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60년 동안 한국인의 평균 수명이 25년 이상 늘어났다. 이제 정년에 은퇴를 하더라도 이후
20~30년의 삶을 더 살아야 한다. 은퇴를 앞둔 이들의 공통된 고민은 두 가지다. 첫째, 길어진
100세 시대의 삶을 어떻게 살아야 하는가? 둘째, 그 기간 동안 무엇을 해야 하는가이다. 이 책은
이 고민에 대한 해답을 제시한다. 우선 건강과 사회적 관계, 연금과 보험, 펀드 등 균형 잡힌 포트
폴리오를 구성할 수 있도록 안내하고, 이어서 새 시대의 프런티어가 되어 멋진 라이프 사이클을
만들어 내고 있는 위대한 중장년들의 이야기와 1인 창업이 가능한 <나 홀로 비즈니스>를 소개하
고 있다.
퇴직하기 전에 미리 알았더라면
이동신 지음
▣ Short Summary
오늘날 인간의 수명은 지속적으로 늘어나서 100세 삶이 보편화되는 호모 헌드레드(Homo Hundred)
시대가 되었다. 전례 없는 수명 연장을 두고 혹자는 인류의 가장 큰 업적이라고 하고, 혹자는 노후의
경제력과 건강을 걱정한다. 이전 세대와 비교해서 수명이 20~30년 늘어난 것은 축복이지만 그만큼 사
회적ㆍ경제적 활동을 더 해야 하는 숙제도 떠안았다. 60세 퇴직 이후의 삶이 길어졌지만 다수 직장인
들은 여전히 정년 60세의 직장에 ‘올인’한다.
그리고 어느 날, 그동안 익숙했던 자리를 모두 빼앗는 통보를 받는다. 본인이 먼저 자발적으로 회사를
그만두지 않는 한 이런 일은 회사원의 숙명이다. 모든 것이 물거품이 되고 가루가 되는 순간이다. 그
동안 나를 든든하게 지켜 주었던 회사 직급이나 사내 지식, 평판은 더 이상 내 것이 아니고, 퇴사를 하
고 나면 한동안 무능력자가 된다. 회사가 원하는 분야에서 전문가였으나 다른 많은 분야에서 ‘전문 바
보’가 되어 있는 것이다. 실제로 회사에 들어갈 때보다 나올 때 더 많은 공부가 필요하다. 대학이나 기
업에서 배웠던 지식들은 화려한 가상의 세계일뿐이다.
바깥세상은 이론이 아닌 실전이고 허(虛)가 아닌 실(實)의 세계이다. 나의 경우 퇴직과 함께 기술과 평
판, 인맥까지 대기업이라는 용궁 속에 고스란히 두고 나온 토끼에 불과했다. 퇴직 이후 한참의 시련과
시행착오를 겪은 이후에야 비로소 현장에서 경쟁력이 생겼다. 다행히 실패의 경험과 성공의 경험은 차
곡차곡 쌓이며 점차 성공 확률을 높이고 있다. 하지만 여전히 부족함을 느껴 퇴직하기 전에 미리 알았
으면 좋았을 것들을 책으로 엮었다.
50대 이후 생애 설계를 한다는 것은 내가 누구인지 되돌아보는 것이고, 미래를 예측하고 준비하는 것
이다. 현재 우리 사회에는 100세 시대의 롤 모델이 없다. 90세, 100세를 넘긴 사람들은 자신이 이렇게
오랫동안 살 줄 몰랐다고 지나간 시간을 후회하고 있다. 우리나라는 OECD 국가 중 노인 빈곤율 1위,
노인 파산율 1위, 노인 자살률 1위이고 주된 원인은 생활고와 외로움, 만성 질병이다. 재무적 준비는
참담하고 65세 이상의 고령자 84%는 만성 질병에 시달리고 있다. 은퇴자가 준비해야 할 7대 생애 설
계 영역은 일, 재무, 건강, 여가, 사회 공헌, 가족, 사회적 관계이며 이 중에서 퇴직자들이 가장 큰 관
심을 보이는 것은 일과 재무, 건강과 사회적 관계에 관한 것이다.
노후나 먼 미래를 생각하면 불안감이 밀려오기 때문에 일부러 눈을 감고도 싶다. 사주팔자나 운명론에
-2-
퇴직하기 전에 미리 알았더라면
맡기고도 싶다. 그러나 배워야 눈이 떠진다. 배움은 오늘의 에너지를 끌어올리는 것과 동시에 내일을
예측하는 힘이 된다. 학교나 회사에서 배우지 못한 투자와 지식 창업 교육을 위해 나는 예비 퇴직자를
위한 <창업과 투자 스쿨>을 강남에서 개설하였고 매주 토요일 초청 강사들로부터 강연을 듣는다. 탈
무드에서 ‘세상에서 제일 지혜로운 사람은 어떤 경우에도 배우는 사람이고, 세상에서 제일 강한 사람
은 자신을 이기는 사람이고, 세상에서 제일 행복한 사람은 지금 이대로를 감사하며 사는 사람이다.’라
고 한다. 요즘 나도 배움이 주는 기쁨과 힘을 실감하고 있다.
중년의 피 속에는 태양이 몇 개나 들어 있다. 타인의 삶을 흉내 내거나 평균치 삶을 사는 것이 아니라
나만의 고유한 삶이 예술 작품처럼 빛났으면 좋겠다. 당장 퇴직 계획이 없는 직장인이라 하더라도 훗
날의 퇴직과 롱 라이프 시대를 대비한 계획을 세우고, 자기 속에 잠들어 있는 보석을 찾아 미래를 준
비하였으면 한다.
