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태현 지음 / 리텍콘텐츠
문학은 인간과 세상에 관한 치열한 고민과 사유 끝에 창조되는 예술이지만 고전 소설은 오래된 책일수록 두께가 두껍고, 페이지 넘기기가 어렵다. 이 책은 바쁜 현대인들이 그러한 작품에서 얻을 수 있는 통찰력을 놓치지 않게끔 돕기 위해 집필되었다. 인문학자의 30년 독서 1만권에서 찾아낸 문학 걸작 60선과 그 속 명문장 600개를 엮어낸 책이다.
지적교양 지적대화 걸작 문학작품 속 명언 600
▣ Short Summary
남과의 경쟁에만 신경을 쓰기 시작하면, 막상 자신을 보는 눈은 흐려지게 됩니다. 그런데 자기 자신을 알지 못하면 올바른 계발을 할 수 없습니다. 대부분의 사람들은 그런 식으로 자신의 인생을 낭비합니 다.
자기계발은 남이 아닌 나를 이기는 경쟁입니다. 알지도 못하는 나를 이길 수 있을까요? 문학은 독자에게 진리와 교훈을 주지 않습니다. 다만 자신을 돌아보게끔 할 수 있으며, 내 안에 숨겨져 있던 또 다른 나를 발견하는 순간으로 이끌어주는 안내자가 될 수 있습니다.
문학을 즐기고 탐독하는 향유자가 되는 순간, 진정한 자기계발은 시작됩니다. 이 책을 읽은 독자 분들이 좀 더 깊어진 사유와 관점으로 인생을 향유하기를 바랍니다.
▣ 차례
제1장 꿈은 이루어진다_성장을 이야기한 문학작품 속 한 문장 1-1 #자전적 이야기 #선과 악 #새는 알을 깨고 나온다 -『데미안』_헤르만 헤세 1-2 #꿈꾸는 양치기의 여행 #진정으로 원하는 것 #자아의 신화 -『연금술사』_파울로 코엘료 1-3 #극한의 상황 #소년 #역사의 소용돌이 -『숨그네』_헤르타 뮐러 1-4 #여성주인공 #사랑과 성장 #성장소설 -『제인 에어』_샬럿 브론테 1-5 #대공황 #순애보 #아메리칸드림 -『위대한 개츠비』_F. 스콧 피츠제럴드 1-6 #힐링 소설 #동심으로 돌아가기 #어른들은 이상해 -『어린 왕자』_생 텍쥐페리 1-7 #과학과 이성 #계산적인 #모험의 의미 -『80일간의 세계 일주』_쥘 베른 1-8 #소년 #모험 #노예 제도 -『허클베리 핀의 모험』_마크 트웨인 1-9 #자퇴 #문제아 #오늘만 산다 -『개밥바라기별』_황석영
제2장 반항하는 삶_인간 내면을 탐구한 문학작품 속 한 문장 2-1 #반항아 #욕쟁이 소설 #콜필드 신드롬 -『호밀밭의 파수꾼』_제롬 데이비드 샐린저 2-2 #이단아 #재판 #실존주의 -『이방인』_알베르 카뮈
- 2 - 걸작 문학작품속 명언 600
2-3 #태어나서 죄송합니다 #자기혐오 #우울감 -『인간실격』_다자이 오사무 2-4 #바퀴벌레 #자본주의 #인간의 가치 -『변신』_프란츠 카프카 2-5 #정신승리 #혁명 #중국인 -『아Q정전』_루쉰 2-6 #풍자의 달인 #공산주의 #독재 정치 -『동물농장』_조지 오웰 2-7 #예술가 #고뇌 #인간탐구 -『달과 6펜스』_서머싯 몸 2-8 #편견 깨기 #고전 로맨스코미디 #관계성 -『오만과 편견』_제인 오스틴 2-9 #살인사건 #종교 #미술 -『내 이름은 빨강』_오르한 파묵
제3장 연인에게 보내는 편지_사랑을 노래한 문학작품 속 한 문장 3-1 #외사랑 #감정의 소용돌이 #베르테르 효과 -『젊은 베르테르의 슬픔』_요한 볼프강 폰 괴테 3-2 #플라토닉 러브 #철학하기 #사랑은 무엇인가 -『향연』_플라톤 3-3 #시적인 문장 #비극 #금단의 사랑 -『로미오와 줄리엣』_윌리엄 셰익스피어 3-4 #도덕과 윤리의 차이 #숭고한 사랑 #사회비판 -『테스』_토머스 하디 3-5 #엇갈린 사랑 #상류층 #감정묘사 -『순수의 시대』_이디스 워튼 3-6 #겨울 #서정적인 #아름다운 문체 -『설국』_가와바타 야스나리 3-7 #열린 관계 #인생은 축구 #결혼제도 -『아내가 결혼했다』_박현욱 3-8 #수용소 #정치범 #퀴어 -『거미여인의 키스』_마누엘 푸익 3-9 #불륜 #사랑과 전쟁 #보바리즘 -『마담 보바리』_귀스타브 플로베르
