두 달이 지난 후 만성적 스트레스를 받은 그룹에서 지배적이고 공격적이며 경쟁적이었던 원숭이들은 스트레스를 받지 않은 집단의 원숭이의 비해 두 배 이상 심각한 관상동맥 폐색이 일어났다. 지배적이며 스트레스를 많이 받았던 원숭이는 같은 집단에 속한 비 지배적 원숭이에 비해서도 두 배 이상의 관상동맥 폐색을 보였다. 혈압이나 콜레스테롤 수준도 큰 차이를 보였다. 연구자들은 이번에는 지방이 비교적 적은 음식을 먹이기 시작했다. 기대했던 대로 첫 연구에 비해 관상동맥의 페색이 줄어들었다. 그러나 이번에도 지배적이고 만성적인 스트레스를 받았던 원숭이들은 비 지배적인 집단의 원숭이에 비해 관상동맥이 많이 페색 되었다. 또 스트레스를 받은 원숭이가 스트레스를 받지 않은 원숭이에 비해 혈압과 콜레스테롤이 더 높았다. 만성 스트레스는 또 에스트로겐의 분비를 줄이기 때문에 스트레스를 많이 받은 여성은 월경 주기가 불규칙하게 된다. 연구자들은 "우리는 관상동맥 경화에 미치는 심리-사회적 영향이 음식에 들어있는 많은 지방이나 콜레스테롤과는 상관이 없다는 점을 발견했다."고 말했다. 원숭이에게 기름기와 콜레스테롤이 낮은 음식을 먹이더라도 스트레스를 많이 받으면 관상동맥 폐색이 생긴다는 것이다. 지방과 콜레스테롤이 많은 음식을 먹이면서 스트레스까지 많이 받으면 동맥 폐색이 일어날 위험이 30배나 커진다고 한다. 그러므로 연구 대상이 되었던 원숭이들에게는 스트레스와 음식이 둘 다 관상동맥 페색을 일으키는 데 큰 영향을 미쳤던 것이다. 잇따른 실험에서 카플란 박사는 만성 스트레스가 원숭이의 동맥벽에 콜레스테롤의 투과성을 높인다는 사실도 발견하였다. 다시 말해 스트레스가 관상동맥에 더 많은 콜레스테롤을 흡수하게 만든다는 것이다. 또한 스트레스는 HDL이란 '좋은' 콜레스테롤의 수준을 낮춘다. 연구자들은 스트레스를 받을 때 심장 박동률이나 혈압이 가장 높아지는 원숭이가 관상동맥 폐색이 가장 심각하다는 사실도 발견하였다. 지배적이고 만성적으로 스트레스를 받은 원숭이는, 이완 상태에서 스트레스 상태로 바뀌게 되었을 했을 때 심장 박동률의 변동폭이나 혈압의 변동폭이 가장 컸다. 지배적 원숭이에게는 연구자의 출현을 보는 것 자체가 심장 박동률을 뚜렷이 높이는 스트레스의 조건이 되었다.(로버트 엘리엇 박사는 이처럼 스트레스에 쉽게 반응하는 사람을 '성마른 반응자' 라고 부른다. 그의 연구에 의하면 성마른 반응자가 심장병으로 죽을 위험률이 가장 높다.) 지배적 원숭이는 끊임없이 변화하는 사회 환경 속에서 통제력을 지키려고 애쓰기 때문에 만성적인 스트레스를 피할 수 없다. 지배적 원숭이는 새로운 원숭이가 집단에 들어올 때마다 자신의 지위를 지키기 위해 끊임없이 싸워야 한다. 이러한 상황은 사람이 회사나 그 밖의 조직에서 겪는 상황과 닮은 점이 많다. 원숭이나 사람 모두에게 만성적인 스트레스는 스트레스 호르몬인 코티졸을 많이 분비하게 하여 관상동맥의 폐색을 일으킨다. 만성 스트레스는 또 에스트로겐의 분비를 줄이기 때문에 스트레스를 많이 받은 여성은 월경 주기가 불규칙하게 된다. 여성에게 에스트로겐의 감소는 심장병의 원인이 될 수도 있다. 카플란 박사의 실험에서는 복종적인 원숭이 암컷이 지배적인 원숭이 수컷과 같은 정도로 관상동맥 경화에 걸린다는 사실도 발견되었다. 복종적인 암컷 원숭이의 절반 정도가 월경 주기에 이상이 생겼고, 그들 대부분에서 에스트로겐의 분비가 적었으며, 그 밖의 다른 여러 부작용을 보였다. 지배적인 원숭이 수컷은 다른 원숭이 보다 혼자 있는 시간이 더 많다. 반면에 다른 원숭이와 몸을 많이 부비거나 몸치장을 자주 하는 원숭이는 심장병에 걸리는 경우가 더 적다. 외딴 상자에 혼자 살게 한 암컷 원숭이는 다른 암컷 원숭이보다 동맥경화가 두 배 이상 더 많았다. 러시아의 보리스 라핀과 제냐 체르코비치 박사는 수컷 원숭이를 외딴 상자에 넣고 자신의 배우자와, 경쟁자인 다른 수컷 원숭이가 교미하는 장면을 강제로 보게 하였다. 이런 잔인한 상황을 4-5개월 겪고 나면 고립된 수컷 원숭이는 관상동맥 폐색, 고혈압, 심장 발작이 크게 늘어나게 된다고 한다. 외로움을 겪은 원숭이에게 심장병이 더 많이 생긴다면 이러한 논리는 사람에게도 똑같이 적용될 수 있을 것이다. 사람도 혼자 외톨이로 있다고 느낄 때 가장 심한 스트레스를 받게 되므로 외로운 사람이 심장병에 걸릴 위험이 높다. 우리는 이 문제를 다음 장에서 더 자세하게 살펴볼 것이다. 아발라 시바이 박사의 연구에 의하면, 베이루트에서 전쟁 스트레스에 14년 동안 시달렸던 사람들은 그 같은 스트레스에 시달리지 않았던 사람들에 비해 관상동맥 폐색이 유난히 많았다고 했다. 코넬대학의 피터 슈널 박사는, 어떻게 조정해볼 수도 없이 하루하루 업무를 처리해내야만 하는 심한 심리적 압박감을 느끼고 있는 노동자들이 고혈압이 될 확률이 3배 이상 더 높다고 한다. 이처럼 만성 스트레스에 시달리는 노동자들에게는 심장이 두꺼워지거나 확대되는 병징도 나타난다. 심장병으로 죽는 사람 중에 40%는 자신이 죽을 때까지 심장에 어떤 문제가 있는지조차 모른다. 심장병으로 죽는 사람 중에 40%는 자신이 죽을 때까지 심장에 어떤 문제가 있는지조차 모른다. 심장병으로 돌연사 하는 경우에는 두 가지 방식이 있다. 첫째는 심장으로 흘러 들어가는 피가 줄어들어 심장마비가 일어나는 것이고, 둘째는 심장이 불규칙적으로 뛰는 것이다. 급성 심장마비도 지금까지 이야기한 심장마비와 같이 생활 습관 요인이 원인으로 작용하며, 불규칙적인 박동 곧 부정맥도 그러하다. 불규칙적인 박동에는 매우 위험한 경우와 별 위험이 없는 두 가지 타입이 있다. 누구나 때때로 박동이 그냥 건너뛰어 버리는 경우가 있는데 이런 것은 위험한 것이 아니다. 그러나 심실 세동이라 불리는 매우 위험한 불규칙한 박동이 있다. 이것은 심장으로 들어가는 피가 관상동맥 폐색이나 혈액 응고 또는 경련 때문에 갑작스레 줄어들어 심장마비까지는 아니어도 심장 박동이 불규칙해진 경우이다. 심실세동은 정서적 스트레스나 흥분제 복용에 의해 심장의 전기적 전달 기제에 장애가 생겼을 때도 일어날 수도 있다. 하버드 의대의 버나드 로운 박사는 개의 경우에 실험자를 보는 것과 같은 가벼운 스트레스만으로도 심실 세동을 일으킬 수 있다는 실험 결과를 보여주었다. 베일러 의대의 엔트먼 교수는 돼지의 경우, 관상동맥에 흐르는 피가 줄어들어 있을 때 정서적 스트레스를 가하면 심실 세동이 일어나지만 비록 피가 줄어들어 있더라도 친근하고 포근한 환경에 돼지를 옮겨 놓으면 급성 심장사를 예방할 수 있음을 보여주었다. 마이클 브로드스키 박사가 <미국 의학협회지>에 보고한 논문에 의하면, 그는 생명이 위급할 정도의 부정맥은 있으나 관상동맥 폐색은 없는 환자 여섯 명을 연구하였는데 그 중 다섯 명은 심한 심리적 스트레스를 받은 환자였다. 예컨대 한 환자는 크메르 루즈가 국민들을 학살하고 있는 동안 남편과 여섯 자식들과 떨어져 지낸 캄보디아의 한 난민이었다. 이 부인은 수용소에서 아이들과 상봉하는 순간 기절을 한 뒤에 심장이 불규칙적으로 뛰기 시작하였다. 하버드 의대의 토머스 그레보이스 박사는 그의 환자 가운데 한 사람은 농구 게임이 끝나는 순간 치명적인 부정맥이 발생했다고 한다. 최근 일본 정부는 과로로 인한 급성 심장사 연구에 2천만 달러를 출연하였다. 한편 부정맥을 치료하려고 사용하는 약물이 오히려 부정맥과 심장 급사를 부르는 원인이 될 수도 있다. 사용하는 약물이 환자에게 도움이 될지 안 될지를 예측하는 방법은 없다. 근래에 미국 국립보건원이 스폰서가 되어 두 가지 부정맥 치료약에 대한 임상 실험을 큰 규모로 하였는데, 새로운 부정맥 방지 약을 사용했던 집단에서 급성 심장사가 더 자주 일어나는 것을 알고 실험을 중지한 일이 있다. 심장병은 '지나치게 많이'가 원인이다. 따라서 '지나치게 많이'의 생활 습관을 바꾸어야 심장병에 근본적으로 대처할 수 있다. 최근 관상동맥의 피의 흐름과는 별도로 심장근에 손상을 일으키는 또 다른 메커니즘이 발견되었다. 이 메커니즘 역시 생활 습관에 좌우된다. 아드레날린이나 스테로이드와 같은 스트레스 호르몬은 심장의 세포 수준에서 칼슘과 마그네슘의 통로를 열어 관상동맥을 수축시킨다.(카디젬이나 프로카디아와 같은 칼슘 차단제가 심장병 치료약으로 처방되는 이유는 바로 이런 까닭이다.) 심한 만성 스트레스는 심장근의 근섬유가 너무 강하게 수축되기 시작하여 이 근섬유의 정상적 조직이 붕괴됨으로써 심장근이 손상된다. 이러한 메커니즘을 '횡문근 수축 괴사', '근섬유 변성' 또는 '응고성 근세포 붕해' 라고 부른다. 이것은 심장근 병리 상태를 일으키는데, 이 상태가 되면 심장이 펌프질을 잘 할 수 없게 되어 심장마비가 일어난다.
지금까지의 이야기를 요약하면 심장병은 기름기나 콜레스테롤을 지나치게 많이 섭취하거나, 스트레스를 지나치게 많이 받거나, 담배를 지나치게 많이 피우거나 처럼 '지나치게 많이' 가 원인이다. 따라서 '지나치게 많이'의 생활 습관을 바꾸어야 심장병에 근본적으로 대처할 수 있다. 사람의 몸은 알맞은 조건을 마련해 주면 스스로 병을 고치는 놀라운 능력을 갖추고 있다. 그러나 불행하게도 사람들은 몸이 신진대사로 처리해낼 수 있는 능력 이상으로 지방과 콜레스테롤을 많이 섭취하여 이것들이 동맥벽에 쌓이게 된다. 게다가 우리는 만성적으로 스트레스를 받고 있다는 점도 명심해야 한다. 많은 사람이 하루 한두 갑의 담배를 피우면서 운동은 거의 않고 살아간다. 무언가 지나치다고 생각되는 자신의 행동을 하루하루 조절해나가면 이미 심장은 스스로 치유되어간다고 볼 수 있다. 무엇보다 다행스런 것은 이러한 치유 과정이 우리가 지나친 것으로부터 벗어나야겠다고 다짐하는 순간부터 효과를 나타낸다는 점이다.
"이 세상에는 단 두 가지의 비극이 있다. 바라는 것을 얻지 못하는 것이 그 하나이고, 그것을 얻게 되는 것이 다른 하나이다." 오스카 와일드
"풍족한 곳에 부족한 것이 있게 마련이다." 히포크라테스
"욕구와 이것을 얻기 위한 싸움은 사람을 흥분시키고 영감을 준다. 그러나 승리의 순간 곧 공허함이 다가온다." 윌러엄 제임스
"당신이 필요하다고 말할 때 내가 진짜 하고 싶었던 말은 외롭다는 거였어. 거짓말하고 있는 것 같지?" "누구도 외로움을 두고 거짓말을 하진 않아요." 도나 리드와 몽고메리 클리프
제3장 풍요롭고 격조 높은 생활 습관의 변화
앞장에서 우리는 관상성 심장병의 원인 연쇄와 그 근원에 가까이 접근하면 할수록 치유의
힘이 커지는 것을 보았다. 지금까지 나는 심장병의 전통적 치료법인 약물 요법과 수술 방법
의 한계를 이야기했고, 우리의 생활 습관과 심장병 발병 요인과의 관계에 대해서 이야기했
다. 그러나 콜레스테롤, 혈압, 나이, 성, 유전, 흡연, 당뇨, 비만, 오래 앉아있는 생활 습관과
같은 전통적 위험 요인들로는 심장병 발병의 50%밖에 설명하지 못한다. 왜 사람들이 심장
병에 걸리는지 나머지 50%의 이유는 잘 모른다. 왜 어떤 사람은 심장병에 걸리는데 다른
사람은 걸리지 않는가? 위에 언급한 위험 요인들이 모두 중요하지만 그 중 어느 하나만으로
심장병이 발병하지는 않는다. 심장병 발병의 원인 연쇄의 또 다른 단계로 접근해보자. 즉 관
상성 심장병 발병의 심리적 요인 또는 정서적 요인에 관해 살펴보기로 하자. 우리는 왜 자
기 중심적이 되며, 적개심을 가지며 냉소적이 될까? 심장병이나 그 밖의 질병을 일으키는
이러한 감정의 바탕에는 과연 무엇이 깔려 있는가? 1950년대에 메이어 프리드만과 레이 로
센만 박사는 심장병을 일으키는 원인이 A 유형 행동(Type A behavior)이라 부르는 증후군
이라고 기술하였다. A 유형 행동 증후군은 적개심이 많고, 자기 중심적이고, 참을성이 없고,
몹시 서두르는 것을 가리킨다. A 유형의 사람은 뚜렷하게 정의되지 않은 목표를 성취하기
위해 강박적으로 허둥대며, 인정받으려는 욕구와 출세하고 싶은 욕구가 지나치게 높은 것이
특징이다. 또 이들은 말을 하면서 동시에 움직이는 식으로 한꺼번에 두서너 가지 일을 하려
는 경향을 보여준다. 처음에는 A 유형 행동과 심장병 발병 사이에 밀접한 연관이 있을 것
으로 짐작했지만 이 둘 사이의 관계를 분명하게 밝히는 데는 실패하였다. 그런데 최근에 캘
리포니아 대학의 래리 셔위츠 박사와 듀크대학의 레드포드 윌리엄스 박사가 A 유형 행동을
구성하는 여러 가지 요인들 가운데는 심장병과 관계없는 요인들도 있고, 매우 밀접한 관련
이 있는 요인들도 있다고 주장했다. 윌리엄스 박사는 '믿음직한 심장(trusting heart)'이란 책
에서 A 유형 행동과 심장병 발병의 관계를 잘 설명하였다. 그는 심장병 발병에 유해한 요
인으로 자기 중심성(self-involvement), 적개심, 냉소 등과 같은 것을 특별히 강조하고 있다.
셔위츠 박사와 린다 포웰 박사는 일상적인 말속에 '나, 나를, 나의, 나의 것' 과 같은 자신에
관해 언급하는 말이 빈도가 얼마나 많은 가에 따라 심장병 발생을 실제로 예측할 수 있다고
하였다. '나' 와 관련된 말을 많이 하는 사람일수록 심장병이 일어날 가능성이 높다는 것이
다. 셔위츠 박사는 9년에 걸쳐 남자 1만3천여 명을 면접하고 그들과 대담 내용이 담긴 녹음
테이프를 분석하였다. '다면적 위험 요인 개입 시험(multiple risk factor intervention trial :
MRFIT)' 이라 부르는 이 연구는 생활 습관을 적절하게 바꾸면 심장병이 예방되는지를 알
아보기 위한 것이다. 그는 자신에 대한 이야기를 많이 하는 사람일수록 그렇지 않는 사람에
비해 심장병이 생기는 경우가 더 많다는 사실을 발견하였다. 더 놀라운 것은 심장병으로 죽
은 사람들은 자신에 대한 이야기가 두드러지게 많았다는 것이다. 왜 이런 결과가 나왔을까?
'나, 나를, 나의, 나의 것'을 말하는 것 자체가 해로운 것은 아니다. 그러나 우리가 평소 쓰
는 말에는 자신의 세계관이 반영된다. 나 스스로 남으로부터 고립되어 소외감을 느낄 때 '
나는 이것이 필요하다, 나는 저것을 원한다.'처럼 자신에게 더 많이 관심을 가진다. 이러한
연구들은 그 나름의 합리적 관점을 가지고 진행되는 것이 분명하지만 몇 가지 근본 문제점
을 제기한다. 곧, 우리는 왜 자기 중심적이 되고 적개심을 가지며 냉소적이 될까? 심장병이
나 그 밖의 질병을 일으키는 이러한 감정의 바탕에는 과연 무엇이 깔려 있는가? 나는 내가
했던 두 번째까지의 연구 중 한 번은 한달 동안 환자들과 함께 살았으며, 세 번째 연구에서
는 4년 동안 그들과 함께 살았다. 많은 의사들이 다양한 환자들을 만나지만 환자들과 오랫
동안 같이 생활할 수는 없다. 그러나 우리의 연구에서는 한 그룹에 속하는 여러 환자들과
몇 년 동안 함께 살았다. 그리고 현재 진행하고 있는 연구에서 나는 1주일 동안 일상 세계
와 격리된 수련장에서 환자들과 함께 살면서 그들에게 우리 프로그램 내용을 가르친다. 그
러고 나서 매주 두 번 저녁에 만나는데, 한번에 네 시간씩 만나고 네 시간 중 한 시간은 임
상 심리학자 짐 빌링스 박사, 셜리 브라운 박사와 내가 지도하는 집단 인정 프로그램이란
것을 실시한다. 그리하여 한 사람 한 사람을 잘 알려고 했고 많은 것을 서로 알 수 있게 되
었다. 처음에는 우리 프로그램 내용 가운데 중요한 것으로 여겼던 다이어트, 운동, 스트레스
관리 훈련, 금연 같은 것들을 잘 할 수 있도록 동기를 유발하기 위한 수단으로 집단 인정
프로그램을 시도했다. 그런데 점차 시간이 지나면서 나는 집단 인정이야말로 가장 강력한
개입 방법이 된다는 것을 실감하게 되었다. 나는 스트레스를 느끼는 것이 외로움의 지각 때
문이고, 이 외로움이 심장병을 일으키는 근본 원인이 된다는 믿음을 가지게 되었다. 간단하
게 말하면 외로움을 느끼게 하는 모든 것들이 만성적으로는 스트레스를 느끼게 하고 이것이
심장병과 같은 병을 만든다. 거꾸로 말하자면 진정한 의미의 친밀감이나 연결감을 느끼게
해주는 것이면 어떤 것이나 참다운 의미에서 치유를 가능케 해주는 것이다. 옛날부터 친밀
감을 느끼게 해주는 능력이 정서적 건강의 요체가 된다고 여겨져 왔다. 나는 심장의 건강에
도 친밀감이나 가장 핵심적인 것이라고 믿는다. 친밀감을 느끼게 하는 방법에는 보통 두 가
지가 있다. 하나는 수평적인 친밀감의 형성이다. 이것은 나와 다른 사람 사이에 연결감과 관
계성을 발달시켜나가는 것을 말한다. 둘째는 수직적 친밀감의 형성이다. 이것은 내 자신과
좀더 높은 내 자신의 부분을 서로 연결해 나가는 것이다. 수평적 친밀감은 자신을 인정해주
는 집단에 참여하거나, 대화의 기술을 개발하거나, 용서하는 것을 배우거나, 남을 이롭게 해
주는 이타 행동을 실천하거나, 믿음을 키우거나 하는 방법으로 개발할 수 있다. 수직적 친밀
감을 키우는 방법으로는 기도와 명상을 들 수 있는 데, 이는 뒷장에서 자세히 설명해 놓았
다. 그러므로 생활 습관의 잘못된 선택이 심장병을 일으킨다는 증거를 가지고 있다고 해도
행동만 변화시키는 것만으로 심장병에 대한 충분한 처방이 되지 못한다. 이 책에 나와 있는
스트레스 관리 기법은 단순하게 스트레스를 '관리' 하거나 스트레스에 '대처' 하거나 또는
스트레스를 '다루려는' 것만이 아니라 외로움에서 벗어나 진정한 의미에서 치유가 시작될
수 있게 하자는 것이다. 다시 말해 단순한 관상동맥의 열림만이 아니라 심리적, 정신적인 심
장, 곧 마음의 심장을 열자는 것이다. 이러한 맥락에서 보면 심장병은 우리의 행동을 변화시
킬 뿐 아니라 더 근원적인 방식으로 우리 자신의 모습을 변화시키는 촉매제가 될 수 있는
것이다. 이 책에서 소개하는 스트레스 관리 기법은 신경 안정제 구실을 하는 정도의 것이
아니다. 이 스트레스 관리 기법은 바깥으로부터 엄습해오는 압력으로부터 자신을 이완시키
고 평화를 불러오게 할 뿐 아니라 마음과 몸을 충분하게 안정시켜 내면의 평화감, 자존심,
행복감을 한껏 누리게 해주고, 얻는 것보다는 존재하는 것이, 애써 행동하는 것보다는 행동
하지 않는 것이 오히려 더 행복해지는 것임을 가르쳐준다. 어떤 사람이 사치다난다라는 인
도의 영적 스승에게 "당신은 누구요?" 라고 물었더니 그는 이렇게 대답했다. "나는 아무 것
도 하지 않는 사람이오, 다만 나는 사람의 마음과 몸에 상처를 입히는 '나'를 어떻게 하면
벗어버릴 수 있는가를 가르치는데, 그렇게 해야만 비로소 치유가 시작된다오." 이 말은 매우
단순한 말이지만 '건강'과 '치유'가 다른 개념이란 것을 의미한다. 나는 '스트레스, 다이어트
그리고 당신의 심장'이란 책을 1982년에 펴냈다. 내가 이 책의 바탕을 이루는 두 가지 연구
를 하던 때에는 이러한 아이디어에 관심만 가졌다. 그 때에는 내 임상적 관찰을 뒷받침해줄
만한 과학적 문헌이 많이 발표되지 않았다. 그 뒤부터 외로움이나 감정의 억압이 질병을 일
으키고, 친밀감이나 사회적 안정이 질병을 치유한다는 과학적 증거가 쏟아져 나오게 되었다.
이러한 몇 가지 연구의 예를 아래에서 살펴보기로 하자. 알라메다 카운티(샌프란시스코 근
교 지역으로 주민이 6,928명이었다.)와 노스 카렐리아(핀란드 동부에 있는 지방으로 주민이
13,301명이었다.)의 연구를 먼저 살펴보기로 하자. 이 두 곳의 주민들을 대상으로 5년에서 9
년 동안 연구했는데, 사회적으로 소외감을 느낀다고 한 사람들은 다른 사람들과 연결감을
느끼고 있다고 한 사람들에 비해 심장병과 다른 질병으로 사망할 확률이 두 배에서 세 배
정도 더 높았다. 이 결과는 콜레스테롤 수준, 혈압, 유전과 같은 요인들과는 별도의 것이다.
조지아주의 에반스 카운티의 주민을 대상으로 한 연구에서도 이와 비슷한 결과가 나왔는데,
이 연구에서도 사회적으로 친밀감을 잘 느끼지 못하는 외로운 노인일수록 사망률이 더 높다
고 하였다. 이 연구에 따르면 평소 혈압이 높은 사람이라도 어떤 클럽에 가입하거나 교회나
노인정과 같은 모임에 나가는 것만으로도 심장병이 예방되며 그 밖의 질병으로 사망하는 빈
도도 뚜렷이 낮아진다고 한다. 반면에 연구가 이루어지던 그 9년 동안에 사회적 연결감이
점진적으로 낮아져갔던 사람들은 심장병에 걸릴 확률이 높아졌다. 카플란 박사의 실험이 보
여준 것처럼 외로움을 느낀 원숭이는 다른 원숭이에 비해 두 배 이상 심각한 심장 혈관 폐
색이 일어났다. 이러한 폐색은 콜레스테롤이나 다른 요인들과 관계없이 오로지 외로움이란
사회적 스트레스 때문에 일어난 것이다. 휴스턴 대학의 로버트 네렘 박사는 유전적으로 동
일한 혈통을 가진 토끼를 대상으로 일정 기간 동안 콜레스테롤이 많이 든 음식을 먹였다.
그는 이처럼 콜레스테롤이 많이 든 음식을 먹은 동물들은 모두 동맥경화에 걸릴 것으로 짐
작하였다. 그런데 결과는 엉뚱하게도 높은 선반에 있는 사육 상자에서 자란 토끼들이 낮은
선반의 사육 상자에서 자란 토끼들에 비해 동맥경화에 걸릴 확률이 월등히 높은 것으로 나
왔다. 연구자는 이런 결과에 매우 당황하였다. 그는 이런 차이가 어떻게 생겼는지 알 수 없
었으나 연구를 거듭하면서 이유를 알게 되었다. 이 사육실에서 토끼를 돌보는 여자 사육사
가 매일 저녁먹이를 주려고 사육실에 올 때마다 낮은 선반에 있는 토끼들을 한 마리씩 끄집
어내어 안아주고 쓰다듬어 주었지만 높은 선반에 있는 토끼는 손이 잘 닿지 않았기 때문에
쓰다듬어 주거나 하지 못하고 그냥 먹이만 주었다. 따라서 윗단에 있는 토끼들은 고립되고
사랑 받지 못했기 때문에 동맥경화에 더 많이 걸렸을 것이라고 유추할 수 있었다. 연구자들
은 이 가설을 검증하기 위해 연구를 계속하였다. 예상했던 대로 한 마리씩 매일 규칙적으로
만지고 얼러주면서 같이 놀아주었던 토끼들은 똑같은 음식을 먹고 자랐어도 사랑을 받지 못
한 토끼들에 비해 동맥경화의 위험이 60%나 적어진다는 사실을 알게 되었다. 사랑 받은 토
끼는 동맥경화만 억제된 것이 아니라 혈중 콜레스테롤 수준, 혈압, 심장 박동률도 낮았다.
사람을 대상으로 한 연구들도 원숭이나 토끼의 연구 결과와 비슷한 결과를 나타내었다. 사
랑할 대상이 없이 외롭게 살아가는 사람은 꽃을 가꾸거나 금붕어와 같은 애완 동물을 사랑
하는 사람에 비해 심장 질환에 걸릴 확률이 더 높다고 한다. 이러한 사회적 인정에서는 그
질이 양보다 더 중요하다는 것도 증명되었다. 예일대 의대에서 심장 혈관 촬영을 받을 예정
인 남자 119명과 여자 40명을 조사했더니 사랑과 인정을 많이 받고 있다고 말한 사람일수록
관상동맥의 경화가 약한 수준이었다. 러버만 박사는 심장마비 끝에 살아난 2,320명의 남자를
면접하였는데, 외로움이나 스트레스를 많이 받는다고 느끼는 환자가 그렇지 않은 환자보다
발병 위험률이 4배나 더 많았다고 보고하였다. 하와이에 살고 있는 일본계 남자 노인 4,251
명을 7년 동안 조사해보았더니 사회적 유대 관계를 잘 이루고 있는 것이 흡연이나 고혈압과
같은 건강 위험 요인과는 독립적으로 심장마비, 심장통증, 관상성 심장병 등을 억제하는데
중요하다는 사실이 밝혀졌다. 듀크 의과대학의 블레이저 박사는 더햄 지방에 사는 65세 이
상의 노인 331명을 대상으로 연구하였다. 그 결과에 의하면, 성, 인종, 경제수준, 신체 건강
상태, 우울한 정도, 생활의 스트레스 정도, 흡연과 같은 요인들을 고려하더라도 사회적 안정
을 적게 받는 사람의 사망률이 네 배 이상 높았다. 댈러스에 있는 남감리교대학의 제임스
페네베이커 박사는 억압시켜 놓았던 감정을 되살려 느끼게 하는 것이 면역 기능을 높이는
데 중요한 역할을 한다는 결과를 얻었다. 연구자들을 한 집단에게는 과거에 겪었던 충격적
인 사건을 나흘 동안 매일 20분씩 회고하도록 했으며, 다른 집단에게는 나흘 동안 시시한
사건에 관해 글을 쓰도록 하였다. 그리고 실험을 시작하기 전후에 각각 피를 뽑아 비교하였
다. 그 결과는 충격적인 사건을 스스로 회고한 집단에서는 면역 활동이 늘었고, 시시한 일들
에 대해 글을 쓰게 한 집단에서는 어떤 변화도 보이지 않았다는 것이었다. 충격적 사건에서
받은 느낌을 분출하지 않고 쌓아두면 스트레스가 되어 오랜 기간이 지나면 건강을 심각하게
해친다. 감정을 억눌러두면 심장이나 면역 체계에 만성적인 스트레스로 작용하여 병이 생기
는 것이다. 오하이주립 대학교 의대에서 학자들은 외로움을 평균 이상으로 많이 느끼는 환
자는 평균 이하로 느끼는 환자에 비해 면역 기능이 뚜렷이 떨어진다는 사실을 보고하였다.
스웨덴에서 중년 남자 150명을 대상으로 한 10년 동안의 연구에 따르면, 사회적 고립이 심
장병과 그 밖의 모든 질병의 원인으로 가장 중요한 지표가 된다고 하였다. 위스콘신 의과대
학의 제임스 굿윈 박사와 그의 동료들은 결혼하지 않은 암 환자들은 치료가 순조로운 경우
에도 생존 기간이 짧아지는 것을 관찰하였다. 그는 또 다른 연구에서 사회적으로 충분히 인
정받고 있는 건강한 노인 256명을 관찰했더니 이들은 그렇지 않은 집단에 비해 혈중 콜레스
테롤 수준이 낮고 면역 기능이 높았다는 사실을 알게 되었다. 이 발견은 나이, 흡연, 음주,
스트레스와는 별도로 오로지 충분한 사회적 지지가 이런 결과를 가져온다는 것을 의미한다.
스탠포드대 의과대학의 데이비드 스피겔 박사는 유방암 환자를 두 집단으로 나누고 한 집단
에게는 보편적인 의학 치료를 해주었고 다른 한 집단에게는 보편적인 의학 치료에 더하여
매주 90분 동안 집단 인정 치료를 1년 간 해주었다. 두 집단 사이에 생존 기간의 차이는 없
을 것이라고 기대했음에도 불구하고 집단 인정 치료를 받았던 환자들은 생존율이 두 배 이
상 더 높았다. '사이언스'지에 실린 한 논문에 의하면, 사회적 고립이 질병에 걸릴 위험이 높
이는 증거가 많은데 이 논문을 쓴 저자의 한 사람인 제인스 하우스 박사는 이렇게 말했다.
"병에 아주 잘 걸리는 사람들 중에는 개인적 감정을 나눌 친구가 한 사람도 없다고 하거나,
일주일에 한 번도 남과 가깝게 접촉하지 못한다고 말한 사람이 10-20%에 이른다." 이 논문
은 사회적 고립이 흡연, 고혈압, 고 콜레스테롤, 비만, 운동 부족과 같은 정도로 사망률을 높
이는 원인이라고 했다. 나이가 들어가고 자신의 안팎 상황에 적응해 나가면서 사회적 소외
감이 흡연보다 건강에 더 치명적이 된다. 몸의 건강 상태, 경제상태, 흡연, 음주, 운동, 비만,
인종, 삶의 만족감, 보건 진료 같은 요소들을 모두 통제하고 진행한 연구에서 사회적 유대가
미약한 사람들이 유대가 강한 사람들에 비해 두 배 이상 더 많이 죽는다는 사실이 밝혀졌
다. 이 연구자들은 "그리하여 우리는 사회적 관계가 건강에 중요한 것을 알았고, 또 사회적
관계에 대한 욕구가 커지고 있는 것도 알았다. 그러나 사회적 관계가 널리 이루어지지 못하
고, 이를 활용할 기회조차 점차로 줄어드는 것이 현실이다."라고 말한다. 위에 언급한 모든
연구들은 외로움이 병을 일으키며, 다른 사람들과 좋은 관계를 가지고 다정하게 지내는 것
이 건강을 가꾸고 행복감과 생존율을 높인다고 하였다. 그런데 불행하게도 우리는 자신의
우월감을 만족시킬 목적으로 다른 사람들과의 관계를 유지하는 수가 많다. 사회적 안정과
친밀감이 생존을 연장시킨다는 이러한 증거들은 콜레스테롤 강하제나 아스피린 또는 그 밖
의 전통적 의술들이 생존 기간을 연장시키지 못한다는 연구들과는 대조를 이룬다. 내가 지
금부터 말하려고 하는 것은 아직 과학적으로 증명되지 않았지만 몇 가지 임상 관찰에서, 그
리고 내가 이 분야에 관심을 가지게 되고 이 분야를 연구하면서 알게 된 것이다. 우리의 연
구에 참여한 환자들은 나이, 성, 인종, 종교, 성적 기호, 경제 상태, 교육 수준 등이 다양하였
다. 이처럼 같은 점보다는 다른 점을 강조하여 사람들을 범주화하고 정의하는 방법은 궁극
적으로 서로가 고립되어 있고 외로운 존재라는 점을 스스로 느끼도록 한다.(사치다난다 요
기는 한때 이렇게 말했다. "우리는 우리 자신에 대해 정의를 내리기 전까지는 무척 행복하
였다. 그 후부터 우리는 같은 점보다 다른 점을 말하기 위해 이 정의를 적용해왔기 때문에
이제 우리는 우리 자신을 새롭게 정의하지 않을 수 없다." 우리 연구에 참여한 사람들은 자
못 색다른 연구에 자원하여 참여한 것을 제외하면 공유하는 부분이 거의 없었던 사람들이
다. 처음에는 심장병을 가졌다는 사실만이 유일한 공통점으로 보였다. 시간이 지나면서 우리
는 이렇게 다양한 환자들이 자신을 보는 눈이나 세상을 대하는 태도에서 서로 크게 다르지
않음을 알게 되었다. 환자들 한 사람 한 사람이 모두 다르게 보이는 이면에 '나는 고독하지
만 이런 감정을 느끼길 원치 않는다. 나는 고립되고 싶지 않다. 남과 가까워지고 친밀감과
다정한 관계를 맺고 싶다. 사랑을 받기엔 내가 틀림없이 모자라며, 무언가 특별한 것을 하지
않으면 안 된다.' 라고 모두 생각하고 있었다. 우리는 비록 희미하게나마 남과 감정적으로
친밀한 상태일 때나, 생각이나 느낌이 남과 연결되어 있음을 느낄 때의 지극한 행복감을 알
고 있다. 남과 잃어버린 친밀감이나 관계성을 회복하기 위해 우리는 스트레스를 느낄 수도
있고, 승리감 또는 패배감을 느낄 수도 있는 행동을 선택하게 된다. 시간이 지나면서 이러한
행동 양식의 악순환이 되풀이된다. 외로운 감정은 내가 무언가 모자라거나 충분한 존재가
되지 못했다는 부족감을 가지게 한다. 이런 부족감 때문에 '돈이 좀더 많으면, 힘이 좀더 있
다면, 더 자주 성행위를 할 수 있다면, 좀 더 많은 성취를 할 수 있다면 모든 일이 잘 풀리
고 많은 사람들이 나를 좋아하게 될 것이므로 더 행복해질 텐데...' 라고 생각한다. 또는 '내
가 더 날씬하고, 더 잘 생기고, 더 키가 크고, 근육이 발달했더라면 더욱 행복해지고 매사가
잘 되고, 사람들은 나를 사랑하고 좋아할 것인데...' 라고 생각한다. 이런 방식으로 세상을
보는 것이 심장병 환자 고유의 세계관이라고 말할 수는 없지만 오늘날처럼 물질의 풍요를
누리는 사회에서 왜 사람들이 불행하다고 느끼고, 만성적인 스트레스에 시달리고, 심장병이
늘어나는지를 설명하는 데 큰 도움이 될 것이다. 우리는 우리가 생각하는 대로 이루어지면
사랑과 존경을 받아 외로움에서 벗어나고 유대감을 느낄 수 있을 것으로 생각한다. 그러나
생각은 비록 그렇다 하더라도 우리가 원하는 지속적인 행복은 오지 않으며, 오히려 더 외로
워지고 더 채워지지 않은 불만감만 남는다. 우리는 이런 욕망이 채워질 때까지 불안해하고
걱정하며 이를 얻지 못하면 스트레스를 느낀다. 만일에 다른 사람이 이를 얻으면 조바심을
내며 더욱더 많은 것을 가지려 하지만 소망은 쉽게 이루어지지 않는다. 혹시 원하는 것을
얻었다 하더라도 생각만큼 지속적으로 만족감을 얻거나 큰 의미를 느끼지는 못한다. 성공은
상대방의 질투심과 부러움과 원한을 불러 따돌림을 당하거나 더욱 외로워지는 원인이 되기
도 한다. 행복은 좀처럼 손아귀에 잡히지 않고 우리를 피해 도망 다닌다. 마치 멋진 향기가
제 몸에서 나오는 것을 모르는 채 그 향기의 원천을 찾아 온 숲을 헤집고 다니는 사향노루
처럼 우리는 행복의 셈이 바로 자신에게 있는 것을 모르고 바깥에서만 헤매게 된다. 심장병
발생의 원인으로 여겨지는 자책감, 적개심, 냉소주의는 외로움을 깨닫는 데서 시작된다. 어
떤 사람이 외롭다고 느끼면 관심의 대상이 자기 자신에게로 옮겨져 당장에 "나는 외로워,
뭔가 부족해. 이 부족을 채우는 그 무엇을 가지면 행복해질 텐데..." 라고 독백한다. 외로움
을 깨달을 때는 이처럼 먼저 자기 자신을 주로 생각하게 된다. 그리고 행복을 줄 것이라고
생각했던 것이 잘 이루어지지 않아 생기는 만성저인 불만이나 좌절감 또는 기대한 대로 이
루어져 맛보게 된 행복감이 영속적인 것이 아님을 알게 되면서 느끼는 불만이 적개심과 냉
소주의를 부채질한다. 그래서 이번에는 아주 역설적인 방법으로 남과 친해지려고 기를 쓴다.
이를테면 "봐라, 나는 특별한 사람이다. 네가 주목하고 존중해줄 만한 가치가 있는 사람이
야. 그러니까 나를 사랑해야 해." 하며 안간힘을 쓴다. 여기서 말하는 특별하다는 것은 도대
체 무엇을 뜻하는가? 특별하다는 것은 무언가 남과 다르다는 것을 의미한다. 그러니까 특별
하게 되려는 것은 친하게 되려는 것이 아니라 오히려 자신을 남과 구분되게 함으로써 나를
더 외롭게 만드는 모순을 낳는다. 이처럼 자기 파괴에 이르는 행복 추구에는 두 가지 심리
과정이 있다. 첫째는 기를 쓰고 자신을 남과 갈라놓으려고 애쓰는 짓을 강박적으로 되풀이
하는 것이다. 스스로 선을 그어놓고, 자기가 창안한 것에 산출되는 것만을 자존심으로 여긴
다. 그러므로 어떤 주어진 과제에 성공하느냐 실패하느냐가 아니라 한 개인으로서 그 문제
에 운명을 걸고 성공한 사람인가 실패한 사람인가를 중요하게 여긴다. 시합에서 무엇을 얻
고 무엇을 잃었는가가 아니라 승자냐 패자인가만 문제삼는 것이다. 인간으로서 추구하는 개
인적 가치는 언제나 눈에 보이는 것에만 있다고 생각한다. 적대적이고 스트레스를 주는 상
황은 문제되지도 않는다. 이런 사람은 비록 성공한다 하더라도 행복은 그를 비켜가고 그 자
리에는 좌절감, 냉소주의, 적개심만 남는다. 둘째는 행복을 가져다줄 것으로 여기는 것을 얻
기 위해 억척스레 노력하는 것이다. 그러나 성취감, 존경받는다는 느낌, 사랑의 느낌 같은
진정으로 얻으려고 했던 것들은 충분히 얻지 못한다. 그가 얻은 것은 가면뿐이었다. 이 가면
의 한쪽 면에는 진실이, 다른 한쪽 면에는 허위가 있다. 최근 우리 연구에 참여했었던 환자
중에 셈이라는 운동 선수 출신이 있었다. 그는 우리에게 자신이 예전에 올림픽 선수였고, 세
계적인 육상 선수이자 경보 선수이자 사이클 선수였다고 했다. 셈은 내가 만나 본 가장 경
쟁적인 사람이 하나였다. 그에게 시합은 단순히 이기는가 또는 지는가에서 끝나지 않는다.