▣ 차례
추천사1 당당한 은퇴와 2라운드 준비
추천사2 은퇴 후의 천 갈래 만 갈래의 길
머리말 : 기술과 평판, 인맥을 용궁에 두고 나온 토끼
1장 통곡의 계곡, 추락하느냐 반등하느냐
2장 생애 설계 7대 영역과 리스크 관리
3장 가늘고 길게 잘 사는 법(건강, 가족, 관계)
4장 1인 기업 창업, 나 홀로 비즈니스
5장 돈이 들어오는 파이프라인
6장 여태 잘 몰랐던 연금, 보험, 상속
7장 호모 헌드레드 시대의 위대한 중년들
8장 재테크, 펀드와 부동산 투자
9장 취업 정보 사이트, 창업과 재취업
결어, 꾸준한 학습과 좋은 만남
부록 1 ‘디지털 바보’ 되지 않기
부록 2 정부 지원 사업 자금 지원
-3-
퇴직하기 전에 미리 알았더라면
퇴직하기 전에 미리 알았더라면
이동신 지음
1장 통곡의 계곡, 추락하느냐 반등하느냐
내 마음속의 보석과 자유를 찾아서
뭔가 잘못된 것 같았다. 어딘가에서 연락이 올 법도 한데 회사를 그만둔 지 1년이 지났지만 아무 곳에
서도 나를 찾는 사람이 없었다. 100세 시대에 50대 중반이라면 아직도 가야 할 길이 먼데 퇴직으로 허
리가 잘렸다는 느낌도 들었다. 지난 3년간 준비를 하면서 독자 생존을 각오했지만 바깥세상은 먼저 나
간 선배들의 말처럼 삭막하고 찬바람이 불었다.
퇴직 2년 전의 일이다. 연말에 찾아온 인사 담당자와 명퇴 조건을 이야기한 지 일주일째 내 마음은 조
기 퇴직 쪽으로 기울고 있었다. 나를 설득하러 온 인사팀 후배의 손에는 임금 피크가 시작되는 55세부
터 매년 삭감되는 급여 명세가 계산되어 있었고, 그 수치를 합산하여 명퇴금으로 선반영해 준다고 하
였다. 그러나 명퇴 요구를 당하는 사람의 입장은 달랐다. 당시 회사는 많은 이익을 내고 있었고 일부
부서의 경우는 특수직 경력 사원을 신규로 채용하고 있었다. 주가도 신고가를 기록하고 있었다. 하지
만 회사는 장래를 생각해서 전체 조직을 젊게 가져가려고 했다. 내가 느낀 감정은 마치 젊은 애인을
만나서 조강지처를 내쫓으려는 나쁜 남편처럼 느껴졌다.
회사는 대표적인 손해 보험 회사로 인터넷을 통한 다이렉트 가입자들이 크게 증가하고 있었다. 이는
우리 세대가 만든 브랜드 파워 덕분이고 브랜드 가치에 우리의 땀과 지분이 들어 있다고 생각했다. 이
런 이유로 남아 있는 일부 선후배들은 노동조합을 만들어 회사를 상대로 투쟁했다. 나는 투쟁보다 새
로운 길을 선택했다. 길지 않은 인생에서 회사든 누구든 다투고 싸우고 싶지 않았다. 인생 후반기에는
내 마음속의 보석과 자유를 찾고 싶었다. 내가 좋아하는 일을 통해서 진정한 나를 발견하고 나를 세상
에 표현하고도 싶었다. 결국 나는 인사 담당자가 가지고 온 서류에 사인을 했다. 2년의 계약직 근무를
조건으로 퇴직을 결정했다. 2년간의 기간은 퇴직을 위한 준비 기간이었다. 모든 짐을 내려놓고 계약직
으로 신분을 전환하여 한직으로 옮겨 왔을 때는 스트레스가 너무 없어서 직장 생활이 오히려 이상할
정도였다.
회사 입사 6개월부터 매월 매년 동료들과 순위 경쟁을 하였고, 관리자 시절은 팀의 책임자로 치열한
승부를 하였기에 직장에선 극도의 긴장 상태였다. 그래도 50세 이전까지 직장 생활은 너무나 좋았다.
매년 월급이 오르고 승진도 했다. 내가 승진하는 사이, 다른 한편으로는 고참 선배들이 직책을 빼앗기
고 연봉을 삭감당한 채 희망을 잃어 가고 있었다. 매년 회사에서 생기는 일이고 남의 일로만 알았는데,
이번에는 입사 27년 차인 내게 불똥이 떨어진 것이다. 달려오면서 어렴풋이 이때를 예상했지만 그 속
도는 생각보다 빨랐고 이후 경사는 아주 가팔랐다.
계약직으로 일하다가 마침내 퇴직을 했다. 총 29년의 긴 직장 생활이었다. 연수원에서 신입 동기들과
집합 교육을 마치고 현장 사무실로 배치받아서 선배들에게 신고식을 했던 기억이 엊그제 같은데 말이
다. 전쟁터와 같았던 직장에서 꿈꾸던 임원 승진에는 실패했지만 맞벌이를 하면서 운 좋게 아파트도
장만했고, 아이 둘도 성장하여 대학에 다니고 있으니 회사 덕분에 잘 살아온 것도 같았다.
-4-
퇴직하기 전에 미리 알았더라면
조기 퇴직을 결심하게 된 또 다른 이유는 수명 연장과 라이프 사이클의 변화였다. 이전 세대는 나이
60세에 정년퇴직 후 손자, 손녀들을 돌보면서 소일해도 괜찮았다. 그러나 수명 100세 시대의 은퇴자
들은 대부분 다시 경제 활동을 해야 하고, 실제로 정년퇴직 후에 집에서 쉬는 사람은 거의 없다. 통계
상으로도 한국 남녀들이 실제로 은퇴하는 나이는 72세이다. 수명은 점점 길어지고 있고 향후 실제 은
퇴는 더 늦추어질 것이다. 어차피 제2의 인생을 설계해야 한다면 그 시기를 5~6년 앞당기는 것도 좋
은 전략 같았다. 그 당시에는. 그러나 퇴직 이후에 일어나는 상황에 대해서는 제대로 예측하지 못했다.
당시에 상상했던 그 이상이 되리라는 것을.
평균 수명은 25년 늘고, 정년은 5년 늘고
지난 60년간 평균 수명이 25년 늘어날 때 대다수 기업체나 공무원의 정년은 5년 연장되었다. 급격한 수
명 연장으로 우리나라의 공식 퇴직 연령과 실질적 은퇴 연령 사이에는 큰 차이가 발생했다. 우리나라 공
식 퇴직 연령은 60세이고, 2011~2016년까지 실질적인 은퇴 연령은 남성 72.0세, 여성 72.2세이다. 남
녀 모두 공식 퇴직 연령보다 평균 12년을 더 일했다. 그나마 1차 직장에서 정년을 다 채우는 사람은 극
소수에 불과하고, 실질적으로 50~55세에 대부분 퇴직했다. 근무 환경이 열악한 중소 업체에서는 법적
정년은 아예 의미가 없고, 대기업의 경우도 60세 정년까지 정규직으로 일하는 사람은 소수이다.