제4장 칠전팔기 백전백승_용기를 주는 문학작품 속 한 문장 4-1 #신뢰 #지혜 #용기 -『베니스의 상인』_윌리엄 셰익스피어 4-2 #자유로운 영혼 #기행 #자유의지 -『그리스인 조르바』_니코스 카잔자키스 4-3 #삶의 통찰 #인간의 도전 #고군분투 -『노인과 바다』_어니스트 헤밍웨이 4-4 #고래사냥 #뱃사람 #도전 -『모비 딕』_허먼 멜빌 4-5 #숨은 의미 찾기 #기사도 정신 #풍자 -『돈 키호테』_미겔 세르반테스 4-6 #무인도에서 살아남기 #계급사회 #자유로움 -『로빈슨 크루소』_대니얼 디포 4-7 #생존 투쟁 #수용소 #이것이 인간인가 -『이반 데니소비치의 하루』_알렉산드르 솔제니친 4-8 #혁명 #뮤지컬 원작소설 #사회비판 -『레 미제라블』_빅토르 위고
제5장 문학으로 힐링하기_마음을 위로하는 문학작품 속 한 문장 5-1 #삶의 고뇌 #인생은 무엇인가 #생각하는 사람 -『말테의 수기』_라이너 마리아 릴케 5-2 #고독한 작가 #불안한 세계 #n포 세대 -『불안의 책』_페르난두 페소아 5-3 #가난 #성찰 #그럼에도 불구하고, 희망 -『대성당』_레이먼드 카버 5-4 #글쓰기와 돈 #사회권력 #불평등 -『자기만의 방』_버지니아 울프 5-5 #전지적 고양이 시점 #인간은 왜 저런담 #능청스러운 -『나는 고양이로소이다』_나쓰메 소세키 5-6 #환상동화 #동심의 세계로 #묘한 변화들 -『이상한 나라의 앨리스』_루이스 캐럴 5-7 #자매의 위로 #니나 신드롬 #죽고 싶지만 죽고 싶지 않아 -『삶의 한가운데』_루이제 린저 5-8 #고뇌 #사색은 어려운 법 #예술이란 무엇인가 -『젊은 예술가의 초상』_제임스 조이스
제6장 21세기 이후의 인간_미래를 엿보는 문학작품 속 한 문장 6-1 #독재정치 #디스토피아 #빅브라더 -『1984』_조지 오웰
- 3 - 걸작 문학작품속 명언 600
6-2 #마술적 리얼리즘 #복잡한 가계도 #환상소설 -『백년의 고독』_가브리엘 가르시아 마르케스 6-3 #종교적 깨달음 #죄 #자전소설 -『에덴의 동쪽』_존 스타인벡 6-4 #역사소설 #프랑스 혁명 #미래를 향한 발걸음 -『두 도시 이야기』_찰스 디킨스 6-5 #블랙유머 #휴머니즘 #웃픈 소설 -『제5도살장』_커트 보니것 6-6 #디스토피아 #감정 통제 #불행해질 권리 -『멋진 신세계』_올더스 헉슬리 6-7 #대하소설 #인간의 역사 #대문호 -『전쟁과 평화』_레프 톨스토이 6-8 #현대인 #부조리 #모두가 환자인 사회 -『페스트』_알베르 카뮈
제7장 문학의 정수를 맛보다_세계의 명시(名詩) 속 한 문장 7-1 #낭만주의의 끝 #현대시의 아버지 -『악의 꽃』_샤를 보들레르 7-2 #열여섯 #천재 시인 #방랑자 -『지옥에서의 한 철』_아르튀르 랭보 7-3 #현대시 #보들레르의 후예 #자연 -『목신의 오후』_스테판 말라르메 7-4 #유대인 #아우슈비츠 #비극의 희생양 -『죽음의 푸가』_파울 첼란 7-5 #잠언 #생활의 지혜 #예언 -『예언자』_칼릴 지브란 7-6 #4월은 잔인한 달 #서정시의 달인 #황폐해진 -『황무지』_T.S.엘리엇 7-7 #일제강점기 #별 헤는 밤 #의문사 -『하늘과 바람과 별과 시』_윤동주 7-8 #외로움 #고뇌 #질투는 나의 힘 -『입 속의 검은 잎』_기형도 7-9 #절망과 희망 #강렬함 #자기혐오 -『이 시대의 사랑』_최승자
- 4 - 걸작 문학작품속 명언 600
지적교양 지적대화 걸작 문학작품 속 명언 600
김태현 지음 리텍콘텐츠 / 2020년 6월 / 280쪽 / 15,500원
제1장 꿈은 이루어진다
여러분은 어릴 적 남몰래 품었던 꿈을 기억하고 있습니까? 무엇이 되고 싶었는지 기억하고 있나요?
그렇다면 지금은 그 꿈을 어떻게 간직하고 있는지 스스로에게 되물어 봅시다. 대부분의 사람들은 다람쥐 쳇바퀴 돌듯 바쁜 삶을 반복하며 자기도 모르게 꿈을 잃어갑니다. 그것의 소중함을 잃지 않기 위해 문학을 읽습니다. 문학 속 인물들의 성장담을 듣고 있노라면, 다시금 꿈을 향해 날개를 펼치고 비상하고 싶어집니다. 그러니 진심을 담아 여러분 자신과 주변 사람들을 응원해 보는 건 어떨까요?
