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의약

뚱뚱한 사람의 시간은 더 빨리 흐른다

by Casey,Riley 2022. 12. 2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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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뚱뚱한 사람의 시간은 더 빨리 흐른다.
 
  The grand biological clock
  < 뚱뚱한 사람의 시간은 더 빨리 흐른다>

  V.M. 딜만 지음

  * 차례

  프롤로그
  자기 발견을 위한 생명과학

  제1장/ 시상하부
  삶과 죽음을 조절하는 생명시계

  제2장/ 스트레스와 질명
  개와 고양이가 만났을 때

  제3장/ 항상성 이탈의 법칙
  생식과 죽음을 위해 고향으로 돌아오는 태평양 연어

  제4장/ 적응질병
  세월은 스트레스다

  제5장/ 갱년기
  생식능력이 없는 생명체는 살 가치가 없다

  제6장/ 식욕조절
  갑자기 장어구이가 먹고 싶을 때

  제7장/ 비만
  질병을 짊어지고 다니는 사람들

  제8장/ 비만과 질병
  비만은 병중의 병이다

  제9장/ 동맥경화와 대사면역 저하
  암으로 가는 고속도로

  제10장/ 암과 암친화성
  사람은 누구나 언젠가는 암에 걸린다

  제11장/ 노화
  노화는 가장 보편적인 질병이다

  제12장/ 질병발생의 모델
  인간은 누구나 질병의 씨를 기르고 있다

  제13장/ 건강의 기준
  뚱뚱한 사람의 시간은 더 빨리 흐른다

  제14장/ 가속성장
  뚱뚱한 여성이 낳은 아이는 역시 뚱뚱하다

  제15장/ 여성과 남성
  여성은 서른살부터 10년 동안 나이를 먹지 않는다

  제16장/ 노화지연
  노화는 치료할 수 있는 질병이다

  제17장/ 완전한 의학
  통합의학으로 가는 길

  에필로그
  꿈에서 새로운 꿈까지


@
  프롤로그
  자기 발견을 위한 생명 과학

  당신의 몸속에는 당신의 일생을 재는 시계가 들어있다.
  이것이 바로 총괄 생체시계이다.
  이것을 아는 것이 바로 당신 자신을 아는 것이다.

  인간의 신체를 작은 우주, 즉 소우주라고 부른다.
  이 거창한 말이 왜 필요할까? 독자들은 이 말이 너무 비약했다고 느낄 것이다. 죽으
면 한 줌 재로 돌아가는 신체가 무엇이 그리 소중하여 '우주'라는 단어까지 붙이는가
에 대한 답이 바로 이 책이다. 소련은 지금까지 신의 존재를 인정하지 않는 유물론 사
상에 따라 인체를 연구해 왔다. 그런데 그 결과 서양 의학에서 소홀히 했던 문제를 더 
깊이 연구하여 '생체 시계'라는 개념을 끌어내었다. 즉 생명체가 스스로 조절되는 통
합 기능을 찾아내었던 것이다. 이런 과정에서 소련 의학은 동양의 한의학 개념과 서로 
통하게 되었다. 이제는 전문성을 자랑하는 서양 의학 대신에 신체를 하나의 연결된 고
리로 보는 통합 의학의 세계를 추구하게 된 것이다. 바로 자기 발견을 위한 생명 과학
인 것이다. 이 책을 읽다 보면 인간의 신체를 관리하는 '그 무엇'이 있다는 것을 알게 
된다. 그것은 일단 생체 시계라거나 시상하부라는 말 등으로 표현되지만 실제로는 그 
존재를 명확히 밝힐 수 없다.
  그러나 다음과 같은 사실이 인간의 의지로 이루어지는지 생각해본다면 생체 시계라
는 개념이 더 명확해질 것이다.
  여자의 평균 수명은 남자보다 대략 10년 길다. 그에 대한 대답으로 이 책은 여자가 
생식을 하는 데 대한 보상으로 생명의 시계를 10년 동안 멈추게 해준다는 것이다. 그
러기 때문에 난소를 제거한 여자에게는 그 보상의 세월 10년이 주어지지 않는다. 이것
은 분명 인간의 의지가 아니다.
  요즘의 소녀들은 예전의 소녀들보다도 월경을 빨리 시작한다. 지금의 어머니 세대들
만 해도 열다섯이나 열여섯살에 초경을 경험했으나 요즈음의 아이들은 열두살쯤에 초
경을 한다. 요즈음 소녀들이 그것을 원해서인가? 그렇지 않다. 그것은 단지 식생활 변
경에서 오는 작은 변화에 지나지 않는다. 생체 시계는 체내에 축적된 지방의 양으로 
월경을 언제 시작할지 결정한다.
  초경만으로 비교된 예전의 열여섯살 소녀와 요즈음의 열두살 소녀의 공통점은 몸무
게다. 바로 몸무게가 45킬로그램에 이르는 나이가 예전의 열여섯살이고, 지금의 열두
살이었던 것이다. 이 점에서 특이한 것이 있다.
  그렇다면 몸무게가 45킬로그램에 이른 소녀는 누구나 월경을 시작하는가? 대답은 간
단하다. 그렇지 않다. 체조나 무용을 하는 소녀들은 체중이 45킬로그램을 넘어도 월경
을 하지 않는다. 운동 선수들이 다른 보통 소녀들보다 월경을 늦게 시작하는 것은 무
엇일까? 바로 지방이 모자라기 때문이다. 이러한 원리는 본문에서 자세히 설명될 것이
다.
  우리가 놀랄 일은 이런 것만이 아니다. 강아지를 낳은 암캐를 주의깊게 살펴보자. 
수태 기간이 왜 60일일까? 누가 가르치거나 지시한 적이 없었는데도 모든 개의 임신 
기간은 60일이다. 새끼를 낳자마자 태를 먹어치우고 탯줄을 끊어내는 것 하며 새끼의 
배설물을 먹어치우는 것을 예사롭게 보아서는 안된다. 이것은 천년 전의 암캐로부터 
지금의 암캐에 이르기까지 조금도 변함없는 과정이고 전통이다.
  인간도 다 자라기 전에는 자신의 키가 몇 센티미터가 될지 알지 못한다. 갑자기 장
어구이가 먹고 싶은가 하면 국수는 쳐다보기도 싫을 때가 있다. 몸이 아파도 무슨 병
에 걸렸는지, 언제 어떻게 치료될지도 모르지만 웬만한 것쯤은 어느날 갑자기 낫게 된
다.
  '나'라고 생각했던 신체, 그것은 분명 누군가의 감시를 따로 받고 있는 게 틀림없
다. 그는 누구인가? 신인가? 아니다.
  그것은 바로 Biological Clock, 생체 시계다.
  난자와 정자가 결합되어 당신의 존재가 서는 순간부터 당신을 컨트롤해 온 바로 그
것, 생체 시계가 신의 분신이라고 한다면 지나친 비약일까? 우리 인류가 그렇게도 알
고 싶어했지만, 아직도 풀리지 않는 '영원한 의문'들이 있다. 그 중의 하나가 인간은 
과연 얼마나 오래 살 수 있을까 하는 것이다.
  왜 생명체는 죽어야하는가? 자연사의 원인은 무엇인가? 이러한 의문들이 가장 궁금
한 문제가 아닐까? 이 세상에서 죽고 사는 문제보다 더 큰 문제는 없다. 자연 환경에
서 살고 있는 동물들이 죽는 원인은 자신들의 적, 질병, 그리고 굶주림이다. 그렇기 
때문에 이 세 가지 원인만 제거한다면 동물들은 누구나 그 종이 가지고 있는 천수를 
누릴 수 있을 것이다. 그러나 역설적으로 이 세 가지 원인으로 인해서, 실질적으로는 
어떤 동물들도 늙어 죽는 자연사를 할 때까지 생존하지 못한다. 그래서 마침내 단 하
나의 예외도 없이 누구나 죽게되는 것이다. 그러나 역사학자들은 인류가 문명을 일으
키기 시작한 때부터 수명을 연장시키려고 부단히 노력해 왔다는 것을 알고 있다. 결국 
인류는 '노화'(aging)라 부르는 현상들을 만나게 되었고, 노화가 자연사의 궁극적인 
원인이라고 생각하게 되었다. 인체가 궁극적으로 죽음에 이르게 되는 것을 자연사라 
한다면 그 자연사의 원인이 노화라는 것이다. 죽음의 원인을 두 가지 부류로 나누어 
생각해 볼 수 있다. 즉 질병, 부상, 그리고 기아를 포함한 외부적 원인에 의한 죽음과 
내부적 원인, 주로 노화에 의한 죽음이 바로 그것이다. 그러나 이러한 개념들은 다른 
식으로 표현할 수도 있다. 오늘날 우리가 수명 (lifespan)이라는 말을 사용할 때는 엄
밀하게 보면 서로 다른 두개의 수치를 사용하고 있다. 첫째는 예상되는 생존 기간으로 
보통 평균 수명이라는 것이고, 두번째는 각 종마다 다른 최대 수명으로, 소위 종 수명 
(species lifespan)이라는 것이다. 20세기에 들어서면서 인간의 평균 수명은 선진국을 
중심으로 놀랄 만큼 연장되었다. 특히 여러 가지 감염성 질병에 대한 놀랄만한 연구 
결과로 금세기 후반기에 들어서면서부터 이러한 질병에 의한 사망률이 급격히 감소하
였다. 그 결과로 오늘날에는 65세나 또는 그 이상까지 사는 사람들이 많아졌다. 그러
자 옛날에는 볼 수 없었던 새로운 현상들이 나타나기 시작했는데, 그것은 노인층의 숫
자가 엄청나게 늘어났다는 것이다. 수명을 연장하고 싶다는 인류의 궁극적인 꿈이 점
차로 실현되고 있는 것으로 보였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이러한 꿈이 가져다준 사회적
이고 심리적인 결과들이 꼭 바람직한 것만은 아니었다. 사실 평균 수명이 늘어나면서 
심장질환, 악성 종양, 그리고 당뇨병과 같은 만성적인 질병으로 고통을 받는 사람들의 
숫자 또한 그 만큼 늘어나게 되었다. 이러한 세가지
부류의 질병들에 의해서 성인 100명중 80명이 죽어가고 있다. 그래서 이런 질병들을 
오늘날 인간의 비감염성 주요 질병 (major diseases)이라고 부르고 있다. 결국 중년과 
노년의 사망률이 감소한 것이 오히려 이러한 주요 질병의 발병률을 높이고 있는 것이
다.
  이와 같이 위험스런 만성 질환의 발병률이 증가한다는 것은 개인에게는 엄청난 고통
이고, 사회적으로도 무거운 짐이 되고 있다. 그래서 정부는 국민의 건강 관리와 사회 
보장을 위하여 더욱 더 많은 재정 지출을 하고 있다. 그러나 엄청난 재정 투자에도 불
구하고 상황은 호전되지 않고 있다. 예를 들어 미국에서 1962년부터 1982년가지 20년 
동안 암으로 인한 총 사망률은 54.7% 가 증가되었는데, 인구 십만 명당 사망률은 25%
증가되었고, 인구 집단의 연령 증가를 고려해서 계산한 사망률은 8.5% 증가되었다.
  --------------------
   * J.C. Bailar and E. M. Smith, 'Progress Against Cancer?', New   Engl. J. Me
d., 1986, 314, p. 1226.
  ------------------- 
  이제 이런 상황을 개선하기 위해서는 더 많은 노력을 기울이지 않으면 안된다는 것
을 모든 사람들이 이해하기 시작하였다. 그러나 무엇보다 우선 이러한 주요 질병들이 
어째서 발생하는 것이고, 왜 확산되고 있는가를 알아야 한다. 현대 의학은 이 문제에 
대하여 다음과 같이 대답하고 있다.   오늘날 알려진 모든 질병들은 매우 다양하고 복
합적인 것이 특징이지만 단지 다음과 같은 두 가지 부류의 현상에 의해서 발생되고 있
다고 본다.
  첫째 부류에 속하는 것은 세균, 바이러스, 외상, 스트레스, 유독 물질 (암을 일으키
는 화학적 발암물질과 같은 것), 방사선, 기아, 영양의 과잉 섭취, 비타민 결핍 등을 
포함한 외부 손상 인자에 의한 것이고, 둘째 부류에 속하는 것은 유전적인 선천성 결
함들인데, 이것들은 대부분 독성 물질, 발암 물질, 그리고 방사선과 같은 외부의 손상 
요인이 인체에 작용하기 때문에 주로 나타난다.   이와 같이 현대 의학에서는 질병의 
기원을 단지 두 가지 이유, 또는 두 가지 유형, 즉 생태적인 유형과 유전적인 유형으
로 분류하고 있다.
  이러한 관점에서 보면 모든 질병은 무작위적으로 발생한다고 할 수 있다. 다시 말하
면, 외부의 손상 요인이 인체에 작용하는 것은 기본적으로 무작위적인 현상이기 때문
에 어떤 요인이 개인에게 영향을 미칠지 아닐지는 알 수 없다. 그렇지만 아무래도 나
이가 들수록 이러한 무작위적인 질병 요인에 접촉할 기회가 많아지기 때문에 질병이 
발생할 확률은 커진다고 보아야 할 것이다.
  이러한 이론을 보다 발전시켜 보면 오늘날의 비감염성 주요 질병을 포함한 질병들로
부터 인간이 해방되는 것도 결코 불가능한 것은 아니라고 생각할 수 있다. 이러한 목
표를 달성하기 위해서는 우선 각 질병을 유발하는 외부 요인과 그러한 질병을 일으킬 
확률을 높여주는 '위험 요인'이 무엇인지를 밝혀내야한다. 그런 다음 외부의 해로운 
요인들을 제거하거나, 이들이 인체에 대해서 병을 유발하지 못하게 막아야한다. 이러
한 생각들이 결국은 19세기와 20세기에 걸쳐 사망원인이 되고 있었던 많은 감염성 질
병과 비타민 부족에 의해서 생기는 질병과 같은 비감염성 질병들을 퇴치한 것이다. 이
렇게 발전하다 보면 오늘날 질병 발생 원인에 대한 생태 모델 (ecological model)과 
유전 모델 (genetic model)을 토대로 한 의학적 수단들이 언젠가는 모든 질병을 물리
칠 수 있는 날이 올 것 같은 생각이 든다. 그리고 인간의 주요 사망 원인들을 제거해 
나감에 따라서 평균 수명도 증가하게 될 것이다. 예를 들어 만일 심장 혈관 질환을 완
전히 예방할 수 있다면 미국인의 평균 수명은 약 12년 늘어날 것이고, 또 암을 완전히 
퇴치한다면 또 다시 2년 정도 평균 수명이 더 늘어나게 될 것이다.   결국 질병과 우
발적인 사고로 인한 사망 원인을 모두 제거한다면 인간은 100년 정도는 무난히 살 수 
있을 것이다. 그렇게 되면 인간의 생명은 자연사에 의해서 끝나게 될 것이다. 자연사
라는 것은 질병 때문이 아니라 노화에 의해서 죽는 것으로, 노화는 인체의 모든 생리
적 기능을 나타내는 지표들이 서서히 노후화되는 것을 말한다. 이런 노후화의 속도는 
영국의 통계학자 곰페츠(Gompertz)가 1825년에 발표한 책에서 사용한 추정치를 인용해
서 설명하는 경우가 많다.
  곰페츠는 인간의 사망률이 30세를 넘으면서부터 8년마다 2배로 증가한다고 주장하였
다. 이 말은 인간이 어떤 질병으로 사망할 확률이 나이와 증가함에 따라서 지수적으로 
증가한다는 것을 의미한다. 이와같이 나이가 들면서 질병에 대한 취약성이 증가하는 
것은 인체가 노화되기 때문이라고 밖에 설명할 수 없다. 오늘날 30대를 기준으로 할 
때 노화에 의해서 인체의 기능력이 손실되는 비율은 매년 0.8내지 0.9% 정도로 추정하
고 있다.
  평균 수명을 결정하는 기본적인 요인으로써 질병의 역할, 그리고 종 수명의 한계를 
설정하고 있는 요인으로써 노화의 역할을 설명하기 위해서 두 개의 도표를 비교하는 
경우가 많다. 그림 1 (a)는 20세기 산업이 발달한 선진국의 생존 곡선 (survival curv
es)이 변해가는 과정을 나타낸 것이다. 이러한 생존 곡선을 보면 점차적으로 직각에 
가까운 곡선의 형태로 변하고 있다는 것을 알 수 있다. 이것은 20세기에 들어와서 젊
은이와 중년의 사망률이 감소하였고, 평균 수명이 증가된 것과 잘 일치하고 있다. 그
림 1 (b)는 주요 사망 원인이 되고 있는 질병을 퇴치한다고 가정했을 때의 상황을 나
타낸 것이다. 이러한 조건에서는 개인의 수명이 그 종이 갖고 있는 생존의 한계치, 즉 
종 수명에 가까워지는데, 이 때는 평균 수명이 질병에 의해서가 아니라 정상적으로 일
어나는 생리적인 노화에 의해서 결정된다. 다시 말해 현대의 의학 이론에서는 원칙적
으로 전통적인 방법을 통해서도 질병을 퇴치하는 것이 가능하고, 그렇게 되면 평균 수
명을 인간의 종 수명까지 연장시킬 수 있다고 예측하고 있다.   종 수명의 한계를 확
대하는 것이 가능한가 하는 문제는 노화 과정을 통제하는 것이 가능한가에 달려있다. 
필자의 견해로는 질병과 노화를 구별한 것은 전통 의학 이론의 커다란 실수라고 생각
된다. 그리고 그러한 구분 때문에 노화와 관련되어 나타나는 특징적인 질병들에서 노
화 과정 자체를 분리해내는 것이 불가능하게 되었다. 그리고 더욱 중요한 것은 만일 
인간의 비감염성 주요 질병이 발생하는 메카니즘 (결국 필자가 여기서 설명하고 있는 
종 수명의 길이를 결정하고 있는 메카니즘)을 고려하지 않는다면 그동안 제시되어 온 
전통적인 의학적 방법만으로는 결코 긍정적인 결과를 얻을 수 없을 것이다.
  정말로 우리는 왜 늙는가? 인간이 병에 걸리지 않고 서서히 쇠약해져서 마침내 자연
사 하는 것이 가능한가? 무엇이 종 수명의 한계를 결정하는가? 그리고 그러한 종 수명
을 연장시키는 것은 가능한가? 궁극적으로 노화를 지연시키는 것은 가능한가? 지금까
지 인간이 꿈꾸어 온 것은 생명 그 자체를 연장시키는 것이 아니었다. 바로 젊음을 오
래 유지하려고 노력했던 것이다. 젊음이란 인간의 모든 잠재력을 꽃피울 수 있는 가능
성을 의미한다. 여러가지 문헌에 따르면 기원전 4,000년 경 한 수메르의 신화적인 영
웅이 영원히 젊음을 유지할 수 있는 불로초를 구하러 다녔다는 기록이 있다. 이러한 
모든 의문점들에 대한 해답을 추구하는 것이 이 책의 주된 주제이다. 여기서 제시하는 
해답들은 오늘날 과학적 문헌에서 찾을 수 있는 노화와 자연사의 원인에 대한 가설이
나 학설과는 매우 다르다는 점을 강조하고자 한다. 지금까지의 학설들은 매우 다양하
지만 대체적으로 두가지 부류로 분류될 수 있다.   첫째는 노화가 유전적으로 프로그
램되어 있다고 설명하는 부류이고, 둘째는 생물체의 세포, 조직, 그리고 기관에서 일
어나는 장애로 인한 결함들, 즉 체내에서 확률론적(stochastic)으로 발생하는 해로운 
사건들의 누적된 결과로 노화가 일어난다고 주장하는 부류이다. 확실한 것은 인체에는 
자유기(free radical)가 형성되는 것을 억제하고, 손상된 부분을 복구 (repair)하는 
보호 시스템이 진화되어 왔다는 것이다. 어느 정도의 손상과 그것을 막고 복구하는 메
카니즘 사이에는 어떤 수용 가능한 평형이 존재한다. 따라서 이러한 보호 시스템들이 
보다 활발하게 기능을 발휘할수록 최대 수명이 더 커지는 것이다. 이러한 사실은 인간
을 비롯한 영장류에서 분명하게 추적할 수 있다.
그러나 생물학적 보호 시스템이 모든 손상을 예방할 만큼 완벽하게 기능을 발휘하는 
것은 아니다. 그래서 인체 내에는 손상이 계속적으로 축적되는 것이다. 이런 관점에서 
보면 노화란 임신되는 순간부터 시작된다고 볼 수 있다. 그리고 세포의 유전 기구가 
손상되어 종양이 발생하거나 (10장), 혹은 동맥 경화가 생길(9장) 위험은 언제나 도사
리고 있는 것이다. 따라서 질병의 원인에 대한 모델은 생태 모델과 유전 모델뿐 아니
라 축적 모델 (accumulation model)도 있는 것이다. 축적 모델은 장애 원인이 되는 손
상 인자가 외부가 아닌 내부에 있다고 본다 (6장, 12장). 뿐만 아니라 노화에 대한 확
률론적 축적 메카니즘은 필자가 여기서 설명하고 있는 정규적인 노화와 질병의 메카니
즘을 형성하는데 관여하고 있다.
  그러나 이러한 메카니즘들의 본질이 무엇인지 설명하기 전에 두 번째 부류의 전통적
인 접근방법에 대하여 언급해 둘 필요가 있다. 즉 노화를 유전적으로 프로그램되어 있
는 현상으로 생각하는 견해에 대해서 검토해보자. 만일 정말로 노화가 유전적으로 결
정되어 있다면, 인간을 포함한 모든 종이 어째서 최대 수명을 가지고 있는 지, 즉 어
째서 수명이 엄격히 제한되어 있는 지를 설명하는 것은 매우 간단할 것이다. 그래서 
최대 수명의 한계가 고등 영장류보다 인간이 더 높은 반면에, 영장류들은 쥐와 같은 
동물보다 높고, 그리고 등등. 헤이플릭(Hayflick)은 각 세포의 유전기구에서 생기는 
변화가 이러한 수명의 차이를 결정하고, 그런 변화의 결과로 세포 분열의 수를 제한하
는 어떤 한계가 존재한다고 믿고 있다. 그리고 세포 집단의 수를 2배로 증식시키는 잠
재력이 크면 클수록 종의 수명이 더 길어진다. 세포가 2배로 증식할 수 있는 횟수를 
나타내는 헤이플릭 한계 (Hayflick's limit)는 인간세포의 경우 50번 정도이고, 쥐는 
10번, 그리고 거북이는 80번 정도이다. 비록 정해진 종 수명 내에서 그 종의 헤이플릭 
한계치를 완전히 다 채울 수는 결코 없다해도, 세포의 다양한 기능 능력이 점차 감소
되는 것은 이러한 한계치와 관련된 것이고, 그러한 기능 능력의 감소가 노화의 전체적
인 모습을 결정하는 것으로 본다. 그러나 노화가 유전적으로 결정되어 있다는 학설과 
관련된 모든 이론들에 대해서, 일반적인 진화 원리를 기초로 해서 반론을 제기할 수 
있다. 자연선택이 진화의 핵심 요인이라는 것은 잘 알려진 사실이다. 이러한 진화론적 
입장에서 볼 때 진화 과정에서 노화나 죽음을 일으키도록 특별히 만들어진 프로그램이
나 유전자가 선택되었을 가능성은 없다. 이와 반대로 자연선택은 항상 수명을 연장시
키는 방향으로 작용해왔다. 자연선택은 생물체가 보다 오래 살아서, 더 많은 자손을 
남기도록 작용해왔다. 결과적으로 장 수명을 결정하는 유전자가 집단내에 축적될 확률
이 커지게 되었다. 다시말해서 자연선택은 노화를 편들지 않는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노화는 실제로 존재하고 있다. 이러한 모순은 도대체 어떻게 된 것인가? 이 문제를 풀
기 위해서는 먼저 어째서 노화 현상이 자연선택 과정에서 제거되지 않았는지를 설명할 
필요가 있다. 가장 그럴듯한 진화적 가설에 따르면 비록 간접적이기는 하지만 노화가 
자연선택의 피할 수 없었던, 불가피한 결과라는 것이다.
  특히 메더바 (P.Medawar)는 갑작스럽게 대량으로 떼죽음을 하는 종의 경우 (예를들
어, 나그네쥐의 경우 그러나 경우가 종종 관찰된다), 수명이 한정되어 있는 집단과 비
교해 볼 때 영원 불멸성을 갖는 것은 전혀 도움이 안된다는 것을 증명하였다. 그러므
로 자연선택의 압력은 개체가 성장하고 번식하는 시기에만 모든 것이 최적화 (향상)되
는 방향으로 작용하는 것이다.
  이러한 자연선택의 요구사항이 실현되기 위해서는 노화의 발단이 어떤 유전자와 관
련되어 있을 것이라고 가정하는 사람도 있다 (Williams, 1957). 그 유전자는 성장 초
기 단계 (개체 발생)와 생식기간에는 중요한 역할을 하지만, 노년기에는 장애를 유발
하는 양면성을 가지고 있다.   노화에 대한 또 다른 진화론적 가설이 있는데, 그것은 
만일 이러한 유전자들이 제거될 수 없는 것이라면 유전자의 해로운 특성이 가능한 늦
게 발현되는 방향으로 작용하는 자연선택 과정이 있었을 것이라고 가정하는 것이다 (M
edawar, 1952). 다시 말해서 자연선택은 비록 생애 후반기에는 해로운 영향이라는 댓
가를 지불한다 해도, 젊었을 때 보다 생명력이 넘치도록 항상 작용해왔다는 것이다. 
노화 현상은 유전자의 해로운 영향이 지연되어 발현된 결과라는 것이다. 이와같이 하
나의 유전자가 성장기와 생식시기에는 유익한 영향을 주지만 노년에는 해로운 영향을 
주는 현상을 유전자의 다면 발현성(역주1)이라 부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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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역주1) 다면 발현성 : pleiotropy, pleiotropism, 하나의 유전자가
여러가지 효과를 나타내는 것. 다면 발현 유전자는 두개 이상의 표현형에
영향을 미친다.
  ------------------
  유전자의 유해 작용이 지연되어 나타나는 것이 곧 노화라는 생각은 매우 합리적으로 
보인다. 왜냐하면 이런 가설은 자연선택이 작용하는 방향을 설명해줌과 동시에, 노화
가 유전적으로 프로그램되어 있다는 개념을 들먹이지 않고도 노화와 자연사의 발단을 
설명할 수 있기 때문이다. 그러나 이러한 가설을 받아들이기 어려운 이유는, 과연 무
엇이 똑같은 유전자의 작용을 유익한 것에서 해로운 것으로 '스위치 전환'을 하고, 또 
언제 그러한 일이 일어나는가 하는 것이 아직 밝혀져 있지 않기 때문이다. 오늘날 유
전적 프로그램이라는 것은 '처음부터 끝까지' 발현되는 것이 아니라 '끝이 없는 시작'
만 가지고 있다고 생각하고 있다. 그래서 마치 수리와 손질을 잘 하지 않은 차가 갑자
기 고장이 나서 굴러가지 않는 것처럼, 세포의 기능도 다소 무작위적으로 감소하거나 
정지되는 것이다. 따라서 복합 가설이 제시되었는데, 그것은 유전적 프로그램이 파괴
되는 것은 손상이 누적된 결과라고 설명하고 있다. 또한 세포의 원형질막에 콜레스테
롤이 축적되기 때문에 헤이플릭 한계가 존재한다고 볼 수도 있다 (17장). 즉 헤이플릭 
한계는 세포의 노화 프로그램과는 관계가 없다는 것이다.
  이러한 다양한 학설들이 노화를 설명하려고 노력하고 있지만 아직 미흡한 상태이다. 
그러나 필자의 학설은 노화의 기원을 설명하기 위해서 유전자의 다면 발현성 (이중적)
이라는 개념을 필요로 하지 않는다.   필자의 학설에서는 두가지 효과 (유용한 것과 
해로운 것)가 유전자의 다면 발현성에 의해서 나타나는 것이 아니라, 하나의 똑같은 
메카니즘으로부터 단순한 양적인 변화의 결과로 나타나는 현상으로 본다. 즉 똑같은 
메카니즘이 처음에는 성장 프로그램이 발현되도록 하고, 그 다음에는 노화와 질병 형
성 프로그램이 나타나도록 전환시키는 것으로 본다.
  따라서 다면 발현성 효과는 사실상 다면 발현성 유전자가 없이도 나타날 수 있다. 
또한 이 새로운 학설은 어째서 종 수명의 한계가 엄격하게 고정될 수 없고, 오히려 외
부 사망 원인의 정도에 따라 세대 마다 (즉 계통발생속에서) 변하는 가를 설명할 수 
있다. 이것은 매우 중요한 것이다. 만일 위와 같은 것이 사실이라면 종 수명의 한계가 
의도적인 의학적 조치들로 증가될 수 있다는 것을 의미하는 것이다.
  이 학설에 의하면 비록 노화 현상이 유전적 프로그램의 특징처럼 되어 있는 규칙성
을 가지고 나타난다해도, 자연사로 끝나게 되는 노화의 유전적 프로그램은 사실상 없
다고 주장할 수 있다. 끝으로 필자의 새로운 학설은 정상적인 노화가 항상 인간의 주
요 질병의 발병과 관련되어 있다는 것을 증명해 준다.
  그러므로 누구나 질병없이 자연스럽게 노년을 맞이하기를 바라는 기대, 위에서 이미 
언급한 바와 같이, 앞으로 현대 의학이 발달하게 되면 이러한 꿈이 이루어질 수 있다
는 희망찬 예언에 의존하고 있는 기대감은 잘못된 것이다. 이와 반대로 노화와 노화 
관련 질병이 생기는 메카니즘을 조절해야만 주요 질병들을 퇴치할 수 있다.
  이 새로운 학설이 도대체 어디에 근거를 둔 것인지를 가장 일반적인 개념으로 설명
하기 위해서는 오래전에 클라우드 버나드 (Claude Bernard, 1869)에 의해서 확립된 생
물 의학의 기본 법칙중 하나를 상기할 필요가 있다. 그것은 '내부 환경의 불변성, 또
는 항상성(역주2)이 생명 현상을 유지하는데 필수적인 조건이다'라는 명제다.
  ------------------
  역주2) 항상성 : homeostasis, 생물체의 내부 환경이 상당히 제한된 범위내에서 항
상 일정하게 유지되는 현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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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사실상 인체는 내부 환경의 여러가지 파라메타들, 즉 체온, 혈압, 그리고 혈당량 등
이 비교적 안정되어 있을 때만 생명력을 유지할 수 있다. 만일 이러한 파라메타들의 
수치가 일정한 한도를 넘으면 생명이 위험하다. 그리고 우리들은 그런 상태를 바로 질
병이라고 판단하는 것이다. 위에서 언급한 세 가지 파라메타들이 변할 때 생기는 질병
들의 예를 든다면, 각각 발열, 고혈압, 그리고 당뇨병이 된다. 이러한 질병들은 또한 
사망 원인이 될 수도 있다. 따라서 필자는 항상성이 지속적인 방해를 받는 상태는 어
떻든 일종의 질병상태로 본다. 그 이유는 인간의 사망 확률을 높여주는 것은 어떤 것
이든 모두 질병이기 때문이다.   그런데 아이러니컬한 것은 평형 상태를 유지하고 있
는 인체는 성장과 발달에 필요한 에너지와 영양 물질을 추가적으로 받아들일 수 없다
는 것이다. 더 많은 것이 투입된다는 것 자체가 이미 평형을 깨는 것이기 때문이다. 
다시 말하면 안정성이 성장을 방해하는 것이다. 그러므로 성장하는 인체에는 매 순간
마다 항상성을 유지하는 시스템과 더불어, 적절한 시기에 항상성의 이탈을 보장하는 
시스템도 존재해야 하는 것이다.
이것을 필자는 여기서 '항상성 이탈의 법칙'이라 명명하였다. 즉 생명현상에는 항상성 
불변의 법칙과 항상성 이탈의 법칙이 동시에 작용하고 있는 것이다.
  항상성 이탈의 법칙은 1979년에 처음으로 확립하였는데, 이것은 결국 노화와 주요 
질병의 발생에 대한 개체 발생 모델을 형성하는데 기초가 되었다(아래 참조). 그러나 
뒤에 가서 노화에 대한 신경-내분비 (시상하부) 메카니즘에 대한 기초가 된 개념 자체
는 필자에 의해서 처음으로 소련 문헌에는 1958년에, 그리고 외국 문헌에는 1971년 (L
ancet)에 소개되었다. 노화의 신경-내분비 메카니즘에 대한 연구에 커다란 공헌을 한 
사람들은 핀치 (C. Finch, 1976년, 신경 전달 물질의 메카니즘), 로스 (G.Roth, 1978
년, 수용체 메카니즘), 마이테스 (J.Meites, 1976년, 생식 기관의 변화), 리글 (G. Ri
egle, 1973년, 적응시스템에서 일어나는 변화), 아젠하임 (P.Asenheim, 1964년, 난소
의 염색체 이식), 커틀러 (R. Cutler, 1976, 1978, 1984년, 항상성 이탈의 법칙과 노
화 질병)등등이다. 이중에서 커들러의 아이디어가 특별한 관심을 끌었는데, 이 문제는 
11장에서 다루게 된다.
  항상성 이탈의 법칙을 발현시키는 생리적인 메카니즘은 인체의 성장과 발달에 필요
한 요구 사항을 충족시켜주고 있다. 그러나 성장이 완성된 후에도 이러한 과정들을 발
현시키는 메카니즘이 계속 작동을 한다. 즉 인체가 성장할 수 있도록 항상성을 교란시
켜온 내부 요인은 성장이 끝난 후에도 항상성을 아주 조금씩 교란시키는 작용을 계속
하는 것이다. 이것이 점차적으로 생명과는 양립할 수 없는 질병들을 만들게 된다.
  --------------------------------------- 
 신장이 더 이상 커지지 않고 정지되었는데도 불구하고 성장을 조절하는 조절기의 작
용이 계속되기 때문에 노화가 생긴다는 비더 (Bidder,1932년)의 주장과 필자의 이론은 
표면상으로는 유사한 점이 있다. 그러나 필자의 개념속에는 성장의 정지가 핵심 요소
가 아니다. 왜냐하면 태아의 발달을 포함한 개체 발생의 초기단계부터 생식, 에너지, 
그리고 적응 시스템에서 항상상의 이탈이 일어나기 때문이다.
  --------------------------------------- 
  대표적으로 나타나는 주요 질병들은 갱년기, 과적응증, 비만, 동맥경화, 대사 면역 
저하, 자가 면역 질병, 고혈압, 조울증, 점액 우종전증(premyxedema), 암친화성 (canc
rophilia) 등 10가지이다. 이러한 것들이 암과 궁극적으로 정상적인 노화 자체가 발달
하게 되는 대사 조건의 총체를 보여주는 것들이다.
  실제로 노화가 진행되는 동안 주로 에너지, 생식, 그리고 적응 시스템에서 항상성의 
교란이 정규적으로 일어난다 (5장에서 8장까지 참조). 따라서 노화라는 것은 일종의 
질병 또는, 좀더 정확하게 말하면, 개체 발생 메카니즘과 인체내에 손상의 축적에 의
해서 나타나는 항상성 질병의 총체로 볼 수 있다 (11장). 이런 관점에서 볼 때 나이에 
따라서 사망률이 지수적으로 증가하는 것은 (위 참조) 질병의 결과일 뿐만 아니고 질
병으로서 노화가 진행된 탓이기도 하다.
  의학에 익숙한 독자들은 대부분 여기에서 언급하고 있는 주요 질병의 목록에서 이상
한 점을 알아챌 수 있을 것이다. 즉 필자는 전통 의학에서는 질병이라고 생각하지 않
는 갱년기와 노화를 주요 질병에 포함시켰을 뿐만 아니라, 과적응증, 대사 면역 저하, 
암친화성, 당뇨병 전증 (prediabetes), 점액 우종전증, 그리고 조울증과 같은 새로운 
질병들을 목록에 포함시켰기 때문이다.
  앞서 소개한 변화들은 다음과 같은 상황에 토대를 둔 것이다. 전통 의학에서는 주요 
비감염성 질병들을 그렇게 분류하고 있는데, 그것은 이러한 질병들이 현대인의 주 사
망 원인이기 때문이다. 그러나 필자의 리스트에 들어있는 기본적인 질병들은 생태적이
고 유전적인 요인들과는 관계없이 성장 메카니즘의 부산물로 누구에게나 항상 같은 비
율로 발생하는 것들이다. 그러므로 질병 발생의 메카니즘을 설명하는 모델에는 생태 
모델, 유전 모델, 그리고 축적 모델뿐 아니라, 개체 발생 모델 (ontogenetic model, 
개체의 성장을 의미하는 '개체 발생'이라는 단어로부터 그렇게 부른다)도 있는 것이
다.
  무작위적으로 발생하는 다른 질병들과는 달리 개체 발생 모델에 따라 생기는 질병은 
조절형 질병 그룹을 형성하고 있다. 그래서 위에서 열거한 질병들에 대한 개체 발생 
메카니즘을 고려한다면, 이러한 질병들을 '정상 질병' (normal diseases)이라 부를 수 
있을 것이다. 필자는 이 책에서 인간이 20내지 25세가 되면, 즉 인체의 성숙이 끝나
면, 어떻게 해서 '정상 질병'이 발달하기 시작하는 가를 설명하려고 하는 것이다.
  이러한 논지에서 보면 전통적인 개념에 따라서 성인의 각 연령기를 생리적인 파라메
타의 어떤 표준으로 특징지을 수 있다는 생각이 얼마나 위험한가를 쉽게 이해할 수 있
다. 이러한 논지는 노화와 노화 질병 (age-related diseases)에 대한 개체 발생 메카
니즘과 충돌하지 않도록 할 수 있다. 사실상 표준 (norm)이라는 것은 생리적 파라메타
의 교란에 의해서 나타나는 질병에 의한 사망률이 최소가 되는 생리적 파라메타의 수
준을 말하는 것이다. 다시 말해서 건강하다고 느끼는 것만으로는 충분하지 않다. 언제
나 정상적일 필요가 있다(13장).   하지만 임신중 태아의 성장에 필요한 대사적 요구
사항을 지원하는 메카니즘, 인체의 가속 성장 (accelerated development)에 대한 메카
니즘, 그리고 발육과 성적 성숙의 메카니즘, 이러한 것들은 모두 점진적인 항상성의 
이탈에 근거하고 있는 것이다. 그러므로 개체 발생이라는 것은 인체의 생물학적 성장
이 정확하게 일어날 수 있도록 보장할 뿐만 아니라, 그것은 또한 일종의 임상적 문제
를 갖고 있는 것이다. 특히 스트레스, 과식, 과도한 햇빛 노출, 그리고 불충분한 육체
적 활동과 같은 외부의 비감염성 발병 요인들은 인체 성장의 개체 발생 메카니즘을 가
속화 시키기 때문에 주요 질병군을 형성하고 있는 질병들을 발생시킨다.   이런 관점
에서 똑같은 임상적 증상을 나타내는 주요 질병은 네가지 서로 다른 메카니즘에 의해
서 생긴다는 것을 명심해야한다. 예를들어 동맥경화는 과식에 의해서 (생태 모델), 세
포로 콜레스테롤을 운송해주는 수용체의 결핍에 의해서 (유전 모델), 동맥 내벽의 손
상에 의해서 (축적 모델), 그리고 정규적인 노화 관련 대사 전환, 특히 나이에 따른 
콜레스테롤의 혈중 농도 증가에 의해서 (개체 발생 모델) 생긴다.
  이 책의 많은 부분은 자연사뿐 아니라 노화와 노화 질병에 대한 개체발생적 학설의 
근거가 되고 있는 개념들과 자료들로 채워져 있다. 뿐만 아니라 새로운 학설은 노화 
현상과 자연사를 인체내에 손상의 축적에 의해서 일어난다고 설명하는 학설과도 잘 들
어맞는다 (11장).   그러나 축적되는 손상들을 제거해서 인체가 거의 무한정으로 생존
할 수 있도록 뒷받침해줄 수 있는 효과적인 보호 시스템이 진화하지 않았다는 사실은 
설명이 필요하다. 노화에 대한 일회용 체세포 이론에 따르면 그러한 보호 시스템의 진
화는 불가능하다. 왜냐하면 에너지를 성장 과정과 생명력의 유지, 번식, 그리고 보호
에 분배해야 하기 때문이다 (Kirkwood, 1985). 동시에 손상이 축적되기도 전에 생명을 
정지시키게 되는 개체 발생 메카니즘이 생물체의 존재와 양립할 수 없다는 것을 고려
한다면, 완벽한 보호 메카니즘은 그 종에게 선택상 이익을 주지 못할 것이기 때문에 
발달할 수 없었다. 또한 질병과 자연사에 대한 개체 발생 메카니즘은 성장 메카니즘의 
부산물로서, 본질적으로 각 종이 진화 과정에서 성장 메카니즘의 향상과 병행해서 향
상되어왔다. 다시말하면 개체 발생적 질병은 진화의 독특한 피크를 보여주는 것이다.
  앞서 언급한 것들을 기억한다면 주요 질병의 기원을 설명하는 네 가지 모델에 의해
서 밝혀진 새로운 전망들을 알 수 있을 것이다. 특히 이러한 학설들은 평균 수명이 생
태적 요인과 유전적 요인에 의해서 결정되는 반면에, 최대 수명은 개체 발생적 메카니
즘과 축적 메카니즘에 의해서 결정된다는 것을 보여주고 있다. 그러므로 최대 수명은 
결코 고정된 것이 아니다. 그것은 개체 발생적 메카니즘과 축적 메카니즘의 속도에 따
라서 변할 수 있다. 예를들어 외부 원인에 의한 사망률이 증가하면 세대가 거듭될 수
록 최대 수명이 감소하게 될 수도 있을 것이다. 그리고 반대로 이러한 메카니즘이 지
연되면 생명의 한계가 확대될 것이다. 다시말하면 현재의 인류 진화 단계에서 이미 결
정되어 있는 한계보다 더 오랫동안 사는 것도 결코 꿈만이 아니다. 그것은 실현 가능
한 것이다.
  그러나 주요 질병에 대한 생태적 원인과 유전적 원인을 조절하는 것만으로는 이러한 
목표를 달성할 수 없다. 우리는 이러한 질병들을 하나의 통합된 질병군으로 보고, 이
러한 질병군에 영향을 줄 수 있는 방법을 찾아내야한다. 이러한 목표는 주요 질병의 
발생 (노화의 속도)에 대한 공통적이고 통합적인 메카니즘에 영향을 줄 수 있어야 달
성할 수 있는 것이다.
  이러한 결론 때문에 책의 제목을 '총괄 생체 시계 (The Grand Biological Clock)'라
고 결정한 것이다. 이 시계의 속도가 종 수명을 결정하고 있는 것이고, 각 개인은 결
국 이러한 시계에 의해서 자연사하게 되는 것이다. 이 책의 러시아판은 '통합 의학 서
설 (An Introduction to Integral Medicine)'을 부제로 달았다. 왜냐하면 그동안 전통 
의학에서는 의학을 인위적으로 세분화된 전문 분야로 분류해왔지만, 이제는 생리적이
고 병리적인 과정을 통합적으로 해석해야 할 필요가 생겼기 때문이다. 주요 질병의 발
생 메카니즘을 각각 구별해서 연구하는 것은 지양되어야 한다. 이 책에서 보게 되겠지
만 이러한 주요 질병들간에는 공통적인 특성이 있다. 연어, 쥐, 그리고 인간과 같은 
다양한 종에서 자연사의 원인은 사실상 똑같은 것이다.
  이 책에서 필자가 설명하고 있는 변증법적인 모순들은 다음과 같은 두가지 문제사이
에 명확한 경계가 없다는데서 생기는 것이다. 즉 정상과 질병사이에, 임신, 가속 성
장, 그리고 주요 질병사이에, 확률론적인 노화과정과 결정론적인 (규칙적인) 성장 메
카니즘 사이에, 주요 질병의 외부적 원인과 내부적 원인 사이에, 그리고 항상성 불변
의 법칙과 항상성 이탈의 법칙 사이에, 이런 모든 것들은 하나의 똑같은 메카니즘에 
의해서 나타나기 때문에 그 경계가 모호하다.
  주요 질병에 대한 일반적인 예방법과 치료법도 제시되어 있다. 특히 새로운 학설에 
기초해서 노화에 따른 면역력 감소는 향상될 수 있고, 그런 질병을 가지고 있는 사람
의 60, 70%는 회복될 수 있다. 또 다른 질병들에 대해서도 점차 치료 효율이 증가하고 
있다. 더욱 고무적인 것은 암 발생률이 2.5내지 4배 가량 감소되고 있고, 동물실험에
서 수명을 20% 내지 25% 연장시킬 수 있었다 (16장).
  그러므로 이책에서 논의되고 있는 개념들은 자연을 통합 시스템으로 이해하려는 열
망을 토대로 한 것이다. 이러한 열망은 초기부터 과학속에 내재해 있었다. 특히 고대 
그리스의 철학자들의 개념속에 이러한 사고방식이 가장 생생하게 표현되어 있다. 그들
은 변증법적 법칙과 세계의 통합성을 구별하였던 것이다. 과학의 전문화 만큼 자연을 
이해하는데 더 많은 공헌을 한 것은 없었다. 그리고 이러한 전문화의 원칙을 기초로해
서 자연의 통합적 개념을 세분화한 것 만큼 자연을 이해하는데 방해가 된 것도
없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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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제1장 시상하부 삶과 죽음을 조절하는 생명시계

  시상하부, 이 복잡한 단어를 잊지 말자.
  이곳은 신경계와 내분비계가 만나는 곳,
  내부와 외부가 연결되는 곳이다.
  이것은 자연의 기적이다.

  한 채의 집이 수많은 벽돌로 지어져 있는 것처럼 신체는 세포, 조직, 그리고 기관들
로 복잡하게 구성되어 있다. 이것들이 차례로 모여서 인체라는 거대한 통합된 시스템
을 만들고 있는 것이다. 수많은 세포들이 모인 인체가 마치 하나처럼 일사분란하게 기
능하려면 정교한 조절 메카니즘이 있어야한다. 인체에서 이처럼 중요한 조절이라는 특
수한 역할을 담당하고 있는 것이 바로 신경계와 내분비계다. 그러나 조절 메카니즘은 
여러개의 복잡한 단계로 구성되어 있다. 그 첫 단계는 세포 수준에서 일어난다. "세포
가 생명의 기초다"라는 말은 오래 전부터 알려져 있는 것이지만 오늘날에도 여전히 깊
은 뜻을 지니고 있다.
  세포 하나 하나는 완벽한 생명의 축소판이지만 이들은 전체로서 인체의 활동에 종속
되어 있다. 하나의 세포속에는 인체 전체를 복제하는데 필요한 모든 유전 정보가 들어 
있다. 이러한 정보는 DNA(역주1)라는 특수한 화학구조속에 기록되어 염색체의 상태로 
세포 핵속에 들어 있다. 그렇기 때문에 사람들은 오랫동안 세포핵이 세포의 생명활동
을 조절하고 있다고 생각해왔던 것이다. 그러나 후에 세포의 여러가지 다른 구성 성분
들도 중요한 역할을 한다는 것이 밝혀지면서 과학자들은 아주 놀라운 사실을 만나게 
되었다.
  ---------------
   역주1) DNA : Deoxyribonucleic acid, 유전정보를 갖고 있는 물질로 진핵세포에서
는 핵속에 염색체로 존재한다. 4종류의 특이한 데옥시리보뉴클레오티드 단위 (아데닌, 
A ; 구아닌, G ; 시토신, C ; 티미딘, T)가 연속적으로 결합되어 하나의 가닥을 이루
고, 이러한 가닥 둘이 상보적으로 결합하여 이중 나선 구조를 하고있다.
  -------------- 
  모든 고등생물의 세포에는 여러가지 세포 소기관들이 들어있는데, 그중에서 특히 미
토콘드리아는 매우 중요한 기관이다. 이것은 인체 내에서 연료로 사용되는 탄수화물 
(포도당)과 지방 (지방산)을 태워서 에너지를 생산하는 발전소와 같은 기능을 한다. 
미토콘드리아는 자기자신을 복제하는데 필요한 유전물질과 분열기구를 독자적으로 갖
고 있다. 미토콘드리아의 기원에 대한 많은 자료들을 보면 미토콘드리아가 처음에는 
독립적인 생명체로 존재했었지만, 진화의 어떤 단계에서 원시 세포와 결합하여 공생관
계를 이룬 것으로 보인다. 이렇게 세포속으로 들어온 미토콘드리아는 숙주 세포에게 
엄청난 이득을 주었다. 즉 산소를 이용해서 연료를 물과 이산화탄소로 완전히 연소시
킴으로써 세포의 에너지 효율을 크게 향상시켰던 것이다.
  모든 세포는 내부에 조절물질 (regulator)을 가지고 있는데 그 구조는 미생물에서나 
고등 생물의 세포에서나 모두 똑같다. 이러한 조절물질의 한 그룹은 포도당 대사의 생
성물에서 만들어지는데, 가장 대표적인 것이 cAMP(역주2)이다. 두번째 그룹은 지방산 
대사의 생성물로부터
만들어지는데, 프로스타글란딘 (prostaglandin)이 이 그룹에 속한다.
따라서 에너지로 사용되는 물질들이 세포내부의 조절 시스템에서 근간을 이루고 있는 
것이다.
  ----------------------
  역주2) cAMP : Adenosine 3',5'-cyclic monophosphate (고리형 아데닐산), 아데닌과 
리보오스와 인산 각 한 분자가 결합된 뉴클레오티드이며, ATP로부터 합성된다. 다양한 
세포내에서 중요한 조절 분자로 작용한다.
  ---------------------
  세포는 위에서 언급한 미토콘드리아를 비롯한 다양한 세포 소기관을 가지고 있지만 
물론 세포를 외부환경으로부터 격리시켜주고 있는 세포막이 가장 필수적인 요소이다. 
그런데 당연해 보이는 이 세포막이 세포에서 가장 중요한 역할을 하고 있다고 생각하
는 사람은 별로 없었다. 처음에는 세포막이 세포를 외부 환경과 구별하고 있는 단순한 
경계로 세포의 내부를 보호하고, 필요한 물질이 들어오고 노폐물이 밖으로 나가는 수
동적인 반투막정도로 밖에 보이지 않았다. 그러나 만약에 세포막이 단순히 세포의 경
계를 유지하는 기능만 가지고 있다면 어떻게 될까? 예를들어, 간 세포의 활동을 강화
하라는 어떤 신호가 주어졌을 때 이러한 신호는 인체의 모든 세포들에게 똑같이 전달
될 것이다. 왜냐하면 만일 모든 세포들이 신호를 받아들이는 세포막의 구조가 똑같다
면 당연히 인체의 모든 세포들이 그 신호에 대해서 똑같이 반응할 것이기 때문이다. 
모든 세포들은 똑같은 에너지 시스템을 갖고 있기 때문에 이러한 신호에 의해서 세포
의 활동을 강화할 준비를 갖추고 있다. 결국은 간 세포의 활동을 강화하라는 신호는 
간세포 뿐아니라 신체의 모든 세포에게 똑같이 전달되어 모든 세포들이 활동을 강화하
게 될 것이다. 그렇다면 조절 작용은 의미가 없는 것이다. 그러나 사실은 각 세포의 
막은 자신에게 주어지는 신호만을 감지할 수 있도록 서로 다른 구조를 가지고 있다. 
일반적으로 세포막은 지방, 주로 콜레스테롤과 인지질의 지질 이중층을 기본골격으로 
하고 있다. 여기서 콜레스테롤은 진핵세포에서 막의 골격구조를 형성하는데 매우 중요
한 요소이다. 이러한 지질 이중층속에는 단백질과 당단백질들이 있는데, 이것들이 세
포를 둘러싸고 있는 매질로부터 신호를 감지하는 수용체 (receptor)라는 구조를 형성
하고 있는 것이다. 수용체라 부르는 이러한 구조들은 특정한 신호에 대해서는 예민하
게 반응하지만 다른 신호에 대해서는 반응하지 않는다. 세포의 활동은 막 수용체로 전
달된 신호에 따라서 조절되고, 세포 분열도 외부의 신호에 의해서 시작된다. 따라서 
세포는 자신의 세포막에 있는 독특한 수용체에 의해서 자기에게 필요한 신호에만 응답
하는 것이다. 이러한 것이 인체에서 일어나고 있는 복잡한 조절 시스템에서 첫번째 단
계의 조절, 즉 세포내 수준의 조절 단계이다. 인체가 세포에게 요구하는 명령에 따라
서 세포 활동을 조절하는 가장 기초적인 조절 작용을 하는 단계이다. 세포 밖에서 일
어나는 두번째 단계의 조절 작용은 호르몬에 의한 것이다. 호르몬은 대부분 내분비선
에서 만들어지는 특별한 물질이다. 호르몬은 내분비선에서 혈관계로 직접 방출되어 인
체의 모든 부분으로 수송되는데, 이 호르몬을 받아들이는 수용체를 가지고 있는 세포
에게 작용해서 세포의 대사 (metabolism)를 조절한다. 호르몬의 가장 중요한 기능은 
인체의 내부환경을 항상 일정하게 유지시켜주는 것이다. 최초의 생명체가 물 속에서 
탄생했다는 것은 누구나 잘 알고 있다.
그리고 세포의 염분 조성과 농도가 현재의 세포가 진화되었던 선 캠브리아기 바닷물의 
염분 조성과 농도와 실질적으로 거의 같다는 사실을 알게되면 정말 놀라지 않을 수 없
다. 생명체가 계속해서 진화를 거듭하면서 세포의 조직과 기관은 복잡하고 특수하게 
진화되어 왔음에도 불구하고 세포의 구성 성분은 일정하게 유지되어왔다.
  생명체에 없어서는 안되는 나트륨과 칼륨의 혈중 농도는 주로 부신에 의해 통제되고 
있는데, 일생을 통해서 엄격하게 조절되고 있다. 심지어 노화가 진행되면서 발생하는 
소위 노화 질병 (age-related disease)들도 이러한 필수 원소들의 농도를 크게 변화시
키지 못한다. 이런 것을 보면 우리가 늙어서 노화에 의해서 죽는 메카니즘은 내부 환
경의 특정한 생리적 지표의 변화와는 무관한 것으로 보인다. 이러한 생리적 지표들은 
인간의 뇌에서 신경 세포가 중요한 것과 마찬가지로, 원시 바다에 떠 있던 단 세포 생
물들에게 중요한 것이었기 때문에, 생명 그 자체를 보존하기 위해서 매우 조심스럽게 
보호되고 있다.
  이와같이 생명의 주요 지표들이 엄격하게 관리되고 있기 때문에 역설적으로 인체의 
성장을 지원하는 다른 내분비선의 활동이 매우 자유롭게 이루어지고 있는 것이다. 물
론 성장을 하기 위해서는 내분비선의 기능들이 잘 조화되어야 한다는 것은 분명하다. 
따라서 인간을 포함한 고등생물에서는 여러 내분비선의 활동을 통합 조정할 수 있는 
조정관과 같은
역할을 하는 특별한 내분비선이 필요하다.
  이러한 내분비선을 통합하고 있는 것이 바로 뇌하수체이다. 각 말단 내분비선들은 
특수한 호르몬-조절물질에 의해서 뇌하수체와 연결되어 있다. 따라서 여러가지 독립적
인 시스템들이 만들어지는데, 예를 들어, 뇌하수체-생식선, 뇌하수체-갑상선, 그리고 
뇌하수체-부신과 같은 독특한 연결고리들이 생겼다. 이러한 시스템들 사이의 상호작용
은 뇌하수체 수준에서 통합 조정된다. 따라서 뇌하수체는 고등 생물에서 세번째 단계
의 조절 작용을 담당하고 있는 중요한 조절 기관이다.   그러나 뇌하수체가 비록 내분
비선들을 조절하고 있다고 하지만 뇌하수체는 외부 세계에 대해서는 '장님'이나 마찬
가지다. 이 조절기는 체내에서 일어나고 있는 사건들에 대한 정보를 알리는 신호들은 
받을 수 있지만 외부 환경과는 직접적인 연결이 없다. 한편 생명체는 자신의 생명을 
외부 환경으로부터 보호하기 위해서 끊임없이 변동하는 외부 상황에 적응할 수 있어야
한다. 따라서 외부 환경에 대한 정보를 받아들이고 대처하는 기관이 필요하다.
  우리는 피부, 눈, 후각, 청각, 그리고 미각과 같은 감각 기관들을 통해서 외부 세계
를 '감지'한다. 이러한 감각 기관들에 의해서 수집된 정보들은 중추 신경계로 전달된
다. 그러나 예를 들어 피부 세포의 감각 수용체가 주위 환경에서 일어나는 온도의 급
강하를 감지했다 하더라도 그러한 수용체는 추위 자체를 막지는 못한다. 그래서 온도
가 내려갔다는 정보는 열을 생산할 수 있는 기관으로 즉시 전달되어야만 한다. 이와같
이 외부 세계로부터 감지되는 정보를 실제로 일을 하는 활동 기관이나, 조직의 담당 
세포들에게 전달하는 조절기구가 필요한데, 그것이 바로 시상하부이다.
  '시상하부'란 매우 복잡한 단어지만 꼭 기억하고 있어야만 한다. 시상하부는 자연의 
기적이다. 시상하부는 신경세포인 뉴런으로 만들어진 전형적인 신경 조직으로 되어있
다. 시상하부의 신경세포들은 신경 섬유를 통해서 신경계의 모든 부분과 연결되어 있
다. 따라서 생명체의 외부 또는 내부 세계에 관해서 신경계가 '알고'있는 정보들은 아
주 쉽게, 그리고
신속하게 시상하부에 전달된다.
  한편 시상하부는 특수한 호르몬을 분비할 수 있는 전형적인 내분비선이기도 하다. 
시상하부에서 분비되는 호르몬은 뇌하수체의 활동을 조절한다. 중추 신경계가 감각 기
관으로부터 어떤 신호를 받게되면 그 신호는 즉시 시상하부로 전달되고, 그것은 다시 
뇌하수체로 보내져서, 그곳으로부터 최종적으로 활동 호르몬을 분비하는 말단 내분비
선으로 신호가 보내진다. 때때로 시상하부는 조절 기능을 수행하는 신체의 먼 곳까지 
자신의 호르몬을 직접 보내서 신체 조직에 직접적인 영향을 주기도한다.
  결국 인체에서 외부 세계와 내부 세계가 만나는 곳이 바로 시상하부다. 
  시상하부는 신경계와 내분비계를 모두 가지고 있는 특수한 기관이다. 따라서 시상하
부는 서로 다른 두 세계가 교차하는 무대이다. 시상하부에서 외부 세계와 내부 세계가 
만난다.
  자연은 외부와 내부 환경사이를 연결하기 위해서 신경계와 내분비계가 혼합되어 있
는 시상하부라는 아주 독특한 구조를 창조한 것이다. 그 특수한 구조 때문에 시상하부
는 신경계로부터 오는 아주 빠른 신호를, 느리지만 지속적인 작용을 하는 내분비계의 
반응으로 전환시킬 수 있는 것이다.   언뜻 보기에 뇌하수체와 시상하부가 둘 다 존재
할 필요는 없을 것 같이 보인다. 시상하부의 호르몬들도 중간 연결부인 뇌하수체를 거
치지 않고 최종적인 신체기관에 직접적인 영향을 미칠 수 있을 것이다. 즉 시상하부가 
직접 말단 내분비선에 영향을 주면 될 것을 불필요하게 어째서 뇌하수체를 거치는 것
인가. 그러나 만일 시상하부가 뇌하수체를 통하지 않고 말단 내분비선으로 직접 신호
를 보낸다면 시상하부는 조절기관으로서의 역할을 거의 수행할 수 없을 것이다.
  왜냐하면 시상하부가 최종적인 신체 반응을 유발하는 과정들에 직접적인 영향을 미
치기 위해서는 아주 많은 양의 호르몬을 분비해야만 하기 때문이다. 결과적으로 시상
하부는 호르몬을 합성하는데 많은 노력을 기울이게 될 것이고, 그렇게되면 상대적으로 
통합 조절 기능을 할 수 있는 여력이 그만큼 줄어들게 될 것이다.
  그러나 시상하부는 단순히 신경 충격을 내분비계로 연결시켜주는 역할만 하면 된다. 
시상하부에서 분비되는 호르몬은 뇌하수체에 대해서 이러한 조절 작용을 정확히 수행
하고 있는 것이다. 이와같이 시상하부가 특별히 별 다른 기능을 가지고 있지 않는 것
은 신호를 뇌하수체에 전달한 후에 안과 밖으로부터 들어오는 새로운 신호들을 감지할 
수 있도록 재빨리 준비를 갖추고 있어야하기 때문이다. 시상하부는 항상 새로운 정보
를 받아들일 수 있도록 대기하기 위해서 비워있어야 하는 것이다. 그래서 시상하부와 
뇌하수체가 외견상 번거롭게도 비슷한 기능을 이중적으로 담당하고 있는 것처럼 보이
는 것은 사실 조절 작용을 할 수 있는 최적 조건을 만들어주기 위한 것이다. 이렇게해
서 시상하부가 인체 내에서 이루어지는 네번째 단계의 조절 기능을 담당하고 있는 것
이다. 인체 내에서 이루어지고 있는 다섯번째 조절 단계, 즉 최종적인 조절기능은 바
로 대뇌피질을 포함한 중추 신경계가 담당하고 있다. 외부 환경은 끊임없이 변하기 때
문에 신체 기능은 이러한 변화에 끝임없이 적응해나가야 한다. 의식이나 임의적인 행
동을 하는 것과 관련된 것을 조절하는 것도 마찬가지다. 따라서 뇌의 여러 부분에서 
전달되어 오는 신호들이 시상하부의 활동에 영향을 미친다. 게다가 시상하부도 뇌의 
일부이기 때문에 신경계의 다른 부분에 의해서 행동이 통제 된다. 그리고 뇌에는 송과
체 (pineal body)라는 또 다른 특수한 내분비선이 존재하는데, 이것은 호르몬에 대한 
시상하부의 민감도를 변화시킴으로써 시상하부에 대한 조절 작용을 한다. 그럼에도 불
구하고 인체의 내부 환경을 조절하는 중심 조절기구는 역시 시상하부라 할 수 있다. 
그래서 뇌의 여러 부분으로부터 전달되어온 신호들은 우선 시상하부에 전달되어 적절
히 걸러진 다음, 시상하부의 신호 형태로 필요한 정보들이 신체의 각 부분으로 전달된
다. 시상하부가 중요한 또 다른 이유은 무엇일까? 우선 무엇보다 시상하부가 무의식적
으로 일어나는 자율신경계를 조절하는 중추라는 것이다.
  정상 상태에서는 많은 기능들이 자동적이고, 연속적이며, 그리고 상당히 규칙적으로 
이루어지고 있다. 이런 면에서 볼 때 환경의 불규칙한 변화에 반응하면서, 동시에 상
당히 변화무쌍한 감각과 생각들을 통제해야하는 중추 신경계가 위와 같은 정상상태에
서 이루어지는 규칙적인 반응들에도 신경을 쓴다는 것은 불필요하고 부적절한 것이다. 
자신의 내재적인 법칙에 따라서 이루어지는 일들에 간섭을 하게되면 오히려 방해가 된
다.
  쥐에서 대뇌피질을 제거 해도 수정, 정상 분만, 그리고 수유와 같은 생식 기능은 계
속 유지된다. 이것은 생식 기능을 통제하는 것이 대뇌가 아니라는 것을 의미한다. 즉 
생식 기능의 주 조절기구는 시상하부이다. 이와 반대로 쥐에게 드릴로 뚫는 것과 같은 
격렬한 소리를 들려주어서 극도로 흥분된 긴장 상태를 유발시키면 생식 기능이 정지된
다. 다시 말하면 생물체가 외부의 환경 변화에 적응해야만 하는 상황이 생기면 중추 
신경계가 생식 기능이 자동적으로 발현되는 것을 방해할 수는 있다. 그러나 그러한 통
제 수단은 특별한 경우가 아니면 사용되지 않는다. 그러므로 사상하부는 중추 신경계
의 감독을 받지않고 신체 내부로부터 오는 신호와 그 자신의 리듬에만 의존하면서 자
동적인 기능이 수행되도록 조절한다. 생식계뿐만 아니라 다른 많은 기능을 조절하는 
조정관도 시상하부 수준에 설치되어있다. 시상하부는 뇌하수체를 통해서 신체의 성장 
(성장 호르몬), 갑상선(갑상선 자극 호르몬)과 부신피질(부신피질 자극 호르몬)의 활
동, 그리고 수유 기능 (프로락틴, 수유를 자극하는 호르몬)을 조절한다. 시상하부와 
그와 인접한 부분에는 수면 중추, 감정을 통제하는 중추, 식욕 중추, 열 생산 및 체온 
조절 중추들도 있다.
  시상하부는 즐거움이나 환희를 조절하는 영역도 가지고 있다. 예를 들어서 시상하부
의 어떤 조직이 전기 자극에 의해서 활성화되면, 그 자극이 아무리 고통스런 것이라해
도 계속해서 그러한 자극을 추구하게 된다.
  식욕, 감정, 그리고 에너지 대사를 조절하는 시상하부의 영역들은 상호 의존적으로 
작용한다. 시상하부는 심장 활동, 혈관의 긴장, 면역력, 물과 염분의 균형, 뇨분비 등
의 조절과 관련되어 있는 특별한 구조나 중추들을 통합하고 있다. 그리고 시상하부에 
있는 특정한 중추들은 전체적으로 자율신경계와 직접적으로 연결되어 있다.
  중추 신경계와 달리 자율신경계는 내부 기관의 활동을 조절한다. 더 자세히 말한다
면 신체 내에서 순환하고 있는 자율적인 과정들을 조절한다. 자율신경계 자체는 조직
과 기관에 대해서 정반대의 영향을 나타내는 교감 신경계와 부교감 신경계라는 두부분
으로 구성되어 있다. 예를 들어 교감 신경계가 자극을 받으며 혈압이 올라가고, 부교
감 신경계가 자극을 받으면 혈압이 감소하게 된다. 따라서 서로 상반되면서도 상호 작
용을 하는 신경계의 두 부분의 활동에 의해서 생리적 기능들이 일정한 정해진 범위내
에서 안정되게 수행되고 있는 것이다. 다시말해서 자율신경계에 의해서 조절되는 모든 
과정은 정해진 범위내의 이탈만이 허용되고 비교적 일정한 안정성을 유지하고 있다. 
그러므로 동물들을 대상으로 실험을 할 때 시상하부에 지나친 자극을 주게 되면 자율
신경계의 교란으로 거의 모든 기관에서 영양 장애가 발생한다.
  식욕과 성장, 수면과 불면, 감정의 흥분과 조울증, 그리고 심지어 생식 기능까지도 
시상하부의 활동에 의해서 크게 영향을 받는다. 인체의 복잡한 통합작용에서 시상하부
의 작용을 필요로 하지 않는 것은 없다. 그러나 전체적으로 볼 때 시상하부의 기능을 
두개의 그룹으로 구분할 수 있다.   첫째, 시상하부는 인체의 활동을 외부의 환경 조
건에 적응시킨다. 다시 말하면 피부, 근육, 그리고 골격 조직에 의한 기계적인 보호를 
제외하고, 인체를 유해한 환경으로부터 보호해 줄 수 있는 것은 바로 시상하부의 통합 
조정 기능이다. 시상하부는 인체를 죽음으로 몰고 갈 수 있는 외부의 환경 요인에 맞
서 싸우고 있는 것이다. 둘째, 시상하부는 내부 환경의 불변성을 유지시켜주는 핵심 
기관이다.
시상하부는 조절을 받는 기관과 함께 하나의 독립된 폐쇄회로를 형성해서, 인체의 내
부 세계로부터 들어오는 정보에 따라서 내부 환경의 불변성을 계속 유지하도록 작용한
다. 시상하부는 외부 세계와는 관계없이 순환적으로 진행되는 일상적이고 규칙적인 과
정들을 긴밀하게 통제하고 있다. 그와 동시에 시상하부는 인체를 외부 환경의 압력에 
적응시킨다.
  결과적으로 시상하부는 인체의 내부 환경을 변하지 않게 하면서, 동시에 변화하는 
외부 환경에 인체를 적응시키는 이중적인 역할을 하는 것이다. 시상하부는 신체 내부
에서 나오는 정보를 통합하는 주체이면서, 동시에 외부 환경으로부터 들어오는 온갖 
정보를 모으는 수집 장치이다.   무엇보다 시상하부와 뇌하수체 호르몬은 신체 뿐만 
아니라 뇌, 그리고 특히 옛날부터 알려져 온 것과 같이 정신에도 영향을 미친다. 우유
의 분비 (프로락틴, 유선 자극 호르몬), 부신 피질(코르티코트로핀, 부신피질 자극 호
르몬), 그리고 지방의 유동화 (지방친화성 호르몬)를 통제하는 호르몬들은 뇌에서 쉽
게 생물학적으로 변환된다. 그 결과 이러한 호르몬들로부터 보다 간단한 구조를 가진 
물질들이 떨어져 나와서 기억과 학습, 사건들에 대한 감정, 그리고 고통에 대한 인식
과 같은, 다시 말하면 뇌의 판단 과정에 영향을 미친다. 이러한 물질들중 엔돌핀 (end
orphins)은 몰핀과 구조가 유사해서 인체내에서 몰핀과 같은 역할을 하는데, 이러한 
물질의 생성률은 놀랍게도 인체의 대사 상태에 따라 변할 수 있다. 그렇기 때문에 '건
전한 마음에서 건전한 육체'라는 옛말은 오늘날에도 여전히
진리인 것이다. 그리고 그것이 인체에서 내부환경의 안정성을 지탱해 주고 있는 조건
의 하나인 것이다. 이러한 일들이 어떻게 이루어지고 있는가를 알아 보기 위하여 시스
템 - 그것이 단순한 자동 온도 조절장치, 즉 항온기 (thermostat)이건, 살아있는 생물
체의 복잡한 시스템이건 - 에서 안정성을 유지하게 하는 사이버테틱 원리(역주3)를 생
각해보자. 시스템의 안정성은 음성적 피드백 메카니즘(역주4)에 의하여 유지된다. 이
러한 메카니즘이 어떻게 작용되는지 살펴보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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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역주3) 사이버네틱 원리 :: cybernetic principle, 생물체의 신경계와 뇌와 같은  
시스템에서 이루어지고 통신과 제어의 원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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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역주4) 음성적 피드백 메카니즘 : negative feedback mechanism, 어떤 시스템에서 
생성물이 반응물로 되돌아 가는 것을 피드백 메카니즘이라한다. 효소에 의해서 촉매되
는 일련의 대사 반응에서는 처음 효소의 활성이 보통 최종 산물에 의해서 억제되는데 
이것을 음성적 피드백이라한다. 여기서는 말초 호르몬이 조절자인 시상하부에 작용해
서 시상하부의 호르몬 분비를 억제하는 것을 말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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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혈액속으로 A1이라고 하는 호르몬을 분비하는 내분비선 A가 있다고 가정하자. 그리
고 표적 조직 (target tissue)의 세포에 영향을 미치는 A1과 같은 호르몬을 활동 호르
몬 (working hormone)이라고 부르자. 활동 호르몬의 이용이 증가해서 결과적으로 이 
호르몬의 혈중 농도가 감소하는 상황을 상상해보자. 그렇게 되면 내부환경을 일정하게 
유지하기 위해서는 내분비선 A의 활성이 향상될 필요가 있다. 이런 경우 어떤 일이 벌
어지게 될까?   내분비선 A는 인체내에 홀로 존재하는 것이 아니다. 소위 내분비선 B
라 부르는 조절기구의 통제를 받는 특수한 상호관계속에 존재하고 있다. 조절 내분비
선 B는 내분비선 A의 활동을 통제하는 B1이라는 조절 호르몬(regulating hormone)을 
분비한다. 활동 호르몬 A1의 농도가 감소한 것을 알아내는 곳이 바로 조절 내분비선 B
이다. 활동 호르몬의 혈중 농도가 일정할 때에는 조절 내분비선 B는 아무런 반응도 하
지 않는다.
  즉 조절 내분비선의 세포 막에 있는 수용체는 활동 호르몬 A1에 의해서 포화되어서 
활동이 억제되어 있다. 다시 말하면 활동 호르몬 A1이 조절 내분비선 B의 A1수용체에 
결합해서 조절 내분비선 B의 호르몬 생산을 억제하고 있는 것이다. 그러나 호르몬 A1
의 농도가 감소하게 되면 활동 호르몬과 결합하지 않은 수용체가 생기게된다. 그렇게 
되면 A1에 의한 조절 내분비선의 활동억제가 풀리게 되어 결과적으로 조절 내분비선 B
는 B1 호르몬을 생산하게 된다. 그러면 조절 호르몬 B1은 A를 자극해서 활동 호르몬 A
1의 생산이 증가하게된다. 그렇게 해서 활동 호르몬 A1의 농도가 정상 수준으로 증가
되면 내분비선 B의 세포막에 있는 빈 수용체들이 A1으로 다시 채워지게된다. 이렇게 
되면 내분비선 B는 B1생산을 중단하게 되고, 내분비선 A를 자극하지 않는다. 결국 내
부 환경의 항상성이 복원된다 (즉 줄어들었던 혈액 내의 활동 호르몬 A1의 농도가 회
복된다). 결과적으로 조절자에 의한 활동 내분비선의 자극이 감소하고 평형이 회복된
다. 활동 호르몬의 혈중 농도가 다시 한번 감소하면 조절 내분비선의 억제도 풀려서, 
조절 호르몬의 농도가 다시 증가하게 되고, 그러면 활동 내분비선의 활동이 다시 한번 
높아지기 때문에 평형이 유지되는 것이다.   앞에서 설명한 관계, 즉 활동 호르몬이 
자신을 조절하는 조절기구의 활동을 억제하는 관계가 음성적 피드백 메카니즘의 전형
적인 형태이다.
이러한 사이버네틱스의 의미에서 '음성적'이라는 말은 작용을 억제하는 것을 의미하고 
(이 경우에는 활동 호르몬에 의해서), '음성적' 억제 효과가 제거되면 그것과 연결되
어 있는 조직체 (여기서는 활동 내분비선)들이 자극을 받아서 호르몬을 생산한다. 이
것이 음성적 피드백 메카니즘의 본질이다.
  이와 유사한 조절 원리들이 거의 모든 자가 조절 시스템(self-regulating system)의 
특징이다. 심지어 항온기와 같이 일정한 온도를 유지하는 장치에서도 이와같은 음성적 
피드백 메카니즘에 의한 자가 조절이 이루어지고 있다.
  내부 환경의 불변성을 뒷받침하고 있는 시상하부의 시스템들도 음성적 피드백 메카
니즘에 의해 엄격하게 조절되고 있다. 이러한 메카니즘을 보면 인체 내에 내부 환경 
불변성의 법칙이 존재한다는 것을 알 수 있다. 그렇다고 해서 이러한 안정성이 움직일 
수 없고 고정된 것이라고 생각해서는 안된다. 안정성은 각 개별 시스템들과 전체로서
의 인체의 활발한 작용에 의해서 유지된다. 이것은 안정성이라는 것이 모든 현상에서 
일어나고 있는 진동과 같은 변동들의 평균치, 즉 항상성 시스템 (homeostatic system)
이 정확히 기능을 발휘할 때 얻어지는 역동적 평형상태라는 것을 의미한다. 동시에 만
일 안정성이 인체의 정상적인 생활에 필수적인 조건이라면, 이러한 안정성을 지속적으
로 파괴시키는 것은 모두 일종의 질병으로 보아야 할 것이다.
  우리는 가끔 어떤 현상이 너무 복잡해서 기초 개념을 정확히 정의할 수 없는 경우를 
만나게 된다. 이상하게 생각될지 모르지만 '질병'이라는 용어에 대한 정확한 정의가 
사실 없다. 내부 환경의 불변성과 전체로서의 조절기능이 파괴되어 나타나는 병리적 
측면에서 질병을 정의한다면 (즉 엄격히 이론적인 의미로 정의한다면), '질병은 안정
성으로부터의 지속적인 이탈'을 뜻한다.
  다시 말하면 인체에서 사망 확률을 증가시킬 수 있는 과정은 어떤 것이든 질병이라
고 정의한다면, 항상성을 지속적으로 파괴하는 것은 무엇이든 질병이라고 말할 수 있
는 것이다. 이러한 정의가 형식상 뿐만 아니라 본질적으로도 정확하다는 것은 소위 적
응 질병 (adaptation diseases)이라고 부르는 특수한 질병군이 발생하는데 스트레스가 
어떤 역할을 하는가를 보면 알 수 있다. 
@
  제2장 스트레스와 질병 개와 고양이가 만났을 때

  인체는 무수한 스트레스 요인에 노출되어 있다.
  스트레스는 위기상황이다.
  그것은 죽느냐 사느냐의 문제다.
  사용할 수 있는 모든 수단과 방법을 일시에 순간적으로 동원해서 총력전을 펼치는 
비상사태다.
  그러나 그것은 정상적인 삶에서 벗어난 것이다.
  따라서 값 비싼 댓가를 지불할 수밖에 없다.

