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책,영화,리뷰,

논리학 교재

by Casey,Riley 2023. 3. 2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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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1장
논증에의 초대

Ⅰ.  들어가기 
Ⅱ.  논증
Ⅲ.  논증 인식하기 
Ⅳ.  확장된 논증
Ⅴ.  논증을 재구성하기
     1.  불완전하게 진술된 논증들
     2.  주변 문맥으로부터 논증의 필수적인 부분을 추출하기
Ⅵ.  복습


Ⅰ. 들어가기 

   예수의 부활을 알리는 동료의 말을 믿지 아니하고 직접 확인하여야만 믿겠다는 도마의 얘기를 우리는 신약성서에서 찾아볼 수 있다.

열두 제자 중에 하나인 디두모라 하는 도마는 예수 오셨을 때에 함께 있지 아니한지라 다른 제자들이 그에게 이르되 우리가 주를 보았노라 하니 도마가 가로되 내가 그 손의 못자국을 보며 내 손가락을 그 못자국에 넣으며 내 손을 그 옆구리에 넣어 보지 않고는 믿지 아니하겠노라 하니라. 여드레를 지나서 제자들이 다시 집안에 있을 때에 도마도 함께 있고 문들이 닫혔는데 예수께서 오사 가운데 서서 가라사대 너희에게 평강이 있을찌어다 하시고 도마에게 이르시되 네 손가락을 이리 내밀어 내 손을 보고 네 손을 내밀어 내 옆구리에 넣어보라. 그리하고 믿음 없는 자가 되지 말고 믿는 자가 되라.(요한복음 제이십장 24절-27절)

   도마가 예수의 손에 난 못자국을 보고 또 옆구리에 손을 넣어보고자 하는 것은 예수가 부활하였다는 다른 동료 제자들의 주장에 대한 증거를 찾기 위해서이다. 증거에는 언어적 증거와 물리적 증거가 있는데, 이 경우 도마가 동료들의 주장을 확인하기 위해 찾고 있는 것은 언어적 증거가 아니라 물리적 증거이다. 언어적 증거는 어떤 주장을 믿을 근거가 되는 문장들로 이루어지는 반면 물리적 증거는 주로 직접적인 관찰로 이루어진다. 언어적 증거는 물론 어떤 물리적 증거가 단순히 기술된 것일 수 있다. 
   다른 예를 들어보자. 우리는 봄은 처녀의 계절이고, 가을은 총각의 계절이라는 말을 종종 듣는다. 봄에는 대지의 만물이 소생하는 봄기운과 더불어 처녀의 가슴이 설레고, 가을에는 높은 가을 하늘의 기상과 더불어 총각의 가슴이 일렁인다는 얘기일 것이다. 여기로부터 우리는 봄에는 처녀의 결혼율이 높고 가을에는 총각의 결혼율이 높을 것이라는 추정을 해볼 수 있을 것이다. 그러나 이러한 추정이 잘못된 것이라는 것을 곧 알 수 있다. 왜 일까? 이러한 추정에서 무엇이 잘못된 것일까? 실제로 일부일처제를 채택하지 않는 사회에서는 이러한 추론이 유효한 추론이 될 수도 있을 것이다. 이 논증에서 잘못된 점은 문제에서 제시된 증거를 무력화할 정도로 강력한 또 다른 증거 즉 일부일처제라는 숨은 전제를 고려하지 못했다는 점이다.
   이와 같이 적절한 참인 증거들을 모으는 것과, 그 증거들이 어떤 주장을 지지하는지 혹은 훼손하는지 결정하는 것은 비판적 사고의 두 측면이다. 
   비판적 사고는 언어에 대한 심도있는 통찰을 필요로 한다. 우리는 기본적으로 서로 의사 소통하기 위해 언어를 사용한다. 그리고 많은 형태의 의사 소통이 있다. 우리는 잘 모르는 사람과 처음 만났을 때 침묵의 무거움을 깨고 원활한 교제를 성사시키기 위해 날씨 등과 관련된 의례적인 대화를 나눈다. 우리는 우리의 기쁨, 슬픔, 동정, 분노, 희망, 공포의 감정을 언어로 표현한다. 우리는 질문하고, 요청하고, 명령한다. 또한 정보를 전달하기 위해 언어를 사용한다. 일반적으로 정보 전달은 평서문을 통해 주로 수행된다. 
   정보가 올바른지 아는 것이 중요할 때 우리는 증거를 찾아야 한다. 일반적으로, 우리는 올바른 정보를 얻기를 바란다. 그러나 올바른 정보를 얻고자 하는 욕구만이 우리가 올바른 정보를 얻어야 하는 이유의 전부는 아니다. 우리는 우리의 믿음 체계를 구성하고 있는 정보를 기초로 행동하고, 우리의 행동은 중요한 결과를 야기할 수 있다. 
   언제 증거를 찾아야 하는지 알기 위해서는 말들이 발화되고 쓰여진 문맥에 민감할 필요가 있다. 어떤 문맥에서는 증거를 구하는 것이 어리석을 수 있다. 예를 들면 날씨에 대한 언급은 일반적으로 대화를 시작하기 위한 의례적인 언급이다. 그리고 친구가 머리가 아프다거나 김치가 맛있다고 말할 때, 그는 자신의 느낌을 표현하고 있을 따름이다. 그러한 상황들에서 증거를 구하는 것은 적절치 않을 것이다.
   질문, 요청, 지시, 명령도 일반적으로 증거를 요구하지 않는다. 저녁 식사에서 어떤 사람이 소금을 달라고 할 때 어떤 정보가 전달될 수 있지만(예를 들면, 음식이 싱겁다), 소금을 요구하는 사람이 음식이 싱겁다는 것을 주장하는 것이 아니어서, 그 상황에서 증거를 구하는 것은 이상할 것이다. 
   노래나 시에 대해 증거를 구하는 것도 대부분의 상황에서 적절하지 않다. 우리가 호머의 일리아드와 같은 서사시를 읽을 때, 그 시의 언어를 음미하고 영웅들의 시련에 동정하고 그들의 승리를 경탄한다. 말하자면, 우리는 그 시에 기술된 약 3,300년 전의 지중해 동부에서 발생했던 사건에 대한 정보에 관심이 있는 것이 아니라, 그 시의 표현적 내용에 관심을 가진다. 우리는 트로이의 헬렌이 실제로 납치되었는지 그리고 이것이 그리스인들과 트로이인들 사이에 전쟁을 야기했는지에 대해 의문을 제기하지 않고, 단지 심미적으로 반응한다. 이 일리아드는 예술 작품이고, 우리는 사실적 문제를 제기하지 않고 예술 작품으로서 그 시구들을 즐기고 평가할 수 있다. 
   물론 우리는 호머의 일리아드에 기술된 사건들이 실제로 발생했는지 물을 수 있다. 그러나 그 경우 우리는 일리아드를 서사시로서가 아니라 역사적 문서로서 읽고 있는 것이다. 사실 호머의 작품을 지침으로 삼아 트로이 전쟁의 증거를 발견하기 위한 많은 탐험들이 이루어졌다. 학자들은 어떤 물리적 증거를 발견하기도 했다. 학자들은 일리아드가 실제의 역사적 사건에 근거하는 정도에 대해 논쟁했고, 그 시를 연구의 단서로서 사용했다. 이 학자들은 그 시의 표현적 특성보다는 그 시에 포함된 정보에 초점을 맞추었다. 이러한 의미에서, 그들은 그것을 더 이상 시로서가 아니라 역사서로서 읽었고, 일리아드가 역사서로서 다루어진다면 증거를 구하는 것은 합당하다. 
   이러한 예가 보여주는 것처럼, 증거를 구하는 것이 적절한지 그렇지 않은지는 문맥에 달려있다. 즉, 어떤 것이 말해지는 상황 또는 말해진 것에 대한 평가의 맥락에 달려있다. 더 나아가, 문맥은 요구되는 증거의 양과 유형에도 영향을 미친다. 만약 한 낯선 사람이 나에게 내가 근무중인 사무실 건물에 불이 났다고 말한다면, 나는 더 많은 증거를 얻으려고 시간을 낭비하지 않을 것이다. 나는 가능한 한 빨리 건물 밖으로 나가려 할 것이다. 이에 반해, 그 동일한 낯선 사람이 내가 근무했던 사무실에 오늘 불이 났다고 나에게 말한다면, 나는 그것을 사실로 받아들이기 전에 라디오를 틀거나 신문을 사거나 혹은 그 건물에 직접 가 볼 것이다. 증거를 모으기 위해 때때로 시간과 돈이 필요하다. 또한 사람들의 정확성을 의문시함으로써 혹은 그들의 사생활을 침해함으로써 그들의 감정을 상하게 하는 것과 같은 비용이 들 때도 있다. 우리가 증거의 수집에 얼마나 많은 것을 써야 하는지 결정하기 전에, 증거 수집에 드는 비용과 더 많은 증거를 구하지 않고 그냥 받아들임으로써 발생할 비용 사이의 균형을 생각하여야 한다. 
   우리는 지금까지 비판적 사고가 여러 능력들과 관계한다는 것을 살펴보았다: 즉, 다양한 문맥에서 언어가 뜻하는 바를 파악해 내는 능력, 어떤 주장을 지지하기 위해 증거가 언제 요구되는지 결정하는 능력, 증거가 요구될 때 증거의 양과 유형을 적절히 판단하는 능력. 그 이외에도 비판적 사고는 여러 다른 능력들과도 관계한다: 일관적으로 생각할 수 있는 능력, 지시와 충고를 이해할 수 있는 능력, 문제를 구성하고 해결할 수 있는 능력, 주어진 정보가 문제와 유관한지 판단하는 능력, 결정과 계획의 가능한 결과들을 개관하는 능력, 가능한 선택지들 중 최선의 선택을 하는 능력. 우리는 이 책에서 주장과 그것의 언어적 증거 사이의 관계를 이해하는 데 특별한 관심을 둘 것이지만, 여기서 언급된 다른 비판적 사고 기술들을 향상시키는 데에도 관심을 기울일 것이다. 
   비판적으로 사고하기 위해서는, 진정한 증거와 단순히 믿음을 유도하기 위한 심리적 조작 기제 사이의 차이를 이해해야 한다. 광고가들은 그들의 상품에 대해 말하는 것이 참이라고 사람들을 믿도록 만드는 데 탁월하다. 어떤 광고가는 다양한 세제들로 더러운 양말들을 세탁하고 TV에 그 결과를 비교하여 보여주는 것과 같은 물리적 증거를 제공한다. 어떤 광고가는 전문적인 그룹에 의해 수행된 테스트 결과를 기술하여 그 상품의 가치에 대한 언어적 증거를 제공한다. 혹은, 어떤 광고가는 만족한 소비자들의 증언을 들려줌으로써 다른 유형의 언어적 증거를 제공할 것이다. 
   그러나 많은 광고들은 어떠한 진정한 증거도 포함하지 않는다. 예를 들어, 어떤 광고들은 아름답고, 건강하고, 잘 차려 입은 남녀 유명 배우들이 특정 브랜드의 담배를 멋있게 피고 있는 모습이나, 술을 즐겁게 마시고 있는 장면을 보여준다. 이러한 광고들은 그 특정 브랜드의 상품이 다른 상품보다 더 좋다는 것을 설득시키기 위해 증거 대신에 심리적 기제를 이용하고 있다.  
   사람을 설득하기 위해 증거 이외의 다른 수단을 사용하는 것이 항상 잘못인 것은 아니다. 예를 들면, 가난한 사람들이나 억압받는 사람들을 돕도록 사람들을 설득하기 위해, 사람들의 동정심에 호소하는 것은 부적절한 것이 아니다. 그러나 그러한 동정심을 기초로 범죄를 저지르는 것과 같은 잘못을 정당화하려 한다면 그것은 적절하지 못하다. 비증거적 설득과 주장을 지지하는 증거를 구별하지 못하는 것은 심각한 지적 잘못이다. 이러한 잘못은 오류를 범함이라 불려진다. 오류를 피하는 것은 비판적 사고의 중요한 다른 측면이다. 
   그러므로 어구 '비판적 사고'는 여러 다양한 능력들과 활동들을 지칭한다. 그렇기 때문에, 그 용어를 정확하게 정의하는 것은 어렵다. 그렇지만, 비판적으로 사고하는 것이 말해진 것을 분석하고, 그것을 주의 깊게 평가하며, 증거들이 필요할 때 증거들을 구하고, 다양한 정보들을 일관적인 방식으로 함께 연결하고, 사고에서의 잘못을 피하려고 노력하고, 이치에 닿지 않는 것들에 대해 의문을 제기하고, 획득 가능한 최선의 정보 위에서 결정하고 계획하는 것을 포함한다는 것을 깨닫게 될 때, 우리는 비판적 사고가 의미하는 것을 이해하기 시작한 것이 된다.
   때때로, 비판적 사고를 방해하는 함정을 단지 인식하는 것만으로도, 우리는 더 주의 깊은 사고를 하도록 자극 받을 수 있다. 그러나 삶의 많은 다른 영역에서처럼, 실천과 연습은 비판적 사고 기술을 향상시키기 위한 최선의 방식이다. 

연습문제 

1. 한 친구가 당신에게 근처 가게에서 어떤 특별한 테이프와 레코드가 판매되고 있다고 말한다고 가정하자. 그녀는 빨리 간다면, 믿을 수 없을 정도로 싼 가격에 그것을 살 수 있을 것이라고 말한다. 당신은 바쁘지 않고, 얼마의 돈을 가지고 있고, 당신 친구와 음악에 대한 취향이 같다. 당신은, 그 물건을 사러가기 전에, 당신 친구의 주장을 지지하는 증거를 찾아야 하는가? 당신의 답에 대한 이유도 제시하라. 

2. 당신은 논픽션 여행 서적 Prospero's Cell에서 그리스 섬 Corcyra(Corfu)에 대한 다음과 같은 구절을 읽는다:

벚나무 시기에 Vigla에 올라 아래를 내려다보아라. 당신은 그 섬이 대륙을 배경으로 대략 낫의 형태로 놓여져 있는 것을 볼 것이다. 대륙 쪽으로 당신은 웅장하고, 고요하고, 거의 육지로 둘러싸인 큰 만을 볼 것이다. 북쪽으로 그 만의 끝은 거의 알바니아에 닫아있고, 여기서 이오니아인들의 거친 바다가 석회암 이랑과 모래톱 사이로 거칠게 빨려든다. 칼라마이는 알바니아 언덕에 마주 서 있고, 수영장으로 물이 달리듯 그 속으로 물이 흘러든다; 북풍이 그것을 서늘케 할 때, 우유빛깔의 사나운 물은 녹색을 띄게 된다. 
                                                                           - L. Durrell

   이 글의 저자는 여름(벚나무 시기)에 그 조망 장소(Vigla)에서, 그 섬의 낫 형태를 볼 수 있다고 말하고 있다. 그는 주위의 지리적 특성, 상태와 관련하여 Corcyra의 위치를 기술하고 있다(주장하고 있다). 그의 언어는 표현적이고(예를 들면, "거친 바다가 석회암 이랑과 모래톱 사이로 거칠게 빨려든다"), 그 섬의 광경이 촉발한 고요함과 야성적 아름다움의 느낌을 전달하려고 의도되었다. 
   a. 저자는 그의 주장에 대해 증거를 제공하고 있는가?
   b. 당신이 언젠가 그 섬을 여행할 것을 희망하기 때문에, 그 섬에 대한 어떤 정보를 얻기 위해 이 책을 읽는다고 가정하자. 당신은 저자가 하고 있는 묘사의 정확성을 지지할 증거를 모아야 하는가? 
   c. 당신이 그 섬을 침략할 계획을 가지고 있는 군의 장군이라고 가정하자. 당신은 저자가 하고 있는 묘사가 참인지 알기 위해 증거를 구해야 하는가?

3. 버섯에 대한 전문가로 알려진 A. H. Smith 박사는 자신의 저서 [버섯 채집가의 들판 가이드](The Mushroom Hunter's Field Guide)에서 야생 버섯의 한 종류인 Amanita verna를 다음과 같이 설명하고 있다: 이 버섯은 식품점에서 파는 버섯의 형태와 유사하게 생겼으며 (신선할 때는) 거의 희고, 매우 아름답다. 그리고 나서 그는 다음과 같이 덧붙인다:

"식용가능성: 치명적인 독이 있음. 그 증상은 나중에 나타나기 때문에 증상이 나타난 후의 치료는 거의 소용이 없다. 절대로 흰 아마니타를 먹지 마라."

   a. 스미스 박사는 인용된 구절에서 어떤 주장을 하고 있는가?
   b. "절대로 흰 아마니타를 먹지 마라"는 주장(assertion)인가?
   c. 당신은 스미스 박사의 충고를 따르기 전에 더 많은 정보를 구할 것인가?

4. Organic Gardening 1987년 3월호에 실린 "당신의 흙을 웃도록 만들어라"로부터 발췌한 것이다. 여기서는 잡초를 제거하기 위해 독성이 있는 제초제 사용 대신 얕은 경작 방법을 대안으로 제시하고 있다. 

얕은 경작은 잡초를 제거하는 효율적인 방식이다. 실험자는 잡초가 싹트기 전에 흙의 윗 부분 2-4 인치를 괭이질하는 것이 흙에 잠복해 있는 잡초 씨들을 결국 고사시킬 수 있다는 것을 보여주었다. 
                                                                    - P. H. Johnson  

   a. 저자는 어떤 주장을 하고 있는가?
   b. 어떤 (물리적 혹은 언어적) 증거가 제공되고 있는가?
   c. 만약 당신이 돈을 절약하고 싶고 독성분이 든 제초제의 사용을 피하고자 하는 정원사라면, 잡초를 제거하기 위해 제초제 대신 얕은 경작 방법을 사용하기 전에, 더 많은 증거를 구해야 하는가?
   d. 만약 당신이 당신의 유일한 수입원이 농작물의 성공에 달려 있는 농부라면, 얕은 경작이 잡초를 제거하는 효율적인 방식이라는 주장에 대해 더 많은 증거를 구해야 하는가?

5. 다음은 경영 자문 회사의 광고로부터 발췌한 구절이다. 

당신의 문제가 무엇이든 저희는 그것을 해결할 것입니다. 이천 명 이상의 직원들, 의사, 변호사, 회사 중역들은 사업과 경력과 사회적 관계에서 생기는 문젯거리들에 대한 돌파구를 만들기 위해 시간과 돈과 노력을 투자해왔습니다.  

   a. 여기서 저자는 어떤 주장을 하고 있는가?
   b. 어떤 증거가 제시되고 있는가? 당신은 이 회사에 자문하는 데 시간과 돈과 노력을 투자하기 전에 어떤 증거를 구해야 하는가? 증거를 구하기 위한 어떤 방법을 당신은 제안할 수 있는가? 

6. 다음은 대학 신문 Arizona Daily Wildcat의 한 기사로부터 발췌한 것이다. 

주요한 네 개 보험 회사들의 연간 보험 요금을 비교한 결과, 대학생을 위한 동일한 조건의 자동차 보험 계약 요금이 회사마다 최고 200불까지 차이가 난다는 것이 밝혀졌다. [네 개의 회사들과 보험 계약을 한 사람들과의 전화 인터뷰를 통해 그 보험 요금을 비교했다. 조사자는 자동차 사고가 한번도 없었던 20세의 대학생 남자에게 부과되는 요금에 대해 질문했다; 각각의 경우에 조사자는 자동차를 만든 회사, 자동차의 모델, 제작 연도를 명시했다.] 그러므로 가장 좋은 계약을 하기 위해서는, 여러 보험 회사의 다양한 계약 조건들을 조사하는 것이 이익이 될 것이다.  
                                                                  - Beverly Medlyn

자동차 보험에서 가장 좋은 계약을 하기 위해서는, 여러 보험 회사의 다양한 계약 조건들을 조사하는 것이 이익이 된다는 저자의 주장을 지지하는 증거는 무엇인가? 

7. 다음은 신문기사로부터 발췌한 것이다:

마리화나를 합법화하자는 옹호자들은 수효가 분명히 많아지고 있다. 그들은 마리화나가 매년 수 천명의 미국인들을 죽이는 알코올보다도 덜 위험하다고 주장한다. 그들은 어떤 사람도 물리적으로 마리화나에 중독되지 않고, 마리화나에 의해 어떤 사람도 죽지 않는다고 말한다. 그들은 마리화나가 습관적으로 담배를 피는 것보다 더 안전하다고 주장한다. 
                                   - Alton Blakeslee, Associated Press Science Writer

   a. 마리화나가 알코올보다 덜 위험하다는 주장에 대해, 만일 증거가 제시되고 있다면, 어떤 증거가 제시되고 있는지 기술하라. 
   b. 마리화나가 습관적으로 담배를 피는 것보다 더 안전하다는 주장에 대해, 만일 증거가 제시되고 있다면, 어떤 증거가 제시되고 있는지 기술하라. 
   c. 만약 마리화나가 알코올이나 담배보다 더 위험한 것이 아니라면, 이것은 마리화나가 합법화되어야 한다고 믿을 충분히 좋은 이유인가? 그렇다면 왜 그렇고, 그렇지 않다면 왜 그렇지 않은가?

8. 1987년 카네기 매거진 5-6월 호에 실린 "당신의 자녀들에게 읽기를 가르치지 마라"로부터 발췌한 구절이다:

독서 위원회는 최근 수십 년 간의 읽기 연구를 검토하여, 다음과 같이 결론 내렸다: "읽기에 필요한 지식을 형성하기 위한 가장 중요한 단 하나의 활동은 아이들에게 큰 소리로 읽어주는 것이다." 또한 전문가들은 이 단순한 활동이 문자, 소리, 단어들에 대한 형식적 교육만큼 좋거나 또는 더 좋은 교육이라고 말한다. 그들의 아이들에 대해 좋은 교육을 시키고자 원하는 부모들은 아기용 플래시 카드나 미취학용 자습서를 던져버리고, 아이들과 어른들 모두에 사랑 받는 이야기책들에 몰두하는 것이 더 좋다는 것을 알고 기뻐할 것이다. 
                                                      - E. Segal and J. B. Friedberg

   a. 당신은 이 제목 "당신의 자녀들에게 읽기를 가르치지 마라"가 이 기사의 의도를 정확히 반영하고 있다고 생각하는가? (큰 소리로 읽는 것은 가르침의 한 형태가 아닌가?)
   b. 아이들에게 큰 소리로 읽어주는 것이 읽기에 필요한 아이들의 지식을 형성하기 위해 가장 중요하다는 주장에 대해 어떤 증거가 제시되고 있는가? 

9. 다음은 결혼 제도의 쇠퇴 주장에 대한 시카고 데일리 뉴스의 기사로부터 발췌한 구절이다:
 
결혼 제도가 몰락하고 있다고 말하는 것은 거짓이다; 내가 생각하기로는, 사람들이 그들의 결혼 배우자들에 대해 전보다 더 많은 것을 요구하고 있다고 말하는 것이 참이다 - 이것은, 우리 세대에 일으키는 혼란에도 불구하고, 장기적으로는 진보의 한 걸음이다. 만약 진실로 결혼 제도가 몰락하고 있다면, 이혼한 사람들이 가능한 한 빨리 다른 배우자를 발견하려고 열망하지는 않을 것이다. 

여기서 저자는 이혼한 사람들이 가능한 한 빨리 다시 결혼하고 싶어한다고 말하고, 이것을 결혼 제도가 몰락하고 있다는 주장에 반대하는 증거로 여긴다. 어떤 사람이 이혼한 사람들은 재혼하기를 바란다는 것을 받아들이지만, 여전히 높은 이혼율이 결혼 제도가 몰락하고 있다는 증거라고 믿는 것이 가능한가? (힌트: "결혼 제도는 몰락하고 있다"라는 문장의 몇 가지 다른 가능한 의미들이 있는가?)

10. 어떤 특정한 여행자 수표의 TV 광고에서, 젊은 미국 남녀 한 쌍이 휴가 차 동양에 갔다. 여자가 걱정스런 표정으로 남자에게 그녀의 모든 돈과 수표와 신분증이 든 그녀의 지갑을 잃어버렸다고 말한다. 그들은 함께 여행 안내소로 급히 달려간다. 여행 안내원은 그들의 수표가 그 광고중인 특정한 수표라는 것을 알게 된 후, 그들이 근처의 사무실에서 도움을 받을 수 있기 때문에 걱정할 필요가 없다고 안심시킨다. 
   a. 이 특정한 여행자 수표가 구매되어야 한다고 시청자에게 설득시키기 위해, 어떤 방법이 사용되고 있는가?
   b. 이 특정한 여행자 수표가 어떤 다른 회사의 여행자 수표보다 우월하다는 어떤 증거가 제시되었는가?

11. 다음은 "당신의 마음을 탐험하자"라는 신문 칼럼으로부터 발췌한 구절이다":

왜 요즈음에는 아버지가 딸을 대학에 보내는 데 더 많은 비용이 드는가? 유행의 변화가 그 답이다. 매튜 배써가 1861년에 배써 대학을 설립했을 때, 세 종류의 옷이 여학생의 옷으로 제공되었다 - 잠옷, 평상복, 휴일 드레스. 요즈음에는 한 여학생이 대학에서 그녀의 짐을 풀 때, 그녀는 100년 전에 10명의 딸을 둔 가족이 가졌던 것보다 훨씬 더 많은 여성복을 가진다. 불쌍한 아버지!
                                                                   - A. E. Wiggam

    a. 지금의 여성들은 100년 전 여성들이 학교에 가져갔던 옷보다 훨씬 더 많은 옷을 대학에 가지고 간다는 것이 사실이라고 가정하자. 이것은 유행의 변화가 여성의 대학 교육비용의 높은 증가의 원인이라고 믿을 좋은 이유인가? 
    b. 당신은 유행의 변화에 책임이 있다는 이 글 저자의 주장에 반대하는 어떤 증거를 생각할 수 있는가?

12.  셰익스피어의 리어왕 마지막 장에서, 리어는 생명을 잃은 그의 딸 코델리아의 몸을 안으며 다음과 같이 말한다:

그녀는 영원히 갔다. 
나는 사람이 언제 죽어있고, 언제 살아있는지 안다. 
그녀는 땅처럼 죽어있다. 나에게 거울을 달라; 
만약 그녀의 숨이 거울을 흐리게 하거나 얼룩지게 한다면, 
그때 그녀는 살아있는 것이다. 

비탄에 빠진 리어는 처음에는 코델리아가 죽었다는 것을 받아들이나, 곧바로 그녀가 여전히 살아있기를 헛되이 희망한다. 그 문제를 결정하기 위해 그는 어떤 증거를 찾고 있는가? 

13. 학교의 기도 의식을 허용하지 않는 대법원의 판결과 관련하여, 신문에 실린 편집자에게 보내는 편지로부터 발췌한 것이다:

공산주의는 가장 큰 승리를 획득했다. 공산주의자들은 학교에서 기도하지 않는다. 미국인들도 학교에서 기도하지 않을 것이다. . . . 우리의 자녀들 모두에게 진실한 기도의 씨앗을 심지 않고는, 카톨릭 교도이건 신교도이건 유태교도이건 우리들은 모두 끝장났다. 공산주의는 승리를 거두었다. 이것은 단지 시간의 문제이다. 

이 글의 저자는 학교의 기도 의식을 금지한 결정이 공산주의의 승리라는 주장을 하면서, 무엇을 그 주장의 증거로 여기는가?

14. 납중독은 심각한 질병이다. 이것은 정신적, 육체적 쇠퇴를 야기하고, 종종 죽음에 이르게 한다. [인구 폭탄](The Population Bomb)으로부터 발췌한 구절이다:

납에의 과도한 노출이 아마 로마 제국을 쇠퇴시킨 한 요인일 것이라는 생각은 올바른 생각이다. . . . 로마 사람들은 그들의 청동으로 만들어진 요리 기구들, 식기들, 그리고 포도 저장 기구들의 안쪽을 납으로 대었다. 그렇게 하여, 그들은 좋지 않은 맛과 구리 중독을 피했다. 그들은 그것을 좋은 맛과 납의 더 미묘한 중독과 교환했다. 납은 또한 그림 물감의 형태로 로마인의 삶에 흔한 것이었고, 납으로 만든 파이프는 물을 운반하기 위해 종종 사용되었다. 고대 로마의 상류계층 사람들의 뼈에 대한 검사는 높은 납 농도를 보여준다 - 이것은 유명한 로마 지도부 타락의 가능한 한 원인이다. 하류 계층은 더 단순히 살았으며, 안이 납으로 된 술잔을 덜 사용하였고, 따라서 납을 훨씬 적게 섭취했을 것이다. 
                                                              - Dr. Paul R. Ehrlich

여기서 묘사된 그림은, 납중독을 겪고 있으며 로마를 파멸로 이끈 퇴폐적인 상류 계층에 대한 것이다. 그러나, 납중독의 정도를 알아보기 위해 어떤 하류 계층 로마인의 신체가 검사되었다고 저자는 말하지 않는다. 
   a. 하류 계층의 사람들이 더 단순히 살았고, 술을 덜 마셨기 때문에 안이 납으로 된 술잔을 덜 사용하였다는 것이 참이라고 가정하자. 이것에 의해 하류 계층의 사람들이 상류 계층의 사람들보다 훨씬 적게 납을 섭취했다는 것을 설득할 수 있는가? 그렇다면 왜 그렇고, 그렇지 않다면 왜 그렇지 않은가?
   b. 어떤 증거가 하류 계층의 사람들이 상류 계층의 사람들만큼 납에 노출되었다는 주장을 지지할 수 있는가? (힌트: 납을 포함한 그림물감, 납 파이프 등을 사용한 대부분의 일들을 한 사람은 누구인가?)

15. 미국의 장로교 총회 회장인 L. Nelson Bell 박사의 말을 인용한 United Press International 신문 기사로부터 발췌한 글이다. 

   "사탄의 존재와 악령의 실재성을 거부하는 것은 그를 해칠 수 있는 적의 존재를 받아들이지 않고 적지를 정찰하는 군인보다 더 어리석은 일이다."
   악령의 "보이지 않는 힘"은 현대인들에게 어려운 개념이라는 것을 인정하면서, 벨 박사는 다음과 같이 덧붙였다. "전기 또한 신비한 것이지만, 우리는 그것의 존재나 그것의 힘을 문제시하지 않는다."
   "우리는 조명이나 집의 냉방 같은 전기가 행하는 것을 보거나 느낄 수 있기 때문에, 전기가 실재한다는 것을 확신할 수 있다."
   "그러나 고통, 증오, 전쟁, 의심, 인종 차별, 그리고 다른 악들이 악마의 힘이 나타난 것이라면, 현대 세계에서 악마의 실재성에 대한 증거가 없다고 누가 말할 수 있는가?

벨 박사는 다음과 같이 악마와 전기를 비교한다: 둘 다 "보이지 않는 힘"으로서, 그 존재는 그 존재의 관찰 가능한 결과에 의해서만 탐지될 수 있다. 
   a. 우리는 조명과 집의 냉방이 전기의 결과라는 어떤 증거를 가지는가? (당신은 이것을 의심하는 어떤 사람에게 이것을 증명할 수 있는가?) 
   b. 우리는 고통, 증오, 전쟁, 그리고 인종 차별이 악마의 힘의 결과라는 주장에 대한 어떤 증거를 가지는가? (당신은 유사한 종류의 증명을 제시하거나, 혹은 다른 증거를 댈 수 있는가?)

16. 최근 TV 스포츠 뉴스 쇼에서, 대학 미식축구 선수들이 봉급을 받아야 하는지에 관해서 한 미식축구 선수가 다음과 같이 말했다: 
   
미식축구 선수는 하루 다섯 내지 여섯 시간 일하고 토요일에도 일 즉 운동을 해야 하기 때문에, 봉급을 받아야 한다. 이것은 바로 진정한 직업과 같은 것이다. 

   a. 그 미식축구 선수는 대학 미식축구를 하는 것이 바로 진정한 직업과 같은 것이라고 주장한다. 그는 이것에 대해 어떤 증거를 제시하고 있는가?
   b. 당신은 대학에서 미식축구를 하는 것과 진정한 직장에서 일하는 것 사이에 어떤 중요한 차이점을 생각할 수 있는가?  (이것에 답하기 위해, 당신은 "진정한 직장"의 의미를 명확히 해야 할 것이다.)
   c. 하루에 다섯 내지 여섯 시간 일하고 토요일에도 일하는 어떠한 사람도 그 일에 대해 봉급을 받아야 한다는 것은 명백한가?


Ⅱ. 논증 

   우리가 앞에서 주목했듯이, 증거는 언어적이거나 물리적일 수 있다. 이 책에서, 우리는 물리적 증거보다 언어적 증거에 더 관심을 기울일 것이다. 언어적 증거는 구두 증거이거나 문자 증거일 수 있다. 기술은 언어를 사용하여 수행되기 때문에 언어적 증거는 물리적 증거의 기술을 포함할 수 있다. 주장과 그 주장의 언어적 증거로 구성되는 문장들의 집합은 논증이라 불려진다. 어떤 문장에 대해 언어적 증거를 제시함으로써 그 문장을 옹호할 때, 우리는 그 문장을 논증하고 있는 것이다.{{) 영어로 용어 "argument"와 "arguing"은 우리 말의 "논증"이나 "논증하기"와는 다른 방식으로도 자주 사용된다: "argument"은 논쟁이나 불일치를 지시하고, "arguing"은 언어적 불일치에 관여하는 활동을 지시한다. 이 용어들에 대한 위의 두 가지 사용 방식은(논증과 논쟁), 서로 다르지만, 완전히 관련 없는 것은 아니다. 왜냐하면, 우리가 불일치나 논쟁에 관여할 때, 자주 자신의 입장을 지지하는 증거를 진술하는 것에 의해 자신의 입장이 올바르다는 것을 보여주려고 시도하기 때문이다. 그러나 비판적 사고에 관한 문제를 다룰 때, 일반적으로, 용어 "argument"는 논쟁이나 불일치를 의미하지 않고, 문장들의 어떤 것들이 그 문장들의 어떤 하나를 위한 증거를 제공하는 것으로 의도된, 그러한 문장들의 집합 전체를 지시한다. 
}}  
   논리는 논증들을 분석하고, 논증들의 옳음과 그름을 평가하는 것을 다루는 연구 분야이다. 논리학자들은 논증에서 제시된 증거가, 만일 참이라면, 어떤 주장을 지지할 수 있는지 여부를 결정할 수 있도록 해주는 일반적인 원리를 발견하고 진술하는 데 관심을 가진다. 그러므로, 논리는 비판적 사고의 중요한 부분이다. 
   논증의 연구에서, 논증의 부분들을 지시하기 위해 특수한 용어를 사용하는 것이 도움이 된다. 논증에서 증거의 역할을 하는 문장들은 전제들(premisses)이라고 불려지고, 주장의 역할을 하는 문장은 결론(conclusion)이라 불려진다. 한 논증은 몇 개의 전제들을 가질 수 있지만, (정의에 의해) 그것은 오직 하나의 결론만을 가질 수 있다. 예를 들면, 다음의 논증은 단지 하나의 전제만을 가진다:

                  매리에게는 쌍둥이 자매가 있다. 
                  그러므로, 매리는 외동딸이 아니다. 

다음의 논증은 두 개의 전제들을 가진다:

                  낙태는 살인과 같다. 
                  살인은 잘못이다. 
                  그러므로, 낙태는 잘못이다. 

많은 논증들은 세 개 이상의 전제들을 가진다. 다윈은 언젠가 그의 책 [종의 기원] 전부가 단지 하나의 결론(진화의 참)을 위한 하나의 긴 논증이었다고 말했다. 
   문장은 주어진 논증에서 그 문장이 행하는 역할에 따라 전제나 결론으로서의 지위를 가진다. 위의 논증에서 전제 문장 "낙태는 살인과 같다"는, 예를 들면 다음 논증에서처럼, 어떤 다른 논증의 결론일 수 있다:
  
                  태아는 사람이다. 
                  사람을 고의로 죽이는 것은 살인이다. 
                  낙태는 태아를 고의로 죽이는 것이다. 
                  그러므로, 낙태는 살인이다. 

물론, 이 논증의 전제들 중 어떤 것의 참이 의문시된다면, 그것을 지지하는 새로운 전제들을 가진 다른 논증을 구성할 수도 있다. 
   어떤 논증의 전제들을 의문시하고, 그러한 전제들을 지지하는 다른 논증들을 요청하는 것은 항상 가능하지만, 이 과정은 출발점으로 동의할 수 있는 전제들에 도달할 때 멈출 것이다. 이러한 동의는 전제들이 관찰 가능한 것들을 진술할 때 쉽게 얻어진다. 그러나 논증이 낙태의 윤리적 문제나 마리화나의 합법화 문제와 같은 중요한 문제와 관계할 때, 어떤 제시된 결론을 지지하는 전제들에 대해 모든 사람들이 동의할 것이라고 생각하는 것은 잘못이다. 때때로 불일치가 너무 깊어서, 논쟁 당사자들이 같이 받아들일 수 있는 어떤 전제들을 발견하는 것이 가능하지 않을 수도 있다. 
   보통, 논증의 목적은 결론의 참을 확립하는 것이다. 이것은 (1) 논증의 전제들이 참이어야 하고,{{) 전제가 참이어야 한다는 이 요구 조건에 대한 예외는 2장에서 논의할 간접 증명이라 불려지는 추론 형태에서 나타난다. 
}} (2) 전제들은 결론에 대한 올바른 형태의 지지를 제공해야 한다는 것을 요구한다. 논리는 주로 두 번째, 즉 전제들과 결론 사이의 관계에 주로 관심을 가진다. 논증의 논리적 강도를 결정하기 위해서 논증을 검토할 경우에는, 전제가 실제로 참인지의 문제는 보류되고, 만약 전제들이 참이라면, 그 전제들이 결론을 지지할 것인가의 문제에 답하는 것이 중요하게 된다. 
   비판적 사고에서 우리는 전제들이 참인지, 그리고 문제시되는 전제들이 있다면 그 전제들을 지지하는 다른 논증들을 발견할 가능성이 있는지에 관심을 가져야 하기 때문에, 비판적 사고는 논리보다 더 포괄적이다. 그러나, 우리가 전제들의 참의 문제에 관여할 때에도, 전제들이 참이냐의 문제를 전제들이, 만약 참이라면, 주어진 논증의 결론을 지지할 것인가의 문제로부터 분리하여 다루는 것이 현명할 것이다. 
   논증의 전제와 결론은 일반적으로 평서문의 형태로 진술된다. 평서문은 일상 언어에서 정보를 제공하고, 주장을 하기 위해 보통 사용되고, 질문이나 명령과 달리 그것이 참인지 거짓인지의 여부를 묻는 것이 적절하다. 
   마리화나 합법화의 반대자들에 의해 주어진 다음의 논증을 살펴보자. 

마리화나는 잠재적으로 위험하고 그것의 장기간 사용에 따른 부작용에 대해 충분히 알려지지 않았기 때문에, 그리고 마리화나의 사용은 다른 심각한 습관성 마약의 사용으로 이끌기 때문에, 합법화되어서는 안 된다. 

   이 논증이 하나의 문장으로 진술되고 있더라도, 우리는 그 문장을 전제들과 결론으로 나눌 수 있다. 이 논증의 결론은 평서문 "마리화나는 합법화되어서는 안 된다"이다. 그 복합 평서문 속에 결합된 전제의 역할을 하는 세 개의 주장들은 "마리화나는 잠재적으로 위험하다", "그것의 장기간 사용에 따른 부작용에 대해 충분히 알려지지 않았다", "마리화나의 사용은 다른 심각한 습관성 마약의 사용으로 이끈다"이다. 이러한 주장들의 각각은 그것의 참이 의심될 수 있다. 이 논증이 결론의 참을 확립하기 위해, 이러한 전제들의 모든 것이 참이어야 하며 그리고 그것들이 함께 결론을 받아들일 이유를 제공해야 한다. 
   논증의 전제와 결론은 일반적으로 평서문이지만, 때때로 다른 종류의 문장이 사용된다. 찰스 디킨스의 [우리 서로의 친구](Our Mutual Friend)로부터 발췌한 다음의 논증은 뱃사공 가퍼가 죽은 사람의 돈을 꺼내 갖는 것은 약탈이 아니라는 주장을 옹호하기 위해 제시한 것이다. 테임즈 강에 떠내려가는 시체를 발견하고 가퍼는 그 시체의 옷에 있는 지갑을 친구의 도움을 받아 꺼낸 후 이것이 강도질이 아니라고 다음과 같이 그의 친구를 설득하려 한다. 

   그리고 내가 죽은 사람을 약탈했다고 고발되면 어쩔 거야, 가퍼?
   너는 죽은 사람을 약탈할 수 없어. 
   약탈할 수 없다고, 가퍼?   
   물론 없지. 죽은 사람이 돈을 사용할 수 있겠어? 죽은 사람이 돈을 가진다는 것이 가능하겠어? 죽은 사람은 어떤 세계에 속해 있지? 다른 세계에. 돈은 어떤 세계에 속해 있지? 이 세계에. 어떻게 돈이 시체의 것이 될 수 있겠어? 시체가 그것을 소유하고, 원하고, 쓰고, 요구하고, 없는 것을 섭섭하게 느낄 수 있다고 생각해? 그런 식으로 사물의 옳고 그름을 혼동하지 마. 

   죽은 사람은 약탈될 수 없다는 주장을 지지하는 전제들은 여기서 질문의 형태로 진술된다. 그러나 이것들은 일반적인 질문이 아니다. 그 질문들은, 단지 하나의 답만이 주어진다고 생각되기 때문에, 수사학적 질문이라 불려진다. 그러므로, 이 질문들은 어떤 것이 그렇다고 말하는 ("사실을 진술하는") 문장들과 유사하고, 일반적인 질문과 다르다. 때때로 수사학적 질문은 극적인 방식으로 논증의 전제들이나 결론을 주장하기 위해 사용된다. 만약 가퍼가 평이하게, "시체는 돈을 가질 수도, 원할 수도, 쓸 수도, 요구할 수도, 없는 것을 섭섭하게 느낄 수도 없다"라고 말한다면, 전달되는 정보는 동일할 것이지만, 그의 말에서 표현되는 관심과 색채는 다를 것이고, 그의 논증은 설득력이 떨어질 것이다. 


Ⅲ. 논증을 인식하기

   논증의 다양한 형태에 대한 연구를 시작하기 전에, 일상적인 대화나 글에서 나타나는 논증을 인식할 수 있어야 한다. 말하자면, 우리는 문장이 단순히 주장되는 경우와, 어떤 문장이 다른 문장에 의해 지지되는 경우를 구별하기를 원한다. 만약 어떠한 논증도 주어지지 않았다면, 어떤 사람을 나쁜 논증을 제시한 것으로 비난하는 것은 의미가 없다. 그 상황에서 우리가 합당하게 말할 수 있는 것은 어떤 논증이 그 주장을 지지하기 위해 주어져야 한다고 말하는 것이다. 
   논증을 찾을 때, 스스로에게 물을 수 있는 첫 번째 질문은 저자나 화자가 제시하려고 하는 논점이 무엇인가이다. 논점을 제시하는 문장(그것이 논증이라면, 결론)을 확인했을 때, 우리는 그 논점의 지지 근거나 증거로서 제시된 주장들(전제들)은 어떤 것인지 물을 수 있다. 
   때때로 논증을 확인하는 것은 표지 단어(indicator words)들로 인해 비교적 쉬울 수 있다. 앞에서 예로 든 논증들에서, 단어 "그러므로"는 결론을 도입하기 위해 사용되었다. 이것은 일상 언어에서 그 용어가 사용되는 방식이기 때문에, "그러므로"가 나타날 경우 우리는 논증이 펼쳐지고 있음을 알 수 있다. 논증의 결론을 도입하는 다른 용어들은 "따라서", "그래서", "결과적으로", "이에 따라", "...이 도출된다", "...이 따라나온다", "그러한 이유로" 등이다. 그리고 논증의 전제들을 지시하는 단어들은 "...이기 때문에", "왜냐하면", "...라는 이유로" 등이다. 
   다음의 논증에서, 표지 단어는 이탤릭체로 쓰여져 있다:

   1. 다음은 Mobil Corporation의 광고로부터 발췌했다. 

사기업은 경제 변화의 가장 효율적인 도구이기 때문에, 정부는 경제 계획과 의사 결정에 있어 사기업의 자원들을 활용해야 한다. 

여기서 주 논점은 쉼표 다음에 오는 문장에서 진술된다: "정부는 경제 계획과 의사 결정에 있어 사기업의 자원들을 활용해야 한다." 이 결론을 지지하기 위해 제시되는 전제는 "때문에" 라는 표지 단어에 의해 확인된다: "사기업은 경제 변화의 가장 효율적인 도구이다." 

   2. 다음은 신문 기사로부터 발췌했다: 

사무직 여성 노동자는 사무직 남성 노동자만큼 열심히 일하며 생산적이다. 그러므로 사무직 여성 노동자는 유사한 지위의 사무직 남성 노동자와 비슷한 임금을 받아야 한다. 

사무직 남성 노동자의 임금과 사무직 여성 노동자의 임금을 균등하게 해야 한다는 이 논증에서, 표지 단어 그러므로는 그 논증의 결론을 도입한다. 전제들은 결론 전에 진술되었다.  

   3. 다음은 책 [베트남 전쟁과 저항권]에서 발췌했다. 

징병제에 저항하는 것을 통해 그 전쟁에 반대했던 사람들은 나라의 법을 준수해야 한다는 도덕적 의무를 위반했다고 비난받을 수 없다. 왜냐하면 그 도덕적 의무의 조건을 정부가 위반했고, 그렇게 함으로써 정부는 이 영역에서 시민들에게 복종을 요구할 도덕적 권리를 상실했기 때문이다. 
                                                                    - J. G. Murphy

머피는 먼저 결론을 진술하고, 지표 단어 왜냐하면에 의해 도입된 두 개의 전제들을 나중에 제시했다. 
   비록 이러한 지표 단어들이 대부분 논증의 전제들이나 결론들을 나타내기 위해 사용되지만, 그것들은 다르게 사용될 수도 있다. 그러므로, 우리가 이러한 지표 단어들을 발견할 때, 논증이 존재한다는 것을 당연한 일로 여겨서는 안 된다. 예를 들어 "김종필씨는 나의 어머니의 가까운 사촌이기 때문에, 그는 그 결혼식에 초대되었다"의 경우, 때문에라는 지표 단어가 있으므로 "김종필씨는 그 결혼식에 초대되었다"는 주장(결론)이 있고, 그 주장을 지지하는 근거로서 "김종필씨가 나의 어머니의 가까운 사촌이다"가 제시된 논증이라고 볼 수도 있을 것이다. 그러나 상식적으로 판단하여 볼 때, 그렇게 분석하는 것보다는 "김종필씨가 그 결혼식에 초대된 이유가 나의 어머니의 가까운 사촌이라는 점"을 단순히 주장하는 문장으로 분석하는 것이 더 자연스러울 것이다. 이런 분석 하에서는 주장만 있고 근거가 제시되고 있지 않으므로 논증이 아니다.
   논증을 인식하는 데 있어 더욱 어려운 점은 지표 단어가 없는 논증들이 있다는 것이다. 이 경우, 어떤 사람이 논증을 제시하고 있는지 혹은 단지 주장들을 나열하고 있는지 결정하기 위해 문장의 의미와 문맥에 의존해야 한다. 
   여기에 어떤 지표 단어도 가지고 있지 않은 논증이 있다. 미국 항소 법원의 판결문으로부터 발췌한 글이다.

정신 이상을 이유로 한 무죄 석방 판결은 배심원의 유죄 평결이 법률이나 사실들을 위반할 때에만 적절하다. 우리는 이것이 워싱턴 소송 사건의 상황이었다고 말할 수 없다. 정신 이상을 이유로 무죄 석방 판결을 내리는 것에 대한 지방 법원의 거부는 잘못을 저지른 것이 아니다. 

   이 글이 항소 법원의 판결문이라는 맥락은, 법원의 판결들이 이유들에 의해 지지되는 것이 보통이기 때문에, 이것이 논증이라고 결정하는 데 도움이 된다. 이 구절의 마지막 문장은 그 지방 법원의 판결이 잘못이 아니라고 말하고 있고, 이것의 이유는 처음의 두 문장들에 의해 주어진다. 논증이 제시되는지 아닌지 의심스러울 때, 우리는 (1) "요점이 무엇인가?" (2) "그것을 지지하는 데 어떤 증거가 제시되고 있는가?"를 자문해야 한다. 이 경우에, 하급 법원의 판결이 올바른지 결정하는 것이 항소 법원의 일이라는 것을 안다면, 이 논증의 결론을 찾아낼 수 있을 것이다. 그러나 때때로 배경 지식 없이는 주어진 문장이 전제나 결론으로 의도된 것인지를 결정하는 것이 어려운 경우도 있다. 
   어떤 구절에 지표 단어가 없을 때, 그 구절에 지표 단어를 (전제로 생각된 문장 앞에 전제 지표 단어를, 결론으로 생각된 문장 앞에 결론 지표 단어를) 삽입하여, 그 재구성된 구절의 뜻이 통하는지 살펴보는 것도 도움이 될 수 있다. 만약 맥락에 대해 분명히 알지 못한다면, 재구성하는 어떤 방식이 다른 방식보다 더 뜻이 잘 통하는지 알 수 없을 것이기 때문에, 이 방법이 항상 효과 있는 것은 아니다. 항소 법원은 하급 법원 판결의 올바름을 결정한다는 것을 받아들여 지표 단어들을 삽입한다면, 앞의 예를 재구성한 구절은 다음과 같을 것이다:

정신 이상을 이유로 한 무죄 석방 판결은 배심원의 유죄 평결이 법률이나 사실들을 위반할 때에만 적절하기 때문에, 그리고 우리는 이것이 워싱턴 소송 사건의 상황이었다고 말할 수 없기 때문에, 그러므로, 정신 이상을 이유로 무죄 석방 판결을 내리는 것에 대한 지방 법원의 거부는 잘못을 저지른 것이 아니다. 

지표 단어들이 첨가되더라도, 그 원래 구절의 의미는 변하지 않았다. 이것은 원래의 구절에서 논증이 제시되었다는 우리의 주장을 지지하고, 우리가 그 논증의 전제들과 결론을 올바로 찾아냈다는 것을 지지한다.
   우리가 논증의 전제들과 결론을 표시하기 위해 지표 단어들을 삽입할 때, 일상 언어에서 논증이 주어지는 문체적인 변형에 민감해야 한다. 빈번히, 강조하기 위해, 논증의 결론이 전제 앞에 진술된다. 그러나 "그러므로"로 논증을 시작하는 것은 문체적으로 어색하다. 우리가 지표 단어들을 삽입하기를 원하면서, 동시에 구절이 올바른 문체를 유지하기를 원한다면, 때때로 결론 문장을 마지막에 두도록, 문장들을 다시 배치해야 한다. 
   요약한다면, 논증이 제시되는지 결정하고자 할 때, 문맥을 주의 깊게 고려하고, 다음과 같이 묻는 것이 도움이 된다. 

(ⅰ) 화자나 저자가 주장하는 요점이 무엇인가?
(ⅱ) 화자나 저자가 어떤 주장의 참을 지지하는 증거를 제시하고 있는가? 
(ⅲ) 화자나 저자가, 어떤 것의 발생 사실이 문제되지 않을 때, 그것이 왜 발생했는지 설명하려고 노력하고 있는가? 
(ⅳ) 논증이 아니라 예나 보기가 제시되고 있는 것은 아닌가?

연습문제

A. 다음의 논증들 각각에서, 전제들과 결론을 확인하기 위해, 지표 단어들을 이용해라. 다음의 예에서처럼 결론을 괄호로 묶고, 각각의 전제들 아래에 선을 긋고 숫자를 넣어라:

(지구의 형태는 구형이다.) 왜냐하면, 밤 하늘은 지구의 북반구와 남반구에서 다르게 보이고1, 지구의 형태가 구형이라면 이것이 사실일 것이기2 때문이다.
                                                                       - Aristotle

1. 신에 대한 불경 법이 있는 영국에서, 기독교에 대한 불신을 표현하는 것은 불법이다. 그리스도가 비저항의 문제에 대해 말했던 것을 가르치는 것 또한 불법이다. 그러므로, 법을 지키고자 하는 사람은 그리스도의 가르침에 대해 동의한다고 말해야 하지만, 그 가르침의 내용이 무엇인지에 대해서는 말해서는 안 된다.  
                                                   - 버트란트 러셀, Skeptical Essays

2. 동전을 12번 던졌고, 매번 "앞면"이 나왔다. 그러므로 다음에 이 동전을 던질 때, "앞면"이 나올 것이라는 것은 매우 개연적이다. 

3. 금요일 기숙사에서 저녁을 먹은 70명의 학생 모두가 그 날 저녁 아팠다. 기숙사에 살지만, 그 날 저녁 그곳에서 식사를 하지 않은 학생은 아무도 아프지 않았다. 그래서 그 병은 금요일 기숙사의 저녁 요리에 포함된 어떤 것에 의해 야기된 식중독임에 틀림없다. 

4. 예술 작품들을 식별하는 능력의 연습과 훈련과 발전은 분명히 심미적 활동이기 때문에, 그림의 미적 특성들 중에는 그림을 보는 것에 의해 발견되는 특성들뿐만 아니라, 그림을 어떻게 보는지를 결정하는 특성들도 포함된다. 
                                            - Nelson Goodman, "Art and Authenticity"

5. 우리는 안경의 발명이 학자에 의해 이루어지지 않았다고 추측한다. 왜냐하면 학자는 그의 발명에 대해 자랑하는 데 기쁨을 느끼고, 13세기 전까지 그러한 자칭 발명자에 대한 어떠한 기록도 없기 때문이다. 
                                                   - D. J. Boorstin. The Discoverers

6. "이제 2년 이상의 기간 동안, 나는 수많은 가깝거나 먼 물체들, 크거나 작은 물체들, 밝거나 어두운 물체들을 대상으로 수 십만 번의 실험을 통해 새롭게 발명된 망원경을 테스트했다; 따라서 어떻게 내가 관찰에서 어리석게 현혹되었다고 어떤 사람이 생각할 수 있는지 알 수 없다."
                                      - Galileo, quoted by Boorstin in The Discoveries

7. 창조론은 과학적 모형 위에서 효과적으로 논의될 수 있기 때문에, 그리고 진화론은 과학이기보다는 기본적으로 종교 철학이기 때문에, 공공의 학교에서 창조론이 배제되거나 희생되면서, 진화론이 가르쳐지고 장려된다는 것은 분명히 건전하지 않거나 위헌적인 교육 관행이다. 
                            - H. Morris, Introducing Creationism in the Public Schools

8. 진화 이론은 마땅히 과학의 지위를 가질 만하다... 왜냐하면, 그것은 유기체들의 특성과, 상호 관련, 분포 등에 대한 무수한 질문들에 대답하기 위해, 독립적으로 시험 가능한 가정들을 사용하는 통합된 문제 해결 전략들을 제공하기 때문이다.  
                                                   - Philip Kitcher, Abusing Science

9. 전 세계 사람들의 건강에 대한 [체르노빌 원자력 발전소 사고로 인한] 전체 영향력은, 수 천명을 죽음으로 이끄는 암의 영향력과 맞먹을 것이다. 그러나 그 영향력은 아마 소련에서 1년 동안 화석 연료를 사용하는 것에 의해 야기된 영향력보다는 덜 심각할 것이다. 그러므로, 만약 평균 공중 건강이 유일한 목적이라면, 그리고 체르노빌 사고가 1년에 한 번보다 더 적게 발생한다면, 소련에서의 RBMK 원자로는 유사한 규모의 석탄을 사용하는 발전소보다 덜 해로운 것으로 여겨질 수 있다. 
                          - R. Wilson, "A visit to Chernobyl," Science 236(1987): 1636

B. 다음의 각각의 논증에서, 위의 연습문제에서처럼 결론을 괄호로 묶고, 전제들에 밑줄을 그어라. 전제들이나 결론들로 생각된 문장들의 앞에 적절한 지표 단어들을 삽입하여, 그 재구성된 구절이 의미가 있는지 살펴보아라. 

1. 여자들은 시간이 제한된 객관식 시험보다 에세이 시험을 더 잘 치는 경향이 있다. 남자들은 에세이 시험보다 시간이 제한된 객관식 시험을 더 잘 치는 경향이 있다. SAT 시험은 시간이 제한된 객관식 시험이다. SAT 시험은 남자에게 유리하게 편향되어 있다. 

2. 인간의 마음은 인간의 두뇌와 동일한 것이 아니다. 뇌를 포함한 인간의 육체는 물질적인 것이다. 인간의 마음은 정식적인 것이다. 어떤 것도 물질적인 것이면서 정신적인 것일 수 없다. 
                                                   - Keith Campbell, Body and Mind

3. 원자로 사고의 무시할 수 없는 가능성이 있어도, 그것은 이미 사회적으로 받아들여질 수 있는 사고율보다 더 크지 않아서, 허용된다.  
                                               - R. and V. Routley, "Nuclear Power"

4. 1859년은 지금까지의 생물학 역사 상 가장 중요한 해일 것이다. 그 해에, 찰스 다윈은 생물학뿐만 아니라 인간 사고의 다른 영역들에도 깊은 영향을 미친, 자연 선택에 의한 진화 이론을 발표했다. 
                      - L. C. Dunn and T. H. Dobshansky, Heredity, Race and Society

5. 어떠한 합법적이고 통제된 쓰레기 처리 설비도 이용 가능하지 않기 때문에, 불법적인 쓰레기 처리가 더 매력적인 것이 된다. 합법적이고 통제된 쓰레기 처리보다 불법적인 쓰레기 처리가 환경에 훨씬 더 피해를 줄 것이다. 쓰레기 처리 설비는 펜실베이니아의 환경을 보호하는 데 중요하다. 
                                              - Frank Kury, Pittsburgh Post-Gazette

6. 노쓰 중령이 스스로 애국적이라 생각한 목적을 위해서라고 하여도, 그렇게 많은 거짓말을 한 후, 그가 이제 진실만을 말할 것이라는 그의 단언은 그렇게 믿을 만한 것이 아니다. 그가 법정 선서 아래서 다른 가치들을 진실보다 더 중요한 것으로 자주 고려했었다고 증언했기 때문에, 선서 아래서조차 왜 그가 믿을 수 있는 사람으로 여겨져야 하는가?
                                                   - Tom Wicker, New York Times

C. 다음의 각각의 문제에서, 논증이 제공되고 있는지 그렇지 않은지, 혹은 "지표 단어들"이 어떤 다른 의미를 가지는지 결정해라. 

1. 어떤 지역에서, 부모들은 로미오와 줄리엣이 관능적 욕망과, 약물 사용, 그리고 자살을 묘사하기 때문에 고등학교 학생들이 그 책을 읽는 것에 반대했다. 

2. 물론 책을 그 제목이 적절한지 그렇지 않은지에 의해 판단하는 것은 공정하지 않다. 종종 책의 제목을 정하는 것은 출판업자이기 때문에, 더 그렇다. 
                                  - A. Margalit, "The Birth of a Tragedy," New York
                                                              Review of Books 33:16

3. 1967년 전쟁 이후, 이스라엘의 우익은 "더 큰 이스라엘"에 대해 말해왔고, 노동당은 "인구 문제"에 대해 말해왔다. 전자는 쾌락 원리의 이름으로, 후자는 현실 원리의 이름으로 그렇게 했다. 
                        - "The Birth of a Tragedy," New York Review of Books 33:16

4. 블룸은 락 뮤직이 "상상력을 파괴해서," 학생들이 인문 교육의 본질인 예술, 사상과 관계를 가지는 것이 어렵다고 말한다. 
                                                 - "Insight," The Washington Times

5. 어떤 과정이 어떻게 작동하는지 기술하는 것은 두 가지 이유로 가치 있다. 첫 번째, 그것이 어떻게 작동하는지 당신이 안다는 것을 분명하게 해줄 것이다. 그리고 그것은 당신이 이해하는 것만큼 독자가 그것을 명확히 이해하리라는 것을 분명하게 해줄 것이다. 
                                                      - W. Zinsser, On Writing Well

6. 파키스탄 야당 지도자인 베나지 부토와의 인터뷰로부터 발췌한 것으로, 그녀는 여기서 자신의 가족이 선택한 남자와의 결혼을 받아들인 것에 대해 말하고 있다. 

나는 그를 만나서, 그가 친절하고, 유머 감각을 가졌고, 자신만의 독립적인 경력을 가진 아내를 잘 이해할 수 있을 것이라는 점에서, 관대한 성격의 사람인 것 같다고 느꼈기 때문에, 나는 그 제안을 받아들이는 것이 현명하다고 생각했다.
                                                   - H. Raines, The New York Times


Ⅳ. 확장된 논증들

   지금까지 우리는 하나의 결론을 지지하기 위해 전제를 제시하는 논증들을 살펴보았다. 그러나 실제 생활에서 자주 우리는 이와 같은 논증들뿐만 아니라, 상호 연결된 일련의 논증 계열들을 발견한다. 우리는 이것들을 확장된 논증들이라 부른다. 어떤 확장된 논증들은 결론을 확립하기 위해 전제들을 진술하면서 그러한 전제들에 대한 증거 또한 아울러 제시한다. 그러므로 주 논증의 전제들은 보조 논증들의 결론들이다. 다른 확장된 논증들은 동일한 결론을 지지하기 위해 몇 개의 다른 논증들을 제시한다. 또 다른 확장된 논증들은 몇 개의 서로 밀접하게 관련된 결론들을 논증한다. 이러한 복잡한 확장된 논증들을 분석하는 기법은, 즉 논증의 전제들과 결론들을 확인하는 기법은, 단순한 논증들의 분석 기법과 거의 동일하나 약간의 변형이 필요하다.
   먼저, 전처럼 화자나 저자가 말하고자 하는 요점을 발견하여, 그 결론을 괄호 안에 묶는 것이 도움이 된다. 그러나, 논증들의 연속적인 나열에서 둘 이상의 결론이 있을 것이기 때문에, 어떤 전제들이 어떤 결론들과 함께 나오는지 알기 위해 괄호들은 문자들과 함께 사용되어야 할 것이다. 주 결론의 위치를 나타내고 그것을 문자로 표현한 후, 그것을 지지하는 전제들에 밑줄을 긋고, 그 결론과 동일한 색인 문자와 숫자들로 그것들을 표시한다. 
   다음으로, 그 전제들에 대해 어떤 증거가 그것들을 지지하기 위해 제공되고 있는지 살펴보아라. 만약 제공되고 있다면, 그것들에 결론을 나타내는 괄호를 치고 새로운 색인 문자를 써넣는다. 그리고 이러한 결론들을 지지하는 전제들에 밑줄을 긋고, 색인 문자와 번호를 넣는다. 이것은 복잡하고, 실수할 수 있다. 그러나 우리의 목표는 복잡한 논증들을 더 단순한 하위 논증들로 환원함으로써 그것들을 이해하는 것이다. 
   다음의 예에서, 각각 하나의 전제를 가진 몇 개의 논증들이 서로 관련된 결론들을 위해 제시되고 있다:

(그 왕자는 궁정 축제의 기안자가 필요했다),a 왜냐하면, 그 궁정 축제는 메디시의 축제를 본떠야 하기 때문이다;1a (궁정 초상화가)b, 왜냐하면, 그 왕자는 전사로서 그리고 완전한 cortigiano로서 고향과 외국 둘 다에서 나타나야 하기 때문이다;1b (물의 전문가)c 왜냐하면 그의 정원이 Pratolino보다 더 아름다워야 하기 때문이다;1c. . . 그리고 (조각가조차),d 왜냐하면 그의 정원의 예술품들은 대량 재생산의 기술에 의해 신민들에게 보여져야 하기 때문이다.1d
                 - R. Strong, Henry Prince of Wales, and England's Lost Renaissance

문체적인 이유로, "왕자는 ...을 필요로 했다"라는 표현은 각각의 결론 진술에서 반복되지 않는다. 



노동 민중 운동의 과정에서 노동 민중 자신에 의해 형식화된 독립적인 이데올로기가 있을 수 없기 때문에,1b (유일한 선택은 부르주아 이데올로기나 사회주의 이데올로기이다).b 어떠한 중간 선택도 없다....b-1a 따라서 (어떤 방식으로든 사회주의 이데올로기를 격하하고, 약간이라도 사회주의 노선으로부터 빗나가는 것은 부르주아 이데올로기를 강화시키는 것을 의미한다).a
                                                  - V. I. Lenin, What Is to Be Done?

이 확장된 논증에서, 주 결론은 결론 지표 단어 "따라서" 다음에 곧이어 나오고 있는 마지막 진술이다. 이 결론을 지지하는 전제는 바로 그 앞에서 진술된다. 그리고 이 전제는 "때문에"로 끝나는 문장에 의해 지지된다. 다른 많은 확장된 논증들에서처럼 이 예에서도, 앞선 논증의 결론이 진술된 후, 이 결론이 다음 논증의 전제로서 사용될 때 다시 진술되고 있다. 

연습문제

다음 각각의 구절에서 요소 논증들을 분리하고, 그것들의 전제들과 결론들을 확인하라. 

1. 출판업자들은 전국 시장을 목표로 하기 때문에, 교재의 첫 번째 기준은 논쟁을 피하는 것이다. 그들은 구매자들의 다양한 특정 기준들을 고려해야 하기 때문에, 이것은 교재의 "벙어리 냉가슴"이라 불려지는 바를 야기하였다. 

2. 그러므로, 소철과 식물인 사이캐드(Cycad)는 그것의 희귀함과 불확실한 미래 때문만이라도, 우리의 관심을 정당하게 요구할 수 있다. 다른 더 중요한 고려사항은 식물 진화를 연구하는 학생들에 대한 그것의 가치이다. 왜냐하면, 사이캐드의 조상들은 식충 식물의 조상들과 공룡이 번창했던 시대에 살았지만, 그것은 그 조상들과 크게 변하지 않았기 때문이다. 그것들은 진실로 살아있는 화석이다. 
                                    - K. Norstog, "Cycads and the Origin of Insect
                                   Pollination" American Scientist (May-June 1987):75

3. 다양한 종류의 분석 기법을 통해, 집단 치료와 그룹 대면을 통해, 최면, 약물 치료, 뇌 자극에 의해, 자아 폭로[개인적 비밀의 폭로]가 촉진되고 해석된다. 그러나 이러한 기법들 어떤 것도 그것의 치료 가치가 확립된 것은 아니다; 그리고 개인적 비밀을 들을 좋은 자격을 가진 사람을 선택하는 데 주의할 필요가 있다는 것은 매우 분명하다. 
   그러한 주의는 확실히 매우 필요하다. 고백을 듣는 모든 사람이 사려 깊거나, 특별한 위안이나 도움을 줄 수 있을 것이라고 생각할 수 없다. 게다가, 특히 제도화된 고백의 상황에서는, 고백 행위 자체가 고백을 듣는 사람에 대해 고백자의 위축감을 증가시킬 수 있다. 어떤 연구에 의하면, 자아-폭로가 단지 한 방향으로만 흐를 때는 화자의 권위를 감소시키고 청자의 권위를 증가시킨다고 한다. 일상적인 고백의 상황에서는 한 사람의 고백이 다른 사람의 고백을 유발하기 때문에 개인적 정보의 흐름이 상호적이다; 그러나 제도화된 상황에서는, 그러한 상호성이 발생하지 않는다. 반대로, 개인적인 고백을 듣는 의사나 상담자들은 종종 고백자와 비슷하게 반응하려는 그들의 자연스런 충동을 억제하라고 교육받는다. 
                                                                  - S. Bok, Secrets

4. 이러한 약들을 [LSD, DOM, DMT, 실로시빈, 메스칼린, 그리고 환각제로서 그것들과 같은 성질의 것들을] 하나로 분류하는 것은 자의적이거나 단순히 편리를 위한 것은 아니다. 그것들은 두 가지 중요한 이유로 동일한 약 종류에 속하는 것으로 여겨질 수 있다. 첫째, 그것들은 어떤 같은 효과들을 산출한다: 감각 지각 효과(왜곡된 시간 감각; 결국에는 복잡하고, 종종 다층 감각들을 가진 환각으로 발전하는 색깔과 소리와 형태의 변형된 감각들; 그리고 공감각(共感覺), 혹은 감각들의 혼합); 심리적 효과(꿈같은 기분; 탈인격화; 그리고 우울함과 고무됨(elation)과 같은 감정들의 갑작스럽고 깊은 교체); 신체적 효과(현기증, 피부의 마비, 약함, 떨림, 메스꺼움, 그리고 민감한 반사작용). 둘째, 아마 더 중요한 것으로, 이 약들은 교차 내성을 - 즉, 한 약을 먹은 직후 복용한 다른 약의 감소된 효과 - 보여준다. 그래서 어떤 사람이 LSD의 주입에 따른 완전한 환상 경험을 가진다면, 그 다음날 섭취한 메스칼린이나 DOM의 환각 반응 효과는 극적으로 무디거나 나타나지 않을 것이다. 그러므로, 비록 마리화나나 PCP와 같은 약들도 또한 환각 유발제로 분류되어야 한다고 주장되고, 아마도 그렇게 하는 것이 올바를는지 모르지만, 그것들은 LSD-종류의 약들과 교차 내성적이라는 어떠한 증거도 보여주지 않으므로, 그런 약들의 종류에 속하지 않는다. 
                                    - B. L. Jacobs, "How hallucinogenic drugs work,"
                                         American Scientist 75 (July-August 1987):386

5. 배경 지식: 괌 병(Guam ALS/P-D) 환자는 ALS(Lou Gehrig의 병), 파킨슨병, 그리고 치매의 증상들을 보여준다. 여기서 인용된 연구는 모든 이러한 병들이 어떤 환경적 요소에 의해 촉발될 수 있다는 새로운 증거를 제시하고 있다.  

   과학자들은 원숭이들에게 약간의 아미노산[beta-methylamino-L-alanine]을 먹였더니, 그 원숭이들이 ALS의 증상과 유사한 심각한 신경 부조화 상태를 보였다. 그 병의 심각함과 증상이 나타나는 시간은 그 동물들이 먹은 양에 상대적이었다. 
   그 화학 성분은 소철과 식물인 사이캐드("false sago palm")의 씨에서 발견된다. 일본이 전쟁 중 괌을 점령했을 때, 그 씨들은 음식물이나 심지어 약으로 사용되었다. 
   전쟁이 끝난 후, 괌의 원주민들 사이에 신경 퇴화 증상을 포함한 유난히 많은 환자들이 나타나기 시작했다. . . . 1950년대 초, 병이 기승을 부릴 때에는, 25세 이상의 원주민들 다섯 명 중 한 명 꼴로 이 병으로 죽었다. 
   최근에는 Guam ALS가 잘 나타나지 않는데, 이것은 신경 손상의 제공원이 더 이상 존재하지 않는다는 것을 나타내고 있고, 천천히 영향이 나타나는 어떤 환경 요인이 전에는 활동했다는 것을 과학자들에게 제시하고 있다. 게다가, 환자가 증상을 보이는 나이가 지속적으로 올라가서, 수년 전에는 있었지만 그 이후 사라지게 된 어떤 인과적 요소를 강하게 암시하고 있다. 이차 세계 대전 이후, 다른 음식물과 약품이 이용 가능하게 됨에 따라, 사이캐드 씨의 이용은 점차 감소했다.  
                                            - H. M. Schmeck, The New York Times


Ⅴ. 논증을 재구성하기 

   우리는 이미 논증의 부분들을 확인하도록 도와주는 지표 단어들이 없을 때 전제들과 결론을 확인하는 문제를 살펴보았다. 이 문제 이외에, 일상 언어로 쓰여진 많은 논증들은 그것들의 전제들이나 결론이 다양한 이유로 생략된다는 점에서 불완전하게 진술된다. 어떤 논증의 재구성은 논증 자체에 필수적이지 않은 언어를 포함하는 문맥에서 그 논증이 나타나기 때문에 더 복잡하게 된다. 어떤 논증이 있다는 것을 인식한다면, 그 논증의 힘을 평가할 수 있기 전에, 논증의 생략된 부분을 보충하고 관계없는 표현들을 제거하여 그 논증을 재구성해야 한다. 먼저 논증의 생략된 부분의 문제를 살펴보자. 

1. 불완전하게 진술된 논증들

   일상어의 논증들은 관계된 모든 사람들이 분명히 알 수 있는 정보로 청자나 독자를 지루하게 만드는 것을 피하기 위해 종종 불완전하게 진술된다. 
   철학과 전공 필수 과목인 "논리학 원론"을 철학과 졸업반인 당신의 친구 철수가 이수했는지 당신이 궁금하게 생각하는 상황을 살펴보자. 어떤 다른 친구가 당신에게 "며칠 전 그의 졸업 신청이 승인되었기 때문에, 그는 논리학 원론 과목을 이수했음에 틀림없다"라고 말한다. 당신과 당신의 친구는 전공 필수 과목인 논리학 원론을 이수하지 않고서는 졸업할 수 없다는 것을 알기 때문에, 철수의 졸업 신청이 승인되었다는 사실은 그가 논리학 원론 과목을 이수했다는 것이 참이라고 확신시킨다. 당신 친구가 "전공 필수 과목인 논리학 원론을 이수하지 않은 사람은 어떠한 사람도 졸업할 수 없다"라고 명시적으로 말하지 않더라도, 이 진술하지 않은 전제가 철수가 논리학 원론 과목을 이수했다는 결론을 지지하는 논증의 필수적인 부분이라는 것은 분명하다. 왜냐하면, 그렇지 않다면, 철수가 졸업했다는 사실이 그가 논리학 원론 과목을 통과했다는 것과 어떤 관계를 가지는지 분명하지 않을 것이기 때문이다. 당신과 당신의 친구 둘 다 이 전제의 참과 그 논증과의 관련성을 잘 알기 때문에, 그것을 말해 지루하게 만들 필요가 없었다. 
   이 논증에서 그 진술되지 않은 전제와 같이, 한 집합의 모든 구성원이 다른 집합의 구성원이라고 말하거나 혹은 한 집합의 어떠한 구성원도 다른 집합의 구성원이 아니라고 말하는 문장들은 보편 일반화라고 불려진다. 논증의 전제가 되고 있는 보편 일반화가 "모든 사람이 알고 있는" 종류의 것일 때, 빈번히 생략된다.
   "영수 가족은 새 그랜저를 몰기 때문에, 부유하다"는 생략된 전제를 가진 논증의 다른 한 예이다. 그 생략된 전제는 "새 그랜저를 모는 대부분의 가족들은 부유하다"이다. 이 전제처럼, 한 집합의 구성원들의 일부가 다른 집합의 구성원이라고 진술하는 문장들은 통계적 일반화라고 불려진다. 이 논증에서, 보편 일반화 "새 그랜저를 모는 모든 가족들은 부유하다"는 생략된 전제의 후보로 고려될 지 모르지만, 비싼 차를 모는 것이 부유함의 오류 불가능한 표식은 아니기 때문에, "대부분"이 "모든"보다 더 참인 전제를 산출할 것 같다. 우리는 생략된 전제를 보충할 때, 그것이 참이기를 바란다. 반대의 증거가 없다면, 우리는 논증을 제시한 사람이 정직하고, 어떤 전제가 명백하게 참이기 때문에 그것을 진술하지 않는다고 가정한다. 
   통계적 일반화는 "유권자 중 60퍼센트가 지난 대통령 선거 때 투표했다," 또는 "세계 인구의 1퍼센트가 빨간 머리카락을 가지고 있다"에서처럼, 숫자를 사용해서 진술될 수 있다. 일반화는 그것의 퍼센트가 0퍼센트보다 크고, 100퍼센트보다 작다면, 통계적 일반화이다; 그렇지 않다면, 그 일반화는 보편 일반화이다. 
   위의 두 논증들에서 보충된 두 전제들처럼, 생략된 전제들은 자주 통계적 일반화 혹은 보편적 일반화이다. 이러한 전제들을 필요로 하는 논증들이 제시되는 문맥에서, 그 일반화들은 잘 알려진 것으로 가정된다. 그 필요한 일반화들은 두 종류의 사물들이 항상, 혹은 통상적으로 연결된다는 것을 말하거나, 혹은 - 부정적인 경우에 - 그 두 유형의 사물들이 결코, 혹은 거의 연결되지 않는다는 것을 말한다. 위의 논증들에서처럼, 논증들에서 (생략된) 일반화 전제들은 진술된 전제들("철수의 졸업 신청이 승인되었다"와 "영수 가족은 그랜저를 몬다")이 말하는 사실들을 결론과 연결시킨다. 
   일반적으로, 생략된 전제가 뚜렷하게 참인 일반화일 때, 그것을 빼는 것은 잘못이 아니다. 그러나, 특히 우리가 논증의 올바름을 검토하는 데 관심을 가진다면, 그 논증이 가능한 한 완전하게 진술되었는지 살펴보아야 한다. 이것은 모든 사람에게 명백한 것조차 생략하지 않고 완전히 다 말해야 한다는 것을 의미한다. 
   논증에서 의도되거나 가정된 그러나 진술되지 않은 전제들을 찾는 다른 이유는 어떤 숨겨진 전제가 드러났을 때 그것이 분명하지 않은 것으로 밝혀질 수 있다는 것이다. 이것이 사실일 때는 그 논증은 처음에 우리가 생각했던 것보다 더 약한 논증이다. 다음의 두 논증을 살펴보자. 이 논증들 각각은 바로 앞의 두 예들의 일반화들보다 문제가 있는 생략된 일반화에 의존한다.  
   첫 번째 논증은 영국의 치안판사로서 일했고, 또 영국 의회의 첫 번째 여성 의원이었던 Barbara Wootton의 [범죄와 형법]으로부터 발췌한 것이다. 
  
   단지 사람들이 행한 것에 의해 사람들에게 벌을 주는 것은 공정하지 않을 것이다. 왜냐하면, 그 금지된 행위는 그것을 행한 사람이 비난받을 수 없는 뜻밖의 우연적인 행위일 수 있기 때문이다. 

우톤의 논증의 결론은 단지 사람들이 행한 것에 의해 (행동뿐만 아니라 의도를 고려하지 않고) 처벌하는 것은 공정하지 않을 수 있다는 것이다. 그녀가 이 결론을 위해 제시하는 이유는 그 금지된 행위가 비난받을 수 없는 우연적인 행위일 수 있다는 것이다. 비난받지 않아야 하는 행위들과 처벌받지 않아야 하는 행위들을 연결하기 위해 필요한 진술되지 않은 전제는 다음과 같은 일반화이다: 어떠한 사람들도 그들이 비난받을 수 없는 행위들로 인해 벌을 받아서는 안 된다.
   이러한 일반적 원리는 올바른가? 확실히 영국법 체계와 미국법 체계에서, 악의나 "죄를 범할 마음"을 가지고 행해진 행위는 우연적 행위와 구별된다. 대부분의 사람들은 의도적인 행위, 혹은 최소한 방지하는 데 태만한 행위들에 의해서만 비난받아야 한다는 데 동의할 것이다. 그러나 미국과 영국의 법 체계는 때때로, 어떠한 비난도 할 수 없을 때조차도, "우연적인" 행위들에 대해 사람들을 처벌한다. 
   예를 들면, 당신이 두시간 동안 회사 건물의 승강기 속에 갇혀 있어서, 그 결과 한시간만 주차가 허용된 곳에 주차를 시킨 당신의 차로 돌아 왔을 때 주차위반 딱지를 발견한다면, 당신은 주차시간 위반에 대해 비난받지 않을 것이다. 그러나, 법은 이 경우를 "엄격한 책임 있음 strict liability"의 경우로 다루기 때문에, 혹은 다른 말로 법은 어떠한 변명도 인식하지 못하기 때문에, 당신은 처벌받을 것이다(벌금을 지불해야 한다). 엄격한 책임 있음을 정당화하기 위해 많은 고려 사항들이 제시될 수 있다. 주차 위반의 경우, 엄격한 책임 있음은 지방 자치단체가 이 원천으로부터 징수된 돈을 좋은 목적에 이용할 것이라는 점을 고려하고, 그 위반자가 (비난받을 수 없을 때도) 적은 액수의 벌금을 지불하는 사소한 비용과 주차위반의 무죄 주장을 입증하는 것의 과도한 법정 비용을 고려하는 것에 의해 정당화 될 수 있다. 
   우리가 어떤 종류의 행위들에 대해 엄격한 책임 있음의 원리를 받아들인다면, 제한 없이 처벌을 비난과 연결시키는 일반 원리를 받아들일 수 없다. '행위는 그것을 비난할 수 있을 때만 처벌되어야 한다'는 원리와 '엄격한 책임 있음' 원리 사이의 겉보기 갈등은 후자의 원리가 비형법적 사건에만 적용되는 것으로 제한된다면, 해소될 수 있다. 우톤의 책, [범죄와 형법]은 분명히 형법적 정의에 관여하고 있고, 그녀의 표현은 이 문맥에 적용되는 것으로 여겨질 수 있다. 처벌을 비난받음에 연결시키는 원리는 앵글로-아메리칸 형법에서 잘 확립되어 있다. 
   두 번째 예는 데이비드 흄의 A Treatise of Human Nature로부터 발췌한 것이다:

단지 이성만으로 결코 어떤 행위를 산출할 수도, 의지[욕구]를 일으킬 수도 없으므로, 나는 동일한 능력[즉, 이성]이 의지를 방해할 수도, 어떤 열정이나 감정의 선호를 반대할 수도 없다고 추론한다.

여기서 18세기 사람인 흄은 인간 삶의 비이성적 측면, 느낌과 감정의 영역에 관여하고 있다. 그의 유명한 말 중 하나는 "이성은 단지 열정의 노예이고 노예이어야 한다"이다. 흄의 이 말은 "열정"이 특별히 성적 열정이 아니라, 일반적인 인간의 감정을 표현한다는 것을 알 때, 그렇게 놀라운 것은 아니다. 흄은 인간의 도덕이, 선의 이상적 형태에 대한 어떤 이성적 견해에 근거하는 것이 아니라, 생물학적 한계와 자연적인 감정과 동정심을 가진 존재로서의 인간이 성취할 수 있는 선들에 근거해야 한다고 믿었다. 
   "자연적 도덕"을 위한 위의 논증에서, 흄의 결론은 "이성은 의지를 방해할 수도, 어떤 열정이나 감정의 선호를 반대할 수도 없다"이다. 단어 "추론한다"는 결론이 진술되고 있다는 것을 지시한다. 흄은 "이성"(인간의 지성)은 그 자체로 우리의 욕구나 소망을 산출하거나 야기할 수 없다는 주장을 그 증거로서 제시한다. 이 논증에서 숨겨진 전제는 어떤 것을 야기하는 힘의 결여와 그 동일한 것의 발생을 막는 힘의 결여 사이에 어떤 일반적인 연결이 존재한다는 주장인 것 같다:

어떤 종류의 활동이나 사건을 야기할 수 있는 힘이 없는 것은 그 활동이나 사건의 발생을 막기에 충분한 힘을 가지고 있지 않다. 

   이 전제가 당신에게 분명히 참으로 보이는가? 벽은 구르는 공을 막을 수 있지만, 그 공을 움직이게 할 수는 없다. 어떤 기계의 잘못될 수 있는 방식을 알 수 있어서 그것이 적절하게 작동하는 것을 내가 막을 수 있지만, 그 동일한 기계가 적절한 방식으로 작동하도록 야기할 힘을 내가 분명히 가지고 있지 않은 경우가 있는 것 같다. 나는 나의 시계를 물 속에 빠뜨리는 것에 의해 그 시계가 작동하지 않도록 할 수 있지만, 새로운 시계를 만들거나 고장난 시계를 고칠 힘은 없다. 
   아마 우리는 흄의 그 생략된 전제가 더 합당한 것으로 보이도록, 그것을 고쳐 말할 수 있거나, 제한할 수 있을 것 같다. 예를 들면, 흄이 어떤 개인의 능력이 아니라, 인간 일반이 할 수 있는 것을 생각하고 있었다면, 인간은 시계를 생산할 수도 파괴할 수도 있기 때문에 시계의 예는 더 이상 적용가능하지 않다. 당신은 인간 일반이 어떤 것을 야기하거나 생산할 수 있는 힘을 가지고 있지 않지만, 그것의 작동을 막을 수 있는 힘을 가지는 어떤 경우를 생각할 수 있는가?
   논증이 제시되고 있는지 결정할 때처럼, 논증을 재구성할 때 문맥에 대한 신중한 주의가 중요하다. 우리가 흄이나 우톤의 논증을 진지하게 다룰 때, 이 저자들 작품의 큰 문맥에서 이것들을 고려해야 하고, 생략된 전제들을 보충하기 위해 얻을 수 있는 정보는 무엇이든 사용해야 한다. 우리가 어떤 논증을 제시하는 사람과 토론할 때, 진술되지 않은 전제들을 명확히 하기 위해 질문을 해야 한다. 우리가 자신의 논증을 제시할 때, 명료하게 진술된다면 그 논증을 훼손할 것 같은 어떤 숨겨진 전제들을 포함하지 않는다는 것을 확신할 수 있어야 한다. 
   문맥 정보가 충분하지 않거나 적절하지 않은 상황에서 논증을 재구성할 때, 우리는 그 상황에서 가장 그럴 듯한 생략된 전제들을 제시해야 한다. 이것은 생략된 전제들이 참이어야 한다는 것을 의미한다. 그 생략된 전제들은, 실제로 참이 아닐 수 있어도, 최소한 거짓으로 알려진 주장이 아니어야 하며, 많은 사람들이 믿을 수 없는 주장이어서도 안 된다. 생략된 전제들은 그 논증의 지지자들이 받아들일 것으로 합리적으로 기대할 수 있는 문장들이어야 한다. 
   논증의 생략된 전제들은 이 절에서 논의된 것과 같이 항상 일반화 문장인 것은 아니다. 그러나 더 자세히 논증들의 유형들을 검토할 때까지 다른 종류의 생략된 전제들을 살펴보는 것은 뒤로 미루자. 

연습문제

A. 다음 문장 각각이 보편 일반화 문장인지, 통계적 일반화 문장인지 구별하여라. 어떤 문제의 경우에는, 문장을 보편 일반화나 통계적 일반화로 해석하기 위해 상식이나 일반적인 배경 지식에 의존해야 할 것이다. 

1. 장학생 목록에 올라있는 학생들의 55퍼센트가 여성이다. 
2. 대부분의 미식 축구 선수들은 적어도 한 개의 치아를 부러뜨린다. 
3. X 회사의 아침 식사용 씨리얼 식품의 구성 성분들 중 0퍼센트가 유독하다. 
4. 고래는 포유동물이다. 
5. 정치가는 정직하다. 
6. 어떠한 아기도 올림픽 수영 선수가 아니다. 
7. 군인은 용감하다.
8. 전혀 문제점(bug)이 없는 컴퓨터 프로그램은 거의 없다. 

B. 다음 각각의 예에서, 진술되지 않은 일반화가 논증의 전제들을 완성하기 위해 요구된다. 앞의 연습문제에서처럼, 각각의 논증의 결론을 괄호로 묶고, 진술된 전제들에 밑줄을 그어라. 각각의 논증을 완성하기 위해, 그럴듯한 일반화를 보충해보아라. 어떤 일반화도 그럴듯하지 않다면, 왜 그런지 그 이유를 설명해라. 

1. 여성 사무직 노동자는 남성 사무직 노동자만큼 열심히 일하고, 생산적이다. 그러므로, 여성 사무직 노동자는 유사한 지위에 있는 남성 사무직 노동자와 동일한 임금을 받아야 한다. 
2. 마리화나는 합법화되어서는 안 된다. 왜냐하면 그것의 장기적 영향력이라는 점에서 잠재적으로 위험하기 때문이다. 
3. 마리화나는 합법화되어야 한다. 왜냐하면 마리화나는 이미 합법화된 알코올보다 더 위험한 것이 아니기 때문이다. 
4. 마리화나는 합법화되어야 한다. 왜냐하면 마리화나를 금지하는 법이 지켜지지 않고, 이것은 법 일반에 대한 멸시를 낳기 때문이다. 
5. 마리화나는 합법화되어서는 안 된다. 왜냐하면 그것은 헤로인과 같은 더 심각한 습관성 마약의 사용으로 이끌기 때문이다. 
6. 플로리다에서의 토마토 성장이 12월의 혹한에 의해 타격을 받기 때문에, 그것은 늦겨울에 비쌀 것이다. 
7. 학급에서 내 옆자리에 앉아 있는 소년은 전화가 없다. 왜냐하면 그는 전화 번호부에 기재되어 있지 않기 때문이다. 
8. 지사는 개인용 전화가 없다. 왜냐하면, 전화번호부에 그의 개인용 전화에 대한 어떠한 기록도 없기 때문이다. 
9. 물가가 지금까지 오랫동안 계속 올랐기 때문에, 물가가 곧 떨어질 것이다. 
10. 너는 앞의 시험들을 모두 통과했기 때문에, 마지막 수학 시험도 통과할 것이다. 
11. 너의 자동차 타이어는 이번 대륙 횡단 주행에 견딜 것이다. 왜냐하면, 어떠한 말썽도 없이 전에 여섯 번이나 대륙 횡단 주행을 했기 때문이다. 
12. 6번 연속해서 동전을 던졌을 때 모두 앞면이 나왔기 때문에 다음 번 던졌을 때도 앞면이 나올 것이다. 

2. 주변 문맥으로부터 논증의 필수적인 부분을 추출하기

   논증을 평가하는 것에 대해 더 많은 것을 말한 후, 이후의 장에서 생략된 전제들의 문제로 돌아갈 것이다. 이제 전제도 결론도 아닌 문장들을 포함한 문맥에서, 논증의 부분들을 추려내는 문제를 살펴보자. 
   때때로 그 부가적인 문장들은 증거의 질에 대해, 또는 어떻게 그 증거가 수집되었는지에 대해, 또는 증거가 왜 결론과 유관한지에 대해 어떤 것을 말해주기 위해 삽입된 배경적인 정보일 수 있다. Kate Millett의 Sexual Policies로부터 발췌한 다음의 구절을 살펴보자:

Philip Goldbert의 재치 있는 실험은 모든 사람이 아는 것을, 즉 여성들은 그들이 받아온 홀대를 내면화하면서 자신과 서로를 무시한다는 사실을, 증명한다. 이 단순한 실험은 여대생들이 John Mckay란 이름이 서명되어 있는 논문과 Joan Mckay의 이름이 서명되어 있는 논문에 어떻게 반응하는가를 조사하는 것으로 구성되어 있다. 그들은 일반적으로 존은 뛰어난 학자이고, 조안은 평범하다고 평가했다. 그러나 그 논문들은 동일한 것이었다: 그 반응은 그 논문에 적혀있는 저자의 성에 좌우되었다. 

   이 구절이 논증을 포함한다는 첫 번째 단서는 어떤 것이 증명된다는 첫 번째 문장의 주장이다. 어떤 것을 증명하는 것은 그것이 참이라는 것을 보여주는 증거를 제공하는 것이다. 논증의 결론(증명을 하려는 문장)은 "여성들은 그들이 받아온 홀대를 내면화하면서, 자신과 서로를 무시한다"이다. 이 결론의 증거는 전제 "[적혀있는 저자의 성만 다르고 다른 것은 동일한 논문에 대한] 그 반응이 그 논문에 적혀있는 저자의 성에 좌우되었다"에 포함되어 있다. Millett의 전제는 다시금 Goldberg 실험의 결과에 의해 지지된다. 

   여대생들은, 단지 저자의 이름에서만 다른 동일한 논문들을 그 저자가 남자일 때 뛰어난 사람의 작품으로, 그리고 그 저자가 여자일 때 보통 사람의 작품으로 평가했다. 

Millett의 구절 안에 제시된 부가적인 배경 정보는 그 결론이 이미 널리 알려진 것이었고, 그 실험이 재치 있는 것이라고 말한다. 우리는 또한 그 실험이 간단한 것이었다고 듣는다. 이 정보의 어떤 것도 결론의 참을 지지하는 증거는 아니지만, 그것은 제시된 증거의 질에 대해 어떤 것을 말하고 있고, 저자의 견해를 이해하도록 도와준다. 
   부가적인 정보를 포함한 문맥에서 제시된 다른 논증 예를 살펴보자. 이 예는 시사 해설자 Andy Rooney의 "How to Spot Rich People(부자를 분간하는 방법)"이라는 제목을 가진 신문 칼럼으로부터 발췌한 것이다:

   가난한 사람과 부자를 분간하는 다른 방법은 내가 수 년 전 아침 뉴스 방송 일을 하고 있을 때 배웠던 것이다. 우리는 종종 그 방송에 중요한 사람을 손님으로 초청하였고, 나는 부유한 사람들이 공통으로 가지고 있는 어떤 것에 주목하게 되었다. 그들은 결코 외투를 입지 않았다. 
   Nelson Rockefeller는 겨울철에 그 쇼에 다섯 번 나왔고, 그는 결코 외투를 입지도 가지고 오지도 않았다. 그가 매우 부자여서 어떤 것도 필요하지 않았다는 것을 알게된 것은 오랜 후였다. 그는 결코 추운 실외에 있을 필요가 없었다. 왜냐하면 그가 했던 모든 것은 그의 운전사가 모는 리무진으로부터 건물까지 10피트를 걷는 것이었고, 어떤 사람도 그만한 추위는 견딜 수 있었다. 내가 아는 한, Rockefeller는 비옷이나 우산도 가지고 있지 않았다. 그와 같이 부유한 사람이 자주 갈 것 같은 식당의 대부분은 거리에까지 펼쳐진 차양을 가지고 있다. 

   Rooney의 논증의 결론은 "부자는 결코 외투를 입지 않았다"이다. 전제들은 그가 관찰했던 부유한 사람들의 표본은 결코 외투를 입지 않았다라고 말한다. 이 증거는 왜 부유한 사람들이 외투를 필요로 하지 않는지에 관한 그의 제안에 의해 강화된다. 그 구절의 나머지는 Rooney가 어떻게 그의 표본을 모았는지에 대한 정보와, 외투뿐만 아니라 비옷과 우산 없이 지낼 수 있는 부자의 능력에 대한 재미있는 추측을 포함한다. 
   때로는 어떤 논증의 문맥은 참인 어떤 것을 보여주는 정보를 제공하면서, 논증 자체는 그 참인 상황이 좋은 것이거나 혹은 나쁜 것이라는 것을 확립하려고 한다. 다음의 논증에서, 철학자 버트란트 러셀은 쥐가 음식에 대해 어떤 방식으로 행동한다고 말한 후, 쥐는 그렇게 하는 것이 현명하다고 주장한다. 

쥐들은 쥐약이 든 음식이라 할지라도 그 음식을 먹을 것이다. 그러나 만약 먹기 전에, 쥐들이 그 음식을 과학적으로 분석한다면, 그것들은 그 동안 굶어 죽을 것이다. 그래서 쥐들이 그 위험을 감수하는 것은 좋은 행동이다. 

   빈번하게 핵심을 예증하는 예들이 논증의 문맥에서 나타난다. 그러한 예증들은 논증의 부분이 아니지만, 핵심을 명확하게 해주고, 일반적인 관념을 구체적으로 만듦으로써 이해를 돕는다. Patrick Devlin은 The Enforcement of Morals로부터 발췌한 다음의 구절에서 이것을 한다:

어떠한 사회도 참을 수 없음이나, 분개, 그리고 혐오감 없이는 유지될 수 없다; 이것들은 도덕 법칙 배후에 자리잡고 있는 힘이고, 만약 이것들이나 이것들과 유사한 어떤 것이 없다면, 사회 공동의 느낌들은 개인으로부터 선택의 자유를 빼앗아갈 정도로 충분히 비중 있는 것은 아니라는 것이 진실로 논증될 수 있다. 나는 동물에의 학대를 혐오하지 않을 것 같은 사람이 요즘 거의 없다고 생각한다. 

   Devlin은 이탤릭체로 쓰여진 그의 결론을 그것 다음에 이어지는 전제들을 가지고 지지한다. (그의 논증은 Devlin이 여기서 진술하지 않은 어떤 전제에 또한 의존하지만, 그의 책, "No society can live without morals"의 어딘가에서 이것을 확립하려고 시도한다.) Devlin의 혐오의 구체적 예는 위 인용 구절의 마지막 문장에서 제공된다. 
   혹은 논증을 포함한 문맥은 배경 지식과 예들 이외에, 종종 독자나 청자의 마음을 결론에 우호적으로 바뀌도록 유도하는 표현들을 포함한다. 그런 부가적인 자료들은 유머, 공포, 진지함 등의 분위기를 전달할 것이다. 앞에서 인용된 Millett의 논증에서, 그녀가 Goldberg의 실험이 "모든 사람이 아는 것"을 증명한다고 말할 때, 그녀는 이것을 시도하고 있다. 그러한 표현은 Millett에 동의하지 않을 경향이 있는 독자들을 은근히 위축시키려 하고 있다. 왜냐하면, 그 표현은 그녀의 결론에 동의하지 않는 사람은 상식적 지혜를 거부하고 있는 것이라는 암시를 포함하고 있기 때문이다. 이것은 독자들이 Millett의 논증을 비판적으로 검토하는 것을 막는 경향이 있다. 
   증거가 결론에 대해 주는 지지를 검토할 때, 우리는 실제의 증거로부터 부가적인 정보(자료)를 주의 깊게 분리해야 한다. 그 부가적인 정보(자료)는 우리의 감정에 호소하거나, 중심 주제(그 주장된 증거는 결론을 지지하는가?)에 대해 비판적으로 살펴보는 것을 막을 수 있다. 
   때때로 논증들은 그것의 전제나 결론에 이미 진술된 요점을 약간 다른 말로 반복한다. 다양한 이유들 때문에 이것이 행해진다. 예를 들면, 구절의 처음에 결론이 진술되고, 그 후 그 결론을 받아들이는 이유가 제시될 때, 강조를 위해 그 결론이 다시 진술될 수 있다. 논증들이 길고 복잡할 때 요점을 다시 진술하는 것은, 논증이 어디에 있고, 어디로 이끄는지 계속 알게 함으로써, 논증의 제시를 명확하게 할 수 있다. 반복은 독자나 청자가 요점을 파악하는 것을 돕기 위해 고안되었다. 
   그러나 또한 그렇게 순수하지 않은 동기 때문에 반복이 나타난다. 광고가 보여주는 것처럼, 어떤 주장에 대한 반복된 노출은, 단지 박약한 증거만이 제공되거나 어떠한 증거도 제공되지 않았을 때도, 그것이 참이라고 사람들을 믿게 할 수 있다. 그래서 X제 비누의 광고 캠페인은 게시판 광고, 신문 잡지 광고, TV와 라디오 광고를 사용하여, "X제 비누는 치고의 비누다"라는 메시지로 시장을 온통 채울지 모른다. 더욱이, 반복의 사용은 광고자에게만 한정된 것이 아니다. George Gissing의 소설 The Odd Woman으로부터 발췌한 다음의 구절을 읽고, 논증의 처음에 결론을 진술한 후, 그 끝에 또 반복함으로써 어떤 효과가 의도되었는지 살펴보아라. 

아내를 부양하는 것은 충분한 생활 수단을 가진 모든 남자의 의무이다. 미혼 여성의 삶은 비참하다; 능력 있는 모든 남자는 그들의 하나를 그 운명으로부터 구해야 한다. 

연습문제 

다음 각각의 구절은 최소한 하나의 논증을 포함하고 있다. 전의 연습문제처럼, 각각의 논증에 대해, 결론에 괄호를 치고 전제들에 밑줄을 그어라. 각각의 구절에서 부가적인 자료의 역할에 대해 논의하라. 

2. 과거 인플레이션을 통제할 때, 수요의 수준을 억제해야 하는지 혹은 임금의 수준을 통제해야 하는지에 대해 많은 논증이 있었다. . . . 올바른 답은 둘 다 중요하다는 것이다. 인플레이션은 수요를 충분히 많이 줄이는 것에 의해 통제될 수 있을 것이다. 그것은 또한 임금과 가격, 혹은 더 정확히 말하면, 임금, 이윤, 가격의 상호작용을 둔화시킬 수 있다면, 수요를 조금 줄이는 것에 의해서도 통제될 수 있을 것이다. 
                                       - John Kenneth Galbraith, The Affluent Society

5. "대부분의 사람들은 어떤 상징을 입고 있지만, 그것이 의미하는 바를 모른다. 당신의 청중에 따라서 당신의 상징을 선택하라," Malloy는 말했다. . . . "검정 양복, 하얀 셔츠, 그리고 수수한 넥타이는 큰 회사나 전문직에 종사하는 화이트칼라 계층의 젊은이들이 가장 좋아하는 옷이다. 그것은 권위의 상징이다." 그가 말했다. 
                                                    - "Fashion," Chicago Daily News

6. 겉보기에 진보적인 [진화적] 전진이 종국에는 한계로 밝혀질 수 있다. 예를 들면, 곤충은 생물체의 모든 조직을 뚫을 수 있는 가느다란 공기-관의 도움으로 숨을 쉬는 방법을 발전시킴으로써 성공적으로 땅을 정복했다. 이것은 곤충이 작은 것인 한 경탄할 만한 메커니즘이지만, 큰 몸체를 가지는 것을 불가능하게 만든다. 쥐만큼 큰 곤충은 적절하게 활동할 수 없을 것이다; 실제로 어떠한 곤충도 쥐보다 크지 않다. 몸체의 이 한계는 자연적으로 뇌의 크기에, 그래서 뇌의 세포의 수에 한계를 주고, 이것은 지능과 행동의 유연성에 한계를 준다. 이것이 곤충의 지능이 낮은 이유이고, 본능이라 불리는 훌륭하지만 고정되고 한계 지워진 행동-메커니즘에 곤충이 의존해야 하는 이유이다. 곤충 크기의 이 한계는 우리에게는 매우 다행이다. 왜냐하면, 이 한계가 없었다면, 인간은 결코 진화할 수 없었을 것이다. 
                                          - Julian Huxley, New Bottles for Old Wine

8. "여자는 고상한 주제에 대한 모든 말이 단지 말뿐이고, 남자가 원하는 것은 그녀의 육체라는 사실을 매우 잘 안다. 또 그녀의 육체를 가장 매혹적인 빛에서 드러나게 하는 모든 방법을 매우 잘 안다; 그리고 그녀는 그렇게 행동한다. 우리가 우리의 두 번째 천성이 되어버린 이 추잡함에 대한 친숙성을 떨쳐버리고, 수치를 모르는 상류층의 삶을 본래 모습 그대로 본다면, 그것은 단순히 매음굴이다. . . . 당신은 동의하지 않는가? 허락만 한다면, 나는 그것을 증명해 보이겠다,"라고 그는 나를 가로막으면서 말했다. "당신은 우리 사회의 여성들이 삶에서 창녀가 가지는 것과 다른 관심을 가진다고 말한다. 그러나 나는 아니라고 말하고, 그것을 증명할 것이다. 사람들이 내적인 삶의 목적에서 다르다면, 이 다른 점은 외적인 부분에 반드시 반영될 것이므로, 그들의 외적인 것들 중 다를 것이 있을 것이다. 그러나 경멸받는 불쌍한 여성들과 상류 사회의 숙녀들을 보아라: 동일한 옷, 동일한 유행, 동일한 향수, 동일한 팔과 어깨와 가슴의 노출, 동일한 돌출한 허리받이 위의 꽉 끼는 스커트, 작은 돌 혹은 비싼 반짝이는 물체에 대한 동일한 정열, 동일한 오락, 춤, 음악, 그리고 노래. 전자가 매혹시키기 위한 모든 수단을 사용하는 것처럼, 후자도 그렇다."
                                                - Leo Tolstoy, "The Kreutzer Sonata"
 
9. 다른 물리학자들, 특히 그 중에서도 시카고 대학의 Arthur Holly Compton은 우주선(cosmic ray)이 입자라고 주장했다. 그 문제를 탐구할 길이 있었다. 그것들이, 전하를 띤 입자라면, 우주 공간에서 지구로 다가올 때, 지구의 자기장에 의해 편향되어야 한다. Compton은 다양한 고도에서 우주선을 측정했고, 우주선이 자기장에서 실제로 구부러진다는 것을 발견했다; 우주선은 자기장 적도 근처에서 가장 약했고, 자기력선이 지구로 들어가는 두 극들 근처에서 가장 강했다.   
                  - Isaac Asimov, The Intelligent Man's Guide to the Physical Science

Ⅵ. 복습 

   이 장의 목적은 논리와 비판적 사고의 주 문제를 소개하는 것이었다. 우리는 비판적 사고에 속하는 많은 기술들을 확인했다. 
     
1. 언어의 다양한 사용에 민감함; 
2. 주장을 지지하기 위해 증거가 언제 요구되는지 인식할 수 있는 능력;
3. 문장의 참임과 문장의 증거로서의 역할 사이의 차이를 인식하는 것;
4. 논증을 인식하고, 그것의 부분들을 확인하고, 진술되지 않은 생략된 전제들을 보충하고, 문맥으로부터 논증의 본질적 부분들을 분리하는 능력; 
5. 전제들이 결론을 얼마나 잘 지지하는가 라는 점에서 논증을 평가하는 논리적 기술.