#자전적 이야기 #선과 악 #새는 알을 깨고 나온다 -『데미안』_헤르만 헤세 방탄소년단의 앨범 <WINGS>의 모티브가 되었다는 사실이 밝혀지면서 베스트셀러 순위에 다시 오르게된 헤르만 헤세의 『데미안』은 많은 이들이 인상적인 성장소설로 꼽는 소설이다. ‘에밀 싱클레어의 젊은 날 이야기’라는 부제가 붙은 이 소설은 싱클레어가 10대 시절 만난 수수께끼 같은 소년 막스 데미 안과의 관계를 회고하는 내용이다. 데미안은 친구이자 멘토 역할을 하며 싱클레어로 하여금 새로운 세계에 눈뜨도록 돕는다.
001 원래 인간에게 집이란 건 없어요. 근원적으로 친밀감을 느끼는 사람들과 만났을 때 한동안 집에온 것 같은 느낌이 드는 거죠.
002 인간의 일생이라는 것은 모두 자기 자신에게 도달하기 위한 여정, 아니 그러한 길을 찾아내려는 실험이며, 그러한 오솔길의 암시이다.
003 우리가 어떤 사람을 미워한다면, 우리는 그의 모습 속에, 바로 우리들 자신 속에 들어앉아 있는그 무엇인가를 보고 미워하는 것이지. 우리들 자신 속에 있지 않은 것, 그건 우리를 자극하지 않아.
004 우리도 오로지, 소망이 내 자신의 마음속에 온전히 들어 있을 때, 정말로 내 본질이 완전히 그것 으로 채워져 있을 때 그런 무엇을 수행하거나 충분히 강하게 원할 수 있다.
005 우연이란 존재하지 않는 것이 맞았다. 무엇인가 간절하게 원했던 것이 실현된다면 그것은 우연이 아니다. 자신의 간절한 소망과 필요가 그곳으로 인도한 것이다.
소설의 화자이기도 한 싱클레어의 시점으로 진행되는 『데미안』은 청소년기의 혼란, 강력한 정신력과 지성을 가진 친구를 만난 데서 비롯된 놀라움과 든든함, 여러 기존 가치와 질서에 대한 의문, 연상의 여인에게서 느끼는 사랑의 감정 등을 다루고 있다. 재미있는 사실은, 여기서 기존 가치와 규범에 관한 질문을 던지는 태도가 종교에 도전적인 면을 보이기 때문에 보수적인 기독교인들 사이에서 금기시된 책이기도 하다는 점이다.
006 똑똑한 이야기를 늘어놓는 건 전혀 가치가 없어, 아무런 가치도 없어. 자기 자신으로부터 떠날 뿐이야. 자기 자신으로부터 떠나는 건 죄악이지.
007 신이 우리를 외롭게 만들어 우리들 자신에게로 인도할 수 있는 길은 많이 있다. 그런 길을 그때 신이 나와 함께 갔던 것이다.
- 5 - 걸작 문학작품속 명언 600
008 새는 알에서 나오려고 투쟁한다. 알은 세계이다. 태어나려는 자는 하나의 세계를 깨뜨려야 한다.
009 내 속에서 솟아 나오려는 것, 바로 그것을 나는 살아보려고 했다. 왜 그것이 그토록 어려웠을까?
010 이따금 열쇠를 찾아내어 완전히 내 자신 속으로 내려가면, 거기 어두운 거울 속에서 운명의 영상이 잠들어 있는 곳으로 내려가면, 거기서 나는 그 검은 거울 위로 몸을 숙이기만 하면 되었다. 그러면나 자신의 모습이 보였다. 이제 그와 완전히 닮아 있었다. 그와, 내 친구이자 나의 인도자인 그와.
세상에 당연한 것은 없다. 선과 악은 인간이 만들어낸 개념이다. 모두 사회가 만들어낸 체제이고 이데 올로기이다. 법과 정의 또한 사람이 만들었고, 종교의 교리란 때로 불합리하기 마련이다. 그러니 그것에 대해 깊게 고찰한다면 어떤 방식으로든지 성장할 수 있을 것이다. 데미안은 그것을 보여준다.
헤르만 헤세(1877~1962): 1946년에 노벨문학상을 수상한 헤르만 헤세는 자전적인 내용의 성장 소설을 썼다. 엄격한 선교사 집안에서 나고 자란 만큼 종교에 관해 천착하고 규범을 의심하는 내용이 자주 등장하는데, 헤세는 후에 불교에 관한 관심을 보이면서 『싯다르타』라는 작품에서 그것을 풀어냈다. 중편과 장편은 대부분 국내 번역되었으나, 단편, 초기 시집과 수필, 습작이라 할 만한 몇 쪽 안 되는 환상동화 분위기의 단편은 아쉽게도 절판된 것이 많다.
제2장 반항하는 삶
확고한 신념을 가진 사람이라도 다람쥐 쳇바퀴처럼 반복되는 생활 속에서는 야망을 잃어버릴 수 있습 니다. 안일하고 편한 생활에 젖어 새로운 시도를 못하게 되는 것이지요. 건전한 욕망은 인간을 발전시 킵니다. 우리가 기억할 것은, 인간의 정신이 늙는 것은 실패와 좌절에 주저앉을 때가 아니라 야망을 버릴 때라는 것입니다. 문학에 등장하는 독특한 괴짜 인물들은 저마다 사회와 부딪히는 야망을 꿈꾸고 있습니다. 그리고 그들은 불멸의 청춘으로 남아 많은 이들의 가슴에 불을 지피게 됩니다.