만일에 그가 이겼다 하면 그는 적어도 다음 경기가 있을 때까지는 승자로 자부하고, 만일에
2등을 했다고 하면 외로움과 고독감을 느끼는 패자로 전락하고 만다. 그는 마흔 아홉 살 무
렵의 어느 날, 달리기를 하다가 심한 심장통을 느꼈는데 이를 무시한 채 끝까지 달렸다. 그
후 주치의의 권유로 트레드밀 검사를 받았는데 심장병의 조짐이 발견되었다. 주치의는 샘에
게 "당신은 열심히 운동하고 담배도 피우지 않으니까 심장이 정상일 수 있지만 확실한 것을
알기 위해 심장 혈관 촬영을 해볼 필요가 있다." 고 거의 사정조로 얘기했다. 촬영 결과 관
상동맥 가운데 몇 군데가 심하게 막힌 것으로 나타났다. 그래서 그는 관상동맥 성형수술을
받았으며 수술 후 가슴 통증이 사라졌다. 그는 다시 달리기를 시작했다. 그런데 6주 후 달리
기를 하다가 다시 가슴 통증이 왔다. 이번에도 주요 관상동맥 하나가 완전히 막힌 것으로
나타났으나 그는 반복하여 수술을 받을 형편이 아니었다. 그래서 샘은 우리 연구에 참여하
게 되었고 생활 습관을 바꾸기 시작했다. 샘은 금연은 물론이고 우리가 지시하는 다이어트
프로그램을 따랐고, 6주 동안 기계적으로 스트레스 관리 기법을 배웠으나 그 후 더 이상 스
트레스 관리를 하지 않았다. 나는 그에게 처방해준 운동 프로그램을 하고 싶은 정도만큼만
하라고 권했고, 훈련받는 동안에 자기 자신과 대결하는 일은 하지 않도록 하였다. 샘의 경우
는 운동으로 스트레스를 받은 것이 아니라 운동에 대해 가지는 경쟁적 태도로부터 스트레스
를 받았다. 그의 자존심은 오직 자신 외부의 일에 달려 있었다. 그는 사람의 가치가 시합에
서 이기고 지는 것에 의해 결정되는 것이라고만 믿고 있었다. 그는 다이어트를 따라 하고
운동도 따라 했지만 집단 모임에서 감정을 드러내고 대화하는 것은 거부하였다. 심장병 의
사들 대부분이 말하는 것처럼 샘도 "감정은 심장병과 아무런 관계가 없으며 오직 문제가 되
는 것은 다이어트와 운동을 하고, 콜레스테롤을 낮추는 것" 이라고 말했다. 처음 그는 자신
의 모든 문제는 여자 친구 때문에 생겼다고 하며 그 여자 친구를 비난하였고, 집단 모임 동
안에는 아무 말도 하지 않고 두 팔로 가슴을 싸안고 그냥 앉아만 있었다. 어떤 환자가 어려
운 점을 서로 얘기하자고 하면 샘은 "좋아요. 나도 당신과 같은 문제가 있지만 더 이상 말
하고 싶지 않소." 라고 했다. 그는 우리 연구팀의 임상 심리학자 빌링스 박사와 만나는 것을
거부하였다. 나는 그때까지 집단 모임에서 감정을 드러내고 함께 토론하는 것이 과연 핵심
적인 요인이 될 것인지에 확신이 없었다. 따라서 이 집단 모임의 토론에 모든 사람이 반드
시 참여해야 한다고 강조하지는 않았다. 샘은 다이어트를 매우 엄격하게 실천했고 콜레스테
롤이 249에서 121까지 떨어졌으며 가슴 통증이 현저하게 사라졌다. 여기까지만 보면 감정을
털어놓고 이야기하거나 스트레스 관리를 하지 않고 오직 다이어트만 잘해도 도움이 될 것
같아 보였다. 샘이 우리 연구에 참여하기 전에는 네거리를 건너려고만 해도 가슴 통증이 일
어날 정도였다. 우리 연구에 참가하고 아홉 달이 지난 후, 그는 일주일에 100마일 이상 통증
없이 자전거를 타고도 하고 멀리 달리기도 할 정도로 운동 능력이 좋아졌다. 심장병이 생기
는 과정보다 훨씬 더 빠른 속도로 징후가 사라지는 것 같았다. 불행하게도 샘은 심장병이
생기게 된 더 근본적인 문제를 언급하기를 원치 않았다. 그는 올림픽에 참가하는 것을 꿈꾸
어왔고 그 꿈을 위해 엄청나게 힘든 노력을 하였지만 꿈을 현실로 이루지 못했다. 그는 자
신이 올림픽에 참가하여 대표 선수가 되는 것처럼 무언가 특별한 사람이 되겠다는 희망이
현실적으로 잘못되었다는 것을 알게 되었다. 그래서 그는 과거에 자기가 올림픽 선수였다는
새로운 이미지의 가면을 쓰게 되었는데 우리는 그것을 알 수 없었다. 다시 말해 샘은 심각
한 외로움에서 벗어나기 위해 이러한 가면을 쓴 것이다. 이 가면은 선량한 것도 아니고, 남
이 잘 알아볼 수도 있는 것도 아니며, 사랑 받을 수 있는 것도 아니다. 이 가면은 다시 한번
단절감을 불러오는 것이다. "나를 봐라. 나는 특별한 사람이야. 나는 과거 올림픽 육상 선수
였고, 세계적인 경보 선수였으며, 엘리트 그룹의 한 사람이야. 그러니까 당신들이 사랑하고
존경할 만한 가치가 있는 사람이야." 샘의 이런 태도는 이중으로 자기 파괴를 불러왔다. 만
일에 그가 사랑 받고 존경받지 못하면 상실감만 가질 것이며, 설령 사랑 받고 존경받는다
하더라도 그 대상이 진정한 자신이 아니라 그가 만들어 놓은 한갓 개인적 이미지에 불과한
것이므로 참된 민족이 불가능하다. 더구나 이러한 이미지를 유지하려면 한시도 경계심을 놓
을 수 없으므로 결국 외롭게 홀로 남게 된다는 두려움과 함께 살아가야 한다. 이것은 샘에
게 만성 스트레스를 주고, 남과 진정한 친밀감을 가지지 못하도록 한다. 누군가의 말처럼 '
비밀은 가지는 것만큼 고통도 함께 가지는' 것이다.
셈은 가면의 이미지를 유지하려고 하는 욕구가 너무나 강해서 프로그램을 수행하고 있는
동안 눈에 드러나지 않는 비밀스런 경쟁을 시작하였다. 경보 경주나 사이클 경주에 참가하
기 시작했고, 정기적으로 달라기도 시작했던 것이다. 셈이 마지막으로 집단 모임에 참가했던
어느 날 저녁, 스트레스 관리 지도자가 환자들에게 자신의 마음에 떠오르는 대로 자신의 심
장 상태를 그림으로 그려보라고 주문하였다. 샘은 검은 벽으로 둘러싸인 심장을 그렸는데
이 그림은 그가 느끼고 있는 외로움을 나타낸 것이었다. 그러나 그는 이 그림에 관해 말하
려 하지 않았다. 우리 연구에 참여한 지 열 달이 지나 그는 죽었다. 셈의 사망은 우리 연구
에 참여했던 수많은 사람들 가운데 유일한 경우이다. 죽기 직전 그는 한 지역의 체육관에
들러 노 젓는 기계 운동을 했었다. 이 노젓는 기계는 비디오 게임을 통해 다른 사람들과 경
주할 수 있도록 되어 있는 것이다. 다시 말해 그가 빨리 노를 저으면 그의 비디오 보트가
빨리 나아가고, 노를 천천히 저으면 다른 사람의 비디오 보트가 그를 앞질러 간다. 이렇게
한 시간 동안 노를 저은 후, 그는 150척의 다른 비디오 보트를 앞질렀다고 자랑하고 나서
자리에 일어나 휴게실로 들어갔는데 들어가자마자 쓰러져 죽고 말았다. 심장병 의사가 그
곳에 한 사람 있었지만 그를 소생시키지 못했다. 비디오게임에서 이겼으나 자신의 생명을
잃어버린 이 비극적인 사건은 너무나 소름끼치는 일이다. 이 사건은 나에게 너무나도 비통
한 충격을 주었다. 어떻게 사람이 자존심을 얻기 위해 기계와 경쟁한단 말인가? 한갓 덧없
는 비디오 영상이 그처럼 강력한 영향을 주었단 말인가? 샘에게는 이 기계가 자신의 자존심
과 가치를 정의해주는 강력한 힘이 되었고, 마침내는 자신의 죽음을 재촉하는 것이 되고 말
았다. 나는 그의 부검에 참석했는데 그를 너무나 잘 알고 있었기 때문에 고통스러웠다. 그의
관상동맥 하나에서 커다란 혈액 응고가 발견되었고, 다른 관상동맥은 심하게 경련을 일으켜
내벽이 찢어져 있었다. 이러한 현상들은 심한 경쟁심의 스트레스로 생긴 것이다. 다시 말해
샘은 비디오게임에 마치 죽고 사는 생존 투쟁인 것처럼 너무나 지나치게 반응했기 때문에
정서적 스트레스를 받았던 것이다. 왜 샘은 비디오게임에 마치 생존 투쟁을 하듯 반응하였
을까? 어디까지나 그것은 한낱 게임에 불과하지 않은가? 샘의 죽음은 비극이지만 나에게는
다음과 같이 중요한 몇 가지를 생각하게 만들었다. 첫째, 어떤 사람에게 건강에 필요한 정보
를 제공해주는 것만으로는 행동의 변화를 일으키기에 충분치 못하다. 우리는 누구나 언제
맞을지 모르는 죽음을 향해 다가가고 있지만 사는 것이 즐겁지 않다면 누가 행동을 바꾸려
고 할 것인가? 내가 의과대학 학생일 적에 종양학 주임교수와 호흡기내과 주임교수 두 분이
담배를 피웠다. 삶이란 우리가 절실하게 기대하는 행복은 가져다주지 않으면서 서서히 또는
급속하게 우리 자신을 파괴시켜 가는 여러 가지 방법들을 제공하고 있는 것이었다. 외롭다
거나 고립되었다고 느끼는 사람에게 그 같은 느낌은 근본적으로 자기 파괴적이고 자기학대
적인 세계관을 이루게 된다. 이 자기 파괴적 행동은 강박적인 운동, 강박적인 직업, 강박적
인 성 행동, 흡연, 음주, 약물 남용 같은 다른 사람과 자신 사이에 거리를 두려고 하는 여러
방법들을 사용하게 한다. 이러한 행동들은 일시적으로 고통을 무디게 할 수 있으나 마침내
는 외로움을 더 키우고, 더 심한 고통의 악순환을 되풀이하게 한다. 둘째, 행동의 변화만으
로는 진정한 치유를 이루는 데 충분하지 못하다. 더 근본적으로 행동의 바탕에 있는 것들에
관심을 가질 필요가 있다. 다이어트나 운동과 같이 행동을 바꾸는 것만으로 충분하지 못하
다. 왜냐하면 우리의 행동이란 자기 지각의 표상일 뿐이기 때문이다. 우리는 이러한 행동을
일으킬 수 있는 외로움에 대한 이해도 변화시켜야 할 필요가 있다. 이는 단지 오래 살자는
것 때문만은 아니다. 그렇게 해야 종종 고통을 싣고 다가서는, 우리를 짓누르는 스스로 부과
한 제약으로부터 자유로워질 수 있기 때문이다. 셋째, 어떤 사건이나 다른 사람의 행동에서
내 자존심을 만족시키고 내 가치를 느끼려고 하는 것은 그 사건이나 다른 사람이 내 삶을
지배하도록 방치하는 것이 된다. 그리하여 그러한 사건이나 행동이 루이 자신을 좋게도 느
끼게 하고 나쁘게 느끼게도 하고, 행복하게 또는 슬프게도 하며, 궁극적으로 살고 죽는 것조
차도 지배하게 된다. 샘은 비록 비디오게임에서는 이겼지만 그 대가로 생명을 잃었다. 넷째,
사람들은 필요한 것을 가질 정도만큼만 힘을 가져야 한다. 우리 자신을 개별적으로 분리하
여 정의하게 될 때 우리는 우리 자신을 부족하고 궁핍한 존재로 정의하게 된다. 최근 한 인
터뷰에서 제이콥 니들먼이란 철학자는 이런 말을 했다. "몇 년 전 나는 수업 시간에 학생들
에게 우리 사회가 직면한 가장 큰 문제는 무엇이라 생각하느냐고 물어보았다. 학생들은 대
가족제의 해체, 핵전쟁, 생태계의 파괴와 같은 통상적인 것들을 문제를 삼았는데 조금 있다
가 어떤 학생이 '외로움(loneliness)' 이라고 말했다. 그래서 내가 여기에 있는 여러분 가운
데 근본적으로 외롭다고 느끼는 사람이 얼마나 되는가 하고 물었더니, 모든 학생이 손을 들
었다. 나는 몹시 놀랐다. 다음에 온갖 부류의 사람이 다 참석하는 큰 규모의 대중 강의에서
똑같은 질문을 해보았다. 두 사람을 제외하고 모두 손을 들었다. 그래서 나는 '외로움' 에
관심을 가지게 되었다. 그 후 나이지리아에서 온 서른 다섯 먹은 한 남학생이 내게, '내가
나이지리아에서 처음 이 곳에 왔을 때 사람들이 외롭다고 말하는 것을 듣고 나는 그것이 무
슨 뜻인지 몰랐다. 2년이 지난 오늘날에서 와서야 겨우 외롭다는 말의 뜻을 알 수 있을 것
같다. 나이지리아에서는 외로움이란 것이 존재하지 않고 외로움을 가리키는 단어도 없다. 나
이지리아에는 고통도 많고, 아픔도 많고, 슬픔도 많지만 그러나 외로움이란 없다.' 고 말했
다. 그러면 우리가 경험하는 이 외로움이란 도대체 무엇이란 말인가? 사람들은 한 사람 한
사람씩 개인 단위로 분리되고 있을 뿐 아니라 사람들 사이를 조화시키는 힘으로부터도 분리
되고 있다. 우리는 어떤 우주적인 힘과 본질적으로 조화로운 관계를 맺는 데 부족함을 느끼
고 있다. 내 생각에는 바로 이것이 외로움을 이해하는 데 가장 중요한 현상이라고 생각한
다." 그러므로 요약하면, 외로움은 병을 불러오지만 친밀감은 치유를 불러올 수 있다. 외로
움은 몇 가지 형태로 올 수 있다.
우리 자신의 감정으로부터, 내면의 자기로부터 또는 내면의 평화로부터 오는 외로움. 타인
으로부터 오는 외로움. 고차원적인 힘으로부터 오는 외로움. 이런 요인들에 대해서는 제2부
에서 더 자세하게 다룰 것이다. 어느 시대나 어느 문화권이나 어려운 문제들은 있었으며, 사
람들은 전쟁과 전염병 그리고 기근 같은 것들로 고통을 받아왔다. 오늘날 미국의 만성적 스
트레스는 현대 생활의 빠른 보폭에서 올 수도 있으며, 수많은 사람이 느끼고 있는 것처럼
소외감, 외로움, 사랑과 인정이 결핍으로부터도 올 수 있다. 요컨대 스트레스는 우리가 어떤
것을 하는가 뿐만 아니라 우리가 행한 것에 어떻게 반응하는가에 따라 올 수도 있다. 우리
가 어떻게 반응하는가 하는 것은 우리가 자신을 어떻게 지각하느냐에 따른다. 우리가 우리
자신을 거대한 전체 세계의 일부로서가 아니라 거기에서 떨어져 나온 고립된 개별적 존재로
지각한다면 우리는 만성적인 스트레스를 느끼게 될 것이다. 만성적 스트레스는 자기 파괴적
인 행동 양상을 불러오기 때문에 심장에 직접적, 간접적 작용을 하여 심장병을 일으키게 된
다. 따라서 외로움을 초월할 수 있도록 해주는 그 무엇이 심장병의 근본적인 치유책이 될
것이다.
제2부 심장 열기 프로그램
제4장 심장 열기 프로그램의 소개
"내 몸은 성장했다... 내가 어떻게 성장해왔는지에 대해 알았던 지식들을 잊어버린 것 같
다... 그러나 여전히 그 지식들은 존재하고 있다... 모든 것을 다시 얻기 위해서는 꽤 오래 명
상하고 마음을 비워야 할 것이다... 그러나 가능한 일이다. 충분히 활짝 자신을 열어 젖힌다
면." 샐린저
제1부에서 우리는 심장 열기 프로그램의 의학적, 과학적 증거들을 살펴보았다. 제2부에서
는 앞에서 다룬 내용들을 더 자세하게 설명하여 환자가 자신의 경우에 알맞게 적용할 수 있
도록 하였다. 이 프로그램의 구성은 다음과 같이 요약할 수 있다. 친밀감을 높이고 스트레스
를 다루는 방법들. 알맞은 운동 프로그램. 지방과 콜레스테롤이 적은 음식물 섭취. 금연과
약물 남용에서 벗어나기. 이것들은 가장 근본적인 수준에서부터 치유가 이루어질 수 있도록
하는 내용이다. 이 프로그램에 참석한 환자는 매일 다음과 같은 내용을 충실하게 실천해야
한다.
스트레스 관리 기법. 참가자는 적어도 하루 한 시간은 다음 프로그램을 실천해야 한다. 20
분간 요가 운동, 15분 간 점진적 이완 훈련, 5분 간 세 종류의 호흡 훈련, 15분 간 명상(정
좌 명상), 5분 간 직접적 심상법 또는 수용적 심상법. 이 스트레스 관리 프로그램에는 이 밖
에 다른 사람들과의 친밀감을 높이기 위한 대화 기술도 포함되어 있다.
운동. 하루에 30분 이상 또는 일주일에 3번 정도 매번 한 시간 이상 걷기 운동을 한다.
(이보다 더 오래 운동하는 것이 반드시 심장을 더 건강하게 하고 오래 살게 해주는 것이 아
니라는 사실을 지적하는 새로운 연구들을 뒤에서 소개한다.)
음식. 두 종류의 음식을 소개한다. 반전 음식(reversal diet0은 심장병 환자로서 심장병의
반전을 원하는 참가자를 위한 음식이다. 예방 음식(prevention diet)이란 적절한 활동을 하면
서 심장병 예방을 원하는 건강한 사람들을 위한 음식이다. 반전 음식에는 계란 흰자와 탈지
방 유제품을 제외하고는 어떤 동물성 음식도 허용하지 않으며, 식물성 음식이라도 지나치게
기름기가 많거나 농축된 지방은 허용되지 않는다. 그리고 적절한 양의 당분, 알코올, 염분
(고혈압, 신장병, 심장병이 아닌 환자의 경우)은 허용되지만 카페인이나 그 밖의 흥분제는
허용도지 않는다. 예방 음식은 반전 음식보다 지방이나 콜레스테롤의 허용 범위가 넓다. 심
장병은 예방하기가 반전시키는 것보다는 쉽다.
금연. 마지막 장에는 금연을 돕는 여러 기술들을 열거하였다.
우리의 연구에서 가장 흥미로운 발견은 이 프로그램을 잘 실천할수록 심장이 좋아진다는
사실이다. 따라서 관상동맥이 많은 막힌 사람일수록 이 프로그램을 충실하게 따르는 것이
필요하다. 이 프로그램을 실천하다 보면 스스로 상태가 좋아졌음을 느끼게 되는데, 이는 막
힌 심장이 많이 열렸다는 것이므로 이때 가서는 처음처럼 엄격하게 관리하지 않아도 된다.
프로그램 내용 중에 어떤 것은 따르기가 쉽지만 어떤 것은 좀 어려울 수도 있다. 심장병은
수십 년 동안에 걸쳐 천천히 진행되어 왔기 때문에 이것을 치유하는 과정 또한 장기간에 걸
쳐 다양한 접근을 통해 이루어져야 한다. 심장병을 반전시키는 것이 예방하는 것보다 더 어
려움은 두말할 나위가 없다. 이 프로그램은 정확하고 과학적인 정보를 바탕으로 꾸며졌으므
로 시간을 들여 노력하는 만큼 분명한 변화가 있을 것이다. 생활 습관을 바꿀 것인지, 또 얼
마나 열심히 실천할지는 전적으로 독자 여러분의 선택에 달랐다. 그러면 이제부터 실천을
시작해 보자.
"벽을 쌓기 전에 먼저 내가 벽안에 있는지 벽 바깥에 있는지를 알고 있는지 알고 싶을 것
이다. 로버트 프로스트(Mending Wall)
"만일 내가 이 요새를 당신 마음에 세운다면, 참호와 철망으로 둘러싸인 당신의 마음에,
다리를 놓을 수 있게 해줘요. 그 틈을 메꿀 방도가 내겐 없으니. 그리고 총구에 불을 당기게
해주오." 스팅(Fortress Around Your Heart)
"누구나 그렇듯, 나 역시 오래 살고 싶습니다. 오래 사는 것은 중요합니다. 그러나 지금은
거기에 개의치 않습니다. 다만 신의 뜻을 따르고 싶습니다. 신은 내가 산에 오를 수 있게 허
락하셨습니다. 그리하여 나는 살펴보았습니다. 그리고 그 약속의 땅을 보았습니다." 마틴 루
터 킹(1968년 4월 3일, 마지막 연설에서)
제5장 내면의 감정과 내면의 평화를 드러내기
명상을 하거나 저지방 음식(채식)을 먹는 것이 심장병에 좋다는 보고들이 1970년대 중반
부터 나오기 시작하였다. 명상이나 채식은 동양적인 수행법에 뿌리를 두고 있다. 1930년대에
하버드 대학의 심리학자 에드먼드 제이콥슨 박사는 '점진적 이완법(Progressive
Relaxation)' 이란 요가법을 소개하였다. 그 뒤로 60여 년 동안 이 방법이 긴장성 두통과 같
은 각종 정신적 긴장에서 오는 여러 종류의 질병 치유에 탁월한 효과가 있는 것으로 알려졌
다. 최근 오하이오주립대학의 글레이저 박사는 대학생을 상대로 학생들이 시험을 치르는 동
안 그 같은 이완법을 실시했더니 감기나 독감과 같은 감염성 질병을 방지하는 조세포
(helper cell)의 수가 증가하는 것을 발견하였다. 이처럼 요가에서 비롯한 각종 이완법을 규
칙적으로 실천하면 면역 기능을 효과적으로 높이게 된다.
1. 스트레스 관리 기법. 명상법이나 심상법이란 것도 고대 인도에서 나온 요가 수행 방법
의 하나인데 이러한 심리적 수행법을 실천하면 순환기 질환에 좋은 효과를 미친다고 한다.
하버드 의대 순환기 내과 교수로 세계적으로 저명한 허버트 벤슨 박사는 지난 30여 년 간
명상의 효과를 연구해왔다. 그는 스트레스를 받았을 때 보이는 '공격 또는 도피 반응(fight
or flight response)'과 정반대 되는 일종의 명상 반응인 '이완 반응(relaxation response)'을
실천하면 혈압이 낮아지고 심장 박동이 줄어들고 소화액의 분비가 억제되며 그밖에 여러 가
지 유익한 효과를 일으킨다는 사실을 발견하였다. 매사추세츠 대학교 메디컬센터의 '스트레
스 감소 클리닉' 소장인 존 카바트 진 박사도 원초 불교 수행법인 '주의 집중 명상' 방법을
적용하여 비슷한 결과를 얻었다. 한편 방사선 암 치료 전문가인 사이먼튼 박사는 암의 보조
치료법으로 시각적 심상법(visualization)과 심상법(imagery) 같은 명상 기법이 효과적임을
밝혔고, 하버드 대학의 심리학작인 메리 제스노스키 박사는 이완 반응법이 상기도 염증의
방어력을 높인다는 사실과 이에 심상법을 병행하면 그 효과가 더욱 좋아진다는 사실도 밝혔
다. 그밖에도 요가나 명상은 무통 분만에 도움이 되며, 모든 육상 경기에서 요가식의 부드러
운 스트레칭이 부상의 위험률을 낮추고 경기력을 높인다는 사실도 밝혀졌다. 요가는 노화도
억제한다고 하는데 유명한 영화배우이자 미용 전문가인 라쿠엘 웰치의 미용책에도 요가 방
법이 많이 소개되고 있다. 요가가 이렇게 좋은 효과를 가져오는 이유는 간단하다. 요가는 그
하나 하나의 동작 자체로도 강력한 효과가 있지만 개개의 동작이 합쳐지면 그 효과가 극대
화된다. 요가는 스트레스 관리에 좋은 방법이며, 이 기법이 더 높은 차원으로의 자기 변화,
곧 깨달음을 얻는 방법으로도 유용하게 사용되어 왔다. 요가는 고대 인도(기원전 4세기 무
렵)의 요기 파탄잘리가 쓴 '요가 수트라(요가경)' 에서 처음으로 체계화되었다. 이 책에는 요
가로 내면의 평화를 찾고 지식을 단계적으로 높여 가는 방법들이 기술되어 있다. 요가는 종
교가 아니기 때문에 모든 종교에 걸쳐 제한 없이 적용될 수 있다. 요가는 수련자 자신의 철
학과 종교 그리고 일상 생활의 현존적 경험을 넓히고 심화하는 데 도움을 준다. 요가는 서
구의 과학적이고 의학적인 접근 방식을 완전히 뒤바꾸어 놓은 것이 아니라 서양 의학의 취
약점을 보완하는 데 크게 기여했다. 사람들은 요가를 다양한 몸 동작들로 구성되어 있는 것
으로 알고 있는데, 실제로는 그것 이상이다. 요가에는 호흡 수련, 명상, 심상화, 점진적 이완,
자기 분석, 자비 행동 같은 여러 가지 내용으로 구성되어 있다. 이 모든 방법들이 서로 다른
것처럼 보이지만 사실은 하나의 공통 목표, 곧 외로움의 극복이라는 하나의 목표를 가진다.
'요가(yoga)' 라는 말은 산스크리트어로 '전체로 만든다, 서로 합친다. 하나로 묶는다' 라는
뜻을 지녔다. 곧, 심신을 이완하거나 스트레스를 다루는 단순한 기법이 아니라, 우리 자신의
개별적 부분들을 하나로 묶어주거나 타인 또는 고차원적인 힘과 합일하거나 질병을 치유하
기 위한 강력한 방법이란 뜻이 '요가' 에 포함되어 있다. 치유의 첫 단계는 각성이다. 불행
하게도 우리는 자신의 내부에서 일어나는 일보다 바깥에서 일어나는 일들에 더 많은 주의와
관심을 나타낸다. 이른 새벽 알람 소리를 듣고 깨어나는 순간부터 밤늦게 책이나, 신문, TV
를 보면서 잠들 때까지 우리의 주의력은 온통 외부 세계에 빼앗겨 있다. 우리는 몸에 이상
이 생겨 아픔을 느낄 때까지 마음이나 몸에서 일어나는 것들에 대해 별다른 관심을 두지 않
는다. 심장 열기 프로그램은 우리 자신의 내면에서 일어나는 신체적, 정서적, 정신적인 변화
에 주의를 집중하는 방법들을 소개하고 있다. 내면의 변화에 주의를 집중하는 능력이 커지
면 자신의 내부에서 일어나는 것들을 통제하는 능력이 커진다. 이렇게 되면 스트레스가 우
리 몸에 미치는 영향을 쉽게 알아차리고, 이런 영향을 방치하면 심장병과 같은 질병이 생길
수 있다는 것을 알게 된다. 이 장에서 우리는 서로 다른 하나 하나의 요가 동작들이 결국은
하나의 목적, 곧 우리의 마음과 몸을 이완시켜 내면의 평화와 환희를 누리도록 하는 데 이
바지하는 것임을 알게 될 것이다. 그 같은 평화는 스트레스를 받아 혼란에 빠지기 전까지는
우리의 내면에 존재하고 있었다. 그러므로 스트레스 관리 훈련을 계속하면 그 같은 내면의
평화가 바깥에서 오는 것이 아니라 자신 안에 이미 존재하는 것임이 뚜렷하게 느껴진다. 따
라서 그 동안 내적 평화를 가로막고 있던 신체적, 정서적 스트레스를 물러나게 함으로써 본
래의 자기 감정, 곧 내면의 평화를 되살릴 수 있음을 실감하게 된다. 이완과 무기력은 같은
것이 아니다. 요가에서 얻어지는 이완을 마치 무기력해지는 것이라고 오해하는 수가 있는데
이완과 무기력은 판이하다. 운동 선수들은 자신이 이완되고 있다고 느낄 때 최대의 효율성
과 최고의 성과를 내게 된다는 사실을 잘 알고 있다. 올림픽에 출전하는 선수들의 경우, 경
기 능력의 개인차는 별로 없지만 정신적인 능력의 개인차는 매우 심하다. 테니스 스타 보리
스 베커는 세계적인 테니스 선수들로 구성된 랭킹 1위와 100위 사이의 실력 차이는 별로 없
으며 이들 간의 차이의 95%는 정신 상태의 차이에서 온다고 하였다. 이러한 정신적 차이는
긴장도의 차이다. 운동 선수들은 이처럼 지나친 긴장으로 경기를 망치는 현상을 가리켜 '숨
이 막히다(choking)' 또는 '얼다(freezing)' 라고 표현한다. 긴장이 줄어들면 근력의 탄력성
고 유연성이 커진다. 1988년 서울올림픽에서 수영 부문 금메달 7개를 휩쓴 비욘디는 팔의
힘은 다른 선수들보다 현저하게 약했지만 탄력성이 월등히 뛰어났다. 그는 이런 탄력성 덕
분에 힘의 열세를 극복하고 금메달을 휩쓸었다. 1988년 월드시리즈의 최종 이닝에 앞서 투
수 오렐 허사이저가 눈을 감고 벤치에 앉아 있는 것이 보였는데 그는 경기가 끝난 뒤에 "나
는 마음이 편안해지도록 스스로 찬송가를 불렀다." 고 말했다. 이것이 바로 좋은 명상 이완
법이다. 그가 결국 승리를 거두고 최우수선수 상까지 받은 데에는 명상 이완의 힘도 컸을
것이다. 다시 말하면 우리의 몸과 마음은 이완되어 있을 때 가장 능률적이고 효과적으로 기
능한다. 요가를 배우면 이런 이완의 세계로 쉽게 들어갈 수 있다. 유명한 요기들은 사업을
하든 경기를 하든 요가를 규칙적으로 하면 경쟁력을 높일 수 있다고 말한다. 스트레스를 관
리하는 데는 기본적으로 두 가지 방법이 있다. 하나는 스트레스를 가능한 한 회피하는 방법
이다. 그러나 외부에서 엄습해오는 스트레스를 때때로 피할 수는 있지만 언제나 피할 수는
없으며 또 피하는 것만이 능사는 아니다. 다른 하나는 더 건강하고 생산적인 방식으로 잠정
적으로 다가오는 스트레칭 상황에 잘 대처하도록 자신을 돕는 것이다. 곧, 스트레스에 대한
반응의 문턱을 높이고, 도화선의 길이를 더 길게 해주는 것이다. 여기에서 소개하는 모든 스
트레스 관리 기법들은 궁극적으로 긴장을 풀어주고 자연 치유력을 높이는 것들이다. 우리가
몹시 바쁜 일상의 와중에서도 이완 상태를 유지하는 것을 배우고 건강식을 섭취하고 흥분제
와 흡연을 삼가면 몸과 마음이 덜 긴장하고 스트레스에 대한 반응 문턱이 높아진다. 따라서
이런 훈련에 익숙해지면 매일같이 엄격하게 실천하지 않아도 될 만큼 건강 상태가 좋아진
다. 그러나 초기 단계에서는 다음에 소개하는 요가 방법 하나 하나를 철저하게 배워두는 것
이 우선일 것이다.
2. 스트레칭. 스트레칭 운동을 하면 하타요가(hatah yoga)라고도 한다. 이 요가는 신체를
유연하게 부드러운 동작들로 구성된다. 사실 하타요가를 운동이라 부르는 것은 적절하지 못
하다. 왜냐하면 아주 천천히, 부드럽고 우아하게 하는 이러한 스트레칭은 운동이나 미용 체
조라기보다는 일종의 명상 형태이기 때문이다. 산스크리트어의 'Ha-tha' 는 '태양과 달' 이
란 뜻이다. 여러 종류의 문화적 전통이나 종교에서 태양과 달은 음과 양, 밤과 낮, 남자와
여자, 의식과 무의식, 합리성과 불합리성, 시작과 종결, 밝음과 어둠, 들숨과 날숨 등과 같은
양면성을 가리키거나 삶의 주기를 뜻하는 데 비유되었다. 하타요가는 단순한 스트레칭이나
호흡 기법의 묶음이 아니다. 서로 상충하는 양면적인 힘의 균형을 잡아주는 것부터 시작하
여 궁극에 가서는 이러한 양면성에 개재된 균형감과 평화와 통일성을 경험하게 해준다. 사
람의 근육은 대부분 수축하는 근육(신근)과 이완하는 근육(완근)으로 되어 있는데, 이 두 근
육 사이에 균형이 깨어지면 만성적으로 이완되거나 만성적으로 수축된다. 그 균형을 잡아주
면 내면의 평온과 치유가 이루어지게 된다. 따라서 신체를 안정시키고 이완시키는 것이 치
유의 첫 단계이다. 사람의 마음은 몸에 영향을 미치며 몸은 또한 마음에 영향을 미친다. 예
컨대 미시간 대학 심리학 교수인 로버트 자종 교수는 슬픈 표정을 짓거나 밝은 미소를 지으
면 즉각 마음 안에서도 이에 상응하는 감정을 느끼게 된다고 하였다. 또, 캘리포니아대학교
의과대학의 폴 에크만 박사는 다양한 종류의 정서 표현을 흉내내는 데 따라 심장 박동률이
나 호흡률과 같은 생리적 반응이 달라지는 것을 발견하였다. 앞서도 말했듯이 신체는 위험
을 지각하면 모든 근육을 긴장시켜 무장함으로써 싸우는 동안 잘 보호받도록 한다. 그런데
만성적 스트레스를 만나면 근육도 만성적으로 긴장해 이내 '어깨가 아프거나(견비통), 허리
가 아프거나(요통), 목이 아픈' 등의 온갖 통증이 생긴다. 이처럼 만성적인 긴장으로 수축된
근육들을 이완시키는 방법을 학습하면 마음과 몸이 위축되는 것을 예방할 수 있다. 요가도
가르치는 사람마다 방법의 차이가 있다. 여기서 선보이는 것은 사치다난다(Satchidananda)
란 요기가 소개한 방법으로 스트레칭뿐만 아니라 호흡과 명상까지 포함하고 있다. 이 방법
은 매트나 카펫이 깔려 있는 마루 바닥에서 편안한 옷만 갖추어 입으면 행할 수 있다. 여기
서 제시하는 개개 동작들은 얼마나 많이 뻗는가가 아니라 편안하게 느끼면서 가능한 한 많
이 뻗게 하는 것이 중요하며, 오전보다는 오후에 더 많이 뻗을 수 있게 하는 데 중점을 두
고 있다. 몸을 뻗었을 때 어떤 느낌을 받는지에 주의를 집중하고, 지나치게 많이 뻗지 않도
록 주의하는 일이 중요하다. 토끼와 거북이의 경주에서 거북이가 이기는 것처럼 천천히 그
러나 꾸준히 실천하는 것이 왕도임을 명심해야 한다. 어려운 동작은 차츰차츰 자연스럽게
익히게 될 것이다. 결코 서두르지 말아야 한다. 만성적으로 긴장된 근육을 뻗을 때에는 천천
히 부드럽게 이완 시켜나가야 한다. 지나치게 힘을 가하여 뻗으면 근육 손상 같은 엉뚱한
문제가 생길 수 있다. 스트레칭은 어느 때나 할 수 있지만 시간을 정하고 규칙적으로 하는
것이 좋다. 또 긴 시간을 내어 한꺼번에 하려고 들지 말고 날마다 조금씩 실천하는 것이 더
좋다. 경험자들에 의하면, 다른 사람들이 아직 일어나기 전인 이른 아침에 하는 것이 가장
좋다고 한다. 아침은 평화롭고 방해를 덜 받는 시간대이다. 여의치 못한 일이 생겨 아침에
하지 못하면 저녁에 할 수도 있을 것이다. 좀더 자세히 말하면, 하루에 한 시간 정도 각종
요가 기법들(스트레칭, 호흡, 명상, 점진적 이완법, 심상법)을 실시하는 것이 이상적이다. 한
시간보다 더 오래 해도 되고 적게 해도 괜찮지만, 오래 하면 할수록 더 나은 효과를 볼 수
있다. 그러나 하루에 단 5분만 하더라도 하지 않는 것보다 훨씬 효과적이다. 시간이 없으면
다음에 소개하는 '12가지 부분 운동'을 한두 번씩만 실시하고 뒷장에 있는 명상을 단 몇 분
간이라도 실시하라. 시간이 좀더 허락한다면 12가지 부분 운동 외에 어깨로 서는 동작을 추
가하면 좋다.
머리 돌리기. 스트레스가 계속되면 목이 뻣뻣해진다. 머리 돌리기는 목과 어깨를 이완시키
는 데 아주 좋은 방법이다.(그림 8) 다른 스트레칭과 달리 머리 돌리기는 언제 어디서나 할
수 있다. 먼저 의자나 방바닥에 편안하게 앉는다. 숨을 들이마신 다음 머리를 가슴 쪽으로
편안하게 숙이면서 천천히 숨을 마신다.(어깨를 귀 쪽으로 들어올려서는 안 되며, 갑작스레
머리를 앞으로 잡아당기는 듯한 동작을 해서도 안 된다.) 숨을 다시 들이켜면서 오른쪽 어
깨 쪽으로 머리를 돌려 머리가 목 뒤로 부드럽게 젖혀지도록 하면서 턱을 이완시킨다. 이번
에는 숨을 토하면서 머리를 왼쪽 어깨 쪽으로 돌리면서 같은 동작을 되풀이한다. 이런 머리
돌리기를 몇 번 반복하라.
어깨 들어올리기. 이제 목이 많이 이완되었을 것이다. 이번에는 어깨 쪽이나 그밖에 만성
긴장을 보여주고 있는 신체 부위에 주의를 기울여 보자. 우리는 힘들고 긴장될 때 "어깨가
무겁다."는 말을 많이 한다. 다음 몇 분 동안은 어깨를 들어올려 긴장을 풀어보자. 편안한
자세로 앉거나 서서 두 팔을 부드럽게 늘어뜨린다. 양어깨를 앞으로 내밀고 귀 쪽으로 천천
히 들어올린다. 어깨를 들어올린 채로 앞뒤고 돌리면서 원상태로 되돌아오게 한다. 어깨가
완전히 한 바퀴 회전했을 것이다. 이런 동작을 두세 번 반복한다. 이번에는 반대 방향으로
어깨를 돌린다. 한쪽 어깨씩 번갈아 가면서 돌려도 좋다. 이제 몇 초 동안 쉬면서 떠오르는
느낌에 주목하라.
윗몸 틀기. 다리를 벌리고 편안하게 서라. 몸이 '큰 대' 자 모양이 되도록 두 팔을 좌우로
들어올려 땅과 수평이 되도록 하라. 그런 다음 두 팔을 가볍게 돌리면서 엉덩이와 몸통을
이쪽저쪽으로 흔들어라. 이 동작을 하는 동안에는 호흡을 염두에 두라.
휴식 자세. 눈을 감은 채 등을 바닥에 붙이고 눕는다. 손바닥을 위로 한 채 팔을 벌리고,
두 다리의 간격을 1자 반(46센티미터) 정도 벌린다. 그런 자세에서 팔다리를 이완시킨다.(그
림 9)
등 펴기(코브라 자세). 배를 바닥에 붙이고 엎드린다. 손가락을 앞으로 뻗친 채 손바닥을
어깨 밑의 바닥에 붙이고, 턱은 위로 바짝 세워 마치 팔굽혀펴기를 하는 자세처럼 몸을 바
닥에 밀착한다. 두 다리를 가지런히 하고 발등을 바닥에 붙인 상태에서 발가락을 편다. 이
자세에서 호흡을 들이쉬면서 동시에 턱을 앞으로 밀고, 손바닥을 바닥에 붙인 채 머리, 목,
가슴 순으로 바닥으로부터 천천히 몸을 들어올리다가 골반을 바닥에 붙인 상태에서 자연스
럽게 숨을 내쉰다.(그림 10) 처음에는 이런 자세를 몇 초 간만 지속하면서 2-4차례 반복한
다. 숨을 토할 때는 서서히 몸을 낮추면서 먼저 턱, 다음엔 이마, 마지막으로 어깨 순으로
바닥에 닿도록 한다. 뺨을 옆으로 붙이고 손은 적당한 위치에 두고 자신에게 맞는 페이스를
유지한 채, 일분 정도까지 이런 자세를 유지할 수 있도록 천천히 시간을 늘여간다. 끝으로
뺨을 반대쪽으로 돌리고 팔다리를 이완하면서 엎드린 자세로 몇 초 동안 쉰다.
다리 들기(메뚜기 자세). 자세 1. 턱을 바닥에 대고 엎드린다. 두 팔과 팔꿈치는 몸통 밑에
넣고, 손바닥은 넓적다리 밑에 넣는다. 숨을 들이쉬면서 오른쪽 다리를 뻗친 채 천천히 들어
올린다. 정상적으로 호흡하면서 다리를 들어올린 상태에서 10초 정도 있다가 천천히 내린다.
다음에는 다리를 바꾸어 마찬가지 방법으로 왼쪽 다리를 운동한다. 같은 동작을 왼쪽과 오
른쪽 다리에 두 번씩 반복한다.(그림 11) 자세 2. 다음에는 숨을 들이쉬면서 몸을 뻗친다. 턱
을 바닥에 붙인 채 두 다리를 굽히지 않고 동시에 위로 들어올린다. 정상적으로 호흡하면서
한 번에 약 10초 동안 들어올린다. 같은 동작을 2-3차례 반복한다.
앞으로 굽히는 자세. 자세 1. 바닥에 앉아 두 다리를 앞으로 뻗는다. 왼쪽 다리를 굽혀 왼
쪽 발바닥을 오른쪽 허벅지 안쪽으로 바짝 붙인다. 숨을 들이쉬면서 두 팔을 편안하게 머리
위까지 들어올렸다가 숨을 토하면서 등을 앞으로 숙인다. 편안하게 손이 닿을 수 있는 범위
안에서 발가락이나 종아리에 손을 댄다. 머리를 앞으로 숙인 채 이완시킨다. 정상적으로 호
흡하면서 이 자세를 10초 정도 유지한다. 다리를 바꾸어 반복한다. 각 다리를 2-3번 반복한
다. 꾸준히 운동하면서 이 자세를 유지하는 시간을 차츰 늘려간다. 끝나면 잠시 쉬면서 이완
한다.(그림 12) 자세 2. 앞의 동작과 순서가 같으나 이번에는 한 다리가 아니라 두 다리를
함께 뻗어 허벅지를 붙이고 머리를 앞으로 굽힌다.
어깨로 서기. 자세 1. 등을 바닥에 붙이고 누워서 다리를 의자 위에 올려놓는다. 이 자세
를 2-3분 간 유지한다. 혈압이 몹시 올라가거나 등이나 목이 아프거나 어깨에 손상을 입어
뻗기가 어려울 때 이 자세를 한다.(그림 13) 자세 2. 몸에 꽉 끼지 않는 옷을 입는다. 등을
바닥에 붙이고 두 다리를 펴고 눕는다. 두 팔을 몸통 옆에 가지런히 놓고 손바닥을 바닥에
붙인다. 숨을 들이쉬면서 다리를 들어올린 후 머리와 평행이 되도록 유지한다. 그런 다음으
로 정상적으로 호흡한 후 손바닥에 들어올려 허리를 받치고 두 다리를 수직으로 세운다. 턱
과 가슴을 맞닿도록 한다. 호흡이 정상적으로 유지되면 점차 다리를 머리 쪽으로 넘겨 바닥
과 다리가 평행을 유지하도록 하고, 손을 허리에서 떼어 다시 바닥에 붙인다. 그리고 나서
몸통을 천천히 내리면서 다리도 함께 내린다.
가슴 펴기(물고기 자세). 등을 바닥에 대고 눕는다. 두 다리를 함께 펴면서 넓적다리가 서
로 붙도록 한다. 머리와 몸통을 들어올리면서 등을 굽히고 가슴을 위로 젖혀 올린다. 머리의
정수리를 바닥에 붙인다. 체중을 팔꿈치, 정수리 그리고 엉덩이에 골고루 분산시킨다. 얼굴
에 가벼운 미소를 짓고, 턱에 긴장을 풀고, 팔꿈치에 힘을 주고, 목과 등을 쭉 편 후 몸통을
천천히 바닥에 내려놓는다. 앞서 본 어깨로 서기 동작을 한 후 이 물고기 자세를 취하면 긴
장 이완에 큰 도움이 된다.(그림 14)
척추 비틀기. 바닥에 앉아 두 다리를 앞으로 뻗는다. 오른쪽 다리로 왼쪽 무릎을 넘긴 다
음 발바닥을 바닥에 붙여 세운다. 이 상태에서 상체를 세워 똑바로 앉은 채 오른쪽 무릎을
가슴 쪽으로 끌어당겨 세운다. 그리고 왼팔을 오른쪽 무릎으로 넘겨 왼다리 무릎쯤에 넣고
오른쪽으로 척추를 돌린다. 약 15-16초 정도 척추를 돌리고 있다가 천천히 제자리로 돌아온
다. 이번에는 다리를 바꾸어 같은 동작을 한다.(그림 15)
앞으로 굽히는 자세3. 이 동작은 사람들이 가장 즐겨 하는 스트레칭 동작이다. 반가부좌
자세로 앉아서 눈을 감는다. 두 손을 등뒤로 가져가 왼손으로 오른손의 손목을 잡는다. 몸을
세워 똑바로 앉아 숨을 깊이 들이마신다. 숨을 토하면서 가능한 한 편안하게 몸을 앞으로
숙인다. 편안한 자세를 취하면서 가능한 한 앞으로 많이 숙인다. 이런 자세로 몇 분간 이완
하면서 목, 등 어깨의 긴장을 풀어 준다. 턱을 뻗어주고 숨을 다시 들이마시면서 앉은 자세
로 몸을 일으킨다.(그림 16)
12가지 부분 운동(태양을 향해 인사하기). 이 운동은 앞에서 소개한 자세들이 지닌 많은
이점을 결합한 운동으로, 몸을 앞뒤로 뻗어주는 운동이다. 다음에 자세히 설명한 12가지 동
작들은 준비 운동이나 정리 운동을 할 시간이 없을 때, 다른 스트레칭 자세 대신 운동할 수
있는 동작들이다.(그림 17-1, 17-2) 동작 1. 숨을 토하면서 두 다리를 붙이고 똑바로 선다.
