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의약

한의학 어떻게 할것인가

by Casey,Riley 2022. 12. 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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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h:한의학어떻게 할것인가2@e

    10. 한약과 음양음행

  여기서 한약에 대한 조제법이나 처방법은 워낙 방대하기 때문에 설명을 생략한다. 다만
원론적인 것만 밝힌다.
  일반적인 약물학이나 약리학을 동양의학은 본초학이라고 하는데, 본초라는 뜻은 사람의
인체에 질병이 들었을 때 사용하는 약제의 뜻이 깊고 본초에 대해서는 황제내경에 이미
사용되고 있으며, 이 말이 본격적으로 약물이라는 이름과 다름없이 사용하게 된 것은 중국
명나라의 이시진(1518-1593)이라는 사람이 약 30여 년의 세월을 두고 만든 본초강목이라는
책을 만들게 되면서부터다.
  본초강목은 오늘날 동양의학 중에서도 약물을 이용하여 병을 치료하고자 하는 모든
분들이 교과서처럼 사용하는 책이 되었는데 52권으로 된 약물 서적이다. 본초강목은 약
2,000여 가지의 약물들을 집대성하여 만든 책이다.
  대개 동양의학에서 약물을 구분할 때는 약물의 성질과 맛과 약물이 가지고 있는 기에
따라서 상약과 중약과 하약으로 구분하고 상약은 보제를, 중약은 화제를 하약은 공제를
원칙으로 하는데 이는 사람의 체질과 체력을 보아 가면서 몸의 정기를 보하는 것을
원칙으로 할 것인지 정기를 보하는 것과 치료를 함께 할 것인지, 아니면 병을 공격하여
치료에 중점을 둘 것인지를 가려서 하는 동양의학의 독특한 약물치료의 방법이다.
  상약은 사람의 기혈을 보하고 진액을 보태어 주는 방법으로서 대개 군약이라 하고,
중약은 주로 오래되고 고질적인 만성병을 치료하는데 쓰이는데 신약이라 하고, 하약은
질병을 직접 공격해서 치료하는 약미들로 이루어져 있으며 좌약이라고 한다.
  동양의 사상은 직관적인 사고를 도입하고 있는데, 하늘과 사람과 땅을 우주에서 세 가지
으뜸되는 것이라 하여 삼원이라 하고, 이러한 사상은 사람이 질병을 치료하는 약을 만들
때도 그대로 도입하여 상약은 하늘에, 중약은 사람에, 하약은 땅에 각각 비유하여 배합하고
약을 만든다.
  군이라는 글자는 다스릴 윤과 입구가 합하여 군이 되는데, 이는 만백성을 지도하기
위해서 뜻을 하달한다는 의미가 깊다. 신은 말 그대로 신하의 의미이고, 좌는 졸병, 사병,
병졸의 뜻이 깊다. 상약은 독성이 없고 사람이 오래 먹어도 해가 없으며, 중약은 독성이
있는 약도 있고 없는 약도 있으며, 하약은 대개 독성이 있는 약미들로 구성되어 있다.
약제의 구성을 살펴보면 군약 하나에 두세 가지의 신약과 대여섯 가지의 좌약으로 기본을
이루고 사람의 체질과 병의 증상에 따라 가감을 하게 된다.
  또한 사람의 체질을 가려 기를 보해줄 것인지, 혈을 보해줄 것인지를 생각하게 된다. 예를
들어 설명해 보자. 우리나라 사람이라면 누구나 잘 아는 십전대보탕이라는 약을 살펴보자.
이 약은 기와 혈을 보해주는 약이다. 이 약의 구성을 살펴보면 인삼, 백출, 백복령, 감초,
천궁, 당귀, 숙지황, 백작약, 황기, 육계 등의 열 가지의 약미들로 이루어져 있는데, 여기서
인삼, 백출, 백복령, 감초를 사군자탕이라 하여 인삼이 군약이 되고 기를 보하는 약이 된다.
또한 천궁, 당귀, 숙지황, 백작약은 사물탕이라 하여 혈허에 쓰는 약이다. 결국 사군자탕과
사물탕을 합하면 팔문탕이 되고, 기화 혈을 모두 보하게 되고 여기에다 황기와 육계를
합하면 십전대보탕이 되는 것이다.
  또한 한약으로 치료하는데 있어서도 만약에 상초에 열이 있고 하초에 냉하다면 상초의
열을 내리고 하초의 냉을 다스리고 중초를 화평하게 하여 상, 중, 하초의 균형을 이루게
해주는 치료로서도 역시 침구경락학과 다름이 없다고 할 것이다. 약물을 음양으로 구분할
때는 약제의 종류와 성질과 맛과 가지고 있는 기에 따라서 다르게 되는데 맛에는 기본적인
다섯 가지의 신맛, 쓴맛, 단맛, 매운맛, 짠맛으로 나누고 이 다섯 가지의 맛을 다시 네
가지의 성질로 나누고, 종류로는 털과 날개가 달린 동물이냐, 곤충이냐, 어패류이냐,
식물이냐에 따라 달라지며, 식물 중에서도 잎과 줄기와 열매와 뿌리가 다르게 된다.
  어패류는 음에서 생하여 양에 속하고, 털이 있는 동물이나 날개가 달린 동물은 양에서
생하여 음에 속하게 된다.
  기에는 약물이 가지고 있는 색깔에 따라 분류가 되는데 예를 들어 청색인 약물은 목기를
가지고 있고 그 맛이 매우면 맛으로는 금에 속한다.
  맛으로는 오미가 있지만 그 중에서 다시 네 가지 기운으로 나누게 되는데 차가운 성질의
약인지? 뜨거운 성질의 약인지? 따뜻한 성질을 가졌는지? 시원한 성질의 약인지를
구별하게 된다.
  예를 들면 부자는 맛이 매우니 오행에서는 금에 속하지만 성질은 열하여 양에 속하고
오행으로 생금수하여 하초가 허하고 냉할 때 쓰며, 상한의 음증에 쓰는 약이며,
수소양삼초와 명문에 쓰는 약이다. 결국 부자는 양중지양의 성질을 가진 약초임을 알 수
있다.
  이와 같이 약물은 기와 미와 색과 성에 따라서 음양과 오행으로 구분지어지고 있는데
열한 약과 온한 약은 양이 되고, 냉한 약과 한한 약은 음이 된다. 열이나 온랭이나 한은
일종의 기의 표현이 되기 때문에 열한 약과 온한 약을 천양이라 하고, 냉한 약과 한한 약을
천음이라고 한다. 또한 맛으로는 달거나 매운 것은 양이 되고 쓰거나 떫은맛은 음이 되는데,
맛은 지오미에 속하고 땅에서 난다 하여 달거나 매운 것은 지양, 쓰거나 떫은 것은
지음이라고 한다.
  길경이라는 약은 색은 희고 맛은 쓰고 매운데 성질은 미온하기 때문에 음중에서 양성을
띠고 있으며 폐의 모든 질환을 다스리고, 백출은 희고 누른빛이 나며 성질은 온하며 맛은
달고 매우면서도 쓰며 비위를 돕고, 습을 제거하며 설사를 멎게 하고--. 숙지황은 색깔을
검고, 성질은 미온하며 신수를 자양하고 정과 골수를 보익하고 머리털을 검게 한다.
  결국 동양의학에서 약물을 쓸 때는 기본적인 경락학을 바탕으로 기와 미, 색과 성에 따라
어떤 경락을 소통시켜주고 보해줘야 질병이 낫게 되는지를 생각하게 되는데 오기, 오미,
오색등과 약성과 오행 상호간의 상극과 상생을 따지게 되는 것이다.
  그런데 침으로 만약 질병을 치료하게 된다면 오장육부의 허실을 가려 허하면 보하고,
실하면 사하는 오행적인 방법을 이용하면 되는데 과연 약물 치료는 보사가 가능한가?
  이런 것들은 대개 약의 성질로 따지게 되는데 위에서도 설명을 잠시 했지만 차거나 더운
성질의 약이 있고, 하초의 기운을 상초로 오르게 해 주는 약이 있고, 상초의 기운을 하초로
내리게 해주는 약이 있으며, 안쪽의 기운을 밖으로 내뿜어 주는 약이 있고 안쪽으로 모아
주는 약이 있어서 인체 기운의 오르고 내림과 안팎의 출입을 조절해 준다.
  또 맛에 따라 성분이 달라질 수 있는데 신맛, 쓴맛, 단맛, 매운맛, 짠맛의 지오미의
기본적인 맛뿐만 아니라 씁쓰름하고, 떨떠름하고, 짭짜름한 등의 중간적인 맛에 따라 인체
기운의 순환과 질병의 치료가 달라지게 되는 것이다.
  여기서 조선시대 선조 때의 유명한 명의 허준의 스승인 유의태에 얽힌 일화 한 가지를
소개한다.
  어느 해 여름 유의태는 여름감기가 들었는지 몸이 불편하여 진료실 한 쪽에 자리하고
누워 있고 제자들이 대신 환자를 돌보고 있는데 밀려오는 환자를 한 사람씩, 한 사람씩
증세는 어떻고, 병은 언데 들었고 하는 것을 제자들이 보고하면 유의태는 누워서 말로
처방을 내리는데 "스승님, 머리 아픈 환자가 왔는데요?" 하고 유의태는 돌아누운 채로
환자의 목소리만 들어보고는 "곽향정기산!" 하였고, "복통 환자가 왔는데요?" 하면 역시
"곽향정기산!"하고 "몸이 부은 환잔 데요?"하면 "곽향정기산!"하고, "이분은
중풍인데요?"하면 "곽향정기산!" 하기에 제자들이 이상히 여기면서도 스승의 처방이라 감히
대꾸를 못하고 처방대로 약을 지어 보냈다.
  그렇게 약을 지어 간 환자들이 얼마 후 모두 병이 나아서 인사를 하러 들렀는데 유의태는
빙그레 웃고만 있었다. 이 때 한 제자가 "스승님, 어찌 머리 아픈 데도 곽향정기산이요,
중풍에도 곽향정기산인데 어찌하여 병은 여러 가지인데 약은 한 가지 처방으로 낫습니까?"
이 말에 유의태는 껄껄껄 웃으면서 "중초가 근본이야."하였다.
  '중초가 근본이야.'이게 도대체 무슨 말인가? 동양의학은 비위를 참으로 소중하게 여긴다.
중초에서 수액과 진액과 영양을 공급하지 못하면 오장의 균형이 깨진다. 머리 아픈 환자가
왔다면 유의태라는 명의는 양명 두통으로 판단하고 곽향정기산을 썼을 것이고, 복통 환자는
중초를 다스려야 하니 곽향정기산이요, 몸이 부은 환자는 비습을 제거하기 위해서 아마
곽향정기산에서 사령산을 가미하였을 것이다. 그러면 중풍 환자는 왜 곽향정기산을 썼을까?
동양의학적으로 보면 중풍은 기의 정체로 오는 병이다. 중풍이라는 한자를 살펴보자. 가운데
중에 바람 풍이다. 중심이 바람에 흔들린다는 뜻이다. 곽향정기산은 곽향이 군약이 되어
중초를 다스리고 정기를 시켜주는 약이다. 곽향정기산은 중풍에 많이 쓰이는 뛰어난
처방이다.
  모든 길은 로마로 통한다는 속담이 있다. 동양의학은 형이상학적이기는 하지만 기초가
튼튼해야 한다. 의학은 특히 동양의학은 잔재주를 부리면 안되며, 동양의학을 공부하고
싶으면 자기 마음 다스리는 법부터 공부해야 한다고 필자는 생각한다.
  하루가 다르게 세상은 변해간다. 하늘에는 인공위성이 지구 주위를 빽빽이 둘러싸고 있고,
덕분에 지구 반대편에 일어나는 소식이 불과 몇 시간 안에 방안에 가만히 앉아서 듣고
보는, 참으로 빠르게 변화하는 시대에 살고 있는 그야말로 첨단의 과학시대, 불확실성이
시대에 살고 있다.
  과학 문명이 빠르게 발달하는 이 시대의 우리가 살고 있는 지구 중에서 내가 살고 있는
서울의 천 년 후의 모습은 어떨까? 과학이 고도로 발달하고 콘크리트 문화가 고도로
발달하면 마지막엔 사막만이 남을 뿐이다.
  유의태가 머리 아픈 데도, 복통에도, 두통도, 중풍에도 거의 한가지 처방을 쓴 것은
사람의 몸에 침범한 질병을 읽어내는 눈과, 마음을 다스리는 법을 알고 있었기 때문이다.
여기서 보중익기탕이라는 약을 한 번 살펴보자.
  인삼, 백출, 감초, 황기, 당귀신, 진피, 승마
  해설: 위에 열거한 일곡 가지 약제로 처방 구성이 되어 있는데 보중익기라는 말은 중초
중에서도 비위를 건강하게 다스려 경락의 기혈 순환 중에서도 상승하는 기를 보하고 다스려
준다는 말이다.
  황기는 음중지양의 기운을 가지고 있는 약초로서 성질은 따뜻하며, 맛은 달고 땀을
거두고 새살이 돋게 하고, 수소양삼초와 수태음폐경, 족궐음비경으로 귀속된다. 중초의
비위 허약으로 인한 복통과 체중이 줄어드는 것을 다스리고, 삼초를 보하는 성질이 있어
신과 명문을 보하여 원기를 돋운다.
  백출은 양성을 가진 약이며, 맛은 단맛이 나면서도 쓰고 맵다. 담비를 겸한 습을 없애주고
족태음비경과 족양명위경으로 들어가며 비위를 보하고 기혈을 보하여 수태 전후와 산후의
부좌화에도 많은 도움을 주고 있는 약이며, 인삼은 원기를 대보하고, 감초는 능히 백약의
독을 풀고 모든 약을 조화하며, 성질은 따뜻하고 음중에서 양성을 가진 약이다. 다리에 있는
경락 중에서 음경인 족권음간경, 족태음비경, 족소음신경으로 들어간다. 온화한 성질의
약이라 열한 약에 쓰면 열성을 완화하고 한한 약에 쓰면 한성을 잘 풀리게 한다.
  당귀는 양성을 가진 약이라 따뜻한 성질을 가지고 있으며, 맛은 달면서도 약간 맵고, 심을
보하고 혈을 생하여 허한 것을 보하고 어혈을 풀어준다. 당귀의 머리 부분은 지혈작용이
있고 당귀의 몸통은 양혈 작용이 있어서 피를 만들어 준다.
  진피는 맛은 달고 성질은 따뜻하고 양중에서 음성을 가진 약이며 따라서 팔다리의
태음경으로 들어가는 약이다. 비장과 위장을 건강하게 하고 폐를 윤택하게 하며 하초의
허랭을 치료하며 오랫동안 복용하면 인체의 나쁜 냄새를 몰아내고 기를 순환시킨다.
  승마는 성질이 차고 맛은 달면서도 쓰다. 위장을 맑게 해주며 모든 독성을 해독하는
능력이 있고, 양성을 가졌고 복통, 감기로 인한 두통과 오한발열, 내장의 어혈로 코피나
피를 토하는 것과 풍으로 인한 인후의 통증과 구내염, 치통을 다스린다. 기를 상승시키는
능력이 있기 때문에 하초가 허약하여 기가 모자라는 사람에게는 쓰지 못한다.
  인삼의 성질은 따뜻하고 맛은 달다. 갈증을 없애주고 원기를 대보하며 진액을 만들고
오장을 보하고 눈을 밝게 하며 혈맥을 통하게 하고, 허번을 없애주고 영위기혈을 조화롭게
하며 반위, 심통, 곽란, 옆구리가 그득한 것을 없애준다. 마음을 편안하게 해주고 천식을
가라앉히고 습담을 없애준다. 수태음폐경으로 들어가고 기중의 혈약이다. 승마와 함께 쓰면
비와 폐의 번열을 사하여 상승의 기를 보하고, 복령과 함께 쓰면 신기를 돋우어 하초의
원기를 보한다.
  위에 설명한 약제들을 살펴보면 황기, 감초, 승마가 음중에서 양을 생하는 약이고, 진피가
양주에서 음을 생하는 약이며, 백출, 감초, 인삼은 양중에서 양을 생하여 결국 중초의
기운을 보하고 양허에 쓰는 약임을 알 수 있다. 심한 육체의 노동으로 음식을 잘 먹지
못하여 몸에 열이 심하고 땀을 많이 흘리는 사람에게 쓰는 약인데 본제는 허증이 되어
있는지를 확인하고 써야 한다. 반드시 내상이 심한 사람에게 써야 하며, 중초의 습열로
인하여 명치끝이 더부룩한 경우에는 이 약을 투여해서는 안되며, 얼굴이나 머리의 감염이
있거나 고혈압 등에서도 본제를 투여해서는 안된다.
  그야말로 탈진한 사람에게 투여하는 약이다.
  같은 중초를 다스려 주는 데도 곽향정기산과 보중익기탕이 이렇게 다르다. 요새 유행하는
말 중에 '맥도 모르면서 침통부터 흔든다.' 웃고 넘길 일이 아니라 한 번쯤 생각해 볼만한
유행어다.
  침도 마찬가지겠지만 약은 더더구나 그렇다.
  머리 아픈 데는 무슨 처방, 배아픈 데는 무슨 처방, 이런 한심한 공부가 계속되면
동양의학의 참된 진수는 이 땅에서 사라지며 내일의 의학은 불투명해진다. 의사 국가고시에
합격만 했다고 의사가 아니다. 의사는 사람의 생명에 관계되는 사명감을 가진 천직이기
때문이다.
  한약 처방만 나열하고 어려운 문자만 쓰고, 말만 잘하고 머리 회전만 빠르다고 훌륭한
의사가 아니다.
  탁일절고액
  해설: 일체의 고액을 뛰어 넘어야 비로소 이루는도다.


    11. 보약에 대하여

  인간의 질병은 육체적인 것뿐만 아니라 정신적인 면까지를 생각해야 하니까 복잡해지는
것이다. 이것은 질병을 복잡하게 만들고 현대 사회에서는 의학 정보의 다양함으로 인하여
많은 사람들이 자기의 기준이나 지식의 범위 내에서 질병을 진찰하고 판단하고 저울질한다.
  수많은 대학병원의 유명한 의사나 한의사, 심지어는 외국의 유명한 병원까지 다녀본 어느
척추 디스크 환자가 어느 날 나를 찾아왔다.
  "선생님, 제 병은요. 침을 허리의 어느 혈에 놓고, 다리에는 어느 혈에 놓아야 되는데
많은 선생님들이 내가 원하는 곳에 침을 놓지 않아요. 참 유명한 선생님들이 이 쉬운 병을
고치지 못하니 참으로 답답해요."
  "......?"
  "왜 대답이 없으세요? 제 말이 틀렸어요?"
  "......?"
  대답할 필요도 마음의 여유도 없다. 참 해도 너무한다. 이 환자는 의사가 필요 없고
오로지 자기 자신이 아는 범위에서 의사가 가지고 있는 기술로 치료해 주기를 원한다.
  지방의 어떤 중소기업의 섬유 회사 사장이 십수 년간을 거래하던 외국의 어느 섬유 수입
회사가 한국의 섬유가 질은 좋지만 비싸서 중국으로 거래선을 옮기겠다는 FAX 한 장을
받고는 그만 쓰러져 사람이 실성해져서 폐인이 되어 버렸다는 이야기를 들은 적이 있다.
  이러한 것 모두가 그 사람의 정신적인 문제와 연관이 깊다고 할 수 있다. 만약 그
섬유 회사 사장이 삼초의 기운이 왕성한 분이었다면 어느 정도 충격은 받았겠지만 그
정도로 심각해지는 않았을 것이고, 다시 재기의 기회를 엿보며 노력할 것이다.
  의학입문에는 삼초에 대하여 자세히 설명되어 있는데 상초는 여무라 하여 마치 구름 같다
하였고, 중초는 여구라 하여 거품이 일고 있는 도랑 같다 하였으며, 하초는 여독이라 하여
물이 잘 빠지는 도랑 같다고 말하였다.
  중초의 여구는 언제나 거품이 일고 있는 상태 같은데 중초에서 병이 생기면 거품이
가스로 변하여 속이 더부룩해지는 것이다.
  삼초경으로 다스릴 수 있는 질병이 많은데 두통이나 여러 가지 흉통, 정신병,
류머티즘질환 같은 전신성질환도 치료가 되는 이유는 무엇일까?
  삼초의 기운은 동양사상의 우주 삼라만상으로 보면 상화지기로써 오행적인 질서가 잘
운행되게 하는 에너지의 공급 역할을 하게 되는 것이고, 사람의 인체에서도 삼초지기가
없다면 오행적인 질서는 깨지게 되고 살아갈 수가 없다는 것이다.
  삼초의 기운이 원활해야 모든 일을 활기 있게 처리할 수 있고 과감한 추진력도 생길 수
있으며 결단력도 생기게 된다는 이야기다.
  사람은 자기가 살아오고, 보고, 듣고, 배운 대로 살아가기 마련이지만 중용이라는 것은
바로 불교의 깨달음, 그리스도교의 진리를 깨우침과 상통하는 말로서 어디에도 얽매임이
없이 순수의 마음, 단순한 본래의 모습이라고 하는데 불가에서는 본래 면목이라고 한다.
  이러한 본래의 면목을 찾으려면 삼초의 기운이 활발해야 하고 제대로 활용해야 하는
것이다. 결국 인체의 에너지를 오운육기의 작용에 의해 기화되고, 이 기회된 에너지가 바로
삼초지기이니 삼초지기가 왕성하면 경락의 기운도 활발히 움직이게 된다.
  그럼 삼초지기를 보강하는 데는 어떻게 해야 할까?
  우리 인간에게 건강은 정신력과도 관계가 깊은 것으로서 황제내경에 보면 '지오미는
입으로 받아서 비위에서 간직되고, 칠정을 길러 주며, 신은 여기서 자생한다.'하였는데,
여기서 칠정은 기쁘고, 화내고, 근심하고, 슬프고, 생각을 많이 하고, 놀라고, 공포에 질리고
하는 인간이 일곱 가지 감정을 말한다.
  정신력이 약해지면 잘 놀라고, 기억력이 둔해지고, 가슴이 울렁거리는 증세인 경계가
생기게 된다. 이러한 증상에는 침구요법, 약물요법, 정신요법 등으로 치료할 수 있는데
여기에서 약물요법으로서는 잘 놀라는 경계증세와 건망증에는 귀비탕이라는 약이
대표적이다.
  비약물요법의 고전에 나타난 것을 살펴보면 어떤 부인이 도둑에게 겁탈을 당하고는
놀라기를 잘하고 의식을 잃기도 하였다. 의원이 와서 부인을 엎드리게 하고는 그 앞에
빈 궤짝을 놓고 몽둥이로 크게 소리나게 두드리니 부인이 처음에는 놀랐으나 계속 몇 차례
두드리니 놀라지 않고 그 뒤로는 정상이 되었다. 며칠 후에 의원이 사람을 시켜 그 부인이
자는 방문을 두드렸으나 놀라지 않고 잠을 자더라는 이야기다.
  "선생님, 저는 보약을 먹고 싶은데 살이 찔까 두려워서 겁이 나는데요?" 이런 질문을
수없이 받는다.
  여성의 나이 30대 중반이 가까워지면 임신, 분만, 수유 등의 과정을 거치면서 호르몬
분비가 많아지고 여성 특유의 피하지방이 많아져서 풍만하게 되는데 어쩌면 당연한 건강일
수 있으나 심리적인 나태함이나 과식과 함께 오는 운동 부족 등은 여러 가지 성인병을
일으킬 수 있으니 주의해야 하며, 이럴 때 살을 빼기 위한 약을 먹는 사람이 있는데 이 때
쓰는 약들은 발한제로 땀을 강제로 내게 하거나, 하제로 설사를 강제로 시켜 주는 약들
뿐으로 이런 방법들은 인체의 생리 기능을 역행시켜 건강을 크게 약화시키는 결과를
가져온다.
  지금부터 20년이나 30년 전쯤만 해도 배가 나오고 살이 찐 사람은 경제적으로도 여유가
있었고 모든 것이 풍요한 사람으로 생각하는 시대였다.
  그 시대에는 약을 지으러 오는 대개의 사람들이 영양실조에 걸려 있으니 기본적인 체력을
유지하기 위해서는 병약을 지을 때도 보약을 지을 때도 밥맛이 좋아지게 하는 약을 함께
넣어 살이 찌게 하였는데 이러한 것이 와전되어 잘못되어진 것 같다.
  한마디로 보약은 인체 각 장기와 기관들을 보강하고 튼튼히 하는 것을 원칙으로 하여야
한다.
  보약은 반드시 살을 찌게 하지는 않으며 자신제를 투약하다 보면 오히려 몸의 모양새를
예쁘게 하고, 탄력있게 하고, 체중을 내려서 건강미가 넘치는 젊음을 간직할 수가 있다.
적당한 운동과 식이요법이 비만 치료의 빠른 길이라고 할 수가 있으며 침구요법도 많은
도움이 될 것이다.
  보약의 효능과 먹는 데 따른 상식은 어떤가?
  중국 진나라의 갈홍이 지은 포박자에는 '사람의 몸은 한 나라와 같아서 가슴과 배는
궁전과 같고, 팔과 다리는 성곽이나 들판과 같고, 뼈는 문무백관과 같고, 마음은 임금과
같고, 피는 신하와 같고, 기는 백성과 같으니 몸을 다스릴 줄 알면 나라를 다스릴 줄 알게
되고, 백성을 사랑하여 나라를 편안하게 할 수 있는 것과 같이 기를 아껴야 몸을 온전히
지탱할 수 있는 것이고, 백성이 흩어지면 나라가 망하고 기가 흩어지거나 고갈되면 몸도
지탱하지 못하는 법이니, 한번 죽으면 다시 살아날 수가 없다. 사람의 몸은 가꾸기는 어렵고
그르치기는 쉬워서 비록 기가 강건하고 깨끗하다고 하나 탁하고 쇠약해지기 쉬운 것이므로
인간으로서의 위엄과 덕망으로 몸을 잘 보전하고 지나친 욕망을 삼가고, 혈기를 튼튼히
해야 만이 건강을 유지할 수가 있는 것이니 이렇게 하면 병들지 않고, 설령 병이 들었다
하여도 금새 물러갈 것이니 연년익수할 것이다.'
  이 내용은 유가의 논어에 나오는 '수신제가 치국평천하'와 같은 맥락에서 해석해도 될
것이다.
  보약은 몸을 가꾸고 보충하여 주는 것이다.
  사람의 마음은 언제나 급하여 병이 들었을 때 침 몇 번이나 약 몇 첩으로 낫지 않으면
침을 열흘이나 맞았는데' 혹은 '약을 한 제나 먹었는데' 하고는 투덜거린다. 침을 열흘밖에
안맞고, 약을 한 제밖에 안 먹었는데도 말이다.
  이 조급한 마음은 보약에도 그대로 적용된다. '보약을 먹었는데도 별로 모르겠다.'한다.
보약은 지금 병이 있어서보다는 내일을 위해서이며 참으로 자기 몸을 가꾸고 기르고 부족한
진액을 보충하여 주는 것이며, 비싼 보약보다는 싸더라도 자기에게 맞는 보약을 먹는다면
제일이다.
  보약하면 대부분 빠른 효과를 노려서 비싸고 무리한 중제를 쓰고, 비싸고 무리한
중제인만큼 효과가 빠르고 단시일에 굉장한 결과를 얻으려고 하는데 참으로 잘못
생각하는 것이고 그렇게 권하는 의사가 있다면 한심한 일이다.
  자기 몸을 가꾸고, 기르고, 진액을 보충하여서 장래에 올지도 모를 질병에 대한 저항력을
길러 주고 건강한 삶을 영위시켜 주는 것이라면 자기에게 맞는 약을 지어서 복용하는 것이
최선책이다.
  과다한 욕심은 금물이다. 어린아이에게 녹용을 너무 많이 써서 체물질이 쌓여서 비만하게
하는 것도 그 좋은 예라 할 수가 있다.
  "어린이에게 녹용을 많이 먹이면 머리가 둔해집니까?" 물론 그렇지 않다.
  녹용의 약효는 함께 쓰는 부제에 따라 차이가 나며, 부제가 좋고 알맞아야 하며, 거기에
따라 약효가 좌우됨을 알아야 할 것이다.
  건강한 몸으로 장수를 한다는 것은 정력이 좋다는 이야기도 되는데 정력이 좋다는
이야기도 되는데 정력이 좋다는 것은 스태미나가 있고 건강미가 넘친다는 것이다.
  동의보감에는 '나무가 늙어도 새 가지가 돋아나면 다시 살 수 있는 것같이 사람이 늙어도
진기를 보충하면 젊음을 간직할 수 있으니 즉 환동이 된다.'
  여기서 진기라는 것은 신정을 말하는 것으로 사람에게 생명의 원동력이 된다. 즉 신정의
동력이 움직여서 새로운 스태미나를 간직할 수가 있다는 이야기이고 이것을 정력이라고
부른다.
  남자에게서의 정력은 곧 힘의 상징이고 이것은 부부 생활의 기초 에너지이며, 부부
생활을 동양의학에서는 양사라고 부른다.
  선가에서는 '음양의 화합에는 정이 참으로 보물과도 같으니 음양의 화합이 방종으로
흐르지 않고 절제하여 사용하면 장수에 이를 것이다.' 하였고 '상천옹'이라는 책에는
'사람이 양생하는 데는 정을 중요하게 여겨야 하는데 정력이 충만하면 기가 튼튼하고, 기가
튼튼하면 정신력이 뛰어나고, 정신력이 뛰어나면 몸이 튼튼하고, 몸이 튼튼하면 저절로 병이
없어져서 안으로는 오장의 기능이 원활하고, 밖으로는 피부가 윤택하여 안색에 광채가 나고,
이목이 총명하고 또렷하여 늙어서도 정력이 넘치고 건강하게 장수할 수 있다.'하였다.
  또 소녀경에는 '정을 남발하지 말고 잘 지켜 정신 수양에 정진하면 장수할 수가 있다.'
하였다.
  여러 원문에서 살펴본 바와 같이 인간의 스태미나와 장수와는 관계가 깊으며 할 수만
있다면 선도나 선도의 수행이 참으로 좋지만 그것이 어려우면 여러 가지 운동요법과
식사요법, 그 외에 침으로 기혈의 순환을 보하고, 보약으로 진액을 보충한다면 즐거운
인생을 살아갈 수 있을 것이다.
  다만 비싼 약만이 좋은 보약이라고 권하는 의사가 있다면 한번쯤 생각해 보는 것은
독자들이 할 일이다.
    계한상수 갑한하수
  해설: 닭은 추워도 나무에 올라가고, 오리는 추워도 물에 들어간다.