#바퀴벌레 #자본주의 #인간의 가치 -『변신』_프란츠 카프카 어느 날, 자고 일어났더니 한 마리의 커다란 벌레가 되어 있다면 무슨 생각이 들까. 이러한 소설 내용을 모르는 사람은 없을 것이다. 문학은 실제로 일어날 수 없는 가상의 일 또한 생생하게 느낄 수 있게끔 현실적인 문체와 개연성으로 독자의 마음을 사로잡는다. 현대인은 항상 돈을 벌기 위해 바쁘게 일하고 가족들을 부양하는데, 이는 소설의 주인공인 그레고르도 동일했다. 반복되는 일상이 갑자기 충격 적인 변화로 인해 흔들리는 내용의 이 소설은 어떤 경각심을 심어주기도 하고, 인간으로서 살아가는 이의 삶을 빛나게 해 주기도 한다.
121 어느 날 아침, 그레고르 잠자가 불안한 꿈에서 깨어났을 때 그는 침대 속에서 한 마리의 흉측한 갑충으로 변해 있는 자신의 모습을 발견했다.
122 이 얼마나 고요한 생활을 식구들은 영위하고 있는가, 하고 말하며 그레고르는 자기 앞의 어둠을 물끄러미 응시한 채 스스로가 부모와 누이에게 그러한 삶을 마련해 줄 수 있었다는 데 대해 커다란 자부심을 느꼈다. 그런데 지금 모든 고요, 모든 유복함, 모든 만족이 졸지에 충격으로 끝나버린다면 어떨 까?
123 그러니 이제 어쩌면, 집 안을 돌아다니는 것도 힘이 들 만큼 호흡이 가빠져서 하루 건너 열린 창가 소파에서 시간을 보내는, 천식으로 고생하는, 늙은 어머니가 돈을 벌어야 한단 말인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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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24 이야기가 이 돈을 벌어야 할 필연성에 미치면, 우선 언제나 그레고르는 문을 떠나 문 곁에 놓인 서늘한 소파에 몸을 던졌다. 수치와 슬픔으로 몸이 뜨거웠기 때문이다.
125 자기와는 달리 음악을 몹시 사랑하고 감동적으로 바이올린을 켤 줄 아는 누이를, 내년에, 돈이 많이 들겠지만 어떻게든 돈이야 만들 테니, 비용에 상관하지 않고 음악 학교에 보내는 것이 그의 남모르는 계획이었다.
주인공인 그레고르는 아침에 깨어났더니 자신이 큰 벌레로 변해 있음을 알게 된다. 변신의 원인은 완전히 불분명하다. 분명 벌레가 되었지만, 방에 아무도 출입하지 않았다는 정황상 가족들은 거대한 벌레를 일단은 ‘그레고르’라고 인식한다. 그러나 혐오스러운 거대 벌레를 집 밖으로 내보낼 수도, 일을 시킬 수도 없기 때문에 그레고르는 자신의 방 안에 갇혀서 먹이를 받아먹으며 비참하고 희망 없는 삶을 살게 된다. 그는 여동생을 음악 학교에 진학시키는 것이 목표였는데, 여동생은 그 속마음도 모르고 벌레로 변한 그레고르를 혐오한다.
126 여동생을 소파에 앉힌 후 내 말에 귀 좀 기울여 보라고 하겠어. 그리고 모든 것을 털어놓아야지.
나는 아직까지도 너를 음악 학교에 넣어주려는 것을 포기하지 않고 있다고.
127 이렇게도 음악에 감동을 받는데도 그가 과연 동물이란 말인가. 그에게는 마치 자신이 열망하던 미지의 어떤 양식에 이르는 길이 열리는 것 같았다.
128 “저는 이런 괴물 앞에서 오빠의 이름을 부르고 싶지 않아요. 그러니까 제 말은 ‘저것’을 없애야 한다는 거예요. ‘저것’을 먹여 살리려고 참고 견디며 우리는 인간으로서 할 수 있는 일은 다해 왔어요. 아무도 우리를 나무라지 못할 거예요.”
129 그는 가족들에 대해 감동과 사랑의 마음으로 돌이켜 생각해 보았다. 그가 사라져야 한다는 생각은 아마 여동생보다 그 자신이 더욱 단호할 것이다. 탑 시계가 새벽 세 시를 칠 때까지 그는 공허하고도 평화로운 생각에 빠져 있었다.
130 이윽고 전차가 목적지에 도착하자, 그레테는 제일 먼저 일어나 젊고 싱싱한 팔다리를 쭉 뻗었다.
잠자 부부 눈에는 그 모습이 마치 그들의 새로운 꿈과 아름다운 계획을 보증해 줄 것처럼 느껴졌다.
그레고르는 최후의 순간까지 여동생이 나를 지켜줄 것이라고 믿었으나, 여동생은 그의 몰락이 사실로 확인되자 냉정히 떠나간다. 변신은 그레고르의 억압된 소망이라는 해석이 있다. 자신을 멋대로 다루는 고용주와 아버지에게 반항하는 것이다.
