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보환경의 변화와 사서의 역할변용
Changing Roles of the Librarians under the New
Information Environment
목 차
{{{{ Ⅰ 서 론
Ⅱ 사서직의 역할변화에 대한 역사적 인식
1. 사서직의 출현과 초기의 역할
2. 도서관의 기능 약화와 사서직의 쇠퇴
3. 근세도서관의 상황과 사서의 역할
}}{{ Ⅲ 사서직의 역할변용
1. 역할변용의 요인
2. 사서직의 역할변용
Ⅳ 결론
}}
}}
초 록
이 논문은 오늘날 변화무상한 정보환경 하에서 사서들이 어떤 역할을 수행함으로서 전문직업집단으로
서 사회적 가치를 계속 유지, 발전시킬 수 있을 것인가에 대해 분석하고 있다. 이 분석의 전제로서 사
서직의 역할이 시대를 거쳐 변천한 양상을 고찰하고, 최근의 정보환경 특히 인터넷과 가상도서관이 현
실화되는 새로운 환경을 분석함으로서 사서의 역할변용에 대한 당위성을 찾았다. 마지막으로 새로운
정보환경 하에서 사서들이 수행해야 할 새로운 역할모델로서 교육전문가, 상담전문가, 탐색전문가, 정
보중재자, 주제전문가, 문화기획자 등의 6가지 모델을 제안하였다.
Abstract
This article investigates the roles the librarians can take under the rapidly changing information
environment of 21st century, in order to maintain and develop the values as professionals
continuously. It suggests six role models: 1) Information educator planning and implementing the
user instructions in the libraries; 2) Information counselor providing humane services through
counseling on reading and cooperations in research of the library users; 3) Information searcher
searching and providing the information rapidly and accurately to the users; 4) Information
mediator evaluating the usefulness of the acquired information and even providing the consulting
on information management; 5) Subject specialist specialized in specific information services; 6)
Cultural program planner planning and implementing the various cultural programs.
Ⅰ. 서 론
다가오는 미래 사서직의 모습을 묘사한 글의 일부를 인용한다. "우주에 대한 지식이 확
장되고 있는 먼 미래에 Enterprise호라는 거대한 우주선이 출발하고 있다. 우주선의 승객들
은 다양한 종, 민족, 성 그리고 정신적 능력을 대표하고 있다. 물론, 우주선을 관리하는 사람
들도 있다. 기술자, 의사, 그리고 상담가도 있다. 믿음직한 항해사와 그의 스텝과 심지어 교
사와 요리사까지도 있다. 그러나 승객들 중에 사서는 보이지 않는다.... 우주선에는 여행의
각종 비즈니스를 조정하는데 필요한 '컴퓨터'가 있다. "컴퓨터는 날씨정보를 주기적으로 제
공하며, Orbit나 Escape로부터 필요한 충분한 정보를 제공한다. 심지어 컴퓨터는 베토벤의 9
번교향곡을 연주한다. 여성음성으로 말하는 컴퓨터가 고객이 주문하는 모든 종류의 정보를
저장하고, 조직하고, 분석하며, 검색하고 고유한 포맷으로 즉각 우송해준다.{{) Margaret Morrison, "Reference Now and When," Journal of Library Administration, 20,
3/4(1995): 131.
}}
우리는 미래의 도서관이나 사서의 모습에 대해 왜곡된 예언이 다수 있었음을 보아왔다.
그러나 컴퓨터가 정보서비스를 대행하는 거대한 변화의 와중에서 어떤 대비가 필요함도 역
시 부정할 수 없다.
역사적으로 보면 문명의 봉우리마다 위대한 도서관이 있었고, 이 도서관들이 그 당시의
문명과 문화의 산실로서 기능하고 있었음을 확인할 수 있다. 메소포타미아와 그 인근 지역
에서 수메르 문명이 전성기를 구가하던 기원전 2400년에는 에블라 왕국의 에브름 왕궁도서
관l 있었고, 아시리아가 최전성기를 누렸던 기원전 7세기에는 저 유명한 아슈르바니팔 왕궁
도서관이 있었다. 그리고 인류역사상 가장 위대한 도서관으로 일컬어지는 알렉산드리아 왕
립도서관은 헬레니즘 문명기에 만들어졌다. 알렉산드리아 왕립도서관이 역사에서 모습을 감
추기 시작한 4세기 이후 현대에 이르기까지 도서관은 고대사회보다 진보된 모습을 별로 보
여주지 못하고 있다. 그러나 20세기 후반 정보화사회가 본격화되면서 도서관은 과거 알렉산
드리아 왕립도서관의 영광을 재현할만큼 최고조로 번성하고 있다.
도서관의 발생부터 약 4700년이 지난 지금까지 사서들은 역사의 와중에서 더러 굴절된
모습을 보이기도 했지만 그 역할을 비교적 잘 유지해 왔다고 볼 수 있다. 이것은 오늘날 사
서직이 사라지지 않고 번영을 누리고 있는 현상이 증명한다. 그러나 존재해 온 내용을 잘
관찰하면 매우 많은 변화가 있었음을 알 수 있다. 이 변화는 각 시대별로 특징이 있겠으나
특히 현대사회에 이르러 기존의 역할로부터 크게 변화하고 있는 양상을 보여주고 있다. 이
는 오늘날의 학술과 문명이 사서직의 역할변용을 요구하고 있기 때문일 것이다.
이 논문은 미래의 사서직이 어떤 모습을 하고 있을 것인가를 살펴보는데 목적을 두고 있
지는 않다. 다만 새로운 천년기를 바라보면서 현재보다 더 나은 도서관 환경을 만들고, 문명
과 문화발전의 주체가 되기 위해서 사서직의 역할이 어떻게 변용되고 재구성되어야 할 것인
가를 살펴보고는 것이 본 연구의 목적이다.
Ⅱ. 사서직의 역할변화에 대한 역사적 인식
1. 사서직의 출현과 초기의 역할
도서관의 출발은 신전도서관이 왕궁도서관보다 먼저였다. 신전에는 행정관이며, 동시에
정신적 지도자인 대신관(大神官)을 중심으로 각기 특정한 직분을 가진 많은 신관이 있었다.
이들 신관 밑에는 신전을 관리, 운영하기 위한 많은 직인(職人)들이 있었다. 이들 직인 가운
데 서기의 역할은 매우 컸다. 왜냐하면 도시의 주민들은 세금으로서 혹은, 제물로서 신에게
바치기 위하여 여러 산물들을 신전으로 가지고 왔다. 서기들은 그 수량을 기록하고 영수증
을 만들어 주었으며, 이러한 기록을 다음 해의 제물의 기준으로 삼기 위해 보존하였다. 그리
고 서기들은 제례, 기도, 찬송 등, 신과 의식에 관한 내용을 기록하고, 이를 공동체의 구성원
들에게 전파시킬 책임을 가지고 있었다. 이러한 각종 기록들은 신전의 한 방, 즉 기록보존소
에 모아지고 정리되어 자연스럽게 신전도서관을 형성하게 되었던 것이다. 이것이 도서관의
출발이며, 사서직의 출발인 것이다.{{) 박준식, "고대 도서관사의 재조명. -메소포타미아 지역을 中心으로-," 『도서관』 41, 5. (1986.
9-10): 9.
}}
이
러
한
서
기
의
역할은 이 다음에 나타나는 왕궁도서관에서도 동일하게 반복된다.
고대사회의 신전도서관과 왕궁도서관이 생겨난 배경과 서기의 역할을 미루어 보아 당시
의 서기는 사회의 지도계층으로서 국가관리인 동시에 문헌의 기록자였으며, 생산자였고, 기
록의 관리인이었다. 그리고 사서직이 주로 수행했던 역할은 문헌을 기록(생산)하고 보존하
며, 후세에 전승하는 것을 주된 임무로 삼았음을 알 수 있다.
