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자의 세월
주디 블룸
- 차 례 -
제 1장 이혼하는 여자
제 2장 비비의 남자
제 3장 이별 준비
제 4장 새로운 만남
제 5장 사라의 슬픔
제 6장 눈물의 블루스
제 7장 사랑의 끝
제 8장 와해
제 9장 마지막 연가
제10장 신이 준 선물
가정(家庭)이란 어떠한 형태의 것이든, 인생의 커다란 목표다.
. J.G홀런드 <금박집(金箔集)>에서
제1장 이혼하는 여자
마고는 그녀의 침실에서 테라스로 통하는 유리문을 밀어젖혔다. 그녀는 거품목욕 펌프를 20분에 맞춰놓고 왼발로 물의 온도를 재보면서, 걸치고 있던 옷을 빨간 목재로 된 선반 위에 던져놓았다.
그리고는 빙글빙글 돌아가는 물이 온몸을 감싸도록 서서히 뜨거운 욕조 속에 몸을 담갔다.
늦은 8월의 밤공기는 청명하고 서늘했다. 산 위에는 만월이 다 된 달이 떠 있었다. 들리는 소리라곤 마고 자신의 숨소리와 욕조 속의 부드러운 물소리밖에 없었다. 증기가 가득 찼을 때 눈을 감고 깊은 숨을 들이마셔 붉은 삼나무의 향기를 맡자 그녀는 하루의 긴장이 사라지는 것을 느꼈다.
"마고....."
한밤의 적막함 속에서 자기를 부르는 목소리가 들리자 그녀는 깜짝 놀랐다. 그녀는 주위를 둘러보았지만 보이는 것이라곤 뜨거운 욕조 주위에 있는 자랄 대로 자란 페추니아와 제라늄이 심어져 있는 둥근 통밖에 없었다. 죽은 꽃을 슈아내진 않았지만 꽃들은 잘 자라고 있었다.
"여깁니다......."
그 목소리가 말했다.
그는 오래된 나무 울타리 밖에 서 있었다. 그녀는 가까스로 그를 알아볼 수 있었다.
"뭘 하고 계시는 거예요?"
마고가 날카롭게 물었다.
"같이 술이나 한잔 했으면 해서요. 난 엔드루 브로더입니다. 바로 옆집에 살고 있죠."
"당신이 누군지는 알고 있어요."
마고는 매몰차게 그의 말을 가로막았다.
"이웃집을 엿보면 안된다는 것도 모르시나요?"
"엿보고 있는 게 아닙니다." 그는 말했다.
"그렇다면 술을 마시기에는 11 시가 너무 늦은 것 같다고 생각지 않으세요?"
"그런가요?" 그는 되물었다.
"그래요."
"난 야행성이라서요...... 별로 늦은 것 같지 않은데요."
"아읗든 너무 늦었어요. 아침에 직장에 나가는 사람도 있으니까요."
그녀는 그가 사과하고 물러나기를 바라며 고개를 돌렸다. 물론 그 봉지에 대한 호기심이 있었지만 자기 친구의 전남편이려니 하고 생각했을 뿐이었다. 지난 토요일에 그녀는 그가 식료품 봉지를 들고 쩔쩔매는 모습을 본 적이 있었다. 그가 트럭에서 집으로 걸어오는 동안에 봉지 하나가 터져서 그 속에 있던 내용물이 우르르 땅바닥으로 쏟아졌는데 그 중에는 달걀도 있었다.
마고는 2층에서 책을 읽고 있다가 그 광경을 목격하게 되었다. 그는 고개를 설레설레 흔들며 뭐라고 중얼거리면서 멍청히 서 있었다. 그러다가 엉망진창이 된 식료품들을 깨끗이 정리한 후 다시 트럭에 탔다. 한 시간 후에 그는 봉지 두 개를 더 가지고 돌아왔다.
그리고 일요일에 그녀는 그가 딸 사라와 함께 웃는 소리를 들었다. 그녀는 아버지가 자녀와 그렇게 어울리는 것이 매우 좋은 일이라고 생각했다. 그리고 자기의 아이들이 프레디와 함께 웃는 소리를 더 이상 듣지 못한다는 사실을 상기하곤 마음이 아팠다. 마고는 그들이 함께 웃은 적이 있는지조차 기억할 수가 없었다.
"내 말 좀 들어보세요."
그가 말했다. 마고는 그가 아직도 울타리 옆에 서 있다는 것을 알았다.
"프랜신이 그러던데....."
"프랜신 ?"
"당신이 비비라고 부르는 그 여자 말입니다..... 그녀가 그러던데 설탕이 떨어지면 부인한테 부탁하라고 하더군요."
"그래서 설탕을 얻으려고 밤 11 시에 나를 불렀단 말입니까?"
"아닙니다. 같이 술이나 한잔 했으면 좋겠다고 말씀드렸잖습니까?"
그는 술병을 들어 보였다.
"무슨 술인데요?" 마고가 물었다.
"어두워서 잘 보이지 않는군요."
"쿠부아지에입니다. 여기 술잔도 있습니다."
마고는 소리내어 웃었다.
"그러면 같이 한잔 하시는 거죠? 생각해 보겠어요?"
"문은 열려 있어요."
그때 그녀의 마음속에서 어떤 목소리가 들려왔다.
마고..... 뭘 하는 거니 ?
아무것도 아니야.
이런 잰장......
이봐, 그는 살인자도 치한도 아니야. 그 정도는 알잖아.
그러면 안돼 ! 그를 돌어오게 하면 안된다구.
같이 한잔 하는 것뿐이잖아.
그런 말은 수없이 들었어.
이웃 사람인데, 뭐.
교양 없는 사람도 많다구.
그는 문을 열고 작은 마당을 가로질러 뜨거운 욕조 쪽으로 걸어와서 그녀 옆에 걸터앉아 한 잔씩 술을 따랐다.
"이웃을 위하여 !"
그는 자신의 잔을 들면서 말했다.
"뜨거운 욕조에서 술을 마시는 것은 위험해요."
마고가 그에게 말했다.
"알콜은 사람을 죽일 수도 있는 거예요."