자본주의 사회에서 가족이란 어떤 의미를 갖는가? 가족도 하나의 관계이다. 어떤 관계이건 간에 소홀히 여기고 도구처럼 생각하면 무너지게 된다. 자본주의 사회의 현대인에게 가족이란 어쩌면 부양해야할 짐처럼 느껴질지도 모른다. 하지만 이럴 때일수록 인간성을 잃지 말아야 한다는 카프카의 메시지를 그의 작품과 문장을 통해 엿볼 수 있었다.
프란츠 카프카(1883~1924): “나는 문학에 관심이 있는 것이 아니라 문학으로 만들어져 있으며, 다른그 무엇도 아니고 다른 그 무엇도 될 수 없다.”라는 말을 남긴 소설가이다. 그는 결혼에 관하여 매우 특이한 에피소드를 갖고 있는데, 바로 한 여인과의 관계에 있어 열렬한 구애를 통해 약혼을 한 뒤에 자신이 얼마나 끔찍한 사람인지 나열하며 파혼하는 것을 반복했다는 사실이 밝혀졌다. 훗날 카뮈와 사르트르에게 실존주의의 선구자로 추앙받기도 하고 관련 논문이 쏟아질 정도로 유명해졌지만, 시대를 앞서간 탓인지 생전에는 알려지지 못하고 생을 마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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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3장 연인에게 보내는 편지
예전부터 최신가요 음원 차트를 재생하면 가사마다 사랑의 감정이 담겨 있었습니다. 아주 오래 전부터 인간은 자연스러우면서도 아주 강렬한 감정인 ‘사랑’에 관해 탐구해왔습니다. 문학 속 인물들 또한 지독한 외사랑으로 상사병으로 앓기도 하고, 절절 끓는 감정을 주체하지 못해 눈물을 흘리기도 합니다.
그리고 서로의 마음이 통했다는 것을 확인하는 순간, 환희에 휩싸이는 장면이 천국처럼 묘사되기도 하지요. 여러분은 한때 열렬히 사랑한 적이 있습니까? 3장에서는 문학에 등장하는 열정적인 사랑을 소개 합니다.
#열린 관계 #인생은 축구 #결혼제도 -『아내가 결혼했다』_박현욱 사랑하면 됐지, 결혼은 왜 하는 것일까? 그런 생각을 했던 시절도 있었을 것이다. 결혼이라는 제도는 어떻게 생겼으며, 우리의 삶에 어떤 영향을 미치고 사회적으로 어떤 의미가 있는지 탐구해 보는 것도 좋은 경험이다. 박현욱의 이 작품은 독점적 사랑과 결혼 제도의 통념에 대해 고찰해 볼 수 있는 계기를 마련하였다. 그러니까 결혼 제도와 보편적인 연애관은 왜 상대방을 한 명으로 정해놓았을까, 같은 이야기이다. 소설의 제목과 일맥상통하듯, 이야기는 아내가 다른 남자와 결혼하는 발칙한 상황에서 시작된다.
241 우리나라만 해도 부부간 금실이 좋다는 게 왜 자랑이겠으며 왜 감탄의 대상이 되겠어? 금실 좋은 부부로 살기 어렵다는 걸 다들 아니까 그렇겠지.
242 아내는 다른 남자를 만났고 그와 결혼했다. 사랑한다는 이유로. 그러면서도 나와 이혼하지 않으려 했고 결국 이혼하지 않았다. 역시 사랑한다는 이유로. 나는 그런 아내와 헤어지지 못했다. 마찬가지로 사랑한다는 이유로.
243 제도라는 거, 인간이 만드는 거잖습니까. 일부일처제가 인간 사회를 유지시켜주는 제도일지는 몰라도 인간의 본성에는 맞지 않습니다.
244 우리의 사랑은 놀이가 될 수 있을까. 그렇게들 심각하게 사랑과 연애와 결혼을 규정하고, 억압하고, 비판하지 말고, 이 모든 사랑의 산전수전을 신명나는 놀이로 생각할 수는 없을까.
245 일생에 단 한 번뿐인 열정적인 사랑을 하면서 평생을 행복하게 살 수 있다는 건 환상에 지나지 않아요.
삭막하게 진화해가는 현대인의 사랑과 연애와 결혼의 양상을 축구라는 게임의 룰을 이용해서 풀어낸이 작품은 더 행복해지기 위해 사랑하고, 연애하고, 결혼을 선택한 남자의 대범한 사랑을 그리고 있다.
회사원인 덕훈은 업무관계로 만난 프리랜서 인아에게 반해 결혼하게 된다. 그러나 인아는 결혼 후 다른 남자를 만나 사랑에 빠지고, 두 사람을 동시에 사랑한다며 덕훈과 이혼하지 않은 채로 다른 남자와도 결혼생활을 유지하게 된다. 그렇다면 그녀는 다자연애를 실천하는 폴리아모리인 걸까?
246 어차피 한 번 사는 인생인데 행복하게 사는 게 좋잖아. 나는 내가 행복해지기 위해서라면 무슨 일이든 할 거야. 최대한 다른 사람에게 피해를 주지 않는 선에서 말이지.
247 사랑이 꼭 한 가지 모습일 수만은 없잖아요. 다른 사람들이 뭐라고 하건 우리가 서로 좋아해서 만나는 거라면 연애라고 할 수 있지 않나요? 다른 사람들 생각이 그렇게 중요해요?
248 서로 사랑하는 가운데 서로가 동의하여 결정한 일이라면 아무런 문제가 되지 않는다. 문제라면 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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히려 사랑하지도 않으면서 같이 살아가는 수많은 부부들이다.
