마리온 라부, 니콜라스 데프렌스 지음 / 미디어숲
이 책은 핀테크가 등장한 배경부터, 핀테크 기술의 활용 사례, 금융 포용과 경제 성장의 문제, 공공 행
정에 미칠 영향, 그리고 금융 혁신 트렌드의 최첨단에 서 있는 가상 화폐에 대해 이야기한다. 저자들
은 핀테크가 우리 사회에 어떤 영향을 미치고 있는지, 앞으로 미래의 디지털 금융이 어떤 모습으로 다
가올지를 분석하고, 풍부한 사례와 이론을 들어 핀테크 혁신이 불러올 변화를 다채롭게 보여 준다.
부를 재편하는 금융 대혁명
마리온 라부, 니콜라스 데프렌스 지음
▣ 저자 마리온 라부, 니콜라스 데프렌스
마리온 라부 런던에 소재한 도이치뱅크의 수석 이코노미스트이자 하버드대학에서 강의를 하고 있다.
유럽위원회, 국제통화기금, 룩셈부르크 중앙은행, 바클레이즈 등을 포함한 민간과 공공 부문에서 통화
정책과 관련하여 광범위한 경험을 쌓았다. 미국보험계리사협회에서 대상을 받았고, 《레브방크》는 그
녀를 금융계의 떠오르는 스타로 지명했다. 또한 《비즈니스 인사이더》는 ‘암호 화폐의 마스터마인드’
라고 언급했다.
니콜라스 데프렌스 컨설턴트, 투자자, 기업가 및 강사로 활동하고 있다. 와인 전자 상거래 플랫폼인
‘르 그랑베흐’의 설립자이며, 벤처 투자자로서 알더모어 은행 설립에 참여했으며, 글로벌 컨설팅 회사
인 맥킨지와 함께 유럽, 아프리카, 북미 및 아시아 지역의 디지털 은행 프로젝트에 참여해 활약했다.
▣ Short Summary
대한민국은 일본과 더불어 금융 접근성이 세계에서 가장 좋은 국가다. 누구나 은행 계좌를 가지고 있
으며, 언제 어디서든 은행 지점을 방문할 수 있다. 하지만 세계은행에 따르면 전 세계 성인 인구 17억
명이 예금과 같은 기본적인 금융 서비스조차 이용할 수 없는 금융 소외 상태에 있다고 한다. 바로 이
럴 때 신의 자비로움처럼 등장한 것이 디지털 금융인, 핀테크다. 핀테크 혁명이라 불리는 IT 기술과 금
융과의 결합은 더 많은 사람이 간편하게 금융 서비스를 누릴 수 있게 한다.
지난 수십 년간 디지털 기술은 금융을 완전히 바꾸어 놓았다. 현재 전 세계의 금융가는 블록체인 혁명
이 진행 중이고, 코로나 팬데믹이 디지털 전환을 앞당기면서 금융 혁명의 속도는 더욱 빨라지고 있다.
그리고 결국 이는 경제 불평등을 해소하고 부를 재편할 대혁명으로까지 이어질 조짐이다.
이 책은 핀테크가 등장한 배경부터, 핀테크 기술의 활용 사례, 금융 포용과 경제 성장의 문제, 공공 행
정에 미칠 영향, 그리고 금융 혁신 트렌드의 최첨단에 서 있는 가상 화폐에 대해 이야기한다. 저자들
은 핀테크가 우리 사회에 어떤 영향을 미치고 있는지, 앞으로 미래의 디지털 금융이 어떤 모습으로 다
가올지를 분석하고, 풍부한 사례와 이론을 들어 핀테크 혁신이 불러올 변화를 다채롭게 보여 준다.
총 9장으로 구성되어 있으며, 1장에서는 저성장, 공공 부채 누적, 고령화로 인한 연금 부채, 고용 없는
성장 등 밀레니얼 세대가 마주한 경제 환경을 개관한다. 그리고 2~4장에서는 핀테크가 어떻게 세상을
바꾸어 놓는지를 설명한다. 그리고 5~7장에서는 개발 도상국이 극복해야 할 문제를 다루고, 아울러
핀테크가 다른 인프라와 함께 어떻게 발전하는지, 또 정부가 어떠한 인프라를 구축해야 하는지에 대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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부를 재편하는 금융 대혁명
서도 알아본다. 그리고 8~9장에서는 지급 결제 시스템 및 디지털 통화에 대해 살펴본다.
▣ 차례
들어가며 우리의 삶을 바꾸는 금융 혁명
옮긴이의 말 모두를 위한 새로운 금융의 탄생
1장 금융 위기의 직격탄을 맞은 MZ세대
위기에 처한 서브프라임 세대 / 직장이 없는 시대, 긱 이코노미 / 아직 금융 위기는 끝나지 않았다
2장 디지털 금융 시대, 은행의 운명
네 번에 걸친 산업 혁명 / 금융계의 이단아, 핀테크
은행, 디지털로 변신하다 / 새로운 금융 비즈니스의 등장
은행의 운명은 어떻게 될까? / 다음번 금융 위기는 실리콘 밸리에서 시작된다
3장 자산 관리는 로보 어드바이저에게
점점 불안해지는 경제 환경 / 로보 어드바이저의 시대 / 앞으로 사람들은 어떻게 돈을 관리할까?
4장 공공 서비스와 핀테크의 만남
정부도 디지털 혁신을 피할 수 없다 / 전자 정부는 어떻게 만들어질까?
블록체인이 행정을 획기적으로 바꾼다 / 플랫폼 비즈니스와 블록체인이 만나면
5장 불평등과 금융 소외 문제를 푸는 해법
경제 성장과 불평등, 그리고 기술의 관계 / 디지털 기술로 금융 포용을 달성한 국가들
개발 도상국이 핀테크 인프라를 구축하려면?