  인체를 보호하는 것이 목적인 일련의 고정된 적응 반응들은 인체의 효율을 증가시키
는데 요구되는 상황의 변화에 반응하기 위해서 생긴 것이다. 유명한 생리학자인 한스 
셀리에 (Hans Selye)는 이러한 보호 반응을 총체적으로 '일반 적응 증후군'(general a
daptation syndrome)이라고 정의했다.   주변 환경의 기온 상승이나 하강, 배고픔이나 
갈증, 혈액 손실이나 육체적 피로, 감염이나 외상, 감정적 긴장이나 혼수 상태 등등, 
이 모든 것들은 소위 '스트레스 상태'라는 개념으로 묶을 수 있는 어떤 변화를 일으킨
다.
  이 경우 인체는 각 스트레스 요인들의 특별한 속성에는 관심이 없고, 이러한 손상 
요인들에 대해서 전체적으로 반응한다. 즉 개별적인 스트레스 요인에 관계없이 인체는 
한가지 형태로 반응한다. 이와같이 스트레스 반응이 고정된 형태를 갖고 있는 것은 인
체의 입장에서는 보면 매우 유리하다. 즉 인체는 갑자기 찾아드는 다양한 자극이나 스
트레스 요인에 대해서 한가지 고정된 반응을 사용해서 곧바로 자기 자신을 보호할 수 
있다. 이러한 적응 반응이 인체를 보호하는 가장 분명한 방어무기인 것은 틀림없다. 
왜냐하면 적응 반응은 무조건 반사, 통증, 혹은 내부 환경 조성의 변화 (예를 들어 출
혈, 굶주림으로 인한 혈당량 감소등)와 같은 영향만으로도 무의식적으로 그리고 자동
적으로 항상 작동하기 때문이다.   인체의 적응 시스템을 인위적으로 파괴하면 아주 
심각한 결과가 나타난다. 만일 동물에서 부신(adrenal gland)을 제거해버리면 어떤 일
이 생길까? 그렇게 되면 스트레스 반응을 할 수 없다. 따라서 아무리 이상적으로 보호
하고 영양을 충분히 공급한다해도, 부신 호르몬을 계속 주입하지 않는다면 생명을 유
지할 수 없다. 그리고 스트레스가 심한 상황이 생기면 즉시 부신 호르몬의 주사량을 
크게 늘려주어야 한다. 그렇지 않으면 보호 반응이 불충분하여 결국 죽게된다.
  그런데 자연 상태에서도 인체가 적응을 통해 자신을 보호하기 위해서 값비싼 대가를 
지불해야하는 경우가 아주 흔하다. 이른바 적응 질병(adaptation diseases)이라 부르
는 아주 커다란 질병군이 있는데, 이것들이 바로 스트레스의 결과로 생긴 질병들이다.
  '항상성'이란 용어를 만들어낸 월터 캐논 (Walter Cannon)이 '고양이와 개의 만남'
을 생리학적인 관점에서 분석한 고전적인 예를 검토해보자. 우리는 이 예를 한스 셀리
에 식으로 스트레스 반응을 묘사하는데 보충자료로 사용하고, 셀리에의 기초적인 연구 
이후 수많은 스트레스 연구자들에 의해서 밝혀진 몇가지 세부 사항을 덧붙일 것이다.
  끝으로 우리는 이러한 상황을 묘사하는데 있어서 셀리에가 빠뜨린 한가지 중요한 요
소, 즉 조절 신호(regulatory signal)에 대한 시상하부의 민감도 역치(역주1)의 상승
을 소개하려고 한다. 시상하부의 민감도 역치가 상승하지 않는다면, 어떤 스트레스 반
응도 일정시간 이상 지속될 수 없다. 그러나 만일 시상하부 역치의 상승이 없다면 인
체가 지불해야하는 적응의 댓가는 그렇게 크지 않을 것이란 것도 사실이다. 이제부터 
그 이유를 알게 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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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역주1) 민감도 역치 : sensitivity threshold, 우선 역치 (threshold)란 무엇인가. 
역치는 감각 반응을 일으키는데 필요한 최소한의 자극. 지각할 수 있는 반응을 유발하
는데 필요한 최소한의 자극의 강도를 말한다.   민감도 역치란 조절기가 자극 물질에 
대한 반응의 감도를 나타내는 용어로 위한 것으로 이 책에서는 매우 중요한 의미를 가
지고 있다. 만일 어떤 조절기의 민감도 역치가 상승한다는 것은 조절기가 어떤 자극을 
감지하는데 필요한 자극물질의 량이 증가하는 것을 의미한다. 결국 자극에 대한 반응
이 둔감해져서 똑같은 반응을 유발하기 위해서는 더 많은 자극 물질이 필요하게 된다. 
이 책에서는 민감도가 감소한다는 것과 민감도 역치가 증가한다는 것을 비슷한 의미로 
사용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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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이야기를 계속하자. 개와 고양이가 만난다. 심지어 상당히 멀리 떨어져 있어도 감각 
기관은 적이 가까이에 있다는 것을 알리는 신호를 중추 신경계로 보낸다. 아마 싸움이 
있을 터이니 그것을 위해 준비할 필요가 있을 것이라는 내용일 것이다. 상황은 대뇌피
질이 평가한다. 그러나 상황은 감정적인 특징을 가지고 있다.
  가장 강력한 행동 유발 요인의 하나가 바로 감정이다. 감정의 조절은 주로 시상하부
에 집중되어 있다. 고양이가 아치 모양으로 등을 구부리는 독특한 자세를 취하는 것
은, 곧 대뇌 피질로부터 받은 정보가 시상하부에서 공포와 공격의 감정을 불러일으켰
다는 것을 의미하는 것이다. 이것이 싸움을 준비하는 단계이다. 동물이 취하는 감정적
인 포즈는 본질적으로 신체로 하여금 즉각적인 행동을 할 수 있는 준비 상태로 갖다 
놓기 위한 것이다.
  동시에 시상하부는 자율 신경계와 내부 기관의 작동을 조절하는 부분으로 신호를 보
낸다. 이런 신호는 재빨리 부신에 도달하고 부신은 아드레날린 (adrenaline)이라는 호
르몬을 분비한다. 이것은 조금만 눈여겨 보아도 쉽게 알아챌 수 있다.
  왜냐하면 아드레날린은 피부 근육을 수축시키고 털을 하늘로 뻣치게 만들기 때문이
다. 혈액속으로 아드레날린이 분비되면 심장, 뇌, 그리고 폐의 혈관은 팽창되고, 반대
로 피부와 내부 기관, 특히 소화 기관은 위축된다. 후자에 의해서 혈액이 재분배되는
데 이것은 장차 있을 싸움에 꼭 필요한 것이다. 그리고 심장 활동도 활발해져서 혈압
이 상승한다.
  이 모든 활동은 에너지의 공급을 필요로 하기 때문에 아드레날린은 두 가지 에너지
원을 다 동원한다. 즉 아드레날린은 지방 저장소에서 지방산을, 그리고 간에서 포도당
을 유리시켜 혈액속으로 유통시킴으로써 근육 조직과 뇌에 대한 영양공급을 확대시켜
준다. 이런 모든 반응들, 곧 피부 혈관의 팽창, 털의 뻗침 (이것은 열 전달을 감소시
키고 혈액내의 포도당과 지방산의 농도를 증가시킨다), 그리고 가벼운 흔들림은 모두 
체온을 상승시켜서 필요한 화학 반응이 빨리 일어날 수 있는 최적 조건을 만들어준다. 
이상과 같은 변화는 출발선에 대기하고 있는 운동선수의 준비 운동과 비슷한 것으로 
불과 몇 초 안에 일어나는 현상이다.
  끝으로 아드레날린은 필요한 산소를 공급하기 위해서 심장의 능력을 급격히 증가시
킨다. (이러한 보호 조치는 어떤 사람에게는 매우 위험할 수 있다는 것을 기억해야만 
한다. 부정적인 격한 감정에 의해서 생길 수도 있는 것이지만, 심장이 혈액으로부터 
산소를 너무 강하게 흡수하면 일시적인 산소 부족 현상을 유발하여 심장 능력을 감퇴
시키거나 심지어
심근 경색을 일으킬 수도 있다. 그러나 정상적인 스트레스 반응의 경우, 아드레날린은 
항 스트레스 보호 작용을 발생시킨 뒤에 재빨리 파괴된다.) 이 때쯤해서 시상하부에서 
신경 신호를 전달하는 호르몬 매개체, 곧 신경 매개체 (neuromediators)의 농도가 변
한다. 이러한 신경 매개체들은 스트레스 상황에서 소비가 증가되는데, 이것들은 시상
하부의 중추를 활성화시켜서 뇌하수체에서 성장 호르몬, 코르티코트로핀, 프로락틴을 
혈액으로 분비하게한다. 이렇게 분비된 호르몬들은 지방 저장소로부터 지방산을 유동
화시키는데 아주 중요한 역할을 한다. 이러한 효과는 에너지면에서 보면 꼭 필요한 것
이지만 아드레날린을 이러식으로 오랫동안 사용해서는 안 된다. 왜냐하면 너무 심각한 
자율신경계의 교란이 일어나기 때문이다.
  스트레스를 유발하는 상황이 짧은 기간에 끝나지 않는다면, 그때는 좀더 견고한 에
너지 공급 토대를 구축하도록 전환할 필요가 있다. 이런 것은 뇌하수체의 지방 유동화 
호르몬들, 즉 성장 호르몬, 코르티코트로핀, 그리고 프로락틴이 활동하면된다. 이런 
호르몬들은 포도당보다 6배나 많은 에너지를 공급할 수 있는 지방산을 지방 저장소로
부터 유리시켜서 심장에 공급한다.
  시상하부의 코르티코트로핀 분비 촉진 호르몬(CRH)은 한편에서는 교감 신경계를 자
극해서 결과적으로 스트레스 호르몬인 노르에피네프린 (norepinephrine)의 혈중 농도
를 증가시키고, 다른 편에서는 뇌하수체 호르몬인 코르티코트로핀의 방출을 자극하고, 
이것이 스트레스 반응을 지원하는 부신 피질의 활동을 통제한다. 보호 작용이 필요할 
때는 언제나 부신 피질이 활성화된다. 우선 시상하부는 순수한 신경 충격으로 부신의 
메둘라 층을 활성화시켜서 아드레날린의 분비를 유발한다. 그러면 코르티코트로핀은 
부신 피질에서 보호 호르몬의 분비를 촉진시키는데 대표적인 것이 코르티솔 (cortiso
l)이다. 코르티솔은 아드레날린의 특징을 많이 가지고 있지만 그보다 더 강력한 효과
를 갖고 있다. 두번에 걸친 신호 변환이 일어난다. 즉 처음에는 신경 신호가 호르몬 
신호로 변형된다
(시상하부의 활성화에 따라서 노르에피네프린과 아드레날린이 방출되는 것). 그런 다
음에 호르몬 반응이 장기적인 내분비 보호 반응으로 변형된다. 코르티솔(특별히 성장 
호르몬과 협력하여)은 근육 조직에 의한 포도당 이용을 감소시킨다. 이것은 매우 중요
한 문제다. 그것은 근육이 지방산을 활발하게 이용하는 동안, 포도당을 주 연료로 사
용하는 신경세포에게 필요한 포도당을 공급할 수 있게 만들어주기 때문이다. 코르티솔
은 또 다른 방법으로 '연료'의 재분배에 영향을 준다.
  다시말해 코르티솔은 특정한 아미노산을 포도당으로 전환시키는 과정을 활성화시킨
다. 이것도 매우 중요한 것인데, 왜냐하면 싸움을 하는 동안에는 외부로부터 음식을 
공급받을 수 없고, 인체가 글리코겐 형태로 비축하고 있는 당의 저장량도 아주 제한되
어 있기 때문이다. (다음과 같은 것도 이런 이유 때문이라는 것을 알아둘 필요가 있
다. 즉 매우 격렬한 감정적인 자극으로 상당량의 코르티솔이 분비되면, 새롭게 만들어
지는 포도당을 빨리 동화시키지 못하기 때문에 일시적인 당뇨병을 유발할 수도 있다는 
것도 바로 이런 이유 때문이다. 만일 우리가 당뇨병에 걸릴 수 있는 소질을 이미 갖고 
있다면 장기적인 스트레스가 영구적인 당뇨병을 유발할지도 모른다.)   단백질은 세포
의 매우 중요한 구조적, 기능적 구성 요소라는 사실을 다시 한번 더 여기서 강조해야
겠다. 그러므로 세포의 단백질을 당으로 전환시키는 것은 인체에 매우 불리한 것이다. 
그런데 만일 수많은 특성을 가지고 있는 복잡한 단백질을 단순한 연료로 사용해야할 
필요성이 불기피하게 생긴다면, 조직으로부터 다음과 같은 단백질을 빼내서 사용하는 
편이 더 나을 것이다. 즉 재빨리 재생산할 수 있는 단백질, 그리고 보다 중요한 것으
로 세포내에서 특별한 구조적 기능을 가지고 있지 않기 때문에 조직내에서 일시적으로 
감소해도 별로 해롭지 않은 단백질을 사용해야한다. 이런 조건을 만족시키는 대표적인 
것이 임파구 (lymphocyte) 세포로, 이들은 임파선과 다른 임파 조직, 비장, 골수, 그
리고 면역을 조절하는 기관인 흉선에 분포해 있다.   대부분의 사람들은 오랫 동안 커
다란 근심 걱정으로 시달린 뒤에는 콧물 감기나 바이러스성 질병에 걸리기 쉽다는 것
을 알고 있다. 어떤 사람은 근심과 감염에 대한 감수성 사이에 어떤 공통점이 있는가 
하고 의문을 가질지 모른다. 그러나 감염에 대한 감수성은 스트레스를 받는 동안 인체
가 필요로 하는 에너지를 공급하기 위해서 임파구를 파괴하기 때문에 생기는 것이다 
(9장).
  그러나 이러한 문제들은 스트레스를 받은지 비교적 한참뒤에 나타나는 결과들이기 
때문에 스트레스가 최고에 도달했을 때는 이런 문제까지 고려할 시간적 여유가 없다. 
그보다는 우선 에너지를 공급하는 것이 가장 중요한 문제이다. 스트레스가 계속되는 
동안에는 조직에 대한 추가적인 영양 공급이 재빨리 이루어져야만 한다.
  그리고 시상하부는 심장과 혈관에 있는 운동 신경에게 자극을 전달해야만 한다. 내
부 기관의 안쪽 혈관은 계속 더 수축되고, 심장의 활동이 강화되고, 혈압도 올라가서, 
결과적으로 혈액 순환이 가속화된다. (이것이 고혈압이 있는 사람에게 격한 감정이 위
험한 이유이기도 하다. 이런 감정들은 고혈압 발생에 기여하기 때문에 건강한 사람들
에게도 역시 위협이 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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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훌륭한 임상 의사인 랑 (G. Lang)은 고혈압을 적응 질병으로 보아야 한다고 말한
다. 그러나 노화 과정에서 고혈압 환자의 수가 증가하고 정상 혈압인 사람의 경우에도 
동맥압이 증가한다. 이것은 다음과 같은 것을 암시한다. 즉 다른 시상하부 시스템의 
경우에서 처럼 (4장부터 7장까지 참조), 동맥 혈압을 안정화시키는 신호에 대한 시상
하부의 역치가
상승한다는 것이다. 다른 말로 하면 고혈압은 적응 질병인 동시에 정상 질병이다 (아
래 참조). 그러나 다른 요인들, 곧 신장이나 호르몬적인 요인 (이른바 징후성 고혈압)
에 의해서 발생되는 커다란 고혈압 군도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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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성장 호르몬, 아드레날린, 지방산, 콜레스테롤, 코르티솔 등, 스트레스 반응을 뒷
받침하기 위해서 연속적으로 참여하고 있는 이 모든 요인들은 또한 혈액의 응고력을 
증가시켜서 상처가 나는 경우 피를 많이 흘리지 않도록 도와준다. (그러나 이와 같은 
보호 메카니즘은 동시에 감정적인 흥분 상태에서 혈전증과 심근경색을 일으키는 원인
이 될 수도 있다.)
  싸우는 동안에는 스트레스 반응을 방해하는 요소들을 모두 억제해야만 한다. 그래서 
코르티솔은 이러한 결정적인 상황이 계속되는 동안에는 에너지 공급을 위해서 작용하
는데, 특히 단밸질로부터 탄수화물을 합성해내는데 기여하고, 세포성 면역 반응을 억
제할 뿐만 아니라 염증도 억제할 수 있어서, 외상이 생기는 경우 조직의 손상을 어느 
정도 감소 시킬 수 있다.(이것이 코르티솔과 그 유도체인 코르티손, 프레드니솔론 등
이 오늘날 눈의 홍채염에서 시작해서 궤양성 대장염, 류머티즘, 관절염, 심근염 등을 
포함한 다양한 염증에 대한 의학적 처방으로 응용되는 이유이다.)
  그러나 만약 조직의 손상이 클 경우에는, 외상을 입은 조직으로부터 일부 단백질이 
혈액속으로 들어가서 면역계와 부딪치게 되면, 마치 '외부'의 단백질인 것처럼 작용하
기 때문에 자기 자신의 조직 단백질에 대항하는 면역반응을 유발한다. 이런 경우 '면
역 운반체'인 항체는 조직에 손상을 줄 수도 있는 한편 조직속으로 파고들어갈 수도 
있다. 이것이 싸움이 끝난 뒤 때때로 동물들이 질병에 걸릴 위험성이 높아지거나 심지
어 자가 면역 질병으로 죽을 수도 있는 이유다. 이러한 자가 면역 질병은 장기를 이식
할 때 조직 적합성이 일치하지 않을 경우 수혜자가 이식받은 장기에 대해서 면역 반응
을 일으켜서 거부하는 것과 똑같은 법칙에 의해서 생기는 것이다.   그러므로 코르티
솔은 스트레스 과정에서 임파구를 파괴하는 대가로 인체에 에너지를 공급하는데, 그것
은 또한 면역력을 감소시키기 때문에 자기 조직에 대항하는 자가 면역반응의 위험을 
감소시킨다. (따라서 코르티솔은 면역을 억제하는 능력을 갖고 있기 때문에 기관지 천
식과 같은 알레르기 상태를 치료하는 약제로 광범위하게 응용되고 있다.) 프로락틴 뿐
만 아니라 코르티솔과 그 생성을 조절하는 코르티코트로핀은 시상하부에 있는 '성 중
추' (sex centre)의 활동을 억제하는 능력을 갖고 있다. 이것은 생물학적으로 매우 편
리한 것이다. 왜냐하면 싸움도 끝나지 않았고, 그 결과도 아직 불확실한데, 상처받은 
동물이 꼭 자식을 낳아야할 필요는 없을 것이기 때문이다. (그래서 여성들은 부정적인 
감정이 장기간 지속된 뒤에 생리 주기가 정지되는 경험을 하는 경우가 종종 있다. 한
편 남성들도 성적 능력이 감소되는 것을 경험하게 된다.)   스트레스는 거의 모든 것
을 감소시키지만, 식욕도 억제한다. 시상하부의 식욕 중추 (appetite centre)는 소화 
기관의 활동과 똑같이 감정적인 흥분이 일어나는 동안에 억제된다. 이것은 싸움이 일
어나는 동안에는 매우 유리하다.(모든 사람들은 신경이 날카로워졌을 때, 혹은 신경과
민 상태일 때 입과 목 안의 점막이 마르는 것을 경험하였을 것이다.) 마침내 엄청난 
에너지가 요구되는 싸움이 끝난다. 그리고 회복 국면이 시작된다. 시상하부는 체온 조
절 중추를 통해 열 전도를 향상시킨다. 피부 혈관이 팽창되고 발한 작용도 증가한다. 
땀샘이 없는 개들은 헉헉대면서 호흡 곤란에 시달리면서도, 증발을 촉진시키기 위해서 
혀를 거의 땅에 달 듯이 길게 내민다. 이 모든 것들은 지나친 과열을 막아서 신체를 
보호하기 위한 것인데, 과열 현상은 싸움중에 지방산과 포도당을 맹렬히 산화했기 때
문에 생긴 것이다.
  과다한 지방산은 회복기에 콜레스테롤 합성을 위한 원료로 필요하기 때문에 빨리 제
거할 필요는 없다. 이런 상황은 아주 중요한 의미가 있다. 왜냐하면 스트레스 후에 손
상받은 조직을 세포 분열로 `보수'하기 위해서 콜레스테롤이 필요하기 때문이다. 새로
운 세포들은 세포막을 필요로 하는데, 세포막의 구조에는 상당량의 콜레스테롤이 포함
되어 있다.
스트레스를 받았을 때 지방산의 이용률이 높아지도록 대사 전환이 일어나는 것은 필요
한 에너지 요구를 충족시키기 위한 것뿐만 아니라, 저축된 포도당을 보존하기 위한 것
이다. 그런데 이러한 대사 전환은 또한 면역력을 억압하고, 혈액의 응고력을 증가시키
며, 세포 분열에 필요한 콜레스테롤 생성에도 필요한 것이다.
  이러한 모든 변화들이 감정적인 스트레스를 받는 동안에 일어난다. 예를 들어 동맥 
경화 발생의 주 요인중 하나인 콜레스테롤의 혈중 농도는 학생들이 시험을 치르고 있
을 때도 증가한다. 그러나 살다보면 학교에서뿐만 아니라 사회 생활을 하는 중에도 꼭 
통과해야 할 시험을 몇 번은 거쳐야 한다. 지속적이고 빈번한 신경 과민은 스트레스 
반응을 일으키는 동시에 동맥 경화의 발생과 진전을 유도하는 것이다. 그러나 스트레
스의 모든 부정적인 결과들은 먼 훗날에 일어날 일들인 반면에 지금 당장 즉각적인 회
복 국면에서는 위에서 설명한 모든 것들이 유익한 것이다. 특별한 항이뇨 호르몬인 바
소프레신은 시상하부로부터 뇌하수체로 직접 들어간 다음 혈관계로 들어가서 신장으로
부터 수분이 빠져나가는 것을 지연시킴으로써 손실된 혈액을 보충할 수 있게 한다. 갑
상선의 기능도 증폭되는데, 갑상선에서 분비되는 호르몬은 손상된 조직을 보수하는데 
꼭 필요한 것인데 평상시에는 시상하부에 의해서 억제되어있다. 갑상선의 활동을 조절
하는 시상하부의 중추는 싸움이 시작되면, 갑상선의 활동을 억제하고, 회복기가 시작
될 때 갑상선의 활동을 자극한다. 이미 분비되어 있던 코르티솔은 단백질을 당으로 전
환시키기 때문에 단백질 합성을 방해하였지만, 코르티솔의 분비가 묽어지면 단백질 합
성 기능도 회복된다.
  결국 보호 메카니즘은 시상하부에 의해서 단계별로 조절되고, 만일 손상이 외부 환
경에 의해서 일어났지만 아직 생명에는 지장이 없다면 계속해서 피해가 복구된다.
  우리는 지금까지 치명적으로 위험한 시기에 스트레스 반응이 인체를 어떻게 보호할 
수 있는지에 대하여 검토해왔다. 그러나 스트레스에 대항하는 보호 메카니즘이 어떻게 
실현되는가를 다시 한번 정리해보자. 우선 많은 호르몬들의 혈중 농도가 증가하였다. 
대표적인 호르몬은 아드레날린, 성장 호르몬, 프로락틴, 코르티코트로핀, 코르티솔 같
은 것들이다. 이어서 인체에 에너지를 공급하는 많은 물질들(지방산과 포도당)의 혈중 
농도가 증가하였고, 콜레스테롤이 축적되었다. 혈액의 응고력도 강화되었으며, 혈압도 
상승하는 등등의 변화가 이어진다. 그런데 이러한 모든 현상들은 사실상 내부 환경 불
변성의 법칙을 이탈한 것을 의미한다. 결국 내부 환경 불변성의 법칙이 보호되는 것뿐 
아니라, 이탈되는 것도 생명을 유지하는데 필수적이라는 것을 알 수 있다. 그러나 우
리들은 항상성 시스템이 사이버네틱 조절 메카니즘에 따라서 안정성을 회복하기 위해
서 무진 애를 쓴다는 것을 알고 있다. 그렇다면 다음과 같은 질문은 아주 합리적인 것
이다. 어떻게 내부 환경의 파괴가 스트레스 상황이 진행되는 전기간, 즉 '고양이가 개
와 마주 대하고 있는 동안에' 지속될 수 있을까?   정말로 만약 활동 호르몬인 코르티
솔의 농도가 혈액내에서 증가한다면, 그것은 음성적인 피드백 메카니즘에 따라서 자신
을 조절하는 조절기구에서 분비되는 조절 호르몬, 이 경우에는 뇌하수체 호르몬인 코
르티코트로핀의 분비를 억제해야만 한다. 그렇게 되면 코르티코트로핀에 의해서 코르
티솔의 분비가 억제되어 평균 수준, 곧 불변성의 법칙에 의해서 보호되고 있는 그런 
수준으로 떨어져야 한다. 그러나 스트레스를 받고 있는 중에는 코르티솔의 혈중 수준
이 떨어지지 않고 높은 상태로 유지된다. 그렇게 해서 스트레스에 대항하는 보호 메카
니즘을 창조하는 것이다. 그러면 어떻게 이러한 일이 가능한지 설명해야만 한다. 즉 
음성적 피드백 메카니즘에 의해서 유지되는 내부 환경 불변성의 법칙이 스트레스를 받
는 동안에는 적용되지 않는 이유는 무엇인가?
  각 조절 호르몬 (regulating hormone)에 대해서 하나의 활동 인자 (working factor)
가 있는데 이러한 활동 인자의 혈중 농도가 증가하면 조절 호르몬의 활성을 억제시킨
다. 그래서 조절 호르몬인 코르티코트로핀의 분비는 활동 인자인 코르티솔 수준이 높
아지면 억제되어야만 한다. 그리고 성장 호르몬과 프로락틴의 분비는 당과 지방산의 
수준이 높아지면 억제된다. 그런데 스트레스 중에는 조절 호르몬, 활동 호르몬, 그리
고 에너지 물질들의 혈중 농도가 동시에 높게 나타난다.   위에서 언급했듯이 셀리에
가 스트레스 중에 뇌하수체와 시상하부의 활력이 증가하는 것에 대해 말했을 때, 그는 
만약 말초 활동 호르몬의 억제 효과에 대한 시상하부의 민감도 역치가 증가하지 않는
다면 이와같은 활력의 증가 상태가 비교적 긴 시간 동안 지속될 수 없다는 사실에 주
의를 기울이지 않았다.
  시상하부 역치의 증가를 조절하는 메카니즘은 생리적으로 대단히 중요한 의미를 가
지고 있다. 그런 메카니즘이 없다면 스트레스에 대한 반응은 매우 짧게 끝날 것이다. 
즉 스트레스 반응은 음성적 피드백 메카니즘이 시작되기 전까지만 계속되고, 음성적 
피드백 메카니즘이 작동되면 보호 시스템을 평상시의 평형 상태로 만들기 때문에 결과
적으로 보호 작용을 할 수 없게 된다. 그러나 사실은 그러한 일이 일어나지 않는데, 
그것은 거꾸로 스트레스 반응 중에는 조절 신호에 대한 시상하부의 역치가 정말로 증
가한다는 것을 가리키는 것이다. 그래서 인체에서 스트레스 요인이 작용하는 동안에 
호르몬에 의한 대사 전환이 계속 보존되어, 포도당의 혈중 농도가 증가할 뿐만 아니
라, 지방산, 성장 호르몬, 코르티솔 등의 농도도 증가하는 것이다.
  이러한 변화들은 스트레스와 항상성 파괴로 비롯된 질병들 사이의 관계에 대해서 많
은 것들을 설명해준다. 다른 말로 하면 고등 생물이 스트레스에 대항하는 고도의 보호 
능력을 갖추고 있다는 사실은 궁극적으로 시상하부에 집중되어 있는 복잡한 항상성 시
스템의 진화에 의한 결과라는 의미가 된다. 이러한 시스템은 항상성이 교란될 수 있도
록 되어있는데, 이것은 인체를 보호하는데 절대적으로 필요한 것이다. 그러나 이와같
은 불가피한 항상성의 교란은 셀리에가 적응 질병이라고 불렀던 질병들을 야기시킨다. 
결국 인체는 외부의 사망 요인으로부터 자신을 보호하기 위해서 항상성 교란에 의한 
질병이라는 값 비싼 댓가를 지불하는 것이다. 그래서 역경과 슬픔은 생명을 단축시키
는 것이다.
  스트레스를 받고 있는 동안 시상하부의 역치는 다음과 같이 증가한다. 고양이와 개
가 서로를 알아보았을 때 이러한 상황을 평가한 신호는 중추 신경계로부터 대뇌 변연
계와 시상하부로 쏟아져 들어가서, 거기서 시상하부의 활동을 촉진시킨다. 그러면 신
경 매개체의 소비가 증가한다.
  우리가 알고 있듯이 자율 신경계는 교감 신경계과 부교감 신경계로 나뉘어져있다. 
교감 신경을 자극하기 위한 S-매개체 (S-mediator)와 부교감 신경을 자극하기 위한 P-
매개체 (P-mediator)가 있다. S-매개체 그룹에 속하는 신경 매개체로는 아드레날린과 
구조적으로 유사한 도파민(dopamine)과 노르에피네프린이 포함되어 있다. P-매개체 그
룹에는 세로토닌 (serotonin)과 그와 유사한 신경 매개체들이 포함되어 있다. S-매개
체와 P-매개체는 티록신과 트립토판이라는 아미노산으로부터 각각 합성된다. 스트레스
를 받는 동안 시상하부에서 S-매개체와 P-매개체가 소비되어 농도가 감소되면 시상하
부의 역치가 증가하는 것이다. 만일 농도 감소가 너무 크게 일어나면 조울증이 나타나
게 된다.
  과도한 감정의 흥분기 뒤에 상당 기간 동안 무력한 상태가 지속된다는 것은 잘 알려
진 사실이다. 그것은 비축된 신경 매개체들이 고갈되었다는 징후이고, 회복하기 위해
서는 휴식이 필요하다는 일종의 경고이다. 시상하부의 신경 매개체 농도는 신경계의 
자율적 능력에 의해서, 특히 유전적, 대사적 특징에 의해서 크게 좌우되지만, 서서히 
정상화된다.
이와같이 신경 매개체의 농도가 정상화되면 시상하부의 민감도 역치가 다시 설정되고 
자가 조절 시스템이 다시 적절하게 작동하여 인체의 내부 환경을 일정하게 유지시켜준
다. 스트레스가 가라앉음에 따라 폭풍은 잠잠해지고, 과거는 잊혀지거나 혹은 마치 언
제 스트레스에 의해서 인체의 활동이 그처럼 심각한 방해를 받았나 싶게 평온해진다.
  스트레스의 경우 폭풍 뒤에 생기는 이러한 진정이 노화와 관련된 모든 증상들과 근
본적으로 다른 차이점을 나타내는 것이다. 스트레스 반응과 달리 노화에서는 외부 요
인이 관련되지 않았을 때 조차 병리적인 과정이 점진적으로, 그리고 필연적으로 계속 
발달해간다. 그러므로 다음 장에서는 고등 생물이 갖고 있는 그처럼 완벽한 항상성 시
스템, 즉 강력한 스트레스의 영향에 독자적으로 저항하고 비교적 빠르게 평형상태를 
회복하는 그런 시스템이, 어째서 노화 과정에서는 항상성의 안정성을 유지할 수 없는
가에 대한 이유를 설명해보도록 하자.   항상성 시스템은 시간이 지남에 따라서 다양
한 외적, 내적 손상 요인의 영향에 의해서 단순히 '망가져' 가는 것이라고 가정하는 
것도 논리적이라 볼 수 있다. 이런 관점은 노화를 설명하는 부분 (11장)에서 좀더 자
세히 논의하게 될 것이다. 그리고 다음 장에서는 아주 다른 관점, 곧 항성성의 교란 
현상이 인체의 성장에 필수적인 요소임과 동시에, 성장과 성적 성숙이 끝난 후에는 노
화의 핵심 요소가 된다는 사실과, 그런 관점을 지지하는 주장들을 소개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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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제3장 항상성 이탈의 법칙
  생식과 죽음을 위해 고향으로 돌아오는 태평양 연어
 
  태평양 연어는 생식을 위해 콜레스테롤을 비축한다.
  그런데 바로 그 콜레스테롤 때문에 태평양 연어는 산란 직후 곧바로 죽는다.
  생체 시계는 생존보다는 생식을 원하는 것이다.
  생물체가 생명을 유지하는데 내부 환경의 안정성이 필수적인 조건이라면,
  생물체가 발생하는데는 이러한 안정성이 파괴되어야 하는 것도 절대적인 조건이다.
  따라서 생물체에는 내부 환경 불변성의 법칙과 더불어 항상성 이탈의 법칙도 존재하
는 것이다.

  살아 있는 생물체는 외부 세계와 끝임없는 상호 관계를 유지해야 한다. 식량 획득이
나 식량 부족 문제, 환경의 여러가지 물리적 조건들, 그리고 오염의 정도등은 생명체
가 생명력을 유지해나가는데 불가분의 관계를 갖는 가장 중요한 요인들이다.
  그런데, 생물체는 신체의 조성과 기능이 매우 좁은 범위내에서 안정되게 유지될 때
에만 생존할 수 있다. 프랑스의 위대한 생리학자 클라우드 버나드 (Claude Bernard)는 
100년전에 이미 이러한 논지를 다음과 같이 정리하였다. 즉 '내부 환경의 불변성이 생
물체의 생존에 대한 필수 조건이다.'
  생물체에서 내부 환경을 유지하는 것은 생물학의 기본 법칙이다. 사실 모든 기본 법
칙이라는 것은 어느 하나라도 파괴되어서는 않되는 것이 특징이기 때문에, 순서를 정
한다는 것은 중요한 것이 아니지만 나는 이것을 '첫번째' 기본 법칙이라고 부르고 싶
다. 다음의 예를 검토해보자.
  이론적으로 보면 단세포 생물은 죽지 않고 영원 불멸하는 생명체이다. 왜냐하면 단
세포 생물이 세포 분열을 할 때 마다 완전히 동일한 두 개의 독립된 생명체가 탄생하
기 때문이다. 만일 조건만 좋다면 분열은 끝없이 계속될 수 있을 것이다. 단세포 생물
인 짚신벌레가 8,400세대나 계속 분열해 나가는 것을 관찰한 고전적인 보고도 있다. 
가장 단순한 생물체의 일부만이 무한정 무성 생식으로 번식할 수 있다면 그것은 별로 
중요한 문제가 아니다. 그러나 만일 이러한 능력이 원생동물의 한 종이나 또는 그 한 
계열의 생물에서 만이라도 관찰된다면, 이것은 이론적으로 볼 때 우리가 바람직한 외
부 조건만 만들어 준다면 생명은 내부요인에 의한 죽음없이 영원히 존재할 수 있다고 
주장할 수 있는 근거가 되는 것이다.   그렇지만 단세포 생물은 죽어간다. 만일 원생
동물의 일종인 적충류 (infusorian)의 자손들이 멸망하지 않고 계속 번식한다면 순식
간에 지구 전체를 뒤덮었을 것이다. 그러나 단세포 생물의 항상성 메카니즘은 생물체
의 구조가 너무 간단해서 완벽할 수 없다. 따라서 단세포 생물은 이론적으로 영원한 
생명을 누릴 수 있다는 가능성에도 불구하고 외부 원인에 의한 사망이 하나의 넘을 수 
없는 장애물이 되고 있다.
  단세포 생물이 다세포 생물로 진화하는 동안에 신체 기관들을 전문화시켜서 내부 환
경의 불변성을 유지하기 위한 메카니즘을 발달시켰다. 그러나 이것은 또한 성장을 위
한 요구 사항과 안정성을 유지해야 하는 필연성 사이에 양립할 수 없는 모순을 낳았는
데, 그러한 모순 때문에 생물체는 내부 요인에 의한 죽음을 맞이할 수 밖에 없게 된 
것이다(11장 참조).   내부 환경 불변성의 법칙은 항상성 시스템에 의해서 보호되고 
있는 것인데, 다세포 생물의 성장과 발육의 모든 순간에 지켜지고 있는 법칙이다. 마
찬가지로 생물체의 성장에 필요한 요구 사항들을 충족시키기 위해서는 항상성 시스템
의 능력 자체가 증가되어야 한다는 것도 명백한 사실이다. 다시 말하면 생물체의 성장
과 발육은 항상성 시스템의 능력이
같이 증가하지 못한다면 실현될 수 없는 것이다. 어떤 의미에서 성장이라는 것은 항상
성 시스템의 능력이 증가하는 것을 의미한다고 할 수도 있다. 여기서 모순이 생긴다. 
생물체는 내부 환경이 안정한 상태에서만 생존이 가능한 반면에, 이러한 안정성이 교
란되지 않는다면 항상성 시스템의 능력이 증가할 수 없고, 결국 생물체의 성장과 발육
은 불가능하다.
  이러한 논지는 다음과 같이 표현할 수 있다. 고등 생물은 휴식과 운동 상태를 결합
시킬 필요가 있다. 즉 내부 환경의 '휴식'은 생물체의 안정성을 보장해 주는 것이고, 
'운동'이라는 것은 생물체의 성장을 진전시키는 것이다. 어떻게 이러한 모순을 해결할 
수 있을까?   이렇게 전혀 상반된 요구를 결합시킬 수 있는 유일한 방법은 항상성 시
스템이 자가 성장 (self-development)을 하는 것이다. 바꾸어 말하면 안정성을 보증하
고 있는 시스템 자체가 계속해서 성장하여 그 자신의 능력을 스스로 증가시키는 것이
다. 그래야만 유동 시스템 (moving system)에서 안정과 성장을 적절히 조절할 수 있
다.
  그러나 만일 항상성이 내부 환경 불변성의 법칙에 의해서 보호되고 있는 것이라면 
어떻게 성장에 필수적인 항상성의 교란 (homeostatic disturbance)이 일어날 수 있겠
는가? 이제 항상성의 교란이 모든 포유류에서 단 하나의 똑같은 경로를 통해서 일어난
다는 것을 아래의 예를 보면 알게 될 것이다. 물론 항상성 교란의 메카니즘은 생물체
가 자궁 내에 있을 때와 출생 뒤 성장기간에 서로 다르기는 하다. 어쨌든 동일한 경로
를 거켜 나타난 다는 것은 매우 중요한 것이다.   임신한 여성은 수 많은 신체적 변화
를 경험하게 된다. 즉 신체의 지방 함량이 증가한다던가 (특히 임신 후반기에 두드러
지게 나타난다), 얼굴의
연조직 (soft tissue)이 팽창하기 때문에 코와 턱의 크기가 커지기도 한다. 동시에 당
과 콜레스테롤의 혈중 농도가 증가한다. 때때로 혈당량이 너무 높아서 의사들이 '당뇨
병'으로 진단하는 경우도 있다. 다시말하면 임신중에는 내부 환경 불변성의 법칙이 교
란된다. 만일 항상성의 교란이 일어나는 것은 모두 일종의 질병이라는 것을 염두에 둔
다면 임신도
본질적으로는 일종의 질병 현상으로 볼 수 있다. 그래서 다음과 같은 질문이 제기될 
수 있다. 즉 모든 해로운 특성들이 진화하는 동안에 자연선택에 의해서 오래전에 제거
되었을 것이라는 사실을 고려한다면 과연 임신과 같은 정말로 필수적인 현상이 질병을 
동반할 수 있겠는가? 만일 질병이 제거되지 않았다면, 그러면 임신 중 일어나는 항상
성 교란 현상은 아주 필수적인 것이라고 가정하는 것이 논리적이다. 그렇다면 이러한 
교란이 어떤 목적에 사용될 수 있는가를 살펴보도록 하자. 인체는 포도당과 지방산이
라는 두 가지 에너지원을 갖고 있다. 이러한 에너지 물질들의 사용은 특수한 메카니즘
에 의해서 조절된다. 예를 들어 지방산은 음식을 섭취하지 않는 야간에 주 에너지원으
로 사용된다.
지방산을 이용하게 되면 근육 조직에 의한 포도당 소비는 감소하는데, 이것은 한밤중 
음식물을 섭취하지 못할 때 저장된 포도당을 보존하는 역할을 한다. 이렇게 보존된 포
도당은 신경 세포의 에너지원으로 공급된다. 신경세포는 포도당만을 에너지원으로 이
용한다. 지방산 이용이 포도당 이용을 억제한다는 것은 임신한 여성에게 매우 중요한 
의미가 있다. 포도당은 사실상 태아의 유일한 에너지원이기 때문이다. 따라서 임신한 
여성이 포도당을 체내에서 소비하지 않고 절약해서 태아에게 공급하는 것이 매우 중요
한 문제이다. 결국 임신한 여성은 지방산에 대한 의존도를 높이게 된다. 그래서 임신
부는 지방산, 간의 당대사 산물, 그리고 지방조직으로부터 지방을 합성해서 축적하는
데, 이러한 지방 때문에 임신의 아주 전형적인 특징인 비만이 발생하는 것이다.
  인체 내에 지방의 양이 증가되면 다량의 지방산이 지방 저장소로부터 유리되어 혈액
속으로 들어가게 된다. 그런데 지방산의 혈중 농도가 증가하면 조직에 의한 포도당의 
이용률이 감소하게 되는데, 이것은 식후에 포도당의 혈중 농도 (혈당량)를 더욱 증가
시키는 결과를 초래한다. 결국 만성 당뇨병의 특징적인 현상이 나타난다. 임신 기간에 
지방산은 임신한 여성의 기초 에너지원이다. 그러나 태아에게는 극히 제한된 양의 지
방산이 태반 장벽 (placental barrier)을 통해서 공급된다. 태반 장벽은 지방산을 너
무 많이 이용하게 될 경우 생길지 모르는 유독한 영향으로부터 태아 세포들을 보호하
는 역할을 한다. 한편 모체의 활발한 지방산 대사의 산물로 세포막의 중요한 구성 성
분인 콜레스테롤의 생산도 증가된다. 콜레스테롤은 세포막의 뼈대를 이루고 있다. 그
런데 대부분의 세포들은 세포막을 만드는 데 필요한 양만큼 콜레스테롤을 독자적으로 
합성할 수 없다. 따라서 이들은 간에서 합성된 콜레스테롤을 받아들인다. 그런데 태아
의 간은 아직 능력이 부족하기 때문에 급속히 자라나는 세포물질의 요구를 다 충족시
키지 못한다. 그래서 필요한 콜레스테롤을 모체로부터 공급받아야 한다. 그런데 내부 
환경 불변성의 법칙은 어떤 대사 물질의 과잉이나 부족에 대해서 일정한 수준을 유지
하려고 노력하기 때문에 콜레스테롤의 공급원도 극히 한정적일 수 밖에 없다. 이런 이
유로, 태아의 성장에 필수 불가결한 콜레스테롤을 충족시키기 위해서는 불변성의 법칙
이 파괴되어야만 한다.
  임신한 여성에게서 나타나는 이러한 항상성 교란의 가장 중요한 특징은 바로 항상성
을 변화시키는 메카니즘이 태반 내에 있다는 사실이다. 임신중에 만들어지는 일시적인 
기관인 태반은 일련의 호르몬을 생산하는데, 그 중 하나가 태반 성장 호르몬이다. 이 
호르몬은 모체가 포도당을 이용하는 것을 감소시킨다. 그런데 태반은 신경 내분비계의 
영구적인 부분이 아니며, 또한 그것은 사이버네틱한 음성적 피드백 메카니즘에 의해서 
다른 내분비선의 활동을 제한하는 자가 조절 시스템(self-regulatory system)에도 속
하지 않는다.
  따라서 태반 호르몬은 태반의 크기가 커짐에 따라 임신 기간이 끝날 때까지 생산량
이 아무런 제한도 받지 않고 실질적으로 계속 증가한다. 그래서 항상성 교란이 임신기
간 전체를 통해서 계속 지속되는 것이다. 그러나 태반은 출산과 더불어 없어지기 때문
에 임신의 특징인 항상성의 변화는 결국 일시적인 것이다. 또한 질병을 일으키는 대사 
전환도
없어진다. 지금까지 설명한 것을 검토해 볼 때, 이런 대사 교란이 무엇을 위한 것인가
를 이해할 수 있다. 대사 교란은 극단적인 예로 임신으로 인한 당뇨병에서 두드러지게 
나타나는데, 그것은 본질적으로 '계획된' 혹은 예정된 질병이라고 볼 수 있다. 이 모
든 변화들은 태아의 발육 프로그램을 모체가 물질적으로 지원하는데 필수적인 것이다.
  이와 같은 생물학적인 작업은 항상성을 교란시켜야만 충족시킬 수 있는 것이다. 이
런 상황에서 임산부의 당뇨병은 생식이라는 중요한 작업을 수행하는데 필수적인 메카
니즘의 부산물이라는 것이 분명해진다. 이와같은 변화가 포유류에만 한정되어 있는 것
은 아니다. 포유류와 아주 먼 관계에 있는 몇몇 종에서 이러한 변화가 가장 선명하게 
나타나는데,
특히 태평양 연어가 가장 대표적인 예이다. 이 물고기는 극동 지방에 있는 강의 하구
에서 수정난이 부화한 후 4, 5년 동안을 태평양에서 산다. 태평양에서 사는 동안에 연
어는 완전히 성숙해지고, 크기도 다 자란다. 한편 이 기간에 체내에 지방을 축적한다. 
연어는 번식기가 가까워지면 자기가 태어난 원래의 하구를 찾아가기 위한 기나긴 여행
을 시작하게 되는데, 어떤 때는 수천 킬로미터가 넘는 거리를 여행해야한다. 여행을 
시작하면서부터 연어는 체내에 축적해 놓았던 지방을 주 에너지원으로 사용한다. 그래
서 저축된 지방은 감소하지만 지방에서 합성된 콜레스테롤의 혈중 농도는 증가한다.
  결국 연어는 1, 2개월 동안의 여행기간에 완전히 '늙어'간다. 아래 위의 턱뼈가 꾸
부러지고, 눈이 푹 들어가며, 피부는 얇아진다. 연어의 내부 기관에도 커다란 변화가 
일어나는데, 당뇨병과 동맥 경화증의 특징적인 징후들이 나타난다. 감염에 대한 저항
력도 약해진다. 어쨌든 연어는 자기가 태어난 고향으로 돌아온다. 그리고 마침내 암놈
은 알을 낳고 숫놈은 알을 수정시킨다. 번식을 끝낸 연어는 1,2주 뒤에 죽게 된다. 죽
음은 심장, 뇌,
폐, 그리고 신장등에서 발생하는 여러 가지 경색 현상이 원인되어 일어난다. 그런 질
병이 생기는 이유는 명백하다. 산란시 태평양 연어의 혈중 콜레스테롤 농도는 평상시
의 10배가 넘기 때문이다. 결국 모든 연어는 죽는다. 산란 뒤에 태평양으로 돌아가는 
연어는 하나도 없다. 태평양 연어의 사망 메카니즘은 내부 원인에 의한 사망의 가장 
대표적인 예인데, 이것은 또한 '프로그램된 사망' (programmed death)과 같은 것이 있
다는 인상을 준다. 마치 유전자내에 '정지' 신호와 같은 것이 들어있어서, 유전자에 
저장되어 있는 프로그램에 따라서 연어의 생명이 끝나게 되는 것처럼 보인다.
  그러나 좀더 자세히 생각해 보자. 이 결론이 정확한 것이라고 인정한다면 자연이 하
나의 목표, 곧 생식이 끝난 개체의 죽음이라는 목표를 가지고 있다는 사실을 받아들이
는 것이 된다. 그러나 자연은 그와 같은 목표를 가지고 있지 않고, 더구나 그와 같은 
목표를 가질 수도 없다고 우리는 아주 단정적으로 확실하게 주장할 수 있다(11장 참
조).
  어떻게 이와같이 상호 모순된 학설이 결합될 수 있을까? 사실상 한 생물체의 유전 
정보속에 기록되어 있는 것은 바로 자기 자신과 닮은 생물체를 재생하기 위한 것이다. 
이런 재생 과정은 물질적으로 뒷받침되어야 한다. 서식지의 특수한 여건 때문에 태평
양 연어의 산란된 생식세포들의 대부분은 수정되지 못하고 폐기될 것이다. 그러나 이
러한 불리한 여건은 엄청난 양의 생식 세포를 생산하는 능력으로 상쇄된다. 만일 태평
양 연어가 산란 직후에 죽도록 되어 있는 것이라면 간과 근육속에 지방을 축적하고 있
는 이유는 무엇일까? 핵심은 콜레스테롤이 지방에서 만들어지고, 각 생식 세포는 많은 
양의 콜레스테롤을 함유하고 있다는 것이다. 이러한 콜레스테롤은 수정 후에 복잡한 
생물체로 발생해나가야 하는 생식 세포의 막을 만드는데 쓰이는 물질이다. 그러나 동
시에 콜레스테롤의 혈중 수준이 높아지면 혈관에 영향을 미치게 되고, 마침내 생물체
의 죽음을 초래한다. 그래서 근본적으로는 생식 과정을 뒷받침하기 위해서 혈액에 충
분한 콜레스테롤을 공급하는 것이지만, 바로 그것 때문에 연어는 내부 환경의 불변성
이 교란되고, 그로 인해서 생기는 부수적인 결과로 죽게되는 것이다.
  이런 관점에서, 태평양 연어의 죽음은 자가 조절 시스템의 교란으로 사망하는 특별
한 예인 것이다. 연어의 예에서 알 수 있는 특히 중요한 사실은 자가 조절 시스템에서 
생기는 변화는 콜레스테롤의 생산을 증가시키게 되는데, 이러한 변화는 생식선에서 나
오는 신호에 의해서 유발된다는 것이다.
  즉 사망 메카니즘이 생식 프로그램의 요구에 따라서 작동하는 것이다. 그러나 성적 
기능은 자가 조절 시스템의 보다 왕성한 활동에 의해서도 작동되는데, 그렇게 되면 한
편으로는 생식의 요구 조건을 만족시켜주면서 다른 한편에서는 내부 원인에 의한 생명
체의 죽음을 일으키는 도구들을 작동시킨다. 그래서 고도로 조직화된 생물체의 특징인 
내부 원인에 의한 죽음은 항상성 불변의 법칙에 의하여 보호되고 있는 안정화 메카니
즘과 성장 메카니즘 사이의 상호 작용으로 생긴 결과인 것이다. 그러면 항상성 이탈의 
법칙이 생물체의 성장과 발육에 정말로 필수적인 조건이라면, 이러한 이탈이 포유류, 
특히 출생 후 어린이의 성장과 발육 과정에서 어떻게 발현될 수 있을까? 
  건강한 아이들은 보통 어렸을 때는 튼튼해 보인다. 많은 고대의 조각가와 화가들은 
이런 특징을 그들의 작품속에 표현하고 있다. 사실 이것은 어린이가 성장하는데는 보
다 많은 에너지가 필요하고, 그것은 지방으로부터 공급된다는 똑같은 논지를 표현한 
것이다. 즉 이런 경우 건강하게 보이는 어린이의 모습은 내부 환경의 불변성이 교란되
어 있다는 것을 반영하고 있는 것이다.
  그리고 그것은 어쩔 수 없는 것이다. 태아와 어린이가 성장하기 위해서는 불가피하
게 새로운 세포를 왕성하게 만들어야하는데, 그러기 위해서는 특히 콜레스테롤을 아주 
많이 필요로 하는데, 그것은 지방 이용을 증가시켜야 합성되는 것이다.
  그러나 내부 환경 불변성의 법칙에 의해 보호되고 있는 항상성 시스템의 능력이 증
가하는 것을 어떻게 보장할 수 있는가? 이러한 문제를 연구해보면 항상성 이탈의 법칙
이 생물체에서 조절되고 있는 모든 기능에 영향을 미치는 것은 아니라는 결론에 이르
게 된다. 이 법칙은 단지 세 가지 조절기능에만 적용된다. 그런데 이 세 가지 조절 기
능은 살아있는 생명체가 가지고 있는 세 가지의 기본적인 특성을 지배하는 것들이다.
  살아있는 생물체와 무생물을 구별하는 것은 생식 능력, 적응 능력, 그리고 에너지 
흐름을 조절하는 (혹은 대사) 능력을 가지고 있는가하는 것이다. 에너지 과정이 지속
될 수 있도록 해주는 것이 대사 (metabolism)인데 이것이 살아있는 생물체의 세 가지 
기본적 특성 중에서도 가장 중요한 것이다. 결국, 생물체라는 것은 자신의 구조와 활
동을 유지하기 위해서 연료(즉 식량)를 계속해서 태워야 하는 일종의 에너지 전환 기
계라고 할 수 있다.   동시에, 생물체의 활동은 외적, 내적 환경의 변화에 적응하는데 
필요한 요구 사항들에 의해서 크게 규제를 받는다. 적응 능력이 클수록 시스템의 활동
성이 커지게 된다. 그리고 에너지 과정도 또한 적응의 기초위에 있다는 것은 아주 당
연한 것이다(4장 참조). 끝으로 생식 능력은 종의 존속을 보장해주는 것이다. 생식도 
또한 에너지 시스템의 활동에 의해서 뒷받침되고 있다. 태평양 연어의 자연사 메카니
즘도 그러한 뒷받침에 대한 극단적인 예이다.   생물체의 이러한 세 가지 기본 특성들
은 밀접한 상호 작용이 특징이지만, 이런 특성들은 성장하는 생물체가 필요로 하는 요
구사항 때문에 하나로 통합되어있다. 신체 크기의 증가, 방어 기능의 강화, 그리고 생
식 능력의 성숙과 같은 것들은 생물체가 성장함에 따라서 에너지, 적응, 그리고 생식 
시스템의 능력이 증가해야만 한다는 것을 가장 뚜렷하게 보여준다.   생명체의 세 가
지 특성은 구조적인 조직화, 더 자세히 말하면 하나의 생명체에서 자신의 특성을 발현
시켜줄 수 있는 어떤 메카니즘을 필요로 한다. 따라서 복잡한 생물체는 각각 에너지 
항상성, 적응 항상성, 그리고 생식 항상성을 유지시켜주는 에너지 시스템, 적응 시스
템, 그리고 생식 시스템을 가지고 있는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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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항상성'이라는 용어는 어떤 의미에서는 '항온기'라는 단어와 비슷한
의미를 가지고 있다. 특정 온도를 유지하도록 만들어진 항온기와
마찬가지로, 에너지, 적응, 그리고 생식 항상성은 그에 따르는 특성이나
기능을 적절하게 조절하는 특이적 메카니즘을 가지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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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보통 제어 시스템에서 항상성을 유지하기 위해서 고안된 고전적인 사이버네틱 시스
템과는 달리, 에너지, 적응, 그리고 생식 항상성에서는 자가 성장이 일어나서, 자라나
는 생명체의 요구에 따라서 이러한 시스템들의 능력을 증가시킨다. 따라서 자가 성장
을 하는 항상성 시스템을 역동적 사이버네틱 시스템이라고 부르는 것이 옳을 것이다.
  예를 들면 어떤 시스템에서 일정한 온도를 유지하려면, 변하는 온도에 대한 조절기
의 민감도가 일정하게 유지되어야만한다. 실제로 항온기 내의 온도가 미리 설정한 한
도치에 도달하면, 가열기의 스위치를 끄라는 신호가 조절기로 보내진다.
  그러나 온도에 대한 조절기의 민감도가 시간이 흐르면서 점차 떨어진다고 상상해보
자. 그래서 조절기가 가열기를 차단시키기 위한 작용을 하지 않는다면 항온기의 온도
는 어쩔 수 없이 계속 상승할 수 밖에 없을 것이다. 만일 조절기의 민감도가 아주 천
천히라도 계속해서 떨어진다면 항온기는 점점 더 가열될 것이다. 다시 말하면 조절기
의 민감도가 떨어질수록 항온기의 온도 출력, 또는 그런 능력은 증가하게 된다.
  그러므로 고전적 사이버네틱 시스템과 역동적 사이버네틱 시스템 사이의 조절 원리
에서 다른 점은 역동적 사이버네틱 시스템에서는 조절기의 민감도는 변한다는 것이다. 
만약 사이버네틱 조절 메카니즘이 보존되어 있다면, 그것은 결국 안정성의 교란, 즉 
항상성의 이탈이 일어난다는 것을 의미한다.
  항상성의 세 가지 기본 진리를 지배하고 있는 시상하부의 민감도 '설정치'에서 이러
한 변화가 정말로 일어나고 있다. 이것은 나이에 따라서 생식 기능이 변하는 메카니즘
에서 가장 확실하게 관찰된다 (5장). 그래서 매 순간 평형과 불변성 (항상성)을 유지
시켜 주는 메카니즘이 존재함과 더불어, 어떤 시기에는 항상성을 교란시켜서 생물체의 
성장
프로그램을 실현시키는 메카니즘도 존재하는 것이다.   그리고 만일 내부 환경의 안정
성이 생물체의 존재 법칙이라면, 프로그램된 항상성의 교란은 생물체의 성장 법칙이라 
할 수 있다. 그러므로 항상성 이탈의 법칙이 내부 환경 불변성의 법칙과 공존하고 있
는 것이다.
  그러나 회의론자는 이렇게 물을 것이다. 그러면 성장 법칙에서 새로운 것은 무엇인
가? 성장 법칙이 없어도 성장에 대한 유전적 프로그램이 있기 때문에 성장을 보장해주
는 구체적인 메카니즘이 존재한다는 것은 명확하다. 그러나 얼핏 단순해보이는 이러한 
질문에 대한 대답은 필자가 항상성 이탈의 법칙이라고 이름붙인 법칙을 기초해서, 그
리고 그만큼 중요한 것이지만, 이러한 법칙을 실현시키는 시상하부의 메카니즘에 의해
서만 체계적으로 제시될 수 있다.   내부 환경 불변성의 법칙만 존재한다면, 인체가 
성장하는 동안 발생하는 모든 조건아래서 이 법칙이 작용하는 것을 막아 줄 수 있는 
수 많은 예외가 필요하게 될 것이다. 왜냐하면 우리가 조금 전에 설명했듯이, 성장이
라는 것은 항상 평형 상태와 안정성의 교란을 수반하는 것이기 때문이다. 바꾸어 말하
면 그 정반대의 것, 즉 항상성 이탈의 법칙이 없으면 내부 환경 불변성의 법칙이 인체
의 성장을 방해하게 된다는 것이다.
  결과적으로 내부 환경 불변성의 법칙이라는 근본적인 법칙은 이와 반대되는 법칙과 
변증법적인 조화를 이룰 때만 존재할 수 있는 것이다.   그러나 이것이 전부는 아니
다. 이렇게 반대되는 두 법칙이 매 순간 안정성을 보장하면서 때로는안정성을 교란시
키면서 공존하기 위해서는 두 법칙이 모두 비슷한 규칙(메카니즘)에 의해서 발현되어
야 한다. 이러한 조건은 세 가지 기본적인 항상성 시스템이 서로 만나고 있는 시상하
부에 의해서만 충족될 수 있다. 시상하부야말로 모든 시스템을 결합하고, 통합하는 지
휘부이기 때문이다.   이들 두 가지 반대되는 기능들이 어떻게 기술적으로 결합될 수 
있겠는가는 다음과 같이 가정할 수 있다. 비록 시상하부의 전체적인 활동은 내부 환경 
불변성의 법칙을 구현하는 방향을 지향하고 있다고 하더라도, 동시에 그 반대되는 법
칙, 즉 항상성 이탈의 법칙을 위한 시상하부의 영역은 마치 독립되어 있는 것처럼 시
상하부-뇌하수체 복합체를 형성하고 있다.
  우리는 이미 앞에서 생물체의 세 가지 기본적인 특성, 즉 에너지의 출입, 적응, 그
리고 생식을 조절하는 능력이 생물체가 성장과 발육을 하는 동안에는 강화되어야만 한
다고 언급했다. 그렇기 때문에 항상성 이탈의 법칙이 발현되는 것이다. 그러나 이런 
능력의 증가는 시상하부의 변화만으로는 거의 불가능하다. 시상하부는 성숙한 나이에
서는 분열 능력을 상실하는 신경 세포로 만들어져 있다.
  뇌하수체 전엽은 시상하부-뇌하수체 복합체에 포함되어 있는데, 그것은 또 다른 물
질로 되어있다. 뇌하수체 전엽은 선 조직 (glandular tissue)으로 되어 있는데, 이 조
직은 세포의 양 뿐만 아니라 각 세포의 활동 부피를 증가시킬 수 있는 능력을 가지고 
있는 것이 특징이다. 따라서 시스템의 능력도 뇌하수체의 활동으로 쉽게 증가되며 동
시에 시상하부의 신경 세포로부터 오는 호르몬 신호에 따라서 정확하게 조절을 할 수 
있다.   결과적으로 시상하부-뇌하수체 복합체는 에너지 항상성, 적응 항상성, 그리고 
생식 항상성이라는 역동적 사이버네틱 시스템의 특징적인 특별한 종류의 조절을 할 수 
있는 '물리적 기초'를 가지고 있는 것이다.
  그러나 시상하부-뇌하수체 복합체는 세 가지 항상성 시스템의 능력을 증가시키기에
는 불충분하다. 조절을 확실히 변화시키는 또 다른 특이한 경로가 필요한데, 그렇게 
하기 위해서는 모든 제어 시스템의 특징인 사이버네틱 원리가 항상성 이탈의 법칙에 
따라서 역동적 사이버네틱 시스템으로 변형되어야 한다.
  이런 원리가 생물체의 성장에 기초가 되는 것이다. 그래서 내부 환경 불변성의 법칙
과 항상성 이탈의 법칙이 시상하부 내에서 동시에 실현되는 것이다.
  그러나 항상성 이탈의 법칙을 실현시켜주는 시상하부의 또 다른 특성 (신경계의 일
부로서의 특성)이 있다. 각 신경 세포는 내분비선의 축소판이라 할 수 있는데 신경 세
포도 원칙적으로는 전형적인 호르몬과 비슷한 물질을 생산한다. 그렇지만 신경계가 분
비하는 이런 물질들은 매개체, 신경 전달물질, 그리고 신경 매개체등으로 불린다.
  신경세포는 엄밀히 말하면 전기적 충격 (신호)이 전달되는 연속적인 회로를 형성하
고 있지는 않다. 각 신경 세포로부터 돌기들이 나와서 인접한 신경 세포의 막 부근에
서 시냅스를 형성하고 있다. 신경 돌기로부터 매개체들이 신경 세포사이의 공간, 즉 
간극 (시냅스 간극)으로 분비되는데, 이들은 호르몬과 마찬가지로 인접한 신경 세포의 
막 수용체 (membrane receptor)에 작용해서 그 활동을 자극하거나 억제한다. 또한 모
든 시상하부 세포들은 말단 내분비선의 활동 호르몬에 대한 막 수용체를 가지고 있다. 
이러한 호르몬들은 시상하부 세포의 활동을 촉진시키거나 억제시킴으로써 피드백 메카
니즘을 통하여 시상하부에 작용한다. 세 가지 기본적인 항상성 시스템들은 각각 시상
하부에서 핵심 또는 중추라 부르는 것이다. 이러한 시상하부 중추의 세포에서 뇌하수
체 전엽의 호르몬 방출을 조절하는 특수한 시상하부 호르몬이 생성된다. 시상하부 호
르몬의 영향을 받아서 분비되는 뇌하수체 호르몬과 말초 내분비선의 호르몬, 곧 활동 
호르몬들은 되돌아와서 시상하부 중추의 신경 세포에게 영향을 준다. 이것이 피드백 
메카니즘이다. 즉 최종 산물이 자신을 분비하게 만든 원인 물질의 생성을 억제하는 것
이다.
  시상하부의 구조를 보면 이러한 조절기의 민감도 역치 (2장, 역주1 참조) 가 변할 
수 있는 가능성이 크다는 것을 알 수 있다. 사실 활동 호르몬에 대한 민감도 역치를 
변화시킬 수 있는 가장 간단한 방법은 시상하부 중추의 세포막에 있는 막 수용체의 양
을 변화시키는 것이다. 예를들어 생식 시스템의 경우에는 시상하부 '성 중추'의 신경 
세포에 있는 성 호르몬에 대한 막 수용체의 수를 변화시키면 된다. 만일 막 수용체의 
수가 적으면, 신경 세포 막과 상호작용을 할 수 있는 활동 호르몬의 수도 적어지고, 
따라서 시상하부 조절기의 민감도가 떨어진다. (활동 호르몬의 혈중 농도가 증가하게 
되면 세포막에 있는 호르몬 수용체의 양도 감소한다. 그 결과 인체는 과다한 호르몬에 
의한 영향으로부터 보호된다.)   뿐만 아니라 세포막(원형질)의 변화 (특히 세포막에 
콜레스테롤의 축적에 의한 변화)의 결과로, 수용체가 세포내부로 전위하는 능력이 감
소되고, 그래서 호르몬 신호에 대한 인지 능력이 떨어지게 된다. 신경 매개체의 농도
도 감소한다. 이것이 바로 정상적인 노화과정에서 발견되는 현상들이다. 그런 까닭에 
두 법칙의 상호 의존성이 각 개인의 생명에 결정적으로 중요한 결과를 초래하는 것이
다. 인체의 성장 프로그램이 끝나도 항상성 이탈의 법칙은 멈추지 않는다. 이와 반대
로 이 법칙은 앞서와 똑같이 일관성있게 계속 발현된다. 따라서 항상성의 이탈이 처음
에는 성장과 발육을 위한 목적으로 작용했지만, 나중에는 내부 환경의 불변성을 교란
하는 힘으로 변형된다. 그 결과로 정상적인 노화의 특징적인 징후들과 노화 질병들이 
점진적으로 발달하는 것이다. 이것이 조절 기능의 교란이 자연사의 기초가 되는 이유
이다. 태평양 연어에서 매우 정확하게 일어나고 있는 이러한 과정들이 포유류에서는 
훨씬 더 천천히 일어난다. 현상 그 자체가 변하는 것이 아니라 현상의 형태들만이 변
하는 것이다. 표 1의 자료를 보면 서로 상당히 거리가 먼 종, 예를들어 태평양 연어, 
쥐, 그리고 인간과 같은 종에서 죽음의 원인이 실질적으로 일치하고 있다는 것을 알 
수 있다. 만일 우리가 죽음의 메카니즘을 따지는 것만 아니라면 이러한 메카니즘은 기
적의 극치라고 말할 수 있을 것이다. 그러므로 인간을 포함한 고등 동물에서 노화는 
성장과 직접적으로 관련되어 있는 것이다. 즉 생물체의 성장을 보장하고 있는 바로 그
런 요인들이 발육과 성적 성숙이 끝난 뒤에도 계속 활동하는 것이다. 노화의 징후는 
인간을 포함한 모든 종의 모든 개체에서 극히 동일한 형태로 나타난다. 왜냐하면 개체
의 발달은 엄격한 유전적 프로그램에 의하여 일어나기 때문이다.
  그러나 이것이 노화가 계획적으로 프로그램되어 있다는 것을 의미하는 것은 아니다. 
우리가 여기서 말하고 있는 것은 성장 프로그램이 노화와 노화 질병의 메카니즘으로 
전환되는 것에 관한 것이다. 지금까지 알려진 수백가지의 질병 가운데서 8내지 10개의 
질병들만이 자연 조건에서 중년 이상 100명중 85명의 사망원인으로 되어 있다.
  그런데 이러한 질병들이 마치 성장 메카니즘에 의해서 전체적인 윤곽이 계획된 것 
처럼 어김없이 발생한다는 사실이 낙관적인 생각을 갖게 된 출발점이다. 만일 노화와 
노화 질병들이 수많은 다양하고 우발적인 원인들 때문에 발생하는 것이라면 이에 대응
하는 방법을 찾는다는 것은 극히 어려운 일이 될 것이다. 그리고 더군다나 특정한 질
병을 보면 이것은 엄격한 질서를 갖는 인체의 성장이라는 내부적 요인과 너무 무질서
하게 발생해서 항상성 이탈의 법칙에 의해서 확립되고 있는 질서라는 생각을 받아들일 
수 없을 것 같은 많은 외부적 요인들에 의해서 좌우된다. 그렇기 때문에 우리들이 오
랫동안 항상성의 교란에서 유사한 것이 도대체 어떤 것들이고 이러한 질병의 기원이 
되고 있는 조건들이 어떤 것인지를 찾아낼 수 없었던 것이다.
  항상성 이탈의 개념은 생명 현상에서 일어나는 무질서한 사건들속에서 어떤 질서를 
발견하는데 도움이 되고, 인간의 주요 질병에 영향을 주는 새로운 시스템을 창조하는
데 도움이 된다. 특히 다음과 같은 상황에 특별한 주의를 기울일 필요가 있다. 노화 
과정에서 주요 항상성의 능력이 증가된다는 것은 노화와 노화 질병들이 에너지 과정, 
적응, 그리고 생식을 조절하는 시스템의 활력이 감소하거나 소실되기 때문에 생기는 
것이 아니라, 이와 반대로 이것들이 강화되고 과도하게 긴장되기 때문에 생긴다는 것
을 의미하는 것이다. 이것이 매우 중요한 점인데도 불구하고 그런 일이 일어날 것 같
지 않아 보이는 이유는 우리들이 작업, 체력, 생식력, 그리고 지구력같은 것들이 나이
에 따라서 감소한다는 것을 알고있기 때문이다.
  그러나 이 모든 것이 노화의 결과로 생기는 것이고 우리는 지금 여기서 어떻게 노화
가 시작되는가를 검토하고 있는 것이다. 노화가 진행하는 동안 마치 생명은 제어되지 
않는 것처럼 보인다 (항온기에서 조절기의 민감도가 떨어져서 시스템의 온도를 더 이
상 조절할 수 없을 때 일어나는 것과 유사하다).
  예를 들어 심장은 시간이 지남에 따라 약해진다고 알고 있다. 그러나 그에 앞서 크
기의 증가, 즉 용량의 증가가 먼저 일어난다. 나이가 많은 사람은 마치 계단을 오르는 
것처럼 기능한다. 그러나 만약 이것이 사실이라면, 영향을 주는 방법과 수단에 대한 
연구도 근본적으로 변해야한다. 새로운 개념에 비추어 생각해보면 시스템의 활력을 자
극하기 보다 억제해야 할 경우가 종종 있다.   항상성 이탈의 법칙에서 보면 어째서 
모든 것들이 바로 이런 식으로 일어나고 있는지 보다 분명해진다. 게다가 내부 환경 
불변성의 법칙이 세가지 기본적인 항상성 시스템에 대해서 항상성 이탈의 법칙을 적용
하는 범위를 제한한다. 다시 말해서 내부 환경 불변성의 법칙에 의하여 보호되고 있는 
인체의 모든 생리적인 파라메타들은 정규적인 노화 관련 질병의 발생에 관여하지 않는
다.
  뿐만 아니라, 이런 모든 것들을 고려해 보면 고등 생물의 주요 질병들은 생물학적인 
규칙성을 방해하지 않고서는 퇴치될 수 없다는 것을 알 수 있다. 그 이유는 이러한 질
병들이 진화과정에서 획득해 온 완벽성에 대한, 비싸지만 감당할 만한 댓가를 대표적
으로 보여주는 것들이기 때문이다. 호모 사피엔스 (Homo sapiens)는 살아있는 자연계
에서 가장 고등한 생물일 뿐 아니라 자연의 도구로, 이제 이러한 새로운 단계에서 살
아 있는 자연계의 진화를 가속화하고, 변화시키고, 그리고 개량시키고 있는 것이다. 
그리고 그 결과로 그 자신은 항상성 이탈의 법칙과 안정성 법칙 사이의 변증법적인 모
순된 영향에 간섭하지 않으면 안된다. 따라서 다음에 계속되는 3개의 장에서는 노화와 
관련해서 세 가지 기본적인 항상성 시스템의 활동에서 일어나는 변화들이 어떻게 세가
지 정상적인 질병, 다시 말하면 과적응증 (hyperadaptosis), 갱년기, 그리고 비만을 
유발하는가에 대해서 검토해 보도록 하자. 이러한 질병들은 항상 개체 발생 과정에서 
규칙적인 항상성 이탈의 결과로 발달하는 것들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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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제4장 적응 질병 세월은 스트레스다

  나이가 들면서 인간은 만성 스트레스 상태에서 살아가기 시작한다.
  그래서 진정한 스트레스에 대한 방어력이 점점 떨어진다.
  세월이란 가장 흔한 스트레스 요인이다. 특히 노인에게는 가장 큰 스트레스이다.

  앞장에서 우리는, 몸에 해로운 외적 스트레스 요인의 영향으로 인해 항상성이 얼마
나 교란되고, 그 결과로 스트레스의 강도가 너무 심하거나 너무 오래 지속되면 어떤 
질병이 발달하게 되는가에 대해 검토하였다. 동시에 스트레스 요인에 대한 보호, 혹은 
보통 우리가 말하는 내적, 외적 환경의 변화에 대한 적응이 생물체의 중요한 특징의 
하나라는 것을 설명한 바 있다. 단세포 생물과 복잡한 고등 생물체는 각각 적응 능력
을 가지고 있다. 물론 적응 방법은 서로 다르다.   단세포 생물의 구조로 봐서 외부 
환경의 변화가 심각한 경우에는 적절한 보호를 해줄 만한 구조나 메카니즘이 없다. 따
라서 단세포 생물이 적응하는 대표적인 형태는 변이성 (variability)인데, 이것은 최
초의 개체성(individuality)을 상실한다는 것을 의미한다. 미생물이 독성 물질, 특히 
항생물질에 대해서 적응할 수 있는 것도 바로 이러한 특징에 기초한 것이다. 즉 자기 
자신을 조금씩 변화시킴으로써 새로운 환경에 적합한 개체를 남기는 것이다.
  그와는 반대로, 고등 생물들은 특별한 보호 메카니즘을 가지고 있어서 자신의 개체
성을 보존하는데, 이것이 항상성을 유지하는 원리와 일치하고 있다. 이러한 메카니즘
은 보호 작용이 필요하면 변화를 하지만 동시에 보호 작용이 더 이상 필요하지 않게 
되면 처음의 상태로 돌아가려는 능력을 유지하도록 한다.
  하등 생물에서 고등 생물까지 모든 단계의 생물체들은 해로운 환경요소에 대한 적응 
능력을 가지고 있다. 고등 생물은 일정한 보호 반응을 수행하는 특수화된 적응 시스
템, 혹은 적응 항상성 시스템을 가지고 있다. 이런 시스템의 기본 요소들은 그림 4에
서와 같이 보호작용을 하는 호르몬인 코르티솔을 분비하는 부신피질, 그리고 코르티솔 
방출을 조절하는 코르티코트로핀을 분비하는 뇌하수체, 마지막으로 코르티코트로핀 분
비를 통제하는 시상하부다. 이런 세 가지 요소들이 피드백 메카니즘의 명령에 따라 움
직인다.
  예를들어 만일 혈중 코르티솔의 농도가 증가하면 피드백 메카니즘에 따라 코르티솔
은 시상하부-뇌하수체 복합체의 활동을 억제시켜서, 자신의 조절자인 코르티코트로핀
의 생성을 억제한다. 그렇게 되면 결과적으로 부신피질의 코르티솔 분비가 감소하게 
된다.
  이런 상호 의존성은 다음의 예에서 쉽게 입증된다. 동물에게 일정량의 코르티솔이나 
그 유도체인 덱사메타손 (dexamethasone)을 투여하면, 덱사메타손은 음성적 피드백 메
카니즘에 따라서 뇌하수체의 코르티코트로핀의 분비를 억제하는데, 이것은 결국 코르
티코트로핀에 의해 조절되고 있는 부신피질의 활동을 감소시켜서 코르티솔의 분비를 
감소시킨다. 만일 똑같은 양의 덱사메타손을 주입하게 되면, 덱사메타손에 대한 시상
하부의 민감도 역치에 의해서 코르티솔의 혈중 농도가 좌우된다. 예를 들면 덱사메타
손을 투여한 쥐에서 코르티솔의 혈중 농도를 조사해 보면 두 달된 쥐에서는 51%가 감
소했는데, 여덟 달 된 쥐에서는 11%밖에 감소하지 않았다. 이러한 덱사메타손을 사용
한 동물 실험 결과를 통해서, 우리는 나이가 들수록 시상하부에 대한 덱사메타손의 억
제효과가 감소한다는 사실을 확인할 수 있다.
  다시 말하면, 활동 호르몬인 덱사메타손의 억제 효과에 대한 시상하부의 민감도 역
치가 나이에 따라서 증가한다는 것이다. 따라서 나이가 들수록 똑같은 효과를 얻기 위
해서는 더 많은 량의 덱사메타손을 사용해야한다. 이런 간단한 실험이 시사하는 것은 
매우 놀라운 것이다. 이 실험은 생물학의 메카니즘과 기본 법칙, 즉 내부 환경 불변성
의 법칙과 그 정반대인 항상성 이탈의 법칙을 동시에 증명해 준 것이다. 인간에서도 
같은 현상이 나타난다. 예를 들어, 두 그룹의 사람들에게 덱사메타손을 투여하면 평균 
연령이 50.5세인 사람들에서는 혈중 코르티솔의 농도가 33%감소하였고, 그 보다 젊은 
사람들(평균 나이가 35.4세)에서는 47%가 감소했다. 이것은 나이가 들면서 시상하부의 
조절 신호를 인식하는 기능이 떨어져서 이런 신호에 덜 민감하게 되고, 이로인해서 불
가피하게 내부 환경 불변성의 법칙이 교란된다는 것을 보여준다.
  이런 기본 법칙이 교란되면 곧 질병이 생긴다. 안정된 환경이야말로 '삶의 질'과 개
체의 생명 그 자체를 보존하는 주된 조건이기 때문이다. 노화가 진행되는 동안 적응 
항상성은 손상 물질 (스트레스 요인)에 대항하는 보호 조직이 인체의 활동량을 증가시
킬 것을 요구하는 스트레스 기간 동안 급작스럽게 나타나는 영향들을 끝없이 경험하게 
된다. 보호 호르몬인 코르티솔의 농도 증가 뿐만 아니라 포도당과 지방산 같은 에너지 
공급도 항 스트레스 보호 조직에서 매우 중요하다(2장). 하지만 음성적 피드백 메카니
즘에 따라서, 코르티솔의 혈중 농도가 증가하는 것은 결과적으로 코르티솔의 생성을 
감소시키게 된다. 하지만 억제 신호에 대한 시상하부의 민감도 역치가 높아진다면, 음
성적 피드백 메카니즘은 약간의 시간간격을 두고 작동하거나, 혹은 일반적으로 효력이 
불충분하게 나타난다. 그러므로 적응 호르몬은 조절기구의 혼란으로 정상적인 노화과
정에서 인체에게 과도한, 즉 바람직하지 않은 영향을 미치게된다.
  그러므로 만일 우리가 45세와 50세 사이의 건장한 남자를 주의깊게 본다면, 이들이 
자신들의 몸집에 비해서 다리가 가늘고, 젊은 사람보다 얼굴 형태가 더 둥글다는 것을 
알 수 있을 것이다. 이러한 변화는 코르티솔의 과다로 인한 영향을 보여주는 예이다.
  본질적으로 나이가 들면서 적응 항상성에서 시상하부의 역치가 증가하는 것이 '과적
응증' (hyperadaptosis)이라 부르는 정상적인, 즉 정규적인 질병을 유발하는 것이다. 
사실 과적응증도 일종의 질병이다. 왜냐하면 스트레스에 대한 과도한 반응은 인체의 
생명력을 감소시키기 때문이다. 하지만 과적응증은 '정상 질병'(normal diseases)이
다. 왜냐하면 과적응증은 인체의 노화과정에서 언제나 자연스럽게 발생하는 것이지, 
외적 요인에 의한 조절기의 갑작스런 고장으로 생기는 것은 아니기 때문이다. 과적응
증과 적응 질병의 차이는 무엇일까? 적응 항상성이란 인체가 외부 환경으로부터 오는 
해로운 영향을 견뎌낼 수 있도록 도와주는 것인데, 그 자체도 스트레스 요인의 영향으
로 쉽게 변한다. 한편 보호 작용을 하는 과정에서 발달하는 적응 질병이란 이러한 적
응 항상성의 변화와 관련된 것이다. 과적응증은 외적인 스트레스 인자의 영향과는 관
계없이 적응 항상성에 있는 조절 시스템을 변화시키는 내적인 이유 때문에 발생한다.
  적응 시스템의 조절 효과가 떨어지고 마침내 불활성화 되는 결과를 초래하는 것은 
바로 시상하부 전환 (hypothalamic shift) 때문인데, 이것이 전형적인 노화 현상이다. 
시상하부의 조절기는 외적, 내적 환경의 변화에 '민감하게' 반응할 능력을 상실할 뿐 
아니라 점차로 적응 시스템 자체의 혼란을 야기하면서 일종의 유리된 삶을 살기 시작
한다. 어떤 면에서는 잘 작동하지도 않는 조절기를 갖고 있느니 차라리 조절기에 의존
하지 않는 편이 낫다.
  그러므로 과적응증은 또한 아무리 바람직한 환경을 만들어주어도 시간이 지나면 어
쩔 수 없이 생기는 것이다. 그러나 과적응증은 단순히 '노화의 정상적인 질병'일 뿐만 
아니라, 인간의 생활 자체가 만성적인 스트래스의 속성을 갖게 만든다. 실제로 스트레
스적인 상황이 생기면, 조절되지 않는 적응 시스템은 정상시 보다 더 오랫동안 평형 
상태를 이루지 못하고,
스트레스에 대한 반응도 대체로 과다하게 나타난다. 후자의 경우는 외과수술에 의해서 
생기는 스트레스 반응에 관한 자료로 명백히 알 수 있다(표 2). 덱사메타손 검사에서 
시상하부-뇌하수체 시스템의 민감도가 감소한 수술 전 환자 (그룹 II)는 덱사메타손에 
대한 정상적인 민감도를 갖는 환자 (그룹 I)보다 코르티솔의 혈중 농도가 훨씬 많이 
증가한 것으로 나타났다. 게다가 수술후에 과도한 항 스트레스 반응이 다른 많은 합병
증과 결합되어 나타났다 (각각 13%, 39%). 그러나 노화가 진행되면서, 적응 시스템에
서 조절 장애가 발생하는 사람들의 수가 증가한다. 그러므로 인체는 젊었을 때 보다 
나이가 들어서 보호 작용에 더 많은 투자를 한다. 노화 자체가 스트레스가 없을 때에
도 마치 지속적인 스트레스를 받고 있는 것처럼 살도록 만드는 것이다. 노화 과정에서 
일어나는 대사 전환의 폭풍은 처음에는 스트레스만큼 그렇게 극단적이지는 않지만, 폭
풍은 누그러지지 않고, 건강의 근간이 되고 있는 내부 환경의 불변성을 꾸준히 파괴한
다.
  나이든 사람들이 훨씬 좁은 범위의 내적, 외적 환경의 변화폭속에서 생존하게 되는 
이유중 하나가 바로 과적응증 때문이다. 노년기에는 하잖은 요인들, 즉 근심, 육체적 
과로, 소화 장애, 혹은 심지어 가벼운 감기와 같은 것으로도 갑작스럽게 죽게되는 경
우가 자주 있다. 그래서 겉으로 보기에는 확실한 이유가 없는 것처럼 보이기 때문에 
그냥 노령에 의한 죽음이라고 부르는 경우가 자주 있다. 노인병학에서도 일반적으로 
그렇게 부르는 경우가 많지만 그것은 매우 무책임한 설명이다. 가장 근본적인 문제로, 
적응에 대한 능력의 감소 (심각하지 않은 요인으로 인한 죽음에서 증명되듯이)는 본질
적으로 일종의 질병인 과적응증과 노화 과정에 수반되는 손상의 축적으로 일어나는 것
이다.
  한편 과적응증의 직접적인 원인은 시상하부의 신경 매개체, 주로 도파민과 세로토닌
의 농도 감소에 있다. 이런 면에서 과적응증은 조울증과 유사하다. 이것이 스트레스 
상황이 계속될 때 사람들의 기분이 종종 악화되는 이유다. 한편 노년에는 조울증이 보
편적인, 즉 정상적인 현상이다.
  나이가 많아서 죽는 사람은 없다. 사람은 노년의 질병으로 죽는다. 과적응증은 특이
한 질병이다. 즉 그것은 모든 사람에게 발생하며, 또한 명확한 이유도 없다. 그래서 
마치 존재하지 않는 것처럼 보인다.   살아있는 생물체는 노화가 가속화됨에 따라서 
외부 영향에 적응하기 위해서 상당한 댓가를 치룬다. 그런데 정상적인 노화 과정에서 
생기는 적응 장애는 어떤 보호를 요구하지도 않는데 이런 댓가를 치룬다. 적응을 일으
킨 바로 그것이 결국에 가서는 생활에 필요한 가장 기본적인 요구에 대한 적응 능력을 
빼앗아가고, 그리고 내부 요인의 영향으로 일종의 질병, 곧 과적응증을 유발한다.
  그러면 인체의 반응을 이렇게 심각하게 변화시키는 요인들은 무엇인가? 가장 일반적
으로 대답한다면 그것들은 인체의 성장을 위해 필요했던 힘이라고 말할 수 있다. 그것
이 정말 그런지는 다음 장을 보면 알게 될 것이다.
 @
  제5장 갱년기 생식 능력이 없는 생명체는 살 가치가 없다 
  갱년기는 정상이면서 동시에 질병이다.
  갱년기는 여성에게서 규칙적으로 나타나는 현상이기 때문에 그것은 정상적인 것이
다.
  그리고 갱년기는 지속적인 조절기의 교란으로 생기는 것이기 때문에 그것은 또한  
질병이다.