   모든 이러한 비판적 사고 기술들은 일상생활에서 유용하고 중요하다. 우리의 언어는 인간 문화에서 중요한 것을 반영하고 있고, 인간 삶의 매우 중요하고 관심 있는 다른 측면들처럼, 논리와 비판적 사고의 논점들을 논의하기 위해 특수한 어휘가 발전되어 왔다. 이러한 어휘 중 어떤 것은 당신에게 새로울 것이기 때문에, 가장 중요한 용어들의 정의를 복습하는 것은 도움이 될 것이다:

   논증: 어떤 문장들이 다른 문장의 증거로서 제시되는 방식으로 연결된 문장들의 집합.
   결론: 논증에서 증거를 통해 지지하고자 하는 문장.  
   오류를 범함: 어떤 형태의 비증거적인 설득이 어떤 주장을 위해 사용되고 있을 때, 그 주장을 지지하기 위해 증거가 제시되고 있다고 생각하는 잘못을 저지르는 것. 
   평서문: 의문문, 명령문, 요청문, 감탄문과 다른 것으로, 평서문은 어떤 것이 사실이라고 주장한다. 
   증거: 증거는 어떤 주장을 위해 제공된 지지(support)이다. 어떤 상품에 하자가 있다는 주장을 지지하기 위해 그 손상된 상품을 제시할 때처럼, 이것은 물리적 증거일 수 있다; 또는 어떤 문장들이 어떤 다른 문장의 참을 지지하기 위해 제공된 경우처럼, 이것은 언어적 증거일 수 있다. 
   지표 단어들: 일상언어 단어들이 논증의 전제들이나 결론을 나타내기 위해 보통 사용된다. 전제 지표 단어들의 예는 "왜냐하면," "...이기 때문에," "...라는 이유로" 등이다. 결론 지표 단어들의 예는 "그러므로," "따라서," "그래서," "이에 따라," "...이 따라나온다," "그런 이유로" 등이다. 
   논리학: 논증들을 분석하고 평가하는 것을 목표로 삼는 연구.
   전제: 논증에서 증거로 제공된 문장. 
   통계적 일반화: 어떤 집합 구성원들의 일정 부분이 다른 집합의 구성원들이라고 주장하는 문장. 이러한 문장들의 흔한 형태는 "대부분의 ...이    이다," "대부분의 ...이    이 아니다"이다. 통계적 일반화는, "...의 X 퍼센트가    이다"에서처럼, 또한 숫자에 의해 표현될 수 있다. 
   보편 일반화: 한 집합의 구성원들 모두가 다른 집합의 구성원들이라고 말하거나, 혹은 한 집합의 구성원들 중 어떠한 것도 다른 집합의 원소가 아니라고 말하는 문장. 이러한 문장들의 흔한 형태는 "모든 ...이    이다," "어떠한 ...도    이 아니다"이다. 
   이 용어들은 1장에서 도입된 가장 중요한 용어들이다. 우리는 이것들을 이 책 전체에서 사용할 것이다. 논리와 비판적 사고의 표준적 어휘에 속하는 아래 용어 두 개는 너무 자주 잘못 사용되어 여기서 간단히 언급되어야 한다. 
   추론하다: 추론한다는 것은 알려지거나 가정된 어떤 것으로부터 결론을 내린다는 것이다. 이것은 언어에서 표현될 수 있지만, 반드시 표현될 필요가 없는 정신적 활동이다. 
   예를 들면, 나의 눈동자가 아침에 충혈되어 있는 것을 보고, 당신은 내가 지난 저녁에 충분히 자지 않았다고 추론할 수 있지만, 당신은 너무 신중해서 나에게나 다른 사람에게 이것을 말하지 않을 수 있다. 그러나 내가 충분한 잠을 자지 않았다고 당신이 논증하려 한다면, 당신은 그 증거(눈동자의 충혈)와 결론을 진술하여야 한다. 추론하는 것과는 달리, 논증하는 것은 언어의 사용을 요구하는 활동이다. 당신이 어떤 추론을 이끈 이유들을 진술할 때 - 즉, 당신이 전제들과 결론을 언어로 표현할 때 - 당신은 추론을 논증으로 변형시킨 것이다. 
   함축하다(imply): A가 B를 함축한다는 것은 어떤 결론(B)이 이끌어진 토대(A)를 제시하는 것이다. 말, 행위들, 모습들, 외양들은 모두 "함축(implications)을 가질 수 있다" - 즉, 그것들은 어떤 사람이 어떤 것을 추론하기 위한 토대를 제공할 수 있다. 또한 어떤 사람이 말이나 침묵이나 모습이나 또는 어떤 다른 특성을 통해 어떤 것을 함축하고 있다고 말하는 것은 적절할 수 있다. "함축하다"는 또한 연역 논리의 문맥에서 다른 특수한 의미를 가진다. 이것은 나중에 논의할 것이다.
   이러한 주 문제 유형들을 복습하는 최선의 방식은 더 많은 연습문제들을 풀어보는 것이다. 다음절의 연습문제들을 성공적으로 풀 수 있다면, 당신은 1장의 문제들을 숙달했다는 것을 알 것이다. 이러한 연습문제들 중 어떤 것은 다소 어려워서, 그것들이 많은 노력을 요구하더라도 낙담하지 마라. 게다가, 이 논증들은 일상 언어로 진술되고 있기 때문에 - 일상 언어는 우리가 바라는 것처럼 항상 명확한 것은 아니다 - 그리고 그 구절들이 더 큰 문맥들로부터 발췌한 것이기 때문에, 어떤 주어진 구절에 대해서 다른 해석들이 가능할 수 있다. 예를 들면, 어떤 경우에, 저자가 논증을 제공하고 있는지, 인과적 설명을 제공하고 있는지, 혹은 저자가 단지 하나의 논증을 제공하고 있는지, 아니면 여러 개의 논증들을 제공하고 있는지 완전히 분명하지 않을 수 있다. 어떤 전제가 생략된 것 같을 때, 보충해야 할 가장 그럴 듯한 생략된 전제가 무엇인지 분명하게 확인되지 않을 수 있다. 당신이 둘 이상의 해석이 그럴 듯하다고 생각할 때마다, 이것을 말하고 각각의 해석에 대한 이유를 제시해라. 당신이 이 과정에서 배우는 논리와 비판적 사고의 기술들이 일상 생활 중 마주치는 보통의 상황에서 유용한 것이 되기를 원한다면, 당신은 그러한 문맥들로부터 발췌한 예들을 가지고 연습해야 할 것이다. 




제2장
연역 논증, 귀납 논증, 그리고 오류


I. 들어가기
II. 연역 논증
III. 귀납 논증
IV. 오류
V. 복습

 
I. 들어가기

  모든 논증에 있어서 전제들은 결론을 받아들일 수 있는 근거를 제공하고자 한다. 논증을 접했을 때 제일 먼저 자연스레 제기되는 물음은 그 논증의 전제들이 과연 참인가 하는 것이다. 이 물음에 답하기 위해 우리는 종종 구체적인 사실적 지식을 필요로 한다. 논증에 대해 제기될 수 있는 또 다른 물음은 논증의 전제들이 참일 경우 이 전제들이 논증의 결론을 과연 지지하는가 하는 것이다. 이에 답하기 위해 우리는 논증의 구조에 관한 것을 알아야 할 필요가 있다. 그리고 이는 구체적인 사실적 지식에 대한 참조를 요구하지 않는 일반적인 방식으로 탐구될 수 있는 분야이다. 이 장에서 우리는 구조적 물음, 즉 만약 전제들이 참일 경우 그러한 전제들이 어떻게 해서 결론을 지지할 수 있는가를 살펴볼 것이다. 우리는 이를 논증의 전제와 결론이 실제적으로 참인가 그렇지 않은가를 고려하지 않고서도 포괄적으로 설명할 수 있을 것이다. 
  논증은 그것의 전제들이 (만약 참이라면) 결론을 (1) 결정적으로 지지하는가, (2) 부분적으로 지지하는가, (3) 단지 지지하는 것처럼 보일(즉 거의 지지하지 않는 혹은 결코 지지하지 않는) 뿐인가에 따라 구분될 수 있다. 전제들이 결론을 결정적으로 지지한다는 말의 의미는 곧 논증의 전제들이 참일 경우 결론 역시 참이라는 것이다. 이러한 특성을 지니는 논증은 (올바른 혹은 타당한) 연역 논증이라 불린다. 논증의 전제들이 결론을 부분적으로 지지한다는 말의 의미는 다음과 같다. 만약 전제들이 참이라면, 그 전제들은 우리가 결론을 받아들일 수 있는 충분한 근거(하지만 결정적인 근거는 아닌)를 제공한다. 즉 만약 전제들이 모두 참이라면, 결론은 아마도 참일 것이지만 거짓일 수도 있다. 이러한 유형의 논증은 (올바른) 귀납 논증이라 불린다.
  올바른 귀납 논증도 타당한 연역 논증도 아닌 논증들은 세 번째 부류에 속한다. 이러한 오류들 혹은 오류(fallacious) 논증들은 종종 표면상으로는 올바른 연역 논증 혹은 귀납 논증과 유사하다. 오류 논증에 있어, 어떤 문장들은 결론을 지지하기 위해 제시된다. 하지만 이렇게 제시된 증거들은 실제로는 매우 빈약하거나 결론과 무관한 것들이다. 오류 논증의 전제들은 비록 그것들이 참일지라도 결론의 참을 보장하지 않는다. 오류 논증의 결론은 아마도 우연히 참일 수 있을 것이다. 하지만 이러한 논증의 전제들은 결론의 참을 보장할 만큼 충분한 근거가 되지는 않는다. 
  연역 논증이나 귀납 논증이 각자에 적합한 방식으로 결론을 지지하고, 각 논증의 모든 전제들이 참일 때 우리는 이러한 논증을 건전한(sound) 논증이라 부른다. 만약 우리가 결론의 참을 확립하고자 한다면 건전한 논증이 분명히 요구된다. 왜냐하면 비록 어떤 논증이 논리적으로 아무런 결함을 가지지 않을지라도 전제들 중 일부가 거짓이라면, 결론의 참은 결코 보장되지 않기 때문이다.
  이 장에서 우리는 귀납 논증과 연역 논증의 예들을 살펴볼 것이다. 그리고 이것들을 구별하는 법을 배울 것이다. 각 유형을 파악하는 것은 매우 중요하다. 왜냐하면 우리는 귀납 논증과 연역 논증의 평가에 있어 서로 다른 기준을 적용할 것이기 때문이다. 
  우리는 또한 오류 논증의 몇몇 일반적인 특성들도 살펴볼 것이다. 하지만 오류에 관한 자세한 설명은 이러한 오류들이 닮고 있는 올바른 논증들의 개별적인 유형들에 우리가 보다 익숙해진 후 이루어질 것이다.  


II. 연역 논증
  
  타당한 연역 논증에서 만약 전제들이 참이라면, 결론 역시 참임에 틀림없다. 참인 전제들이 참인 결론들을 낳는다는 이러한 보장은 연역 논증의 주목할 만한 특징이고, 동시에 매우 유용한 특성이다. 그런데 참이 어떻게 유지되는가? 이에 대한 답변은 아마도 연역 논증이 가지는 한계를 아울러 지적하게 될 것이다. 왜냐하면 연역 논증의 결론은 전제들로부터 얻은 정보를 재서술 하거나 재결합함으로써 이전에는 단지 암묵적이었던 것을 분명하게 할 수 있는 반면, 이전 전제들에 없었던 새로운 정보를 제공하는 것은 아니기 때문이다. 연역 논증은 진리-보존적(truth-preserving)이지만 사실적인 지식을 확장할 수는 없다. 
  타당한 연역 논증의 진리-보존적 성격을 이해하기 위해서는, '새로운 정보'가 의미하는 것과, 논증의 전제들이 어떻게 해서 정보를 '암묵적으로' 포함할 수 있는지를 검토해야만 한다. 이러한 문제들은 연역 논증의 몇 가지 예를 통해 쉽게 살펴볼 수 있다. 
  문제를 간단히 하기 위해 우리는 종종 논증을 표준형식(a standard form)을 통해 서술할 것이다. 각각의 전제들과 결론은 분리되어 나열될 것이고, 전제들과 결론 사이의 구별은 실선을 통해 보여질 것이다. 이러한 구조를 사용할 경우 우리는 어떤 문장들이 전제인지 혹은 결론인지를 말로 직접 지적할 필요가 없다. 
  우리가 살펴볼 첫 번째 논증은 최초의 논리학 교과서처럼 매우 오래된, 약 2300년 가량 된, 논증이다.
      
         모든 사람은 죽는다. 
         소크라테스는 사람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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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소크라테스는 죽는다. 

  첫 번째 전제는 보편적 일반화이다. 이것은 어떤 한 집합(사람들의 집합)의 모든 구성원들이 역시 다른 집합(죽는 것들의 집합)의 구성원이라는 정보를 포함한다. 두 번째 전제는 이름이 소크라테스인 어떤 개체가 사람들의 집합에 속한다는 정보를 제공한다. 
  위 논증의 결론은 두 전제들 각각에 포함되어 있는 정보를 결합하고 있지만 어떤 추가 정보를 보여주는 것은 아니다. 엄밀하게 말해서 위 논증의 결론은 결코 어떠한 '새로운' 정보도, 즉 이미 전제 속에 들어 있지 않던 어떠한 정보도 포함하지 않는다. 그런데 결론 속에 포함된 정보는 두 전제들 속에 명시적으로 표현되어 있지는 않지만 전제들에 암묵적으로 포함되어 있다. 게다가 이러한 사실은 위의 예와 같은 단순한 논증에 대해서 참일 뿐만 아니라, 결론이 전제들로부터 연역적으로 따라나오는 모든 논증들에 대해서도 참이다. 
  만약 연역 논증이 전제 속에 미리 들어있지 않은 어떠한 새로운 정보도 우리에게 제공할 수 없다면, 연역 논증을 사용하는 목적은 무엇일까? 만약 당신이 필요로 하는 모든 정보가 이미 전제를 통해 제공될 수 있다면 당신은 왜 결론을 주장하려 애쓰는가? 만약 모든 논증들이 위의 예와 같이 단순하다면, 결론을 주장할 이유는 거의 없을 것이다. 대부분의 사람들이 논지를 이해하는데 있어서 위의 두 전제만을 언급하는 것으로 충분할 것이다. 종종 사람들은 결론을 주장하려 애쓰지 않고 위의 전제들만으로 이루어진 간단한 논증을 사용한다. 전제들이 생략될 수 있는 것과 같은 이유로, 결론 역시 생략될 수 있다. 분명한 사실을 일일이 언급하는 것은 지루한 일일 것이다. 
  하지만 모든 연역 논증들이 다 단순한 것은 아니다. 종종 전제와 결론을 연결하는 추론의 과정이 길고 복잡할 수 있다. 이럴 경우, 비록 결론이 새로운 정보를 포함하고 있지 않을 지라도 (즉 결론이 전제들 속에 들어있는 정보를 단지 선택적으로만 재결합하고 있을지라도) 그 결론은 우리에게 새로워 보인다. 왜냐하면 우리는 전제 속에 있던 정보들을 이런 식으로 종합하지 않았더라면, 몰랐을 수 있기 때문이다. 이러한 논증을 구성하는 사람조차도 전제들로부터 이끌어내진 것을 보고 놀랄 수 있다. 따라서 우리는 다음과 같이 말할 수 있다. 비록 올바른 연역 논증의 결론이 결코 새로운 정보를 포함할 수는 없을지라도, 이 결론은 이전에 누구도 하지 않았던 방식으로 정보들을 종합한 것일 수 있다. 그러므로 우리는 심리적 관점에 있어서는 '새로운' 결론에 도달할 수 있는 것이다. 하지만 연역 논증의 결론이 비록 새롭고, 놀라울지라도 그 결론들은 단지 전제들 속에 이미 있었던 것들만을 이끌어낼 수 있을 뿐이다.
  다음의 연역 논증은 비록 그것의 결론이 새로운 정보를 포함하지는 않지만 심리적 관점에서 보았을 때 새롭게 느껴지는 결론에 도달한다. 심형래씨는 수원에 있는 집에서 서울에 있는 직장까지 통근하는 자신의 이웃인 나훈아씨에게 그가 1년의 3주를 전철을 타며 보낸다는 사실을 설명하기 위해 다음과 같은 논증을 제시하고 있다. 

나훈아 : 1년에 3주라고? 날 놀리는군!
심형래 : 아니, 그것은 단순한 논리 문제일 뿐이야. 자네는 직장을 가기 위해 그리고 직장에서 집으로 오기 위해 각각 1시간씩 기차를 타지. 일주일 중 5일 동안 말이야. 그런데 자네의 휴가와 휴일을 제외한다면 1년은 약 49주가 되지. 간단한 산수를 사용해볼까? 자네는 1년에 490시간을 기차에서 보내는 셈이 되네. 하루는 24시간이고, 490을 24로 나누면 20일이 넘을 것이네. 거의 21일에 가까울 것 같군. 즉 자네는 1년 중 거의 3주를 전철에서 보내는 거라네. 
나훈아 : 이런. 

  이 논증의 추론은 수학의 사용을 요구하고 있다. 수학적 논증은 그 특성상 전적인 연역 논증이다. 연역 논증이 우리의 일상 생활에서 널리 퍼져있다는 사실은 우리가 간단한 산술 계산을 포함해서 수학을 사용한다는 점에서 분명해진다. 장부를 정리하고, 거스름돈을 계산하며, 예산을 계획하는 일 등은 모두 연역적 추론을 요구한다. 이제는 당신이 일상 생활에서 기하학을 그다지 많이 사용하지 않을지라도, 만약 당신이 기하학을 고등학교 때 공부했었다면 당신은 연역 논증의 구성과 평가에 밀접한 관련을 맺고 있었던 것이다. 당신은 기하학 공부를 일련의 제일 원리들(공리들, 정의들)에 대한 학습과 더불어 시작했을 것이다. 그리고는 이러한 제일 원리들에 기초하여 정리들(결론들)을 이끌어 냈을 것이다. 이는 연역 추리의 한 예에 속하며, 몇몇 부분들은 매우 이해하기 어려웠을 것이다. 비록 당신이 필요한 모든 전제들을 다 가지고 있을 지라도, 많은 경우에 있어 이러한 전제들이 당신이 증명하고자 하는 정리를 연역해내기 위해 어떻게 결합될 수 있는가는 분명하지 않았었을 것이다. 
  기하학과는 달리 공리체계로 형성되어 있지 않은 수학의 많은 분야들도 연역 논증에 특히 의존한다. 모든 수학적 증명들은 연역 논증들이다. 게다가 우리는 수학적 증명들을 연역적 추론의 가장 순수한 형태로 생각할 수 있다. 왜냐하면, 전제들조차 실제 세계가 어떤지에 대한 정보를 포함하지 않기 때문이다. 수학적 증명의 기초를 이루는 수학의 원리들은 그것들 자체로는 사실적 지식을 포함하는 것으로 여겨지지 않는다. 오히려 그것들은 관련된 용어들에 대한 정의에 의해서 참이거나, 수나 기하학적 도형과 같은 추상적인 구성물들에 대한 참된 주장들로 여겨진다. 이러한 사실은 바로 Bertrand Russell이 "나는 충분한 지적 능력을 가진 존재에게 수학 전체가 네 발 달린 동물은 동물이다라는 진술처럼 사소하게 보일지 두렵다([나의 철학적 발전])"라고 말했을 때 그가 지적하고자 했던 바이다.
  Russell이 모든 수학이 우리에게 사소해 보인다고 말하려고 했던 것은 아니다. 왜냐하면 우리들의 지적 능력은 제한되어 있기 때문이다. 우리가 수학적 추론을 앞의 예에서처럼 (이 경우 전제들은 나훈아씨가 일하러 가는 날에는 전철에서 두 시간을 보낸다는 정보를 포함한다) 사실적 주장들에 적용할 때, 결과는 매우 놀라운 것으로 나타난다. 마치 복잡한 수학적 증명의 결과가 놀랍게 나타나는 것처럼 말이다. 요점은 다음과 같다. 어떤 논증에서 수학적 계산의 사용은 이미 전제에서 진술된 것을 넘어서는 어떠한 새로운 정보도 도입하지 않는다. 
  어떤 행위가 옳은지 그렇지 않은지 혹은 어떤 도덕적 원칙이 수용가능한지 그렇지 않은지를 보이려고 하는 윤리학과 관련된 대부분의 논증들은 연역 논증들이다. 어떤 유형의 행위가 옳다는 혹은 그르다는 사실을 확립할 수 있는 표준적인 방식은 그러한 유형의 모든 행위들이 보다 포괄적인 올바른 혹은 그른 행위들의 집합에 포함됨을 보이는 것이다. 예를 들면 다음과 같다. 

         무력한 사람에 대한 모든 고의적인 살인은 옳지 않다. 
         안락사(安樂死)는 무력한 사람에 대한 고의적인 살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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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안락사는 옳지 않다. 

모든 올바른 혹은 타당한 연역논증과 마찬가지로, 이 논증에서 만약 전제들이 참이라면 결론 역시 반드시 참이다. 전제가 참인지 아닌지(혹은 수용가능한지)는 중요하고 흥미 있는 물음이지만 이 논증의 연역적인 특징은 이러한 물음에 대한 답과는 독립적이다. 
  윤리학에서 통상적으로 사용되는 다른 논증들은 몇몇 도덕 원칙들이, 우리가 비도덕적이라고 생각하는 행위들을 허용하거나 용인하기 때문에, 수용될 수 없음을 보이려한다. 이러한 방식의 논증들은 위의 예보다 훨씬 복잡하다. 왜냐하면 그러한 논증들은 실제로 보다 포괄적인 논증 속에 다른 논증을 포함하고 있기 때문이다. 다음의 예를 살펴보자. 

(첫 번째 부분)

사랑의 표현으로서 행해지는 모든 것들은 도덕적으로 수용 가능하다.
자신의 아이의 영혼을 악마가 소유하고 있고, 그 악마는 오직 때려서만 쫓아낼 수 있다고 믿고 있는 X씨는 자신의 아이를 매우 심하게 때렸다. 왜냐하면 그는 자신의 아이를 사랑하기 때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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X씨가 자신의 아이를 때렸을 때 그는 도덕적으로 수용될 수 있는 행위를 행한 것이다. 

(두 번째 부분)

첫 번째 부분 논증의 결론은 분명하게 거짓이다. 
하지만 이 논증은 연역적이다(만약 모든 전제들이 참이라면, 결론 역시 반드시 참이다).
두 번째 전제는 X씨의 행동에 대한 사실을 진술하고 있고 그것의 참은 의심의 여지가 없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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첫 번째 전제가 거짓이다(사랑의 표현으로서 행해지는 모든 것들이 도덕적으로 수용 가능하다는 것은 참이 아니다).

  한 문장이 거짓임을 증명하는 이러한 방식(문제시되는 문장을 전제로 했을 때, 그 문장이 독자적으로 혹은 참이 의심되지 않는 다른 문장들과 결합하여 분명히 잘못된 결론을 연역적으로 이끌어 냄을 보임으로써 그 문장이 거짓임을 보이는 방식)은 윤리적 논증에서뿐만 아니라 수학이나 다른 많은 분야에 있어서도 꽤 공통적인 방식이다. 논증을 거짓으로 생각되는 전제로부터 시작하는 것은 매우 이상하게 보일지 모른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이러한 방식은 어떤 사람이 어떤 진술을 하고 다른 사람이 이 진술이 거짓임을 보이려할 때 종종 대화를 통해 발생한다. 아래의 예를 살펴보자 : 

  그 : 당신은 나를 더 이상 사랑하지 않는군요. 
  그녀 : 어리석은 소리 마세요. 내가 당신을 사랑하지 않는다고 가정해 봅시다. 여자가 남자를 사랑하지 않는다면, 그녀는 그에게 무슨 일이 생기는지 관심을 가지지 않을 거고, 그와 함께 시간을 보내려고도 하지 않을 거예요. 게다가 그녀는 그에게 선물을 주지도 않을 겁니다. 하지만 나는 당신에게 무슨 일이 일어나는지 관심을 가지고, 당신과 함께 시간을 보내길 원하고 그리고 당신에게 선물을 줍니다. 자 보세요. 나는 정말로 당신을 사랑합니다.  

  이러한 논증 방식은 간접적 증명(indirect proof)이라 불린다. 우리는 연역논증의 이러한 유용한 형태가 갖는 논리적 구조를 다음 장에서 자세하게 살펴볼 것이다. 
  윤리학에서 사용되는 많은 논증들이 갖는 또 다른 특징을 살펴볼 필요가 있다. 일반적인 도덕 원칙들에는 예외가 있기 때문에 이러한 원칙들은 보편적 일반화라기 보다는 통계적 일반화의 성격을 지니다. 만약 도덕 원칙들이 통계적 일반화라면, 이러한 원칙들을 전제로 갖는 논증들은 연역적이라기 보다는 귀납적일 것이다. 하지만 우리가 예외들이 어떻게 다루어지는 지를 이해하게 된다면 우리는 도덕 원칙들이 보편적 일반화이고, 이 원칙들을 포함하는 윤리학 논증들이 연역적임을 알 수 있을 것이다. 
  예를 들어, 비록 인간에 대한 고의적인 살인이 도덕적으로 용납될 수 없을지라도, 예외는 인정될 수 있다. 만약 형래가 자기 방어를 위해 훈아를 고의적으로 죽였다면, 이러한 행위는 반드시 잘못된 것은 아니다. 그러한 행위들은 자기 방어상의 살인을 용납하는 일반 원칙에 따라 허용될 수 있다. 이러한 예외들에 있어서 중요한 것은 이러한 예외들 역시 보편적인 일반 원칙에 지배된다는 사실이다. 비록 이러한 원칙들이 그 적용에 있어서 매우 제한되어 있을지라도 말이다. 따라서 어떤 개별적인 살인 행위가 비록 고의적일지라도 잘못된 행위가 아님을 보이기 위해, 우리는 그 행위를 둘러싸고 있는 상황이 그 행위를 다른 종류가 아닌 "자기 방어상의 살인"으로 볼 수밖에 없도록 만듦을 입증하면 된다. 그러면 자기 방어상의 살인이 도덕적으로 정당하다는 원칙에 따라, 그 행위는 도덕적으로 잘못된 것으로 여겨지지 않는다. 수용된 어떤 도덕 원칙에 대한 분명한 예외가 발생하게 되면, 이 예외는 수용 가능한 다른 일반 원칙에 기초하고 있는 또 다른 연역 논증에 의해 다뤄질 것이다. 
  타당한 연역 논증에서 만약 전제들이 참이라면, 결론 역시 참임에 틀림없기 때문에 이러한 강한 지지를 나타내기 위해 몇몇 단어들이나 구절들이 일상언어에서 사용된다. 한 논증이 연역적임을 나타내기 위해 "...임에 틀림없다", "필연적으로", "반드시", "확실히", "...이 연역될 수 있다" 등과 같은 단어나 구절들이 사용된다. "함의하다(entail)", "함축하다(imply)"는 논증의 전제와 결론사이의 연결 관계를 나타내기 위해 사용될 경우 종종 연역적인 연결을 가리킨다.
  하지만 이러한 용어들은 논증이 연역적이지 않지만 결론이 증거에 의해 매우 강하게 지지될 때 사용되기도 한다. 논증이 연역적으로 올바른지를 검사하기 위해서는 다음과 같은 물음이 요구된다. 전제들이 논증의 결론을 결정적으로 지지하는가? 아주 간단한 논증을 제외하고는 이러한 물음에 답하기 위해 우리는 지지가 결정적인가 그렇지 않은가를 판단할 수 있어야 한다. 우리는 다음 장에서 이를 중점적으로 다룰 것이다.
  일상적 논증이 불완전할 경우 우리의 과제는 보다 복잡해 질 수 있다. 특히 이 경우 생략된 전제들이 보편적 일반화인지 통계적 일반화인지를 구별하는 일은 매우 어렵다. 이 경우 논증이 연역적으로 타당한지 그렇지 않은지에 대한 판단에 있어서 문맥적 단서는 매우 유용하게 사용될 수 있다. 왜냐하면 우리들은 문맥적 단서를 통해 생략된 전제들을 찾아낼 수 있기 때문이다. 하지만 생략된 전제가 결론을 진정으로 지지할 수 있으려면, 그것은 결론 못지 않게 그럴 듯 해야만 한다. 만약 우리가 그럴듯함(plausibility)에 대해서 이러한 주의를 기울이지 않는다면, 우리는 몇몇 전제를 추가함으로써 모든 논증들을 연역 논증으로 변형시킬 수 있을 것이다. (예를 들어, 결론 자체가 전제에 포함된다면 그 논증은 연역 논증이 되고 말 것이다!)
  종종 사람들은 논증이 결정적인 지지를 갖지 않을 때 그 논증을 보강하기 위해(그 논증이 보다 많은 지지를 갖고 있는 것처럼 보이기 위해) "필연적으로"와 같은 용어들을 사용한다. 이러한 사실은 다음과 같은 한 거대한 정유 회사의 광고를 통해 보여진다. 

  사기업은 시장과 밀접한 관련을 맺고 있고 시장에 민감하기 때문에 사기업은 필연적으로 경제 변화의 가장 효과적인 수단이다. 
 
  사기업이 개인들이 사고 파는 것과 밀접하게 관련되어 있다는 사실이 '사기업이 경제 변화의 가장 효과적인 수단'이라는 믿음에 대한 충분한 근거일지라도 이러한 믿음에 대한 결정적인 근거가 아님은 쉽게 알 수 있다. 사기업이 시장과 보다 밀접하게 연관되어 있을지라도 막강한 힘(통화량, 이자율, 세금, 관세, 그리고 경제에 관련된 여러 측면들을 조절하는 힘을 포함한)을 가진 정부가 사기업보다 경제 변화에 있어서 훨씬 효과적인 수단일 수 있다. 하지만 위 광고를 낸 회사와 같은 많은 커다란 사기업들은 정부가 이러한 힘들을 사용하는 것보다는 자유로운 시장이 경제 상태를 결정하는 것을 보다 선호할 것이다.   
  증거들이 비록 결정적이지는 않을지라도 논증이 연역적으로 제시될 수 있는 다른 문맥들에 대한 고찰이 추가로 요구된다. 명탐정 홈즈에 대한 이야기를 살펴보자. 이 이야기 속에서 우리는 홈즈의 뛰어난 논리적 능력에 감탄하고 그것을 파악할 수 있다. 하지만 우리는 그의 대부분의 "연역"이 실제로는 귀납 논증에 해당함에 주목해야 한다. "보헤미아에서의 소동"에서 발췌한 다음의 구절을 살펴보자. 와트슨 박사는 홈즈를 오랜만에 방문했다. 와트슨이 홈즈에게 자신이 다시 병원을 개업했다는 소식을 말하지 않았음에도 불구하고 홈즈는 이 사실을 알아냈다. 

  "내가 보기에 자네는 다시 또 개업을 했군. 자네가 병원으로 다시 돌아갈 의도가 있다는 걸 나에게 말하지 않았었지만 말이야."
  "아니 어떻게 알았지?"
  "물론 나는 추론을 했다네. 최근에 자네가 몸이 흠뻑 젖었었고 자네가 매우 서투른 시중드는 여자아이를 고용하고 있다는 것을 어떻게 알았냐고? "
  " 이런 홈즈, 대단하군. 만약 자네가 몇 세기 전에 살았다면 자네는 아마 마녀처럼 화형을 당했을 것이네. 목요일에 내가 시골길을 걸었고, 아주 엉망이 되어서 집에 왔다는 것은 사실이네. 하지만 나는 옷을 갈아입었기 때문에 자네가 이 일을 알아낼 줄은 상상조차 하지 못했는데. 매리 제인에 관해서 말인데 그녀는 사실 구제불능이지. 나의 아내가 그녀에게 몇 번 주의를 주었다네. 그런데 도대체 이런 일들을 자네는 어떻게 알아낸 건가? "
  그는 낄낄대며 웃고 나서는 자신의 긴 손을 문지르기 시작했다. 
  그는 다음과 같이 말했다. " 매우 간단한 문제지. 자네의 왼쪽 신발 안쪽으로 가죽이 심하게 긁혀 있더군. 이는 분명히 조심성 없는 누군가가 신발에 묻은 진흙들을 마구 털어 내느라고 생긴 자국이지. 개업한 일은 어떻게 알았냐고? 만약 어떤 신사가 내 방에 들어오는데 요오드 냄새를 풍기고 그의 오른쪽 집게 손가락에서는 질산은의 검은 표지가 남아있으며, 그의 중산모(top hat)가 청진기를 감추고 있어 부풀어 있는데, 내가 그를 의사라고 생각하지 않는다면 나는 천하의 멍청이가 아닌가?"

  귀신같이 영리한 홈즈의 이러한 설명은 모두 올바른 것이다. 하지만 와트슨이 직접 자신의 구두를 닦았고, 개업한 것이 아니라 어떤 응급사태에 처해 있는 누군가를 도왔기 때문에 요오드 냄새와 질산은의 흔적이 남아있었을지도 모른다. 홈즈가 제기한 이러한 논증은 보편적으로 일반화된 전제들이 언급되지 않은 채로 남아 있는 의도된(intended) 연역 논증으로 분석될 수도 있다. 하지만 이러한 접근 방식은 여기에서는 결코 바람직하지 않다. 왜냐하면 "긁혀진 자국이 남아 있는 모든 구두는 서투른 하녀가 닦은 것이다"라는 일반화된 전제는 결론 못지 않게 매우 그럴 듯하지 않기 때문이다. 홈즈의 결론은 자신이 자신의 전제에서 언급했던 정보들을 넘어서고 있으며, 따라서 그의 논증들은 비록 매우 재치 있을 지라도 진리-보존적인 연역 논증이 아니다. 
  귀납 논증으로 넘어가기 전에 다음을 주목할 필요가 있다. "연역 논증"이라는 용어는 종종 우리가 올바른 혹은 타당한 연역 논증을, 즉 논증의 전제들이 참이라면 결론이 반드시 참인 그러한 논증을 의미하고자 할 때 사용되곤 한다. 
  가끔은 논증의 주창자가 자신의 논증이 연역적이기를 의도하지만 전제들이 비록 참일 지라도 결론의 참을 보장하지 못할 수 있다. 예를 들어 어떤 논증이 결론이 전제들로부터 필연적으로 따라 나옴을 가리키는 몇몇 용어들을 사용함으로써 연역 논증이라 주장되지만 실제로는 연역 논증이 아닌 경우가 있다. 어떤 이들은 연역 논증을 그것의 전제가 결론을 결정적으로 지지하는 것처럼 보이는 논증 혹은 논증의 주창자가 그 논증을 연역적이도록 의도하는 그러한 논증으로 정의를 하곤 한다. 반면 다른 이들은 연역 논증을 그것의 전제가 (암묵적인 전제들을 포함해서) 결론에 대해 결정적인 지지를 사실적으로 제공하는 논증이라고 정의한다. 각각의 정의들은 나름대로의 장점과 단점을 지닌다. "연역 논증"을 "전제가 만약 참일 경우 결론을 결정적으로 지지하는 논증"이라고 정의할 경우[연역 논증에 대한 정의가 타당한 연역 논증을 뜻할 때]의 단점은 '부당한 연역 논증'이란 표현이 어색하다는 점이다. 왜냐하면 이 정의에 따르면 연역적인 모든 논증은 자동적으로 타당하기 때문이다. 하지만 이러한 정의의 장점은 귀납 논증의 전제들이 단지 결론을 결정적으로 지지하지 않는다고 해서 모든 귀납 논증들을 부당한 연역 논증이라고 주장하지 않는 데 있다. 이 책에서는 귀납 논증을 성공적이지 않은 연역 논증이라기 보다는 연역 논증과는 구별되는 역할과 가치를 가지는 다른 유형의 논증으로 파악할 것이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학생들은 연역 논증을 정의하는 두 가지 방식을 유념해야 할 것이다. 이 책에서는 문맥에서 언급되지 않았지만 필요할 경우 "올바른" 혹은 "타당한" 연역 논증임을 분명히 밝힐 것이다. 표면적으로는 타당한 연역 논증처럼 보이는 오류들에 대해 이야기할 때 우리는 이를 통상적인 방식에 따라 다룰 것이며, 그것들을 "연역적 오류" 혹은 "부당한 연역 논증"이라 부를 것이다. 

연습 문제

1. 논리학 교과서 이외의 다른 곳(신문, 책, 잡지 등)에서 진술되지 않은 전제에 의존하지 않는 연역 논증의 예를 찾으시오. 그리고 그 논증의 전제와 결론을 확인하시오. 

2. 만약 우리가 연역 논증을 그것의 전제들이 참일 경우 결론이 거짓일 수 없는 논증으로 정의한다면 다음 중 올바른 것은? 
   a. 연역 논증은 거짓 전제를 가질 수 있다. 
   b. 연역 논증은 거짓 결론을 가질 수 있다. 
   c. 연역 논증은 전제들과 결론이 모두 거짓일 수 있다. 
   d. 연역 논증은 전제들이 모두 거짓이고 결론이 참일 수 있다. 
   e. 연역 논증은 전제들이 모두 참이고 결론이 거짓일 수 있다. 

3. 다음의 논증들 중 연역 논증은 어떤 것인가? 분명하게 참이지만 언급되지는 않은 그러한 전제들을 필요로 하는 논증은 어떤 것인가? 
   a. 형래는 순주의 오빠이다. 따라서 순주는 오빠가 있다. 
   b. 순주는 훈아의 누나이다. 따라서 훈아는 순주의 남동생이다.   
   c. 호주에는 검은 백조가 있다. 따라서 모든 백조가 하얀 것은 아니다. 
   d. 이 학교에 들어온 모든 학생들은 수업을 잘 받을 수 있는 능력을 가지고 있다. 당신은 이 학교에 들어왔다. 따라서 당신은 수업을 잘 받을 수 있는 능력을 가지고 있다. 
   e. 모든 대학 2학년생들은 이 수업을 신청할 수 있다. 옥주는 대학 2학년생이 아니다. 옥주는 이 수업을 신청할 수 없다. 
   f. 모든 대학 2학년생들은 이 수업을 신청할 수 있다. 하룡은 이 수업을 신청할 수 없다. 하룡은 대학 2학년생이 아니다. 
   g. 만약 미국인들이 페르시아만에 대한 지금의 정책을 지지한다면, 그들은 이란의 지도자들을 적대시할 것이다. 만약 이란의 지도자들이 적대시된다면 그들은 전쟁을 일으킬 것이다. 그래서 만약 미국인들이 페르시아만에 대한 지금의 정책을 지지한다면, 이란의 지도자들은 전쟁을 일으킬 것이다. 
   h. 모든 정치적 조사는 다음 경기도지사가 한나라당원일 것이라고 가리키고 있다. 그러므로 한나라당 후보는 다음 선거에서 경기도지사에 당선될 것이다. 
   i.  모든 졸업생들은 졸업 파티에서 사용할 수 있는 표를 각각 4장씩 받았다. 졸업생들은 총 150명이다. 따라서 졸업 파티에서 사용할 수 있는 표 총 600장이 졸업생에게 배분되었다.  
   j. 과거에 나는 시험 준비를 열심히 할 때마다 좋은 점수를 받았었다. 나는 논리학 시험을 열심히 공부했다. 따라서 나는 논리학 시험을 잘 볼 것이다. 


III. 귀납 논증

  어떤 논증의 전제가 결론을 결정적이지는 않지만 어느 정도 지지할 때 그러한 논증은 귀납 논증이라 불린다. 따라서 귀납 논증의 모든 전제들이 참이고 결론을 지지할지라도 결론은 거짓일 수 있다. 귀납 논증은 진리를 보존할 수 있는 연역 논리의 결정적이고 중요한 특징을 갖지 않는다. 하지만 귀납 논증의 이러한 약점은 귀납 논증이 갖는 중요한 특징들에 의해 상쇄되고도 남는다고 할 수 있다. 귀납 논증은 우리의 사실적 지식을 확장할 수 있게 해준다. 귀납 논증의 결론은 전제들에 포함되어 있지 않던 새로운 정보를 우리에게 제공해준다. 비록 수학에서는 연역적 추론만이 적합하게 사용될 수 있지만 자연과학, 사회과학, 역사, 문학 비평, 그리고 일상에서의 실용적인 지식 등 수학 이외의 분야에서 귀납적 추론이나 논증의 사용은 필수적이다.  
  II절에서 와트슨을 감동시켰던 홈즈의 논증들은 두 가지 유형의 사건들 즉 와트슨의 중산모가 부풀어 있다는 사건과 그가 모자에 청진기를 감추고 있다는 사건 사이에 인과적 관계가 있음을 분명하게 보여주고 있다. 찰스 다윈의 '종의 기원'에서 발췌한 다음의 구절 역시 인과적 관계를 포함하고 있다.  
  
  인간이 오래 전부터 길러온 식물이나 동물의 어떤 한 종류에 속하는 각 개체들을 우리가 비교해 볼 때 가장 먼저 우리를 놀랍게 하는 점은 그러한 개체들이 지니는 서로간의 상이함이 자연 상태에 있는 종에 속하는 개체들이 지니는 상이함보다 일반적으로 훨씬 크다는 사실이다. 만약 우리가 기후와 기르는 방법에 따라 시대마다 다양하게 자라온 식물과 동물의 다양성을 고려한다면, 우리는 다음과 같이 결론 내리게 될 것이다. 이러한 다양성은 자연상태에서 자란 종들에게 적용되었던 획일적인 환경 조건과는 달리 매우 다양한 환경 조건에서 길러진 가내(domestic) 생산에서 비롯된 것이다. 
  
  다윈은 야생 종(예를 들어 코끼리)에 속하는 개체들 간의 차이보다 훨씬 주목할 만한 차이를 갖는 가내 식물이나 동물(예를 들어, 작은 푸들에서 커다란 그레이트 데인에 이르는 다양한 개들을 생각해 보라)의 차이가 다름 아닌 인간이 이러한 식물이나 동물들을 야생 종에 적용되는 환경보다 매우 다양한 환경에서 길렀기 때문이라고 주장한다. 인간은 수세기 동안 수많은 분야에서 개를 길러왔다. 놀이, 쇼, 일 등의 다양한 목적을 위해서 말이다. 코끼리는 단지 둘 혹은 셋 정도 되는 지역의 매우 특수한 환경 속에서 번성해 왔고, 따라서 단지 두 종류의 종의 수를 가질 뿐이다. 
  인과적 논증은 귀납 논증에서 가장 빈번하게 사용되는 논증이다. 이에 대해 뒤에서 더 자세하게 다룰 것이다. 
  인과적 논증 이외의 귀납 논증에는 다음과 같은 것들이 있다. 

1. 과거에 일어난 일에 근거해서 미래에 관한 일을 결론짓는 논증.

   돌은 떨어질 것이고, 불을 타오를 것이며, 땅은 견고하다는 사실을 우리는 수천번 관찰해 왔다. 그리고 이러한 일에 대한 사례들을 우리가 발견하게 되면 우리는 주저없이 익숙한 추론을 이끌어 낸다. 
- David Hume, 자연 종교에 관한 대화

   이 구절을 말하고 있는 Philo가 분명한 결론(미래에도 돌은 계속해서 위에서 아래로 떨어질 것이고, 불은 타오를 것이며, 땅은 견고할 것이라는)을 실제적으로 말하고 있지는 않지만 그가 말하는 의미는 분명하다. 
2. 현재의 증거에 기초하여 과거의 일에 대해 결론을 내리는 논증. 

   꽃가루의 입자들은 매우 미세하지만 수백년 심지어는 수천년 동안 아주 놀라운 방식으로 토탄 늪(peat bogs)에 보존되어 있다. 모든 식물들의 꽃가루는 각자의 독특한 형태를 가지기 때문에 현미경으로 어느 시대에 어떤 식물들이 자라고 있었는지를 우리는 확인할 수 있다. 따라서 토탄 늪에 있는 구별 가능한 각 층들은 시간의 흐름에 따른 식물계의 변화를 보여줄 수 있는 대단한 하나의 그림책이라 할 수 있을 것이다. 
- P. V. Golb, 늪지의 사람들
 
   여기에서 현재에 관찰되는 꽃가루들은 선사시대에 번성했던 식물들의 유형을 재구성할 수 있는 기초를 제공한다. 역사학자들, 지질학자들, 인류학자들(과거에 대한 지식에 관심을 기울이고 있는)은 이런 식으로 귀납적 추론을 사용한다. 
 
3. 어떤 관찰 표본이나 실험 표본을 기초로 일반화하는 논증.
   이러한 유형의 논증은 어떤 정치가가 선거에 있어서 유력한 후보인가를 결정하기 위해서 혹은 어떤 특정한 법률 제정에 대한 사람들의 반응을 알기 위해서 여론 조사를 행할 때 사용되는 귀납적 추론이다. 당신은 이러한 논증들을 선거 기간에 특히 많이 경험했을 것이다. 아래의 구절은 이러한 유형의 논증에 대한 조금은 다른 예로서 최근의 어떤 조사에 대한 신문기사에서 발췌한 것이다.  

로스엔젤레스 - 이혼에 따른 동등한 재산 분배는 남자를 보다 부유하게 만들고 여자를 보다 가난하게 만든다고 캘리포니아의 한 연구 결과는 발표했다. 그리고 이러한 연구 발표는 이혼 소송에 대한 해결에 있어 남자의 수입 잠재력(earning potential)을 포함시키고자 하는 전국적인 노력을 지지하고 있다. 
  스탠포드 대학에서 3000건의 이혼 사례를 통해 조사한 바에 따르면, 수입과 필요분(need)을 비교한 결과 남자의 경우 이혼 후 1년 내에 42%가 생활 수준이 향상되었으며 반대로 여성과 아이의 경우 73%가 생활 수준이 하락했다. 
- Jay Matthews, The Washington Post   

  위 구절은 결론과 결론이 기초하고 있는 증거를 제공하고 있을 뿐만 아니라 결론이 이혼 소송 해결에 있어서 앞으로 금전적 계산 방식에 미치게될 영향에 대한 추가 정보까지 포함하고 있다. 표본에 기초하여 일반화하는 방식은 귀납적 추론을 통해 우리의 지식을 확장할 수 있는 여러 방법들 중 매우 유용한 방법이다. 
4. 항상 그렇지는 않지만 보통 혹은 자주 발생하는 어떤 사건들에 기초하여 특정 경우에 대해 결론을 내리는 논증. 
  Mark Twain의 노트(Notebook)에서 발췌한 다음의 구절은 이러한 귀납 논증의 매우 재미있는 예이다. 

근본적으로는 내가 그를 다치게 했다고 생각하지 않았다. 확률의 법칙에 따랐을 때 나는 그의 피에 대해 죄책감을 느낄 필요가 없다. 왜냐하면 얼마 되지 않는 경험이지만 나는 언제나 내가 총으로 맞추려는 대상을 결코 정확하게 맞춘 적이 없기 때문이다. 그리고 나는 내가 그를 정확하게 겨냥하려고 최선을 다했음을 알고 있다. 

5. 두 가지 유형의 사물들 사이에 성립하는 어떤 유사성에 기초하여 다른 유사성을 결론으로 이끌어 내는 논증.
    어떤 회사의 몇몇 물건들이 매우 성능이 좋다는 사실에 기초해서 그 회사의 다른 종류의 물건을 사기로 결정할 경우 당신은 종종 이러한 형태의 추론을 사용한다. 재료, 제조방법 그리고 생산품의 다른 여러 특징들이 갖는 유사성이 아직은 관찰되지 않은 특성(예를 들어 내구성)을 지지할 수 있는 증거를 제공한다. 그리고 이러한 추론은 또한 많은 의학 연구에 사용된다. 연구원은 인간과 특정 측면에서 유사한 실험동물에 다양한 물질을 투여하고 그 결과를 관찰한다. 그리고는 다양한 물질들이 실험동물에 영향을 미치는 방식과 유사한 방식으로 인간에게도 영향을 미칠 것이라고 결론짓는다. 다음 예는 잡지 기사에서 발췌한 것이다. 

  버클리에 있는 캘리포니아 대학의 해부학 교수인 Marian C. Diamond는 피임약이 두뇌의 발전을 억제할지 모른다고 최근에 경고했다. 
  연구 결과에 따르면 피임약 속에 포함되어 있는 여성 성호르몬이 지능을 통제하는 대뇌 피질의 성장을 억제한다고 Diamond 박사는 말했다. 
  Diamond 박사는 실험용 암컷 쥐에 피임약과 같은 호르몬을 투여했었다. 그런데 그 쥐는 호르몬이 주사되지 않은 다른 쥐에 비해 대뇌 피질의 성장이 훨씬 늦게 이루어졌다.
- Parade magazine

  제시된 논증이 연역 논증인지 귀납 논증인지를 구별함에 있어서 귀납 논증들이 적절하게 사용되는 문맥들을 파악하고 있는 것이 도움이 될 수 있다. 물론 올바른 귀납 논증에 대한 진정한 검사는 다음과 같이 묻는 것이다 : 논증의 전제들이 결론을 결정적으로 지지하지는 않지만 어느 정도는 지지하는 그러한 논증인가? 논증이 귀납적이기 위해서는 전제들의 참이 결론의 참을 그럴 듯 하게 만들어야 한다. 연역 논증에서와 마찬가지로 귀납 논증에서도 어떤 논증이 귀납 논증임을 지지하는 몇몇 특별한 단어들이 있다. 이러한 단어들로는 다음과 같은 것들이 있다. "아마도", "보통", "지지하는 경향이 있는", "그럴 듯한", "매우 그럴 듯한", "거의 언제나". Mark Twain이 "확률의 법칙에 따르면 나는 죄의식을 느낄 필요가 없다"라고 말했을 때, 그는 자신의 논증이 귀납적임을 가리키고 있던 것이다. "피임약이 뇌의 발전을 억제할 지도 모른다"라는 Diamond 박사의 주장에서처럼 "--일 지 모른다"라는 단어는 종종 귀납적으로 도출된 결론임을 잠정적으로 가리킬 때 사용되곤 한다. 
  연역 논증과 귀납 논증의 다른 중요한 차이는 바로 연역 논증이 전부 아니면 무(전제들이 결론을 결정적으로 지지하던지 그렇지 않던지)인 반면 귀납 논증에서의 전제와 결론 사이의 지지관계는 그 강도가 매우 다양하다는 사실에 있다. 어떤 논증이 귀납 논증임을 가리키는 여러 용어들은 그 논증의 지지정도를 나타내는 정보 역시 포함하고 있다. 예를 들어 "--일지 모른다", "아마" 등과 같은 용어는 약한 지지를 나타내는 반면, "거의 언제나", "매우 그럴 듯한" 등과 같은 용어는 강한 지지를 나타낸다. "실질적으로 확실한(with practical certainty)", "도덕적으로 확실한(with moral certainty)" 등의 표현은 매우 강한 귀납적 지지를 나타낸다. 그리고 이러한 용어들은 증거가 압도적으로 확실할 때 사용된다. 하지만 그럼에도 불구하고 이러한 지지는 연역논증에서 요구되는 논리적이고 진리 보존적인 특성을 지니지는 못한다. "모든 합리적인 의심을 넘어서서(beyond all reasonable doubt)"라는 구절은 보통 강한 귀납 논증을 가리킬 때 사용되나 때때로 연역 논증을 가리킬 때도 사용된다. 
  연역 논증과 귀납 논증은 추가 정보가 논증의 강도에 미치는 영향에 있어서도 차이를 보인다. 당신이 먼 친척으로부터 2천만원의 유산을 상속받았다고 가정해 보자. 당신은 이 돈을 mutual fund에 투자하기를 원하고, 당신의 목적은 원금의 보존과 투자에 따른 합당한 수익이라고 가정 해보자. 당신은 40년 동안 매 분기마다 배당금을 지불해 왔고, 적당한 성장을 계속해온 펀드(fund)를 선택했다. 이러한 선택에 대한 당신의 논증은 다음과 같을 것이다. 

펀드X는 40년 동안 자본을 조금씩 증가시키면서 규칙적인 배당금을 지불해 왔다. 
나의 투자 목표는 규칙적인 수익금과 원금의 보존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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펀드X는 내게 알맞은 투자 대상이다.                                                 

그런데 당신이 나중에 다음을 알게 되었다고 가정해보자. 펀드X는 조직을 개편하고 있으며 새로운 매니저들은 잠재적 성장률이 강한 투기성 주식에 많은 관심을 가지고 있다. 당신의 원래 논증은 이러한 새 정보가 추가될 경우 결론에 대한 지지가 매우 약해질 것이다. 
  위의 예와는 반대로 새로운 정보가 귀납 논증의 강도를 강화시킬 수도 있다. 유전이 알코올 중독에 미치는 영향에 대한 최근의 조사를 예로 들어보자. 워싱턴 대학의 알코올 연구 센터에 근무하는 라이히 박사는 202명의 알코올 중독자를 대상으로 10년간 연구한 끝에 다음과 같은 사실을 알아냈다. 그들 중 38%의 아버지가 알코올 중독자이고, 21%의 어머니가 알코올 중독자이며, 57%가 알코올 중독에 걸린 남자형제를 가지고 있고, 15%가 알코올 중독에 걸린 여자형제를 가지고 있으며, 32%가 알코올 중독에 걸린 아들을, 19%가 알코올 중독에 걸린 딸을 가지고 있었다. 전체 인구에서 여자의 단지 3%만이, 남자의 8-10만이 알코올 중독자 임을 알 때, 위의 정보는 알코올 중독에 있어 유전이 중요한 인자라는 결론을 지지하게 된다. 그런데 이와 같은 정보에 다음과 같은 정보가 추가되면 위의 결론은 보다 강력해진다. 스웨덴의 한 연구결과에 따르면 입양아들이 비록 알코올 중독자가 아닌 사람들에게 아주 어렸을 때 입양이 되었을 지라도, 그들의 친아버지가 알코올 중독자일 경우가 그렇지 않을 경우보다 알코올 중독에 걸릴 확률이 4배나 높았다.  
  위에서 살펴본 것처럼 추가 정보는 귀납 논증을 강화 혹은 약화시킨다. 하지만 연역 논증의 경우 만약 그 논증이 타당하다면, 추가 정보는 결코 그 논증을 강화 혹은 약화시킬 수 없다. 원래 논증의 전제들이 참일 경우 결론 역시 참이기 때문에 전제에 어떤 것을 추가해도 이를 바꿀 수 없다. 우리가 이전에 살펴보았듯이, 소위 연역 논증이라는 것은 타당하거나 혹은 타당하지 않기 때문에 타당성의 정도를 가지지 않는다. 하지만 귀납 논증의 전제들은 결론을 다양한 정도(매우 강하게 혹은 보통으로 혹은 약하게)로 지지할 수 있다. 따라서 추가 전제들은 논증을 보다 강화시킬 수도 있고 보다 약화시킬 수도 있다. 만약 귀납 논증에서 그 지지 정도는 극단적으로 약하지만 표면적으로는 올바른 귀납 논증과 유사할 때, 그러한 논증은 귀납적 오류라 불린다. 
  어떤 논증들, 특히 과학에서 사용되는 논증들은 연역적 요소와 귀납적 요소를 결합한다. 예를 들어 프랑스의 유명한 과학자인 파스퇴르는 신선한 우유에 들어있는 해로운 유기체를 파괴할 수 있는 저온 살균법을 적용하기 전에, 숙성과정에서 포도주가 시어져버리는 문제에 대한 해결책으로 저온 살균을 제안했었다. 살아있는 유기체인 효모 세포들은 포도주를 만드는데 요구되는 발효에 필요한 것이다. 하지만 파스퇴르는 현미경을 통해 여러 종류의 효모들이 있고, 그것들 중 몇 종류가 숙성과정에서 포도주를 시어지게 만드는 원인이라고 믿었다. 그는 다음과 같이 추론하였다. 만약 포도주 속에 들어 있는 효모들이 발효가 끝난 후 저온 살균에 의해 모두 파괴된다면, 포도주는 시어지지 않고 숙성될 것이다. 파스퇴르의 방법은 실행되었고, 프랑스의 포도주 제조 업체들은 그에게 많은 감사를 하게 되었다.
  파스퇴르의 위 논증에서 연역적인 부분은 다음과 같다. 

효모 세포들은 포도주를 시어지게 만드는 원인이다. 
        저온 살균은 효모 세포들을 파괴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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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저온 살균된 포도주는 시어지지 않는다. 

파스퇴르는 저온 살균된 포도주는 시어지지 않는다는 자신의 실험에 기초하여 귀납적으로 다음과 같이 결론 내렸다. 효모가 포도주를 시어지게 만든다는 자신의 믿음은 옳았다. 이 결론은 연역적이라기 보다는 귀납적으로 따라나온다. 비록 효모 세포들이 저온 살균에 의해 파괴되었을지라도, 저온 살균에 의해 파괴된 어떤 다른 인자들이 포도주 부패의 원인일 수도 있기 때문이다. 이러한 유형의 논증에는 연역적인 요소가 포함되어 있을지라도, 전체적인 구조는 귀납적이다. 왜냐하면 포도주 부패의 원인에 관한 결론이 실험의 성공에 대한 전제들로부터 확실하게 따라나오는 것이 아니기 때문이다. 과학적 추론에 있어 기본적인 이러한 유형의 논증들은 7장에서 보다 자세하게 살펴볼 것이다. 

연습문제

1. 신문, 잡지, 혹은 최근의 자료들 중에서 귀납 논증의 예를 찾아내시오. 그리고 이 논증을 표준 형태로 재구성하고, 이 논증이 본 III절에서 기술된 범주들 중 어떤 것에 속하는지를 말하시오.  

2. 다음 각 논증의 전제와 결론을 확인하고, 각 논증을 연역 논증과 귀납 논증으로 분류하시오. 만약 어떤 논증이 연역 논증인 것 같지만 실제적으로는 그렇지 않을 때(아마도 그 논증이 분명한 어떤 보편적 일반화를 결여하고 있기 때문에), 왜 생략된 전제가 결론보다 훨씬 그럴 듯한지를 논의하시오. 
   a. 유럽에서 협력적 판매전략(cooperative marketing)의 도입은 농부들의 부를 증가시켰다. 따라서 미국에서도 유사한 시스템이 농부들의 부를 증가시킬 것이라고 우리는 확신한다. 
   b. 노동자들은 생산물에 대한 공정한 몫을 얻을 수 있는 정책에 투표해야한다. 세금이 올라가면, 가격이 올라간다. 가격이 올라가면, 이익이 올라간다. 이익이 올라가면 노동자들은 생산물에 대한 공정한 몫보다 적은 몫을 받는다. 따라서 노동자들은 세금을 낮추려는 정책에 투표해야한다. 
   c. 미국의 최근 네 명의 대통령들은 인종간의 평등한 권리와 시민의 자유를 지지했다. 하지만 인종간에는 동등한 권리가 향유되고 있지 않으며 우리의 시민적 자유는 계속해서 침식당하고 있다. 따라서 국회나 다른 권력 기구들은 대통령들이 자신들이 원하는 개혁을 감행하지 못하도록 막아야 한다. 
   d. 날씨 문제에 있어서 탁월한 기록을 가지고 있는 농부들의 연감(Farmers' Almanac)은 올해에 혹한이 올 것이라고 예측한다. 따라서 매우 추운 겨울이 될 것이다.
   e. 논증 e와 f는 점성술과 관련된 것이다. 
   만약 사람의 운명이 그가 태어났을 당시에 그의 위에 있던 별에 의해 결정된다면, 같은 별 아래에서 태어난 모든 사람의 운명은 같아야 할 것이다. 하지만 주인과 노인, 왕과 거지와 같은 서로의 운명이 매우 다른 사람들이 동시에 같은 별 아래에서 태어난다. 따라서 사람의 운명이 그가 태어났을 당시에 그의 위에 있던 별에 의해 결정된다고 주장하는 점성술은 확실히 옳지 않다.
- Pliny the Elder, Natural History  
   f. 사건을 유심히 관찰하는 사람들은 그 사건을 미리 알 수 있다. 이러한 종류의 사건들은 대폭풍우나 사나운 바람에 대한 것으로, 달이나 항성들의 태양에 관한 여러 경로들 때문에 발생한다. 그리고 이러한 사건은 종종 선원들에 의해 예견된다. 위와 같이 사건들에 대한 정확한 지식에 기초하여 계절의 고유한 성질들에 관해 예측하는 것이 정확하게 실행 가능한 것이기 때문에, 모든 인간의 운명이나 성향에 대한 위와 유사한 예측을 함에 있어 근본적인 장애는 발생하지 않는다. 왜냐하면 개별 인간이 태어나서 처음 형성될 때, 그 때의 천체 구성에 의해서 그의 일반적인 기질이 지각될 수 있기 때문이다. 그리고 천체의 한 배열 구조에 의존하는 어떤 사건들은 특별한 기질에 도움이 될 수 있는 반면, 어떤 기질들은 바람직하지 않거나 해로운 사건들로부터 기인하기도 한다. 따라서 이러한 점을 고려했을 때 예지의 가능성은 분명해진다.
- Ptolemy's Tetrabiblos, quoted in Patrick Suppes, A Probabilistic Theory of Causality 
   g. 우리 문화에 있어서 피부색은  흑인으로 분류되는데 있어 필요조건도 충분조건도 아니다. 까맣게 보인다는 사실이 우리 문화에서 흑인이 되는데 있어 필요조건이 아니라는 사실은 간과(passing) 현상[자신이 흑인임을 알고 있는 사람이 백인처럼 보이기 때문에 백인처럼 지나치는 현상]을 통해 알 수 있다. 그리고 충분조건이 아니라는 사실은 John Howard Griffin의 Black Like Me라는 책을 통해 알 수 있다. 이 책에서 독자들은 "까맣게 보인다"를 흑인이다 와는 다른 것으로 쉽게 이해할 수 있다.
- R. A. Wasserstrom, "Racism, Sexism, and Preferential Treatment," in UCLA Law Journal 3(1977):581 
   h. 누진과세에 대한 실제적 정당화는 바로 다음과 같다. 보다 부자인 자들은 정부로부터 보다 많은 이익을 받기 때문에 더 많이 지불해야 한다. 그런데 이는 엄밀한 계산적 의미에서 옳지 않을 수 있다. 중간 계층과 상위 계층의 사람들은 식량 배급표를 사용하지 않는다. 하지만 이 나라에서 정부의 핵심은 사회적 등급을 보존하는데 있다. 누진과세에 따른 풍부한 이익들은 결코 가난한 자들을 위해 쓰여지지 않는다.
- Robert Samuelson, "Economic Focus," Pittburgh Post-Gazette 
   i. 삶의 단조로움을 깨기 위해 사용되었던 몇몇 식물들에 대한 정교한 조제 방식이 탐구되었을 때 다음과 같은 사실은 매우 분명해졌다. 원시 시대 사람들은 식물들이 단지 식용과 약제용만이 아닌 다른 용도로도 사용될 수 있음을 분명히 알고 있었을 것이다. 그들은 흥분을 야기하는 사건들과,  식물의 염기인 알카로이드와 독소를 가진 나무의 진이 미치는 영향/범위들을 예리하게 관찰했었을 것이다. 그리고 그들은 마취제를 얻기 위해 생산물들을 태우고 굽는 기술을 혹은 향을 즐기는 방법을 아마도 잘 알고 있었음에 틀림없다. 
            - Oakes Aimes, quoted in Technics and Human Development, by Lewis Mumford
   j. Iliad, Odyssey, Erga, 그리고 Theogony등의 서사시들이 최초의 모험 이야기가 아님은 분명하다. 이것들은 표면적으로는 원시 시가의 형태를 띠고 있지만 그 길이가 매우 길고 구성이 복잡하다. 그리고 이러한 사실은 여러 세대를 거친 예술적 노력의 결과일 수밖에 없다. 이러한 서사시들은 모든 것들을 공통된 하나의 언어로 이야기하고 있고, 소실된 의미들과 과거의 사회상에 대한 반향을 포함하고 있다. 시인의 언어는 구성된 것이고, 매 구절마다 보격의 운율에 대한 요구에 따라 조건지어져 있다. 그러므로 우리의 Iliad이전에 보격의 운문들이 있었음이 확실하다. 
                                         - Gilbert Murray, The Literature of Ancient Greece
   k. 모든 국가는 일종의 공동체이고, 모든 공동체는 어떤 선을 목적으로 설립된다. ... 하지만 만약 모든 공동체들이 어떤 선을 목표로 한다면, 모든 것들 중에서 최상이며 모든 것들을 포함하는 국가 공동체 혹은 정치 공동체는 어떤 공동체에 비해서도 보다 큰 정도로 선을 목표로 하고 또한 가장 최상인 선을 목표로 한다.
- Aristotle, Politics
   l. 기록 : 오랫동안 발견되지 않았던 풍조새(bowerbird)가 New Guinea 서쪽의 Foja 산맥에서 발견되었다. 그리고 풍조새의 은신처와 그것들의 구애행동(display)이 관찰되었다. 풍조새의 은신처는 이끼로 테를 두르고 있는 평평한 장소 위에 있는 길다란 막대기로 이루어져 있으며, 세 가지 색으로 이루어진 각각의 열매 더미로 장식되어 있었다. 구애를 청하는 수컷은 암컷을 향해 자신의 황금 빛 볏으로 푸른 열매들을 밀어댔다.

   다른 많은 종류의 새들에 있어서, 수컷은 진짜 혹은 가짜 둥지를 짓고 음식을 제공함으로써 암컷을 유혹하고 알을 낳도록 자극한다. 만약 은신처를 짓는 것이 이러한 구애행위의 과장된 한 형태로서 발전된 것이라면, 풍조새의 은신처는 대단한 구애행위를 나타낸다. 모든 종의 수컷들은 은신처를 장식하는 것들 중 하나를 집어서 암컷을 향해 부리에 물기 때문에 그리고 부리에 문 이러한 것들은 종종 먹을 수 있는 것들이기 때문에, 여러 색을 띠는 열매들로 이루어진 풍조새의 은신처가 보여주는 꾸밈새는 구애행위상의 음식물 제공을 통해 이루어진 것이다.
- J. M. Diamond, "Rediscovery of the Yellow-Fronted Gardener Bowerbird," Science 216(1982):431
   m. 경제는 곧 회복될 것이다. 정부의 보고서들은 어제 경기가 상승하고 있음을 지적했다. 통상부는 다음과 같이 발표했다. 공사비용이 12월에 1.4%올랐고, 제2의 지속적인 달별 흑자를 내고 있으며, 미국 공장들에 새한 새로운 제조품 주문이 4.8%나 증가했다. 
-Newspaper report
   n. 보건복지부의 보건 담당 서기관보는 12세 이상의 미국인에 대한 표본 검사를 포함하고 있는 약물 남용에 관한 국민가구 조사와 고등학생을 대상으로 한 조사 결과를 발표했다. 이 조사에 따르면 12세 이상의 미국인 3명중 1명이 무허가 물품을 사용한 적이 있는 것으로 밝혀졌다.
-Newspaper report


IV. 오류들(Fallacies)

  오류들 혹은 잘못된 논증들은 결론을 지지하는 것처럼 보일 수 있다. 하지만 우리가 알고 있듯이 겉보기 모습은 거짓일 수 있다. 
  논리적 오류를 범하는 것은 단순한 사실적 실수와는 다르다. 일상언어에서 "오류"라는 용어가 비록 잘못된 믿음(특히 매우 매력적이기 때문에 믿을 만한 것처럼 보이는 믿음)을 지칭하는데 사용되고 있을지라도, 우리는 이 용어를 추론상의 어떤 실수만을 가리키기 위해 사용할 것이다. 잘못된 믿음은 결코 이러한 의미에서의 오류가 아니며, 어떤 것에 대한 단순한 실수는 오류를 범하는 것으로 여겨져서는 안 된다. 예를 들어 토마스 제퍼슨이 노예를 소유하지 않았다고 믿는 것은 잘못된 것이지만 오류는 아니다. 제퍼슨이 노예를 소유했었다고 믿지 않는 사람은 어떤 사실을 모를 뿐이지, 증거에 기초하여 어떤 결론을 이끌어 내는 그의 논리적 능력에 문제가 있는 것은 아니다. 오류를 범하기 위해서는 증거가 아닌 것을 어떤 주장에 대한 증거로 제공하거나 혹은 받아들여야 한다. 오류는 어떤 논증의 결론을 지지할 수 있는 충분한 근거가 실제로는 제공되고 있지 않지만 겉보기에 제공되고 있는 것처럼 보일 때 발생한다. 
  오류는 여러 가지 이유 때문에 우리를 오도할 수 있다. 종종 결론이 매우 매력적이기 때문에 우리는 지지 증거로서 제공된 거의 모든 것들을 아무 거리낌없이 받아들인다. 사기꾼이나 자신만만한 사람들은 자신들의 돈 벌 궁리를 다른 이들이 믿도록 하기 위해서 터무니없는 증거들을 제공한다. 하지만 그들은 희생자가 될 사람들의 판단을 흐리게 하기 위해 돈에 대한 사람들의 욕망을 잘 이용한다. 반대로 어떤 주장이 매우 혐오스럽기 때문에 우리는 그에 반하는 증거들을 거리낌없이 받아들일 수도 있다. 어떤 주장을 믿거나 부인하려는 심리적 욕구들을 그 주장이 얼마나 잘 지지되고 있는가에 대한 고려들과 구별하기 위해서는 비판적인 사고가 요구된다. 
  다른 경우에 있어서 우리는 어떤 주장을 하는 사람을 좋아하거나 싫어하기 때문에 혹은 존경하거나 무시하기 때문에 그 주장에 대한 동요를 일으키곤 한다. 하지만 이러한 사실은 증거의 본성을 올바로 고려할 수 없을 정도로 우리를 맹목적이게 만든다.  어리석게도 지나치게 다정한 부모들은 어린아이들의 말을 허황된 주장에 대한 충분한 근거로서 받아들이는 오류를 종종 범한다. 이러한 점에서도 우리는 주의를 늦추지 않기 위해 비판적 사고를 요구해야할 것이다. 
  위협이나 유혹의 문맥에 오류가 포함되어 있을 때 우리는 어떠한 증거도 제시되고 있지 않음을 간과하기 쉽다. 증거 대신에 힘의 위협을 포함하고 있는 논증들은 다른 많은 오류들과 마찬가지로 특별한 이름을 갖는다. 그것은 "힘에의 호소(appeal to force 혹은 라틴어로 ad baculum)"라 불린다. 이 오류는 우리의 추론 능력보다는 감정(두려움)에 호소한다. 
  감정에 호소하는 또 다른 오류는 "연민에의 호소(appeal to pity 혹은 ad misericordium)"라 불린다. 이 오류는 우리가 누군가에 대해 미안한 감정을 느끼는 것과 주장의 참에 대한 증거를 혼동할 때 발생한다. 암으로 죽어 가는 어떤 유명한 과학자가 자신의 이론에 대한 최근의 도전들에 대하여 다음과 같이 말할 때 그는 연민에 호소하고 있는 것이다 : "나는 나의 이론에 관계된 것들을 주장할 수 있습니다. ...왜냐하면 이것은 나의 마지막 환호의 소리이기 때문이다. 그리고 나는 진리를 말해야만 합니다. "
  우리의 감정을 이용하는 대신, 오류는 논증의 올바른 형태가 지니는 어떤 측면들을 모방함으로써 우리를 오도하기도 한다. 우리는 논증의 올바른 형태에 대한 보다 세부적인 공부를 마친 연후에야 오류가 지니는 이러한 성질들을 보다 잘 이해할 수 있을 것이지만, 아래의 몇 가지 예들은 이러한 점을 어느 정도 분명하게 해줄 수 있을 것이다.
  인과적으로 연결되어 있는 사건들은 어떤 규칙성을 지니며 함께 발생한다. 그리고 인과적 논증의 전제들은 이러한 규칙적인 연관을 끌어들인다. 하지만 단지 어떤 사건들이 과거에 때때로 함께 발생했다는 증거에만 기초하여 인과적 연관이 있다고 주장하는 것은 곧 오류를 범하는 것이다. 왜냐하면 이러한 연합 발생은 단순한 우연일 수 있기 때문이다. 모든 종류의 사건들은 그것들 사이의 어떠한 인과적 연관이 없이도 동시에 발생할 수 있다. 우리가 과거에 월요일마다 좋은 소식을 들었다고 가정해보자. 단지 이러한 사실에만 기초하여 월요일이 좋은 소식의 원인이라고 주장하는 것은 오류를 범하는 것이다. 
  올바른 연역 논증을 모방한 오류의 한 예는 Woody Allen의 "사랑과 죽음"이라는 영화 속에서 발견된다. 영화의 주인공은 자신의 논리 실력을 증명하기 위해 다음의 논증을 제시한다. 

모든 사람은 영원히 살 수 없다. 소크라테스는 영원히 살 수 없다. 따라서 모든 사람은 소크라테스이다.

위의 잘못된 논증이 연역 논증의 형태에 대한 고전적인 예를 모방하고 있는 방식은 우리에게 웃음을 줄 수 있기에 충분할 정도로 분명하다. 아마도 모든 오류들이 이처럼 구별하기 쉽다면 삶은 보다 단순해질 것이다. 
  종종 오류들은 유관한 증거들이 무시되기 때문에 발생하기도 한다. 이러한 오류는 정형화된 사고의 결과로서 발생한다. 이러한 사고는 고정되고, 경직되어 있으며, 혹은 관습적인 사고 방식으로 인해 습득된 정보 내에 포함되어 있는 개별적인 다양성을 전혀 반영할 여지를 남기지 않거나 새로운 정보를 적절하게 분류할 수 있는 여지를 전혀 남기지 않는다. 다음과 같이 주장하는 것은 이러한 오류의 노골적인 예가 될 것이다. 어떤 사람은 그가 어떤 인종의 한 구성원이라는 사실 때문에 뛰어난 지능을 가진다고 주장한다. 이 논증은 모든 인종의 개별 구성원들이 상당히 다양한 지능을 가지고 있다는 매우 잘 알려진 사실을 무시하고 있다. 이러한 유형의 편견적 판단들은 특히 전형성에 의한 사고의 대표적인 형태이다. 
  정형화된 사고가 항상 이처럼 분명하게 드러나는 것은 아니다. 심리학자들은 인종적 혹은 민족적 편견이외의 정형화된 사고를 포함하는 잘못된 논증이 우리들의 주변에 실제로 만연해 있다고 주장했다. 두 명의 심리학자가 다음의 문제를 여러 명의 학생들과 대학 동료들에게 제시했었다.(Amos Tversky and Daniel Kahneman, "Judgments Under Uncertainty," Science 185 [1974]:1124) 문제를 제공받은 사람들에게 다음과 같은 사실이 주어졌다. 변호사에 대한 묘사를  포함하고 있는 30장의 카드와 기술자를 묘사하고 있는 70장의 카드가 포함되어 있는 표본에서 카드가 무작위로 한 장 선택된다. 선택된 카드 중 하나는 다음과 같다. 

  존은 39세의 남자로, 결혼해서 두 명의 아이를 가지고 있다. 그는 지역 정치 활동에 적극적이고 그의 취미는 희귀한 책들을 모으는 것이다. 그는 경쟁적이며, 논증을 좋아하고, 조리 있는 사람이다. 

문제는 존이 기술자인가 변호사인가를 말하는 것이다. 
  기술자를 묘사하고 있는 카드가 변호사를 묘사하고 있는 카드보다 무려 두 배 이상 많은 데도 문제를 제공받은 대부분의 사람들은 "변호사"라고 답했다. 무작위로 뽑은 카드가 기술자에 대한 카드일 확률이 변호사에 대한 카드일 확률보다 더욱 높을 것이다. 하지만 대부분의 사람들은 이 정보를 무시했다. 두 심리학자들은 이 실험의 결과와 다른 실험들의 결과들을 통해 다음과 같이 결론 내렸다. 사람들은 변호사와 기술자에 속하는 어떤 전형적인 특징들에 사로잡혀있다. 아마도 변호사의 일반적인 전형은 대단한 능력을 가진 (경쟁적이고, 논증을 좋아하고, 조리 있는) 법정의 변호사들을 반영하고 있는 신문이나 텔레비전과 같은 대중 매체를 통해 형성되었을 것이다. 희귀한 책들을 모으는 것은 많은 돈을 요구하는 취미일 수 있다. 그리고 많은 변호사들이  많은 돈을 번다. 게다가 많은 정치 사무소들이 법적인 훈련을 받은 사람들에 의해 운영된다. 하지만 위의 기술구에 포함된 어떠한 정보도 기술자라는 직업과 결코 양립 불가능하지 않다. 그리고 많은 수의 변호사들이 위의 전형을 보이는 변호사들에 비해 훨씬 덜 매력적인 삶을 살아간다. 표본에서 기술자가 훨씬 많다는 사실이 단순하게 무시된다면, 위의 묘사가 기술자가 아닌 변호사를 기술하고 있다는 판단은 확실한 정보는 전혀 고려하지 않은 채 단지 전형에만 의존하는 오류를 범한 것이 된다. 


V. 복습

  이번 장에서 우리는 연역 논증과 귀납 논증을 구별하는 법과 오류들의 일반적인 특성에 대해 공부하였다. 3장에서는 보다 특수한 형태의 논증들을 살핌으로써 그러한 논증들을 평가할 수 있는 기준들을 발전시킬 것이다. 하지만 이러한 작업에 앞서, 몇 가지 중요한 기초적인 특징들에 주목할 필요가 있다. 일단 어떤 논증이 제시되면 다음과 같은 물음들이 던져지고 대답되어야 할 것이다. 
    1. 결론은 무엇인가? 
    2. 결론을 지지하기 위해 어떤 증거가 제공되었는가? 
    3. 증거는 결정적인 것인가 아니면 부분적인 것인가? 증거가 매우 약한 것인가 혹은 결론이         중요한 어떤 전제를 고려하지 않고 있는가? 
    4. 질문 3에 대한 답이 분명하지 않다면, 논증이 제시되고 있는 문맥을 살펴보아라. 
   그것은 수학적인 논증인가 혹은 결론이 전제 속에 이미 포함되어 있던 정보를 단지 결합하거나 재서술하는 논증인가? 이러한 유형의 논증은 아마도 연역 논증일 것이다.
   그것은 현재의 증거에 기초하여 과거 혹은 미래에 대한 어떤 것을 확립하려고 하는 논증인가? 그것은 어떤 것이 그 밖의 어떤 것의 원인임을 보여주려는 인과적인 논증인가? 그것은 표본 조사에 기초한 논증인가? 대부분의 시간에 발생하는 것에 기초한 논증인가? 혹은 유사성에 기초한 논증인가? 이러한 논증들은 아마도 귀납 논증일 것이다. 그리고 또한 "아마도"나 "필연적으로"와 같은 단어들을 주목하라. 왜냐하면, 이러한 단어들은 제시된 논증이 어떠한 유형의 논증인지를 종종 나타내기 때문이다.

  이번 장에서 소개된 중요한 용어들은 다음과 같다. 

연역 논증: 전제들이 결론을 결정적으로 지지하는 혹은 지지하는 것으로 여겨지는 논증.
사실적 정보(factual information): 용어들의 정의에 의해 참이거나 수학적으로 참인 것들과는 반대로 실제 세계가 어떠한가에 대한 정보. 
오류(오류 논증): 전제들이 결론을 매우 약하게 지지하거나 실제적인 지지를 하지 않는 논증. 
간접 증명: 우리가 어떤 주장을 간접 증명을 사용하여 논할 때, 우리는 그 주장이 거짓이라는 가정으로부터 모순이나 분명히 거짓인 문장이 연역적으로 따라나옴을 보인다. 거짓 결론을 갖는 연연 논증은 적어도 하나의 거짓인 전제를 가져야하기 때문에, 우리는 이 방법을 그 주장(논하고자 하는 주장)이 거짓이라는 가정이 거짓이라는 것 즉 다른 말로 하면 그 주장이 참이라는 것을 보이기 위해 사용한다. 
귀납 논증: 전제가 결론을 어느 정도 지지하지만 결정적인 지지는 아닌 논증. 
건전한 논증(sound argument): 모든 전제들이 참인 올바른 연역 혹은 귀납 논증.
표준 형태(standard form): 논증을 쓰는 방식으로, 각 전제들과 결론을 각각의 줄에 분리하여 쓰되 전제들과 결론 사이의 구별은 실선으로 나타내는 방식.
진리-보존적: 올바른 연역 논증이 갖는 속성으로, 만약 전제들이 모두 참이라면, 결론들 역시 참임을 보장하는 속성이다. 
타당한 논증: 올바른 연역 논증, 즉 전제들이 참일 경우 그 전제들이 결론의 참을 보장하는 논증. 


제3장
귀납논변

    I. 귀납논변의 성격
   II. 귀납논변의 평가
  III. 귀납적 일반화
      1) 귀납적 일반화의 형식
      2) 강한 귀납을 위한 표준
      3) 연관된 오류
  IV. 통계적 삼단논법
      1) 통계적 삼단논법의 형식
      2) 통계적 삼단논법의 평가
      3) 연관된 오류
   V. 유비논법
      1) 유비논법의 형식
      2) 유비논법의 강도


I. 귀납논변의 성격
 
 연역적으로 타당한 논변의 경우 만약 전제들이 참이라면 결론도 참일 수밖에 없다. '연역적 타당성'이라는 말은 논변평가를 위한 평가어이다. 그것은 하나의 논변을 평가하기 위한 기준의 역할을 한다. 그리고 그 기준은 매우 엄격하다. 즉 어떤 논변이 연역적으로 타당하다면 전제들은 모두 참인데 결론은 거짓일 수가 없다.
 그러나 실제상황에서 부딪치는 많은 논변들 중에는 그러한 기준으로 평가할 수 없는, 또는 그러한 기준으로 평가하기에는 적합하지 않은 것들도 많다. 다시 말하여 참인 전제들로부터 나온 결론이 필연적으로 참일 수밖에 없는 것인지, 주어진 전제들이 결론을 결정적으로(conclusively) 지지해 준다고 볼 수 있는지 없는지의 기준으로는 평가하기가 어려운 논변들도 많다. 이는 타당하다고도 할 수 없지만 잘못된 것이라고도 볼 수 없는 논변들도 있다는 뜻이다. 우리가 어떤 논변을 타당하지는 않지만 그래도 받아들일 수 있다고 보는 이유는 그 논변의 전제들이 결론을 결정적으로 지지해 주지는 못하지만 합당한 정도로는 지지해 준다고 보기 때문이다. 이와 같이 전제들이 결론을 지지해 주던가 아니면 지지해 주지 않든 가의 이분법적 평가가 아니라 그 지지가 어느 정도의 것인가에 따라 평가할 수밖에 없는 논변을 '귀납논변'(inductive argument)이라 일컫는다.
 따라서 귀납논변에서는 전제들이 모두 참이고 또 그것들이 결론을 지지해 주는데도 불구하고 결론은 거짓일 수가 있다. 타당한 연역논변의 가장 두드러진 특징인 '진리치 보존'이 귀납논변에서는 보장되지 않는다. 그러나 그 대신 연역논변에는 없는 특징, 즉 사실적 지식을 확장해 준다는 특징이 귀납논변에는 있다. 귀납논변의 결론은 전제들에서 찾아 볼 수 없는 새로운 정보를 담을 수 있기 때문이다. 그렇기 때문에 수학을 제외한 거의 모든 학문영역에서 사용되는 논변은 주로 귀납의 성격을 띤 논변들이다. 뿐만 아니라 주위에서 일어나는 일상사와 관련하여 하게되는 추리도 대개는 귀납적인 성격의 것들이다.
 귀납논변에는 여러 가지 종류, 여러 가지 유형이 있다. 과거에 발생하곤 했던 것에 근거하여 미래에 어떤 것이 일어날지를 예측하는 일상적인 유형의 논변이 있는가하면, 고고학이나 인류학 등에서 자주 사용되는 방법으로서 현재 주어진 증거에 근거하여 과거에 대한 어떤 결론을 이끌어내는 유형의 논변도 있다. 그런가 하면 각종 여론조사에서 널리 사용되는 방법으로서 표본적인 관찰이나 실험에 근거하여 일반적인 결론을 이끌어내는 유형, 그리고 거꾸로 일반적으로 자주 일어나는 것에 근거하여 개별적인 경우에 관한 어떤 결론을 이끌어내는 유형도 있다. 또 사물이나 사태의 유사성에 근거하여 유비적으로(analogically) 어떤 결론을 끌어내는 논변도 귀납논변에 속하고 인과관계에 근거하여 어떤 원인이나 결과를 추론해내는 논변도 귀납논변의 일종이다. 이 장에서는 여러 유형의 논변들 중에서도 특히 귀납논변을 대표한다고 할 수 있는 몇 가지만 골라 다루도록 하겠다. 그리고 마지막 인과논변의 경우는 귀납과는 또 다른 큰 문제, 즉 인과관계라는 문제와 연관되어 있으므로 장을 달리하여 따로 다루도록 하겠다.

II. 귀납논변의 평가
 
 귀납논변을 유형별로 알아보기 이전에 우선 일반적인 사항으로 귀납논변의 확인과 평가 문제에 관한 이야기부터 해야 하겠다.
 어떤 논변이 귀납논변인지 아닌지를 확인하기 위해서는 "전제들의 결론에 대한 지지가 결정적인 성격의 것인가 아니면 정도를 이야기할 수 있는 성격의 것인가?"를 물어 볼 필요가 있다. 전제들과 결론을 이어주는 연결의 성격이 귀납적인 것인지 아닌지를 쉽게 가늠하는 데 도움이 되는 용어들이 있다. '아마도'(probably), '보통'(usually), '그럴법한'(likely), '매우 그럴법한'(highly likely), '거의 항상'(almost always) 등이 그러한 용어들이다. 귀납논변에서 이러한 용어들, 또는 이와 유사한 용어들이 사용되는 것이 보통이나, 이러한 용어들이 사용되지 않았다고 해서 반드시 귀납논변이 아닌 것은 아니다. 논변의 내용이나 문맥만 보고서도 귀납논변임을 알아야 하는 경우도 있다. 이럴 경우에 중요한 것은 귀납논변에서는 연역논변의 경우와는 다르게 전제들과 결론의 관계가 필연적이고 결정적인 관계가 아니라는 점을 상기하는 것이다. 앞에서도 언급한 것처럼 타당한 연역논변의 경우 전제들이 참이면 결론도 반드시 참이라고 할 때 이 '반드시 참'이라는 성격이 귀납논변에서는 찾아 볼 수 없다. '반드시 참'이 아니라 '참일 확률이 높다' 또는 '낮다'라든지 '참임에 틀림없다' 아니면 '참일 수도 있다' 등의 말로밖에 표현할 수 없는 것이 귀납논변이다.
 귀납논변의 성격이 그렇다면 귀납논변에서 전제들이 결론을 지지해 준다고 할 때 그 지지의 정도가 어느 정도인지가 당연히 문제시되지 않을 수 없다. 지지의 정도가 어느 정도인지 하는 물음은 귀납논변을 평가하기 위해선 묻지 않을 수 없는 매우 중요한 물음이다.
 결론에 대한 전제의 지지의 정도를 수치화할 수 없음은 물론이다. 그러나 모호하게나마 '강한'(strong) 지지와 '약한'(weak) 지지로 대별할 수 있다. 지지의 정도가 강할 때 '매우 그럴법한'(highly likely), '매우 있을법한'(highly probable), '거의 항상'(almost always) 같은 용어들이 사용되고, 지지의 정도가 약할 때는 '아마도'(may, might, possibly) 또는 이에 준하는 용어들이 사용되는 것이 보통이다. 중요한 점은 귀납논변에서의 지지가 아무리 강하다 하더라도 연역논변에서의 소위 '논리적', '결정적', '필연적', '진리 보존적'(truth-preserving) 등의 말로 표현되는 성격의 것과는 거리가 있다는 점이다. 귀납적 지지의 강도(strength)는 확률(probability)의 문제이다.
 귀납적 지지의 정도가 확률의 문제라는 사실로부터 당연히 귀결되는 또 하나의 사실은 귀납논변에 추가적인 정보를 보탬으로써 논변이 더 강해질 수도 더 약해질 수도 있다는 점이다. 연역논변의 타당성이나 부당성에는 정도가 허용되지 않는다. 더 타당하다거나 덜 타당하다 또는 더 부당하다거나 덜 부당하다는 일은 있을 수 없다. 타당하거나 부당하거나 두 가지 경우뿐이다. 따라서 새로운 정보의 추가로 더 타당해진다거나 덜 타당해지는, 또는 더 부당해진다거나 덜 부당해지는 일은 있을 수 없다. 이에 반하여 귀납논변에서는 새로운 정보의 보탬이 원래의 논변의 평가에 경우에 따라서는 상당한 영향을 끼칠 수 있다. 귀납논변에서 전제들이 결론을 지지해 주는 정도가 얼마나 되는지가 중요한 평가기준이 되기 때문에 전제에 새로운 정보를 추가함으로써 그 지지의 정도가 더 강해질 수도 있고 더 약해질 수도 있을 것임은 물론이다.

III. 귀납적 일반화
 
 1. 귀납적 일반화의 형식
 귀납논변의 가장 일반적인 형식이 개별적인 것들에 관한 관찰을 토대로 하여 일반적인 결론을 내리는 형식이다. 집합 A = <a, b, c, ............>라고 할 때 귀납적 일반화의 형식을 단순화시켜 말하자면 다음과 같다. 

      a가 F라는 성질을 갖고 있음이 관찰되었다.
      b도 F를 갖고 있음이 관찰되었다.
      c도 F를 갖고 있음이 관찰되었다.
      .
      .
     __________________________________________
     따라서 (모든 또는 대개의) A는 F를 가지고 있다. .
 
 물론 이 형식이 귀납논변의 유일한 형식인 것은 아니다. 다른 형식의 귀납논변도 있기 때문이다. 뒤에서 다루겠지만 개별적인 것으로부터 일반적인 것을 추론하는 것이 아니라 거꾸로 일반적인 전제로부터 개별적인 결론으로 나아가는 귀납논변도 있다.
 개별적인 것들에 관한 관찰을 토대로 하여 일반적인 결론을 끄집어내는 형식의 귀납논변을 '귀납적 일반화'(inductive generalization)라 부른다. '단순귀납'(simple induction), '열거적 귀납'(enumerative induction), '통계적 일반화'(statistical generalization), '표본에 근거한 논변'(arguments based on samples) 등으로 불리는 귀납논변들도 모두 귀납적 일반화의 형식을 취하는 논변들이다.
 귀납적 일반화에 해당되는 예로 다음과 같은 것을 생각해 볼 수 있다.. 내가 도서관의 참고실에 있는 여러 서가에 꽂혀있는 책들 중에서 내가 본 책마다 모두 A로 시작되는 분류번호를 가지고 있음을 알게 되었다고 해보자. 이로부터 나는 귀납적 일반화에 의하여 참고실에 분류되어 있는 모든 책들의 분류번호가 A로 시작된다는 결론을 내릴 수도 있다. 내 논변의 전제는 몇 권의 책들에 관한 나의 관찰에 근거한 것이고 결론은 참고실에 있는 책 전체에 관한 것이다. 이러한 종류의 논변이 귀납적 일반화의 전형적인 예에 속한다.
 결론에서 통계적인 주장을 하는 경우도 귀납적 일반화이다. 이 경우의 일반화는 '통계적 일반화'라 불리기도 한다. 귀납적 일반화의 결론은 보편적인(universal) 것일 수도 있고 통계적인(statistical) 것일 수도 있다. 어떤 집합 전체(100%)가 어떠 어떠하다는 결론은 전자에 해당되고, 그 집합의 일부(100%보다는 적고 0%보다는 많은)가 그렇다는 결론은 후자에 속한다. 물론 통계적인 경우라고 해서 반드시 일정한 수치를 나타내어야 하는 것은 아니다. '대부분', '거의 대부분', '많은', '적은' 등과 같은 용어가 사용될 수도 있다. 귀납적 일반화의 결론이 보편적인 것인가 아니면 통계적인 것인가는 전제들이 어떤 정보를 담고 있느냐에 달려 있다. 
 각종 여론조사를 통해 어떤 일반적인 주장을 편다면 이것이 바로 통계적 일반화의 전형적인 예가 된다. 선거에서 표본이 된다고 판단되는 일부의 유권자들의 의견을 조사해 본 다음 이를 근거로 유권자 전체의 투표결과가 어떻게 나타날지를 예측하는 경우가 바로 그러한 경우이다. 또 어떤 기업의 제품생산에서 어느 정도의 결손품이 나오는지를 알고 싶어하는 경우에도 통계적 일반화가 사용된다. 이 외에도 일반적으로 과학적 탐구에서도 귀납적 일반화가 널리 사용된다. 
 
2. 강한 귀납적 일반화를 위한 표준
 귀납적 일반화에서 가장 중요한 것은 표본(sample)이라는 개념이다. 

   조사해 본 2000명의 유권자들 중에서 1200명 정도가 현직 시장을 택할 것으로      나타났다.
   따라서 모든 유권자들의 약 60% 정도가 현직 시장을 뽑을 것이다.

 위의 예에서 조사대상으로 삼은 2000명의 유권자들이 표본이 된 셈인데 이 표본집단이 어떻게 표본으로 뽑히게 되었는지, 표본으로 뽑힌 집단이 어떤 성격의 집단인지가 중요하지 않을 수 없다. 왜냐하면 그것에 따라 위 논변의 신빙도가 결정될 수 있을 것이기 때문이다.
 위의 논변이 신빙성을 가지려면 전제에서 언급된 2000명의 유권자가 유권자 전체를 대변할 수 있는 것이어야 한다. 귀납적 일반화가 얼마나 강한지는 선택한 표본이 어느 정도 전체를 대표하느냐에 달려있다. 표본에만 근거하여 내린 결론이라도 우리가 그것을 믿을 수 있는 이유는 그 표본이 전체를 대표한다고 생각하기 때문이다. 표본이 대표성을 갖는다고 말함은 전체에 관한 어떤 특징을 표본이 잘 드러내고 있다고 말함과 같다. 따라서 문제는 표본이 대표성을 갖느냐 아니냐에 있다. 
 표본이 대표성을 가지기 위해서는 다음의 두 조건이 갖추어져야 한다.

   1) 표본은 충분한 정도의 크기를 가져야 한다.
   2) 표본은 충분한 정도의 다양성을 가져야 한다.
 
표본의 크기가 충분한지 아닌지는 '충분하다'는 말이 모호한 만큼 일률적으로, 일반적으로 정해질 수 있는 문제가 아니다. 그것은 문제되는 논변의 주제가 무엇이며 그 주제에 관하여 어떤 점이 어떻게 주장되는지 등의 맥락적 상황에 따라 그때그때 다르게 판별될 수밖에 없는 문제이다. 경우에 따라서는 표본의 크기가 상대적으로 매우 작아도 거기서 나온 일반화가 강한 것일 수 있다. 그러나 더 일반적으로는 표본의 크기가 어느 정도는 되어야 믿을 수 있는 논변이 된다. 예컨대 인구 몇 십만 되는 어떤 선거구에서 수십 명밖에 안 되는 유권자들을 표본으로 해서 일반화시킨 여론조사의 결과는 아무런 주목도 받지 못할 것이다. 그런 반면 동일한 크기의 표본이 집합의 수가 그 보다 훨씬 적은 경우, 이를테면 학생 수 몇 백밖에 안 되는 어느 조그만 대학의 학생회장 선거의 경우에는 충분한 것일 수 있다.
 물론 집합 전체의 수가 헤아릴 수 없을 정도로 많을 때라도 작은 규모의 표본이 표본으로서의 역할을 할 수 있는 경우도 있다. 예컨대 물의 비등점(沸騰點)을 알아보기 위하여 높은 산꼭대기에서 물을 끓여 본다고 할 경우 한 두 번의 시험만으로도 족할 것이다. 그러나 이러한 경우는 예외적인 경우라 할 수 있다. 이 경우의 집합은 동질적인 집합이기 때문이다. 비등점과 관련하여 물은 동질적이다.
 위의 예들에서 대충 짐작되는 일이지만 사실 중요한 것은 표본의 크기보다는 표본의 다양성이다. 문제되는 집합이 동질적인 것이 아닌 경우 표본의 크기도 중요하지만 더 중요한 것은 어떻게 다양한 성질의 집합 구성원들을 대표할 수 있는 표본을 취하느냐이다. 표본의 크기와 다양성은 서로 다른 문제이다. 아무리 큰 표본이라도 다양성을 대변해 주지 못할 수가 있다. 위의 예에서 선거구 유권자 10,000명을 표본으로 삼는다면 필요 이상으로 상당히 큰 표본이 되겠지만 그 10,000명이 모두 부유층에 속한다든지 아니면 저소득층에 속하는 사람들이라면 대표성이 있는 표본이라 할 수 없다. 따라서 표본의 단순한 크기는 표본이 얼마나 다양한 것들을 대표하느냐하는 문제보다는 덜 중요하다. 표본의 크기가 중요하게 여겨지는 것은 표본이 다양성을 대변해 주기 위해서는 어느 정도의 크기는 되어야 하기 때문이다. 너무 작은 표본은 당연히 다양성을 대변해 주기가 어려울 것이다. 여하튼 중요한 점은 충분한 크기와 다양성을 무시한 채 선택된 표본은 강한 귀납적 일반화를 위한 기초 역할을 할 수 없다는 점이다
 논변의 타당성 여부와 논변의 강약 여부가 다른 문제이듯이 결론이 참이냐 아니냐하는 문제와 논변이 얼마나 강하냐하는 문제도 서로 다르다. 약한 논변도 참인 결론을 가질 수 있고, 반대로 논변이 아무리 강하더라도 그 결론은 거짓일 수 있다. 귀납논변에서 말해지는 강한 논변을 위한 조건들은 전제들이 참일 경우 결론도 참이 될 개연성을 높이자고 고안된 것이다. 이 조건들에 의하면 참인 전제들에 근거하여 내려지는 결론은 항상은 아니지만 보통은 참이다. 표본이 대표성이 있어야 한다는 조건도 그래야만 논변의 결론이 참이 될 개연성이 높아지고 따라서 논변도 강해질 것이기에 생긴 것이다.
 그렇다면 어떻게 하면 표본이 대표성을 가질 수 있는가? 대표성 있는 표본을 고르기 위한 적절한 방법은 없을까? 소위 '무작위 표본 고르기(random sampling)라는 것이  바로 그러한 방법 중의 하나이다. 무작위 표본 고르기의 방법에 의하여 어떤 표본이 대표성을 가질 것인지가 확정될 수 있는 것은 물론 아니다. 다만 그러한 방법을 사용함으로써 표본이 대표성을 가질 개연성이 높아질 수 있을 따름이다. 이 방법은 주로 조사대상의 집합이 다양한 구성요소를 가지고 있음은 알려져 있으나 어떤 식으로 다양한지에 대해서는 아무런 정보도 주어져 있지 않을 경우 사용된다. 이 방법에 의하면 집합의 모든 구성원들이 표본으로 선택될 수 있는 동등한 기회를 가진다.
 왜 표본이 커야하는지는 무작위 표본 고르기와 관련해서 생각해 보면 그 이유가 더 분명해진다. 이 점을 Salmon의 책에 나오는 예를 가지고 설명해보자. 전체의 반은 붉은 색, 나머지 반은 검은 색인 일정한 수의 카드들을 가지고 전체의 반이 붉은 색의 카드라는 사실을 우리가 모른 채 얼마만큼이 붉은 색인지를 알아보기 위한 놀이를 한다고 가정해 보자.  카드들을 모두 거꾸로 덮은 채 각각의 카드가 표본으로 선택될 동등한 기회를 갖도록 충분히 섞는다. 그 다음 하나의 카드를 차례로 두 번 뽑아 이 결과를 토대로 붉은 색의 카드가 얼마나 되는지 알아맞히려 한다고 하자. 이것이 바로 단순한 경우이지만 무작위 표본 고르기의 대표적 경우이다. 한 장의 카드를 차례로 두 번 뽑았을 때 나올 수 있는 가능한 경우는 모두 네 가지이다. 즉 붉은 카드와 검은 카드, 검은 카드와 붉은 카드, 두 장 모두 붉은 카드, 그리고 두 장 모두 검은 카드. 이 각 경우를 각각 RB, BR, RR, BB라고 하자. 이 네 가지 경우 중 두 경우, 즉 RB와 BR만 전체를 대표하는 표본이라 할 수 있다.
 그런데 이번엔 카드를 한 장씩 네 번 뽑는다고 해보자. 16개의 가능한 결과(RRRR, RRRB, RRBR, RBRR, RBBR, RBBB, BRRR, BRRB, BRBR, BRBB, BBRR, BBRB, BBBR, BBBB)가 나올 것이다. 이 중에서 반이 붉은 카드일 경우는 여섯 개다. 그러나 두 경우를 제외한 모든 경우에서 붉은 카드가 1/4에서 3/4까지 섞여 있다. 따라서 붉은 카드가 섞여 있는 경우의 확률은 7/8이고, 네 차례 모두 같은 색깔일 경우의 확률은 1/8에 불과하다. 말하자면 카드 전체가 단색으로 되어 있다고 잘못 판단할 확률이 두 장의 카드를 표본으로 삼았을 경우 1/2이었던 것이 네 장을 표본으로 삼았을 경우에는 1/8로 줄어든 셈이다. 반대로 카드 전체의 반 정도가 붉은 색으로 되어 있다고 판단할 확률은 그만큼, 즉 1/2에서 7/8로 높아진 셈이다. 일반적으로 표본이 커질수록 무작위로 고른 표본이 전체를 대표한다는 확신도 커진다.

3. 귀납적 일반화와 연관된 오류들
 귀납적 일반화와 관련된 몇 가지 오류들을 고찰해 볼 차례이다. 그 중의 하나는 표본이 충분한 크기를 가져야 한다는 조건이 충족되지 않았는데도 일반화시키는 오류이다. '불충분한 통계의 오류'(fallacy of insufficient statistics), '성급한 일반화'(hasty generalization), '결론으로의 비약'(leaping to the conclusion) 등의 이름으로 불리는 이 오류는 특히 한 두 번의 경험이나 관찰에 근거하여 쉽게 일반화시켜버리는 우리의 심리적 경향과도 유관하다.
 사실 '불충분한 통계'로 '성급하게 일반화'하여 '결론으로 비약'한 것인지 아닌지를 따지기 이전에 먼저 고려해야 할 사항이 있다. 그것은 많은 경우 표본의 크기에 대해서는 아무런 정보도 주지 않은 채로 그 표본에 근거하여 어떤 주장을 할 수도 있다는 점이다. 예를 들어 특정의 칫솔사용과 충치발생 간의 상관관계를 통계적으로 조사한 결과 A제품의 칫솔을 사용하는 일군의 어린이들이 B제품의 칫솔을 사용하는 어린이들 보다 60%정도 더 적게 충치가 생겼다는 보고가 있다고 해보자. 우리는 이 보고를 어떻게 받아들여야 할까? 이 주장이 참일 수도 있다고는 생각이 되지만 무언가 석연치 않은 점이 있다. 그것은 바로 조사대상인 어린이들의 수, 즉 표본의 크기에 대해서는 아무런 말도 없기 때문이다. 만약 조사대상의 어린이 수를 각각 5명씩 잡았다면 이에 근거한 어떤 일반화도 의미를 가지기 힘들다. A제품을 사용하는 5명의 어린이가 우연하게도 모두 튼튼한 치아를 가진 반면 B제품의 칫솔을 사용하는 어린이들은 평소 초콜릿이나 사탕을 즐겨 먹는 어린이들일 수도 있다. 5명이라는 극히 작은 표본만 가지고서는 그러한 우연성을 배제할 아무런 방법도 없다.
따라서 이 문제를 피하기 위해서는 우선 표본의 크기에 관하여 어떤 정보가 주어져 있는지 없는지를 살펴 볼 필요가 있다. 표본의 크기가 충분한지 아닌지 따져 보는 일은 그 다음의 일이다.
 이와 유사한 오류로서 '편향된 통계의 오류'(fallacy of biased statistics)라는 것도 있다. 이 오류는 표본이 너무 작아서가 아니라 일반화되는 전체의 한 부분에만 해당되는 것이어서 전체에 분포된 다양한 것들을 적절히 드러내 주지 못해서 대표성을 상실할 경우 발생되는 오류이다. 이 오류의 좋은 예로서 다음과 같은 잘 알려진 역사적 사실이 자주 인용된다.

1936년 Literary Digest사는 그 해의 대통령 선거에서 프랭클린 루즈벨트가 이길지 아니면 알프렛 랜든이 이길지를 예측해 보기 위하여 천만명의 유권자들에게 우편으로 여론 조사서를 발송하였다. 그 중 2백3십만 장이 회수되었는데 이에 의하면 랜든이 압도적으로 승리할 것으로 예측되었다. 여론조사의 대상이 되었던 천만 명 유권자들의 이름은 모두 전화번호부, 자사 잡지의 구독자 목록, 그리고 자가용 소유자의 목록에서 채택되었다.

 이 선거에서 예측과는 달리 루즈벨트가 압도적인 승리를 하였다. 위의 여론조사에서 무엇이 잘못되었기에 예측이 빗나갔는가? 문제는 바로 조사대상으로 삼았던 표본집단이 모두 고소득층에 속했다는 점에 있었다. 미국의 경우 소득별 계층과 어느 당을 선호하는지는 서로 밀접히 연관되어 있기 때문에 일정한 계층에 속하는 사람들만을 표본으로 삼는다면 이 표본으로부터는 의미 있는 일반화가 성립될 수 없다. 표본의 크기가 아무리 크더라도 그것이 편중되어 있다면 제대로 된 일반화가 어렵다는 사실을 위의 예가 잘 보여주고 있다.
 위의 두 경우와는 좀 다른 케이스로 강하게 확립된 일반화를 거부하는 것도 일종의 오류라고 할 수 있다. 통계적으로 내린 일반화와 배치되는 새로운 정보가 나타났을 때 이러한 일이 종종 발생한다. 예를 들어 누군가가 새 차를 구입할 목적으로 차종에 따른 관련된 모든 통계자료를 수집하였다고 하자. 그 통계자료에는 자동차의 기능, 안정성, 디자인, 아프터써비스 등 자동차에 관련된 모든 면이 서로 비교될 수 있는 정보들이 있다. 이 자료에 근거하여 그는 어떤 특정의 차가 제일 낫다는 결론에 도달하였다. 그러나 그 종의 차를 구입하기 이전에 어느 자리에서 만난 친구로부터 바로 그 차종을 자신이 현재 사용하고 있는데 여러 면에서 문제가 많아 크게 후회하고 있다는 말을 듣고 애초의 결정을 번복하고 말았다면 이는 바로 통계적 일반화를 합리적인 이유가 아닌 이유로 거부하는 오류를 범한 것이라 할 수 있다. 
 왜 이것이 오류인가? 새로운 정보를 무시하라는 이야기가 아님은 물론이다. 새로 추가되는 정보는 귀납논변을 더 강하게 만들 수도 있고 더 약하게 만들 수도 있다. 그러나 위의 예에서 말해지는 새로운 정보란 좀 특수한 경우의 정보다. 그것은 어떤 보편성이나 일반성도 없는 단일한 경우이다. 일반성이 결여된 정보는 정보로서의 가치를 가지기 힘들다. 아무리 새로운 정보라도 하나의 단일한 경우만 가지고서는 많은 경우들을 주의 깊게 관찰해본 후 내려진 통계결과를 송두리째 뒤엎기에는 역부족이다. 그 차종에 속하는 것들 중에는 하자가 있는 것도 있다는 정보가 이미 통계에 포함되어 있다. 말하자면 그 친구의 경험은 엄밀히 말해서 새로운 정보가 아니다. 그 자료를 '통계적'이라 부르는 이유도 거기에 있다. 한 두 개의 불량품이 있다는 사실은 그 통계적 일반화를 거부해야 할 아무런 합리적인 이유도 못된다.
 일찍이 18세기 영국의 철학자 흄(D. Hume)도 이러한 종류의 오류에 주목한 바 있는데 이러한 오류가 왜 발생하는지를 그는 인간의 심리적 경향이나 습관에 기대어 설명하려고 하였다. 현대 심리학자들도 대체로 동의하는 이 설명에 의하면 인간의 심리가 더 생생한(vivid) 정보에 더 쏠리게 되어 있다. 즉 친구로부터 얻은 정보는 직접 대면한 개인으로부터 구체적으로 생생하게 전해들은 것인 반면 통계적 정보는 개인을 떠난 객관적인 것이기 때문에 전자보다는 덜 생생하게 다가온다. 그렇기 때문에 단순한 통계보다는 친구의 말에 더 솔깃해지기 쉽다. 이러한 심리적 배경으로 생기는 오류를 '오도(誤導)된 생생함의 오류'(fallacy of misleading vividness)라고 부르기도 한다.

연습문제

다음 논증들의 각각이 받아들일 수 있는 귀납적 일반화인지 혹은 오류인지를 결정해라. 각각의 논증들의 전제들과 결론을 확인해라. 오류의 경우, 잘못된 부분을 설명해라. 필요하다면, 어떤 종류의 배경 지식이 요구되는지 논의해라. 

1. 화학을 배우는 어떤 학생에게 구리의 비등점을 결정해야 하는 과제가 주어졌다. 그 학생은 두 개의 매우 순수한 구리를 테스트하여, 각각의 샘플이 섭씨 2,567도의 비등점을 가진다는 것을 발견한다. 그 학생은 이것이 구리의 비등점이라고 결론 내린다. 

답 :   전제 : 매우 순수한 구리의 두 샘플이 섭씨 2,567도의 비등점을 가진다. 
       결론 : 섭씨 2,567도는 구리의 비등점이다. 
 
    이 논증은 좋은 논증이다. 샘플은 작지만, 순수한 구리들의 모집단은 비등점이라는 점에서 동질적이다. 

2. 무작위로 추출된 수 천명의 자기 집을 가진 사람들에 대한 전국적인 여론 조사는 그들의 70퍼센트가 복지세의 인상에 반대한다는 것을 보여주었다. 그러므로 대략 전체 성인 인구의 70퍼센트가 그러한 인상에 반대한다. 

답 : 전제 : 수 천명의 무작위로 추출된 자기 집을 가진 사람들의 70퍼센트는 복지세의 인             상에 반대한다. 
     결론 : 대략 전체 성인 인구의 70퍼센트가 복지세의 인상에 반대한다. 