고대 신전도서관과 왕궁도서관에서 수행했던 사서직의 역할은 이후 수메르, 바빌로니아,
아시리아 시대를 거치면서 더욱 확고해졌고, 부분적으로 새로운 역할들이 추가되어 갔다. 도
서관 생성초기의 사서의 역할은 아시리아 말기의 통치자인 아슈르바니팔(기원전 668∼626)
왕대에 이르러 변화가 생기기 시작했다. 아놀드 C. 브랙만(Arnold C. Brackman)이 지은
『니네베 발굴기』(The Luck of Nineveh)와 기타 역사적 기록들을 종합해 보면, 당시 도서
관과 국가와의 연대관계와 도서관의 탁월성을 알 수 있다.{{) 아놀드 C. 브랙만 저, 안경숙 역,『니네베발굴기』, (서울: 대원사, 1990) / Elmer D. Johnson, A
History of Libraries in the the Western World. (New York: The Scarecrow Press, 1965): 24∼
25 / 草野正名. 『圖書館の 歷史』, (東京: 學藝圖書, 1971): 48.
}}
첫째는 의도적이고 체계적인 수집이다. 왕은 수많은 서기들을 고용하여 점토판을 제작하
는 한편, 이웃나라들에 서기들을 파견하여 광범하게 점토판들을 수집하고 번역하였다. 둘째
는 수집된 자료가 왕의 통치에 관한 것뿐만 아니라 학문의 전 분야를 포괄하고 있으며, 이
를 정부 및 종교인, 지식인들에게 개방하여 당대의 학문이나 지식의 진보에 공헌하였다는
점이다. 마지막으로 이 도서관의 우수성은 주제별 자료실 제도, 분류나 목록의 사용, 서지,
색인 등의 원형이 될만한 개념을 이미 도입하고 있었다.
아슈르바니팔 시대의 사서들은 이전의 역할을 대부분 계승했지만 그 형식은 전혀 다르
다. 사서들은 문헌 생산을 위한 기록, 체계적이고 망라적인 수집, 분류와 목록 등의 사용과
주제별 자료실 개념의 도입 등을 통한 체계적 보존과 전승 등의 역할을 수행하고 있다. 무
엇보다 학자나 전문가들이 활용할 수 있도록 서비스의 개념을 도입한 것은 새로운 역할의
도입이라고 보여진다.
고대사회에서 사서의 역할이 극대화 된 사례는 헬레니즘 문명기에 절정을 이루게 된다.
도서관과 국가발전의 상호작용을 가장 상징적으로 보여주는 사례가 곧 알렉산드리아 왕립도
서관이다.
프톨레마이오스 왕조의 역대 왕들은 많은 서기를 고용하여 학자들의 연구결과를 필사케
하고, 서기들을 이웃 나라로 파견하여 의도적, 체계적으로 원본을 모았으며, 이 도서관의
장서가 전성기 때엔 50∼60만권에 이르렀다. 이 도서관에 근무했던 사서들의 역할은 학자문
헌사로서 기능 했다는 사실이 가장 두드러진다. 이 도서관이 배출한 학자문헌사는 무수히
많다. 문법학자였던 제노도투스(Zenodotus), 연대지와 지리학의 창시자 에라토스테네스
(Eratosthenes), 천문학자 히파르쿠스(Hipparchus), 기하학자 유클리드(Euclid)가 있다. 그리
고 철학자 헤로필로스(Herophilus), 위대한 기계공학자 아르키메데스(Archimedes), 천문학자
프톨레마이오스(Ptolemaios)도 있다. 또한 이 도서관이 이교도의 성전이라 하여 알렉산드리
아 교회의 시릴루스(Cyril) 주교의 사주를 받은 일단의 야만적인 기독교인들에게 머리가죽이
벗겨지는 참혹한 최후를 맞은 여성 수학자 히파치아(Hypatia)도 이 도서관의 학자문헌사였
다.
이 당시 사서들이 수행했던 역할은 아슈르바니팔 시대에 수행했던 문헌의 기록자 및 생
산자(출판인), 체계적인 수집자, 보존과 전승자 등의 역할 외에 몇 가지가 부가된다. 그 첫째
는 문헌의 단순한 정리자가 아닌 서지학자로서의 역할을 수행했다는 점이다. 이 도서관에는
10개의 주제별 연구실이 있었고, 연구자들은 자신의 연구분야에 따라 한 곳에 배정되었다.
그들은 자신의 연구결과를 책으로 저술하고, 이를 분류, 편목하고, 관리했다. 분류, 편목도
오늘날 도서관이 하는 것과 같은 피상적인 것이 아니라, 문헌학적, 또는 역사적인 비평, 내
용의 평가와 진위여부의 판별, 판종(版種)의 비교를 통한 정확한 원문의 제작 등 문헌의 정
리 그 자체가 학술이었고 문화였다. 따라서 이 도서관의 사서들은 단순한 사서가 아니고 학
자문헌사(Scholar librarian)였던 것이다.{{) 박준식, "사서직의 지적 전통; 그 역사적 변용과 전망," 『도서관』 48, 2 (1993, 4): 8-9
}}
이와 더불어 이 도서관의 사서들은 오늘날의 도서관처럼 서비스 제공자로서 기능했다.
궁내의 브루케이움(Brucheium)은 학자들을 위해 완전히 개방되었고, 세라피스 신전의 세라
피움(Serapeum)은 일반인을 위해 공개되고 활용되었다. 이 당시 수행되었던 서비스 제공자
로서의 기능은 근세 도서관에 이르러 비로소 부활된다.
2. 도서관의 기능 약화와 사서직의 쇠퇴
고대사회에서 정점을 이루었던 사서직의 위상과 역할은 로마사회로 접어들면서 급속히
약화되기 시작했다. 로마는 근본적으로 문명화된 사회가 아니었다. 로마는 그리스를 점령한
다음 그리스의 영향을 받아 서서히 문명화의 과정을 밟았다.
사서들은 점령지로부터 교육받은 사람들을 전리품의 일부로 데려왔고, 이들 노예들이 사
서 또는 사서보조의 역할을 하였다. 이들은 과거와 같이 문헌을 기록하고, 번역하였으며, 문
헌을 관리하는 역할을 했다. 더러는 귀족의 개인문고를 돌보며 여러 저작들을 외우고, 파티
가 있을 때는 주인의 명에 따라 내용을 구술하는 인간도서의 역할도 했다. 그러나 어느 도
서관에서도 고대사회의 도서관처럼 문헌을 체계적으로 수집하지도, 분석적으로 정리하지도
않았다. 이미 도서관은 과거와 같은 왕의 기록보존소도, 학문연구를 위한 학술도서관도 아니
었다. 중세사회가 되기 전에 이미 문화적 암흑기의 서막이 열리고 있었던 것이다.
중세사회는 천년의 긴 기간을 암흑사회로 표현될 만큼 철저하게 후퇴했었고, 도서관이나
사서도 동일한 운명에 처해지게 되었다. 도서관은 겨우 수도원의 부속기관으로 명맥을 유지
하고 있었다. 장서 몇 백권을 이야기하는 도서관이 어찌 도서관일 수 있겠는가? 중세 초기
에는 수도승들이 사서직을 겸하고 있었으며, 그들은 일부나마 종교서적을 만들고, 번역하는
일을 주로 했고, 최소한의 관리업무를 수행하고 있었다. 이런 상황은 중세 후반의 대학도서
관에서도 동일하게 나타나며, 이후의 인문주의시대나 17∼18세기에도 도서관의 르네상스는
오지 않았다.
3. 근세도서관의 상황과 사서의 역할
도서관 활동에 상당한 변화가 일기 시작한 것은 19세기 중반 이후이다. 이때부터 미국의
공공도서관들이 장서를 포함한 여러 방면에서 충실해져 1870년대 중반까지 발전기를 가져왔
고, 대학도서관들도 1870년경부터 학술 활동이 재편되는 것을 계기로 새롭게 변모하기 시작
했다. 특히 교수법이 개선되어 도서관이 교육활동과 불가분의 관계를 맺게 되자 학생들의
도서관 이용이 날로 증가하게 되었다. 이러한 객관적인 상황들은 결국 도서관 이용지도라는
새로운 서비스를 개발하게 된 직접적인 요인이 되었다.{{) Samuel Rothstein, "The Development of the Concept of Reference Service in
American Libraries, 1850-1900," Library Quarterly, 23, 1 (1953): 5.