정년 60세의 과학적 근거는 어디에도 없고 사회적 편견에 불과하지만, 기업체에서는 사무직은 물론이
고 육체노동자까지 60세를 가이드라인으로 정해 놓고 인력을 운영하고 있다. 기업에서는 생산성 피크
가 되는 평균 연령을 대략 47세~48세로 보고 있고, 그 이후에는 역할에 비해 더 많은 급여를 받고 있
다고 생각한다. 결국 법과 시스템이 현실의 변화를 제때 따라오지 못하고 있다.
2019년 대법원에서 육체노동자들의 가동 연한을 60세에서 65세로 상향 인정하였으나 아직 대다수 기
업과 공무원의 정년은 60세를 유지하고 있다. 만약 60세에 은퇴해서 기대 여명 종료일(83.3세)까지 산
다면 23년간 공백기가 있다. 참고로 OECD 국가의 공식 퇴직 연령은 65세이고, 실질적인 은퇴 연령
평균은 남성 65.1세, 여성 63.6세로서 공식 연령과 큰 차이가 없다. 미국과 영국의 경우 정년이 아예
없고 일본은 70세, 독일은 67세로 규정되어 있다. 미국도 정년 제도가 있었으나 ‘연령에 의한 고용 차
별 금지법’ 제정 이후 정년이 폐지되었다.
한편 우리나라는 노령화 현상이 급속히 진행되어 2020년부터 베이비 붐 세대 중 일부가 65세 이상으
로 진입하여 65세 이상 인구는 전체의 15.7%로 800만 명을 넘어섰고 이들의 일자리는 난망하다.
롱 라이프, 기승전결이 바뀌고 있다
첫 직장에서 일찌감치 퇴직하든, 정년에 퇴직하든 향후 100세 인생을 살아가는 현대인들의 실제 정년
은 80세가 될 전망이다. 과거 우리는 30년간 배우고 30년간 일하고, 마지막 20~30년간은 노후를 소
일하는 라이프 사이클이었다. 그러나 호모 헌드레드 시대에 우리 생애 사이클에는 새로운 연장전이 생
겼다. 주된 직장에서 퇴직한 이후에도 대략 20~30년간 사회 활동과 경제 활동을 더 해야 한다. 100세
시대의 기승전결이 바뀌고 있다. 법적 정년과는 별도로 실제적인 가동 연한은 70~80세 정도로 늘어나
고 있다. 종전의 패턴이 기(성장), 승(교육), 전(은퇴)이었다면, 현재의 패턴은 1차 은퇴 이후에도 여러
번의 승(교육)-전(직장)-결(은퇴)의 형태가 되풀이되고 있다는 것이다.
2020년 통계청 발표에 따르면, 지난 30년간 한국인의 평균 수명은 17.3년이 더 늘어났다. 이런 추세
-5-
퇴직하기 전에 미리 알았더라면
로 기대 여명이 계속 늘어난다면 조만간 평균 수명 90세, 100세 시대가 도래할 것이다. 이제 기업의
임금 체계의 개편과 정년 폐지나 고령자 재고용 문제에 대한 사회적 논의도 시작되었다. 2020년 기준
65~69세 사이의 젊은 노인들은 55.1%가 경제 활동을 하고 있고 이중 약 74%는 낮은 임금의 생계형
으로 조사되었고 73세까지 일하기를 희망했다. 최근 기업 정년의 의미는 노동 능력의 상실이 아니라
고임금 인력을 내보내고 젊은 인력을 충원하는 기업체의 수단이 되었다.
또한 수명 연장으로 아이들 육아는 부모와 조부모의 공동 육아가 되었다. 손주의 성장 과정과 경제 기
반에 젊어진 조부모들의 역할이 커졌다. 아울러 최근 노동 시장에도 큰 변화가 생겼다. 얼마 전부터
사무직과 건설 현장직 임금 사이에 역전 현상이 생긴 것이다. 사무직이나 서비스업에서는 자동화 시스
템으로 인력 수요가 줄어들고 있지만, 건설 현장직과 농업 부문에서는 아직 무인화 시스템의 진척이
느리고 인력 수요가 많다. 반면 사무직 근로를 희망하는 대졸자들은 넘쳐나고, 현장 근로를 희망하는
사람은 드물어서 현장직 임금은 가파르게 오르고 있다. 변호사 초임 급여보다 건설 현장 일용직 초임
노임이 더 높아졌다. 지원자는 적고 외국인 근로자의 유입은 막혀 있기 때문이다.
2015년 UN이 재정립하여 새롭게 발표한 연령 기준에 따르면 0~17세까지 미성년자, 18~65세까지 청
년, 66~79세까지 중년, 80~99세까지 노년, 100세 이후는 장수 노인으로 분류한다는 자료가 인터넷상
에서 유포되고 있다. 일본에서는 자신의 실질적 나이를 측정할 때 현재 나이에 0.7을 곱하여 계산하기
도 한다고 한다. 예를 들어 나이가 55세이면 55×0.7=38.5세가 새로운 연령 기준에 의한 자신의 생활
나이 또는 직장 나이가 된다. 우리의 미래 정년인 80세를 일본식으로 환산하면 80×0.7=56세에 불과
하다. 내가 퇴사 직후 잠시 근무한 법무 사무실에서는 60세 넘은 분들이 40대처럼 열정적으로 일했다.
사람은 보수를 많이 받는 일에서만 삶의 가치와 보람을 느끼는 것은 아니었다.
급증하는 노인, 빈곤과 파산
노인은 더 많아지고 더 가난하고 더 고독해지고 있다. 2021년 1월 우리나라 통계청이 발표한 65세 이
상 고령 인구는 16.5%이고, 2025년에는 우리도 고령자가 전체 인구의 20%를 넘어서는 초고령 사회
가 된다. 고령화가 우리나라보다 20년 정도 빠른 일본은 고령자 비율이 이미 인구의 30%를 넘어섰다.