  시상하부에 의해 조절되는 모든 시스템이 그렇듯이 생식계도 3층 구조, 즉 시상하
부, 뇌하수체, 그리고 생식선으로 구성되어 있다. 시상하부의 성 중추는 생식선 자극 
호르몬 분비 촉진 호르몬(GnRH)을 생성해서 뇌하수체의 생식선 자극 호르몬 (gonadotr
opin) 분비를 촉진한다. 그렇게해서 뇌하수체에서 분비되는 생식선 자극 호르몬은 생
식선을 자극하여 성 호르몬을 생산하도록 자극하고 생식 세포가 성숙하도록 만든다. 
이러한 세가지 호르몬 분비 시스템은 음성적 피드백 메카니즘에 의해 제어된다. 특별
히 여성 호르몬은 시상하부의 활동을 억제하는 능력을 가지고 있어서 생식선 자극 호
르몬의 방출을 감소시킨다.   독자들은 지금쯤이면 다음과 같은 것을 확실하게 이해하
고 있을 것이다.
이런 메카니즘이 고전적인 사이버네틱스의 규칙에 따라 항상 작동된다면 시스템의 안
정성은 보존되겠지만, 동시에 이러한 안정성이 발전을 가로막고 있다는 사실을 알고 
있을 것이다. 이것은 마치 잘 작동하고 있는 온도 조절 장치가 정상치보다 온도가 상
승하는 것을 방해하고 있는 것과 같다. 그러나 생식 시스템에는 그런 안정성이 없다. 
오히려 생식 시스템이 안정되어 있으면 안된다. 왜냐하면 모든 고등 동물은 성적으로 
미성숙한 상태로 태어나기 때문이다. 결국 고등 동물은 태어난 후 성장을 해서 적절한 
시기에 성적 성숙을 완성해야한다. 그러면 인체가 생식할 준비가 될 때까지 어떻게 성
적 성숙이 억제되고 있을까? 이 질문에 대답하기 위해서는 도노반과 보쉬 (B. Donovan 
and J. Bosch)가 1959년에 제안한 성적 성숙 메카니즘의 모델을 검토해 보는 것이 좋
을 것이다.
  인간을 포함한 포유류의 경우 태어났을 당시의 시상하부는 이미 생산되어 있던 성 
호르몬의 억제 작용에 대해서 민감도가 높은 것이 특징이다. 따라서 시상하부의 성 중
추는 성 호르몬에 의해서 억제되어있다. 그래서 출생 직후 조절기인 시상하부의 성 중
추와 활동 기관인 생식선 사이에는 음성적 피드백을 통한 억제가 존재한다.
  이런 상황에서 시상하부는 생식선의 활동을 실질적으로 조절하는 뇌하수체 호르몬의 
생성을 자극하지 않는다. 그래서 생식계는 전체는 고요한 상태로 남아있는 것이다. 이
론적으로 이런 평형 상태는 성 호르몬에 대한 시상하부의 민감도가 똑같은 수준에서 
변하지 않는다면 전 생애동안 계속 보존될 것이다. 그러나 성 호르몬의 억제 영향에 
대한 시상하부의 민감도는 나이와 함께 감소한다. 즉 시상하부의 민감도 역치가 나이
가 들면서 증가한다. 이런 현상은 다음과 같은 실험 결과로 설명할 수 있다. 아직 성
적으로 성숙하지 않은 한달 된 쥐의 경우 시상하부의 활력을 50퍼센트까지 억제시키기 
위해서는 여성 호르몬의 유도체인 디에틸스틸베스트롤 (diethylstilbestrol)을 0.5μg
씩 매주 주사해야만 한다. 그러나 성적으로 성숙한 쥐의 경우는 시상하부의 성 중추를 
똑같이 억제시키는데 4 배 이상의 약을 투여해야한다. 이것은 성적 성숙이 완료된 쥐
는 성 호르몬에 대한 시상하부의 민감도 역치가 상승했다는 것을 뜻한다.
  결국 시상하부 성 중추의 민감도 역치가 높아지면, 시상하부가 성 호르몬의 억제 작
용에 대해서 둔감해지고, 그러면 시상하부는 점차로 성 호르몬의 억제로부터 자유로워
지게된다. 그럼으로써 시상하부의 활동이 증가하게되고, 마침내 생식선의 발달을 촉진
하게된다.
  다시말해서 시상하부의 활동 증가로 더 많은 성 호르몬의 생산을 자극하여 마침내 2
차 성징이 발달하게 되는 것이다. 그러므로 시상하부의 활동이 증가하는 것이, 더 정
확히 말하면, 성 호르몬에 대한 시상하부의 민감도 역치가 증가하는 것이 성적 성숙의 
토대가 되고 있는 것이다. 그러면 어째서 시상하부의 역치가 상승하는 것이 성적 발달
에서 핵심적인 열쇠인가를 알아보기로 하자. 성적 성숙은 생식 항상성 시스템의 능력
이 증가하는 것과 불가분의 관계에 있다. 그러나 모든 항상성 시스템은 조절기 (regul
ator)와 활동 기관 (working organ)으로 구성 되어있고, 이 둘의 상호 작용은 피드백 
메카니즘에 의존하고 있다는 것을 확실히 알고 있다면, 조절기 (이경우에는 시상하부)
의 민감도 역치가 상승하는 것이 시스템의 능력을 증가시키고 동시에 피드백 메카니즘
을 보존하는 유일한 방법이라는 것을 쉽게 이해할 수 있을 것이다. 시스템의 능력이, 
또 다른 방법, 즉 독자적으로 활동 기관인 생식선의 활력이 증가하는 것에 의해서 향
상되는 경우를 가정해보자. 이런 경우 성호르몬의 혈중 농도가 증가하면 활동 기관인 
생식선과 조절기 사이의 음성적 피드백 메카니즘 때문에 결국 조절기인 시상하부의 활
동이 엄격하게 억제될 것이다. 그렇게되면 조절과 성장이 동시에 일어날 가능성은 없
어지는 것이다.
  이런 상황은 호르몬을 분비하는 생식선에서 종양이 생겼을 때 관찰된다.
성 호르몬을 과도하게 생산하는 종양은 2차 성징이 나타나게는 하지만 진정한 성적 성
숙을 유도하지는 못한다. 이런 경우 성 호르몬의 수준이 높아지면 이것이 음성적 피드
백을 통해서 시상하부의 조절기를 꾸준히 억제하기 때문에 수정에 필요한 능력이 발달
하지 못한다. 그러므로 항상성 시스템에서 말단 요소의 활동 증가가 생식계를 성숙시
키는 중요한 요인이라는 가정은 잘못된 것이다. 그러나 성 호르몬에 대한 시상하부 조
절기의 민감도 역치가 상승하는 것이 시스템의 능력이 증가하는 핵심적인 메카니즘이 
되는 이와 같은 경우에는, 시상하부의 민감도 역치가 상승하면 활동 호르몬들이 시스
템의 활력을 엄격하게 억제할 수 없다. 반대로 이러한 메카니즘의 활동이 점차적으로 
강렬해지고, 생식선을 자극하는 호르몬 (생식선 자극 호르몬)의 분비량이 상당히 증가
하면 생식선은 성적 성숙이 완성될 때까지 더욱 더 강력하게 기능을 발휘하게된다.
  표 3의 자료는 중심 조절 호르몬 (생식선 자극 호르몬)의 농도와 말초 여성 호르몬 
(에스트라디놀)의 농도가 혈액에서 동시에 증가하는 동안에 사이버네틱 시스템 (생식
계)에서 일어나는 독특한 변화 유형을 보여주고 있다. 동시에 시상하부 조절기가 성 
호르몬의 억제 영향으로부터 점차로 자유로워져서 시상하부가 활동 상태에 있는 동안
에는 생식계가 주기적으로 작동하는 능력을 보존하게 된다.
  이것이 성적 성숙 메카니즘에 대한, 좀 엉성하지만 첫번째 모델이었다. 이 모델은 
후에 가서 성 중추의 기능에 대한 자료들이 증가함에 따라서 약간 수정할 필요가 생겼
다 (딜만, '내분비 종양학', 1974). 새로운 수정 모델에서는 여성의 시상하부 성 중추
는 지속성 영역 (tonic)과 주기성 영역 (cyclic) 두 가지를 다 가지고 있다는 사실을 
고려한 것이었다. 위에 주어진 자료는 바로 성장과정에서 지속성 중추에서 일어나는 
변화와 관련된 것이다. 이런 변화들이 남성과 여성 모두에서 성적 성숙을 보장해주는 
것이다.
  그러나 여성에서 생식 주기를 작동시키기 위해서는 성적 성숙 뿐만 아니라 주기성 
중추에 대한 특별한 자극도 필요하다. 이런 자극은 여성 호르몬에 의해서 다음과 같이 
일어난다. 지속성 중추에 의해서 통제되는 시스템에서 전환이 일어나면 여성 호르몬의 
생산이 증가하게 된다. 여성 호르몬의 농도가 어떤 수준에 도달하면 이들은 주기성 중
추를 자극하여 양성적 피드백 메카니즘에 의한 배란을 유도하게된다. 결과적으로 수정
에 필요한 조건들이 구비된다. 여성의 생식계는 주기적으로 작동하기 시작하여 오랫동
안 생식능력을 유지시켜준다. 그러나 최신 모델은 오직 성적 성숙 기간만을 설명하고 
있다. 이 보다 전에(1958-1971) 필자는 나이에 따라서 생식기능이 폐쇄되는 것에 대한 
시상하부 모델을 제안하였는데, 다음과 같이 가정하면 이 두 과정을 결합할 수 있다. 
즉 나이에 따라서 생식기능이 폐쇄되는 것은 나이에 따라서 성적 성숙이 개시되고 완
성되는 것과 똑같은 메카니즘에 의해서 일어난다고 가정하는 것이다.
  사실 여성의 생식 능력이 나이에 따라서 폐쇄된다는 것은 난소에 저장된 난포가 소
진되는 것이 아니면, 생식선 자극 호르몬에 대한 난소의 민감도가 감소하는 것과 연결
된 현상으로 보는 견해가 오늘날까지도 우세하다. 필자의 생각으로는 생식계의 폐쇄 
과정은 시상하부의 활동이 억제되기 때문이 아니라, 오히려 활력이 증가하는 조절 전
환에 의해서 나타난다.
성적 성숙에 이를 때 까지 시상하부의 민감도 역치 상승이 지속성 중추에서 일어나고, 
후에 다시 주기성 중추에서도 시작된다는 가정으로부터 이러한 설명을 검토해보기로 
하자.
  주기성 중추에서 민감도 역치가 상승하기 위해서는 여성 호르몬의 혈중 농도가 증가
되어야한다. 그렇지 않으면 여성 호르몬의 농도가 주기성 중추에 작용해도 배란을 유
도하기에 충분치 못할 것이다. (후자의 가정은 주기성 중추에 대한 에스트로젠의 작용
과 결부된 것으로 뒤에 가서 여러 학자들의 연구결과에 의해서 확인 되었다.) 성적 성
숙을 위해 일찌기 필요했던 지속성 중추의 계속적인 변화에 의해서 성 호르몬의 생산
이 나이에 따라 증가하게 된다.
  이러한 것은 난소의 활동을 조절하는 뇌하수체의 생식선 자극 호르몬의 분비가 나이
에 따라서 증가한다는 자료를 토대로 간접적으로 증명될 수 있다. 여성이 25세에서 35
세가 되는 동안에 생식선 자극 호르몬의 총 분비량은 3배로 증가한다. 그동안 생식계
는 25세까지 이미 완전히 작동을 개시하고, 조절 호르몬의 농도 또한 최적치에 도달한
다. 그런데 이러한 최적 수준에서 농도가 다시 3 배나 증가한다는 것은 성장과 성적 
성숙의 요구에 의해서 통제받고 있는 것이 아님을 알 수 있다. 다른 말로 하면 생식계
는 이미 성적 성숙이 완성된 뒤에도 여전히 계속해서 그 능력이 증가된다는 것이다.
  그러나 주기성 중추의 시상하부 역치의 상승은 노화과정에서 계속되는데, 어떤 나이
가 되면 생식 시스템의 작동을 교란시켜서 결국 생식 기능을 폐쇄시킬 것이다. 이것은 
이론적으로 명백하다. 여성 호르몬의 혈중 농도가 배란을 유도하기 위한 임계수준 아
래로 떨어질 때 생식기능의 폐쇄가 일어난다. 그래서 갱년기가 시작되는 연령은 한편
에서는 노화과정에서 주기성 중추의 시상하부 역치가 증가하는 속도에 의해서 결정되
고, 또 다른 한편에서는 난소가 얼마나 이것을 보상할 수 있느냐, 즉 나이에 따라서 
생식선 자극 호르몬의 혈중 농도가 상승하는 영향아래서 여성 호르몬의 생성을 증가시
킬 수 있는 능력에 의해서 결정된다.   그러므로 보상이 크면 클수록, 즉 난소가 여성 
호르몬 생산을 증가시켜서 생식 항상성에서 자가 조절 메카니즘을 폐쇄시키려는 경향
을 이겨낼수록, 갱년기와 폐경기(menopause)가 늦게 나타난다. 결론적으로 성 호르몬
의 농도를 상승시키는 것이 곧 보상 과정인데, 이것은 지속성 중추에 있는 시상하부의 
민감도 역치를 높이면 가능하지만, 주기성 중추에 있는 시상하부 역치가 나이에 따라
서 상승하는 것을 극복하는 쪽을 지향하고 있다.
  요약해서 말하면, 생식 항상성 내에 있는 시상하부의 역치가 상승하는 것이 처음에
는 나이에 따라서 생식 기능이 개시하도록 작용하고, 그런 다음에는 역시 나이에 따라
서 생식 기능이 폐쇄되도록 작용한다고 결론을 내릴 수 있다.
  생식기능이 폐쇄되는 현상을 조절하는 과정의 특징은 다음과 같은 정교한 실험으로 
확인할 수 있다. 일본 과학자들은(쿠시마등, 1961) 젊은 암컷과 늙은 암컷 두 개의 연
령군에 속해있는 쥐에서 난소를 적출한 후 젊은 암컷의 난소를 늙은 암컷에게 이식하
였다. 만약 난소 활동이 나이에 따라서 폐쇄되는 것이 난소 자체의 나이에 따른 것이
라면 위와같은 이식수술을 하면 난소의 활동은 회복될 것이다. 그러나 젊은 암컷의 난
소는 늙은 암컷안에서 기능을 발휘하지 못했다. 그렇지만 늙은 쥐의 난소를 젊은 쥐에
게 이식하였을 때는 그 난소가 기능을 발휘하기 시작했다. 다른 말로 하면, 시상하부
가 난소에 대해서 노화율을 강요하고 있는 것이다. 실제로 계산을 해보면, 여성의 전
체 생식 기간동안에 난자를 감싸고 있는 난포가 약 2,500개 정도 소비된다. 그런데 양
쪽 난소에는 약 50만개 정도의 생식소가 들어있다. 이것은 일생동안 실제로 사용하는 
것보다 거의 200배 이상의 난소를 가지고 있다는 것을 의미한다. 사람과 동물의 생식
기능이 서로 다르다는 것은 말할 필요가 없다. 그러나 성호르몬에 대한 시상하부의 민
감도 역치가 나이에 따라서 증가한다는 원칙은 다르지 않다.
  사실, 나이와 관련되어 일어나는 변화들이 시상하부의 수준에서 볼 때 가역적인지 
아닌지 한동안 확실치 않았다. 난소의 활동을 회복시킬 수 있도록 조절 메카니즘에 영
향을 줄 수 있는 방법이 있을까? 동물에 대한 최근의 실험은 이 질문에 대해 긍정적인 
대답을 제시해주고 있다. 우리는 내분비선의 하나인 송과선으로부터 생성되는 호르몬
인 에피탈라민 (epithalamine)이 동물에서 난소의 주기적인 활동을 회복시킨다는 것을 
발견하였다. 이와 유사한 결과는 미국의 마이테스(J. Meites) 교수와 그의 동료들이 
실시한 실험에서도 나왔다. 그는 시상하부에 대해서 위와 유사한 효과를 갖고 있는 도
파민 (dopamine)의 전구물질인 레보도파 (levodopa)라는 약제를 사용하였다. 이러한 
실험을 통해서 노화에서 가장 전형적으로 나타나는 특징의 하나인 생식 능력의 종결에 
대해서 어떤 영향을 줄 수 있다는 가능성을 확인하게 되었다.
  나이에 따른 생식 기능의 작동과 폐쇄에 대한 모델은 또한 일반적으로 정상적인 발
달이 어떻게 노화와 노화 질병으로 변형되는가를 이해하는데 도움이된다.
  독자들이 기억하겠지만, 시상하부의 메카니즘이 생식 기능을 작동시켰을 때 그것은 
일정 기간 동안 생식 기능을 보존할 수 있도록 기능을 계속해서 발휘한다.
  그러나 주목하라. 조절 호르몬 (생식선 자극 호르몬)과 난소에 의해서 분비되는 여
성 호르몬 (에스트로젠)의 분비가 나이에 따라서 증가하는 것은, 본질적으로 내부 환
경의 불변성이 교란되었다는 것을 나타내는 것인데, 이러한 전환은 바로 임신할 수 있
는 능력을 보존해주고, 특정한 기간 동안 생식 기능이 폐쇄되는 것을 막아주기 때문에 
'유용'한 것이다. 이 '유용'한 이라는 용어를 여기서 인용부호 안에 넣은데는 이유가 
있다.
위에서 기술한 모든 것들은 유익한 것도 불리한 것도 아니다. 두가지 평가가 동시에 
다 적용될 수 있는 것이다. 그것은 "자연에 의해서 그렇게 만들어져 있는 것이다"고 
말하는 것이 더 정확할 것이다. 왜냐하면 처음에는 성적 성숙이 가능하도록 만든 요인
이 나중에는 수십년동안 생식 기능을 보존할 수 있게 해 주기 때문이다. 그러나 똑같
은 메카니즘이 나이에 따라서 여성의 생식 능력을 중단하도록 결정하고 있다.
  한편 많은 학자들이 나이에 따라서 생식 기능이 폐쇄되는 것은 한번에 여러 문제들
을 해결할 수 있기 때문에 유익하다고 주장하고 있다.
  (1) 그것은 집단내의 인구가 한없이 증가하는 것을 막고, 일정한 공간속에 살고 있
는 개체수를 최적 수준으로 유지할 수 있게 해준다.
  (2) 모체의 나이가 증가하면 선천적인 결함을 가진 자손의 출생빈도가 높아지기 때
문에 생식 기능의 폐쇄는 그런 가능성을 감소시켜준다.
  (3) 생식 제한이 없는 경우와 반대로, 생식 기능의 폐쇄는 각 세대의 길이를 한정시
켜주기 때문에 자연스럽게 유전물질이 세대를 통해서 전달되도록 한다.
  생식 기능이 나이에 따라서 폐쇄되는 메카니즘은 이러한 모든 요구 조건들을 충족시
켜준다. 바꾸어 말하면 이런 메카니즘은 종의 생명력을 증가시키는데 공헌하기 때문에 
유익한 것이다. 그러나 실제로는 이러한 유용성의 모든 카테고리가 뜻대로 실현되는 
것은 아니다. 그것들은 종의 행복을 위해 '본래 자연에 의해서 예정된' 것이 아니고, 
단순히 고등 생물에서 생식기능이 나이에 따라 작동되고 폐쇄되는 것이 하나의 똑같은 
시상하부의 과정에 의해서 일어나기 때문에 단순히 그렇게 되는 것 뿐이다.   그밖의 
나머지 모든 것들은 이러한 과정의 결과로서 생긴 것일 뿐이고, 비록 이러한 과정이 
종이 요구하는 것을 가장 합리적인 방법으로 만족시켜주고 있다해도 그것은 종의 요구
를 만족시켜주기 위한 생물학적인 아이디어와는 아무런 관련도 없는 것이다 (11장 참
조).
  노화가 진행되는 동안 각 개인에서 나타나는 구체적인 변화에 대해서 이러한 가치 
평가를 적용하려할 때 유용성이라는 용어는 조건적일 수 밖에 없다는 것은 쉽게 알 수 
있다. 생식선 자극 호르몬의 생성량은 나이와 함께 증가한다.
  한편 이러한 증가는 성장 과정에서 생식 주기를 작동시키는 메카니즘의 일부이기 때
문에 필수적인 것이다. 그렇지만 이것은 인체의 내부 환경 불변성의 법칙이 교란된 것
을 보여주는 대표적인 현상이다. 조절 호르몬인 생식선 자극 호르몬은 생식선이 더 강
력한 기능을 하게 만든다. 생식선 자극 호르몬의 혈중 농도는 갱년기와 폐경기에 이르
면 거의 10배나 증가하는데, 이것은 난소가 강력하게 자극을 받아서 성 호르몬의 생성
을 증가시키게 된다는 것을 의미한다. 시상하부의 역치가 계속적으로 증가하는 조건 
아래에서 생식 항상성에 있는 피드백 메카니즘을 보존하기 위해서는 성 호르몬 생산을 
증가시킬 수 밖에 없다는 것은 어쩔 수 없는 일이다. 그런데 성 호르몬이 상승하면 생
식계와 관련된 기관들을 과도하게 자극하게 된다.*
  -------------------------
 * 그러나 호르몬의 자극 효과는 불감증화 현상으로 감소하게 된다. 불감증화라는 것
은 호르몬의 혈중 농도의 증가로 그 호르몬에 대한 수용체 농도가 감소함에 따라서 생
긴다.
 ------------------------- 
  이런 기관들이 지나친 자극을 받으면 갱년기에 자궁 출혈 (metrorrhagia)을 일으키
는 경우가 많다. 그래서 아주 독특한 상황이 벌어진다. 즉 성 호르몬의 생산이 증가될 
수록, 혹은 그보다는 오히려 더 많은 보상이 나타날 수록, 생식 기능은 더욱 오랫동안 
보존되는데, 그것이 행복감과 건강 효과를 유발한다. 그러나 이 경우 생식 관련 기관
에 대한 성 호르몬의 과도한 영향에 의해서 유도되는 변화들이 좀더 두드러지게 나타
날 것이다. 바꾸어 말하면 여성에서 생식 기간이 길어지면 길어질수록 보상 메카니즘
과 관계있는 질병의 가능성도 점점 커진다. 이렇게 볼 때 자궁 출혈이 나타나는 것은 
갱년기의 시작과 맞서 싸우려는 인체의 '노력' 때문에 생기는 일종의 부산물이다.
  통계적으로 볼 때 생식 기능이 정상보다 늦게 폐쇄된 여성일수록 폐경기 후 유방암 
발생 빈도가 더 높다는 것을 알 수 있다. 실제로 보상 과정이 더욱 분명히 나타날 때 
폐경기는 더 늦게 시작된다 (위의 내용 참조). 그러나 보상의 증가는 성 호르몬에 의
해서 생기는데, 이것은 결국 생식 기관에 대한 자극 효과를 유발하기 때문에 갱년기의 
출혈과 심지어 생식계의 암 발생에 영향을 미친다. 암의 발달 과정에서 생식 기관에 
대한 자극의 증가가 어떤 역할을 하는가는 많은 동물 실험을 통해 밝혀졌다. 그래서 
만일 쥐의 난소를 제거하면 성 호르몬이 음성적 피드백 메카니즘을 통해서 통상적으로 
해오던 억제작용이 제거되기 때문에 생식선 자극 호르몬의 생성이 최대로 증가한다. 
그런데 만일 제거된 난소를 비장에 이식하고, 오랫동안 실험을 계속하면, 이식된 난소
에 작용하는 생식선 자극 호르몬은 난소암을 유발한다. 이것은 종양이 내부 환경 불변
성의 법칙이 교란되기 때문에 발생한다는 것을 증명해 주는 것이다 (이 경우의 교란이
라는 것은 생식선 자극 호르몬의 혈중 농도가 증가하는 것이다, 10장 참조).   인간의 
경우 난소암의 발생률이 나이에 따라서 증가하는 것은 생식선 자극 호르몬의 증가와 
관계가 있을 수 있다는 가능성을 배제해서는 안된다.* 이 경우 자연은 노화 과정에서 
일어나는 내부 환경의 전환들이 개인에게 위험한지 아닌지 알지도 못하면서도 위에서 
설명한 실험과 같은 메카니즘을 정확히 반복하고 있는 것이다.
 -------------------------
 * 이런 가정을 지지하는 통계학적인 자료를 보면 생식선 자극 호르몬의 생산을 억제
하는 피임약인 스테로이드 제제를 장기간 사용할 경우 난소암의 발생률이 감소된다는 
것을 알 수 있다. 이와 같이 유익한 효과가 나타나는 메카니즘은 난소의 표피 상피의 
외상이 감소되는 것과 관련이 있을 수도 있는데, 그것은 배란이 억제되지 않을 때 난
포의 파괴와 함께 나타난다.
 -------------------------
  그러므로 성장 과정에서 뗄 수 없는 한 부분인 보상 과정 바로 그것이 시간이 지남
에 따라서 병리적 변화나 질병을 유발하는 것이다. 이러한 것들이 시작되는 메카니즘
을 토대로 해서 보면 성장 과정과 결부되어 있는 질병들을 보상 질병이라 부르는 것은 
논리적이다. 즉 나이에 따라 생식 기능이 정지되는 (갱년기) 것은 생리적인 과정이지
만 그 메카니즘은 또한 이런 관점에서 볼 때 하나의 보상 질병, 혹은 정상 질병인 것
이다. 그것은 인체의 성장이라는 자연스런 메카니즘에 의해서 시작 패턴이 좌우되는 
질병이다.
  성장 메카니즘이 노화 메카니즘과 노화 질병으로 변형되는 이러한 예에서 우리는 양
에서 질로 전환되는 변증법적 원리가 숨어있다는 것을 쉽게 감지할 수 있다. 처음에 
생식선 자극 호르몬의 농도가 상승하는 것은 생식 기능을 작동시키는 메카니즘의 일부
이다. 그러나 이것은 나중에 반대 과정, 즉 이들의 혈중 농도가 계속적으로 증가하는 
과정에서 생식 기능을 폐쇄시키는 메카니즘으로 작용한다.
  이런 질병의 원인은 본질적으로 성장 메카니즘 그 자체에 내재해 있다. 즉 질병의 
원인이 유전적 프로그램 속에 들어 있어서, 생식선 자극 호르몬 생산이 나이에 따라서 
점차 증가하는 방향을 지향하도록 되어 있는 것이다. 그래서 또 다른 변증법 법칙, 현
상의 본질속에 들어있는 상반되는 두 가지의 통합이 실현되는 것이다. 이런 통합의 원
동력은 생식선 자극 호르몬을 통해서 생리적으로 정반대되는 두 개의 상호 관련된 과
정이 일어나도록 하는 것인데, 이것은 정반합이라는 상호 반대 작용의 통합 법칙이라
는 숨겨진 원리를 보여주는 주는 것이다. 이것은 성장 메카니즘과 성장의 부정을 포함
하고 있는 통합체이다. 성장 메카니즘은 나중에 노화와 노화 질병이라는 수 많은 부작
용을 갖는 현상으로 전환됨으로써 스스로 성장을 부정하게 된다.
  이것은 모두 내부 환경 불변성의 법칙과 항상성 이탈의 법칙 때문에 나타나는 것이
다. 사실상 생식 기능을 오랫 동안 보존 하는 것 (내부 환경 불변성의 법칙에 해당하
는 것)은 성 호르몬 생산 증가라는 보상을 통해서 가능한데, 그것은 역설적으로 정 반
대되는 법칙, 즉 항상성 이탈의 법칙에 의해서 이루어진다. 이것이야말로 진정으로 정
반대의 통합이다. 이러한 통합속에서 후자는 아주 조심스럽게 은폐되어 있기 때문에 
겉으로 보기에는 아주 유익한 것처럼 보인다. 생식 기간이 길어질수록 노화는 점점 더 
멀어진다. 그래서 노화는 항상 임신 능력의 정지와 본질적으로 관련되어 있는 것이다.
  그러나 비록 통합속에서 작용한다해도 상반되는 것들이 자신의 본질을 잃어버리는 
것은 아니라는 것도 사실이다. 그래서 가임 기간을 연장시키면 동시에 생식계의 암 발
생률도 증가되기 때문에 생명을 단축시키게 되는 상황을 만들게 된다. 갱년기와 갱년
기 출혈과의 관계, 그리고 갱년기와 생식기관의 암 발생률 증가와의 관계는 바로 갱년
기가 갖고 있는 양면성을 확연히 드러내 주는 것이다. 갱년기의 두 얼굴 - 정상과 질
병 -은 노화와 질병 사이, 그리고 정상과 병리 사이에 경계가 없다는 것을 말해주는 
것으로, 이것은 모든 자연 현상속에 숨겨져 있는 진리인 정반대되는 현상이 통합되어 
있는 진리의 본질을 다시 한번 보여주는 것이다.
  비록 포유류의 실질적인 사망 원인중 생식 항상성이 얼마나 기여하는지는 분명치 않
지만, 만일 우리가 그것을 조금만 더 깊이 생각한다면, 이러한 예에서 우리는 성장 메
카니즘이 죽음을 가져오는 노화 메카니즘으로 변형되는 하나의 모델을 갖고 있다는 것
을 알 수 있을 것이다.   태평양 연어의 죽음과 관련된 예에서 볼 때 생식 항상성이 
차지하는 부분은 다른 모든 문제들 보다 더 중요하다. 그러나 이 경우 생식 시스템의 
변화는 에너지와 적응 시스템과 같은 또 다른 시스템이 관여하는데, 이것은 세 가지 
동맹 체제에서 항상성 이탈의 법칙이라는 큰 데두리속에 불법적인 요소를 주입시키는 
것이다.
  최종적인 분석을 해보면 노화 병리의 특징을 결정하는 것은 바로 에너지 전환 (ener
gy shift)이다. 이것은 인체의 에너지 시스템을 다룰 다음 장에서 증명될 것이다. 노
화 병리학의 주요 문제들을 비만 모델을 이용해서 살펴볼 것이다. 왜냐하면 상징적으
로 말해서 고등 생물은 노화 기간 중에 지방의 불꽃속에서 타버리는 것이기 때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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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제6장 식욕 조절
  갑자기 장어구이가 먹고 싶을 때

  평생 동안 음식에 대한 욕구를 충족시키기 위해 식욕이 원하는데로 끌려다니는 사람
은 스스로 파놓은 함정에 빠지게 된다.

  살아있는 생명체는 개방된 시스템이다. 왜냐하면 생명을 유지하기 위해서는 끊임없
이 에너지와 물질을 환경으로부터 받아들이고, 생성되는 노폐물을 내보내기 때문이다. 
이러한 에너지와 물질의 출입이 평형을 유지하는 정지 상태 (stationary state)에서 
살아있는 시스템은 가장 안정한 상태를 유지한다. 즉 소비와 지출이 일치하는 상태가 
안정상태이다.
만일 인체가 이러한 안정 상태를 엄격하게 유지한다면 어떻게 될까? 이론적으로 볼 때 
인체가 성장을 멈춘 후 어떤 수준에서 정지 상태를 유지할 수 있다면 인간의 수명을 
연장시키는 문제는 쉽게 해결될 수 있을 것이다.
  그러나 인체는 정지 상태를 오랫동안 유지할 수 없다. 오히려 인체는 쉬지 않고 변
한다. 인체의 지방 함량이 나이에 따라서 증가하는 것도 한가지 예이다. 그러면 에너
지 과정이 정지 상태로 보존되지 않는 이유는 무엇인가?
  이런 질문에 대한 대답은 보통 물리학의 일반 법칙에서 찾을 수 있을 것으로 생각한
다. 하지만 물리학의 대표적인 법칙의 하나인 엔트로피의 증가 법칙도 생명체와 같은 
개방 시스템에서는 결정적인 구속력이 없다. 이론적으로는 물질과 에너지 섭취 사이에 
영구적인 평형 상태가 지속되는 '살아있는 기계'의 존재를 생각할 수도 있다. 스스로 
조절하고, 재생하고, 복구하고, 그리고 환경 변화에 적응하는 능력을 갖고 있는 생명
체와 같은 기계가 존재할 수 있을까? 정지된 상태가 살아 있는 시스템에서는 보존되지 
못한다는 사실 때문에 그런 기계는 존재할 수 없다. 따라서 우리들은 물리학 법칙이 
아니라 생물학 법칙에서 불안정성에 대한 이유를 찾아야하는 것이다.
  에너지 시스템에서 정지된 상태가 존재한다면 그것은 인체에서 내부 환경 불변성의 
법칙이 정확하게 실현되고 있다는 것을 뜻하는 것이다. 하지만 정지된 상태는 항상성 
이탈의 법칙에 의해서 자연스럽게 교란될 수 밖에 없다는 것이 곧 증명될 것이다. 살
아있는 생물체가 근본적으로 물리적, 화학적 법칙에 의해 작동되는 하나의 '에너지 기
계'라고 해도, 그 기계는 독립적으로 정지된 상태를 안정하게 지속시킬 수는 없다. 왜
냐하면 이런 상태가 깨지는 것은 물리적 규칙성에 의한 것이 아니라, 생물이 성장하는
데 필요한 능력, 즉 존재 자체를 포기하지 않는 한 스스로 벗어날 수 없는 생물학적 
규칙성에 의존하는 것이기 때문이다. 그러므로 인체는 매 순간마다 정지된 상태에 도
달하려고 애를 쓰고 있지만 결코 그런 상태에 도달하지는 못한다. 다시 말해 정상적인 
조건에서, 아주 짧은 시간 동안은 정지 상태로 존재할 수 있지만 시간이 지나면 성장
의 변증법에 지배를 받기 때문에 정지 상태를 상실하게 된다.   나이가 들면서 발생하
는 노화 비만에 대한 예를 몇가지 들어 보기로 하자. 그리고 인체 내에서 에너지의 평
형 상태가 나이가 들면서 어떻게 교란되는지 알아보자. 비만이라는 것은 간단히 말해
서 나이가 들면서 체내에 지방의 양이 증가하는 것이다. 이것은 물론 일반적인 질병으
로서의 비만, 즉 비만병과는 다른 것이다.   노화 비만은 어떤 나이가 되면 실질적으
로 모든 사람들에게서 나타나는 반면에 비만병은 많은 사람이 걸리기는 하지만 모두가 
걸리는 것은 아니기 때문에 비만병은 노화 비만과 구별하는 것이 좋다.
  비록 나이에 따라서 체중*이 증가하지 않고 몸무게가 일정하게 유지된다해도, 지방 
함량은 증가하는 반면에, 근육과 골 조직의 양은 감소한다. 몸무게가 70kg인 성인 남
자의 경우 약 10kg의 지방을 가지고 있는데, 어떤 50세된 사람이 20세 때의 몸무게와 
비교해서 체중이 10내지 12kg 정도 증가했다면 지방의 양은 2배로 증가한 것이다.
  이런 변화가 얼마나 중요한 가는 지방 함량의 증가 지수를 불변성의 법칙에 의해서 
보호되고 있는 다른 지수들과 비교해보면 알 수 있다. 예를 들어, 동맥혈압이 두 배로 
증가한다는 것은 심각한 고혈압을 의미하는 것이고, 혈당량이 두 배로 증가한다는 것
은 당뇨병에 걸렸다는 증거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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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체중' (body weight)이라는 용어 대신 신체 질량(body mass)라는 용어를 오늘날 
더 많이 사용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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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신체의 지방 함량이 나이에 따라서 증가하는 이유는 무엇일까? 보통 이런 질문에 
대해서 나이든 사람들은 자신들이 섭취하는 에너지에 비해 소비하는 에너지가 훨씬 적
기 때문이라고 대답한다. 남은 에너지 원이 비만이 된다는 것이다.
  하지만 이런 대답은 그렇게 정확한 것은 아니다. 그것은 실제로 음식 섭취량이 증가
했을 경우, 혹은 인체의 기능 저하와 그에 따른 열 생산량의 감소로 인해 에너지 소모
가 줄어들었을 경우에만 적용될 수 있다. 피 실험자에게 과도한 음식을 공급해서 실험
적으로 비만은 쉽게 재연시킬 수 있다. 이와 같이 기능적인 활동을 급속히 감소시키고 
영양분의 공급량을 정상적으로 유지시키면 체중은 늘게 되어 있다.
  또한 대부분의 사람들은 육체적 활동, 주변 온도, 그리고 영양분 섭취가 다양하게 
변하는데도 불구하고 체중이 실질적으로 안정한 상태로 유지되는 시기 (보통 20-25세)
가 있었다는 것을 기억할 수 있을 것이다. 이것은 체중의 안정화를 향해서 작용하는 
조절 기능이 존재한다는 것을 의미한다. 인체의 조절 메카니즘은 두 가지 방법으로 체
중을 제한할 수 있다. 하나는 인체가 음식물로 섭취하는 에너지의 양을 통제하는 것이
고, 다른 하나는 열 생산량과 열 전도를 조절하는 방법이다. 첫번째 방법, 즉 음식 섭
취를 통제하거나 식욕을 조절하는 방법에 대해서 오늘날 광범위한 연구가 진행되고 있
다. 모든 것이 다 그럴듯하게 보인다. 만일 체중을 통제하는 기능이 존재한다면, 식욕
은 인체의 에너지 소비 상태를 정확히 반영해야할 것이다. 그리고 만일 육체적 활동이 
나이에 따라서 감소한다면 그에 따라서 음식의 소비량도 감소되어야 한다. 그러나 인
체속에 그 동안 체내로 들어온 에너지 물질과 에너지를 소비한 자료에 관한 엄청나게 
복잡한 정보를 저장해 두는 장치가 존재한다고 생각하기는 어려운 일이다. 그렇다면 
실제로는 어떻게 되어 있을까?
  두번째 방법은 시상하부에 의한 것이다. 체중을 조절하는 시상하부 조절기는 두개의 
장치로 구성되어 있다. 첫번째는 인슐린의 혈중 농도에 영향을 줌으로써 인체 내의 지
방 함량을 간접적으로 조절하는 장치다. 인슐린은 췌장에서 분비되는 호르몬으로 세포
의 포도당 동화 작용에 필수적이다. 식사 전의 인슐린 농도는 신체의 지방 질량과 아
주 엄밀하게 대응되어 있다. 만일 지방 질량이 증가하면, 인슐린 수준도 증가하고, 이
것은 시상하부의 담당 부위에 영향을 준다. 결과적으로 지방량을 감소시키는 일련의 
반응이 일어나고, 그로 인해서 인슐린 농도가 감소된다. 이러한 시상하부의 장치를 잠
정적으로 '식욕의 전략 중추'라고 부르자. 왜냐하면 이것이 체중을 일정하게 유지시켜
주는 장기적인 과정을 통제하는데 기여하기 때문이다.
  두번째 시상하부의 장치는 에너지 물질, 주로 포도당과 지방산의 혈중 농도를 통제
한다. 이 조절기는 연료, 즉 에너지원의 필요량을 측정해서 그때 그때의 음식 섭취량
을 조절한다. 이것은 첫번째 조절기가 장기적인 관점에서 조절하는 것과는 달리 단기
적이고 일시적인 음식 섭취를 조절하는 것이다. 그러므로 두번째 장치를 '식욕의 전술 
중추'라고 부를 수 있다. 그러면 어떻게해서 두번째 시상하부 조절기가 음식 소비를 
통제하는가를 현대의 의학적 관점에서 검토해보자. 대다수의 학자들은 시상하부에 있
는 두 가지 상호 관련된 중추가 식욕을 '담당하고' 있다고 생각하고 있다. 섭취 중추 
(feeding centre)와 포만중추(satiation centre). 만일 인체가 음식물을 섭취하지 않
으면, 포도당의 혈중 농도는 감소하고, 섭취 중추는 식욕을 불러일으킨다. 음식을 섭
취하면 포도당과 인슐린의 혈중 농도가 증가한다. 농도가 일정한 수준에 이르게 되면, 
포도당은 포만 중추를 자극해서 배가 부르다는 느낌을 준다. 동시에 포만 중추로부터 
신호가 전달되어, 섭취 중추의 활동을 억제시킨다. (여기에서는 식욕 조절을 약간 단
순화해서 설명하고 있는 것이다.)
  하지만 고전 의학이 어떻게 식욕이 조절되는지를 밝혔다고 하지만, 어째서 식욕 조
절이 나이가 들면서 교란되는가 하는 의문에 대해서는 해답을 주지 못하고 있다. 오늘
날 많은 실험 자료를 보면 포만 중추가 파괴될 때 식욕이 촉진되는 것을 알 수 있다. 
그러나 포만 중추가 30세가 되기전 까지는 파괴된다고 할 만한 자료가 없다. 그런데 3
0세쯤되면 이미 체내에 지방이 축적되기 시작한다. 동맥 경화가 가장 많이 나타나는 
노년에는 식욕이 감소하기 시작하기 때문에 동맥경화로 포만 중추가 영향을 받았다고 
생각할 수도 없다. 그리고 마지막으로 어떤 연령에서건 식욕은 다양한 조건들, 예를 
들어 걱정, 근심, 혹은 반대로 기분 좋은 상태 등에 의해서 변할 수 있다는 것도 너무
도 명백한 사실이다.
  그러면 노화과정에서 식욕에 대한 시상하부의 조절 기능이 상실되는 이유는 무엇인
가? 포도당에 대한 시상하부 식욕 중추의 민감도가 노화 과정에서 감소한다고 생각할 
수 있다. 바꿔 말하면 포도당의 자극 효과에 대한 포만 중추의 민감도 역치가 올라간
다고 가정할 수 있다.   사실 최근 수년 동안 혈중 포도당 수준이 음식에 포함되어 있
는 똑같은 양의 당에 의해서 더 많이 증가되고 있다. 포도당이 포만 중추를 활성화시
키는 한편, 궁극적으로는 식욕을 억제시킨다는 사실에 비추어 보면, 식후 포도당의 혈
중 수준이 높을수록 더 빨리 식욕이 억제될 것이다. 다시 말하면, 젊었을 때보다 노화
과정에서 포만 상태가 더 빨리 나타나야만 한다. 하지만 나이가 들면서 체중은 증가하
기만 한다. 이것은 반대로 포만 중추가 포도당 증가에 대해 덜 민감해진다는 것을 말
해 주는 것이다. 이것이 바로 중년 남자가 시상하부의 식욕 조절기가 작동하기 전에 
필요한 것보다 더 많은 음식을 섭취하게 되는 이유이다. 시간이 지나면서 근육 조직에 
의해서 동화되지 않고 남은 과잉의 포도당이 혈액에 축적되고, 여분의 포도당은 지방
으로 변한다.
  식욕 전략 중추는 이런 조건아래서 비만이 생기는 것을 막아주어야 한다. 식욕 전술 
중추가 잘못 작동하고 그로 인해 인슐린의 혈중 수준이 상승하여 나타나는 지방의 축
적은 전략 중추에 영향을 주어서 '음식 행위'를 재조정하여 체중이 원래대로 감소하도
록 해야한다.   어떤 경우에는 이런 일이 정말로 일어난다. 만일 젊은 사람의 체중이 
과식으로 증가한다면, 식욕이 저절로 떨어져서 처음의 체중을 회복하는 것을 종종 관
찰할 수 있다.   그러나 노화 과정에서 체중은 지속적이 아니라 오히려 간헐적으로 증
가한다는 것도 쉽게 볼 수 있다. 즉 체중이 증가하는 시기와 안정적인 시기가 번갈아 
가면서 나타난다. 이런 현상은 식욕의 전략 중추에 있는 조절기의 설정점 (set point)
, 혹은 좀더 자세히 말하면 민감도 역치가 변하면서 생기는 것이다.
  그래서 우리는 하나의 동일한 현상이 '전략'과 '전술' 식욕 중추에서 나타난다고 가
정할 수 있다. 즉 인체의 에너지 시스템을 안정적으로 유지하기 위해서 전달된 조절 
신호에 대한 민감도 역치가 상승하는 현상이 나타난다.
  이런 경우와 관련해서 흥미로운 점이 하나 있다. 어려서부터 우리들은 자신의 식욕
을 믿게 된다. 젊은 시절에는 이런 믿음이 정당화된다. 식욕에 대한 포만과 전략 중추
는 포도당과 인슐린의 혈중 농도의 미묘한 변화에도 날카롭게 반응하면서, 성장의 요
구 사항을 충족시키고 인체의 안정성을 보장한다. 그러나 해가 지날수록 식욕 중추는 
우리를 혼미하게 만든다.
  오늘날 식욕을 조절하는 시상하부 메카니즘의 세부적인 사항들도 명확하게 밝혀져있
다. 실험적으로 신경 신호 전달자인 신경 매개체의 농도를 인위적으로 감소시키면 식
욕이 증가한다. 그러나 노화가 진행되는 과정에서 신경 매개체의 농도는 정규적으로 
감소하고, 이것은 식욕을 보다 왕성하게 한다. (이것은 물론 다른 식욕 조절자를 고려
하지 않고 전체적인 일의 윤곽을 보다 단순화 시킨 것이다.)
  다음과 같은 것이 또한 흥미로운 점이다. 해로운 감정에 시달리게 되면 체중이 줄기 
시작한다는 것도 일반적으로 잘 알려진 사실이다. 이것은 식욕 감퇴로 음식 섭취량이 
줄어들는 것과 밀접하게 관련되어 있는 것이다. 전체적으로 이것은 실제와 일치하는 
것이고, 이런 반응은 대체로 젊은 사람들에게서 가장 잘 나타나는 현상이다. 하지만 
중년의 경우 지속되는 불쾌한 감정에 대한 반응은 식욕 증가로 나타나고, 때때로 체중
이 증가하는 일도 생긴다. 이것을 어떻게 설명할 수 있을까?   도파민과 세로토닌과 
같은 신경 매개체의 농도는 나이가 들면서 시상하부에서 감소한다. 스트레스 상태 역
시 시상하부에서 이런 신경
매개체들의 수준을 감소시킨다. 스트레스와 관련된 행동을 조절하는 것은 또한 식욕 
조절을 담당하는 시상하부 중추에 의해 통제된다. 배고픔이라는 갑작스런 감각은 노화
와 스트레스의 총체적 영향으로 신경 매개체의 함량이 크게 감소할 때 생긴다. 걱정에 
대한 반응으로 식욕이 증가하는 것은 무엇인가 잘못되었다는 표시이거나, 더 정확히 
말하면, 노화 관련 장해가 심각하다는 표시이다.
  기분에 따라 식욕이 변하는 것은 상호 관계의 단지 한 측면일 뿐이다. 그 반대 편에
서는 기분이 음식의 섭취에 좌우될 수도 있는 것이다. 다음과 같은 농담은 다소 거칠
기는 해도 널리 알려져 있는 것이다. 즉 심장으로 가는 길은 위장을 통과해야만 한다. 
이러한 논리는 생리적 과정을 직관적으로 관찰한 것이라고 볼 수 있다. 만일 우리가 
고기를 먹게 되면 아미노산의 혈중 농도가 증가한다. 트립토판을 포함한 아미노산은 
단백질의 구성 요소이다. 세로토닌은 시상하부의 신경 매개체의 한 종류인데, 뇌에서 
트립토판으로부터 합성된다. 세로토닌은 무드를 조절하는데, 그 농도가 증가하면 기분
이 전환될 수 있는 생리적 기초가 마련되는 것이다. 그러면 포만 중추가 세로토닌에 
의해 자극되는 것이다. 하지만, 모든 사람이 알고 있듯이, 탄수화물 역시 기분을 좋게 
만드는 요인이 될 수 있다. 인슐린 생성은 포도당의 영향으로 증가되는데, 단 음식은 
모두 어떻든 포도당으로 전환된다. 포도당을 세포로 수송하는 것을 활성화시키는 인슐
린은 트립토판을 뇌로 공급하는 것도 도와주기 때문에 결국 시상하부에서 세로토닌의 
수준도 증가시켜준다.   미식가의 진정한 본성은 선천적인 특성일 뿐 아니라 맛있는 
음식에 의해서 발달되는 것이라고 말하는 경우가 많다. 만일 인슐린 과잉이 비만을 초
래하지 않는다면, 그리고 세월이 지나면서 식욕 조절의 장애가 만족감에 대해서 지연
된 반응을 일으키지 않는다면, 즉 인체에게 정말로 무엇이 필요한 가에 대한 잘못된 
평가를 하지 않는다면, 이 모든 것들은 미식가에게 아무런 해도 주지 않을 것이다.   
따라서 나이에 따라서 체중이 증가하는 것은 음식과 인슐린에 대한 시상하부 중추의 
민감도 역치가 상승해서 생기는 식욕 교란의 한 증상이다. 이런 관점에서 보면 노화 
비만이란 갱년기의 발달과 마찬가지로 예정된 것이다. 갱년기와 마찬가지로 그것은 자
가 조절과 안정성이 상실되었다는 표시이고, 그리고 가장 중요한 것은 인체의 필수적
인 시스템, 즉 에너지 항상성 시스템에서 일어난 교란에 대한 표시이다. 가장 애석한 
점은 나이가 들면서 부정확하게 작동하기 시작하는 것은 에너지 항상성의 '중요한 장
치'만은 아니라는 것이다. 항상성 자체에서도 조절 장애가 일어나는데, 그것이 음식 
조절의 실수를 더욱 악화시킨다.
  에너지는 생존의 근간이다. 그리고 동시에 그것은 일단 조절 통제를 벗어나게 되면 
인체의 주요 질병을 일으키는 파괴적인 힘으로 작용한다. 이것이 에너지 흐름의 자가 
조절 시스템과 관련된 복잡성을 이해하는 것이 어째서 그처럼 중요한가 하는 이유다. 
그리고 이것이 다음 장에서 검토하게 될 주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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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제7장 비만
   질병을 짊어지고 다니는 사람들
   지방은 탄수화물의 불꽃속에서 산화되지만, 탄수화물은 지방의 불꽃속에서 산화되
지 않는다. 비만은 에너지 항상성 시스템에서 일어나는 정상 질병이다.
 
  원시인들은 탄수화물에만 의존하면서 살았지만, 현대인들은 고기와 동물성 지방을 
많이 섭취하게 되었다. 그런데 바로 이러한 잡식성이 현대의 문명 질병들을 가져온 결
정적인 계기가 되었다고 일반적으로 생각하고 있다. 그러나 이런 생각은 아주 잘못된 
것이다.
  그와같은 통념과는 달리 원시인들 뿐 아니라, 인류와 가까운 유인원들도 탄수화물만
을 섭취하는 것이 아니다. 그들은 항상 에너지원으로 탄수화물과 동물성 지방을 같이 
섭취한다.
  물론 인류의 선조들이 에너지원으로 포도당과 같은 탄수화물(과당)을 주로 이용하면
서 식물성 식량에 주로 의존하였던 것은 사실이다. 하지만 초기 식량이 무엇이든 관계
없이 만일 혈액중에 포도당이 과잉 상태가 되면 그것은 인슐린 호르몬의 작용을 받아
서 지방 조직에서 지방으로 전환된다. 닭이 곡식만 먹어도 몸에 지방이 축적되는 것도 
이와 똑같은 과정을 통해서 일어나는 것이다.
  식물에 있는 식물성 기름은 화학적으로 볼 때 주로 불포화 지방이라면, 인체에서 포
도당으로부터 만들어지는 지방은 포화 지방이다.(우리는 동물로부터 이와 똑같은 포화 
지방을 섭취한다.) 잠을 잘 때와 같이 음식물을 섭취하지 않는 시간에는 이런 지방이 
에너지원으로 사용된다.   탄수화물과 동물성 지방, 이 두 가지 에너지원 사이의 관계
는 대립적이다. 그리고 에너지 항상성을 유지하기 위해서는 두 가지 에너지원이 다 필
요하다.
  에너지 항상성 시스템에서 포도당과 지방산은 에너지 원도 되고 조절 인자도 된다. 
그밖에 에너지 항상성에 필요한 두 가지 기본 요소는 인슐린과 성장 호르몬이다. 인슐
린은 포도당의 동화 작용에 필수적이다. 에너지 시스템은 포도당이 인슐린 분비를 자
극할 수 있도록, 즉 포도당 자신이 조직속에서 분해될 수 있는, 혹은 태워질 수 있는 
조건을 만들도록 조직되어 있다.
  성장 호르몬은 지방에서 지방산을 유리시키는 소위 지방-유동화 (fat-mobilizing) 
호르몬으로 작용한다. 성장 호르몬의 영향으로 두 번째 형태의 연료인 지방산의 공급
이 증가한다. 인체가 음식물을 섭취할 경우에는 체내에 저장된 지방을 사용할 필요가
없다. 이 때는 보유하고 있는 지방의 이용을 제한하거나 때로는 중단시킨다. 이것은 
다음과 같은 경로를 통해서 이루어진다. 음식물을 섭취하면 혈중 포도당 농도, 즉 혈
당량이 증가하게 되고, 이것은 시상하부에 있는 포도당 수용체에 영향을 준다. 그러면 
시상하부는 뇌하수체의 성장 호르몬 분비를 감소시킨다. 성장 호르몬은 강력한 지방-
유동화 작용이 특징이기 때문에 성장 호르몬의 농도가 감소된다는 것은 결국 지방산의 
혈중 농도의 감소를 초래하게 된다. 동시에 포도당은 췌장에서 인슐린 분비를 자극한
다. 인슐린은 조직에서 포도당이 분해되는데 필수적이다. 그러므로 인슐린이 지방 저
장소로부터 지방이 유동화되는 것을 억제하는 것은 당연하다. 성장 호르몬의 혈중 농
도는 감소하고 인슐린의 농도는 증가하는, 이 두 가지 영향이 결합되어 지방산이 혈액
속으로 방출되는 것을 크게 감소시킨다. 이런 조건에서는 포도당이 인체가 이용하는 
주 에너지원이 되는 것이다.
  따라서 에너지로 사용될 수 있는 음식물을 섭취한 뒤에는 저장된 지방을 보존하면서 
섭취한 식량 에너지를 이용할 수 있는 조건이 만들어지는 것이다. 그리고 중요한 것은 
지방의 저장이 늘어나게 된다는 것이다. 즉 혈액속에 포도당이 과도하게 축적되면 (예
를 들어 근육에 의한 포도당 이용이 감소되는 경우) 인슐린의 영향으로 과도한 포도당
은 지방으로 전환된다. (비록 인체에서는 매일 최대 10g의 지방산이 지방조직에서 합
성될 수 있지만, 인슐린 과잉은 간에서 포도당으로부터 지방 합성량을 증가시키고, 이
것은 극저밀도 리포단백(역주1)의 형태로 지방조직으로 수송된다. 게다가 지방조직 자
체에서는 포도당으로부터 많은 양의 글리세롤을 합성할 수 있고, 그것은 음식물로 들
어온 지방산과 함게 인체에 지방으로 축적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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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역주1) 리포단백 : lipoproteins, 지방과 단백질로 구성된 입자로, 인체내에서 복잡
한 지질을 운반하는 역할을 하고 있다. 크기에 따라서 5가지 종류로 분류하는데, 대표
적인 것으로는 저밀도 리포단백 (low-density lipoproteins, LDL), 극저밀도 리포단백 
(very low-density lipoproteins, VLDL), 고밀도 리포단백 (high-density lipoprotein
s, HDL)등이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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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인체가 음식물을 섭치하지 못하는 밤과 같은 시기에는 에너지의 공급 형태가 급격
히 변한다. 에너지 항상성 시스템은 이런 조건에서 매우 '합리적'으로 작용한다. 이런 
경우 에너지 시스템은 지방을 연료로 사용하는데, 지방 저장소에 저장되어 있는 지방
량은 '동물성 녹말'이라고 부르는 글리코겐 (glycogen)속에 저장된 포도당의 저장량 
보다 훨씬 많다. 포도당은 신경조직을 위해서 저장되어 있는 것이다.
  왜냐하면 신경세포의 주 에너지원이 포도당이기 때문이다. 또한 인체의 포도당 저장
량이 한정되어 있다는 사실도 '고려'되어 있는 것이다. 만일 음식물을 섭취하지 않으
면 포도당 생합성(gluconeogenesis)에서 가장 중요한, 아미노산(단백질)에서 포도당을 
생성하는 메카니즘이 활발하게 작동하게 된다.
  에너지 시스템에서 일어나는 이런 모든 변화는 다음과 같은 순서로 나타난다. 즉 인
체가 음식물을 섭취하지 않으면, 혈액속의 포도당 농도가 감소하고, 결과적으로 포도
당 농도에 따라서 생산이 결정되는 인슐린의 농도도 감소한다. 에너지 항상성에 따라 
인슐린과 포도당의 혈중 농도가 감소하게 되면 뇌하수체의 성장 호르몬 분비를 통제하
고 있는 시상하부 중추의 억제가 풀리게 된다.
  따라서 성장 호르몬의 혈중 농도가 증가하고, 그러면 지방 저장소로부터 지방산의 
유리가 증가된다. 음식을 절제하는 동안 인슐린의 혈중 수준이 감소하면서 지방의 유
리화를 억제하고 있던 인슐린의 영향이 제거되어, 성장 호르몬의 지방 유리화 작용을 
강화시키게 되는 것이다. 결과적으로 혈액속에 유리 지방산의 수준이 높아지는 것이
다. 그리고 이 지방산은 인체가 분해하는 기본적인 에너지원, 즉 기초 연료가 된다.
  포도당은 스스로 세포막을 통과할 수 없기 때문에 세포가 포도당을 흡수하기 위해서
는 인슐린이 필요하다. 그러나 지방산은 세포막을 통과할 수 있기 때문에 근육세포는 
지방산의 혈중 농도에 따라서 지방산을 혈액으로부터 직접 흡수한다. 지방산이 갖고 
있는 이러한 잇점이외에도 지방산은 근육 조직이 포도당을 동화하는 것을 방해하기 때
문에 더욱 유리하다. 특히 인체에서 소비된 포도당이 보충되지 않을 때, 이러한 대립
작용은 포도당을 신경 조직으로 흘러가도록 전환시켜주기 때문에 매우 유익하다. 뿐만 
아니라 성장 호르몬이 포도당 동화에 대한 인슐린의 영향을 상쇄시킨다. 이런 항 인슐
린 효과는 근육 조직이 포도당을 사용하는 것을 더 오랫동안 지연시킨다.
  그러므로 음식물 섭취가 안될 경우 포도당의 혈중 농도가 감소하고, 포도당 억제와
는 상관없는 성장 호르몬이 인체로 하여금 지방을 사용하도록 전환시킨다. 동시에 이
런 이중적인 대립 관계, 즉 지방산과 포도당간의 대립, 그리고 성장 호르몬과 인슐린
간의 대립작용에 의해서 근육 조직이 지방산을 분해할 수 있는 최적 상태를 만들어내
는데, 이는 결국 포도당 사용을 감소시키게 되는 것이다.
  이 모든 변화는 다음과 같은 말로 간단히 표현할 수 있다. 탄수화물은 지방의 불꽃
속에서 산화되지 않는다. 무엇보다 지방산을 집중적으로 이용하게 하는 전환이 일어나
면 지방산은 단백질로부터 포도당을 더 많이 생산하도록 만든다. 즉 지방산이 포도당 
생합성을 활성화시켜서 신경 조직에 에너지 (포도당)를 공급하는 역할에 인체의 활동
을 집중하도록 만든다. 따라서 인체가 에너지를 공급받는 방법에는 두 가지가 있다. 
첫 번째 방법은 편의상 주간 활동 (diurnal)이라 부르는 것인데, 이 때는 에너지원이 
음식물로 공급되고 동시에 저장된 지방의 사용은 감소한다. 이런 경우 에너지 원은 주
로 포도당이고 약간의 식용 지방이 사용된다. 지방은 탄수화물의 불꽃속에서 더 쉽게 
산화된다는 사실로부터 두 가지 에너지 기질이 함께 이용된다는 것을 알 수 있다.
  두번째 방법은 야간 활동 (nocturnal)이라 부르는 것인데, 이 방법은 지방산을 주 
에너지 원으로 사용하는 것이다. 두 가지 에너지원을 적절히 선택하게 되는 것은 음식
물이 에너지 항상성 시스템의 네 가지 성분, 즉 포도당, 인슐린, 지방산, 성장 호르몬
에 대해서 영향을 주기때문에 생기는 것이다.(에너지 항상성에서 이러한 네 가지 성분
을 구별했지만 필자는 다른 많은 호르몬들과 기타 요인들이 에너지 대사를 조절하는데 
관여하고 있다는 것을 잘 알고 있다. 그러나 이런 부차적인 요소들의 효과는 에너지 
항상성의 네 가지 성분중 어떤 하나의 영향과 유사하거나 이러한 성분들이 관여하면 
비슷한 효과를 얻을 수 있는 것들이다.)   그런데 에너지 항상성의 전환 메카니즘은 
정상적인 노화 과정에서 교란된다. 우리 실험실에서 얻은 자료에 의하면 포도당을 투
여한 후 한 시간이 지나면, 실험 대상자들 중 젊은층의 경우는 성장 호르몬의 혈중 농
도가 50% 정도 감소되는 반면에, 중년층에서는 이런 효과가 전혀 나타나지 않았다 (그
림 5 참조). 탄수화물을 공급했는데도 성장 호르몬의 농도가 감소되지 않는 다는 것은 
인체가 에너지 공급 형태를 야간 활동에서 주간 활동으로 전환하지 않는다는 것을 의
미한다. 즉 에너지 기질을 이용하는 리듬이 교란된 것이다.
  결과적으로 지방산, 포도당, 인슐린의 혈중 수준은 보통 식후의 정상 수준보다 많이 
증가한 반면에, 근육 조직에 의한 포도당 이용은 감소한다. 포도당과 인슐린이 과다하
면 비만이 발생한다. 노화가 진행되는 동안 적응과 생식 항상성에서 관찰된 것과 똑같
은 변화가 에너지 항상성에서도 일어나고 있다. 그러나 다음과 같은 내용은 좀 이상하
다. 만일 시스템이 잘 억제되지 않는다면, 즉 포도당의 혈중 농도가 증가하는 것이 성
장 호르몬의 분비를 정상적으로 억제시키지 않는다면, 성장 호르몬의 혈중 농도는 증
가해야만 할 것이다. 하지만 실제로는 그 반대 현상이 일어난다. 중년은 시상하부의 
민감도 역치가 높은데, 중년의 성장 호르몬의 혈중 농도가 젊은이 보다 확실하게 낮
다. 이런 모순을 오랫동안 설명할 수 없었는데, 여러명의 과학자들이 성장 호르몬의 
혈중 농도가 감소하는 것이 비만의 특징이라는 사실을 규명한 후에야 설명이 가능해졌
다. 비만시 지방산의 혈중 농도가 증가하는데, 이것이 바로 성장 호르몬의 수준을 감
소시키고 있다는 것이 나중에야 명확해졌다. 지방산이 성장 호르몬의 분비를 억제시키
는 효과가 있다는 사실을 근거로 '지방 억제물 (fat inhibitor)'이 존재한다고 생각할 
수 있다. 실제로 만일 음식물 섭취가 저장된 지방을 이용하는 것을 억제한다는 것을 
고려한다면, 그에 따라서 탄수화물(포도당)과 지방(지방산)이 지방-유동화 호르몬, 즉 
성장 호르몬의 분비를 억제시켜야 한다.
  다시말하면 음식을 섭취한 후에는 지방 저장소로부터 지방의 유동화가 감소한다는 
것이다. 그러나 몇가지 이유로 전에는 관심을 끌지 못했던 이런 편리한 메카니즘이 활
동하는데는 커다란 제한이 있다. 유년기에는 지방산과 성장 호르몬의 혈중 농도가 마
치 '지방 억제물'이 없는 것처럼 동시에 높은 상태로 유지된다.
  이런 모순은 다음과 같이 설명할 수 있다. 성장 호르몬과 지방산의 혈중 농도가 같
이 증가하는 것은 음성적 피드백 메카니즘 (1장의 역주4 참조)에 의해서 결정되고 있
는 이들의 일상적인 상호 작용에 모순된다. 즉 지방산의 혈중 농도가 높으면 시상하부
에 작용하여 성장 호르몬의 분비를 억제시키게된다. 그러므로 성장 호르몬과 지방산 
수준이 동시에 증가할 수 있는 경우는 단지, 지방산의 억제 효과에 대한 시상하부의 
민감도 역치가 증가되었을 때만 가능한 것이다. 다시 말하면 유년기에 이러한 시상하
부-성장 호르몬-지방산 시스템에서 그런 현상이 발견되고 있는데, 이것은 다른 주요 
항상성 시스템에서는 노화가 진행되는 과정에서만 나타나는 현상이다.
  실제로, 나이가 들면서 적응과 생식 시스템에서는 피드백 억제에 대한 시상하부의 
역치가 증가한다. 이와 똑같은 현상이 성장 호르몬과 포도당간의 상호 작용을 조절하
는 에너지 항상성 시스템에서도 관찰된다. 그러나 노화가 진행되는 과정에서는 똑같은 
에너지 항상성에서 정반대되는 현상이 나타난다. 즉 지방산의 억제 효과에 대한 시상
하부의 민감도 역치가 나이에 따라서 감소하는 것이다. 노화의 결과로 지방산이 주 에
너지 원이
되었을 경우, 이것은 성장 호르몬의 혈중 농도를 감소시키는 원인이 된다.   결론적으
로 말하면 노화가 진행되는 동안 에너지 항상성에서는 서로 관련이 없는 두 가지 독자
적인 조절 변화가 일어난다. 하나는 포도당의 억제 효과에 대한 시상하부의 민감도 역
치가 증가하는 것이고, 다른 하나는 그 반대로 지방산에 대해서는 시상하부 역치가 감
소하는 것이다.   그러나 자연에 존재하는 것은 무엇이나 그 존재 이유가 있는 것이
다.
그렇다면 서로 협력하는 에너지 시스템에서 어떤 것이 이러한 정 반대의 변화를 일으
킬 수 있는가? 인체가 성장하기 위해서는 성장 호르몬과 성장에 필요한 에너지 수요를 
충족시키는 지방산이 필요하다. 그래서 유년기에 지방산이 성장 호르몬의 생성에 대한 
강력한 억제 효과를 갖고 있지 않다는 것은 바로 그렇게 하는 것이 인체가 성장하는데 
필수적이라는 것을 의미하는 것이다. 한편 유년기에 활발하게 작동하는 포도당 억제물 
(glucose inhibitor)은 식욕 중추를 통해 에너지 원의 흡수를 조절하고, 그렇게해서 
주간과 야간의 에너지 공급 형태를 포함한 전체 에너지 항상성 시스템에서 연료를 분
배하는 것을 조절한다. 유년기와 청년기에 포도당 억제물이 정확히 기능을 발휘할 때
는 포도당과 지방간의 에너지 흐름을 전환하는 것도 잘 통제된다. 그러나 나이가 들면
서 시상하부의 민감도 역치가 증가해서 결과적으로 포도당 억제물의 효율성이 떨어질 
때, 그 때 비만이 생기는 것은 어쩔 수 없는 일이다. 왜냐하면 그것이 에너지 항상성 
시스템의 특징이기 때문이다. 다시 말하면 비록 노화에 의한 식욕 조절의 교란은 없다
해도, 정상적인 균형잡힌 에너지 원의 섭취하에서 시상하부-성장 호르몬-포도당 시스
템에서 단 한가지 변화만 일어나도 서서히 에너지 항상성이 지방을 축적하는 쪽으로 
전환된다. 이런 조건에서는 에너지 소비에 비해서 에너지 섭취가 그렇게 많지도 않은
데도 불구하고 비만이 생기는 것이다. 이것이 실제로 일어나는 현상과 정확히 일치하
는 것이다. 이런 의미에서 보면 비만은 노화 과정에서 항상 나타나는 일종의 정상 질
병이라고 할 수 있다. 갱년기가  노화와 관련하여 생식 항상성에서 생기는 조절 변화
의 자연스런 결과인 것과 마찬가지로 (5장 참조), 그리고 과적응증이 적응 항상성에서 
일어난 같은 변화의 결과인 것 처럼(4장 참조), 노화 비만도 에너지 항상성의 조절 변
화가 정상적으로 나타난 것이다.
  하지만 노화 비만을 정상 질병의 하나라고 단순하게 말할 수는 없다. 비만은 다른 
질병이 발달하는데 너무도 커다란 역할을 한다. 비만이 왜 이렇게 중요한 역할을 하는
가? 
  이 질문에 답하기 위해서는 어째서 비만이 그 발생 초기부터 '과거와의 모든 연계를 
잃고' 스스로 재생산하는 과정이 되었나, 즉 문자 그대로 노화 질병이 발생하는 시스
템에서 '지속적인 활동'을 하게되었나를 검토해 볼 필요가 있다.
 @
  제8장 비만과 질병
  비만은 병중의 병이다.
 
  비만은 오늘날의 문제만이 아니다. 그것은 영원한 문제이다. 비만이 가져오는 질병
은 헤아릴 수 없이 많다.
 