}}
이 시기에 새롭게 형성된 사서직의 역할이 교육적인 역할이다. 그 당시 사서들은 도서관
은 시민의 대학이며, 사서는 교육자로 인식하고 있었다. 따라서 이용자가 도서관을 잘 이용
할 수 있도록 도와주는 소위 '이용자 협조'(Aids to the readers)가 교육의 근간이었다. 이는
오늘날의 인본주의적 서비스의 토대가 된다. 이 시기의 인적협조는 이용자에 대한 지도, 안
내로서 다분히 계몽적 성격을 지니고 있었다. 이러한 교육적 신념이 어느 정도 정착되면서
소위 '가르치는(teaching)활동으로 방향전환이 이루어져 도서관의 핵심기능으로 자리잡게 된
다.
20세기 전반의 가장 중요한 진전은 대규모 공공도서관들이 주제부문제도를 시행한 것이
라고 볼 수 있다. 주제부문제도는 두 가지 관점에서 사서들의 역할을 변용시켰다. 그 하나는
사서를 주제전문가로 바꾸어 놓는 계기가 되었다는 점이다. 주제전문가는 이용자서비스를
보다 전문화시켜 도서관 서비스에 대한 이용자의 신뢰감을 형성하는데 크게 기여했다. 다른
하나는 이용자지향적 서비스의 기초가 되었다는 점이다. 이용자지향적 서비스의 모형은 수
집된 자료를 분석하는 것 보다 특정 이용자가 필요로 하는 것을 분석하는 것이 더 중요하다
는 것을 나타낸다. 즉 이용자를 보다 전문적으로 돕는다는 의미를 강하게 나타내고 있다.{{) Virginia Steel & Brigid Welch ed. The Future of Information Services, (New York: The
Haworth Press, 1995): 134.
}}
제1차 세계대전 이후에는 기업체의 연구·개발 부문 도서관이 활발한 활동을 전개하여
도서관서비스를 한 단계 높이는데 기여했다. 선진화된 도서관에서는 사서가 문헌을 탐색하
고, 그 유용성을 평가하기도 했다. 아울러 초록 속보를 만들며, 통계 데이터의 수집 관리하
며, 자료를 번역하기도 했다. 이러한 서비스의 수행은 주제전문가에 의한 정보서비스라는 새
로운 가능성을 시사해 준 것이었다. 도서관 서비스의 발전에 있어서 전문도서관이 기여한
점은 장서구성이나 소장보다는 주로 서비스의 제공을 위해 존재한다는 사실을 알려주었다는
점이다.{{) Thomas J. Galvin, "Reference Service & Libraries," in: Encyclopedia of Library & Information
Science, vol. 25 (New York: Marcel Dekker, 1977): 215-216.
}}
이
는
이
용
자
를 위해 정보를 종합적으로 준비할 수 있는 능력을 기본으로 하여 차원 높은 수준의 정보서비스를 시행한 것으로 평가되며, 과거 공공 및 대학도서관에서 선호되었던 지도 및 안내기능은 퇴조되고, 정보제공이 강조된 것도 이 시기의 한 특징이다.
이상 19세기 후반에서 20세기 전반에 걸쳐 사서직이 수행했던 새로운 개념의 서비스는
교육적 역할, 독서상담자로서의 역할, 그리고 정보제공자로서의 역할 등 세 가지 요소로 요
약할 수 있다.
Ⅲ. 사서직의 역할변용
1. 역할변용의 요인
가. 인터넷 환경과 도서관
200년 1월, 새천년의 첫 해가 시작되는 시점에서 전 세계가 주목하는 중요한 뉴스 즉, 미
국의 미디어 제국이라 불리는 타임워너사와 정보서비스 업체인 아메리칸 온라인이 통합했다
는 뉴스가 방송과 신문지면을 장식했다. 이 뉴스가 나온지 한 달도 지나기 전에 타임워너는
세계적 음반제작업체인 EMI사와 통합하였다고 발표했다. 이 사실은 신문, 잡지, 영상 등 소
위 콘텐츠 산업의 선두주자인 타임워너와 EMI가 이를 전 세계적으로 배포하는 정보서비스
업체인 아메리칸 온라인과 통합함으로서 새천년의 정보제국으로 군림하겠다는 의도를 드러
낸 사건으로 보고 있다. 각 신문과 방송들은 새천년의 정보서비스가 인터넷을 통해 시간과
장소에 구애됨이 없이 모든 사람들에게 제공될 것이라고 예측하면서, 앞으로도 이런 형태의
통합이 계속될 것이라고 전망했다.
1월 하순경에 우리의 관심을 끄는 또 하나의 뉴스가 보도되었다. 내용은 국내의 인터넷
이용자가 1천만명을 넘어섰으며, 인터넷 관련산업이 기하급수적으로 증가하고 있다고 하였
다. 지난 10년 동안 우리는 인터넷이 도서관계에 어떤 영향을 미칠 것인가에 대해서 기대
반 걱정 반의 반신반의하는 자세로 바라보고 있었다. 그러나 인터넷의 지배력은 우리가 생
각하는 것보다 훨씬 더 빠른 속도로 정치, 경제, 사회, 문화, 학술 등 모든 방면에서 지배력
을 과시하고 있다.
이 두 가지 요소는 도서관계에 심대한 영향을 미칠 것으로 생각된다. 그것은 곧 도서관
이란 구조물이 없는 도서관 환경을 만들 것이라는 가정을 현실화시켜 주고 있다. 인터넷이
란 네트워크와 신문, 잡지, 도서, 영상, 음악 등 콘텐츠 산업이 결합됨으로서 "도서관이 없는
도서관 환경"을 만들어져 가고 있다. 여기서 필자가 굳이 "도서관이 없는 도서관 환경"이란
표현을 쓰고 있는 것은 이유가 있다. 많은 사람들이 이런 가상 도서관환경을 '도서관이 아닌
것'으로 말하고 있지만 이것은 중요한 오류라고 본다. 왜냐하면 전통적인 도서관이 사회변화
에 따라 다른 형태로 재현되고 있기 때문이다. 그래서 우리는 이런 도서관을 "가상도서관"
이라고 부르고 있다.
가상도서관 환경 하에서는 도서관의 존재형식이 달라지고 따라서 사서의 역할도 달라질
수밖에 없다. 정보와 자료의 인식, 수집, 조직, 탐색, 제공 등 제 방면에서 과거와는 현저히
다른 업무의 속성을 지닐 수밖에 없는 것이다. 이러한 환경의 변화는 전문적인 정보를 주로
다루며, 고급의 이용자를 대상으로 하는 대학도서관에서 더욱 현저하다.
앞으로 인터넷은 모든 형태의 정보를 통합하는 형식으로 발전하게 될 것이다. 사서들은
인터넷을 활용함으로서 전세계의 주요 데이터베이스와 도서관 및 정보센터에 소장된 자원에
접근하여 서지정보를 확인하고 상호대차나 복사서비스를 요구하며, 원문을 데이터베이스로
부터 다운로드 받거나 프린트 할 수 있게 되었다. 그리고 디렉토리형 질문, 수치정보, 신문
기사 등의 다양한 즉답형 질문에 답할 수 있는 정보원을 고를 수 있다. 아울러 해답하기 어
려운 질문을 위해 메일링리스트나 유즈넷 뉴스그룹을 통해 지원을 요청할 수도 있으며, 전
자우편을 통해 정보를 주고받을 수도 있다. 뿐만 아니라 영화와 음악을 주문형식으로 보고,
들을 수 있으며, 신문, 잡지의 기사를 얻어 볼 수 있고, 모든 방송정보를 골라 볼 수도 있다.
나. 정보산업의 발전
정보환경의 변화는 인터넷시대 이전에 이미 1960년대부터 나타나기 시작한다. 서구사회
에서 정보화사회라는 용어가 쓰이기 시작한 것이 대개 이 시기부터이다. 정보화사회는 '컴퓨
터와 정보통신의 발달'과 '정보의 효용가치'라는 두 가지 측면이 핵심을 이룬다. 1960년대부
터 컴퓨터가 도서관 업무에 응용되기 시작하고, 뒤이어 정보통신기술이 여기에 결합됨에 따
라 정보의 생산, 배포, 활용에서 혁명적인 변화가 일어났다. 이러한 변화는 상용데이터베이
스의 등장으로 인한 원격 정보서비스의 실현으로부터 나타나기 시작했다.
