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책,영화,리뷰,

결정 수업

by Casey,Riley 2021. 12. 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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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셉 비카르트 지음 / 현대지성
이 책은 결정의 순간에 마주하는 두려움을 자세히 들여다보고, 의사결정의 단계를 하나하나 살펴가면
서 현명한 결정에 이르는 과정을 탐구한다. 그런 다음 철학, 심리학, 문학, 수학, 어학, 신경학, 신학,
역사, 예술 등 온갖 영역을 넘나들며 독자들이 자신에게 가장 적합한 의사결정의 실마리를 찾도록 도
와준다.

결정 수업
조셉 비카르트 지음

▣ 저자 조셉 비카르트
세계적인 컨설팅 회사 템플러 어드바이저스의 공동 설립자 겸 이사다. 20년 넘게 유럽 및 미국의 유수
기업 임원들, 공공 분야 지도자들에게 의사소통과 협상 기술을 가르쳐왔다. 현재 투자, 자산관리, 법률,
서비스업을 비롯해 여러 분야의 최고경영자들을 자문하면서 런던경영대학원에서 학생들을 지도하고 있
다. 비카르트는 영국 정신분석연구원과 런던 타비스톡 연구소에서 연구한 결과를 수천 명의 고객에게
적용하여 효과를 검증했고, 철저한 보완을 거쳐 혁신적 의사결정법인 ‘결정학’을 창시했다. 결정학의
핵심 원리를 고스란히 담은 이 책은 철학, 심리학, 문학, 수학, 어학, 신경학, 신학, 역사, 예술 등 폭
넓은 영역을 넘나들며 의사결정의 속성을 탐구한 뒤, 각자가 처한 상황에서 최선의 결정을 내리도록
방법을 제시하고 실행 의지를 자극한다. 유럽 경영대학원을 우등으로 졸업했고, 영어 외에도 프랑스어,
이탈리아어, 독일어를 유창하게 구사하며, 연극, 오페라, 사진 등 다양한 예술 분야에 조예가 깊다. 출
장이나 여행을 갈 때마다 현지 미술관에 꼭 찾아가는 미술 애호가이기도 하다. 현재 반려견 주디와 함
께 런던 남부 클래펌에서 살고 있다.


▣ Short Summary
우리는 누구나 매 순간 결정 앞에 선다. 일상생활에서든 직장에서든 현재는 과거에 내린 결정의 결과
물이며, 미래는 지금부터 내릴 결정에 달려 있다. 그런데 주위를 둘러보면 중요한 순간에 주저 없이
결정하고 결과마저 꽤 좋은 사람들이 있다. 반면 누군가에게는 결정을 내리는 행위 자체가 위기며 고
통이고, 모처럼 용기 내어 결정한 뒤에도 잘못된 판단으로 일을 그르칠까 봐 마음을 졸이곤 한다.
우리는 왜 결정 앞에만 서면 이러지도 저러지도 못하는 햄릿이 될까? 가장 큰 이유는 두려움이다. 그
래서 두려움을 피하려고 결정을 미루거나 남에게 의존하는 쉬운 길을 택하곤 한다. 무언가를 결정하지
않으면 마음이 편할 뿐만 아니라, 모순된 두 가지 욕구가 행복하게 공존하는 가상 세계를 맛볼 수 있
기 때문이다. 하지만 이때 느끼는 감정은 기만적인 안락일 뿐이다. 문제를 근본적으로 해결하지 않는
한, 결정과 맞닥뜨릴 때마다 두려워서 회피하고, 후회하다가 자책하는 악순환이 계속될 뿐이다.
이 책은 결정의 순간에 마주하는 두려움을 자세히 들여다보고, 의사결정의 단계를 하나하나 살펴가면
서 현명한 결정에 이르는 과정을 탐구한다. 그런 다음 철학, 심리학, 문학, 수학, 어학, 신경학, 신학,
역사, 예술 등 온갖 영역을 넘나들며 자신에게 가장 적합한 의사결정의 실마리를 찾도록 도와준다.
저자는 우리가 느끼는 두려움을 ‘결정 자체에 대한 것’과 ‘결과에 대한 것’으로 구분하고, 이를 다시 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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결정 수업

가지 항목으로 나누어 제시한다. 그리고 두려움을 회피하기 위해 스스로 만들어낸 피난처와 방어기제
를 파헤치면서 우리가 빠지기 쉬운 ‘11가지 인생 함정’을 소개한다. 저자의 안내를 따라 내면을 여행하
다 보면 자신의 문제를 직시하게 되고, 또 여러 함정에서 벗어나게 해줄 사다리를 발견하게 된다.

▣ 차례
프롤로그
들어가는 글
1부 당신이 결정을 못 하는 진짜 이유
1장 우유부단의 늪
2장 그럴듯한 핑계
3장 결정이 두려운 7가지 이유
4장 ‘인생 함정’에서 벗어나려면
핵심능력 1 위기관리
핵심능력 2 거리 두기
2부 나를 알면 길이 보인다
5장 결정의 출발점에 서다
6장 숨은 능력 끌어내기
핵심능력 3 직관 사용하기
3부 의지를 실행으로 이끄는 추진력
7장 의사결정의 핵심 엔진
8장 흐름을 이해하면 결정하기 쉽다
9장 효율적인 의사결정 프로세스
핵심능력 4 바꿀 수 없는 것은 받아들이고 받아들일 수 없는 것은 바꾸기
4부 후회 없는 결정의 기술
10장 원근법을 활용한 의사결정 모델
11장 큰 그림을 보는 힘
12장 의지의 흐름을 타는 법
13장 좋은 결정은 경험에서 나온다
14장 결정의 언어 이해하기
핵심능력 5 압박 속에서 결정하기
맺는 글
에필로그
감사의 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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결정 수업

결정 수업
조셉 비카르트 지음

프롤로그
삶의 모든 국면이 우리가 내리는 결정에 달려 있다. 당신은 현명한 결정을 내리기 위해 자주 멈춰 서
는 편인가? 그렇지 않다고 해도 걱정할 필요는 없다. 이 책은 인간의 자유의지를 다룬다. 나는 “결정
을 내리기 위해 자기 의지를 사용하는 힘”을 자유의지라고 표현했다. 우리는 때때로 넘어지고, 의지와
결정 사이의 관계가 끊어지기도 하며, 간절히 원해도 의지를 행동으로 옮기기가 쉽지 않다는 사실을
안다. 나는 자유의지를 탐색하고 복원하려 한다. 의지를 행동으로 이끌어줄 로드맵을 그려낼 것이다.