6장 금융 서비스에 소외된 사람들
왜 금융 포용이 중요한가? / 금융 소외가 야기하는 문제들
금융 포용을 실현하는 핀테크 혁신 / 현금 경제에서 디지털 경제로
7장 디지털 인프라가 경제 성장을 촉진한다
정부와 경제가 서로 윈윈하는 법 / 핀테크와 금융 서비스의 유형
성공적인 핀테크 생태계를 위한 비결 / 더욱 복잡해지는 규제
데이터 사용과 금융에 관한 윤리
8장 현금 없는 사회를 향해
화폐의 역사를 보면 미래가 보인다 / 현금 없는 사회를 향한 움직임
결제와 스마트폰 / 디지털 시대에는 데이터가 돈이다 / 새로운 결제 방식
지갑 없는 세상, 경제 전쟁에서 누가 승리할까?
9장 모든 것을 변화시키는 디지털 화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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부를 재편하는 금융 대혁명
디지털 화폐의 디커플링 / 암호 화폐에 대한 생각 차이
암호 화폐를 사용할 것인가, 말 것인가
규제가 필요한 암호 화폐 / 중앙은행이 직접 디지털 화폐를 발행한다면?
세계는 지금 CBDC 준비 중 / CBDC는 화폐를 대체할까? / CBDC가 은행을 바꾼다
경험하지 못했던 새로운 금융 혁명이 온다
나가며 국경을 넘나드는 금융의 미래를 대비하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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부를 재편하는 금융 대혁명
부를 재편하는 금융 대혁명
마리온 라부, 니콜라스 데프렌스 지음
금융 위기의 직격탄을 맞은 MZ세대
아직 금융 위기는 끝나지 않았다
밀레니얼 세대는 이전 세대와는 완전히 다른 경제적 환경 속에서 사회로 진출하고 있다. 그 결과, 밀
레니얼 세대가 금융 제도의 혜택을 받을 가능성은 매우 낮다. 이들은 대출을 받기도 어려우며, 소득도
불안정해 저축할 수 있는 여력도 매우 낮다. 한편 글로벌 금융 위기 이후 은행 규제가 강화됨에 따라
은행의 건전성은 훨씬 강화되었다. 따라서 저신용자에게 더 많은 금융 서비스를 제공하는 ‘금융 포용’
기능은 약해질 수밖에 없었다. 심지어 선진국에서도 상당수 사람이 금융 서비스를 받지 못하고 있다.
믿을 수 없을 만큼 많은 인구가 금융권의 혜택을 받지 못하는 것은 단순한 위태로움이 아니다. 가장
원초적이며 근본적인 위험이다. 더욱 놀라운 것은 금융 소외층들이 아직 접해 보지도 못한 금융은 이
들이 다가설 틈도 없이 이미 새로운 변화를 모색하고 있다는 것이다.
디지털 금융 시대, 은행의 운명
네 번에 걸친 산업 혁명
오늘날의 디지털 시대를 열기까지 서구 사회는 세 번의 산업 혁명을 거쳤다. 1차 산업 혁명은 18세기
유럽에서 일어났다. 풍부하고 값싼 석탄과 제도적 환경이 결합되어 기계화의 진보를 이루는 조건이 되
었고, 이러한 조건은 금융 개혁과 함께 리즈의 마셜 밀과 같은 큰 공장과 기업, 그리고 현재 상용화되
고 있는 주식 시장의 출현으로 이어졌다. 2차 산업 혁명은 19세기 말부터 20세기 초까지 미국에서 일
어났다. 미국은 내연 엔진, 전기, 전신을 발명하고, 자동화된 조립 라인을 통해 대량 생산 시대를 열었
다. 한편 미국의 철도망도 사회 변화를 이끄는 데 한몫했다. 철도는 소비자 주도의 경제를 낳았으며
농촌에서 도시로의 인구 대이동을 불러일으켜 대도시를 탄생시켰다.
이후 일어난 3차 산업 혁명은 20세기 중반에 시작되었다. 바로 자동화와 전산화였다. 이 시기에는 자
본 시장이 급격히 발전했으며, 인간의 창의성과 무형의 아이디어를 보호하는 지식 재산권이라는 개념
이 1960년대 세계지적재산권기구에 의해 정립되었다. 그리고 이러한 제도적 인프라를 기반으로 IBM,
마이크로소프트, 애플, 구글과 같은 글로벌 IT 기업들이 설립되었다.
4차 산업 혁명은 디지털 혁명: 이제 4차 산업 혁명의 시대가 도래했다. 4차 산업의 혁신을 이끄는 가장
큰 도구는 인터넷이다. 인터넷은 30년 만에 전화, 라디오, 텔레비전, 인쇄 매체, 우편 시스템 등 과거의
통신 기술을 완전히 대체했고 소통 방식의 변혁을 만들었다. 기업들은 과거처럼 오프라인 매장에만 집착
할 필요가 없어졌다. 온라인 쇼핑 시장이 급속도로 성장했기 때문이다. 전자 상거래를 통하면 지리적 제
약도 없으며, 글로벌 시장으로 바로 진입할 수 있다. 이것이 바로 4차 산업 혁명의 핵심이다. 한편 오늘
날의 디지털 혁명은 모두 인공 지능이 이끌고 있다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그리고 디지털 혁명은 금융업
에까지 영향을 미치고 있다. 새로운 디지털 기술로 전통적인 금융을 대체하는 것을 ‘핀테크’라 부르는데,
이 기술은 기업과 정부, 개인이 업무를 처리하는 방식을 완전히 바꾸어 놓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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부를 재편하는 금융 대혁명
금융계의 이단아, 핀테크
세계 경제에서 핀테크의 영향력이 본격화된 것은 2007~8년에 일어난 글로벌 금융 위기부터다. 21세기
초의 금융 위기는 은행을 규제하는 방식뿐만 아니라, 은행 조직과 은행의 운영 방식 등 금융 산업에
관한 전통적 방식을 모조리 바꾸어 버렸다. 기존 금융 시스템에 서서히 균열이 생기자 일부 투자자들
은 새로운 금융 서비스에 관심을 기울이기 시작했는데, 이렇게 태어난 것이 바로 ‘핀테크’이다. 핀테크
산업은 서서히 부상해 스트라이프(Stripe, 온라인 결제), 소파이(SoFi, 대출 플랫폼), 알리페이(Alipay,
중국의 온라인 결제) 등과 같은 기업이 주목을 받기 시작했다. 핀테크는 그동안 금융 산업이 진출하지
못했던 미지의 영역을 새롭게 개척하는 파격적인 금융이었다.