  옛날 중국에서 선도를 익히고 수행하는 사람들은 참으로 하늘의 이치를 거스르는 법이
없이 살았다. 선도의 사상을 다룬 '회남자'라는 책에는 '너는 살아서는 칠 척의 몸뚱이에
지나지 않고, 죽어서는 한 줌의 흙이 된다. 네가 살아있을 때 형체를 가지고 있는 것은
죽어서 형체가 없어지는 것과 무엇이 다르냐? 네가 살아 있을 때 다른 형체에 도움이 되지
않고, 죽었다고 하더라도 흙이 더 두터워지지 않으니 너는 어찌하여 삶과 죽음에 대하여
기뻐하고, 증오하고, 두려워하느냐?' 그 사람의 본심이 착하고 어질다고 하더라도
그것만으로는 선인의 경지에 이르지 못한다. 끝없는 수행으로의 정진만이 있어야 한다는
것이다.
  욕망과 탐욕과 증오는 기를 탁하게 만들고 마음이 괴롭게 되고 기가 날로 쇠약하여진다.
  닭은 아무리 추워도 나무 위에 올라가서 잠을 자는데 닭이 만일 나무 위에 올라가서 잠을
자지 않고 땅에서 자려 한다면 그것은 병든 닭이다. 오리는 아무리 추워도 물위에서 노는데
오리가 만약에 물위에서 놀기를 싫어한다면 그것은 병든 오리임에 틀림없다. '생긴 대로
놀아라.' 이 말은 농담이 아니고 진리이다. 닭이 아무리 추워도 나무 위에 올라가서 잠을
자는 것이나 오리가 추워도 물위에서 놀기를 좋아하는 것은 닭이나 오리의 본능적인 것이며
이것은 곧 진리이다.
  중국 당나라 시대의 소설 '두자춘전'에는 다음과 같은 이야기가 있다.
  두자춘이라는 사람이 있었다. 품행이 바르고 성품이 어질었는데 어느 날 한 선인이
나타나 그의 어진 성품을 보고 그를 선인을 만들기 위해 자기가 기거하는 산으로 데리고
갔다. 두자춘은 선도를 수행하기 전에 시험을 받게 된다. 처음에는 고독과 두려움을 받고,
두 번째는 사랑하는 아내와의 정을 끊는 고통을 겪고, 다음은 육체적인 고통과 괴로움,
배고픔 등을 겪고, 다음은 육체적인 욕망인 성욕에 대한 시련을 겪으며, 마지막으로
자식과의 사랑과 인연을 끊는 고통을 당하게 되는데, 그는 모든 시련과 시험은 다
이겨냈으나 마지막 자식과의 정과 인연을 이겨내지 못하고 결국은 쫓겨나게 된다는 설화다.
  선도의 최고의 경지를 이루려면 인간이 칠정인 기쁘고, 슬프고, 화내고, 근심하고, 놀라고,
두려워하고, 공포에 질리는 모든 감정을 초월해야만 한다는 것이다.
  보통사람들은 이렇게 할 수 없으니 어진 성품으로 살아가며 어려운 이웃이 있으면 돕고,
병든 자는 보살펴 주고 하는  사랑의 마음과 행동이 있으면 참으로 좋은 삶이라 할 수가
있다. 이것은 속세에 살아가는 사람들이 웬만한 수행법 못지않은 훌륭한 자기 정화의
방법이며, 모든 사람이 이렇게 살아갈 때 세상은 한층 밝아진다.


    12. 정기를 보한다는 것

  홍범편에 보면 '세상의 많은 음식물 중에 오로지 오곡이 기본 음식이므로 곡미를
담백하게 섭취하는 것이 정을 기르고 양생하는 데 가장 좋은 것이다. 죽이나 밥을 지을
때 걸쭉한 즙이 가운데에 모이는데 이것은 곡식의 정수가 모인 것으로 이것을 떠서 먹으면
정을 만들어 주는데 도움이 된다.' 정력을 보하는 데는 많은 사람들이 약을 먼저 생각하고
있으나 그렇지 않다.
  앞서 말한 약보불여식보라고 하여 약을 아무리 먹어도 좋은 음식만 못 하다는 말이다.
동의보감에는 '정은 곡식에서도 생겨나는데 정이 부족하면 음식으로 보해야 하는데
그렇다고 하더라도 술이나 기름기가 많은 고기 보다는 담백하고 신선한 음식물이 정을
보한다.'
  옛 사람들은 양생을 하고 보정를 하기 위해서 조석으로 죽을 먹었는데 노인들은
방목하면서 자란 소나 양의 깨끗한 우유를 먹었다고 전하며 특히 우유에 현미 싸라기를
넣고 죽을 끓여 먹으면 이것보다 더 좋은 보식은 없다고 한다.
  조선 시대 선조 때 이덕형이라는 정승이 있었다. 덕수궁을 증축할 때 집이 멀어
사대문밖에 첩실을 두고 거기에서 얼마간 있었다.
  어느 여름 날씨가 몹시도 더운 날 국사를 마치고 돌아오자 첩실이 보약을 달여서
내놓았는데 정승은 이것을 마시지 않고 "나는 오늘부터 너를 버리고 다시는 찾지 않을
것이니 그리 알라."고 하고는 다시 돌아오지 않았는데 까닭을 알 리 없는 첩실은 정승과
친분이 두터운 백사 이항복을 찾아가서 그 이유를 물으니 이항복이 답하기를
  "내가 이 정승에게 물어보니 어디 하나 나무랄 데 없고 남편 공양 잘하기가 극진한
부인네여. 국사가 몹시 바쁜 이런 시국에 혹시 아낙이 사랑에 빠져 국사를 그르칠까봐 그런
것이지 어찌 그녀의 허물이 있어서 그렇다 하겠는가?"하였다.
  이것은 불가에서 가족과 인연을 끊고 출가를 하여 수행을 하는 사람들은 정의 소모를
수행으로 돌려 깨침을 이루고자 하는 것과 같은 맥락에서 이해하면 별 무리가 없을 것이다.
  '황제내경'에는 '음기와 양기의 순조로운 운행은 양기가 비축되어 있어야 견고해지는데
음기와 양기가 고갈되면 정기가 따라서 끊어지는데 음기가 평온하고 양기가 비축되면
정신이 평안해지며, 음기는 정의 기본 요소이며 음정이 동적으로 움직이는 것이 양기라
한다.'라고 하였다.
  남성의 발기력 부족이나 여성의 불감증에도 뜸은 효과적이며 정기의 보전에 좋을 것이다.
침법으로는 신을 보하는 쪽으로 다스려야 한다.
  방중술로 유명한 중국의 소녀경에는 '60세가 되면 정을 알고 함부로 남용하지 말라'. 또
황제내경에서는 '사람의 나이 64세가 되면 골수와 정이 고갈되는 것이니 이 때는 정을
조절하고 남용하지 말라.'고 하였다.
  대개 남녀는 40세 이전에 무절제한 생활을 하면 40세가 지나면 곧 쇠약해지고 질병이
생기기 시작하는 것이다.
  사람들은 정력을 좋게 하는 보정제나 강장제를 찾는데 너무 빠른 효과를 노리는 약들을
찾다보니 일시적인 흥분성을 지닌 발양성이 우수한 것을 위주로 하게 되고 빠른 약효만큼
빨리 쇠퇴해지는 결과는 가져오게 되는 것이다. 가장 이상적인 강장제는 기본적인 체력을
튼튼히 하고, 약간의 발양성 약들을 가미한다면 좋을 것이다. 동의보감에 보면 '보약을
먹어서 힘을 얻었다고 절제하지 못하면 체력이 다하여 건강을 해치게 된다.' 하였다.
  대개 이상적인 강장제로는 연령고본단이나 금쇄단을 들 수 있고 좋은 음식물로는 메기,
민물뱀장어, 잉어, 콩, 인삼, 대추, 오미자 등을 들 수가 있다.
  한 해가 가고 새해가 오면 밝고 웃는 모습으로 주위 사람들이 서로 주고받는 인사가
"새해 복 많이 받으세요."이다. 복 많이 받으라? 복 많이 받으라는 말은 무슨 뜻인가?
돈만이 벌라는 뜻인가? 건강하는 뜻인가? 화목하라는 뜻인가?
  복이라는 한자를 살펴보자. 지시할 시와, 하나라는 뜻의 1과, 입이라는 뜻의 구와,
밭이라는 뜻의 전이 합하여 복이 되었다. 원래 복이라는 글자의 시는 조상들에게 드리는
제사를 뜻하고 있고 일과 구와 전이 모인 부는 높은( )의 뜻이 있고, 여기에서의 시는
집안에서 아버지를 뜻하며 전은 어머니를 뜻한다. 결국 집안 식구가 아버지와 어머니를
중심으로 한 목소리를 내라는 뜻이 깊은데 넓은 의미로의 복은 원만한 인간 관계를 뜻한다.
  결국 복 많이 받으세요의 뜻은 사람과 사람간에 원만한 인간관계와 평화를 뜻한다.
아무리 좋은 약으로 정기를 보하고 좋은 음식으로 건강을 유지한다고 하더라도 인간 관계가
원만하지 못하면 무슨 소용 있겠는가?
  의사가 자기 마음을 다스릴 줄 알아야 하듯이 아픈 환자도 자기 속에 갇혀 있으면 병
낫기는 애초에 글렀다는 것이다. 받기만 하고 주지 못하는 사람! 모든 것을 자기 기준에만
맞추어 생각하는 사람! 몸만 건강하다고 건강한 사람은 아니다. 옛 사람들이 양생
수련을 하는 이유는 함께 살아가는, 더불어 살아가는 세상을 만들기 위해서이었다.
  좋은 병원을 다니고 좋은 의사를 만나도 고치지 못하면 환자는 의사를 원망한다. 물론
좋은 의사를 만나기란 쉬운 일은 아니지만 병이 들고 낫는 것이 어찌 의사의 책임이란
말인가?
  어떤 사람이 자동차를 타다가 고장이 나서 공장에 가서 깨끗이 수리를 했는데 자기가
사용하다가 전봇대에 부딪혀 다시 고장을 냈는데 어찌 수리하는 사람이 잘못했다는 것인가?
나만 낫고 보자는 이기주의! 나만 잘 살아보자는 이기주의! 이런 이기주의가 세상에
존재하는 한 인류의 질병은 결코 사라지지 않을 것이다.
  중국 당나라 때 유명한 손사막이라는 사람은 의술로 유명한데 나이 90세에 관직을 버리고
산으로 들어가 100세가 넘게 장수하였다고 전하는데 죽는 날까지 눈이 총명하고 시력이
떨어지지 않았고 귀 역시 밝았으며, 그가 지은 책 '침중소서'에 보면 '아침식사는 죽을
먹어야 하고, 저녁식사는 적게 먹어야 한다. 날씨가 너무 춥거나 심하게 더운 날과 과식
후에는 범방을 삼가고, 잠자리는 춥지도 덥지도 않아야 하고, 목욕을 자주 하며, 식사
후에는 백 보 정도를 걷고, 손으로 배를 자주 문지르는 것을 잊지 말며, 비늘 없는 고기를
먹지 말며, 하늘에 감사하고, 정성으로 몸을 아끼고 닦으면 어찌 옥같이 보배롭지
않겠는가?'하였으며, 사람의 부부 생활에서도 '봄에 너무 무리하지 않으면 가을과 겨울의
성생활에 지장이 없고 풍성함을 즐길 수 있다. 가끔 혼자 잠자리에 드는 것이 정기를
보전하는 것이니 안정을 찾고 마음을 평안하게 가지라.'하였고, 음식을 먹을 때도 '너무
시면 근을 상하고, 너무 쓰면 뼈를 상하고, 너무 달면 육을 상하고, 너무 매우면 기를
상하고, 너무 짜면 생명이 단축되니 음식을 가려서 먹되 편식하지 말고, 술을 취하게 먹지
말라.'하였다.
  동의보감에는 '건강한 삶을 영위하는 데는 다섯 가지의 지켜야 할 것이 있으니 첫째
자기의 명예나 재물을 얻기 위해서 욕망을 헛되이 채우려 함이요, 둘째는 작은 일에 마음을
너무 쓰고 화를 잘 내거나 지나치게 기뻐함이요, 셋째는 말과 행동이 예의를 벗어나게
함이요, 넷째는 기름지고 맛있는 음식과 술을 너무 즐기는 것이요, 다섯째는 성생활의
무절제함이다.' 하였다.
  정신노동을 많이 하는 현대인들의 생활을 침과 뜸요법으로 많은 효과를 보고 있으며 봄과
가을에 뜸을 뜨는 것은 체력 보강에 많은 도움을 주고 중풍의 예방에도 대단히 좋다고 할
것이다.
  잠자리는 항상 따뜻하게 보전하여야 풍을 예방한다 하였으니 겨울에는 체온이 손실되지
않도록 힘써야 할 것이다. 혈압이 낮고 심장이 잘 뛰고 손발이 찬 사람은 양기의 부족이니
심장을 보하는 침법이 제일이고, 화기의 보족이니 뜸법 역시 참으로 좋다고 할 것이다.
  항상 얼굴이나 손발이 붓고 소변이 시원치 않거나 잘 안 나오고, 아침에 자고 일어나면
몸이 가볍지 않아 일어나기가 힘이 들면 신장을 직접 사하는 침법이나 약을 쓰고 신이 어느
정도 회복되면 다시 신을 보하는 침법이나 약을 써야 할 것이다.
  옛 사람들은 중풍의 예방에 족삼리, 곡지, 용천, 중완, 관원 등에 뜸을 했는데 이 방법이
좋기는 하나, 화상을 입으면 오래도록 낫지 않으니 화상을 입지 않게 떠 주는 뜸법이 좋은
방법이라 할 수가 있다.
  동양의학에서는 병의 원인을 내적인 원인과 외적인 원인, 이 두 가지 모두에 속하지 않은
것으로 분류하는데 내적인 원인으로는 인간의 일곱 가지 감정인 기쁘고, 화내고, 슬프고,
우울하고, 생각을 많이 하고, 놀라고, 공포에 질리는 것이고, 외적인 원인으로는 춘하추동의
사계절의 변화로 인한 기후나 온도, 습도 등이 원인이 되어 오는 질병이다.
  동양의학에는 이것을 육기라 하는데 풍, 한, 서, 습, 조, 화로서, 바람에 의한 병, 추위에
의한 병, 습기에 의한 병, 더위에 의한 병, 메마름에 의한 병, 화기에 의한 병으로 나누고
있으며 외부의 기후나 온도 습도 등의 변화는 인체의 저항력과 질병을 생기게 하는
원인과는 밀접한 관계가 있다. 내적 원인이나 외적인 원인에 포함되지 않은 것으로는
불시에 당하는 사고를 들 수가 있다.
  이런 질병의 원인과 치료는 발병의 근본을 따져서 치료하는 동양의학의 독특한 침이나
뜸, 한약 등으로 치료를 하게 되는데 어느 장부에 병이 들었는지를 알아야 하지만 불시에
불가항력으로 당하는 사고를 제외하면 자기 몸 관리를 잘 하고, 사람과 사람 사이에 원만한
대인 관계를 유지한다면 질병에 걸리지 않고 정기를 보존하고 유지하면서 삶을 다하는
날까지 건강함을 지닐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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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한의학 각론

    1. 진단

  a. 동양사진법
  동양의학에서 사진은 참으로 오랜 역사를 두고 발전하여 왔으며 사람의 체질과 팔강,
오행, 경락 등이 이론을 종합하여 정확한 진찰을 하는 것을 말하는데, 망진, 문진, 절진을
종합하여 부르는 말이다.

  망진
  망진은 환자의 정신과, 피부 색깔과, 몸의 생김새와 움직이는 모습을 관찰하여 치료에
참고 자료로 삼는 것을 말한다. 이것을 신, 색(피부의 색깔), 형(몸의 생김새), 태(움직이는
모습)이라 한다.
  첫째 환자의 정신 상태를 살피는 것은 중요한데 사람의 병세가 비록 중증이라고 해도
신지가 맑고 깨끗하다면 아직 정기는 상하지 않았다고 보며, 병세가 비록 경증이라고 해도
신지가 쇠약하여 있다면 정기가 상하여 좋은 결과를 얻기가 힘들다고 생각한다. 사람에게서
질병을 이기려는 정신력이 중요하며 동양의학은 이를 매우 소중히 생각한다.
  두 번째로 피부 색깔은 매끄럽고 건강미가 넘쳐야 한다. 오색은 오장의 변화에 따라
사람의 피부에 나타나게 되는데 깨끗하고 건강한 광채가 나야 하는 것이다. 예를 들면
비위에 이상이 있어 오래되면 피부의 색깔은 광택이 없는 누런 빛을 나타내게 되는데
이것은 익은 탱자의 광택이 없고 누런 색이 얼굴에 나타나게 되는 것이다. 그래서 오색의
청, 적, 황, 백, 흑은 오장의 변화에 민감하게 피부에 나타나게 되어 있고 이런 색깔은
신선한 건강미를 가지고 있어야 함은 물론이다.
  황제내경 <맥요정미론>에는 '부정명오색자 기지화야'하여 사람의 얼굴이나 피부의
색깔이 윤택하고 깨끗한 건강미가 있어야 한다고 했다.
  세 번째로 몸의 생김새는 그 사람이 가지고 있는 질병의 관찰에 많은 역할을 한다. 만약
몸이 메마르고 선병질형의 사람이라면 간이나 폐의 병이 잘 오게 되고 짜증이나 화를 잘
내게 되는 체질이다. 등이 굽고 어깨가 올라간 사람이라면 호흡기 계통이 약하고, 현대
의학의 진단에 별이상이 없는데도 허리를 움직이기 곤란하다면 신기가 쇠약해진 것이다.
자세가 바르지 못하고 한쪽으로 기울었다면 담의 기능에 문제가 있다고 보는 것은 내경에는
담은 중정지관이라 하여 오장육부와 인체의 균형을 잡아 주는 기관이라 하였다. 또 뚱뚱한
사람이라면 여러 가지 성인병이나 중풍계통의 질병이 잘 오고 마른 사람에게는 호흡기
계통이 약하게 되는 것 등이 형에서의 진단학이라고 할 수 있다.
  마지막으로 움직임은 환자의 동작을 의미한다고 볼 수 있다. 움직임이 빠르고 걸음이
빠르고 말이 빠르면 성질은 급하고 양증의 병이 잘 오고, 동작이 느리고, 말이 느리고
걸음이 느리면 음증의 병이 잘 오게 된다. 만약 환자라면 눈을 크게 뜨고 사람을 보고 밝은
곳을 좋아하고 몸의 움직임이 자유로우면 양증이고 쉽게 나을 수 있고, 밝은 곳을 싫어하고
눈뜨기를 귀찮아하고 몸의 움직임이 자유롭지 못하면 음증의 병이고 쉽게 낫기는 어려운
병이라 할 수 있다.
  동양의학의 사진은 머리부터 발끝까지 신, 색, 형, 태를 자세히 관찰하여 치료의 참고
자료로 삼고 있다. 이것을 세분하여 살펴보자.