  인간이 자연의 규칙성을 어느정도 이해하게 된 후에도 수 세기가 지나서야 생명 현
상에 직접적인 영향을 미칠 수 있게 되었다. 이러한 영향들중에서 가장 놀랄 만한 것
은 문명화로 인한 평균 수명의 연장이다. 옛날에는 혹 어떤 사람은 장수했겠지만 오랜 
세월 동안 평균 수명은 정말 놀랄 정도로 짧았다. 예를 들어 14세기 프랑스인의 평균 
수명은 겨우 26살이었다. 그 당시에 인간의 진정한 사망 원인이 과연 무엇인지를 이해
한다는 것은 불가능한 일이다. 왜냐하면 그 당시 대부분의 사람들은 외부 요인에 의해
서 죽었을 것이기 때문이다. 그러나 문명의 발전과 함께 인간의 주요 사망 원인도 변
했다.
  중세에 대도시가 출현하면서 유행성 전염병이 심각한 재앙이 되었다. 수 백만명의  
사람들이 페스트나 콜레라로 죽어갔다. 도시가 커지면서 인구 과잉과 가난으로 '사회
적 질병'으로 인한 사망이 사망률에서 랭킹 1위를 차지하게 되었다. 폐결핵 또한 오랫 
동안 인류에게 심각한 고통을 안겨주었다. 그러나 이제 과학의 발달로 이러한 재난을 
겨우 막을 수 있게 되었다.
  엄밀히 말해서 폐결핵도 일종의 감염성 질병이고, 이로 인한 사망도 외부 요인에 의
한 것으로 볼 수 있다. 또한 폐결핵은 사회적 요인에 크게 좌우되기 때문에 이 병은 
현대 문명의 주요 질병중 하나로 볼 수 있다. 오늘날 '사회적 질병'의 중요성은 점차 
높아져가고 있다. 사회적 질병의 근본 원인은 과도한 부, 부적절한 영양 상태, 환경 
오염, 그리고 운동량 감소 등이고, 병원균에 의한 감염 그 자체는 아니다. 이러한 질
병이 보편화됨에 따라서 많은 과학자들이 문명의 질병, 즉 비만, 동맥경화, 그리고 암
의 역학적 특성에 대한 이론을 발전시킬 수 있었다.
  이러한 질병들이 최근에 새롭게 생긴 것은 분명히 아니다. 그리고 이것들은 현대 문
명의 질병도 아니다. 2500년 전에 살았던 뚱뚱한 에트루리아 (Etruscan) 사람을 그린 
고대의 유명한 프레스코 벽화도 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인간에 관한 한, 사회적 진
보와 문명화로 인한 인간 수명의 연장으로 나이가 증가함에 따라서 지방 조직이 증가
하는 경향이 분명하게 나타났다는 것을 지적하지 않을 수 없다. 이러한 문제는 상당히 
중요한 생물학적인 문제이다. 인간 뿐만 아니라 동물도 나이가 들어감에 따라서 지방
을 축적한다는 것이 밝혀지고 있다.   무엇이 노화 비만의 안정화와 그 진행 경향을 
결정하는가? 만약 비만이 정상적인 노화 과정에서, 즉 항상성 이탈의 법칙이 지시하는 
바에 따라서
발달하는 것이라면, 그 비만의 발단은 식욕 조절의 장애와 관계가 있고(6장 참조), 에
너지 공급에 대한 주간과 야간 형태의 조절 장애 (7장 참조), 그리고 적응 기능 장애 
(4장 참조)와 관련되어 있다. 최종적으로 이러한 메카니즘들은 여분의 지방 축적을 유
도하게 된다. 성인의 경우 지방 세포의 양이 일정한 것만은 분명하다. 그러므로 지방
의 질량이 증가함에 따라 기존의 지방 세포들은 지방으로 넘쳐나기 시작한다. 지방의 
축적으로 지방 세포의 용적과 표면적이 증가되고, 또한 인슐린에 대한 지방 조직의 민
감도가 저하된다.
  최근의 여러 가지 연구를 보면 지방으로 넘쳐있는 지방 세포의 세포막에 있는 인슐
린 수용체의 양은 비만에 걸린 사람의 임파구의 세포막에서와 같이 정상 세포 보다 5, 
6배 이상 감소해서, 결과적으로 인슐린의 효율성이 감소한다는 것을 알 수 있다.
  그렇게 되면 인체는 인슐린 생산을 추가적으로 증가시켜서 보상하는 방향으로 반응
하게 된다. 이러한 인슐린의 농도 증가는 비만이 발달하는 어떤 특정한 단계에서 아주 
독특하게 나타난다. 인슐린은 포도당을 지방으로 변환시키고 또한 지방의 이용을 억제
한다. 주간 형태의 에너지 공급을 하는 호르몬이기 때문에 인슐린은 야간 형태의 에너
지 공급이 작동하는 것을 방해한다. 따라서 남녀 불문하고 뚱뚱한 사람은 체내에 지방
이 많이 저장되어 있는데도 불구하고 일시적인 배고픔에 대해서 더 민감하다. 여분의 
인슐린에 의해서 우리들은 마치 게걸스럽게 먹기만 하는 돼지처럼, 지방을 축적하기만 
할 뿐 사용해서 없어지는 것을 원하지 않게 된다.
  그러나 지방을 지방 세포에 '쏟아 붓는' 일을 언제까지나 계속할 수는 없는 것이다. 
지방 세포가 지방으로 넘쳐 흐르게 되면 이들은 지방산이라는 연료 형태로 되돌려주기 
시작한다. 그렇게 되면 비록 비만의 한가지 특징이라 할 수 있는 인슐린 과잉이 지방
의 유동화를 방해한다해도, 지방산의 혈중 농도는 계속 증가하게 된다. 이것은 인슐린
의 방해 작용을 극복하기 위해서 지방 세포가 (정상과 비교할 때) 더 많은 지방산을 
혈액으로 방출한다는 것을 의미한다. 지방산은 이들이 연료로 사용되는 조직으로 재빨
리 운반된다. 혈액 내에서 순환하고 있는 지방산의 반은 4분내지 6분 이내에 조직 세
포에 도달한다.   에너지 공급의 주간과 야간 형태의 대립 관계에 따라서 지방산의 이
용이 증가하게 되면 포도당 이용에 대한 일종의 '지방 장애물' (fat obstacle)을 만들
게 된다. 따라서 뚱뚱한 사람에서는 주간 형태의 에너지 공급이 잘 작동하지 않는다. 
근육 조직이 '지방 장애물'을 만나게 되면 혈액내의 포도당은 지방 조직과 간으로 몰
려가서 그곳에서 지방으로 합성된다.   이것이 바로 비만인 경우에 인체가 야간 뿐만 
아니라 낮에도 지방산으로부터 에너지를 이용하게 되는 이유이다. 포도당이 사용되지 
않고 지방으로 전환되는 사람에서는 특별한 '환승점' (transshipping point)이 만들어
지고, 그러면 지방산이 인체에 에너지를 공급하기 위해서 소비된다. 그 결과 인체는 
점차적으로 에너지 공급을 지방에 의존하는 체제로 전환하게 된다. (간접적인 연속 열
량 측정법을 사용해보면 지방산의 산화가 살찐 사람에게서 증가된다는 사실을 알 수 
있다.) 지방이 인체라는 화로속에서 밤낮을 가리지 않고 타게되는 것이다. 따라서 지
방 중심의 에너지 공급 조건 아래서는 음식의 형태로 인체에 들어온 탄수화물(포도당)
과 지방은 지방 조직에 축적되어, 오히려 지방 중심의 에너지 공급 체제를 지원하게 
된다. 이러한 악순환이 계속 반복된다. 따라서 인체 내에 비만을 고정시키는 결함있는 
대사 사이클이 형성되는 것이다. 이와 동시에 제2의 비만 고정 장치 (stabilizer)가 
작동을 시작한다. 마치 잔이 넘치듯이 혈액 속으로 흘러들어오는 지방산의 과잉 보급
은 성장 호르몬의 혈중 농도를 감소시키게 된다. 이런 메카니즘이 생리적으로 중요하
다는 것은 너무 당연한 것이다. 에너지 요구가 지방산의 농도 증가로 충족된다면 지방 
유동화 인자인 성장 호르몬의 농도가 과잉 상태에 이르게 되며, 따라서 '지방 억제자'
가 이런 인자의 영향을 제거하게 된다.
  자, 그러면 비만이 발달하게 되는 첫번째 단계가 바로 성장 호르몬의 혈중 농도가 
증가하는 것임을 다시 한번 생각해보자. 그렇다면 지방 과잉으로 유도된 성장 호르몬
의 농도 감소가 에너지 시스템의 장애를 제거해야만 할 것처럼 생각된다. 그러나 일차
적인 장애가 제거되는데도 불구하고 에너지 시스템의 정상화는 일어나지 않는다. 왜 
이렇게 될까?   지방산의 혈중 농도가 증가되면 근육 조직이 포도당을 덜 이용하게 된
다.
앞에서 강조한 바와 같이 지방산 이용과 포도당 이용, 또는 야간과 주간 형태의 에너
지 공급 사이에는 대립적인 관계가 있다. 이러한 대립 관계가 자동적으로 작동하기 시
작한다. 그 결과 근육 조직에서 동화되지 않고 남은 포도당은 식사 후에 혈액 내에 축
적된다. 포도당은 인슐린 (포도당의 이용을 촉진하는 호르몬)의 방출을 자극하기 때문
에 이러한 조건아래서는 인슐린의 농도가 정상치를 초과한다. 그러나 근육 세포들이 
포도당을 흡수하는데 '지방 장애물'이 작용하여 포도당은 지방 조직으로 가고, 그곳에
서 포도당은 인슐린의 영향을 받아 지방으로 변형된다. 그리고 소비되는 지방산은 계
속 보충되고 그로인해서 근육 조직에서 태워질 지방산은 혈액속으로 계속해서 공급된
다. 다시 말하면 자급 자족 순환계가 형성되고 (지방 편중 회로), 인체에 에너지를 공
급하는 메카니즘이 지방
중심의 에너지 공급 체제로 계속 전환된다. 네 가지 구성 성분으로 만들어진 에너지 
항상성은 비만에서는 한가지 성분, 즉 성장 호르몬이 빠진채 작동하고 있다고 말할 수 
있다. 비유적으로 말하면 뚱뚱한 사람은 목이 없는 기수와 같다. 왜냐하면 에너지 시
스템의 가장 중심적인 시상하부 성분이 차단되어 있는 것이고, 이로 인한 조절 실패는 
에너지 시스템을 전환하는 원래의 리듬을 교란시키기 때문이다. 비만은 안정화되고, 
나이가 들면서 사람들은 점차적으로 지방 중심의 에너지 공급체제로 전환하게 된다.
  이 모든 것 가운데 가장 놀랄 만한 일은 다름이 아니라 연료의 정확한 이용을 차단
하는 '지방 억제자'가 사실은 아주 젊은 나이에 이미 나타나기 시작한다는 것이다. 예
를 들어 건강한 사람의 성장 호르몬의 농도는 20살부터 39살 사이에 감소한다. 이것은 
'지방 억제자'가 이 시기에 전력을 다해 작용하고 있다는 것을 의미한다. 그러나 그렇
다해도 이것이 '에너지 노화'(energy aging)의 시작은 아직 아니다.
  최근에 한 연구 보고서에서 21세부터 26세 사이의 학생들에게 지방의 유동화를 억제
하는 비타민인 니코틴 산 (nicotinic acid)을 주입시킨 실험에 대한 결과를 설명하고 
있는데, 실험 대상 학생들에서 성장 호르몬의 혈중 농도가 2배 이상 증가되었다. 이 
사실은 실험 대상 학생들처럼 젊은 나이에도 '지방 억제자'가 작동하고 있다는 것을 
의미하는 것이다.
  여분의 지방이 축적되면 '지방 억제자'를 생산하게 되는데, 지방 축적은 인체의  성
장과 발육이 정지된 즉시 시작된다고 볼 수 있다. 이러한 관점에서 볼 때, 성장 호르
몬의 분비를 억제하는 지방 축적은 성장 호르몬이 성장을 촉진하는 영향력을 차단하는 
한가지 요인이 될 것이다. 그리고 동시에 이것은 인체가 지방 중심의 에너지 공급체제
로 전환시키는 메카니즘이기도 하다.
  인체 내에 4, 5킬로그램의 잉여 지방이 축적되면 위험스런 대사 전환이 일어나서, 
동맥 경화를 유발할 수 있는 조건을 만든다. 대략적으로 계산해 볼 때 만일 20세부터 
초읽기가 시작된다고 본다면 겉으로 보기에는 매우 미미해 보이는 4, 5 킬로그램의 지
방 축적이 30세까지 일어난다. 노화 관련 병리 현상이 나타나는데 비만이 핵심적인 역
할을 한다는 것은 아래에서 설명하는 많은 요인들로도 증명된다.
  첫째로, 에너지는 지방 형태로 저장되는데, 이것이 노화 질병의 기본적인 특징을 결
정한다. 노화 질병은 정상적인 생리적 과정이 격화되기 때문에 생긴다. 그렇게되는데 
비만과 인슐린의 혈중 농도 증가 사이의 상호 관계가 핵심적인 역할을 수행한다.
  비만과 인슐린은 뗄레야 뗄 수 없는 불가분의 관계를 갖는 커플이다. 이런 동맹 관
계는 아주 중요하기 때문에 인체 성장의 초기 단계에 벌써 나타나고, 확실히 전체적으
로 볼 때 인류 진화의 초기 단계에도 나타난다. 사실 인체에는 인슐린과 별도로 보통 
소마토메딘 (somatomedins)이라 부르는 인슐린 유사 물질이 있어서 이것이 성장 호르
몬의 영향을 조정한다. 소마토메딘은 비만시에 농도가 증가하는데, 한편 소마토메딘 
과잉은 동맥경화(9장 참조)와 암(10장 참조)의 발달에 관여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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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특히 콜레스테롤의 합성은 신체 크기가 증가하는 것과 비례해서 증가한다. 여기서 
신체의 크기란 체중 또는 외적인 몸집의 크기를 말하는 것이다. 이러한 상호 관련성은 
중년이 되어도 비만상태속에서 유지되고 있다. 이렇게 봤을 때 일반적으로 알고 있는 
것과 같이 콜레스테롤의 합성이 나이가 들면서 감소한다는 주장은 좀 의심스런 것이
다. 동물 실험이나 인체밖의 실험실 실험으로부터 얻은 자료들은 확실히 정보가치가 
불충분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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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둘째, 비만은 면역계에 의한 보호 작용의 효과를 감소시킨다 (9장).
  셋째, 비만이 타입 II 당뇨병(인슐린을 투여해도 나타나는 당뇨병)을 유발할 수 있
는 조건을 만들어준다. 혹은 더 정확히 말하면 비만은 포도당의 연료 이용률이 감소되
는 특수한 상황을 유도한다. 비록 비만이 노화 관련 포도당 이용률 감소와 타입 II 당
뇨병 발달에 관여한다고는 하지만, 이 둘은 서로 아주 다르다. 포도당 이용률이 노화
에 의해서 감소하는 것과 식후에 활성 인슐린 수준이 증가하는 현상은 모든 사람에게 
나타나는 것이지만, 타입 II 당뇨병은 자주 나타나기는 하지만 항상 나타나는 (정상적
인) 질병은 아니다. 네번째 요인은 비만이 고혈압 발생에 기여한다는 것이다. 이것은 
인슐린이 인체가 나트륨을 '보유'하게 유도한다는 사실에 기인하는 것이다. 다섯번째 
요인은 비만이 혈소판의 응집 (끈적하게 함께 결합)에 기여하는데, 이것은 혈전증의 
발생 확률을 증가시키고, 또한 암이 발생했을 때 전이를 용이하게 한다.
  여섯째, 비만은 갑상선의 활동을 감소시켜서 동맥 경화와 담석증 발생 확률을 증가
시킨다.
  일곱째, 비만의 특징인 지방산 중심의 에너지 체제로의 전환은 임신중 인체 발생 초
기단계에서 작동하는 메카니즘과 비만을 연결시켜주는 공통 요인이다 (3,14장), 그리
고 이것은 비만을 스트레스와 같은 좋지 못한 외부 환경의 영향에 대항하는 메카니즘
과도 관련시키는 공통 요인이기도 하다(2장). 이러한 똑같은 전환이 비만과 가속 성장
이 포괄적인 관계를 맺도록 결정하고 있는 것이다(14장).
  마지막으로, 모든 조절 시스템이 양호한 상태에 있는 사람도 소비하는 것 보다 더 
많은 에너지를 섭취하는 소위 과식에 의해서 비만이 생길 수 있다는 사실에 비추어 보
면, 비만은 아주 보편적인 질병이다. 게다가 그런 원인들로 인해서 생긴 비만은 내부 
원인들 때문에 생긴 비만에서 특징적으로 나타나는 것과 똑같은 장애를 일으킨다.
  비록 비만이 본질적으로는 인슐린 과잉과 지방산 과잉이라는 단 두가지 요인에 의해
서, 혹은 좀더 정확히 말한다면, 이 두 가지 요소가 합친 결과로서 생기는 것이기는 
하지만, 비만의 결과가 광범위하게 생길 때 인체에 어떤 일이 일어날까?
  비만의 부작용은 생식기간이 끝날 때 가장 두드러지게 나타난다. 비만은 노화 과정
과 노화 질병들을 하나의 끈으로 묶어주는 치명적인 역할을 하는 것이다(11장). 그렇
기 때문에 비만이 단순히 이 시대의 문제만이 아니라 영원한 인류의 문제라고 말하는 
것이다. 비만은 병중의 병이다. 

@   제9장 동맥경화와 대사 면역 저하
  암으로 가는 고속도로 
  동맥경화와 노화에 따른 면역력 감소는 이 세상 만큼이나 오래된 이야기다.
  왜냐하면 이러한 질병이 발생하게 되는 원인이 바로 인체의 성장을 보장해주는 메카
니즘이기 때문이다. 
  동맥경화와 그 합병증은 선진국에서 가장 중요한 사망 원인으로 되어 있다. 인체가 
음식을 통해 과다한 콜레스테롤을 섭취하면 동맥경화가 발생할 수 있다. 이러한 사실
은 동맥경화의 발생률이 높은 지역과 낮은 지역의 음식물 섭취 패턴을 연구하는 소위 
역학조사로 밝혀진 것이다. 하지만 최근에 대중적인 과학 잡지를 보면 동맥경화의 발
생에 있어서 콜레스테롤 과잉이 하는 역할에 대해서 의문을 제기하는 것을 자주 보게
된다. 이런 문제를 다룬 서적들은 보통 동맥경화의 발생 메카니즘에 대한 연구에서 질
병의 진행과정에 대한 세부 사항들이 추가적으로 밝혀질 때 가장 많이 발간되고 있다. 
특히 세포가 콜레스테롤을 흡수하고 방출하는 것을 통괄하고 있는 메카니즘(콜레스테
롤의 운반자는 다양한 물질들인데 다음에서 검토하게 될 것이다)이 가장 활발히 연구
되어왔다. 또한 예를들어 특정한 바이러스에 의해서 혈관벽이 손상을 입었을 경우에도 
콜레스테롤의 혈중 수준이 정상임에도 불구하고 여분의 콜레스테롤이 축적될 수 있다. 
하지만 교란이 일어나지 않은 상황이라면 오래된 논제, 즉 콜레스테롤의 혈중 농도가 
높을수록 동맥경화의 발병
확률이 높아진다는 말은 변하지 않고 그대로 적용된다.
  예를 들어 콜레스테롤의 혈중 농도가 높은 것이 특징인 유전병 (hypercholesterinae
mia)이 있는 사람은 유년기에 심각한 동맥경화에 걸린다. 다시 돌아가서 콜레스테롤의 
혈중 수준은 얼마나 많은 콜레스테롤을 음식으로 섭취하는가에 의해서 뿐만 아니라, 
인체내에서 일어나고 있는 콜레스테롤의 합성, 대사, 그리고 파괴 과정에 의해서 결정
된다. 
  젊은 시절에는 음식물로 콜레스테롤을 과도하게 섭취하더라도 간에서 콜레스테롤 생
성을 감소시키기 때문에 전체적인 '콜레스테롤 균형'이 유지된다. 그러나 나이가 들면
서 이러한 자가 조절 메카니즘에 장애가 생긴다. 그래서 동물성 음식물(고기, 우유, 
버터, 계란 노른자위)의 섭취로 과도한 콜레스테롤이 들어오게 되면 콜레스테롤의 혈
중 농도가 줄어들지 않게 된다. 또한 간에 있는 리포단백 수용체의 봉쇄로 인해서 콜
레스테롤의 혈중 농도가 증가하게 된다. 만일 모든 것이 음식 섭취 패턴의 조절로 결
정되는 것이라면 동맥경화의 문제는 그렇게 심각한 것이 아니다. 이 문제가 복합한 것
은 무엇보다도 노화에 따라서 콜레스테롤의 혈중 농도가 증가하게 되는 요인이 인체 
내부에 존재한다는 사실과 관련된 것이다. 항상성 이탈의 법칙에 관해 3장에서 설명한 
바와 같이 개체 발생의 특정한 기간에는 왕성한 세포 분열을 위해서 오히려 콜레스테
롤의 농도 증가가 필수적인 조건이다. 특히 활발하게 성장하고 있는 유년기와 임신 중
인 여성에서 이러한 조건은 더욱 필수적이다. 이 두가지 경우에는 추가적인 콜레스테
롤의 합성이 일어난다 (산란중인 태평양 연어에서와 같이). 그것은 포도당에 대한 연
료 이용률이 감소하고 비만이 발달하는 것으로 알 수 있다. 즉 인체가 보다 유리한 에
너지 공급원 (지방)으로 전환하는 것으로 확인할 수 있다. 그래서 '지방 에너지'는 태
아와 성장기의 어린이 모두에게 필수적인 것이다.   그러나 자연 선택은 종의 생명을 
지속시켜주는 이러한 자신의 발명품을 비록 그것이 성숙한 후에는 바람직하지 않은 역
할을 한다해도 포기하지 않았다. 그러므로 만일 비만이 인체의 성장에 대한 요구 사항
과 관련 없이 시작되는 것이라면 (예를 들어 과식, 육체 활동 감소, 혹은 중요한 것으
로 노화에 의한 항상성의 변화의 결과로 발생하는 것이라면), 간에서 콜레스테롤의 생
성도 역시 증가한다. 6장과 7장에서는 노화에 따른 비만의 발생 메카니즘을 다루었다. 
여기서는 어째서 비만이 콜레스테롤의 혈중 농도를 증가시키고, 어째서 이것이 세포와 
조직의 콜레스테롤 축적으로 이어져서 다양한 질병, 그중에서도 가장 중요한 동맥경화
를 일으키는가를 설명하려고 한다. 인체가 필요 이상의 음식을 섭취하면 포도당의 혈
중 농도, 즉 혈당량이 증가한다. 그리고 정상적인 노화 과정에서는 포도당의 이용률이 
감소한다 (11장). 인체의 포도당 연소 능력은 한정되어 있기 때문에 섭취된 포도당이 
한꺼번에 완전히 사용될 수 없다. 그래서 여분의 포도당이 존재하게 되고, 이것은 인
슐린의 과도한 방출을 촉진한다. 이러한 과도한 인슐린의 영향으로 간에서 많은 양의 
트리글리세리드(즉, 지방)와 콜레스테롤이 포도당과 지방산으로부터 만들어진다. 이렇
게 만들어진 두 가지 물질은 물에 용해되지 않기 때문에 자력으로는 간에서 빠져나올 
수 없다. 간에서  트리글리세리드와 콜레스테롤을 수송하는 운반자 단백질(아포 단백
질)를 포함한 보다 복잡한 집합체가 형성된다. 이러한 입자를 리포단백이라고 부른다.
  트리글리세리드와 콜레스테롤은 리포단백의 일종인 극저밀도 리포단백 (VLDL)과 복
합체를 형성해서 간을 빠져 나간다. VLDL은 혈관벽의 세포에 의해서 쉽게 변한다. 그 
결과로 VLDL의 콜레스테롤의 대부분은 저밀도 리포단백(LDL)(역주1)으로 전이된다. 세
포막에 있는 LDL 수용체는 LDL을 세포속으로 수송하고, 그렇게 해서 세포속에서 유리
된 콜레스테롤은 세포막 구조의 일부가 된다. 따라서 비만이 발달하는 것은 인체가 성
장과 발육을 하는데 필요로하는 콜레스테롤의 요구를 충족시켜 주기 위한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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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역주1) 저밀도 리포단백 : low-density lipoproteins (LDL), 콜레스테롤을 운반하는 
복합체. 중심에 약 1500개 정도의 콜레스테롤이 있는 구형으로 지질 이중층으로 둘러
싸여 있다. LDL은 세포막에 있는 수용체와 결합해서 세포내로 콜레스테롤을 운반한다 
(7장, 역주1 참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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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그러나 성장을 완료한 사람에게서 비만이 시작되는 경우에는 이전 만큼 활발하게 분
열하지 않는 세포속으로 과잉의 콜레스테롤이 들어가게 된다. 대표적인 세포가 바로 
혈관의 벽을 형성하고 있는 것이다. 이러한 세포들은 콜레스테롤을 흡수하는 특별한 
특성을 갖고 있기 때문에 혈관벽의 콜레스테롤 농도는 LDL의 혈중 농도 증가와 나란히 
상승한다. (콜레스테롤을 세포로 공급하는 메카니즘은 여러가지가 있다. 즉 LDL 수용
체를 통한 것, 농도 기울기에 의한 세포 수송에 의한 것, 무절제한 세포내 흡수를 통
해서, 그리고 드믈지만 대식 세포의 식작용에 의한 VLDL와 LDL의 세포내 흡수로 콜레
스테롤이 세포로 공급된다.) 과잉의 콜레스테롤은 '동맥경화'라 부르는 질병으로 통하
는 길을 닦으면서 혈관벽에 축적되기 시작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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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동맥경화와 관련된 질병은 임상적 증상, 즉 뇌의 혈관 손상, 심근허혈 (myocardia
l ischemia)과 같은 증상에 기초해서 의학적으로 분류한다. 여기서는 동맥경화가 발달
하는 생물학적 규칙성만 다루기로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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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대동맥과 동맥의 혈관벽에서 콜레스테롤의 양이 혈중 농도의 증가와 병행해서 증가
하는데, 이것이 근본적인 동맥경화의 특징이기는 하니만, 이런 과정에 대한 임상적 합
병증은 동맥경화 반점이 발달하는 것으로 나타나는 국소 병변 (focal lesions)과 주로 
관련되어 있다.   각 동맥경화 반점의 중심에는 결합 조직을 따라 커다란 혈관의 뼈대
를 형성하고 있는 평활근 세포가 축적되어 있다는 것이 최근에 와서야 밝혀졌다. 각 
반점들은 하나의 원시 근육 세포로부터 생기는 것으로 보인다. 본질적으로 동맥경화 
반점은 일종의 양성 근육 종양이라고 할 수 있다. 따라서 헤르페스 바이러스나 화학적 
발암물질도 동맥경화 반점의 원인이 될 수 있다고 볼 수 있다. 혈관벽에 생기는 다양
한 손상들도 동맥경화 발달에 아주 중요한 역할을 한다. 왜냐하면 상처가 치료될 때 
혈소판에서 성장 인자들이 방출되고, 이러한 인자들이 혈관 조직에서 세포 분열을 과
도하게 촉진시킬 수 있기 때문이다. 끝으로 대사와 호르몬 요인들, 즉 인슐린, 소마토
메딘, 그리고 콜레스테롤 (LDL)의 농도가 증가하는 것도 혈관벽에서 세포 분열을 증가
시키고 혈소판의 과도한 '부착'을 유발한다.
  그 결과 근육세포 층, 내피 세포, 교원질, 대식 세포, 지질(콜레스테롤 에스테르), 
그리고 칼슘 침착이 있는 동맥경화 반점이 생성된다. 결국 간에서 과도한 트리글리세
리드와 콜레스테롤이 합성되면, 그 결과로서 수송 단백질 (아포단백질)의 구조가 변하
고, 이것은 면역 메카니즘을 통해서 혈관벽으로 LDL 입자의 공급을 증가시킨다.
  우리는 여기에서 세포 분열을 하는데 결정적으로 중요한 과정이 바로 동맥경화 발생
의 기초가 되고 있다는 것을 알게된다. 이러한 생리적 메카니즘이 부적절하게, 그리고 
과도하게 기능하게 될 때 동맥경화가 생기는 것이다.
  그러나 인체가 동맥경화 앞에 무력하지만은 않다는 점을 강조하고 싶다. 우선 콜레
스테롤을 세포로 수송하는 리포단백 (VLDL과 LDL)과 더불어 세포로부터 여분의 콜레스
테롤을 제거하는 고밀도 리포단백 (HDL)도 있다. 정말로, 만일 육제적 활동이 감소하
거나, 나이가 들거나, 비만의 경우에 일반적으로 볼 수 있는 것과 같이 지방과 트리글
리세리드의 혈중 농도가 증가한다면, 간에서 HDL 전구물질의 생성이 감소한다는 것이 
밝혀졌다. 위에서 설명한 모든 것을 고려할 때, 즉 동맥경화 (특히 그 합병증)가 복합
적인 요인에 의해서 발달하게 된다는 점을 감안한다면, 콜레스테롤의 혈중 농도가 증
가하거나 감소하는 것만으로는 각각의 개별적인 사례에서 동맥경화의 발생 위험을 정
확하게 특징지을 수 없다는 것은 분명하다. 면역계는 동맥경화에 대한 제2의 보호 장
벽이다. 이 복잡한 시스템에는 무엇보다도 '쓰레기 청소차'라 부르기도 하는 대식 세
포가 있다. 대식 세포는 메크니코브 (I. I. Mechnikov)가 발견한 세포인데, 식작용을 
통해서 죽은 세포들과 다양한 거대 입자(즉 미생물과 지방 '입자')를 제거한다. 지방
으로 가득찬  대식세포는 포말 세포 (foam cell)로 변형되어, 그들의 짐을 림프관으로 
'수송'할 수 없다는 것은 이미 오랜 전에 알려졌다.   이렇게 지방에 '중독된' 대식 
세포는 대사 면역 저하 (metabolic immunodepression) 현상의 한 부분을 담당하고 있
다. 이런 현상의 기원을 이해하기 위해서는 다시 한번 임신 중에 생기는 몇 가지 메카
니즘에 초점을 맞출 필요가 있다. 이 문제는 임신을 가능하게 하는 두 가지 작업과 결
부되어 있다. 그중 하나는 태아 세포의 질량을 급속히 증가시킬 수 있는 조건을 만들
어내는 것이다. 위에서 언급했듯이 이런 작업은 지방 대사에 기초한 에너지 공급 체제
로 대사 전환을 해서 세포막을 만드는데 필요한 콜레스테롤을 합성하게 함으로써 해결
된다. 두번째 작업은 세포 면역 (이식면역) 기능을 억제시키는 것이다. 이 문제를 좀
더 세부적으로 검토해 보자.
  일반적으로 '외부 물질'과 '자기'를 분별하는 면역계는 진화의 어떤 특정 단계에서 
나타난 것으로 보고 있다. 처음에는 면역계가 단지 미생물과 바이러스의 침투에 대해
서만 인체를 보호한다고 생각하였다. 면역 작용의 가장 초보적인 작업은 자기 자신의 
단백질에서 미생물을 분별해내는 것이다. 그런 다음 면역 시스템은 두가지 보호 메카
니즘을 사용한다.
첫번째 보호 메카니즘은 항체라 부르는 방어 단백질을 통한 것이다. 항체는 미생물과 
같은 외부 단백질에 대해서 '친화력' (affinity)을 가지고 있어서, 이들과 결합해서 
무력화시킨다. 이와 같이 항체를 생산하는 임파구 (백혈구)를 B-임파구라 부른다. 이
것이 소위 체액성 면역 (humoral immunity)의 핵심 요소다. 항체는 순환계를 통해서 
인체 전체를 순환한다. 
  두번째 보호 메카니즘은 세포성 면역 (cellular immunity)이라 부르는 것이다. 이것
은 흉선-의존형 임파구, 혹은 T-임파구라 부르는 면역 세포의 직접적인 영향을 통해서 
작용한다. T-임파구에는 여러 가지 종류의 세포가 있다. 즉 기억 임파구, 조력자 임파
구 (helper T-cells), 살세포 임파구 (cytotoxic T-cells), 그리고 B-임파구의 활동을 
억제하는 억제 임파구 (supressor T-cells)등이 있다.
  끝으로 아무리 면역계를 간단히 소개한다해도 대식 세포라 부르는 면역계를 움직이
는 중심 요인을 언급할 필요가 있다. 면역의 세 가지 기본 시스템, 즉 세포성 면역, 
체액성 면역, 그리고 대식세포는 복잡한 상호 작용속에서 서로의 활동을 조정해주는 
특별한 물질들을 분비한다.   각 세포의 구조와 기능의 기초가 되는 단백질이 모든 생
명체에서 똑같은 '구성 단위' (building block)로 만들어져 있다 하더라도, 각 단백질
들은 기초 물질의 종류와 양이 서로 다르다. 이런 차이가 모든 종의 개별적인 조성이 
서로 다르고, 나아가 한 종 내에서도 각 개체들이 독특한 모양을 갖게 되는 것이다. 
그러므로 모든 생물체는 각자가 독특한 고유한 존재로, 이 세상에 똑같은 개체가 결코 
존재할 수 없는 것이다. 장기 이식에서와 같이 조직 부적합성은 이런 현상 때문에 생
기는 것이다.
  그런데 인체가 아직 발생 단계에 있을 때 기억 임파구가 자기 자신의 단백질을 단번
에 모두 '기억'해서 그것들을 자신의 것으로 인식한다.
본질적으로 면역계의 이러한 특성이 인체에서 내부 환경의 불변성을 보존하는 하나의 
주된 요인이 되는 것이다. 면역계의 활동이 어디를 향하고 있느냐, 즉 조직, 세균, 바
이러스, 곰팡이, 손상된 조직, 혹은 변형된 신체 세포 (악성 종양같은 것)에 대항해서 
작용하느냐 아니냐는 그다지 중요하지 않다. 어떤 경우건 면역계의 목적은 신체 조성
의 불변성을 유지하는 것이기 때문이다. 세균이나 특정한 바이러스에 대한 보호 작용
은 주로 체액성 면역, 혹은 B-임파구에 의해서 이루어지는 반면에, 외부의 세포는 세
포성 면역 혹은 이식 면역 (T-임파구)에 의해서 제거된다. 대식 세포도 역시 두 가지 
경우 모두에 면역 보호의 여러 단계에서 작용한다.   수정난은 모친의 특성 (유전물
질) 즉 '자기 자신'의 특성을 지니고 있을 뿐만 아니라 부친의 특성 즉 '외부 물질'의 
특성도 지니고 있다. 수정난은 외부 이식의 특수한 형태이다. '자기'것과 '외부' 것의 
혼합물이 면역계에 의해서 인식된다. 세포성, 혹은 이식 면역의 법칙에 따라서 태아는 
모체로부터 거부되어야만 한다. 그런데 왜 이런 일이 발생하지 않는가? 태아가 어떻게 
모체의 면역계로 부터 공격을 받지 않고 보호되고 있는가를 설명하는 여러가지 이론이 
있지만 여기서는 대사 면역 저하 현상을 고려해서 새로운 이론을 검토해 보기로하자.  
 일반적으로 알고 있듯이 면역계는 다른 기본적인 항상성 시스템, 주로 적응 항상성과 
에너지 항상성 시스템과 상호 작용을 한다. 위에서 설명한 대로 스트레스 상황에서 생
산이 크게 증가되는 보호 호르몬인 코르티솔은 항 스트레스 보호 작용을 하고 면역 저
하를 유발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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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항원이 인체 내로 들어오면 코르티솔의 농도가 증가한다. 임파구의 호르몬은 적당
한 신호를 시상하부에 보내고, 그것은 코티솔 분비 촉진 호르몬인 ACTH의 수준을 특히 
증가시킨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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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한편 에너지 항상성의 기본 요소의 하나인 성장 호르몬도 특정한 조건아래서 면역계
를 자극시킨다. 특정 호르몬이 면역계에 영향을 준다는 사실은 30년동안 알려져왔다. 
하지만 최근에 와서야 지방이 면역력을 억제시킨다는 것이 명백해 졌다.
  먼저 불포화 지방산(용액성 식물 기름)에서 만들어지는 프로스타글란딘의 일부가 면
역계를 억제한다는 것이 알려졌다. 하지만 최근에 지방산의 연료 이용률이 크게 증가
하는 대사 전환이 일어날 때 면역계가 항상 억제된다는 것과, 그러한 멱역 억제가 프
로스타글란딘의 형성과는 아무런 관계가 없다는 것이 명백해졌다.
  어떤 대사 요인이 면역 저하를 유발하는가를 검토하기 전에 다시 한번 세포성 면역
에서 T-임파구가 하는 역할을 검토해보자. 주로 성숙한 임파구들이 혈액속을 순환하고 
있다. 만일 T-임파구와 적혈구를 비교한다면 '노동의 분배'가 매우 불공평하다고 생각
할 것이다. 적혈구는 산소를 조직으로 운반하면서 끊임없이 일을 하는 반면에 임파구
는 태평하게 체내를 돌아다닌다. 하지만 이런 비활동성은 단순히 겉으로만 보이는 현
상이다.
임파구는 '적'이 나타나기 전까지만 조용히 있는 것이다. 여기서 말하는 적이란 외부 
물질을 포함해서 자신과 다른 이질적인 모든 것을 총칭하는 것이다.
  T-임파구는 놀라운 특성을 갖고 있다. 위협이 없으면 보통 세포처럼 행동한다. 즉 
그들은 살다가 나이가 들면 죽는다. 하지만 T-임파구의 세포막에 어떤 '외부' 단백질
이 출현했다고 등록되면 일련의 놀라운 전환이 일어난다. 성숙한 임파구는 다시 젊어
지고 곧바로 분열 능력을 갖게된다. 만일 '적'이 남아있는 것이 탐지되면 각각의 새로
운 세포들은 곧바로 분열
주기에 들어가서 분열을 시작한다. 결과적으로 수많은 세포들이 급격히 만들어지고, '
적'은 증가하는 임파구 함대의 강력한 공격에 부딪힌다. 성숙한 임파구가 갖고 있는 
분열 능력은 무한히 계속 분열할 수 있는 아메바의 분열 능력과 유사하다. 다른 점은 
단지 아메바에서 분열을 촉진하는 것은 영양분이데 반해서 임파구에 대한 자극은 '적' 
(외부 단백질, 항원)이 발견되는 환경으로부터 온다. 영원 불멸의 잠재력을 갖고 있는 
아메바에게 환경은 가장 근본적이고 결정적으로 중요한 것이다. 왜냐하면 아메바의 실
질 수명은 외부 요인에 의해서 결정되기 때문이다. 만일 독성 물질이 환경에 축적되면 
즉각적으로 모든 세대의 단세포 생물을 죽일 수 있다. 그러나 아메바의 서식지가 자신
을 둘러싸고 있는 환경이라면, 임파구의 서식지는 숙주 생물, 그중에서도 혈액과 림프
액이다. 이런 비교를 계속한다면 T-임파구의 생존과 죽음은 아메바의 경우와 같이 서
식지에 의해서 결정된다. 혈액과 림프액에 독성 물질이 축적되면 임파구는 중독되어 
분열 능력을 상실하게 될 것이다.
  지방산, 콜레스테롤, 그리고 아마도 인슐린 (즉 생명현상에 필수적인 물질의 총체)
의 혈중 농도가 한계치를 넘어 증가하면 이것들은 독성물질이 되어 T-임파구의 분열을 
제한하고, 결과적으로 T-임파구의 생존을 위협하게 된다. 이런 요인들 각각이 특별한 
역할을 한다.
  인체가 지방 중심의 에너지 공급 체제로 전환하면, 지방산은 포도당 생합성 메카니
즘을 작동시킨다. 이것은 아미노산 (단백질)을 포도당으로 전환시키는 효소계의 활성
화 (즉 포도당 생합성의 활성화)를 통해서 뿐 아니라, T-임파구를 파괴시켜서 나오는 
필수 아미노산을 공급함으로써 가능해질 수 있다.
  콜레스테롤에 관해 생각해보자. 콜레스테롤은 다른 세포에 들어가듯이 임파구에도 
들어간다. 주로 저밀도 리포단백과 복합체를 형성해서 세포속으로 들어간다. 하지만 
과잉의 콜레스테롤이 임파구의 세포막에 축적되면 임파구의 세포막은 탄력성을 잃고 
항원과 성장 인자들로부터 오는 신호를 인지하는 능력이 줄어들거나 완전히 상실하게 
된다. 그리고 만일 '적', 즉 항원이 나타났을 때 기대만큼 임파구의 숫자가 증가되지 
않으면 세포성 면역 반응의 거의 대부분은 손상을 입는다. 실제로 우리 실험실에서 실
시된 연구에 의하면 내부 환경의 조성을 정상화 시키기 위해서는 (그리고 결과적으로 
면역 지수들을 향상시키기 위해서) 임파구의 콜레스테롤 농도를 감소시키고 세포 분열 
능력을 회복시켜야 한다는 것을 알 수 있다. 노화 중에 발생하는 임파구의 콜레스테롤 
축적은 단순한 과정이 아니다.
안정성 (항상성)을 유지하는 메카니즘이 전체로서 인체내에 존재하듯이 체내의 모든 
세포에는 유사한 메카니즘이 작동하고 있다. 예를 들어 만일 혈액으로부터 세포속으로 
콜레스테롤이 들어오면 세포 내의 콜레스테롤 합성은 감소되고, 그 결과 평형 상태가 
회복된다. 그러므로 만일 임파구 막에 있는 콜레스테롤의 농도가 나이가 들면서 증가
한다면 그것은 세포의 항상성이 어떤 이유로 교란되었다는 것을 의미한다.
  세포의 콜레스테롤 항상성 장애가 내부 환경 요인에 좌우된다면, 그것은 포도당, 콜
레스테롤, 트리글리세리드, 지방산, 그리고 인슐린의 혈중 농도 증가와 관련된 대사 
전환이 임파구에서 콜레스테롤의 축적을 일으킨 것이다.
  마지막으로 인슐린의 혈중 수준이 증가하면 인슐린 수용체의 수가 감소되고, 결과적
으로 포도당의 동화에 필수적인 인슐린에 대한 임파구의 민감도가 감소된다. 그렇게 
되면 임파구는 극히 위험스런 지방 중심의 에너지 양식으로 대사를 전환한다. 이러한 
모든 것들이 세포성 면역의 활력을 감소시킨다. 즉 대사 요인에 의해서 활력이 감소하
게 되는 것이다. 그래서 필자는 이런 현상을 대사 면역 저하라고 부른 것이고, 새로운 
정상 질병의 하나로 생각하는 것이다.   대사 면역 저하는 에너지 원으로 포도당 대신
에 지방산 이용을 강화하는 방향으로 대사 전환이 일어날 때는 언제나 발생한다. 이런 
상황은 임신 중에도 발생한다. 임신중에는 지방산, LDL (콜레스테롤), 그리고 인슐린
의 혈중 농도가 증가하는 것이 세포성 면역을 억제하고, 따라서 모체가 태아를 외부 
이식으로 보고 거부하는 것을 막아주는 방어 요인의 하나가 되는 것이다.
  그러므로 임신 중에 지방 중심의 에너지 공급 양식으로 전환하는 것은 한편에서는 
태아의 세포수가 급속히 증가하는데 필요한 대사 조건을 만들어 주고 (이것은 특히 콜
레스테롤 합성 증가로 충족된다), 다른 한편으로는 세포성 (이식) 면역의 활동을 억제
한다 (이런 것은 결국 콜레스테롤의 혈중 농도를 증가시키는데 기여하게 된다). 여기
서 인체의 발생과 관련된 두 가지 극히 중요한 문제가 동시에 해결된다.
  대사 면역 저하는 세포성 면역에만 영향을 미치는 것이지 체액성 면역에는 영향을 
미치지 않는다는 것을 강조해야겠다. 만일 그렇지 않고 대사 요인이 면역계의 모든 부
분의 활동을 저하시킨다면, 감염 질병에 대처하고 있는 체액성 면역이 억제되기 때문
에 임신 중에 인체가 감염에 상당히 취약해질 수 밖에 없을 것이다. 이것은 진화과정
에서 인체의 발생과 관련된 문제를 해결할 수 있는 최적의 방법을 찾으려는 생명의 전
략과 일치하지 않는다.
  대사가 면역계에 대해서 선택적으로 영향을 줄 수 있는 것은 위에서 언급한 억제자-
임파구가 T-임파구라는 사실 때문이다. '지방 중심의 에너지 체제'에 의해 억제되는 
것은 바로 T-임파구의 활동이다. 그리고 항체를 생산하는 B-임파구의 활동을 T-억제자
가 억제하기 때문에 체액성 면역이 대사 면역 저하가 일어나도 별다른 영향을 받지 않
는 것이다. 이와는 반대로 체액성 면역의 활동이 종종 활발해지는 조건이 있는데 어떤 
경우에는 불리한 결과를 초래해서 관절에 영향을 미치는 자가 면역 질병(auto-immune 
diseases)을 일으키기도 한다. 그래서 특히 나이가 들면 자기 자신의 조직에 대한 항
체의 생성이 세포성 (이식) 면역의 감소와 더불어 증가하게 되고, 이것이 바로 자가 
면역 질병의 발생이 나이에 따라 증가하는 근본적인 요인의 하나다.
  따라서 '임신의 정상 질병'으로 대사 면역 저하가 발생하는 것은 생물학적으로 편리
한 것이다.   하지만 이런 메카니즘은 또한 임신과 상관없는 모든 형태의 비만에서도 
작동한다. 그것은 정상적인 노화에서도 볼 수 있는데 이 문제는 아래에서 검토하려 한
다(11장 참조). 즉 면역 보호가 감소하고 만성적 질병이 자주 발생하는 만성적인 스트
레스에서, 그리고 감염을 동반하는 경우가 많은 당뇨병에서, 그리고 대사 면역 저하로 
'쓰레기 청소차'인 대식 세포가 혈관으로부터 과잉의 지방과 콜레스테롤을 제거하기가 
어려워지는 동맥 경화에서도 그런 현상이 나타난다.
  대사 면역 저하는 면역력의 회복과 심지어 정상화도 용이하게 해준다. 세포성 면역
이 나이에 따라서 감소하는 것은 인체를 순환하고 있는 T-임파구를 형성하는 면역 모
세포의 활력이 소진되거나 교란되어 나타난다는 주장과는 반대로, 이제는 나이에 따라
서 이런 형태의 면역력이 감소하는데 기능 요인 (대사 요인)이 어떤 역할을 한다고 말
할 수 있게 되었다. 이런 결론은 나이에 따른 면역력 감소의 다른 요인들, 예를 들어 
갑상선 호르몬 생산 감소와 관련된 것들과 모순되지 않는다. 그리고 무엇보다 대사 면
역 저하를 제거하면 이러한 호르몬들이 보다 효과적으로 영향을 미치는데 기여할 것으
로 생각할 수 있다. 면역 모세포의 소모나 장애가 어떤 역할을 할 것은 분명하지만, 
이것은 대사 면역 저하가 시작된 훨씬 후에 일어난다. 정상화하는 방법은 다른 장에서 
검토하겠지만 여기서는 살아있는 생명체 자체가 대사 면역 저하의 기능적(즉 특정 조
건아래서 가역적인) 특징을 '알고 있다'는 것을 주목할 필요가 있다. 병에 걸렸을 때 
본능적으로 식욕을 잃어버리는 것은 지방 공급을 일시적으로 차단시켜서 인체의 면역 
보호 능력을 증가시키는 것이다. (비록 음식물을 섭취하지 않을 때 저장소의 지방 이
용이 증가한다해도 인슐린과 콜레스테롤의 혈중 농도는 감소한다. 즉 대사 면역 저하
의 두가지 주요 성분의 영향이 제거되는 것이다. 그러므로 세포성 면역은 일시적인 음
식 절제로 향상된다.) 이 장에서는 동맥경화와 대사 면역 저하를 서로 통합하고 있는 
것은 무엇이고, 이들과 인체의 성장과 발육 메카니즘을 통합하고 있는 것은 무엇인가
를 알아보려고 시도하였다. 다시말하면 동맥 경화와 대사 면역 저하는 질병으로 존재
하는데, 그 이유는 이런 질병이 만들어지게 되는 메카니즘이 이미 인체의 성장과 발육 
뿐만 아니라 손상된 세포를 복구하는 목적으로 사용되는 메카니즘이기 때문이다. 그러
나 정상적인 노화 과정에서 생기는 항상성 이탈은 이런 메카니즘이 더 이상 필요하지 
않을 때 작동시키거나, 혈관벽의 손상을 복구하는 경우와 같은 때 그들의 활력을 급속
히 증가시킨다. 결과적으로 이와같이 편리한 생리적 메카니즘이 병리적 과정을 형성하
기 시작하는 것이다. 대사 면역 저하와 동맥 경화를 유발하는데 기여하는 것은 모두 
암이 발생할 수 있는 조건을 만들어 준다는 논제를 필자가 실증한다는 것은 어려운 일
임에는 틀림없다. 그러나 그 문제를 다음 장에서 검토해보자

@
  제10장 암과 암친화성
  사람은 누구나, 언젠가는 암에 걸린다

  암에 걸리지 않았다는 것은 암이 생기기 전에 다른 질병으로 먼저 죽었다는 것을 의
미할 뿐이다. 암이 발생하는 것을 완벽하게 막는다는 것은 전혀 불가능하다. 그렇지만 
질병으로서 암을 퇴치하는 것은 현실적으로 가능하다.

  암 세포는 한 생물체에서 다른 생물체로 이식될 수 있다. 이것은 종양 세포가 암을 
일으킨 사람의 일생 보다 훨씬 오랫동안 생존할 수 있다는 것을 의미한다. 따라서 암 
세포와 정상 세포의 근본적인 차이점은 다음과 같다고 말 할 수 있다.
  즉 암 세포는 영원히 살 수 있는 잠재력을 갖고 있는 반면에, 정상 세포는 비슷한 
실험 조건에서도 엄격하게 제한된 기간 동안만 생존할 수 있는 것이다.*
  암 세포는 마치 내적인 사망 원인을 갖고 있지 않는 생물체인 것처럼, 그 수명은 일
부 원생동물에서와 같이 서식지의 조건에 따라 결정된다. 따라서 악성 종양으로 변형
되는 메카니즘은 세포의 유전 기구내에 숨겨져 있을 것이다. 즉 어쨌든 암은 세포적인 
문제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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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정상 세포중에서 생식 세포는 종이 진화되어 온 전 기간을 통해서 중단없이 유전 
정보를 전달해주고 있는데, 아직까지도 설명하기 어려운 예외 중 하나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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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암에 관한 우리의 지식은 지난 몇 년 사이 크게 늘어났다. 일반 간행물과 과학 학술
지에서 암의 기원이라는 절박한 문제에 대한 해답과 가능한 치료법을 무수히 다루어왔
다. 어떤 연구 결과들이 발표되고 있을까? 독자들은 현대 의학이 무엇보다도 생태 의
학 (ecological medicine)으로 시작되었다는 것을 염두에 두어야한다. 따라서, 연구는 
오랫동안 암 발생의 외적 요인을 탐구하는데 집중되어왔다. 이러한 끊임없는 노력의 
결과 다음과 같은 요인들이 암을 유발시킬 수 있는 것으로 밝혀졌다. (1) 화학 물질
(이들을 '발암물질', 즉 '암을 생성하는 물질'이라고 부른다). (2) 전리 방사선 (ioni
zing radiation), 자외선, 그리고 때로는 과도한 햇빛 (흑색암과 피부암 발생률을 증
가시킬 수 있다). (3) 일련의 호르몬들 (에를들어 여성 호르몬). (4) 비활성 물질들 
(예를 들어 플라스틱이나 석면 종류). (5) 일부 바이러스 등.   겉으로 보기에는 서로 
공통점이 없는 것처럼 보이는 이러한 요인들이 모두 정상 세포를 암 세포로 변형시킬 
수 있는데, 놀라운 것은 서로 다른 요인에 의해서 생긴 암 세포들은 발생 원인이 각자 
다름에도 불구하고 공통적인 특성을 갖는 다는 것이다. 그것은 세포의 악성 변형 (mal
ignant transformation)을 초래하는 각각의 요인들은 어떻든 그 세포의 유전 기구를 
변화시키기 때문이다. 최근에 이러한 변화를 연구하고 있는 학자들은 기대치 않았던 
매우 중요한 결과를 얻었다. 첫째, 세포의 악성 변형을 일으키는 바이러스의 게놈(역
주1)속에 이러한 변형을 직접적으로 유발할 수 있는 유전자가 포함되어 있다는 확증을 
얻었다. 그 후 그러한 유전자를 계속해서 20개 이상 동정하였는데, 이런 유전자들이 
발암 유전자 군 (oncogene family, 즉 종양의 발생 과정을 유도하는 유전자)을 형성하
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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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역주1) 게놈 : genome, 여러 가지의 의미를 갖고 있는 용어. (1) 한 생물의 모든 유
전 물질을 총칭. (2) 하나의 세포속에 있는 모든 유전자. (3) 염색체나 유전자의 반수
체 세트 (어떤 생물의 배우자 세포가 가지고 있는 모든 유전자). 여기서는 넓은 의미
로 생물이 가지고 있는 모든 유전자를 의미한다.
 -------------------- 
  이러한 연구 결과들은 소련 과학자 찔버 (L. A. Zilber)의 바이러스-유전자 가설 (v
iral-genetic hypothesis)을 증명해 주는 것인데, 그 가설에 따르면 바이러스 게놈이 
정상 세포속으로 삽입되면 악성 변형이 유도될 수도 있다는 것이다. 그러나 이러한 '
바이러스 이론'은 비 바이러스성 요인, 즉 화학적 발암 물질에 의한 암 발생을 설명할 
수 없다. 그런데 모든 정상 세포 (효모와 초파리로부터 인간에 이르는 연구된 모든 종
에서)는 바이러스성 발암 유전자와 비슷한 유전자를 갖고 있다는 것이 알려지면서 암 
발생에 대한 전체적인 윤곽이 보다 뚜렷해졌다. 따라서 세포의 발암 유전자를 원발암 
유전자 (protooncogenes)라고 부른다.   세포성 발암 유전자를 발견함으로써 암의 발
생에서 화학적 발암 물질과 같은 외부  요인의 역할을 다음과 같이 설명할 수 있게 되
었다. 발암 유전자는 정상 세포에서는  활동을 하지 않는다. 더 정확히 말하면, 이들
은 아주 엄격하게 통제된 양식으로만 작용한다. 예를 들어 발암 유전자인 C-myc나 C-f
os는 세포 분열이 일어나는 동안에 활성화된다. 하지만 해로운 내부 요인 (자유기과 
같은 것) 뿐만 아니라 외부 요인이 우연하게도 세포의 게놈을 손상시키면 이러한 발암 
유전자가 영구적으로 활성화될 수 있다.*
 -------------------
 * 세포의 악성 변형은 많은 경우 최소한 두 가지 발암 유전자의 작용으로 나타난다. 
또한 '불멸성'이라는 특성과 악성적 성장이라는 특성은 서로 다른 발암 유전자에 의해
서 생긴다.
 -------------------- 
  오늘날 유전 기구가 손상되어 발암 유전자가 활성화되는 여러 가지 메카니즘들이 알
려져있다. 그 기본적인 메카니즘들은 다음과 같다. (1) 한 염색체에서 다른 염색체로 
유전자나 유전자 그룹이 전위, 혹은 대치되어, 발암 유전자가 봉쇄자(blocker)의 통제
를 벗어날 뿐만 아니라 활성 (프로모터) 유전자의 영향을 받게된다.
  예를 들면, 임파종(lymphoma)이 발달하는 동안에, 세포의 발암 유전자가 8번 염색체
에서 14번 염색체로 들어가고, 새로운 자리로 옮겨진 발암 유전자는 평상시에 항체 생
산률을 통제하는 조절 (프로모터) 유전자에 의해서 계속적인 자극을 받는다.
  (2) 발암 유전자의 자리바꿈, 즉 같은 염색체 내에서 위치 전이로 위에서 설명한 바
와 같은 활성화 과정을 밟는다. (3) 증폭 (한 개의 유전자가 여러개로 증식한다).
  (4) 바이러스성 발암 유전자가 세포 게놈속으로 통합, 혹은 바이러스에 의한 유전 
기구의 손상. (5) 종양 단백질 안에서 하나의 아미노산이 대치되어 생기는 소위 점 돌
연변이, 예를 들어 종양 단백질 P21의 12번째 아미노산이 글리신에서 발린으로 대치되
면 종양 단백질의 특성이 변한다(아래 참조).
  (6) DNA 메틸화의 감소, 이것은 DNA-발암유전자 구조속의 변화에 의한 것이 아니라 
다른 유전자에 의해 통제되는 메틸화 메카니즘의 장애에 의해 생긴다.
  유전자와 발암 유전자의 활성화는, 그것이 어떻게 유도되었건간에 결국은 그 유전자
가 코드하는 단백질의 합성이 증가된다. 발암 유전자가 활성화되어 생성되는 단백질을 
변형 단백질 또는 종양 단백질 (oncoprotein)이라 부른다. 발암 유전자가 발견되자, 
다양한 발암 유전자에 의해서 코드되는 다양한 종양 단백질들이 어떻게 세포의 악성 
변형에 영향을 미치는가 하는 문제에 연구가 집중된 것은 당연하다. 종양 단백질 pp60
에 가장 많은 관심이 집중되었는데, 이 단백질은 루우사 육종 (sarcoma Rousa)의 바이
러스성 발암 유전자 (발암 유전자 V-52c)에 의해서 코드된다. 이것이 주목을 받은 이
유는 세포의 악성 변형이 단지 하나의 발암 유전자, 결국 하나의 종양 단백질에 의해
서 일어나기 때문이다. 게다가 종양 단백질 pp60은 티로신키나제 (tyrosinekinase)와 
같은 효소적 특성을 갖고 있는 것으로 판명되었는데, 결국 종양 단백질의 이러한 효소
적 특성에 의해서 다양한 세포 시스템으로 영향이 확대될 수 있었다. 그러므로 발암 
유전자 pp60에 의해 악성 변형이 일어나는 메카니즘에 관한 일련의 가설들이 곧 바로 
제시되었다. 우리 (V. M. Dilman과 M.V Blagosklonny)도 하나의 가설을 제안하였는데, 
그것은 다른 가설과는 달리 내분비학에 근거를 둔 것이다. 우리들이 가설을 세우게 된 
초기의 발상은 악성 변형의 메카니즘을 연구하고 있을 때 암세포가 어떻게 에너지 물
질을 공급받는가와 관련된 몇가지 내분비학상의 문제들을 처음 토론한 직후에 떠올랐
다.
  무엇보다도, 모든 세포에 발암 유전자가 존재한다는 것은 (발암 유전자가 발견되는 
효모의 기원으로부터 추정해서 볼 때 거의 20억년이라는 진화 과정 동안 정말로 놀라
울 정도로 잘 보존된 한 예이다) 만일 이들이 정상 세포의 활동에서 중요한 역할을 하
지 않는 다면 거의 불가능하다는 점을 지적해야겠다. 그렇지 않다면 자연 선택이라는 
냉엄한 잣대에 의해서 일찌감치 제거되었을 것이다.
  우리는 과연 그 역할이 무엇인지 몰랐지만, 영양 물질(주로 포도당)을 받아들이는 
종양 세포를 포함해서, 세포라는 범위에 한정해서 발암 유전자 (결국은 종양 단백질)
가 핵심적인 역할을 수행할 수 있는 상황을 생각해봤다.
  알다시피 모든 세포들은 포도당을 필요로 한다. 하지만 포도당은 특별한 단백질 운
반자 (carrier)의 도움없이는 세포 안으로 들어갈 수 없다. 그런데 이러한 운반자의 
합성과 기능은 호르몬, 주로 인슐린에 의해서 통제되고 있다. 인슐린은 포도당에 대한 
세포막 수용체의 효소를 활성화시킨다. 인슐린이 없다면 실질적으로 포도당의 수송은 
정지된다.
인슐린은 아미노산과 다른 물질들이 세포로 흡수되는 것도 촉진시킨다. 그런데 세포는 
이러한 물질들을 어느 정도 저축한 후에야 분열 주기 (재생)를 시작할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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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비록 약간 다르지만 똑같은 의존성이 인체 속에 보존되어 있다는 것은 놀라운 일이
다. 지방 물질(잠재적인 에너지 물질)이 적당한 수준까지 증가하게 될 때 소녀의 생식 
기능이 작동하게 된다. 그러므로 여성 운동선수나 발레리나의 경우에는 근육 조직이 
많이 축적되어 상대적으로 지방이 적게 축적되기 때문에 생식 기능이 늦게 작동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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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암세포는 정상적인 건강한 세포보다 더 많은 포도당을 소비한다는 점을 고려해야한
다. 포도당은 발효(역주2)와 호흡 (산소가 필요하고, 최종 산물로 물과 이산화탄소가 
생산된다)을 통해서 에너지 원으로 사용될 수 있다는 것은 잘 알려져 있다.
  독일 과학자 오토 와버그 (Otto Warburg)가 암 세포에서는 발효가 정상 세포 보다 1
0배에서 30배까지 증가한다는 사실을 발견한 것은 1930년대까지 거슬러 올라간다. 그
의 이러한 발견이 있고난 직후 다음과 같은 질문이 제기된 것은 당연하였다. 즉, 어떻
게 그렇게 많은 양의 포도당이 암 세포로 들어갈 수 있었고, 세포수준에서 볼 때 발효
의 최종산물인 유산을 그처럼 엄청난 양으로 축적할 수 있었을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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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역주2) 발효 : fermentation, 산소 공급없이 포도당을 분해해서 에너지를 생성하는 
대사 과정. 이 때 최종 산물로 유산(lactic acid)이 생산된다.
 -------------- 
  그러나 악성 종양이 질소와 포도당을 잡아먹는 '덫'이라고 부르기는 했지만, 그런 
질문은 결코 제기되지 않았다. 왜냐하면 그러한 역할은 '덫'이 하고 있는 것처럼 보였
기 때문에 굳이 포도당을 더 많이 세포로 수송할 필요가 없는 것 처럼 보였고, 결과적
으로 어떻게 암 세포에서 포도당의 증가가 일어났는가를 확인할 필요가 없어졌던 것이
다.
  우리가 가설을 세우게 된 것은 악성 세포 내에 유산이 축적되는 이유를 밝혀야할 필
요성에서부터 시작됐던 것이다. 알다시피, 처음에는 암세포에 유산이 축적되는 것은 
산소를 사용하는 포도당의 산화 과정에 대한 이용률이 감소하는 것과 관련된 것으로 
생각했다. 이것이 결국 암 세포가 발효로 대사 전환을 하게 된 원인이라고 생각했다.
  그러나 1950년대 이후 이미 포도당의 산화가 암세포에서 교란되어 있는 것이 아니라
는 것이 명백해졌을 때, 유산이 축적되는 것은 포도당이 악성 세포로 과다 수송되기 
때문이라고 설명할 수 밖에 없게 되었다. 우리들은 세포막 내부에 붙어있는 종양 단백
질 pp60이 소위 '세포막의 인슐린화'(insulinization of cell membrane)를 일으켜서 
악성 세포로 포도당의 수송을 증가시킨다는 가정을 하였다. 최근의 자료에 비추어 보
면, 종양 단백질 pp60은 굳이 인슐린이나 인슐린 유사 호르몬에 의해 활성화될 필요가 
없는 수용체의 기능을 수행할 가능성이 높다. 왜냐하면 종양 단백질 pp60의 수용체 효
소 (티로신키나제)가 이미 활성화된 상태에 있기 때문이다. 발암 유전자 erb-B에 의해 
코드되고 세포막에 위치해있는 종양 단백질이 아마도 수용체의 기능을 수행하는 것 같
다는 보고가 1984년에 발표되었다. 발암 유전자가 호르몬 수용체를 코드하는 이런 종
류의 예가 지금까지 여럿 알려져 있다. 따라서 자연히 다음과 같은 의문이 생긴다. 즉 
그런 정도의 변화 때문에 정상 세포가 악성 세포로 전환될 수 있는가? 이 질문에 대해
서 오늘날 어떤 해답을 줄 수 있는지를 알아보기 전에, 내분비학의 몇 가지 일반 원리
를 다시 한번 생각해보자.
  인체에서 이루어지고 있는 대사 과정들은 그것이 무엇이든 존재해야할 이유가 있는 
것이다. 하나의 예로서, 세포는 외부로부터 신호를 받지 않으면 분열하지 않는다. 우
리의 가설에 따르면, '세포막의 인슐린화'가 지속적으로 포도당을 세포내로 수송하게 
만드는 것으로 봐서 우리는 이것을 세포 분열을 자극하는 신호로 생각했다. 그러나 세
포 분열에 대한 신호는 호르몬에 의해서 전달된다고 알려져 있고, 직접적으로 혹은 간
접적으로 인슐린과 같은 효과를 유도해서 포도당을 세포로 수송하도록 자극하는 성장
을 촉진하도록 영향을 발휘하는 것이 바로 호르몬이라는 사실을 주목해야만 한다.
  인슐린 외에도, 인슐린과 같은 호르몬들이 인체에서 생성되어 포도당을 세포로 수송
한다. 이러한 호르몬들을 보통 성장 인자 (growth factor)라고 부르는데 그것은 이들
이 포도당 수송뿐 아니라 세포 분열에 이르는 복잡한 전체 사건들을 통제하기 때문이
다. 다양한 세포에 영향을 미치는 많은 성장 인자들이 알려져 있는데, 대표적인 것으
로 신경 성장 인자 (NGF), 섬유아 세포 성장 인자 (FGF), 혈소판 분비 성장 인자(PDG
F), 표피 성장 인자 (EGF) 등이다. 인체의 내부 환경속에는 다양한 성장 인자들이 있
기 때문에 어떤 세포가 어떤 성장인자에 영향을 받느냐 아니냐는 세포 막에 특정 성장 
인자에 대한 수용체가 있으냐 없느냐에 의해서 결정된다. 어떤 성장 인자가 자신의 수
용체와 결합하면, 수용체가 활성화된다. 즉 세포막을 관통하고 있는 커다란 수용체의 
세포내 부분에 위치한 효소 부분이 활성화되고, 이것은 다시 세포 내부에 있는 관련 
단백질들을 활성화시킨다. 계속적인 연쇄 반응이 일어나서 최종적으로는 세포 분열이 
일어나게 되는 것이다.
  알다시피 악성 세포는 무한히 분열할 수 있는 능력을 가지고 있고, 이것이 암세포의 
영원 불멸성에 대한 기초가 되고 있는 것이다. 소위 세포 배양이라는 실험방법을 사용
해서 육종 세포의 재생을 연구하던 학자들은 육종 성장 인자 (sarcomatous growth fac
tor, SGF)가 세포 주위에 축적된다는 것을 발견했다. 정상적인 결합 조직 세포인 섬유
아 세포 배양액에 SGF를 첨가하면 정상 세포가 변형된 세포의 모든 특성을 갖게된다. 
이러한 측면에서, SGF와 나중에 발견된 다른 유사 인자들을 모두 종양 성장 인자(tran
sformation growth factor, TGF)로 명명하였다. 확실히, 정상 세포가 악성 세포로 변
형되는 것은 일시적인 현상이라는 볼 수 있는데, 그것은 발암 유전자가 관여하지 않을 
경우 TGF가 첨가되어 있을
때만 악성 세포의 특징을 나타냈기 때문이다. 그러나 실제로 인체내에서 변형이 일어
나는 상황아래서는 발암 유전자가 지속적으로 TGF를 생산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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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오늘날 인체 밖에서 세포 배양중에 있는 세포들은 이미 초기 암 상태 (precancerou
s state)에 있기 때문에 이것들이 일시적으로 변형되는데는 TGF만 있어도 된다고 생각
된다. TGF 분비를 코드하는 발암 유전자는 실제의 악성 변형에서는 지속적으로 작동할 
것이다. 따라서 TGF 분비는 계속될 것이고, 그리고 세포의 변형 상태도 안정한 상태로 
지속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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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이러한 연구 결과로 정상 세포와 악성 세포간의 근본적인 차이에 관해 매우 중요한 
이론적인 결론을 내리게 되었다. 위에서도 강조했듯이, 정상 세포의 분열은 호르몬이
나 성장 인자와 같은 외부 요인에 의해서 유도된다. 다시 말해서 내분비계는 최소한 
두가지 요소, 즉 호르몬 신호를 생성하는 세포와 그런 신호를 인지하는 세포로 구성되
어 있고, 피드백 메카니즘(1장 참조)을 통해서 내분비의 영향은 자가 조절된다. 이와
는 대조적으로 1980년에 스폰과 토대로 (M.Sporn과 G.Todaro)가 제안했듯이, 악성 세
포는 자기 스스로 TGF를 분비하고, 그렇게 생성된 TGF는 자기를 생산한 세포에게 작용
한다. 이러한 형태의 호르몬 분비를 오토크린 분비 (autocrine secretion)라 부른다. 
일부 악성 종양의 특징인 악성 세포의 자율성(즉, 인체의 호르몬 신호와 독립적)은 오
토크린 분비 메카니즘에 의해서 가능해진다. 따라서 발암 유전자가 활성화되어 TGF 특
성을 가지고 있는 종양 단백질을 지속적으로 생성할 때 악성 변형이 일어나는 것이다.
  그런데 오토크린 분비는 배 세포(embryonal cell)의 특징이라는 것을 주목해야한다. 
이 세포들(마치 암세포와 같이)은 포도당을 세포속으로 수송하는데 호르몬의 자극을 
필요로한다. 하지만 배 발생 초기에는 당연히 내분비선이 아직 생기지 않은 상태이다. 
예를 들어 인슐린을 생산하는 췌장은 태아가 12주 이상되어야 기능을 발휘하기 시작한
다. 따라서 12주 이전의 태아 세포들은 오토크린 시스템으로 자신들 세포에 작용할 수 
있는 인슐린 유사 호르몬을 분비해야만 한다. 실제로 일부 TGF가 배 조직으로부터 분
비된다.
  그러나 태아가 성장하면서 내분비선이 나타나게 되면 인체는 내분비의 통제 체제로 
전환되고 호르몬의 오토크린 분비가 종료된다 (혹은 감소한다). 오토크린 분비의 종료
는 성장 인자들을 코드하는 '배' 유전자 (발암 유전자)의 영향을 차단하거나 (억압하
거나), 아니면 그 수용체를 생산하는 발암 유전자를 차단함으로써 가능해진다. 그러므
로 세포의 악성 변형은 성장 인자의 분비를 코드하는 유전자나, 혹은 그 수용체를 합
성하는 유전자의 활성화 (억압 해제, 차단 해지)에 의해서 시작된다고 생각할 수 있
다. 그러므로 이러한 유전자들은 본질적으로 원발암 유전자 (protooncogene)인 것이
다.
  그래서 오래전부터 TGF와 유사한 인자, 즉 악성 세포로 포도당 수송을 증가시킬 수 
있는 인자들이 발견될 것으로 이미 예견되고 있었던 것이다. 그래서 종양 세포에서 무
엇이 유산 축적을 유도하고 있는가에 대한 의문을 제기할 수밖에 없었다.* 이런 상황
에서 우리들의 가설이 주목을 받게 된 것은 종양 단백질이 악성 변형을 일으키는 메카
니즘이 호르몬과 성장 인자에 의해서 통제되고 있는 과정과 관련이 있다는 사실 때문
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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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1980년, 우리가 가설을 세우고 있을 당시에 과학계는 단지 TGF가 존재한다는 것만
을 알고 있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우리는 다음과 같이 주장하였다. "그러나 암세포
에서 와버그 현상이 생긴다는 것은 이런 유형의 종양에서 포도당 수송이 증가된다는 
것을 의미한다. 결과적으로 내부의 인슐린화 인자, 혹은 그것에 의해서 결정되는 영향
은 육종에서뿐만 아니라 모든 형태의 악성 종양에도 존재해야만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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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TGF의 발견 이후, '세포막의 인슐린화'라는 가정은 그 의미를 잃게된 것으로 보였
다. 왜냐하면 TGF 자체가 다른 성장 인자들과 마찬가지로 세포막의 수용체에 작용해서 
포도당 (그리고 다른 영양 물질들)의 세포내 수송을 증가시키고 세포의 변형을 초래하
는 요인이 될 수 있기 때문이다. 하지만 이 경우는 그렇지 않았다. 종양 세포의 특별
한 특성과 특히 포도당 수송을 증가시키는 메카니즘은 하나가 아니라 여러 가지가 있
기 때문이다. 이런 방법들중 하나가 TGF의 효과가 발현되는데 적용되는 오토크린 메카
니즘 자체다. 그리고 두번째 메카니즘은 소위 세미 오토크린 (semi-autocrine)이라 부
르는 것인데, 여기서는 비록 성장 인자 자체는 정상 세포에 의해서 분비된다해도, 발
암 유전자가 성장 인자에 대한 수용체의 합성을 보증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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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위에서 말한 대로, 종양단백질-수용체가 일차적으로 활성화될 수 있고, 이 경우에 
성장 인자에 의한 활성화는 필요하지 않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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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세번째 메카니즘은 만일 성장 인자의 분비를 코드하는 유전자가 활성화되고 지속적
으로 활동한다면, 일반적인 성장 인자 (여기서 '일반적'이라는 말을 특히 강조해야겠
다)에 의해서 포도당 수송 증가가 나타난다는 것이다.
  여러 그룹의 과학자들이 이러한 특이한 발견을 하였지만, 특히 대중적인 과학 잡지
에서 다음과 같이 설명하는 경우가 종종있다. 1983년 5월, 단백질 화학의 전문가인 둘
리틀 (R.Doolittle)은 다양한 단백질들의 구조에 관한 방대한 양의 데이터를 컴퓨터로 
분석했는데, 이러한 컴퓨터 자료에 혈소판 방출 성장 호르몬 (PDGF)에 관한 다른 사람
들의 연구결과를 대입시켜봤다. 그런데 놀라운 결과가 나타났다. 즉 이 성장인자 (PDG
F)는 이전에 이미 발견된 원숭이의 육종 발암 유전자(V-SiS)에 의해서 코드되는 종양 
단백질과 너무나 구조 유사했던 것이다. 다시 말하면, 일부 바이러스성 악성 변형에서 
특징적으로 나타나는 것과, 상처를 입었을 때 출혈을 방지하는 기능을 가진 보통의 혈
소판에서 분비되는 물질의 거의 똑같은 하나라는 것이다. 혹은 좀더 정확히 말하면 거
의 동일하다는 것이다. 이러한 발견은 '암의 마지막 수수께끼'가 곧 파헤쳐질 것 같은 
예감을 불러 일으켰다. 과학과 기술의 진보 과정에서 컴퓨터가 발견을 해냈다는 것은 
놀라움 바로 그것이었다. 사실, 이 모든 일들은 1983년이 아니라 이미 그 몇년 전에 
시작되었던 것이다. 스웨덴의 과학자 칼 헬딘(Karl Heldin)과 공동 연구자들은 사람의 
육종 세포에서 방출되는 TGF와 PDGF의 화학적, 생물학적 특성 사이에 유사성이 있다는 
점을 강조하는 논문을 1981년에 발표한 바 있다. 이들 사이의 유사성은 두 성장 인자 
모두가 세포 외막에 있는 똑같은 수용체를 통해서 세포에 영향을 준다는 사실에 근거
한 것이다.
  1983년, 헬딘 그룹은 이러한 연구를 계속하면서 검퓨터의 도움없이 PDGF와 바이러스
성 발암 유전자에 의해 코드되는 종양 단백질 사이의 구조적인 유사성을 상당한 수준
까지 밝혀놓았다.   이러한 연구 결과가 암시하는 매우 특별한 중요성을 즉각적으로 
평가한다는 것은 불가능하였다. 발암 유전자는 그보다 단지 몇년 일찍 발견되어 있었
을 뿐이다. '암 유전자'(cancer genes)라는 용어는, 악성으로 변형되는 동안 세포가 
새롭게 갖게 되는 특성을 강조한 것으로 생각되었다. 그러나 지금은 수수께끼같았던 
발암 유전자가 일반적인 성장 인자의 합성을 코드하는 보통 유전자 (common gene)라는 
것이 판명되었다.
  그러나 만일 성장 인자가 오토크린 메카니즘에 의해서 분비된다면 성장 인자가 정상 
세포를 악성 세포로 변형시킬 수 있다는 것을 입증해야 할 필요는 남아 있었다. 1987
년에 여러 그룹의 과학자들이 그러한 메카니즘에 의한 악성 변형이 존재한다는 것을 
증명하였다. 표피 성장 인자(EGF)의 유전자를 정상적인 섬유아 세포의 게놈속에 '삽
입'시키고, 그리고 프로모터라는 작은 유전자 조각을 EGF 유전자에 붙여주었다. 프로
모터는 EGF 유전자가 계속 활동하게하는 유전자이기 때문에 결과적으로 계속해서 EGF
를 분비하게 만든다. '삽입'된 수정 유전자를 갖게된 섬유아 세포는 악성 세포처럼 행
동하기 시작하였던 것이다.* 그러나 EGF를 중화시킬 수 있는 항체를 이러한 세포에 첨
가하면 섬유아 세포의 행동이 정상화되었다.
  -------------------
 * 덱스터 (T.Dexter)와 공동 저자들은 일찍이(1984) 조혈 성장 인자 (hemopoietic gr
owth factor)가 배양액에 존재하는가에 따라서 세포는 휴지상태로 있을 수도 있고 아
니면 맹렬히 번식할 (변형될) 수도 있다는 것과, 또한 이러한 과정에서 포도당 수송이 
증가한다는 사실을 증명한 바 있다.
 --------------------
  그래서 세포의 발암 유전자는 단지 바이러스성 발암 유전자의 유사물이 아니다. 성
장 인자의 분비를 코드하는 어떤 유전자도, 만일 염색체의 손상으로 이러한 유전자가 
지속적으로 활동하게 된다면, 그리고 만일 성장 인자에 대한 수용체가 바로 이 유전자
에 의해서 코드된다면, 발암 유전자의 특성을 갖게된다. 대부분의 경우, 어떤 세포가 
악성 변형을 일으키기 위해서는 적어도 두 개의 발암 유전자가 필요하다는 것은 매우 
가능성 높은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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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예를 들면, 많은 악성 변형에서 발암 유전자 C-mgc의 활성화를 관찰할 수 있고, 
그리고 그 영향력은 세포핵 수준에서 나타난다는 것은 분명하다.
그러므로 포도당 수송을 증가시키기 위해서는 또 다른 유전자가 활성화되어야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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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이뿐만 아니라 잘 아는 바와 같이, 성장 인자와 TGF가 수용체(수용체의 내부는 일종
의 효소다)에 작용하면 세포 내부의 단백질 시스템에서 일련의 활성화 반응이 유도된
다. 그러므로 종양 단백질이 즉각적으로 활성화된 세포내 단백질의 역할을 수행하는 
악성 변형의 변이체를 가정하는 것도 가능하였다. 이것은 TGF와 그 수용체가 관여하지 
않아도, 그리고 심지어 성장 인자의 오토크린 분비가 없이도 악성 변형이 일어날 가능
성이 있다는
것을 의미한다.   마지막으로, 예를들어 갑상선이 과잉 활성화되었을 때 (Graves's di
sease) 일어나는 것과 마찬가지로 호르몬 수용체가 그 수용체에 대한 항체에 의해서 
어떤 경우 활성화될 수도 있다는 것이 내분비학의 연구를 통해 알려져있다. 그러므로 
우리는 발암 유전자나 TGF가 관여하지 않아도 종양의 성장을 유도하는 자가 면역 시스
템이 원칙적으로 존재한다고 가정하였다.
  그래서 발암 유전자라는 개념은 주된 의미를 점차 잃어가고 세포의 악성 변형이 주
로 호르몬 신호의 전달과정에서 일어나는 '고장'때문이라는 것이 점차 분명해지고 있
다. 그리고 만일 연속적인 오토크린 메카니즘이 작동을 시작하면, 이러한 단계적 신호
전달의 연결고리에서 생긴 고장이 정상 세포를 악성 세포로 변형되도록 유도할 수 있
는 것이다.*
 -----------------
  * 만일 '발암 유전자'라는 용어를 계속 사용해야한다면, 기능에 장애가 생겼을 때 
세포의 변형을 유발하는 모든 유전자 (바이러스성 발암 유전자뿐 아니라 바이러스성 
발암 유전자의 세포 전구물질)가 정의에 의해서 발암 유전자라는 것을 명심해야 한다. 
 -------------------
   이 장에서 논의된 모든 것을 검토해 보면, 정상 세포(세포 분열 횟수가 제한됨)와 
변형 세포(영구적으로 분열할 수 있는 능력을 가짐)의 행동상의 주된 차이를 설명 할 
수 있을 것이다. 예를 들어, 정상 세포에서 세포막이 변하면(세포막에 콜레스테롤의 
축적) 성장 인자에 대한 수용체가 민감도를 상실하고, 수용체 합성도 감소될 수 있다. 
반면에, '수용체 시스템의 지속적인 발현'이나, 발암 유전자의 지속적인 활성화 (예로 
C-mgc 발암 유전자의 특징처럼)는 그 영향이 수용체 수준 이후에 나타나는 것으로, 악
성 세포가 불멸의 생명력을 갖도록 만든다. 최근에 악성 종양을 치료할 수 있는 특별
한 방법을 찾으려는 연구에 대해 낙관적인 기대를 하게된 것은 무엇보다도 우선 발암 
유전자의 발견과 관련된 것이다. 그러나 1981년까지 되돌아가서 이 책의 첫 번째 러시
아어판에서 필자는 다음과 같이 썼다.
  "'세포의 인슐린화'라는 가설은 '암이라는 드라마'를 세포의 깊은 곳으로부터 (여전
히 접근할 수 없는 암 유전자가 남아 있는 곳) 세포막 수용체가 있는 세포표면으로 이
동시켰다. 이것은 만일 이러한 수용체들이 자신에 대한 항체에 의해 차단된다면, 암 
세포는 번식을 멈출 수밖에 없고, 세포는 면역학적인 항 종양 보호의 접근 가능한 표
적이 된다는 것을 의미한다."
  1983년, 카펜터(G.Carpenter)등은 표피 성장 인자의 수용체에 대한 항체가 육종 성
장 인자 (SGF)의 발암 활동을 차단시켰다고 기술하였다. 그들은 책에서 항 종양 인자
에 대한 연구의 새로운 경향이 시작되었다는 것을 명백하게 밝히고 있다.
  종양의 진행에 영향을 주는 방법들을 연구할 때 우리들은 암세포에 대한 전략에서 
또 한 가지 요소를 고려해야만 한다. 과밀 인구 집단에서 처럼 세포들은 과밀도나 과
포화로 굶주림을 경험한다. 세포는 이러한 상황을 벗어나기 위해서 인체의 다른 부분
으로 이동하거나 전이한다. 하지만 그렇게 하려면 새로운 조직에 순응할 수 있는 특별
한 방법을 갖고 있어야 한다.
  그 방법은 아직 확실치 않지만 배 세포와 악성 종양 세포 간의 유사성으로 보아 수
정난도 똑같은 상황에 있다고 볼 수 있다. 수정난도 역시 특수한 장소에 '순승'해야만 
한다. 이러한 일은 면역 억제 효과를 갖고 있는 생식선 자극 호르몬을 지속적으로 합
성하면 가능할 것이다. 정말로 수정후 몇번밖에 분열하지 않은 배아(embryo)에서도 이
런 호르몬이 생성된다는 것은 놀라운 일이 아닌가.  암 세포막에서도 생식선 자극 호
르몬의 지속적인 생산을 발견할 수 있고, 심지어 암에 걸린 사람에 감염된 일부 미생
물의 막에서도 발견할 수 있다. 암세포에서 이런 미생물로 어떻게 정보가 전달되었는
가를 상상하기는 어렵지만 발암 인자 (oncofactor)가 관여되어 있을 확률이 아주 높
다. 1981년 발간된 이 책의 첫번째 러시아어판에서, 필자는 다음과 같이 서술했다. "
종양을 탐지하는 방법을 찾아내려 할 때는 모든 문제에 앞서 발암 인자에 민감한 생물
체들 (미생물, 원생동물, 단순한 체세포들)을 찾아내는 연구를 게을리해서는 안된다." 
1984년에 데린크 (R.Derynck)등은 아미노산 50개로 이루어진 알파-TGF라 부르는 발암 
인자의 아미노산 구조를 밝혀냈다. 한편, 암 세포의 전략에 대응하는 방법을 찾으려는 
시도에서 또 하나의 목표 - 만성적 생식선 자극 호르몬을 면역학적으로 중화하는 것 - 
가 설정되었다. 특히 이런 중화 작용이 악성 종양의 성장을 크게 억제시킨 다는 것이 
최근 우리들의 실험실에서 입증되었다.
  그래서 우리는 악성 변형의 초기 단계에 대해서 검토한 것이다. 이 단계는 내부와 
외부 요인이 주는 손상 효과와 관계가 있고, 자유기에 의해서 일어나는 손상(11장)과 
같이 그 영향을 피하는 것은 실질적으로 (그리고 이론적으로) 불가능하다.
  결과적으로, 의학이 암을 완전히 막아낼 수는 결코 없으리라는 것은 너무도 분명한 
것이고, 더구나 처음에는 단지 하나의 세포에서만 악성 변형이 일어나기 때문에 그것
을 검출해낸다는 것은 불가능한 일이다. 하지만 악성 변형의 전체 과정과 특히 암이 
발달하는 이후의 단계는 확실히 막을 수 있다.
  본질적으로 암을 유발할 수 있는 유전 기구의 손상이 일어나는 빈도는 임상적으로 
정말로 암이 발생하는 빈도보다 수백 배나 높다는 것은 확실하다. 이런 차이는 악성 
변형이 여러 단계를 통해서 발전하는 복합적 특징을 가지고 있기 때문에 생기는 것이
다. 악성 변형이 진행되는 각 단계 마다 여러가지 방법으로 진행을 멈추게 할 수 있
고, 또한 인체에는 변형된 세포(암세포)를 제거하도록 만들어진 시스템이 존재하기 때
문에 실제로 암까지 발전하는 경우는 드믄 것이다. 그럼 암을 막아주는 이러한 두가지 
현상을 간단히 검토해 보자. 수십년 전 피부암의 기원에 관한 실험에서, 암이 발생하
는 이런 과정은 두 단계로 일어난다는 것이 밝혀졌다. 그러나 오늘날에는 이 보다 훨
씬 더 많은 단계로 세분화할 수 있다. 그러나 여기서는 확실히 알 수 있는 세 단계에 
대해서만 설명하기로 한다. 소량의 발암 물질을 피부에 주사하면 아무런 병리 현상이 
나타나지 않는 경우가 종종 있다. 즉, 종양이 생기지도 않고, 피부 세포를 현미경으로 
관찰해봐도 아무런 변화도 발견되지 않는다. 하지만, 똑같은 발암 물질을 주사한 후에 
원래 암을 유발하지 않는 어떤 물질을 피부에 주사하면 얼마 지나서 종양이 나타난다. 
첫번째 실험에 사용된 물질은 크로톤 유(croton oil)인데, 이것은 강력한 염증 반응을 
일으키는 물질로 알려져 있다. 뒤에 가서 염증 효과는 없고 고유한 기름과 같이 행동
하는 25개의 포르볼 화합물 (phorbol diethers)을 크로톤 유에서 추출할 수 있었다. 
이러한 실험을 계속한 결과, 악성 변형 과정을 두 단계로 구분할 수 있게되었다. 즉 '
시작 단계' (initiation stage)는 발암물질이 세포의 유전 기구에 손상을 주어서 나타
나고, '촉진 단계' (promotion stage) (혹은 진전단계)는 소위 촉진제라 부르는 보통 
비발암성 물질에 의해서 나타난다.   수많은 실험을 통해서 이러한 단계들이 실험에서 
뿐만 아니라 실제로도 그렇다는 것이 확인되었다. 예를 들면, 40년대와 50년대에 X-ra
y는 염증(주로 편도선의 만성 염증)의 치료와 비대화된 흉선(그 당시에는 흉선이 인체
에서 얼마나 중요한 내분비선이라는 것을 모르고 있었다. 9장 참조)을 치료하는데 자
주 사용되었다. 이 두가지 경우 모두 갑상선이 방사선에 피폭된다.
  그 결과 방사선 치료를 받은 사람에게서 갑상선 종의 발생이 급격히 증가하였다. X-
ray의 직접적인 손상 효과는 매우 짧은 기간에 일어났지만, 악성 과정의 시작 (기원)
은 방사선 조사기간과 확실한 관련을 갖고 있다. 이러한 조사연구로부터 세포는 종양
전 상태에서 수년간 있다가 다른 요인 (프로모터)의 영향을 받아서 종양으로 발전하기 
시작한다는 것을 알 수 있다.
  악성 종양의 진행 초기와 임상적으로 암이 밝혀지는 시기까지의 시차를 상당히 정확
히 결정할 수 있는 사례들이 오늘날 많이 알려져 있다. 발암 물질에 의한 시작부터 종
양 진행을 임상적으로 확인할 때까지의 잠복 기간은 평균 10년 이상이라는데 대체적으
로 의견이 일치하고 있다. 하지만 이러한 결론은 젊은 사람뿐 아니라 어린이에게서도 
(극히 드물지만 심지어는 자궁 내에서 발생중에도) 암이 발생한다는 점에서 확실히 부
정확한 것이다. 이러한 모순에 대한 이유를 다음에 검토하려한다. 종양이란 초기에 변
형된 세포가 진정한 악성 세포로 될 때 (즉, 세포가 시작 단계와 촉진 단계를 지난 경
우) 형성되기 시작한다. 종양 세포의 수가 증가함에 따라서 세포들은 다른 발암 유전
자들의 활성화에 의해서 더 악성화된다. 암의 발달에서 이러한 세번째 단계를 암의 '
진행 단계' (progression stage)라고 부른다.
  이러한 점을 고려하여 현대 종양학은 암의 발생이 나이에 따라 증가하는 이유를 다
음과 같이 해석하고 있다. 알다시피 암의 발생 빈도는 20세에서 65세 사이에 거의 100
배로 증가한다. 이렇게 암 발생률이 증가하는 이유는 주로 다양한 화학성 발암 물질에 
대한 노출이 증가하기 때문에 생기는 것으로 보통 생각하고 있다. 특정 기간 동안 인
체가 받아들이는 발암 물질의 양이 크면 클 수록, 암의 발생 확률이 커지기 때문이다. 
암을 유발시키는 발암 물질은 암을 유도할 수 있는 유전 기구에 손상을 입힐 뿐만 아
니라 암의 촉진 단계에 필수적인 세포 분열을 촉진시키기도 한다. 결과적으로, 인체의 
암 발생 빈도를 반으로 줄이기 위해서는 환경중 발암 물질의 농도를 더 낮추는 것만으
로도 충분하다는 주장이 자주 나오고 있다. 그러나 이러한 접근법이 갖고 있는 명확성
에 대한 매력이 문제를 크게 단순화시킨다.
  로버트 굿 (Robert Good)과 그의 동료들이 실시한 최근의 실험 결과를 검토해보자.
 생쥐를 계속적으로 선택 교배를 해서 암에 취약한 변종 (생쥐의 암변종)을 만들었다. 
어떤 변종의 경우에는 5개월만에 유방암이 71%나 발생했다. 그런데 생쥐들이 자유롭게 
먹이를 섭취할 때 보다 인위적으로 식량을 37% 줄였을 때, 5개월된 생쥐중 한 마리도 
종양에 걸리지 않았다. 이러한 실험 결과는 특별한 것이 아니다. 그것은 1940년대 이
후 계속적으로 관찰된 내용으로, 발암물질의 작용 기간이나 농도 뿐만 아니라 인체의 
상태가 암 발생 확률을 결정한다는 것을 시사하는 것이다. 하지만 동물 실험에서 얻은 
자료를 과연 인간에게 그대로 적용시킬 수 있을까? 실제로 수많은 역학적 연구를 보면 
비만이 모든 종류의 인체 종양의 발생률을 증가시킨다는 것을 확실히 알 수 있다. 그
래서 만일 암의 발달이 발암 물질에 대한 노출 시간에 좌우되는 것이라면, 뚱뚱한 사
람에게는 시간이 더 빨리 흐른다. 그리고 일반적으로 발암 물질의 영향이 발암 물질에 
노출되는 시간과 비례한다고 말할 때, 인체가 받는 발암 물질의 양은 시간 요인에 의
해서 증가될 뿐만 아니라, 노화 과정에서 인체 자체도 시간에 따라서 변한다는 것을 
기억해야한다. 특히 노화 비만은 나이가 증가하면서 정규적으로 발생하는 것이다.
  위에서 설명한 실험에서 먹이의 칼로리를 제한 할 때 '암 발생 연령'이 지체 된다는 
것을 어떻게 설명할 수 있을까? 그리고 그 반대로 체중이 필요이상으로 증가할 때 '발
암 시기'가 가속화 되는 것을 어떻게 설명할 수 있을까? 이에 대한 해답은 노화 관련 
동백경화와 대사 면역 저하의 발생을 결정하는 정규적인 패턴에서, 혹은 좀더 일반적
으로 말해서 인체의 성장과 발육을 지배하는 법칙 가운데서 찾아보는 것이 가장 논리
적인 듯 싶다.
  인체의 상태가 암 발달의 모든 단계, 즉 암의 시작, 촉진, 진행에 영향을 끼칠 수 
있다. 인체의 상태가 일반적으로 암이 질병으로 발달할 것인지 아닌지를 결정하는데 
매우 중요한 요인이고, 그리고 만일 암이 발달한다면 종양 진행 과정에 커다란 영향을 
미친다.
  암의 시작 단계에서 이미 인체는 암에 대한 몇가지 보호 시스템을 갖고 있다. 인체
가 발암 물질의 해로운 영양을 막을 수 있는 다양한 방법들을 갖추고 있다는 것은 차
치하고라도, 손상된 DNA 구조를 복구하는 (회복하는) 시스템이 존재한다는 것만은 기
억할 필요가 있다.   DNA를 복구하는 시스템은 생명의 기원 초기에 벌써 나타났던 것
으로 보인다. 그 시기에는 대기중 산소가 없어서 주로 자외선을 포함한 햇빛이 세포에 
손상을 주는 역할을 하고 있었다 (11장 참조). DNA 복구 시스템에 선천적 장애가 있는 
일련의 유전 질병에 대한 자료를 보면 암의 시작 단계에서도 DNA 복구 시스템이 유전
자를 보호하고 있다는 것을 알 수 있다. 이러한 질병들 (색소성 건치증, 가족성 폴립
증, 판코니 빈혈등)에서 암 발생률이 평균보다 수십, 수백 배 더 높다.
  하지만 시작 단계 이후에도 인체의 상태가 암 발달에 영양을 준다. 이것은 세포가 
변형 손상되는 촉진 단계가 나타나지 않는 기간이 오래 계속될 수 있다는 사실로 알 
수 있는 것이다. 위에서 말한 바와 같이, 특정한 물질, 즉 인체에 아무런 해도 없는 
포르볼 화합물과 같은 특정한 물질들이 종양 진행의 촉진제가 된다. 하지만 최근에는 
포르볼 화합물이 작용하는 수용체가 세포막에서 발견되었다. 이것은 인체속에 포르볼 
수용체가 원래 작용하는 생리적 물질이 있다는 것을 의미하는 것이다. 암이 발달하는 
잠복 기간이 수십년이 될 수도 있다는 사실은 촉진제의 영향이 나이에 따라 강화된다
는 것을 암시하는 것이다. 이것은 암의 발달이 특정한 조건아래서는 상쇄될 수 있다는 
것을 의미한다. 특히 암의 촉진 효과가 세포 분열의 강화에만 한정된 것은 아니더라
도, 항상 어느 정도의 세포 분열을 필요로 하고, 이러한 현상은 세포가 담겨져 있는 
주변 용액에 의해서 크게 통제된다.
  다음과 같은 실험이 이것을 입증해 준다. 갑상선 호르몬의 필수 성분인 요오드를 음
식과 물을 통해서 충분히 섭취하지 못할 때, 갑상선 호르몬의 혈중 농도가 감소한다.
이러한 감소는 음성적 피드백 메카니즘을 자극해서, 갑상선의 기능을 촉진시키는 시상
하부-뇌하수체 시스템의 관련 부분의 활동을 증가시켜서 감상선의 기능을 촉진시킨다. 
그렇게 되면 갑상선 세포는 왕성하게 분열하고, 이로 인해 갑상선의 '활동 영역'이 증
가된다. 이와같이 갑상선의 크기를 증가시킴으로써 갑상선 호르몬의 결핍 문제를 보상
하려고 한다. 그러나 요오드의 양이 호르몬을 생성하기에 여전히 불충분하면 (실험적
으로 음식과 물의 요오드 농도를 감소시킴) 평형 상태가 회복되지 않고 갑상선은 지속
적으로 자극이 증가된 상태에 놓이게 된다. 이처럼 '초과 자극된' 내분비선에서 양성 
종양이 형성되고, 그리고 지나친 자극이 비교적 오랫동안 지속되면 악성 종양이 되기
도 한다. 그러나 양성 종양이 형성되기 시작한 동물에게 갑상선 호르몬을 주사하면 평
형 상태가 회복되고 암의 발달도 멈추게 된다.
  이러한 실험은 암의 개시에 영향을 주는 조건의 하나가 세포 분열률의 증가라는 것
을 입증해주는 것이다. 이러한 조건은 아주 중요한 것이다. 그래서 성인의 경우 분열 
능력을 상실한 세포는 보통 암세포로 변형되지 않는다.
  마지막으로 다양한 종속 체제를 갖고 있는 면역 시스템이 종양 발생에 대한 강력한 
보호막을 제공하고 있다. 저명한 오스트레일리아의 면역학자 베네트 (F.Bernett)는 '
면역 감시체제'가 존재한다는 이론을 발표했는데, 이것이 '외부' 세포로부터 인체를 
보호해준다고 주장하였다. 이것은 매우 잘 알려진 현상이다. 특히 심장과 콩팥과 같은 
장기이식에서 이런 현상을 쉽게 볼 수 있다. 그러나 장기 이식과 같은 조건은 자연 상
태에서는 일어날 수 없는 것이다. 단 임신 기간만은 예외인데, 이 때에는 어머니쪽의 
면역 감시 체제가 태아를 거부할 수도 있다. 왜냐하면 장기이식에서와 같이 태아는 '
자신의'(어머니 쪽) 항원과 '외부의' (아버지 쪽) 항원을 모두 갖고있기 때문이다.
  베네트는 자연적인 조건하에서 면역 감시는 종양 세포에 대항하기 위한 것이라고 가
정하였다. 그러므로 선천적으로 이식 (세포) 면역이 결핍된 어린 아이나 혹은 어떤 물
질이 면역 시스템에 해로운 영향을 주는 경우에 암 발생률은 100배에서 300배 이상 증
가한다.
  15세 이하의 어린아이에서 악성 종양이 비교적 높은 빈도로 발생하는 것은 주로 면
역 시스템의 특정한 결함, 거의 대부분 항 바이러스 면역력의 결함에 의한 것으로 볼 
수 있다. 15세 이후에는 악성 질병의 발생 빈도가 감소하다가 바이러스와 다른 발암 
물질로 인한 손상이 축적되기 시작하는 30세쯤에 다시 증가하기 시작한다.
  면역 감시 체제가 보호 기능을 수행하기 위해서는 인체에 대해서 '외부' 물질로 볼 
수 있는 종양화 세포와 먼저 익숙해져야 한다. 그래서 변형된 세포가 어느 정도나 외
부 물질로 인식될 것인가 하는 문제는 매우 다양할 수 있다. 예를 들어, 만일 발암 유
전자가 배 발생 시기에 갖고 있던 활성화 메카니즘이 화학적 발암 물질의 영향을 받아
서 해제되고, 그리고 진정한 돌연 변이가 일어난다면, 돌연변이에 의한 외부성의 증가 
('돌연변이성 소음')가 생길지도 모른다. 이런 관점에서, 모든 바이러스성 종양이 동
질적인데 반해서, 동일한 화학적 발암 물질에 의해서 유도된 각각의 종양이 면역학적
으로 서로 다른 이유를 설명할 수 있다.   인체에는 태어나면서부터 가지고 있는 면역 
보호 시스템도 역시 작동하고 있는데, 종양에 대한 공격을 시작하기 위해서 예비적인 
'훈련'이 필요가 없는 것이다.   세포의 악성 변형을 유발하는 요인이 어떤 것이든 간
에 조직에서 분열하고 있는 세포의 수가 많아질수록, 그리고 세포 면역력 (이식 면역)
과 대식세포 (항종양 면역 시스템에서 중요한 역할을 하는 세포)의 활동이 적을수록, 
그리고 DNA 구조상의 손상을 복구하는 시스템의 활동이 줄어들수록, 암 발생 가능성은 
높아진다.   DNA 복구 능력과 면역력이 선천적으로 결핍된 예에서 알 수 있듯이, 위에
서 언급한 세가지 조건들은 각각 독립적으로 암 진행에 영향을 준다. 동시에 필자는 
암 발달에 기여하는 조건들은 또한 정상적인 노화의 특징인 호르몬-대사 전환에 의해
서도 만들어질 수 있다고 제안하였다(11장 참조). '암을 좋아하는' (love for cancer) 
것을 '암친화성'(cancrophilia)이라고 할 때 암친화성이 정상 질병이라는 아이디어도 
이러한 기초 위에서 형성된 것이다. 사실 정상적인 노화 과정에서 정규적으로 발생하
는 대사 면역 저하가 암친화성의 한가지 성분이다 (9장 참조). 동시에 면역력 감소만
으로도 암 발생 확률을 증가시키기에 충분하다.
  증식하고 있는 세포의 수를 증가시키는데 호르몬- 대사 전환의 역할을 평가한 다는 
것은 아직 먼 얘기다. 그러나 몇 가지 추정치를 보면, 인체 종양의 약 20% 정도는 소
위 내분비와 관련된 기관에서 발생한다. 이런 경우 나이에 따라서 세포 증식이 증가는 
것과 암의 발달 사이의 관계를 추적할 수 있다 (5장에서 생식기관과 관련된 예를 보여
주고 있다). 덧붙여서 지질 (콜레스테롤과 지방)의 혈중 농도가 상승하는 것은 세포가 
증식하는데 기여하게 되는데, 이런 사실은 특히 혈관벽의 세포와 관련해서 잘 알려져 
있다(9장 참조). 또한 지질 농도가 높은 '당뇨성 출혈'이 장 점막 세포의 증식을 촉진
시킨다는 것도 알려져 있다. 혈장성 성장 인자 (소마토메딘과 성장 인자 PDGF)의 농도
가 지방과 탄수화물 대사의 장애를 줄 정도로 증가할 수 있다는 점을 다시 한번 강조
해야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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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노년에서는 대사 전환 (metabolic shift)이 일어나지 않아도 분열 세포의 수가 감
소한다. 그러므로 '분열 인자'를 '노화에 따른 암친화성'의 한 요소로 간주하면 안된
다. 하지만 만일 암 발생의 잠복기가 꽤 길다는 사실을 고려한다면(위의 내용 참조), 
대사 전환과 세포 분열의 강도는 암 발생률이 최고도에 달하는 35세와 45세 사이에 비
교해야 하는 것이지 노년에는 그럴 필요가 없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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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세포(또는 조직)가 손상을 받는 동안 노화 관련 대사 전환이 세포 분열의 강도에 미
치는 영향은, 암이 발달할 수 있는 조건과 상당히 일치하는 것인데, 아직 전혀 연구된 
바가 없다. 예를 들어 폐암은 흡연가 10명중 1명 꼴로 발생한다. 그러나 암의 발생 확
률은 콜레스테롤의 혈중 농도가 낮은 흡연가에 비해서 콜레스테롤의 농도가 높은 흡연
가는 7배나 더 높아진다.   마지막으로 아직 연구가 충분히 이루어지지 않았지만, 대
사 전환이 DNA 복구 시스템을 억제할 수도 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암친화성에 대한 모든 이론적인 면을 설명하지 않고서도, 우리
는 암의 발달을 막을 수 있는 특별한 방법들을 제안할 수 있다. 필자는 암친화성에 관
한 기본개념을 근거로 암 예방법에 대한 새로운 접근 방식을 제안하였다. 예를 들면, 
펜포르민*을 동물에게 준 경우 화학적 발암 물질이나 바이러스로 인한 암의 발생률을 
상당히 감소시킬 수 있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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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펜포르민(phenformin)은 노화의 특징인 탄수화물과 지방 대사의 장애 발생률을 감
소시키는 약제, 16장 참조
  ----------------------
  ** 1967년으로 되돌아 가서, 필자는 탄수화물 대사를 증진시켜서 결국 콜레스테롤의 
혈중 농도를 감소시키는 약제가 암 예방법으로 사용될 수 있다고 제안하였다.(Lancet 
1:1211, 1971). 또한 역학적 연구를 통해 음식물의 콜레스테롤 양과 대장암, 전립선
암, 자궁암, 유방암과 같은 암의 발생과 직접적인 상관 관계가 있다는 것이 밝혀지고 
있다. 하지만 이러한 상관 관계에서 대사 면역 저하의 역할은 아직 고려되지 않고 있
다(9장 참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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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암친화성'이라는 개념은 과영양에서 암 발생률이 증가하는 것과 음식의 칼로리를 
적절히 제한하는 최적의 영양 상태에서 그 반대의 효과가 나타나는 것에 대한 수많은 
데이타(실험적인 것과 임상적인 것)를 여러 가지 측면에서 설명해준다. 암친화성은 노
화에 의한 대사 장애의 결과로서 뿐만 아니라 바람직하지 않은 외적인 영향, 즉 영양 
과잉 섭취, 음식의 콜레스테롤과 지방 함량 증가로 인해서도 일어난다.
  그러므로 인체 내에 들어오는 발암 물질의 양을 줄일 수 있는 조치를 취하는 것이 
암을 예방하는데 필수적인 역할을 한다는 것은 명백한 일이다. 이것은 무엇보다도 특
정 기관의 암, 가장 대표적인 것으로 폐암과 위암을 예방하는데 가장 중요한 처방이 
될 것이다.
  하지만 생태적인 발암 요인을 모두 제거한다는 것은 사실상 불가능하다. 특히 바이
러스나 자외선과 같은 발암 인자의 영향권을 벗어난다는 것은 정말 불가능한 일이다. 
모든 선진국, 즉 평균 수명이 긴 나라에서 암 발생률이 30% 보다 더 높지는 않다는 사
실에도 주의를 기울여야 한다. 주거 환경(그리고 그에 따른 발암 요인의 형태)은 암의 
발생률에 영향을 준다기 보다 암의 형태에 영향을 끼친다. 예를 들면, 어떤 나라에서
는 음식 패턴의 변화로 말미암아 위암의 발생률은 점점 줄어든 반면, 대장암 발생 빈
도는 높아졌다. 그러므로 외부 환경의 특징이 어떻든지간에 각 개인들이 암을 예방하
는 방법(즉, 대사 작용의 정상화)을 실행할 필요가 있다. 확실히 '암친화성'(다시 말
해서 암을 발생시키는 대사 조건의 총체)은 정상적인 노화 과정이나 혹은 영양이 부족
할 때 뿐 아니라 많은 외부, 내부 요인의 영향에 의해서도 생길 수 있는 것이다. 몇가
지 예를 들어보자. 오늘날 만성적인 스트레스가 암을 유발(혹은 진전)시킨다는 것은 
의심할 여지가 없다. 또한 스트레스의 특징인 대사 전환(2장)은 '암친화성'과 관련이 
있다. 게다가 대표적인 스트레스 호르몬인 코르티솔은 바이러스성 발암 유전자를 활성
화시킬 수도 있다. 다시 말하면 암의 시작 단계에 영향을 미칠 수 있다. 부정적인 감
정, 과적응증 (4장 참조), 그리고 조울증은 이런 면에서 만성적인 스트레스로 작용한
다.   마찬가지로 조절 신호에 대한 시상하부의 민감도를 교란시키는 모든 요인들 (혹
은 상태), 또는 에너지 원으로 지방 이용을 증대시키는 모든 요인들은 암의 발생에 기
여한다. 그러므로 과도한 햇빛 노출 (스펙트럼의 자외선 부분이 돌연변이를 일으킨다
는 사실 뿐만 아니라)은 조절 신호에 대한 시상하부의 민감도 역치를 상승시킨다. 실
험적으로 쥐에게 계속적으로 빛을 비추어주면 종양 발달이 강화된다.
  니코틴이나 커피, 홍차를 과다하게 마실 때 일어나는 지방 유동화의 증가도 실험 조
건아래서 암 발생률을 증가시킨다. 많은 발암 물질들이 유전적 손상을 주기 때문만이 
아니라, 대사 장애를 유발하는 효과만으로도 종양 발달에 기여하는 것은 분명하다. 이
러한 사실때문에 필자는 발암성 노화 (carcinogenic aging)라는 개념을 도입하게 되었
다.
  끝으로 종양 자체가 보통의 암친화성에서 일어나는 것과 비슷한 장애를 일으키고 있
다.
  역으로, 시상하부의 활동을 정상화시키고 에너지원으로서 지방 사용을 감소시키는 
것은 모두 암을 예방하는 수단으로 사용될 수 있다. 위에서 기술한 대로, 이것이 바로 
합리적인 식단, 육체 운동의 증가, 항 당뇨 약제, 그리고 펜포르민이 어째서 암 예방
에 좋은 영향을 줄 수 있는가 하는 이유인 것이다.
  질병을 연구할 때 학자들은 질병 발생의 원인, 혹은 병인을 규명하고, 그리고 질병 
발달의 메카니즘을 규명하려고 노력한다. 암은 다양한 요인 (바이러스, 발암성 화학물
질, 물리적 요인, 그리고 호르몬들)에 의해 발생할 수 있다는 사실로부터, 소련의 유
명한 종양학자인 페트로브 (N.N.Petrov)는 암을 다병인성(多病因 : 원인이 여러가지
인) 질병이라고 불렀다. 그러나 만일 이러한 여러가지 서로 다른 요인들이 모두 세포
의 활동에서 똑같은 변화를 일으킨다는 사실을 고려하면, 암은 다병인성이면서 단일발
병성 (monopathogenesis) 질병이라고 말할 수 있을 것이다. 이것은 모든 발암원들이 
세포의 악성 변형이라는 똑같은 메카니즘을 발동시킨다는 것을 의미이다. 즉 원인은 
다양하지만 그로 인해서 나타나는 결과 (암)는 동일하다는 것이다. 단일발병성, 즉 정
상 세포를 암 세포로 변형시키는 최종 메카니즘이 동일하다는 것이 반드시 어떤 경우
이건 이러한 변형이 똑같은 방법과 똑같은 유전자에 의해서 일어난다는 것을 의미하는 
것은 아니다. 이와 반대로 배 발생과정에서는, 다양한 발암 유전자들, 혹은 이러한 맥
락에서는 조직의 발생과 분화를 제어하고 있는 다양한 유전자들이 작동되었다가 폐쇄
된다. 따라서 발생이 끝난 후에 억제되어 있던 이러한 다양한 유전자와 유전자 조합이 
해제되면 서로 다른 방법으로 세포의 악성 변형을 일으킬 수 있는 것이다. 하지만 궁
극적으로는 암 세포의 특성이 비슷하다. 즉 유산을 더 많이 생성하는 능력이 모든 암 
세포에 공통적으로 나타난다. 이것이 세포의 악성 변형 과정이 똑같은 과정으로 일어
나는 단일발병성을 반영한 것이다.
  이러한 요인들에 덧붙여서 암 발생에 기여하거나, 혹은 반대로 암 발생을 막아주는 
조건들도 또한 존재한다. 이러한 조건들이 우연히 발생할 수 있고, 혹은 지속적인 영
향을 끼치기도 한다. 그러므로 암친화성, '암을 좋아함'은 보통의 사랑과 마찬가지로 
지나갈 수도 있고 (만일 암친화성이 스트레스나 과영양으로 생긴 것이라면), 혹은 지
속적일 수도있다 (정상적인 노화나 가속화된 노화가 암친화성의 토대가 된 경우). 처
음 하나의 변형된 세포에서 악성 종양이 발전할 확률이 나이에 따라서 증가되는 정규
적인 '암친화성' 요인 뿐만 아니라, '우연히' 악성 변형을 시작하게 만드는 확률적 요
인도 앞에서 언급한 경우 암 발생에 중요하고, 특히 나이에 따라서 발병률이 증가하는
데 중요하다.
  동시에, 잘 알려진 영국의 종양학자 페토(R. Peto)는 암 발생률이 노화에 따라서 증
가하는 이유를 연구하면서, 서로 배타적인 두 가지 가설을 대비시키고 있다. 그 중 하
나는 발암 물질의 핵심 기능에 관한 가설로 그 자신은 이 가설을 지지하고 있다. 두번
째 가설은 호르몬과 대사와 면역학적인 메카니즘의 역할에 관한 것인데, 그것은 버넷* 
(M.Burnet)등에
의해서 최근에 대체적인 윤곽이 갖추어졌다고 한다.
  ------------------------
 * 버넷에 따르면 흉선에서 세포 분열 횟수가 제한되도록 유전적으로 프로그램되어 있
기 때문에 나타나는 면역세포의 돌연변이 축적과 면역계의 소진이 면역학적인 감시의 
효율성이 노화에 따라서 감소하는 메카니즘의 토대가 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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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사실상 이 두 가설 중 하나를 선택할 필요도 없고, 다른 대안을 찾을 필요도 없다.
 첫번째 경우에는, 외부적 원인들 혹은 악성 변형을 시작하게 하는 원인들을 다루고 
있고, 두번째 경우에는, 이러한 과정이 개시되는데 기여하는 조건들을 강조하고 있다. 
앞의 경우는 또한 무작위적 사건을 (어떤 시간에 일어날 확률이 정해져 있지만) 다루
고 있는 반면에, 후자의 경우는 노화나 대사를 교란하는 다른 원인들의 영향을 받아서 
발달하는 정규적인 현상을 다루고 있는 것이다. 그러므로 이 두 현상이 각각 발암과정
에 참여하는 것을 대비시키거나 혹은 이 둘을 결합하는 것은 부정확한 것이다. 왜냐하
면 암이 발달하는 '원인'과 발달하는 '조건'은 서로 다른 현상이기 때문이다. '암친화
성'의 특징이면서 암 발생률을 증가시키는데 큰 역할을 하는 것이 바로 호르몬과 대사 
전환이다.
  이러한 사실들로 미루어 볼 때 비록 암의 정체를 완전히 밝히지는 못했더라도, 나이
에 따라서 암 발생률이 증가하는 것을 지연시킬 수 있는 가장 현실적인 방법의 하나는 
대사 과정을 정상화시키는 것이며, 이상적으로 말하면 전체적인 항상성을 정상화 시키
는 것이라고 말할 수 있다. 그러나 이 방법에는 커다란 어려움이 놓여 있다. 아무리 
외부 환경을 최적 상태로 유지한다해도 항상성의 교란은 노화과정에서 정규적으로 나
타나는 것이고 (비록 발생률은 서로 다르지만), 그리고 내부와 외부 요인에 의해서 세
포와 조직수준에서 손상이 축적된다. 그래서 노화를 보편적인 질병이라고 부르는 것이
다. 노화는 모든 사람에게 자연스런 현상일 뿐 아니라 모든 정상 질병의 징조가 바로 
노화 속에 내재해 있는 것이다.