금융을 뒤흔들 4가지 핵심 기술: 글로벌 금융 위기로 금융 회사들이 위축되자, 많은 핀테크 기업은 금융
시장에 진출할 기회를 엿보기 시작했다. 이로 인해 지난 10년 동안 전 세계적으로 핀테크 회사에 대한
투자는 크게 증가하게 되었다. 한편 세계적으로 핀테크 투자가 집중된 나라는 중국과 미국이다. 아시아권
에서의 핀테크 투자는 주로 중국에 집중되었는데, 중국은 새로운 기술 도입에 무척 발 빠른 모습이라 AI
기술에서도 앞서 나갔다. 중국에서 핀테크 기업이 급성장할 수 있었던 것은 전통적인 금융 회사의 역량이
저조했기 때문이다. 참고로 핀테크가 강조하는 4가지 핵심 기술은 다음과 같다.
[인공 지능(AI)] 금융 전문가가 하던 일은 이제 컴퓨터 알고리즘이 대체하고 있다. 컴퓨터 알고리즘은
더 저렴한 비용으로 더 우수한 품질의 더 다양한 금융 상품을 개발하기도 한다. 머신 러닝과 빅 데이
터를 활용한 새로운 핀테크 기업이 등장하고 있고, 고빈도 거래나 로보 어드바이저를 활용한 고객 서
비스 등도 인공 지능을 활용한 새로운 금융 서비스로 주목받고 있다.
[사이버 보안(Cyber security)] 인공 지능이 발전함에 따라 사이버 보안이 중요해졌다. 2017년 기준, 사
이버 보안 분야의 스타트업 중 1억 달러 이상 규모의 투자를 받은 사례는 10건이며, 총 552건의 거래
를 통해 77억 달러가 사이버 보안 분야에 투자되었다.
[블록체인(Blockchain)] 블록체인 기술은 중앙 관리자 없이 분산되어 있는 컴퓨터 네트워크에서 금융
(또는 기타 여러 가지) 거래를 기록하는 디지털 장부 기술이다. 2016년, 금융 회사들은 금융의 미래를
변혁시킬 수 있는 블록체인 기술에 열광했지만, 점차 사람들은 이 기술을 냉정하게 평가하고 있다. 다
만 여전히 대부분 대형 금융 회사 그룹들은 블록체인이 금융 산업을 바꿀 잠재력이 있다고 믿고 있다.
일부 국가의 중앙은행들은 블록체인 기술에 기반한 디지털 통화 발행을 시도하고 있다.
[인슈어테크(Insurtech)] 인슈어테크란 디지털 기술과 보험사의 활동을 결합하는 새로운 서비스다. 인
슈어테크 기업들은 B2C와 같은 소비자 부문(개인, 회사, 전문가)뿐만 아니라, B2B와 같은 기업 부문
(보험사, 보험사 은행, 사회 보장 그룹)에 서비스를 제공한다. 인슈어테크 기술이 만드는 새로운 보험
서비스는 보험 계약을 둘러싼 모든 이해관계자, 즉 보험 가입자, 중개업체, 보험사, 재보험사 등의 영
업 방식과 보험 계약 방식을 완전히 바꾸어 놓을 것으로 보인다.
은행의 운명은 어떻게 될까?
단기적으로 은행과 카드사 같은 금융 회사들은 사라지지 않을 것이다. 여전히 선진국에서 가장 대중적
인 결제 수단은 은행 계좌와 신용 카드이기 때문이다. 신용 카드에 익숙한 우리의 결제 문화를 바꾸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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부를 재편하는 금융 대혁명
데는 오랜 시간이 걸릴 것이다. 게다가 대부분의 신용 카드는 은행 계좌와 연결되어 있어서 현재로서
는 은행이 사라질 가능성은 적다. 또한 금융업은 매우 강한 규제가 적용되는 산업이다. 이로 인해 혁
신적인 핀테크 스타트업이 금융 산업의 중심에 진입하기에는 매우 어려워 보인다. 따라서 전통적인 은
행은 여전히 금융 산업에서 중요한 역할을 할 것이다. 그렇다고 안심하고 있을 상황은 아니다. 변화가
없다면 왕좌의 자리는 언제든 빼앗길 수 있기 때문이다.
디지털 전환이 시급한 은행: GAFA 기업들은 다량의 고객 데이터를 수집해 이를 바탕으로 고객 맞춤형
마케팅과 같은 새로운 사업 모델을 구사하기도 하는데, 이러한 환경 속에서 은행이 경쟁력을 유지하기
위해서는 디지털 전환이 절실해 보인다. 만약 독자적인 디지털 전환이 어렵다면 기술 기업과의 더 많
은 파트너십이 필요하다. 그렇지 못한다면 은행은 궁극적으로 시장의 뒤로 물러날 수밖에 없다. 장기
적으로는 핀테크가 은행을 완전히 대체할 수도 있다. 미국의 ‘카카오페이’라고 할 수 있는 핀테크 기업
벤모(Venmo) 사용자는 4천만 명에 달하는데, 이는 많은 사람(특히 밀레니얼 세대)이 금융 업무를 하
는 데 핀테크 기업을 완전히 신뢰하고 있다는 것을 보여 준다.
금융 상품의 제조와 판매가 분리될 가능성: 앞으로 금융 산업은 미국의 자동차 산업 구조와 유사해질 가
능성이 있다. 미국의 경우 자동차를 판매하는 딜러와 자동차 제조업체로 분화되었는데, 일부 딜러들은 하
나의 자동차 브랜드만을 판매하는 전속 딜러이지만, 다른 딜러들은 여러 브랜드의 자동차를 판매하기도
한다. 그런데 점차 여러 브랜드의 자동차를 판매하는 딜러가 많아지자 자동차 판매업자들은 자동차 제조
사로부터 독립하게 되었다. 금융도 마찬가지다. 금융 상품의 제조와 판매가 분리될 가능성이 있다. 핀테
크는 판매를 담당하고, 은행은 금융 상품을 제조하고 관리하는 ‘공장’으로 변모하는 것이다.