  얼굴
  '얼굴은 심상을 나타낸다.' 참으로 맞는 말이다. 이것을 나는 '얼굴은 오장육부의 상을
나타낸다.'라고 말하고 싶다. 얼굴에는 오색이 나타나게 되어 있고 오색은 오장육부의
변화이기 때문이다.
  얼굴이 심하게 붉고 성질이 급하면 심경의 이상이다. 불꽃은 언제나 위로 올라가려는
성질을 가지고 있으나 인체에서 남방적하화에 속하는 심의 화기는 언제나 아래로 내려가고,
아래의 수기는 언제나 올라가서 수승화강이 잘되어야 하는데 그렇지 못하여 생긴 병증이기
때문에 얼굴이 붉고 성질은 급하게 되는 것이다.
  사람이 갑자기 당황하거나 흥분하거나 무안하거나 하면 가슴이 뛰고 얼굴이 붉어지게
되는데 이것은 심의 환기가 일시적으로 허화를 일으키기 때문이다.
  동양의학은 심에는 신지사서영지처라 하여 인간의 마음이 사는 집이요, 영혼이 거처하는
곳이라 했으니 마음이 일시적으로 안정이 되지 않으니 가슴이 뛰고 화기는 위로 솟구쳐
얼굴을 붉게 만드는 것이다.
  얼굴이 푸르면서도 붉다면 양기가 외표로 나타나 발한이 잘되지 않기 때문에 일어나는
현상이며, 얼굴이 붉으면서도 뜨겁고 헛소리를 하는 것은 속에 열이 실하여져 울체되어
있기 때문이다.
  얼굴이 붉으면서 열이 있고 손발이 얼음같이 차고 설사를 심하게 하고 탈진한 상태를
진한가열이라고 하며, 이 정도가 되면 생명에도 지장이 있으니 주의를 기울여야 한다.
  얼굴이 새하얗게 창백하고 윤기가 없으면서 호흡이 짧고 오후에 연한 홍조를 띠고
식은땀과 함께 미열이 몸에 나타나면 폐경의 이상이다. 오장으로서의 폐는 서방추백색에
속하여 있으니, 얼굴은 우수에 젖어 있는 것 같고 오후에 연한 홍조를 띠는 것은
화극금하기 때문인 것이다.
  또 미열이 나는 것은 폐금에서 기의 호출작용이 약해져 있기 때문이다. 만약 폐경이
이상이 있는 사람이 성을 너무 탐하는 것은 오행상 폐와 신은 상생 관계에 있고 폐의
허사가 신을 보하기 때문인데 이런 사람이 너무 성을 탐하면 정기의 소모가 심하여 죽게
된다.
  얼굴은 익은 탱자열매 색깔같이 누렇게 뜨고 윤택이 없으면 비장의 기운이 쇠약해져 있는
것이고, 윤택이 없는 황색이면서 붉은 기운이 돌고 있으면 풍열의 증상이 왔다는 증거다.
얼굴에 청색이 돌고 윤택이 없으면 간경에 이상이 있는데 기혈의 울체라고 볼 수 있고,
청색이면서 검은빛이 나면 한증이 깊어 통증도 심하며, 얼굴에 검은빛이 짙게 나타나고
윤택이 없으면 신의 정기가 몹시 쇠약해져 있으며, 양기도 부족해져 있다는 증거이다.
  대개의 사람들에게서 얼굴 모습은 그 사람의 마음 상태를 읽을 수 있는데 인간의 감정인
희로애락은 웬만한 수행자가 아니고서는 얼굴에 나타나게 되어 있는 것이다.
  필자의 친구 중에 돌부처라는 별명을 가진 사람이 있다. 이 친구는 어찌된 영문인지
마흔이 가까워 오는데도 도무지 장가갈 생각을 않고 있었다. 직업도 외모도 성격도 집안도
어디 하나 나무랄 데가 없는데 장가가라는 말만 나오면 입을 다물고 돌부처처럼 말도 없고
표정이 없어진다.
  몇 년 전 어느 필자가 물었다.
  "이제 장가갈 때가 되지 않았나?"
  "......"
  "이 사람, 결혼 이야기만 나오면 돌부처가 되니 참 이상하다. 혹시 남성 자체에 문제가
있는 게 아닌가?"
  "허허, 이 사람 개눈엔 O밖에 안 보인다더니 내가 그런 환자로 보여?"
  "농담일세. 하지만 자네는 남들이 그렇게 생각하도록 만들지 않나? 평범 속에 진실이
숨어 있네. 장가가서 마누라 바가지 긁는 소리 듣고 사는 맛도 괜찮고, 무엇보다 자네 2세를
봐야 하지 않겠어?"
  "우리 어머니 같은 여자가 없어...."
  이제 정답이 나왔다. 친구의 어머니는 내가 잘 안다. 참으로 여성적이고 언제나
조용하면서도 지성적이었던 것 같다. 이 친구는 자기 어머니가 여성의 모델이며, 그런
여자가 나타나기를 기다렸는데 세상에 어머니와 똑같은 여자가 어디 있단 말인가? 그래서
내가 말했다.
  "자네 어머니도 옛날 처녀 때는 보통여자였는데 자네 아버님이 지금이 어머니로 만들었지
않겠어?"
  이 말에 그렇게 표정이 없던 그가 벌컥 화를 냈다.
  "내 어머니를 욕되게 하지 말게. 나 자네니까 참지..."
  그리고 몇 날이 지났는데 그 친구에게서 전화가 왔다.
  "친구야, 가만히 생각해 보니까 자네 말이 맞는 것 같네. 이제 장가를 들어야겠는데 누가
나 같은 늙은 총각에서 시집오려고 하겠어?"
  결국 이 친구 노처녀를 만나 늦장가를 들어 행복하게 사는데 옛날의 돌부처는 어디로
가고 얼굴 표정은 언제나 만나도 밝다.
  사람에게 편견이나 인식의 벽은 참으로 두텁다. 이것은 학력이 높을수록, 머리가 좋을수록
더 심하다. 국내의 명문 대학을 나와서 미국으로 이민간 친구 하나가 미국 내에서 많은
물의를 일으킨 사이비 종교를 맹신하고 있었는데 잠시 고국에 들렀다. 필자가
  "넌 그렇게 문제가 많은 사이비 종교를 왜 믿고 있느냐?"고 했더니
  그 친구는 입에 거품을 물고 화를 내면서
  "그 종교를 믿고 있는 신도들이 얼마나 순박한데 너는 그 종교에 대해서 알지도 못하면서
그러느냐?"했다.
  사이비 종교일수록 순박한 사람들이 많이 모이는 것은 무슨 일인가? 순박하기 때문에
거부감이 적기 때문이다. 고학력일수록 머리가 좋을수록 벽이 더 두터운 것은 무엇인가?
  결국 인식의 벽이라는 자기도 모르는 마음의 병 때문에 늦장가를 든 친구는 자기 속에
갇힌 인식의 병 때문에 얼굴이 굳어져 돌부처가 되었다가 음양이 균형으로 저절로 치료가
되었다.
  수행자가 아닌 일반인들의 결혼이라는 남녀의 화합은 자연적이고 보편적이고 타당한
사랑이 표현이며 음양의 화합이다. 순박한 신도들 때문에 사이비 종교를 받아들인 친구는
분별심에 싸였으며 인식의 병이 들었다. 종교 역시 객관적이고 보편성과 타당성을 가지고
있어야 하며 만인에게 사람을 사랑하는 향기를 내야 한다
  강아지도 자기들끼리는 순박한 사랑을 한다. 보편성과 타당성이 없는 분별심과 이기심은
사람과 사람 사이의 벽을 만들고, 집단과 집단 사이에 틈을 만든다. 성직자는 사람이 내면을
치료하여 가슴을 열게 하고 비우게 하는 사람들의 종이고 영혼의 의사이니 자기를 비워서
보편적인 진리를 위해서는 모든 이에게 목숨까지도 내어줄 수 있다는 참으로 굳은 마음이
있어야 한다. 나중의 좋은 일을 위해서 지금은 좀 편법을 쓴다는 것도 안되며 타당성이
없다. 의사는 사람의 육체를 치료해야 하니 욕심과 분별심을 버리고 환자는 내 가족이라는
사랑의 마음부터 길러야 한다.
  그러하기에 동양의학의 망진은 심안이 중요하다.
    심중안 관지외상 종하이유 종하이상 관지우관 즉변진망
  해설: 마음의 눈으로 마음 밖을 살펴보라. 어디로 왔다 어디로 가는 것인가? 살피고 또
살피면 진실과 허망을 알게 되리라.

  피부
  인상은 사람에게 강한 메시지를 남긴다.
  선한 인상에 둥근 성격의 소유자! 그리고 단군의 자손이어야 하고, 한국 사람이어야 하고,
여자이어야 하고--! 하나도 까다로울 것도 없는 이 문구는 내 친구가 찾는 결혼 상대자의
조건이었는데 도무지 없었다. 만나고 만나도 적어도 그 친구가 보기엔 겉으로 잔뜩 부푼
멋쟁이 아가씨밖에 없었다는 것이다.
  그 친구가 운이 없는지? 그런데 그 친구의 어느 선배님이 중매를 서겠다며 그런 아가씨가
있으니 한번 보자는 것이다.
  그 친구는 만났다. 그런데 이게 웬일인가? 아가씨 얼굴이 너무 까맣다. 여름날 해변에서
한 달 내내 일부러 그을려도 그렇게 새까맣지는 않을 것이라고 했다.
  선을 본 다음 날 그 선배가 전화를 했다.
  "그 아가씨 마음에 들어?"
  "선배님, 죄송합니다. 다음에 연락 드리겠습니다."
  며칠 후 필자는 그 친구를 만났다.
  "친구야, 피부가 약간 까만 것은 건강미가 넘쳐 보이고 여성적인 매력이 있는데 다른
것이 괜찮으면 생각을 해 보지 그래."
  "이 사람아 나도 그 생각을 했는데 가만히 생각해 보니 2세가 걱정이 돼서 도저히 안
되겠더라구."
  "그래 생각 잘 했다."
  결혼이라는 것은 당사자 두 사람의 마음이 가장 중요하지만 집안과 집안의 만남이다.
아직은 혈통을 소중히 생각하는 한국이 오랜 관습은 그 친구의 마음을 묶어버린 것이다.
물론 건강하다면 피부의 색깔은 중요한 것은 아니지만 한국인은 한국인다운 피부를 가지고
있어야 한다.
  매끄럽고 탄력 있는 피부는 건강함을 상징한다. 피부가 검거나 흰 것이 문제가 아니라
매끄럽고 탄력이 있어야 하는데 나이가 들면 주름살이 생기게 마련이고 탄력도 없어지게
되는데 건강하게 늙어가면 병적인 다섯 가지의 색깔이 피부에 나타나지 않고 늙어가는
것이다.
  피부나 얼굴에 황색이 나타난다면 유심히 잘 관찰하여야 할 것이다. 비위에 이상이
있거나 빈혈이면 간에 문제가 있게 되는데 만약 황달이라고 하면 밀감처럼 선명한 황색이
나타나면 습열의 병이고 양황이다. 연기에 그을린 것 같은 황색이면 음황이고 한습의 병이
된다. 황달이 없다면 대개는 비위의 이상 증세이며 그것도 아니면 빈혈인데 얼굴이나 몸에
황색이 나타나는 것은 대개 철결핍성 빈혈이 많다.
  그 외에도 피부에는 여러 가지 발진이 생길 수 있는데 이것들은 좀더 전문적인 진단을
요하며 여기서는 생략한다.


    2. 문진

  문진은 환자의 주거 환경과 평소의 생활 습관, 질병의 진행 정도를 환자나 가족들을
통해서 알아 질병의 치료에 참고 자료로 삼는 것을 말한다.
  특히 환자의 주거 환경이나 생활 환경과 평소의 생활 습관은 질병을 치료하는 데 아주
중요한 참고가 되는데 현재 살고 있는 집이 저지대이며, 습기는 많은 곳인지? 아니면
고지대이며, 바람이 많이 부는 곳인지? 밀집해 있는 마을에 사는지? 도시에 사는지? 농촌에
사는지를 알아야 한다. 만약 저지대에 살고 있고, 습기가 많은 곳이라면 한습에 의한 병일
가능성이 많다.
  평소의 생활 습관은 음식물의 기호나 옷을 입고 다니는 상태에 따라 질병이 달라질 수
있다. 평소의 건강 상태는 어떤지? 술을 즐기는지? 술을 즐긴다면 매일 마시는지? 담배는
피우는지? 하루에 피우는 양은 얼마나 되는지? 지오미 중에서 어떤 맛을 더 좋아하는지를
자세히 알아야 할 것이다.
  만약 술을 즐기고 신맛을 즐긴다면 간 기능에 문제가 있을 것이고, 담배를 즐기고
매운맛을 즐긴다면 호흡기 계통이 나쁠 것이다. 단맛을 즐기면 비계통에 문제가 있고,
짠맛을 즐기면 신계통이 나쁠 것이다. 또 평소의 원기를 보존하고 건강한 삶을 누리기 위해
몸을 소중히 간직하고 적당한 운동과 음식물의 섭취에 신경을 쓰는지도 알아야 한다.
  중국 명나라 때 명의로 소문난 장개빈이란 사람이 있었다. 그는 원래 절강성 사람으로
자를 혜경이라 하고, 호를 경락이라 하였으며, 열세 살에 그의 부친을 따라 북경에 와서
김몽석이라는 의원에서 의학 공부를 하여 마침내 오늘날까지 유명한 '경악전서'라는
명의서와 '신방팔진'과 '고방팔진'을 지은 사람이다.
  그는 '모든 질병은 원기의 허약에서 생겨난다.'하였다. 맞는 말이다. 원기가 허약하면
질병에 대한 저항력이 떨어져 쉽게 감염이 된다.
  또 환자의 성격과 정신 상태를 살펴보는 것도 대단히 중요하다. 환자의 성격이 급한지?
아니면 느긋한지? 건강하고 건전한 사고를 가지고 있는지? 혹시 옛날에 정신적인 문제는
없었는지? 남편이나 아내, 가족간의 사이는 원만한지를 살펴야 한다. 성질이 급하면
양병이기 쉽고, 성질이 느긋하면 음병이기 쉽다.
  만약 가족간의 갈등이 있거나 부부 사이의 문제가 많으면 칠정에 의한 병은 아닌지를
살펴야 할 것이다. 또 병이 처음 시작될 때 오한과 발열이 있고 두통이 왔다면 표병이고,
대개 육기에 의한 병중에서도 퐁한에 속하고, 구토와 복통이 있거나 설사, 수족의 냉증이
있었다면 이병이다. 또 병이 시작될 때 열이 심하고, 땀을 많이 흘리며, 변비가 있고, 소변이
붉게 되고, 헛소리를 하며, 입안이 바짝바짝 마르면 내부가 치성하여져서 생기는 실열로서
이병이다.
  또 병이 표증이고 땀이 나지 않는다면 표증 중에서도 실증이고, 표증이며 땀이 계속해서
난다면 허증이 된다. 땀이 나면서 춥고 떨리는 오한이 그치는 데도 열이 내리지 않으면
병은 이미 표에서 리에 들어간 것이라 생각해야 한다.
  인간의 음양적인 기혈의 순환은 순조로워야 하고 그것은 넘치지도 모자라지도 않아야
한다. 사람의 오욕은 정신과 육체를 황폐화시키게 되는데 그것을 알면서도 인간은 욕심을
부리게 되는지도 모른다.
  권세와 부귀영화를 한껏 부리며 살다가 멸망한 사람들은 인류 역사에 많지만 중국 당나라
때 여황제인 무후만큼 권세와 영화를 누리다가 멸망한 삶도 드물 것이다
  당나라 태종 때 그의 아들 태자는 부왕에게 문안을 드릴 때마다 옆에서 시중을 드는
무씨를 마음속으로 연모하게 되는데 태종이 죽고 태자가 황제의 자리에 오르니 그가 바로
고종이며, 이 때 황후인 왕씨는 고종이 무씨를 마음에 두고 있는 것을 눈치채고 장안에
있는 감업사라는 절에 보내어 여승이 되게 한다. 하지만 고종은 늘 마음속으로 무씨를
연모하면서도 기회를 잡지 못하다가 영휘 5년, 태종의 5주 기일에 고종은 감업사에서
태종의 영혼을 위로하는 분향을 하면서 무씨와 재회하게 되는데 마침 그때는 고종의 후궁인
숙비와 황후인 왕씨 사이에는 황제의 총애를 받기 위하여 치열한 암투가 있을 때인지라
황후인 왕씨는 황제의 총애를 받을 기회라 생각하고 감업사에 있던 무씨를 궁안으로
불러들이게 되며 이 때부터 무씨는 고종의 총애를 독차지하고 만다.
  얼마의 세월이 흐른 후 고종이 간질병에 걸려 정사를 무씨에게 넘기게 되는데 그가 바로
이제까지 중국 역사에 없었던 여황제이며, 사람들이 측천무후라고 부르는 성신황제이다.
그녀는 스스로 황제가 되어 국호를 주로 바꾸고 천하를 호령하면서 남자 황제들이
후궁제도를 두는 것을 본받아 궁궐에 남자들을 시중을 들게 하는 남첩을 두었으며, 이를
공학감이라 부르다가 나중에 봉신부라 이름을 바꾸었으며, 남자 후궁들의 관명을
내공봉이라 불렀다.
  그런 부귀와 권세와 쾌락을 즐기던 그녀도 결국은 처참한 최후를 맞게 된다.
  무씨는 조선 시대의 장희빈만큼이나 중국에서는 교활한 여인이다. 그녀는 인간의 오욕을
모두 채우려다가 제 명을 다하지 못하고 결국은 한 방울의 이슬로 사라지고 만 것이다.
  인간의 오욕은 오장과도 밀접한 관계가 있으니 성질이 급하고 양보심이 없고 남보다
자기만을 생각하면 심의 기능이 나빠지고, 음식을 너무 탐하면 비장의 기능이 실한 것인데
이렇게 되면 여러 가지 성인병뿐만 아니라 심하면 정신병도 오게 된다. 성욕을 너무 탐하면
정기가 탈진하며 생명이 단축되고, 명예욕과 권세욕을 너무 탐하면 심폐의 기능이 나빠지고,
재물욕을 너무 탐하고 화를 잘 내면 간의 기능이 나빠진다.

  머리
  대개 두통에서 앞머리 부위가 아프고 이마 부분의 통증은 양명 두통이며, 양쪽 머리가
아프면 소양두통이고, 머리 속을 몽둥이로 치는 것같이 아픈 것은 소음두통이다. 또 머리
꼭대기가 아픈 두정통은 궐음두통이고, 머리 뒤쪽이 아프고 목덜미까지 아프다면
태양두통이다. 만약 심한 내상으로 오는 두통이라면 간헐적으로 통증이 오며, 외감에 의한
두통은 한열이 있고 통증이 쉴새 없이 오게 된다.

  몸
  문진에서 몸의 상태를 살피는 것은 중요하다. 관절마디 마디가 아프고 붉게 부어 오르고
고통을 참지 못하면 습비인데 한사와 습사가 동시에 침범한 것이다. 몸이 천근같이 무겁고
아침에 일어나면 얼굴, 손, 발, 몸이 부어 있고 소변이 좋지 않으면 병은 신을 침범하여
이미 오장에 전이되어 있다.
  한쪽 팔다리만 저리거나, 땀이 어느 한쪽으로만 나거나, 걷다가 힘없이 주저앉거나, 눈썹,
뼈 쪽이 아프거나, 몸의 어느 한쪽만 자신이 느낄 정도로 차거나 하다면 중풍이 올 수
있다는 신호이다.
  잠을 자다가 깔고 자는 담요가 축축히 젖을 정도로 등에서 식은땀을 줄줄 흘린다면
기허가 심한 것이고, 수족이 차고 얼굴이나 몸의 색깔이 윤기 없는 황색이면 혈허일 때가
많다.
  몸에 붉은 종기가 났다가 없어졌다가 계속된다면 양명의 위화가 성하여 일어나는
현상이다. 몸이 언제나 쉴새 없이 쑤시고 아프면 한사의 침범이고, 쑤시고 아프면서
송곳으로 찌르는 것같이 여기저기 아프다면 한사에 풍사가 겹쳐 있기 때문인 것이다.

  소변과 대변
  소변의 색깔이 붉거나 누런 것은 열증이고 푸르거나 흰 것은 한증이다. 소변이 적황하고
탁하며 가끔 시원스럽지 못한 것은 습열에 의한 것이며, 소변을 자주 보며 가끔 소변이
저절로 나오게 되고 몸에 힘이 없어지고 색깔이 청백하면 기가 허약하여 쇠진해졌기
때문이다.
  소변의 양이 많고 입이 바짝바짝 마르고 몸이 점점 메말라 가는 것은 소갈의 증상이다.
열병이 있는데 소변은 점점 맑고 투명해지면 병이 점점 호전되고 있다는 신호이며, 소변에
고름이 섞여 나오고 음낭이 칼로 찢는 것 같은 통증이 온다면 임질일 가능성이 높다.
  변비가 심하며 대변이 건조하여 변을 보는데 몹시 힘이 드는 것은 실열로 인한 것이고,
묽은 설사를 하는 것은 허한에 의한 것일 때가 많다. 설사를 하여 음식물이 소화되지 않고
그대로 나오고 몸이 쇠진하여 있다면 한증에 의한 설사일 가능성이 높다. 설사를 하고
항문이 따갑고 아프며 몸이 쇠약해져 있지 않으면 열증에 속하는 설사일 가능성이 높다.
  변은 보고 싶은데 나오지 않고 물 같은 것만 나오고 화장실만 자주 가면서 아랫배가
무겁고 아프면 이질일 때가 많으며, 대변에 검은 피가 섞여서 나오면  어혈에 속하고 붉은
피가 섞여서 나오고 치질이 없다면 습열로 인한 것일 때가 많다. 대변이 점점이 나오고 신
냄새가 나면 열증에 속할 때가 많다.
  사람은 항상 먹는 것보다 밑으로 나오는 게 중요하다. 먹기만 하고 배설을 하지 못한다면
어떻게 되겠는가? 사람들은 음식만을 꼭 먹는 게 아니다. 지위나 권력을 이용해서 다른
사람의 가슴을 아프게 하는 것도 물론 포함된다.
  요즘의 세태가 왜 이렇게 어수선한가? 전직 대통령이라는 사람들이 관행이라는 이름 아래
권력을 이용하여 수천 억 원씩의 돈을 함부로 관리했다는 혐의를 쓰고 영어의 몸이 되어
있다. 물론 조사를 하고 재판의 결과를 지켜봐야 하겠지만 왜 세상이 이렇게 까지 되어야
하는가? 음식이나 재산이나 들어오는 것보다는 나가는 것이 훨씬 더 중요하다는 사실을
가슴으로 느껴야 한다.
  관행이라고 해서 어려운 사람들을 울리는 것은 정당한 일이 아니다. 관행이 잘못되었다면
관행을 고쳐서라도 옳은 일을 해야 훌륭한 지도자라고 할 수 있다.
  중국에서 전해 오는 이야기 하나 하자.
  옛날 중국에 허리가 아프고 한쪽 다리가 몹시 당기거나 저린 환자를 잘 고치는 의원이 한
사람이 있었다. 그는 허리가 아프고 다리가 당기거나 저린 환자가 오면 무조건 사람 키
크기만한 나무 판자에 대변을 볼만한 구멍을 뚫어 놓고는 두 손만 자유롭게 해 놓고 환자를
몇 달이고 꽁꽁 묶어서 꼼짝 못하게 하였으며 식사도 묶어 놓고 시키고 대소변도 묶어 놓은
채로 시키는데 이렇게 몇 달을 하고 나면 신기하게도 많은 환자들의 병이 나아 버리기에
많은 의원들은 이 방법을 본받아 당연히 허리가 아프면서 다리가 당기거나 저린 환자들이
오면 그렇게 치료하는 것이 관행처럼 되었다.
  그런데 그렇게 하면 다리 아프면서 허리 아픈 것은 낫는다고 하더라도 많은 환자들이 또
다른 질병이 생겨서 고생을 하였는데 말하자면 욕창이 생겨 죽을 고생을 한다든지,
오랫동안 묶여 있었으니 정신적인 질환을 앓는다든지, 소화기계통의 질병이 생겨 허리 아픈
것 이상으로 고생을 한다든지, 손발을 움직이기가 힘이 든다든지--. 결국 이런 치료법은
안되겠다 싶어서 많은 의원들이 이 방법을 쓰지 않고 환자 스스로에게 '이 병을 고치려면
움직이지 말고 누워만 있고 침과 약을 함께 하면 낫는다.'는 인식을 심어 주었다.
  물론 위의 이야기가 사실인지 아닌지는 필자는 모른다. 하지만 한 가지 확실한 것은
아무리 좋은 것이라 하더라도 사람의 마음이 스스로 움직여서 참여하게 하는 것만이 가장
좋은 방법인 것이다. 그것이 정치가 됐던, 환자의 치료가 됐던, 교육이 됐던 말이다. 아무리
좋은 관행이라고 하더라도 스스로 마음을 움직여 참여하게 하지 못한다면 좋은 관행이
아니다. 관행이라는 것은 시대적이나 사회적인 주위 환경이나 여건이 중요한 변수로
작용한다. 특히 그것이 권력적인 속성과 관계될 때는 두말할 나위도 없다. 물론 사람에게
건강은 중요한데 먹기만 하고 배설을 못한다면 그보다 더 큰 고통도 없으리라.
  소변과 대변의 배설이 원활해야 다른 장부도 건강하게 돌아간다.

  가슴과 배
  인간의 가슴에는 심장과 폐가 들어 있다. 심장이라고 해야 가슴 정중앙에서 약간
왼쪽으로 치우쳐 2늑골과 6늑골 사이의 자기 주먹만한 것인데 인간의 탄생 때부터 죽을
때까지 쉴새 없이 펌프 작용을 하고 있는 장기이다. 그런데 동양의학의 고전에서 성현들은
심은 신지사서영지처라 하여 정신이 머무는 집이요, 영혼이 거처하는 곳이라 하였으니
참으로 중요한 장기임은 분명한 것 같다.
  또 폐는 하늘의 천기를 받아들이고 심의 강한 화기를 조절해 주는 참으로 중요한
장기이니 심장과 폐는 상초에 자리하고 있나 보다.
  가슴 부분에 통증을 느낀다면 심장과 폐, 늑간, 명치 중에서 일어난 병이다. 배 중에서도
중초에 통증이 있으면 비위와 간, 하초의 이상이라면 신, 방광, 간, 대장, 소장 등의 이상일
것이다.
  얼굴이 벌겋게 달아오르고, 숨이 차며 부정맥이 보이고 상초에만 열이 있고 하초가
냉하다면 페와 심이 함께 실해 있기 때문이다.
  아랫배가 냉하다면 신허이다. 앞머리가 아프고 중완 부위와 명치 부근이 거북하고 소화가
잘 되지 않는다면 위열이다.
  음식을 먹고 난 후에 배가 부으면 실이고, 배가 고플 때 통증이 오다가 음식을 먹고 난
후에 통증이 약해지는 것은 허이다. 대개 만성적인 병은 허에 속하고 급성병은 실에
속하는데 통증이 차츰차츰 오고 완만하면 허이고 통증이 심하고 급격히 오면 실에 속한다.
  오한이 들고 설사를 하면 한습의 허에 속하고, 입이 마르고 몸에 열이 있으며, 불면이
있고, 배가 아프면서 딱딱하게 부어오르면 한열조결의 증세이다.