두 손바닥을 붙인 채 가슴 앞에 모은다. 동작 2. 숨을 들이면서 엄지손가락끼리 서로 마주하
고, 팔을 들어올려 편다. 머리 위로 두 팔을 천천히 들어올리면서 눈으로 손을 바라본다. 몸
을 펴줄 때 엉덩이 쪽을 약간 구부리면서 뒤로 몸을 젖힌다. 동작 3. 숨을 내쉬면서 허리를
천천히 앞으로 굽히고 무릎을 편 채 손바닥을 바닥에 댄다. 동작 4. 숨을 들이쉬면서 오른쪽
무릎을 굽히며 두 손바닥을 오른발과 나란히 놓는다. 왼쪽 다리를 뒤로 뻗은 상태에서 왼쪽
무릎이 바닥에 닿게 한다. 이때 오른쪽 무릎은 가슴에 닿도록 하고, 머리를 쳐들어 위를 바
라본다. 동작 5. 숨을 토하면서 두 손은 그대로 둔 채 오른쪽 다리를 뻗어 두 발이 서로 맞
닿도록 하고, 엉덩이는 위로 들어 올리면서 몸이 삼각형이 되도록 한다. 두 발의 뒤꿈치를
바닥에 닿도록 하고 눈은 발 쪽을 바라본다. 동작 6. 숨을 들이쉬면서 무릎, 가슴 그리고 턱
이 차례로 바닥에 닿도록 낮추고, 엉덩이는 약간 위로 들어올린다. 손바닥은 어깨 밑에 두
고, 팔꿈치는 몸에 바짝 붙여 위로 향하게 한다. 동작 7. 엉덩이를 바닥 쪽으로 낮추면서 숨
을 들이마신다. 머리, 목 그리고 가슴을 차례로 뻗어 올린다. 팔꿈치를 약간 몸 쪽으로 굽힌
다. 동작 8. 숨을 토하면서 손바닥을 바닥에 밀착시키고 엉덩이를 위로 들어올려 몸이 삼각
형이 되도록 한다. 동작 9. 숨을 들이쉬면서 왼발을 두 손 사이에 두고 왼쪽 무릎을 가슴에
닿도록 한다. 오른쪽 다리는 뒤로 뻗는다. 동작 10. 숨을 내쉬면서 오른쪽 다리를 왼쪽 다리
와 가지런히 한 후 두 무릎을 뻗은 채 몸을 앞으로 숙인다. 편안함을 느끼는 범위 안에서
가능한 한 많이 숙인다. 동작 11. 숨을 들이쉬면서 팔을 들어올려 뒤로 뻗친다. 동작 2에서
처럼 엉덩이 쪽을 약간 굽힌다. 동작 12. 숨을 내쉬면서 천천히 두 손바닥을 가슴 앞에 맞닿
도록 하고 천천히 이완한다. 1에서 12까지 동작을 두세 차례 반복한다. 만일 잠에서 금방 깨
어나 얼떨떨한 상태라면 좀 더 강하고 빠르게 동작한다. 반대로 흥분된 상태라면 평소보다
느리게 한다. 끝으로 눈을 감고 잠깐 쉬면서 몸을 이완한다.
사무실에서 하는 스트레칭. 사무실에서 오래 일하다 보면 신체적 스트레스와 정서적 스트
레스가 합쳐져 몸과 마음이 굳어진다. 잠깐 동안 스트레칭을 해줌으로써 그 같은 만성 스트
레스의 고리를 끊을 수 있다. 사무실에서 앉아 일하는 동안에 할 수 있는 몇 가지 동작을
소개한다.(그림 18) 머리를 좌우로 돌린다. 어깨를 으쓱으쓱 들어올린다. 앞으로 몸을 뻗는
다. 허리를 좌우로 비튼다. 아래 등의 근육을 긴장시켰다가 푼다. 다리와 발목을 긴장시켰다
가 푼다. 이 프로그램에서는 포함시키지 않았지만 신체를 마사지하는 방법도 만성적으로 긴
장된 근육을 이완시키는데 유용한 방법이다.
3. 점진적 심부 이완. 근육 하나하나를 시계의 추라고 생각해보자. 시계추를 왼쪽으로 잡
아당겼다가 놓으면 오른쪽으로 힘차게 움직인다. 깊은 이완은 바로 이 같은 원리에 근거하
여 강력한 이완법이다. 간단히 말해 근육을 한껏 긴장시킬수록 더 많이 이완되는 것이다. 눈
을 감고 등을 바닥에 대고 눕는다. 편안한 자세가 취해질 때까지 몸을 약간 움직인 후 가만
히 누워 있는다. 숨을 들이쉬면서 오른쪽 다리에 힘을 주어 긴장시킨 후 바닥에서 얼마쯤
들어올린다. 다리를 들어올릴 때 몇 초 동안 가만히 있다가 숨을 내쉬면서 내려놓는다. 똑같
은 방식으로 이번에는 왼쪽 다리를 움직인다. 다음으로 숨을 깊이 들이마시고 오른쪽 팔을
바닥에서 얼마쯤 들어올린 후 강하게 긴장한 채 5초 정도 있다가 숨을 토하면서 바닥으로
툭 떨어뜨린다. 그런 다음 왼쪽 팔을 똑같이 한다. 이번에는 숨을 깊이 들이쉬면서 엉덩이를
같은 요령으로 들어올려 5초 정도 있다가 숨을 토하면서 바닥으로 툭 떨어뜨린다. 다음으로
숨을 깊이 들이쉬면서 배를 마치 풍선처럼 부풀게 하여 5초 동안 있다가 입으로 숨을 토하
면서 완전히 이완시킨다. 같은 방식으로 가슴도 그렇게 한다. 팔이 이완된 상태로 숨을 들이
쉬면서 어깨를 귀 쪽으로 으쓱하고 들어올린 후 가슴 쪽으로 오그렸다가 아래로 툭 떨어뜨
리고 편안하게 이완시킨다. 머리를 좌우로 부드럽게 돌린 후 목을 이완시킨다. 숨을 들이쉬
면서 턱, 입, 눈 그리고 이마와 같은 모든 얼굴 근육을 일시에 찡그린 후 이완시킨다. 마지
막으로 신체의 모든 부분을 더 깊이 이완시킨다. 깊은 이완에 들어가면 몸 안에서 일어나고
있는 작은 움직임들을 더 분명하게 느낄 수 있다. 마음 깊이 감추어 놓았던 생각이나 느낌
이 의식 표면으로 떠올라 의식 속에서 재통합될 수 있다. 이보다 더 깊은 수준의 이완 상태
에 이르면 자기 자신의 우주 전체의 작은 한 부분으로 느껴지기 시작한다. 몸이 안정됨과
더불어 마음에서 이런 일이 일어나는지를 관찰하라. 만일 어떤 생각이나 느낌이 떠오르면
그냥 살펴만 보라. 판단하려 하거나 억압하려 하거나 통제하려 하지말고 그냥 그대로 지나
가도록 지켜만 보라. 왜 그렇게 해야 하는지는 뒤에 더 자세하게 이야기할 것이다. 다음에는
의식을 호흡으로 가져가라. 호흡하는 방법을 인위적으로 바꾸려 하지말고 단지 숨이 부드럽
게 코를 드나들고 있는 것에만 주목보라. 원할 때는 언제나 들이쉬는 숨을 좀더 깊게 쉬도
록 하라. 그러면서 몸과 마음의 생기를 소생시켜주는 빛 에너지와 산소를 들이마시고 있다
고 상상하라. 천천히 손가락과 발가락 또는 손과 발을 움직여라. 팔과 다리를 앞뒤로 부드럽
게 굽혀라. 이제 일어날 시간이 되었다. 벌떡 일어나지 말고 부드럽게 옆으로 몸을 굴리듯이
천천히 일어나 앉아라. 심부 이완을 몇 번하고 나면 모든 근육을 긴장 없는 이완 상태로 바
로 가져갈 수 있다. 예컨대 당신이 몹시 시간에 쫓기는 경우라도 가만히 누워서 숨을 깊이
들이마시고는 모든 근육을 몇 초 동안 긴장시킨다. 이어서 깊이 숨을 내쉬면서 긴장을 풀고
완전한 이완 상태로 들어가도록 하라.
4. 호흡방법. 호흡은 몸과 마음을 잇는 다리이다. 신체의 변화가 호흡에 영향을 미친다. 운
동을 하면 산소 요구량이 늘어나 호흡은 빨라지고 깊어진다. 마음의 변화가 호흡에 영향을
미친다. 불안할 때 호흡은 빨라지고 얕아진다. 이완되면 호흡은 느려지고 깊어진다. 호흡의
변화가 몸에 영향을 미친다. 투수가 공을 던지기 위해 와인드업할 때 먼저 깊은 호흡을 하
는데 이렇게 하면 투구에 큰 도움을 준다. 사격 선수가 총을 쏠 때 도 먼저 충분히 숨을 들
이마신후 천천히 토하면서 방아쇠를 당기도록 훈련한다. 오페라 가수나 대중음악 가수 그리
고 유도, 합기도, 태권도 같은 무술의 수련자들도 가창력을 높이거나 경기력을 높이기 위해
호흡하는 방법을 훈련한다. 호흡의 변화가 마음에도 영향을 미친다. 다소 피곤할 때 심호흡
을 하면 각성을 도와주며, 불안감을 느낄 때 심호흡을 몇 차례 하면 안정에 도움을 준다. 영
어에서 '숨을 들이쉬다(inspire)' 는 기운을 복돋우고, 창의성을 주며, 동기를 부여한다는 뜻
이고, 반대로 '숨을 내쉬다(expire)' 는 죽음을 뜻한다. 호흡은 마음과 몸을 잇는 일 외에 교
감신경계와 부 교감신경계를 연결하기도 한다. 정서적 스트레스를 받는 동안에는 교감신경
계가 자극을 받는다. 그 결과 심장 박동률, 혈압 그리고 근육의 긴장도가 모두 높아진다. 만
성적으로 스트레스를 받는 사람들은 자율신경계가 균형을 잃고 교감신경계가 늘 지나친 자
극을 받는다. 여기서 설명할 호흡법은 교감신경계와 부 교감신경계의 균형을 잡는 데 도움
을 줄 것이다. 규칙적으로 실시하면 마음과 몸을 깊이 이완시키고 교감신경계가 받고 있는
자극을 덜게 된다. 몸으로 하는 스트레칭과 달리 이 호흡법은 언제 어디에서나 할 수 있다.
요가에서 숨을 들이쉴 때 산소뿐만 아니라 기(prana)도 함께 들이쉰다고 한다. 산스크리트
어로 'prana'는 '호흡(breath)' 과 '영혼(spirit)' 을 동시에 뜻한다. 호흡은 기를 싣고 가는
수레이다. '생명력(vital force)' 이란 것은 전통적인 과학 장비로는 측정이 불가능하기 때문
에 서구의 생리학자들에게는 다소 신비한 것으로 여겨진다. 일상 생활에서 우리는 "어떤 때
는 기운이 좀 왕성하고(에너지 수준이 높고), 또 어떤 때는 기운이 없다.(에너지 수준이 낮
다)" 고 말하는데, 이때 '기운의 정도'를 과학적으로 측정할 수는 없다 하더라도 우리는 경
험적으로 '기운이 있다' 또는 '기운이 없다' 라는 표현을 그럴싸한 것으로 받아들인다. 호흡
기술을 익히는 것은 바로 기운의 정도를 높이는 기술을 익히는 것을 뜻한다. 여기서 설명하
는 호흡 기술을 '프라냐아마' 라고 부르는데 이는 '기를 통제한다' 는 뜻이다. 곧, 호흡 기
술은 기의 활용 수준을 높이고 균형을 맞춰주는 것이다. 뒷장에서 다룰 '명상' 에서는 이러
한 기의 흐름에 초점을 둘 것이며 또 이 장의 뒷부분에서 언급할 심상법(visualization)에서
는 건강과 치유 과정을 돕기 위해 기를 조정하는 법을 다룰 것이다. 요가 사상에 따르면, 사
람은 미묘하게 다른 몇 개의 '몸체(body)'로 구성되어 있다. 곧, 우리의 육체적 신체는 기
(prana) 곧 에너지체(energy body)로부터 만들어진 것이며 그 밖의 다른 '몸체'는 여기서
언급할 수 없는 더 미묘한 것이다. 이런 견해가 실제로 맞는지는 확답하기 어렵다. 비록 주
관적으로는 경험할 수 있다 하더라도 과학적으로는 입증되지 않기 때문이다. 예컨대 우리가
깊은 이완 상태에 들어가 신체가 충분히 안정되었을 때 숨을 들이마시면 에너지체가 앞뒤로
약간 요동하는 것을 느낄 때가 있다.(호흡 중 진동 현상의 경험) 한편, 팔이나 다리가 손상
이나 질병으로 절단된 후에도 여전히 그것이 몸에 달려 있는 것처럼 느끼는 사람도 있다.
이는 절단된 부위에서 이른바 '환지통(phantan pain)' 이라는 통증을 느끼기 때문이다. 다시
말해 신체는 사라졌지만 사라진 부위에 에너지가 여전히 남아 있기 때문이다. 앞에서 말한
것처럼 심리적 또는 영적 차원에서 변화가 일어나면 신체적 차원의 심장에서도 변화가 일어
나기 시작한다. 우리는 이러한 심장의 변화를 심장 PET 이미지나, 그 밖의 고도화된 영상
기법으로 측정할 수 있게 되었다. 심장에서 보여주는 이러한 변화는 아직까지는 그 원인을
모르지만 에너지체에서 일어난 변화 때문인 것으로 짐작하고 있다. 만일 에너지 형태에서
충분한 변화가 일어난다면 육체적인 신체 부위에서도 뚜렷한 변화가 일어날 수 있다. 곧, 정
서 상태나 호흡이 에너지체에 먼저 영향을 미치고, 다음으로 육체에 영향을 미치게 된다. 요
가의 호흡 방법은 매우 단순하지만 대단히 강력한 효과가 있다. 그런데 주의할 점은 대부분
의 요가 책이나 요기들이 강조하는 대로 경험 많은 스승의 지도가 필요하다는 사실이다.
복부 호흡. 복부 호흡은 스트레스 관리 기법 중에 가장 효과적인 방법이다. 오페라 가수는
복부 호흡을 횡경막 호흡(diaphragmatic breathing) 또는 복식 호흡이라 부르는데 이 호흡
덕분에 자신의 목소리를 커다란 콘서트 홀에 가득 울려 퍼져나가게 할 수 있다고 생각한다.
태권도, 합기도, 가라데 같은 무술을 수련하는 사람들도 이 호흡 훈련으로 놀랄 만한 격파
능력을 키우는 것이 가능하다고 믿고 있다. 횡경막은 가슴과 배 사이에 있는 거대한 근육이
다. 횡경막이 수축될 때 이 거대 근육이 아래로 내려감으로써 더 많은 공기가 폐 속으로 들
어갈 수 있는 공간이 마련된다. 횡경막 호흡은 가슴에 흡입 압력을 높여 심장으로 들어가는
정맥 혈압을 높인다. 여러분은 가슴으로 호흡하는가. 복부(횡경막)로 호흡하는가? 이것을 알
아보려면 오른손을 가슴에 얹고 왼손은 배에 얹고 숨을 들이쉬어 보자.(그림 19) 이때 오른
손이 왼손보다 더 많이 부풀어 올라가면 가슴 호흡을 하는 것이며, 왼손이 더 많이 부풀어
올라가면 복부(횡경막) 호흡을 하는 것이다. 대부분의 사람들은 가슴으로 호흡을 하는데 이
호흡은 복부 호흡에 비해 좋지 않다. 그러면 왜 가슴 호흡이 문제가 되는지 알아보자. 가슴
호흡은 일반적으로 빠르고 얕고 불규칙적인 것이 특징이다. 가슴으로 호흡하는 것은 '투쟁
반응이나 도피 반응' 이 일어나고 있음을 뜻하는데 이 같은 반응은 스트레스 정서와 관련이
있다. 폐의 하부엽에서 많은 피의 흐름을 수용한다 하더라도 가슴 호흡을 하는 동안에는 산
화가 잘 이루어지지 않는다. 복부 호흡을 하기 위해서는 먼저 등을 똑바로 세우고 앉는다.
가능하면 코로 숨을 쉬도록 하라. 코는 공기를 여과하고 따뜻하게 한다. 다시 한번 오른손을
가슴에 얹고, 왼손을 배에 얹는다. 이렇게 하면 호흡을 할 때 복부 근육이 움직이는 것을 잘
살필 수 있다. 횡경막이 수축하는 것에 주의를 기울이면서 동시에 복부의 깊은 곳에서부터
호흡이 이루어지도록 의식을 집중하라. 숨을 들이마실 때 왼손은 올라가야 하지만 오른손은
움직이지 않아야 한다. 숨을 내쉴 때에는 복부 근육을 수축시키면서 가능한 한 많이 토하도
록 하라. 이때도 왼손은 움직여야 하지만 오른손은 움직여서는 안 된다. 이것이 바로 복부
호흡이다. 처음에는 자연스럽지 않더라도 꾸준히 규칙적으로 해나가면 복부 호흡이 자연스
럽게 잘 이루어진다. 얼마 지나지 않으면 선잠을 자는 동안에도 복부 호흡을 할 정도로 능
력이 커진다. 이렇게 되면 스트레스를 덜 느끼게 되고, 몸의 균형이 잡히게 된다. 복부 호흡
을 배우는 것이 어려우면 바닥에 편안히 누워서 배 위에 전화번호부와 같은 묵직한 것을 올
려놓고 호흡해보자. 책이 상하로 움직이면 복부 호흡이 잘 되고 있는 증거이다.
심호흡. 심호흡 또는 매우 효과적인 스트레스 관리 기법의 하나이다. 심호흡은 언제 어디
에서나 쉽게 할 수 있으며 꾸준히 실천하면 좋은 효과를 볼 수 있다. 심호흡은 스트레스에
서 오는 온갖 유해한 반응을 물리치게 만든다. 매일 단 몇 분만이라도 심호흡을 하면 과거
처럼 돌발적 사건이나 사태에 쉽사리 휘말리지 않게 된다. 흥분되거나 불안하거나 걱정될
때마다 단 몇 번만이라도 심호흡을 하면 스트레스의 악순환 사이클을 끊고 안정을 찾게 된
다. 스트레스가 생기는 상황은 통제할 수 없다 하더라도 호흡은 언제나 통제할 수 있으므로
스트레스의 상황에서 일어나는 반응을 마음대로 바꿀 수 있다. 심호흡은 다음과 같이 한다.
먼저 코를 통해 완전히 숨을 토해낸다. 오른손을 가슴에 얹고 왼손은 앞서처럼 배에 얹는다.
앞서와 같이 배 가득히 공기를 들이마신다. 이렇게 호흡하면 왼손은 올라가지만 오른손은
가만히 있다. 배에 공기가 가득 찬 다음에 더 많은 공기를 들이키면 가슴의 아래 부분까지
가득 차게 되어 오른손도 위로 올라가게 된다. 이렇게 숨을 잔뜩 들이켜면 갈비뼈가 부풀어
오름을 느낀다. 깊게 들이마신 숨을 그대로 유지하면서 공기가 가슴까지 차올라온 것을 느
끼도록 한다. 공기가 폐의 위까지 차오면 쇄골이 부풀어오른다. 이때 복부가 안으로 오그라
들지 않도록 주의해야 한다. 숨을 토할 때는 들이마실 때와 반대로 한다. 먼저 가슴 위에서
부터 공기가 빠져나가도록 하면서 쇄골이 내려가도록 한다. 계속하여 위에서부터 아래쪽으
로 수축되게 하여 마지막에는 복부에 들어 있는 공기가 다 빠져나가도록 복부의 근육을 수
축시킨다. 숨을 토하는 동안에 가장 많이 이완되기 때문에 흡식보다 토식을 더 길게 하는
것이 이상적이다. 일반적으로 흡식 대 토식의 비율을 1:2로 하는 것이 이상적이라고 한다.
다시 말해 토식을 흡식보다 오랫동안 하라는 것이다. 대개의 사람들이 이런 비율을 지키면
서 호흡을 할 수 있을 때까지는 많은 훈련이 요구된다. 그런데 현기증을 느끼거나 호흡이
곤란해지면 정상적인 호흡으로 되돌아가야 한다. 매일 몇 분 간 심호흡을 훈련하는 스케줄
을 잡도록 하라. 그밖에도 자유로운 시간이 생기거나 스트레스를 받고 있다고 느낄 때는 언
제나 이 심호흡을 하라.
풀무식 호흡(bellows breathing). 이 방법은 몇 번의 빠르고 힘을 실은 풀무식 토식을 한
다음 편안하고 자연스런 흡식을 계속하는 것이다. 약간 피곤하거나 나른할 때는 1분 미만의
풀무식 호흡이 기운을 복돋우는 데 특별한 효과가 있다. 풀무식 호흡은 다음과 같이 한다.
복부 호흡 기법을 이용하여 숨을 충분히 토하고 나서 다시 충분히 들이마신 후 공기를 조금
씩 짧게 강제로 토한다. 이때 복부 근육만을 움직여야 하며 토식 빈도를 초당 2번 정도로
한다. 이렇게 15번 정도 토하거나 불쾌감을 느낄 정도가 되면 정상 호흡으로 되돌아가도록
한다. 이런 것을 한두 번 반복하라. 마무리할 때에는 부드럽게 충분히 숨을 토하고, 다시 부
드럽게 들이켜고 부드럽게 토하면서 끝낸다.
비강 교체 호흡(alternate-nostril breathing). 코의 안쪽은 늘어나기도 하고 오그라들기도
하는 융기성 조직으로 이루어져 있다. 코 안의 점막이 부풀어올랐다가 오그라듦에 따라 수
축과 이완이 되풀이된다. 콧구멍으로 드나드는 공기는 코 점막이 생물학적 리듬에 따라 확
장되거나 수축되어 하루 중에도 어떨 때는 어느 한쪽 콧구멍으로 더 많이 드나들다가 다음
에는 다른 쪽 콧구멍으로 더 많이 드나든다. 대체로 2시간 주기로 어느 한쪽 콧구멍으로 공
기가 더 많이 드나들다가 다시 반대편 콧구멍으로 더 많이 드나든다. 다만 사람이 그것을
인식하지 못할 따름이다. 생리학에서는 아직 이 현상에 관심이 없지만 요가에서는 이러한
리듬 변화와 기능 교체의 양상이 생리적, 심리적 균형감을 유지하는 데 중요하다고 여기고
있다. 이런 주장이 과학적으로 증명되지는 않았지만, 대뇌의 좌, 우 반구가 서로 다른 기능
을 한다는 과학적 사실에 비추어본다면 요가적 발상이 타당할 수도 있다. 어쨌든 비강 교체
호흡법은 호흡의 균형을 이루는 데 좋은 방법이다. 이 호흡은 마음과 신체를 안정시키고 이
완하는 데 좋은 방법이라고 할 수 있으며, 다음과 같이 연습하면 된다. 편안한 자세로 앉아
서 눈을 감는다. 충분히 숨을 토한다. 엄지손가락으로 오른쪽 콧구멍을 막고 왼쪽 콧구멍으
로 천천히 숨을 들이켠다.(전통적인 요가에서는 오른손을 부드럽게 주먹 쥐었다가 엄지손가
락과 약지와 새끼손가락을 펴라고 한다. 그런 상태로 엄지손가락 끝으로는 오른쪽 콧구멍을
막고 새끼손가락 끝으로는 왼쪽 콧구멍을 막으라고 한다.) 왼쪽 콧구멍을 막고 오른쪽 콧구
멍으로 숨을 토한다. 오른쪽 콧구멍으로 숨을 들이켠다. 오른쪽 콧구멍을 막고 왼쪽 콧구멍
으로 숨을 토한다. 이것을 되풀이한다. 편안한 상태에서는 토식하는 시간을 점차로 길게 하
여 흡식 시간의 두 배까지 길게 한다. 이 호흡을 한 번에 15초씩(흡식 5초, 토식 10초) 3분
동안 한다. 공기를 충분히 들이쉬지 못하고 있다고 느낄 때는 정상 호흡으로 되돌아가도록
한다.
5. 직접적 심상법(directed visualization). 우리가 어떤 단어를 마음에 떠올리면 우리 몸은
지금 그 순간에 떠오르는 이미지에 반응한다. 어제 친구와 심하게 다투었던 일을 떠올리면
바로 어제 그 순간과 똑같은 반응이 몸에서 일어난다. 눈을 감고, 애인이나 가족과 다투었던
장면을 회상하면서 몸에서 어떤 일이 일어나는지 살펴 보라. 아마 호흡이 거칠어지고 얕아
지면서 근육은 뻣뻣하게 긴장되고, 심장 박동은 빨라지고, 불안해지고 혼란스러워질 것이다.
이번에는 친구나 애인과 다정하게 지냈던 가장 최근의 일을 생각해 보자. 또는 평화로웠던
장면을 생각해 보자. 이번에도 시작하고, 호흡은 더욱 깊어지고 규칙적으로 이루어지며, 심
장 박동은 느려지고, 편안하고 좋은 기분이 느껴질 것이다. 또 다른 예를 들어보자. 눈을 감
고 손안에 노란 빛깔의 굴고 즙이 많은 잘 익은 레몬 하나를 쥐고 있다고 상상해 보라. 자
이번에는 이 레몬을 탁자 위에 올려놓고 칼로 두 조각으로 싹둑 자른다고 상상하라. 자른
조각을 집어 코끝에 갖다대면서 손톱으로 레몬 껍질을 긁는다고 상상해 보라. 어떤 냄새가
날지 상상하고 그것을 입에 넣고 씹는다고 상상해 보라. 실제로 잘 익은 레몬을 씹을 때와
똑같이 침이 입에 많이 고일 것이다. 마음과 몸은 이와 같은 정신적인 이미지들로 서로 대
화한다. 이 같은 대화는 우리가 인식하지 못한 상태에서 언제나 일어나고 있는데, 치유의 방
식으로 일어나는 때도 있고 유해한 방식으로 일어나는 때도 있다. 우리의 의식과 무의식 사
이에도 이 같은 대화가 이루어진다. 심상법은 우리 몸의 감각을 이용하여 상을 그리는 것이
다. 한 가지 감각으로 가능하지만 위의 예에서 보았듯이 시각, 청각, 촉각, 후각 미각을 다
동원하는 것이 가장 좋다. 프로 운동 선수들은 심상법이 경기력을 높이는 효과가 크다는 것
을 잘 알 고 있다. 새롭게 각광받는 스포츠 심리학에서는 세계적 수준의 선수 육성을 위해
심상법을 연구하고 이를 훈련시킨다. 1988년 서울올림픽을 앞두고, 스포츠 심리학자 셰인 머
피 박사는 선수들에게 심상법을 가르쳐야 한다고 미국 올림픽위원회에 제안하였으며, 이 제
안이 받아들여져 실제 훈련에 응용되었다. 심상법을 쓰면 측정이 가능할 정도로 몸에 변화
가 생긴다. 심리학자 리처드 수인 박사는 스키 선수가 할강하는 장면을 상상하고 있을 때
근육 활동을 측정해서 실제로 할강할 때 일어나는 근육 변화와 매우 비슷한 변화가 일어나
는 것을 관찰하였다.
마음의 상 만들기. 심상법은 한 가지 감각 기관만으로도 할 수도 있고 여러 감각 기관을
함께 사용해서 할 수도 있다. 마음의 눈으로 어떤 장면을 '보지' 않는다고 하더라도 상상으
로 소리를 '듣고', 음식을 '맛보고', 냄새를 '맡고', 물건이나 사람을 '만질' 수도 있다. 어떤
사람은 어떤 장면의 색깔을 뚜렷이 볼 수 있다고 하는 데 반해 어떤 사람은 흑백으로만 볼
수 있다고 한다. 심상을 하는 데는 어는 것은 옳고 어는 것은 틀렸다고 할 수 없으며, 원하
는 대로 하면 된다. 이제 심상법을 연습해 보자. 눈을 감고 마음을 잠깐 가라앉혀라.(눈을
감은 후 다른 사람에게 아래의 지시문을 또박또박 읽어달라고 부탁해도 좋다.) 지금 당신은
침실에 들어가 푹신한 침대 위에 편안히 누워 있다. 침실의 창문 수를 헤아려 보고, 벽지 색
깔을 상상해 보고, 방바닥에 깔린 카펫의 질감을 상상해 보라. 침실에 놓인 전화기의 색깔을
생각하고, 모양을 생각하라. 이번에는 전화벨 소리를 듣는다고 상상하라. 전화를 받으러 가
고 수화기를 쥔 느낌을 떠올리고 "여보세요?" 하고 말하는 것을 상상하고, 친구의 다정한
목소리에 주의를 기울인다. 그 친구와 마지막 만났던 장면을 떠올리고, 그와 함께 있을 때의
느낌을 생각하고 그의 얼굴을 생각해 보라. 자, 눈을 떠라. 그리고 눈을 감았던 동안에 어느
장면을 잘 상상할 수 있었다면 바로 그 장면을 상상하라. 심상 연습 동안에 느낀 것에 주의
를 집중하는 훈련을 하라.
치유되는 심장을 상상하기. 앞에서 우리는 심장으로 들어가는 피의 양을 늘리거나 줄이는
여러 메커니즘, 곧 관상동맥 폐색, 관상동맥 경련, 혈관 안의 혈액 응고 같은 것들을 알아보
았다. 그리고 이 같은 메커니즘들이 생활 습관 요인에 따라 개선되거나 악화될 수 있다는
것을 알았다.(그림 20) 이를테면 정서적 스트레스가 온몸의 혈관을 수축시키고, 이 혈관 수
축이 심장에서 일어난다면 관상동맥 경련이 된다. 손에 피가 많이 흐른다고 상상하면 실제
로 더 많은 피가 흐른다. 상상으로 피의 흐름을 활발하게 하여 성기를 발기시키는 것도 가
능하다. 이와 반대로 나쁜 일을 상상하면 심장으로 흘러드는 피가 줄어든다. 따라서 심장 혈
관이 치유되고 있다고 상상하면 실제로 관상동맥이 넓어져서 피의 흐름이 좋아진다. 또 다
른 증거에 의하면 심상법으로 불규칙한 심장 박동을 고칠 수 있다. 심상이 관상동맥 폐색에
미치는 영향은 아직까지 밝혀지지 않았지만 효과가 있을 것으로 본다. 만일에 관상성 심장
병에 걸려 있고 관상혈관을 촬영해 보았다면 의사에게 막힌 곳의 위치를 정확하게 가르쳐
달라고 하라. 그런 정보를 알면 심상법을 실천하는 데 큰 도움이 된다. 그런 정보를 얻지 못
했다 하더라도 자신의 심장을 떠올리며 다음과 같이 상상해 보라. 내 심장은 규칙적으로 잘
뛰고 있다. 내 심장은 박동할 때마다 피를 활발하게 잘 내뿜고 있다. 내 심장의 동맥이 확장
되어 더 많은 피가 잘 흐르고 있다. 새로운 혈관들이 자라나고 있고, 이것들이 더 많은 산소
와 영양소를 심장 근육에 공급하고 있다. 피가 온몸에 막힘 없이 부드럽게 흐르고 있다. 심
장에 어떤 문제가 있는지 잘 모르는 사람은 자신의 심장에 건강하다는 상상을 하면 된다.
어떤 방식으로 심상을 하든 자세하고 구체적으로 상상하는 것이 좋다. 의학 책을 펼쳐들고
심장 사진을 보면서 하거나 심장 수술을 하는 비디오를 보면서 하면 좋고, 자신의 심장 혈
관을 촬영한 사진을 보면서 한다면 더 좋다. 그러나 아무 자료도 보지 않고 순전히 상상만
으로 하는 방법도 나쁘지 않다. 어떤 환자는 터널을 뚫는 굴착기를 떠올리며 막힌 동맥에
새로운 통로를 마련하여 그곳으로 피가 잘 흐르는 장면을 상상한다고 했다. 어떤 환자는 숨
을 들이켤 때마다 백색 광선을 들이마신다고 상상하면서 이 백색 광선이 폐를 지나 관상동
맥을 통과하면서 막힌 곳을 태워 버린다고 상상한다고 했다. 그는 숨을 토할 때는 막혔던
동맥의 잔류물을 내뱉어 버리는 것을 상상한다고 했다. 자신의 심장이 좋아지고 있다고 상
상하는 것은 언제든지 가능하겠지만 명상이 끝난 직후가 가장 효과적이다. 명상은 주의를
집중시켜주기 때문이다.
6. 수용적 심상법(receptive visualization). 앞에서 직접적 심상법, 곧 이미지들을 이용하여
몸에 직접 영향을 미치는 심상법을 다루었다. 마음에 떠오르는 이미지를 몸이나 무의식과
소통시켜 변화를 꾀하는 것이 직접적인 심상법이다. 야구 선수가 공을 더 정확하게 치고 던
지기 위하여 이를 이용하듯이 심장병 환자는 막힌 관상동맥을 열기 위해 이를 이용한다. 수
용적인 심상법은 그동안 의식하지 못하고 있었거나 무시하고 있었던 유용한 정보를 우리 안
에서 들추어내어 의식선상으로 끌어올리는 방법이다. 수용적 심상법은 우리가 스스로 알고
있다고 생각하는 것보다 더 많은 것들이 자신 안에 있다는 생각에 바탕을 두고 있다. 오랜
동안 심장병 환자를 다루어본 심장병 전문의들에 따르면, 환자들은 무심코 '자신의 심장이
벽이나 요새와 같은 것으로 둘러써야 있다.' 고 생각하고 있다. 심장병 연구에 무증상 허혈
증(silent ischemia)이라는 새로운 분야가 활발히 다루어지고 있는데, 허혈증이란 심장으로
들어가는 피의 흐름이 줄어드는 증상이다. 심장 전문의는 심장이 피를 제대로 공급받지 못
할 때 가슴에 통증이 일어난다고 한다. 그런데 최근의 연구에 의하면, 심장으로 들어가는 피
가 크게 줄어들어도 아무런 통증이나 증상을 느끼지 못하는 사람도 있다고 한다. 또 아무런
증후도 느끼지 못한 채 심장마비가 일어나는 사람도 있다. 몇 해 전부터 왜 다른 사람은 가
슴 통증을 느끼는데 어떤 사람은 느끼지 못하는지에 대한 연구가 시작됐다. 아직 명확하게
밝혀지지 않았지만 이런 연구가 성과를 거두고 있다. 최근 연구에서는 무증상 허혈증이 있
는 환자는 신경계통이나 자생적 통증 제어 물질인 엔돌핀을 생성하는 데는 다른 환자와 차
이가 없지만 여러 종류의 통증이나 쾌감을 느끼는 정도가 훨씬 둔하다고 한다. 팔콘 박사와
그의 동료들은 무증상 허혈증 환자의 71.2%는 심하게 자극했음에도 불구하고 치통을 느끼
지 못하는 반면 협심증 환자의 69.7%는 아주 작은 자극만 있어도 치통을 호소한다고 하였
다. 무증상 허혈증 환자는 자기 느낌과 경험, 또는 생각과 느낌 사이를 연결짓지 못한다. 말
하자면 자신의 느낌을 다른 사람에게만이 아니라 자기 자신에게도 털어놓지 않는다. 그들에
게 느낌이 어떠냐고 물어보면 일반적으로 자신이 생각하고 있는 바를 말한다. 그러므로 이
프로그램의 핵심 치유 과정은 환자들이 새로운 경험을 하도록 집단 안정 기회를 마련해주는
것이다. 이는 그들이 자신의 경험 세계로부터 스스로 벽을 쌓아 느끼지 못해왔던 느낌들을
새롭게 느끼게 하고, 새롭게 통합할 수 있도록 하자는 것이다. 심상법을 사용함으로써 자기
내면의 벽 뒤에 쌓아둔 특별한 경험 내용과 대화를 시작할 수 있다. 심장병이 있는 사람들
은 삶의 어느 시기에 심각한 마음의 상처를 안았던 사람들이 대부분이다. 성장해가면서 우
리는 마음의 고통으로부터 자신을 보호하려고 한다. 나이가 들면 마음의 상처를 더 심하게
받는다고 생각하지만 실제로는 어렸을 때 더 심한 상처를 받는다. 나이가 들어 가면서는 스
스로를 잘 보호하고 방어할 수 있지만, 어릴 때는 방어 능력이 약하기 때문에 더 쉽게 상처
를 받는 것이다. 심장은 감정에 의해 가장 쉽게 영향 받는 기관이다. 오랜 옛날부터 시인이
나, 소설가, 신비주의자와 성직자, 나아가 일반인까지 마음이 있는 곳이 심장이라고 믿어왔
다. 앞에서 우리는 심장이 감정에 얼마나 민감하게 반응하는지 살펴보았다. 친구, 적, 가족
그리고 자기 자신이 스스로에게 가하는 온갖 돌팔매질과 비난의 고통에서 자신을 보호하기
위해 심장 둘레에 정서적인 벽을 쌓아 둠으로써 심장을 보호해왔다고 상상해 볼 수 있다.
이렇게 보면 우리는 심장 둘레에 잘 무장된 요새를 구축해온 셈이다. 그러나 이것은 '자신
을 보호하기 위해 만든 벽이 오히려 자기 자신을 격리시키게 된' 양면의 날을 가진 칼로 비
유할 수 있다. 이를테면 그 같은 '격리' 가 만성 스트레스가 되어 드디어는 심장병을 일으킨
다. 발달의 어느 단계에서는 이 같은 벽이 정서적 생존을 위한 보호벽이 될 수 있다. 그러나
처음에 보호벽으로 시작되었던 이 벽을 그대로 두면 해로운 벽으로 바뀐다. 말하자면 생존
을 위해 보호적이고 필수적인 것으로 시작되었던 '공격 또는 도피 반응' 이 계속하여 일어
나면, 이 반응은 해로운 반응이 될 뿐만 아니라 마침내 생명을 위협하는 치명적 반응이 된
다. 앞에서 말했듯이 우리 몸은 마음에서 일어난 상상을 실제로 일어난 것으로 여기고 반응
한다. 레몬을 씹는다고 상상하면 마치 실제로 레몬을 씹을 때처럼 입안에 침이 고이듯이. 신
비주의자들은 "마음에서 일어나는 것이 현실이 된다." 고 말한다. "당신이 생각하는 대로 된
다.(As you think, so you become.)" 무엇을 강렬하게 생각하면 삶 속에 그것이 실제로 일
어나기 시작한다는 얘기다. 만일 스스로 위험하다고 느끼면 이미 위험에 처한 것이다. 만일
자신이 위험하고 적대적인 세상에 살고 있다고 느끼면, 투쟁 또는 도피 반응 기제가 자신을
위험 지대로 몰고 가도록 만성적으로 자극한다. 이와 비슷하게, 마음에 상처를 받을 것이라
든지 거부당할 것이라는 두려움을 가지면 스스로 심장 둘레에 내면의 벽을 치게 되며, 이런
두려움으로부터 심장을 격리시키고 어둠 속에 감추어 두어 심장을 보호하려고 한다. 이것은
또 다른 자기 달성적 예언과 악순환을 하게 된다. 외로움을 느끼는 것이 고통을 만든다. 이
내면의 벽은 "보라, 이 벽의 바깥 세상은 너무나 고통스런 세상이야. 그러니까 너의 심장은
이 벽의 보호가 필요해." 라고 말한다. 그래서 이 벽은 더 튼튼하게 둘러쳐지게 되며, 우리
는 더 심한 고통과 외로움을 느낀다. 그래서 악순환은 계속된다. 만일 바깥 세상이 위험해
보이고 또 감정을 표현하는 것도 위험하다고 느끼면 아무 것도 느끼지 않는 것이 오히려 편
안해 보일 수 있다. 그러면 다른 사람이나 자기 자신으로부터 올 수 있는 위협적인 것들을
방어하기 위해 미리 심장 둘레에 단단한 벽을 쌓아 둘 필요성을 느끼게 될 것이다. 이렇게
되면 방어벽 없이 마음을 열고 이 세상을 살아가는 것은 위험하고 현명하지 못하다고 생각
될 것이므로 방어벽 쌓기가 더욱더 필수적인 것이 된다. 그런데 쉬지 않고 방어벽을 쌓아올
리는 데는 엄청난 대가가 따른다. 심장 둘레에 벽을 쌓는 데 너무 많은 대가를 치르고 나면
고통을 느낄 힘조차 없어지고, 즐거움을 느낄 힘 또한 고갈되고 만다. 방어를 더 잘 하려면
더 높이 쌓아올려야 하므로 더 외로워지고 더 심하게 격리될 수밖에 없다. 방어벽을 낮추기
위한 위험을 감당하기 위해서는 이 벽을 낮추어야만 할 이유를 발견할 필요가 있다. 그 같
은 장벽이 고통과 질병을 일으킬 수 있음을 이해하게 될 때 우리가 겪는 신체적, 정서적, 정
신적 고통이 치유 과정에 들어가도록 하는 촉매제가 될 수 있는 것이다. 그러나 벽을 허물
고 여는 일이 너무나 두렵기 때문에 결코 쉽게 행동에 옮길 수 없다. 이때 우리가 느끼는
고통과 질병에 주의를 기울인다면, 우리 자신을 고통스럽게 하고 병들게 했던 우리의 삶을
되돌아볼 수 있을 것이다. 수용적 심상을 하는 데는 여러 가지 방법이 있다. 일반적인 원칙
은 자신이 무시하고 있는 중요한 정보에 먼저 주의를 집중하는 것이다. 편견 없이 정보를
알아보기 위해 몇 가지 수용적 심상법의 예를 들어보기로 하자.