은행들은 자동차 공유, 전자 상거래 등 다른 분야의 기업과 제휴하여 다양한 서비스를 제공할 수 있어야
한다. 예컨대 앞으로는 은행의 고유 업무였던 대출을 아웃소싱하는 상황이 올지도 모른다. 은행보다 고객
을 더 잘 파악하고 있는 플레이어들(예로 아마존, 알리페이)에게 대출 및 신용 평가를 맡기는 것이다. 고
객에 대한 더 많은 정보를 가지고 있는 회사들과 제휴하면, 은행들도 더 적은 위험으로 돈을 빌려줄 수
있다. 즉 핀테크 기업들과 은행은 전환의 시기에 상호 보완적인 기능을 할 수도 있다.
기술을 활용하는 은행만이 살아남는다: 은행과 핀테크 기업의 통합이나 제휴는 두 기업의 문화 차이로 인
해 쉽지만은 않을 것이다. 많은 은행도 이러한 문제를 인식하고 있다. 그래서 은행들은 미래 은행업에서
핵심 역량이 되는 영역(빅 데이터, 인공 지능, 클라우드 스토리지, 자동화, 사물 인터넷, 블록체인)에 대
해서는 내부 연구소를 설립해 역량을 기르기도 한다. 만약 자체적 혁신 시도가 성공한다면 이런 방식의
연구 개발이 확대될 것으로 보인다. 향후 10년 뒤 글로벌 금융 시장을 지배하는 은행은 아마도 새로운
기술을 가장 잘 활용하는 은행이지 결코 금융 상품을 잘 만들어 내는 은행은 아닐 것이다.
자산 관리는 로보 어드바이저에게
로보 어드바이저의 시대
확실하고 우수하고 빠르고 강한 ‘로보 어드바이저’: 인공 지능은 여러 영역에서 인간을 이겨 나가고 있
다. 대표적인 것이 체스나 바둑과 같은 영역이다. 그럼 자산 관리 분야는 어떨까? 인공 지능이 주식
트레이더와 펀드 매니저도 이길 수 있을까? 펀드 매니저를 대체할 인공 지능을 우리는 ‘로보 어드바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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부를 재편하는 금융 대혁명
저’라 부른다. 자산 관리 로보 어드바이저는 실제 로봇의 형태가 아니다. 컴퓨터 알고리즘을 사용해 금
융에 관해 조언하고, 투자 포트폴리오를 관리하는 온라인 서비스다. 로보 어드바이저는 비대면인 온라
인으로 사람들에게 투자 자문 서비스를 제공한다. 고객들은 투자 위험에 대한 태도, 나이, 은퇴 예상
시점, 현재 보유한 금융 자산 등에 관한 설문지를 작성한다. 그러면 로보 어드바이저는 자산 현황, 소
득 수준, 조세 제도, 투자 목표, 위험에 대한 태도 등과 같은 정량화 가능한 요소를 분석하고, 각 고객
의 재무 목표에 가장 알맞은 포트폴리오를 추천한다. 로보 어드바이저가 제공하는 투자 자문은 다양한
형태로 이루어진다. 고객들의 기존 금융 자산을 관리하는 프로그램일 수도 있고, 연금 투자에 집중하
는 프로그램일 수도 있다. 또는 개인의 채무 상환을 통해 부채 부담을 줄여 주는 프로그램일 수도 있
고, 더 사소한 금융 문제에 대한 조언을 제공할 수도 있다. 로보 어드바이저는 단독으로 존재하는 독
립형 프로그램일 수도 있고, 다른 투자 자문 인력을 보조해서 서비스를 제공할 수도 있다.
앞으로 사람들은 어떻게 돈을 관리할까?
대세로 자리 잡을 디지털 자산 관리: 지난 10년 동안 부의 불평등은 가파르게 심화했다. 자본 수익률이
노동 수익률보다 높다면 불평등은 악화될 수밖에 없다. 많은 사람이 효과적인 자산 관리를 받을 수 없
기 때문에 일반인들은 더 적은 자본 수익률을 얻게 된다. 그러나 로보 어드바이저의 등장으로 ‘게임의
규칙’이 완전히 달라질 것이다. 젊은 세대가 핀테크에 개방적인 만큼 앞으로 로보 어드바이저의 역할이
확대되고, 금융 교육도 대중화되며, 중ㆍ저소득층 간의 부의 불평등은 감소하게 될 것이다.
이제는 대중들도 효과적인 자산 관리 서비스를 바탕으로 다양한 투자 상품에 접근할 수 있다. 또한 개인
적인 재무 상황에 맞는 개인 맞춤형 투자 솔루션을 누릴 수도 있다. 한편 로보 어드바이저는 수수료율이
낮을 뿐만 아니라, 최소 가입 금액 요건과 같은 가입 장벽도 없다. 한마디로 고액 자산가들만이 누리던
자산 관리 서비스가 대중화되는 것이다. 전문가들은 로보 어드바이저 산업이 2024년까지 1조 2천억 달
러까지 성장할 것으로 예상한다. 만약 로보 어드바이저 산업이 성장한다면 핀테크 기업은 금융 교육이나
디지털 금융 서비스에 더 많이 투자할 것이다. 이는 다시 로보 어드바이저나 디지털 금융 서비스 산업을
성장시키는 선순환을 야기한다. 금융 투자 접근성을 높이는 것은 저소득층에게 저비용의 금융 서비스를
제공할 수 있기 때문에 불평등을 완화하는 데도 중요한 역할을 하리라 기대된다.
공공 서비스와 핀테크의 만남
정부도 디지털 혁신을 피할 수 없다
21세기 정부가 일하는 방식: 세상은 빠르게 변화하고 있고 현재 우리는 그 혼란의 한가운데에 있다.
정부도 효율적인 서비스를 지속적으로 제공하기 위해 거대한 변화를 경험해야 한다. 아마도 그 중심에
는 디지털화된 정부가 존재할 것이다. 당신이 여권을 갱신해야 하는 상황을 상상해 보자.