@
  제11장 노화 노화는 가장 보편적인 질병이다

  인간은 누구나 늙는다. 노령 자체가 병이다. 그렇다면 병은 치료될 수 있다?
  사람은 단순히 노령 때문에 죽지는 않는다. 사람은 노령으로 인해 생기는 질병으로 
죽는 것이다. 노령 자체가 하나의 질병이다. 더 정확히 말하자면, 항상성의 교란과 무
작위적인 손상의 축적이라는 총체적 현상으로 죽는 것이다.

  대부분의 노인병 학자들은 노화를 질병으로 인정하지 않는다. 이들의 주된 주장은 
노화란 모든 사람에게 나타나는 자연스런 현상이란 것이다. 그들은 특정한 나이가 된 
인간을 모두 '환자'로 취급하는 것이 타당한가고 의문을 제기한다. 그들의 관점에서 
보면, 미성숙한 나이에서 노화가 일어났을 때만 질병으로 간주할 수 있다는 것이다. 
왜냐하면 미성숙 노화라는 것은 정상적인 노화 과정이 교란되어 생기는 것이기 때문이
다. 그러나 이 책에서 견지하고 있는 입장에서 보면, 노화도 하나의 질병이다. 본질적
인 면에서 뿐만 아니라, '질병'의 개념에 대한 특별한 정의에 비추어 볼 때도 노화는 
질병이다.
  다음의 예를 보기로 하자. 노화 과정에서 근육조직과 같은 말초 조직의 포도당 이용
률은 규칙적으로 감소한다. 이것은 쉽게 증명할 수 있다. 우선 나이가 서로 다른 두 
그룹의 피실험자들에게 일정량의 포도당이 용해된 용액을 마시도록 한다. 그러면 포도
당은 시간이 지나면서 흡수 되고, 포도당의 혈중 농도, 즉 혈당량이 증가한다. 실험 
대상자의 나이가 많을수록 혈당량이 높게 나타난다. 이 실험 결과를 엄밀하게 과학적
인 방법으로 해석한다면, 이것은 일종의 당뇨병 증상이라고 할 수 있다. 왜냐하면 에
너지원으로 포도당의 이용이 지연되기 때문이다. 일반적으로 나이에 따라서 포도당 이
용률이 감소하는 것은 의학적 의미에서는 당뇨병이 아닌 것만은 확실하다. 그러나 좀
더 정확히 말하면, 그것은 질병이다. 왜냐하면 항상성의 지속적인 장애는 어떤 것이든 
질병으로 보아야 하기 때문이다.*
  위 실험에서 포도당을 투여한 후에 혈당량이 높은 상태로 정상인 보다 오랫동안 지
속된다는 것은 당뇨병과 마찬가지로 항상성 장애의 한 증상이다.
  ---------------------------
  * 좀더 분명하게 정의를 내린다면, 항상성을 지속적으로 방해하는 것은 어떤 것이든 
곧 질병이라고 해도 무방하다. 왜냐하면 사망 가능성을 증가시키는 병리적, 생리적 과
정이 모두 질병이기 때문이다.
  -------------------------- 
  그러나 노화의 특징인 항상성 장애는 이러한 예에만 국한된 것이 아니다. 노화 과정
에서 감소하는 것은 포도당 이용률 뿐만이 아니다. 인슐린의 방출도 포도당에 반응해
서 증가하는데, 그것은 노화에 따라서 인체의 지방 함량이 증가하는 소위 노화 비만 
(7장)의 기초가 되는 것이다. 계속해서 이러한 전환은 트리글리세리드와 콜레스테롤의 
혈중 농도를 증가시킨다 (좀더 정확히 말하면, 혈액에서 트리글리세리드와 콜레스테롤
을 운반하는 저밀도 및 극저밀도 단백지질의 농도를 증가시킨다). 표4는 건강한 사람
에게서 나타나는 이러한 노화 관련 변화를 특징적으로 보여주는 자료들을 보여주고 있
다. 나이가 들면서, 생식을 조절하는 호르몬인 생식선 자극 호르몬의 혈중 농도가 증
가하는데, 이것은 시상하부적인 변화, 특히 시상하부에서 카테콜라민 신경 매개체 (도
파민과 노르에피네프린)의 농도 감소에 의해서 나타난다. 전체적으로 노화와 관련해서 
에너지, 적응, 그리고 생식 항상성에서 정규적인 전환이 일어난다. 따라서 세 가지 정
상 질병, 즉 비만, 과적응증, 그리고 갱년기가 정도의 차이는 다르지만 각각 나타나게 
되는 것이다. 그렇다고 이것들이 노화와 함께 나타나는 병리학적 현상의 전부는 아니
다.
   우리는 가끔 노인들이 잘 토라지는 것을 볼 수 있다. 노인들은 어린애와 같이 감정
이 여리다. 그래서 조그만 일에도 쉽게 감정이 상한다. 이러한 감정은 조울증 증세로 
나타나기도 한다. 기분 나쁜 감정은 피곤하거나 육체적으로 불편해서 생기는 것이거
나, 혹은 어떤 경우에는 일생동안 축적된 문제가 표출된 것이라고 일반적으로 생각하
기 쉽다. 하지만 문제는 그렇게 간단하지가 않다.
   때로는 젊고 건강한 사람도 뚜렷한 이유도 없이 조울증에 빠지기도 한다. 시상하부
에서 대사 장애가 일어나면 세로토닌과 노르에피네프린과 같은 신경 매개체의 양이 감
소한다는 것이 밝혀지고 있다. 그리고 우리는 심각한 조울증으로 일시적인 무감각 상
태에 빠질 수도 있다. 왜냐하면 시상하부가 항 스트레스 보호작용을 하는 과정에서 신
경 매개체의 사용량이 증가하기 때문이다. 그러나 시상하부에서 이런 신경 매개체들의 
농도가 나이에 따라서 감소되는 것은 갱년기와 직접적으로 연결되어 있다. 갱년기가 
노화의 일부로서 정규적으로 나타나는 현상이라는 사실을 고려한다면, 나이에 따라서 
건강한 정신이 상실되어 가는 것도 인체의 성장 프로그램의 결과, 즉 또 하나의 이미 
'계획된' 정상 질병인 셈이다.
  여기에서 놀랄 것은 없다. 왜냐하면 갱년기나 조울증은 항상성 이탈의 법칙에서 생
긴 두가지 결과이며, 두 가지 경우 모두 시상하부의 민감도 역치가 상승하기 때문에 
생기는 것이기 때문이다. '부신의 스트레스 호르몬' (즉 덱사메타손)의 억제 효과에 
대한 시상하부의 민감도가 감소하여 생긴 조울증도 이러한 현상에 기초해서 진단할 수 
있는 것이다. 덱사메타손을 이용한 검사는 과적응증을 탐지하는 데도 사용된다는 것을 
상기하기 바란다 (4장). 여기서 특이한 것은 없다. 왜냐하면 노화와 관련된 질병들은 
증상이 상호 연결되어 있고 서로 침투해 있는 것이 특징이기 때문이다.
  노화의 주요 질병을 일으키는 변화는 두 부분으로 구성되어 있는 것으로 보인다. 하
나는 시상하부 전환에 의해서 나타는 것으로, 갱년기, 과적응증, 조울증, 그리고 부분
적으로는 고혈압과 노화 비만이 특징적으로 나타난다. 다른 하나는, 대사 장애에 의해
서 생기는 것으로, 타입 II 당뇨병, 대사 면역 저하 (부분적으로는, 자가 면역질병), 
동맥 경화증, 그리고 암친화성이 이 경우에 속한다.
  노화 관련 대사 장애가 발생하는 것은 바로 정규적인 시상하부 전환에 의한 것이다 
(이것은 식욕 조절 장애로 비만이 생기게 되는 경우 확실하게 나타난다).
   그래서 세 가지 기본적인 항상성의 변화에 의해서 특징적으로 나타나며, 현대인의 
주요 사망 원인이 되는 질병이 꼭 세 가지만 있는 것은 아니다. 본질적으로 10가지의 
질병 복합체를 인간의 주요 질병으로 봐야한다. 사실 이러한 질병 복합체는 항상성 이
탈의 법칙을 실현시키는 두가지 방법을 결합하고 있는 것이다. 즉 임신 기간으로부터 
물려받은 첫번째 방법은 질병의 대사적 요소를 형성하고 있고, 그리고 출생후의 성장
과 발육에서 기초 항상성 시스템의 능력을 높여주는 두번째 방법은 정규적인 질병과 
노화의 '시상하부' 부분을 담당하는 것으로 노화 자체가 이러한 질병들의 모든 특징을 
갖게된 것이다.
  사실 10가지 주요 질병 모두를 한 사람에게서 동시에 관찰할 수도 있다. 이러한 질
병 복합체는 일부 암에서 나타나는 경우가 많은데, 과연 10가지 질병들이 정말로 각각 
존재하는 것인지, 아니면 노화라는 하나의 통합적인 질병의 10가지 증상인지 다시 한
번 더 생각해 볼 필요가 있는 것이다. 이 질문에 대답하려면, 노화 자체가 하나의 질
병이라는 것, 더 정확히 말하면, 항성성 질병의 총체라는 것을 명심하고 있어야 한다. 
그래서 노화란 내부 환경의 불변성이 교란된 것이 아니라, 바로 노화 질병을 결정하고 
있는 항상성 이탈의 법칙이 실현된 것이라고 말하는 것이다. 만일 이런 질병들이 인생
의 어떤 특정 기간에 시작되지 않는다면 그것은 정상에서 벗어난 것이다.
   노화와 연결된 질병들은 인체가 완전히 성장을 멈춘 직후부터 시작된다. 왜냐하면 
질병들이 성장의 연속성을 유지시켜 주고 있는 것이기 때문이다(3장). 더 정확히 말하
면, 성장이 끝난 후에 (이것은 자신을 재생할 수 있는 생식 시스템에 대한 준비와 길
이 성장의 종료로 간접적인 판단을 내릴 수가 있다), 인체의 성장을 위해 항상성 이탈
의 법칙을 충족시켜 주던 '동인'(motive force)이 성장 과정에서 하던 것과 똑같이 계
속 작용한다. 가장 전형적인 예를 들어보자. 나이가 20세에서 25세 사이에는 일정량의 
생식선 자극 호르몬이 생산되는데, 이로 인해 여성의 생식계가 성숙하게 된다. 인체는 
이 나이에 최대로 성장하게 된다. 이 시기에 이러한 조절 호르몬의 양을 1로 볼 때 다
음을 비교해보자.
   45세에서 50세 사이 여성의 소변에서 생식선 자극 호르몬이 5배나 높게 검출된다. 
이 나이에 생식선 자극 호르몬이 그렇게 많아야할 생리적 필요가 없다는 것은 분명하
다. 그렇다면 중년 여성에서 생식선 자극 호르몬의 생산이 증가한 것은 젊은 시절에 
성적 성숙을 위해 필요했던 메카니즘이 지속적으로 기능을 발휘한 결과로 볼 수 밖에 
없다.
   그 그 메카니즘이란 것은 바로 여성 호르몬 (에스트로젠)의 억제 효과에 대한 시상
하부의 민감도 역치가 상승하는 것이다. 따라서 25세 이후에 생식선 자극 호르몬의 생
산이 증가되는 것은 여성 호르몬(에스트로겐스)에 대한 시상하부의 민감도 역치가 상
승한 결과다.
   어떤 시스템에서나 자가 조절을 하는데 필요한 요소들 사이의 상호 작용에 대한 양
적 지표들이 변하지 않고 보존되어야 하는 것은 필수적인 일이다. 피드백 메카니즘에 
의해 조절되는 시스템내의 각 요소들간의 상호 작용이 교란되면, 시스템의 활동이 장
애를 받는다.
   생식력의 종료, 즉 갱년기도 이러한 장애의 결과다(5장). 갱년기가 생기는 메카니
즘에 의해서 갱년기는 노화 과정을 나타내 주는 분명한 표시임과 동시에 (왜냐하면 노
화는 항상 피할 수 없는 필연적인 규칙에 따라서 나타나기 때문이다) 일종의 질병이다 
(왜냐하면 그것은 항상성의 지속적인 교란에 의해서 유발되기 때문이다). 다시 말하
면, 갱년기란 정상적인 노화에서 나타나는 정상 질병의 하나이다. 이러한 예를 생각해 
볼 때, 노화를 일으키는 특별한 프로그램은 없다는 것을 알 수 있다. 특정한 나이가 
되면 시작되는 인체의 성장 프로그램이 노화와 노화 질병의 메카니즘으로 변형되는 것
이다. 노화와 특별한 (즉 정상적인) 노화 질병은 이런 면에서 보면 성장 프로그램이 
구체화되는 과정에서 나타나는 일종의 부산물이라 할 수 있다.
   이와같은 내용들을 토대로 살펴볼 때, 종래의 노인병 전문가들의 확고한 주장, 즉 
누구에게나 나타나는 모든 것들은 노화의 자연적인 현상일 뿐 질병은 아니라는 주장은 
전혀 반대로 해석할 수 있다. 즉 누구에게나 일어나는 것은 모두에게 해롭다고 할 수 
있다. 노화를 정상적인 현상으로 보는 사람들은 노화가 점진적인 항상성 장해로 인한 
정상 질병으로 사망할 위험성을 더욱 악화 시킨다는 사실을 암묵적으로 무시하고 있는 
것이다.
그래서 대다수의 사람들은 25세에서 55세까지는 기본적으로 스스로 건강하다고 느낀
다. 하지만 그 사이에 심장 혈관의 동맥경화로 인한 사망률은 거의 100배나 증가한다.
  노화 증상이 조기에 나타난다고 말할 때는 고도의 신경 활동과 관련된 특별한 속성
들을 몇가지 주의해볼 필요가 있다. 오늘날 대부분의 사람들이 나이가 듦에 따라서 신
경 세포의 사망률이 크게 증가한다고 생각하고 있는데, 이러한 견해는 근본적으로 수
정해야만 한다. 신경 세포의 죽음이 가속화되는 곳은 동맥경화의 결과로 혈액 순환이 
방해를 받는 뇌 부분에서 주로 일어난다.
  다시 말해서, 뇌에서 생기는 이러한 변화가 2차적인 병리적 장애를 유발하는 것이
다. 따라서 정신적 능력의 약화는 노화의 필연적인 현상이 아니다. 과학, 역사, 미술, 
철학, 정치학 등에서 뛰어난 재량을 보여준 수많은 사람들의 예를 볼 때, 노년에도 높
은 지성을 빛내고 있음을 알 수 있다.
  일부 심리학자들은 지적인 상태를 나타내는 문제 해결 능력이 노화에 의해서 감소되
지 않는다고 생각하고 있다. 다만 노화에 따른 감정적인 긴장 때문에 문제를 해결하는
데 더 많은 시간이 소비될 뿐이다.    오늘날 평균 수명이 상당히 길어진 것은 노화 
질병에 이르게 되는 신체 상태를 반영한 것임을 주목할 필요가 있다. 그리고 인간의 
합리적 사고 능력은 이미 2000년 전에도 오늘날 수준 만큼이나 발달되어 있었다는 것
은 의심할 여지가 없다. 헤라클리투스, 히포크라테스, 아르키메데스, 피타고라스, 유
클리드, 소크라테스, 플루타르크, 유리피데스, 아리스토텔레스, 그리고 수많은 고대 
사상가들이 현재에도 막대한 영향을 끼치고 있다. 따라서 평균 수명이 길어졌다고 인
간의 지적 능력이 향상되었다는 것을 뜻하는 것은 아니다. 인간의 주요 질병들이 노화 
메카니즘에만 관련되어 있는 것은 아니다. 인체의 복잡한 시스템에서 잘못이 생기면 
젊은이게도 아무때나 무작위적으로 똑같은 질병이 발생할 수 있는 것이다. 게다가 수 
많은 외부 요인들이 10 가지 주요 질병의 어떤 것이나 다 일으킬 수 있다. 그러므로 
어떤 개인에게서 나타나는 노화의 전체적인 그림은 수 많은 외부 요인의 영향 뿐만 아
니라 노화의 내부 요인과 개인의 유전적 특성에 의해서도 좌우되기 때문에 독특한 모
습을 하게 되는 것이다. 이런 문제는 질병의 발생에 대한 다양한 모델을 다룬 부분에
서 논의될 것이다 (12장). 여기서는 다른 가설 혹은 이론들과 필자가 제시하는 노화 
모델을 비교할 것이다.
   먼저 다음 사항을 유의해 보자. 인간을 포함한 고등동물에서 노화 현상은 매우 다
양한 형태로 나타난다. 따라서 노화와 관련된 변화가 생기는 하나의 독특한 혹은 핵심
적인 이유가 있다는 생각은 보통 직감적으로 거부된다. 사실 노화는 모든 세포, 조직, 
기관, 그리고 시스템에 영향을 끼친다. 아마도 노화 과정의 복잡한 특성 때문에 노화
와 사망률과의 상관 관계에 기초가 되는 이러한 현상에 대한 단 하나의 정의가 과학 
문헌에 널리 퍼지게 되었을 것이다. 그것이 바로 곰페츠(B.Gompertz)의 법칙이다. 192
5년에 영국의 과학자 곰페츠는 35세 이후에는 사망률이 나이에 따라 기하급수적으로 
증가하고, 사망률이 8년마다 2배로 증가한다는 것을 발견했다. 따라서 그는 인체의 노
화는 연령의 증가와 더불어 사망률이 증가하는 매우 자연스러운 현상이라고 주장하였
다.
  이 정의 하나만 가지고 많은 생물학자들은 노화와 사망에 대한 이유를 찾으려고 노
력해왔는데, 그것은 정확한 것이 아니다. 곰페츠의 수학적 상관 관계는 살아 있는 사
람 전체, 즉 한 인구 집단에서 발생하는 변화를 반영한 것이다. 이것들은 노화 메카니
즘 자체나 노화 현상에 기초를 둔 구체적인 사건들을 반영한 것이 아니다. 그러므로 
통계적인 사망 곡선 (혹은 생존 곡선)을 분석해서는 노화 자체의 본질에 관한 정보를 
얻을 수 없다. 
   그러나 노화의 본질에 대한 만족스런 정의가 없다고 해서 노화 현상의 기원에 대한 
다양한 가설을 발전시키는데 장애가 되는 것은 아니다. 노화에 관한 개념은 생물체에 
대한 인간의 지식이 발달하고 변함에 따라 수정되어왔다. 자연과학의 발전은 특히 생
물학적이고 인간적인 문제에 관한 관점을 형성하는데 가장 큰 영향을 미쳤다.
   물리학, 특히 역학의 발전으로 자연의 놀라운 질서가 인간앞에 드러났을 때, 인간
은 자연의 아름다움에 경탄하였고, 모든 것은 자연의 질서처럼 이미 결정되어 있거나 
결정될 수 있는 것처럼 보였다. 인간을 포함한 살아있는 생명체의 본질은 비록 복잡한 
것이기는 하지만 하나의 평범한 기계에 불과한 것으로 보이기 시작했다.
   이런 맥락에서 노화라는 것도, 마치 현대의 가장 완벽한 건축물들도 세월이 가면 
부서지거나 닳아 없어지는 것처럼, 인간이라는 복잡한 기계 속에서 '부품'들이 헤지고 
낡아져서 생기는 무질서의 자연적인 결과로 생각되었다. 니키틴 (V.N. Nikitin, 1982)
은 마우파스 (E.Maupas)가 1888년에 '마모' 이론을 제안하였다고 언급하고 있다. 세포
의 단백질 합성기구와 유전자의 복제 과정이 스스로 감쇠된다는 니키틴의 이론은 원칙
적으로 위와 똑같은 현상과 관련된 것이다. 그것은 노화에 따른 변화에 대한 이유를 
밝히고 있는 것은 아니다. 후에, 자연의 에너지에 관한 열역학 지식이 알려지게 되면
서, 이 세계의 비밀이 조금씩 밝혀졌다. '영원히 존재하는 것은 없다'는 명제의 이유
는 분명해졌다. 다시 말해서, 열역학 법칙에 의해서 엔트로피(물질계의 열적 상태를 
나타내는 물리량의 하나)의 증가는 피할 수 없는 것이기 때문에 그 결과 어떤 시스템
도 시간의 제약을 받을 수 밖에 없다. 결국 모든 시스템은 무너지게 되어 있다. 루브
너 (M.Rubner,1908)는 노화의 '에너지' 이론을 제안했는데, 그는 고등 동물의 경우 에
너지 소비율 (대사 지수, Kcal/g/day)과 최대 수명 (년으로 표시)의 곱은 일정하다고 
주장하였다. 이 법칙에 의하면 어째서 작은 동물 (체적 대 표면적의 비율이 상대적으
로 크기 때문에 열손실이 많다)이 큰 동물보다 일찍 죽는지를 설명할 수 있다. 반대로 
같은 크기의 동물이라면 에너지의 소비량이 적을 수록 평균수명이 더 길어진다는 뜻이
다.
  한편, 생물체와 같이 살아있는 시스템은 (열린 시스템 처럼) 외부로부터 에너지를 
공급받고 물질대사를 통해서 열역학 법칙이라는 자연이 설정한 금지 사항을 극복할 수 
있는 능력을 갖고 있다. (바우어의 [이론 생물학], 부다페스트, 1982; 슈뢰딩거의 [생
명이란 무엇인가? 물리학자의 관점에서] ; 로틴의 [노화의 생물학], 1982).
   그러나 만일 이러한 법칙들이 최소한 개체의 종 수명 내에서 깨질 수 있는 것이라
면, 어째서 생명의 존재는 유한한 것일까? 다른 모든 자연 현상으로부터 살아있는 생
명체를 구별해주는 특징들이 서서히 교란되는 특별한 이유들이 몇가지 있다.
   유전 법칙이 밝혀지고, 유전자의 기본 구조가 DNA라는 것도 밝혀지면서 많은 과학
자들은 DNA 구조상에 생긴 손상(소위 돌연변이)이 축적되고, 그것이 점점 세포 분열 
과정이나 세포의 활동 속에서 그대로 재현된다고 생각하기 시작했다. 이것이 노화로 
가는 길이다. 이 경우 인체의 기능은 무질서해져서 생리적인 노화가 일어난다.
   돌연변이 학설은 다음과 같은 내용을 포함하고 있다. 즉 찔라드 (L. Szilard) 의 
우주 방사선과 노화에 관한 가설, 면역학 이론, 단백질 합성에서 일어나는 '파국적 오
류의 축적'에 관한 오르겔 (Orgel)의 이론, 그리고 기타 다른 이론들.
   인체는 살아가는 동안에 생기는 오류 (error)의 축적으로 작동이 흐트러지거나, 혹
은 세균과 바이러스로부터 감정적인 스트레스에 이르는 수 많은 외부 요인의 영향에 
취약해진다. 인간의 죽음은 인간과 생활 환경간의 상호 작용 과정에서 항상 발생하는 
무작위적인 원인들의 총체로 결정되는 것이다.*
-------------------
   * 사망 원인에서 외부 요인의 역할에 대한 비슷한 논의들이 대사 이론에서 논의되
고있다. (스트렐러, [시간, 세포, 노화] 1964; 셀리, [노화의 스트레스 이론], 1976)  
 -------------------
  돌연변이나 오류의 축적은 실제로 노화의 많은 현상들이 나타나는데 매우 중요한 역
할을 한다. 그러나 이러한 것들은 또한 생물의 진화에도 커다란 역할을 한다. 그러므
로 오늘날에는 이러한 과정들을 염두에 두고 노화에 관한 이론들을 연구하고 있는 것
이다. 특히, 과학자들은 어째서 손상된 DNA 구조를 복구할 수 있는 능력을 가지고 있
는 인체가 시간이 지남에 따라 생애의 초기 단계 보다 복구능력이 점점 떨어지는지에 
관심을 가지고 있다.    노화에 대한 '돌연변이 이론'은 물리적 세계에 대한 현대적 
관점과 어느 정도 일치하고 있다. 현대 물리학에서는 많은 것들이 통계적 법칙의 지배
를 받는다고 생각하는 반면에, 결정적론적인 아주 엄격한 질서를 주장하는 고전 역학
은 살아있는 생물체에 적용하기에는 너무 거친 모델인 듯 싶다.*
   -----------------------
  * 프롤키스 (V.V.Frolkis, 1970, 1975)에 의해서 도입된 유전자 조절 개념은 확률론
적 이론과 관련이 있는 것이다. 왜냐하면 그녀가 주장하고 있는 근본적인 변화는 조절 
유전자의 기능 장애에 의해서 나타나는 것이기 때문이다. 그러나 그런 장애의 원인은 
규명되지 않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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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프로그램된' 형태의 노화 이론은 특별한 그룹에서 주장하고 있다. 그중 오늘날 가
장 잘 알려진 것이 소위 '헤이플릭 한계 (Hayflick Limit)'에 근거한 이론인데, 그것
은 생물체는 세포 분열이 가능한 횟수가 종 마다 유전적으로 결정되어있다고 주장하는 
것이다. (이 이론에는 심각한 장애가 있다.
   우선, 이러한 한계가 설정되어 있는 생물체의 내부와 외부의 세포분열에 대한 조건
이 적절한가에 대해서 많은 의문이 제기되고 있다. 특히, 인체에서 일어나는 것과 마
찬가지로 원형질막에 콜레스테롤이 점차로 축적되어 세포 분열 횟수가 제한될 가능성
을 배제할 수 없다.) '프로그램된' 죽음(그리고 노화)의 범주로 잘못 적용시키고 있는 
몇가지 예를 볼 수 있는데, 그런 경우에는 죽음이라는 특정한 목적이 존재한다고 가정
하고 있다. 태평양 연어가 그런 예에 속한다. 태평양 연어의 경우는 오히려 하나의 유
전자가 다양한 활동을 하는 유전자의 다형현상이나, 혹은 성장(재생)과 죽음사이의 연
결 관계를 특징적으로 보여주는 사례로 보는 것이 더 옳을 것이다.
   노화 이론에서 상대적으로 큰 그룹을 차지하고 있는 것은 인체 활동에 대한 전체적
인 평가, 소위 노화 문제에 대한 시스템적 접근 방식에 근거한 것이다. 현대 과학에서 
이런 접근 방법을 사용하고 있는 한 분야가 바로 사이버네틱스, 즉 시스템 (물론 생물
체를 포함해서)에서 일어나는 제어와 통신과 관련된 문제를 다루는 학문분야다. 특별
히 여기서는 신경 내분비 시스템, 즉 복잡한 생물체에 있는 제어 시스템에 대한 구체
적인 자료들이 이론적인 사이버네틱스의 보다 일반적인 결론을 유도하는 기초가 되고 
있는 경우가 많다는 점은 주목할 만하다. 최근의 사이버네틱스 이론은 무엇보다도 제
어와 상호작용의 원리를 고려한 통합 과학의 형태를 취해가고 있다.
  하지만 사이버네틱스의 일반 원리를 단순히 확대하는 것만으로는 노화 메카니즘을 
밝힐 수 없다. 사이버네틱스는 어떻게 시스템이 작동하는 가를 이해하는데 도움이 되
지만 구체적인 자료와 개념이 없이는 사이버네틱스 이론이 정상적인 노화가 진행되는 
과정에서 왜 조절 시스템이 자신의 주된 임무 수행을 멈추는지 설명할 수 없다. 노인
병학에서 생각하고 있는 노화의 '시스템 이론'도 이러한 의문에 대해서 해답을 주지 
못하고 있다.
   우리는 세상의 물리적 본질에 관한 일반 개념들이 노화 과정을 이해하기 위한 접근 
방식을 얼마나 다양화시켰는가를 간단히 검토해 보았다. 지식을 축적해가는 새로운 나
선구조가 이전에 얻어진 지식을 모두 거부하는 것은 아니다. 그러나 일부 학자들 처
럼, 노화 이론이 최소한 100가지는 된다고 주장하는 것은 잘못된 것이다. 아니 더 정
확히 말해서 노화 현상에 관한 100가지 다른 개념이 있다는 주장은 틀린 것이다.
   오랜 역사적 기록에서 찾아 볼 수 있는 이론들의 대다수는 점점 그 중요성을 상실
하고 있다. 오늘날 노화 문제에 대한 접근 방식중에서 그래도 진지하게 고려할 만한 
것은 기본적으로 몇가지 밖에 없다. 이중에서 확률론적인 것과 결정론적인 접근 방식
만이 특히 주목을 받고 있다. 그러나 이러한 일반적인 접근 방식의 그 내용이 최근에 
크게 변했다.
   그러면 나이가 들면서 인체의 세포와 조직속에 손상이 축적되는 것과 관련된 확률
적인 사건의 부류에 속하는 변화들을 먼저 생각해보자. 손상을 주는 이러한 인자들은 
각각의 근원에 따라서 외부 환경에서 오는 인자와 인체내의 내부 과정에서 생기는 인
자로 나눌 수 있다. 근본적으로, 외부 인자에 의한 손상의 축적만은 엄밀한 의미에서 
확률적 사건이다.
이러한 영향을 주는 인자들로는 스트레스, 다양한 형태의 복사 에너지(자외선 포함), 
그리고 화학 물질들(발암 물질 포함)등을 들 수 있다.
  이러한 요인들이 노화의 전체적인 현상에 상당한 기여를 하는 것은 사실이지만, 그
러나 이것들이 노화의 근본 원인은 아니다. 세부적으로 들어가지 않아도 노화의 근본 
원인으로 외부 요인을 관련시키는 주장을 상상하기는 쉽다.
  정말로 인체가 아주 이상적인 외부 조건속에 있어서, 인체가 외부로부터 아무런 손
상도 입지 않고, 오히려 바람직하지 않은 영향으로부터 인체를 보호해주고 있다고 가
정해보자. 이런 이상적인 상황에서는 나이가 들어도 인체의 활력에 아무런 장애도 일
어나지 않을까?
  예를들어 특정한 나이에 생식 기능의 폐쇄와 같은 사건이 일어나지 않을까? 비록 외
부 요인은 갱년기의 진행을 가속화시킬 수 있지만, 스트레스가 없다고해서 갱년기의 
진행을 멈추게 할 수는 없다. 동시에 우리가 노화 속도에 확실히 영향을 줄 수 있는 
외부 요인의 역할에 대해 관심을 가지는 것은 외적인 손상 인자의 작용 방식이 내부 
요인에 의해
손상이 일어나는 메카니즘과 아주 밀접한 관계에 있다는 사실 때문이다.    하지만, 
여기서 중요한 수정을 하지 않으면 않되는 것이 있다. 내적인 손상이 발생했을 때 그
런 일이 '언제, 어디서' (즉 세포안이냐 세포전체냐, 그리고 정확히 언제냐) 발생하는 
지를 정확하게 결정하는 것이 불가능한 경우에만 확률적 사건으로 본다. 그러나 어떤 
내적인 손상 사건은 정규적인 형태로 나타난다. 왜냐하면 '생명체'도 '물질'의 특성을 
벗어날 수 없고, 인체에서 일어나는 화학적 (생화학적) 과정과도 분리될 수 없기 때문
이다. '물질의 특성'을 고려한다면, 비록 살아 있는 시스템이 끊임없이 재생되고, 또
한 '원자는 늙지 않는다' 하더라도, 이미 조직화된 원자의 집합체(즉, 분자들)는 손상
의 축적으로 늙어간다. 이런 종류의 한 예는 대사 부산물의 영향으로 거대한 교원질
(역주1)분자들이 서로 연결되는 것인데, 이것은 특히 주름살 형성의 원인이 되는 것이
다.
  ----------------
  역주1) 교원질 : collagen, 콜라겐, 단백질의 일종으로 결합조직과 뼈의 주 성분이
다.
  ---------------- 
  확실히 생명체의 생화학 반응들은 진화과정에서 계속 진보를 거듭해왔다. 오늘날의 
산업 용어로 표현한다면, 대사의 부산물들을 최대한으로 이용한다는 의미에서 '폐기물 
없는 생산'에 거의 근접하게 되었다. 그러나 여기서 자세히 검토할 수는 없지만, 많은 
이유들 때문에 생화학적 과정들은 전적으로 완벽할 수는 없다. 어느 정도 완벽한 조직
화가 이루어지는 단계에 도달하면, 유전자의 수가 엄청나게 늘어나야만 하고, 생물체 
자체를 보존하는 '에너지 비용'이 쓸데없이 너무 많이 증가하기 때문이다.
  그러므로 진화과정에서 생물체에 필수적인 방어 메카니즘을 창출함과 더불어 유전자
의 다면 발현성 (pleiotropic) 활동 원칙이 '선택'되었다. 즉 복잡한 방어 메카니즘을 
갖추는데 필요한 유전자의 수를 가능한 줄이기 위해서 하나의 유전자가 여러가지의 일
을 하도록 만들었다. 이런 원리에 따라서 처음에는 유익한 역할을 하다가 후에는 해로
운 영향을 줄 수 있는 유전자도 생기게 된 것이다.
  즉 인체의 성장, 발육, 그리고 생식시기에 중요한 역할을 했던 유전자와 그 유전자
에 의해서 통제되는 반응들(과정들)이 나이가 들어서는 바람직하지 않고, 때로는 해로
운 영향들을 주게된 것이다. 물론 성장 시기에도 여러가지 해로운 손상이 나타나기는 
하지만 그것은 번식이라는 큰 목적을 달성하기 위해서 치뤄야하는 작은 댓가로 치부되
었다. 따라서 이러한 것들은 자연선택에 의해서 제거되지 않고 남아서, 우리가 오늘날 
소위 '노화'라 부르는 현상을 초래하게 된 것이다. 이런 현상에 대한 아주 분명하고 
중요한 예를 들 수 있다. 그것은 에너지 과정에서 산소를 이용하는 능력이 진화적으로 
증가하게 된 현상을 분석해보면 나온다. 가장 일반적인 형태로 그 과정을 살펴보자. 
최초의 생명은 지구상에 산소가 없는 환경에서 탄생했다. 그런데 생명체는 진화하는 
과정에서 광합성 능력을 획득하게 되었는데, 바로 이러한 광합성 생명체들의 활발한 
활동에 의해서 지구상에 유리 산소가 등장하게 되었다. 대기중의 산소농도가 1%에 도
달한 것은 약 13억년 전으로, 이 때 에너지 반응에서 산소를 이용하는 방법을 '배운' 
생물체들에게는 스스로 유독한 환경에 놓이게 되었다. 그래서 많은 생명체들이 사라졌
지만, 그래도 상당한 생명체들이 산소가 함유된 대기속에서 살아남았는데, 그것은 그
들이 이미 산소를 이용할 때 발생하는 해로운 반응, 즉 자유기 반응*에 대항하는 방어 
메카니즘을 확립했기 때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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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자유기 (free radicals)는 짝이 없는 전자를 가진 원자나 분자들을 말한다. 짝이 
없는 전자들은 반응력이 극히 크다. 세포속에서 여러 가지 메카니즘에 의해서 자유기
가 생성되지만 가장 많이 생기는 것은 정상적인 대사, 즉 산화반응에서, 그리고 ATP생
성과 관련된 반응에서 불안정한 중간 산물로 생성된다. 자유기들은 세포막을 형성하고 
있는 불포화 지방산을 산화시키다. 이것은 세포 기능을 교란 시키게 되는데, 특히 리
소좀 (lysosome, '가수분해 효소'를 가지고 있음)의 막과 미토콘드리아의 막(에너지 
물질의 산화가 일어나는 곳)에 상처를 주게된다. 노년에 생기는 색소 침착의 주범인 
리포푸신 (lipofuscin)도 지방의 산화와 관련된 것으로 보고 있다. 가장 중요한 것은 
자유기들이 DNA와 단백질에 작용해서 돌연변이를 유발하거나 혹은 노화의 특징인 '봉
쇄된' 유전자의 해제 (10장)나 세포 분화 장애를 일으키는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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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산소가 없던 시기에는 주로 태양 에너지 때문에 생물체에서 자유기가 생성되었는데, 
진화과정에서 보다 효과적인 항 산화 메카니즘 (antioxidant mechanism)을 가지고 있
었던 생물체가 살아남았던 것이다. 이러한 메카니즘들은 이후에 산소와 반응해서 생성
되는 자유기에 대한 보호작용에 사용되었다. 일련의 항 산화 시스템이 진화 과정에서 
출현했다.
   오늘날에는 20여 가지의 시스템과 물질들이 항 산화 활성을 지니고 있는 것으로 알
려져 있는데, 그중에서 특별한 효소인 슈퍼옥사이드 디스뮤타제 (superoxide dismutas
e)가 가장 핵심적인 역할을 한다. (이 효소는 두 개의 슈퍼옥사이드 분자를 산소분자
와 과산화수소로 만든다. 과산화수소는 카탈라제라는 효소에 의해서 물 분자로 전환된
다.)
   생화학적 과정에서 나타나는 해로운 부작용이, 캐틀러 (R.Catler)가 사용하는 용어
에 따르면, 대사형 노화 (metabolic type of aging)의 근원이 된다. 그리고 그는 이에 
대항하는 방어 메카니즘을 노화 방지 메카니즘 (anti-aging mechanism)이라고 명명했
다.
   캐들러에 따르면, 어떤 종의 최대 수명은 다른 모든 조건이 동일하다면 노화 방지 
시스템의 효율성에 따라 좌우된다고 한다. 12종의 영장류에서 슈퍼옥사이드 디스뮤타
제의 활성에 관한 몇가지 흥미로운 자료를 보면 종의 최대 수명이 길수록, 효소의 활
성이 높다는 것을 알 수 있다. 다시 말하면, 산소 이용시 나타나는 해로운 영향에 대
항하는 보호 작용이 효과적일수록, 죽음을 초래하는 노화 관련 변화들이 더 늦게 나타
난다. 결국 만일 다른 모든 조건들이 같다면 노화 방지 메카니즘이 종의 수명을 결정
하는 것이다. 이런 측면에서 한 가지 아주 중요한 상황을 주목해야 한다. '종 수명'이
란 용어는 일반적으로 유전자에 기록된 대로 각 종마다 특징적인 생명의 평균 길이를 
의미한다. 하지만, 어떤 종을 대표하는 개체의 최대 수명은, 외부 요인이 사망원인이 
될 때는 자연 서식지에 있는 그 동물의 사망률과 상관관계가 있다. 이런 형태의 상관 
관계는 특히 조류에 대해서 가장 많이 연구되었다. 그 결과 생물체의 죽음을 결정하는 
내부 메카니즘, 즉 대사형 노화 과정와 노화 방지 과정은 자연적 조건에서 실제 수명
에 의해 결정되는 정도까지 진화한다는 결론을 내리게 되었다. 이런 관점에 볼 때, '
종 수명'이란 용어를 '최대 수명'으로 대치한다 해도 무방할 것이다.
   위에서 설명한 대로, 어떤 보호 체계도 절대적인 보호를 보증할 수는 없다. 왜냐하
면 나이가 들면서 손상의 양과 범위가 커지고, 그 중에서도 유전기구, 특히 DNA의 손
상이 매우 심각하기 때문이다. 비록 이러한 현상이 진화적 변이 생성의 필수적인 조건
인 돌연변이의 기초가 되는 것이라 해도, 돌연변이는 체세포 뿐 아니라 생식 세포의 
경우에도 가능한 최대한으로 제한되어야만 한다. 왜냐하면 생식 세포나 체세포 모두 
돌연변이의 축적은 결국 세포의 죽음을 초래하고 자가면역 질환이 발달하여 생명력의 
변화를 일으키기 때문이다(9장).
  따라서, 유전자의 결함을 치료하기 위해서 DNA를 복구하는 시스템이 있는 것이다. 
이것도 지금까지의 맥락에서 보면 노화 방지 시스템으로 볼 수 있다.
   미국의 방사선 생물 학자인 하트와 세틀로 (R.Hart and R.Setlow)에 의해서 알려진 
바와 같이, 단 수명 종과 장 수명 종 사이의 DNA 복구율이 거의 10배정도 차이가 난
다. 또한 최근에는 최대 수명이 서로 다른 두 종의 가까운 설치류 사이에도 2배 이상
의 차이가 난다는 것이 알려져 있다.    그래서 노화의 대사 과정과 더불어, 노화 방
지 과정 (그리고 메카니즘들)이 존재하고, 작용하고 있는 것이다. 생물체는 자체 내에 
두 가지 과정을 모두 '보유'하고 있다고 말할 수 있다. '노화 방지'라는 개념은 또 다
른 관점에서 매우 중요하다. 우리가 이미 알고 있듯이, 우리는 노화의 다양한 증상 때
문에 노화의 핵심 메카니즘을 찾는데 심리적 부담을 느낀다. 하지만 만일 노화의 다양
한 증세들이, 예를 들어 교원질 분자의 결합과 DNA 손상 (이것은 이차적으로 다양한 
변화를 초래할 수 있다), 노화 방지 메카니즘의 단지 두 가지 요소 (자유기의 제거와 
DNA 복구)가 얼마나 효과적으로 작용하는가에 달려있는 것이라면, 노화의 2차적 (외
부) 증상을 통해서가 아니라 보다 일반적이고, 따라서 좀 더 근원적인 과정을 통해서 
노화 메카니즘을 연구할 수 있는 기반이 생기는 것이다. 결과적으로, 노화의 원인을 
연구하는 범주가 좁아진다.
   하지만 노화의 대사적 원인은 대사 현상에만 제한된 것이 아니다. 또 다른 범주의 
현상이 개별적인 생물체의 발달, 즉 개체 발생과 관련되어 있다.
   순수히 추상적이고 일반화된 개념으로부터 출발하면, 노화를 성장의 연장으로, 즉 
개체 발생의 한 단계로 간주하는 것이 자연스러울 것 같다. 그러나 이런 접근 방법이 
명확함에도 불구하고, 이것은 비판을 면할 수 없다. 왜냐하면 이것은 노화가 (개체 발
생의 일부로서) 바로 인체의 성장으로써 이미 프로그램되어 있다고 보는 것이기 때문
이다.
   한편 만일 자연 선택의 압력을 고려한다면, 노화 프로그램이 존재한다는 데에 동의
할 근거가 없다 (프롤로그 참조). 그러므로 유전자의 활동에서 초기(유익한)와 후기
(해로운) 효과를 결합시키는 아이디어, 즉 하나의 동일한 유전자의 활동이 다형적이고 
복합적이라는 아이디어를 위에서 검토한 것과 같이 대사형 노화 뿐 아니라 성장 메카
니즘과 관련된 노화를 해명하는데 적용하였다.
   성장 메카니즘을 설명할 때 일반적으로 제시하는 주요 실험 결과들은 식사의 칼로
리를 제한하면 성적 성숙이 지연되고 (성장 지연), 그것은 결국 노화의 지연과 연결되
어, 최대 수명을 증가시킨다는 것을 보여주는 자료와 관련된 것이다. 그러나 그러한 
실험 역시 비판을 면할 수 없다.
   왜냐하면 식사의 칼로리를 제한하는 다이어트는 성장기가 끝난 후에 시작해도 (생
쥐의 경우 1살 이후) 긍정적인 효과를 나타내기 때문이다. 이런 현상을 고려한다면, 
노화에 대해서 다이어트가 어떠한 영향을 주는가를 구별해내는 것은 불가능하다. 그러
나 서로 다른 종을 비교한 자료도 역시 같은 종에서 성장 기간과 성적 성숙 기간이 짧
을수록 최대 수명이 짧아지고, 그리고 그 반대로 성장 기간이 길어지고 성적 성숙도 
지연될 수록 최대 수명은 길어진다는 것을 암시하고 있다. 그런데 특이한 것은 인간이 
모든 포유동물 중에서 성적 성숙과 최대 수명이 가장 길다는 것이다.
   그러므로 비록 성장률과 노화율 사이의 연결관계가 아직 불투명 하지만 (아래 참
조), 노화의 두 가지 기본적인 메카니즘은 현재 윤곽이 나타나고 있다. 즉 첫째는 물
질 대사 메카니즘이고, 둘째는 인체의 성장 메카니즘과 연관된 것이다.*
  -------------------
  * 우리는 다시 한번 이런 접근 방식이 유익하다는 것을 강조한다. 그러면 우리는 다
음과 같은 현상들이 개별적으로 분리된 (노화 이론) 것이 아닌 것으로 생각할 수 있
다. 즉 단백질 거대 분자의 결합이나, 체세포 돌연변이 (특히 면역시스템에 있는 세포
의 돌연변이), 단백질(효소) 합성에서 파멸적인 오류의 축적, 손상의 축적으로 인한 
세포사, 그리고 자유기 반응 등등.
  -------------------- 
   다시 말해서 커틀러에 따르면, 노화란 인체의 대사, 성장, 그리고 분화의 부산물이
라 할 수 있다. 커틀러는 이런 시스템에 한가지 성분, 즉 노화 방지 과정을 추가로 도
입하고 있다. 하지만 '노화와 노화 방지'과정은 이런 성분들에만 국한된 것이 아니다. 
다음과 같은 것을 고려하면 이러한 그림속에 또 한가지 성분을 추가해야한다.
   대사, 노화, 그리고 기능에 대한 지표들이 인간을 포함한 모든 포유동물에서 상당
히 일치하고 있다. 특히 고등 영장류에서는 더욱 일치하고 있다. 예를 들면, 인간과 
침팬지의 단백질은 99%가 동일하다. 그런데 침팬지의 최대 수명은 인간의 반밖에 안된
다. 고등동물에서는 대사와 성장과 관련된 이러한 현상의 일차적인 메카니즘 뿐 아니
라 노화의 이차적 증상도 일치하고 있다. 이런 자료를 비교해 보면서 커틀러는 노화의 
일반적인 시스템에는 4번째 성분이 있다는 결론을 내리고 있다. 즉, '장수' (longevit
y)라는 성분이다.
고고학적 자료를 포함해서 수많은 자료를 근거한 그의 주장은 동물 세계, 특히 영장류
와 인간의 진화와 관련된 예를 기초로 한 것이다. 진화과정을 살펴보면 최대 수명이 
점점 증가하고 있다는 사실을 관찰할 수 있는데, 6천만년의 영장류 진화 과정을 추적
해보면 그런 사실을 알 수 있다. 이러한 지표의 변화율은 150만년전 현대 인류의 선조
에서 매우 높고, 약 10만년 전에는 예외적으로 높게 나타난다 (10만년동안 14년이 증
가했다).
   그런데 최대 수명이 연장되는 과정이 완전히 정지되었다. 수명이 급격히 증가한 10
만년 동안 유용한 (적응적인) 돌연변이의 수는 약160에서 250개 (인간은 대략 40,000
개의 유전자를 갖고 있다)정도 일어난 것으로 계산되고 있다. 만일 이렇게 적은 수의 
돌연변이가 그처럼 커다란 수명 연장을 가져왔다면, 이런 돌연변이들은 조절 유전자 
시스템에서 일어났을 것이라는 결론은 아주 당연한 것이다. 다른 말로 하자면, 반응 
과정의 효율성과 속도가 변했는데, 그것은 새로운 특성을 추가하는 구조가 생겼기 때
문이 아니라, 단지 그러한 과정을 조절하고 통제하는 시스템이 변했기 때문에 생긴 결
과이다. 즉 구조를 담당하고 있는 유전자가 아니라, 조절 기능을 가진 유전자의 변화
로 일어난 결과라는 것이다.
  비록 수명 연장이라는 변화의 외부 지표는 일부 결정할 수 있다해도, 실제로 그러한 
과정이 어떻게 구성되어 있는지는 불분명하다. 무엇보다, 일련의 상호 관련된 근연종 
내에서, 특히 영장류에서, 신체와 뇌의 크기(이 두 요인은 서로 독립적으로 영향을 미
친다)가 클수록 최대 수명이 더 길다. 두 파라메타 사이의 관계는 간단한 수학적 관계
식으로 나타낼 수 있는데, 수학적 공식에 의한 예상치와 관찰된 최대 수명이 아주 잘 
일치한다.    1965년에 이미, 색커 (G.Sacher)는 장수 지표가 뇌의 질량에 의존하고 
있다는 것은 항상성 시스템의 향상을 나타낸 것으로 이해할 수 있다고 가정하였다. 그
러나 이런 가정은 보통 난관에 부딪치게 되는데, 그것은 원숭이나 인간에 비해 쥐의 
항상성 조절이 덜 효과적이라는 증거가 없다는 것이다. (이 문제는 좀 더 폭넓은 접근
을 필요로한다. 예를 들어, 하나의 종으로서 쥐는 적응성이 매우 높은 동물로, 아마도 
아주 혹독한 상황에서도 생존할 수 있겠지만, 날카로운 소리나 '정지한 자세'와 같은 
스트레스 상태에서 실험해보면 매우 심각한 장애를 나타낸다.)
   커틀러의 노화이론에서는 그림과 같이 4개의 성분이 2개의 군 A와 B를 형성하고 있
다고 본다. 이러한 도식은 포유동물에서 가장 잘 맞는다.
   B-3의 성분이 바로 필자가 오랫동안 연구해 온 노화의 개체 발생 모델과 대응되는 
것이다.* 하지만 많은 면에서 단지 일치하는 것처럼 보일 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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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노화와 노화 관련 질병에 대한 '개체 발생 모델'이라는 용어는 1983년 필자의 책 
[항상성 이탈의 법칙과 노화 질병]에서 편집자 제안으로 처음으로 사용하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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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첫째, 개체 발생 모델은 성장 프로그램을 노화 메카니즘으로 변형시키는 메카니즘 
자체를 생각하는 반면에 (4장에서 6장 참조), 현대의 노인병학적 개념에서는 (과거의 
관점은 언급할 필요가 없다) 구체적 메카니즘이 고려 대상에서 빠져있다.
   둘째, 노화의 개체 발생 모델로부터 정규성 (규칙성)을 직접적으로 도출할 수 있
다. 이러한 정규성은 특정한 질병들의 발생을 결정하는데, 이것들이 성장과 노화 메카
니즘과 관련된 인간의 주요 질병 (비감염성) 그룹을 형성하고 있다. 하지만 현대 노인
병 이론에서 다루고 있는 메카니즘들은 이런 그룹의 많은 질병들 (예를 들어 노화와 
관련된 조울증이나 갱년기)이 그렇게 관련되어 있다는 것을 직접적으로 밝혀주지 못하
고 있다.
   끝으로, 개체 발생 모델은 B군의 2가지 성분을 하나로 결합시켜서, 노화와 노화 방
지라는 하나의 메카니즘으로 통일할 수 있다. 그럼 먼저 이런 문제를 개체 발생 메카
니즘, 그리고 다음으로 계통발생에 적용시켜 살펴보기로 하자.
   각 개인의 수명은 큰 차이를 보이고 또한 나이에 따른 사망 지표는 정규적인 지수
적 증가를 보인다 (그림 6 참조). 개체 발생 모델의 측면에서, 이러한 다양성은 성장, 
노화, 그리고 노화 질병의 발생 비율이 서로 다르기 때문에 나타나는 것이고, 이 모든 
현상은 조절 (주로 시상하부) 변화에 크게 좌우되는 것이다. 이것을 증명할 수 있는 
예들을 몇 가지 분석해 보자.    어린 시절에 열량을 과다 섭취해서 비만이 된 사람의 
경우 (표 5의 항목 3)를 생각해 보자. 알다시피 이로 인해 성장 속도가 가속화될 것이
다(14장). 생식 기능이 일찍 발달하는 것이 바로 성장 속도가 가속되었다는 것을 나타
내는 것이다 (마찬가지로 동물도 과식을 하게되면 성적 성숙이 매우 빨라진다).
   성적 성숙 메카니즘이 시상하부 역치의 상승과 관련되어 있다는 사실 때문에 (5장)
, 이런 상황에서는 시상하부의 전환 속도가 증가할 것이라는 결론이 나오는 것이다.
   따라서 개체발생 개념에서 생각하면 노화 (그리고 노화 질병들)의 특징적인 현상들
은 성장 메카니즘의 직접적인 연장으로 나타나는 것으로 볼 수 있다. 이런 관점에서 
초기 개체발생 과정에서 시상하부의 변화가 보다 빨리 일어날 때, 즉 성적 성숙이 가
속화될 때, 어째서 노화와 관련된 병리적 현상이 가속화되고, 결국 수명 단축이 일어
나는 가를 설명할 수 있다. 그러므로 개인의 장수여부는 조절 시스템의 상태에 의해서 
좌우되는 것이다. 또한 생식 기간 이전에 열량을 제한하는 다이어트를 할 경우 그 반
대의 변화가 생긴다. 한 가지 경우를 더 살펴보자. 쥐에 대한 실험으로부터 알 수 있
듯이, 생식 기간 이전에 조명을 과다하게 주면 성적 성숙이 가속화되고, 이런 조건에
서는 정말로 시상하부의 역치가 상승한다는 것이 실험적으로 밝혀졌다. 즉 시상하부의 
변화 속도가 증가한다. 따라서 노화 질병, 특히 암의 발생률이 일찍부터 증가한다. 또
한 성적 성숙이 일어나는 기간에 과도하게 조명을 주면, 노화로 인한 생식력의 폐쇄가 
조기에 나타난다 (이것은 또한 시상하부 변화를 가속화시키고 성 호르몬에 대한 시상
하부의 민감도 역치를 상승시킨다). 그래서 하나의 동일한 영향 (과도한 빛)이 생식 
기능을 조기에 작동시키고 조기에 폐쇄시키게 된다.    이와 같은 예를 통해서 우리는 
총 수명에 대한 생식전 기간 (prereproductive period, PP) 사이의 관계는 똑같은 조
절 과정에 의해 각 개인의 개체 발생에서 결정되며, 시상하부 전환이 일어나는 속도 
(항상성 이탈의 법칙이 발현되는 속도, 3장)가 이런 과정의 핵심 요소라는 것을 알게
된다.
   그러면 이러한 기준을 다양한 종, 즉 계통발생*적인 면에서 최대 수명(maximal lif
espan, ML)에 대한 생식전 기간 (PP, 혹은 성장 기간)의 비율이 일정하다는 것을 설명
하는데 적용할 수 있는지를 검토해 보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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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계통발생 (phylogenesis)-종의 발달에 대한 진화사 (또는 진화적 의존성).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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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인간의 ML:PP 비율은 대략 5:1 (= 5), 즉 100년과 20년이다. 다시 말하면 인간의 최
대 수명은 100년이고 성적 성숙을 완성하는데 까지의 기간은 20년 이라는 의미다. 이 
지표가 다른 종에서도 반드시 5일 필요는 없지만, 개체발생의 두 기간 사이에는 규칙
적인 상관 관계가 있다는 것이 특징적이다. 그렇기 때문에 자연 선택의 요구라는 관점
에서 주어진 현상을 평가해야한다. 이런 평가는 매우 중요하다. 그렇게 하면 대사형 
노화와 조절형 노화의 영향을 구별할 수 있다. 이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서 시상하부적 
변화의 속도 차이를 개체 발생과 계통 발생적인 측면에서 고려해보자. 개체발생적 측
면에서 이런 기준이 하는 역할을 밝히기 위해서는 각 개인의 생존 기간 동안 일어나는 
변화를 관찰하는 것으로 충분할 것이다. 즉 쥐에 대한 제한 급식 실험에서 성장률과 
노화율 사이의 상관 관계를 결정하면 된다. 반대로 계통발생적인 면에서 이러한 기준
이 하는 역할을 밝히기 위해서는 자연 선택의 기준을 적용해야하기 때문에 여러 세대
에 걸친 경과 과정을 평가해야만 한다. 이제 노화의 대사적 메카니즘과 개체발생적 메
카니즘이라는 개념에 각각 적용될 수 있는 두 가지 경우를 분석해보자.
  첫번째 경우는 외부 요인으로 인해 동물의 사망률이 증가하고, 그 결과로 전체 표본 
집단의 실질적인 수명이 감소한 경우다. 자연 선택은 항상 종이 생존하는 방향으로 작
용하기 때문에, 생식전 기간이 감소한 집단, 즉 성적 성숙의 속도가 빠른 표본 집단은 
비록 실질적인 수명은 감소한다해도 더 많은 수의 자손을 남길 확률이 높기 때문에 유
리하다. 하지만 만일 수명이 대사형 노화에 의해서 좌우된다면, 최대 수명이 감소되는 
것을 알 수 있다. 왜냐하면 외부 요인으로 실질 수명이 감소한다면 대사적 노화 방지
는 아무런 이득도 주지 못해서 선택 요인 (선택이 작용하는 요인)이 될 수 없기 때문
이다. 결국 ML:PP 값이 보존된다. 그래서 이 경우에는 대사형 노화라는 아이디어는 계
통발생에서
일어나는 사건의 실제 상태와 일치한다. 노화의 개체 발생적 메카니즘은 이런 기준과 
깊은 관련이 있다. 여기에서 보는 바와 같이, 자연 선택은 역치의 증가 속도가 큰 표
본을 '골라내는' 방향으로 작용하고 (왜냐하면 생식 기능이 일찍 개시되면 수명이 단
축될 때 자손을 남길 확률이 높기 때문이다), 그리고 역치의 증가 속도가 더 높아지
면, 최대 수명 값은 감소하게되고 ('정상 질병'의 좀 더 급속한 발달로 인해서), 결과
적으로 ML:PP의 비가 보존된다. 그러나 두번째 경우를 분석해보자. 즉 상황이 종의 생
존에 바람직해서 결과적으로 실제 수명이 증가하는 경우, 개체발생 모델을 기초로 분
석해 보면 ML:PP 비율의 값이 보존되는 것을 보여주는 반면에, 대사형 노화의 기초를 
형성하고 있는 원리들은 주어진 필요 조건과 일치하지 않는다. 사실 생활 조건이 바람
직해서 외부 요인으로 의한 사망이 늦게 나타난다면 (즉, 실제 수명이 증가하는 상황)
, 대사형 노화 방지가 선택의 기준이 된다.
노화 현상이 늦게 일어날수록 더 많은 자손을 남길 확률이 높아진다. 하지만 이런 경
우에 대사 과정에 영향을 끼치는 메카니즘은 생식전 기간을 연장시켜서는 안된다. 보
다 살기 좋은 조건아래서는 조기에 성적 성숙을 하는 것이 자손의 숫자를 증가시킬 수 
있는 가능성을 높여주기 때문에 더욱 유리해진다.* 결과적으로 ML:PP 비율은 증가하는 
방향으로 전환된다. 그러나 ML:PP 비율이 각 종마다 안정되어 있다는 사실은 두번째 
상황에서 이러한 안정성의 기원이 대사형 노화와 노화 방지 현상에 근거를 두고 있다
는 것은 불가능하다는 것을 말해주는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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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대사형 노화 (그리고 이에 상응하는 노화 방지)가 조절형 (개체발생적) 노화가 나
타나는 속도에 영향을 준다고 가정하는 것으로 더 이상 복잡한 메카니즘은 여기서 고
려하지 않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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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다른 한편으로는, 개체발생적 노화 메카니즘은 다음에 설명되는 것과 같이 후자의 
기준과 일치하고 있다. 시상하부 역치의 증가 속도가 보다 느려서 수명이 길어지고 자
손을 더 많이 남길 수 있는 잠재력도 높은 그런 표본집단은 바람직한 환경에서, 즉 실
제 수명이 길어지는 경우에 유리하다. 따라서 이런 기준은 선택의 대상이 된다. 그러
나 수명 연장은 생식전 기간
시상하부 역치의 증가율이 감소하는 것과 자동적으로 결합되어 있다. 왜냐하면 두 가
지 파라메타 모두가 전체적으로는 하나의 동일한 현상을 대표하는 것이기 때문이다. 
그러므로 비록 성적 성숙의 지연이 부정적인 것을 암시하는 것이지만, 만일 그것이 번
식 잠재력 (비선택적 잠재력)을 감소시킨다면, 그것은 필연적으로 노화의 조절 메카니
즘을 따르게 된다. 결과적으로 ML:PP 비율의 값은 같거나 감소된다. 그래서 이런 상황
에서 실질 수명의 증가는 성적 성숙의 지연에도 불구하고 자손의 수를 증가시킨다. 적
어도 지난 6천만년의 영장류 진화 과정에서 ML이 연장되어 왔다는 사실은 여러 가지 
자료를 통해 알 수 있다. 앞서 말한 바와 같이, 인간의 경우 이런 지표는 특히 지난 1
0만년 동안 가장 두드러지게 증가했다. 이런 견지에서, 다음과 같은 결론은 아주 흥미
롭다. 즉 ML:PP 비율이 5라는 것은
표유류에서는 최소치다. 이런 자료는 ML의 증가가 성장률의 감소와 관련되어 있다는 
것을 말해주는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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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예를 들어 인간의 최대 수명은 인간과 가장 가까운 침팬지보다 두 배이상 높지만, 
성장 과정의 모든 단계를 비교해 보면 인간이 침팬지보다 훨씬 더 '어린'특징을 가지
고 있는 것으로 알려져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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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이런 현상을 '유형 성숙(neoteny)'이라 부르는데, 이 말은 어린시절이 연장된다는 
의미를 가지고 있다. 이런 형상이 ML의 증가와 결합될 때는 조절형 (계통발생적) 노화
에 의한 선택과는 일치하지만 대사형 노화와는 일치하지 않는다.
   그러면 위에서 설명한 것을 기초로 노화 이론을 평가해 보자. 만일 우리가 가장 최
근의 노인병 이론을 대표하는 도표를 다시 살펴본다면 (혹은 다른 이론의 경험을 미리 
검토한 가장 최근의 것), 다음과 같은 결론을 도출할 수 있다.
   첫째, A 군 (대사형 노화)과 B 군(조절형 노화)의 중요성을 비교할 때, 두 가지 형
태의 과정이 모두 존재함에도 불구하고, 조절형 노화가 훨씬 많은 상황에서 자연 선택
에 의해 통제되고, 따라서 진화적으로 훨씬 중요하다 (왜냐하면 영장류의 진화는 최대 
수명을 증가시키는 방향을 지향하기 때문이다). 따라서 이 그림에서 B항이 가장 중요
하다.
   둘째, B 군을 함께 놓고 볼 때, 독립된 종속 항목 B-4, 즉 장수 메카니즘 (혹은 조
절형 노화 방지)을 반드시 넣어야 한다. 개체발생 모델에 따르면, 노화와 노화 방지의 
조절 메카니즘은 개체 발생과 개통 발생에서 똑같은 방식으로 발현된다. 즉 하나의 동
일한 과정 (성장과 노화 기간에 공통적인 과정)의 감속과 가속에 따라서, 항상성 이탈
의 법칙이 나타나는 것이다.
   이 과정의 핵심 요소는 생식, 에너지, 그리고 적응 항상성 시스템에서 항상성에 대
한 조절 신호에 대한 시상하부의 민간도 변화이다. 커틀러는 1976년에 처음으로 그의 
이론을 일반화시키면서 아인슈타인의 다음과 같은 말을 인용하였다. "이론은 그 전제
가 단순할수록, 관련된 대상의 유형이 다양할수록, 그리고 적용 범위가 넓을수록 더욱 
인상적이다."    개체발생적 메카니즘을 생각하면서 최대의 단순성을 갖는 최대의 보
편적인 기준을 찾는다면, 노화 이론의 그림은 다음과 같을 것이다. 셋째, 개체발생적 
메카니즘에서는 A 군 과 B 군 사이에 관련성이 있다는 것을 알 수 있다. 이것은 대사 
군과 조절 군이 독립적으로 공존하는 4가지 성분의 도식과는 다른 것이다. 이런 관계
의 원리를 설명하기 위해서 다시 한번 살펴보자.
  에스트로겐 (여성호르몬)을 한번만 주사해도 성적으로 미성숙한 동물의 성적 성숙을 
가속화시킬 수 있다는 것은 잘 알려진 사실이다. 여러 가지 설명중에서, 그런 효과가 
나타나는 원인에 대한 다음과 같은 해석은 상당히 그럴듯하다.
  에스트로겐은 시상하부에서 주로 도파민이라는 신경 매개체의 합성을 강화시킨다. 
도파민의 합성과 전환 과정에서 (즉, 카테콜라민의 대사 전환에서와 같이) 자유기 반
응이 나타난다는 것은 오늘날 잘 알려져 있다. 이런 경우 시상하부 성 중추의 세포가 
손상 (혹은 활성화)되는데 이것이 성 중추의 민감도 역치를 상승시켜서 성적 성숙을 
가속화시키는 것으로 나타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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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이런 현상이 실제로 일어난다는 증거는 선천적으로 난소가 결핍된 소녀에게 에스
트로겐을 투입하면 에스트로겐에 대한 시상하부의 민감도 역치가 상승한다는 실험 자
료로부터 얻을 수 있다. 이러한 현상 역시
미국의 신경생리학자인 핀치 (Finch, C)가 1976년에 제안한 '노화의 증폭 메카니즘'에 
잘들어 맞는다. 그와 공동 연구자들은 나중에 (1983) 실험 동물에서 에스트로겐을 제
거하면 나이에 따른 시상하부의 전환이 늦게 발달한다는 것을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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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성적 성숙이 과영양의 영향으로 가속화될 때, 비슷한 메카니즘이 관여할 수 있다. 
왜냐하면 에너지 생산이 크고 대사 기능이 강화될 수록, 자유기의 '생성'량도 많아지
기 때문이다. 루브너 (M.Rubner) 상수 (위 참조)를 이런 관점에서 해석 할 수 있다. 
즉 에너지 과정이 노화의 대사적 성분과 조절적 성분에 영향을 주기 때문에 열량 소모
가 수명과 관련되어 있다. 그래서, 성장에 대한 확률론적 메카니즘과 결정론적 메카니
즘 사이의 연합이 존재한다는 것을 대략 짐작할 수 있다. 따라서 개체발생 모델의 한
계내에서 노화의 전체 모습을 규정하는 것이 가능하다. 이것이 생물 의학에서 통합을 
향해 나아가는데 필수적 단계이다. 뿐만 아니라, 외부의 바람직하지 않은 요인들에 대
한 적응은 집단의
사망률 지표에 영향을 주는데, 그것은 조절 신호에 대한 시상하부의 민감도 역치 변화
로 나타난다. 이러한 변화는 어린 동물과 늙은 동물에서 질병과 스트레스에 대한 취약
성을 크게 좌우한다. 크리스티안 (J. Christian)의 연구로부터 잘 알려진 예를 검토해 
보자.
   집단의 밀도가 출생률의 증가로 어떤 수치 이상되면, 주요 스트레스 호르몬인 코르
티코트로핀과 코르티코스테론(corticosterone)의 분비가 증가한다. 한편, 이런 호르몬
들은 면역력을 감소시키기 때문에 세균 감염과 기생충 질병으로 인한 사망률을 증가시
킨다. 반면에, 생식 기능은 시상하부의 성 중추에 대한 부신피질 자극호르몬 (ACTH)의 
영향으로 지연된다. 억제에 대한 성 중추의 민감도 수준 뿐만 아니라 스트레스 호르몬
의 농도 상승의 정도와 기간은 집단 스트레스를 받고 있는 동물의 나이에 의해서 결정
된다. 늙은 동물은 과적응증 (4장)의 기초가 되는 억제에 대한 저항성을 갖고 있기 때
문에 스트레스 상태가 더 오랫동안 지속된다. 반면에 젊은 동물은 비록 생식 능력은 
훨씬 더 심각하게 억압되지만 억제에 대한 민감도가 더 크기 때문에 스트레스 상태가 
훨씬 짧아진다.
  결과적으로 젊은 동물은 생식을 덜하고, 늙은 동물은 더 많이 죽게 된다. 그러나 다
시 바람직한 조건이 생기기 시작하면 집단의 생식 잠재력이 젊은 동물속에 보존되어 
있기 때문에 집단의 크기가 최적상태로 회복된다. 노화와 노화 방지의 대사 과정이 그
런식의 적응 가능성을 주지않는 다는 것은 명확하다.
   그래서 성장과 노화의 개체 발생적 메카니즘의 개념으로부터 더 나아가면 다음과 
같은 결론이 자연스럽게 나온다. 한 개체의 조절형 노화의 속도와 비슷한 생리적 특성
을 갖는 각 종(포유류에서)의 최대 수명을 동시에 결정하는 한가지 요인은 바로 항상
성 이탈의 법칙이 나타나는 속도, 혹은 거의 똑같은 것이지만 시상하부의 변화 속도이
다.
  이런 관점에서 보면, 개체발생 모델의 계통발생적 측면의 타당성을 평가할 수 있는 
결정적인 실험을 제시할 수 있다. 만일 모델이 정확하다면, 그 실험은 종의 최대 수명
과 시상하부 역치의 변화 속도간에 반비례 관계가 있다는 것을 증명해야만한다. 다시 
말해서, 시상하부 역치의 변화 속도가 클수록, 종의 최대 수명은 줄어든다.
  노화의 문제에 개체발생 모델을 적용하는 한, 특별한 것은 없다. 일반적인 생각으로
부터 일부 과학자들은 노화를 개체 발생의 일부로 상상하고 있고, 그리고 성장과 노화
의 상호 의존성을 시상하부 메카니즘으로 설명함으로써 개체발생 모델의 신기함이 이
런 관계속에서 드러나는 것이다. 그러나 성장 프로그램의 부산물이 노화일 뿐만 아니
라 인간 (그리고 고등동물)의 주요 질병이라는 사실은 전통적인 노인병학의 틀속에서
는 발견할 수 없다.
  노화와 특정한 질병군 사이의 연계성에 대해서 상반된 의견이 존재하는 것을 이해하
기 위해서는 좀 더 일반적인 질문에 대답해야 한다. 즉 도대체 무엇이 질병의 원인인
가? 이 문제는 다음 장에서 검토될 것이다. 
@   제12장 질병 발생의 모델 인간은 누구나 질병의 씨를 기르고 있다
   다음 수수께끼는 꼭 풀어야 한다.
  왜 노화 과정에서는 아주 특별한 질병들이 엄밀한 규칙성을 가지고 나타나는 것인가
?
  질병이 발생할 수밖에 없는 규칙적인 원인이 존재하는 이유는 무엇인가?
  질병이 발생하는 메카니즘을 밝히지 않고는 인간의 최대 수명을 연장하고자하는 인
류의 꿈은 실현될 수 없을 것이다.