   이 논증은 편향된 표본의 오류이다. 자기 집을 가진 사람들은 복지세의 문제에 대해 유사하게 생각하는 경향이 있을 것 같다. 

3. 어떤 조사자가 수 천명의 헤로인 중독자들을 조사하여, 그들의 70퍼센트가 헤로인을 상용하기 전에, 마리화나를 사용했다는 것을 알게 되었다. 그는 마리화나 사용자의 약 70퍼센트가 헤로인을 상용하게 될 것이라고 결론내렸다. 

답:    전제 : 수 천명의 헤로인 중독자들로 이루어진 샘플의 70퍼센트가 전에 마리화나                를 사용했다. 
       결론 : 모든 마리화나 사용자의 약 70퍼센트가 앞으로 헤로인을 피게 될 것이다. 

  오류 논증.  샘플이 편향되어 있다. 

4. 우리 학교에서 있었던 지난 두 번의 홈 축구 경기 중 비가 내렸다. 그러므로, 금년의 모든 홈 경기에서 아마 비가 내릴 것이다. 

       전제 :
       결론 :
    오류 논증.   불충분한 샘플

5. 1977년에 펜실베니아 대학에서, 정신병 의학자들은 관상동맥 혈전증 환자의 건강에 영향를 미치는 사회적 요소를 결정하는 연구를 실시했다. 93명의 환자들이 연구되었다; 그들의 약 50퍼센트가 어떤 애완용 동물들(개, 고양이, 물고기, 등)을 기르고 있었다. 그해 말에, 애완용 동물을 기르지 않은 환자의 3분의 1이 죽었지만, 애완용 동물을 기르는 환자들 중 단지 3명만이 죽었다. 그 정신병 의학자들은 애완용 동물을 기르는 것이 인간의 건강에 긍정적인 영향을 미칠 수 있다고 결론 내렸다.  

6. 사람들에게 애완용 동물의 중요성은 과대 평가될 수 없는 것 같다. (연습문제 5에서 언급된 연구의 리더인) 정신병 의학자 Katcher는 사람들에게 그들의 애완 동물이 동물이라고 생각하는지 혹은 가족의 구성원이라고 생각하는지 물었다. 그들 중 48퍼센트의 사람들이 애완 동물은 인간 가족의 구성원이라고 대답했다. 
                                   - "Human-Animal Relationship under Scrutiny," 
                                                  Science  214(1981): 418

7. 조나단은 멀리 떨어져 있는 도시를 여행해야 한다. 그는 안전한 운송 수단을 택하기를 원한다. 그래서 그는 버스, 기차, 자동차, 비행기를 포함한 지난 10년간의 사고에 관한 통계(그가 살고 있는 도시와 여행하고자 하는 도시 사이에서 발생한 사고의 통계)들을 비교했다. 그는 버스의 안전성이 다른 형태의 운송 수단들보다 더 좋다고 결정 내린다. 그러나 그가 그의 버스표를 막 사려고 할 때, 6명이 죽은 버스 사고에 관한 기사를 읽는다. 조나단은 버스표를 사지 않고, 대신에 자신의 차로 여행하기로 결정했다. 

답 : 오도하는 생생함의 오류 (충분한 통계 샘플에 의해 강하게 지지된 결론을 거부하는 오류)


IV. 통계적 삼단논법
 1. 통계적 삼단논법의 형식
앞에서 개별적인 사례들을 관찰한 뒤 이를 전제로 삼아 일반적인 결론을 이끌어내는 추론의 형식만이 유일한 귀납논변의 형식인 것은 아니라고 말한 바 있다. 거꾸로 일반적인 전제로부터 개별적인 것에 관한 진술을 결론으로 삼는 형식의 귀납논변도 있다. 통계적 삼단논법(statistical syllogism)이 바로 그러한 형식의 귀납논변이다. 통계적 삼단논법은 앞에서 말한 통계적 일반화와 반대 방향의 귀납논변이다. 즉 통계적 일반화의 형식을 가진 귀납논변이 통계적인 일반명제를 결론으로 삼는 데 반하여 통계적 삼단논법은 통계적인 일반명제를 결론이 아니라 전제로 삼는다. 따라서 이 논법은 일반적으로 또는 통계적으로 참(또는 거짓)인 것이 개별적인 경우에도 그렇다고 논할 때 사용되는 형식의 논법이다. 통계적 삼단논변의 형식을 말하자면 다음과 같다.

              모든 F의 x%는 G이다.
              a는 F이다.
              따라서 a는 G이다.

 위의 형식에서 F와 G는 개체들의 집합 또는 그 집합에 속하는 개체들의 속성을 나타내고, 소문자 a는 개체(사람, 장소, 사물 등)를 나타낸다. F는 준거집합(reference class), 즉 두 번째 전제에서 언급된 개체가 속하는 집합을 가리키고, G는 속성집합(attribute class)을 가리킨다. 이 속성집합에 속하는 것들은 결론에서 그 개체가 가지고 있다고 주장되는 성질을 가진다.

2. 통계적 삼단논법의 평가
 통계적 삼단논법도 귀납논변의 일종인 만큼 귀납논변의 일반적인 평가방식, 즉 강한 논변과 약한 논변으로 나누어 평가하는 방식이 적용된다.
 그렇다면 통계적 삼단논법의 강도를 측정하는 기준은 무엇일까? 가장 분명한 기준 중의 하나는 통계적 삼단논법의 전제에 언급되는 통계적 수치가 100%에 가까울수록 더 강하고 0%에 가까울수록 더 약해진다는 점이다. 예를 하나 들어보자.

         대학생의 90%는 고등학교 때 과외수업을 받았다.
         이군은 대학생이다.
         따라서 이군은 고교 때 과외수업을 받았다.

 위의 예에서 대학생의 90%가 아니라 99%가 과외수업을 받았다면 이 전제가 결론을 지지해 주는 정도가 더 강해질 것이고, 85%가 과외수업을 받았다면 그 정도가 더 약해질 것임은 당연하다. 대학생들이 고등학교 때 과외수업을 받았을 확률이 높으면 높을수록 이군도 과외수업을 받았을 가능성이 높아지고 그 반대라면 낮아질 것이다. 전제의 통계수치가 90에서 85로 낮아졌다고 해서 잘못된 논변으로 볼 수 없던 것이 갑자기 잘못된 논변으로 둔갑하는 것은 물론 아니다. 달라진 것은 전제의 결론에 대한 지지의 정도가 조금 낮아졌다는 것뿐이지 그 논변에 대한 평가가 근본적으로 달라지는 것은 아니다. 그러나 전제의 통계수치가 지나치게 낮아진다면 평가도 달라질 수 있다. 예컨대 51%의 대학생이 그렇다면 이군도 그렇다는 결론의 주장도 그만큼 약해진다. 그렇기 때문에 이 경우의 평가는 원래의 논변에 대한 평가와는 사뭇 다르게 내려질 수밖에 없다.
 통계적 삼단논법을 평가할 수 있는 또 하나의 기준은 준거집합을 선택할 때 얼마나 많은 관련 증거들을 사용하였느냐 하는 것이다. 이 기준은 그렇게 분명한 기준은 못되지만 그럼에도 불구하고 매우 중요하다. 문제는 하나의 개체가 속한다고 할 수 있는 집합의 수는 무한하다는 데에 있다. 이 기준이 분명하지 않은 이유도 이 문제와 연관된다. 앞의 예에서 이군이 속해 있다고 할 수 있는 집합의 수가 한 두 개로 한정되어 있지 않을 것임은 물론이다. 그가 고등학교 때 과외수업을 받았다는 결론을 내리기 위해선 그가 속해 있는 집합 중에서도 그 결론과 관계되는 집합, 즉 그가 과외수업을 받았을 확률에 영향을 줄 집합은 모두 고려해야 한다. 예컨대 그가 강남의 11평 짜리 도시 영세민 아파트에 산다고 해보자. 다른 정보들은 무시하고 이 점만 고려하더라도 다음과 같은 원래의 논변과는 정반대의 결론이 도출될 수 있다.

          도시 영세민 아파트에 사는 학생 중 2%는 과외수업을 받았다.
          이 군은 도시 영세민 아파트에 산다.
          따라서 이 군은 과외수업을 받지 않았다.

 원래의 논변과 이 논변은 모두 참인 전제들을 가졌고 나타난 통계적 수치도 각각 100%와 0%에 가깝기 때문에 전제에서 언급되는 통계적 수치가 어느 정도인지를 따지는 기준만 고려한다면 두 논변은 모두 강한 귀납논변이라 아니할 수 없다. 그런 대도 두 논변의 결론은 서로 정반대이다. 이러한 결과를 막으려면 준거집합을 선택할 때 사용 가능한(available) 관련 증거들을 모두 고려해야 한다는 기준을 적용시켜야 한다. 위의 예에서 이 군이 과외수업을 받았는지 받지 않았는지를 결정해 줄 모든 정보가 전제에 드러나야 한다.
 통계적 삼단논법의 전제가 누구나 다 알고 있는 상식을 일반화시킨 것이라면 그러한 전제는 생략되는 수도 많다. 논변을 평가하려면 그러한 드러나 있지 않고 생략된 전제들도 고려의 대상으로 삼아야 한다. 숨겨진 전제가 알고 보니 사실은 그렇게 쉽게 일반화시키는 어려운 경우도 있을 수 있고, 또 사용 가능한 관련 증거들을 모두 담고 있는 것이 아닌 것으로 판명되는 경우도 있기 때문이다.

연습 문제
 
1. 표준적 형태로 진술되지 않은 다음의 통계적 삼단논법에서, 준거 집합과 귀속 집합을 구별하고, 위에서 살펴본 기준을 사용하여 그 논증의 강도를 평가해라. 

    a. 서울에는 거의 매년 겨울에 최소한 한번의 폭설이 내린다. 그래서 이번 겨울에도 서울에서 최소한 한번의 폭설이 내릴 것이다.  

 답 : 준거 집합 : 서울에서의 겨울들의 집합 
      귀속 집합 : 최소한 한 번의 폭설을 가지는 것들의 집합 

    b. 거의 어떤 학생도 초콜릿을 싫어하지 않는다. 그래서 철수는 당신이 주문한 초콜릿 디저트를 좋아할 것이다. 

    c. 주식은 경기 침체 후 회복되는 첫 번째 해에서 채권보다 수익성이 높다. 올해가 그러한 해이기 때문에, 주식은 채권보다 수익성이 높아야한다. 

2. 다음 구절의 각각은 통계적 삼단논법에 기초한 충고를 주고 있다. 각각의 경우에 대해, 통계적 전제, 특정한 개체에 관해 진술하는 전제, 그리고 결론을 명확히 진술하여 논증을 재구성해라. 

    a. 오늘 비가 올 확률이 70퍼센트이기 때문에, 당신이 외출할 때 우산을 가져가라. 

    b. Molnar 박사님: 나는 56살이고, 수술을 고려하고 있습니다. 당신이 그것을 하지 마라고 충고하시겠습니까? 나는 약 12살 이후로 청각을 잃었습니다. 최근의 검사에서, 나의 의사는 두 개의 뼈가 중 귀에서 자라고 있다고 말합니다. 그는 "매우 좋은 상태"로 청각이 개선될 확률이 85퍼센트이고, 그대로일 확률이 10퍼센트, 더 나빠질 확률이 5퍼센트라고 말합니다.
       답 : 왜 내가 그 수술에 반대하겠습니까? 20번 중 단지 한번만이 나빠집니다; 20번 중 17번이 더 좋아집니다; 100퍼센트의 성공이 보장될 수 있는 수술은 거의 없습니다. 내가 그러한 경우에 있는 환자라면, 나는 17대 1의 성공에 걸겠습니다.   

3. 통계적 삼단논법과 관련된 오류들
 
 1) 불완전한 증거의 오류
  통계적 삼단논법에서 준거집합을 고를 때 사용 가능한 관련 증거들을 모두 사용하지 않았다면 오류가 된다. 그러나 사실 어떤 논변에서 관련되는 증거들을 모두 고려하였는지 아닌지를 판단하기란 쉬운 일이 아니다. 그것은 '관련된'이라는 말이 모호하기 때문이다. 따라서 관련된 증거들이 모두 사용되었는지 아닌지를 판별하기 위해선 우선 어떤 증거들이 관련되고 또 어떤 증거들이 관련이 없는 지부터 결정되어야 할 것인데, 이 결정부터가 '관련된'이라는 말의 모호성 때문에 간단하게 이루어질 수 있는 성질의 것이 아니다. 이러한 문제점이 있음에도 불구하고 이 점은 앞의 예에서 보았다시피 매우 중요하다. 어떤 증거를 택하느냐에 따라 전혀 다른 결론이 나올 수 있기 때문이다. 증거의 관련여부를 결정해 줄 엄밀한 방법은 없지만 적절한 배경지식이 있다면 대체적으로는 결정될 수 있을 것이다.
 '사용 가능한'이라는 말 또한 모호하다. 어떤 증거가 '사용가능'할지라도 시간이 없어서 또는 경비가 없어서 등등의 현실적인 이유로 현재로서는 사용할 수 없는 경우, 또는 단지 논리적으로만 가능할 뿐이지 현실적으로는 가능하지 않은 경우들도 있을 수 있다. '사용 가능한' 증거들을 모두 사용해야 한다는 기준에 이러한 비현실적인 경우들까지 포함되는 것은 아니다. 이 기준이 요구하는 바는 다만 적합한 준거집합을 찾기 위해선 합당한 노력을 해야 한다는 것, 현실적으로 충분히 사용 가능한 증거인데도 부주의나 게으름 또는 편견으로 인하여 사용하지 않는 경우는 없어야 한다는 것, 더 나아가 확실히 그 관련성이 밝혀진 증거를 어떤 특정의 이유나 목적 때문에 의도적으로 놓쳐버리는 일은 없어야 한다는 것일 뿐이다.
 가능한 모든 증거들을 사용해야 한다는 조건은 통계적 삼단논법뿐만 아니라 모든 다른 형태의 귀납논변에도 공히 적용된다. 준거집합을 언급할 필요가 없는 귀납논변도 있을 수 있다. 그러나 결론의 진위여부에 영향을 줄 증거는 모두 고려해야 한다는 조건은 여전히 유효하다. 논변자가 자신이 내리고자 하는 결론을 미리 정해 놓고 그 결론에 불리한 증가들은 무시해버리고 우리한 증거들만 가지고 논변을 한다면 이는 논리적이고 비판적인 논변형태라 할 수 없다,. 위의 기준은 바로 이를 막기 위한 일반적인 제약이라 할 수 있다.
 
 2) 권위에 호소하는 오류
 통계적 삼단논법이 권위에 호소하는 논변(Arguments from Authority)의 성격을 띨 수도 있다. 논변을 할 때 자신의 주장을 지지해 줄 직접적인 증거를 제시하는 대신에 관련된 분야의 권위자가 한 말에 호소하는 경우도 있기 때문이다. 권위에 호소하는 통계적 삼단논법은 다음과 같은 형식을 띨 것이다.

     문제 P에 관해서 전문가 e가 하는 말의 대부분은 옳다.
     e가 P에 관해서 s를 말한다.
     따라서 s는 옳다.

 이러한 형식의 논변이 강한 귀납이 될 수 있음은 물론이다. 관련 분야의 전문가나 권위자가 한 말은 대개의 경우 옳을 것이기 때문이다. 그러나 문제는 항상 옳지만은 않다는 데에 있다. 전문가나 권위자의 말에 호소하는 일이 오류에 빠질 위험성은 항상 있다. 권위에 호소하는 논변이 정당한 것인지 아니면 오류에 빠졌는지를 가려내기 위해서는 다음과 같은 점들을 고려해 볼 필요가 있다.
 첫째, 인용되고 있는 권위가 문제의 분야에서 정말 권위인지 점검해 볼 필요가 있다. 그렇지 않다고 판단되면 오류에 해당된다. 진부하긴 하지만 대표적인 역사적 예로서 중세 천문학에 관한 문제를 교회의 권위에 의거하여 해결하려 한 것이라든지, 구 소련에서 다윈의 진화론을 공산당의 권위로 배격한 것 등은 모두 이러한 오류에 해당된다. 
 두 번째로 논변의 주제가 꼭 전문가의 의견이나 지식에 호소해야만 하는 성질의 것인지도 고려해 볼 필요가 있다. 우리는 흔히 우리 스스로의 힘으로 해결할 수 있는 문제도 꼭 전문가나 권위자에 호소해야 되는 것처럼 여기는 수가 많다. 이 경우를 반드시 오류라고 볼 수는 없으나 무조건 권위에 호소해서 주장을 펴려는 태도에도 문제는 있다.
 세 번째로 고려해 보아야 할 점은 논변의 주제가 전문가나 권위자의 의견에 호소해서 해결될 수 있는 성질의 것인 가이다. 전문가들도 아직 합의에 이르지 못한 류의 문제는 아닌지, 그런데도 불구하고 일부 전문가의 의견만 참인 양 여기는 것은 아닌지도 따져 볼 필요가 있다.
 네 번째로 전문가나 권위자의 의견이 올바르게 인용되고 사용되었는지도 따져 볼 일이다. 믿을 수 있는 전문가의 견해일지라도 논변자가 자신의 입장을 더 그럴듯하게 보이게 하기 위하여 전문가의 견해를 각색하거나 수정하는 수도 있기 때문이다.
 이 외에도 고려할 사항이 더 있겠으나 무엇보다 중요한 점은 도대체 왜 권위에 호소해야 하는 지이다. 논변을 할 때 자신의 주장을 더 강하게 보이기 위하여 전문가의 권위에 기대려는 심리는 충분히 있을 수 있고 또 이해할 수 있는 일이나, 여기서 경계해야 할 점은 권위에 호소하는 일이 많을수록 논변의 힘은 대체적으로 더 약해지는 경향이 있다는 점이다. 
 그러나 앞에서도 지적한 바처럼 그렇다고 권위에 호소하는 논변이 모두 잘못된 것이라는 뜻은 아니다. 모두 잘못된 것이라고 본다면 이것 역시 또 하나의 오류이다. 권위에 호소하여 어떤 주장을 펴려는 이유가 그 주장에 합리적 근거가 없기 때문만은 아니다. 말하자면 문제의 주장에 합리적 근거가 있어도 그것을 굳이 말할 필요가 없거나 아니면 그 주장에 무게를 더 주기 위해서(사실은 심리적인 효과 밖이 없는데) 등등의 여러 실천적인 목적으로 권위에 호소하는 경우도 얼마든지 있을 수 있기 때문이다.
 
 3) 인신공격형 오류
 인신공격형 논변(앞  참조)이란 어떤 주장이 특정의 인물이 주장한 것이라는 이유만으로 거짓이라고 논하는 논변이다. 인신공격형 논변은 주변에서 흔히 접할 수 있는 논변형태인데 특히 법정에서 변호인이 반대편 증인의 신뢰성을 공격할 때 자주 사용된다. 이러한 유형의 논변이 대체적으로 오류임은 이미 앞에서 지적한 바 있다. 그러나 다음과 같은 통계적 삼단논법의 형식을 취한다면 일단 문제는 없어 보인다.

     어떤 개인 a가 어떤 문제 S에 관하여 한 말은 대부분 거짓이다.
     a는 S에 관하여 p를 말한다.
     따라서 p는 거짓이다.

이 형식의 논변에 형식상으로는 하자가 없어 보이지만 문제는 현실적으로 어떤 문제에 관하여 거의 항상 거짓말만 하는 사람은 매우 드물 것이라는 점이다. 물론 상황에 따라선 '거의 항상 거짓말을 한다'는 주장이 설득력을 가질 때도 있다. 앞에서 언급한 법정에서도 그러한 말이 설득력을 가질 수가 있고, 이윤만 챙기려는 기업의 광고나 홍보, 정치적 이득만을 고려한다던가 재벌의 이권만을 대변하는 정상배들의 발언, 사이비 과학자들의 주장 등도 이에 속할 것이다.
 그러나 이러한 경우들은 특수한 경우들이고 일반적으로는 '거의 항상 거짓말만 한다'는 경우가 그리 많지는 않을 것이다. 따라서 위 형식의 논변이 오류에 빠지기 쉽다. 앞에서 언급한대로 어떤 문제에 관해서 항상 거짓말만 한다는 대전제가 설득력을 가질 경우는 드물기 때문이다. 대전제의 주장이 의문시된다면 위 형식의 논변은 오류가 된다. 사실 그러한 주장이 의문시되는 경우가 더 일반적이다. 즉 위와 같은 논변이 인신공격형 오류가 되는 경우가 더 일반적이다. 
 이 오류의 가장 흔한 형태는 어떤 주장을 그 주장을 하는 사람이 싫다는 이유만으로 공격하는 경우이다. 사람이 싫은 이유도 여러 가지일 것이다. 그 사람의 평소 습관이나 성격 때문에, 그 사람의 평소 생각 때문에, 그 사람이 가지고 있는 종교 때문에, 그 사람이 속해 있는 어떤 단체 때문에, 또는 그 사람이 특정의 인종이므로, 심지어는 그 사람의 모습이나 입은 옷 때문에 등등. 이러한 사항들이 어떤 주장의 옳고 그름과는 아무런 논리적 연관성도 가지지 않을 것임은 물론이다.
 인신공격형 논변이 오류가 되는 또 다른 경우는 우리가 결론의 주장이 거짓이라고 믿고 싶어할 때 일어난다. 어떤 사람의 주장을 반박할 수 있는 아무런 근거도 발견되지 않는데도 그 주장을 부인하고자 할 때 우리는 종종 그 주장 자체를 문제삼기  보다는 그 주장을 한 사람의 성격이나 자질을 문제삼는 수가 있다 사람들은 일반적으로 어떤 주장이 믿을 만 한 것인지, 그 주장을 받쳐주는 논변이 얼마나 공고한지 보다는 그 주장을 한 사람이 어떤 사람인지, 존경할만한 사람인지 아니면 그 반대인지에 더 많은 관심을 가진다. 인신공격형 논변이 쉽게 오류에 빠지는 이유도 이와 연관된다.
 인신공격형 논변이 한 사람의 성격을 공격할 때 이를 '학대증 인신공격'(abusive as hominem)이라 부르고, 공격이 사람 자체로 향하지 않고 그 사람이 처해 있는 정황(그 사람이 속한 종교, 인종, 단체 등)으로 향할 때 이를 '정황적 인신공격'(circumstantial ad hominem)이라 부른다.
 '너 또한!'(tu quoque)이라 부르는 형태의 인신공격도 있다. 이는 논변자가 비판받고 있는 사람과 유사한 입장을 가지고 있다는 점을 들어 그 논변자의 주장을 공격하는 경우이다. 이러한 형태의 논변은 거의 항상 오류이다.
 
 4) 의견일치논변의 오류
 모든 또는 대개의 사람들이 그렇게 믿는다 (또는 믿지 않는다)는 점을 근거로 어떤 주장이 옳다고 (또는 그르다고) 생각할 수 있다. '의견일치논변'(Arguments from Consensus)이란 이러한 생각을 대변하는 논변이다. 이 논변이 '모든' 사람이 아니라 '대개의' 사람들이 그렇게 믿는다는 점을 전제로 삼을 경우 다음과 같은 통계적 삼단논법의 형식이 된다.

    대개의 사람들이 문제 S에 관한 어떤 주장에 동의할 때 그 주장은 참이다.
    p는 S에 관하여 대개의 사람들이 동의하는 주장이다.
    따라서 p는 참이다. 

 이러한 형식의 논변이 문제가 없는 경우도 물론 있겠지만 잘못될 경우는 더 많다. 이 형식의 논변이 분명히 잘못되었다고 판단되는 경우는 두 번째의 전제가 의심스러울 때이다. 어떤 주장이 대개의 사람들이 동의하는 주장인지 아닌지 판가름하기란 쉽지 않은 일이다. 상식에 호소하여 판가름하는 것이 보통일 터인데 문제는 상식이 항상 옳은 것만은 아니라는 데에 있다. 
 상식적으로 생각해서도 대개의 사람들이 동의한다고 보기는 어려운 주장이라 판단되는데도 논변자가 그렇게 가정한다면 이는 분명히 잘못된 논변이 된다. 상품광고 같은 데서 그러한 잘못의 전형적인 예를 찾아 볼 수 있다. 사실확인은 접어둔 채 대개의 사람들이 특정의 상품을 좋아한다는 전제 하에 그 상품을 사기를 권고한다면 이는 바로 잘못된 의견일치논변의 경우에 해당된다.
 첫째 전제에도 문제는 있다. 대개의 사람들이 동의하는 주장이 참이라는 전제가 참인 것으로 받아들여지려면 고려해 보아야 할 사항이 몇 가지 있다. 우선 도대체 어떤 주장의 참 여부가 대개의 사람들이 어떻게 생각하느냐에 따라 결정될 수 있는 성격의 것인지 따져 볼 필요가 있다. 반드시 사람들의 생각이 어떤지 물어 볼 필요가 있는지, 또 대개의 사람들이 그렇게 생각한다하더라도 바로 그 사실 하나만으로 문제의 주장이 참이라고 할 수 있는지도 고려해 보아야 한다. 어떤 주장에 대한 '대개의 사람들이 그렇게 생각한다'는 근거가 옳다하더라도 많은 경우 그 보다는 더 나은 근거가 있게 마련이다.
 그렇게 때문에 의견일치논변은 잘못된 논변, 즉 오류일 수가 많다. 오류가 아니라 할지라도 논변의 힘은 상대적으로 약할 수밖에   없다. 이러한 약점에도 불구하고 이 형식의 논변이 이외로 많이 사용되는데 이는 아마도 어렵지 않게 논변을 구성할 수 있다는 편의상의 이유 때문일 것이다. 문제가 되는 주장이 상당한 중요성을 가진 주장이라면 대개의 사람들이 그렇게 생각한다는 근거는 엄밀한 의미에서는 근거가 될 수 없고 다만 그 주장에 힘을 좀 더 실어주는 보조적인 역할만을 할 뿐이다. 그 주장이 옳다면 더 나은, 논리적으로 더 공고하고 엄밀한 근거가 따로 있게 마련이다.  
 그러나 별다른 합리적인 근거가 없어서 오직 사람들의 일치된 견해에만 메 달릴 수밖에 없는 경우도 있다. 판례에만 근거하여 어떤 사건을 재판하는 경우라든지 공중도덕의 위반여부를 가리는 경우 등이 그러한 예에 해당된다. 그러나 이러한 경우들이 의견일치논변에 정확히 해당되는지는 구체적인 상황과 함께 따져 보아야 알 수 있을 것이다.

연습문제 1 

다음의 논증들을 재구성해라. 각각의 논증 형태를 확인하고, 그것이 오류인지 판단해라. 논증을 평가하기 위해 부가적인 배경 지식이 요구되는지 논의해라. 

1. 전 백악관 참모이고, 위증죄로 기소된 찰스 콜슨은 CIA가 워터게이트 도청을 미리 알고 있었다고 비난했다. 콜슨의 비난을 언급하면서, 전 CIA국장 윌리엄 콜비는 "그의 신뢰성의 상실은 그의 주장에 어떤 중요성도 부여하지 않을 것이다"라고 말하였다. 

[찰스 콜슨은 워터게이트 도청과 관련하여 위증죄를 선고받았다]

답: 
   콜슨은 CIA가 워터게이트 도청을 미리 알고 있었다고 말한다. 
   콜슨이 워터게이트 도청에 관련하여 말한 대부분의 것은 거짓이다. 
   그러므로 CIA가 워터게이트 도청을 미리 알고 알고 있었다는 것은 사실이 아니다. 

이 논증은 사람에 반대하는 논증(abusive ad hominem)이다. 그 사건에서 콜슨이 위증했다는 배경 지식이 주어졌을 때, 이 논증은 합당한 것으로 받아들일 수 있다. 

2. 많은 죄수들은 교도소의 환경이 비위생적이라고 불평한다. 그러나 죄수들은 범법자이다. 그래서 우리는 그들의 주장의 참을 정당하게 거부할 수 있다. 

답:
    많은 죄수들은 교도소의 환경이 비위생적이라고 불평한다. 
    죄수들이 교도소의 환경에 관하여 말한 것의 대부분은 거짓이다. 
    그러므로, 교도소의 환경은 비위생적이지 않다. 

이것은 사람에 반대하는 논증(circumstantial ad hominem)이다. 그러나 죄수들이 교도소의 생활 환경에 대해 정직하지 않다고 믿을 이유가 없으므로, 이 논증은 오류이다. 재구성된 논증에서 두 번째 전제는 지지될 수 없다. 

5. 대부분의 사람들은 마리화나를 피는 것은 건강에 해롭다고 믿는다. 그러므로 마리화나늘 피는 것은 건강에 해롭다. 

답: 이 이 논증은 합의로부터의 오류 논증이다. 마리화나를 피는 결과에 관한 "대부분의 사람들"의 의견은 중요하지 않을 것이다. 


V. 유비논법
 
 1. 유비논법의 형식
 세상에는 유사한 것들이 많다. 말도 유사한 것들이 있고, 사물에도 유사한 것들이 있다. '유비'(analogy)란 유사한 것들 간의 직접적인 비교를 말한다. 유비의 용도는 여러 가지이다. 예컨대 어떤 특정의 유사성에 주목하도록 함으로써 일상의 세계를 일상적인 시각이 아닌 다른 시각으로도 볼 수 있음을 말하기 위해서도 유비가 사용된다. 문학, 특히 시 같은 데서 흔히 사용되는 유비가 그러한 경우에 속할 것이다. 또 과학일반에서 많이 이용되는 소위 '모델이론'(Model Theory)이라는 것도 원형(原型)과 유사한 모형(模型)을 개발한다는 점에서 일종의 유비라고 할 수 있다.
 이러한 유비가 논변에도 사용될 수 있다. 유비를 사용한 논변을 '유비논법'(Arguments from Analogy)이라 부른다. 유비논법은 특히 주어진 논변이 연역적으로 타당하지 않음을 보이기 위한 한 효과적인 방법으로 자주 사용된다. 즉 주어진 논변과 동일한 형식을 가지면서도 전제들은 모두 참인데 그 결론은 분명히 거짓인 부당한 제 2의 논변을 구성해 보임으로써 동일한 형식의 원래 논변도 부당함을 증명하자는 것이다. 
 그런데 이와 같은 유비논법은 주로 주어진 논변을 비판하는 데 사용되는 논법이고, 남의 논변을 비판하고자 하는 것이 아니고 어떤 유사성에 근거하여 자신의 주장을 적극적으로 펴고자 할 때 사용되는 논법도 '유비논법'이라 불린다. 이를테면 동물실험에 근거하여 그것과 유사하다고 판단되는 인간에게도 그 실험의 결과가 적용될 수 있다는 의학적 주장들은 바로 이러한 유비논법에 의한 것들이라 할 수 있다. 또 판례에 의존하여 내리는 법적 판단, 행위의 유사성에 근거하여 내리는 도덕적 판단 등도 유비논법에 해당된다. 또한 한 개인의 성격이나 능력 등을 가늠하는 데에도 유비논법이 종종 사용된다. 예컨대 어떤 정치인이 그가 예전에 지금과 비슷한 상황에서 별 책임감 없이 행동했다는 전력을 근거로 하여 특정 업무를 제대로 수행하지 못할 것이라고 판단할 수 있다. 희망, 욕망, 두려움과 같은 감정과 관련하여서도 유비논법이 사용될 수 있다. 그가 지금 처한 상황이 이전에 내가 처했던 상황과 유사하기 때문에 그 상황에서 내가 느꼈던 두려움 또는 기쁨을 그도 느낄 것이라고 추론할 수 있다.
 이러한 의미로서의 유비논법에는 다양한 형식이 있으나 그 기본적인 형식은 다음과 같다.

    X 와 같은 형태의 대상들은 F, G, H 등의 성질들을 가지고 있다.
    Y와 같은 형태의 대상들은 F, G, H 외에도 Z라는 성질도 가지고 있다.
    따라서 X와 같은 형태의 대상들도 Z를 가지고 있다.
                         
이와 같은 형식의 논변이 연역논변이 아님은 분명하다. 결론이 전제들로부터 필연적으로 도출된다고 볼 수는 없기 때문이다. Y가 Z라는 성질을 가지고 있음은 관찰되었지만 X가 Z를 가지고 있는지는 아직 확인되지 않은 것으로 단지 유비적으로 추론되었을 따름이다. 따라서 전제가 모두 참이라고 하더라도 결론은 거짓일 수가 있다.
 
 2. 유비논법의 강도
 유비논법이 광범위하게 사용되고는 있지만 사실은 다른 귀납논변 보다는 약한 편이다. 유비논법의 결론의 근거가 되는 유사성이라는 개념은 대표적으로 불분명한 개념 중의 하나이기 때문이다. 예를 들어보자 미국 대통령이었던 레이건은 니카라구아의 콘트라 반군을 지원할 의회 지원금 요청 연설에서 콘트라 반군들을 미국의 독립전쟁에서 싸웠던 애국자들에 비유하였다. 그런 반면 콘트라 반군을 지원하는 데 반대하는 어느 상원의원은 니카라구아의 사태를 베트남 전쟁에 비유하였다. 여기서 이 두 비유는 모두 논변적으로 사용되고 있다. 즉 레이건 대통령은 니카라구아 사태가 미국 독립전쟁과 유사하다는 근거로 의회가 지원을 해야 한다는 주장을 폈고, 반대로 상원의원은 그 사태가 베트남 전쟁과 유사하니 지원을 하지 말아야 한다는 주장을 폈다. 두 주장은 다음과 같은 논변에 의거하고 있다.

   레이건: 상황 S에서 할 수 있는 옳은 일은 A를 수행하는 것이었다.
           상황 T는 상황 S와 유사하다.
           따라서 T에서 할 수 있는 옳은 일은 A를 수행하는 것이다.

   상원의원: 상황 S'에서 옳지 않은 일은 A를 수행하는 것이었다.
             상황 T는 상황 S'과 유사하다.
             따라서 T에서 옳지 않은 일은 A를 수행하는 것이다.

 이 두 논변은 모두 강해 보인다. 그러나 사실은 그렇게 강한 논변이라고 보기는 힘들다. 두 논변 모두 상황간의 유사성에 근거하여 서로 상반된 주장을 하고 있다. 동일한 상황에서 한 쪽은 A를 수행하는 것이 옳다고 주장하고 다른 쪽은 옳지 않다고 주장한다. 이렇게 서로 정반대의 결론이 나오게 된 것은 결정적으로 상황간의 유사성을 보는 시각이 다르기 때문이다. 한 쪽은 문제의 상황 T가 S와 유사하다고 보고, 다른 쪽은 S가 아니라 S'과 유사하다고 본다. 따라서 어느 쪽 주장이 더 설득력이 있는지는 T가 S와 유사하다는 말이 맞는지 아니면 T가 S'과 유사하다는 말이 맞는지에 달려 있다. 그러나 실은 그 두 말 중에 어느 쪽이 맞는지를 판단하기란 거의 불가능하다. 두 쪽이 다 맞을 수도 있고 다 틀릴 수도 있다. '유사하다'는 말만큼 불분명한 개념도 드물기 때문이다. 너무나 불분명하여 모든 것은 모든 것과 어떤 면에서건 유사하다고도 할 수 있을 정도이다. 따라서 위의 두 주장이 모두 언뜻 보아서는 그럴듯해 보이지만 사실은 그 근거들이 그렇게 단단한 편은 못된다.
 유비논법의 이러한 약점에도 불구하고 비유가 가지는 심리적 설득력 때문에 매우 자주 그리고 널리 사용된다. 물론 그 중에는 강한 귀납으로 여길 수 있는 것들도 있다. 특히 자연종(natural kinds)의 유사성에 근거한 유비논변들은 심리적으로는 물론 논리적으로도 설득력이 있다. 예컨대 옻나무에서 옻이 옮은 경험이 있는 사람이 자신이 경험하였던 그 옻나무와 유사한 나무를 보고 "이 나무를 만지면 옻이 옮을 것이다"라고 추리한다던가, 불에 데인 경험이 있는 아이가 또 불을 보면 가까이 가지 않으려 한다던가 하는 경우는 모두 강한 귀납이라 볼 수 있다.
 위의 예에서 이미 암시되었다시피 사실 강한 유비논변에는 암암리에 귀납적 일반화가 숨어 있다. 어떤 나무를 보고 옻이 오를 것이라는 추리에는 이러 저러한 나무는 모두 옻을 옮긴다는 귀납적으로 일반화된 믿음을 전제되고 있고, 불을 보면서 가까이 가면 안되겠다는 생각에도 불 같이 생긴 모든 것은 가까이 가면 통증이 생긴다는 일반화된 믿음이 깔려 있다. 이 숨겨진 귀납적 일반화까지 들추어내어 유비논법의 형식을 말한다면 다음과 같다.

      어떤 부류의 대상들은 거의가 다 F라는 성질을 가지고 있다.
      이 대상 a는 위의 부류에 속하는 대상이다.
      따라서 a도 F를 가지고 있다.

 유비논변이 얼마나 강한지는 전제에서 언급되는 유사성이 얼마나 강한지, 그리고 그것이 결론에서 언급되는 유사성과 얼마나 연관이 되는지에 달려 있다. 어떤 약물이 쥐에게 해로운 영향을 끼친다는 실험 결과를 토대로 그 약물이 인간에게도 유사한 해로움을 끼칠 것이라고 결론짓는다면 이것도 일종의 유비논변이다. 인간과 쥐 사이에 생리적 유사성이 있다는 전제가 이 논변에서 사용되고 있기 때문이다. 이 전제에서 말해지는 유사성은 결론에서 언급되는 유사성과 상당한 연관성을 가진다고 볼 수 있다. 왜냐하면 유사한 생리적 특징들을 갖고 있다는 사실은 동일한 약물이 두 경우 유사한 생리적 결과를 산출할지 아닐지 하는 문제에 결정적 영향을 미칠 것이기 때문이다. 그러나 문제는 전제에서 말해지는 유사성이 얼마나 강한 것이냐에 있다. 즉 인간과 쥐가 많은 점에서 유사하다고 할 수 있지만 그 유사성이 약물반응과 같은 구체적인 문제와 관련하여 의미 있는 역할을 할 수 있는지는 따져 보아야 할 일이다. 인간과 쥐 사이에는 유사점 못지 않게 차이점도 많다. 우선 종적으로도 다르다. 이 차이점들 중에는 문제의 약물투여의 결과에 어떤 식으로든 영향을 미치는 것들도 있을지 모른다. 전제에서 언급되는 유사점이 많을수록 논변은 강해지겠지만 반대로 언급 안 되는 차이점이 많다면 논변은 그만큼 약해질 수밖에   없다.
 유비논변의 강도를 가늠할 수 있는 또 다른 척도는 전제에서 사례들이 얼마나 많이, 그리고 얼마나 다양하게 언급되고 있느냐이다. 다시 말하여 유비를 허용하는 사례들의 크기와 다양성이 어느 정도인지도 그 유비에 근거한 논변이 얼마나 강한지를 판가름해줄 수 있게 한다. 사례들의 범위가 크고 그 종류가 다양할수록 어떤 유사성이 관련되는지가 더 쉽게 파악될 수 있다. 전제에서의 유사성과 결론에서의 유사성이 이 경우와는 다른 다양한 상황에서도 함께 성립한다면 양자의 관계가 단순히 우연적인 관계만은 아니라고 생각할 수 있다. 예컨대 앞에서 말한 쥐에 대한 약물실험이 쥐뿐만 아니라 다른 여러 동물에게도 이루어져 유사한 결과를 얻는다면 그 약물이 인간에게도 비슷한 영향을 끼칠 것이라는 결론은 더 강해질 수 있다. 즉 그 약물과 그로 인한 생체 내의 변화간에는 단순한 우연적인 관계가 아니라 그것보다는 더 강한, 이를테면 인과관계 같은 것이 있을 것이라는 판단도 가능해진다. 인과관계란 어떤 것인지, 그리고 이에 근거한 논변, 즉 인과논변은 어떤 구조를 띤 것인가에 관해서는 다음 장에서 서술하겠다.



제4장
인과 논변

    I. 인과논변의 성격
   II. 원인의 의미
  III. 흄의 인과분석
  IV. 인과적 오류
      1) 우연과 원인의 혼돈
      2) 공통원인의 무시
      3) 원인과 결과의 혼돈
      4) 발생적 오류
   V. 원인의 발견 - 밀의 방법
      1) 일치법
      2) 차이법
      3) 결합법
      4) 공변법


I. 인과논변의 성격 
 
 인과 또는 인과관계에 관한 진술이나 주장은 과학에서 거의 필수적이다. 과학적 탐구뿐만 아니라 일상생활에서도 인과적 진술이나 주장(causal statement or causal claim)은 매우 흔하게 일어난다.  자주 사용되는 말로 '......때문에'라든지 '......로 인하여' 등은 대개 인과적 주장을 하기 위해서 사용되는 말들이다. 예컨대 자동차가 시동이 걸리지 않을 때, 약속한 사람이 약속 시간에 나타나지 않을 때, 공연이 갑자기 취소되었을 때, 컴퓨터의 프로그램이 갑자기 작동을 하지 않을 때 우리는 왜 그럴까 궁금해하고 그 원인을 알아 보고싶어 한다. 그 결과 말해지는 진술에 위의 말들 또는 그와 유사한 말들이 사용되는 것이 보통이다. 이러한 진술이 바로 인과적 진술이고 인과적 주장이다.  
 인과적인 주장이나 진술을 결론으로 하는 논변을 '인과논변'(causal argument)이라 부른다. 그러나 '인과논변'이 어떤 고정된 단일한 형태의 논변을 가리키는 것은 아니다. 귀납적 일반화의 형식을 가진 인과논변도 있고 유비논법의 형식을 가진 인과논변도 있다. 또 통계적 삼단논법도 인과적 결론을 끌어내는 데 사용되기도 한다. 이는 다시 말하여 인과논변이 어떤 형식을 취하든 귀납논변의 일종이라는 뜻이다. 인과논변이 왜 귀납논변의 형식을 취하는 것인지에 대해선 차츰 밝혀질 것이다. 인과논변을 연역논변의 일종으로 볼 것인지 아니면 귀납논변의 일종으로 보아야 할 것인지 하는 문제는 인과관계를 어떻게 보느냐에 달려 있다. 원인과 결과의 관계를 필연적인(necessary), 또는 결정론적인(deterministic) 것으로 본다면 인과논변은 연역의 형식을 가지게 될 것이다. 그러나 그 관계가 필연성의 관계가 아니라 '규칙적'(regular), '확률적'(probabilistic), '통계적'(statistic) 등의 이름으로 불릴 수 있는 관계라면 귀납의 형식을 갖는다고 보아야 할 것이다. 서양의 근세이전에는 인과를 전자로 해석했으나 근세 이후 현대과학에 이르기까지는 후자 쪽으로 해석하는 경향이 우세하다. 인과논변을 일종의 귀납논변으로 취급해야 할 이유도 여기에 있다.
 이 장에서 우리가 해야 할 주요과제는 물론 인과적 주장은 어떻게 정당화될 수 있으며 인과논변은 어떻게 평가되는 가이다. 그러나 그 이전에 우선 인과논변을 귀납논변의 일종으로 보아야 할 근거에 대하여 좀 더 자세한 언급을 할 필요가 있겠다. 그러기 위해서 우선 '원인'이라는 말의 의미분석과 함께 인과에 관한 전통적인 필연성이론을 배격하고 대신 규칙성이론 내지는 확률성이론을 최초로 제시한 근세의 흄(David Hume)의 인과분석을 소개하겠다. 그리고 마지막으로 인과적 주장의 정당화(justification) 문제에 못지 않게 일상생활에서의 원인의 발견(discovery) 문제도 중요한 만큼 이 문제의 대표적인 방법으로 알려져 있는 밀(J. S. Mill)의 방법에 관해서도 알아보겠다.

II. '원인'의 다양한 의미
 
 '원인'이라는 말은 여러 가지 의미로 사용된다. '원인'이라는 말의 뜻은 문제되는 상황이 어떤 상황인지, 그 상황에 대해서 우리가 얼마만큼 알고 있는지, 또 우리의 관심은 어디에 있는지 등에 따라 달라질 수 있다. 예를 들어 어떤 살인사건의 경우 그 죽음을 대하는 검사의 태도와 관심은 의사의 태도와 관심과는 다를 것이다. 검사의 관심은 무엇보다 누가 그 살인을 저질렀을까 에 모아질 것인 반면, 의사의 관심은 누가 그랬느냐 보다는 신체의 어떤 부위가 작동을 멈추었는지에 쏠릴 것이다. 따라서 검사는 어떤 피고인의 행위가 그 살인사건의 원인이라고 말할 것이지만 의사는 그 원인에 대하여 다른 견해를 가질 수 있다. 만약 피살된 사람이 총에 맞은 즉시 죽었다면 죽음의 원인이 이를테면 혈액의 다량유출이었다고 할 것이고, 즉시 죽지 않고 병원으로 이송되어 수술을 받던 중 마취의 부작용으로 죽었다면 질식이 죽음의 원인이었다고 말할 것이다. 물론 이 경우 두 주장, 즉 원인에 대한 검사의 견해와 의사의 견해가 양립 불가능한 것은 아니다. 다시 말하여 검사의 주장과 의사의 주장이 아무런 모순이나 대립도 없이 다 옳을 수 있다. 피고의 행위도 원인일 수 있고 또 혈액의 과다한 유출도 원인일 수 있기 때문이다. 그 죽음의 가장 가까운 원인이 혈액의 과다한 유출이라 할지라도 피고의 행위도 혈액의 과다 유출이라는 현상이 생기도록 한 한 원인일 수 있기 때문이다.
 이 말은 어떤 사건에 단 하나의 원인만 있는 것은 아니라는 뜻이다. 시간적 연장(延長)을 전혀 가지지 않는 사건도 이론적으로는 가능할지 모르나 대부분의 일상적 사건들은 시간적 지속을 가지고 그 지속 중에 일어난 더 세부적으로 개별화(individualization)될 수 있는 사건들의 연속으로 이루어진다. 다시 말하여 하나의 사건은 더 세부적인 사건들의 연쇄(chain)이다. 따라서 그 연쇄를 이루고 있는 고리 하나 하나가 다 원인 아니면 결과가 될 수 있다. 즉 그 연쇄는 인과적 연쇄다. 위에 든 예에서 혈액의 다량 유출도 또 피고의 행위도 그 살인사건의 연쇄를 이루는 중요 고리들 중의 하나로 파악될 수 있다. 따라서 원인을 찾고자 하는 사람의 관심에 따라 이 고리가 원인으로 파악될 수도 있고 저 고리가 원인으로 파악될 수도 있다. 
 그 죽음을 있게 한 인과적 연쇄는 물론 앞에서 말한 것 보다 훨씬 더 많은 고리들을 가질 것이다. 피해자를 병원까지 이송한 앰뷸런스가 교통혼잡 때문에 지연되었을 수도 있고, 마취의사가 다급한 나머지 피해자가 마취에 알레르기 반응을 하는지 안 하는지를 점검해 보는 일을 잊었을 수도 있다. 한 개인의 죽음과 같은 사건에는 일일이 적시하기 힘들 정도로 다양하고 복잡한 사건들이 서로 엉켜있을 것이다.(이 점을 고려한다면 인과적 과정을 하나의 '연쇄' 비슷한 것으로 파악하는 것도 사실은 정확한 파악이라고 볼 수 없다. 왜냐하면 하나의 사건이 일어나게 된 배경과 그 과정은 단선적이기보다는 복선적일 것이기 때문이다. 말하자면 단 하나의 연쇄과정만 있는 것이 아니라 다수의 연쇄과정들이 복잡하게 서로 엉켜있다는 것이 인과과정에 대한 더 정확한 파악일 것이다. 그래서 인과과정을 '인과연쇄'(causal chain)라는 표현 대신에 '인과 망'(causal network)이라고 표현하는 것이 더 적절하다는 입장도 있다) 그 복잡한 사건을 이루는 연쇄에서 특히 어떤 한 부분을 골라 그것이 '원인이다'라고 말하게 되는 것은 바로 그렇게 말하는 사람이 그 부분에 특별한 관심을 가졌기 때문이다.
 인과개념을 조건(condition)개념과 연관시켜 이해할 수도 있다. 어떤 사건이든지 그 사건이 발생하게 된 데에는 일정한 조건이 갖추어져 있게 마련이다. 따라서 그 사건을 발생시킨 원인은 그 사건이 발생하게 된 조건과 밀접히 연관될 수밖에 없다. 잘 알려져 있다시피 조건 중에는 필요조건(necessary condition)도 있고 충분조건(sufficient condition)도 있다. 또 둘을 합쳐 '필요 충분조건'(necessary and sufficient condition)이라 불리는 것도 있다. 예를 들자면 화재가 발생했을 때 그 주위에 산소가 있었음은 그 화재 발생의 필요조건이다. 그러나 충분조건은 아니다. 산소만 있었다고 해서 화재가 발생할 수 있는 것은 아니기 때문이다. 그러나 일단 화재가 발생하였다면 반드시 거기에는 산소가 있었다고 할 수 있다. 산소가 없었다면 화재가 발생하지 않았을 것이라는 점에서 산소가 있었음도 그 화재의 한 원인이라 할 수도 있지만 이러한 의미, 즉 필요조건의 의미로서의 원인은 일상적으로 우리가 이해하고 있는 원인과는 좀 거리가 있다. 과학적으로는 그것도 원인의 한 요소로 간주되어야 할지 모르나 이것만이 원인이라든가, 또는 이것이 주요 원인이라고는 할 수는 없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우리가 필요조건에 관심을 가지는 이유는 때로는 어떤 바람직하지 않은 결과를 어떻게 하면 제거할 수 있는가하는 실천적인 고려 때문이다. 화재라는 바람직하지 않은 결과가 어떻게 하면 오지 않게 할 수 있을까 했을 때  당연히 그 사건의 필요조건에 관심이 가지 않을 수 없다. 필요조건 하나만 제거되어도 그러한 결과는 오지 않을 것이기 때문이다. 예컨대 의사가 어떤 병을 방지하고자 할 때 보통 주목하는 것이 그 병의 필요조건들이다.
 반대로 어떤 결과를 오지 않게 하는 것이 아니라 그 결과를 오게 하는 데 관심이 있을 경우에는 필요조건 대신 충분조건에 더 주목하는 것이 보통이다.  충분조건이란 그 조건이 갖추어지면 문제의 결과가 나타날 확률이 크기 때문이다. 예컨대 어떤 낡은 건물을 파괴시키려고 할 때 폭약들을 얼마만큼 또 어떻게 장치해야 할 지에 관심을 갖게 될 것이다. 적정한 수의 폭약들의 적절한 배치, 그리고 그것들의 폭파는 그 건물의 파괴에 대한 충분조건이다. 이 예에서 읽을 수 있다시피 충분조건은 필요조건보다는 훨씬 더 상식적으로 이해되는 원인에 가깝다. 이 예에서도 산소가 있었음이 건물 폭파의 한 필요조건이지만 그것을 원인이라 말하는 것보다는 위에서 말한 충분조건을 원인으로 말하는 것이 훨씬 더 설득력이 있다. 충분조건이 필요조건보다 더 중요한 인과적 요인이기 때문이다.
 그러나 충분조건은 보통 단일하지 않다. 하나만의 조건이 있어 그것이 어떤 사건의 발생에 충분조건이 되는 경우는 드물다. '충분조건'이라는 말은 더 일반적으로 배경에 있는 필요조건들과 관련하여 사용된다.  그 중에서도 특히 사건의 발생에 근접되어 있다고 할 수 있고, 또 특별한 관심을 유발시키는 조건들이 인과적 요인으로 여겨진다. 예를 들어 물을 화씨 100도 까지 끌어올림이 물이 끓는 데 충분조건이라 주장할 수 있다. 그러나 이 주장은 물에 불순물이 비교적 적다든지, 기압이 정상적이다 등과 같은 필요조건들이 갖추어졌을 때만 참이다. 배경에 있는 조건들이 비교적 표준적이고, 급격하게 변화되는 것이 아니고, 또 우리가 마음대로 할 수 없는 성격의 것일 경우 우리는 그러한 배경적 조건들을 주목하지 않고 무시하기 쉽다. 그 주된 이유는 보통 그러한 배경조건들은 우리의 의사와는 관계없이 객관적으로 항상 주어져 있는 것들이기에 결과를 가져오는데 눈에 띠게 관심을 자극하는 부분은 우리가 우리의 마음대로 할 수 있는 부분이 될 수밖에 없기 때문이다.
 사실 어떤 조건이 필요조건인지 아니면 충분조건인지 하는 문제는 문제 자체가 잘못 설정되었다고 할 수 있다. 필요조건은 단일한 사건이고 (이 때 단일성의 기준은 무엇인지 하는 어려운 문제가 따르지만) 충분조건은 여러 가지가 합친 복합적인 것으로 그 속에는 필요조건도 포함되기 때문이다. 그래서 필요조건은 개별적이고(individual) 충분조건은 합동적(joint)이라고 보아 '개별적으로 필요하고 합동으로 충분하다'(individually necessary and jointly sufficient)라는 말을 쓰기도 한다. 예컨대 잔디의 성장에 개별적으로 필요하고 합동으로 충분한 조건들은 적당한 야의 물, 적절한 온도, 산소, 햇빛 등이 된다. 따라서 이러한 일련의 조건들을 원인으로 간주할 수 있지 않느냐는 시각도 있다.
 그러나 개별적으로 필요하고 함께 충분한 조건들을 남김없이 전부 다 파악하기란 쉽지 않다. 어떤 사건의 필요조건에 대하여 우리가 상당히 알고 있을 때라도 그렇다. 어떤 사건이 어떤 유형의 것이고 그러한 유형의 사건에 대한 필요조건은 무엇 무엇인지가 일반적으로 알려져 있는 경우라 할지라도 그렇게 알려진 필요조건들이 합쳐 그 사건에 대한 충분조건이 되는지 아닌지는 아무도 모른다. 알려지지 않은 필요조건들이 얼마든지 있을 수 있기 때문이다. 인과관계가 개입되는 상황이란 복잡하게 마련이라 관련되는 조건들을 일일이 분석해 내기는 사실상 불가능에 가깝다. 
 지금까지 '원인'이라는 말의 다양한 의미에 관하여 살펴보았다. 중요한 점은 이 말의 사용법이 단 하나만 있는 것이 아니라 상황과 관심에 따라 여러 가지일 수 있다는 점이다. 특히 필요조건 또는 충분조건으로 파악할 수 없는 경우, 즉 원인이 결과에 대하여 필요조건이라고도 할 수 없고 충분조건이라고도 할 수 없는 경우도 있다는 점에 유의할 필요가 있다.  원인을 확률(probability)의 개념으로 파악해야 하는 경우가 그러한 경우에 속한다. 예컨대 흡연은 폐암의 필요조건도 충분조건도 아니다. 흡연하지 않는 사람들도 폐암에 걸릴 수 있고 반대로 애연가라도 폐암에 안 걸릴 수가 있다. 그렇지만 그렇다고 해서 흡연이 폐암의 원인이라는 점을 부인할 수는 없다. 여러 가지 증거로 보건대 흡연은 폐암의 확률적 원인(probabilistic cause)임에 틀림없다. 원인이라고 생각될 수 있는 것이 없을 때보다는 있을 때 문제의 결과가 생길 확률이 높을 경우 그 원인을 우리는 '확률적 원인'이라 부른다.   

연습문제

다음의 각각의 인과 주장에 대해, "원인"이 다음 중 어떤 의미로 사용되었는지 지적하라.
   (1) 인과의 연쇄 혹은 네트워크 안에서 근접 혹은 가장 가까운 원인
   (2) 어떤 행동이나 사건에 대해 인과적으로 책임 있는 어떤 agent. 
   (3) 필요 인과 조건
   (4) 충분 인과 조건 
   (5) 받아들여지고 안정적인 필요 조건들의 배경에서, 인과적으로 충분한 조건. 
   (6) 개연적 원인 

1. 마르타는 시험 문제를 완전히 풀 충분한 시간이 없었기 때문에, 그 시험을 망쳤다. 

답: 받아들여지고 안정적인 필요 조건들의 배경에서, 시험을 끝마칠 충분한 시간이 없음은 그 시험을 망칠 충분 조건이다.

2. 잭슨은 그가 금년에 신청했던 모든 과목을 통과했기 때문에, 6월에 졸업할 것이다.  

3. 윌리엄은 진이 그를 초대했기 때문에 그 파티에 갔다. 
   
답1: 진은 윌리엄이 그 파티에 나타남을 위한 인과적으로 책임 있는 agent이다.
답2: 진의 초대는, 받아들여지고 안정적인 필요 조건의 배경에서, 윌리엄이 참석하기 위한 충분 조건일 수 있다. 

4. 어떤 방화범이 그 박물관의 불을 야기했다. 

5. 그 집의 벽장 속에 기름 넝마가 쌓여져 있어서 그 집이 전소되었다.
   
답: 이 문장에는 그 기름 넝마를 같다 놓은 어떤 행위자의 암묵적인 언급이 있다. 또한 그 기름 넝마는 받아들여지고 안정적인 필요 조건들의 배경에서 충분 조건으로 고려될 수 있다.  

6. 그 범인은 낮은 형량을 약속 받았기 때문에 자백했다.   

13. 1914년 8월 사라예보에서 Archduke Ferdinand의 저격은 1차 세계 대전의 원인이었다. 

   (연습 문제1)  어떤 사건 발생을 위한 필요 조건이란?
     1. 만일 어떤 상황이 결여된다면 그 사건이 발생하지 않음에 틀림없는 그러한 상황을 의미한다.    100 점 
     2. 그 사건이 발생한다면, 반드시 있어야 하는 그러한 상황을 의미한다.    100 점 
     3. 어떤 상황이 있을 때 그 사건이 반드시 발생하는 그러한 상황을 의미한다.    0 점 
     4. 그 사건이 발생하지 않는다면 어떤 상황이 결여된 것임에 틀림없는 그러한 상황을 의미한다.   0 점 
     
    (연습 문제2) 어떤 사건 발생을 위한 충분 조건이란?  
 

III. 흄의 인과분석
 
 '원인'이라는 말을 위에서 말한 다양한 의미가 모두 드러나도록 정의(定義) 내리기란 쉽지 않다. '원인'에 대한 만족할만한 정의란 있을 수 없는지도 모른다. 그럼에도 이 말에 대한 정확한 정의를 찾으려는 시도는 역사적으로 있어 왔다. 18세기 스코트랜드의 철학자 흄(D. Hume)의 시도가 그 대표적인 예에 속한다. 그는 "A가 B의 원인이다"라는 일반 형식의 명제가 어떤 의미를 가지고 있는지를 분석하고자 하였다. 그의 관심은 비교적 단순한 사건( 그는 두 당구공의 부딪침과 그 후의 공들의 움직임을 인과적 사건의 대표적인 예로 삼았다), 또는 사건의 유형간에 성립되는 인과관계에 집중되었다. 
 당구공의 예에서 흄이 분석해 낸 결과는 두 공의 부딪침이라는 인상(impression)과 이어지는 두 공의 운동에 대한 인상에서 이 두 인상 외에 그것들을 연결시켜 준다는 제 3의 인상을 줄 아무 것도 발견할 수 없다는 것이었다. 말하자면 인과 관계라고 알려진 현상을 들여다보니 거기에는 '원인'이라고 할 수 있는 사건, 그리고 '결과'라고 할 수 있는 사건, 이 두 사건만 있지 '연결'(connection)이라고 할 수 있는 것은 관찰되지 않는 다는 것이다. 여기서 흄이 말하는 '연결'이란 '힘'(force), '에너지'(energy), '효능'(power), '필연성'(necessity), 또는 '필연적 연결'(necessary connexion) 등의 말들과 동의어이다. 
 이러한 분석 결과가 갖는 철학적 함축은 지대하다. 특히 원인과 결과간에 필연성이 발견되지 않는다 또는 없다( 엄밀히 말하여 '발견되지 않는다'와 '없다'는 말은 서로 구별되어야 하겠지만)는 주장은 엄청난 반향을 불러일으키기에 충분하였다. 인과 관계의 핵심은 필연성에 있다고 본 것이 전통적인 생각이었기 때문이다.  이러한 기존의 전통적인 또는 정통적인 인과관과 대비하여 볼 때 흄의 이 주장은 분명 특이하고, 과격하고, 지나치게 벗어난 의외의 주장이었다. 그래서인지 그 후 지금까지도 인과에 대한 논의는 주로 흄의 주장에 대한 공방으로 이어져 왔다. 앞에서 잠시 언급한 확률적 인과 개념도 흄의 인과관에서 발전된 한 변형으로 볼 수 있다. 흄의 이론이 역사적으로도 그 자체 충분한 가치를 지니지만 확률적 인과론을 비롯한 현대 이론에 미친 영향도 지대하므로 흄의 이론을 좀 더 살펴 볼 필요가 있겠다.
 인과관계가 있다고 주장되는 상황에서 흄이 발견하고 확인할 수 있었던 것들을 요약한다면 다음과 같다.

  1. 근접성(Contiguity): 사건 A와 사건 B가 시간과 공간에서 서로 연속되어 있다.       (즉 '원거리 작용'(action at a distance)이라는 것이 있을 수 없다.)
  2. 계기성(Succession): B가 A에 시간적으로 따른다. (결과가 원인을 앞설 수 없       다.)
  3. 항상적 연결성(Constant Conjunction): A가 일어날 때마다  B가 일어난다.

흄은 이 세 가지 요소를 인과관계의 필요조건으로 보았다. 그 중에서도 특히 조건 3이 흄의 인과관에서 차지하는 비중은 크다. 조건 3이 의미하는 바는 소위 '단일인과'(singular causation)라는 것은 없고 원인이든 결과든 모든 사건은 일정한 유형(type)의 사건이기 때문에 원인과 결과의 관계도 한 사건유형과 다른 사건유형 간의 관계라는 것이 흄의 주장이다. 이 주장은 다시 말한다면 모든 인과적 진술은 일정한 일반적 법칙에 포섭된다는 뜻이다.
 위의 세 조건 하나 하나가 과연 인과의 필요 조건이 되는 지도 논란거리이지만 이 보다 더 중요한 문제는 이 세 조건들이 합쳐 인과의 충분 조건이 되는지, 안 된다면 또 어떤 조건들이 추가되어야 하는 지이다. 흄도 위의 세 조건들을 합친 것이 충분 조건이 된다고 보지는 않았다. 이 세 조건들이 인과적으로가 아니라 서로 우연적으로 연결된 두 사건간에도 만족될 수 있다는 점은 누가 보아도 명백하다. 흄도 위의 세 가지 조건들이 인과적 관계와 우연적 관계를 구별시켜주는 데에는 충분치 못하다는 점을 인정하였다. 그러나 그는 그의 분석이 잘못되었다거나 미비해서 그렇다고는 보지 않았다. 위의 세 가지 관계가 유한한 인간이 발견해 낼 수 있는 최대의 것이라고 생각했기 때문이다. 위의 세 조건들에다 다음의 4번째 조건을 추가시키면 충분 조건이 될 수 있다는 시각도 있음은 물론이다.

  4. 필연성(Necessity): A가 일어나면 필연적으로 B도 일어난다. 

 이 조건이 추가된다면 인과관계와 우연적 관계가 구별될 것임은 물론이다. 필연과 우연은 정의상 서로 상반되는 개념 짝이기 때문이다. 그러나 흄은 인과관계란 단순히 개념만의 문제(관념들만의 상호관계 문제)는 아니라고 보았다. 인과관계는 엄연히 하나의 사실의 문제(a matter of fact)이기 때문에 그 관계의 성격이 어떤 것인지는 경험적으로 확인될 수밖에 없다. 말하자면 원인과 결과의 연결 방식은 예컨대 '삼각형의 내각의 합'이라는 개념과 '180도'라는 개념, 또는 '총각'의 개념과 '결혼하지 않은 남자'의 개념이 서로 연결되어 있는 방식과는 다르다는 것이다. '원인'이라 불리는 사건을 아무리 관찰해 보아도 거기에는 '결과'라 불리는 사건과의 필연적 연결 같은 것은 발견되지 않는다는 것이 흄의 주장이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사람들이 인과관계를 필연적인 관계로 보는 것은 유사한 경험을 수없이 반복해서 생긴 심리적 습성 때문이라는 것이다. 간단히 말하여 필연성이란 원인과 결과 사이에 객관적으로 존재하는 관계적 속성이 아니라 인간 마음의 성향에서 비롯되었다는 것이다.
 인과문제에 대한 흄의 입장이 이와 같다고 해서 그의 주장을 우리가 더 이상 인과적 진술이나 주장을 할 수 없고 인과적 추리도 포기해야 한다는 것으로 이해한다면 잘못이다. 흄은 인과적 추리나 진술의 포기는 사실세계에 대하여 우리가 할 수 있는 중요한, 아니 가장 중요한 추리를 포기하는 것과 같다고 본다. 
 흄의 철학에서 인과추리는 좀 특수한 지위를 갖는다. 인과추리는 인지적(cognitive) 행위로서의 추리, 즉 논리적이고 이성적인 추리와는 다르다. 그것은 일종의 감성적인(sensitive) 행위로서 마음의 자연스러운 흐름과도 같다. 어떤 사건이 주어지면 그러한 유형의 사건에는 저러한 유형의 사건이 뒤따라 일어났다는 평소의 반복된 경험에 힘입어 우리의 마음은 자연스럽게 후자 유형의 사건으로 넘어가게 마련이다. 마음의 이러한 자연스러운 이행과정을 그는 '인과추리'라고 불렀다.
 따라서 이러한 의미로서의 인과추리는 인간 마음의 자연적 본성에 속한다. 흄은 이 본성이 무엇보다 중요하다고 여겼다. 왜냐하면 우리의 감각에 주어진 것을 넘어서 우리가 보거나 느끼지 못하는 대상이나 존재들에 관한 정보를 줄 수 있는 추리는 인과추리 밖에 없다고 보았기 때문이다. 그리고 더 근본적으로는 사실세계 또는 경험세계에 관한 어떠한 정보도 이성적이고 논증적인 추리에 의해서는 얻어질 수 없다고 보았기 때문이다.
 인과관계에 대한 흄의 분석은 이와 같이 인간의 심리 현상과 연관하여 이루어지고 있기 때문에 '규칙성 이론'이나 '필연성 이론' 같은 하나의 이름으로만 이해하기가 힘들다. 그래서 흄 이후의 많은 철학자들이나 과학자들은 흄의 분석의 심리적 측면은 도외시하고 위에서 말한 3번째의 조건에 특히 주목하여 흄의 이론을 규칙성 이론으로 단순화시켜 파악하려는 입장을 취했다. 항상적 연결이란 다른 말로 표현한다면 바로 규칙성과 같은 개념이다. '항상적' 또는 '규칙적'이라는 말은 '필연적'이라는 말과 의미하는 바가 다르다. A유형의 사건과 B유형의 사건의 관계가 필연적이라면 현재 A유형에 속하는 사건이 발생했을 경우 앞으로 B유형의 사건이 반드시 발생할 것이라고 단언할 수 있다. 그러나 그 관계가 필연적이 아니라 규칙적인 것에 불과하다면 미래에 그러한 종류의 사건이 필연적으로 발생할 것이라고 단정할 수 없다. 미래가 과거와 유사할 것이라고 믿을 하등의 논리적 근거가 없기 때문이다. 지금까지 그래왔으니 앞으로도 그럴 것이 틀림없다, 또는 그럴 확률이 높다는 정도의 이야기밖에 할 수 없다. 흄의 이론을 현대의 확률적 인과론의 선구로 보는 이유도 여기에 있다.
 '확률적'이라는 말과 대비되는 말로서 '결정론적'(deterministic)이라는 말이 있다. 결정론(determinism)이란 일어나는 모든 사건이 인과적으로 충분한 조건들의 한 결과라고 보는 철학적 입장이다. 결정론은 각각의 경우에 어떤 조건들이 있는지를 우리가 안다고 주장하지는 않는다. 그것은 이 세계가 어떠한가에 대한 입장이지 세계에 대하여 우리가 획득할 수 있는 지식에 관한 입장이 아니다. 이 입장에 따르면 세계의 기본구조는 결정론적이다. 인과를 확률적으로 접근하려 함은 복잡한 인과구조 - 어떤 '숨겨진 인과요인들' - 에 대하여 우리가 무지하기 때문이다. 
 인과관계가 결정론적인지 아닌지는 대답하기 힘든 철학적인 문제이다. 이 우주의 인과적 구조가 기본적으로 결정론적인 것이라면 '확률론적 인과'란 단지 우리가 숨겨진 인과 요인을 알지 못해서 나온 말일뿐일 것이다. 흄이 살았던 시대에서 가장 진보된 과학으로 여겨졌던 것은 두 말할 필요도 없이 뉴턴의 물리학이었다. 뉴턴의 인력법칙과 운동법칙들에는 결정론적인 인과들이 드러나 있다. 뉴턴의 과학적 성공은 앞으로 과학이 더 발전하면 현재로선 확률로밖에 말할 수 없는 많은 경우에도 결정론적인 원인이 있었음이 밝혀질 것이라는 믿음과 기대를 가지게 하였다.
 그러나 흄과 뉴턴의 시대와는 다르게 현대에는 그 당시로서는 예상하지 못했을 정도로 과학이 발전되었음에도 불구하고 과학적 논의에서는 여전히 결정론보다는 확률이 더 많이 논의되고 언젠가는 결정론적 원인이 밝혀질 것이라는 믿음과 기대도 거의 찾아볼 수 없게 되었다. 특히 현대의 양자 물리학(quantum physics)에선 확률 개념의 중요성이 차지하는 비중은 지대하다. 양자 물리학에선 원인을 '확률론적'이라는 말로 표현하는데 이는 우리가 소위 '숨겨진' 원인을 발견할 수가 없어서가 아니라 세계의 기본 구조 자체가 확률론적인 성격을 띠고 있기 때문이라는 것이다. 17세기의 뉴턴의 과학적 업적에 비견되는 현대의 양자 역학은 결정론적 원인이라는 개념을 버리고 그 자리에 확률론적 원인이라는 새로운 개념을 대치시켰다.

IV. 인과적 오류
 
 인과적인 주장을 하는 논변이 논리적 오류를 범했을 때 발생되는 오류를 '인과적 오류'(causal fallacy)라고 한다. 이러한 오류는 보통 인과 관계의 어떤 중요한 면을 간과했을 때 발생한다. 앞에서 언급하였다시피 인과관계를 어떻게 볼 것인가에 대해선 여러 해석들이 있다. 그 여러 해석들이 어떤 점에서는 서로 정반대 되는 입장을 취한다는 것도 사실이지만 또 어떤 점에서는 서로 일치한다는 것도 사실이다.  그 일치점을 우리는 최소한 두 가지로 나누어 이야기해볼 수 있겠다.  
 첫째, 원인과 결과의 관계가 결정론적인 관계가 아니라 확률적인 것이라 하더라도, 또는 결정론적이냐 아니면 확률론적인가 하는 문제와는 상관없이, 그 관계는 보통 반복적이고 규칙적인 양상을 띤다는 점이다. 이 양상은 우리가 원인을 인과적 필요 조건이나 충분 조건으로 이해하든, 필요충분 조건으로 이해하든, 또 아니면 다른 어떤 특수한 형태의 것으로 이해하든 관계없이 성립된다. 두 번째는 원인의 발생이 결과의 발생에 시간적으로 앞선다는 점이다.
 많은 인과적 오류들이 인과 관계의 이 두 특징들과 연관해서 생긴다. 따라서 이 특징들을 염두에 두면서 인과적 오류는 왜 발생하고 또 거기에는 어떤 유형의 것들이 있는지 알아보기로 하자.

1. 우연과 원인의 혼돈 
 인과관계의 두 번째 특징, 즉 원인이 결과에 시간적으로 앞선다는 점에만 주의한 나머지 "A가 B의 원인이다"라는 말을 단순히 "A가 B보다 먼저 일어났다"라는 말과 동일한 것으로 이해하기 쉽다. 이러한 식으로 이해한다면 인과적 오류가 된다. 'Post Hoc'이라는 특수한 이름으로 불리는 이 오류의 성격은 "Post hoc, ergo propter hoc"(이것 후에, 따라서 이것 때문에)라는 라틴말에 단적으로 드러나 있다. 이는 어떤 것이 다른 것보다 단순히 시간적으로 앞선다는 점에만 근거하여 그것을 원인으로 간주하는 오류를 말한다.
 두 사건이 시간적인 선후 관계에 있다고 해서 그 중 앞선 것을 원인, 뒤에 오는 것을 결과로 볼 수 없음은 자명하다. 두 사건이 우연적으로, 즉 아무런 인과 관계도 없이 그렇게 되는 경우도 허다할 것이기 때문이다. 이 점은 너무나 당연하기 때문에 그러한 오류를 범하는 일이 실제로 있겠는가는 의문이 들기도 한다. 그러나 그럼에도 불구하고 관련되는 사건이 흔한 것이 아니라든가 뜻밖의 것일 경우 종종 그러한 오류가 저질러진다. 예를 들어 잘 작동되던 냉방기가 정기적인 점검을 - 이를테면, 청소를 한다든지 필터를 바꾼다든지 또는 프레온 가스를 새로 채운다든지 하는 -  하고 난 직후 작동이 되지 않을 때 점검 과정에서 잘못이 생겨 그것이 원인이 되오 작동을 멈추지 않았나 생각하기 쉽다. 그러나 정밀히 조사해 본 결과 고장의 원인은 정기 점검과는 아무런 관계도 없는 다른 데 있었음이 밝혀졌다면 앞서의 생각은 바로 이 오류에 해당된다.
 흔히 '미신'이라고 불릴 수 있는 것들도 대개는 이 오류의 범주에 속한다. 예컨대 금요일만 되면 안 좋은 일이 있거나 안 좋은 소식을 듣게 되는 일이 잦았다고 해서 금요일은 나에게 불운을 가져다주는 원인으로 단정한다든지, 어떤 필요에 의해 조상의 묘를 이장하자마자 불운한 일이 일어났을 경우 그 원인을 바로 묘 이장으로 생각한다든지 또는 커피를 마신 다음 수학 문제가 잘 풀린다고 생각하여 양자간에 인과관계가 있다고 생각하는 것 등은 모두 Post Hoc의 오류에 속한다.
 이 외에도 결과가 어떤 식으로든 그 원인과 유사하다든지 또는 원인이 결과 속에 있는 것이면 무엇이든 다 포함한다, 다시 말하여 원인에는 없던 것이 결과에는 있을 수가 없다는 믿음도 Post Hoc오류의 가능한 한 원천이 될 수 있다. 민간요법에서 흔히 볼 수 있는 일로서 식물이나 동물의 어떤 부분이 사람의 장기와 비슷하게 생겼다는 이유만으로 그 부분들이 약용으로 여겨지는 경우가 많다. 그러한 부분들을 복용하고 난 후에 병이 치유되었다거나 어떤 특정 장기나 신체 부위의 활력이 나아졌을 수도 있다. 그러나 그렇게 된 데에는 사실 여러 요인들이 작용했을 것이므로 그 복용만이 원인이라고 하기는 힘들다. 복용을 안 했더라도 그러한 효과는 나올 수도 있을 것이다. 우연히도 복용한 후에 그러한 효과가 나타났다고 해서 그것이 바로 원인이라고 단정함은 대표적인 Post Hoc의 오류에 해당된다.
 우연적인 관계와 인과적인 관계를 구별할 수 있는 좋은 방법 중의 하나는 실험을 해 보는 일이다. 실험의 방법이 여의치 않을 경우에는 규칙적으로 반복되는지 아닌지를 지속적인 관찰에 의해 살펴볼 필요가 있다. 역사적인 예로 17세기 영국의 이튼에서 있었던 일인데 많은 사람들이 흡연을 한 후부터 그 당시 유행하였던 전염병이 사라졌다는 사실을 근거로 흡연이 그 전염병의 퇴치에 효과가 있다고 믿었다. 그러나 그 양자의 관계를 계속적으로 관찰한 결과 그 관계가 단지 우연적인 것에 불과하고 진정한 인과관계는 아님이 밝혀졌다. 밀(J. S. Mill)은 일찍이 인과관계를 확인하기 위해서는 그가 제시한 방법을 계속적으로 사용하는 것이 중요하다고 역설한 바 있다. (밀의 방법은 다음절에서 논의될 것이다) 그의 견해는 지금도 실험과 관찰의 방법에 잘 반영되어 있다. 관계없는 요소들은 제거하고 인과관계에 핵심적인 요소들만 잡아 보자는 것이 실험적 방법의 목적이다. 만약 이러한 방법이 불가능한 경우라면 문제의 관계가 우연적인 것인지 인과적인 것인 지의 판단을 당분간 유보하는 것이 더 안전하다.  

2. 공통원인의 무시
 관광차 태국을 방문한 한국인 여행객들이 방콕 시내를 관광하며 기분 좋게 첫날을 보낸 후 그 날 밤 모두 심한 배탈이 났다고 하자. 그리고 그 날 저녁 식사 중 목은 버섯 요리에 문제가 있었던 것으로 판명이 났다고 하자. 이 경우 변질된 버섯이 많은 사람들로 하여금 배앓이를 앓도록 한 공통원인(common cause)이라 할 수 있다. 물론 확률적으로 말하여 여행객들 한 명 한 명이 모두 배탈이 날 동일한 확률을 갖는다고는 할 수 없을 것이다. 건강의 정도도 각자 다를 것이고 변질된 음식에 대한 반응도도 각자가 다를 것이기 때문이다. 그러나 각기 다른 원인으로 동일한 날 동일한 시간에 우연히 모두 배탈이 날 가능성이 전혀 없는 것은 아니지만 그 확률은 너무나 낮아 무시해도 좋을 정도일 것이다. 이 보다는 공통원인이 있어 그러한 현상이 생겼을 확률이 훨씬 높을 것이다.
 20세기 초의 과학철학자 라이헨바흐(H. Reichenbach)는 <시간의 방향>(The Direction of Time, 1956)이라는 저서에서 공통원인의 중요성을 인식하고 '공통원인의 원리'(the Principles of Common Cause)를 제시한 바 있다. 그는 이 원리를 통계적 구조로 설명하고 있는데 간단히 말하면 다음과 같다. 어떤 사건들이 우연히 일치하여(coincidence)발생했는데 이것이 너무나 있을 법하지 않는(improbable) 것일 경우 그러한 현상은 공통원인에 의거하여 설명될 수 있다. 일상생활에서 예를 들자면 다음과 같은 것이 있을 수 있다. 한 반에 있는 두 학생이 제출한 기말 보고서가 동일할 경우,  두 학생은 서로 다른 과 소속이고 학년도 다르고, 그래서 서로 말도 주고받은 적이 없을 정도로 모르는 사이라 한 학생이 다른 학생의 보고서를 베꼈을 가능성이 처음부터 배제된다면, 이 있을 것 같지 않는 사건을 설명할 수 있는 길은 오직 공통원인을 찾는 길밖에는 없다.
 공통적인 것을 원인으로 한 동시 발생의 예는 일상 생활에서나 과학에서나 꽤 흔한 편이다. 홍역 바이러스는 붉은 반점과 고열을 동시에 유발시킨다. 반점과 고열의 발생도 '규칙적'이라 할 수 있지만 그 어느 쪽도 다른 쪽의 원인이라고 할 수는 없다. 태풍과 기압계의 내려감도 서로 규칙적으로 발생하는 관계에 있지만 이 양자가 모두 기압의 급속한 하강이라는 공통 인자를 원인으로 해서 생긴 것이다.
 원인이라 생각되는 사건과 결과라 생각되는 사건 사이에 일정한 규칙성이 있음이 실험과 관찰에 의하여 확인되었다 하더라도 그것만으로 어떤 것이 원인이고 어떤 것이 결과라고 단정하기는 힘들다.  공통원인이 있을 가능성을 아예 처음부터 배제하고 규칙성에만 근거하여 인과 관계에 대한 판단을 내린다면 이것도 일종의 오류, 즉 공통원인을 간과하거나 무시하는(ignoring a common cause) 오류에 해당된다. 예컨대 북 중미 유적들을 발굴하던 고고학자들은 도기가 많이 발견되는 곳에서는 맷돌 조각들도 많이 발견된다는 사실을 알게 되었다. 그렇다고 그들이 도기가 있음으로 인해서 맷돌 조각들이 있게 되었다든지 거꾸로 맷돌 조각들이 있었기에 도기도 있게 되었다는 결론을 내리지는 않았다. 만약 그러한 결론을 내린다면 위의 오류를 범하게 된다. 어떤 다른 공통원인이 있어 도기도 발견되고 맷돌 조각들도 발견되었을 것이다.

3. 원인과 결과의 혼돈
 인과관계와 관련된 오류로서 원인과 결과를 혼돈 하는 경우도 있다. 이 오류는 인과관계의 방향을 잘못 판단해서 생기는 오류이다. 결과가 원인 보다 앞설 수 없음은 자명하다. 따라서 이 오류를 피하는 길은 인과관계에 있다고 판단되는 두 사건의 시간적 순서에 주목하는 길이다. 예컨대 폐암의 발생이 흡연과 상관관계를 가지고 있다는 사실이 과거 몇 십 년 간 관찰되어 왔다. 그래서 많은 사람들은 양자간에 직접적인 인과관계가 있어서 흡연의 증가가 원인이고 폐암의 증가가 그 결과라고 믿고 있다. 그러나 폐암이 생기면 흡연의 욕구가 더 강해진다는 생각아래 폐암의 증가가 더 많은 흡연을 유발시키는 원인이라고 믿는 사람들도 있다. 이것은 바로 원인과 결과를 혼돈한 오류의 예가 된다.
 대부분의 경우 어느 것이 시간적으로 앞서는지는 비교적 쉽게 판가름날 수 있으나 인과적 상황이 복잡한 경우에는 그렇게 간단히 판별될 수 있는 것만도 아니다. 예컨대 아프리카의 어느 지역에 상당히 오랫동안 일군의 사람들이 살았었는데 이들이 갑자기 사라지고 그 자리에 전혀 다른 인종의 사람들이 들어와 살게되었다는 고고학적 증거가 있다고 하자. 이 일련의 사건들의 시간적 순서가 어떤가에 대해서는 해석에 따라 달라질 수 있다. 다시 말하여 원래 그곳에 살고 있던 사람들이 그 지역을 버리게 된 것은 새로 온 인종들의 침략 때문일 수도 있고, 아니면 이미 살던 사람들이 다른 무슨 이유로 인해서 그 지역을 떠났기 때문에 그 지역에 새로운 인종들이 이주하게 되었을 수도 있다. 전자의 해석에 의하면 원주민들의 이주가 새 종족의 침략 후에 이루어졌고 후자의 해석을 따른다면 이주가 먼저 이루어진 다음 다른 인종들이 들어 온 셈이 된다.
 경우에 따라서는 관찰을 더 해본다던가 또는 인과적 과정의 어떤 부분을 간섭해 보는 의도적 실험을 해봄으로써 인과관계의 방향, 즉 어느 것이 원인이고 어느 것이 결과인지를 알아 볼 수 있다. 우리가 흡연 증가의 원인이 폐암이라는 주장을 받아들일 수 없는 것은 폐암의 진전상황과 폐암에 걸린 사람들의 흡연 습관이나 기간 등을 면밀히 관찰해 보았기 때문이다. 그리고 아프리카 지역의 주민 이주의 문제와 관련하여서는 고고학자들이 전쟁의 흔적이라든지 농업하기에 맡지 않는 조건의 흔적 같은 것 등을 알아봄으로써 어느 것이 원인인지를 판가름할 수도 있을 것이다.

4. 발생적 오류: 원인과 이유
 발생적 오류(genetic fallacy)란 어떤 주장이 어디에서 어떻게 나왔는지를 묻는 주장의 기원(origin)에 관한 문제와 그 주장이 정당한 것인지 아닌지를 묻는 정당화(justification)의 문제를 혼동했을 때 생기는 잘못을 말한다. 이 오류는 앞에서 말한 오류들과는 그 성격을 달리하는 것이지만 위에서 말한 기원의 문제라는 것이 바로 원인의 문제이기 때문에 인과와 관련된 오류의 범주에 넣었다. 어떤 주장이나 믿음을 가지게 된 원인과 그 믿음을 정당화시켜 주는 증거(evidence)는 서로 다른 문제이다. 
 기원의 문제가 원인을 묻는 문제라 한다면 정당화의 문제는 증거의 문제이고 이유의 문제이다. 논리적으로 올바른 논변에 제시되는 증거는 그것이 참이라면 결론도 참인 것으로 받아들여야 할 이유(reason)를 제공해 준다. 그러나 어떤 주장을 하거나 어떤 믿음을 가지게 되는 데에는 반드시 어떤 논리적 이유만 있는 것이 아니고 그 주장이나 믿음을 유발시킨(cause) 심리적 요인도 있을 수 있다. 어릴 때 부모로부터의 주입, 사회적 제도나 관습, 국가의 강요, 개인적 취향 등 하나의 믿음이 생기게 된 데에는 다양한 요인들이 있다. 이러한 심리적, 사회적 요인들은 하나의 믿음이 생기게 된 원인을 설명하는 데 중요한 역할을 한다. 그러나 그 어느 것도 그 믿음이 정당하다는 이유는 되지 못한다. 어두운 데 있으면 자신에게 어떤 해가 끼칠 것만 같아 어두움을 싫어하는 사람의 경우 어두움이 해를 끼칠 것이라는 그의 믿음은 어릴 때 어두운 방에 갇혀 벌을 받던 끔직한 경험 때문에 생겼을 수도 있다. 따라서 왜 그가 어두움을 싫어하는지를 설명하자면 그 개인적 경험을 하나의 중요한 원인으로 언급하지 않을 수 없을 것이다. 그렇지만 그러한 경험은 그가 어떤 정당한 근거에서 그러한 믿음을 갖게 되었는지, 그의 믿음이 정당한 것인지, 그 믿음에 대한 증거는 있는지의 문제와는 상관없다. 그 두려움이 생기게 된 데 대한 인과적 설명은 그 믿음에 대한 이유나 증거의 문제와는 다른 차원의 것이다. 이를 같은 것으로 본다면 바로 발생적 오류를 범하게 된다. 

연습문제

1. 어떤 사람들은 흡연과 폐암이 어떤 알려지지 않은 요소(아마 어떤 유전적 요소)에 의해 야기된다고 주장했다. 만일 이들의 주장이 옳다면, 흡연이 폐암의 원인이라고 주장하는 사람들은 어떤 오류를 범하는 것이 되는가? 
  답: 공통된 원인을 무시하는 오류

2. 다음의 논증들에 포함된 오류를 확인해라. 
   a. 89살인 존스 부인은 독감예방 주사를 맞은 이틀 후 죽었다. 그러므로 독감예방 주사가 그녀의 죽음을 야기했다. 
    답: 아마 post hoc 오류를 범한 것이 된다. 

   b. 미국의 실업계에서 일하고 있는 수 천명의 사람들을 테스트한 심리학자들은 최고 경영자들이 낮은 지위의 피고용인들보다 더 많은 어휘를 사용한다는 것을 발견했다. 그러므로, 당신이 사업에서 최고 경영자가 되고자 한다면, 많은 어휘를 사용하는 것이 좋을 것이다.   
    답: 원인과 결과를 혼동하는 오류

   c. 어린 조니가 슈퍼마켓에 갈 때마다, 그 아이는 "아브라카다브라"라고 말했고, 그 때만다 그 문이 돌면서 열렸다. 조니는 이 주문을 말하는 것이 그 문을 열도록 했다고 결론내린다. 
    답: 우연적 관계를 인과 관계와 혼동하는 오류

   d. 타자기 회사에 의해 수행된 조사 결과에 따르면, 타자기를 가지고 있는 대학생들이 타자기를 가지고 있지 않은 학생들에 비해 평균적으로 더 좋은 성적을 받는다는 것이 지적되었다. 그래서 당신이 더 좋은 성적을 얻고자 한다면, 타자기를 사야 할 것이다. 

   f. 1967년 여름 디트로이트에서 발생한 폭동 기간 동안에, 가장 많이 도난당한 품목은 칼라 TV이었다. 어떤 사람들은 그러한 폭동을 막는 한 방법은 원하는 사람에게 무상으로 칼라 TV를 주는 것이라고 주장했다. 
   답: 원인과 결과를 혼동하는 오류. 그 폭동은 칼라 TV를 얻기 위해 시작된 것은 아니다. 그 절도는 폭동 기간 동안에 만연하게 된 무질서의 결과이었다. 

   g. 톰은 그의 동료들이 그의 책임을 떠맡을 것이라고 느꼈기 때문에, 그들을 의심과 두려움을 가지고 대했을 때 그는 정당했다. 결국 그는 힘든 환경에서 자랐고, 그가 성취한 모든 것을 위해 힘들게 싸워야만 했다. 그가 어릴 때, 다른 사람들이 그를 궁지에 빠뜨리려고 했었던 사실에 강하게 인상 받았다. 
    답: 기원적 오류.  톰의 편집증에 대한 인과적 설명은 그것의 정당화가 아니다. 

   h. 어떤 사람들은 감정적 고뇌가 암의 원인이라고 주장한다. 그들이 증거로 제시하는 것은 많은 말기 암 환자들이 심하게 우울증에 걸려있고, 비정상적으로 민감하다는 잘 알려진 사실이다. 
    답: 원인과 결과를 혼동하는 오류
 
    i. 상당히 큰 학급의 두 학생이 동일한 학기말 페이퍼를 제출했다. 비록 그들이 서로 잘 알지 못하고, 서로의 페이퍼에 접근하지 않았다는 것을 증명할 수 있어도, 선생님은 그들이 서로 베꼈다고 비난했다. 선생님은 베끼기가 동일한 페이퍼의 유일한 원인일 수 있다고 주장한다. (선생님은 어떤 오류를 범하고 있는가?)
    답:  공통된 원인을 무시하는 오류?
        우연적 관계를 원인으로 혼동하는 오류?

    j. 많은 입법가들이 낙태를 한 여성이 심리적으로 상처를 받을 수 있다는 근거에서 낙태를 합법화하는 것에 반대한다. 그러나 우리는 이러한 입법가들이 카톨릭을 믿고, 카톨릭 교회는 낙태에 반대한다는 것을 모든 사람이 알기 때문에, 그들의 주장이 참이라는 것을 거부할 수 있다. 
    답: 기원적 오류

    k. 슬럼프로부터 그의 팀을 구하고자하는 축구 코치는 지난 게임들의 통계를 연구했다. 수년간 몇 개 팀들에 대한 연구에 의해, 거의 항상 이긴 팀보다는 진 팀에 패스가 더 많았다는 것을 알 수 있었다. 이 정보로부터, 그 코치는 그의 팀의 구성원들의 패스 수를 제한하는 것에 의해 승리할 수 있다고 추론한다. 
     답: 공통된 원인을 무시하는 오류?

    l. "현대의 문명은 기독교 신앙을 통해 존재하게 되었으므로, 그것의 초국가적 기초가 제거된다면, 그것은 더 이상 존재하지 않을 것이다."
                                                  - Evelyn Waugh

    m. 만약 생각하는 기계가 있다는 것을 받아들여야 한다면, 그것은 우리 인간 역시 단지 기계에 불과하다는 것을 의미하고, 이것은 우리의 품격을 떨어뜨리는 상황이므로, 컴퓨터는 정말로 생각할 수 없다. 


3. 다음의 예는 프리드리히 니체의 우상의 황혼(Twilight of the Idols)에서 발췌했다. 여기서 그는 인과적 추론에서의 오류를 논의하고 있다. 각각의 예에서 오류를 확인해라. 
    a. 모든 사람은 장수와 행복한 삶을 위한 비법으로 소식(小食)을 추천하고 있는 유명한 코나로의 책을 안다. 그 훌륭한 이탈리아 사상가는 그의 식이요법이 그의 장수의 원인이었다고 생각했다. 그러나 장수의 선행 조건, 즉 그의 특이한 느린 신진대사, 매우 작은 에너지 소모가 그의 소식의 원인이었다. 
   답: 공통된 원인을 무시하기. 코나로의 느린 신진대사는 그의 소식과 장수 둘 다의 원인이었다. 

    b. 교회와 도덕은 말한다: "한 세대, 한 민족은 방종과 사치에 의해 파멸한다". 나는 말한다: 사람들이 파멸에 다가갈 때, 사람들이 생리적으로 퇴화할 때, 방종과 사치가 이것(즉, 더 강하고, 더 빈번한 자극에의 열망)으로부터 나온다. 
   답: 원인과 결과를 혼동하는 오류?

    c. 이 젊은이는 창백하고, 풀어 죽어 있다; 그의 친구는 말한다: 그것은 이런 저런 병 때문에 나타난다. 나는 말한다: 그가 병에 걸렸다는 것, 그가 그 병에 저항하지 않았다는 것은 이미 허약한 삶이나 유전적 고갈의 결과이었다. 
    답: 원인과 결과를 혼동하는 오류? 

    d. 신문기자는 말한다: 이 정당은 그러한 실수를 함으로써 스스로를 파괴한다. 나는 말한다: 그러한 실수를 하는 정당은 이미 종국에 도달했다; 그 정당은 본능의 확실성을 잃어버렸다. 
     답: 원인과 결과를 혼동하는 오류?

4. 다음의 각각에서, 독자가 범할 수 있는 오류로 경고되고 있는 인과적 오류를 지적하라. 

    a. 나트륨은 누명을 쓰고 있는가? 지난 10년 동안, 건강 기구, 정부 기관, 의사들은 모든 사람들에게 모든 형태의 나트륨의 섭취를 줄여야 한다고 강요했다. 
   샌 프란시스코 대학의 일반 의료 연구 센터의 R. Curtis Morris, Jr은 그러한 권유가 잘못일 수 있다고 생각한다. 그는 말한다. "염화나트륨(소금) 이외의 다른 형태의 나트륨 형태가 혈압을 높일 수 있다는 것은 결코 증명되지 않았다." 이것은, 예를 들면, 구워진 음식에 있는 중탄산나트륨 형태로 섭취된 나트륨은 아마도 혈압에 영향을 주지 않고, 이 나트륨이 염화나트륨 속의 나트륨과 같이 취급되어서는 안 된다는 것을 의미한다. 
                                               - Scientific American 258:2, 32
 
    b. 피츠버그와 예일대학의 과학자 팀에 의해 수행된 연구에 따르면, 유방암 환자는 절망하고, 의기소침해 하는 것 보다, 행복하고 긍정적인 마음을 가진다면, 그 병을 이겨낼 확률이 높은 것으로 밝혀졌다. 레비 박사는 그 발견이 반드시 환자가 행복하게 되는 것에 의해 암이 치료될 수 있다는 것을 의미하는 것은 아니라고 강조했다. 과학자들은 행복한 감정이, 아마 육체 자신의 면역 과정에 영향을 주는 것에 의해, 긴 수명을 야기하는지, 환자의 긍정적인 감정이 단순히 환자의 어떤 다른 내재적 힘의 결과인지 모른다. 
                                            - H. Pierce, Pittsburgh Post-Gazette

   답: 공통된 원인의 가능성 


V. 원인의 발견 - 밀의 방법
 
 학문의 새로운 방법으로서의 귀납적 방법의 중요성을 인식하여 최초로 그 체계화를 시도한 밀(1806-1873)은 귀납법이 인간 지식의 모든 영역에 적용될 수 있다고 믿었다. 그는 수(數) 개념마저도 경험적 귀납적으로 형성된 것으로 보았다. 과학적인 지식은 귀납추리에 근거하고 그러한 지식을 획득하는 데 핵심적인 역할을 하는 것이 인과추리라는 것이 밀의 주장이다. 밀은 당시의 과학자들이 내놓은 많은 인과적 주장들이 사실은 그 근거가 매우 취약하거나 부적절하다는 점에 크게 실망한 나머지 어떻게 하면 정당한 인과적 주장을 할 수 있는지, 건전한 과학적 탐구를 위한 기준은 무엇인지 하는 문제로 고민하였다. 그 결과 그는 인과적 주장의 근거는 무엇보다 관찰과 실험이어야 한다고 결론지었다. 원인을 찾아내고 정당한 인과적 주장을 하기 위한 실천적 도구와 절차로서 그가 고안해 낸 관찰과 실험의 방법은 지금도 과학적 방법론의 근간을 이루고 있다. 그 방법을 좀 단순화시켜 말한다면 다음과 같다.

1. 일치법(The Method of Agreement)
 밀의 방법은 과학에서뿐만 아니라 일상적인 인과추리에도 적용된다. 일상적인 예를 하나 들어보기로 하자. 모 대학 농구선수들이 집단으로 서울의 어느 뷔페 음식점에서 식사를 한 후 대다수가 심한 구토와 배탈 증세로 입원해야 했던 사태가 발생했다고 하자. 의사들은 대번에 병의 원인이 식중독이라고 추정했다. 그러나 비슷한 시각에 같은 뷔페식당에서 식사를 한 사람들은 운동선수들 외에도 다수 있었지만 이들 중 같은 증세를 보인 사람은 극 소수였고 또 제공되었던 음식이 워낙 다양했던 관계로 어떤 음식이 식중독을 일으켰는지를 알아내기란 쉽지 않은 일이었다. 1주간의 조사 끝에 식중독 증세를 일으킨 사람들이 모두 외국산 소시지를 먹었다는 사실이 판명되었고 그 소시지를 검사한 결과 리스테리아 균이 검출되었다. 그래서 농구선수들 대다수가 먹었던 소시지에 있던 리스테리아 균이 그 식중독의 원인이었다는 공식적인 결론이 내려졌다.
 위의 예에서 볼 수 있는 유형의 인과추리가 바로 밀의 일치법을 사용한 대표적인 경우에 속한다. 어떤 사건의 원인을 찾기 위해 일치법을 사용할 때 우선 우리는 그 사건 이전의 상황(antecedent circumstance)이 어떠했는지를 볼 필요가 있다. 그래서 어떤 공통적인 상황이 없었는지를 살펴 볼 필요가 있다. 만약 하나의 공통적 상황이 발견된다면 그것을 바로 그 사건의 원인, 또는 원인의 일부로 보아도 좋을 것이다.
 물론 모든 사전의 상황이 다 원인일 수는 없다. 어떤 사건이든지 그 사건의 이전에 있었던 상황에는 공통적이면서도 인과적인 관계로 볼 수 없는 것들도 있을 수 있기 때문이다. 위의 예에서 다 같이 특정한 장소에서 특정한 음식을 먹었다는 공통적인 상황 외에도 예컨대 다 같이 식사 전에 사우나탕에 들어가 목욕을 했다는 상황도 공통적인 상황이다. 이 상황이 공통적임에도 불구하고 그 사건의 원인과는 거리가 멀다.
 일치법을 도식화시켜 말하자면 다음과 같다.

  경우               이전 상황                 문제의 사건 
   1                 X, Y, Z                      E
   2                 X, U, V, Y                   E
   3                 X, W, T                     E
   4                 X, Z, S, W                   E
   etc.               X, ...........                     E

 위의 도식에서 사건 E가 발생한 각 경우에 공통적으로 있었던 이전 상황은 X이다. 밀의 방법에 따르면 이 경우 X가 사건 E의 원인일 확률이 높다. 물론 실제 상황은 위의 도식처럼 그렇게 간단하지는 않을 것이다. 앞에서도 언급한 바 있듯이 이전 상황에 공통적인 것이 도식에서처럼 X하나만 있는 것이 아니라 여러 개가 있을 수도 있다. 바로 위에서 본 식중독의 예만 보더라도 이 도식에서 보인 바보다는 더 복잡하다. 즉 모두 목욕을 했다는 공통적인 상황은 위의 도식에는 나타나지 않았다. 그러나 중요한 점은 도식에서 열거된 상황들이 그 사건이 발생하기 이전에 있었던 모든 상황들을 대변하는 것은 아니라는 점이다. 도식에서 열거된 상황은 그 사건 이전에 있었던 상황이면서 동시에 그 사건과 관련이 있다고 볼 수 있는, 말하자면 그 사건의 가능한 원인으로 의심이 가는 상황들이다. 그렇기 때문에 모두 목욕을 했다는 상황 같은 것은 그 사건과 인과적으로는 무관한 것으로 처음부터 배제된다고 보아야 할 것이다.
 어떤 상황들은 인과적으로 연관되고 또 어떤 상황들은 인과적으로 무관한지를 결정해 줄 일반적 규칙이나 방법 같은 것은 물론 없다. 그것은 그때 그때의 구체적인 경우가 어떤 성격의 것인지에 따라, 또 그 구체적인 사건과 연관하여 일반적으로 잘 알려져 있는 개별적 인과이론이 어떤 것인지에 따라 결정될  밖에 없다.
 또 한 가지 일치법과 관련하여 알아두어야 할 점은 일치법을 사용한다고 해서 어떤 원인이 반드시 찾아질 것이라는 보장, 그리고 일치법에 의하여 찾아진 원인이 절대적으로 진짜 원인일 것이라는 보장은 할 수 없다는 점이다. 원인을 탐구하는 자가 일시적 부주의로 사건과 인과적으로 연관된 상황들 중에서 중요한 한 상황을 고려하지 못했다던가 배경지식의 부족이나 편견 등으로 관련된 상황들을 충분히 나열하지 못했을 가능성은 항상 있을 수 있기 때문이다. 다시 말하여 일치법도 귀납논변의 일종이지 연역논변은 아니라는 점이다.

                          연습문제(밀의 방법: 일치법) 

다음의 논증들의 각각이 일치법의 패턴에 따르는지, "상황"과 "현상"이라는 점에서 분석하여라.  

(연습문제 1)
존스톤은 담배의 효과와 피하 주사 니코틴의 효과를 비교하였다. 흡연가의 대부분은 담배를 피는 감각이 항상 즐겁다고 생각했고, 비 흡연가는 그것이 "수상쩍다"고 생각했다. 존스톤은 자신에게 매일 3번에서 4번 니코틴 1.3mg을 80회 주입했을 때, 담배를 흡입하는 것보다 니코틴의 주사 주입이 더 좋다는 것을 알았다. 그의 경우에, 니코틴이 흡연에 기인하는 쾌락의 주요한 요소이었던 것 같다. 

   A : 몸에 니코틴을 주입함 
   B : 몸에 뜨거운 탄소 분자를 주입함 
   C : 몸에 발암물질의 주입 
   D : 담배에 의한 입술의 자극 
   E : 피하 주사를 준비하는 행위 
   F : 주사 바늘이 피부를 찌름 
   G : 이후에 주사 장비를 깨끗하게 하는 행위 
   a : 좋은 감각 
   b : 혀, 입천장, 목구멍의 탁함 
   c : 점차적인 쇠약, 폐기종에 대한 증가하는 의심, 등등.
   e : 주사를 준비하는 동안의 만족 
   f : 주사 자리의 약간의 고통 
   g : 후에 주사 장치를 치우는 수고로움 

답 :   A B C D가 a b c d와 함께 나타난다. 
      A E F G가 a e f g와 함께 나타난다.
     그러므로, A는 a의 원인("주요한 요소")이다. 
 
     ****경고 : 이 문제에 대한 깊은 숙고는 당신의 흡연 습관에 나쁜 영향을 줄 수 있다.

(연습문제 2)
마약 중독자를 위한 미국 공중 건강 관리 병원의 마약 중독 연구 센터에 있는 해리스 이스벨은 놀랄 만한 연구에 대해 보고했다. 그는 5명의 지원자에게 몇 개월 동안 바르비투르산염을 점차적으로 많이 투입하였다. 그리고 갑자기 그 약의 투입이 중지되었다. 약 16시간 동안 그들은 건강했다. 그 후 그들의 네 명이 경련을 일으켰다. 모두는 절박한 파멸의 느낌을 가졌다; 그리고 그들의 몇 명은 하루 반만에 약 12파운드의 몸무게가 줄었다; 한 사람은 그의 뇌가 그의 복부로 미끄러졌다고 느꼈다; 또 다른 사람은 목화 나무가 그의 입에서 자라고 있다고 주장했다. 이스벨은 바르비투르산염이 중독성일 뿐만 아니라, "그 중독은 모르핀 중독보다 사실 훨씬 더 위험하다"고 결론 내렸다. 
                                   - Gay Gaer Luce and Julius Segal, Insomnia

 조사되는 현상 a =
       약을 중단했을 때, 그 약물 중독자에 의해 경험되는 증상 : 절박한 파면의 느낌, 경련, 몸무게의 감소, 환상적 정신이상. 

이 현상과 균일하게 연관된 공통된 상황 A = 바르비투르산염에 중독된 사람에게 그 약의 투입을 갑작스럽게 중단함

답 : 이것은 일치법의 직접적인 적용이다. 
    일치법에 의해 위의 5명이 사람에게 나타난 현상의 원인은 갑작스런 투약 중단이라는 결론을 내릴 수 있고, 그러한 경우들에 나타난 증상들의 심각함은 바르비투르산염 중독이 모르핀 중독보다 더 위험하다는 결론을 정당화한다. 

(연습문제 3)
매우 중요한 싸움 걱정 때문에 발생하는 증상 중의 하나는 완전한 침묵에서 말더듬에 이르는 발화의 장애이다. 비슷하게, 격렬한 무대 공포를 경험하는 사람은 말할 수 없다. 많은 동물들은 위협 당했을 때 소리를 그치는 경향이 있고, 이 경향은 그들이 그들의 적에 주의를 집중하는 것을 용이하게 해준다는 것은 분명하다. 이러한 증거에서, 공포는 발성 행위를 멈추는 반응을 일으키는 경향을 가진다고 생각할 수 있다. 
                      - John Dollard and Neal E. Miller, Personality and Psychotherapy

 
답 : 일치법의 적용 

2. 차이법(The Method of Difference)
 차이법이란 일치법과 반대 방향으로 수행되는 방법을 말한다. 어떤 사건을 발생시켰다고 생각되는 가능한 요인들 중에서 공통적인 것을 찾는 것이 일치법인데 반하여 공통적인 것이 아니라 각각의 경우에 차이점이 무엇인지를 알아봄으로써 원인을 찾고자 하는 것이 차이법이다. 위에서 든 식중독의 예에서 그 병의 원인을 찾기 위해서 가능한 원인으로 생각되었던 요인을 하나씩 제거해 나가는 방식을 취할 수도 있다. 식중독에 걸린 사람들이 먹었던 음식과 같은 시각 같은 장소에서 식사를 했지만 식중독에 걸리지 않은 사람들이 먹었던 음식의 같은 점과 다른 점들을 비교하여 그 중에서 어떤 음식이 식중독의 원인인지를 추리해 볼 수도 있다. 이를테면 식중독에 걸린 사람들이 먹었던 음식을 X, Y, Z, W라 하고 걸리지 않은 사람들이 먹었던 음식을 X, Y, W, T라 한다면 X와 Y, 그리고 W는 양 쪽 사람들이 모두 먹었던 음식이기 때문에 제거되고, T는 식중독에 걸린 사람들이 먹었던 음식이 아니므로 또 제거되고, 결국 남은 것은 후자의 사람들은 먹지 않고 전자의 사람들만 먹었던 Z만이 남는다. 따라서 바로 이 음식이 식중독의 원인이라 결론지어도 좋을 것이다.
 차이법이 일치법과 방법상에서 다른 점이 있다면 일치법을 사용하기 위해선 문제의 사건이 일어난 경우에 대한 고찰만 필요했는데, 차이법에선 문제의 사건이 일어난 경우뿐만 아니라 일어나지 않은 경우까지도 고려해야 한다는 점이다. 이는 차이를 발견하기 위해선 당연히 고려되어야 할 사항이다. 위의 예에서 볼 수 있듯이 식중독에 걸린 사람들뿐만 아니라 걸리지 않은, 즉 그러한 사건이 발생하지 않은 경우까지도 고려해야만 양쪽의 차이점이 드러날 것이고 따라서 그 사태의 원인도 밝혀질 것이다.
 이 방법을 도식적으로 말하자면 다음과 같다.