완전한 디지털 정부라면 컴퓨터와 인터넷만으로 여권을 갱신할 수 있다. 정부 홈페이지 계정에 로그인
해서 서식을 작성하고, 증빙 서류만 첨부하면 되기 때문이다. 모든 서식을 일일이 작성할 필요도 없다.
정부는 이미 당신에 대한 개인 정보를 알고 있기 때문에, 기본 정보들은 미리 자동으로 채워져 있을
것이다. 신원 인증도 비대면으로 이루어진다. 컴퓨터 카메라를 통해 얼굴을 인식시키거나, 홍채 스캔
소프트웨어를 사용할 수도 있다. 아니면, 마이크를 사용한 음성 인식으로 신원을 증명할 수도 있다. 그
리고 카메라에 손가락을 대고 지문을 기록한다. 그러면 인증 번호와 바코드가 포함된 PDF 여권 파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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부를 재편하는 금융 대혁명
을 다운받을 수 있다. 이렇게 하는 데 10분밖에 걸리지 않는다.
이것은 영화 속 모습이나 그저 상상 속 미래 사회의 모습이 아니다. 오늘날 두바이의 모습이다. 2018
년 두바이 정부는 ‘스마트 두바이 오피스’를 구현하기 위해 ‘두바이 페이퍼리스 전략(Dubai Paperless
Strategy)’을 시행해 왔다. 2022년부터 두바이의 공공 기관에는 종이 문서가 사라진다. 만약 경찰관이
누군가의 운전면허증, 여권, 과거 기록 등이 필요하다면 서버를 통해 열람할 수 있다.
문자 메시지로 세금을 납부할 수도 있다. 사람들은 근로 소득세, 사업 소득세, 재산세, 부가 가치세 등 다
양한 세금을 납부하고, 고속 도로를 통행할 때는 통행료를 납부한다. 그런데 세금과 공과금을 납부할 때
복잡한 서류 작성이나 번거로운 계좌 이체 과정이 필요하다. 그러나 이러한 절차 대신 스마트폰의 버튼만
누르거나 문자 메시지를 보내기만 한다면 얼마나 편할까? 이 모습은 많은 유럽 국가의 현재 상황이다.
스웨덴에서는 이러한 서비스가 출범한 지 10년이 넘었다. 루마니아에서도 모바일 앱을 통해 지방세를 납
부하고 있다. 터키에서도 관세를 SMS 문자 서비스로 처리하는 서비스가 개시되었다.
이번에는 사회 복지 자금의 수급이 디지털화된 국가를 상상해 보자. 모든 개인 정보는 정부 데이터베
이스에 저장되어 있기 때문에, 복지 서비스를 신청할 때마다 같은 정보를 반복해서 작성할 필요가 없
다. 이것은 실제 인도의 현실이다. 인도 정부는 보조금 지급을 디지털화하기 위해 세계에서 가장 큰
생체 인식 시스템인 아드하르(Aadhaar, 우리나라의 주민 등록증과 같은 것으로, 디지털화된 신분증에
해당함)를 개발했다. 아드하르는 보조금 지급에만 사용되지 않는다. 인도인들은 아드하르를 통해 금융
서비스, 출석 관리, 여권 발급, 선거 명부 작성, 기타 신분증 발급 등의 업무를 처리하고 있다.
이제는 새로운 회사 설립과 운영이 모두 온라인으로 가능하다고 상상해 보자. 온라인으로 법인을 등록
하고, 세금을 납부하고, 대금을 결제하는 것이다. 이 역시 이미 에스토니아에서는 실현되고 있는 상황
이다. 에스토니아는 전 세계 모든 사람을 대상으로 한 신분증인 ‘e-레지던시(e-Residency)’를 최초로
발급한 국가다. EU 시민들은 e-레지던시로 손쉽게 기업을 설립하고 운영할 수 있게 되었다. 에스토니
아 정부에 따르면 e-레지던시 소지자들은 전 세계 어디에서나 온라인으로 회사를 설립하고, 은행 서비
스 및 페이팔과 같은 온라인 결제 서비스를 이용할 수 있다. 회사를 원격으로 경영할 수도 있다. 문서
에 서명하거나, 암호화하여 전송하고, 세금을 간편하게 신고할 수 있다. 심지어는 여행하는 동안에도
온라인으로 회사를 운영할 수 있으며, 해외로 주소지를 옮기더라도 회사가 유지된다.
전자 정부는 어떻게 만들어질까?
즉각적인 디지털 서비스가 지속적으로 발전하면서 시민들이 공공 행정에 기대하는 바도 커졌다. 사람들
은 빠르고, 언제 어디서나 접근 가능하고, 간편한 서비스를 원하기 때문이다. 이러한 니즈에 부응하기 위
해서는 무엇보다 공공 서비스의 제공 과정을 재검토해야 한다. 즉, 공공 서비스 자체보다 그 서비스가 어
떻게 누수 없이 국민들에게 전달되는지를 살펴봐야 한다는 뜻이다. 전자 정부(E-government) 또는 전자
행정(E-administration)은 정보 통신 기술(ICT)을 사용해 공공 서비스를 개선하는 것을 말한다. 그러나 전
자 행정은 인터넷으로만 구현되지 않는다. 전자 행정을 실현하기 위해서는 매우 다양한 기술이 필요하다.
위치 정보와 무선 통신망을 결합한 텔레매틱스(Telematics), 근거리 통신(NFC), 블루투스(Bluetooth) 또
는 사물 인터넷(IoT)과 같은 다양한 기술이 필요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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부를 재편하는 금융 대혁명
불평등과 금융 소외 문제를 푸는 해법
경제 성장과 불평등, 그리고 기술의 관계
금융 발전이 불평등을 해소한다: 신흥국들이 소득 불평등을 줄이기 위한 방법으로 선택한 것은 일자리
와 산업 구조의 개편 외에 또 하나가 있다. 바로 핀테크를 통한 금융 접근성 확대다. 이탈리아의 금융
경제학 교수인 토스텐은 금융 발전이 소득 분배에 미치는 영향을 연구했는데, 이 연구에 따르면 금융
이 발전할수록 소득 불평등이 완화되며, 소득은 더욱 빠르게 증가하는 경향이 있다고 한다.