그녀는 브랜디를 맛보기 위해 혀를 적셨다. 그리고는 술잔을 내려놓았다. 그녀의 몸은 거품이 이는 물속에 잠겨 있었고 증기로 인해 검은 머리가 얼굴 주위에 젖은 채 붙어 있었다.
"가까이서 보니 딴사람 같군요."
그가 말했다.
"가까이서라뇨?"
"부인이 차에서 내려 집으로 들어가는 것을 몇 번 본 적이 있습니다."
"아, 네."
그도 역시 그녀를 눈여겨 보아왔던 것이다.
"부인은 선 메이든 건포도 상자의 소녀와 닮았어요."
"전 소녀가 아니잖아요."
"그렇다면 그녀의 언니쯤 되겠죠."
"제가 예쁘다는 말인가요?"
"난 건포도를 좋아한답니다."
마고는 건포도 상자의 소녀의 모습을 떠올려 보았지만 챙이 큰 붉은 보닛밖에는 생각나지 않았다.
"난 거품목욕을 해본 적이 없는데, 어떻습니까?"
그가 말했다.
"뜨거워요." 그녀가 대답했다.
"거품목욕을 못하는 사람도 있어요."
"나도 한번 해보고 싶군요."
"이곳엔 거품목욕 클럽이 여러 개 있어요. 그 중에서도 불더 스프링스가 제일 좋죠. 미리 전화로 예약해야 할 거예요. 예약제니까요."
"지금 당장 해보고 싶다는 겁니다."
그가 말했다.
"지금요, 내 욕조에서요?"
"아무데면 어때요."
그는 땀받이 스웨터를 머리 위로 올려 벗으면서 말했다.
"어머나...... 잠깐만 기다려요......"
그는 신발을 벗어던지고 벨트를 푼 다음 바지를 벗었다. 그는 수영복을 입고 있었다. 마고는 권투 선수용 팬티를 입은 사람들을 믿지 않았다. 프레디는 긴투 선수용 팬티를 입었었는데 그것을 다림질해 달라고 했었다.
"잠깐만 기다리세요...... ,, 그가 속옷을 벗을 때 그녀는 다시 말했다. 그 때 그녀는 그를 똑바
로 보지 않았지만 그가 날씬하며 매우 매력적이라는 것을 충분히 알 수 있었다.
그녀는 지난 주말에 그를 관찰하면서 그러한 점을 발견했다. 그가 성장하고 있는 모습에서 발견한 것이었다.
"어쩔 셈이에요?"
그는 그녀를 쳐다보면서 욕조 속으로 돌어왔다.
"부인이 허락했잖아요......"
"아네요, 내가 언제 허락을 했죠?"
"그럼 나가란 말입니까?"
"들어오지 않으셨으면 좋겠어요,"
"아, 내가 오해했군요."
"그래요, 오해하셨어요,"
"그렇지만 들어온 걸 어떻게 합니까? 몇 분만 해보죠."
"몇 분 동안이라면. 상관없어요."
타이머가 다 되었을 때 그는 욕조 밖으로 나가 다시 20분에 맞춰 놓았다.
그러나 20분이 지나기 전에 그는 현기증이 난다고 했다. 마고는 쓰러지기 전에 빨리 나오라고 재촉했다. 그는 제때에 나왔다. 그녀는 그에게 담요를 덮어주고 게토레이드 한 잔을 먹인 후에 그를 집까지 데려다 주어야만 했다. 그를 부축하며 차고 위의 방을 통해 가파른 계단을 오르는 것은 쉬운 일이 아니었다.
"그러게 조심하랬잖아요."
그가 거실 소파에 털썩 주저앉자 그녀가 말했다.
"앞으로 조심해야겠군요." 그가 말했다.
"아스피린 두 알을 먹고 잠을 자는 게 좋을 거예요."
"내일 한 번 더 해도 되겠습니까? " 그가 물었다.
"그만 하세요. 선생님한테는 맞지 않나 봐요."
"익숙해질 거예요."
"아시다시피 전 아이가 둘이에요."
"난 하납니다."
"우리 애들은 10대예요."
"내 아이는 열 두 살입니다."
"우리 애들은 여름 내내 아버지한테 가 있어요, 내일 집에 온답니다."
"만나보고 싶군요."
"너무 확신하지 마세요."
"애들을 매우 염려하시는군요?"
"제가 애들을 염려한다구요?"
"부인의 가슴은 멋지군요." 그가 말했다.
마고는 가슴을 내려다보고 얼굴을 붉혔다. 그녀의 옷이 허리까지 열려져 있었다. 그녀는 옷 매무시를 고쳤다.
"한마디 더 충고하겠는데요, 거품목욕은 성적 유희가 아니에요."
"잊지 않겠습니다."
"그럼 안녕히 주무세요." 그녀가 인사했다.
"잘 자요, 마고."
다음날 오후, 마고는 자기 아이들을 덴버로 마중나가느라고 차를 몰면서 어젯밤의 엔드루 브로더와의 이상스런 만남에 대해 생각했다.
뜨거운 거품목욕통으로 그를 들어오게 한 것은 실수였다. 그렇게 하지 말았어야 했다. 앞으로 그와 옆집에 사는 것이 좀 이상스러워질지도 모른다. 마고의 충동적인 생활방식은 늘 그녀에게 문제를 일으키곤 한다.
'내가 경고했었잖아?'
'그래 맞아. 나에게 경고해 주었지.'
마고는 비비가 이혼녀라는 사실은 알고 있었지만 다른 이혼녀들처럼 그녀가 전남편을 흉보는 것은 한 번도 본 적이 없었다. 왜 이혼을 하게 되었는지 마고에게 자세히 털어놓지 않았고 마고 쪽에서도 별로 꼬치꼬치 캐묻고 싫은 생각이 없었던 것이다.
지난 5월 비비가 앤드루에게 욕설을 퍼부을 때까지도 마고는 비비가 자기 남편의 이름을 들먹이는 소리를 한 번도 들은 적이 없었다.
비비가 그의 거처를 마련해 주고자 마고에게 도움을 청한 일이 실수였던 것 같다. 하지만 이미 저질러진 일이니 어쩔 수 없다고 마고는 생각했다.