   경우           이전 상황                     문제의 사건    
    1            X, S, T, U, V, W               E가 발생
    2            S, T, U, V, W                  E가 발생하지 않음

 이 도식에서 상황 X가 사건 E의 원인임을 대번에 알 수 있다. X가 없었던 경우 2에선 사건 E가 발생하지 않았기 때문이다. 물론 사건의 실제 상황은 위의 도식처럼 그렇게 단순하지는 않을 것이다. 설혹 이 도식이 실제 상황의 기본 구조라 하더라도 도식은 어디까지나 도식이고 실제 상황은 그 보다는 훨씬 더 복잡할 것이다. 특히 차이점을 찾기 위해서 각 경우에 어떤 상황들이 있었는지를 세분하는 일은 간단치 않다. 그래서 차이법도 일치법과 마찬가지의 한계를 가진다. 그 한계란 단적으로 말하여 진짜 원인이 이전 상황들의 목록에 빠져버릴 수가 있다는 점이다. 만약 그렇게 된다면 차이법에 의해서도 그 진짜 원인은 찾아질 리 만무하고 설혹 찾았다고 주장하더라도 그 주장은 잘못된 것일 확률이 높을 것이다. 이러한 한계점을 극복하기 위해선 일치법에서와 마찬가지로 관계되는 상황들을 세분할 때 관련된 충분한 지식과 이론을 배경으로 하여 연관성을 가진 것들이 누락되는 일이 없도록 주의하는 길밖에 없다.  

                          연습 문제 (밀의 방법: 차이법)

다음의 논증들이 차이법의 패턴에 일치하는지, "상황"과 "현상"이라는 점에서 분석해라.

(연습문제 1)
젬멜바이스는 유럽 병원에서 지배적이었던 산욕열에 기인하는 공포스런 고통과 사망이 어떻게 방지될 수 있는가를 보여주었다. 1847년에 젬멜바이스는 그 병이 검시실로부터 곧바로 온 의사나 의학생의 손에 의해 여성에게 옮겨진다는 생각을 하게 되었다. 그는 그들의 손의 "시체 물질"을 없애기 위해, 환자를 진찰하기 전에 염소 석회수에 손을 씻는다는 엄격한 절차를 고안했다. 이러한 절차의 시행 결과로 비엔나 일반 병원의 첫 조산 병동에서 출산열로 인한 사망이 즉시 12%에서 3%로 떨어졌고, 후에 거의 1%로 떨어졌다. 
                               - W. I. B. Beveridge, The Art of Scientific Investigation

 답 : 문제되는 현상 : 산욕열
      출산한 두 환자 그룹 
      이 두 그룹은 다음을 제외하고 다른 관련된 상황을 공통적으로 가지고 있다: 한 그룹에서, (보통 그 산욕열로 인한 사망자를 검시한 후 오는) 주치의는 새로운 환자를 진찰하기 전에 염소 석회수에 그들의 손을 씻었다. 한편 다른 그룹에서, 주치의는 씻지 않는다. 차이법은 그 병이 "의사나 의학생의 손에 의해" 여성에게 옮겨졌다고, 즉 산욕열의 원인이 그들의 더러운 손의 어떤 것이었다고, 추론하는 것을 허용한다. 

(연습문제 2)
우리가 편형동물에서 본 것처럼, 원시 뇌는 주로 감각 중계로서 - 감각기로부터 자극을 받고, 그 후 자극을 신경 코드에 보내는 중심으로서 - 작동한다. 이것은 갯지렁이에 대해서도 사실이다. 왜냐하면, 갯지렁이의 뇌가 제거되어도 그 갯지렁이는 알맞은 방식으로 움직일 수 있고, 사실 보통 때보다 더 많이 움직인다. 그 갯지렁이가 장애물에 마주치면, 그 갯지렁이는 피하지 않고 계속 앞으로 갈려고 한다. 이러한 매우 비적응적인 행동은 보통의 갯지렁이의 뇌가 편형동물의 뇌가 가지지 않았던 중요한 기능을 가진다는 것을 보여준다 - 어떤 자극에 반응한 운동의 금지 기능.

답 : 문제되는 현상 : 자극에 반응한 운동의 금지 기능
     사례들 : 뇌가 제거된 갯지렁이와 뇌가 제거되지 않은 갯지렁이
     현상을 야기하는 상황 : 갯지렁이의 뇌

3. 일치와 차이의 결합법
 밀의 일치법과 차이법이 인과적 탐구에서 결합되어 사용되는 수가 많다. 일치법에 의하여 찾아진 원인과 차이법에 의하여 찾아진 원인이 동일하다는 사실이 판명된다면 그 원인에 대한 신빙성이 커질 것임은 물론이다. 앞의 도식에서 보았다시피 차이법은 두 경우만 - 문제의 사건이 발생한 경우와 발생하지 않은 경우 - 비교한다. 그러나 단 두 개의 경우만 비교해서 내 놓는 인과적 주장은 상대적으로 좀 약할 수밖에 없다. 이에 반하여 일치법은 여러 경우들 - 문제의 사건이 발생한 여러 경우들뿐만 아니라 발생하지 않은 여러 경우들까지 포함하여 - 을 비교하여 그 중에서 일치점을 찾아낸다. 그래서 대부분의 원인 탐구에서는 먼저 일치법을 사용하여 관계되는 모든 경우들을 살핀 다음 차이법을 동원하여 문제의 사건이 발생한 경우들과 발생하지 않은 경우들을 비교해 보는, 두 방법을 결합한 방식을 취한다. 이 결합 방식을 도식적으로 말하자면 다음과 같다.


    경우                    이전 상황                   문제의 사건
    1-h                   X, S, T, U                   E가 발생함
    i-n                   S, T, U, V                   E가 발생하지 않음

 위의 도식에서 1-h는 E가 발생한 경우들의 집합을 말하고 i-n은 발생하지 않은 경우들의 집합을 말한다. 그리고 X, ....,V는 위의 예와 관련하여 말하자면 음식의 종류들을 말한다. 그 중에서 S와 T와 U는 식중독을 일으킨 사람들이나 일으키지 않은 사람들이 다 같이 먹었던 음식들이고, X는 전자의 사람들만 그리고 V는 후자의 사람들만 먹었던 음식들이다. 따라서 식중독의 원인이 어떤 음식이었는지 분명해진다.
 이러한 결합의 방법은 특히 질병의 원인을 탐구하는 데 매우 유용하다. 이 방법이 일치법이나 차이법 하나만 사용하는 경우 보다 훨씬 더 효과적이기 때문이다. 예컨대 두 사람이 독감 예방주사를 맞았는데 한 사람은 독감에 걸리고 또 한 사람은 걸리지 않았다고 한다면 그 예방 주사가 과연 효과가 있었는지 아닌지를 판가름하기란 쉽지 않다. 예방 주사를 맞지 않고서도 원래 자연적인 면역력이 있어 독감 균이 들어왔을 때 독감을 이겨낼 수 있는 체질의 사람들도 있을 수 있기 때문이다. 만약 고립된 어느 마을의 주민들이 모두 예방 주사를 맞은 결과 독감에 걸린 사람이 아무도 없었다고 한다면 우리는 일치법에 의해서 그 예방주사가 효과가 있었다는 결론을 내릴 수가 있을 것이다. 그러나 이 결론은 아무 의심 없이 그대로 믿어주기에는 어딘가 좀 약해 보이고 부족해 보인다. 그 마을에 도대체 독감 균이 한번도 침범을 안 했을 수도 있기 때문이다. 대신에 만약 모든 주민들이 예방 주사를 맞은 결과가 대부분의 주민들은 독감에 걸리지 않았는데 극소수의 주민은 독감에 걸린 것이라 한다면 우리는 일치법과 차이법을 결합한 방식을 사용하여 그 예방 주사가 독감을 예방하는 데 효과적이었다는 결론을 내릴 수 있고 또 이 결론은 충분한 근거를 가진 것이라 믿어도 좋을 것이다.

                        연습문제 (밀의 방법: 결합법)
 
다음의 논증들이 일치와 차이의 결합법의 패턴에 일치하는지, "상황"과 "현상"이라는 점에서 분석해라.

(연습문제 1)
Eijkman은 한 무리의 병아리들이 하얀 쌀만을 먹도록 했다. 그것들 모두는 polyneuritis에 걸려서 죽었다. 그는 다른 무리의 병아리들에게 마멸되지 않은 쌀을 먹였다. 그것들 중 어떤 것도 그 병에 걸리지 않았다. 그 후 그는 쌀에서 깎아낸 것을 모아 다른 폴리뉴리티스 병에 걸린 병아리에게 먹였고, 짧은 시간 안에 그 병아리들은 회복되었다. 그는 정확히 폴리뉴리티스 병의 원인이 잘못된 음식에 있다는 것을 밝혀냈다. 역사상 처음으로, 그는 음식 결여 될 때 발생하는 병을 발견했고, 그것을 치료했다. 
                                       - Bernard Jaffe,  Outposts of Science 

   답 
      (1)    A B C는 a b c와 함께 발생했다. 
             A D E는 a d e와 함께 발생했다. 
             A F G는 a f g와 함께 발생했다. 
                . . . . . . . . . . . . . . . . 
                . . . . . . . . . . . . . . . . 
              그러므로, A는 a의 원인이다. 
               
      첫 번째 그룹의 병아리들에서, A는 하얀 쌀만을 먹인 상황을 가리킨다. B, C, D, E, F, G는 병아리들의 서로 다른 상황들을 가리킨다. a는 폴리뉴리티스 병에 걸려 죽음의 현상을 가리킨다. b, c, d, e, f, g 등은 이 그룹의 병아리들에 나타나는 다른 현상들을 가리킨다. 이것은 물론 일치법이다. 

      (2)    U B C는 u b c와 함께 발생한다. 
             U D E는 u d e와 함께 발생한다. 
             U F G는 u f g와 함께 발생한다. 
                . . . . . . . . . . . . . . . . . .
                . . . . . . . . . . . . . . . . . . 
              그러므로 U는 u의 원인이다. 

       두 번째 그룹의 병아리들에서, U는 마멸되지 않은 쌀을 먹임이라는 상황을 가리킨다. B, C, D, E, F, G, 등은 이러한 부류의 병아리들의 서로 다른 상황들(그러나 첫 번째 부류의 병아리들과 유사한 상황들)을 가리킨다. u는 건강을 유지함의 현상을 가리킨다. (혹은 폴리뉴리티스 병에 걸리지 않음의 현상을 가리킨다.) b, c, d, e, f, g 등은 이 그룹의 다양한 병아리들에 나타나는 다른 현상들을 가리킨다. 이것 역시 일치법이다. 

       (3)    A B C는 a b c와 함께 나타난다. 
                B C는   b c와 함께 나타난다. 
               그러므로 A는 a의 원인이다. 

         여기서 사례들은 첫 번째 그룹의 첫 번째 병아리와 두 번째 그룹의 첫 번째 병아리이고, A, B, C, a, b, c는 위의 경우와 같다. 이것은 차이법이고, 두 그룹의 병아리들 사이에 서로 대응하는 병아리 쌍들이 있는 것만큼 많은 차이법의 사용들이 있다. 

        (4)    A B C는 a b c와 함께 나타난다. 
                 B C는   b c와 함께 나타난다. 
                 그러므로 A는 a의 원인이다.

         여기서 각각의 사례들은 쌀에서 깎아낸 것을 먹였을 때 회복된 폴리뉴리티스 병에 걸린 병아리들이다. A는 쌀에서 깎아낸 것을 먹임이라는 상황을 가리킨다. B, C는 그 병아리들의 다른 상황들을 가리킨다. a는 폴리뉴리티스 병에서 회복됨의 현상을 가리킨다. b, c는 그 병아리에 나타나는 다른 현상을 가리킨다. 다시 여기서 차이법이 사용되고 있다. 

(연습문제 2)    
패스투어는 온도가 질병의 감염에 끼치는 효과와 관계된 하나의 극적인 실험을 했다. 암탉이 탄저병에 잘 감염되지 않는다는 사실에 의아스럽게 생각하면서, 그는 이것이 이 병에 걸리기 쉬운 동물의 체온보다 더 높은 암탉의 체온에 의해 설명되지 않을까 생각했다. 이 가설을 시험하기 위해, 암탉들에 탄저병 초기 균을 주입하고, 그것들의 체온보다 낮은 차가운 욕실에 두었다. 그 암탉들은 다음날 죽었다. 유사하게 다른 암탉들에 그 균이 주입되고 그 병이 완전히 진행될 때까지 차가운 욕실에 있었지만, 그 후 욕실에서 나와서, 말려지고, 덮여지고, 암탉의 평균 체온으로 빠르게 올라갈 수 있는 조건 아래에 놓여졌다. 놀랍게도 이 암탉들은 완전히 회복되었다. 그래서 체온의 몇 도의 떨어짐은 토끼나 기니 돼지만큼 새들이 탄저병에 잘 걸리게 하는데 충분하다.  
                                     - Rene Dubos, Pasteur and Mordern Science

                     연습문제 (밀의 방법: 나머지 법)

다음의 논증들이 어떻게 나머지 법의 패턴에 일치하는지 알기 위해, "상황"과 "현상"이라는 점에서 분석해라.

(연습문제 1)
공기가 무게를 가진다는 것은 의심의 여지가 없다. 기구가 비었을 때보다 공기가 채워졌을 때 더 무겁다는 것은 상식이다. 이것은 공기가 무게를 가진다는 것에 대한 충분한 증명이다. 왜냐하면, 공기가 가볍다면, 기구에 더 많은 공기가 채워질 때, 전체 무게도 더 가벼워질 것이다. 그러나 반대로, 더 많은 공기가 채워질 때, 전체 무게가 더 무거워지기 때문에, 공기가 무게를 가진다는 것이 따라나온다. 
                       - Blaise Pascal, Treatise on the Weight of the Mass of the Air

     B - 공기가 채워지지 않은 기구
     A - 기구에 채워진 공기 
     b - 공기가 채워지지 않은 기구의 무게 
     a b - 기구와 기구에 채워진 공기의 무게 
     
           A B는 a b와 함께 발생한다. 
           B는 b의 원인이라는 것이 알려져 있다. 
           그러므로, A는 a의 원인이다. 

4. 공변법(The Method of Concomitant Variation)
 위의 식중독의 예에서 보았다시피 차이법과 결합법은 모두 원인이라 생각되는 것이 발견되는 경우와 발견되지 않는 경우가 구분이 되는 때만 적용될 수 있다. 그런데 어떤 사건을 원인으로 하여 야기되는 결과를 이야기할 때 그 결과를 개별적인 특수 사건으로 여기기보다는 일정한 집단 내에서의 그러한 결과 발생의 증감(增減)이나 그것의 상대적 발생 빈도로 여기는 것이 더 의미가 있고 적절할 경우가 있다. 역사적인 예를 하나 들어보자. 1854년 스노우라는 이름의 영국의 한 학자는 콜레라가 런던 전역에 퍼졌음에도 불구하고 지역에 따라 그 발생 빈도가 다르다는 점에 주목하고 조사해 본 결과 특히 특정의 두 지역이 그 발생 빈도에서 크게 차이가 난다는 점을 알게 되었다. 그는 지역 주민들이 먹는 식수에 문제가 있지 않았을까 하는 의심을 가지게 되었다. 그래서 그 두 지역에서의 발생 빈도의 차이를 설명해 줄 그 이전의 상황들을 고찰해 본 결과 두 지역이 서로 다른 데서 식수를 공급받는다는 사실을 발견하게 되었다. 그리고 콜레라의 발생 빈도가 현저히 많았던 지역에 공급되는 식수가 다른 지역에 공급되는 식수보다 훨씬 더 비위생적이고 불결하다는 사실도 발견하였다. 그래서 내린 결론은 오염된 식수가 콜레라 발생의 원인이라는 것이었다. 
 위의 예에서 보았다시피 콜레라 발생의 원인을 찾기 위해서 우선 취해진 방식은 두 특정 집단을 선택하여 그 집단 내에서의 콜레라 발생 빈도를 비교해 보는 것이었다. 원인이라 추정되는 식수는 두 집단에 모두 공급되었다. 그러나 두 집단에 공급된 식수가 같은 성질의 것이 아님이 판명되었고 이는 두 집단에서 콜레라가 발생한 빈도가 크게 차이가 났기 때문에 가능한 일이었다. 따라서 이러한 경우 밝혀진 '원인' 개념은 '발생 빈도'라는 개념과 상관하여 이해된, 즉 확률적으로 이해된 개념이다.
 이와 같이 추정되는 원인이 모든 경우에 다 있다고 할 수 있는 상황에서는 차이법이나 결합법이 적용되기 힘들다. 이에 반하여 일치법은 사용될 수 있다. 그러나 만약 공통되는 상황이 하나가 아니라 여러 개라면 일치법에 의하여 내려진 결론이 약해질 수밖에 없다. 그런데 공통적인 상황들이라 하더라도 그 정도나 강도에 따라(in degree or strength) 서로 구별이 되는 경우라면 여기서는 공변법이 유효하게 적용될 수 있을 것이고 또 이 방법에 의하여 내려지는 결론도 비교적 강한 인과적 주장이 될 수 있을 것이다.
 공변법의 도식은 다음과 같다.

    경우           이전 상황              문제의 사건 
     1             X+, Y, Z,.....            E+ (or E-)
     2             X-, Y, Z,.....            E- (or E+)

 다른 방법의 도식과 다른 점은 상황이나 사건을 나타내는 글자 X와 E에 + 또는 - 기호가 붙었다는 점이다. 이는 상황의 정도나 강도, 그리고 사건의 증감을 나타내기 위함이다. X, Y, Z가 두 경우에 모두 나타나 공통적인 상황들이라 할 수 있는데 다만 같은 X라도 경우 1에서는 정도가 심하거나 강하고 경우 2에서는 약하다는 점에서만 다르다. 즉 X가 심하거나 강함에 따라 사건 E의 발생이 증가하거나 감소한다.
 공변법에 의거한 인과논변을 평가하기란 쉽지 않다. 특히 일반적으로 인정된 배경 이론이 없는 경우에는 더욱 그렇다. 예컨대 잘 알려져 있다시피 자동차의 속도를 낼수록 연료가 많이 소비된다. 이 사실을 설명해 줄 이론은 잘 확립되어 있다. 그러나 또 다른 예로 혈액 속의 콜레스트롤 수치와 심장병 발병간에도 어떤 상관관계가 있다고 생각하는 것이 보통인데 이 상관관계를 설명해 줄 이론은 없거나 있어도 일반적으로 인정되지 못하고 있다. 콜레스트롤 수치가 높으면서도 심장 질환을 앓지 않는 사람도 많고 또 그 수치가 낮은데도 심장 질환을 앓는 사람들이 있기 때문이다. 따라서 속도의 증가로 인하여 연료가 많이 소비된다는 주장은 설득력이 있으나 혈중 콜레스트롤의 수치가 높으면 심장마비가 일어난다는 주장은 앞의 주장만큼의 설득력은 가지지 못한다고 할 수 있다. 두 주장 모두 공변법에 의거하여 나온 것이지만 앞의 주장이 더 그럴듯한 이유는 그 주장을 떠 받혀 주는 배경 이론이 비교적 공고하기 때문이다.
   
                      연습문제(밀의 방법: 공변법)

다음의 논증들이 어떻게 공변법의 패턴에 일치하는지 알기 위해, "현상"의 변화라는 점에서 분석해라.

(연습문제 1)
세계에서 가장 큰 입자 가속기 LEP과 관련하여, 특이한 문제가 몇 년 동안 해결되지 않고 남아있었다. 가속기의 17마일 고리 주위를 때리는 전자와 양전자 광선에서의 까다로운 변동이 설명되지 않았다. 이 변동이 매우 작은 것은 사실이지만, 광선 에너지가 매우 정확하게 측정되어야 할 때, 이것은 심각한 문제를 발생시킨다. 
   "우리는 이 장치의 어떤 것-즉, 동력 공급 등-이 이러한 변동을 야기하고 있다고 가정했습니다." LEP를 책임지고 있는 웨일스 물리학자 Lyn Evans박사가 말했다. 그러나 캘리포니아 스탠포드 가속기 센터의 Gerhard Fischer 박사는 달의 인력이 원인일지 모른다고 제안했다.  
   CERN의 알베르트 호프만 박사와 그의 동료들은 1992년 11월에 이 달 가설을 시험하기 위해 길고 철저한 실험을 했다. 그들은 달의 주기적 힘의 변동과 정확히 일치하는 LEP의 소립자 에너지의 복잡한 변동 패턴을 기록했다. 문제는 해결되었다. 
   달의 인력은, 전자나 양전자가 LEP의 지하 고리 주위를 때릴 때, 그 소립자들에 직접적으로 영향을 주는 것은 아니다. 그러나 달의 인력의 끌어당김은 원형의 터널이 있는 광대한 지역을 조금 변형시켜, 그 터널의 26.7 킬로미터 원주의 길이를 약 1 밀리미터 변화시킨다! 가속기 넓이의 이 작은 변화는 광선 에너지의 약 10 밀리온 전자 볼트의 변동을 일으킨다. 
                       - Malcolm Browne,
                             "Moon Is Found to Be the Cause of Real Puzzle," 

     A, A+, A-  : 달이 지구에 미치는 다양한 인력. 
     B, C :  LEP의 작동할 때 대략 항상 발생하는 다른 상황
     a,  a+,  a-   : LEP의 땅 속 고리에 있는 전자와 양전자 광선의 변동하는 에너지

답 :  
      A     B     C    ----     a      b      c
      A-    B     C    ----     a-     b      c
      A+    B     C    ----     a+     b      c
    -------------------------------------------------------------
     그러므로, A는 a의 원인이거나, a와 인과적으로 연결되어 있다. 



                        연습문제(밀의 방법 종합)

다음의 논증들을 "상황"(혹은 "선행적 상황")과 "현상"이라는 점에서 분석하고, 밀의 어떤 방법이 사용되고 있는지 지적해라. 

(연습문제1)
사람들이 도덕적 판단을 하는 방식과, 자신의 죽음에 대해 생각하는 것 사이에는 강한 관련이 있다는 것이 보여졌다. 애리조나 대학의 제프 그린베르그 박사와 콜로라도 대학의 Tom Pyszcyznski 박사가 행한 한 실험에서, 22명의 시 법정 판사가 몇 가지 심리적 검사를 받았다. 그들의 반인 11명에게 행해진 검사에는, 그들이 죽었을 때 물리적으로 그들에게 무슨 일이 발생할 것이지를 쓰라고 요청하는 질문이 포함되었다. 또한 그들이 자신의 죽음에 대해 생각했을 때 그들에게 발생하는 느낌을 쓰라고 요청되었다. 
   그 판사들 전체는 그 후 어떤 매춘부의 사건 보고서에 기초하여, 그녀의 보석금을 정하도록 요청되었다. 그 전에 죽음에 관해 생각하지 않은 판사들(11명)은 평균 50불로 결정했다. 그러나 자신의 죽음에 관해 생각한 판사들이 결정한 보석금의 평균은 455불이었다. 
   "우리의 도덕적 원리는 죽음에 대한 걱정으로부터 우리를 보호해준다," Pyszcyznski박사는 말했다. "판사들에게 자신의 죽음에 대해 생각하도록 한 것이 그들의 도덕적 원리에 대한 믿음의 필요를 증대시켰던 것 같다. 그러한 증가는 그러한 가치를 어긴 어떤 사람을 벌하려는 욕구를 증대시켰다."
                      - The Journal of Personality and Social Psychology, 1989년 11월


답 : 이 문제는 두 방식으로 해석될 수 있다. 나머지법과 차이법 

   나머지법 ;     A   B   C   ---   x    y    z
                  B는 y의 원인이다;   C는 z의 원인이다. 
                  그러므로 A는 x의 원인이다. 
    
        y : 그 매춘부 사건과 유사한 상황에서 보통 선고되는 보석금, 혹은 보석금을 결정하기 전에 죽음에 대한 생각에 몰두하지 않은 판사들에 의해 선고되는 보석금.
        z : 그러한 보석금 선고 상황에서 보통 나타나는 상황들 

        B : 그러한 유형의 보석금 선고에서 판사들의 결정을 보통 야기하는 개인적 요소들
        C : 판사들의 그 결정을 야기하는 다른 법률적 사회적 상황.
        
        A : 자신이 죽었을 때 어떤 일이 발생할 지에 대해 쓰라고 요청 받음의 상황. 
        x : 그 보석금의 판단 이전에, 자신의 죽음에 관해 생각하도록 강요된 판사들이 내린 보석금의 증가분   
   
설명) 여기서 B와 C가 설명할 수 없는 것은 어떤 다른 남은 상황에 의해 설명되어야 한다(이 경우 죽음에 대한 반성). Pyszcyznski 박사가 제안한 인과적 연결은 - 죽음에 대한 생각이 도덕적 기준을 믿을 필요를 증대시키고, 그 증대가 범법자를 처벌할 욕구를 증대시킨다는 가설은 - 매우 이론적이고 확실치 않은 가설이다. 

    차이법 :  죽음의 반성은 (평균적으로) 높은 보석금을 지정한 판사들의 그룹과 (평균적으로) 낮은 보석금을 지정한 판사들의 그룹을 구별하는 중요한 상황이다. 


(연습문제 2)
포화 지방의 낮은 섭취는 심장 혈관 병의 위험을 감소할 수 있다고 오래 전부터 가정되었다. 그러나 이 가정의 직접적인 증거는 드물다. 이제 그러한 증거는 로스앤젤레스에 있는 퇴역 군인 병원에서 행해진 연구에 의해 제시되었다. 이 연구에 따르면, 8년 동안 불포화 지방을 많이 포함한 음식을 먹은 425 퇴역 군인들 중 심장 혈관 병이 발생한 퇴역 군인들은 31.3%이지만, 포화 지방이 많이 포함된 일반적인 음식을 섭취한 422명의 통제 그룹 중 47.7%가 심장 혈관 병이 발생했다. 
                                - "Science and the Citizen," Scientific American, 
                                                     vol. 221, September 1969

(연습문제 3)
의심할 여지없이 산업 사회 심리학의 분명한 출발점은 1927년에 시작된 웨스턴 일레트릭 회사의 호우돈 공장에서 수행된 연구들이다. 이 연구는 하버드 교수 엘톤 메이요, F. J. 로스리스베르거, T. N 화이트헤드, 그리고 웨스턴 일레트릭사의 W.J 딕슨에 의해 행해졌다. 그 연구의 원래의 목적은 조명, 온도, 휴식 시간, 작업 시간, 임금 등이 생산성에 미치는 효과에 관한 구체적인 자료를 얻는 것이었다. 보통의 노동자인 6명의 소녀로 구성된 그룹이 그 실험을 위해 선택되었다; 그들의 일은 전화 교환기의 조립이었다. 거의 처음부터, 예상치 못한 결과가 나타났다: 생산율이 휴식 시간이 증가하든 그렇지 않든 상관없이 계속 상승했다는 것이다! 각각의 실험 기간 동안, 그들의 작업 조건이 무엇이든, 생산물은 그 전의 기간에 비해 더 높았다. 답은 몇 가지 미묘한 사회적 요소에 있는 것 같다. 
   . . . 홈만스가 요약했듯이, 소녀들의 생산율의 상승은 그들의 작업 조건에서의 어떤 변화와 관계없다. 그것은 단지 그들의 경영자와의 특이한 그리고 효율적인 관계에 있는 조직화된 사회적 그룹의 생성이라고 말할 수 있는 것과 관계된다.
                        - S. Stansfeld Sargent and Robert C. Williamson, 
                                                             Social Psychology

통제된 실험 연습문제
1. 다음의 보고서는 어릴 때 심한 머리의 상해와 폭력적인 행동 사이에 인과 관계가 있을 수 있다는 것을 제안하고 있다. 이 연구를 위해 어떤 종류의 통제된 실험을 사용하도록 제안되고 있는가? 그러한 실험의 윤리적 제약 조건은 무엇인가? 

살인을 저지르고, 사형 집행을 기다리는 13명의 남자와 2명의 여자에 대한 연구에서, 그들 모두는 어릴 때 심한 머리의 손상을 입은 적이 있다는 것이 밝혀졌다. 
   이러한 사실을 언급하면서, 폭력의 근원에 관한 전문가인 UCLA의 Engel 의사는 환경적 요소의 중요성과 뇌에 가해진 물리적 손상의 상대적 중요성을 평가하는데 어려움이 있다고 말한다. 그는 그 연구에서 검토된 사람들은 종종 폭력을 목격하고, 폭력을 당한 환경에서 자란다는 점을 지적한다.  
   동물 연구는 뇌의 어떤 부분에서의 손상은 폭력적인 행동을 야기할 수 있다는 점을 보여주었지만, 엔젤 박사는 "인간은 고양이나 쥐 보다 훨씬 더 복잡하다"라고 말했다. 폭력을 일으키는데 인간의 환경과 물리적 손상 중 어떤 것이 더 중요한지 확인하기 위해, 어떤 실험들이 필요하다고 그는 말한다. 그러한 실험들 중 하나는, 폭력적 환경에서 자란 것은 아니지만, 특별한 두뇌의 손상을 입고 폭력적인 행동을 하는 사람들이 두뇌의 손상을 입지 않은 어떤 유사한 집단과 대응되어야 할 것이다.  유사하게, 뇌에 어떤 물리적 손상을 입지 않았지만, 어릴 때 폭력적 상황에서 자랐고 폭력적 행동을 하는 사람들이 유사한 환경에서 자란 비-폭력적 사람들과 통계적으로 비교될 것이다. 
                                                  - New York Times

  답 : 폭력적인 행동을 하는 사람 A
       폭력적인 행동을 하지 않는 사람 B   
                   1유형 : 두뇌 손상을 입었고, 폭력적 환경에서 자란 사람
                   2유형 : 두뇌 손상을 입었지만, 폭력적 환경에서 자라지 않은 사람. 
                   3유형 : 두뇌 손상을 입지 않았지만, 폭력적 환경에서 자란 사람.
                   4유형 : 두뇌 손상도 입지 않고, 폭력적 환경에서도 자라지 않은 사람

      연구 1 : 폭력적 환경에서 자라지 않은 폭력적 행동을 하는 그룹의 사람들 (예를 들면 100명) 중 몇 명이 두뇌 손상을 당한 경험이 있는지 그 비율을 알아본다. 
      연구 2 : 두뇌 손상을 당하지 않은 폭력적 행동을 하는 그룹의 사람들 중 몇 명이 폭력적 상황에서 자랐는지 그 비율을 알아본다. 

2. 무작위 표본 추출 실험의 문제 :
다음의 구절은 단순 포진 뇌염의 치료제로 "ara-A"라 불리는 새로운 항-바이러스제의 사용에 관한 뉴욕타임스의 보고서로부터 발췌했다. 

   그 병에 걸린 28명의 사람들 중, 18명은 열흘 동안 ara-A를 처방 받았고, 10명은 가짜 약을 처방 받았다. 첫 번째 그룹의 5명이 죽었고, 두 번째 그룹의 7명의 죽었다. 그래서 처방 받지 않은 환자들의 사망률은 70퍼센트이고, 처방 받은 환자들의 사망률은 28퍼센트이다. 



제5장
확률과 귀납논리  

I. 확률논리
II. 결정이론
  1) 위험하의 결정
  2) 확실성하의 결정
  3) 불확실성하의 결정
  4) 죄수의 딜레마


I. 확률논리

 확률에 관한 기초 논리는 이미 17세기 초 빠스칼(Pascal)과 페르마(Fermat)에 의하여 마련되었다. 그 후 확률논리는 발전을 거듭하면서 거의 모든 과학에서 빼놓을 수 없는 필수적인 방법론의 하나로 정착하게 되었다. 그것은 또 과학의 영역뿐만 아니라 여러 현실적인 문제에도 광범위하게 적용되고 있다. 
 20세기에 와서는 확률논리의 공리적(axiomatic) 체계화가 시도되었고 그럼으로써 순수수학의 추상적 형식체계의 하나로 간주되었다. 형식체계란 공리(axiom)들과 그것들로부터 형식적으로 연역되는 정리(theorem)들로만 구성된 체계를 말한다. 공리는 정리와는 다르게 연역되는 것이 아니다. 하나의 형식체계의 공리들은 그 체계 내에서는 증명되지 않는다. 공리는 또 형식체계 안에서 어떠한 의미도 부여되지 않은 원초적인(primitive) 용어들을 포함하기 때문에 그 자체로서는 무의미하다. 그러한 공리체계를 우리는 '해석되지 않았다'(uninterpreted)고 부른다.
 그러나 형식적 체계가 그 자체로서는 해석되지 않은 것이지만 해석될 수 없는 것은 아니다. 그 체계의 원초적 용어들에 일정한 의미가 부여된다면 해석이 되는 셈이다. 가능한 해석에는 추상적 해석과 물리적 해석의 두 가지 종류가 있다. 추상적 해석이란 하나의 형식체계를 수학이나 논리학의 어떤 분야에 연관시킴으로써 그 체계를 의미있는 것으로 만드는 해석을 말한다. 예컨대 유클리드 기하학도 공리화될 수 있다. '점'이라는 원초적 용어가 한 쌍의 수를 나타내는 것으로 해석되고 '직선'이라는 원초적 용어는 수의 쌍들의 집합을 나타내는 것으로 해석될 수 있다.  그러한 해석의 결과가 바로 분석기하학(analytic geometry)이다. 이에 반하여 물리적 해석은 원초적 용어들, 따라서 전 체계를 물리적 세계의 어떤 부분에 연관시킴으로써 그 체계를 의미있게 만드는 해석이다. 예를 들어 '직선'은 광선으로 해석될 수 있고 '점'은 미세한 금속조각으로 해석될 수 있다. 그러한 해석의 결과는 물리적 기하학이 된다. 하나의 형식체계의 물리적 적용가능성과 경험과학적 유용성을 획득할 수 있음은 물리적 해석 덕분이다.  
 확률논리의 형식적 체계화도 공리와 정리들의 논리적 연역관계로 이루어진다. 이 체계에서는 확률을 대변하는 용어만 원초적인 것이고 그 외의 다른 용어들은 모두 수학이나 논리학에서 확정된 의미로 사용되는 것들에서 빌려 온 것이다. 이제 공리화된 확률논리 체계가 어떤 것인지 살펴 볼 차례이다.
 확률이란 관계적 개념이기 때문에 일종의 이항관계함수(two-place function)로 여겨질 수 있다. 그래서 확률을 나타내는 기호는 "P( , )"과 같은 것이 된다. 괄호 안의 방점 양쪽에 들어갈 수 있는 것들을 편의상 집합으로 간주해 보자. 그리고 영어 대문자 'A', 'B', 'C', .....를 집합을 나타내는 기호라고 하자. 따라서 "P(A, B)"는 확률을 나타내는 표현으로서 A가 주어졌을 때 B를 얻을 수 있는 확률을 뜻한다. 예컨대 A를 주사위를 던지는 횟수의 집합이라 하고 B를 던진 결과 윗면에 6이 나타날 경우의 집합이라 한다면 P(A, B)는 주사위를 던졌을 때 6이 나올 확률을 뜻한다. 확률의 값은 0에서 1 사이에 있는 어떤 수가 되며 이 수는 더하기, 곱하기 등의 계산이 허용된다. 따라서 확률들을 결합하는 데 사용되는 연산은 잘 알려진 산술적 계산과 같다. 그 외 또 확률계산에 필요한 기호들은 집합논리에서 사용되는 연산기호들이다. "A∪B"는 A와 B의 합집합(union)을, "A∩B"는 A와 B의 교집합(intersection)을, 그리고 "non-A"는 A의 여집합(complement)을 뜻한다. 또 그리스 문자 "Φ"는 공집합을 나타낸다.
 이제 공리들을 말해보자.

A1. P(A, B)의 값은 0과 1 사이에 있는 실수이다. 즉 0 ≤ P(A, B) ≤ 1
A2. A가 B의 부분집합(subclass)이라면 P(A, B) = 1
A3. B와 C가 상호 배타적이라면 P(A, B∪C) = P(A, B) + P(A, C)
A4. P(A, B∩C) = P(A, B) x P(A∩B, C)     
 
이상 4 개의 공리들로부터 다음과 같은 정리들이 도출된다.

T1. P(A, B) = 1 - P(A, non-B)
증명: A2에 의하여 P(A, B∪non-B) = 1. 왜냐하면 집합 A의 모든 구성원은 집합 B의 구성원이던가 구성원이 아니던가 둘 중의 하나이기 때문이다. 따라서 A는 B∪non-B의 부분집합이다. B의 구성원이 되면서 동시에 구성원이 안 되는 것이라고는 있을 수 없으므로 B와 B는 상호 배타적이다. A3에 의하여 P(A, B∪non-B) = P(A, B) + P(A, non-B) = 1. 따라서 P(A, B) = 1 - P(A, non-B).

T2. P(A,Φ) = 0
증명: B이면서 동시에 non-B인 것은 없으므로 B∩non-B는 공집합이다. 그러나 공집합의 여집합 non-(B∩non-B)는 B이거나 B가 아닌 모든 것을 포함하는 B∪non-B이다. 따라서 T1에 의하여 P(A, B∩non-B) = 1 - P(A, non-(B∩non-B)) = 1 - P(A, B∪non-B).
         T1을 증명에서 보았다시피  P(A, B∪non-B) = 1. 따라서 P(A,Φ) = 0.

T3. P(A, C) = P(A, B) x P(A∩B, C) + P(A, non-B) x P(A∩non-B, C).
증명: 집합 C에 속하는 것들의 집합은 B와 C 양자 모두이거나 아니면 B와 C 양자 모두인 것들의 집합이다. 따라서
            P(A, C) = P(A, [B∩C]∪[non-B∩C]).
어떤 것도 B의 구성원이면서 동시에 non-B의 구성원인 것일 수 없으므로 B∩C와 non-B∩C는 상호 배타적이다. A3에 의하면
           P(A, [B∩C]∪[non-B∩C]) = P(A, B∩C) + P(A, non-B∩C).
         A4에 의하여
           P(A, B∩C) = P(A, B) x P(A∩B, C)
         그리고  P(A, non-B∩C) = P(A, non-B) x P(A∩non-B, C)
         이 결과들을 연결하면 T3이 얻어진다.

T4. 만약 P(A, C) ≠ 0 라면
                      P(A, B) x P(A∩B, C)
        P(A∩C, B) = -------------------------
                            P(A, C)
                            P(A, B) x P(A∩B, C)
                     = -------------------------------------------------------------
                      P(A, B) x P(A∩B, C) + P(A, non-B) x P(A∩non-B, C).
증명: A4에 의하여
           P(A, C∩B) = P(A, C) x P(A∩C, B)
         따라서  P(A, C) ≠ 0 라면
                              P(A, C∩B)
          (1)  P(A∩C, B) = -------------------
  P(A, C) 
          B∩C는 분명 C∩B와 동일한 집합이므로 A4를 이용하여
            P(A, C∩B) = P(A, B∩C) = P(A, B) x P(A∩B, C).
이를 (1)에 대입하면 T4의 첫 번째 등식이 얻어지고 T3을 이용하여 두 번째 등식이 얻어진다.

연습문제
1. 정상적인 카드 한 벌에서 카드 한 장을 무작위로(blindly) 뽑을 때 ace 혹은 king을 뽑을 확률은? 

2. 정상적인 카드 한 벌에서 카드 한 장을 무작위로 뽑을 때 ace 혹은 king을 뽑지 않을 확률은? 

3. 정상적인 동전을 세 번 던졌을 때 앞면이 세 번 나올 확률은? 

4. 정상적인 동전을 세 번 던졌을 때 적어도 뒷면이 한 번 나올 확률은?

5. 정상적인 동전을 한 번 던졌을 때 앞면 혹은 뒷면이 나올 확률은? 

6. 정상적인 카드 한 벌에서 무작위로 카드를 한 장씩 뽑고 한 번 뽑은 카드는 다시 채워 넣지 않는다고 가정하자. 이 때 카드를 한 장씩 두 번 뽑을 경우 ace와 king이 나올 확률은? 

7. 60명의 남자와 40명의 여자를 회원으로 갖는 헬스클럽을 생각해보자. 클럽의 각 회원들은 각기 클럽에서 한 가지의 스포츠 활동을 하고 있으며, 이는 남자나 여자 모두에게 동등하게 적용된다. 20명은 수영을, 30명은 라켓볼을, 24명은 에어로빅을, 16명은 기구 들어올리기를, 그리고 10명은 실내 테니스를 할 경우 다음 물음에 답하시오. 
  a. 클럽의 회원이 무작위로 선택된다고 가정하자. 
    (1) 선택된 회원이 기구 들어올리기를 할 확률은? 
    (2) 선택된 회원이 수영 혹은 에어로빅을 할 확률은? 
    (3) 선택된 회원이 실내 테니스 혹은 라켓볼 혹은 기구 들어올리기를 할 확률은?
    (4) 선택된 회원이 여성이고 기구 들어올리기를 할 확률은? 
    (5) 선택된 회원이 남성이고 에어로빅을 할 확률은? 
  b. 클럽의 회원 두 명이 무작위로 선택된다고 가정하자. 
    (1) 두 명 모두 테니스를 할 확률은? 
    (2) 첫 번째 선택된 회원은 테니스를 하고 두 번째 선택된 회원은 라켓볼을 할 확률은? 
    (3) 테니스를 하는 회원과 라켓볼을 하는 회원이 선택될 확률은? 

8. 22세의 남성이 47세까지 살아있을 확률은 0.840이고, 22세의 여성이 47세까지 살아있을 확률은 0.910이라고 가정하자. 한 남자와 한 여자가 대학 친구였고, 둘 모두 22세에 대학을 졸업하였다. 그리고 이들은 25번째 동창회에서 서로 만나기로 약속했다. 
  a. 두 친구 모두 서로의 약속을 지킬 수 있도록 살아있을 확률은?
  b. 만약 두 친구가 서로를 사랑하게 돼서 결혼을 하게 됐다면, 이러한 사실이 두 사람 각각이 47세까지 살아있을 확률에 영향을 미칠 수 있는가? 

9. 당신이 당신의 생일은 알고 있지만 당신의 애인의 생일은 모른다고 가정하자. 당신의 생일과 당신의 애인 생일이 같을 확률은? (년도는 제외하고 월/일만 고려하라) 

10. 포커 게임 중에(in a game of draw poker) 당신이 세 장의 ace와 ace가 아닌 두 장의 서로 다른 카드를 들고 있다고 가정하자. 당신이 서로 다른 이 두 장의 카드를 버리고 앞에 놓인 카드 묶음에서 두 장을 뽑을 경우, 당신의 패가 지금보다 나아질 확률은? 당신의 패는 하나의 ace와 다른 아무 카드 혹은 같은 숫자를 갖는 카드 두 장(a pair)을 뽑을 경우 지금보다 나아진다.(힌트: 이 게임은 공정한 게임이고, 당신은 다른 사람들의 카드를 알 수 없으므로 그들의 카드는 모두 앞에 놓인 카드 묶음의 일부인 것처럼 취급하라)

11. 내가 범죄를 저지른 후 체포될 확률은 0.7이고, 체포되었을 경우 유죄판결을 받을 확률이 0.6, 체포되고 유죄판결을 받았을 경우 복역할 확률이 0.5라 가정하자. 만약 내가 동네의 식료품 가게를 털었을 경우 복역할 확률은 얼마인가? 


II. 결정이론
 
 18세기에 Butler가 지적하였듯이 "확률은 인생의 지침이다". 미래가 어떻게 될지 아무도 모른다. 미래의 세계가 어떻게 될지, 어떤 상황이 전개될 것이며 우리는 어떤 식으로 변할 것인지 등에 관해서 완전한 지식을 가질 수는 없지만 우리는 가능한 한 최선을 다하여 예측하고, 계획을 짜고, 예측과 계획에 맞게 선택하고 결정하고 행동한다. 이렇게 함에 있어서 확률은 대단히 중요한 역할을 한다. 왜냐하면 우리가 어떤 결정을 내리기 전에 여러 가지 가능한 결과들의 확률을 먼저 판단할 필요가 있기 때문이다. 우리가 대학에 들어가기로 결정한 것은 그 이전에 대학교육을 받음으로써 우리의 삶이 여러 가지 방식으로 나아질 확률에 대한 믿음이 있었기 때문이다.
 그러나 우리가 어떤 특정한 행위를 하기로 결정하는 데에는 그렇게 함으로써 어떤 사건이나 조건이 발생할 확률이 어느 정도일까만이 고려해야 할 유일한 사항은 아니다. 그러한 행위를 하기 위한 비용, 그리고 그러한 행위를 취함으로써 생길 수 있는 이득 등도 고려해야 한다. 어떤 목적을 달성할 수 있는 확률은 매우 크나 달성된 목적이 우리에게 줄 수 있는 혜택은 극히 미약한 경우도 있겠고, 반대로 목적달성의 확률은 매우 낮으나 예상되는 혜택은 상당히 큰 것일 경우도 있겠다.
 어떤 목적의 바람직함과 그렇지 못함을 나타내기 위하여 '유용성'(utility), 또는 '가치'(value)라는 말이 자주 사용된다. 바람직한 목적이나 상황은 긍정적 유용성 또는 긍정적 가치를, 그리고 바람직하지 못한 목적이나 상황은 부정적 유용성 또는 부정적 가치를 가졌다고 말한다.
 결정이론(Decision Theory)이란 상황이나 맥락에 따라(우리가 어느 정도의 지식과 정보를 사용 가능하냐에 따라 변하는) 어떻게 결정을 해야 할 것인지에 대한 이론을 말한다. (여기서 '결정'이란 어떤 행위를 하기로 한 결정을 말한다) 결정이론의 목표는 합리적(rational or reasonable) 결정을 하기 위한 기준을 개발하는 것이다. 결정이론을 단순화시켜 말한다면 결정이 일어나는 일반적 맥락에는 다음과 같은 세 가지 종류가 있다.

   1. 위험하의 결정(Decision under risk): 우리의 행위가 어떤 결과를 가져올지 정확히 알 수 없는 맥락. 이러한 맥락에선 가능한 여러 결과에 다양한 확률이 부여될 수 있고, 또 우리가 가지는 지식은 부분적이거나 불완전할 수밖에 없다.
   2. 확실성하의 결정(Decision under certainty): 우리의 행위가 어떤 결과를 가져올지 정확히 알 수 있는 맥락. 이러한 맥락에서는 우리의 지식은 '현실적 확실성'(practical certainty)을 갖는다.
   3. 불확실성하의 결정(Decision under uncertainty): 행위의 가능한 결과가 다양하고 가능한 각 결과에 어떠한 확률도 부여할 수 없는 맥락.

1) 위험하의 결정
 예를 들어 귀가 잘 들리지 않아 병원을 찾은 어느 환자가 수술하는 게 좋겠다는 의사의 권고를 듣고 수술여부를 결정해야 할 경우가 여기에 해당된다. 수술은 세 가지 가능한 결과를 낳을 수 있다. 각각의 결과에 다음과 같은 확률이 부여될 수 있다. 수술 후 매우 좋아질 확률: 0.85. 좋아지지 않을 확률: 0.10. 그리고 더 나빠질 확률: 0.05. 여기에다 유용성 개념까지 도입하면, 첫 번째 결과는 확률도 높을 뿐 아니라 유용성도 크다고 할 수 있는 반면, 두 번째 결과는 유용성이 매우 낮고(청각문제도 해결되지 않은 채 환자는 고통을 감수해야 했고 또 수술비용도 지불해야 했다), 세 번째 결과는 유용성이 가장 낮다고 할 수 있다. 환자가 수술을 하지 않기로 결정한다면 나타날 결과는 문제가 있는 자신의 귀에 아무런 변화도 없다는 것 한 가지 뿐이다. 이 결과의 유용성은 수술해서 실패하는 경우보다는 높겠지만 수술 결과가 좋은 경우보다는 훨씬 낮다. 이러한 상황에서 그 환자는 어떤 결정을 내려야 할 것인가?
 환자는 수술을 해서 나타날 결과는 결국은 가장 확률이 높은 결과가 아니겠느냐고 생각할 수도 있다. 그러나 "항상 어떤 행위의 결과 중에서 가장 확률이 높은 것이 나타날 것으로 생각하고 행위하라"는 지침은 의사결정 규칙으로서는 빈약하기 짝이 없다. 왜냐하면 그것은 다양한 결과들이 각각 어떤 유용성을 가지고 있는지를 따져보지 않은 채 그냥 무시해버리기 때문이다. 비합리적 결정이 이래서 생기곤 한다. 예컨대 어떤 도둑이 자신의 도둑질로 인하여 종신형을 받을 리 만무하다, 즉 종신형을 받을 확률은 매우 낮다는 생각만으로 그 도둑질을 하기로 작정한다든지, 또는 집 주인이 자신의 집에 불이 날 확률이 매우 낮다(통계에 따라)는 점에만 근거하여 화재보험 들기를 거부한다면 이는 모두 다양한 유용성을 고려하지 않고 위의 지침이 가지는 단순논리에만 따른 비합리적인 결정이라 아니할 수 없다.
 "다른 어떤 결과보다도 더 높은 유용성을 가지는 결과를 낳을 행위를 선택하라"라는 것도 의사결정의 한 지침이 될 수 있음직 하다. 앞에서 말한 환자가 이 지침을 따른다면 수술을 하기로 결정할 것이다. 왜냐하면 청각기능의 회복은 분명 가장 유용성이 높은 결과일 것이고 또 다른 어떤 행위가 아니라 바로 수술을 해야만 그러한 결과가 나올 것이기 때문이다. 그러나 앞의 것과 마찬가지로 이 지침 역시 그 지침에 이야기되고 있는 대로만 한다면 어리석은 결정이 된다. 다음과 같은 경우를 생각해보자. 돈의 유용성을 높이 사는 어떤 사람이 천만원을 가지고 대학을 가느냐 마느냐로 고민한다고 해보자. 그리고 누군가가 이 사람에게 천만원을 투자해 보라고 권한다고 해보자. 천만원을 투자해서 그 열배의 이익이 생길 확률은 10%인 반면 천만원을 다 잃을 확률은 90%이다.  이러한 상황에서 대학교육에 높은 가치를 두는 대부분의 사람들은 그 천만원을 투자하는 것은 합리적인 행위가 못된다고 생각할 것이다. 
 위험하의 결정을 올바르게 평가하기 위해선 유용성과 확률을 모두 고려하는 규칙이 요구된다. "예상되는 유용성을 극대화하는 행위를 선택하라"가 그러한 규칙이다. 이 규칙을 이해하기 위해선 예상되는 유용성을 어떻게 계산해 낼 수 있는지를 알 필요가 있다. 이를 위해선 우선 유용성을 양화시키고 측정할 수 있어야 한다.
 유용성의 측정 문제는 결코 간단한 문제가 아니다. 청각을 회복한다든지 성공적이지 못한 수술을 받는다, 또는 청각을 잃는다 등과 같은 행위에 어떻게 수적 가치를 부여할 수 있다는 말인가? 객관성은 여기서 문제가 안 된다. 유용성의 측정이 거기에 부여된 양적 가치가 누구에게서나 인정된다는 의미로서 객관적일 필요는 없다. 요구되는 것은 어떤 결정을 해야 할 사람이 그의 유용성을 측정해야 한다는 점뿐이다. 그러나 이것조차도 많은 경우 매우 어려운 작업이다.
 결정이론에 관한 연구는 보통 투기나 투자와 같은 돈과 관련된 결정의 예를 가지고 시작한다. 모든 다른 조건이 같을 경우 삼천만원의 이득을 가져 올 투자가 천만원의 이득을 가져 올 투자 보다 세 배나 더 바람직하다(세 배의 유용성)고 볼 수도 있다.  돈의 단위가 유용성의 단위와 이러한 식의 상관관계를 가진다면 잃은 만큼 또는 얻은 만큼의 돈이 가질 유용성을 측정하기란 그렇게 어렵지 않다. 왜냐하면 돈이란 이미 측정 가능한 단위로 계산될 수 있기 때문이다. 우선 돈과 관련된 경우 예상되는 유용성이 어떻게 측정될 수 있는지를 알아보자.
 장날에 장에 가서 도박놀이를 한다고 해보자. 돈 만원을 가지고 A도박놀이를 할 것인지 B도박놀이를 할 것인지를 내가 결정해야 한다. 만원을 들여서 A도박놀이를 할 경우 오만원이 생길 확률은 0.05%, 삼만원이 생길 확률은 0.10%, 만원이 생길 확률은 0.20%, 그리고 한푼도 생기지 않을 확률은 0.65%라고 해보자. B는 주사위 놀이인데 만원을 걸고 주사위를 두 번 굴려 똑같은 면이 나온다면 오만원을 받고 그렇지 않을 경우 한푼도 못 받는다. 유용성을 측정하는 문제와 일거나 따는 돈의 양을 측정하는 문제가 서로 관계가 있다는 점을 드러내기 위하여 내가 두 놀이에 경도되는 마음이 동일하고 어떤 놀이를 하든 만원을 투자해서 가능한 한 많은 돈을 얻는 것이 나의 목적이라고 가정해 보자.
 A도박놀이를 한다고 했을 때 예상되는 유용성은 다음과 같다.

   <(50,0000 x 0.05) + (30,000 x 0.10) + (10,000 x 0.20) + (0 x 0.65)> - 10,000 =         (2500 + 3000 + 2000) - 10,000 = - 2500

일반적으로 어떤 결정의 예상되는 유용성을 계산하는 규칙은 각각의 가능한 결과가 가지는 확률에 그 각각의 결과와 연관되는 유용성의 단위수를 곱하는 것이다. 이렇게 곱한 것에다 애초에 든 비용을 뺀 것이 그 결정의 예상되는 유용성이다.
 주사위 놀이에서 두 번 굴려 같은 면이 나올 확률은 1/6이다. 이 확률도 여러 가지 방식으로 계산될 수 있다. 두 번 굴려 두 번 다 1면이 나올 확률은 1/36이다. 다른 다섯 면에 관해서도 마찬가지이다. 따라서 어떤 면이든 두 번 나올 확률은 (1/36 + 1/36 + 1/36 +1/36 + 1/36 + 1/36) = 1/6이다. 또 다른 식으로 볼 수도 있다. 즉 첫 번째 주사위를 굴리면 어느 면이든지 나올 것이다. 그 다음 굴려 바로 그 면이 나올 확률은 6면 중에 하나이므로 1/6이 된다. 
 두 번 다 같은 면이 나올 경우의 유용성은 5만원이다. 그렇지 않을 확률은 5/6이다. 이 경우의 유용성은 0이다. 50,000 x 1/6 = 8333.33....이고 0 x 5/6 = 0이니까 여기에서 10,000원을 빼면 -1667이 된다. A도박놀이의 예상되는 유용성(돈으로 측정된)은 -2500인 반면 B도박놀이의 예상되는 유용성은 -1667이다. 따라서 예상되는 유용성을 극대화하라는 규칙을 따른다면 나는 B도박놀이를 택해야 한다.
 앞의 청각의 예를 가지고 유용성을 측정해 보자. 이 경우에 할당되는 측정치는 바로 내가 할당하는 측정치이다. 내가 할당하는 단위도 바로 '유용성의 단위'이다.  이 경우의 측정치는 반드시 돈의 양으로 환산될 수 없고 또 그럴 필요도 없다.

  1) 수술의 가능한 결과들과 연관되는 유용성의 단위들(괄호 속의 것은 확률):
     청력이 매우 좋아짐: 10(0.85)
     개선되지 않음     : -2(0.10)
     더 나빠짐         : -10(0.05)
  2) 수술하지 않을 경우 생기는 결과의 유용성의 단위:
     아무런 변화도 없음: 0(1)

이상과 같이 보았을 때 수술의 예상되는 유용성은 (10 x 0.85) + (-2 x 0.10) + (-10 x 0.05) = 7.8이다. 그리고 수술하지 않는 것의 예상되는 유용성은 (0 x 1) = 0이다. 수술에 드는 비용은 여기서 따로 계산되지 않았다. 그것은 각각의 가능한 결과에 유용성이 부여될 때 이미 반영된 것으로 보면 된다. 따라서 상기의 규칙을 따른다면 나는 수술을 받는 길을 택해야 한다.
 위험하의 결정을 할 때 따라야 할 가장 좋은 규칙이 무엇일까를 고찰함으로써 밝혀진 하나의 사실은 경우에 따라서는 규칙이 다르더라도 결론은 동일할 수 있다는 점이다. 그것은 가장 확률이 높은 결과가 또한 가장 큰 유용성을 가지는 경우이다. 수술의 경우가 바로 그러하다. 그러나 어떤 규칙이 합리적인 충고를 해주지 못한다고 보일 때는 "예상되는 유용성을 극대화하는 행위를 선택하라"는 규칙을 따르는 것이 적절하다. 이런 일은 낮은 확률을 가진 결과가 매우 큰 유용성을 가질 때 또는 반대로 높은 확률을 가진 결과가 매우 적은 유용성을 가질 때 자주 일어난다. 예상되는 유용성이 극대화되는 방향으로 행위하라는 규칙이 일반적으로 합리적 행위결정을 위한 좋은 규칙으로 받아들여지고 있는 이유도 여기에 있다. 이 규칙은 다른 규칙들이 올바른 행위를 하도록 유도할 때뿐만 아니라 합리적인 것으로 보이지 않는 행위를 하도록 유도하는 때에도 적용될 수 있다.

2) 확실성하의 결정
 어떤 상황에선 선택 가능한 행위는 여럿인데 그 어떤 행위를 선택하든 결과는 동일한 것일 수 있다. 이러한 상황에서 내리는 결정을 '확실성하의 결정'이라 부른다. 그러나 엄밀하게 말해서 이 말은 사실은 정확한 것이 아니다. 왜냐하면 결과는 행위를 선택하는 순간에는 아직 나타나 있지 않은 미래의 일이고 미래의 일은 절대 확실한 것일 수 없기 때문이다. 결정을 하는 순간과 결과가 나타나는 순간 사이에도 얼마든지 변할 수 있는 것이 세상의 일이다. 그 사이에도 전혀 예측하지도 못한 일이 벌어질 수도 있고 예사롭지 않은 일이 발생할 수도 있다. 그러나 이러한 일의 발생은 일반적인 것이 아니기 때문에 우리가 확실성하의 결정을 이야기할 때 그러한 가능성은 무시해도 좋을 것 같다.
 확실성하의 결정은 확률계산을 필요로 하지 않는다. 각각의 행위가 가져올 가능한 결과는 하나 뿐이기에 이 결과와 연관되는 확률은 1이다. 따라서 이러한 상황에서 적용되는 규칙은 단순하다: "가장 높은 효율성을 가진 행위를 선택하라" 
 확률을 계산할 필요는 없지만 때에 따라서는 효율성을 어떻게 비교할 수 있는지는 주의깊게 따져보아야 한다. 예컨대 어떤 제품이 보장기간이 얼마나 긴지에 따라 각각 다른 가격으로 팔린다고 해보자. 내가 2년 보장의 자동차 타이어를 일정한 금액으로 산다면 일년에 드는 비용이 얼마인지 계산해 낼 수 있고 이를 3년 보장의 타이어를 샀을 경우 일년에 드는 비용과 비교해 볼 수 있다. 그러나 이 결정에는 또 다른 요소도 개입될 수 있다. 내가 이 차를 얼마나 오래 사용할 것인지, 타이어를 바꾸는 일이 얼마나 귀찮고 번거로운 일인지, 새로 갖춘 타이어가 보장기간 동안 내내 안전할 것인지 등등. 효율성을 비교하는 데에는 항상 단순한 금전상의 고려 이상의 것이 개입된다. 이 이상의 것을 고려함으로써 결정하기가 더 어려워진다고 해서 무시할 수는 없다. 많은 경우 그러한 추가적인 요소들에 대한 고려는 확실성하의 결정을 위험하의 결정으로 바꿀 수 있는 확률을 포함한다. (예컨대 나의 차가 2년을 더 지속할지 아니면 3년을 더 지속할지는 확실하지 않다. 따라서 1보다 더 낮은 확률을 가진다.)
 어떤 면에선 확실성하의 결정을 위한 효율성을 비교하는 일이 위험하의 결정을 위한 효율성을 비교하는 일보다 더 단순할 수 있다. 확실성하의 결정을 평가하는 데 요구되는 류의 비교를 하기 위해선 효율성에 단지 순위만 주면 된다.(가장 높은, 그 다음 높은 등등으로) 여기에선 효율성의 양과 확률을 곱하는 것이 아니기 때문에 효율성의 단위가 필요 없다. 다시 말하여 가장 높은 효율성이 그 다음 높은 효율성 보다 10배가 더 높은지, 아니면 8배가 더 높은지, 또는 얼마나 더 높은지에 관심을 둘 필요가 없다. 효율성의 단위는 곱하기 같은 산술적 작업을 하기 위해서만 필요하다.

3) 불확실한 상황 하에서의 결정
 불확실한 상태에서 무슨 결정을 해야할 때 우리는 그 결정으로 인하여 생길 수 있는 가능한 결과가 다양할 것이라는 점을 알고 있다. 그러나 그 각각의 가능한 결과가 어느 정도의 확률을 가질지를 알 수 있는 방법은 없다.  그런데 어느 정도의 확률을 부여해야 할지조차 알 수 없을 정도로 불확실한 상황이란 그렇게 많지 않다. 대부분의 경우에는 과거에 경험했던 바나 그 동안에 모아 두었던 정보들에 근거하여 적어도 대충의 확률은 부여할 수 있다. 대충이나마 어떤 확률을 부여할 수 있다면 우리는 위험한 상황 하에서 결정을 하는 데 필요한 규칙(예상되는 효율성을 극대화하는 행위를 선택하라)을 따라야 한다.
 불확실한 상황에선 우리가 확률에 대한 어떤 정보도 가지고 있지 못하기 때문에 다양한 결과들이 가질 효율성만 고려하여 선택할 수밖에 없다. 그러나 효율성을 어떻게 부여하느냐하는 문제도 쉬운 문제는 아니다. 확실한 상황 하에서 결정을 할 때와 마찬가지로 여기서도 여러 가지 효율성에 순위대로 순서만 주면 된다.
 불확실한 상황에서 결정을 할 때 종종 한 행위의 가능한 결과가 다른 행위의 결과보다 나을 때가 있다. 각각 두 가지 가능한 결과를 갖는 두 행위를 선택해야 하는 단순한 상황은 다음과 같이 나타낼 수 있다. 

                  행위              순위별 결과 (1이 가장 높은 것)
                                          I        II
                    I                     4         3
                    II                    2         1

 위의 표에서 행위 I은 효율성이 가장 낮은, 그리고 그 다음 낮은 두 결과를 낳는다. 행위 II는 가장 높은 효율성과 그 다음 높은 효율성이 있는 두 결과를 낳는다. 따라서 분명히 행위 II가 "가장 좋은" 행위이며 선택되어야 할 행위이다. 행위 II의 어느 결과이든 그것은 행위 I의 두 결과 보다 낮다.
 "가장 좋은" 행위가 어떤 것인지 보기 위해서 다음과 같은 불확실한 상황을 생각해 보자. 대학을 가고자 하는 어떤 운동선수가 국립대학과 사립대학 각각으로부터 장학금을 주겠다는 제의를 받았다고 하자. 그는 우선은 대학에 가서도 운동을 하고 싶지만 그것과는 관계없이 가능한 좋은 교육을 받기를 원하기도 한다. 그리고 그는 국립대학이 더 좋은 교육을 받을 수 있다고 생각한다. 그에게 주어진 4가지 가능한 선택을 그 효율성의 순위에 따라 말한다면 다음과 같이 될 것이다. (1)국립대에서 운동선수가 됨 (2) 국립대에서 운동선수가 안됨 (3) 사립대에서 운동선수가 됨 (4) 사립대에서 운동선수가 안됨. 여기서 국립대에 가는 것이 그가 취할 수 있는 "가장 좋은" 행위가 된다.
 그러나 위의 예에서 운동선수가 되는 것을 무엇보다 중요하게 생각하는 다른 선수가 있다고 해보자. 이 선수에게 주어진 효율성의 순위는 (1) 국립대에서의 운동선수 (2) 사립대에서의 운동선수 (3) 사립대에서 운동선수가 안됨 (4) 국립대에서 운동선수가 안됨이 될 것이다. 이러한 상황에선 그가 취할 수 있는 "가장 좋은" 행위는 없다. 국립대에 가는 것이 가장 높은 효율성과 가장 낮은 효율성을 동시에 가지고 있기 때문이다. 가장 좋은 행위가 없다면 그 다음 질문은 그냥 만족할 만한 행위는 없는가이다. 만약 두 번째 선수가 순위 3 이상의 효율성에는 만족하지만 그 보다 낮은 효율성에는 만족하지 않는다면 국립대에 가는 것이 그에게 만족할만한 행위가 못될 것이다,. "만족할만한 행위를 선택하라"는 지침을 따른다면 그는 사립대를 택해야 할 것이다.
 가장 좋은 행위도 없고 또 만족할만한 행위도 없을 경우 따라야 할 규칙도 없다. 그 운동선수들이 어떤 선택을 할 것인지는 부분적으로는 그들이 어떤 사람인가에 달려 있다. 결정이론가들은 세 가지 다른 유형을 구분한다.

   1. 도박가: 단 하나의 행위만이 가장 높은 효율성을 가진 상황이라면 그 행위를 선택하는 것이 가장 좋다. 도박가라면 그 행위를 취하는 데 기꺼이 돈을 걸 것이다. 위의 운동선수가 도박가라면 국립대에 갈 것이다.
   2. 조심스런 사람: 조심스런 사람은 가장 높은 효율성을 가진 것보다는 가장 낮은 효율성을 가진 것을 택한다. 이 선택은 "최소의 것을 최대화"하기 위한 선택이다. 위의 운동선수가 이러한 유형의 사람이라면 사립대를 택할 것이다. 왜냐하면 사립대 선택과 관련된 가장 낮은 효율성은 3인 반면 국립대 선택과 관련된 가장 낮은 효율성은 4이기 때문이다.
   3. 계산가: 계산가는 여러 가지 행위의 평균 효율성을 계산하기 위하여 어렵더라도 효율성의 단위를 정하고자 한다. 평균적 효율성은 단순히 순위만으로는 결정될 수 없기 때문이다. 그래서 평균 효율성이 가장 높은 행위를 선택하자는 것이 계산가의 전략이다.
      위의 운동선수가 계산가형의 인간이라면 그는 효율성의 단위를 다음과 같이 책정할지도 모른다. 국립대에서 운동함(10), 국립대에서 운동 안함(2), 사립대에서 운동함(8), 사립대에서 운동 안함(6). 이렇게 정해졌을 때 국립대 선택의 평균 효율성은 (10 + 2)/2 = 6 이고, 사립대 선택의 평균 효율성은 (8 + 6)/2 = 7 이 된다. 평균치가 가장 높은 것을 골라라는 지침을 따른다면 사립대에 가야 할 것이다.

4) 죄수의 딜레마
 남녀 한 쌍이 절도 용의자로 체포되었다고 하자. 경찰은 체포에 필요한 충분한 증거를 확보했다고 생각하지만 검사는 충분하다고 생각하지 않는다. 증거를 더 확보하기 위한 노력의 일환으로 두 사람은 서로간의 상의가 금지되었고 각각에게 다음의 말이 검사로부터 주어졌다.

   죄를 고백하시오. 당신의 동반자가 고백하지 않는다면 당신은 1년 더 가벼운 형을 받게될 것이나 당신의 동반자는 최대 5년의 형을 받게될 것이오.

 각 죄수가 이 말을 듣고 그 자신도 고백하고 자신의 동반자도 고백한다면 어떻게 될 것인지를 알고 싶어하였다. 검사의 대답은 만약 둘 다 고백한다면 각각 3년씩의 형을 받게될 것이라는 것이었다. 검사는 또 만약 둘 다 고백하지 않는다면 현재 확보된 증거만으로도 어느 정도의 형을 받게될 것이고 그 형기는 최대 2년이 될 것이라는 말도 덧붙였다.
 이러한 말을 하면서 검사는 둘 다 고백하지 않는 것이 더 유리하다고 생각할지라도 고백을 하게 될 것이라고 확신하였다. 그 이유는 무엇일까?
 우리는 각 죄수가 자신의 동반자가 고백을 할지 안할지에 대하여 어떠한 확률도 부여할 수 없다고 가정하였다. 그래서 각각은 불확정한 상황에서 결정을 해야 할 형편에 놓이게 되었다. 만약 유용성의 단위가 가능한 형기와 연관성을 가진다면 각 죄수는 다음과 같은 행위의 선택과 그 행위의 가능한 결과와 연관되는 유용성에 직면하게 된다.

                           동반자가 고백하다         고백하지 않는다
     고백함                    -3 (3)                     -1 (1)
    고백하지 않음              -5 (4)                     -2 (2)

                         (괄호 속의 숫자는 유용성의 순서를 말한다.)

 이러한 상황에서 '최선의 행위'라는 것은 없다. 왜냐하면 고백함의 한 결과는 고백하지 않음의 가능한 결과 보다 더 낮은 유용성을 갖고 또 거꾸로 고백하지 않음의 한 결과는 고백함의 가능한 결과 보다 더 낮은 유용성을 갖기 때문이다. 만약 만족스러운 행위가 있다면  그것은 고백하는 행위가 된다 왜냐하면 최저의 유용성이 고백하지 않음의 한 결과와 연관되기 때문이다. 만약 두 사람이 다 만족스러운 행위를 취해야 한다는 규칙을 따른다면 각자는 고백할 것이다. 그러나 만약 만족스러운 행위란 없고 각자가 불확정한 상황 아래에서 결정을 내리기 위한 다른 어떤 규칙을 따른다 하더라도 각 죄수는 고백할 것이다.
 도박꾼의 전략은 최고의 유용성과 연관된 결과를 낳을 행위를 선택하는 것이다. 이 경우 고백하는 것의 가능한 한 결과가 최고의 유용성을 가진다. 따라서 조심스런 전략은 최소의 유용성을 극대화시키는 것, 즉 고백하는 것이 될 것이다. 고백하는 것의 평균 유용성은 다음과 같이 계산된다.

      ( -3 + -1 ) = -2

이에 반하여 고백하지 않음의 평균 유용성은 다음과 같다.

      ( -5 + -2 )/2 = -3.5

 검사가 보기에는 두 죄수 모두 합리적인(reasonable) 결정을 내릴 것이고 그 결정은 곧 둘 다 고백하는 것이다.
 죄수의 딜레마는 결정이론에서 많은 흥미로운 문제들을 야기시킨다. 중요한 점은 두 죄수가 서로 간에 의견교환이나 협력을 하지 못하도록 격리시킨다는 점이다. 그들이 서로 협력하여 공통의 이익이 될 해결책을 찾을 수 없도록 되어 있는 것이 불확정한 상황 하에서의 결정이라는 문제의 조건이다.  그러나 그들이 서로 의사교환을 할 수 있다고 한다면 각자는 상대방이 서로간에 합의한 사항을 이행할 것으로 믿어야할지 아닐지를 결정해야 할 문제에 봉착하게 된다. 이 결정도 불확정한 상황 하에서의 결정이라면 다시 딜레마가 생긴다.
 물론 죄수의 딜레마라는 것이 인위적으로 만든 문제이지만 이와 같은 상황이 실제로도 종종 일어난다. 예컨대 일군의 제조 공장들이 어떤 강 주변에 위치하여 폐기물들을 강에다 버린다고 해보자. 그 강이 오염될 위험은 상당하다. 만약 오염도가 상당히 오른다면 공장주들은 무거운 벌칙을 받게 될 것이다. 공장들이 확장되고 아무런 벌금도 내지 않아도 된다면 공장주들이 챙길 수 있는 이익은 증대된다. 그러나 모든 공장들이 확장된다면 오염도는 벌금을 물어야 할 정도로 높아질 것이며 그 결과 거둘 수 있는 이익은 현재의 수준보다 더 낮아질 것이다.
 어떤 회사 X의 이사들이 확장을 고려하고 있다고 치자. 이사들이 생각하기로 그들의 회사만 확장되고 다른 회사들은 그대로 있다고 한다면 오염도가 지나치게 눈에 띨 정도로 오르지는 않을 것이며 X에서 생기는 이익도 10%도 증대될 것이다. 만약 X가 확장 안되고 대신 다른 회사들이 확장된다면 X는 다른 회사들과 함께 벌금도 내야할 뿐만 아니라 다른 회사들과는 다르게 이익의 증가도 가져올 수 없다. 이 경우 X는 현재 수준보다 10% 낮은 이익을 보게 될 것이고 다른 회사들의 이익은 5% 낮아질 것이다. 다른 회사들도 확장할 것인지 아닌지에 대한 아무런 정보도 가지지 않았다고 할 때 회사 X의 이사들은 어떤 결정을 내려야 할까? 이 상황은 죄수의 딜레마와 동일한 상황이다. 
 
                            다른 회사들의 확장             확장하지 않음

   X의 확장                 P - 0.05 P                     P + 0.10
 X가 확장하지 않음          P - 0.10 P                        P



제6장
연역 추리 : 조건적 논증


I. 연역 논증의 속성 : 타당성과 논리 형식의 중요성
II. 조건문 
1. 조건문의 구조
2. 조건문의 진리
III. 조건적 논증
1. 전건긍정
2. 후건부정법
3. 조건적 논증에서 진술되지 않은 전제들
IV. 조건적 논증에 얽힌 오류들
1. 오류 논증 형식들
2. 오류 논증들
V. 복습


I. 연역 논증의 속성 : 타당성과 논리 형식의 중요성

올바른 연역 논증의 특징은 진리를 보존할 수 있다는 것이다. 즉 연역 논증은 전제들이 모두 참이면 결론 또한 참이어야 한다. 어떤 논증이 진리 보존적일 때 우리는 그것을 타당한 연역 논증이라고 부른다. 엄밀히 말해, 우리가 연역 논증을 진리 보존적인 논증이라 정의하면 모든 연역 논증은 타당한 논증이 될 것이다. 그러나 어떤 논리학자들은 연역 논증을 두 가지로, 즉 진리 보존적 또는 타당한 논증과 진리를 보존하지 못하나 타당하다고 주장되는 논증으로 구분하기도 한다. 이처럼 타당하다고 주장되지만 실제로는 진리 보존적이 아닌 논증을 부당한 연역 논증이라 부른다.
일상 언어에서 "타당하다"는 용어는 다양하게 사용된다. 우리는 종종 사람들이 타당한 믿음, 타당한 근거, 타당한 주장 등에 관해 이야기하는 것을 듣게 된다. 그러나 논리학을 공부할 때 "타당하다"와 "타당성"은 연역 논증의 진리 보존적 성격을 가리키는 데 사용된다. 연역논리학의 주된 관심사 중 하나는 타당성의 본성을 이해하는 것이다. 그래서 논리학자들은 타당성이 논증의 여타 속성들과 어떻게 관련되는지를 밝히려고 노력하며, 다양한 형태의 논증이 타당한지 아닌지를 검사하는 방법을 발전시키고자 노력한다.
비록 "타당성"이 연역 논증의 진리 보존적 성격을 가리키지만 논증의 전제들이나 결론이 참이 아니라 하더라도 타당한 논증일 수 있다. 다시 말해 논증은 그것이 보존되어야 할 진리를 전혀 포함하고 있지 않더라도, 즉 그것의 전제들과 결론이 모두 거짓이라 하더라도 여전히 진리 보존적일 수 있다. 왜냐하면 한 논증이 타당하다고 말하는 것은 그것의 전제들이 실제로 참인지 아닌지 하고는 상관없이 만약 전제들이 모두 참이면 그것의 결론 역시 참이 된다고 주장하는 것이기 때문이다.
위와 같은 타당성의 정의에 따르면 전제들이 모두 참이면서 결론이 거짓인 타당한 논증을 구성하기란 불가능하다. 그러나 타당한 논증은 거짓인 전제(들)나 결론을 포함할 수는 있다. 이를테면 다음 논증이 그러하다:

(1)           모든 포유류는 날 수 없다.   (거짓 전제 ; 박쥐)
              모든 개는 포유류이다.       (참인 전제)
                -----------------------
              모든 개는 날 수 없다.       (참인 결론)

또한 전제들과 결론이 모두 거짓인 타당한 논증도 있다:

(2)           모든 포유류는 날 수 없다.    
              모든 새는 포유류이다.        
                -------------------------
              모든 새는 날 수 없다.         

위에서 논증 (1)과 (2)를 제시하면서 그것들이 타당하다는 것은 증명되지 않았다. 여기서 우리는 그 논증들의 전제들이 참이면 그 결론 또한 참이라는 것을 알 수 있는 직관적인 능력에 의존하고 있다. 나중에 우리는 그 논증들이 타당하다는 것까지 증명할 것이다. 
만약 우리가 어떤 이에게 우리의 결론이 참이라는 것을 설득하려고 연역 논증을 제시한다면 우리는 그 논증이 타당할 뿐만 아니라 참인 전제들을 갖기를 원할 것이다. 이처럼 전제가 모두 참인 타당한 논증을 "건전한 논증"이라 부른다. 건전성은 일상생활에서 사용되는 논증의 중요한 속성임에 틀림없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연역 논리학의 관심은 전제들의 참보다는 오히려 타당성이라는 속성에 집중되어 있다.
일상생활에서조차 우리는 전제들의 참과는 별도로 논증의 타당성에 관심을 갖곤 한다. 때때로 우리는 모두 참은 아닌 여러 전제들의 귀결(연역적으로 따라나오는 결론)들을 찾아내고 자 한다. 우리는 만약 A와 B가 참이라면 무엇이 따라나올지, 아니면 A는 참인데 B가 참이 아니면 무엇이 따라나올지 자문해 보기도 한다. 또한 문장들의 귀결을 확인하고자 하지만 그 논증이 구성된 당시에는 그 문장들이 참인지 거짓인지를 결정할 방도가 없는 경우도 종종 있다. 만약 우리가 어떤 전제들이 참인지 아닌지는 모르지만 그것들로부터 어떤 거짓인 결론이 연역적으로 따라나온다는 것을 안다면 타당성의 정의에 의해 우리는 그 전제들 가운데 적어도 하나는 거짓임에 틀림없다고 말할 수 있다.
연역 논증의 타당성은 그것의 논리적 형식과 밀접히 관련되어 있다. 그래서 논리학자들은 연역적으로 타당한 논증은 모두 어떤 타당한 논증 형식의 사례인 까닭에 그러한 속성을 갖는다는 입장을 취한다. 
앞에서 우리는 귀납 논증의 다양한 형태들을 검토했었다: 유비 추리, 귀납적 일반화, 그리고 통계적 삼단논법 등. 어떤 논증의 형식 또는 구조란 그것의 특정한 주제나 내용과는 상관없이 그 논증이 갖는 논리적 특징을 일컫는다. 이를테면 통계적 삼단논법은 두 개의 전제들로 이루어진다: 준거집합(reference class)과 귀속집합(attribute class)을 연관짓는 통계적 일반화 문장과 주어진 개체가 준거집합의 원소라고 말하는 단칭 문장. 통계적 삼단논법의 결론은 전제에서 언급된 개체를 귀속집합에 포함시키는 또 하나의 단칭 문장이다. (이를 기호로 표현하면, "F의 X 퍼센트(%)는 G이다. a는 F이다. 그러므로 a는 G이다.") 앞에 나온 연역 논증 (1)과 (2)는 집합 항(class term)을 나타내는 기호들을 써서 다음과 같은 일반적인 형태로 표현될 수 있다:

                             모든 F는 G가 아니다.
                             모든 H는 F이다.
                             --------------------
                             모든 H는 G가 아니다.

근본적으로 논증의 타당성은 그것의 형식에 엄격히 의존하기 때문에 귀납 논증을 평가하는 것보다는 연역 논증을 평가하는 게 보다 수월하다. 우리가 귀납 논증을 평가하고자 할 때는 그것의 논증 형식은 물론이고 그 논증의 강도에 영향을 줄 수 있는 온갖 배경 정보들도 함께 고려해야 한다. 이를테면 우리는 표본의 크기가 적절한가, 편견의 개입은 없는가, 유비는 적절한가 등 여러 가지 문제들을 살펴보지 않으면 안 된다. 그런 다음에 전제들이 결론을 지지하는지, 그리고 지지한다면 얼마나 강하게 지지하는지를 판단해야 한다.
그러나 연역 논증을 평가할 때는 암묵적인 전제들을 진술하는 데 필요한 정보 이상의 어떠한 배경정보도 고려할 필요가 없다. 어떤 논증이 타당한 논증 형식의 사례이면 그 논증은 타당하다. 또한 올바른 귀납 논증에서 강도가 문제되는 것과는 달리 타당성은 강도가 문제되지 않는다. 즉 모든 논증은 타당하던가 아니면 타당하지 않던가 둘 중에 하나이다. 타당성의 정도란 없다.
다음 절에서는 조건문이 무엇인지, 타당한 조건적 논증의 공통된 형식이 무엇인지, 어떤 논증이 타당한 논증 형식의 사례가 된다는 것이 무엇인지, 그리고 연역적 논증 형식과 관련된 오류에는 어떤 것들이 있는지 등을 살펴볼 것이다.

II. 조건문 

조건적 논증이란 전제나 결론(또는 둘 다)에 조건문을 포함하는 논증을 말한다. 이러한 논증들을 살펴보기 전에 조건문에 대해 자세히 알아보자. 조건문은 어떤 주장의 진리가 다른 주장의 진리에 의존한다(조건적이다)고 말하고자 할 때 사용된다:

1. 만약 내가 공부하면, 나는 그 시험에 합격할 것이다. 
2. 세리는 슬럼프에서 벗어날 것이다, 그녀가 열심히 연습하는 경우에.
3. 누군가 찬호에게 주문하지 않았다면, 그는 커브를 던지지 않았을 것이다.
4. 조심하지 않으면, 난간에서 추락한다.

1. 조건문의 구조

위와 같은 조건문은 그 부분에 또 다른 문장을 포함하고 있는 복합 문장들이다. 복합 문장이 아닌 문장은 단순 문장이라고 한다. 조건문은 적어도 두 개의 문장으로 이루어진다: 조건을 진술하는 문장과 다른 하나는 그 조건에 의존하는 문장. 논리학자들은 조건을 진술하는 문장을 전건이라 부르고 그것에 의존하는 문장을 후건이라 부른다. 전건과 후건은 그것들 자체로 복합 문장인 경우도 있지만 우선 그것들이 단순 문장인 경우부터 살펴보기로 하자.
예문 (1)에서 전건은 "내가 공부한다"이고 후건은 "나는 그 시험에 합격할 것이다"이다. (2)에서 전건은 "그녀가 열심히 연습한다"이고 후건은 "세리는 슬럼프에서 벗어날 것이다"이다. (3)에서 전건은 "누군가 찬호에게 주문하지 않았다"이고 후건은 "그는 커브를 던지지 않았을 것이다"이다. (4)에서 전건은 "(네가) 조심하지 않는다"이고 후건은 "(너는) 난간에서 추락한다"이다.
위의 예문들만 봐도 조건문이 얼마나 다양한 방식으로 표현될 수 있는지 짐작할 수 있다. 우선 과거, 현재, 미래의 여러 시제로 표현되고 직설법과 가정법도 사용되었다. 주어진 문장이 조건문임을 지시해 주는 용어도 다양하다: "만약 ... 이면,"  "... 인 경우에"  "... 하지 않으면" 등. 또 예문 (2)에서처럼 후건이 전건 앞에 오는 경우도 있다. 주로 일상 언어에서 접하게 되는 가정법은 만에 하나 무슨 일이 일어나지 않았다면 다른 일이 일어났을 것이라는 것을 표현하기 위해 사용된다. 이러한 가정법적 조건문을 반사실적 조건문이라 부른다.
논증의 타당성은 그것의 형식에 달려있고 다시 논증의 형식은 다소간 그 전제들과 결론을 이루는 문장들의 형식 내지 구조에 달려있으므로 논리학자들은 어떤 표준적인 방식으로 조건문의 형식을 표현하는 데 관심을 기울인다. 이러한 목적을 위해 논리학자들은 일상 언어로 조건문을 표현하는 다양한 방식과 관련된 미묘한 수사학적 특징들은 전혀 고려하지 않는다. 논증을 연구하는 데 명료성과 정확성을 기하기 위해 논리학자들은 표준적인 방식을 정교하게 만드는 데 힘쓴다. 
논리학자에게는 조건문의 어느 문장이 전건이고 어느 문장이 후건인지 알아내는 것이 중요하다. 보편적 일반화(3장)에서 집합들간의 관계가 중요한 관계이듯이 조건문에서는 전건과 후건의 관계가 핵심적인 논리적 관계가 된다. 논증에 등장하는 조건문들이 "만약 (전건)이면, (후건)"과 같은 표준적인 방식으로 표현될 때 그것들의 형식은 아주 분명해진다. 이러한 표현 방식 덕분에 우리는 조건적 논증의 구조를 수월하게 이해할 수 있게 되는 것이다. 우리는 예문 (2)를 다음과 같이 표준적인 방식으로 다시 표현할 수 있다(나머지 예문들은 이미 표준적인 방식으로 표현되어 있다): 

2. 만약 세리가 열심히 연습한다면, 그녀는 슬럼프에서 벗어날 것이다.

위의 예문들에 쓰인 것들을 제외하고도 조건문임을 지시하기 위해 사용되는 다양한 표현들이 있다:

1. 캥거루를 볼 때마다 나는 뛴다. (만약 내가 캥거루를 보면 나는 뛴다.)
2. 캥거루를 볼 때만 나는 뛴다. (만약 내가 캥거루를 보지 않으면 나는 뛰지 않는다){{) 이것은 [1]과 다르며 오히려 "만약 내가 뛰면 나는 캥거루를 본 것이다."와 같은 것임에 주의하라.
}}
3. 내가 뛰기 위한 충분조건은 내가 캥거루를 보는 것이다. (역시 [1]과 같다)
4. 내가 뛰기 위한 필요조건은 내가 캥거루를 보는 것이다. ([2]와 같다)
5. 캥거루를 보지 않으면 나는 뛰지 않는다. (역시 [2]와 같다)

2. 조건문의 진리

일상 언어에서 조건문은 전건과 후건 사이의 다양한 관계를 표현하기 위해 사용된다. 이를테면 "만약 세리가 열심히 연습한다면, 그녀는 슬럼프에서 벗어날 것이다."라는 조건문은 세리가 열심히 연습하는 것과 그녀가 슬럼프에서 벗어나는 것 사이의 인과관계를 표현하기 위해 사용된다. 이외에도 조건문은 "2에 2를 더하면 4가 된다"라든지 "돌고래가 수중생물이면 돌고래는 물에서 산다"에서처럼 논리적 또는 정의적(definitional) 관계를 표현하는 데 사용되기도 한다. 인과적 조건문이 참이기 위해서는 전건에서 기술된 상황과 후건에서 기술된 상황 사이에 실제로 인과관계가 있어야 한다. 마찬가지로 만약 어떤 조건문이 논리적 또는 정의상의 관계를 표현하려고 사용되었다면 전건과 후건 사이에 그러한 관계가 성립하지 않는 한 참인 것으로 간주되지 않을 것이다.
일상 언어에서 가끔씩 사용되는 또 다른 종류의 조건문으로 실질적 조건문이라는 것이 있다. 실질적 조건문의 예에는 "내 말이 거짓말이면, 내가 네 아들이다.", "만약 목성에 인간이 산다면 우리 증조할머니는 우주비행사이셨다." 등이 있다. 여기에는 전건과 후건 간에 분명 어떠한 인과적, 논리적 연관성도 없다. 그 문장의 요지는 전건이 거짓이라는 것을 강조하려는 것이다. 그것은 단호하게 또는 유머 있게 "내 말이 거짓말이 아니다" 또는 "목성에 인간이 살지 않는다"고 말하는 한 가지 방식인 것이다. 
가끔 우리는 전건이 참이든 거짓이든 후건이 참이기 때문에 후건의 진리가 전건의 진리에 실제로 전혀 의존하지 않는 조건문들도 접하게 된다:

          만약 조훈현이 계속 담배를 피운다면 그는 언젠가는 죽을 것이다.

조훈현은 담배를 계속 피우면 조금 일찍 죽을 수도 있지만 계속 담배를 피우건 피우지 않건 언젠가는 죽을 것이다.
이러한 실질적 조건문은 비록 일상 언어에서는 거의 사용되지 않지만 우리는 실질적 조건문이 어느 경우에 참 또는 거짓이 되는가를 검토함으로써 타당한 논증에서 조건문이 수행하는 역할에 관해 논리적으로 중요한 교훈을 얻을 수 있다.
실질적 조건문에서 요소 문장들을 연결하는 "만약 ... 이면"은 진리함수적 연결사라 불린다. 이 말은 전체 문장의 진리값이 요소 문장들의 진리값에 의해 완전히 결정된다는 것을 뜻한다. 실질적 조건문이 거짓이라고 말할 수 있는 상황은 오직 그것의 전건은 참인데 후건이 거짓인 경우뿐이다. 이러한 까닭으로 "만약 목성에 인간이 산다면 우리 증조할머니는 우주비행사이셨다."라는 조건문이 "목성에 인간이 살지 않는다"가 거짓이라고 이야기하기 위해 사용될 수 있는 것이다. 그 조건문의 후건("우리 증조할머니는 우주비행사이셨다")은 명백히 거짓이다. 그런데 전체 조건문은 참인 것으로 간주된다. 그러나 만약 전건이 참이라면 그 조건문은 거짓일 것이다. 왜냐하면 그것은 전건이 참이고 후건은 거짓이기 때문이다.
문장의 형식을 살펴볼 때 우리는 그것의 내용 즉 의미는 고려하지 않는다. 말하자면 우리는 단지 그 문장의 주어와 술어 사이 또는 복합 문장을 이루는 여러 요소 문장들 사이의 논리적 관계에만 관심을 갖는다. 가령 "모든 F는 G이다"와 같은 일반화의 형식을 표현할 때 우리는 "F"와 "G"가 가리키는 용어들의 의미는 고려하지 않는다. 마찬가지로 "만약 (전건)이면 (후건)"이라는 조건문의 형식을 표현할 때도 그것의 요소 문장들의 의미는 고려하지 않는다. 
그러나 우리가 그러한 내용에 주의를 기울이지 않으면 어떤 조건문이 인과적 조건문인지, 논리적 조건문인지, 아니면 실질적 조건문인지 알 수 있는 방도가 없다. 이것은 어떤 점에서 문제가 되지만 논리학자들의 관점에서는 모든 조건적 논증들의 타당성을 유사한 방식으로 다룰 수 있다는 장점도 된다. 
인과적 조건문과 정의적 조건문은 전건이 참이고 후건이 거짓이면 거짓이 된다는 점에서 실질적 조건문과 비슷하다. (예를 들어, "만약 성냥이 그어지면 불이 붙을 것이다"라는 인과적 조건문은 성냥이 그어졌는데 불이 붙지 않으면 거짓이 된다.) 그러나 실질적 조건문과는 달리 인과적 조건문은 전건과 후건이 모두 참이라고 해도 참이라 단정할 수 없다. 왜냐하면 인과적 조건문이 참이 되기 위해서는 전건과 후건 사이에 적절한 인과관계가 성립하지 않으면 안 되기 때문이다. 그런데 그러한 관계가 실제로 성립한다는 것을 알기 위해서는 요소 문장들의 의미에 대한 지식뿐만 아니라 세계에 대한 지식도 요구된다. 마찬가지로 정의적 조건문이 참이 되기 위해서는 전건의 의미와 후건의 의미 사이에 적절한 관계가 성립되어야 한다. 반사실적 조건문에서는 그것의 전건은 항상 거짓이며 만약 전건이 참이라면 반사실적 조건문이 아니게 된다는 좀 특별한 문제가 제기된다. 이러한 문제를 피하기 위한 방편으로 우리는 반사실적 조건문을 조건적 논증에 관한 논의에서 제외시킬 것이다.
조건적 논증의 타당성을 결정하기 위해 논리학자들은 요소 문장들의 의미와 같은 "논리외적(論理外的)" 문제들은 고려하지 않으며 오직 요소 문장들에 참 또는 거짓을 할당할 수 있는 다양한 방식들과 관련해서 무슨 일이 벌어지는지만을 검토한다. 
실질적 조건문의 전건과 후건 간의 진리함수적 관계는 이러한 요구에 매우 적합하며 조건적 논증의 연구를 단순화시켜 준다. 우리는 모든 조건문을 실질적 조건문으로 다루는 단순화된 체계에서 타당성과 논증의 구조에 관한 중요한 사항들을 배울 수 있다. 
이 말은 모든 조건문이 정말로 실질적 조건문이라는 것이 아니며 논리학자들에게 다른 종류의 조건문은 전혀 중요하지 않다는 뜻도 아니다. 그러나 실질적 조건문과 같은 진리함수적 연결사들의 논리에 의해 우리는 연역추리에 보다 수월하게 접근할 수 있다. 따라서 인과적 조건문과 관련된 논증들과 인과적 조건문의 복잡한 특징들을 다루는 논리체계는 입문서인 이 책의 범위를 넘는다. 
요컨대, 우리의 주된 목적이 논증의 타당성을 공부하는 것임을 상기한다면, 우리는 어떤 조건문에 대해 그것의 요소 부분들의 참, 거짓을 고려함으로써, 전체 조건문이 참 또는 거짓인 것으로 간주될 수 있는 일반적인 상황을 진술할 수 있다. 다음 진리표에서 볼 수 있듯이 오직 네 가지 가능성만이 있다.

                       전건        후건         조건문
   
                       참          참            참
                       참          거짓          거짓
                       거짓        참            참
                       거짓        거짓          참


< 연 습 문 제 > 

1. 다음 문장들을 표준적인 조건문의 형태("만약 (전건)이면, (후건)")로 다시 진술하라.
  가. 네가 숙제를 빠짐없이 할 때만 논리학 수업을 잘 따라 갈 수 있을 것이다.
  나. 네가 토큰을 내지 않는 한 너는 버스에 못 탈 것이다.
  다. 너는 나를 볼 때마다 얼굴이 빨개진다.
  라. 네가 면접시험을 본다는 조건 하에 너는 일자리를 얻을 것이다.
  마. 복잡함 없이는 인생은 따분할 것이다.
  바. 계속 직구를 던질 경우, 찬호는 컨디션이 좋지 않기 때문에 홈런을 맞을 것이다. 
  사. 네가 정말 시험에 통과하기를 원한다면 너는 시험에 통과할 수 있을 것이다.
  아. 네가 평균 70점 이상 맞는 것은 졸업하기 위한 필요조건이다. 
  자. 논리학 시험에 합격하는 것은 교사가 되기 위한 충분조건이다. 
  차. 네가 목숨에 연연하지 않을 경우에만 푸른 바다 속으로 뛰어든다. 
 
2. 다음 각 항목에서 "p"와 "q"는 조건문의 요소 문장을 나타낸다. "p"는 참인 문장, "q"는 거짓인 문장이라고 하자. 각 조건문을 표준적인 형태로 진술하고 그것이 참인지 거짓인지 결정하라. (앞의 진리표를 참고해도 좋다.)
 
  가. q이면 p이다.
  나. p이면 q이다.
  다. q이면 q이다.
  라. q, 만약 p이면.
  마. q라는 조건 하에 p.
  바. p일 때마다 q.
  사. p는 q이기 위한 필요조건이다.
  아. q는 p이기 위한 충분조건이다.
  자. q가 아니면 p.
  차. q인 경우에만 p.      



III. 조건적 논증

이번 장에서는 가장 흔한 형태의 조건적 논증 두 가지를 살펴보기로 하자. 그 두 가지 논증은 모두 전제가 두 개인데 그 중 하나가 바로 조건문이다. 또한 그것의 결론은 조건문이 아니라는 것도 미리 알아두자.  


1. 전건긍정

만약 우리가 동해안까지 쉬지 않고 차를 몰고 간다면, 우리는 일출을 볼 수 있다.
우리는 동해안까지 쉬지 않고 차를 몰고 간다.
  ----------------------------------------------------------------------------------
우리는 일출을 볼 수 있다.

위 논증은 전건긍정법의 한 예이다. 다른 논증 형식과 마찬가지로 위 논증도 modus ponens라는 라틴어 명칭을 갖는데 이것은 "긍정하는 방식"이란 뜻이다. 이미 말했듯이 위 논증의 전제들 가운데 하나는 조건문이다. 그 조건문의 요소 문장들을 "p"와 "q"로 나타내고 그 요소 문장들이 위 논증의 다른 곳에서 나타날 때도 똑같은 기호를 써서 나타내면, 우리는 그 논증의 형식을 다음과 같이 표현할 수 있다.  

                             만약 p이면, q.
                              p.
                               -------------
                              q.

일상 언어에서조차 위와 같은 형식의 논증은 그것의 타당성이 직관적으로 명백하다. 우리는 그 논증의 전제들이 참이라면 그 결론도 참임에 틀림없다는 것을 어렵지 않게 알 수 있다. 그런데 우리는 이미 실질적 조건문을 이해하고 있으므로 위와 같은 구조의 논증이면 무엇이라도 타당하지 않으면 안 된다는 것을 증명할 수 있다. 즉 우리는 "만약 p이면, q"와 "p"로 표현되는 문장들이 모두 참이면서 "q"로 표현되는 문장이 거짓인 상황이 없다는 것만 보이면 된다.
만약 두 번째 전제("p")가 참이면 조건문인 첫 번째 전제의 전건("p") 역시 참이다. 그런데 전건이 참인 조건문 자체가 참이기 위해서는 그 후건("q")도 참이어야 한다. 그러나 "q"는 그 조건문의 후건일 뿐만 아니라 전체 논증의 결론이기도 하다. 따라서 전제 "만약 p이면, q"와 "p"가 모두 참이면, 결론 "q" 역시 참이어야 한다.
앞에서 위 논증 형식이 타당하다는 것을 보일 때 우리는 기호 "p"와 "q"가 표현하는 문장들의 의미에 대해서는 전혀 고려하지 않았다. 위 논증 형식의 타당성은 그 논증의 내용에 의존하지 않는다. 위 논증 형식이 타당하다는 것을 보이기 위해서는 단지 실질적 조건문이 어느 경우에 참 또는 거짓인지를 이해하는 것으로 족하다.
위 논증 형식이 타당하다는 것을 보임으로써 우리는 또한 그 형식에 "들어맞는" 일상 언어의 어떠한 논증, 즉 그 형식의 어떠한 사례도 타당하다는 것을 보인 셈이다. 이 말은 그러한 두 전제(하나는 조건문, 다른 하나는 그 조건문의 전건을 긍정하는 문장)와 그 조건문의 후건인 결론을 가진 어떠한 논증도 타당하다는 뜻이다. 이러한 구조의 논증은 전제가 모두 참이면서 결론이 거짓이 되기란 불가능하다.
다음은 전건긍정법 형식의 사례들인 일상 언어 논증의 예들이다. 다음 논증들은 일상 언어에서 의미하고자 하는 바를 심하게 손상시키지 않고도 그 형식에 들어맞도록 재진술될 수 있다.

1. 찬호가 춤추러 가면 세리도 춤추러 갈 것이다. 그런데 찬호는 틀림없이 춤추러 갈 것이      니까, 세리도 춤추러 갈 것이다. 
2. 저기 제리가 온다. 제리가 나타날 때마다 톰은 그 뒤를 바짝 쫓는다. 그러므로 톰이 곧      뒤따라 나타날 것이다.
3. 인내심을 가지면 너는 당선될 것이다. 너의 강점은 인내심이니까 너는 당선될 것이다.
4. 사람은 돈을 갖거나 쓰거나 요구하거나 원하지 않는 한 강도질 당할 수 없다. 죽은          사람은 돈을 갖거나 쓰거나 요구하거나 원할 수 없다. 따라서 죽은 사람은 강도질 당할       수 없다. (이것은 Our Mutual Friend에 나오는 가퍼(Gaffer)의 논증을 재구성한 것         이다.)


2. 후건부정법

조건적 논증의 두 번째 유형은 후건부정법으로서 전건긍정법과 마찬가지로 흔히 사용되며 전건긍정법보다 약간 복잡할 따름이다. 이 형식의 라틴어 명칭은 modus tollens("부정하는 방식")이다. 그 예는 다음과 같다:

만약 저 나무에 송충이가 산다면 나뭇잎마다 구멍이 났을 것이다. 
저 나무에 나뭇잎마다 구멍이 나지 않았다.
-----------------------------------------------------------
저 나무에는 송충이가 살지 않는다.

전건긍정법의 경우와 마찬가지로 이 논증에도 조건문인 전제 하나가 포함되어 있다. 다른 하나의 전제는 그 조건문의 후건을 부정한다(또는 조건문 전제의 후건이 거짓이라고 주장한다). 위 논증의 결론은 조건문의 전건 또한 거짓이라고 주장한다. 앞에서와 마찬가지로 "p"와 "q"를 사용하면 우리는 이 논증을 다음과 같이 나타낼 수 있다.
  
                            만약 p이면, q.
                             q가 아니다.
                               -------------
                             p가 아니다.
 
여기서도 우리는 이 논증이 타당하다는 것을 보이기 위해 어떤 상황에서 실질적 조건문이 참 또는 거짓이 되는가 하는 바에 의존한다. 여기에 덧붙여 우리는 "아니다"의 의미를 고려해야 한다. "아니다"의 논리적 힘은 참인 문장을 거짓인 문장으로 거짓인 문장을 참인 문장으로 바꾸는 것이다. 일상 언어에서 부정이라는 논리적 함수는 다양한 방식으로 수행될 수 있다. 여기에 부정이 수행되는 다양한 방식들의 예가 있다.

1. 뚜비는 행복하다. 뚜비는 불행하다.
2. 그녀는 그것을 할 것이다. 그녀는 그것을 하지 않을 것이다.
3. 타잔은 제인을 사랑한다. 타잔이 제인을 사랑한다는 것은 거짓이다.
4. 구멍난 잎사귀들이 있다. 구멍난 잎사귀들이 없다.

조건문을 다룰 때와 마찬가지로 부정의 경우에도 논리학자들은 일상 언어 사용과 관련된 미묘한 사항들은 고려하지 않고 오직 부정의 논리적으로 중요한 특징에만 집중한다. 부정은 참인 문장을 거짓인 것으로 거짓인 문장을 참으로 만드는 연산이다. 이것은 논증의 타당성을 다루는데 중요한 특징이다. 따라서 우리는 논증 형식에서 문장의 부정을 표현하기 위한 표준적인 방식을 채택한다: 부정되는 문장을 나타내는 문자 뒤에 "가 아니다"를 붙인다("p가 아니다.").
  이제 우리는 후건부정법 형식의 타당성을 고려할 준비가 되었다. 그 논증의 한 전제는 조건문 전제의 후건이 거짓이라고 말한다. 따라서 만약 조건문 전제가 참이라면 그것은 거짓인 전제를 가져야 한다. 그러나 논증의 결론은 단지 조건문 전제의 전건이 거짓이라고 말한다. 따라서 만약 전제가 둘 다 참이면 결론 또한 참이어야 한다.
  전건긍정법 형식에 들어맞는 어떠한 것도 타당한 논증이듯 후건부정법 형식에 맞는(한 사례인) 어떠한 일상 언어 논증도 타당하다. 후건부정법 형식의 사례인 일상 언어 논증의 예들은 다음과 같다.

1. 신경 쓸거리가 없다면 인생은 따분할 것이다. 그런데 인생은 흥미롭다. 따라서 신경 쓸거리가 있다. 이 논증은 다음과 같이 재구성될 수 있다.

 만약 신경 쓸거리가 없다면 인생은 따분할 것이다.
 인생이 따분한 건 아니다.
 ------------------------------------------------
 신경 쓸거리가 없는 건 아니다.

2. 만약 네가 정말 자가용차를 갖고 싶어한다면 너는 자가용차 값을 마련하기 위해 일자리를 구할 것이다. 그러나 너는 일자리를 구하지 않을 것이기 때문에 너는 자가용차를 정말 원하지 않음에 틀림없다.

3. 미개인들은 신의 도움 없이는 복잡한 언어를 만들어 낼 수 없다. 그런데 미개인 언어는 복잡하다. 따라서 신이 미개인 언어가 만들어지는 데 도움을 주었다.

이것은 1장의 끝에 있는 연습문제 11에 있는 도브리즈호퍼(Dobrizhoffer)의 논증을 재구성한 것이다. 위에 있는 (1)처럼 그것은 조건문이 표준적인 형식으로 쓰일 때 이중부정을 포함한다.

만약 신이 미개인들의 언어가 만들어지는 데 도움을 주지 않았다면 미개인들의 언어는      복잡할 수 없다.
미개인 언어가 복잡하지 않은 것은 아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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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이 미개인 언어가 만들어지는 데 도움을 주지 않은 것은 아니다.


3. 조건적 논증에서 진술되지 않은 전제들

일상적인 말과 글에서 우리는 종종 불완전하게 진술된 전건긍정법 및 후건부정법 형식의 조건적 논증을 만나게 된다. 거기서는 조건문이 아닌 전제 아니면 결론이 생략되어 있기 일쑤이다. 어떤 경우에는 전제 중 하나와 결론이 함께 빠져있기도 하다. 이럴 때는 단순히 진술되어 있는 것 자체에 매달리기보다는 논증이 의도하고 있는 바가 무엇인지를 맥락을 고려하여 파악해야 한다. 이것은 많은 상황에서 받아들일 만한데 왜냐하면 그래야 조건적 논증이 제대로 이해되기 때문이다. 이를테면 성경에서 사도 바울이 "만약 예수께서 부활하지 않으면 우리의 설교도 헛된 것이 되고 당신의 신앙 역시 헛된 것이 되리라(I. Cor. 15)."라고 말할 때 그는 분명 예수의 부활을 주장하고 있는 것이다. 말하자면 바울은 그 논증이 후건부정법 형식으로 해석되기를 의도하고 있다. 여러분은 빠져있는 전제를 보충해 넣을 수 있을 것이다.
전제가 실제로 진술되지 않았을 때는 후건부정법으로 의도된 것이 전건긍정법으로 해석될 위험이 항상 있다. 예컨대 감리교의 창시자인 존 웨슬리(John Wesley)는 청중의 신앙을 굳게 믿고서는 "여러분이 마귀할멈에 대한 믿음을 포기한다면, 여러분은 성경에 대한 믿음을 포기하는 것입니다."라고 말했다고 한다. 웨슬리의 논증을 각각 전건긍정법과 후건부정법 형식으로 완성해보자. 웨슬리가 의도했던 것이 어떤 형식이라고 생각하는가? 웨슬리의 조건문에 대해 버트란트 럿셀은 "나도 대찬성이다."라고 말했다고 한다. 럿셀은 웨슬리의 논증을 어떻게 해석했을까? (힌트는 럿셀이 감리교도가 아니었다는 것이다!)   

 
IV. 조건적 논증에 얽힌 오류들

논증들은 때때로 연역적인 것으로서 제시되지만 연역적으로 타당하기 위한 진리보존성의 기준을 만족시키지 못하는 것일 수 있다. 이러한 부당한 논증들이 타당한 논증들과 얼핏보기에 비슷할 때 연역적 오류(deductive fallacy)라 한다. 어떤 논증이 연역적인 것으로서 제시되었는지 아닌지는 때때로 결정하기 힘들면서도 매우 중요한 사항이다. 비록 귀납적 논증들은 진리보존적이 아니지만 그것들 모두를 오류로 간주한다는 것은 부적절한 처사이다. 귀납 논증은 연역적인 것으로 의도된 것이 아니며, 귀납 논증의 강도(strength)를 평가하는 기준은 연역 논증을 평가하는 기준과 엄연히 다르다.