핀테크는 금융 서비스에 대한 접근성을 개선해 생산성과 소득 수준을 높일 수 있는 잠재력을 가지고
있다. 이를 통해 저소득층은 중산층이 될 수 있고, 정부의 통제를 받지 않는 비공식 부문의 일자리가
과세와 통제가 이루어지는 공식 부문으로 전환될 것이다. 게다가 과세를 통해 정부의 재정 수입이 확
보되면 정부는 재분배 정책을 적극적으로 추진할 수 있다.
핀테크의 또 다른 이점은 신흥 경제국의 경우 기존 인프라와 충돌 없이 채택할 수 있다는 점이다. 개
도국은 지난 100년 동안 선진국들이 건설한 값비싼 기반 시설을 뛰어넘을 수 있는 첫 번째 수혜자가
될 수 있을 것이다. 남아프리카 공화국(이하 남아공)은 기존 인프라를 뛰어넘은 대표적 사례다. 남아공
에서는 엠페사 모바일 지갑 서비스를 통해 선불 방식의 전자 결제 수단이 빠르게 확산하고 있다.
디지털 인프라가 경제 성장을 촉진한다
정부와 경제가 서로 윈윈하는 법
정부가 제대로 일하려면 인프라 구축이 먼저: 정부가 효과적으로 일하기 위해서는 금융 인프라 구축이
우선되어야 한다. 제대로 된 금융 인프라가 없다면 정부의 공공 서비스를 효과적으로 저소득층에 전달
하기 어렵기 때문이다. 세계은행에 따르면 브라질에서 사회 보험 서비스에 가입된 사람들은 약 30%다.
그러나 소득 하위 20%에서는 가입된 사람이 약 12%에 불과하다.
사회 복지 프로그램은 기초 인프라(기본 편의 시설, 도로, 전기, 수도, 초등 및 중등 교육, 기본 건강
관리, 공중 보건 서비스 포함, 내부 보안)가 갖추어졌을 때 효과를 발휘한다. 그런데 공식적인 신분증
도 대표적인 인프라 중 하나다. 신분증이 없어 제대로 된 실명 확인이 불가능한 상황이라면, 공공 서
비스의 보급이 원활히 이루어지지 못할 것이다. 실제로 개도국에서 이러한 일은 비일비재하다. 따라서
수급 대상자가 누구인지에 대한 기초 데이터를 수집하는 것이 소득 재분배 정책의 첫걸음이다.
한편 관료들의 부패도 소득 재분배를 가로막는 장애물이 되는데, 관료들의 부패는 재분배 정책으로 인
한 정책 효과를 무위로 만들어 버릴 정도로 막대한 손실을 초래한다. 비도덕적인 관료들로 인해 복지
자금이 엉뚱한 곳에 전달되기도 하고, 자신의 호주머니로 들어가기도 한다. 만약 정부가 저소득층에
대해 복지 서비스를 효과적으로 전달하고자 한다면 이러한 문제부터 해결해야 할 것이다. 그런데 바로
핀테크가 이러한 문제의 해결책이 될 수 있다.
핀테크와 금융 서비스의 유형
정부 보조금 지급이 디지털화된다면: 핀테크는 정부와 개인을 직접 연결할 수도 있다. 임금 지급, 연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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부를 재편하는 금융 대혁명
지급, 건강 보조금, 실업 수당, 장애 수당 등은 G2P(Government to person) 애플리케이션으로 지급 가능
하다. 그런데 공공 지원금을 디지털화하면 저소득층의 사회 복지 프로그램 등록을 간편하게 할 수 있으며,
정부 입장에서도 G2P 앱을 더욱 널리 보급하는 효과를 얻는다. 예컨대 남아공 정부는 복지 자금을 현금
으로 지급할 때보다 40% 저렴한 비용이 드는 디지털 방식을 채택했다. 비용이 저렴해지자 서비스의 수
혜 계층이 확대되었고, 금융 소외 계층의 60%가 복지 자금을 추가로 받을 수 있게 되었다. 또 사회 복지
자금의 디지털 지급이 보편화하자 공과금 이체와 같은 새로운 서비스도 생겨났다.
한편 공공 보조금의 디지털화는 은행 계좌를 폭넓게 보급할 가능성도 크다. 왜냐하면 전 세계적으로
볼 때, 약 8천만 명은 정부 보조금 수령을 위해 은행 계좌를 최초로 개설한 사람들이기 때문이다. 참
고로 향후 5년 동안 인도의 아드하르는 15억 달러 이상을 절감할 것으로 기대된다. 단순히 은행 계좌
를 개설할 때 간편하다는 측면 이외에도 아드하르에 기반한 전자 신원 증명(e-KYC)은 종이 서류보다
훨씬 효율적이다. 이제 인도에서 아드하르는 결혼, 학교 입학, 출생, 의료, 보험, 차량 및 재산 등록,
은행 계좌, 디지털 지갑 등을 처리하기 위한 필수 플랫폼이 되었다.
핀테크를 활용해 사회 복지, 연금, 의료와 같은 공공 서비스에 대한 정보를 공유하는 것도 가능하다.
만약 연금에 대한 ‘온라인 상황판’을 만들면, 많은 사람이 공적ㆍ사적 연금에 대한 정보를 쉽게 얻을
수 있다. 아무튼 정부의 보조금 지원이 디지털화될수록 많은 국민이 디지털 형태의 서비스로 혜택을
누릴 것이다. 그러나 여전히 현금으로 정부 보조금을 지원받는 인구의 비중이 크다. 전 세계적으로 계
좌 소유자의 2%인 9천만 명이 정부 보조금, 연금, 임금 등을 현금으로 수령하고 있다.