마고는 백 미러에 자기 모습을 비춰보면서 아이들이 자신의 짧은 헤어스타일을 어떻게 생각할까 상상해 보았다. 지금까지 몇 년동안 그녀는 머리를 자른 적이 없었다. 길게 길러서 가운데 가리마를 탄채 생머리를 하고 다녔었는데 이번 여름에는 웬지 변덕을 부려보고 싶었다.
미용사인 스탠은 머리를 자른 뒤 말했다.
"자, 거울을 잘 보세요. 머리를 자르니까 고운 살결과 멋진 두 눈이 훨씬 더 돋보이지 않아요?"
사실일까? 그러나 마고는 다시는 머리를 자르지 않겠다고 다짐했었다. 단 한 가지 사실만은 인정하지 않을 수 없었다. 머리를 짧게 자르니까 두 눈이 돋보이는 것은 사실이었던 것이다.
마고는 14년에 걸친 프레디와의 결혼생활중 불성실했던 적은 결코 없었다. 프레디 다음으로는 레너드가 있었고 레너드 다음에는 그녀의 사장인 마이클 벤슨이 후속타였다. 그리고는 일련의 짤막한 애정 행각들이 있었는데 몇 달 아니면 몇 주 또는 단 하룻밤에 끝내곤 했다. 열 두 명의 남자돌이 있었는데 그 중엔 콜로라도 대학의 심리학 교수를 비롯하여 나로파의 불교 숭려, 뿐만 아니라 두어 명의 공사장 인부도 있었다. 그리고 마침내 올 여름에는 닷새 동안 에릭과 관계를 가졌었다.
마고는 사무실에 자신의 과거 애인들의 명부를 책상 맨 윗서랍에 넣고 잠가놓았다. 그녀는 다른 여자들도 그렇게 명단을 작성해서 감춰놓는지 궁금했다. 그리고 만일 그녀가 갑자기 죽어서 아이들이 자기의 서류들을 검토할 경우 이 명단을 발견해 내고는 그녀에 대해 어떻게 생각할지 궁금했다.
그녀는 라디오를 켜고 차창을 열었다. 나뭇가지 하나가 고속도로를 지나 바람에 날려와 그녀가 탄 차의 보닛 위에 잠시 머물더니 이내 날아가 버렸다.
'이제 여름도 끝났군......'
이번 여름은 충실한 여름이었다. 그녀는 마이클 벤슨과 함께 새로운 사업, 즉 시내 태양열식 콘도미니엄에 대한 일을 한동안 했다. 이 기나긴 여름 동안 그녀는 단 한 번 틈을 내어 차코캐넌에서 1 주일을 보냈다. 그 여행은 그녀 혼자서 갔었으며 난생 처음으로 완벽하고도 절대적인 고독을 맛보았다. 그것은 그녀 자신에 대한 시험이었다. 자기 혼자만으로도 헤쳐나갈 수 있음을 증명해 보고 싶었던 것이다.
그러나 둘째날에 그녀는 에릭을 만났다. 그는 스무 살의 한창 나이였고 그녀로서는 도저히 억제할 수 없었다. 에릭을 마지막으로 충동적인 성적 만남에 종지부를 찍어야겠다고 나중에서야 그녀는 결심했다. 왜냐하면 나증에는 항상 공허감을 느꼈기 때문이다. 공허와 외로움 그리고 두려움. 그녀는 다음번에 남자를 만나고 싶은 마음이 날 때까지 기다렸다가 그때가 되면 충동에서 비롯된 성적 만남이 아닌 꾸준한 애인을 사귀기로 노력할 생각이었다.
그동안은 일에 전념할 생각이었고 일은 순조롭게 진행중이었다.
또한 이제 집으로 돌아오는 자기 자식들에게도 관심을 쏟을 생각이었다.
오늘 아침에 그녀는 아이들이 좋아하는 요리인 럼 소스에 절인 탱기 치킨을 만들어 두려고 일찍 일어났다. 그녀는 아이들이 행복한 귀가가 되기를 바랐으며 신학기는 지난해보다 더 성과가 나온 해이기를 바랐다. 그녀는 노력해 볼 생각이었다. 아이들에게 좀더 많은 시간을 내어 같이 있어주고 좀더 이해심을 발휠할 작정이었으며, 아이돌이 대화를 필요로 할 때 언제나 곁에서 말동무가 되어주고, 긍정적인 생각의 엄마가 되어보려는 노력을 기울일 생각이었다. 늘 원하면서도 아직까지는 끌까지 실천에 옮기지 못했던 그런 따뜻하고 부드러운 흙과 같은 자상한 엄마가 되어보겠다는 계획을 세웠다. 이번이 스튜어트와는 마지막 해후가 될 것이다. 스튜어트는 내년 봄에 졸업하면 대학에 진학할 예정이었다. 그리고 미셀과는 어찌 될지 그녀는 알 수 없었다. 또다시 적대의 한 해를 보내게 되리라고는 생각되지 않았다. 어쩌면 비행기에 미셀이 타고 있지 않을지도 모른다. 만일 그렇다면 어떻게 해야 할까? 다음번 비행기를 타고 당장 뉴욕으로 가서 미셀을 강제로 데려와야 하나? 마고는 아무런 확신도 가질 수 없었다.
이윽고 마고는 벨리 하이웨이로 접어든 다음 공항 안내 표지판들을 따라 차를 몰았다. 그녀는 20분 먼저 도착했다. 비행기가 도착하기 전에 인스턴트 커피라도 한 잔 할 수 있는 시간이었다. 다시 엄마가 되는 순간을 맞이하기 전에 잠시 긴장을 풀 여유가 있었다.
그날 밤, 귀가를 환영하는 뜻의 저녁식사를 하고 나서 마고는 샤워를 한 다음 40회 생일을 기념해 클레어가 지난주에 사준 의상을 걸쳐보았다. 맨살에 와 닿는 실크의 감촉이 아주 좋았다. 전체가 실크였으며, 어린 소녀의 홍조와 같은 붉은색이었다.
"여점원이 말이야, 아침에 네가 그 옷읕 입으면 아주 빛날 거라고 하던데, 맘에 드니 ?"
"아침에 입을 만한 옷은 아닌 것 같은데 ? 오후라면 몰라도......"
마고의 이 말에 그들은 한바탕 웃었다.
"난 작년에 내 40회 생일을 자축하는 뜻으로 검은 나이트 가운을 샀어."
