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지우 지음 / 미디어숲
이 책은 인공지능 시대를 주도하는 이들의 성공 비결을 깊이 있게 들여다보며 우리가 인문학으로 자신
과 세상을 통찰해 자신의 삶에도 적용해 볼 수 있게 이끈다. 저자는 거대한 변화 앞에서 인문학이 강
조되는 흐름을 제대로 이해할 수 있게 역사적 사건과 시대를 선도하는 인물의 성공 비결을 다루고, 인
공지능에 대체되지 않는 경쟁력을 갖추기 위해 인문학적 역량을 키우는 방법도 알려준다.
AI는 인문학을 먹고 산다
한지우 지음
▣ Short Summary
정보기술을 개발하던 시기에는 스템(STEM, Science, Technology, Engineering, Mathematics) 전공자들
이 우대를 받았다. 반면 우리나라에서는 ‘문송하다’라는 말이 유행할 정도로 문과 출신이 천대를 받았
던 것이 현실이다. 그러나 개발을 마친 정보기술을 사람들의 생활 방식에 적용해야 하는 시점이 되자
사정이 달라졌다. 제아무리 세상에 없는 신기술이 개발된다고 하더라도 어떻게 현실에 적용할지는 인
문학적 감각 없이는 해결될 수 없기 때문이다. 실제로 많은 유니콘 창업자들이 인문학 전공자다.
4차 산업혁명 시대에 인문학적 소양이 요구되는 가장 중요한 이유는 기술의 진입장벽이 계속해서 낮아
지기 때문이다. 어느 한 시기의 기술습득은 한 세대를 지나면 전혀 무용한 기술이 될 수 있으나, 인문
학은 시대를 관통하는 인간과 사회의 본질적인 지점을 통찰할 수 있도록 돕는 역할을 한다. 특히 인공
지능 시대에 요구되는 ‘무엇이 인간다움인가?’ ‘우리는 인공지능이나 기계와 무엇이 다른가?’ 같은 질문
에 인문학적 소양을 갖춘 인문쟁이들은 나름의 현명한 답을 가지고 있다.
이 책은 인공지능 시대를 주도하는 이들의 성공 비결을 깊이 있게 들여다보며 우리가 인문학으로 자신
과 세상을 통찰해 자신의 삶에도 적용해 볼 수 있게 이끈다. 저자는 거대한 변화 앞에서 인문학이 강
조되는 흐름을 제대로 이해할 수 있게 역사적 사건과 시대를 선도하는 인물의 성공 비결을 다루고, 인
공지능에 대체되지 않는 경쟁력을 갖추기 위해 인문학적 역량을 키우는 방법도 알려준다.
아울러 저자는 역사적으로 과학기술이 언제나 사회의 진보와 발전만 가져온 것은 아니며, 인간소외와
전쟁 등 불안과 공포, 불행도 가져왔다면서, 앞으로 우리가 만들어낼 인공지능과 우리와의 관계를 잘
설정하는 것이 매우 중요하다고 말한다. 또 인공지능 시대에 인간의 존재는 무엇인지, 왜 우리가 존재
해야 하는지, 우리는 어떤 가치관을 가지고 미래를 살아가야 하는지 등을 고민해야 한다고 말한다.
▣ 차례
프롤로그 코로나19가 앞당긴 인공지능의 시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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AI는 인문학을 먹고 산다
1장 암흑 이후의 세계
절망에 빠진 두 남자, 새로운 시대를 열다
유토피아 vs 디스토피아
팬데믹이 불러온 패러다임의 변화
2장 르네상스 소사이어티
위기를 기회로, 르네상스를 맞이하라
팬데믹이 창조한 제2의 르네상스
팬데믹이 창조한 신인류, 르네상스형 인간
실리콘밸리, 새로운 르네상스를 꽃피우다
3장 코로나19가 앞당긴 4차 산업혁명
인류의 네 번째 진화, 4차 산업혁명
인공지능 시대가 온다
인공지능의 강력함 : 인간은 대체될 것인가?
4장 인공지능에 대체되지 않는 법
인공지능 시대, 꿈과 이야기를 파는 자들이 승리한다
인공지능 시대에 더욱 필요한 사람, 인문쟁이(Fuzzy)
인공지능이 대체할 수 없는 인재들의 조건
에필로그 인문학으로 인공지능 시대를 주도하라
참고문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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AI는 인문학을 먹고 산다
AI는 인문학을 먹고 산다
한지우 지음
암흑 이후의 세계
절망에 빠진 두 남자, 새로운 시대를 열다
팬데믹, 위대한 개인을 잉태하다: 한 남자가 있습니다. 젊은 나이에 성공한 그는 야망이 넘치는 정치인
입니다. 탁월한 언변과 지성으로 두각을 나타내며 승승장구한 그에게는 두려운 게 없었습니다. 그런
그가 외교관으로 외국에서 근무하던 중 고국에서 추방 통보를 받습니다. 그는 영문도 모른 채 고국으
로 돌아가지 못하는 처지가 되어버렸습니다. 권력의 최정점에 있던 유망한 젊은 정치인이 한순간 나락
으로 추락한 상황입니다. 이 남자는 앞으로 어떤 삶을 살아가게 될까요?
이 이야기의 주인공은 ‘알리기에 단테’입니다. 이탈리아 최고의 문호이며 이탈리아어를 확립한 인물로
평가 받는 그는 당시 피렌체에서 성공한 정치가였습니다. 유능하며 야망과 재능이 넘치는 청년이었지
요. 하지만 당시 정치세력 간 치열한 권력 싸움에서 밀려 영원히 고국으로 돌아갈 수 없는 방랑자가
되었습니다. 여기까지는 역사에서 흔히 볼 수 있는 안타까운 정치인의 이야기입니다. 하지만 단테는
이러한 상황에 굴복하지 않고 인류 역사의 가장 위대한 문학작품 『신곡』을 남겼습니다.