내 안의 스승과 만나기. 자신이 모르고 있는 정보에 다가서는 한 가지 방법으로 '내 안의
스승(inner teacher)' 을 만나는 것이 있다. 내면의 스승을 심상화 하는 이 방법은 고대 인도
에서뿐만 아니라 아메리카 인디언들도 사용했다. 그리고 현대에 와서는 정신분석학자 칼 융
이나 잔 아흐터버그, 물리학자 사뮤엘스와 라첼 나오미 레멘 같은 사람들도 활용했다. 이 방
법은 그 효력이 얼마나 탁월한 것인지 알기 전까지는 낯설고 신비하게 여겨지기 쉽다. '내
안의 스승' 이란 자신 속에 있는 '내면의 자신(your inner self)' 이며 '참된 나' 이다. 수용
적 심상법 역시 언제 어느 때나 해도 좋지만 스트레칭, 호흡, 깊은 이완, 명상 직후에 하는
것이 좋다. 눈을 감고 명상 상태로 들어가라. 자신이 아늑하고 편안한 곳에 있다고 상상해
보라. 실제로 가 본 장소를 상상해도 좋고 상상 속에서만 존재하는 장소라도 좋다. 모든 감
각을 다 동원하여 되도록 세밀하게 그 장소를 마음에 그려라. 어떤 것들이 보이며, 무슨 소
리가 들리며, 색깔과 냄새와 맛은 어떠한지, 걸음을 옮길 때 발바닥에 닿는 느낌은 어떠한
지! 그곳에서 걸어가고 있을 때 갑자기 어떤 사람이나 사물이 나타났다고 상상해 보라. 남
자일 수도 있고, 여자일 수도 있고, 동물일 수도 있고, 무생물일 수도 있다. 또는 흰 수염을
나부끼는 현자일 수도 있다. 어떤 모습이든 그가 풍기는 고매한 인격 때문에 스승임을 쉽게
알아볼 수 있을 것이다. 그 같은 스승을 만났을 때는 먼저 자신을 소개하고 대답을 기다려
라. 그를 어떻게 불러야 좋을지 물어보고, 어떤 방법으로 질문하는 것이 좋을지 물어 보라.
답을 얻고 나면 다음에는 도움이 될 정보를 줄 수 있는지 물어 보라. 줄 수 있다면 이미지
로 주어도 좋고 소리로도 좋고, 또 그밖에 정확하게 알 수 있는 어떤 방식으로 전해주면 좋
겠다고 말하라. 만일 정보를 주지 않으면 유익한 정보를 제공해 달라고 요청하고 응답을 기
다려라. 만일 정보를 주려고 하거든 이렇게 물어보고 대답을 기다려라. "내가 모르고 있는
정보가 어떤 것입니까?" 이 정보는 대체로 불완전한 것이므로 정보를 받은 후 새로운 질문
들을 내놓아라. 만일 정보를 받은 후 더 이상 정보가 나오지 않으면 내면의 스승에게 이제
어떻게 하는 것이 좋을지 물어볼 수 있을 것이다. 이때 벽이나 담장 또는 그 밖의 다른 장
벽이 보일 수 있다. 만일 그런 것이 보이면 다음과 같이 하라. 그 같은 장벽은 그 나름의 소
리가 있다. 이 소리는 내면의 스승의 소리와 다르다. 당신은 이 벽에게 자신을 소개하고 이
벽이 하는 기능이 무엇인지 질문해 보라. 대부분의 경우, 이 벽은 어떤 것은 받아들이고 어
떤 것은 배제하는 기능을 한다. 이 벽은 대개 위험스럽거나 위협적인 것으로 보이는 자극은
배제하려 하고, 또 위험스럽거나 협박적인 것으로 믿어지는 감정들은 감추려고 한다. 삶의
어떤 시점에서 이 벽은 보호적인 기능을 했으며, 정서적 생존에 필요한 것이 되었다. 그러므
로 이 벽에 감사를 표한 다음 그 응답을 들어 보라. 이 벽이 처음 나타났을 때 이렇게 물어
보라. "그 때 내 삶에 어떤 일이 일어났는가?", "벽이 필요했던 이유는 무엇이었는가?" 만일
답을 해준다면 그 대답을 들어 보라.(대답은 단어로, 심상으로, 소리로 또는 어떤 상징을 통
해서도 가능하다.) 그런 후 이 벽에게 조금 열어주거나, 조금 더 투명하게 해주거나, 또 다
른 방법으로 벽 뒤에 있는 그 무엇을 조금 보여줄 수 없는지 물어 보라. 만일 벽 저쪽 세계
에서 견디기 어려운 고통을 만나게 되면 곧바로 이곳으로 되돌아올 것이라고 말해 주라. 바
로 그 시점에서 이 벽은 열릴 수도 있고 여전히 닫힌 채일 수도 있다. 아니면 더욱 큰 벽이
될 수도 있다. 만일 벽이 더 이상 열어주지 않으려고 하면 언제 어느 때 열어주려 하는지
물어 보라. 만일 벽이 열리기 시작하면 그 뒤에서 무슨 일이 일어나고 있으며, 그것이 지닌
느낌이나 이미지는 어떤 것인지 주의를 기울여 살펴 보라. 그러면 새로운 의문과 정보들이
생겨날 것이다. 당신이 편안하다고 느껴지면 이 과정을 계속하라. 대개 벽의 뒤편에서는 빛,
사랑, 즐거움, 해방감, 행복의 모습이 나타난다. 이런 것들이 나타날 때 당신의 인생은 더 이
상 벽이 필요 없는 특별한 삶이 된다. 그러나 때로는 그 이미지가 고통스럽거나 두려운 경
우도 있다. 일반적으로도 이러한 경험은 모두 치유가 가능한 것이다. 벽 뒤편에 있는 이미지
가 당신이 견디기에 지나치게 힘든 것이라면 벽은 더 이상 열리지 않을 것이다. 양파 껍질
처럼 벽 속에는 또 다른 벽이 가로놓여 있다. 만일 당신이 또 다른 벽을 발견하면 앞에서와
같은 접근을 다시 시작하라. 새로운 벽도 과거의 벽과 같은 목소리를 내지만 그 나름의 소
리가 있을 것이다. 당신이 과거의 벽을 가졌다면 내면의 스승이 주는 정보에 귀기울여 보라.
이 현자는 먼저 나서서 많은 정보를 주지는 않는 것 같다. 현실에서도 그렇듯이 당신이 질
문할 때까지 기다린다. 만일 당신이 특수한 질문을 하면 특수한 답을 받게 된다. 만일 대답
의 의미가 분명치 않을 때는 내면의 스승에게 더 명료하게 해석해 달라고 할 수 없다. 때때
로 내면의 스승은 다른 내면 세계나 실제 현실 세계에 있는 다른 내면의 스승에게 당신을
보낼 수도 있다. 당신의 내면 스승이 제2의 내면의 스승에게 당신을 보냈을 때에는 당신에
게 무슨 정보가 필요한지 제2의 스승이 쉽게 발견할 수 있도록 해준다. 이제 내면의 스승과
헤어질 때가 되었다면 다음에 다시 만날 수 있는 방법이 무엇인지 물어 보라. 눈을 뜬 후에
는 이번 만남에서 얻은 정보들을 정리해 두라. 혹시 내면의 스승을 만나지 못했다 하더라도
용기를 잃지 마라. 만날 수 있도록 다시 노력해 보라. '자기 자신의 치유' 라는 저서에서 마
틴 로스만 박사는 상상력을 사용하는 방법을 꼼꼼히 설명했는데, 이 책에는 내면의 스승을
만날 때까지 해야 할 몇 가지 참고 사항을 일러두었다. 그가 당신을 어떻게 생각할지 상상
해 보라. 그가 어떻게 생겼을지 상상해 보라. 아주 좋은 친구와 대화하는 것을 상상해 보라.
그가 역사나 신화 속 인물 중에서 누구와 닮았을지 상상해 보라. 그에게 편지를 써라. 당신
자신이 현자라고 상상하고 난 후 당신 자신에게 편지를 쓰도록 하라.
내 안의 심장과 만나기. 직접적 심상법에서는 심장을 직접 치유하는 이미지들을 떠올렸다.
그것과는 달리 여기서는 심장이나 그 밖의 어떤 것으로부터 이미지들을 받는다. 당신의 심
장을 상상하라. 그 모양이 심상법에서 이용했던 해부학적 그림과 같을 수도 있고 전혀 다를
수도 있다. 모양이 어떻든 심장과 만났으면 낯선 사람들 만났을 때처럼 인사를 하여라. 심장
에게 "안녕!" 하고 인사하고 나서 그가 무어라 대답하는지 살펴라. 그에게 이름이 있는지,
있다면 무엇인지 물어 보라. 이름을 말해주면 언제부터 그런 이름을 가졌는지 물어 보라. 당
신의 심장이 목소리를 낸다면 그것은 당신 내면의 스승의 목소리와 같을 수도, 같지 않을
수도 있다. 당신의 심장과는 단어보다는 이미지의 변화나 소리의 변화에 따라 소통하게 된
다. 이미지이거나 소리이거나 또는 다른 어느 것이거나 일단 심장으로부터 받을 수 있게 되
면, 심장이 치료되기 위해 필요한 것이 무엇인지 물어 보라. 처음에는 신체적인 치유에 필요
한 것부터 물어 보라. 대답을 얻은 후에는 정서적, 영적 치유에 필요한 것부터 물어 보라.
그것이 다이어트나 운동 같은 특별한 것이라고 충고해줄 수도 있고, 인간 관계나 정서 같은
것이라고 할 수도 있고, 그런 것과는 전혀 다른 무엇이라고 말해줄 수도 있다. 당신은 쉬지
않고 박동을 계속하며 생명을 지켜준 심장에 고마움을 표하라. 그런 후, 어떻게 대답하는지
귀를 기울여라. 당신이 심장에게 질문한 것에 대답을 얻지 못할 수도 있다. 어쩌면 처음 당
신 자신을 소개했을 때 당신의 심장이 자신의 이름을 대답해주지 못할 때도 있다. 만일 이
런 일이 일어났다면 이런 정보와 자기 자신을 갈라놓는 장벽을 대상으로 심상법을 시도하도
록 한다. 많은 사람들은 자신의 심장 둘레에 심장을 보호하고 격리시키는 장벽의 이미지를
가지고 있다. 당신도 비슷한 이미지를 발견할 수 있을지도 모르며, 당신의 장벽은 전혀 다를
수도 있다. 또는 당신 심장 둘레에는 그 같은 이미지가 전혀 없을 수도 있다. 만일 어떤 모
양이든 벽을 만났다면 앞에서 연습했던 것과 같이 이 벽과 대화하기 시작하라. 먼저 오랜
세월 동안 당신을 지켜준 것에 감사하다는 말을 하고 대답을 들어 보라. 그 벽에게 벽 너머
그 속에 있는 것을 만나봐도 좋으냐고 물어 보라. 이렇게 정보를 제공해주고, 문을 열어주는
것에 대해 심장에게 감사 드려라. 당신의 심장에게 사랑을 느끼도록 하고, 당신의 심장이 당
신에게 베풀어준 사랑에 감사를 드려라. 마지막으로 어떻게 하면 다시 만날 수 있는가를 물
어 보라. 이런 종류의 심상은 당신에게 힘과 정보를 동시에 부여해준다. 왜냐하면 이 심상은
당신에게 무엇이 가장 알맞은지 잘 모르는 어떤 전문가나 권위자에 의해서 나온 것이 아니
라 바로 자신에게서 나온 정보이기 때문이다. 어떤 이미지나 어떤 느낌이 나오든 그것은 바
로 당신 자신의 이미지와 느낌이며, 이것은 더 중요한 정보를 더 잘 인식하도록 해주는 것
이다. 자신의 내면 정보를 믿기 시작하면 더 쉽게 그 정보에 접근해갈 수 있다. 이 정보는
자신의 합리적 생각을 바꾸어 놓기보다는 보완하는 기능을 한다. 이것은 의문과 해답을 동
시에 주므로 진단적이기도 하고 치료적이기도 하다. 우리는 남이나 자신이 어떤 것을 판단
할 때의 느낌을 잘 알고 있다. 남에게 판단되거나 거부되는 것이 얼마나 고통스러운지도 잘
알고 있다. 이러한 공통의 느낌과 경험 속에서 남과 다르다거나 분리된다는 느낌 대신 서로
더 공고하게 연결되는 공감의 느낌을 더욱 좋아한다. 우리는 약이나 마약 또는 술을 남용하
기도 하고, 너무 많이 먹어 비만해지고, 강박적으로 일하고, 영화나 연극에 몰입하면서 우리
의 감정을 스스로 차단해왔다. 우리는 그동안 삶의 방법을 선택해오지 않았다. 때때로 고통
이 너무나 극심해서 죽는 것이 더 쉬울 것이라고 생각하였고, 그냥 고통 속에서 하루하루
생명을 유지하는 강요된 삶을 살아왔다. 이제는 삶을 살아갈 뿐 아니라 치유될 수 있는 새
로운 삶의 방식을 선택해야 할 것이다. 지금까지 우리는 스트레칭, 심부 이완, 호흡, 심상법
이 스트레스 관리에 효과적인 기법일 뿐 아니라 우리의 느낌과 내면의 평화를 위해 우리의
심장을 여는 방법을 가르쳐주는 효율적인 방법이란 것을 알게 되었다. 다음 장에서는 커뮤
니케이션 기술과 그 밖의 다른 기법들을 다룬다. 그런 것들이 어떻게 우리의 심장을 열게
하고, 어떻게 다른 사람과의 격리감을 치유해주는가를 설명할 것이다.
"인류가 공통으로 가져야 할 책임감은 다른 사람의 고통을 자기 것으로 느끼는 것이다.
적이란 행복에 대한 요구로부터 나온 것이라 해도 과언이 아니다. 우리는 모든 인간이 원하
는 것이 동일하다는 사실을 깨달아야만 한다." 14대 달라이 라마
주여, 저를 평화의 도구로 삼아주소서. 증오가 있는 곳에 사랑을 씨 뿌리게 하시고 상처가
있는 곳에 용서를, 의심이 있는 곳에 믿음을, 절망이 있는 곳에 희망을, 어둠이 있는 곳에
빛을, 그리고 슬픔이 있는 곳에 기쁨을. 성스런 주여, 부디 간청하나니 위로하는 것처럼 위
로 받기를 이해하는 것처럼 이해 받기를 사랑하는 것처럼 사랑 받기를 갈구하지 않게 해주
십시오. 아시시의 성 프란시스
제6장 다른 사람에게 당신의 가슴 열기
앞장에서 우리는 신체, 마음, 심장에서 일어나고 있는 변화를 더 잘 인식하고, 내면에 존
재하는 더 큰 평화를 발견하도록 도와주는 방법들을 살펴보았다. 이 장에서는 남과 격리되
는 것을 어떻게 하면 치유해 나갈 수 있는가를 알아보려고 한다. 우리가 일상 생활에서 하
는 행동은 남과 친밀감을 느끼게 하는 것일 수도 있고 격리감을 느끼게 하는 것일 수도 있
다. 어떤 행동은 다른 행동에 비해 활기가 넘쳐 어떤 방향으로 나아갈 수 있도록 힘을 복돋
워 주기도 하지만 어떤 행동들은 이와는 정반대로 좌절감을 주어 무기력하게 만들기도 한
다. 성 행동이 바로 이러한 예에 해당된다. 두 사람이 서로 사랑하면 두 사람 다 편안함과
안정감을 느끼고 사랑의 행위는 더욱 투명하며 황홀감을 안겨준다. 두 연인 사이를 가로막
고 있던 경계가 무너지면서 자기 자신에게 집착하는 이기적인 생각을 버리게 된다. 이와는
반대로 일방적으로 행해지는 강간의 경우는 가장 외롭고 가장 파괴적인 경험을 맛보게 한
다. 강간을 당한 사람은 흔히 심각할 정도로 심한 격리감을 느껴 신뢰감을 회복하는 데 많
은 어려움을 느낀다. 죽음이 임박한 이들 중 많은 사람들이 죽음이란 어두운 작은 방 속으
로 영원히 혼자가 되어 내던져지는 듯한 외로움의 극치를 경험한다고 한다. 그렇게 느끼지
않는 사람들은 원점으로 되돌아간다거나, 빛 속으로 들어간다거나, 한 방울의 비가 되어 대
양의 일부를 이룬다거나, 영혼이 신과 하나가 되는 이른바 초월의 경험을 하기도 한다. 위에
서 든 극단적인 상황과는 다른 일상적이 상황에서 어떻게 하면 우리 행동이 외로움과 스트
레스, 고통과 질병을 낳지 않고 친밀감과 이완감, 즐거움과 건강을 가져다주게 할 수 있을
까? 신체를 접촉하고, 껴안고, 비비는 것이 친밀감을 높인다는 것은 누구나 다 아는 일이다.
이 장에서는 인간 관계에서 더욱 공고한 일치감을 불러일으키고, 외로움과 격리감 대신 초
월감을 느낄 수 있도록 해주는 다음의 방법들에 대해 알아보자. 커뮤니케이션 기술. 이타주
의(altruism), 자비심(compassion), 관용(forgiveness)
1. 커뮤니케이션 기술. 어떻게 말해야 다른 사람이 내 야이기를 귀담아 들어주는지 우리
는 알고 있다. 친밀감은 서로의 말에 귀기울일 때 커진다. 서로가 긴밀히 연결된 존재임을
느끼고, 이런 일이 용이해질 때 스트레스와 질병의 원인이 되는 격리감이 줄고 치유의 과정
이 시작되는 것이다. 커뮤니케이션과 감정 표출(ventilation)은 똑같지 않다. 감정 표출이란
문자 그대로 감정을 표현하는 것에 불과하며, 사람들이 자신의 이야기를 들어주는지에 주의
하지 않는다. 그러나 커뮤니케이션은 내가 상대방에 대해 어떻게 느끼는지를 표현함으로써
상대방이 내 말을 더욱 잘 들어주고 이해하도록 해주는 것이다. 사람들은 흔히 분노를 표출
하는 것이 부정적인 감정을 정화시켜 주어 여러 모로 좋다고 믿고 있다. 그러나 이러한 믿
음은 사실이 아니다. 캐롤 태브리스가 쓴 '분노 : 오해된 정서(Anger : The Misunderstood
Emotion)' 라는 책을 보면 "분노의 표출에 관한 실험적 증거에 의하면, 분노를 표현하면 할
수록 점점 더 화가 나게 되고, 더 심한 적대적 태도를 갖게 되며, 적대적 습관을 형성하게
된다." 고 한다. 그리하여 태브리스는 분노의 표출은 좋은 것이 아니라 몹시 해로운 것이라
고 주장한다. 공격받았다는 느낌이 들면 앙갚음하고 싶은 마음이 생겨 문제가 더 복잡하게
엉키게 되므로 두 사람 사이가 더 멀어지고 거리감을 느끼게 된다. 공격과 반격의 과정은
나라 사이의 전쟁의 경우나 개인간의 경우나 비슷하다. A나라가 B나라에 테러를 가하면 B
나라는 A나라에 보복 테러를 가하게 되고, A는 다시 B에 강력한 폭탄으로 반격하고, B는
더 강력한 폭탄으로 A나라를 보복하여 드디어 전면전에 돌입한다. 어떤 사람과 같이 일을
하거나 또는 친구로 지낼 때, 그 사람과의 불편한 감정을 그대로 간직하여 더 불편한 관계
로 진행되거나 감정을 갑자기 표현하여 화를 내버릴 수도 있다. 부부 관계에서도 이런 경우
가 흔하다. 예컨대, 남편이 아내에게 이렇게 말한다. "내가 만일 생각하고 있는 대로 털어놓
으면 당신은 내게 비난을 받았다고 생각하게 될 것이니 더 큰 싸움으로 번질 것이야. 그러
면 당신은 나를 뒤에서 비난할 것이고 나는 피해버릴 것이니 결국 나는 더욱 외로워지겠지.
따라서 나는 감정이 폭발할 때까지 가만히 감추고 있는 것이 좋을 것이라 생각할 것이야.
그러면 내가 할 수 있는 일이란 도대체 무엇일까? 아무 것도 느끼지 않고 오로지 그냥 가만
히 있는 것이 가장 편안한 방법이 아닌가 말야?" 이런 식으로 감정 표현을 억압하는 것은
올바른 선택이 아니다. 상대방이 공격을 받는다는 느낌이 들지 않게 하면서 할 수 있는 더
나은 처신은 서로 감정을 나누는 것이다. 우리는 스트레스로 가득 차 있지만 흥미 있고 생
산적인 삶과, 나무 밑에 가만히 누워 흘러가는 구름을 쳐다보기만 하는 수동적인 삶 가운데
어느 하나를 선택하려고 해서는 안 된다. 스트레스란 바깥에서만 오는 것이 아니라 세상사
에 어떻게 반응하는가에 따라 자기 내부에서도 온다. 비록 우리가 대화의 문제로 남을 비난
하지만-예컨대 '만일 저 사람이 바뀌기만 한다면 나도 대화할 수 있을 텐데' 라고 생각하는
것처럼-다른 사람이 바뀌지 않고서도 대화를 잘 할 수 있다. 우리는 자라면서 다른 사람과
건설적으로 대화하는 방법을 잘 배우지 못했다. 학교에 다닐 때는 일상 생활과 관련되는 것
은 거의 배우지 못했으므로 대화가 일상 생활에서 가장 중요한 것임에도 불구하고 남과 교
제하는 기본적 기술을 익히지 못했다. 우리는 다른 사람의 공격이나 판단 또는 비평을 받지
않으며 대화하고 교제하는 방법을 익혀야 한다. 커뮤니케이션을 잘 하려면 "감정은 우리 사
이를 연결해주지만 생각-특히 판단-은 우리 사이를 갈라놓는 경향이 있다." 는 기본 원칙을
가져야 한다. 사람들은 남의 생각보다 남의 감정을 빨리 알아챈다. 서로 감정을 표현하면 친
밀감이 커진다. 아이디어를 교환하는 것도 서로의 마음을 나누는 것이지만, 정서를 교환하는
것은 비록 같은 경험까지는 아닐지라도 서로의 가슴을 연결시켜주는 것이다. 부정적인 감정
조차도 교묘하게 잘 표현하면 자신과 상대방을 서로 연결시켜주기 때문에 모드에게 좋은 일
이 된다. 생각은 머리를 서로 연결시켜주지만 감정은 가슴을 서로 연결시켜준다. 어째서 그
럴까? 생각은 말로 하면 느낌이라기보다 비판으로 들리는 경향이 심하다. 만일 어떤 사람에
게 "나는 네가 틀렸다고 생각한다." 또는 "나는 네가 멍청이라고 생각한다." 라고 말했다면
상대방은 자신이 공격을 받았거나 비판받았다고 느낄 것이다. 이러면 둘 사이에 벽(정서적
인 방어의 벽)이 쌓이게 되고, 논의가 꼬이게 되어 어느 누구도 승리할 수 없게 된다. 이때
부터 둘에게는 서로 공격받았다는 기분만 남아 논쟁이 커진다. 다른 사람으로부터 비판을
받았다는 느낌이 드는 순간부터 그의 말이 더 이상 듣고 싶지 않게 한다. 이때 "나는 너의
행위 때문에 상처를 받았다." 고 하면 상대방으로부터 공격받았다는 느낌이 덜해진다. 우리
가 진실로 원하는 것은 남이 내게 귀기울여주고 이해해주는 것이 아니던가. 감정은 진솔한
진실이다. '화났다' 또는 '슬프다' 라고 했을 때 어느 누구도 이 진술의 진위에 시비를 걸지
않는다. 이와는 달리 "내가 보기엔 네가 틀렸어." 하고 생각을 표현하고 나면 그 말이 옳은
지 여부에 대한 공방이 벌어진다. "아니야, 나는 틀리지 않았어. 네가 틀렸어." 하고 생각을
표현하고 나면 그 말이 옳은지 여부에 대한 공방이 벌어진다. "아니야, 나는 틀리지 않았어.
네가 틀렸어." 하는 반박이 튀어나오는 것이다. 이때부터는 상대방이 말하는 것을 들으려 하
지 않고 누가 맞고 누가 틀렸는지 하는 싸움만 이어진다. 경청하는 것은 복종하는 것과 다
르다. 우리는 자신이 요구하는 것을 얻지는 못한다 하더라도 말을 들어주기를 원한다. 편하
게 대화할 수 있으면 남이 늘 내 요구대로 해주지 않는다 하더라도 적어도 서로를 잘 이해
할 수는 있다. 그러나 말이 잘 통하지 않는다는 느낌이 들 때 우리는 외로워지고 무기력함
을 느낀다. 그래서 처음 발단이 된 문제가 별것 아닌데도 불구하고 논쟁이 싸움으로 종결되
기 쉽다. 감정을 표현하는 것이 다소 약점을 내보이는 것 같지만 실제로는 안전한 것이다.
우리는 친구나 가족, 사랑하는 사람한테서 공격이나 비판을 받고 있다는 느낄 때 이를 되받
아 공격하고 싶어지고, 약점을 방어하려고 한다. 그러나 감정을 나누고 있다고 느낄 때는 자
신의 일부분을 남에게 드러내려고 한다. 자기 스스로 약점이 약간 드러나고 있다고 느낄 때
가슴은 더욱 많이 열리게 되며, 이때 상대방은 당신에게 편하고 친절하게 반응하게 된다. 이
렇게 되면 둘 사이가 더욱 안정되고 자유로워진다. 감정의 호소는 이성에 의한 호소보다 사
람들에게 더 강력한 영향을 준다. 과학 연구에 쓰일 기금 모금에 동참하라고 하면 특별한
인연이나 목적을 가진 사람 외에는 대부분 외면하는 데 반해 수재민 돕기나 불우 이웃 돕기
모금에 동참하라고 하면 많은 사람들이 줄을 잇는다. 이것은 감정적 호소가 지적, 이성적 또
는 아이디어에 의한 호소보다 사람들에게 더 큰 감동을 준다는 증거이다. 커뮤니케이션 기
술의 기본 원칙은 매우 간단하지만 이 기술이 몸에 붙기까지는 웬만큼 훈련이 필요하다. 처
음에는 생각과 감정을 구분하는 일이 마치 머리에 가르마를 타는 것처럼 쉬워 보이지만 대
화를 할 때 잘 적용하기는 매우 어렵다. 다음에 소개하는 기법은 부정적 감정과 긍정적 감
정의 표현과 수용을 위해서도 사용될 수 있는 방법이다.
단계 1. 당신이 느끼고 있는 것을 확인하라. 이것은 말처럼 그렇게 쉬운 것은 아니다. 사
람들은 생각과 느낌의 차이를 말하는 것이 어렵다고 한다. 그럼, 보편적인 느낌(감정)에는
어떤 것이 있는가? 나는 화가 났다. 나는 두렵다. 나는 걱정한다. 나는 떨린다. 나는 혼란스
럽다. 나는 행복하다. 나는 우울하다. 나는 부끄럽다. 나는 분개한다. 나는 너를 사랑한다. 나
는 원한다. 보편적인 생각(판단)에는 어떤 것이 있는가? 나는 옳다. 너는 틀렸다. 너는 내 말
을 잘 듣지 않는다. 너는 그것을 다시 해야 한다. 너는 언제나 늦다. 너는 바보 얼간이야. 너
는 잊어버렸어. 너는 다른 옷을 입어야 돼. 때로는 생각이 느낌으로 둔갑하기도 한다. 내가
옳다는 느낌이 든다. 나는 네가 틀린 것처럼 느껴진다. 나는 네가 더 잘 해야만 한다고 느낀
다. 나는 네가 더 주의해야 한다고 느낀다. '반드시, 당연히, 결코, 언제나' 와 같은 단어를
사용할 때 그것은 생각이며, 항상 판단이나 비평으로 들린다. 요가나 명상은 우리가 반드시
또는 당연히 느껴야 된다고 생각하고 있는 것이 아닌 실제로 느끼는 것 그 자체를 더 잘 알
도록 도와준다.
단계 2. 당신이 느끼는 것을 표현하라. 느낌을 정확하게 표현할 것. 생각이나 판단이 아니
라 느낌만을 표현하라. 누그러뜨려서도 안되며, 가장해서도 안 되고, 미화해도 안 된다. 부정
적인 느낌을 긍정적인 느낌으로 표현하는 것도 중요하지만 그런 느낌들을 판단과 비판보다
는 느낌과 정보로 표현하는 것이 더욱 중요하다. 감정을 서로 나누는 것이 만병통치약은 아
니지만 공격과 반격, 회피의 악순환을 끊는 데 큰 도움을 준다. 이것이 모든 문제를 해결하
는 데 도움을 주는 것은 아니지만 최소한 새로운 문제를 덧붙이지는 않는다. 핵심적인 문제
에 초점을 맞추게 되므로 논쟁과 논쟁, 싸움과 싸움으로 이어지는 것을 예방함으로써 자신
이 원하는 것을 더 많이 얻게 된다.
단계 3. 공감과 자비심을 가지고 열심히 들어라. 어떻게 듣느냐 하는 것은 어떻게 표현하
느냐 못지 않게 중요한 대화의 기술이다. 상대방이 느낌을 명확하게 표현하지 않고, 판단의
방식으로 표현한다고 해도 상대의 말을 느낌으로 들으려고 해야 한다. 상대도 당신처럼 자
신의 말을 들어주기를 바란다는 것을 결코 잊어선 안 된다. 다른 사람이 당신의 의견에 언
제나 동의해줄 것이라고 기대하지 말고 서로를 더 잘 이해할 수 있도록 기대하는 것이 중요
하다. 가슴을 열어 말하고, 귀를 기울여 경청하며, 주위를 기울여 들어주면 서로 간에 가슴
이 열린다. 자비롭고 공감적인 것이 바로 치유인 것이다. 공감은 동정과 다르다. 공감은 상
대방이 느끼는 것을 같이 느끼려 하고, 이해하려고 애쓰며, 사랑으로 들어주려고 하는 것이
다. 동정심은 상대방을 가엾게 느끼는 것을 말하는데 이것은 두 사람의 사이를 더욱 벌려놓
는 동기가 될 수 있다. 이것은 곧 "나는 문제가 없는데 너는 많은 문제를 안고 있어.", 이렇
게 무언으로 평가하는 것이다. 동정심의 여러 변형 가운데에는 상대방이 원치 않는데도 충
고를 해주는 경우가 있다. 어떤 사람이 고민을 털어놓을 때 충고를 원하지도 않는데 자신의
의견을 덧붙여 말하고 충고하고 비평하며 경험을 일러주기도 한다. 대체로 상대방은 들어주
고 이해해주기만 바라기 때문에, 그렇게만 하면 비록 문제가 해결되지 못한다 하더라도 두
사람 사이에 더욱 두터운 친밀감이 형성된다. 원치 않는 충고의 이면에는 "나는 해답을 알
고 있어. 너는 그것도 모르느냐?" 라는 의미가 내포되어 있다. 그러므로 상대방이 원치 않는
충고를 하게 되면 두 사람의 거리는 더 멀어지고, 친밀감은 떨어진다. 그냥 들어주는 것이
충고하는 것보다 더 상대를 지지해주는 반응이다.
단계 4. 다른 사람이 말하는 것을 인정해 주라. 당신이 말하는 것을 상대방이 이해한다고
해서 곧 동의하는 것이라고 생각해서는 안된다. 예컨대 "내가 집에 늦게 갔기 때문에 당신
이 화난 것을 이해할 수 있어." 라는 표현보다는 "당신과 함께 집에 있고 싶었지만 이 보고
서를 끝내기 위해 늦게까지 사무실에 있을 수밖에 없었기 때문에 몹시 짜증이 났었어." 라
고 말한다면 상대방은 늦은 이유를 이해하고 동의해줄 것이다.
2. 이타주의와 자비심과 관용. 이타주의와 자비심과 관용은 남과 격리되는 것을 치유하고,
스스로에게 능력을 부여하는 데 큰 도움을 준다. 이것은 스트레스, 고통, 질병을 불러오는
격리를 치유하는 강력한 방법이다. 이타주의, 자비심, 관용은 우리 내면에 스스로 존재하는
것으로써 우리를 우리 스스로 만든 속박으로부터 해방시켜주며, 우리에게 힘과 용기를 주는
것이다. 미시간 대학의 과학자들은 미시간주 테쿰시 지방의 주민 2,754명을 대상으로 1968년
부터 10여 년 동안 연구했는데, 이들 가운데 자발적으로 봉사 활동을 하지 않은 사람들은
매주 한 번 이상 봉사 활동에 자발적으로 참가했던 사람보다 같은 기간 동안 두 배 반 이상
이나 더 사망했다는 사실을 발견하였다.
"인간이 신을 찾는 이유는 무엇인가? 모든 나라, 모든 장소에서 사람들이 신한테든 인간
한테든 이상적인 완벽한 장소를 원하는 이유가 무엇인가? 그 이유는 이상이 바로 네 속에
있기 때문이다. 그것은 바로 박동 하는 심장인데 그것을 너는 알지 못한다. 바깥에서 무언가
를 찾는 실수를 하고 있는 것이다. 신을 부르고 신을 깨닫도록 부추기는 것은 다름 아닌 자
신 속의 신성이다. 이곳저곳, 이 사원, 저 교회, 땅과 하늘을 오래도록 돌아다닌 후에 마침내
당신은 자신의 영혼으로 되돌아오게 된다. 당신이 첫발을 내딛었던 곳으로 돌아옴으로써 한
바퀴를 완전히 돈 셈이 된다. 그리고 전 세계를 다니며 찾아 헤매던 그 존재, 교회와 사원에
서 눈물을 쏟고 기도를 올리고 상상할 수 있는 가장 신비스런 존재로 바라보았던, 구름 뒤
에 가려져 있던 그 존재는 실은 아주 가까이에 있는 바로 당신 자신, 당신 삶과 육체와 영
혼의 실체인 당신 자신이다... 영적인 수련을 통해 개인의 영혼은 궁극적으로 우주와 하나됨
을 깨닫게 된다." 비베카난다 요기
"탐험을 멈추어서는 안 된다. 그리고 모든 탐험이 끝나면 우리는 처음 출발했던 곳에 이
를 것이다. 그러면 처음으로 그 곳에 대해 알게 될 것이다." T. S. 엘리엇
제7장 '더 큰 나'를 향해 마음 열기
때때로 우리는 자신이 자신보다 훨씬 더 큰 어떤 존재의 일부로 느껴질 때가 있다. 종교
의 맥락에서는 이런 경험을 신과의 일치라고 말할 수 있고, 더 세속적인 의미로 쓸 때는 '
의식, 큰 나(Higher Self) 또는 에너지'를 느낀다고 말한다. 일반적으로 사람들은 이러한 경
험을 자신의 신념 체계, 문화적 배경 또는 종교적 선호도에 맞게 설명해줄 때 가장 편안하
고 쉽게 느낀다. 기도나 명상을 통해 더욱 큰 초자연의 힘과 만나는 것은 외로움으로부터
초월해 가는 매우 효과적인 방법이다. 자기 자신보다 더 큰 존재를 직접 경험하게 되면 외
롭다거나 고립되어 있다는 느낌에서 벗어나 완전히 새로운 사람으로 바뀌게 된다. 지금까지
살펴보았듯이 장기간 작용하는 만성적 스트레스는 여러 종류의 생리학적 기제를 거쳐 심장
병과 그 밖의 육체적, 정신적 질병을 일으키는 원인이 된다. 스트레스는 직장이나 가정과 같
은 외부 환경에서 오기도 하지만 그에 못지 않게 스트레스에 어떻게 반응하는가에 따라서
오기도 한다. 주어진 상황에 어떻게 반응할 것인지, 어떤 반응이 유해한지 아닌지를 결정하
는 것은 주로 지각이다. 결과적으로 외롭다고 지각하는 것이 스트레스 방식으로 반응하는
근본 이유가 된다. 내 마음대로 세상을 바꾸어 놓을 수 없고, 다른 사람을 바꾸어 놓을 수
없으며, 직장도, 가정도 바꾸어 놓을 수 없다. 그러나 내 자신의 지각 방식은 내 마음대로
바꿀 수 있다. 이는 곧 내가 이 세상을 어떻게 보고 어떻게 반응하는가 하는 반응 양식을
바꾸어 놓을 수 있다는 뜻이다. 우리는 누구나 행복해지기를 원한다. 어떤 절망이나 죽음의
문턱에 서 있더라도 이 고통은 금방 멈출 것이며 행복해질 것이라고 믿을 수 있으면 이 세
상 또한 지옥이 아니라 천당이라고 믿을 수 있다. 세상 그 자체는 달라진 것이 없더라도 마
음만 바뀌면 세상이 달라진다. 밀턴의 '실낙원(Paradise Lost)' 에 이런 구절이 있다. "마음은
지옥 속에서 천당을 만들 수도 있고, 또한 천당 속에서 지옥을 만들 수도 있다. 마음이 변치
않고 그대로 있다면 어디에 가 있거나 문제란 말인가?" 파탄잘리가 쓴 '요가경'에 바탕을 두
고 영국의 극작가 크리스토퍼 이셔우드가 1953년에 쓴 '어떻게 신을 아는가?(How to know
God?)'란 책에는 다음과 같은 말이 나온다. "수백만 명을 노예로 삼은 폭군, 필요한 것보다
수천 배나 많은 돈을 가진 수전노, 사랑하는 친구를 팔아먹은 배신자, 그밖에 살인자, 도둑
놈, 거짓말쟁이, 약물이나 알코올 중독자 같은 사람들도 모두 궁극적으로 안전과 행복과 평
화를 원한다. 어떤 사람은 폭력과 사기 행각을 벌여서 혹은 가상의 적을 쳐부수어 모은 재
산으로 안전을 얻고자 한다. 또 우상이나 자기 기만, 자기 만족감을 통해 행복을 찾으려 하
거나 갖가지 약물로써 평화를 찾으려 한다. 이 모든 행동을 통해 일시적으로는 약간의 활력
을 얻을 수 있지만 이는 결국 비극으로 끝나는 에너지의 난사에 불과하다. 아무런 노력도
없이 신과 만나려고 하는 것이야말로 무지로 인하여 그릇된 길로 가는 것이 아니겠는가?"
1. 의사전달(Communication)에서 마음의 전달(Communion)로. 명상으로 얻는 평화와 활력
과 행복은 내가 원하던 것을 가짐으로써 생긴 것이 아니라 우리가 이미 가지고 있는 것으
로, 하려고만 하면 언제라도 충분히 경험할 수 있는 것이다. 이런 방법을 통해 내가 고립되
어 있지 않다는 내적 경험을 하면 몸과 마음이 안정된다. 이렇게 안정되고 나면 우리는 삶
의 모든 면에서 넉넉함과 다양성을 맛볼 수 있다. 더 큰 자기와의 만남, 또는 신과 내가 하
나가 되는 경험은 모든 종교나 철학의 공통 주제이다. 예컨대 유대교의 '셰마(Shemah)'는 "
하나님은 하나다.(The Lord is One.)"라는 헤브루말을 번역한 것이다. 예수가 "나와 나의 아
버지는 하나.(I am my father are One.)"라고 한 것이나 아메리카 인디언들이 '위대한 정신
(great spirit)'이라고 부르는 것이나, 힌두교나 불교에서 신의 본질을 자기 자신에서 발견할
수 있다고 본 데서 나온, "내가 곧 신이다.(You are one with God.)"라는 말 등등은 모두 같
은 것이다. 무신론자들은 이를 가리켜 단순히 '평화(Peace)'라고 부른다. 이러한 종교들에서
신은 어디에서나 나타나고, 무엇이든지 알고 있고, 무엇이든 할 수 있는 전지전능한 존재라
고 믿는다. 이처럼 신은 어디에나 있으므로 신을 믿으면 신으로부터 분리되지 않는다. 그러
면 이러한 신을 체험하는 것을 어렵게 만드는 것은 무엇일까? 여러 종교나 철학에서 이를
여러 형태로 설명하지만 그 본질은 자신의 마음이 자신과 남, 자신과 신을 분리시키고 격리
시키려 하기 때문이다. 더 정확하게 말하면 모든 사람이나 모든 사물의 외양이 다양하므로
모두를 하나의 신으로 보는 것을 가로막는다. 신이나 위대한 힘을 체험하게 하는 것은 철학
적 인식이나 신비주의적 체험만이 아니다. 마음을 교란시키는 것을 가라앉히거나 제거하면
모든 것을 창조하는 내재적 통일성을 체험할 수 있다. 이렇게 되면 우리는 삶의 여러 측면
들에 걸쳐 풍요로움과 다양함을 경험할 수 있다. 대부분의 종교나 문화적 전통에는 초자연
의 힘이니 신을 직접 만난 사람들의 이야기가 나온다. 모세, 예수, 부처, 마호메트와 그 밖의
많은 사람들이 신을 직접 만났다. 이들을 '신을 체험한 사람' 또는 '깨달음을 얻은 사람' 이
라고 한다. 이들은 외부로부터 평화를 얻은 것이 아니라 자신의 마음을 교란시키는 것을 멈
추게 함으로써 이미 자신이 신성을 지닌 것을 알았다. 다시 말해서 초자연의 힘을 얻은 것
이 아니라 자신이 이미 초자연적 힘을 가지 존재임을 알았던 것이다. 우리가 외로운 존재
같지만 우리의 내면에는 초자연의 힘, 곧 신성이 내재하고 있는 것을 알아야 한다. 현대 물
리학이 우주를 보는 눈이 위와 비슷하다. 양자물리학은 여러 가지 이름과 형태를 지닌 다양
성의 바탕에 하나의 본질적 동일성이 존재한다는 정보를 제공해주고 있다. 물리학자들과 형
이상학자(이 중에 물리학자도 포함)들에게서 공통점을 찾아보았더니 물리학자들이 쓰는 말
이나 신비주의자가 쓰는 말이 비슷하다는 점이 밝혀졌다. 하나의 존재로서의 체험을 기술하
기 위해 사용되는 '새로 생성된 것이 아닌 이미 존재하는 것', '영원한 순간', '모든 것이면
서도 아무 것도 없는 것' 같은 말들은 역설처럼 들리기도 하고, 의미 없는 말처럼 들리기도
한다. 아인슈타인은 이 세상에 존재하는 모든 것은 에너지가 여러 가지 형태로 나타난 것에
불과하다고 했다. 형태는 다양하게 표상 될지라도 존재의 바탕에 있는 본질은 불변하는 동
일성이라는 것이다. 이를 공식화한 것이 E=MC2(E : 에너지, M : 질량, C : 광속)이다. 이것
은 에너지와 물질이 서로 바뀔 수 있음을 뜻한다. 이를테면 에너지와 물질은 본질이 서로
같은 것이지만 나타나는 형상에서는 서로 달라 보인다는 것이다. 아인슈타인은 이러한 에너
지 저편에는 의식할 수 없는 '초의식(superconsciousness)' 또는 '지적인 그 무엇
(intelligence)' 이 존재한다고 믿었다. 아인슈타인은 "나는 신이 주사위 놀이를 하려고 이 세
상을 만든 것이 아니라고 믿고 있다." 고 말한 바 있다. 고전적 물리학자들은 17세기 철학자
데카르트가 언급했던 세계관에 동조하는 견해를 보였다. 데카르트는 마음은 신체나 자연과
분리되어 있는 것이라고 했다. 그의 견해에 따르면, 신체는 기계론적 법칙에 따라 기능하는
단순한 기계일 뿐이다. 사실 이러한 견해는 오늘날의 의사들이 따르고 있는 견해이기도 하
다. 그리하여 오늘날 많은 의학 연구들에서 약물이나 수술이 정신이나 영혼적 과정에 미치
는 영향은 무시한 채 신체적 과정에 미치는 영향만을 탐색하고 있다. 물론 한쪽 측면에서
보면 우리는 시간적으로나 공간적으로 제한되어 있고 서로 분리되어 있다. 너는 너이고, 나
는 나이다. 우리는 서로가 다르다는 것을 기뻐한다. 그러나 비록 우리가 겉보기에 남과 구분
되더라도 완벽히 분리된 별개의 존재는 아니다. 다른 측면에서 보면 우리 모두를 관통하고
우리 모두를 묶어내는 더 고차원의 힘-그 힘을 무어라 부르든 간에-이 존재한다. 비유컨대
한 영사기에서 나온 빛이 하나의 스크린 위에 다양한 모습과 상황과 특징을 동시에 드러내
는 것과 같다. 영웅과 악당, 힘있는 자와 힘없는 자, 사랑하는 사람과 사랑받는 사람 같은
많은 다양한 모습의 뒤에는 모두 동일한 빛이 있는 것이다. 확장된 자아 또는 하나에 대한
이런 체험은 세포적 수준이나 우주적 수준 모두에서 의미를 지닌다. 이 같은 맥락에서 보면
"네 이웃을 자신처럼 사랑하라." 고 한 것은 단순한 명령이 아니라 진리의 표현이다. 모든
종교, 모든 형태의 예배, 모든 종류의 기도나 명상은 궁극적으로 동일한 진리에 이르는 데에
는 수많은 길이 있을 가리키는 것이다. 우리의 마음을 초자연적인 '큰 나'와 연결시키는 방
법에는 여러 가지가 있다. 그 중 가장 중요한 방법이 명상이다. 그밖에 기도나 귀의의 방법
도 있다. 헌신적인 봉사란 자기 자신을 '큰 나 또는 신의 도구로 보거나 남을 신의 부활로
보는 것인데 이 장에서는 여러 가지 형태의 명상을 이야기할 것이다.