하고 클레어가 말했었다.
그 말에 마고는 자기에게도 아직 옷장 서랍 하나에 검은 옷들이 가득 들어 있다는 생각이 났다. 그 옷들은 마고가 레너드와 지내던 시절의 유산이었는데 최근에는 그 옷들을 입지 않았다. 그 검은 옷에 관해 생각하기조차 끔찍한 추억이 있었던 것이다.
레너드는 마고가 3 년 전에 뉴욕을 떠났던 가장 큰 구실이 된 장본인이었다. 그녀는 프레디와 그의 새 아내를 피해 레너드와 맹목적인 사랑의 도피를 했었고 마침내는 그녀 자신으로부터도 도피하여 산속에 파묻혀 살면서 새로운 자아를 찾고 싶어했던 것이다. 정확히 말하자면, 새로운 자아를 찾지 못한다면 그것을 창조할 작정이었다고 나 할까.
마고는 태양열 주택 설계에 관심이 있었기 때문에 볼더에 정착하기로 결정했다. 그리고 운이 좋아서 벤슨 았골드라는 작은 건축회사에 취직할 수 있었다.
마고는 8월 증순에 볼더로 이사를 했다. 그리고 센트럴 파크 웨스트의 소비조합에서 물건을 팔고 받은 현찰 증 반 정도의 액수를 들여서 언덕에 호젓이 서 있는 집을 한 채 장만했다. 그 집은 좀 구식으로 2층에 거실과 부엌이 있었는데 플래티런 쪽을 바라볼 수 있게 되어 있었다. 1 층에는 침실들이 있었는데 안방 바로 바깥쪽에 사우나실이 딸려 있었다. 바로 이 점이 그녀의 마음에 들었다. 비비라고 불리는 여자 부동산 소개업자는 그 집값이 앞으로 계속 오를 수밖에 없다고 마고에게 확신시켰다. 마고가 이사 오고 난 후 두 달이 지났을때 비비는 그녀를 클레어에게 소개시켜 주었는데 클레어는 자기 화랑을 고쳐줄 건축업자를 물색중이었다.
마고는 아이들에게 밤인사를 하러 홀을 따라 걸어갔다. 미셀은 침대에 걸터앉아 <채털리 부인의 사랑>을 읽고 있었다.
"어떠니, 괜찮니 ?"
하고 마고가 물었다.
"여름방학 숙제라서 읽고 있을 뿐이에요......"
미셀이 거부적인 태도로 말했다. 마고가 웃었다.
"아니, 책말고 이것 말야."
그녀는 방안을 빙 둘러보며 자기가 걸친 실크 옷을 자랑해 보이면서 미셀의 스테레오에서 홀러나오는 음악에 따라 스탭을 밟았다.
"어머나, 엄마..... 지금 입고 계신 옷이 그게 뭐예요?"
"으응, 실내복이다. 클레어가 생일선물로 준 거란다. 멋지지 않니 ?"
"이혼녀가 다른 이혼한 여자에게 주는 선물치고는 기가 막히군요. 차라리 자기 화랑의 그림 한 점을 줄 수도 있었을 텐데 말예요. 우리집은 온통 허전하게 하안 벽 천지인걸요."
"나에게 개인적인 선물을 주고 싶었겠지. 내 생일선물이니까......"
"네에...... 그렇겠군요. 괜찮네요."
"그래, 마음에 드니 ?"
"괜찮은 것 같아요. 엄마에게 그런 사치스러운 취미가 있다면요."
"내 얘긴 책 말이다"
미셀은 도전적인 얼굴로 마고를 올려다보았다. 당장이라도 싸울 태세였다.
"말했찮아요..... 독서 숙제라구요."
"그래, 알겠다. 하지만 내 얘긴 네가 그 책을 좋아할 수도 있고 그렇지 않을 수도 있다는 뜻이야."
마고는 지레 겁을 먹고 말을 멈췄다. 이 대화는 계속해봐야 본전도 못 찾을 것 같았다. 미셀은 책을 덮어 무릎에 내려놓았다. 그녀는 적의에 차서 마고를 바라보았다.
"좀 구식이긴 하지만 흥미로와요."
구식이라..... 마고는 생각했다. 납득하기가 곤란했다. 마고는 자기가 <채털리 부인의 사랑>을 읽던 시절을 기억했다. 당시 그녀는 대학생이었는데 그 책을 읽다가 성 묘사 장면이 너무도 뜨겁고 적나라해서 그만 학교 목욕탕에 들어가 문을 걸어잠근 뒤 한 시간 동안이나 샤워를 틀어놓고는 그 아래 서 있었다.
"로렌스는 남서부에서 살았다지...... 타오스라던가. 알고 있겠지 ?"
"물론 알아요, 엄마. 하지만 이 책의 무대는 영국이에요."
"그래 안다."
마고가 말했다. 그녀는 침대로 다가가 미셀의 뺨에다 굿나잇 키스를 해주려고 했다. 그러나 미셀은 머뭇거리며 물러났다.
"엄마, 귀찮게 왜 이러세요?"
"잘 자라."
마고는 자기가 딸애와 가깝게 지내려 한다는 내색을 알아차리지 못하게 애쓰면서 되도록 유쾌하게 얘기하려고 했다.
"안녕히 주무세요."
미셀은 대답하면서 다시 책을 폈다.
"그런데 엄마...... 술 냄새가 왜 이렇게 지독하죠? 라보리스라도드셨나요?"
"점심때 칵테일을 약간 마셨을 뿐인데."
"그걸 그렇게 표내실 것까진 없잖아요."
마고는 너무나 기가 막혀서 한숨을 짓고는 미셀의 방을 나왔다.
그녀는 미셀이 어떻게, 아니 어쫓서 이다지 알 수 없는 애가 되어버렸는지 이해가 되지 않았다. 마고 뜻대로라면 저렇게 성깔 있고 꼬치꼬치 흠을 잡는 사람하고는 결코 같이 살지 않았을 것이다. 그러나 자기 자식이니 할수없는 노릇이었다. 그래서 그녀는 자기 면에서 계속 애쓰고 항상 최선의 결과가 을_ 것을 기대하면서 고진감래의 그날이 오기를 기다리기로 했다.