단테가 활동하던 중세유럽은 보수적이고 이성 중심의 사회적 분위기가 강했습니다. 지식인들은 ‘종교’
와 ‘이성’을 근거로 자신의 주장을 펼쳤습니다. 하지만 단테는 생각이 달랐습니다. 그는 종교나 이성이
아닌 인간의 ‘감정’이 가진 잠재력을 믿었지요. 절망적인 상황에서도 그가 희망을 품고 용기를 낼 수
있었던 힘은 국가와 국민에 대한 ‘사랑’에서 나왔습니다. 『신곡』은 세상을 향한 ‘사랑’ 이야기로 토스
카나 이탈리아어로 쓰였습니다. 지옥ㆍ연옥ㆍ천국을 여행하는 형식을 취하며 당대 사회 문제를 포착해
냈지요. 그로 인해 작품에서 영향을 받은 많은 중세 유럽인들은 새로운 시대를 열게 됩니다.
당시 유럽은 ‘페스트’라는 질병으로 고통을 받고 있었습니다. 끝나지 않을 것만 같던 암흑의 시기에 단
테의 영향을 받은 조반니 보카치오가 등장합니다. 보카치오는 거상이 되려는 꿈을 품고 상업을 익히고
자 나폴리를 찾아갑니다. 그러나 그가 경험했던 건 상업이 아닌 문학이었습니다. 다양한 출신의 사람
들을 만나 문학을 탐독하고 어울려 노는 것에 집중하지요. 그러던 중 아버지가 거래를 했던 은행이 파
산하면서 사정이 곤란해집니다. 그는 어쩔 수 없이 피렌체로 돌아오게 되고 아버지의 사망 이후 방황
하던 자신의 방탕한 삶을 반성하고 본격적인 문학 활동을 펼치며 『데카메론』을 탄생시킵니다.
『데카메론』에는 중세유럽을 살아가던 평범한 사람들의 생생한 이야기가 담겨 있습니다. 보카치오는
이 작품으로 문단의 엄청난 혹평을 받았지만, 대중에게는 폭발적인 인기를 얻었습니다. 흑사병의 창궐
로 죽음의 공포를 견디며 사는 사람들에게 그의 책이 위안과 힘이 되었기 때문입니다. 작품은 흑사병
을 피하기 위해 피에솔레 언덕에 모여든 젊은 남녀 10명이 총 100편의 이야기를 하루에 하나씩 들려
주는 형식을 취하고 있습니다. 마치 현대인들이 코로나 시기에 집안에서 OTT 플랫폼을 통해 드라마를
정주행하던 것과 유사합니다.『데카메론』은 인간의 사랑과 욕망, 행복, 운명 같은 주제로 그 시대를 사
는 사람들의 일상과 삶을 담아 독자의 공감대를 이끌어낸 훌륭한 작품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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AI는 인문학을 먹고 산다
단테와 보카치오 두 거장 모두 사회적 혼란기를 문학으로 승화시켰습니다. 특히 보카치오는 그간 문학
에서 다뤄지지 않았던 사랑을 표현하며 대중의 마음을 설레게 했고 페스트가 창궐한 힘든 시기를 이겨
내도록 힘을 보탰습니다. 단테의 서정적인 문장과 보카치오의 자유분방한 감정묘사가 중세 유럽인들이
그동안 잊고 있었던 소중한 감성을 일깨운 것이지요. 이는 종교의 권위나 이성의 합리성이라는 답답한
외피를 벗어던지는 계기가 됩니다. 그리고 인간 본성 그대로를 인정하고 응시했던 고대 그리스 시대의
‘낭만’적 분위기를 되찾지요. 단테와 보카치오가 강조했던 소중한 감성의 재발견으로 인류 역사에서 인
문학이 가장 화려하게 꽃피던 ‘르네상스’ 시대가 열렸습니다. 르네상스 이후의 문학가들은 『신곡』과
『데카메론』의 영향 아래 새로운 방식의 문예사조를 부흥시키게 되지요. 결국 ‘사랑’의 감정이 근대의
‘개인’을 탄생시켰고 르네상스와 종교개혁의 씨앗이 된 것입니다.
팬데믹이 불러온 패러다임의 변화
초록지구를 복원하기 위한 그린뉴딜 정책: 세계적인 지식인들은 코로나19로 인류 사회가 완전히 달라
질 것이라고 주장합니다. 세계적인 칼럼니스트 토머스 프리드먼은 ‘세상은 B.C.(Before Corona)와
A.C.(After Corona)로 나뉜다’고 말합니다. 이렇게 달라진 세상을 새로운 기준이라는 의미로 ‘뉴노멀
(New Normal)’이라고 부릅니다. 그동안 우리가 기준으로 삼았던 관점들이 달라진다는 뜻입니다. 2008
년 세계 금융 위기 전에는 3%의 경제성장이 일상적인 일이었지만, 그 이후부터는 그 정도의 성장이
일어날 수 없는 새로운 기준(New Normal)이 생겨난 것처럼 말입니다. 그로 인해 삶의 방식도 달라졌
습니다. 세상이 달라진 만큼 크게 변하는 것은 단지 외관으로 보이는 모습뿐만이 아닙니다. 사람들의
사고구조도 변하고 있지요. 우리는 이를 ‘패러다임의 변화’라고 부릅니다. 코로나19 팬데믹이 우리 사
회를 위협한 이후, 우리는 그동안 간과했던 문제에 경각심을 갖기 시작했습니다. 특히 자연과 환경에
대한 우려는 정치적 의제로 확대되었습니다. 환경오염과 기후변화로 위협받는 지구를 목격하고 복원
불가능한 위기에 처해있다는 사실을 깨달은 것입니다.