컴퓨터가 정보처리 업무에 응용되면서 종래 수작업에 의해 작성되던 색인. 초록지가 자
동 편집되기 시작했다. 이에 따리 작성된 데이터는 당초 책자형의 출판이 목적이었으나 이
를 좀더 가공함으로서 서지의 작성이나 SDI서비스, 문헌검색서비스의 용도로 이용되어 정보
서비스를 한층 더 고도화시키게 되었다. 1960년대에 SDC가 온라인서비스의 첫 선을 보인
이래 DIALOG와 CDP(이전 명칭: BRS)가 뒤를 이어 온라인서비스를 제공하여 원격 정보서
비스란 새로운 환경을 만들어 갔다. 상업적 목적으로 정보를 가공하여 판매하는 이런 회사
를 흔히 데이터베이스 벤더(Database vendor)라고 부른다.
한편 1970년대부터는 데이터베이스의 유형도 서지데이터베이스 뿐만 아니라 통계나 수치
등을 수록한 각종 수치데이터베이스, 신문이나 잡지의 전문을 검색하는 전문데이터베이스
등으로 그 대상과 범위가 확대되어 갔다. 또한 이들 데이터베이스 벤더들은 1990년대 중반
이후 대부분 색인·초록서비스에 부가하여 원문의 전문을 데이터베이스화하고 이를 인터넷
의 웹을 통해 제공하고 있어 문헌의 탐색에서 원문입수까지 한번에 처리할 수 있게 되었다.
또한 최근에는 잡지사들이 벤더를 통하지 않고 자체적으로 전자잡지를 발행하고 있으며, 이
런 추세는 더욱 확대될 전망이다.
이와 더불어 이용자로부터 요금을 받고 정보검색 서비스를 대행하거나 정보에 관련된 다
양한 컨설팅을 제공하는 것을 주된 업무로 하는 개인이나 기업체가 운영하는 정보서비스 업
체들도 등장하였다. 이러한 상업적 정보서비스 업체를 정보중개사(Information broker) 또는
검색서비스(Search services)라고 부른다. 이들 업체들은 고객들의 문제 해결에 도움이 될
서지정보나 문헌을 검색하여 제공한다. 이때 문헌은 이용자에게 이익을 가져다 줄 수 있다
고 생각되는 문헌만을 선별하여 제공한다. 이들 업체들은 또한 문헌의 내용 평가를 통해 이
용자에게 행동의 방향을 제시하거나, 정보시스템 구축을 위한 컨설턴트로서의 역할을 제공
하기도 한다.{{) Stuart A. Sutton, "Future Service Models and the Convergence of Functions: The Reference
Librarian as Technician, Author and Consultant," In: The Role of Reference Librarians: Today
& Tomorrow, ed. by Kathleen Low. (New York: The Haworth Press, Inc. 1996): 140-141
}}
이
러
한
새
로운 서비스들은 도서관의 기존 서비스에 새로운 변화를 요구하는 직접적인 요인이 되었다.
다. 전자매체의 진보
20세기 후반의 도서관 서비스의 발전에 있어서 또 하나의 중요한 진전은 CD-ROM과
DVD-ROM 그리고 eBook(전자책) 등 전자매체의 등장이다. 이제 사서와 이용자들은 각종
질문에 답하기 위해 수작업으로 2차자료를 조사할 필요가 없게 되었으며, 그 많은 서지리스
트를 일일이 손으로 기록하지 않아도 된다. 또한 복잡한 통계자료나 판례정보를 탐색하기
위해, 기관이나 인물에 관한 사실형 정보를 탐색하기 위해, 혹은 복잡하기 짝이 없는 신문기
사를 탐색하기 위해 수많은 참고자료를 뒤지지 않아도 된다. 이러한 일은 전자매체들이 대
신해 줄 수 있게 된 것이다.
1980년대부터 도서관 분야에 서지정보의 검색을 중심으로 응용되기 시작한CD-ROM은
이용자의 비용의 부담없이 무료 조사를 가능케 했다. 또한 전화로 연결된 모뎀 또는 LAN을
통해 CD-Net에 접속함으로서 도서관을 방문하지 않고 사무실이나 연구실에서 정보를 입수
할 수 있게 되었다. 오늘날 수 천개의 CD-ROM데이터베이스가 이런 목적으로 이용되고 있
다.
새로운 전자매체로서 최근에 등장하고 있는 DVD를 빠트릴 수 없다. 현재 가장 많이 보
급된 CD-ROM은 고화질, 대용량의 영상과 음성을 담기에는 한계가 있다. 이러한 한계점을
해결하기 위해 등장한 매체가 DVD(Digital Versatile Disk)이다. CD-ROM이 680MB를 저
장하는 반면에 DVD는 단층 4.7GB, 이층 8.5GB를 저장할 수 있는데, 이는 CD-ROM의 7배
이상의 대용량이다. DVD의 종류에는 DVD Video, DVD-ROM, DVD Audio가 있는데, 이
중에서 DVD-ROM은 컴퓨터용으로서 사진, 게임, 영화 등의 각종 정보를 담고 있다.{{) 이나영. "시각 정보전달 매체로써 DVD에 관한 연구." 『인덕대논문집』, 22(1999): 169-170 / 박민
수. 1997. "새로운 컴퓨터 저장 매체 DVD." 『행정과 전산』, 19, 2(1997) : 71-72
}}
이미 DVD-ROM 제품을 사용하는데 필요한 DVD-ROM 드라이브도 퍼스널컴퓨터에 내장
하는 형식으로 생산, 판매되고 있다. DVD-ROM 드라이브는 고화질의 동영상, CD-ROM 드
라이브 보다 빠른 향상된 엑세스 속도, 대용량 등의 장점 때문에 멀티미디어 시대의 정보
전달에 있어 보다 화려하고 풍부한 그래픽 이미지를 전달할 수 있어 기존 CD-ROM보다 더
욱 멀티미디어다운 시각 효과를 기대할 수 있다.
DVD-ROM은 가장 먼저 영화 분야에서 응용되어 관련제품이 출시되어 오다가 점차 화려
한 영상과 다량의 애니메이션, 음향정보가 필요한 전자 백과사전 분야에도 응용되어 현재
몇몇 DVD-ROM 백과사전 제품들이 출판되고 있다. 한편 국내에서는 아직까지 DVD-ROM
드라이브가 내장된 컴퓨터 보급이 보편화되어 있지 않아 현재는 DVD-ROM 백과사전 제품
이 발행되어 있지는 않지만 앞으로 전자 백과사전의 핵심 매체로 급부상할 것이 예상된다.
한편 eBook은 1990년대 후반부터 등장하기 시작한 새로운 매체로서, 앞으로의 책(형태적
인 관점에서)이 어떻게 바뀔 것인가에 대한 하나의 본보기가 될 수 있을 것이다. 앞으로 독
자들은 출판사의 단행본 데이터베이스에서 필요한 책을 선택하여 eBook에 다운로드 받아
읽고 다 읽으면 삭제하고 또 새로운 책을 다운로드 받아 읽는 방법으로 전자책이 보편화
될 것이다.
상용데이터베이스와 CD-ROM과 DVD-ROM등의 탐색의 전문성과 효율성, 그리고 인터
넷과 웹데이터베이스의 활용을 통한 정보서비스 영역의 확대 등은 이용자들로 하여금 정보
원으로서의 도서관과 매개자로서의 사서의 가치를 한층 더 높여 주는데 크게 기여한 것으로
보인다.{{) Anita K. Evans, "Electronic Reference Services: Mediation for the 1990s," In: The Reference
Librarian and Implications of Mediation, ed. by M. Keith Ewing and Robert Hauptman, (New
York: The Haworth Press, 1992): 76-78.
}}
2. 사서직의 역할변용
사서직의 역할은 그 직업이 성립된 이래로 변함없이 지속되어 온 것이 있고, 시대의 변
화에 따라 새롭게 주어지는 것이 있다. 전자에 속하는 역할로는 문헌의 수집, 정리, 보존, 전
승 같은 조직 내부적(대내적)인 속성을 지니고 있는 것들이다. 이러한 역할은 각 시대적 특
성에 따라 그 형식은 조금씩 달라지지만 근원적으로 도서관을 형성하는 기본요소로서 필요
하며, 가치있는 것들이다. 따라서 이러한 조직내부적인 역할은 논외로 하고, 여기서는 사회
변화에 따라 새롭게 수용되는 역할과 기존의 역할중 조직외부적(대외적)인 역할이 새로운
환경 하에서 어떻게 변용되어야 하는가를 살펴보기로 한다.