그녀는 아이들 방을 구분짓는 목욕탕을 통해 스튜어트의 닫혀진 방문 앞에서 멈취섰다. 그녀는 노크를 했다.
"들어오세요."
팝 그룹 폴리스의 최신 앨범의 시끄런 음악에 섞여 스튜어트의 목소리가 들렸다.
"그래, 엄마다. 잘 자라고 인사하러 왔다."
마고가 말했다.
"네에...... 엄마도 안녕히 주무세요......"
마고는 그날 오후 공항에서 스튜어트를 처음 보았을 때 말이 나오지를 않았다. 단지 스튜어트의 해어스타일만이 아니고 옷차림새가 가관이었다. 폴로 셔츠 차림에다 스웨터를 어깨 너머로 늘어지게 맨 꼬락서니에 한 손에는 라켓을 들고 다른 손에는 캔버스천으로 된 꼴사나운 동냥자루 같은 가방을 들고 있었다. 마고는 터져나오려는 웃음을 간신히 참았었다.
"스튜어트, 너 그 옷들 전부 어디서 났니 ?"
덴버에서 차를 몰고 돌아오는 길에 마고가 그에게 물었었다.
"아빠가 이스트 헴프턴으로 오빠를 데리고 가서 쇼핑을 하셨어요."
미셀이 대답했다.
"나한테 물으셨잖아."
스튜어트가 말했다.
"너도 봐서 알겠지만 내가 내 모습에 대해 자랑 좀 한다구 해서 어디 덧날 것도 없잖아. 엄마도 해어스타일을 바꾸셨는데, 뭘."
"그래 잘 봤다."
미셀이 말했다. 마고가 자기의 마음속에 품고 있는 생각을 미셀에게 물어볼 기회도 채 갖기 전에 스튜어트가 말했다.
"전 대학 진학 지원을 일찍 하고 싶어요. 아빠 말씀으론 10월 중에 1 주일 동안 휴가를 내서 함께 면담 여행을 떠나자고 하셨어요."
이 말에 마고는 가슴이 아팠다. 그녀는 아들의 대학 면접 때 그 애를 데리고 다녀야 할 사람은 자신이라고 항상 생각해 왔었다. 그래서 오직 그런 목적 때문에 1 주일간의 휴가를 애써 마련해 두었던 것이다.
"전 암허스트 대학에 지원할 생각이에요. 이미 결정했어요."
"왜 하필이면 암허스트니 ?"
마고가 물었다.
"엄마도 아시겠지만 아뼈 친구분 증 윌리 루이스란 분이 있죠?"
"그래."
"그분이 거기 갔는데...... 그분 말로는 학교측과 평생토록 유지되는 그런 관계를 만들어 놓았대요."
마고는 메스꺼움을 느꼈다. 이건 해도 너무 지나쳤다.
"스튜어트, 넌 정말 말하는 것이 너희 아빠와 꼭 닮았구나."
"그게 뭐 어때서요?"
스튜어트가 물었다.
"엄마도 알다시피 아빤 저의 이상적인 남성상이에요. 저도 이젠 제 장래에 대해서 생각할 때가 되었어요. 저는 을 여름에 아주 많이자랐다구요, 엄마."
마고는 층계를 올라가 부엌으로 갔다. 그리고는 브랜디 한 잔을 따랐다. 그녀는 자기 집안에 누구 한 사람 협조자가 있었으면 하고 바랐다. 이토록 외롭고 싶지 않았다.
자, 마고 잔 받아라. 그녀는 혼자서 건배를 했다. 너도 이젠 술이 필요해졌구나...... 마고는 쓸쓸히 혼잣말을 했다.
미셀은 한물 간 영화배우에게나 어울릴 듯한 실내복을 입고는 예쁘다는 말을 기대하는 엄마를 도저히 이해할 수가 없었다.
나 원 참 기가 막혀서 ! 미셀은 엄마에게 무엇이 잘못되었는지 이해가 되지 않았다. 하지만 지난 여름 이후로 엄마는 도저히 믿지 못할 정도로 사람이 달라졌다. 미셀이 말하는 것은 무엇이든지 엄마는 나쁘게 받아들였다. 그래서 당연히 미셀은 엄마에게 그 옷에 대한 느낌을 정직하게 말하지 않았던 것이다.
오늘 집으로 오는 도중 비행기 안에서 미셀은 이번 학기는 좀 나아졌으면 하고 바랐다. 그녀는 노력하기로 맹세했다. 욕실 아무데나 수건을 팽개쳐 버린다든지 아니면 신거지 거리를 그대로 싱크대에다놓아둔다든지 아니면 비꼬아 말하는 따위는 일체 삼가기로 결심했다.
올해에는 마고, 즉 자신의 엄마가 좀더 자기를 한 인간으로 대해 주기를 기대했었다. 그러나 함께 있은 지 불과 몇 시간도 되지 않아서 그들은 다시 여름 이전에 자기들이 떠났던 시점으로 원상복귀해 버렸다.
미셀은 엄마가 언제부터 변하기 시작했는지 정확한 시점을 알아내려고 애썼지만 허사였다. 틀림없이 이번에는 좀 달라서 예전처럼 엄마의 연애 사건이 골난 그런 시점은 아니었다. 으레 그럴 때 집안 분위기는 항시 긴장에 싸여 있었고, 마고는 슬픔에 잠겨 눈물을 찔끔거리다가도 아이들 앞에서는 일부러 크게 억지로 웃어대곤 했다.
그리고 한 연애 사건이 종지부를 찍게 되면 마고는 자기 아이들을 더욱더 아껴주고 더 많은 주의와 애정을 쏟는 경향이 있었다.
레너드 아저씨와의 연애 사건 후에도 그랬다.
레너드는 엄마가 이혼한 후 사권 첫번째 남자친구였다. 그런데 문제는 그가 자식이 셋씩이나 있는 유부남이라는 데 있었다. 레너드의 자식들은 지긋지긋하게 자주 전화를 걸어왔었다. 그의 아내인 가브리엘이 자식들을 부추겼던 것이다. 그애들은 전화를 걸어 울면서 애걸했다.
'제발 우리 아빠를 집으로 돌려보내 줘 !'
그때 그들은 미셀에게 그렇게 말했던 것이다.