2. 명상(Meditation)은 무엇인가? 명상의 개념은 대단히 간단하다. 누구나 실천할 수 있는
것이다. 평화도 스트레스(고통)도 모두 마음에서 비롯된다. 명상은 마음을 진정시키는 과정
이다. 마음이 진정되면 평화를 느끼고 소외감과 격리감으로부터 해방될 수 있다. 더 큰 자아
를 만날 수 있다. 명상은 누구나 할 수 있다. 그러나 그 실천은 퍽 어렵다. 자신의 마음을
진정시키기가 쉽지 않기 때문이다. 여러 명상의 전통이나 명상의 스승들은 훈련되지 않은
마음을 마치 얼빠진 채 채찍에 얻어맞고 악마에 사로잡혀 쉴 새 없이 끌려 다니는 원숭이로
묘사한다. 참으로 통제하기가 힘든 것이 마음이란 뜻이다. 마음을 안정시키는 데는 여러 가
지 방법이 있다. 이 모든 방법에는 주의 집중과 각성을 드높이고, 마음을 통제하는 방법들이
공통으로 포함되어 있다. 하버드 의대의 허버트 벤슨 박사와 그의 동료들은 명상이 혈압을
낮추고, 생산성을 높이고, 건강 유지에 드는 비용을 낮추어준다고 주장한다. 그밖에 많은 연
구자들도 명상이 건강에 미치는 유익한 효과들을 손꼽는다. 그러나 고대의 수련자, 요기, 스
님들은 혈압을 낮추거나 업무 능률을 높이는 수단으로 명상 수련을 하지 않았으며, 이러한
목적을 위해 요가를 개발한 것도 아니다. 명상이 혈압을 낮추고 능률을 높이고 심지어는 심
장병을 고칠 수 있다고 하는 것들은 명상의 본디 목표, 곧 내면의 평화나 행복감의 추구를
통해 얻어지는 부산물이다. 명상으로 얻은 하나됨의 느낌과 내면적 평화로 만병의 근원인
고독이 치유되기 시작하는 것이다. 우리가 정서적, 영적 수준에서 하나됨의 느낌을 체험해나
가면 심장병이 실제로 개선되기 시작하는 것을 심장 PET 관찰 등으로 측정할 수 있다. 심
장과 같은 신체적 수준의 치유는 정서적, 영적 수준에서 시작되는 더 광범위한 치유의 한
단면에 불과할 뿐이다. 앞장에서 다룬 스트레칭이나 이완법은 오래 앉아서 하는 명상을 돕
기 위해 개발되었다. 마음보다는 몸을 통제하는 것이 더 쉽기 때문에 스트레칭이나 이완을
하고 나면 명상을 시작할 때 도움이 된다. 그러나 가장 효과가 큰 것은 마음을 통제하는 것
이다. 마음을 통제하는 능력을 갖추어나감에 따라 점차 안정이 이루어지기 시작한다. 명상은
신경안정제처럼 삶의 괴로움을 일시적으로 없애주지는 못한다. 그 대신 명상은 괴로움이 시
작되는 내면 세계로 들어가도록 해준다. 명상은 마음이 흥분하는 이유를 알게 해주고, 그 같
은 고통을 어떻게 하면 멈출 수 있는지를 알게 해준다. 명상이 평화를 가져다주는 것은 아
니다. 왜냐하면 평화는 마음을 괴롭히는 것을 멈추기만 하면 이미 그곳에 존재하기 때문이
다. 명상에 관해서는 많은 오해도 있다. 보편적인 오해의 하나가 명상 과정이 지나치게 엄격
하다는 것이다. 또 다른 오해는 명상이 따분하다는 것이다. 때대로 명상은 수동적이고 현실
도피적이며 적극성이 없는 무기력한 것이며, 생산적이지 못한 것이라고 말하는 사람들도 있
다. 이와는 반대로 운동은 능동적이고 활기 차며, 무엇인가 얻고, 실제로 무엇을 행하는 것
이라고 생각한다. 사실 명상은 그 무엇보다도 더 충실하게 삶에 뛰어드는 것이며 각성력을
높이는 것이다. 불행하게도 우리는 대부분의 시간 동안 우리가 행하고 경험하고 있는 것을
잘 모르고 지나간다. 짐 빌링스 박사의 말을 빌리면, 우리는 '자동조정(automatic pilot)' 방
식에 떠밀려 살아가고 있다. 음식의 맛을 음미하지 못한 채 음식을 먹은 적이 많을 것이며,
운전을 하면서 주의를 기울이지 않고 이 곳에서 저 곳으로 차를 몰거나 지나온 길에 전혀
주의를 기울이지 않고 차를 몰아본 적도 많이 있을 것이다. 이처럼 자동 조정 상태에 있을
때는 삶의 질을 평가하기가 어려울 뿐만 아니라 삶의 양식을 바꾸는 것도 어렵다. 이를테면
스스로 먹는 음식에 주의를 기울이지 않는다든지 음식이 몸에 미치는 영향을 깨닫지 못했다
면 음식을 바꾸는 것은 불가능할 것이다. 이런 이치는 금연을 할 때도 그대로 적용된다. 명
상의 첫 단계는 주의를 집중하는 것이다. 주의를 집중하거나 각성을 높이는 것이 치유의 시
작이다. 주어진 문제에 대해 각성하지 아니하고 문제를 풀거나 바꾸는 것은 불가능하다. 마
음이 자동 조정 상태에 있을 때 우리의 신경은 어디에 쏠려 있을까? 아마도 과거나 미래에
가 있을 것이다. 해야 할 일을 미리 걱정하거나, 과거에 겪었던 일을 가지고 백일몽을 즐기
거나, 다가올 사태를 불안해하는 일들은 우리에게는 일상적인 것이다. 우리가 자신의 생각에
주의를 기울여본다면 얼마나 많은 시간을 과거나 미래에 빠져 있었던가를 깨달을 것이다.
명상은 현재라는 시간에 주의를 묶어두는 것이다. 현재라는 순간은 평화롭다. 불안, 공포, 걱
정, 우울감은 과거나 미래에 대한 관심에서 비롯된다. 현재 이 순간에 충분히 주의를 집중하
면 죽음조차도 심각한 스트레스로 느껴지지 않는다. 한 저명한 심장 외과의사는 심장 수술
을 집도하고 있는 동안에 가장 편안한 상태가 된다고 한다. 이런 사람들은 자기가 하는 일
에 완전히 몰입하므로 그 자체가 명상이 된다. 일반적으로 다른 의사들은 심장 수술을 몹시
심한 스트레스로 느낀다. 같은 상황에 대한 반응은 이처럼 다르다. 동일한 상황에 스트레스
를 느끼느냐 즐거움을 느끼느냐를 결정하는 것은 일차적으로 마음이다. 물론 우리는 미래를
위한 계획을 세워야 하고 과거로부터 배울 것도 많다. 그러나 시간의 대부분을 미래와 과거
에 매달려 낭비해서는 안 된다. 현재라는 순간은 생산적이다. 명상이란 마음을 훈련하는 학
습의 한 과정이므로 명상을 하면 더 효과적으로 원하는 것을 잘 할 수 있다. 마음을 통제하
지 못하면 효과적으로 잘 할 수 있다는 것은 아무 것도 없다. 명상을 하면 미래에 대한 걱
정보다 현재의 과제에 주의 집중을 하게 된다. 현재 순간에 주의를 집중하면 미래의 일은
저절로 잘 된다. 미래를 걱정하면 두 가지를 잃어버린다. 첫째는 현재의 즐거움을 잃어버리
며, 둘째는 미래의 성공을 준비할 기회를 놓친다. 미래의 계획을 세우되 미래에 머물지는 말
아야 한다. 현재라는 순간은 유쾌하다 황홀한 일출의 순간이나 음악 연주회, 또는 입맞춤과
같은 가장 즐거운 순간에조차도 과거나 미래에 주의를 빼앗겨버리는 경우가 허다하다. 만일
내가 어떤 음악 연주회에 참석하여 좋아하는 음악을 듣고 있을 때, 이 음악을 들었던 가장
최근의 시간에 누구와 함께 이 음악을 들었고, 이 연주회가 끝나고 나서 어떤 일이 일어날
것인가를 생각한다고 하자. 이처럼 내가 과거나 미래의 사건들을 생각하고 있노라면 이 순
간 연주되고 있는 이 음악의 즐거움을 놓칠 도리밖에 없다. 현재의 순간은 감각적이다. 주의
를 집중하면 모든 감각적 경험 능력이 커진다. 규칙적으로 명상을 하면 집중력을 유지하는
능력이 커지기 시작한다. 당신이 경험하는 것들-좋은 음식을 먹거나, 사랑을 하거나, 음악을
듣거나, 장미 향기를 맡는 것-에 주의를 집중할 때 즐거움은 배가된다. 실제로 한번 시도해
보고 확인해 보라. 당신이 좋아하는 잘 익은 과일이나 디저트를 조금씩 먹어 보라. 이런 음
식에 주의를 기울여 색과 모양을 확인하고, 눈을 감고 코앞으로 가져와 냄새를 맡아 보라.
천천히 조금씩 씹어 보고 삼켜 보라. 혀와 목구멍으로 음식이 지나갈 때 느껴지는 야릇한
냄새와 독특한 질감을 의미해 보라. 이렇게 해 보면 우리는 만족감을 느끼기 위해서는 최소
한의 자극이면 족하다는 것을 알 수 있다. 나는 초콜릿을 좋아한다. 어릴 때는 별다른 맛도
모르고 초콜릿 아이스크림을 많이 먹었다. 책을 읽을 때나 텔레비전을 볼 때 아이스크림을
먹었는데, 이때 나는 아이스크림의 맛에 주의를 기울이지 않았다. 그러나 지금은 과거와 다
르다. 나는 아이스크림을 고를 때 가장 맛과 향기가 진한 것을 골라 먹는다. 먹을 때에는 지
그시 눈을 감고, 먹고 있는 아이스크림에 주의를 집중하는데 이렇게 하면 이 아이스크림이
지닌 미세한 맛을 알 수 있다. 사실 맨 처음과 마지막 먹는 아이스크림의 맛이 최고다. 먼저
한 입만 먹고 그 맛에 주의를 기울여 보라. 그러면 정말 멋진 맛을 음미하게 될 것이다. 현
재의 순간은 우리를 자유롭게 한다. 편식과 같은 생활 습관은 수년에 걸쳐 이루어진 좋지
않은 습관의 결과이다. 명상은 우리를 현재라는 순간에 머물도록 도와주기 때문에 과거의
습관에 크게 영향을 받지 않도록 해준다. 명상은 새로운 선택을 더 쉽게 하도록 해주어 과
거의 습관에서 벗어나게 한다.
명상은 마음을 한 곳에 모으는 데서 시작한다. '의식을 집중한다' 거나 '주의를 집중한다'
또는 '한 점에 주의를 모은다' 와 같은 말들이 모두 마음을 모으는 과정을 설명하는 말들이
다. 에너지를 어느 한 곳에 집중하면 힘이 생긴다. 명상은 이러한 힘을 불러온다. 일반적으
로 요가에서는 자비심과 이타심을 높이기 이한 여러 가지 정신적 수련 방법을 실천할 때 명
상을 먼저 해야한다고 강조한다. 정신적 수련 없이 힘만 키우면 매우 위험스러울 수가 있다.
명상이 힘을 키우므로 이 힘을 알맞게 사용할 지혜가 반드시 필요하다. 이 힘은 어떻게 사
용하는가에 따라 치유되기도 하고 파괴가 되기도 한다. 비유하자면 보통 전구는 파장이 다
양한 빛을 내는데 이것은 마치 우리의 뇌가 다양한 종류의 생각을 하는 것과 같다. 이와 반
대로 레이저 광선은 파장이 하나인 빛만 냄으로써 엄청난 힘을 지닌다. 마찬가지로 오직 하
나의 생각에만 집중하는 명상도 엄청난 힘을 보여줄 수 있다.(레이저 광선의 힘은 치유에
이용되기도 하며 파괴에 이용되기도 한다.) 명상을 하면 힘을 얻는다. 명상으로 얻는 정신
능력을 더 효과적으로 공부하고, 생산적으로 일하는 데 사용할 수 있다. 혈압이 낮아지는 것
과 같은 것은 명상의 부산물일 뿐이다. 처음 명상을 배울 때 몹시 불안해하는 사람들이 있
다. 마음이 쉽사리 통제되지 않아 계속 흔들리고 이를 뜻대로 멈추지 못하기 때문이다. 명상
을 시작하면 의식을 어느 한 곳에 일정한 시간 동안 모아야 하기 때문에 불안과 걱정이 생
긴다. 이것은 지극히 정상적인 것으로 염려할 필요가 없다. 이런 불안이 생길 때는 그 느낌
이 어떠한가를 살피고, 자신의 호흡이나 소리(기도)로 주의를 되돌리면 된다. 만일 마음이
심하게 흔들리면 하던 명상을 잠깐 멈추고 조금 있다가 다시 시도하도록 하라. 명상은 불쾌
한 느낌을 일으키지 않는다. 명상은 마음을 안정시켜 이미 그곳에 존재하는 그 무엇을 더
의식하게 만든다. 이 같은 의식은 산란한 감정을 치유하는 중요한 단계가 된다. 요가와 명상
은 심리 치료의 대용품이 아니다. 그러나 심리 치료가가 명상을 배우면 퍽 쓸모가 있을 것
이다. 그럼 명상은 어떻게 할까? 명상의 방법은 대단히 많다. 다음은 그 중에서도 가장 단순
하면서도 효과적인 몇 가지 방법이다. 호흡에 초점 두기(호흡명상). 특정 낱말(종교적이거나
세속적인)에 초점 두기(만트라 명상). 주의 집중(mindfulness : 사념처 명상). 자기 분석. 기
도 또는 귀의. 위에 든 방법들의 자세한 내용은 전문 명상 기간에 묻거나 다니엘 골멘의 '명
상의 마음'이라는 책 또는 존 카바트진(KabatZinn)의 책을 참고하라.(카바트진의 책으로는
장현갑, 김교헌이 번역한 '명상과 자기 치유'가 있다.) 명상은 언제 어디서나 할 수 있다. 처
음 하는 사람은 하루 두 번을 하는데, 한 번은 새벽에 또 한 번은 저녁에 하고, 한 번에 최
소 5분에서 최대 30분 정도 하면 좋다. 새벽과 황혼녘이 명상하기에 가장 좋은 시간이라고
하는 명상가도 있지만 중요한 것은 하루 중에 자신에게 가장 알맞은 시간을 찾아내는 것이
다. 불규칙적으로 장시간 명상하기보다는 규칙적으로 단 몇 분 동안이라도 명상하는 것이
더 효과적이다. 가능하다면 어떤 특별한 방이나 자리를 정하여 앉아서 하라. 이렇게 하면 그
자리에 앉기만 하여도 쉽고 평화롭게 명상을 할 수 있을 것이다. 명상을 거듭하면 비록 하
루 한두 번, 그것도 단 몇 분만 하더라도 당신이 하는 모든 일에 대한 각성이 높아지는 것
을 쉽게 알게 될 것이다.
호흡에 주의를 모으기. 조용한 곳에서 눈을 감고 편안한 자세를 취하라. 조용히 앉아서 숨
이 들어오고 나가는 것을 관찰하면서 숨이 들어올 때와 나갈 때 어떤 느낌이 드는가를 살펴
보고 들숨과 날숨 사이도 살펴라. 할 수 있다면 호흡을 마음속으로 헤아려라. 숨을 토하면서
(토식) "하나" 하고 세어라. 똑같이 두 번째 숨을 토할 때는 "둘" 하고 세고, 세 번째 토할
때 "셋" 하고 세어라. 다섯까지 세고 나서 다시 하나부터 시작하여 다섯까지 계속 세어라.
언제나 숨을 토할 때 세어라.(다섯 이상 세면 마음이 산란해지는 것을 쉽게 알게 될 것이
다.) 또 하나 알아두어야 할 것은 토할 때마다 몸을 이완하도록 하는 것이다. 모든 생각을
멈추는 것이 목표가 아니라 오직 하나의 대상-여기서는 호흡-에 생각을 집중하는 것이 목
표여야 한다. 잠깐 동안-처음 시작할 때는 몇 초 동안-마음이 흔들린 후에는 호흡이 아닌
다른 어떤 것에 생각이 미치고 있음을 알게 될 것이다. 일반적으로 과거나 미래의 어떤 사
건을 생각하고 있기 쉽다. 그렇지 않으면 "왜 나는 지금 할 일을 놔두고 이렇게 앉아서 호
흡을 살펴보고 있단 말인가? 내가 하고 싶은 일을 하는 것이 더 좋지 않을까?"와 같은 질문
을 스스로 제기할 수도 있을 것이다. 명상을 하는 동안 코를 긁고 싶은 생각이 떠오르기도
하고, 다리를 뻗거나 오므리고 싶어지기도 하며, 과거에는 생각지 못한 수 천 가지 잡념이
생기기도 한다. 명상가들은 어린아이들이나 동물들이 좋아하는 대상을 좇아 이곳저곳 뛰어
다니지만 어느 하나에도 오랜 동안 관심을 두지 못하는 것을 보고 이런 것이 마음의 작용이
라고 말한다. 마음 수련을 시작하자마자 이러한 방황이 시작된다. 그러므로 마음이 방황한다
하더라도 놀랄 일이 아니다. 이런 방황은 예상된 것이며 명상을 수련하는 동안 나타나는 극
히 자연스런 것이다. 이런 마음의 동요가 생겼을 때 스스로 판단하거나 비판하지 말라. 그리
고 명상이 끝날 때까지 다른 데로 가지말고 그대로 앉아 있도록 몸에게 당부하라. 그대로
앉아 있으면 망상은 점차 사라진다. 그러나 그냥 조용히 앉아 있기 어려우면 약간 움직이고
난 후 호흡을 다시 시작하라. 집중을 학습하는 이러한 과정-다시 말해 마음을 자꾸만 제자
리도 되돌려 놓는 과정-을 산스크리트어로 'dharana' 라고 한다. 수행을 해 가면 마음을 통
제하는 힘이 커지고 마음이 쉽게 진정되기 시작한다. 이 같은 수련에 바친 시간이 많으면
많을수록 집중 시간이 길어진다. 만일 당신의 마음이 단 몇 초 동안이라도 방황하지 않고
하나에 집중하여 머물 수 있게 되면 '선(dhyana)' 이라 부르는 명상 상태의 깊은 이완의 경
지를 경험하기 시작할 것이다. 이 상태는 수면 상태보다 원기를 더 잘 회복시켜준다. 궁극에
이르면 당신의 마음은 '큰 나(대아, 초자연, 신)'를 경험하기에 충분할 만큼 긴 시간 동안 한
곳에 머물 수 있다. 이러한 마음의 경지를 '순수 의식(pure awareness)'이라 부르기도 하며,
'삼매(samadhi)'이라고도 하는데 이 상태에 이르면 외로움과 격리감이 완전히 사라진다.
소리에 주의를 모으기. 소리에는 강한 힘이 있다. 소리에 따라 우리의 마음 상태가 달라진
다. 전쟁터에서 연주하는 행진곡이나 경기장에서 연주하는 응원가는 사람을 공격적으로 만
들고 흥분시킨다. 반면 졸졸 흘러가는 시냇물 소리나 자장가는 이완감을 불러온다. 이러한
소리에는 아무런 문자 정보가 담겨 있지 않지만 우리에게 강력한 영향을 미친다. 마음을 집
중하는 오래된 방법의 하나로 어떤 특정한 소리를 계속 반복하여 읊조리면서 명상하는 방법
이 있다. 이런 반복하는 소리는 세속적인 소리, 예컨대 '하나'란 말을 되풀이하여 말하는 경
우도 잇고, 종교적인 의미를 담은 소리를 반복하는 경우도 있다. 자신의 신념 체계와 일치하
고 읊조리기에 편안한 소리를 선택하는 것이 좋다. 가장 기본적인 소리는 '콧소리
(humming)'이다. 깊은 명상 상태에 들어 몸이 이완되고 마음이 안정되었을 때 저절로 나는
콧소리를 들을 수 있을 것이다. 명상의 전통에 따르면 모든 소리는 바로 이 소리로부터 나
온 것이라고 한다. 마치 어떤 조각가가 여러 형태의 조각상들을 만들지만 이 모든 조각상들
이 하나의 점토로부터 만들어지듯이. 여러 종교에서는 우주가 이러한 소리로부터 만들어졌
다고 한다. "태초에 말씀이 있었다. 말씀은 하나님과 함께 있다. 말씀은 곧 하나님이다." 하
는 식으로. 삶의 모습은 다양하기 그지없지만 그것들은 본질적으로 단일한 것에서 파생된
것이라는 뜻이다. 이러한 콧소리는 무척 평화롭다. 모든 문화나 종교에 등장하는 기도나 명
상의 일부에서 이런 콧소리를 들을 수 있다는 점은 흥미로운 일이다. 이 소리를 의미로 옮
기면 '평화(peace)' 라는 뜻이 담겨 있다. 예컨대 산스크리트어의 'om', 헤브루어의
'Shalom', 아라비아어의 'Salaam', 영어의 'amen', 무슬림어의 'ameen' 이 모두 평화를 의
미한다. 명상할 때는 이러한 콧소리가 들어가는 특정한 낱말 하나를 선택하라. 어떤 경우든
자신의 신념이나 가치와 일치하는 특정한 하나의 단어나, 문장 또는 구를 사용하라. 유태인
이라면 옴(om) 대신에 shalom을 선택하는 것이 좋을 것이며, 개신교 신자라면 ameen보다는
amen을 사용하는 것이 더 좋을 것이다. 종교적 의미가 없는 one이라는 말을 사용해도 좋은
데, 평화(peace), 이완(relax), 사랑(love) 같은 말도 종교를 떠나 사용할 수 있는 단어들이다.
당신에게는 어떤 단어가 가장 좋을까? 어쨌든 반복하기 좋은 단어나 짧은 구를 선택하여 토
식을 할 때 읊조리도록 하라. 명상가들은 이런 소리를 반복하여 음송하면 두 가지 이익이
있다고 한다. 첫째는 소리의 반복이 의식을 집중시켜주고, 둘째는 이 소리가 라디오 주파수
를 맞추듯이 평화의 상태를 이루게 해준다는 것이다. 이런 명상이 마치 주문을 외는 것처럼
미신적인 행위로 여겨질지도 모른다. 그러나 양자물리학에 의하면, 전자나 그밖에 원자를 이
루는 하위 물질들을 서로 다른 에너지 수준 사이를 끊임없이 진동한다고 한다. 겉모양으로
고체로 보이는 물질이라 하더라도, 우리가 보지 못하고 듣지 못할 뿐이지 모든 물질은 진동
하고 있다는 것이다. 그리고 이 진동은 둘레의 에너지에 영향을 받는다. 이를테면 자기 공명
영상(MRI)은 강력한 자장이 진동하고 있는 환자의 전자를 일정한 체계로 정렬시키는 것이
다. 결국 명상이란 마음을 조화로운 체계로 응집시켜나가는 것이라고 할 수 있다. 명상을 할
때는 먼저 조용한 장소에서 편안한 자세를 취하고 눈을 감는다. 숨을 들이마신 후, 토하면서
특정한 말이나 구를 암송한다. 이렇게 하는 데 정해진 최선의 바른 방법이란 것은 없다. 자
신이 편안해지고 진정되는 것을 느낄 정도의 속도와 음조를 발견하여 그대로 하는 것이 최
상의 방법이다. 마음이 산란할 때는 자신이 선택한 특정 단어나 구로 되돌아와 그것을 반복
하라. 마음이 산란한 것은 지극히 정상적인 것이므로 조금도 염려하지 말라. 또 소리 외에
다른 어떤 것에 생각이 머물고 있다는 사실을 깨달았을 때도 조용히 그 소리로 되돌아오도
록 하라. 이처럼 방황하는 마음이 일어날 때마다 언제나 처음 정했던 그 소리로 되돌아오면
된다. 잠깐 동안 특정 단어를 소리내어 반복한 후에는 곧 소리를 내지 말고 그 단어를 마음
속으로 반복하라. 소리를 내지 않고 마음속으로 반복하는 것이 효과가 월등하다고 한다. 이
같은 훈련이 습관이 되면 버스를 타고 있거나 전철을 타고 있거나 심지어는 줄을 서서 기다
리고 있는 동안에도 말없이 단어를 읊조리며 명상을 할 수 있을 것이다.
주의 집중 명상. '주의 집중(mindfulness) 명상' 이란 하는 모든 일에 주의를 집중해 가는
것이다. 말하자면 한 번에 10-20분 정도 호흡이나 소리 같은 어떤 특정 대상에 마음을 모으
는 것이 아니라 연속적인 삶 전체에 계속하여 마음을 집중해나가는 것을 말한다. 주의 집중
명상의 요체는 어떤 판단이나 편견 없이 주의를 집중해 나가는 것이다. 판단은 유사성보다
차별성을 강조하기 때문에 소외감과 격리감을 부른다. 만일 자신을 다른 사름에 비해 못났
거나 잘났다고 판단하거나, 좋은 사람이나 나쁜 사람이라고 판단하거나, 똑똑하다거나 멍청
하다고 판단하거나, 이쁘다거나 추하다고 판단하거나, 강하다거나 약하다고 판단하거나, 뚱
뚱하거나 야위었다고 판단하거나, 부자이거나 가난하다고 판단하면 당신은 계속해서 격리감
을 느끼게 될 것이다. 판단은 선입관을 강화하여 충실한 경험을 제한시킨다. 우리가 계속 우
리의 경험을 판단한다면 경험 자체를 충분히 체험하지 못한다. 판단을 하면 당신은 심판자
가 되고 또한 집행자가 된다. 말하자면 당신은 당신 자신을 심판하고 당신 자신을 벌주는
방법을 찾는 것이다. 17세기 철학자 데카르트는 "나는 생각한다. 고로 나는 존재한다.(I
think, therefore I am)"라고 말했다. 이에 따르면, 만일 우리가 생각하는 것, 곧 판단하는 것
을 멈추면 존재가 사라지지 않을까 하는 두려움이 생길 수도 있다. 그러나 판단하는 것을
멈춘다고 해도 존재는 사라지지 않는다. 오히려 판단을 멈추면 존재나 경험을 제한하던 상
태가 중단되기 때문에 더 충실하게 살아나갈 수 있다. 여기에 주의 집중 명상의 한 예를 들
어보기로 하자. 잠깐 동안의 당신이 느낀 것에 대해 어떤 판단도 어떤 억압도 하지말고 또
느낌에 동참하려고도 하지말고, 순수하게 느낀 그것이 무엇이든지 단지 경험하고만 하라. 단
지 경험한 것만을 살펴 보라. 그러고 나서 '나는 이렇게 느낀다'로부터 '그는 이렇게 느낀다
'로 입장을 바꾸어 보라. 곧, 1인칭의 존재에서 3인칭의 존재로 입장을 바꾸라는 것이다. 그
런 다음에 잠깐 동안 관전자의 입장을 취하라. 눈을 감고 당신의 의식을 생각으로 가져가라.
생각을 통제하거나 지시하지 말고 하나 하나의 생각이 마음에 떠오르는 것을 관찰하도록 하
라. 다시 말해 내적 관찰자의 관점에서 편견이나 판단 없이 관찰하도록 하라. 만일 자신의
생각이 '좋은 생각이야. 나쁜 생각이야. 유쾌한 생각이야. 고통스런 생각이야' 하고 판단하고
있음을 발견하면 조용히 관찰자의 입장으로 되돌아가 자신의 판단을 살펴 보라. 그렇게 관
찰하는 것을 멈추어서는 안 된다. 그런 생각이 일어나는 것을 살펴보기만 하면 된다. 당신
자신이 판단하고 있는 것을 관찰만 하면 판단은 멈출 것이다. 카바트진 박사는 '명상과 자기
치유'에서 주의 집중 명상을 더 자세하게 설명하고 있다.
"마음이 고요하지 않다면, 운동도 음식도 조절도 약도 아무 소용없다." 사뮤엘 존슨
"넘치는 건강의 비결은 운동하고 싶은 충동이 강할 때 자리에 누워서 충동이 가실 때까지
기다리는 것이다". J. P 매케보이
"Just do it." 나이키 광고 문구
제8장 운동
운동은 지속적으로 하는 것이 좋다. 규칙적으로 운동을 계속하면 건강해지고 오래 살 수
있다. 그러나 운동에 별다른 재미를 느끼지 못해 규칙적으로 운동하지 않으면 건강은 나빠
지고 오래 살기도 어려워질 것이다. 그런데 건강해지기 위해서라면 운동을 반드시 많이 할
필요는 없다는 소식이 있다. 최근 미국 에어로빅 연구소의 스티븐 블레어 박사는 '미국 의학
협회지'에 발표한 논문에서 적은 양의 운동이라도 규칙적으로 지속하면 그 효과가 오래 지
속된다고 했다. 블레어 박사는 건강한 남자 10,224명과 여자 3,120명을 대상으로 트레드밀
검사를 실시했다. 우선 신체의 적합성 정도에 따라 다섯 집단으로 나누었다. 가장 적합성이
낮은 집단(집단 1)부터 가장 적합성이 높은 집단(집단 5)까지 5단계로 나누었다. 연구자들은
이들을 대상으로 신체의 적합성 수준과 사망률 사이에 어떤 상관이 있는가를 연구했다. 8년
동안의 연구 결과, 적합성이 제일 낮은 집단(앉아서 생활하는 집단 1)이 적합성이 가장 높은
집단(가장 활동적인 집단 5)에 비해 3배 이상 사망률이 높게 나타났다. 그러나 더 중요한 발
견은 남자의 경우에 신체 적합성에 따른 이점이 집단 1과 집단 2 사이에서 두드러진다는 점
이다.(그림 21) 다시 말해 하루에 30분 정도를 꾸준히 걷는 집단(집단 2)은 일주일에 30-40
마일이나 달리기를 한 집단 5와 거의 비슷하게 사망률이 낮았다. 집단 2에서 집단 5까지 운
동을 한 집단은 전혀 운동을 하지 않는 집단 1에 비해 심장병, 암 같은 모든 질병에 의한
사망률이 뚜렷이 낮았다. 12,138명의 중년 남자를 대상으로 한 '다중 위험 요인 개입 시험
(Multiple Risk Factor Intervention Trial)' 이란 연구에서도 비슷한 결과가 나왔다. 아서 레
온 박사가 주도한 이 연구에서는 피험자를 운동 수준에 따라 세 집단으로 나누었다. 7년 동
안의 연구에 의하면, 운동을 가벼운 수준으로 한 집단은 전혀 운동을 하지 않은 집단에 비
해 심장병을 포함하여 모든 병에 의한 사망률이 3분의 1정도 낮았다. 가벼운 수준의 운동이
란 하루 30분 정도의 걷기나 정원 손질 또는 집수리, 가사 돌보기와 같은 운동을 한다. 이
연구에서도 운동량이 많은 사람들과 경미한 사람들 사이에는 뚜렷한 사망률 차이가 보이지
않았다.
1. 신체적 적합성과 건강은 같지 않다. 뛰어난 운동 선수들이 심장마비나 뇌경색으로 갑작
스럽게 죽음을 맞이하는 경우가 많다. 이런 선수들은 근육이 잘 발달하였고 평소 운동을 많
이 하여 과다한 체지방이 없고 몸도 날씬하다. 그러나 조깅 붐을 일으키고 조깅책을 냈던
짐 픽스, 유명한 프로 농구 선수 피터 마라비치, 프랑스의 마라톤 선수 자크 부서로 같은 사
람은 운동 도중 사망하였다. 운동을 하면 몸이 '신체적 적합성'을 갖추지만 신체적 적합성을
갖추었다고 해서 건강이 좋아지는 것은 아니다. 다시 말해 운동만 한다고 건강해지는 것은
아니다. 운동은 건강을 유지하는 데 필요한 복합적인 생활 습관 프로그램의 한 부분에 불과
하다. '신체적 적합성'은 조건화의 정도를 의미하기도 하고, '훈련 효과'를 의미하기도 한다.
신체적 적합성을 알아보는 가장 간단한 방법은 심장이 격심한 운동을 한 후 정상 수준으로
되돌아오는데 얼마나 시간이 걸리는가를 알아보는 것이다. 심장 박동이 정상 수준으로 빨리
돌아오면 올수록 적합성이 좋다고 말한다. 적합성을 재는 또 다른 방법은 안정기의 맥박을
재는 것이다. 맥박이 천천히 뛰면 적합성이 더 높은 것이다. 셋째 방법은 얼마나 멀리, 얼마
나 오랫동안 운동을 지속할 수 있는가 하는 것이다. 일반적으로 건강(health)이란 '어떤 주
어진 시간 동안 질병이나 이상 없이 최상의 기능을 할 수 있는 한 유기체의 전반적 조건'이
라고 정의된다. 세계보건기구에서는 건강을 '단순히 질병이나 허약함이 없는 상태가 아니라
신체적, 정신적, 사회적 안녕이 완벽하게 갖추어진 상태' 라고 정의했다. 심장의 건강이란
관점에서 보면, 관상동맥에 얼마나 많은 폐색이 일어나 있으며 심장이 피를 얼마나 많이 수
용하는지에 따른다.
2. 오래 살기 위해서는 반드시 운동을 해야 하는가? 알맞은 운동은 건강을 지키는데 큰
도움을 준다. 하루 30분 동안 걷거나, 이와 비슷한 정도의 운동을 30분씩 하거나, 일주일에
세 번 정도 한 시간쯤 걷는다면 건강을 지키는 데 충분하다. 만일 더 적합성을 갖추고 싶다
면 에어로빅 체조와 같은 것을 꾸준히 하여 일주일에 적어도 2,000 칼로리의 열량을 소모해
야 한다. 단지 오래 살기 위해 하루 30분 이상 동안 심한 운동을 하는 것은 별 의미가 없다
는 사실이 여러 연구를 밝혀지고 있다. 만일 30분 이상 운동하는 것이 즐거워서 하는 것이
라면 몰라도, 더 오래 살기 위해 하는 것이라면 별 의미가 없다는 것이 앞서 본 블레어 박
사와 레온 박사의 연구에서도 잘 나타나고 있다. 요컨대 하루 30분 정도 걷는 것은 그보다
더 심한 운동을 함으로써 생길지 모르는 위험은 줄이면서 동시에 건강과 수명을 지키는 데
도움이 된다. 따라서 반드시 30분 이상의 운동을 해야만 하는 것은 아니다. 물론 운동을 하
고 싶어서 또는 즐거워서 하는 것이라면 그렇게 해도 무방하다. 운동하고 있는 동안 급성
심장사가 일어날 위험률은 운동 강도와 직접 비례한다는 것을 명심해야 한다. 조깅하는 동
안 사망하는 비율이 조깅을 하지 않고 있는 동안 사망하는 비율보다 7배나 더 높으며, 특히
운동 중에 사망하는 위험률은 익숙하지 않은 운동을 하는 동안에 많이 생긴다고 한다. 톰슨
박사는 극심한 운동은 극성 심장사를 예방하기도 하고 촉진시키기도 한다고 했으며, 데이비
드 박사는 심한 운동이 전반적으로는 질병을 예방하지만 운동하는 동안 일어나는 사망 위험
률은 오히려 증가시킨다고 했다. 알맞은 정도의 걷기 운동은 급성 심장사를 억제하는 데 도
움을 준다. 이것은 이미 심장 질환 진단을 받은 사람들에게 특히 유효하다. 그러므로 심장병
을 지닌 사람은 가벼운 걷기가 심장병의 상태를 개선해줌과 동시에 급성 심장 돌연사 예방
에도 도움이 된다는 사실을 알아야 한다. 이 같은 이유로 심장 열기 프로그램에서는 가벼운
걷기를 주된 운동 프로그램 내용으로 채택하였다. 걷기는 부상 위험이나 급성 심장사의 위
험을 최소화시키므로 이 프로그램에 참여한 사람에게 하루 30분 정도 걷기나 이틀에 한 시
간 정도 걷기를 권한다. 이 정도의 운동량이면 부상이나 운동 중 사망할 위험을 극소화시키
면서 최대한의 건강상 이익을 얻을 수 있다. 이러한 정도의 운동을 규칙적으로 하면 쾌적함
을 느끼고 오래 살 수 있을 것이다. 일관성 있게 꾸준히 하는 것이 강도를 높이는 것보다
더 중요하다는 사실을 거듭 강조해 준다.
3. 운동의 부가 이익. 운동을 하여 적합성도 높아지고 건강도 좋아지면 부가 이익이 생긴
다. 근육의 능력은 사용하면 할수록 좋아진다. 하루30분 이상 걷기 운동을 하면 운동할 때
사용되는 골격근은 심장보다 더 큰 효과를 얻는다. 신체적 적합성이란 '훈련 효과'락 부르기
도 하는데, 신체가 얼마나 효과적으로 혈액에서 산소를 취하여 운동에 관여하는 근육에 보
내주는가 하는 것이 적합성이다. 규칙적으로 운동을 하면 근육으로 가는 작은 혈관의 수가
늘어나서 근육 세포에 많은 피와 산소를 공급하게 되고, 근육 세포 안에서 에너지를 공급하
는 미토콘드리아의 수가 늘어나게 된다. 다시 말해 신체적으로 적합성이 높은 사람은 운동
을 더 효율적으로 할 수 있으므로 피로감을 잘 느끼지 않는 것이다. 규칙적으로 운동하면
체지방의 비율도 줄어든다. 나이를 먹으면서 체중은 일정 상태에 머물러도 체지방의 비율은
차츰 높아진다. 이렇게 체지방 증가가 계속되면 체중은 점차 늘게 된다. 운동은 이런 과정을
반전시킨다. 또 운동은 뼈의 밀도를 높이고 혈압을 낮추며, 혈전 형성을 감소시키고 좋은 콜
레스테롤(HDL)을 늘리며 트리글리세리드(triglyceride) 수준을 낮추어 심장병 예방과 재활에
도움을 준다.
4. 어떻게 운동하는 것이 안전한가? 하루 30분 정도 걷기보다 더 많은 운동을 하고 싶으
면 의사와 상의하라. 특히 이미 심장병이 있거나 혈압이 높거나 그밖에 특별한 이상 조짐이
있다면 반드시 상의하는 것이 좋다. 일반적으로 가장 효과적인 운동법은 다음과 같은 내용
을 일과로 삼고 규칙적으로 실천하는 것이다. 가까운 일터에 갈 때나 물건을 사러 갈 때는
자동차를 타는 대신 걷거나 자전거를 탄다. 만일 이것이 어려우면 좀 먼 곳에 차를 세워두
고 걷는다. 한두 층 정도는 엘리베이터 대신 걸어 올라간다. 일과 후 친구나 애인 또는 가족
과 함께 산책을 한다. 사랑하는 사람과 산책을 하는 것은 운동 효과와 함께 친밀감을 높이
기에 좋은 방법이다. 가족이나 친구와 함께 운동을 하면 사회적 지지감과 동기를 높여주는
이중의 이익을 볼 수 있다. 작은 모험을 즐기자-낯선 장소를 택하여 걷기 운동을 즐겨라.
한편, 훈련 효과를 높이기 위해서는 특정한 유형의 운동, 운동의 빈도, 운동의 강도와 운동
지속 기간을 잘 지켜야 한다.
운동의 종류. 우리 몸은 두 가지 방식으로 에너지를 만든다. 곧 산소가 필요 없는 무기성
체계(aerobic system)의 두 체계로 에너지를 만든다. 무기성 체계는 잠깐 동안 매우 빠르고
강력하게 에너지를 사용하는 것으로, 갑자기 돌진하거나 도약하는 운동과 같은 경우에 작동
한다. 무기성 체계는 에너지를 즉각 공급해주지만 효율성이 비교적 낮다. 따라서 근육을 경
련 시키고 통증을 일으키는 젖산(lactic acids)과 같은 노폐물을 많이 낸다. 유기성 체계는
매우 효율적이어서 몇 분 이상 지속되는 운동을 할 때 사용되는 에너지의 대부분을 제공해
준다. 운동을 시작할 때나 갑자기 강도 높은 운동을 할 때는 무기성 체계에 바탕을 둔 에너
지를 사용하지만, 운동을 시작하고 난 후 1분 이내에 산소가 넉넉한 피가 근육에 와 닿는데
바로 이때부터는 유기성 에너지 체계가 작동을 시작한다. 이 두 체계의 차이를 이해하면 왜
운동 전에 몸을 풀어야 하는지(워밍업)를 알 수 있다. 워밍업 없이 갑자기 운동을 시작하면
무기성 체계에 지나친 부담을 주어 쉽게 피로해지고 젖산을 많이 내게 된다. 운동을 시작할
때뿐만 아니라 운동이 끝난 후에도 몇 분 동안 몸을 정상화시키는 정리 운동 시간을 가져주
면 몸이 부담 없이 정상 상태로 되돌아올 수 있다. 유기성 체계를 규칙적으로 작동시키면
더 효율적이다. 훈련 효과를 얻기 위해서는 팔, 다리와 같은 거대 근육이 쓰이는 운동을 꾸
준히 해야 한다. 유기성 운동이라는 빨리 걷기, 자전거 타기, 조깅, 노젓기, 수영, 크로스컨트
리, 스키, 에어로빅댄스와 같은 것들이 있다. 골프, 야구, 볼링과 같은 운동을 간헐적으로 하
는 것은 무기성 체계를 작동시키는 경향이 있으므로 훈련 효과가 크지 못하다.
운동의 빈도. 운동을 일주일에 세 번 이상하면 조건화 반응이 일어날 수 있다. 그러나 일
주일에 5일 이상 높은 강도로 운동하면 뼈나 근육에 이상이 생길 염려가 있다. 따라서 개인
의 능력에 따라 신체 반응 능력의 범위 안에서 운동 계획을 세우는 것이 좋다. 다시 말해
자신의 신체 한계를 잘 살펴 통증이나 손상이 일어날지 모르는 범위를 넘지 않도록 세심히
배려해야 할 것이다.