가. 교육전문가
지난 1세기 동안 사서들이 가졌던 이용교육의 개념은 도서관 및 자료에 대한 지도·안내
(Instruction)를 의미했다. 이는 도서관 자체나 도서관 자원, 도서관을 통해 접근할 수 있는
정보를 이용자 자신의 능력으로 획득할 수 있는 지식과 기술을 지도하는 것을 말한다. 지
도·안내가 이용교육의 핵심이 된 것은 정보서비스 형성 초기에 이용자에 대한 지도 및 안
내가 협조의 핵심이었기 때문이다.{{) John C. Dana, "Misdirection of Effort in Reference Work," Public Libraries, vol. 16(1911): 109
}}
이
개
념
은 시간이 지나면서 가르치는 행위로서의 교육을 의미하게 되었다.
그러나 교육은 가르치는 것만을 의미하지는 않는다. 이용교육에는 '교수', 즉 '가르치는
것(teaching)'과 '자기교육(self-education)'의 두 가지 개념이 공존한다. 교수란 정보나 도서
관을 이용하는 방법에 대해 지도하는 것이다. 그리고 자기교육은 '도서관을 통해서 이루어지
는 교육'으로서 이용자들의 개별화 학습(Individualized learning)의 결과로서 나타날 뿐이
다.{{) 박준식, "문헌조사법의 내용구조에 관한 고찰," 『도서관학논집』 10집(1983): 29
}}
즉
,
가
르
치
는 것이 하나의 '과정'을 표현한다면 자기교육은 그 '결과'일 것이다. 환언하면, 자기교육은 도서관, 특히 교육적 목적을 지니고 있는 도서관이 지향할 하나의 최종 목적이며, 이용지도는 이를 효율적으로 달성할 수 있게 하는 수단이라고 볼 수 있다.{{) 박준식, 『정보서비스론』 (대구: 계명대학교 출판부, 1998): .345.
}}
우
리
가
생
애
에
걸
친 학습이론을 지지한다면 이는 도서관을 통해서 이루어지는 교육으로서 가능할 것이다. 오늘날 교육전문가로서의 사서들은 이러한 정보이용교육의 기본 이념 즉, 정보이용교육을 생애교육의 한 과정으로 이해하는 것이 필요하다. 사서들은 이 토대 위에서 교육프로그램을 편성하고 수행해야 한다.
정보이용의 교육적 이념은 1950∼60년대에 진보적 이론이 도서관계를 풍미하면서 한동안
빛을 잃는 듯했다. 그러나 1980년대부터 정보화사회가 정착되면서 개인 단위로 정보를 인식,
평가, 선택하는 능력이 요구됨에 따라 교육의 필요성이 재인식되고 있다는 사실은 주목할
만하다.{{) Larry, Hardesty, et. al., "Library User Instruction" College & Research Libraries. 43, 1,
(Jan. 1982): 38.
}}
이
새
로
운
인
식
은 두 가지 관점에서 출발하는 것으로 보여진다. 첫째는 정보화사회의 본질과 관계된다. 정보화사회에서 효과적인 정보이용은 생애교육의 필수 조건으로서 일상생활의 기본이 된다. 따라서 정보 활용방법을 습득하고자 하는 요구는 과거 사회보다 더욱 강렬해질 것이고, 이는 사서의 교육적 기능을 더욱 강화시키게 될 것이다. 두 번째는 정보입수 경로의 다양화와 관련된다. 오늘날 새로운 전자매체들이 계속 출현하고 있고, 정보를 입수하는 채널들이 점점 더 다양화되고 있다. 아울러 정보량이 많을 뿐만 아니라 탐색방법 역시 복잡해져서 이용자들이 정보를 찾고 활용하기가 더욱 어렵게 되었다. 이러한 현상은 전문가 집단에서도 동일하게 나타나고 있다.
따라서 정보탐색과 활용과정에서 사서들이 개입해야 할 공간이 그만큼 넓어지게 되는 것
이다. 이런 상황적 배경에서 사서들은 정보자료를 안내하는 것과 같은 소극적인 활동에서
벗어나 탐색을 체계적으로 지도하고, 이용 가능한 정보원 중에서 적절한 정보를 선택하여
이용할 수 있도록 이용자들을 도와주어야 한다. 나아가 요구와 탐색, 그리고 얻어진 정보의
활용에 이르는 전과정에 걸쳐 교육시키는 진정한 교육자로서의 역할을 의식적으로 개척해야
할 것이다.
가버(Danis Garbor)가 『성숙사회』(The Mature Society)란 저서에서 "모든 사람에게
문명의 혜택이 돌아가도록 하여 가능한 한 많은 사람에게 스스로 삶을 개척해 나갈 수 있는
평등한 기회를 제공하고, 그 모든 기회를 자유로운 자기구성(Self-fabrication)으로 발전시킬
수 있도록 하는 교육이 필요하다"{{) Danis Garbor, The Mature Society, 김태창 역, 『성숙사회』, (서울: 일념, 1984): 127
}}라
고
갈
파한 것은 교육전문가로서 사서의 역할과 관련하여 음미할만한 대목이다.
나. 상담전문가
상담지도(Guidance)는 흔히 이용자의 자료선택(선정)에 협조하는 것을 말한다. 즉, 이용
자가 특정 주제에 대해 탐구하고자 하거나 특정한 상황에 적합한 독서자료를 선택하고자 할
때 이용자가 가장 유용한 자료를 선택할 수 있도록 조언 및 지도해 주거나, 논문의 주제 설
정이나 자료의 수집 등에 대해 상담, 지도해 주는 활동을 말한다. 이러한 협조는 굳이 참고
데스크에서의 질문에 국한되지 않고 관내 전 부서에서 이루어지는 특성을 갖고 있다.{{) 박준식, 『정보서비스론』, op. cit., 43
}}
상담서비스는 정보서비스의 3대 기능 즉, 자료이용방법의 지도, 정보제공 그리고 자료선
택에의 협조(상담지도)의 하나로 인식될 정도로 중요한 기능으로서 오랫동안 존중되어 왔
다.{{) Samuel Rothstein, "Reference Service," College & Research Libraries, vol. 22, no. 1 (1961):
13.
}} 그
러
나
최
근 그 수가 현저히 줄어들고 정보제공에 비해 가치도 상대적으로 적은 것으로 저평가되는 경향이 있다. 그러나 이 역할은 오늘날의 정보화사회에서 더욱 그 범위를 확대시킬 필요성이 있다. 그것은 이 서비스가 전통적인 참고서비스의 범위를 보다 확대 전개시킬 수 있는 충분한 가능성이 있다는 점과 도서관 서비스에 있어서 인본주의적 관점을 강화시키는데 기여할 수 있다는 가능성 때문이다.
상담서비스에는 독서상담서비스 외에 독서요법과 논문작성에 대한 협조, 연구협조와 자
문이라는 영역이 포함된다. 이들 서비스들은 지금까지 사서의 서비스 범주를 넘어서는 것으
로 인식되고 있었다. 따라서 이용자 자신의 능력으로 해결해야만 했다. 그러나 오늘날의 진
보적 서비스이론에 의하면 이들 서비스도 모두 정보서비스의 형식에 포함시키고 있다. '도서
관이 정보센터'란 표현이나 '모든 의문은 도서관을 통해서 해결된다'는 구호는 이를 단적으
로 증명한다.
다가오는 사회에서 사서는 독서요법의 전문가가 되어야 한다. 사서들은 독서자료를 통해
정신적, 육체적인 질환을 치료하는데 도움을 주는 임상독서요법까지는 몰라도 개인의 자기
계발(自己啓發)에 필요한 독서자료를 선택하는데 협조하고, 그 결과에 대해 토의 또는 대화
를 통해 조언함으로서 개인의 성장이나 재활을 용이하도록 도와줄 수 있다. 자기계발을 책
을 통해 이루고자 하는 이용자가 존재하는 한 그 책임은 사서가 지지 않을 수 없을 것이
다.{{) Ibid.