당신이 결정을 못 하는 진짜 이유
우유부단(결정하고 싶지 않거나 결정할 수 없는 상태)의 늪
우유부단은 문학에서 이미 많이 다룬 주제이고, 우유부단이 몸에 밴 사람들을 우리 주변에서 심심찮게
볼 수 있다. 덴마크인 햄릿은 우유부단의 대명사로 일컬어진다. 그는 죽은 아버지의 복수를 언제, 어떻
게 해야 할지 고민하며 심지어 복수할지 말지도 결정하지 못한다. 삼촌 클라우디스가 덴마크 왕인 그
의 아버지를 죽이고 어머니 거트루드와 결혼한 뒤 왕위를 빼앗았다는 증거를 모두 모았지만, 결정을
내리지 못한다. [결정 포인트] 우유부단은 서로 충돌하는 두 가지 욕구가 동시에 있을 때 생겨난다. 머
리와 가슴의 충돌이 대표적이고, 그 밖에 일과 놀이, 장기와 단기, 적정가와 품질 등의 대치가 있다.
이때는 논리뿐만 아니라 직관을 활용해 우선순위를 신중하게 정하는 것이 최선이다.
우리가 결정하지 못하고 행동하지 않는 또 다른 이유는 결정하기 전의 상태에서 기만적인 편안함을 느
끼기 때문이다. 결정하지 않음으로써 우리는 가상의 마법 세계로 들어갈 수 있고, 그곳에는 모순된 두
가지 견해가 행복하게 공존한다. 아직 결정한 게 없고 어떤 선택도 포기하지 않았기에 모종의 가능성
을 기대하며 안이한 환상 속에 머무르는 것이다. 그들은 두 갈래 갈림길에 서 있다. 허구의 낙원과 거
짓된 안도감으로 돌아가느냐, 아니면 확실한 약속과 현실, 온전함을 향한 더 높은 길로 가느냐의 결정
앞에 서 있다. 이런 맥락에서, ‘잘라내기’를 하지 못하는 사람들은 결정을 회피하기 위해 효과적인 방어
기제를 다양하게 쌓아 올릴 가능성이 크다.
그럴듯한 핑계
“시시한 문제까지 결정하고 싶지 않아요”: 런던의 한 신문사가 “모노리빙”이라는 트렌드를 소개하는
기사를 실었는데, 기고자에 따르면, 선택이 과대평가되고 있다. 페이스북 공동 창립자인 마크 저커버
그는 모노리빙 트렌드를 따르는 사람들 중 하나다. 그는 같은 옷을 여러 벌 사서 유니폼처럼 입는다.
회색 티셔츠에 회색 모자 달린 후드티다. 그는 언젠가 이렇게 말했다. “나는 내 삶을 간결하게 만들고
싶어요. 공동체에 최대한 기여할 수 있는 방법을 제외하고는 최소한의 의사결정만 하고 싶습니다. 바
보 같고 시시한 일들에 에너지를 쓸 때면 내가 본분을 다하고 있다는 느낌이 들지 않거든요.”
저커버그의 패션 취향을 비판하려는 것이 아니다. 사실 많은 사람들이 모노리빙에 익숙하다. 옷을 고
르는 것처럼 소소한 문제뿐만 아니라, 좀 더 중요한 결정에 접근하는 방식에서도 그러하다. 현상 유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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결정 수업

가 훨씬 효율적인데 왜 새로운 것을 결정하겠는가? 이것이 바로 우리가 습관의 노예가 되어 꼼짝 못
하게 되는 이유다. 한편 이것은 효과적인 방어기제가 되어 우리가 자기 일에 집중하고 있으며 효율적
인 사람이라는 허상을 만들어낸다. 하지만 진부한 것에 집중하는 일은 그다지 바람직하지 않다. [결정
포인트] 검증된 방법을 따르는 것이 가치 있는 노력처럼 보일 수 있고, 덕분에 중요한 결정을 하게 되
었을지도 모른다. 그러나 검증된 방법이 정말로 적절한지를 묻는 것이 더 중요하다. 오히려 그런 것들
이 우리 발목을 잡는 것은 아닐까?
“아무래도 상관없으니 당신이 결정해요”: 이는 결정을 회피하고 운명에 기대어(혹은 운명에 헛된 희망
을 걸면서) 도망갈 길을 찾는 것이다. 참고로 로마인은 새의 내장을 보며 미래를 읽었다. 이처럼 운명
에 대한 신념은 미신에 가깝다. [결정 포인트] 의사결정은 보통 불확실한 상태에서 일어난다. 그리고
가능한 결과를 예측하고 행동해도 원하는 결과가 따를지는 장담할 수 없다. 간단히 말해, 이런 것이
모험이다. 모험을 무릅쓰지 않으면 세상일이 뜻대로 돌아가지 않아 피해를 본 양 운을 탓하게 된다.
긍정적인 방책을 마련해서 최악의 시나리오에 대비하는 것이 더 건전한 태도다.
“나중에 결정할게요”: 다음 방어기제는 끝없이 결정을 미루는 것이다. 때로는 즉시 결정하지 않고 생각
할 시간을 갖는 것이 이로울 수 있다. 그러나 오래 기다리다 보면 저절로 좋은 선택을 하게 될 것이라
고 희망하면서 이런 원리를 결정 회피의 변명으로 악용하는 경우도 있는데, 그런 생각은 우리가 결정
시기를 통제할 수 있다는 잘못된 전제에 기반한다. 일을 미룸으로써 자신이 결정을 통제하고 있다는
환상을 가질 수 있지만, 사실 우리는 그와 반대되는 이유로 결정을 미룬다. 권리를 행사한다고 생각하
지만 실제로는 포기하는 셈이다. [결정 포인트] 결정을 연기하는 일이 지혜롭게 보일 때에라도 정말 그
러한지 진지하게 물어야 한다. 때때로 우리는 두려움을 숨기기에 좋은 전략을 사용한다.
“결정하기엔 아는 게 없어요”: 완벽주의는 종종 꾸물거림의 변종으로서 결정과 행동을 미루는 변명으
로 쓰인다. 결함의 여지를 남기지 않고 가장 나은 결과를 추구하는 것이 뭐가 나쁘냐고 생각할 수 있
으나, 이미 좋은 결과를 향상하기 위해 더 많은 자원과 노력을 들이는 것은 시간을 가장 효율적으로
활용하는 일이 아닐 때도 있다. [결정 포인트] “아는 게 별로 없다”라는 말은 결정을 미루는 손쉬운 변
명으로 쓰인다. 그런데 정말로 정보가 더 필요하다면, 지체하지 말고 나서서 찾으라. 하지만 과도하게
찾는 것은 좋지 않다. 스스로를 속이면서 결정을 미루는 또 다른 방법일 수 있기 때문이다.
결정이 두려운 7가지 이유
“두려워한다고 위험이 비껴가지 않는다.” 이 프랑스 속담은 중요한 시사점을 던져준다. 두려움과 위험
은 동전의 양면이 아니다. 두려움은 단지 마음이 보는 형상이다. 그것은 외부 세계에서 수신하는 자극
이 아니라(외부에서 오는 것은 두려움이 아니라 ‘위협’이다), 그러한 위협에 우리가 ‘투영하는’ 그 무엇
이다. 윈스턴 처칠에 따르면 “두려움은 반응이고, 용기는 결정”이다. 한편 나의 연구에 의하면, 결정에
대한 두려움은 2그룹으로 나뉘고(선택 자체에 대한 두려움, 선택의 결과에 대한 두려움), 그 아래 7개
의 범주로 구분할 수 있다. 먼저 선택 자체에 대한 두려움으로는 다음과 같은 것들이 있다.
① 더 나은 선택을 하지 못할 것 같은 두려움 - [결정 포인트] 아무리 미진한 결정을 하더라도 ‘후회’
는 쓸모없다. 최악은 후회하게 될까 봐 두려워하는 것이다. 그럴 때 우리는 마비 상태가 된다. 한번 거
부한 결정이 여전히 유효하고, 이미 수락한 길의 대안이 될 수 있다고 여기는 것은 자기 조롱일 뿐, 냉
정히 말해 아무런 도움이 되지 않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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결정 수업