  비슷한 것끼리 그룹을 만들고 분류하는 작업은 모든 과학에서 줄기차게 계속되는 것
이고 의학도 예외는 아니다. 의학이 발전해온 단계 마다 질병을 분류하는 다양한 원칙
들을 적용해 왔다. (1)질병의 발생 위치에 따라, (2)병리적 과정이 나타나는 증상에 
따라, (3)발병 원인에 따라, (4)질병의 진전 메카니즘에 따라 질병을 분류해 왔던 것
이다.
  첫번째 원칙에 해당되는 질병으로는 동맥경화증 (동맥의 질병), 당뇨병 (췌장의 질
병), 결핵 (폐의 질병) 등이 있다. 발병 위치에 따른 질병의 분류는 병의 본질을 밝히
는 데는 별로 도움이 되지 않지만 현대 의학이 분야별로 전문화되는데 음으로 양으로 
공헌해왔다. 따라서 각 방면의 전문가들이 나타나게 되었다. 즉 심장 전문의 (심장과 
혈관), 폐 전문의 (폐), 위장 전문의 (소화관), 간 전문의 (간), 신장 전문의 (신장), 
비뇨기 전문의, 내분비 전문의 (내분비선) 등으로 세분화되었다. 질병을 증상에 따라
서 분류하는 두번째 원칙은 질병을 염증성, 퇴행성, 그리고 종양성 질병의 세 가지 주
요 유형으로 분류한다. 간에서 발생하는 질병중 위의 세가지 부류에 속하는 질병을 예
로 든다면 각각 간염, 간 경변증, 그리고 간 암을 들 수 있다. 특히 질병 발달의 메카
니즘, 즉 병인론을 알 수 있는 경우에는 이러한 분류가 상당히 합리적이다. 예를 들어
서 간염, 류마치성 심장염, 홍체염과 같은 여러가지 염증들은 항 염증 호르몬 처방이
라는 똑같은 의학적 방법으로 치료되는 경우가 많다. 그러나 첫번째 뿐 아니라 두번째
의 질병 분류 원칙도 질병의 '발병 원인'을 밝혀주지는 것은 아니며, 의학적 처치나 
예방법을 마련하는데 심각한 한계가 있다.   그러므로 질병 분류의 세번째 방법 즉, 
발병 원인을 기초로 분류하는 것이 매우 중요하며, 다른 두 가지 방법에 필수적인 참
고가 된다. 다른 접근 방법들이 질병이 나타나는 '장소'와 '방법'에 대한 해답을 주는 
것이라면, 세번째 접근 방법은 '왜' 질병이 나타나는지를 알아내려는 것이고, 결과적
으로 질병의 발달을 '어떻게' 막을 수 있는가를 찾아내기 위한 것이다. 그것은 질병 
분류에 있어서 병인론적 접근 방법 (etiological approach, etio는 '원인'을 의미한
다)에 해당한다. 프롤로그에서 설명한 대로, 자연과학이 발달하면서, 생물 의학도 발
달하게 되었고, 그러자 질병의 새로운 원인들이 드러나기 시작했다. 하지만 언뜻 보기
에는 길고 힘든 노력의 결과로는 좀 낯설어 보일지 모르지만, 지금까지 얻을 수 있는 
자료들을 현상에 따라서 단지 두 가지 소그룹, 즉 외부적인 원인으로 질병의 생태적 
원인과 내부적인 원인으로 생기는 질병의 유전적 원인으로 나눌 수 있다.
  사실상 알려져 있는 모든 질병은 인체의 외부에 있는 요인들, 즉 육체적 외상, 세
균, 바이러스, 원생동물, 곰팡이, 방사선, 모든 독성 물질 (자연물질이든 인공물질이
든), 스트레스로 인한 정신적 육체적 과로, 영양 부족, 과식, 혹은 영양불균형 등등에 
의해서 생길 수 있다.   생명체는 홀로 존재하는 것이 아니라 주변 환경과의 상호관계 
속에서
존재하므로, 이렇게 분류하는 것이 피상적이거나 이상할 것은 없다. 따라서, 현대 의
학에서 널리 받아들여 지고 있는 질병 발생의 주 모델은 '생태' 모델 (ecological mod
el)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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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미국인 병리학자 루드빅 (F.Ludwig, 1980)은 생태 모델이 주 모델이 아니라 유일
한 모델로, '왜 질병이 발생하는가?'라는 질문에 대한 해답을 줄 수 있다고 말하고 있
다. 왜냐하면 생물체는 외부 요인에 의해 손상을 받기 때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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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그러나 물론 질병 발생의 두번째 모델, 즉 다양한 선천성 (유전적) 결함이 그 원인
으로 되어 있는 '유전' 모델 (genetic model)도있다. 유전 암호의 공통적 특징을 보면 
확실히 살아있는 생물계가 진실로 단 하나의 실체이고, 따라서 그 성분들간에 상호작
용이 있다는 것을 알 수 있다. 이러한 상호 작용의 연쇄속에서, 자연 선택과 질병(자
연 선택의 한 도구로써)이 살아있는 생명체의 발달에 대한 외부 환경의 영향을 구체적
인 형태로 나타낸다(11장 참조). 인간은 4만개에서 8만개의 구조 유전자 (structural 
genes)를 가지고 있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 생식 세포의 유전자에 손상이 생기면, 비
록 그로 인한 장애가 생명의 유지와는 양립할 수 있다해도 인체의 활동면에 장애를 일
으키게 된다. 2,600가지 이상의 유전 질병이 유전자 구조의 이상으로 생기는 것으로 
알려져 있고, 약 80가지의 질병이 염색체 이상으로 생긴다.   예를 들어, 미성숙한 사
람에게서 동맥경화를 유발하는 트리글리세리드와 콜레스테롤의 운반자인 리포단백의 
합성, 수송, 그리고 이용의 복잡한 메카니즘에 유전적 결함이 있을 수 있다 (9장 참
조). 특히 소위 말하는 가족성 과지방혈증 (familial hypercholesterolemia)은 유전적 
결함으로 세포막에 저밀도 리포단백에 대한 수용체의 결핍 (혹은 수의 감소)에 의해서 
생기는 질병이다.
  동맥경화와 다른 질병들도 다음과 같은 경우 미성숙한 상태에서 조기에 발생한다. 
콜레스테롤과 트리글리세리드 (아포 단백질)를 수송하는 단백질의 구조에 유전적 결함
이 있을 때, 혹은 유전적 장애로 인해서 리포단백 리파제가 결핍될 때 발생한다.
  다시 말하면, 선천적 결함은 어떤 생리적 시스템에서도 생길 수 있고, 바람직하지 
않은 생태적 영향이 없더라도 질병을 발생시킬 수 있다. 그리고 그러한 유전적 결함을 
갖고 있지 않는 사람에게서 비슷한 질병이 나타나는 나이보다도 훨씬 일찍 질병이 나
타날 수 있다.
  따라서 질병 발생의 '유전' 모델이 생태 모델과 더불어 존재하는 것이다. 각 유전자
의 결함은 극히 희귀한 것이지만 모든 유전자의 결함을 합하면 상당한 수가 된다.
  예를 들어서, 어떤 커다란 인구 집단에서 미성숙 동맥경화에 걸린 사람 중 약 10%가 
어떤 형태로든 선천적 대사 장애에 의해서 발병되는 것으로 추산되고 있다. 그러므로 
질병 발생 모델을 구분하지 않으면, 동맥경화가 발달하는데 노화가 어떤 역할을 했는
지를 평가할 때 혼동이 생길 수 밖에 없다. 그러나 생태 모델과 유전 모델이라는 개념
은 질병이 미성숙 상태에서 발생하는 경우에 그 구체적인 원인을 규명하는데 도움이 
된다.
  표 6은 인간의 모든 주요 (비감염성) 질병에 대해서 임상적 증상으로 볼 때 서로 관
련된 질병들이 있다는 것과 생태적, 유전적 요인들이 그러한 질병의 발생에 극히 중요
하다는 것을 보여주고 있다. 그러나 모든 주요 질병의 특별한 특징, 혹은 좀 더 정확
히 말해서, 이런 질병들이 주로 나타나게 된 특징은, 유전적 영향과 생태적 영향과는 
관계가 없는 것으로, 주요 질병을 형성하는 과정은 우연한 것이 아니라 필할 수 없는 
것이라는 사실이다.
  인간의 주요 질병을 발생시키는 조절 전환 (regulatory shift)에 관한 구체적인 자
료들이 그동안 여러 곳에서 제시되어 왔다. 일반적으로, 이러한 관점에서 주요 질병은 
개인의 성장 메카니즘 (개체 발생)의 부산물이라고 말할 수 있다.
  물론 동맥경화와 같은 주요 질병들은 바람직한 생태적 환경에서는 매우 느린 속도로 
발달한다. 반대로 바람직하지 않은 환경에서는 동맥경화 (그리고 다른 유사 질병)의 
발병률과 진행 속도가 급속히 증가하기 때문에 오늘날 많은 주요 질병들을 문명병이라
고 부르는 것이다. 그러나 비록 대부분의 사람들이 이런 생각을 갖고있다해도, 그것은 
부정확한 것이다. 그것은 질병 발생 메카니즘을 단지 외부 요인에만 국한시키고 있는
데, 외부 요인이란 사실상 질병의 생리적 기초에 영향을 주어서 질병 발생을 가속시키
거나 감속시킬 뿐이다. 게다가 단지 생태적 원리에만 기초해서 주요 질병을 분류한다
면 갱년기나 노화와 같은 상태는 질병으로 다룰 수 없는 반면에, 주요 질병들의 가장 
중요한 특징은 이들이
서로 상호 관련된 질병군을 이루고 있다는 것이다. 주요 질병의 이러한 특징이 주요 
질병의 기원을 전체적으로 이해하는데 가장 중요하고, 이것들을 질병 형성의 개체 발
생 모델이라는 독립된 범주로 구별하는데 중요한 역할을 한다.
  사실상 생태 모델과 유전 모델에서는 각 질병에 대해서 개별적인 원인이 있다고 본
다. 즉 동맥경화는 생태 모델에서는 과식이 원인이라고 보고, 유전 모델에서는 간의 
리포단백 생성 장애가 원인이라고 본다. 따라서 질병의 예방이나 치료도 질병의 원인
에 따라서 서로 다른 방법을 사용할 수밖에 없다.
  반대로, 개체 발생 모델에서는 모든 질병이 상호 관련되어 있다고 본다. 예를 들어 
갱년기, 과적응증, 그리고 조울증의 메카니즘은 서로 심하게 '뒤얽혀' 있고, 이러한 
질병들은 시상하부 신경 매개체의 농도가 감소하여 나타난다고 본다. 마찬가지로, 노
화 비만, 당뇨병 전증, 타입 II 당뇨병, 대사 면역 저하, 동맥경화, 그리고 심지어 암
친화성의 메카니즘을 거슬러 올라가 보면 인슐린 과잉이 어떤 역할을 한다는 것을 알 
수 있다. 이렇게 주요 질병들이 상호 침투되어 있기 때문에 질병간의 경계가 크게 허
물어지고 있다. 그런데 지금까지의 질병 분류는 모두 각각의 질병들을 다른 질병과 분
리하여 독립된 질병으로 구별하는 정반대 원칙을 기초로 한 것이다.
  그리고 더욱 중요한 것은 질병 기원의 개체 발생 모델과 일치하도록 인간의 주요 질
병들 사이의 연결관계를 찾는 과정에서 세 가지 새로운 질병들(즉, 그 이전에는 알려
지지 않았던 것들), 즉 과적응증, 대사 면역 저하, 그리고 암친화성을 분리시킬 필요
가 생긴 반면에, 갱년기와 노화를 '정상 질병'의 범주에 넣었다. (위에 기술된 것과 
관련된 논쟁과 자료들은 이 책의 관련 장에서 제시되고 있다.) 새로운 질병들을 발견
하지 못했다면, 주요 질병들간의 관계를 개체 발생 모델에 따라서 완벽하게 추적하기
는 불가능했을 것이다. 그런데 과식 (혹은 비만)이 다양한 병리적 역할을 하게 된 것
은 바로 주요 질병의 발생에 대한 개체 발생 모델에서 드러나는 질병간의 실질적인 상
호관계의 결과 때문이다.
  개체 발생 모델은 주요 질병들 사이의 연결 뿐 아니라 이들과 노화 메카니즘을 연결
시키고 있다. 이러한 메카니즘 안에는 하나의 동일한 요소가 10가지의 주요 질병 각자
의 기초가 되고 있다. 이것은 노화와 주요 질병들 사이에 명확한 경계가 없다는 것을 
뜻하는 것이고, 좀 더 일반적으로 말하자면, 정상적인 것과 병리적인 것을 구별하기 
힘들다는 것을 의미한다.
  그러므로 노화는 전통적인 노인병학에서 설명하고 있는 바와 같이 어떤 질병, 예를 
들어 동맥경화와 같은 질병의 발생에 단순한 하나의 요인이 아니다 (11장 참조). 오히
려 노화는 동맥경화 발생에 필수적인 요소들을 지니고 있다고 말하는 편이 옳을 것이
다. 다른 질병들에 대해서도 유사한 결론이 도출될 수 있다.
  그래서 요약해서 말한다면, 인간의 주요 질병들이 존재하는 이유는 그것들이 인체의 
성장 메카니즘에 의해서 결정되는 것이고, 그리고 본질적으로 성장 메카니즘의 불가피
한 부산물이기 때문이라고 말할 수 있다.
  다시 한번 강조하자. 노화 질병이 나타나는 것은 내부 환경 불변성의 법칙이 교란되
었기 때문이 아니라, 항상성 이탈의 법칙이 정확히 발현되었기 때문이다. 만일 질병이 
어떤 정해진 시기에 나타나지 않는다면, 그것은 정상에서 벗어난 것이다. 이런 의미에
서 주요 질병은 모두 '정상 질병'이다.
  다양한 측면에서 볼 때, 자연사는 조절형 죽음 (regulatory death)이다. 물론 많은 
경우 그렇다는 것이고 모든 면에서 다 그런 것은 아니다. 하지만 세포, 조직, 그리고 
조절 시스템 자체에 다양한 형태의 손상을 일으키는 요인들이 있다. 질병 발달에서 이
런 요인들이 하는 역할은 이미 암친화성과 암에 관련된 예에서, 그리고 노화 메카니즘
에서 논의한 바 있다(11장). 확실히, 외부와 내부의 손상 요인들의 영향이 부분적으로 
서로 일치한다.
따라서 질병 발생의 서로 다른 모델에서 이것들을 구분할 필요는 없을 것이다.
  그러므로 이런 예를 들 수 있다. 외부에서 인체내로 침투한 화학성 발암 물질과 정
상적인 대사 산물로 생기는 자유기가 근본적으로는 똑같이 악성 종양이라는 동일한 결
과를 초래하는 세포의 유전 기구에 손상을 준다. 그러나 질병 발생의 모델을 정확히 
알기 위해서는 질병 발생의 원인 뿐만 아니라 그 예방법까지 분류해야한다.
  생태 모델에 따르면, 외부의 손상 요인을 제거해야만 한다. 하지만 이런 예방법은 
내부의 손상 인자가 주는 영향을 감소시키는 데는 별로 도움이 안된다. 과잉 섭취를 
없애려면, 음식물 섭취를 합리적으로 제한하면 된다 (그렇게 하면 내부에서 대사에 의
한 손상 요인의 생성을 감소시킬 수 있다). 하지만 일정한 수준의 부작용을 동반하는 
것은 피할 수 없다. 내적 손상을 주는 다른 요인들도 역시 피할 수 없다.
  예를 들어, 혈관의 안층 (내피)은 혈류에서 일어나는 소용돌이에 의해서 주기적으로 
손상을 입는데, 이것이 동맥경화의 발달에 기여하게된다.   자연적으로, 시간이 흐를 
수록, 즉 노화 과정에서 내부 요인에 의한 손상의 양이 증가하고 바람직하지 않은 결
과들이 쌓이게 된다. 그러므로 만일 우리가 바람직 하지 않은 외부 요인들을 모두 제
거한 비현실적인 상황을 가정한다해도, 인체 내부의 여러 조직, 세포, 그리고 세포 소
기관에 결함들이 계속 쌓여서, 결국 질병이 발생하게 될 것이다. 이제 내적 손상 요인
들이 암, 동맥경화, 그리고 노화의 발생 메카니즘에 대한 원인 제공자로서 독립적인 
역할을 할 수 있고, 또한 하고 있다고 것은 의심할 여지가 없을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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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더군다나, 손상 효과는 생리적(생화학) 과정 자체에서 발생한다(11장). 그래서 예
를 들어, 여성 호르몬 (에스트로겐)이 시상하부 핵의 어떤 세포에 손상을 줄 수 있는
데, 이로 인해서 나이가 듦에 따라 놔하수체에 일종의
양성 종양이 유발될 수도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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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자, 그러면 이러한 질병과 질병으로 인한 결과들을 물리칠 수는 있지만 각 세포속에 
손상이 축적되는 것을 완전히 제거할 수는 없다고 가정해보자. 이런 손상과 그 결과들
은 필연적으로 노화 과정에서 쌓여가게 될 것이다. 그들 중 하나, 즉 노화 색소인 리
포푸신의 축적에 대해서는 이미 노화 메카니즘을 설명하면서 언급하였다. 이론적으로 
보면, 근육세포나 신경세포와 같이 분열하지 않는 세포에 리포푸신이 축적되는 것이 
가장
해로운 영향을 줄 것이다. 이들 세포의 기능은 리포푸신의 축적으로 악화된다.
  예를 들어, 늙은 초파리 세포를 보면 세포 전체의 50%가 리포푸신으로 채워져 있다. 
그런 것으로 봐서 세포가 내부에 쌓여 있는 모래 때문에 그 기능을 멈추게 될 경우 일
어날 상황을 상상할 수 있다. 물론 리포푸신 말고도 세포에 손상을 주는 물질이 축적
되는 또 다른 예들이 있다. 그중 대표적인 것이 세포막에 콜레스테롤이 축적되는 것인
데(9장), 그로 인해서 새로운 병리적 증상들, 다시말해서 새로운 질병들이 나타난다. 
그러한 '미래 질병'의 특징들을 일부 예견할 수 있지만 정확하게 기술할 수는 없다. 
왜냐하면 그런 질병이 나타나는 특징이 손상을 축적하는 확률론적 원리를 따를 것이기 
때문이다.   그래서 질병 발생의 메카니즘을 설명하는 모델중 4번째인 '퇴축' 모델 (i
nvolutional model)이 존재하는 것이다. 이것은 인체가 점차적으로 손상을 축적할 수 
밖에 없는 대사와 생리적 과정을 가지고 있는 한 피할 수 없는 것이다. 퇴축성 병리 
요인들은 다른 세 가지 질병 발생 모델에서 설명한 병리적 요인들과 더불어 작용한다. 
이런 면에서 다음과 같은 예는 상당히 시사하는 바가 많다. 보통 젊은 사람에게서 동
맥경화가 나타나는 것은 콜레스테롤의 혈중 농도가 높기 때문인데, 콜레스테롤의 혈중 
농도가 높은 것은 유전적 결함이나 생활 습성에 의해서 생긴다. 여기서 우리는 동맥경
화 발생에 대한 유전 모델 혹은 생태 모델을 다루고 있는 것이다.   하지만 동맥경화
증의 임상적 증상인 심근경색증이 60-65세 혹은 그후에 나타날 때는 경우가 다르다. 
그 경우에는 같은 나이의 환자와 건강한 사람 사이의 콜레스테롤 양이 차이가 없을 수
도 있다. 혈관 벽에는 이미 삼각한 변화들이 충분히 축적되어 있어서, 혈중 콜레스테
롤과 상관없이 동맥경화가 발생하는 것이다. 그러므로, 비록 현대 의학이 아직은 질병 
발달에 있어서 이러한 모델의 메카니즘이 어느 정도 기여하는지를 평가할 수는 없지
만, 질병 발생의 4번째 모델인 퇴축(축적) 모델이 존재한다는 것은 입증할 수 있다.
  그러나 더욱 나이가 들면서 인체가 생태, 유전, 그리고 개체 발생 모델에 의해서 나
타나는 노화 질병의 메카니즘에서는 점점 벗어나게 되지만, 퇴축 모델의 병리적 영향
력은 증가하게 된다. 주요 질병을 극복하고 인간의 최대 수명을 연장하고자하는 인류
의 꿈을 실현시키기 위해서는 '미래 질병' 자체를 극복해야할 것이다. 이제 미래의 꿈
을 향한 새로운 기운이 솟아나고 있다.
  이제 우리는 주요 질병의 기원, 예방, 치료법을 이해하기 위한 4가지 서로 다른 접
근 방법을 가지게 된 것이다. 예를 들어 과식으로 인한 동맥경화의 발생은 생태 모델
과 잘 일치한다. 가족성 과지방 혈증의 경우는 유전 모델이 잘 어울린다. 동맥 내벽의 
손상은 퇴축(축적) 모델에 맞는다. 그리고 노화에 따른 지방과 탄수화물 대사의 장애
는 개체 발생 모델로 설명할 수 있다. 이런 접근 방법은 동맥경화를 어떤 사람은 노화
의 탓으로 돌리고, 다른 사람들은 노화와는 상관없는 병리적 과정 탓으로 돌리는 등, 
동맥경화 연구에서 종종 볼 수 있는 혼동을 막아줄 수 있다. 그러나 실제 상황에서는, 
이런 모델들과 관련된 요인들이 함께 작용한다.   물론 질병 발생에 대한 4가지 모델 
각각에 특징적인 질병들이 존재할 수도 있다. 그래서 주요 질병의 스펙트럼은 어떤 모
델이 우세한가에 따라 달라질 수도 있다. 인간의 최대 수명이 더욱 연장되어 퇴축(축
적)성 질병이 가장 흔한 질병으로 될 때는 퇴축 모델이 더욱 중요해질 것이다. 그런 
시대는 의학이 질병 발달의 개체 발생 모델을 기초로 질병 형성 과정을 통제할 수 있
게 될 때 본격적으로 시작될 것이다.   누드윅 (F.Ludwig)은 1980년에 의학의 치료법
이 외적 요인으로 인한 질병만큼 내적 요인으로 인한 질병을 효과적으로 막을 수 있게 
될 때까지는 유아 단계를 벗어날 수 없다고 말한 바 있다. 그는 생태적 원인에 집중된 
치료 방법에서 벗어나 인간 자체에 촛점을 맞춘 치료법으로 점진적인 움직임을 시작하
는 것이 미래의 의학에 대한 기초를 다지는 것이라고 덧붙였다.
  이런 측면에서 보면, 할 일이 많이 남아 있지만, 우선 노화와 관련된 표준이 무엇인
지를 이해하기 위한 심리적 장벽을 극복하는 것이 먼저 필요할 것이다. 만일 그렇게 
된다면, 정상 질병도 존재한다는 것을 생각하게 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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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제13장 건강의 기준
  뚱뚱한 사람의 시간은 더 빨리 흐른다

  인체내에는 무수한 생체시계가 있다. 그중에서 탄생에서 죽음까지를 관장하는 것이 
바로 시상하부에 있는 총괄 생체 시계다. 총괄 생체시계는 리듬을 측정하는 것이 아니
라, 리듬의 소멸을 측정한다. 이 시계는 불규칙적으로 작동한다. 속도가 늦어지기도 
하고 빨라지기도 한다. 그러나 그것은 항상 한쪽 방향, 즉 리듬이 점차 소멸되는 방
향, 죽음을 향해서 달려간다.

  생물체 내에서 일어나는 변화들이 엄격하게 프로그램되어 있는 것이면서, 동시에 쉽
게 변동될 수 있는 것이라면, 그리고 그런 변화들이 수많은 내부와 외부 요인들의 상
호 작용에 의한 것이라면, 자연스럽게 다음과 같은 의문이 생긴다. 어떻게 개인의 수
명을 결정하고 있는 요인들이 집약될 수 있을까?
   생물체는 마치 호모 사피엔스가 달력을 이용해서 하루 하루를 재고있듯이 똑같은 
원리로 짧은 시간 간격을 '인식'하고 있다. 다시말해서 생물체에도 시계가 있다. 그것
은 생물체의 기능 (혹은 리듬)이 일 주기성을 갖는 다는 것으로 알 수 있다. 거의 모
든 리듬이 낮과 밤의 교대와 일치되어 있다.
   또한 모든 세포, 조직, 그리고 생리적 시스템에서 일어나는 과정은 주기적으로 변
동하는데, 이로 인한 순수한 내적 리듬도 있다. 이 모든 것을 함께 과학적 용어로 생
체시계 (biological clock)라고 부른다. 그러나 이 시계는 한정된 시간 간격만을 측정
한다. 이것은 마치 모래시계와 같다. 그래서 하나의 주기 (one cycle)는 측정할 수 있
지만 몇 번 주기가 지났는지는 모른다.
   24시간 보다 큰 주기성을 가진 사이클, 즉 달의 상태나 계절의 변동은 매번 주기만
을 측정할 뿐 몇 번의 주기가 지났는지는 모른다. 우리가 1년의 시간을 재기 위해서 
달력을 사용할 때, 매년 새로운 달력을 사용하는 것과 같다. 다만 생물체는 해의 개념
이 없어서, 매년 년도가 빠진 똑같은 달력을 사용하는 것과 같다. 생물체는 주기를 기
록하지 않는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생명체속에는 생명이 태어나서 죽을 때까지 일생동안의 전체적
인 변화를 반영하는 특수한 달력이 존재하는 것만은 의심의 여지가 없다. 이런 달력을 
총괄 생체 시계 (grand biological clock)라 부를 수 있다.
   일반 생체시계와 같이 총괄 생체시계도 똑같은 리듬의 변화 원리를 따르기는 하지
만 한가지 중요한 특징을 갖고 있다. 즉 총괄 생체시계는 리듬을 측정하는 것이 아니
라, 리듬의 소멸을 측정한다. 그렇다면 인체의 총괄 생체시계는 어디에 있을까? 당연
히 그 메카니즘은 시상하부 내에 설치되어 있다.
   그런데 총괄 생체시계는 불규칙적으로 작동한다. 속도가 늦어지기도 하고 빨라지기
도 한다. 그러나 그것은 항상 한쪽 방향, 리듬이 점차 소멸되는 방향을 향해 달려간
다. 그리고 감겼던 태엽이 풀어지는 속도도 계속해서 감소한다.
   그러나 총괄 생체 시계의 태엽이 얼마나 남았는지를 수량적으로 측정할 수는 있다. 
조절 신호(regulating signals)에 대한 시상하부 조절기의 민감도 역치를 결정하는 하
중(load)이 바로 총괄 생체시계가 어디까지 갔는지를 알려주는 지표이다. 즉 시상하부 
조절기가 작동을 하는데 필요한 조절 신호의 양(하중)이 얼마나 되어야 하는 가를 결
정하면 된다.
   하중에 대한 반응이 변할수록, 한계 시간에 가까와진 것이고, 항상성이 작동하는데 
관여하는 리듬이 소멸되어 가는 것이다. 결국 총괄 생체시계는 인체의 주요 항상성 시
스템의 리듬을 측정하는 것이다. 총괄 생체시계가 아주 천천히 작동해서 노화 과정이 
천천히 진행되는 가상적인 상황을 상상해볼 수 있다. 이러한 일이 일어나기 위해서는 
인체의 주요 항상성 시스템에서 작용하고 있는 리듬이 보존되어 있어야 한다.
그렇게 하기 위해서는 생체 리듬을 소멸시키는 구체적 요인들이 무엇인지 결정하고, 
그러한 장애를 근본적으로 막거나 적절히 제거할 수 있는 방법을 찾아내야한다.
   총괄 생체시계의 상태는 주요 항상성 시스템의 작동 상태를 알려주는 종합 지표의 
변화로 대략적인 판단을 할 수 있다. 그래서 체중이 무거워질수록, 혹은 콜레스테롤의 
혈중 수준이 높을수록, 동맥경화 발생 위험이 커지고, 따라서 기대 수명이 짧아지는 
것이다.
   총괄 생체시계가 작동하는 전체 기간이 최대 수명인데, 그것은 노화의 조절 과정 
뿐 아니라 세포 수준에서 일어나는 부분적 변화와 그러한 부분적 변화에 대응하는 시
스템의 활동에 의해서 결정된다. 그래서 진화과정에서는 이런 모든 요인들과 각 종의 
실제 수명 사이에 특별한 상호 관계가 발달하게 되었고, 그것이 결국 소위 종 특이성 
수명 (species specific limit of life)을 결정하는 것이다.
   하지만 많은 환경 요인들이 총괄 생체시계를 빨리 돌아가도록 만든다. 예를 들어 
적절한 음식 섭취에서 벗어난 식생활로 체중이 증가하면 인체의 중요한 리듬이 교란되
고 정상 질병의 특징인 대사의 변화가 부적절한 시기에 일어난다. 뚱뚱한 사람의 시간
은 더 빨리 흐른다. 따라서 우리들은 지속적으로 변해나가는 인체에서 무엇이 표준(정
상)인가를 결정해야한다.
   이것은 쉽지 않은 일이다. 근본적인 개념을 정의하기가 극히 어렵다. 예를 들어, 
정상 체중이란 무엇일까? 우리는 체중을 계산하는 간단한 방법을 알고 있다. 즉 신장
으로부터 표준 체중을 계산하는 경우가 종종 있다. 자신의 신장을 센티미터 (cm)로 나
타냈을 때 그 신장에서 100을 뺀 값을 키로그램 (kg)한 것을 하나의 지표로 사용한다. 
이 지표에 의하면 키가 180cm인 사람의 정상 체중은 80kg이 된다. 그러나 이런 공식이 
간단하다는 것을 제외하고, 이것이 정당한 방법인가를 실증할 만한 진지한 논의는 전
혀 없다. 과연 모든 연령의 사람들에게 이런 공식을 일률적으로 적용할 수 있을까?
  알다시피 우리는 나이가 들면서 체중이 증가한다. 또한 나이에 따라서 일련의 생리
적 지표들이 변한다는 것을 고려할 때, 인간의 표준 체중을 하나의 공식으로 모든 연
령에 적용하려는 것을 무리다. 적어도 매 10년 마다 표준 체중을 다시 제시하는 것이 
합리적일 것이라고 사람들이 느끼고 있을 것이다. 그것은 간단한 일이다.
   먼저 집단의 체중을 측정하고, 각 연령별로 평균 체중을 계산한다. 이런 평균 체중
을 각 연령별 표준으로 사용하면 된다. 이렇게 통계적으로 각 연령별 표준 (age norm)
이 확립되면 나이에 따른 생리적 지표의 변화도 정상적인 것으로 가정할 수 있다. 그
러면 자신이 속한 연령군의 평균 지표를 초과한 체중을 가진 사람만을 정상에서 벗어
난 것으로 생각하면 된다. 이제 하나의 신화가 현실로 나타난다. 즉 어떤 한계내에서
는 나이에 따른 체중 증가를 '허용'할 수 있게 되었다. 그리고 어떤 한계라는 것은 '
모든 사람과 같아지려는' 원리에 따라 계산하면 된다. 대부분의 사람이 그렇다면 그것
이 바로 정상이고, 표준인 것이다. 절대적으로 비교할 것이 아니라 같은 연령의 대부
분의 사람들과 비슷하다면 그것은 정상이다.    그러나 이미 지적한대로, 비록 나이에 
따라서 모든 사람에서 체중의 변화가 실질적으로 일어난다해도, 이런 현상이 정상적이
란 의미는 아니다. 그와 정 반대로, 이런 경우 모든 사람에게 생기는 것은 모든 사람
에게 위험하다고 말할 수 있다. 그동안 체중이 더 많이 나갈수록 죽을 확률이 커진다
는 사실을 암묵적으로 무시하고 있었던 것이다.    인체의 성장은 20세에서 25세 사이
에서 끝난다. 그리고 모든 주요 질병으로 인한 사망률은 이 시기에 가장 낮다. 그래서 
이 연령의 생리적 지표를 표준으로 보는 것이 가장 합리적일 것이다. 그러나 근본적으
로 모든 인간은 독특하고, 그러므로 표준이란 것도 엄밀하게 보면 개인적인 문제이다. 
그렇다고 해서 평균 자료 없이 문제를 다루는 것도 불가능하다.    20세와 25세 사이
의 모든 사람에게서 특징적으로 나타나는 것이 표준이고, 필자는 그것을 가장 이상적
인 표준 상태 (이상적 표준, ideal norm)라고 임의로 부르기로했다. 그것은 이 시기가 
노화의 병리 현상이 나타나기 시작하는 출발점이기 때문이다. 물론 이러한 이상적 표
준을 보존하는 것이 가장 이상적이다. 이런 젊은 시절에 개인적 표준에서 지속적으로 
이탈하는 것은 어떤 것이든 노화 병리로 나가는 길에 들어선 것을 의미한다. 사실상 
표준 상태에서 이탈하는 것은 항상성 이탈의 법칙에 지배를 받는 시스템에서는 정상적
인 것이다. 왜냐하면 표준 상태는 나이가 들면서 일정한 비율로 소멸되기 때문이다. 
이것이 정상 질병의 발달로 이어진다. 그러나 당연하지만, 표준 상태가 소멸되는 속도
는 여러가지 이유로 변할 수 있다. 만일 한 나라 전체 국민의 평균보다 이런 과정이 
더 심하게 일어난다면, 우리는 이것을 미성숙 노화와 노화 질병의 조기 발달로 취급하
고 있다. 이와 반대로 표준에서 이탈되는 과정이 보통 보다 더 느리게 일어난다면, 우
리는 이것을 '노화 지연' (delayed aging)이라 부른다. 바로 이것이 인류의 오랜 숙원
이다. 그 이유는 노화 지연이 바로 장수의 기초가 되기 때문이다. 한 인간의 생물학적 
나이가 그의 연대기적 나이와 꼭 일치하는 것은 아니다.
   모든 생리적 지표를 다 측정한다는 것은 불가능한 일이다. 그리고 그것은 불필요한 
일이다. 대부분의 생리적 지표는 내부 환경 불변성의 법칙의 보호를 받고있기 때문에 
근본적인 변화가 일어나지는 않는다.
   나이가 들면서 여러 가지 질병을 일으킬 수 있는 우발적인 고장이 일어날 수 있다
는 것은 당연하다. 하지만 노화 과정에서 특징적으로 나타나는 질병은 그러한 질병들
이 아니라 바로 10가지 정상 질병이다. 그러므로 생물학적 나이와 그에 따른 정규적인 
표준으로부터의 이탈을 결정할 때, 모든 지표들을 다 고려할 필요는 없다.
   만일 노화 과정이 정상적으로 일어난다면, 비교적 적은 수의 지표만으로도 충분히 
판단할 수 있다. 정상적인 노화 과정에서는 항상성 이탈의 법칙에 의해서 야기되는 조
절 기구의 장애가 비슷하고 한정된 변화만을 일으키기 때문이다. 그래서 수 많은 중간 
단계를 모른다해도 이러한 한정된 통합 지표를 토대로 전체 시스템의 대체적인 활동을 
판단할 수 있다.    그런데 항상성 시스템과 그 안에서 일어나는 과정들이 매우 복잡
하다는 것은 당연한 일이다. 하지만 만일 20세에서 25세 사이에 형성된 체중이 안정된 
상태로 유지된다면 에너지 시스템의 장애가 그다지 크지 않다는 것은 분명하다.
   항상성 이탈의 법칙은 인체의 3가지 기본 항상성 시스템에서 작동하고 있다는 것을 
고려하면, 20세에서 25세 사이에 이러한 시스템의 상태를 보여줄 수 있는 파라메타들
을 결정해야만 한다. 최소한 5가지 파라메타를 측정할 필요가 있다.
   (1)체중, 혹은, 더 정확히 말하면, 지방 특이적인 분포 형태를 고려한 신체의 지방 
함량 (키, 몸무게, 피부의 두께로부터 간접적으로 측정할 수 있다).
   (2)혈중 베타-리포단백 (β-lipoprotein)과 트리글리세리드의 수준.
   (3)혈중 콜레스테롤과 알파-콜레스테롤(고밀도 리포단백속의 콜레스테롤)의 수준.
   (4)공복시 혈당량과 100g의 포도당을 섭취하고 2시간 지난 후의 혈당량.*
   (5)동맥혈압.**
   ---------------
  * 가능하다면, 코르티솔, 인슐린, C-펩티드등의 혈중 수준을 동시에 측정한다.
  ---------------
  ** 이상적 표준에 필적하는 것은 최적 표준 상태, 즉 질병 발생률(질병
발생률은 이러한 지표로부터 얼마나 이탈했는가에 따라서 결정된다)이
최소일 때의 생리적 지표의 수준이다.
  ---------------

  이러한 5가지 지표를 종합해서 '건강 증명서'를 발급할 수 있다.
  만일 위에서 열거된 5 가지 지표의 초기 수준이 최적이고, 노화 관련 변동이 특정 
시기까지 나타나지 않는 다면, 부적절한 시기에 정상 질병이 나타나는 것은 실질적으
로 불가능하다. 이런 파라메타들이 근본적으로 중요한 예언적 의미를 갖는 다는 것은 
이들이 에너지, 적응, 그리고 부분적으로 생식 항상성의 상태를 반영하고 있기 때문이
다.
   일년에 한번씩, 반복적으로 검진했을 때 이러한 지표들이 안정적으로 나타나면 '건
강 증명서'가 아직 유효하다는 것을 의미하는 것이다. 반대로, 지표의 변동은 의학적 
치료를 포함한 특별한 처치를 필요로 한다는 신호로 볼 수 있다.
   우리는 여기서 제시하고 있는 '건강 증명서' 시스템이 특정한 의학적 지표를 기록
하는 단순히 부수적 시스템이 아니라는데 특별한 주의를 기울이고 있다. 오히려 이것
은 주요 질병의 발생 원인을 이해하려는 새로운 접근 방법, 특히 '안정된 표준'이라는 
원칙에 기초를 둔 접근 방법을 반영한 것이다. 비록 국민에 대한 예방 의학적 검사에
서는 빠져있다해도, 어떤 시스템을 평가할 때 결정적인 것이 바로 이런 원칙이다. 왜
냐하면 이러한 원칙은 의학적 처치에 대한 지표를 결정하기 때문이다. 국민에 대한 예
방 의학적 검사를 완벽하게 할 수 있는 방법을 개발할 때 특별히 이 점을 잘 이해해야
만 한다. 개인적이고 안정적인 표준의 원칙은 모든 사람에게 행복하고 활동적인 삶을 
연장시키고자 하는 작업에서 엄청난 역할을 할 수 있다.
  하지만, 앞으로 해야할 일을 말한다면, 초기의 변화를 판달할 수 있는 방법을 찾아
내는 것이다. 즉 아직 최종 지표가 증가하지 않았고, 기본 항상성 시스템의 리듬 기능
이 막 수준을 넘어서는 그 순간의 변화를 결정할 수 있는 방법을 개발하는 것이 필수
적이다.
  당연히, 각 항상성 시스템의 조절 상태를 보다 정확히 평가할 수 있는 '이차적 검사 
방법'이 있다. 이런 검사는 4장, 6장, 7장에서 부분적으로 검토한 바 있다. 표준 상태
의 개별성 때문에 조사 방법을 표준화해야 한다. 개별화 (individualization)에 대한 
필요성이 높아질수록, 표준화에 대한 필요성도 높아진다. 너무 많은 것들이 표준화에 
의존하고 있기 때문에 표준화는 반드시 해야만하고, 또 할 수 있다.
   표준에 대해서는 이의가 없으며 이런 논지는 보기보다 훨씬 중요하다. 다음 세대에
서 최적의 표준 상태를 이룰 수 있는냐 하는 문제는 앞으로 부모가 될 사람들이 표준 
상태를 보존할 수 있는냐에 직접적으로 달려 있다.
   그러므로 이상적 표준의 세부 사항을 결정하는 원인과 결과의 연쇄고리에 대해서 
다음 장에서 설명하고 한다. 

@   제14장 가속 성장
  뚱뚱한 여성이 낳은 아이는 역시 뚱뚱하다

  비만아는
  태어나기 전에 더 빨리 나이를 먹는다. 모든 에너지 과정들은 가속화되고
  맹렬하게 가동된다. 성장이 가속화 되면 성적 성숙이 빨라지고, 그것은 곧 노화 병
리가
  가속화된다는 것을 의미한다.

  인간의 생명은 수정하는 순간부터 시작된다. 그러나 장차 태어날 미래 생명의 운명
은 대부분 임신 초기에 이미 결정된다. 우리는 3장에서 임신 중 모체에서 어떻게 대사 
장애가 발생해서 태아의 성장을, 특히 태아의 세포가 양적으로 증가하기 위한 조건을 
만들어 주는지에 대해서 검토한 바 있다.  표 7은 정상적인 임신 기간에 일어나는 몇
가지 대사 전환에 대한 자료를 제시하고 있다. 표에서 보면 임신 중 포도당을 섭취한 
후에 혈당량이 표준 보다 높아져서, 마치 당뇨병과 유사한 상태가 발생한다는 것을 알 
수 있다.
한편 혈당량 과잉은 과도한 인슐린 분비를 자극하는데, 이러한 인슐린 과잉은 다시 임
산부의 체내에 지방을 축적하게 만들고, 지방산의 혈중 농도를 증가시키는 결과를 초
래한다. 결과적으로 에너지원으로 유리 지방산의 사용량이 늘어나게 된다.
  그리고 이것은 궁극적으로 간에서 트리글리세리드와 콜레스테롤의 합성을 증가시킨
다. 모체에서 일어나는 이러한 모든 대사 전환은 태아의 성장에 필수적인 것이다 (3
장, 9장 참조). 무엇보다도 모체에서 사용되지 않고 남아 있는 여분의 포도당이 태아
에게 공급되는데, 포도당은 태아의 기본적인 에너지원이다. 하지만, 태아의 혈중 포도
당 농도가 필요 이상으로 증가하면, 성장을 가속화시키는 메카니즘이 나타나게 된다. 
이런 메카니즘을 좀더 자세히 검토해 보자. 혈당량이 높아질수록, 태아의 췌장에서는 
더 많은 인슐린을 분비한다. 그리고 인슐린의 혈중 농도가 높아질수록, 지방 세포가 
더 많이 형성되고, 지방 세포 내의 지방 함량도 증가한다. 왜냐하면 이 두 과정은 모
두 인슐린에 의해서 촉진되기 때문이다. 그러므로 모체의 자궁에서 '비반형 태아' (ob
ese fetus)가 성장하고 신생아의 무게가 4kg이상 될 수도 있다. 비만형 태아는 본질적
으로 늙은 태아다. 왜냐하면 이런 태아에서는 모든 에너지 과정들이 훨씬 더 맹렬하게 
가동되기 때문이다. 그래서 신생아의 체중은 자신의 연대기적인 나이가 아니라, 생물
학적 나이의 특징을 보여주는 것이다. 폴란드의 산부인과 의사 클리멕 (R. Klimek)은 
비만형 태아는 태어나기 전에 더 빨리 나이를 먹는다고 말했다. 따라서 신생아의 몸무
게가 4kg 이상이라면, 이미 가속 성장 (accelerated development)이 시작된 것으로 봐
야 한다. 더구나 출생시 신생아의 체중이 더 많이 나갈수록, 중년 이후에 지방 축적률
이 더 빨라진다. 결과적으로 강력한 에너지원이 나타나서, 신체의 성장 과정에서 소비
된다. 이런 측면에서 보면 지방 축적이 일어난 다음에 유년기의 급속한 성장기가 이어
진다는 것이 특징이다. 그렇기 때문에 신생아의 체중이 많이 나갈수록 성장 속도가 빨
라질 가능성이 높아진다. 신체 길이의 증가가 가속 성장의 다음 요소다.
  체중이 어떤 한계 수준에 빨리 도달할수록 생식 사이클도 역시 보다 빨리 시작된다. 
이것이 가속 성장의 또 다른 독특한 특징이다. 프리쉬 (R. Frisch)에 따르면, 125년전 
소녀들의 체중은 보통 16세에 48kg이었지만, 오늘날에는 12살에서 12.5살 사이에 이미 
체중이 48 kg에 도달한다. 이것은 오늘날의 소녀들이 옛날보다 가속화된 성적 성숙이 
일어나고 있다는 것을 의미한다. 이런 현상에는 위험요소가 숨겨져 있다.
  생식 기능이 일찍 발달한 여성일수록 유방암과 자궁암에 걸릴 확률이 높다는 것은 
이미 잘 알려진 사실이다. 그런데 이런 암에 걸린 환자들은 노화에 따른 생식기능의 
폐쇄(폐경기)가 보통 보다 2년 내지 2년 반 정도 늦게 시작한다. 그리고 오랜 기간의 
자궁 출혈이 선행되는 경우가 많다. 이런 현상은 모두 다음과 같이 설명할 수 있다. 
즉 생식 주기가 빨리 시작되는 것은 시상하부의 전환이 좀 더 강하게 일어나는 것과 
관련되어 있고, 또 보다 늦게 생식기능이 폐쇄되는 것은 지방 조직에서 여성 호르몬의 
합성이 증가하기 때문에 생긴다 (5장 참조). 결과적으로, 폐경기는 늦게 나타나지만 
과도한 여성 호르몬이 생식기관의 표적 조직을 지나치게 자극하기 때문에 암 발생을 
유도하게 되는 것이다(10장).   가속 성장이 인체에 좋지 않은 영향을 미치는 것은 단
지 생식 기능에만 국한된 것이 아니다. 출생할 때에 신생아의 체중이 많이 나갈수록, 
콜레스테롤의 혈중 농도가 더 높다. 그런데 최근 수십년 동안 많은 나라에서 콜레스테
롤의 혈중 농도 지표가 증가하는 경향이 있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 예를 들어, 체코의 
학자들은 1959년과 1962년 사이에 조사한 콜레스테롤의 평균 혈중 농도는 3살과 6살 
사이의 남자 아이가 144mg%였고 여자 아이는 154mg%였지만, 1970년과 1972년 사이에 
조사된 수치는 각각 181.5mg%와 192.3mg%로 늘어났다고 보고한 바 있다. 혈중 콜레스
테롤의 수준이 높다는 것은 동맥경화와 대사 면역 저하, 그리고 암과 같은 질병이 조
기에 발생할 수 있다는 위험 요인이다. 특히 그런 어린이의 경우 백혈병의 발생률이 
높다는 것이 이미 증명되고 있고, 일부 통계자료에 따르면 당뇨병에 걸린 어린이는 같
은 또래의 건강한 어린이 보다 키가 크다.
  어린이에서 가속 성장이 일어나는데 기초가 되는 대사 전환은 어머니에게도 좋지 않
은 결과를 초래할 가능성이 높다. 예를 들어, 비만아를 출산한 여성 자신은 비만이나 
당뇨병이 될 가능성이 높고, 잠복성 당뇨병(혹은 당뇨병 전증)이 있는 여성들은 비만
아를 낳을 확률이 높다.   가속 성장 메카니즘을 고려할 때, 어째서 이런 현상이 음식 
소비가 과도하고 생활 수준이 높은 선진국에서 우선적으로 나타나는지 그 이유가 명백
해진다. 육체적 활동의 감소와 사회적 스트레스의 증가와 더불어, 이런 요인들은 임신 
중 포도당의 혈중 농도를 실질적으로 변화시키는데 관여하게 되는데, 이것이 가속 성
장 메카니즘을 형성하고 있는 것이다. 따라서 임신 중의 대사 장애는 이미 '프로그램
된' 질병을 예고하고 있는 것이다. 왜냐하면 안정한 항상성 조건아래서는 태아가 성장
할 수 없기 때문이다. 하지만, '임신이라는 정상 질병'의 악화 (태아의 성장에 필요한 
'정상 질병'의 한계를 초과하는 것)는 본질적으로 가속 성장을 초래하는 질병이다.
  선진국에서 가속 성장 현상이 더욱 보편적으로 나타나게 된 것은 신생아 출산 연령
이 상대적으로 높아졌다는 것이 커다란 역할을 한다. 이것은 교육 기간이 길어지고 생
활력을 갖추는데 시간이 걸리기 때문이다. 결과적으로, 여성의 체내에 이미 축적되어 
있던 노화에 따른 대사 전환이 임신 과정에서 생기는 대사 전환과 합쳐져서 성장을 가
속시키는 메카니즘을 만들고 있는 것이다.
  우리 실험실에서 측정한 것을 보면 장골(iliac bone) 부근의 피부 주름이 21살의 임
산부에서는 3.8±0.8mm인 반면에 25세에서 31세 사이의 임산부는 8.5± 0.7mm로 조사
되었다. 그러므로, 25세에서 31세 사이의 젊은 여성도 '임산부의 정상 질병'에서 나타
나는 특징적인 대사 전환과 합쳐질 때 훨씬 심각한 지방 축적을 유발할 수 있는 대사 
장애가 발생할 수 있다. 그래서 임신 중 체중이 많이 늘어날수록, 신생아의 체중도 더 
커지게 되는 것이다. 그러므로 장래의 모친이 될 여성의 나이가 많을수록 지방 중심의
에너지 원으로 전환이 더 많이 일어나고, 스트레스의 영향이 심각할수록, 다음 세대에
서 가속 메커니즘이 재생될 가능성이 높아진다. 예를들어, 가속 성장은 노화 병리의 
발달을 보다 활발하게 일으키는데, 그것은 특히 지방 중심의 에너지 원으로 대사 전환
이 일어나기 때문에 나타난다. 생식 기간 중 여성에게서 이런 특별한 특징들이 나타나
면 보다
큰 신생아를 낳을 확률이 증가된다. 그러면 자손들도 부모의 가속 성장과 같은 운명을 
되풀이할 가능성이 훨씬 높아진다. 다시 말하면 모든 가속화된 사람들이 다 가속 성장
을 한 사람의 자손은 아니지만, 만일 모친이 가속 성장을 한 사람이라면 아이들도 그
럴 가능성이 많아진다는 것이다. 그러므로 만일 여성의 첫 출산 연령이 문명화의 다양
한 요인으로 인해서 높아지고, 만일 문명화의 요인들이 젊은이들의 비만을 증가시킨다
면,
그리고 만일 스트레스 상황이 잘 통제되지 않는다면, 즉 한마디로 말해서 '임신한 사
람의 정상 질병'을 악화시키는 상황이 발생한다면, 가속 성장의 빈도가 증가될 것이
다.
  이것은 가속 성장 메카니즘의 연쇄 고리가 어떻게 마감되는지를 보여준 것이다. 결
국 가속 성장의 고리는 집단내에 뚱뚱한 사람의 수를 자꾸만 늘어나는 결과를 초래한
다. 위에서 제시한 예는 불확정성의 원리가 결정론적 원리와 상호작용해서 어떻게 가
속 성장이 노화와 노화 질병의 가속으로 직접적으로 전환되는 상황을 만들고 있는가를 
보여준다.
불확정성의 원리는 외부 환경의 변수 요인이 다양하다는 것을 보여주는 것이고, 인체
의 성장 메카니즘은 결정론적 원리에 지배를 받는다.
  특정 지역에서 성장이 가속화된 비만인의 수가 증가한다고 해서 그것이 곧 외적 요
인의 영향을 받아서 유전형질이 변화된 것을 뜻하는 것은 아니다. 오히려 그것은 종이 
갖고 있는 독특한 유전적 특징의 정상 분포에서 극단적인 성장모델을 선택한 결과로 
보아야한다.
  이런 관점에서 볼 때 특정한 인구 집단에서는 이상적 표준의 원칙(13장)을 찾을 수 
없을 수도 있다. 왜냐하면 이상적 표준이 인체의 성장이 끝나는 시기에 이미 상실되어
버렸을 수도 있기 때문이다. 그러므로 이상적 표준에 대한 인식과 더불어, 최적 표준
(optimal norm)도 매우 중요하다. 최적 표준이란 일종에 생리적 파라메타 값인데, 이
러한 파라메타에서 장애가 일어나서 생기는 질병으로 인한 사망률 (질병 발생률)이 최
소가 되는 상태를 말한다. 그래서 최적 표준은 어떤 연령에 있는 사람의 상태를 평가
하는데 유익하다.
  그러나 여기서 한가지 강조하고 싶은 것이 있다. 개체 발생 (한 세대의 생활사)에서
는 작동하지 않지만 계통발생 (여러 세대에 거친 기간)에서는 작동하는 두번째 가속 
성장 메카니즘이 존재한다고 필자가 가정하게 된 이유가 있다. 즉 가속 성장과 노화 
병리의 가속화에 대한 두번째 유형은 식량 부족, 전염병, 그리고 의료 서비스 부족으
로 유아 사망률이 높고 생활의 질이 낮은 나라, 즉 외부적인 원인으로 인한 사망률이 
높아서 평균 수명이 낮은 국가에서 나타나는 것이다.   만일 11장의 표 5에 대한 설명
을 생각한다면 두번째 가속 성장 메카니즘을 다음과 같이 제시할 수 있다. 만일 유아 
사망률이 높다면 출산 능력을 비교적 일찍 갖춘 여성이 더 많은 수의 자녀를 낳을 수 
있기 때문에 유리할 것이다. 그러나 우리가 위에서 확인한 바와같이 조기의 성적 성숙
은 가속 성장을 나타내는 전형적 지표인데, 조기 성숙은 결과적으로 주요 질병의 개체 
발생 메카니즘을 가속화시켜서 수명을 단축시키게 된다. 그래서 성적 성숙이 가속화 
되고 가속 성장에 대한 유전적 경향을 갖고 있는 여성들의 자손들이 점차로 그지역에 
퍼져나가기 시작한다.
  그러므로 외부의 (생태적) 해로운 요인들에 의한 사망률이 높은 나라에서는 다음과 
같은 인구학적 상황이 나타나는 것을 쉽게 관찰할 수 있다. 즉 조기 성적 성숙, 젊은
이가 우세한 인구 분포, 잘 발달된 육체, 높은 사망률, 급속한 노화, 그리고 짧은 수
명 등등. 만일 그런 인구 집단에서 종 특이적 수명 (최대 수명)을 결정하는 방법이 존
재한다면, 틀림없이 수명 감소가 일어날 것이다. 인체의 가속 성장은 남성의 특징적인 
속성과 생식에서의 역할 때문에 남자에게 더 위험하다는 점을 주목해야 한다. 이 문제
를 다음 장에서 다루게 될 것이다. 지금까지는 사실 여성의 예를 많이 들어왔다. 그래
서 마치 남성이 여성보다 노화 질병에 걸릴 위험이 적은 듯한 그릇된 인상을 주었을지
도 모르겠다. 그러나 사실은 여성의 신경-내분비 시스템의 독특한 특징에 대해서 더 
많은 지식을 갖고 있고, 또한 남성보다 여성에게서 어떤 내분비 질병의 발생 빈도가 
훨신 높기 때문에 여성을 많이 언급한 것 뿐이다.
  그러면 다음 장에서는 남성에 관한 문제를 더 깊이 검토해 보자. 

@   제15장 여성과 남성 여성은 서른 살부터 10년 동안 나이를 먹지 않는다
 
  남성과 여성의 차이점은 무엇일까? 간단하다.
  바로 생식 기관이 다르다는 것이다. 서로 다른 생식 기관이 다른 역할을
  하기 때문에 남성과 여성의 차이점이 생기는 것이다.
  그런데 모든 동물에서 암컷이 수컷보다 오래 산다. 물론 인간의 경우도 여성이   남
성보다 오래 산다. 그 이유는 무엇일까?
  남성은 안정화 단계를 갖고 있지 않고, 또한 나이에 따른 생식기능의 폐쇄 메카니즘
도 없다.
  즉 남성에게는 갱년기가 없는 것이다. 그러나 남성은 생식력이 폐쇄되지 않는
  댓가로 안정화 단계가 주는 혜택을 상실할 수 밖에 없었다.

