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5. 사춘기 영양 결핍에 따른 자궁 발육 부전
사춘기가 되면 여성 호르몬이 분비되기 시작하여 2차 성징이 나타나면서 육체와 생식기가
급속히 발육한다.
그런데 발육기나 사춘기에 영양 결핍이었거나 결핵과 같은 질병을 앓았을 경우, 또 소아
성 체질 같은 이상 체질을 타고났거나 난소의 기능이 나빠져 호르몬 분비가 불완전했을 경
우에는 자궁의 발육이 충분히 이루어지지 못하고 기능도 약화되게 마련이다. 이처럼 자궁이
완전히 성숙하지 못해 제기능을 다하지 못하는 것을 자궁 발육 부전이라 한다.
이렇게 자궁의 발육이 제대로 이루어지지 않은 경우에는 초경이 늦어지고 대하가 많아진
다. 그리고 월경이 순조롭지 못해 월경통이 심하고 양이 비정상이다 싶을 만큼 아주 적으면
서 권태감, 두통, 불면 등에 시달리기도 한다. 이에 따라 불임이 되는 확률이 높고, 임신이
되더라도 유산이나 조산이 되기 쉽다.
증세가 심할 경우에는 성숙기가 되어도 2차 성징이 나타나지 않고, 음모가 적으며, 유방의
발육 상태가 좋지 않으면서, 무월경, 무배란이 되므로 금세 병증을 알아차릴 수 있지만, 증
세가 심하지 않은 경우에는 생식기를 비롯한 신체 기관이 정상으로 발육하기 때문에 의사의
진찰을 받고 난 뒤에야 발견하는 경우가 많다.
치료를 받지 않았다 하더라도 결혼을 하고 성적인 흥분을 경험하고 나면 자궁의 발육이
촉진되믄 경우가 있지만, 어쨌든 유산이나 조산을 조심해야 하므로 의사와 상의하여 임신을
결정해야 하고, 임신이 되었을 때는 더욱 세심하게 주의를 기울여야 한다.
치료에는 무엇보다 규칙적인 생활 습관이 도움이 되므로, 과로를 피하면서 충분히 영양을
섭취하는 것이 좋고, 가끔 외음부 찜질이나 온천욕을 하는 것도 좋다.
아울러 난소와 자궁의 발육을 촉진하고 무게를 늘리는 음양곽과 복분자(산딸기)로 끓인
차를 수시로 마시는 것이 좋다. 음양곽으로 차를 끓일 때는 하루에 20-40그램 가량 끓여 두
고 마시면 되는데, 노무 오래 끓이면 유효 성분이 모두 파괴되므로 10-30분 가량만 끓이도
록 한다. 그리고 복분자는 20그램에 물 300cc를 붓고 끓여 수시로 마시면 된다.
16. 불임을 일으킬 수도 잇는 자궁내막증
여성의 건강을 해치고 수태능력을 떨어뜨리는 자궁내막증은 초경을 시작한 소녀에서 폐경
기에 즈음한 여성에 이르기까지 발병할 수 있지만, 그 가운데 30대와 40대 여성에게 발병할
확률이 가장 높다. 서양의 발병률이 우리나라보다 높아 10명의 여성 가운데 1명은 자궁내막
증을 앓고 있으며, 산부인과 수술 환자의 8-50%, 불임 환자의 25-40%가 자궁내막증 환자
다. 우리나라도 이보다 떨어지기는 해도 국내 가임 연령층 여성의 2-5%는 자궁내막증이니
드문 질병은 아니다.
그렇다면 자궁내막증이란 도대체 무엇일까?
자궁내막은 세포 조직, 혈액, 점액 등으로 이루어진 막으로, 자궁 내부의 표면을 덮고 있
으며 수정란에 영양분을 공급해 주는 역할을 한다. 그런데 자궁 안에 있어야 할 자궁내막이
자궁 밖인 골반강 내의 장기에 이식되어 난소, 난관, 자궁의 표면과 장, 복부 등에서도 발생
하는 병증을 자궁내막증이라 한다.
자궁내막은 난소에서 분비되는 호르몬의 자극을 받아 증식하다가 월경 직저넹 10배 가량
으로 가장 두꺼워진 뒤 월경으로 배출되는 것이 정상이다.
자궁내막증이 있는 여성은 자궁내막이 두꺼워질 때 자궁 외부에 있는 자궁내막 조직도 함
께 증식되면서 두꺼워지지만, 이 조직은 월경으로 배출되는 정상 자궁내막과는 달리 체외로
배출되지 못하고 그대로 정체되어 변성되면서 주위 조직에도 영향을 미쳐 여러 병증을 일으
킨다. 특히 자궁내막증 환자의 15-40%는 불임이 되며 자궁외임신과 유산이 될 위험성도 높
다.
자궁내막증의 증세
자궁내막증이 생기는 이유는 정확히 밝혀지지 않았지만, 대개 월경을 할 때 혈액과 자궁
내막 조직이 나팔관을 통해 복강 안으로 역류해 드어가 난소를 비롯한 골반 안의 장기에 이
식되면서 발병하는 것으로 본다. 이 '외인성 자궁내막 조직'은 며칠 동안 앓아 누워 있어야
될 정도로 극심한 월경통과 하복부 통증을 일으킨다. 말하자면 이렇게 지독한 통증이 자궁
내막증의 중요한 증세라는 것이다.
이 밖에 월경을 할 때 골반통이 따르기도 하고, 화장실에 갈 때 배변통이 생기기도 하며,
성교를 할 때 성교통에 시달리기도 하여 섹스를 피하려고 한다.
건강한 여성에게는 이처럼 극심한 통증이 생기지 않는다는 것쯤은 누구나 알 것 같은데
도, 대부분의 여성들은 월경 때 생기는 흔한 통증이라고만 생각하여 치료를 받지 않는 경우
가 많다.
어쨌든 개인에 따라 나타나는 증세가 달라지게 마련이어서 모든 증세가 한꺼번에 나타나
기도 하지만, 몇 년에 걸쳐 하나씩 차례로 나타나기도 하고, 몇 달이고 증세가 나타나지 않
는 경우도 있는데, 다음과 같은 증세가 있다면 한 번 쯤 의심을 해보는 것이 좋다.
(1) 아주 이른 나이에 월경을 시작한다.
(2) 월경 주기가 27일 이하로 빨라지기도 하고, 한 달에 두 번 월경을 하기도 하며, 이룾
일이 지나도록 월경이 끝나지 않고, 월경량이 펑펑 쏟아지듯이 많다.
(3) 해가 지날수록 월경통이 점점 심해지고, 월경 전이나 월경 때면 요통에 시달린다.
(4) 어머니나 자매 가운데 심한 월경통에 시달리는 사람이 있다.
(5) 아랫배에 통증이 심해 월경을 할 때는 꼼짝하기가 어려운데, 속이 메스껍다.
(6) 배변을 하려면 통증이 느껴진다.
(7) 한 해 동안 임신을 시도했는데도 임신이 되지 않거나 유산 경험이 한 번 이상 있다.
(8) 섹스를 할 때 통증이 심해 섹스를 기피하게 되는데, 특히 깊숙한 곳에 통증이 느껴지
고 시간이 갈수록 통증이 더욱 심해진다.
자궁내막증을 치료하려면
자궁내막증을 일찍 발견하면 할수록 하복부 동통과 월경통, 불임증을 치료할 수 잇는 확
률이 높아진다.
자궁내막증으로 통증이 심하고 기분마저 우울해질 때는 뜨거운 물로 목욕을 하거나 운동
을 하는 것이 좋다. 그렇지만 운동은 통증을 더 심하게 만들 수도 있으므로 통증이 심한 날
에는 하지 않는 것이 낫다. 성교통이 있을 때는 섹스 대신 대화 등으로 애정을 나누는 것도
생각해 볼 만하다.
약물을 함부로 쓰면 출혈, 구역질, 두통 등을 비롯하여 질이 메마르고 월경이 응고되는 등
의 여러 가지 부작용이 일어날 수 있으니, 약물을 신중하게 복용해야 한다. 그리고 가정에서
민간 요법으로 치료하는 것은 바람직하지 않다.
양방의 약물이나 한방 치료로 효과를 보지 못하고 수술로 치료해야 할 경우도 있는데, 복
강경 수술이나 개복 수술이라면 수태기능에 아무런 영향도 주지 않으니 망설이지 말고 수술
을 받아도 좋지만, 자궁적출 수술을 하면 영원히 수태기능을 잃고 마니 아무래도 신중하게
결정하는 것이 좋겠다.
17. 양성 종양인 자궁근종
자궁근종은 자궁의 근육에 생기는 혹으로 양성 종양이다. 난포 호르몬인 에스트로겐이 지
나치게 많이 분비될 때 생긴다고는 하지만, 아직 확실한 원인이 밝혀진 것은 아니다. 전체
발병 환자의 4분의 3이 30-50세 사이의 여성이다.
종양은 손가락 마디 하나 정도의 크기에서 아이의 머리만한 것까지 다양하며, 대개 여러
개가 함께 생긴다. 자궁의 어느 부위에나 생길 수 잇지만 95% 가량이 자궁체부에 생긴다.
근종이 생긴 장소와 크기, 방향 등에 따라 증세가 달라지지만 대개 월경통이 심해지면서
월경에 이상이 생기고, 자궁출혈이 있으며, 하복부에 이물감이 느껴진다.
증세가 나빠지면 출혈이 심해져 영양 불량 및 빈혈증에 빠지고 현기증, 두통, 전신 쇠약,
피로감을 느끼게 된다. 또한 심장장애가 생겨 맥박이 빨라지면서 가슴이 두근거리고, 호흡
곤란과 불면 등의 증세가 따른다.
근족이 뒤쪽으로 발육한 경우에는 변비가 생기고, 방광 쪽으로 발육한 경우에는 소변을
볼 때 통증이 느껴진다. 또 근종이 하지 혈관을 압박하면 외음부나 다리가 붓기도 한다.
빈혈이 심해지기 전에 수술해야
자궁근종 가운데 특히 점막하근종과 벽내근종이 있을 경우에는 30-40%가 임신을 할 수
없고, 만약 임신이 되더라도 두세 달째 유산이 되는 경우가 많다. 그리고 분만을 할 때 이상
을 일으켜 모체의 생명에 큰 지장을 주는 경우도 많으니 예방과 치료에 관심을 기울여야 한
다.
자궁근종은 자궁염증이나 자궁체암, 자궁육종 등과 구별하기 어려운 경우가 있으므로 조
직 검사로 정확한 진단을 받아야 한다. 만일 자궁근종이 발견되었다면 6달마다 근종의 발육
상태와 출혈 상태를 관찰하여 심하거나 점차 커지면 수술을 하는 것이 좋다. 수술은 빈혈이
심해지기 전에 하도록 한다.
임신을 바라는 여성은 약물 요법을 중심으로 치료하면서 경과를 살피는 것이 좋으며, 온
천 요법도 도움이 된다.
자궁근종으로 출혈이 있을 때는 냉이를 볶아 가루를 내어 두고 4그램씩 먹으면 약이 된
다. 또는 날달래 뿌리를 태우거나 복숭아씨를 태워 재로 만든 뒤 하루 세 번에 걸쳐 3그램
씩 먹는 것도 좋다.
이 밖에 호도를 태운 다음 기름을 짜 먹거나, 암염소의 뿔을 태워 가루를 내어 두고 하루
세 번에 걸쳐 8그램씩 먹어도 약간 도움이 된다.
18. 자궁경관에 생기는 질병
자궁경관염을 일으키는 다양한 원인 균
자궁의 제일 아랫부분에서 질에 이어져 잇는 통로인 자궁경관에 생기는 염증을 자궁경관
염이라 하는데, 크게 만성과 급성으로 나눌 수 있다.
자궁견관염을 일으키는 균으로는 질안의 세균을 비롯하여 연쇄상구균, 황색 포도상구균,
임균, 질 트리코모나스, 칸디다. 클라미디아 등이 있다. 그리고 가끔 질 안에 들어간 이물질
때문에 염증이 생기는 경우도 있다. 자궁경관염을 치료하기 위해서는 무엇보다 현미경으로
대하를 검사하여 원인 균이 무엇인지 정확히 규명하는 것이 중요하다.
자궁경관염이 생기면 악취를 풍기는 대하가 심해지고, 질 부위가 몹시 가려운 증세가 따
른다.
자궁을 적출해야 하는 자궁경관임신
정자와 난자의 수정란은 자궁체부의 점막에 착상되는 것이 정상이지만, 가끔 경관점막에 착
상하여 발육하는 경우도 있는데, 이를 자궁경관임신이라고 한다. 다행히 자궁경관임신은
18,000건에 1건 가량 발생할 만큼 매우 드물기는 하다.
자궁경관에 수정란이 착상되면 임신을 20주 이상 유지할 수 없다. 그리고 통증 없이 출혈
이 따르는데, 자궁경관임신임이 밝혀지고 나면 바로 피를 멎게 하기 위해 자궁적출 수술을
해야 하는 경우가 많다. 내진하면 약간 커진 자궁경부가 만져진다.
19. 조기 발견과 치료가 중요한 자궁암
자궁암은 자궁에 발병하는 상피성 악성 종양으로, 암에 걸린 여성 가운데 30%는 자궁암
에 걸린 것일 만큼 여성이 주의해야 할 질환이다.
자궁암은 암이 발생하는 부위에 따라 자궁의 체부에 생기는 자궁체부암과 질에 가까운 자
궁경부에 생기는 자궁경부암으로 나눌 수 있는데, 자궁경부암의 발병률이 훨씬 높아 자궁체
부암의 10배에 이른다.
자궁암의 80%를 차지하는 자궁경부암은 갱년기를 전후한 부인 가운데 아이를 셋 이상 분
만한 경산부에게 많이 발생한다고 하는데, 정확한 원인은 알려진 것이 없지만, 유두 바이러
스에 의한 것이 아닌가 추측된다.
자궁경부암의 진행 과정
자궁경부암은 자궁의 질부에 발생하는 자궁질부암과 경관에 발생하는 자궁경관암으로 나
눌 수 있는데, 이 가운데 자궁경부암의 발병률이 더 높다.
자궁경부암의 진행기는 다음과 같이 제 0기에서 제 4기까지 5단계로 나눌 수 있다.
(1) 제0기: 암이 진행되는 가장 초기 상태로, 암세포가 기저막을 파괴하지 않고 상피 속에
머물러 있는 단계다.
(2) 제1기: 아이 자궁경부에만 발생한 단계로 악성 증세가 나타나기는 해도 치료율이 90%
에 이른다.
(3) 제2기: 암이 자궁경부를 넘어 퍼지기는 했지만 골반벽과 질벽 아래 3분의 1까지는 미
치지 못한 단계로 치료율은 70% 가량 된다.
(4) 제3기: 암이 골반벽까지 침범한 단계로 치료율은 30%다.
(5) 제4기: 암이 방광, 직장, 간, 폐 등의 여러 장기에 침범한 단계로 치료율은 10%에도
못 미친다.
자궁경부암의 초기에는 섹스를 할 때 혈성 분비물이 조금 나올 뿐, 뚜렷한 증세가 없는
경우가 대부분이어서 병증을 알아차리기가 여간 어렵지 않다. 그렇지만 그대로 방치할 경우
출혈이 심해지고 여러 병증이 나타나면서 치료율은 점점 떨어진다. 병이 악화되면서 다음과
같은 증세가 나타난다.
(1) 부정 출혈: 월경이 아닌데도 성교나 내진 뒤에 접촉 출혈이 있다.
(2) 대하: 초기에는 물 같은 대하가 나오다 병이 진행됨에 따라 혈성 대하로 바뀌면서 양
이 많아진다. 증세가 심해지면 악취를 풍기는 고름 같은 대하가 나온다.
(3) 동통: 초기에는 통증이 없으나, 말기에 이르면 아랫배가 무거워지면서 쑤시는 듯하며,
요통과 신경통에 시달리는 경우도 많다.
(4) 방광과 직장 장애: 암이 방광에 침윤하면 요로감염이 일어나 소변을 볼 때마다 통증
이 생기고, 소변을 보고 난 뒤 금세 다시 소변이 보고 싶어진다. 또 암이 직장에 침윤하면
대변을 볼 때 통증이나 출혈이 생기고 심한 변비 때문에 고통을 당하기도 한다.
(5) 대소변 이상: 암이 방광과 직장의 밑부분까지 침윤되었을 때는 대소변이 절로 끊임없
이 나온다.
(6) 전신 증상: 병이 심해지면 전신이 쇠약해지면서 심한 빈혈과 부종 등이 나타나고 요
독증이나 패혈증 등의 합병증이 나타나기도 한다.
이렇게 자궁암의 증세가 악화되면 사망할 수 도 있으므로 조기 발견과 치료가 아주 중요
하다. 그러므로 서른 살이 넘은 경산부는 적어도 1년에 한 번씩은 정기 검사를 받아야 하며,
월경이 아닌데도 출혈이 있거나, 폐경을 넘겼는데도 출혈이 있을 때는 일단 암 조직 검사를
받아야 한다.
암으로 판명되어 수술을 하게 되었을 때는 수술 전에 심장, 폐, 간장, 신장 등을 검사하여
이상 유무를 확인하고, 빈혈이 있을 경우 수혈을 충분히 하도록 한다. 그리고 수술이나 방사
선 치료를 한 뒤에는 반 년 이상 무리하지 말고 몸이 완전히 회복될 때까지 안정해야 한다.
20. 성교나 피임 기구를 피해야 하는 난관염
임균을 비롯하여 화농균, 대장균, 결핵균에 난관이 감염되어 염증이 생기는 질병으로, 유
산 및 인공 소파 수술, 과격한 노동, 과도한 성교, 급성 맹장염, 자궁경관에 열상을 입었을
경우에 잘 생기며, 분만, 월경, 산욕기에도 곧잘 발생한다.
대개 임균은 질이나 자궁경관을 타고 난관 속으로 침입하고, 화농균은 혈관이나 임파관을
통해 난관에 침입하여 염증을 일으킨다. 양쪽 난관이 모두 감염될 경우 불임증이 되기도 하
는데, 결핵균이 침입했을 때는 불임률이 60-80%에 이른다.
난관염이 발병하면 대개 난관 옆에 자리잡은 난소에도 염증이 생기는데, 난관염과 난소염
을 아울러 자궁부속기염이라고 한다.
급성 난관염기에는 아랫배 어느 한쪽이 당기면서 아프고, 별안간 39도까지 열이 올라 며
칠 동안 내리지 않으며, 오한, 두통, 식은땀, 구토 등의 증세가 나타나기도 한다. 소변이 잦
아지고, 소변을 볼 때 통증이 있으며, 변비, 자궁출혈이 생기거나 고름 같은 대하가 많이 나
오는 경우도 있다.
만성이 되면 월경에 이상이 생겨 월경 과다나 월경불순, 월경통 등의 증세가 나타나고 부
정 출혈과 변비로 고통을 겪게 된다.
염증이 심해져 난관의 자궁구가 막혀 버리고 나면 염증에서 생긴 물이나 고름이 내강에
고이면서 난관이 자루처럼 부풀어 난관유수종이나 난관유논증이 된다.
그러므로 분만을 하거나 유산을 하기 위해 소파 수술을 한 뒤나 월경기에는 세균에 감염
되지 않도록 세심한 주의를 기울여야 한다. 변비와 설사는 그때그때 치료하여 습관성 질병
이 되지 않도록 하고 소변을 오래 참는 버릇이 있다면 당장 고치는 것이 좋다.
과로나 과음, 맵고 짠 자극성 음식도 염증을 유발할 수 있으므로 삼가는 것이 낫고, 너무
오랜 여이나 감기 등의 급성 전염병으로 심신이 지치지 않도록 주의해야 한다.
만일 난관염이 생겼을 때는 절대 안정하면서 성교나 피임 기구 등으로 국부에 자극을 주
지 말아야 한다. 증세에 따라 온천 요법, 지압 요법, 열기 요법 등 적절한 치료를 받을 수
있다.
21. 발병률이 가장 높은 종양, 난소낭종
난소낭종은 주로 30-50대에 걸쳐 난소에 주머니 같은 혹이 생기면서 그 속에 분비물이
고이는 병으로, 난소에 생기는 종양 가운데 발병률이 가장 높다. 서른이 넘어서 아랫배에 단
단한 이물감이 느껴지면 바로 진찰을 받는 것이 좋다.
난소낭종은 주머니 안에 고이는 분비물에 따라 세 가지 종류로 구별한다.
(1) 주머니벽이 얇고 물처럼 투명한 액체가 고이는 장액 낭종
(2) 낭종이 아주 커지면서 젤라틴 같은 물질이 가득 차는 위무친난종
(3) 노란 색 지방과 함께 머리털, 뼈, 이, 혈관, 신경 등을 포함하고 있는 피양낭종
이 가운데 위무친낭종이 가장 흔한데, 각 낭종이 상당히 커질 때까지는 이렇다 할 통증이
나 출혈을 비롯한 자각 증세가 별로 없다.
그러다 증세가 심해지면 골반의 신경이나 혈관, 직장, 방광 등, 신체의 여러 부위가 압박
을 받아 하복통, 요통, 월경 이상, 배뇨 및 배변 곤란 등이 생긴다.
낭종의 크기는 다양해 주먹만한 것에서 어른 머리만한 것이 있는가 하면, 어떤 것은 복강
을 전부 채울 정도로 큰 것도 있다. 이렇게 낭종이 커지면 복부가 부풀어 오르면서 심장과
폐장이 압박을 받아 호흡이 곤란해지고 가슴이 몹시 두근거리는 증세 등이 나타나며 때로는
복수가 괴기도 한다.
낭종의 줄기가 길고 움직임이 활발하면 뛰거나 넘어지거나 임신 등으로 복압이 갑자기 변
동될 경우, 그 줄기가 비뚤어져 경염전을 일으킨다. 그래서 아랫배에 급작스런 통증이 생기
며 오심, 구토를 하거나, 자궁출혈을 일으키기도 한다. 그러므로 복압에 영향을 미치는 일상
생활을 금하며 복부를 통해 압박을 주지 않도록 조심해야 한다.
종양이 양성일 때는 월경이나 임신을 정상으로 할 수 있고, 부정출혈도 없으나, 피양낭종
과 같은 악성 종양일 경우 월경불순이나 무월경이 되고 만다. 그러니 젊은 여성에게 생긴
양성 종양은 바로 수술하지 말고, 1년에 한 번씩 진찰을 받아 경과를 살피다가 종양이 커져
아이 머리만해졌을 때 하면 된다.
그렇지만 갱년기 전후 부인에게 생긴 종양은 작더라도 수술하여 제거하는 것이 좋고, 임
신한 상태에서 종양이 생겼을 때는 임신 4개월경에 적출한 뒤 안정하여 유산을 방지해야 한
다.
22. 혈액을 보충해 주는 여성의 보약
'남좌여우'라는 말과 '좌혈우기'라는 말이 있다. 이 두 말을 연결시키면 남-좌-혈, 여-우
-
기가 된다. 다시 말해 남성에게는 혈액 부족증은 드물지만 기력 쇠약증은 흔하고, 여성에게
는 기력 부족증은 드물지만 혈액 부족증은 흔하다는 것이다. 생리적으로 월경이나 분만을
해야 하는 여성에게 남성보다 빈혈이 많다는 사실을 생각하면 무슨 말인지 쉽게 이해할 수
있을 것이다.
물론 사람의 체질에 따라서 혈이 모자라는 남성이나 기가 딸리는 여성도 있을 수 있다.
그렇지만 대개 남성의 보약으로는 에너지를 채워 주는 보기제를 쓰고, 여성의 보약으로는
혈액을 늘려 주는 보혈제를 쓴다.
23. 월경량이 많을 때 조심해야 할 빈혈
빈혈은 지나친 스트레스나 과도한 감정의 변화 등으로 비위장 소화기 계통이 허약해지고
혈액과 영양 물질이 떨어져 장부의 경락이 영양분을 충분히 공급받지 못할 때 나타나는 증
후군이다.
빈혈이 생기면 얼굴이 창백해지거나 누렇게 들뜨며 입술에 혈색이 없어진다. 그리고 머리
가 어지럽고, 눈앞이 아른거리고, 가슴이 두근거리며, 잠이 안 오고, 손발이 저린다. 월경에
도 변화가 생겨 월경량이 적어지거나 주기가 길어지고, 맥박은 가늘어진다.
혈액과 영양 물질을 주관하는 장기는 심장, 간장, 비위장 소화기 등인데 심장이 혈액을 제
대로 순환시키지 못하면 가슴이 두근거리거나 불면증이 생기고, 간장이 혈액을 저장하지 못
하면 쉽게 피로해지면서 어지럽고 눈앞이 아른거리며, 비위장 소화기가 혈액을 충분히 생성
하지 못하면 얼굴이 창백해지고 누렇게 들뜨면서 입술에 혈색이 없어진다.
당귀는 빈혈을 치료하는 효과가 아주 뛰어난데, ,다음과 같은 방법으로 복용할 수 있다.
(1) 매일 당귀를 10그램 가량 차처럼 끓여 두고 수시로 복용한다.
(2) 황기 20그램, 당귀 8그램을 함께 끓여 두고 하루 종일 물 마시듯 복용한다. 이것이 바
로 당귀보혈탕이다.
(3) 숙지황, 백작약, 천궁, 당귀를 각 10그램씩 함께 끓여 두고 복용한다.
(4) 당귀, 용안열매, 메대추씨(볶은 것), 원지, 인삼, 단너삼, 흰 삽주, 복신 각 4그램과 목
향 2그램, 감초 1.2그램, 생강 5쪽, 대추 2알이 들어가는 귀비탕도 빈혈을 치료하는 효과가
뛰어나다. 또 입맛이 떨어지면서 온몸이 나른하고 마음이 불안해질 때도 이 처방을 쓸 수
있다.
색이 짙은 야채와 조개류는 빈혈을 치료하는 효과가 뛰어나다. 특히 건강 식품을 파는 곳
에서 쉽게 구할 수 있는 컴프리에는 조혈 성분이 풍부하게 들어 있으므로 나물로 무쳐 먹어
도 좋고, 말린 다음 가루를 내어 두고 복용하거나 차로 끓여 마시면 치료 효과를 볼 수 있
다. 이 밖에 동물의 간이나 우유, 김, 사과 등이 빈혈에 좋은 식품들이다. 그렇지만 커피, 홍
차, 인스턴트 식품, 백미, 흰 설탕, 흰 빵 등은 빈혈을 더욱 악화시킬 수 있으니 먹지 않는
것이 좋다.
빈혈이 있을 때는 산책, 자전거 타기, 수영 등의 운동을 하는 것이 많은 도움이 된다. 그
렇지만 빈혈이 심할 때 격렬한 운동이나 과로를 하면 증세가 더욱 나빠질 수 있으니, 몸에
무리가 가지 않도록 해야 하고 감기 같은 질병에 걸리지 않도록 주의해야 한다.
24. 경혈 자극으로 치료하는 비만증
지방 조직이 정상보다 늘어난 상태를 비만이라고 하는데, 실제로 생체의 지방 조직량을
측정하기가 말처럼 쉽지 않고 측정법에 따라 정상치가 달라지기 때문에 스스로 비만인지 아
닌지 측정하기에는 어려움이 많다.
그래서 흔히 통용되는 방법이 키에서 100을 뺀 뒤 0.9를 곱해 나온 수치를 표준 체중으로
측정하는 '브로카의 방법'이다. 예를 들어 키가 160센티미터라면 여기에서 100을 뺀 60에
0.9를 곱해 나온 54킬로그램이 표준 체중이 되는 것이다.
그런데 이 사람의 실제 체중이 60킬로그램이라면 비만하다는 것인데, 얼마나 비만한 것인
지 비만도를 알아보려면 실제 체중에서 표준 체중을 뺀 숫자를 표준 체중으로 나누어 100을
곱하면 된다. 이 때 단위는 %를 쓴다. 예를 들어 표준 체중이 54킬로그램인데 실제 체중이
60킬로그램이라면 60에서 54를 뺀 숫자인 6을 표준체중 54로 나눈 0.11에 100을 곱한다. 이
렇게 나온 11에 % 단위를 붙여, 11%로 더 비만하다고 하는 것이다. 비만도가 표준 체중의
10% 내외면 정상으로 보고, 11-20% 사이이면 과체중으로 보며, 21% 이상이면 비만이라고
한다.
체중(킬로그램)을 키(미터)의 제곱으로 나누어 얻는 '퀘텔레의 지수'로 비만도를 측정할
수도 있다. 예를 들어 체중 60킬로그램에 키가 1.5미터라면, 60을 1.5미터의 제곱인 2.25로
나눈 값인 26.6이 퀘텔레 지수가 된다. 이 방법에서는 남성은 20-25 사이, 여성은 19-24 사
이를 정상으로 보며, 남녀 모두 30 이상이면 비만이라고 한다. 그리고 정상 영역의 상한치와
비만 사이에 들어가면 과체중이나 비만 경향이라고 한다. 그러니 퀘텔레 지수가 26.6이라면
남자든 여자든 모두 정상 영역은 벗어났지만 비만이라고 할 수 있는 30에는 미치지 못하므
로 과체중 또는 비만 경향이라고 할 수 있는 것이다.
건강에도 해로운 비만
인종이나 시대에 따라 비만을 선호한 경우도 있는데 이때도 지나치게 비만한 것을 아름답
게 여기지는 않았다.
비만해지면 확실히 몸이 불편해지며, 육체의 활동이 둔화된다. 비만이 일으키는 질병만 하
더라도 심장순환기 질환을 비롯하여 당뇨병, 담석증, 간장병, 하체 관절염, 피부 질환, 질소
양증, 월경불순, 불임증 등으로 한두 가지가 아니며, 호흡기의 환기능력을 떨어뜨리므로 동
맥혈액 속의 산소 함량이 떨어져 얼굴이 퍼렇게 되는 청색증을 부르기도 한다. 그래서 뚱뚱
한 사람은 마름 사람보다 사망 연령이 낮은 편이다.
비만을 예방하고 개선하려고 해도 유전 성햐을 가지고 있거나 소아마비증을 앓았던 사람
은 어려운 점이 많다. 방법이 전혀 없는 것은 아니지만 정말 어렵다.
내분비이상이나 기타 어떤 질병 때문에 생긴 비만은 약물 치료를 함께해야 하며, 우울증
이나 정서불안 때문에 생긴 비만은 상담 치료를 함께 받는 것이 좋다. 과식이나 운동 부족
등의 단순한 요인 때문에 생긴 단순성 비만증은 일상 생활의 기본 수칙을 잘 엄수하면 많이
나아진다.
먼저 부지런히 움직이고 운동을 많이 하여 칼로리를 소비해야 하는데, 운동량은 무리가
가지 않는 한 많을수록 좋다. 수영이나 등산을 꾸준히 해보는 것도 좋은데, 걸어도 빨리, 많
이 그리고 팔까지 휘휘 저어 가면서 걸어야 효과가 크다. 일본의 한 실험 결과, 1분에 90미
터의 속도로 100분을 걸으면 450칼로리가 소비되어 체중이 50그램 줄고, 이때 피지선에서
체지방이 100그램만 분비되어도 900칼로리는 빠진다는 사실이 밝혀졌다. 따라서 목욕, 건포
마찰 등으로 지방의 분비를 늘리면서 운동량도 꾸준히 증가시키면 훌륭한 감량 요법이 된
다.
체중을 줄이려면 운동 등으로 소비 칼로리는 늘리면서 섭취 칼로리는 최대한 제한하여야
한다. 한 시간 동안 골프 코스를 돌며 운동을 하면 체지방을 40그램 줄일 수 잇지만, 조금
움직인 뒤 출출해졌다고 해서 쇠고기 한쪽을 먹으면 도로아미타불이 되고 마니 어찌 보면
식사량을 조절하는 것이 운동을 하는 것보다 중요하다고 할 수도 있다.
그렇다고 무조건 식사량을 줄일 것이 아니라 합리적으로 식이조절을 하는 것이 중요하다.
체중 1킬로그램당 20-30칼로리 정도로 섭취 칼로리를 줄이면서, 단백질은 될 수 있는대로
풍부하게 섭취하고, 탄수화물 섭취는 많이 줄이며, 동물성 지방은 가까이하지 않는 것이 낫
다. 물론 기름에 튀긴 음식도 피해야 한다. 그렇지만 아침에 가벼운 식물성 기름을 조금 섭
취하면 공복감이 덜 느껴지므로 식욕을 억제하는 데 도움이 된다.
식이조절을 할 때는 비타민과 무기질을 충분히 섭취하여야 건강에 이상이 생기지 않으므
로 당근, 오이, 양배추 같은 생야채나 과일, 탈지우유 등을 넉넉히 섭취하는 것이 좋다. 그러
나 과당이 너무 많은 과일이나 곶감, 건포도 같은 말린 과일은 좋지 않으니 잼, 꿀 엿, 케이
크, 단과자, 술, 설탕, 과일통조림, 전분 등은 피하고 해초, 옥수수, 현미효소, 율무 등을 많이
섭취하도록 한다.
가끔 살을 빼겠다는 조급한 마음에 아예 끼니를 거르는 여성도 있는데, 이는 빈대 때문에
집을 태우는 것만큼이나 어리석은 짓이다. 식사를 거르게 되면 그 다음에는 오히려 과식을
하게 마련이므로 오히려 더 뚱뚱해질 염려가 잇다. 단식을 하면 유기산이 늘어 산혈증이 될
수 있으며 단식 뒤 식사 조절에 실패할 경우 지방세포가 다시 부활하여 살이 찔 우려가 크
다. 따라서 금식은 절대 피하는 것이 좋고 점점 식사량을 줄여 나가되 하루 3식의 원칙을
지키는 것이 바람직하다.
그리고 부지런한 생활을 해야 한다. 안일하고 마음이 편하면 살이 찌기 수비지만, 끊임없
이 일하면서 창조적 사고에 몰입하면 좀처럼 살이 찌지 않는다. 식사를 하고 바로 드러눕거
나 무엇을 먹었다 하면 식곤증으로 잠시라도 눈을 붙이는 사람 치고 비만하지 않은 사람이
드문 이유가 무엇이겠는가?
살을 빼 주는 경혈
비만 때문에 고미을 하다 다이어트를 하는 여성이 아주 많다. 그렇지만 다이어트는 체지
방을 줄이기보다는 오히려 체력과 근력을 지나치게 떨어뜨리는 감량법에 지나지 않기 때문
에, 다이어트에 의존하기보다는 운동으로 체중을 조절하라고 권하고 싶다.
꾸준히 운동을 하면 당장 체중계에는 드러나지 않지만 보이지 않는 부위의 지방이 점점
줄어들고 체력과 근육이 발달되면서 체중이 조절되므로 훨씬 보기 좋은 체형으로 가꾸어 나
갈 수 있다. 특히 어떤 한 부위에만 집중적으로 군살이 붙은 몸매를 균형 있게 가꾸고자 할
때 적합하다. 운동은 근육을 내부로부터 움직여서 지방을 연소시키기 때문이다.
군살을 빼는 데는 밖으로부터 근육을 자극시켜 지방을 연소시키는 한의학의 경혈 자극도
도움이 된다.
배 부위에 군살이 있다면 중완과 관원경혈을 자극하는 것이 좋다. 중완은 명치와 배꼽을
잇는 정중선의 가운데에 있는 경혈이며, 관원은 배꼽과 치골을 잇는 정중선에서 아래로 5분
의 3쯤 되는 자리에 있는 경혈이다.
엉덩이에 군살이 있다면 관원경혈과 함께 신수, 승부경혈을 자극하는 것이 좋다. 신수경혈
은 제2요추돌기 양쪽으로 3센티미터 가량 되는 자리에 있는 경혈로, 엉덩이의 제일 위쪽에
서 만져지는 뼈를 양쪽으로 이으면 이 선이 제4요추돌기를 지나므로, 이것을 기준으로 제2
요추돌기를 금세 찾을 수 있다. 승부는 엉덩이와 대퇴부가 이어지는 부분에 생기는 주름의
가운데에 잇는 경혈이므로 엉덩이를 밀어올리듯이 자극을 주면 된다.
25. 체질에 따른 다이어트 식품
체중을 줄이기 위해 다이어트를 할 때는 반드시 다음과 같은 식사의 열 가지 원칙을 지켜
야 한다.
(1) 식사를 거르면 안된다. 식사를 거르면 몸 안의 신진대사에 이상이 생겨 오히려 지방이
두껍게 쌓인다. 한꺼번에 많이 먹지 말고 여러 번에 나누어 조금씩 먹는데, 간식은 완전히
끊어야 한다.
(2) 식사 후 2시간 사이에 몸을 움직이면 에너지가 소비되지만 바로 잠자리에 들면 에너
지가 소비되지 못하고 쌓이므로 잠자리에 들기 2시간 전에는 음식을 입에 대지 말아야 한
다.
(3) 당질이 많이 함유된 식품, 과일, 음료수는 될 수 있는 대로 적게 복용한다.
(4) 지방은 불포화지방산이 많은 식물성 지방으로 섭취해야 한다.
(5) 체중 1킬로그램당 1그램이 필요한 단백질은 흰 살 생선류, 탈지분유 등으로 공급한다.
(6) 식물성 섬유는 당질이나 지방의 흡수를 막는 작용이 있으므로 채소, 버섯, 해조류를
많이 섭취한다. 이 식품들은 식물성 섬유는 물론이고 비타민, 무기질을 많이 함유하고 있다.
(7) 국물이 많은 음식을 먼저 먹어 공복감을 없앤 다음 야채, 부식을 먹고, 마지막에 식사
를 조금 한다.
(8) 국수, 라면은 먹지 않는 것이 낫지만, 어쩔 수 없을 경우에는 국물은 남긴다.
(9) 식사는 20분 넘게 천천히 하는 것이 좋고, 식사를 하면서 텔레비전이나 책에 정신을
팔아서는 안된다.
(10) 자주 먹는 음식의 칼로리를 외우고 소비되는 열량보다 500칼로리를 적게 섭취하면
일주일에 0.5킬로그램을 뺄 수 있다.
체질에 따라 다른 다이어트 식품
앞에서 말한 식사 원칙을 지키면 거의 누구나 체중을 조절할 수 있지만 좀더 확실한 효과
를 얻으려면 자시의 체질에 맞는 다이어트 방법을 써야 한다.
폐가 크고 간이 작은 태양인은 상체 비만이 될 가능성이 높은데, 태양인에게는 메밀, 모과
는 좋지만 맵고 자극적인 음식은 좋지 않다. 그러니 메밀국수와 메밀국수를 삶아 낸 국물은
태양인들에게 적합한 다이어트 식품이다. 상체가 비만해지면서 하체에 힘이 빠져 다리가 후
들거리고 무릎이 새큰거릴 때는 모과를 얇게 썰어 햇볕에 잘 말린 다음 알갱이가 남아 있도
록 거칠게 빻아서 식탁에 올려 놓고 빈속에 따뜻한 물로 한두 찻숟가락씩 복용하면 좋다.
그렇지만 모과로 차나 술을 만들어 마시는 것은 그리 좋지 않다.
간이 크고 폐가 약하면 서 체력이 듬직한 태음인은 선천적으로 과식하는 경향이 있고, 비
만해질 확률이 매우 높다. 태음인은 신체의 어느 한 부분에만 살이 찌지 않고 온몸에 모두
살이 붙을 수 있지만, 특히 배에 살이 많이 찌는 편이다. 태음인에게는 콩, 연뿌리가 좋고
삼겹살, 닭고기 나쁘다. 그러니 비만이 염려되는 태음인은 백태라고 하는 누런콩이나 검은콩
을 날 것 그대로 식초에 담가두고 하루에 한두 번 이상 빈속에 먹는 것이 좋다.
소화기가 발달하고 생식기가 약한 소양인은 태음인처럼 살이 찔 체질은 아니지만, 살이
찐다면 엉덩이와 넓적다리 안쪽이 뚱뚱해지는 하체 비만형이 되기 쉽다. 소양인에게는 녹두,
가지, 보리 등은 좋지만 감이나 등 푸른 생선은 좋지 않다. 그러니 끼니 때 녹두죽을 쑤어
먹거나 보리밥에 열무김치를 먹으면 살이 빠진다.
소화기가 약하고 생식기가 강한 소음인은 살이 찔 염려가 전혀 없지만 위장의 기능에 장
애가 생기는 등의 이유로 살이 찌는 경우도 더러 있다. 그러니 평소 몸을 잘 돌보면서 찬
곳을 피하는 것이 좋다.l 소음인에게는 사과, 시금치, 깨가 좋지만 돼지고기나 찬 음료는 좋
지 않다. 그러니 사과를 먹더라도 날 것을 그대로 먹는 것보다 얇게 썰어 말린 다음 사과파
이를 만들어 먹는 것이 더 낫다.
26. 여성의 히스테리를 다스리는 대추
잘 알려져 있다시피 충청북도 보은은 우리나라의 유명한 대추 산지다. 보은 사람들에게는
대추 농사가 가장 중요한 수입원이어서 이 지방의 집안 대소사는 대추나무에 달렸다고 해도
지나친 말이 아니다.
나이가 찬 보은 처녀들은 대추나무를 쳐다보며 한 해를 보낸다. 만약 그해의 대추 농사에
흉년이 들면 1년 내내 가슴 조이며 기다리던 꿈은 물거품이 되어 날마다 한숨 속에 잠이 들
수 밖에 없다.
풍년이 든 해에도 문제는 있다. 대추 풍년이 든 해에는 나이 찬 딸을 둔 부모들이 서둘러
딸의 혼인을 치루는데, 평소 대추가 임산부나 허약한 남편에게 좋다는 말을 듣고 자란 딸들
이 친정의 대추를 모조리 긁어 가 버리니 딸을 혼인시킨 보은의 부모들에게는 풍년이라고
해도 흉년과 크게 다름이 없다.
그래서 보은에는 '대추가 흉년이면 보은 처녀 울고 잔다', '보은처녀 시집가면 대추 흉년
이
다'라는 속담이 있다. 어쨌든 대추가 많이 열려도 탈이고, 적게 열려도 탈이다.
대추는 갈매남과에 들어가는 활엽교목의 열매로, 황록색 꽃이 지고 난 뒤 타원형으로 발
갛게 익는다. 채 익지 않은 파란 대추에는 비타민 C가 많이 들어 있고, 마른 대추에는 칼슘
과 인 따위가 풍부하기 때문에 한방에서는 일찍이 여러 처방에 약재로 넣어 왔다.
대추는 오장의 기능을 튼튼히 하고, 심장의 기능을 도와 혈액순환이 원활하게 이루어지도
록 조절한다. 그리고 신경을 안정시키고 폐와 기관지의 작용을 도와 기침을 멎게 하면서 메
마른 목을 풀어 준다. 또한 소화흡수율을 높여 주고 변비를 치료하는 효과가 뛰어나다.
정신적, 심리적 원인으로 생기는 질병을 다스리는 대추
대추가 신경을 안정시키고 혈액순환이 잘되도록 돕는 작용을 하기 때문에 현대 한방에서
는 여성의 히스테리를 치료하는 처방에 대추를 쓰는 경우가 많다.
한방에서는 여성의 스트레스를 장조증이라 한다. 장조증처럼 정신적인 원인으로 생기는
병에는 독신병, 간궐증, 기역, 중기, 기울, 가통 등이 있다.
독신병은 과부나 여승들처럼 홀로 기거하는 여성에게 흔히 찾아오는 병으로, 증세가 다양
하여 얼굴에 열이 훅 달아올랐다가도 어느새 오싹 추워지기도 하고, 머리가 무겁거나 어지
럽기도 하며, 몸이 노곤하여 기운을 차리지 못하는 경우가 많은데, 월경을 할 때는 그 증세
가 더욱 심해지는 특징이 있다.
간궐증은 감정의 동요가 심해 걸핏하면 노여움을 타고, 쉽게 울음을 터트리게 되는 병증
인데, 어떤 사건에 부딪치면 갑자기 손발이 싸늘해지면서 어지럼증이 생기기도 한다.
예로부터 이렇게 정신적, 심리적인 원인으로 생기는 질병에는 대추가 좋은 약이 된다고
하였다.
불면증에도 대추가 좋다. 그러니 좀처럼 나아지지 않는 불면증에 시달리는 사람은 대추차
를 꾸준히 복용하는 것이 좋은데, 차를 끓일 때는 대추에 파의 흰 뿌리를 함께 넣어 끓이면
효과가 훨씬 나아진다.
기침이 심할 때는 발갛게 익은 마른 대추를 우유에 넣어 달인 뒤 우유가 잔뜩 밴 대추를
1개씩 씹어 먹으면 잘 멎는다. 이렇게 우유에 넣어 달인 대추는 목이 바짝바짝 타면서 빈혈
로 어지럼증이 심하거나 입술이 틀 때도 좋은 약이 된다. 호흡기가 약한 사람은 대추와 돼
지고기를 술로 끓은 뒤 꼭 짜 두고 날마다 조금씩 먹는 것도 좋다.
대추는 허약한 몸을 튼튼히 하고 얼굴을 윤기 있게 가꾸는 작용이 대단하다. 그래서 인삼
에 대추를 넣고 차로 끓여 복용하면 체력이 강해지고, 혈액순환이 원활해져 얼굴에 화색이
돌면서 피부가 고와진다.
임신부가 대추를 구워 먹으면 뱃속의 태아가 튼튼히 자라며, 산모의 신체기능이 모두 원
활히 이루어진다.
이러한 여러 가지 이유로 옛부터 대추를 부부 화합의 묘약이라고 했으며, 대추를 보고도
먹지 않으면 빨리 늙는다는 말까지 생겨난 것이 아닌가 생각된다.
27. 헤어나기 어려운 우울증을 극복하는 방법
예전에 미국의 민주당 대통령 후보 듀카키스가 정신병 치료를 두 차례나 받았다는 구설수
에 시달린 적이 있다. 어느 기자가 그러한 병이 있는데도 국정을 살필 수 있겠느냐고 묻자,
레이건 대통령이 '나는 환자를 괴롭히지 않겠다'고 대답하여, 듀카키스는 그야말로 정신병을
앓고 있는 환자로 비춰진 일도 있었다.
듀카키스가 앓았다는 정신병은 바로 우울증이었다. 그는 자살을 기도한 경험이 있던 형이
1973년 뺑소니 자동차에 치여 숨지자 심한 우울증에 빠졌고, 1978년에 매사추세츠 주지사
선거에서 낙선한 뒤에도 우울증에 빠져 정신병 치료를 받았던 것이다.
우울즐이란 대체 어떤 병일까? 말 그대로 우울해지는 병증이다. 끝도 없이 우울해지기 때
문에 발랄한 생기가 없어지고, 어느 것에도 관심이 가지 않으며, 심할 때는 애수에 빠지거나
허무함에 몹시 시달리기도 한다. 이렇게 한없이 우울해지다 보면 마침내 자살을 결심하기도
한다.
일찍이 빅토르 위고는 '우울은 슬픔의 위안'이라고 했으며, R.버튼은 그의 저서 '우울의
해부'에서 '우울한 자야말로 가장 지혜롭다'고 했다. 또 에우리피데스는 '우울은 위엄을 더
해 준다'고 말하기도 하였으나, 우울증에 걸린 사람의 입장에서는 그야말로 사치스러운 말
에 지나지 않는다.
여기서 말하는 우울증은 사춘기 소녀의 아련한 그리움이 담긴 '멜랑콜리melancholy'가 아
니다. 인생의 성패와 생사가 달린 엄연한 질병이다. 그러니 질병이라는 관점에서 보자면 세
익스피어가 '말괄량이 길들이기'엣어 말했듯이 '우울은 광란증의 양성소다'라는 말이 차라
리 더 적합하다.
우울증을 일으키는 요인
우울증은 양극성 우울증과 단극성 우울증을 나눌 수 있는데, 양극성 우울증은 광적 우울
증이라 하여 우울한 감정과 광적인 정신 상태가 되풀이 되는 특징이 있다. 단극성 우울증은
이보다 조금 가벼운 우울증으로, 주로 신체의 결함이나 개인의 성향 때문에 발생되고, 상류
사회에서 많이 볼 수 있다.
가계의 내력도 우울증을 일으키는 중요한 원인이 될 수 있다. 대통령 후보였던 듀카키스
의 경우는, 형이 자살을 기도한 경험이 있는 것으로 보아 이미 우울증에 걸릴 염려가 있었
다고 보아야겠다.
충동을 억제하지 못하거나 남의 주위를 끌려는 욕구가 강하며, 스트레스를 잘 견디지 못
하는 사람도 우울증에 걸리기 쉽다.
그렇다고 우울증을 개인의 성격이나 가계의 내력 탓으로만 돌리기도 어렵다. 끊임없이 일
어나는 사회의 여러 병리 현상과 사회적 소외는 우울증을 일으키는 중요한 원인들이다.
의지가 약해지면서 흔해진 약물을 남용하여 생기는 문제가 부쩍 늘었는데, 체중조절약이
나 경구피임약, 환각제와 마약 등은 우울증을 일으키는 원인이 될 수 있으며, 심지어 우울증
을 치료하려고 투여했던 신경정신과 약물이 우울증을 악화시키는 예까지 있었다.
술이나 마약, 본드 등도 위험하기는 마찬가지다. 본드를 비닐 봉지에 넣고 마시거나, 코카
인을 맞으면 잠깐 동안은 우울증에서 벗어나 꿈꾸듯 황홀한 감정을 느끼며 무엇이든 할 수
있을 것 같은 자신감이 생기겠지만, 결국 마약류로 파멸을 맞고 말 테니 얼마나 끔찍한 일
인가.
우울증을 극복하려면
세르반테스의 '돈키호테'에 이런 말이 있다. '우울은 짐승들을 위하여 만들어진 것이 아
니
라 인간들을 위하여 만들어졌다. 그러나 인간들이 그것에 지나치게 굴복하고 만다면, 그들은
짐승으로 변해버릴 것이다.'
세르반테스의 말처럼 짐승이 아니기 때문에 우울해질 수밖에 없지만, 우울을 극복할 힘이
있기 때문에 인간은 짐승보다 나은 존재이고, 인간이라면 누구나 우울증을 극복할 의지를
가지고 있는 것이다.
우울증으로 두 번이나 정신과 치료를 받았던 듀카키스가 메사추세츠 주의 주지사 선거에
재도전한 끝에 결국 주지사가 되었고, 그 여세를 몰아 대통령 선거에도 도전했다니 얼마나
장한 일인가.
우울증을 치료할 때는 환자 자신이 질병에 대해 올바르게 판단하고 병을 이겨내겠다는 의
지를 갖는 것이 무엇보다 중요하다. 병적으로 떨어진 삶의 의욕을 되찾을 수 있는 긍정적
시각을 갖도록 애쓰면서 식사나 수면 시간을 꼭 지켜야 한다는 강박 관념에서 벗어나는 것
이 좋고, 가벼운 운동을 하면서 될 수 있는대로 적극적으로 생활해야 한다.
우울증을 치료하려면 주위에서도 많은 도움을 주어야 한다. 환자를 자극하거나 성나게 하
는 말과 행동을 삼가고, 환자를 진심으로 이해하려는 마음으로 도움이 될 수 있도록 노력해
야 한다.l 특히 여름철은 정신 에너지를 많이 낭비히는 계절이어서 우울증이 더욱 심각해질
우려가 있으므로, 건강에도 더 많은 신경을 써 주어야 한다.
우리나라에서는 예전부터 우울증 치료에 합환피를 써 왔다. 합환피는 자귀나무의 껍질로
일명 야합피라고도 한다. 혼례를 올린 뒤에는 신랑, 신부가 합환주라는 술을 나누어 마셨듯
이. 옛부터 합환피는 부부의 정을 돈독하게 해 주는 약으로도 널리 알려져 왔다.
합환피는 생기를 불러일으키고 신경을 안정시켜 마음을 편하게 하며, 편안한 수면을 도와
주는 작용을 하기 때문에 불면증과 우울증을 비롯한 정신신경계 질환 치료제로 첫손가락에
꼽을 수 있는 약재다. 하루에 20-30그램 가량 끓여 두고 아침, 점심, 저녁으로 나누어 복용
하면 된다.
28. 스트레스가 일으키는 여성의 질병, 현벽
남녀노소 할 것 없이 스트레스가 쌓이다 보면 사는 데 별 재미를 느끼지 못하고 의지가
약해져 커피나 술, 담배에 빠지거나 마약에 손을 대기도 하고, 심하면 자살을 기도하는 경우
도 있다. 이렇게 신경이 날카로워지면서 마음이 안정을 찾지 못하니 사소한 일에 집착하여
대의를 잊어버리고, 집중력이 떨어지며, 인내심도 없어진다.
불안한 마음은 병을 만들게 마련이어서 두통과 불면은 예사고, 더 나아가 심장병, 암, 폐
질환, 간경화, 당뇨병 같은 무거운 질병이 생길 수도 있다.
특히 스트레스가 심한 부인들은 설사가 잦고, 대하증으로 질이 헐기도 하며, 아랫배에 응
어리가 뭉치면서 뻣뻣하게 굳어지는 듯한 고통스러운 현벽증에 시달리는 경우가 많다. 이렇
게 스트레스 때문에 생긴 현벽증에는 홍합이 약이 되니 석 달 넘게 꾸준히 복용하라고 권하
고 싶다.
바다에서 나는 해산물은 대개 맛이 짜지만 홍합은 짜지 않고 담백한 맛이 나는데, 품질이
썩 뛰어나지느 sdksg다 해도 자잘한 진주를 머금고 있는 것도 많다.
홍합으로 만들 수 있는 요리도 적지 않아, 홍합죽은 아기들의 이유식으로 좋고, 쇠고기와
간장에 조린 홍합장아찌나 마른 홍합을 불려 푹 삶은 뒤 간장, 설탕, 기름을 넣고 볶은 홍합
초는 밥 반찬으로 그만이다.
홍합은 산란기인 1-3월에는 맛이 없으니 이때를 피하는 것이 좋다.
29. 과민성 대장증후군을 치료하는 꽃가루
화분은 꽃가루다. 스페인 동굴의 벽화에 여성이 나무 위에서 꿀을 채취하는 모습이 그려
져 있는 것으로 보아 인간은 1만여년 이전부터 꿀과 화분을 먹은 것을오 추정해 볼 수 있
다.
우리나라에서도 오래 전부터 화분을 식품이나 약품으로 이용하였다. 송화가루를 꿀에 반
죽하여 다식판에 박아 낸 송화다식이나 송화를 무명주머니에 넣고 뜨거운 물에 우려낸 송화
차는 독특한 맛과 향으로 아주 유명하다.