운동의 강도. 당신이 지닌 기능 능력(최대 심박률이라고도 부름)의 45-80% 범위 안에서
규칙적으로 운동하면 훈련 효과도 있고 최적 수준도 높아진다. 그러면 어떻게 개인의 기능
능력을 알아 볼 수 있을까? 트레드밀 운동을 하는 동안 분당 심장 박동수를 측정하여 기능
능력을 재는 트레드밀 검사가 있다. 트레드밀 검사를 하지 않을 때는 220에서 자기 나이를
뺀 값을 최대 심장 박동률로 보면 된다.(최대 심장 박동률=220 - 자기나이) 만일 나이가 마
흔 둘이고 트레드밀 검사에서 최대 심장 박동률이 170에 이르렀다면 기능 능력의 45-80%에
맞추어 운동하기 위해서는 170의 45%는 77.1, 170의 80%는 136이므로 심장 박동률을 분당
77-136에 맞추어야 훈련 효과가 생긴다. 이 범위를 '심장 박동 목표(target heart rate)'라고
부른다. 만일 나이가 쉰 다섯이며 트레드밀 검사를 받지 않았다면 최대 심장 박동률은
220-55=165이며, 기능 능력의 45-80%는 165의 45%인 74와, 165의 80%인 132가 나온다. 그
러므로 훈련 효과를 얻기 위해서 심장 박동률을 분당 74-132회로 유지해야 한다. 두말할 나
위도 없이 운동을 처음 시작할 때는 하한선에서 시작하여 점차 상한선까지 높여나가야 한
다. 심장병 환자의 재활 과정에서는 처음 45%에서 시작하여 석 달이 지나면 60%까지, 특수
한 경우에 한해 80%까지 높여나가도록 한다. 요약컨대 자신의 기능 능력의 45-80% 범위
안에서 운동하는 것이 좋으며 그 이상 지나치지 않도록 해야 한다. 한편, 자신의 심장 박동
률은 다음과 같은 방법으로 측정할 수 있다. 그림 22에서와 같이 목의 경동맥이나 손목의
방사동맥 위에 두 손가락을 살며시 올려놓는다. 너무 힘껏 누르면 안 된다. 너무 힘껏 누르
면 심장 박동수를 늦출 수 있기 때문이다. 초시계를 보면서 10초 동안 심장 박동수를 측정
하여 이 수에 6을 곱한다. 운동하기 전, 운동하는 동안, 운동 후에 심장 박동수를 측정하도
록 하라. 이러한 방법 외에도 운동의 강도를 알아보기 위한 두 가지 방법이 있다. 즉 대화의
정도를 통해 알아보는 검사법과 주관적으로 자신이 느끼는 탈진감의 정도를 통해 알아보는
방법이 있다. 대화 검사법. 운동하는 동안 지나치게 지치지만 않으면 상대방과 대화를 할 수
있다. 걷는(운동하는) 동안에 상대방과 대화를 할 수 없을 정도가 되면 운동에 관여하는 근
육들이 산소를 충분히 공급받지 못하므로 곧 기진맥진하게 마련이다. 대화 검사는 심장 박
동수를 재는 데 어려움이 있는 사람에게 특히 유용하다. 그러나 이 방법은 심하게 운동하거
나 강도가 높은 운동을 할 때는 적절히 활용될 수 있지만, 적절한 운동 훈련을 위한 최소
강도를 측정하는 데는 도움이 되지 않는다. 탈진감을 주관적으로 알아보는 검사. 자신이 하
고 있는 운동을 얼마나 힘들게 느끼는가를 알아보는 검사이다. 이 검사는 군나 보그가 개발
한 것으로 탈진감의 수준을 몇 단계로 나눠 주관적 느낌을 알아보는 방법이다. 아주 가벼운
단계에서 대단히 힘든 단계 중에서 자신이 하고 있는 운동 강도의 느낌을 확인한다. 예컨대
아무 것도 하지 않고 누워 있는 단계가 6이며, 지금까지 해보았던 운동 가운데 가장 힘들었
던 운동 단계가 20에 해당된다. 유산소 운동은 11에서 15단계, 곧 비교적 가벼운 운동에서
약간 또는 다소 힘이 드는 운동이라고 느껴지는 정도에 해당한다.(표 1)
운동기간. 최적 수준의 훈련 효과를 얻으려면 목표 심박률에 맞추어 한번에 30-60분 간
운동해야 한다. 우리 연구의 프로그램에 참여한 환자들에게 하루 30분 동안만 걷도록 했음
에도 불구하고 대부분은 일주일에 5-7일, 한 번에 평균 40분 정도의 유산소 운동에 참여했
다. 이 심장 열기 프로그램은 처음 4주에서 8주정도 했을 때 가장 훈련 효과가 뚜렷했다. 젊
고 건강하고 신체적 적합성이 더 좋은 참가자가 나이가 많고 심장병 증세가 있고 평소 운동
이 부족한 참가자보다 약간 빨리 변화되는 느낌을 받았다. 운동의 강도를 높이기 전에 운동
시간을 늘리는 것이 이상적이다. 처음에는 한꺼번에 30분을 계속 걷든 15분씩 두 번에 나누
어 걷든 적어도 하루 30분 정도 운동하도록 하라. 운동을 30분간 지속할 수 있으면 매주 또
는 2주마다 5분씩 시간을 늘려가라. 관상동맥 폐색이 가장 많이 반전된 경우는 일주일에
5-7시간씩 운동했던 사람들이다. 물론 이 사람들은 다이어트나 스트레스 관리 기법도 가장
규칙적으로 열심히 했던 사람들이므로 이런 효과가 운동만의 단일 효과라고 하기는 곤란하
다. 운동을 오래 지속할 능력이 생기면 동시에 강도 높은 운동을 할 능력도 커진다. 심장 손
상을 염려해서 아예 운동을 멈추어 버리는 수도 있지만, 처음 운동을 시작할 때 최대 심박
률의 50-70%로 하거나 보그 척도의 10-13단계 안에서 계속하면 심박률을 곧 60-80%까지
올릴 수 있고 보그 척도도 11-15단계까지 끌어올릴 수 있다. 앞서서 신체적으로 적합성이
낮은(평소 운동을 하지 않은) 사람이 걷기 운동을 시작하려 할 때 참고할 수 있는 12주간의
프로그램(표 2)을 소개하였는데, 신체 적합성에 알맞은 훈련은 빈도(Frequency), 강도
(Intensity), 시간/기간(Time/Duration), 유형(Type)에 따른 이른바 FITT원칙(표 3)을 지켜
야 한다.
5. 운동의 순서. 운동은 언제나 다음과 같은 순서로 한다.
준비운동(5-10분). 무산소 운동에서 유산소 운동으로 옮기는 데 도움을 준다. 신체의 부상
이나 근육의 통증을 피하기 위해 심혈관계의 부담(심장 박동률이나 혈압)과 체온을 점차로
높여나간다. 이때는 운동에 관여할 근육들을 부드럽게 뻗어주는 운동을 한다.(걷기를 하려면
다리 근육을 뻗어준다.) 5장에서 본 스트레칭 방법들과 앞면에 소개한 그림 23을 참조하라.
이런 스트레칭 운동에 이어 매우 낮은 강도의 유산소 운동을 3-5분 간 한다.
실제운동(20-60분). 알맞은 강도로 유산소 운동을 한다.
정리운동(10-15분). 편안하게 3-5분 동안 낮은 강도의 유산소 운동을 하고, 이어 5분 동안
스트레칭을 한다. 정리도 준비 못지 않게 중요하다. 유산소 운동을 하는 동안에는 근육에 더
많은 피를 보내기 위해 혈관이 늘어난다. 정리는 혈관이나 심장이 정상 상태로 되돌아가도
록 하는 것이다. 정리시간을 가지지 않고 갑자기 운동을 멈추면 피가 팔다리에 머물게 되므
로 뇌에 피가 충분히 공급되지 못한다. 이런 이유로 심한 운동을 하다가 갑자기 운동을 멈
추면 현기증을 느끼게 된다. 심장 박동이 운동 전 수준으로 되돌아갈 때까지 정리 시간을
가지도록 한다.
6. 운동과 일상의 여러 상황. 먹고 나서 바로 운동을 하면? 대체로 식사 직후에 운동하는
것이 좋지 않다고 하는 이유는 무엇일까? 우리 몸은 순간 순간 피를 어디로 내보내야 할지
를 결정한다. 뇌와 같은 기관은 언제나 피를 우선적으로 보내주어야 할 곳으로 특별한 상황
이 일어나지 않는 한 우리 몸은 뇌로 피를 충분히 보낸다. 근육이나 소화기 같은 곳의 혈액
공급은 시간에 따라 달라진다. 점심을 포식하였다면 소화기는 소화해야 할 일이 많아졌으므
로 뇌에게 피를 더 보내달라고 요구한다. 달릴 때는 다리가 뇌에게 더 많은 피를 보내달라
고 요구한다. 그런데 한꺼번에 두 가지 일을 하기에는 피가 모자라기 때문에 배가 잔뜩 부
른 상태에서 달리기를 하면 다리에 경련이 일어나거나 위가 아프기 시작한다. 심장병 환자
가 배불리 잔뜩 먹은 뒤에 가슴에 통증을 느끼기 쉬운 것도 마찬가지 이유이다. 많은 피가
심장에서 위로 이동해갔기 때문에 가슴 통증이 생기게 된 것이다. 담배를 피우고 운동을 하
면? 언제 어느 때고 흡연은 바람직하지 않지만 특히 운동을 시작하기 전 두 시간 안에 하는
흡연은 몹시 해롭다. 흡연은 피안의 산소 운반 능력을 떨어뜨리고 관상동맥을 수축시키므로
근육이나 심장이 사용할 산소가 부족한 상태를 일으킬 위험이 있다. 이런 까닭에 흡연을 하
고 운동을 하면 심장 통증을 느끼며 최악의 경우에는 심장마비가 일어나기도 한다. 술을 마
시고 운동을 하면? 술을 마시고 운동을 하면 부정맥이 생길 수 있으므로 대단히 위험하다.
높은 기온에서 운동을 하면? 고은은 심혈 관계의 활동에 부담을 주고 운동에 대한 내성을
감소시킨다. 더위는 일사병이나 탈수 현상과 같은 문제를 빚기 쉽다. 특히 습기가 많고 온도
가 높을 때 운동하면 위험하다. 습도가 높으면 신체의 열을 식히는 것을 방해하기 때문이
다.(땀이 증발되지 않기 때문) 고온이나 습기가 많은 곳에서 운동을 할 때는 운동 기간과 운
동 강도를 낮추고 심장 박동률을 잘 살펴보아야 하며, 준비와 정리에 더 많은 시간을 할애
해야 한다. 체온을 효율적으로 낮추기 위해 수분이 많은 음식 특히 물을 운동 전, 운동 중,
운동 후에 많이 마시도록 한다. 낮은 기온에서 운동을 하면? 지나친 더위와 마찬가지로 지
나친 추위도 심혈 관계의 기능을 어렵게 만들며 동맥 수축을 일으킨다. 따라서 낮은 기온에
서 운동을 하면 가슴 통증이 일어나기 쉽다. 추위는 동상을 일으키기도 하고 체온 저하를
부르기도 한다. 15F 이하의 춥고 바람 부는 곳에서 운동하면 위험률이 크게 높아진다. 무엇
보다도 갑자기 체온이 떨어지지 않도록 해야 한다. 먼저 옷을 여러 겹 껴입고 운동을 시작
하여 체온이 높아지면 하나씩 차례로 벗어나간다. 피부는 건조한 상태로 유지하고 모자와
장갑으로 몸을 보호한다. 고지대에서 운동을 하면? 높은 곳으로 올라갈수록 호흡에 필요한
산소가 모자란다. 이 때문에 같은 거리를 달리더라도 고지대에서 달리면 저지대에서 달리는
것보다 훨씬 더 힘들다. 심장에 이상이 있는 사람이 고지대에서 운동을 하면 심장 통증을
많이 겪게 된다. 그러므로 고지대에서는 운동 강도나 운동 기간을 낮추어야 한다. 고도
2,400미터 이상에서 운동을 하거나 등산을 하려고 하면 먼저 의사와 상의하라. 고산병을 피
하기 위해서는 하루 300미터에서 600미터 정도씩 차츰 고도를 높여가도록 해야 한다. 아플
때 운동을 하면? 아플 때, 특히 열이 있을 때 운동하는 것을 피하라. 병이 악화될 수 있다.
편안하게 쉬면서 몸이 저절로 낫도록 해야 한다. 아플 때는 운동 프로그램을 낮은 강도로
짧은 시간동안 실시한 후 점진적으로 이전 수준까지 높여나가야 한다. 피로할 때 운동을 하
면? 과로하면 피로감이 오래 가고 심장 박동률이 운동 전의 상태로 잘 돌아오지 않는다. 어
째서 이런 일이 일어났는지 잘 살펴보아야 한다. 간밤에 잠을 충분히 자지 못한 것은 아닌
지, 작업을 마무리하려고 지나치게 밀어붙인 것은 아닌지? 뼈를 다쳤다면? 운동을 하다 보
면 뼈에 고장이 생기는 일도 적지 않다. 발목이나 무릎이 접질려서 이상이 생기기도 하고,
지나치게 많이 사용해서 이상이 생기기도 한다. 심지어는 신발을 잘 못 신어서 이상이 생기
는 경우도 있다. 뼈에 고장이 있을 때 다음과 같은 방법(RICE 원칙)을 따르면 통증과 염증
을 효과적으로 다스릴 수 있다. 쉰다.(Rest), 얼음물(Ice)에 상처부위를 담근다. 첫날에는 하
루 한 번 20분, 그 다음 이틀은 하루 두 번 20분씩 담근다.(말초 순환기에 문제가 있는 환자
는 얼음을 사용하지 말 것.), 압박(Compression)한다. 부상을 입은 부위에 얼음 팩이 부착될
수 있도록 탄력성 있는 밴드를 사용하여 압박한다. 부상 입은 부위를 심장보다 더 높게
(Elevate) 한다. 그밖에 조심해야 할 징후들은? 만일 운동을 하는 중이나 운동 후에 다음과
같은 징후가 나타나면 즉각 의사를 찾아야 한다. 현기증이 난다. 심한 피로감이 반복된다.
땀이 심하게 난다. 심장 박동이 매우 빠르거나 불규칙적이다. 호흡이 비정상적으로 가쁘다.
운동 후에 쉬거나 두 알 이상의 니트로글리세린을 복용했는데도 턱, 등, 팔의 통증이나 흉통
이 사라지지 않는다.
7. 특정한 병이 있는 사람. 신체에 특정한 질병이 있는 사람은 운동 프로그램을 조정해야
한다. 환자의 안전을 위해 프로그램을 수정하여 적용하는 것이 중요하다. 다음은 앞서 본
FITT 원칙을 적용하기 위한 가이드라인이다.
당뇨병. 어린 시절에 발생하는 '타입1' 이든 나이가 들어 발생하는 '타입2' 이든 당뇨병
관리에 유익하다. 일반적으로 혈당이 통제되지 않는 당뇨병 환자에게는 운동 프로그램을 실
천을 추천하지 않는다. 인슐린 처방을 받는 타입1 환자는 운동 프로그램을 처음 시작할 때
혈당 수준을 유념해서 관찰해야 한다. 운동은 인슐린과 같은 호르몬 분비에 효과를 미친다.
그러므로 운동을 하면 인슐린 사용량을 줄일 수 있다. 운동 도중이나 직후에 저혈당 징후
(현기증, 배고픔, 허약 증세)가 일어나지 않는지 살펴보아야 한다. 저혈당 징후를 피하기 위
해서는 다음과 같이 한다. 운동 전후에 혈당치를 재보고 이에 따라 인슐린 양을 적절히 조
정한다. 과일 주스 등과 같이 간편하게 먹을 수 있는 탄수화물을 준비해 둔다. 인슐린 반응
이 최고조에 이를 때는 운동을 피한다. 인슐린이 더 잘 흡수할 수 있도록 운동에 관여하지
않는 근육, 이를테면 복부 근육과 같은 곳에 인슐린을 주사한다. 30분 운동을 기준으로
10-15g씩 탄수화물 섭취를 늘리거나 1-2단위(unit)의 인슐린 주사를 줄인다. 당뇨병 환자는
말초 순환 장애가 잘 생긴다. 따라서 깨끗한 면양말을 신고, 발을 편안하게 받쳐주는 쿠션이
좋은 신발을 신는 것이 좋다. 그리고 무좀을 피하기 위해서 자주자주 발을 씻어주어야 한다.
당뇨성 망막증 환자는 눈 주변의 압력을 높이는 도약 운동이나 진동 운동을 삼가야 한다.
앉았다가 갑자기 일어선다거나 머리를 심하게 흔드는 운동은 하지 않는다. 당뇨병 환자는
FITT 원리를 다음 표 4와 같이 조정할 수 있다. 고혈압. 운동하고 있는 동안에는 혈압이
높아지지만 정기적으로 운동하면 평상시의 혈압이 낮아진다. 체중이 줄지는 않더라도 꾸준
히 운동을 하면 고혈압을 막을 수 있다. 파펜바거 박사의 연구에 의하면 정기적으로 운동하
는 사람은 그렇지 않은 사람에 비해 고혈압 발생률이 35% 정도 줄었다. 운동과 음식을 잘
조절하면 혈압이 좋아지므로 혈압 강하제를 복용하지 않아도 좋을 경우가 많다. 혈압 강하
제를 복용하면 운동에 대한 반응성이 달라지는데, 이럴 때 일어날지 모를 부작용을 잘 살펴
보아야 한다. 고혈압 환자도 앞서 기술한 당뇨병 환자의 FITT 원칙을 따라 할 수 있다. 말
초 혈관 장애. 말초 혈관 장애를 보이는 사람들은 운동하는 동안 다리에 통증이 오기 때문
에 조심해야 한다. 유산소 운동을 꾸준히 하면 다리 통증이 없이 운동할 수 있는 시간이 늘
어난다. 운동 생리학자들은 처음 운동을 시작할 때는 다리 통증이 약간 일어나더라도 이를
무릎 쓰고 운동을 계속하는 것이 좋다고 추천한다. 관절염. 관절염 환자는 관절에 무리를 주
는 운동은 피해야 한다. 탄력성. 힘, 운동의 범위를 높이고 유지할 수 있는 운동이 좋으며,
통증이 많이 따르는 운동은 삼가야 한다. 관절염 환자는 표5와 같이 FITT 원칙을 수정하여
적용하여야 한다. 요약해 보자. 운동의 목표가 심장의 건강과 오래 사는 데 있다면 매일 30
분, 또는 일주일에 세 차례 한 번에 1시간 정도 걸어라. 이렇게만 하면 위험률을 줄이고 운
동으로 얻는 이익이 가장 크다. 편안한 신발 한 켤레 외에 다른 어떤 장비도 필요 없다. 걷
는 것은 쉬운 일이다. 복잡하지도 않고 그냥 재미있는 일이다. 자 그럼, 지금부터 걸어보도
록 하자!
"최고의 의사는 음식 조절과 침묵 그리고 어릿광대이다." 조나단 스위프트
"채식만 하는 사람들은 솔직하다거나 재미있는 편이 못 된다." 윌리엄 쿨렌
"그러나 나는 쇠고기를 엄청 먹는 축이다. 그리고 그것이 나의 위트에 해롭다고 믿는다."
월리엄 셰익스피어(Twelfth Night)
"채식주의는 허세와 독선을 불어넣기 쉽지만 해롭지는 않은 것이다." 로버트 허친슨 경
(1930년 영국 의학협회 연설에서)
제9장 반전 음식과 예방 음식
무엇을 먹어야 할까? 이 장에서는 음식을 계획적으로 먹는 방법을 이야기하려고 한다. 당
신은 음식을 다양하게 선택해서 먹을 수 있다. 이 책의 중심 주제는 신체의 고통, 스트레스,
영혼의 외로움에서 자유로워지는 방법을 알아보는 것이다. 누군가가 당신에게 "이 음식은
먹어서는 안 되오." 혹은 "저것을 먹어서도 안 되오." 라고 말하는 것을 들으면 기분이 유쾌
하지는 않을 것이다. 그러나 먹을 음식, 먹지 말아야 할 음식을 낱낱이 적어두고 이를 실행
하지는 못하더라도 자신의 특수한 상황을 염두에 두고 다양한 선택이 가능한 식단을 만들
수 있어야 한다. 이를테면 관상성 심장병이 있다면 이 병이 반전될 가능성을 높이기 위해
지방과 콜레스테롤이 거의 없는 음식을 먹어야 한다. 심장에 아무런 문제도 없다면 지방과
콜레스테롤이 다소 높은 음식을 먹어도 무난하다. 이 장에서는 반전 음식 프로그램과 예방
음식 프로그램에 대해 다룬다. 반전 음식(Reversal Diet)은 심장병에 걸린 사람을 위한 것이
며, 예방 음식(Prevention Diet)은 심장병을 예방하고 싶은 사람들을 위한 것이다. 이 두 음
식 프로그램은 비만, 고혈압, 중풍, 골다공증, 당뇨병, 신장 결석, 직장암, 유방암, 전립선암과
같은 각종 퇴행성 질환에 걸릴 위험을 근본적으로 낮추는 데도 무척 유용하다. 그리고 치료
나 예방 못지 않게 위에 두 가지 음식 프로그램을 잘 실천하면 더 정력적으로 되고, 생각이
명쾌해지고, 신체의 능력이 높아져 삶이 한층 즐거워질 것이다.
1. 지방, 단백질, 탄수화물 그리고 콜레스테롤
모든 음식은 지방, 단백질, 탄수화물의 세 가지 성분으로 구성되어 있다. 대부분의 사람들은
필요 열량의 40-50%를 지방을 통해 섭취한다. 지방을 섭취하면 몸 암에 지방이 쌓인다.(동
시에 심장병도 생긴다.) 탄수화물이 지방을 만든다고 믿는 사람들이 많은데 사실은 그렇지
않다. 지방과 열량이 높은 것은 구운 감자가 아니라 구운 감자 위에 얹혀 있는 크림과 버터
이다. 살을 찌개 하는 것은 파스타가 아니라 그 위에 얹혀 있는 크림 소스와 올리브 기름이
다. 지방은 열량이 1g당 약 9칼로리지만, 단백질과 탄수화물은 지방의 반도 안 되는 1g당 4
칼로리 정도다. 반전 음식 프로그램은 하루 열량의 40-50%를 지방으로 섭취하던 방식을 바
꾸어 10% 미만으로 줄이도록 한다. 그러므로 같은 양의 음식을 반전 음식으로 섭취하게 되
면 칼로리 섭취량은 엄청나게 줄어든다. 반전 음식은 배불리 먹고도 칼로리는 신경 쓰지 않
아도 좋은 것이다. 반전 음식 프로그램에서 열량을 제한하지는 않지만, 반전 음식을 먹는 사
람들은 미국인이 평균 섭취하는 열량보다 적은 열량을 섭취하게 된다. UCLA대학의 월포드
박사, 텍사스대학의 마소로 박사는 열량을 비교적 적게 섭취한 동물은 수명이 50% 이상 길
어지는 것을 발견하였다. 열량을 제한하여 키운 쥐는 암 발생 물질에 노출시켜서도 안전하
며, 당뇨병이나 백내장에도 잘 걸리지 않고, 열량을 많이 섭취한 쥐보다 미로 학습도 더 잘
한다고 하다. 음식을 완전히 소화하고 노폐물이 생길 때까지 몸에 과다한 부담을 주지 않으
면, 섭취한 음식은 완전히 대사 되고 몸에서 완전히 배출된다. 배고픔을 느낄 때는 섭취한
음식이 완전히 대사 된 것이다. 따라서 음식은 배가 고플 때까지 기다렸다가 먹는 것이 가
장 좋다. 반전 음식 프로그램은 다음과 같이 요약할 수 있다. 지방 함량이 매우 낮고, 콜레
스테롤이 거의 없는 음식을 권한다. 지방에서 얻는 열량을 10% 미만으로 줄이고 포화 지방
이 없는 음식을 권한다. 포화 지방이 높은 음식(아보카도, 견과류, 씨앗)은 반전 음식에서 제
외된다. 섬유질이 높은 음식을 권한다. 하루에 60cc 미만의 알코올은 허용되지만 권하지는
않는다. 기름과 동물성 식품은 탈지유와 요구르트를 제외하고는 어떤 것도 권하지 않는다.
계란 흰자는 허용한다. 카페인과 그 밖에 흥분제와 화학 조미료 사용을 억제한다. 소금과 설
탕은 약간 허용한다. 칼로리는 제한하지 않는다. 음식을 먹고 나면 오래지 않아 배고픔이 느
껴진다. 반점 음식은 먹는 양을 제한하지 않는 대신 음식의 종류에 유념하게 하고 채식위주
의 음식을 섭취하도록 하는 것이다. 채식 위주의 반전 음식은 종류가 다양하기 때문에 선택
의 폭이 넓다. 우리 연구에 참여했던 조지프 포르지온느란 사람은 콜레스테롤이 558까지 높
이 올라갔으며 서른 아홉 살부터 심장 통증을 보이기 시작했으므로 관상혈관 우회 수술까지
받았다. 이 사람은 수술에서 회복되는 시점부터 반전 음식 프로그램에 참여하게 되었는데, 6
개월 안에 콜레스테롤이 107까지 내려갔으며 수년 이래 몸 상태가 가장 좋게 느껴진다고 말
했다. 반전 음식은 포만감을 느낄 때까지 먹을 수 있고 배고플 때마다 먹을 수 있다. 반전
음식은 지방 함량이 지나치게 낮기 때문에 수시로 배가 고프게 마련이다. 그러므로 반전 음
식을 섭취하는 사람은 간식을 먹을 수도 있다. 이처럼 자주 먹는다 하더라도 체중은 계속
줄어들며 콜레스테롤도 함께 내려간다. 표6에 제시한 두 가지 음식은 명백한 차이가 있다.
첫째, 반전 음식에 포함된 식품들은 주로 복합 탄수화물(complex carbohydrates), 곧 녹말
(starch)로 구성된다. 자연산 채식 위주의 음식인 곡물, 콩, 채소, 과일과 같은 복합 탄수화물
로 이루어진다. 복합 탄수화물은 배를 부르게 한다. 이와는 달리 알코올, 벌꿀, 설탕과 같은
단순 탄수화물(single carbohydrates)은 영양 가치가 없는 단순한 열량뿐이다. 이 때문에 반
전 음식 프로그램에서는 설탕과 알코올의 사용을 완전히 금하지는 않으나 제한해서 사용하
도록 권한다. 설탕은 심장병 발병과 관련이 없지만 지방과 콜레스테롤은 심장병 발병과 매
우 밀접한 관련이 있다. 그런데 문제는 포화 지방과 콜레스테롤이 많은 케이크나 아이스크
림 같은 음식에 설탕이 포함된다는 것이다. 복합 탄수화물은 설탕과 같은 단순 탄수화물에
비해 공복감을 적게 하고 콜레스테롤도 낮추는 이점 외에도 거의 지방으로 바뀌지 않는다.
우리의 몸이 음식 속의 지방을 섭취하여 체지방으로 바꾸는 것은 쉬운 일이다. 반면, 스위스
로잔대학교의 아체슨 박사의 연구에 의하면 우리가 섭취한 복합 탄수화물 가운데 극소량만
체지방으로 바뀐다고 했다. 또 우리 몸은 지방을 소화하고 대사 하는 것에 비해 복합 탄수
화물을 소화하고 대사 하는 데 더 많은 열량을 쓴다. 어떤 종류의 음식을 섭취하느냐가 섭
취하는 음식의 양보다 중요하다는 증거가 스탠포드대학의 드레온 박사가 주도한 최근 연구
에서 제시되었다. 이 연구에 참여했던 사람들의 체지방 비율은 매일 섭취하는 지방과 관련
있을 뿐 섭취하는 음식의 양이나 먹는 횟수와는 상관이 없다는 점이 밝혀졌다. 하버드대학
에서 이루어진 한 연구에서도 위와 비슷한 결과가 나왔다. 이 연구는 나이 34-39세 사이의
부인 141명을 대상으로 하였는데, 열량 섭취와 체중 사이에는 아무런 상관 관계가 없고 오
직 과체중이 되는 것은 지방 섭취, 특히 포화 지방 섭취와 밀접한 관련이 있다고 했다. 열양
섭취를 제한하는 식이요법은 '요요(Yo-Yo) 현상'을 일으킨다. 펜실베이니아 의과대학의 브
라우넬 박사는 저열량 음식을 먹여 체중이 줄어든 동물에게 고열량 음식을 먹여 체중을 회
복시켰다. 그리고 체중이 회복된 동물의 체중을 다시 감소시켰더니 체중 감소에 걸리는 시
간이 두 배나 더 걸렸지만 체중을 또다시 회복하는 데는 이전에 비해 3분의 1밖에 걸리지
않았다고 한다. 어째서일까? 첫째, 이것은 열량을 빼앗아 체중을 줄이는 것이 신진대사율을
강제로 낮추는 것이기 때문이다. 이렇게 되면 신체는 지금 굶주리고 있다고 생각하게 된다.
신진대사가 느리게 진행되면 체중 손실이 어려워진다. 이와는 달리 반전 음식은 낮은 열량
을 취하게 하면서 신진대사율을 오히려 촉진시킨다. 결국 지방을 많이 먹는 것은 다음과 같
은 '다섯 가지 불운'을 불러온다. 당신이 취하는 1g의 지방은 탄수화물보다 열량이 두 배
이상 많다. 지방에서 온 열량은 탄수화물에서 온 열량보다 소모하기가 더 어렵다. 음식에 포
함된 지방은 체지방으로 쉽게 바뀌지만 음식 속의 복합 탄수화물은 거의 체지방으로 바뀌지
않는다. 포화 지방은 혈중 콜레스테롤 수준을 높인다. 포화 지방이 많은 음식은 콜레스테롤
도 높다. 둘째, 반전 음식은 보통 음식보다 단백질이 적은데 이것이 과연 나쁜 것일까? 전혀
그렇지 않다. 우리는 단백질을 충분히 섭취하는 것이 곧 좋은 영양을 섭취하는 것이라고 배
웠다. 그러나 미국 사람들(부자이거나 가난한 사람이거나)은 필요한 양보다 단백질을 두 배
이상 많이 섭취하고 있다. 단백질을 너무 적게 섭취하는 것 못지 않게 지나치게 많이 섭취
하는 것도 해롭다. 고단백질의 음식을 먹인 동물은 저단백질의 음식을 먹인 동물보다 더 일
찍 죽는다는 연구 결과도 나왔다. 또 고단백질의 섭취는 뼈 속의 미네랄을 줄여 골다공증으
로 일으킬 수 있다. 동물 실험에 의하면, 지방이 낮더라도 단백질이 높은 음식을 주면 관상
동맥의 폐색이 촉진된다. 단백질은 아미노산으로 구성되는데, 아미노산은 스물 두 종류가 있
다. 26자의 알파벳으로 거의 무한대의 단어를 만들어낼 수 있는 것처럼 22개의 아미노산이
결합하여 무수히 다양한 단백질을 만들 수 있다. 그런데 사람의 몸은 22개 아미노산 중에
13개만 스스로 만들어낸다. 나머지 9개는 반드시 음식에서 공급받지 않으면 안 되기 때문에
이를 '필수 아미노산' 이라 한다. 이 가운데 세 가지 아미노산-라이신(lysine), 트립토판
(tryptophan), 메티오닌(methionine)-이 특히 중요하다. 왜냐하면 나머지 것들은 대부분의 음
식물에 충분히 포함되어 있기 때문이다. 식물성 음식에서 얻는 아미노산과 동물성 음식에서
얻는 아미노산은 같다. 티본 스테이크를 먹고 얻은 아미노산이나 쌀밥이나 콩을 먹고 얻은
아미노산이 같다는 말이다. 그러나 두 경우에 얻는 단백질이 질적으로는 동일하지만, 스테이
크를 먹을 때는 단백질과 함께 많은 지방과 콜레스테롤도 함께 섭취하므로 콩이나 밥으로
얻는 단백질과의 차이가 있다. 동물성 음식과 달리 식물성 음식은 모든 종류의 필수 아미노
산을 다 함유하고 있지는 않다. 그러나 다행스럽게도 식물성 음식에는 비율은 다르지만 앞
서 말한 세 가지 결정적인 필수 아미노산이 함유되어 있다. 따라서 식물성 음식을 골고루
먹으면 모든 필수 아미노산을 다 섭취할 수 있다. 콩과 식물에는 라이신은 많으나 트립토판
과 메티오닌은 거의 없다. 쌀과 같은 곡물에는 라이신이 적지만 트립토판과 메티오닌이 많
이 들어 있다. 그러므로 쌀과 콩으로 만든 음식을 먹으면 계란이나 고기를 먹어서 얻는 단
백질과는 달리 완벽한 단백질을 얻는다.(표 7) 음식물을 알맞게 고루 먹기 위해 과학자나 영
양학자가 될 필요는 없다. 매일 거르지 않고 콩과 곡류를 먹기만 하면 된다. 가장 이상적이
니 비율은 곡물 3분의 2에 콩 3분의 1로 하면 되지만 이것이 결정적으로 중요한 사항은 아
니다. 당분을 지나치게 섭취하지만 않는다면, 이상적인 체중을 유지하는 데 단백질 섭취는
그다지 중요한 요인이 아니기 때문이다. 계란 흰자도 완벽한 단백질 식품이므로 반전 음식
으로 권한다. 계란에 든 대부분의 단백질은 흰자에 있으며 대부분의 콜레스테롤은 노른자에
있다.(빵을 만들 때 노른 자 하나 대신 흰자 두 개로 바꾸라.) 매일 탈지 우유와 요구르트
한 잔을 마시면 비타민 B12와 비타민 D의 일일 필요량이 충족된다. 우유와 요구르트는 반
드시 섭취해야 할 음식은 아니지만 다양한 종류의 음식을 먹지 않는 사람들이 이것을 섭취
하면 적당량의 단백질을 얻을 수 있다. 미국인의 음식 가운데 우유는 육류 다음으로 포화
지방이 많은 음식인데, 그 이름이 혼란을 주기 쉽다. '전유(whole milk)' 란 지방을 3.5% 함
유한 우유로, 전유에서 나오는 열량의 50%가 지방에서 나온다. 한편 '저지방(low-fat) 우유'
란 지방을 2% 함유한 것으로 열량의 38%가 지방에서 나오며, '탈지(non-fat) 우유' 란 지
방이 거의 들어 있지 않으며 열량의 2.5%가 지방에서 나온다. 반전 음식은 지방이 매우 낮
은 채식 위주의 음식으로 계란 흰자와 탈지 우유, 탈지 요구르트 외에는 어떤 동물성 음식
도 포함되지 않은 음식이다. 연구에 참여했던 심장병 환자들은 이 반전 음식을 먹고 심장병
이 반전되기 시작했다. 하지만 심장병이 있거나 없거나 이 음식은 대부분의 성인을 위해 이
세상에서 가장 좋은 건강 음식이라고 확신할 수 있다. 미국 영양학자는 1988년 다음과 같은
공식 입장을 밝혔다. "수많은 과학적 증거에 의하면 채식 위주의 생활 습관과 만성적인 퇴
행성 질병 발생의 감소 사이에는 긍정적 상관 관계가 있다. 다시 말해 채식주의자는 골다공
증, 폐암, 유방암, 신장 결석, 담석증과 같은 질병의 발병률이 낮다. 채식 위주 음식만으로
단백질의 필요량은 채워지지만 비 채식위주 음식에 비해 단백질 섭취량은 적다. 이처럼 단
백질을 적게 섭취하는 것이 유의하며, 이것은 채식주의자에서 골다공증이 적게 생기거나, 신
장 장애를 가진 환자들이 채식을 함으로써 신장 기능이 개선되는 것과도 관련이 있다. 더구
나 단백질이 많은 음식물에는 지방도 많이 포함되어 있기 때문에 채식을 하면 지방을 적게
섭취하는 것이 된다. 채식 위주의 음식을 적절한 계획 아래 먹게 되면 더욱 건강해지고 영
양적으로도 적절할 수 있다는 것이 미국 영향학회의 공식적 입장이다." 콜레스테롤이 육류,
조류, 생선, 유제품 같은 주로 동물성 식품에서만 발견된다는 사실 때문에 반전 음식은 채식
위주의 음식으로 구성된다. 동물성 음식에는 포화 지방이 많은데 이 지방은 간에서 콜레스
테롤로 바뀐다. 채소 위주의 음식은 콜레스테롤이 없고 포화 지방도 없다. 다만 아보카도,
올리브, 코코넛, 견과류, 씨앗 그리고 초콜릿과 같이 코코아로 만든 음식에는 포화 지방이
많다. 반전 음식이란 콜레스테롤을 낮추고 심장병을 예방하는 데 가장 효과적인 음식이다.
동물성 지방이나 기름 또는 콜레스테롤이 전혀 없는 음식만이 혈중 콜레스테롤을 충분히 낮
출 수 있다. 우리 연구에 참여한 환자들에게 약을 전혀 쓰지 않고 혈중 콜레스테롤을 충분
히 낮출 수 있다는 점이 밝혀졌다. 혈중 콜레스테롤은 두 가지 경로로 만들어진다. 첫째는
동물성 식품을 섭취할 때 그 속의 콜레스테롤을 바로 섭취하는 경우이고, 둘째는 신체가 음
식에 들어있는 포화 지방으로부터 콜레스테롤을 만들어낸 경우이다. 음식으로 콜레스테롤을
많이 섭취하면 할수록 심장병이 생길 위험이 커진다. 노스웨스턴 대학교의 스태믈러 박사와
텍사스 대학교의 슈켈 박사는 시카고에 사는 중년 남자 1,824명을 25년 간 관찰하였다. 이
남자들 중에 음식으로 콜레스테롤을 많이 섭취한 사람들은 관상성 심장병과 중풍 같은 심혈
관 장애, 그리고 각종 원인에 의한 사망 위험률이 높았다. 스태믈러 박사는 "콜레스테롤이
많이 든 음식을 먹으면 혈중 콜레스테롤이 낮은 사람도 심장병이 생길 위험이 커진다. 이런
이유로 자신의 혈중 콜레스테롤 수준과는 관계없이 콜레스테롤이 낮은 음식을 먹지 않으면
안 되는 것이다." 라고 말한다. 반면에 콜레스테롤을 적게 취할수록 심장병에 걸릴 위험은
줄어든다. 반전 음식에는 거의 콜레스테롤이 들어 있지 않으므로-평균 미국인이 섭취하는
음식에 비해 100분의 1-이런 음식을 먹으면 혈중 콜레스테롤 수준은 많이 떨어지지 않더라
도 심장병이 반전되기 시작한다. 또 다른 연구에서 스태믈러 박사는 서른 다섯 살에서 쉰
일곱 살 사이의 남자 35만 명을 대상으로 연구하였다. 6년 간의 이 연구에서 혈중 콜레스테
롤 수준이 180 이상인 경우에만 심장병 사망률이 높아진다는 결과가 나왔다. 콜레스테롤이
182-202인 사람에서 사망률이 29% 높아지고, 203-220인 경우에는 73%, 221-244사이에서는
121%, 245 이상에서는 242% 높아졌다. 콜레스테롤이 전적으로 나쁜 것은 아니다. 콜레스테
롤은 테스토스테론과 에스트로겐과 같은 성호르몬을 비롯해서 중요한 호르몬을 만드는 원료
이다. 또 콜레스테롤은 세포막을 만드는 주요 성분이다. 하지만 음식으로 콜레스테롤을 전혀
섭취하지 않고, 포화 지방 섭취를 줄이더라도 우리 몸은 필요한 콜레스테롤을 스스로 만들
어낸다. 사실 혈액 속에 있는 콜레스테롤의 4분의 3은 우리 몸이 스스로 만든 것이다. 관상
성 심장병을 일으키는 요인은 바로 음식으로 섭취한 과다한 콜레스테롤과 포화 지방이다.
우리 몸이 콜레스테롤을 필요한 양만큼 정확히 만들어내는 것은 쉬운 일이 아니지만 우리
몸에는 콜레스테롤의 생성을 증감시킬 수 있는 기제가 있다. 콜레스테롤은 좀 많이 섭취하
면 신체는 콜레스테롤 생산을 줄인다. 그러나 콜레스테롤을 지나치게 많이 섭취하면 신체의
콜레스테롤 생산 조정 능력이 움츠러든다. 한편 정서적으로 심한 스트레스를 받으면 신체는
콜레스테롤을 더 많이 생산하게 된다. 지방 또한 나쁘기만 한 것은 아니지만 지나치게 섭취
하는 것은 좋지 않다. 보통 사람은 하루에 필요한 필수 지방산을 만들기 위해 14g 미만의
지방만 섭취하면 된다. 필수 지방산은 신체가 여러 가지 중요한 물질을 합성하는 데 필요한
것이다. 불행하게도 평균 미국인은 필요한 양보다 8배 이상의 지방을 섭취한다. 이처럼 몸
안에 많이 들어온 지방은 시간이 지나면서 동맥 속에 쌓이게 된다. 모든 지방은 포화 지방,
다원 불포화 지방, 단일 불포화 지방으로 구성된다. 포화 지방은 혈중 콜레스테롤 수준을 높
이지만 다원 불포화 지방이 혈중 콜레스테롤 수준을 낮추지 않는다. 모든 기름은 100% 지
방이다. 기름은 액체성 지방이다. 1테이블스푼(15밀리리터)의 기름에는 포화, 다원 불포화,
단일 불포화 지방의 비율은 다르지만 약 14g의 지방이 들어 있다.(표 8) 많은 사람들이 올
리브유나 홍화씨 기름을 음식에 넣으면 콜레스테롤 수준이 낮아질 것으로 기대하는데 불행
하게도 그것은 그렇지 않다. 음식에 어떤 기름은 다른 것들에 비해 불포화 지방이 더 많으
나 궁극적으로 모든 기름에는 다소간의 포화 지방이 들어 있다. 그러므로 어떤 기름이든 많
이 먹으면 포화 지방을 많이 섭취하는 셈이다. 예컨대 한 스푼의 올리브유에는 1.9g의 포화
지방이 들어 있으므로(약 14%가 포화 지방이다) 올리브유를 음식에 넣으면 결국 그만큼의
포화 지방을 섭취하게 된다. 따라서 기름을 더 넣을수록 콜레스테롤 수준은 더 높아질 도리
밖에 없다. 식물성 기름을 먹으면 콜레스테롤이 낮아질 것이라는 잘못된 생각은 어디에서
온 것일까? 몇몇 연구에서 포화 지방이 많은 기름(예컨대 코코넛 기름)을 단일 불포화 지방
이 많은 기름(예컨대 올리브유)이나 다원 불포화 지방이 많은 기름(해바라기씨 기름)으로
바꾸면 콜레스테롤 수준이 낮아진다는 사실을 보고한 적이 있다. 이는 올리브유나 해바라기
씨 기름에 단일 불포화 지방이나 다원 불포화 지방이 많아서가 아니라 포화 지방이나 적기
때문에 콜레스테롤 수준을 낮춘 것이다. 요컨대 올리브유나 해바라기씨 기름이 '좋은' 것이
아니라 비교적 덜 '나쁘다'는 뜻이다. 식품에 붙어 있는 라벨에 '부분적으로 수소 처리된 기
름(경화유)' 이란 표시가 들어 있는 경우가 있다. '수소 첨가' 는 더 많은 포화 지방을 만드
는 과정이기 때문에 수소 처리 기름은 더 많은 포화 지방이 들어 있다는 뜻이다. 포화 지방
이 해로운 것임에도 불구하고 왜 이런 짓을 할까? 식품에 수로를 첨가하면 슈퍼마켓 선반에
더 오랜 기간 동안 놓아둘 수 있기 때문이다. 불행하게도 제품의 수명을 길게 하는 것이 오
히려 사람의 생명을 단축하는 것이다. 상품 표시 때문에 또 다른 심한 혼란이 생기는 예가
있다. 최근에 많은 식품들이 포장지에 '무 콜레스테롤(cholesterol-free)' 이라고 선전하고 있
는데, 이런 경우에 포화 지방이 많이 포함되어 있다는 점에 주의해야 한다. 따라서 콜레스테
롤이 없는 음식을 먹는다는 것이 포화 지방이 많은 음식을 먹는 격이 되므로 오히려 콜레스
테롤을 먹는 것보다 혈중 콜레스테롤은 더 많이 높일 수도 있다. 다원 불포화 지방이 많은
기름을 먹는 것도 두 가지 이유로 해롭다. 첫째는 이런 기름에는 포화 지방도 많기 때문이
다. 둘째는 다원 불포화 지방이 많은 기름 예컨대 옥수수 기름, 홍화씨 기름, 콩기름 같은
것들이 면역 체계를 혼란시키기 때문이다.(이러한 기름에서 발견되는 지방산은 생선 기름이
나 곡물 기름에서 n-3 또는 오메가-3 지방산과 대비하여 n-6 도는 오메가-6 지방산이라 부
른다.) 면역 체계에 장애가 생기면 감염성 질환은 물로 암 발생의 위험까지도 커질 수 있다.