오늘도 세계는 ‘포스트 코로나’를 주제로 담론을 만들어가고 있습니다. 혁신기술 도입의 가속화와 환경
문제가 그 중심에 있습니다. 이 모든 사태의 원인이 우리에게 있음을 부인할 수 없으며, 지구의 미래
가 달려 있기 때문입니다. 어쩌면 코로나19가 인류에게 성찰의 기회를 준 것인지도 모르겠습니다. 긍
정적으로 생각하면 다행스러운 일이라고도 할 수 있습니다. 코로나 바이러스가 인간의 오만함을 감지
하고 경고를 준 셈이니까요. 지금까지와는 다른 삶을 살라고 말이죠. 글로벌 팬데믹의 상황에서도 인
간의 삶은 지속되고 인류의 역사는 진행됩니다. 하지만 그 삶은 코로나 바이러스가 경고했듯이, 이전
과는 다른 각도와 방향으로 진행되어야 합니다. 기술혁신의 흐름을 읽고 지속 가능이라는 가치를 잘
이해한다면 우리에게 포스트 코로나는 우울하고 암담하기만 한 미래가 아닐 수도 있습니다. 코로나 팬
데믹이라는 대재앙을 직면하고 있는 지금, 우리는 수백 년 전 처참한 재앙 뒤에 새롭게 부활한 사회,
르네상스로 오히려 더 부흥의 시기를 겪은 유럽 사회를 다시 한 번 고찰하게 됩니다. 지금부터 중세로
돌아가 인류의 대재앙 앞에 무릎 꿇은 인류가 어떻게 다시 부활할 수 있었는지, 그 중심에 어떤 힘이
존재했는지 살피기로 합니다.
르네상스 소사이어티
위기를 기회로, 르네상스를 맞이하라
중세 유럽의 흑사병이 남긴 것: 14세기 중반 페스트가 유럽 전역을 휩쓸었습니다. 이 전염병으로 당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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AI는 인문학을 먹고 산다
유럽 인구의 약 1/3이 사라졌습니다. 사회질서는 무너지고 사회 시스템은 가동을 멈췄죠. 이 시기의
유럽인들은 절망하고 자포자기한 심정이었을 것입니다. 가족과 이웃이 바로 옆에서 페스트로 목숨을
잃었고, 자신도 피해갈 수 없는 죽음의 그림자를 안고 있기 때문입니다. 이때 사람들은 교회 묘지에
모여 강박과 신경증적 증세로 신들린 듯 춤을 추었습니다. 춤을 통해 죽은 사람들과 교감이 이루어질
수 있다고 믿은 것입니다. 광기 어린 이 춤은 예술로 승화된 ‘죽음의 무도(Danse macabre)’라 불렀습
니다. 이처럼 페스트로 죽음을 경험한 사람들은 삶의 허무함을 느끼고 그동안 철옹성처럼 믿었던 신
중심의 세계관을 벗어나 사람 중심의 가치관으로 전환하게 됩니다.
신에서 인간 중심으로의 사고방식의 변화는 개개인의 자의식을 높이는 계기가 됩니다. 더 넓은 세상으
로 과감하게 진출하고 자기를 표현하고 정치에 동참하려는 시민들이 등장하기 시작했죠. 우리가 기억
하는 레오나르도 다빈치, 미켈란젤로 등 수많은 예술가도 이때 등장합니다. 이로써 인류는 역사상 최
고의 부흥의 시대로 꼽히는 ‘르네상스’를 맞이하게 됩니다. 다시 말하면 ‘페스트’라는 대혼란이 중세 봉
건 질서를 붕괴시키고 르네상스와 근대를 연 결정적인 시발점이 되었다는 것이지요.
팬데믹이 창조한 제2의 르네상스
포스트 코로나 시대의 변화: 미래학자 롤프 옌센은 미래 사회의 성격을 3가지로 정의합니다. 기술발전
에 따른 위험성이 커지는 리스크 소사이어티(Risk Society), 지속 가능한 그린 소사이어티(Green
Society), 꿈과 이야기를 파는 드림 소사이어티(Dream Society)입니다. 이를 이해하고 그 흐름에 맞춰
변화하는 국가와 개인에게 장밋빛 미래가 찾아온다고 장담하죠. 지금부터는 이 키워드를 중심으로 어
떻게 포스트 코로나 시대가 펼쳐질지 예측해 보겠습니다.
포스트 코로나 시대를 결정지을 첫 번째 키워드 - 리스크 소사이어티: 롤프 옌센은 첫 번째로 리스크
를 중점적으로 봤습니다. 미래에는 기술발달에 따라 인간 능력이 향상되어 과거에는 생각할 수 없을
정도의 파괴력을 가진 사건들이 발생한다고 예견합니다. 기술이 발전하는 만큼 위험성이 높아진다는
것이지요. 그러므로 발생 가능한 위험을 예방하고 체계적으로 대비하는 능력이 요구됩니다.
그렇다면 21세기를 위협하는 리스크는 어떤 것이 있을까요? 단순히 인류를 위협하는 자연재해나 경제
적인 위기가 아닙니다. 바로 초고난도의 과학기술입니다. 진화 생물학, 역사학, 경제학 등 각 분야에서
활약하는 세계적인 석학들은 『초예측』이라는 책을 통해 미래를 결정짓는 요인은 ‘인공지능’과 그에 따
른 ‘격차’라고 보았습니다. 즉, 미래 사회의 격차는 인공지능에 의해 생긴다는 결론입니다. 『사피엔
스』의 저자 유발 하라리는 가까운 미래에 인공지능이 더 발달하면 대다수 인간이 정치적, 경제적 가치
를 상실한 ‘무용 계급(Useless Class)’으로 전락할 것이라고 경고합니다. 그러므로 지금이라도 당장 인
공지능과 로봇이 유발할 사회적 격차에 대한 논의를 시작해야 합니다.