클레오파트라의 눈부신 아름다움이 화분에서 비롯되었으며, 바이킹의 무서운 위력이 화분
섞인 밀주 덕이었다고 하니, 아름다움과 용맹을 돋우는 효과야 길게 설명할 필요도 없을 것
이다.
화부에는 단백질, 비타민, 무기질이 풍부하게 함유되어 있어 회복기 환자의 체력을 증강시
키고 신경을 안정시키는 데 아주 적합하다. 그리고 신경을 안정시켜 불안, 초조, 불면을 없
애 주며, 신경성 소화기 장애를 다스리기도 하므로, 과민성 대장증후군에도 약으로 쓸 수 있
다.
화분은 혈증 헤모글로빈을 증가시키는 작용을 하므로, 얼굴에 화색이 없어지고 탄력이 떨
어지면서 빈혈이 심할 때 복용하면 좋다. 특히 기미가 심하거나 입술이 자주 부르트는 여성
은 화분으로 만족할만한 효과를 얻을 수 있다.
그런데 화분을 복용할 때는 양봉업자가 채취하여 그대로 판매하는 천연화분보다 제약회사
에서 화분의 외막을 제거한 가공 화분을 구입하여 복용하는 것이 좋다.
화분의 외막은 강도가 대단히 높아 땅 속에 묻혀도 오랫동안 그대로 남아 있으며, 황금을
녹이는 유산이나 초산에도 녹지 않고 끓여도 없어지지 않을 정도다. 위장에서 소화시키는
데 무리가 따르니 외막을 제거한 질 좋은 화분을 선별하여 구입하는 것이 무엇보다 중요하
다.
30. 소변을 시원스레 보게 해 주는 목통
목통은 으름덩굴의 뿌리를 말한다. 으름덩굴은 으름덩굴과에 들어가는 덩굴진 나무로,
4-5월에 자줏빛 꽃이 피고 8월이면 통통하고 길쭉한 열매가 익는다. 열매가 한껏 익으면 씨
가 암자색으로 변하면서 열매가 쭉 째지는데, 그 모양이 바나나 같기도 하고, 여자의 음부
같기도 하다.
맛이 달고 성질이 찬 으름덩굴의 열매는 혈액순환을 촉진하고 동통을 없애는 작용이 뛰어
나다. 그리고 강력한 이뇨작용을 하여 신장결석을 배출시키는 확률이 무려 63.3%에 이른다.
이처럼 혈액순환을 원활하게 하고 이뇨작용을 돕기 때문에 여자의 생리통과 요통에 좋은 약
이 된다.
목통도 열매와 마찬가지로 생리통과 배뇨 곤란, 배뇨통, 신장염, 방광염 등을 가라앉히는
작용이 뛰어나다. 그러므로 몸이 잘 붓거나, 소변을 시원스레 보지 못하고 찔끔거리는 여성
에게 좋고, 생리통이나 월경불순에도 약이 된다. 복용하는 방법도 아주 간단하여, 날마다 20
그램 가량 끓여 두고 생각날 때마다 수시로 마시면 된다.
31. 숙명의 질환, 요통
요통은 인간이 직립하면서 얻은 숙명의 질환이다.
한의학에서는 요통을 열 가지 종류로 나누는데, 이 가운데 출산이나 유산을 많이 한 여성
에게는 신허요통이 흔하다.
신허요통은 아침에 눈을 뜨면서부터 은근한 통증이 시작되어 하루 종일 가라앉지 않는 요
통으로, 때로 한W고 다리까지 쑤시고 저리는 경우도 있다.
한방에서는 이러한 신허요통에 청아환을 쓴다. 두충, 파고지 각 150그램과 호두 서른 알을
함께 가루 낸 다음, 생강 100그램을 짓찧어 짠 즙과 꿀을 넣고 반죽한 뒤 0.3그램 크기의 알
약을 빚는다. 하루 세 번, 비니 속에 식초 서너 찻숟가락을 탄 생수로 30알씩 복용하면 된
다.
신허요통에는 청아환을 복용하면서 아울러 요양관과 요안경혈을 자극해 주는 것이 치료에
보탬이 된다.
요양관은 제4요추돌기와 제5요추돌기 사이의 함몰부에 자리잡고 있고, 요안경혈은 요양관
에서 손가락 폭 23개 만큼 아래, 척추로부터 양쪽으로 손가락 폭 3개만큼 바깥쪽에 있는 경
혈이다.
통증이 심하면 환부에 용화수라는 약을 바른 다음 뜨거운 물에 적셨다 짜 낸 따뜻한 수건
으로 찜질을 하는 것도 좋다. 용화수란 홍화, 연자육, 회향을 20그램씩 소주 3홉에 일주일
동안 담갔다 걸러낸 약물이다.
32. 여성 변비에 좋은 알로에
생활 환경이 갑자기 변하거나 장의 연동운동이 지나치게 강하거나 약할 때, 또는 어떤 질
병 때문에 신체의 순환기능에 이상이 발생한 경우에는 변비가 생길 수 있다.
특히 여성의 경우, 부인과 질환으로 수술을 받았거나, 자궁근종과 난소종양 등이 생긴 경
우에는 장관이 압박을 받아 변비가 되기도 하므로 정확한 원인을 가려내어 더 큰 질병이 되
지 않도록 주의해야 한다.
한방에서 노희라고 하는 알로에는 식욕을 증진시키면서 장의 연동운동을 항진시키고 생리
불순을 개선하는 효과를 발휘하므로, 여성 변비에 아주 좋은 약이 된다. 불에 익히지 말고
날잎 그대로 껍질을 벗긴 다음 씹어먹거나 즙을 짜서 마시면 되는데, 처음에는 한 두 찻숟
가락씩 복용하다가 점차 자신에게 맞도록 적절히 조절하는 것이 좋다. 단, 월경이나 임신,
위궤양 등으로 출혈이 있을 때는 절대 복용하지 말아야 한다.
꾸준히 배를 마사지하는 것도 좋다. 손바닥을 마주 비벼서 따뜻하게 한 다음 시계 방향으
로 배꼽에 작은 원을 그리듯이 마사지를 하는데, 점점 원을 넓히며 복부를 고루 마찰시켜야
한다.
33. 성기보다 예민한 항문
입술을 비롯하여 유방, 성기 등 점막으로 이루어진 부위는 대개 성감대다. 항문도 마찬가
지다.
항문에는 항문추벽이라는 수많은 주름이 있어 신축성이 아주 뛰어난데, 탈항(직장이나 항
문이 밖으로 삐져 처지는 병증)이 되거나 치핵(직장의 정맥이 늘어져서 항문 둘레에 혹처럼
솟은 종기)이 생기면 주름의 형태에 이상이 생긴다. 나이가 들수록 이렇나 이상이 많이 발
생하는데, 정도의 차이가 있다고는 해도 29살이 넘으면 절반이 넘는 여성에게 문제가 생기
니 주의를 기울일 필요가 있다.
34. 갱년기장애에 효과가 뛰어난 식초 요법
여성은 사춘기와 갱년기, 이 두 고비를 잘 넘겨야 한다. 페경기에 즈음해서 오는 갱년기
때는 더 이상 임신을 하지 못하는 상태가 되어 자궁뿐 아니라 정신적으로도 참을 수 없을
만큼 공허해진다. 그래서 갱년기장애를 흔히 '빈 둥지 증후군'이라고도 한다.
갱년기에 이르면 이유 없이 심장이 두근거리고 얼굴이 벌겋게 달아오르는가 하면, 가슴에
번열이 나 답답해지고 마음이 안정이 안돼 초조, 불안, 불면 등에 시달린다. 또 귀가 윙윙
울리고, 어지러우며, 머리가 아프고, 갈증이 나며, 어깨가 쑤시고, 소변이 자주 마려우며, 갑
자기 추웠다 갑자기 열이 나고, 때때로 앞가슴과 등이 끈적거릴 만큼 땀이 나기도 한다.
이러한 갱년기장애는 모든 여성들에게 찾아오기 때문에 대수롭지 않게 보는 경향이 있는
데, 심한 고통을 겪는 여성도 드물지 않으니, 증세에 따라 적절한 대책을 마련하는 것이 좋
다.
식초의 유기산은 정신을 안정시키고 갱년기장애로 생기는 여러 증세를 예방하는 효과가
뛰어나므로, 갱년기장애를 별탈 없이 넘기기 위해서는 40대 초반부터 식초 요법을 꾸준히
실행하는 것이 좋다. 식초 요법은 그야말로 간단한 방법이다.
아침, 점심, 저녁으로 생수 한 잔에 식초 서너 찻숟가락을 타서 빈속에 복용하기만 하면
된다. 식초 대신 매실을 차처럼 끓여 복용해도 마찬가지 효과를 볼 수 있다.
35. 폐경기에 오기 쉬운 골다골증
뼈에 바람이 든 것처럼 구멍이 생기면서 물렁해지고 약해지는 병증을 골다공증이라 한다.
여성 호르몬은 뼈를 만드는 작용과 뼈의 파괴를 방지하는 작용을 하면서, 뼈를 녹이는 부갑
상선 호르몬의 작용을 막는 역할을 하기 때문에, 여성 호르몬의 분비가 줄어드는 폐경 이후
10년 사이에 골다공증이 급증한다. 골다공증으로 뼈가 녹으면 단백질이 먼저 녹고, 다음에
칼슘이 녹아 나오는데, 이것이 혈관에 찌꺼기처럼 쌓이면서 동맥경화증을 일으키기도 한다.
폐경기에 이르지 않았더라도 다이어트를 지나치게 하는 여성이나 평소 무월경이나 월경불
순증이 있는 여성도 골다공증에 걸리기 쉽다. 또 몸집이 작거나 뼈대가 선천적으로 작은 여
성, 난소절제 수술을 받았거나 평소 칼슘 섭취가 지나치게 적었던 여성들도 골다공증을 조
심해야 한다.
골다공증으로 생기는 증세는 여러 가지지만 우선 허리가 아파 온다. 그러나 극심한 요통
이 아니라 가볍고 은은한 통증이 나타나며 허리와 등 한가운데가 아프면서 등뼈가 물렁해져
등이 굽고 점점 키가 작아진다.
또 쉽게 골절을 일으킨다. 그 중에서도 대퇴골 골절이 아주 잘 일어난다. 즉 대퇴가 붙어
있는 골반과의 접속 부위에 골절이 잘 일어나서 동작을 할 수 없게 된다.
반룡환은 골다공증을 치료하는 데 뛰어난 효과를 발휘하는 처방이다. 반룡환은 원래 성신
경쇠약증을 비롯하여 시력이 떨어지거나 가슴이 몹시 뛰고 이가 약해 흔들거리며 추위를 잘
탈 때 쓰는 처방이자만 칼슘이 듬뿍 든 녹각이 들어가는 처방이기 때문에 골다공증을 예방
하고 치료하는 데도 쓸 수 있는 것이다.
그렇지만 어떤 약을 쓰더라도 뼈를 재생하는 데는 아무래도 한계가 있기 때문에 예방에
힘을 써야 한다. 골다공증을 예방하기 위해서는 우유나 치즈를 비롯한 유제품과 뼈째 먹는
식품, 달걀, 시금치, 미역, 콩 가공품, 해바라기씨, 깨 등을 많이 섭취하여 칼슘이 부족해지지
않도록 하는 것이 중요하다.
특히 식초는 칼슘이 잘 흡수되도록 돕고 뼈를 강하게 하는 작용을 하므로 생수에 식초를
너더댓 찻숟가락 타서 두고 하루에 두세 번씩 빈속에 마시면 뼈가 튼튼해지고 피부도 고와
지니 꼭 한번 해보라고 권하고 싶다.
약재로는 앞에서도 말했듯이 칼슘이 풍부한 녹각이 좋다. 녹각을 폭 고아 낸 약물을 걸쭉
해질 때까지 졸인 다음 식혀서 냉장고에 보관하면 묵처럼 되는데, 이것을 표고버섯 끓인 물
에 타서 마시면 된다. 비타민 D 전구체가 들어 있는 표고버섯은 칼슘 흡수를 촉진하기 때문
에 녹각과 함께 복용하면 효과가 놀랄 만큼 좋아진다.
그런데 칼슘은 흡수가 잘 안되는 특징이 있으므로, 골다공증을 치료하기 위해 칼슘이 많
이 든 음식이나 약을 복용할 때는 칼슘 흡수를 돕는 단백질, 지방, 비타민도 충분히 섭취하
야 효과를 볼 수 있다. 그렇지만 식물성 섬유는 칼슘의 흡수를 방해하기 때문에 너무 많이
섭취하지 않는 것이 낫다.
36. 무조건 이뇨제를 쓰기 쉬운 부종
잘 붓는다고 호소하는 여성들이 아주 많다. 몸이 붓는 원인은 개인에 따라 다르지만, 신장
이나 심장, 간장이 안 좋거나, 단백질이 부족할 때, 또는 소화가 안되거나 운동이 모자랄 때
붓는 경우가 많다. 한의학에서는 비장, 폐장, 신장이 조화를 이루지 못할 때 붓는 것으로 본
다.
쉽게 풀이하면 밥을 짓는 과정과 비교할 수 있다. 솥 속의 밥물이 끓어 수증기가 생기면,
수증기는 솥뚜껑에 서렸다가 뚝뚝 떨어지며, 솥 밑에서 적당한 불기를 받아야 제대로 밥이
지어진다. 그런데 이 세 가지 과정에 문제가 생기면 밥이 설어 물기가 너무 많아진다. 부종
이 생기는 이치도 이와 같다.
다시 말해서, 비장의 승강작용, 폐장의 숙강작용, 신장의 중화작용이 제대로 이루어지지
못하고 조화를 이루지 못했을 때 부종이 온다는 것이다. 그러므로 무조건 이뇨제를 복용할
일이 아니라 적절한 처방을 쓰는 것이 매우 중요하다.
허리의 아래쪽으로 하반신이 심하게 부을 때는 신장기능을 돋우는 우차신기환이라는 처방
을 쓰고, 부은 부위를 손가락으로 눌렀을 때 들어간 부위가 빨리 회복되지 않고 피로가 극
심하며, 대변이 묽고 손발이 찰 경우에는 비장의 기능을 돋우는 실비산이라는 처방을 써야
한다. 실비산에는 후박, 삽주, 모과, 초과, 빈랑, 부자, 복령 각각 4그램에 목향, 말린 생강,
구감초 각각 2그램, 생강 3쪽, 대추 2알이 들어간다.
37. 귤처럼 노란 피부, 감피증
사람은 후각으로 냄새를 맡고, 미각으로 맛을 감별하며, 시각으로 물질의 색깔을 감지하고
그 색의 차이를 구별해 낸다. 그런데 지금까지 세계에서 발견된 표준색은 165종에 이르고,
인간이 세밀히 구별하여 육안으로 감별할 수 있는 색은 3,000여 종에 이른다.
한의학에서는 심오한 오행 이론에 따라 색을 푸른 색, 붉은 색, 누런 색, 흰 색, 검은 색
무리로 나누고, 이 오색을 인체의 장기나 방위와 연계시킨다. 서도 창인 '맹인덕담가'에 이
러
한 이론이 잘 드러나 있다.
사바세계 남성부주 해동제일 대한민국이요
불선명당 신조경은 여시아문에 일시불인데
동방에는 청제지신 남방에는 적제지신
서방에는 백제지신 북방에는 흑제지신
중앙에는 황제지신 오방제신 하감하사
소원성취 발원이요...
즉, 동쪽은 푸른 색, 남쪽은 붉은 색, 서쪽은 흰 색, 북쪽은 검은 색, 중앙은 누런 색에 해
당된다고 보았던 것이다.
토마토 주스와 당근 생즙도 지나치면 곤란
그런데 가끔 피부색이 지나치게 노랗게 변하여 황달이 아닐까 걱정하는 여성들이 있다.
그렇지만 대개 치료에 큰 어려움이 없는 감피증일 경우가 많으니 지레 겁을 먹을 것은 없
다.
조선시대의 과거에 황감제라는 것이 있었다. 일명 감제나 황감과라 불린 이 과거는 제주
도에서 귤을 진상한 것을 기념하기 위해 해마다 치렀던 시험으로, 예전에는 귤이 나는 것을
기념해 시험을 볼만큼 귤이 귀했다.
그러나 요즘은 귤이 흔해 지나치게 많이들 먹다 보니 손바닥이나 얼굴 등의 피부가 황달
에라도 걸린 것처럼 노랗게 변하는 경우가 있다. 이렇게 귤 때문에 황달에 걸린 듯 피부가
노랗게 바뀌는 병증을 바로 감피증이라 한다.
감피증은 점액수종, 요독증, 시몬즈 병 따위로 카로틴 대사에 장애가 생겼거나 귤, 토마토,
당근, 호박처럼 카로틴이 들어 있는 음식을 많이 먹어 지나치게 침착되었을 때 나타난다. 따
라서 미용에 좋다고 토마토 주스나 당근 생즙을 거르지 않고 날마다 과도하게 섭취하면 감
피증에 걸릴 수 있다.
카로틴은 비타민 A다. 지용성이어서 피하지방이나 지질 함량이 많은 각질층에 축적되므
로 전신 피부에 감피증이 올 수도 있지만 특히 각질층이 두꺼운 손바닥이나 발바닥에 많이
나타난다. 손바닥이나 발바닥에는 멜라닌 색소가 없기 때문에 더 뚜렷하게 나타나는 것이다.
감피증은 황달과 달리 눈의 흰자위가 누렇게 변하지 않고 자각증세가 없으며 카로틴을 적
게 섭취하면 쉽게 소멸된다.
38. 비법을 기대하기 어려운 피부 트러블
기미, 주근깨, 잔주름, 여드름 등의 피부 트러블에 신경을 많이 쓰는 여성들을 흔히 볼 수
있다.
기미, 주근깨는 멜라닌 색소 때문에 생긴다고는 하지만 주근깨는 그보다는 유전적 원인이
매우 뚜렷하기 때문에 치료가 쉽지 않다. 또 여드름의 농을 형성한 농포 상태가 심해지면
치료를 한다 해도 분화구 같은 구명이 남는 경우가 많다.
그래서 어떤 피부 트러블이든 치료를 받는 사람이 만족할 만큼 나아지기가 정말 어렵다.
그러므로 트러블이 일어나기 전에 예방하는 것이 가장 좋은 치료법이다. 자주 들은 이야기
겠지만 피부를 청결하게 하고 직사광선이나 찬바람에 피부가 너무 노출되지 않도록 보호하
며, 피부에 지나친 자극을 주지 말고, 스트레스를 피하며, 규칙적인 생활과 균형 잡힌 식사
를 해여 한다.
이렇게 꾸준히 생활하면 특수한 경우가 아니고는 깨끗하고 고운 피부를 가꿀 수 있고, 피
부가 좀 나빠졌다 하더라도 자연히 좋아지게 마련이다.
그런데도 많은 여성들이 특이한 비법으로 재빨리 피부 트러블을 고치려고 하는 것을 보면
안타깝다. 피부 트러블이 아주 심하거나 자신의 피부에 불만이 크다면 경혈자극 요법으로
명문(생명의 문, 생명력의 가장 중심이 되는 부위), 삼초수, 전중경혈을 자극하거나 지압하면
좋다. 이 요법은 스트레스성 피부 트러블에 특히 잘 듣는다.
엉덩이 제일 위에서 만져지는 돌기가 장골릉이요, 좌우의 장골릉을 이은 선에 제4요추돌
기가 있으므로 그 위에서 제2, 제3요추돌기를 찾아 그 돌기 사이를 자극하면 된다. 삼초수는
명문경혈에서 좌우로 3센치미터 바깥쪽을 잡고 그 위로 손가락 1개 폭만큼 위로 올라가면
된다. 전중은 좌우의 젖꼭지를 직선으로 이은 선의 가운데에 있다. 유방이 부풀어오른 상태
에 따라 젖꼭지의 위치가 달라질 수 있으므로 제5흉늑관절 사이에서 찾으면 정확하다.
피부를 싱싱하게 되살리는 먹거리
피부 트러블을 없애고 자외선에 지친 피부를 회복시키기 위해서는 물이나 수분이 많이 든
음식물을 비롯하여 단백질과 비타민 C를 충분히 섭취해야 하는데, 특히 비타민 C는 피부를
싱싱하게 되살리는 데 없어서는 안될 성분이다. 비타민 C가 풍부한 먹거리에는 다음과 같은
것들이 있다.
1) 딸기: 비타민 C가 많은 식품으로 첫손에 꼽히는 과일로 하루에 너더댓 알만 먹어도 비
타민 C 하루 권장량인 50밀리그램을 섭취할 수 있다. 특히 담배를 피우는 여성이나 잇몸에
서 비가 잘 나는 여성들은 딸기를 많이 먹는 것이 좋다.
2) 복숭아: 예로부터 불로장수의 식품, 미인을 만드는 식품으로 여겨졌던 복숭아에는 팩틴
이라는 식물성 섬유와 비타민 A, C가 풍부하게 들어 있어 혈액순환을 원활하게 하므로 월
경불순, 갱년기장애, 피부 트러블, 변비 등을 치료하는 효과가 있다. 특히 땀을 많이 흘려서
얼굴이 늘 번질번질거리고 화장이 잘 지워져 얼룩이 생기는 여성에게 아주 좋다.
3) 오이: 구성 성분의 90%가 수분인 알카리성 식품 오이에는 엽록소와 무기질, 천연 비타
민 C 등이 풍부하게 들어 있어 기미, 주근깨를 없애는 효과가 뛰어나다.
4) 표고버섯: 표고버섯은 눈 가장자리의 잔주름이나 기미를 없애는 효과가 뛰어나고 거친
피부를 매끈하게 가꿔 주며 머리카락을 검게 만들어 준다.
5) 우엉: 우엉은 신장의 기능을 도와 몸에 쌓인 노폐물을 배설시키고 혈액순환을 촉진하
여 나쁜 피를 밖으로 내보내는 작용이 뛰어나다. 그리고 우엉에 들어 있는 식물성 섬유는
변비를 없애고 장에 유익한 세균이 번식하는 데 도움을 주어 피부에도 그만이다.
6) 율무: 사마귀나 피부의 검버섯까지 없앨 정도로 피부를 곱게 가꾸는 효과가 뚜렷하고
신진대사를 촉진하므로 변비에도 좋다. 그리고 식욕과 혈당을 조절하여 몸 안에 지방이 쌓
이는 곳을 막아 주므로 비만증 예방에도 그만이다.
7) 녹차: 녹차에는 비타민 C, 철분, 칼슘, 칼륨, 식물성 섬유질 등이 풍부하여 피부를 곱게
가꾸는 작용을 한다.
8) 우유: 우유는 칼슘을 섭취하는 데 가장 효과적인 식품인데, 노폐물과 독소를 제거하며
간을 튼튼하게 만드는 식초와 함께 복용하면 웬만한 피부 트러블은 치료할 수 있다. 우유 1
컵에 식초 3큰술을 조금씩 넣으며 섞으면 요구르트처럼 되는데, 여기에 녹차 1찻숟가락을
함께 놓고 잘 섞어 마시면 기막힌 미용 효과를 볼 수 있다. 우유에 알레르기가 있거나 식초
를 마시기가 역겨울 때는 요구르트 1개에 녹차 1찻숟가락을 섞어 마셔도 된다.
39. 암을 일으킬 수도 있는 점
점은 선천성 조직 기형인 피부의 일종이다. 짙은 검은 색으로 색깔과 광택이 좋으면 살아
있는 점, 즉 활점이라 하고 색도 분명하지 않고 광택도 없는 얼룩 샅은 점은 죽은 점, 사점
이라고 한다.
사람은 누구나 20개 가량 되는 점이 있는데 40대에 접어들면 잠재되어 있던 모든 점들이
드러나 30개쯤으로 늘어난다. 그러다 70대 후반부터는 세포가 노화되면서 점차 감소하여 평
균 17개 정도로 줄어든다.
흔히 점은 쌍생한다. 예를 들어 남자의 경우 코의 한가운데에 점이 있으면 페니스의 가운
데도 좀이 있고, 콧등에 있으면 귀두에도 있으면, 콧방울에 있으면 음낭에도 있고 눈썹뿌리
에 있으면 목 밑에도 있다. 그리고 눈썹 사이에 점이 있으면 등에도 점이 있고, 코밑에 있으
면 배꼽 안이나 밑으로도 있는 것이 보통이다.
여성의 경우도 같아서 입술에 있으면 생식기에, 코밑에 있으면 배꼽 밑에, 이마와 머리에
있으면 가슴이나 무릎 위, 또는 눈 밑에도 점이 있으며, 귀 위에 있으면 어깨나 팔꿈치에도
점이 있는 경우가 많다.
몇 해 사이에 점을 빼고 싶다는 젊은 여성이 부쩍 늘었다. 크고 보기 흉한 점도 주위에서
복점이라고 격려를 하면 이를 믿고 정신적인 활력소로 삼는다. 하지만 때로는 흉점이라 해
서 만사에 흉조가 보일 때면 흉점 탓을 하며 정신적으로 위축된다.
사업이 성공하고 부부 금실이 좋은 것이 다 복점 덕이라고 하면 그 복점을 없애지 않겠지
만 사업이 망하거나 부부 사이에 틈이 생겨 그것이 흉점과 눈물점의 탓이라고 한다면 그 흉
점을 빼 버리고 싶을 것이다.
의학적으로 백해무익한 점
사실 의학적으로 보면 점은 무의미하다. 어쩌면 백해무익하다고 할 수도 있다. 그것은 암
의 원인이 될 수도 있기 때문이다.
검버섯은 각화증으로 생기는 반점으로 후천적이며, 색소성 모반과 흑자는 선천적인 점으
로 유전적인 형질을 가지고 있다. 즉 모태 안에서 이미 색소성 모반을 일으킬 모반세포가
피부 조직에 들어가 있다가 성장하면서 나타나는 것이 선천적 모반이다. 이미 선천적으로
형질을 가지고 있기 때문에 나타나는 것이다.
모반은 피부 상피층에 나타나는 경계모반, 피부 깊숙이 자리잡고 있는 진피모반, 그리고
이들 피부층에 나타나는 혼합형의 혼합점 등으로 나누어 볼 수 있다.
경계모반점은 모반점 가운데 가장 언저리가 얕은 점으로 보통 지름이 1~4밀리미터이고 진
한 검정색이며 모양이 고르다. 그러나 피부 안에 있는 피부색소세포가 햇볕을 많이 받아 생
긴 흑자 가운데 악성은 흑갈색의 편평한 모습으로 불규칙하다.
특히 마찰이 심한 발이나 햇볕을 많이 쬐는 얼굴, 목 뒤 같은 곳에 있는 점은 악성으로
변할 위험이 크다. 악성으로 나빠지는 원인이 뚜렷이 밝혀지지는 않았지만 마찰과 자외선에
의해 암으로 변하는 것 같다. 점점 색이 짙어지고 커지며 점 부위가 자주 헌다면 암을 의심
할 수 있다. 그러나 다행히 발생률은 아주 낮은 편이다.
검버섯이라 불리는 각화증에는 지루성 각화증과 노인층에서 많이 볼 수 있는 일광각화증
이 있는데 일광각화증은 점 가운데 우일한 휴천성이며 노인의 피부에 화색 사마귀처럼 오톨
도톨한 융기가 생기는 것이다. 이것은 25%가 악성으로 변한다고 알려져 있으니 주의를 기
울일 필요가 있겠다.
40. 건강하고 아름다운 피부를 가꾸기 위해 지켜야 할 조건
건강하고 아름다움 피부를 지키기 위해서는 가벼운 운동을 꾸준히 해야 하며, 피로가 쌓
이지 않도록 잠을 충분히 자야 하고, 소화가 잘되는 음식을 먹어 변비를 없애야 한다.
그리고 이러한 바탕 위에서 마사지나 식이 요법 등으로 피부의 생리기능을 높여 주름이
생기지 않도록 방지하면 오래도록 고운 피부를 유지할 수 있다.
마사지는 손이나 진동기를 이용하여 혈액순환을 촉진시키고, 피부의 탄력을 유지시키는
미용 방법으로, 한방에서는 흡인기를 이용하기도 한다. 목욕도 피부를 가꾸는 데 아주 중요
한 구실을 하는데, 특히 사우나를 하고 나면 피부의 신진대사가 왕성해지고 노폐물이 배출
되어 화장이 곱게 받는다.
피부는 섭취하는 음식물에 따라 민감하게 반응한다. 피부 조직의 생기를 빼앗아 추하게
노화를 촉진시키는 청량 음료, 커피, 술, 담배, 인스턴트 식품은 먹지 않는 편이 낫고, 피부
가 지성이라면 지방이 많이 들어간 음식을 덜 섭취해야 한다. 그리고 살이 쪘다거나 여드름
이 많이 나는 체질이라면 초콜렛, 아이스크림, 버터, 치즈, 햄 등을 섭취하지 않는 것이 좋
다.
피부가 노쇠하는 것을 방지하려면 우유, 콩, 육류, 달걀 같은 단백질 식품을 많이 섭취하
고, 피부가 건성인 사람은 지방분을 조금 많이 섭취하는 것이 좋다.
검은 피부를 하얗게 가꾸는 데는 레몬이나 귤처럼 비타민 C가 많은 과일이 도움이 되고,
살결을 곱게 하는 데는 마늘이 좋다. 동물의 간, 굴, 다시마, 살구, 사과 등은 혈색을 발그레
하게 돋우는 효과가 뛰어난 식품들이다.
41. 기미를 없애는 율무와 동아의 기막힌 작용
얼굴에 기미가 한번 생겼다 하면 좀처럼 없어지지 않아 이만저만 신경이 쓰이는 것이 아
니다. 이럴 때 율무와 동아를 함께 넣어 수프를 만들어 먹으면 좋다.
율무는 피부를 곱게 가꾸어 주는 효과가 아주 뛰어나다. 그래서 오랫동안 복용하면 노인
들의 검버섯이나 사마귀, 기미, 주근깨, 여드름이 없어지고 닭살 같은 피부도 매끄러워진다.
동아는 동과를 말하는데, 몸 안에 비정상으로 쌓인 열을 없애 주며, 지나친 습기나 과도하
게 섭취한 수분 탓에 망가진 인체의 작용을 조절해 준다.
동아는 과육뿐 아니라 껍질이나 씨도 약으로 쓸 수 있다. 몸이 부었을 때는 동과의 껍질
인 동과피를 복용하면 좋고, 부종이나 화농성 질환, 가래 등에는 동과의 씨인 동과인을 약으
로 쓸 수 있다.
어쨌든 율무와 동아는 모두 기미와 주근깨를 없애는 작용을 하므로, 두 가지 재료를 함께
놓어 다음과 같은 방법으로 만드는 수프는 피부를 곱게 만드는 효과가 아주 뛰어나다.
수프를 만들 율무는 하룻밤 담갔다 쓰며, 동아는 껍질을 벗긴 뒤 씨를 빼고 썰어 둔다. 동
아의 껍질과 씨, 닭다리, 율무, 구기자, 산약 등의 한약재를 놓고 끓인 다음 걸러 낸 국물에,
잘게 썬 닭다리와 동아의 과육을 넣고 다시 끓인 뒤 간을 맞춰 먹으면 된다.
42. 서태후의 젊음을 지켜 준 호두죽
우리 조상들은 참으로 슬기롭게 호두를 이용했다.
정월 보름날 새벽에 밤이나 은행, 잣, 호두처럼 껍데기가 단단한 과일을 깨물면서 '일 년
열두 달, 무사태평하고 부스럼이나 뾰루지 없이 지냅시다' 하면서 부럼을 깨어 먹는 세시
풍습은 이를 단단하게 하는 데 아주 좋다.
호두 두 알을 손에 쥐고 굴리는 풍습도 마찬가지다. 철학자 칸트의 말대로 '손은 외부의
뇌수'이므로, 호두로 손바닥을 부드럽게 자극하면 혈액의 흐름이 원활해져 두뇌 활동이 원
활해지고 마음이 안정되어 건강에 상당히 좋다.
예전에는 머리를 검게 물들이고 싶을 때 덜 익은 호두의 푸른 껍데기를 삶아 낸 물로 머
리를 감았다. 흔히 사용하는 인공 염색제의 독한 성분을 생각하면 천연의 모발 염색제가 점
점 사라진다는 사실이 안타깝다.
이것뿐만이 아니다. 타박상을 입었을 때는 통증을 빨리 가라앉히고 상처를 깨끗이 아물게
하기 위해 호두를 짓찧은 다음 더운술에 타서 마셨고, 동상, 피부병, 탈모증에는 약으로 호
두기름을 발랐다.
청나라 말기의 절대 권력가였던 서태후는 호두로 역사상 유래가 없는 엄청난 정력을 자랑
하며 뭇 남성 위에 군림하였고, 늙어서도 아름답고 고운 살결을 유지하였다.
서태후의 호두죽을 만드는 방법은 그리 복잡하지 않다. 우선 호두 십여 개를 구해 껍데기
를 벗기고, 뜨거운 물에 불려 속껍질까지 벗긴 뒤, 물에 불린 쌀 150그램과 함께 잘 빻는다.
이 가루를 체로 거른 뒤 물과 꿀을 적당히 넣고 끓이다, 푹 끓은 뒤에 씨를 바른 대추를 넣
어 먹으면 된다.
이 죽은 스태미나를 기르는 효과가 대단하여 탈모를 방지하고, 모세혈관을 튼튼히 하며,
피부를 보호하고, 불임을 방지한다. 따라서 미용식으로도 손색이 없을 뿐만 아니라, 고혈압,
심장 질환, 비만증에도 좋은 약이 되니, 집에서도 만들어 먹어 볼 만하다.
43. 개나리꽃술의 매혹적인 미용 효과
옛날 어느 나라에 예쁜 공주님이 살고 있었다. 공주는 세상에서 제일 아름다운 새를 갖는
것이 소원이었다. 그래서 임금님은 나라 곳곳에 방을 붙여, 가장 아름다운 새를 바쳐 공주를
즐겁게 해 주는 사람에게 후한 상금을 내리겠노라고 하였다.
며칠이 가지 않아 온 나라의 진귀하고 예쁜 새들이 진상되었지만, 어느 것도 공주의 마음
을 만족시킬 수는 없었다.
그러던 어느 날, 한 늙은이가 샛노란 새 한 마리를 바쳤다. 이 아름다운 새가 마음에 쏙
든 공주는 금빛 장식을 붙인 새장에 새를 기르면서 온갖 사랑과 정성을 다 쏟았다.
그렇지만 그렇게 아름답던 새의 깃털은 점점 퇴색하고, 모양마저 흉칙하게 변하기 시작하
더니, 기어코 금빛은 사라지고 까만 까마귀가 되고 말았다.
깃털에 금빛 물감을 칠한 까마귀에 속은 공주는 사랑할 대상을 잃고 화병으로 몸져 누운
채 앓다가, 끝내 세상을 떠나고 말았다. 공주가 묻힌 무덤에는 금빛 장식을 붙인 새장 같은
꽃이 곱게 피어났다. 잎이 피기도 전에 눈이 어지럽도록 화려한 금색 꽃을 피웠다가 아차
하는 순간에 스러지고 마는 이 꽃이 바로 개나리꽃이다.
개나리로 담근 술은 특유의 향기와 부드럽고 순한 맛, 그리고 고운 빛깔로 모든 감각을
매혹시키며, 여성의 미용에 특효가 있는 약주다.
개나리가 활짝 피기 전에 꽃을 딴 뒤 잘 씻어서 그늘에 말리거나, 10월에 열매를 따서 말
린 뒤 술을 부어 백 일 동안 익힌 다음 마시는데, 열매로 담근 술은 꽃술보다 향기가 적고
맛도 좀 쓰지만 약효는 훨씬 낫다.
그런데 술을 담글 개나리의 열매에 씨까지 섞여 있으면 중추신경계가 흥분하여 불면증에
걸릴 수도 있으므로, 술을 빚을 때는 씨를 빼고 열매의 껍질만 쓰는 것이 좋다.
44. 깨끗하고 아름다운 피부로 가꿔 주는 복숭아
우리나라에는 옛부터 복숭아 벌레를 먹거나, 달밤에 복숭아를 먹으면 미인이 된다는 말이
있었다.
이렇게 복숭아를 먹고 예뻐지면 아무래도 눈에 띄어, 교태응 부리거나 음란해지지 않을까
걱정하는 마음이 생겼는지, 옛부터 여자들이 많이 모이는 샘가에 복숭아나무를 심는 것을
아주 꺼렸다.
당나라 현종은 복숭아의 꽃가지를 꺾어 양귀비의 머리에 꽂아 주면서, 이 꽃은 여자를 교
태스럽게 만단다고 은근히 일러주기도 하였다.
오래 전에 편찬된 의서에도 복숭아를 먹으면 예뻐진다는 이야기가 많이 나와 있다. 복숭
아 과육을 포처럼 떠서 먹으면 안색이 좋아지고, 그 잎으로 술을 담가 먹으면 혈색이 맑아
지며, 그 잎으로 목욕을 하거나 얼굴을 씻으면 땀띠나 여드름이 없어지고 피부가 고와진다
고 하였다. 그리고 복숭아씨에서 기름을 짠 뒤 물과 섞어 얼굴에 바르면 기미가 없어지고
얼굴이 고와진다고 하였다.
실제로 복숭아는 혈액을 맑게 하고 위장을 튼튼하게 만드는 작용이 뛰어나다. 그리고 껍
질을 벗겨 낸 복숭아씨는 소화를 촉진하고 변비나 월경불순을 조절하는 효과가 대단하다.
소화에 문제가 없고, 대소변을 아주 편하게 볼 수 있으면, 마음이 편안해지고 혈색이 좋아
진다는 사실은 누구나 잘 알고 있을 것이다. 그러니 건강을 위해서도 즐겨 먹을 만한 과일
이다.
45. 녹차와 아름다운 피부
차를 즐긴 시기는 당, 송이 들어선 이후이며, 신라나 일본에도 이때 전해졌다. 그렇지만
차를 마신 역사는 이보다 훨씬 이전으로 거슬러 올라가, 적어도 전한시대부터 차를 즐겼던
것으로 보인다.
비타민 C가 대단히 많이 함유되어 있는 차는 누구에게나 권할 만한 영양 음료다. 차를 끓
이면 비타민 C가 파괴되지 않을까 걱정하는 사람도 있지만, 차는 푹푹 삶아 마시는 것이 아
니라 살짝 우려내어 즐기는 것이다. 알맞게 우려낸 차에서는 은은한 빛깔이 돌고, 향긋한 향
이 피어나며, 감칠 듯한 깊은 맛이 난다. 그리고 비타민 C가 파괴되는 것이 아니라 듬뿍 함
유된 비타민 C가 풍부하게 우러난다.
차를 마시고 비타민 C를 충분히 섭취하면 피부는 눈에 띄게 고와진다. 더구나 찻잎에는
항여드름작용을 하는 성분이 들어 있기 때문에 차를 즐길 줄 아는 여성은 여드름이나 피부
염 따위를 걱정할 필요가 없다.
그리고 차는 위의 연동운동을 촉진하고, 단단하게 뭉친 대장을 풀어 주는 작용을 하므로,
스트레스 때문에 생긴 변비에도 약이 된다. 변비가 심할수록 신진대사가 원활히 이루어지지
못하여 피부는 점점 메마르고 거칠어진다. 그러니 무턱대고 인스턴트 거피만 찾을 일이 아
니라, 차의 은은한 향과 멋도 즐기고 더불어 피부도 아름답게 가꾸도록 하자.
46. 차와 정조
중국 사람들은 생활 필수품으로 땔감, 쌀, 기름, 소금, 간장, 식초, 차, 이렇게 일곱 가지를
꼽을 만큼 차를 중요하게 생각한다. 차에는 여러 종류가 있지만 이때는 주로 엽차를 말한다.
하얀 자기에 담긴 엽차는 이루 표현하기 어려울 정도고 정갈하다.
엽차라 해서 다 같은 것은 아니다. 붉은 빛도 도는 차가 있는가 하면, 아주 짙은 녹색 차
가 있고, 잎이 도르르 말린 것이 있는가 하면, 활짝 펴진 것도 있다. 이 가운데 붉은 빛이
돌면서 잎이 말린 차를 상품으로 치고, 그렇지 않은 것을 하품으로 친다.
그런데 예전에는 여성이라면 절대 두 가지 차를 섞어 마셔서는 안된다는 금기가 있어서,
생산된 지역도 같고, 종류도 같은 것을 마셔야 했다. 그래서 심지어 찻잎의 생김새나 색깔도
바꾸지 않고 한결같이 한 가지 차만을 마셔 왔다.
이러한 금기는 당시의 윤리적 가치관과 깊은 관련이 있다. 다른 곳에 옮겨 심으면 죽는다
는 차나무의 절개를 본받아 여성도 한결같이 정조를 지키라는 뜻이 담긴 금기였기 때문이
다.
어쨌든 이러한 이유로 여성이 두 가지 차를 마시는 것은 두 지아비를 섬기는 것과 마찬가
지라고 여겼기 때문에 두 가지 차를 마시는 것은 있을 수 없는 일이었다.
차를 여성의 절개와 연결시킨 풍습은 고려시대에서도 찾아볼 수 있는데, 고려시대에는 혼
인을 하면 신랑이 신부에게 차 종자를 담은 항아리를 보내는 '봉다'라는 풍습이 있었다. 이
때도 차 종자가 번식과 변함없는 절개랄 의미한다고 여겼던 것이다.
47. 양귀비를 사로잡은 여지차
봄이 들뜸과 흥분, 그리고 충동의 계절이라면, 여름은 격정을 일으키는 추진의 계절이고,
겨울이 회고와 차분함, 그리고 성찰과 침정의 계절이라면, 가을은 사색과 억제의 계절이라고
할 수 있다.
더위에 시달리며 한여름을 보내고 나면 인체에는 피로가 쌓이는데, 영양분도 충분히 섭취
하지 않은 채 땀까지 흘렸다면 몸이 많이 쇠약해지고 만다. 게다가 가을로 접어들 때는 기
온이 많이 떨어져, 변화한 기후에 적응할 준비를 채 하지 못하기 때문에 감기에 걸리기 쉽
다.
기후는 계절에 따라 달라지는 것이 정상이다. 그래서 가을은 여름과 달라 습기가 걷히고
공기가 건조해야 한다. 만일 이러한 정상기후에서 벗어나 햇볕이 지나치게 뜨거우면 땀이
줄줄 흐르고, 열이 떨어지지 않으며, 인후통과 갈증 등에 시달리는 경우가 많다. 이와는 반
대로 기온이 지나치게 낮아 싸늘함이 가시지 않으면 두통, 오한, 기침 등이 찾아오기 쉽다.
어쨌든 가을은 메마른 계절이어서 호흡기나 피부도 촉촉함을 잃고 건조해진다. 그래서 화
장을 해도 잘 받지 않고, 머리카락이 잘 빠지며 비듬이 많아지는데, 이럴 때 여지를 이용하
면 좋다.
양귀비를 사로잡은 여지
여지는 박과에 들어가는 한해살이 덩굴풀로, 양귀비가 좋아하던 과일로도 유명하다. 현종
은 사랑하는 양귀비를 기쁘게 해 주려고 수만 리나 떨어진 남쪽 지방에서 나는 진귀한 여지
를 구해다 양귀비에게 선사했다. 상하기 쉬운 여지를 싱싱하게 선물하기 위해 빠른 말과 능
숙한 기수를 뽑았으며, 대궐에 도착하는 시간을 조금이라도 줄일 생각으로 곳곳에 이들을
배치하여 릴레이 식으로 운반하도록 명령했다. 지친 말이 쓰러지고 기수들이 벼랑에서 굴러
떨어져도 여지는 끊임없이 운송되었다. 그만큼 양귀비가 여지를 좋아했던 것이다.
거죽이 우툴두툴한 여지의 푸른 열매는 익으면서 황적색으로 바뀌는데, 중국에서는 그 생
김새가 마치 남성의 음낭처럼 생겼다고 해서 토산불알(생식기에 이상이 생겨 한쪽 음낭이
커진 병증)에 약으로 쓰기도 했다.
'본초강목'을 보면 여지가 자양강장제로서 폐기능을 보강하고 소화기능을 원활히 하며
신경을 안정시키고 혈액을 보충한다고 하였다. 이렇게 온몸의 기능을 원활하게 만들어 피부
를 곱게 가꾸어 주는 효과가 뛰어나다.
열매의 껍질을 까서 먹거나, 구하기가 어렵다면 백화점에서 파는 통조림을 먹어도 좋다.
가을철 메마르고 건조해진 피부에 싱싱한 윤기가 돌게 해 줄 것이다.
제3부 건강한 아기를 낳는 방법
1. 생식능력과 나이
한의학의 이론을 바탕으로 살피면 남성과 여성은 신체의 발달 과정에 약간 차이가 있다.
여성은 7살에 영구치가 나면서 머리카락이 길어지고, 14살에 월경을 시작한다. 그리고 21
살에는 사랑니가 나고, 28살에는 신체가 온전히 장성해진다. 그러다 35살이 되면 얼굴에 주
름이 잡히고, 머리카락이 빠지기 시작하며, 42살에는 새치가 나면서 안면이 초췌해진다. 그
리고 49살에 이르러 폐경을 맞는다. 그러므로 여성은 수명과는 상관없이 14~49살까지만 생
식능력을 지니는 셈이다.
이에 반해 남성은 8살에 영구치가 나고, 16살에 생식능력이 갖추어지며, 24살에 사랑니가
나고, 32살에 근골이 장성해진다. 그러다 40살에 되면 이와 머리카락이 빠지기 시작하여, 48
살이 되면 새치가 나면서 안면이 초췌해진다. 56살이 되면 정력이 눈에 띄게 떨어지고, 64살
이 되면 이와 머리카락이 남아나지 않는다. 결국 남성은 수명이 아무리 길더라도 16~56살까
지만 생식능력을 발휘할 수 있다는 아야기다.
생식능력과 마찬가지로 인체의 다른 기능도 나이가 듦에 따라 쇠퇴하고 기력도 줄어든다.
10살이면 오장의 기능이 완전히 발휘되면서 혈기가 원활해져 다리에 힘이 생기므로 달리
기를 즐기고, 혈기와 기육이 가장 왕성한 20살 때는 질주를 잘한다.
그러다 점점 기력이 떨어지기 시작하는 30살부터는 질주보다는 보행이 편해지고, 40살에
는 자꾸 편한 자세로 앉고 싶어진다. 나이가 더 들어 50살이 되면 시력이 약해지고, 60살이
되면 앉는 것마저 힘에 겨워 자리에 자주 눕게 되며, 70살에는 피부가 메마르기 시작한다.
이윽고 80살이 되면 정신이 혼미해져 헛소리가 많아지고, 90살에는 내장기가 공허해진다.
시대가 바뀌고 의학이 눈부시게 발전하면서 평균 수명이나 생식능력기가 많이 연장되고
질병도 많이 퇴치할 수 있게 되었지만, 결국 한계는 있게 마련이다. 그렇지만 인체가 어떻게
변화하는지 깨달아 무슨 일에든 지나침이 없도록 삼간다면 생식 눙력기가 늘어나는 것은 물
론, 건강하고 즐거운 생활을 하는 데도 큰 보탬이 될 것이다.
2. 아들을 낳을 여성의 생김새
'좋은' 여성과 아들을 낳을 여성
'옥방비결'에서 꼽는 '좋은' 여성의 조건은 꽤 까다롭다. 우선 얌전해야 하고 날씬하며
키도 적당해야 하며 살갗도 고와야 한다. 또 유방이 단단하고, 머리가 검고, 눈이 가늘고 흰
자위와 검은 눈동자가 또렷해야 하며, 얼굴과 몸에 윤기가 나고, 사지와 관절의 뼈가 풍요로
운 살에 쌓여 있으며 뼈는 굵지 않아야 한다. 음부와 겨드랑이 밑에는 털이 없거나, 혹 있더
라도 가늘고 부드러운 편이 좋다고 하였다.
'대청경'에서도 이와 비슷한 조건을 늘어놓았다. 가냘픈 뼈대에 살결은 아름답고 희며
엷어야 하고, 손가락 마디가 섬세하며 귀나 입이 뚜렷한 여성이 좋은 관상이라는 것이다. 여
기에 키가 적당하고, 질구가 높직하니 그 주위의 살이 도톰하고, 음모가 적으면서 몸과 음부
가 솜처럼 푹신하고 부드러우며, 머리카락은 마치 옻칠을 한 듯 윤기가 흐르면 더욱 좋다고
하였다. 이러한 생김새와 함께 성품이나 행동거지도 중요하게 여겨, 항상 미소를 띠는 온화
한 성격이어야 하고, 말씨는 얌전하고 고요해야 하며, 음혈이 앞을 향해 높직이 있는 것이
좋다고 하였다.
그 시대에 가장 이상적인 여성이란 얌전하면서 아들을 낳아 가문의 대를 잇는 여성이었을
것이다. 그래서 다음과 같이 아들을 낳을 수 있는 여성의 조건도 이런 모습에서 크게 벗어
나지 않았다.
1) 눈매가 길고 눈끝은 젖지 말아야 한다.
2) 눈썹이 굽거나 이마가 오목하지 않아야 한다.
3) 콧날은 서서 봉처럼 생겨야 한다.
4) 목소리가 고르고 기가 차야 한다.
5) 피부에 윤기와 향취가 젖어 있어야 한다.
6) 살결은 부드럽고 물기가 스며 있어야 한다.
7) 얼굴이 거위나 벼룩상일수록 좋다.
8) 어깨가 모나지 않고 등이 두꺼워야 한다.
9) 손이 봄철에 돋아난 죽순 같아야 하고 손바닥의 혈색이 붉어야 한다.
10) 젖꼭지가 검고 굳어야 한다.
11) 배꼽은 깊고 배가 두툼해야 한다.
12) 엉덩이가 편편하고 배가 커야 한다.
이 밖에도 인중이 길고 깊으면서 뚜렷해야 하고, 입이 크면서 입술이 두터워야 하고, 새끼
손가락이 곧고 길어야 하며, 엄지발가락의 관절이 툭 불거져 나오지 않아야 한다는 항목도
있다.
강한 여성을 꺼리다 보니
이와 반대로 '좋지 않게' 여기고 꺼린 여성의 생김새도 있음을 알 수 있다.
'옥방비결'에서는 쑥대 같은 곱슬머리에 얼굴이 곰보처럼 얽고, 절구통 머리에 통뼈가
보이며, 이가 검고, 목소리가 억세고 큰 여성을 이런 여성으로 꼽았다. 또 입이 크고 눈동자
가 탁하여 흐릿하며, 입이나 턱에 수염이 있거나 뼈마디가 굵으면서 붉은 털이 나 있으며
음모가 굵고 억세면서 역으로 배꼽을 향해 거슬러 나 있으면 좋지 않다고 하였다.
이 밖에도 피부가 너무 아름다운 여성, 몸이 수척한 여성, 언제나 놓은 데서 내려다보고
있는 여성, 다리나 정강이에 털이 나 있는 여성, 목소리가 남자처럼 굵고 억센 여성, 질투심
이 많은 여성, 냉증이 있는 여성, 많이 먹는 여성, 몸이 항상 찬 여성, 뼈가 굵은 여성, 곱슬
머리에 목뼈가 불그러져 나와 있는 여성, 겨드랑이에서 냄새가 나는 여성, 음수를 항상 축축
히 흘리고 있는 여성들도 모두 좋지 않다고 하였다.
'대청경'에서는 여자의 상을 볼 때는 먼저 음모와 겨드랑이 밑에 난 털을 살펴야 한다고
하였다. 이곳에 난 털이 거세고 팔이나 정강이에 털이 성성하면 좋지 않게 여겼다. 또 머리
카락이 붉고 얼굴이 바짝 마르고 정기가 없는 여성도 별로 좋지 않다고 하였다.
요즘에는 섹시함이 매력적인 여성을 가름하는 중요한 잣대가 되지만 예전만 해도 이러한
여성은 음란하다 하여 경계하였다.
그래서 눈빛이 날카롭고 머리결이 아주 검으며, 안색이 붉으면서 몸집이 풍만한 모습에,
성갹이 쾌활하여 활동적인 특성이 강하면서 겨드랑이에서 냄새를 풍기는 여성은 음란하다
하여 좋은 여성으로 생각하지 않았다.
'관상보감'에서 분류해 놓은 항목도 재미있다.
1) 이마가 비뚤고 걸을 때마다 머리를 흔드는 여성은 아무리 지체 높은 양가집 출생이라
도 마침내는 미모를 앞세워 생활하게 된다.
2) 여성다움은 있는데 위엄이 없어 행동이 아무래도 가벼운 여성은 다른 이성과 몰래 정
을 통한다.
3) 머리를 바로 들지 않고 수그리면서 웃음을 흘리고, 곁눈질을 하며 달콤한 소리를 내는
여성은 남성에서 남성으로 건너 다닌다.
4) 머리를 치켜들었을 때 곧바로 곁눈질을 보내는 여성은 예기나 창기로 떨어지고 만다.
5) 머리를 흔들거나 손을 쓸데없이 머리에 대는 여성은 인륜에서 벗어난 행위를 하기 쉽
다.
지금 보면 고루한 면이 없지 않은 항목들이나, 당시의 여성들에게 권장했던 덕목들이 무
엇이었는지 아주 잘 드러나 있다.
3. 아들을 낳기 위한 식이 요법과 합궁법
미국의 셰틀스 박사와 일본의 스기야마 시로 박사는 배란일과 식이 요법 등으로 딸, 아들
을 골라 낳을 수 있다는 이론을 내세워 우리나라에서도 유명하다.
아들과 딸을 바라는 대로 낳을 수도 있다는 셰틀스 박사의 이론은 다음과 같다. 아들이나
딸은 남성의 정자에 따라 결정되는데, 아들을 만드는 Y정자는 산성에 약하고 알칼리성에 강
하며 가볍고 속도가 빠른 반면 지구력이 약하지만, 딸을 만드는 X정자는 Y정자보다 산성에
강하고 크며 지구력도 강하다.
그러니 만약 아들을 낳고 싶다면 언제나 강한 산성인 질 안의 환경을 조절해서 알칼리성
으로 만들어 주는 것이 좋다. 그런데 성별은 정자와 난자가 만날 때 결정되므로 배란일을
잘 맞추는 것이 아주 중요하다. 배란일은 체온이 저온기에서 고온기로 넘어가기 직전, 체온
이 눈에 띄게 떨어지는 날이므로, 배란일을 정확히 알기 위해서는 적어도 넉 달 가량은 기
초체온표를 만들어야 한다는 것이다.