그리고 한국의 노인 빈곤율은 2018년 기준 43.3%로 OECD 평균(14.8%)의 약 3배에 달한다. 또한 서
방 세계는 고령화 사회에서 60세 이상 인구가 20%가 넘는 초고령화 사회로 가는 데 평균 100년 가까
이 걸렸지만, 한국은 26년 정도 소요될 것으로 예상되어 그 속도가 세계 최고 수준이다.
하지만 사회 안전망은 허술해 노인들은 언제 빈곤층으로 추락할지 모르는 공포를 느끼고 있다. 실제로
베이비 붐 세대의 고령 인구 진입으로 65세 이상의 노인 인구는 해마다 70만 명씩 늘어나고 있는데
이들 중 절반 가까이는 연금을 받지 못하고 연금을 받아도 충분치 못하다. 2021년 국민연금공단에 의
하면 1인당 평균 수령 연금은 월 55만 원 수준으로 최저 생활비 정도였다. 베이비 붐 세대를 1955년
생에서 75년생까지 확장하면 총 1,700만 명에 달해서 향후에는 우리나라도 시니어 천국이 된다. 종전
의 ‘교육-직장-60세 은퇴’라는 3단계 생애 플랜으로는 노후에 가난할 수밖에 없고 결국 ‘노인 파산’으
로 이어질 것이다. 이제 새로운 삶의 방식이 절실히 필요한 시점이다.
통곡의 계곡, 추락하느냐 반등하느냐
노인의 뇌세포는 조금씩 죽어 간다고 알려져 있다. 하지만 신경 가소성(뇌 가소성) 이론에 따르면, 두
뇌도 근육과 같아서 반복적으로 사용하고 훈련하면 작동하는 방식이 변한다고 한다. 실제로 몰입이나
집중 시에 우리의 뇌는 기대 이상의 성과와 놀라운 잠재력을 발휘하기도 한다. 몸도 뇌도 가꾸기 나름
-6-
퇴직하기 전에 미리 알았더라면
이다. 노인들 중에는 나이에 어울리지 않게 민첩성과 활력을 가진 분들도 있다. 과학적 연구 결과에
따르면 개인 능력이나 생산성은 연령과 무관하고 나이보다는 개인의 특성에 달려 있다고 한다.
『인생은 왜 50부터 반등하는가?』를 쓴 미국 브루킹스연구소 수석 연구원이자 언론인인 조너선 라우
시는 과학적 연구와 사실에 근거해 새로운 관점으로 인생을 바라보았다. 그의 U자형 행복 곡선 이론에
따르면, 사람의 행복 곡선은 U자형으로 50세부터 바닥을 찍고 올라간다. 즉, 행복 지수는 유년기 고점
으로 출발하여 하향하다 20~30대에 최저점을 찍었다가 다시 반등을 해서 60대 이후 최고점으로 옮겨
간다는 것이다. 사람은 60대부터 불안과 비교, 스트레스 등 부정적 심리가 줄어들고 행복도가 올라간
다. 따라서 제3기 인생을 우리 생애 최고 전성기로 만들 수도 있다.
혹자는 50세 이후의 하강을 ‘통곡의 계곡’이라고 부르는데, 은퇴 후 잘못 쉬어 가다가는 달려오던 탄력
을 잃어버리고 그대로 추락하기도 하기 때문이다. U자형 행복 곡선은 가만히 있는 사람에게는 오지 않
는다. 50~60대는 법적으로 사회적으로 은퇴의 시기에 근접해 가지만 능력이나 열정 면에서 인생의 한
가운데 위치해 있기에 비상하는 힘이 필요하다. 선진국 노인의 경우에는 전성기로 알려진 그들의 20대
보다 행복도가 더 높다는 연구 결과가 자주 발표된다. 고령이 일과 건강, 사랑과 친구, 부와 행복을 무
조건 빼앗아 갈 것이라는 통념에서 벗어나야 한다. 아직 변화의 가능성은 열려 있다. 행복한 열정 세
대(Hot Age)를 꿈꾸는 50대 중년은 창의와 도전으로 ‘통곡의 계곡’을 건너야 한다.
2장 생애 설계 7대 영역과 리스크 관리
생애 설계 7대 영역과 최소량의 법칙
‘국민 삶의 질 핵심 지표 10개 영역’ 중에서 국가의 몫인 안전과 환경, 교육을 제외한 나머지 ‘생애 설
계 7대 영역’은 개인이 준비할 몫이다. 생애 설계 7대 영역은 ① 재무 ② 건강 ③ 가족 ④ 직업(일) ⑤
사회적 관계(사회 참여) ⑥ 여가 ⑦ 봉사 활동이다. 생애 설계 7대 영역은 한 부분도 포기할 수 없다.
다른 영역이 충족되었다 하더라도 삶의 가장 약한 고리가 삶 전체를 파괴하는 최소량의 법칙이 적용되
기 때문이다.
1948년 세계보건기구가 정의한 건강은 ‘단지 질병이 없거나 허약하지 않다는 것만을 말하는 것이 아
니라 신체적으로나 정신적으로 그리고 사회적으로 온전히 안녕을 누리는 상태’이다. 1986년의 오타와
헌장에서는 건강을 ‘신체적 능력인 동시에 사회적, 개인적 자원임을 강조하는 적극적인 개념’이라고 정
의하였다.
오래 살 수 있다는 기쁨도 잠시, 인류가 처음 맞이한 고령화 사회에서 고령자들은 일자리를 원해도 구
하기 어렵고 차별 또한 존재한다. 개인 능력이나 생산성은 연령과 무관하고 나이보다는 개인 특성에
달려 있지만 우리 사회는 연령주의가 만연해 있다. 오래 근무한 사람 순으로, 연령순으로 퇴사를 시키
면 정서적 반발도 최소화된다. 직원들이 연령순으로 퇴사를 한다면 기업 입장에서 급여가 높은 인력을
감축시키는 효과가 있다. 그러나 당사자에게는 50대가 중요한 터닝 포인트가 되고 있다.