249 마음에 들지 않는 점이 있다면, 그것이 나를 견딜 수 없게 한다면 끝내면 그만이다. 그러나 아내는 내 인생의 핀이며 내 인생은 오직 그녀만을 원했다는 것이 나의 비극이다.
250 어떤 사람이건 사랑을 하게 마련이고 사랑하는 사람들과 함께 살고 싶어 한다.
작가는 스포츠 팬으로서 사랑과 인생, 축구 사이의 교집합을 포착했다. 단순히 축구의 게임 룰에서 그치지 않고 축구의 역사, 현재 활약하고 있는 선수들의 인생과 그를 둘러싼 에피소드, 축구와 관련된 사건, 축구 상식 등에 관한 생생한 자료들을 사건과 상황의 흐름에 절묘하게 끌어들여 서사와 주인공의 심리 상태에 생동감을 부여한다. 이 작품이 말하는 낯선 결혼관이 불편하면서도 한편 유쾌한 이유는, 독점적 연애와 일부일처제가 사랑을 지속시키지 못할뿐더러 오히려 행복을 억압하는 프레임으로 쓰이는 아이러니컬한 현실을 적나라하게 보여주기 때문일 것이다.
박현욱(1967~): 1967년 서울에서 태어나 연세대학교 사회학과를 졸업했다. 그는 서른이 훨씬 넘어 다니던 회사를 그만두고 “집에서 자의반 타의반 백수생활을 하고 있을 때” 신춘문예 광고를 봤다고 한다.
마감 일주일을 앞두고 쓴 첫 작품은 당선되지 않았지만, 그는 데뷔가 빨랐다고 평한다. 1999년 말부터 글을 쓰기 시작해서 2001년 등단했으니, 습작기간은 채 2년이 못 되는 것이다. 데뷔작은 2001년 『동정 없는 세상』으로, 문학동네 신인작가상을 수상하면서 등단했다. 2003년 『새는』을 출간하고, 이어
2006년에는 『아내가 결혼했다』로 제2회 세계문학상을 수상했다.
제4장 칠전팔기 백전백승
불가능을 가능으로 바꾸는 방법은 일단 불가능한 일을 해 보는 것입니다. 실제로 해 보지 않으면 불가 능은 영원히 불가능으로 남습니다. 불가능을 불가능으로 불가능하다고 생각하기 때문에 자신감도 생기지 않습니다. 없던 자신감도 뭔가 해야 생깁니다. 비록 실패로 끝날지라도 자신감으로 도전하지 않으면 아무 일도 할 수 없습니다. 무언가를 할 수 있는 자격은 누군가가 주는 것이 아니라 본인이 획득하는 것이라고 합니다. 문학은 때로 개인의 삶을 뒤집어 놓기도 하는데, 어떤 문학에서 용기를 얻을 수있을까요?
#자유로운 영혼 #기행 #자유의지 -『그리스인 조르바』_니코스 카잔자키스 감정적 욕구를 너무 억제하고 살다 보면 자신에게 그런 욕구가 있다는 것조차 잊게 될 수 있다. 직장 에서 가정에서 다른 사람의 욕구를 해소해 주는 일을 우선적으로 하면서, 자신이 하고 싶은 일은 우선 순위에서 뒤로 미루게 되는 것이다. 이런 상태가 지속되면 자신의 욕구를 제대로 알지 못하고 의욕상 실에 빠지게 된다. 이런 인생에 어떤 재미가 있을까? 니코스 카잔스키스의 『그리스인 조르바』에는 이런 대사가 나온다. “분명히 해둡시다. 나한테 윽박지르면 그때는 끝장이에요. 결국 당신은 내가 인간이 라는 걸 인정해야 한다 이겁니다.” “인간이라니, 무슨 뜻이지요?” “자유라는 거지!”
281 인간의 영혼은 육체라는 진흙 속에 갇혀 있기에 무디고 둔한 것이다. 영혼의 지각 능력이란 조잡 하고 불확실하기 때문에 그 어떤 것도 분명하고 확실하게 내다볼 수 없다. 미래를 미리 볼 수 있다면 우리 이별은 얼마나 다를 수 있었을까.
282 인생의 신비를 사는 사람들에겐 시간이 없고, 시간이 있는 사람들은 살 줄을 몰라요.
- 9 - 걸작 문학작품속 명언 600
283 사람은 바보 같은 구석이 있기 마련입니다. 가장 바보 같은 놈은, 내 생각에는 바보 같은 구석이 없는 놈일 것입니다.
284 이 더러운 놈의 세상에서 자유를 누리고 싶으면 살인을 저지르고 사기 치고 해야 한다는 이야기 아닙니까? (…) 식물이 싹으로 돋아나려면 씨앗이 있어야 합니다. 우리 내장 속에 그런 씨앗을 집어넣은 건 누구짖요? 이 씨앗이 친절하고 정직한 곳에서는 왜 꽃을 피우지 못하지요? 왜 피와 더러운 거름을 필요로 하느냐는 것입니다.
285 보다 고상한 정열에 휩쓸리는 것. 그것 역시 또 다른 노예 상태는 아닐까? 사상이나 민족이나 하느님을 위해 희생하는 것은? 우리가 따르는 것이 고상할수록 노예의 사슬이 길다는 뜻은 아닐까?