스기야마 시로 박사의 이론은 다음과 같다. 칼슘복합제를 석 달 이상 복용하면 무뇌아 출
산을 예방할 수 있으며, 아들을 낳을 확률이 놓아진다. 아들을 바란다면 적어도 배란일 10일
전부터 부인은 알칼리성 식품, 남편은 산성 식품을 섭취하는 식이 요법을 지키는 것이 좋다.
알칼리성 식품은 여성의 체액을 알칼리성으로 만들어 아들을 만드는 Y정자의 활동을 도와
주고, 산성 식품은 남성의 체액을 산성으로 만들어 Y정자의 수를 증가시키는 작용을 한다.
그러니 6달 이전부터 식이 요법을 쓰면 체질이 개선되어 더욱 뚜렷한 효과를 볼 수 있다는
것이다.
알칼리성 식품으로는 보리밥, 현미밥, 푸른 콩, 옥수수, 오이, 당근, 미역, 다시마, 수박, 토
마토, 건포도, 녹차, 우유, 커피, 요구르트 등을 들 수 있고, 산성 식품으로는 쌀밥, 밀가루
음식, 땅콩, 김, 치즈, 달걀 노른자. 닭고기, 뱀장어, 쇠고기, 오징어, 포도주를 제외한 모든
알코올 음료, 코코아와 콜라를 제외한 모든 청량 음료, 식초, 담배 등을 들 수 있다.
아들을 낳기 위한 합궁법
셰틀스 박사와 스기야마 시로 박사의 이론은 아들을 낳으려는 사람들 사이에 대단한 인기
를 끌고 있다. 그런데 아들에 대한 선호사상이라면 어느 나라에도 뒤지지 않을 우리나라에
서도 오래 존부터 아들을 낳기 위한 부부 합궁법이 전해져 오고 있다.
아들을 바랄 때는 남성은 고환을 차게 하고, 여성은 아랫배와 허리를 따뜻하게 한 다음,
여성의 분비물이 달걀 흰자위처럼 탁하고 끈끈할 때 부부관계를 하는 것이 좋다고 하여 월
경 직후부터 배란일까지는 완전히 금욕하고, 배란일에 부부관계를 가졌다. 만약 배란일까지
참을 수 없을 때는 적어도 배란일 이틀 전부터 배란일까지는 금욕하고 배란일에 부부관계를
가졌다.
자궁에서 연꽃씨 같은 것이 나오면서 몸이 후끈 달아오르고 정신까지 몽롱해질 정도로 합
궁하고 싶어지는 배란일 가운데서도 양기가 가장 왕성해지는 새벽녘에 부부관계를 가지면
아들을 낳을 확률이 더 높아진다. 이때 부인이 오르가슴을 강하게 느낀 뒤 사정하는 것이
좋고, 깊게 삽입해야 하는데, 다음과 같은 체위는 삽입을 깊게 할 수 있도록 해 준다.
1) 여성은 위를 보고 반듯이 누워 무릎을 세우고, 남성은 엎드려 합궁하면 질 깊은 곳까
지 쾌감을 느낀다.
2) 여성은 위를 보로 반듯이 누워 두 다리를 활짝 벌리고 남성은 엎드려 합궁한다. 이때
남성의 왼쪽 다리가 여성의 다리 사이에 들어가고, 오른쪽 다리가 밖으로 엇갈려도 좋다.
3) 여성이 위를 보고 누운 다음 두 다리를 들거나 무릎을 꺾어 가슴께에 붙인 상태에서
합궁한다. 무릎을 꺾을 때 출산 경험이 없는 여성은 두 손으로 무릎을 잡는 것이 좋으며, 출
산 경험이 있는 여성은 발목을 쥐는 것이 좋다.
4) 남녀가 마주보고 누워 합궁하는데, 이때 여성이 한 다리를 남성의 몸 위에 걸치면 삽
입이 더 깊이 이루어진다.
4. 남편 잡아먹을 상?
예전에는 여성의 생김새가 아들을 낳을 '좋은' 여성과 아들을 낳기 어려운 '좋지 않은'
여성을 가름하는 중요한 기준이 되었는데, 이런 여성의 관상을 가리는 기준으로 이른바 '아
담의 사과'도 활용되었다.
아담의 사과란 후두에서 튀어나와 있는 갑상연골을 말한다. 후두는 기도의 상단, 그러니까
섭취한 공기와 음식물이 교차하는 위치에 있는 발성 기관으로, 폐에 이물이 침입하는 것을
막는 괄약근이었다. 그러던 것이 시간이 흐름에 따라 갑상연골을 비롯한 세 쌍의 연골과 성
대가 생겨 발성기능까지 수행하는 기관으로 진화하였다. 그래서 후두는 발성을 비롯해서 호
흡을 조절하고 기도를 보호하는 역할을 한다.
남성은 사춘기를 지나면서 후두의 갑상연골이 튀어나와 침을 삼키거나 말을 하면 갑상연
골이 위아래로 움직인다. 영화에서는 흔히 슬픔에 목이 메이면서도 눈물을 흘리며 물지 못
하는 남자의 마음을 나타낼 때 갑상연골이 깊이 침몰하는 것을 클로지업한다. 갑상연골이
깊이 침몰하는 것만으로도 남자의 마음을 표현하기에 총분하기 때문이다.
한방에서는 아담의 사과, 즉 갑상연골을 결후라 하며, 우리말로는 울대뼈라고 부른다.
아담은 헤브루 어로 흙을 나타내는 '아다마 adamah'에서 유래한 이름이다. 에덴의 낙원에
서 지내다가 뱀의 유혹에 넘어가 금단의 열매를 따먹던 아담이 하나님의 부르심을 받고 놀
라서 엉겁결에 그 열매를 삼키다가 걸린 것이 바로 '아담의 사과'라는 것이다. 하와는 이미
그전에 여유 있게 열매를 시식했기 때문에 걸리지 않았으며, 그래서 여자는 갑상연골이 튀
어나오지 않았다는 이야기다.
그런데 드물기는 하지만 남성에게만 있는 갑상연골을 가지고 있는 여성을 볼 수 있는데,
우리나라에서는 갑상연골이 있는 여성은 '남편을 잡아먹는 상'이라 하여 아주 좋지 않게
여겼다.
이 밖에 남편을 잡아먹는 상이라고 여겼던 모습은 다음과 같다.
1) 얼굴이 커서 가분수며 얼굴에 잔털이 많고 뼈가 드러나 있으며 백분을 바른 듯이 흰
여성
2) 이마와 턱이 긴 말상이며, 특히 이마에 가로무늬가 어지럽게 널려 있고 턱은 송곳처럼
뾰족하며, 이가 앞으로 드러난 여성
3) 머리카락이 묽거나 노랗고 눈썹이 곤두서 있으며, 눈에 흰자위가 많으면서 사시인 여
성
4) 귀는 작고 뒤집혔으며, 광대뼈가 몹시 튀어나와 있고 눈두덩 아래에 흉터나 검은 점이
있는 여성
5) 콧등이 내려앉았거나 콧구멍 밖으로 긴 털이 삐져 나와 있는 여성
6) 입술 색이 밝지 않고 흉터가 있거나, 입술이 위로 말려 올라가며 대문짝만한 이가 입
술 밖으로 드러난 여성
7) 울대뼈와 팔꿈치뼈가 튀어나와 있으며 온몸의 뼈마디가 억센 여성
8) 피부가 거칠면서 피부가 찬 여성
9) 음성이 쩌렁쩌렁 울리거나 징징 우는 소리 같고, 쇳소리가 나는 듯한 허스키한 여성
남편을 잡아먹는 상이라면 이 시대의 사람들이 얼마나 꺼려했을지야 길게 설명할 필요도
없을 것이다. 그런데 한의학의 이론을 바탕으로 살피면 이런 인상을 가진 여성은 아기를 낳
아 후사를 잇기 어려운 면이 있다. 그러니 '남편을 잡아먹을' 만큼 나쁜 상이라 하여 경계한
것에서 대를 잇는 덕목이 얼마나 강조되었는지를 짐작할 수 있다.
어쨌든 사람의 생김새는 타고나는 것이라 해도 생각이나 행동에 따라 많이 달라 보이고,
실제로 이런 모습을 한 사람이 있었을까 하는 생각이 들 만큼 항목이 비현실적인 것으로 보
아, 정말로 이런 여성을 가려내어 멀리하기 위한 것이었다기보다는 여성이 지켜야 한다고
여겼던 여러 규범을 강조하기 위한 또 다른 수단이자, 여성에 대한 미의식이 단적으로 드러
나는 자료로 보아 넘겨도 크게 무리가 없을 것 같다.
5. 지나치게 여위거나 비만해도 올 수 있는 불임증
한방에서는 임신을 하려면 택지, 양종, 승시, 투허, 이렇게 네 가지 기본 요건이 잘 충족되
어야 한다고 본다. 쉽게 말해 성숙한 난자가 배란되어야 하고, 정자가 원활히 사출되어야 하
며, 적당한 교접시간을 유지하여, 문제없이 자궁내막에 착상되어야 임신을 할 수 있다는 것
이다.
여성과 남성은 모두 24살을 전후하여 임신을 할 수 있는 능력이 가장 놓아지므로, 나이가
너무 많이 들기 전에 임신을 준비해야 불임될 확률이 적어진다.
그리고 성관계를 자주 갖다 보면 정자의 수가 줄어들기는 하지만 정자의 운동성과 질이
좋아지기도 하므로, 임신을 하기 위해서는 1주에 4회 이상 성관계를 갖는 것도 좋다.
남성 때문에 불임이 되는 경우가 30~50%
결혼을 하고 피임을 하지 않았는데도 2년이 지나도록 임신을 하지 못한다면 불임증이 아
닌가 의심해 볼 필요가 있다. 정상으로 성관계를 맺은 부부의 90% 이상이 2년 안에 임신을
하고, 그 나머지인 10% 가량이 불임으로 고통을 받기 때문이다. 우리나라의 경우, 결혼한
부부의 5% 내외가 불임증이라는 통계가 있으니 불임률이 다른 나라보다 낮다고 생각할 수
도 있겠지만, 체계적인 조사를 하지 못한 탓이지 실제로는 결코 낮지 않다.
불임증이라 해도 모두 경우가 같은 것은 아니다. 그래서 한 접도 임신이 안된 경우를 원
발성 불임증이라 하고, 임신이나 출산 경험이 있지만 더는 임신을 못하는 경우를 속발성 불
임증이라 하여 구분하고 있다. 무분별한 인공중절은 속발성 불임증을 일으키는 중요한 원인
이다. 그리고 자연유산이 세 번 이상 되풀이된 여성 가운데 80~90%는 속발성 불임증이 온
다.
불임증을 치료하는 것이 쉽지는 않다고 해도 불임의 원인이 밝혀지고 나면 40~50%는 임
신을 할 수 있으니, 불임이 아닌가 의심이 된다면 부부가 함께 검사를 받는 것이 좋다. 설령
치료가 안된다 하더라도 불임 치료를 계속할 것인지 그만둘 것인지 확실히 정하고 나면 정
서가 안정되어 부부 사이가 원만해질 수 있으며, 적극적으로 양자 입양 등을 고려할 수도
있다.
우리나라는 넘성 때문에 불임이 되는 경우가 30~50%에 이른다. 이 수치는 외국에 비해
조금 낮은 편인데, 실제로 우리나라 남성에세 문제가 적기 때문이 아니라, 불임증이 생겼을
때 남성이 함께 검사를 받는 경우가 드물고 남성 때문에 불임이 되었다고 하면 불임 검사를
중단하며 협조하지 않는 경우가 많기 때문이다. 그렇지만 남성 때문에 불임이 되었다는 사
실이 밝혀지고 나면 남성보다 훨씬 복잡하고 까다로운 여성의 검사가 필요 없으니, 불임일
경우에는 여성보다 남성이 적극적으로 검사를 받는 것이 바람직하다.
남성이 불임이 되는 가장 큰 원인은 성기의 이상이나 발육부전이다. 선천적으로 고환이
없거나 지나치게 왜소한 남성, 사고나 질병으로 생긴 후천적인 생식기 이상, 성별 분화가 제
대로 이루어지지 않아 나타나는 성기의 기형 등이 임신을 어렵게 만드는 것이다.
이 밖에 생식기의 기질적인 병변인 산증이나 발기불능, 유정과 몽정, 긱도의 조루증과 지
루증도 성교장애를 일으키므로 불임의 원인이 될 수 있다. 정자를 정상으로 만들어 내지 못
해도 임신에 어려움이 많다. 정액 속에 정자가 아예 없는 무정자증이나, 정자가 있더라도 아
주 희소한 정자감소증을 비롯하여 정자의 활동이 거의 없고 부기력한 경우, 그리고 정관이
나 요도가 막히거나 좁아서 정자가 통과하기 어려운 경우에도 불임이 된다.
여성 불임의 여러 원인
여성 때문에 불임이 되는 원인도 여러 가지가 있다. 그 가운데 성기 이상과 자궁발육부전
등이 가장 흔한 원인이고, 배란장애로 임신에 지장을 받는 경우도 18~50%에 이른다. 자궁내
막비대증, 자궁내막암, 무월경, 기능성 자궁출혈, 유방 질환, 불임증, 다낭포성난소증후군, 털
이 많이 나는 조모증 등의 증세가 나타났을 때는 배란장애를 의심해 보는 젓이 좋다.
그런데 월경이 아예 없을 때는 배란장애임이 붑명히 드러나지만, 배란장애가 있으면서도
6주~6개원 주기로 월경을 하거나 심지어 28일마다 월경을 하는 경우도 있으므로, 스스로 배
란장애를 파악하기가 말처럼 쉽지는 않다. 어쨌든 호르몬 분비에 이상이 있거나, 지나치게
여위고 비만한 여성들은 무배란성 불임인 경우가 많은데, 한방에서도 지나치게 여위었거나
지나치게 비만하면 '체수불임'과 '체비불임'이 될 수 있다고 했다.
이러한 무배란성 불임증에는 육미지황탕가감방을 쓰는데, 이 처방은 중국과 일본 등지에
서도 크게 각광을 받고 있다. 육미지황탕가감방은 지황 320그램, 마, 산수유 각 160그램, 택
사, 모란의 뿌리껍질, 복령 각 120그램을 가루 낸 뒤 졸인 꿀을 놓고 0.3그램 가량 되는 알
약으로 만들어 한 번에 30~40알씩 따뜻한 술이나 약한 소금물로 먹는 처방으로 육미지황탕
이라고도 한다.
자궁경관에서 분비되는 점액에 문제가 생겨도 불임이 될 수 있다. 자궁경관의 점액은 산
상인 질의 상태를 알칼리성으로 변화시켜 건강한 정자를 보호하며 영양분을 공급하고, 비정
상인 정자를 걸러낸다. 그런데 자궁경관의 점액이 충분히 분비되지 않아 정자가 자궁의 입
구를 통과하는 데 문제가 행기면 불임이 될 수 있는 것이다.
또 난소가 건강하지 않아 배란이 제대로 이루어지더라도 자궁내막이 제대로 증식하지 못
하면 임신을 할 수 없는데, 한방에서는 이를 기쇠불임이라고 한다.
난관내강에 염증이 생겨 좁아지거나 막혀도 통관이 어려워져 불임이 될 수 있다. 난관을
막거나 염증을 일으키는 가장 큰 원인은 클라미디아 균이다. 클라미디아는 난관을 막거나
염증을 이르키는 것은 물론이고, 남성의 정자에 붙어서 운동성과 속도를 떨어뜨려 수정에
문제를 일으킨다. 어쨌든 난관 이상은 주로 유착, 자궁내막증(자궁내막에 있어야 할 조직들
이 자궁이 아닌 다른 조직에 있는 병증으로 심한 월경통이 따른다), 수술로 입은 손상 때문
에 발생하는데, 여성 불임증의 30~50%는 이러한 난관 이상 때문이다. 한방에서는 혈액이나
기가 원활하게 순환되지 못해 자궁과 난소의 기능이 떨어질 때 난관이 막히거나 염증이 생
기는 것으로 본다.
자궁이나 난소에 자궁근종이나 자궁내막증, 난소낭종 따위의 질병이 있을 때도 불임이 될
수 있다. 한방에서는 이러한 병증을 징가 또는 현벽이라 한다.
이와 같이 여성은 자궁과 난관에 이상이 있거나 난소에서 배란이 되지 않는 경우, 그리고
시상하부나 뇌하수체, 난소로 이어지는 내분비계의 기능에 이상이 생겨 임신이 안되는 경우
가 대부분이다.
부부 모두에게 이상이 없는데도 아기를 갖지 못한다면
부부 모두에게 이상이 없는데도 불임이 되는 경우가 있다. 이럴 때는 심리적 원인이 있을
수 있다. 한방에서는 심리적 요인으로 발생한 불임을 질투불임이라고 해서 여성불임증의 중
요한 요인으로 보고 있다.
여성이 성교하는 데 무슨 문제가 없는지 살피는 것도 중요하다. 질염이나 질위축, 자궁내
막증 등의 질병 때문에 심한 성교동통이나 하복부 불편을 겪어 성교를 꺼리다 보면 불임이
될 수도 있다.
어쨌든 뚜렷한 이상이 없는데도 불임으로 고통을 받을 때 쓸 수 있는 처방이 당귀작약산
이다. 이 처방은 약효가 아주 뛰어나, 해산 전후의 어지럼증을 비롯한 여러 병증에 두루 쓸
수 있다. 그렇지만 당귀작약산을 복용한 뒤 소화가 잘 안된다면 이 약이 맞지 않는 것이다.
불임증이 있는 여성은 경형에 뜸 치료를 받을 수도 있다. 기해, 관원, 신수, 명문, 삼음교
등이 잘 알려진 불임 치료 경혈들이다.
'기의 바다'라는 뜻을 가진 기해경혈은 생명 활동의 근원적 에너지인 기가 모여 있는 경
혈로, 이 경혈을 자극하면 기운이 용솟음치면서 기분이 상쾌해진다. 관원경혈은 '기의 관문
'이라는 뜻으로 기가 출입하는 경혈인데, 단전이라고도 한다.
신수경혈은 좌우 2개의 경혈로 이루어져 있다. 명문경혈은 이름 그대로 생명의 문이라 할
수 있을 정도로 생명력의 중심이며, 갖가지 호르몬작용과 연관되어 있다.
삼음교경혈에는 비장경락, 간장경락, 신장경락 등이 모여 있다. 여성에게 가장 중요한 혈
액을 생성하는 곳이 비장경락이고, 그 혈액을 저장하는 것이 간장경락이며, 호르몬을 주관하
는 곳이 신장경락이니, 이 세 가지 경락이 모여 있는 삼음교경혈은 여성에게 더없이 중요한
경락이다.
이 밖에 배꼽 근처에 뜸 치료를 하는 방법도 있다. 우선 입술 양끝에서 코 가운데에 이르
는 길이를 끈으로 잰 다음 끈의 가운데를 배꼽에 두고 간은 길이의 점을 표시한 뒤 이 부위
에 매일 5장씩 뜸을 뜨는 방법이다.
불임증은 식이 요법으로 치료하는 것이 어렵기는 하지만, 김, 대추, 호박. 양배추 등을 오
랫동안 먹으면 개선 효과를 볼 수도 있다. 이 밖에 씨를 뺀 대추와 쇠고기, 민어살을 다져
갖은 양념을 한 다음 민어의 부레 속에 넣고 부레를 동여맨 뒤 찜을 해서 먹어도 좋다. 이
때 말린 쑥 600그램에 소주 1.8리터를 부어 1달 넘게 익힌 쑥술로 복용하면 더욱 좋다. 민어
부레풀을 누렇게 볶아 가루를 낸 뒤 달걀을 씌워 부친 다음 쑥술로 오랫동안 복용해도 좋으
며, 그냥 가루를 내어 하루에 4그램씩 아침, 점심, 저녁으로 빈속에 쑥술과 복용해도 좋다.
불임증에 이용할 수 있는 약재로는 비타민 E가 듬뿍 들어 있는 당귀가 있는데, 하루에 10
그램씩 차처럼 달여 마시면 된다. 또는 익모초와 택란을 600그램 이상씩 합쳐 끓이다가, 은
근한 불로 졸여 조청을 만든 다음 한 번에 한두 찻숟가락씩 아침, 점심, 저녁으로 빈속에 복
용해도 좋은데, 조청을 만들 때 구절초, 애엽, 접시꽃 따위를 함께 섞어도 좋다.
6. 위산 분비에 문제가 생겨 일어나는 임신오조증
임신한 지 6~8주 가량 되면 속이 메슥거리고 구토가 나기도 하는데, 이를 흔히 입덧이라
하고, 한방에서는 임신오조증이라 한다. 임신오조증은 수정란 주위의 융모 조직에서 분비되
는 일종의 독성물질이 혈액에 변화를 일으키고 위장을 자극하여 위산이 적게 분비될 때 나
타나는 증세다. 한의학에서는 태기가 위에 역상하기 때문에 생긴다고 설명한다.
약 60% 정도의 임신부에게 나타나는 이 증세는 생리적 현상이라고도 할 수 있지만, 시간
이 지나면서 열이 몹시 나거나 위액, 담즙, 혈액을 토하기도 하고 임신중독증으로 악화되기
도 한다.
1) 제1기: 속이 메스꺼워 구토가 나고, 식욕이 떨어져 체중이 줄며, 변비나 설사가 멎지
않는다.
2) 제2기: 얼이 나면서 구토가 심해지고, 탈수증과 갈증이 오며. 맥이 매우 빨라지고 귀가
울리면서 황달이 생기기도 한다.
3) 제3기: 증세가 아주 심해져서 두통, 어지럼증, 정신착란, 인사불성, 혼수, 심장쇠약 등이
나타나는 단계로, 심하면 목숨을 잃는 경우도 있다.
임심오조증이 있을 때는 잠이 모자라지 않도록 충분히 자고 휴식하면서 안정하는 것이 좋
은데, 특히 식사를 한 다음에는 반드시 30분 가량 쉬어야 한다. 그리고 적당한 운동도 계속
해 주는 것이 좋다. 남편과 가족들의 사랑이 절대적으로 필요하며, 될 수 있는 대로성교는
피하는 것이 좋다.
그리고 좋아하는 음식물을 수시로 조금씩이라도 먹어 속이 비지 않도록 해야 하는데, 이
때 냄새가 별로 나지 않는 음식을 섭취하는 곳이 좋다.
검은콩순은 옛부터 임신오조증의 약으로 쓰여, 유명한 의학자였던 섭천사도 검은콩순으로
임신오조증을 치료했다는 기록이 있다. 물에 불린 검은콩을 시루에 담아 두고, 마황을 진하
게 달여 식힌 물을 하루에 몇 번씩 뿌려 주면 검은콩에서 순이 나는데, 이 순이 1~3센티미
터 가량 자랐을 때 시루에서 건져내는 햇볕에 잘 말렸다가 하루 20그램씩 꺼내어 물 500cc
를 부은 다음 반으로 졸 때까지 끓인 뒤 수시로 복용하면 된다.
임신오조증이 있을 때는 밤중에도 냉차, 주스, 우유, 과일, 빵, 과자 등을 준비해 두는 것
이 좋고, 구토를 한 다음에는 수분을 충분히 섭취해야 하는데, 다음의 차는 임신오조증을 가
라앉히는 데 많은 도움이 된다.
1) 생강차: 메스꺼움을 진정시키는 작용이 뛰어나다. 껍질 벗긴 생강 한 톨을 강판에 간
다음 꼭 짜서 커피잔 한 잔 분량의 뜨거운 물에 섞고 꿀을 타서 마신다.
2) 죽순차: 죽순을 따뜻한 물이나 쌀뜨물에 짧게는 한두 시간에서 넉넉하게는 하룻밤 동
안 담갔다가 건져 내어 흐르는 물에 깨끗이 씻은 다음 냉장고에 보관해 두고, 하루에 20그
램씩 잘라 물 500cc를 넣고 물이 반으로 졸 때까지 끓여 두고 수시로 나누어 마신다.
3) 모과차: 모과 1개를 강판에 갈아 즙을 짜 낸 뒤 이 즙의 2배 가량 되는 물을 붓고 물
이 반으로 졸 때까지 끓여서 냉장고에 차게 보관했다가, 하루에 20~30ml씩 차갑게 마신다.
7. 산모의 목숨마저 위협하는 임신중독증
임신중독증은 태반에서 나오는 독소가 혈관, 호르몬, 자율신경계 등을 변화시켜 고혈압,
부종, 단백뇨 등을 일으키는 질환으로, 임신중 질환으로는 발병률이 높은 편이다. 고혈압,
부종, 단백뇨는 임신중독증의 3대 증상이다.
임신중독증으로 소변에 단백이 빠져 나오는 단백뇨가 생기면 혈중 단백이 그만큼 줄어들
어 저단백혈증이 되는데, 저단백증이 되면 몸이 아주 심하게 붓고 고혈압은 더 악화된다. 그
러니 임신 중에 발목이 부은 것 같을 때는 곧바로 진찰을 받아야 한다. 임신 초기부터 체중
을 자주 측정하여 병을 조기에 발견할 수 있도록 주의하는 것도 좋은 방법이다.
임신 초기에는 거의 발병하지 않으나 24주 이후에는 많이 나타나며, 분만을 한 뒤나 산욕
기에도 자주 발병하는 편이다. 산모 사망 원인의 약 50% 가량을 차지한다는 통계도 있다.
임신중독증에 걸리면 몹시 피곤하고 두통과 현기증이 따르며, 전신 경련을 일으키기도 하
는데, 이때 졸도하면서 외상을 입을 경우가 많고, 혼수 상태에서 폐수종이나 폐렴 등에 걸리
기도 쉽다. 경련을 할 때는 이 밖에도 다음과 같은 증세가 나타난다.
1) 의식 불명에 빠진다.
2) 동공이 퍼지면서 커다래지며 광선에 반응을 하지 못한다.
3) 중증일 경우 맥박이 1분 동안 120~180에 이른다.
4) 혈압이 높아져 수축기 혈압이 140mm/Hg 이상이 된다.
5) 소변에 단백이 10% 이상 섞여 나온다.
6) 소변량이 현저히 줄며 소변을 보지 못하는 경우도 있다.
7) 경련을 할 때는 체온이 상승했다가, 경련이 가라앉은 다음에 다시 정상으로 돌아온다.
임신중독증을 예방하기 위해서는 자극성 음식물, 특히 짠 음식물은 절대 삼가면서, 저칼로
리 음식물을 먹고 적당한 운동과 휴식 시간을 가지며 안정해아 한다.
8. 경련과 혼수를 일으키는 산모의 자간증
자간증은 임신 중에 발병하는 간질 발작이나 풍기와 같은 것이라 해서 임신간증이나 임신
중풍이라고도 부른다. 그렇다고 임신 중에만 나타나는 것을 아니고 산후에도 나타나며, 한의
학에서는 간에 풍기가 생기고 심장에 열화가 생겨 발병하는 병증이라고 본다.
자간증에 걸리면 임신 후반기인 8개월 이후부터 산욕 24시간 이내에 고혈압, 부종, 단백뇨
등이 생기고, 갑자기 온몸에 경련이 일면서 혼수 상태에 빠지게 된다. 혼수에 빠졌을 때는
경련이 잠시 멎는데, 발작이 가볍거나 발작 횟수가 잦을 때는 쉽게 회복되지 못하며, 더러
쌔어나지 못하는 경우도 있다.
자간증 가운데서도 다음과 같은 증세를 보일 때는 사망할 수도 있을 만큼 병세가 악화된
것인데, 이럴 경우 태아 사망률도 30~50%에 이를 정도로 위험하다.
1) 발작을 일으킨 뒤부터 분만까지 시간이 길 때
2) 맥이 약하고 1분에 120 이상을 나타내며 호흡수가 40 이상일 때
3) 혈압이 급격히 떨어지고 얼굴이 창백해지며, 심장쇠약 및 혈관허탈 증세가 있을 때
4) 열이 39도를 넘을 때
5) 강한 발작과 동시에 발작 횟수가 20회 이상으로 빈번할 때
6) 심한 혼수 상태가 오랜 시간 동안 지속될 때
7) 소변이 많이 줄어 하루에 500cc가 채 안될 때
8) 합병증으로 황달이 생길 때
9)뇌일혈, 심장쇠약 등의 질환이 있을 때
산모가 자간증으로 발작을 할 때는 주위에 있는 위험한 기물을 치우고, 혀를 보호할 수
있는 붕대 뭉치나 헝겊을 감은 숟가락을 입에 물리도록 한다. 그리고 조용하면서도 광선이
없는 어두운 방에 눕혀야 한다. 발작이 가라앉았더라도 24시간 가량은 주의를 기울여 보살
피면서 안정시켜야 한다.
그리고 발작이나 혼수 상태에서는 기도가 막힐 우려가 있으므로 아무 것도 먹이지 말고,
얼굴을 한쪽으로 올려 눕힌 위 가래나 침 등은 깨끗이 닦아주어야 한다.
한방에서는 공사인(생강과에 들어가는 여러살이풀인 축사의 씨를 말린 약재로 소화를 돕
고 태아를 안정시키는 작용을 한다)을 볶아 태운 가루나, 웅담을 물에 타서 먹인다.
9. 조기 치료가 중요한 임신 중 부종증
임신 중 부종증은 임신 7개월 이후에 많이 나타나는 가벼운 임신중독증이다.
처음에는 소변에 적은 양의 단백질이 섞여 나오기 시작하다 점차 증가하고, 소변량이 절
반 정도로 줄면서 온몸이 붓고 몸무게가 늘어난다. 대개 이런 증세를 바탕으로 쉽게 병증을
알아차릴 수 있으나, 임신하면서 생길 수 있는 신장염과 증세가 비슷하므로 전문의의 정확
한 진단을 받을 필요가 있다.
심장병이 있거나 소화기능이 약한 산모가 임신 기간 중 음식에 주의하지 않고, 얼음과 냉
과물 따위를 과식했을 때 발병하는 경우가 많다.
부종 증세에 따라 다음과 같이 나눌 수 있으며, 증세마다 치료법이 달라진다.
1) 자종증: 부정이 얼굴에서 온몸으로 점차 퍼지고, 급한 기침이 나며, 복부에 물이 괴면
서 심하게 팽창한다. 또 소변이 잘 안나오며 붉은 색을 띠기도 한다.
2) 자기증: 발에 생긴 부종이 점차 무릎에 이르고, 대소변을 볼 수 없는 경우도 있다.
3) 자만증: 임신 5~6개월 이후부터 온몸에 부종이 나타나면서 복부 창만과 천식증이 따르
는 증세로 대소변이 잘 통하지 않을 때도 있다.
4) 추각증: 다리에 부종이 생기는데, 부종 부위의 피부가 두꺼운 듯한 증상이다.
5) 취각증: 추각증과 마찬가지로 다리에 부종이 생기나, 부종 부위의 피부가 엷은 듯하다.
이렇게 몸이 많이 봇기 때문에 손가락이 부을 때는 끼고 있던 반지를 빼 두는 것이 좋다.
임신부는 부종증을 예방하기 위해서 때때로 종아리나 복사뼈를 눌러 보아 부기가 있는지 확
인하고, 만약 부기가 있다면 조용히 누워 안정을 하면서 수분이나 염분이 많이 든 음식은
삼가야 한다. 그리고 될 수 있는 대로 빨리 정확한 진단을 받아야 하는데, 다음과 같은 음식
물은 치료에 도움이 된다.
1) 임신 중 부종증에는 큰 잉어를 고아서 수시로 복용하는 것이 좋다. 잉어를 다듬을 때
는 잉어의 대가리를 칼로 쳐서 나쁜 피를 조금 뽑아내고, 내장은 제거하지만, 비늘은 그대로
두어야 한다. 그리고 잉어의 뱃속에 붉은팥 한줌을 넣고 배를 묶은 다음 중탕한 뒤 즙을 짜
두고 수시로 복용하면 된다.
2) 뽕나무뿌리, 붉은팥, 삽주뿌리를 20g씩 같은 분량으로 섞은 뒤 물 500cc를 붓고 달이다
가 물이 3분의 1가량으로 졸면 꼭 짜 두고 수시로 마셔도 좋다. 삽주뿌리는 백출이라고도
하는데 이것은 건재약국에서 구할 수 있다.
3) 으름덩굴과 복령을 각각 10그램씩 섞은 뒤 물 300cc를 부어 달여 두고, 아침, 점심, 저
녁으로 빈속에 복용한다.
4) 아욱씨와 복령을 같은 분량 혼합하여 가루로 내어 두고 아침, 점심, 저녁으로 6그램씩
복용하거나 가루 낸 산치자를 미음에 타서 마셔도 좋다.
5) 호박을 썰어 쌀과 쑨 죽도 아주 좋다. 어린 애호박이나 잘 익은 청동호박, 앙증스럽도
록 예쁘게 생긴 화초호박이 모두 쑤면 되는데, 될 수 있는 대로 잣을 많이 넣어 먹는 것이
효과가 더 낫다.
10. 도무지 가짜 같지 않은 상상임신
옛날에는 상상임신이 귀신과 교접하여 나타나는 증세라 했지만, 사실은 자신의 기혈이 자
궁에 치면서 나타나는 증세다. 다시 말해 임신을 몹시 바라거나 반대로 임신을 두려워할 때,
또는 정신이 온전치 않을 때 임신을 하지 않았음에도 임신 증세가 보이는 상태를 말한다.
그리하여 정신적인 적용으로 월경이 그치고 속이 메슥거리면서 구토를 하고 입덧이 나는
가 하면, 배도 점점 불로 오기 시작한다. 또 유방이 커지거나 착색되기도 하고, 배꼽 근처에
서 태동이 느껴지기까지 한다. 그러다 진통이 온다고 산부인과를 찾는 일도 있다. 실제 임신
했을 때 나타나는 증세가 모두 나타나는 것이다.
북부가 팽대해지는 것은 신경성 이유 때문이거나 장에 가득 찬 가시, 또는 복부에 지나치
게 축적된 지방질 때문이다. 태동의 감촉은 장의 운동을 잘못 느꼈을 확률이 놓다. 어쨌든
실제 인신 증세와 너무 비슷하다 보니 의사들도 상상임신을 진짜 임신으로 오진할 때가 있
을 정도다.
11. 포도송이를 닮은 포상기태
융모 상피세포의 이상 증식 등으로, 자궁 안에 태아 대신 지름 0.3~1센티미터 가량 되는
엷고 투명한 기태가 수없이 생겨 태반의 일부 또는 전부를 메우는 것을 포상기태라 한다.
기태는 젤리 같은 물질 등이 들어 있는 주머니가 모인 것으로 포도송이를 닮았으며 커질 수
도 있다.
초산부보다 30~40세의 경산부에 특히 많이 발병하는데, 발병빈도는 2000명에 3명 가량 된
다.
보통 임신에 비해 임신오조 증세가 몹시 심하며, 임신 초기에 단백뇨, 부종, 고혈압 등의
임신중독증이 나타난다. 자궁이 급속히 증대하므로 대개 임신한 달수에 비해 자궁이 크고
난소가 응어리처럼 만져지기도 한다.
대부분의 기태는 임신한 지 20주 안에 밀려나지만 기태를 분만할 때 심한 출혈로 하망하
는 경우도 있으니 조심해야 한다.
더러 기태가 자궁의 근육으로 퍼져 성기 출혈이 오랫동안 그치지 않으면 심한 빈혈이 생
기므로 수술로 기태를 제거하는 경우도 있다. 포상기태를 제거하는 수술은 자궁 내부가 몹
시 약해진 상태에서 진행되기 때문에 수술 중에 자궁이 터길 위험도 있다.
기태를 분만한 산모의 약 3~10% 가량은 암과 같은 무서운 악성 융모상피종이 발생하기도
한다. 이 악성 종양은 자궁에 구멍을 내거나, 질, 뇌, 폐장, 간장, 뼈 등으로 옮아가므로 아주
위험하다. 악성 융모상피종을 피하기 위해서는 기태를 분만한 뒤 최소한 2년 동안은 임신이
되지 않도록 적당한 피임 방법을 강구해야 하며 수시로 진단을 받아야 한다.
12. 심한 출혈을 동반하는 태반의 조기 박리
자리를 제대로 잡은 태반은 태아가 출산하고 나면 후산 진통으로 박리되게 마련이다. 그
런데 임신 중이나 분만 초기에 태반이 태아보다 먼저 자궁벽에서 벗겨지면서 큰 출혈이 생
겨 모체나 태아가 위험한 상태에 빠지는 경우가 있다. 이런 증세를 태반 조기 박리라 한다.
한방에서는 원인에 따라 태동과 태루로 나누어 처방한다.
태반이 조기에 박리되는 원인의 70% 이상은 임신중독증에 의한 만성 고혈압이나 혈관 질
환 등이다. 태반을 둘러싼 혈관에 이상이 생겨 경화 현상이 일어나면 태반과 자궁벽의 밀착
도가 떨어지면서 태반이 자궁벽에서 떨어져 나온다. 이때 자궁벽과 태반 사이에 있는 수많
은 혈관이 손상을 입어 출혈이 일어나고, 태반은 점점 광범위하게 박리되는 것이다.
그런데 가끔 출혈이 자궁벽과 태반 사이에 고여 태반후혈증을 형성하고 자궁 외부 출혈을
일으키지 않는 경우도 있다.
이 밖에 만성 신장염, 갑상선기능 항진, 급만성 전염병, 추락, 복부 타박, 심한 성교 행위,
급격한 자궁 내압의 감소, 서투른 자궁 내 태아 위치 교정, 심한 해수 등으로 인한 급격한
복압 상승 등이 태반 조기 박리를 일으키는 원인들이다.
태반이 조기에 박리되면 심한 단백뇨를 비롯하여 부종과 고혈압 등이 오며, 자궁의 부분
이 급격히 상승한다. 또 갑자기 생긴 복통이 점차 긴장성 둔통으로 변하면서 복벽은 팽만,
긴장되어 마치 나무판처럼 딱딱해지고, 태아의 심음이 없어지며 태동도 약해지거나 없어진
다.
출혈이 심해지면 가슴속이 답답해지고 오심, 구토로 괴로움이 커지며, 복부에 심한 동통이
생긴다. 또 낯빛이 창백해직 입술이 새파랗게 변하면서 빈혈증과 허탈간에 휩싸이는가 하면,
식은땀을 흘리고 팔다리가 싸늘해진다. 이때 맥박은 약한 채 심하게 빨라지고 더불어 호흡
곤란이 따른다. 증세가 심해져 박리된 면이 넓어지면 태아는 자궁에서 사망하고, 산모도 마
찬가지로 하혈이 그치지 않을 경우 실신하거나 혼수 상태에 빠졌다가 사망하기도 하는데,
이때 사망률은 약 10~20% 가량 된다.
어쨌든 태반이 조기에 박리되면 바로 산부인과 의사의 조치를 받아야 하며, 평소에는 다
음과 같은 처방을 이용해 볼 수 있다.
1) 급한 대로 약쑥 10그램에 야교주(갖풀을 구워 구슬처럼 만든 약재)와 벌꿀을 각각 2그
램씩 넣고 물 200cc를 부어 물이 반으로 졸 때까지 달인 뒤 한 번에 다 마신다.
2) 건재약국에서 도인(말린 복숭아씨)을 구하여 잘 씻어 말렸다가 프라이팬에서 볶듯이
태운 뒤 가루로 낸 다음 3그램씩 따뜻한 물에 타서 마신다.
3) 찹쌀죽에 대파의 흰 뿌리와 수염 3~5개를 잘게 썰어 넣고 다시 끓여 먹는다.
13. 임신 중에 삼가야 할 음식
우리나라에서는 옛부터 임신 중에는 행동거지를 조심하고, 말을 삼갔으며, 섭취하는 음식
물에도 세심하게 주의를 기울였다. 그래서 임신을 한 뒤에는 게으름을 피우거나 음식 투정
을 해서는 안된다고 했으며, 섭취하면 좋지 않다고 여긴 음식물이 몇 가지 있었다.
'동의보감'에서는 '임신부가 술을 마시거나 술이 들어간 음식을 먹으면, 술이 모든 경맥
을 흩어지게 하므로 갖가지 질병에 시달릴 수 있다'고 하여 절대 술을 마시지 말 것을 경고
하고 있다. 술이 태아에게 얼마나 나쁜 영향을 미치는지 생각해 보면 참으로 슬기로운 지적
이 아닐 수 없다.
술 외에도 노새고기, 토끼고기, 비늘 없는 생선, 양의 간, 게, 닭고기, 계란, 오리고기, 오리
알, 참새고기, 자라고기, 생강싹, 엿기름, 율무, 마늘, 메기, 벼섯 등도 다음과 간은 이유를 들
어 막지 않는 편이 좋다고 하였다.
1) 노새고기를 먹으면 난산하거나 산달을 넘겨 아기를 출산한다.
2)개고기를 먹으면 아이가 말을 못한다.
3) 토끼고기를 먹으면 아이가 언청이가 된다.
4) 비늘 없는 물고기를 먹으면 난산한다.
5) 게를 먹으면 아이가 옆으로 나온다.
6) 양의 간을 먹어도 아이가 옆으로 나온다.
7) 닭, 계란, 찹쌀을 함께 먹으면 아이에게 기생충이 생긴다.
8) 오라와 계간을 먹으면 아기가 거꾸로 나온다.
9) 참새와 술을 함께 먹으면 아이가 방탕한 생활을 하고, 수치심이 없어지며, 주근깨가 많
이 생긴다.
10) 자라를 먹으면 목이 짧아진다.
11) 엿기름이나 마늘을 먹으면 태기가 없어진다.
12) 비듬나물을 먹으면 낙태한다.
13) 염소를 먹으면 아이에게 잔병이 생긴다.
14) 버섯을 먹으면 아이가 경기를 하거나 일찍 죽는다.
15) 된장과 참새고기를 함께 먹으면 아이의 얼굴이 검어진다.
임신을 하면 예쁜 것만 먹으라고 하는데, '동의보감'에서도 울퉁불퉁하거나 벌레먹은 과
일, 싱싱하지 않은 생선, 제철이 아닌 채소, 그리고 빛깔과 냄새가 좋지 않은 음식은 먹지
말라고 하였다.
동학의 교주 최시형은 '해월신사법설'에서 '포태한 뒤에 생선, 우렁, 가재 할 것 없이 어떤
고기라도 먹으면 아기가 그 고기 기운을 따라 나서 모질고 악하다' 하면서 채식하기를 권했
다. 그리고 채식을 할 때는 김치나 채소를 반듯하게 썰어 먹되, 어무 뜨겁거나 찬 음식은
먹지 말라고 경고하고 있다.
완전 여성 한방
지은이: 신재용
출판사: 보고싶은 책
봉사자: 임익수, 김일한
은밀하게 감추어진 여성의 강한 성욕
여성은 생각보다 남성과 많이 다릅니다. 여성과 남성은 우선 체질부터 차이가 나서 남성
이 대개 양기가 강한 체질이라면, 여성은 거의 음기가 강한 체질입니다.
눈에 보이는 모양처럼 해부학적 구조도 다른데, 남성에 비해 그 구조가 꽤나 복잡한 여성
의 신체에는 아직도 온전히 밝혀지지 않은 의문들이 남아 있을 정도입니다.
그리고 여성은 생리적으로 혈액을 많이 소모하기 때문에 기혈이 고르지 않습니다. 더구나
월경이나 임신 등을 통해 혈액을 잃어버리면 혈액은 더욱 부족해지고 기혈은 점점 조화를
잃게 됩니다. 그러다 보면 갖가지 병리 현상이 발생하고 여성의 생식기관에서는 탄력이 떨
어지고 맙니다.
이처럼 남성과 여성은 차이가 많기 때문에 여성의 병은 다루기가 쉽지 않습니다. '동의
보감'에서는 여성은 남성보다 성욕이 강하고 질투, 걱정 노여움, 미움, 사랑 등의 감정이
남성에 비해 훨씬 섬세하기 때문에 여서의 병을 다스리려면 마음속 깊은 곳까지 파헤쳐야
한다고 하였습니다.
그래서 남성이나 여성 모두에게 걸리리 수 있는 흔한 병이라 해도 여성에게 생겼다면 여
성만의 민감한 특성을 파악하고 다스려야 합니다. '동의보감'에서 여성의 병은 남성의 병보
다 10배나 더 치료하기 어렵다고 한 것도 바로 이러한 이유에서입니다.
지은이는 대학에서 한때 여체에 대해 강의하면서 무궁무진한 신비스러움과 아름다움을 새
삼 느낀 적이 있습니다. 그렇지만 남성은 물론이고 여성조차도 그러한 아름다움과 여체의
특성에 대해 제대로 알고 있는 사람이 무척 드물어 건강을 해치는 일마저 많다는 사실이 늘
안타까웠습니다.
이 책은 그때의 느낌을 바탕으로 임신과 출산을 담당하는 중요한 여성의 생리적 특성과
지금껏 감추어지기만 한 여성의 섹스에 대해 누구나 알기 쉽고 재미있게 이해할 수 있도록
엮어 본 책입니다.
그러다 보니 여성의 성욕과 섹스에 대한 이야기를 비롯하여 아무에게나 상의하기 어려운
여성들만의 성기 질환과 출산에 따를 수 있는 여러 문제점들이 모두 담긴 '완전 여성 한방'
이 되었습니다. 어려운 한의학 지식이 담겼거나 단순히 어떤 질병에 대한 치료법만을 제시
한 것이 아니고 여성을 이해하기 위해 꼭 알아야 할 내용들을 폭 넓게 다룬 이 책이 독자
여러분들의 생활에 많은 도움이 돌라 믿습니다. 그리고 이 책을 모두 읽은 뒤에는 독자 여
러분께서도 월경을 하고 출산을 담당하는 여성에 대해 새삼 감탄스러운 마음을 갖게 될 것
입니다.
늦매미 울음을 들으며
소을 신재용
제 1부 여성의 성과 성욕
1. 음양사상으로 본 남과 여
동양의 음양사상에서는 우주의 삼라만상이 모두 음과 양으로 짝을 이루고 있다고 본다.
가령 하늘이 양이면 땅은 음이고 해가 양이면 달은 음이며, 높은 것이 양이면 낮은 것은 음
이라는 것이다. 이런 식으로 강건한 것이 양이면 유연한 것은 음이며, 남자가 양이면 여자는
음이라 할 수 있다.
그런데 이러한 음양의 성질은 어디까지나 상대적인 것일 뿐 절대적인 것은 아니다. 예를
들어 아침은 밤에 비해서는 양이지만 낮에 비해서는 음이다. 그리고 저녁은 밤에 비해서는
양이지만 낮에 비해서는 음인 것이다.
이렇게 상대적인 성질을 가진 음양이 서로 대립하거나 영향을 미침에 따라 삼라만상도 끊
임없이 흐르고 변화한다. 천지의 양이 늘고 음이 줄면 봄, 여름이 오고, 음이 늘고 양이 주
련 가을과 겨울이 온다. 양이 극에 이르면 음이 되고, 음이 극에 이르면 양이 되는 이치에
따라 열극하면 생한하고, 한극하면 생열하게 되는 것이다.
남성은 양, 여성은 음
음양사상을 바탕으로 보면 여성은 음이면 하부에 속한다. 여성의 음이 극에 이르러 양의
부위 상부로 음기가 치밀어 오르면 유방은 커지고 성기는 수축되어 들어간다.
이에 비해 남성은 양이며 상부에 속한다. 그래서 남성의 양이 극에 이르러 음의 부위인
하부로 양기가 뻗치면, 성기는 크게 솟지만 유두는 수축되는 것이다.
그래서 여성은 양의 부위인 상체의 유두가 가장 높이 융기되어 있고, 남성은 음의 부위인
하체의 귀두가 가장 융기되어 있다. 이것은 음양이 서로 전도되어 나타나는 현상으로, 조건
에 따라 음증은 양증으로, 양증은 음증으로 전화할 수 있다 어쨌든 어떠한 사물이든 음이
나 양만으로는 존재할 수 없고, 자연계의 삼라만상은 음과 양의 성질이 합해진 뒤에야 온전
한 짝이 된다. 사람도 이에 따라 양이 남성과 서로 어울려야만 완전한 짝이 될 수 있다. 그
러나 자기에게 맞는 짝을 찾는 일이 얼마나 중요한지 길게 설명할 필요가 없지 않겠는가!
2. 여성의 성욕
남성은 성물질이 쌓이면 긴장과 성기의 팽창을 해소하려는 배설욕이 촉진되고, 이 배설욕
에 이성과 접촉하려는 접촉욕이 더해져 성욕이라는 형태로 나타난다. 그러나 여성은 음욕을
완화하려는 욕구보다는 음경을 수용하고 정액을 흡수하며 성을 즐기려는 탐욕과 함께 이성
에게 접촉하려는 충동욕이 더해져 성욕으로 나타난다.
그래서 남성의 성욕이 급진적, 능동적 단순형, 이성 접촉형이라면 여성의 성욕은 점진적이
고 피동적 복합형이면서 남성 유도형이라 할 수 있다.
성욕은 신경내분비계의 협동 작업으로 일어나며, 성격과 내분비요인을 비롯한 주변 환경,
유전적 소인, 양육 조건 등에 따라 강도가 달라진다. 이 가운데 유전적 소인은 성욕의 강도
에 매우 중요한 영향을 미치기 때문에 성욕을 근본적으로 좌우하는 중요한 조건으로 천품과
나이를 드는 학자도 있다.
성욕은 대개 예술인들이 강하고 운동 선수들과 정신 과로자, 의욕이 너무 강하거나 운동
을 지나치게 하는 사람들은 약한 편이다.
자신의 성욕이 너무 약하다는 생각이 든다면 성에 대해 관심을 갖는 것이 좋다. 성에 대
한 생각을 자주 하거나, 적절히 알맞게 섹스를 즐기다 보면 어느새 성욕이 증진된다. 특히
여성은 적절히 섹스를 하고 나면 성욕이 금세 늘지만, 오랫동안 섹스와 담을 쌓고 지내면
성욕이 훨씬 줄어든다. 계절에 따라서도 차이가 조금 있어 봄, 가을에 강해진다.
여성의 성욕은 월경과 밀접한 관련이 있어 월경을 전후한 시기에는 성욕이 절정에 이른
다. 보통 28일 주기로 월경을 한다고 보면 28일 주기로 강한 성욕을 느끼게 되는 셈이다. 남
성도 이와 마찬가지로 8일 주기로 성욕을 크게 느끼고, 7일 주기로 작은 충동에 사로잡힌다.
'28일 대주기', '7일 소주기'라는 말이 이를 가리킨다.
그리고 다른 인체의 작용과 마찬가지로 성욕도 연령에 따라 차이가 많이 난다. 남성은 20
살을 전후하여 최고에 이르렀다가 40살부터 조금씩 감퇴되기 시작한다. 이에 비해 여성은
30살 직전에 가장 왕성했다가 40살부터 감퇴되니 남자보다 늦게 성욕을 느끼는 셈이다. 35
살 안팎에 이른 여자의 바람기가 제일 심하다는 말에는 이런 생리학적인 이유가 담겨 있다.
3. 섹스와 여성의 몸
성감대 부위를 부드럽게 애무하면 섹스가 더욱 원활해지는 것은 당연하다. 킨제이 보고서
에 따르면 일반적인 저희는 키스가 100%, 유방 애무가 78-99%, 성기 애무가 79-92%, 성기
입맞춤이 9-18%라 한다.
이처럼 애무를 통해 성욕이 강해지고, 섹스할 준비가 갖추어지면 여성의 몸에는 여러 변
화가 나타난다. '소녀경'에도 이러한 여성의 신체 변화가 다음과 같이 매우 섬세하게 묘사되
어 있다.
. 여자의 음부가 준동하기 시작하고 남근이 크게 발기하여 세차게 음핵을 찔러 자극하면
음수가 축축히 흐르는데, 이때 옥경을 완만하게, 또는 급속하게 삽입한다.
. 그리고 상대방의 혀를 빨아 침을 삼키고 위쪽을 눈을 들어서 눈을 바라보고, 때로는 아
래쪽의 금구(좌우 대음순 사이의 틈)를 내려다보며, 또는 배나 젖 사이를 쓰다듬거나 가볍게
툭툭 치거나 음핵의 언저리를 쓰다듬어 준다. 이렇게 하면 남자의 정념은 극도에 달하여 참
을 수 없게 되고, 여자의 정감도 또한 움직여 미혹의 꿈속으로 들어간다. 이럴 때에는 곧 양
봉을 치켜들고 공격하니, 아래쪽으로는 옥리를 찌르고 위쪽은 금구(좌우 대음순 사이의 틈)
를 친다. 그리고는 질구의 밑부분을 꾹 누르고 음핵 곁에서 잠시 쉰다.
. 여자의 정액이 질 안에 고이면 바로 양봉으로 단숨에 돌격하여 깊숙이 내실로 파고들어
가서 재빨리 일을 끝내나. 그러면 남녀의 진액이 동시에 흘러나와서 흥건히 젖는다. 그때에
다시 양봉에 박차를 가하여 반복하여 왕복하면서 마찰하면 여자는 반드시 죽겠느니 살겠느
니 소리치면서 살려 달라고 애걸한다. 그렇거든 곧 수건으로 깨끗이 닦아내고 다시 남근을
깊숙이 질 속으로 넣어 옥경의 뿌리를 질 벽에 착 붙인다. 그것은 마치 큰 돌이 깊은 계곡
을 포옹하고 있는 모습이다.
. 다시 계속하여 소위 구천일심법으로 종횡무진 옆 벽을 마찰하면서 위아래로 오고 간다.
급속하게 때로는 느리게 혹은 깊게 넣거나 얕게 넣는다. 이렇게 하여 3*7=21의 호흡을 하고
나면 그에 따라서 정기가 출입하여 여자가 쾌감을 느끼게 된다. 그러면 남자는 또한 급격히
자극하여 여자의 요구에 따라서 완급을 가감한다. 그리고는 양봉을 빼내어 여자의 음핵을
공격하고 나서 질로 깊이 진입하여 좌우를 마찰하여 정점에 도달하지 않은 정도에서 슬며시
빼내면 여자의 음핵이 질펀히 흘러내린다.