② 잘못된 선택을 할 것 같은 두려움 - [결정 포인트] 결정을 내릴 때 어디에도 치우치지 않는 것은
불가능하다. 갖가지 편향성은 우리의 견해와 결정 요인에 각기 다른 가중치를 부여해서 최종 판단에도
영향을 미치기 때문이다. 그래도 별 문제가 없는 것은 의사결정을 하는 인간에게는 컴퓨터 알고리즘과
달리 삶이 있기 때문이다. 어느 정도의 자기 이해는 편향성이 함정으로 작용할 가능성을 낮추는 데 도
움이 된다.
다음, 선택의 결과에 대한 두려움으로는 다음과 같은 것들이 있다. ③ 실패할 것 같은 두려움 - [결정
포인트] 욕구를 억누르는 것은 소용없다. 어떤 창조에서도, 어떤 결정에서도 에로스(욕구)는 혼돈과 만
나게 되어 있다. 의사결정자로서 뛰어난 이성으로 혼돈을 잠재우려 하지 말고 혼돈에 가볍게 대응하라.
민담 속에서 오귀스트 광대는 혼돈에 효과적으로 대응하는 방법을 제시하는데, 바로 창의성이다. 두려
워하고 밀어내기보다 창의적으로 받아들여라. 그러면 승리할 가능성이 높아진다.
④ 높은 곳에서 떨어질 것 같은 두려움 - [결정 포인트] 때로 우리는 성공한다 해도 이를 감당할 자원
이 충분치 않음을 알고 결정을 보류한다. 그런데 꾸물거림은 미결정 상태를 영속시키고, 이는 본질적
으로 만족스럽지 못한 경험이다. 선택의 고통을 늦춘다고 생각하겠지만, 실은 고통을 미래로 연장하는
셈이다. 완수하지 못한 임무로 양심에 가책을 느끼듯 꾸물거림은 영혼을 무겁게 짓누른다.
⑤ 동일시될 것 같은 두려움 - [결정 포인트] 결정이나 그 결과로 자신이 남에게 어떻게 보일까를 걱
정한다면, 그릇된 선택을 할 가능성이 높고 진정한 자아실현을 기대할 수 없다. 따라서 결정하는 일이
불편하게 느껴질 때마다 우리는 동일시될 것 같은 두려움을 경계해야 한다.
⑥ 인정받지 못할 것 같은 두려움 - [결정 포인트] 각자 하는 일을 추진하기 위해 결정을 한다. 하지
만 다재다능한 사람은 무슨 일을 하든 공감의 여지를 둔다. 항상 타인의 어려움에 자신을 이입하고 그
들의 관점을 예민하게 인식한다. 이런 식으로 의사결정을 조정한다면 연대가 이기심을 누르고 승리할
것이다.
⑦ 이기적으로 보일 것 같은 두려움 - 연대하는 세상에 살고자 한다면, 또 다른 두려움에 직면해야 할
지도 모른다. 다른 사람을 속상하게 만들 수 있다는 두려움 또는 자신이 이기적으로 보일 것 같다는
두려움이다. 그런데 자신의 인격이 진정 이기적이라고 믿을 때, 이기적으로 보일 것 같은 두려움이 우
리 삶에 들어서기 시작한다. 따라서 그럴 때는 결정을 뒤집을 게 아니라 자신의 심리 상태를 부드럽게
살피고, 대가 없이 주는 데서 오는 기쁨을 찾는 것이 유일한 해결책이다.
‘인생 함정’에서 벗어나려면
어린 시절에 불충분과 관련된 불안을 경험하고 그것이 내면화되었다면, 이후에 당신은 그동안 부족했
던 부분을 과도하게 보상받으려고 애쓸 가능성이 있다. 예를 들어, 애정을 충분히 받지 못한 아이는
성인이 된 후 인간관계에 집착을 보이거나 자신을 가치 없는 사람이라고 여기며 괴로워할 수 있다. 의
사결정이 이와 비슷한 패턴, 즉 프로이트가 말한 ‘반복 강박’에 사로잡혀 있다면, 갑자기 모든 결정에
‘달성 불가능한 임무’라는 딱지가 붙은 것처럼 보일지도 모른다. 이것이 우리가 그런 패턴에서 벗어나
의식을 확장해야 하는 이유다. 그렇지 않으면 잘못된 자기정체성을 갖게 되고, 그 결과 심리학자 제프
리 영과 자넷 클로스코가 말하는 “인생 함정”에 빠지게 된다. 그들의 연구에 의하면, 우리는 11가지
함정에 빠질 수 있는데, 11가지 인생 함정은 다음과 같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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결정 수업

① 유기 ② 불신과 학대 ③ 정서적 박탈 ④ 의존 ⑤ 결함 ⑥ 사회적 배제 ⑦ 실패 ⑧ 특권의식 ⑨ 종
속 ⑩ 취약성 ⑪ 엄격한 기준
[결정 포인트] 잘못된 혹은 두려운 의사결정을 어린 시절의 정신적 상처와 연결 지어 생각하는 사람들
은 아마도 심리치료의 덕을 본 이들일 것이다. 이러한 상처는 매우 흔해서 누구든 받을 수 있는데, 자
신의 불안감을 들여다볼 만큼 충분히 정직해진다면, 우리의 의사결정은 확실히 달라질 것이다.