일과 직장, 소득과 행복
일과 직장: ‘삶이 무엇이냐?’는 질문에 프로이트는 “일과 사랑, 사랑과 일이 전부이다.”라고 답했다. 일
과 사랑, 그러니까 직장과 가정은 물리적으로나 정서적으로 연결되어 있다. 직장은 일터이자 어른들의
놀이터이다. 나의 직장은 유일한 수입원이었고 나의 몸을 지탱해 주는 척추와 같았다. 직장은 동료를
-7-
퇴직하기 전에 미리 알았더라면
만나고 일을 통해 열정과 창의성을 발휘하는 곳이며 더불어 상사와 부딪히고, 좌절과 분노가 생기는
곳이기도 하다.
아내를 만난 곳도 직장이었고, 불편한 상사를 만나 마음고생을 한 곳도 직장이었다. 휴일의 달콤함은
직장에서의 치열함에서 비롯되었고, 직장에서의 활력은 가정에서의 사랑에서 비롯되었다. 직장이 없다
면 우리가 알고 있는 진정한 휴일도, 휴식도 없는 것이다. 집에서 행복한 날이면 직장에서도 웃음이
나왔고, 직장에서 인정받으면 귀가해서도 활기가 넘쳤다. 가정과 직장 그리고 나, 이렇게 셋은 오랫동
안 한 몸이었다. 때로는 힘들게 때로는 즐겁게, 시계추처럼 가정과 직장을 오가는 사이에 나이가 들었
고 아이들도 성장하였다. 그러나 어느 날 직장을 떠나면서 가족과 나만 남게 되었다. 내가 의지했던
기둥도, 내가 가진 능력도 모두 뿌리 채 뽑힌 느낌이었다.
퇴직 후에도 20~30년간 사회ㆍ경제적 활동이 필요하며 재무적 문제는 물론이고, 돈이 있어도 육체와
정신이 건강해지려면 해야 할 일이 있어야 한다. 회사 선배들이 퇴직 2~3년 후에 회사를 방문하면 생
각보다 노쇠해진 모습에 깜짝 놀라곤 했다. ‘집을 비워 두면 무너지고, 사람에게 일이 없으면 병들거나
빨리 늙는다.’는 말이 있다. 『백년을 살아보니』를 쓴 김형석 교수는 “노후에는 일이 있는 사람이 더 행
복하다.”고 하며 “노력하는 사람은 75세까지 성장이 가능하고, 인생에서 60세에서 75세가 가장 행복
했다.”고 회고하였다. 노후의 삶에서 일이란, 최고의 자기표현이고 타자에 대한 공헌이다.
소득과 행복: 과거에 비하면 우리 경제력은 수십~수백 배 증가하였으나 행복 지수는 오히려 낮아졌다.
우울증 등 정신 질환으로 시달리는 사람들도 늘어났다. 최근에는 경제적인 측면을 넘어 삶의 질 개선
과 행복의 추구가 주된 관심사가 되었다. 인간의 욕망은 하나가 충족되면 더 높은 것을 기대한다. 인
간의 행복이란 기대치에 좌우되는데 형편이 좋아지면 같은 유형에 대해 기대치가 더 올라간다. 인간은
새로운 것에 대해서는 호기심을 보이고 새로운 일을 통해서 자신을 재발견한다.
소득과 행복 관련하여 이스털린의 역설이 있다. 미국의 경제사학자인 리처드 이스털린이 1974년에 주
장한 개념으로, 소득이 일정 수준을 넘어 기본 욕구가 충족되면 소득이 증가해도 행복은 더 이상 증가
하지 않는다는 이론이다. 로또에 당첨된 사람과 신체 일부가 손상된 장애인의 행복 지수를 비교한 해
외 연구 결과가 있었는데, 장기적으로는 후자(장애인)의 행복 지수가 더 높았다고 한다. 추측건대 사람
은 환경에 적응하는 동물이고 로또에 우연히 당첨된 사람은 그의 자산이 계속 줄어드는 과정만 남았기
때문이다.
3장 가늘고 길게 잘 사는 법(건강, 가족, 관계)
건강 관리와 장수
국제 질병 분류표상에 등록된 인간의 질병은 모두 12,420개이다. 장수를 위해서는 운동과 좋은 식습
관, 건강 검진, 스트레스 관리가 핵심이다. 걷고 뛰는 운동은 스트레스 관리에도 좋다. 미국 노화 연구
의 대가인 마이클 로이젠 박사는 건강과 장수에 이르는 11가지 수칙(1999년)을 발표했다.
▲ <건강과 장수에 이르는 11가지 수칙>
① 평생 공부하라(2.4년 젊어진다).
② 안전벨트를 매라(3.4년 연장된다).
③ 비타민을 복용하라(6.0년 젊어진다).
-8-
퇴직하기 전에 미리 알았더라면
④ 치아 잇몸을 관리하라(6.2년 젊어진다).
⑤ 금연하라(8.0년 젊어진다).
⑥ 건전한 성생활을 즐겨라(8.0년 젊어진다).
⑦ 호르몬 대체 요법을 받아라(8.1년 젊어진다).
⑧ 규칙적 운동을 하라(9.0년 젊어진다).
⑨ 건강 검진을 정기적으로 하라(12.0년 젊어진다).
⑩ 혈압을 관리하라(15년 젊어진다).
⑪ 스트레스 관리를 하라(32년 젊어진다).
건강은 단순히 주의하는 마음이나 염려가 아닌, 양호한 재무 상태와 생활 습관, 좋은 커뮤니티를 통해
서 지켜 낼 수 있다.
두 번째 화살을 맞지 마라
불교 경전 《아함경》에는 다음과 같은 말이 있다. ‘두 번째 화살을 맞지 마라. 살면서 누구도 첫 번째
화살은 피할 수 없다. 그러나 스스로 만들어 쏘는 두 번째, 세 번째 화살은 피할 수가 있다. 고통은 첫
번째 화살만으로도 충분하다.’ 여기서 말하는 두 번째, 세 번째 화살은 열등감으로 스스로를 탓하는 고
통이다. 아래는 오래전에 봉은사에서 혜민스님에게 들은 ‘열등감 강연’이다.