여자가 성적으로 흥분하면 유두가 발기하고 대전정선에서 분비하는 분비액으로 5-15초만
에 질구가 매끄러워진다. 이와 함께 질벽이 비후해지고 대음순이 평탕해지면서 상승한다. 얼
굴에 성적 홍조가 돌아 뺨이 불그스레하게 달아오르기도 한다.
흥분기를 지나 감정이 점차 고조되면 고원기에 이른다. 고원기에는 질 주위 정맥에 혈액
이 몰려들어 외음부의 색조가 달라지고 자궁은 상승한다. 또 질구의 바깥쪽은 극치감대가
되고 안쪽은 완전히 열린다. 이와 함께 전신의 골격근이 긴장하고 호흡이 빨라지면서 심장
의 고동이 높아지고 혈압이 올라간다. 또 질의 측벽과 처녀막 등이 융기하고 음순이 팽대해
지면서 음핵이 발기한다.
만일 고원기에 이르지도 않은 상태에서 무리하게 성교를 강행하면 인체에 여러 손상을 입
고 만다. 그래서 고원기가 충만해졌을 때 이루어지는 남녀의 결합 행위를 성교라 한다. 성교
는 사랑을 나누는 행위며 헤아릴 수 없이 깊고 오묘한 도가 작용하는 행위다. 우주의 근본
원리인 음양이 상봉하여 만물을 낳고 자라게 하는 도가 작용한다는 것이다.
결국 성교의 기본 전제 조건은 정기, 안심, 화지라고 할 수 있다. 생명 활동을 유지하는
데 필요한 물질과 기능(정기)을 온전히 보존하고, 마음의 평안(안심)을 지키며, 정서의 조화
(화지)를 깨뜨리지 않고 지켜야 한다는 뜻이다. 그리고 이 세 가지 조건을 지키며 즐기되 음
란하지 않게 해야 한다. 이 세 가지 조건은 육체의 교접 외에 남녀 사이의 정신적 화합을
우선으로 하기 때문에 아주 중요하다.
성교를 통해 극치기를 맞은 여성은 골격근이 수축, 경련하고 호흡이 빨라진다. 경관에서
알칼리성 점액을 왕성하게 분비하여 산성인 질을 중화하여 정자의 활동을 촉진하고 전자의
생존 기간을 늘리며 정자의 상승을 돕는다. 그리고 자궁구는 정액을 빨아들이며 정액의 유
실을 방지한다. 극치감은 골반의 혈관이 가득 차면서 찾아온다.
여자들은 대부분 질에서 극치를 느끼지만 더러 음핵과 외음부에서 극치를 느끼기도 하는
데, 마스터와 존슨에 따르면 여성은 음핵 영역을 자극받으면 한 시간에 50회가 넘는 극치감
을 느낄 수 있고, 질내 성교를 통해 회, 또는 그 이상의 극치감을 가질 수 있다고 했다. 그
렇지만 바드윅은 여자의 극치감은 남자의 그것처럼 격하거나 명확한 것은 아니라고 말했다.
4. 섹스에 몰입할 때 일어나는 신체 반응
여성이 성욕을 느끼거나, 섹스의 쾌감에 몰입하면 몸 구석구석에서 여러 반응이 나타난다.
'소녀경'에서는 그 반응을 '오징'일고 하였다.
(1) 여성의 얼굴이 붉게 상기되면 음양을 천천히 합쳐도 된다는 징후다.
(2) 유방이 단단해지고 코에 땀이 나면 천천히 삽입해도 된다는 징후다.
(3) 여성이 목이 말라 침을 꼴깍 삼키면 욕정이 생기고 있다는 징후다.
(4) 지구에 물기가 생기면 천천히 깊이 넣어야 할 때다.
(5) 엉덩이에 음액이 흘러내리면 부드럽게 뽑는다.
여성의 태도에는 성적 욕구가 담겨 있다고 하는데, 이를 크게 다섯 가지로 나눠 '오욕'이
라 한다.
(1) 마음속으로 남성을 바랄 때는 숨을 닫고 기를 쓴다.
(2) 여성이 남성과 간절히 섹스하고 싶을 때는 코와 입을 모두 벌린다.
(3) 여성이 몸을 부들부들 떨면서 남성에게 덤벼드는 것은 그만큼 욕망이 맹렬한 것이다.
(4) 만족한 섹스를 하고 난 여성은 땀을 흠뻑 흘린다.
(5) 흡족하게 섹스를 한 다음에는 몸을 쭉 뻗고 잠이 든다.
절정에 이를 때까지 여성은 열 단계를 거치는데, 이를 '십동'이라 한다.
(1) 몸이 꼭 붙어 음물이 서로 닿기를 바라면 두 손으로 남자를 껴안는다.
(2) 몸의 윗부분을 마찰하고 싶을 때는 다리를 뻗는다.
(3) 배를 불리는 것은 얕게 넣기를 바라기 때문이다.
(4) 쾌감을 느낄 때는 엉덩이를 움직인다.
(5) 남성의 음경을 깊숙이 받아들이고 싶을 때는 두 팔을 번쩍 들어 남자를 꼭 껴안는다.
(6) 질 안이 간질간질하면 두 다리를 비빈다.
(7) 질 안쪽으로 깊이 마찰하고 싶으면 허리를 휘젓는다.
(8) 쾌감에 휩싸이면 몸을 드어서 상대에게 매달린다.
(9) 절정에 이른 뒤에는 몸을 쭉 뻗는다.
(10) 여성의 꽃즙이 모두 누출되면 미끄러운 음액이 나온다.
여성이 섹스를 할 때는 아홉 가지 기운에 휩싸이는데, 이를 '구기'라고 한다.
(1) 한숨을 쉬고 침을 삼키는 것은 폐기가 온 것이다.
(2) 남자의 어딘가를 빠는 것은 심기가 온 것이다.
(3) 손으로 조르고 얼싸안는 것은 비기가 온 것이다.
(4) 음문이 촉촉하게 젖는 것은 신기가 다다른 것이다.
(5) 은그히 남자를 무는 것은 고기가 온 것이다.
(6) 발로 얼싸안고 조르는 것은 근기가 온 것이다.
(7) 남자의 음경을 애무하면서 희롱하는 것은 혈기가 온 것이다.
(8) 남자의 젖응ㄹ 가지고 노는 것은 육기가 온 것이다.
(9) 오랫동안 교접하면서 음핵을 희롱하는 것은 구기가 모두 충만해졌다는 것이다.
5. 복잡하고 미묘한 여성의 성감대
여성의 성감대는 남성처럼 성기 등 어느 부위에만 국한된 것이 아니라 온몸에 분포되어
있고, 반응 양식도 남성과 달리 그야말로 복잡하고 미묘하다. 여성에게는 피부가 점막으로
이행하는 부위인 입술, 질 입구, 항문, 모발이 난 부위, 피부 기장 부위인 손바닥, 발바닥, 무
릎 등이 모두 성감대가 도리 정도로 그 범위가 넓다. 그리고 그 가운데 귓바퀴 뒤의 유양돌
기(귓구멍 뒤의 아래쪽이 있는 엄지손가락 끝만한 동그스름한 돌기)부위와 목덜미는 가장
예민한 여성의 성감대다. 물론 성감대는 개인에 따라 차이가 많이 난다.
성에 대한 감각은 어떻게 보면 미각과 비슷하다. 사람의 미각은 혀의 표면에 분포해 있는
미뢰라는 감각세포가 담당하고 있지만 미각은 미뢰로만 느끼는 것이 아니다. 입의 점막에
닿는 촉감과 씹히는 맛, 씹히면서 나는 소리가 한데 어우러져 만들어지는 복합적인 감각인
것이다. 여성의 성에 대한 감각도 이와 마찬가지다.
남성과 달리 여성은 '영상'보다 '문자'에 쉽게 반응을 보이며, 실제 상황이 아닌 상상을
통해 성적 흥분을 느낀다. 다시 말해 남성은 대개 누드나 에로틱한 장면 등 직접적인 자극
에 대단히 흥분하는데 비해 여자는 연애소설, 영화 등 간접적이고 정서적인 자극으로도 충
분히 흥분할 수 있다는 것이다.
남녀의 이러한 차이는 인간의 성행동을 관장하는 시상하부(간뇌에 들어 있는 시상의 아래
쪽에서 뇌하수체로 이어지는 부위로 생명 활동에 없어서는 안될 통제기능을 담당)에서 남성
과 여성의 성행동을 좌우하는 부위가 서로 다르기 때문에 일어나는 현상으로 추측되지만,
현대에도 명쾌한 해답이 나와 있는 것은 아니다.
6. 적당한 섹스 횟수
사람은 대개 일생에 3,000-5,400회 가량 성교를 한다. 간단한 방법으로 가장 바람직한 성
교의 기본 횟수를 알아보려면 자기 연령대에 9를 곱한 수에서 1의 자리 수인 0을 빼 버린
뒤, 10단위 수는 날 수로, 1단위 수는 횟수를 산출해 보면 된다. 예를 들어 40대라면,
40*9=36이므로 30일에 6회 정도, 50대는 50*9=45이므로 40일에 5회 정도로 정할 수 있다는
것이다.
그렇지만 개인에 따라 차이가 있으니 정자 형성작용이 완전히 회복되는 5일을 기준으로
산출하거나, 성교를 하고 난 다음날 피로감이 없는 한계점 등에 따라 나름대로 결정해도 된
다.
'옥방비결'에서는 건강한 20대는 하루 2회, 허약한 사람은 하루 1회, 건강한 30대는 하루
1회, 허약한 30대는 2일 1회, 건강한 40대는 3일 1회, 허약한 40대는 4일 1회, 건강한 50대
는 5일 1회, 허약한 50대는 10일에 1회, 건강한 60대는 10일에 1회, 허약한 60대는 20일에
1회 성교하기를 권하고 있다. 또 20대에는 2일에 1회, 30대에는 3일에 1회, 40대에는 4일에
1회, 50대에는 5일에 1회 하며 60대가 지나서는 사정해서는 안된다고도 하였다.
어쨌든 성교를 한 뒤에는 피로 물질이 늘어나고 이를 해독시키지 못하면 피로가 쌓이게
되므로 건강을 위해 연령, 체력, 소질에 따라 개인차에 따른 한계점을 정해 두는 것이 좋다.
7.불감증의 다양한 원인
여성의 클리토리스, 즉 음핵은 남성의 음경에 해당되는 부위로 아주 예민한 성감대다. 대
개 여성의 자위는 이곳을 중심으로 이루어지며 남녀가 성교를 할 때 느끼는 쾌감도 음핵이
얼마나 자극을 받는지에 따라 달라진다. 그래서 음핵의 쾌감을 깨닫게 되면서 여자는 남자
를 '밝히게' 된다.
그래서 서 아프리카와 이집트의 원시 부족들은 여서의 성욕을 억제하기 위해 유태계 남자
가 할례를 하듯이 여자의 음핵을 제거하는, 소위 '여자 할례'를 실시한다. 이 여자 할례의
명분은 클리토리스와 소음순이 너무 발달하면 성교를 할 때 남자에게 나쁜 감정을 주므로
절제하는 것이 바람직하다는 것이다. 이런 며운 아래 여성의 쾌감을 앗아갔다니 참으로 어
처구니가 없는 노릇이다.
음핵이 없어도 성교릐 쾌감을 느끼지 못하지만, 음핵이 포피에 싸여 있는 경우에도 역시
성교를 통한 쾌감을 크게 얻을 수 없다. 그야말로 신 신고 발바닥 긁는 것과 다름없는 것이
다. 이렇게 음핵이 포피에 싸인 것을 '음핵 포경'이라 하는데 여성 불감증의 중요한 원인으
로 꼽힌다.
여성의 불감증을 일으키는 여러 원인
그런데 남성과 달리 여성이 불감증에 걸리는 원인은 아주 여러 가지다. 성기가 기형이거
나 성기의 발육이 부진한 경우, 성기에 염증이 생기거나 내분비 질환을 앓을 경우 불감증이
될 수 있다.
성교에 대해 불안이나 공포, 혐오와 수치스러움 등을 느끼는 경우에도 원만한 성관계를
맺기 어렵다. 그래서 상대방의 사랑과 배려가 아주 중요하다. 남편이 서에 대해 무지하거나
기교가 졸렬한 경우, 성에 대한 잘못된 인식으로 포악한 경우에는 심리적으로 위축되고 상
처를 받아 불감증이 될 수 있다.
어쨌든 이러한 원인으로 성교에 대한 흥미를 잃었거나, 성교를 하더라고 쾌감을 느끼지
못하는 증세를 불감증이라 한다.
성교에 대한 흥미를 지나치게 잃은 것을 성교무욕증이라 하며 냉감증이라고도 하는데 사
실 냉감증과 불감증을 확연히 구별하기는 어렵다. 불감증은 성교에 의한 쾌감 결여만을 뜻
하는 것이 아니고 성감 자체의 감퇴 역시 아울러서 지칭하는 것이기 때문이다.
성감 감퇴란 접근욕과 성교욕이 감퇴한 것을 말한다. 접근욕이란 이성과 접근하려는 욕망
이며, 성교욕이란 이성과 직접 성교하려고 하는 욕망이다. 이성과 접근하려는 욕망마저 없다
면 치료하기가 얼벼다 성교하려는 욕망이 없어도 심각하기는 마찬가지다.
그러나 불감증을 호소하는 대부분의 여성들은 접근욕과 성교욕같은 욕망이 감퇴했다기보
다는 성교에 자연히 따르게 마련인 쾌감을 느끼지 못한다고 호소한다. 이런 경우에는 대책
을 세울 수 있으니 그래도 덜 심각하다.
먼저 신체에 이상이 없는지 살펴 만일 음핵 포경이라면 수술을 하고 성기 발육이 부전하
거나 성기에 염증이 생겼다면 약물 요법을 시행해 봐야 한다.
성교에 대한 불안, 공포, 혐오, 수치 등을 개선하기 위해서는 심리 요법이나 상담을 시도
해 볼 필요가 있다. 의사와 꾸준히 대화해서 무의식에 잠재하고 있는 이유를 파헤쳐 다스리
면 된다.
아울러 부모의 섹스 장면이나 불륜이 어린이들에게 노출되지 않도록 주의해야 한다. 자칫
어린이들이 성감과 쾌감을 느낄 수 있는 정상 성인으로 성숙하지 못하게 될 우려가 있기 때
문이다. 어린이에 대한 성적 추행, 어린이들이 보는 앞에서 자행하는 부녀자 성폭행, 절도나
강도에 어이없이 수반되는 강간 등이 얼마나 무서운 결과를 낳는지 알아야 한다.
아울러 남편의 성적 기교가 졸렬하거나 무지하면 약물과 심리 치료를 함께 받을 수 있다.
성관계를 맺을 때 포악하거나 몰이해한 태도를 보이는 남편은 설득하여 심리 요법을 써 보
는 것이 좋다. 물론 무엇보다 이런 행동을 하지 않도록 청소년 때부터 충분히 성에 대해 교
육하는 것이 가장 중요한 예방법이자 치료법이다.
한참 호기심이 많은 나이에 천박한 도색 잡지나 음란 비디오를 통해 성을 이해하게 해서
는 안된다. 폭행이나 완력, 거친 동작 따위가 우월한 남자의 행동이라고 받아들이게 해서도
절대 안된다. 이미 성에 대한 지식이 청소년들에게 넘쳐흐르고 있는데 도덕군자인 척 눈 감
고 이를 방관하면서 성이나 섹스라는 말만 꺼내도 백안시 한다면 앞으로 어찌 될 것인가!
8. '카마수트라'의 남자가 여자를 사랑할 때
인도의 '카마수트라'에서는 남성이 사랑하는 여성에게 사랑을 품으면 다음과 같은 열 가
지 단계를 거친다고 하였다.
(1) 챠크리유브리티 : 여성을 만나서 보기만 해도 좋은 단계다.
(2) 마나스상가 : 마음에 두고 있는 여성에게 자꾸 마음이 쏠리는 단계다.
(3) 싱가르다 : 그 여성을 보기만 해도 사랑스런 감정과 자꾸 마음이 쏠리는 감정이 결합
되어 만나고 싶은 욕망을 참기 어려운 단계다.
(4) 니드라쥬헤드 : 그리움에 잠을 설치는 밤이 많아지는 단계다.
(5) 타누타 : 사랑이 병이 되어 잠을 못 자고 식욕마저 떨어져 음식을 제대로 들지 못하
여 계속 여위어 가는 단계다.
(6) 비샤에브히브야브리티 : 눈앞에 아른거리는 것은 온통 마음속으로 사랑하는 여자뿐이
어서 거울을 들여다봐도 자기 얼굴이 없을 지경이다.
(7) 랏쟈브라나샤 : 주위에서 무슨 이야기를 해도 귀에 들어오지 않고 그 여자만을 생각
하면서 수치심마저 잃은 채 행동하는 단계다.
(8) 움마다 : 정신에 이상이 생길 정도로 실망해 망상에 빠지거나 우울증에 빠져 광란하
는 단계다.
(9) 무르츄하 : 정신을 잃는 단계다.
(10) 마라나 : 마침내 목숨마저 잃고 마는 단계다.
이 내용들을 보면 그리움에 시달리다 목숨마처 바칠 정도로 사랑에 빠진 고대 이도인의
애절한 사랑을 감히 느낄 수 있을 것 같다.
9. 온딘의 저주, 키스
우리나라에서는 키스를 합구, 구흡, 친취, 철면 등으로 불렀다. 합구는 가벼운 키스고, 구
흡은 애욕의 키스며, 친취는 동물 같은 키스고, 철면은 혀로 핥기까지 하는 광기를 띤 키스
다.
오스트리아의 극작가 그리트파르츠의 분류에 따르면 입술에 하는 키스는 애정의 키스고,
눈 위에 하는 키스는 동경에 찬 키스며, 뺨에 하는 키스는 호감을 나타내는 표시라고 한다.
또 이마에 하는 키스에는 우정이 드러나고, 손등에 하는 키스에는 존경의 뜻이 담겨 있으며,
손바닥에 하는 키스에는 은밀한 유혹의 감정이 묻어 있다고 한다.
의학 용어로 '온딘의 저주(Ondine's curse)'라는 것이 있다. 온딘은 물의 요정인데, 사랑하
던 남편이 인간인 여자를 사랑하는 것을 알고 그의 곁을 떠나 숙부인 강의 신에게 돌아가
버렸다. 강의 신은 만일 다른 여자와 결혼하면 죽음을 당할 것이라고 경고하지만, 남편은 그
말에도 아랑곳없이 결혼 날짜를 자아 버렸다.
드디어 결혼날이 다가오고, 참을 수 없는 격정에 시달리던 온딘은 마지막으로 남편의 얼
굴이라도 보기 위해 남편을 찾아가서 남편과 마주앉았다. 이제 남편과 마지막 키스를 하고
영원히 갈라설 수 밖에 없는 때가 된 것이다. 그런데 온딘의 마지막 키스가 지나치게 열정
적이었기 때문에 남편은 키스를 하다 죽고 말았다. 온딘의 키스가 저주의 키스, 죽음의 키스
가 된 것이다.
'온딘의 저주'는 선천성 호흡부전증을 일컫는다. 폐와 흉강은 정사인데도 환기작용이 제대
로 이루어지지 않아 피 속에 이산화탄소가 지나치게 많아지고 산소는 모자라 호흡중추에 이
상이 생길 때 오는 질병이 선천성 호흡부전증이다. 호흡 곤란, 두통, 가면 상태, 청색증, 가
벼운 의식장애를 동반하면서, 심한 경우 울혈성 심부전을 일으키기도 하는 선천성 심부전증
이 달콤하게만 생각되는 키스와 이어져 있다는 사실이 어딘지 섬뜩하다.
10. 키스가 일으키는 부작용
정열적인 키스가 목숨을 앗아 가기도 한다면 믿을 사람이 얼마나 있을까? 그렇지만 실제
로 그런 경우가 있었다. 얼마 전 미국 앨라배마 주 펠햄 해안의 수심 7미터 물속에서 한 스
쿠버 다이버가 이색 결혼식을 올린 적이 있었다. 그런데 신부가 키스를 하기 위해 산소호흡
기를 벗다가 물을 들이켜고는 그만 질식사하고 만 것이다.
키스를 물속에서 하지 않더라도 키스를 한 번 하면 수명이 18초 가량 줄어든다는 발표가
있었는데, 특히 콧수염을 기른 남자와 키스를 하면 심장에 치명적인 부담이 된다고 한다. 키
스를 할 때 평소보다 심장의 활동이 급격히 빨라지는 데다 인체의 여러 기관 가운데 입술처
럼 세균에 민감한 기관도 없기 때문이다. 말하자면 키스는 위험한 쾌락이라는 것이다.
이 말이 사실이라면 하루에 한 번씩 키스를 하는 사람은 1년에 대략 90분이나 수명이 단
축되는 셈이다. 하지만 아무리 '위험하다'고 한들 키스를 멀리하며 오래 살겠다는 사람은 많
지 않을 것 같다.
일반인들에게는 잘 알려져 있지 않지만 키스 때문에 생기는 키스병이라는 것도 있다. 증
세는 목감기와 비슷하여 열이 나고 머리가 아프며 목이 부어오르고 침을 삼키면 아프다. 저
절로 치유가 되었다 해도 이 병을 일으킨 바이러스는 16개월이 지나도록 그대로 잠복해 있
을 정도로 생명력이 강하다. 일단 이 바이러스에 감염되고 나면 1개월 가량 지난 뒤에야 증
세가 나타난다. 증세가 심한 경우에는 눈두덩이 붓고 간염 증세가 나타나며 췌장이 부어서
왼쪽으로 돌아누울 때 불편을 느끼기도 한다. 그러나 한번 키스 병에 걸리면 평생 면역이
되므로 중년층 이상에는 이 병이 나타나지 않는다.
이러한 부작용을 미리 예견했기 때문인지 일찍이 로마의 티베리우스 황제는 키스 금지령
을 내린 적이 있다.
그리고 기원전 12세기 아시리아에서는 키스에 대해 아주 엄격하여, 몰래 키스를 한 사람
은 아랫입술을 잘라버렸으며, 남의 아내에게 키스를 한 사람은 간통죄로 간주하여 사형에
처하기도 했다.
아직도 자바 섬 동해안의 바리 족, 일본 남쪽의 차모로 족, 중앙 아프리카의 체와 족, 히
말라야 산록의 레프챠 족 등은 키스를 하지 않는다. 키스를 하지 않는 이들은 키스 병에 걸
리지는 않겠지만 이성 사이의 정열적이고 사랑에 넘치는 키스를 맛보지도 못한다니 아쉬운
감이 있다.
어쨌든 이런 식으로 굳이 따지자면 키스가 혈액순환을 촉진시키고 부신수축을 자극하여
호르몬 분비를 강화하는 작용도 한다고 할 수 있으니 너무 겁먹을 일은 아니다.
11. 고통스러운 전족
옛날에는 발이 작은 여성을 미인으로 여겼다. 신데렐라의 유리구두에도, 중국의 전족에도
이러한 미 의식이 고스란히 담겨 있다.
중국에서는 조그맣게 묶여진 발을 '금련'이라 불렀는데, 발을 이렇게 가꾸지 못한 여성은
결혼을 할 수도 없었고, 심지어 첩이 되는 것마저 쉽지 않았다.
작은 발은 미인을 가름하는 중요한 조건이었을 뿐만 아니라 남성의 사회적 신분을 드러내
는 상징이기도 하여 발이 작은 아내와 사는 남성은 특권 계급이라는 등식이 성립되었다. 아
내가 생활력이 없다는 것은 한 남자가 몇 명의 여성을 먹여 살릴 만한 재력이 있다는 뜻이
었다. 그래서 여성의 활동을 제약하여 집에 앉혀 놓고 한 남자만을 바라보고 살게 하면서
무기력하고 약한 여성을 미녀라고 강조하며, 귀족의 신분을 나타내 주는 증명서로 삼았던
것이다.
혼자서는 움직이기 어려울 정도로 작은 발, 완전히 생활력을 박탈하고 오직 아름다운 감
상의 대상으로나 묶어 둘 전족을 만드는 데는 무려 3년여의 시간을 들여야 했다.
게다가 전족을 만들기 위해서 감수해야 하는 고통도 엄청났다. 우선 엄지발가락 이외의
발가락을 발바닥 쪽으로 꺾고 백반가루를 뿌린 뒤 천으로 동여매고 바느질로 누빈 다음 특
수 버선과 특수 신발로 고정시켜 두고 점점 강하게 졸라맨다.
시간이 흘러 어느 정도 형태가 잡히면 발등마저 구부려 묶어 두었다가 발등이 앞으로 굽
으면 발바닥 가운데에 깊은 도랑이 패이도록 발등을 좀 더 둥글게 휘어 놓는다. 이렇게 하
여 겨우 10센티미터에 지나지 않는 작은 발을 '만드는' 것이다.
이 고비를 넘기면 그래도 고통은 끝난다. 그렇지만 그 고통이 오죽했으면 작은 발을 만들
때까지 눈물을 한 동이나 흘린다고 하여 '소각일쌍 안루일정'이라 했을까.
어쨌든 강제로 발가락과 발등을 꺾이는 아픔, 꽁꽁 동여매여 압박당하는 괴로움, 잠시도
아물지 않는 염증과 피고름, 정신이 아뜩해질 정도로 높은 열 등, 헤아릴 수도, 형언할 수도
없는 고통에서 벗어나는 일은 대단한 기쁨이었을 것이다.
전족이 완성되면 발을 잡아매는 천이 감색에서 백색으로 바뀌고 천의 길이도 짧아진다.
그리고 버드나무로 바닥을 대고 비단으로 화려하게 모양을 낸 궁화를 신고 한껏 멋을 부릴
수도 있다. 또 발이 아름다워진 만큼 걸음도 곱게 보이도록 걷는 연습을 부지런히 하였다.
버드나무 굽을 댄 궁화를 신고 아장아장 걸으면 걸음마다 연꽃무늬가 피어나는 것 같다
하여, 이 걸음을 연보라 했고, 이때의 연꽃 무늬를 연변이라 하였다. 그리고 뾰족한 신 끝이
땅에 박히면서 갓 돋아난 죽순처럼 만들어낸 무늬를 춘순이라 했다.
전족을 이용한 희롱
여자가 전족의 천을 스스로 풀거나 남자에게 풀도록 허락하는 것은 성관계를 맺겠다는 의
미였다.
그런데 성행위를 하기 전에 전족을 벗기는 일에도 일종의 절차가 있었다.
남자가 차례차례 신과 버선을 벗기고 천을 천천히 풀어 나가는 것을 '탈'이라 하고 아
주 난폭하게 신발과 버선을 벗겨 버리고 천을 잡아당겨 거칠게 풀어 던지는 것을 '박'이라
한다.
앙증스러운 여성의 발이 드러나면 남자는 코를 들이대고 전족의 냄새를 맡았다. 오랫동안
바깥 구경을 못한 발에서는 땀에 찌든 무지무지한 고린내가 나고 움푹 고랑진 발바닥 가운
데서는 역겨운 냄새가 풍기는데 그래도 남자는 그 냄새를 힘껏 들이마셨다. 이것을 '흡'이라
고 한다.
그러면 여자는 부끄러워 발을 빼고 향수에 발을 씻는데 이를 '세'라고 한다. 아마도 전족
을 씻는 여성을 보면서 목욕하는 여자를 훔쳐보는 듯한 야릇한 느낌을 얻었을 것이다.
발을 다 씻고 나면 다시 전족에 코를 대고 냄새를 맡고 은은한 난향에 취하는데 이를 '취
'라고 했다.
때로는 남자가 여자의 발을 씻기고 발톱을 자르고 군살을 벗기고 물기를 닦은 다음 예쁘
게 발톱 화장까지 시켜 주기도 한다. 이 과정을 각각 '전, 마, 식, 도'라 한다.
그 다음에 남자는 갓 씻어 냉기도 가시지 않은 발을 손바닥이나 사타구니 사이에 넣고 녹
여 주었다. 이를 '난'이라 한다. 갓 씻어 차가우면서 향기를 풍기는 작은 발은 애처로운 보
호 의식을 일으키고도 남았을 것이다.
발이 따뜻해지면 더욱 앙증맞아 보이니 가볍게 깨물기도 하고 아프지 않을 만큼 조금 세
게 깨물기도 하는데 이를 '교'라 한다.
이때 여자가 아픈 척하고 코먹은 신음을 내며 엄살을 떨면 남자는 혀로 발가락과 발바닥
을 핥고 발바닥 가운데 깊은 고랑을 핥았다. 이를 '지'라고 한다.
코먹은 신음을 하던 여자가 간지러움과 짜릿한 쾌감에 몸을 떨며 교성을 내 남자를 극도
로 흥분시키면 남자는 참지 못하고 발 전체를 입에 넣었다 뺐다 하면서 빨았다. 이를 '탄'이
라고 한다.
그 다음 남자는 전족을 자기 뺨이나 온몸에 비벼댔다. 이를 '승'이라 한다.
또 가슴에 대고 꼭 껴안기도 하는데 이를 '옹'이라 한다.
여자의 한쪽 전족만을 남자의 어깨에 얹도록 하고 전족과 하체를 애무하기도 하는데 이를
'배'라고 한다.
양쪽 전족을 모두 어깨 위에 얹는 경우도 있는데 한쪽만 얹었을 때는 반만 피었던 꽃잎이
양쪽 모두 얹었을 때는 활짝 피어오른다. 이때 남자의 흥분도는 최고에 이르는데 꽃잎까지
애무하는 것을 '견'이라 한다.
꽃잎에서 꽃즙이 흐르고 남자에게도 이슬이 맺히면 전족을 모아 구멍을 만든 뒤 남자의
성기를 끼우고 희롱하기도 한다. 이를 '완'이나 '농'이라 했다. 여기서 성이 차지 않으면 전
족을 묶었던 천으로 여자의 발목을 묶어 거꾸로 매달고 직접 꽃즙을 짜내기도 했다. 이를 '
현'이라 한다.
극심한 고통을 참아 가며 애를 쓴 이유가 오직 하나, 이렇게 남성에게 성적인 매력을 보
이기 위해서였다고 하니 건강한 성관계를 생각할 때 한시바삐 없어졌어야 할 풍속이었다는
생각이 든다.
12. 유방의 생김새에 드러나는 성욕
헌신적인 성품의 기린 유방
옛날에는 용, 거북, 봉황, 기린 등을 상서로운 동물로 여겼다. 여기서 기린이란 동물원에서
볼 수 있는 목이 긴 동물이 아니라, 상상으로 만들어 낸 상서로운 동물을 말한다. 이 기린은
사슴의 목에 소의 꼬리, 이리의 이마, 말의 굽을 가졌으며 머리에는 육질의 뿔이 있고 등의
털은 오색이 찬란하다.
'기린 유방'을 가진 여성은 이 상상의 동물, 기린의 형질을 닮아 성품이 어질고 남에게 봉
사하며, 정이 많고 이해심이 많아 좋은 아내, 훌륭한 어머니가 된다. 게다가 지혜가 넘치고
머리가 잘 돌아가며 부지런하여 누구에게나 사랑을 받는다.
성품에 맞게 몸매는 크지도 작지도 않고 아담한데, 성감대는 척추를 따라 꽁무니뼈까지
이르는 부위다. 보기보다 섹스에 적극적이지만 문란하지 않은 정통파로 남성에게 더없이 헌
신한다.
늘씬한 여성들의 용 유방
두 젖꼭지 사이가 가까운 유방으로 메마른 체격에 날씬하고 키도 큰 여성은 대개 용 유방
이다. 즉 늘씬한 키에 빼빼한 여자의 유방으로 크지 않고 주먹만한 경우가 많다. 작은 유방
에 유두도 작아 가슴 전체가 빈약한 느낌을 준다.
원래 용은 기린처럼 상상의 동물로 사슴뿔 2개가 나고, 발가락 5개가 달린 네 팔과 소의
귀, 귀신의 눈, 뱀의 몸, 그리고 81개의 비늘을 가지고 있으며, 날개가 달린 것도 있다. 용
유방은 바로 이 상상의 동물 용의 형질과 품성을 닮았다고 보면 된다.
용 유방을 가진 여성은 내성적이며 칩거하기 좋아하는 예술적 성격을 가지고 있어, 고귀
한 이상을 추구하고 경거망동하지 않는다. 그러나 사랑을 할 때는 독점욕이 강해 그만큼 독
점에 대한 불안감이 크며 질투심도 많다.
내성적인 반면에 히스테리가 많아 금방 울고 금방 웃으면서 사랑의 번뇌를 즐기는 면도
잇는데, 평범한 사랑보다 소설 같은 사랑을 추구하며 사랑에 빠진 자기의 마음 자체를 더
사랑하려 든다.
이런 여성은 호흡기와 목이 약하고 끊임없이 두통에 시달리며 다리에 멍이 잘 든다. 또한
피곤을 수비게 느끼고 소화도 제대로 못 시키며 피부에 윤기가 없고 알레르기 경향마저 있
다.
섹스의 즐거움을 늦게야 깨달아 그때부터 집요하게 섹스에 몰두하지만 흠뻑 빠지지는 못
한다. 이런 유형의 여성들은 귀와 눈에 성감대가 발달한다.
큼직한 봉황 유방
작은 키에 뚱뚱한 체구를 지닌 여성이 가진 유방을 봉황 유방이라 한다. 다시 말해 봉황
유방은 유방과 유두가 크지만 탄력은 적은 유방이다.
봉황은 상상의 동물로 닭의 머리에 뱀의 목, 제비의 턱, 거북이의 등, 물고기의 꼬리를 달
고 있으며 몸과 날개는 오색찬란하고 오음에 맞춰 소리를 낸다. 그러니 봉황 유방은 이 상
상의 동물 봉황의 형질과 성품을 닮았다고 보면 된다.
머리가 그다지 좋지 못한 편이지만 남에게 지기 싫어 아는 체를 잘하고 성격은 적극적이
다. 그만큼 고집이 세서 고집을 부리지 않아도 좋을 때 공연히 닭고집을 부리고, 남자와 다
툴 때도 웬만해서는 물러서지 않는다. 그렇지만 결국 다툼에서 이기지 못하는 경우가 더 많
다.
그렇지만 천성이 순박하고 손재주가 있어 공예에 재능을 가지고 있다.
봉황 유방을 가진 여성은 허리가 약해서 요통으로 고생을 하는 경우가 많고, 어깨나 등이
곧잘 아프다. 또 냉이라고 하는 대하가 많으며 오른쪽 아랫배의 통증이 심한데, 불임증은 아
니라 해도 임신이 더딘 편이다. 그렇지만 섹스를 적극적으로 즐길 줄 알며, 목과 파 안쪽에
예민한 성감대를 가지고 있다.
팔등신 미인의 공작 유방
공작 유방은 상체보다 하체가 긴 팔등신 미인의 유방으로 크기도 탐스럽고 탄력이 넘친
다. 두 유두 사이의 거리가 짧은 듯하면서 적당한 거리를 두고 있기 때문에 유방 사이의 골
짜기가 매우 아름답다. 유방이 처지거나 옆으로 불거지지 않았을 뿐만 아니라 유두의 크기
도 알맞다.
이런 여성들은 멋을 잘 내고 액세서리에 뛰어난 감각을 발휘한다. 한마디로 공작의 형질
과 품성을 닮은 것이다. 그렇지만 화려함과 아름다움을 가꾸려는 마음이 지나쳐 사치하는
경향이 있다. 섹스를 즐기며 쉽게 오르가슴에 도달하는 편인데, 유두와 복부를 비롯한 팔 안
쪽이 가장 예민한 성감대다.
13. 남성의 페니스와 같은 성질을 가진 유두
유방 속에 들어 있는 유선은 남성의 고환과 내부 구조가 비슷하고, 유두는 남성의 페니스
와 성질이 비슷하다. 이러한 현상은 음양의 조화로 설명할 수 있다. 여성은 음이므로 음극하
면 반드시 상충하여 유방이 크고 음호가 움츠러들며, 남성은 양에 속하므로 양극하면 반드
시 하강하여 음경이 커지고 유두가 움츠러드는 것이다. 그래서 '동의보감'에는 '남자는 신으
로 중을 삼고, 여자는 유로써 중을 삼으니 상하는 같지 않으나 성명의 근본이 됨은 같다'고
하였다.
유두는 섹스를 많이 할수록 색이 짙어지고 탁해진다. 그래서 예전에는 흑갈색이 도는 유
두는 음이 지나치게 많다 하여 곱살스럽지 못한 유두라고 여겼다.
유두의 생김새에는 성격이 드러나므로 유두를 살피면 그 사람의 성격을 헤아려 볼 수 있
다.
2개가 서로 붙을 듯한 접근형 유두를 가지고 있는 여성은 일상생활에 불평불만이 많고,
잔소리와 시샘이 유별나며, 섹스를 할 때도 매우 보채거나 짓궂게 구는 경향이 있다.
반대로 유두가 서로 밀어내듯이 떨어져 있는 이반형 유두를 가진 여성은 섹스를 할 때 상
대방을 밀어내듯이 무관심하거나 거부하는 유형으로 섹스가 일종의 의무라고 생각하는 경향
이 있다. 이런 여성은 섹스에는 별 흥미를 못 느끼지만 생활력이 남달리 강해 남편을 출세
시키고 가세를 일으키는 경우가 많다.
유두가 유방 속에 묻힌 함몰형 유두를 가진 여성은 섹스에 관심은 많지만 매우 소극적인
편이다. 평소의 성격도 이와 마찬가지로 얌전하고 겸손하며 내성적이지만 때로 깜찍한 애교
를 부리는 귀여운 면도 있다. 반면에 정리정돈을 잘하지 않는 편이어서 방이나 가방 속이
지저분한 편이고 공짜를 좋아한다.
좌우 유두의 크기나 방향이 다른 여성은 성격이 이중적이며 섹스에 소극적인 편이다.
14. 여성의 얼굴형과 섹스
사람은 백이면 백 타고난 바탕이 다르게 마련이다. 그런데도 자신이 타고난 체질과 인상
을 파악하여 장점을 가꿀 생각은 하지 않고 무조건 남을 따라하다 보면 타고난 바탕도 지키
지 못하고 만다.
얼굴의 형태에는 그 사람의 성격이나 섹스에 대한 태도가 그대로 드러난다.
얼굴이 가늘고 긴 여성은 신경질이 많고 툭하면 비관에 빠지곤 한다. 그래서 이런 여성들
은 신경쇠약증에 잘 걸리고 심하면 자살을 시도하기도 한다.
역삼각형 얼굴을 가진 여성은 머리가 좋고 관찰력이 뛰어나며 모든 일에 심사숙고하는 편
이다. 그래서 심지어 섹스를 할 때도 함부로 섹스에 뛰어들지 않고, 쉽게 유혹에 빠져들지
않으나, 일단 마음을 정하면 정열을 바쳐 사랑을 하는 면모도 있다. 예술에 대한 감각이 있
고 낭만적인 분위기를 조성하는 재능이 뛰어나지만, 몸이 약한 편이고, 히스테리 증세가 있
어 때때로 섹스를 느닷없이 거부하거나 느닷없이 섹스에 주도적으로 뛰어들기도 한다.
이마 쪽이 갸름한 달걀형 얼굴의 여성은 성격이 원만한 편이다. 이들은 감정이 풍부하고
정열이 넘쳐서 색을 밝히는 편인데, 대개 질구가 약간 위쪽에 있으며 좁고 촉촉하여 성감에
예민하다.
얼굴이 둥글둥글한 여성은 성격이 밝고 낙천적이며 동정심이 많은 편이지만, 경제 관념도
철저하여 인기가 높다. 그렇지만 선정적이고 충동적인 면이 있어 남에게 이용당하거나 색정
의 함정에 쉽게 빠지는 경우도 드물지 않으니 조심해야 한다.
얼굴이 사각형인 여성은 냉철하며 현실적이고 부지런하다. 이런 여성들은 의지가 강하고
모든 일에 적극적인 데다 지기 싫어하고 자존심도 강하여 잠시도 쉬지 않는 활동파가 많다.
가끔 용두사미격으로 일을 그르치기도 하지만 자기 사업을 하면 성공할 확률이 높다. 성에
대한 생각은 보수적이어서 남성에게 쉽게 마음을 열지는 않으나 일단 마음을 굳힌 뒤에는
상대방을 믿고 따르는 편이다.
15. 건강하고 매력적인 이술
예전에 고아된 별난 고문 기구 가운데 '도로 청소부의 딸'이라는 희한한 이름을 가진 형
구가 있다. 도로 청소부의 딸이 무릎을 가슴에 댄 채 쪼그리고 앉아 아버지를 기다리는 모
습 때문에 이런 이름을 붙였는지 모르겠지만, 어쨌든 쪼그리고 앉은 자세에서 밧줄로 묶어
고통을 주는 도구였다.
고통을 주는 방법도 가지각색이어서 '샘스크류'는 엄지손가락만 압박하도록 고안된 고문
도구였고, '폰메른의 모자'는 손오공의 머리에 씌워진 철환처럼 머리를 압박하는 형구였다.
이 밖에 가시에 다리를 찔리게 하는 '스페인의 장화', 사람처럼 만든 가시통에 사람을 넣
은 뒤 뚜꺼을 닫으면 가시통에서 바늘이 나와 온몸을 찌르게 하는 '쇠처녀', 쇠철통에 사람
을 넣고 직사광선이나 불로 괴롭히는 '땀빼기 상자' 등도 지금껏 잊혀지지 않는 유명한 형
구들이다.
이 많은 ㅎ여구 가운데 애교스러운 면이 엿보이는 것이 입이 가벼워 유언비어를 날포한
여성에게 씌우던 입칼이다. 발상이 재미있다고는 하지만 '댐즈 브라이들'이라고 하는 이 입
칼에는 가시까지 달려서 입을 찌르는 고통이 대단했을 터이니 가혹하다는 생각이 든다. 게
다가 여성이라고 해서남성보다 유언비어를 더 많이 퍼뜨리고 다니지는 않았을 텐데 말이다.
어쨌든 서양뿐 아니라 우리나라에서도 지나친 말을 삼가야 한다는 생각은 마찬가지였다.
그래서 입을 병구, 또는 해구라고 하였다. 말 그대로 병 아가리 같은 입을 항상 마개로 막지
않으면 구설에 휘말릴 것이라는 경계의 뜻과, 배의 닻을 올리고 내리는 기점이 되는 해구처
럼 인생사의 길흉화복이 모두 입에서 비롯된다는 교훈이 담긴 이름들이다.
여성은 작은 입, 남성은 큰 입
요즘은 일부러 입술을 크게 그리고 다니는 여성들이 많지만 예전에는 여성의 입은 작은
것이 좋다고 여겼다. 그래서 심지어 입이 크고 이마가 넓으면서 광대뼈가 불거진 여성은 과
부상이라 하여 몹시 꺼린 적도 있다.
남성에 대한 생각은 여성에 대한 생각과는 달라서, 입이 크고 이마가 번듯한 것을 좋은
관상으로 보았다. 주먹이라도 들랑날랑할 만큼 큰 입을 넘치는 식욕과 강한 성욕의 상징으
로 여겼던 것이다. 남성과 마찬가지로 여성도 입이 크면 식욕이나 성욕이 좋을 것이니 예전
의 가치관으로 보면 그리 탐탁하지는 않았을 것이다.
실제로 입이 크면서 입술이 두터운 여성은 성욕이 강하고 애정이 풍부하다. 그러다 보니
간혹 유혹에 약해지는 경우가 생긴다. 이성보다는 생리적 욕구가 강한 편이니 신중해질 필
요가 있다.
윗입술이 한일자 모양으로 곧으며 입 끝과 입술 선이 또렷한 여성은 분별력이 뛰어나 이
성관계도 똑부러지게 맺고 끊는 편인데, 그래서 섹스를 할 때도 감정에 몰입하지 못하는 경
우가 많다.
이와는 반대로 입술의 윤곽이 희미한 여성은 마음이 약하고 성격도 희미해서 한 번에 마
음을 정하지 못하고 방황하는 경우가 있다.
예전에는 입술이 아래로 축 처지면 감수성이 적고 복잡하게 생각할 것 없이 섹스를 즐긴
다 하여 꺼렸던 데 비해, 입술이 도톰하면서 입꼬리가 올라간 인상을 좋은 인상으로 쳤다.
그런데 입술의 두께는 실제로 너무 얇지 않은 것이 낫다.
가지각색의 입술 색
모두 붉게만 보이는 입술 색도 자세히 살펴보면 가지각색이다. 한의학에서는 신체 부위의
생김새는 물론, 색으로도 그 사람의 건강 상태와 장기의 기능을 알아볼 수 있는데, 입술 색
도 마찬가지 역할을 한다.
건강한 사람은 입술이 붉고 윤택하기 때문에 옛부터 입술이 붉고 이가 가지런한 여성은
귀상으로 여겼다. 실제로 아랫입술에 세로 주름이 많고 윤택한 여성은 입술에 탄력이 있으
면 자궁의 모양도 좋아 질구에도 탄력이 넘친다. 그래서 입술의 윤택함이 너무 지나쳐 항상
촉촉히 젖어 있는 듯한 여성은 색을 지나치게 밝힌다고들 했다. 그런데 입술이 너무 붉은
여성은 오히려 지나치게 섹스에 냉담한 경향이 있다.
입술의 폭이 좁고 약간 푸른 빛이 도는 여성은 몸이 약해 섹스를 오랫동안 즐기지 못하는
편이므로 입술이 푸르거나 검은 색을 띠며 윗입술이 위로 말려 올라가 있는 것은 좋지 않은
상이다.
16. 이마의 생김새로 알아보는 기교
이마는 지성을 나타내므로 이마가 넓고 불거진 사람은 대개 영리하다. 물론, 무조건 넓기
만 할 것이 아니라 모양도 고와야 한다. 이마가 넓고 미끈하며 이마의 선이 부드러운 여성
은 성격이 쾌활하면서 겸손하고 인정이 많다. 그래서 자연히 남성에게도 너그러운데 이상하
게도 이런 이마를 가진 여성 가운데 불감증 화자가 많다.
이마가 넓고 얼핏 보아 빈반한 것 같지만 손으로 만져 보면 뼈가 울퉁불퉁한 여성은 질투
심이 강하다. 이마에 주름살이 세 줄이 넘는 여성은 겉보기에는 아주 얌전해 보여도 섹스를
즐길 줄 알고 기교도 뛰어나다.
이마가 좁은 여성은 음기가 강해 고민에 잘 빠지고 사소한 일에도 근심하며 활달하게 사
람을 만나지 못한다. 또 이마가 작고 짧으면 신경정신계 질환에 시달리는 경우가 흔하다. 이
마에 지저분한 얼룩이 있으면 임신, 자궁병, 폐 질환을 의심해 볼 필요가 있다.
만일 이마의 좌우가 들어가 있으면 현실과 거리가 먼 이상주의자고 좌우의 살집이 좋고
윤택하면 굉장한 이해타산가로 섹스마저 계산적이다. 이마가 뾰족하면 색을 밝히고 월경불
순, 견비통, 두통, 인후 질환에 약하다.
이마 가운데가 약간 들어가고 위아래로 주름살이 패여 있는 여자는 인내와 관용형이며 이
마 가운데가 편평한 여자는 오만하고 눈썹 바로 위가 불룩하고 그 위의 이마가 편평한 여자
는 독단적이고 남자의 눈길과 관심을 바라는 마음이 강하다.
17. 코의 생김새로 알아본 섹스에 대한 태도
같은 종이라도 추운 곳에 사는 동물과 더운 곳에 사는 동물은 서로 크기가 달라 냉혈동물
은 추운 곳에 서식할수록 작고, 온혈동물은 추운 곳에 서식할수록 크다. 또한 공간의 넓이도
덩치에 영향을 미쳐 대륙에 서식하는 동물은 크고 섬에 서식하는 것은 그보다는 작다.
털과 코의 생김새도 기후나 환경의 영향을 받는 것은 마찬가지다. 추운 곳에 사는 사람은
차고 메마른 공기가 폐에 바로 들어가지 않도록 막기 위해 코가 높고 좁으며 콧방울이 작고
콧구멍이 길다. 그러나 따뜻한 곳에 사는 사람은 그럴 필요가 없기 때문에 우리나라 여성들
처럼 콧방울이 크고 코가 낮다.
코는 폐의 기능과 관련이 있으며 호흡, 후각 등을 통해 억제작용과 조절기능을 수행하므
로 코를 살피면 신체의 상태를 짐작할 수 있다. 예를 들어 콧등에 붉은 점이 있는 여성은
자궁암을 조심해야 하고, 검은 사마귀가 있는 여성은 쌍둥이를 낳을 확률이 높다. 또 콧등에
주름이 있으면 자식운이 따르지 않는다.
그리고 섹스에 대한 태도도 코의 생김새에 따라 조금씩 다르다.
코가 짧은 여성은 성교를 할 때 남성에게 별고 살갑게 굴지 않는 반면에, 코가 뭉툭하면
서 콧구멍이 큰 여성은 자존심이 강하고 섹스를 할 때 남성에게 아주 다정하다.
코끝이 가늘게 굽은 여성은 질투심이 강하면서도 섹스를 다양한 형태로 즐길 줄 알며, 코
의 중간 부분이 눈 밑으로 퍼지면서 불룩하게 솟은 여성은 진취적이고 개성이 강하여 섹스
를 이끌어가는 편이다. 코끝이 뾰족한 여성은 지적이면서도 욕정이 강하고, 코끝이 둥글고
살집이 좋은 여성은 유순하지만 관능적인 매력이 넘친다.
한의학에 근거하여 살펴보면, 한국 여성처럼 생긴 코를 가진 사람이 서양 여성처럼 생긴
코를 가진 사람보다 훨씬 건강한 것으로 나타난다. 그러니 코가 욕심만큼 높지 않다고 하더
라도 그리 실망할 일은 아니다.
18. 성욕이 강한 여성의 귓볼과 인중
거의 모든 여성의 예민한 성감대인 귀에는 여성의 생식기 상태와 섹스에 대한 태도가 잘
드러나 있다.
예를 들어 귓볼이 붉은 여성은 성욕이 보통 사람보다 강하고, 귓구멍이 좁은 여성은 월경
곤란을 비롯한 생식기 질환에 걸릴 확률이 높아 자궁의 발육이 부실한 경우가 많다.
귀와 마찬가지로 인중에도 질이나 자궁 등의 생김새와 건강 상태가 잘 드러난다.
인중의 홈이 좁지만 뚜렷하면서 길고 고운 분홍빛이 도는 여성은 질구가 좁고 탄력이 뛰
어나기 때문에 다산하며 장수할 수 있다. 인중이 넓더라도 깊으면 섹스를 즐기며 대체로 만
족한 생활을 하는 편이다.
'동의보감'에서도 인중이 건강 상태를 명확히 드러내는 부위라고 강조하고 있으며, 인중의
홈이 흐릿해지면 며칠 못 가 사망하리라는 진단을 내렸다는 기록이 있다.
그런데 인중이 곧지 않고 굽은 여성은 자궁후굴(자궁이 뒤로 젖혀져 임신에 어려움이 많
은 상태) 때문에 불임증으로 고민할 확률이 높다.
인중에 자줏빛 반점이 생기거나 인중의 제일 밑 부분인 윗입술 바로 위에 농포가 생긴 여
성은 성병에 걸렸을 가능성이 높다. 성병은 전염성이 매우 강하여 건강한 남성일지라도 성
병에 걸린 여성과 한 번만 섹스를 하면 25%는 무조건 감염된다. 그러니 본인은 말할 것도
없고 상대방의 인중도 주의 깊게 살펴보는 것이 예방에 도움이 되겠다.
19. 비뇨생식기의 상태를 알 수 있는 턱
한의학의 이론에서 보면 턱에는 비뇨생식기의 상태와 개인의 의지력이 잘 드러난다. 예를
들어 턱이 짧은 여성은 소아성 기질을 가지고 있어 어린아이처럼 남에게 기대려 들고 자포
자기도 빠른 반면에 턱이 긴 여성은 애정이 풍부하고 독립심도 강한 편이어서 자신의 의지
대로 성공한 노후를 가꾸는 경우가 많다.
그렇다고 무조건 길기만 해서 좋은 것은 아니다. 서양의 여성들은 동양의 여성들보다 턱
이 더 기기는 하지만 주걱턱 비슷한 모습이 많다. 턱이 이렇게 밖으로 주걱처럼 굽은 사람
들은 냉소적이고 자기를 과신하는 경향이 있다. 한국 여성들은 서양 여성들에 비해 턱이 짧
은 편이지만 턱이 아예 없는 여성은 드물고 대개 갸름하고 예쁜 편이다. 이런 여성들은 분
별력이 뛰어나면서도 실생활에서 동떨어진 소녀 같은 꿈을 지니고 있으며 의리가 있어 한
번 준 마음을 끝까지 지키는 편이다.
턱이 갸름하지 않고 네모진 여성은 인상에서 여성다움이 조금 떨어지기는 하지만 의지가
강하고 매우 현실적이며 부지런하다. 반면에 둥글게 살이 붙은 턱을 가진 여성은 이성보다
감성에 충실한 편이다 보니 충동에 따라 계획에도 없는 물건을 사들이는 경우도 있으나, 대
체로 인정이 많고 성격이 밝다.
턱의 생김새에 따라 무조건 좋거나 나쁘다고 할 수 없으며 복은 자신의 의지로 만들어 가
는 것이다. 다만 자신의 장점과 단점을 다시 한 번 곰곰히 생각하여 좀더 멋있는 여성이 되
어보다.
20. 눈의 모양새와 성욕
한국 여성은 눈이 작고 두 눈 사이가 넓은 데 비해 서양 여성들은 대개 눈이 크고 두 눈
사이가 좁다. 그런데 서로 다른 개성을 보지 못하고 서양 사람의 눈매만 선호하는 경향이
있는데, 무조건 그럴 일은 아니다. 특히 한의학의 이론을 바탕으로 여성을 보면 그런 생각이
싹 달아난다.
눈이 작은 여성은 대개 소박하고 신중하여 너무 소극적이다 싶기도 하지만 아주 착실하
다. 게다가 미간이 시원하게 넓은 여자는 마음도 넓어서, 미간이 넓은 여자치고 소견머리 없
이 속이 좁은 여자는 드물다. 이런 여성들은 생각이 소탈하고 모든 일을 차근차근 풀어 나
간다. 단지 너무 이해심이 많고 서글서글한 성격이다 보니 여러 남성들로부터 오해를 살 염
려가 있다.