나를 알면 길이 보인다
결정의 출발점에 서다
앞에서 우리 결정이 ‘자기’에 엮이는 두려움에 대해 이야기했다면, 이제는 ‘자기’가 결정에 어떻게 엮이
는지에 대한 주제로 옮겨가겠다. 자기가 결정과 관련이 있다면, 자기로서 우리는 다음과 같이 행동해
야 한다. ① 능동적 주체로서 책임진다. ② 결정이 가져온 결과에 대해 해명하거나 책임진다.
어떤 일을 단호하게 결정하지 못하는 이면에는 자기가 엮이는 것을 싫어하는 마음이 있다. 예를 들어,
좋은 지도자는 나쁜 결정을 두려워하지 않는다는 말을 자주 들어보았을 것이다. 내가 보기에 이 말의
속뜻은 다음과 같다. 그들은 자신(자기)이 연관되는 것을 두려워하지 않으며, 나쁜 결정이 그들 자신
(자아)에게 미치는 함의도 두려워하지 않는다. 그들은 이것을 지도자라면 기꺼이 받아들여야 하는 위
험 가운데 하나라고 생각한다. 그래서 처음부터 끝까지 결정 과정에 참여하고자 한다. 결과와 상관없
이 자신이 내릴 결정을 지지하겠다는 의미다. 결과가 의도한 방향과 다르게 나타난다거나 그럴 가능성
이 있을 때, 결정을 재검토할 가능성을 배제하지도 않는다. 하지만 이런 상황에서도 처음 내렸던 결정
을 부인하지 않는다. 그들은 의사결정 과정 전반에 그리고 최종적으로 관련되어 있다.
우리는 모두 가짜 자기의 매력에 쉽게 빠진다. 가짜의 매력에 지불하는 대가는 자기 유리이고, 거기에
는 해로운 결과가 뒤따른다. 자기 유리는 자기가 자신으로부터 분리되는 것을 의미한다. 자기가 우리
로부터 숨어 있거나 그 반대의 경우다. 따라서 우리는 자기를 찾는 일을 시작해야 하며, 자기가 아무
리 어두운 은신처에 숨어 있더라도 내려가서 찾아야 한다. 여기서 중요한 것은 ‘무엇’을 찾느냐가 아니
라, 그것을 찾기 위해 ‘어떻게’ 노력하느냐다. 그리고 이 노력에서 무엇을 얻거나 배우느냐다.
숨은 능력 끌어내기
자기가 숨어 있을 만한 방들을 더 깊숙이 탐색해 들어갈 필요가 있는데, 현재 탐사 단계에서는 앞으로
의사결정을 이른바 ‘COSARC 피라미드’ 삼각형 안에 존재하는 일련의 상호 연결된 방들로 간주하겠다.
COSARC는 순서를 좀 더 쉽게 기억할 수 있도록 만든 두문자어다. 구체적으로 살펴보자.
창의의 방(Creativity): 의사결정에 관한 책들은 대부분 주어진 선택을 검토하는 일부터 해야 한다고 말
하지만, 내 생각은 다르다. 우리는 사물을 있는 ‘그 자체’로 알 수 없다고 주장하면서 지식을 습득할
때 경험의 역할을 높이 평가하는데, 이 경험은 인간의 감각과 직관에 의존한다. 어떻게 하면 의사결정
에서 직관과 창의성 단계를 최적화할 수 있을까?
[결정 포인트] 의사결정에서 창의성은 직관에 좌우된다. 많은 경우 창의성은 어린아이처럼 생각하려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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결정 수업

노력하면 키울 수 있다. 우리는 성인이 되면 세련된 사고방식이라고 믿는 것들에 애착을 갖지만, 이런
접근법은 너무 복잡할 뿐만 아니라 우리의 직접적이고 깊은 반응을 무시한다. 어린아이의 솔직한 시각
을 되찾으면 깊은 해방감을 느낄 수 있다.
선택의 방(Options): 때때로 우리는 주어진 상황이나 좀 더 넓은 범위의 삶에서 자신에게 더 나은 가능
성이 없다는 허상에 사로잡혀 살아간다. 이렇게 말하면서 말이다. “난 이제 선택의 여지가 없어.” 그런
데 선택지가 전혀 없는 상황이란 없다. 하나의 상황은 많은 가능성으로 이어지는 교차로다. 경우에 따
라 가능성이 보이지 않고 A냐 아니면 B냐 하는 냉혹한 선택 앞에 선 것처럼 느껴질 수 있다. 하지만
창의적으로 검토해보면 A1, A2, A3 등이 드러날 수 있고, 심지어 C, D, E, F도 나타날 수 있다. 이것은
우리가 어떻게 사물을 바라보는가에 달려 있다. 옴짝달싹할 수 없다고 느낄 때, 우리는 다른 사람에게
같은 상황이라면 어떻게 하겠느냐고 물어볼 수 있다. 특히 과거 같은 상황에 처해본 적 있는 사람들에
게 물어볼 수 있는데, 그들의 통찰력은 단순해서 오히려 큰 깨달음을 줄 때가 많다.
선별의 방(Selection): ‘선별’이라는 단어는 2방향으로 움직이는 개념을 포함한다. 우리는 먼저 유사한
사물들을 모으고(legere), 이후에 묶음에서 하나를 제거한다(접두사 se~). 의사결정에서도 한 묶음에서
제거해 제쳐둔 선택들은 추려지고 버려지는 결과를 맞이한다. 가능성이라는 다채로운 색상의 세계에서
뽑혀 만일의 사태라는 흑백 세계로 던져진다. 이것은 ‘결정’이라는 단어의 핵심에서 이뤄지는 ‘잘라냄’
이다. 그렇다면 이러한 행위를 실행할 힘은 어디서 찾을 수 있을까? 답은 분별력이다.
[결정 포인트] 의사결정은 분별력과 관련되며, 개인의 욕구와 우선순위를 아는 것도 분별력에 포함된
다. 활용 가능한 선택들의 세부사항에 너무 초점을 맞추면, 철저한 자기이해에 기반하지 못한 결정, 다
시 말해 결과적으로 결함 있는 결정을 하게 될 수 있다. 지금 위험이 산재한 좁은 항로로 배를 조종하
고 있다고 생각해보라. 가장 관심을 가져야 할 것은 위험 요소가 아니라 선박 자체다. 즉, 선박은 손상
없이 안전해야 하고, 적절한 미래를 향해 나아가야 한다.
행동의 방(Action): ‘액션(행동)’ 단계에서 찍어야 할 장면은 실시간으로 일어난다. 따라서 어떤 방해물
이 있어도 안 되므로 의심은 이 파티에서 환영받지 못한다. 내 생각에는 우리가 ‘행동’에 착수할 때,
의심을 ‘표현’할 여지가 남아 있으면 안 된다. 의심은 창의, 선택, 선별이라는 이전 세 개의 방에서는
머무를 곳이 있겠지만, 행동은 모든 의심을 침묵시킨 뒤에 오는 원동력으로 정의할 수 있다. 행동 단
계에서 의심을 방 안으로 들여보내면 행동은 탈선하고, 우리는 의심과 함께 처음 시작점으로 돌아가게
된다. 그러고 나면 의심은 우리 내면의 협상을 저해하면서 유독한 기운을 풍길 것이다.
의심을 잠재우고 긍정적인 원동력을 창조하려면 무엇이 필요할까? 시릴은 내 어릴 적 친구 중 한 명인
데, 그는 기적적으로 죽을병을 이겨냈고 경험을 통해 변화되었다. 최근에 각자의 반려견과 함께 산책
하며 그가 한 말을 기억한다. “세상은 의심하는 사람들이 만들어가는 게 아니야.” 나는 이 말에 많은
진실이 들어 있다고 생각한다. 마찬가지로 우리 개인의 세계도 의심에서 생겨나지 않을 것이다.
결심의 방(Resolve): 어떤 사람들은 ‘행동’을 결정으로 간주한다. 하지만 ‘결심’이라는 필수 단계가 빠진
결정이 무슨 의미가 있겠는가? ‘결심’은 ‘구매자의 후회’라고 흔히 알려진 행동의 정반대이기도 하다.
전문 소매단체 SDC의 통계를 보면, 상점에서 구매한 제품 중에서 8-9퍼센트는 반품되며, 전자상거래
소매 주문의 25-30퍼센트가 반품된다고 한다. 하지만 나는 구매자의 후회, 좀 더 넓게는 결심 부족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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결정 수업