1. 오류 논증 형식들

일상 언어로 된 오류 논증들을 살펴보기에 앞서 어떤 논증 형식이 "부당하다(invalid)"는 말이 무엇을 뜻하는지 알아보도록 하자. 논증 형식은 만약 전제가 모두 참이면서 결론이 거짓인 그 논증 형식의 사례를 발견할 수 있으면 부당하다(타당하지 않다)고 말한다. 그리고 타당한 논증 형식과 비슷해 보이는 부당한 논증 형식을 오류 논증 형식이라 부른다. 다음 논증 형식은 전건긍정법처럼 보이지만 부당한 논증 형식이다:

                            만약 p이면, q.
                             q.
                               -------------
                             p.
 
이 형식이 부당하다는 것을 보이려면 우리는 결론이 거짓이고 두 전제가 참인 경우가 가능하다는 것만 보이면 된다. 실제로 "q"가 참이고 "p"가 거짓인 경우가 바로 그러한 경우이다. 이는 전건이 거짓인 실질적 조건문은 후건이 참이건 거짓이건 상관없이 참이기 때문이다. 이러한 오류 형식은 (당연히) 후건긍정의 오류 형식이라 불린다. 
두 전제가 참이면서 결론이 거짓인 후건긍정의 오류 형식의 사례로서 일상 언어로 된 논증을 찾기란 어렵지 않다:

만약 부산이 한국의 수도라면 부산은 한국에 있다.
부산은 한국에 있다.
  ------------------------------------------------------
부산은 한국의 수도이다.

우리가 살펴볼 두 번째 오류 논증 형식은 후건부정법으로 착각하기 쉬운 것으로 전건부정의 오류 형식이라 불린다. 
                            만약 p이면, q.
                             p가 아니다.
                               -------------
                             q가 아니다.
 
이 논증 형식이 부당하다는 것은 우리가 두 번째 전제가 (이 전제가 거짓이라고 말하는) 조건문 전제의 전건을 부정한다는 점을 고려하면 자명하게 드러난다. 왜냐하면 조건문은 전건이 거짓이면 후건이 참이건 거짓이건 상관없이 참이기 때문이다. 전제들이 참이라는 것이 결론의 참을 보장할 수 없으므로 위 논증 형식은 타당하지 않다. 여기서도 두 전제가 참이면서 결론이 거짓인 위 형식의 사례로서 일상 언어로 된 논증을 쉽게 찾을 수 있다:

만약 박쥐가 새라면 박쥐는 날개가 있다.
박쥐는 새가 아니다.
  ------------------------------------------------------
박쥐는 날개가 없다.

한 논증 형식이 부당하다는 것을 보이기 위해서는 그 논증 형식에 들어맞으면서(한 사례이면서) 전제가 모두 참이고 결론이 거짓인 논증이 논리적으로 가능하다는 것만 보이면 된다. 우리는 이러한 작업을 어떤 형식의 문장들이 참인 경우와 거짓인 경우를 차례로 고려함으로써 추상적으로 수행할 수 있다. 아니면 우리는 그 형식에 들어맞으면서 전제가 모두 참이면서 결론은 거짓인 일상 언어 논증을 실제로 보여줄 수도 있다. 나중의 방법을 우리는 "반례 제시법"이라 부른다. 

2. 오류 논증들

올바른 논증과 다소 비슷하지만 그릇된 논증을 "오류(fallacy)"라고 말한다. 그리고 겉보기에는 연역적으로 올바른 논증인 것 같지만 부당한 논증은 "연역적 오류(deductive fallacy)"라고 한다. 어떤 논증이 그 전제들이 명백히 참이면서 명백히 거짓인 결론을 가지지 않았다면, 그것의 논증 형식이 부당하다는 것을 보이는 것보다 그 논증이 부당하다는 것을 보이는 것이 훨씬 더 어렵다. 연역적인 것으로 제시되었지만 부당한 논증은 그것이 어떠한 타당한 논증 형식의 사례도 아닐 경우에만 부당하다. (물론, 아무리 강력하다 할지라도 귀납 논증은 결코 타당한 형식의 사례일 수 없다. 여기서 오류를 논의할 때 우리는 타당한 연역 논증과 다소 비슷해 보이는 논증들만을 고려하고 있는 것이다.)
타당한 논증 형식의 수는 무한하다. 지금까지 우리는 두 가지 타당한 논증 형식(전건긍정법과 후건부정법)만을 살펴보았다. 어떤 논증이 그 두 형식에 들어맞지 않는다는 것을 보임으로써 그 논증이 오류라는 것을 증명할 수 없다는 것은 두 말할 나위 없다. 가령 다음의 타당한 논증은 그 두 논증 형식 중 어떠한 것에도 해당하지 않는다.

모든 사람은 죽는다.
서태지는 사람이다.
   ---------------------
서태지는 죽는다.

우리가 직면하게 되는 한 가지 문제는 하나의 일상 언어 논증이 여러 가지 다른 형식에 들어맞을 수 있다는 것이다. 논증 형식들은 논증의 구성요소들의 특정한 구조를 반영한다. 때때로 우리는 조건적 논증을 분석할 때와 같이 논증에 포함된 여러 요소 문장들 사이의 구조적(형식적) 관계에 관심을 기울인다. 조건적 논증이 아닌 어떤 다른 논증들에서 타당성은 논증을 이루는 요소 문장들 내에서의 구조적 관계(예를 들면, 문장에서의 주어와 술어 사이의 관계)에 의존하기도 한다. 바로 위와 같은 삼단논법이 그 예이다. 만약 위 논증의 타당성이 문장 내적인 구조에 의존한다면, 문장들 사이의 구조에 의해 그것의 형식을 표현한다고 할지라도 타당성을 입증하지는 못할 것이다.
만약 일상 언어 논증이 명백히 참인 전제들과 명백히 거짓인 결론을 가진다면, 그것은 어떠한 타당한 논증 형식의 사례도 될 수 없을 것이므로, 우리는 그것이 부당하다는 것을 알게 된다. 이러한 까닭으로 앞에서의 일상 언어 논증들을 후건긍정의 오류 형식과 전건부정의 오류 형식의 사례라고 부르는 데 문제가 없게 되는 것이다.
    
V. 복습

6장에서 가장 중요한 사항들은 위에서 소개된 새로운 용어들에 의해 기술될 수 있으므로 그러한 새로운 용어와 그 의미를 정리하면서 6장을 복습하도록 하자.  

복합 문장 : 다른 문장을 그것의 일부로 포함하고 있는 문장.

조건적 논증 : 전제에 적어도 하나의 조건문을 포함하고 있는 논증. (이 장에서 다루지 않은) 어떤 조건적 논증은 결론에 조건문이 포함되기도 한다. 이 장에서 우리는 두 가지 타당한 조건적 논증 형식을 공부했다: 전건긍정법(modus ponens)과 후건부정법(modus tollens):

전건긍정법              후건부정법
만약 p이면 q.          만약 p이면 q.
p.                     q가 아니다.  
  -------------         -------------
q.                     p가 아니다. 

우리는 두 가지 부당한 조건적 논증 형식도 공부했다: 

후건긍정의 오류        전건부정의 오류
만약 p이면 q.          만약 p이면 q.
q                      p가 아니다.  
  -------------         -------------
p                      q가 아니다. 

조건문 : 전건(조건을 진술하는 문장)과 후건(진술된 조건에 의존하는 문장)으로 이루어진 복합 문장. 조건문의 표준적인 형태는 "만약 (전건)이면, (후건)."이다.

연역적 오류 : 타당한 논증과 다소 비슷하지만 부당한 연역 논증.
부당한 논증(부당한 연역 논증) : 논증은 그것이 진리보존적인 것으로 의도되었으나 연역적 타당성의 기준을 만족하지 못할 때 부당하다. 부당한 논증은 어떠한 타당한 논증 형식의 사례도 될 수 없다.

부당한 논증 형식 : 논증 형식은 그러한 논증 형식을 지닌 논증이 전제가 모두 참이면서 결론이 거짓일 수 있을 때 부당하다. 올바른 형식인 듯하지만 부당한 논증 형식은 오류 형식(fallacious form)이라 부른다.

실질적 조건문 : 전건과 후건 사이의 관계가 어떤 "진정으로" 인과적, 정의적, 또는 논리적인 것이 아니라 진리함수적인 조건문. 실질적 조건문은 전건이 참이고 후건이 거짓일 때만 거짓이다.

진리함수적 연결사 : 진리함수적 연결사로 연결된 복합 문장에서 그 복합 문장의 참 또는 거짓은 전적으로 그 요소 문장들의 참 또는 거짓에 의존한다. 실질적 조건문의 의미로 해석될 때 "만약... 그러면"은 진리함수적 연결사이다. "아니다" 또한 진리함수적 연결사이다. 만약 문장 "p"가 참이면 "p가 아니다"는 거짓이다. 그리고 만약 문장 "p"가 거짓이면 "p가 아니다"는 참이다. 반면에 가정법적인 반사실적 조건문(예를 들어 "만약 닉슨이 사임하지 않았다면 그는 탄핵되었을 것이다")에서의 "만약... 그러면"은 진리함수적 연결사가 아니다. 반사실적 조건문의 진리는 그 요소 명제들의 진리 함수가 아니다.  

타당한 논증 : 논증은 그것의 전제들이 모두 참이면서 결론이 거짓일 수 없을 때 타당하다. "타당하다"라는 용어는 올바른 연역 논증에 적용되며, 올바른 연역 논증은 단지 진리를 보존한다고 주장될 뿐만 아니라 실제로 진리를 보존하는 논증이다. 타당한 논증 형식의 어떠한 사례도 타당한 논증이다.

타당한 논증 형식 : 논증 형식은 그러한 형식을 지닌 논증이 그것의 전제들이 모두 참이면서 결론이 거짓일 수 없을 때 타당하다.


제7장
가설과 확증

    I. 가설
   II. 증거
  III. 가설-연역적 방법
  IV. 가설-연역적 방법의 복잡성
1) 부수적 가설
2) 대안적 가설
3) 귀납적 확증논변의 형식
4) 인과적 가설의 확증
   V. 반확증
  VI. 베이즈의 확증이론
 VII. 요약


I. 가설
 
 이 장에서 다루어질 주제는 가설(hypothesis)과 그 가설을 경험적으로 확인하는 방법에 관한 문제이다. 많은 경우 우리는 주어진 경험적 증거를 넘어 지식을 확장시키고자 한다. 경험적 증거에 의하여 확인되는 것에만 우리의 지식을 국한시켜야 한다면 이 세계에 관하여 우리가 알 수 있는 것은 별로 없을 것이다. 우리는 현재의 경험에 의하여 확인되지 않을지라도 과거 또는 미래에 관하여 추측을 하거나 예측을 하기도 한다. 추측과 예측을 할 수 있기에 인간의 경험은 그만큼 더 풍부해지고 또 자신과 세계에 대한 이해도 더 깊어질 수 있다. 그러나 아무렇게나 한 추측이나 예측이 모두 합리적 세계이해의 범주에 드는 것은 아니다. 그 범주에 들려면 일단 최소한의 합리적 근거를 가져야 한다. 그 최소한의 합리적 근거가 바로 가설이다. 물론 가설도 또한 합리성을 가진 것이어야 한다. 우리가 합리적으로 논의해 볼 수 없는 성질의 것도 '가설'이라는 이름을 못 붙일 이유야 없겠지만 이성적 논의의 대상에서는 제외된다. 이 말은 가설이 합리적인 가설이 되기 위해선 경험적 내용이 있어야 한다는 뜻이다. 현실적으로든 원리적으로든 경험적으로 검증해 볼 수 있는 내용을 갖추어야 소위 '합리적' 또는 '과학적' 가설이라 할 수 있을 것이다.   
 물론 '가설'이라는 말도 일상언어에서 여러 가지 다른 용도로 쓰인다. 때때로 그것은 어떤 경우가 맞을 것이라는 추측 또는 맞지 않겠나 하는 의심을 뜻하기도 한다. "나의 가설에 의하면 그 사람이 틀림없이 범인이야"라든지 "내일쯤에는 그가 나타날 것이라는 것이 나의 가설이야"같은 경우에 사용된 '가설'이 그러한 뜻으로 사용된 경우이다. 또 어떤 때는 아직 정당한 것으로 확인되지 않은 믿음을 가리키기 위해서 사용되기도 한다. "태양계에서 지구 아닌 다른 혹성에도 생물이 있을 것이라는 믿음은 가설에 불과해"라고 할 때의 '가설'이 바로 그러한 용법으로 사용된 경우이다. 이 책에서 논의될 '가설'은 앞에서 말한 합리적 가설, 즉 그 가설에서 나온 예측이 어떤 결과를 낳느냐에 따라 진위에 대한 검증이 가능한 주장을 가리키는 말로 사용하겠다. 
 그렇다면 가설이 경험적 내용을 가진 가설이기 위해선 어떤 형태 또는 형식의 것이어야 하는가? 서양학문의 역사를 보면 학문이 다루는 주장 또는 명제들은 대개는 '보편적 일반화'(universal generalization)라 할 수 있는 것들이었다. 그러나 모든 가설이 이러한 형태를 취한다고 할 수는 물론 없다. 학문에 따라선 개별적인 것에 관한 주장이나 명제를 다루는 경우도 있겠고 또 학문이 아니라 일상생활에서도 개별적 사건이나 사실에 대한 가설을 세우는 경우가 많기 때문이다. 개별적인 것에 관한 가설이라도 경험적으로 검증 가능한 내용을 얼마든지 가질 수 있다. 따라서 보편적인 법칙을 찾거나 세우고자 하는 것이 학문의 일반적인 목표라고 해서 보편적 일반화만을 가설이 취할 수 있는 유일한 형식이라고 할 수는 없다.

II. 증거
 
 일반적으로 가설을 검사할 때 우리는 그 가설로부터 어떤 결론, 어떤 예측이 나올 수 있는지를 본 다음 실험을 하거나 관찰을 해봄으로써 그 결론의, 그 예측의 참 여부를 결정짓는다. 그러나 그러한 검사의 결과가 참인 것으로 판명된다고 해서 예측을 낳은 가설도 반드시 참이라고는 할 수 없다. 예측된 바가 참이라면 가설도 참일 확률이 크다는 정도의 이야기는 할 수 있어도 결정적으로 참이라고 보기는 어렵다. 말하자면 예측과 가설의 관계는 연역적인 관계가 아니라 귀납적인 관계이다. 이와 같이 검사의 결과에 근거하여 가설을 귀납적으로 지지 또는 지지해 주지 않는 것을 '확증'(confirm) 또는 '반(反) 확증'(disconfirm)이라 부른다. 이 장에서 우리가 다룰 문제는 귀납논리의 중요주제 중의 하나인 바로 이 확증의 논리이다. 
 따라서 확증의 논리에서 가설 못지 않게 중요한 것이 증거(evidence)이다. 가설이 확증되고 안 되고는 결국 증거가 있느냐 없느냐의 문제이기 때문이다. 증거란 무엇이며 어떤 것이 증거가 될 수 있을까?  증거란 누구나 관찰할 수 있는 것, 일반적으로 동의되고 있는 것이라고 이해해도 상식적으로는 큰 무리가 없겠으나, 철학적 관점에서는 그러한 상식적인 이해만 가지고서는 증거의 성격을 충분히 드러낼 수 없다. 철학적 관점에 서면 아무 문제도 없어 보이는 상식에도 사실은 적잖은 문제점이 있다는 사실이 밝혀질 수 있다. 증거에 대한 상식적 견해에 어떤 문제점이 따르는지 잠시 살펴보기로 하자.
 가설이란 일단 경험적 내용을 가진 것이어야 한다는 점을 염두에 두자. 따라서 그러한 경험적 내용의 가설을 확증시켜 줄 증거 역시 경험적인 것이어야 할 것임은 물론이다. 다시 말하여 증거는 어떤 식으로든 경험에 호소하여 그 진위가 확인될 수 있는 성격의 진술로 표현되어야 한다. 
 문제가 발생하는 것은 바로 이 지점에서이다. 그러한 진술은 확실한 것이어야 하는가? 그리고 그러기 위해서는 그 진술이 관찰자의 직접적인 감각경험을 기술하는 것이어야 하는가? 이 문제에 대한 철학자들의 입장은 대체로 두 가지로 구분된다. 한편으로 증거진술은 확실한 것이어야 하고 그러기 위해선 직접적인 경험에 관한 진술이어야 한다는 입장이 있는가 하면 , 또 다른 한편으로는 증거진술이 확실한 것일 필요는 없고 다만 물리적 상태를 기술하는 것이면 족하다는 입장도 있다. 
 먼저 가설을 확증시켜줄 증거가 확실성을 가져야 하고 또 그 증거는 관찰자 자신의 직접적인 감각경험에 관한 것이어야 한다는 입장을 살펴보자. 이 입장을 지지하는 사람들의 주장은 다음과 같다. 가설의 확증이나 확률은 가설 자체만으로는 성립 안되고 오직 실제의 증거와 관련하여서만 의미를 가진다. 증거가 달라지면 가설이 확증되는 정도, 즉 확률도 변할 수 있다. 동일한 가설이라도 주어진 증거에 따라 상대적으로 그 확증도가 달라진다. 따라서 어떤 가설을 확증시켜줄 증거가 확실한 것이라면 그 가설의 확률도 그만큼 높아질 것이다. 그러나 그 반대로 주어진 증거가 확실한 것이 아니라면 가설에 대한 신빙도도 그만큼 약해질 것이다. 그러므로 가설이 믿을만한 것이 되려면 그것에 대한 증거가 확실한 것이어야 한다.
 이와 같은 주장의 밑바닥에는 토대가 되는(foundational) 믿음 또는 지식이론이 전제되어 있다. 지식이론에서 토대주의란 간단히 말하여 지식이 지식으로 정당화되기 위해선 궁극적인 토대가 있어야 하고 이 토대는 그 자체로 정당화되는 것이어야 한다는 입장이다. 이 이론을 가설에 적용시키면 가설에 대한 경험적 증거는 그 자체가 또 다른 가설의 성격을 띠어서는 안되고 다른 데 의존하지 않고 그 자체로서 확실하다고 할 수 있는 것이어야 한다는 주장이 된다.  
 그러나 이러한 주장에는 토대주의가 갖고 있는 문제점이 그대로 노출되어 있다. 그 문제란 과연 어떤 것이 그러한 성격을 가진, 즉 그 자체로서도 정당화되는, 또는 그 자체로서 확실한 증거가 될 수 있는지 하는 문제이다. 일상적으로 접하는 중간 크기의 사물들을 기술하는 진술이 그러한 성격의 증거가 될 수 있다는 견해도 있고, 물리적 사물에 대한 진술은 언제나 틀릴 가능성을 기본적으로 갖고 있는 또 하나의 가설에 불과하다는 이유로 최종적인 증거의 역할을 할 수 없고 오로지 지금 여기에서 내가 직접 감각적으로 경험하는 것에 관한 진술만이 그러한 토대로서의 성격을 가질 수 있다는 견해도 있다.
 직접적인 감각경험에 관한 진술이 과연 그 정당성을 더 물을 수 없는 최종적인 증거가 될 수 있는지에 대해선 논란이 많이 있어 왔다. 이러한 논란과 연관하여 아예 토대주의의 입장 자체를 받아들이지 않으려는 견해도 있다. 위에서 말한 두 번째 입장이 바로 이러한 견해를 취한다. 이 견해에 의하면 직접적인 경험에 관한 것이든 물리적 사물에 관한 것이든 도대체 절대적으로 확실한 토대가 되는 진술을 찾겠다는 시도 자체가 잘못된 것이다. 가설을 확증시켜줄 증거란 물리적 사물에 관한 것이면 족하다는 것이다. "이 막대는 5 미터이다", "리트머스 시험지가 붉게 변했다" 등과 같은 관찰에 근거한 '물리주의적' 진술(observational or physicalistic statement)이면 충분히 증거의 역할을 할 수 있다는 것이다.   
 그러나 이 두 번째 입장에도 문제는 따른다. 이 입장은 무엇보다 먼저 증거로 여길 수 있는 진술과 그렇게 여길 수 없는 진술간에 분명한 구분이 어렵다는 문제를 일으킨다. 증거가 될 수 있는 진술은 물리적 사물에 관하여 직접적으로 관찰할 수 있는 것들에 관한 진술이라고 하였지만 '직접적으로 '관찰 가능한'이라는 개념부터 매우 모호하기 때문에 증거의 역할을 할 수 있는 진술과 그렇지 못한 진술을 명확히 가려낼 수 있는 척도가 되지 못한다. 어떤 경우가 관찰 가능한 경우고 또 어떤 경우가 관찰 가능하지 않은 지부터 불분명하기 때문이다.
 증거 진술과 증거 진술이 아닌 것을 구별해 주는 명확한 척도가 없다면 증거와 가설간의 구분도 모호해진다. 어떤 진술을 증거로 보아야 할 것인지 아니면 가설로 보아야 할 것인지는 자의적인(arbitrary) 문제가 되어버린다. 그렇게 되면 가설을 확증하는 절차도 자의적인 것이 되 버리고, 따라서 과학활동 자체의 존립근거도 위태로워진다.

III. 가설-연역적 방법

 가설을 확증하는 논리적 방법을 보통 '가설-연역적 방법'(hypothetico-deductive method)이라고도 부른다. 이 방법이 사용되는 영역은 다양하다. 그 중에서도 과학의 영역에서는 특히 많이 사용된다.    
 가설-연역적 방법이란 위에서 말한 대로이다. 간단하게 다시 말하자면 그 절차는 다음과 같다. 어떤 가설이 참인지 아닌지를 알기 위하여 그 가설로부터 어떤 예측이 나올 수 있는지를 알아본다. 만약 그 예측이 참인 것으로 판명된다면 그 가설이 확증되었다고 할 수 있고 거짓으로 판명된다면 확증되지 않았다고 할 수 있다. 그러나 이러한 설명은 가설-연역적 방법을 지나치게 단순화시킨 것으로서 과학자들이 하는 실제 추론과는 거리가 있을 수 있다.
 역사적인 예를 한 가지 들어보자. 갈릴레오는 지구와 다른 위성들이 태양의 주위를 돈다는 가설에 근거한 어떤 예측이 참인지 아닌지를 점검하기 위하여 망원경을 사용하였다. 망원경이 발명된 1609년 이전에 프톨레미(Ptolemy), 코페르니쿠스(Copernicus), 브라헤(Tycho Brahe) 등의 세 가지 천체 이론이 있었다. 갈릴레오는 망원경을 발견하지는 않았지만 동일한 해에 스스로 망원경을 고안하여 천체를 관측하는 데 처음으로 사용하였다. 그가 이 도구를 고안한 직후에 그의 제자 중의 한 사람이 만약 코페르니쿠스의 이론이 옳다면 태양과 지구 사이에 있는 금성도 우리에게 달과 유사한 모양의 변화(전부 다 보이는 상태로부터 전혀 보이지 않는 상태까지)를 겪는 것으로 비치지 않겠느냐는 견해를 제시하였다. 이러한 제안을 확인해보기 위하여 갈릴레오는 몇 달 동안 금성을 관찰해 보았다. 그 결과 그는 금성도 달과 같이 시기에 따라 여러 가지 모양으로 변화를 겪는다는 사실을 관찰할 수 있었다. 이 관찰적 자료를 그는 코페르니쿠스의 이론이 옳음을 보여주는 증거로 해석하였다.
 가설-연역적 방법을 이해하기 위한 첫 걸음으로서 위의 갈릴레오의 추리를 다음과 같은 논변 형식으로 재구성해 볼 수 있겠다. 그의 가설은 "코페르니쿠스의 이론은 옳다"가 되겠다. 이 가설에 근거하여 그는 관찰에 의하여 검증될 수 있는 "금성도 여러 가지로 변화된 모습으로 보일 것이다"라는 예측을 도출하였다. 따라서 그의 논변은 다음과 같이 구성되었다.

    만약 코페르니쿠스의 이론이 옳다면 금성은 여러 가지로 변화된 모습을 보일 것이다.
    금성은 여러 가지로 변화된 모습을 보인다.
    따라서 코페르니쿠스의 이론은 옳다.

 이 논변에서 첫 번째 전제는 조건문이다. 이 조건문의 전건(antecedent)은 가설이고 후건(consequent)은 예측이다. 두 번째 전제는 그 예측이 사실임을 말하고 있다. 그리고 결론은 가설이 참임을 주장하고 있다. 이 논변을 일반화시킨다면 다음과 같다.

    만약 그 가설이 참이라면 그 예측도 참이다.
    그 예측은 참이다.
    따라서 그 가설은 참이다.

 그런데 이러한 형식의 논변에는 문제가 하나 따른다. 형식상으로만 보자면 명백히 후건 긍정(affirming the consequent)의 오류를 범하고 있기 때문이다.  이 문제에 대한 답변은 다음과 같다. 위의 논변이 형식상의 오류에 해당된다는 지적은 그것이 연역논변이라는 전제 하에서이다. 실제로 그 형식은 연역논변의 형식으로 보인다. 형식이 그렇기 때문에 그러한 논변의 이름에도 '연역'이라는 말이 들어가 있다. 그러나 사실은 앞에서도 언급하였다시피 이 논변을 연역논변으로 볼 수는 없다. 논변을 하는 사람의 의도가 무엇이었는지는 논리 외적인 문제라 따지기 어렵겠지만 실제 과학적 추리를 하고 그것에 근거하여 어떤 주장을 펴는 사람들이 그러한 논변으로 의도하는 바는 연역적이기보다는 귀납적인 경우가 더 많다. 따라서 위의 논변이 그 형식으로 보아서는 연역논변 같아 보이더라도 내용상으로는 귀납논변으로 보아야 합당하다. 엄밀하게 말한다면 위의 논변 형식에서 결론이 '그 가설은 참이다'가 아니라 '그 가설은 확증되었다'로 바뀌어져야 할 것이고, 그렇게 바뀌지 않았다 하더라도 '그 가설은 참이다'라는 결론을 '그 가설은 확증되었다'로 이해해야 할 것이다. 앞에서도 지적한 바처럼 확증이란 진리의 절대적 보장이 아니라 긍정적인 귀납적 지지를, 그리고 반 확증은 부정적인 귀납적 지지를 뜻할 뿐이다. 이러한 점에서 가설-연역적 방법은 기본적으로 연역법과는 다르다.
 그러나 여하튼 부당한 연역논변의 형식을 가진 논변을 귀납적으로는 문제가 없는 것으로 간주한다는 것이 어쩐지 좀 이상해 보일 수도 있다. 그렇게 된다면 비단 위의 형식의 연역논변뿐만 아니라 모든 부당한 형식의 연역논변이 다 귀납적으로는 문제가 없는 것으로 여겨질 수 있을 것이기 때문이다. 그러나 이상해 보이든 아니든 이 문제에 관해서는 여기서 더 이상 신경을 쓸 필요는 없겠다. 가설을 확증하기 위하여 실제로 사용되는 추론형식은 사실은 단순한 후건 긍정의 형식을 가진 논변보다는 훨씬 더 복잡하기 때문이다. 이제 확증논리가 어떤 복잡성을 갖고 있는지 살펴보기로 하자. 

IV. 가설-연역적 방법의 복잡성
 
 가설-연역적 방법에서 연역적이라 할 수 있는 부분은 그 논변의 전체적인 구조가 아니라 가설과 그 가설로부터 연역되는 관찰 가능한 예측간의 연결부분이다. 가설과 예측간의 연결을 연역적이라 함은 전건(가설)이 참이라면 후건(예측)이 거짓일 수 없음을 뜻한다. 이 조건문장이 바로 확증논변의 전제가 된다.
 
  1) 부수적 가설
 갈릴레오의 가설을 검증할 때 그 가설을 예측과 연역적으로 연결시키기 위해서는 추가적인 가정이 요구된다. '부수적 가설'(auxiliary hypothesis)이라 불리는 이 가정은 예측이 가설로부터 연역적으로 도출되려면 참이어야 한다. 그러나 그러한 추가적인 가정은 겉으로 진술되지 않고 생략되는 것이 보통이다. 진술되지 않는 이유는 그러한 가정은 관찰이나 실험의 조건에 관한 일반적으로 받아들여지고 있는 이론적 배경의 한 부분인 경우가 많기 때문이다. 그래서 부수적 가설은 원래의 가설을 검증하는 맥락에선 보통 참인 것으로 여겨지지만 다른 맥락에선 그 자체도 검증을 받아야 할 경우도 있다. 갈릴레오의 실험에서 가정된 부수적 가설 중의 하나는 "금성은 지구와 태양 사이에 있다"는 것이었다. "망원경은 천체를 관측하는 데 믿을만한 도구다"라는 것도 부수적 가설이다. 이 부수적 가설들이 생략되지 않고 진술된다면 갈릴레오의 논변의 전제는 다음과 같은 조건문장으로 표현된다.

   만약 코페르니쿠스의 이론이 옳고 망원경이 믿을만한 관찰도구이며 금성이 지구    와 태양 사이에 있다면 금성은 여러 가지 모양으로 변화하는 것으로 보일 것이     다.

 부수적 가설에는 두 가지 주요 유형이 있다. 한 유형은 적합한 검증조건(proper testing condition)에 관한 것이다. 일반적으로 이 유형의 부수적 가설은 검증에서 사용될 모든 장비나 재료들이 적절하게 작동하는지, 그리고 검증의 결과를 관찰하는 사람이 그 결과를 올바로 평가할 수 있는 사람인지 하는 문제에 관련된다.
 또 다른 유형의 부수적 가설은 이론적 배경지식(theoretical background knowledge)에 관한 것이다. 대개의 가설검증은 참이라고 가정된 다른 주장의 배경에 반대하여 수행된다. 의약품들의 치유력에 관한 가설들을 검증할 때 생리학과 분자생물학의 어떤 이론들이 참이라고 가정된다. 광학이론은 현미경이나 망원경을 사용하는 검증에선 어디에서나 중요한 배경적 역할을 한다. 이론적 지식이 그 자체 검증되지 않고 다른 가설을 검증하는 데에 참이라고 가정된다면 이 가정은 바로 부수적 가설의 한 유형으로 사용되는 셈이다.
 망원경을 사용한 갈릴레오의 실험에서 망원경이 과연 믿을만한 도구인지에 대한 의문, 즉 그가 사용한 부수 가설 자체에 대한 의문이 생길 수도 있다. 실제로 갈릴레오의 발견에 이러한 의문을 제기한 사람들이 많았고 이 문제와 관련하여 갈릴레오는 카톨릭 교회로부터 많은 탄압을 받았다. 이 논쟁에서 갈릴레오는 금성의 변화하는 모습뿐만 아니라 목성을 도는 위성, 그리고 달 표면에 있는 많은 산까지도 관찰할 수 있었던 망원경을 실지로 비판자에게 내보이면서 한번 들여다보라는 권고를 하였다. 그러나 많은 비판자들은 무엇이 정말 있는지 없는지를 망원경만 믿고서는 결정할 수 없다는 이유, 즉 망원경을 통하여 보여지는 것은 진정한 관찰이 될 수 없다는 이유로 한번 들여다보기도 거절하였다.
 갈릴레오가 살았던 시대에 망원경에 대해 제기되었던 물음들은 대개 이론적인 것들이었다.  다시 말하여 망원경의 관찰도구로서의 적합성뿐만 아니라 망원경 제작을 가능하게 하였던 광학 원리들 자체도 당시의 주도적 학자들에게 의문시되었다. 볼록렌즈로 사물을 보면 사물의 제 모습이 안보이고 어떤 형태로든 일그러진 모습으로 보이는데 그 볼록렌즈를 두개씩이나 겹쳐 만들어진 망원경이 어떻게 멀리 있는 것까지도 더 분명하게 볼 수 있다는 것인지가 그들의 의문이었다. 널리 유포되어 있는 믿음이 새로운 검증에 의하여 뒤집어지려 할 때 그 검증의 부수적 가설이 의심을 사는 경우가 많다.
 코페르니쿠스의 이론이 옳다고 믿었던 사람들과 옳지 않다고 믿었던 사람들 간의 논쟁에서 가정으로 사용된 부수적 가설들이 옳은지 아닌지는 어느 쪽에서도 의문시되지 않았다. 예컨대 어느 누구도 금성이 지구와 태양 사이에 있다는 가설에 의문을 제기하지 않았다. 이 가설은 당시의 모든 이론에서 당연한 것으로 여겨졌다.
 이와 같이 확증논리에서 부수적 가설이 차지하는 비중은 결코 무시될 수 없기에 이에 따라 앞에서 소개한 가설-연역적 추론의 가장 단순한 형식은 이제 다음과 같은 형식으로 바뀌어져야 할 필요가 있다.

     만약 H이고 A1,.....,An이라면 P이다.
     P는 참이다.
     따라서 H와 A1,......,An은 참이다.   
     
 H는 검증될 가설을, A1,......,An은 부수적 가설들을, 그리고 P는 관찰 가능한 예측을 가리킨다. 그런데 이 형식의 논변도 역시 연역적으로 타당하지 않다. 또 다른 개선이 필요하다.

 2) 대안적 가설
 부수적 가설을 첨가한 형태의 논변도 가설논리의 복잡성을 충분히 반영해 주지 못한다. 그 주된 이유는 대안적 가설(alternative hypothesis)의 중요성을 설명해 주지 못하기 때문이다. 대안적 가설이란 부수적 가설과 더불어 원래의 가설에서 나올 수 있는 바와 정확하게 동일한 관찰적 예측을 낳을 수 있는 가설을 말한다. 
 갈릴레오의 시대에 당시의 주도적 과학자들에 의하여 서로 경쟁관계에 있는 세 개의 천체이론들이 제안되었다. 프톨레미의 이론과는 달랐던 티코의 이론은 금성의 모습변화에 대하여 갈릴레오가 관찰한 바와 동일한 예측을 하였다. 티코의 이론은 당시의 망원경을 사용하여 확보될 수 있는 모든 점에서 코페르니쿠스의 이론과 일치하였다. 앞에서 소개된 확증논리는 거기에 부수적 가설을 첨가하더라도 동일한 예측을 낳는, 그러면서도 서로 양립할 수 없는 두 가설이 있다면 그 중에서 어떤 것을 선택해야 할 지에 대해선 아무 것도 말해주지 않는다. 티코의 이론도 또 코페르니쿠스의 이론도 모두 금성의 모습변화에 대한 동일한 예측을 하였는데 두 이론 중 어느 것을 선택할 것인가?
 문제를 더 명확하게 하기 위해서 또 다른 예를 들어보자. 인간이 언제 처음으로 아메리카대륙을 밟았는지는 쉽게 답을 찾기 힘든 질문 중의 하나이다. 베링 해협을 건너 아시아로부터 왔으리라는 믿음이 널리 퍼져 있다. 그러나 그렇다면 그것이 언제부터인가? 약 만 이천 년 전 베링 해협의 양쪽 대륙 곳곳에 인간들이 흩어져 살고 있었음을 말해주는 증거는 많다. 아마도 소수의 아시아인들이 건너와 오랜 기간을 통해 전 북미대륙으로 퍼졌는지도 모른다. 그러나 문제는 만 이천 년 이전에는 북미대륙 어느 곳에도 인간이 살았음을 가리키는 증거가 거의 없다는 점이다.
 몇 십 년 전 두 명의 고고학자가 "인간들이 이만 칠 천 년 전 알래스카에 살았다"는 가설을 확증해주는 중요한 발견을 하였다. 그들은 인간들에 의하여 도구로 사용되었으리라고 여겨지는 매머드의 뼈를 발견하였던 것이다. 매머드의 뼈는 비교적 짧은 시간 안에 쉽게 부러지는 상태로 변하기 때문에 인간들이 그것을 도구로 사용하였다면 적어도 매머드가 살았던 시대에 인간들도 있었다는 추론이 가능하다. 그 도구화된 뼈들을 과학적으로 면밀히 조사한 결과 매머드가 대략 이만 칠 천 년 전에 죽었다는 것이다.
 그러나 다른 많은 고고학자들은 이 뼈의 발견을 인간들이 이만 칠 천년 전에 북미 대륙에 살았다는 가설을 확증해 줄 증거로 받아들이지 않았다. 이들은 다른 대안적 가설도 유효하다고 지적하였다. 즉 그 뼈가 이만 칠 천년 전에 죽은 동물 의 것이긴 하지만 그것이 툰드라 지방에서 약 만 오 천 년 가량 얼어 있었다는 가설도 가능하다는 것이다. 그렇다면 약 만 이 천년 전 그것이 새로 이주한 인간들에 의하여 발견되어 도구로 만들어졌으리라는 추론도 또한 가능해진다. 매머드의 뼈가 부서지기 쉽지만 얼은 상태에서 보관되면 상당한 시간이 지난 후에도 도구화될 수 있으리라는 것이다.
 이 대안적 가설이 언뜻 보아 좀 지나친 것 같지만 사실은 그렇지 않다. 최근 오랫동안 얼어 있었던 매머드들이 시베리아 대륙에서 발굴된 적이 있다. 그 살은 식용화 되었고 그 상아들은 시장에서 팔렸다. 또 매머드들이 어떤 먹이를 먹었는지를 알아보기 위하여 위가 검사되었고 뼈는 도구로 만들어졌다. 따라서 만 이 천년 전에도 이 지역에 인간들이 살았다는 가설을 지지해 줄 증거가 사라진 셈이다. 고고학자들은 매머드 뼈들이 도구화되기 이전에 만 오 천년 동안 얼어 있었다는 가설이 이 지역에 이만 칠 천 년 전부터 인간들이 살았다는 가설보다 더 그럴듯하다고 믿게 되었다.
 다시 원래의 문제로 되돌아 가보자. 위의 예 대로라면 다른 가설들로부터 동일한 예측이 나올 때 검증이 이루어지기 이전에 더 그럴듯해 보이는(또는 더 높은 선확률 prior probability을 가진) 가설이 확증된 가설이라고 말할 수 있겠다.
 선(先) 확률(가설이 그것에 대한 검증을 고려하기 이전에 참일 확률)이 확증논리에서 하는 역할은 매우 중요하다. 선 확률은 여러 개의 대안적 가설들 중에서 어떤 것이 검증에 의하여 확증될지를 결정하는 데 도움을 줄뿐만 아니라 어떤 가설이 검증해 볼만한 가치가 있는지를 결정하는 데에도 도움을 준다. 만약 어떤 가설의 선 확률이 매우 낮다면 과학자들은 애써 시간과 노력과 돈을 들여가며 그 가설을 검증해 볼 필요를 못 느낀다. 반대로 어떤 가설의 선 확률이 높다면 설혹 검증이 성공을 못하더라도 부수 가설들을 첨가하면서 그 '가설의 구제'(save the hypothesis)를 위하여 노력을 아끼지 않는다. 태양중심 이론지지자들과 지구중심 이론지지자들 간의 논쟁 코페르니쿠스의 이론이 처음으로 출간된 이후 근 100년 간이나 계속되었다. 그 대부분 기간동안 선 확률은 지구중심 가설을 지지하였다. 그러나 뉴턴의 만유인력 법칙과 운동법칙이 나와 지구중심 가설에 치명타를 입혔다. 지구중심 이론에서 요구되는 운동은 불가능함을 증명한 이 법칙들은 거의 모든 과학자들에 의하여 받아들여졌다.
 하나의 가설이 가진 선 확률이 어느 정도인지는 여러 가지 요인에 의하여 결정된다. 그 전의 연구나 검증까지도 어떤 가설의 확률에 영향을 줄 수 있다. 이미 잘 확립되어 있는 과학이론과 양립 가능한 가설의 선 확률은 그렇지 않은 가설의 선 확률보다 높다. 믿을만한 '권위'에 의하여 제안된 가설은 보통사람들에 의하여 제안된 가설보다 더 큰 선 확률을 가진다. 선 확률의 측정은 대체적으로 밖에 할 수 없는 경우가 있고 양적으로 정확한 수치로 나오는 경우도 있다.

3) 귀납적 확증논변의 형식
 이제 가설확증에 사용되는 추론의 구조가 어떠한지 알아보자. 그것은 확증논변을 단순한 조건논변으로 취급한 초기의 가설-연역적 형식과 같이 그렇게 단순하지는 않다. 새로운 형식은 조건적 논변이 가설에 관한 추론에서 어떤 역할을 하는지를 보여줄 뿐 아니라 가설확증논변이 전체적으로는 귀납적인 구조를 가지고 있음도 드러내 줄 것이다.
 가설확증논변의 구조는 다음과 같이 요약될 수 있다.
 
 1. 애초에 가설이 그럴법하다(어느 정도의 선 확률을 가지고 있다).
 2. 가설과 그 부수적 가설이 모두 참이라면 관찰 가능한 예측도 참이다.
 3. 관찰 가능한 예측이 참이다. 
 4. 원래의 가설보다 더 높은 선 확률을 가진 어떤 다른 대안적 가설도 없다.
 5. 따라서, 그 가설은 참이다.

 이러한 형식의 확증논변에서 전제는 4개이다. 첫째 전제는 검증되어야 할 가설의 선 확률을 진술하고, 두 번째와 세 번째 전제들은 단순 조건논변에서의 전제들과 동일하다. 네 번째 전제 역시 선 확률에 관한 진술이다. 즉 만약 다수의 대안적 가설들이 검증된다면  가장 높은 확률을 가진 것으로 드러나는 가설이 가장 잘 확증된 가설이다. 다수의 가설들로부터 연역적으로 도출되는 예측은 그 각각의 가설들을 모두 확증한다. 그러나 검증하기 전에 가장 확률이 높았던 가설이 검증 후에도 가장 높은 것으로 남는다. 확률의 이 서열이 변화되는 유일한 경우는 부정적(반증) 증거가 나올 경우뿐이다. 이 점에 관해서는 V절에서 자세하게 다루겠다.
 "그 가설은 참이다"라는 것이 확증논변의 결론일지라도 확증논변이 귀납논변이므로 전제가 결론을 지지해 주는 강도가 다양하다는 점을 잊어서는 안 된다. 예컨대 검증되어야 할 가설보다 약간 낮은 선 확률을 가진 다른 대안적 가설들이 있을 경우 원래 가설이 참임을 보이는 논변은 그렇게 강하지 못하다. 이 경우 그 가설은 검증된 후 검증되기 이전 보다 약간 더 지지도를 높였을 뿐이다. 다른 대안 가설이 분명히 없을 경우에는 그러한 논변은 강하다고 할 수 있다.
 확증논변으로 어떤 가설이 얼마나 강하게 지지를 받는지의 문제와 관련하여 또 하나 고려해야 할 사항은 가설 자체의 성격이다. "부엌에 쥐가 한 마리 있다"와 같은 낮은 차원의 경험적 가설은 몇 가지 간단한 증거만으로도 강하게 지지될 수 있다. 그러나 코페르니쿠스의 가설과 같은 이론적인 가설은 몇몇의 관찰만으로는 강하게 확증되지 않는다. 증거의 유형, 증거의 양과 질 등이 복합적으로 고려되어야 할 것이다.
 그리고 경우에 따라서는, 즉 가설의 성격이 어떠하냐에 따라서는 이미 확증된 가설이라 할지라도 차후에 새로운 증거의 추가로 인하여 그 가설의 확증도가 달라질 수 있다는 점도 유념해야 한다. 귀납논변은 그 성격상 새로운 증거의 추가로 인하여 더 강해질 수도 더 약해질 수도 있다.

4) 인과적 가설의 확증
 우두의 공격이 천연두에 대한 면역이 된다는 가설의 확증은 의학사에서 유명하다. 수세기 동안 의사들은 천연두를 막을 길을 찾아 왔다. 이 병은 전염성이 매우 강해 20세기 이전까지 유럽과 중동지역에서 대유행하였고 불과 몇 년 전 까지도 세계의 많은 곳에서 이 병으로 고통받는 사람들이 많았다. 콜럼버스를 따라 미 대륙으로 온 사람들 중에서 이 병을 가지고 온 사람들이 있어 그 병에 한번도 걸려 본 적이 없었던 인디언들이 수없이 죽었다. 이제는 이 병이 지구상에서 완전히 사라졌지만 불과 몇 년 전 까지만 해도 공포의 대상이었었다. 이 병에 걸렸다가 살아난 사람은 평생 면역력이 생긴다는 사실도 잘 알려져 있다. 그리고 사람에 따라선 이병이 가볍게 지나간다는 사실도 잘 알려져 있다. 영국에서 우유 농장에서 일하던 사람들이 이 병과 비슷하지만 훨씬 더 약한 병에 걸렸다. 이 새 병은 사람 뿐 아니라 소도 걸리기 때문에 '우두'라 명명되었다. 그 지방에 살았던 의사 Jenner는 우두의 공격이 그 병의 재발은 물론 천연두까지도 면역시켜준다는 그 지역사람들의 믿음을 알게 되었다. Jenner는 이 믿음(가설)을 검증해 보기로 작정하였다 그는 우두에 걸린 한 소년에게 천연두 접종을 시도하였다. 그 결과 그 소년은 천연두에 걸리지 않았다. 천연두에 대한 면역이 되어 있었던 것이다. 따라서 그 가설은 확증되었다.
 앞에서 말한 확증논리의 형식에 따라 Jenner의 논변을 재구성해보자면 다음과 같다.

1. "우두의 공격은 천연두에 대한 면역력을 생기게 한다"는 가설은 그럴 법하다(어느 정도의 선 확률을 가지고 있다.)
2. 만약 이 가설이 옳다면 그 소년에게 천연두에 대한 면역력이 있을 것이다.
3. 그 예측, 즉 그 소년에게 천연두에 대한 면역력이 있을 것이라는 예측은 참이다.
4. 이 가설보다 더 높은 선 확률을 가진 어떤 대안적 가설도 없다.
5. 따라서 우두의 공격은 천연두에 대한 면역력을 생기게 한다.

 Jenner의 이 가설은 인과적 가설이다. 우두의 공격이 천연두에 대한 면역력 생성의 원인이다. 그런데 인과적 가설은 검증하기가 쉽지 않다. 왜냐하면 어떤 사건에 대해선 보통 가능한 여러 가지의 원인들이 있을 수 있기 때문이다. 천연두에 대해서도 어떤 사람은 자연적으로 면역력을 가지고 있을 수도 있다 검사 대상이었던 그 소년도 그러한 사람에 해당되기에 면역력이 있었는지도 모를 일이다. "그 소년은 천연두에 대한 자연적인 면역력을 가지고 있다"는 또 다른 인과적 가설도 원래의 가설과 마찬가지로 동일한 예측을 낳는다.
 그러나 문제는 그러한 대안적 가설도 가능하다고 할 수 있으나 이 가설은 원래의 인과적 가설보다는 훨씬 낮은 선 확률을 가진다는 데 있다. 정확한 통계는 나와 있지 않지만 이 병과 관련하여 자연적 면역은 비교적 드물다고 알려져 있다.

연습문제 1

다음의 각각에서 
  (1) 가설들을 확인해라. 
  (2) 가설로부터 따라나오는 어떤 관찰 예측을 진술해라. 당신의 예측을 위해 요구되는 보조 가설들을 확인해라. 
  (3) 관찰된 것을 설명할 수 있는 다른 대안 가설을 형식화해라. 
  (4) 원래의 가설과 당신이 제안한 대안 가설 사이의 (개략적으로, 비수치적으로) 선행 확률을 비교해라. 당신의 확률 할당이 근거하는 것들을 지적해라. (예를 들면, 당신은 H가 확립된 과학 이론과 정합적이기 때문에 그 가설에 높은 선행 확률을 할당할 수 있다. 혹은 당신은 H와 유사한 종류의 가설들에 대한 과거의 경험을 근거로 하여 H에 낮은 선행 확률을 할당 할 수 있다.)

1. 의학자들은 최근 젊은이와 중년의 사람에게 나타나는 심각한 심장 발작 발병률이 세계의 어떤 지역보다도 핀란드의 특정한 작은 지역에서 훨씬 크다는 것에 주목했다. 이 지역 사람들 대부분은 벌목 일을 하고 있다. 그들의 음식은 많은 양의 고기와, 계란과, 크림과 케이크로 -이것들은 콜레스테롤이 높은 음식이다- 이루어져 있다. 의학자들은 높은 심장 발작 발병률의 원인이 음식이라고 믿는다. 
   답:
   (1) 콜레스테롤이 높은 음식이 그 지역 사람들의 높은 심장병 발병률의 원인이다. 
   (2) 관찰 가능한 예측 : 이 지역 사람들의 콜레스테롤이 낮은 음식으로의 대체는 심장 발병률의 감소를 가져올 것이다. 
       보조 가설 : (음식의 어떤 다른 요소보다) 콜레스테롤이 심장 발작과 관련되어 있다. 
   (3) 대안 가설 : 심한 노동이 높은 심장 발작 발병률의 원인이다. 
   (4) 현재의 의학은 원래의 가설에 높은 확률을 부여한다. 
   
3. S. J. Gould의 책 The Mismeasure of Man의 "The Real Error of Cyril Burt"라는 제목을 가진 장에서, Gould는 "지능 검사"를 개발한 어떤 연구자의 견해를 논의하고 있다. Burt의 가설에 대한 질문에 답해라. 
    
    [Burt]는 유태인의 지적 성취에 대해 놀라면서, 부분적으로 그것이 운동장으로부터 그들을 떨어지게 하고, 회계 책에 집중하도록 만드는 유전적인 근시안에 부분적으로 그 원인이 있다고 생각한다.   

   답: 
     (1) 유태인의 지적 성취는 (부분적으로) 유전된 근시안에 의해 야기된다. 
     (2) 관찰 가능한 예측 : 무작위로 선택된 근시안인 비-유태인들로 구성된 샘플은 근시안이 아닌 비-유태인들의 대조되는 샘플보다 더 높은 지적인 사람들을 포함할 것이다. 
        보조 가설 : 스포츠에 적당하지 않은 사람들은 지적인 연구에 관심을 기울인다.
     (3) 대안 가설 : 높은 지적 성취는 평균 이상의 지적 능력에 의해서, 그리고 지적 성취에 높은 가치를 두는 환경에 의해서 야기된다.
     (4) 원래의 가설은 낮은 선행 확률을 가진다. 이 주제에 대한 Burt의 이론은 "괴짜 crank"의 가장자리에 있고, 어떤 다른 증거도 그의 견해를 지지하지 않는다. 

연습문제 2

1. 다음의 Martin Gardner의 Fads and Fallacies로부터 발췌된 예에서, 
   a. 문제되는 가설을 확인해라. 
   b. 추론에서의 어떤 잘못을 확인해라. 

스미스는 감기에 걸려 오랫동안 앓고 있었다. 그는 전에 들은 적이 있는 새 의사를 찾아가기로 결심했다. 그 의사의 방법은 정통적인 것이 아니지만, 누가 강력하게 추천했다. 그 의사는 스미스의 감기가 자신의 처방에 따르면 나을 것이라고 확신했다. 그 의사의 처방은 스미스가 그의 신발과 양말을 벗고, 10분 동안 그의 다리에 적외선을 비추는 것이었다. 스미스는 매번 15불의 비용으로 몇 번의 치료를 받았다. 약 일주일 후, 스미스의 감기는 사라졌고, 그는 그 의사의 치료 효과를 선전하는 사람이 되었다.  


V. 반 확증

 과학적인 가설은 증명(prove)될 수 없고 오직 반증(disprove)만 될 수 있다는 것이 일반적인 통설이다. 그렇기 때문에 과학자들은 가설을 확증하려 하기보다는 반증(falsify)이나 반 확증(disconfirm)을 시도하는 것이 좋다는 것도 통설이다. 
 프톨레미의 이론에 의하면 금성은 그 변화하는 모습 전체를 드러내지 않는다. 금성은 그 이론에 따르면 항상 기우러진 모양만 가진다. 갈릴레오는 "프톨레미의 이론이 옳다"는 가설을 반 확증시키기 위해서 다음과 같은 논변을 사용할 수도 있었다. 이 가설로부터 연역적으로 나오는 예측은 "금성은 그 변화하는 모습 전체를 드러내지 않는다"이다.

  만약 프톨레미의 이론이 옳다면 금성은 그 변화하는 모습 전체를 드러내지 않는다.
  금성은 그 변화하는 모습 전체를 드러낸다.
  따라서 프톨레미의 이론은 옳지 않다.

 이 논변은 첫째 전제의 후건을 부정하는 연역적으로 타당한 형식의 논변이다. 따라서 가설을 확증하는 경우와 반 확증하는 경우간에는 분명한 차이가 있다. 즉 후자는 연역적으로 타당한 논변이지만 전자는 귀납에 의존해야 한다. 바로 이 차이점 때문에 과학자들은 반 확증의 방법에 더 많은 관심을 두어 왔다. 이 방법은 특히 어떤 가설들은 분명하게 옳지 않음을 연역적으로 보여주기 때문에 옳지 않은 가설들이 이러한 방식으로 제거되고 나면 옳은 가설이 최종적으로 남을 것이라는 기대를 갖게 해준다는 점에서 과학자들의 관심을 끌었다. 예컨대 지구중심 가설이 연역적으로 거부된다면 태양중심 가설이 자동적으로 실격승하게 된다. 그러나 이미 살펴  보았듯이 어떤 가설의 제안자는 불리한 예측으로부터 그 가설을 방어하고자 생긴 부수적 가설들만 거부함으로써 원래의 가설은 '구제'(save)시키고자 한 경우를 우리는 역사에서 찾아 볼 수 있다. 프톨레미의 이론이 지금은 천문학자들에 의하여 거부되지만 갈릴레오가 살았던 당시에는 그 이론의 선 확률이 너무나 높아 천체망원경에 의한 관찰의 결과에도 잘 무너지지 않았다. 이를 다음과 같은 논변으로 나타낼 수 있다.

   만약 프톨레미의 이론이 옳고, 천체망원경이 믿을만한 관찰도구라면, 그리고 금    성이 지구와 태양 사이에 있다면, 금성은 그 변화하는 모습을 드러내지 않을 것    이다.
   금성은 그 변화하는 모습을 드러낸다.   
   따라서 프톨레미의 이론이 옳지 않거나 천체망원경이 믿을 수 없거나 아니면 금    성이 지구와 태양 사이에 있지 않다.

 이 논변의 결론에 대하여 대부분의 갈릴레오 시대 사람들은 프톨레미의 이론보다는 천체망원경의 신뢰성을 거부하고자 하였다.
 위 논변의 일반적 형식은 다음과 같다.

   만약 H이고, 또 A1.....An이라면 P이다.
   P는 거짓이다.
   따라서 H가 거짓이든지 A1......An이 거짓이든 지이다.

 이 형식의 논변에서 결론이 연역적으로 타당하게 도출되었다. 그러나 그 결론은 가설을 단순히 부정하는 것이 아니다. 결론에서 주장되는 바는 가설이 거짓이든지 아니면 부수적 가설들 중의 어느 것이 거짓이든 지이다.
 실제 과학에서 단순히 '가설을 구제하기 위해서' 어떤 부수적 가설을 부인하는 것은 적합한 일이 아니라고 여겨지는 것이 보통이다. 가설이 좋아서 단순히 그것을 건드리지 않기 위하여 부수적 가설을 임의로 거부 또는 첨가하는 것은 '애드 혹 추론'(ad hoc reasoning)이라는 이름의 오류로 간주된다. 그러나 어떤 경우가 '임의적'인지에 대해선 논란이 많다. 갈릴레오는 그의 반대자들이 천체망원경을 들여다보기를 거절했다는 이유로 그들이 임의적이라고 생각했지만 반대자들은 그들이 굴곡된 렌즈가 상을 왜곡시킨다는 점을 알고 있었기 때문에, 따라서 천체망원경을 통하여 보더라도 그것이 갈릴레오의 주장을 지지해주지는 못한다고 생각했기 때문에 그들이 임의적이라고는 생각하지 않았다.
 부수적 가설이 문제시되고 검증의 대상이 될 수 있음은 물론이지만 원래의 가설이 그런 것처럼 그것 하나만 독립해서 검증될 수는 없다. 다른 부수적 가설들과 함께 검토되어야 한다. 그렇기에 가설의 거부도 그것을 입증하는 것만큼이나 단순하지 않다.
 부수적 가설들이 받아들여졌다 하더라도 틀린 가설들을 제거함으로써 옳은 가설을 연역적으로 확실하게 도출하는 일이란 결코 쉬운 일이 아니다. 제거되어야 할 가능한 거짓가설들의 수는 이론적으로 무한하다. 물론 우리가 실지로 검증해 볼만하다고 생각하는 가설들이야 그렇게 많지는 않겠지만 그래도 꼭 검증될 필요가 있는 가설들을 간과하거나 알지 못하고 지나칠 수가 있다. 있을 법한 가설이 꼭 두 개뿐이어서 그 중의 하나를 거부하게되면 자연히 다른 하나를 인정할 수밖에 없는 경우란 극히 드물다. 예컨대 설혹 갈릴레오가 프톨레미의 가설을 거부하는 데 성공했다 하더라도 바로 그럼으로써 코페르니쿠스의 가설이 입증된 것은 아니다. 왜냐하면 지구 중심적인 티코의 가설도 금성의 모습변화와 양립될 수 있었기 때문이다.

연습문제

다음의 문제들에서 반증되는 가설을 확인하고, 초기 확률과 반증하는 관찰, 대안적 가설을 언급하는 반증 논증을 재구성하라. 

1. 한 학생이 선생님에게 시험치는 기간에 가족의 위기를 해결하기 위한 여행이 있다고 말한다. 그 학생은 시험 치러 나오지 않았다. 선생님은 그 학생이 가족과 함께 여행을 떠났다고 추측했다. 그리고 시험이 끝난 직후, 그 선생님은 학생회관에서 점심을 먹고 있는 그 학생을 보았다. 

답:  
   가설: 그 학생은 가족의 위기를 해결하기 위한 여행을 떠나서, 그 시험을 보러 나오지 않았다. 
   (선행적인 개연성을 가진다. 그 학생의 말과 참을 말한다는 것이 일반적인 관행이라는 보조 가설 위에서 이 가설은 그를 듯하다.)
   반증하는 관찰: 그 학생이 학생회관에서 목격되었다. 
   대안 가설: 그 학생은 시험 칠 준비가 되지 않았다. 

3. 뜸은 회저병에 대한 유일하게 알려진 치료였다; 가끔 그 병의 환자는 뜸에 의해 나았고, 때때로 회색 종기가 다시 나타났다. 대부분의 외과의사들은 병원의 회저병과 다른 패혈증성 질병의 원인에 대해 추적하는 노력을 하지 않고 그 병들을 피할 수 없는 재앙으로 여겼다. 그러나 Young Lister는 [Joseph Lister, 1827-1912, 그는 방부제를 도입하는 것에 의해 외과 수술을 혁신적으로 개혁했다] 뜸 치료의 결과를 조사하여, 그 병의 원인이라고 대부분의 의사들이 추측한 공기중의 산소에 모든 환자들이 노출되었지만, 어떤 환자는 회복되었고 어떤 다른 환자는 회복되지 않았다면, 산소는 원인일 수 없다고 추론했다. 
                                         - A. Young, The Men Who Made Surgery

답:
   가설: 공기 중의 산소는 회저병을 치료하기 위한 뜸이 실패하는 원인이었다. 
   (뜸 치료 후 회저병이 재발하는 모든 경우에 산소의 노출이 있었기 때문에 이 가설은 개연성을 가진다.)
   반증하는 관찰 : 산소는 항상 있었지만, 어떤 경우 회저병은 치료되었고, 다른 어떤 경우에는 치료되지 않았다. 
   대안 가설 : 산소와 다른 어떤 것이 회저병을 재발하도록 야기했다. 

4. 연구자들은, 전의 걱정에도 불구하고, 새로운 B형 간염 백신이 면역 결핍 증후군과 관련 없다고 확신하게 되었다. 
   지난 7월 일반적으로 이용 가능하게 된 그 백신은 간염의 한 공통된 유형 - 간 염증을 야기하는 바이러스 전염 - 을 막는다. 
   그 백신이 투약된 200,000 명 이상의 사람들 중, 단지 118명이 병에 걸렸다. 병에 걸린 그 사람들 중 56명은 그 백신과 관련이 없다는 것이 발견되었다. 단지 6명만이 심하게 아팠다고 보고되었다.
   연구자들은 7월 이후로 백신을 맞은 사람들 중 어떤 사람도 면역 결핍이 나타나지 않았고, 연구 처음에 그리고 백신을 맞는 기간 동안에 동성 연애를 한 두 남자의 경우에만 면역 결핍증이 나타났다고 보고했다. 
   1981년에 처음으로 허가된 B형 간염 백신은 B형 간염을 가진 기증자(그들 대부분은 동성연애자이다)의 혈장으로 만들어진다. 기증자의 대부분이 동성연애자이기 때문에, 그 백신이 면역 결핍증과 연결될 수 있는 우려가 있다고 그 연구자들은 보고했다.   

7. 1678년에, 네덜란드 물리학자 Christian Huyghens는 [빛이 입자로 구성되어 있다는 공인된 이론과 반대로] 빛이 작은 파동으로 이루어져 있다고 제안했다. 만약 빛이 파동으로 구성되어 있고, 빛이 공기 속보다 굴절되는 매질에서 이동 속도가 더 늦다면, 굴절 매질을 통한 빛의 다양한 굴절 양을 설명하는 데 어려움이 없다. 굴절양은 파동의 진폭에 따라 변할 것이다: 파장이 짧으면 짧을수록 굴절은 클 것이다. 이것은 (가장 잘 굴절되는) 보라 빛이 푸른 빛 보다, 푸른빛은 녹색 빛보다 더 짧은 파장을 가진다는 것을 의미한다. 눈이 색깔을 구별할 수 있는 것은 이러한 파장의 차이 때문이다. 그리고 물론 빛이 파동으로 구성되어 있다면, 두 개의 광선은 어려움 없이 겹칠 수 있을 것이다. (음파와, 물결 파는 그것들의 동일함을 잃지 않고 겹칠 수 있다.)
   그러나 호이겐스의 파동 이론이 매우 만족스러운 것은 아니다. 그것은 왜 빛이 직선으로 이동하고, 분명한 그림자를 던지고, 물결 파와 음파가 하듯이 장애물을 돌아갈 수 없는지 그 이유를 설명하지 못한다. 더군다나, 빛이 파동으로 이루어져 있다면, 빛이 태양과 별들로부터 우주 공간을 통해 우리에게 오듯이, 어떻게 진공을 여행할 수 있는가? 어떤 매질을 통해 빛은 이동하는가? 
              -I. Asimov, The Intelligent Man's Guide to the Physical Sciences

VI 베이즈의 확증이론
 
 확증논변과 반 확증 논변이 선 확률에 대한 고려가 추가되고, 또 필요한 확률들이 양적으로 표현될 수 있다면 베이즈의 정리(Bayes's Theorem) - 확률의 수학적 계산에 관 한 정리 - 가 확증과 반 확증 논변에 대한 형식적 모형을 제공해 준다.

 1. 베이즈의 정리
확률계산은 이미 알려진 확률에 근거하여 아직 안 알려진 확률을 계산하는 데 사용된다. 예컨대 개별 연언지(連言肢)의 확률이 알려져 있을 때 연언명제에 대한 확률을 계산하기 위하여 소위 '곱셈규칙'(multiplication rule)을 사용할 수 있다.

       Pr(h1 and h2/e) = Pr(h1/e) x Pr(h2/e and h1)

 이미 정해진 정보를 갖고 아직 나오자 않은 결과의 확률이 얼마나 될지가 문제가 되는 경우도 있지만(예컨대 카드놀이에서 에이스가 나올 확률을 알고 싶어 할 경우), 결과를 이미 관찰하고 난 후에 어떤 정해진 틀에서 그러한 결과가 나왔는지를 알고 싶어하는 경우도 있다. 예를 들어 동전을 네 번 던져 모두 머리 쪽이 나왔다면 우리는 그 동전이 정상적인 동전인지 궁금해한다. 베이즈의 정리는 이러한 경우에 사용된다. 즉 이미 어떤 확률들이 알려져 있을 경우 소위 "역"(inverse) 또는 "시행후"(post-trial) 확률을 계산하는 데 사용된다. 
 따라서 베이즈의 정리가 사용될 수 있기 위해선 선 확률이 먼저 알려져 있어야 한다. 위의 예에서 우리는 그 동전이 정상적일 선 확률과 비정상적일 선 확률을 알 필요가 있다.(비정상적이라 함은 동전이 편편하지 않고 어느 쪽으로 약간 구부러져 있어 던졌을 경우 일정한 쪽이 쉽게 나올 수 있도록 되어 있음을 말한다). 이러한 선 확률은 계산에 의해서 나오는 것이 아니라 배경지식에 의하여 부여되는 것이 보통이다. 이를테면 그 동전이 은행에서 거스름으로 받은 것이라면 정상적인 동전일 선 확률이 매우 높을 것이고, 동전치기 하는 노름꾼으로부터 받은 것이라면 정상적일 선 확률이 상대적으로 낮다고 볼 수 있다. 그 동전이 노름꾼에서 얻은 것이어서 정상적인 동전일 선 확률이 0.1밖에 안 된다고 가정해 보자. 그 동전이 정상적이든지 비정상적이든지 둘 중의 하나이므로 비정상적일 선 확률은 0.9가 되는 셈이다.
 그 다음 그 동전이 정상적일 때 관찰된 결과(네 번 다 머리가 나왔다는 결과)가 나올 확률과 그 동전이 비정상적일 때 그러한 결과가 나올 확률도 알 필요가 있다.  그 동전이 정상적이라면 네 번 연달아 머리가 나올 확률은 (1/2)4, 즉 0.0625가 된다. 반면에 그 동전이 던져서 머리 쪽이 쉽게 나올 수 있도록 휘어져 있다면 연달아 머리 쪽이 나올 확률은 1이다. 머리 쪽이 나오도록 휘어져 있다는 가설에서 네 번 다 머리 쪽이 나왔다는 결과가 연역적으로 도출된다면 그 확률은 1이 될 수밖에 없다.
 여기에다 또 하나 그 가설이 참인지 아닌 지와 무관하게 그 관찰된 결과가 일어날 확률도 알아야 할 필요가 있다. 이 확률을 일컬어 결과에 대한 '전체적 확률'(total probability)이라 한다. 예컨대 두개의 바구니 (h1)과 (h2) 중에서 눈을 감고 공을 꺼냈을 경우 그 공이 흰 공일(e) 확률을 알고자 한다고 하자. 각 바구니가 선택될 확률은 각각 1/2로서 동일하다. (h1에 대한 선 확률은 h2에 대한 선 확률과 같다) 그러나 h1에는 50개의 흰 공과 50개의 검은 공이 들어 있고 h2에는 75개의 흰 공과 25개의 검은 공이 있다고 해보자. 꺼낸 공이 h1에서였다면 그 공이 흰 공일 확률은 1/2이지만 h2에서였다면 그 확률은 3/4가 된다. 따라서 어느 바구니에서 꺼냈는지와는 상관없이 흰 공이 나올 전체적 확률은

           <Pr(h1) x Pr(e/h1)> + <Pr(h2) x Pr(e/h2)>

즉 이 경우 <1/2 x 1/2> + <1/2 x 3/4> = 5/8이다.
 마지막으로 베이즈의 정리는 문제되는 가설의 선 확률이 0보다는 클 때만 적용될 수 있다. 베이즈 정리의 수학적 공식을 보면 그 이유를 알 수 있다.
 노름꾼으로부터 얻은 동전이 정상적인 것인지 아닌 지의 문제로 돌아가자.  h를 "그 동전은 정상적이다"라는 가설을 가리키고 e를 "네 번 연달아 머리 쪽이 나왔다"는 증거를 가리킨다고 하자. 따라서 Pr(h)는 h가 참일 선 확률이고 Pr(-h)는 -h가 참일 선 확률이다. 또 Pr(e/h)는 그 동전이 정상적인 것일 경우 네 번 다 머리 쪽이 나올 확률이고 Pr(e/-h)는 그 동전이 정상적인 것이 아닐 경우 네 번 모두 머리 쪽이 나올 확률을 가리킨다. 마지막으로 Pr(h/e)는 우리가 계산해내고자 하는 역(逆) 확률, 즉 네 번 모두 머리 쪽이 나왔을 경우 그 동전이 정상적인 것일 확률을 말한다.

 베이즈의 정리. Pr(h)가 0이 아니라고 가정하고

                      Pr(h) x Pr(e/h)
  Pr(h/e) = --------------------------------------------
            <Pr(h) x Pr(e/h)> + <Pr(-h) x Pr(e/-h)>
 (이 식에서 분자에 나타난 확률은 e에 대한 전체적 확률이다. 즉 어느 가설이 참인 지와는 관계없이 네 번 다 머리 쪽이 나올 확률이다.)
 이 등식에다 앞에서 부여된 수치들을 대입하면

                     0.1 x 0.0625
  Pr(h/e) = -------------------------------- = 0.0068
             <0.1 x 0.0625> + <0.9 x 1>

 0.0068은 h의 후(後) 확률(posterior probability)인데 이는 그 가설의 선 확률인 0.1보다 훨씬 낮다. 다시 말하여 네 번 던져 네 번 다 머리 쪽이 나왔다는 증거가 있기 전에는 h의 확률이 0.1이던 것이 그 증거가 있고 난 후에는 0.0068로 대폭 낮아져버렸다. 이는 즉 그 동전이 정상적인 동전일 것이라는 가설을 반 확증한 셈이다.
 
연습문제 1

1. 어떤 대학에 다니는 300명의 신입생 중, 100명은 서울 거주자가 아니고, 200명은 서울 거주자이다. 비-서울 거주자의 50명이 차를 가지고 있고, 서울 거주자의 50명도 차를 가지고 있다. 
   a. 한 학생이 무작위로 선택된다면(즉, 각각의 학생이 선택될 동일한 확률을 가진다면), 다음의 확률을 알아내라:
   (1) 차가 없는 비-서울 거주자를 선택할 확률.
       답 : 100/300 × 50/100 = 1/6
   (2) 차가 없는 서울 거주자를 선택할 확률
       답 : 200/300 × 150/200 = 1/2
   (3) 차가 있는 학생을 선택할 확률
       답 : 1/3
   b. 무작위로 선택된 한 학생이 차가 있다면, 다음의 확률을 구하라. 
   (1) 그 학생이 비-서울 거주자일 확률 
       답:          1/3 × 1/2                   1
               ----------------------------  = ----
               (1/3 × 1/2) + (2/3 × 1/4)        2

   (2) 그 학생이 서울 거주자일 확률.
       답           2/3 × 1/4                  1
              ---------------------------   =  ----
               (2/3 × 1/4) + (1/3 × 1/2)       2

3. 게임의 목적은 각각 100개의 공을 포함한 2개의 항아리 중 하나로부터 흰 공을 꺼내는 것이다. 그 한 항아리는 75개의 흰 공과 25개의 검은 공을 포함하고 있다. 다른 항아리는 25개의 흰 공과 75개의 검은 공을 가지고 있다. 공정한 주사위를 던져서 나오는 결과가 그 공을 어느 항아리에서 꺼내는지를 결정한다. 만약 그 주사위를 던져 나온 결과가 6이라면, 75개의 흰 공을 포함한 항아리에서 공을 꺼낸다. 만약 6이외의 다른 결과가 나온다면, 25개의 흰 공을 포함한 항아리로부터 공을 꺼낸다. 당신이 그 게임을 하기로 했다고 가정하자. 
    a. 당신이 75개의 흰 공을 포함한 항아리로부터 공을 꺼낼 선행 확률은 얼마인가?
          1/6
    b. 단지 25개의 흰 공을 포함한 항아리로부터 공을 꺼낼 선행 확률은 얼마인가? 
          5/6
    c. 만약 당신이 75개의 흰 공을 포함한 항아리로부터 꺼낸다면, 흰 공을 꺼낼 가능성은 얼마인가? 
          3/4
    d. 만약 당신이 단지 25개의 흰 공을 포함한 항아리로부터 꺼낸다면, 흰 공을 꺼낼 가능성은 얼마인가?
          1/4
    e. 당신이 흰 공을 꺼낼 총 확률(어떤 항아리가 선택되든지 상관없이 흰 공을 꺼낼 확률)은 얼마인가? 
          1/6 × 3/4  +  5/6 × 1/4  = 1/3
    f  당신이 이 게임을 하기 전에 어떤 사람이 이 게임을 했고, 검은 공을 꺼내어서 잃었다고 가정하자. 그 사람의 공이 75개의 흰 공들과 25개의 검은 공들을 포함한 항아리로부터 나왔을 확률은 얼마인가? 
                  1/6 × 1/4                       1
          --------------------------------   =  ------
            (1/6 × 1/4) + (5/6 × 3/4)             16


연습문제 2

1. 20명의 미국 여성들 중 약 1명 꼴로 50세 이전에 유방암이 발생한다. 어머니가 유방암에 걸린 여성들은 그 위험이 더 높아진다(10명중 1명 꼴). 초기 발견이 사망을 방지하는 데 중요하다. 의사가 비싸지 않고, "해롭지 않은" 초기 경고 스크린 테스트를 고안했다고 가정하자(이 테스트는 X-선이나 어떤 외과수술 기법을 포함하지 않는다). 그러나 그 테스트의 신뢰성이 매우 높은 것은 아니다. 지금까지, 20퍼센트의 거짓인 결과를 산출했다. 테스트가 긍정적일 때, 환자는 X-선을 포함한 더 많은 테스트를 받도록 권고된다. 50세의 그리펜 부인은 어떤 증상도 보이지 않았고, 그녀의 가족 중 유방암을 가진 사람도 없었다. 그러나 그녀는 그 스크린 테스트를 고려하고 있다. 
    a. 그리펜 부인이 유방암을 가질 선행 확률은 얼마인가? 
         답 : 0.05
    b. 그리펜 부인이 그 테스트를 받았고, 결과가 긍정적으로 나왔다고 가정하자. 그녀가 유방암을 가질 후행 확률은 얼마인가? 
         답 :            
                  0.05 × 0.80               0.04
          ----------------------------- =  -----  = 0.17
          (0.05 × 0.80) + (0.95 × 0.20)      0.23

2. 당신은 당신의 차와 같은 모형의 모든 차들이 차체 현가 장치 문제를 고치기 위해 리콜이 실시된다는 발표를 들었다고 가정하자. 이 모형의 차들은 두 공장에서 생산되었다: X와 Y. 당신은 당신의 차를 생산한 공장을 알 수 없다. 그리고 공장 X는 그 모형의 약 80퍼센트의 차들을 생산하고, 공장 Y는 단지 20 퍼센트만을 생산한다. 그 자동차 회사는 공장 Y에서 생산된 차들의 약 90퍼센트가 차체 현가 장치의 문제를 가지고 있지만, 공장 X에서 생산한 차들의 약 50퍼센트가 이 문제를 가진다고 추정하였다. 
    a. 당신이 가진 차의 차체 현가 장치에 문제가 검출될 확률은 얼마인가?
        (0.8 × 0.5) + (0.2 × 0.90) = 0.58
    b. 당신의 차가 테스트되기 위해 입고되었고, 차체 현가 장치 문제가 있다는 것이 발견되었다고 가정하자. 당신의 차가 공장 X에 의해 생산되었을 확률은 얼마인가?
               (0.8 × 0.5)
         ------------------------  =  0.69
         (0.8 × 0.5) + (0.2 × 0.9)

3. 최근의 통계에 의하면, 전원에 사는 흡연자가 폐암으로 사망할 확률은 0.00065이다. 도시에 사는 흡연자가 폐암으로 사망할 확률은 0.00085이다. 도시 지역의 비-흡연자가 폐암으로 사망할 확률은 0.00015이다; 반면에, 전원의 비-흡연자가 폐암으로 사망할 확률은 0.00001이다. 전 인구의 약 70퍼센트가 도시에 살고, 약 30퍼센트가 전원에 산다. 도시 거주자의 20퍼센트가 흡연자이고, 전원 거주자의 10퍼센트가 흡연자라고 가정하자. 
    a. 도시 거주자가 폐암으로 사망할 확률은 얼마인가?
           (0.2 × 0.00085) + (0.8 × 0.00015)
    b. 전원 거주자가 폐암으로 사망할 확률은 얼마인가?
           (0.1 × 0.00065) + (0.9 × 0.00001)
    c. 어떤 사람이 폐암으로 죽었다는 정보만이 주어졌을 때, 이 사람이 도시 거주자일 확률은 얼마인가? 
                     0.7 × 
  
    d. 한 도시 거주자가 폐암으로 죽었다는 정보만이 주어졌을 때, 이 사람이 흡연자일 확률은 얼마인가? 

4. 살인이 행해졌고, 경찰은 정황 증거에 의해 두 명의 용의자를 지목했다. 그 두 명의 용의자는 외모에서 유사하지만, 한 사람은 빨간 머리카락을, 다른 사람은 갈색 머리카락을 가지고 있다. 경찰은 그 두 용의자들 중 한 명이 거의 확실히 살인을 했을 것이라고 생각하지만, 전과 기록을 가진 빨간 머리카락의 사람이 유죄일 가능성이 높다고(80퍼센트) 추측한다. 범죄 현장으로부터 달아나는 사람을 본 목격자는 그 사람이 갈색의 머리카락을 가지고 있다고 말한다. 그래서 그 갈색의 머리카락을 가진 사람이 법정에 서게 되었다. 변호사는 그 목격자의 신뢰성을 위해 테스트 받아야 한다고 주장하고, 따라서 테스트가 시행되었다. 범죄가 발생한 상황과 유사한 상황에서 그 목격자는 갈색과 빨간색을 구별하는 데 약 90퍼센트 옳았다. 
    a. 목격자의 그 테스트를 고려하고 경찰에 의해 주어진 선행 확률을 받아들일 때, 그 갈색의 머리카락을 가진 사람이 유죄일 확률은 얼마인가?
     답:  9/13
 
    b. 만약 그 목격자가 테스트에서 갈색과 빨간색을 구별하는 데 50퍼센트 옳았다고 한다면, 그 갈색의 머리카락을 가진 사람이 유죄일 후행 확률은 얼마인가? 
     답 : 1/5 = 0.2


 VII 요약
 
 이 장의 주제는 확증논리였다. 확증논리의 방법론은 직접적 관찰로 확인될 수 없는 주장은 그 주장에 기초하여 내려진 관찰 가능한 예측이 참인지 거짓인지 따져봄으로써 귀납적으로 지지를 받을 수도 있고 반대로 거부될 수도 있다는 생각에 근거하고 있다. 확증은 과학적 추론에서도 매우 중요할 뿐만 아니라 일상생활에서도 자주 사용된다. 확증은 귀납논변 뿐만 아니라 연역논변도 이용할 때가 있지만 그 전체적인 구조는 귀납적인 것이다. 귀납적 추론의 형식에 의하여 도달된 결론은 그 전제들이 모두 참이라도 거짓일 수 있다. 관찰한 바에 근거하여 관찰되지 않은 것에 관한 주장을 하기 때문이다. 현재는 매우 확증도가 높다고 생각되는 주장도 미래의 관찰에 의하여 무너질 수 있다. 가설-연역적 확증법에 관한 몇 가지 공식들이 고려되었으나 이것들이 건전한 과학적 실천을 반영하려면 추가적으로 선 확률과 대안가설의 역할에 대한 인식도 필요하다는 점이 강조되었다. III에서 비형식적으로 논의되었고 VI에서는 형식적으로 고찰된 베이즈의 확증모형이 바로 그러한 추가적인 점까지 고려된 가설-연역적 확증법의 한 예이다.
 
 이 장에서 논의된 주요개념들에 대하여 간략한 정의를 내리자면 다음과 같다.
애드홐 추리(ad hoc reasoning): 단순히 선호하는 가설을 건드리지 않기 위해서 부수적 가설을 임의로 배제하거나 추가할 때 생기는 오류.   
대안가설(alternative hypothesis): 검증될 문제의 가설과는 구별되나 문제의 가설과 동일한 예측을 낳는 가설.
부수적 가설(auxiliary hypothesis): 어떤 가설을 검증하는 맥락에서 참이라고 추정되는 (진술되지 않는 경우가 많은) 주장. 부수적 가설에는 두 가지 종류가 있다. 하나는 실험이나 관찰의 조건들이 정상적이라는 주장이고 둘은 배경이론이 참이라고 가정하는 이론적 부수 가설이다.
베이즈의 확증법(Bayesian Confirmation): 가설-연역법과 마찬가지로 가설과 부수적 가설로부터 도출되는 예측들을 고려하는 확증법. 베이즈의 확증법은 또 문제의 가설뿐만 아니라 대안 가설들의 선확률들도 고려할 것을 요구한다. 문제의 가설이 대안가설들 보다 더 높은 선확률을 가진다면 그 가설은 참인 예측에 의하여 확증된다.  확률에 일정한 수치가 부여될 수 있을 때 베이즈의 정리는 베이즈의 확증에 대한 양적 모형을 제공해 준다.
확증(confirmation): 가설에 대한 귀납적 지지. '확증'이라는 말은 두 가지 의미로 쓰인다. 점진적인(incremental) 의미와 절대적인(absolute) 의미가 그것이다. 검증에 의하여 그 가설의 확률이 높여질 때 사용되는 '확증'은 점진적인 의미를 가진다. 반면 어떤 가설에 대한 반대 증거가 전혀 발견되지 않고 따라서 그 가설에 대한 지지가 매우 강할 때의 확증은 절대적인 의미의 확증이다. 그러나 절대적인 의미로 확증된 가설이 거짓으로 판명될 가능성은 항상 있다.
결정적 검증(crucial test): 두 개의 그럴법한 그러나 서로 양립 불가능한 가설 중의 하나를 확증해주거나 반확증해주는 검증.
반확증(disconfirmation): 가설의 거부에 대한 귀납적 지지. '확증'과 마찬가지로 '반확증'도 점진적인 의미와 절대적인 의미 두 가지로 사용된다.
가설: 그것으로부터 어떤 예측이 가능한지 또 그 예측이 참인지 아닌지를 고려함에 의하여 검증되어야 할 문장.
가설-연역적 방법(hypothetico-deductive method): 어떤 가설로부터 관찰 가능한 예측을 도출해냄으로써 그 가설을 검증하는 방법. 이 방법의 가장 단순한 형태에 의하면 만약 예측이 참이라면 가설이 확증되고 반대로 예측이 거짓이라면 가설은 반확증된다. 현실적으로 사용되는 과학적 방법을 설명하기 위해서는 그 가설이 애초에 어느 정도 있을 법한 것인지도 고려하고 또 그 가설 말고도 다른 가설도 동일한 예측을 낳는다는 점등을 고려함으로써 단순한 형태의 방법이 보충되어야 한다.
후확률(posterior probability): 어떤 가설을 검증한 결과까지 고려한 후 그 가설이 참일 확률. 
선확률(prior probability): 검증을 해보기 이전에 가설이 가지는 확률.
 


제8장           
타당성이 문장 연결사에 의존하는 논증들 


Ⅰ. 서론 
   1. 가언 삼단논법 
   2. 딜레마 
   3. 거짓 딜레마 
   4. 선언 삼단논법 
Ⅱ. 연결사를 기호화하기 
Ⅲ. 일상어 문장을 기호화하기 
Ⅳ. 복합 문장의 진리값을 결정하기
Ⅴ. 논증 형식의 타당성 또는 부당성을 결정하기 
Ⅵ. 동어반복, 자기모순, 그리고 우연적 문장
Ⅶ. 논리와 컴퓨터: 진리함수적 논리의 적용
    1. 수의 표상
      ⅰ. 십진법 체계
      ⅱ. 이진법 체계
    2. 이진법 덧셈
    3. 덧셈기(Adder)의 구성
    4. 선언적 표준 형식(Disjunctive Normal Forms)
Ⅷ. 복습 (REVIEW)



Ⅰ. 서론 

  이 장에서는 6장에서 시작된, 타당성이 문장들 사이의 진리함수적 연결사에 의존하는 연역적 논증의 분석을 계속할 것이다. 우리는 이미 전건긍정법(modus ponens)과 후건부정법(modus ponens) 그리고 이러한 타당한 추론 형식과 유사한 오류 형식들을 이미 논의했다. 일상어의 "만약...이면(if ...then)"과 "아니다(not)"에 의해 표현되는 두 개의 문장 연결사들은 6장에서 도입되었다. "만약...이면"의 진리함수적 의미는 다음 표에 의해 주어진다. (여기서 p와 q는 어떤 두 문장을 나타낸다) :
 
                 p              q               만약 p라면 q
 
                 참             참                  참 
                 참            거짓                거짓 
                거짓            참                  참 
                거짓           거짓                 참 

이 표는 전건이 거짓이거나 또는 후건이 참일 경우 그 조건문은 참이라고 말하는 것에 의해 요약될 수 있다. 
   부정의 진리함수적 의미는 다음의 표에 의해 주어진다 :

                     p            p가 아니다

                     참            거짓 
                    거짓            참 

이 표는 원래 문장이 참일 때 그 부정 문장은 거짓이고, 원래 문장이 거짓일 때 그 부정 문장은 참이라고 말하는 것에 의해 요약될 수 있다. 
   일상어의 "또는(or)", "그리고(and)" 그리고 "일 경우 그리고 오직 그 경우에만(if and only if)"에 의해 표현되는 연결사들도 역시 진리함수적으로 정의될 수 있고, 이에 의해 일상어 논증의 많은 부분이 진리함수적 용어들을 이용하여 분석될 수 있다. 우리는 몇몇 흔한 진리함수적 논증 형식을 도입하고, 그 후 타당성이 진리함수적 연결사에 의존하는 어떤 논증 형식에 대해서도, 그것의 타당성과 부당성을 결정하는 일반적인 방법을 제시할 것이다. 
   "진리함수적 논리", "문장 논리" 또는 "명제 논리"로 불려지는 이러한 논리 영역은 두 개의 중요한 원리에 기초해 있다는 것을 지적하는 것은 유용할 것이다. 
    
        1. 모든 문장은 참이거나 거짓이다. 
        2. 어떠한 문장도 참이면서 거짓인 것은 아니다. 

첫 번째 원리는 때때로 "배중율"이라고 불려진다; 두 번째 원리는 "모순율"이라고 불려진다. 첫 번째 원리는 "비가 온다"와 같은 문장이 참이거나 거짓이라는 것을 보장한다; 두 번째 원리는 문장 "비가 온다"가 동시에 참이면서 거짓일 수 없다는 것을 보장한다. 이러한 원리들은 발화의 특정 맥락에서 문장에 적용된다고 이해되어야 한다. 예를 들면 "비가 온다"는 발언은 특정 시간과 장소가 묵시적으로 전제된 것으로 이해되어야 한다. 이것이 명시적으로 쓰여진다면, 그 문장은 "2000년 1월 1일, 뉴욕 워싱턴 광장에 비가 온다"와 같은 것이다. 분명히 "비가 온다"는 문장은 비가 오는 시간과 장소에 적용될 때 참이고, 비가 오지 않는 시간과 장소에 적용될 때 거짓이다. 그러나 그 문장이 특정 시간이나 장소를 언급하는 것으로 이해될 때, 그 원리들이 적용된다. 어떤 문장들(보편 문장들)은 모든 시간과 모든 장소를 언급하는 것으로 이해된다("모든 인간은 죽는다"). 적절하게 이해될 때, 배중율과 모순율은 충분히 뚜렷하고, 이 논리 연구에서 우리는 그것들을 받아들일 것이다. 

1. 가언 삼단논법 

   가언 삼단논법은 두 개의 조건문 전제들과 하나의 조건문 결론을 가진다. 다음의 논증은 가언 삼단논법의 한 예이다. 

         만약 인플레이션이 통제될 수 있다면, 사업체들은 확장될 것이다. 
         만약 사업체들이 확장된다면, 실업자가 줄 것이다. 
     ---------------------------------------------------------------
         만약 인플레이션이 통제될 수 있다면, 실업자가 줄 것이다. 

   6장에서 논의된 조건 논증에서처럼, 가언 삼단논법의 조건 문장들은 실질 조건문(material conditional)으로서 다루어진다. 연결사 "만약...이라면"은 전건이 참이고, 후건이 거짓인 경우에만 거짓인 복합 문장을 산출한다. 우리는 "p", "q", "r"을 전제들과 결론 속에 포함된 전건이나 후건을 나타내는 것으로, 그리고 동일한 단순 문장에 동일한 문자를 사용하는 것에 의해, 이러한 논증 형식을 표현할 수 있다 :

                       만약 p 이면, q이다. 
                       만약 q 이면, r이다. 
                    -----------------------
                       만약 p 이면, r이다. 

   이러한 논증 형식이 부당하기 위해서는, 두 개의 전제들이 참이면서, 결론이 거짓이라는 것이 가능해야 한다. 그러나 결론이 거짓일 수 있는 유일한 방식은 p가 참이고 r이 거짓일 경우이기 때문에, 이것은 불가능하다. p가 참이라면, 첫 번째 전제가 참이기 위해 q는 또한 참이어야 한다. 두 번째 전제가 참인 전건 q를 가진다면, 그것의 후건 r은 참임에 틀림없다. 그렇지 않다면, 그 전제는 참이 아닐 것이다. 
   달리 말해서, p가 참이라면, 이 논증 형식이 부당하기 위해 "r"로 표현되는 문장이 결론에서 "거짓"으로 분류되어야 하고 두 번째 전제에서 "참"으로 분류되어야 할 것이다. 그러나 어떤 문장도 동시에 참이면서 거짓일 수 없다. 그래서 이 논증 형식은 타당하다. 조금 전에 제시한 일상어 논증은 이러한 타당한 형식의 한 사례이고, 따라서 그것은 타당한 논증이다. 타당성의 증명을 제공할 때, 우리는 이러한 일반적인 절차를 따를 것이다: 전제들이 참이고 결론이 거짓이 되도록 요소 문장들에 참과 거짓을 할당하려는 시도가 어떤 요소 문장에 모순되는 진리값을 할당하도록 이끈다는 것을 보여준다. 

2. 딜레마(Dilemmas, 양도논법)

   일상어에서 딜레마는 받아들일 수 없는 두 개의 대안 사이에서 어떤 것을 선택해야 하는 상황을 언급하기 위해 종종 사용된다 ("형래는 딜레마에 빠졌다: 그는 주말의 파티를 포기하던가, 다음 주 중간 시험에 실패하던가이다"). "양도논법"이라고도 불리는 용어 "딜레마"의 원래 의미는 두 대안 사이의 선택을 진술하는 전제를 가지는 논증 형식을 의미한다. 딜레마에 빠져 있는 형래와 같은 어떤 사람은 다음과 같은 종류의 논증에 종종 직면하기 때문에, 그 두 개의 의미는 서로 관련되어 있다. 

       만약 내가 주말의 파티에 간다면, 나는 중간 시험에 실패할 것이다. 
       만약 내가 주말에 공부한다면, 나는 즐거운 시간을 보낼 어떤 기회를 놓칠 것이다.
       나는 이번 주말에 파티에 참석하거나, 공부할 것이다. 
      ---------------------------------------------------------------------------------
       나는 중간 시험에 실패하던가, 또는 즐거운 시간을 보낼 어떤 기회를 놓칠 것이다. 

   이 논증은 타당하다. (어떤 논증이 타당하기 위해, 전제들이 반드시 참일 필요는 없다는 것을 기억해라. 만약 그 논증이 참인 전제들과 거짓인 결론을 가지는 것이 불가능하다면, 그 논증은 타당하다.)
   당신은 아마도 이 논증이 "전건긍정법" 형식을 가지는 논증과 유사하지만, 다소 더 복잡하다는 것에 주목할 수 있을 것이다. 구성적 딜레마라 불리는 이러한 딜레마 형식에는 두 개의 조건문 전제들이 있다. 세 번째 전제는 그 전건들 중 하나나 다른 하나가 참이라는 것을 말하고 있고, 결론은 그 후건들 중 하나나 다른 하나가 참이라는 것을 말하고 있다. 단순 문장을 표현하는 문자들을 사용하여, 이러한 논증 형식은 다음과 같이 기호화될 수 있다:

                    만약 p 이면, q. 
                    만약 r 이면, s.
                    p 또는 r.
                   -------------------
                    q 또는 s.

   이러한 논증 형식이 타당하다는 것을 보여주기 전에, 문장 연결사 '또는'의 진리함수적 의미를 고려해볼 필요가 있다. "또는"에 의해 연결되는 복합 문장은 선언 문장이라고 불려진다. 어떤 선언 문장들은 배타적인 의미를 가지는 데, 그 경우 "또는"은 "둘 중의 하나, 그러나 둘 다는 아닌"을 의미하는 것으로 이해된다. 어떤 식당의 메뉴 판에 "수프 또는 샐러드가 음식 가격 속에 포함되어 있음"이라고 적혀있다면, 우리는 그 선언 문장을 배타적인 것으로 이해한다. 만약 당신이 수프와 샐러드 모두를 원한다면, 당신은 가외의 돈을 지불해야 한다. 
   어떤 다른 선언 문장들은 포괄적 의미를 가진다. 이러한 문장들에서, "또는"은 "둘 중의 하나, 또는 둘 다도 가능한"을 의미한다. 어떤 도로 표지가 "이 다리는 자동차 또는 트럭의 통행을 허용한다"라고 말한다면, 우리는 그 선언 문장을 포괄적인 것으로 이해한다. 따라서 일상어의 "또는"은 애매하다; 그것은 두 개의 다른 의미를 가진다. 라틴어와 같은 어떤 언어들은 "또는"의 그 두 의미에 대해 다른 두 단어가 사용된다. 
   논증 형식을 분석하는 목적을 위해서는, 그 문장 연결사의 하나의 의미만을 받아들임으로써 그것의 애매성을 제거하는 것이 바람직하다. 논리학자들은 "또는"의 포괄적 의미를 선택했다. 포괄적 "또는"의 진리함수적 의미는 다음의 표에서 주어진다. 여기서 "p"와 "q"는 어떤 두 개의 문장들을 나타낸다:  
 
                        p        q        p 또는 q

                       참       참           참 
                       참      거짓          참 
                      거짓      참           참 
                      거짓     거짓         거짓 

이 표는 그 선언 문장의 구성 요소(선언지)들의 하나 또는 둘 다가 참일 때 그 선언 문장이 참이고, 그 두 개의 선언지 모두가 거짓일 때 거짓이라고 말하는 것에 의해 요약될 수 있다.  
   이제 구성적 딜레마 논증 형식이 타당하다는 것을 알 수 있다. 왜냐하면 "만약 ...이면"과 "또는"의 이러한 진리함수적 의미가 채택될 때, 모든 전제들이 참이라면, 결론도 역시 참임에 틀림없기 때문이다. 선언 문장 전제("p 또는 r")가 참이기 위해, 최소한 그 선언지 중 하나가 참이어야 한다. 그때, 전건으로서 그 참인 선언지를 가지는 조건 문장 전제는, 참이기 위해, 참인 후건을 가져야 한다. 바로 이것은 전제들의 모두가 참이라면, "q또는 s"(결론)가 참이라는 것을 의미한다. 형래의 딜레마를 표현하는 일상 언어 논증은, 그것이 타당한 논증 형식의 한 사례이기 때문에, 타당하다. 
   파괴적 딜레마(destructive dilemma)라 불리는 딜레마의 다른 형식은 후건부정법(modus tollens)과 밀접히 관련되어 있다. 파괴적 딜레마의 한 사례인 일상어 논증의 예는 다음과 같다:

     만약 그 신문기자가 그의 일을 하고 있었다면, 그는 그 정치 모임에 참석했을 것이다. 
     만약 그 신문기자가 총명하다면, 그는 그 곳에서 발생한 사건을 알 수 있었을 것이다. 
     그 신문기자는 그 모임에 참석하지 않았거나, 또는 그곳에서 발생한 사건을 몰랐다. 
    --------------------------------------------------------------------------------
     그 신문기자는 그의 일을 하고 있지 않았거나, 또는 총명하지 않다. 

   이 논증 형식은 아래와 같이 표현된다:

                    만약 p이면, q.
                    만약 r이면, s.
                    q가 아니거나 또는 s가 아니다. 
                   --------------------------------
                    p가 아니거나, 또는 r이 아니다.   

   이 논증 형식은 타당하다. (앞에서 제시된 구성적 딜레마의 분석과 유사한 방식으로 이 형식을 분석한다면, 이 논증 형식이 타당하다는 것을 확신할 수 있을 것이다.)
   딜레마 논증 형식의 몇 가지 변형들이 있다. 조건 문장들 중 하나의 전건이 다른 조건 문장의 전건의 부정이고, 선언 문장 전제는 "p 또는 p가 아니다"의 형식을 가진다. 이것이 성립할 때, 그 선언 문장 전제는 명백히 참이기 때문에 종종 진술되지 않는다. 많은 경우에 결론 또한 진술되지 않는다. 
   James Boswell은, 그의 Journal에서, Paoli가 결혼해야 할지 말아야 할지 결정하고자 했을 때, 그가 제시한 그러한 한 논증을 기술하고 있다:

   만약 그가 결혼한다면, 그는 사적인 일 때문에 마음이 산란하게 되고, 가족에 대한 관심으로 마음이 동요될 수 있다는 위험이 있다. 그가 결혼하지 않는다면, 그는 아내와 이이들의 다정다감한 애정을 받을 수 없으며, 그의 야망에 모든 것을 희생하게 될 것이다. 

   당신은 "p 또는 p가 아니다" 형식의 적절한 전제와 결론을 보충함으로써 Paoli의 딜레마를 완전하게 만들 수 있는가? 
   구성적 딜레마의 다른 변형 형식에서는, 두 조건 문장들이 동일한 후건을 가진다:

       만약 내가 장학금을 받는다면, 나는 학비 걱정을 할 필요가 없다. 
       만약 내가 파트-타임 일을 한다면, 나는 학비 걱정을 할 필요가 없다. 
       나는 장학금을 받거나 또는 파트-타임 일을 한다. 
      ------------------------------------------------------------------
       나는 학비 걱정을 할 필요가 없다.

   이 타당한 논증은 딜레마의 다른 특성을 보여준다. 딜레마는 선언 문장 전제에서 반드시 즐겁지 않은 대안들만을 제시할 필요는 없다. 우리는 두 개의 즐거운 대안에 직면하는 "행복한 딜레마"에 빠질 수 있다. 

3. 거짓 딜레마 

   우리가 두 개의 선택에 직면할 때, 그것의 각각의 귀결들을 살펴보고 딜레마의 한 형식을 사용하여 추론한다. 우리가 이렇게 할 때, 두 선택 이외에 다른 어떤 대안도 가능하지 않다고 생각하는 잘못을 저지르지 않도록 주의해야 한다. 예를 들면, 젊은 여성이 두 사람의 결혼 신청을 받았다고 가정하자. 구혼자 A는 매우 매력적이지만, 게으르고, 가난하다; 구혼자 B는 무디지만 부자다. 그 여성은 다음과 같은 논증을 구성할지 모른다. 

            만약 내가 A와 결혼한다면, 나는 가난할 것이다. 
            만약 내가 B와 결혼한다면, 나는 따분할 것이다. 
            나는 A와 결혼하거나, B와 결혼할 것이다. 
            그러므로, 나는 가난하거나 따분할 것이다. 

   그러나 그녀가 이러한 방식으로 추론한다면, 그녀는 거짓 딜레마를 구성한 것이다. 그녀는 어떤 구혼자와도 결혼하지 않는다는 것을 선택할 수 있다! 그녀는 또한 게으르지만 매력적인 구혼자에게 그가 열심히 일한다고 결심할 때, 그의 제안을 고려해 볼 것이라고 말하거나, 또는 부유한 구혼자에게 그의 시야를 넓히라고 설득할 수 있다. 

4. 선언 삼단논법 

선언 삼단논법에서, 전제들의 하나는 선언 문장이고 다른 전제는 그 선언지들 중 하나의 부정을 진술한다. 결론은 다른 선언지의 참을 긍정한다. 

      그 홈팀은 그 패넌트에서 승리하거나, 또는 팬들은 불만스러워 할 것이다.
      그 홈팀은 그 패넌트에서 승리하지 못할 것이다.  
     -----------------------------------------------------------------------
      팬들은 불만스러워 할 것이다. 

이 논증은 다음의 타당한 형식의 한 사례이다: 

                    p 또는 q.
                    p가 아니다.
                   -------------
                    q.

만약 첫 번째 전제가 참이라면, 그 선언지들("p", "q") 중 최소한 하나는 참임에 틀림없다. 두 번째 전제는 그러한 선언지들 중의 하나("p")가 거짓이라고 말한다. 결론은 다른 선언지("q")가 참이라고 말하는 데, 이것은 두 전제가 참이라면 반드시 그렇다. 
   선언적 삼단 논법의 한 변형 형식은 
             
                     p 또는 q.
                     q가 아니다.
                    ------------
                     p.

이다. 이 형식에서 두 번째 선언지가 두 번째 전제에서 부정되고 있고, 결론은 첫 번째 선언지의 참을 주장한다. 
   우리는 "또는"을 포괄적 의미에서 해석하기 때문에, 다음과 같은 선언 삼단논법과 유사한 논증 형식은 타당하지 않다:

                     p 또는 q.
                     p.
                   ------------
                     q가 아니다. 

"p 또는 q"는 선언지들 중의 하나가 참일 때뿐만 아니라, 두 선언지가 모두 참일 때도 참이기 때문에, 두 번째 전제에서 하나의 선언지의 참을 주장하는 것이 다른 선언지의 참을 배제하게 되는 것은 아니다. 그러나 이 논증 형식에서 결론은 다른 선언지가 거짓이라고 말하고 있다.
   그러나, 다음과 같은 일상어 논증은 타당하다:

               수미는 그 시험에 실패했거나, 또는 통과하였다. 
               수미는 그 시험에 실패했다. 
              ----------------------------------------------
               수미는 그 시험에 통과하지 못했다. 

   수미가 동일한 시험에 실패하면서 동시에 통과하는 것은 불가능하기 때문에, 이 논증에서 "또는"은 분명히 배타적으로 이해된다. 그러나 우리는 포괄적인 의미에서만 "또는"을 사용하기 때문에, 배타적인 "또는"의 의미를 표현하는 다른 방식을 발견하지 못한다면, 이 논증의 타당성을 증명하는 형식을 표현할 수 없다. 새로운 연결사를 도입함으로써 이것을 할 수 있다(이 연결사를 "eor"이라고 부르자).

                  p          q         p eor q

                 참         참           거짓 
                 참        거짓           참 
                거짓        참            참 
                거짓       거짓          거짓 

이 표는 배타적 선언 문장은 그것의 선언지 중의 하나가 참이고 다른 하나가 거짓일 때만 참이다라고 말하는 것에 의해 요약될 수 있다. 
   그러나 배타적 의미의 "또는"을 표현하기 위해, 다음과 같은 방식으로 "또는", "그리고", "아니다"를 사용하는 것이 가능하다:

                p 또는 q, 그리고 p, q 둘 다는 아니다. 

앞의 일상어 논증이 한 사례인 타당한 논증 형식은:

                p 또는 q, 그리고 p, q 둘 다는 아니다. 
                p.
              ----------------------------------------
                q가 아니다. 

이다. ("그리고"는 또 다른 중요한 진리함수적 연결사이다. 이것의 의미는 다음 절에서 논의될 것이다.)
   거짓 딜레마의 설명에서, 이 논증 형식을 가지고 추론할 때 더 많은 대안이 가능함에도 불구하고, 단지 두 개의 대안만을 제시함으로써 선택을 단순화시키는 선언 문장 전제를 고안하지 않도록 주의해야 한다고 말했다. 동일한 주의가 선언 삼단논법에도 적용된다. 예를 들면, 당신이 차를 구입하기를 원한다고 가정하자. 그 주인은 현금으로 1000달러를 원하지만, 당신은 단지 500달러밖에 없다. 당신은 다음과 같이 논증할 수 있을 것이다:

   나는 1000달러를 마련하거나 또는 그 차를 살 수 없다. 나는 1000달러를 마련할 수 없다. 그러므로 나는 그 차를 살 수 없다. 

이 논증은 형식적으로 타당하지만, 첫 번째 전제는 모든 가능한 선택들을 표현하지 않은 것 같다. 아마 당신은 500달러를 지금 지급하고 나머지는 나중에 지급할 수 있도록 그 주인을 설득할 수 있을지 모른다. 그 주인은 빨리 팔기 위해 가격을 내려 줄지도 모른다. 다른 중간 대안이 가능할 때, 단지 두 개의 극단적인 선택만이 가능하다고 생각하는 실수는 가끔 "흑백 사고의 오류"라고 불려진다. 
 

연습문제 

이 절에서 논의된 논증 형식들 중 어떤 것이 다음의 일상어 논증에 가장 잘 맞는가?

1. 순주는 형래가 자신에게 말을 걸었다는 것을 알았다면, 그와 사랑에 빠졌을 것이다. 그녀가 형래와 사랑에 빠졌다면, 정희는 낙담했을 것이다. 그래서, 순주는 형래가 자신에게 말을 걸었다는 것을 알았다면, 정희는 낙담했을 것이다.  

2. 주식 가치가 오른다면, 채권 가격은 내린다. 이자율이 오른다면, 채권 가격은 내린다. 그러므로, 주식 가치 또는 이자율이 오를 것이기 때문에, 채권 가격은 내릴 것이다. 

3. 수미는 국립 대학과 사립 대학에서 배구 장학금 제안을 받았다. 그녀는 그것들의 하나를 받아들일 것이다. 그러나 분명히 그녀는 사립 대학의 제안을 받아들이지 않을 것이다. 그러므로 그녀는 국립 대학에 갈 것이다. 

4. 논리학 과목에 통과하기 위해, 당신은 연습문제를 풀어야 한다. 학위를 받기 위해서, 당신은 논리학 과목을 통과해야 한다. 그래서 당신이 학위를 받으려 한다면, 당신은 논리 연습문제를 풀어야 한다. 

5. 그 팀이 다음 주에 승리한다면, 그들은 보울 게임에 나갈 것이다. 그 팀이 다음 주에 비긴다면, 그들은 경기 연맹 배에 승리할 것이다. 그러나 그들은 다음 주에 이기거나 또는 비길 것이다. 그래서 그들은 보올 게임에 나가던가 또는 경기 연맹 배에 승리할 것이다. 

6. 당신은 학교 도서관 기금을 위한 복권을 사던가 또는 당신은 도서관에 대해 어떤 관심도 가지지 않을 것이다. 그러나 당신은 도서관에 대해 관심이 있다. 그래서 당신은 복권을 살 것이다. 

7. 당신이 복권에 당첨된다면, 상으로 좋은 책을 받을 것이다; 당신이 복권에 당첨되지 않는다면, 당신은 학교 도서관 기금을 지원한 셈이다. 그래서 어떤 식으로든, 당신은 복권 때문에 좋은 어떤 일이 있다. 

8. 만약 내가 그 시험 대비 벼락 공부를 하기 위해 늦게 잔다면, 나는 지쳐서 그 시험을 잘 칠 수 없을 것이다. 만약 내가 벼락 공부하지 않는다면, 나는 그 교재를 읽지 않아서 잘 칠 수 없을 것이다. 그래서 나는 그 시험을 잘 칠 수 없을 것 같다. 

9. 만약 내가 학기 중에 꾸준히 공부한다면, 기말 시험 때문에 벼락 공부를 할 필요가 없을 것이다. 내가 기말 시험 때문에 벼락 공부를 할 필요가 없다면, 나는 그 시험을 잘 볼 수 있을 것이다. 그래서 내가 학기 중에 꾸준히 공부한다면, 나는 기말 시험을 잘 볼 것이다. 

10. 외계인이 미국에 착륙했거나, 외계인을 보았다고 말하는 사람들은 거짓말쟁이다. 그러나 그 사람들은 거짓말쟁이가 아니다. 그래서 외계인은 미국에 착륙했음에 틀림없다. 