  지난 십여년 동안 노화 병리의 발달에서 나타나는 "회춘"이 남성들에게 가장 큰 관
심사가 되었다. 회춘은 오래 전부터 늙은 남성들의 이상이자 꿈이다. 이 문제에 대해
서 남성은 여성보다 훨씬 더 강한 집착을 가지고 있다. 그러나 이러한 회춘 현상은 좋
은 것이 아니다. 그 이유를 알게 될 것이다. 어쨌든 회춘은 부분적으로는 현대 문명의 
어떤 바람직하지 않은 요인에 의해서 생기는 것이다. 그러나 다음과 같은 의문이 당연
히 생긴다. 왜 이러한 요인들은 여성보다 남성에게 더 위험한가?   (왜 남성은 여성보
다 빨리 늙는가? 즉 늙는다는 문제가 여성보다는 남성에게 더 위험하게 작용하는 이유
가 무엇인가?)
   똑같은 상황이 동물 세계에도 존재한다. 즉, 수컷의 수명이 암컷보다 짧다는 사실
이다. 이것은 노화와 자연사 메카니즘을 형성하는데 생물학적 요인들이 결정적으로 중
요하다는 것을 말해주는 것이다. 그러므로, 우리는 먼저 이성간의 생물학적 차이중에
서 접근 가능한 몇가지 측면을 생각해보고, 이러한 차이가 어떻게 노화 질병의 발달 
속도에 영향을 주고 있는가를 규명해 보아야 한다. 여성과 남성 모두가 생식에 평등하
게 참여하고 있다는 것은 잘 알려져 있는 사실이다. 하지만 이러한 평등은 유전 정보
의 전달이라는 문제에서만 사실이고, 생식 시스템의 기능과 관련해서는 결코 남녀가 
평등하지 않다. 수정에 필요한 난자가 주기적으로 (알다시피 한달에 한번) 공급된다는 
사실로 보면 수정이 일어날 것인가 말 것인가는 여성에 의해서 결정된다고 할 수 있
다. 난자 생산과 같은 주기적인 과정은 생식 항상성이 아주 정확하고 리드미칼하게 작
동해야만 가능하다. 그러므로 핵심적인 시상하부의 조절기는 피드백 시스템에 참여하
고 있는 여성 호르몬에 대해서 고도로 민감해야만 한다. 그 다음에는 출산을 위한 최
적 환경을 만들어 주는 것이 필요하다.
   남성의 생식 항상성은 아주 다른 기능을 수행한다. 여성의 난자가 주기적으로 생산
되기 때문에 생기는 수정의 한계를 극복하기 위해서 남성은 언제든지 생식에 참여할 
수 있도록 준비하고 있어야 한다. 따라서 남성은 생식력을 연속적으로 유지해야 한다. 
그러기 위해서 남성은 여성과는 다른 생식 항상성 시스템을 가지게 된 것이다. 남성의 
생식 기능이 여성의 난자가 공급되는 시간에 맞추어 제한되어 있어서는 안된다. 남성
은 난자가 언제 공급되든 즉각 수정할 수 있는 준비를 갖추고 있어야 하는 것이다. 그
러기 위해서 남성의 생식세포는 주기적이 아니라 연속적으로 성숙해야만 한다. 그런데 
이러한 한계에 적응하다 보니 남성은 생식시기가 서로 다른 여러 여성과 일부다처적인 
결혼관계를 유지할 수 있게 되었다.
  어떻게 남성의 생식 기능이 지속적으로 작동될 수 있을까? 그것은 나이가 들면서 성 
호르몬인 테스토스테론의 억제 작용에 대한 시상하부 '성 중추'의 민감도 역치가 상승
하기 때문에 가능해지는 것이다. 다시 말해서 시상하부는 테스트스테론의 억제작용에 
대해서 점점 둔해져서 더 많은 양의 호르몬이 작용해야 시상하부가 인지할 수 있게된
다. 그렇게 되면 시스템의 파워가 증강되는 방향으로 생식 항상성이 이탈하게 된다. 8
0세나 90세의 노인이 젊은이와 같이 테스토스테론의 혈중 수준이 높은 경우도 있다는 
사실은 매우 흥미로운 일이다. 어쨌든 생식 항상성의 파워가 증가되어야 남성에게 필
요한 생식력을 유지할 수 있는 것이다. 이렇게 서로 다른 필요성에 따라서, 남자와 여
자의 성 호르몬이 시상하부와 대사에 미치는 영향도 역시 다르다. 남성 호르몬은 시상
하부 자체의 성적 특징을 형성하는데 중요한 역할을 한다. 태아는 처음에 남성과 여성
이 구별되지 않는 '무성'의 성 중추를 가지고 발생을 시작한다. 이 때는 모두 여성으
로 될 가능성을 가지고 있다. 인체의 기본 구도는 여성이 되도록 설계되어 있다. 그러
나 '성 중추'가 태아에서 생성되는 남성 호르몬의 영향을 받으면 남성으로 발생한다. 
발생과정에서 뇌가 남성 호르몬에 의한 샤워를 받아야만 진정한 남성으로 발생하게 되
고, 남성의 성 중추는 주기성 (리듬)이 없는, 지속적인 양태로 작동을 시작한다. 성 
중추의 작동에서 주기성이 상실되었다는 것이 바로 남성이 여성 보다 일찍 노화를 시
작하는 결과를 초래한 것이다.
   따라서 실험적으로 동물이 출생한 첫날에 미성숙한 암컷에게 테스토스테론을 주사
하면, 시상하부는 일생동안 수컷의 패턴을 따라서 비주기적인 양태로 작동하게 된다. 
일종의 성 전환이 일어나는 것이다. 이런 동물에서 성장후에 암 발생률이 증가하는데 
이것은 노화가 가속화되었다는 것을 의미하는 것이다. 생물학적 역할에 따라서 노화는 
여성과 남성의 생식 항상성에서 아주 다르게 일어난다. 여성의 경우, 항상성의 주기적
인 활동이 12세부터 거의 50세까지 지속된다. 생식 기능의 정지, 즉 폐경은 시상하부
의 역치가 상승하여 자가 조절 메카니즘이 교란될 때 일어나는 현상이다 (5장). 여성
에서 생식을 제한하는 것은 노화에 의한 변화의 축적으로 육체적 상태가 악화되고, 임
신에 따르는 위험성이 증가되며, 자손에게 해로운 돌연변이의 축적될 위험이 증가되는 
시기에 자동적으로 일어나는 것이다.그런 시기에 출산을 한다는 것은 모친과 자녀 모
두에게 커다란 위험이 된다. 따라서 노화가 일어나는 시기에 생식력을 정지시키는 것
은 여성에게 매우 중요한 것이다.
  남성은 직접적으로 출산을 할 의무가 없고, 다만 유전 정보만 전달하면 된다. 그래
서 남성에게는 갱년기 현상이 필요 없는 것이다. 즉 노화에 따른 생식 기능의 정지 메
카니즘이 남성에게는 없다. 남성은 출산에 따르는 위험 부담이 없기 때문에 굳이 생식
력을 정지시킬 필요가 없어진 것이다. 그러나 노화과정에서 남성의 성적 능력은 서서
히 줄어든다. 따라서 유전 정보를 전달하는 능력도 제한된다. 나이에 따른 성적 능력
의 감소는 인체의 일반적인 상태가 악화되는 것과 직접적인 관련이 있는데, 그중에서
도 안정화 단계 (stabilization phase)가 결여된 결과이다. 여성의 경우에는 안정화 
단계가 여성 호르몬에 의해서 유도된다. 그러면 안정화 단계의 특별한 특징은 무엇일
까?
   어릴 때는, 남자나 여자나 유리 지방산의 혈중 수준이 젊은 성년보다 훨씬 높다. 
콜레스테롤의 혈중 수준도 신체 성장이 정지되는 20세 때 보다 어린이가 휠씬 높다.
   이러한 지방 중심의 대사 전환은 성장의 요구조건을 충족시켜주는데 필수적인데, 
본질적으로는 성장의 절대적 조건이 되고 있는 항상성의 이탈 현상이다. 하지만 대사 
장애의 특징에 따라서 그것은 '정상 질병', 당뇨병 전증, 즉 노화의 특징인 대사 전환
에 해당하는 것이다. 이런 해석의 관점에서 보면, 다음과 같은 것이 더 명확해진다. 
즉 어린 시절, 동맥에 지방과 콜레스테롤이 침착하면 그것이 장차 동맥 경화가 발생하
는 핵으로 작용한다 (비록 어떤 연령에서 일시적으로 분해되기도 하지만). 진실로 "노
인은 어린애와 같다." 그러므로 필자는 이와같은 성장 단계를 '성장과 성숙기'로 당뇨
병 전증의 전 단계라고 부르는 것이다. 여성의 경우 생식 기능이 작동되면 대사가 안
정화된다. 이것은 유리 지방산 수준이 성적 성숙기 동안 떨어지기 시작하여 16세에 최
소가 된다는 사실로 입증된다. 여기서 성적 성장이 더욱 가속화되는 어린이의 혈중 유
리 지방산 수준은 4세와 7세 사이에 성인의 수준에 도달한다는 것을 지적해야겠다. 연
구 결과를 보면 여성 호르몬은 성장 호르몬이 지방 저장소에서 유리 지방산을 유동화
시키는 것을 막아 주는데, 그래서 아마도 혈중 콜레스테롤 량을 감소시키는 능력을 갖
게된 것 같다. 30세에서 39세 사이의 여성에서는 인슐린이나 당의 혈중 농도가 증가되
는 것이 보이지 않는데, 이 시기가 바로 '안정화' 단계이다. 하지만 남성에서는 성 호
르몬이 안정화 단계를 만들지 못한다. 그래서 나이가 들면서 인슐린의 농도는 여성보
다 남성에서 더 많이 증가한다. 대체로, 21세에서 49세 사이의 남녀에 대해서 식후 인
슐린 농도 증가를 조사해 보면 남성이 여성 보다 3배나 높다. 기억하고 있는 대로, 인
슐린은 동맥 경화 발달에 가장 중요한 위험 요인이다. 다시 말하면 인슐린은 동맥경화
의 주범이다. 따라서 위와 같은 인슐린 농도 차이로 여성은 남성보다 거의 10년 늦어
서 동맥경화가 발달한다고 말할 수 있다. 이것이 '보상 질병'의 개시 시기가 큰 차이
를 보이는 이유이고, 여성이 남성보다 약 10년을 더 사는 비밀의 열쇠다. 여성에서 안
정화 단계가 계속되는 동안에는 일련의 주요 생리 지표들이 실질적으로 변하지 않고 
유지된다. 하지만 여성의 생식 주기는 항상성 이탈의 법칙에 따라 일정한 나이가 되면 
폐쇄된다. 그런데 노화의 '정상 질병'이 성장 프로그램에 따라 당뇨병
전증의 새 국면에서 왕성하게 형성되는 것을 제외하고는, 안정화 단계는 유년기와 비
슷한 또 다른 단계로 대치된다. 따라서 40세 이전의 여성에게서 난소를 제거하면 동맥
경화 발생률이 증가하게 된다. 다른 말로 하면, 안정화 단계로 얻은 이득을 잃게 되는 
것이다. 그러므로 어떤 이유로 난소 제거 수술을 받은 여성은 남성이 갖지 못했던 이
러한 안정화의 혜택을 상실하게 되는 것이다. 심하게 말하면 남성보다 10년 더 살 수 
있는 면허장을 반납하는 것과 같다. 70세가 되면 노화에 의한 인슐린 증가가 남자와 
여자 모두 비슷해진다. 이것은 총괄 생체 시계가 마지막을 향해 속도가 느려지고 있다
는 것을 말해주는 것이고, 또한 성장 프로그램이 두 성 모두에서 동일한 속성을 갖고 
있다는 것을 반영하는 것이다. 따라서, '정상 질병'으로 인한 남성과 여성의 사망률 
지표는 70세가 되면 같아진다.
  그러나 인간의 일생에서 한 단계가 더 있다. 바로 '퇴축' 단계이다. 자료들을 보면 
60, 70세 이후의 남성과 여성의 혈중 콜레스테롤의 평균 수준은 당뇨병 전증의 바로 
전 단계보다 약간 낮다. 이와 같은 현상은 사실 콜레스테롤 수준이 높은 사람은 이미 
퇴축 전 단계에서 사망률 (특히, 동맥경화로 인한 사망)이 높았던 것과 관련이 있는 
것으로 추측된다. 물론 시상하부의 활력이 노화와 함게 실제로 감소할 수도 있다. 그
래서 갱년기의
신경증이 5년에서 10년동안 기승을 부리다가 저절로 사라진다. 명백한 것은 세포와 조
직 수준에서, 특히 시상하부에서, 전환이 축적되면 시간이 지나면서 이런 시스템에서 
일어나는 특별한 변화들을 균등하게 해 준다. 질병을 일으키는 조절 장애의 폭풍은 조
금 잠잠해진다. 상대적으로 바람직한 퇴축 혹은 노화가 시작되고, 노화 질병의 발생률
은 감소한다. 만일 이 때까지 주요 질병의 증세가 나타나지 않는다면, 70세에 도달한 
사람들은 통계적으로 15년 이상 더 살 수 있다. 이런 경우 체중이 감소하는 경우가 많
다. 건강한 70세의 남성과 여성은 85세까지 수명을 보장받은 것이나 다름 없는 것이
다. 통계적인 자료를 보면 퇴축 단계에서는 암으로 인한 사망률이 훨씬 줄어드는데, 
이것은 핀랜드와 같이 암으로 인한 사망률이 비교적 높은 나라나 포루투갈과 같이 낮
은 나라나 똑같다. 그러므로 원칙적으로, 여성과 남성의 에너지와 생식 항상성의 변화 
형태는 똑같다. 그러나 생식 주기의 작동과 관련된 여성의 특별한 특징이 안정화 단계
를 유도한다. 따라서 만일 남성의 일생을 잠정적으로 3 단계, 즉 성장과 성숙기(당뇨
병 전증 전단계), 완숙기 (당뇨병 전증, 노화 병리가 활발하게 발달하는 시기), 그리
고 마지막으로, 퇴축기(노화 병리의 진행 속도가 약간 후퇴하는 시기)로 구성되어 있
다고 한다면, 여성의 일생은 4단계로 되어 있다. 즉, 성장기가 있고, 다음에 성숙기가 
안정화기로 대체되는데, 이 때가 생식을 위한 최적 조건의 상태다. 그런 다음 완숙기
와 퇴축기가 이어진다. 여성의 일생은 남성 보다 한 단계가 더 있다.
   남성의 평균 수명이 여성보다 짧다는 것은 남성의 일생에는 안정화 단계가 없다는 
사실로부터 이미 예정된 것이다. 그러나 퇴축 단계가 다시 남성과 여성의 잠재력을 평
등하게 만들고, 그리고 이 단계의 나이에 도달한 사람들에서 어떤 일이 일어날지는 예
측 불허다. 

@   제16장 노화 지연
  노화는 치료할 수 있는 질병이다 
  평균 수명의 연장은 노화 질병이라는 불청객을 불러왔다. 매일 매일이 삶의 축복이
지만   날이 갈수록 우리는 늙어간다. 이제 노화와의 전쟁은 피할 수 없다. 그리고 우
리는 이기는 방법을 찾아내야만 한다. 

  노화를 지연시킬 수 있을까? 노화를 치료할 수 있을까? 이러한 질문은 꽤 과장된 것
으로 들릴 것이다. 사실은 단순히 주제에 주위를 모으기 위해 던진 질문들이다.
   인간의 주요 질병에 대한 개체 발생 모델에 따르면 이러한 질병의 발생 메카니즘은 
노화의 조절 과정과 연결되어있다. 그러므로 중년과 노년에 이러한 질병이 발달하는 
것을 지연시키기 위해서는 노화를 늦추는 방법을 알아야한다. 이러한 결론은 의학의 
개체 발생 모델로부터 직접 유추할 수 있는 것이고, 임상적 관찰 결과뿐 아니라 통계
적 자료도 이것과 일치한다. 특히 의학의 황금 시기였던 1910년에서 1978년 사이의 생
명표를 작성한 스웨덴의 가브릴로브 (L.A.Gavrilov)등은 노화와 관련이 없는 질병으로 
인한 사망률의 감소로 전체적인 사망률이 감소했다는 것을 발견했다. 따라서 우리는 
인간의 수명을 더욱 연장시키기 위해서는 개체 발생 메카니즘에 따라서 주요 질병을 
예방하고 치료할 수 있는 새로운 방법을 찾아야만 한다는 결론을 내릴 수 있다.
  한편, 현대 의학에는 임상 의학에서 노인병학이 이룩한 역할을 이해하는 것을 막고 
있는 심리적 장벽이 있다. 이런 장벽은 노화 과정이 매우 복잡하고 현 단계에서는 완
벽하게 이해할 수 없다는 생각으로부터 생긴다. 또한 많은 사람들이 노화라는 것이 주
요 질병의 개시와는 관련이 없는 생리적 과정으로 믿고 있다. 사람들은 노화가 이러한 
주요 질병이 발달하는 배경을 형성해 줄 뿐이라고 생각하고 있다. 덧붙여서 노화 현상
의 복합성 때문에, 노화를 방지할 수 있는 실질적인 시스템을 만족스럽게 만드는 것은 
불가능하다고 생각하고 있다. 끝으로, 신중한 과학자들은 이 분야의 전문가도 아닌 학
자들이 [영원 불멸의 비밀이 가까운 장래에 벗겨질 것]이라고 주장하는 성급한 예측에 
당황하고 있다. 이런 토대위에서, 여러 가지 권고들을 쉽게 하고 있지만, 그것들은 단
지 정통의학과 민간 의학에서 나온 결론을 단순화시킨 것 뿐이다. 더구나, 때때로 급
진적인 방법을 주장하는 극단론자들이 나타나고 있다. 그들중 일부는 동물성 단백질, 
동물성 지방, 식물성 지방, 혹은 탄수화물의 소비를 금지해야 한다고 주장하고, 때로
는 '단식', 혹은 오랜 기간의 금식을 주장하기도 한다. 한편 최대의 육체적 활력을 유
지하면서 노화 질병의 부담에서 벗어날 방법을 찾는 사람들도 있고, 마음의 평정이나 
정신적 휴식에서 그 방법을 찾는 사람도 있다. 그런 다이어트를 권고하고 있는 사람들
은 일반인들의 관심을 끌기 위해서는 두 가지 고개를 넘어야 한다. 그 이유는 첫째 이
들이 추천하는 방법이 극단적 특성을 갖고 있기 때문이고, 그 다음은 그런 극단적 방
법에 의해 야기되는 해악 때문이다. 그런데 이런 일시적 유행을 선도하는 사람들은 자
신들의 신념에 대한 열정을 제외하면 새로운 것이 아무것도 없다는 사실을 종종 망각
하고 있다는 점이 참으로 이상하다. 이것은 완전히 미신이고 편견이다. 그럼에도 불구
하고 이러한 광신자들중 많은 사람들이 그들의 고집으로, 그리고 그들의 권고가 전체
적으로 보면 정통 의학이 권고하는 것(과식하지 말 것, 담배피지 말 것, 걱정하지 말 
것, 많이 활동할 것)을 반복하고 있다는 사실 때문에 약간의 긍정적인 결과를 얻어내
고 있기는 하다. 지식만이 힘이다.
그러므로 우선 과학적인 관점에서 이들이 권고하고 있는 내용을 검토해 보자.
   동물성 단백질과 콜레스테롤을 과도하게 섭취하는 것은 동맥경화와 일부 종양 (예
를 들어 대장암과 유방암)의 발달을 가속화시킨다. 포화 지방 (동물성 지방)의 과잉 
공급은 동맥경화를 유발하기 쉽고, 식물성 지방의 과도한 섭취는 면역력을 감소시킨
다. 면역력 감소는 결과적으로 동맥경화와 암의 발생으로 연결된다. 하지만 만일 이 
모든 성분을 음식물에서 제거하고 탄수화물을 과도하게 섭취하게 되면 비만이 생긴다. 
비만이 모든 질병 중의 질병이라는 사실은 앞서 거론한 바 있다.
   타입 II 당뇨병, 대사 면역 저하, 동맥경화증, 그리고 암등이 모두 비만과 관계가 
있다. 끝으로 음식물을 극단적으로 제한하면, 특히 단백질을 제한하면 조울증에 걸릴 
위험이 증가하는 외에도 면역력이 저하될 수 있는데, 이것도 또한 주요 질병을 일으키
는 원인이 된다.    음식물에서 에너지의 기초가 되는 것은 탄수화물, 단백질, 그리고 
지방 (포화와 불포화 지방 모두를 포함)이기 때문에, 어떤 것 하나라도 과잉이 되면
(부족할 경우와 마찬가지로) 건강에 위험하다는 것은 분명하다. 어떤 사람이 사방 1미
터 되는 4각형속에 있다고 가정하자. 그러면 이 사람은 4각형의 각 면으로부터 탄수화
물, 단백질, 그리고 포화 지방과 불포화 지방이라는 에너지 원을 자유롭게 얻을 수 있
다. 그러나 이러한 자유는 결국 수명을 제한할 것이다. 이것은 위험성을 좀 과장한 것
이다. 이런 잘못된 인상을 받게된 것은 수백만년 동안 인간이 식량 부족과 싸워왔기 
때문에 생긴 것이다. 식량 부족은 오늘날에도 많은 나라에서 아직 심각한 문제다. 하
지만 많은 경우에 노화와 노화 질병을 조기에 나타나게 하는 요인은 식량 부족이 아니
라 오히려 식량의 과잉 섭취인 경우가 많다.    미국의 유명한 면역학자인 로버트 굿
(Robert Good)이 최근에 실시한 실험을 검토해보자. 어떤 생쥐 종류는 현대 인간이 겪
고 있는 병과 똑같은 질병을 앓는다. 즉 암, 동맥경화, 심근경색, 신장병과 고혈압, 
비만증, 당뇨병, 자가 면역질병, 흉선의 위축, 그리고 면역력 감소 등. 당연히 그런 
생쥐는 일반 생쥐보다 수명이 짧다. 그런데 이들의 식단에서 단백질 함량을 감소시켰
더니, 자가 면역 질병의 발생률이 줄어들었다. 영양적으로는 균형된 것이지만, 칼로리
를 줄인 먹이를 줄 경우 자가 면역 질병의 발생률이 더 크게 감소하였다. 이런 질병의 
발생률이 너무 극적으로 감소했기 때문에 그들의 수명이 정상 수준까지 증가하였다. 
장수하는 생쥐들에 대해서 실시한 다른 실험들을 보더라도 생쥐들이 스스로 먹는 양 
보다 적게 먹이를 주었을 때 역시 수명이 25%까지 증가하였다.*
  그래서 우리들은 필요한 만큼만 음식을 최소한으로 섭취함으로써 많은 문제를 극복
할 수 있다. 이런 관점에서 균형 감각이 건강한 육체와 정신을 보장한다는 것을 최초
로 발견한 사람들은 고대 그리스인들이다. 우리도 이러한 균형 감각을 찾아보도록 노
력하자. 물론 오늘날에는 옛날보다 균형 감각을 갖기가 더 어려워진 것은 사실이다. 
문명이 설탕과 같은 새로운 식량을 만들어 냈고, 현대인의 눈에는 일반 식물성 식량의 
가치가 줄어들었다고 생각하기 때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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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1940년대 이후 실시된 많은 실험들을 보면 쥐에서 먹이의 칼로리를 제한하면 성적 
성숙기간이 늘어나고, 그에 따라서 최대 수명도 증가하였다는 것이 증명되고 있다 (11
장 참조). 영장류, 특히 인간의 경우, 이러한 상호 관계는 비교적 중요성이 덜한 것으
로 보인다. 왜냐하면 성적 성숙 기간이 이미 충분할 정도로 길어졌기 때문이다. 하지
만 최적 영양의 효과는 많은 메카니즘에 의해서 나타난다. 특히 1년된 생쥐 (인간으로 
보면 후기 성숙기에 해당한다)에게 먹이 제한을 시작했을 때, 긍정적인 영향이 나타났
다. 끝으로, 인구 집단에 대한 역학조사 결과를 보면, 인간에게서 동물성 단백질과 지
방 섭취를 줄이고, 식물성 음식의 섭취를 늘리고, 흡연을 줄이며, 육체 활동을 늘리
며, 그리고 고혈압을 잘 치료하는 등 '생활 스타일'을 변화시킨 결과 1950년과 1979년 
사이에 간헐성 심장병으로 인한 중년의 사망률이 30%이상 감소되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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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다음의 예가 설탕의 과잉 섭취로 초래되는 결과를 명백히 보여준다.
만일 성인이 단 음식을 많이 먹는다면 (설탕 50g에 상당하는 것), 2시간 후 인슐린의 
혈중 농도는 2배내지 3배 증가한다. 게다가, 30분 후 이런 인슐린 증가가 동맥에서 콜
레스테롤 합성을 두 배나 증가시킨다는 것이 실험으로 입증되었다.
  인간의 진화는 극히 느린 속도로 진행되어 왔던 반면에, 음식물의 진화는 어울리지 
않게 빨랐다는 것도 기억해야 한다. 수백만 년 동안 인류의 식량은 식물성이 기본이었
다. 그러나 오늘날 그런 식생활로 돌아간다는 것은 불가능하다. 왜냐하면 생활 양식의 
변화와 같은 기간에 일어났던 소화기관의 변화는 일정량의 동물성 단백질, 그리고 동.
식물성 지방의 섭취를 필요로 하기 때문이다. 예를 들어 동물성 지방에는 인체에 필수 
영양소인 비타민 D가 있다. 인류의 친척인 원숭이들도 비타민 D를 필요로하는데 그들
은 다른 곳으로부터 섭취한다. 그들은 열대의 나무위에서 살고 있기 때문에 강력한 자
외선을 쬘 수 있다.
이러한 자외선의 영향으로 섭취한 음식물로부터 프로비타민 D를 생산한다. 이러한 방
법은 오늘날 우리에게는 불가능하다. 우리 몸에 필요한 단백질을 얻기 위해서 1kg의 
야채를 먹고 잠에 떨어져서 오랫동안 소화 시키고 있을 수는 없는 것이다. 일반적으로 
콩을 제외한 식물성 식량에는 필수 아미노산이 부족하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주된 식량은 식물성이다. 그런데 거치른 식물성 음식에는 소화
가 않되는 식물성 섬유소, 소위 셀룰로우즈, 펙틴, 그리고 리그닌 등*이 상당량 포함
되어있다. 이러한 식량은 대장암의 발생율을 감소시키고, 동맥경화의 발달을 지연시키
며, 담석증과 심지어 정맥류증 (varicosis)의 발생률도 감소시킨다.
  ------------------
  * 양배추, 사과, 시금치, 무우, 그리고 많은 야채와 과일에는 상당량의 식물성 섬유
소가 함유되어 있다. 식물성 섬유소가 인체의 보호 작용에 중요한 역할을 한다는 것은 
특히 다량의 지방을 섭취하는 사람들에게서 뚜렷하게 알 수 있다. 일련의 자료를 보
면, 하루에 35g의 식물성 섬유소를 섭취한 사람은 그렇지 않은 사람에 비해 암으로 인
한 사망율이 3배나 감소하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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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이것은 모두 실험을 통해서 확실히 검증된 사실들이고, 그리고 이런 사실에 근거해
서 많은 예방법들이 제시되고 있는 것이다. 따라서 우리가 식사방법을 다음과 같이 바
꾸게 되면 초기의 심근 경색, 발작, 고혈압, 당뇨, 암의 발생률을 감소시킬 수 있다. 
즉 포화 지방, 콜레스테롤, 당, 소금의 함량은 적은 반면에 녹말과 소화되지 않는 식
물성 섬유소의 함량이 높은 음식물을 섭취한다면 위에서 열거한 질병의 발병 위험도를 
줄일 수 있을 것이다. 이런 종류의 음식물 섭취를 고수한 사람들은 그렇지 않은 사람
들 보다 8년을 더 산다는 통계적 자료가 있다. 그리고 만일 음식조절의 '실패자'들이 
중병에 걸린다는 사실을 고려한다면 음식 조절을 성공한 '승자'는 8년이 아니라 그 이
상을 더 오래 살 수 있을 것이다.
   표 8은 1,800 칼로리를 함유하고 있는 균형된 식단의 예를 보여주는 것이다. 이런 
식단은 콜레스테롤 함량을 적게하고, 포화지방(고체 지방)의 양을 제한하면서 불포화 
지방 (액체)은 약간 많이 포함되어 있고, 그리고 식물성 섬유소가 충분한 거친 야체를 
많이 들어가도록 한 것이다.    한번에 '연소'될 수 있는 에너지 물질의 양은 상대적
으로 매우 한정되어 있다. 따라서 하루에 네번 혹은 다섯번의 식사를 하는 것이 좋다. 
거꾸로, 만일 하루에 한번이나 두번만 식사를 하면, 음식물을 과잉 섭취하지 않더라도 
비만이 생길 수 있다.*   --------------------------
  * 비만이 생긴후에는 지방 축적이 활발하게 일어날 때 보다 훨씬 소량의 음식을 섭
취한다해도 비만의 안정화가 이루어진다. 이것은 뚱뚱한 사람은 음식물 섭취로 열생산
이 증가하지 않기 때문이다. 동맥경화로 제한된 식단을 섭취해야할 때도, 치즈나 아이
스크림, 우유등은 피해야하지만, 식단에는 식물성 기름이 더 많이 포함되어야 한다. 
매일 조금씩 벗어난 식사를 하는 것보다 2주일에 한번씩 식사 패턴을 바꾸는 것이 더 
낫다고 생각한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사람의 식욕은 과식 후에 증가한다는 것을 기억
해야 한다. 트리글리세리드의 혈중 수준이 높을 때 알콜은 가장 위험하다.
   물론 똑같은 표준 식단을 모든 사람에게 적용한다는 것은 여러 가지 이유로 그 효
과가 의심스럽다. 표준 식단은 일반적인 원리에 근거한 것이지만, 개인별로 접근 방식
을 달리해야하는 경우가 자주 생긴다. 예를들어 콜레스테롤의 혈중 수준이 높을 경우
에는 콜레스테롤의 함량이 높은 고기나 달걀, 그리고 버터의 섭취는 엄격히 제한해야
한다 (Ch-식단).*
   만일 트리글리세리드의 혈중 함량이 상승하면, 식단 (C-식단)의 탄수화물 양을 제
한해야하고 체중도 줄여야한다. 만일 콜레스테롤과 트리글리세리드의 혈중 함량이 둘 
다 높으면, 둘 다 제한해야 하고 (C+SFA-식단), 식물성 지방은 증가시켜야 한다. 궁극
적으로 인체를 이상적 표준에 최대한으로 접근시킬 수 있는 식단을 따라야 한다. 이런 
점에서 장수한 사람은 혈중 고밀도 리포단백 (HDL, 혹은 알파-콜레스테롤) 수준이 높
았던 반면에, 저밀도와 극저밀도 리포단백(LDL과 VLDL)의 농도는 낮았다.**
  ------------------
   * 콜레스테롤의 혈중 농도가 높을 때 음식물로 섭취하는 콜레스테롤은 인체에서 중
요한 역할을 한다. 콜레스테롤을 과도하게 섭취 하면(1000mg/day), 혈중 콜레스테롤의 
함량이 3,4주 내에 30%에서 60%까지 증가한다. (계란 노른자 1개의 콜레스테롤 양은 2
40mg, 100g의 버터에는 220mg, 크림 100g중에는 137mg, 고기 100g에 약 60mg정도, 100
ml의 우유에 13mg정도, 그리고 치즈 100g에 (30-40%) 90mg정도 들어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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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오늘날, 콜레스테롤의 혈중 농도가 174mg%에서 212mg% (4.5-5.5mmol/l)범위 일 
때가 최적 상태라는 개념이 가장 보편화 되어 있다. 이 범위에서는 심근경색의 발생률
이 최소(콜레스테롤의 혈중 농도가 높은 집단과 비교해서)이다. 중년에는 엄격한 식단
을 지켜나갈 때와 특별한 치료를 통해서만 콜레스테롤을 최적 수준 (여러 면에서 이상
적 표준 상태에 해당한다, 13장 참조)으로 유지할 수 있다. 식사 조절을 통해서 콜레
스테롤의 혈중 농도를 줄이는 것은 유전적으로 이미 콜레스테롤의 혈중 수준이 낮고 
장을 통한 분비가 많도록 되어있는 상황과는 아무런 상관이 없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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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비만이 질병중의 질병'이라는 말이 무슨 말인가를 좀 더 정확히 정의해 보자. 엄밀
한 의미에서, 비만이란 이상적 표준에서 지방이 4.5내지 5kg 정도 증가할 때 시작된
다. 그러므로 건강한 사람이 20-25세일 때 가지고 있던 체중을 유지하도록 노력해야한
다. 근육과 뼈 조직이 나이가 들면서 조금씩 감소하기 때문에 이것은 결코 극단적인 
요구가 아니다. 그러나 비록 25세에서 70세까지 똑같은 체중을 유지하고 있다고 해도, 
사실은 지방 함량이 30%정도 증가한 것이다(6장 참조). 만일 25세 청년의 체중이 70kg
이라고 하면 그 청년은 약 15kg의 지방을 가지고 있는 것이다. 그래서 지방함량이 30% 
증가한다는 것은 약 4.5kg의 지방이 보이지 않게 추가된 것을 의미하는데, 이것은 우
리몸에서 필요했던 부분이 4.5kg감소했다는 것을 뜻하는 것이다. 그러므로 이상적인 
체중을 유지할 뿐 아니라 근육 조직이 지방 조직으로 대치되는 과정을 지연시킬 수 있
는 육체 활동을 어느 정도 하는 것이
절대로 필요한 것이다. 육체 활동을 많이 하는 것은 LDL과 VLDL에 대한 HDL의 비율을 
적절하게 유지하는데도 도움이 된다 (아래 참조).
  표준 식단이라는 것은 특별한 사정들을 충분히 고려하지 않은 것이기 때문에 비효율
적일 수가 있다. 이런 문제는 여러 가지 방법으로 설명할 수 있지만 우리는 다음과 같
은 경우에만 한정시켜 보자. 개인별 식단은 개인의 이상적 표준 뿐만 아니라 여러가지 
질병에 대한 구조적 문제와 가족의 체질을 충분히 고려해야 한다. 예를 들어 만일 친
척 중에 유방암이 많이 발생한 사람은 비만 방지를 위해 주의를 기울여야 하고, 만일 
아직 성적 성숙이 안된 소녀가 이와 같은 상황에 있다면 전문적인 발레 수업을 하는 
것 만큼의 격렬한 육체적 운동을 해야한다. 만일 친척중에 소화기관의 암이 발생한 기
록이 있다면 채소(식물성 섬유소)와 비타민 A, E, C를 더 섭취해야 한다. 일부 비타민
이 항 종양 효과를 가지고 있다는 자료는 많다. 비타민 A는 위장과 허파의 상피 세포
가 올바로 성숙하는데 기여한다. 그리고 비타민 E는 지방 분해 산물에 의한 손상으로
부터 세포를 보호해준다. 비타민 C는 항 스트레스 효과가 있고 위장에서 비타민 C는 
단백질과 식품 방부제로 첨가되는 니트로 염 (nitro salts)으로부터 발암 물질 (Nitro
samines)이 형성을 되는 것을   억제시킨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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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비타민 A,E,C는 항 산화 시스템과 관련해서 다양한 기능을 가지고 있다. 항 산화 
시스템은 자유기로 인한 손상에 대응하는 것인데, 이것은 대사형 노화의 여러 요소와 
관련되어있다 (11장 참조). 특히 비타민 E는 세포막과 DNA의 손상에 대응해서 작용한
다 ; 비타민 A (베타-캐로틴)은 바이러스, 화학물질, 방사선에 대해서 항 종양 효과가 
있고 면역을 증강시켜준다. 하지만 이러한 비타민 뿐만 이니라 이들과 똑같은 효과가 
있는 셀레늄 (selenium), 아연, 메치오닌에 대한 최적 투여량이 얼마인지는 아직 확립
되어 있지 않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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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비타민 B6와 B3 (니코틴산)은 뇌에서 세로토닌의 함량을 높여주는데, 세로토닌은 사
람의 기분과 대사를 향상시키는 작용을 하는 기본적인 신경 전달물질의 하나이다. 알
다시피, 사람의 기분은 무엇을 먹느냐에 크게 좌우된다. 아니 좀더 정확히 말하면 필
수 아미노산인 트립토판 (tryptophan, 세로토닌의 전구물질)을 뇌에 충분히 공급할 수 
있느냐에 달려 있다. 이것은 단백질이나 탄수화물이 많이 들어있는 식사를 하면된다. 
탄수화물은 트립토판이 뇌 속으로 잘 침투할 수 있게 도와준다. 하지만 이런 문제들은 
아직 충분히 연구된 것이 아니다. 그러므로 어떤 모순되는 점과 마주칠 때, 애써서 얻
은 합리적인 식단에 대한 모든 지식들을 부정하는 일부 어리석은 학자들은 혼동을 일
으킨다. 예를 들어 콜레스테롤이 동맥경화의 주 원인이 된다는 것은 아주 잘 밝혀져있
는 사실이지만, 에스키모인들은 고기에 대한 의존도가 높아서 콜레스테롤을 많이 섭취
하는데도 불구하고 동맥경화나 심근경색이 나타나는 경우가 극히 드믈다. 그것은 에스
키모인의 혈액속에 동맥경화에 대항하는 효과를 가지고 있는 특정한 지방산의 농도가 
높고, 지방산을 해독시키는 속도도 빠르기 때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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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에스키모인에서는 심근 경색, 당뇨병, 자가 면역 질병의 발생률이 낮은데, 그것은 
거의 5,000년 동안 다른 사람들과 떨어져 살아온 고립된 집단에서 생기는 특별한 유전
적 특성과 관련되어 있는 것이다. 코카서스 같은 일부 국가에서 관찰되는 장수 현상 
역시 생활양식과 관련된 것이라기 보다는 유전적(생화학적) 요인들과 관련된 것이 분
명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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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이런 두 가지 기본 요인들, 즉 식단을 구성하는 일반적 접근 방식에서는 고려하지 
않고 있는 개인의 특별한 유전적 특성, 그리고 아직 자료가 충분치 않다는 것, 이런 
이유로 표준 식단이 모든 경우에 도움이 될 수 있는 방법은 아니라는 결론을 내리게 
된다. 그러나 현대적인 식단만으로도, 혹은 좀더 정확히 말해서 합리적인 생활 양식으
로 적어도 몇 년은 더 건강한 삶을 살아갈 수 있다는 것을 잊어서는 안된다. 또한 표
준 식단은 에너지 원으로 지방산을 사용하는 것과 지방이 축적되는 것을 줄이는 방향
으로 노력하고 있다는 것을 기억해야만 한다. 그러나 사람의 건강을 보존하는데 유용
한 것이 모두 합리적 영양만으로 결정될 수 있는 것은 아니다. 생활 양식도 그 만큼 
중요한 것이다. 왜냐하면 고대 그리스인들이 말한바와 같이 우리는 살기 위해 먹는 것
이지, 먹기 위해 사는 것은 아니기 때문이다. 이유가 있든 없든 짜증을 잘 내는 신경
질적인 사람은 성격이 좋은
미식가에 비해 대사 전환이 더 크게 일어날 수도 있다. 그래서 자신의 욕망을 합리적
으로 조절해서 만족할 줄 아는 사람이 가장 현명한 사람이다. 옛날에 호화스럽게 사는 
친구를 방문한 철학자가 친구에게 말했다. '저 중에 나에게 필요없는 것이 얼마나 많
은가.'
  그러나 이런 원칙에 충실한 사람도 일에 대한 만족을 필요로 한다. 인간은 먹는 것
만으로 만족할 수 없다. 일에 대한 보람도 중요한 것이다. 이런 이유로 우리가 요가에 
지나치게 많은 희망을 걸어선 안되는 것이다. 요가는 단지 감각 운동 시스템일 뿐 아
니라, 자아 실현을 추구하는 철학이다. 그리고 이런 개인적 입장을 현대 사회의 복잡
한 생활 양식과 병행시키기란 거의 불가능하다. 반면에 우리가 질병 발생에 대한 스트
레스의 역할을 다시 생각해 본다면, 자신의 감정을 통제하는 방법을 터득하는 것을 목
적으로 하는 건전한 자율 훈련법 (autogenic training)은 확실히 도움이 된다.
   적절한 식사와 정신 건강 외에도, 질에 중점을 둔 육체적 운동이 노화 질병에 대응
하는데 필요한 세번째 사항이다. 인체의 신진 대사에는 육체적 운동만으로는 극복할 
수 없고, 합리적 식단만으로도 극복 할 수 없고, 오직 두가지를 동시에 실행해야만 이
겨낼 수 있는 '제한된 고리'가 있다. 우리는 중장 거리 육상선수의 훈련용 식이요법에 
대응할 만한, 아니 그보다 오히려 더 강력한 육체적 운동을 해야만한다. 그렇기 때문
에 이것은 일상생활에 적용하기가 극히 어려운 것이다. 하지만 걷기와 달리기에 기본
을 둔 '모든 이를 위한 육체 단련' 시스템들은 현대인들에게 상당히 효과적이다. 70세 
남자의 대사 지표가 4,5주일 내에 향상될 수 있다는 것은 놀라운 일이다. 그러나 이것
은 면밀한 연구를 통해서 입증되고 있는 사실이다.
  동시에 육체적 운동은 매일 해야 하는 것이다. 하지만 '경색 환자의 달리기'는 경험
있는 의사로부터 허가를 받아야 한다. '경색 환자의 달리기'는 확실히 '암 환자의 달
리기'만큼 위험하다. 왜냐하면 격렬한 육체적 운동을 하는 동안에 알파-콜레스테롤 
(고밀도 리포단백)의 함량이 증가하기 때문이다.
  마지막으로, 수동적인 사고 방식을 포함해서 소위 해로운 버릇과 계속 싸워야한다는 
것도 강조해야만 하겠다. 노화가 인체에 미치는 가장 해로운 영향의 하나는 무엇보다
도 노화에 대한 우리자신의 생각에서 나오는 것이다. 19세기부터 가져왔던 노화에 대
한 개념은 이런 측면에서 우리를 계속 사로잡고 있다. 사회가 발전하면서 인간의 수명
이 연장되었을 뿐 아니라 나이를 먹는다는 것과 늙었다는 것이 무엇을 의미하는지를 
다시 한번 생각해볼 필요가 생겼다는 것을 이제 인식해야만 하겠다.
  19세기의 작가들은 "50살 먹은 노인 한 명이 방에 들어왔다."라는 문장을 자연스럽
게 쓸 수 있었다. 그러나 20세기에 와서는 아무리 경험없는 젊은 작가라도 그런 식으
로 쓰지는 못할 것이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오늘날 50세와 60세 사이의 많은 사람들이 
종종 자신들을 늙은이라고 생각하고 있다. 이제 이러한 생각을 버려야 한다. 즉 인생
의 활동 기간이 점차 길어지고 있기 때문에 연령에 대한 정신적 평가도 변해야만 한
다. 이런 태도 자체가 수명을 연장시키는데 도움이 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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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우리가 퇴직에 대한 어떤 태도를 취하는가도 이런 범주에 들어간다. 퇴직이라는 
과정 때문에 남자는 여자보다 질병 발생 위험이 더 높아진다. 특히 퇴직한지 2년 지난
뒤가 가장 위험하다. 그러므로 우리는 이러한 시기를 예상하고 정신적으로 충분히 준
비하고 있어야한다. 즉 퇴직한 후 몰두할 수 있는 일(혹은 직업)을 미리 결정해 놓아
서 퇴직으로부터 오는 정신적 충격을 극복할 수 있어야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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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아주 근사한 숙녀가 한번은 필자에게 그녀의 좋지 않은 흡연 습관에 관해서 이렇게 
말했다. "당신같은 의사들이 우리에게 겁을 주려고 흡연은 위험하고 심지어 생명에도 
위험하다고 말하는 것은 잘못된 것이다. 사람들은 원래 용감하다. 그러므로 흡연이 당
신의 고운 피부색에 해롭다거나, 혹은 당신의 매력을 떨어뜨릴 수 있다고 말하는 편이 
더 낫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우리는 흡연에 대해서 항상 경각심을 갖고 있어야 
한다. 프랑스에서 발표된 1980년도 통계에 의하면, 흡연을 하지 않는 사람과 음주를 
하지 않는 사람의 암 발생 위험도를 똑같이 1이라 할 때, 담배를 피우지 않는 음주자
는 1.23이고, 음주를 하지 않는 흡연자는 1.53이며, 음주하는 흡연자는 5.71까지 올라
갔다.
   폐암의 90%가 흡연 때문에 발생한다. (물론 모든 흡연자가 폐암에 걸리는 것은 아
니다. 콜레스테롤의 혈중 농도가 높으면 흡연의 해로운 영향이 더 강화된다.) 흡연은 
또한 후두암, 인두암, 식도암, 방광암, 그리고 간암의 발생률을 증가시킨다. 흡연자와 
한 방에 있으면, 담배를 피우지 않는 사람도 시간당 2.3mg의 재를 마시게 된다(이것을 
간접 흡연이라고 부른다.) 많은 사람들이 흡연이 체중 감소에 도움이 된다고 믿고 있
다. 가끔은 그러한 예가 있기는 하지만, 방법 자체가 잘못된 것이다. 왜냐하면 니코틴
이 지방을 에너지원으로 이용하는 것을 도와주기는 하지만 지방의 축적을 막지는 않기 
때문이다. 즉 니코틴은 노화와 똑같은 효과를 가지고 있어서 지방의 '회전률 (turnove
r)'을 증가시켜서 모든 관련된 결과들을 초래하게 된다. 과도한 커피와 홍차도 인체에 
비슷한 영향을 주는데, 이경우 지방을 유동화시키는 주범은 카페인이다. 오늘날, 커피
에는 일부 발암 물질과 돌연변이원 (돌연변이를 유발하는 인자)이 들어있는 것으로 알
려져 있다. 아직 확인은 되지 않았지만 난소암, 방광암, 췌창암, 그리고 대장암의 발
생률이 대량의 커피를 마시는 사람에게 높을 지도 모른다는 예비 실험 자료도 있다. 
그러나 흡연, 혹은 흡연을 하는 행위는 많은 사람들에게 정신적인 안정을 가져다 주고 
있는데 이런 면도 진지하게 연구할 필요가 있다. 특히 뇌하수체의 지방-유동화 호르몬
에 의해 뇌에서 부분적으로 만들어지는 모르핀 같은 호르몬의 역할을 고려해서 연구해
볼 필요가 있다. 알콜은 좀더 심각한 문제를 제기한다. 에틸 알콜도 뇌에서 비슷한 호
르몬 유도체의 형성을 촉진하는 것은 확실한데, 이 물질은 신경계에 특별한 영향을 준
다. 이것이 첫번째 위험 요소이다. 왜냐하면 유전적으로 그런 호르몬을 많이 만들도록 
되어있는 사람이 알콜 중독에 걸릴 가능성이 매우 높기 때문이다. 알콜도 역시 암 발
생에 관여한다. 알콜에 의해 구강암, 인후암, 후두암에 걸릴 가능성이 높아지고, 또한 
간암의 발생률도 높아진다. 알콜은 남성들의 성적 능력을 감퇴시킨다. 임신 중 알콜은 
태아의 발생에 있어서 정신적 신체적 장애를 일으키는 원인이 될 수 있다. 또한 알콜
은 많은 사람들에서 고혈압에 걸릴 위험성을 높여준다.
   독자들이 이런 사실을 알면 놀랄지도 모르겠다. 심지어 과도한 햇빛도 해롭다. 특
히 남반구에서는 더 그렇다. 왜냐하면 햇빛에 노출되면 시상하부의 활동이 강화되기 
때문이다. 가장 적절한 예가 인큐베이터 속에서 성장이 가속화되고 있는 병아리의 경
우다. 과도한 햇빛 노출은 노화를 가속화시키고, 그리고 피부암과 악성 흑종(melanom
a)의 발생률을 증가시킨다. 어째서 우리가 노화 질병에 대한 예방 수단을 시작해야 하
는 때를 40-45세라는 특정한 연령으로 임의적으로 선택할 수 없는지를 설명하는데 도
움이 되는 것이 바로 가속화라는 문제이다. 실제로 유년기부터 시작해서 임신과 같은 
시기에 특별한 관심을 두면서 일생의 전체 사이클에 맞는 예방 수단을 개발해야 한다. 
그리고 무엇보다 임신 중 발생하는 모든 일들이 임신이 일어나기 이전의 상태에 크게 
좌우된다는 것을 잊지 말아야한다. 즉 원인과 결과, 결과와 원인 사이에 하나의 완전
한 사이클이 있고, 전체 사이클이 의학적 관찰 대상이 되어야 한다. 그러나 특정한 연
령에 대해서 치료하기에는 너무 늦었다고 말하는 것은 부정확한 것이다. 노화는 조절
계의 질병이라고 볼 수 있다. 그러므로 노화의 여러 가지 현상들은 치료의 대상이 될 
수 있다.
  오늘날 현대의학이 노화의 가속화와 그에 따르는 질병을 예방하기 위해서 권고하고 
있는 방법들은 주로 지방의 과잉 축적과 에너지원으로 지방의 과다 사용을 막는 방향
에서 고안된 것들이다. 과식, 운동 부족, 스트레스, 커피 과용, 니코틴, 그리고 다른 
지방 유동화를 촉진하는 물질들에 대한 캠페인을 벌이는 것도 다 이런 이유때문이다.
  식이요법은 조절 장애로 인한 결함을 어느 정도는 제한할 수 있지만 완전히 제거할 
수는 없다. 이런 이유로 새로운 예방법과 행동 규칙을 찾아내기 위한 새로운 이론을 
구축하는 것이 극히 중요하다.
  특정한 목표를 지향하는 방법이 안전한 것이라는 보장만 있다면 개념적인 면에서는 
많은 것들을 생각해볼 수 있다. 다음과 같은 기본 개념이 새로운 예방법과 행동 규칙
을 만드는데 근간이 될 수 있을 것이다.
   (1)조절 신호에 대한 시상하부의 민감도를 고양시킨다.
   (2)인슐린과 주 스트레스 호르몬인 코르티솔의 생성을 감소시킨다. 
   (3)부신피질에서 분비되는 에티오콜라놀론 (etiocholanolone), 디히드로 에피안드
로스테론 (dehydroepiandrosterone), 그리고 안드로스테론 (androsterone) 같은 호르
몬의 생성을 증가시킨다. 
   (4)세포막의 콜레스테롤 함량을 감소시킨다.
   (5)시상하부에서 신경 매개체의 수준을 회복시켜서 식욕을 억제시킨다. 마지막 요
소(5)의 경우에 모든 사람이 이익을 볼 것이란 것은 농담이 아니다 (정말로 우리들 모
두는 우리 자신의 지방을 태우는 불꽃속에서 타버리는 것이다). 사회 전체적으로 볼 
때는 식품 소비량이 1/3가량 줄어들고 식량 생산도 단순화될 것이기 때문에 이익이 될 
것이다.
   위에서 언급한 것은 모두 여러가지 예를 통해서 예증할 수 있다.
   굿 (Good)등의 실험에서 특정한 생쥐에게 식량을 하루에 16kcal에서 10kcal로 줄여 
공급했을 때 나타난 결과들은 이미 언급한 바 있다. 그 실험에서 암 발생률이 줄어들
었고, 수명은 길어졌다는 사실을 상기하기 바란다.
   레닌그라드에 있는 암 연구소의 내분비학 실험실에서 비슷한 종류의 실험을 했었
다. 두 실험실에서 실시한 실험에서 생쥐의 초기 상태는 실질적으로 같았다. 굿의 실
험에서 생쥐의 최대 수명은 600일이었고, 우리 실험실에서는 641일이었다. 음식에 제
한을 두지 않고 단지 항 당뇨제제인 펜포르민 (phenphormin)만을 투여했을 때 평균 수
명을 450± 19일에서 555± 32일로, 즉 25%를 연장시킬 수 있었다. 암 발생률은 80%에
서 20%로, 4배나 감소하였다. 페니토인(phenytoin, 항 경련제)은 인슐린과 코르티솔의 
생성을 감소시키는 능력을 가지고 있는데, 이것도 동물의 수명을 연장시키고 암 발생
률을 감소시켰다.
  송과체에서 추출되는 에피탈라민 (epithalamine)도 특정한 노화 질병의 발생과 동물
의 수명에 대해서 유사한 영향을 준다는 것이 발견되었다. 이러한 처방을 선택한 것은 
필자의 개념에 따라서 노화와 노화 질병의 핵심 메카니즘이, 한편으론 조절 신호에 대
한 시상하부의 역치가 상승하는 것이고, 다른 한편으로는 호르몬에 의한 2차적인 대사 
전환으로 궁극적으로는 에너지원으로 포도당 대신 지방 이용이 강화되는 것이라는 사
실에 기초한 것이다. 이러한 약제들은 위에서 지적한 핵심 메카니즘에 작용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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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오늘날, 가장 흥미롭고 실용적인 연구 결과는 다음과 같은 것이다. 즉 혈중 콜레
스테롤과 트리글리세리드의 함량이 높고 포도당 이용률이 감소된 (40세에서 60세 된 
사람의 60-70%에서 관찰됨) 중년 (40세에서 60세 사이)에서 지방과 탄수화물의 대사를 
정상화시키면 면역력을 향상시킬 수 있다는 연구 결과다. 덱사메타손 검사 방법으로 
잠재적인 조울증 환자를 검진 할 수 있는 가능성도 나오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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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게다가, 단백질 호르몬으로부터 만들어지는 '아나호르몬'( anahormone, '아나'는 
부정을 뜻한다)을 실험실에서 만들 수 있다. 필자는 '아나호르몬'이란 용어를, 호르몬
의 활성을 제거시킬 수 있는 단백질 호르몬의 유도체를 가리키는 말로 사용하고 있지
만, 아나호르몬은 단백질 분자가 갖는 세 가지 특성중 적어도 하나는 보존하고 있다. 
단백질 분자의 세가지 특성이란, (1)표적 조직에 축적하여 그곳에서 대응하는 천연 호
르몬의 활성을 방해하는 능력, (2)항체 생성을 유도하여, 그 항체가 천연 호르몬의 활
성을 중화시키는 능력, (3)음성적 피드백 메카니즘에 의해서 천연 호르몬의 생성을 억
제시키는 능력을 말한다.
   이러한 세가지 종류의 아나호르몬을 각각 아나호르몬-억제인자 (anahormones-inhib
itors), 아나호르몬-항원 (anahormones-antigens), 그리고 아나 호르몬-경쟁자 (anaho
rmones-competitors)로 각각 명명하였다. 특히 이런 아나호르몬들이 생쥐에서 암 발생
을 억제시켰다. 그러므로 만일 노화 메카니즘의 기능을 정상화시키는 방법들과 식이요
법을 결합시킨다면 훨씬 더 좋은 결과를 얻을 수 있을 것이다. 주요 질병을 형성하는 
조절형 메카니즘 (개체 발생적)을 정상화시키기 위해 위에서 언급한 방법들과 더불어, 
노화와 노화 질병의 대사적 요소를 억제하는 방법을 적용할 필요가 있다는 것은 의심
의 여지가 없다. 여기서 대사적 요소에 대한 처치 방법이란 DNA-복구 시스템을 향상시
키고, 자유기로 인한 손상 위험을 감소시키는 것등을 포함하는 것이다.
   그래서 노화 과정에 영향을 미칠 수 있는 유용한 방법들을 의학적 분야와 상관없이 
많은 전문 분야에서 계속 찾아내고 있는 것이다. 의학이 병리학 영역에서 생리학 (노
화) 영역으로 전환되고 있다는 사실에 놀랄 사람은 없을 것이다. 왜냐하면 '정상 질
병'은 성장의 연속이기 때문이다. 또한 우리가 사용한 많은 약제들이 오랫동안 알려져
왔던 것들이라는 사실도 놀랄 필요가 없다. 이유는 단순하다. 이 책에서 노화와 성장 
모델을 제시하기 전까지, 약리학은 조절 신호에 대한 시상하부의 민감도 역치를 낮출 
수 있는 방법을 찾으려는 노력을 한적이 전혀 없었던 것 뿐이다. 그러나 의학에서는 
목적이 무엇이고 원하는 효과가 무엇인지 분명해져야만 치료 방법을 찾을 수 있는 것
이다. 그래서 그동안 전혀 다른 용도로 사용되고 있던 약제들이 새로운 질병에 대한 
치료제로 사용될 수 있다는 사실이 발견되는 경우도 종종 생긴다. 동물 실험에 사용했
던 약제들이 얼마나 인간에게도 효과가 있을지를 예측하기란 어려운 일이다. 그리고 
비록 명확한 임상결과를 얻을 수 있다고 하더라도 약제를 적용할 수 없을 정도로 부작
용이 생길지 어떨지를 예측하기란 더욱 어렵다. 이와 관련된 작업은 아직도 진행중이
다. 하지만 우리는 여기서 특정한 의학적 문제를 말하는 것이 아니라 노화가 진행되어 
나가는 과정에 바람직한 영향을 줄 수 있는 가능성을 논하고 있는 것이다. 오늘날, 이
런 문제는 문명의 진보에 따라서 더욱 중요해지고 있다.
문명의 진보는 평균 수명을 연장시킴과 동시에 노화와 노화 질병을 형성할 수 있는 선
천적인 메카니즘을 활성화시킬 수 있는 조건을 만들고 있는 것이다.
   우리는 이런 문명의 모순적인 영향에 간섭해야만 한다. 두려워할 필요는 없다. 결
국 한 세기 동안 자연은 인간의 수명을 연장시키는 실험을 수행해 왔다. 많은 사람들
이 죽기 이전 수년동안 심각한 질병으로 고생한다. 사실상 더 이상 기다릴 시간이 없
다. 지금이 바로 행동을 해야 할 시기다. 