선택의 순간에 우리가 처하는 약점(‘행동’)을 강조할 뿐만 아니라, 의사결정 피라미드를 지나가는 내내
잠복하고 있을지 모르는 약점 또한 드러낸다고 생각한다. 앞에서 살펴본 4개의 방 중 하나에 자기가
숨어 있거나 갇혀 있을 수 있으므로, 자기를 찾아내어 다시 결정에 참여시키기 위해서는 다음과 같은
질문을 스스로에게 해야 한다. 창의성을 충분히 활용했는가? 충분히 많은 선택지를 만들어냈는가? 내
게 정말 맞는 선택지를 골랐는가? 긍정적으로 그리고 희망차게 행동했는가?
완성의 방(Completion): ‘완성의 방’에도 자기가 숨어들 수 있을까? 이런 일은 우리가 성공적으로 창의
성을 발휘하고, 선택지를 확인하고, 마음에 드는 것을 선택하고, 그것을 행동에 옮기고, 실행되는 것을
지켜보는 상황에서도 일어날 수 있다. 일이 끝난 후에도 그 일에서 벗어나지 못하기 때문에 그런 일이
가능하다. 아니면 일이 ‘거의’ 끝났지만, 완벽함을 추구하기 때문일 수 있다. 혹은 그 일이 절대 끝나지
않을 것이라고 인식하기 때문일 수도 있다.
[결정 포인트] 자신이 해온 일이 이제 끝났지만 인식하지 못하는 사람들을 주변에서 쉽게 찾아볼 수
있다. 힘들고 지긋지긋한 일이 끝났는데도 정신적으로나 감정적으로 여전히 빠져나오지 못하는 경우도
있다. 마침내 다른 일을 시작할 수 있는 흰 도화지를 갖게 되었지만 안도하기는커녕 이미 완성된 작품
에 여전히 미련을 가지고 덧칠을 한다. 효과적인 의사결정을 하기 위해 백지상태로 돌아가려면, 문제
가 종결되었음을 알아야 한다.

의지를 실행으로 이끄는 추진력
의사결정의 핵심 엔진
여기에서는 결단의 모멘텀(momentum)을 다룬다. 즉 의사결정의 엔진에 대해 알아볼 차례다. 모멘텀
은 6개의 의사결정 방을 가로질러 우리의 선택을 실현으로 이끄는 추진력이다. 기원전 3세기 카르타고
의 장군 한니발은 제2차 포에니 전쟁의 주요 전투 가운데 하나인 칸나이에서 승리한 후 목표에 바짝
다가섰다. 이 단계에서 한니발 장군의 최종 승리를 방해할 만한 장애물은 전혀 없어 보였다. 단 한 가
지 중요한 세부사항을 빼고 말이다. 그것은 바로 모멘텀이었다.
한니발은 로마로 진격함으로써 자신의 군대를 거느리고 스페인과 갈리아 지역을 통과해 알프스까지,
더 나아가 이탈리아 남부에서 승리를 쟁취할 때 지닌 결의를 보여줄 수 있었다. 하지만 그는 마지막
로마 공격을 단행하기 전에 카푸아에서 새로 구축한 진지를 재정비하기로 했다. 핵심 참모급 장군 가
운데 한 사람은 로마까지 지체하지 말고 진격해야 한다고 호소했지만, 한니발은 그의 충고를 흘려들었
고, 그 당시까지 쭉쭉 뻗어나가던 기세를 접은 것은 훗날 카르타고의 실패 원인으로 판명되었다.
이 일화가 2천 년이 지난 지금까지 전해지는 것은 우리가 모멘텀을 잃을 때 어떤 위험에 처하는지 알
려주기 때문이다. ‘모멘텀’이라는 단어에 대해 생각해보자. 모멘텀은 속력, 더 정확히는 속도와 관련이
있다. 속도는 속력과 어떻게 다른가? 속력은 스칼라값이고 속도는 벡터값이라는 것이 가장 큰 차이다.
스칼라값은 크기를 나타내고, 벡터값은 크기와 방향을 모두 나타낸다. 다시 말하자면, 다음과 같다. ‘속
력 = 거리/시간, 속도 = 변위/시간’
속도와 비슷한 방식으로 모멘텀은 결정에 이르는 생각의 흐름에 관한 문제다. 이는 6개의 의사결정 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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결정 수업