무슨 일이 일어나고 있는지를 이해하기 위해 어떻게 상상했겠는가? 그의 아이들은 어렸다. 그 아이들은 매주 때로는 1 주일에 두번씩이나 전화를 걸었다. '제발 우리 아뼈를 돌려보내 줘. 우린 아빠를 잃었어, 아빠가 보고 싫어. '
'너희 아빤 여기 없어. '
미셀은 그 아이들에게 말했다.
'아빠 사무실로 전화해 보렴.'
한번은 레너드의 아내 가브리엘이 아파트로 와서는 벽에서 총을 떼어내 휘저으며 마고를 죽이겠다고 위협했다. 그들을 위협하며 공포에 질리게 했던 그 총은 장난감 총이라는 것이 판명되었다. 그러나 언뜻 보기에는 진짜처럼 보였다.
그 다음날, 마고는 뉴욕을 떠나 볼더로 이사 가기로. 결정했다.
한번은 레너드가 콜로라도에 나타났었다.
택샌프란시스코로 가는 길이오. 그냥 지나칠까 하다가 궁금해서 들렀소. 하고 그가 말했다.
'잘 지내고 있어요. 고마와요.'
미셀은 생각했다. 그것이 레너드를 마지막으로 본 것이었다.
그러나 그건 사건의 결말이 아니었다. 이 밖에 미셀은 어머니가 함께 잠자려 했던 사람들을 기억하여 재난이 있을 경우에 대비했다. 하지만 지난 학기엔 아무에게도 특볕한 일은 없었다. 아무도 애들을 일요일 저녁식사에 데려오지 않았으며 한밤중에 몇 시간이나 긴 전화를 걸지 않았고, 불쑥 아침 식탁에 나타나는 사람도 없었다.
미셀이 보기에 엄마는 올해에 별다른 잠자리 친구가 없었다. 돈도 벌지 않고 일도 하지 않았다. 돈과 일이 마고의 제일가는 문제였던때는 이혼한 바로 직후였지 지금은 그렇지 않았다.
미셀은 침대에서 뒤척였다. 목이 매었다. 엄마는 자식들을 제대로 돌볼 수 없을 때면 미셀을 뉴욕의 새엄마에게로 보냈다. 자주 그랬다.
미셀은 사람들이 자기를 보고 엄마와 꼭 닮았다고 말하는 것이 너무나도 듣기 싫었다. 사람들은 눌 아이들에게 이 부모를 닮았느니 저 부모를 닮았느니 하고 말하곤 한다.
말도 안되는 소리 ! 미셀이 어떤 사람을 닮아 보인다면 그것은 자기 엄마가 아니라 볼더에서 호황을 누리는 부동산 소개업자인 비비아줌마일 것이다. 비비가 방에 걸어들어왔을 때 사람들은 알아차렸다. 미셀은 사람들이 그녀를 곧바로 알아보기를 바랐다. 많은 시간동안 미셀은 조금 느꼈다.
그들이 처음 이 도시로 이사했을 때 미셀은 비비의 딸인 남자에 같은 사라를 돌보곤 했다. 비비는 로스았젤레스 출신의 영화 제작자와 함깨 외출하려고 했었는데 가장 격렬한 싸움을 했다. 한밤중에 집안 가득 돌풍이 몰아쳐 왔고 비비의 얼굴은 울어서 붓고 두 군데나 눈이 멍들었으며, 자기 방으로 뛰어들어가 문을 쾅 닫았다. 그러면 그 그의 이름은 미치였다 는 미셀에게 돈을 주고는 그녀의 방으로 들어가 잘 자라, 하는 말 외에는 결코 아무 말도 하지 않았다. 그는 여름이나 겨울이나 양말 없이 면안한 갈색 신발을 신고 셔츠는 단추를 잠그지 않았었기 때문에 검고 곱슬곱슬하며 끔찍한 가슴에 난 털을 볼 수 있었다.
미셀은 비비와 미치의 싸움에 대해 엄마에게 말한 적은 없었다. 마고가 알면 더 이상 미셀을 그 집에 보내지 않을까봐서였다. 그리고 사라한테 텔레비전을 고그고 자러 가라고 하자 사라가 어깨를 물었을 때에도 그 얘기를 비비나 미치에게 한 적이 없었다. 흔히 사람들은 사람한테 물린 것이 동물한테 물린 것보다 훨씬 더 위험하다고 생각하고 있었다.
미셀은 비비가 시내에 차를 몰고 다니는 것을 보았다.
그녀는 BMW528i를 몰았다. 비비는 아일랜드 세터 사냥개처럼 검붉은 머리칼을 어깨까지 늘어뜨렸으며 피부는 희고 키가 큰데다 날씬했다. 아마도 미셀의 반 아이 중 게티 아프리아노처럼 식욕부진 증상이 있을지도 모른다고 미셀은 걱정했다.
비비에겐 손가락을 물어뜯는 버롯이 있었지만 그녀에겐 그것도 좋아 보였다. 미셀은 아버지가 치과의사였기 때문에 이빨에 대해 알았었다. 프레더릭 샘프슨, 치과의사 전문단체, 미셀은 아버지의 생각이 하나의 전문단채를 이루는 것을 좋아했다. 그것은 아버지가 제너럴 모터스나 다른 것을 소유한 것처럼 안전갑을 느끼게 했다.
하지만 민도워스킨 캠프에서 한 해 여름을 보내라고 주장하셨기때문에 아버지가 싫었다.
"너 자신과 계속 접촉을 가져야 한다."
그가 그녀에게 말했었다.
"모든 ......처럼 생각하면서 성장할 수는 없다."
"뭐처럼요?"
미셀이 물었었다.
"볼더에 있는 사람들처럼."
"볼더에 있는 사람들이 뭐 잘못되었나요?"
"그들에겐 아무 잘못도 없다. 하지만..... 보다 더 나은 삶이 있지."
"무엇보다 말인가요?"