@   제17장 완전한 의학 통합 의학으로 가는 길
  어떤 부인이 종합병원에 갔다. 일반의는 고혈압과 비만증을 치료 해야한다고 진단한
다. 그리고 동맥경화의 위험 요소가 되는 콜레스테롤과 트리글리세리드의 혈중 함량이 
높기 때문에 심장병 치료도 권한다.   산부인과 의사는 환자의 갱년기 상태가 평균보
다 6년이나 지난 56세인 점을 알게된다.
  그리고 동시에 생식 주기가 일찍 시작되었다는 것을 발견한다.따라서 환자는 갱년기 
출혈 때문에 산부인과 치료를 받아야 한다고 주장한다.
  정신과 의사는 덱사메타손의 작용에 대한 시상하부의 민감도가 낮은 것을 관찰한 후 
조울증이 나타날 가능성이 있다고 판단한다. 면역학자는 대사 면역 저하와 갑상선의 
자가 면역 질병이 있다는 것을 발견한다. 소아과 의사는 13년 전 그녀가 아이를 출산
했을 때 신생아의 몸무게가 4kg이 넘었다는 사실을 우려한다.
  그는 환자와 그 딸에게 식이요법을 통해서 비만을 예방하라고 충고한다. 그런데 이 
환자는 최종적으로 자궁암 증상으로 병원에 입원하게 된다. 그렇다면 이 환자의 병은 
몇가지인가?  열 가지 서로 다른 질병을 갖고 있는 것인가, 아니면 한 가지 질병의 열
가지 증상이 나타난 것인가? 
  과학에서는 사실 그 자체가 그렇게 중요한 것은 아니다. 중요한 것은 사실들 사이의 
원인과 결과의 관계를 나타내는 상호 관계이다. 본질적으로 이것이 과학적 일반화 (sc
ientific generalization)의 시작이고, 서로 관련이 없는 사실들을 하나의 시스템으로 
통합시키는 출발점인 것이다. 즉 과학은 단순히 대상 자체를 인식하는 것이 아니라 대
상의 본질과 의미를 자연의 전체적인 구도속에서 인지하려는 것이다. 의학에서 통합 
작업이 시작된 것은 비교적 최근의 일이다. 19세기에는 개별적인 질병이 어떤 것들이 
있는지를 결정하고, 그 질병의 구체적인 특징을 규명하려고 노력하는 것이 전반적인 
경향이었다. 이러한 경험은 매우 중요하다. 왜냐하면 의학은 각 개별적 질병에 대한 
이해 없이는 발달할 수 없기 때문이다. 지난 세기 동안 의학은 수십개의 세분화된 전
문 분야로 발달해왔다. 이런 분화 과정은 20세기에 들어와서 더욱 강화되었다. 이것은 
세분화된 다양한 임상 분야를 만들어냈다. 그래서 제한된 자신의 의학 분야에 관해서
는 많은 지식을 갖고 있지만 다른 분야에 대한 전체적인 지식은 부족한 전문의들이 나
타났다. 그리고 전체는 수 많은 부분속에서 실종되었다.
   그러나 동시에 전문화를 향한 분화가 진행될수록 종합적인 사고에 대한 필요성도 
절실해졌다. 그 가운데 한가지 예를 든다면 많은 질병의 발생에서 신경계 장애의 주도
적인 역할에 대한 개념이었다. 파블로프 (I. P.Pavlov)와 같은 많은 학자들의 고전적
인 연구를 통해서 고혈압과 위궤양과 같은 신경계 장애와 관련된 질병군에서 신경계가 
하는 역할이 밝혀졌다. 동시에 보고몰쯔 (A.A.Bogomolts) 학파는 면역계와 같은 인체
의 또 다른 통합 시스템이 병리적 현상의 발달에 중요하다는 것을 설명하기 위해서 많
은 새로운 개념을 도입하였다. 다양한 병리적 현상이 발달하는데 통합 기능 시스템 (i
ntergral functional system)이 하는 역할에 대한 대체적인 윤곽을 제공하고 있는 이
러한 기초적인 연구를 토대로, 형태학적 지표에 근거한 것이 아니라 서로 다른 증상을 
갖는 질병들의 발달 메카니즘을 토대로 어떤 공통적인 시스템을 찾을 수 있게 되었다.
   예를 들어, 시상하부는 신경조직과 내분비선의 특징을 다 가지고 있다.
그러므로 시상하부의 병리적 현상을 이해하기 위해서는 시상하부를 신경이나 내분비 
질병으로 구분하는 것보다는 시상하부의 기능 상태가 질병 발생과 어떻게 결합되어 있
는가를 결정하는 것이 더욱 중요하다. 이런 기능적 결합에 대한 인식이 의학적 지식을 
발달시켜 나가는데 매우 중요한 일보를 내딛는 것이다. 고혈압을 시상하부의 특별한 
병리적 
현상으로 보는 랑(Lang)의 개념은 개체발생적 질병을 포함한 다른 많은 질병에 대한 
개념을 발달시키는데 커다란 영향을 끼쳤다. 셀리에는 적응 질병에 대해서 또 하나의 
중요한 일반화를 제시하였다 (2장 참조). 여러 가지 전염과 손상에 대한 인체의 반응
을 연구하면서 셀리에는 각각의 질병이 갖고 있는 특별한 속성보다는 많은 질병에서 
특징적으로 나타나는 공통적인 증상에 촛점을 맞추었다. 다양한 기원을 가진 질병들이 
공통적인 형상을 보인다는 사실에 근거하여 질병의 근원에 대한 공통적인 메카니즘을 
찾아보려는 생각을 가지게 되었다. 그리고 손상 요인에 대항하는 방어(적응) 메카니즘
이 적응성 질병을 발생시킬 수 있다는 것이 점차 분명해졌다. 이런 종류의 질병군은 
적응 시스템의 기능과 장애라는 공통적인 메카니즘에 의해서 하나로 통합되는데, 매우 
다양한 증상으로 나타난다는 것이 특징이다. 하지만 오늘날에는 이와 같은 커다란 기
능적 분류로는 불충분하다. 게다가, 그것은 주요 질병의 발달에서 외부 요인이 중요한 
역할을 한다고 보는데, 그것은 여러 가지 측면에서 부정확한 것이다.
  인체를 생명체의 기본 기능을 결정하는 세 가지 거대 시스템으로 구성되어 있는 것
으로 보려는 견해는 훨씬 성공적인 것이었다. 여기서 세 가지 거대 시스템이란 곧 에
너지 항상성 시스템, 적응 항상성 시스템, 그리고 생식 항상성 시스템을 말하는 것이
다. 물론 이러한 거대 시스템들은 서로 상호 작용한다는 사실을 고려해야 한다. 다음
의 예를 통해서 일련의 사건들을 세 가지 항상성의 상호작용에 대한 통합 모델 (integ
ral model)의 골격내에서 설명함으로써 위의 사실을 증명할 수 있다.
  어떤 스트레스 반응이 한 마디 말이나 몇 마디 단어로 된 한 구절로 인해서 나타난
다고 가정하자. 만일 이런 반응이 충분히 표현된다면 이 반응은 인체의 모든 시스템, 
즉 뇌에서부터 신체 각 세포의 유전자에까지 영향을 미친다. 예를 들어 부정적인 감정
을 가진 어떤 단어가 청각 기관을 통해서 대뇌피질에 전달되었다고 하자. 그 정보는 
즉시 신호에 의해서 대뇌피질의 지배를 받고 있는 대뇌 변연계 (limbic system)와 시
상하부로 전달된다. 그러면 시상하부의 활동이 증가하고 인체의 대사가 변하게 된다. 
특히 콜레스테롤의 혈중 농도가 상승한다. 따라서 한마디 말로 시작된 일련의 과정들
이 연속적으로 내분비 기관과 콜레스테롤을 합성하는 간과 같은 인체 조직으로 파급되
는 것이다. 혈액과 함께 순환하는 여분의 콜레스테롤이 세포막에 공급 되면, 버나드가 
말한 생명의 조건인 내부 환경의 불변성이 교란된다. 이런 논리는 또한 조직에도 적용
되는데, 조직도 인체의 내부 환경과 같은 정도의 불변성을 필요로 한다. 그리고 임파
구와 같은 세포로 들어간 (처음에는 원형질막으로 들어간다) 과잉 콜레스테롤은 세포 
기능을 방해한다. 특히 DNA 합성을 제한시켜서 세포의 분열 능력을 감소시킨다. 이것
은 계속해서 대사 면역 저하와 같은 질병을 일으킬 수 있다. 이것이 바로 '육체와 정
신'의 진정한 통합을 보여주는 예이며, 인체의 생리과 병리, 정상과 질병 상태, 그리
고 인체의 실질적인 통합성(통일)을 보여주는 실례가 되는 것이다. 그런데 불행하게도 
이러한 통합은 놀랍도록 세분화된 전문 분야로 분화된 현대 의학에서는 필연적으로 파
괴될 수 밖에 없다. 실제로는 인체의 모든 시스템이 상호 조화되고 통합 조정된 상태
로 작동되고 있고, 이러한 시스템의 활동이 내부 환경의 불변성, 즉 항상성을 보존하
고 있는 것이다. 항상성이라는 개념 자체는 19세기에서 20세기 초에 버나드 (C.Bernar
d)와 캐논 (W.Cannon)의 기초 연구로부터 나온 것이다. 이들은 인체가 존재하는데 필
수적인 조건들이 무엇인지를 밝히고, 인체 내에 안정성을 유지시키고 있는 메카니즘에 
대해서 설명하였다. 그런데 인체가 성장하기 위해서는 안정성이 교란될 수 밖에 없다
는 사실로부터 항상성 이탈을 보증해줄 수 있는 메카니즘도 역시 존재해야 한다. 그러
나 성장이 ㄱ난 후부터 이런 이탈의 (바람직하지 않은) 부작용이 매우 서서히 축적되
기 때문에 노인에게서 그런 부작용이 가장 현저하게 나타난다. 이런 이유 때문에, 노
화 메카니즘을 연구하는 기초로서 새로운 통합적 결합이 등장했는데, 그것은 물론 노
화 기간에 일어나는 현상에만 국한된 것은 아니다. 이런 통합 모델을 구축하는 각각의 
단계에서 원리에 대한 다양한 정의가 제시되었다. 비록 대부분의 정의가 생물학과 의
학의 일반적인 발전과 새로운 자료와 비추어 보면 전체적으로는 정확한 것이지만 사실
상 사고 방식은 변하지 않았다는 것을 알 수 있을 것이다. 그럼 이러한 정의들을 간단
히 검토해보자.
  필자는 먼저 시상하부의 활동 변화가 노화 메카니즘에서 특별한 역할을 한다고 제안
하였다. 특히 노화 질병을 고려할 때 더욱 그렇다. 시상하부의 변화는 시상하부 중추
의 활동이 증가하기 때문에 생기는 것이다. 시상하부의 활동이 노화에 따라서 상승한
다는 것은 생식 항상성에서 일어나는 변화에 대해서 상당히 중요한 의미를 지니고 있
다(5장). 1968년에
이런 입장을 취하는 것은 항상성 조절 신호에 대한 시상하부의 민감도 역치가 상승한
다는 사실에 비추어 볼 때 정확한 것이었다. 그리고 이것은 적응 항상성과 에너지 항
상성에서의 변화를 더욱 정확하게 설명하고 있다(4장, 6-8장 참조).
  그후 곧 바로 스톨 (B.Stoll)은 1972년에 신경매개체의 농도 감소가 시상하부의 역
치를 직접적으로 상승시킨다고 주장했다. 그리고 핀치 (C.Finch)는 1973년에 노화 과
정에서 신경 매개체인 도파민의 합성률이 줄어든다고 말했다. 그는 1976년에 이런 현
상에 대해서 매우 흥미있는 설명을 하고 있는데, 그는 말초 호르몬, 특히 부신 피질 
호르몬이 시상하부를 포함한 뇌의 중심 구조에 해로운 영향을 미치기 때문에 그런 현
상이 나타난다고 설명하였다 (노화의 증폭이론, cascade theory). 결과적으로 시상하
부의 신경매개체, 특히 도파민의 농도 감소와 생식 시스템의 시상하부 역치의 상승이 
서로 연계되어 있다는 사실이 약리 분석 방법에 의해 우리 실험실에서 밝혀졌다. 1974
년 코트찌오스(G.Cotzios)등은 도파민의 전구 물질인 L-도파를 투여해서 쥐의 수명을 
연장시켰다. 하지만 라보리 (L.Labori)는 1975년에 노화의 조절 이론 (regulatory the
ory)과 세포 이론을 결합시키려는 시도를 하였는데, 호르몬의 활성을 세포내에서 전달
해주는 매개체인 cAMP와 cGMP의 역할에 특별히 주목하면서, 또한 이런 매개체들의 합
성이 어떻게 대사에 의존하고 있는 가에 특별한 관심을 두었다.    후에 로스 (G.Rot
h, 1982)는 노화 과정에서 호르몬 수용체, 즉 코르티코스테론 수용체 (혹은 코르티졸 
수용체)의 수가 뇌의 부분별로, 특히 시상하부에서 감소한다는 것을 증명하였다. 이러
한 변화는 조절 메카니즘을 교란시키는데, 특히 조절(호르몬) 신호에 대한 뇌의 민감
도를 감소시킨다.
  그래서 지금은 개체발생중 시상하부의 피드백 메카니즘을 변화시키는 요인에 대해 
특별한 개념이 있다. 하지만 전체적으로 이런 현상이 생기는 주된 이유는 아직 명확하
지 않다. 그러므로 다음과 같이 요약될 수 있는 몇가지 기본적인 명제를 가지고 시작
할 필요가 있다.    자연은 변증법적인 본질이 항상 명확하지만은 않은 일반 법칙을 
통해서 작용한다. 이 책에서 논의하고 있는 문제에 적용할 때 일반 법칙이란 성장 법
칙을 말한다. 한편 생물체 자체가 존재하느냐 하는 문제는 평형과 안정성을 유지할 수 
있는냐에 달려 있는 것인데, 그것은 에너지와 기초물질들의 유입과 이런 유입을 조절
하고 있는 시스템의 활동의 대가로 얻어지는 것이다. 이런 논리는 버나드 법칙에 가장 
충실하게 반영되어 있는데, 그 법칙에 따라서 인체 내부 환경을 구성하고 있는 성분들
이 불변성을 유지하고 있을 때에만 인체의 자유로운 삶이 보장되는 것이다.
  하지만 이런 기본 법칙은 인체의 성장 욕구와 양립할 수 없다. 왜냐하면 불변성이 
성장을 방해하기 때문이다. 그러므로 만일 삶의 조건이 안정성이라면 그와 마찬가지로 
성장의 조건은 안정성의 계획된 교란이다. 결국 인체 내부 환경 불변성의 법칙과 더불
어, 항상성 이탈의 법칙도 존재해야한다. 더 정확히 말하면 이 두 가지 법칙은 성장하
고 있는 생명체의 성장과 존재를 동시에 보장해주는 정반대 법칙의 통합을 반영하고 
있는 것이다.
   다른 말로 하면 항상성 불변의 법칙과 항상성 이탈의 법칙은 하나의 일반 법칙이 
두 가지 현상으로 나타난 것이다. 1979년과 1981년 사이에 필자가 항상성 이탈의 법칙
을 체계화 시킨 후 성장, 노화, 그리고 노화 질병의 통합 모델이 현대적인 형태로 만
들어지게 되었고, 그 모델이 설명할 수 있는 현상의 범위도 크게 확대되었다. 그러면 
사실들에 대한 새로운 통합으로부터 나타나는 몇가지 직접적인 결과들을 검토해보자. 
그러기 위해서 매우 비현실적인 상황을 상상해보자. 어떤 56세의 나이든 여성이 병원
의 환자 대기실에 들어서는데 그 병원은 여러개의 방으로 나뉘어져 있다. 각각의 방에
는 한명의 의사가 있는데 그는 비록 넓은 범위의 의학적 전문성을 갖고 있기는 하지만 
한 분야에만 정통한 전문의이다. 환자는 임상 실험 결과 보고서를 가지고 들어간다. 
의사는 그녀가 병에 걸렸는지 아닌지를 결정해야만 하고 만일 그녀가 병에 걸렸다면 
병명이 무엇인지 판단해야만 한다. 그러나 전문의라는 사람들은 자신의 전공 분야에 
대해서는 거의 모든 것을 다 알고 있지만 다른 분야에 관해서는 거의 아는 것이 없는 
사람들이다. 만일 우리가 당뇨병에 관한 책을 한권 쓴다해도 51명의 권위 있는 전문가
를 동원해야한다는 사실을 생각한다면 한 사람의 전문의가 모든 분야를 다 안다는 것
은 불가능한 일이다. 과학의 분과나 분화는 바로 이런 한계에 직면할 수 밖에 없다. 
그러나 어쨌든 우리의 가상적인 상황을 계속 추적해보자.
  자, 환자는 첫번째 방으로 들어간다. 그곳에는 내분비 전문의가 있다. 그녀에 대한 
임상 실험 결과에 따라 그 전문의는 그녀가 당뇨에 걸려있다고 진단하고 치료를 위해 
내분비과로 가도록 조치한다. 그러나 그 환자는 모든 전문의들에게 다 검사를 받아야 
하기 때문에 결국 그녀는 10개의 서로 다른 전문 분야의 진찰을 받았다.
  일반의는 고혈압 치료를 주장했고 또한 환자가 비만이기 때문에 대사 요법을 받을 
것을 권고하였다. 그리고 동맥경화의 위험 요소가 되는 콜레스테롤과 트리글리세리드
의 혈중 수준이 높기 때문에 심장 문제에 대한 치료가 필요하다는 처방을 내렸다.
  산부인과 의사는 여러 가지 고생끝에 환자가 갱년기 후기라는 것을 (환자는 평균보
다 6년 지난 56세) 발견하였다. 그와 동시에 생식 주기가 조기에 작동하였다는 것을 
알아냈다. 따라서 환자는 갱년기 출혈(수년 동안 자동적으로 시작했다가 멈췄다)로 산
부인과 치료를 받으라는 진단을 내렸다.
  정신과 의사는 덱사메타손의 작용에 대한 민감도가 감소한 것을 발견하고 조울증(4
장, 11장)의 가능성이 있을 수 있다는 아주 합리적인 진단을 하였다.
  면역학자도 또한 완벽한 의학적 검사를 위해서 참여하였는데, 그는 즉시 두 가지 증
상, 즉 대사 면역 저하와 갑상선의 자가 면역질병을 발견하였다. 소아과 의사는 13년 
전 그녀가 출산했을 때 신생아의 몸무게가 4kg을 넘었다는 사실을 우려하였다. 그는 
가속 성장을 연구할 때 이런 현상, 즉 후기 출산시에 비만아의 출산 가능성이 높아지
는 현상을 종종 관찰한 바 있었다. 소아과 의사는 환자와 그 딸에게 비만 방지를 위해
서 식이요법을 위한 특수한 소아과에 가보도록 권했다. 그 딸은 가속 성장의 가능성이 
많은데 비만은 가속 성장의 한가지 증상이고, 일부 질병의 조기 발병 가능성을 높여준
다 (14장).
  이와는 대조적으로 노인병 전문의는 모든 임상 실험 결과가 소위 연령 표준 (age no
rm)을 초과하고 있기 때문에 환자가 노화의 초기 증상을 보이고 있다고 판단했다.
  결국 이 환자는 자궁암 진단을 받고 병원에 입원하게 되었는데 그 병은 개체 발생학
자가 발견한 것이었다.
  외과 의사는 수술이 필요하다고 정확하게 진단했다. 그러나 마취의는 수술을 잠시 
연기시켜야만 한다고 주장했다. 그는 비만 환자(이미 당뇨병 증세도 갖고 있는 환자)
가 외과적 치료에 좋지 않은 반응을 한다는 사실을 알고 있었다. 게다가 고혈압 증상, 
ECG(심장혈관의 경화증을 나타내주는 지표)의 변화, 그리고 특히 환자의 조울증(정신
적 우울 증상)등이 마취의를 긴장시켰다. 이런 환자는 수술 후의 회복이 더욱 힘들다. 
왜냐하면 혈관내 혈전증이 생기기 쉽고 수술 상처가 아무는 동안에 합병증이 종종 나
타나기 때문이다. 이런 환자들은 수술 중 프로락틴의 혈중 수준이 급격히 증가하는데 
이것은 진행성 종양을 일으킬 수 있다. 이런 이유로 모든 전문가가 참가하는 협의회가 
열렸다.
  그러나 불행히도 각 전문의들은 자신의 치료법만을 고집하였다. 다시 말하면 검사를 
통해 발견된 열 가지 질병을 각각 따로 따로 분리해서 생각하는 것이었다. 이 책을 지
금까지 읽어온 독자라면 이런 방법이 얼마나 부정확한 가를 알고 있을 것이다.
   앞 장에서 이런 모든 질병의 발생에 관여하고, 많은 공통적인 특징을 갖고 있는 메
카니즘을 다루었다. 이런 상호관련성은 일반적인 정상적 노화의 특징적인 징후들에 의
해서 가장 명백히 드러난다. 이것을 염두에 두고 개체 발생학자는 연구소내의 내분비 
실험실로 갔다. 그 실험실에서 연구하고 있는 학자들은 열 가지 질병들 사이에 상호 
관련된 것과 이런 질병들과 인체의 정상 노화사이에 상호 관련된 것은 무엇이든지 찾
아내려고 노력하고 있었다. 잠정적으로 이러한 실험실의 의사들을 종합 의사 (doctor-
integrator)라 부르기로 하자. 실험실의 실장은 우선 포도당 투입 후 환자 혈액에서 
성장 호르몬(주요 지방 유동화 호르몬)이 제대로 감소되지 않는 다는 실험 결과에 관
심을 두었다. 덱사메타손 투입 후 코르티솔(기초적인 스트레스 호르몬)의 혈중 수준이 
충분히 감소하지 않았다 (표 9 참조). 이런 장애가 인체에서 지방 중심의 에너지 공급
체제가 강화되는 쪽으로 전환을 유도하는 이유와 이런 전환이 인간의 주요 질병 발생
에 기여하는 이유는 앞장에서 논의한 바 있다. 덧붙여서 적응 시스템의 장애가 과적응
증을 유발하는데 (이것은 덱사메타손을 투여하면 알 수 있다), 그 결과로 인체는 불필
요한 항 스트레스 보호라는 부담을 지게된다. 그런데 필요도 없이 스스로를 보호한다
는 것은 노화를 가속화한다는 것과 필요시 진정한 손상 요인에 대한 적응력을 약화시
킨다는 것을 의미한다. 종합 의사에 따르면 이런 장애가 그 환자가 갖고 있는 질병 전
체를 발생시킨 초기 메카니즘이었다는 것이다. 이런 이유로 그는 표 9의 제일 밑에 있
는 것을 맨 처음으로 옮겨놨다.
  이 책의 내용을 정리하면서 우리 환자를 예로 질병의 통합 메카니즘을 검토해 보자. 
에너지 항상성 시스템에서 시상하부의 민감도 역치의 변화는, 포도당을 투입했을 때 
성장 호르몬이 충분히 감소하지 않는 것으로 알 수 있는데, 그것이 바로 근육조직에서 
포도당 이용률을 감소시켜서 당뇨병 전증, 그리고 때로는 타입 II 당뇨병을 일으키는 
장애 요인이다. 근육 조직에 의해서 사용되지 않는 포도당은 지방으로 전환된다. 그러
므로 당뇨병은 비만에 이어 두번째 인간의 주요 질병인 것이다. 즉 인간의 주요 질병 
10가지중 그 첫번째는 '비만'이고, 두번째가 '당뇨병'이다. 덱사메타손을 투입한 후 
혈중 코르티졸의 감소 현상이 나타나지 않는 것도 또한 시상하부의 장애로 생기는 것
이다. 노화 과정에서 (일반적인 비만과 더불어) 주로 얼굴과 허리에 지방 축적이 일어
나는 반면에 손과 다리에는 지방 축적이 별로 나타나지 않는 경우도 있다. 이런 형태
의 비만은 매우 희귀한 질병인 '이젠코 쿠싱 병' (Itsenko-Cushing's disease)의 특징
으로 3번째 정상 질병으로 분류된다. 그러나 이런 복합체는 눈에 잘 띄지 않는 것으로 
정상적 노화의 특징이다. 그래서 또 다른, 4번째의 정상 질병, 즉 '과적응증'이 발생
한다(4장). 
  그러나 정신과 의사도 덱사메타손을 투입했을 때 이상한 결과를 발견했다는 것을 상
기해보자. 정신과 의사는 이런 사실로부터 5번째 질병인 '조울증'의 가능성이 있다고 
결론을 내렸다. 덱사메타손의 억제 효과에 대한 시상하부의 민감도가 감소하는 것은 
뇌의 특정 부위에서 신경 매개체 (도파민과 세로토닌)의 농도가 감소해서 나타난다.
   뿐만 아니라, 신경 매개체의 농도 감소는 식욕을 증가시켜서 비만을 유발한다. 이
런 비만 발생 메카니즘은 약리학자들이 고려하고 있는 것인데, 그들은 시상하부에서 
신경매개체의 수준을 상승시키는 물질을 투여해서 식욕을 억누르는 방법을 찾아내려고 
노력하고 있다.
   마지막으로 나이가 들면서 여성의 생식 기능이 폐쇄되는 메카니즘도 또한 시상하부 
신경 매개체의 농도 감소와 연계되어 있다. 따라서 6번째 정상 질병, 즉 '갱년기'는 
통합 메카니즘 속에서 발생하는 것이다(5장). 이런 이유로 산부인과 의사가 유념해야 
할 것이 있다. 협의회를 시작할 즈음 갱년기는 이미 환자에게서 시작되었다. 하지만 
갱년기의 메카니즘이 생식 항상성 시스템에서 시상하부의 역치가 노화와 관련하여 상
승되는 것과 연결되어 있기 때문에, 그리고 환자가 자궁암을 가지고 있다는 것은 노화
가 심각하게 진행되었다는 것을 나타내는 것이기 때문에, 이 환자의 경우 생식 항상성
에서 시상하부 전환이 보통 사람 보다 더 많이 발현된 것은 당연하다. 정말로 환자의 
월경주기는 11살에 시작되었는데, 이것은 조기의 시상하부 전환에 의해서 나타나는 가
속 성장이 있었다는 것을 보여주는 것이다 (14장). 이런 가속 성장에 대한 지표와 환
자의 생식 주기가 보통보다 늦게 끝났다는 사실 사이에도 아무런 모순도 없다. 만일 
활동 호르몬의 억제 작용에 대한 시상하부의 역치가 상승한다면, 믿을 만한 '제어 장
치'에 의해서 제어되지 않는 시상하부-뇌하수체 시스템은 그 활동을 강화하게 될 것이
다. 생식선에 대한 자극의 증가를 나타내는 지표는 자궁암의 경우에도 발견되는데, 특
히 갱년기 출혈로 잘 나타난다.
   하지만 환자에게서 생식계의 기능이 강화되었다는 사실에도 불구하고 그 환자는 결
혼 후 오랫동안 임신을 하지 않았다. 이것은 배란 장애가 있었다는 것으로 설명할 수 
있는데 그 이유는 시상하부의 전환이 더욱 분명하게 발현될 수록 이런 메카니즘은 더 
나쁘게 기능하기 때문이다(5장). 그러므로 의사들은 자궁암에 걸린 여성의 40%가 생식
력이 있는 기간에도 불임증(영구적이든 일시적이든)이 생기는 것으로 추정하고 있다. 
시상하부의 신경 매개체 농도가 감소하는 것은 노화 과정에서 규칙적으로 발생하는 것
인데, 그로 인해서 노화가 비만, 당뇨병 전증 (타입 II 당뇨병), 갱년기, 과적응증, 
조울증, 그리고 고혈압 질병(좀더 정확히 말하면 동맥압의 점진적인 상승)과 아주 밀
접한 관계를 갖게된 것이다. 실제로, 이런 6가지 질병의 조합이 자궁암 환자의 60-70%
에서 관찰되고 있다. 이것은 환자들이 가속화된, 강화된 노화의 징후를 보여 주는 것
이다. 따라서 우리 환자의 경우처럼 질병의 복잡한 모습을 결정하는 요인들이 서로 통
합되어 서서히 나타나는 것이다. 위에 열거한 모든 이탈은 하나의 공통 요소에 의해서 
상호 연결되어 있고 통합되어있다. 그 공통 요소라는 것은 바로 시상하부의 변화로 그
것은 노화 과정 중 시상하부 신경 매개체의 결함이 증가하면서 심각한 정도로 나타난
다. 하지만 이러한 '시상하부 중추'의 관점에서 보면 직.간접적으로 연결되어 있는 대
사 질병 그룹이 있다. 시상하부가 식욕을 증가시켜서 비만을 초래하는데 어떤 역할을 
하는지를 기억한다면, 특별한 설명이 필요없을 것이다(6장,7장). 적응 시스템에서 생
기는 변화로 지방 이용을 강화하는 방향으로 대사 전환 (이것이 비만의 특징이다)이   
일어나는데, 이러한 교란은 과적응증을 발생시킨다. 한편 과적응증 뿐 아니라 비만도 
뚱뚱한 사람에게서 당뇨병이 발생하는데 기여한다. 만일 우리가 지방이 연소될 때는 
탄수화물이 적게 사용된다는 것을 기억한다면 이와 같은 영향은 쉽게 이해할 수 있을 
것이다 (8장). 이런 종류의 당뇨 (뿐만 아니라 정상적 노화와 관련된 당뇨병 전증도)
의 초기 단계는 혈중 인슐린 농도가 감소되는 특징을 보이지 않는다. 반대로 인슐린 
증가가 나타난다. 혈중 인슐린의 과잉은 포도당 과잉과 함께 비만 상태를 지원해서 우
리가 치료를 받지 않고는 벗어날 수 없는 악순환을 만든다.
   결과적으로 환자들에서 지방산, 트리글리세리드, 그리고 콜레스테롤의 혈중 농도가 
상승되는 경우를 종종 보게된다. 이것은 동맥경화증 환자에서 특징적으로 나타나는 변
화와 똑같은 상황이다. 이런 이유에서 심장 전문의는 우리의 환자에 대해서 심장 활동
의 장애가 발생했다고 진단하는 한편, 마취 의사는 수술 후 혈전증이 나타날 것으로 
진단을 내린 것이다. 실제로 콜레스테롤의 혈중 수준이 증가하면 혈소판 (thrombocyte
s)의 콜레스테롤도 증가하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 이것은 인체가 지방 중심의 에너지 
공급 체제로 전환하면 스트레스를 받을 때 생기는 것과 같이 혈소판이 서로 모여 응집
하는 능력을 급속히 증가시킨다. 혈소판이 모일 때 혈소판은 호르몬 같은 성장 인자를 
분비하는데, 만일 이런 인자들이 과도하게 분비되면 동맥경화가 급속히 발전한다(9장)
. 이렇게 해서 열 가지 주요 질병중 7번째 질병인 '동맥경화'가 발생한다.
   끝으로 포도당, 인슐린, 지방산, 그리고 콜레스테롤의 혈중 농도의 이런 모든 변화
들이 세포성 면역력을 억제시킨다(대사 면역 저하). 따라서 면역학자는 8번째 질병인 
'대사 면역 저하' 때문에 환자를 병원에 입원시켜야 한다고 주장한 것은 아주 정확한 
것이었다(9장).
   알다시피, 체액성 면역은 세포성 면역이 감소함에 따라서 촉진된다 (혹은 왜곡된
다). 그렇게 되면 자기 자신의 세포를 '외부 물질'로 인식해서 그에 대한 항체를 만들
게 된다. 그러므로 노화가 진행되면서 9번째 주요 질병, '자가 면역 질병'의 발생 가
능성이 높아진다. 자가 면역 질병은 어떤 증상도 없이 발생하거나 혹은 관절에 영향을 
주거나 둘중 하나지만, 우리 환자의 경우처럼 갑상선에 대해 작용하는 항체가 증가하
는 현상으로 나타날 수도 있다. 뿐만 아니라 우리 환자는 10번째 질병, 즉 '자궁암'을 
앓고 있다. 이것은 놀랄 것도 못된다. 위에서 설명한 대사 장애가 암친화성 상태를 유
발해서 암의 발생과 점진적인 발달 가능성을 높여주기 때문이다(10장).
  이러한 대사 전환 (무엇보다도 혈중 콜레스테롤 수준의 증가)이 돌연변이와 그밖의 
다른 유전자의 손상을 제거하는 DNA의 복구 시스템을 방해해서 세포의 발암 유전자를 
활성화시킬 가능성이 대단히 높아진다 (10장).
  그러므로 똑같은 메카니즘이 중년 또는 노년기의 10가지 주요 질병을 유발하는 것이
다. 이런 질병들은 서로가 아주 밀접하게 관련되어 있기 때문에 다음과 같은 질문을 
자연스럽게 하게된다. 정말로 10가지 서로 다른 각각의 질병들이 존재하는 것인가, 아
니면 10 가지 증상을 가지고 있는 하나의 통합된 질병이 있는 것인가?
  각각의 전문의가 우리 환자를 검사했을 때 각자가 서로 다른 질병으로 진단하는 이
상한 사건이 벌어지게 된 것은 바로 후자의 상황 때문이다. 사실상 각 전문의들은 전
통의학에서는 보기 드믄, 필자가 개체 발생 모델이라 부르는 질병 발생 메카니즘이 발
현되는 현상과 부딪친 것이다(12장). 인간의 주요 질병 발생에 대한 개체 발생 모델의 
개념에서 보면 주요 질병들은 모두 각각 표출되는 정도는 다르지만 나이에 따라서 발
생 빈도가 증가해서 노화 질병이라는 복합체를 형성하게 되는 것이다. 주요 질병 각자
의 근저에는 인체의 성장 메카니즘이 자리잡고 있고, 그리고 각 질병들은 바로 이러한 
메카니즘이 발현되는 과정에서 발생하는 일종의 부산물에 지나지 않는다.
   주요 질병의 통합 자체는 학자들이 생각해내야 할 어떤 것이 아니다. 그것은 현상
의 바로 본질속에 있는 것이다. 학자들은 단지 통합의 메카니즘만을 연구할 수 있을 
뿐이다. 만일 개별적인 문제에 심각하게 사로잡혀 있으면 이들간의 상호 관계를 관찰
하지 못할 수도 있다. 그러나 통합적인 접근 방법을 통해서 우리는 이러한 모든 질병
들간의 상호 관계를 설명하기 위한 연구를 진행할 수 있었고, 또한 그러한 접근 방법
의 결과로 세 가지 새로운 질병, 즉 대사 면역 저하, 암친화성, 그리고 과적응증을 찾
아낼 수 있었던 것이다. 이 세 가지 질병들은 질병과 질병 사이의 모호한 경계 때문에 
이전의 의학적 분석에서는 노출되지 않고 숨겨져 있었던 것이다.
  의학에 대한 통합 모델로부터 이끌어낼 수 있는 '첫번째' 결론은 주요 질병 메카니
즘의 상호 관계에 대한 것이다. 실용적인 목적을 위해서는 하나의 통합 질병에서 열 
가지 개별적인 질병을 따로 분리해내는 것이 아직까지는 필요한 작업이고, 유용한 방
법이 되고 있는 것만은 확실하다. 하지만 현상의 본질을 이해하기 위해서는 이와같은 
분리에는 한계가 있을 수 밖에 없다는 것을 명심해야 한다. 그 본질은 가장 보편적인 
질병인 노화의 예에서 가장 분명하게 입증된다. 노화의 특징은 어느 정도의 차이는 있
으나 항상 9가지의 주요 질병이 어느 정도까지는 나타난다는 것이다. 게다가 노화는 
암 발생 위험을 증가시킨다.
어떤 의미에서 볼 때 암이 발생하지 않았다는 것 (5명 중 4명)은 단순히 '자신의 암'
이 나타나는 나이가 될 때까지 살지 못했다는 것을 뜻 할 뿐이다. 왜냐하면 다른 주요 
질병들이 발생해서 미처 암에 걸리기도 전에 죽게되는 경우가 많기 때문이다. 따라서 
'노화'를 11번째 주요 질병이라 부를 수 있는 것이다. 이것이 통합 모델의 '두번째' 
결론이다. 하지만 실용적인 의미에서 이런 공식화는 불필요하다. 왜냐하면 만일 노화
가 정상적으로 진행된다면 그것은 어떤 특별한 질병도 유발하지 않고 단지 주요 질병
만을 노출시키기 때문이다. 다음으로 노화 패턴과 결부된 현상이 복잡성을 나타내는 
이유는 내.외부적인 요인에 의한 손상의 축적에 의해서 뿐만 아니라 인체 성장 메카니
즘의 특별한 속성에 의해서 생기는 것이다. 다시 말하면 주요 질병뿐 아니라 노화까지
도 성장 메카니즘의 부산물이다. 혹은 더 정확히 말하면  그것은 성장 메카니즘이 노
화와 노화 질병 메카니즘으로 전환된 결과다 (이것이 통합 모델의 '3번째' 결론이다).
   동시에 만일 바람직하지 않은 생태적, 유전적 요인 때문에 무작위적인 현상과 관련
되어 주요 질병이 발생된다면, 개체 발생 메카니즘은 필연적으로 (이런 메카니즘의 특
징인 항상성의 장애 때문에) 주요 질병을 형성하게 된다. 그래서 질병과 죽음에 대한 
무작위적인 원인이 없는데서는 조절 장애가 주요 질병의 발생과 자연사의 원인이 된
다. 매우 중요한 결론이 이러한 통합 모델의 '4번째' 결론속에 포함되어 있다. 즉 오
늘날 중년 이후의 사람 100명 중 75의 사망 원인이 되고 있는 요인들과 맞서 대항할 
가능성이 있다는 것이다.
  이런 개념에 대해서 반대가 생길 수도 있다. 왜냐하면 내부 요인뿐 아니라 많은 외
부 요인들이 인간의 주요 질병에 대한 직접적인 발생 원인이고, 그리고 종종 이런 외
부 요인의 영향이 우세한 경우를 관찰할 수 있기 때문이다. 그러나 이 책에서 여러번 
언급한 바와같이 실제로 주요 질병을 유발하는 외부 요인들은 질병 발생의 내적 메카
니즘을 가속화시킨다. 예를 들어, 외부 환경의 스트레스 요인과 손상 요인에 대항하는 
보호 (적응) 메카니즘은 어떤 호르몬적 전환이나 대사 전환이 가능하다면 실현될 수 
있다. 그리고 시상하부의 조절 기구에서 노화 메카니즘에서 특징적으로 나타나는 변화
와 똑같은 변화가 일어난다면 이런 전환은 보호 메카니즘을 실현시키는데 필요한 시간
동안 지속될 수 있다. 결국 보호 메카니즘을 위해서 필요한 이러한 호르몬과 대사 전
환은 노화의 경우와 같은 변화를 유발하는 것이다. 그러므로 보호 작용에 대한 댓가는 
노화의 가속화와 노화 질병이다. 한편 지속적인 햇빛의 노출과 같이 시상하부의 상태
에 비슷한 효과를 주는 요인들은 노화 과정을 가속화시키고, 반대로 조절 신호에 대한 
시상하부의 민감도를 증가시킬 수 있는 요인은 무엇이든지 노화를 지연시킨다. 이것이 
통합 모델의 '5번째' 결론이고, 노화와 노화 질병의 내부와 외부 요인들간의 상호 작
용 메카니즘을 하나의 복합체로 결합시는 것을 가능하게 만들어준다.
   통합 모델의 결론 리스트를 계속하기 위해서는 인간의 주요 질병을 발생시키는 모
든 요인들도 인체의 성장을 가속화시킨다는 점을 주목해야 한다 (14장). 그리고 더욱 
중요한 것은 만일 여성에게서 가속 성장이 일어나고 이에 대한 대응을 하지 않는다면, 
나중에 노화가 가속화되고 노화 질병이 더 일찍 발생한다. 그러면 계속해서 이 여성은 
비만아를 낳을 가능성이 높아지고, 그것이 다음 세대에서 가속 성장을 유발하게 되고.
..그리고 등등, 악순환이 계속될 것이다. 결국에는 집단내에 가속 성장을 한 사람의 
수가 증가될 것이고, 또한 부적절한 시기에 노화 병리가 발생한 사람의 수가 증가될 
것이다(8장). 이것이 노화 병리의 가속화와 인체의 가속 성장 사이의 상호 관계를 결
정하는 통합 모델의 '6번째' 결론이다. 여기서 우리는 다음과 같은 문제에 직면하는데 
그것은 실용적인 면에서
중요하다. 비만아는 자궁암 발생의 위험 요소인 것은 분명하다. 다른 위험 요소로는 
비만, 고혈압, 그리고 당뇨 (근본적으로는 '정상 질병'에 특징적인 다른 모든 지표들, 
특별히 그것들이 서로 독립해서 나타나지 않고 서로 결합되어 있다면 더욱 그렇다)등
이 포함되어 있다. 이런 생각을 토대로 1973년까지 거슬러 올라가서 필자는 암에 대한 
대사적인 역학조사(metabolic epidemiology)라는 개념을 구체화시켰다. 특히 한 나라
의 다양한 지역에서 대사 장애의 분포를 연구해보면 지역적으로 암 발생률을 예측할 
수 있다고 일반적으로 생각할 수 있다. 그러다 보면 결과적으로 탄수화물, 콜레스테
롤, 그리고 지방의 대사를 향상시킬 수 있는 방법을 찾아낼 수도 있을 것이다. 하지만 
통합 모델의 이러한 '7번째' 결론을 끌어내기 위해서는 똑같은 장애가 동맥경화와 당
뇨병의 대사적인 역학조사에서도 관심의 대상이 되고 있다는 사실을 주목할 필요가 있
다. 이 세 가지 질병, 즉 동맥경화, 인슐린과 무관한 당뇨병, 그리고 암의 발생은 인
간에 대한 다양한 해로운 요인들의 영향이 증가함에 따라서 점진적으로 증가한다 (11
장). 심장병 전문의, 내분비 전문의, 종양 학자들이 아직도 제각기 이들 세 가지 질병
의 위험 요인을 찾고 있지만, 통합 모델을 근거로 해서 이들의 공통적인 위험 요소를 
찾아내려는 노력을 해야만 한다.
  이런 노력은 많은 면에서 유용하다. 예를 들어 동맥경화의 대사적인 역학조사를 연
구하고 있는 심장병 전문의는 다른 연구가들보다 과정을 이해하는데 있어서 훨썬 더 
진보되어 있다. 특히 심장병 전문의들은 베타-리포단백의 감소와 더불어 알파-콜레스
테롤 (혹은 좀더 정확히 말하면 고밀도 단백지질)이 상승하면 이것이 동맥경화 발생의 
가속화에 대해서 보호 작용을 하고, 결국은 장수에 기여한다는 사실에 주의를 기울여
왔다. 그러나 종양학에서도 이런 지표들을 설정하는 것이 바람직하다. 이것은 많은 종
류의 암 발생에 있어서 영양 과잉의 역할과 특히 동물성 지방과 콜레스테롤 과잉의 역
할에 대한 역학조사 자료가 축적됨에 따라서 더욱 확실해지고 있다.
   하지만 일련의 역학적 연구에 따르면 혈중 콜레스테롤의 저농도 (대략 160mg%, 혹
은 4.14mmol/l)가 암 발생률 증가, 특히 남성의 대장암 발생률 증가와 관련되어 있다. 
따라서 우리들은 이런 자료를 근거로 치료를 통해서 콜레스테롤의 농도를 감소시키는 
것은 약간 위험할 수 있다는 결론을 내릴 수도 있다. 하지만 그것은 50세 이후 콜레스
테롤이 저농도라는 것은 그 자체가 이미 비정상적인 상태라는 것을 고려하지 않은 것
이다. 이 나이에는 노화에 의해서 혈중 콜레스테롤이 상승하는 것이 당연하다. 만일 
그 나이에 따라서 콜레스테롤의 농도가 증가하지 않는다면 그것은 오히려 다른 (보통 
유전적) 장애가 있다는 것을 나타내는 것인데, 이것이 암 발생률 증가를 촉진시킨다 
(예를 들어 면역 시스템의 결함이나 혹은 장에 의한 콜레스테롤의 배출 증가 때문에 
암 발생률이 증가될 수 있다). 이와 유사하게 콜레스테롤의 혈중 농도가 예외적으로 
높다는 것은(350mg%, 혹은
9.05mmol/l이상) 콜레스테롤을 세포로 수송하는 역할을 담당하고 있는 리포단백 수용
체가 결핍된 소위 가족성 과지방 혈증이라는 유전 질병이 있다는 일반적인 표시이다 
(9장). 이런 경우 콜레스테롤이 임파구로 불충분하게 수송되기 때문에 그로 인한 대사 
면역 저하가 발생하지 않아서 암 발생률이 확실히 줄어들 수 있다.
   다시 말하면 이런 기준에 비추어 보면 우리는 인구 집단을 3개의 소집단으로 나눌 
수 있는데, 정상적인 소집단 (인구의 85% 이상이 이 집단에 들어감)은 노화에 의한 혈
중 콜레스테롤 수준 상승과 대사 면역 저하, 그로인한 암 발생률의 증가 사이에 상호 
의존 관계에 있다는 것이 특징이다. 따라서 이러한 가장 큰 소집단에 대해서는 무엇보
다도 여러 가지 방법을 동원해서 콜레스테롤의 혈중 농도를 최적상태로 유지시키는 것
이 필수적이다(16장). 이런 식으로 인간의 주요 질병에 대한 공통적인 위험 요인들과 
예방법의 원리들이 통합 모델의 '8번째' 결론을 이루고 있는 것이다.
  '건강 확인서' 시스템에 따른 검사는 이런 원리에 기초한 것이다. 왜냐하면 개체발
생 모델만이 이상적 (최적의) 표준에 '점수제'를 도입하고, 이상적 표준에서 이탈하는 
것이 인간의 주요 (비감염성)질병을 발생시키기 때문이다. 이것이 통합 모델의 '9번
째' 결론을 규정하고 있는 것이다. 다시 한번 우리의 환자로 돌아가 보자. 종합 의사
를 포함한 모든 전문의들이 협의회에 모였다. 현재는 자궁암 치료제로 히드록시프로제
스테론 카프로에이트 호르몬 (hydroxyprogesterone caproate-hormonal)이 사용되고 있
다. 이 치료제는 생식계 세포의 분열을 지연시킴과 동시에 이들이 정상적인 분화의 길
로 들어가도록 전환시킨다. 하지만 우리 환자는 한 가지가 아니라 열 가지 질병이 결
합되어 있었기 때문에 좀더 복잡한
치료방법이 선택되었다.
   먼저 펜포르민(혹은 메트포르민, metformin)이 처방되었다. 이것은 시상하부의 활
동을 향상시키고, 생식선 자극 호르몬의 생성을 감소시키며, 지방과 탄수화물 대사와 
면역학적 방어력을 향상시키고, 혈액의 응고성을 정상화시키고, 그리고 자궁암 환자에
서 높게 나타나는 부신 피질의 활력을 감소시키는 항당뇨 약제이다. 그런 다음 히드록
시프로제스테론 카프로에이트는 일반적으로 적용되는 치료법에 따라 처방되었다.
   통합적 접근 방법의 '10번째' 결론은 다른 의학 분야에서 일반적으로 적용되고 있
는 약제를 사용하는 것이다. 통합적 접근 방법에서는 다양한 주요 질병을 치료하는데 
일반적인 방법을 사용할 수 있다. 인체는 의학의 전문 분야처럼 분리될 수 있는 것이 
아니다. 인체에는 일반적인 규칙성이 있고, 이것은 다양한 질병에서 발현될 수 있다. 
따라서 음식량 제한과 적절한 다이어트 방법은 비만에만 처방되는 것이 아니라, 동맥
경화, 당뇨병, 대사 면역 저하, 그리고 암에도 사용된다. 통합 모델의 '11번째' 결론
을 검토해 보자. 이 결론은 매우 중요해서 먼저 160년 전 노인병학에서 제기되었던 몇
가지 고전적인 문제들을 고려해 볼 필요가 있다. 1825년 영국의 곰페츠는 나이와 사망
률간의 상호 관계를 연구했다. 그는 나이에 따라 사망 확률이 기하급수적으로 상승한
다는 것을 발견하였다. 당시의 통계를 보면 30세에서 80세 사이에는 이러한 상호 관계
가 확인되고 있다. 이 시기에는 사망률이 8년마다 2배로 증가하였다. 그림 7은 전형적
인 상황을 보여주고 있는데, 가장 대표적인 사망원인들이 사망률과 비슷한 증가를 보
이고, 특히 주요 질병 (비감염성)으로 인한 사망률과 비슷한 증가를 보이고 있다. 당
연한 것이지만 그처럼 분명하고 규칙적인 사실에 대해서 적절한 설명을 하려고 노력해
왔다. 보통은 복잡한 수학적 방법으로 연구하는데, 여기서는 그러한 세부적인 내용을 
떠나서, 우리들은 곰페츠 곡선이 인체의 내부와 외부 환경에서 무작위적으로 일어나는 
변동이 죽음의 직접적인 원인이 되는 상황과 일치한다고 보통 생각하고 있다는 것만 
알고 있으면 된다. 이런 가정은 노화 과정에서 인체의 기능이 나이에 따라서 직선적인 
(일정하게) 감소를 한다는 것을 나이에 따른 사망률의 기하급수적인 (지수적인) 증가
와 부합시켜서 만든 것이다. 내부와 외부 요인의 변동으로 꾸준히 장애가 발생하는 인
체의 항상성 시스템이 평형 상태를 회복할 수 없을 때, 죽음이 일어난다고 믿고 있다
(스트렐러, Strehler, [시간, 세포, 그리고 노화], 뉴욕, 아카데미 프레스, 1977). 하
지만 개체 발생 모델에 따르면 항상성의 이탈은 규칙적으로 증가하고, 그러므로 무작
위적인 사건 (혹은 변동)은 죽음의 원인이 아니라 단지 그 시간만을 결정할 수 있다. 
게다가, 사망곡선의 지수적 형태 (그것은 일반적으로 사망의 원인에서 우연적인 요소
의 기능이 주가 된다는 주장을 지지하는 것으로 간주된다)는 두가지 상황에 의해서 개
체발생 모델과 일치한다고 볼 수 있다. 한편 정상적인 인구 집단에서는 콜레스테롤의 
혈중 농도 (혹은 저밀도 단백지질)와 같은 생리적 지표들이 정상 분포를 나타낸다. 예
를 들어 8살과 16살 사이의 학생들의 혈중 콜레스테롤 농도 분포를 보면 120mg%에서 2
80mg%까지 폭넓게 분포한다. 항상성 이탈의 법칙에 따라 콜레스테롤의 지표가 점차 상
승하게 될 때, 콜레스테롤 수준이 높았던 사람에게 더 빨리 항상성 장애가 일어나서, 
생명에 위험한 병리적 변화가 조기에 나타나게 될 것이다. 정말로 최근에 수년동안 조
사한 결과를 보면 유년기의 혈중 콜레스테롤 수준이 중년기의 콜레스테롤 수치를 대체
적으로 이미 결정하고 있다는 것이 밝혀지고 있다. 그러므로 가속화된 전환으로 항상
성 장애의 한계에 도달한 사람의 숫자가 늘어나게 되면 나이에 따른 사망률의 증가가 
비직선적인 특징을 가지게 될 수 있다. 비록 주어진 예가 노화에 따른 '콜레스테롤의 
변동'을 고려한 것이라해도 이것은 인간의 주요 질병을 유발하는 노화에 따른 항상성 
이탈의 다른 지표들에게도 적용될 수 있다. 반면에 많은 사람에서 항상성 이탈의 증가
와 과적응증이 발달(4장 참조)하는 것은 외부 환경의 영향력이 감소하는 상태에서 부
적절한 (과도한) 항상성 이탈을 초래하게 될 것이다. 다시말해서 외부 영향에 의한 사
망률의 의존성은 외부 장애 요인의 기하급수적인 분포 뿐만 아니라 덜 해로운 반응에
서부터 생명을 위협하는 부적절한 보호 (적응)반응에 까지 인체 반응의 변화에 의해서 
나타난다. 이러한 다소 복잡한 개념들은 곰페츠 곡선을 부정확하게 해석한 결과인데, 
이것은 의학에서 볼 수 있는 가장 해로운 선입견중 하나를 설명하려는 유일한 목적으
로 제시된 것이다. 다시 그림 7로 돌아가 보자. 30세 이후의 사망 확률이 사망을 일으
키는 질병과는 상관없이 8년마다 2배로 증가하게 되기 때문에, 노화 자체가 진정한 사
망 원인이라는 결론이 도출된다. 이것은 만일 주요 질병 중 어느 하나라도 퇴치할 수 
있다면 그것은 적으나마 평균 수명에 반영될 것이라는 믿음을 가지게한다. 예를 들어 
만일 종양으로 인한 사망이 제거된다면 수명은 2,3년 증가할 것이다. 실제로 종양으로 
인한 사망률을 전체 사망률에서 제외하면 곡선이 조금 오른쪽으로 이동해서 평균 수명
이 2,3년 증가하는 것과 일치한다.  동맥경화와 그 합병증으로 인한 사망률을 제거하
면 수명이 10년내지 12년 증가하리라는 계산이 나온다. 그러나 이 경우에 암, (대사 
면역 저하로 인한) 감염질병, (과적응증으로 인한) 스트레스, (부주의나 조울증으로 
인한) 외상, 혹은 당뇨에 의해서, 다시말하면 어떤 다른 질병 때문에 사망률이 증가한
다. 왜냐하면 노화 자체는 항상성 질병의 총체로 그것은 인체의 저항성을 감소시키고 
질병에 대한 취약성을 증가시킬 것이기 때문이다.
   그러나 질병 발생에 대한 개체 발생 모델에 의하면 수명의 연장은 노화 과정 자체
의 속도를 지연시킬 때 가능해진다. 최초로 인간의 주요 질병의 기원을 인체의 성장 
메카니즘과 연결시킨 것이 바로 개체 발생 모델이고, 이 모델만 그렇게 하고 있기 때
문에 그러한 추론이 가능한 것이다. 이러한 결론이 바로 통합 모델의 '11번째' 결론이
고, 그런 결론에 따라서 주요 질병의 발생 속도를 지연시키기 위해서는 노화 속도를 
감속시키는 것이
필수적이다. 게다가, 질병의 기원에 대한 개체발생 모델이라는 개념은 어째서 어떤 한
가지 주요 질병을 성공적으로 치료한다해도 (만일 가능하다면) 이것이 나이에 따른 사
망률 지표에 큰 영향을 줄 수 없는지를 설명해주고, 어째서 주요 질병의 전부 혹은 대
다수를 전체적인 그룹으로 이들에게 영향을 줄 수 있는 방법을 연구하는 것이 필요한
가를 설명해 주는 것이다. 이것이 통합 모델의 '12번째' 결론이다.
  마지막으로 '13번째' 결론을 말해보자. 알다시피, 선진국에서 70세에서 75세 사이인 
'평균 수명'과 110세에서 120세 사이인 인간의 '최대 수명'간의 차이는 아직 매우 크
다. 이런 차이가 생기는 것은 평균 수명이 주로 유전적이고 생태적인 사망원인에 좌우
되는 반면에, 최대 수명은 개체발생과 축적적 요인에 좌우된다는 사실로부터 생기는 
것이다.
유전적이고 생태적인 요인이 주요 질병의 기초가 되고 있는 사람들은 보통 전체 인구
의 평균 연령에 도달하지 못한다. 그리고 70세 혹은 75세까지는 주요 질병 발생의 순
수한 축적 메카니즘에 의해 주요 질병 발생을 충분하게 나타나지 않는다. 그래서 만일 
우리가 개체 발생 메카니즘에 대응할 수 있는 방법을 찾아내게 된다면 평균 수명을 오
늘날의 종 수명까지 접근시킬 수 있을 것이다.
  이런 관점에서 통합 모델의 여러가지 결론에서 자세하게 해설하고 있는 규칙성들을 
고려하지 않는다면, 생명을 연장시키려는 어떠한 현대적 프로그램도 유토피아적일 뿐
이라고 하는 이유를 이해할 수 있을 것이다. 따라서 성장, 노화, 그리고 질병의 개체 
발생 모델은 다음과 같이 외적으로 서로 다른 생리적이고 병리적인 과정들을 하나의 
메카니즘으로 설명하려는 일종의 시도이다. 여기서 말하는 서로 다른 과정들속에는 임
신의 대사적인 배경, 출생 후 인체의 성장과 발육, 가속 성장, 생식기능의 작동과 폐
쇄, 특별한 노화 병리 ('정상 질병')의 기원에 대한 공통적인 규칙성, 그리고 자연사
의 원인들이 포함된다. 정상 질병이라 부르는 노화 병리는 갱년기, 노화 비만, 과적응
증, 당뇨병 전증, 대사 면역 저하, 자가 면역 질병, 조울증, 그리고 암친화성 (암의 
발달에 기여하는 조건들)을 말한다. 이런 메카니즘이 급성과 만성 스트레스, 과식, 과
도한 햇빛 노출, 화학성 발암물질등과 같은 외부적 환경 요인의 영향하에서 특별한 노
화 병리의 조숙한 발생과 가속 노화의 기초가 되고 있는 것이다. 위에서 기술한 모든 
것을 고려한다면, 인간의 주요 질병의 기원에 대한 어떤 이론도 이러한 모든 현상 사
이의 연관성에 대해서 언급해야만 할 것이다. 또한 그런 이론들은 임신, 노화, 스트레
스, 그리고 노화 질병이 일어나는 동안 대사상의 유사점에 대한 이유도 설명해야만 한
다 (표 10). 확실히 이러한 설명은 개체 발생 모델로만 가능하다.
   그렇다고 다른 많은 사실들과 설명들이 부정확하다거나 중요치 않다는 것을 의미하
는 것이 아니다. 그리고 더욱 중요한 것은 개체발생 모델을 설명하면서, 개체발생 모
델과 다른 모델들 (생태, 유전, 그리고 축적 (퇴행) 모델)에 속하는 자료들을 구별하
는 것이 가능하다 (12장 참조). 그리고 이것은 인간의 주요 질병 형성의 다양한 메카
니즘을 고려하면서 이런 질병에 대한 예방법과 치료법 개발에 다양한 방법으로 접근할 
수 있도록 길을 열어준다.    따라서 만일 생태적으로 바람직하지 않은 영향아래서 발
생하는 어떤 주요 질병의 예방법이 이러한 손상 요인을 제거하는 방법을 필요로한다
면, 혹은 만일 유전적 요인으로 결함을 교정할 필요가 있다면, 개체 발생의 규칙성에 
따라 발생한 질병 (특히 조숙하게 발생하는 경우)은 노화 속도를 지연시킬 수 있는 수
단을 필요로 한다(16장 참조). 앞에서 언급한 바에 따르면 우리는 질병 발생의 다양한 
모델을 다루고 있는 것이 아니라 의학의 다양한 모델을 다루고 있는 것이다. 왜냐하면 
의학적 모델은 질병 발생 메카니즘뿐 아니라 질병의 예방법과 치료의 구체적 문제도 
다루기 때문이다. 그래서 '14번째'의 결론에 따라서, 개체 발생 모델을 떠나서는 의학
에서 통합은 불가능하다.
   통합 모델의 다른 결론들과 관련해서 볼 때, 무엇보다도 자연 선택이 개체발생 메
카니즘을 통해서 인체에게 영향을 주고 있다는 사실을 주의해야 한다. 그러므로 이러
한 '15번째' 결론과 부합하여, 외부 원인으로 의한 사망률의 감소는 최대 수명의 증가
를 초래하게 되고, 또한 그 역도 성립한다(11장).
   최종적인 결과로, 최대 수명의 길이는 불변적인 것이 아니다. 그러므로 개체 발생
과 축적 메카니즘의 발현 속도를 지연시키면 최대 수명을 증가시킬 수 있는 것이다.
   게다가 통합 모델은 성장, 노화, 질병, 그리고 자연사의 메카니즘을 형성하고 있는 
활률론적이고 결정론적인 현상을 결합시켜준다. 예를 들어 이런 '16번째' 결론에 따르
면 대사의 부산물, 특히 자유기로 인한 손상이 개체 발생의 시상하부적 메카니즘을 형
성하는데 관여하고 있는 것이다. 끝으로 그리고 이것이 '17번째' 결론인데, 통합 모델
은 이 책에서
처음에 항상성 불변성과 항상성 이탈의 법칙 사이의 상호 작용과 같은 예에서 보여준 
것처럼 인체에 있는 변증법적 상호 관계를 밝히고 해명해준다. 이런 상호 관계의 결론
은 성장과 노화 사이에 경계가 없고, 노화와 질병 사이에, 정상 상태와 주요 질병 사
이에 경계가 없다는 것이다. 이런 관점에서 보면 질병의 원인이나 위험 요인을 논리적
으로 이끌어내는 보편적인 방법 ('사례군-대조군'의 비교를 근거한 것으로 질병 발생
의 생태적 혹은 유전적 모델을 연구할 때는 아주 적합한 방법)을 어째서 개체 발생 모
델에는 적용할 수 없는 가를 쉽게 이해할 수 있을 것이다. 따라서 만일 노화에 따른 
암 발생 빈도의 증가에 대한 원인을 조사할 때 '사례' 그룹과 '대조' 그룹에서 면역력
이 똑같은 상태에 있다는 것을 관찰할 수도 있다.  이런 조사의 결과를 통해서 면역력
의 감소는 암 발생에  기여하는 조건이 아니라는 결론을 도출할 수 있을 것이다. 그러
나 이런 결론은 잘못된 것이다. 그 이유는 이상적 표준과 관련해서 면역력이 노화에 
따라 감소하는 것은 이미 양 그룹 모두에서 일어났고(9장과 13장), 이런 영향은 인구
집단에서 노화에 따른 암 발생률의 증가로 이미 반영되었지만, 개인의 질병발생은 세
포의 유전기구에 대한 우연한 손상과 같은 또 다른 범주의 현상에 좌우되기 때문이다.
   결과적으로 자연사는 각 개인의 수명을 제한하는 것이다. 그러나 이런 제한은 자연
법칙에 의해 부과된 것은 아니다. 다시말하면 이 경우에 자연은 아무런 목표도 가지고 
있지 않지만, 그럼에도 불구하고 최선의 방법으로 목표에 도달한다.
  따라서 통합은 세분화된 의학적 지식의 각 부분을 통해서 스스로를 드러내고, 통합
은 개별적인 전문 영역의 경계선을 무너뜨린다. 그리고 고대 의학에서는 존재했지만 
사라진 통합성으로 되돌아 가려는 생각을 하기 시작했다. 그러나 이런 통합 과정은 인
간의 육체를 인공적인 모자이크로 변형시킨 개별적인 원칙들을 합병하지 않고는 생각
할 수 없다.
   생물학에서 그리고 전체로서의 과학에서 통합의 필요성은 널리 인식되고 있다. 전
문화의 원칙에 기초한 과학적 접근 방법의 본질은 확실히 제한되어 있다. 그러나 오늘
날 의학의 개체 발생 모델을 다른 모델들과 결합시키는 것에 의해서만 통합 의학의 모
델을 창조하는데 접근할 수 있는 것이다. 그러므로 통합 모델은 이미 알려져 있는 것
을 취소하라고 요구하는 것이 아니고, 믿을 만한 가치가 있는 어떤 것과도 논쟁할 필
요가 없다. 단순히 통합 모델은 알려진 사실과 결론을 다시 해석하고 이들을 적용하는 
경계선도 다시 결정해야 한다고 주장하는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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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에필로그

  꿈에서 새로운 꿈까지

  꿈에서.......... 발견까지
   -- H.Selye
  그리고 발견에서..........새로운 꿈까지

  지금이 21세기라고 가정해보자. 만일 누군가가 1980년대에 생물 의학이 이룩한 업적
을 새로운 시대 (편의상 여기서는 1980년대를 제1기, 21세기를 제2기라고 부르기로 하
자)의 업적과 비교한다면, 이둘 사이에 수많은 연계가 있다는 것을 알 수 있을 것이
다. 그렇지만 두 업적간의 차이도 엄청날 것이고, 그 사이의 변화는 상상을 초월할 것
이다.
   이미 제1기에 인체의 성장과 성숙 기간을 연장시킬 수 있다면, 최대 수명을 크게 
증가시키는 것도 가능할 것이라는 가정이 제시되었다 (11장). 예를 들어, 커틀러 (R.C
utler)는 만일 성숙기간이 50년으로 길어진다면 평균 수명은 250년으로 늘어날 것이라
고 예측한 바 있다. 이런 이유로 성적 성숙기간을 연장시키기 위한 특별한 방법들을 
적용해왔다. 게다가 유전자의 결함을 조사하기 위해서 임신 초기 태아의 세포에 대한 
검사도 하였다. 유전자 결함을 예방하는 방법을 연구하는 학파도 생겨났다.
   이 학파의 추종자들은 인체밖에서 난자를 체외 수정시키고, 배아 (embryo)에 대한 
유전자 검사를 마친 다음 적절한 호르몬 처방을 받은 여성에게 이식시켰다. (마침내 
태아의 전 발생 과정을 체외에서 일어나게 할 수 있는 인공자궁을 연구하려는 급진적
인 학파가 생겨났지만 이런 경향은 윤리적인 문제에 부딪쳐서 추종자의 숫자가 적었
다.) 산모의 대사
상태는 임신 중 태아의 가속 성장을 철저히 방지하기 위해 매우 엄격하게 통제되었다.
   제2기의 어린이와 젊은 이들은 우리 시대 (제 1기)와 비교할 때 급진적으로 변했
다. 새로운 조건아래서 소위 모체 메카니즘 (maternal mechanism)에 따라 외국어를 강
도 높게 학습시켜서 누구나 외국어를 쉽게 정복할 수 있게된다. 게다가 알다시피 물리
학, 수학, 그리고 체스에 대한 기호가 일찍 나타나고 성숙기의 연장(유형성숙)으로 정
밀 과학이 급속히 발달해서 이들에 대한 응용도 광범위해질 것이다. 성장 속도의 지연
으로 개체 발생 모델에 따라 생기는 인간의 주요 질병의 발생률도 둔화될 것이다. 이
러한 질병들은 주로 180세에서 200세 사이에 나타날 것이다.    그러나 인간의 수명을 
연장하는 이러한 방법은 유일한 것도 기본적인 것도 아니다. 개체 발생 모델에 따르면 
만일 항상성이 인체의 성장이
끝났을 때의 수준에서 안정화된다면 질병 발생이 현저하게 지연될 수 있다. 동시에 이
런 안정화는 손상 요인 (그리고 병원체)에 대한 인체의 취약성을 감소시킬 것이다. 커
틀러의 계산에 따르면 만일 제1기에 선진국에서 30세 성인의 수준에서 사망률을 안정
시킬 수 있다면 인간의 최대 수명은 1246세까지 증가하고, 인구의 50% 이상이 374세 
이상을 살 수 있을 것이다.    그러므로 당연히 세포 차원의 무작위적인 손상을 제거
하는 것 뿐만 아니라 항상성을 안정시키는 연구가 우선적으로 진행되어야 한다. 이런 
종류의 연구는 이미 제1기에 시작되었다. 항상성에서 일어나는 심각한 장애중 하나가 
인슐린에 대한 조직의 민감도가 감소하기 때문에 생기는데, 이러한 항상성 장애는 결
국 인간의 주요 질병들, 즉 비만, 타입 II 당뇨병, 동맥경화, 대사 면역 저하, 그리고 
암친화성의 연속적인 발생으로 이어진다. 유전 모델의 관점에서는 타입 II 당뇨병에 
걸린 사람은 유전적 결함을 갖고 있는 것으로 분류되었는데, 이러한 결함은 즉시 나타
나지 않고 보통 40세와 50세 사이에 나타난다.
   이러한 당뇨병(즉, 본질적으로는 정상적인 노화에서 생기는 것과 비슷한 질병)을 
갖고 있는 환자에게서 막 채취한 세포(섬유아 세포)만이 인슐린에 덜 민감하다는 것을 
입증하는 연구는 질병 생성의 개체 발생 모델과 관련된 개념을 발달시키는데 매우 중
요한 것이었다. 이런 세포들을 인체 밖의 정상 배지속에서 며칠동안 배양하면 인슐린
에 대한 세포의 민감도가 정상화된다. 이것은 장애가 일어나는 원인이 유전적 영향이 
아니라 세포가 살고 있는 인체의 내부 환경의 변화라는 것을 의미하는 것이다. 이런 
환경이 정상화되면 당뇨병과 관련된 질병을 일으키는 세포 차원의 장애는 없어질 것이
다.
   의사들은 인체의 성장기가 끝난 시기의 항상성 수준을 유지하는 방법을 점차 찾아
내게 되었다. 물론 이런 목표를 달성하기 위해서 특별한 노력이 필요했던 것은 사실이
다. 왜냐하면 인체의 내부 환경을 보존하는 방법과 적절한 조절, 특히 시상하부 차원
의 조절을 유지하는 방법을 찾아내야만 했기 때문이다. 이 책에서 언급했듯이 동물에
서 생식 시스템의 주기적 기능을 회복하는 것(5장)과 인간에서 적응 시스템을 회복하
는 것(4장)은 이미 제1기의 약리적 방법으로도 가능하다는 것이 입증되었다. 그러므로 
이런 방향으로의 연구가 성공적으로 수행되어왔다는 것은 놀라운 일이 아니다.
   그러므로 질병 발생의 개체 발생적 메카니즘을 통제하는 것이 점차 가능해졌던 것
이다. 하지만 질병 발생의 개체 발생 메카니즘에 대한 의학적 대응이 영원히 지속되어
야 하기 때문에 실질적인 어려움은 여전히 남아있다. 원칙적으로는 조절 메카니즘을 
최적 수준에서 꾸준히 안정화시키는 수단과 방법을 발견할 수 있다(아래 참조). 합성 
물질과 의학적 수단에 대한 편견이 점점 사라진다는 점을 특히 주목할 필요가 있다. 
인슐린과 성장 호르몬 같은 호르몬은 이미 제1기에 생합성되었다. 먼저 인간의 인슐린
에 대한 아미노산 조성이 결정되었고, 인슐린을 코드하는 유전 정보가 인공적으로 합
성되었다. 정교한 조작을 통해서 이러한 유전자를 보통의 세균인 대장균 (E. coli)에 
삽입시켰다. 이렇게 유전자 재조합에 의해서 만들어진 대장균은 환자에게 필요한 인슐
린을 대량 생산하기 시작하였던 것이다. 인간 게놈으로부터 필요한 유전자를 분리해내
는 직접적인 방법이 곧 개발되었다. 이제 인슐린을 동물의 췌장에서 축출하는 일은 더
이상 필요없게 되었다.
   결과적으로 모든 단백질을 이런 방법으로 얻을 수 있게 되었다. 동물성 식량의 상
당 부분을 '우리의 작은 형제들'인 세균속에서 무한정 만들어낼 수 있게 된 것이다.
   이러한 업적에 의해서 소위 신 채식주의자의 시대라 부를 만한 새로운 시대가 열리
게 되었다. 왜냐하면 우리는 동물을 죽이지 않고도 동물이 생산하는 동물성 식량을 먹
을 수 있게 되었기 때문이다. 점차로 모든 사람들은 합성 식품을 자연스런 것으로 생
각하기 시작하게 되었고, 오히려 자연 식품을 부자연스럽고 인간의 품위를 손상시키는 
것으로 생각하게 되었다.
   그러므로 다양한 생합성 약제에 대한 처방을 쉽게 구할 수 있게 되었고, 주요 질병
의 개체 발생 메카니즘에 대응하려는 사람들은 정기적으로 필요한 처방을 받아가기 시
작했다.
   그러나 이와 동시에 시상하부(그리고 관련된 신경 중추들)를 최적 수준에서 유전학
적(의학적이 아닌)인 방법으로 안정화시키기 위한 연구가 유전공학 분야에서 진행되고 
있었다(아래 참조).
   이상하게 보이지만 질병 발생에 대한 퇴축 모델과, 특히 생태 모델과 관련되어 있
는 분야는 상황이 더욱 악화되었다. 환경은 여전히 상당히 오염된 상태로 남아있었다. 
환경 오염을 감소시키는 문제는 '문명의 이기'의 사용을 줄여야하는 등 여러가지 사회
적인 문제가 있기 때문에 상당히 어려운 문제다. 이 모든 것들이 내적(물질대 사) 손
상 요인과 결합되어 있는 외부적인 손상 요인으로 작용한다. 이 시기에는 수명이 한정
되어 있는 정상적인 체세포를 영원 불멸의 세포로 변형시키는 새로운 방법을 발견하기
는 하였지만, 그러나 이 방법은 종양 세포와는 관계가 없는 것이다.
   이런 방향의 연구는 제1기에 이미 시작되었다. 1983년에 단순 포진 타입 II 바이러
스 (Herpes simplex type II virus)의 DNA구조에는 체세포를 종양세포로 변형시키지 
않으면서도 체세포에게 영원 불멸이라는 무한 생명의 특징을 제공할 수 있는 유전자 
단편을 가지고 있다는 사실이 발표되었다.
  알다시피, 19세기 말에 이미 생식세포는 본질적으로 영원 불멸하다는 가설이 있었
다. 생식세포가 수백만년이라는 인간의 전 진화사를 거치는 동안 한 세대에서 다음 세
대로 중단된 적이 없이 전달되어왔다는 사실로부터 그렇게 생각할 수도 있기 때문이
다. 영원 불멸이라는 무한 생명은 또한 종양 세포의 특징이다. 비록 생화학적 과정이 
필연적으로 세포를 손상시켜서 대사형 노화를 일으킨다고 일반적으로 생각하고 있지만 
(11장), 암 세포에서는 에너지 반응이 훨씬 더 강력하게 일어나는데도 불구하고 그것
이 종양 세포가 실질적으로 무한히 존재 하는 것(거의 영원불멸*)을 막지 못하고 있
다. 세포 수준에서 각 체세포들이 유한하게 존재할 수 밖에 없도록 미리 결정하고 있
는 것은 대사형 노화 메카니즘이 이라기 보다는 바로 조절형 메카니즘일 것이라는 것
을 앞에서 언급한 것들로부터 알 수 있다. 따라서 자연은 세포형 (대사형) 노화의 되
돌릴 수 없는 결말을 피할 수 있는 원리를 '알고'는 있었지만 이 원리를 성 세포와 암
세포에만 적용하고 있는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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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아마도 이렇게 생각할 수 있을 것이다. 암 세포가 거듭해서 분열하기 때문에 암 
세포에서는 '결함 희석'이 쉽게 일어날 수 있을 것이다. 혹은 분열과정에서 손상되지 
않은 세포들이 무작위적으로 선택되고, 이러한 세포들이 보존되는 지도 모른다. 그러
나 두가지 현상 다 암세포에서 손상이 축적되지 않는 다는 것을 완전히 설명하지는 못
하고 있다. 특히 암 세포를 한 동물에서 다른 동물로 이식하거나 세포 배양을 하는 경
우에는 암세포가 '무한 생명'같이 영원히 존재할 수 있다는 사실을 생각하면 아직 설
명이 부족하다.
  ------------------------ 
   이 모든 불가피한 전제들을 고려하면서 각 체세포들이 영원히 죽지 않는 실험 동물
을 개발하였다. (이것은 배발생 초기 단계에 필요한 바이러스 DNA나 특정한 발암유전
자 (10장 참조)조각을 삽입시켜서 만들 수 있었다.) 그러나 모든 세포가 모인 전체는 
여전히 조절 장애로 자연사할 수 밖에 없는 또 다른 '유한한 신체'를 만든 것이었다. 
즉 비록 세포는 불멸이지만 그것들이 모인 신체는 아직 옛날의 조절 시스템을 가지고 
있기 때문에 여전히 유한한 생명일 수 밖에 없는 것이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이 정도
의 발전만으로도 인간 세포를 영원 불멸하게 만들려는 궁극적인 목표를 향해 거대한 
일보를 내딛은 것이나 마찬가지였다. 한편 제2기에서는 과도기적인 방법을 사용하였
다. 다음은 그런 방법 중 두 가지 예이다. 알려진 대로 인체가 발생하는 동안 뇌의 신
경세포는 분열 능력을 상실한다. '자연의 논리'는 아주 명확하다. 각 신경세포는 다수
의 다른 신경세포와 시냅스를 통해서 연결되어 있다. 이와 같이 뇌는 신경세포 상호간
의 복잡한 연결로 '불가사의한 네트워크'를 형성하는데, 이러한 신경 세포의 상호 연
결이 대뇌활동의 기초가 되는 것이다. 만일 신경세포가 분열 능력을 상실하지 않는다
면 분열할 때마다 그동안 잘 연결되어 있던 필수적인 연결점들이 파괴될 것이다. 이런 
이유로 성숙한 두뇌의 뉴런들은 분열 능력을 상실한 것이다. 손상의 결과로 생기는 결
함들이 시간이 감에 따라서 주로 비분열 세포속에 축적된다. 이것은 노년기에 생기는 
색소침착, 즉 뇌 신경세포에 리포푸신이 축적되는 것으로 확실히 증명된다 (12장). 신
경세포를 포함한 각 체세포들이 '불멸성'을 갖게 만들수 있게 되었을 때 뉴런의 대사
형 노화를 지연시킬 수 있게 되었다. 하지만 분열을 억제하고 있었던 메카니즘도 풀렸
다. 이런 세포분열 억제 메카니즘에서는 콜레스테롤 합성을 봉쇄하는 것이 중요한 요
소였다는 것이 밝혀졌다. 성숙한 신경세포는 분열하지도, 콜레스테롤을 합성하지도 않
는다는 것(따라서 암세포로 변형되지도 않는다)은 오랫동안 알려져 왔던 것이다. 그래
서 콜레스테롤 합성을 푸는 방법을 찾아냈을 때 이 세포는 분열능력을 다시 찾게된 것
이었다. 이 신기로운 사실을 신경신호 전달과 시상하부 호르몬 생성과 관련이 없는 특
정한 시상하부 세포에 응용할 수 있을 것으로 판명되었다.  알다시피, 시상하부 세포
는 무엇보다도 피드백 메카니즘으로 작용하고 있는 말초 내분비선의 호르몬에 의해서 
손상을 받는다(11장 참조). 예를 들어 성 호르몬에 의해서 시상하부의 궁상핵 (arcuat
e nucleus) 세포가 손상되는 것이 나이에 따른 생식 기능의 작동과 폐쇄라는 변화를 
일으키는 핵심적인 역할을 한다. 그런데 이제 세포 분열 과정을 통해서 이러한 손상된 
세포들이 제거된다. 그 결과 시상하부의 조절 메카니즘이 회복되는 것이다.
   국소 지역에서 노화가 나타나는 현상을 극복하는 두번째 복잡한 방법은 일련의 기
술적이고 생물학적인 문제들을 해결해야 가능한 것이었다. 생물질 치환 (bioprostheti
cs)은 이미 제1기에 발달된 기술이었는데, 특히 인간이 인공 심장으로도 생존할 수 있
다는 것은 입증되어 있었다. 나중에 생물질 치환은 보편화되었을 뿐 아니라 개인이 받
아들이는 모든 정보를 기록하는 특별한 장치를 가지고 있는 개인용 컴퓨터도 널리 퍼
져있었다. 이러한 장치는 본질적으로 개인의 두뇌 자체를 복사한 것이었다. 두뇌에서 
외상과 같은 우발적인 질병이 발생하는 경우 이러한 컴퓨터는 그동안 축적된 모든 정
보들을 보존하고 있었다.    자동차 사고로 인한 화상과 외상의 발생률은 제1기에서 
젊은 이들의 주요 사망 원인이었는데, 제 2기에서는 그대로 있거나 오히려 증가하였
다. 물론 외상에 대한 치료법은 향상되었다. 특히 생합성으로 만든 발암인자 (oncofac
tor)가 광범위하게 사용되고 있는데, 이것은 세포를 암 세포로 변형시키지 않고도 종
양과 같은 (빠른) 세포 분열을 촉진시킨다. 그것은 이 인자가 세포 내부에서 작동하는 
것이 아니라 세포 밖에서 세포막위에 있는 특별한 수용체를 통해서 작용하기 때문에 
가능할 것이다 (10장).
   생물질 치환의 또 다른 방향은 필요한 장기를 재생하기 위하여 개별 세포를 클로닝
(역주1)하는 원리에 기초한 것이다. 난자가 수정되고 첫 번째 분열을 한 후, 만일 두 
세포가 어떻게 해서 떨어지게 되면 각각 완전한 인간으로 발생하여 유전적으로 똑같은 
두명의 인간이 태어날 수 있다. 이것이 일난성 쌍생아가 생기는 원리이다. 그러나 각 
체세포들은 하나의 전체적인 인간을 재생하는데 필요한 모든 유전정보를 가지고 있다. 
비록 그런 유전정보들은 봉쇄되어 있지만 하여간 그런 잠재력을 가지고 있는 것은 사
실이다. 제1기에 이미 비교적 복잡한 일부 종에서 체세포로부터 생물체를 완전히 복제
하는 실험이 성공하였다. 유일한 문제는 손상된 장기를 대체시키는데 필요한 각 기관
들을 인공 배지에서 확실히 재생하면서도 한번에 모든 기관이 재생되는 것을 막는 것
이다. 복제인간이 만들어지는 것과 생물공학기술로 여분의 장기를 생산하는 것을 정확
히 구별하는 것은 불가능하기 때문에 장기 재상기술이 발달하면 자연스럽게 복제인간
의 가능성도 생긴다.* 그것은 별개의 문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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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역주1) 클로닝 : cloning, 특정한 DNA 일부를 절단한 다음, 적당한 복제자 (클로닝 
벡터)에 삽입시켜서 재조합 DNA를 만들고, 이것을 복제할 수 있는 세포 (보통 대장균)
속에 넣고, 세포를 배양함으로써 생물체 밖에서 DNA를 대량 생산하는 것을 말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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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알다시피 여분의 장기를 만들어내는 방법은 원칙적으로 어떤 사람과 똑같은 '무성
증식'된 사람을 실질적으로 무한히 만들어내는 복제 인간에 응용될 수 있다. 이런 아
이디어는 다양한 분야에 적용될 수 있을 것이다. 뛰어난 수학자나, 미식축구선수를 한
번에 100명씩 '복제'할 수 있을 것이다. 그러나 경험에 의하면 서로 다른 재능을 가진 
사람을 100명 갖는 것이 똑같은 재능을 가진 100명의 천재보다 낫다는 것이 증명되고 
있다.
100명의 똑같은 천재의 경우에는 뛰어난 발명을 많이 하겠지만 그와 마찬가지로 실수
와 환상도 증가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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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여기서 통합 의학의 발달에 관한 모든 것을 설명한다는 것은 불가능하다. 그래서 
우리는 의학의 각 모델과 관련되어 있는 학문분야의 발달을 간략하게 검토하였다. 자 
그러면 주요 질병에 관해 검토해보자. 이런 질병들은 갈수록 더욱 늙은 나이에 발생하
게 되었는데 마침내 인간의 생명에서 핵심적인 역할을 하지 않게 되었다. 왜냐하면 질
병 발생의 강도는 무엇보다도 노화의 속도에 의해서 나타나는데, 노화 속도가 크게 지
연되었기 때문이다.
   이 책에서 논의된 문제점들을 해결하지 않고는 비록 아무리 많은 과학자들이 인간 
수명의 한계를 연장할 가능성이 있다고 예측한다 해도 그것은 꿈에도 불가능한 것임을 
강조해야만 하겠다. 그들은 영원 불멸하는 무한 생명을 창조하는 것을 방해하는 기본
적인 자연 법칙은 없으며, '원자는 늙지 않는다'라는 표어를 들고 있지만 그것은 근거
가 없는 것이다. 단백질 분자 조차도 열 효과 때문에 늙는다. 그러므로 종 수명의 한
계를 연장시키려면 노화와 노화 질병의 4가지 기본적인 메카니즘을 고려해서 복합적인 
접근 방법을 적용해야만 한다. 비만이 첫번째로 사라질 질병이다. 그렇게 되자 비만과 
관련이 있는 대사 면역 저하, 자가 면역 질병, 동맥경화, 그리고 암친화성과 더불어 
당뇨병 전증과 타입 II 당뇨병의 발달이 지연되었다. 왜냐하면 수세기 동안 비만은 질
병 중의 질병이었기 때문이다 (만일 외부 요인으로 젊은 나이에 사망하지 않는다면).
   이것이 인간의 평균 수명과 최대 수명이 급격히 증가하게 된 이유였다 (위 참조). 
갱년기도 더이상 심각한 문제가 되지 않았다. 왜냐하면 생식 기간이 길어졌고, 가장 
중요한 것은 인위적으로 생식 기간을 연장시킬 수 있었기 때문이다. 갱년기 신경증 (c
limacteric neurosis)은 조울증이나, 과적응증, 그리고 노화 관련 고혈압 질병과 같이 
의학적으로 충분히 치료되었다. 암 문제 (그리고 부분적으로 동맥경화증)가 남아있었
지만 제1기만큼 문제가 되지는 않았다. 새로운 시대에 암이 생물학적 문제로 (동맥경
화증과 마찬가지로) 남게 되었다는 사실은 하나도 이상할 것이 없다. 즉 무작위적인 
과정 (유전 기구에 대한 우발적 손상이나 암 바이러스의 침입과 같은 무작위적인 과
정)은 완전히 예방될 수도 없고 (확률적 사건과 같다), 더군다나 완전히 퇴치할 수도 
없다. 다른 말로 하면 암 세포가 출현하거나, 동맥 혈관벽이 손상되고 평활근이 증식
하여 동맥경화를 유발하는 반점이 생길 가능성은 언제나 존재한다. 하지만 대부분의 
경우에 종양 발달을 막을 수 있게 되었기 때문에 좀더 나은 실질적인 변화가 종양학의 
모든 분야에서 나타났다.
   무엇보다도 검사법, 자기 분포도, 컴퓨터 단층 촬영, 그리고 방사선 동위원소 이용
등과 같이 민감도가 불충분한 방법에 의존해서 진단하는 일은 더이상 없게 되었다. 이
런 방법들은 종양의 덩어리가 충분히 자랐을 때에만 (종양세포가 200만개일 때) 탐지
할 수 있는 것들이다. 대신에 표식 진단 (marker diagnosis)법이 사용되었는데 이것은 
종양이 분비하는 특별한 물질 (보통 발암인자들, 10장 참조)의 탐지에 근거한 것이다.
  이런 특별한 단백질을 검출하기 위해서는 10-15g의 민감도를 가진 방법이 사용된다. 
영양막 종양 (trophoblastic tumor)의 표식은 융모막 생식선 자극 호르몬 (종양세포에
서 최대량으로 분비되는 호르몬)인데, 이에 대한 검출을 토대로 계산해보면, 각 종양 
세포들이 하루에 10-5에서 10-4IU(역주2)의 호르몬을 분비한다는 계산이 쉽게 나온다. 
따라서 혈액 1리터에 호르몬의 농도가 1 IU 정도 되기 위해서는 종양 세포가 1만개에
서 10만개 (체적으로는 0.05mm3밖에 않됨)정도면 충분하다. 그리고 이것이 표식에 대
한 검출 한계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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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역주2) IU : International Unit, 음식속에 포함되어 있는 비타민의 함량을 측정하
는데 사용하는 단위. 여기서는 호르몬의 함량을 나타내는 단위로 사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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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한편 인간의 자연적인 면역 시스템은 1만개의 종양 세포를 동시에 중화시킬 수 있
다. 그런데 아주 드믄 경우지만 인체의 면역 장벽을 극복하고 종양의 핵이 성장하는 
경우에는 의학이 적절한 보호를 해주었다. 그러나 이전에는 종양세포와 싸우기 위한 
약제, 즉 종양 세포를 죽이거나 혹은 그것들이 분열하는 것을 강력하게 억제하는 (자
연 보호력의 활동, 특히 종양세포를 파괴시키는 소위 킬러 세포라는 특수한 세포의 활
동에 유리한 조건을 만들어줌으로써) 약제를 사용했지만, 지금은 악성 변형 메카니즘
에 따라서 치료가 결정된다(10장 참조). 발암 유전자의 활성화가 염색체의 비교적 작
은 변화에 의해서, 즉 '휴식'하고 있는 발암 유전자를 활성인자 (프로모터)의 영향을 
받는 지역으로 옮겨져서 일어날 때는 프로모터를 봉쇄하면 변형된 세포를 초기 상태로 
돌려놓을 수 있다.
   다시말하면, 많은 경우 치료의 목표는 의학으로 암세포를 파괴하는 것이 아니라 정
상 세포로 돌려 놓는 것이다. 원칙적으로, 제1기 동안 그런 실험을 수행해왔는데, 그 
때는 배세포에서 기원한 종양의 행동은 정상화 될 수 있다는 것이 증명되었다. 악성 
세포에 대한 그런 치료를 하는데 비타민 A (그리고 그 유도제, 소위 레티노이드)가 핵
심적인 역할을 했다는 것은 흥미로운 일이다.
   바이러스 치료법 역시 널리 퍼져 있었다. 위에서 여러 번 언급했듯이, 많은 종양 
바이러스들이 숙주 세포의 염색체속으로 들어가서 악성 변형을 일으킬 수 있다(10장 
참조). 그러나 바이러스의 이러한 특성은 바이러스의 구조를 마음대로 변화시킬 수 있
을 때 비로서 의학적 목적에 응용될 수 있었다. 자신의 발암 유전자적인 특성은 박탈
당했지만 세포의 발암 유전자나 자연에 존재하는 종양유발 바이러스의 활동을 봉쇄할 
수 있는 능력을 가지고 있는 바이러스를 창조하였다. 이러한 '치료용 바이러스'는 항 
종양성 보호를 급격히 고양시키는 '면역 유전자'를 활성화시켰다. 대부분의 경우 비록 
세포가 악성으로 변형되는 것을 막는 것은 불가능하지만 하나의 질병으로서의 암을 막
는 것은 가능했다.
  동맥경화도 물리쳤다. 아니면 매우 느리게 진행하는 질병으로 전환시키는 것이 가능
해졌다. 동맥경화의 근원은 질병 생성의 4가지 모델, 즉 생태, 유전, 개체발생, 그리
고 퇴축 (축적) 모델, 모두의 메카니즘에 의해서 나타난다. 퇴축 메카니즘을 교정하는
게 가장 어려웠다. 왜냐하면 장애 요소를 생화학적 과정의 본질과 구별할 수 없었기 
때문이다 (11장). 그러므로 제2기 말까지 분열하지 않는 세포에 밸러스트(ballast)와 
콜레스테롤이 축적되어 나타나는 퇴축 (축적) 질병에 대해서는 상황이 약간 더 명확해
졌을 뿐이다. 모래알 같은 덩어리들이 세포 전체를 거의 모두 채웠을 때 인체의 자연
적인 죽음이 일어나는 것으로 보였다.
  그러나 의학은 이미 새로운 발견과 꿈의 문턱에 다가와 있었다.
  이제 이 책의 끝에 도달했으니 현재의 문제로 돌아가 보자. 의학은 지금 지식이 급
속히 축적되고 생명공학과 같은 기술이 빠르게 발전할 뿐만 아니라 조직구조가 심각하
게  변화하는 새로운 단계로 들어가고 있다. 조직 구조의 변화는 국민에 대한 예방적 
검사가 증가하는 것으로 가장 명백하게 예증된다. 하지만 일련의 문제를 해결하지 않
고는 성공을 거둘 수 없다. 가장 심각한 문제 중 하나는 우리들이 갖고있는 인간의 주
요 질병들의 본질에 대한 선입관을 변화켜야 한다는 것이다. 현대적 관점은 급성 감염
에 대한 성공적인 치료 성과의 영향아래서 형성되었다. 구체적인 치료법이 없었던 과
거에는 이런 질병들이 치료되든지 아니면 이로 인해 죽게되든지 어쨌든 재빨리 결판이 
났다. 후에 백신과 같은 방법으로 많은 감염질병을 예방할 수 있게 되었다. 감염 치료
에 대한 현대적 방법들도 또한 상대적으로 급속한 효과를 주었다. 이런 경험에 비추어 
의학이 인간의 비전염성 주요 질병에 대한 예방을 위한 단기적 방법을 개발할 것으로 
기대하는 것도 충분히 예상할 수 있다. 그러나 이런 질병의 예방법은 질병 기원에 대
한 생태 모델의 한계 내에서만 감염 질병의 예방법과 유사하다. 그리고 그런 경우 지
속적인 노력이 필요하다.
  특히 만일 우리가 질병의 위협을 실질적으로 감소시키길 원한다면, 최적의 식이요
법, 육체적 운동, 그리고 '자가 조절'과 같은 요소들을 합리적인 생활 양식의 필수적
인 부분으로 만들어야한다. 서론에서 기술한 바와 같이 지난 세기에 의학이 이룩한 성
취로 만일 우리가 주요 질병의 생태적 원인을 제거한다면 인간의 평균 수명을 85세 이
상으로 점진적으로 연장시킬 수 있다는 인상을 갖게되었다. 더군다나 이러한 질병에 
걸려 고통스럽게 사는 기간이 크게 줄어들게 되고 늙어서 자연사할 때까지 살 수 있을 
것으로 기대하게 되었다. 다시 말하면 사람은 누구나 질병 없는 노년과 죽음을 맞게 
될 것으로 믿게 되었다.    필자는 그러한 상황의 특별한 매력과 형식적인 논리에도 
불구하고 그것은 비현실적이고 부정확하다고 이미 언급한 바 있다. 그것은 생태적인 
요인과 유전적인 요인에 상관없이 개체 발생과 축적 메카니즘에 의해서 각 개인 마다 
주요 질병의 전체적인 복합체가 형성된다는 것을 고려하지 않은 것이다. 만일 생존률 
곡선의 구조를 연구할 수 있다면, 다음과 같은 그림이 그려질 것이다. 종양과 같은 주
요 질병의 주된 원인은 유년기나 청년기에서 일어나는 유전적 결함에 있다. 성숙기간
에는 생태적 원인에 의한 사망이 가장 우세하고, 그리고 만일 생태적 조건이 바람직하
다면 사망의 주된 원인이 개체 발생형 질병, 그리고 후에는 축적형 질병에 의해서 결
정된다. 확실히 바람직하지 않은 생태적 요인들을 제거하면 질병의 발생 속도를 지연
시킬 수 있을 것이다. 하지만 '생명의 실타레'는 노년 때문이 아니더라도 끊어지게 되
어있다. 만성적 주요 질병의 공통적 과정 때문에 죽음이 일어날 것이다. 그러므로 만
일 85세까지 만족스런 건강을 유지하는 것을 목표로 잡는다면, 노화 속도, 혹은(실제
로는 같은 것이지만) 질병의 개체발생 메카니즘과 축적 메카니즘이 형성되는 것이 지
연되어야만 할 것이다. 이러한 처치들은 최대 수명, 즉 종 특이성 수명뿐 아니라 평균 
수명을 연장시킬 것이다.
   위에서 설명한 대로 평균수명은 생태적 요인, 그리고 부분적으로는 유전적 요인에 
의해서 결정되는 반면에, 최대 수명은 개체발생과 축적 메카니즘에 의해 결정된다. 여
기서 종 수명에 대한 한계는 엄격히 고정된 값이 아니다. 그것은 이러한 메카니즘의 
진화에 따라서 변할 수 있다. 앞에서 언급한 대로 인간의 최대 수명이 실질적으로 연
장된 사건이 20만년 전에 일어난 것은 확실하다. 그 당시 10만년 동안 최대 수명이 14
년 늘어났다. 이렇게 수명이 늘어난 것은 보통 노화와 질병의 축적 모델을 형성하고 
있는 손상에 대한 보호 시스템의 향상 때문인 것으로 설명하고 있다. 이런 관점에서 
보면 종 수명이 길어질수록 복구 시스템과 항 산화 시스템의 활동이 커진다고 설명할 
수 있을 것이다.    하지만 인간을 포함한 영장류의 최대 수명은 성적 성숙의 속도와 
역관계에 있다는 것을 항상 염두에 두고 있어야한다. 인체의 성숙이 늦어질수록 최대 
수명이 더 길어진다. 이런 관계는 종 수명을 결정하는데 개체발생 메카니즘의 역할을 
반영한 것이다(11장).
   그래서 필자는 주요 비감염성 질병의 발생을 지연시키는 것이 불가능하고, 그러므
로 어떤 질병에도 걸리지 않고 늙는다는 것은 불가능하며, 그리고 무엇보다 예방법과 
의학적 처치를 연구할 때 이러한 질병의 4가지 모델을 무시한다면 최대 수명을 연장하
는 것은 불가능하다는 것을 보여주려고 노력하였다.
   오늘날 현대 의학의 전략과 전술을 결정하고 있는 것은 질병의 생태 모델과 유전 
모델이다. 이런 이유로 짤막한 에필로그에서 이런 문제를 자세히 다룰 필요는 없다. 
축적 모델에 대한 연구는 아주 활발하게 진행되고 있다. 예를 들어 동물 실험에서 항 
산화제가 노화와 관련된 질병의 발생을 지연시키고, 비록 최대 수명은 늘어나지 않는
다해도 평균 수명을 증가시킬 수 있다는 것이 밝혀져있다. 당연한 것이지만 노화에 대
한 축적 모델을 신봉하는 사람들에게는 인간의 최대 수명을 증가시키지 못하는 이런 
한계가 가장 곤란한 문제다. 하지만 이런 경우 노화에 대한 개체 발생 메카니즘의 영
향은 고려하지 않고 있다. 그러나 개체 발생 메카니즘이 항 산화제의 효과를 제한하고 
있는 것이다.
   다행스럽게도 개체 발생 모델의 존재를 실증하는 개념들이 17장에서 요약된 바와 
같이 이 모델의 이론적이고 실제적인 결말을 고려하면 매력적인 것이 될 것이다. 다시 
한번 반복하면 비록 노화와 주요 질병이 인체의 성장 프로그램의 부산물이기 때문에 
유전적 프로그램의 특징이라 할 수 있는 규칙성을 가지고 출현한다해도, 개체 발생 모
델을 보면 노화와 자연사가 이미 프로그램되어 있다는 생각은 받아들일 수 없다는 것
을 거듭 강조해야겠다. 최대 수명은 결코 변하지 않는 상수가 아니라는 것은 앞에서 
이미 언급한 바 있는데, 그 말은 최대 수명의 한계가 개체 발생 메카니즘의 영향에 따
라서 연장될 수 있다는 것을 의미한다. 살아있는 생명체는 생식의 필요에 의해서 결정
되어 있는 생명의 기간을 크게 연장시킬 필요성을 갖고 있지 않다는 것을 생각해야만 
한다. 이것은 순전히 인간만의 문제다.
   왜냐하면 사회적 동물인 호모 사피엔스는 단순히 자기 복제를 위한 요구 사항을 넘
어선 또 다른 목표를 설정하고 있기 때문이다. 새로운 방법은 새로운 목표를 성취할 
수 있는 것이어야 한다. 일부 결과는 이미 얻었다. 예를 들어 탄수화물과 지방 대사를 
향상시키거나 인슐린 분비를 감소시키는 약제를 투여하여 동물에서 노화를 지연시켰
다.
   하지만 필자는 개체발생 모델을 이용하는데 있어서 그 메카니즘을 연구하고 새로운 
의학적 처치법을 탐구해야할 필요성과 관련해 볼 때 수 많은 어려움이 있을 것으로 예
상하고 있다. 그런데 더욱 큰 어려움은 많은 고정관념을 타파해야 하는 필요성으로부
터 생기는 것이지만 순전히 심리적인 것이다. 몇 가지 예를 들어보면 아래와 같다.
   성인에서 생리적 표준을 결정하는 기준은 어떤 연령의 사람에게나 동일해야만 한다
는 것을 인식해야만 한다. 이것은 이러한 지표들이 나이에 따라서 변동하는 것이 노화
의 표준을 보여주는 것이 아니라 오히려 표준으로부터의 이탈의 정도, 즉 주요 질병의 
발생속도의 특징을 나타낸다는 것을 의미한다.
   생리적 지표가 나이에 따라서 변동한다는 것은 치료를 통해서 교정을 해야한다는 
것을 암시하는 것이고, 생태적 수단들이 비효과적일 때 (적절한 다이어트, 육체적 운
동의 증가, 흡연과 같은 해로운 습관의 거부 등등, 일반적인 생활 스타일의 변화)는 
의학적 치료를 해야만 한다는 것이다.
무엇보다 대부분의 경우 예방 치료를 할 필요가 항상 존재한다. 의학적으로 간섭하는 
것이 위험하다고 생각하는 신념은 버려야한다. 왜냐하면 자연은 외부적 (생태적) 원인
으로 인한 사망률을 감소시키는 조건아래서 자신의 실험을 수행하고 있고, 그 결과, 
즉 수명의 증가는 주요 질병의 발생률 증가를 동반하고 있다는 것은 이미 알려져 있는 
것이기 때문이다.    이런 문제들에 대한 해결책은 심리적 요인, 즉 일차적으로 잠재
적 환자를 포함한 사회전체가 가지고 있는 적절한 정보와 예방 치료에 대한 과학적인 
증거에 크게 좌우된다. '콜레스테롤 당뇨'라는 개념을 도입해야할 필요성이 심리적 재
교육의 한 예가 된다. 왜냐하면 오늘날 당뇨병으로 고생하고 있는 환자에서 혈당량을 
감소시키기 위해서 하고 있는 노력들과 유사하게 콜레스테롤의 혈중 농도를 감소시켜
야 할 필요성을 의사나 국민 모두가 보다 잘 이해하게 될 것이기 때문이다. 콜레스테
롤의 혈중 수준이 나이에 따라서 증가하는, 소위 '콜레스테롤 당뇨'는 실질적으로 모
든 사람에게서 발생하기 때문에 이 문제는 더욱 중요한 것이다. 거꾸로 이런 현상이 
나타나지 않는 것은 특별한 판단을 필요로 하는 이탈현상이라는 것을 뜻하는 것이다(1
7장). 한편 이 책을 쓴 목적은 사람들이 인체의 성장, 특히 가속 성장, 주요 질병의 
기원, 노화, 그리고 자연사에 대한 새로운 접근 방법에 익숙하게 하기 위한 것이다. 
동시에 이 책은 전문가들에게 새로운 이론을 소개하고 있다. 이런 측면에서 오늘날 의
학이 고도로 전문화되어 있는 것이 통합적인 개념을 인식하는데 방해가 되고 있기 때
문에 상당한 어려움이 남아있는 것이다. 이런 생각들을 실질적으로 구체화시키기 위해
서는 시작단계에서 다음과 같은 상대적으로 단순한 문제들을 먼저 해결해야 한다. 우
선 에너지와 적응 시스템의 현재 상태를 충분히 알려줄 수 있는 생리적 파라메타가 최
소한 몇개가 있어야하는지를 결정해야만 한다 (13장). 둘째로 검사 방법이 표준화되어
야 하고, 장기적인 관찰에서도 정확하게 반복될 수 있어야만 한다. 셋째로 이상적 (최
적) 표준에서 실질적으로 어느 정도까지 이탈을 허용해야하는 가를 결정해야만 한다. 
그래야 언제 예방 치료를 시작하도록 권고할지를 결정할 수 있다. 그리고 마지막으로 
항상성을 정상화시키기 위해서 사용가능한 방법들의 안전성을 보증하고 새로운 방법을 
개발하기 위한 국가적 프로그램이 수립되어야 한다.
   생명의 연장에 관한 다양한 연구과제에 담겨있는 환상을 제거하기 위해서는 과학적 
지식을 보편화시키는 작업이 이루어져야 한다. 이런 환상 중의 하나가 노화기간에 생
명력을 보존하기 위해서 동원되고 있는 적응적 메카니즘과 조절형 메카니즘이 있다는 
믿음이다. 이런 개념은 다시 노화에 대해서 적응적 특성을 부여하는데, 그것은 실제로
는 존재하지 않는다. 확실히 인체에는 끝임없이 노화에 저항하면서 싸우고 있는 어떤 
것이 있다고 생각하는 것은 심리적으로는 마음 편한 것이다. 실제로 어떤 보상 메카니
즘이 노화 중에 작동되지만, 그것은 노화에 대항하여 싸우기 위해서 동원된 것이 아니
라, 인체의 생리적 설계의 결과로 작동하는 것이다. 그런 설계에 따라서 각 연령에 따
라 일어나는 항상성의 이탈이 상보적인 보상 반응을 유발하고, 그 자체는 또 다른 항
상성의 이탈이기 때문에 새로운 보상 반응을 유발하는 등 계속 돌고 도는 악순환이 이
어지는 것이다.
최종적으로 이것이 보상 질병 (만일 질병 형성의 메카니즘으로 평가한다면)을 일으키
는 것이다. 혹은 다른 말로하면 인체의 존재를 종결시키는 개체 발생 메카니즘을 창출
하는 것이다.
   새로운 과학적 자료도 없이, 그리고 더구나 인간의 평균수명과 최대 수명을 결정하
는 이유들에 대한 과학적 이론을 현대화하지 않고는 진보는 불가능하다. 이 책에서 제
시하고 있는 자료들, 의견들, 가설들, 그리고 모델들은 통합 의학의 길을 따라서 계속 
진보하기 위해서 무엇이 필요하고, 어떤 부분의 지식이 결여되어 있는가를 우리 모두
가 충분히 이해하고 있다는 것을 입증해 주고 있는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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