}}
한편, 학생들의 논문 작성을 도와주거나, 연구 방법에 대해 자문해 주는 활동은 교육적
목적을 가지고 있는 대학도서관이나 학교도서관에서는 매우 중요한 업무의 하나이다. 이런
활동은 교수나 연구자를 위한 연구 협조와 자문으로 확대될 수 있다. 이 경우는 이용대상
이 전문가들이기 때문에 정보탐색을 위한 조언이나 협조에 머물지 않고 연구의 실행에 직접
참여하여 자문할 수도 있다는 점에서 학생을 주된 대상으로 하는 논문작성 상담과 구분된
다.{{) Carol Hammond, "Information & Research Support Services" In: M. Keith Ewing and Robert
Hauptman, ed. The Reference Librarian and Implications of Mediation, (New York: The
Haworth Press, 1992): 91-104.
}}
최근 학문의 세분화 현상과 더불어 정보탐색의 형식과 기법이 다양화, 전문화되면서 연
구자들은 과거와 달리 사서의 협조나 경우에 따라 자문을 요청하게 되었다. 사서가 연구프
로젝트에 조언을 요청 받았을 경우 참고사서는 탐색의 전략과 절차에 대해 조언해 주고, 수
집된 정보의 유용성에 대해서도 평가하는 등의 수준 높은 상담지도를 할 수 있다.{{) Richard E. Bopp and Linda C. Smith, Reference and Information Services, 2nd ed. (Englewood,
Colo.: Libraries Unlimited, 1995): 15-16.
}}
사
서
들
의 이러한 역할이야말로 지식기반사회에서 사서직의 위상을 높이는 요체가 될 수 있을 것이다.
다. 탐색전문가
정보제공은 도서관 서비스의 가장 핵심적인 요소로서 이용자의 질문에 대해 직접 정보를
탐색하여 제공해 주는 것이다. 정보제공의 범위는 도서관의 종류, 이용자, 사서의 기술과 능
력 및 전문교육에 따라 양상을 달리할 것이다. 그러나 정보제공의 핵심은 범위나 수준에 구
애되지 않고 이용자가 요구하는 정보의 최종 결과를 제공하는 것이다.
정보제공활동은 참고서비스가 생성된 이래로 있어 왔지만 특히 1950년대 이후 서비스의
이념이 도서관계에 뿌리 내리면서 더욱 강조되었다. 그러나 오늘날의 정보제공은 과거와는
약간 다른 양상을 나타내고 있다. 이미 기술한 바와 같이 도서관자료가 인쇄매체로부터 전
자매체로, 탐색방법이 과거의 수동적인 방법으로부터 전자적인 방법으로, 단일 도서관에 제
한되었던 자원의 범위가 정보네트워크의 영향으로 국제적 범위를 지니게 된 것은 정보제공
자의 역할을 보다 전문화시키고 다양화시켰다.
오늘날, 또는 다가오는 시대에 탐색전문가로서의 사서가 갖추어야 할 몇 가지 능력이 요
구된다. 첫째는 전자적 탐색기법에 능숙해야 한다는 점이다. 오늘날 사서들은 탐색의 상당
부분을 컴퓨터에 의존한다. 전자적 탐색은 탐색메커니즘이 인쇄본과는 다르기 때문에 사서
들은 전자적 탐색메커니즘에 익숙해져야 한다. 그러기 위해서 사서는 정보기술자의 영역에
어느 정도 근접하지 않으면 안된다.{{) Samuel Rothstein, "Reference Service," College & Research Libraries, vol. 22, no. 1 (1961):
128-129.
}}
아
직
까
지
많
은 사서들이 이 부분에 제대로 적응하지 못하고 있다. 자기계발과 꾸준한 교육을 통해 탐색능력을 신장시킬 수밖에 없다. 다만 탐색기술은 참고서비스 부문의 사서들뿐만 아니라 전체 사서들이 전문가가 되어야 한다는 사실을 잊어서는 안된다. 오늘날 참고서비스는 참고실, 참고사서에 국한되지 않으며, 전관이 참고실이고, 전 사서가 참고사서가 되는 상황으로 바뀌고 있다.
두 번째는 탐색의 정확성이 보장되어야 한다는 점이다. 이용자는 자신의 질문이 사서에
의해 탐색되는 것이 정확할 것이라고 믿기 때문에 질문을 의뢰한다. 이것이 곧 사서의 대행
조사에 대한 신뢰와 능률성의 원리이다.{{) A. R. Rowland, The Librarian and Reference Service. (Hamden, Conn.: The Shoe String.
1977): 38.
}}
따
라
서
해답의 결과에 대해 이용자가 신뢰할만한 수준이 될 때 대행조사의 효용성이 입증되는 것이다. 이 문제는 특히 논쟁이 되고 있는 주제의 정보탐색에서 현저하다. 이미 수년전 Gordon Moran은 논쟁의 문제, 학술정보전달에 있어서 대학사서의 중재기능에 대해 여러 사례를 분석하여 주의를 환기시킨바 있다.{{) Gordon Moran, "Academic Librarians and Mediation in Controversial Scholarly
Communication," In: The Reference Librarian and Implications of Mediation, ed. by M. Keith
Ewing and Robert Hauptman, (New York: The Haworth Press, 1992): 183-196.
}}
전통적인 참고서비스에서는 사서는 탐색한 해답의 정확성에 대해서 책임을 지지 않았을
뿐만 아니라, 탐색된 문헌 가운데서 '이용자에게 가장 적합한 문헌이 무엇인가'에 대해서도
평가하지 않았다. 탐색의 주체가 사서이면서도 그 결과에 대해서는 책임을 지려고 하지 않
았다. 즉 적합성의 평가는 이용자의 몫이었다. 대다수 전문직들이 자신이 수행한 작업의 결
과에 대해 책임을 지는 것과는 대조적이었다.
그러나 최근 온라인서비스와 같이 정보탐색이 유료화 되고, 탐색 작업을 사서가 대행하
는 상황에서는 해답의 수준이나 정확성에 대해 사서가 책임을 느껴야 하는 상황으로 바뀌고
있다.{{) Stephen Coffman, "Fee-Based Services & the Future of Libraries," In: The Future of
Information Services, ed. by Virginia Steel & Brigid Welch, (New York: The Haworth Press,
1995): 171-173.
}} 해답의 정확성과 책임문제는 도서관 서비스의 전문화를 달성시키는데 중요한 관건이 될 것이다. 이것이 탐색전문가로서 사서가 수행해야 할 새로운 역할이다.
세 번째는 탐색의 시간을 최소화해야 한다는 점이다. 오늘날 시간의 문제는 정확성의 문
제와 비견될만큼 중요한 의미를 갖는다. 이 문제는 특히 과학과 기술, 산업과 경영분야에서
중요한 이슈가 된다. 제품개발 및 판매와 관련되는 분야에선 정보의 최신성과 신속한 입수
가 무엇보다 중요하기 때문이다.
과거 사서들은 질문을 받고 해답을 제공하는데 소요되는 시간의 결정권을 가지고 있었
다. 그래서 사서들의 편의에 따라 해답이 이루어졌으나 오늘날의 상황은 매우 다르다. 신속
한 정보입수가 전쟁상황을 연상할만큼 기업의 생존과 연계되어 있는 것이다. 빌 게이츠는
최근 그의 저서 『빌게이츠@생각의 속도』에서 기업의 의사결정이 얼마나 신속하게 이루어
지느냐에 따라 그 기업의 생존이 달려 있으며, 이를 위해 신속한 정보처리가 선행되어야 한
다고 하였다.{{) 빌 게이츠, 『빌게이츠@생각의 속도』, (서울:
}}
다
가
오
는
사회는 의심할 여지없이 탐색의 속도가 사서의 능력을 판가름하게 될 것이다.