모든 것을 변화시키는 디지털 화폐
디지털 화폐의 디커플링
불과 몇십 년 전까지만 해도 화폐는 금과 같은 귀금속과 그 가치가 연동되어 있었다. 그러나 오늘날에
는 명목 화폐가 대부분이다. 즉 우리가 사용하는 화폐 그 자체에는 내재된 가치가 없으며 오로지 정부
의 보호에 의해서만 합법적으로 유통되고 있다. 최근에는 정부의 보호조차 없는 화폐들도 등장했다. 디
지털 화폐(또는 전자 화폐)인 가상 화폐, 암호 화폐, 중앙은행 디지털 화폐(CBDC) 등이 바로 그것이다.
이런 디지털 화폐는 현재의 현금과는 다른 방식으로 발행, 유통될 것이다. 이 방식은 다양하게 설계될
수 있다. 화폐 공급 기관을 두고 중앙 집중화할 수도 있고, 완전히 분산할 수도 있다. 만약 화폐 공급과
유통이 분산된다면 다양한 기관과 미리 짜여 있는 규칙에 의해 통화 공급이 조정된다.
2019년 말 중국 인민 은행은 디지털 통화를 출시할 것이라 공언했다. 그 이후 2022년 중국 베이징에
서 개최된 동계 올림픽은 디지털 위안화가 공식적으로 등장한 국제적인 행사이자 쇼케이스였다. 올림
픽 기간 중 참가 선수와 코치들은 모두 놀이공원에 가면 볼 수 있을 법한 밴드를 손목에 두르고 다녔
고, 편의점과 커피숍에서 밴드를 갖다 대기만 하면 디지털 위안화로 결제 대금을 지급할 수 있었다.
이처럼 올림픽 기간 중 디지털 위안화를 통해 결제된 일평균 금액은 약 3억 8,000만 원이었다.
물론 디지털 위안화를 통한 거래는 아직 종이 화폐에 비해서는 매우 미미하지만, 중국은 새로운 통화
질서를 선점하기 위해 디지털 위안화의 개발과 보급에 매우 적극적인 자세를 취하고 있다. 중국의 막
대한 경제 규모를 감안하면 중국의 중앙은행 디지털 화폐(CBDC) 출시는 다른 국가들에게도 큰 압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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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될 것이며, 중국의 국제적 영향력을 강화하는 도구가 될 것으로 예상된다.
디지털 화폐가 결제 시장에서 성공적으로 안착하기 위해서는 이해 관계자와의 파트너십이 필요하다.
여기서 주요 이해 관계자란 모바일 결제 앱(알리페이, 위챗페이, 애플페이, 구글페이), 신용 카드 회사,
소매업체(알리바바, 아마존, 월마트) 등을 말한다. 만약 정부가 디지털 화폐를 지원하고, 화폐 가치가
안정적으로 유지되고, 소비자와 상인이 새로운 디지털 통화를 통해 더 많은 가치를 얻을 수 있다면,
디지털 화폐는 결제 시장의 표준으로 빠르게 자리 잡을 수도 있다.
경험하지 못했던 새로운 금융 혁명이 온다
금융 혁신의 6가지 트렌드: 오늘날 금융 산업에서는 6가지 주요 변화가 일어나고 있다. 이를 시간순으
로 나열해 보면 다음과 같다.
[트렌드 1 온라인 금융 서비스] 현대적 의미의 최초의 금융 혁신은 오프라인 금융 서비스가 온라인
을 통해서 제공되기 시작한 것이다. 온라인 금융 서비스로 인해 금융 서비스의 투명성이 제고되었고,
금융 회사 간의 경쟁을 통해 소비자 편익은 높아졌다.
[트렌드 2 백 오피스 업무의 자동화] 금융 산업의 두 번째 변화는 데이터의 입력, 저장, 분석 과정의
자동화다. 금융 산업에서는 데이터를 처리하는 미들 오피스(리스크 관리 업무)나 백 오피스(지원 업무) 업
무가 필수적이며, 금융 회사들은 이 작업에만 수천 명을 투입한다. 백 오피스 업무의 자동화를 위해 필요
한 기술이 블록체인이다. 분산되어 있지만 참여자의 신뢰를 보장하는 블록체인은 여러 금융 회사 간의 금
융 계약이 처리될 때 위ㆍ변조나 중복 기록의 가능성을 제거한다. 데이터를 관리하고 자동화하는 방법은
현재도 큰 변화를 겪고 있으며, 은행을 비롯한 금융 회사에도 큰 도전 과제로 남을 것이다.
[트렌드 3 인공 지능의 등장] 이제까지 ‘자동화’는 주로 백 오피스 및 미들 오피스 부문에서 이루어
졌다. 그러나 앞으로는 프런트 오피스(상품 판매, 거래) 분야에서의 자동화가 본격화될 것이다. AI 기술
과 알고리즘은 금융 상품의 판매를 담당하던 프런트 오피스 직원을 대체하고 있고, 알고리즘은 증권
트레이더들을 대체하고 있다. 참고로 미국 등 선진국에서는 전체 거래량의 약 70~80%가 알고리즘에
의해 이루어지고 있다. 투자 자문, 자산 관리도 로봇(알고리즘)으로 대체되고 있는데, 이 방법을 사용
하면 더 낮은 비용으로 더 높은(또는 유사한) 투자 수익을 제공할 수 있다.
[트렌드 4 스마트폰을 통한 금융 서비스] 예금, 송금 같은 은행 서비스가 디지털화되면서 소비자 편
의성은 매우 높아졌다. 참고로 온라인 뱅킹 산업이 가장 발전된 국가는 북유럽 국가들로 이곳의 은행
은 이미 지점 수가 절반으로 줄었다. 앞으로 서유럽과 미국도 결국은 북유럽과 마찬가지로 변화할 것
이며, 향후 10년 이내에 전체 지점의 30~50%는 통폐합될 것이다.