포스트 코로나 시대를 결정지을 두 번째 키워드 - 그린 소사이어티: 토머스 프리드먼은 《매일경제》와
의 인터뷰에서 “세계는 더 평평해졌고 동시에 취약해졌다. 지정학적 팬데믹(9ㆍ11테러), 금융 팬데믹
(글로벌 금융위기), 생물학적 팬데믹(코로나19)에 이은 팬데믹은 생태학적 팬데믹으로 기후변화가 초래
할 것”이라고 강조했습니다. 그의 경고대로 지구는 현재 최악의 생태학적 위기를 겪고 있습니다. 환경
오염으로 이상기후는 재난 수준으로 다가오고 생태계 파괴로 원인을 알 수 없는 바이러스가 출현했죠.
이로 인해 우리는 코로나19라는 글로벌 팬데믹 시대를 살게 되었습니다. 우리가 취할 수 있는 모든 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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AI는 인문학을 먹고 산다
치인 백신 접종, 국경 폐쇄, 집합 금지, 격리에도 불구하고 바이러스는 그 위력을 과시하며 확산되고
있습니다. 성난 자연의 압도적인 힘 앞에 인간이 무력하다는 사실을 새삼 깨닫게 됩니다. 우리는 어쩌
면 토머스 프리드먼의 경고처럼 코로나 바이러스보다 더 큰, 상상도 하지 못할 또 다른 팬데믹을 앞두
고 있는지도 모릅니다. 이런 우려는 그린 소사이어티 라이프를 실행해야 한다는 롤프 옌센의 주장에
힘을 실어줍니다. 미래를 위해 지속 가능한 생산과 소비, 생활방식을 추구해야 한다는 것이지요.
포스트 코로나 시대를 대비한 세 번째 키워드 - 드림 소사이어티: 롤프 옌센이 마지막으로 주목한 것
은 드림, 꿈입니다. 미래 사회가 알 수 없는 위험이 도래하고 환경이 파괴되는 부정적인 면모를 보이
지만, 그럴수록 우리는 행복과 꿈을 노래해야 합니다. 정보화 사회 이후는 ‘이야기’를 바탕으로 한 기
업과 개인이 주목받는 새로운 사회가 열릴 것입니다. 이성이 아니라 감성에 호소하며 이야기와 화술,
꿈이 전면에 재등장하게 되지요. 롤프 옌센은 이런 사회를 ‘드림 소사이어티’라고 정의했습니다. 인간
성의 영적 측면이 다시 복원되며, 예술, 아름다움, 사랑, 상상력의 가치가 높게 평가되는 시대를 말합
니다. 드림 소사이어티로의 진입은 물질주의 시대에서 탈물질주의 시대로의 전환을 의미하기도 합니다.
그동안 1, 2, 3차 산업혁명이 가난과 빈곤을 극복하고 풍요를 추구하는 물질주의의 시대였다면, 4차 산
업혁명부터는 탈물질주의 시대가 열리며 행복이 우선순위에 오른다는 뜻입니다.
팬데믹이 창조한 신인류, 르네상스형 인간
르네상스를 만든 정신: 『로마인 이야기』의 저자 시오노 나나미는 르네상스는 중세의 가치관이 무너지
는 시대이기 때문에 반드시 새로운 가치관이 창출돼야 한다고 강조했습니다. 이로 인해 정치인도 경제
인도 학자도 상공업자도 모두 새로운 사고를 해야 하는 창작자가 될 수밖에 없었죠. 『르네상스형 인
간』의 저자 마거릿 로벤스타인은 이러한 유형의 사람들을 ‘르네상스적 정신(Renaissance soul)’을 갖춘
‘르네상스형 인간’이라고 불렀습니다. 이들은 여러 분야에 관심을 가지고 자신의 잠재력을 최대한 발휘
하고자 했습니다. 생소한 주제나 낯선 상황을 두려워하지 않고, 만족할 때까지 새로운 도전을 즐겼지
요. 그리고 열정적으로 다른 분야를 개척하려는 의지도 가지고 있었습니다. 수많은 실패에도 아랑곳하
지 않고 끊임없이 도전을 하던 다빈치처럼 말이죠.
포스트 코로나 시대에 요구되는 인재상도 마찬가지입니다. 아무도 가보지 않은 미래를 개척하고 주도
하는 사람이 현대의 ‘르네상스형 인간’입니다. 스스로 정체성을 선택하고, 자신이 원하는 방식으로 살
아가기 위해 적극적으로 기술을 받아들이고 활용할 줄 알아야 합니다. 다행히 현재 실리콘밸리에는 다
빈치와 같이 저돌적으로 인생을 개척해 나가는 인재들이 많이 모여 있습니다. 이들은 암흑의 시대에서
삶을 재창조했던 르네상스인들처럼 기존질서에 순응하기보다 문제점을 지적하고 대안을 모색합니다.
현재 실리콘밸리에서 가장 영향력이 큰 인물로 꼽히는 페이스북의 이사 피터 틸은 “바야흐로 세상은
한 분야에서만 특출난 인재를 원하지 않는다. 큰 성공을 거둔 사람들을 보라. 그들은 창업가이자 투자
자이자 작가이자 크리에이터이자 아티스트다.”라고 말했습니다. 기술혁신의 시대에는 다양한 분야를
넘나드는 르네상스형 인간이 필요하다는 뜻입니다.