코넬대학의 지질생화학자 킨셀라 박사에 의하면, 동물 실험에서 다원 불포화 지방이 많은
음식을 먹이면 종양이 빨리 자란다고 하였다. 이 결과는 다원 불포화 지방이 많은 음식을
먹으면 심장병 위험은 낮아지되 암이나 그 밖의 원인에 의한 사망률은 오히려 커진다는 몇
몇 대규모 임상 연구의 결과와 통한다. 음식 속의 콜레스테롤이나 포화 지방이 미치는 효과
를 알아본 또 다른 연구의 결과는 어떠할까? '역학 연구' 란 사람을 대상으로 하는 연구이
다. 역학 연구를 할 때 과학자들은 어떤 형태의 특별한 처치 없이 많은 사람들은 대상으로
장기간에 걸쳐 관찰한다. '개입 연구' 에서는 의사나 과학자들이 약물이나 수술 또는 생활
습관의 개입과 같은 처치를 한 후 어떤 결과가 생기는지를 알아본다. 역학 연구에서 얻어진
결과를 살펴보자. 일반적으로 콜레스테롤이나 포화 지방이 많은 음식을 많이 먹으면 혈중
콜레스테롤과 혈압이 높아진다. 콜레스테롤이나 포화 지방을 많이 먹으면 혈중 콜레스테롤
이나 혈압이 높지 않더라도 관상성 심장병이 걸릴 위험은 커진다. 저지방, 저 콜레스테롤 음
식을 주식으로 하여 채식 위주로 먹는 사람들은 어린 시절부터 혈압이나 혈중 콜레스테롤이
낮고, 이런 낮은 상태는 나이가 들어가면서도 그대로 유지되며 관상성 심장병에 걸릴 위험
도 낮다. 전형적인 미국식 음식을 먹는 사람들은 어릴 때는 혈압도 낮고 혈중 콜레스테롤도
낮지만, 나이가 들어가면서 혈압과 혈중 콜레스테롤이 높아지고 관상성 심장병 위험도 높아
진다. 이러한 역학 연구에서 우리는 저지방의 채식을 하는 사람들은 혈압과 혈중 콜레스테
롤이 낮고 심장병 위험도 낮다는 사실을 알 수 있다. 산업화가 덜 된 나라에서는 이러한 채
식 위주의 식습관이 보편적이어서 관상성 심장병의 발병이 희귀하다. 이러한 나라의 사람들
은 약을 먹어서가 아니고 생활 양식 때문에 혈압도 낮고 혈중 콜레스테롤 수준도 낮은 것이
다. 이들은 전염병에 걸리지 않고 사고를 당하지 않으면 현대 의학의 혜택을 잘 받지 못하
더라도 서구인과 거의 같은 수명을 유지한다. 이러한 나라에서도 상위 계층에 속한 사람들
은 육식을 많이 하는 경향이 있는데 이들은 미국인들처럼 관상성 심장병에 잘 걸린다. 약을
처방하지 않고 식이요법이 심장병에 미치는 영향을 연구한 경우는 극소수에 불과한데, 이
연구들 역시 지방이나 콜레스테롤이 월등히 높은 비 채식성 음식물을 대상으로 연구한 것이
다. 이 연구들에 참여했던 사람들은 생활 습관을 바꾸려 하지 않았고, 지구의 3분의 2에 가
까운 나라 사람들이 오랫동안 먹어왔던 저지방 채식 또는 준 채식 위주의 음식조차 기꺼이
먹으려 하지 않았다. 인류학자들은 우리의 조상들이 채식주의자라고 믿는다. 이러한 생각은
일반적으로 원시 조상들이 사냥을 하여 식생활을 해결했다고 생각하는 것과 다르다. 예컨대
우리의 이는 식물성 위주의 음식을 잘 씹도록 되어 있고, 우리의 장은 식이성 섬유를 잘 소
화시킬 수 있도록 길이가 길다.(장이 짧으면 고기를 소화하기 쉽고 고기에서 생기는 독성
노폐물을 더 쉽사리 배출할 수 있다.) 브로디에 의하면, 식이성 섬유가 많은 음식을 먹으면
직장암의 발생이 줄어드는데, 그 이유는 동물성 음식이 소화하는 데 걸리는 시간이 단축되
어 노폐물이 직장에 머무는 시간이 짧아지기 때문이라고 한다. 미국인들은 1900년 무렵에는
단백질의 3분의 2를 식물성 음식으로 섭취하였는데 오늘날에는 동물성 음식에서 3분의 2를
섭취하고 있다. 경제가 좋아지고 냉장고가 널리 보급됨에 따라 동물성 음식에서 얻는 단백
질 양이 급증함으로써 관상성 심장병을 비롯한 여러 질병들이 늘어나게 된 것이다. 심장병
과 음식물의 관계를 다룬 가장 주목할 만한 역학적 연구의 하나가 프래밍험 연구이다. 프래
밍험은 매사추세츠주 보스톤시 교외에 있는 한 마을이다. 1948년 과학자들은 심장병 발병의
위험 요인을 찾기 위해 마을 인구의 반에 해당하는 1만 명을 대상으로 이 연구를 시작하였
다. 대상 주민들은 그 때부터 2년마다 각종 조사와 검사를 받았다. 그 때 연구에 참여했던
의사들은 이렇게 말했다. "심장병과 관련이 있어 보이는 모든 요인을 알아보았다. 우리는 지
난 몇 십 년 동안 심장병을 겪은 사람들을 지켜보았으며 이러한 요인들과 심장병 발병 위험
성과 어떤 상관 관계가 있는지를 알아보았다." 지난 40여 년 동안 프래밍험 연구에서 보여
준 가장 결정적인 증거는 고혈압, 콜레스테롤, 흡연, 비만, 당뇨병이 심장병의 위험을 높인다
는 것이다. 이 연구에 의하면 콜레스테롤 수준이 150 이상인 경우 1%씩 콜레스테롤 수준이
올라갈 때마다 심장병 위험이 2%씩 커진다는 것이다. 심장병에 미치는 영향 외에도 동물성
음식을 적게 먹으면 여러 종류의 암 발생도 줄어든다. 코넬대학교의 캠벨 박사와 옥스퍼드
대학교의 페토 박사는 오랜 동안 중국에서 연구를 하였다. 중국 주민 6,500명을 대상으로 한
이 획기적 연구에서 연구자들은 지방 섭취를 열량의 30% 수준까지 낮추는 것-적색 살코기
를 적게 먹고, 생선은 많이 먹고, 껍질을 벗긴 닭고기를 먹고, 계란을 적게 먹는 것-으로는
심장병과 암 발생의 위험을 줄이는 데 충분하지 못하다는 사실을 발견하였다. 캠벨 박사의
말을 옮기면 이렇다. "인간은 본래 채식을 위주로 하던 종이므로 식물성 음식을 다양하게
먹어야만 동물성 음식의 섭취는 되도록 줄여야 한다. 동물성 음식을 많이 먹을수록 암에 걸
릴 위험이 높다. 폐암에 걸린 사람이 대부분 흡연자이지만 모든 흡연자가 반드시 폐암에 걸
리지 않는다. 그런데 흡연자 가운데 동물성 음식을 많이 먹는 사람은 암 발생률이 증가되지
만, 과일과 채소를 많이 먹는 사람은 그 가능성이 낮아진다." 중국에서는 육식자들이 간암에
걸리는 확률이 더 높다. 중국 사람이 미국 사람보다 평균 20% 이상 열량을 더 섭취하지만
비만 환자가 거의 없는데 그 이유는 보통 중국인이 먹는 음식에는 지방이 15% 이상 적기
때문이다. 다른 많은 과학자들과 마찬가지로 캠벨 박사도 암 발생의 과정을 몇 가지 단계로
나누었다. 첫 단계에서는 발암 물질이 종양이 만들어지도록 허용하는 생화학적 변화를 일으
킨다. 그 다음에는 암 촉진자라 부르는 물질이 암 성장을 부추긴다. 캠벨 박사는 음식으로
섭취하는 동물성 단백질이 바로 암 촉진자라고 믿었다. 그는 20년 간의 실험에서 동물성 단
백질을 섭취한 동물이 그렇지 않은 동물에 비해 종양이 더 많은 것을 발견하였다. 스웨덴에
서 이루어진 한 연구는 이와 비슷하게 혈중 콜레스테롤이 높은 사람일수록 직장암에 더 잘
걸린다는 사실도 보여준다.
좋은 콜레스테롤, 나쁜 콜레스테롤 그리고 추한 지방. 콜레스테롤의 총량 수준은 LDL(저
밀도 지질 단백질 : low-density lipoprotein)과 HDL(high-density lipoprotein)로 나뉜다. 우
리 몸은 트리글리세리드라 부르는 형태의 물질로 지방을 저축하는데, 이 물질은 추하게 생
긴 둥근 황색 지방 덩어리로 기름기가 많은 음식을 먹고 나면 한 시간 후쯤에 혈류에 나타
난다. 지금까지 많은 사람들은 HDL은 '좋은 콜레스테롤' 이고 LDL은 '나쁜 콜레스테롤' 이
라고 불렀다. 이러한 HDL과 LDL의 분류는 전형적인 미국식 음식을 먹는 사람들을 대상으
로 한 연구에 바탕을 둔 것이다. HDL 수준이 낮은 사람은 LDL 수준이 높은 사람처럼 관상
성 심장병에 걸릴 위험률이 높다. 이와 마찬가지로 고지방 고 콜레스테롤을 섭취한 사람에
서 관상성 심장병에 걸릴 위험률이 커지는 것처럼 트리글리세리드 수치가 높아도 위험률이
커진다. 저지방 채식주의자들은 이 같은 경향과 잘 들어맞지 않는다. 예컨대 채식주의자는
콜레스테롤의 총량이 낮은 수준을 보여주며, LDL 수준도 대단히 낮고 HDL 수준도 낮고 트
리글리세리드 수준이 높아도 심장병에 걸릴 확률은 높지 않다. 우리 연구에서도 반전 음식
을 먹는 환자들 가운데 트리글리세리드가 높고 HDL이 낮아지는 경우가 종종 있었는데 그
들도 대부분 관상성 심장병이 반전되었다. 그 이유는 아마도 LDL이 HDL보다 더 많이 줄어
든 데 있는 것으로 짐작된다. HDL의 주 기능은 혈액 속의 과다한 콜레스테롤을 배출하는
것이다. HDL은 LDL을 세포 바깥으로 이동시켜 담즙으로 보낸 후 몸밖으로 내보내는 일을
돕는다. 콜레스테롤의 섭취량이 적으면 피에서 콜레스테롤을 배출시키는 데 HDL이 많이 필
요하지 않으므로 우리 몸은 HDL을 많이 생산하지 않는다. 따라서 반전 음식을 먹는 사람에
게는 HDL 수준이 그다지 중요하지 않다고 할 수 있다. 프래밍험 연구에서 카스텔리 박사는
전형적인 미국식 음식을 먹는 사람에게 총량 콜레스테롤에 대한 HDL 비율이 총량 콜레스
테롤이나 단순 HDL 수준보다 더 중요한 관상성 심장병 발병 위험 인자라고 했다. 이 비율
은 총 콜레스테롤량을 HDL량으로 나누어 계산하면 된다. 이를테면 총콜레스테롤이 200이고
HDL이 50이라면 그 비율은 200 나누기 50 즉 4.0이다. 이상적인 비율은 3.0 이하이다. 비율
이 5.0이면 '평균 위험률'(평균 미국 사람들이 심장병에 걸리는 비율)이라 하고, 9.5이면 평
균 위험률보다 두 배 정도 더 높은 수치이고, 23.0 이상이면 평균 위험률보다 3배 이상 높은
가장 위험한 범주에 속한다. '뉴잉글랜드 의학 잡지'에 실린 한 논문에서 카스텔리 박사는
프래밍험 연구로부터 총콜레스테롤/HDL 비율을 조사했더니, 오랫동안 채식을 하 사람은 그
비율이 2.8로, 보스턴 마라톤에 참여한 사람들보다 그 비율이 낮을 만큼 심장병 발병 위험률
이 낮다고 하였다. 운동을 하면 HDL이 높아지지만 흡연을 하면 낮아진다. 스트레스 관리
훈련을 받으면 음식물 섭취와 관계없이 LDL이 낮아진다. 따라서 심장병을 반전시키기 위한
가장 좋은 방법은 운동을 하고, 금연을 하고, 채식 위주의 음식을 먹고, 스트레스 관리 기술
을 실천하는 것이다. 1985년에 필자는 카스텔리 박사, 색스 박사와 함께 코네티컷의 푸트남
에 사는 채식주의자 집단을 연구했는데 이들은 '총콜레스테롤/HDL' 비율이 매우 낮았다.
그런데 유제품, 계란, 생선을 먹게 된 사람들은 그 비율이 빠르게 높아졌다. 식물성 먹이를
주로 먹는 채식성 물고기도 다른 물고기를 잡아먹는 육식성 물고기에 비해 콜레스테롤 수준
이 낮다. 굴이나 조개는 잘 이동하지 못하기 때문에 자기 앞으로 지나가는 플랑크톤이나 식
물만을 먹는다. 이처럼 식물성 먹이를 주로 먹고 사는 귤과 조개는 다른 육식성 물고기에
비해 콜레스테롤이 낮다. 카스텔리 박사는 "스스로 채식을 할 수가 없다면 채식 동물은 주
로 먹도록 하라."고 충고했다. 요약하면 채식을 하면 HDL도 낮추지만 LDL을 더 많이 낮춘
다. 채식하는 사람에게 심장병이 생기는 사례는 거의 없다. 약으로도 LDL을 낮추고 HDL을
높일 수 있지만 복합적인 생활 습관을 변화시키는 만큼 효과가 크다는 증거는 없다. LDL을
낮추고 HDL을 높이기 위해 약 대신 먼저 콜레스테롤과 지방이 적은 음식을 많이 섭취하는
것이 훨씬 더 의미가 있다.
2. 소금. 소금은 많은 사람들이 믿는 것처럼 건강에 그렇게 큰 문제가 되는 것은 아니다.
소금이 건강에 미치는 영향이란 어느 정도까지 혈압을 높이는 것뿐이다. 그나마도 고혈압
환자들 중에 4분의 1 미만이 '소금에 민감한 사람' 이다. 따라서 고혈압 환자가 아니라면 소
금 섭취를 급격하게 제한할 필요는 없다. 몸 속에는 늘 일정한 양만큼 농축되어 있다. 그러
므로 소금을 많이 먹으면 인체는 안정된 농도를 유지하기 위해 물을 섭취하여 희석시키려고
한다. 모든 조건들이 동일하다면 폐쇄된 체계(신체) 안에서 수분의 양이 늘어나면 혈압은 높
아진다. 소금이 체내의 수분을 늘리는 작용을 하므로 한때는 소금을 먹으면 모든 사람의 혈
압이 높아진다고 믿었다. 그러나 응혈성 심장병이나 신장 장애가 없는 한 과잉 염분과 수분
을 오줌으로 몸밖으로 내보내게 마련이다. 만일 고혈압 환자라면 혈압을 낮추는 데 도움이
되도록 소금 섭취를 줄이는 것이 좋다. 이렇게 소금을 적게 먹어 혈압이 떨어지는 사람을 '
소금에 민감한' 사람이라 한다. 어떤 자료에 의하면 흑인들이 백인들에 비해 소금에 더 민
감하다고 한다. 소금에 민감한 사람이 아니라면 음식에 소금을 조금 더 넣어 먹어도 괜찮다.
약간의 소금은 음식 맛을 좋게 하는데 특히 저지방 음식에 넣으면 맛을 좋게 한다. 그러나
지나치게 넣으면 맛이 떨어진다. 음식에 소금을 약간 넣으면 지방을 넣는 것보다 더 맛이
좋아진다. 최근에 나온 자료에 따르면 각종 형태의 염분, 곧 베이킹 소다의 원료나 조미료의
원료인 MSG(monosodium glutamate)와 같은 것들도 염분에 민감한 사람들의 혈압에 영향
을 약간 미친다고 한다. 특히 중국 음식점에서 많이 사용되는 MSG는 몇 가지 좋지 않은
문제를 일으킬 수 있다. MSG가 심장병에는 별다른 영향을 미치지 않지만 건강에 해로울
수 있다고 한다. MSG는 '중국 음식점 증후군' 이라고 하는, 얼굴이 화끈거리고 땀이 나고
어지럽고 두통이 나는 증후를 일으킨다. MSG가 든 음식을 먹은 사람들이 15-20%가 이 증
후군을 보인다고 한다. 또 과학자들은 MSG에 든 아미노산(글루타메이트)을 지나치게 섭취
하면 뇌에 위험할 수 있다는 사실을 발견하여 큰 관심을 불렀다. 하버드 의과대학의 레이프
-레러는 '뉴잉글랜드 의학 잡지'에 MSG가 든 음식을 먹고 심한 두통과 구토를 보인 세 아
이들의 사례를 보고하였다. 워싱턴대학교의 올니 박사, 스탠포드대학교의 최 박사도 MSG가
동물의 뇌를 손상시킨다고 하였는데, 아직 이 사실은 다른 연구들에 의해 재확인되지는 않
았다. 미국과학원, 세계보건기구, 미국 식품의약국이 MSG 섭취를 제한하지는 않지만, 안정
성이 분명히 확인될 때까지는 MSG의 사용을 피하는 신중함을 가져야 할 것이라고 본다.
3. 흥분제. 흔히 카페인이 기운을 돋워준다고 믿고 있지만 카페인은 우리에게 미래의 에너
지를 빌려주는 것에 불과하다. 커피를 마시면 카페인이 교감신경계를 화학적으로 자극한다.
그러면 아드레날린과 그 밖의 스트레스 호르몬에 재빨리 분비되어 에너지 수준이 급격히 높
아진다. 그러나 시간이 지나면서 에너지 수준은 처음보다 더 낮아진다.(그림 25) 에너지 수
준이 낮아짐으로써 저조해진 기분을 돋우기 위해 커피를 한 잔 더 마시게 되는데, 이렇게
거듭하여 마시면 카페인에 중독될 수 있다. 이 같은 중독성 주기는 니코틴, 코카인, 암페타
민과 같은 흥분제에서 더 심하게 나타난다. 가장 심한 중독은 코카인(Crack) 또는 메타 암
페타민(Speed 또는 Ice, 한국에서는 필로폰이라고 함)을 흡입하거나 주사 받았을 때 나타난
다. 흡연은 일시적으로 기분을 전환하기 위해 사용하는 가장 일반적인 흥분제라 할 수 있다.
어떤 사람은 코카인이나 메타 암페타민을 취하고 나면 심한 우울감을 보이거나 잠에 빠져드
는데 이는 미래에 써야 할 에너지를 미리 소진해버렸기 때문이다. 이런 흥분제의 중독성은
너무나도 강력하다. 만일 배고픈 원숭이가 먹이를 얻기 위해 지렛대를 눌렀을 때 먹이 대신
니코틴이나 코카인을 주사해주면 그 원숭이는 먹이를 얻을 행동은 하지 않고 이 약물을 주
사 받으려고 굶어 죽을 때까지 지렛대를 누른다. 다음의 네 가지 이유 때문에 반전 음식에
서 흥분제는 제외된다. 첫째, 흥분제는 관상성 심장병의 위험을 높인다. 그러나 커피와 관상
성 심장병의 관계는 콜레스테롤과 심장병, 지방과 심장병의 관계보다는 훨씬 미약하다. 존슨
홉킨스 의과대학의 라쿠루아 박사가 1986년에 한 연구에 의하면, 하루에 다섯 잔 이상 커피
를 마시는 사람은 커피를 전혀 마시지 않는 사람에 비해 2-3배 정도 심장에 문제를 일으킨
다고 보고하였다. 프래밍험 연구에서는 이 사실이 재확인되지 못했지만 흡연과 심장병, 코카
인이나 암페타민과 심장병 발생이 관계가 있다는 것은 의문의 여지가 없다. 둘째, 카페인과
그 밖의 흥분제는 불규칙한 심장 박동의 빈도나 정도를 높일 수 있다. 이것은 바로 치명적
인 부정맥 발생의 원인이 된다. 셋째, 카페인과 그 밖의 흥분제는 스트레스 반응을 강화시킨
다. 이 흥분제들이 반응 퓨즈를 짧게 하는 것이다. 하지만 카페인의 금단 증상기를 이겨내면
더 안정적이 되면서 기분은 훨씬 좋아진다. 넷째, 반전 음식을 먹으면 카페인(또는 약물)의
효과에 더욱 민감해진다. 그러나 담배를 피우는 사람에게는 이와 반대 효과가 나타난다. 흡
연자들은 카페인이나 약물에 둔감하다. 흡연자가 같은 효과를 얻으려면 비 흡연자에 비해
카페인을 2배 이상 취해야 한다. 카페인은 커피에만 있는 것이 아니라, 콜라, 초콜릿, 코코아
로 만든 제품, 일반적인 차 그리고 그 밖의 의약품 속에도 들어 있다. 카페인이 제거된 커
피, 차, 드링크류가 개발되었지만 이런 것들에도 카페인이 약간 들어 있다. 카페인이 든 청
량 음료를 즐기는 사람은 카페인이 없는 음료로 바꾸거나 아예 끊어버리는 것이 좋다. 홍차
에는 카페인뿐만 아니라 테오필린과 같은 흥분제도 들어 있다. 사람들은 대부분 커피를 끊
으면 금단 증상을 겪는다. 피곤하고, 어지럽고, 머리가 아프고, 우울하고, 기운이 없는 이 같
은 증상은 사나흘 지나면 새로운 안정감으로 바뀐다. 이때부터는 머리를 맑게 하기 위해 커
피를 마실 필요를 느끼지 않게 된다. 커피 없이도 오랜 시간 잘 견디며, 밤늦게까지도 피곤
해하지 않고 잘 지낼 수 있다.
4. 설탕. 정제된 설탕(단당)을 먹으면 혈당이 빠르게 올라간다. 그러면 췌장에서 인슐린이
듬뿍 쏟아져 나와 혈당을 급히 낮추려고 한다. 혈당이 떨어지기 시작하면 췌장은 인슐린 분
비를 멈추기 시작하지만 충분할 정도로 빠른 속도가 아니기 때문에 혈당은 처음과 거의 같
은 수준에 머문다.(그림 26) 이런 반응이 나타나면 피곤해지며, 이 피로감을 치료하려면 더
많은 당분이 필요하다. 이런 주기는 앞서 본 흥분제 중독 주기와 대단히 비슷하다. 설탕과
달리 복합 탄수화물 속의 당분(녹말)은 피의 흐름 속으로 느리게 흡수된다.(그림 27) 그러면
에너지 수준은 보다 안정된 상태에 머문다. 영국 브리스톨에 있는 왕립병원의 과학자들은
정상인들에게 같은 양의 포도당과 탄수화물이 든 사과, 사과 소스, 사과 주스를 주고 결과를
비교하였다. 이 연구의 결과는 '란세트'라는 학술 잡지에 발표되었는데 다음과 같은 세 가지
중요 사실이 밝혀졌다. 사과 주스는 사과보다 7배, 사과 소스보다 4배 정도 더 빨리 흡수되
었다. 같은 양의 열량이었지만 사과 소스는 사과 주스보다 더 포만감과 만족감을 주었으며,
사과는 사과 소스보다 더 포만감과 만족감을 주었다. 이 세 가지 음식을 먹고 난 직후 혈당
은 비슷한 수준으로 올라갔다. 그러나 주스를 마신 후에는 빠르게 원래의 상태로 되돌아갔
으며, 사과 소스를 먹은 후에는 좀 느리게, 사과를 먹었을 때는 이런 변화가 나타나지 않았
다. 이와 같은 현상은 단당이 농축된 벌꿀, 단풍 시럽, 콘 시럽, 농축 사과 주스에서도 일어
난다. 벌꿀이나 단풍 시럽의 유일한 장점은 이 물질에 대해서는 인체에 '경고성 체계'가 갖
추어져 있다는 것이다. 이를테면 벌꿀을 좀 많이 먹으면 곧 속이 느글거리게 되지만, 정제된
설탕에는 이 같은 경고성 체계가 작용하지 않기 때문에 계속해서 설탕을 많이 먹게 된다.
설탕은 심장병 발생과는 크게 관련이 없다. 그러나 문제는 앞에서 말했듯이 설탕이 많이 든
케이크나 파이를 먹으면 설탕과 함께 지방도 과다하게 섭취하게 된다는 것이다. 또 설탕은
치아를 손상시킨다. 그러므로 설탕이 든 음식은 반전 음식으로 허용될 수 있지만 추천하지
는 않는다. 지방보다는 설탕을 먹는 것이 좋지만 양을 제한해야 한다. 당의 섭취를 낮추면
기분이 좋아질 수 있다.
5. 알코올. 알코올은 어떨까? 하루에 술을 한두 잔 정도 마시는 사람은 더 많이 마시거나
전혀 마시지 않는 사람보다 더 오래 산다고 연구들이 다수 보고되었다. 이에 근거하여 어떤
의사들은 환자들에게 술을 어느 정도 마실 것을 권하기도 한다. 우리는 연구에 참여한 사람
들에게 술을 권하지 않았지만 하루 두 온스(두세 잔)까지 마시는 것은 허용했다. 참여자들은
대부분 반전 음식 프로그램에 미치는 영향에 민감했기 때문에 술을 줄이거나 전혀 마시지
않게 되었다. 한 참여자는 이렇게 말했다. "나는 평소 꽤 술을 마셨고 술을 좋아했다. 그러
나 반전 음식을 먹고 몸 상태나 기분이 더 좋아지면서부터 술을 마시면 기분이 나빠져서 술
을 끊게 되었다." 알코올을 반전 음식에서 배제하지는 않지만 일상적으로 술을 마시는 것은
권유하지는 않는다. 어째서 그럴까? 첫째, 앞서 언급했던 연구들을 자세히 분석해 보면, 술
을 적정량 마시는 사람보다 일찍 사망한 술을 마시지 않는 사람들은 그 이유가 건강이 좋지
않았거나 알코올 중독으로부터 회복되는 과정에 있었기 때문이라고 했다. 이들은 술을 마시
지 않아서, '알코올 결핍' 때문에 일찍 죽은 것이 아니라 연구가 시작될 때 이미 병이 있었
기 때문에 일찍 죽은 것으로 밝혀졌다. 둘째, 술을 좀 더 마신 사람이 더 오래 산 이유의 하
나는 이들이 술을 전혀 마시지 않는 사람에 비해 사회적 안정을 더 많이 받았기 때문이란
것이다. 우리 문화에서 '즐거운 시간' 이란 사회적으로 인정되는 방식으로 휴식하면서 친구
나 배우자와 함께 편안한 시간을 되도록 많이 가지는 것이다. 술을 마신다고 했을 때에 핵
심은 술이 아니라 사회적으로 인정을 받는 사회 활동에 참여함으로써 오는 이득이 아닌가
짐작할 수 있다. 셋째, 알코올이 심장 근육에 미치는 직접적인 유해 효과이다. 이런 유해 효
과가 지속되면 심장이 효과적으로 박동하지 못하게 되는 알코올성 심근증이라는 병에 걸린
다. 알코올은 특히 간과 같은 장기에 유해하다. 술을 많이 마시면 간경변, 췌장염, 태아 알코
올 증후, 고혈압, 심근증, 부정맥, 영양 실조 같은 것들을 일으킨다. 또 하루에 단 한 잔만
음주하더라도 전혀 하지 않는 것보다 뇌출혈의 위험이 두 배로 커진다. 여자 간호사 87, 526
명을 대상으로 한 연구에 따르면 일주일에 3-9잔 음주를 한 간호사는 한번도 하지 않은 간
호사보다 뇌출혈 위험이 3.7배나 더 높다고 한다. 넷째, 음주는 직장이나 가정에서 일어나는
많은 사고의 주요 원인이 된다. 치명적인 교통 사고의 50-80%가 음주와 관련 있다. 다섯째,
알코올이 HDL을 높이지만 이것이 좋은 것만은 아니다. HDL에는 HDL2와 HDL3 두 가지
종류가 있다. HDL2는 관상성 심장병으로부터 보호해주지만 HDL3은 그렇지 못하다. 알코올
은 HDL3을 높인다. 여섯째, 알코올은 영양가 없는 잉여 열량만 제공한다. 일곱째, 스물 다
섯 살에서 일흔 네 살까지의 여성 7,128명을 조사한 연구에 의하면, 알코올을 일정량 섭취한
사람들의 유방암 발생률이 그렇지 않은 사람들에 비해 50-100% 높았다고 한다.
6. 오메가-3 지방산(Omega-3 fatty acid). 지난 10여 년 동안 오메가-3 지방산, 또는 EPA
또는 n-3 지방산으로 알려진 물질이 LDL의 유해 효과로부터 혈관벽을 보호해줄 것으로 기
대되어 많은 관심을 끌었다. 콜레스테롤 중에 가장 해로운 콜레스테롤인 LDL이 산소와 결
합하면 더욱 심한 독소가 된다. 지방이 많은 음식은 LDL의 산화를 조장하지만 오메가-3 지
방산은 이런 현상이 일어나는 것을 막아준다. 오메가-3 지방산은 동맥경화를 일으키는 요인
에도 영향을 미친다. 혈전을 막고 관상동맥의 수축을 저지하는 효과를 낸다. 또 동맥경화를
일으키는 물질들의 생성과 활동을 감소시킨다. 어떤 연구에서는 오메가-3 지방산을 고지방
음식과 함께 동물에게 주었더니 관상동맥의 폐색이 저지되었다고 한다. 오메가-3 지방산은
생선 기름에 많이 들어 있지만 곡물, 콩, 해초, 콩으로 만든 식품에도 들어 있다. 지중해 연
안 국가인 그리스나 레바논 사람들이 수프나 샐러드로 즐겨 먹는 쇠비름이란 야채 속에 오
메가-3 지방산이 특히 많이 들어 있다. 필자가 오메가-3 지방산이 든 야채를 생선 기름보다
추천하는 이유는 다음과 같다. 생선에는 포화 지방과 콜레스테롤도 같이 들어 있어 LDL 수
준을 높일 수 있다. 생선 기름에는 곡물이나 콩보다 오메가-3 지방산이 많이 들어 있는데,
이 때문에 생선 기름은 뇌출혈 위험성을 높일 수 있다. 당뇨병 환자에게는 생선 기름이 인
슐린 분비의 저항성을 만들기 때문에 혈당 수준을 높일 수 있다. 연안에서 잡힌 생선은 살
충제나 중금속에 오염되었을 가능성이 높다. 생선 기름은 산화하거나 부패할 수 있다. 우리
의 연구에서 생선이나 생선 기름의 영향은 연구하지 않았다. 아직 어느 누구도 확신하지 못
하지만 만일 혈중 콜레스테롤이 낮은 사람이라면 매주 2-3번 정도 예방 음식으로 생선을
먹어도 무방하다고 생각된다.(생선이나 생선 기름이 포함된 음식을 먹음으로써 관상 혈관
폐색의 반전이 일어날 가능성도 있지만 이 가능성은 아직 아무도 검증하지 못했다.) 동물이
나 인간을 대상으로 한 연구에 의하면, 오메가-3 지방산은 치명적인 불규칙적 심장 박동(심
실 세동)을 줄일 수 있다는 사실이 알려졌다. 최근 의학 잡지 '란세트'에 보고된 웨일스 지
방의 연구에 따르면, 심장 발작이 일어난 후 매주 세 번 정도 생선을 먹은 남자들에서 사망
률이 29% 정도 줄어들었다고 한다. 그러나 심장 발작의 횟수는 별다른 변화를 보이지 않았
다. 과연 생선을 많이 먹는 것이 심장 발작에 의한 사망률을 줄여줄지 아직은 말하기 어렵
다. 이미 심장병이 있다면 특별히 생선이나 생선 기름을 먹으려 하지말고 반전 음식만을 충
실하게 먹을 것을 권한다. 반전 음식 속에는 오메가-3 지방산이 충분하게 들어 있다. 만일
심장병이 없다면 생선을 먹는 것이 생선 기름 정제를 복용하는 것보다 오메가-3 지방산 섭
취를 위해 더 좋을 것이다.
7. 섬유질. 섬유질은 대부분 복합 탄수화물로 구성된 비소화성 식품이다. 섬유질은 곡물,
콩류, 과일, 그리고 야채에 많다. 정제된 음식은 대부분 섬유질이 제거된 것이다. 소맥분은
통밀분보다 섬유소가 적은데 그 이유는 밀기울이 제거되었기 때문이다. 동물성 식품에는 섬
유질이 포함되어 있지 않다. 식이성 섬유질은 가용성과 비가용성으로 나뉜다. 반전 음식에는
이 두 가지 성분이 모두 들어 있다. 비가용성 섬유는 대변량을 늘리며, 음식이 장을 통과하
는데 걸리는 시간을 단축시킨다. 대변량의 증가로 변비가 치유될 수 있으며, 치질, 맹장염,
과민성 대장 증후를 줄일 수 있다. 비가용성 섬유는 음식이 신체를 빨리 통과하게 하므로
대장이 암 유발 물질에 노출되는 시간이 짧아진다. 식이성 섬유소가 많은 음식을 먹으면 대
장암에 걸릴 위험이 낮아지는 것은 바로 이 때문이다. 밀기울에는 비가용성 섬유가 많이 들
어 있다. 가용성 섬유는 콜레스테롤과 같은 물질의 흡수를 늦추는 교질성 물질로 이루어져
있다. 귀리겨가 혈중 콜레스테롤을 낮추는 가용성 섬유이다. 그밖에 쌀겨, 맷돌로 간 귀리,
당근, 펙틴(과일에 들어 있는), 차전자(질경이속의 식물), 구아검(콩에서 발견되는)에 가용성
섬유가 들어 있다. 가용섬 섬유는 탄수화물의 흡수를 늦추기 때문에 혈당 수준을 더 안정적
으로 유지하게 한다.(당뇨 환자가 반전 음식을 먹으면 의사의 지시에 따라 인슐린 주사를
중단하거나 약을 줄여야 하는데, 그 이유는 바로 이 때문이다.) 한 흥미 있는 연구에 의하
면, 연구자들이 환자들에게 같은 양의 음식을 하루에 두 번 내지 세 번에 나누어주지 않고
적은 양을 더 자주 나누어 먹게 하였더니 콜레스테롤 수준이 더 낮아졌다. 이것은 가용성
식이 섬유소가 탄수화물의 흡수를 느리게 하기 때문이다.
8. 반전 음식과 반전 음식에 포함되지 않은 것. 표9에 반전 음식으로 먹을 수 있는 동물
성, 식물성 식품과 음료들을 소개하였다. 반전 음식에 포함되지 않은 음식은 모든 동물성 식
품(탈지 우유, 탈지 요구르트, 계란 흰자와 이 세 가지로 만든 식품은 예외), 다시 말해 육
류, 가금류, 생선류, 계란 노른자 같은 것들이 반전 식품에 포함되지 못하였다. 그밖에 지방
이 많이 함유된 식물성 식품, 예컨대 모든 기름류(미량은 허용), 견과류, 씨앗류, 아보카도,
초콜릿과 같은 코코아 제품, 올리브 및 코코넛 같은 것들이 제외되었다. 반전 음식에서 제외
된 몇몇 음식들은 이 장의 마지막에 다루는 예방 음식에 포함되었다. 나는 텍사스 출신으로
커다란 치즈버거, 통닭 튀김, 티본 스테이크, 계란 같은 것들을 즐겨 먹으면서 자랐다. 사람
들은 얼마 동안 식물성 식품을 먹고 나면 동물성 식품의 맛을 잊는다고 하는데 나는 아직도
동물성 식품의 맛과 냄새를 잊지 않고 있지만 잘 먹지 않는다. 왜냐하면 채식 후의 느낌이
육식 후보다 훨씬 더 좋기 때문이다. 채식을 하고부터는 먹는 것에 신경을 쓰지 않아도 체
중을 이상적으로 조절해나갈 있었고, 활기 찬 기운을 느끼고, 잠도 덜 자고, 생각을 더 명쾌
하게 할 수 있다. 나는 대학 2학년 때부터 채식위주의 식사로 바꾸었는데, 그때부터 지금까
지 콜레스테롤 수준이 125를 유지하여 심장병에 관해 걱정해본 적이 없다. 채식 위주로 먹
기 시작한 후부터 기분이 월등히 좋아졌기 때문에 지금까지 채식 위주의 식사 습관을 지키
고 있다. 채식 위주로 먹으면 오래 살 수 있겠지만 단지 오래 살겠다는 것만이 채식을 하는
첫째 동기는 아니다. 중요한 것은 기분이 더 좋아졌다는 것이다. 필자의 임상 경험으로 보아
죽음에 대한 공포심이 사람들로 하여금 식이요법을 시작하게 하는 것 같지만 그것이 식이요
법을 계속하는 데는 충분한 동기가 되는 것 같지 않다. 누가 인생을 즐기지 않으면서 단지
오래 살기만을 원하겠는가? 필자가 1972년에 이러한 식이요법을 행한 후 채식 위주의 식사
가 몸에 좋다는 것이 계속 인정을 받게 되었다. 이때부터 콩과 곡물이 고급 음식으로 인정
받게 되었다. 다음은 뉴욕 타임즈에 실린 한 기사이다. 사람들은 콩이 많이 나오는 음식 파
티에 흥미가 없었는데 최근에는 상당히 좋아하고 있다. 이것은 큰 변화이다. 다양한 종류의
콩이 시장에 등장하게 되고, 과학자들이 콩이 지닌 좋은 요소를 밝히면서 콩은 요리사들 사
이에 크게 인정받고 있다. 콩은 잘 요리하면 버터에서부터 토마토에 이를 정도로 다양한 맛
과 질감을 연출할 수 있다. 현대식 식당에서는 지난 몇 해 전보다 훨씬 다양한 콩 요리를
내놓고 있으며, 기본적으로 흰콩, 검은콩, 붉은콩 외에도 많은 종류의 콩을 재료로 하는 콩
요리를 선택할 수 있게 되었다. 지방은 맛과 좋지만 식사할 때 지방의 섭취량을 점차 줄여
나가면 입맛을 변화시킬 수 있다. 어느 정도 시간이 지나면 지방이 거의 들어 있지 않은 반
전 음식이 맛있게 느껴지고, 지금까지 그렇게 맛있고 좋던 음식이 너무 열량이 많고 기름기
가 많은 음식으로 여겨질 것이다. 필자는 고기 맛을 완전히 잊지는 못했지만 지나친 지방
맛은 이제 완전히 잊어버렸다. 소금 맛도 마찬가지이다. 소금 섭취를 점차 줄여나가면 입맛
이 재 적응되기 시작하여 어느 단계에 가면 옛날에 먹었던 음식이 지나치게 짰음을 알게 될
것이다. 필자는 대부분의 사람들에게 반전 음식을 먹는 것이 엄청난 변화라는 사실을 과소
평가하려 하지 않는다. 반전 음식의 맛을 알 때 까지의 전이 시기 동안은 몹시 스트레스를
느낀다. 그러나 반전 음식의 새로운 맛과 질감이 무척 좋아지게 되기 때문에 스트레스를 받
을 만한 값어치가 있다. 뉴욕에 있는 어떤 큰 회사의 사장인 탈보 씨는 마흔 넷에 심장 혈
관 조형 수술을 받았다. 그런데 몇 년이 지나 동맥이 다시 막혔고, 한 번 더 수술을 받지 않
으면 안 되었다. 그 후에도 두 번이나 똑같은 이리 재발되어 그는 모두 네 번에 걸쳐 수술
을 받았다. 탈보 씨는 다음과 같이 얘기했다. "반전 음식 섭취를 비롯해서 이 프로그램을 실
천하기 시작했더니 내 콜레스테롤 수치가 307에서 130까지 떨어졌고, 몸무게는 108킬로그램
79킬로그램으로 27킬로그램이나 줄었다. 지금 몸무게는 84킬로그램 정도에서 머물고 있다.
고등학교 시절 풋볼 선수일 때의 신장 188센티미터에 몸무게 84킬로그램으로 되돌아간 거시
다. 나는 대학 1학년 때 창던지기를 시작하면서 몸이 18킬로그램이나 불었다. 그 뒤로 20여
년 동안 늘어난 몸무게가 그대로 유지되었으며, 몸무게가 늘어난 후부터 내 자신의 체형을
비웃었다. 이제 이렇게 몸무게가 줄어들어 정상 상태로 되돌아가고 나니 기분이 너무나 좋
아졌다!"
9. 예방 음식. 건강한 사람은, 심장병이 있는 사람과는 달리, 콜레스테롤과 지방이 든 음식
을 피할 이유가 없다. 다만 어느 수준까지 섭취하느냐가 문제다. 여러 해 동안 의사들은 콜
레스테롤 수준이 240-280 정도를 '정상' 이라고 여겨왔다. 미국 사람들의 콜레스테롤을 쟀
더니 대부분의 콜레스테롤 수준이 240-280 사이에 속하였다. 그런데 이 수치는 '정상' 이
아니라 '평균' 이다. 보통 미국인이 이 수치의 범위에서 심장의 충격을 겪는 것이다. 프래밍
험 연구에서 보듯이 혈중 콜레스테롤이 150 아래의 사람들은 심장병이 생기지 않았고, 심장
병이 거의 없는 나라에 사는 사람들의 혈중 콜레스테롤 또한 150 미만을 유지한다고 하였
다. 그러므로 정상적인 콜레스테롤 수준은 150 정도로 보아야 할 것이다. 예방 음식은 매우
간단하다. 만일 콜레스테롤 수준이 150 미만이고 총 콜레스테롤에 대한 HDL의 비율이 3.0
미만이면 무엇을 먹든 심장병은 안심해도 좋다. 불행하게도 현대의 많은 성인들은 콜레스테
롤 수준이 이보다 더 높다. 만일 콜레스테롤 수준이 150 이상이고 심장병을 예방하고 싶다
면 점진적으로 포화 지방이나 콜레스테롤이 높은 음식을 줄여나가야 할 것이다. 사람들은
매일 먹는 음식 속에 들어 있는 지방을 일일이 계산하거나 염두에 두지 않고 마구 먹는다.