  여성
  생리, 임신, 출산, 산후, 냉, 등 여성 특유의 인체 생리적인 활동 때문에 여러 가지 질병에
노출될 확률이 많으며 진단을 할 때는 이러한 모든 것들을 잘 살펴야 함은 물론이다.
  여성의 생리적인 리듬은 대단히 예민하고 복잡하기에 자세히 관찰을 해야 정확한 진찰을
할 수 있는 것이다. 여성의 월경은 주기가 일정해야 하는데 이 주기가 빨라지고 월경의
색깔이 붉은 자주색이거나 선명하면 열증에 속하는 수가 많고, 월경의 주기가 늦어지고
색깔이 선명하지 못하며 평소의 월경때는 그러치 않았는데 월경 직전에 아랫배가 아프다면
한증에 속하게 되는 것이다. 월경의 양이 많아지고, 아랫배가 아파 꼼짝할 수가 없는 것은
실증에 속하고, 양은 적고 월경 때는 아무렇지도 않다가 끝나면서 아랫배가 아픈 것은
허증에 속할 때가 많다.
  가슴이 뛰고 수족이 차고 몸이 찬 체질이면 심허일 때가 많고, 몸이 뜨겁고 성질이
급하고 혈압이 높으면 심실일 때가 많다. X-RAY사진이나 CT상으로 요추에 이상이
없는데도 허리 전체가 뻐근하게 아프고, 한참을 구부려 일하다가 힘이 들어 허리를 펼 수가
없으면 신허이다.
  특히 신에 병이 한 번 들면 참으로 회복하기가 힘들기 때문에 스스로 조심하고 정기의
보전에 힘써야 할 것이다.
  온몸이 붓고 소변에 여러 가지 이상 증세가 오고, 허리에 무리가 따르는 통증이 오면
일단 신의 허증으로 의심해야 한다. 이것은 신기능의 전체적으로 보면 허증이 되어 질병에
노출되었지만 국소적으로 보면 신실증이 되어 신이 비정상적으로 항진되어 있다는 것이며,
이렇게 되면 신의 부인 방광은 허증이 되게 되어 있는데, 치료를 할 때는 신을 사하고
방광을 보하여 질병이 물러간 다음에는 지치고 쇠약해진 신의 정기를 보해야 하는 것이
원칙인 것이다.

  남성
  한국의 남성들만큼 혹사당하는 나라도 없을 것이다. 한국의 남성은 오랜 유가적인 사고가
아직 많이 남아 있기 때문에 가정과 사회에서 많은 특혜를 누리고 있는 대신에 대부분의
가정에서는 아직도 남자가 생업에 대한 책임을 거의 전부 책임지고 있으며, 그러다 보니
내키지 않은 술자리나 기타 대외적 업무에 시달리게 되고 이렇게 40대 이후가 되면 정신적,
육체적으로 피로가 풀릴 틈이 없이 겹치게 된다.
  40대에서 사망률이 한국이 세계에서 1위라는 숫자는 그냥 나온 것이 아니다. 대개의
남성들이 40대가 되면 스태미나가 어느 날 갑자기 떨어지고 조금만 움직여도 피로하여 괜히
짜증만 나고 병원에 가서 종합 진단을 하여도 별이상은 없는데도 도무지 피곤하여 매사에
의욕이 떨어지게 되는 것이다. 이것은 육체적으로 앞으로 다가올 노년기의 준비를 미리
알아야 한다는 신호로 받아들여야 한다.
  그 외에 남성에 관해서는 앞에서 설명을 많이 했으므로 여기서는 생략한다.


    3. 문진

  문진은 참으로 중요하다. 귀로 듣고 코로 냄새를 맡고하여 환자의 현재의 질병 상태를
알아내는 것이기 때문이다.
  환자의 입을 통해서 지금까지의 병력과 생활 습관, 지금까지의 치료 상황, 아픈 부위,
고통의 상태, 주위의 환경, 좋아하는 음식물, 알코올이나 기타 약물의 중독 여부, 담배나
기타 기호품의 애용 여부, 정신 상태 등을 알아야 하는데 대개 칠정을 참고하여 정신
상태를 살펴야 하는 것이다.

  목소리
  목소리가 낮으면서도 알아듣기 힘들 정도로 희미하면 내상으로 인한 허증일 때가 많으며,
목소리가 높고 말을 많이 하거나 헛소리 등을 하게 되면 실증이나 열증에 속하게 된다.
몸에 병이 있으면서도 목소리가 또렷하게 울리면 대개 육기로 인한 외감으로 실증에 속할
때가 많다.
  목소리가 낮으면서도 말이 적고, 말에 조리가 없고, 같은 말을 반복하여 자꾸 되풀이하는
것은 한증이면서도 허증에 속한다. 혼잣말을 계속해서 반복하는 것은 심한 내상으로 인하여
정신이 상했기 때문이다.
  목소리가 크면서도 우렁차고 성질이 급하면 양증이고 실증에 속할 때가 많고 목소리에
힘이 없고 성질이 느긋하면 음증이고 허증에 속할 때가 많다.

  구토
  속이 매스껍고 입에 신물이 넘어오고, 누런 위액이나 음식물을 토하면 대개 위열이 있어
실증이기 때문이며, 맑은 위액이나 음식물을 토하면 위의 한으로 인한 허증이다. 저녁에
먹은 것을 아침에 토하고 아침에 먹은 것을 저녁에 토하면 비허가 심한 것이다.

  해수
  황제내경에 보면 폐는 상부지관이며 기지본이라 했으니 폐와 심은 끊을 수 없는 불가분의
관계이며, 폐는 하늘의 천기를 받아들이는 근본이다.
  해수가 있다는 것은 폐를 비롯한 호흡기에 이상이 있다고 동양의학은 생각한다. 가래나
담이 없고 기침만 나는 것을 해라고 하고, 기침과 함께 가래나 담이 나오는 것을 수라고
하는 것이다.
  기침을 할 때 가래나 담이 없고 숨이 넘어갈 듯이 급격히 하고, 쉰 소리가 나는 것은
심화의 사기가 폐장을 억눌러서 생긴 것이다. 또 가래나 담이 없고 쉰 기침을 계속하고
기허가 되지 않았으면 신허가 되어 오는 것일 때가 많다.
  마른기침을 하고 병이 오래 되지 않았으면 폐의 실증으로 한사에 의한 것일 때가 많다.
마른기침을 오래 하고 기허가 되어 있으면 내상으로 온 것인데 허증에 속한다. 폐의 허증이
되면 기허가 되고 이렇게 되면 식은땀을 많이 흘리게 되는 것이다.
  또 폐의 허증이 되면 금생수하는 기능에도 문제가 생기게 되는데 예를 들면 폐결핵
환자가 성을 너무 탐하는 것은 폐금의 사화된 기운이 비정상적으로 신을 보하기 때문인
것이다

  숨쉬기
  상한으로 병이 들었으면 호흡이 크고 거칠며 힘이 있고 병은 실증이고 내상에 의한
병이고, 호흡이 작고 가늘고 약하면 만성병이고 허증이라 할 수 있다. 천식에도 허실이
있는데 숨을 들이쉬는 것보다 내쉬기가 편하고, 숨이 거칠고, 목소리가 크면 실증이며,
목소리가 가늘고 작으며, 가슴이 답답하여 숨을 내쉴 때보다 들이쉴 때가 편하면 허증이다.
  사람은 자기가 가장 믿었던 사람에게 깊은 실망을 하게 되면 마음의 심한 상처를 받게
되고 이런 것이 계속되면 심화의 기운이 아래로 내려오지 못하고 울체되어 심한 내상을
입게 되고, 급기야는 우울하고, 슬프고, 생각을 많이 하여 가슴이 아프게 되고 사람들이
싫어지고, 세상이 싫어져 돌이킬 수 없는 마음과 몸의 병이 올 수 있는 것이다.
  이렇게 되면 숨쉬기조차 귀찮아지고, 호흡은 짧고, 가슴은 뛰고, 두통이 오면서, 소화불량,
부종, 소변의 이상 등이 오게 되는 것이다.
  눈에 보이지 않는 공기를 마시며 우리는 살아간다고 하더라도 인간에게 가장 중요한 것은
외부에서 침범하는 질병도 무서울 수 있지만, 더 무서운 것은 칠정에 의한 것이다.

  칠정
  칠정에 대해서는 앞에서 대략 설명을 했지만 여기서 다시 자세히 설명하기로 하자. 원래
칠정과 육기는 병인론에 속하기는 하나 여기서 설명을 대략하고 넘어가기로 한다.
  황제내경의 <음양응상대론>에는 '너무 기뻐하면 심을 상하고, 너무 화를 내면 간을
상하고, 너무 생각을 많이 하면 비를 상하고, 너무 우울하면 폐를 상하고, 너무 공포에
질리면 신을 상한다.'하였으며 또 같은 내경 <소문>의 거통론에 보면 '사람이 노하여
화를 많이 내면 기가 위로 올라가며, 즐거워하여 기뻐하면 기는 평화로워진다. 슬픔이
지나치면 기는 없어지게 되고, 공포에 질리면 기는 아래로 내려가게 되며, 너무 놀라면 기는
흩어지게 되어 혼란스러워지고, 생각을 너무 많이 하면 기가 뭉쳐서 풀리지 않게
된다.'하였다.
  그렇다고 하더라도 희, 노, 우, 비, 사, 경, 공의 칠정은 인체에서의 군주지관인 심의
영향과 지배를 받고 있다. 신지사서영지처라 하여 인간의 정신과 영혼이 머물러 사는
집이라 했다. 황제내경의 <영추>에는 '심이 혼란하면 오장육부가 지장을 받게
된다.'하였다.

  희
  칠정 중에서 기쁘고 즐거움의 표현인 희는 마음의 상태가 밖으로 나타나는 표현이다.
그러나 이 기쁘고 즐거움도 지나치게 되면 병이 생기게 된다고 동양의학은 생각하고 있다.
<영추>에는 '즐거움이 너무 넘치면 귀를 상한다.'하였고, 또 '희는 신기를 피로하게 하고
흩어지게 하여 모이지 않게 한다.'하였으니 이는 즐거운 것도 극에 달하면 사람의 정신을
흩어지게 하며, 또한 심폐는 상초에서 서로 억제와 견제를 하면서 인체의 기운을 조절해
가야 하는데 희가 극에 이르게 되면 폐도 영향을 받아서 질병이 생기게 된다는 말이다.

  노
  또 화를 너무 많이 내는 것을 우리는 크게 노한다라고 이야기하는데 사람이 화를 내면
기가 위로 올라가 내려오지 않게 되어 질병을 일으키게 되는 것이다. 황제내경의
<음양응상대론>에는 '크게 노하면 음기를 상한다.'하였으니 이는 화를 많이 내면 혈기가
역상하여 머리고 솟구쳐 병을 일으킨다는 말이다.

  우
  내경의 <영추>에는 '우라는 것은 기가 닫혀서 움직이지 않는 것.'이라고 했으니 너무
우울한 것이 계속되면 기를 상하게 되는 것이다.
  오행에서 우는 금에 속하고 있으니 기를 상하게 되면 폐 역시 상하게 되는 것이다. 결국
우울함은 폐와 기를 상하게 하고 오행으로 금과  토는 상생 관계에 있으니 비 역시 상하게 
되는 것이다.

  비
  비는 지나친 슬픈 감정의 표현으로 비통함을 뜻한다. 난경에서는 우수사려즉상심이라
했는데 비라는 지나친 슬픈 감정의 표현은 오행으로는 우와 함께 금에 속한다고 할 수
있겠다. '우리는 항상 슬프고 우울하다.'라는 표현을 하는데 '기쁘고 우울하다.' 아니면
'즐겁고 우울하다.'라는 말은 앞뒤가 맞지 않는다.
  결국 지나친 슬픔은 폐를 상하게 되고, 폐가 상하게 되면 심의 강한 불기운을 조절해
주지 못하게 되어 심 역시 상하게 되는데, '지나치게 슬픈 감정은 심의 기가 허약해서
일어나는 것.'이라고 황제내경에는 밝히고 있다. 결국 지나친 우울함과 슬픈 감정은 상초의
기가 울결되어 소위 말하는 화병을 자초하게 되는 것이다.

  사
  생각이란 과거와 현재와 미래에서의 자기가 가지고 있는 관심의 대상을 머리 속에 그리는
사고의 표현이라고 할 수 있다. 황제내경에는 '사라는 것은 지에 의해서 변화하고 존재하는
것.' 이라고 했는데, 우리가 살아가는데 있어서 생각이란 것은 당연히 있는 현상들이지만
이것이 지나치면 인간의 신지는 많은 영향을 받게 되고 따라서 심은 손상을 받게 되는
것이다.
  오행으로 보면 사는 토에 속하게 되어 지나치게 한 가지 생각을 많이 하면 비를 상하여
식욕을 잃게 되는데, 사라는 자체가 신지를 상하게 되므로 심과 비는 모두 상하게 되는
것이다.

  경
  사람이 갑자기 너무 놀라는 것은 정신 상태에 이상을 초래할 수도 있다. 심하게 놀라는
것과 공포에 질리는 것은 다른데, 심하게 놀란다는 것은 불시에 일어나는 정식적인 충격을
말하는 것이고, 공포에 질린다는 것은 어떻한 사실을 자기가 알고 있으면서 무서움에
떤다는 이야기다.
  예를 들어 설명하면 지난해에 우리 모두가 알고 있는 삼풍백화점의 붕괴 사고 때 몇 명의
젊은이가 무려 보름 이상씩이나 무너진 건물더미 속에 사람이 겨우 눕거나 움츠릴 정도의
공간에서 살아 남아 세계의 톱 뉴스거리로 나간 일이 있다.
  그 때 살아 남은 젊은이들이 아직도 그 때의 악몽에 시달리고 있다는 것이다. 이
젊은이들이 처음 건물이 무너질 때는 심하게 놀랐으며, 그 다음은 몇 날 동안 죽음에 대한
두려움과 공포에 시달리게 되었으며, 이런 것들이 아직도 이 젊은이들의 머리에서 사라지지
않기 때문에 공포에 시달리고 있는 것이다.
  결국 경이란 것은 전혀 예기치 않은 일로 심하게 놀라게 되는 것을 의미하고 있으며,
심하게 놀라게 되면 심신이 동하게 되고 정신이 흩어져 감정이 불안정하게 도는 것이다.
황제내경의 <소문>에는 '경으로 심하게 놀라게 되면 심신은 거처할 곳이 없어져 기가
흩어지게 된다.'하였다.

  공
  인간에게 두려움과 공포는 많은 변화를 가져다주는데, 특히 '오랫동안 두려움과 공포에
질리게 되면 신을 상하게 된다.'고 황제내경의 <소문>에는 밝히고 있다. 의지가 약하고
정신적으로 불안정한 생활을 하는 사람에게 두려움과 공포는 잘 오게 되는데 인간에게 있는
오정기 중에서 지는 신에 속하고 있다.
  또한 황제내경의 여러 곳에서 기와 혈이 모자라고 정신이 불안정한 사람에게서 공포가 잘
오게 된다고 밝히고 있다. 결국 공포라는 것은 외적인 어떤 요인이 자신에게 정신적인
압박감을 주게 되고 이러한 것들은 두려움과 공포를 만드는 원인이 되는 곳이다. 공포는
자기가 미리 알고 있는 사실에 대하여 무서움과 두려움에 떠는 것이라는 점에서 경과는
틀리는 것이다.


    4. 절진

  크게 맥진과 촉진으로 나눌 수 있다. 맥진은 손목의 요골동맥을 잡는 게 보통의 맥진이라
하고, 음양맥진이라는 것은 요즈음 있으나 황제내경 <육절장상론편>에 있는 인영과 촌구를
잡는 맥진법이 음양맥진법의 모태라 하고, 일본에서도 이와 비슷한 맥진법이 있으나 이러한
음양맥진법이라는 것이 과연 황제내경을 정확히 습득한 것인지는 더 두고 볼 일이다. 현재
우리나라에서도 음양맥진법이 있는데, 연구해 봐야 할 것이다. 필자는 도움이 되지 않기에
거의 이용하지 않으나 가끔 맥상을 보기 위하여 인영맥을 잡을 때도 있다.
  맥진은 오랜 경험과 수련이 있어야만 참다운 진찰을 할 수 있는 것이다. 여기서는 맥진은
생략하고 촉진에 대해서만 설명하기로 하자.
  촉진은 의자가 환자에게 아픈 곳을 눌러보고, 만져보고 하면서 병의 상태를 살피는 것을
말한다.
  환자의 피부를 만져보아서 메마른 피부를 가졌는지? 부드럽고 윤택있는 피부를
가졌는지? 피부와 근육은 탄력이 있는지? 없는지? 어혈이 있지는 않은지? 또 외과적인
병으로서 피부에 종기가 있지는 않은지? 종기가 있다면 깊이 곪아 있는지 혹은 얕게 곪아
있는지를 잘 살펴서 치료에 임해야 할 것이다.

  가슴과 배의 촉진
  명치끝이 당기는 데도 눌러서 통증이 없다면 허증에 속하고 명치끝이 당기고 아픈 데
눌러서 통증이 온다면 실증에 속하는 것이다.
  배꼽 밑을 누르면 아프고, 배꼽 밑 두 치나 세 치쯤에 누르면 통증이 있고 딱딱한
덩어리가 만져지는 것은 오장의 적중에서 신적인데 이 덩어리를 풀어 주는 것을 목적으로
치료해야 할 것이다. 배에 따뜻한 것을 대면 시원한 느낌을 받는 것은 한에 속하고 허이며,
찬 것을 대면 시원한 것은 열에 속하고 실이다. 배에 손바닥을 대고 살며시 누르면 뜨겁고
세게 누를수록 뜨거운 느낌이 강하면 복열이다.

  손과 발의 촉진
  손과 발은 경락학적으로 보면 손은 양에, 발은 음에 속하며 손과 발은 진찰과 치료에
매우 요긴하게 이용되고 있는 것이다. 황제내경 <영추>의 논질진척편에 보면 '소화되지
않은 설사를 하고 맥상이 적고 가늘며, 손발이 찬 것은 치료하기가 어렵고, 비록 소화되지
않은 설사를 하고 맥상이 적고 가늘다고 해도 손발이 따뜻하면 고치기가 쉬운 것이다.'라고
하였다.
  동양의학에서 손과 발에 있는 혈들은 질병의 치료에 있어서 많은 부분을 차지하며 실지로
효과가 우수하다. 침구경락학에서 오행침의 혈들이 팔에서는 팔목 아래와 다리에서는 무릎
아래에 위치하고 있는 것은 그만큼 손발에 있는 경혈들이 우수한 효과를 나타내고 있기
때문인 것이다.
  갑자기 손과 발에 열이 나거나 차가워지는 것은 내부 장기의 이상적인 변화로 보면
되는데, 얼굴과 연관하여 생각 할 수 있다. 얼굴의 열이 손바닥이나 발바닥보다 뜨거울 때는
실증이며, 손바닥이나 발바닥보다 차가우면 허증으로 판단한다. 어린아이가 손과 발이
심하게 차가워지고 열이 심하다면 경기를 조심해야 하는 것이다.

  팔강

  팔강에 대해서도 구체적인 이미 설명했으므로 여기서는 핵심적인 부분만 말하겠다.

  1. 음양
  사실 팔강이라는 것도 크게 생각하면 모두 음양에 속하고 있다. 실증, 표증, 열증은 양에
귀속되고, 허증, 이증, 한증은 음에 속하게 되는 것이다. '경악전서'에는 음양의 중요성을
강조하고 있는데 '사람의 질병을 진찰하고 치료하는 데는 먼저 음양을 가려내는 것이
의자의 길이다. 음양을 밝히는데 차질이 없다면 치료를 하는데도 차질이 있을 수 없다.'고
하였다.
  결국 팔강이라는 것은 음양이라는 상대적인 것을 분별하는데 있어서 좀더 구체적이고
세분화시킨 것이라 할 수 있는데 사람의 체질과 병의 증상을 알아 치료에 이용하는 것이라
할 수 있다.
  크게 음양으로만 구분한다면 양증과 음증으로 나눌 수 있는데 이것을 구체적으로
살펴보자.

  양증
  활동적이고 사교성이 있으며 외향적이다. 누울 때는 밝은 쪽을 향해 눕기를 좋아하고,
밝은 것을 좋아하며, 말이 많고, 음식은 차가운 것을 즐긴다. 입이 마르고 물을 자주 마시며,
몸에 열이 있고, 손발은 항상 따뜻하며, 성질은 급한 편에 속한다.

  음증
  비활동적이고 내성적이며 친절하기는 하나 사람들과 사귀는 것을 별로 좋아하지 않는
편이다. 몸이나 손발이 차가운 편이며 음식물은 따뜻한 것을 즐긴다. 벽을 향에 눕는
편이며, 밝은 것을 싫어하며, 성질은 온순하나 고집이 센 편에 속한다.

  진음과 원양
  진음과 원양은 신에 속하고 있으며 이 진음과 원양이 부족하게 되면 생명이 위태롭게
된다. 동양의학에서의 신의 정기는 인체의 원동력이 되며 살아 있는 근본이 된다고 할 수
있다. 진음과 원양은 우명문에서 나온다. 또한 좌신은 양이며, 우신은 음이 되고 명문이
되는데 좌신의 기운이 부족한 상태를 진양의 부족이라 하고 우신의 기운이 부족한 상태를
진음의 부족이라 한다.
  만약 진양이 부족하면 병이 오게 되는데 대개 왼쪽이 오른쪽보다 약하고, 피부는
차가우며, 대변은 묽게 되고, 팔다리에 힘이 없고 권태롭게 되며 소화 기능이 원활하지
못하게 된다고 고전에서는 밝히고 있다. 또 진음이 부족하게 되면 허화가 되어 열이 위로
솟구치며, 혀는 타는 것 같고 입이 건조해지며 변비가 심해진다라고 하였다.

  2. 표리
  표리라는 것은 밖과 안을 의미하는데 질병의 현재 상태가 몸의 깊은 곳인지 아니면 몸
바깥쪽의 증상인지를 구별하는 용어라 할 수 있는데 대개 육기에 의한 병은 표병이라고
한다.
  표병이라고 하더라도 병사가 깊어져 인체의 깊은 곳까지를 침범하게되면 이병이 되는
것이다. 특히 육기에 의한 병은 처음에 피부의 경락을 따라 침범하고 그 다음 오장육부를
침범하기 때문이다. 또 이병은 대개 칠정에 의해서 생겨나지만 음식노권이라 하여 우리가
먹는 음식물을 잘못 섭취하거나 혹은 심한 피로 때문에도 생겨나게 되는 것이다.
  또 표리의 병의 구별되었다고 하더라도 허실한열을 구별하여야 한다. 이것은 물론 병의
증상을 보고 진찰을 하는데 있어 대단히 중요하다. 어떤 질병은 그 증상이 표에도 이에도
나타나지 않고 표와 이의 중간에 나타나는 수가 있는데 이것을 반표반리라고 한다.
  먼저 표에서의 병증 중에서도 대개 실증은 열이 심하고, 땀이 나지 않고, 맥은 긴하고
부하다. 표허는 식은땀을 많이 흘리며, 열이 나고, 맥은 완만하면서도 부하다.
  표의 열증은 열이 심하고, 갈증이 심하고, 맥은 빠른 삭맥이면서 부하다.
  또 표의 한증은 오한이 들고 땀이 없고, 두통이 오면서 목이 뻣뻣해지면서 뼈마디 마디가
아파져 온다.
  이실은 변비가 심하게 오고, 손발에만 땀이 나고, 열이 나면서 아파서 몸부림을 치고,
배가 팽만해지면서 아파서 손을 대거나 누르는 것을 싫어하고, 심번하고, 병세가 깊어지면
헛소리를 한다.
  이열은 열이 나고, 소변이 붉고, 맥상은 크고 홍삭하며, 입이 마르고, 계속하여 차가운
음식만 찾는다.
  이허는 목소리에 힘이 없고, 수족이 차고, 걸음을 걸으면 머리가 어지럽다.
  이한은 배가 아프면서 설사가 심하고, 오한이 들면서 구역질이 나고, 수족이 얼음같이
차가워진다.

  3. 반표반리
  병사가 표와 이 사이에 있는 상태를 반표반리라 하는데 진단할 때에는 참으로 구분하기가
애매하여 이 반표반리라는 것은 침구 경락학에서는 사용하지 않는 말이다. 그럴 수밖에
없는 것이 병이 표와 이 중간에 있다고 하더라도 그것이 꼭 정확히 가운데 있다고는 볼 수
없고 어떤 증상은 표에 어떤 증상은 이에 더 가깝다고 할 수 있는 것이다. 치구경락학의
보사는 그만큼 정확해야 하는 것이기 때문이다. 대개 반표반리의 증상으로는 심번하고,
구역질이 나며, 한열왕래, 가슴과 명치끝이 그득하고, 밥맛이 없고, 입이 쓴 증상들이
나타나게 된다.


    치료

  동양의학의 치료는 진단을 바탕으로 침구, 약물, 수기법, 정신요법 등으로 나누게 되는데
많은 의사들이 약물 치료에만 의존하고 있는 것은 가슴 아픈 일이다. 물론 약물을 이용한
치료도 대단히 중요하기는 하나 침과 뜸, 기타 수기법도 약물 치료에 못지 않은 훌륭한
효과를 나타낼 때가 많다.
  특히 현재 공부하고 있는 많은 후학들이 잘못 전해진 인식 때문에 경락학을 제대로
공부하지 못하고 있는 것은 누구의 책임인가?
  해서는 안될 이야기 같지만 소위 재야 침구인들 중에는 경락학에 뛰어난 학자들이 많고,
이런 사람들에게 정규 한의학과를 다니는 대학생이나 졸업한 많은 한의사들이 경락학의
이론과 실기를 다시 배우고 있는 현실은 과연 누구의 책임인가?