라. 정보중재자
도서관은 고대사회부터 정부기관과 더불어 대표적인 정보수집 및 제공기관으로서의 역할
을 해왔다. 도서관이 개인이나 어떤 상업기관의 예산을 능가하면서까지 많은 책과 잡지를
수집한 사실은 정보를 필요로 하는 개인이나 상업기관들이 정보수집원으로서 도서관을 이용
해 왔음을 뜻한다. 그러나 지금은 다수의 개인이나 대부분의 상업기관들이 최신 정보를 온
라인으로 접근하고 있다. 이러한 사실은 기업체를 비롯한 상당수의 정보수요자들이 도서관
에만 의존하지 않도록 만들고 있지만 한편으로는, 사서들도 역시 정보탐색과 입수를 도서관
에서 탈피하여 외부로 확대시킬 수 있게 되었다.{{) 박준식, 『정보서비스론』, op. cit., 82
}}
이러한 경향은 컴퓨터가 급속하게 보급되고 정보통신이 보편화되면서 온라인 데이터베이
스를 이용할 수 있는 기회가 대폭 확대되었기 때문에 생겨난 자연스런 변화라고 볼 수 있
다. 그리하여 수많은 데이터베이스 중에서 이용자가 필요로 하는 정보를 가장 많이 포함하
고 있는 데이터베이스를 선택하고, 이를 신속, 정확하게 그러면서도 경제적으로 탐색할 수
있는 능력의 소유는 사서에게나 이용자에게 모두 중요한 관심사가 되었다. 이러한 배경에서
최근 도서관계에 정보중재자(Information mediator)라는 새로운 개념의 사서와 역할이 생겨
나게 되었다.
원래 정보중재자는 정보중개자(Information broker)라는 개념으로부터 비롯된 것으로 보
인다. 정보중개자는 도서관과는 독립적으로 다양한 참고정보를 판매하는 개인이나 회사로서
다음과 같은 두 가지 유형이 있다.{{) William A. Katz, Introduction to Reference Work, Vol. 2, Reference Services & Reference
Processes, 7th ed. (New York: Mc-Graw-Hill, 1997): 52-54.
}}
첫째, 이용자의 질문에 해답을 탐색하여 제공하는 일을 주임무로 하는 정보탐색을 전문
으로 하는 회사이다. 이 경우 이용자의 문제해결을 도와줄 문헌의 서지사항과 원문제공이
포함된다. 정보중개자는 대개 유료서비스이며, 특수한 질문과 문제를 취급하고자 하는 경향
이 있다. 아울러 얻어진 문헌은 선별되어 이용자의 이익이 되는 방향으로 제시된다. 둘째,
다수의 정보중개자를 고용하는 자문회사(Consulting firms)는 한 걸음 더 나아가 얻어진 정
보의 유용성뿐만 아니라 분석과 평가까지도 제공하며, 자문도 한다. 자문은 문헌에 근거하여
이루어진다.
오늘날 정보탐색의 상당 부분이 도서관을 떠나 실행되고 있고, 이러한 도서관 외부의 탐
색서비스가 대부분 상업적 목적으로 운영되고 있다. 이들은 아직까지는 도서관의 존재를 위
협할 정도는 아니지만 그들이 수행하는 역할이 매우 전문적이고 도서관이 주로 취급하는 서
지정보와 다양한 정보들도 많이 다루고 있다. 최근 국내에서도 정보중개를 목적으로 하는
소규모 회사가 속속 나타나 정보검색을 대행해 주고 있고, 인터넷 검색사까지 출현하여 명
실상부한 정보중개자의 시대를 열어 가고 있다.
정보서비스의 관점에서 도서관과 정보중개자는 그 기능이 중복됨에 따라 도서관이 원하
든 원치 않든 경쟁관계에 놓이게 되었다. 따라서 이용자들이 어떤 서비스를 더 선호하게 될
것인가에 따라 서비스의 확대 여부, 나아가 존속 여부가 결정될 것이다.
이런 상황은 과거 사서들이 취했던 서비스 방법 즉, 해답을 찾는 방법을 피상적으로 지
시하거나, 해답의 적합성이나 유용성을 평가함이 없이 리스트를 작성하여 제시하는 등의 서
비스로는 이용자로부터 외면 당할 것이 분명하다. 그리고 이용자가 요구하는 해답이 얻어질
때까지 지속적으로 피드백을 주고받으며, 단순한 리스트의 제공뿐만 아니라 초록문과 전문,
평가서, 해석적 보고서도 제공할 필요가 생기게 된다.{{) 박준식, "참고봉사의 이념과 기준설정을 위한 고찰," 『도서관학』 8집 (1981. 12): 124.
}}
도
서
관
이
사
회적 요구에 부응하고 그 기능을 계속 확대 발전시키기 위해서는 필요에 따라 탐색정보의 응용에 대해서 자문하는 단계까지 서비스를 발전시켜야 할 것이다. 이것이 바로 정보중재자로서 사서에게 주어진 새로운 책무이다.
정보중재자로서 사서의 새로운 역할모델은 결국 이용자의 요구를 철저하게 분석하여 마
치 맞춤옷을 입은 것처럼 이용자들의 특정 요구에 적절하게 부합하는 정보를 제공하는 것이
다. 이용자지향적인 시각이 가장 중요하다는 것이다.{{) Margaret Morrison, "Reference Now and When," Journal of Library Administration, 20,
3/4(1995): 135-136.
}}
정
보
중재자야말로 사람들이 도서관을 꼭 필요로 하지는 않지만 온라인 탐색기술은 사서를 꼭 필요한 존재로 만든다는 사실을 증명해 주고 있다.{{) Bopp, op. cit., 11.
}}
마. 주제전문가
사서가 주제전문가가 되어야 한다는 논리는 오래 전부터 있어 왔다. 그것은 서비스의 전
문화라는 관점에서 충분한 타당성을 갖고 있다. 미국의 경우 도서관의 주제전문화가 정착되
던 20세기 초반부터 주제전문가 문제가 현실적인 조건으로 대두되기 시작했고, 이 논의는
곧 현실화 될 수 있었다. 그것은 미국의 사서직 제도가 대학원 중심으로 편성되어 있었기
때문이었다. 주제전문사서는 특히 새로운 천년기엔 그 필요성이 더욱 증대될 것이다.
사서는 정보탐색의 기법 면에서 전문가일 수 있다. 그러나 질문이 속한 주제에 대해 지
식이 없다면 탐색이 정확하고, 신속할 수 있겠는가? 탐색의 정확성과 신속성은 사서의 주제
에 대한 지식과 탐색기술의 두 가지 요소에 의해 결정된다. 사서에 의한 대행조사는 그 결
과의 신뢰성과 능률성이 보장될 때 타당성을 갖는다. 이용자는 사서의 주제배경과 탐색기술
에 대해 신뢰하지 않을 때 탐색을 의뢰하지 않는다.
사서가 주제전문가가 되어야 하는 이유는 또 한가지가 더 있다. 앞에서 기술 한대로 다
가오는 시대의 사서는 정보중재자가 되어야 한다. 만일 사서가 주제에 대한 지식이 없다면
정보중재자로서의 역할은 근본적으로 불가능하다. 주제배경이 없으면서 그 분야의 정보를
어떻게 선택할 수 있으며, 선택된 정보가 어떠한 형식으로 이용자에게 활용될 수 있을 것인
지를 판단할 수 있겠는가? 더욱이 수집된 정보에 대한 분석이나 평가, 자문은 상상도 할 수
없을 것이다. 마찬가지로 사서가 주제전문가가 아니라면 교육전문가도, 상담전문가도 되기
어렵다.
우리나라의 경우, 지금까지 주제전문가로서의 사서에 대해서는 논의만 무성했지 실행이
뒤따르지 못했다. 그 이유는 우리나라의 문헌정보학 교육제도와 관계가 있다. 미국에서는 문
헌정보학 교육이 주로 대학원 과정에서 이루어지기 때문에 주제전문가 제도의 도입이 가능
하다. 그러나 우리나라는 학부과정 중심으로 되어 있어 이 제도가 폭넓게 도입되기는 어려
운 상황이었다.
최근 학부제가 도입되면서 이 문제에 대해 새로운 가능성이 열리게 되었다. 학부과정에
서 제도적으로 복수의 전공이 가능해졌기 때문이다. 아울러 대학원 과정에서도 문호를 개방
하여 주제전문화의 가능성을 높여야 한다. 사서의 주제전문화는 사서직에 대한 모든 이용자
들의 신뢰로 나타날 것이며, 이는 장기적으로 도서관계의 발전에 매우 긍정적으로 기여할
것이다.