실리콘밸리, 새로운 르네상스를 꽃피우다
산업혁명이 진행되면서 사회는 늘 시대에 맞는 인재를 필요로 했습니다. 4차 산업혁명 역시 보다 나은
미래를 만들 인재가 필요합니다. 앞으로 우리는 미래 사회가 요구하는 핵심 인재가 되기 위해 4차 산
업혁명의 필수요소는 무엇이고 또 4차 산업혁명의 본질이 무엇인지 탐구하는 자세가 필요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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AI는 인문학을 먹고 산다
코로나19가 앞당긴 4차 산업혁명
인류의 네 번째 진화, 4차 산업혁명
인간의 사회적 역할을 위협하는 4차 산업혁명: 전문가들은 4차 산업혁명에 3가지 혁신적인 특징이 있
다고 말합니다. 첫 번째는 기술 융합입니다. 모든 사물이 네트워크를 중심으로 과학기술이 융합되면서
폭발적으로 발전하는 것이죠. 사물 인터넷의 출현과 함께 단순한 디지털 기기 간의 연결을 넘어 에너
지, 생명과학 등 다양한 분야로 확장됩니다. 즉, 물리학과 정보과학, 생물학 사이에 놓인 경계를 허무
는 ‘융합’이란 단어가 이를 설명할 수 있죠. 예를 들면 인터넷이 연결된 의료용 로봇이 세계적인 의사
의 도움을 받아 고난도의 수술을 집도하고, 아프리카 여행 중 스마트폰으로 집에 두고 온 애완동물이
잘 지내고 있는지 확인합니다. 도시의 모습도 기술 융합의 흐름 속에서 혁신적인 기술이 결합된 모습
으로 변하고 있습니다. 이러한 도시를 ‘스마트 시티(Smart City)’라고 부릅니다.
4차 산업혁명의 두 번째 특징은 ‘플랫폼’ 경제입니다. 이미 인터넷에는 정보와 데이터를 활용해 사람들
이 모여드는 ‘플랫폼(Platform)’이 만들어졌습니다. 세계 경제의 현재 흐름은 기술 플랫폼의 발전에 달
려 있다고 해도 과언이 아닐 만큼 산업구조를 붕괴시킬 수 있는 수준까지 성장했습니다. 자본을 투자
해서 설비시설을 짓거나 물건을 구매해 부가가치를 창출하던 방식에서 벗어나, ‘공유경제’나 ‘맞춤형 경
제’의 방식으로 변화하고 있지요. 이런 플랫폼은 여러 분야로 빠르게 확산되어 주차, 헤어숍 예약, 티
켓 예매, 세탁 서비스 이용까지 이르게 되었습니다.
4차 산업혁명의 세 번째 특징은 ‘일상성’입니다. 과거 산업혁명이 인류의 삶을 크게 진일보하게 만들고
일상에도 많은 영향을 끼쳤지만, 4차 산업혁명의 기술에 비할 수준은 아니었습니다. 1ㆍ2ㆍ3차 산업혁
명의 기술은 주로 국가와 기업조직의 생산성을 높이는 방식으로 이루어졌습니다. 그래서 평범한 개인
이 기술의 수혜를 직접 누리기는 쉽지 않았죠. 비용이 높고 접근성이 어려웠기 때문입니다. 하지만 4
차 산업혁명은 생산과 소비, 운송과 배달 시스템을 혁신적으로 개선해 보다 많은 사람이 기술 발전의
혜택을 골고루 누릴 수 있습니다. 코로나19 글로벌 팬데믹은 이런 흐름을 더욱 가속화시켰습니다. 사
회적 거리 두기를 계기로 혁신적인 기술이 우리 일상에 빠르게 침투했죠.
한편 클라우스 슈밥은 이 전례 없는 기회를 이용해 세상을 새롭게 ‘리셋’해야 한다고 주장합니다. 상호
의존성을 중심으로 이루어지는 리셋을 통해 새로운 시대로 나아갈 길을 모색하자는 것이지요. 전 세계
가 초연결된 21세기에는 한 사회의 위협은 그 사회의 문제로만 끝나지 않습니다. 상호의존적인 세계에
서는 위험이 증폭되고 ‘연쇄 파급 효과’를 가져옵니다. 특히 현대 경제는 과거의 경제와는 다르게 다양
한 이해관계로 연결되어 있습니다. 실제로 지구 반대편에서 일어난 전쟁이나 사고, 이슈가 우리 집안
의 경제에까지 영향을 미치는 실정입니다. 따라서 우리는 기술혁신의 흐름을 잘 읽고 대응해야 합니다.
스스로 4차 산업혁명 시대의 주역이 되는 방법이 무엇인지 고민하고 준비해야겠지요.
인공지능 시대가 온다
인공지능 로봇이 일상화된 사회: 영국 SF 드라마 <휴먼스>는 우리 미래 생활을 보여줍니다. 인공지능
청소 로봇 ‘아니타’는 정확하고 부지런하게 집안일을 척척 해냅니다. 엄마를 제외한 가족들은 모두 편
안한 일상을 즐길 수 있어 그녀를 좋아합니다. 그런데 자신의 역할을 잃은 엄마 ‘로라’는 이 상황이 불
편하기만 하지요. 어느 날 정서불안으로 안절부절못하는 엄마에게 인공지능 로봇이 말합니다. “제가 당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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AI는 인문학을 먹고 산다
신보다 아이를 더 잘 돌볼 수 있다는 건 명백한 사실이에요. 전 기억을 잃지 않고, 화내지도 않으며,
우울해하거나 술에 취하지도 않죠. 저는 더 빠르고, 강하며 관찰력이 더 뛰어납니다. 그리고 저는 두려
움도 느끼지 않습니다. 하지만 전 그들을 사랑할 수는 없죠.” 〈휴먼스〉는 고도로 발달된 인공지능 로
봇이 사회에서 일으킬 수 있는 다양한 문제들을 제시하는 드라마입니다. 이 드라마의 주제는 인공지능
시대의 빛과 그늘입니다. 인공지능의 발달로 야기되는 인간소외 현상, 인공지능과 로봇의 윤리문제 등
입니다. 드라마에서 다루는 미래 사회가 언제 도래할지 예측할 수 없지만, 드라마의 주제의식은 모두
가 공감할 만합니다. 인공지능 로봇에 대한 기대감 이면에 숨은 불안을 알기 때문이죠. 인공지능의 발
전을 긍정적으로만 바라볼 수 없는 요인이기도 하지요.