그때 그녀의 아버지는 크게 한숨을 쉬었었다. 캠프의 웨이트리스로서 그녀의 경헙은 재난을 가져왔었다. 지난 여름 거기서 무슨 일인가가 그녀에게 일어났었다. 그녀는 빨리 17세가 되고 싶었다. 여름을 어떻게 보낼 것인가에 대해 자기 자신이 결정을 내릴 수 있을테니까. 캠프가 끝난 후 더 나은 일은 없었다. 그때 그녀는 아버지와 엘리자와 함께 2주간을 보내려고 브리지 햇프턴으로 떠났다. 아버지와 함께 있는 2주 동안 그녀가 바란 전부는 그녀가 사랑하는 정도로 그녀를 사랑해 주기를 바라는 것이었다. 저녁식사 때의 대화는 테니스로 집중되었는데 이유는 캠프에서 9년을 보냈지만 미셀은 아직도 서브를 할 줄 몰랐기 때문이었다.
'오, 나를 사랑해 줘요, 아뼈...... 제발 절 사랑해 줘요..... 제 서브는 상관 마세요. 제가 아삐 딸이라는 게 자랑스럽다고 말해줘요.전 알아요...... 아무리 절 항상 사랑한다고 해도...... 전. 바로 알아요. 그러나 그것은 과거의 방식이 아니었다. 그는 지금 엘리자를 사랑했다.
그녀는 그에게 있어서 아무것도 아니었다. 엉덩이에 있는 뾰루지정도로 생각할 뿐, 그녀는 그에게 마고를 기억나게 했다. 그가 친구인 프리츠 박사에게 하는 말을 들은 적이 있다.
"그앨 볼 때마다 난 매번 마고를 본다네."
"그러한 감정과 싸워야만 해, 프레디."
프리츠 박사가 그에게 말했다.
"노력하고 있네."
그녀의 아버지가 말했다.
"하지만 쉽지가 않아."
부모가 이혼할 때 미셀은 열 한 살이었다. 그때 그녀는 죽어버리고 싶었다. 그러나 그것을 극복해 냈다. 그런데 2 년도 채 지나지 않아 그녀의 엄마는 이사를 해야겠다고 말했다.
"어디로요?" 미셀이 물었다.
"콜로라도로." 그녀의 엄마가 말했다.
"콜로라도?"
"그래...... 볼더로."
"볼더...... 모크와 민디가 사는 곳 말인가요?"
"모크와 민디가 누구니 ?"
미셀이 웃었다. 엄마는 진상을 몰랐다. 뉴욕에 있는 모든 친구들은 그녀가 모크와 민디가 살고 있는 마을로 이사 가는 것을 행운이라고 생각했다. 그들은 아마 그들의 쇼에서 일하는 직업을 가지게 될지도 모른다고 말했다. 아마 정규 출연자가 되어 TV에서 매주 볼수 있을지도 모른다고 했다. 그들 모두를 위해 모크와 민디의 자필사인을 받겠다고 약속했다.
그러나 볼더에 당도했을 때 모크와 민디가 이 도시에 온 적이 없다는 것을 알아냈다. 그들의 쇼의 대부분은 캘리포니아에서 촬영되었다.
그들을 책망하지는 않았다. 볼더는 아주 형편없었다. 어느 중심지에서도 조그만 대학촌은 찾아볼 수가 없었다. 뉴욕시와는 비교가 되지 않았다. 미셀은 자기 인생을 망치려 하는 엄마를 증오했다. 하지만 그녀는 그것 역시 극복했다. 지금은 이곳을, 특히 산들이 눈으로 뒤덮이는 이곳의 겨울을 좋아하기까지 했다.
오늘 밤 엄마가 입고 있는 실내복은 얼마나 익살스러운가 ! 그 생각은 미셀을 베개속에서 웃게 했다. 그러나 그때 다시 목이 메기 시작했는데 이번에는 참을 수가 없었다. 그녀는 목이 메는 것을 엄마를 이해하는 것보다 더 잘 이해하지는 못했다. 또한 그녀는 매일 밤잠자리에서 괜스레 눈물이 나오는 것을 이해할 수가 없었다.
비비는 길을 달리면서 자신의 숨소리와 발의 리듬에 주의를 기울였다. 그녀는 아침식사 전에 3 마일씩 달렸다. 그런 다음 샤워를 하고 옷을 갈아입은 후 9시까지 출근하였다. 그녀는 운동도 운동이려니와 무엇보다도 머리가 맑아지므로 달리는 것이었다. 달리는 동안에 문제를 해결하고 결정을 내렸다. 그녀의 신체는 스무 살이었을 때처럼 탄탄하고 날씬하였다. 오히려 지금이 더 탄력 있다고 그녀는 생각했다. 언젠가 .그녀도 자신의 어머니가 지금 겪고 있는 것처럼 늙어가게 될 테지만 그건 먼 홋날의 일처럼 보였다. 그녀는 공기를 삼키지 않도록 주의하면서 깊이 숨을 쉬었다. 종종 공기를 삼켜 몸이 붓기도 하였다. 코너를 돌면서 시간을 점검했다. 18분 4초에 2마일을 달렸다. 나뺐진 않군 비비, 하고 그녀는 자신에게 말했다.
그녀가 원래부터 비비라고 불린 것은 아니었다. 1940년에 마이애미에서 유태인 어머니와 아일랜드인 아버지 사이에서 태어난 그녀의 이름은 프랜신 로이즈 브래디였다.
그녀는 가족과 친구들, 그리고 모든 사람에게 프랜신으로 불렸다. 그후 그녀는 앤드루와 결혼했으므로 그의 성 브로더를 따르게 되었다. 그녀는 자신의 여생을 위하여 결혼을 선택했으나 12년 만에 끝나고 말았다.
그녀는 이혼이 확정되기 한 달 전에 마이애미를 떠났다. 그녀에게는 여섯 살 된 딸 사라와 두 개의 손가방과 집을 팔아서 생긴 3만 2천 달러가 있었다. 그녀는 오전 4시에 뷔크를 떠나 플로리다와 그 해변, 그리고 돌아갈 수 없는 또 하나의 인생의 기억들을 멀리하면서 서쪽으로 차를 몰았다.
작년에 그녀는 볼더에 있는 복고풍의 빅토리아 시대의 가옥에 관한 기사를 <건축학 다이제스트>지에서 본 적이 있기 때문에 콜로라도로 향하였던 것이다. 그녀는 하늘과 저 멀리 눈에 덮인 산들의 빛깔을 기억해 냈다. 그것은 그녀가 알고 있었던 것들로부터 멀게만 느껴졌다.