일상 음식 중 지방이 많은 것으로는 고기, 아이스크림, 버터, 계란과 호두, 잣, 땅콩과 같은
견과류와 치즈, 기름이 있다. 심장병이 없다고 하더라도 이 같은 고지방 음식은 적게 먹는
것이 좋고, 차츰 지방 섭취를 줄이는 것이 좋다. 한편 고지방 음식을 제한하고 나서 8주 후
에 콜레스테롤 수준을 재보아 콜레스테롤 수준이 여전히 150 이상이고, 또 달리 심장병이
생길 요인까지 가지고 있다면 포화 지방과 콜레스테롤 섭취를 더욱 줄이도록 해야 한다. 예
컨대 적색 살코기는 완전히 끊고, 닭고기는 껍질을 벗겨 먹고, 생선을 더 많이 먹고, 기름에
튀긴 음식은 삼간다. 매주 일정량의 채식을 하고, 요리할 때 가능한 한 기름을 조금 넣고,
샐러드에는 기름을 넣지 않는다. 빵을 구울 때는 노른자 한 개 대신 흰자 두 개를 쓰고 아
침 식사에 계란 대신 시리얼을 먹도록 한다. 그리고 전유 대신 2% 정도의 지방을 함유한
탈지 우유를 마시도록 한다. 이렇게 8주 후, 또다시 콜레스테롤 수준을 재보자. 대체로 이런
정도의 식사 조절이라면 콜레스테롤 수준이 150 정도로 내려간다. 그러나 생활 습관을 더
많이 바꿔야만 목표로 하는 150에 이르는 사람도 많다. 어떤 사람들은 여기에 제시해 놓은
반전 음식 프로그램만으로는 콜레스테롤 수치가 150까지 떨어지지 않는다. '국립 콜레스테
롤 교육 계획' 과 미국 심장학회는 사람들에게 혈중 콜레스테롤을 200까지, LDL을 130까지
낮출 것으로 권고한다. 이러한 권고치가 옳을 수도 있지만 이 정도로는 관상성 심장병을 예
방하는 데 충분치 못하다. 이것을 어떻게 받아들여야 할지는 개인의 선택에 달려 있다. 요컨
대 관상성 심장병을 예방하는 가장 좋은 방법은 이 책에 요약된 프로그램 내용을 실천하는
것이다. 그 핵심적인 사항은 다음과 같다. 혈중 콜레스테롤 수준을 150 아래로 유지하기 위
해 콜레스테롤과 포화 지방의 섭취를 치대한 줄여라. 혈중 콜레스테롤 수준이 어떠하든 반
전 음식을 섭취하라. 필자는 다음과 같은 말을 들려주고 싶다. "콜레스테롤과 포화 지방 섭
취를 약간 줄이기만 하면 콜레스테롤 수준을 크게 걱정하지 않아도 좋다." 그러나 많은 사
람들에게 이 같은 충고만으로는 충분하지 못하다. 만일 콜레스테롤 수준이 150 이상인데 반
전 음식을 섭취하지 않으면 심장병이 생길 가능성이 커진다. 그 가능성이 얼마나 될 지를
알기 어렵다. 나이, 혈압, 가족사, 스트레스 수준, 고독감, 흡연, 몸무게, 당뇨병 여부와 같은
여러 위험 요인이 개입되기 때문이다. 콜레스테롤 수준이 여전히 높은 상태에 머물고 있고
음식도 만족할 만큼 충분히 바꾸지 못하고 있다면 콜레스테롤 강하제 복용을 고려하라. 특
히, 지금 심장병을 앓고 있거나 심장병이 생길 몇 가지 위험 요인이 보이는 경우에는 약물
복용을 고려해야 한다. 약물 복용이 최선의 선택은 아니지만 이런 상태에서는 복용하지 않
는 것보다는 낫다. 더 많은 정보를 얻고 자세한 지도를 받기 위해서는 의사와 반드시 상담
하라.
10. 음식과 관련한 Q & A. Q 1. 반전 음식을 먹으면 칼슘을 충분히 섭취할 수 있을까?
칼슘 보충제를 별도로 복용해야 하지 않을지? 간단히 말해 그럴 필요가 없다. 반전 음식으
로도 칼슘을 충분히 섭취할 수 있다. 반전 음식과 비슷한 채식 위주의 음식을 먹는 대부분
의 나라에서 골다공증에 걸리는 경우가 희귀하다. 이런 나라 사람들이 섭취하는 칼슘의 양
은 미국인보다 적지만 골다공증 환자가 적다. 골다공증은 뼈 속의 미네랄이 빠져나가서 생
기는 병이다. 칼슘 수준은 신체가 조심스럽게 조절하고 있다. 피 속의 칼슘 결핍은 음식에
칼슘이 지나치게 적거나 칼슘이 오줌으로 지나치게 많이 배출되기 때문에 일어난다. 어느
요인에 의한 것이건 칼슘 부족이 일어나면 신체는 피 속의 칼슘 수준을 안정시키기 위해 뼈
에서 칼슘을 빼 쓰게 된다. 이런 상태가 오래 가면 뼈에서 칼슘이 빠져나간 상태, 이른바 골
다공증에 걸리게 된다. 뼈 속의 칼슘이 지나치게 많이 빠져나가면 심한 운동을 하지 않았는
데도 뼈가 쉽게 부러지기도 한다. 갱년기 이후의 부인들에게서 골다공증이 특히 심하다. 갱
년기 이전에는 에스트로겐이란 여성 호르몬이 많이 분비되어 뼈에서 칼슘이 빠져나가는 것
을 보호해주기 때문이다. 에스트로겐이란 골다공증을 예방하는 효과가 있는 것을 알게 됨으
로써 골다공증을 예방하기 위해 에스트로겐을 주사하였다. 그러나 유감스럽게도 에스트로겐
이 골다공증 예방에는 도움을 주지만 유방암 발생의 위험을 높이는 것이 드러났다. 골다공
증은 보통 칼슘을 충분하게 섭취하지 못해서가 아니라 오줌으로 칼슘을 많이 내보내서 생긴
다. 채식을 하면 칼슘을 몸 으로 적게 내보내게 된다. 채식자가 육식자보다 음식으로 섭취하
는 칼슘이 적음에도 불구하고 골다공증에 적게 걸리는 것이 바로 이런 이유이다. 텍사스 대
학교 의과대학(댈러스)의 과학자들은 1988년에 한 가지 중요한 결과를 보고했다. 연구자들은
한 집단에는 식물성 단백질만을 먹게 하고 다른 집단에는 동물성 단백질만 먹게 한 다음 그
오줌을 분석하였다. 두 집단 모두 단백질, 나트륨, 칼륨, 칼슘, 인, 마그네슘의 섭취량이 같았
는데, 동물성 단백질 섭취 집단이 식물성 단백질 섭취 집단에 비해 오줌으로 내보내는 칼슘
이 50%가 더 많았다. 앞에서 언급했던 캠벨 박사는 중국인 6,500명을 대상으로 연구하였는
데, 중국 사람은 대부분 채식으로 칼슘을 섭취함으로써 칼슘 섭취량이 미국 사람의 반에도
못 미치지만 중국에는 골다공증 환자가 거의 없는 것을 발견하였다. 캠벨 박사는 "이상하게
도 골다공증은 칼슘 섭취가 많은 나라, 단백질이 풍부한 유제품을 많이 먹는 나라에서만 일
어나는 경향이 있다." 고 했다. 이것은 동물성 단백질을 섭취하면 섭취한 칼슘보다 더 많은
칼슘을 몸밖으로 내보내기 때문일 것이다. 채식주의자는 전형적인 미국식 음식을 먹는 사람
보다 음식으로 더 많은 칼슘을 섭취한다. 또 운동이 골다공증을 예방해준다. 하루에 탈지 우
유나 요구르트 한 잔은 단백질을 과다하게 섭취하지 않고 골다공증을 예방하는 데 도움을
줄 것이다. Q 2. 건강이라는 목적 외에 채식을 하는 또 다른 이유는 무엇이 있는가? 환경에
관심이 커지고 있다. 쇠고기 1파운드를 생산하려면 곡물이나 콩이 10파운드나 필요하다. 땅
1에이커에서 감자 20,000 파운드를 생산하지만 같은 땅에서 쇠고기는 165파운드 밖에 생산
하지 못한다. 미국에서 생산되는 옥수수의 80%와 귀리의 95%가 가축 사료로 사용된다. 또
쇠고기를 생산하기 위해 열대 우림이 파괴되고 있다. 살충제의 잔류량은 식물성 식품보다
동물성 식품에 더 많다. 그리고 가축에게는 정기적으로 항생제를 투여한다. 그 때문에 동물
이나 사람에게 박테리아의 저항성이 점차 커진다고 보는 견해가 있다. 동물성 식품에 비해
식물성 식품은 값이 싸다. 동물성 식품은 식품점에 진열된 식품들 가운데 가장 값비싼 품목
들이다. Q 3. 채식주의자이건 비 채식주의자이건 많은 미국인들이 철분 부족을 보인다. 진녹
색 잎책소, 철분을 보강한 시리얼, 정제하지 않은 곡물이 식이성 철분의 주요 공급원이다.
비타민C는 철분의 흡수를 좋게 한다. 어떤 자료에 의하면, 비타민A와 비타민E는 LDL 콜레
스테롤의 산화를 억제함으로써 관상동맥이 굳어지는 것을 막고, 비타민B6의 결핍은 관상동
맥이 막히게 만든다. 비타민B12는 극미량으로도 충분한데 탈지 우유나 요구르트에 많이 들
어 있다. 비타민D는 태양 광선을 쬐면 얻을 수 있고 탈지 우유나 요구르트에서도 얻을 수
있다. 반전 음식과 예방 음식으로도 비타민과 철분과 같은 미네랄을 넉넉히 공급받을 수 있
지만 비타민B12, 철분, 미네랄이 들어 있는 복합 비타민제를 매일 복용하는 것은 권할 만하
다.
"담배는 추악한 잡초다. 이 악마의 풀은 지갑을 거덜내고, 옷을 태우고, 거기다 코를 굴뚝
으로 만든다." 벤자민 워터하우스 박사
"흡연은 늘 미안하다고 말해야만 하는 것이다." 톰 퍼거슨 박사
제8장 금연
니코틴은 중독성이 심하고 병에 걸릴 위험을 높여 죽음을 앞당기는 것을 빼면 기적에 가
까운 약물이다. 니코틴은 스트레스를 받고 있을 때 이완감을 주고, 피곤함을 느낄 때 각성을
도와준다. 또 기억력을 높이고, 불안감을 줄이며, 통증에 대한 내성을 높여주고, 우울증을 달
래주고, 신진대사를 도우며(체중 감소를 가져옴), 배고픔을 없애주고, 수행력, 집중력, 문제
해결력을 높여준다. 이런 이점이 있기 때문에 끊는 것은 결코 쉽지 않다. 담배를 피면 코카
인을 흡입하고 헤로인을 주사 받는 것처럼 생리적으로나 심리적으로 중독된다. 어떤 과학자
들은 흡연을 중독 이상의 것으로 본다. 최근 미국의 공중위생 장관(Surgeon General)은 전
국적 규모로 볼 때 니코틴이 헤로인, 코카인, 알코올보다 훨씬 돈이 많이 나가고 치명적이라
고 말했다. 코카인이나 헤로인을 사거나 팔거나 이용하는 것은 범죄 행위로 다루어지지만
담배는 어느 골목을 어떤 담배 가게에서도 제한 없이 살 수 있다. 당신은 코카인을 단 몇
모금만 들이마셔도 중독될 수 있다는 사실을 알고 있을 것이다. 이보다는 덜 알려져 있지만
담배도 몇 대만 피면 금방 중독될 수 있다. 담배를 피우는 10대의 3분의 2가 단 두 대를 피
운 후 습관적 흡연자가 되었다고 한다. 처음 코카인을 흡입했을 때나 헤로인을 주사 받았을
때와 마찬가지로 처음 담배를 피웠을 때 대부분의 흡연자는 두려움이나 어지러움 또는 구토
감을 느끼며 심지어는 실제로 토하기도 한다. 그러나 이 같은 경고 신호를 무시한 채 담배
를 계속 피우면 금방 중독에 걸린다. 일단 중독되면 금연이란 어렵다. 니코틴이나 그 밖의
약물을 혈관에 주사하는 것보다 담배를 피우면 니코틴이 뇌에 도달하는 데 걸리는 시간이
짧다. 담배를 피우면 뇌에 도달하는 시간이 6초 걸리는데 헤로인을 주사할 때는 이보다 두
배 이상 걸린다. 최근 '뉴잉글랜드 의학 잡지'에 실린 논문에서 베노비치 박사는 "니코틴 중
독으로 나타나는 여러 가지 특징들은 헤로인, 알코올, 코카인과 같은 마약에 중독된 사람들
이 보여주는 중득 증상과 매우 비슷하다. 담배는 편리하고 사회적으로 안정되는 향정신성
약물로, 무제한으로 투여하며(하루 두 갑을 피운다면 약 400모금을 피우는 셈이다.) 마음대
로 남용되고 있다." 국립 약물남용연구소의 소장인 폴린 박사는 담배가 헤로인보다 더 나쁜,
가장 심각하면서 가장 널리 유행하는 중독 문제를 일으키고 있다고 경고한다. 그는 "흡연이
야말로 미국에서 가장 중요한 사망 요인이다." 라고 말했다.
1. 금연의 어려움. 니코틴은 중독성이 너무 심해 담배를 끊기가 매우 힘들다. 담배는 지난
수백 년 동안 전 세계에 널리 전파되어갔으며 많은 사람이 니코틴에 중독되어 있다. 금연을
시도할 경우, 석 달 안에 평균 70%가 다시 담배를 피울 정도로 재발률이 높다. 이 정도의
재발률은 헤로인 중독이나 알코올 중독의 재발률과 비슷하다. 대부분의 흡연자는 한 번 이
상 금연을 시도했고, "금연은 쉬워, 나도 어려 차례 금연한 적이 있어." 라고 말은 하지만
완전한 금연은 쉽지 않다. 니코틴 금단 증상에는 불쾌감이 따른다. 금연을 시도하는 사람의
80% 정도가 금단 징후를 경험하면서 다시 피우고 싶어한다. 금단 증후로는 안절부절 해지
고, 쉽게 흥분하며 참을성이 없어지고, 불안감이 심하며, 졸리고, 두통이 오며, 소화기에 장
애가 생기고, 잠자다가 자주 깨고, 혼미 상태에 빠지며, 주의 집중이 어려운 것들이 있다. 또
운동 능력도 떨어지고, 신진대사가 느려져 음식량은 늘지 않았는데 몸무게는 늘어나는 경향
이 있다. 생리적인 금단 증후는 담배를 마지막 피운 때부터 24-48시간 사이에 가장 심하다
가 그 후 2주 사이에 천천히 줄어든다. 그러나 심리적 중독은 생리적 증후보다 훨씬 더 오
래 간다. 특히 스트레스를 받는 상황에서의 흡연 욕구는 몇 달 또는 몇 해 계속되기 쉽다.
담배를 끊고 오랫동안 흡연을 갈망하는 꿈을 꾸는 사람도 있다.
2. 흡연과 뇌. 니코틴이 지닌 독특한 성질의 하나는 뇌 속 호르몬들의 분비에 영향을 미치
는 것이다. 이를테면 '신경 조절자' 라 불리는 아세틸콜린, 노르에피네프린, 아드레날린, 도
파민, 베타-엔돌핀, 바소프레신 같은 호르몬의 분비에 변화를 일으킨다. 이러한 뇌 화학 물
질들은 기분을 좋게 하며, 보상감이나 안녕감과 같은 심리적 쾌감과 매우 밀접하게 관련되
어 있다. 니코틴은 뇌 속 화학 물질의 분비를 변화시켜 스트레스에 잘 대처하도록 돕는다.
니코틴과 니코틴의 다양한 신경 조절 효과가 재빠르게 작용하여 일상 생활의 여러 가지 일
들을 더 잘 처리하도록 해준다. 흡연자는 무의식적으로 얼마만큼 담배를 빨아들여야 하며
또 다음 담배를 피울 때까지 얼마나 기다려야 하는지를 잘 알아 알맞게 적응해 나간다. 흡
연량에 따라 니코틴은 흥분 작용을 하기도 하고 안정 작용을 하기도 한다. 따라서 흡연자는
흥분을 원하는지 안정을 원하는지에 따라 흡연을 조절함으로써 뇌 속 화학 물질을 조절한
다. 대체로 짧게 들이마시는(니코틴 소량) 것이 뇌의 기능을 흥분시켜 사고력과 집중력을 높
이는 데 도움을 주며, 길게 깊이 들이마시는 것(니코틴 다량)은 이완에 도움을 준다. 다시
말해 흡연자는 이러한 기분을 적절하게 조절하기 위해 담배를 피우는 것이다.
3. 니코틴의 작용. 우리는 때때로 위험스런 일을 즐겨 한다. 어떤 사람은 스카이 다이빙이
나 스쿠버 다이빙과 같은 모험을 즐기는데 이런 모험을 하면서 즐거운 기분을 느낀다. 흡연
자는 대부분 담배가 몸에 해로운 것을 알지만 흡연을 마치 스카이 다이빙을 하는 것처럼 모
험을 즐기는 일로 여긴다. 말하자면 이들은 담배가 건강에 나쁘고 장차 큰 재앙을 부를 수
있다는 점을 잘 알지만, 운이 좋다면 별로 해롭지 않게 잘 지낼 것으로 생각한다. 그러나 불
행하게도 별 탈없이 행운으로 끝나는 법이 드물다. 당신이 피우는 담배 한 개비 한 개비가
당신의 건강을 천천히 손상시킨다. 흡연자가 나이 든 후 심장병이나 암과 같은 질병에 걸리
지 않았다 하더라도 그가 피우는 한 개비 한 개비 담배가 다양한 측면에서 건강을 해친다.
금연을 하는 데는 무언가 좀 이상한 조짐을 느낄 때가 매우 중요한 계기가 된다. 오랜 시간
이 지난 후에 암에 걸릴지 또는 안 걸릴지에 주의하기보다는 지금 이 순간 느껴지는 이상한
느낌에 주의를 기울임으로써 담배를 끊고 싶은 동기가 생길 수 있다. 이런 이상한 느낌이란
어떤 것일까? 니코틴 효과는 대체로 뇌나 신경 계통에 직접 작용하는 효과에서 비롯된다.
정서적인 스트레스와 같이 니코틴은 교감신경계를 자극하여 아드레날린과 같은 스트레스 호
르몬과 트롬보산을 더 많이 분비케 하고, 프로스타사이클린의 분비를 억제한다. 이 같은 호
르몬 분비의 변화는 심장 박동 속도와 혈압을 높이고, 피가 더 쉽게 응고되도록 하며, 온몸
의 동맥을 수축하게 한다. 흡연을 하면 다음과 같은 생리적 변화가 일어난다. 피부 혈관이
수축된다. 이 때문에 피부에 주름이 많이 생긴다.(담배를 피우거나 스트레스를 받으면 나이
가 더 들어 보이는 것은 바로 이 때문이다.) 심장 혈관이 수축된다. 이 때문에 심장 통증과
심방 발작이 생기기 쉽다. 뇌혈관이 수축되므로 뇌일혈이 생기기 쉽다. 손과 발에 분포된 혈
관이 수축된다. 가벼운 증상으로 손발이 차게 된다. 당뇨병 환자는 손발이 썩어 가는 탈저병
으로 수족을 절단하는 수도 있다. 성 기관으로 흐르는 피가 줄어든다. 보스턴대학교 의과대
학의 골드스타인 박사는 발기 부전 환자의 3분의 2가 흡연자라고 한다. 그는 음경으로 들어
가는 피가 줄어드는 정도가 흡연량에 비례하는 것을 발견하였다. 다른 연구에 의하면, 비흡
연자는 열두 명에 한 사람 꼴로 음경의 혈액 순환에 장애를 보이는 데 비해 흡연자는 넷 중
에 한 사람 정도가 장애가 있다고 한다. 니코틴은 미각, 촉각, 후각과 같은 3대 쾌락적 감각
기능을 떨어뜨린다. 담배를 피우는 여성은 피우지 않는 여성보다 불임률이 세 배 정도 높고,
폐경은 2년 정도 빨라진다. 남자는 정자 수와 정자의 활동성이 다 줄어든다. 오랜 흡연은 심
장의 동맥뿐만 아니라 온몸에 퍼져 있는 동맥의 내벽을 손상시켜 동맥 폐색을 일으키고 피
의 흐름을 줄인다. 만성 스트레스를 받을 때처럼 니코틴은 코티졸 호르몬을 과다하게 분비
하게 하여 면역 체계를 억압하고 동맥 폐색을 부추긴다. 니코틴은 심장 박동을 불규칙하게
하여 급성 심장마비의 위험을 높인다. 담배를 피우면 일산화탄소, 포름알데히드, 아세톤, 비
닐 클로라이드, 암모니아를 비롯해 여러 유해 가스를 마시게 된다. 유해 가스들 가운데 폴로
늄과 같은 것은 방사는 가스도 있다. 이 같은 것들을 오래 마시면 암 발생 위험이 커질 뿐
만 아니라 한 모금 들이켤 때마다 다음과 같은 세 가지 재앙의 원인이 된다. 첫째, 이 유해
가스들은 폐 속에 더 많은 점액을 분비케 한다. 둘째, 흡연은 유독한 박테리아나 바이러스의
공격에 대응하는 면역 체계의 기능을 떨어뜨린다. 셋째, 니코틴은 폐의 자연적 정화 기제를
마비시켜 점액이 쌓이게 하여 박테리아나 바이러스의 감염이 쉽게 일어나게 한다. 정상적일
때는 수천 개의 미세한 털(성모)이 앞뒤로 밀치면서 폐 속의 점액(가래)을 목구멍으로 끌어
올린다. 그런데 니코틴이 이 섬모의 기능을 마비시켜 점액이 폐 속에 머물게 함으로써 해로
운 박테리아와 바이러스가 그곳에 기생하며 번식하게 만든다. 잘 때에는 담배를 피우지 않
으므로 이 섬모가 깨어 활동함으로써 아침에 점액(가래)을 뱉어낼 수 있다. 흡연자의 섬모는
하루 24시간 중에 잠자는 시간인 8시간 정도만 활동하는 셈이다. 그러므로 대부분의 흡연자
는 호흡이 짧거나 거칠며 만성적으로 기침을 한다. 또 비흡연자에 비해 쉽게 피로를 느낀다.
4. 흡연이 건강에 미치는 효과. 해마다 미국에서 흡연과 관련된 질병으로 죽는 사람이 35
만이 넘는데 이는 제1차 세계대전, 한국전, 월남전에서 죽은 미군의 수를 모두 합친 것보다
많은 것이다. 해마다 관상성 심장병으로 죽는 사람의 30%에 해당하는 17만여 명이 지나친
흡연 때문에 죽는 것으로 본다. 하루에 한 갑 이상 담배를 피우는 사람은 비흡연자보다 심
장병에 걸릴 위험이 두 배 반쯤 더 높다. 흡연은 심장병말고도 여러 가지 위험을 부른다. 콜
레스테롤 수준을 높이므로 사망률을 높인다. 피임약을 먹으면서 담배를 피우는 40대 이상의
부인은, 피임약을 먹으면서 담배를 피우지 않는 부인보다 사망률이 무려 10배 이상 높다고
한다. 매년 암으로 죽는 사람의 30%인 12만 5천명이 흡연 때문에 죽는다. 폐암 사망자의
80-85%가 흡연과 직접 관련되어 있다고 하는데 폐암이야말로 치료하기 가장 어려운 암의
하나이다. 만성 기관지염과 기종으로 죽는 사람도 6만이 넘는데 이도 흡연과 관련이 있다.
흡연은 뇌일혈, 말초혈관증, 골다공증, 녹내장, 설암, 후두암, 식도암, 방광암, 췌장암, 위암,
신장암, 경부암 같은 각종 암의 발생 가능성을 높인다. 흡연자는 위궤양 발병률도 두 배 이
상 높다. 흡연자는 위궤양 발병률도 두 배 이상 높다. 흡연은 또 천식, 알레르기, 잇몸병, 두
통, 기침의 발병률도 높인다. 담배를 피우는 당뇨병 환자는 피우지 않는 환자보다 8배 이상
합병증에 걸린다. 산모가 임신 중에 흡연을 하면 아기를 사산하거나, 갓 태어난 아기가 급사
할 수 있다. 또 아기가 태아기의 성장 장애로 몸무게가 매우 낮은 채로 태어날 위험이 두
배 이상 커진다. 부모가 모두 흡연하는 환경에서 자란 아동은 급성 기관지염이나 폐렴에 걸
리는 경우가 빈번하다. 놀라운 일은 이런 아이들은 어른이 되었을 때 담배를 피우는 경우에
도 두 사람 모두 담배를 피우지 않는 경우에 비해 폐암에 걸릴 위험이 25%나 더 커진다.
5. 어떻게 하면 담배끊는 이점을 마음껏 누릴까? 담배를 피우면 마음과 신체가 이완된다
고 생각하는 사람은 금연을 하면 스트레스가 더 심할 것이라고 걱정한다. 그러나 담배를 피
우지 않고서도 스트레스를 이완시키는 것이 여러 가지 방법이 있다는 것을 알아야 한다. 심
장 열기 프로그램은 담배를 피워서 얻을 여러 가지 유익한 효과를 아무런 해로움 없이 얻게
만든다. 이 프로그램은 왜 사람들이 담배를 피우려고 하는지 그 이유를 밝힘으로써 흡연에
대처할 수 있는 방법을 제공한다. 여러 생활 습관을 한꺼번에 다 바꾸는 것이 한두 가지 습
관을 바꾸는 것보다 오히려 더 쉬울 수 있다. 당장 보기에는 "금연도 어려울 터인데, 금연도
하고, 스트레스 관리 방법도 배우고, 운동도 시작하고, 먹는 것도 바꾸고, 카페인도 끊을 수
있을까? 하고 의심할지 모른다. 그러나 실제로는 작은 것들을 하나하나 바꾸는 것보다 크게
몽땅 바꾸는 것이 더 쉽다. 그러면 흡연을 했을 때 오는 이점은 무엇인지 먼저 알아보고 어
떻게 하면 흡연 대신 다른 방법으로 그 이점을 대치할 수 있는지 알아보자. 흡연은 체중을
줄여준다. 니코틴이 신진대사를 촉진하기 때문에 담배를 피우는 사람은 안 피우는 사람보다
몸무게가 1-3킬로그램쯤 덜 나간다. 또 니코틴은 식욕을 떨어뜨리므로 열량을 적게 취하게
한다. 심장 열기 프로그램은 몸무게를 줄이고, 줄인 몸무게를 유지하도록 돕는다. 이를테면
반전 음식은 음식을 많이 먹고도 오히려 적게 섭취하게 되는 음식이므로 배고플 때마다 먹
을 수 있다. 따라서 니코틴을 취하지 않아도 반전 음식으로 신진대사를 높일 수 있다. 흡연
은 주의 집중력을 높이고 직무 수행 능력을 좋게 해준다. 그러나 앞에서 다룬 명상이나 스
트레스 관리 방법은 흡연보다 효과가 더 좋다. 니코틴은 주의가 산만해지는 것을 막고 과제
에 대한 집중력을 높인다. 명상을 통한 집중력의 증가나 '각성 이완(alert relaxation)'도 니
코틴 효과와 같다. 흡연은 분노와 적개심을 다스리는 효과가 있다. 영국의 흡연 연구가인 에
쉬톤과 스테프니는 니코틴이 분노와 관련되는 뇌 부위인 변연계의 흥분을 낮춘다고 했다.
명상이나 스트레스 관리 기법도 이와 같은 결과를 가져온다. 매일 명상을 실천한 이 프로그
램의 참가자들은 "나는 화를 잘 내는 편이었는데 이제는 좀 더 느긋해졌다. 상황은 바뀌지
않았지만 상황에 대한 나의 반응 방식이 많이 바뀌었다." 고 말한다. 더 중요한 것은 이 프
로그램은 약물로 분노를 일시적으로 눌러 놓는 것보다 훨씬 더 효과적이란 것이다. 이 프로
그램은 분노의 원인을 찾도록 하고 그 뿌리를 바꾸어 놓도록 해주는 것이다. 흡연은 마치
스스로 자신의 삶을 잘 통제할 수 있는 것처럼 느끼게 한다. 흡연을 하는 사람은 담배를 한
모금 빨아들일 때마다 니코틴이 자신의 기분을 잘 조절해줄 것으로 생각한다. 그러나 흡연
자들이 대부분 담배를 계속 피워야 할지 끊어야 할지를 결정하는 데 어려움을 보이는 것으
로 보아 흡연은 자기 삶의 통제력과는 무관하다고 하겠다. 이와는 반대로 심장 열기 프로그
램은 건강과 삶 전반에 걸쳐 참된 통제력을 키워준다. 흡연은 신체적, 정서적 고통을 줄여준
다. 흡연이 정서적, 신체적 고통의 느낌을 줄여준다는 연구들이 발표되었다. 심장 열기 프로
그램에서도 정서적, 신체적 고통을 인지하는 것이 우리의 삶을 바꾸는 첫 단계가 된다. 예컨
대 명상은 아픔을 잘 인지하면서도 이 아픔을 잘 참아나가도록 해주고, 치유를 촉매한다. 흡
연은 몸과 마음을 이완시켜 스트레스에 잘 대처할 수 있도록 해준다. 심장 열기 프로그램은
담배를 피우지 않고도 적절하게 이완하여 스트레스를 효과적으로 관리하는 여러 방법을 보
여준다. 중요한 것은 그 방법들이 담배를 피우는 것처럼 스트레스를 비켜 가는 것이 아니라
더 근원적으로 스트레스에 대처하는 방법이라는 점이다. 외로움, 고독 또는 불행과 같은 정
서적, 영적 문제를 언급하지 않고 흡연과 같은 개별적 행동만 바꾸기란 어려운 일이다. 그래
서 10대 때 친구들에게 인정받고 싶어서 담배를 피우기 시작한 사람들이 그토록 많은 것이
다. "담배는 나의 친구이다." 이 연구에 참여했던 한 피험자는 다음과 같이 말했다. "담배를
처음 끊었을 때 금연에서 오는 신체적 증후가 정서적 증후보다 더 힘들지는 않았다. 내가
살아오는 동안 누군가 늘 내 곁에 있어주지는 않았지만 담배는 언제나 내가 필요할 때 내
곁에 있었다. 담배는 결코 나를 버리지 않았다. 내가 하루에 담배 한 갑을 피운다면 하루 동
안 내가 외로움을 느낄 때마다 나와 함께 해줄 친구 20명을 가진 것과 같다. 나는 담배를
사랑하는 사람처럼 느꼈다. 담배는 마치 불륜의 관계를 맺고 있는 여인과 같다. 불륜의 관계
가 좋은 것이 아니란 점은 누구나 잘 알지만 외롭거나 격리되는 것보다는 낫다고 생각한다.
나는 단 한 번 시도 끝에 금연에 성공하여 몇 달 동안 금연을 계속하면서 신체적 금단 증후
는 잘 이겨냈었다. 그러나 나 혼자 있을 때 심한 고독감을 느껴 나도 모르게 담배에 손이
갔다. 담배를 끊었다가 다시 피우게 되었을 때 나는 몹시 부끄러웠고 자존심이 심하게 상했
다. 이렇게 일그러진 자존심은 더 담배를 피우게 충동질하였고, 담배를 다시 피우는 것이 나
자신에 대한 나쁜 감정을 더욱 자극하는 악순환이 계속되었다. 금연했을 때 제일 먼저 느낀
감정은 외로움이었다. 나는 친구(담배)를 잃었다는 기분에 슬펐다. 그러나 곧 담배가 좋지
않은 친구였음을 깨달았다. 담배는 내 외로움을 달래주는 것처럼 보였지만 사실은 나를 천
천히 죽여갔던 것이다. 참된 친구라면 내 건강을 해치는 것이 아니라 내 건강과 행복을 위
해서 애를 썼을 것이다." 다시 한번 말하건대, 외롭다거나 격리되었다고 느끼는 감정은 흡연
과 같은 자기 파괴적 행동을 일으킨다. 우리가 흡연을 하는 동기를 알면 건강에 해로움을
끼치는 이런 행동을 그만둘 이유를 더 쉽게 깨달을 것이다. 함께 금연하고 있는 사람들과
서로 격려해주는 모임을 만들거나 앞에서 다룬 '대화 기술'을 익히면 의미 있는 관계와 참
다운 우정을 발전시키고 유지하는데 도움이 된다. 이러한 일은 흡연에 의한 자기 파괴적 효
과와는 달리 정서적 친밀감에서 오는 치유력을 경험하게 할 것이다. 많은 사람들이 자신이
나 남에게 자신의 감정을 열어 보이고 벽을 허무는 방법으로 흡연한다고 말한다. 이들은 담
배를 피우는 것을 멈추면 외로운 감정이 다시 생길 것이라고 생각한다. 외로움을 극복하는
것이 참다운 성장과 변화의 기회가 되지만 알맞은 지지나 지도가 없으면 처음엔 몹시 두려
워진다. 때때로 사람들은 실추된 자존심과 자기 삶에 대한 통제력 부족을 탓하면서 외로움
을 느낀다. 흡연은 그 같은 외로움을 차단하고 통제력 회복에 대한 환상을 주기 때문에 대
단히 매혹적인 것으로 생각된다. 불행하게도 사람들은 금연하려고 하면서 담배가 자신의 삶
을 통제하는 것을 깨닫고 자신의 나약함과 가치가 더 초라하다는 느낌을 새삼 가진다. 흡연
은 이러한 느낌을 둔화시키고 이 주기를 계속 반복하도록 부추긴다. 나의 친구 가운데 한
사람이 이런 이야기를 해주었다. "처음에는 잘 몰랐지만 나는 사람들이 내게 가까이 다가오
는 것을 막기 위해 담배를 피웠다. 흡연은 내 자신의 감정을 남에게, 심지어 내 자신에게도
숨시기 위한 방편으로, 말 그대로 '담배의 막'을 치는 것이었다. 나는 흡연의 막 뒤로 스스
로 숨어들었다. 나는 그 사실을 오랫동안 깨닫지 못했다. 흡연은 그만큼 매혹적인 것이었다.
담배는 마치 나에게 "아가야, 나는(담배) 언제나 네 곁에 있으니 걱정하지 마. 모든 것이 잘
될 거야." 라고 속삭이는 듯했다. 그러나 모든 것이 잘 되는 것이 아니었다. 내가 금연을 했
을 때 비로소 그 동안 내가 얼마나 고독했었던가 하는 것을 알게 되었다. 물론 처음엔 힘들
었지만 내가 겪었던 외로움의 고통을 스스로 인정함으로써, 담배가 부추겼던 친밀감으로부
터 오는 공포를 극복할 수 있게 되었다. 지금 나는 수년 만에 처음으로 누군가와 참된 관계
를 맺을 수 있게 되었다. 만일 금연하지 않았다면 나의 벽을 깨지 못했을 것이다. 담배를 피
웠던 그때는 행복하지 않았지만 지금은 비록 힘든 때가 있지만 훨씬 행복하다."
6. 금연의 단기이익. 흡연자가 담배를 끊으려 하는 주된 동기는 장기간의 흡연이 심장병이
나 암과 같은 질병에 걸릴 가능성을 높이기 때문이다. 그러나 장기간에 걸쳐 일어날 그 같
은 위험에 대한 두려움보다는 금연을 하면 금방 생기는 다음과 같은 몇 가지 이점 때문에
금연하라는 경우도 많다. 음식이 더 맛있고 냄새가 좋아진다. 미각과 후각 기능이 더 좋아진
다. 남자는 성 기능이 좋아진다. 오랜 흡연이 발기 부전을 일으킬 뿐만 아니라 성적 기능에
도 즉각적인 영향을 미친다. 비뇨기과 의사 에드슨 박사는 담배를 많이 피우는 발기 부전증
환자 20명을 연구하였더니 정상적인 남자는 잠자는 동안에도 자주 발기하지만 흡연자는 그
렇지 못했다. 이 문제는 생리적 문제이지 심리적 문제가 아니다. 금연하고 6주째가 되자 20
명 가운데 7명이 잠자는 동안 정상적인 발기를 보여주었다. 심장병 환자는 금연하는 즉시
가슴 통증의 빈도나 정도가 줄어든다. 또 심장병이 있든 없든 금연은 누구에게나 신체적 적
합성과 내성, 그리고 운동 능력을 좋게 만든다. 흡연은 사회적 인정받지 못한다. 이미 항공
기 안에서 흡연은 금지되었다. 많은 도시의 공공 건물이나 식당에서도 흡연은 금지되고 있
다. 미국의 경우, 산업체의 절반 이상이 작업장에서 담배를 못 피우게 하고 있으며, 모든 사
업장을 금연 구역으로 정한 기업도 있다. 이런 회사들이 자꾸 더 늘고 있다. 애틀랜타의 터
너 방송국처럼 흡연자를 아예 고용하지 않는 회사도 있다. 돈을 절약할 수 있다. 하루에 두
갑 반 정도로 담배를 많이 피우는 사람은 일년에 1,000달러 정도의 비용이 든다. 담뱃값이
지난 5년 사이에 두 배로 올라 흡연 비용이 갈수록 커지고 있다. 금연하면 감기나 감염성
질환에 덜 걸린다. 금연하면 만성 기침이 사라진다.
7. 금연의 장기이익. 금연을 하면 단기 이익들에 더해 장기간에 걸쳐 생기는 몇 가지 이익
을 얻을 수 있다. 골초가 금연 후 5년 이상이 지나면 그 때까지 계속 담배를 많이 피우는
사람에 비해 폐암에 걸릴 위험이 60% 정도 줄어든다. 골초가 금연 후 15년이 지나면 폐암
에 걸릴 위험이 비흡연자와 비슷할 정도로 낮아진다. 남자는 금연 후 일년이 지나면 심장마
비로 죽을 위험이 50% 정도로 줄어든다. 남자는 금연 후 10년이 지나면 심장마비로 죽을
확률이 비흡연자와 거의 같아진다. 로젠버그 박사의 최근 연구에 의하면, 여자는 금연 후
2-3년이 지나면 심장마비 사망률이 비흡연자와 같아진다.
8. 어떻게 담배를 끊는가? 담배를 끊은 사람들은 대부분 금연 프로그램에 참가하지 않고
스스로 끊었다. 성공적으로 담배를 끊은 사람들은 자신이 금연할 수 있다는 믿음과 자신감
때문에 금연에 성공하였다. 당신도 믿음과 신념의 힘으로 담배를 끊을 수 있다. 이런 믿음과
신념을 손쉽게 얻는 비법은 없다. 스스로 준비가 되지 않으면 끊을 수 없는 것이다. 스스로
방법과 시간을 마련하여 실천에 옮겨야 한다. 금연은 일회성 사간이 아니라 진행 과정이다.
금주 동맹에서는 하루 한 차례씩만 음주 욕구를 참도록 교육하지만 흡연자는 한 시간에도
몇 차례씩 금단 증후를 이겨내야 하므로 금연하는 것은 특별한 도전 과제인 것이다. 담배를
끊은 사람들은 단 한 번의 시도로 이루어낸 것이 아니다. 한 연구에 의하면, 1000명의 흡연
자 가운데 첫 시도에서 금연에 성공한 경우가 172명이었다. 두 번째 시도에서 성공한 경우
가 53명, 세 번째 시도에서 성공한 경우가 48명이었다. 결국 1,000명 가운데 금연에 성공한
사람은 387명이었는데 어떤 사람은 금연에 성공하기까지 7번 이상 시도했다고 한다. 걸음마
를 배우거나 자전거 타는 것을 배우려면 수없이 넘어지고 자빠져야 하는 것처럼 금연에 성
공하는 데도 시행착오를 되풀이하지 않을 수 없다. 이 책이 권하는 심장 열기 프로그램을
날마다 실천하는 것이 금연에 가장 효과적인 방법이다. 처음에는 금연에 갈등을 느끼지만
결국 앞에서 언급한 많은 이익을 발견할 것이다. 이 프로그램을 꾸준히 실천하면 흡연 연구
가 저절로 사라진다. 금연은 의지력만 믿고 도전해서는 실패하기 쉬우며 다양한 기술을 습
득하고 실천해야 한다. 몇 가지 금연 실천 기술을 소개한다. 인덱스 카드를 구입하여 금연해
야 할 이유를 한 장에 한 가지씩 적는다. 이 카드들을 품에 넣고 다니면서 흡연 욕구를 느
낄 때마다 한 장씩 꺼내어 읽어본다. 스트레스가 별로 없을 것 같은 날을 금연을 시작할 날
로 잡는다. 비흡연자가 된 자신의 모습을 상상해 본다. 담배를 피웠을 때마다 그 사실과 그
때의 느낌을 적어둔다. 싱싱한 과일과 채소를 많이 준비해 두고 자주 먹는다. 카페인을 피하
라. 연구에 의하면 카페인은 니코틴의 욕구를 부추긴다. 술을 피하라. 사람들은 흔히 술을
마시면 담배를 찾게 된다. 술은 자제력을 낮춘다. 담배를 끊는 날부터 자주 이빨을 깨끗하게
닦아라. 하루 여러 차례 칫솔질을 하라. 뜨거운 물에 목욕을 하거나 샤워를 하라. 마사지를
하라. 판단을 의심하지 않고 인정을 해주는 친구를 찾아라. 그 친구에게 앞으로 몇 주일 동
안 당신이 흥분하기 쉽고, 기분이 언짢아질지 모른다고 미리 경고대 두라. 그 친구에 당신을
돕기 위해 해줄 일과 해서는 안 될 일을 미리 알려 주라. 특히 담배를 권하거나 주변에서
담배를 피우지 못하게 하고, 당신이 금연하려고 노력하는 것을 과소평가하지 말아달라고 요
청하라. 함께 금연할 친구를 찾아 서로 위로하고 지지하도록 하라. 담배 피우고 싶은 욕구가
생기면 서로 알려주자. 흡연의 영향, 흡연에 성공한 사람들에 관한 모든 것을 찾아서 읽어
보라. 재떨이, 기타 흡연과 관련된 도구들을 모두 없애 버려라. 산책을 하라. 차를 청소하고
재떨이를 씻은 후, 그 자리를 이쑤시개나 꽃으로 채워 두라. 카펫, 커튼, 가구 같은 실내 물
건을 깨끗이 청소하라. 옷을 세탁하거나 드라이클리닝 하라. 당신이 속한 클럽이나 종교 단
체 또는 친구들에게 이제부터 금연을 시작했다고 알리고 지지해달라고 부탁하라. 만일 금연
을 선언한 뒤에 담배를 다시 피우더라도 당신 자신을 '나약하고 옳지 못한 나쁜 사람'이라
고 낮추어 보지 말라. 금연에 성공하기까지는 적어도 몇 번씩 이런 일이 생긴다. 이런 실패
는 지극히 당연한 것이다. 유일한 실패란 금연하려는 노력을 스스로 포기할 때이다. 당신의
삶 속에서 흡연이 차지하는 역할을 되돌아 살펴 보라. 당신이 담배를 피우는 상황에서 비흡
연자가 어떻게 반응하는지를 살펴 보라. 거울 앞에 서서 담배를 피우면서 담배를 피우고 있
는 동안 어떤 느낌이 드는지 잘 살펴 보라. 금연에 성공한 사람을 찾아보고 금연에 도움이
되는 방법을 알아 보라. 항공기나 식당에서 금연석에 앉아라. 어떻게 하면 건강이 좋아지는
지 알아보고 이를 적어 두라. 금연 후 첫 주가 지나면 느낌이 어떻게 좋아졌는지를 알아 보
라. 가능하면 자주 여가를 가지고 주말 여행을 하라. 몇 개월 동안 담배를 끊었다면 다른 사
람이 금연할 수 있도록 도와 주라. 손을 부지런하게 사용하라. 흡연 욕구를 느낄 때마다 혀
밑에 정향나무 오일을 한 방울 떨어뜨려라. 음악을 들어라. 금연 후 처음 몇 주 동안에는 술
을 마시거나 담배를 피우는 모임에 나가는 것을 삼가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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