인공지능이 불러올 예측불가한 미래 사회: 인공지능 기술은 4차 산업혁명의 핵심입니다. 인류의 역사
전체를 변화시킬 가장 중요한 기술이라고 평가 받기도 합니다. 미래 사회 전망에 대한 인터뷰를 묶은
『초예측』에서도 각 분야(역사ㆍ철학ㆍ인구ㆍ노동ㆍ지질학)의 지식인이 모두 미래 사회를 결정짓는 요
인으로 ‘인공지능의 부상’을 꼽았습니다. 그렇다면 우리는 인공지능 기술이 가진 성격을 이해하고 그것
이 불러올 사회 변화에 대해 알아볼 필요가 있습니다.
4차 산업혁명 이전 기술은 대부분 인간이 신체적ㆍ물리적 한계를 극복하는 차원에서 발전되었습니다.
로봇은 인간의 팔과 다리가 되어 주었고, 카메라는 눈, 라디오는 귀, 마이크는 우리의 입을 대신하면서
능률과 효과를 높이는 역할을 했습니다. 그런데 인공지능은 다릅니다. 이들에겐 인지능력이 있습니다.
동물이나 기계에서는 찾아볼 수 없는 능력이죠. 이 말은 곧, 인간의 인지와 판단 능력이 기계에 적용
된다는 것입니다. 오늘날 인공지능이 사회 전반에 대두된 결정적인 이유는 사물인터넷 시대가 열렸기
때문입니다. 사물에 초소형 센서를 달아 인터넷으로 인간과 연결됩니다. 이런 4차 산업혁명의 특징을
‘초연결성’이라고 합니다. 모든 사물이 하나로 연결된다는 의미이지요.
우리는 원하든 원치 않든 인공지능 시대를 살아가게 됩니다. 도로에는 자율주행 자동차가 다니기 시작
했고, 드론이 택배를 배송하는 뉴스를 접합니다. 투자나 번역 등 지적 업무들도 인공지능이 대신합니
다. 또 우리는 매일 AI가 쓰는 기사를 읽습니다. 한편 인공지능은 예술 분야에서도 성과를 거두고 있습
니다. 작가의 문체 패턴을 알고리즘화해 소설을 창작하기도 하고 새로운 화풍으로 그림을 그릴 수도
있습니다. 프랑스 문화재단 단장인 브루노 라투르는 이 같은 현상을 과학기술이 인간과의 관계에서 주
인과 도구의 관계를 해체하거나 혹은 모호하게 만들어 사회적인 변화를 일으키는 것이라고 했습니다.
그는 이런 과학기술을 절대 열어서는 안 되는 ‘판도라의 상자’에 비유했습니다. ‘인공지능’이라는 판도
라 상자가 열렸을 때 아무도 예측하지 못한 결과가 나올 수 있기 때문이죠.
역사적으로 과학기술이 언제나 사회의 진보와 발전만 가져온 것은 아닙니다. 인간소외와 전쟁 등 불안
과 공포, 불행도 가져왔지요. 여기서 중요한 것은 앞으로 우리가 만들어낼 인공지능과 우리와의 관계
를 잘 설정해야 한다는 것입니다. 또 인공지능 시대에 인간의 존재는 무엇인지, 왜 우리가 존재해야
하는지, 그리고 우리는 어떤 가치관을 가지고 미래를 살아가야 하는지 치열하게 고민해야 합니다.
인공지능의 강력함 - 인간은 대체될 것인가?
인공지능에 대한 철학적 고민: 유발 하라리는 인류에게 닥칠 3가지 위기를 ‘핵전쟁’, ‘지구온난화(기후
변화)’, ‘과학기술로 인한 실존적 위기’로 꼽았습니다. 고대 때부터 이어진 인간 ‘실존’에 대한 고민은
인공지능 시대가 와도 역시 매우 중요한 문제로 꼽힙니다. 아니 인공지능 시대에 우리는 실존적인 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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AI는 인문학을 먹고 산다
제에 더 집중해야 합니다. 이제 우리는 인간의 노동이나 노력이 필요 없는 세상에서 우리 각각 개인들
의 역할은 무엇이 될지 고민해야 합니다. 인공지능 시대에 이 문제는 인간에게 주어진 시급한 과제가
될 것입니다. 어떤 답을 도출하느냐에 따라 삶이 달라지기 때문이지요. 앞으로 인공지능 시대에 사람
들의 꿈은 의사, 과학자, 변호사, 엔지니어가 아닌, ‘행복한 사람’, ‘여가를 진정으로 즐길 줄 아는 사람’,
‘삶의 의미를 찾은 사람’, ‘진심으로 사랑하는 사람이 있는 사람’으로 바뀔 수도 있겠습니다. 이것이야
말로 인공지능 기술이 우리를 자유롭게 하고 행복하게 해주는 시대의 가치관이 될 겁니다.
인공지능에 대체되지 않는 법
인공지능 시대, 꿈과 이야기를 파는 자들이 승리한다
콘텐츠 전쟁의 시대: 새뮤엘 헌팅턴의 『문명의 충돌』은 20세기가 마무리되는 시점에 출간되었습니다.