보통 사람들의 95%는 열등감을 가지고 있으며, 열등감을 느끼지 않는 나머지 5%는 ‘또라이’라고 한다.
열등감을 극복하는 가장 좋은 방법은 있는 그대로 인정하는 것이다. 나는 키가 작다. 그래 우짜라고?
나는 가방끈이 짧다. 그래 우짜라고? 나는 돈이 없다. 그래 우짜라고? 인정하면 스트레스 받을 일이
절대 없다. 그래 우짜라고?
대신 자신을 위로하고 격려한다. 자신의 오른손으로 왼쪽 어깨를 툭툭 치면서 ‘잘했어, 정말 잘했어~’
하고. 다시 왼쪽 손으로 오른쪽 어깨를 툭툭 치면서 ‘되었어. 이만하면 되었어.’ 하자. 열등감에 대해서
는 상대를 바꾼다고 내가 행복해지는 게 아니다. 모든 문제의 근원은 나 자신에게 있다. 내가 좋아하
는 사람도 내 자신이고, 내가 사랑하는 사람도 내 자신이며, 내가 싫어하는 사람도 내 자신이다.
우리 모두에겐 자가 치유 능력이 있다. 잔잔한 복식 호흡을 하면서 산속에 사는 자연인처럼 혼자만의
시간을 가진다. 현재 나의 생각과 감정은 내 본래 모습이라기보다 최근 내가 보고 들은 것과 만난 사
람들의 결과물이다. 격한 감정이 소나기처럼 몰아친다면 이미 그것은 나의 감정이 아니다.
부정적 감정이 몰아칠 때 골짜기로 빠져들지 않고 마음에 담지도 않는다. 자연스러운 흐름에 내면을
내맡기면서 객(客)의 눈으로 감정의 변화를 관찰한다. 오프라 윈프리는 자신의 혼란한 상황을 객관적
으로 보기 위한 도구로 감사의 마음을 꼽았다. 감사의 마음이라면 사람으로 인해 다친 마음이 새로운
사람이나 사랑을 통해서 치유될 것이다.
4장 1인 기업 창업, 나 홀로 비즈니스
무형 자산과 변형 자산
직장 생활은 군대의 행진 대형처럼 천편일률적이지만 은퇴자들이 홀로 가는 길에는 천 갈래 만 갈래의
길이 있다. 은퇴 시기에 따라 차이는 있지만 본인이 꿈꾸는 여유로운 은퇴 생활을 하는 사람은 드물다.
-9-
퇴직하기 전에 미리 알았더라면
경제적 준비를 넉넉히 하기도 힘들지만, 재무적인 문제가 해결되었다고 노후 준비가 끝난 것이 아니다.
은퇴 후 행복한 생활을 위해서는 오랜 기간 걸쳐 물심양면으로 준비가 필요하다.
『100세 인생』, 『뉴 롱 라이프』의 저자인 런던 경영대학원 린다 그래튼 교수는 100세 시대는 전통
적 3단계의 삶이 아닌, 순환되는 다단계 삶이 되어야 한다고 주장한다. 지금까지 3단계 삶은 교육을
받고, 직업 활동을 하고, 퇴직을 하는 일련의 과정이 직선형이었다. 다단계 삶은 더 많은 터닝 포인트
가 있고 순환과 반복이 이루어지는 곡선형이다.
종전에는 동년배들과 밀집 대형을 형성하여 각 단계를 순차적으로 가면 되었다. 그러나 100세 시대에
는 밀집 대형이 없어지면서 개인의 삶은 예측하기 어렵게 되었다. 변화의 기회가 많아짐과 동시에 선
택권도 많아져서 취업, 결혼, 주택 구매 등 모든 것이 미루어지는 현상이 생긴다. 어떤 단계에서는 금
전 자산을 최대화하기 위해 장시간 일을 하고, 어떤 단계에서는 일과 가정의 균형을 유지하고, 어떤
단계에서는 보람 일자리와 사회봉사 활동을 한다.
다단계 삶의 특징은 교육 기간이 길어지는 것이다. 교육 기간은 무형 자산을 형성하는 시기이다. 일하
는 기간이 여러 단계로 나누어진다. 기술 혁신과 업종 간 이동 현상으로 변화와 불확실성이 존재하고
재충전과 재교육이 필요하다. 각 단계마다 고유한 특징이 있고, 교육->직장->이직->탐색->직장ㆍ자
영업->은퇴 등 순환과 반복이 이루어진다. 교육은 이제 청년들에게만 주어진 1회성 기회가 아니다. 모
든 연령층에서 지속적인 재활 교육이 필수적이다. 갈수록 취업, 결혼, 출산 등 모든 게 늦어지고 있는
데, 선택이 늦어지더라도 조바심을 낼 필요는 없다. 일자리 선택에서도 한 가지 일에 집중하거나 여러
가지 일로 다양한 포트폴리오를 구성할 수도 있다. 성공적인 N잡러는 자신의 핵심 역량을 키우며 과거
처럼 전일제 근무가 아닌, 자신이 좋아하는 일의 포트폴리오를 만들어 신나고 행복한 삶을 추구한다.
린다 그랜튼 교수는『100세 인생』에서 자산을 유형 자산과 무형 자산으로 구분하였다. 유형 자산은 주
택, 현금, 예금을 말한다. 유형 자산이 있어야 무형 자산에 투자할 수 있다. 무형 자산은 지식과 기술,
건강, 행복, 우정, 경험, 변화에 대한 대응력 등인데, 무형 자산을 다시 ‘생산 자산’, ‘활력 자산’과 ‘변
형 자산’으로 세분하여 잠재력을 평가하였다.
생산 자산은 오래 일하기 위한 자산으로 지식과 기술, 평판, 동료애 등이다. 활력 자산은 육체적ㆍ정신
적 건강, 웰빙, 사랑, 오랜 우정, 균형 잡힌 생활을 말하며, 활력 자산의 반대는 스트레스라고 할 수
있다. 변형 자산은 자기 인식, 다양한 네트워크에 대한 접근 능력, 새로운 경험에 대한 태도를 말하는
데, 무형 자산 중에서 가장 강력하다. 사람에게 변화는 고립된 상태에서 일어나지 않고 다양한 네트워
크를 통해서 새로운 인간관계를 만나 상호 작용을 할 때 비로소 새로운 관점이 생긴다. 예전과는 다른
시각으로 세상을 바라보며 변화에 의연하게 대처하고, 옛것을 보내고 새로운 네트워크를 형성하는 전
환기 기술이 필요하다.