  1. 경락을 이용한 침 치료
  황제내경에 보면 '침을 이용한 치료의 목적은 통기경맥 조기혈기하는 것'이라 했다. 결국
침을 이용한 치료의 목적은 인체의 경락을 원활하게 통하게 하여 질병을 치료하는 것이라
할 수 있다.
  황제내경의 <영추>의 해론편에는 '열두 개의 경락은 안으로는 장부와 통하고 밖으로는
사지와 연결된다.'하였으니 결국 경락을 이용한 침술의 치료라는 것은 오장육부와 연결된
경락을 따라 균형이 깨어진 경락의 기운을 바로 잡아 주는 것이라고 정의할 수가 있는
것이다.
  균형이 깨어진 경락의 기운을 허실이라 하고 허하면 보하고, 실하면 사하면 되는데 과연
어떻게 보사를 하여야 할까?
  앞에서 밝힌 바 있지만 우주를 움직이는 질서가 오행이라고 하였고, 인체를 움직이는
질서는 오장인데 이 오장과 연결된 경락을 오행의 질서에 따라 보사를 하는 것이 가장 좋은
치료라고 할 수가 있는 것이다.
  인체에서 기는 십이정경, 기경팔맥, 십이경별, 십이경근, 십이경수로 이어지면서
거미줄같이 얽혀 있는 기의 순환로를 따라 쉬지 않고 돌고 있다. 이것은 황제내경에서는
주류불식 여환무단이라 하여 마치 둥근 고리와 같이 쉬지 않고 돌고 있다고 표현하고 있는
것이다.
  사람의 인체에는 오장과 육부, 다섯 가지 감각기관인 오관, 털과 피부, 살과 근육, 혈관
등등 많은 기관들이 있는데 이것들이 정상적으로 움직일 때를 우리는 건강한 상태라고
하고, 정상적이지 못하면 병적인 상태라고 하는 것이다.
  <영추>의 본신편에는 '사람의 정, 신, 혈, 기는 살아 있는 근본을 봉하고 널리 흐르는
것이다. 경락은 혈과 기를 순행시키고, 음양을 영하게 하고, 근육과 뼈와 관절을 부드럽게
하여 준다.'하였다.
  인체의 경락을 따라 돌고 있는 에너지를 기혈이라 하고 이것이 건강하고 순조롭게 돌고
있어야 한다는 것인데, 결국 인체에서 질병이 침범한다는 것은 기혈의 순환이 순조롭지
못하다는 말이며, 외부에서 질병이 침범하게되면 경락을 따라 인체의 내부에 있는
오장육부에 전해지게 된다.
  <소문>에 보면 '열두 줄기의 경락은 피부의 부인데 온갖 질병이 처음에 생길 때는 우선
피부와 털에 있다. 고치지 않으면 경락으로 들어가는데, 고치지 않으면 경에 들어가고,
고치지 않으면 부에 들어가 위장에 머물게 된다.'하였다. 경락과 오장육부는 마치 수족과
같아서 인체 내부의 오장육부에 질병이 들어 있어도 피부나 수족에 반사적으로 나타나게
되어 있는 것이다.

  2. 오행침의 실제와 근본
  a. 오행침의 근본
  우리나라에서 말하는 사암오행침이라는 것의 근본은 어디에 있는가?
  일부 학자들 사이에서 약 400년 전의 사암 스님이 발견했다고 하는 오행침법은 수많은
동의학자들이 즐겨 쓰고 있는 뛰어난 침술임은 재론의 여지가 없다.
  소위 '사암오행침법'은 그 동안 원본의 출처 때문에 논란이 많은데 이 침법은 사암
스님이 발견하지도 만들어 내지도 않았다.
  이 침법의 특징은 69난의 허즉보기모, 실즉사기자라는 동양의학에서 보사의 대원칙이며,
허증일 때는 적을 사하고, 실증일 때는 적을 보하는 아주 간단하면서도 합리적인 75난의
이중보사의 방법을 더하여 조금 쓰기 편하게 만든 것 외에 아무것도 아니다.
  몇몇 학자들 사이에서 사암 스님이 독창적으로 발견하였다고 주장하는 사암오행침법은
그들이 잘못 알고 있을 뿐이다. 뿐만 아니라 현재 침술의 대가라고 알려져 있고, 동의학계에
기인이라고 알려져 있으며, 후학을 위해 숱한 강연을 한다고 알려진 모 한의사까지
사암오행침이라고 공공연히 가르치고 있으니 참으로 한심하다. 이 오행침법은 그
시술과정이 간단하면서도 인체의 각 장부의 허실을 근본적으로 치료해 주는 참으로 좋은
치료법이다.

  b. 오행침의 실제
  1. 오행도에서의 사암오행침의 원리
  : 허증에서의 원리 - <예:심허>
  간보 - <보기모> -
  목
  신사 - <사기관>  심허
  수  화
  금  토
  : 실증에서의 원리 - <예:심실>
  목
  신보 - <보기관> -  심실
  수  화
    비사 - <사기자> -
  금  토
  2. 75난의 오행침의 원리
  허증에서의 원리 - <예:심허> -
  간보 - <보동방> -
  목
  신사 - <사북방>  심허
  수  화
  금  토
  실증에서의 원리 - <예:심실> -
  목
  신보 - <보북방> -  심실
  수  화
  금  토 - <실자사기자> - (69난참조)

  정경침의 오행침혈

  구분 - 정, 영, 유, 경, 합
  오행 - 음경 - 목, 화, 토, 금, 수
       - 양경 - 금, 수, 목, 화, 토
  12정경
  1. 수태음폐경 - 소상, 어제, 태연, 경거, 척택
  2. 수양명대장경 - 상양, 이간, 삼간, 양계, 곡지
  3. 족양며위경 - 여태, 내정, 함곡, 해계, 족삼리
  4. 족태음비경 - 은백, 대도, 태백, 상구, 음릉천
  5. 수소음심경 - 소충, 소부, 신문, 영도, 소해
  6. 수태양소장경 - 소택, 전곡, 후계, 양곡, 소해
  7. 족태양방광경 - 지음, 통곡, 곡골, 곤륜, 위중
  8. 족소음신경 - 용천, 연곡, 태계, 복유, 음곡
  9. 수궐음심포경 - 중충, 노궁, 태릉, 간사, 곡택
  10. 수소양삼초경 - 관충, 액문, 중저, 지구, 천정
  11. 족소양담경 - 규음, 협계, 임읍, 양보, 양릉천
  12. 족궐음간경 - 대돈, 행간, 태충, 중봉, 곡천


    오수혈의 해설

  장부의 허실이 되면 장이나 부 그 자체가 오행에 속하기 때문에 오행침을 이용하면
근본적인 치료를 할 수 있는 것이다. 그런데 오행침을 시술하면서 아직도 영수보사의
방법으로 시술하는 많은 학자들과 의료인들이 있는데 그러한 것은 잘못된 것이다. 하기에
여기 바로잡기 위하여, 정, 형, 유, 경, 합으로 이루어져 팔과 다리에 배혈된 오행혈의 바른
이해와 도움을 주기 위하여 여기 정, 형, 유, 경, 합의 해설을 잠시 하고 넘어가자.
  정: 각 경락에서의 정혈은 기혈의 기운이 처음 일어 나는 곳으로서 인체에서 사지의
마지막 부분인 손가락 끝과 발가락 끝에 위치하고 있으며, 이 혈이 일반적으로 쓰일 때는
대개 구급혈로 쓰인다. 산에서 강물의 발원되는 옹달샘과 같은 곳으로 오행에서의
정혈이라고 부르고 있으며, 오행으로는 정목혈이 되며, 각 경락에서 간과 담의 기운이 가장
많이 몰려 있는 혈이 된다.
  형: 산 위의 발원지에서 생겨난 샘물이 개울물이 되어 처음 흐르기 시작하는 것처럼
인체의 기혈이 조금씩 흐르기 시작하는 혈이다. 오행으로는 화에 속하고 있으며,
형화혈이라고 부르고, 각 경락에서 형화혈은 심장과 소장의 기운이 가장 많이 몰려 있는
혈이다.
  유: 샘에서 솟아난 물이 골짜기를 지나 시냇물처럼 흘러가듯이 이제 경락의 기운도
시냇물처럼 인체를 향해 흘러 들어가는 혈이 된다. 오행으로는 토에 속하고 유토혈이라
부르며, 비장과 위장의 기운이 가장 많이 몰려 있는 혈이다.
  경: 샘물이 골짜기와 냇물을 지나 이제 큰 강을 이루듯이 인체의 경락의 기운이 큰
강물처럼 모여서 인체로 흘러 들어가는 혈이다. 오행으로는 금에 속하고 경금혈이라 부르며,
인체에서 폐와 대장의 기운이 가장 많이 몰려 있는 혈이다.
  합: 강물이 흘러서 바닷물과 합쳐지듯이 경락이 기운이 완전히 인체로 흘러 들어가
합쳐지는 혈이다. 오행으로는 수에 속하며, 합수혈이라 부르며 오장육부 중에서 신장과
방광의 기운이 가장 많이 모여 있는 곳이다.

  결론적으로 말하면 영수보사라는 것은 경락의 흐름을 따라 보사하는 것을 말하고,
오행보사라는 것은 오수혈이 흐름을 따라 보사하는 것을 말한다. 침으로 보사하는 방법은
수없이 많다. 영수보사나 오행보사나 그 중에 한 가지 방법인 것은 틀림이 없다. 오행보사를
한답시고 오수혈에 영수보사를 해놓고 오행침을 시술했다고 하는 학자들이 있나 하면
그러한 방법을 후학들에게까지 가르치는 학자들까지 있으니 참으로 한심한 일이다.


    오행으로의 장부허실

  1. 폐정격
  신격쇠약, 만성설사, 불면증, 호흡곤란, 천식 등
  황제내경에 보면 폐자 상부지관이요 치절출언이라 하였고, 폐자기지본이요 백지처라
하였으니, 폐는 참으로 천기를 받아들이는 기관이다. 폐는 사람이 털과 피부를 윤택하게
하고 계절로는 가을에 통한다 하였고, 방위로는 서방 색깔로는 백색, 그 구멍은 코로
통한다. 그 맛은 매운맛, 오행으로는 대장과 함께 금에 속한다. 냄새는 비린내이고, 그 액은
콧물이다 하였다. 폐는 천기를 받아들이는 중요한 기관인데, 여기서 받아들여진 천기는,
위에서 받아 소화 흡수된 지오미의 기운과 합하여 인체에 중요한 영위기혈을 이룬다.
  폐가 허증이 되면 천기를 잘 받아들이지 못하기 때문에 기력이 쇠약하여져서 전신무력,
식은땀이 줄줄 흐르고, 신경쇠약, 만성적인 설사, 항상 아랫배가 우글거리고, 헛구역질, 깊은
잠을 잘 수 없고, 불면증, 불안하고 초조하며, 신경성 위십이지장궤양, 아무리 먹어도 살이
찌지 않고, 선병질형의 체질이 많고, 간염, 배통, 늑간신경통, 인체의 측면이 잘 저리고,
수족이 잘 저리고, 심한 열병, 두통, 호흡곤란, 기관지천식, 기관지염, 폐결핵 등의 질병이
발생한다.
  보: 태백, 태연
  사: 서부, 어제

  2. 폐승격
  숨가쁨, 심한 기침, 기관지천식, 해수, 고혈압 등
  폐실에서 가장 보편적인 증상은 숨이 답답하거나 가쁜 현상이 오는데 이것은 심인
양중지양의 넘치는 화기를 같은 상초에 자리한 폐가 음장으로써의 제반 모든 기능을 제대로
수행하지 못하기 때문이다.
  대체적인 증상은 팔 내측의 통증, 어깨 내측의 통증, 조금만 걸어도 숨이 가쁘고, 이층만
걸어 올라가도 숨이 가쁘고, 가슴 부근의 통증, 심통, 피부가 자주 가렵고, 피부에 벌레가
기어다니는 것 같고, 피부의 통증, 피부병, 심한 기침, 기관지천식, 해수, 기관지염, 폐렴,
폐기종, 감기, 축농증, 비염, 고혈압, 상초의 열, 얼굴이 잘 달아오르고, 고혈압, 심장병,
소화불량, 속이 더부룩한 증상이 생기고, 변비, 피로, 권태로움 등의 증상이 생기게 된다.
  보: 소부, 어제
  사: 음곡, 척택

  3. 대장정격
  중풍, 변비, 안면시경마비, 치질, 하복통 등
  대장정격은 중풍이나 변비에 참으로 잘 듣는 처방으로 너무나 유명하다.
  대장을 보해주는 정격이 중풍에 잘 듣는 이유는 오행으로 보면 금극목하여 근을 다스리는
목을 조절하여 주면서 폐에 받아들인 천기를 다스려 주기 때문이다.
  동양의학적으로 보면 중풍은 근이 비틀어지거나 힘이 없으면서 일종의 기의 순환이
제대로 이루어지지 않는 병이기 때문이다.
  대장정격은 중풍, 변비, 변혈, 치질, 변을 시원스럽게 보지 못하거나, 힘없는 설사, 얼굴의
여드름, 안면 신경마비, 윗입술의 마비, 하복통, 오줌이 자주 마렵고, 중풍이 오면서 말이 잘
안되고, 장폐색증, 항문의 통증, 탈항, 요통 등이 생기게 된다. 특히 7세 미만의 소아에게
이러한 대장의 허증이 오면 잘 자라지 않게 되고 심하게 되면 복학이라 하여 손바닥의
임파선을 예리한 칼로 긁어내는 사람도 있는데, 이것은 영천식 자락이라 하여 해방 후
서울의 영천에서 어느 분이 손바닥을 토성으로 보고 임파선을 긁어 치료하는 방법이었으나
이렇게 하면 상처의 후유증으로 오랫동안 고생하게 된다. 이런 것도 대장정격을 쓰고, 혈해,
복애를 쓰면 고생 없이 낫게 된다.
  보: 삼리, 곡지
  사: 음곡, 양계

  4. 대장승격
    심한 설사, 신경성소화불량, 중풍 등
  대체로 대장승격을 쓰게 되는 병증은 만성적인 심한 설사, 목 앞부분 인영혈 부근의 통증,
양적인 기운이 많은 사람의 중풍이나, 대장기능의 심한 항진으로 상하행 결장이
뻣뻣해지는데 천추혈 부근을 만져보면 아래위로 길게 막대기같이 만져지면서 심한 변비,
불면증, 심한 신경성소화불량 등의 증상이 발생한다.
  보: 대돈, 은백
  사: 경거, 상구

  5. 비정격
    식욕부진, 헛구역질, 신경성위염, 위궤양 등
  황제내경에 보면 비자 간의지관이요 지주출언이며, 지음지류 통어토기라 하였고, 중앙황색
기미감 기향취 기수오 위행진액 주사지 이관사방이라 하였다.
  상기 고전에서 살펴본 바와 같이 비는 오행에서는 토성을 띠고 있으며 그 맛은 달고, 그
냄새는 향기가 나며 숫자는 다섯에 속하고, 위에서 부서진 지오미는 비장이 관장한다고
생각하며, 습을 다스려 주는 기관이다. 비장은 입으로 통하고 이곳에 병이 들면 혀에 백태가
끼게 된다고 생각한다. 인체 급양지본이 되어 오장육부를 원활하게 돌아가게 하는 근본이
된다고 동양의학은 생각한다.
  비는 식릉지본이 되어 토의 근본이 되고 위는 식릉지관이 되어 소임 즉, 부가된다고
생각한다. 현대 의학적으로 보면 비는 내분비 계통을 관장한다고 생각하며 내분비(비장에서
나오는 호르몬)는 혈액을 통과하게 되고 외분비(위장을 거치는 음식물)는 관을 통과한다. 이
내외분비의 태과나 불급이 되면 병을 일으키게 되고 특히 비 계통이 병이 오면 윤기가 없는
황색이 된다. 소화기에 병이 오면 입은 단맛이 오고, 비, 위에 열이 있으면 입병이 오게
된다.
  대개 비허가 되면 주로 소화기 계통의 병이 발생하게 되는데, 식욕부진, 헛구역질, 속이
더부룩하고, 배에 가스가 차고, 신경성위염, 위궤양, 십이지장궤양, 다리 내측의 비경상의
통증, 발바닥의 통증, 구안와사의 건측처방, 식중독, 아기의 푸른 설사, 하복통, 말초혈액
순환장애, 불면증, 먹어도 살이 찌지 않고, 소화불량으로 인한 두통, 손톱이 잘 갈라지고,
무좀, 손톱의 무좀, 간염의 보조 처방 등에 대단히 좋다.
  보: 소부, 대도
  사: 대돈, 은백

  6. 비승격
    당뇨병, 버거씨병, 대상포진, 전신신경통 등
  비실이 되면 대개 비만형의 사람이 많은데 이것은 중습을 다스려 주지 못하기 때문이다.
  비실이 되면 체물질이 많이 쌓여 비만증이 오게 되는데 이렇게 되면 당뇨병이 오고,
당뇨병이 심해지면 신장과 눈의 망막의 소혈관의 혈액 순환 장애가 와서 버거씨병이나
백내장이 오고, 무릎의 관절염, 발목의 관절통, 후두통, 편두통, 고혈압, 밥맛이 한없이 좋고,
아무 곳이나 누우면 잠을 자고, 전신신경통, 디스크, 좌골신경통, 어지러움, 혓바닥이
뻣뻣하고, 얼굴의 눈밑 뺨 부분이 실룩거리고, 늑간신경통, 대상포진, 부스럼, 피부병 등이
발생한다.
  보: 대돈, 은백
  사: 경거, 상구

  7. 위정격
    하복부 냉증, 정력부족, 사지냉증 등
  위허는 비실과 대동소이하다.
  비실 위허가 오는 체질은 대개 머리의 회전은 빠르나 체질상 동작이 느리기 때문에 좀
둔해 보인다. 친구를 잘 사귀고 누구에게나 친절하며, 사람들이 잘 따른다. 비만이 많은
것은 비습의 제거가 제대로 되지 않기 때문이다.
  하복부가 몹시 차고, 소변에 힘이 없고, 정력 부족, 고혈압이 많고, 사지 무력, 사지 냉증,
머리가 많이 빠지고, 허리 전체가 뻐근한 신허 요통 등의 증상이 나타나게 된다.
  보: 양곡, 해계
  사: 임읍, 함곡

  8. 위승격
    위십이지장궤양, 위십이지장염, 여드름, 간염 등
  황제내경에 보면 위자 식능지관이요 오미출언이라 하였다. 결국 위는 방위로는 중앙,
오행으로는 토가 되어 여기에 받아들여진 지오미는 오장육부에 공급되어진다고 동양의학은
생각한다. 같은 황제내경에는 수곡지해 육부지 대원야라 하였다. 소화기병에서는 위승격과
비정격의 두 처방을 합방을 하게 되는 수가 많고, 소화기의 기본 처방에 이 두 처방을 쓰면
참으로 잘 듣는다.
  어떤 사람은 중완에 자극을 못 주게 하는 사람도 있으나 사람의 체질과 비만 정도에 따라
중완이나 천추의 약한 자극은 중초의 기능을 활성화시켜 주기 때문에 위장병에 참으로 좋은
도움이 된다. 위실이 되면 중완뿐만 아니라 상완, 하완을 누르면 몹시 아프게 되는데 다리,
위경상의 통증, 속이 더부룩하고, 트림을 자주 하고, 배에 가스가 차고, 체했을 때, 위염,
위궤양, 십이지장염, 십이지장궤양, 위하수, 위산과다, 설사, 변비, 소화불량으로 인한 두통,
목의 앞부분의 통증, 신경성 소화기장애, 혓바닥의 백태, 얼굴의 여드름, 간염, 상복통, 얼굴,
위경상의 통증 등에 대단히 좋다.
  보: 임읍, 함곡
  사: 상양, 여태

  9. 심정격
    저혈압, 불면증, 목이 뻣뻣하고, 편두통 등
  고전에 심은 군주지관이요, 신명출언이라 하였는데, 이는 곧 심은 인체의 주인이며,
기강을 바로잡는 기관이라는 뜻이다. 또 심은 신지사서영지처라 하여 인간의 정신이
깃들이는 곳이라 하였다. 그만큼 심은 인간의 정신생활과도 밀접한 관계가 있다고 옛
성현들은 보았나 보다.
  대개 심허가 되면 누가 옆에서 조금만 큰소리로 부르거나 초인종 소리나 전화 벨
소리에도 깜짝깜짝 놀라고, 손발이 얼음같이 차고, 잠을 자도 깊은 잠을 잘 수가 없고,
모처럼 자려고 해도 밤새 꿈만 꾸고, 저혈압이 많고, 기립성 저혈압, 불면증, 결벽증이 잘
오고, 견갑통, 목이 뻣뻣해지는 항경통, 목이 무거우면서 부드럽게 돌아가지 않고, 항상
다리에 힘이 없고, 머리가 무겁고 아픈 두증통, 편두통, 현대 의학으로 정밀 진단을 하여도
별이상이 없는데 경추에서부터 척추와 요추까지 몹시 아프고, 임신 중독, 여자의 심한 냉,
불감증, 성욕감퇴, 배통, 심허요통, 엉덩이 내측의 통증, 장강혈 부근의 통증, 긴장하면
소변이 자주 마렵고, 말초혈액 순환장애, 팔 내측의 심경상이 통증, 가슴이 잘 뛰고, 흉통,
심통, 동상이 잘 걸리고, 전신 무력, 만성 피로, 의욕상실이 잘 일어나고, 구내염, 잇몸의 병,
위심장증후군, 만성위염, 위궤양, 십이지장궤양, 명치 부근의 통증, 전신류머티즘,
관절류머티즘 등의 증상이 일어나게 된다.
  보: 대돈, 소충
  사: 음곡, 소해

  10. 심승격
    반신불수, 중풍, 심장병, 합심증 등
  심의 기능이 항진되면 웃기를 잘하고, 맥상이 고르지 못한 부정맥, 심한 대맥, 뇌졸증,
동맥경화, 고혈압, 항상 얼굴이 벌겋게 달아오르고, 대맥이나 부정맥이 오면서 손가락이나
발가락이 심하게 저리고, 심장병, 협심증, 반신불수가 되는 중풍, 심장병으로 인한 천식,
하지무력, 대맥이나 부정맥이 오면서 상체는 멀쩡한데 하체만 못쓰는 중풍, 숨가쁨, 대맥이
오면서 심한 두통, 대맥이 오면서 심통, 전신무력증, 성격이 몹시 급한 사람이 많다.
  보: 음곡, 소해
  사: 태백, 신문

  11. 소장정격
    하복부무력감, 머리가 많이 빠지는 등
  소장허증이 되면 머리털이 자주 빠지고, 얼굴이 화색이 없고, 눈이 노랗고, 배에 힘이
없고, 영양실조, 하복부 무력감, 양기 부족, 심한 권태, 무력감 등에 쓰인다.
  보: 임읍, 후계
  사: 통곡, 전곡

  12. 소장승격
    생리통, 생리불순, 목이 뻣뻣함 등
  황제내경에는 소장자 수성지관 화물출언이라 하였다. 화물출언은 변화를, 수성지관은
흡수를 뜻한다.
  오행 처방 중에서 소장승격은 삼초승격과 함께 참으로 많이 쓰이는 처방이다.
  생리통, 생리불순, 여성의 하복통 등 여성 생리에 관계되는 병증과 감기, 오한과 발열,
몸살, 감기 몸살로 인한 편도선염, 목이 굳고 뻣뻣해지는 항경통, 목에서부터 어깨로 팔로
이어지는 소장격을 따라 아픈 통증, 목 디스크(HNP), 병원에서 진단을 하여도 별이상은
없는데 경추에서부터 척추, 요추, 꼬리뼈(COCCYX)까지 몹시 아프고, 무릎이 관절통,
편두통, 발열과 함께 오는 두통, 견갑통(SCAPULA PAIN), 요통 등에 널리 이용된다.
  보: 통곡, 전곡
  사: 족삼리, 소해

  13. 신정격
    탈모증, 무좀, 관절염, 원기부족 등
  동양의학 최고의 고전인 황제내경에는 신자 작강지관, 기교출언, 주칩봉장지본정지처야,
개규어이, 북방흑색, 발, 골, 함미, 입통어신이라 하였다.
  작강지관은 몸을 건강하고 튼튼하게 하는 임무를 맡았다는 말이고, 기교출언은 정이
생겨나는 곳이라는 뜻인데, 이 말은 결국 인간 생명의 신비를 간직하고 있다는 말이다.
  주칩봉장지본정지처야는 정의 창고라는 뜻이며, 북방흑색은 태초의 하늘 빛깔을 설명한다.
신의 규는 귀와 연결되고, 머리카락, 뼈를 관장하며 짠맛이 신에 속한다.
  또 고전에 보면 신은 보만 있지 사는 없다고 하였는데 이것은 글자 그대로 신자
유보무사라 하여 사하지 말라는 뜻은 아니라는 생각이 든다. 유보무사는 신의 관리를
잘하여 건강한 삶을 유지하여야 한다는 메시지가 강하다. 결국 유보무사라는 말은 한번
신에 병사가 침범하여 나빠지게 되면 인간 생명의 신비가 간직된 곳이라 참으로 고치기가
힘들기 때문으로 풀이될 수 있는데 이는 정이 간직된 곳, 다시 말하면 사람이 살아가는
원동력에 고장이 나면 참으로 곤란하기 때문이다.
  침구계의 원로학자이시며 정경침의 정통파로 유명하신 경재 최태섭 선생님께서 신을
다스리기가 참으로 힘들다고 말씀하신 것을 들은 적이 있는데 이것 역시 같은 맥락에서
이해하여야 할 것이다.
  신허가 되면 허약체질, 허리 전체가 뻐근한 신허요통, 원기 부족, 정력 부족, 발기력 부족,
피부병, 피부가 거칠어지고, 기억력이 떨어지고, 머리카락이 많이 빠지는 탈모증, 발가락
사이나 손톱의 무좀, 하복랭, 사지냉, 관절염, 발열종기, 피부의 윤택이 없어지는 등의 인간
생활의 기본적인 생기가 떨어지는 여러 가지 병증이 생기게 되는 것이다.
  신을 사할 때는 신기능의 병적으로 지나친 항진이 되었을 때 일단 사법을 써서 병사를
몰아낸 다음에 회복 단계에서는 당연히 신보하여야 함은 정한 이치라고 할 수 있는 것이다.
  보: 경거, 복유
  사: 태백, 태계