책을 살펴보면 20세기의 끔찍한 테러와 내전이 자행된 근본 원인을 ‘문화’에서 찾습니다. 인류는 고대
때부터 서로 다른 문화와 충돌하며 끊임없이 다투어왔다는 것이지요. 그런데 21세기에 들어서자 다른
양상이 목격됩니다. 세계화로 보편적인 단일 문명이 형성되자 전쟁은 물리적 충돌이 아닌 문화적 경쟁
으로 바뀌게 되지요. 서구 중심의 정보 독점이 끝나고 인터넷으로 가치관과 문화가 적에게도 전이되는
시대가 온 것입니다. 따라서 미래의 전쟁은 총과 칼 대신 아이디어와 가치관으로 승부하는 ‘콘텐츠 전
쟁(Content War)’이 되겠지요. 가장 훌륭한 이야기를 가진 문화가 세계를 지배할 것입니다. 그간 갈등
을 일으켜왔던 이데올로기나 문화들이 이젠 상대방에게 매력적인 이야기로 재탄생해 만들어 팔 수 있
는 시대입니다. 새뮤엘 헌팅턴은 그런 콘텐츠를 가진 이들이 승리하는 시대를 전망했습니다.
인공지능으로 대표되는 미래 사회에서 중요하게 여겨지는 가치는 ‘권력’이나 ‘돈’, ‘힘’이 아닌 ‘즐거움’
과 ‘행복함’, ‘의미’, ‘유대’ 등입니다. 그래서 미래학자들은 앞으로 가장 가치 있는 일은 다른 사람들을
즐겁게 하고 감동을 주는 일이라고 예측하고 있습니다. 4차 산업혁명 이후 인류는 자의 반 타의 반으
로 많은 여유를 얻게 됩니다. 나에게 주어진 그 비어진 시간들을 어떻게 보내는지가 인생의 가장 중요
한 목적이 될 것입니다. 아마도 많은 사람이 타인과 어울리며 의미 있는 일을 찾을 것입니다. 기계가
결코 해줄 수 없는 일이 공감과 감동을 주는 일이기 때문이죠.
인공지능 시대에 더욱 필요한 사람, 인문쟁이(Fuzzy)
인문쟁이(The Fuzzy)와 기술쟁이(The Techie): 실리콘밸리의 뿌리라고 할 수 있는 미국 스탠퍼드 대학
교에서는 인문학이나 사회과학을 전공한 사람을 ‘인문쟁이’, 컴퓨터과학이나 공학을 전공한 사람을 ‘기
술쟁이’라고 부릅니다. 또 과학기술은 ‘하드 스킬(Hard Skill)’, 인문학은 ‘소프트 스킬(Soft Skill)’이라고
부르기도 하죠. 실리콘밸리에서도 이런 영향을 받아 인재를 2가지로 구분합니다. 하나는 최첨단기술을
다룰 수 있는 기술쟁이, 또 하나는 사람들이 원하는 제품을 만들 수 있는 인문쟁이입니다.
스콧 하틀리는 『인문학 이펙트』에서 인공지능 시대에 인문쟁이 역할의 중요성을 강조합니다. 인문학
적 소양이야말로 기술시대에 진정한 차이를 만드는 결정적인 역할을 한다는 것이지요. 여기서 이야기
하는 인문학적 소양은 인문학을 전공한 사람에게만 해당하는 것은 아닙니다. 실리콘밸리의 성공한 인
물들은 인문학적 소양과 기술적 소양을 균형 있게 가진 사람들입니다. 스콧 하틀리도 스탠퍼드 출신의
인문쟁이입니다. 그는 세계적인 벤처 캐피털리스트가 되었고 세계적인 스타트업에 자문 역할을 하고
있습니다. 그는 자신과 실리콘밸리의 인문쟁이들의 성공사례를 제시하면서, 기술에 인문학의 통찰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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AI는 인문학을 먹고 산다
반드시 필요하다는 것을 증명하고 있습니다. 4차 산업혁명에 인문학적 소양이 요구되는 가장 중요한
이유는 기술의 진입장벽이 계속해서 낮아지기 때문입니다. 어느 한 시기의 기술 습득은 한 세대를 지
나면 무용한 기술이 될 수 있습니다. 그러나 인문학은 시대를 관통하는 인간과 사회의 본질적인 지점
을 통찰하도록 돕습니다. 특히 인공지능 시대에 요구되는 ‘인간다움이란 무엇인가?’, ‘인간은 인공지능
이나 기계와 무엇이 다른가?’를 성찰하며 답을 찾고 이를 기술에 반영합니다. 기술의 시대에 진정으로
사람이 원하는 것을 이해하고 상상하여 제품과 서비스로 만든다면, 소비자의 호응은 저절로 따라옵니
다. 그리고 사람들은 기술만 부각시키는 정보보다 감성을 자극하는 이야기에 훨씬 더 빨리 반응하기
때문에 강렬한 인상을 남기며 충성도를 끌어올 수도 있습니다.
한편 스티브 잡스는 기술과 인문학의 교차점을 혁신의 비결로 꼽았습니다. 그가 말한 인문학은 리버럴
아츠(Liberal Arts)입니다. 이는 인류가 갖춰야 할 기본적인 교양을 뜻합니다. 현대의 리버럴 아츠에는
인문학, 자연과학, 사회과학, 예술이 모두 포함됩니다. 즉, 어떤 분야를 제대로 이해하고 문제를 해결
하기 위해 몇 가지 분야만 탐구해서는 불가능한 시대가 되었습니다. 여러 지식체계를 통섭적으로 이해
하고 통찰할 때 진정한 성공을 거둘 수 있습니다. 본래 근대 이전에는 학문의 경계가 따로 없었습니다.
하버드 대학의 생물학 박사인 에드워드 윌슨은 현대 학문의 분화는 학자들이 만든 인공물일 뿐 실제
세계의 반영이 아니라고 말했습니다. 따라서 본래 학문의 의미는 통섭인 것이지요.