그래튼 교수는 이를 ‘변형 기술’이라고 정의하고, 변형 기술을 포함하여 무형 자산을 유형 자산으로 만
드는 스킬을 ‘재무화 기술’이라고 칭한다. 이 재무화 기술은 현금화 기술이기도 하며 제2라운드 인생에
서는 중요한 요소가 된다. 따라서 어떤 사람의 자산을 평가할 때 유형 자산만 보아서는 안 된다. 그가
가진 잠재력, 즉 경험과 기술, 평판과 같은 무형 자산도 함께 계산해야 한다.
전환기에는 과거 타성에 대한 문제 제기와 과거 단절, 새로운 것에 대한 개방적 태도, 실험 정신과 호
- 10 -
퇴직하기 전에 미리 알았더라면
기심이 있어야 하고, 판에 박힌 일의 파괴와 불확실성에 대한 불편함이 없어야 한다. 불확실한 상황에
서는 호기심을 가진 사람이 창의적 해결책에 먼저 도달할 수 있고, 더 많은 탐색과 적응에 준비되어
있어야 한다는 것이 린다 그래튼 교수의 ‘변형 자산’ 이론이다. 나아가 100세 인생에서는 불확실성도
높아지므로 3단계 삶에서 다단계 삶으로 전환하기 위해서는 중장기적 삶의 설계도가 꼭 필요하다. 설
계도가 없는 삶은 지도가 없는 항해와 같기 때문이다.
5장 돈이 들어오는 파이프라인
파블로와 브루노의 ‘파이프라인 우화’
버크 헤지스의 『파이프라인 우화』에 나오는 이야기이다. 이탈리아 시골 마을에 사촌 간인 파블로와 브
루노라는 두 젊은이가 살았다. 어느 날 마을 물탱크에서 식수가 줄어들자 마을 사람들은 가까운 강에
서 강물을 길어 나를 사람을 구했다. 파블로와 브루노는 그 일을 자원했고 날마다 열심히 물을 길어서
물탱크에 물을 가득 채웠다. 마을 지도자는 물 한 통에 1페니씩 계산하여 그들에게 하루 품삯을 주었
다. 브루노는 자신에게 행운이 찾아왔다며 매우 기뻐했지만 파블로는 자신이 꿈꾸어 온 게 이런 건 아
니라고 생각했다.
그가 생각한 아이디어는 파이프라인이었다. 파블로는 브루노에게 마을로 물을 끌어오는 파이프라인을
건설하고자 제안했지만 브루노는 실현성이 없다면서 거절했다. 그러자 파블로는 물을 나르지 않는 시
간에 혼자서 파이프라인을 건설하기 시작했고 마을 사람들은 그를 미치광이로 보았다. 1년 후 드디어
파이프라인이 완성되었고 파블로는 더 이상 물통을 짊어지고 옮길 필요가 없어졌다. 더 이상 물을 길
어 나를 일이 없어진 파블로와 브루노에게 일자리가 사라졌다. 파블로는 이웃 마을에도 파이프라인을
건설하는 방법을 전수해 주었고, 그 후 파블로는 꿈꾸었던 풍요로운 생활을 즐겼다. 브루노는 익숙하
고 안정적으로 보이는 것에 안주한 결과 한평생 가난하게 살았다.
돈을 버는 것은 파블로처럼 자신의 파이프라인을 만드는 것이고, 그 파이프라인은 자는 시간에도 나를
위해 돈을 번다. 자본주의 시장에서 돈을 버는 사람은 파블로와 같은 사람들이나 이런 기업을 찾아서
투자하는 사람들이다. 부자들은 돈보다 시간을 소중히 여기고 아웃소싱을 잘한다. 돈을 버는 것은 시
간을 버는 것이다.
30개의 파이프라인을 가진 1인 기업
1인 기업 중 백미는 전직 간호사 출신이자 『오늘부터 1인 기업』의 저자인 최서연 대표이다. 최 대표
는 인세를 포함하여 블로그, 유튜브, 스마트 스토어, 강의료 등 다양한 수입원을 가지고 있으며 돈이
들어오는 파이프라인만 30개 정도이다. 최 대표는 ‘수강생이 돈을 벌게 해 주는 강의’가 최고의 강의라
고 말한다. 그리고 수강료를 결제한 사람들에게 강의 링크를 보내 주고 줌 강의에 참여하도록 한다.
최 대표는 시간 관리 및 일정 관리를 해 주는 3p 바인더와 디지털 마인드맵 강사이기도 하다. 새로운
디지털 기술이 나오면 먼저 배우고 이후 심화 학습 과정을 한 번 더 수강한 다음 전문 강사로 변신해
서 자신의 커뮤니티와 매체를 통해 강의 상품을 판매하는 방식이다.
스마트 스토어에서는 다양한 형태의 상품(위탁, 사업, 자체 제조)을 판매하는데 네이버 쇼핑에서도 검
색이 된다. 지금까지 스마트 스토어에서 판매한 상품 유형만 100개가 넘고 취급 상품도 생활용품, 잡
화, 패션, 강의 노트, 교육 자료, 영상 강의 등 다양하다. 이런 방식의 플랫폼 영업은 소비자 니즈 파
악, 유통의 흐름을 이해할 수 있고 내가 바로 생산자가 될 수도 있다. 판매 방식도 다양하고 오묘하다.
- 11 -
퇴직하기 전에 미리 알았더라면
자신의 제품과 타인의 상품, 온라인과 오프라인 판매, 제품과 서비스 판매, 직접 판매와 대리 판매 등
다양한 도구로 수입원을 넓히는 것이다.
스마트 스토어를 하나의 SNS로 생각하는데, 자고 일어나면 주문이 하나씩 들어와 있다고 한다. ‘책 먹
는 여자’ 최서연 대표는 독서 모임을 운영하고 이들과 공저로 책을 내기도 한다. 비즈니스를 처음 시작
하는 1인 기업 대표들과 경험을 공유하고 <더빅리치 캠퍼스>라는 네이버 카페를 운영한다. 매일 꿈
리스트와 감사의 일기를 쓰고 있기도 하다.