반면에 미간이 좁으면 소심하여 연애도 비밀스럽게 하는 경우가 많고, 자칫 경솔한 연애
에 빠질 수도 있다.
그렇다고 눈이 작은 것이 무조건 좋다는 것은 물론 아니다. 눈이 작은 여성은 대개 지적
이고 분별력이 뛰어나지만 오히려 치정관계로 문제를 일으키는 경우가 있고 질투심도 강한
편이다.
눈의 크기와 마찬가지로 눈의 생김새에 따라서도 성격과 특성이 다르다.
눈이 둥근 여성은 감수성이 강하고 남성을 대하는 태도가 부드럽다. 그리고 눈꼬리가 위
로 치켜 올라간 여성은 의지가 강하고 적극적인 데 비해, 눈꼬리가 아래로 처진 여성은 소
극적이고 유혹에 약한 편이다.
예전에는 눈이 움푹 들어가면'색골눈'이라 하였는데, 이런 사람들은 실제로 대개 성욕이
강하다. 반대로 눈이 튀어나온 여성은 말재주가 있고 판단력이 빠르며 성적으로 조숙한 편
이다. 그리고 눈언저리에 점이나 사마귀, 주근깨 같은 것이 있는 여성도 섹스에 대해 관심이
많기는 마찬가지다.
21.섹스를 주도하는 여성의 눈썹
눈썹이 일직선인 여성은 활동적이며, 초생달처럼 눈썹이 가늘면서 아래로 처진 여성은 감
수성이 강하여 우울과 감상에 빠지기 쉬운 성격이다.
눈꼬리보다 눈썹이 짧거나, 눈썹이 두텁고 거친 여성은 성격이 매섭고 불같다. 그래서 섹
스를 할 때도 저돌적으로 주도하는 경우가 많다.
반면에 눈썹이 가늘고 보드라운 여성은 성격이나 섹스를 하는 태도가 모두 부드럽다. 그
러나 신경질이 많고 독점력이 강하기 때문에 상대방이 괴로움을 당할 염려도 있다.
눈썹꼬리가 위로 치켜 올라간 여성은 자칫 허영심과 자만심에 빠질 염려가 있다.
눈썹 사이가 좁은 여성은 질구가 좁기는 하지만 섹스에 서투르고 음험한 편이다. 눈썹 사
이가 넓은 여성도 정직하고 아량이 넓은 장점이 있기는 하지만 섹스를 마음껏 즐기지 못하
기는 마찬가지다.
22. 짙게 화장하는 여성의 심리
여성의 모습은 화장을 했을 때와 하지 않았을 때 카멜레온처럼 달라지고, 이에 따라 생각
도 크게 영향을 받는다. 화장을 말끔히 지운 여성의 마음과 화장을 막 끝내고 거울을 들여
다보는 여성의 마음에는 차이가 많다. 어쨌든 대개의 경우 마음이 아름다우면 얼굴이 아름
다워지고, 얼굴이 아름다우면 마음도 아름다워진다는 말이 틀리지 않는 것 같다.
한때 화장품에 이름을 붙일 때 생동감이라는 뜻이 담긴'Bio'나 수행이라는 뜻이 담긴
'Zen'을 붙이는 것이 유행한 적이 있었다. 바로 화장을 한 뒤 느껴지는 생동감과, 화장을 지
운 뒤 느껴지는 선심을 화장품 이름에 담으려 했던 것이다. 이 이름으로 미루어 짐작할 수
있듯이 화장은 여성의 두 가지 특성이 잘 드러나는 행위다.
절색, 색마, 색광, 색정녀 등의 단어에서 짐작할 수 있듯이 화장이 짙어질수록 섹스를 갈
구하는 바람이 커진다. 아니, 색이 짙어지기 때문에 성욕이 늘어나는 것이 아니라, 성욕이
커지면서 화장의 색마저 짙어지다고 할 수 있다.
그렇다고 화장을 옅게 하는 여성이 더 '바람직하다'거나 여성스럽지 못하다는 이야기는
아니다. 솔직하고 과감하게 자신을 표현하는 것을 매력으로 치는 요즈음에는 이런 여성들
을 더욱 아름답게 여기는 사람도 많다.
어쨌든 화장을 옅게 하는 여성은 대개 이지적이면서 자존심이 강해 감성보다는 이성을 바
탕으로 생각하고 행동한다. 그래서 사치를 모르고 검소한 생활을 하는 편이지만, 예상 밖으
로 기분에 따라 빗이나, 핀, 손수건, 옷 따위를 사는 경우도 있다. 그리고 대개 애인이나 남
편보다 여자 친구들과 어울리는 것을 더 좋아한다.
23. 점으로 알 수 있는 여성의 이성관계
복을 부르는 입술의 점
옛부터 입 주위에 점이 있으면 먹을 복이 있다고들 하였는데, 실제로 입술 주위에 점이
난 여성들은 식도락을 즐긴다. 그래서 맛있는 것을 잘 찾아 먹고, 마시다 보니 살이 찌거나
변비, 설사, 소화불량 등의 질환에 시달리는 경우가 많다. 이들은 먹을 복이 있는 만큼 재산
운과 자식운이 좋다. 그러나 저축을 꾸준히 하거나 근면하게 생활하기보다는 즐기기를 좋아
하는 편이다.
입 안이나 인중에 점이 난 여성도 재산복과 자식복이 있는데, 점이 인중이 비껴 나 있을
경우에는 불감증과 자궁내막염이 아닌지 의심해 볼 필요가 있다.
그리고 입술에 점이 난 이들은 언변이 좋아 말에 조리가 있으며 감미롭고 아름다운 말로
유혹하는 데도 뛰어난 능력을 발휘하는 편이다. 그렇지만 때로는 마음 속의 생각을 감추지
못하고 털어놓는 실수를 저지르기도 한다. 그리구 구강염을 비롯한 구강, 인후, 편서 등의
염증성 질환에 쉽게 걸려 고생을 하기도 한다.
그런데 뭐니뭐니 해도 입술에 점이 난 여성은 섹스를 즐길 줄 안다. 특히 윗입술에 점이
난 여성은 섹스에 대한 호기심과 성욕이 대단하다. 아랫입술에 점이 난 여성도 섹스를 좋아
하는 것은 마찬가지지만, 자칫하면 성기능쇠약이나 불감증에 빠지기 쉽다.
개성이 뚜렷이 드러나는 코의 점
두 눈 사이 콧마루에 점이 있으면 지적이고 자기 고집이 세며, 색채 감각이 뛰어나서 예
술가로 대성할 가능성이 크지만 기가 순환되지 못하고 혈액이 정체되어 질병에 걸리기 쉬우
니 건강에 조심해야 한다.
콧마루 가운데에 점이 있으면 인내심이 강하면서도 정이 많다. 냉정할 때는 무척 냉정하
여 단호하게 결단을 내리면 그 결단이 합리적이라고 믿기 때문에 되물리거나 수정하지 않는
다. 연애를 할 때도 이런 냉정한 결단을 지키지만 정이 많아 상대를 어렵게 하지는 않는다.
그러다 보니 정신적 피로에 시달리며, 신경통으로 심한 고생을 겪기도 한다. 특히 허리가 약
하고 성인병에 걸릴 확률이 높으니 건강에 주의하지 않으면 요절할 위험이 크다.
비두에 점이 있으면 명예를 얻기 위해 철저히 노력한다. 무슨 일을 하든 자존심을 굽히지
않고, 섹스를 하려고 마음먹은 뒤에는 집념을 버리지 않는다. 그렇지만 명예를 소중히 생각
하기 때문에 자존심이 조금이라도 상할 경우에는 사랑도, 섹스도 한낱 먼지처럼 떨쳐 버리
고 돌아선다. 이들은 비위가 약하고 양기가 떨어지기 쉬운 편이다.
콧방울에 점이 있는 여성은 허영심이 강하다. 올바르지 않게 명예를 추구하여 자만심을
가지기 수비고 남에게 자신을 부각시키려는 허영을 부린다. 가령 자신이 만족하기 위해 돈
을 아낌없이 쓰거나 사랑이라는 이름으로 선물을 하면서 사실은 그러한 자신을 더 사랑한
다.
콧마루 옆에 점이 있는 사람은 교양있고 근검절약하는 형으로 넉넉하게 살아가는 편이지
만 온몸의 기능이 약하고 간이나 소장 등이 좋지 않은 편이다.
뺨에 나는 색욕점
눈의 검은자위 바로 밑에 점이 있는 여성은 성욕이 강하고, 그 성욕을 잘 다스릴 줄 안다.
그래서 강한 성욕과 정력을 가정이나 사회활동에 쏟아부으니, 재운과 명예를 함께 누리고,
부부 금실이 남달라 자식 운이 좋다. 다만 간기능과 폐기능이 약한 것이 흠이다.
검은자위 바로 밑에서 조금 왼쪽으로 떨어진 아래 눈꺼풀이나 뺨에 난 점을 '색욕점'이라
하는데, 이름에 걸맞게 이 점이 있는 여성도 강한 성욕을 가지고 있다. 그렇지만 그 색욕을
건전하게 풀지 못하고 이성을 잃은 채 정에 빠져 고뇌를 겪는 경우가 많다. 그러다 보니 자
연히 이성 편력이 심한 편인데, 단순한 성욕 때문에 이성을 만났다가 헤어나지 못할 정도로
빠지기도 한다. 이들은 이성에게 다정다감하게 대하지만 색욕을 해소하기 위해 만난 상대라
면 헤어질 때 냉정한 태도를 잃지 않는다. 반면에 정이 든 이성과 헤어질 때는 눈물을 어쩌
지 못할 정도로 괴로어하는 이중적인 면도 있다. 견박부나 늑간에 신경통이 오기 쉬우며 두
통, 안정피로(눈이 쉽게 피로해져 머리가 지근거리고, 시력이 떨어지며, 속이 울렁거리기도
하는 증세), 신경불안 등이 오기 쉬운 것이 흠이다.
눈꼬리와 귀 사이에 점이 있는 여성은 강한 성욕에 비해 정력은 떨어지는 편이고, 제 힘
으로 생활하려는 의지도 약한 편이어서 이성을 이용하려는 경향이 크다. 말하자면 기회주의
적인 현실인인 셈이다.
반골 기질이 강한 이마의 점
이마 한가운데에서 위쪽으로 점이 있으면 인내심은 강하지만 고집불통이며 반골 기질이
있다. 또 이마 한가운데 점이 있어도 고집이 세다.
그리고 이마의 아랫부분, 즉 미간에 점이 있는 사람은 신경질이 많고 개성이 강하며 성격
이 복잡하기 때문에 크게 성공하거나 아니면 크게 실패한다. 누구나 알고 있는 이야기겠지
만 상반된 운명을 어떻게, 어느 길로 이끌 것인가는 자신에게 달려 있다.
이렇게 이마의 정중선을 따라 점이 있는 여성은 고집이 세면서 아울러 추리력, 기억력, 인
내력이 뛰어나다. 그러나 심장과 순환기가 약하여 이 계통의 질환이 오기 수비다. 또 기울
(간기가 원활히 순환하지 못해 기분이 우울해지고 가슴이 답답해지는 병증)에 의한 정신신
경계 질환에 약하다.
한편 이마의 한가운데를 벗어나, 좌우 머리카락이 난 부위에 점이 난 사람은 다리가 약하
여 이 부위에 관련된 질환에 빠질 우려가 크니 운동을 꾸준히 하는 것이 좋다.
성공을 부르는 눈썹의 점
눈썹에 점이 있는 사람도 있다.
미간 가까운 눈썹에 점이 있으면 학문과 재산, 명예와 부귀를 아울러 누릴 수 있다. 눈썹
좌우에 점이 있으면 직관력이 뛰어나 자신의 노력으로 학문과 예술 분야에서 성공할 수 있
지만 재산까지 얻는 경우는 드물다. 두 경우 모두 자신의 능력으로 성공한다는 공통점을 가
지고 있다.
그런데 눈썹꼬리에 점이 있으면 직관력보다 정욕이 강해서 학문보다 잿밥에 관심이 많고
이런 분야에서 성공한다. 그러나 생활력은 약한 데다 사치와 방종한 생활에 빠지기 쉽기 때
문에 결코 자신의 노력으로 성공하기는 어렵지만 반드시 이성의 도움으로 성공한다. 이성의
도움이 거의 한평생 따른다고 보아도 좋다.
어쨌든 일반적으로 눈썹 자체에 점이 있으면 성공한다. 그렇지만 심장과 순환기 질환, 자
궁 질환이나 전립선 등의 생식기 질환, 또 성기능 쇠약증 등에 걸리기 십상이다. 때로 어혈
증이나 허로증이 올 수도 있다.
또 눈썹 주위에 점이 있는 경우도 있다.
눈과 눈썹 사이에 점이 있으면 성격이 약빨라 놀라운 출세를 할 수 있는 운이 따른다. 성
능력은 그리 뛰어나지 못하지만 조숙하여 일찍 성에 눈을 뜨는 편이다. 성기능 쇠약증, 피
로, 요통 등을 조심해야 한다.
눈썹 가운데에서 윗부분 이마 쪽으로 점이 있으면 남조다 성공이 빠르다. 역시 약빠른 면
이 있지만 대인관계가 원만하고 성관계를 맺을 때도 상대를 즐겁게 해 주려고 성실히 노력
하는 편이다. 특히 이런 여성은 교제를 잘하기 때문에 주위의 사랑을 받는다. 물론 지나치면
자칫 분방하다는 평을 듣기 쉽다.
또 눈썹꼬리에서 윗부분 이마 쪽으로 점이 있어도 역시 성공한다. 자신의 노력으로 성공
한다기보다 이성의 도움을 많이 얻고 큰 성공은 아니지만 꾸준히 운이 따르는 편이다.
이렇게 눈썹 주위에 점이 있어도 눈썹에 점이 있는 경우처럼 대부분 성공할 수 있다. 다
만 눈썹에 점이 있으면 많은 사람이 자신의 힘으로 성공하지만 눈썹 주위에 점이 있으면 대
부분 적응을 잘하는 성격을 발휘하여 이성의 도움이나 막후 교섭을 통해 성공하는 경우가
많다.
한편 눈 속에 점이 있는 여성은 새침떼기이면서도 색을 밝히기 때문에 겉보기는 순진가련
형의 요조숙녀로 보인다. 이런 여성은 신경이 불안정하고 인후 질환에 걸릴 확률이 높다.
24. 섹시한 매력을 기르기 위한 신체 변공
피부에 그림이나 글씨를 새겨 넣는 피부 변공은 동서고금 할 것 없이 널리 행해져 왔다.
우리나라도 예외는 아니어서, 어우동은 사랑의 언약으로 먹물로 살 속에 글이나 그림을 떠
넣는 입묵을 했다. 그런데 워낙 사랑한 남자가 많다 보니 팔뚝이나 허벅지 등이 사랑하는
이의 이름과 상징으로 마치 낙서판처럼 되어 버렸다. 그래도 낭만적인 사랑의 의식이었으니
그리 큰 불만은 없지 않았을까?
이에 비해 지하의 감옥에서 탈출한 뒤 어느 섬 원주민 추장의 가슴에 나비를 문신해 주고
목숨을 건진 빠삐용의 이야기에서는 절박함이 느껴진다.
신체 변공은 요즘에도 끊임없이 행해지고 있다. 루즈나 매니큐어는 쉽게 찾아볼 수 있는
가벼운 신체 변공이고, 몇 년 사이에 부쩍 많아진 바디 페인팅도 일종의 신체 변공이라 할
수 있다.
몇 해 전에 독특한 화장으로 시선을 모았던 가수 키메라는 노래도 노래지만 얼굴 화장으
로 더 유명했다. 키메라의 화려한 화장은 일종의 바디 페인팅이라고 할 수 있다.
신체 변공은 시대, 문화, 개체의 가치 판단에 따라 천차만별로 이루어진다. 고대 중국과
일본에는 염치라고 하여 이에 물감을 들이는 변공까지 있었다. 당사자들에게는 의례적인 가
벼운 변공이었을테지만, 문화가 다른 민족에게는 이해하기 어려운 낯선 풍속임에 틀림없다.
그래서 대마도에 가서 이 풍속을 보고 온 정몽주는 괴이하다 하여 시로 읊기까지 했다.
대만 고산족들의 신체 변공은 훨씬 엄청나다. 그들은 이를 빼고 멀쩡한 몸에 화상 흉터를
만들며 귀에 구멍을 뚫는다. 귀에 구멍을 뚫는 것이야 요즘에도 흔한 일이고, 아프리카 등지
에서는 구뿐 아니라 코, 입술, 뺨 등에 구멍을 뚫고, 뼈조각이나 예쁜 돌, 동물의 털 따위를
찔러 꽂기도 하니 그리 새삼스러운 풍속이 아니라 해도 생니를 빼는 것은 좀 심하다는 생각
이 든다. 그렇지만 사실 어금니나 앞니를 배는 신체 변공은 고대부터 여러 나라에서 행해져
온 풍속이다.
신체 변공이 이토록 오랫동안 끊임없이 이어져 온 데는 여러 까닭이 있겠지만 무엇보다
성적인 매력을 높이려는 목적을 빼놓을 수 없다.
남 아프리카의 호텐도트 족이나 부시먼 족 여성들은 성감을 예민하게 만들기 위해 꽁무니
의 근육을 이상 발육시킨다. 그 뿐만이 아니다. 호텐도트 족 여성들은 치아를 뾰족하게 갈
고, 어릴 때부터 소음순을 잡아당긴 다음 돌로 묶어 놓는다. 그래서 소음순이 길게 늘어져
마치 앞치마를 두른 듯이 된 모양을 가리켜 '호텐도트의 에이프런'이라 한다. 아프리카의 한
종족은 남성들이 애무할 때 자극제가 되게 하려고 칼로 허벅지와 배, 다리 등에 상처를 내
기도 한다.
이처럼 '섹스'는 신체 변공의 중요한 동기가 되지만, 종교적인 의식에 따라 신체 변공을
하는 예도 드물지 않다. 그 대표적인 예가 바로 할례 의식이다.
그런데 성적인 매력을 늘이기 위해서든 종교적인 신념에 따라서든 무리하게 멀쩡한 신체
에 손을 대면 여러 부작용이 생기는 것은 물론, 잘못하면 목숨이 위험할 수도 있으니 무작
정 모방을 할 일은 아니다.
25. 의부증이나 의처증을 부르는 여성의 질투
춘추전국시대에 제나라 혜왕이 간신의 말에 속아 충신 추연을 옥에 가두어 버렸다. 그러
자 바로 그해 5월에 서리가 내려서 극심한 흉년이 들고 말았다. 이 이야기에서 '오월비상'이
라는 말이 나왔는데, 이 말은 여성의 원한과 질투를 표현할 때 곧잘 인용된다.
추연의 고사는 신라 진성여왕의 이야기에도 등장한다. 신라 진성여왕이 색에 빠져서 문란
하게 놀아나자 곳곳에 여왕을 비방하는 방이 붙었다. 이에 크게 분노한 여왕은 앞뒤를 가리
지 않고 무조건 용의자를 잡아 가두었다. 이때 함께 갇힌 한 사람이 죄 없는 백성들을 투옥
시킨 여왕을 나무라는 비분 어린 상소를 올렸다가 사형을 당하고 말았는데, 사형을 당하기
전에 다음과 같은 시를 읊자 이날 밤에도 난데없이 서리가 내렸다고 한다.
추연이 슬픔 머금으니 오월에 서리가 내렸도다
내 원한은 하늘에 닿고 눈물이 땅을 적시건만
하늘은 말 없이 푸르기만 하구나
'천국 외에는 어디나 질투뿐'이라는 말이 있듯이 질투는 남녀노소 가릴 것 없이 누구에게
나 있는 감정이지만, 여성의 질투와 원한은 화창한 5월에도 서리를 내리게 할 만큼 대단한
것도 사실이다.
사실 질투는 주관적인 감정이다. 어떻게 보면 자기 약점을 너무 크게 생각하여 지나치게
집착하거나 이기적으로 자기만 생각하기 때문에 생기는 감정이라고 할 수도 있다.
다른 사람과 자신을 비교해 자신이 다른 사람보다 못하다는 생각이 들거나, 마음에 두고
있는 상대에게 사랑을 받지 못하면 질투하는 마음은 더욱 커지게 된다.
사랑은 주는 것이지 받는 것이 아니라고 하지만, 사랑을 전혀 받지 못하는 상대에게 오랫
동안 가슴앓이를 하며 사랑을 바치다 보면 오뉴월에 서리가 내릴 정도로 질투와 원한이 커
질 수밖에 없다.
그러다 보면 질투가 병적으로 심해지는 경우가 있다. 조선시대 성종 때의 영상 송질이 세
숫물을 들고 사랑방에 나온 여종에게 반해 손목을 잡고 희롱한 일이 있었다. 그로부터 얼마
뒤 집안일에는 손끝도 대지 않던 부인이 손수 조반상을 들여오기에, '거참, 오래 살고 볼 일
이로다' 하면서 밥 뚜껑을 여니, 그 속에 송질이 희롱했던 여종의 손목이 흥건히 고인 선
지피 속에 묻혀 있었다고 한다. 질투도 이쯤 되면 그야말로 병이라고 해야 할 것이다.
질투는 건강에도 나쁜 영향을 미치는 감정이다. 자기도 어쩔 수 없을 만큼 극심한 질투에
휩싸이다 보면 불안, 분노의 감정이 찾아오게 마련이고, 이에 따라 심장의 박동 속도가 빨라
지면서 혈압에 이상이 생기고, 땀샘은 기능장애를 일으킨다. 이성 때문에 질투가 심해졌을
경우에는 이성에 대한 관심이 완전히 없어지거나 의부증이나 의처증 같은 정신 질환이 생길
수도 있다.
그래서 연인의 질투심을 가볍게 자극하여 사랑을 진전시키려 할 때도 상대방이 상처를 입
을 만큼 심한 말을 하거나, 자신의 과거 행적을 과장해서는 안된다. 상대방이 아예 자신에게
가졌던 사랑을 거두어 버릴 수도 있으니 말이다.
26. 보일 듯 말 듯한 옷의 에로틱한 매력
핏빛, 자줏빛 등의 적색 계열 옷을 입으면 성충동을 가장 크게 일으킬 수 있다. 그런데 뭐
니뭐니 해도 성충동을 크게 일으키는 것은 드러날 듯 말 듯 노출이 심한 의상이다.
광나루에 표모탄이라는 여울이 있다. 10년 수도 끝에 하늘을 날게 된 신선이 이 여울 위
를 날다가 빨래하는 노파(표모)의 치맛자락 사이로 드러난 허연 다리를 보고는 추락해 죽었
다는 전설에서 유래한 이 여울의 이름에는 하늘을 나는 신선마저 떨어뜨릴 정도로 매혹적인
반노출의 매력이 그대로 드러나 있다.
얼마 전에 우리나라에서 성냥갑에 '나체의 마하'를 인쇄해서 판 사람이 음란죄로 재판
을 받았던 사건이 있었다. 백번 양보하여 그림의 예술성을 따지지 않는다고 하더라도 이
사건은 과잉 단속으로 여길 수 밖에 없다.
어쨌든 '나체의 마하'는 스페인의 화가 고야가 그린 그림이다. '마하 Maja'를 영어로는
마야라고 하는데, 마야는 멋쟁이 여성을 일컫는 단어다. 고야는 이런 멋쟁이 여성을 모델로
하여 '나체의 마하'와 '옷을 입은 마하'를 그렸다. 두 그림은 모델도 같고, 자세도 같은데,
다만 옷을 입고 벗었다는 차이가 있을 따름이다.
만일 이 두 그림을 스크린에서 동시에 보여 준다면 사람들은 어떤 그림을 먼저 볼까? 말
할 것도 없이 '나체의 마하'를 먼저 볼 것이다.
그런데 '나체의 마하', '옷을 입은 마하', '옷을 반쯤 걸친 마하'를 한꺼번에 보여 준다면
사람들의 눈은 '옷을 반쯤 걸친 마하'에 갈 것이다. 사람들은 나체보다는 옷이 벗겨지는 과
정에 더 강한 인상을 받기 때문이다.
옷에 따라 달라지는 여성의 기분
옷에 따라 기분이 달라지고, 기분에 따라 다른 옷을 입는다는 여성이 적지 않다. 그러니
반노출 의상을 입으면 심리 상태가 달라진다고 하는 말에도 일리가 있다.
이런 여성들의 심리를 반영이라도 하듯 가슴이 깊이 드러나는 블라우스, 속이 살짝 들여
다보이는 겉옷, 말이 필요없는 미니 스커트 등, 노출이 심한 디자인의 옷들이 정말 다양하
다.
때로 이러한 의상은 행동을 자유스럽게 만들어 주고, 억압되었던 그 동안의 성적인 불만
을 대담하게 표현할 수 있는 용기를 주기도 한다.
그러므로 평소에는 색깔이 수수하고 디자인이 평범하여 잘 드러나지 않는 옷을 즐겨 입던
여성이 눈에 금세 띄는 화사한 옷이나 야한 반노출 의상을 입었다면 섹스에 대한 욕망이 강
해졌다는 징조로 볼 수도 있다.
27. 머리를 맑게 해 주는 단정한 머리 모양
머리카락을 '삼천번뇌사'라고 하는데, 실제로 머리카락이 실타래처럼 엉켜 있으면 번뇌가
더 커지게 마련이어서, 우리나라에서는 상을 당하면 머리를 빗지 않은 채 내버려두며 번뇌
를 자초하였다.
스님들은 세속의 번뇌를 벗어나기 위해서 실처럼 긴 머리카락을 삭발하며, 카톨릭 미사
를 볼 때는 원죄로부터 비롯된 수많은 번뇌에서 벗어나기 위해 흰 보를 뒤집어쓴다.
누구나 번뇌를 잊고 머리를 맑게 하기 위해서 삭발을 할 수는 없지만 머리카락을 단정히
하면 꽤 만족할 만한 효과를 볼 수 있다. 그래서 중요한 결심을 할 때는 머리를 짧게 깎고,
주의력을 기르려 할 때는 긴 머리를 가지런히 묶는다.
단정하게 빗은 여성의 머리카락은 정조의 상징이다. 우리의 어머니들이 한 올의 머리카락
도 흩어지지 않도록 아플 만큼 꼬꼬 잡아당겨 머리를 묶던 것도 정조를 지키겠다는 다짐의
뜻이었다.
그 보다 더 오래 전에는 쪽머리를 묶은 뒤 풀어지지 않도록 비녀를 꽂기까지 했는데, 쪽
머리가 정조의 의지를 드러내 주는 것이었다면, 비녀는 그 의지를 고수해 주는 빗장의 역할
을 했다.
쪽머리는 땋아서 뒤통수에 틀어올린 뒤 비녀를 꽂는 머리로, 쪽머리에 꽂는 비녀의 재료
로는 금, 은, 옥, 비취, 산호 등을 비롯하여 나무, 동물의 뿔, 뼈 등이 쓰였다. 그리고 비녀의
머리에는 아름다운 문양을 조각하여 멋을 부렸다.
정조의 의지를 드러내는 머리 모양에 갖가지 장식을 하여 자칫 지나치게 지루해지기 쉬운
마음에 변화를 준 지혜가 새삼 슬기롭게 여겨진다.
28. 꾀꼬리처럼 고운 목소리를 만드는 살구씨
살구는 이름에서도 드러나듯이, 개고기에 체했을 때 약이 되는 과일이다. 그리고 살구씨인
행인도 살구와 마찬가지로 온갖 육류를 소화시키는 작용이 뛰어나, 서양에서는 육류 요리에
는 행인 기름을 꼭 뿌린다.
행인에는 아미그달린이라는 성분이 들어 있어 맛이 약간 쓰며, 청산 성분이 들어 있어 지
나치게 섭취할 경우에는 중독 증세가 나타나는 경우도 있다.
행인으로 쑨 죽은 습관성 변비에 아주 좋은 약이 되며, 기침을 가라앉히고, 가래를 삭히
며, 목소리를 아름답게 만들어 준다. 옛날에 성악가들은 목소리를 곱게 하기 위해서 검은콩
을 삶은 물을 마셨다고 하지만 미성에 검은콩만큼 효과가 좋은 것이 행인죽이니, 목소리에
불만이 있는 여성은 다음과 같은 방법으로 행인죽을 끓여 먹어 보라고 권하고 싶다.
제 2부 여성 질병의 모든 것
1. 대하를 일으키는 여러 가지 원인
대하는 여성의 성기에서 분비되는 분비물로 흔히 '냉'이라고들 하는데, 생리 현상에 따라
자연히 분비되기도 하지만 몸에 이상이 생겨 병적으로 분비되는 경우도 있다.
생리적 대하는 자궁경관과 질에서 분비되며 색깔은 유백색이다. 세균이나 질점막의 박리
상피세포, 백혈구 녹은 것, 혈관에서 나온 액체, 점액선의 분비물 따위가 혼합되어 냄새가
약간 난다.
생리적 대하는 병원균이 성기에 침입하지 못하도록 막는 역할을 하며, 수태에도 영향을
미친다. 예를 들어 월경 직후에는 대하의 점성이 강해져서 정자가 통과하지 못하도록 막지
만, 배란기 일주일 전부터는 점성이 약해지면서 양이 늘어 정자가 쉽게 통과할 수 있도록
도와준다.생리적 대하의 양은 그리 많지 않으며, 기껏해야 질의 표면을 촉촉하게 적시는 정
도다. 혼인이나 임신을 하면 양이 조금 늘어나는데 그것도 갱년기에 접어들면 거의 없어진
다.
탁하고 악취를 풍기는 대하는 비정상
대하의 양이 지나치게 많고 탁하면서 악취를 풍긴다면 대부분 생리적으로 배출되는 대하
가 아니다. 이를 생리적 대하와 구분하여 병적 대하라고 하며 비감염성 대하와 감염성 대하,
기능성 대하와 기질성 대하로 분류한다.
비감염성 대하는 월경이나 임신, 출산 전후에 분비되는 대하로, 세균 감염과는 상관없이
난소의 기능에 장애가 생겼을 때 나타나기 때문에 기능성 대하라고도 한다.
생식기가 세균에 감염되면 감염성 대하가 생긴다. 감염성 대하는 양이 많아 외음부에 염
증을 일으켜, 가려움증과 통증, 빈뇨가 심해진다.
같은 감염성 대하라 해도 감염된 균에 따라 색이나 모양이 조금씩 다르다. 대장균이나 잡
균 때문에 생긴 대하는 노란 빛을 띠고, 임균 때문에 생긴 대하는 녹황색을 띠며, 자궁종양
때문에 생긴 대하는 묽은 커피 같은 다갈색이다., 이 밖에 결핵성 균에 감염되었을 때는 마
른 치즈 같은 회색 대하가 분비되며, 칸디다 균에 감염되었을 때는 비지 같은 대하가 분비
된다. 그리고 트리코모나스 균은 비누거품 같은 대하를 분비시킨다.
기질성 대하는 종양이나 육종 따위의 기질성 변화 때문에 생기는 대하를 말한다.
외부의 기후나 환경도 병적 대하증을 일으키는 원인이 된다. 풍이나 냉에 소화기가 손상
되면 아랫배가 차고 아프면서 설사가 생기고 대하가 유출된다. 또 한습에 손상되면 허리, 다
리, 무릎 등이 아프면서 대하가 유출되고 습열에 손상되면 외음부에 소양이 생기면서 적백
색 대하가 유출된다.
정신신경계에 이상이 있거나 신진대사가 부진해도 대하가 생길 수 잇으며, 너무 수척하거
나 비만해도 대하가 많아진다.
원인에 따라 달라지는 대하의 빛깔
이러한 다양한 원인에 따라 대하의 색깔도 달라진다. 정신신경계의 기가 순환되지 못하면
서 생기는 대하는 콧물이나 침처럼 흰 색을 띠는 백대하인데, 비장과 신장이 허약해져도 백
대하가 분비될 수 있다.
그리고 간경(간장에 따른 경략)에 이상이 생기면 푸른 빛이 감도는 청대하가 분비된다. 청
대하가 심해지면 녹두즙처럼 변하면서 비린내를 피운다.
비장에 습기가 쌓이면 누런 빛이 도는 황대하가 분비되는데, 황대하가 심해지면 청대하와
마찬가지로 비린내가 심하게 풍기며, 찻물 같은 황갈색을 띤다. 황대하가 분비될 때는 아랫
배가 몹시 아프며, 소변을 볼 때 찌르는 듯한 심한 통증이 느껴지고 날이 갈수록 체중이 주
는 데다 갈증과 번거로움, 가려움증 등에 시달린다.
적대하는 핏빛의 탁한 분비물로, 신경이 날카로워졌거나 마음이 불안정할 때 분비되는 경
우가 많다. 그래서 걱정거리가 많다 우울증이 되었거나 심한 분노로 비장과 간장이 손상되
고 심장에 무리가 생겼을 경우에 나타난다.
그리고 한 가지 색깔이 아니라 여러 가지 색깔이 섞인 대하가 유출되는 경우도 있다.
섹스를 삼가고 몸을 따뜻하게
대하 때문에 외음부에 염증이 생기면 몹시 가렵다. 그렇다고 하더라도 절대 긁어서는 아
되며, 참기 어려울 정도로 가려울 때는 약산성 액체나 맑고 따끈한 물로 씻은 뒤 마른 수건
으로 물기를 말끔히 닦아 말리는 것이 좋다. 습기가 있으면 세균에 감염되거나, 대하가 심해
질 수 있기 때문이다.
팬티는 목면으로 만든 것을 입어야 한다. 나일론으로 만들어진 제품을 입거나 팬티스타킹
을 입을 바에는 아예 아무 것도 걸치지 않는 편이 더 낫다. 그리고 폭이 좁은 바지나 통풍
이 안되는 속옷도 증세를 악화시킬 수 있다.
몸에 너무 붙는 바지는 남녀 할 것 없이 피하는 것이 좋다. 남자의 경우 좁은 바지를 입
으면 고환이 신체에 너무 달라붙기 때문에 고환의 온도가 올라가 정자가 생산되는 데 지장
이 생기며, 그러다 보면 점차 생식능력이 약해져, 심할 경우 남성 불임증의 원인이 될 수 있
다. 여성은 더 말할 것이 없다. 너무 작은 바지를 입으면 통풍이 이루어지지 않아 성기에 습
기가 차 열이 쌓이고, 이렇게 나쁜 열이 쌓이다 보면 각종 세균이 쉽게 침범하므로 염증이
생긴다.
어쨌든 대하증이 있을 때는 될 수 있는 대로 섹스를 절제하여 자극을 줄이는 것이 좋다.
그리고 섹스를 하더라도 콘돔을 사용하고, 변칙적인 방법을 쓰지 말아야 한다. 손가락으로
애무를 하거나 도구를 사용하다 보면 대하증이 점점 악화되어 결국 큰 낭패를 당할 수 있
다.
보온도 중요하다. 온몸을 따뜻하게 하면서 아랫배나 요선추 부위를 보온해 주면 증세가
많이 가벼워지는데, 검은 소금을 볶아 그것으로 온찜질을 해도 좋다. 그러니 날씨가 추울 때
는 보온이 잘되는 따뜻한 옷을 입어야지 멋을 내느라고 얇고 짧은 옷을 입는 것을 어리석
다.
2. 한방으로 알아보는 대하증 치료법
대하증을 치료하는 처방은 증세에 따라 달라지므로, 한의사와 상의를 한 뒤 적절한 치료
를 받아야 한다. 그런데 대하증을 치료하는데 가장 중요한 것은 끈질긴 인내심이라고 할 수
있을 정도로 치료가 그리 간단하지 않다. 그렇지만 당장 치료 효과가 나타나지 않는다고 해
서 도중에 치료를 그만둔다면 완치는 요원한 일이 되고 마니 끈기를 가지고 꾸준히 치료를
받으라고 당부하고 싶다.
열 에너지가 부족하여 하초(노폐물의 배설을 담당하는 장기로 배꼽 아래, 방광의 위에 있
으며, 대장, 방광, 소장, 신장 따위를 포괄)가 몹시 차면서 말간 대하가 그치지 않고 흐를 때
는 난포탕가미방이라는 처방을 쓰나. 열 에너지가 모자라 하초가 식으며 얼굴이 창백해지면
서 입 안에 침이 고인다. 또 손발이 싸늘해지면서 허리가 아프고 무릎과 다리에서 찬바람이
술술 나오듯이 시리다 못해 아플 정도로 고통을 받아 무기력해지고 만다.
난포탕가미방은 한 첩을 기준으로 숙지황, 산약, 금앵자(볶은 것), 감인(볶은 것) 각 8그램,
당귀, 백복령, 향부자(볶은 것)각 6그램, 백출, 천궁, 건강(볶은 것), 자유(볶은 것), 유계, 자
감초 각 4그램이 들어가는 처방으로, 하루에 두 첩씩 달여 두고 아침, 점심, 저녁으로 복용
하면 된다.
몸에 에너지가 떨어져 기가 허해진 상태에서 냉이 흐를 때는 대보탕가미방을 처방한다.
이 처방은 기혈이 모두 허할 때도 쓸수 있는데, 이렇게 에너지가 충분하지 못하면 피로와
권태가 심하고 모든 일에 의욕이 떨어지며, 말하기도 싫어지고 목소리와 팔다리에서 힘이
쑥 빠진다.
대보탕가미방 한 첩에는 인삼, 백출, 백복령, 당귀, 천궁, 숙지황, 백작약, 황기, ㅇ츅계, 감
초 각 5그램에 백규화 8-12그램, 감인, 금앵자 각 8그램, 향부자 6그램이 들어가거나 녹각교,
구기자, 하수오 각 4그램이 들어간다. 하루 두 첩씩 달여 아침, 점심, 저녁으로 나누어 복용
하면 된다.
낯빛이 누래지면서 냉이 흐를 때
인체의 구조적 물질, 특히 핼액 및 혈액조성을 위한 각종 영양물질이 부족한 상태를 한방
에서는 혈허라 한다.
이렇게 혈허하여 냉이 흐를 때는 사물탕가미방이라는 처방이 좋다. 혈허해지면 낯빛이 누
렇게 들뜨고 어지럼증이 난다. 머리가 맑지 못해 항상 멍한 느낌이 드는데 심할 때는 귀를
비롯하여 뇌에서도 소리가 들린다. 또 입이 마르고 몸이 여위면서 손발이 화끈화끈 달아오
르기도 한다.
사물탕기미방은 숙지황, 당귀, 천궁, 백지황 각 10그램, 향부자, 용골, 모려, 오적골, 대계
각 8그램, 감초 4그램이 들어가는 처방으로 달여서 복용한다.
비위장 소화기의 기능이 허약해진 비허 때문에 냉이 그치지 않을 때는 전씨이공산가미방
이라는 처방이 잘 듣는다. 비허해지면 소화가 잘 안되고 입맛이 똑 떨어진다. 몸이 나른하게
늘어지면서 잠이 많아지는데, 쓸데없는 생각이 많아지다 보니 꿈을 자주 꾸기도 한다. 말을
하면 입가가 거품 같은 침이 고이고 얼굴은 누렇게 들뜨며 살이 여위거나 손발이 저리기도
한다.
전씨이공산가미방 한 첩에는 백출, 백복령, 인삼, 진피, 목향, 감초 각 4그램, 의이인 12-20
그램, 산약, 차전자 각 4-16그램, 택사, 백편두, 석곡, 애엽 각 8그램이 들어가며, 하루에 두
첩씩 달여 복용하면 된다. 식후에 복용하는 것이 좋으며, 약을 달일 때 당귀와 단삼을 8그램
씩 넣어 주면 약효가 더 나아진다.
억울함과 원한이 사무치면 생리에 이상이 생기면서 냉증이 심해진다. 또 남자 없이 혼자
살아 오랫동안 정욕을 억눌러 온 독신녀나 오르가슴을 느끼지 못해 불쾌감이 쌓인 부인은
냉이 많아진다. 이러한 원인으로 냉증이 생겼을 때는 소요산이라는 처방을 쓴다.
소요산에는 숙지황 12그램, 당귀, 산조인(볶은 것)각 8그램, 백작약, 백복령 각 6그램, 자감
초 4그램, 진피 3그램, 원지 1.2그램이 들어가며, 달여서 복용하면 된다.
냉의 색깔과 처방
냉이 비누 거품이나 콩비지 같으면서 색깔은 탁하고 악취가 심할 경우에는 용담사간탕가
미방이라는 처방을 쓴다. 또 냉이 흘러 외음부가 헐어 가렵고 쓰리면서 아플 때도 이 처방
을 쓸 수 있다. 요도염이나 방광염에도 응용할 수 있는 처방이다.
용담사간탕가미방에는 초룡담(술에 적셔 볶은 것), 시호, 택사 각 8그램, 금앵자, 차전자,
당귀 각 6그램, 생지황(술에 적셔 볶은 것), 적복령, 목통 각 4그램, 황금(술에 적셔 볶은
것), 치자(볶은 것), 황백(볶은 것), 자감초 각 3그램이 들어가며, 달여서 복용하나.
냉에 적혈구가 섞여 색이 붉은 것을 적대하라고 한다. 적대하가 있으면 인체 상부, 즉 상
초에 번열이 느껴지며 불면증이나 불안, 초조 등에 시달리게 된다 적대하는 자궁질부염, 노
인성 질염, 자궁질부암 등의 질병이 있을 때 나타나게 마련이므로 약을 쓰기 전에 반드시
정확한 진단을 받아야 한다.
혈성 대하가 심할 때는 지유 600그램을 볶은 다음 가루를 내어 하루 서너 번에 걸쳐 6그
램씩 ㅂ 용하거나 측백나무의 잎을 태워 가루를 내어 두고 같은 요령으로 복용해도 좋다.
번거롭다면 쑥을 고아 차처럼 마시거나 음양곽차, 또는 의이인차를 이용할 수도 있다. 한방
에서는 적대하에 규화탕을 처방한다.
규화탕에는 황기, 녹각상 각 12그램, 적촉규화, 아교주, 연근 각 6그램, 당귀, 천궁, 백작약,
숙지황, 홍계관화, 지유, 감초 각 4그램이 들어가며, 달여서 복용하면 된다.
냉이 색이 흰 백대하를 일으키는 원인은 여러 가지가 있다. 정신적 스트레스나 자궁경관
등에 생긴 질환이 원인이 되기도 하고 차가운 자궁이 백대하를 일으키기도 한다.
자궁이 차면 등살이 뻐근하고 시려 추위를 많이 타고 하얀 설태가 끼는 증세가 같이 나타
난다. 또원래 몸이 허약한 여성이 무리하게 성교를 계속하면 허리에서 대퇴부에 이르는 부
위가 저리고 아픈 것은 물론, 정신마저 몽롱해지고 몸이 여위면서 백대하가 생길 수 있다.
백대하에는 좋은 술에 약쑥 두 줌과 달걀 10개를 삶아 두고 하루에 몇 개씩 먹으면 효과
를 볼 수 있는데, 처방으로는 옥로음가미방이있다. 옥로음가미방에는 숙지황, 백작약 각 8그
램, 황기 12그램, 백촉규화, 당귀, 백계관화, 아교주 각 6그램, 천궁, 백출, 용골, 감초 각 4그
램이 들어가며 달여서 복용하면 된다.
냉의 색이 누런 황대하가 있으면 식욕이 떨어지고 몸이 여윈다. 황대하는 소화기가 약해
졌을 대도 생기룻 있지만 자궁에 염증이나 종양, 암 등이 있을 때도 나타날 수 있으므로 우
선 정확한 진단을 받아야 한다.
급성 염증이나 종양이 일으키기도 하는 대하
급성 염증이나 종양 등으로 대하가 생겼을 때는 절대 안정을 하면서 육체적 과로뿐 아니
라 정신적 과로도 피해야 한다. 성교를 한 다음에는 뒷처리를 깔끔하게 하고, 양변기를 쓸
때도 조심하여 외음부를 깨끗이 하고, 변비가 되지 않도록 신경을 써야 한다.
또 손발을 비롯하여 하복부와 허리 등을 따뜻하게 하는 것이 좋다. 청량 음료, 날음식, 기
름진 요리, 자극성 향신료, 술, 커피 등은 삼가야 한다.
치료제로는 익모초, 구절초, 음양곽, 의이인, 패장, 포공영, 오적골, 모려, 금은화 등이 많이
쓰인다.
익모초는 말린 다음 가루로 내어 두고 빈속에 하루 세 번 6그램씩 복용하거나, 계속 고아
고(식물을 끓여서 고아 엉기게 한 즙)를 만들어 쓰기도 하는데, 여기에 구절초, 밤, 인삼 등
을 섞어도 좋다.
인삼, 건강(말린 생각), 계피 등을 함께 가루 낸 뒤 알약을 빚어 먹으면 자궁이 차가워서
생긴 대하증에 효과가 있다. 그렇지 않으면 돼지 족 2개에 부자 20그램을 넣고 끓여 먹어도
좋고, 인삼이나 수삼을 꿀에 재워 두고 복용해도 좋다.
이 밖에 소의 위장에 건강, 소회향, 오수유 10그램씩과 찹쌀 1되를 넣고 실로 묶은 뒤 중탕
한 다음 즙을 짜 두고 여러 번 나누어 복용해도 좋다.
한방에서는 황대하에 수비전을 처방한다. 수비전에는 백출, 당귀, 산약, 감인, 금앵자, 황기
각 8그램, 반하, 백복령, 백규화, 진피, 건강, 계지, 용골, 모려 각 4그램, 자감초 2그램이 들
어가며 하루에 두 첩분을 달여 아침, 점심, 저녁으로 복용하면 된다.
입궁환이라는 외용약도 있다. 고반 120그램에 껍질 벗긴 행인 40그램과 석웅황 20그램을
가루 내어 물에 반죽한 뒤 8그램 가량 되는 알약으로 빚은 다음 가제에 싸서 질 안에 넣는
처방인데, 효험이 제법 좋으니 한의사와 상의하여 써 보는 것도 좋겠다.
3. 월경기의 출혈증과 부종
월경을 할 때는 심리 상태가 불안하고 기분이 우울하여 아무 것도 아닌 일에 신경이 예민
해지기 쉬우니, 잠을 충분히 자고 정신을 안정시킬 필요가 있다. 아울러 장거리 여행이나 등
산으로 심신을 지치게 하거나, 무거운 짐을 옮기느라 복압을 상승시키지 않도록 주의해야
한다.
음식물 섭취에도 신경을 쓰도록 해야 한다. 익히지 않은 음식은 섭취하지 않는 것이 낫고
짜게 먹는 것도 좋지 않다. 외음부를 깨끗이 하여 세균에 감염되지 않도록 예방해야 하지만
목욕이나 섹스는 하지 않는 것이 좋다. 그리고 손발을 비롯하여 아랫배와 허리를 따뜻하게
하고 변비에 걸리지 않도록 주의해야 한다.
지나친 활동으로 몸에 무리가 생기면 월경을 할 때 토혈, 코피, 대변 출혈 등이 나타나는
수가 있다. 이처럼 자궁을 통하지 않고 입이나 코에서 출혈이 되는 것을 한의학에서는 역경
이나 대상월경이라 한다. 말하자면 입이나 코로 월경을 대신하는 것이라 할 수 있다. 평소에
기름진 음식과 자극성 음식물을 지나치게 섭취하거나, 신경질이 많은 부인, 난소의 기능이
부전한 여성에게 이런 증세가 많이 생긴다.
월경기에 이처럼 피를 토하거나 코피를 쏟을 때는 안정을 하는 것이 중요하다. 또 소금을
조금씩 입에 넣어 녹여 삼키면서, 좋은 먹으로 간 먹물을 한 잔 마시는 것도 좋다.
월경기에는 몸이 심하게 붓기도 한다. 이때는 월경이 계속되면서 몸이 붓는지, 월경이 없
어지면서 몸이 붓는지, 아니면 몸이 붓고 난 뒤에 멀쩡하던 월경이 없어져 버렸는지 잘 살
펴 증세에 따라 치료를 달리 해야 한다. 이 가운데 월경이 멎으면서 손발이 심하게 붓는다
면 시간이 지나면서 점차 복부까지 붓고, 정신이 혼미해지고 메스꺼우면서 구토증이 생겨
위험하다.
한편 몸이 부으면서 월경이 멎는 것을 그대로 오래 두면 방광의 기능도 약해져서 소변이
잘 나오지 않게 되는데, 이때는 복부가 북처럼 부어오르고 옆구리가 아프며, 앉거나 눕는 것
도 어려워진다. 또 기침이 심해지면서 호흡이 곤란해지기도 한다.
4. 술과 담배를 삼가야 하는 월경불순증
월경기의 주기가 일정하지 않고 빨라지거나 느려지는가 하면, 때로는 양이 많기도 하고
적기도 해서 전혀 종잡을 수 없다는 여성이 많다. 이런 증세를 월경불순증이라 한다.
월경불순증 가운데서도 정상 주기보다 월경이 4-5일 가량 빠른 증세를 한방에서는 경조
라 한다. 경조는 소화기에 장애가 있거나 비위장 소화기의 기능이 손상된 경우에 많이 나타
나는데, 성교를 지나치게 하거나 변비, 혈액순환이 원활하지 못할 때 생기는 울혈 등도 경조
를 일으키는 원인이 된다.
경조와는 반대로 월경이 정상 주기보다 3-5일 가량 느린 병증을 경지라고 한다. 태어날
때부터 몸이 허약하거나 아기를 많이 낳은 여성에게 이런 증세가 흔히 나타나며, 몸에 무리
가 갈 만큼 지나친 섹스를 했거나 정신적으로 충격을 받은 경우에도 곧잘 나타난다. 이때는
월경의 주기만 늦어지는 것이 아니라. 월경의 양도 적어지고 월경을 하는 기간도 줄어드는
경우가 많다.
경조나 견지처럼 월경의 주기가 일정하게 빨라지거나 느려지기만 하는 것이 아니라, 빨라
지기도 하고 느려지기도 하면서, 월경의 양도 많아졌다 적어졌다 하는 경우를 경란이라 한
다.
자극성 음식과 술, 커피, 담배는 삼가야
이처럼 월경의 주기에 이상이 있을 때는 산성 식품을 비롯한 자극성 음식과 술, 커피, 담
배 등을 삼가야 한다. 주기가 일정하지 않으면서 아랫배가 차다면 익모초를 고아 복용하거
나, 숙지황을 가루낸 뒤 알약을 빚어 복용하는 것이 좋다. 월경이 정상 주기보다 늦을 경우
에는 당귀와 녹용을 같은 분량으로 혼합한 다음 달여서 복용하면 효과가 있다. 경란일 때는
씨를 뺀 산수유를 달여 마시거나, 우슬을 불에 구운 다음 술을 붓고 달여 따뜻하게 마셔도
약이 된다.
한편 월경불순증 때문에 구토가 심할 때는 신향산이라는 처방으로 좋은 효과를 볼 수 있
다. 신향산은 정향과 백두구를 똑같은 분량으로 섞은 뒤 가루 내어 만드는 약으로, 한 번에
12그램씩 따뜻한 물이나 생강차로 복용하면 된다.
그리고 월경불순증으로 월경과 함께 설사를 하는 경우에는 '동의보감'에도 나오는 산약산
으로 치료 효과를 볼 수 있다. 산약산에는 산약(볶은 것), 백작약 각 12그램과 백출(복은
것) 8그램, 차전자 2그램 등이 들어가며, 달여서 복용하면 되는데, 필요한 약재를 다 갖추기
어려울 때는 산약과 백출을 같은 양으로 섞은 뒤 볶은 다음 가루를 내어 복용해도 괜찮다.
5. 한기가 일으키는 병증
비정상적인 기후가 일으키는 질병
자연계에는 여섯 종류의 정상 기후 요인이 있으며, 이를 '육기'라 한다. 그런데 육기가 지
나치거나 부족할 때, 또는 제철이 아닌데도 나타날 때는 인체에 질병을 일으키는 나쁜 기가
되고, 병원체의 번식을 조장하는 병인도 된다. 이렇게 인체에 나쁜 영향을 미치는 기후 요인
을 육음이라 부르는데, 여기에는 풍, 한, 서, 습, 조, 화 등이 있다.
육음은 모두 주의해야 할 환경 요인임에 틀림없지만 특히 몸을 따뜻하게 해야 하는 여성
의 경우에는 '한'의 폐혜가 두드러진다.
한은 음양으로 나누자면 음사(양기를 해치는 나쁜 기운)에 들어간다. 인체의 양기가 모자
라면 한사가 인체에 쉽게 침범해서 양기를 더욱 손상시켜 버리고, 이렇게 양기가 손상되면
오한, 발열, 두통, 골절통, 복통, 설사 등이 심해진다.
외부의 한기 때문이 아니더라도 비위장이 쇠약하거나 지나치게 섹스에 탐닉하여 양기가
떨어지면 인체가 제기능을 발휘하지 못해 복통과 구역감이 생기고, 대변이 묽어지며, 부쩍
추위를 타고, 팔다리가 차가워진다.
월경불순과 소화장애의 원인이 되는 한기
어떤 이유에서든 여성에게 한증이 들면 아랫배가 차가워지고, 월경불순과 소화장애가 생
긴다. 그리고 구토 등으로 괴로움을 당하며, 몸이 여위면서 손발이 차디차게 얼어붙는 증세
가 나타난다.
일단 양기가 떨어지면 인체에 해로운 한기가 오랫동안 머무르기 때문에 쉽게 치료되지 않
는 고질적인 냉증, 즉 고냉이 되는 경우가 흔하다.
고냉은 인체의 모든 부위에 생기지 않고, 부위별로 찾아오는데, 뇌나 팔다리, 가슴과 심장
부위 등이 특히 발병 빈도가 높다. 이렇게 냉증이 생기고 나면 발간 침을 자꾸 뱉거나 뼈마
디가 욱신욱신 쑤시면서 통증이 심하다. 그리고 남성은 정액이 절로 흐르는 유정을, 여성은
대하는 수반하기도 한다.
고냉증에 걸렸을 때는 우선 기혈을 보하고, 비장과 위장을 따뜻하게 해야 하므로 한방에
서는 다음과 같이 십전대보탕이나 부자이중탕을 처방한다.
십전대보탕: 기력이 떨어지고 혈액이 부족하여 체력이 떨어졌을 때 쓰는 처방으로 인삼,
희니 삽주, 복령, 감초, 찐 지황, 당귀, 집함박 꽃뿌리, 궁궁이, 단너삼, 육계 각 4그램에 생강
3쪽과 대추 2알이 들어간다.