  14. 신승격
    신장염, 부종, 오줌소태, 생리불순, 알레르기성비염 등
  신승격을 써야 할 대개의 병증을 살펴보면, 신우신염, 사구체 신염, 신부전증, 신장결핵,
아침에 자고 나면 몸이 부어 있다가 오후에는 빠지고, 심한 부종, 허리 한쪽이 휘어지는
것같이 아프고, 소변이 찔끔거리면서 잘 안 나오고, 오줌소태, 소변이 자주 마려운 빈뇨,
소변을 보아도 시원스럽지 않고, 류머티즘(RHEUMATOID), 귀에 소리가 나고, 모든 귓병,
후두통, 알레르기성비염, 축농증, 정신분열, 난시, 신장성 고혈압, 일반적으로 저혈압이 많고,
생리통, 생리불순 여자의 심한 냉, 자궁의 발육부전, 감기, 인후염, 편도선염, 안면신경마비,
얼굴의 근육경련, 중풍, 햇볕에 나가면 눈을 뜰 수 없고, 다리 내측 신경상으로 통증이
오거나 저리거나 당길 때, 고관절 앞쪽의 통증, 하복통, 이유 없는 잔병치레가 많고 몸이
항상 무겁고 나른하며 몸을 움직이기가 천근같고, 약물중독, 알레르기체질, 배가 항상
더부룩하고, 소화기의 장애, 발바닥의 열, 발바닥의 통증, 발바닥의 저림, 숨가쁨 등의
증상이 오게 된다.
  고전에서는 좌신, 우명문이 되는데 좌신은 양이 되고 우명문은 음이 되는데, 고전에서는
명문이 진음과 원양이라는 두 가지 작용을 하고 있다고 가르치고 있으며, 이 진음과 원양은
인체에서 생리 조절의 기능을 하고 있다고 보고 있다.
  이렇게 보면 현대 의학의 생리학(PHYSIOLOGY)적으로 본다면 신경과 내분비의
작용으로 연관하여 생각할 수 있을 것이다.
  명문은 사람의 내장을 움직이는 자율신경과 성장 발육, 번식의 능력과 인간에게 원기의
근본이 된다고 한다. 여기서의 원기는 인간에게 선천의 기를 의미한다.
  그만큼 신은 중요하다.
  보: 대택, 태계
  사: 대돈, 용천

  15. 방광정격
    다리 뒤가 당기고, 오줌소태, 방광염, 디스크 등
  고전에서는 방광자 주도지관이요, 진액장언이며, 기화즉능출의요, 우운위 흑장이라 하였다.
주도지관은 변방이라는 의미가 깊은데, 인체의 오장육부 중에서 가장 변방은 방광이라는
것이다. 진액장언은 찌꺼기를 모아 두는 곳의 뜻이며, 기화즉능출의는 비록 방광이 찌꺼기를
모아 두는 곳이기는 하지만 찌꺼기를 아무때나 밖으로 내보내는 것이 아니라는 뜻인데,
현대 의학적으로 생각한다면 사람의 소변을 보게 하는 근육은 이뇨근과 괄약근이지만 이
근육을 지배하는 신경의 지배를 받아 움직이는데 동양의학에서는 이것 역시 기의 힘으로
움직이고 조절해 준다고 믿고 있는 것이다.
  방광허증을 써야 할 대개의 병증은 두통, 심한 코막힘, 황달, 신열, 입이 몹시 쓰고,
하복통, 부종, 후두통, 소변불통, 오줌싸개, 빈뇨, 소변을 보아도 시원한 감이 없고, 허리
디스크, 허리의 좌우 중 어느 한쪽이 심하게 아프고, 허리가 비틀어지고 엉덩이가
튀어나오면서 허리가 아파 펼 수도 오그릴 수도 없고, 엉덩이에서 시작하여 허벅지 종아리
발뒤꿈치까지 심하게 당기거나 저려서 걸음을 제대로 걸을 수가 없고, 소변이 누렇게
나오고, 오줌소태가 나면서 소변에 피가 섞여 나오고, 각기병, 견갑속통, 눈이 침침해지고,
난시, 눈병, 배통, 치질, 하복통, 근육의 뒤틀림, 발바닥의 냉증, 백대하, 단백뇨 등의
증상이 나타난다.
  보: 상양, 지음
  사: 족삼리, 위중

  16. 방광승격
    혈뇨, 디스크, 후두통, 코피, 축농증 등
  하복통이 심하면서 혈뇨, 허리 디스크, 일반요통, 좌골 신경통, 뒷목이 뻐근하면서
후두통이 오고, 급성방광염, 심한 요척통, 성병, 축농증, 비색, 코피, 심한 설사 등의 증상에
많이 쓰인다.
  보: 족삼리, 위중
  사: 임음, 속골

  17. 심포정격
    손바닥의 열, 신경성질환, 노이로제 등
  동의학에서 심은 군화가 되고 심포는 상화가 되는데, 고전에서는 심장은 군화이명이라
하여 황제에 비유하였고, 심포는 상화이위 수궐음대군화행사 이용어인이라 하여 군화의
재상격이 된다고 하였다.
  결국 심허나 심포허나 대략 비슷한 병증에 쓰인다고 보면 무난하다. 손바닥의 열, 팔
내측의 심포경을 따라서 아프거나 당길 때 대단히 좋고 내상이나 마음의 병인 여러 가지
신경성질환들을 다스릴 때 많이 쓰이며, 그 이외의 병증들은 심허와 같다고 생각하면 된다.
  보: 대돈, 중충
  사: 음곡, 곡택

  18. 심포승격
    반신불수, 부정맥, 중풍, 협심증 등
  심포실은 심실과 증상이나 적응증이 거의 같다고 보면 된다.
  심실이나 심포실의 체질은 성격이 급하고 약간 과격한 기질을 가지고 있는 사람이 많은데
이것은 양적인 기운을 많이 가지고 태어났기 때문이며, 이러한 양적인 기운은 활동적이고
조급하기 때문이다.
  심실이나 심포실이 되는 사람은 젊었을 때는 언제나 모든 일에 자신만만하며, 하는
일마다 활기차며 건강에도 언제나 자신이 넘치지만 한번 건강이 나빠지면 걷잡을 수 없는
상태로 악화되는 수가 있으니 항상 자신의 몸 관리에 신경을 써야 한다.
  양적인 기운의 과다로 목의 총경 동맥으로 피가 많이 올라가기 때문에 얼굴이 벌겋게
충열이 잘 되고, 인영의 맥은 대맥이 많고, 반신불수, 부정맥 등 심실의 적응증과 비슷하다.
  보: 음곡, 곡택
  사: 태백, 태릉

  19. 삼초정격
    목이 뻣뻣할 떄, 생리통, 생리불순 등
  대략 소장허증과 적응증이 같은데 영양 흡수 불량으로 인하여 체력이 급격히 떨어지고,
무기력하여져서 몸이 마음과 같이 움직여 주지 않게 된다.
  삼초정격도 소장정격과 같이 거의 쓰이지 않는 처방 중의 하나라고 할 수 있다.
  보: 임읍, 중저
  사: 통곡, 액문

  20. 삼초승격
    편두통, 목이 뻣뻣함, 삼차신경통 등
  황제내경에 보면 삼초자 결독지관이요, 수도출언이라 하였다. 동양의학에서의 삼초는
전신의 기를 관장한다고 보고 있다. 인체를 움직이는 기에는 종기, 영기, 위기로 나눈다고
고전에서는 가르치고 있으며, 이것을 다스리고 주관하는 것이 삼초라고 한다.
  내경에서 삼초자라는 말은 종기, 영기, 위기를 말하는 것이고, 결독지관이란 말은
배설물을 주관한다는 말이다. 수도출언이란 말은 인체의 이수과정을 주관하는 것을 말한다.
각 경락의 원혈에는 허실의 조절이 된다고 하는데 이는 원혈에 삼초의 기가 모이기
때문이다.
  원혈은 삼초의 존호라고 고전에는 가르치고 있고 삼초의 초라는 말은 에너지를 뜻하는데,
태우면 에너지가 나온다는 뜻일 것이다. 아무튼 삼초는 심포와 함께 상화지기가 되어
전신의 기를 관장하며 영위기혈로 나누어져 인체를 끊임없이 순행하고 있는 경락의 중심
기운이 된다.
  심포허되면 삼초실되는데 대략 병증에 따라서 합방을 하거나 따로 쓰거나 하게 된다.
  눈썹의 꼬리 부근이 아프거나, 편두통, 승모근의 통증, 목이 뻣뻣하여 돌리기 힘들고, 목을
타고 귓바퀴의 뒷부분을 지나 옆머리까지 아플 때, 하복통, 무릎의 통증, 생리통 생리불순,
무월경, 불임증, 불감증, 삼차신경통, 류머티즘질환, 견갑통, 여러 가지 소화기질환 등등의
인체 전반에 걸쳐 질병이 발생하게 되는 것은 상초, 중초, 하초의 실증이 되기 때문이다.
대개 삼초실이 되면 그 치료하는 처방은 소장승격과 삼초승격을 합방을 하는 것도 좋은
방법의 하나이다.
  보: 통곡, 액문
  사: 족삼리, 천정

  21. 담정격
    옆구리결림, 늑간신경통, 황달, 간염, 두드러기 등
  고전에서의 담은 중정지관이라 하여, 인체의 균형을 잡아 주고, 결단출언이라 하여,
결단력이 여기에서 나오며, 청정지부라 하여 깨끗한 기관이라 하였다.
  담허가 되면 결단력이 부족하여 일처리에 우유부단하고, 편두통, 항경통, 옆구리가 심하게
결리고, 늑간신경통, 황달, 간염, 소화불량, 위산과다, 기문과 일월 근처의 통증, 엉덩이
옆쪽에서 대퇴부 옆으로 해서 종아리 옆으로 이어지는 담경상으로 저리거나 아프고, 대퇴부
옆이 만지면 남의 살 같고, 이유 없이 자세가 비뚤어지고, 기립성저혈압, 두드러기, 팔다리
저림, 발목삠, 슬관절 외측의 통증, 신경과민, 허리 디스크, 좌골신경통 등에 대단히 좋다.
  보: 통곡, 협계
  사: 상양, 규음

  22. 담승격
    좌골신경통, 디스크, 두통, 대상포진 등
  대개 담승격을 쓰는 병증은 체격이 심하게 비만하면서 피가 머리에 솟구치는 듯한 두통,
대상포진으로 인한 심한 늑간신경통, 심한 좌골신경통, 허리 디스크, 체격이 심하게
비만하면서 오는 중풍, 슬관절주위염, 배통 등과 옆구리가 함께 아픈 통증, 체격이 심하게
비만한 사람의 발목 삠이나 어지럼증 등에 좋다.
  보: 상양, 규음
  사: 양곡, 양보

  23. 간정격
    전신마비중풍, 두통, 안면신경통, 선기능장애 등
  음적인 기운이 많은 사람에게 쓰이는 처방이다. 음적인 기운이 많고 비만한 사람의 중풍,
음적인 기운이 많고 언어장애를 수반하는 중풍이나 전신마비중풍, 두통, 편두통, 안면신경통,
정신이상, 한없이 잠만 자고, 담석통, 성기능장애, 구역질, 복통, 인체 측면의 모든 통증 등에
널리 쓰인다.
  보: 음곡, 곡천
  사: 경거, 중봉

  24. 간승격
    간염, 간경변, 눈병, 신경성두통, 알코올중독, 불면증 등
  고전에는 간자 장군지관 모려출언 파극지본 혼지거야라 하였는데, 장군지관은 뭐든지
자기가 할 일도 남을 시키게 됨을 말하고 모려출언은 지혜가 솟아남을 뜻하고, 파극지본은
심신의 자극을 중화시킴을 말하고, 혼지거야는 오정기 중에서 혼이 깃들이어 있다고 하였다.
  이러한 고전은 성현들에 의하여 쓰여졌으며 그 뜻은 참으로 깊고도 오묘하다. 이러한
이론에 바탕을 둔 동양의학의 과학화는 찬성하지만 몇 명이나 혹은 수십 명의 임상실험으로
광범위하고도 오묘한 형이상학적인 이론에 바탕을 둔 수많은 동의학적 치료 방법을 두고서
어느 한 가지 치료방법이 최고라거나 가장 과학적이라거나 가장 우수하다고는 할 수 없을
것이다.
  일반적으로 간실이 되면 담허가 되는데, 간승법의 적응증은 대개 눈의 피로, 급성사시,
눈의 모든 질환, 안면신경마비, 안면신경경련, 수족의 뒤틀림, 근육의 뒤틀림, 모든 근육통,
손발에 쥐가 나고, 황달, 간염, 간경변, 모든 간질환, 신경성소화불량, 헛구역질, 속이
메스껍고, 위산과다, 위염, 위십이지장궤양, 성기 부근의 통증, 성병, 상복통, 하복통, 다리
내측 간경으로 통증이 오고, 고관절 내측의 통증, 늑간신경통, 만성적인 설사, 물 같은 설사,
신경성두통, 불면증, 과로, 식중독, 알코올중독의 해독, 손톱이나 발톱이 잘 부스러지고,
혈우병 등에 널리 쓰인다.
  보: 경거, 중봉
  사: 소부, 행간
@ff

      부록
  
    사상의학

    사상의학에 대하여
    '동의수세보원'의 재조명
    오행으로본 사상의학의 요점 해설

    해설을 하기 전에
  정통 동의학을 공부한 사람은 동무 이제마 선생이 사상의학을 처음 대하면 참으로
어리둥절해질 정도로 너무나 고전의 동양의학의 이론과는 맞지 않는 동무 선생의 독특한
이론구성에 갈피를 잡지 못할 때가 많다.
  이러한 것은 동무 선생이 원래 유학자이면서 한방약물학이나 본초의 공부를 유가의
학문과 접목시켜서 생각하고 설명하기 때문인데 여기에 대하여 논하고 본론에 임할까 한다.
  동무는 예를 들어 목이라고 하면 반드시 간목과 간금의 기운이 존재한다고 보고
있으며, 이러한 서로 상반된 기운 중에서 어느 기운이 더 왕성한가에 따라 사람의
감각기관이나 오장육부도 그 안에서 작용하는 기운의 크고 작은 움직임에 따라 어떤 기능은
더 발달하고, 어떤 기능을 덜 발달한다는 것이다.
  이러한 것들을 유가적인 용어와 결부시켜 놓고 하나하나 설명하고 있는 것이다. 동무의
사상적 학문의 바탕이 전부 유가적인 색채를 띠고 있는 것은 이러한 원리의 설명 때문인
것이다.
  그러면 왜 동무는 인체의 장부를 유가적인 용어와 방식으로 설명하고 있을까? 본래
동의학의 음양과 오행적인 사고의 근본은 목, 화, 토, 금, 수라는 오행의 우주적인 질서가
음양이라는 격식 안에서 이루어지고 있으며, 이러한 우주라는 격식은 오행이라는 질서
없이는 도무지 움직일 수 없다는 동양철학적인 사고를 그대로 이학에 자연스럽게 도입하게
되었다.
  사람을 하나의 격식을 갖춘 작은 우주라고 생각하게 되고, 이러한 작은 우주는 결국
대우주의 질서가 소우주인 인간의 오장육부와 연결되어지고, 오장육부에 연결된 기의 순환
루트인 경락은 결국 오행적인 질서 속에서 움직여야만 사람이 살아갈 수 있다고 생각하는
것이 정통 동양의학의 사상이며 이론인 것이다.
  이러한 오행의 질서는 비토를 중앙으로 보고 있으며, 이 중앙의 비토가 간목, 심화, 폐금,
신수의 장기들에 수액과 진액 및 영양소를 공급한다고 보고 있는데, 여기에다 방위를
결부시켜 간목은 동에, 폐금은 서에, 심화는 남에, 신수는 북에, 비토는 중앙에 속하게 되는
것이 성현들이 쓰신 황제내경을 비롯한 정통 동의학의 이론인 것이다. 그러나 동무는 이
중앙비토의 작용이 없어지고 중앙을 심으로 보았으며, 심은 곧 태극이기 때문에 금, 수, 목,
토의 사상만을 논할 수 있고 태극인 심은 사상에서 감히 논할 수 없다 하여 장부의
사사에서 빠져버린 것이다.
  그래서 동무의 사상의학적 이론대로라면 할 수 없이 방위까지 바뀌게 되어 비대신소가
동에, 신대비소가 서에, 폐대간소가 남에, 간대폐소가 북에 자리하여 각각의 장기인
간신비폐가 두 개의 기운인 음양만을 가지게 되며, 그 결과 중앙이 태극심은 생명의
원동력이 되어 인체의 오장에서 빠져버린 것이다.
  결국 사상의학의 난해함은 유가적인 학문과 연결지어 생각하게 되기 때문이며 기존의
동양의학은 반드시 음양과 오행의 차원에서 생각하기 때문에 틀릴 수밖에 없는 것이다.
결국 이러한 사상적, 유가적 기반 위에 성립된 동무의 동의수세보원은 같은 동의학이면서도
기존의 동의학과는 전혀 다른 이론적인 배경에서 이루어졌으며, 이러한 배경이 동양의학의
최고 원전인 황제내경의 약 사분의 삼을 차지하고 있는 침의 이론들이나 경락의 이론들과는
서로 상이할 수밖에 없으며, 결국 동의학 중에서 본초학을 이용한 한방의 방제학과의
연결이 불가피했는지도 모른다. 그러하기에, 오랫동안 정통의 동양의학을 공부하신 분들도
사상의학을 처음 대하면 대단히 어리둥절한 것은 이 때문인 것이다.
  약물학이나 방제학이라고 하더라도 아주 특이한 경우를 제외하고는 꼭 체질에 따라
지어야 한다는 법칙은 없는 것이다. 그것이 결코 생약이라고 하더라도--. 생약을 액체화한
약들이 시중의 약국에는 수없이 많고 그러한 것들이 꼭 사상의학적인 체질구분을 하여 약을
사서 복용하는 일은 없을 것이다. 예를 들면 액체화한 사물탕이나 마시는 우황청심환 같은
약을 일일이 체질구분을 하여서 팔고, 사서 마시는 사람도 자기 체질을 알아서 먹는 사람이
과연 있을까?
  이러한 관점에서 볼 때 동무의 사상의학론은 생활철학적인 유가의 학문에다 억지로
동양의학을 끼워 맞춘 듯한 심정은 오랫동안 사상의학의 연구를 해온 지금까지 버릴 수가
없는 것은 어찌된 영문일까?
  물론 동무의 천경인애의 정신으로 자기의 몸을 희생하면서까지 인간이 질병 치료를 위한
박애정신은 모든 의자들이 본받아야 할 참사랑의 실천적 행동인 것이다. 그러나 학문적인
견지에서 보는 비판적인 시각은 있어야 하며, 그의 지극히 유가적인 논리의 전개와 사상은
반드시 전부 옳다고만 보는 것도 문제가 있다.
  왜냐하면 유가적인 학문이 세상을 살아가는 데는 아주 훌륭한 규범일지는 몰라도 인간의
질병을 치료하는 학문이 될 때에는 맞지 않을 수도 있으며, 더욱 분명한 것은 동무의
'동의수세보원'은 황제내경이나 팔십일난경 같은 성현들이 쓰신 경이 아니며 그가
주장하는 하나의 학술이기 때문이다.
  이러한 관점에서 필자는 동무의 사상의학을 기존의 동양의학적인 면에서 재조명하면서
해설을 하려고 노력하였으며, 간혹 비판적인 시각에서의 해설이 있어도 독자의 사상과
의식에서 이해의 폭을 넓혀 가면서 공부해 주셨으면 하는 바람이다.
  아무튼 필자 같은 천박한 지식의 잣대로 하늘을 공경하고 사람을 사랑하여 결국 자기의
몸을 희생하면서까지 크고 높은 의자의 길을 가신 동무 이제마 선생의 학문의 깊이를
잰다는 자체가 우스운 일이나 필자의 천학이나마 계기가 되어 더욱 훌륭한 학자들이
'동의수세보원'을 새로운 각도에서 조명이 있었으면 하는 마음이 솔직한 심정이다.


     사상의학의 올바른 이해를 위한 동의수세보원의 오행으로 본 요점 해설

    성명론

  동무 선생은 인간의 질병 치료는 반드시 생리현상을 파악해야 한다고 보고 있으며,
이것을 알기 위해서는 인간이 태어날 때 선천의 특징을 알아야 한다고 말하고 있다.
  인간이나 만물은 하늘의 힘으로 태어났는데, 모든 삼라만상은 각각 다른 형태의 특징을
가지고 태어나게 된다고 주장하며, 이것은 인간에게 선천적 동기가 되는데 이것을 천기라고
한다.
  이 천기는 각기 서로 다른 4가지 특징적인 에너지 집단으로 나타나게 되는데 이것이 지방
(줄어들고 움츠리는 곳), 인륜(질서가 없는 상태, 혼란상태), 세회(경쟁과 분열이 심한 상태),
천시(경쟁과 분열이 새 생명과 정신이 왕성하게 일어나는 상태)이다.
  이상의 특징적인 에너지 집단에 사람의 체질을 결부시키는데, 그것을 도표로 표시해 보면
아래와 같다.
  지방(소음인)  인륜(대음인)
  세회(소양인)  천시(태양인)
  여기서 지방적 특징을 가진 소음인이나 인륜적 특징을 가진 태음인은 천기불만이 되는데,
태음인이나 소음인이 상초의 양기가 부족하게 되는 것은 태음인이나, 소음인은 양기가 항상
간과 신 부위에 모여 있기 때문이라고 주장한다. 또 소양이나 태양인이 상초에서 음기가
부족하게 되는 것은 상초에 양기가 너무 몰려 있으니 자연히 음기가 부족하게 되는 것이다.
  지방, 인륜, 세회, 천시에 다시 방위를 연관하면 다음과 같이 생각할 수 있다.
   인륜 태음 북
   지방 소음 서
   세회 소양 동
   천시 태양 남

  천기운행도와 사상의 관계
  '역학원리강화' 참고 한주성 저 1957. 동방문화 간
  '자주변화의 원리' 참고 한동석 저 1966. 행림출판 간
  남 태양인-폐대간소-
  소양인 비대신소
  소음인-신대폐소-
  태음인-간대폐소-(도형생략 267쪽)

  위의 천기운행도는 문왕팔괘도를 바탕으로 이루어졌다고 볼 수 있다. 인간을 비롯한
삼라만상은 천기를 본질로 하고 태어난다고 하는 사상론은 인간과 삼라만상의 생성과
소멸에 있어 태과와 불급이 이루어지고 있으며, 서로 밀고 밀리는 경쟁의 상태에서
인간이나 삼라만상이 생겨난다고 보고 있다.
  상기의 운행도를 살펴보면 지축이 약간 기울어져 있고, 감이 정북방에 자리하고 있는데,
정북방은 움츠려드는 힘이 가장 왕성한 방위가 된다.
  또 세회는 손괘인 동남방에 자리하고 있는데 이것은 진사오를 지칭하며, 천시는 이괘의
서남이 되고 미신유를 지칭하고 있다. 결국 손방과 이방은 오른쪽으로 양기를 내리는
역할을 하는데 여기서 하향되는 양기가 너무 강력하기 때문에 손이방은 언제나 음기가
넘치게 되는 것은 정한 이치이다.
  결국 소양인이나 태양인은 상초에서 양기가 넘치게 되고 하초에서 음기가 부족하게 되는
것은 이러한 이치이다.
  또 태음인은 북방감의 가장 왕성한 음기를 받고 있으니 간목이 커질 수밖에 없다는
이론이다.
  한편, 소양인은 동남사오의 화성이 가장 강력한 가운데 손괘가 있으며, 진의 양기를
바탕으로 이루어져 있으니, 비가 커질 수밖에 없다는 이론이 된다.
  또 태양인은 이괘가 있는 자리가 미를 지칭하며, 여기는 그의 처음 태동을 시작하는
자리이며, 진괘와 손괘의 기운이 바탕이 되며, 결국 미신유가 폐금의 기운을 이루는 곳이
되며, 진손의 화성을 받고 있기에 폐대한다고 보는 것이다.
  소음인은 곤의 기운을 바탕으로 태가 이루어져 있고 이곤의 화성이 강하기는 하나
술해자의 지기가 워낙 강력하기 때문에 신대한다고 보는 것이다.
  또한 동무 선생은 우주 삼라만상이나 인간은 모두 천기라는 에너지의 집합체에서 지방,
인륜, 세회, 천시라는 독특한 에너지의 네 가지 특징을 하나씩 가지고 태어나게 된다고
주장한다.
  결국 이것은 사람이 살아가는데도 지방, 인륜, 세회, 천시의 사상적 특징이 있다고
주장한다.
  이러한 사상적 특징은 거처, 당여, 교우, 사무라는 인간의 기본적인 사회생활을 비유로
들어 설명하고 있다.
  첫째, 거처라 하여 천기에서 지방과 같은 것이다.
  천기에서 생명과 정신의 원동력이 되며 삼라만상에서 마무리 단계인 소음이 있듯이
사람의 생활에도 먹고, 입고, 앉고, 서고, 걷고, 자고, 하는 것을 거처라고 하였다.
  둘째, 인륜과 같은 당여가 있으며, 이것은 아직 미완성의 혼란상태를 뜻하며, 이것은
사람의 생활에서 아직 번성하지 못하고 선명하지 못한 때를 나타낸다. 이것은 장차 오게
될 번성하고 깨끗함의 준비단계가 되는 것이다.
  셋째, 천기에서 세회에 해당하는 교우가 있으며 여기는 참으로 치열한 경쟁의 시대라고
생각이 된다.
  넷째, 천기에서 천시에 해당하는 사무가 있으니 새로운 사업구상이나 설계를 하는 단계와
같다고 할 것이다. 천시에서 새로운 정신과 생명이 창조되듯이--.
  당여  인륜  태음  북
  거처  지방  소음  서
  교우  세회  소양  동
  사무  천시  태양  남