화자인 ‘나’는 아테네의 항구 피레아스에서 친구와 헤어져 크레타로 가는 배에 오른다. 이때 조르바는 ‘나’에게 무조건 자기를 데려가 달라고 말한다. 그렇게 해서 크레타에서 조르바와 ‘나’는 갈탄 광산을 개발하기 시작한다. 소설의 많은 부분이 조르바가 들려주는 이야기로 구성되는데, 어찌 보면 산전수전다 겪은 늙은이의 인생 이야기라고 여길 수도 있지만, 조르바의 이야기는 그의 평생에서 진심으로 우러나오는 그의 자유 의지를 담는다. 문학을 좀 안다는 사람은 ‘자유’라는 키워드가 주어졌을 때, 이 작품을 떠올릴 것이다.
286 우리가 복잡하고 난해하다고 생각하는 문제를 조르바는 칼로 자르듯, 알렉산드로스 대왕이 고르 디아스 매듭을 자르듯이 풀어낸다. (…) 우리들 교육받는 자들이 오히려 공중을 나는 새들처럼 골이 빈것들일 뿐.
287 많은 사람들은 아무 짓 않고 애국자 노릇을 합디다. 나는 애국자가 아닙니다. 애국자 노릇이 어떤지 모르지만 앞으로도 애국자 될 생각은 없고요.
288 인생이란, 가파른 경사도 있고 내리막길도 있는 법이지요. 잘난 놈들은 모두 자기 브레이크를 씁니다. 나는 브레이크를 버린 지 오랩니다. 나는 꽈당 부딪치는 걸 두려워하지 않거든요.
289 좋은 사람이냐, 나쁜 놈이냐? 요새 내게 문제가 되는 건 이것뿐입니다. 나이를 더 먹으면 이것도 상관하지 않을 겁니다. 좋은 사람이든 나쁜 놈이든 나는 그것들이 불쌍해요. 모두가 한 가지입니다. 태연해야지 하고 생각해도 사람만 보면 가슴이 뭉클해요.
290 그는 우리 모두를 거칠게 밀어붙이고는 침대에서 뛰어내려 창문가로 갔습니다. 거기서 창틀을 부여잡고는 먼 산을 바라봅디다. 눈을 크게 뜨고 웃다가 말처럼 울기도 했어요. 그렇게 창살에 손톱을 박고서서 죽음을 맞았어요.
스스로의 인생을 맘대로 할 수 없게 되면 스트레스에 시달리게 되고 불만은 가중되고 심하면 인간관계 까지 망치게 된다. 자신에게도 감정과 욕구가 있다는 사실을 다시 깨닫고 자유를 누려야 건강을 되찾는 법이다. 자유를 추구하는 것에 용기를 잃지 않는, 두려움을 잃지 않아 무모해 보이기까지 하는 조르바의 명대사를 짚어가며 소설을 읽다보면 독자의 마음에도 뜨거운 불이 일어날 것이다. 그 불을 잘다루면 현실이라는 추위를 잘 다스릴 수 있으리라.
니코스 카잔자키스(1883~1957): 알베르 카뮈가 노벨문학상을 수상했을 때, 니코스 카잔자키스도 후보에 있었다. 그는 한 표 차이로 노벨상을 놓친 그리스의 대문호이다. 그는 백혈병을 앓는 중에도 중국과 일본에 다녀왔으나, 돌아오는 길에 독일에서 병이 악화되어 생을 마감한다. 그의 무덤은 고향인 이라클리오의 성문 근처에 있는데, 이는 동방정교회가 그의 소설이 신성모독적이라며 무덤을 묘지 안에 두지 못하게 했기 때문이다. 그의 비석에는 다음과 같은 글이 쓰여 있다. “나는 무엇도 바라지 않는다.
- 10 - 걸작 문학작품속 명언 600
나는 무엇도 두려워하지 않는다. 나는 자유다.”
제5장 문학으로 힐링하기
진흙탕을 지나면서 진흙을 묻히지 않을 수는 없습니다. 같은 맥락으로, 부정적인 요소로 오염된 세상을 살면서 늘 긍정적인 마음을 유지할 수는 없는 법입니다. 내가 긍정적인 에너지로 충만하다면 가까운 사람들에게도 그 에너지를 전파할 수 있습니다. 하지만 그 에너지는 무한하지 않습니다. 부정적인 요소에 물들면서도 감소하고 다른 사람들에게 전파되면서도 감소합니다. 그럴 때 우리는 항상 다른 사람이 자신보다 더 행복하다고 생각하게 됩니다. 하지만 어떤 문학작품은 당신의 고민이 절대 혼자만의 것이 아니라는 것을 알려주기도 합니다. 문학을 통해 긍정 에너지를 다시 채우는 재충전의 시간을 가져보면 어떨까요?