부자이중탕:: 설사가 잦고 입맛이 떨어지며, 맥이 약해지는 병증에 쓰는 처방이다. 부자,
인삼, 흰 삽주, 건강, 구삼초 각 4그램이 들어가는데, 만성 위염, 위무력증, 위궤양, 만성 위
장염 등에도 쓸 수 있다.
그런데 어떤 고냉증에도 성질이 뜨겁고 독성이 있는 광물성 약재를 함부로 써서는 안된
다. 가뜩이나 양기가 부족한 고냉증 환자의 심장을 더 해쳐 쇠약해질 염려가 있기 때문이다.
6. 무월경과 스트레스
요즘 들어 폐경기에 이르기도 전에 월경이 없어지는 무월경으로 고민하는 여성들이 부쩍
늘었다. 이러한 무월경을 일으키는 원인에는 여러 가지가 있으나, 가장 중요한 원인으로는
뭐니뭐니 해도 스트레스를 꼽을 수 있다.
이 밖에 소파 수술 때문에 배란에 이상이 생기거나 자궁 주위에 염증이 생긴 경우, 그리
고 자궁이 제자리를 잡지 못했거나, 내분비 장애가 있을 경우에도 무월경이 나타날 수 있다.
몸이 아주 허약하거나 빈형이 심한 여성은 특별한 병증이 없더라도 무월경이 될 수 있으므
로 평소 자신의 건강 상태를 잘 살펴야 하고, 알코올이나 약물에 중독되었을 때 월경이 없
어지는 경우도 있으니 지나친 음주나 흡연은 멀리 하는 것이 여러모로 이롭다.
대부분은 월경이 잠깐 멎었다가 정상으로 회복되지만 몇 달이나 월경이 멎는 경우도 있기
때문에, 가볍게 여길 일만은 아니다.
빈혈과 혈액순환장애 때문에 생기는 무월경
한의학에서는 무월경을 일으키는 원인에 따라 빈혈성 무월경, 혈액순환장애성 무월경, 비
만성 무월경, 정신성 무월경 등으로 나누어 설명한다.
빈혈성 무월경이란 외상, 또는 유산 등으로 출혈이 심했거나 아기를 많이 낳아 수유를 많
이 한 경우, 또 과도한 섹스나 소화기기능의 부전으로 자궁의 혈액이 부족해져 생기는 것을
말한다.
빈혈성 무월경에는 팔물탕과 대영전이라는 처방이 잘 듣는다. 팔물탕은 인삼, 백출, 백복
령, 당귀, 천궁, 숙지황, 감초 각 4.5그램을 끓여서 따끈하게 복용하는 처방으로 여기에 생강
과 대추를 함께 넣고 달이면 더욱 좋다.
대영전은 숙지황 12-28그램, 당귀 8-20그램, 구기자와 두충 각 8그램, 우슬 6그램, 육계
4-8그램, 자감초 4-8그램이 들어가는 처방이다.
혈액순환장애도 무월경증을 일으킬 수 있다. 예를 들어 심장이 제기능을 다하지 못해 혈
액이 원활히 순환하지 못한 탓에 자궁과 난소에 혈량이 부족해지거나, 자궁의 혈액이 완전
히 자궁 밖으로 배출되지 못하고 자궁 안에서 그대로 응고되어 월경이 폐쇄되는 것이다.
이 밖에 월경 기간, 또는 산후에 찬 음식을 너무 많이 먹거나, 초경 때 찬물로 목욕을 한
경우, 그리고 정상 체온을 밑돌만큼 몸이 찬 경우에도 혈액순환에 장애가 생겨 무월경이 나
타날 수 있다.
이처럼 혈액순환에 장애가 생기면 월경이 통하지 않고 날이 갈수록 아랫배가 부르면서 딱
딱해진다. 속이 답답하고, 입 주위가 마르고, 손바닥이 화끈거리며, 허리나 배에 심한 통증이
오기도 한다. 이 때 한방에서는 계지복령탕을 처방하는데, 계지복령탕은 어혈이 심한 경우의
처방이므로 어혈 증세를 확인한 뒤 써야 한다.
우엉은 성 호르몬의 분비를 촉진시키고 혈액순환을 원활히 하여 오래된 피를 내보내는 작
용을 하기 때문에 월경을 원활하게 하는데 좋은 약이 된다. 우엉을 껍질 때 다져서 거즈에
싼 뒤 찜통에 넣고 30분 정도 찐 다음 우엉의 1.5배 가량 되는 소주를 붓고 공기가 들어가
지 않도록 마개를 꼭 닫아 햇볕에 들지 않는 서늘한 곳에서 익힌다 2개월 가량 지났을 때
걸러 두고 하루 두세 번에 걸쳐 20-30ml씩 공복에 마시면 된다.
몸과 마음의 균형이 깨질 때도 생길 수 있는 무월경
정신성 무월경증도 드물지 않다. 정신성 무월경증이란 분노를 비롯하여 경악, 공포, 고민,
슬픔 등으로 받은 심한 충격 때문에 월경이 멎는 증세다.
원래 신경질이 많고 성격이 괴팍한 사람이 심한 정신적 자극을 받으면 가슴이 심하게 뛰
면서 월경이 멎는 경우가 있는데, 이것이 정신성 무월경증이다. 아기를 몹시 기다리는 부인
이 상상임신으로 월경이 멎거나, 반대로 임신에 대한 공포 때문에 심한 불안에 시달려 무월
경증이 되고 마는 것도 이런 경우에 해당된다.
정신성 무월경증으로 월경이 통하지 않으면 신경이 예민해지고, 대수롭지 않은 일에도 감
동을 잘 받으며 쉽게 놀란다. 또 가슴이 답답해지고 복부에 심한 통증이 생기며, 호흡이 가
빠지면서 낯빛이 몹시 창백해진다. 더러 천식이 생기거나 대소변이 잘 나오지 않기도 한다.
그리고 독신 여성들이 오랫동안 성에 대한 욕망을 해결하지 못해도, 무월경증이나 월경불
순증 등이 나타날 수 있다. 이 경우 바람기가 싫어지고 온몸에 권태가 느껴지며, 열이 났다
가 없어지고, 얼굴이 벌겋게 되면서 가슴이 답답해진다. 또 오후가 되면 정신이 혼미해지
고, 밝은 곳이 싫어지는데, 가벼운 운동이나 산책을 하면 증세가 오히려 심해진다. 이때는
다음과 같이 반하후박탕가미방이나 가미소요산변방 등을 처방할 수 있다.
(1) 반하후박탕가미방: 한 첩을 기준으로 반하, 향부자, 소엽 각 8그램과 적복령, 창출 각
6그램, 후박 5그램, 진피 4그램, 자감초 2그램, 생강 7쪽, 대추 2알 등이 들어가며, 하루에 두
첩씩 달여서 아침, 점심, 저녁으로 나누어 복용하면 된다.
(2) 가미소요산변방: 당귀, 백출, 백작약, 백복령, 맥문동, 시호, 향부자, 택란, 목단피, 생지
황, 강황, 치자, 황금 각 4그램과 박하, 감초 각 2그램이 들어가며, 복용할 때는 반하후박탕
가미방과 같은 요령으로 달여 복용하면 된다.
비만성 무월경증도 있다. 지방질이 너무 많아 비대해지면 가래가 많아져 호흡이 가빠지면
서 월경이 막혀 버리는 경우가 있는데, 이 것이 비만성 무월경이다.
그렇지만 더러 비대하지 않더라도 일시적으로 가래가 많아져 무월경이 되는 경우도 있다.
이때는 도인승기탕이라는 처방이 좋다. 도인승기탕에는 대황 12그램, 계심, 망초 각 8그램,
감초 4그램, 도인(끝이 뾰족한 복숭아씨) 10개가 들어간다. 복용할 때는 망초를 뺀 나머지
약을 먼저 달여서 약물을 짠 뒤, 이 약물에 망초를 넣고 약한 불에 다시 달여야 한다. 그런
데 도인승기탕은 다른 처방보다 약효가 훨씬 강력하므로 한의사와 잘 상의하여 신중하게 써
야 한다.
7. 과다월경과 과소월경
월경의 양은 사람에 따라 천차만별이고, 같은 사람이라 하더라도 몸의 상태나 주위 환경
에 따라 달라지는 것이 보통이다. 그렇지만 그 정도가 너무 심해 보통 나흘만에 끝나던 월
경이 일주일이 넘도록 끝나지 않거나, 이틀도 채 안되어 끝나는 경우를 각각 과다월경과 과
소월경이라고 한다.
월경은 혈액을 비롯하여 경관의 점액, 자궁내막의 박탈물, 외음부 피지선의 분비물 등이
섞인 혼합물로 한 번에 약 110-300cc가량 배출되는데, 이 가운데 순수한 혈액은 30-70cc가
량 된다.
과다월경이 되면 혈액이 너무 많이 배출되어 가슴이 몹시 두근거리고, 빈혈과 어지럼증으
로 괴로움을 당하기도 한다. 이때 기혈이 허해지면 백대하가 생길 수도 있다.
과다월경증은 자궁근이 이완되었거나 자궁내막이 제때에 재생되지 않았을 때, 또 자궁근
종이 생겼거나 자궁 안에 혈액이 많을 때, 변비 등으로 자궁 안이 충혈되었을 때 흔히 나타
나며, 심장 질환이나 간장 질환이 과다월경증을 일으키기도 한다.
과소월경증은 자궁이 온전히 발육하지 못했거나 자궁근이 위축된 경우, 그리고 난소의 기
능이 부실하여 자궁의 혈액이 적은 경우에 생기는데, 드물지만 정신 질환 때문에 과소월경
증이 되는 경우도 있다.
과다월경과 과소월경을 근본적으로 치료하는 솔잎 요법
솔잎에는 몸 안에서 합성할 수 없는 필수 아미노산이 여덟가지나 들어 있으며 칼슘, 철분,
비타민, 엽록소도 듬뿍 들어 있어서 사람의 몸에 아주 이롭다. 솔잎 속에 들어 있는 테레빈
성분은 콜레스테롤을 줄여 주고 말초혈관을 확장하며 호르몬 분비를 늘리는 작용을 한다.
그리고 혈당을 낮추고 모세혈관을 튼튼하게 하며 니코틴 독을 없애는 효과가 뛰어난 여러
성분도 듬뿍 들어 있다.
어쨌든 월경량이 너무 적거나 많을 때는 솔잎이 아주 좋은 약이 되는데, 다음과 같은 솔
잎 요법은 과다월경과 과소월경을 치료하는 근본적인 대책이 될 수 있다. 마르지 않은 생솔
잎 10-20그램을 흐르는 물에 잘 씻은 뒤 찬물 100-150cc와 함께 믹서에 갈아 거즈에 부어
즙만 걸러낸다. 그리고 꿀을 적당히 섞어 하루에 두 번, 빈속에 한 잔씩 마시면 된다.
꿀을 섞으면 영양가가 높아지고 마시기도 한결 나아지지만 그래도 솔잎 냄새 대문에 마시
기가 어렵다면 찬물 대신 찬 사이다를 넣고 믹서로 간 다음 꿀과 레몬 즙을 넣어 마셔도 좋
다.
솔잎 요법을 쓰다 보면 속이 거북하고 식욕이 떨어지면서 소화가 안되며 눈앞이 깜깜해지
면서 어찔어찔해지는 경우도 있는데, 이것은 증세가 나아지면서 나타나는 현상이므로 전혀
걱정할 것 없다. 그렇지만 증세가 심해 견디기 어렵다면 빈속에 마시지 말고 식후 30분에
마시거나 찬물 대신 찬 두유와 함께 마시면 나아진다.
8. 생리통을 해결해 주는 달맞이꽃 종자유
아주 먼 옛날, 그리스에 달을 사랑하는 님프가 있었다. 다른 님프들은 모두 별을 사랑했지
만, 달을 사랑하는 님프는 별이 뜨지 않은 밤에 달과 사랑을 속삭이고 싶어했다.
달을 사랑하는 님프의 마음을 알아챈 다른 님프들은 유별난 그 님프에게 화가 나서 제우
스 신에게 이 사실을 일러바쳤다. 그러자 노여움이 치솟은 제우스 신은 이 님프를 달도 없
고 별도 없는 먼 곳으로 쫓아 버렸다. 달의 신 아데미스가 이 사실을 전해 듣고는 쫓겨난
님프를 불쌍히 여겨 밤이면 밤마다 높이 떠올라, 그 님프를 찾아보았다.
그렇지만 이것마저 못마땅해진 제우스 신은 구름과 비로 하늘을 가려 달의 신이 님프를
찾을 수 없도록 방해하였다. 결국 달을 볼 수 없게 된 님프는 점점 여위어, 끝내 이루지 못
항 사랑 때문에 병들어 죽고 말았다.
달의 신이 님프를 찾아냈을 때는 이미 님프는 숨을 거둔 뒤였다. 님프가 숨을 거둔 그 자
리에는 꽃 한 송이가 곱게 피어났는데, 이 꽃이 바로 달맞이꽃이다.
애절한 마음으로 달을 따라 피는 꽃, 그래서 달맞이꽃의 꽃말은 '기다림'이다.
그래서인지 달맞이꽃의 이름은 어느 나라고 모두 비슷하다. 달맞이꽃의 일본 이름은 월견
초이고, 중국 이름은 야래향이며, 미국 이름은 나이트 프림로즈(night primrose)다. '프림로
즈'는 형용사로 '연한 황록색의'라는 뜻을 가지고 있으므로, 달맞이꽃의 생태와 빛깔을 아
주 잘 표현한 이름이라 할 수 있다.
달맞이꽃의 약리작용
다 자란 달맞이꽃은 키가 1미터 가량 되며, 뿌리는 굵고 단단하다. 잎의 길이는 6-9센티
미터 가량 되고, 넓이는 1.5-3센티미터 가량 되는데, 저녁이면 노란 꽃이 피었다가 아침이면
시든다.
영국에서는 달맞이꽃을 킹즈 큐어 올(King's cure all)이라고 부른다. '왕의 만병통치약'
이라는 이 이름에는 달맞이꽃의 신비로운 약리작용이 잘 드러나 있다.
달맞이꽃에서 추출해 낸 종자유에는 인체에 없어서는 안될 필수지방산인 감마 리놀렌산이
듬뿍 들어 있어, 고혈압과 동맥경화증을 비롯한 각종 성인병을 예방하고 치료하는데 아주
좋은 약이 된다.
우리나라에서는 오래 전부터 달맞이꽃을 활용하여 각종 염증 질환과 종양 등을 다스려 왔
는데, 혈관을 확장하고 혈소판 응집을 억제하는 항혈전작용을 하므로, 월경이 불규칙하고 생
리통이 심한 여성이 복용하면 좋은 효과를 볼 수 있다.
9. 진통제를 남용하기 쉬운 월경통
월경 사나흘 전쯤에 나타나는 여러 정신적, 육체적 장애를 월경전증후군이라 한다. 월경을
하기 전에 우울증에 빠지거나 신경질이 많아지거나 물건을 훔치는 것도 일종의 월경전증후
군이다. 월경전증후군으로 신체 나타나는 증세로는 유방통, 아랫배 동통 등이 있으며 헛배가
부르거나 피로가 심해지기도 한다. 흔히 나타나는 증세로 가볍게 보아 넘길 수도 있지만 월
경전증후군에 계속 시달리다 보면 생리가 절로 그치거나 월경곤란증을 앓을 수도 있다.
월경곤란증이 바로 흔히 말하는 월경통이다. 자궁근육이 아주 심하게 수축하거나 자궁내
막과 자궁근 안의 혈관이 경련을 일으킬 경우, 또 정서가 몹시 불안할 때는 월경통이 생길
수 있다. 그리고 자궁이 제대로 발육하지 못하였거나 골반 안이 충혈되었을 경우에도 고통
스러운 월경통이 찾아온다. 그렇지만 월경통이 몹시 심하여 견디기 어렵다 해도 원인을 무
시한 채 진통제나 진해제, 지혈제 등을 함부로 남용해서는 안된다.
월경통을 없애기 위해서는 무턱대고 이런 약들에 손을 댈 것이 아니라 체력이 쇠약해지지
않도록 관심을 기울이고, 습관성 변비증에 걸리지 않도록 조심하며, 영양분을 골고루 섭취할
수 잇는 식사를 해야 한다. 그리고 월경 중에는 섹스를 하지 않는 편이 낫다.
한방에서는 월경통이 참기 어려울 만큼 심하고 체력이 허약할 때 팔보곤순환을 처방한다.
팔보곤순환은 익모초 600그램, 당귀, 백작약(술에 적신 것), 우슬(술에 적신 것) 갂 150그램,
인삼(우유에 반죽하여 증기로 찐 것), 숙지황, 생지황, 백출, 천궁, 오약, 황금, 향부자 각 80
그램, 석곡, 자소엽, 감초 각 40그램, 목향, 사인 아교 각 30그램, 치자 20그램, 백복령 240그
램을 섞은 뒤 가루를 내어 40그램 가량 되는 알약으로 빚은 다음 금박지를 씌워 두었다가
아침, 점심, 저녁으로 2알씩 빈속에 따끈한 술로 복용하는 처방으로 치료 효과가 아주 뚜렷
하다.
월경통의 증세
월경통은 증세에 따라 명칭이 다르고 처방도 다르다. 월경과 함께 열성 질환이 발병하거
나 온몸의 골관절이 쑤시고 아픈 증세를 경행신통이라 하고, 허리나 하복부 등에만 통증이
생기는 경우를 경행복통이라 한다.
월경을 할 때 온몸에 통증이 생기는 경행신통을 앓으면서, 뼈가 가늘고 근육이 풍부한 엿
어은 오적산가미방을 쓰고, 같은 경행신통이라 하더라도 뼈가 굵고 근육이 적은 여셩은 사
물탕가미방을 쓴다. 오적산가미방은 창출 8그램, 마황, 진피 각 4그램, 후박, 길경, 지각, 당
귀, 건강, 백작약, 백복령 각 3그램, 천궁, 백지, 반하, 계피 각 2.8그램, 감초 2.4그램, 생강 3
쪽, 총백(파의 흰 뿌리) 3대, 도인, 홍화 현호색 각 2-4그램 등이 들어가는 처방이다. 그리고
사물탕가미방에는 당귀, 천궁, 백작약, 생지황 각 8그램, 황금, 황련 각 4그램, 도인, 홍화 각
2그램이 들어간다.
또 월경통에 시달릴 때마다 신경질이 유달리 심해지는 경우에는 향부자 12그램, 오약, 진
피, 소엽 각 4그램, 건강, 감초 각 2그램이 들어가는 정기천향탕이 좋은 약이 된다.
배가 심하게 아픈 경행복통을 앓을 때는 언제 통증이 심하느냐에 따라 처방이 달라진다.
월경을 시작할 무렵에 복통이 심하다면 통경탕가미방을 쓰고, 월경 중에 복통이 멎지 않는
다면 계박탕을 쓰며, 월경이 끝난 다으메도 복통이 계속될 때는 귀지작약탕을 쓴다.
(1) 통경탕가미방: 당귀 12그램, 천궁 8그램, 향부자, 육계, 백지, 적작약, 목단피, 현호색
(식초에 담갔다가 볶은 것) 각 6그램, 포황, 도인, 오령지 각 4그램, 홍화, 건강(볶아서 까맣
게 태운 것), 소회향, 몰약 각 2-3그램이 들어가는 처방이다.
(2) 계박탕: 계지, 후박 각 12그램, 택사, 익지인 각 6그램, 산수유 4그램 등을 함께 끓인
뒤 용골가루 4그램을 타서 복용하는 처방으로 비만한 여성의 월경 중 복통에 효과가 크다.
(3) 귀지작약탕: 백작약, 숙지황, 당귀, 백복령, 하수오, 계지 각 12그램, 감초 8그램이 들어
가는 처방으로 하루에 두 첩분씩 달여 복용하는 처방이다.
10. 중년에 생기기 쉬운 유두종창
유두종창이란 동물성 기름이 많은 음식이나 차가운 냉과물을 지나치게 섭취했을 때 유두
의 피부점막과 유관에 생기는 염증으로 특히 40대 부인들에게 많이 발병한다.
유두종창은 일종의 가벼운 부스럼으로 그리 심각하게 걱정할 병은 아니지만 오랫동안 치
료하지 않고 방치해 둘 경우에는 통증이나 가려움증이 제법 심해진다. 유두에서 혈액성 액
체가 흐를 정도로 증세가 나빠지면 완치에 어려움이 따를 수도 있으니 될 수 있는 대로 빨
리 치료하는 것이 좋다.
한방에서 유두종창을 치료할 때는 다음과 같은 처방을 쓴다. 효과도 뛰어나고 집에서 손
수 치료하기에도 그리 큰 어려움이 없으니 스스로 효험을 시험해 보는 것도 좋다. 물론 초
기에 질병을 진단할 때는 한의사와 상의하여 정확한 진단을 받아야 하겠다.
(1) 녹각과 감초 12그램씩을 가루 내어 달걀 노른자와 함께 동으로 된 그릇에 넣고 중간
불로 끓인 다음 종창 부위에 붙인다.
(2) 목부용꽃이나 잎을 말려 가루를 낸 다음 종창 부위에 뿌린다.
(3) 벌집을 태워 가루를 내어 두고 6그램씩 물에 타서 마신다.
(4) 인동덩굴과 민들레를 같은 분량씩 넣고 달여 마신다.
11. 불면과 신경쇠약을 동반하는 외음소양증
질 트리코모나스 증(트리코모나스가 일으키는 질염)이나 칸디나 증(칸디나 균이 일으키는
질환)이 있으면 외음부가 심하게 가려우면서 비누거품이나 콩비지처럼 뻑뻑한 냉이 흐르는
외음소양증이 생기기 쉬운데, 이 질병은 치료해도 잘 낫지 안으며 재발할 확률도 높다.
운동이나 목욕을 했을 때, 성적으로 흥분했을 때, 그리고 잠자리에 들어 몸이 따뜻해졌을
때 가려움증이 더욱 심해지는데, 이때 가려움을 참지 못하고 긁어 버리면 외음부에 가벼운
상처가 생기거나 짓무르면서 피부병이 생기고 딱지가 앉기도 한다.
증세가 이처럼 심해지면 마침내 불면과 신경쇠약으로 고통을 받는 경우도 드물지 않으니
우선 병이 생긴 원인이 무엇인지 밝혀내어 적절한 치료를 받아야만 한다.
가렵다고 식염수나 식초물처럼 자극이 강한 물로 외음부를 씻는 것은 위험하고, 반드시
미지근한 물로 깨끗이 씻은 다음 처방에 따라 연고제를 발라야 하는데, 다음과 같은 방법으
로 환부를 싯거나 온천욕을 하는 것도 좋다.
(1) 행인을 태워 깨끗한 탈지면에 싼 뒤 질에 넣어 둔다.
(2) 살구씨를 태워 가루를 낸 다음 참기름에 개어 가려운 부위에 바른다.
(3) 사상자(산과 들, 습기가 많은 길가에서 흔히 볼 수 있는 벌사상자의 열매를 말린 약
재) 40그램과 백반 8그램을 넣어 달인 물로 자주 씻는다.
(4) 백반과 석웅황(가래를 삭이고 독을 푸는 작용이 뛰어나 뱀에 물린 상처나 부스럼을
치유하는 데 주로 쓰이는 광석 약재로, 맛은 달고 성질은 차다)을 섞어 달인 뒤 그 물로 씻
는다.
12. 성교할 때 더욱 통증이 심해지는 외음염증
월경의 뒤처리를 잘못하여 세균에 감염되거나, 난폭하게 섹스와 자위를 한 탓에 외음부에
상처를 입으면 염증이 생길 수 있다. 그리고 대하가 심하거나 임신, 출신으로 피지와 땀이
많이 분비될 때도 외음부가 불결해져 잡균이 침입하기 쉬우므로 외음염증에 걸리지 않도록
주의해야 한다.
또 외음염증이 있는 사람과 섹스를 하거나 불결한 대중 목욕탕에서 목욕을 한 뒤에 염증
이 생기기도 한다. 이 밖에 회충, 비만증, 당뇨병을 비롯하여 임질, 매독, 결핵 등이 외음부
의 염증을 유발하는 원인이 될 수 있다.
급성 외음염일 때는 외음부가 벌겋게 부어 오르면서 가렵고 아플 뿐 아니라, 축축함이 느
껴질 마늠 분비물이 많아지고 소변을 보거나 걸을 때, 성교를 할 때는 통증이 더욱 심해진
다.
치료를 안하고 내버려두면 외음부에서 고름이 나오고 짓무르다 다른 부위로 번진다. 그러
다 만성이 되면 통증이나 짓무름은 덜해지지만 가려움증이 심해지고, 피부에는 군살이 생겨
단단하게 뭉치면서 두꺼워진다.
그러므로 염증을 일으킨 원인을 알아내 치료에 힘써야 하는데, 무리하지 말고 안정하면서
외음부를 깨끗이 하는 것이 무엇보다 중요하고, 염증이 생긴 부위를 질 좋은 비누나 2% 붕
산수로 씻는 것이 좋다.
13. 자각 증세가 거의 없는 외음부암
외음부암이란 대음순과 소음순, 음핵, 외요도구 등의 음부 주변에 생기는 암으로 다산한
경산부나 쉰 살이 넘은 갱년기 부인들에게 많이 생기는 질병이다. 초기에는 자각 증세가 거
의 없으니 증세가 진행됨에 따라 점점 피부가 갈색으로 변하면서 외음부에 가벼운 소양증과
위축증이 생기고, 성교를 하고 나면 출혈이 따른다.
외음부암을 치료하기 위해서는 영양분을 충분히 섭취하여 체질을 개선하고 신경을 안정시
키는 것이 중요하다. 물론 조기에 암 조직 검사를 받는 것도 중요하다.
의음부암이 진행되면 악취가 심한 부패성 농이 섞인 혈성 대하가 생기고 심한 압통에 시
달리는데, 암 조직이 요도나 직장에 전이될 경우에는 소변을 보는 것마저 어려워진다. 그러
니 외음부에 종양이나 궤양, 위축증이 발병하지 않도록 조심하여 암을 미리 예방하는 것이
가장 좋으며, 만약 암이 발병했을 때는 증세에 따라 적절한 치료를 빨리 받아야 한다.
외음부암을 일으키는 외음부위축증
외음부암으로 발전하는 외음부위축증의 정확한 발병 원인은 아직 밝혀지지 않았으나 내분
비장애나 신경성 영양장애 등이 원인이 되는 것으로 보인다.
어쨌든 갱년기 부인들에게 많이 발병하는 외음부위축증은 외음부암의 초기 증세로 결코
가벼운 질병이 아니다. 외음부위축증에 걸리면 소음순이 위축되고 음모가 빠지며 국부가 탈
색되어 하얀 색이나 회백색으로 변한다. 그리고 외음부가 메마르면서 뻑뻑해져 걷는 데도
불편이 따르는데, 갑자기 몹시 가렵기도 하고 섹스를 할 때 통증이 심해지기도 한다. 대개
갱년기가 되어 분비물이 줄어들었기 때문에 섹스를 할 대 통증이 생기는 것으로 여겨 대수
롭지 않게 넘어가는 경향이 있는데 절대로 그냥 넘길 일이 아니다.
외음부위축증에는 버섯류가 무척 좋은 약인데, 이 가운데 표고버섯과 목이버섯의 효험이
뛰어나다. 하루치를 기준으로 표고버섯이나 복이 버섯 50-100그램에 물 500-800cc를 넣고
끓여 냉장고에 차게 보관했다가 수시로 마시면 된다.
증세가 더 심하다면 다음과 같은 방법으로 말린 표고버섯을 쓰는 것이 낫다.
(1) 말린 표고버섯을 진하게 탄 꿀물에 오랫동안 푹 담갔다가 햇볕에 말리는데, 뒤적거리
면서 말려야 제대로 마를 정도로 잘 마르지 않으므로 말리는 사이에 변질되지 않도록 주의
해야 한다.
(2) 표고버섯이 잘 말랐으면 프라이팬에서 과자처럼 바삭바삭하게 볶은 다음 분마기에서
대강 찧어 두고 복용하는데, 하루 세 번에 걸쳐 큰 숟가락으로 1숟가락씩 빈속에 따뜻한 물
로 복용하면 된다.
14. 세균 감염에 의한 질염
불결한 대중 목욕탕과 화장실을 사용했거나, 월경 뒤처리를 잘못하여 외음부가 오염된 경
우, 그리고 세균에 감염된 남성과 성교를 한 경우에는 트리코모나스, 칸디다, 임균 등에 감
염되어 질염이 생길 수 있다.
이처럼 세균은 질염을 일으키는 중요한 원인이지만, 이 밖에도 질염을 일으키는 원인은
다양하다. 과도한 성교와 자위, 질에 넣는 피임 약, 피임 기구 등이 질염을 일으킬 수 있다.
그리고 난소나 자궁을 적출했거나 임신한 상태일 때는 질염이 발병하기 쉬우므로 주의를 기
울여야 한다. 그리고 질의 자정능력이 떨어졌을 때 발병하기 쉬우므로 평소 질의 안쪽으로
깊숙이 씻는 것은 아주 좋지 않다.
질염이 생겼다면 속옷을 자주 갈아입어 음부 주위가 축축해지지 않도록 신경을 쓰고 하루
한두 번 가량은 따뜻한 물로 깨끗이 씻어야 하는데, 고삼을 한줌씩 넣고 끓인 물로 질을 씻
으면 치료에 도움이 된다. 그리고 염증이 심할 때는 영양가 있는 음식을 충분히 섭취하고
잠을 푹 자면서 몸과 마음에 무리가 가지 않도록 돌봐야 한다.
여러 가지 질염
(1) 트리코모나스 질염: 번식력이 강한 트리코모나스 균이 일으키는 질염으로 전체 질염
의 40-50%를 차지한다. 트리코모나스 균은 질염뿐 아니라 외음염 바르트린선염, 요도염, 방
광염, 자궁경관염 등을 일으키는 균이기도 하다.
트리코모나스 질염이 생기면 쌀뜨물이나 누런 고름 같은 대하가 심해지고, 때로 거품 섞
인 혈성 대하가 나오기도 한다. 그리고 외음부가 몹시 가려우며 작열감과 통증이 따른다.
이 질염이 요도나 방광에 전염되면 소변을 자주 보고 싶어지는데, 소변을 본 뒤에 불쾌감
이 남거나 아예 배뇨에 곤란을 겪기도 한다. 대하로 축축하고 불결해진 외음부와 질은 벌겋
게 짓무르며 민감해져서, 성교를 할 때면 통증과 출혈이 심해지고 불감증이 되는 경우도 흔
하다.
(2) 칸디다 질염: 칸디다 곰팡이균이 일으키는 질염으로 알코올 중독이거나, 당뇨병, 다모
증 등이 있을 때 잘 생기며 비만 때문에 음부가 항상 축축하거나 여성 호르몬제와 항생제를
마구 쓰는 여성에게도 잘 생긴다.
일단 감염되고 나면 트리코모나스 질염과 마찬가지로 외음부가 몹시 가렵고 작열감과 통
증이 생기면서 대하가 많아진다. 급성일 때는 외음부가 벌겋게 붓고 축축해지며, 소변을 볼
때 통증이 따른다. 그러다 만성이 되고 나면 외음부의 피부가 건조해지면서 두꺼워지고 질
근처나 외음부에 비지 같은 하얀 막이 생긴다.
(3) 노인성 질염: 갱년기를 지나 폐경기에 이르면 여성 호르몬인 에스트로겐이 적게 분비
되거나 아예 없어지면서 질점막이 위축되고 엷어진다. 이에 따라 병균에 대항할 질의 저항
력이 떨어지므로, 이러한 상태에서 섹스를 하거나 외상을 입을 경우, 또는 피임 기구 등으로
자극을 받아 상피 조직이 벗겨지고 손상을 입을 경우에는 세균에 감염되어 노인성 질염이
생기기 쉽다.
이때는 음부가 몹시 가려우면서 물 같은 대하가 나오며 질점막은 벌겋게 짓무른다. 이보
다 증세가 심해지면 외음부의 음모가 빠지며 혈성 대하가 생긴다. 또 성교를 하고 난 뒤에
출혈이 생기며 외음순이 줄어들거나 늘어나기도 한다.
(4) 세균성 질염: 이름 그대로 세균에 감염되면서 생기는 질염으로, 질을 자주 닦는 깔끔
한 여성들에게 오히려 많이 발병한다. 여성의 질은 산성인 것이 정상이지만 너무 자주 씻으
면 산도에 이상이 생겨 외부의 세균에 감염되고 마는 것이다.
세균성 질염에 감염되면 옷을 적실 만큼 냉이 많아지고 냉에서 비릿한 생선 냄새가 난다.
그리고 외음부가 몹시 가려우며 소변을 볼 때 통증이 심한데, 가려움증이나 배뇨통이 심하
지 않아 감염되고도 모르는 경우도 많다. 그래서 이때 조산 등의 심각한 합병증을 일으킬
수도 있다.
그러니 지나치게 질을 자주 씻는 것은 좋지 않으며, 세정제는 일주일에 한 번 정도 쓰는
것이 가장 적당하다. 그리고 요즘 많이 쓰고 있는 비데 bider 가운데 세정제 겸용 비데는 사
용하지 않는 것이 좋다.
14. 다양한 원인으로 일어나는 임신 조기 중절
대아가 채 성숙하여 분만되기 정에 모체에서 자궁 밖으로 나오는 것을 유산아리 하며, 크
게 자연 유산과 인공 유산으로 나무어 불 수 있다. 자연 유산은 태아가 완전히 성숙하여 분
만되기 전에 저절로 모체에서 떨어져 나오는 것으로, 전체 임신의 15~20%는 자연 유산된다.
자연 유산을 일으키는 원인은 아주 다양한데 크게 임신성 원인과 태아성 원인, 그리고 부성
원인으로 나누어 볼 수 있다.
유산의 임신성 원인
임신을 한 모체에 어떤 이상이 있으면 태아가 제대로 발육하여 분만되는 데 어려뭉이 많
고, 심하면 유산이 될 수도 있다. 이러한 원인으로 일어나는 유산을 통틀어 임신성 유산, 또
는 모성 유산이라 한다.
염색체 이상은 유산을 일으킬 수 있는 가장 중요한 원인으로, 자연 유산의 50~60%는 염
색체의 수나 구조에 문제가 있을 때 생긴다. 이렇게 염색체 이상으로 유산이 되었다면 두
번째 아이도 마찬가지 이유로 유산될 확률이 우려 80%에 이른다. 따라서 계속 자연 유산이
되는데도 뚜렷한 원인을 찾을 수 없을 때는 염색체 분석을 해보는 것이 좋다.
생식기 자체에 문제가 있어 유산이 되는 경우도 적지 않다. 예를 들어 자궁경관무력증이
있을 때는 임신 18~32주 사이에 갑자기 유산이 되는데, 이때는 진통이나 출혈이 전혀 없다.
자궁이 기형이거나 발육부전일 경우에도 반복 유산이 될 우려가 있는데, 자궁이 2개 있는
경우에는 유산될 확률이 25%에 이른다.
또 마취제를 비롯한 독성 물질을 오랫동안 취급해 왔다면 유산이 되거나 기형아가 태어날
확률이 높다. 그러니 화학 약품, 가스에 중독이 된 경험이 있거나 자궁을 강하게 수축시키는
알칼로이드 등의 약물을 사용했을 경우, 그리고 항암제를 투여한 경우에는 각별히 주의해야
한다.
임심중독증, 심장병, 만성 신장염, 난소염, 충수명 등을 비롯하여 갑상선 질환과 당뇨병 등
은 거듭하여 유산을 일으킬 수 있는 질환들이다.
이 밖에도 몇 가지 원인을 더 꼽을 수 있는데, 허약한 자궁, 지나친 섹스, 갑작스런 심한
노기나 정신적 스트레스, 과도한 성행위, 외부에서 받는 심한 충격과 여러 가지 질병 등을
들 수 있다.
유산을 일으키는 태아성 원인과 부성 원인
아기가 모체만으로 잉태되는 것이 아니듯이, 유산도 모성 원인으로만 이루이지는 것은 아
니다. 태아나 정자를 제공하는 남성에게 심각한 문제가 있을 때는 유산이 될 수도 있는 것
이다. 이러한 원인을 유산을 일으키는 태아성 원인과 부성 원인이라고 한다.
유산을 일으키는 태아성 원인으로는 난자의 병적 이상, 복통이나 진통, 태아의 조기 박리
등을 들 수 있으며, 이 밖에 태아의 부속물에 이상이 발생할 경우에도 유산될 위험을 있다.
태아의 부속물에 발생할 수 있는 이상으로는, 전치 태반(태아의 일부 또는 전부가 정상
위치보다 아래쪽에 자리잡은 것), 양수과다증과 양수과소증 등을 들 수 있는데, 탯줄이 꼬였
거나 너무 길면 몸에 감기면서 질식사하는 경우도 있다.
그리고 부성 원인으로는 정자 자체의 결함 등을 들 수 있다.
이처럼 자연 유산은 여러 가지 원인으로 일어날 수 있다. 그런데도 자연 유산이 반복되면
'여성의 자궁이 약하기 때문'이라고 단정하면서 여성에게만 책임을 돌리는 바람에 가뜩이나
마음이 약해진 상태에서 남의 눈치까지 보며 죄인처럼 숨도 제대로 못 쉬고 사는 여성들이
적지 않으니 안타까운 노릇이다.
임신이 중절되었을 때 나타나는 여러 가지 증세
임신이 중절되면 출혈과 아랫배 동통 등의 증세가 따른다. 그런데 태반이 완성되기 전에
일어나는 유산과 태반이 완성된 뒤에 일어나는 유산은 증세가 많이 다르다.
태반이 완성되기 전인 임신 16주 이전에 유산이 되는 경우에는 처음부터 끝까지 출혈이
계속되고 아랫배에 간간이 경련성 둔통이 생긴다. 출혈은 자궁 내용물이 완전히 배출될 때
까지 멎지 않는다.
그러나 임신 16주가 지나 태반이 완성되고 난 뒤에는 진통이 느껴진 얼마 뒤에야 내용물
이 배출되고 출혈은 그 다음에 나타난다.
한방에서는 임신만 하면 대개 거의 같은 시기 즉, 임신 3, 5, 7,개월 즈음에 뚜럿한 이유도
없이 습관적으로 3회 이상 임신이 중절되는 것을 활태라고 한다. 말하자면 습관성 유산을
활태라고 하는 것인데, 한두 번 유산을 한 임산부는 다시 유산할 확률이 그리 높지 않지만
세 번 이상 습관성 유산을 한 임산부는 다시 유산할 확률이 80~90%나 된다. 활태가 일어나
는 원인으로는 영양실조, 음주, 흡연, 호르몬 이상, 태아의 발육 이상, 병적 난자, 자궁의 기
형 및 발육부전, 자궁경관 확대, 자궁경관의 열상, 매독성 질환, 체내 호르몬 이상과 비타민
결핍증 등을 들 수 있으나 원인을 알 수 없는 경우도 적지 않다.
월경이 없다가 일정한 시기가 지나고 난 뒤 자궁출혈이 그치지 않고 동통이 따르면서 경
관이 열렸다면 일단 우산이 아닌지 의심되는 상황이므로 전문의에게 진찰을 받아야 하고,
무엇보다 유산이 되지 않도록 다음과 같이 노력하는 것이 중요하다.
1) 심한 운동이나 과로를 피하고 감정의 변화를 억제하며 정신을 안정시킨다.
2) 임신을 했을 때는 높은 곳에 올라가거나 복부에 외상을 입지 않도록 주의한다. <심청
전>의 곽 씨 부인이 심청을 임신했을 때 모난 곳에 앉거나, 기운 곳에 서거나, 높은 곳에
오리지 않으면서 주의한 것은 유산을 예방하고 건강한 아기를 낳기 위한 중요한 태교였음을
꼭 기억해 두어야 할 것이다.
3) 정기적인 임신 진단을 받아 조기에 임신 질병이나 자궁의 이상, 그리고 임신중독증을
치료한다.
4) 칼슘, 비타민 등이 많이 들어 있는 음식물을 섭취한다. 그리고 섬유질과 수분을 충분히
섭취하는 것도 중요하다. 대소변에 문제가 없어야 복압이 높아지지 않고 신진대사가 원활히
이루어져 유산을 방지할 수 있다.
5) 지나치게 격렬한 섹스는 유산을 일으킬 수도 있으니 삼간다.
6) 자궁 경관 열상은 유산된 지 며칠 안에 교정 수술을 한다.
7) 습관성 유산이 있는 부인은 유산이 되는 시기에 절대 안정을 하고, 임신 전에는 매독
검사를 받아 양성으로 나타나면 완전히 치료하도록 한다.
15. 자연 유산을 예방하는 민간 요법과 처방
유산을 예방하기 위해서는 비늘 없는 생선, 율무 반하, 엿기름, 자극성 향신료와 이와 비
슷한 약물 들은 모두 피해야 하는데, 자연 유산을 예방하는 데는 민간 요법과 한방 처방이
잘 듣는다.
임신부의 배가 단단하게 뭉치면서 통증이 생기고 출혈까지 보일 때는 재빨리 호박꼭지를
볶아 가루를 내어 찹쌀 뜨물이나 찹쌀 미음에 타서 먹으면 좋고, 호박의 줄기가 뻗으면서
나는 호박손을 삶은 뒤 그 물을 마셔도 좋다. 그리고 연뿌리를 강판에 갈아 즙을 짜낸 다음
소금을 약간 타서 마시러나, 쑥을 검게 태운 다음 끓여서 마셔도 좋다.
한약재로는 당귀가 좋다. 임신 중에 허리까지 무지근할 때 당귀 12그램에 물 300cc를 부
은 다음 물이 반으로 졸 때까지 끓여 두고 온종일 수시로 마시면 되는데, 임신 중 빈혈에도
이렇게 복용하면 증세가 많이 가벼워진다.
습관성 유산에 가장 많이 사용하는 처방에는 다음과 같은 대보고원탕과 금궤당귀산 등이
있다.
1) 대보고원탕: 천궁 12그램, 당귀 8그램, 백작약, 숙지황, 인삼, 백출, 백복령, 황기, 감초
각 4그램, 두충(볶은 것), 속단(약잔 볶은 것), 사인 각 3그램, 생강 3쪽, 대추 2개가 들어가
며, 달여서 복용한다.
2) 금궤당귀산: 황금, 백출, 당귀, 천궁, 백작약, 인삼, 사인 각 4그램, 감초, 진피, 백복령
각 2그램을 가루 내어 12그램씩 따뜻한 술 또는 물로 복용하거나 이 처방대로 첩약을 조제
하여 달여서 복용한다.
증세에 따라 달라지는 유산 예방 처방
에너지가 부족하여 피로와 권태가 심하고 무기력증이 생기면서 자연 유산이 전조증으로
출혈이 있을 때는 심전대보탕을 복용하거나 팔물탕에 몇 가지 약재를 섞은 팔물탕가미방을
쓰는 것이 좋다.
1) 십전대보탕: 숙지황, 백작약, 천궁, 당귀, 인삼, 백출, 백복령, 감초, 황기, 육계 4그램씩
이 들어가고, 달여 마신다.
2) 팔물탕가미방: 한 첩을 기준으로 숙지황 6그램, 백출, 백작약(술에 적셔 볶은 것), 당귀,
두충, 황기, 인삼, 황금, 천궁, 백복령 각 4그램, 감초 3그램, 단삼 1.2그램, 산사육, 애엽 각 4
그램, 찹쌀 1숟가락이 들어가는데, 하루에 두 첩분을 재탕까지 해서 아침, 점심, 저녁으로 나
누어 복용한다.
혈액과 영양 물질이 충분하지 못하여 체력이 쇠약해져 몹시 나른해지거나 안색이 좋지 않
으며, 귀가 윙윙 울리고 두통과 메스꺼움이 심해져 태아가 위럼할 때는 아교주, 애엽, 천궁,
당귀 각 8그램과 자감초 4그램이 들어가는 교애궁귀탕을 달여서 복용한다.
인체를 조직하는 구성 물질이 모자라고 혈액에 열이 쌓이면 온몸에 열이 나고 눈이 충혈
되며, 머리가 아프고 입이 바짝 탄다. 그리고 가슴이 답답하면서 허리가 아프고 출혈이 심해
져 유산될 위험까지 있다. 이때는 속단, 적작약 각각 20그램, 당귀, 생지황 각 40그램이 들어
가는 속단탕을 달여 두고 아침, 점심, 저녁으로 나누어 복용하면 좋다.
여러 종류의 스트레스로 정신이 불안정하면 아랫배에 무엇이 뭉쳐 있는 듯이 불쾌하면서
온몸이 쑤시고 대소변도 시원스레 보지 못하고 심해면 유산이 될 수도 있는데 이때는 안태
음아리는 처방을 쓴다. 안태음 한 첩에는 숙지황 12그램, 천궁, 지각 각 6그램, 찹쌀 1홉, 생
강 3쪽, 대추 2알이 들어가면 하루에 두 첩분씩 재탕까지 달여서 복용한다.
16. 임신부의 보약에도 들어가는 해삼
해삼은 수온이 섭씨 16도 보다 높아지면 바닷속 깊숙한 곳이 진흙 속으로 굴을 파고 들어
가 알을 낳고 여름잠을 자는데, 이 알이 아주 훌륭한 요리감이다. 그런데 중국 요리에서 많
이 쓰는 '해삼'은 회갈색 바탕에 불규칙한 갈색 무늬가 있는 광삼이라는 것으로 해삼과 비
슷
하기는 하지만 해삼은 아니다.
해삼은 맛도 맛이지만 인삼에 버금갈 정도로 몸에 좋다 하여 해삼이라는 이름이 붙었으
며, 낮에는 바위 틈에 숨어 있다가 밤이면 활동하는 것으로 생리가 쥐와 비슷하다 하여 서
양에서는 '바다오이'라고 부른다.
해삼에는 여러 영양 성분이 골고루 풍부하게 들어 있는데, 특히 해삼을 말리면 단백질이
훨씬 많아진다. 칼슘과 철분이 풍부하게 함유되어 빈혈을 보하는 작용이 뛰어나고, 치아와
골격이 튼튼히 형성되도록 도우므로 성장기 어린이나 임산부에게 좋다.
해삼에는 이처럼 여러 가지 영양 성분과 함께 임산부에게 특히 이로운 콘드리아진이라는
성분이 들어 있어, 한방에서는 임신부의 보약을 조제할 때 인삼 대신 해삼을 쓰는 처방도
있다.
그런데 해삼은 여러 생리작용을 활발하게 북돋는 성질이 있으므로, 설사나 이질을 앓고
있는 사람은 섭취하지 않는 것이 좋다.
17. 임산부에게 아주 좋은 미역
춘향이는 복희의 딸로, 광한천에서 적송자와 노닥거리다가 옥황상제의 노여움을 산 뒤 하
계하여 환생한 여자고, 심청이는 서왕모의 딸로, 광한천에서 옥비군자와 노닥거리다가 춘향
이와 마찬가지로 옥황상제의 노여움을 사서 환생한 여자라는 이야기가 있다.
서왕모는 하늘에 사는 선녀로, 표범의 꼬리에 범의 이빨을 가진 더벅머리 여인이다. 세 마
리의 청조가 물어 오는 먹이를 먹고 산다는 이 여인은 3,000년 만에 1개씩 열린다는 신비한
복숭아를 한무제에게 7개씩이나 선물할 정도로 통이 커서, 후예에게는 불사약까지 주었다.
그렇지만 후예는 그의 부인 상아가 이 불사약을 들고 달나라로 도망가는 바람에 이 소중한
약을 입에 대 보지도 못했다.
어쨌든 실제로 구할 수 있는 불사약이나 만병통치약은 바다에 있을 가능성이 가장 높다.
육지의 모든 물질은 바닷속으로 흘러가기 때문에 바다야말로 진귀한 화학재료의 보고며, 여
기서 자란 해초야말로 가장 훌륭한 만병통치약이 될 수 있다.
해초류 가운데서 가장 훌륭한 식품으로 꼽을 수 있는 것이 갈조류인 미역인데, 그 잎이
어찌나 편평하고 넓은지 길이는 1~2미텨에 이르고, 폭은 60센티미터 가량 된다. 미역은 가을
에서 겨울 사이에 부쩍 자라고, 늦봄에서 초여름 사이에 홀씨로 번식한다.
미역은 열과 혈압을 떨어뜨리는 작용이 뛰어나고, 요오드와 칼슘이 많이 들어 있기 때문
에 태아에게 요오드를 많이 공급해야 하는 임산부나 한창 발육이 왕성한 어린이에게 좋다.
미역은 여러 가지 요리로 조리해 먹을 수 있다. 물에 빤 뒤 잘게 뜯어 양념한 고기와 함
께 볶은 다음 차가운 냉국에 넣고 식초를 조금 쳐 먹으면 맛도 별미고, 건강에도 더없이 좋
은 반찬이 되니 이렇게 조리해 보는 것도 좋겠다.
18. 임신과 출산에 매우 유익한 흑염소와 잉어
결혼을 하면 누구나 임신을 하고 출산을 하는 것 같지만 사실 임신과 출산은 간단한 일이
아니어서 간절히 바라는 데도 아기를 갖지 못하는 경우도 많고, 부실한 산후 조리 때문에
평생 후유증을 앓거나 생명을 잃는 안타까운 경우도 드물지 않다.
여성에게 산후 조리는 출산 뒤의 생활을 좌우할 정도로 중요하므로, 출산을 한 뒤에는 될
수 있는 대로 보약을 복용하는 것이 좋다.
한의학에서는 임산부가 완전히 건강을 회복할 수 있도록 보약을 쓰는 법도가 있는데, 이
를 산후 용약법이라 한다.
산후 용약법은 '선축어 후보허'의 원칙에 따라 이루어진다. 쉽게 말해 우선 원활히 순환하
지 못하고 응체된 혈액을 없앤 다음, 허약함을 보한다는 원칙이다. 따라서 아기를 낳고 난
뒤에는 먼저 어혈과 염증을 제거하는 처방을 쓰고, 산후 일주일이 지난 뒤에야 보약을 쓴다.
산후 보약 처방으로는 여러 가지가 있는데, 당귀와 숙지황 등은 산모를 회복시키는 효과
가 뛰어나고 건재약국에서도 쉽게 구할 수 있으니, 차처럼 달여 마시면 된다.
산후 자궁의 회복을 돕는 부녀자의 성약, 흑염소
흑엽소, 가물치, 잉어, 무잎, 쑥, 다시마, 연뿌리, 미역 등도 권할만한 음식들이다. 개소주나
흑염소탕은 모두 산후 회복에 아주 좋은 보약들이지만, 비타민 E가 함유된 흑염소탕이 더
낫다.
염소는 독초가 아니라면 무슨 풀이든 잘 먹을 정도로 식성이 좋으며, 지금으로부터 3천
년 전 메소포타미아에서 사육되기 시작했다. 그렇지만 감칠맛이 나면서도 유독 성분이 없는
염소를 식용한 역사는 이보다 더 길어, 거의 5천 년 가량 된다.
중국의 유명한 약물학자였던 도홍경은 약으로 쓰기에 알맞은 염소는 첫째가 '고양'이요,
둘째가 '오양'이라고 하였다. 고양은 푸른 빛이 도는 검은 암염소를 말하며, 오양은 검은
염소를 가리킨다. 이처럼 옛부터 약으로 쓰는 염소로는 흑염소를 제일로 꼽았고, 한방에서
도 재래종인 흑염소소주를 제일로 친다.
염소고기에 들어 있는 풍부한 단백질은 소화흡수율이 매우 높아, 소화기가 채 성숙하지
못한 어린이나 병후 회복기에 체력이 떨어진 환자의 영양식으로 안성맞춤이다. 특히 칼슘과
철분, 비타민 등의 영양 성분이 고루 들어 있어 어린이의 발육에 더없이 좋다.
그리고 염소고기는 속을 따뜻하게 하고, 내장을 보하며 기력을 증진시켜 통증을 가라앉히
는 작용을 하므로 산후에 매우 이롭다. 따라서 임산부가 흑염소탕을 먹으면 출산으로 손실
된 혈액이 재빨리 회복되어 손발이 따뜻해지고, 저림증이 없어지며, 자궁이 기능을 회복하는
시간이 짧아진다. 특히 산후에 식은땀이 나면서 손발이 차고, 소화불량으로 아랫배와 허리에
통증이 있을 때 복용하면 좋다. 이처럼 산모의 기력을 회복시키는 효과가 아주 뛰어나기 때
문에 옛부터 염소를 임신부의 보약이나 부녀자의 성약이라고 불러 왔다.
약으로 쓰는 염소는 생후 1년이 안된 흑염소가 좋다. 염소 한 마리르 잡아 내장을 깨끗이
씻은 뒤 도로 넣고 털은 제거한다. 여기에 물을 붓고 푹 고은 뒤 뼈를 바르고 다시 물이 반
으로 졸 때까지 고아서 국물을 짠다. 이 곰국에 볶은 백작약, 생강, 볶아서 기름을 뺀 천궁,
감초, 당귀, 숙지황을 넣고 다시 끓인 뒤 국물만 짜서 서늘한 곳에 보관했다가 식전에 커피
잔으로 한 잔 가량씩 복용하면 된다.
임신, 산후 그리고 잉어
황하 상류, 정확히 말하자면 산서성 하진 북서와 섬서성 한성 북동에 자리잡은 성경에는
물살이 아주 거센 용문이라는 여울목이 있다. 복숭아꽃이 필 무렵에는 강물이 불어 물살이
더욱 세차지는데, 이때 이 용문을 거슬러 오르는 잉어는 용으로 비상한다고 한다. '등용문'
이라는 말은 이 이야기에서 유래했다.
일본에는 승천하려는 잉어처럼 아이가 건강하게 장수하기를 기원하는 뜻에서 장대에 종이
로 만든 잉어를 매달아 바람에 휘날리게 하는 풍습이 있다.
이처럼 세찬 물결을 헤치고 오를 만큼 강인한 생명력을 자랑하는 잉어는 대하증을 치료하
고 임신 중의 기력을 돋우며, 산후 회복을 돕는 작용이 대단하다.
임신으로 체력이 많이 떨어졌을 때는 1킬로그램이 넘는 큰 잉어 한 마리를 구해, 내장을
제거한 뒤 씨를 뺀 대추 50개를 뱃속에 넣고 삶아, 그 물을 여섯 번에 나누어 복용하면 좋
다.