6장 여태 잘 몰랐던 연금, 보험, 상속
믿을 것은 연금! 예금된 돈은 내 돈이 아니다
공무원과 교사들의 연금은 근무 연수에 따라 다르지만 대략 공무원은 월 200만 원대, 정년이 긴 교사
의 연금은 300만 원대 정도로 알려져 있다. 그런데 기업체에 오래 다닌 회사원도 준비만 잘하면 65세
이후는 연금으로 살아갈 수 있다.
회사 생활 30년 차인 선배님의 노후 연금 합계는 500만 원 가까이 된다. 국민연금, 개인연금, 퇴직 연
금이 각각 월 150만 원이 넘기 때문이다. 교사로 일하는 배우자 연금 300만 원보다 본인이 더 많다는
것을 선배님도 최근에 알았다고 한다. 기업체의 경우 월 소득의 9%를 국민연금으로 적립하고 매년 퇴
직 연금으로 한 달 치 급여를 강제적으로 적립하니까 이것만 해도 총소득의 17%를 미래를 위해 저축
하는 셈이다. 재직 시에는 연금 공제가 세금처럼 미운 존재이지만 훗날에 효자가 되는 게 연금 적립이
다. 청년 시절의 말썽꾸러기가 장년이 지나 든든한 효자로 변신한 것이다.
현실적으로 이야기한다면, 예금이나 부동산 자산은 본인이 전부 사용한다는 보장이 없다. 특히 노년의
목돈은 위험하다. 가족이나 가까운 지인들이 알고 있는 ‘통장의 돈’이라면 지원 요청과 투자 유혹을 받
는다. 경험 많은 선배들이 이런 이야기를 해 주곤 했다. ‘한 번 빌려준 돈은 뒤돌아보지 않는다.’, ‘예금
된 돈은 내 돈이 아니다.’, ‘너무 아끼면 궁핍하게 살다가 예금이나 부동산을 두고 죽는다.’, ‘재무가 무
너지면 사람도 무너지고, 가장 가까이 있는 사람들이 떠난다.’ 등이다. 반면 연금 자산은 오로지 본인
과 배우자가 생전에 사용하도록 설계되어 있는 돈이다.
7장 호모 헌드레드 시대의 위대한 중년들
전무님은 매일 운동 4시간, 영어 공부 4시간
중장년들은 젊은이들에 비해 속도에서 느리고 새로운 물결에 익숙하지 못하지만 그들은 풍부한 경험과
무형 자산을 가지고 있다. 객관적으로는 사회 초년생보다 50~60대 중장년들이 창업에서 유리하고 이
들은 조직 생활의 경험으로 쉽게 화해할 줄도 알고 갈등 해결 능력도 뛰어나다. 이런 중장년들은 젊은
이들과 협업하면 큰 동력을 얻을 수도 있고 때로는 청년보다 더 창의적이다.
내 고교 선배님들 중에는 훌륭한 분이 많다. 그중 씨젠의료재단 전무님으로 계시는 이원규 선배님은
100세 시대를 고민하고 있는 내게 영감을 주었다. 선배님 나이는 올해 59세이다. 하루 4시간씩 스텝
퍼 운동을 하신 지 1년이 넘었다. 처음에는 스텝퍼 위에서 운동을 하면서 노래를 들었으나 4시간씩 들
으니 더 이상 들을 노래가 없어서 영어 공부를 시작하셨다.
- 12 -
퇴직하기 전에 미리 알았더라면
엊그제 선배님 사무실에 들렀다가 우연히 영어 스피치를 듣게 되었는데 깜짝 놀랐다. 거의 원어민 수
준이었다. 나도 카투사 생활 30개월을 하면서 많은 사람들의 영어 스피치를 들어 보았지만 단연 최고
수준이었다. 선배님은 처음 6개월간 CNN 뉴스를 들었지만 못 알아들어서 상당히 괴로웠다고 한다. 만
약 이것을 공부로 접근하였더라면 포기했을 것이다. 공부란 졸리고 지겹고 해서 하루 4시간씩 절대 할
수 없다. 그러나 스텝퍼 위에서 운동하는 동안 그것은 루틴이 된다.
선배님이 자주 나오는 영어 문장을 미리 준비해서 운동 시간 내내 발음하고 따라 했더니 CNN 뉴스가
하나씩 들리기 시작했다. 그동안 코로나로 인해 저녁 회식도 없어서 운동 시간을 잘 지켰고 1년이 지
난 지금은 신기하게도 모든 뉴스가 들리고, 영어 발음과 속도도 원어민 못지않다. 출근 전이나 퇴근
후, 하루 4시간 운동을 하시는 것은 선배님의 의지력이었지만 그 위에서 영어 공부를 결합한 것은 선
배님의 창의력이자 자연스런 루틴이었다.
습관은 저절로 튀어나오는 것이고 이런 루틴은 한 분야에서 최고봉을 만들기도 한다. 이는 모든 50대
이상 세대들에게 용기를 준다. 배움에 늦음이란 없고 시작해서 꾸준한 시간을 투자하면 탁월해지는 것
이다. 꾸준함이 곧 탁월함이 되는 것이다. 직장 은퇴 후에는 외국인 관광 가이드를 해 볼까도 생각하
면서 하루 4시간 운동과 영어 공부를 하는 임원, 주말에는 자전거 타기와 등산까지 하는 전무님은
100세 시대의 롤 모델이다.
- 13 -
퇴직하기 전에 미리 알았더라면
'책,영화,리뷰,' 카테고리의 다른 글
스탠리 엘린 - 벽 너머의 목격자 (0) | 2023.01.01 |
---|---|
(요약본)50 오늘이 당신에게 가장 젊은 날입니다 (0) | 2023.01.01 |
(요약본)통일의 눈으로 봉화를 다시 보다 (0) | 2023.01.01 |
(요약본)치매의 거의 모든 기록 (0) | 2023.01.01 |
에쿠니 가오리-햇살 (0) | 2023.01.01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