사이를 지나는 생각의 흐름을 말한다. 모멘텀은 결정의 필요성에서 출발해 결정 그 자체에 이르는 변
위에 관한 문제다. 마지막 방까지 빠르게 통과하는 능력은 우리가 방 하나하나를 차례로 방문하지 않
는다면 무의미하다. 마찬가지로 우리가 같은 방만 계속해서 방문한다면 앞으로 나아갈 수 없으므로 속
력은 무의미해진다. 다시 말해서, 우리가 결정에 이르는 속력은 그 결정으로 가는 흐름이 얼마나 완벽
하게 효율적인가 하는 것에 비하면 부차적인 문제다.
효율적인 의사결정 프로세스
모멘텀을 탐색하는 단계에서 우리는 이동거리보다는 변위를 살펴야 하고, 결국 흐름이 중요하다는 사
실을 확인했다. 모멘텀이 흐름을 창조한다. 그렇다면 모멘텀인 엔진 후드나 보닛을 열었을 때 우리는
무엇을 보게 되는가? 흐름이 내부 어디에서, 어떻게 만들어지는지 한번 생각해보라. 계속해서 기계 역
학적 비유를 들자면, 후드를 열 때 맨 처음 눈에 들어오는 장치는 동력을 차량의 나머지 부분으로 배
분하는 엔진의 핵심 부품인 ‘구동벨트’인데, 이 구동벨트가 다음과 같이 2부품으로 만들어져 있다고 상
상해보자. ‘① 보닛을 열면 즉시 보이는 상단 ② 엔진이 작동할 때까지 숨어 있는 하단’
구동벨트의 상단: 모멘텀 후드는 신경과학자들이 이미 여러 번 열어보았다. 안토니오 다마지오도 그중
한 사람이다. 다마지오는 감정이 느낌으로 이어지고, 그다음에는 생각으로 이어지는 순서를 보여주었
다. 감정은 외부의 자극에 따른 결과지만, 느낌은 감정의 내면화, 다시 말해서 “감정으로 바뀐 실제 신
체의 자각”이다. 이 ‘감정-느낌-생각’ 순서는 우리 가운데 많은 사람이 보여주는 이성을 감정보다 우선
시하는 경향을 바로잡는다는 점에서 기억할 만하다. 다마지오의 ‘감정-느낌-생각’ 순서는 17세기 철학
자 바뤼흐 스피노자의 ‘코나투스’ 개념의 기초가 되는 의지-욕구-욕망 순서를 떠올리게 한다.
스피노자에게 ‘코나투스’는 오직 정신과 관련해서는 의지라고 일컬어지지만, 정신과 육체 모두와 관련
해서는 ‘욕구’가 된다. 그런 다음 의식적으로 경험한 욕구는 ‘욕망’이 된다. 생각(다마지오의 순서)과 욕
망(스피노자의 순서)으로 이어지는 두 가지의 길은 마음과 육체 사이의 상호 작용과 관련이 있다. 이러
한 유사성은 모멘텀을, 궁극적으로는 의사결정을 이해하고자 하는 우리의 현재 탐색에 어떤 방식으로
정보를 주는가? 이 부분에서 스피노자는 아주 매력적인 통찰을 제공한다. 그는 욕망을 ‘자신을 인식하
는 욕구’라고 정의했고, 이것은 우리가 처음에는 몸으로, 그다음에는 마음으로 경험하는 어떤 것에 대
한 의식의 상승을 암시한다. 이것은 우리를 놀랄 만한 확신으로 이끈다.
구동벨트의 하단: 흔히 결정은 ‘판단’의 문제라는 말을 자주 하는데, 나는 의사결정에 대한 좋은 비유
로 사법제도가 작동되는 방식을 들 수 있다고 생각한다. 먼저 증인의 진술이 포함된 증거개시 절차가
있고, 그다음 사실이 제시되고 나면, 판사와 배심원단이 숙고하는 과정이 따른다. 의사결정에 적용해
본다면 증거개시 절차는 감정과 느낌, 욕망을 의식하는 것이다. 그 결과로 나온 생각이 숙고를 거쳐
제시되고, 우리는 최종 결정에 다다를 수 있게 된다. 이것을 우리가 앞에서 구성한 모델, 다시 말해 창
의, 선택, 선별, 행동, 결심, 완성이라는 6개의 방이 있는 COSARC 피라미드와 비교해보면 어떤가?
표면적으로는 ‘논리적인’ COSARC 모델이 먼저 결정하고, 다음에 숙고하는 ‘심리적인’ 감정-느낌-생각
모델을 부정하는 것처럼 보일 수도 있다. 하지만 사실 두 모델 사이에는 중요한 협력 관계가 있다.
사법제도 비유로 돌아가 보자. 결정 형성에 해당하는 증거개시 절차가 감정과 느낌을 생각(또는 결정)
으로 끌어올리는 방법으로 구성된다면, COSARC 피라미드는 숙고를 위한 방들을 제공하고, 이곳에서
우리는 생각을 더욱 세련되게 다듬을 수 있다. 이 내면의 사법재판소에는 COSARC 피라미드로 가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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결정 수업

위한 대기실이 있고, 이곳에서 우리가 결정을 의식적으로 다루기도 전에 결정이 형성된다. 선택을 숙
고할 준비를 의식적으로 마칠 즈음, 우리의 정신은 이미 선택을 마친 상태라는 것을 알 수 있다.
그렇지만 지금 단계에서 우리는 모멘텀, 즉 구동벨트의 절반만 탐색한 상태다. ‘감정-느낌-생각’ 순서
와 이와 유사한 스피노자의 ‘의지-욕구-욕망’ 순서는 둘 다 우리에게 현실화되지 못한 ‘생각’과 충족되
지 못한 ‘욕망’을 남겨준다. 하지만 스피노자는 아직 실제 세상에 적용되지 못한, 충족되지 못한 욕망
과 추상적으로 남아 있는 생각에서 별다른 의미를 찾지 못했다.
그러므로 감정과 행동 사이의 연결고리를 탐색하는 우리는 자기 자신에게 다음과 같이 물어봐야 한다.
이 연결고리에서 잠재적으로 취약한 지점은 어디일까? 우리의 욕망이 행동으로 이어지지 않거나 생각
이 완성되지 않을 경우 연결고리가 끊어지는 지점은 어디일까? 아울러 우리는 어떻게 우리가 원하는
것과 행하는 것 사이(우리의 존재와 삶 사이)의 갈등을 해결할 수 있을까? 마르틴 부버는 이 질문에
대한 답을 그의 책 『인간의 길』에 훌륭하게 써놓았다. 부버에 따르면, 모든 갈등의 진정한 기원은 인
간의 존재와 삶에 대한 3가지 원칙 사이의 본질적 갈등에서 찾을 수 있다. 이 3가지는 ‘생각’의 원칙,
‘말’의 원칙, ‘행동’의 원칙이다. 그는 계속해서 말한다. ‘나와 내 동료들 사이의 모든 갈등의 근원은 내
가 뜻하는 바를 말하지 않고 내가 말하는 것을 행하지 않는 데 있다. …우리의 모순과 거짓말로 인해
갈등이 생기고 통제할 수 없는 상황이 되면서 결국 우리는 노예가 된다. 이후로는 결정적인 깨달음,
즉 ’모든 것은 나 자신과 나 자신을 바로잡겠다는 중대한 결정에 달려 있다‘는 각성 없이 여기서 벗어
날 길은 없다.’ 부버는 자기 자신으로부터 시작하는 것이 중요하다고도 언급했다. 개인에게 초점을 맞
추는 이 일에 우리는 최대한 주의를 기울여야 한다. 그렇지 않다면 우리의 주도권이 약해지면서 우리
가 하는 일 전체가 좌초될 것이기 때문이다.
부버와 함께 이제 우리는 모멘텀 사슬 또는 구동벨트에 관한 봉합지점에 이르렀다. 감정-느낌-생각의
사실이 부버의 생각-말-행동이라는 일련의 순서로 이어지며 마무리되고 있다. 전체 사슬은 다음과 같
다. ‘감정-느낌-생각-말-행동’ 부버는 희곡 〈리어왕〉의 끝 부분에서 알바니 공작이 했던 구원의 말을
그대로 따라 하는 것 같다. “마땅히 해야 할 말은 삼가고, 우리가 느끼는 것을 말합시다.”
또 이 말은 부버가 우리에게 보여준, 매우 중요한 ‘사라진 연결고리’를 강조한다. 그것은 ‘말’이고, 말
은 우리의 생각과 욕망을 표현하고 확인해준다. 생각을 말로 표현한다는 것은 하나의 생각이 감정과
느낌의 흐름에서 현실이라는 세상으로 넘어오는 순간이고, 이것은 인간으로서 우리가 살아가고 공유하
고 있는 그 공간을 차지한다. 이것이 바로 언어다. 이런 과정이 우리의 결의를 실행하는 열쇠다.
모멘텀의 특징이 ‘감정-느낌-생각-말-행동’이라는 사슬을 통과하는 의지의 변위에 있다면, 여기에 생
긴 어떤 분열도 모멘텀을 깨뜨리고 말 것이다. 생각과 말, 행동의 불일치가 가장 큰 원흉이다. 또 감정
과 느낌, 욕망에서 떠나 있는 것도 잠재적으로 치명적이다. 자기로부터 시작하고 ‘그 외의 세상 어떤
것에도 신경 쓰지 말라’는 부버의 권고는 좋은 의사결정의 출발점이 항상 올바른 관계에 위치하고 개
별화된 정신이라는 점을 상기시킨다. 이것은 또한 결정하려고 애쓰는 일이 더 깊은 내면의 긴장과 연
결될 수도 있음을 의미한다. 모멘텀 사슬은 생명력에 역동성을 부여한다. 스피노자와 다마지오는 둘
다 우리의 열정과 욕망이 복종에 길들면 이 생명력이 약해지고, 결국 중단되고 만다는 결론을 내렸다.
우리는 앞에서 두려움이 의사결정을 시작하지도 못하게 막음으로써 얼마나 해로울 수 있는지 살펴보았
다. 그런데 ‘담대함’에 대해 언급하면서 카를 융은 해결책의 시작을 제시한다. 결정의 영역에서 이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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결정 수업