  동무 선생의 사상론 중에서 결국 천기는 하늘의 기운과 운행을 받아서 이루어지고 있다고
설명되며, 이것을 사람의 인체와 연관하여 생각하게 되었다.
  사람의 몸에서 이목구비는 몸밖에 있고 눈으로 볼 수 있으면서도 몸 속의 간신비페의
작용과 서로 상통하여 천기에 속한다고 하였으며, 간신비폐는 몸 속에 있지만 몸밖에 있는
이목구비를 돕게 되어 인사라 하였다.
  결국 간신비폐와 이목구비가 서로 도울 수밖에 없는 것이 인간이며 이것은 천기로부터
그렇게 태어났다고 하고 있으며, 사람의 귀는 천시에서 받아들이며 천시가 할 일을
대신하고 있다고 동무는 보고 있다. 왜냐하면 천시가 새로운 생명과 정신을 창조하는 곳인
것같이, 귀는 몸 속에 흩어진 양기를 모아 신으로 보내는 소임를 담당하고 있다고 생각했기
때문이다.
  결국 이청천시가 되어 천시를 받아들이는 기관으로 생각한 것 같다. 이것을 좀더 알기
쉽게 풀어보면 동무 선생이 직접 단 주를 보는 수밖에 없다. 이속신무형지물고 능청천시
경청무형지성이라고 하였다.
  결국 귀에다 신을 결부시키자니 신은 무형지물이 되어 결부시키기가 곤란하고, 무형의
기인 폐의 힘을 이용하여 신을 귀에다 결부시킬 수밖에 없는 것이다.
  황제내경에서는 이속신이 된다 하였고 주역에서는 손위이가 된다 하였는데, 이
속신이라는 것은 귀가 신의 정기에 의하여 소리를 받아들인다는 것이고, 손위이라는 것은
귀가 무형인 신의 기운을 갖추고 있지 않으면 신에서 오는 정기가 있다 하여도 소리를
받아들이기 힘든다는 말이 된다. 폐대의 기운이 왕성한 손의 힘을 빌린다는 것이다.
  또 눈은 세회라 하였는데, 세회는 분열과 경쟁이 치열하지만 다른 한쪽으로는 그것을
중지시키려는 힘이 작용한다.
  그의 자주에 보면 목속령 유상지물고 능시세회부동 유상지색이라 하였다. 동무는 눈에
영을 결부시키는데, 눈은 반드시 상만을 볼 수 있으며, 상은 형으로 볼 때 유형도 아니고,
무형도 아닌 중간의 상태라 할 수 있는데, 영이 바로 이러한 상의 상태인 것이다.
  그리하여 삼라만상 중에서 물의 움직임을 세회라하였고 이것을 볼 수 있는 것이 눈이
되는 것이다.
  내경에서는 목속간이 된다 하였고 주역은 이위목이라 했는데 주역의 이위목이라는
것은 비록 눈이 간속이라고 하더라도 이괘가 자리한 남방화기를 받지 못하면 목의 기운은
자랄 수가 없는 것이기 때문이다.
  이러한 원리로 볼 때 사람의 눈은 세회 작용을 그대로 이어받고 있다고 할 수 있다.
  천기에서 인륜은 혼란이 일어나는데 이것은 삼라만상의 창생을 위한 초기 단계이다. 이
혼란은 처음에는 걷잡을 수 없이 일어나다가 조금씩 내부로 모아지면서 새로운 생명의
태동을 시작한다는 것이다.
  그러하기에 동무 선생은 코는 간목의 싹이 터오르는 힘과 폐금의 받아들이는 힘을
대신하여 혼란을 가라앉히고 화를 생하게 되는 근본을 만들게 된다고 하였다.
  그의 자주에는 비속혼 무적지물로 능후인륜침정 무적지상이라 하여 코를 혼과
결부시키는데 혼은 육신과 결합하여 있을 때도 그의 흔적이 없으면서 인간의 몸 속에
존재하며, 죽게 되면 흔적도 없이 어딘가로 사라지게 되는데 형을 갖고 있으면서도 자취가
없는 것이다.
  간의 목기를 자라게 해주는 남방화기의 성질을 갖고 있는 코가 혼과 결부되는 것을
인륜으로 동무 선생은 보았기 때문인 것 같다. 황제내경에서는 비속폐라 하였고, 주역에서는
가위비라 했는데 왜 그럴까? 간괘는 동북의 방위에 자리하고 있으니 북방이 한기를 많이
함유하고 있다. 그리하여 심폐의 더운 양기를 한수로 조절하는 작용을 뜻하니 주역과
내경의 깊은 뜻은 여기에 있는 것이다.
  또 천기에서 지방은 수축되어지는 곳인데 삼라만상이 수장되고, 완숙되기 위해서는
필연적인 것이다. 입은 이목구비 중에서 좀 독특한데, 입술은 폐속이고, 치아는 신속이고,
혀는 비속이 된다. 이 모양은 토를 가운데 두고 금수가 둘러싸고 있는 모양이 된다.
  결국 우리 인간은 지오미를 입으로 받아들여서 생명을 보전하여야 하는 것이니, 동무
선생은 입을 구미지방이라고 하였을 것이다. 여기에서 동무의 자주를 다시 살펴보자.
  구속백 유질지물고 능미 지방중탁 유질지자야.
  황제내경은 구속비라 하였고, 주역은 태위구라 하였는데 왜 그럴까?
  주역에서 태위구라는 말은 서방 태금의 작용을 돕는다는 뜻이다. 이것은 하늘의 천기를
입에서도 받는다는 것이다.
  태극 - 양 - 태양 - 양중지양
  태극 - 양 - 소양 - 양중지음
  태극 - 음 - 소음 - 음중지양
  태극 - 음 - 태음 - 음중지음

  천기유사 - 지방, 인륜, 세회, 천시
  인사유사 - 거처, 당여, 교우, 사무
  체질유사 - 소음인, 태음인, 소양인, 태음인
  제칠과 천기 - 구미지방, 비후인륜, 목시세회, 이청천시

  동무 선생은 인간에게 이목구비의 작용이 천기의 작용과 같다 하였고, 이것을 천시, 세회,
인륜, 지방과 결부시켜서 설명하였으며, 이것을 다시 탕, 대, 광, 막으로 나누어 설명하고
있다.
  "천시는 지극히 탕하고, 세회는 지극히 대하고, 인륜은 지극히 광하고, 지방은 지극히
막하다"고 하였으니 참으로 동무의 학덕은 높기만 하다.
  천시가 지극히 탕하는 말은 본래 천시의 본성은 경청한데 그 역할은 성이 하도 경청하기
때문에 보기에는 아무일도 하지 않는 것처럼 보이나 사실은 지극히 부지런하고 쉼이 없다.
이것을 탕하라고 표현한 것이다. 이것은 경청무형지기의 성을 표출하게 됨을 나타내는
것이다.
  세회가 극대하다는 것은 경쟁과 분열이 극에 이르면 먼지만 남게 되는데, 이때는 더
이상의 경쟁이나 분열이 없고 다시 하나로 통합되는 시점에 이르게 되는데 이러한 상태를
동무는 극대라 표현한 것이다.
  인륜이 극광하다는 뜻은 인륜에서의 혼란상태가 심화되면서 북방의 간대한 목기가 횡으로
퍼진다는 것을 가리키고 있는데, 이것은 북방의 간대한 음기의 늘어남을 말하는 듯 싶다.
  지방이 극막하다는 것은 삼라만상의 모든 식물이나 동물들은 겨울이 되면 활동이
둔화되고 어떤 동식물들은 긴 겨울을 휴식의 계절로 삼게 되듯이 삼라만상의 이치도
북방감의 극에 이르게 되면 그 속에 들어 있는 성도 깊이 들어가서 구별을 할 수 없게
되는데 이것을 이야기하는 것이다.
  동무는 인간의 이목구비는 천기와 서로 결부시켜서 논하였으며, 간신비폐는 인사와 서로
결부시켜서 생각하고 있다. 동무는 인간이 생명을 가지고 살아가는 데는 그 존재하는
근본이 하늘과 땅의 정신과 기운이 뭉쳐진 결과이며 이러한 생명을 가지고 살아가려면
하늘과 땅의 정신과 기운을 쉬없이 받아들여야 한다고 보고, 이러한 정신과 기운이
끊어지면 인간의 생명과 삶 자체가 불가능하다고 하며, 이것은 이목구비를 통하여
받아들이게 된다고 생각한다. 이것을 이청천시, 목시세회, 비후인륜, 구미지방이라는
논법으로 설명이 가능하게끔 된 것이다.
  이러한 것을 다시 폐달사무, 비합교우, 간입당여, 신정거처라고 설명하고 있다. 여기서
폐달사무라고 하는 것은 사무와 인사가 서로 돕게 되는 것을 뜻하는데, 폐의 금기가 목기를
끌어들여서 평정하게 됨을 뜻하는데, 금기 속에 목기가 충분치 않으면 나중에 안전한 폐의
금성을 만들지 못하게 된다. 이런 와중에서 목은 금에게 저항하면서 끌어들여져야만 안전한
금속에 목기가 생기게 되는 것이다. 폐달사무에서 달은 목이 금에게 저항하는 상태를
뜻하는 것이고, 사무는 금이 목을 끌어들여 평정하여 금속의 목기를 만듦을 뜻한다.
  비합교우에서 비는 인사의 교우와 서로 도우면서 음양의 기운을 서로 교류함을 말하는데
이러한 작용이 원활하지 못하면 모든 사물은 생과 장만의 작용이 있을 뿐이고 완성의
결실을 이루지 못하게 되는데 이렇게 되면 비는 인간의 몸에서 음양의 기운을 조절하지
못하게 된다. 이것은 금과 화가 서로 교류되지 못하게 됨을 뜻하는데 금속이 목은 화의
생장을 돕게 되는 것이다.
  간입당여라는 것은 간이 인사의 당여와 서로 교류하면서 화의 분열작용에 대비하여
당여가 있게 된다고 한 것이다. 만약에 간의 목성이 충실치 못하면 간목이 흩어져 간장은
당파를 이루는 것과 같이 분열이 일어나게 되는데 이렇게 되면 양적인 모든 활동의 기초가
흔들리게 되는 것을 가리킨다.
  신정거처에서 신은 인사의 거처와 서로 교류하게 되는데 신은 인간에게 정의 근본이 되는
것으로 모든 생장이 여기서 시작되고 여기서 쉬게 되므로 다음 단계의 준비를 하는데
이것을 동무는 신정거처라고 한 것이다.
  원문: 사무극수야 교우극성야 당여극정야 거처극치야라 하였는데--.
  해설: 수는 분별심이나 개인의 사욕이 없는 공적의 완성을 말하는데 극은 극복, 능 등을
나타내는 뜻이 있으며, 이렇게 볼 때 동무는 천기의 기운의 흐름이 천시, 사무와 같은
기운을 가진 흐름의 연결로 보고, 이러한 천기의 흐름이 곧 대자연의 이치의 근본으로 되며,
마지막의 도의 근본을 이루는 데는 천기의 근본 없이는 되지 않는다는 말인데, 이것은
사무의 극수가 이것을 깨닫게 하는데 필요하다는 것이다.
  여기서 극성 역시 천기에서의 세회의 흐름이 교우에서 극성에 이어짐 되어 생과 장을
뜻하고 있다. 다시 말하면 교우는 다음에 흘러갈 극성의 준비 단계라고 생각한 것이다.
  다음의 극정은 바로잡다의 뜻이 있는데 북방동이 영향으로 일시적으로는 삼라만상이
혼란상태에 있지만 모든 것을 정리하고 바로잡는다는 의미가 있다. 이것 역시 천기의
흐름을 이어받은 당여의 혼란상태를 정리하는 단계라고 말하고 있다. 극치도 천기의 흐름을
받은 지방을 이은 단계로써 삼라만상의 생명과 정신을 보존하여 완성시킨다고 생각한
것이다.
  원문: 함유주책, 억유경륜, 제유행검, 복유도량
  해설: 주책은 보통 분명한 계산을 뜻하는데 여기서는 음양의 비법을 밝힘을 뜻하고 있다.
동무의 이론은 천기와 이목구비, 간신비폐와 인사가 서로 연결되어 있다고 보고 있으며
천기와 인사가 서로 연결되어 있듯이 간신비폐와 이목구비도 서로 연결되어 불가분의
관계에 있다고 보는 것인데 이것만으로는 사람의 모든 내부의 활동과 생리작용이 완전하지
않다고 보고 있으며 여기에 다시 머리와 어깨, 허리와 엉덩이가 서로 이어져 있기 때문에
비로소 인간이라는 소우주를 이루게 된다고 말하고 있다. 이것을 알기 위해서 그의 자주를
살펴보자.
  원문: (동식 자주)
  함속진해 이지근본이 이속폐즉태음인 폐소고 이무청력 탁연자유후사지재 주책야,
억속고해 목지근본이소음인 비소고 목무시력 탄연 자유미변지재 경륜야, 제속유해
비지근본이 비속간즉태양인 간소고 비무후력 편연 자유억학지재 행검야, 복속야해
구지근본이 구속비즉소양인 구무미력 희연 자유시문지재 도량야,
  해설: '턱은 진해와 연결되어 있다 하고 진해는 귀의 근본이라 하였고, 귀는 폐에 속하여
있으니 청력은 또한 폐에 속하게 된다. 태음인은 청력이 약하고 후각이 발달하였으니
주책이 된다.'라고 역할 수 있는데 결국 태음인은 폐소간대하기 때문에 폐에서 목을
끌어들여 평정할 능력이 부족하여 폐중지목이 그 역할을 다할 수 없기 때문이라고 보고
이는데, 이것은 청력의 근본은 폐라고 하더라도 주책의 형성은 폐가 평정한 목기에 있다고
보기 때문이다.
  가슴은 고해라 하고 이것은 눈의 근본이라 하였고 눈이 가지고 있는 시력은 신에 속해
있으나 그 작용하는 힘은 비에 있으며, 소음인은 비소하기 때문에 시력이 약해지는 것이다.
때문에 신장의 기능이 좋아야 가슴이 튼튼하여지고 화강된 신양의 기운으로 비양으로
승하여 이것이 다시 눈으로 들어가 밝게 하는데 소음인은 이런 능력이 부족하여 경륜야라
한다.
  동무는 삼라만상과 사람의 모든 삶과 인체의 이목구비와 간신비폐의 모든 작용을
불가분의 관계에 있다고 보고 있으며, 이러한 그의 사상과 논리는 모두 사유에 속해 있다고
보며, 이러한 주장은 태양, 소양, 소음, 태음이라는 격식 안에서 모든 논리의 전개가
이루어지며 결국 이러한 논리의 전개는 동양의학의 질서가 되는 오행의 규칙이 없기 때문에
그가 설정한 방위인 폐대신소의 동, 신대폐소의 서, 간대비소의 남, 비대신소의 북이라는
사유와 십간이라는 규범만으로 설명해야 하자니 참으로 복잡하고 난해해 질 수밖에 없는
것이다. 이것은 결국 침구경락학과는 근본적으로 접목이 될 수 없으며, 깊은 의미로써의
본초학과의 접목도 난해해질 수밖에 없는 것이다. 왜냐하면 본초강목의 약물 하나하나에도
사실은 그 성과 질이 모두 경락에 속하여 있기 때문이다.
  결국 크게 보면 음양적인 면으로밖에 나타낼 수 없는 동무의 사상의학은 사상이라는
음양에 사유라는 음양으로 질서를 만들려니 음양을 작게 나눌 수밖에 없고 여기에다
십간으로 설명을 하자니 예를 들면 근본의 간목이 간금도 되는 것이다.
  결국 보이지 않게 오행의 상생과 상극의 작용을 이용하면서 각각의 작용을 복잡하게
설명만 하게 되는 것이다. 물론 중앙 태극인 심이 빠져버린 상태에서의 간신비폐로써는
정식으로 오행의 작용을 도입할 수 없는 딜레마에 빠지게 되기 때문인지도 모른다.
  어찌되었던 동무 선생은 그의 철학적이고 우주적인 유가의 기본적인 사상을 배경으로
광범위하고 오묘하게 성명론을 설명하고 있는 것은 사실이며, 이제 그이 사단론을 살펴보자.


    사단론

  동무 선생은 폐대이간소자명왈태양인, 간대이폐소자명태음인, 비대이신소자명왈소양인,
신대이비소자명왈소음인이라 하였다.
  사단론에서 단의 의미는 모든 사물이 근본을 뜻하고 있다.
  이 글자의 구조를 자세히 살펴보면 입과 산과 이가 합하여 단이라는 글자를 이루고 있다.
단은 단과 동일한 의미로 쓰일 때가 많고, 시작을 의미하는 바가 크나 잎을 합하여 만물의
태동을 강조한 것 같다.
  결국 단이라는 것은 우주 삼라만상의 근본을 밝힌다는 뜻이 된다. 아무튼 간신비페라는
각각의 장들은 태과와 불급을 서로 형성하고 대소를 이루는데 이것은 하늘로부터 받은
각각의 에너지가 틀리기 때문이며, 태양인은 폐가 크고, 간이 적고, 태음인은 간이 크고,
폐가 적으며, 소양인은 비가 크고, 신이 적고, 소음인은 신이 크고, 비가 적다는 것은 이미
성명론에서 설명한 바 있다.
  동무 선생은 예를 버리고 방종하는 삶을 비인이라 하였으며, 의를 저버리는 사람은
유인이라서 나약하고, 지를 저버리고 눈앞의 이익만 생각하는 사람을 박인이라 하고, 인을
저버리는 사람은 탐인이라고 하였다. 여기서 비는 마을이라는 뜻이 있는데 시골구석의 아주
작은 마을, 다시 말해서 오지의 촌락이나 변방의 뜻이 있고, 다른 한편으로는 지저분하다는
뜻도 된다. 유는 나약함의 뜻이 있다.
  그러면 동무 선생은 왜 이런 말을 사단론에서 하였을까?
  이것을 아래와 같이 간추려 보면 다음과 같이 성립되어진다.
  태양인 - 비인 - 예 - 폐대간소
  태음인 - 유인 - 의 - 간대폐소
  소양인 - 박인 - 지 - 비대신소
  소음인 - 탐인 - 인 - 신대비소
  필자는 참으로 난해한 이 구절에서 많은 생각을 하였다.
  예는 사람이 살아가는 무언의 약속이다. 법과는 틀리는, 사람으로서는 당연히 지켜야 할
사람과 사람간의 규범인 것이다.
  그러면 에가 가장 지켜지지 않는 곳은 어디일까? 그것은 두말할 것도 없이 가장 경쟁이
치열한 곳이 될 것이다. 결국 태양인은 양이 너무 강성하기 때문에 폐대한 미신유의
양중지음인 금기를 잘 다스려야 하는데 그렇지 못하다면 양은 더욱 치성하여지고 음은 더욱
쇠퇴하여지게된다.
  또 의의 뜻은 공익을 위하여 개인의 헛된 욕심을 버려야 함을 뜻한다.
  그렇기 대문에 태음인은 간의 목이라는 생명체를 도와주기 위하여서는 축인묘의 음기를
적당히 간에 도와 주어야 하는 것이다. 그리고 지라는 것은 각, 즉 깨달음의 최고, 완성을
뜻한다. 이것은 수승화강의 법칙에 의하여 도가에서 연정화기, 연기화신, 연신화허,
연허화합의 과정 중에서 합의 과정이라 할 수 있는데 이것은 결국 수의 결정체인 정을
수련해야 함을 말하는데, 사상체질로의 소양인은 진사오의 기운을 받아 비대신소하여 비는
화의 기운이 너무 강력하여 수기가 항상 부족하기 때문에 보충하여야 함을 말한다.
  마지막으로 인은 어질고 착함의 결정체인데 이것은 신정이 적당해야 생기게 되는데
소음인은 신대비소하기 때문에 신정의 수기는 넘치고 화기는 항상 부족하기 때문에 헛된
정욕에 사로잡혀 인을 소홀히 하기 쉽다는 것이다.
  주역에서는 사람이 살아가는 데는 사단이 있다 하였다. 일년에 춘하추동의 사계가 있듯이
사람의 덕성도 지예의인의 4가지 덕을 사단이라 하고, 여기에다 신을 더하면 오상이라
하는데, 동무 선생은 이 덕성으로 살아가는 인간사를 그의 사상체질론과 연관하여 생각한
것 같다. 여기서 사단은 사람의 살아가는 근본이 된다는 뜻이다.
  덕성의 사단오상도
  인 - 덕성의 속, 친애의 심, 생명의 지
  지 - 생명의 리, 명리의 심, 지성의 속
  의 - 생명의 입, 정의의 심, 덕성의 속
  예 - 생명의 절도, 순리의 심, 지성의 속
  사상체질을 자세히 관찰하면 사람에서 가장 중요한 체질론에서 심이 빠져 있다. 왜
그럴까?
  선생은 심을 중앙의 태극으로 보았으며, 간신비폐는 사유에 의한 네 모서리에 위치하고
있다고 생각하였던 것 같다.
  또 이것을 성인의 중앙에 있는 태극과 보통사람의 태극과는 다르다고 설명하고 있다.
  결국 서인의 사유, 즉 간신비폐는 중인의 사유보다 높고 방통, 즉 수축력과 사방으로
통하는 힘이 강하다는 말이다. 이것은 증인은 천기의 운행이 선천의 기상에 따라 움직이게
되지만 성인은 후천의 기상에 다라 움직이기 때문이다.
  결국 성인은 인의예지의 사단과 신을 합한 오상의 결단력이 강하여 그의 덕성만으로도
간신비폐의 사유가 중인의 사유보다 높다는 말이 되겠다.
  그리고 사람은 어차피 선천의 천기 때문에 사상이라는 울타리를 벗어나지 못하게 되어
있고, 비인, 유인, 박인, 탐인에 얽매여 있는 것은 마음을 맑고 깨끗이 가지느냐, 흐리게
가지느냐에 따라 달라진다고 하였다. 그러나 성인은 정욕과 사욕이 없으니 중인과 성인의
차이는 숫자로 헤아릴 수 없지만 성인인 중인이나 인간이 굴레를 쓰고 태어났으니 인간
본래의 생명력인 하나라는 원점에서 생각하면 동일하다고 말하고 있으며, 이것은 수와 화의
폭발로 생명체가 생겨나는 과정은 같다고 보는 것이다.
  또 동무 선생은 성인의 장리와 중인의 장리는 가고 거기서 나오는 재능도 같은데 성인은
사단, 즉 인의예지의 어긋남이 없이 살아가지만 중인은 개인의 사욕과 정욕에 따라
움직이기 때문에 성정이 탁해진다고 설명하고 있다.
  결국 중인의 재능은 성인의 재능과 차이가 많은 것은 인간의 몸 속의 사단인 간신비폐의
탓이 아님을 설명하고 있다.
  또 선생은 사람의 내면세계에서 우러나오는 호연지기에 대하여 설명하고 있는데,
호연지기라는 말은 원래 맹자께서 '아선양오호연지기'라고 한 데서부터 시작되었다.
  선생은 호연지기는 페비간신에서 나오는데, 호연지기가 나오는 이는 심이다라고 하였다.
이 말은 호연지기 그 자체는 음기를 띠고 있기 때문에 폐비간신에서 나오지만 그 이는
양기이며, 하늘에 속하기 때문이다.
  인의예지로 사단을 잘 다스리고 청탁의 분별을 가려 사려 깊은 삶을 살고 깨끗한
마음으로 살아간다면 비박탐유의 사욕이 든다 하여도 억제할 자제력이 생겨나는 것은 심의
본이 태극이기 때문이라는 말이다.
  성인의 마음에 사욕이 없는 것은 성인은 천하가 어지럽고 민심이 흉흉한 것을 걱정하는
마음이 앞서서 욕심을 낼 시간이 없고, 자기의 안일을 생각하지 않기 때문에 학문의 연구와
지도에 열과 성을 다한다는 말일 것이다.
  사상체질에서 태양인은 애성이 원산하기 때문에 노정이 촉급하다고 하였는데 이것은
태양인은 성격이 깡마르고 인정이 없다는 뜻이다. 그렇기 때문에 양이 치성하여져서 폐에는
양기가 더욱 몰려들게 되고, 노정의 치성한 양기와 간의 음기가 서로 상격되니 폐는 더욱
커지고 이것을 막으려는 간은 움츠려들 수밖에 없으니 폐대간소하다고 보는 것이다.
  소양인의 애성은 촉급하고 노성은 포, 즉 주위를 싸고 있는 형국이 되어 비에는 화가
치성하여 지고 신의 음기가 비의 치성한 양기와 상격하게 되니 비의 치성한 양기를
막으려는 신의 음기는 더욱 작아져서 비대신소하게 된다고 본 것이다.
  태음인은 희성이 넓고 길게 퍼져 있고, 낙성이 촉급하여지게 되며, 희성이 넓게 퍼지면
간에 양기가 치성하여지고 폐의 음인 금기가 쇠퇴하여져서 간대폐소한 것이다.
  이것은 신에서 간의 목기가 생겨날 때 축토의 기운이 퍼져서 간에 양기를 너무 치성하게
되며 폐의 음기는 이것을 막을 힘이 약하게 도어 점점 쇠퇴하게 되는 것이다.
  여기서 잠깐 동의학의 근본을 또 짚고 넘어가야겠다. 본래 희나 낙은 오행으로 보면
심속이 되는데 동무의 사상의학은 희를 양에, 낙을 음에 속하게 하여 음양으로만 설명하려
하고 있으니 참으로 복잡할 수밖에 없지 않은가?
  또 소음인은, 낙성은 깊이 스며들고 희성은 촉급하여지는데, 소음은 태괘의 상에 있기
때문에 신에 양기가 투입될 때 너무 많아져서 간금의 음기와 비의 음기가 이를 막으려 하니
힘이 부족하기 때문에 신대비소한 것이라고 설명이 되겠다.
  그런데, 신은 원래 음장인데 양이 많이 투입된다 함은 무슨 뜻인가? 그것은 신정을
의미한다고 보면 별무리가 없겠으나 이 때 비가 가지고 있던 화성이 신에 빼앗기게 되므로
비소가 된다고 설명이 된다.
  또 선생은 폐기는 직이신이라 했고, 비는 율이포며, 간기는 관이완이고, 신기는
온이축이라 했다. 여기서 직이라는 말은 정직하다, 바르다, 곧다의 뜻이 있고 신은 펴다,
늘어나다의 뜻이 있게 된다. 결국 폐는 내부의 화로써 금을 단련하여 곧게 편다는 뜻이
된다.
  결국 같은 상초에 자리하고 있는 심의 무서우리 만치 뜨거운 양중지양의 불기운으로 금을
단련하면서도 그의 본성인 음으로 억제하고 견제하는 뜻일 것이다.
  율은 엄하다, 공손하다의 뜻이 있고, 포는 감싸다, 포용하다의 뜻이 있다. 결국 비는
상초의 화기와 그 본성인 음기을 적절히 섞어 상초의 강한 화성과 하초의 강한 수기를
조정한다는 뜻이다. 관은 너그럽다의 뜻이 있고, 목이 살아가려면 수가 있어야 함은
물론이고 그 생장과 발육에는 화성이 빛이 필요하다.
  결국 간은 관하고 완함으로써 비의 조절작용을 도우면서도 독특한 관완으로 다른 장기를
도와서 사람의 몸이 살아가는데 부드럽게 해 준다는 뜻인데 이것은 현대 의학적으로 본다면
간의 해독작용과 여러 가지 대사작용을 의미한다고 보면 편할 것이다.
  신은 신대비소하기 때문에 신의 수에서 양을 얼어붙게 하려는 성질이 강하다. 이것을
술에서 부드럽게 하여 해자에서 모아 두려고 하는 것을 의미한다.
  금방 화를 냈다가 또 풀어졌다가 하면서 변덕을 자주 부리게 되면 허리와 옆구리가 자주
압박되는 느낌을 받다가 또 풀어졌다가 하는데 옆구리에는 간이 있어서 이러한 상태가
계속되면 간이 상하게 된다 하였다.
  이것은 노, 즉 화를 내면 간이 손상을 받는 것은 노를 오행으로 보면 간속이기 때문인데
사상체질로는 태양인이 여기에 속한다. 태양인이 화를 자주 내게 되면 간의 노기가 사양이
되어 상승되는데 폐금지기가 사양이 기운 때문에 간을 도울 수 없게 되고 폐금지기 혼자만
점점 커지게 되고 간의 본래의 음기는 점점 약해져서 폐대간소하게 된다고 설명할 수
있겠다.
  웃었다 화를 냈다가 하면서 자주 변덕을 부리면 흉액에 지장을 초래하는데 흉액은 비가
자리하고 있으며 이렇게 되면 비가 상하게 되고, 비가 상하게 되면 상초의 양기를 하초로
공급하는 역할이 순조롭지 못하게 되고, 이렇게 되면 신의 수기는 점점 왕성하게 되는 즉,
결국 소음인은 신대비소하게 된다고 설명할 수 있겠다.
  여기서 또 오행을 설명하지 않을 수 없는 것은 기쁘다, 즐겁다, 웃는다는 모두 오행에서
심속이 되는데 사상의학에서는 심이라는 자체를 논할 수 없기에 희락을 음양으로 나누어
설명할 수밖에 없는 것이다.
  슬퍼하였다 말았다 하며 척곡이 굴신한다 하였는데 이 말은 허리가 앞으로 숙여진다는
뜻이 되고, 척곡은 신이 자리하고 있어서 심하면 신이 상한다 했는데, 이것을 풀어서 설명해
보면 애는 본래 오행으로 보면 폐속이 되는데 슬픔이 지나치게 많았다 적었다 하면 상초의
기가 하강을 하는데 지장을 초래하고, 이렇게 되면 신수는 강화의 기가 부족하고, 강화의
기가 부족하니 승해야 할 수력이 승하지 못하고 남아 돌게 되니 소양인은 비대신소하다고
풀이할 수 있다.
  낙했다 말았다 하면 어깨 뒤의 배부가 지장을 초래하게 되고, 이렇게 되면 폐가 상하게
된다고 하였는데 원래 역으로 보면 낙은 오장에 배속되어 있지 않다.
  결국 낙은 희와 성질이 비슷하다고 할 수 있고 희는 심속이다. 결국 즐거움의 극치는
심을 상하게 되고 폐는 양중지양인 심에서 심한 화성을 견제하는 양중지음이 된다.
  이렇게 되면 폐 역시 음이 기승을 부리면서 힘이 약하게 되는데 간목을 견제하는 폐금이
세력이 약화되니 자연히 태음인은 간대폐소하게 된다고 설명할 수 있다.
  동무의 사단론 요점을 정리하면서 또 짚고 넘어가야 할 중요한 대목은 그의 사단론의
마지막에 다음과 같은 대목이 나온다.
  희노애락지미발 위지중 발이개중절자 위지화라는 말인데, 결국 희로애락이라는 것은
인간에게 있어서 감정의 표현인 것이고 이러한 감정의 표현은 벌써 유가에서 말하는 중화의
덕, 즉 중용은 아니며, 중용은 희로애락이라는 감정의 표현이 되기 전의 상태라고 보는
것이다. 그러나 희로애락이라는 사상적인 감정의 표현이 되었다고 하더라도 그것을 조절할
수만 있다면 결국 중용의 화에 도달하게 된다고 하는 것이 동무의 주장이다.
  물론 맞는 말이다. 그러나 그 조절하는 방법론은 어디에 있는가? 단순히 그가 주장하고
있는 사상으로만 조절이 가능하다는 말인가? 아니면 한약으로만 가능하다는 말인가?
  필자는 위대한 동무의 사상인 사단론을 정리하면서 가슴 한 모퉁이에 뭔가 아쉬운 여운이
남는 것은 필자의 천학 탓으로 돌리며 접는다.