Ⅱ 연결사를 기호화하기 

   우리는 타당성을 논리적 형식의 문제로 다루고 있기 때문에, 진리함수적 연결사를 표현하는 기호를 도입한다면, 형식적 분석 작업은 더 쉬워질 것이다. 이것에 의해 논증 형식을 표기하는 것이 단순하게 되고, "만약...면", "또는"과 같은 표현의 진리함수적 의미가 일상어에서의 의미보다 더 제한되어 있다는 것을 상기시키는 데 도움이 될 것이다. 한국어 표현 "만약...면"은 다양한 의미를 가지지만, 우리는 그것을 실질 조건문 연결사로서 해석할 것이다. 유사하게 "또는"을 "약한" 또는 포괄적인 의미로 이해할 것이다. 
   다음과 같은 진리함수적 연결사에 첨가하여:

   1. Arrow(→) : 연결사 "만약...이면"은 두 문장 사이의 "→"에 의해 표현될 것이다. 
   2. Tilde(∼) : 연결사 "아니다"는 부정되는 문장 앞의 "∼"에 의해 표현될 것이다. 
   3. Wedge(∨) : 연결사 "또는"은 두 문장 사이의 "∨"에 의해 표현될 것이다. 

우리는 또한 두 문장 사이의 "·"(중간점)에 의해 표현되는 진리함수적 연결사 "그리고"를 사용할 것이다. 
   일상어에서, "존은 영화를 보러 갔고 매리는 라켓볼을 쳤다"와 같은 두 연언지를 가진 연언 문장은 단지 두 연언지가 참일 때만 참이다. 그렇지 않다면 그것은 거짓이다. 이것은 연언 문장의 논리적으로 중요한 특성이고, 다음과 같은 표에서 보여지는 "그리고"의 진리함수적 의미 전체를 표현한다. (기호 [·]은 "그리고" 대신에 사용되고, "참"은 "T"에 의해 표현되고, "거짓"은 "F"에 의해 표현된다.)

                 p          q              p·q
 
                 T          T               T
                 T          F               F
                 F          T               F
                 F          F               F

   일상어에서, "그리고" 이외의 다른 단어를 가지고 또한 연언 문장을 만들 수 있다. 다른 연언 연결사는 "또한", "그러나", "더군다나", "게다가", "반면에"이다. 때때로 우리는 문장을 연결하기 위해 세미콜론(;) 을 사용한다. 연언 문장들은 다양한 내포를 가진다. 예를 들면, "그러나"는 연결되는 두 문장 사이의 대조를 함축한다("순주는 그 선거에 이겼다 그러나 형래는 졌다"). "그리고"는 때때로 "그리고 나서"의 의미로 시간적 연속의 내포를 가지고 사용된다(봉주는 마라톤 경기를 완주했다 그리고 그 날 저녁에 춤추러 갔다"). 그러나 다른 연결사처럼, 논리학자들은 연언 연결사가 논증의 타당성에 영향을 주는 논리적 의미에 집중하면서, 이러한 미묘한 점을 무시한다. 진리표라 불리는 앞의 표는 중간점을 포함하는 문장 형식이 참이거나 거짓인 조건을 진술함으로써, 그 중간점 기호에 모호하지 않은 의미를 할당하고 있다. 
   "그리고"(중간점)의 진리표 이외에, 다음과 같은 세 개의 진리표는 지금까지 도입된 다른 진리함수적 연결사를 완전히 정의한다. 

           p    ∼p       p     q     p → q       p    q     p ∨ q

           T     F       T     T       T         T    T        T
           F     T       T     F        F         T    F        T
                          F     T        T         F    T        T
                          F     F        T         F    F         F   

   부정(∼)은 두 문장을 연결하지 않기 때문에, 그것을 연결사로 여기는 것은 다소 특이하다. 그러나 대부분의 점에서 부정은 다른 연결사들과 유사하다. 부정은 "단항" 연결사라 불려진다; 다른 것들은 "이항" 연결사들이다. 모든 부정 문장은 다른 문장(부정된 문장)을 포함하고 있어서, 부정 문장은 "복합 문장"의 정의에 잘 맞는다. 
   또 다른 하나의 진리함수적 연결사(실질 쌍조건문)를 정의하는 것이 편리할 것이다. 일상어에서, 이 연결사의 의미와 가장 가까운 표현은 "경우 그리고 오직 그 경우에만 if and only if"이다. 문장 "지붕이 샐 경우 그리고 오직 그 경우에만 비가 온다"는 분명히 지붕이 샌다면 비가 오고, 비가 온다면 지붕이 샌다는 것을 의미한다. 그래서, 실질 쌍조건문은 두 개의 실질 조건문의 연언과 동치이다. 여기서 그 두 개의 조건문 각각의 전건은 다른 것의 후건이고 반대도 역시 성립한다. 그렇기 때문에, 화살(arrow)과 중간점(dot)만을 사용하여 이러한 관계:"(p → q)·(q → p)"를 표현할 수 있다. 왼쪽 연언지는 "p 이면 q"를 표현하고, 오른쪽 연언지는 "오직 p인 경우에만 q"를 표현한다. 그러나 실질 쌍조건문에 의해 표현된 관계는 논증들에 흔하기 때문에 그것을 나타내기 위해 특별한 기호(이중 화살)를 사용할 필요가 있다. 실질 쌍조건문의 진리표는 다음과 같다 :

                   p         q         p ↔ q

                   T         T          T
                   T         F          F
                   F         T          F
                   F         F          T

실질 쌍조건문은 두 요소들이 모두 참일 때, 그리고 두 요소들이 모두 거짓일 때 참이다; 그렇지 않다면, 실질 쌍조건문은 거짓이다. 


Ⅲ 일상어를 기호화하기 

   타당성이 문장 사이의 진리함수적 연결사에 의존하는 일상어 논증을 분석하기 위해, 단순 문장을 가리키는 문자들("p", "q", "r", "s" 등등)과 진리함수적 연결사를 가리키는 연결사 기호("→", "·", "∨", "↔", 그리고 "∼")를 사용하여 그 논증을 기호화할 것이다. 논증들을 기호화한 결과, 나타나는 표현들이 논증 형식들이다. 
   문장 형식들은 문장들을 표현하는 문자들과 연결사들을 표현하는 기호들로 구성된 기호 표현들이다. 문장 형식과 일상어 문장 사이의 관계는 논증 형식과 일상어 논증들 사이의 관계와 유사하다. 
   세 개 이상의 단순 문장들을 포함하는 일상어 문장들을 기호화하기 전에, 우리의 기호 체계의 마지막 특징인 구두점 표현이 도입된다. 구두점은 이러한 문장들에서 애매함을 피하기 위해 필요하다. 일상어에서 다양한 구두점 표현(콤마, 대시, 세미콜론)은 애매함을 피하는 데 도움이 된다. 우리의 논리 기호 체계는 단지 구두점의 한 형식-괄호-만 가진다. 여기서의 괄호 사용은 산수나 대수학에서 사용되는 것과 유사하다. 
   예를 들면, 표현 
         
                     7 + 5 × 3

은, 7이 5에 더해지고 나서 그 수에 3이 곱해진 값인지, 혹은 7이 5와 3의 곱에 더해진 값인지 애매하다. 그 표현이 다음과 같이 쓰여졌을 때, 

(1)                  7 + (5 × 3)

그 값은 분명히 22이다. 그 표현이 다음과 같이 쓰여졌을 때, 

(2)                  (7 + 5) × 3

그 값은 36이다. 괄호는 우리에게 어떤 표현들이 함께 속하는지, 어떤 산수 연산을 먼저 해야하는지 우리에게 말해준다. 한 표현에 대한 산수 값을 결정하기 위해, 우리는 괄호 안에 있는 연산을 먼저 하고, 마지막에 주 연결사가 가리키는 연산을 나중에 한다. 괄호는 표현 (1)에 있는 덧셈 기호와 표현 (2)에 있는 곱셈 기호가 주 연결사라는 것을 나타내기 위해 사용된다. 유사한 방식으로, 괄호는 제시된 문장형식의 주 연결사를 알려줌으로써, 조건 문장 형식인지, 선언 문장 형식인지, 연언 문장 형식인지, 쌍조건 문장 형식인지 혹은 부정 문장 형식인지를 말해준다.
   다음과 같은 예들은 괄호가 일상 문장을 형식 문장으로 번역할 때 어떻게 사용되는지를 보여준다. 

    1. 형래는 그 경주에 이겼고 상금이 크거나, 혹은 그의 후원자들이 즐겁지 않을 것이다.

                 p : 형래는 그 경주에서 이겼다. 
                 q : 그 상금은 크다. 
                 r : 그의 후원자들은 즐거울 것이다. 

(1)              (p·q) ∨ ∼r

콤마는 우리가 그 문장을 다음과 같은 방식으로 이해하지 않게 한다:

(2)              p·(q ∨ ∼r)   (잘못된 번역)

   산수 예에서처럼, 괄호 위치의 차이는 복합 문장에 할당되는 진리값에 차이를 만들 수 있다. "p"가 거짓, "q"가 참, "r"이 거짓이라고 가정해보자. 그때 "∼r"은 참이다. (1)은 하나의 참인 선언지를 포함하는 선언 문장(그것의 주 연결사는 "∨"이다)이기 때문에, (1)은 참이다. 그러나 (2)는 연언 문장(그것의 주 연결사는 "·"이다)이고 첫 번째 연언지("p")가 거짓이다. 그러므로, 문장 문자에 대해 동일한 진리값 할당이 주어졌을 때, (2)는 거짓이다. 

    2. 비도 진눈깨비도 그 우체부의 우편 배달을 방해할 수 없지만, 이 눈보라에서는 단지 슈퍼맨만이 우편을 배달할 수 있다.  
         
           p : 비가 그 우체부의 우편 배달을 방해할 수 있다. 
           q : 진눈깨비가 그 우체부의 우편 배달을 방해할 수 있다. 
           r : 이 눈보라에서는 단지 슈퍼맨만이 우편을 배달할 수 있다. 

(∼p·∼q)·r

이 문장에서, 콤마는 주 연결사가 뒤에 나온 연언이라는 것을 나타낸다. "비도 진눈깨비도 그 우체부의 우편 배달을 방해할 수 없다"는 다음의 문장과 같은 의미를 가진다. 

(1) "비가 그 우체부의 우편 배달을 방해 할 수 없고 진눈깨비가 그 우체부의 우편 배달을 방해할 수 없다," 혹은 기호로,

                   ∼p·∼q

또 다음과 같이도 표현될 수 있다. 

(2) "비가 그 우체부의 우편 배달을 방해할 수 있거나 또는 진눈깨비가 그 우체부의 우편 배달을 방해 할 수 있다는 것은 사실이 아니다," 혹은 기호로,

                  ∼(p ∨ q)

   다음과 같은 진리 표를 검토한다면, 표현 (1)과 표현 (2)가 동치라는 것을 알 수 있다:

                                  (1)                      (2)

      p    q    ∼p    ∼q     ∼p·∼q   (p ∨ q)    ∼(p ∨ q)   
             
      T   T      F      F         F         T            F      
      T   F      F      T         F         T            F      
      F   T      T      F         F         T            F      
      F   F      T      T         T         F            T       

   모든 표준 진리표처럼, 이 진리표에서 첫 두 열들은 관련된 문장 문자들의 모든 가능한 진리값의 조합을 표현한다. 이 경우에 두 개의 문장 문자("p"와 "q")가 있다. 3번째, 4번째 열은 각각 "p"의 부정과 "q"의 부정의 진리값들을 보여준다. 5번째 열은 "∼p"와 "∼q"의 연언 문장의 진리값을 보여준다. 6번째 열은 각각의 문장 문자의 진리값들이 결합했을 때, "p ∨ q"의 진리값들을 보여준다. 7번째 열은 "∼(p ∨ q)"의 진리값들을 보여준다. 이 열의 값들은 바로 앞의 열 값들의 반대이다("∼"은 참인 문장을 거짓인 문장으로 바꾸고, 거짓인 문장을 참인 문장으로 바꾼다.) 그래서, 이 표는 문장 문자 "p"와 "q"에 어떠한 값이 할당되든 상관없이, 표현 (1)과 표현 (2)는 항상 동일한 진리값을 가진다는 것을 보여준다. 이러한 관계가 두 문장 형식 사이에 성립할 때, 그 형식들은 논리적으로 동치라고 불려진다. 
   표현 (1)과 (2)의 논리적 동치는 드 모르강의 법칙의 한 예이다. 논리학자, Augustus De Morgang(1806-1871)은 논리학의 어떤 측면들과 일반 대수학 사이의 중요한 유사성을 지적했다. 그의 이름이 붙여진 법칙들은 일상어로 다음과 같이 진술된다:

    1. 연언 문장의 부정은 연언지의 부정들의 선언과 논리적으로 동치이다. 
    2. 선언 문장의 부정은 선언지의 부정들의 연언과 논리적으로 동치이다. 
    3. 두 문장의 연언은 그 문장들의 부정들의 선언의 부정과 논리적으로 동치이다. 
    4. 두 문장의 선언은 그 문장들의 부정들의 연언의 부정과 논리적으로 동치이다. 

기호로, 그 법칙들은 더 간단히 표현된다:

    1. "∼(p·q)"는 "∼p∨∼q"와 논리적으로 동치이다. 
    2. "∼(p∨q)"는 "∼p·∼q"와 논리적으로 동치이다. 
    3. "p·q"는 "∼(∼p∨∼q)"와 논리적으로 동치이다. 
    4. "p∨q"는 "∼(∼p·∼q)"와 논리적으로 동치이다. 

연습문제 

1. 다음의 일상어 문장들을, 제시된 문장 문자와 해석을 사용하여, 그 문장들의 의미를 가장 잘 포착하는 문장 형식으로 번역하라. 필요하면, 괄호를 사용하여 애매함을 피하라. 

                      p : 논리는 쉽다. 
                      q : 논리는 재미있다. 
                      r : 기호들이 사용될 수 있다. 

    a. 논리는 재미있지만 논리는 쉽지 않다. 
    b. 기호들이 사용될 수 없다면 논리는 쉽지 않다. 
    c. 기호들이 사용될 수 있을 경우에만 논리는 재미있다. 
    d. 논리는 쉽고, 기호들이 사용될 수 있다면 논리는 재미있다. 
    e. 기호들이 사용될 수 없다면 논리는 재미있지 않다. 
    f. 기호들은 사용될 수 있거나, 또는 논리가 쉽다는 것은 사실이 아니다. 
    g. 논리가 재미있을 경우 그리고 오직 그 경우에만 논리는 쉽다. 
    h. 논리는 쉽지도 재미있지도 않다. 
    i. 기호가 사용될 수 없다는 것은 참이 아니다. 
    j. 논리가 쉽지 않을 경우 그리고 오직 그 경우에만 기호는 사용될 수 없다. 
    k. 논리는 재미있지만 쉽지 않다. 
    l. 논리는 쉽고, 게다가 그것은 재미있다. 

2. "p", "q", "r"의 앞의 해석을 사용하여, 다음의 문장 형식들을 일상 언어 문장으로 번역하여라:
      a. p·∼r
      b. ∼(p·r)
      c. ∼(q∨r)
      d. q↔∼r
      e. p·(∼r→q)
      f. (p∨q)·∼(p·q)
      g. r→(p→q)
      h. (r·p)→q
      i. q·(p↔q)
      j. (q→r)·(r→q)

3. 표현 "p↔q"와 "(p→q)·(q→p)"의 논리적 동치를 보여주는 진리표를 구성해라. 이것은 "∼(p∨q)"와 "∼p·∼q"의 논리적 동치를 보여주었던 진리표와 유사하게 4개의 행을 가지는 진리표일 것이다. "p→q"와 "q→p"의 분리된 행을 반드시 포함시켜라. 

4. 다음 문장들의 한 쌍들이 논리적 동치인지 그렇지 않은지 보여주기 위해 진리표를 구성하여라. 
     a. p→q, q→p
     b. p→∼q, ∼(p→q)
     c. p→q, ∼(p·∼q)
     d. p→q, ∼p∨q


Ⅳ. 복합 문장의 진리값을 결정하기 

복합 문장이 단순 문장들과 진리함수적 연결사들로부터 형성되고, 단순 문장의 진리값이 알려질 때, 복합 문장의 진리값은 결정될 수 있다. "p"가 참이고, "q"가 참이고, "r"이 거짓이고, "s"가 거짓이라는 것이 알려질 때, 다음 문장 형식들을 살펴보자. 

1. "r→(p·q)"는 참이다. 
이 문장 형식은 전건으로서 단순 문장과 후건으로서 연언 문장을 가진 조건문이다. 이것의 전건은 거짓이기 때문에, 참인 조건문이다. 거짓인 전건을 가진 모든 조건문이 참이기 때문에, 이 경우에 후건의 진리값을 고려해 볼 필요가 없다. 
2. "(p∨r)→(q∨s)"는 참이다. 
이 문장 형식은 전건으로서 선언 문장과 후건으로서 다른 선언 문장을 가진 조건문이다. 전건은 참인 선언지("p")를 가지고, 그래서 참이다. 후건 또한 참인 선언지("q")를 가지고, 그래서 참이다. 참인 전건과 참인 후건을 가진 조건문은 참이다. 
3. "p·(r∨q)"는 참이다. 
이 문장 형식은 연언 문장 형식이다. 이것의 첫 번째 연언지는 참인 단순 문장("p")이다. 다른 연언지는 하나의 참인 선언지("q")를 가진 선언 문장이다. 그래서 이 연언 문장은 참이다. 두 참인 문장들의 연언은 참이다. 
4. "(p·r)∨s"는 거짓이다. 
이 문장 형식은 선언 문장 형식이다. 이것의 두 번째 선언지는 거짓인 단순 문장이다. 첫 번째 선언지는 하나의 거짓인 연언지("r")를 가진 연언 문장이고, 그래서 거짓이다. 따라서 이 선언 문장은 두 개의 거짓인 선언지들을 가지므로, 거짓이다. 
5. "p↔∼q"는 거짓이다. 
이 문장 형식은 실질 쌍조건문이다. 이것의 요소 문장들의 하나는 참인 단순 문장("p")이다. 이것의 다른 요소 문장은 참인 문장의 부정이어서, 거짓이다. 따라서, 이 쌍조건문의 두 요소 문장은 다른 진리값을 가지므로 거짓이다. 

   복합 문장 형식의 진리값을 결정하는 일반적인 방법은 가장 안쪽의 괄호로부터 작업하고, 주 연결사에 의해 연결된 문장들을 제일 마지막에 생각하는 것이다. 

연습 문제 
"p"는 참, "q"는 거짓, "r"은 참, 그리고 "s"는 거짓이라고 가정하자. 다음의 복합 문장 형식들 각각의 진리값은 무엇인가? 

1. p∨q
2. q∨s
3. p·(q∨∼q)
4. (p·q)∨(r·s)
5. (p·r)∨(q·s)
6. p→s
7. p→(s→r)
8. p→(r→s)
9. (p·s)→r
10. ∼(r·s)
11. r→(p→(q∨s))
12. r·(q→p)
13. ∼(r∨s)
14. q↔s
15. (q↔r)→p


Ⅴ. 논증 형식의 타당성 또는 부당성을 결정하기 

   진리함수적 연결사를 정의하기 위해 사용된 것과 유사한 진리표가 논증 형식의 타당성 혹은 부당성을 증명하기 위해 사용될 수 있다. 타당성이 기본적으로 진리함수적 연결사에 의존하는 모든 타당한 논증은 타당한 진리함수적 논증 형식의 한 사례이기 때문에, 진리표 방식은 일상어로 된 진리함수적 논증들의 타당성에 대한 간접적 테스트를 제공한다. 다음의 논증을 살펴보자:
    
  만약 원시인들이 태평양을 건너지 않았다면, 폴리네시안 유물과 남아메리카 유물 사이에 강한 유사성이 없을 것이다. 그러나 강한 유사성이 있다. 그래서 원시인들은 태평양을 건넜다. 

문장 문자 "p"와 "q"가 다음과 같이 해석된다고 가정하자. 

p: 원시인들이 태평양을 건넜다. 
q: 폴리네시안 유물과 남아메리카 유물 사이에 강한 유사성이 있다. 

그때, 이 일상어 논증은 다음의 논증 형식의 한 사례이다:

                   ∼p→∼q
                     q
                 ----------------
                     p

이 형식(따라서 일상어 논증)의 타당성을 증명하기 위해, 요소 문장 문자들(p, q)의 진리값의 모든 가능한 결합을 보여주는 4개의 행을 가진 진리표를 구성할 필요가 있다:

       (1)        (2)        (3)         (4)         (5)
   
        p         q        ∼p        ∼q       ∼p→∼q

        T        T         F          F            T
        T        F         F          T            T
        F        T         T          F            F
        F        F         T          T            T

그 문장 문자들의 처음 두 개의 열들 이외에, 그 논증의 전제 문장 형식의 열과 결론 문장 형식의 열이 있을 것이다. 전제 또는 결론 문장의 요소 문장들을 위한 부가적인 열이 있을 수 있다. (이 경우에, "∼p"와 "∼q"의 열을 가진다. 이것은, "∼p→∼q"의 진리값을 결정하기 위해 "∼p"와 "∼q" 열을 먼저 알아 볼 필요가 있기 때문이다.)
   논증 형식의 타당성 또는 부당성을 검토하기 위해, 전제 열 (5)와 (2) 그리고 결론 열 (1)을 보자. 전제들이 모두 참인 행을 보자. (첫 번째 행이 두 전제들이 모두 참인 유일한 행이다.)
이제 결론도 참인지 알기 위해, 그 행을 검토하자. 만약 전제들 모두가 참인 모든 경우에 결론도 참이라면, 그 논증 형식은 타당하다. 어떤 행에서 전제 모두가 참이지만, 결론이 거짓이라면, 그때 그 논증 형식은 타당하지 않다. 위의 논증 형식은 타당하다. 전제들 모두가 참인 유일한 행인 첫 번째 행에서, 결론 역시 참이다. 
   진리표는 전제들과 결론의 진리값의 모든 가능한 결합들을 보여주기 때문에, 진리표 검사는 그 형식의 논증이 참인 전제들과 거짓인 결론을 가지는 것이 가능한지 혹은 그렇지 않는지의 질문에 대답한다. 정의에 의해, 논증은(따라서 그 논증 형식은), 그 논증이 모두 참인 전제들과 거짓인 결론을 가지는 것이 가능하지 않다면, 타당하다. 다음의 예는 진리표 방식에 의해 검사될 수 있는 다른 일상어 논증 예이다. 

   우리가 뉴욕으로 계속 차를 몰고 간다면, 우리는 회복되기 위해 최소한 이틀을 필요로 할 것이다; 왜냐하면 우리가 뉴욕으로 계속 차를 몰고 간다면, 우리는 24시간 동안 길 위에 있을 것이고, 만약 그것이 발생한다면, 우리는 그 여행의 피로로부터 회복되기 위해 최소한 이틀을 필요로 할 것이기 때문이다.    

결론이 먼저 진술된 위 논증은 가언적 삼단 논법의 한 사례이다. 문장 문자 "p", "q", "r"이 다음과 같이 해석된다면, 

          p : 우리는 뉴욕으로 계속 차를 몰고 간다. 
          q : 우리는 24시간 동안 길 위에 있을 것이다. 
          r : 우리는 그 여행의 피곤으로부터 회복되기 위해, 최소한 이틀은 필요할 것이다. 

위 논증은 다음 형식의 한 사례이다:

                   p → q
                   q → r
                -------------
                   p → r

   이 논증은 세 개의 다른 문장 문자를 포함한다. 8행 진리표가 세 개 문자들의 모든 가능한 진리값들의 조합을 보여주기 위해 요구된다. (일반적으로 n개의 다른 문장 문자들이 있을 때, 2ⁿ행들을 가진 표가 필요하다.) 그 진리표는 문장 문자들 "p", "q", "r"을 위한 초기 3개의 열 이외에, 각각의 전제들을 위한 열들과 결론을 위한 열을 포함한다:

          (1)      (2)      (3)      (4)      (5)      (6)

           p       q        r      p→q    q→r     p→r

           T       T       T       T       T       T
           T       T       F       T       F       F
           T       F       T       F       T       T
           T       F       F       F       T       F
           F       T       T       T       T       T
           F       T       F       T       F       T
           F       F       T       T       T       T
           F       F       F       T       T       T

   여기서, (4)열과 (5)열이 전제들의 진리값들을 보여주고, (6)열이 결론의 진리값들을 보여준다. 두 전제들이 모두 참인 행은 첫 번째, 다섯 번째, 일곱 번째, 여덟 번째 행이다. 결론은 이러한 행들에서 또한 참이다. 그러므로, 어떠한 행도 모두 참(T)인 전제들과 거짓(F)인 결론을 가지지 않는다. 이 논증 형식은 타당하고, 이 형식의 사례인 어떠한 일상어 논증도 타당하다. 
   진리표는 논증 형식의 부당성을 증명하기 위해 사용될 수도 있다. 후건 긍정(affirming the consequent)은 다음과 같은 오류(부당한) 논증 형식이다:
 
                    p → q
                    q
                  -------------
                    p

 이 논증 형식은 다음의 진리표를 가진다:

                 (1)      (2)      (3)

                  p       q       p→q

                  T       T       T
                  T       F       F
                  F       T       T
                  F       F       T

   여기서, 전제들은 (2)열과 (3)열에서 주어지고, 결론은 (1)열에서 주어진다. 다른 많은 경우에서처럼 이 진리표에서도, 초기 열들은 "이중의 일"을 한다. 한 문장 문자가 전제이거나 결론일 때, 그것을 어떤 다른 열에서 다시 반복할 필요는 없다. 세 번째 행에서, 두 전제들은 참이지만, 결론은 거짓이다. 이 표는 이런 형식의 논증이 모두 참인 전제들과 거짓인 결론을 가지는 것이 가능하기 때문에, 이 논증 형식이 부당하다는 것을 증명한다. 
   비록 진리표 방식이 한 논증 형식의 부당성을 결정적으로 증명할 수 있지만, 그러한 증명이 그 형식의 일상어 논증이 부당하다는 것을 보여주지 않는다. 모든 타당한 논증들이 타당한 진리함수적 논증들인 것은 아니기 때문에, 그 일상어 논증은 어떤 다른 타당한 논증 형식의 한 사례일 수 있다. (예를 들면, 어떤 타당한 논증 형식은 문장들 사이의 연결사가 아니라 문장 내의 연결에 의존한다.) 한 논증이 부당하다는 것을 증명하기 위해, 그 논증이 어떠한 타당한 논증 형식의 사례도 아니라는 것을 보여야 한다. 
   2장에서 논의된 모순에 의한 증명이라 불려지기도 하는, 간접 증명은 진리표 방식에 의해 다루어질 수 있다. 간접 논증에서, 그 논증을 제시하는 사람은 어떤 문장을 거짓이라 가정하고(그 문장의 부정을 전제로서 생각하고), 그 후 이 가정이 어떤 모순(분명히 거짓인 문장이거나 또는 완전히 모순인 문장)으로 귀결된다는 것을 보여주는 것에 의해, 이 문장을 증명하려고 한다. (라틴어로, 이 논증 유형은 귀류법(reductio ad absurdum)으로 불려진다: 그 가정된 전제가 모순으로 이끈다.) 타당한 논증에서 모든 전제들이 참이라면, 결론 역시 참임에 틀림없기 때문에, 분명히 거짓인 결론으로 이끄는 타당한 논증은 최소한 하나의 거짓인 전제를 반드시 포함함에 틀림없다. 
   2장에서 언급한 것처럼, 일상어에서 간접 논증의 전제로서 사용된 주장은 반대자에 의해 종종 지지되지만, 그 논증을 구성하는 사람에 의해 거부된다. 수학에서 간접 논증은 증명의 강력한 방법이다. 상위 수준의 수학을 배우는 학생들은 이 방법에 자주 마주치고, 그들이 증명하고자 하는 것의 부정을 가정하는 것은 많은 경우 증명을 구성하기 위한 편리한 출발점을 제시한다는 것을 알게된다. 
   가장 큰 소수가 없다는 것을 보여주기 위해 고안된 다음의 증명을 살펴보자. 

   가장 큰 소수(K)가 있다고 가정하자. R을 K보다 작거나 같은 모든 소수들을 곱해서 얻어진 수에 1을 더한 수(R=[2·3·5·. . .·K] + 1)라고 하자. R이 K보다 크다는 것은 분명하다. R은 K보다 작거나 같은 소수들 중 어떤 것에 의해 나누어졌을 때도 나머지로 1을 가진다. 게다가 R이 소수가 아니라면, 그때 그 수는 K보다 작거나 같은 어떠한 소수보다도 더 큰 어떤 소수에 의해 나누어진다. 그러므로, K는 가장 큰 소수가 아니다. 

이 논증 형식을 표현하기 위해, 다음과 같은 문장 문자를 사용하자:

              p : 가장 큰 소수(K)가 있다.
              q : K보다 큰 소수(R)가 있다. 

이 논증 형식의 결론은 "∼p"이다. 간접 증명법을 사용하기 위해, 결론의 부정("p")을 전제로서 가지고, p라면 그것의 귀결로서 다른 문장 "q"를 가진다는 것이 보여진다. 첨가하여, q는 귀결로서 "p"의 부정을 가진다. 논증 형식은 다음과 같이 표현될 수 있다:

                            p
                            p→q
                            q→∼p
                         ------------
                            ∼p

다음의 진리표는 이 형식이 타당하다는 것을 보여준다:

       (1)       (2)       (3)       (4)       (5)       (6)
   
        p        q       ∼p      ∼q      p→q      q→∼p
       
        T        T       F        F        T         F
        T        F       F        T        F         T
        F        T       T        F        T         T
        F        F       T        T        T         T

(1), (5), (6)열은 전제 열이고 (4)열은 결론이다. 이 진리표에서 - 우리가 지금까지 살펴본 것과 다르게 - 모든 전제들이 참이 되는 어떠한 행도 없다. 이것이 그 형식을 부당하게 할 것 같아도, 사실 이것은 타당성을 보장한다. 모든 전제들이 참이 되는 어떠한 행도 없다면, 모든 전제들이 참이고, 결론이 거짓이 되는 어떠한 행도 있을 수 없다! 전제들이 서로 모순되기 때문에, 전제들 모두가 참이 되는 어떠한 행도 없다: 최소한 전제들의 하나가 반드시 거짓이다. 이 논증의 목적은 첫 번째 전제(이것은 결론의 부정이다)가 거짓이라는 것을 보여주는 것이기 때문에, 이것에 너무 놀라지 말아야 한다. 전제들 모두가 참인 것이 불가능한 모든 논증은 타당하다. 왜냐하면, 그러한 논증들에서, 전제들이 모두 참이고 결론이 거짓이라는 것이 자동적으로 불가능하기 때문이다. 
   이 형식의 논증이 하나 이상의 전제들을 가질 때, 그 논증은 어떤 특정 전제가 거짓이라는 것을 말해줄 수는 없고, 단지 최소한 그것들 중 하나가 거짓임에 틀림없다는 것만을 보여줄 수 있다. 앞의 타당한 논증은, 다른 전제들이 문제시될 수 없기 때문에, 그 논증의 결론("가장 큰 소수는 없다")의 참을 보증한다고 말할 수 있다. 


연습문제 

1. 진리표를 사용하여, 다음 논증 형식의 타당성 또는 부당성을 결정하라. 
    a.  p·q
        p
       ∼p∨∼q
     ------------
        q

    b.  (p∨q)→(p·q)
        p·q
     ------------------
        p∨q

    c.  (p∨q)→(p·q)
        ∼(p∨q)
     -------------------
        p·q

    d.  p→q
       ∼(q∨r)
     ------------
       ∼p
  
    e.  p→q
       p→∼q
     -----------
       ∼p

    f.  p→q
       ∼p→q
      ---------
       q
    
    g.  p→(q→r)
        q→(r→s)
      -------------
        p→s

2. 문장 문자와 연결사 기호를 사용하여, 다음의 논증들을 기호화하고 그 기호화된 논증 형식들이 타당한지 부당한지 결정하기 위해 진리표를 구성해라. 
    a. 그 게임의 표가 매진되었던가 또는 그 게임이 취소되었다. 만약 그 게임의 표가 매진되었다면, 나는 그것을 볼 수 없을 것이고, 만약 그 게임이 취소되었다면, 나는 그것을 볼 수 없을 것이다. 그래서 나는 그 게임을 볼 수 없을 것이다. 

    b. 순주는 장학금을 받았거나 또는 학비를 위해 돈을 빌렸을 것이다. 그러나 그는 돈을 빌리지 않았다. 그러므로, 순주는 장학금을 받았다. 

    c. 만약 6월 2주 동안 비가 오지 않는다면, 그 정원은 메마를 것이다. 그 정원이 메마르게 된다면, 우리는 7월에 토마토를 숙성시킬 수 없을 것이다. 그래서 만약 6월 2주 동안 비가 오지 않는다면, 우리는 7월에 토마토를 숙성시킬 수 없을 것이다. 

    d. 만약 대중이 야구 같은 스포츠에 매우 관심이 있다면, 그들은 그 게임들을 보기 위해 많은 돈을 지불할 것이다. 대중은 야구 경기를 보기 위해 많은 돈을 지불한다. 그러므로 대중은 야구에 매우 흥미가 있다. 
  
    e. 프로 야구 선수는 많은 봉급을 요구할 수 있고, 대중이 그들을 매우 좋아할 때만 그들은 그렇게 할 수 있다. 그래서 대중은 프로 야구 선수를 매우 좋아한다. 

    f.  내가 새 차를 산다면, (보험료 때문에) 파산할 것이다. 그러나 내가 중고차를 산다면, (그것을 보수하는 비용 때문에) 파산할 것이다. 나는 새 차를 사던가 또는 중고차를 사야 하고, 따라서 파산할 것이다. 

3. 다음의 구절은 소포클레스의 연극 안티고네에 있는 구절이다. 안티고네는 폭군 크레온의 명령을 거역하여 그녀의 오빠를 매장하는 것을 허락했고, 사형 선고를 받았다. 그녀의 논증을 진리함수적 논증으로 재구성하고, 적절한 기호를 사용하여 그것을 번역해라:

안티고네 : 이 벌은 고통스럽지 않을 것이다. 
내가 나의 어머니의 아들을 그곳에 묻지 않고 방치할 때만, 나는 고통을 참을 수 없을 것이다. 이것을 나는 참을 수 있다.  

4. Les Liaisons Dangereuses(C. de Laclos)로부터 발췌된 다음의 논증을 진리함수적 논증으로 재구성하고, 적절한 기호를 사용하여 번역해라:

   당신은 경쟁자를 가지던가 또는 가지지 않는다. 만약 당신이 경쟁자를 가진다면, 당신이 선택되기 위해 마음에 들어야 한다 ; 만약 당신이 경쟁자를 가지지 않는다면, 경쟁자를 가질 가능성을 방지하기 위해, 마음에 들어야 한다. 어떤 경우이든, 동일한 원리에 따라야 한다: 그런데 당신은 왜 자신을 괴롭히는가? 

5. 진리함수적 연결사와 제시된 문장들의 해석을 사용하여 다음의 논증을 재구성해라:

   신에 대한 불경 법이 있는 영국에서, 기독교를 믿지 않는 것을 표현하는 것은 불법이다. 예수가 비-저항의 주제에 대해 가르쳤던 것을 가르치는 것 또한 불법이다. [그러므로] 법을 어기려 하지 않는 사람은 누구나 예수의 가르침에 따라야 한다고 말해야 하지만, 그 가르침이 무엇이었는지 말하지 말아야 한다.
                                               - 버트란트 러셀  

   p : 당신은 기독교를 믿지 않는 것을 표현한다. 
   q : 당신은 법을 어긴다. 
   r : 당신은 예수가 비-저항의 주제에 대해 가르쳤던 것을 가르친다. 
   
6. Nuclear and Public Policy로부터 발췌된 다음의 논증을 보자:

한편으로, 원자력이 안전하여 대 참사가 불가능한 경우 파산으로부터 원자력 산업을 보호하기 위한 유한 책임은 필요 없다. 또는, 다른 한편으로, 원자력이 안전하지 않아 대 참사가 가능한 경우 파산으로부터 원자력 산업을 보호하기 위한 유한 책임이 필요하다. 유한 책임이 필요하다면, 원자력 산업을 반대하는 주장이 성공적일 경우에만, 그러할 것이다. 그러나 상해가 원자력 사고의 결과라는 것이 보여질 수 있을 때에만, 그 주장은 성공적일 수 있다. 그리고 이것이 보여질 수 있다면, 원자력은 안전하지 않다. 따라서 어떠한 사람도 원자력 산업에 유한 책임이 필요하다는 것과 원자력이 안전하다는 것 둘 다를 일관적으로 주장할 수 없다. 
                                                   - K. S. Shrader-Frechette

a. 다음과 같은 문장 해석을 사용하여, 이 논증 형식을 기호로 번역해라. 
    p: 원자력은 안전하다. 
    q: 대 참사는 가능하다. 
    r: 유한 책임이 파산으로부터 원자력 산업을 보호하기 위해 필요하다. 
    s: 원자력 산업을 반대하는 주장이 성공적일 수 있다. 
    t: 상해가 원자력 사고의 결과라는 것이 보여질 수 있다. 

b. 이 논증 형식의 진리표에 몇 개의 행들이 있는가?


8. West with the Night로부터 발췌한 다음의 구절로부터, 코끼리들은 비밀 장소에서 죽는다는 결론을 가지는 진리함수적 논증을 구성할 수 있는가? 그 논증의 형식은 무엇인가? 

   코끼리들이 비밀 장소에서 죽는다는 것과, 그러한 어떠한 비밀 장소도 발견되지 않았다는 전설이 있다. 이것을 지지해주는 것으로, 코끼리가 덫에 걸리거나 총에 맞지 않았다면, 그것의 시체는 거의 발견되지 않는다는 사실이 있다. 늙은 코끼리와 죽은 코끼리는 도대체 어떻게 되는 것일까? 
                                                        - Beryl Markham


Ⅵ. 동어반복, 자기모순, 그리고 우연적 문장들

   어떤 문장들은 단순히 그것들의 진리함수적 구조 때문에 참이 된다는 흥미로운 속성을 가진다. 그러한 문장의 한 예는 "만약 눈이 온다면, 눈이 온다"이다. 이 문장은 "p→p"의 형식의 한 사례이고, 기후가 어떠하든 상관없이 분명히 참이다. 이러한 유형의 문장들은 동어반복이라 불려진다. 문장 형식이 동어반복인지 그렇지 않은지 결정하기 위해 진리표가 사용될 수 있다. 만약 어떤 문장 형식 아래의 열이 단지 T들만을 포함한다면, 그 문장 형식은 동어반복이다. 만약 어떤 문장이 동어반복 문장 형식의 한 사례라면, 그 문장은 동어반복이다. 
   어떤 동어반복 문장 형식의 진리표는 다음과 같다:

1.                   p        p→p
                    T         T
                    F         T

이 표는 p→p가 동어반복이라는 것을 보여준다. 전건과 후건이 동일한 모든 일상어 조건문은 이러한 동어반복 형식의 한 사례이다. 

2.                 p      ∼p       p∨∼p
                  T       F          T
                  F       T          T

두 개의 선언지를 가지고 그것의 하나가 다른 것의 부정인 모든 선언 일상어 문장은 이러한 동어반복 형식의 한 사례이다. 그 예들은 다음과 같다.

   a. 눈이 오거나 또는 눈이 오지 않는다.
   b. 형래가 순주를 사랑하거나 또는 형래가 순주를 사랑하지 않는다.

3.            p       q       q→p      p→(q→p)
             T       T        T          T
             T       F        T          T
             F       T        F          T
             F       F        T          T

이러한 동어반복 문장 형식의 어떤 일상어 사례는 "만약 광산에 금이 있다면, 채굴자가 금을 발견한다면 광산에 금이 있다."이다. 
   동어반복은 논리적으로 참인 문장들의 집합에 포함된다. 그것들의 참은 논리적 형식의 문제일 뿐 세계에 사물들이 어떻게 있는가에 관한 문제가 아니다. "만약 눈이 온다면, 눈이 온다"와 같은 문장은 날씨에 대해, 또는 세계의 다른 어떤 것에 대해 전혀 아무 것도 말하지 않는다. 논리학자의 용어로 "동어반복"의 의미는 어떤 뚜렷한 또는 흥미 없는 주장을 가리키는 그 용어의 일상적 의미와 다르다. 논리적 동어반복의 공허한 혹은 비정보적인 성격 때문에, 그 두 의미는 서로 관련된다. 논리적 동어반복이 세계에 대한 어떠한 정보도 제공하지 않는다는 사실에도 불구하고 논리학자들은 흥미를 가진다. 수학적 참의 본성에 관한 하나의 일반적인 철학적 견해는 그것들이 모두 동어반복이라는 것이지만, 거의 어떠한 사람도 수학의 중요성을 부정하지 않을 것이다.
   어떤 문장들이 세계와의 관계 때문이 아니라, 논리적 구조에 의해 참인 것처럼, 어떤 다른 문장들은 그것들의 진리함수적 논리 구조에 의해 거짓이다. 이러한 문장들은 자기모순(self-contradiction)이라 불려진다. 진리표에서 자기모순 문장의 아래에 있는 열은 단지 F들만을 포함할 것이다. 자기모순 문장 형식의 분명한 예는 다음의 진리표를 가진 "p·∼p"이다:

                  p      ∼p        p·∼p

                  T       F           F
                  F       T           F

일상어 문장 "눈이 오고 그리고 눈이 오지 않는다"는 이러한 자기모순 형식의 한 사례이다. 분명히, 한 연언지의 부정을 다른 연언지로 가지는 어떤 연언 문장도 자기모순이다. 그러나, 다음과 같은 더 미묘한 자기모순 문장의 형식들이 있다. 

                 (p→q)·((q→r)·(p·∼r))

진리표를 구성하지 않고, 이것이 자기모순 문장 형식인지 분명하지 않을 수 있다. 
   문장의 참 또는 거짓이 단지 그것의 논리적 구조뿐만 아니라, 세계가 실제로 어떠한가에 의존한다면, 그 문장은 우연적 문장(contingent sentence)이라 불려진다. 이러한 문장들의 진리값은 실제의 사태에 의존하기 때문에, 그것들은 참이거나 거짓일 수 있다. 동어반복이나 자기모순이 아닌 모든 진리함수적 문장 형식은 우연적이다. 그러한 문장 형식 아래의 진리표 열에는 T와 F 둘 다 포함할 것이다. 
   다음의 중요한 관계가 논증의 진리함수적 타당성과 문장의 동어반복성 사이에 성립한다:

한 논증에 대응되는 조건문이 동어반복일 경우 그리고 오직 그 경우에만 그 논증은 진리함수적으로 타당하다. 

   논증에 대응되는 조건문은 다음의 구조적 특성을 가지는 조건문이다. 

    1. 그 조건문의 전건이 그 논증의 모든 전제들의 연언이다. 
    2. 그 조건문의 후건은 그 논증의 결론이다. 

   전건긍정법(modus ponens) 형식에 대응되는 조건문은 다음과 같다:

                       ((p→q)·p)→q

   가언적 삼단논법 형식에 대응되는 조건문은 다음과 같다:

                       ((p→q)·(q→r))→(p→r)

연습문제 

1. 동어반복 문장을 결론으로 가진 모든 논증이 타당한 이유를 설명해라. 

2. 자기모순 문장을 전제로 가진 모든 논증이 타당한 이유를 설명해라. 

3. 전제들 모두가 동어반복 문장이고, 결론이 우연적인 문장인 어떠한 타당한 논증도 없는 이유를 설명해라. 

4. 다음의 주장은 참인가? "만약 두 개의 문장 형식이 논리적으로 동치라면, 그것들로 구성된 실질 쌍조건문은 동어반복이다." 그 이유를 설명해라. 

5. 다음의 논증 형식의 각각에 대응되는 조건문을 적어라:
     a.  p∨q
         p
       ---------
         ∼q

     b.   p→q
          p∨r
          r→∼s
          s
        ---------
          q

6. 다음 문장 형식이 동어반복인지, 자기모순인지, 우연적 문장 형식인지 보여주기 위해 진리표를 구성해라.
    a. (p→q)→(q→p)
    b. p→∼p
    c. ∼p→p
    d. q→(p∨∼q)
    e. (p→q)→(p→(p·q))

7. 일상어의 단순 문장을 표현하는 문장 문자를 사용하여, 다음의 각각을 그것의 진리함수적 구조를 가장 잘 포착하는 적절한 문장 형식으로 번역해라. 번역된 문장이 진리함수적 동어반복인지, 자기모순인지, 또는 우연적 문장인지 결정하기 위해 진리표를 사용해라. 
    a. 당신이 노력하지 않는다면, 당신은 이길 수 없다. 
    b. 비는 부자와 가난한 자 양자 모두에 떨어진다. 
    c. 당신은 어떤 것을 얻고, 어떤 것을 잃는다. 
    d. 만약 당신이 정말로 그녀를 사랑한다면, 당신은 그녀에게 그렇게 말하지 않을 것이다. 
    e. 당신은 나에게 동조하거나 또는 나에게 반대할 것이다. 


Ⅶ. 논리와 컴퓨터 : 진리함수적 논리의 적용 

   믿을 수 없는 속도로 계산을 수행하는 능력은 현대 컴퓨터의 중요한 특성이다. 컴퓨터의 속도는 그것의 전자 구성 요소에 의존한다; 컴퓨터의 계산 능력은 그것의 논리적 설계에 의존한다. 컴퓨터가 놀랄 만한 속도로 작업을 하지만, 그것이 풀고자 하는 문제가 부정, 연언, 선언과 같은 기본적인 논리적 조작에 의해 분석될 수 있을 때만, 컴퓨터는 문제를 해결할 수 있다. 
   몇 가지 선행적인 설명과 함께, 예로서 다소 원초적인 더하기 기계를 사용하여 컴퓨터의 논리적 설계에서의 진리함수적 논리의 역할을 간단히 논의할 것이다. 

1. 수의 표상

   숫자는 수를 지시하기 위해 사용하는 기호들이다. 당신은 로마 숫자 기호(Ⅰ, Ⅹ, Ⅴ, L, C, D, M)와, 아랍 숫자 기호(0, 1, 2 등)에 친숙할 것이다. 수를 지시하기 위해 사용될 수 있는 다양한 유형의 기호들과 함께, 많은 다른 숫자들의 체계가 있다. 이러한 숫자들의 체계는 수를 표시하기 위해 사용하는 상이한 숫자 기호들의 개수에 의해 구별된다. 

ⅰ. 십진법 체계 
우리 모두에게 친숙한 체계는 십진법 체계이다. 이것은 다른 10개의 기호들(0,1,2,3,4,5,6,7,8,9)을 사용한다. 영부터 구까지의 수들은 각각 하나의 숫자에 의해 표현될 수 있다. 구보다 큰 수들은 둘 이상의 숫자에 의해 표현되어야 한다. (100은 1과 같고, 101은 10과 같고, 102은 100과 같다는 것 등을 기억해라.)
   십진법 체계에서, 가장 오른 쪽의 숫자는 단위(100)의 수들을 나타낸다. 그것의 왼쪽 편에 있는 위치는 십(101)의 수들을 나타낸다. 그것의 왼쪽 편에 있는 위치는 백(102)의 수들을 나타낸다; 등등.
   예를 들어보면 다음과 같다:

   67은 6개의 십들과, 7개의 단위들을, 또는 
  
                  (6 × 101) + (7 × 100)

을 표현한다. 

   342는 3개의 백들과, 4개의 십들, 2개의 단위들을, 또는

                 (3 × 102) + (4 × 101) + (2 × 100)
을 표현한다. 

   1001은 한 개의 천과, 0개의 백과, 0개의 십과, 1개의 단위를, 또는 
         
               (1 × 103) + (0 × 102) + (0 ×101) + (1 × 100)
을 표현한다. 

   십진법은 때때로 베이스가-십인 숫자 체계(base-ten numeral system)라고 불려진다. 

ⅱ. 이진법 체계 

   때때로 베이스가-이인 숫자 체계(base-two numeral system)라고 불려지는, 이진법 체계에서는, 단지 두 개의 단위 기호(0과 1) 만이 있다. 영과 일의 수는 각각 단일한 단위 기호에 의해 표현될 수 있다. 2이상의 수들은 두개 이상의 단위 기호들에 의해 표현되어야 한다. 여기서 가장 오른쪽의 기호는 단위(20; 0제곱된 모든 수는 1과 같다)들의 수를 표현한다. 그것 왼쪽편의 위치는 이(21)들의 수를 표현한다; 그것 왼쪽편의 위치는 사(22)의 수들을 표현한다; 등등. 몇 가지 예를 들어보면 다음과 같다:
      1001은 수 9를 표현한다. 왜냐하면, 그것은 

       (1 × 23) + (0 × 22) + (0 × 01) + (1 × 20).

을 가리키기 때문이다. 

      111은 수 7을 표현한다. 왜냐하면, 그것은

       (1 × 22) + (1 ×21) + (1 × 20).

을 가리키기 때문이다. 

   이진법은, 십진법에서 동일한 수를 표현하기 위해 필요로 하는 숫자들의 개수들보다 더 많은 개수를 요구하기 때문에, 종이와 연필을 사용하는 인간의 계산에 편리한 것은 아니다. 그러나, 어떠한 수도 각각의 체계에서 표현될 수 있다; 이진법 체계에서 구별되는 오직 2개의 기호만이 있다는 사실은 이 의미에서 어떠한 장애도 아니다. 게다가 어떤 상황에서는, 십진법 체계보다 이진법 체계를 사용하는 것이 더 편리하다. 수에 대한 정보가 전선에서 전기 자극의 연쇄로 전달된다면, 10개의 유형들보다는 (높은 전류와 낮은 전류를 사용하여) 단지 2개의 유형들로 구별하는 것이 더 단순할 것이다. 전기 자극은 매우 빨리 전달 될 수 있고, 종이와 연필을 사용하는 인간이 하는 것처럼 긴 기호들의 나열을 써내려 가야 한다는 단점이 없다. 

2. 이진법 덧셈(Binary Addition)

   이진법 덧셈은 십진법에서의 덧셈처럼 작동한다. 다음의 덧셈표에서, 줄 위의 수들은(행 p, q는) 더해지는 수들이다; 줄 아래에서, 왼쪽 기호(c)는 올라간 기호(carry digit)이고, 오른쪽 기호(s)는 더해진 기호(sum digit)이다:

               p      1      1      0      0
               q      1      0      1      0 
            -----   ----   ----   ----   ----
              cs     10     01     01     00

이 표를 요약한다면, 첫 번째 열은 1 더하기 1은 2(2진법 표기에서는 10)와 같다는 것을 말한다; 두 번째, 세 번째 열은 0 더하기 1은 1과 같다는 것을 보여준다(여기서는 올라간 기호가 0일 때도 쓰여졌지만, 그것은 생략될 수 있다); 마지막 행은 두 개의 0을 더한 결과를 보여준다. 덧셈에 대한 정보는 진리표와 유사한 형식으로 보여질 수 있다:

                  p      q      c      s
 
                  1      1      1      0
                  1      0      0      1
                  0      1      0      1
                  0      0      0      0

3. 덧셈기 만들기(Constructing an Adder)

   덧셈을 논리적 조작으로서 분석하기 위해, 우리에게 친숙한 진리함수적 연결사의 어떤 것이 c와 s의 열에 표현된 함수들을 포착하기 위해 사용될 수 있는지 살펴보아야 한다. 
   c열에서, p와 q 둘 다 높은 값(1)을 가질 때, 높은 값을 가진다; 그렇지 않다면, 그 값은 낮다(0). 우리가 1을 T로 읽고, 0을 F로 읽는다면, c에 대한 더하기 표는 논리적 연언(·)의 진리표와 정확히 같다. 
   s열을 본다면, p와 q가 동일한 값을 가질 때, s는 낮은 값(0)을 가지고, p와 q가 다른 값을 가질 때, s는 높은 값(1)을 가진다는 것을 알 수 있다. 이것은 실질 쌍조건문 연결사에 의해 표현된 것과 정확히 반대되는 상황이다. 그래서 이 s함수를 표현하는 하나의 방식은 
      
                    ∼(p ↔ q)

이다. 
이 s 함수를 표현하는 다른 방식은 

                    (p·∼q)∨(∼p·q)

이다. 

연습문제 

이러한 두 개의 형식이 논리적으로 동치라는 것을 보여주는 진리표를 구성해라. 

   이제, 물리적으로 연언, 선언, 부정의 논리적 함수들을 실현할 수 있는 전기 스위치를 가진다고 가정하자. 예를 들면:

   연언(그림 8-1을 보라) : 두 개의 입력 전선들(p, q)이 있다. 두 전선들이 높은 전류(1)를 가지고 있을 때, 그 스위치로부터 나오는 출력은 높은 전류를 가진다. 하나 또는 두 개의 입력 전선 모두가 낮은 전류(0)를 가질 때, 출력 전선도 낮은 전류를 가진다. 

                   p                           
   
{{
}}      

                   q


                             그림 8-1  연언  

   선언(그림 8-2를 보라): 이 스위치 역시 두 개의 입력 전선들과 하나의 출력 전선을 가진다. 하나의 입력 전선 또는 두 개 모두 높은 전류를 가질 때, 출력 전선은 높은 전류를 가진다. 두 개의 입력 전선 모두가 낮은 전류를 가질 때, 출력 전선은 낮은 전류를 가진다. 

                  p

                                     ∨ 

                  q


                              그림 8-2  선언 

   부정(그림 8-3을 보라): 이 스위치는 하나의 입력 전선과 하나의 출력 전선을 가진다. 이것은 입력 전선의 전류를 높은 것에서 낮은 것으로, 낮은 것에서 높은 것으로 바꾼다. 

{{
}}
{{
}} {{
}}                 p


                             그림 8-3  부정 

   이러한 유형의 스위치를 사용하여, 단순한 덧셈 기계를 만들 수 있다. 우리는 높은 전류와 낮은 전류에 의해 표현되는 수를 입력 전선 p와 q를 통해 그 기계에 입력하고, 올라간 기호(carry digit) c와 더하기 기호(sum digit) s를 표현하는 출력 전선을 가지기를 원한다. 


               p
           
               q

                         
                        그림 8-4  덧셈 기계(외적 관점)

   그림 8-4는 입력들과 출력들을 관찰 할 수 있지만, 그 기계가 어떻게 작동하는지 알 수 없기 때문에, 그 기계의 소위 "블랙 박스" 표상이라 불려진다. 
   그 기계의 내적 작동은 그림 8-5에서 표현된다. 







                      그림 8-5  덧셈 기계(내적 관점)

반 덧셈기(half adder)라 불려지는 이 단순 덧셈 기계는 원초적이다. 그것은 어떤 두 개의 단위 숫자들을 더할 수 있지만, 이전의 덧셈으로부터 올라온 숫자(carry digit)를 더할 수 없다. 완전한 덧셈기를 만들기 위해, 세 개의 숫자(p, q, 그리고 전의 덧셈으로부터 올라온 숫자 cin)에 대한 이진법 덧셈을 생각할 필요가 있다. 다음 표는 이진법 덧셈에 필요한 정보를 제공한다:

                p       q       cin       cout        s
       
                1       1        1        1         1
                1       1        0        1         0
                1       0        1        1         0
                1       0        0        0         1
                0       1        1        1         0
                0       1        0        0         1
                0       0        1        0         1
                0       0        0        0         0

이 표에서, cout은 1행, 2행, 3행, 5행에서 높은 값을 가진다(1행에서처럼, 세 개의 모든 입력들 p, q, cin이 높을 때, 또는 어떤 두 입력들이 높고 나머지 하나의 입력이 낮을 때). 2행에서, p와 q가 높고, 3행에서 p와 cin이 높고, 5행에서 q와 cin이 높다. 그래서, 우리는 cout를 p, q, cin의 다음과 같은 함수로 표현할 수 있다:

               (p·q·cin)∨(p·q·∼cin)∨(p·∼q·cin)∨(∼p·q·cin)

   유사한 추론에 의해 s를 p, q, cin의 함수로서 규정할 수 있다. 높은 값이 1, 4, 6, 7행의 s에 부여된다. 홀수(하나 또는 셋)의 구성 요소들이 높은 값을 가질 때마다, s에 높은 값이 부여된다; 그렇지 않다면 s는 낮다. 그래서 우리는 s를 다음과 같은 함수로 표현할 수 있다:

             (p·q·cin)∨(p·∼q·∼cin)∨(∼p·q·∼cin)∨(∼p·∼q·cin)

   완전한 덧셈기는 세 개의 입력 전선들과 두 개의 출력 전선들을 가질 것이다. 부정, 연언, 선언의 함수를 실현시키는 세 종류의 스위치를 사용하여, 그 덧셈기는 그림 8-6에서 보여지는 것처럼 구성될 수 있다. 













                            그림 8-6  완전한 덧셈기

   컴퓨터 설계의 많은 논리적 문제들은 지금 제시한 이 단순한 문제보다 더 복잡할 수 있지만, 그것과 유사하다. 

4. 선언 표준 형식

   선언 표준 형식(disjunctive normal form)은 선언지의 각각이 연언 문장인 그러한 선언 문장이다. 게다가, 각각의 연언 문장은 그 문장 형식 안에 나타나는 모든 문장 문자들이 정확히 한번 나타난다; 그 나타남은 부정 문장이거나 또는 부정 문장이 아니다. (위의 cout와 s에 대한 문장 형식은 선언 표준 형식이다.) 어떤 진리함수적 문장 형식에 대해서도, 그것과 논리적으로 동치인 선언 표준 형식이 있다는 것이 증명될 수 있다. 때때로 단지 세 종류의 스위치들(부정, 선언, 연언에 대한 스위치들)만을 사용하여, 컴퓨터를 설계하는 것이 바람직하다. 그 경우, 다른 연결사들을 가지는 문장 형식을 단지 "∼", "·", "∨" 만을 포함하는 문장 형식으로 번역하는 방법을 아는 것이 유용하다. 어떤 문장 형식에 대해서도, 그것과 논리적으로 동치인 선언 표준 형식을 구성하는 하나의 방법을 Lewis Carroll(Symbolic Logic)이 처음으로 제안했다:

    1. 그 문장 형식에 대한 진리표를 구성해라. 
    2. 그 문장 형식의 진리값이 T인 행들을 주목해라. 
    3. 그 문장 형식이 T의 진리값을 할당받는 각각의 행에 대해, 다음과 같은 연언 문장을 구성해라; 각각의 문장 문자가 정확히 한번 나타나고, 그 행에서 문장 문자가 F를 할당받을 경우 그리고 오직 그 경우에만 그 문장 문자의 부정이 나타난다.
    4. (단계 3에 따라서 구성된) 연언 문장들 각각을 선언지로 사용하여 하나의 선언 문장을 구성해라.   
    5. 이 선언 문장은 선언 표준 형식이고, 원래의 문장 형식과 논리적으로 동치이다. 

연습문제

1. 다음 문장 형식의 각각에 대해 논리적으로 동치인 선언 표준 형식을 구성하라:
    a.  p→q
    b.  p↔q
    c.  ∼(p→q)
    d.  p→∼q

2. 때때로 컴퓨터는 "낸드(nand)" 스위치라 불리고, 스트로크(stroke) "|"에 의해 기호화되는 한 종류의 스위치만을 가지고 디자인된다. 이 스위치는 연언의 부정을 표현한다:

            "(p | q)"는 "∼(p·q)"와 논리적으로 동치이다. 

문장들 사이의 모든 진리함수적 연결을 표현하기 위해 단지 스트로크 연결사만을 사용하는 것이 가능하다. 몇 가지 예는 다음과 같다:
    "∼p"는 "p | p"와 동일한 진리표를 가진다. 
    "p→q"는 "p | (q | q)"와 동일한 진리표를 가진다. 
    "p∨q"는 "(p | p) | (q | q)"와 동일한 진리표를 가진다. 

   단지 스트로크 연결사만을 사용하여, 다음과 논리적으로 동치인 문장 형식을 구성하라:
         a.  p·q
         b.  p↔q

3. 연결사 "∼," "·," "∨," 만을 사용하여, 두 개의 입력 전선 p와 q 그리고 하나의 출력 전선 s를 가진 "배타적 또는"의 스위치 회로를 디자인하라. 

4. 보통 많은 전등의 전선 회로는 방의 양끝에서 켜지고 꺼질 수 있게 설계되어 있다. 연언, 선언, 부정의 논리적 연결사를 사용하여, 이러한 전등을 통제하는 회로를 디자인하라. 


Ⅷ.  복습 

   8장은 진리함수적 논증들의 다양한 형식들, 일상어 논증의 논증 형식에로의 번역, 문장 문자 기호들과 연결사 기호들의 사용, 논증 형식의 타당성과 부당성을 결정하기 위한 진리표의 사용 등의 주제들을 다루었다. 일상어의 "만약...이면," "또는," "아니다," "경우 그리고 오직 그 경우에만"에 의해 표현되는 진리함수적 연결사에 대한 진리표 정의가 주어졌다. 진리함수적 구조에 의해 참이 되는 문장들(동어반복)과 그 구조에 의해 거짓이 되는 문장들(자기모순 문장)이 또한 설명되었다. 검토되는 문장 형식들과 논증 형식들에 많은 다른 문장 문자들이 나타날 때, 타당성과 동어반복의 문제를 해결하는 진리표 방식은 귀찮은 것이 될 수 있다. 논증 형식의 타당성과 부당성을 증명하고, 문장 형식이 동어반복인지, 우연적 문장 형식인지, 자기모순인지 결정하기 위한 다른 방식을 이 책의 부록1에서 제시한다. 이 방법은 5개 이상의 다른 문장 문자들이 논증 형식이나 문장 형식에 나타날 때 사용하기 더 편리하다. 8장의 마지막 절에서 진리함수적 논리의 중요한 적용(컴퓨터의 논리적 설계)을, 단순한 덧셈기의 구성을 예로 제시하면서, 논의했다. 
   이 장에서 논의된 중요한 정의들과 논증 형식들의 목록은 다음과 같다.
   논리적 연결사들의 진리표 정의들:

연언:            p        q         p·q 
   
                 T       T          T
                 T       F          F
                 F       T          F
                 F       F          F

선언:            p        q         p∨q 
   
                 T       T          T
                 T       F          T
                 F       T          T
                 F       F          F

실질 쌍조건문:   p        q        p↔q 
   
                 T       T          T
                 T       F          F
                 F       T          F
                 F       F          T

실질 조건문:     p        q         p→q      
   
                 T       T          T
                 T       F          F
                 F       T          T
                 F       F          T

부정:             p      ∼p
                  T       F
                  F       T

어떤 중요한 타당한 논증 형식들:

          구성적 딜레마:              파괴적 딜레마:
            p→q                        p→q           
            r→s                         r→s
            p∨r                       ∼q∨∼s
         ----------                 --------------
            q∨s                       ∼p∨∼r

          선언적 삼단논법:            가언적 삼단논법:
            p∨q                         p→q
            ∼p                          q→r
          -----------                --------------
             q                           p→r

   우연적 문장: 우연적 문장의 참 또는 거짓은 그 문장의 논리적 구조뿐만 아니라, 그것의 내용에 의존한다. 문장 형식은 진리표에서 그것의 열이 T와 F 둘 다를 포함한다면 우연적이다. 
   대응 조건문: 모든 논증(그리고 모든 논증 형식)은 전건이 그 논증의 모든 전제들의 연언이고 후건이 그 논증의 결론인 대응되는 조건문을 가진다. 
   거짓 딜레마; 흑백 사고의 오류: 우리가 모든 가능한 대안들을 다 고려하지 않고, 극단적인 두 경우(예를 들면, 어떤 사람이 중립적인 입장에 있을 수 있을 때 - "그는 나의 친구이거나 또는 나의 적이다")만을 생각할 때, 우리는 이 오류를 범하는 것이 된다. 우리가 딜레마와 선언 삼단논법 형식의 논증을 구성할 때, 이러한 방식으로 생각하는 경향이 종종 있다. 
   논리적 동치: 두 문장들(문장 형식들)이 항상 동일한 진리값을 가진다면, 논리적으로 동치이다. 두 문장이 논리적으로 동치라면, 그것들에 대응되는 실질 쌍조건문은 동어반복이다. 
   자기모순: 복합 일상어 문장이 그것의 내용에 관계없이 그것의 논리적 구조에 의해 거짓이라면, 그 복합 일상어 문장은 자기모순이다. 문장 형식은, 진리표에서 그것의 열이 단지 F들만을 포함한다면, 진리함수적 자기모순이다. 
   동어반복: 복합 일상어 문장이 그것의 내용에 관계없이 그것의 진리함수적 구조에 의해 참이라면, 그 복합 일상어 문장은 동어반복이다. 문장 형식은, 진리표에서 그것의 열이 단지 T들만을 포함한다면, 동어반복이다. 
   논증 형식의 타당성 또는 부당성에 대한 진리표 검사: 논증에 나타나는 각각의 다른 문장 문자들에 대한 초기 열을 가진 진리표를 구성해라. (만약 n개의 그러한 문자들이 있다면, 진리표는 2n개의 행들을 가질 것이다.) 각각의 전제들과 결론을 위한 다른 열을 구성해라. (이러한 문장 형식들의 복합적인 요소 문장들을 위한 부가적인 열들이 있을 수 있다.)
   만약 전제들의 모두가 T를 할당받고, 결론이 F를 할당받는 어떤 행이 있다면, 그 논증 형식은 타당하지 않다. 만약 그러한 행이 없다면, 그 논증 형식은 타당하다. 
   타당한 진리함수적 일상어 논증 : 일상어 논증은, 그것이 어떤 타당한 진리함수적 논증 형식의 한 사례라면, 진리함수적으로 타당하다. (타당한 논증은 어떤 부당한 논증 형식의 한 사례일 수 있다는 것을 유념하라. 일상어 논증은, 그것이 한 사례가 되는 어떠한 타당한 형식도 없을 경우에만, 부당하다.)



제9장
정언 삼단논법

Ⅰ. 서론
Ⅱ. 정언문장
1. 대당사각형(The Square of Opposition)
2. 현대의 대당사각형
Ⅲ. 표준 정언형식으로서의 일상 언어 문장 번역
1. A문장
2. E문장
3. I문장
4. O문장
Ⅳ. 벤 다이어그램을 이용한 타당성 검토
Ⅴ. 개념들의 주연(Distribution of terms)
Ⅵ. 삼단논증의 타당성 검토 규칙
1. 타당한 삼단논증이 되기 위한 세 가지 규칙
2. 타당성을 검토하기 위한 규칙들의 사용 예
Ⅶ. 삼단논증 안에서 개념들의 수 줄이기
Ⅷ. 일상어논증을 삼단논증으로 재구성하기
Ⅸ. 준삼단논법과 연환식(Quasi-Syllogism and Sorites)
Ⅹ. 요약 및 정리


Ⅰ. 서론

  연역적 타당성에 관한 앞장에서 우리는 다음과 같은 명백히 타당한 논증들의 예를 보았었다. 

    (a) 어떠한 새도 포유동물이 아니다.
       모든 박쥐는 포유동물이다.
       ------------------------------
       어떠한 새도 박쥐가 아니다.

    (b) 모든 새는 날 수 있다.
       어떤 포유동물은 날 수 없다.
       -------------------------------
       어떤 포유동물은 새가 아니다.

    (c) 모든 대통령은 정치꾼(politician)이다.
       어떤 대통령은 정치가(statesman)이다.
       ----------------------------------
       어떤 정치가는 정치꾼이다.

이러한 각각의 논증들은 '정언 삼단논법'이라 불리는 유형의 논증이다. 우리의 일상적인 대화 속에서 이와 같은 표준적인 형식으로 표현된 논증을 만나기란 그리 쉬운 일이 아니다.
  삼단논법 추론은 수많은 이유들 때문에 공부할 만한 가치가 있다. 위와 같은 논증들이 비록 완전한 형태로 자주 말해지는 것은 아니지만, 일상 생활 속에서 수행하는 우리의 추론 가운데에는 상당수 이러한 삼단논법 추론이 포함되어 있다. 우리는 어려서부터 삼단논법에 노출되어 있다. '왜(Why)'로 시작되는 아이들의 질문에 대한 답변은 종종 삼단논법 논증과 같은 것으로 구성된다. 예를 들면,

    (a) 왜 병아리는 깃털이 있어요?
       왜냐하면 그것은 새이고, 모든 새는 깃털을 갖고 있기 때문이란다. 

    (b) 모든 새가 다 날아요?
       아니, 타조는 새이긴 하지만, 그래도 날지 못한단다. 

모든 삼단논법 논증이 이 장 초두에 제시된 세 가지 경우처럼 평가 내리기에 간단한 것은 아니다. 우리가 삼단논법의 법칙들을 이해하게 된다면, 우리는 보다 더 어려운 삼단논법 논증들을 평가할 수 있을 뿐만 아니라, 그것들을 구성할 수 있게 된다. 일상적이고 잘 이해된 삼단논법 추론의 유형에 숙달되었을 때, 우리는 보다 더 어려운 유형의 추론에 접근할 수 있을 것이다. 이 장에서는 정언삼단논법의 형식들을 분석할 것이고, 아울러서 그것들의 타당성을 결정할 수 있는 두 가지 다른 방식을 소개할 것이다. 
  정언 삼단논증은 가언 삼단논증과 선언 삼단논증과 마찬가지로 두 개의 전제를 가진 논증이다. 그러나 정언 삼단논증은 진리함수 논증이 아니기 때문에 정언 삼단논증의 형식적 타당성에 접근하기 위해서는 진리표와는 다른 기술이 요구된다. 앞서 언급된 세 가지 정언 삼단논증은 모두 타당하다. 그러나 이러한 논증의 타당성은 문장 사이에서의 진리함수적 연결(connections)에 의존하는 것이 아니다. 만약 우리가 단순문장에 대해 문장 기호를 사용함으로써 이러한 논증의 구조를 나타내고자 한다면, 각각의 논증은 명백히 부당한 형식의 예가 되고 말 것이다. 

p
q
--
r

이러한 논증을 타당하게 해주는 형식을 발견하기 위해서는 문장 내부의 구조를, 즉 정언문장 속의 주어와 술어 사이의 연결을, 반드시 고려하여야만 한다. 


Ⅱ. 정언문장

  논증 (a), (b), (c)에는 문장의 네 가지 기본 유형만이 나타나 있는데, 이것들이 정언문장의 네 가지 형식이다. 만약 문자 'S'가 주어개념(주어항)을 나타내고, 문자 'P'가 술어개념(술어항)을 나타낸다면, 우리는 정언문장의 네 형식을 다음의 표준적인 방식으로 나타낼 수 있다. 

    1) 모든 S는 P이다. 
    2) 어떠한 S도 P가 아니다.
    3) 어떤 S는 P이다.
    4) 어떤 S는 P가 아니다.

정언문장의 첫 번째 유형인 "모든 S는 P이다"는 우리가 이미 익숙해져 있는 '전칭긍정 일반화(affirmative universal generalization)' 문장이다. 이 형식의 문장은 'S'개념에 의해 지칭된 집합의 모든 원소들이 'P'개념에 의해 지칭된 집합의 원소들임을 나타낸다. 동일한 것을 다른 방식으로 다음과 같이 말할 수도 있다. "주어집합이 술어 집합 안에 포함되어 있다."(정언 삼단논법의 논리학은 때로는 '집합의 논리학'으로도 불린다.) "그 대학교의 모든 3학년 학생들은 학부학생이다"라는 문장은 '그 대학교의 3학년 학생'이 주어집합을 지칭하고, '학부학생'이 술어 집합을 지칭하는 전칭긍정 일반화 문장의 한 예이다. 
  정언문장의 두 번째 유형인 "어떠한 S도 P가 아니다"는 '전칭부정 일반화' 문장이다. 이 문장 형식은 집합 S의 어떠한 원소도 집합 P의 원소가 아님을 나타낸다. 이 문장은 "주어집합과 술어 집합이 중복되지 않는다" 혹은 "주어집합과 술어 집합이 서로를 배제한다"고 해석될 수 있다. "어떠한 프로축구선수도 발레리나가 아니다"라는 문장은 '프로축구선수'가 주어이고, '발레리나'가 술어인, 전칭부정 문장이다. 
  정언문장의 세 번째 유형인 "어떤 S는 P이다"는 '특칭긍정 일반화(affirmative particular generalization)' 문장인데, 이것은 '존재긍정 일반화(affirmative existential generalization)' 문장이라 불리기도 한다. 이 문장 형식은 적어도 하나의 개별원소가 집합 S의 원소이면서 또한 집합 P의 원소임을 말한다. 동일한 것을 다른 방식으로 다음과 같이 말할 수 있다. "주어집합과 술어 집합이 중복되어서, 그것은 적어도 하나의 원소를 공유한다." "어떤 개는 갈색이다"라는 문장은 특칭긍정 일반화 문장의 한 예이다. 
  정언문장의 네 번째 유형인 "어떤 S는 P가 아니다"는 '특칭(존재)부정 일반화' 문장이다. 이 형식의 문장은 집합 S의 원소인 어떤 것(적어도 하나의 원소)이 집합 P의 원소가 아님을 나타낸다. 다시 말해서, P에서 어떠한 원소를 취하더라도 S에는 그것과 일치하지 않는 원소가 적어도 하나 있음을 의미한다. 이 대안적인 정식은 앞으로 '존재부정 일반화'의 중요한 특색을 다룰 때 매우 유용할 것이다. "어떤 개는 갈색이 아니다" 혹은 "갈색에서 어떠한 것을 취하더라도 개의 집합에는 그것과 일치하지 않는 원소가 적어도 하나 있다"는 존재부정 일반화의 예이다. 

1. 대당사각형(The Square of Opposition)
  삼단논법의 논리학은 2,300년도 더 이전에 아리스토텔레스에 의해 발전되었다. 아리스토텔레스는 타당한 논증의 원리를 형식화하기 위한 작업을 최초로 시도했으며, 그것은 상당히 성공적이어서, 그가 발전시킨 대부분의 것들은 고대에서부터 오늘날에 이르기까지 논리학 분야 안에서 꾸준히 연구되고 있다. 아리스토텔레스가 그의 업적을 이룩해 내었던 때와 비슷한 시기에 발전한 학문으로서 유클리드에 의해 발전된 기하학만이 서구의 지성사 안에서 아리스토텔레스의 위치에 필적할 만한 학문적 위치를 확고히 지켜오고 있다. 아리스토텔레스는 삼단논증의 타당성에 관한 연구에 관심을 가졌을 뿐만 아니라, 정언문장의 네 가지 유형 사이에 성립하는 다양한 관계에 관한 연구에도 지대한 관심을 기울였다. 그러한 관계는 네 가지 유형의 문장들을 그림 9-1에서 볼 수 있는 바와 같이 대당사각형 위에 배열함으로써 더욱 쉽게 고찰될 수 있다. 

[A] 모든 S는 P이다.    [E] 어떠한 S도 P가 아니다.

[Ⅰ] 어떤 S는 P이다.     [O] 어떤 S는 P가 아니다. 

그림 9-1  대당사각형

문자 A, E, I, O는 중세시대에서부터 네 유형의 정언문장을 지칭하기 위하여 사용되어 왔다. 전칭긍정을 나타내는 문자 A는 '나는 긍정한다'는 뜻의 라틴어 단어 'Affirmo'의 첫 번째 모음이며, 특칭긍정을 지칭하는 문자 I는 동일한 라틴어 단어의 두 번째 모음이다. 전칭부정 문장임을 나타내는 문자 E는 '나는 부정한다'는 뜻의 라틴어 단어 'Nego'의 첫 번째 모음이며, 특칭부정을 나타내는 문자 O는 동일한 라틴어 단어의 두 번째 모음이다. 

ⅰ. 정언문장들 사이의 관계
아리스토텔레스의 논리체계에 따르면, 정언문장의 쌍 사이에는 다음과 같은 관계가 성립한다. 
  1) A문장과 O문장은 서로 모순이고, E문장과 I문장 역시 서로 모순이다. 
  두 문장이 모순관계에 있다는 말은, 그 쌍 중의 한 문장이 참이면 다른 문장은 반드시 거짓이어야 한다는 의미이다. 만약 "모든 S는 P이다"가 참이라면, 명백히 "어떤 S는 P가 아니다"라는 것이 반드시 거짓이어야 한다. 그리고 만약 "어떤 S는 P가 아니다"가 참이라면, "모든 S는 P이다"는 반드시 거짓이어야 한다. E문장과 I문장에 관해서도 역시 마찬가지 관계가 성립한다. 만약 "어떠한 S도 P가 아니다"가 참이라면, "어떤 S는 P이다"는 반드시 거짓이어야 한다. 유사하게 "어떤 S는 P이다"가 참이라면, "어떠한 S도 P가 아니다"는 반드시 거짓이어야만 한다. 대당사각형 상에서 서로 대각선으로 마주보는 문장 형식들은 그것들이 논리적으로 서로 모순된다는 의미에서 '대당(opposite)'된다. 
  2) A문장과 E문장은 서로 반대이다. 
  두 문장이 둘 다 거짓일 수는 있어도 둘 다 참일 수는 없을 때, 그 두 문장은 서로 반대이다. "모든 개는 갈색이다"와 "어떠한 개도 갈색이 아니다"라는 문장은 반대이며, 두 문장 모두 거짓이다. "모든 축구선수는 운동선수이다"와 "어떠한 축구선수도 운동선수가 아니다"라는 문장은 반대인데, 두 번째 문장만이 거짓이다. 대당사각형의 위쪽에서 서로 마주보는 문장형식들은 그것들이 논리적으로 서로 반대된다는 의미에서 '대당'된다. 
  '모순'과 '반대'의 용어들을 정언문장이 아닌 문장 쌍에도 적용하여 사용하는 것이 적절하다. 예를 들어 다음의 두 문장 "내 하나뿐인 형은 내 하나뿐인 누나보다 몸무게가 더 나간다"와 "내 하나뿐인 누나는 내 하나뿐인 형보다 몸무게가 더 나간다"는 모두 정언문장이 아님에도 불구하고, 서로 반대이다. 두 문장 모두 거짓일 수는 있어도(만약 내 형제들의 몸무게가 정확히 같다면), 둘 다 참일 수는 없다.
  진리함수 문장형식과 관련하여, 'P'가 정언문장이건 아니건, 'P'와 '∼P'의 형식은 항상 서로 모순된 쌍이다.(우리가 문장 사이의 구조적 관계를 파악해내는 데 관심을 가지고 있을 때, 우리는 문장기호를 단순문장을 나타내기 위하여 사용했음에도 불구하고, 문장기호는 그 어떠한 문장이건 나타낼 수 있다는 것을 기억하라.) "비가 오고 있다"는 문장과 "비가 오고 있지 않다"는 문장은 명백히 모순이다. 
  비판적 사고를 함에 있어서, 모순의 문장 쌍과 반대의 문장 쌍 사이의 차이점을 명확히 아는 것은 중요한 일이다. 예를 들어, "순주는 나를 사랑하지 않아"라는 전제로부터 "순주는 나를 미워해"라고 결론짓는 것은 잘못일 것이다. "순주가 나를 미워한다"는 문장과 "순주가 나를 사랑한다"는 문장이 서로 반대임에도 불구하고, 그것들이 서로 모순인 것은 아니다. 그러므로 우리는 그것들 중의 하나가 거짓이기 때문에 나머지 하나가 반드시 참이어야만 한다고 결론지을 수는 없다. 그것들은 둘 다 거짓일 수 있다. '양립할 수 없는(incompatible)'이라는 용어는 애매하다. '양립할 수 없음'은 어떤 때는 반대를 가리키기도 하고, 어떤 때는 모순을 가리키기도 한다.  
  3) I문장과 O문장은 둘 다 거짓일 수는 없지만, 둘 다 참일 수는 있다. 
  이러한 방식으로 서로 관련되는 문장들을 소반대(subcontraries)라고 부른다. 일상어 문장 "어떤 개는 갈색이다"와 "어떤 개는 갈색이 아니다"는 소반대이며, 둘 다 참이다. "어떤 사람은 죽는다"와 "어떤 사람은 죽지 않는다"의 문장 쌍은 소반대인데, 단지 첫 번째 문장만이 참이다. 대당사각형의 아래쪽에서 마주보는 위치에 있는 문장들은, 그것들이 소반대된다는 의미에서 대당된다. 반대의 문장 쌍은 자주 모순으로 오해되는 데 반해, 소반대의 문장 쌍이 모순으로 오해되는 일은 그리 많지 않다. 이러한 소반대와 관련된 오해의 발생은 대부분 일상 언어 문장에서 부정어의 영향권 범위에 관한 혼동에서 기인한다. 예를 들어 다음의 두 문장

    (ⅰ) "엘리자베스 2세는 영국 여왕이다"
    (ⅱ) "엘리자베스 2세는 영국 여왕이 아니다"

는 모순이다. (ⅰ)문장의 동사 뒤에 '아니다'를 삽입하는 것은 '∼는 사실이 아니다(It is not the case that)'를 덧붙이는 것과 같은 동일한 논리적 힘을 가진다. 
  이와 유사하기는 하지만, 특칭일반화 문장은 (ⅰ)과 (ⅱ)의 문장과는 논리적으로 구별되며, 동사 뒤에 '아니다'를 삽입하는 것은 '∼는 사실이 아니다'를 덧붙이는 것과는 다른 논리적 힘을 갖는다. 다음의 문장 쌍을 살펴보자.

    (ⅲ) 어떤 여자들은 여왕이다. 
    (ⅳ) 어떤 여자들은 여왕이 아니다.

이러한 문장들은 서로 모순이 아니다. 이것들은 둘 다 참이며, 소반대의 관계에 있다. 
  4) I문장은 A문장의 논리적 귀결이며, O문장은 E문장의 논리적 귀결이다. (그림 9-2를 볼 것.)
  만약 모든 S가 P임이 참이라면 어떤 S가 P라고 말하는 것은 합리적인 것으로 보인다. 유사하게, 만약 "어떠한 S도 P가 아니다"가 참이라면, "어떤 S는 P가 아니다"도 반드시 참이어야만 한다. 
  A와 I문장 사이의 관계, 그리고 E와 O문장 사이의 관계는 대당사각형의 위쪽 문장들이 아래쪽 문장들을 함축하기 때문에, 소함축(subimplication)이라 불려진다. 만약 A문장이 참이라면, I문장 역시 참임에 틀림없다. 만약 E문장이 참이라면, O문장 역시 참임에 틀림없다. 

        모든 개는 벼룩 투성이이다.         어떠한 개도 벼룩 투성이가 아니다. 
                  |                                     |
                 ↓함축                                ↓함축
        어떤 개는 벼룩 투성이이다.         어떤 개는 벼룩 투성이가 아니다.   
    
                                  그림 9-2

아리스토텔레스의 대당사각형 안에서 정언문장들 사이의 관계는 그림 9-3에서 보여지는 것처럼 화살표로써 나타내질 수 있다. 

                                        반대
[A] 모든 S는 P이다. ←----------→  [E] 어떠한 S도 P가 아니다.
                         |  ↖                          ↗  |                
                         |          모순     모순           |                
                  소함축 |                                  | 소함축
                         |                                  |
                        ↓  ↙                          ↘ ↓    
               [I] 어떤 S는 P이다. ←------------→  [O] 어떤 S는 P가 아니다. 
                                        소반대       

그림 9-3  아리스토텔레스의 대당사각형

연습문제
1. 위에서 제시된 정언문장들 사이의 관계에 관한 아리스토텔레스의 설명을 이용하여 다음의 문제를 각각 정언문장으로 대답하라. 
a. "모든 바이올리니스트는 베이스 바이올리니스트이다"의 모순문장은 무엇인가?
b. "어떠한 정치꾼도 정치가가 아니다"의 반대문장은 무엇인가?
c. "어떤 정치꾼은 정치가이다"의 모순문장은 무엇인가?
d. "어떤 고양이는 페르시아 산이다"의 소반대문장은 무엇인가?
e. "모든 고양이는 페르시아 산이다"가 참이라면, 어떤 문장이 반드시 참이 되는가? 
f. "어떠한 고양이도 페르시아 산이 아니다"가 참이라면, 어떤 문장이 반드시 참이 되는가?
g. "어떤 고양이는 집에서 길들여진 고양이가 아니다"의 모순문장은 무엇인가?
h. "어떠한 축구선수도 의대 예과생이 아니다"의 모순문장은 무엇인가?
i. 어떤 문장이 "모든 의사는 부자이다"에 반대되는가?
j. "어떠한 부자도 의사가 아니다"의 소함축문장은 무엇인가?

2. 다음 각각의 문장에 대해 반대인(정언문장일 필요는 없다) 문장을 적어 보라. 
a. 캘리포니아 남부에서는 결코 비가 오지 않는다.
b. 매리 앤은 두 개의 푸른 눈을 가졌다.
c. 그의 유일한 애완동물은 개이다. 
d. 조니는 부자이다.
e. 초콜릿 디저트는 맛있다.
f. 초콜릿은 내가 가장 좋아하는 것이다. 
g. 너는 늘 숙제에 대해서 불평을 늘어놓는구나.
h. 비가 왔다하면, 억수처럼 쏟아 붓는다. 
i. 영웅 대다수가 찬미되지도 않은 채 사라져갔다.
j. 잉꼬는 기르기 쉬운 애완동물이다. 

3. 다음 각각의 문장에 대해 모순인(정언문장일 필요는 없다) 문장을 적어 보라. 
a. 완두콩은 일반적으로 칼을 이용해 먹는 음식이 아니다.
b. 당근은 오렌지 색이다.
c. 야구는 축구보다 덜 재미있다.
d. 모든 장미는 가시를 가지고 있다.
e. 울타리 너머의 풀들은 항상 푸르다.
f. 이 영화는 범죄자를 미화한다.
g. 매리 스튜어트는 스코트랜드를 지배했던 유일한 여왕이다. 

ⅱ. 존재 함축(Existential Import)
  전칭문장("모든 S는 P이다", "어떠한 S도 P가 아니다")과 특칭문장("어떤 S는 P이다", "어떤 S는 P가 아니다") 사이의 표면적인 유사성에도 불구하고, 그 문장들의 논리적 구조는 뚜렷이 구분되어지는 것이다. 현대 논리학자들은 전칭문장이 조건문적 구조를 가지고 있다고 이해한다. "만약 어떤 것이 S이면, 그것은 P이다", "만약 어떤 것이 S이면, 그것은 P가 아니다." 대조적으로 특칭문장은 어떤 개별자가 어떤 속성을 가지고 있음(부정인 경우에는, 속성을 결핍하고 있음)을 주장하는 문장이다. "S인 어떤 것이 P이기도 하다", "S인 어떤 것이 P가 아니다." 특칭문장의 구조는 조건적이기보다는 문법적인 연언을 닮았다. 
  정언문장의 A, E 형식에 있어서 논리적으로 중요한 특색은, 우리가 주어 집합 안에 어떠한 원소도 없다는 것을 인지하고 있을 때도, 일상어 안에서 종종 전칭 일반화를 사용한다는 것이다.("모든 유령은 보이지 않는다.") 우리는 또한 가끔, 주어 집합의 원소가 없을 것이라고 기대하는 경우에도 전칭 일반화를 사용한다.("기말보고서를 제출 기한에 맞추어 내지 못하는 모든 학생은 낙제점을 받을 것이다.") 우리는 이런 경우 '존재 함축을 결여하고 있다'고 말함으로써 이러한 전칭 일반화 문장의 특징을 특성화한다. 대조적으로 특칭문장은 어떤 개별자가 어떤 속성을 가지고 있다거나, 어떤 속성을 결여하고 있다는 것을 주장한다. 어느 쪽의 경우이건, 어떤 것의 존재가 이미 주장되어져 있다. 특칭문장은 존재 함축을 가진다.

2. 현대의 대당사각형
  현대논리학자들은 정언진술들 사이의 관계를 아리스토텔레스와는 다르게 바라본다. 만약 전칭 일반화가 '실질적 조건문(material conditionals)'으로 간주된다면, 그것이 참된 전건과 거짓된 후건을 가지지 않는 경우에 참된 것으로 간주될 것이다. 다른 말로 해서, 어떠한 조건문이건, 그것이 거짓된 전건을 가지고 있다면 그것은 참이다. 다음의 문장을 살펴보자. "모든 유령은 눈에 보이지 않는다." 우리가 만약 이것을 조건문의 형식으로 재서술한다면 그것은 다음과 같이 된다. "만약 어떤 것이 유령이라면, 그것은 눈에 보이지 않는다." 그러나 유령이란 것은 없으므로, 전건이 거짓이다. 따라서, 만약 우리가 이 조건문을 실질적(진리-함수적) 조건문으로 본다면, "모든 유령이 눈에 보이지 않는다"는 참이다. 그러나 동일한 종류의 추론이 "모든 유령이 눈에 보인다"라는 전칭 일반화에 적용되고, 그것 역시 거짓된 전건을 가지고 있기 때문에 참이다. 이렇게 된다면 A문장과  E문장은 둘 다 참이고, 따라서 그것들은 더 이상 서로 반대가 아니게 된다. 만약 전칭 일반화가 이러한 방식으로 실질적 조건문으로서 이해된다면, 대당사각형은 확연히 단순화되게 된다. 아리스토텔레스에 의해서 인지된, 동일한 주어개념과 술어개념을 지닌 정언문장 형식 사이의 관계들 대부분은 이제 더 이상 유지되지 못한다. 단지 정언문장 쌍 사이의 모순관계만이 서로 대각선으로 대당되며, 그것만이 그대로 남아있게 된다. 이러한 현대의 대당사각형은 그림 9-4에서 보여진다. 

[A]                      [E]
↖                  ↗
모순     모순

↙                  ↘
[I]                       [O]

그림 9-4  현대의 대당사각형

만약 전칭 일반화가 실질적 조건문으로 해석된다면:

    (A) 만약 어떤 것이 S라면, 그것은 P이다.
    (E) 만약 어떤 것이 S라면, 그것은 P가 아니다.

(S의 원소가 아무 것도 없을 때) A문장이 참으로 되는 것이 가능해지는 반면, 대응되는 I문장은 거짓이 되어버린다. 왜냐하면 I문장은 어떤 S가 P임을 주장하므로 I문장은 존재 함축을 갖기 때문이다. 유사하게, E문장이 참으로 되는 것이 가능해지는 반면, 대응되는 O문장은 거짓이 된다. 따라서 소함축의 관계는 현대적 해석 안에서 더 이상 유지되지 않는다. 게다가 S의 원소가 아무 것도 없을 때, I문장과 O문장은 둘 다 거짓일 수 없으므로, 소반대의 관계 역시 성립하지 않게 된다. 
  '유니콘'이 주어개념이고, '흰 것'이 술어개념인 다음의 네 가지 정언문장들을 살펴보자.

        A : 모든 유니콘은 하얗다.
        E : 어떠한 유니콘도 하얗지 않다.
        I : 어떤 유니콘은 하얗다.
        O : 어떤 유니콘은 하얗지 않다. 

우리는 유니콘이 존재하지 않는다는 것을 안다. 따라서 A와 E문장은 둘 다 참이며, I와 O문장은 둘 다 거짓이다. A문장은 I문장을 함축하지 않으며, E문장 역시 O문장을 함축하지 않는다. A와 E문장은 반대가 아니며, I와 O문장은 소반대가 아니다. 그러나 A와 O문장은 E와 I문장과 마찬가지로 서로 모순이다. 
  현대 논리학자들이 조건문을 실질적 조건문으로 해석하는 주된 이유는, 그렇게 하면 일률적인(uniform) 해석이 가능해진다는 편리함을 얻을 수 있기 때문이다. 이러한 해석이 지불해야 할 대가는, 순수하게 구조적인 고찰을 하기 위하여 내용(content)을 무시해야 한다는 것이다. 대당사각형 안에서 제시된 문장형식과 같은 것을 사용할 때, 우리가 주어 집합 혹은 술어 집합의 본성에 관해서는 관심을 그다지 기울이지 않는다는 의미에서, 우리는 모든 내용을 무시한다. 논리학자가 관심을 가지고 있는 것은 그 집합들 사이의 다음과 같은 관계일 뿐이다. 한 집합이 다른 집합을 포함하는가, 아니면 배제하는가? 두 개의 집합이 공통된 원소를 공유하고 있는가? 다른 집합에는 속하지 않는, 한 집합의 원소가 있는가? 우리는 이미, 논증의 타당성 혹은 부당성에 관하여 지대한 관심을 기울일 때, 문장보다는 문장형식을 사용함으로써 얻는 이득들에 익숙해져 있다. 그러나 그러한 내용의 무시는 우리로 하여금 문장 안의 개념들이 어떻게 다루어져야만 하는지에 관한 어떤 결정을 내릴 것을 요구한다. 이에 논리학자들은 전칭문장을 실질적 조건문과 유사한 방식으로 다룸으로써 포괄적인 논리체계를 제공할 수 있게 된다. 그들은 기호 논리체계를 통해서 문장 논증의 분석기술을 발전시키고, 전칭 문장을 실질적 조건문과 유사한 방식으로 다룸으로써 보다 복합적인 종류의 논증에 이 기교를 확장시킨다. 
  10장에서, 우리는 이미 소개된 바 있는 기호 논리적 기교들 중 일부를 발전시킬 것이고, 그렇게 된다면 우리는 집합 논리를 다루는 현대적 방식의 등장으로 말미암아 논리체계가 얼마나 간소해졌는가 하는 점을 볼 수 있을 것이다. 이 장 뒷부분에서 우리는, 삼단논법을 형식적으로 처리함에 있어서, 대당사각형에 관해 현대적 태도(attitude)를 채택하여 논의를 해 나갈 것이다. 그러나 그렇다고 해서 아리스토텔레스의 대당사각형이 그 중요성을 잃어버리는 것은 결코 아니다. 그것은 여전히 우리의 일상적인 대화를 이해하는 데 도움을 준다. 일상적인 대화 안에서까지 전칭문장이 실질적 조건문처럼 표준대로 해석되어지는 것은 아니기 때문이다. 
  이처럼 우리가 삼단논법의 형식적 처리에 있어서 보다 간단한 현대적 대당사각형을 사용한다 하더라도, 아리스토텔레스의 전통적 대당사각형 상의 정언문장들 사이의 관계는 여전히 평소의 일상 언어적 추론에 있어 중요한 것이다. 그러한 이유 때문에, 우리의 조심스러운 주의가 다시 요구된다. 일상적인 추론에 있어서의 논증은 종종 하나의 문장이 다른 것과 반대되거나, 다른 것에 소반대되거나, 다른 것의 소함축이라는 사실에 의존한다. 우리는 그러한 논증을 인지하고 평가해 낼 수 있어야만 한다. 


Ⅲ. 표준 정언형식으로서의 일상 언어 문장 번역

  정언문장의 네 유형 가운데 한가지 유형의 논리구조를 가지는 일상 언어 문장을 표현하는 데에는 다수의 방식이 있을 수 있고, 이것은 결코 놀라운 일이 아니다. 교묘한 언어조작을 충분히 가하면, 정언문장으로 보이지 않는 다수의 일상 언어 문장도 정언형식 중의 어느 하나에 들어맞을 수 있다. 예를 들어, 다음과 같은 문장 "비가 한번 내렸다하면 폭우이다"는 "비가 오는 모든 기간은 폭우가 쏟아지는 기간이다"로 번역될 수 있고, 이것은 다름 아닌 표준 A문장이다. 

1. A문장
  다음의 일상 언어 문장을 살펴보자. 

  1) 모든 불법 침입자들은 고소당할 사람들이다. 
  2) 불법 침입자는 고소당할 것이다. 
  3) 불법 침입하는 사람은 누구든 고소당할 것이다.
  4) 만약 어떤 사람이 불법 침입한다면, 그 사람은 고소당할 것이다.
  5) 어떠한 불법 침입자도 고소당하는 것을 피하지 못할 것이다. 
  6) 어떤 불법 침입자들이 고소당하지 않으리라는 것은 거짓이다. 
  7) 고소당하다 않을 모든 사람들은 불법 침입자들이 아니다.

이러한 모든 문장들은, 각각의 문장이 불법 침입자들의 집합이 고소당할 사람들의 집합에 포함된다는 것을 진술한다는 논리적으로 중요한 의미에서, 서로 동치(equivalent)이다. 위의 각각의 문장에 대한 다음의 언급들은 이 동치를 보다 명확하게 보여주기 위하여 기술되었다. 

1) '불법침입자들'은 주어 집합을 지칭하고, '고소당하다 사람들'은 술어 집합을 지칭한다. "모든 S는 P이다"는 A문장의 표준적인 형식이다.
2) 일상 언어 문장에 있어, 문장의 맥락이 양화사('모든', 혹은 '어떤')가 의도하는 바를 명확히 해주는 경우, 그 양화사는 종종 생략된다. 예를 들어, 문장 "고래는 포유동물이다"는 "모든 고래가 포유동물이다"로 이해될 수 있다. 그러나 "말조심해라. 애들이 곁에 있다"라는 진술에 있어 두 번째 문장은 "어떤 아이들이 곁에 있다"는 것을 의미하는 것으로 이해된다. 또한 '∼하는 사람들', '∼하는 것들'과 같은 명사어구들, 그리고 그와 유사한 표현들은 종종 술어개념에서 생략된다. 
3) 이 문장 안에서, 우리는 쉽게 '불법 침입하는 사람은 누구든'이 '모든 불법 침입자들은'과 동일한 것을 의미한다는 것을 알 수 있다. 
4) 이 문장은 A문장을 그것의 조건문적 본성을 명백히 보여주는 형식으로 번역한 표준 번역문이다. "만약 어떤 것이 S라면, 그것은 P이다."
5) 이 문장은 명백히 E형식과 동치이다. "어떠한 불법 침입자도 고발당하지 않을 사람이 아니다." 원래의 1)문장에서 '모든 ∼는'이 '어떠한 ∼도 아니다'로 바뀌었을 뿐만 아니라, 술어 '고소당하다 사람'도 '고소당하다 않을 사람'으로 바뀌었다. 대개 A문장은 다음의 두 단계를 밟아서 동치의 E문장으로 변형될 수 있다. 
a) '모든 ∼는'은 '어떠한 ∼도 아니다'로 바꾼다. 긍정문장을 부정문장으로, 혹은 부정문장을 긍정문장으로 바꾸는 것을 '정언문장의 질(quality)을 바꾼다'고 부른다. 
b) 문장의 술어개념은 그것의 여집합으로 바꾼다. 여집합이란 본래의 집합 안에 있지 않은 모든 것들의 집합이다. 예를 들어, 고양이의 여집합은 非고양이(noncats)의 집합이다. 非사람(nonmen)의 여집합은 사람의 집합이다. 여집합을 지칭하는 개념은 본래 개념의 여집합 개념(the complement)이라 불려진다. 
  정언문장의 질을 바꾸고 술어개념을 여집합 개념으로 바꾸는 과정을 '환질(obversion)'이라고 부른다. 어떠한 정언문장이건(A, E, I, O) 그 문장이 환질되었을 때, 의미에 있어 본래의 문장과 동치인 문장이 발생한다. 
6) 이 문장은 다음과 같은 O문장의 부정과 동치이다: "어떤 불법 침입자들이 고소당하다 않을 사람들인 경우는 없다." "모든 불법 침입자들은 고소당하다 사람들이다"에 모순되는 O문장은 "어떤 불법침입자들은 고소당하다 않을 사람들이다"이다. 어떤 문장의 모순이 되는 문장의 부정은 논리적으로 원래의 문장과 동치이다. 
7) 이 문장 안에서, 주어개념은 문장1) 술어개념의 여집합이고, 술어개념은 문장1) 주어개념의 여집합이다. 이러한 변환을 '이환(contraposition)'이라 부른다. A문장의 이환은 의미에 있어 원래의 문장과 동치인 A문장을 산출한다. 

  A문장에 있어 주어와 술어 사이의 관계는 그림 9-5에서 보여지듯이 A문장의 벤 다이어그램으로 나타낼 수 있다.



그림 9-5

겹쳐진 두 원들은 두 집합, 즉 Ss와 Ps를 나타낸다. 이러한 집합들은 원소를 가질 수도, 갖지 않을 수도 있다. 빗금은 어떤 지역이 비어있음을 지시하기 위하여 사용된다. 따라서 A문장의 경우, P원의 바깥쪽에 놓여있으면서 S원의 안쪽인 지역에 빗금이 그려진다. 왜냐하면, 어떠한 Ss이건(만약 어떤 것이 있다면), 그것은 반드시 P원 안에 포함되어있는 S원의 부분 안에 놓여 있어야 하기 때문이다. 

2. E문장
  다음의 일상 언어 문장을 살펴보자.

  1) 어떠한 고래도 물고기가 아니다.
  2) 고래는 물고기가 아니다.
  3) 고래인 어떠한 것도 물고기가 아니다.
  4) 오로지 非물고기만이 고래이다. 
  5) 만약 어떤 것이 고래라면, 그것은 물고기가 아니다. 
  6) 모든 고래는 非물고기이다.
  7) 어떤 고래가 물고기라는 것은 거짓이다.

이 문장들 각각은 고래의 집합과 물고기의 집합이 겹쳐지지 않는다는 것, 달리 말해서, 두 집합 모두에 속한 공통된 원소가 없다는 것을 말한다. 각각의 문장에 대한 설명은 다음과 같다. 
1) 이 문장은 표준 E형식 문장이다.  
2) 문맥상 애매하지 않을 경우 '모든'은 생략될 수 있다. 이 문장은 "모든 고래는 非물고기이다"라는 정언 A문장과 동치이다. 
3) 이 문맥 안에서 '고래인 어떠한 것도∼아닌'은 명백히 '어떠한 고래도 ∼아닌'과 동일한 의미를 갖는다.
4) "오직 非물고기만이 고래이다"는 "만약 어떤 것이 非물고기가 아니라면, 그것은 고래가 아니다"와 동일한 의미이다. 바꿔서 이것은 "만약 어떤 것이 물고기라면, 그것은 고래가 아니다"와 동치이다. 이 문장은 원래의 E문장이 말하는 것, 즉 물고기의 집합과 고래의 집합 사이에 겹쳐치는 부분이 없다는 것을 말하는 것이다.
5) 이 문장은 E문장이 자신과 동치인 조건문으로 바뀌는 표준 번역이다. "어떠한 S도 P가 아니다"는 "만약 어떤 것이 S이면, 그것은 P가 아니다"가 된다.
6) 이 문장은 E문장이 환질에 의해 자신과 동치인 A문장으로 바뀌는 표준 변형을 나타낸다. 문장의 질은 부정에서 긍정으로 변화하며, 술어개념은 그것의 여집합으로 바뀐다.
7) 이 문장은 원래 1) E문장의 모순이 되는 문장의 부정이다. 일반적으로 정언문장 "어떠한 S도 P가 아니다"는 비정언문장 "어떤 S가 P인 것은 거짓이다"와 동치이다. 

E문장은(E문장 표준 형식의 모든 일상 언어 변형들을 포함하여) 그림 9-6에서 보여지듯이 벤 다이어그램으로 나타낼 수 있다.)



그림 9-6

A문장의 벤 다이어그램과 마찬가지로 두 원은 S집합과 P집합을 표상한다. 겹쳐진 지역의 빗금은 그 지역이 비어있음을(두 집합 안에 동시에 포함되는 것이 아무 것도 없음을) 나타낸다.
  우리는 벤 다이어그램을 조사해 봄으로써, 문장형식 "어떠한 S도 P가 아니다"와 "어떠한 P도 S가 아니다"가 동치임을 분명히 알 수 있다. 이것은 문장의 의미 변화 없이 주어개념과 술어개념이 E문장 안에서 교환될 수 있다는 것을 의미한다. 이러한 변형을 '환위(conversion)'라고 부른다. 환위가 항상 의미를 보존하는 것은 아니다. 환위가 A문장에 적용되었을 때, 가령 "모든 코끼리가 포유동물이다"에 적용되었을 때 그 결과는 "모든 포유동물이 코끼리이다"인데, 그 두 문장이 동일한 것을 의미하지는 않는다는 것을 우리는 금새 알 수 있다. A문장의 벤 다이어그램을 검사해 보면 우리는 주어개념과 술어개념에 대해서 대칭이 이루어져 있지 않음을 분명히 알 수 있다. 

3. I문장
  다음의 문장들은 모두 동일한 I문장의 일상 언어 변형 문장이다.

  1) 어떤 논리학 원리는 파악하기 어려운 것이다.
  2) 어떤 논리학 원리는 파악하기 어렵다.
  3) 어떤 것이 논리학 원리이면서 파악하기 어려운 것이다.
  4) 파악하기 어려운 논리학 원리들이 있다.
  5) 어떤 논리학 원리는 파악하기 어렵지 않은 것이 아니다.
  6) 어떤 논리학 원리는 파악하기 쉽지 않다.
  7) 어떠한 논리학 원리도 파악하기 어렵지 않다는 것은 사실이 아니다.
  8) 모든 논리학 원리가 파악하기 쉽다는 것은 사실이 아니다.
  9) 파악하기 어려운 어떤 것은 논리학 원리이다.

이러한 동치문장들 중 몇몇이 아래에서 논의되었다. 독자들은 나머지 동치문장들까지 확신해야만 한다.

1) 이 문장은 표준 I형식이다.
3) 이 형식은 I문장의 연언적 본성을 뚜렷이 드러낸다.
5) I형식과 동치인 O형식은 문장의 질을 긍정에서 부정으로 바꾸고, 술어개념을 여집합으로 교체함으로써 만들어질 수 있다.(환질)
7) I문장의 모순인 E문장이 부정되었다. 그 결과로 나온 문장은 원래의 I문장과 동치이다.
9) I문장은 연언의 논리형식을 가지고 있고, 연언지의 순서가 연언의 진리와는 무관하기 때문에, "어떤 S는 P이다"와 "어떤 P는 S이다"는 동치이다. E문장 안에서와 마찬가지로, I문장 안에서도 주어개념과 술어개념은 문장의 의미 변화 없이 교환될 수 있다. 환위는 I문장 안에서 의미를 보존한다. 

  I문장의 벤 다이어그램에서도, 두 개의 겹쳐지는 원들은 집합 S와 집합 P를 나타낸다. x표시는 어떤 집합이 원소를 가지고 있다는 사실을 나타내기 위하여 사용된다. I문장은 집합 S와 집합 P가 적어도 하나의 원소를 공유하고 있다고 말하기 때문에, x표시가 그림 9-7에서 보여지는 것처럼 겹쳐진 지역 안에 위치해 있다. 



그림 9-7

4. O문장
다음의 문장들은 모두 동일한 O문장의 일상 언어 변형 문장들이다.

  1) 어떤 육상선수는 채식주의자가 아니다. 
  2) 어떤 육상선수는 非채식주의자이다.
  3) 어떤 비채식주의자는 육상선수이다.
  4) 모든 육상선수가 채식주의자인 것은 아니다.
  5) 非채식주의자인 육상선수가 있다.
  6) 어떤 非채식주의자는 非육상선수가 아니다.

이 문장들이 서로 동치가 되는 이유를 밝혀주는 원리들이 지금까지 소개되었다. 첫 번째 문장 1)은 표준 O형식이다. 두 번째 문장 2)는 1)의 환질이다. 문장 1)의 질이 부정에서 긍정으로 바뀌었고(다시 말해, O문장에서 I문장으로 바뀌었고), 술어개념이 여집합으로 바뀌었다. 문장 3)은 문장 2)의 환위로서, I문장의 주어개념과 술어개념이 교환되었다. 문장 4)는 원래의 O문장의 모순이 되는 A문장의 부정이다. 문장 5)는 O문장의 연언적 본성을 보여준다. 마지막으로, 문장 6)은 문장 1)의 이환이다. 이환은 A문장에서와 마찬가지로 O문장에서도 의미의 동일성을 유지한다. 
  다시 한번, 겹쳐진 두 원들을 사용하고, 한 집합이 어떤 원소를 가지고 있음을 보이기 위하여 x표시를 사용한다면, 그림 9-8의 벤 다이어그램은 O문장의 모든 변형 문장들을 나타낸다. 이 경우에, x표시는 P원 바깥쪽이면서 S원의 안쪽에 그려진다. 