가까운 동의어는 ‘지향성(intentionality)’, 즉 ‘의도적이거나 목적이 분명함’이다. 이것은 모든 흐름의 원
천이다. 지향성은 우리의 의지, 우리의 ‘코나투스’의 가장 순수하고 독창적인 표현이기 때문에 의사결
정에서 매우 중요하다. 두려움을 가라앉히기 위해서는 지향성이 필요하다. 지향성은 우리가 선택한 길
에서 두려움이라는 장애물을 치워주는 에너지다. 그것은 우리의 의지를 드러내고, 동시에 모멘텀의 힘
을 촉발한다. 우리 의지의 힘인 이 에너지를 붙드는 것이 이 책의 마지막 주제다.

후회 없는 결정의 기술
원근법을 활용한 의사결정 모델
고대의 영감은 철학뿐만 아니라, 회화, 문학, 과학 등 다양한 분야에서도 느낄 수 있다. 예로 미술 분
야에서는 선 원근법 개념이 인기를 끌었다. 이것이 의사결정과 어떻게 연관되는지 금세 떠오르지 않는
가? 원근법은 멀리 있는 사물이 작게 보이는 원리에 따라 표현하는 방법이다. 그리고 모두가 알고 있
듯이, 가장 어려운 결정 앞에 섰을 때, 우유부단이라는 교착상태를 벗어나기 위해서는 새로운 관점을
받아들일 필요가 있다. 따라서 원근법이라는 주제는 좀 더 자세히 살펴볼 가치가 충분하다.
한 가지 주목할 만한 예는 예수회 창립자 성 이그나티우스다. 그는 시대의 추세에 저항하면서 반종교
개혁파 지도자 가운데 한 명이 되었다. 그는 가장 순수한 형태의 성경으로 돌아가서 신과 좀 더 직접
적인 연결고리를 확립해야 한다고 생각했다. 그의 ‘영 분별’이라는 개념은 신이 우리의 느낌과 욕망,
생각을 통해 우리 각자와 직접 소통한다는 생각을 바탕으로 한다. 신에게서 나오는 이러한 느낌을 그
렇지 않은 것과 분별하는 것이 이그나티우스가 가르치려는 핵심이다. 우리의 느낌과 생각, 욕구는 어
디에서 나오는가? 이것을 알게 되면 우리가 올바른 결정을 내리는 데 어떠한 도움을 얻을 수 있는가?
이그나티우스는 『영성 수련』에서 이러한 질문들에 답하고자 했다.
전반적으로 이그나티우스의 접근법은 결정을 “모든 관점에서” 바라보고, 그 과정에서 인내하라고 권고
한다. 더불어 그는 모든 결정과 관련해서, 선택 가능한 모든 대안을 검토하되 긍정적인 것과 부정적인
것으로 나누어 목록을 작성하라고 권한다. 이렇게 해도 명확한 결정이 나오지 않는다면, 믿을 만한 주
위 사람들과 상의하면서 자신의 마음을 믿는 법을 배우라고 권한다.
원근법을 적용하는 3가지 기술: 이그나티우스는 『영성 수련』에서 3가지 기술을 제시한다. 첫 번째는
선택 가능한 대안을 객관적으로 검토할 수 있도록 자신과 선호하는 선택 사이에 거리를 두고 “저울의
중심에 있는 것처럼” 생각하는 것이다. 두 번째는 “전혀 모르는 사람인데, (우리가 그에게) 온전히 완
벽하기를 바라고”, 우리와 같은 결정을 내려야 하는 한 사람을 상상해보는 것이다. 그런 다음 그에게
결정에 관한 충고를 해주는 자신을 그려보라고 이그나티우스는 말한다. 세 번째 기술은 자신이 ‘죽음
의 문턱에 있다’고 상상하는 것이다. 듣기에는 불길하지만 내 마음속에 가장 큰 울림을 주는 제안이다.
각각의 제안에서 공통으로 찾을 수 있는 연결고리는 거리와 관점이다. 우리의 선호와 자아, 현재의 자
신으로부터 거리를 두고 좀 더 멀리서 바라봄으로써 명료함과 통찰력을 얻을 수 있다는 것이다.
거리두기: 의사결정과 관련해서 나는 다음과 같은 질문을 제기한다. ‘결정의 맥락에서의 거리는 무엇을
의미하는가?’ 아래 그림과 같이 캔버스 위에 자아와 자기, 결정으로 구성된 삼각형을 놓아보자. 수직축
의 범위는 ‘특이성’(아래쪽)에서 ‘보편성’(위쪽)까지다. 이것은 의사결정 과정이 언제나 한 대상의 특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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결정 수업