    확충론

  '동의수세보원'의 성명론과 사단론은 사실 그의 사상의학의 기본적인 개념이 다 들어
있다고 보아도 무난하지 않을까? 확충론은 성명론과 사단론을 보충한 설명이라고 보면
무난할 것이다. 일단 본문부터 몇 줄 살펴보고 해설에 임하자.
  원문: 태양인 애성원산이노정촉급 애성원산자 태양지이 찰어천시이 애중인지 상기야
애성비타야 청야 노정촉급자 태양지비행어교우이 노별이지모기야 노정비타노야

  소양인 노성굉포이  애정촉급 노성굉포자  소양지목찰어세회이 노중인지상모야
노성비타시야 애정촉급자 소양지폐 행어사무이 애별인지모기야 애정비타애야

  태음인 희성광장이락정촉급  희성광장자 태음지비  찰어인륜이 희중인지상조야
희성비타후야 낙성촉급자 태음지신 행어거처이 낙별인지보기야 낙정비타락야

  소음인 낙성심확이희정촉급  낙성심확자 소으지구  철어지방이 낙중인지상보야
낙성비타미야 희정촉급자 소음지간 행어당여이 희별인지조기야 희정비타희야

  해설: 여기서 몇 개 단어의 의미를 헤아리고 넘어가자. 찰이라는 것은 자세히 살펴보는
것을 의미하는데, 우리가 어떤 사물을 살필 때 관찰한다고 말하며, 관과 찰은 살피는 것은
같으나 내용은 틀린다. 관은 내면의 깊은 곳을 살피는 것이요, 찰은 외형을 살피는 것이다.
또 본문에서 중인의 뜻은 불가의 중생의 뜻과 유사하다. 다시 말하면 보통의 평인의 뜻이
깊은데, 세상살이에 바빠 밝음과 깨침의 깊은 뜻을 모르고 살아가는 대중의 사람들이다.
여기서의 중은 분열을 일삼아 참밝음을 모르는 상을 뜻하는 것 같다. 별은 개별, 각각의
뜻을 가지고 있는데 역시 분열을 뜻하고 있다. 기는 속임수를 뜻하는데 역서 상기는
문맥으로 보아 스스로의 힘이 부족한 상태를 의미하는 것 같다.

  태양인은 애성이 원산하여 노정이 부족하다고 하였는데 이것은 공중에서 들려오는 소리를
귀가 자세히 들으려 하나 오행으로 보면 귀는 신속이 되는데 동무의 사상에는 오행이 없기
때문에 애성의 원산은 소리를 귀가 찰하려는 것이고, 노정의 촉급은 태양인의 폐의 기운이
들으려 하나 간소한 목기가 이를 싫어함을 뜻한다. 결국 오행으로 다시 조명해 보면 귀가
소리를 잘 들으려 하나 신기의 부족으로 인함인데 이것은 수승 화강의 대원칙에 의하여
수가 승하려면 강력한 화가의 강이 있어야 함에도 결국 심화의 하강하는 힘이 부족하기
때문으로 풀이할 수가 있는 것이다. 결국 상성하허하여 신기부족에서 오는 청력이 좋지
못함을 복잡하게 설명하고 있는 것이다.

  이것을 천시에 결부하여 설명하려 하니 참으로 복잡하여지고 난해하여지는 것이다.
  해설: 소양인의 노성굉포는 다음 문장의 세회가 이어지는 것을 보아서 시력을 뜻하고,
애정은 간에서 상승되는 기운으로 시력이 형성되는데 이러한 작용을 원활하게 도와주는
화기의 작용을 뜻하는데 역시 동무의 이론에는 오행이 없기 때문에 비화라고 한다.
  결국 이것 역시 간기운의 작용이 상승하는 데는 심화의 작용이 필요하고, 나무는 불이
있어야 열이라는 에너지를 발산하는 것이다.
  이러한 것을 동무는 노성은 시력이며, 이러한 시력을 나오게 하는 근원은 수정으로 보고
있으며, 수정은 음적인 기운이며, 이러한 기운을 간에서 생기게 하며, 간에서 생긴 기운은
간양의 기가 되어 위로 상승되는 과정에서 비화의 도움을 받게 된다고 주장하고 있다.
수정이 처음 폐음에서 생길 때 양성의 방해를 받게 된다고 주장하며, 결국 소양인은 시력이
약하다는 설명을 오행적으로 간단히 설명이 되는 것을 난해하게 설명하고 있는 것인데 이런
난해함이 동무가 펼치는 사상의학의 깊은 맛인지도 모른다.
  해설: 태음인은 코의 후각이 약하게 되는 것을 설명하는 것인데, 이것을 오행으로 살피면
코는 폐속이 되며 후각이 좋게 되려면 폐가 건강해야 하는 것이다. 그런데 토생금하여
비습의 기운이 폐를 도우려면 역시 화생토하여 심화의 불기운이 필요한 것인데, 태음인은
비실되어 화생토된다고 하더라도 비토의 기운이 벌써 사기가 많아 양질의 비습을 폐에
전달하지 못하여 코가 나빠지는 것이다.
  이것을 유가적인 학문과 접목시켜서 해설하려고 하니 참으로 난해하여지는 것이다.
  해설: 소음인은 미각을 느끼는 감각기관인 입의 작용이 원활하지 못한 것을 설명하고
있는데 입은 오행으로 보면 혀가 비토에 속하게 되는데, 동무의 이론은 소음인은 낙성은
많으나 희정이 부족하게 되어 입이 중인의 음을 한데 모아 지방을 보호하는 것을 낙 즉,
즐긴다고 풀이할 수 있고 희정이 부족하다는 것은 사람이 당여에서 일을 할 때 다른 사람의
도움이 기쁨을 주는 것에 비교할 수 있다.
  그러나 이것을 오행적으로 보면 웃음이 심속이 되어 사상의학의 낙, 희도 오행적으로
보면 결국 심속이 될 수밖에 없다.
  혀는 비토에 속하며 심과 토는 모자관계인 상생의 관계에 놓이게 되는데 허즉보기모의
대원칙에 의하여 비토는 항상 심화의 도움을 필요로 하게 되는데, 만약 심화의 도움이
부족하다면 비토의 기운이 쇠약해지고, 비토의 기운이 쇠약해지니 자연히 입맛이 떨어지게
되며 혀의 작용도 원활하지 못한 것이다.
  원문: 태양지이능광박어천시이 태양지비불능광박어인륜 태음지비능광박어인륜이
태음지이불능광박어천시 소양지목능광박어세회이 소양지구불능광박어지방
소음지구능광박어지방이 소음지목불능광박어세회
  해설: 여기서 광박이라는 뜻은, 넓고 두껍게 퍼져나감을 의미하는데, 태양인은 천시에서
청력이 강화되지만 코는 인륜에서 작용이 원활하지 못함을 설명하고 있는데 여기서 다시
오행적으로 살펴보면 원래 동무의 사상의학에서는 이속폐가 되지만 기존이 동양의학에서는
귀는 신속이 된다. 결국 태양인은 신의 작용이 원활하여 청력에는 별문제가 없으나
호흡기질환이 잘 오는 체질이라 후각에는 문제가 있다는 말이 된다.
  다만 한 가지 문제가 되는 것은 사상의학으로 보면 이속폐가 되고 태양인은 호흡기계통이
약한 체질인데 어떻게 청력이 원활할까? 라고 생각할지 모르나 이것은 앞의 성명론이
해설에서 잠시 짚고 넘어갔으나 다시 한번 짚고 넘어가면, 주역에서는 손위이라 하였고
황제내경에서는 이속신이라고 하였는데 주역의 손위이는 귀가 소리를 들으려는 청력의
작용이 손괘의 상을 취하면서 신을 포용하는 것을 의미하는데 주역에서는 성은 신이 발하는
단계라고 보는 거이다. 손괘는 사상적인 방위로 보면 동남방에 위치하지만 남방의 지배를
받고 있다.
   남 태양인-폐대간소-
   동 소양인 폐대신소
   서 소음인-신대폐소-
   북 태음인-간대폐소-
  태음인은 간대폐소하기 때문에 코가 냄새를 맡는 데는 별문제가 없지만 청력에는 문제가
있다는 설명이 되며, 원래 동의학은 간이 나쁘면 폐를 보하는 침자 치료를 하게 되는데
금극목의 원리를 이용하기 때문이다.
  일단 코는 호흡기계통으로써 후각에 문제가 있다면 오행으로 코를 주관하는 폐를
다스려야 하는데 폐가 허나 실이 되면 직접적인 폐를 보사할 수도 있으나 상극인 심을
다스려서 치료해야 함이 원칙이나, 태음인은 후각에 문제가 없고 청력에 문제가 있다는
것은 귀는 이속신되기는 하지만 금과 수는 모자관계가 성립이 되어 폐의 기능이 원활하지
못하면 그의 아들의 관계에 있는 신 역시 기부족이 되어 청력에도 문제가 생기게 된다고
설명할 수 있다.
  소양인은 비대신소하여 시력은 좋으나 입맛에는 문제가 있다는 말인데 여기서 비대하다는
것은 비의 기능이 너무나 왕성하여짐을 의미한다. 오행으로는 목극토되어 목과 토는 서로
상극이 되지만 토가 목을 이길 수 없기 때문에 비습의 기운이 목이라는 나무를 도와주는
결과가 되어 시력이 좋고, 비실로 인한 지나친 식욕도 오히려 문제가 있다는 것이 아닐까?
  소음인은 신대비소하여 입맛은 별문제가 없지만 시력에는 문제가 있다는 말인데,
여기서도 신대는 역시 신의 작용이 왕성함을 의미한다. 혀는 오행으로는 비속이 되는데
토극수하게 되어 지나친 수의 항진을 막게 되어 입맛에는 별문제가 없고, 수생목이 되기는
하지만 신대의 너무 많은 수기가 심화의 상승하는 작용에 오히려 지장을 주어 목에는
해롭게 되어 시력에는 문제가 있지 않을까?
  원문: 태양지비 능용통어교우이 태양지간 불능아립어당여 소음지간 능아립어당여이
소음지비 불능용통어교우 소양지폐 능민달어사무이 소양지신 불능항정어거처 태음지신
불능민달어사무
  해설: 용통이라는 것은 용감하게, 혹은 용기있게 통일하는 것을 말하고, 아립이라는 것은
용통과 비슷하나 하나가 되어 나오는 상을 의미하고, 민달은 빠르게 도착함을 의미하며,
항정에서 항은 언제나 변함없다는 뜻이 깊으나 여기서는 장래에 대한 어떤 대비, 준비의
뜻이 깊다. 태양인은 간소하기 때문에 언제나 목기가 부족하며, 목기가 부족하니 자연히
목생화되어야 할 화기가 부족할 수밖에 없는데 여기서의 화기는 간화가 된다. 간화라는
것은 오행에는 없다.
  소음인은 수생목되어 간기능은 좋게 된다. 그러나 수극화되기 때문에 화가 약해져서 심이
언제나 약하게 되는데 사상의학에서는 심이 없으니 폐화라고 할 수밖에 없고, 결국 폐화는
약해질 수밖에 없는 것이다. 결국 심화가 폐화로 될 수밖에 없는 모순이 사상의학 자체의
이론에서 발생하고 있다.
  원문 그대로 풀어보면 소양인은 비대신소하기 때문에 폐가 용통하는 데는 신속히 도울 수
있지만 신소하기 때문에 거처에서는 항정할 수가 없다고 되는데 참으로 난해한 구절이라
아니할 수 없다.
  세회라든지 지방, 거처, 교우라는 용어는 옛날 순수한 유교 문화시대의 생활 용어라고 할
수 있는데, 이러한 것을 의학에 난해하게 삽입하니 사상의학 그 자체가 좀 이상스럽게
흘러가는 걸 독자 여러분도 느낄 것이다. 그렇다고 사상의학이 틀렸다는 것은 아닌데 쉽게
풀어도 될 학문을 구태여 어렵고 난해하게 풀어야만 한다는 것이다.
  결국 오행은 토생금하여 비가 폐를 쉽게 돕는 것은 상생이 모자 관계이기 때문이고, 신을
도울 수 없는 것은 토극수되기 때문이라고 설명이 되겠다.
  다음의 태음인 역시 같은 원리가 되는데 태음인은 수생목되어 간대한 태음인이 수인 신
즉, 거처를 돕는 데는 별무리가 없으나 금극목되어 간과 폐가 직접적으로 도울 수 있는
관계는 아닌 것이다.
  위에서 몇 개의 원문을 살펴보고 순수한 사상의학적인 방법과 또 오행으로 보는 관점을
고찰하여 보았는데 결국 이러한 사상의학적인 방법을 그대로 사람의 체질과 적용시켜서
사용할 수 있는지? 있다면 과연 그런 의료인은 과연 몇이나 될까를 생각하여 보자.
  동양의학에서 체질론은 참으로 중요하며 실제 진단에서 빠뜨려서는 안될 중요한 과제
중의 하나라고 볼 때 동의학을 연구하는 학자로써 가슴 한 모퉁이에 아쉬움이 남는 것은
필자만이 느끼는 감정일까?
  확충론의 본문 해설을 중도에서 접게 되는 것은 이미 성명론과 사단론의 보충 설명이기
때문인 것도 있지만, 동무 선생이 체질적용 방법이 사람의 이목구비와 오장육부의 모든
작용을 성리학적인 용어 표현을 이 정도의 오행적인 관점에서의 해설로도 충분하다는
필자의 좁은 소견 때문이라 여기면서 그의 위대한 장부론으로 넘길까 한다.


    장부론

  원문: 폐부위 재추하배상, 위완부위 재함하흉상고, 배상흉상이상 위지상초, 비부위 재예,
위부위 재격고, 에격지간 위지중상초, 간부위 재요, 소장부위 재제고, 요제지간 위지중하초,
신부위 재요척하, 대장부위 재제복하고, 척제이하 위지하초
  해설: 예는 등심마루뼈 예이며, 추는 이마 붉어질 추이고, 완은 밥통 완이다. 일반적인
동의학은 위와 완을 동일한 위장으로 보고 있는데, 동무는 완을 식도로 보고 있다.
  대개 동의학에서 상, 중, 하초의 구분은 턱의 승장혈에서부터 명치 부근의 구미혈까지를
상초라 하고, 구미혈부터 배꼽 위의 수분혈까지를 중초, 그 아래를 하초라 하는데 이것은
동무 선생이 구분이나 기존의 동의학이나 별로 다를 바 없다.
  그러나, 중초에서 동무는 중상초와 중하초로 분리하여 놓았다. 왜 그랬을까? 우리가
생각하는 일반적인 고전의 동의학적인 개념의 중초는 비, 담, 위, 소장이 자리하고 있으며
간은 하초에 속한다고 보고 있다.
  동무는 비간과 위소장의 성질이 다르므로 그렇게 구분하여 놓은 것 같지만 일반적인
중초의 동의학적인 방식으로 보면 중초는 그냥 중초일 뿐이며 그 성질의 특성으로 굳이
나누려 한다면 상초나 하초 역시 똑같이 구분하여야만 이치에 맞는 것이다.
  동양사상에서 일반적으로 중이라고 하면 중용을 의미하고 있으며, 이것은 모든 것을
포용하는 의미가 있으며, 바른 길의 의미가 짙다. 따라서 동무는 상초의 심, 폐의 모든
작용과 하초에서 신, 간의 모든 작용도 중초의 기능적인 면이 원활해야 한다고 보고
중상초와 중하초로 나누어 놓았지만 설득력이 없는 것은 기존의 동양의학적인 중초 역시
같은 논리로 설명이 되기 때문이다. 뿐만 아니라 동무는 위의 장은 비로 보고 소장의 장은
간으로 보고 비의 기운이 위에서 작용하고 간의 기운은 소장에서 작용한다고 하며 위는
열화작용을 하고 소장은 양화작용을 하여 음식물의 영양을 흡수한다고 보는데 원래 기존의
동양의학에서는 소장의 장은 심이 되는데 동무는 심은 중앙의 태극이기 때문에 다른 부의
장이 될 수 없다 하여 소장의 장을 간으로 설정하여 동양의학의 이론 전체를 흔들어
버리는 것이다.
  뿐만 아니라 동무는 인간이 먹고 살아야 하는 으식물인 수곡도 온기, 열기, 양기, 한기의
성질로 나누어 인체의 각 장부나 기관에 머물어 오장육부를 원활하게 한다는 이론을 아주
유가적인 논법으로 상세히 설명하고 있는데 동무가 설명하고 있는 것의 원문을 한 가지만
살펴보자.
  원문: 설지진해 이지근본야 유지고해 본지근본야 제지유해 코지근본야 성기지야해
입지근본야
  해설: 혀 밑의 진해는 귀의 근본이 되고, 젖의 고해는 눈의 근본이 되고, 배꼽의 유해는
코의 근본이 되고, 성기의 야해는 입의 근본이 된다.

  이 원문 앞에서 벌써 동무는 소곡이 기운 중에서 가볍고 맑은 온기는 위에서 진액으로
변하여 혀 밑에서 진해를 이루게 되고, 음식물의 열기는 위에서 끈적끈적한 상태가 되어
양쪽의 젖에서 고해를 이루게 되고, 수곡의 양기는 소장에서 유화하여 배꼽에서 유해를
이루게 되고, 또 수곡이 기운 중에서 차가운 기운은 대장에서 액화되어 전음의 털 내부에서
야해가 되는데 야해라는 것은 액이 머무는 집이라고 설명하고 있으며, 야해에서의 맑고
깨끗한 기운은 다시 입으로 올라가서 정이 되고 이것이 다시 방광으로 내려가서 정해가
되어진다고 하고 있으며, 정해란 정기가 머물어 있는 곳이라고 설명하고 있다.
  또 정해의 맑은 기운은 신으로 가고 탁한 기운은 위로 가기 때문에 대장과 전음과 입과
뼈는 신의 당에 속하게 된다고 설명하고 있는 것이다.
  여기서 꼭 짚고 넘어갈 것은 동무가 말하는 진해라든지 고해라든지 유해라든지
정해라든지 하는 것들은 과연 무엇을 말하고 있는가? 동양의학의 순수한 인체에서 기의
수승화강의 법칙대로 설명해도 결국은 똑같은 결론에 도달하게 되는데 이런 것들은 기존의
양중지양과 양중지음 그리고 음중지음과 음중지양의 이론으로 설명이 가능하다.
  동무는 그의 <장부론> 마지막에서 심위일신지주제라고 밝히고 있는데 참으로 맞는
말이다. 필자가 동무의 장부론도 이렇게 짧게 해설을 마치는 것은 이미 그의 사상의학에서
가장 핵심적인 성명론이나 사단론, 확충론에서 설명되어진 지극히 유가적인 방식의
설명이기 때문에 기존의 동양의학의 오행적인 사상과는 전혀 상통이 되지 않으며 또 된다고
해도 굳이 어렵게 설명하고 있는 이유 때문이라고 변명한다면 이유가 안될까?
  그의 동의수세보원이 순수한 한반도에서 그가 창안한 하나의 학문이라고 하더라도 전혀
보편성이나 타당성이 동양의 오랜 역사를 가진 의학과 일치하지 않고 있으며, 그의 논리로
풀어가더라도 필자가 해설을 하면서도 밝혔지만 결국 마지막에 가서는 결국 오행적인
방법과 일치하고 있는 부분이 많은 것이다.
  동무의 동의수세보원의 가장 핵심적인 뼈대를 이루는 성명론, 사단론, 확충론, 장부론은
그가 가지고 있는 천경인애의 사상이나 의학에 대한 끝없는 정열을 이해할 수 있다고
해설을 하고 있는 본인은 보고 있다.
  그리고 그의 <의원론>을 해설하지 않은 것은 그의 독특한 체질론과 유가적인 논법으로
한약으로만 병의 치료 방법이나 해결 방법을 제시하기 때문이다. 물론 그는 뛰어난
약물학자이기 때문에 약물 이외의 다른 방법을 제시할 수 없었기 때문일지는 몰라도 모든
병을 약물에만 의존할 수 없는 것은 수천 년의 역사를 가진 동양의학은 약물 이외에도 여러
가지 훌륭한 치료법들이 있기 때문이다. 굳이 약물에 의한 치료방법을 이야기하자면 동무의
난해한 방법이 아니더라도 대단히 뛰어난 약물 치료법들이 수없이 많이 있다고 할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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