그림 9-8

연습문제
다음의 일상 언어 문장 각각에 대해서, 원래 문장의 의미에 최대한 가까운 의미를 담아낼 수 있도록 네 가지 표준 정언형식 중 어느 한 가지 문장형식으로 고쳐라. 그리고 각각의 문장에 대해서 벤 다이어그램을 그려라. 
1) 단지 어머니만이 그를 사랑할 수 있었다.
2) 만약 학생들이 과제를 제때 해내지 못한다면, 그들은 낭패를 보게 된다.
3) 가장 지루한 구간은 집으로 가는 마지막 구간이다.
4) 태양이 축복하는 그 신부는 행복하다.
5) 3학년과 4학년을 제외하고는 아무도 입장할 수 없다.
6) 모든 사과가 빨간 것은 아니다.
7) 만약 그것이 진짜가 아니라면, 그것은 소유할 만한 가치가 없다.
8) 그 축구팀은 홈에서 항상 이긴다.
9) 가치 있는 교훈은 결코 쉽게 배워지지 않는다. 
10) 모든 좋은 춤꾼이 좋은 사람인 것은 아니다.
11) 미국 전함이 인도양에 있다.
12) 가장 쉬운 코스가 항상 가장 만족스러운 코스인 것은 아니다.
13) 남부 캘리포니아에서는 결코 비가 오지 않는다.
14) 그녀는 그녀가 가는 곳마다 햇빛을 몰고 다닌다.
15) 우주 방사선은 우리 주위에 가득 있다.
16) 이 같은 시간들이 사람들의 영혼을 제련한다.
17) 100년이 넘었을 경우에만 골동품이다.
18) 마지막 연습이 항상 최선의 연습이다. 


Ⅳ. 벤 다이어그램을 이용한 타당성 검토

  표준형식의 정언 삼단논증은 두 개의 전제와 하나의 결론을 가지고 있는 논증인데, 다음과 같은 속성을 가지고 있다.

1) 전제와 결론 모두 표준형식의 정언문장이다.
2) 논증 안에는 단지 세 개의 개념만이 나타난다. 그러한 개념들 가운데 하나는 각각의 전제 안에 한번 나타나고, 나머지 두 개념 각각은 한번은 전제들 중 하나 안에, 그리고 한번은 결론 안에 나타난다.

이러한 논증 형식을 나타낼 때, 우리는 결론의 주어개념을 지칭하기 위하여 S를 사용하고, 결론의 술어개념을 지칭하기 위하여 P를 사용하며, 두 전제 모두에서 나타나는 개념을 지칭하기 위하여 M을 사용한다.
  전제들 안에 이미 존재하지 않는 어떠한 정보도 논증의 결론에 포함되지 않을 때, 그 논증은 연역적으로 타당하다는 것을 기억하라. 만약 어떠한 새로운 정보도 결론에 나타나지 않는다면, 결론이 거짓일 경우 전제들 모두가 참이 되는 것은 불가능하다.
  우리는 이미 정언문장들 안에 포함된 정보를 어떻게 벤 다이어그램으로 나타낼 수 있는지를 살펴보았다. 벤 다이어그램은 하나의 집합이 다른 집합을 포함하는지, 아니면 배제하는지, 집합들이 공통의 원소를 공유하는지, 혹은 하나의 집합이 다른 집합 바깥쪽에 놓인 원소를 가지고 있는지의 여부를 보여줄 수 있다.(그림 9-9를 보라.)






그림 9-9

벤 다이어그램 기법을 정언 삼단논증에 적용하기 위하여, 우리는 논증 안의 세 개의 개념들 각각에 대응하는 세 개의 겹침 원들이 필요하다. 원들은 9-10에서 보여지는 바대로 표준적인 방식으로 배열되었다.



그림 9-10

삼단논증의 타당성을 검토하기 위하여, 우리는 빗금, 혹은 x표시를 이용하는데, 그것들은 전제들 안에 포함되어져 있는 정보를 표시하기 위한 것들이다. 그 다음 우리는 결론 안의 정보가 다이어그램으로부터 '읽혀질(read off)' 수 있는지의 여부를 알기 위하여 그 다이어그램을 검사한다. 만약, 전제들이 다이어그램 상에 표시된 후, 결론이 그 다이어그램으로부터 읽혀질 수 있다면 그 논증은 타당한 삼단논증이다. 만약 결론이 그 다이어그램으로부터 읽혀질 수 없다면, 그 논증은 부당한 삼단논증이다. 


(a)        모든 예민한 사람은 몽상가이다.             모든 S는 M이다.
           모든 몽상가는 시인이다.                    모든 M은 P이다.
           -----------------------------             ----------------
           모든 예민한 사람은 시인이다.               모든 S는 P이다.

이 논변에서 S는 예민한 사람들의 집합이고, P는 시인들의 집합이며, M은 몽상가들의 집합이다.
  첫 번째 전제를 그리기 위하여, 우리는 S와 M으로 이름 붙여진 두 원만을 고려한다. 첫 번째 전제는 S를 주어개념으로 가지는 A문장이다. 그러므로 우리는 그림 9-11에서 보여지는 바와 같이 원 M 바깥쪽에 놓여 있는 원 S의 모든 부분에 빗금을 친다.



그림 9-11

두 번째 전제를 그리기 위하여, 우리는 P와 M으로 이름 붙여진 두 원만을 고려한다. 두 번째 전제 역시 M을 주어개념으로 가지는 A문장이므로, 우리는 그림 9-12에서 보여지는 바와 같이 원 P 안에 놓여있지 않은 원 M의 모든 부분에 빗금을 친다. 



그림 9-12

두 전제들을 그린 후, 우리는 그 벤 다이어그램 안에서 결론을 읽어낼 수 있는지의 여부를 검사한다. 결론은 S를 주어개념으로, 그리고 P를 술어개념으로 가지는 A문장이다. 다이어그램에서, 원 P 바깥에 놓여있는 원 S 모두에는 빗금이 쳐져 있다.(원 P 안쪽에 놓여있는 일부분 역시 빗금이 쳐져 있으나, 이것은 '만약 어떤 것이 S라면 그것은 P이다'라는 문장과 충돌하지 않는다. 이것은 단지 Ps이면서 Ss인 것은 모두 Ms이기도 하다는 부가적인 정보를 제공할 뿐이다.) 따라서 우리는 벤 다이어그램으로부터 "모든 S는 P이다"라는 문장을 읽어낼 수 있고, 이 논증은 타당한 것으로 밝혀진다. 

(b)        모든 정치가는 명예로운 사람이다.           모든 S는 M이다. 
           어떤 명예로운 사람은 정치꾼이다.           어떤 M은 P이다.
           -------------------------------           ----------------
           어떤 정치가는 정치꾼이다.                  어떤 S는 P이다.




그림 9-13

그림 9-13에서, 첫 번째 전제 "모든 S는 M이다"는 원 M 바깥쪽에 놓여있는 원 S의 부분을 빗금 침으로써 그려진다.



그림 9-14

그림 9-14에서, 두 번째 전제에 포함된 정보 "어떤 M은 P이다"가 첫 번째 전제가 그려진 다이어그램에 부가되었다. 원 P와 원 M 사이의 겹쳐진 지역은 그 자체가 두 부분으로 나뉘어 있다. 그 부분들 중 하나는 원 S 안에 놓여 있고, 나머지 부분은 원 S 바깥에 놓여있다. 전제 안의 정보는 우리에게 겹쳐진 그 부분 어디인가에 원소가 있다는 것만을 말해주기 때문에, 우리는 x표시를 어느 한 지역, 혹은 다른 지역 안에 확정적으로 위치시킬 수 없다. 그 대신, 우리는 그 지역 어딘가에 원소가 있음을 지시하기 위하여, '유동 x표시(floating x)'(대시 점선으로 연결된 두 개의 x)를 사용한다. 
  그러나 우리가 결론 "어떤 S는 P이다"를 읽어내려 시도할 때, 다이어그램이 우리에게 단지 x가 S와 P의 겹쳐진 지역 안에 놓여있을 수도, 혹은 P와 M의 겹쳐진 지역이면서 S의 바깥쪽인 곳에 놓여있을 수도 있음을 말한다는 것을 우리는 알 수 있다. 따라서 우리는 전제가 그려진 다이어그램으로부터 결론을 읽어낼 수 없고, 그러므로 이 삼단논증은 부당하다. 두 전제 모두 참인 경우에, 결론이 거짓인 것도 가능하다. 

(c)        어떠한 유니콘도 검지 않다.                 어떠한 S도 M이 아니다. 
           어떤 검은 것은 개이다.                     어떤 M은 P이다.
           ----------------------------              -----------------------
           어떠한 유니콘도 개가 아니다.               어떠한 S도 P가 아니다.




그림 9-15

그림 9-15의 벤 다이어그램 안에서, 첫 번째 전제는 우리로 하여금 원 S와 원 M 사이의 겹쳐진 부분 안에 빗금을 치도록 만든다. 그리고 나서 우리는 두 번째 전제를 나타내기 위하여, 원 M과 원 P 사이의 겹쳐진 부분 안에 x를 그려 넣어야 한다. 첫 번째 전제를 그려 넣은 경우, M과 P 사이의 겹쳐있는 지역이면서 원 S 안에도 놓여있는 부분은 비어있기 때문에, 우리는 '유동 x표시'를 사용할 필요가 없다는 것을 알 수 있다. x표시는 M과 P 사이에 빗금이 쳐 있지 않은 지역 안에만 그려 넣어질 수 있다.
  우리가 이 다이어그램에서 결론을 읽어내기 위해서는, 원 S와 원 P 사이의 겹쳐진 지역에 빗금이 그어져 있어야만 했다. 그러한 경우가 아니므로, 이 삼단논증은 부당하다.

(d)        어떠한 지성인도 대식가가 아니다.           어떠한 P도 M이 아니다. 
           어떤 유명인사는 대식가이다.                어떤 S는 M이다.
           ----------------------------              -----------------------
           어떤 유명인사는 지성인이 아니다.           어떤 S는 P가 아니다.




그림 9-16

첫 번째 전제는 원 P와 원 M 사이의 겹쳐진 지역에 빗금을 침으로써 그림 9-16에서와 같이 그려진다. 두 번째 전제는 원 S와 원 M 사이의 겹쳐진 지역 안에 x표시를 함으로써 나타낼 수 있다. x표시는 이 겹쳐진 부분 가운데 빗금이 그어져있지 않은 부분 안에 위치한다. 결론이 읽혀질 수 있기 위해서는 원 P의 바깥이면서 원 S의 부분 안에 x가 있어야만 한다. 이것이 바로 그 경우이므로, 위 다이어그램은 이 삼단논증이 타당함을 보여준다. 

(e)        어떤 동물은 털복실이이다.      .           어떤 S는 M이다. 
           어떤 털복실이는 고양이이다.                어떤 M은 P이다.
           ---------------------------               ----------------
           어떤 동물은 고양이이다.                    어떤 S는 P이다.




그림 9-17

첫 번째 전제를 그리기 위하여, 우리는 S와 M 사이의 겹쳐진 부분에 x표시를 한다. 하나는 원 P 안쪽에 위치하고, 나머지 하나는 원 P 바깥쪽에 위치한다.(그림 9-17을 보라) 첫 번째 전제는 우리에게 어느 쪽에 x표시를 해야하는지 말해주지 않기 때문에, 우리는 유동 x표시를 사용해야만 한다. 두 번째 전제는 P와 M 모두에게 속하는 원소가 있다는 것을 말해줄 뿐, 그 원소가 S에 속하는 것인지의 여부는 말해주지 않는다. 그러므로 우리는 또 다른 유동 x표시를 사용해야만 한다. 결론은 "x가 S와 P 사이의 겹쳐지는 영역 안에 있음"을 요구한다. 그러나 두 x표시가 모두 유동적이기 때문에, 우리는 그 영역 안에 x가 놓여있다는 것을 보장받을 수 없다. 그러므로 그 결론이 이 다이어그램으로부터 읽혀질 수 없고, 따라서 이 삼단논증은 부당하다. 

연습문제
1. 다음 각각의 삼단논증에 대해서 (ⅰ) S, M, P개념을 구별하고 (ⅱ) 벤 다이어그램을 그려서 (ⅲ) 그 삼단논증이 타당 혹은 부당한지를 말하라. 삼단논증이 전칭전제와 특칭전제를 모두 포함하고 있을 경우, 전칭전제를 먼저 그린다면, 그림이 한결 간단해질 것이다. 그 방법을 쓰면 유동 x의 사용을 최소화할 수 있다. 
a. 모든 동물이 고통을 느낀다. 고통을 느끼는 모든 것은 사고할 수 있다. 그러므로 모든 동물은 사고할 수 있다.
b. 모든 애국자는 국수주의자이다. 어떤 국수주의자는 광신적이다. 그러므로 어떤 애국자는 광신적이다. 
c. 어떠한 선량한 사람도 동물을 학대하지 않는다. 어떤 아이들은 동물을 학대한다. 그러므로 어떤 아이들은 선량한 사람이 아니다. 
d. 어떠한 코끼리도 길들이기 쉽지 않다. 어떤 개는 길들이기 쉽지 않다. 어떤 개는 코끼리가 아니다.
e. 나쁜 소식을 가져온 모든 전령은 냉대 받는다. 나쁜 소식을 가져온 모든 전령은 벌을 받는다. 그러므로 냉대 받는 어떤 사람은 벌을 받는다. 
f. 어떤 상은 가치가 없다. 가치 없는 어떤 것을 가지면 재미있다. 그러므로 어떤 상은 가지면 재미있다. 
g. 모든 다이어트는 의지력을 필요로 한다. 의지력을 필요로 하는 어떠한 것도 간단하지 않다. 그러므로 어떠한 다이어트도 간단하지 않다. 
h. 어떤 삼단논증은 부당한 논증이다. 모든 삼단논증은 두개의 전제를 갖는다. 그러므로 두개의 전제를 가지는 어떤 논증은 부당하다. 
i. 어떠한 삼단논증도 네 개의 개념을 가진 논증이 아니다. 네 개의 개념을 가진 어떤 논증은 부당하다. 그러므로 어떠한 삼단논증도 부당하지 않다. 
j. 어떤 논증은 부당하다. 어떤 부당한 논증은 삼단논증이 아니다. 그러므로 어떤 논증은 삼단논증이 아니다. 

2. 다음 각각의 문장 쌍들을 전제로 간주하라. 적절히 이름 붙여진 세 원으로 구성된 벤 다이어그램을 이용하여, 이러한 전제들로부터 어떤 삼단논증의 결론이, 만약 어떤 것이 있다면, 도출될 수 있는지 답하라.
a. 어떠한 축구선수도 약골이 아니다.
  어떠한 발레리나도 약골이 아니다.
b. 어떤 개는 벼룩을 지니고 있다.
  벼룩을 지니는 어떤 것은 좋은 애완동물이다. 
c. 어떠한 학생도 지루해 하고 있지 않다. 
  어떤 교수님은 지루해 하고 있다. 
d. 모든 뱃사람은 튼튼한 근육을 가지고 있다.
  모든 뱃사람은 바다를 사랑한다. 
e. 가치 있는 어떤 것들은 값이 싸다.
  값이 싼 어떤 것들은 특가품이 아니다. 
f. 가치 있는 어떠한 것도 무료가 아니다.  
  보건소에서 받을 수 있는 모든 면역 접종은 무료이다. 
g. 모든 챔피언은 근면한 사람이다. 
  어떤 근면한 사람은 실패한다. 
h. 모든 새는 알을 낳는다. 
  어떤 포유동물은 알을 낳는다. 
i. 어떠한 조류도 냉혈동물이 아니다.
  모든 파충류는 냉혈동물이다. 
j. 모든 파충류는 냉혈동물이다.
  어떤 공룡은 냉혈동물이 아니다.


Ⅴ. 개념들의 주연(Distribution of terms)

  문장 안의 개념이 지칭하는 집합의 모든 원소에 관하여 문장이 무언가를 말할 때, 오직 그 때에만, 그 개념은 정언문장 안에서 주연되었다고 말한다. 예를 들어 A문장 안에서, 주어개념은 주연되어 있다. 우리가 "모든 논리학도들은 기를 쓰며 공부하고 있다"고 말할 때, 우리는 논리학도 모두에 대해 말하고 있는 것이다. 그러나 A문장의 술어개념은 주연되어있지 않다. 왜냐하면 그 문장은 기를 쓰며 공부하고 있는 모든 사람에 관하여 무언가를 말하고 있는 것이 아니기 때문이다. 
  E문장 안에서는 주어개념과 술어개념이 모두 주연되어 있다. 문장 "어떠한 프로축구선수도 발레리나가 아니다"는 프로축구선수인 바로 그 사람들 모두가 발레리나가 아니고, 또 발레리나인 바로 그 사람들 모두가 프로축구선수가 아님을 말한다.
  I문장 안에서는 주어개념과 술어개념이 모두 주연되어 있지 않다. 이 문장은 단지, 적어도 하나의 원소를 공유하는 두 개의 집합이 있다는 것을 말할 뿐이다. I문장은 주어 집합이건 술어 집합이건 모든 원소에 관해서는 말하는 바가 없다.
  O문장에서 주어개념은 주연되어 있지 않다. I문장과 마찬가지로 O문장에서의 주어개념은 집합의 모든 원소가 아니라, 집합의 어떤 원소 혹은 원소들('어떤(Some)'이라는 양화사는 하나 이상을 의미할 수 있다)만을 지칭한다. 자명한 것은 아니지만, O문장에서 술어개념은 주연되어 있다. 앞서 언급된 O문장의 대안형식("P에서 어떤 원소를 취하더라도 S에는 그것과 일치하지 않는 원소가 적어도 하나 있다.")은 O문장이 술어 집합의 모든 원소에 관해서 무언가를 말한다는 것, 즉 술어 집합의 원소와 동일하지 않은 주어 집합의 원소가 적어도 하나 있다는 것을 보여준다. 따라서, "어떤 동물은 사람이 아니다"라는 주장은 "어떠한 사람과도 같지 않은 동물이 적어도 하나 있다"는 것과 동일한 의미를 가진다. 이 때 마지막 문장이 '사람'이라는 집합의 모든 원소에 관하여 무언가를 말하고 있다는 것은 분명하다. 
  개념들의 주연에 관한 이러한 사실들, 즉 정언 삼단논증의 타당성을 평가하기 위한 두 번째 방식에서 중요한 역할을 담당할 이와 같은 사실들은 다음과 같이 요약될 수 있다.

    전칭문장 : 주어개념이 주연된다.
    부정문장 : 술어개념이 주연된다.

개념을 분배적으로(distributively) 사용하는 것(집합의 모든 원소를 각각 지칭하는 것)과 집합적으로(collectively) 사용하는 것(집합을 하나의 전체로서 지칭하는 것) 사이의 구별이 인지되지 않는다면 '주연의 오류(fallacies of distribution)'가 발생할 가능성이 있다. 둘 다 정언 삼단논증이 아닌 다음의 논증들을 살펴보자. 

1. 나는 이 스튜가 맛있을 것이라 추측한다. 왜냐하면 스튜 안에 들어간 각각의 재료가 맛있기 때문이다. 
2. 기숙사 안에 있는 메리의 방은 큰 방임에 틀림없다. 왜냐하면 그녀는 매우 큰 기숙사 안에서 살고 있기 때문이다. 

첫 번째 논증에서, 집합적인 전체(한 그릇의 스튜)가 어떤 속성을 가졌다는 결론은, 그것의 부분들(분배적으로, 혹은 개별적으로)이 바로 그 속성을 가지고 있다는 정보를 토대로 한다. 그러나 이러한 유형의 추리는 믿을 만하지 않다. 우리는 모두 개인적으로는 뛰어난 기량의 축구선수들만으로 축구팀을 구성한다해도 형편없는 팀이 될 수 있음을, 또 뛰어난 가수들만을 모아서 합창단을 구성한다해도 기대 이하의 화음이 나올 수 있다는 것을 알고 있다. 부분에 대해서 참인 것이 필연적으로 전체에 대해서도 참인 것은 아니다. 부분에 대한 참이 전체에 대해서도 참이라는 추론의 오류, 즉 개별적인 원소에 대한 참이 집합에 대해서도 참이라는 추론의 오류는 '합성의 오류(the fallacy of composition)'라 부른다. 
  두 번째 논증은 전체에 대해서 참인 것이 그것의 부분들에 대해서도 참이라는 원리에 의존해 있다. 그러나 이것 역시 잘못된 추론이다. 매우 커다란 기계는 개별적으로는 매우 작은 부품들로 조립될 수 있다. 소떼는 그 집합의 원소들(소들)이 전혀 작지 않음에도 불구하고 조그마할 수 있다. 위의 논증(2)에 연관된 오류는 '분할의 오류(the fallacy of division)'라 부른다. 합성의 오류와 마찬가지로, 분할의 오류 역시 개념의 분배적인 사용과 집합적인 사용을 혼동한 데서 기인한다.

연습문제
1. 다음의 논증은 루크레티우스(c. 100∼55 BC)의 大철학시 [우주의 본성에 관하여](On the Nature of the Universe) 제5권 가운데 나오는 논증이다. 여기서 루크레티우스는 어떤 오류를 범하고 있는지 지적하라.

무엇보다도, 세계를 구성하는 것이라고 우리가 알고 있는 모든 원소들 -굳은 땅, 습기, 공기의 가벼운 숨, 타오르는 불- 이 불생불멸의 물체들로 구성되어 있으므로, 우리는 전체로서의 세계에 대해서도 동일하게 믿어야만 한다.

2. 다음의 논증은 분할의 오류를 범하는가?

과학은 우리에게, 물리적 대상들이 전적으로 전자, 양성자, 중성자 등등과 같은 소립자들로 이루어져 있으며, 소립자들은 매우 정밀한 기계장치에 의해서 그 운동이 검출될 수 있음에도 불구하고 눈에 보이지 않는다고 말한다. 과학은 또한 우리에게, 그러한 입자들이 항상 운동을 하고 있으며, 그것들 사이에는 공간이 있다고 말한다. 그러나 우리는 물리적 대상들을 볼 수 있고, 그 고체성을 느낄 수도 있으며, 그것들이 항상 운동하는 것도 아님을 볼 수 있다. 따라서 과학은 잘못된 것임에 틀림없고, 물리적 대상들은 원자나 소립자로 구성된 것일 수 없다.


Ⅵ. 삼단논증의 타당성 검토 규칙

  우리는 벤 다이어그램을 이용함으로써, 정언 삼단논증 안에서 전제들로부터 도출되는 결론들이 타당한지를 결정할 수 있었다. 이 기법은 적용하기에 간편하고, 우리에게 실천적인 타당성 검토 방식을 제공해 준다.
  벤 다이어그램과는 다른 다양한 기법들이 삼단논증의 타당함 혹은 부당함을 결정하기 위하여 사용될 수 있다. 연역 논리학자들은 어떤 전제들로부터 어떤 결론들이 따라 나오는가에 관련된 일반적인 원리들을 정형화하고 검토하는 작업에 커다란 관심을 기울여 왔는데, 그렇다고 해서 그들이 개별 논증들의 타당성을 평가하는 일에까지 그와 같은 큰 관심을 보이는 것은 아니다. 진리표와 부록1에서 논의된 증명방법은 진리-함수 논증들에 관한 일반적 원리들을 구현한다. 정언 삼단논증에 관한 다수의 또 다른 원리들의 체계가 아리스토텔레스부터 시작하여 많은 논리학자들에 의해서 탐구되어 왔다. 
  삼단논법을 다루는 아리스토텔레스의 방식은 벤 다이어그램의 방식과는 상당히 다르다. 이 문제에 대한 그의 접근을 이해하기 위하여, 먼저 삼단논법의 '격(figure)'이라는 개념이 소개되어야 한다. 우리는 이미 정언 삼단논증 안에서, S개념(결론의 주어개념)이 그것이 나타난 전제 안에서 주어일 수도, 혹은 술어일 수도 있다는 것, 그리고 유사하게 P개념(결론의 술어개념)이 그것이 나타난 전제 안에서 주어일 수도, 혹은 술어일 수도 있다는 것을 보았다. 따라서 다음과 같은 네 가지 가능한 배열, 즉 삼단논법의 격이 구별될 수 있다. 

MP     PM     MP     PM
SM     SM     MS     MS
---     ---      ---     ---
SP      SP      SP     SP

논증의 전제들이 언급되는 순서는 논증의 타당성과는 아무 관련이 없기 때문에, 이 격에 의존되어 있는 형식상의 변형들까지 고려할 필요는 없다. 이 논증 안의 전제들과 결론들 모두는 A, E, I, O형식의 문장들이며, 이러한 네 가지 유형의 문장들이 한번에 세 문장씩(두 문장은 전제로, 그리고 한 문장은 결론으로) 취해졌을 때, 가능한 조합은 64가지이다. '식(mood)'이라고 불리는 이 64조합 각각은 네 가지 격의 어느 하나로 나타날 수 있다. 따라서 정언 삼단논증의 형식에는 한정된 수만이 있게 된다. 그 수는 256개로 상당히 많기는 하지만, 벤 다이어그램을 사용하여 각각의 형식을 검토해 보는 것이 가능하다.(그 형식들 중 소수의 것만이 타당하다.)
  타당성을 검토하기 위한 아리스토텔레스 자신의 원리 체계는, 명백히 타당한 첫 번째 격의 삼단논법을 하나의 공리로서 취급하여, 다른 격의 모든 타당한 형식들이 이 명백히 타당한 형식으로 직간접적으로 환원될 수 있음(문장을 환질하고, E 그리고 I문장 안의 주어개념과 술어개념을 교환하는 등, 3절에서 논의했던 다른 여러 변형들을 통해서)을 보이는 것과 관련되어 있다. 형식의 부당함을 보여주기 위하여, 아리스토텔레스는 명백히 참인 전제와 명백히 거짓인 결론을 가진 형식들의 논변을 예증하는, 반례(counterexample)의 방식을 이용했다. 따라서 삼단논법 논리를 다루는 아리스토텔레스의 취급방식은 하나의 연역체계로서 기하학을 다루었던 유클리드의 취급방식과 유사하며, 이 장에서 논의되고 있는 타당성 검토 방식과는 구별되는 것이다. 

1. 타당한 삼단논증이 되기 위한 세 가지 규칙
  이 절에서, 우리는 정언 삼단논증의 타당성을 검토하기 위한 세 가지 규칙들의 체계를 숙고해 볼 것이다. 이 규칙 체계는 벤 다이어그램 방식에 대한 대안 체계이며, 많은 경우에 이 방식이 벤 다이어그램을 이용하는 것보다 더 간단하다. 
  타당한 삼단논증이 되기 위해서 요구되는 속성들 모두는 다음의 세 가지 규칙들로 압축될 수 있다. 

1) 매개념(중간항, middle term)은 정확히 한번 주연되어야만 한다.(이것은 매개념이 반드시 한 전제 안에서만 주연되어야 하고, 나머지 전제에서는 반드시 주연되지 않아야만 함을 의미한다.)
2) 어떠한 양끝 개념(end term)도 정확히 한번 주연되어서는 안된다.(이것은 S개념이 어떤 전제 안에서 주연되어야만, 오직 그때에만, 그 S개념은 결론 안에서 주연될 수 있음을 의미한다. 이것은 P개념에 대해서도 동일하게 참이다.)
3) 부정결론의 수는 부정전제의 수와 같아야만 한다.(즉, 정확히 하나의 부정전제가 있을 때, 오직 그 때에만, 부정결론이 있을 수 있다.)

이러한 요구사항들이 즉각적으로 명백해 보이는 것은 아니지만, 이것들은 기억하기에 쉽고, 또 정언 삼단논증의 타당성 검토를 위한 가장 손쉬운 방식을 제공해 준다. 
  만약 어떤 정언 삼단논증이 이 세 가지 규칙들 중 어느 것도 위반하지 않았다면, 그것은 타당하다. 만약 이 규칙들 가운데 어느 하나라도 위반했다면, 그 삼단논증은 부당하다. 
  개념이 주연된다는 것이 무엇을 의미하는지를 이해하는 것이, 왜 이러한 규칙이 작동하는가를 이해하는데 핵심적인 일이다. 그렇지만, 이러한 규칙을 삼단논증에 적용하기 위하여 우리가 알아야할 필요가 있는 것 모두는, 어떤 개념들이 주연되는가 하는 점이지, '주연'이 무엇을 의미하는가 하는 점은 아니다. 
  만약 어떤 개념이 결론 안에서 주연된다면, 그 결론은 그 개념이 지칭하는 집합의 모든 원소에 관하여 무언가를 말하고 있는 것이다. 어떠한 타당한 삼단논증에서라도, 전제 속에 나타난 그 개념 역시 반드시 주연되어야만 한다. 그렇지 않다면, 그 결론은, 전제는 그렇지 않은데 결론이 모든 원소에 관하여 무언가를 말하려고 한다는 의미에서, 전제를 넘어서는 것이다. 
  유사한 이유 때문에, 매개념(결론에서가 아니라, 각각의 전제에서 발생하는 M개념)의 발생들 중 하나는 반드시 주연되어야만 한다. 왜냐하면 S개념과 P개념(양끝 개념)이 연결되는 것은 매개념을 통해서이기 때문이다. 매개념(중간항)의 연결기능은 벤 다이어그램 안에서 명확히 드러난다. 만약 전제들 중 하나가 집합의 모든 원소에 관하여 무언가를 말하지 않는다면, 결론의 주어개념과 술어개념 사이에는 아무런 연결도 없을 수 있게 된다. 왜냐하면 주어 집합은 매개념에 의해 지시된 집합의 일부분과 연결된 반면, 술어 집합은 매개념에 의해 지시된 집합의 다른 부분과 연결될 수 있기 때문이다. 
  앞서의 언급은 위 규칙들을 부분적으로 정당화시켜 준다. 매개념이 왜 적어도 한번 주연되어야만 하는지에 대한 정당화는 주어졌지만, 왜 그것이 많아야 한번 주연되어야만 하는지에 대해서는 정작 아무 것도 말해진 바가 없다. 또 결론 안에서 주연된 양끝 개념이 왜 전제 안에서 주연되어야만 하는지에 관해서는 보여졌지만, 전제 안에서 주연된 양끝 개념이 왜 결론 안에서도 주연되어야만 하는지에 관해서는 보여진 바가 없다. 이 규칙들의 보다 덜 명백해 보이는 특색들 모두는 정당화될 수 있지만, 그 증명들은 종종 지루한 '경우 증명(proofs by cases)'이 되어 버린다. 그것을 증명하고자 하는 사람은 그 규칙이 작동하는 이유를 보여주기 위하여, 그 규칙이 적용 가능한 모든 가능한 삼단논증의 격들을 철저히 조사해야만 한다. 
  예를 들어, 어떠한 타당한 정언 삼단논증도 두 개의 부정전제를 가질 수 없음을 보이기 위하여, '경우 증명' 안에서 우리는 다음의 가능성들을 고려하기 위하여 벤 다이어그램을 이용할 수 있다. 

(ⅰ) 두 전제 모두 E문장이다. 

E문장 안에서 주어개념과 술어개념은 교환가능하기 때문에, 우리는 각각의 격을 분리해서 고려할 필요가 없다. 두 개의 E전제로 이루어진 어떠한 삼단논증이건 그 벤 다이어그램은 그림 9-18에서 보여지는 것과 비슷하다. 



그림 9-18

우리는 벤 다이어그램을 조사해 봄으로써, 양끝 개념과 관련하여 어떠한 결론도 이러한 전제들로부터는 도출될 수 없다는 것을 알 수 있다. 

(ⅱ) 두 전제 모두 O문장이다.

만약 O문장들 가운데 적어도 하나에서 매개념이 술어개념이 아니라면, 그 매개념은 주연되어 있지 않다. 따라서 그러한 3격은 부당하다. 

                                      MP    (○)
                                      MS    (○)
                                      SP

나머지 세 개의 격들에 대해서도, 벤 다이어그램은 어떠한 삼단논증의 결론도 두 개의 O전제들로부터는 도출될 수 없음을 보여줄 것이다. 

(ⅲ) 전제 하나는 E문장이고, 나머지 전제는 O문장이다.

여기에는 두 가지 가능성이 있다. 

(a) P개념을 포함하는 전제가 E문장이다. 여기에서는 두 개의 벤 다이어그램이 관련된다.(그림 9-19를 보라.) 왼쪽의 다이어그램은 "어떤 S는 M이 아니다"를 나타내고, 오른쪽의 다이어그램은 "어떤 M은 S가 아니다"를 나타낸다. 그 어떠한 것도 삼단논법적 결론을 보여주지 못한다. 



그림 9-19

(b) S개념을 포함하는 전제가 E문장이다. 여기에서는 두 개의 벤 다이어그램이 관련된다.(그림 9-20을 보라.) 왼쪽의 다이어그램은 "어떤 P는 M이 아니다"를 나타내고, 오른쪽의 다이어그램은 "어떤 M은 P가 아니다"를 나타낸다. 그 어떠한 것도 삼단논법적 결론을 산출하지 못한다. 



그림 9-20

세 번째 규칙의 일부분은 이처럼 '경우 증명' 안에서 정당화된다. 왜냐하면 우리는 어떠한 삼단논증이든 부정전제의 수가 부정결론의 수보다 많을 경우, 그 삼단논증은 부당하다는 것을 보여주었기 때문이다.(어떠한 삼단논증이건 명백히 단지 하나의 결론만을 가질 수 있다.)

연습문제
  앞서의 '경우 증명'과 유사한 증명방식을 통해서, 부정결론의 수가 부정전제의 수보다 많은 어떠한 삼단논증도 부당하다는 것을 보여라.(부정 결론을 가지고 있는 어떠한 타당한 삼단논증이건, 그것은 적어도 하나의 부정전제를 가져야만 한다는 것을 보여라) 반드시 모든 가능한 경우를 다 고려하도록 하라. 

2. 타당성을 검토하기 위한 규칙들의 사용 예
  주어개념은 전칭문장 안에서 주연되어지고, 술어개념은 부정문장 안에서 주연된다는 점을 기억하라. 주연되는 모든 개념들은 논증 형식 안에서 d(d 아래첨자)로써 표시될 것이다. 

(a)    모든 군인은 용감한 사람이다.                   모든 Md는 S이다.
       어떤 군인은 무모한 사람이 아니다.              어떤 M은 Pd가 아니다.
       ----------------------------------------      -----------------------
       어떤 용감한 사람은 무모한 사람이 아니다.       어떤 S는 Pd가 아니다. 

1) 매개념이 첫 번째 전제 안에서 주연되었으나, 두 번째 전제 안에서는 주연되지 않았다. 그러므로 매개념은 정확하게 한번 주연되었다. 
2) S는 첫 번째 전제 안에서나 결론 안에서나 주연되지 않았다. P는 두 번째 전제와 결론에서 모두 주연되었다. 그러므로 어떠한 양끝 개념도 정확히 한번 주연되지 않았다. 
3) 두 번째 전제만이 유일한 부정전제이다. 결론 역시 부정이다. 따라서 부정전제의 수는 부정결론의 수와 같다. 

이 삼단논증은 타당하다. 

(b)    모든 축구 팬은 광적인 사람들이다.               모든 Pd는 M이다.
       어떤 광적인 사람은 어리석은 사람이다.          어떤 M은 S이다.
       ----------------------------------------      -----------------------
       어떤 어리석은 사람은 축구 팬이다.               어떤 S는 P이다. 

1) 매개념이 두 전제 중 어느 쪽에서도 주연되지 않았다. 

이 삼단논증은 부당하다.(규칙 하나의 위반만으로도 부당성을 보여주기에는 충분하다. 그러나 P가 정확히 한번 주연되었기 때문에, 두 번째 규칙 역시 위반되었음을 주목하라.)

(c)    어떠한 어려운 과목도 무가치하지 않다.          어떠한 Md도 Pd가 아니다.
       어떤 논리학 수업은 어렵지 않다.                어떤 S는 Md가 아니다.
       ----------------------------------------      -----------------------
       어떤 논리학 수업은 무가치하지 않다.            어떤 S는 Pd가 아니다. 

1) 매개념이 두 전제 안에서 모두 주연되었다. 

이 삼단논증은 부당하다. (또한 세 번째 규칙이 위반되어졌음을 주목하라. 이 삼단논증은 두 개의 부정전제와 하나의 부정결론으로 되어 있다.)

연습문제
1. 다음 정언 삼단논증의 전제들과 결론들을 확인하여 그 전제들과 결론들을 표준 정언형식으로 만들어라. 논증의 타당성, 혹은 부당성을 결정하기 위하여 이 절에서 배운 규칙을 사용하라. 만약 삼단논증이 부당하다면, 그것은 어떤 규칙, 혹은 규칙들을 위반했는지 지적하라.
a. 어떤 새들은 날지 못한다. 왜냐하면 타조는 새이고, 모든 타조는 날지 못하기 때문이다.
b. 체구가 크지 않은 어떠한 사람도 육상선수가 아니다. 따라서 어떠한 흡연가도 육상선수가 아니다. 왜냐하면 모든 흡연가는 체구가 크지 않은 사람이기 때문이다. 
c. 모든 장군들이 전쟁광인 것은 아니다. 그러나 어떤 해군대장들은 전쟁광이다. 따라서 어떠한 해군대장도 장군이 아니다. 
d. 어떤 고스톱 놀이는 구경하기에 흥미롭다. 그러나 어떠한 도둑잡기 놀이도 구경하기에 흥미롭지 않다. 그러므로 어떤 고스톱 놀이는 도둑잡기 놀이가 아니다. 
e. 고래는 허파를 가지고 있다. 그러나 어떠한 물고기도 그렇지 못하다. 그래서 고래는 물고기가 아니다.
f. 모든 보석은 비싸다. 그러나 어떤 수정은 비싸지 않다. 따라서 수정은 보석이 아니다.
g. 모든 페미니스트는 ERA를 지지했다. 그러나 어떤 여자들은 ERA를 지지하지 않았다. 그러므로 어떤 페미니스트는 여자가 아니다. 
h. 모든 돌고래는 포유동물이다. 그러나 어떠한 물고기도 포유동물이 아니다. 따라서 어떠한 돌고래도 물고기가 아니다.
i.  타조는 결코 날지 않는다. 그러나 새는 항상 난다. 따라서 타조는 새가 아니다. 
j. 모든 소파가 침대는 아니다. 그러나 어떤 침대는 불편하다. 따라서 어떤 소파는 불편하다. 

2. 타당한 삼단논증을 위한 규칙들의 어떤 체계는 다음의 규칙을 포함한다. 

어떠한 삼단논법의 결론도 두 개의 특칭전제로부터 이끌려 나올 수 없다. 

이 규칙의 정당성을 증명하라. (힌트: 여러분은 각각의 경우를 지지하기 위하여 벤다이어그램을 사용하는 '경우 증명'을 할 수 있다. 그렇지 않다면 여러분은 타당한 삼단논증이 되기 위한 세 가지 규칙들의 집합에 호소하여 이 규칙이 그 집합으로부터 도출된다는 것을 보여줄 수 있을 것이다.)


Ⅶ. 삼단논증 안에서 개념들의 수 줄이기

  정의에 의하면, 정언 삼단논증은 세 개 이상의 개념을 포함할 수 없다. 그러나 세 개 이상의 개념을 포함하는 다수의 논증들이 동치인 정언 삼단논증으로 변형될 수 있다. 일상어 논증에서는 수사적 목적을 위하여 동의어가 자주 사용된다. 동일한 용어가 여러 번 반복되지 않을 때, 언어는 보다 흥미로와 진다. 우리가 논증의 타당성을 평가하기 위하여 그것을 재구성하고자할 때, 명백히 동의어는 동일 개념으로 취급될 수 있다.
  다른 경우에는 논증들이 여집합 관계에 있는 개념의 쌍 모두를 포함한다. 그러한 경우에는 어떤 정언문장을 환질함(질을 바꾸고, 술어개념을 그것의 여집합으로 교체함)으로써 개념들의 수를 줄이는 것이 가능하다. 환질은 오직 술어 자리에 여분의 개념이 발생할 때에만 개념들의 수를 줄일 수 있기 때문에, 환질을 하기 이전에 주어개념과 술어개념을 교환하는 것이 필요할 수 있다.(이 교환은 오직 I문장과 E문장 안에서만 적법하다는 것을 상기하라.) 두 전제 모두가 정언문장이고, 결론도 정언문장인데, 논증 안에 네 개의 개념이 있는 다음의 논증을 살펴보자. 

              모든 퍼즐은 어렵다.
              모든 논리학 연습문제는 퍼즐이다.
              ---------------------------------------
              어떠한 논리학 연습문제도 쉽지 않다. 

먼저 우리는 '어려움'과 '쉬움'이란 개념이 여집합 개념이라는 것을 유의해 두자. 만약 첫 번째 전제가 환질된다면, 그것은 "어떠한 퍼즐도 쉽지 않다"가 된다. 이 정언문장은 "모든 퍼즐은 어렵다"는 문장과 동치이다. 동치인 새로운 삼단논증 안에서 개념들의 수는 이제 단지 세 개가 되고, 이 삼단논증은 타당한 삼단논증이 되기 위한 규칙들에 의해서, 혹은 벤 다이어그램 방식에 의해서 검토될 수 있다. 

              어떠한 M도 P가 아니다.
              모든 S는 M이다.
              -----------------------
              어떠한 S도 P가 아니다.

이 일상 언어 논증 안에서 개념들의 숫자를 줄이는 또 다른 방식은 첫 번째 전제 대신에 결론을 환질하는 방법이다. 그렇게 되면 결론은 "모든 논리학 연습문제는 어렵다"가 된다. 다시금 정언 삼단논증이 나오는데, 그것은 다음의 형식을 가지게 된다. 

              모든 M이 P이다.
              모든 S는 M이다.
              ----------------
              모든 S는 P이다. 

(이 형식 안에서, P개념은 '어려움'이다. 반면 앞서의 형식에서, P개념은 '쉬움'이다.) 이것은 타당한 삼단논증의 형식인가?
다음의 논증은 다섯 개의 개념들을 포함하고 있다.

어떤 비신앙인은 자유사상가이다. 왜냐하면 어떠한 신앙인도 무신론자가 아니며, 어떤 무신론자는 非자유사상가이기 때문이다. 

P가 자유사상가를, S가 신앙인을, M이 무신론자를 나타낸다고 한다면, 우리는 이 논증을 다음과 같이 형식화할 수 있다. 

              어떠한 S도 M이 아니다.
              어떤 M은 非-P이다.
              -----------------------
              어떤 非-S는 P이다.

첫째로, 우리는 두 번째 전제를 환질한다. 우리는 I문장을 O문장으로 바꾸고, 非-P를 P로 바꾼다.

              어떤 M은 P가 아니다.

다음에 우리는 개념 S와 개념 非-P의 쌍을 줄인다. 우리는 결론 안에서의 주어개념과 술어개념을 교체함으로써 시작한다. 결론이 I문장이기 때문에 이것은 적법한 것이다. 

              어떤 P는 非-S이다. 

그리고 이 문장은 환질을 통해 다음과 같이 바꿀 수 있다. 

              어떤 P는 S가 아니다.

단지 세 개의 개념만을 포함하는 것으로 재구성된 논증은 다음의 형식을 갖는다.

              어떠한 S도 M이 아니다.
              어떤 M은 P가 아니다.
              -----------------------
              어떤 P는 S가 아니다. 

 이것은 삼단논증의 타당한 형식인가?

연습문제
다음 각각의 논증을 표준형식의 정언 삼단논증으로 재구성하라. 타당한 삼단논증이 되기 위한 규칙들이나 벤 다이어그램을 이용하여 각 삼단논증의 타당성을 검토하라. 
1. 어떤 사람들은 非남녀차별주의자이다. 왜냐하면 모든 남녀차별주의자들은 여성에 대한 동등한 권리를 반대하고, 어떤 사람은 여성에 대한 동등한 권리를 반대하지 않기 때문이다. 
2. 어떤 튼튼한 사람은 감수성이 예민하다. 그러나 어떠한 시인도 감수성이 무디지 않다. 그러므로 어떤 시인은 튼튼한 사람이다. 
3. 모든 현대적 건축양식은 소박하다. 그러나 최근에 건축된 어떤 건물은 화려하다. 따라서 모든 새로운 건물들이 현대적 양식으로 건축되는 것은 아니다. 
4. 어떤 먹거리는 비독성이다. 왜냐하면 모든 곤충은 먹을 수 있고 어떤 곤충은 독성이 있기 때문이다. 
5. 어떠한 남자도 자진해서 죽으려 하지 않는다. 그러나 여자는 남자가 아니다. 따라서 어떤 여자는 죽기 꺼려하지 않는다. 
6. 라틴어를 말하는 어떠한 사람도 라틴 아메리카에 살지 않는다. 그러나 모든 라틴 아메리카인들이 그곳에 사는 것은 아니다. 따라서 어떤 라틴 아메리카인들은 라틴어 사용자들이다. 
7. 당근을 즐겨 먹는 사람은 건강식 애호가이다. 건강식을 즐겨 찾는 어떠한 사람도 초콜릿을 먹지 않는다. 따라서 초콜릿을 즐겨먹는 사람은 당근을 즐겨먹는 사람이 아니다. 
8. 모든 방은 그 방의 거주자들에 의해 사용될 때, 최고로 좋아 보인다. 만약 방이 편안하게 기능할 수 있는 방식으로 배치되지 않는다면, 그 방은 결코 사용되지 않을 것이다. 그러므로 방이 편안하게 배치되기 전까지는 어떠한 방도 최고로 좋아 보이지 않을 것이다.

(9번부터 11번까지의 연습문제는 포트 로얄 논리학이라고도 불리는「사고의 기술](The Art of Thinking)로부터 인용되거나 각색되었다. 포트 로얄 논리학은 Antoine Arnauld에 의해서 기획된 17세기의 논리학 교재로서, 귀족 자제들을 대상으로 열흘동안 논리학에 관해 알 수 있는 모든 것을 기록한 책이다.)

9.   부분을 가지지 않는 것은 부분들의 분해에 의해서 사멸할 수 없다. 
    영혼은 부분을 가지지 않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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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영혼은 부분들의 분해에 의해서 사멸할 수 없다. 

10.  어떠한 덕(virtue)도 불쾌하지 않다. 
    어떤 열정은 유쾌하지 않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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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어떤 열정은 덕스럽지 못하다. 

11.  모든 거짓말쟁이는 믿을 만하지 않다. 
    모든 강직한 사람은 믿을 만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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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모든 거짓말쟁이는 강직하지 않은 사람이다. 


Ⅷ. 일상어논증을 삼단논증으로 재구성하기

  일상 언어로 진술된 불완전한 논증들, 혹은 정언형식을 갖추지 않은 많은 논증들이 정언 삼단논증으로 적절히 재구성될 수 있다.


(a) 시몬느 보브와르의 [애매성의 윤리학](The Ethics of Ambiguity)에 나오는 다음의 구절을 살펴보자. 

삐에르푀(Pierrefeu)는 플루타아크 영웅전 안에서 다음과 같이 옳게 이야기한 적이 있는데, 전쟁에서 실패하지 않았다고 볼 수 있는 승리는 없다는 것이다. 왜냐하면 전쟁에서 한쪽 편이 목표로 하는 것은 적군의 완전한 소멸인데, 그러한 전과는 결코 얻어질 수 없는 것이기 때문이다.

이 논증은 다음과 같은 삼단논증 형식으로 진술될 수 있다.

전쟁에서의 모든 성공적인 승리는 적군의 완전한 소멸을 이루는 것이다.
전쟁에서의 어떠한 실제적인 승리도 적군의 완전한 소멸을 이룰 수 없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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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쟁에서의 어떠한 실제적인 승리도 전쟁에서의 성공적인 승리가 아니다.

(b) 톨스토이의 [예술이란 무언인가?](What is Art?) 12장에 나오는 다음의 논증 역시 삼단논증으로 개조할 수 있다. 

예술을 흉내내기만 하는 사이비 예술에 익숙해 있는 사람들은 진짜 예술을 이해할 수 있는 길에서 점점 멀어지게 된다. 그리고 이것이 바로 예술 전문학교를 졸업해서, 그 예술인들 가운데 가장 성공했다는 사람이 예술에 대해서 가장 둔감한 사람이 되어버리는 이유이다. 예술 전문학교는 예술의 위선을 양산해 낸다.

이 논증은 삼단논증으로 다음과 같이 표현될 수 있다.

예술 전문학교를 성공적으로 졸업한 모든 사람은 예술을 흉내내기만 하는 사이비 예술에 익숙해지게 된다.
예술을 흉내내기만 하는 사이비 예술에 익숙해 있는 모든 사람들은 진짜 예술에 대해서는 가장 둔감한 사람들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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예술 전문학교를 성공적으로 졸업한 모든 사람은 진짜 예술에 대해서는 가장 둔감한 사람들이다.

(c) 다음의 논증은 아우구스티누스의「참회록」10권에서 발췌한 것이다. 진술되지 않은(그렇지만 명백하게 의도된) 전제가 보충된다면, 이것 역시 정언 삼단논증으로 보여질 수 있다.

행복한 삶은 눈으로 보이는 것이 아니다. 왜냐하면 그것은 육체가 아니기 때문이다.

이 논증은 삼단논증 형식으로 다음과 같이 된다.

어떠한 행복한 삶도 육체가 아니다.
눈으로 볼 수 있는 모든 것은 육체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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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떠한 행복한 삶도 눈으로 볼 수 있는 것이 아니다.

(d) 마지막 예는 스테펜 제이 굴드의 [인간의 오류척도](The Mismeasure of Man)에서 발췌되었다. 

만일 내가 한가롭고 안락한 삶을 영위하고자 하는 어떤 욕망을 갖고 있다면, 나는 일란성 쌍둥이로 태어나서 내 쌍둥이 형제와 떨어진 채 다른 사회적 계층 안에서 성장하고자 바랄 것이다. 우리 쌍둥이 형제는 수많은 사회과학자들에게 고용되어서 실제로 우리가 원하는 만큼의 보수를 그들에게 요구할 수 있을 것이다. 왜냐하면 우리는 유전적으로 동일한 개인이 근본적으로 다른 환경 안에서 자란다는, 인간에게 있어 환경적 효과로부터 분리된 유전자의 성장을 보여준다는, 적절한 자연 실험의 극도로 희귀한 전형이 될 것이기 때문이다. 

이 논증의 삼단논증적 재구성은 다음과 같다. 

유전자적으로는 동일하면서 근본적으로 다른 환경 안에서 자란 모든 사람들은 인간에게 있어 환경적 효과로부터 분리된 유전자의 성장을 보여준다는, 적절한 자연실험의 전형이다. 
인간에게 있어 환경적 효과로부터 분리된 유전자의 성장을 보여준다는, 적절한 자연실험의 모든 전형으로서의 사람은 사회과학자들에게 한가롭고 안락한 삶을 영위할 수 있을 만한 충분한 보수를 요구할 수 있는 사람들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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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전자적으로는 동일하면서 근본적으로는 다른 환경 안에서 자란 모든 사람들은 사회과학자들에게 한가롭고 안락한 삶을 영위할 수 있을 만한 보수를 요구할 수 있는 사람들이다. 


Ⅸ. 준삼단논법과 연환식(Quasi-Syllogism and Sorites)

준삼단논법
  전칭 전제, 어떤 특정 개체가 주어 집합의 원소임을 진술하는 전제, 그리고 그 개체가 술어 집합의 원소임을 진술하는 결론으로 이루어진 다음과 같은 삼단논법을 준삼단논법이라 부른다.

              모든 사람은 죽는다.
              소크라테스는 사람이다.
              ----------------------
              소크라테스는 죽는다.

이것은 명백히 타당한 형식을 가진 추론의 경우이지만, 이것이 그대로 정언 삼단논법인 것은 아니다. 왜냐하면 특정 개체를 언급하는 (단칭문장이라 불리는) 문장이 정언적이지는 않기 때문이다. 삼단논법 논리학의 한 취급방식은 단칭문장을 위장된 전칭 일반화로 해석하는 것이다.

    단 하나의 원소가 소크라테스인 그 집합의 모든 원소는 사람이다.

만약 단칭문장이 이런 방식으로 해석된다면, 앞선 준삼단논증은 타당한 형식의 경우가 된다.

              모든 M은 P이다.
              모든 S는 M이다.
              ----------------
              모든 S는 P이다.

준삼단논법은 부정 전칭전제와도 함께 발생할 수 있다.

              어떠한 쥐도 물고기가 아니다.
              미키마우스는 쥐다.
              -----------------------------
              미키마우스는 물고기가 아니다.

이 삼단논증의 결론은 다음과 같이 해석될 수 있다.

    유일한 원소가 미키마우스인 그 집합의 어떠한 원소도 물고기가 아니다.

이 단칭전제를 위장된 전칭 일반화로 해석하면, 이 준삼단논증은 타당한 정언 형식의 경우가 된다.

              어떠한 M도 P가 아니다.
              모든 S는 M이다.
              -----------------------
              어떠한 S도 P가 아니다.

준삼단논증을 해석하는 또 다른 방식은 10장에서 논의될 것이다.

연환식
  연환식이란, 전제로서 두 개 이상의 정언문장을 가지면서, 최종적인 정언결론이 삼단논법 추론의 연쇄적 수행을 통해 도출되는 논증을 말한다. 세 개의 전제로 이루어진 연환식 안에서는 진술된 전제의 쌍으로부터 도출된 매개 결론이 부가 전제로 사용되고, 논증의 최종 결론을 산출해 내기 위하여 그것이 세 번째 전제와 결합된다. 
  세 개 이상의 전제로 이루어진 연환식에서, 매개 결론을 이끌어내고, 그것들을 부가 전제로서 사용하는 일련의 과정은 최종 결론에 도달하기 위하여 요구되는 만큼 여러 번 수행되게 된다. '이상한 나라의 앨리스'의 저자로 잘 알려져 있는 뛰어난 논리학자, 루이스 캐롤은 이 유형의 논증을 그의 '기호 논리학(Symbolic Logic)'에서 논의하고 있다. 다음의 모든 예들은 그의 책 안에서 발췌한 것이다. 첫 번째 두 예들에 대한 해답은 제시되어 있다. 남아있는 전제들의 집합은 연습문제이다.


(a)  (ⅰ) 어떠한 오리도 왈츠를 추지 않는다.
    (ⅱ) 어떠한 장교도 왈츠 추기를 거절하지 않는다. 
    (ⅲ) 우리 집에서 키우는 모든 동물은 오리이다. 

'오리'를 매개념으로 잡아, 첫째 전제와 셋째 전제가 매개 결론을 산출하기 위하여 결합될 수 있다. 

    (ⅳ) 우리 집에서 키우는 어떠한 동물도 왈츠를 추지 않는다. 

"어떠한 장교도 왈츠 추기를 거절하지 않는다"는 문장은 환질되어 다음과 같이 된다. "모든 장교들은 왈츠를 춘다" 이것은 매개 결론 (ⅳ)와 결합되어서 다음과 같은 최종 결론을 산출해 낼 수 있다. 

    (ⅴ) 어떠한 장교도 우리 집에서 키우는 동물이 아니다.

(ⅴ)와 동치인 결론 "우리 집에서 키우는 어떠한 동물도 장교가 아니다" 역시 이 전제들로부터 도출될 수 있다.

(b)  (ⅰ) 신선한 내 감자 가운데 어떠한 것도 삶아져 있지 않다.
    (ⅱ) 접시 위의 내 모든 감자는 먹기에 적당하다.
    (ⅲ) 삶아지지 않은 내 감자 가운데 어떠한 것도 먹기에 적당하지 않다.

'먹기에 적당한 것'을 매개념으로 취하면, 전제 (ⅱ)와 (ⅲ)은 중간 결론을 제공하기 위하여 다음과 같이 결합될 수 있다. 

    (ⅳ) 삶아지지 않은 내 감자 가운데 어떠한 것도 접시 위의 내 감자가 아니다.

이 매개 결론이 전제 (ⅰ)과 결합되기 전에, 개념들의 수를 반드시 줄여야만 한다. '삶아진'과 '삶아지지 않은'은 여집합 개념이기 때문에, 우리는 '삶아진'이 술어 위치에서 발생한 전제 (ⅰ)을 환질할 것이다. 전제 (ⅰ)를 환질하면, 

    (ⅴ) 신선한 내 모든 감자는 삶지 않은 감자이다.

(ⅳ)와 (ⅴ)를 결합하여, 우리는 최종 결론을 얻는다. 

    신선한 내 감자 가운데 어떠한 것도 접시 위의 내 감자가 아니다.
    (혹은, 덜 어색하게, "내 감자 가운데 어떠한 것도 접시 위에 있지 않다.")

연습문제

결론 "신선한 내 모든 감자는 먹기에 적당하지 않다"가 세 개의 원래 전제들로부터 도출됨을 보여라. 

(c) (ⅰ) 교육을 잘 받지 않은 사람이라면, 어떠한 사람도 타임지를 읽을 수 없다. 
   (ⅱ) 어떠한 고슴도치도 읽을 수 없다.
   (ⅲ) 읽지 못하는 사람들은 교육을 잘 받지 않은 사람들이다. 
(d) (ⅰ) 제 정신을 가진 모든 사람은 논리학을 할 수 있다.
   (ⅱ) 어떠한 정신병자도 배심원으로 일하기에는 적당치 않다. 
   (ⅲ) 당신의 아들 어느 누구도 논리학을 할 수 없다. 
(e) (ⅰ) 모든 벌새는 다채로운 색깔을 띠고 있다.
   (ⅱ) 어떠한 큰 몸집의 새도 꿀을 모으며 살아가지는 않는다. 
   (ⅲ) 꿀을 모으며 살아가지 않는 새들은 단조로운 색깔을 띠고 있다. 
(f) (ⅰ) 타조를 제외하고, 어떠한 새도 키가 2m 70㎝를 넘지 않는다. 
   (ⅱ) 이 새장 안에, 내가 아닌 다른 사람 소유의 새는 한 마리도 없다. 
   (ⅲ) 어떠한 타조도 빈대떡을 먹고살지는 않는다. 
   (ⅳ) 나는 키가 2m 70㎝가 되지 않는 어떠한 새도 가지고 있지 않다. 


Ⅹ. 요약 및 정리

  2,000년도 더 오랫동안 연구되어온 삼단논법 논리학의 용어들 가운데 어떤 것들은 논리학 교실 안에서 지배적으로 사용되고 있지만, 대다수의 용어들이 교양인들의 일상 어휘 안에서도 사용되고 있음을 발견할 수 있다. 이 장에서 사용된 새롭고 중요한 용어들의 목록을 짧은 정의와 함께 정리해 보겠다. 

정언문장(Categorical Sentence) : 정언문장에는 네 가지 표준적인 형식이 있는데, S가 주어개념을, P가 술어개념을 나타낸다고 하면, 그 형식들은 다음과 같이 된다. 
  1) 모든 S는 P이다. (전칭 긍정, A문장)
  2) 어떠한 S도 P가 아니다. (전칭 부정, E문장)
  3) 어떤 S는 P이다. (특칭 긍정, I문장)
  4) 어떤 S는 P가 아니다. (특징 부정, O문장)
정언 삼단논증(Categorical Syllogism) : 다음의 특색이 이러한 유형의 논증을 특성화한다. 
  1) 각각의 정언문장은 두 개의 전제와 한 개의 결론으로 이루어져 있다.
  2) 논증에는 오직 세 개의 개념이 나타난다. 그 개념 가운데 하나는 각각의 전제 안에서 한번씩 발생하고, 나머지 두 개념은 전제들 가운데 하나 안에서 한번, 그리고 결론 안에서 한번 발생한다. 
여집합 개념(Complementary Terms) : 문장 쌍 가운데 한 개념이 어떤 집합을 지칭하고, 그 쌍의 나머지 개념이 그 집합의 여집합(원래 집합의 원소가 아닌 것들 모두로 구성된 집합)을 지칭할 때, 개념들의 그 쌍은 여집합적이다. 
모순문장(Contradictory Sentences) : 어떤 문장 쌍 안에서 하나의 문장이 다른 문장의 부정일 때, 그 쌍은 모순이다. 모순문장의 쌍 안에서 하나가 참이면 나머지 하나는 거짓이다. 왜냐하면 동일한 주어와 술어를 가진 정언문장은, E문장과 I문장이 그러하듯이, A문장과 O문장이 모순이기 때문이다. 
이환(Contrapositon) : A 혹은 O문장의 이환은 주어개념과 술어개념의 위치를 교환하고 각각을 여집합 개념으로 교체시킴으로써 이루어진다. 이환은 A와 O문장에 있어 그 의미를 보존시키나 I와 E문장에 있어서는 그렇지 못하다. 
반대문장(Contrary Sentences) : 문장 쌍이 둘 다 거짓일 수는 있는데, 둘 다 참일 수는 없는 그러한 방식으로 연관되어져 있을 때, 그 문장은 서로 반대이다. 정언문장에 대한 아리스토텔레스적 해석 안에서 A문장과 E문장은 반대이다. 
환위(Conversion) : 주어개념과 술어개념이 상호 교환될 때, 그 정언문장은 환위된다. I문장과 E문장의 환위는 원래의 문장과 동일한 의미를 산출하나, A문장과 O문장의 환위는 그렇지 못하다.
개념들의 주연(Distribution of Terms) : 어떤 문장이 한 집합의 모든 원소를 지칭할 때, 그 집합을 지칭하는 그 개념은 주연되었다고 말해진다. 전칭 정언문장 안에서는 주어개념이 주연되고, 부정 정언문장 안에서는 술어개념이 주연된다. 
존재 함축(Existential Import) : 문장이 어떤 대상의 존재를 주장할 때, 그 문장은 존재 함축을 갖는다. 그 문장이 실질적 조건문(material condition)으로 이해될 때, 전칭 정언문장은 존재 함축을 결여하나, 특칭 정언문장은 존재 함축을 갖는다.  
주연의 오류(fallacies of distribution) : 전제 안에서 집합적으로 사용된 개념이 결론 안에서는 분배적으로 해석되었을 때(분할의 오류), 혹은 전제 안에서 분배적으로 사용된 개념이 결론 안에서는 집합적으로 해석되었을 때(합성의 오류) 발생하는 추론의 오류.
삼단논증의 격(Figure of a Syllogism) : '격'은 전제 안의 양끝 개념(S개념과 P개념)과 매개념(M개념)의 배열을 지칭한다. 네 가지 격이 있을 수 있는데, 그것은 다음과 같다. 

MP     PM     MP     PM
SM     SM     MS     MS
---     ---      ---     ---
SP      SP      SP     SP

환질(obversion) : 문장의 질이 바뀌고, 그 문장의 술어개념이 그것의 여집합으로 교체되었을 때, 그 정언문장은 환질된다. 그 결과 나온 문장은 원래의 문장과 논리적으로 동치인 정언문장이다. 
정언문장의 질(Quality of a Categorical Sentence) : 정언문장의 질은 그 문장이 부정인가 긍정인가를 지칭한다. A문장과 I문장의 질은 긍정이고, E문장과 O문장의 질은 부정이다. 
준삼단논증(Quasi-Syllogism) : 전칭전체, 단칭전제, 그리고 단칭결론으로 구성된 세 개념 삼단논증.
연환식(Sorites) : 전제로서 세 개 이상의 정언문장을 가지고 있으며, 그 두 전제로부터 매개 결론을 이끌어내고, 그 결론을 또 다른 전제와 결합시켜 새로운 삼단논증 결론을 이끌어 내는 방식의 논증을 말한다. 이 패턴은 남아있는 전제를 이용하여 최종적인 결론에 도달할 때까지 반복된다. 
소반대문장(Subcontrary Sentence) : 문장 쌍이 둘 다 참일 수는 있으나, 둘 다 거짓일 수는 없는 그러한 방식으로 연관되어 있을 때, 그 문장들은 소반대이다. 정언문장에 관한 아리스토텔레스적 해석 하에서 동일한 주어개념과 동일한 술어개념을 가지는 I문장과 O문장은 소반대이다. 
벤 다이어그램(Venn Diagrams) : 집합의 원소관계, 집합의 포함과 배제를 나타낼 수 있는 겹침 원들의 집합. 이 다이어그램은 정언문장 안에 있는 집합들 사이의 관계를 보여주고, 또 삼단논증의 타당성을 검토하기 위하여 사용된다. 



제10장
타당성이 관계에 의존하는 논증들


I. 머리말
II. 관계적 논증의 예들
III. 관계의 중요한 속성들
IV. 양화사에 의한 관계의 표현
1. 보편양화사의 기호화
2. 존재양화사의 기호화
3. 관계적 문장의 기호화
4. 복수 양화사(Multiple Quantifiers)
5. 모든의 오류(The Fallacy of Every and All)
V. 논증의 기호화
VI. 복습

 
I. 머리말

앞장에서 우리는 논증의 두 가지 중요한 유형을 분석했다: 진리함수적 논증과 정언적 삼단논증. 이 각각의 논증유형에서 타당성은 형식의 문제임이 보여졌었다. 진리함수적 논증의 타당성은 논증을 이루는 문장들간의 논리적 연관성에 의존하는 반면, 정언적 삼단논법의 타당성은 문장들 안에 있는 주어개념(subjective term)과 술어개념(predicate term)간의 논리적 연관성에 의존한다. 진리함수적 논증과 삼단논법적 논증을 분석할 때 우리는 논증의 내용은 고려하지 않는다. 진리함수적 논증에서의 단순문장들과 정언적 삼단논증에서의 집합개념이 알파벳 문자로 표현됨으로써 이러한 논증들을 일반적인 형태로 표현할 수가 있었다. 진리함수적 논증의 경우에는 "그리고," "아니다," "또는," "만약 ... 이면," 그리고 "...인 경우 그리고 오직 그 경우에만"과 같은 진리함수적 연결사들을 표현하기 위해 기호들이 도입됨으로써 보다 형식화된 표현이 가능했었다. 논리학자들은 어떠한 연역적으로 타당한 논증이라도 어떤 타당한 논증형식의 한 사례라고 믿는다. 따라서 논리학의 역사는 직관적으로 타당하다고 생각되는 논증들의 형식적 속성들에 대한 이해를 증가시켜 온 역사라고 할 수 있다. 논증에 관한 최초의 형식적 설명은 아리스토텔레스의 삼단논법 이론이었다. 아리스토텔레스의 이론이 나온 바로 다음에 스토아학파의 논리학자들은 진리함수적 논증형식에 관한 포괄적인 이론을 발전시켰다. 그리고 훨씬 후에야 또 다른 중요한 논증들이 형식적으로 다루어졌다. 이 논증들의 타당성은 그 논증들에서 언급되는 관계(relation)들의 형식적인 특성에 의존한다. 이러한 관계적 논증들이 바로 이 장의 주제가 될 것이다.

II. 관계적 논증의 예들

다음 논증들은 명백히 타당하다:

(1) 신형 벤츠는 신형 캐딜락보다 비싸다.
   신형 캐딜락은 신형 포드보다 비싸다.
     ----------------------------------
     신형 벤츠는 신형 포드보다 비싸다.

(2) 소라는 동엽이보다 키가 크다.
    --------------------------
      동엽이는 소라보다 키가 크지 않다.

  
(3) 1인치는 2.54센티미터와 같다.
    --------------------------
      2.54센티미터는 1인치와 같다.

  진리함수적 논리와 삼단논법적 논리의 도구만으로는 이러한 논증들의 타당성이 의존하는 논증 형식을 표현할 수 없다. 각각의 경우에 본질적으로 논증의 타당성은 단순히 논증에 포함된 문장들간의 연결이라든지 그 문장들의 주어와 술어가 어떻게 연관되는지에 의존하는 게 아니라 그 논증에서 언급되는 관계의 속성("보다 비싸다," "보다 키가 크다," "와 같다")에 의존한다. 

  III. 관계의 중요한 속성들

논증 (1)은 만약 첫 번째 것이 두 번째 것보다 비싸고 두 번째 것이 세 번째 것보다 비싸면 첫 번째 것이 세 번째 것보다 비싸기 때문에 타당하다. "보다 비싸다"처럼 이러한 특징이 있는 관계를 이행적(transitive)이라 부른다. 이행적인 관계에는 여러 가지가 있다: "보다 나이가 많다," "보다 어리다," "보다 길다," "...와 똑같다," "보다 크다," "...의 조상," "...의 후손" 등등. 
그러나 모든 관계가 이행적인 것은 아니다. 어떤 것들은 비이행적(intransitive)이다. 첫 번째 것이 두 번째 것과 관계를 가지고 두 번째 것이 세 번째 것과 바로 그 관계를 가진다는 사실이 첫 번째 것이 세 번째 것과 그 관계를 가진다는 것을 배제시킬 때 그 관계는 비이행적이다. 다음 논증은 "...의 어머니"라는 관계가 비이행적이기 때문에 타당하다:

  순이는 영희의 어머니다.
  영희는 미숙이의 어머니다.
    ----------------------
    순이는 미숙이의 어머니가 아니다. (∵할머니)


비이행적 관계의 또 다른 예로서는 "...의 아버지"와 "...의 두 배"가 있다. 어떤 관계들은 이행적이지도 비이행적이지도 않다. ("이행적이다"와 "비이행적이다"는 서로 모순이 아니라 반대되는 용어이다.) 이러한 관계들은 미이행적 관계(nontransitive relation)라 불린다. 만약 첫 번째 것이 두 번째 것과 어떤 미이행적 관계로 관련되고 두 번째 것이 세 번째 것과 그 관계를 가진다면 첫 번째 것은 세 번째 것과 그 관계를 가질 수도 있고 그렇지 않을 수도 있다. 
"...의 사촌"은 미이행적 관계이다. 만약 토니가 강타의 사촌이고 강타는 태지의 사촌이면 토니는 태지의 사촌일 수도 있고 아닐 수도 있다. 첫 번째 것과 두 번째 것 그리고 두 번째 것과 세 번째 것 사이의 미이행적 관계에 근거해서는 첫 번째 것과 세 번째 것 사이의 관계에 관한 어떠한 결론도 이끌어 낼 수 없다. 미이행적 관계의 또 다른 예로서는 "...와 같은 수업을 듣는다," "...의 친구이다," "사랑한다" 등등이 있다.
지금까지 언급된 모든 관계들은 두 사물(혹은 두 사람) 사이의 관계이다. 이러한 관계들은 이항관계(binary relation)라 불린다. 이항관계에 의해 관련되는 두 사물을 그 관계의 항(term)들이라 부른다. 그러나 모든 관계가 이항관계인 것은 아니다. "로미오는 그의 책을 줄리엣에게서 돌려 받았다"에서는 세 개의 항, 즉 로미오, 그의 책, 그리고 줄리엣의 삼항관계를 가진다. 그리고 다음 문장은 사항관계를 포함한다: "20세기 폭스사는 심형래에게 용가리 속편을 위한 자금을 지원하였다." 비록 오항 이상의 관계를 포함하는 일상언어 문장들을 구성하려면 어색해 지지만 이론적으로는 어떠한 수의 항이라도 관계를 맺을 수 있다. 복잡함을 피하면서 이항관계의 중요한 속성들에 주목하기 위해 이 장에서는 오직 두 개의 항만이 관계되는 이항관계에만 집중하기로 하자. 우리가 이항관계에 집중하게 되면 다음 문장은 참이 된다. 모든 관계는 다음 범주 가운데 정확히 하나에 해당한다: 이행적, 비이행적, 미이행적. 
II절의 논증 (2)에서 언급된 관계("보다 키가 크다")는 이행적 관계이다. 그러나 그 논증의 타당성은 그 관계의 이행성에 의존하는 게 아니라 그것의 또 다른 속성에 의존한다. "보다 키가 크다"는 비대칭적 관계(asymmetric relation)이다. 만약 첫 번째 것이 두 번째 것과 어떤 비대칭적 관계에 의해 관련되면, 두 번째 것은 첫 번째 것과 그런 식으로 관련되지 않는다. "보다 나이가 많다," "보다 작다," "보다 무겁다," "...의 어머니" 등은 비대칭적 관계의 예들이다. 첫 번째 것이 두 번째 것과 어떤 관계를 가진다는 사실이 두 번째 것이 첫 번째 것과 바로 그 관계를 가진다는 것을 함축할 때 그 관계는 대칭적 관계(symmetric relation)라 불린다. "...와 똑같다," "...와 무게가 같다," "...와 똑같지 않다," "...의 형제" 등은 대칭적 관계의 예들이다. 첫 번째 것이 두 번째 것과 어떤 관계를 가진다는 사실이 두 번째 것이 첫 번째 것과 그 관계를 가진다는 것을 함축하지도 배제하지도 않는 관계는 미대칭적 관계(nonsymmetric relation)라 불린다. "...의 남자형제"라는 관계가 바로 그 예이다. 두 사람은 첫 번째 사람이 두 번째 사람의 남자형제이면서 두 번째 사람이 첫 번째 사람의 남자형제가 아니게끔 관련될 수 있다(두 번째 사람이 여자일 때). 물론 두 사람 모두 남자일 경우에는 첫 번째 사람이 두 번째 사람의 남자형제이면 두 번째 사람도 첫 번째 사람의 남자형제이다. 임의로 선택된 두 사람에 대해 어느 상황이든 가능하기 때문에 "...의 남자형제"는 미대칭적 관계인 것이다.
모든 이항관계는 다음 범주 중 정확히 하나에 해당한다: 대칭적, 비대칭적, 또는 미대칭적.    만약 어떤 개인 또는 사물이 그 자신과 어떤 관계에 의해 관련될 때 그 관계는 반사적(reflexive)이라고 불린다. 명백히 "...와 동일하다"는 반사적 관계이다. 왜냐하면 모든 것은 그 자신과 동일하기 때문이다. 반사적 관계의 다른 예로서는 "...와 동치이다," 그리고 "...와 똑같은 색이다" 등이 있다. 
만약 어떤 관계가 어떠한 개인 또는 사물도 자기 자신과 그 관계로 관련될 수 없을 때 그 관계는 비반사적(irreflexive)이라 불린다. 비반사적 관계의 예로서는 "똑같지 않다," "다르다," "보다 크다" 등이 있다. 
어떤 관계들은 미반사적(nonreflexive)이다. 개인 또는 사물은 그 자신과 그러한 관계를 가질 수도 있고 가지지 않을 수도 있다. "사랑하다"가 그 예인데, 왜냐하면 어떤 사람들은 자신들을 사랑하지만 다른 사람들은 그렇지 않기 때문이다. 어떤 관계에 의해 관련되는 "두 개의" 사물이 하나의 똑같은 사물일 때 그 관계를 이항관계라고 간주하는 것은 좀 이상하게 들린다. 그러나 어떤 것이 그 자신과 어떤 관계를 가진다거나 가지지 않는다고 말하는 것은 명백히 의미가 있다. 일반적으로 임의의 이항관계에서 항들은 반드시 다른 개체들을 가리킬 필요는 없다.

< 연 습 문 제 > 

1. 다음 관계들 각각이 다음 범주 가운데 어느 것에 해당하는지 말하라. 
   (1) 이행적, 비이행적, 미이행적 
   (2) 대칭적, 비대칭적, 미대칭적 
   (3) 반사적, 비반사적, 미반사적
 
가. 사랑하다
나. 사촌이다
다. 속하다
라. 처럼 보이다
마. 보다 작다.
바. 보다 선호되다
사. 보다 잘하다.
아. 보다 키가 크다.
자. 와 동일하다
차. 동갑이다.
카. 보다 아름답다.

2. 열 개의 이항관계를 예로 든 다음에 위의 범주에 의해 구분하라.


 IV. 양화사에 의한 관계의 표현

아리스토텔레스는 추론의 원칙들을 형식화할 때 집합개념(class term)을 표시하기 위해 변항(알파벳 문자)을 사용하였다. 이렇게 변항을 사용하게 되면 원칙들의 표현이 단순해지며 논증의 형식적 특성을 파악하기 용이해진다. 진리함수적 논리에서 문장을 표시하기 위해 문자를 사용한 것은 20세기의 혁신이었다. 다음의 두 가지 전건긍정의 형식화를 비교해 보면 이러한 장치를 사용함으로써 얼마만큼의 단순성을 얻을 수 있는지 실감할 수 있을 것이다:

                                    p → q
                                    p
                                     -------
                                    q 

이것과 고대 스토아학파 논리학자들의 다음 형식화를 비교해 보라: 

만약 첫 번째 것이면 두 번째 것이다.
첫 번째 것이다.
  ---------------------------------- 
그러므로 두 번째 것이다.{{) Benson Mates, Elementary Logic, p. 214.
}}

진리함수적 논증형식이 많은 단순문장들을 포함하고 있을 때 문장문자의 사용은 더욱 매력적인 것이 된다. ("첫 번째 것," "두 번째 것," "세 번째 것," 등의 표현을 사용해서 양도논법(dilemma)의 논증형식 표현해 보라.)
20세기에 논리의 기호화가 이루어짐으로써 우리는 관계의 속성들을 엄밀한 방식으로 표현할 수 있게 되었다. 현대 논리학자들이 공통으로 사용하는 기호언어들은 정언적 삼단논법의 적절한 형식화를 제공했을 뿐 아니라 진리함수적 논증, 삼단논법적 논증, 그리고 관계적 논증들간의 중요한 논리적 유사성을 밝혀주었다. 
다음 절들에서 우리는 일상언어 표현을 인공적인 기호언어로 번역하는 것에 관해 논의할 것이다. 이러한 번역은 일상언어로 표현될 수 있는 모든 뉘앙스를 파악하려고 의도된 것이 아니다. 그것의 목적은 논증의 타당성을 결정하는 데 중요한 특징들을 확인하려는 것이다. 앞으로 소개될 기호들은 그러한 특징들만을 파악하려고 마련된 것들임을 일러둔다. 
번역이 가능하기 위해서는 인공언어의 기호들이 해석되지 않으면 안 된다. 해석(interpretation)은 진리조건(인공언어의 문장들이 참 또는 거짓이 되는 조건)들이 명확하게 제시되는 범위 안에서 그 기호들에 의미를 부여한다. 우리는 이미 진리함수적 논리에서 (진리표를 사용해서) 기호들을 해석한 바 있다. 여기에서도 똑같은 연결사들이 사용될 것이기 때문에 다음을 통해 기억을 되살리자("p"와 "q"는 문장문자들이다):

1. "∼p"는 p가 거짓인 경우 그리고 오직 그 경우에만 참이다.
2. "(p∨q)"는 "p"와 "q"가 둘 다 거짓이면 거짓이고 그렇지 않으면 참이다.
3. "(p·q)"는 "p"와 "q"가 둘 다 참이면 참이고 그렇지 않으면 거짓이다.
4. "(p→q)"는 "p"가 참이고 "q"가 거짓이면 거짓이고 그렇지 않으면 참이다.
5. "(p↔q)"는 "p"와 "q"가 똑같은 진리값을 가지면 참이고 그렇지 않으면 거짓이다.  

해석의 다른 특징들은 그때그때 언급될 것이다.


1. 보편양화사의 기호화

 전칭긍정 형식 "모든 S는 P이다"에서 "모든"은 보편양화사(universal quantifier)라 불린다. 우리는 9장에서 전칭긍정 문장의 논리적 구조와 다양한 표현방식을 공부한 바 있다. 현대 기호논리학에서 전칭긍정은 일종의 조건문으로 표현된다.

                   만약 어떠한 것이라도 S이면 그것은 P이다.

또 다른 형식화는 다음과 같다:

임의의 개체(개인, 장소, 또는 사물)에 대해, 만약 그것이 S이면 그것은 P이다.

보편양화사는 알파벳 소문자를 (x, y, z부터) 괄호에 넣어 기호화하는 게 보통이다. 다음 예들을 살펴보자:

(x) : "임의의 x에 대해"라고 읽어라.
(y) : "임의의 y에 대해"라고 읽어라.   
(z) : "임의의 z에 대해"라고 읽어라.

전칭긍정 문장을 기호화할 때 똑같은 개체임을 지시하는 "그것"과 같은 대명사 자리에 양화사에 있는 것과 똑같은 문자가 사용된다. 따라서 "임의의 개체에 대해, 만약 그것이 S이면 그것은 P이다"를 기호화하기 위해 우리는 다음과 같이 쓴다: (x)(Sx→Px)
괄호로 양화사 다음에 나오는 표현을 에워싸는 것은 이 표현에 있는 x들이 그 표현 앞에 있는 양화사의 영향권 범위 안에 있음을 표시하기 위함이다. 이런 식으로 사용되는 문자들은 개체변항(individual variable)이라 불린다. 그리고 개체들의 집합을 나타내기 위해 사용되는 대문자는 술어문자(predicate letter)라고 한다. 
이제 "모든 가수는 연예인이다"라는 일상언어의 정언적 문장을 가급적 그 의미를 충실히 반영하는 기호적 문장으로 번역한다고 가정해보자. 첫 번째 해야할 일은 해석의 논의영역(domain), 즉 우리가 인공언어에서 언급하게 될 모든 개체들의 집합을 명시하는 것이다. 이러한 논의영역은 해석마다 다를 수 있다. 어떤 상황에서 우리는 수(number)에 대해서만 이야기할 수 있고 다른 상황에서는 사람들에 대해서만 이야기할 수도 있다. 해석의 논의영역은 개체들의 비공집합이면 무엇이든 상관없다. 편의상 이 장에서는 별도의 언급이 없는 한 모든 개체들의 집합을 해석의 논의영역으로 채택할 것이다. (이러한 논의영역의 구성원들은 모든 사람들, 사물들, 수들 등등이다.)
술어문자는 논의영역에 있는 개체들의 집합을 가리키는 것으로 해석될 것이다. "모든 가수는 연예인이다"라는 문장을 번역하려면 하나의 술어문자를 가수들의 집합을 가리키는 것으로서 해석하고 다른 하나의 술어문자는 연예인들의 집합을 가리키는 것으로서 해석할 필요가 있다. 우리는 S를 가수들의 집합으로, E를 연예인들의 집합으로 해석할 것이다. 그러면 그 문장은 다음과 같이 번역될 수 있다: (x)(Sx→Ex)
전칭부정 문장("어떠한 S도 P가 아니다")은 전칭긍정 문장과 비슷한 구조를 갖고 있으며 다음과 같이 기호화된다: (x)(Sx→∼Px) ("임의의 개체에 대해, 만약 그것이 S이면 그것은 P가 아니다"). "어떠한 치와와도 군견이 아니다"라는 문장을 번역하기 위해 우리는 다음과 같이 해석한다: 
                           C: 치와와들의 집합
                           G: 군견들의 집합

그리고 다음과 같이 쓴다: (x)(Cx→∼Gx)

  
 2. 존재양화사의 기호화

양화사 "어떤(some)"은 존재양화사(existential quantifier)라 불린다. 특칭긍정문장과 특칭부정문장은 어떤 개체가 존재한다는 것과 아울러 그 개체가 어떤 속성을 가지고 있거나 가지고 있지 않다는 것을 주장한다. 이러한 문장들은 존재적 함축(existential import)을 지닌다고 말한다. 보편문장들은 어떠한 것의 존재도 주장하지 않기 때문에 존재적 함축을 지니지 않는다. I문장과 O문장은 보편문장과 다른 구조를 가진다. 그것들은 조건문보다는 연언문과 비슷하다:

I: 어떤 S는 P이다. S이면서 또한 P인 어떤 개체가 있다.
O: 어떤 S는 P가 아니다. S이면서 P는 아닌 어떤 개체가 있다.

존재양화사는 "E"자의 좌우를 바꿔 쓴 다음에 개체변항을 쓰고 괄호를 친 것이다: (∃x). 존재적, 또는 특칭 긍정적인 정언적 문장을 기호화하면 다음과 같다: (∃x)(Sx·Px). 이것은 "S이고 P인 그러한 어떤 x가 존재한다"라고 읽는다. 존재적(특칭) 부정 정언문장을 기호화하면 다음과 같다: (∃x)(Sx·∼Px). 그리고 이것은 "S이지만 P는 아닌 그러한 어떤 x가 존재한다"라고 읽는다. 
 
< 연 습 문 제 > 

술어문자에 대한 적절한 해석을 제시한 후 다음 문장들을 기호언어로 번역하라. 

1. 어떤 개는 벼룩이다. 

2. 어떤 고양이는 독립적이지 않다. 

3. 어떠한 개도 채식주의자가 아니다. 

4. 모든 고양이는 독립적이다. 

5. 야생 고양이들이 있다. 

6. 고양이는 네 발 짐승이다. 

7. 모든 개가 짖는 것은 아니다. 

8. 모든 개는 짖고 모든 고양이는 운다. 

9. 어떤 고양이는 짖지만 어떤 고양이는 짖지 않는다. 

10. 개와 고양이는 훌륭한 애완동물이다. 

11. 어떤 고양이들이 야생이면 어떤 고양이들은 길들어졌다.

12. 어떠한 개도 고양이가 아니면 어떠한 고양이도 개가 아니다. 

3. 관계적 문장의 기호화

약간 수정만 하면 정언적 문장을 나타내기 위해 사용되는 기호들이 관계를 표현하는 데 사용될 수 있다. 정언적 문장에 등장하는 집합개념은 일항술어로 생각할 수 있다. 기호를 사용함으로써 우리는 술어문자 S 뒤에 하나의 개체변항 x를 써서 어떤 개체 x가 집합 S의 원소라는 것을 표현한다. 비슷한 방식으로 이항관계는 이항술어로 생각할 수 있다. 기호를 사용함으로써 술어문자 R 뒤에 적절한 순서로 두 개의 변항 x, y를 써서 어떤 개체 x가 개체 y와 R이라는 관계에 있다는 것을 표현한다: Rxy.
이항술어 문자는 해당 관계에 의해 관련되는 개체들의 순서쌍들의 집합을 가리키는 것으로 해석된다. 예를 들어 우리는 술어문자 "L"을 순서쌍의 첫 번째 원소가 순서쌍의 두 번째 원소를 사랑하는 그러한 모든 개체들의 순서쌍들의 집합을 가리키는 것으로 해석할 수 있다. 그러한 해석을 명시할 때 우리는 다음과 같은 표기법을 사용한다:

L:      는  . . .를 사랑한다 

양화사, 술어문자, 그리고 개체변항을 사용함으로써 관계를 포함하는 일반화 문장들이 기호로 표현될 수 있다. 가령 만약 "L"을 위에서처럼 해석한다면, 우리는 "모든 것은 모든 것을 사랑한다"를 다음과 같이 번역할 수 있다: (x)(y)(Lxy).
만약 우리가 "모든 사람은 모든 사람을 사랑한다"라는 문장을 번역하고자 한다면, 사람들의 집합을 나타내는 집합문자를 사용할 필요가 있다. 만약 P를 이런 식으로 해석한다면 그 문장은 다음과 같이 번역된다: (x)(y)((Px·Py)→Lxy). 그리고 이것은 "임의의 x 그리고 임의의 y에 대해, 만약 x가 사람이고 y도 사람이면 x는 y를 사랑한다."라고 읽는다. 여기서 만약 우리가 해석의 논의영역을 모든 사람들의 집합으로 제한하기로 했다면 "모든 사람은 모든 사람을 사랑한다"라는 문장은 다음과 같이 번역된다는 것에 주목하자: (x)(y)(Lxy).
"L"에 대해 위와 똑같은 해석이 주어졌을 때 "어떤 것은 어떤 것을 사랑한다"는 다음과 같이 번역된다: (∃x)(∃y)(Lxy). 다시 "P"를 사람들의 집합으로 해석하고 "L"을 사랑한다는 것으로 해석하면 "어떤 사람은 어떤 사람을 사랑한다"라는 문장은 다음과 같이 번역된다: (∃x)(∃y)(Px·Py·Lxy).
관계에 대한 일반화와는 대조적으로 "순이는 영희의 엄마다"와 같은 문장들은 어떤 특정한 개체가 다른 개체와 관련된다는 것을 진술한다. 우리의 기호언어에서 알파벳 소문자들(a ∼ t)은 개체들을 가리키는 것으로 해석된다. 개체상항(individual constants)이라 불리는 이들 문자들은 일상언어에서 고유명사가 하는 역할을 기호언어에서 수행한다. 예컨대 "소크라테스는 죽는다"라는 문장은 소크라테스를 "s"로, 죽는 것들의 집합을 M으로 기호화해서 다음과 같이 쓴다: Ms.
역사상 가장 중요한 철학자 중 한 사람인 소크라테스는 크산티페와 결혼했다. 우리가 "H"를 "    는 ...의 남편이다"를 가리키는 것으로, "s"는 소크라테스를 가리키는 것으로, 그리고 "a"는 크산티페를 가리키는 것으로 해석하면  
                                       Hsa
는 참이다. 왜냐하면 이것은 소크라테스가 크산티페의 남편이라고 말하고 있기 때문이다. 똑같은 해석 하에서 
                                       Has
는  거짓이다. 왜냐하면 이것은 크산티페가 소크라테스의 남편이라고 말하고 있기 때문이다. 명백히 "...의 남편"은 비대칭적 관계이다. 
양화사, 개체변항, 그리고 이항술어를 사용해서 우리는 이항관계의 중요한 속성들을 편리하고 정확하게 특징지울 수 있다. R이 어떤 이항관계이면 우리는 R의 다음 속성들 중 어떤 것이라도 기호적으로 표현할 수 있다.

1. R은 반사적이다: (x)Rxx
   위 기호식은 다음과 같이 읽는다: "임의의 것에 대해, 그것은 자기 자신과 관계 R을 갖       는다." 
2. R은 비반사적이다: (x)(∼Rxx) "임의의 것에 대해, 그것은 자기 자신과 관계 R을 갖지      않는다." 
3. R은 미반사적이다: ∼(x)(Rxx)·∼(x)(∼Rxx) "R이 반사적이지 않고 R이 비반사적이지      도 않다." (또는 R은 반사적이지도 비반사적이지도 않다.)
4. R은 대칭적이다: (x)(y)(Rxy→Ryx) "(반드시 다를 필요는 없는) 임의의 x 그리고 임의      의 y에 대해, 만약 x가 y와 관계 R을 가지면 y는 x와 관계 R을 가진다." 
5. R은 비대칭적이다: (x)(y)(Rxy→∼Ryx) "(반드시 다를 필요는 없는) 임의의 x 그리고       임의의 y에 대해, 만약 x가 y와 관계 R을 가지면 y는 x와 관계 R을 갖지 않는다."
6. R은 미대칭적이다:  ∼(x)(y)(Rxy→Ryx)·∼(x)(y)(Rxy→∼Ryx) "R은 대칭적이지도 않      고 R은 비대칭적이지도 않다." 
7. R은 이행적이다: (x)(y)(z)((Rxy·Ryz)→Rxz) "(반드시 다를 필요는 없는) 임의의 세 개      체 x, y, z에 대해, 만약 첫 번째 것이 두 번째 것과 관계 R을 가지고 두 번째 것이 세      번째 것과 관계 R을 가지면 첫 번째 것은 세 번째 것과 관계 R을 가진다." 
8. R은 비이행적이다: (x)(y)(z)((Rxy·Ryz)→∼Rxz) "(반드시 다를 필요는 없는) 임의의       세 개체 x, y, z에 대해, 만약 첫 번째 것이 두 번째 것과 관계 R을 가지고 두 번째 것      이 세 번째 것과 관계 R을 가지면 첫 번째 것은 세 번째 것과 관계 R을 갖지 않는다." 

< 연 습 문 제 > 

다음 각 문장을 기호로 표현하고 필요하다면 기호에 대한 해석을 제시하라. 그리고 해석의    논의영역을 명시하는 것을 잊지 않도록 하자.

1. R은 미이행적이다.

2. 소라는 어떤 사람을 사랑한다.

3. 동엽은 자기 자신을 사랑한다.

4. 동엽은 그 자신과 소라를 사랑한다.

5. 소라는 동엽을 사랑하지 않는다.

6. 어떤 사람이 소라를 사랑한다.

7. 모든 사람은 동엽을 사랑한다.

8. 아무도 동엽을 사랑하지 않는다.

9. 소라는 누구도 사랑하지 않는다.

10. 모든 사람이 동엽을 사랑하거나 모든 사람이 소라를 사랑한다.

11. 모든 사람이 자기 자신을 사랑하는 것은 아니다.

12. 어떤 사람은 그 자신을 사랑하지 않는다.


4. 복수 양화사(Multiple Quantifiers)

관계에 관한 대부분의 일반화를 기호화하기 위해 우리는 하나 이상의 양화사를 사용해야만 한다. 예를 들어 어떤 관계의 이행성을 진술하려면 세 개의 양화사가 필요하다. 복수 양화사가 모두 똑같은 유형의 것일 때(즉 모두 보편양화사이거나 모두 존재양화사일 때) 그것들의 위치는 상관이 없다. 다음 각 경우에서 R이 똑같은 식으로 해석된다고 하면 다음 각 경우는 의미의 차이가 없다:
(x)(y)(z)((Rxy·Ryz)→Rxz) 
(y)(x)(z)((Rxy·Ryz)→Rxz) 
(z)(y)(x)((Rxy·Ryz)→Rxz) 

마찬가지로 
(∃x)(∃y)(Rxy·Ryx)
와 
(∃y)(∃x)(Rxy·Ryx)
사이에도 의미의 차이가 없다. 
그러나 하나의 표현에 두 유형의 양화사가 함께 있을 때는 양화사의 순서가 바뀌면 의미가 보존되지 않을 수 있기 때문에 주의해야 한다. "모든 사람은 어머니를 갖고 있다."라는 문장을 고려해 보자. 우리의 논의영역을 사람들의 집합으로 제한하자. 

M:      는 . . .의 어머니다.

그 문장에 대한 기호 표현은 다음과 같다: 

(x)(∃y)(Myx)

M에 대한 주어진 해석에 기초해서 위 기호 문장은 다음과 같이 읽을 수 있다:

임의의 x에 대해, y가 x의 어머니인 어떤 y가 존재한다.

다른 말로, 위 문장은 임의의 사람에 대해 그 사람의 어머니인 어떤 사람이 존재한다고 말한다. 모든 사람은 각기 어머니를 가지고 있으므로 이 문장은 참이다.
만약 양화사의 순서가 바뀌게 되면 위 기호 문장은 다음과 같이 된다.

(∃y)(x)(Myx)

M에 대한 주어진 해석에 기초해서 위 문장은 다음과 같이 읽을 수 있다: 

임의의 x에 대해 y가 x의 어머니인 그러한 어떤 y가 존재한다.

다른 말로, 어떤 사람이 모든 사람의 어머니라는 것이다! 그것은 모든 사람의 어머니인 사람이 적어도 1명 있다는 것을 뜻하므로 명백히 거짓이다. 따라서 양화사의 순서가 다르기만 해도 표현의 의미는 다를 수 있는 것이다.

< 연 습 문 제 > 

사람들의 집합을 해석의 논의영역으로 하고 "L"을 "     는 . . .를 사랑한다"로 해석해서 다음 각 문장을 기호언어로 표현하라.

1. 모든 사람은 누군가를 사랑한다.

2. 아무도 모든 사람을 사랑하지는 않는다.

3. 아무도 누군가를 사랑하지 않는다. 

4. 어떤 사람은 모든 사람을 사랑한다.

5. 아무도 그 사람을 사랑하지 않는 어떤 사람이 존재한다.


5. 모든의 오류(The Fallacy of Every and All)

모든 것은 어떤 원인의 결과로서 일어난다고 믿어졌고 믿어지고 있다. 고대에는 "모든 것은 어떤 원인을 가진다"라는 주장이 모든 것의 "최초 원인(first cause)"이 있다는 것을 추론하기 위한 전제로 사용되었다. 그런데 만약 이러한 논증이 타당하다면 그것은 다음과 같은 형식이 아닌 어떤 다른 형식의 사례임에 틀림없다:

(x)(∃y)(Cyx)
------------
(∃y)(x)(Cyx)

왜냐하면 이 형식은 부당하기 때문이다. 의도된 해석(C:    가 . . .의 원인이다)에 근거했을 때 위 기호화는 그 논증의 정당한 번역을 제공한다. 그러나 전제가 명백히 참이면서 결론이 명백히 거짓이게끔 C를 해석하는 것도 가능하다(C:    가 . . .의 어머니이다). 그 논증형식의 한 사례, 즉 (해석의 논의영역이 모든 사람들의 집합일 때) 다음 논증이 부당하기 때문에 그 형식 자체는 부당하다 
                            모든 사람은 어머니를 가진다.
                            ----------------------------------
                            어떤 사람은 모든 사람의 어머니이다. 
 
한 논증형식이 타당한 것이려면 비논리적 기호들(연결사와 양화사를 제외한 기호들)을 어떻게 해석하더라도 타당한 논증이 되어야 한다. 
이러한 오류 논증형식은 모든의 오류(fallacy of every and all)라고 불린다. 그런데 우리는 어떤 오류 논증형식의 사례인 어떤 논증이 부당한 논증이 아닐 수도 있다는 것을 명심해야 한다. 논증은 그것이 어떠한 타당한 논증형식의 사례도 아닌 경우에만 부당하다. 그래도 우리는 진리함수적 논증에서처럼 어떤 논증이 부당한 형식의 사례일 때 그리고 그것이 어떤 타당한 형식의 사례라는 것이 입증되지 않았을 때 그것의 부당성을 의심해볼 필요가 있다. 
최초 원인 또는 "제일의 원동자(prime mover)"의 존재를 위한 아리스토텔레스의 논증은 실제로 적어도 하나의 추가 전제를 포함하였다: 원인과 결과의 무한한 연쇄는 불가능하다는 것. 우리는 원인의 무한소급을 거부하는 아리스토텔레스의 주장, 즉 어떠한 다른 원인의 결과도 아닌 어떤 원인이 있음에 틀림없다는 주장을 기호화할 수 있다: 
(∃y)((∃x)(Cyx)·∼(∃z)(Czy)): y가 어떤 x의 원인이고 어떠한 z도 y의 원인이 아닌 y가 있다.
그러나 이러한 추가 전제가 있어도 단 하나의 최초 원인이 있다는 결론은 따라나오지 않는다. 왜냐하면 하나가 넘는 "원인없는 원인"이 있을 수 있기 때문이다. ("어떤"은 "적어도 하나"를 의미하지 "정확히 하나"를 의미하는 것은 아니다.) 
비록 고대 그리스어를 번역하는 것에 얽힌 문제 때문에 그리고 초기 문헌이 변화를 겪었고 불완전하기 때문에 아리스토텔레스의 논증을 분석하기란 여간 어렵지 않지만, 많은 해석가들은 하나 이상의 맥락에서 아리스토텔레스가 모든의 오류를 범했다고 주장한다. 모든 행위에 "최고선(Supreme Good)"이라 불리는 정확히 하나의 목적이 있다는 결론을 지지하기 위해 모든 행위는 궁극적인 목적을 가진다는 전제를 사용한 것에 대해 논평하면서 한 현대철학자는 논리학의 창시자를 옹호하면서 다음과 같이 말했다:

이것은 그 자신의 형식논리의 범위를 넘어서는 추리(관계논리)의 일종이다. 이러한 이유로 그는 이러한 오류에 의해 보다 쉽게 기만당했을 것이다.{{) D.J. O'Connor, "Aristotle," in A Critical History of Western Philosophy, edited by D.J.     O'Connor.
}}


 V. 논증의 기호화

현대 기호논리학의 장점 중 하나는 다양한 논증의 유형들 간의 중요한 구조적 유사성을 드러내 준다는 것이다. 예를 들어 다음 준삼단논법(quasi-syllogism)을 살펴보자:

                            모든 공주는 외롭다.
                            김자옥은 공주다.
                            ------------------
                            김자옥은 외롭다.

이것은 다음 해석에 기초한다: 

                            P: 공주들의 집합
                            L: 외로운 사람들의 집합
                            k: 김자옥

위 논증은 다음과 같이 번역된다:

                            (x)(Px → Lx)
                            Pk
                            ------------
                            Lk

위 형식은 다음과 같은 전건긍정 형식과 비슷하다:
                            p → q
                            p
                            ------------
                            q
우리는 또한 보편적 일반화(universal generalization)가 해석의 논의영역에 있는 모든 개체들에 대해 무언가를 말하는 문장이라는 사실을 고려할 수 있다. 만약 보편적 일반화가 말하는 것이 그 논의영역에 있는 모든 개체들에 대해 성립한다면, 그것은 그 논의영역에 있는 어떠한 특정한 개체에 대해서도 성립한다. 가령 주어진 해석에 기초해서 만약 
                            (x)(Px → Lx)
가 참이면, 
                            Pk → Lk
도 참이다.
만약 우리가 위 논증에서 첫 번째 전제를 일반화의 특정한 사례인 "Pk→Lk"로 바꾸면 그 논증은 다음과 같이 된다:
                                  Pk → Lk
                                  Pk
                                  ----------
                                  Lk

이것은 명백히 전건긍정과 똑같은 형식이며 따라서 타당한 논증형식이다. 따라서 원래의 준삼단논법은 타당하다. 준삼단논법의 논증형식의 타당성을 이런 식으로 결정하는 방법은 9장에서 다뤄졌던 것보다는 덜 임의적인 것처럼 보인다. 거기서는 "김자옥은 공주다"와 같은 문장들이 보편적 일반화로서 취급되었었다: "김자옥이 유일한 원소인 집합의 모든 원소들은 공주다." 이 방법은 보편적 일반화가 존재적 함축이 없으므로 다소 인위적인 것으로 보인다. 그러나 "김자옥은 공주다"라는 문장은 일상적으로 만약 그녀가 존재하지 않는다면 거짓인 것으로 여겨질 것이다. 
양화사를 이용하는 논리체계에 관한 상세한 논의는 이 책의 범위를 넘는다. 그러나 이러한 모든 체계들이 보편양화된 문장으로부터 그것들의 개별적인 사례로 나아갈 수 있도록 해주는 추론규칙을 가진다는 것은 주목할 만하다. 그리고 추가적인 규칙들은 존재양화사를 제거할 수 있게 해주고 또 두 종류의 양화사를 바꿀 수 있게 해준다. 이러한 점을 염두에 두고 다음의 삼단논법적 논증형식과 진리함수적 논리에서의 가언적 삼단논법 논증형식 사이의 유사성을 살펴보도록 하자:

                  (x)(Sx→Mx)                   p → q
                  (x)(Mx→Px)                   q → r
                  ------------                   -------                      
                  (x)(Sx→Px)                    p → r


기호언어를 사용하면 삼단논법적 논증, 진리함수적 논증, 그리고 관계적 논증 사이의 유사성이 보다 분명하게 드러난다. 예를 들어, "슈퍼맨은 배트맨보다 빠르고 배트맨은 원더우먼보다 빠르다. 그러므로 슈퍼맨은 원더우먼보다 빠르다"라는 논증의 타당성은 "보다 빠르다"라는 것이 이행적 관계라고 하는, 참이지만 진술되지 않은 전제에 의존한다. 그 논증은 다음 해석에 의해 기호화될 수 있다:

                           F:     는 . . .보다 빠르다
                           s: 슈퍼맨   b: 배트맨   w: 원더우먼

                           (x)(y)(z)((Fxy·Fyz)→Fxz)
                            Fsb ·Fbw
                           -------------------------
                            Fsw

여기서도 기호언어는 이러한 형식과 전건긍정 사이의 유사성을 보여준다. 
현대논리학에서 기호적 장치의 가치는 과소평가되어선 안 된다. 적절한 기호의 사용은 수학에서 로마자 숫자의 체계를 아라비아 숫자의 체계로 바꿈으로써 얻게 된 것에 비견할 만한 성과와 발전을 가능하게 해주었다.


 VI. 복습

10장에서는 타당성이 논증에서 언급된 이항관계의 속성들에 의존하는 논증들을 살펴보았다. 또한 이러한 논증의 형식을 표현하기 위한 현대 기호논리학의 장치들을 살펴보았고 아울러 이러한 논증형식들이 어떻게 진리함수적 논증형식과 비슷한지를 살펴보았다. 모든 이항관계는 다음 범주들 가운데 정확히 하나에 해당한다: 

1. 이행적, 비이행적, 미이행적.
2. 대칭적, 비대칭적, 미대칭적.
3. 반사적, 비반사적, 미반사적. 

여러분은 이항관계의 이러한 속성들의 정의를 확실히 파악하고 있어야 하며 다양한 이항관계들을 이러한 범주들로 분류할 수 있어야 한다. 타당성이 논증에서 언급된 관계의 속성에 의존하는 여러 논증에서 전제에 그러한 속성에 관한 진술은 대체로 포함되지 않는다. 여러분은 그러한 진술되지 않은 전제를 인식하고 논증을 재구성할 때 그것들을 보충해 넣을 수 있어야 한다. 
또 여러분은 정언적 문장과 관계를 포함하는 문장들을 일상언어에서 기호언어로 번역함으로써 그것들의 논리적 구조를 드러낼 수 있어야 한다. 이를 위해 여러분은 보편문장은 양화된 조건문이라는 것과 존재문장은 양화된 연언문이라는 것을 기억할 필요가 있다. 
끝으로 여러분은 모든의 오류의 사례들을 알아차릴 수 있어야 한다. 이러한 오류는 보편양화사와 존재양화사를 포함하는 문장이 그 양화사들의 순서가 바뀌어도 참이 보존되는 것처럼 다루어질 때 발생한다. 그러한 문장을 기호화할 수 있다면 여러분은 이러한 오류를 피할 수 있을 것이다.



제11장
논증의 언어에 대한 주의 기울이기 : 정의 

I. 애매성과 모호성
  1. 애매성
  2. 모호성
II. 정의
  1. 직시적 정의 
  2. 언어를 통한 외연적 정의
  3. 내포적 정의 
    i. 단어가 어떻게 일반적으로 사용되는가를 보여주는 정의 
    ii. 언어에 새로운 단어를 도입하는 정의
    iii. 모호성을 감소시키는 정의
    iv. 이론적 목적을 위한 정의
    v. 감정의 힘을 전이시키기 위한 정의 
  4. 문맥적 정의
  5. 조작적 정의
III. 복습


I. 애매성과 모호성(Ambiguity and Vagueness)

  연역 혹은 귀납 논증의 올바름을 평가하기 위해서는 논증들이 사용되는 언어에 대해 각별한 주의를 기울일 필요가 있다. 어떤 논증의 결론이 그 논증의 전제들로부터 따라나오는지를 결정할 수 있기 전에, 우리는 그 전제 문장들과 결론 문장이 무엇을 의미하는지를 알아야만 한다. 이러한 과제는 많은 영어 표현들이 지니는 애매함과 모호함 때문에 복잡해질 수 있다. 우리는 이미 "또는"이나 "만약 ... 이면"과 같은 논리적 연결사에서 발생하는 애매성을 제거하고자 몇몇 규정들을 적용하였다. 이러한 규정을 통해 우리는 논증들의 형식적 구조를 드러나게 함으로써 그 논증들의 타당성을 검사할 수 있었다. 이 절에서는 논리적 연결사가 아닌 표현들이 지니는 애매성과 모호성이 논증에 어떻게 영향을 미치는가를 살펴볼 것이다. 

1. 애매성
  어떤 표현이 뚜렷한 의미를 하나 이상 지닌다면 그 표현은 애매하다. 일상 언어에서, "말"이라는 단어는 애매하다. 그것은 타는 말(horse), 의견 개진을 하기 위한 말(speech) 등을 지시하는 데 사용될 수 있다. 게다가 표현의 문맥 내에서 그것이 의도하는 바의 의미가 분명하지 않을 수 있다. 종종 문장이 단어의 의미를 분명하게 만들기도 한다. 가끔은 보다 포괄적인 맥락-여러 문장들, 문장이 발화되거나 쓰여지고 있는 환경에 대한 설명-이 애매성을 해소하기 위해 요구된다. 예를 들어, "말이 건장한 네 다리로 울타리를 뛰어 넘는다"라는 문장에서 "말"의 의미는 분명하다. 그러나 "말의 힘은 목석도 움직일 수 있다"의 뜻을 정확히 알기 위해서는 주어진 정보 이외에 별도의 다른 정보가 필요하다. 
  우리는 삼단논법과 준삼단논법(quasi-syllogism)을 평가할 때, 표현들이 각 논증에서 항상 같은 의미로 사용되는지를 살펴보아야 한다. 만약 애매한 표현이 두 가지 방식 이상으로 사용된다면, 그 논증에는 세 개보다 많은 개념들(terms)이 있게 된다. 다음 논증을 살펴보자 : 

모든 인간은 죄인이다.
모든 죄인은 감옥에 가야한다.          
-------------------------------------
그러므로 모든 인간은 감옥에 가야한다.