바. 문화기획자
도서관이 문화시설이며, 도서관의 공간이 문화적 행사를 위한 공간으로 활용되어야 한다
는 견해는 어제, 오늘의 일이 아니다. 서구사회에서는 이미 오래 전부터 도서관이 문화활동
의 주체가 되어 다양한 문화프로그램들을 운영해 왔다.
문화프로그램의 내용으로는 미술관련 전시회, 문화강좌, 독서회 등의 취미클럽 운영과 지
원, 연주회, 레코드 음악 또는 레이저디스크 감상회, 비디오·영화 감상회, 연극공연(주민이
연출하고 진행하는), 유명 작가 또는 예술인들과의 대화의 시간 등 다양하다. 미국의 공공도
서관들은 이러한 성인을 대상으로 하는 프로그램 외에 어린이를 대상으로 하는 문화프로그
램을 매우 다양하게 제공하고 있다. 예를 들면 인형극 감상회, 부모와 함께 하는 동화 읽기
(Story telling), 노래부르기, 멀티미디어 자료의 제작 시연, 연극공연(어린이가 주인공이 되
는) 어린이 미술작품전시 등등 헤아릴 수 없이 많은 프로그램들을 개발하여 제공하고 있다.
이 많은 프로그램들은 대개 세 가지 목적을 가지고 운영된다. 하나는 이용자를 도서관에
오도록 하는 유인책이다. 이용자들이 도서관에 오면 도서관이 무엇을 하는 기관인지, 어떤
서비스를 받을 수 있는지를 알게 하는 소위 도서관과 친해질 수 있는 계기를 만들어 주는데
목적이 있다.
두 번째는 도서관은 성스럽고, 조용하고, 지식인들만 출입하는 곳이 아니라 일반인들이
쉽게 찾을 수 있고, 유쾌하게 시간을 보낼 수 있는 곳이며, 그곳에는 나의 의문을 해결해 줄
수 있는 사서가 항상 기다리고 있는 곳이라는 사실을 알리는데 있다. 이런 느낌은 특히 어
린 시절부터 경험하는 것이 좋다는 생각 때문에 미국의 공공도서관들이 그렇게 열성적으로
어린이들을 위한 문화적 서비스를 개발하고 있는 것이다. 또한 어린이들을 도서관에 끌어들
일 수 있다는 것은 부모를 도서관의 지적향연에 초청하는 것과 동일한 효과(대개 동반한다)
를 나타내는 이중의 효과를 가져온다.
세 번째는 도서관에 대한 재정지원의 토대가 된다는 점이다. 주지하는 바대로 미국의 공
공도서관들은 국가 또는 주정부의 지원금과 사회단체 또는 개인들의 기부금에 의해 운영된
다. 시민들이 도서관의 가치에 대해 이해한다면 국가재정지원의 순위를 높일 수 있으며, 민
간단체나 개인의 기부금을 유치하는데 크게 기여하게 된다.
21세기를 맞이하는 우리나라 도서관계에서 특히 문화프로그램 기획자로서의 사서의 역할
에 대해 관심을 기울일 필요가 있다. 여기에는 대학도서관도 예외는 아니다. 지금까지 우리
나라 공공도서관에서 시행하는 문화프로그램은 컴퓨터, 서예, 꽃꽂이 강좌 등의 교육프로그
램이 주류를 이루고 있다. 교육프로그램도 부분적으로 문화프로그램의 일부이긴 하나 그것
은 도서관의 문화적 기능과는 거리가 멀다.
21세기는 문화의 세기가 될 것이라고 이야기한다. 곧 문화가 정보처럼 상품화되고 재화
가 되는 것이다. 그래서 도서관이 문화창달의 주체가 되도록 사서들의 역량을 결집시켜야
한다. 그러기 위해 사서는 자신이 속한 도서관의 능력으로 어떤 문화프로그램을 어떤 유형
의 이용자들에게 어떤 형식으로 제공할 수 있을 것인가에 대해 연구해야 한다. 미술관이나
박물관 또는 음악관에 가면 큐레이터가 있어서 이들이 각종 행사를 기획하고 진행한다. 이
제 도서관도 큐레이터와 같은 문화프로그램의 기획, 집행능력을 가져야 한다.{{) 이웃 일본에서는 박물관 미술관, 음악관, 도서관 등을 한 묶음으로 하여 기획하고 관리할 수 있는
능력을 키워주는, 소위 큐레이터를 위한 대학과정이 큰 인기를 누리고 있다고 한다.
}}
이것은 우리가 앞에서 살펴본 기능적 접근과는 사뭇 다른 새로운 사서의 상(司書像)이 될 것이며, 잃었던 영토를 되찾는 계기도 될 것이다.
Ⅳ. 결 론
지금까지 사서직이 생긴 배경과 그 역할이 역사적으로 어떻게 변천해 왔는가를 살피고,
전통적인 역할이 다가오는 세기에는 어떻게 변용됨으로서 사서직이 전문직업집단으로서 유
지, 발전할 수 있을 것인가를 살펴보았다. 결론적으로는 다음과 같은 여섯 가지의 역할모델
을 설정하였다.
1) 도서관자료의 이용방법 뿐만 아니라 전체 정보자원을 대상으로 체계적이고 단계적인
교육프로그램을 구성하고 실천할 수 있는 교육전문가
2) 독서상담, 독서치료, 논문작성에 대한 협조, 연구자들의 연구협조와 자문 등의 역할을
인본주의적 관점에서 수행할 수 있는 상담전문가
3) 전자적 탐색기법에 능숙하고, 정보탐색을 정확하고 신속하게 처리함으로서 개인이나
단체의 의사결정을 바르게 도울 수 있는 탐색전문가
4) 해답을 탐색하고 정보를 수집할 뿐만 아니라 그 정보의 유용성을 평가하고, 그 정보
가 요구자에게 이익이 되도록 자문까지 해주는 정보중재자
5) 분야별로 정보서비스를 전문화시키고, 정보의 탐색과 정보중재를 효과적으로 수행할
수 있도록 하기 위한 주제전문가
6) 도서관 이용과 재정지원을 촉진시키기 위해 각종 문화프로그램을 기획하고 추진할 수
있는 능력을 보유한 문화기획자
마지막으로 사서들이 이러한 여섯 가지 역할모델을 수행할 때 지켜야 될 기본 철학 한
가지를 제안하고자 한다. 그것은 곧 인본주의적 서비스이다. 1980년대 이후 전자적 정보서비
스가 도입되면서 사서와 이용자간의 인간관계가 과거의 수동적 서비스를 수행할 때보다 훨
씬 더 축소되고 있다. 지금처럼 이용자와 사서의 관계가 단순한 질문자와 해답자 또는
Client와 Agent라는 관계라면 이는 서비스의 비인간화, 인간성 상실을 초래하게 될 것이다.
이는 결국 도서관이란 공간이 필요치 않다는 일부 과학기술자들의 도그마적 발상을 뒷받침
하는 결과를 낳게 될 것이다.
사서와 이용자간의 바람직한 인간관계의 성립은 이용자를 돕고자 하는 사서의 성실한 욕
망에서 비롯된다. 사서의 이러한 태도는 이용자로 하여금 도서관과 사서에 대한 신뢰감을
갖도록 하며, 이로 말미암아 도서관의 후원자가 되게 한다. 또한 신뢰감의 형성은 이용자를
편안하게 만들어 참고면담을 포함한 정보서비스의 전 과정을 이상적으로 이끌 수 있으며,
나아가 불만족스런 서비스나 해답결과에 대한 반감을 감소시킬 수도 있다. 이러한 사실은
사서와 이용자의 인간관계 형성이 도서관 서비스의 기본이 된다는 사실을 말해 준다. 그리
고 사서가 전통적으로 생각해 왔던 '성공적 정보서비스 = 정확한 해답'이란 등식이 수정되
어야 함을 말해 준다.
다가오는 21세기는 기계문명과 속도지상주의에 찌든 인간들이 기계문명과 조화된 인본주
의를 창출하는 신인본주의를 추구하게 될 것이다. 지금 사서들이 이런 인본주의적 서비스
태도를 견지한다면 새로운 세기에는 사서가 더 의미 있는 직업으로 인식될 것이라 믿는다.
책,영화,리뷰,
정보 환경의 변화와 사서직의 역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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