성에서 시작하기 때문이다. 그런 다음 우리는 그 대상을 향해 주의를 기울인다. 그럼으로써 대상을 특
이성에서 모든 유사한 대상의 보편성으로 끌어올린다. 이러한 일은 우리가 대상을 다시 결정이 실행되
는 지점인 특이성으로 가져올 때까지 일어난다. 수평축은 어떨까? 왼쪽 끝에는 ‘내용’이 위치한다. 그
리고 오른쪽에는 ‘행동’이 있다. ‘내용’은 이상적이고 본체적이며, 의도된 개념적 측면이다. 반면에 ‘행
동’은 현상 세계에서 대응이 구체화되는 것이다. 행동은 실재의 영역이다.
의사결정 모델: 결정은 그림의 오른편에 위치하는데, 그곳은 결정이 행동으로 이어지는 영역이다. 자아
는 왼편에 위치하는데, 우리가 결정을 내리기
전에 자아가 자기와 더불어 개념 토론을 벌
이기 때문이다. 자기는 가운데에 있는데, 이
곳은 원근법 이론에서 소실점에 해당하는 자
리다. 자아와 결정은 캔버스에서 서로 반대쪽
에 위치할 뿐 아니라, 내 생각에 그들 사이의
거리는 상수다. 자기와 자아 사이의 거리가
변수이며 자기와 결정 사이의 거리는 이와
관련이 있다.
앞에서 자아와 결정 사이의 거리가 상수라고 했는데, 이것은 결정 혹은 결정의 중심에 가까이 가기 위
해 노력하는 시간은 자아가 주도할 경우 시간낭비가 된다는 것을 의미한다. 우리는 절대 이 간격을 좁
힐 수 없다. 다만 그림의 오른편으로 움직이고, 개념적ㆍ이상적 상태(다시 말해, ‘무엇인가가 될 수도
있는’ 상태)에서 최대한 멀리 떨어지면서 현실(‘실제로 무엇인’ 상태)로 다가가는 것만이 우리가 할 수
있는 최선이다. 이 과정에서 자아는 자기를 향해(수평적으로) 나아감으로써 제 역할을 할 수 있다.
자아는 표면에 드러나지 않는 방식으로 이런 일을 할 수 있는데, 이럴 경우 자아가 자기를 위해 사라
진다. 혹은 자아가 스스로를 자기에게 맞추며 역할을 할 수도 있는데, 이것은 결과적으로 결정을 현실
화할 수 있는 최적의 지점에 데려간다. 또한 이것은 ‘무엇이 자아를 위한 것인가?’보다 결정 자체와 결
정의 실현에 집중함으로써 같은 종류의 긍정적 결과를 도출할 수 있다는 점을 의미한다.
[결정 포인트] 자신과 결정 사이에 거리를 유지하고, 그 결정이 내게 유익하면서 올바른 것인지를 판
단하기란 쉽지 않다. 따라서 자아의 요구조건과 자기의 요구조건 사이의 차이점을 알아야 한다. 자아
의 시야는 좁고 근시안이며 단기적이지만, 자기의 시야는 넓고 멀리 보며 장기적이다. 이것은 자아가
잘못됐다는 이야기가 아니다. 자아의 방어막을 내리고 자아를 자기에 맞출 때 좀 더 현명한 결정을 내
릴 수 있다. 자아를 자기의 지혜에, 자기를 자아의 역량에 노출하라. 둘 사이의 긴장을 완화하라.
한편 우리는 그림 감상자와 의사결정자의 공통점을 통해 중심 위치 잡기가 중요하다는 사실을 알 수
있다. 이것은 예술 작품을 감상할 때는 분명해 보인다. 하지만 결정을 내릴 때는, 우리 마음이 너무 많
은 외부 사항에 집착하느라 자신의 온전한 결정을 희생하는 대가로 다른 사람들의 우선순위와 선택을
부지불식간에 받아들인다. 그러므로 자기와 관련해 그리고 당면한 결정과 관련해 자아가 어디 있는지
를 묻기 위해서 자아로부터 한 걸음 물러서는 것은 언제나 가치 있는 일이다. 그리고 자신이 결정의
주인이고, 언제든 자유의지를 발휘할 수 있다고 믿어야 우리는 안심하지만, 모든 결정에는 추측이 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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결정 수업

지하는 몫이 있고, 이것은 삶의 우연성을 반영한다. 더욱이 내적 필요가 우리의 선택을 이끌기도 한다.
그렇다면 우리가 찾는 핵심능력은 완벽한 엄격함과 순수한 논리의 적용이 아니다. 대신에 우연성과 우
리를 움직이는 내적 동기를 갖추고 다른 공간으로 뚫고 나아가는 민첩함이 필요하다.
에필로그
이제 우리는 답하지 않은 질문을 하나 남겨놓았는데, 바로 ‘이제 어떻게 하면 되는가’다. 이 질문을 거
듭해서 하고 이에 답함으로써, 우리는 어려운 선택 앞에 설 때마다 결정의 패턴을 만들어내고, 결국
패턴들의 패턴을 만들어낸다. 그러면서 직조되는 두꺼운 직물은 우리가 자기로 건너가는 다리의 재료
로 쓰인다. 결정은 우리가 더 나은 의사결정자가 될 뿐만 아니라 더 개체화된 존재로 설 수 있도록 돕
는다. 이런 면에서 어려운 결정은 자기와의 관계 부족으로 생긴 문제이자 그 문제에 대한 유일한 해결
책이다. 결정도 우리처럼 일부는 혼돈이고 일부는 질서이기 때문이다. 지속적으로 혼돈과 질서가 공존
하는 구조다. 비유하자면 결정은 칼이자 숫돌이다. 이 둘은 모두 의사결정을 예리하게 만든다.
어려운 결정에 직면할 때마다 앞으로 나아가려면, 다음과 같은 길을 따라가야 한다. 먼저, 우리가 아닌
것을 깎아냄으로써 ‘무엇을 결정할 수 없는가’라는 질문에 답해야 한다. 그리고 수건을 쓰고 보는 것처
럼 흐릿하게 보이는 존재를 드러내기 위해 우리 존재의 표면을 덮고 있는 막을 걷어내야 한다. 이 일
을 반복함으로써 패턴을 만들어낼 수 있고, 이 패턴이 우리의 길이 된다고 믿는다. 이 길에서 우리는
다시, 다시, 또다시 찾기 위해 노력해야 한다는 진리를 발견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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결정 수업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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