  여기서 매개념 "죄인"은 애매하게 쓰였다. 한 전제에서는 종교적 죄를 지은 사람을 뜻하고, 다른 전제에서는 법률적 죄를 지은 사람을 뜻한다. 그래서 비록 위 논증이 타당한 삼단논증의 형식을 띄고있다 하더라도, 실제로는 네 개의 개념들을 포함하고 있어 타당한 논증이 아니다. 
  논증의 설득력이 "다의성(equivocation)"으로 불리는 애매한 용어들의 이중적 의미에 의존한다면 그 논증은 다의성의 오류(fallacy of equivocation)를 범한다고 말해진다. 앞의 예에서, 다의성은 하나의 애매한 단어, "죄인"과 관련된다. 다른 경우에는, 다의성이 전체 문장이나 언어의 보다 큰 단위에서 발생하기도 한다. 다음 문장을 살펴보자. 

그가 너의 숭배자라고 하는데, 너를 숭배하는 자가 있다는 것은 놀라운 일이다.

  위에 나타난 유형의 애매성은 "애매구(amphiboly)의 오류"로 불리기도 하는데, 어떤 애매한 단일 용어 때문이 아니라 애매한 문장이나 어구의 구조 때문에 발생한 것이다. "그들은 갈색과 녹색의 눈을 가졌다"라는 문장 역시 애매하다. 이 문장은 갈색과 녹색을 모두 지닌 눈을 가진 사람들을 의미하는 것으로 해석할 수 있다. 하지만 아마도 이 문장이 말하려는 바는 몇몇은 갈색의 눈을 지닌 반면 다른 몇몇은 녹색의 눈을 가졌다는 사실일 것이다. 
  다른 애매성은 상대적(relative) 용어인 형용사나 부사의 사용에서 비롯된다. "작은" 그리고 "큰"이 이러한 용어들의 예이다. 큰 쥐는 큰 동물이 아니다. 작은 고층빌딩은 아마도 작은 건물이 아닐 것이다. 
  애매성은 어떤 문단을 읽거나 말할 때 특정 단어에 대한 악센트나 강조가 변함으로써 발생하기도 한다. Boswell은 자신의 일지에서 다음을 주장하려는 변호사를 비판했다.

고객을 위해서 거짓말을 하는 것은 괜찮다. 왜냐하면 십계명 중 아홉 번째 계명[거짓말을 금하는 것으로 보통 이해되고 있는]이 실제로는 다음을 말하기 때문이다. "너희는 네 이웃에 반하는 거짓된 증언을 해서는 안 된다"

  다의성의 오류를 피하거나 확인할 수 있는 처방이란 있지 않다. 하지만 많은 단어들이 하나보다 많은 의미를 지닐 수 있다는 사실, 문법적 구조가 잘못될 수 있다는 사실, 그리고 강조의 변화가 구절의 의미를 변화시킬 수 있다는 사실 등에 대한 인식은 심각한 실수를 방지하는 데 도움이 된다. 어떤 상황에서는 오해를 막기 위해 애매한 단어들에 대한 정의를 요구하거나 제공하는 것이 필수적일 것이다. (정의 기법들은 II부에서 논의될 것이다) 
  우리의 주요 목표가 증거를 제공하거나 평가하는 것이라면, 애매성을 해소하고 모든 주장들을 가능한 한 분명하고 정확하게 만드는 것이 도움이 될 것이다. 하지만 논증에서 사용될 정보를 제공하는 것은 언어의 많은 사용 중 하나에 불과하다. 종종 애매성은 시적 언어에서 중요하고 가치 있는 역할을 한다. 시적 언어 내에서 서로 다른 많은 이미지들을 불러일으키고 여러 의미들을 전달하는 단어나 표현의 사용은 핵심적이다. 말장난이나 유머 역시 애매성에 의존한다. 우리의 언어는 아마도 애매성이 없어진다면 극도로 황폐해질 것이다. 

연습문제

다음의 논증들이 의존하고 있는 애매성에 대해 논하시오. 
1. 승엽이는 좋은 야구 선수이다. 그러므로 승엽이는 좋은 사람이다.
2. 점보는 작은 코끼리이다. 따라서 점보는 작은 동물이다.  
3. 모든 여성이 여권주의자는 아니다. 순주는 여성이다. 따라서 순주는 여권주의자는 아니다. 
4. 낙타는 사막의 배이다. 배는 움직이기 위해서 엔진, 돛, 노에 의해 추진력을 얻는다. 따라서 낙타는 엔진, 돛, 노에 의해 추진력을 얻는다. 
5. Lord Caversham : 좋은 밤입니다, Chiltern 양! 나의 쓸모 없는 아들이 여기 있나요? 
  Mabel Chiltern : (Lord Caversham에게 다가오며) 당신은 왜 Lord Goring을 쓸모 없다고                    부르나요? 
  Lord Caversham : 왜냐하면 그는 하는 일 없이 빈둥빈둥 놀고 먹기 때문이죠.
  Mabel Chiltern : 어떻게 그렇게 말할 수 있죠? 그는 아침 10시에 승마를 하고, 일주일에                     세 번 오페라를 구경하고, 하루에 옷을 다섯 번 이상 갈아입고, 계절별                     로 밤에는 외식을 합니다. 어떻게 이런 사람을 하는 일 없이 빈둥빈둥                     놀고 먹는다고 할 수 있어요? 
                     -Oscar Wilde, "이상적인 남편"
6. 고대에는 중요한 과업에 대한 충고를 얻기 위해 델피의 신탁에 의지하였다. 리디아의 왕인 부유한 Croesus는 자신이 페르시아와의 전쟁에서 승리할 수 있는지를 신탁에 물었다. "그리스의 가장 신성한 장소가 그에게 준 유일한 답변은 다음과 같았다: 전쟁에 참가함으로써, 그는 대제국을 파괴할 것이다. 그런데 그 대제국은 우연히도 그 자신의 대제국이었다. 하지만 여사제가 지적하듯이, 그의 지혜 없음은 그녀가 책임질 일이 아니었다."
         - Edith Hamilton, The Greek Way
(Croesus의 추론이 의존하고 있는 애매성에 대해 논하시오)

2. 모호성(Vagueness)
  한 표현은 그 표현의 적용 범위가 명확하지 않은 "경계 영역의 경우(borderline case)"가 발생할 경우 모호하다(vague). 애매한 용어는 두 개 이상의 서로 다른 겹치지 않는 의미들을 지닌다는 점에서 모호한 용어와는 다르다. "어린이"와 같은 단어는 애매하지 않고 모호하다. 왜냐하면 사람이 더 이상 어린이가 아니게 되는 선이 분명하지 않기 때문이다. 이 절에서는 용어들이 지닐 수 있는 애매성에는 더 이상 주의를 기울이지 않고 모호성에 집중할 것이다. 
  어떤 용어가 적용 범위가 명확하지 않다는 의미에서 모호한 표준적인 예는 "대머리"이다. 머리가 전혀 없는 사람은 대머리이다. 머리가 무성한 사람은 대머리가 아니다. 하지만 "대머리"라는 용어가 적용되는지 여부가 불분명한 경우가 있다. 이러한 의미에서 모호한 용어로는 "늙은", "행복한", "부자" 그리고 "가느다란" 등이 있다. 그리고 대부분의 색에 대한 용어들도 모호하다. 
  애매한 용어들과 마찬가지로, 모호한 용어들은 논증에서 어려움을 야기할 수 있다. 예를 들어, 어떤 사람이 규칙적으로 교회에 가지 않기 때문에 종교적이지 않다고 결론 내리는 논증은 결함을 가진다. 왜냐하면 이 논증은 "종교적(religious)"이라는 말의 모호성을 파악하지 못하고 있기 때문이다. 종교적이기 위한 수많은 기준들[초자연적인 존재를 믿는다, 종교 조직의 구성원이다, 이타적 가치와 윤리적 규범의 채택, 헌신적이고 경건한 행위의 수행, 인간이나 다른 존재 혹은 전 우주에 대한 경외심]이 있다. 이러한 기준의 전부 혹은 대부분이 적용 가능할 때 어떤 사람을 "종교적"이라고 부르는 것은 적절할 것이다. 
  "종교적"이라는 용어는 모호한 용어이기 때문에 이러한 기준들 중 정확하게 몇 개의 기준이 충족되어야 "종교적"이라는 용어를 어떤 사람에게 적용할 수 있을지는 확실하지 않다. 만약 모든 기준들이 어떤 사람에게 적용될 수 있다면, 그는 종교적일 것이다. 만약 어떠한 기준도 적용되지 않는다면 그는 종교적이지 않을 것이다. 어떤 사람이 규칙적으로 교회에 가지 않는다는 증거는 단지 여러 기준들 중 하나에만 호소하고 있는 것이다. 그리고 이러한 증거는 그 사람이 종교적이지 않다는 결론을 지지하기에 충분하지 않다. 
  모호성은 언어에 널리 퍼져있고, 중요하며 유용한 특징이다. 그리고 모든 모호한 용어를 제거하려는 시도는 어리석을 것이다. 일상적인 대화는 "곧 또 만나자" 혹은"며칠 후에 연락하마" 혹은 "그동안 어떻게 지냈니?-그냥 잘 지냈어"와 같은 모호하지만 편리한 표현들이 없다면 심하게 제약될 것이다. 국제 외교는 모호한 언어에 심하게 의존한다. "정부는 만약 국가의 영해가 침범 당한다면 강력한 조처를 취할 것이라고 경고했다"와 같은 애매한 표현을 사용하여 위협을 전달할 수 있다. 
  하지만 어떤 상황에서는 모호한 단어들에 정확한 정의(definition)가 주어져야 한다. 예를 들어, 비록 "종교적"과 같은 단어의 모호성이 대부분의 정상적인 문맥에서는 아무런 문제를 일으키지 않을지라도, 어떤 역사적 상황에서는 정확한 정의가 요구된다. 미국에서는 오랫동안 병역에 대한 종교적인 양심적 반대자들과 비종교적인 양심적 반대자들을 구별하여 취급하여 왔다. 종교적 반대자들은 병역을 대체하는 다른 의무가 부과되었고, 비종교적 반대자들은 교도소로 보내졌다. 
  양심적 반대자들에게 종교적 테스트라는 것이 과연 적용되어야 하는가의 문제는 차치하고라도, 감옥 행 선고라는 심각한 문제가 고려될 때에는 어떤 사람의 감옥 행을 결정하는 조건들을 분명하게 하는 것이 중요할 것이다. 이 특별한 상황에서 요구되는 것은 그것이 지니는 모호성을 줄일 수 있는 "종교적"이라는 단어에 대한 정의이다. 다음 절에서는 모호성을 줄일 수 있는 정의들을 포함해서 정의가 지니는 다양한 유형과 목적들, 그리고 단어들을 정의하는 다양한 기술들이 논의될 것이다. 


II. 정의(Definitions)
  
  언어적 의미가 지니는 다양한 측면에 대해 많은 책들이 씌어졌다. 이러한 맥락에서, 우리는 이러한 흥미로운 주제의 일부분만을 간략하게 살펴볼 것이다. 여기에서, 우리는 단어의 의미들이 논증의 평가와 이해에 영향을 미치는 한에 있어서 단어의 의미를 주로 살펴볼 것이다. 단어를 정의하는[단어들에 의미를 제공하는] 수많은 다른 방식들은 각기 다른 목적들에 적합하다. 

1. 직시적 정의(Ostensive Definition)

  용어를 정의하는 가장 원초적인 방법 가운데 하나는 그 용어들이 적용되는 개체들, 사물들, 혹은 사건들을 가리키는 것이거나, 그것들을 보여주는 것이거나, 정의되는 대상들에 대한 주의를 끌 수 있는 비언어적인 다른 방식을 사용하는 것이다. 부모들은 그들의 아이들에게 많은 단어들을 가르치기 위해 이러한 기술을 사용한다. 부모들은 아이들의 눈, 코, 귀, 개, 고양이, 새 그리고 많은 다른 대상들을 지시하는 단어들을 발음하면서 그 대상들을 가리킨다. 이러한 기술은 직시적 정의라 불린다. 이 기술은 단어들과 그 단어들에 의해 지시되는 세계 속의 대상들을 연결짓기 때문에 근본적으로 중요하다. 
  하지만 직시적 정의의 유용성에는 한계가 있다. 종종 잘못된 대상에로 주의가 기울어진다. 아이들은 "코"라는 단어가 발음될 때 코가 아닌 코를 가리키는 손가락에 주목하기도 한다. 혹은 아이는 "코"라는 단어가 얼굴 전체나 사람 전체를 의미한다고 가정하기도 한다. "눈"과 같은 일반 명사들은 구체적인 눈을 지적함으로써만 직시적으로 정의될 수 있다. 그렇지만 구체적인 눈의 개별적인 어떤 특징[그것의 색깔과 같은]이 일반 명사인 "눈"에 잘못 부여될 수 있다. 
  직시를 통한 정의는 정의가 요구되는 단어가 가리키는 대상들이 주변에 존재하지 않을 수 있기 때문에 더욱 한계를 지닌다. 뉴욕시 사람들은 고층빌딩에 대한 직시적 정의를 제공할 수 있는 반면 고지대에 있는 New Guinea에서는 적절한 그림을 이용하지 않는 이상 직시적 정의가 불가능하다. 게다가 직시적 정의는 수, 국민 총 생산, 그리고 평균 노동자와 같은 추상적인 대상들에는 적절하지 않다. 추상적인 대상들은 가리켜지거나 보여질 수 없다. 그렇지만 이러한 제한에도 불구하고, 직시적 정의는 언어와 세계의 비언어적 측면사이에 핵심적인 연결을 제공하기 때문에 많은 경우에 있어 유용하다. 

2. 언어를 통한 외연적 정의(Verbal Extensional Definition)

  직시적 정의는 종종 비언어적인 외연적 정의(nonverbal extensional definition)로 불린다. 단어의 외연은 그 단어가 옳게 적용될 수 있는 개체들, 대상들, 혹은 사건들의 집합이다. "보트"의 외연은 모든 보트들의 집합이다. "개"의 외연은 모든 개들의 집합이다. "프로권투선수"의 외연은 모든 프로권투선수들의 집합이다. 우리가 보아왔듯이 직시적 정의에서는 단어가 적용되는 집합의 몇몇 구성원들이 지적되거나, 그려지거나, 혹은 보여진다. 
  언어적인 외연적 정의 역시 단어들이 적용되는 집합의 구성원들을 고른다. 하지만 이때의 선택은 그 집합의 구성원들을 호명함으로써 언어적으로 이루어진다. 예를 들어, "프로권투선수"는 김기수, 홍수환, 무하마드 알리, 조 루이스, 조지 포맨, 소니 리스튼과 같은 몇몇의 프로권투선수들을 호명함으로써 정의된다. "미국의 대통령"은 와싱톤, 아담스, 제퍼슨, 링컨, 루스벨트, 카터, 레이건 그리고 클린턴 등을 호명함으로써 정의된다. 
  직시적 정의와 마찬가지로 언어적인 외연적 정의 역시 제약을 지닌다. "프로권투선수"와 같은 단어들은 모든 현재와 과거의 프로권투선수를 지시할 뿐만 아니라, 미래의 프로권투선수까지 가리킨다. 이 경우에 있어, 프로권투선수 집합의 모든 구성원들을 나열할 수 있는 완전한 언어적인 외연적 정의를 제공하는 것은 불가능하다. 그러나 단지 부분적인 나열만 이루어질 경우 오해가 발생할 수 있다. 왜냐하면 정의되는 단어와는 다른 어떤 속성에 초점이 맞춰질 수 있기 때문이다. 예를 들어, Ali, Louis, 그리고 Liston은 프로권투선수일 뿐만 아니라 모두 헤비급이고, 세계 챔피언이고, 그리고 모두 흑인이다. 
  언어적인 외연적 정의가 지니는 다른 제약은 바로 구성원들이 이름을 갖고 있지 않을 때 집합의 구성원들을 나열하기가 어렵다는 점이다. 예를 들어, "캥거루"에 대한 언어적인 외연적 정의를 명확히 말하기는 어렵다. 개별 캥거루들은 통상적으로 이름을 갖지 않는다.

3. 내포적 정의(Intensional Definition)

  단어(term)의 내포(intension)는 그 단어가 적용되는 사물이라면 지녀야만 하는 모든 그리고 오직(all and only) 그러한 속성들의 집합이다. 예를 들어, "총각"이라는 단어가 올바르게 적용되기 위해서는 그 단어가 적용되는 사람이 결혼 안한 성년 남자라는 속성을 지녀야만 한다. 어떤 단어에 명시적인(explicit) 내포적 정의가 주어지면, 그 단어와 의미에 있어 동일한 구절은 다음과 같은 방식으로 진술된다.
 
         "총각"은 "결혼 안한 성년 남자"를 의미한다. 

  모든 내포적 정의는 언어적이다(verbal). 우리는 다양한 유형의 명시적인 내포적 정의들을 그것들이 지니는 다양한 목적들을 파악함으로써 구별할 수 있다. 

i. 단어가 어떻게 통상적으로 사용되는가를 보여주는 정의. 
  
  위에서 제시되었던 "총각"에 대한 내포적 정의와 같은 대부분의 사전적 정의들이 이러한 유형에 속한다. 이러한 정의들은 종종 "사전적 정의(lexical definitions)"라고 불린다. 이러한 정의를 올바르게 하기 위해서 사전적 정의는 너무 협소하지도 너무 포괄적이지도 않아야 한다. 이 정의는 단어가 적용되는 모든 사물들 그리고 오직 그 사물들만에 의해서 소유되는 속성들의 집합을 진술해야한다. 예를 들어, "칼"에 대한 다음과 같은 정의

    "칼"은 "자르는 도구"를 의미한다.

는 지나치게 포괄적이다. 가위와 같은 자르는 도구는 칼이 아니다. "탁자"에 대한 다음과 같은 정의

    "탁자"는 "네 개의 다리와 그 위에 수평면의 평평한 윗면으로 구성된 가구"를 의미한다. 

는 지나치게 협소하다. 어떤 탁자들은 네 개보다 더 많은 다리나 더 적은 다리를 갖는다. 
  어떤 정의는 포괄적이면서 동시에 협소할 수 있다. 예를 들어,

    "고양이"는 "집에서 기르는 동물"을 의미한다. 

와 같은 정의는 "집에서 기르는 동물"이 가축, 개, 그리고 다양한 다른 애완동물에 적용되기 때문에 지나치게 광범위하다. 그리고 이 정의는 또한 많은 야생동물들이 고양이과에 속하기 때문에 지나치게 협소하다. 
  지나치게 광범위하거나 협소해서는 안 된다는 조건에 덧붙여, 사전적 정의는 순환적(circular)이어서는 안 된다. 순환적 정의(a circular definition)는 정의되는 용어나 그것의 변형을 정의항에 포함하는 정의이다. 예를 들어,

    "풀타임(full-time) 학생"은 "자신의 학교에 풀타임으로 등록한 사람"을 의미한다

와 같은 정의는 순환적이다. 이러한 정의는 단어의 의미를 전달함에 있어 도움이 되지 않는다. 그런데 종종 순환성(circularity)은 이 예처럼 분명하지 않을 수 있다. 왜냐하면 순환 내에 복수의 정의들이 있을 수 있기 때문이다. 다음의 정의들을 살펴보자:
    
    "방목(grazing)"은 "가축들을 목장에 풀어서 자라나는 풀을 먹이기"를 의미한다. 
 
    "풀(grass)"은 "방목되는 동물들이 먹는 다양한 모든 녹색 식물들"을 의미한다. 

이러한 정의로부터 우리가 배울 수 있는 것은 다음과 같은 사실에 불과하다. 방목되는 동물들은 자라는 풀을 먹고 풀은 방목되는 동물이 먹는 것이다. 이 두 정의는 거의 순환적인 것이나 다름없다. 

ii. 언어에 새로운 단어를 도입하는 정의.
  
  때때로 새로운 상황이 발생하거나 이전에는 중요하게 생각하지 않았던 특징들에 우리가 관심을 기울이게 될 때, 언어에 새로운 단어를 도입하는 것이 유용할 수 있다. 새로운 단어를 도입하는 정의는 "약정적 정의(stipulative definitions)"로 불린다. 예를 들어, "우주비행사"라는 단어는 최근에 도입된 단어의 예이다. 의미의 약정을 통해 이 단어는 도입되었다. 

    "우주비행사"는 "로케트를 외계 공간에서 조정할 수 있도록 훈련된 사람"을 의미한다. 

금세기 중반 전까지 외계 공간을 나는 로케트라는 것은 없었으며, 이러한 비행을 하도록 훈련된 사람도 없었다. 따라서 그러한 사람을 지칭할 수 있는 특정한 단어를 가져야할 이유는 없었다. 새로운 단어는 세계의 현저한 특징이 새로이 부각될 때 언제나 언어에 도입될 수 있다. 
  언어의 규약적(conventional) 성질은 약정적 정의에서 가장 분명하게 나타난다. 언어 표현들이 그 의미를 갖게되는 것은 단어와 그 단어가 가리키는 세계 내 사물 사이의 자연적(natural) 연관 관계에 의존하는 것이 아니다. 언어적 표현인 "천둥"과 기상학적 현상인 천둥 사이의 연결은 천둥과 번개 사이의 연결과 같은 자연적 연결이 아니라 규약적 연결이다. 단어들을 이러이러한 방식으로 사용하자라는 제안에 대한 폭넓은 수용의 결과로써 단어들은 그 의미를 갖는다. 이러한 사실이 다음을 말하는 것은 아니다: 언어를 사용한 최초의 사람들이 모든 원초적인 표현들의 의미를 "우주비행사"의 의미를 약정한 것과 유사한 방식으로 약정한다. 비록 언어의 기원이 매우 신비적일지라도, 이러한 생각은 거의 그럴 듯하지 않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우리가 언어의 발전에 대해 진정으로 아는 바를 고려하면-새로운 단어가 도입되고 더 이상 유용하지 않은 단어는 폐기되는 방식을 고려하면-언어의 규약적 특징은 논란의 여지가 없는 것처럼 보인다. 서로 다른 언어들은 세계의 많은 공통된 특징들을 기술하기 위해서 서로 다른 어휘들을 사용한다. 다른 언어의 발전 과정은 다른 규약의 적용과 관련되는 것이다. 하지만 어떠한 언어도 다른 언어보다 세계에 대해 보다 옳거나 참되지 않다. 
  비록 새로운 단어들이 언어에 도입되고, 그것들의 의미가 그것들을 도입하는 사람에 의해 약정될 수 있을지라도, 약정적 정의는 그것이 받아들여지기 위해서 두 가지 요구조건을 만족해야 한다. 

1. 약정적으로 정의되는 단어는 폭넓게 수용되는 표준적 의미를 이미 가지고 있어서 안 된다. 자신이 단어들의 매스터(master)라는 Humpty Dumpty의 주장-단어는 험티 덤티가 의미하기를 원하는 것을 의미한다는 주장-에 대해 Alice가 반대할 때 그녀는 다음과 같이 불평하는 것이다. 그는 확립된 의미를 지니는 단어들에 대해 확립된 의미와는 다른 의미를 약정하고 있다. Alice의 불만은 정당화된다. 혼란은 분명히 확립된 용법을 갖는 단어들에 대한 험티 덤티의 태도에서 비롯된다. 
2. 약정적으로 정의된 단어를 언어에 새로이 첨가할 때 그것은 언어에 유용하여야 한다. 새로운 단어를 구성하고 그것에 약정적 정의를 제공하는 것은 즐거운 일이 될 것이다. 하지만 그 새로운 단어가 어떠한 유용한 목적에도 소용이 되지 않는다면 제안된 정의는 언어 속에 자리잡기 어려울 것이다. 특별한 관심이나 연구는 종종 새로운 어휘의 약정을 요구한다. "우주비행사" 이외에도 많은 단어들의 도입을 촉구했던 우주 공학이 그 예이다. 하지만, 약정적 정의를 남용할 경우, 새로운 개념을 요구하지 않고, 이미 받아들여지고 있는 표준적 의미를 지닌 용어들에 의해 그 새로운 개념이 표현될 수 있음에도 불구하고, 통상의 언어를 단순한 전문어-특별히 관심을 갖는 사람들 이외에는 이해 가능하지 않은 용어-로 대체할 위험이 있다. 이러한 유형의 약정적 정의는 의사 소통을 개선시킨다기보다는 저해할 수 있기 때문에 불행한 경우이다.   

iii. 모호성을 감소시키는 정의. 

  종종 모호한 단어의 의미를 분명히 하고 보다 정확하게 하는 일은 매우 중요하다. 이러한 정의는 명료화 정의(precising definitions)로 불린다. "풀타임(full-time) 대학생"은 다음과 같이 통상적인 의미로 이해될 때 모호한 용어(term)이다: "자신의 에너지 대부분을 대학 과정 속에서 어떤 지식이나 기술을 획득하는 데 바치는 사람." 하지만 이 용어가 지니는 모호함은 학생들이 풀타임(full-time)인지 파트타임(part-time)인지에 따라 수업료를 부여하는 대학에 문제를 야기한다. 일반적으로 대학은 이러한 문제를 "풀타임 학생"에 대한 명료화 정의를 대학 편람에 제시함으로써 해결한다. 한 대학은 "풀타임 학생"에 대한 정의를 다음과 같이 하고 있다. 

    "풀타임 학생"은 "한 학기에 적어도 18학점을 이수하고 있는 학생"을 의미한다. 

  이러한 정의는 약정적 정의와 같지 않음에 유의하자. 어떠한 새로운 용어도 도입되지 않았고, 이미 사용되고 있는 용어에 완전히 다른 새로운 의미가 부여되지도 않았다. 이러한 명료화 정의에서는 "풀타임 학생"이라는 모호한 표현이 갖는 모든 경계선상의 사례들이 한 학기에 적어도 18학점을 들어야 한다는 명료화 정의를 통해 풀타임 학생에 대한 기준으로 만듦으로써 간단하게 제거된다. 이러한 정의는 대학생을 풀타임 대학생과 풀타임이 아닌 대학생의 두 부류로 분류하는 데 사용될 수 있다.
  가끔 단어에 특별한 문맥에서 사용되는 전문적인 의미가 주어지기도 한다. 우리는 이를 명료화 정의의 한 형태로 분류할 수 있다. 우리는 이미 이러한 유형의 정의에 대한 여러 예를 접했었다. "논증의 모든 전제들이 참일 때 그 논증의 결론이 결코 거짓일 수 없는 그러한 연역 논증이 지니는 속성"으로 정의된 "타당성"이 그 예이다. "논증"과 "오류"도 그러한 다른 예들이다. 음악가에게 있어 "박자(beat)"와 "템포(tempo)"는 전문적 용어이다. 그것들의 전문적인 의미는 그것들이 일상의 문맥에서 사용될 때와는 다르다. 모든 학문의 분야는 그 분야를 이해하고자 원하는 사람이라면 익혀야만 하는 그러한 몇몇의 전문적인 어휘를 사용한다. 
  모호성을 줄이고자 하는 모든 시도가 지금까지 언급된 명료화 정의처럼 간단하지는 않다. "종교(religion)"와 같이, 단어가 적용할 수 있는 너무 많은 기준들을 가지고 있어 모호할 경우, 어떤 기준이 가장 중요한 것인지 혹은 그 용어가 적용되기 위해서는 얼마나 많은 기준들을 만족해야 할지를 합리적인 방법으로 결정하기는 매우 어렵다. "사람의 죽음" 그리고 "사람의 생명의 시작"등의 정의에 대한 최근의 논쟁은 우리로 하여금 문제가 얼마나 복잡한 것인지를 알게 해준다. 이러한 정의들이 사법적 판결에서 제안될 때조차도 이러한 정의들은 논란거리가 된다. 왜냐하면 이 정의들은 매우 막대한 사회적 파급 효과를 갖기 때문이다. 이러한 경우들에 있어 제시되는 정의들은 모호함을 줄일 뿐만 아니라 인간이란 무엇인가에 대한 이론적(theoretical) 설명도 또한 포함한다. 그러한 경우에 있어서, 정의들은 이론적인 것으로 분류된다. 이론적 정의는 전문적 정의와 다르다. 왜냐하면 전문적 정의는 어떤 연구 분야에서 사용되는 용어의 의미를 명시할 뿐 이론의 참/거짓에 대해서는 어떠한 개입도 하지 않기 때문이다. 

iv. 이론적 목적을 위한 정의. 

  이론(theory)이라는 용어는 여러 의미를 갖는데 우리는 그 중 두 가지에 주의를 기울이기로 하자. 첫 번째 의미로, "이론"은 어떤 주제에 대한 일반적인 접근이나 믿음을 지칭하는데, 주제는 그 주제의 본성에 대한 상호 연관된 진술들의 집합 속에서 표현된다. 이러한 의미에서의 이론의 예로 우리는 다음과 같은 진술들을 포함하는 정의(justice)의 이론을 들 수 있다: "정의는 모든 사람들이 유사한 환경 하에서 유사하게 대접받아야 함을 요구한다", "정의는 사회의 개별 인간들에게 동등한 기회가 제공되기를 요구한다", "정의는 처벌이 범죄의 특성에 따라 행해져야할 것을 요구한다". 

"사람의 사망"은 "사람의 뇌 기능이 중단됨"을 의미한다.

라는 정의는 위의 의미에서의 이론과 관련된다. 즉, 인간의 생명이 갖는 독특한 본성에 대한 상호 연관된 주장들의 집합과 관련된다. 이 이론은 다음과 같은 견해를 수용하게 된다: 뇌가 매우 심하게 손상되어서 결코 복구될 수 없는 사람의 신체는 비록 순환계나 호흡계가 정상적으로 작동할지라도 더 이상 사람이 아니다. "식물 인간"이라는 용어는 종종 그러한 상황에 적용되어 이전에는 사고하고 느낄 수 있던 한 사람의 신체가 뇌 기능의 손상 이후에는 수동적 상태가 되어 더 이상 이전의 신체가 아님을 나타낸다. 사람의 사망에 대한 이러한 이론을 주장하는 사람은 아마도 뇌 기능을 잃은 사람이 비록 호흡은 유지할지라도 그를 죽이는 것이 비도덕적인 것은 아니라는 주장에 동의할 것이다. 게다가 이 이론은 다음과 같은 견해를 지지할 것이다: 뇌사 상태에 빠진 사람이 그러한 상태에 빠지기 이전에 자신의 장기를 이식하는 것에 대해 동의를 했거나, 아니면 그가 뇌사 상태에 빠진 이후 그의 장기를 이식하는 것에 대한 그의 가족들의 동의를 우리가 얻을 수 있다면, 그의 장기를 이식하는 것은 그에게 해를 가하는 것이 아니다. 
  "이론"의 다른 의미는 사회나 물리 세계의 본성에 대한 일반적이면서도 정확한 주장들의 집합을 가리킨다. 이러한 이론들은 종종 관찰 불가능한 존재자들에 호소하게 되는데, 이러한 존재자들은 다른 많은 진술들에 대한 기초가 된다. 물리 과학의 이론들은 종종 이러한 형태를 띤다. 물리학의 예들은 다음과 같다: 상대성 이론, 원자 물리학 이론, 그리고 고전 역학이론. 
  종종 물리학자들은 어떤 용어를 일상 언어에서 취하고 그것을 이론적 목적을 위해 재정의한다. 예를 들어, 고전 역학에서, "일량(work)"은 "힘과 거리의 곱"으로 정의된다. 그리고 "운동량(momentum)"은 "질량과 속도의 곱"으로 정의된다. 이러한 이론에서는 많은 용어들이 그 이론의 다른 용어들에 의해 명시적으로 정의된다. 
  하지만 "힘(force)"과 같은 용어는 명시적으로 정의되지 않는다. "힘"과 의미가 같은 어떠한 표현도 고전 역학 이론에서는 제시되지 않는다. 이러한 용어들의 의미는 그 이론의 기초적인 일반화(혹은 법칙) 속에서 암묵적으로 주어진다. 뉴턴의 운동에 대한 세 가지 법칙들과 그의 보편 중력 법칙은 모두 힘이 어떻게 작용하는가를 설명하다(힘이 질량, 가속도, 운동량 그리고 거리와 같은 다른 이론적 면모들과 관련하여 물체에 미치는 영향). 어떤 점에서 이러한 이론이 다양한 환경 하에서 어떻게 힘이 작용하는가를 우리에게 말해줄 수 있는 한에 있어서만 이러한 이론이 우리에게 힘이 무엇인지를 말해준다고 할 수 있을 것이다. 
  이론적 정의들은 모호성을 줄인다는 의미에서 명료화 정의와 유사하다. 하지만 모호함을 줄이는 것 이외에도 이론적 정의는 정의되는 용어를 이론 내의 다른 용어와 연결시킨다. "일량"과 같이 명시적으로 정의된 용어나 "힘"과 같이 암묵적으로 정의된 용어의 이론적 의미에 대한 완전한 이해는 오직 전체 이론에 대한 이해를 통해서만 이루어진다. 

v. 감정의 힘(emotive force)을 전이시키기 위한 정의. 

  승인이나 부인의 느낌과 같은 감정의 힘을 전이시키기 위해 고안된 정의는 설득적 정의(persuasive definitions)로 불린다. 다른 명시적인 내포적 정의들과 마찬가지로 설득적 정의는 어떤 용어가 어떤 사물에 적용되기 위해서 그 사물이 지녀야만 하는 그러한 속성을 진술해야 한다. 하지만 설득적 정의는 또한 정의되고 있는 것에 대한 태도(attitude)를 전달한다. 예를 들어, 

"동성애를 하는 사람(homosexual)"은 "같은 성(sex)을 가진 사람에게 비자연적인(unantural) 욕망을 갖는 사람"을 의미한다. 

라는 정의는 "비자연적인"이라는 용어의 사용을 통해 동성애에 대한 부정적인 태도를 전달하기 위해 고안되었다.
  정의를 통한 승인의 태도의 전이는 다음과 같은 예에서 볼 수 있다. 

"민주주의"는 "동등한 권리, 기회, 그리고 대우의 원칙에 대한 수용과 실천"을 의미한다. 

승인의 태도는 이 정의에 나타나 있다. 왜냐하면 대부분의 사람들이 동등한 권리나 기회, 대우 등을 좋은 것으로 승인하고 있다고 보통 생각되기 때문이다. 아마도 "민주주의"에 대한 이 정의가 갖는 감정적 효과는 우리가 그것을 다음과 같은 정의와 대조해볼 때 잘 드러날 것이다. 
 
"민주주의"는 "다수에 의한 통치"를 의미한다. 

대부분의 사람들은 이 정의를 설득적이라고 생각하지 않을 것이다. 이 정의의 감정적 효력은 거의 중립적이다. "다수에 의한 통치"는 동등한 권리나 기회가 지니는 것과 같은 승인의 정도를 야기하지는 못할 것이다. 
  그렇지만 만약 "다수에 의한 통치"를 "어리석은 군중(mob)들의 통치"와 연결시키는 사람들이 있다면, 그런 사람들에게는 "민주주의"를 "다수에 의한 통치"와 동일시하는 정의는 아마도 부정적인 감정의 힘을 전달할 것이다. 
   종종 같은 용어에 하나 이상의 정의가 주어질 때 발생하듯이, "민주주의"에 대한 서로 다른 위의 두 정의는 각각의 감정의 힘에서뿐만 아니라 내포에서도 다르다. "다수에 의한 통치"와 "동등한 권리, 기회 그리고 대우의 원칙에 대한 수용과 실천"은 민주주의의 동일한 속성을 지시하는 것이 아니다. 
  설득적 정의가 적절한가 그렇지 않은가는 그 정의가 제공되는 문맥에 의존한다. 다른 사람들로 하여금 우리의 태도를 공유하도록 설득함에 있어서 본질적으로 잘못된 것은 없다. 설득적 정의는 종종 해학적인 문맥에서 제시된다. 예를 들어, "철학"은 "사람에게 기생하여 사는 십이지장충처럼 피부를 창백하게 만들고 식욕을 떨어지게 하는 일종의 의심"으로 정의된다. 해학적인 목적을 위해 제안된 다른 많은 정의들처럼 이러한 정의에서도 용어의 내포-그 용어가 적용되기 위해서 사물이 지녀야만 하는 속성-는 부분적으로 혹은 전적으로 무시된다. 정의의 목적이 즐기는 데에 있다면, 이러한 사실은 수용할 만하다. 하지만 만약 어떤 용어의 표준적인 용법을 알리는 데 그 목적이 있어 우리가 감정적으로 중립적인 정의를 찾고자 한다면, 아마도 설득적 정의는 부적합할 것이다.
  설득적 정의에 친숙해지면 우리는 같은 대상을 가리키는 단어들이 감정적 힘에 있어서 많이 다를 수 있음을 보다 잘 알게 될 것이다. "사모님"과 "아줌마" 혹은 "흑인"과 "깜둥이"라는 용어에 의해 전달된 태도상의 차이를 알기 위해서는 그다지 많은 주의가 요구되지 않는다.
  우리는 논증에서 사용되는 표현들의 감정적 힘에 특히 주의를 기울여야 한다. 왜냐하면 감정적으로 쓰여진 용어들은 우리로 하여금 전제에 의해 보증되지 않는 그러한 결론을 받아들이거나 거부하게끔 유도하기 때문이다. 

4. 문맥적 정의(contextual definitions)

  지금까지 암묵적인 이론적 정의를 제외하고, 우리의 논의는 명시적 방식으로 용어들의 외연이나 내포를 제공하는 정의들에 국한돼 왔다. 우리가 이런 방식으로 정의해온 대부분의 용어들은 보통명사나 형용사들이었다. 하지만 접속사와 같은 단어들은 내포나 외연을 갖지 않는다. 그것들은 비록 의미를 갖고 언어에서 핵심적인 역할을 할지라도 사물, 사건, 사람, 혹은 활동을 지시하지 않는다. 
  이러한 용어들은 문법적 혹은 구문론적 의미를 갖는다. 이러한 단어들의 예는 "그리고(and)", "혹은(or)", 그리고 "만약 ... 이면(if... then)" 등이다. 종종 이러한 용어들은 그것들과 동일한 문법적 기능을 가진 동의어들을 제시함으로써 명시적으로 정의된다 ("그리고"는 "또한, 게다가"를 의미한다). 하지만 이러한 용어들은 자주 그것들의 문법적 기능을 진술하고 그 용어들이 발생하는 문맥들을 예로 제시함으로써 암묵적으로 정의된다. 이러한 정의는 문맥적 정의(contextual definitions)로 불린다. 예를 들어, "혹은"은 "나는 그에게 맥주 혹은 와인을 권할 것이다"에서처럼 하나의 선택지를 도입하는 등위접속사로 정의된다. "혹은"은 또한 문장들을 연결하는 단어로서 다음과 같이 정의될 수도 있다: "혹은"을 사용해 구성된 복합 문장은 개별 문장 중 적어도 하나가 참일 때 참이다. 그리고 그렇지 않으면 거짓이다. 논리 연결사들에 대한 우리의 진리표 정의는 이러한 유형의 암묵적인 정의이다. 
  다른 유형의 암묵적인 문맥적 정의는 피정의항과 의미가 동일한 다른 표현 혹은 문맥을 제시한다. 예를 들어, "만일 ... 하지 않으면"은 "또는"으로 다음과 같이 문맥적으로 정의된다. 

"만일 비가 오지 않는다면 우리는 소풍을 갈 것이다."는 "비가 오지 않거나 우리는 소풍을 갈 것이다."와 같은 의미이다. 

이 정의에 있어서 "만일 ...하지 않으면"과 같은 의미를 갖는 어떠한 표현도 분명하게 제시되지 않았다. 대신에 정의항의 전체 표현은 피정의항의 전체 표현과 같은 의미를 가지면서도 정의항은 "만일 ...하지 않으면"이란 표현을 포함하고 있지 않다. 

연습문제

1. 다음의 정의들을 유형별로 분류하시오. 
  a. "공산주의"는 "모든 재산에 대한 공동체의 소유에 관한 경제이론이나 시스템"을 의미한다. 
  b. "공산주의"는 "경제에 대한 경직된 계획이나 통제, 모든 반대되는 정파에 대한 무자비한 압제, 개인의 자유에 대한 독재적 압제, 그리고 군사적 행동과 전복에 의한 팽창에 의해 특징 지워지는 정부의 한 형태"를 의미한다. 
  c. "원자핵"은 다음을 의미한다: "원자의 중심부를 이루는 것으로, 그것의 필수적인 부분은 양자와 중성자이다. 그것은 양전하를 지니며 원자의 모든 질량을 구성한다. 그것은 궤도상의 전자가 제거된 후에 남는 것이다."
  d. "The Big Ten(미국 중부의 10개 명문대학)"은 "Indiana 대학, Ohio State, Michigan, Michigan State, Northwestern, Illinois, Wisconsin, Purdue, Minnesota, 그리고 Iowa 대학"을 의미한다. 
  e. "단공류의 동물(monotreme)"은 "오리너구리 그리고 바늘두더지"를 의미한다. 
  f. "단공류의 동물"은 "알을 낳는 포유류"를 의미한다. 
  g. "자연주의적"은 "인간 본성의 천박함과 인간 존재의 지저분함을 미화하는 것이고, 인간 본성의 매스껍고, 조잡한 동물적 부분을 강조하는 것"을 의미한다. 
  h. "체중 초과"는 "미국 정부가 제시하는 키 당 체중의 표준적 기준을 적어도 10%이상 초과한다"를 의미한다. 
  i. 교과 위원회의 보고서 공간을 절약하기 위해 우리는 "논자시"를 "논문자격시험"을 의미하는 것으로 사용하겠다.
  j. "나는 신을 믿는다"가 종종 "나는 생각하지 않는 것을 선호한다"를 의미하듯이 "나는 당신을 사랑한다"는 종종 "나는 당신을 소유하고 싶다"를 의미한다. 
                                                         -John Fowles, Daniel Martin
  k. "물은 온도가 섭씨 0도 이하로 내려갈 경우에만 언다"는 "만약 물이 얼었다면, 온도는 섭씨 0도 이하이다"를 의미한다. 
  l. "미국의 살아있는 전직 대통령"은 "리차드 닉슨, 제랄드 포드, 지미 카터, 로날드 레이건 그리고 죠지 부시"를 의미한다. 
  m. "여분의"는 "불필요한"을 의미한다. 
  n. "그것"은 대명사로 특정한 사물을 가리키는 데 사용된다. 
  o. "강의하기"는 "선생님은 거의 한시간 동안 빈둥거리고 학생들은 깨어 있으려고 애쓰는 지루한 가르치기 방식"을 의미한다. 
  p. "동네 식당에서 저녁을 먹기 위해 옷을 적절하게 차려입은"은 "신을 신고 셔츠를 입은"을 의미한다. 
  q. "사람의 가장 좋은 나이"란 "무엇이 무엇인지를 알기에 충분할 정도의 나이이나 무엇이 무엇인지를 보여주기에는 충분하지 않은 나이"를 의미한다. 
  r. 어떤 인류학자들은 "문화"를 "인간 사회 및 인류의 여러 속성들과 산물들의 집합으로 신체 외적이며 생물학적 유전이외의 메커니즘에 의해 전달되는 것"으로 정의한다. 
  s. "주립 대학"은 "상급 학위를 수여하는 고등교육 기관으로 세금을 통해 유지되는 기관"을 의미한다. 
  t. "낙태"는 "인간의 태아에 대한 고의적인 살인"을 의미한다. 

2. 다음의 사전적 정의에서 잘못된 점은 무엇인가? 
  a. "정치적으로"는 "정치적인 방법으로"를 의미한다. 
  b. "햄스터"는 "작은 동물"을 의미한다. 
  c. "포크(fork)"는 "음식을 먹는데 사용되는 주방기구"를 의미한다. 
  d. "고래"는 "헤엄칠 수 있는 포유류"를 의미한다. 

3. 시립 대학에서 시의 거주자와 비거주자에 대해 서로 다른 수업료를 부과하려고 한다. 당신이 수업료 부과목적을 위해 "거주자"를 정의하려는 위원회에 소속된 시의회 의원이라고 가정하자. 여기에서는 어떤 유형의 정의가 요구되는가? 어떤 고려가 당신의 "거주자" 정의에 도움이 될 수 있을까? 당신은 어떤 정의를 제안하겠는가? 

4. "...도 아니다(neither...nor)"에 대한 암묵적인 문맥적 정의를 제시하라. 

5. 다음 용어들의 각 쌍들이 지니는 서로 다른 감정적 힘(emotive force)에 대해 논하라. 만약 당신이 감정적 힘을 무시한다면, 각 쌍들은 같은 내포적 의미(각 쌍들이 같은 의미를)를 갖는가? 
   a. 깨지기 쉬운(fragile)-약한(weak)
   b. 공복(public servant)-관료(bureaucrat)
   c. 노인 - 늙은이
   d. 땀(sweat)-발한(perspiration)
   e. 목-모가지
   f. 순사-경찰
   g. 얼굴-쪽
   h. 집-가정
   i. 감옥-교도소
   j. 담임선생님-담탱이

5. 조작적 정의(Operational Definitions). 

  직시적 정의 이외에도 다른 유형의 비언어적 정의는 과학적 탐구에 있어 매우 중요하다. 조작적 정의 기법은 노벨 물리학자인 P. W. Bridgman([근대 물리학의 논리], 1927)에 의해서 처음 제안되었다. Bridgman은 의미가 지니는 감정적인 측면과 지시적인 측면의 차이를 알고 있었으며, 단어가 사용의 맥락과 개인이 갖는 연상의 다양성 때문에 사람에 따라 서로 다른 것을 의미할 수 있다는 것도 알고 있었다. 그는 과학적으로 중요한 용어들을 모든 과학자들이 똑같은 의미로 사용할 수 있도록 보장해 줄 수 있는 방식을 확립하기를 원했다. Bridgman은 측량(measurement)과 같은 과학적으로 중요한 용어들의 적용에 기준이 될 만한 공적이고 반복 가능한 조작(operations)을 제안했다.  
  조작적 정의에 대한 다음과 같은 예를 살펴보자

  "내 책상의 각 변은 3피트의 길이다"는 표준 야드 자가 내 책상의 각 변에 놓여졌을 때 야드 자의 끝과 책상 모서리의 끝이 일치함을 의미한다. 

이 예에서 우리는 조작적 정의를 추상적인 용어인 "길이"에 대해 내리고자 한 것이 아니다. 대신에 공적이며(public) 반복 가능한 조작(표준 야드 자를 이용한 측량과 같은)이 "3피트의 길이"라는 표현을 포함한 문장이 상황에 올바르게 적용될 수 있는지의 여부를 결정하기 위해 명시되었다. "길이"를 추상적으로 고려하지 않았다고 해서 우리가 잃은 것은 결코 없다. 왜냐하면 과학자들은 길이라는 개념을 오직 구체적 문맥 속에서만 사용하기 때문이다. 일단 우리는 "3피트의 길이"라는 표현을 포함한 문장을 사용할 줄 안다면, 우리는 그러한 표현이 의미하는 바를 아는 것이다. 표준 야드 자로 측정하는 그러한 조작은 공적이고 반복가능하기 때문에, 이러한 조작적 정의는 과학자들이 모두 "3피트의 길이"라는 표현을 정확하게 같은 방식으로 사용할 수 있음을 보증한다. 
  적절한 측정 도구를 이용하여 과학자들이 사용하는 많은 용어들은 이런 식으로 정의될 수 있다. 예를 들어, "이 불꽃은 푸르다"는 다음을 의미하도록 조작적으로 정의될 수 있다. 분광계로 분석했을 때 그 불꽃이 4240옹스트롬(angstrom)과 4912옹스트롬 사이의 치수를 기록한다. 측정 이외의 조작들도 사용될 수 있다. 예를 들어, "이 항아리의 액체는 산성이다"는 다음을 의미한다. 리트머스 종이를 이 액체에 넣었을 때, 그 리트머스 종이가 분홍색으로 변한다. 요구되는 것의 전부는 다양한 관찰자들 사이에 조작의 결과에 대해 높은 정도의 일치가 있어야 한다는 것과 그 조작이 반복 가능해야 한다는 것이다. 
  조작적 정의 기술이 문제가 전혀 없는 것은 아니다. 예를 들어, 온도와 같은 현상을 측정함에 있어서 다양한 유형의 조작이 가능하고 또 어떠한 조작도 다양한 결과들을 모두 포괄하지는 못한다. 이러한 경우에 우리는, 엄격하게 말해서, 어떤 개별 대상의 "온도"를 지시할 수 없으며 단지, 예를 들어, 개별 대상의 "수은 온도계의 온도"를 지시할 수 있을 뿐이다. 이러한 사실은 과학적 논의에 난제를 부여하게 된다. 하지만 많은 과학자들은 용어들의 의미를 관찰과 측정을 통해 구체적으로 설명하기 위해서 이러한 문제를 기꺼이 감수한다. 
  게다가 과학자들이 사용하는 매우 이론적인 용어, 예를 들어 직접적으로 관찰 가능하지 않은 것을 지시하는 "전자"와 같은 용어를 정의하려할 때 보다 심각한 문제가 발생할 수 있다. 이러한 용어들을 조작적으로 정의 가능한 용어들로 환원하려는 시도들은 별로 성공적이지 못했다. 이러한 시점에서 물리과학자들에 의해 사용되는 모든 중요한 용어들을 이러한 방식으로 정의하려 하는 조작적 정의 프로그램은 희망적이지 않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이러한 형태의 정의는 몇몇 단어들의 적용에 대한 조작적 기준을 마련해 줌으로써 그 단어들의 의미를 표준화하는 데 중요한 것으로 여겨진다. 
  조작적 정의가 본래 물리과학자들을 위해 제안되었고 몇 가지 어려움을 지녔을지라도, 많은 사회 과학자들은 자신들의 학문 영역 속에서 사용되는 용어들에 대한 조작적 정의의 구성 가능성에 많은 열정을 보여왔다. 예를 들어 행동심리학자들은 "지능(intelligence)", "믿음(belief)", "불안(anxiety)", 그리고 "공포(fear)"와 같은 소위 심적 용어들을 다룰 수 있는 가장 좋은 방법이 조작적 정의라고 믿었다. 그들은 이러한 용어들의 구체적이고 개별적인 용법을 정의하기 위해서 행동이나 생리학의 공적으로 관찰 가능한 특성들을 명시하고자 노력하였다. 몇몇 예들은 다음과 같다. 

  "형래는 어둠을 두려워한다"는 형래가 어두운 장소에 있을 때마다 그는 식은 땀을 흘리며 떨기 시작함을 의미한다. 

  "순주는 매우 머리가 좋다"는 순주가 아이큐 검사(Stanford-Binet test)에서 135이상의 점수를 얻었음을 의미한다. 

  심적 용어들을 정의하려는 조작주의적인(operationalistic) 시도들은 많은 논쟁을 불러일으켰으며 많은 사람들에 의해 부적합한 것으로 평가되었다. 두 가지 주요 반대는 다음과 같다. 첫 번째는 "지능"과 같은 용어를 양적인 방식으로 다루려는 시도가 지니는 어려움과 관련된다. 사람의 지능에 대한 측정은 그의 키를 측정하는 것과 같이 간단한 문제가 아니다. 지능에 대한 측정으로 제안된 위의 검사들은 특정한 문화적 배경에 의존적이고 인간 지능을 구성하는 여러 측면의 일부만을 측정한 것이라는 비판을 받는다. 마찬가지로, 고통, 불안, 그리고 다른 정신 상태에 대한 생리학적 설명 역시 개인별로 그리고 문화별로 다양하기 때문에 그러한 정신 상태의 존재를 결정할 수 있는 공적으로 관찰 가능한 기준을 명시하려는 시도는 매우 의심스럽다. 
  두 번째 반대는 조작적 정의를 보다 위태롭게 만든다. 심적 속성에 대한 조작적 정의는 그 속성을 어떤 조작의 결과물과 동일시 하고자 한다. 하지만 많은 사람이 다음과 같이 주장한다. 비록 우리가 지능을 측정할 수 있는 매우 만족스러운 검사를 고안해 냈다고 해도, 지능이라는 것은 그 검사의 수치가 나타내는 것과 동일한 것일 수 없다. 이러한 반대자들에 따르면, 검사 치수라는 것은 어떤 사람이 지니는 지능의 정도에 대한 적정한 표지(indicator)일 수는 있지만, 그것은 결코 지능과 같은 것이 아니다. 달리 말하면, 그들의 주장은 다음과 같다: 사람이 어떤 정신 상태에 있다는 것의 의미는 그 정신 상태에 있음에 대한 측정 기술과 동일시 될 수 없다
  이러한 어려움에도 불구하고, 조작적 정의를 강하게 지지하는 사람들은 다음과 같이 주장한다. 어떤 용어는 조작적 정의가 가능한 경우에만 과학적으로 의미 있다. 그들은 조작적으로 정의될 수 없는 용어들은 과학에 아무 쓸모가 없으며, 용어들이 조작적 정의가 가능한 한에 있어서만 그 용어들이 지시하는 사물들이 과학 탐구에 있어 적합한 대상이라고 주장한다. 하지만 다른 이들은 보다 온건한 입장을 취한다. 비록 조작적 정의가 모든 과학에서 중요한 역할을 하지만, 그것의 유용성에는 한계가 있다. 그리고 어떤 학문에서 사용되는 모든 용어를 이런 식으로 정의하려는 것은 적절하지 않다. 


III. 복습

  만약 다른 이들이 우리를 이해할 수 있도록 우리가 우리의 믿음, 의견, 그리고 판단을 명료하게 말하기 원한다면, 그리고 우리가 일상-언어 논증을 평가할 수 있기 원한다면, 우리는 의미가 여러 측면-외연적, 내포적, 문법적(구문론적), 감정적, 그리고 조작적-을 지니고 있음을 인식해야 할 것이다. 다양한 유형의 정의들은 의미의 이러한 다양한 측면을 포착하고자 고안되었다. 그리고 정의와 관련하여, 주어진 문맥에서 요구되는 명료성을 획득하기 위해서는 다양한 정의들을 사용하는 방법을 아는 것이 중요하다. 이 장에서 도입된 용어들에 대한 복습은 다음과 같다. 

  애매한 : 표현이 여러 개의 중첩되지 않는 의미들을 가질 때 그 표현은 애매한 표현이다. 둘 이상의 분명한 의미들을 갖는 단어들은 애매하며, 애매성은 단어보다 큰 단위들에서도 발생할 수 있는데 이는 그것들의 문법적 구조에서 또는 강조의 변화에 따른 의미의 변화에서 기인한다. 
  문맥적 정의 : 암묵적 정의의 한 형태로, 용어들은 그 용어들이 주어진 상황에서 어떻게 사용되는가를 보임으로써 정의된다. 진리표들은 논리적 연결사들에 대한 암묵적인 문맥적 정의를 제공한다. 다른 예로는 이론적 용어들에 대한 암묵적 정의가 있으며, 또 정의되는 용어가 포함된 표현과 더불어 그 표현과 동의어적이지만 정의되는 용어가 포함되지 않은 표현을 함께 제시하는 정의가 있다.  
  다의성(equivocation) : 애매한 표현을 하나의 문맥에서 둘 이상의 의미로 사용하는 것. 논증이 결론을 확립함에 있어 다의성에 의존할 경우 다의성의 오류를 범하는 것이다. 
  외연 : 용어가 지시하는 대상들의 집합
  내포 : 용어가 어떤 대상에 적용되기 위해서 그 대상이 지녀야만 하는 모든 그리고 오직 그러한 속성들의 집합
  내포적 정의 : 용어가 어떤 대상에 적용되기 위해서 그 대상이 반드시 지녀야만 하는 속성들을 진술함으로써 용어를 정의하는 것. 모든 내포적 정의는 언어적이다. 내포적 정의들은 정의의 목적들을 고려함으로써 세분화될 수 있다: 
   사전적 정의 : 용어의 표준적으로 수용된 사용을 제시하는 정의. 
   약정적 정의 : 언어에 새로운 용어를 도입하기 위한 정의.
   명료화 정의 : 용어의 모호성을 감소시키기 위한 정의.
   설득적 정의 : 정의되는 용어에 의해 지칭되는 사물들에 대한 승인이나 부인과 같은 태도들을 불러일으키거나 표현하기 위한 정의. 
   이론적 정의 :  이론을 구성하기 위한 정의. 이론적 정의는 용어에 대한 정의가 이론의 어휘를 사용하여 구성된 동의어적 표현을 제시함으로써 이루어질 때 명시적 정의이다. 반면에 이론적 정의는 용어들이 이론의 일반화나 법칙 속에서 사용되는 용법을 통해 정의될 때 암묵적이거나 문맥적이다. 
  조작적 정의 : 어떤 표현을 포함하는 문장이 주어진 상황에 올바로 적용될 수 있는지를 결정하기 위해 수행될 수 있는, 공적으로 관찰가능하고 반복 가능한 조작을 기술함으로써 그 표현을 정의하는 것. 
  직시적 정의(비언어적인 외연적 정의) : 정의의 비언어적인 형태로서, 용어의 의미를 제공하기 위해서 그 용어의 외연을 (손가락 등으로) 가리키거나 혹은 그림과 같은 다른 비언어적 표시 방법이 사용되는 정의이다. 
  구문론적 정의(문법적 정의) : 내포나 외연을 갖지 않는 용어들은 종종 그것들이 언어 내에서 갖는 문법적 역할을 지시함으로써 정의된다. 이러한 정의들은 그 용어들이 발생하는 문맥을 제시함으로써 보완된다.
  모호한 : 어떤 용어의 경계 사례로 인해 그 적용이 명확하지 않을 때 그 용어는 모호하다. 모호성은 언어의 유용한 특성이지만 모호성을 줄이는 정의가 요구되는 상황들이 존재한다. 
  언어적인 외연적 정의 : 용어의 외연에 속하는 구성원들을 목록에 적거나 이름부름으로써 용어를 정의하기. 



제12장
오류 추론


I. 애매성의 오류

중심 개념들
형식적 오류
1) 전건 부정의 오류; 2) 후건 긍정의 오류; 3) 선언지 긍정의 오류
비형식적 오류 - 애매성의 오류
4) 애매어의 오류; 5) 은밀한 재정의의 오류; 6) 애매귀의 오류; 7) 강조의 오류; 8) 사용-언급 혼동의 오류; 9) 범주의 오류; 10) 합성의 오류; 11) 분할의 오류

첫째 문제: 오류 추론의 종류 - 형식적 오류 추론, 비형식적 오류 추론[애매성의 오류, 적합성의 오류]

생각하여 봅시다.

생각 1.
다음 논변을 평가하시오: 만일 철수가 영희와 친구라면, 철수는 영수의 친구가 아니다.  왜냐하면 영수는 영희와 친구인 사람은 친구로 삼지 않으니까.  그런데 영수는 철수와 친구 사이가 아니다.  그러므로, 철수와 영희는 친구 사이다.

생각 2.
다음 논변을 평가하시오: 그가 호감을 갖는 여인은 미인이든지 두뇌가 우수하다.  그가 요즈음 호감을 갖는 여인은 미인이다.  그러므로 그가 요즈음 호감을 갖는 여인은 두뇌가 우수하지 않다.

알아야할 내용들

오류 추론이란 얼핏 보아 옳은 것처럼 보이지만 검토해 보면 사실은 옳지 않은 논변의 형태를 말한다.  오류 추론에는 크게 두 가지가 있는데, 형식적 잘못에 기인한 형식적 오류 추론과, 내용 파악의 잘못에 기인한 비형식적 오류 추론이 있다.  형식적 오류 추론은 논리적 형식의 잘못에 기인한 것으로, 얼핏 보기에는 타당한 형식의 추론인 것처럼 보이지만 검토해 보면 타당하지 않은 형식의 추론을 말한다.  앞의 제5강에서 우리는 이 형식적 오류들을 이미 살펴보았었다.  따라서 형식적 오류 추론의 예들인 1) 전건 부정의 오류; 2) 후건 긍정의 오류; 3) 선언지 긍정의 오류에 대해서는 다시 설명하지 않겠다. 위의 생각 1과 생각 2는 모두 형식적 오류 추론의 예들이다.
  비형식적 오류에는 언어의 애매성이나 모호성으로 인해 발생하는 애매성의 오류와 주제의 내용 파악에 대한 부주의로 인해 발생하는 적합성의 오류가 있다.

더 생각해 볼 문제들

다음 논변들을 평가하시오.
1. 만일 비가 오면 땅이 젖는다.  땅이 젖어 있다.  따라서 비가 왔다.
2. 철수는 지금 학생이던가 회사원이다.  철수는 지금 회사원이므로 그는 학생이 아니다.
3. 고통을 받는 선량한 사람들이 있다면, 세계는 완전하지 않다.  신이 존재한다면, 세계는 완전하다.  모든 선량한 사람들은 고통을 받지 않는다.  그러므로 신은 존재한다. 
4. 불신이 얼마나 나쁜지 아십니까?  부부가 서로를 믿지 못한다고 생각해 봅시다.  형제자매가 서로 믿지 못함은 물론, 스승과 제자가 서로 속이지 않나 신경을 곤두세워야 한다고 생각해 봅시다.  우리의 삶은 한시도 평안하지 않을 것이며, 우리 사회는 나사 풀린 기계처럼 와해되고 말 것입니다.  불신이란 이와 같이 나쁜 것입니다.  우리가 신을 믿어야 하는 이유도 바로 여기에 있습니다.

둘째 문제:  애매성의 오류 - 애매어의 오류, 은밀한 재정의의 오류, 애매귀의 오류, 강조의 오류, 사용-언급 혼동의 오류, 범주의 오류

생각하여 봅시다

생각 1.
다음 논변을 평가하시오:  모든 인간은 죄인이다.  모든 죄인은 감옥에 가야 한다.  그러므로 모든 인간은 감옥에 가야 한다.

생각 2. 
어떤 배가 항해를 시작할 때부터 그 배의 선장과 그의 한 동료 사이에 불화가 발생하였다.  이 불화는 그 동료의 주벽 때문에 더욱 악화되었다. 선장은 열렬한 금주 운동가였던데다가 동료가 술 취해 있는 것을 보면 일장 연설을 늘어놓지 않고는 못 배기는 성미였다.  말할 필요도 없이 이러한 선장의 성미는 그의 동료를 더욱 술독에 빠지게 만들었다.  어느 날, 계속되는 경고에도 불구하고 평소보다 더 취해 있는 동료를 본 선장은 이 사실을 항해일지에 기록했다.  '모씨는 오늘 하루 종일 취해 있었음.'
  그 후 그 동료는 자기가 일지를 기록할 차례가 되어 자기의 과실이 공식적으로 기록되어 있는 것을 보고 매우 걱정되었다.  그 일지는 선주에게 보고될 것이고 선주는 그런 사실을 알면 그를 해고할지도 모르는 일이었던 것이다.  해고는 아니더라도 적어도 감봉감이었다.  그는 선장에게 그 사실을 지워달라고 간청하였으나 선장은 그 청을 단호히 거절하였다.  그는 염려와 궁리 끝에 선장에게 복수하는 방법을 찾아냈다.  항해 일지에 일상 사항을 다 적고 난 후에 그는 다음과 같은 글을 적어 넣었다.  '오늘 선장은 술을 마시지 않았음.'

알아야할 내용들

4) 애매어의 오류
단어 중에는 두 가지 이상의 의미로 사용되는 애매어들이 있다.  말(horse, speech)과 눈(snow, eye) 등이 그러한 단어들이다.  생각 1에서 제시된 예는 애매어의 오류의 전형적인 예이다.  사법적 의미와 종교적 의미의 두 가지 다른 뜻으로 쓰인 '죄인'이라는 단어를 하나의 같은 뜻을 가진 것으로 여김으로써 발생한 오류이다.
5) 은밀한 재정의의 오류
언어는 사회성과 역사성을 지니고 있다. 따라서 개인적 필요에 따라 개인이 즉흥적으로 단어의 의미를 마음대로 변화시키는 것은 언어의 기능에 큰 장애를 가져올 수 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우리는 종종 어떤 단어의 의미를 자의적으로 변화시키는 오류를 범한다.  "미친 사람은 정신 병원에 수용해야 해. 요즘 세상에 뇌물 주는 것을 물리치다니, 미치지 않고 그럴 수 있어?  그 친구 정신 병원에 보내야겠어."  '미친 사람'이라는 표현이 '뇌물을 거절하는 사람'으로 은밀하게 재정의되어, 멀쩡한 사람을 정신 병원에 보내야 한다는 오류가 발생하고 있다.  애매어의 오류가 사전상 두 가지 이상의 의미를 가지고 있어서 애매하게 된 말에 관한 것이라면, 은밀한 재정의의 오류는 사전상의 의미에 자의적 의미를 은밀하게 덧붙임으로써 애매하게 된 말에 관한 것이라 할 수 있다.
6) 애매귀의 오류
애매귀의 오류는 문장의 구조상 애매한 귀절이 있는 전제로부터 결론을 이끌어 냄으로써 범하게 되는 오류이다.  예컨대 "그의 머리는 돌이다. 그러므로 그는 훌륭한 프로 레슬링 선수가 될 자질이 있다."는 논변은 애매귀의 오류를 범했을 가능성이 높다.  왜냐하면 '머리가 돌이다'라는 어귀는 '머리가 단단하다'는 뜻으로 쓰일 수도 있으나, 보통은 '머리가 나쁘다'라는 뜻으로 쓰이기 때문이다.  따라서 애매귀를 포함하고 있는 추론의 경우 그 추론이 오류인지 아닌지를 밝히기 위해서는 먼저 그 애매귀가 지닌 애매성을 해소하여야만 한다.
7) 강조의 오류
강조의 오류는 언어의 어떤 부분을 특히 강조함으로써 발생하는 오류이다.  강조되는 말이 달라지면 전체 명제의 의미가 달라진다는 것은 자명한 사실이다.  십계명에 "너희는 이웃에게 거짓 증거를 하지 말라"고 되어 있는 것을 보고, 이웃 아닌 다른 사람에게는 거짓 증거를 해도 좋다고 생각하면 '이웃에게'를 강조한 오류를 범하게 된다.  '너희는'을 강조하면, 다른 사람은 이웃에게 거짓 증거해도 좋다는 해석을 가능하게 하고, '거짓 증거'를 강조하면, 어떤 나쁜 행위라 할지라도 거짓 증거만 아니면 허용될 수도 있다는 해석을 가능하게 하는 오류가 발생한다.  그리고 생각 2의 예도 강조의 오류의 일종이다.
8) 사용-언급 혼동의 오류
우리는 세계의 모습을 기술하고 우리의 감정을 토로하기 위해 언어를 사용한다.  그러나 가끔 "'청와대'는 세 글자로 된 단어이다"와 같이 우리는 언어에 관해 기술할 수도 있다.  이 때 '청와대'라는 단어는 세계를 기술하기 위해 사용된 단어가 아니라, 세계의 일부로서 기술의 대상이 되고 있다.  이럴 경우 '청와대'라는 단어는 언급되었다고 말하는데, 어떤 단어가 사용되지 않고 언급되었다는 것을 나타내기 위해 위의 예에서처럼 홑따옴표를 이용한다.  만일 언급된 단어에 홑따옴표를 치지 않아, 홑따옴표를 쳐야 할 단어(언급된 단어)와 치지 않을 단어(사용된 단어)를 같은 단어로 간주하고 추론을 할 경우 사용-언급 혼동의 오류를 범하게 된다.
  예를 들어, "한국의 수도는 서울이다.  서울은 두 글자로 된 단어이다.  그러므로 한국의 수도는 두 글자로 된 단어이다."에서 첫번째 문장 속의 단어 '서울'은 사용되었기 때문에 따옴표 없이 '서울'이라고 써야 하지만, 두번째 문장 속의 단어 '서울'은 언급된 것이기 때문에 따옴표로 묶어 ''서울''이라고 표기하여야 한다.  그렇게 표기하면 따옴표 없는 단어와 따옴표 있는 단어는 같은 대상을 나타내는 단어가 아니므로 첫 두 문장으로부터 결론인 세번째 문장이 도출되지 않는다. (따옴표 없는 단어는 남산이 있고 한강이 흐르는 서울을 나타내고, 따옴표 있는 단어는 두 글자로 된 단어를 나타낸다.)
9) 범주의 오류
범주의 오류란 다른 범주에 속하는 말들을 같은 범주에 속하는 것으로 생각하고 사용하는 데에서 빚어지는 오류이다.  대학을 방문하여, 도서관, 강의실, 사무실, 운동장 등을 두루 돌아 본 다음, "그런데 대학은 어디 있지요?"라고 묻는 것은, 대학이 도서관이나 강의실과 같은 범주에 속하는 것으로 생각하고 묻는 범주 오류적 질문이다.
  마음과 신체의 관계를 다루는 데 있어 심-신 동일론자들은 마음과 신체의 관계는 동일성 관계로서, 이것은 마치 번개가 전기적 방전과 동일하고, 열이 분자의 평균 운동 에너지와 동일한 것과 같다고 주장하였다.  이에 대해 마음과 신체가 서로 다른 독립적 실체라고 주장하는 이원론자들은 동일론자들이 범주의 오류를 범하고 있다고 논박하였다.  번개나 전기적 방전 그리고 열이나 분자의 평균 운동 에너지는 모두 물리적 현상으로 같은 범주에 속하므로 동일할 수 있으나, 마음과 신체는 서로 다른 범주에 속하는 것이므로 동일할 수 없다는 것이다.  동일론자와 이원론자들 간의 논쟁은 철학사적으로 아직도 진행되고 있다.  그러나 이 대목에서 이원론자들은 자신들의 입장의 토대 위에서 동일론자들의 입장을 공격하기 위해서 '범주의 오류'라는 용어를 적절하게 사용하고 있음에 틀림없다. 

더 생각해 볼 문제들

다음 논변들을 평가하시오.
1. 법칙에서 벗어난 것은 모두 처벌되어야 한다. 우연히 발생한 것은 모두 법칙에서 벗어난 것이다.  그러므로 우연히 발생한 것은 모두 처벌되어야 한다.
2. 모든 진리는 성경 안에 있다.  성경은 두 글자로 된 단어이다.  그러므로 모든 진리는 두 글자로 된 단어 안에 있다.
3. 민주주의는 좋은 제도이다.  사회주의는 경제 분야에까지 확장된 민주주의이다.  그러므로 사회주의는 좋은 제도이다.
4. 그는 비록 예술에 대해서는 문외한이지만 진정한 문화인이다. 왜냐하면 진정한 문화인이란 예술에 대한 조예보다는 과학 기술에 대한 조예가 깊은 사람이기 때문이다.
5. 3/6의 분자는 3이다.  3/6=1/2.  그러므로 1/2의 분자는 3이다.
6. 그가 너의 숭배자라고 하는데 너를 숭배하는 자가 있다는 것은 놀라운 일이다.
7. 우리는 우리의 친구들에 대해서 나쁘게 말해서는 안 된다.  그러므로 우리는 우리의 친구가 아닌 사람들에 대해서는 나쁘게 말해도 된다.
8. 그는 나보다 돈을 더 좋아한다.  그러므로 그는 신뢰할 만한 친구로서의 자격이 없다.
9. 책상 모서리에 이마를 부딪쳐 화가 난다.  화풀이의 제일 좋은 방법은 화가 나게 한 대상을 때려 주는 것이다.  따라서 책상을 때려주는 것이 마음을 푸는 제일 좋은 방법이다.
10. 홍수에 집이 떠내려갔다.  유용하게 살고 있는 집을 빼앗아 가는 것은 악의에 찬 것이다.  그러므로 홍수는 악의로 가득 찬 것이다.

셋째 문제:  애매성의 오류 - 합성의 오류, 분할의 오류

생각하여 봅시다.

생각 1.
다음 논변을 평가하시오: 모든 사람은 오르간의 연주 소리만큼 큰 소리로 노래 부를 수 없다.  남성합창단은 사람들로 구성되어 있다. 그러므로 남성합창단은 오르간의 연주 소리만큼 큰 소리로 노래 부를 수 없다.

생각 2.
다음 논변을 평가하시오: 남성 합창단은 오르간의 연주 소리만큼 큰 소리로 노래 부를 수 있다.  그러므로 남성 합창단에 속한 사람은 모두 오르간의 연주 소리만큼 큰 소리로 노래 부를 수 있다.

알아야할 내용들

10) 합성의 오류
합성의 오류는 두 가지 형태로 나눌 수 있다.  첫째로, 합성의 오류는 부분이 어떤 성질을 가졌다는 사실로부터 전체도 그러한 성질을 가졌으리라고 잘못 추론하는 오류를 말한다.  이것에 해당하는 예로는 어떤 기계의 부품들이 모두 가볍다는 것을 토대로 그 기계 전체도 가벼울 것이라고 추론하는 경우를 들 수 있다.  아무리 무거운 기계라도 아주 많은 수의 작고 가벼운 부품들로 이루어져 있을 수 있으므로, 이 추론의 잘못은 분명하다. 
  또 다른 형태의 합성의 오류는 개별적인 원소들이 어떤 성질을 가졌다는 사실로부터 그 원소들의 집합도 그러한 성질을 가졌으리라고 잘못 추론하는 오류를 말한다.  이러한 형태의 합성의 오류에 해당하는 예로는 개개의 모든 버스가 개개의 모든 승용차보다 더 많은 연료를 소모하니까 모든 버스가 소비하는 연료의 양이 모든 승용차가 소모하는 연료의 양보다 많을 것이라고 추론하는 경우를 들 수 있다.  이런 종류의 합성의 오류는 개념 사용에 있어 분배적 용법과 집합적 용법을 혼동한 데서 기인한다.  예를 들어, 사람은 두 팔을 가지고 있다라는 명제에서 개념 사람은 분배적 용법으로 쓰인 것으로, 이 명제는 사람 집합에 속한 원소들 개개인에 관한 진술이다.  이에 반해, 사람이 버리는 쓰레기의 양은 엄청나다라는 명제에서 개념 사람은 집합적 용법으로 쓰인 것으로, 이 명제는 집합체로서의 인간 전체에 관한 진술이다.  따라서 분배적으로 보면 버스는 승용차보다 연료를 더 많이 소비한다.  그러나 집합적으로 보면 승용차가 버스보다 연료를 더 많이 소비한다.  승용차의 수가 워낙 많기 때문이다.  그러므로 두번째 형태의 합성의 오류는, 어떤 개념에 대해 분배적 의미에서 참되게 말해질 수 있는 것이 집합적 의미에서도 참되게 말해질 수 있다고 잘못 추론하는 오류라고 정의할 수 있다.
  합성의 오류에 있어 이 두 가지 형태는 유사하기는 하지만 실제로는 상당한 차이가 있다.  원소들을 그냥 모아 놓은 것과 부분들로 이루어진 전체는 매우 다른 것이기 때문이다.  부품들을 그냥 모아 놓는다고 해서 기계가 되지는 않는다.  벽돌과 철근과 시멘트를 모아 놓기만 하면 집이 되는 것은 아니다.  기계나 집 같은 전체는 그 부분들을 어떤 방식으로 배열하고 조직화함으로써 비로소 이루어진다.  조직화된 전체와 단순한 집합은 다르기 때문에 부분에서 전체로 추론하는 오류와 원소에서 집합으로 추론하는 오류는 둘 다 합성의 오류로 분류되기는 하지만 같은 것은 아니다.
11) 분할의 오류
생각 1과 생각 2의 예를 통해서 알 수 있듯이 분할의 오류는 합성의 오류와 반대 방향의 오류이다.  방향이 반대이긴 하지만 이 오류를 낳는 혼동은 합성의 오류와 똑같다.  합성의 오류에서처럼 분할의 오류도 두 종류로 나눌 수 있다.  첫번째 분할의 오류는 전체가 어떤 성질을 가졌으므로 그것의 부분도 그런 성질을 가졌으리라고 잘못 추론하는 오류를 가리킨다.  이러한 분할의 오류의 예로는 어떤 기계가 매우 무겁다거나 복잡하다거나 값비싸다라는 전제에서 그것의 부품들이 무겁다거나 복잡하다거나 값비싸다는 결론으로 나아가는 것들이 있다.
  두번째 종류의 분할의 오류는 집합이 어떤 성질을 가졌다는 사실로부터 그 집합에 속한 원소도 그 성질을 가졌다고 추론할 때 발생하는 오류이다.  다시 말해, 이 형태의 분할의 오류는, 어떤 개념에 대해 집합적 의미에서 참되게 말해질 수 있는 것이 분배적 의미에서도 참되게 말해질 수 있다고 잘못 추론하는 오류라고 할 수 있다.  예를 들어, 대학생들이 의학, 법학, 공학, 철학, 문학, 수학 등을 배우므로, 개개의 대학생이 틀림없이 의학, 법학, 공학, 철학, 문학, 수학 등을 배울 것이라고 추론하는 것은 이러한 형태의 분할의 오류에 해당한다.  집합적으로 볼 때 대학생들이 그런 여러 학문들을 배운다는 것은 참이지만 분배적인 의미에서 대학생들이 그런 여러 학문들을 배운다는 것은 거짓이기 때문이다.

더 생각해 볼 문제들

다음 논변들을 평가하시오.
1. 미국은 역사상 가장 부유한 나라이다.  따라서 미국에서 개인적인 빈곤이 문제가 된다는 것은 얼토당토않다.
2. 영수가 이렇게 중요한 회사에 근무하고 있는 것을 보면, 영수는 매우 중요한 인물임에 틀림없어.
3. 우주 내에 있는 모든 것은 그것 이상의 어떤 것을 위한 기능을 가지고 있다.  따라서 우주 자체도 그것 이상의 어떤 것을 위한 기능을 가지고 있음에 틀림없다.
4. 한국의 국회는 훌륭한 기관이다.  그러므로 개개의 국회의원은 모두 훌륭한 사람이다.
5. 그 축구단의 개개의 선수는 모두 우수한 선수이다.  그러므로 그 축구단은 우수한 선수단이다.
6. 그 대표단의 구성원들은 모두 딸을 갖고 있다.  그러므로 그 대표단은 딸을 갖고 있다.
7. 저 여학생은 아주 큰 기숙사 건물에서 살고 있다.  그러므로 그녀는 꽤 큰 기숙사 방에서 살고 있을 것이다.
8. 연극 속의 각각의 모든 장면이 예술적으로 완벽한 것이다.  그러므로 그 연극 전체도 예술적으로 완벽한 것이다.
9. 각각의 배들이 전투 준비를 완료하였으므로 함대 전체의 전투 준비가 완료되었다.
10. 학생들은 한 학기에 여덟 과목을 초과해서 수강 신청할 수 없다.  그러므로 학생들이 한 학기에 수강하는 과목의 수는 열 과목을 넘지 않는다.
11. 컨트리클럽의 모든 회원들은 스포츠 카를 타고 다닌다.  그러므로 컨트리클럽의 모든 회원들이 타고 다니는 스포츠 카가 있다.
12. 개개의 모든 사물들에 대해, 그것들이 존재하지 않는 시간이 있다.  그러므로 모든 사물들이 존재하지 않는 시간이 있다.
13. 개는 흔히 볼 수 있다.  일본산 스파니엘은 개이다.  그러므로 일본산 스파니엘은 흔히 볼 수 있다.
14. 미국 인디언들은 점차 사라지고 있다.  저 남자는 미국 인디언이다.  그러므로 저 남자는 점차 사라지고 있다.
15. 사고는 빈번히 일어난다.  벼락을 맞는 일은 하나의 사고이다.  그러므로 벼락을 맞는 일은 빈번히 일어난다.


II. 적합성의 오류 (감정에의 호소, 사람에의 호소, 부적절한 자료에의 호소)

중심 개념들
비형식적 오류 - 적합성의 오류 - 감정에의 호소
12) 힘에의 호소; 13) 동정에의 호소; 14) 군중에의 호소; 15) 부적합한 권위에의 호소
        적합성의 오류 - 사람에의 호소
16) 인신 공격적 오류; 17) 정황적 오류; 18) 피장파장의 오류
        적합성의 오류 - 부적절한 자료에의 호소
19) 무지에의 호소; 20) 우연의 오류; 21) 성급한 일반화의 오류; 22) 근시안적 귀납의 오류; 23) 잘못된 유추의 오류; 24) 도박사의 오류; 25) 의도 확대의 오류; 26) 원인 오판의 오류; 27) 흑백 사고의 오류; 28) 선결 문제 요구의 오류(순환 논증); 29) 복합 질문의 오류; 30) 논점 일탈의 오류

첫째 문제: 적합성의 오류 - 감정에의 호소
힘에의 호소, 동정에의 호소, 군중에의 호소, 부적합한 권위에의 호소

생각하여 봅시다.

생각 1.
다음 논변을 평가하시오:  아니 그 국회의원 정신이 나간 것 아냐?  내가 부탁한 그 법률안에 반대표를 던지다니!  내가 그 지역구 유권자 표를 얼마나 좌지우지하는지 잘 알고 있을텐데!  거기다가 내가 연결시켜준 정치 자금이 끊겨 정치 생명이 다할텐데 말이야!

생각 2.
다음 논변을 평가하시오: 마음과 신체의 관계에 관한 상호작용적 이원론(interactionistic dualism)은 가장 많은 사람들이 받아들이는 보편적인 이론이다.  그러므로 이 이론이 심-신 문제에 관한 가장 합당한 이론이다.

알아야할 내용들

적합성의 오류를 범하고 있는 논변들의 공통된 특징은 그 전제들이 그 결론과 논리적으로 무관하여, 결론이 진리임을 확립할 수 없다는 데 있다.  적합성의 오류 중 감정에의 호소는 어떤 논변을 받아들임에 있어 그 논변을 받아들이는 근거가 논지의 논리적 적절성이 아니라 논지와는 무관한 공포나 동정이나 군중 심리와 같은 감정적인 요인인 경우에 발생한다.
12) 힘에의 호소
힘에의 호소는 힘있는 사람이 어떤 것을 주장하거나 요구한다고 해서 그 사람이 가진 힘이나 위력으로 인해 그것을 올바른 것으로 받아들일 때 발생하는 오류이다.  예를 들어, 담당 부서의 관리가 뇌물 수수를 요구한다고 해서, 그것을 받아들인다면, 이것은 힘에의 호소라는 오류를 범한 셈이 된다.
13) 동정에의 호소
동정에의 호소는 동정심에 호소해서 결론을 받아들이게 하려고 할 때 범하게 되는 오류이다.  동정심이란 어떤 결론에 이르게 함에 있어 심정적인 공감대를 형성하는 데에는 도움이 될 수 있지만, 동정심 자체가 결론의 옳고 그름을 판정할 수 있는 기준이 되는 것은 아니다.  동정에의 호소는 가끔 우스운 얘기의 소재를 제공하기도 하는데 한 젊은이가 자기 부모를 도끼로 살해한 혐의로 재판에 회부되었다.  그런데 갈수록 자기의 유죄를 입증하는 증거들이 확실해지자 그는 자기는 불쌍한 고아이니 관대히 처분해 달라고 빌었다고 한다.
14) 군중에의 호소
군중에의 호소는 군중들의 감정 즉 군중 심리를 자극하여 많은 사람들이 자기의 결론에 동조하도록 만들려고 할 때 범해지는 오류이다.  이 오류는 많은 군중이 어떻게 생각하고 있으므로, 그것이 옳거나 좋다고 결론을 내리는 형태를 띠고 있다.  군중에게 잘 알려진 유명 인사가 어떤 자동차를 타고 다닌다고 해서 그 자동차가 좋은 자동차라고 결론을 내린다면 이것도 군중에의 호소라는 오류를 범한 예이다.
15) 부적합한 권위에의 호소
일반적으로 권위에의 호소는 오류 추론이 아니다.  불확실한 문제에 대해 그 분야의 권위자의 이론이나 주장들을 토대로 결론을 내리는 것은 정당한 방식이다.  한국의 면적과 대만의 면적 중 어느 것이 넓은가 하는 문제에 대해 백과사전을 참조하여 한국의 면적이 넓다고 결론을 내렸다면, 그 추론은 오류 추론이 아니다.  백과사전이라는 적합한 권위에 호소하고 있기 때문이다.
  권위가 부적합한 권위일 경우에 그 권위에의 호소는 부적합한 권위에의 호소가 되며 오류 추론이 되는 것이다.  권위가 부적합한 권위인 경우는 두 가지가 있다:  첫째, 권위자이긴 해도 바로 그 해당 분야의 권위자가 아닌 경우이다.  예를 들어 경제적인 논쟁에서 위대한 물리학자였던 아인슈타인의 견해를 인용해서 자신의 결론을 옹호하려 한다면 바로 이 경우에 속하는 부적합한 권위에의 호소라는 오류를 범하는 것이다.  둘째, 바로 해당 분야의 권위자이긴 해도 그 해당 분야의 권위자들 사이에 일치된 견해가 없는 경우이다.  이 경우 한쪽 권위자의 견해만을 인용해서 자기의 결론을 옹호하려 한다면, 이것도 부적합한 권위에의 호소라는 오류를 범하는 것이다.

더 생각해 볼 문제들

다음 논변들을 평가하시오.
1. 저 친구가 요구하는 것이라면 집에서 부모 몰래 훔쳐서라도 가져다 주어야 한다.  저 친구는 우리 반에서 제일 힘이 세고 사나운 친구 아닌가.
2. 우리 아버님이 피우시는 담배가 가장 좋은 담배이다.  왜냐하면 그 담배가 가장 잘 팔리는 담배이기 때문이다.
3. 이 상품을 선택한 백만 고객이 그 품질을 보증합니다.
4. 인기 탈렌트 고현정이 이 화장품을 쓰고 있다.  그러므로 이 화장품이 가장 좋은 화장품이다.
5. 문화나 도덕에 있어서 객관적 표준이 있다는 것은 잘못된 것이다.  모든 것은 상대적이다.  아인슈타인이 이미 상대성 이론을 입증하지 않았는가?
6. 언제 어디서나 그리고 어떠한 문화나 문명을 지니고 있건 간에, 인간은 어떤 종류의 신성이 실제로 있다고 믿어 왔다.  그러므로 초자연적인 존재 즉 신이 실제로 존재한다.
7. 사장님, 당신은 나의 일이 좀더 높은 임금을 받아야 할 일이라는 것을 아실 겁니다.  저에게는 먹여 살려야 할 굶주린 아내와 많은 아이들이 있기 때문입니다.
8. 당신은 내가 집세를 1년치 못 냈다고 해서 나와 나의 어린 자식들을 쫓아내서는 안됩니다.  우리가 갈 수 있는 곳은 아무 데도 없어요.  나의 어린 자식들이 무슨 죄가 있습니까?
9. 선생님 제발 제가 기숙사에 방화했다고 생각지 말아 주세요.  저는 가난한 유복자로 저의 노모는 저를 대학에 보내기 위해 몇 년 동안 노예처럼 일했습니다.  선생님이 저를 방화범으로 판정해 버린다면, 저의 어머니는 돌아가실 거예요.
10. 지구가 태양의 주위를 돈다는 톨레미의 주장은 말도 안 돼.  이미 성경에 지구가 이 우주의 중심이라고 쓰여 있는데 무슨 헛소리야!
11. 약국에서 어떤 고객이 약사에게 간절한 목소리로 말한다: "약사님 좀 도와 주십시오.  내 아들놈이 마음의 병을 얻은 것 같습니다.  철학 책인가 뭔가를 끼고 살더니, 인생이 허무하다는 둥, 더 살아야할 이유가 없다는 둥, 이상한 소리를 하고 있습니다.  무슨 좋은 약이 없을까요?"

둘째 문제:  적합성의 오류 - 사람에의 호소
인신 공격적 오류, 정황적 오류, 피장파장의 오류

생각하여 봅시다

생각 1.
다음 논변을 평가하시오: 그 사람의 보호 관세 옹호 주장은 들어볼 필요가 없어.  그는 공장주 아닌가!

생각 2. 
다음 논변을 평가하시오: 마르크스는 자본주의가 사악한 형태의 경제 사회적 조직이라고 주장함에 있어 잘못을 범하고 있다.  왜냐하면 그는 자신의 가족을 부양할 만큼의 돈조차 벌 수 없었던 한심한 인생의 실패자였기 때문이다.

알아야할 내용들

사람에의 호소는 모두 다음과 같은 형태를 띠고 있다:  그 사람의 주장은 (또는 행위는) 잘못이다.  왜냐하면 그 주장을 (또는 행위를) 한 사람이 어떠어떠한 사람이기 때문이다.  이 추론 형태가 오류인 것은 어떤 주장이나 행위를 그 내용과 관련된 정당한 근거에서 비판하는 것이 아니라, 그 주장이나 행위를 하고 있는 사람이 지닌 개인적인 특성이나 주변 상황에 의거해 그 주장이 잘못이라고 일축하기 때문이다.
16) 인신 공격적 오류
어떤 주장이나 행위를 그 내용과 관련된 정당한 근거에서 비판하는 것이 아니라, 그 주장이나 행위를 하고 있는 사람이 어떤 인품이나 성격 또는 인종적 배경 등과 같은 개인적 특성을 가지고 있음을 이유로 그 주장이나 행위가 잘못된 것이라고 일축할 때 발생하는 오류이다.
17) 정황적 오류
어떤 주장이나 행위를 그 내용과 관련된 정당한 근거에서 비판하는 것이 아니라, 그 주장이나 행위를 하고 있는 사람이 처해 있는 어떤 처지나 상황, 직업이나 과거의 행적 등과 같은 개인적 주변 정황을 이유로 그 주장이나 행위가 잘못된 것이라고 일축할 때 발생하는 오류이다.
18) 피장파장의 오류
어떤 주장을 그 내용과 관련된 정당한 근거에서 비판하는 것이 아니라, 그 주장을 하고 있는 사람도 그 주장에 담겨 있는 것과 같은 잘못을 과거에 했다는 이유로 그 주장이 잘못된 것이라고 일축할 때 발생하는 오류이다.
  실제로 피장파장의 오류는 정황적 오류의 특수한 경우로 볼 수 있으며 (왜냐하면 주장자가 주장하려고 있는 바에 해당하는 잘못을 과거에 범했음은 주장자의 과거 행적들 중의 하나이므로), 또 정황적 오류도 넓게는 인신 공격적 오류로 볼 수 있는 경우가 많으므로 (왜냐하면 많은 경우 어떤 사람의 처지나 정황이 그 사람의 인품이나 성격과 관련되어 있으므로), 이것들의 구분이 쉽지 않은 모호한 경우들이 있다.
  여기서 한 가지 주목하여야 할 점은 인신공격적 오류와 발생적 오류의 유사점과 차이점이다.  발생적 오류는 어떤 것의 발생 과정이 나쁘다는 이유로 (혹은 좋다는 이유로) 그 발생 과정을 거쳐 얻어진 것은 그 내용이 어떻든 간에 관계없이 나쁘다고 (혹은 좋다고) 추론하는 오류이다.  따라서 인신 공격적 오류에서 그 주장을 한 사람이 어떠어떠한 인품이나 성격 또는 인종적 배경 등을 지녔다는 것을 그 주장의 발생적 요인으로 본다면, 인신 공격적 오류는 발생적 오류의 특수한 경우라고 볼 수 있다.  예를 들어, 나치스는 아인슈타인의 상대성 원리가 틀렸다고 비난하였다.  왜냐하면 아인슈타인은 유태인이었으니까라는 추론은 인신 공격적 오류이자 발생적 오류를 범했다고 말할 수 있다.  그러나 종교란 일종의 주술에 지나지 않아. 원시 종교가 주술적 요소를 가지고 있었거든이라는 추론은 발생적 오류이기는 하지만 인신 공격적 오류는 아니다.  왜냐하면 종교는 사람이 아니기 때문이다.

더 생각해 볼 문제들

다음 논변들을 평가하시오.
1. 영희가 수업료 인상 반대에 소극적인 것은 당연하다.  그녀는 수업료를 면제받는 학생이니까.
2. 이 대학 연구실에서 만들어진 이론들이 옳은 이론일 리가 없다.  이 대학은 땅투기한 돈으로 세워진 대학아닌가!
3. 정부 정책에 대한 박의원의 비판은 들어 보나마나이다. 그는 야당 의원 아닌가?
4. 미국은 한반도 분단에 대한 책임이 있으며, 미국인들은 자기들의 이익에 따라 사는 것으로 유명하다.  따라서 한국에 미군을 계속 주둔시켜야 한다는 주장은 정당화될 수 없다.
5. 클리언디스가 말했다: "그러나 자네 필로나 다른 모든 사변적인 회의주의자들을 보건데, 자네들의 원리와 자네들의 실제 행동은 일상생활에서 일치하지 않는단 말일세. 어떻게 자네들의 원리가 옳다고 말할 수 있겠나?"
6. 네가 나를 정직하지 않다고 하는 것은 정말 잘못된 거야.  내가 세금 신고를 약간 허위로 하기는 했지만, 그건 아무 것도 아니야.  너 자신도 언제나 장부 기입을 엉터리로 하고 있잖아.
7. 베이컨의 철학은 하나도 믿을 것이 못돼.  그는 뇌물 수수 혐의로 대법관직에서 쫓겨난 사람 아닌가!
8. 어른이 길 가다가 침 뱉는 학생을 보고 다음과 같이 타이른다: "학생, 길거리에 침 뱉어서 되겠어?"  학생은 그 어른에게 다음과 같이 말대답한다: "어르신네는 전에 길거리에 침 뱉은 적 없어요?"
9. 한 동물 애호가가 사냥꾼에게 다음과 같이 말하였다: "개인적인 즐거움을 위해서 아무 해도 끼치지 않는 동물을 희생시키는 것은 야만적인 행위가 아닌가요?"  사냥꾼은 그 동물 애호가에게 답하였다:  "그렇다면 당신은 왜 아무 해도 끼치지 않는 소의 고기를 먹는 거요?"
10. 이런 학교에서 애국자를 배출할 리가 있나?  이 학교는 매판 자본으로 설립된 학교가 아닌가?

세째 문제: 적합성의 오류 - 부적절한 자료에의 호소
무지에의 호소, 우연의 오류, 성급한 일반화의 오류, 근시안적 귀납의 오류, 잘못된 유추의 오류, 도박사의 오류, 의도 확대의 오류, 원인 오판의 오류, 흑백 사고의 오류, 선결 문제 요구의 오류(순환 논증), 복합 질문의 오류, 논점 일탈의 오류

생각하여 봅시다.

생각 1.
다음 논변을 평가하시오: 성경에 쓰여 있는 것은 진리이다.  성경에 그렇게 쓰여 있기 때문이다.

생각 2.
우리는 빌린 물건은 돌려주어야 한다는 것을 잘 알고 있다.  플라톤의 [공화국]에는 다음과 같은 질문이 제기되어 있다.  "만일 제정신일 때 나에게 무기를 빌려준 친구가 제 정신이 아닐 때 나에게 와서 무기를 돌려달라고 하면 그에게 무기를 돌려주어야 할까?  돌려주지 말아야 할까?" 

알아야할 내용들

적합성의 오류 중 부적절한 자료에의 호소라는 오류는 불충분한 자료로부터 어떤 결론을 도출해 내거나, 자료 자체가 불충분하지는 않으나 그 자료에 대한 해석 내지 판단을 잘못함으로써 발생하는 오류이다.  따라서 이 부류에 속하는 오류는 기본적으로 감정상의 영향으로 인해 발생한 오류가 아니라 지적 판단의 잘못으로 인해 발생하는 오류이다.
19) 무지에의 호소
어떤 명제가 참이라고 주장하면서 그 이유로서 그것이 거짓임이 증명된 바가 없다는 사실을 들거나, 반대로 어떤 명제가 거짓이라고 주장하면서 그 이유로서 그것이 참임이 증명된 바가 없다는 사실을 들을 때 발생하는 오류이다.  어떤 명제가 증명되지 않았다고 해서 그 명제가 거짓임이 확정된 것이 아니며, 또 어떤 명제가 반증되지 않았다고 해서 그 명제가 참임이 확정되는 것도 아니다.
20) 우연의 오류
우연의 오류는 어떤 일반적인 규칙을 우연히 발생한 특수 상황으로 인하여 적용할 수 없는 경우임에도 불구하고 그 규칙을 적용할 경우에 발생하는 오류이다.  위의 생각 2의 예에서 만일 "빌린 물건은 돌려주어야 한다"는 규칙에 따라 친구에게 무기를 돌려주었다면 돌려준 사람은 우연의 오류를 범하게 되는 것이다.  결국 어떤 특별한 상황에 대해서 논변을 하면서 그 상황의 특수성 때문에 적용할 수 없는 일반 법칙에 호소하는 것은 우연의 오류를 범하는 것이다.
21) 성급한 일반화의 오류
소수의 예외적인 특수한 경우들만을 검토하고는 그것들을 성급하게 일반화해서 규칙을 끌어낼 때 범하게 되는 오류이다.  예컨대, 의사가 처방한 진통제가 몹시 아픈 환자의 고통을 없애주는 한두 경우만을 보고 진정제란 누구에게나 좋은 것이라고 결론을 내린다면 이것은 바로 성급한 일반화의 오류에 해당된다.
22) 근시안적 귀납의 오류
상당히 많은 자료들을 검토하였으나, 그 자료를 선택하거나 해석함에 있어 중요한 측면을 간과함으로써 잘못된 결론에 도달하는 오류이다.  이 오류가 성급한 일반화의 오류와 다른 점은 후자는 자료 자체의 불충분함에 의해 오류 추론이 되는 반면, 전자는 자료 자체는 불충분하지 않으나 그 자료의 선택이나 해석상 어떤 중요한 측면을 간과함으로써 오류 추론이 된다.  예컨대 1936년 미국의 {리터러리 다이제스트}지가 실시한 민주당의 루즈벨트 후보와 공화당의 란든 후보간의 대통령 예비 선거 여론조사가 좋은 예이다.
  {리터러리 다이제스트}지는 유권자들에게 1천만 장의 투표 용지를 우송하였는데, 그 중 약 230만 장의 용지가 되돌아 왔다.  그 여론조사는 성급한 일반화의 오류를 범하지는 않았다.  왜냐하면 기표해서 되돌아온 투표 용지가 대단히 많은 편이었기 때문이다.  그렇지만 그 결과는 참담한 것이었다.  그 여론 조사는 란든 후보의 승리를 예측하였고, 루즈벨트 후보에 대해서는 그가 실제로 얻었던 투표수의 단지 80%만을 예측하였다.  그 후 얼마 안 지나, 약 50만 달러를 소비한 이 여론 조사로 인해 이 잡지사는 문을 닫게 되었다.
  결과적으로 이 여론 조사는 한 가지 중요한 측면을 고려하지 못했던 것이다.  그것은 자료를 선택함에 있어 경제적인 계층의 차이를 간과한 것이었다.  이러한 간과는 여론 조사상의 두 가지 주요한 편향 요인에 나타나 있다.  첫째는 여론조사 대상자의 이름을 전화 가입자 명부와 자동차 등록 명부에서 주로 택했던 점이다.  나중의 연구에 의하면, 전화 가입자의 59%와 자동차 소유자의 56%가 란든 후보에 찬성 투표를 한 반면에, 정부의 구호 대상자들 중에서는 단지 18%만이 란든 후보에게 찬성했다는 것이 밝혀졌다.  둘째로는 여론 조사 투표 용지를 그 잡지사에 다시 우송해준 사람들의 집단이 편향된 점이다.  이 편향도 첫번째 요인 속에 작용하고 있는 경제적인 계층의 차이를 반영하고 있는 것으로 분석될 수 있을 것이다.
23) 잘못된 유추(유비 추론)의 오류
유비 추론은 서로 다른 두 유형의 대상들의 비교에 근거를 두고 있다.  이 유비 추론은 두 유형의 대상들이 어떤 점들에서 비슷하므로, 이 두 유형의 대상들은 다른 점들에서도 역시 비슷하다고 결론을 내리는 것이다.  유비 추론은 적절히 잘만 사용하면 합당한 결론을 얻을 수 있다.  따라서 유추가 항상 오류 추론인 것이 아니다.  유추의 정당화 정도는 비교되고 있는 두 유형의 대상들 사이의 질적, 양적 유사성과 차이성의 정도에 달려 있다.  결과적으로 잘못된 유추의 오류는 질적, 양적으로 비교되는 두 유형의 대상들 간에 유사성의 정도는 약하고 차이성의 정도가 강할 때 발생하는 오류이다.
  예를 들어 보자면, 가계를 운영함에 있어서 빚이 늘도록 운영하는 일은 재정적인 파탄에 이를 수밖에 없음이 명백하다.  이와 마찬가지로, 정부가 적자 재정 정책을 쓰는 일은 국가 경제를 파국으로 이끌 수밖에 없다.  이 유비 추론은 국가 재정과 가계 사이에 논의의 초점과 밀접하게 연관되어 있는 차이점들이 많이 있음을 간과하고 있다.  예를 들어, 정부는 통화를 발행하고 조절하며, 세금을 징수라고, 또 금리에 대한 통제권을 발동하나, 가장에게는 이것들에 상응하는 조절 기능이 없음을 간과하고 있다.
24) 도박사의 오류
이 오류는 "모든 사건은 앞에서 일어난 사건과 독립적으로 일어난다"라는 확률 이론의 가정을 받아들이지 않는 데서 발생한다.  주사위 던지기에서 1부터 6까지의 각 면이 나올 확률은 똑같이 1/6이다.  그러나 주사위를 40번 던졌는데 4가 한 번도 나오지 않았으므로 다음 번 던지기에서 4가 나올 확률이 1/6보다 높다고 생각한다면, 이것이 바로 도박사의 오류이다.
25) 의도 확대의 오류
이 오류 추론은 '의도한다', '바란다', '희망한다', '믿는다', '생각한다' 등과 같은 지향적 태도(명제 태도) 동사와 관련된 오류이다.  만일 영수가 철수는 좋은 친구이다라고 믿는다고 하자.  그리고 영수와 같은 반 친구인 철수는 그들 반에서 생일이 제일 빠른 학생이라고 하자.  그러면 우리는 이 두 사실로부터 다음과 같은 결론을 도출하려 할 것이다:  영수가 자기 반에서 생일이 제일 빠른 친구는 좋은 친구이다라고 믿는다.  그러나 이것은 일반적으로 참이라고 말할 수 없다.  왜냐하면 영수는 철수가 자기 반에서 생일이 제일 빠른 학생이라는 사실을 모르고 있을 수 있기 때문이다 (또는 그 사실을 알고 있다 할지라도 영수가 철수는 좋은 친구이다라고 믿을 때에는 그 사실을 의식하고 있지 않을 수도 있다).  그러므로 이와 같이 원래 의도했던 바와는 달리 결론에서 영수의 의도를 확대 해석한 오류를 의도 확대의 오류라 한다.
  이 오류는 '의도한다'라는 지향적 태도를 나타내는 동사를 사용하여 생각하여 보면 더욱 뚜렷하게 드러난다.  '외디프스 컴플렉스'라는 말이 유래하게 된 이야기를 예로 들어 보자:  외디프스는 숲 속에서 사냥하고 있는 귀족을 죽이려 의도하였다.  숲 속에서 사냥하고 있는 귀족은 외디프스의 아버지이다.  그러므로 외디프스는 자신의 아버지를 죽이려 의도하였다.
26) 원인 오판의 오류(거짓 원인의 오류)
이 오류는 어떤 사건의 원인이 아닌 것을 원인으로 오판하는 오류이다.  보통은 원인으로 간주되는 사건이 문제의 사건보다 앞서 발생하는 경우에 이 오류가 흔히 발생한다.  단순히 우연의 일치로 발생한 시간상의 선후 관계가 두 사건의 인과적 연결을 확립할 수 없다는 것은 분명하다.  만일 어떤 미개인이 일식 때 북을 치는 것이 해가 다시 나오는 원인이라고 주장하면서, 그 근거로서 자기가 북을 칠 때마다 어김없이 해가 다시 나왔다는 사실을 제시한다 할지라도, 우리는 그의 주장을 일축할 것이다.
27) 흑백 사고의 오류
이것은 반대 관계와 모순 관계를 혼동하는 오류이다.  어떤 대상이 희지 않다는 것으로부터 그것이 검다는 결론은 나오지 않음에도 불구하고 검다고 생각하는 오류이다.  예를 들어, 어떤 사람이 "신의 존재를 믿느냐?"는 질문에 고개를 좌우로 흔들었다고 해서 그가 무신론자라고 결론 내리는 것은 바로 이 오류를 범하는 것이다.  유신론자가 아니라고 해서 무신론자라는 결론은 나오지 않는다.  불가지론자일 수도 있기 때문이다.  이 오류가 양도 논법과 관련하여 발생하였을 때 그 오류를 특히 거짓 딜레마의 오류라고 부를 수 있다. 
28) 선결 문제 요구의 오류(순환 논증)
결론에서 주장하고자 하는 바를 표현 방식만 바꾸어 전제로 제시하는 오류이다.  위의 생각 1에서 제시된 논변이 바로 이 오류를 범하고 있다.  또 다른 예를 들어 보자.  어떤 사람이 "셰익스피어가 로빈슨보다 더 위대한 작가이다.  왜냐하면 문학에 일가견이 있는 사람들은 셰익스피어를 더 좋아하니까."라고 주장하였다.  이 말을 듣고 있던 상대방이 "어떤 사람이 문학에 일가견이 있는 사람이냐?"라는 질문을 던지자, 그 사람은 "셰익스피어를 로빈슨보다 더 좋아하는 사람이 바로 문학에 일가견이 있는 사람이다."라고 답변하였다.
29) 복합 질문의 오류
먼저 해결하여야 할 쟁점이 있음에도 불구하고, 이 쟁점이 없거나 이미 해결된 것으로 간주하고 질문을 할 때 발생하는 오류이다.  예를 들어 "너 이제 나쁜 짓 안 하니?" "너 요즘은 친구들과 잘 안 싸우니?"라는 질문은 그냥 '예'나 '아니오'라고 간단히 대답할 수 있는 단순 질문이 아니다.  이러한 질문들 속에는 먼저 해결하여야 할 쟁점 즉 "너 과거에는 나쁜 짓을 했었지?" "너 과거에는 친구들과 잘 싸웠지?"라는 질문이 감추어져 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이 쟁점이 이미 '그렇다' 쪽으로 해결이 난 것처럼 간주하고 질문을 하고 있기 때문에 오류인 것이다.  이러한 복합 질문이 물어졌을 때에는 이 질문을 단순 질문들로 나누어 차례로 답변하는 것이 합리적인 대처 방법일 것이다.
30) 논점 일탈의 오류
이 오류는 어떤 결론을 확립하기 위해 제시된 논변이 실제로는 다른 결론을 향하고 있을 때 발생하는 오류이다.  예컨대, 청소년 탈선을 어떻게 방지할 것인가를 논의하는 자리에서 어떤 참석자가 청소년 탈선이 얼마나 심각한 사회적 문제인가를 역설하였다면 그는 논점 일탈의 오류를 범한 것이다.  넓은 의미에서 적합성의 오류는 모두 다 논점 일탈의 오류라고도 볼 수 있다.  그러나 '논점 일탈의 오류'라는 명칭은 그 명칭보다 더 오류를 잘 부각시킬 수 있는 적절한 오류의 이름이 없을 경우에 한해서 사용해야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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