[트렌드 5 신용 카드를 위협하는 디지털 결제 수단] 향후 10년간 디지털 방식의 간편 결제 급증으
로 플라스틱 신용 카드는 사라지게 될지 모른다. 향후 5년 동안 미국의 모바일 결제는 오프라인 결제
규모의 약 40% 수준까지 성장할 것이다. 다른 선진국에서도 상황은 비슷하다. 다만 그 속도는 국가마
다 다를 수 있다. 신흥국의 경우 많은 사람이 신용 카드 단계를 뛰어넘어 곧바로 모바일 결제 단계로
나아가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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부를 재편하는 금융 대혁명
한편 디지털 결제 기술의 확산에 따라 소비도 늘어날 것이다. 디지털 결제 플랫폼은 소비자로부터 점
점 더 많은 양의 개인 데이터를 수집하게 되고, 이 데이터의 가치는 점점 더 높아져 기업이 청구하는
수수료는 거의 0에 가깝게 조정될 수 있다. 이는 다시 결제 플랫폼의 수수료를 인하시키고 소비자들의
소비 여력을 높이는 선순환 구조를 만들 것이다.
[트렌드 6 은행을 위협하는 암호 화폐] 암호 화폐가 점점 제도권으로 편입되자 중앙은행과 상업 은
행의 역할에도 변화가 일어나고 있다. 암호 화폐는 대개 P2P 방식으로 작동하기 때문에 전통적인 은
행과 금융 회사는 기존의 역할을 잃어버릴(탈중개화) 가능성이 있다. 그런데 이러한 상황 속에서 중앙
은행은 본연의 역할을 지키기 위해 많은 노력을 기울일 것이다. 암호 화폐에 대한 연구를 지속하고,
중앙은행 주도의 암호 화폐를 출범시키는 것이 그러한 노력의 일환이다.
다가오는 새로운 금융 위기를 대비하라: 지금 일어나는 변화는 금융 당국의 정책 수립에도 많은 혼란
을 야기할 것이다. 다만 과거의 역사를 통해 우리는 정책 당국에 3가지의 시사점을 조언하고 싶다.
[사전 규제의 필요성] 2007~2008년 금융 위기의 원인은 서브프라임 대출이었다. 많은 금융 고객들은
자신의 상환 능력을 초과하는 대출을 받았으나 금융 당국은 이를 묵과했다. 오늘날의 금융 혁신도 똑
같은 상황을 초래할 수 있다. 많은 사람의 금융 접근성이 높아짐에 따라 과거처럼 사람들은 쉽게 대출
을 받고, 그 대출은 감독 당국에 의해 관리되지 않을 가능성이 크다. 그러나 이런 실수를 반복해서는
안 된다. 그러기 위해서는 사전에 정교한 규제를 설계하는 것이 필요하다. 예컨대 국민의 금융 교육을
강화하고, 대출을 통제하며, 핀테크를 적당히 규제하는 것이다.
IMF에 따르면 금융 교육과 보건 교육의 강화는 불평등을 완화시킨다. 그리고 금융 문해력은 사람들이 금
융 소득을 얻을 수 있도록 돕고, 지나치게 많은 돈을 대출받는 상황도 막아 준다. 그리고 약탈적 대출에
대한 규제도 필요하다. 규제 당국은 금융 소비자 보호를 위해 금융 회사의 서비스 판매 과정을 감독해야
한다. 또한 금융 취약 계층이 불법 사금융업자로부터 급전 대출을 받거나, 과도한 레버리지 투자에 빠지
는 것도 단속할 수 있어야 한다.
아울러 핀테크 기업에 대해서도 공시 의무, 소비자 보호 의무, 보안 의무를 부여해야 한다. 전통적인 금
융 회사에 대해서는 매우 촘촘한 규제가 부과되지만, 대부분 핀테크 기업은 금융 규제망에서 벗어나 있는
것이 현실이다. 핀테크 기업이 갑작스러운 사고로 문을 닫거나, 고객의 계좌를 잘못 관리하여 소비자들이
큰 손실을 입는 상황을 예방할 필요가 있다.
[데이터 수집과 알고리즘 규제] 이미 인구 통계, 결제 기록, 인터넷 기록, 의료 기록, SNS 기록을 토
대로 데이터를 분석하는 빅 데이터 기술이 빠르게 발전하고 있고, 데이터 간의 상관관계와 인과 관계
를 분석하며 사람들의 채무 불이행 가능성과 특정 질병에 걸릴 가능성도 머지않아 예측될 것이다. 그
러나 이런 선제적인 데이터 수집과 마케팅은 많은 사회적 문제를 일으킬 것이다.
대기업들이 점점 더 많은 소비자의 데이터를 수집해 제품과 서비스를 판매하기 위해 알고리즘을 사용함
에 따라 부당한 배제나 가격 책정 등 소비자를 차별하는 ‘갑질’로 이어질 수 있기 때문이다. 예로 최근에
실직한 사람에게는 고리의 이자로 대출을 제공한다든지, 당뇨병의 발생 가능성이 높은 사람에게는 보험
가입을 거부하거나, 더 높은 보험료를 부과할 수도 있다. 이러한 고객 차별 행위는 보험 제도의 근간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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부를 재편하는 금융 대혁명
흔들며 사회적 연대라는 공익적 가치를 위협한다. 정부는 이러한 강력한 도구들이 부당한 배제와 가격 책
정으로 이어지지 않도록 데이터 수집과 사용에 대해서도 적절한 규제를 해야 한다.
[핀테크 기업에 대한 감독 장치] 핀테크 기업에 대한 사전 규제도 필요하다. 핀테크 기업은 빠르게 성
장하고 있으며, 이들이 전통적인 금융 기관과 같이 덩치가 커져 대마불사가 되는 상황, 또는 규제가
작동하지 않을 정도로 강력해지는 상황은 막을 필요가 있다. 글로벌 금융 위기 이후 전통적인 금융 회
사에 대한 규제는 더욱 촘촘하게 변화하였지만, 오늘날 대부분의 핀테크 기업은 규제의 사각지대에서
규제 차익을 누리는 경우가 다반사다. 또한 우버와 에어비앤비의 사례에서 알 수 있듯이, 회사가 다국
적 기업으로 성장하면 그 회사를 한 국가의 규제만으로 관리하기가 매우 어려워진다. 그리고 대기업화
된 기업들이 만들어 내는 체계적 리스크(Systematic risk)도 커질 수밖에 없다. 따라서 핀테크 기업이
너무 커지기 전에 적절한 규제를 만들어 내는 것도 시급한 과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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부를 재편하는 금융 대혁명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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