태아가 너무 많이 움직여서 복부의 통증이 심하고, 밑으로 무지근한 느낌이 들면서 하혈
을 할 따는 아교주(아교를 잘게 썰어 활석분에 원구형으로 하얗게 부풀도록 볶은 것) 49그
램과 찹쌀 2홉을 함께 섞어, 잉어 뱃속에 넣은 뒤 삶아, 여섯 번에 나누어 복용하면 증세가
많이 가라앉는다.
잉어는 이렇게 임신 중에도 좋지만 산후에도 유익한 물고기다. 아기를 낳고도 젖이 잘 나
오지 많을 때는 애만 태우지 말고, 내장을 다듬어 낸 잉어 한 마리를 약간 태워 가루로 내
어 두고, 아침, 점심, 저녁으로 4그램씩 술을 탄 물로 복용하면 좋다.
그리고 산후 심신이 쇠약해졌을 때 잉어와 닭을 함께 삶아, 맛있게 양념한 뒤 복용하면
기력이 되살아나면서 산후에 흔히 올 수 있는 풍증과 산후 신경통을 예방할 수 있다.
19. 임신 중 태아 사망증
임신한 부인은 질병을 조심하고 건강을 해치는 일이 없도록 주의해야 한다. 급성 전염성
열성 질환이나 심한 혈액순환장애, 중증의 임신중독증, 신장염, 매독 등은 태아의 건강에 심
각한 영향을 미칠 뿐 아니라 생명을 위태롭게 할 수도 있기 때문이다. 기형인 태아도 임신
중에 사망할 확률이 높으며 전치 태반, 태반의 조기 박리, 탯줄 결절 등도 태아 사망의 원인
이 될 수 있다. 물론 낙상 같은 물리적인 충격도 아주 위험하다.
임신된 태아의 14%는 기형아라고 하는 통계가 있는데, 기형아 가운데 88% 가량은 자연
유산을 통해 태어나기 전에 사망하고 나머지 12%가량은 출산된다. 그렇지만 기형으로 태어
난 아기 가운데 유전적 결함이 심한 기형아는 태어난 지 수개월 안에 사망하고, 이보다 오
래 생존한다 하더라도 수명이 짧은 것이 보통이다.
기형아가 발생하는 원인은 유전자 질환을 비롯하여 임신부 질환, 임신부의 약물 복용이나
방사선 노출 등이다. 특히 풍진은 기형아를 만들 위험이 아주 높은 질환으로, 임신 1~4개월
사이에 이 병에 걸리면 태아의 눈과 심장 등에 장애가 나타날 확률이 아주 높다. 그렇지만
태아의 형태가 완성되는 임신 5개월 이후에는 크게 위험하지 않으므로 임신 4개월 이전에
감염되지 않도록 주의해야 한다. 계획을 세워 임신하는 경우에는 3개월 이전에 풍진항체 검
사를 받는 것이 좋다.
태아가 사망한 뒤 나타나는 중세
태아가 모체 안에서 사망하면 자궁의 크기가 초 이상 커지지 않거나 축소되고, 임신 후반
기에 나타나는 태아 심음과 태동 등을 느낄 수 없다. 아울러 유방은 이완되며 초유가 분비
되지 않으면서 임신부의 체중은 줄어든다. 또 임신부의 혀가 퍼래지고 아랫배가 얼음같이
차가워지며, 입에서 나쁜 냄새가 나는데, 그대로 방치할 경우 모체의 생명까지 위험하다.
다음과 같은 요령으로 임산부의 신체를 살펴보면 임산부와 태아의 상태를 알 수 있다.
1) 임신부의 얼굴이 붉고 혀가 푸른 색이면 산모는 이상이 없으나 분만아는 죽는다.
2) 임신부의 얼굴이 푸르고 혀가 붉으며 입가에 거품이 나오면 산모는 죽고 분만아는 산
다.
3) 혀와 입술이 모두 푸르고 입가에 거품이 나오면 임산부나 분만아가 모두 죽는다.
4) 임신부의 복부가 냉랭하면 태아가 이미 사망한 상태고, 온기가 남아 있으면 살아 있다.
5) 임신부의 혀가 검은 색이면 태아가 사망한 것이다.
따라서, 질에서 나쁜 분비물이 흐르거나 아랫배에 찬 기운이 돌면서 오심, 오한, 호흡 곤
란, 권태, 식욕 부진 등이 느껴질 때는 태아의; 상태를 세심하게 살필 필요가 있다.
이런 경우에는 따뜻한 양의 피 한 잔이나 돼지기름 30그램을 달여서 마시면 약이 된다.
또 돼지기름과 꿀 1되씩을 좋은 술 2되와 함께 반으로 졸 때까지 달여 두고 따뜻하게 하여
두 번에 나누어 마시거나, 검은콩 3되를 식초에 진하게 달여 마셔도 좋다.
달걀도 손쉽게 마련할 수 있는 약이다. 달걀의 흰자위만을 몇 개 먹거나 노른자위 1개를
생강즙 1홉에 풀어서 마시면 된다.
20. 분만 뒤에 나타나는 신체 변화
아기를 분만한 산모는 극도의 육체 피로와 신경과민, 그리고 분만에 대한 공포 등으로 피
부의 사소한 자극에도 아주 민감하게 반응하므로 될 수 있는 대로 넓고 깨끗한 방에서 기거
하는 것이 좋다. 산모가 기거하는 방에는 채광이나 환기 등에도 세심한 주의를 기울여야 하
며 방 안 온도는 20+2도가 적당하다. 의류나 손을 항상 깨끗이 하여 아기의 입으로 세균이
감염되지 않도록 한다.
우리나라는 예부터 3, 7일(산후 21일 간) 이전제 산가 방문을 삼가 신생아가 전염병에 감
염되지 않도록 했으며, 산모가 심신을 안정시킬 수 있소록 하였다.
음식은 위장에 부담을 주지 않는 것으로 모체의 회복을 촉진시키고, 젖이 잘 분비되도록
돕는 영양식을 마련해 주어야 한다. 분만 직후 구역질이 없다면 엽차나 우유, 미음, 미역국
등의 유동식이 좋고, 다음날 죽이나 질게 한 밥을 먹인 다음 소화가 잘되는 고형식을 자주
먹이면 좋다.
옛부터 해산 후 '첫국밥'이라 하여 산모에게 먹이인 미역국이나 호박국은 영양이 풍부
할 뿐만 아니라 출산 뒤 몇 주 동안 흐르는 분비물의 배출을 촉진시키고, 해열을 도우며,
산후 부종을 예방하는 과학적인 산후 음식물이다.
분만을 한 다음날은 반드시 누워서 안정해야 하며 식사도 누운 채 한다. 부엌일을 비롯한
세탁, 청소 같은 집안일은 4주 뒤부터 조금씩 하는 것이 좋다.
젖을 먹이는 산모의 회복 속도가 더 빠르다
분만을 하고 나면 자궁이 임신 전의 상태를 회복하기 위해 수축을 일으키기 때문에 분만
할 때와 비슷한 갈혈적인 진통이 하복부와 허리에 느껴진다.
젖을 먹이는 산모는 뇌하수체에서 자궁수축 호르몬이 분비되어 자궁이 복구되는 속도가
빨라지므로 젖을 먹이지 않는 산모보다 통증이 더 심하고, 초산부보다 경산부의 통증이 더
심하다.
분만 당일에 가장 심했다가 시일이 지날수록 약해져 보통 1주일 이내에 없어지지만, 태반
이나 난막이 남아 있거나, 어혈, 또는 자궁염증 등이 있어 후진통이 격심할 때는 원인을 없
애야 한다.
산후에 심한 복토을 일으키는 원인은 다음과 같다.
1) 심한 산후 출혈이 있을 때: 이 경우에는 때때로 복통이 일어났다 누르면 통증이 가라
앉는다. 얼굴은 누래지며, 움직이기 싫을 정도로 심신이 피로해진다.
2) 오로가 전혀 나오지 못했거나 어혈이 있을 때: 배를 만지면 단단한 덩어리가 접히고
누르면 통증이 더 심해져 참기 어려울 정도로 아프다. 월경이 오랫동안 없기도 하고 검은
대변을 본다. 오후가 되면 뼈가 화끈거리는 느낌이 있다.
3) 산후 조섭 불량으로 찬기운이 자궁에 침입했을 때: 오한기를 느끼고 따뜻한 것을 좋아
하면서 얼굴이 하애지나 갈중은 별로 없다.
4) 음식에 체했을 때: 분만을 한 뒤에는 대개 위장이 약해지는데, 이때 음식을 너무 많이
먹어 체하면 소화 불량과 복통을 일으킨다. 이런 경우에는 소변이 전혀 나오지 않거나 시원
스레 보기 힘들어 아랫배가 부풀어오르면서 딴딴해진다. 입맛이 떨어지고 구토를 하거나 시
큼한 냄새가 나는 대변을 본다.
분만이 끝나면 자궁은 잠시 커졌다가 수축되기 시작하여 분만한지 6~8주 가량이 지나면
임신하기 전의 모양과 크기로 돌아간다.
분만 직후 자궁은 1.000그램 가량으로 산모 주먹의 2배 가량 된다. 이때 자궁의 아랫부분
은 단단하게 수축되어 배꼽 바로 밑으로 손가락 3개를 가지런히 한 지점(치골결합의 윗부분
에서 11~12센티미터 위)에 있으나, 몇 시간이 지나고 나면 근육의 긴장이 회복되고 방광이
충만해지면서 다시 상승한다. 그리하여 12시간이 지나면 오른쪽으로 약간 기울어진 상태로
배꼽 높이보다 조금 높은 지점에 자리를 잡는다.
그 뒤 자궁은 날짜가 지남에 따라 수축하면서 계속 아래로 내려와 산욕 이틀째 되는 날에
는 배꼽 밑으로 1~2손가락을 가지런히 놓은 자리에 도달하고, 나흘째에는 분만 직후의 높이
로 돌아온다. 그러다 일주일쯤 지나고 나면 배꼽과 치골결합의 중간 지점(무게는 약 500그
램)에 이르렀다가, 열흘 가량 지났을 때는 치골결합의 윗부분까지 내려온다.
분만을 하고 열흘에서 보름 가량 지나면 자궁은 소골반 안으로 들어가서 외부에서 본에
잡히지 않는 상태가 되는데, 이때 자궁 무게는 약 300~350그램 가량이다.
자궁의 무게는 3주가 지날 무렵 200그램으로 줄었다가, 6주가 넘으면 임신 전의 모양과
크기로 완전히 회복되어 분만 직후 무게의 1/20인 50그램 가량이 된다.
분만 뒤 6주는 금욕 기간
월경은 수유와 관련이 많다. 젖을 먹이지 않을 경우에는 분만을 한 지 6~8주 가량 지나면
첫 월경을 시작하며, 젖을 먹일 경우에는 뇌하수체에 생기는 호르몬의 작용으로 수유를 하
는 동안 원경을 하지 않는 경우도 있다. 이것을 수유기성 무월경이라 한다.
그런데 분만을 하고 8시간이 지나도록 소변을 보지 못하거나 사흘이 넘도록 대변이 나오
지 않을 때는 적당한 방법으로 대소변을 볼 수 있도록 조치해야 한다.
아울러 이 시기에는 성기가 세균에 감염되지 않도록 세심한 주의를 기울여야 하고 자궁의
복구를 촉진시켜야 한다. 주의를 게을리 하거나 무관심하게 방치하여 산후에 여러 가지 이
상 산욕을 초래하지 않도록 하는 것이 중요하다. 38도가 넘는 열이 이틀이 지나도록 내리지
않는 것은 세균 감염에 위한 산욕열의 증세일 수 있으므로 진단을 받는 것이 좋다.
분만 후 6주 이전에 부부관계를 가지면 자궁의 복구가 늦어지고, 질이 손상되어 출혈이
일어날 수 있으며, 세균에 감염될 위험성이 높아지므로 삼가는 것이 좋다. 산후 부부관계는
6주 이후에 상세한 산욕 진찰을 받은 뒤부터 시작하는 것이 좋고, 3개월 이후라면 더욱 안
전하다. 출산을 하고 나면 복벽의 피부가 이완되어 주름이 많이 생기고, 자줏빛 임신선도
회백색으로 바뀌면서 흔적이 희미해진다. 아울러 하복부나 발등에 생겼던 정맥노창도 점점
소실된다. 그리고 몸무게는 임신 전보다 3~4킬로그램 가량 줄어든다.
21. 산후 어혈이 일으키는 복통
몸 안의 장기가 밖으로 튀어나오는 병증이나, 생식기에 염증이 생겨 아랫배부터 생식기,
가슴, 등으로 통증이 파급되는 증세를 산증이라 한다.
산증이 생기면 통증이 몹시 심하여 참기 어려운데, 이렇게 심한 산증의 통증을 산통이라
한다.
한방에서는 산통에 신성대침산이라는 처방을 쓴다. 신성대침산은 유황, 뱍지, 몰약, 당귀,
천궁, 완청 등을 함께 가루 내어 2그램씩 복용하는 처방으로 좋은 차에 타서 마시는데, 이때
찻물 위에 뜬 가루까지 저어서 천천히 마셔야 한다.
신성대침산은 순환되지 못하고 고인 정체성 혈액, 다시 말해 이혈 때문에 생긴 아랫배의
심한 통증에도 좋은 약이 된다. 그러므로 출산이나 유산으로 아랫배에 어혈이 정체되어 통
증이 심하거나 입술이 검게 변할 때, 그리고 얼굴에 티가 많이 생기고 거칠어지거나 등줄기
에 오싹오싹한 느낌이 들 때 복용하면 좋다.
22. 산후조리를 잘못하여 생기는 산후풍
산후에 조리를 잘못하여 찾아오는 여러 가지 산후 후유증을 한방에서는 산후신통이라 하
는데, 흔히 산후풍이라고들 한다. 산후풍은 아기를 낳고 난 뒤 찬바람을 쐬거나, 정서적인
갈등이 심할 때, 그리고 아기를 낳아 쇠약해진 몸으로 과로했을 때 흔히 찾아오며, 영양분을
충분히 섭취하지 못했을 경우에도 생길 수 있다.
산후풍에 걸리면 온몸이 쑤시고 몸에 찬바람이 든 것처럼 뼈마디가 시리며 허리가 아픈
데, 엉덩이 둘레는 터질 듯이 통증이 심하다, 가슴이 답답하고 불안하며 깜짝깜짝 놀라며 눈
이 침침하고 귀에서 소리가 나기도 한다. 그리고 속이 매스꺼워지면서 입맛이 떨어진다. 소
변을 자주 보며 몸이 붓기도 하는데, 한쪽 무릎에 감각이 없어지고 심하게 저리는 증세가
중풍과 비슷하지만 산후풍은 뇌혈관 질환인 중풍과는 다른 병이다.
산후풍을 예방하기 위해서는 산후조리를 잘해야 한다. 따뜻한 온돌에서 미역국을 먹으며
안정을 회복하는 산후조리는 우리 민족에게만 있는 고유의 문화 양식으로, 산후풍을 예방하
고 혈액을 보충하며 산후의 체력을 회복시키는 데 많은 도움이 된다. 사회보장제도가 잘 마
련되어 있는 유럽에서는 점점 가정에서 분만하는 사람이 늘고, 일본에서는 남편과 함께 산
후조리를 할 수 있는 병원이 많아지는 것도 산후조리의 중요성을 인식했기 때문이다.
서양에서는 분만을 하고 난 뒤 바로 냉수를 마시고 찬물로 샤워를 하기도 하지만 서양인
보다 체력이 약한 우리 산모들이 이렇게 하고 나면 산후풍에 걸려 여름에도 내의를 입어야
할 만큼 건강이 나빠지는 경우가 있다.
무더운 여름에 분만한 산모는 날씨 때문에 애를 많이 먹지만 에어컨의 찬바람은 쐬지 않
는 것이 좋고, 두꺼운 이불을 덮고 자다 팔을 내놓으면 오히려 팔이 내내 시리니 차라리 얇
은 이불을 고루 덮고 자는 것이 좋다. 또 겨울에 분만했을 때 산후조리를 한다고 방안의 온
도를 너무 높게 하면 땀을 지나치게 흘리게 되어 좋지 않고 아기에게도 탈수 현상이 일어날
수 있다.
몸에 무리가 느껴지지 않고 보온이 유지된다면 분만한 뒤 2~3일이 지나고부터는 가볍게
걷는 것이 좋다. 가벼운 걸음은 산모의 기분을 상쾌하게 만들어 주고 회복 속도도 빠르게
하며 변비도 예방해 준다. 그렇지만 초산부가 몸이 가벼워진 것 같다고 하여 아기를 낳고
며칠이 지나지도 않아 쇼핑을 하거나 집안일을 무리하게 해서는 안된다.
산후에는 영양소가 풍부한 음식을 고루 섭취해야 하지만 비만해질 정도로 지나치게 섭취
하는 것은 좋지 않다. 자세를 바로하여 요통이 생기지 않도록 하고, 출산을 위해 수술한 부
위와 좆꼭지를 깨끗이 해서 질병에 감염되지 않도록 주의해야 한다. 아기를 낳고 난 뒤 우
울증에 빠지는 경우도 드물지 않은데, 이를 극복하기 위해서는 가족들의 노력이 필요하다.
23. 산후 부종의 해결사 붕어
붕어는 잉어와 비슷하게 생긴 민물고기지만 수염은 없다. 등은 연한 검은 색이고 배는 약
간 어두운 하얀 색인데, 흐르는 물에 사는 잉어는 푸른 빛이 더 진하고, 흐린 물에 사는 잉
어는 누런 빛이 더 진하다. 한 뼘 가량 되는 붕어를 백붕어라 하고, 손바닥만한 붕어를 뼘치
라 한다. 그리고 한 뼘이 넘는 것은 매기라 하며, 두 뼘이 넘으면 울매기, 세 뼘이 넘으면
셋매기라 하는데, 한 자 안팎이 되면 자치라고 한다.
제천 의림호, 전주 덕진, 평양 대동강, 의주 압록강, 경흥 적지는 예부터 붕어의 5대 명산
지로 꼽히던 곳들로, 이곳의 붕어는 맛이 좋고 크다고 한다. 굳이 명산지의 붕어가 아니더라
도 살이 통통하고 큼직하면서 신선한 것을 고르면 된다.
붕어의 단백질은 흡수가 잘되고, 지방질은 적은데, 그나마 불포화지방산이어서 고혈압이나
동맥경화증 환자가 섭취해도 좋다. 그리고 칼슘과 철분이 풍부하게 들어 있어 한창 성장하
고 있는 어린이나 빈혈이 있는 여성에게 궝할 만한 식품이다.
붕어로는 입맛에 따라 구이, 조림, 족, 찜 등의 여러 요리를 할 수 있다. 붕어죽은 붕어의
뼈가 뭉그러질 정도로 고아 채로 거른 뒤 여기에 쌀을 넣고 쑤는 죽이다. 그리고 붕어찜은
쇠고기, 돼지고기, 파 표고버섯 등을 다진 뒤 후추에 버무려 붕어 뱃속에 넣고 간장, 밀가루
를 풀어 흠씬 끓여 익힌 요리다. 그런데 가끔 풍어를 익히지 않고 회로 먹는 사람을 볼 수
있는데, 이렇게 붕어를 날것으로 먹으면 간 디스토마에 감염되기 쉽다.
임신 중에 몸이 붓거나, 산후 부종이 빨리 없어지지 않을 때는 붕어를 개소주나 염소소주
처럼 중탕하여 소주로 만든 다음 복용해도 좋다. 잘 손질한 붕어 1,200그램에 당귀, 구기자
600그램씩을 놓고 개소주를 만들 듯이 중탕해서 즙을 짜면 되는데, 붕어소주는 생각보다 만
들기도 아주 쉽고 효능도 뛰어나다.
24. 월경과 임신을 순조롭게 돕는 토코페롤의 신비
토코페롤은 아기와 임신이라는 뜻을 가진 단어로, 항불임성 비타민이나 생식성 비타민이
라고도 하는데, 흔히 비타민 E라고들 한다.
토코페롤이 모자라면 혈액이 쉽게 응고되어 협심증, 심근경색증, 중풍, 동맥경화, 지방간
등이 발병할 확률이 높아지고, 폐세포의 기능이 약해져 호흡 곤란이 생기기도 하는데, 심지
어 피부염이나 불임증, 암 등이 찾아올 수도 있다.
토코페롤은 심장을 튼튼하게 하고, 혈액순환을 촉진시켜 손이나 발의 냉증을 치료하는 효
과가 있으며, 피부를 맑게 하여 기미, 주근깨, 검버섯 등을 말끔히 없애 주기도 한다. 이 밖
에 견비통이나 신경통을 치료하며, 근육의 순발력을 기르는 작용이 대단하다.
토코페롤은 성기능에도 도움이 되는 영양소로, 남성의 정자를 늘리고, 여성의 월경과 임
신, 분만을 순조롭게 촉진시키는 작용을 하기도 한다.
이처럼 인체에 여러모로 도움이 되는 토코페롤을 풍부하게 함유하고 있는 식품으로는 밀
의 씨눈, 대두, 땅콩, 참깨 등을 비롯하여 소, 돼지, 닭 등의 간과 쇠고기를 들 수 있다. 그리
고 평소에는 잘 먹지 않지만 염소에도 토코페롤이 풍부하여, 흑염소는 손꼽히는 여성의 보
약이기도 하다.
25. 임신부도 안심하고 쓸 수 있는 이뇨제, 저령
무용버섯이라고도 하는 저령은 생김새가 마치 돼지 똥 같고, 빛깔마저 검다. 구멍버섯과에
들어가는 이 버섯은 단풍나무에서 주로 번식하기 때문에 풍수령이나 주령이라고도 부른다.
소변을 원활하게 하는 이뇨 효과가 뚜렷하면서도 신체에 부작용을 일으키지 않아 약물을
조심해야 하는 임신부도 저령만은 안심하고 쓸 수 있다.
간경화나 신장 질환으로 배에 고인 복수를 배출하는 효과가 있으며, 형소 소변을 시원스
레 보지 못했던 사람까지 폭 넓게 응용할 수 있다.
그렇지만 저령을 지나치게 많이 복용하면 이뇨가 너무 심해져 탈수 증세가 생길 수도 있
으니 너무 많이 복용해서는 안된다.
26. 세균 감염을 방지해 주는 산후 분비물, 오로
태아를 분만하고 나면 자궁체점막 상처 부위의 분비물과 경관 및 질 등의 혈액이 섞인 산
후 분비물이 나오는데, 이를 오로라 한다. 이처럼 오로는 혈액, 점액, 탈락막세포를 비롯한
세균 등이 섞인 혼합물로, 분만으로 생긴 자궁의 상처 부위에 세균이 감염되는 것을 방지하
고 치유하기 위한 생리 현상으로 일어난다.
오로의 색깔이나 양, 성분 등은 산후 일수에 따라 달라진다.
오로의 총량은 초상부가 경산부보다 적은 편이기는 하지만 500~1,500cc 정도로 비슷하다.
이 가운데 3/4가량은 분만한 지 사나흘 만에 배설된다.
분만 직후와 다음날에는 붉은 색을 띠는 오로가 나오는데, 이것은 응고되지 않은 순혈액
성분이다. 자궁의 상처 부위가 아물기 시작하는 산후 4~8일 즈음에는 오로의 백혈국 증가하
고 색깔도 변하면서 고기즙과 같은 갈색 오로가 배출된다. 이때 땀냄새와 비슷한 냄새가 나
는 경우도 있다. 산후 9일이 지나면 오로의 백혈구는 더욱 증가하여 누런 크림 빛을 띠다가
3주 가량 되었을 때는 아예 흰 색을 띠고 4~6주 사이에는 오로의 분비가 끝난다.
오로가 분비될 때는 외음부의 오염이 심해져 세균이 침입할 가능성이 많으므로, 외음부의
소독을 아주 철저히 해야 한다. 적어도 분만 3일까지는 3~5시간마다, 그 뒤 1주일은 하루 2
회 정도 반드시 소독된 탈지면으로 분비되는 오로를 질부위에서 항문 부위 쪽으로 닦아 주
어야 한다. 산후에는 외음부뿐 아니라 온몸을 깨끗이 해 주어야 하지만 목욕을 하기는 어려
우므로, 산후 경과가 좋을 경우 분만 4~5일부터 더운 물에 타올을 적셔 땀이나 분비된 유즙,
그리고 기타 불순물로 불결해진 몸을 가볍게 닦아 주는 것도 좋다.
그런데 오로가 나외야 할 기간에 제대로 나오지 못하고 자궁강안에 그대로 고이고 마는
경우도 있는데, 이것을 오로불하라 한다. 산모의 회복이 빠른 경우에는 더러 아무 탈도 없이
일찌감치 오로가 폐지되기도 한다.
자궁이 제대로 수축되지 않아 쉽게 복구되지 않거나 자궁이 뒤쪽으로 젖혀진 상태일 때,
또 자궁 안에 어혈이나 난막 등의 잔유물이 있을 때, 그리고 방광이 충만해 있거나, 분만할
때 출혈이 심한 경우 이러한 오로불하가 생긴다. 이러한 원인으로 오로가 원활하게 배출되
지 않으면 복통이 심하고 가슴이 답답하며 열이 난다. 또 배출되는 오로에서는 악취가 난다.
오로불하와 달리 산후 자궁 안에 고여 버린 어혈이나 태반 잔유물 때문에 산후 4~6주가
지나도록 끊임없이 비린내가 나는 오로가 흐르는 상태를 오로부절증이라 한다. 오로부절증
이 있으면 신체가 쇠약해지면서 얼굴이 누렇게 되고 하복통이 심해 허리가 끊어질 듯이 저
리고 아프다. 증세가 심해지면 얼굴에 핏기가 없어지면서 창백해지고 정신이 혼미해지면서
사지에 힘이 빠진다. 더러 심한 어지럼증과 갈증에 시달리다 밤이 되면 뼈마디가 화끈거리
는 증세가 나타나기도 한다.
27. 부모의 건강과 아기의 수명
천지의 정기로 만물이 생성되듯이 인산의 혼백도 아버지의 정기와 어머니의 정기를 받아
이루어진다.
부모의 정기를 박아 어머니의 몸에 자리를 잡는 태아는 첫 번째 달에 아주 희미하게 응결
되었다가, 두 번째 달에 눈에 보일 듯 말 듯한 형태가 이루어지고, 세 번째 달에 사람의 형
상이 잡힌다. 그러다 여섯 달이 지나면 머리카락이 생기고, 일곱 째 달에는 혼의 작용으로
오른손을 움직이며, 여덟 째 달에는 백의 작용으로 왼손을 움직인다. 그리고 열 달이 흐른
뒤에는 분만되어 세상에 태어나는 것이다.
그런데 태아가 분만될 때까지 걸리는 기간은 조금씩 차이가 나고 이에 따라 수명도 제각
각 달라진다. 잉태된 지 306~296일 만에 출생하는 것을 상기라 하고, 286~296일 만에 출생하
는 것을 중기라 하며, 256~246일 만에 조산하는 것을 하기라 한다.
비록 달수를 모두 채우지 못하고 태어났다 하더라도, 부모의 정기를 충분히 받고 출생한
아기는 장수할 수 있지만, 부모의 정기가 모두 쇠약하다면 요절할 수도 있다. 이렇게 아기를
낳기 전에 부모의 건강을 살피고 몸에 무리가 가지 않도록 노력하면 아기도 장수의 복을 누
릴 수 있으니, 아기를 갖기 전에 자신들의 몸부터 건강하게 잘 돌보아야 한다.
28. 슬기로운 '동의보감'의 육아법
아기는 참으로 사랑스럽고 소중한 존재지만, 낳기도 기르기도 쉽지 않은 것만은 틀림없는
사실이다. 자식은 마치 줄기에 달린 참외와 같아, 뿌리가 메마르고 튼튼하지 못하면 설익거
나 쪼그라들고 만다. 어머니가 섭취한 음식물이 그대로 자식의 피와 살이 되듯이, 부모의 성
품과 기운은 아이에게 그대로 전해진다. 그만큼 부모 노릇이 어렵다는 뜻이다.
'동의보감'에는 다음과 같이 아기를 기를 때 주의해서 지켜야 할 육아십법이 나와 있다.
1) 등을 따뜻하게 해야 한다.
2) 배가 차가워지면 안된다.
3) 발을 따뜻하게 해야 한다.
4) 머리는 서늘하게 해야 한다.
5) 가슴을 서늘하게 해 줘야 한다.
6) 이상한 물건을 보여서는 안된다.
7) 비장과 위장을 따뜻하게 해 줘야 한다.
8) 울음을 그치기 전에 젖을 주지 말아야 한다.
9) 경분(매독이나 매독성 피부병의 약으로 쓰이는 한방의 약물)과 주사(경련을 진정시키
는 짙은 붉은 색 약물) 등을 먹이지 말아야 한다.
10) 너무 자주 씻기는 것은 좋지 않다.
아기가 울 때 울음을 그치게 할 생각으로 젖을 먹이는 경우가 있는데, 이렇게 젖을 먹이
면 아기가 소화를 제대로 시키지 못해 토하기 쉽다. 그리고 젖과 밥을 섞어 먹여도 소화불
량을 일으켜 배앓이를 할 수 있다.
소화기능이 채 발달하지 못한 아기에게는 될 수 있는 대로 소화가 잘 되는 부드러운 음식
물인 익힌 채소와 흰죽, 우유 등이 좋다. 성장함에 따라 자연히 섭취하게 될 음식을 너무 빨
리 무리하게 먹이면 탈이 생기게 마련이니 아기에게 알맞은 재료를 부드럽게 조리해서 먹이
는 것이 중요하다.
29. 생각보다 쉽지 않은 수유
신생아에게 젖은 여러모로 아주 중요하다.
바라티리오바라 박사의 이야기처럼 젖은 태어난 지 여섯 달이 안 된 신생아들의 영양 물
질로 가장 완벽하고 훌륭할 뿐 아니라, 면역작용도 대단하여 모유를 먹고 자란 어린이들은
호흡기나 소화기 계통의 질환, 또는 알레르기성 질환에 걸릴 확률이 적다.
또 모유를 먹지 않은 어린이들은 남들과 잘 어울리지 못하는 성격이 된다고 발표한 것도
기억해 둘 만하다. 젖을 충분히 먹으면서 자란 어린이는 온순하고 너그러우며 낙천적인 태
도와 기질을 가지지만 모유가 충분하지 못한 어린이는 무엇인가 제 것을 빼앗긴 듯이 생각
하여 의심을 하며, 겁이 많고 적의를 안은 채 살게 된다.
임신 중에는 태반에서 에스트로겐과 프로게스테론이 왕성하게 분비되어 유선 조직이 발육
하고 유방이 커진다. 출산으로 이들 호르몬이 덜 분비되면 놔하수체전엽에서 프로락틴이 대
량 분비되어 젖 분비를 촉진하기 시작한다. 아울러 뇌하수체후엽에서 옥시초신이라는 호르
몬이 분비되어 젖을 분비한다. 이렇게 해서 출산과 더불어 젖이 분비되는 것이다.
산후 며칠 동안에 나오는 젖을 특히 산욕초유라 하는데 이 초유에는 소화가 잘 되는 단백
질이 많이 함유되어 있어 아기의 태변 배설을 촉진한다. 또 면역항체를 많이 함유하고 있어
아기의 면역능력을 키워 주는 작용을 한다.
원활한 수유를 위한 준비
수유를 원활하게 하기 위해서는 출산 예정일을 두세 달 앞두고 유두를 드러내어 마찰시키
는 것이 좋다. 브래지어를 벗고 공기와 햇볕, 자외선 속에 자유스럽게 드러내 준다. 처음에
는 조금씩 짧게 노출시키다가 점점 자주, 긴 시간 노출시키면 된다.
이때 물이나 헝겊, 옷, 손가락 등으로 마찰을 해 주면 좋다. 물론 마찰도 조금씩 짧게 하
다가 자주, 길게 그리고 조금 더 세게 마찰하는 것이 좋다. 강렬한 물줄기로 하는 샤워도 좋
고 브래지어를 하지 않은 채 마나 굵은 삼베족삼을 입어 유두를 자극하는 것도 좋으며 엄지
와 둘째손가락 사이에 유두를 끼고 앞으로 아프지 않을 정도로 세게 잡아당긴 다음 손가락
사이에서 유두를 천천히 굴리면서 단련시키는 것도 좋다.
만일 단련을 게을리 하면 아기에게 2~3일만 젖을 물려도 유두가 끊어질 듯이 아파 참기
어려워진다. 일종의 유두파쇄 현상이 일어나는 것이다. 유두만이 아니고 기저부와 유륜이 모
두 헐고 파열되며 동통이 극렬해진다. 심하면 점액이 흐르고 출혈마저 일어난다. 이렇게 되
면 외취유옹이 유발되기 쉽다.
외취유옹이란 아기가 젖을 빨면서 유두를 물어뜯거나 젖을 입에 문 채 잠이 들어 일어나
는 유옹을 말한다. 외취유옹에 걸리면 유방에 덩어리가 생기면서 굳어지고 서서히 곪다가
오한발열에 시달리고 누런 농액이 흘러나온다.
이렇게 외취유옹이 이루어지기 전에 유두파쇄가 일어났을 때는 녹용에 난 털을 까맣게 태
워 그 잿가루를 상처에 뿌리면 빠른 시간 안에 즉효를 볼 수 있다.
모유를 먹일 때 생길 수 있는 몇 가지 문제들
'동의보감'에서는 아기에게 젖을 먹일 때는 반드시 묵은 젖을 짜 낸 뒤 먹이고, 아기가
울음을 그치기 전에 젖을 물리거나 젖을 먹인 다음 바로 밥을 먹이지 말라고 하였다. 그리
고 어머니가 잠든 채 아기에게 젖을 물려 아기가 너무 젖을 많이 먹지 않도록 해야 한다고
하였다.
젖을 먹이는 데는 생각보다 어려움이 많이 따른다. 임신 기간 중에 우즙이 저절로 유출되
는 것을 유읍이라고 하고 산후에 아기가 아직 젖을 빨지 않는데도 저절로 유즙이 흐르는 것
을 우즙자출이라고 한다. 어느 경우든 기허와 간열(간에 나쁜 열이 침범하였거나 간기가 원
활히 순환되지 못해 생기는 병증)이 원인이다. 유방이 팽창되거나 아프면서 얼굴에 열이 달
아오르면 간열이 원인이고, 이와 반대면 기허가 원인이다.
산후에 젖이 모자라는 것을 결유 또는 유즙불행이라고 한다. 이 증세의 원인은 허증과 실
증으로 나눌 수 있는데 허증은 대개 체질 허약, 기혈 부족, 또는 출산시의 출형 과다, 산후
과로나 영양 부족 등에 의한 것이다. 이 경우에는 젖이 모자라면서 안색도 창백하고 어지러
우며 심장이 후들후들 떨리고 산후에 나와야 할 오로의 분량도 적다. 그러나 실증은 대개
유선옹체, 기혈순환장애, 간울기체 등에 의한 것으로 젖이 모자라면서 유방이 붓고 아프며
가슴과 옆구리가 답답하며 변비와 열이 동반하는 경우도 있다.
허증일 때는 우선 산모의 식사를 점검하여 분량을 적당히 조절하고 영양가와 수분을 충분
히 섭취하도록 해야 한다. 이럴 때는 영양제나 보약, 돼지족발 등이 좋다. 그런데 보약으로
녹용은 쓰지만 인삼은 잘 쓰지 않는다. 그 이유는 인삼이 젖을 말리기 때문이다. 인삼이 소
양인 산부의 젖을 줄이는 것은 사실이니 체질에 따라 조심해야 한다. 젖을 먹이기 전에 물,
우유, 주스를 마시거나 양조 이스트를 복용하는 것도 좋다.
실증일 때는 잠을 충분히 자고 휴식하면서 몸을 편하게 해야 한다. 마음을 안정시키고 즐
겁게 책을 읽거나 유쾌한 음악을 듣는 것도 좋다. 또 뜨거운 물로 유방을 마사지하거나 아
기에게 젖을 다 먹인 다음에 남은 젖을 짜 버리거나 아기에게 젖을 자주 빨려 유선의 흐름
을 원활하게 만들어 주는 것도 잊어서는 안된다. 한방에서는 왕불유행(두해살이풀인 장구
채), 하고초(산과 들에서 흔히 볼 수 있는 꿀풀), 목통, 조각자(혈액순환을 돕고 부종을 없애
는 주엽나무 가시) 등을 차처럼 달여 마시게 한다.
30. 튼튼한 아기를 만드는 모유
모유는 신생아나 유아를 위한 이상적인 좋은 음식물일 뿐 아니라, 수유를 통해 모체가 빨
리 회복되도록 촉진하는 작용을 한다. 그러니 아기를 놓은 뒤에는 어쩔 수 없는 경우가 아
니라면 반드시 수유를 하는 것이 좋다.
분만을 하고 난 뒤 잠깐 동안은 대개 젖이 부족하여 애를 태우게 마련이지만, 계속 젖을
먹이다 보면 젖이 점점 늘어나니 크게 걱정할 필요는 없다. 그렇지만 만약 산후 사흘이 지
나도록 젖이 많이 늘지 않거나, 지나치게 적을 경우에는 유방 마사지를 하거나 최유제를 사
용해 보는 것도 좋다.
젖꼭지가 너무 작거나 안으로 깊이 들어가서 아기가 빨기에 어려울 때는 깨끗한 손으로
잡아내어 빨기 쉽도록 도와 주어야 한다. 초산부라면 분만을 하기 전에 젖을 깨끗이 소독한
뒤 잡아내는 연습을 해 두는 것도 많은 보탬이 된다.
그리고 수유 전후에는 젖꼭지를 2~3%의 붕산수나 미지근한 물로 깨끗하게 씻어 주는 것
이 좋다. 가끔 알코올로 씻는 산모도 있는데, 알코올이 증발하면서 젖꼭지의 수분이 메마르
면 상처가 생기기 쉬우니 알코올은 쓰지 않는 것이 낫다.
31. 젖을 잘 돌게 하는 여러 가지 방법
젖이 너무 적게 나거나 많이 나다 못해 흐를 지경이 되면 수유가 어려워진다.
유선이 제대로 발육되지 못했거나 위축되어 함몰유두나 소유두, 유선염이 되었을 때, 또는
산모의 영양 상태가 불량하거나 우울증 같은 스트레스에 시달릴 때는 젖이 충분히 분비되지
못한다. 이 밖에 다산한 경산부나 나이 많은 초산부도 마찬가지 어려움을 겪곤 한다.
그러므로 산모는 영양이 풍부한 음식을 섭취하고 신체와 정신을 안정시켜 피로는 물론,
공포나 우울증에 빠지지 않도록 주의해야 한다. 그리고 무엇보다 유즙 분비를 어렵게 만드
는 정확한 원인을 파악하는 것이 중요하다.
젖이 잘 나지 않더라도 일정한 시간에 아기에게 젖을 물리거나 짜내면서 유방 마사지를
꾸준히 하는 것이 좋다. 우유를 비롯한 물기 있는 음식이나 다음과 같은 처방도 효험이 있
다.
1) 날두부에 설탕을 넣어 끓인 다음 술을 타서 먹는다.
2) 붉은팥을 삶아 그 물을 수시로 마시든가 죽을 쑤어 먹는다.
3) 상추 세 포기를 짓찧은 뒤 물에 타서 먹는다.
4) 불에 볶은 수세미씨를 가루 내어 6그램씩 술에 타서 마시고 땀을 낸다.
5) 통초를 달여 먹는다.
6) 맥문동과 서각을 6그램씩 섞어 가루를 낸 뒤 반 숟가락씩 물에 타서 먹는다.
7) 돼지족과 파를 함께 달여 먹는다.
그런데 젖이 정상으로 분비되는 데도 일부러 수유를 하지 않거나, 분비된 유즙이 유두를
통해서 나오지 못해(소의 젖구멍이 트이지 않았다고 함) 안에 가득 차는 경우도 있다. 이 경
우에는 울체증이 되어 젖이 분비되기 시작한 지 이틀 가량 지나면 유방이 팽팽해지고 당기
면서 통증이 생긴다.
그러므로 젖이 아예 적게 분비되는 유즙 분비 과소증인지, 분비된 젖이 밖으로 나오지 못
하고 고이는 울체증인지 구별하여 적절한 대책을 세워야 한다.
울체증이라 하더라도 산욕 초기부터 시간을 정해 두고 수유를 하도록 애쓰고 유방 마사지
를 자주 해 줘야 한다. 또 유즙 흡입기나 손으로 젖을 배출시키면서 체온과 비슷한 온도로
찜질을 하고 수유 전후에는 반드시 유두를 깨끗이 해 주어야 한다.
천산갑(대만, 네팔, 인도 등지에 서식하는 천산갑과의 동물로, 한의학에서는 젖이 잘 돌지
않을 때 껍질을 약으로 쓴다) 30그램을 불에 노랗게 구운 다음 가루를 내어 좋은 술에 반
숟가락씩 타서 마시러나 뽕나무잎을 짓찧어 미음에 갠 뒤 창호지에 싸서 통증 부위에 넓게
붙이면 치료에 도움이 된다.
32. 충분히 수유하고도 넘치는 젖
이와는 반대로 젖이 지나치게 많이 분비되어 고생하는 경우도 있다. 유즙 분비 이상 항진
은 분만을 하며 쌓인 심한 피로 때문에 기, 혈이 부족해지거나 비장 또는 간장의 기능이 약
화되었을 때 많이 나타난다.
월경이 시작되면 젖이 덜 나는 경우도 있지만, 몇 년이 지나도록 젖이 계속 흘러 결국 병
이 되어 유즙누설증이 되기도 한다.
아기에게 충분히 젖을 먹였는데도 젖이 계속 나면 모체에 영양장애가 생기면서 체력이 떨
어지고 쇠약해진다. 그래서 낯빛이 누에지고 사지가 나른해지는 것은 물론, 정신마저 혼미해
지므로 그대로 내버려둘 일이 아니다.
될 수 있는 대로 수분 섭취를 줄이면서 유선을 자극하지 말아야 한다. 특히 손이나 기계
로 젖을 짜는 일은 절대 삼가는 것이 좋다. 이때 볶아서 달인 엿기름물이나 식혜를 수시로
마시면 효험을 톡톡히 볼 수 있다.
33. 통증이 심한 유선염
산욕 제 2~4주 즈음에 유선의 실질에 생기는 염증을 유선염이라 한다. 유선염은 추산부에
게 많이 나타나는 증세로 불결한 손이나 옷이 상처난 유두에 닿아 화농균이 침범하거나, 유
즙울체증으로 세균이 감염되는 경우가 많고, 분노 등 정신적 감동이 심했거나 기름진 음식
을 너무 많이 먹었을 경우에도 발병할 수 있다.
오한이 심하고 39~40도에 이르는 높은 열이 나면서 유방이 짓무르고 피부가 벌겋게 부어
오르는데, 격렬한 압통이나 자발통이 따른다. 유선염을 일으킨 쪽의 겨드랑이와 임파선에 종
창이 생겨 팔을 움직이기 어려워지기도 한다.
치료를 미루어 증세가 심해지면 곪으면서 고름이 괴다가 밖으로 구멍이 뚫리기도 하고,
유선의 주위로 염증이 넓게 퍼지기도 하는데, 자주 씻는 것이 좋고 다음과 같은 방법으로도
증세를 많이 가라앉힐 수 있다.
1) 아욱씨를 가루 내어 두고 한 숟가락씩 물에 타서 복용한다.
2) 잉어껍질에 침을 발라 환부에 붙여 둔다.
3) 대구껍질을 물에 담갔다가 붙인다.
4) 서리 맞은 호박잎을 말려 가루를 낸 다음 물에 개어 붙인다.
5) 감국의 전초를 짓찧어 술에 타서 마시고 찌꺼기는 환부에 붙인다.
6) 민들레나 미꾸라지를 짓찧어 붙인다.
7) 귤껍질 40그램과 감초 4그램에 물 3홉을 붓고 달여 마신다.
8) 붕어 한 마리와 마 1개를 함께 짓찧어 환부에 붙인다.
9) 살아 있는 우렁이의 살을 잘게 썰어 밀가루에 잘 반죽한 뒤 배꼽 두 치 아래에 붙인
다.
그리고 유선염으로 젖이 잘 돌지 않고, 유방의 통증이 심할 때 권할 만한 음식이 저제죽
이다. 저제죽은 이름 그대로 돼지족으로 쑤는 죽인데, 다음과 같이 여러 가지 방법으로 만들
수 있다.
1) 돼지족을 삶은 물에 토과근, 통초, 누로 등의 약초를 넣고 달인 다음 국물만 걸러 낸
뒤, 여기에 쌀, 파 등을 넣고 끓여 먹으면 젖이 잘 나오지 않는 데 좋다.
2) 돼지족 삶은 물에 미꾸라지, 붕어, 민들레, 마 등을 넣고 달인 뒤 걸러 낸 국물에 쌀을
넣어 쑨 죽은 젖이 잘 돌지 않으면서 통증이 심하고, 몸이 으실으실 떨리면서 열이 높은 증
세에 약이 된다.
3) 돼지족 삶은 물에 상추씨와 감초를 넣고 달인 뒤 걸러 낸 물에 쌀을 넣어 쑨 죽은 젖
을 돌게 하는 효과가 뛰어나다.
34. 유산이나 조산에 따른 만성 유선증
만성 유선증은 유방 안에 포도알이나 배만한 멍을 두세 개가 생기면서 유두에서 말간 액
체나 악취가 심한 피고름이 나오고, 오래 방치해 둘 경우 유암을 일으키기도 하는 병증이다.
멍울은 별로 단단하지 않지만, 손으로 누르거나 밀어도 잘 움직이지 않는다.
그렇지만 통증이 없고 겨드랑이나 임파선이 붓지도 않으며 피부색도 변하지 않아 자칫 가
볍게 넘겨 버릴 수도 있으므로 주의해야 한다.
연령대별로 보면 40대 부인에게 가장 많이 생기는데, 특히 수유를 일찍 끝냈거나 태어난
때부터 함몰 유두일 경우, 또는 조산이나 유산이 잦았을 때 발병률이 높으니 이런 부인들은
주의해서 자신의 몸을 살피는 것이 좋다.
여러 가지 치료 방법이 있지만, 간단히 집에서 할 수 있는 방법으로 호두 알맹이를 말려
서 가루를 낸 다음 흑설탕과 섞어 두고 따뜻한 물로 아침, 점심, 저녁마다 10그램씩 복용해
도 좋은 효과를 얻을 수 있다. 그리고 6~7월 장마철에 따서 소금에 절인 오매(매실)를 태운
다음 갈아서 기름에 개어 하루에 두세 번씩 환부에 바르는 것도 권할 만한 방법이다.
35. 유전될 확률이 높은 유방암
산후에 흔히 발병하는 갖가지 유방 질환은 유방암을 일으킬 우려가 크다. 유방암은 유전
인자의 영향을 많이 받는 질병인데, 프랑스의 자스민은 자존심이 세거나 아집이 강하거나
히스테리가 심한 여성에게 많이 발병한다고도 한다. 이 밖에 다음과 같은 여성들에게 발병
률이 높다.
1) 어머니나 여자 형제 가운데 유방암을 앓는 사람이 있다면 발병 빈도가 보통 사람에 비
해 2~4배 높아진다.
2) 30살이 넘도록 임신해 본 경험이 없는 여성에게 잘 생기기 때문에, 수녀들에게 많이
발병한다.
3) 대개 초산을 경험하기 전인 25살 이전에 피임 약을 1500mg 이상 복용하면 걸리기 쉽
다.
4) 초경은 빨리 시작되고 폐경은 늦게 맞이하는 여성에게 잘 생긴다.
5) 비만하거나 칼로리가 높은 식생활을 계속하는 여성에게 발병할 확률이 높다.
평생에서 아기를 낳아 젖을 먹인 기간이 36개월이 넘는 여성은 유방암 발생률이 보통 여
성에 비해 약 4분의 1로 떨어지니 아기에게 모유를 먹이는 것이 여러모로 좋다.
유방암을 조기에 예방하려면 달마다 한 번씩은 검진을 해 주는 것이 좋다. 그런데 월경을
하기 전에는 유방이 부풀거나 응어리가 지는 경우가 많으므로 월경을 하고 5~10일이 지난
다음에 검진을 하도록 한다.
스스로 유방을 만지면서 유방암을 검진할 수도 있는데, 이때 손가락으로 세심하게 쓰다듬
듯이 만져야 한다. 그리고 유선은 유방 주위에 넓게 퍼져 있으니 될 수 있는 대로 넓게 만
지도록 한다. 유방암을 검진하는 순서는 다음과 같다.
1) 우선 웃옷을 벗고 거울 앞에 서서 유두가 침몰했는지, 피부가 패이거나 주름지지 않았
는지, 유두에 분비물이 묻어 있는지, 유방의 모양이 변하지는 않았는지, 유방이 서로 다른
방향을 향해 있지는 않은지 자세히 관찰한다.
2) 머리 뒤로 두 손을 올리고 다시 살핀다. 양손을 허리에 대고 몸을 약간 기울이면서 양
어깨와 양팔꿈치를 앞으로 기울이면서 다시 살핀다.
3) 조사하려는 유방 쪽의 팔을 올린 상태에서 다른 쪽 손가락 서너 개로 힘을 주지 만고
천천히 유방을 만져 본다. 유방을 누르거나 달팽이 모양으로 점점 원을 크게 그리면서 만지
고, 갈비뼈와 평행이 되게 바깥쪽에서 안쪽으로 만저 본다. 겨드랑이와 유방 윗쪽을 잘 살피
고, 유두를 조심스럽게 짜면서 분비물이나 혈액 등이 비치는지도 살펴본다. 팔을 내린 상태
에서도 마찬가지 요령으로 만져 본다.
4) 어깨 밑에 베게를 넣고 누워서 한쪽 순을 머리 위로 올리고 반대편 손으로 유두에서부
터 달팽이 모양으로 원을 크게 그리면서 멍울이 있는지 살핀다.
제4부 여성의 생식기
1. 세월과 출산에 따라 변화하는 여성의 성기
'엄지공주'라는 동화에서 엄지 공주는 두더지 아저씨의 청혼을 받는다. 원래 두더지는
암컷 한 마리가 여러 마리의 수컷을 거느리고 다니는 동물이다. 아마도 두더지 아저씨는 공
동 남편의 역할이 기분 나빠서 엄지 공주에게 청혼을 했는지도 모르겠다. 어쨌든 두더지에
게는 신기하게도 인간과 마찬가지로 처녀막이 있는데, 일생동안 세 번이나 자연 재생된다.
그런데 인간의 처녀막은 두더지와 달리 한번 파손되면 재생되지 않는다. 파손된 처녀막은
섹스를 하는 동안 마멸되어 흔적도 없이 사라지고, 더불어 질 안의 잔주름도 함께 닳아 버
리는 것이다. 질 안에는 대개 48개쯤 되는 주름이 있는데 주름이 많을수록 남성과 여성의
성감은 모두 나아진다.
나이가 들면서 여자는 점점 배에 군살이 붙고 엉덩이는 탄력이 떨어지면서 커진다. 그래
서 사타구니가 펑퍼짐해지고 엉덩이 밑으로 깊은 고랑이 진다. 사타구니가 펑퍼짐하다는 것
은 서혜부(치골부의 양쪽에 있는 세모꼴 모양의 범위)가 예각을 이루지 못했다는 증거며, 엉
덩이 밑에 깊은 주름이 잡혔다는 것은 탄력을 잃고 늘어졌다는 증거다.
음모와 음순도 점점 변한다. 음모는 마모되어 탈모가 많아지며 새치마저 생긴다.
대음순은 음낭 같아서 얇고 주름이 많은 것도 있고 지방이 끼어 도톰하면서 주름이 적은
것도 있다. 발육이 빈약할수록 주름이 많고, 발육이 좋을수록 주름이 적은데, 나이가 들면
지방이 빠지면서 얇아지고 주름이 더 늘어난다. 대음순이 얇고 주름이 많을수록 대음순 주
위의 색은 더 짙어진다.
클리토리스의 포피 밑 부분에서 아래로 뻗어 있는 소음순은 나이가 들고 성관계를 많이
가질수록 발달하며 나이와 섹스 정도에 따라 길이도 변화한다. 그래서 젊은 여자의 소음순
은 5센티미터 가량 되는 데 비해 어느 정도 나이가 들면 7센티미터에 이르게 된다.
소음순의 높이도 마찬가지다. 젊은 여자의 소음순 높이는 10밀리미터 안팎인 데 비해 나
이가 들면 20밀리미터까지 높아진다. 섹스를 많이 하면 할수록 소음순의 높이는 점점 높아
져서 대음순 사이로 혀를 빼물고 바깥 구경을 하려 한다.
수음순의 두께도 젊었을 때는 2밀리미터 안팎이던 것이 아니가 들거나 관계를 많이 하다
보면 5밀리미터 가량으로 두꺼워진다.
어쨌든 관계를 많이 할수록 이렇게 소음순의 길이와 높이, 두께가 늘어나고 색은 검붉은
색으로 짙어질 뿐 아니라 클리토리스가 커지면서 발육이 좋아진다.
성기를 변화시키는 출산의 여러 요인들
출산을 할 때는 잘과 항문 사이의 회음부가 찢어지지 않도록 절개 수술을 하는 경우가 많
다. 절개한 부위는 출산을 한 뒤에 다시 봉합하는데, 이때 잘못 봉합하여 비뚤어지는 경우도
있다. 이것도 여성기의 변화를 일으키는 원인이 된다.
이렇게 분만을 하면 여성기는 많이 변화한다.
예를 들면 자궁의 크기는 분만 직후에는 주먹의 두 배로 1,000그램이나 되지만 5일째엔
분만 직후 크기의 반이 되고 보름째에는 분만 직후 크기의 3분의 1이 되며 6주가 되어야 비
로소 분만 직후의 20분의 1 크기가 된다. 임신 전의 프기로 돌아가는 것이다.
자궁저의 높이도 마찬가지다. 분만 직후에는 배꼽 밑으로 손가락 셋을 가지런히 눕힌 지
점에 자리를 잡고 있지만 몇 시간 뒤에는 근육의 긴장이 풀리고 방광이 차면서 다시 상승한
다. 그래서 한나절이 지나면 오른쪽으로 약간 기울어진 채 배꼽 높이 정도까지 올라온다.