#자매의 위로 #니나 신드롬 #죽고 싶지만 죽고 싶지 않아 -『삶의 한가운데』_루이제 린저 소설, 혹은 영화에 나오는 엉뚱하면서 어딘가 위태로워 보이는 인물에게 사랑을 느끼거나 위안을 받은 적이 있는가? 현실에서는 그런 사람을 만나기 어려울뿐더러, 관계가 변질되지 않도록 노력해야 할 것이다. 하지만 가상 세계에서 만난 매력적인 인물은 우리를 어떤 곳으로든 데려가는 피터 팬처럼 느껴 진다. 그리고 옛날 사람들이 전통놀이인 널뛰기를 하며 담장 너머 세상을 훔쳐보았던 것처럼, 자유를 억압받는 시기의 작가들의 소설에는 그런 지적 호기심이 가득하다. 세상을 끊임없이 탐구하려고 하는 루이제 린저의 『삶의 한가운데』에는 그런 인물이 등장한다.
411 여자 형제들은 서로에 대해 모든 것을 알고 있든지 혹은 아무것도 모르고 있든지 둘 중 하나다.
나의 동생 니나에 대해 나는 얼마 전까지 아무것도 모르고 있었다.
412 그녀는, 내 생각인데, 거짓말 하지 않고도 세상을 살 수 있다는 것을 본인 자신은 의식하지 못하 면서도 몸으로 보여주는 사람이오. 재미있지요. 그러나 어려운 거죠. 아무데서나 충돌하고, 구설수에 오르고, 항상 극단으로 치닫는 당돌한 존재요.
413 오십이 다 된 여자는 산전수전 다 겪었다고 생각해야 해. 그러나 다 지나간 일이야. 대개 적어도이 나이면 지나갔다는 것이 기쁠 뿐이야.
414 나는 정말로 내 생애에 한번도 사랑해 본 적이 없었어. 한번도 없었어. 한 남자 때문에 정말로 불행해진 적이 한번도 없었어. 나는 사랑한다는 것이 무엇인지 몰랐어. 그러나 지금은 알아.
415 나는 내가 그동안 관찰해왔던 수많은 죽어가는 자들의 모습을 떠올렸다. 그들의 죽음은 굉장한 것이 아니었다. 그것은 온갖 종류의 고통에 찌든 비참한 것이었다.
작품은 여주인공 니나를 사랑하는 슈타인의 일기 및 편지, 그리고 니나와 그녀의 언니가 만나서 나누는 대화들로 구성된다. 반나치즘 투쟁과 휴머니즘에 대한 태도 등 저자의 사상과 생각을 고스란히 품고 있는 주인공 니나는 매번 우울해하며 죽음을 동경하는 인물이지만, 아이러니하게도 넘쳐나는 생명 력으로 당대 젊은이들을 사로잡으며 많은 사랑을 받는다. 삶의 의미를 부단히 추구하고 모색하는 매혹 적인 인간상을 띠고 있었기 때문이다.
416 나는 그녀가 죽으리라고는 믿지 않는다. 오늘 밤에는 아니다. 아마도 이 병으로는 결코 죽지 않을 것이다. 그녀가 품고 있는 죽음에 대한 동경은 호기심이다.
- 11 - 걸작 문학작품속 명언 600
417 그래, 나는 비겁한 것을 싫어했어. 나는 물론 다른 사람의 비겁함도 말이야. 그러나 지금은, 지금은, 우리가 마치 밤을 필요로 하듯 비밀도 필요하다는 것을 알게 되었어.
418 다른 사람에 대해 어떻게 알 수 있겠어! 사람들은 자기 자신에 관해서조차 아무것도 모르잖아? 우리가 안다고 생각하면 할수록 우리는 고양이 발걸음처럼 사는 법을 배우게 되지.
419 천국은 걸음을 걸을 때마다 사랑하는 사람을, 그러나 깊이는 아니고 약간만 사랑하는 사람을 만나는 곳이야.
420 나는 이런 아름다운 만남을 선사한 인생에 감사한다.
토마스 만은 루이제 린저를 가리켜 시대악과의 싸움에서 뛰어난 용기를 보여준 사람이라고 평했다. 린저가 자신의 작품에 나오는 인물 중에서 가장 사랑하는 주인공인 니나는 작가가 이상적이라고 생각하는, 정직하고 곧은 삶과 매너리즘에 반항하며 늘 새로운 도전을 감행하고 그렇게 얻어지는 삶 속에서 행복을 맛보는 생명의 화신이다. 독자의 마음속에서 죽지 않고 영원히 살아갈 니나의 이미지는 마치 꺼지지 않는 불꽃같다. 그녀가 던진 인생과 사랑에 관한 물음은 소모적이지 않고 우리의 지적 호기심을 삶으로 충만하게 만들어 준다.
루이제 린저(1911~2002): 독일에서 태어난 루이제 린저는 대학에서 교육학과 심리학을 전공하였으며 초등학교 교사가 되었으나, 나치의 억압으로 해직통보를 받았다. 첫 번째로 출간된 『유리반지』라는 작품이 나오자마자 나치로부터 출판 금지를 당하게 되었다. 나치당에 대항한 것으로 유명하며, 반나치 투쟁을 벌이다가 감옥에 가기도 했다. 여성 예술가 전혜린의 번역으로 국내에 소개된 『생의 한가운데』 가 대표작이다. 하지만 그녀가 사실은 자신의 과거를 미화했으며, 나치즘을 옹호했던 몇몇 행적이 드러났다는 의견이 제시된 바가 있다. 이것이 사실이라면 많은 독자들이 실망할 것이다.
- 12 - 걸작 문학작품속 명언 6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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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적교양 지적대화 걸작 문학작품 속 명언 6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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