찰스 퍼시 스노는 저서 『두 문화』에서 정밀과학과 인문학 간의 엄격한 이분법이 세계가 직면한 과제
를 해결하는 데 가장 큰 걸림돌이 될 것이라고 주장했습니다. 그는 두 개의 우주에 속한 과학과 인문
학이 서로 충돌하는 지점에서 창의적 기회가 생겨난다고 강조합니다. 스티브 잡스도 가슴 뛰는 결과물
은 기술이 인문학, 인본주의와 결합될 때 나올 수 있다고 말했습니다. 따라서 첨단기술 전문가인 기술
쟁이와 인문학적 소양을 가진 인문쟁이의 결합은 매우 의미 있는 작업입니다.
인공지능이 대체할 수 없는 인재들의 조건
대체불가를 만드는 힘, 인문학: 노스이스턴 대학 총장 조지프 아운은 AI시대 고등교육은 인문학과 기
술이 결합한 새로운 인간학이라고 정의했습니다. 그러면서 기술, 데이터, 문해력이 인간학의 기초라고
말합니다. 인문학은 기본적으로 인간만이 가지는 능력을 연구합니다. 과학이 인간을 다른 개체 혹은
자연적 요소와의 조합으로 보고 연구하는 것과 다르게, 인문학은 인간만이 가지고 있는 것들을 연구하
죠. 그런데 사실상 모든 학문은 인문학의 바탕인 철학에서 시작합니다. 철학이 모든 학문의 토대가 되
었기에 인문학을 어느 학문의 독립적인 영역이라고 규정하는 것은 불가능합니다. 즉, 이 책에서 말하
는 인문학은 모든 분야에 적용되는 ‘인간’에 대한 깊이 있는 탐구를 의미합니다. 마치 르네상스 시대에
생겨난 인문주의처럼 독립된 존재로서의 인간을 이해하려는 노력이지요.
한편 『인문학 이펙트』의 저자 스콧 하틀리는 인공지능 시대에 중요한 것은 ‘올바르게 질문하는 능력’
이라고 말합니다. 이 질문 능력은 인문학 공부를 통해서 얻을 수 있습니다. 스티브 잡스도 인문학을
강조했고, 에어비앤비 CEO 브라이언 체스키는 미술을 전공했으며, 슬랙의 설립자 스튜어트 버터필드
와 링크드인의 설립자 리드 호프먼, 피터 틸도 철학을 전공했습니다. 이처럼 인문학적 소양을 갖춘 이
들이 기술과 인문학을 결합하여 세상을 바꾸는 시대에 우리는 살고 있습니다.
그리고 하틀리는 인문학 교육의 핵심목표는 학생들이 자신의 열정을 발견하고 추구하도록 돕는 것이라
고 주장합니다. 다양한 학문을 접하고 토론을 통해 자기 생각을 점검하고 다른 이의 생각을 수용하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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AI는 인문학을 먹고 산다
과정에서 자신이 추구할 분야의 단서를 찾게 만들어 준다는 것입니다. 그리고 무엇보다 배움을 사랑하
게 이끄는 학문이 인문학입니다. 그리고 이런 능력을 키운 학생은 평생 자신이 추구할 소명을 찾게 되
지요. 비즈니스 채팅 서비스 슬랙스의 설립자 스튜어트 버터필드는 철학 교육을 통해 논증을 끝까지
따라가는 방법을 배웠고 경영을 할 때 매우 도움이 되었다고 밝혔습니다.
한편 AI 윤리를 연구하는 김재인 교수는 인문학이 두 가지 면에서 중요하다고 강조합니다. 하나는 삶
의 가치들을 끊임없이 평가한다는 점, 다른 한편으로는 현실에 끝없는 질문과 아이디어를 준다는 점입
니다. 그리고 무엇보다 인문학은 현재에 대한 저항을 기본 활동으로 삼고, 더 나은 미래를 건설하려는
의지를 담습니다. 따라서 우리는 인문학을 학습함에 따라 미래를 긍정적으로 보고 기술을 통해 더 나
은 삶을 살아가는 미래의 청사진을 제시하게 됩니다.
한편 모기룡 박사는 인문학이 제품의 고상함과 품격을 만들어 주며, 기업과 개인의 도덕성을 증진시켜
주고, 인간 중심의 관점을 갖게 하며, 창의성과 비판적 사고를 길러준다고 보았습니다. 그리고 이러한
인문학적 소양이 기업에게도 절대적으로 필요하다고 주장하지요. 기업들이 원하는 최종 목표는 소비자
들이 만족할 만한 가치를 찾고 제공하는 것인데, 그것을 달성하기 위해 소비자의 심리적인 요소인 미
학적 가치, 기업 이미지, 브랜드 이야기, 기호를 고려할 수 있기 때문입니다. 이를 위해 융합적인 사고
와 인문학적 소양이 필요하다는 것입니다. 그리고 피터 틸은 비즈니스의 세계에서 진정한 성공은 ‘독
점’을 신조로 삼는다고 했습니다. 여기에서의 독점은 부정적인 의미가 아닙니다. 타인과의 경쟁은 더없
이 어리석은 짓이며, 새로운 분야를 개척해서 ‘독점하는’ 것을 말합니다. 새로운 분야를 개척한다는 것
은 많은 위험과 인내심을 요구합니다. 그렇기에 ‘독점’이 가능하지요.
그러므로 기업과 개인은 완전히 새로운 시장을 개척해서 ‘독점하는’ 주체가 되어야 합니다. 다른 이들
이 가지 않은 길을 가보고, 엉뚱한 시도를 계속해볼 필요가 있습니다. 이 시기에 중요한 것은 지식을
빠르게 습득하는 것이 아닌 새로운 지식을 스스로 찾고 습득하는 것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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AI는 인문학을 먹고 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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