그러다 점점 시간이 지나면서 수축하여 내려오기 시작하여 산후 이틀째에는 배꼽 밑으로
한두 손가락을 가지런히 한 지점에 도달하고 나흘째에는 분만 직후의 높이까지 온다.
일주일쯤 지났을 때는 배꼽과 치골결합의 중간 지점에 오고 열흘쯤 뒤에는 치골결합의 상
연과 같은 높이까지 내려온다. 그리고 2주가량 지나면 자궁이 소골반 안으로 들어가기 때문
에 외부의 복벽에서 잡히지 않게 된다. 그리고 6주쯤 지나면 완전히 임신 전 상태로 된다.
한편 출산과 함께 처녀막은 심하게 손상되어 흔적만 남게 되고 음역을 하루가 지나면 개
폐한다. 자궁결관은 사흘째 되는 날에 얇게 개폐한다. 손가락 2개가 들어갈 정도였던 내자궁
구는 닷새쯤 되면 손가락 1개가 드나들 정도로 줄었다가 열흘쯤 되면 폐쇄된다. 그리고 외
자궁구도 4주면 폐쇄된다.
더러 출산 뒤에 자궁이 제대로 수축되지 않아 임신 전 자궁의 크기, 모양으로 회복되는
것이 늦어지거나 중지되는 경우가 있는데 이를 산후자궁복구부전이라 한다. 주로 분만할 때
극심하게 고생한 탓에 기혈이 크게 떨어졌거나 자궁 안에 어떤 잔유물이 남아 있을 때, 또
는 염증, 위치 이상, 산부의 몸조리가 불완전한 경우에 이런 증세가 나타나는데 악취가 나는
분비물이 흐르면서 허리와 아랫배가 아프고, 여위며, 자궁경구나 질구 등이 파열해서 통증을
느끼며 소변 보기가 곤란해진다.
이 밖에 자궁 안에 오로가 머물러 있는 경우도 있다. 오로는 산후에 자궁체 점막의 상처
부위에서 나오는 분비물과 경관, 질 등에서 나오는 혈액이 섞인 생리적 분비물로 혈액, 점
액, 탈락막세포, 세균 등이 혼합된 것이다. 대개 500~1,500cc가 나오며, 그 가운데 4분의 3은
출산한 뒤 사나흘 안에 배출된다. 그런데 자궁복구부전, 자궁후굴, 또는 자궁 안에 잔유불이
있을 때나 방광이 가득 찼을 때, 분만할 때 출혈이 많았을 때는 체외로 잘 배출되지 않고
자궁 안에 머물러 병을 일으키는 경우가 있다. 이를 오로불하라 한다.
출산 때만 여성기가 변화하는 것이 아니라 유산이라고들 하는 임신중절 때도 여성기에 변
화가 오게 마련이다. 임신중절은 불임증의 큰 원인이 될 수 있으며 자궁외임신이나 골반내
막증을 일으키기도 하니 각별히 주의를 기울여야 한다.
2. 은밀한 비너스의 언덕
치구에서 회음에 이르는 부위를 여성의 외생식기, 또는 외음, 음호, 자원이라 하는데, 대개
외생식기가 크고 비후하면 내생식기는 작고 부식한 편이다.
외생식기와 대비되는 여성의 내생식기란 질, 자궁, 난관, 난소 등으로, 한의학에서는 자궁
경관을 자문이라 하고, 자궁인대와 신경을 포락이라 하며, 자궁점막을 포수라 한다.
그렇다면 외생식기 가운데 치구는 어느 부위일까? 치구는 대음순이 맞닿아 있는 성기의
윗부분으로 '비너스의 언덕'이라고도 한다. 이 부위에는 지방이 풍부하여 불룩 솟아 있으
며, 사춘시에 즈음하여 음모가 난다.
성감에도 영향을 미쳐 치구가 알맞게 부풀어 있으면 보기에도 좋고 성감도 뛰어나지만,
치구가 지나치게 솟아 있거나 너무 빈약하면 성감마저도 떨어진다.
3. 성취를 풍기는 대음순
여성의 대음순은 남성의 음낭에 해당되는 피부 주름으로, 위쪽으로 포피에서 시작하여 후
결합 밑 부분까지 이어져 있다. 좌우에 한 쌍씩 솟아 있는 대음순 사이의 좌우 틈을 음렬이
라고 하는데, 한의학에서는 이를 금구라고 한다.
대음순의 바깥쪽에는 음모와 땀샘, 피지선이 많으나, 점막과 비슷한 안쪽은 평활하고 음모
도 없다. 그런데 대음순에는 아포크린이라는 땀샘이 분포되어 있어 냄새가 강한 마늘 같은
음식을 먹으면 대음순에서도 냄새가 난다. 그리고 이렇게 대음순을 비롯한 성기에서 풍기는
성취는 성적 흥분을 돋우는 역할을 한다.
대음순은 점막이 아닌 피부에 싸여 있어 출산을 하고 나면 음모가 난 부위뿐 아니라 주변
까지 색소가 심하게 침착된다.
대부분의 여성은 대음순에 주름이 전혀 없지만 그래도 주름이 생기는 경우가 있다. 대음
순의 주름은 얼굴이나 목, 관절 쪽에 생기는 주름과 달리 손금처럼 대음순의 표피에 길게
생긴다.
주름은 나이나 사람에 따라 개인차가 많아 44살이 넘도록 주름이 전혀 생기지 않는 여성
이 있는가 하면, 10대에 벌써 주름이 잡힌 여성도 있다. 인종별로는 아시아계 여성들에게 주
름이 많고, 백인들의 경우에는 10% 가량만 주름이 있다.
4. 섹스를 즐길수록 커지는 소음순
소음순은 대음순의 안쪽에 자리잡고 있는 한 쌍의 피부돌기로 질구의 위쪽에서 하나로 결
합하여 음핵을 이룬다. 그런데 대부분의 여성은 좌우 소음순의 모양이 틀리다.
소음순의 포피 기저층에는 멜라닌 색소와 혈관, 탄력섬유를 비롯하여 큰 피지선 등이 풍
부하기 때문에 섹스를 많이 할수록 비후해져 마치 닭의 볏처럼 되는 경우가 흔하다. 그래서
섹스를 즐기는 여성은 소음순이 대체로 큰 편이다.
그리고 다른 인체 부위와 마찬가지로 나이가 들면 소음순도 늘어져 길어진다.
인종에 따라 살펴보면 백인 여성은 체구에 걸맞게 소음순도 가장 커 7센티미터가 넘는 반
면, 동양인 가운데서도 일본 여성은 빈약하다고 말할 수 있을 정도로 크기가 아주 작다.
그렇지만 소음순의 경우에는 섹스를 많이 할수록 색소가 심하게 침착되는 것은 아니다.
10대라고 해도 선천적으로 색소가 침착되어 있는 사람은 색이 검고, 40대가 넘어서도 고운
핑크 빛을 지니는 여성도 있다.
5. 예민한 클리토리스
여성의 음핵을 '열쇠'라는 뜻을 가진 클리토리스라고 하는데, 이 이름에는 음핵의 특성이
묘하게 잘 드러나 있다.
다른 어떤 부위보다도 음핵의 명칭은 다양하다. 한의학에서는 선대, 유서, 계설, 취서, 곡
실, 배대 등으로 부르며, 여러 문학 작품에서도 각기 다른 명칭을 볼 수 있다. '춘향전'에
는 옥에 갇힌 춘향이의 꿈풀이를 해 주겠다며 점쟁이 소경이 은근슬쩍 춘향이의 '공알'을
만지는 장면이 나오고, '변강쇠전'네는 변강쇠가 옹녀의 그곳을 샅샅이 되져보면서 '동부꽃'
이니 '감씨'니 하는 타령을 한다. 여기서 나오는 공알, 동부꽃, 감씨 등이 모두 여성의 음핵
을 뜻한다. '소녀경'에도 '곡실'이라는 말이 나오는데, 이것이 모두 클리토리스, 즉 음핵을
일컫는 단어들이다.
동양뿐 아니라 서양에도 음핵을 일컫는 절묘한 단어가 많다. 1930년대에 미국에서 크게
유행한 재즈 풍의 노래 제목인 '배 안의 소년'을 비롯하여 '돌출한 혀', '단추' 등이 모두
음핵을 가리키는 단어들이다.
이 밖에 프랑스에서는 '느끼는 띠', '작은 혀'라고 하고, 스페인과 푸르투갈에서는 '작은
몸'이라고 한다.
인도에서는 '외음의 보물', '성의 우산' 등으로 부르는데, 이 말에는 고대 인도인의 문화
가 그대로 담겨 있는 것 같다.
그럼 이제 음핵에 대해서 좀더 자세히 알아보자.
음핵은 질전정 앞쪽의 끝머리에 꽃이삭처럼 달려 있으며, 대음순 아래로 음핵각이라는 다
리를 뻗고, 질전정 앞쪽 끝머리에서 감씨 모양으로 도드라져 나온 음핵체를 이루고 있다.
음핵체는 살이라기보다는 해면체다. 여기에는 수많은 혈관과 신경섬유가 모여 있으므로
자극을 받으면 혈관을 통해 많은 혈액이 유입되어 해면체의 용적이 확대되면서 충혈 상태가
되고 딱딱하게 발기한다. 이렇게 발기한 음핵은 보통 때의 1.5배에 가깝게 커진다.
이렇게 발기하는 것이 남성의 음경과 비슷하지만 음경과는 조금 다르다. 음경은 둥글게
발기하는 반면, 클리토리스는 반원으로 부풀어오른다.
음핵체는 음핵포피에 둘러싸여 있는데, 만일 이 음핵포피가 없다면 마치 벌거벗은 몸과
같을 것이다. 옷이 없으면 외부의 환경에 쉽게 노출되고 마는 것처럼 음핵포피가 없는 음핵
체는 외부의 영향을 민감하게 받아들일 수밖에 없다.
그러나 음핵체는 음핵포피에 둘러싸여 있는 것이 정상이다. 그런데 페니스가 음경포피에
둘러싸여 있다 해도 귀두는 드러나 있는 것처럼, 음핵체가 음핵포피에 싸여 있다고 해도 음
핵체의 뾰족한 끝 부분은 노출되어 드러나는 경우도 있다.
이러한 음핵체의 뾰족한 끝 부분을 음핵귀두라 하는데, 음핵귀두에는 점액선과 피지선, 그
리고 혈관을 비롯한 여러 종류의 지각신경이 풍부하여 성적 자극에 대단히 민감하다. 그래
서 음핵귀두가 드러나 있는 여성은 성행위를 할 때도 자극을 강하게 받는다.
그런데 이렇게 음핵귀두가 드러나 있는 여성은 30% 정도고, 이 가운데 30% 가량은 귀두
가 반 이상 노출되어 성감이 아주 예민하다. 그렇지만 대부분의 여성은 음경귀두가 포피에
싸여 있다. 말하자면 포경인 것이다.
귀두가 드러날수록 이에 비례하여 소음순이 느슨하게 벌어지면서 음열이 넓어지고, 귀두
가 포피에 덮어 포경이 될수록 불감증이 될 확률이 커진다.
어쨌든 음핵귀두는 보통 5~7밀리미터 가량으로 팥알만하다. 물론 이보다 더 클 수도 있고
작을 수도 있으나, 대개 처녀는 작고 성행위를 많이 한 여성은 이보다 더 크다. 그리고 나이
가 들면서 중성처럼 크기가 커진다. 체격에 따라서도 크기에 조금 차이가 있어, 마른 여성이
뚱뚱한 여성보다 더 발달한 편이다.
그래서 예전부터 마른 여성은 색을 밝힌다고 하여 며느리감으로 탐탁해 하지 않았던 것이
다.
성감을 결정하는 데는 음핵의 위치도 영향을 미친다. 음핵이 요도 입구에서 2.5센티미터
안쪽에 있으면 성적 극치감을 느끼기 쉽지만, 이보다 더 멀리 떨어져 있으면 극치감을 느끼
기 어렵다.
성행위를 하다 극치감을 느낄 때 여성의 음핵은 1초에 1~2회 가량 도약운동을 되풀이하는
데, 이때 음핵의 변동 범위는 2.5센티미터 가량이나 된다. 그런데 음핵의 크기가 그리 중요
한 것은 아니어서, 음핵이 작더라도 신경의 분포 밀도가 높은 여성이 극치감을 느낄 확률이
훨씬 높다.
6. 신축성이 매우 강한 질
질은 남성의 음경과 경합될 수 있는 형태를 가지고 있기 때문에, 질에 삽입된 음경은 위
쪽과 아래쪽으로 적당한 압박을 받으면서 질 안쪽으로 들어갈 수 있다.
이처럼 오묘한 형태를 가진 질구를 단혈, 옥호, 옥문, 음문, 산문, 음호, 자문 등이라 하고,
질구의 하부를 질전정와 또는 주상와라고 한다. 한의학에서는 질정정와를 곤석, 영녀, 양대,
벽옹, 유곡, 천장 등으로 부른다.
질구는 요도 아래쪽 1~2센티미터 자리에 있는 약간 큰 구멍으로, 처녀일 때는 지름이 2.5
센티미터 가량이지만 아이를 분만할 때는 9.5센티미터로 늘어난다. 디킨슨 박사는 처녀는 손
가락 하나, 미산부는 손가락 둘, 결산부는 손가락이 셋 정도 들어갈 크기라고 하였다. 그렇
지만 아기를 낳고 질구가 늘어난다 해도 섹스에는 큰 지장이 없다.
질구는 신축성이 매우 강한 근육 조직이므로 정적 극치감을 느낄 때는 수축하여 질 안쪽
의 지름이 평소의 절반 이하로 작아진다. 이렇게 신축성이 강하다 보니 사정된 정자가 질구
바깥으로 되흐르지 않도록 막아 임신을 할 수 있는 것이며, 더불어 섹스의 쾌감도 즐길 수
있는 것이다.
좌우 소음순의 상부 결합 부위에서 하부의 함몰 부위까지를 질전정이라 한다. 질전정에는
외요도구와 질구를 비롯하여 소전정선, 대전정선, 요도방선 등이 있다.
소전정선은 질전정의 상피하 결체 조직층에 있는 작은 점액성 선으로 음핵 가까이 있지
만, 한의학에는 이것을 일컫는 용어가 따로 없다. 대전정선은 질구의 밑, 즉 처녀막의 바깥
쪽에 양쪽으로 자리잡고 있는 콩알만한 선으로, 성적으로 흥분하면 이 선에서 끈적끈적한
점액이 분비되어 질구와 그 주위가 부드러워진다.
'질' 하면 떠오르는 처녀막은 질구를 둘러싸고 있는 얇은 신축성 조직으로 투명하고 둥근
반달형이며, 내외 생식기의 경계를 이루는데, 처녀막에는 조그마한 구멍이 나 있어 월경을
내보내는 데는 별문제가 없다. 처녀막은 대개 첫 성교에 파괴되지만, 운동이나 다른 여러 원
인 때문에 파열될 수도 있으며, 분만을 하면 거의 없어져 버린다.
그런데 질이 충분히 발육하지 않은 16~18살 이전의 사춘기에는 함부로 성교를 하지 않는
것이 좋다. 미국 여성들이 처음 섹스를 경험하는 연령이 낮아지면서 자궁경부암 발생률이
늘었다는 사실은 여러모로 시사하는 바가 크다. 처녀성이나 정조만의 문제가 아니라 건강한
삶을 지키는 방편으로도 어린 아니에는 처녀막이 있는 것이 좋다.
7. 느슨해진 질을 팽팽하게
성적으로 흥분하지 않은 상태에서도 다리를 벌리기만 하면 질 입구는 물론, 질의 깊숙한
안쪽까지 드러나는 여성들이 있다. 이렇게 질이 드러나 있으면 걷거나 몸을 구부릴 때 아랫
배에 힘이 들어가 분비물이 흘러내리기 쉽다.
그렇지만 많이들 오해하는 것처럼 섹스나 출산 경험이 많다고 해서 이렇게 질이 벌어지는
것만은 아니고, 태어날 때부터 이런 성기를 가지고 있는 여성도 가끔 있다. 가령 소음순과
음핵이 잘 발육한 경우라면 소음순이 좌우로 떨어져 질이 드러나기 쉬운 것이다.
그리고 태어날 때는 그렇지 않았다 하더라도 아이를 한둘씩 낳다 보면 아무리 신축이 잘
되던 질이라 해도 늘어지게 되며, 회음부 근육도 느슨해져 평평하게 주저앉아 처녀 때 지녔
던 긴장감을 잃게 된다.
어쨌든 여러 이유로 늘어난 질과 느슨해진 회음부 근육을 다시 팽팽하게 만들기 위해서는
요도괄약근과 항문괄약근을 함께 되었다풀었다 하는 운동을 되풀이하는 것이 좋다. 항문괄
약근 등은 맘대로근이기 때문에 평상시 훈련을 꾸준히 하면 충분히 수축시킬 수 있다.
질구가 위에 붙은 여자는 결혼 생활이 복될 길운상이라 한다. 이런 여자는 질압이 높은
편이다. 반대로 음호가 밑에 붙어 있는 여자를 불운상이라 한다. 이런 여자는 대개 질압이
낮다. 엉덩이가 처지면 처질수록 음호는 아래로 밀리고 질압도 떨어진다. 아이를 낳다 보면
엉덩이의 탄력이 떨어져서 축 처지게 되고 질압은 더욱 떨어지게 마련이다.
엉덩이의 탄력을 키우려면 다음과 같은 방법으로 엉덩이와 복부를 함께 강화시키는 것이
많은 도움이 된다.
1) 무릎이 바닥에서 떨어지지 않도록 무릎을 꼭 누르고 발바닥 뒤꿈치를 치골에 바짝 당
겨 댄다. 이 자세에서 숨을 크게 마시며 아랫배에 힘을 줬다 숨을 토해 내기를 되풀이한다.
2) 그 다음에는 두 손을 깍지끼어 목덜미에 대고 눕는다. 물론 베게는 베지 않는다. 이 상
태에서 상체를 올렸다내렸다 한다.
3) 두 팔꿈치를 바닥에 대고 상체를 거의 숙인 채 엉덩이를 하늘로 치켜든 자세로 한참
동안 있다가 남자가 성행위를 하듯이 엉덩이를 들었다내렸다 하면서 방아 찧는 흉내를 낸
다. 그리고 다시 엉덩이를 하늘로 치켜들고 있다가 방아 찧는 동작을 몇 번이고 되풀이한다.
걷는 모습이 단정하지 못하고 앉는 모습이 우아하지 않으면 질압이 떨어진다고 한다. 걷
는 것은 양이요, 앉는 것은 음이다. 양은 양다워야 하고 음은 음다워야 한다. 따라서 걸을
때는 활기 있게 걸어야 한다. 등을 굽히고 음침하게 걷는 것은 음양의 섭리에 어긋난다. 그
렇다고 참새의 꽁무니에 붙은 것처럼 서둘러 걷는 것도 좋지 않다. 이것은 양이 아니라 조
기 때문이다.
또 앉을 때는 우아하고 침착해야 한다. 음다워야 하기 때문이다. 앉아서 발을 포개어 흔들
거나 상체를 흔든다는 것은 마치 나무가 흔들리면 그 잎이 떨어지는 것과 같이 운을 흩어지
게 하는 것이다. 앉을 때 한쪽 다리를 고추 세우고 얌전히 앉는 한국 여자의 자세야말로 질
을 가장 편하게 해 주는 자세다. 질을 억압시키지 않고 통풍이 잘되게 해 주는 자세인 것이
다. 옛날 평양 기생들이 앉을 때 하복부에 힘을 주는 연습을 한 것은 질압을 높이기 위한
수련이었다.
8. 남성의 요도보다 짧은 여성의 요도
요도는 방광에 고인 소변을 배출하는 관으로, 요도의 점막에는 세로 주름이 많이 잡혀 있
다. 여성은 요도가 남성보다 짧아 3~4센티미터에 지나지 않는다.
요도의 출구를 요도구라 하고, 한의학에서는 요도구를 정규, 음규, 정공, 홍천, 하규 등으
로 부른다. 요도구의 위치는 음핵 아래쪽으로 2.5센티미터, 질구 위쪽으로 1~2센티미터 가량
되는 자리에 있다.
외요도구에는 골격근섬유로 된 요도괄약근이 있는데, 외요도구밖에 있는 요도방선은 원통
처럼 생긴 2개의 작은 분비선으로, 이 선에 염증이 있으면 임질을 의심해 봐야 한다.
9. 성적 완숙과 아름다움의 상징, 음모
사춘기가 되면 남자는 치골에서 음낭에 걸쳐, 여자는 치구에서 대음순에 걸쳐 섬털 대신
털이 나기 시작하는데, 이를 음모, 또는 '거웃'이라 한다. 남자는 12~16살, 여자는 12~14살
에
발육이 시작되어 17살이 되면 5센티미터 가량으로 완전히 자란다. 대개 남자의 음모가 여자
보다 1센티미터 가량 더 길지만 형태나 양은 개인에 따라 차이가 심하다.
음모의 숱이나, 굵기 등은 성적 성숙기에 접어들면서 왕성해진다. 처녀보다는 기혼녀의 음
모가 더 짙고 숱이 많으며 굵은 데다 튼튼하다. 그리고 대개 남자는 여자보다 음모가 굵다.
예순 살이 넘으면 음모가 빠져 숱이 적어지고 성글어진다. 그래서 이런 특성들을 바탕으로
음모만으로도 개인, 성별, 나이, 민족, 인종, 생활 양식 등을 어느 정도 추정할 수 있다.
음모의 성분은 젤라틴이라는 단백질이며, 멜라닌 색소를 가지고 있는데 여자의 음모가 남
자의 음모보다 더 짙은 색을 띤다. 음모가 흰 색을 띠는 것은 정력이 줄었다는 증거다.
음모는 호르몬의 영향을 받는다. <영추오음오미편>에 따르면 충맥, 임맥이 관여한다는 것
을 유추할 수 있다. 눈썹의 3분의 2 안쪽, 속눈썹, 솜털 일부를 제외하면 모든 체모는 음모
처럼 호르몬의 영향을 받아, 남자의 음모는 고환성 남성 호르몬의 영향을 받고, 여자의 음모
는 부신피질성 남성 호르몬의 영향을 받는다.
음모의 곱슬 정도는 여성 호르몬과 관련이 있다. 따라서 곱슬거리는 여성의 음모는 성적
으로 성숙했다는 상징이 된다. 대개 음모가 머리카락보다 더 곱습거리고 남성의 음모가 여
성의 음모보다 더 곱슬거린다.
음모는 크게 세 가지 기능을 한다. 성충동 기능이 있어 이성의 호기심을 유인할 뿐 아니
라 성적 완숙과 아름다움을 드러내어 성욕을 일깨우고 늘려 준다. 또 성교를 할 때 부드러
운 쿠션 역할을 하여 마찰을 막아 주고, 외음부를 보온해 준다. 그러므로 없는 것보다 있는
것이 좋고 푹신하면서도 색이 짙고 윤기가 흐르며 새치가 없고 고불거리고 긴 것이 좋다.
과장된 이야기지만 양귀비의 음모는 무릎을 덮을 정도였고 측천무후의 음모는 석 자가 넘
었다는 이야기도 있다. 그런데 이렇게 무성한 음모는 천하게 여겼고 성질이 음란하고 거세
다고 했다.
숱이 무성하면서 발모된 범위가 넓어 항문을 지나 엉덩이까지 음모가 난 여성도 2% 가량
된다. 항문 근처까지 음모가 나면 왠지 징그럽다고 생각하는 남성도 있는데, 실은 이러한 여
성이 오히려 항문이 깨끗하다.
10. 여성 무모증, 남성 대머리
한국 남성의 음모는 첨규형을 이루고 있는 미국 남성에 비해 수평적이다. 그래서 거의 치
골 위에서 수평을 이루듯 얌전히 끝나 있는 한국 남성에 비해, 미국 남성은 치골을 넘어서
배꼽을 향해 뾰족하게 음모가 나 있고, 더러 배꼽 아래 하복부 전체가 음모로 엉클어져 있
는 경우도 있다.
음모에 대한 개념은 민족에 따라 다르다. 고대 인도에서는 남성도 다양한 스타일로 음모
를 가꾸려 했는가 하면, 고대 그리스에서는 음모를 완전히 없애려고 한 적도 있다.
음모에 대한 대접이 이렇게 달랐던 것은 성감 때문이다. 시대에 따라서 음모가 있는 것이
아름답다고 여기기도 하고, 음모가 없는 것이 더 아름답고 관능적이라고 믿는 민족과 시대
도 있었다.
남성에서 찾아보기 힘든 무모증
머리카락은 인체의 상부에 나며 음모는 인체의 하부에 난다. 음양으로 보자면 인체의 상
부는 양이고, 하부는 음이라고 할 수 있다. 양은 양을 밀어내고 음과 붙으려 하며, 반대로
음은 음을 밀어내고 양과 붙으려 한다. 이러한 음양의 조화는 생명의 원동력이 되는 추진력
이다.
머리카락은 양성이므로 남성 호르몬인 양성 안드로겐을 밀어내고 여성 호르몬인 음성 에
스트로겐과 결합하려고 한다. 그러므로 남성 호르몬은 머리카락에 대해 억제작용을 하고 여
성 호르몬은 머리카락에 촉진작용을 한다. 남성 호르몬이 지나치게 풍부하면 머리카락의 성
장이 억제되어 대머리가 될 수 있는 것도 그런 이유에서다. 남자는 남성 호르몬이 많으므로
대머리가 되기 쉬우며 여자는 여성 호르몬이 많아 머리카락이 촉진되므로 대머리가 될 우려
가 적다.
이와 같은 이치로 음모를 생각할 수 있다. 음모는 인체의 하부에 있고 음성이다. 그래서
여성 호르몬을 밀어내고 남성 호르몬과 결합하려 한다. 따라서 남자는 음모가 없는 경우가
거의 없으나 여성은 음모가 없는 경우가 생길 수 있는 것이다.
유럽계에는 적고 몽고계에는 많은 무모증은 감모증, 결모증 또는 음모발육부전증 등으로
불린다. 무모증의 원인에는 여러 가지가 있는데, 여성 무모증은 여성에게만 유전되는 한성유
전이 원인이 되는 경우가 많고 뇌하수체 호르몬의 이상이나 고환 발육 부전이 원인이 되어
만녀의 음모가 줄어들거나 없어지는 경우도 있다.
우리나라 남자의 0.34%가 무모증이며 여성의 9.7% 가량이 무모증이라고 한다. 무모증인
여성은 불감증이라고 하지만 그것은 전혀 근거 없는 이야기다. 옛날 중국에는 무모증 여성
을 위한 가발 전물 제조업자들도 있었는데 튼튼한 천에 사람의 털을 하나하나 심어 제조하
는 데 20여 일이 걸렸다고 한다.
무모증에도 아주 거울같이 매끈한 무모증이 있고 치골 부위에는 없으나 그 밑으로 가늘고
짧으면서 색이 엷은 음모가 숨어 있는 치모무모증이 있다. 100% 무모증은 1,000명에 1명 꼴
이고 치모무모증은 1,000명에 3명 꼴이 되는데, 나이가 든 남성 가운데 대머리가 많듯이 여
자도 나이가 둘수록 치모무모증이 많아진다.
무모증은 소양인 여자에게서 많이 볼 수 있다. 소양인 여자는 다정다감하고 재치가 있다.
그러나 계획성이 적고 덤벙거리는 경향이 있으며 변덕스러울 정도로 감정의 기복이 심하다.
몸에 열이 많기 때문에 거추장스럽게 옷을 걸치는 것을 싫어한다. 턱은 뾰족하고 입은 작은
편이며 입술이 얇다. 상체보다 하체가 약하며 피부는 약간 누런 빛을 띤 흰 색이고 땀은 별
로 없지만 체취는 약간 있다. 다소 자유분방한 경향이 있으며 섹스에 대한 능력은 떨어지지
만 충동적이고 열정적인 섹스를 연출할 줄 안다.
어쨌든 음모가 너무 적거나 지나치게 무성한 것은 둘 다 그리 좋은 것은 아니다. 대부분
의 여성이 그렇듯이 치골부터 역삼각형을 이루고 있는 음모가 가장 아름답다. 그렇지만 음
모의 형태가 이렇다 할지라도 듬성듬성 빠진 부분이 있거나 색이 뚜렷하지 못하고 초췌한
경우, 새치가 희끗희끗 보이는 경우는 건강한 음모로 볼 수 없다.
11. 삼각형의 평탄한 근육체, 회음
회음부 및 항문을 외음이라 표시하는 의학서들이 많으나 의학적으로는 회음이나 항문을
외음에 포함시키지 않는다. 그렇지만 회음과 항문은 제3의 성기라고 할 정도로 예민한 감각
을 가지고 있다.
회음은 좌우 대음순이 맞닿은 부위의 아래쪽에서 항문에 이르는 삼각형 모양의 평탕한 근
육체 부위로, 외음부로 보면 제일 밑 부분이다.
회음 가운데서도 항문에서 천골 하단에 이르는 부위는 후회음이라 한다. 경산부는 회음이
늘어나서 얇은 데 비해, 초산 또는 미산일 때는 이 부위가 두껍다.
회음근육체는 항문거근과 질, 항문, 요도를 둘러싼 두꺼운 근막으로 구성되어 있는데, 항
문거근은 치골미골근, 장골미골근, 치골항문근 등으로 이루어져 있다. 만약 이글 회음의 근
육이 손상되면 자궁전위, 방광루, 직장루가 생길 수 있다. 그리고, 출산 전에는 회음부의 근
육이 십자 모양으로 엇갈린 채 힘차게 솟아 있지만, 출산을 하고 나면 근육이 늘어지면서
회음부가 편평해져 버린다. 그래서 회음부를 살피면 여성의 출산 여부를 확실히 알 수 있다.
12. 생식기의 모양을 결정짓는 엉덩이
엉덩이는 생식기의 모양과 밀접한 관련이 있어서 탄력을 잃고 처지기 시작하면 생식기도
긴장감을 잃는다. 피부와 근육의 탄력은 나이의 영향을 많이 받으므로 이십 대에 이르기 전
에는 그리 큰 문제가 되지 않는다. 그렇지만 이때도 36% 정도의 여성은 조금씩 엉덩이가
처지기 시작한다. 물론 이 비율은 연령이 높아질수록 증가하고 정도도 심해진다.
엉덩이가 처지는 이유는 평소의 자세나 생활 습관 등과도 관련이 있지만, 가장 크게 영향
을 미치는 요인은 뭐니뭐니 해도 골반의 형태와 경사각이다. 골반의 형태가 편평하고 경사
각마저 완만하다면 엉덩이는 쉽게 처질 수밖에 없다. 백인이나 슥인 여성은 골반의 각도가
크기 때문에 엉덩이가 바짝 위로 올라붙고 좀처럼 잘 처지지도 않는다.
엉덩이가 가장 높이 올라붙은 동물은 원숭이로, 원숭이는 골반의 경사각이 아주 크기 때
문에 엉덩이가 예쁘게 올라붙어 있다. 동물원에서 유심히 살펴보면 금세 알 수 있을 것이다.
엉덩이가 처지 여성 가운데는 소음순의 발육이 부실해, 그 크기가 10밀리미터가 채 못되
는 경우가 흔하다. 반대로 소음순이 40밀리미터 이상으로 발육한 여성 가운데 엉덩이가 처
진 여성은 아주 드물다.
대음순도 마찬가지다. 두께가 5밀리미터가 되지 않는 여성은 대부분 엉덩이가 빌하게 처
져 있다.
여성의 가장 민감한 성감대인 음핵은 엉덩이가 처질수록 발육이 나빠지고, 음핵귀두는 포
피 속에 숨어 든다.
말하자면 엉덩이에 탄력이 있는 여성은 소음순, 대음순, 음핵의 발육이 좋아지고, 그에 따
라 성감도 예민해진다는 것이다.
13. 살이 찔수룩 발육이 부실해지는 여성의 생식기
여성의 체격, 즉 비만도는 생식기의 형태뿐 아니라 성감에도 큰 영향을 미쳐, 살이 많이
쯜수록 성감이 줄어든다.
살이 찔수록 성감이 나빠지는 원인은 생식기가 지방 때문에 제대로 발육을 하지 못하기
때문이다. 가령 살이 많이 찐 여성은 소음순이 지방에 눌려 정상으로 발육을 하지 못하고
대음순도 이에 따라 충분히 발육하지 못하는 것이다.
이는 음핵도 마찬가지여서 비만이라 할 만큼 살이 찐 여성의 절반 이상은 음핵귀두가 5밀
리미터가 채 안된다.
지나치게 마른 체격을 선호하는 것에도 문제가 있으나 섹스의 은밀한 즐거움까지 놓칠 정
도로 살이 찌는 것도 분명히 큰일은 큰일이다. 그러니 체중이 정상을 넘어 지나치게 많이
나가는 여성이라면 건강을 위해서도, 삶의 즐거움을 위해서도 적당한 운동과 식이요법을 꾸
준히 실행하며 노력하는 것이 바람직하다. 그렇다고 한꺼번에 살을 빼겠다는 욕심으로 건강
을 해치는 어리석은 일을 저질러서는 안된다.무엇이든 무리해서는 반드시 탈이 나게 마련이
다.
14. 태아를 기르는 달걀만한 자궁
자궁은 태아가 자리를 잡는 근육성 기관으로, 크기는 달걀만하고 위쪽이 더 넓어 앞쪽에
서 보면 배와 비슷하다. 자궁의 앞쪽에는 방광이 있고 뒤쪽에는 직장이 있기 때문에 방광과
직장의 크기, 그리고 복압에 따라 위치가 조금씩 달라진다.
자궁은 크게 자궁저부와 자궁체부, 그리고 자궁경부로 나누어 볼 수 있는데, 자궁경부보다
자궁체부가 큰 것이 정상이다.
자궁의 가장 윗부분인 양쪽에는 난관이 붙어 있고, 자궁의 뒷면 아래쪽에는 자궁난소삭이
이어져 있다.
자궁 안쪽은 자궁내막으로 덮여 아래로 갈수록 좁아지는 세모꼴의 자궁강을 이루고 있는
데, 난관 바로 아래에서 자궁강이 좁아지기 시작하는 부위까지를 자궁체부라 한다.
내자궁구라고도 하는 자궁강의 아래쪽은 질로 통해 있는 자궁경관에 이어지는에, 질로 열
려진 이 부위를 외자궁구라 한다. 성인의 경우 외자궁구에서 자궁저부의 내면에 이르는 자
궁강의 길이가 보통 6.7~7센티미터 가량 된다.
자궁근층과 자궁내막
자궁체부는 민무늬근섬유에 혈관, 탄력섬유, 콜라겐섬유 등의 결합 조직(동물체의 기관이
나 조직 사이를 메우면서 받치고 있는 조직)이 촘촘히 얽혀 있는데, 다른 자궁 부위에 비해
근육이 특히 잘 발달되어 있다. 근섬유가 주 성분이지만 임신이나 분만을 하고 난 뒤에는
결합 조직이 증가하는 경향이 있다.
자궁강을 둘러싸고 있는 자궁내막은 점막으로 되어 있으며, 많은 분비선이 모여 있는데,
자궁의 부위에 따라 모양이나 기능에 뚜렷한 차이가 있다.
선명한 담홍색을 띠고 있는 자궁체부의 내막은 표면의 기능층과 심층부의 기저층으로 나
누어진다. 기능층은 난소에서 분비되는 강력한 성 호르몬의 영향을 받아 뚜렷한 주기성 변
화를 일으키며, 월경을 할 때 없어진다. 그렇지만 기조층은 월경으로도 없어지지 않고 남아
있다. 월경으로 없어진 기능층은 성 호르몬의 작용으로 남아 있던 기조층 위에 다시 만들어
지고, 배란기가 지난 뒤 수정란의 착상을 준비하기 위해 분비기능을 발휘하게 된다.
짙은 붉은 색을 띠고 있는 자궁경부의 내막에는 주름이 많은데, 자궁체부이 점막과 달리
월경을 하더라도 없어지지 않으며 배란기에는 두드러지게 성분이 다른 분비물이 분비된다.
자궁경부의 내막은 외자궁구 부위에서 자궁질부의 점막과 이어져 있다.
자궁의 형태와 크기는 연령에 따라서 달라진다. 신생아일 때는 새끼손가락만한 크기에, 자
궁체부가 3분의 1, 자궁경부가 3분의 2 가량 되지만, 어린이가 되면 자궁체부와 자궁경부의
크기가 같아진다. 그런데 성인이 되어서도 자궁체부와 자궁경부의 크기가 똑같으면, 자궁발
육부전이라고 한다.
나이가 들고 분만을 경험하면서 자궁체부가 더 발달하는 것이 정상이기 때문이다. 노쇠하
여 폐경이 된 뒤에는 자궁이 점점 작아지면서 위축되어 제기능을 잃는다. 자궁이 제자리를
잡을 수 있는 것은 자궁을 지지하는 인대와 수많은 근육 덕인데, 이러한 조직들이 나이가
들면서 위축되고나 난산으로 이완되어 보리면 자궁이 아래로 처지거나 질 밖으로 튀어나오
기도 한다. 이러한 증세를 각각 자궁하수와 자궁탈이라고 한다. 자궁의 자리를 잡아 주는 인
대에는 원인대, 광인대, 천골자궁인대 등이 있는데, 이 인대들은 모두 자궁의 양쪽으로 한
쌍씩 붙어 있다.
15. 난자를 생성하는 여성의 생식 기관, 난소
난자를 생성하는 여성의 생식 기관인 난소는 달걀처럼 생겼으며, 자궁의 뒤쪽인 난관의
바로 밑에 좌우로 자리잡고 있다. 색깔은 회백색이며 크기는 대개 엄지손가락의 마디 하나
정도다.
배란이 시작되기 전에는 난소의 겉면이 매끄럽지만, 배란이 시작되고부터는 흠집이 난다.
그리고 나이가 듦에 따라 크기도 줄어들고 표면에 주름도 많아진다.
난소의 단면은 혈관, 림프관, 신경섬유 등으로 구성된 가운데 부위인 수질과 수질을 덮고
있는 두꺼운 피질로 나누어진다. 피질의 표면에는 단층 상피가 배열되어 있는데, 이것을 배
상피라고 한다. 배상피는 어른이 되면 뚜렷하게 드러나지 않는 것이 보통이지만 만성 염증
이 생겼을 때는 나타난다.
어린이의 난소에는 원시난포(성숙하지 않은 난자를 에워싸고 있는 속이 텅 빈 세포구로,
완전히 성숙하면 수정할 수 있는 난자를 내보낸다)의 수가 많아서, 신생아는 100만 개에 이
르지만, 나이가 들면서 차츰 줄어들어 사춘기를 맞을 때쯤이면 약 50만 개가 되며, 그 뒤에
도 계속 적어진다. 수많은 원시난포 가운데 완전히 성숙할 수 있는 난포는 얼마 되지 않으
며, 대부분은 쇠퇴하고 만다.
난소의 조직에서 분비되는 난소 호르몬은 난포의 발육과 배란을 돕는 역할을 하는데, 특
히 수정란이 자궁에 착상할 수 있도록 자궁 내막을 형성하는 역할을 한다. 따라서 난소 호
르몬이 충분히 분비되지 않으면 수정이 이루어진다 해도 착상이 이루어지지 못해 불임증이
될 수도 있다.
16. 난자와 정자의 이동 통로인 난관
보통 나팔관이라고들 하는 생식 기관으로, 자궁체부 위쪽의 오른쪽과 왼쪽에 붙어 있다.
남성의 정자를 난자까지 옮겨 주며, 난소에서 배출된 난자를 자궁까지 옮겨 주는 역할을 한
다. 가늘고 긴 대롱처럼 생겼으며, 한쪽 끝은 자궁강에 이어져 있고, 나머지 한쪽은 난소 가
까이에서 열려 있다. 난관에는 림프관이 발달해 있기 때문에 세균에 감염되면 쉽게 그 둘레
로 번지는데, 난관은 다음과 같이 네부분으로 나눌 수 있다.
1) 간질부: 자궁의 근육층을 지나는 부분으로 자궁강 쪽으로 열려 있는데 자궁 안으로 열
린 입고는 아주 미세하다.
2) 협부: 간질부 바깥쪽에 있는 약가 가느다란 부위다.
3) 팽대부: 협부 끝쪽에 있는 자루처럼 부푼 부위로 수정이 일어나는 곳인데, 팽대부와 구
별되는 뚜렷한 경계는 없다.
4) 채부: 난관 끝에 있는 깔대기처럼 생긴 부위로 말미잘의 촉수 비슷한 것이 몇 개 있다.
협부에는 대개 주름이 서너 개씩 있는데, 채부 쪽으로 갈수록 주름이 늘어난다.
난소에서 배란된 난자는 난관의 입구인 채부에 들어온 뒤 팽대부에 이르러 난관강으로 올
라온 정자와 수정된다. 난관근은 연동운동을 통해 이 수정란을 자궁강으로 보낸다.
17. 성별에 따른 차이가 가장 큰 뼈대, 골반
복강의 밑에서 몸통과 두 다리를 이어 주는 역삼각형의 골격으로, 그 속에 장과 방광을
비롯한 내부 생식기가 들어 있으며, 좌우의 무명뼈와 천골, 미골로 이루어져 있다. 천굴은
오른쪽과 왼쪽의 무명뼈 사이에서 골반의 뒷부분을 형성하고, 좌우의 무명뼈는 앞쪽에서 치
골결합을 형성한다.
치골결합의 아래쪽 가장자리를 이루는 각을 치골하각이라 하는데, 여성은 남성에 비해 이
각도가 크기 때문에 특별히 치골궁이라고도 한다.
여성의 골반은 아기를 낳기에 적합하도록 골반강이 넓고 얕으며, 미골이 움직이고, 천골의
폭이 넓으면서 낮다. 이처럼 골반은 뼈대 가운데 성별에 따른 차이가 가장 많이 드러나는
부위로, 사춘기가 지나고 나면 그 차이가 더욱 뚜렷해진다.
안전하게 분만을 하기 위해서는 골반의 모양과 크기를 정확히 재는 것이 중요한데, 여러
가지 기준선을 이용하여 골반 밖과 안에서 계측할 수 있으며, X선을 이용하기도 한다. 그런
데 골반 안에서 직접 골반강의 여러 경선을 측정하는 방법은 계측점을 결정하기 어렵고 오
차가 큰 단점이 있다.
18. 시대에 따라 감추거나 드러낸 여성의 유방
예로부터 여성의 엉덩이와 유방은 욕정을 상징한다. 그래서 고대 이집트나 그리스, 로마의
여성들은 유방을 과시하기 위해 스커트를 입고 상반신은 드러낸 채 생활했다. 그것도 아무
나 그럴 수 있는 것이 아니었고, 귀족 부인들만 특권처럼 유방을 드러낼 수 있었다.
중세 유럽에서도 데콜테라는 위상이 유행해서 독일 빌헬름 2세가 극을 관람할 때는 반드
시 데콜테를 입은 귀족 부인만을 입장하게 했다고 한다. 데콜테도 마찬가지로 유방을 거의
드러내는 의상이다.
그러다가 기독교가 지배하는 중세기에 접어들면서 유방을 드러내는 것이 금지되어 코르셋
으로 유방을 꼭 감싸기도 했다. 인간 본성의 자연스런 표현이 강조되던 르네상스 기에는 유
방이 다시 빛을 보게 되어 드러낸 유방에 화장을 하는 것이 유행했다가 다시 브래지어 속으
로 들어가는 과정이 되풀이되었다. 그런데 어찌 보면 브래지어는 유방을 감추는 역할을 한
다기보다는 균형 잡힌 아름다운 모습을 가꿔 주는 미용 기구의 역할이 크므로 결국 형태를
바꾸어 아름다운 유방이 강조되고 있다는 뜻이기도 하다.
19. 성기에 해당되는 여성의 유방
남성이든 여성이든 태어날 때 유방은 흔적만 희미하게 보일 뿐이다. 그러다가 열 살이 넘
어서면서 여성 호르몬이 완성하게 분비되기 시작하면 유방이 발달하기 시작하여 봉긋하게
솟아오르고 유륜이 생기며, 유륜 주위가 부풀면서 탄력 있는 성숙한 유방으로 발달한다.
유방은 유선실질과 지방 조직으로 되어 있어 지방 조직의 발달 정도에 따라 형태가 달라
진다. 나이가 들면 지방 조직이 감소되어 탄력을 잃고 처지면서 형태가 일그러지고 크기도
작아진다.
유방의 생김새는 접시형, 반구형, 하수형, 원추형 등으로 나누어 볼 수 있다.
이 가운데 가장 아름다운 유방은 탄력 있고 팽팽하면서 크기가 적당한 반구형이나 원추형
으로, 부래지어를 했을 때 유두점이 어깨와 팔꿈치의 중간에 오는 유방이라 할 수 있다.
공이나 사과를 엎어놓은 것 같은 반구형 유방
유방이 탄력을 잃고 처지지 않았는지 간단히 알아보는 방법이 있다. 먼저 어깨에서 팔꿈
치까지의 길이를 재고 이 길이를 반으로 나눈 뒤 0.8센티미터를 더해서 표시하고 표시된 길
이보다 유두의 높이가 내려가 있으면 유방이 탄력을 잃고 처진 것으로 보면 된다.
유방의 아래쪽에 비해 위쪽이 덜 발달된 접시형 유방은 유두가 위로 향한 것 같은 모양으
로 아주 빈약해 보인다.
반구형 유방은 공이나 사과를 엎어놓은 것 같은 모양으로 우리나라 여성을 대부분 반구형
유방이다.
하수형 유방은 유방의 아래쪽보다 위쪽이 더 발달되어 유두가 아래쪽을 향하고 있는 것처
럼 보이는 유방으로 크기가 큰 편이다.
이 밖에 의식이 서구화되면서 아름다운 유방으로 떠오른 유방이 포탄을 세워놓은 듯한 원
추형 유방이다. 구미 여성의 유방은 대부분 원추형이다.
유방의 생김새에 따라 성격도 차이가 난다고 한다. 하수형 유방은 금전운이 따르고 애정
도 풍부한 편이지만 성적 기교는 미숙하고 지능도 그리 뛰어나지 못하다.
원추형이나 반구형 유방은 섹스에 만감하고 기교도 좋으며 아기도 잘 낳고 젖도 잘 나오
는 편이다. 특히 유두가 분홍빛을 띠면서 유두와 유두 사이가 넓으면 섹스에 적극적이다. 반
대로 유륜의 빛이 탁하고 유두 사이가 좁으면 섹스에 소극적이거나 반대로 섹스를 너무 갈
망하여 문란하고 방탕하게 지내지만 그 열정에 걸맞는 만족을 얻지 못하고 항상 불평하는
경향이 있다.
접시형 유방은 크기도 작고 젖도 적게 분비되는 것처럼 체력도 약하고 성에 대한 관심도
그리 높지 않다. 그렇지만 접시형 유방이라도 새가슴은 섹스에 대한 관심이 많다.
유방이 이렇게 성적 능력과 연계되는 것은 유방이 여성의 성기에 해당되기 때문이다.
유두는 유륜에 싸여 있다. 유륜 부위에는 많은 색소과립과 색소세포가 있어 갈색을 띠게
되는데 임신 중이나 출산 뒤에 그 양이 많아져서 퇴색하지 않는 흑갈색이 된다.
유륜에는 윤상, 방사상으로 많은 평활근섬유가 있어 자극에 대해 반사적으로 수축하게 되
며 유륜선이 있어 임신 중기부터 수유기에 걸쳐 비대해지고 우유 같은 분비물을 내어 젖을
물릴 때 젖꼭지를 윤활하게 보호한다.
20. 유방의 이중 구실
오리너구리는 너구리의 털에 오리의 주둥이, 날카로운 매의 발톱에 물갈퀴를 함께 가지고
있는 동물로, 알을 낳아 부화시킨 뒤 젖을 먹여 기르는 희한한 특성을 가지고 있다. 그런데
오리너구리는 유방도 젖꼭지도 없다. 다만 어미의 깃털 밑 땀샘이 비대해지면서 형성된 유
선에서 젖이 만들어지면 새끼는 털에 땀처럼 배인 젖을 빨아먹는 것이다.
여성의 유방도 오리너구리처럼 땀샘이 발달하여 수유기로서 비대해진 기관이다. 아르테미
스의 모습에는 풍요로운 수유기로서의 유방이 잘 드러나 있다.
아폴론의 쌍둥이 여신 아르테미스 Artemis는 처녀의 수호신이며 임신, 다산, 번영을 관장
하는 신으로 산욕(아이를 낳은 뒤 생식기가 정상으로 회복될 때까지의 기간)을 잊게 해 주
고 어린아이의 발육을 돕는 역할을 하고 있다.
그녀는 태양의 신 아폴론의 쌍둥이지만 아폴론과 달리 가슴에 수많은 유방을 주렁주렁 매
달고 있다. 아르테미스 신전의 조각을 되도 유방이 30여 개나 되는데, 이 아르테미스가 달고
있는 수만은 유방은 관능을 느끼게 하기보다는 수유기를 연상시킨다.
이와는 달리 미의 여신 아프로디테의 사과처럼 생긴 반구형 유방과 불거진 유두는 여러
남자의 가슴을 뛰게 한다. 아프로디테의 유방은 아르테미스와는 달리 매력적이고 섹시한 외
성기를 상징하는 것이다.
이렇게 유방은 외성기와 수유기의 면모를 두루 갖추고 있다. 킨제이 보고서에 따르면 교
육을 많이 받은 사람일수록 유방을 수유기보다는 외성기로 인식하는 경향이 강하다고 한다.
자극에 민감한 여성의 유방
실제로 유방은 수유기이기도 하지만 외성기이기도 해서 섹스를 할 때 변화가 생긴다.
성교 전에 여성의 유방을 애무하면 여성은 흥분을 느끼고, 그에 따라 질구가 금세 매끄러
워지며, 질벽이 비후해지면서, 대음순이 치솟는다. 또 유두는 클리토리스와 마찬가지로 커지
면서 발기하고 유방의 크기도 거의 25% 가량 더 커진다.
이에 비해 남성은 성적으로 흥분하더라도 60% 가량만 유두가 발기한다. 여성의 유두가
발기하는 것은 남성의 음경이 발기하는 것과 마찬가지 이치로, 우방과 유두에 퍼져 있는 혈
관에 혈액이 가득 차면서 생기는 현상이다.
흥분이 점점 고조되어 고원기의 상태에 이르면 질 주위의 정맥이 충혈되어 색이 바뀌고
유두가 완전히 발기하면서 유방도 평소보다 훨씬 커진다.
극치기에 이르면 골격근과 후두가 경련하면서 횡경막이 긴장하기 때문에 일종의 황홀 질
식 상태에 이른다. 클리토리스와 항문괄약근은 수축을 되풀이하고 요도괄약근과 질구도 수
축을 일으킨다. 이때 유두는 안으로 숨겨지듯 당겨지며 유륜은 거꾸로 확장하며 유방도 터
질 듯 커진다.
극치기 직후 착색된 소음순의 색은 서서히 엷어지고 골반혈관도 차츰 장상으로 돌아간다.
이때 유두는 다시 작아지며 유방도 부드러운 탄력을 찾는다.
유방은 이렇게 자극에 민감한 외성기임에 틀림없지만 '수유'를 빼놓고 생각하기는 어렵다.
그래서 외성기로서도 아름답고, 수유기로서도 모자람이 없도록 형태가 좋고 풍만하며 젖
꼭지가 잘 발달된 유방이 가장 아름답고 이상적이다.
21. 부유에 남은 진화의 흔적
새끼를 여러 마리 낳는 동물은 유선이 많다. 그래서 포유동물은 대개 많은 유선을 가지고
있다. 그러나 같은 포유류라 해도 한 마리 씩 출산하는 포유류는 유선이 한 쌍밖에 남아 있
지 않다.
원래 인간도 양쪽에 14개나 되는 유선을 가지고 있었다고 한다. 태고적에 인간은 한 번에
여러 명의 아이를 낳았고, 많은 아이에게 고루 젖을 먹이기 위해 유선이 여러 개 필요했지
때문이다. 그러다 점차 한 번에 낳는 아이의 수가 줄면서 나머지 유선들은 퇴화해 버렸다.
그런데 요즘도 더러 여분의 유두가 있거나 상유방이라 하여 유방 위에 EK로 지방이 융기
한 흔적이 남아 있는 경우가 있다. 이것을 부유라고 한다.
부유는 여성뿐 아니라 남성에게도 있으며, 전 인구의 약 10% 가량에서 아직도 부유를 볼
수 있다. 부유가 생기는 부위는 유선이 있던 자리인 겨드랑이, 유두, 유방 밑, 복부 측면, 서
혜부(아랫배의 양쪽 아래 측면과 허벅다리 사이에 오목하게 들어간 부위) 등인데, 이 가운데
주로 겨드랑이와 유방 위에 잘 나타난다.
이상 비대된 남성의 유방
남성의 경우, 여성 호르몬을 지나치게 사용하면 이런 현상이 일어난다. 임상 보고에 따르
면 온몸에 유두가 32개나 되는 남성도 있었다고 한다. 더러 유두 대신 그 자리에 사마뒤나
점이 생기는 경우도 있다.
남성의 유방이 이상 비대되어 여성의 유방처럼 되는 기이한 병증도 있다. 미국 메모리얼
센터의 여성유방증을 가진 남성 환자에 대한 자료를 보면 내분비평형부전이 일어나기 쉬운
10~19살의 사춘기와 50~59살의 갱년기에 이런 증세가 많이 나타난다고 한다. 이 환자들은
대부분 유방이 비대하고 편곡성이었는데 유두는 유방과 상관없이 정상이었으며 유즙을 분비
하는 예도 있었다고 한다.
여성유방증에 걸리는 원인으로는 내분비계장애나 고령자의 전신영양장애, 간경변증 등이
높은 비율을 차지하며 고환기능의 저하가 원인이 된 경우도 흔하다. 간경변증에 걸리면 손
상받은 간이 에스트로겐을 불활성화하는 잠재기능을 잃어버리기 때문에 나타나는 것으로 보
인다. 많은 간경변증 남성 환자에게서 유방이 비대해지는 것을 볼 수 있는 것도 이런 까닭
이다.
또는 울혈성 심부전증에 디기탈리스를 투여하면 디기탈리스에 함유됨 스테로이드 호르몬
계열의 영향으로 유방이 비대해지고 갑상선기능저하증에서도 이런 경우를 볼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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