콜로라도에 도착한 후 볼더라도 호텔에 예약하고, 이틀 후에 하일랜드에 빅토리아 시대의 작은 집을 구입하였다. 1 주일 후 그녀는 자기 집을 소개해 준 중개인 밑에서 일하게 되었고 1 년 후에는 자신의 중개인 사무소를 차리게 되었다.
간판명은 <프랜신 브래디 브로더-고급가옥매매>였다. 그 마을 사람들은 그녀의 성을 따서 비비라고 부르게 되었다. 그녀는 그이름이 싫지 않았고 오히려 멋지다고 생각되었다.
비비는 자신의 드라이브 코스로 뛰어올라가 맥박을 체크하면서 차앞에서 잠시 멈췄다. 루시가 달려와 그녀의 다리를 핥았다. 비
비는 루시의 머리를 쓰다듬어 준 후 부엌으로 들어갔다.
"엄마, 식사 준비 다 되었어요."
사라가 말했다.
"아침 운동은 잘하셨어요?"
"그래, 쉬지 않고 달렸단다. 그런데도 전혀 지치지 않는구나."
"여자 운동선수들이 임신 장에를 겪는 경우가 있다는 걸 아세요?"
"정말이니 ?"
비비는 싱크대에서 손을 씻으며 물었다.
"그렇대요."
작고 둥근 빵을 토스터에 넣으면서 사라가 대답했다.
"책에서 읽었어요. 여자선수들이 점점 여위어가고 월경도 멈추게 된대요, 모든 운동이 생식기관에 해롭다더군요."
사라는 오렌지 주스 한 잔을 죽 들이켠 후 한 잔 더 채웠다.
"그러니 엄마도 조심하세요. 만약......"
"만약, 뭐란 말이니 ?"
"만약 아이를 더 원한다면 말이에요."
"사라, 내 나이가 마흔 살인데 무슨 아이를 더 원하겠니."
"그건 모르는 일이에요."
사라가 말했다.
"제니퍼의 엄마는 마흔 한 살인데도 임신을 했어요."
"어쨌든 난 아이를 더 이상 갖지 않을 거야."
"아무래도 좋아요, 그냥 참고로 엄마가 알아두었으면 했어요."
"고맙다. 스크램블드 에그로 할까 아니면 프라이로 할까?"
"프라이로 해주세요. 그래야 노른자가 그대로 있죠."
"프라이팬 좀 건네주렴."
비비는 주전자를 들면서 말했다.
"엄마가 처음으로 중학교에 등교하던 날 생각나요?"
사라가 물었다.
"그래, 난 너무 겁이 나서 아침을 먹을 수가 없었단다. 그래서 어머니가 책가방 속에 버터 바른 등근 빵을 넣어줬는데 화장실에서 그 빵이 빠져버렸단다."
사라는 웃었다.
"난 그렇게까지 겁나진 않아요. 게다가 마플레턴에서 온 내 친구들하고 함께 있을 거고 제니퍼도 훔룸 시간에는 같이 있으니까요."
번 엄마보다 용감하구나."
아침식사 후 비비는 사라의 머리를 빗어주었다. 그 머리는 엔드루의 머리처럼 짙은 꿀색이었다.
"땋아줄까, 아니면 그냥 빗기만 할까?" 비비가 물없다.
"땋아주세요." 사라가 대답했다.
비비가 머리손질을 끝내자 사라는 새 공책과 연필을 챙겼다. 두사람은 같이 문앞까지 견어갔다.
"잘 다녀온." 비비가 말했다.
"사라, 널 사랑한단다."
"저도요." 사라가 대답했다.
"얼마 동안?" 비비가 물었다.
"언제까지나 영원히."
"엄마도 그렇단다."
비비는 사라를 껴안아준 후 부엌으로 돌아와 개수대 속에 접시들을 담갔다.
지난봄까지 비비의 볼더에서의 생활은 평화롭고 보람된 것이었다. 그런데 6월에 엔드루의 면지가 날아들었다. 비비는 옷입는 데에 시간을 빼앗겼기 때문에 그날은 몇 분 늦게 사무실에 도착했다. 그녀는 구미가 돋는 토지매매에 대하여 얘기하기 위해 클레어와 마고를 <더 제임스>에서의 점심식사에 초대하였다.
교외의 20에이커에 달하는 토지가 시장에 나왔는데 클레어가 반액을 투자한다면 사둘 마음이 있었다. 그곳은 집단 태양열 주택을 세우기에는 최적지였기 때문에 마고의 홍미를 끈다는 사실을 그녀는 알고 있었다. 그녀는 마고의 설계에 대한 댓가로 거래의 일부를 떼줄 생각이었다. 그녀는 마고의 설계도안을 칭찬했다. 그녀의 작품에는 차고를 개조하는 경우에도 고아한 기품이 있었다.
비비의 비서인 미란다가 오전중에 배달된 우편물을 가지고 왔다.
비비는 우면물을 훑어보다가 친전이라고 윗시된 엔드루의 편지를 발견하고는 동작을 멈췄다.두 사람은 서신교환을 한 적이 없었다. 사라에 관한 모든 얘기는 마이애미에 있는 그의 변호사와 볼더에 있는 그녀의 변호사를 통하여 이루어졌다. 그런데 이게 웬 날벼락인가?
그녀는 고객이 선물로 준 터키옥으로 장식됨, 은제 페이퍼 나이프로 편지를 개봉하였다. 처음에는 대충 훑어보다가 나중에는 차분히 음미하면서 읽어내려갔다.
친애하는 프랜신에게
다음 학기에는 책을 쓰면서 볼더에서 지낼 생각이오. 그렇게 되면 사라와 내가 원하는 바대로 그애와 지내는 시간이 많아질 것이오.
8월 둘째 주에 이곳을 출발하여 대륙을 횡단하면 20일쯤이면 볼더 어디엔가 도착하게 될 것이오. 내가 도착했을 때 일이 쉽게 진행되길 바라오. 사라가 지낼 만한 방이 딸린 작은 아파트나 단독주택이 필요할 것 같소. 당신이 조언을 해주면 고맙겠소.
앤드루로부터
그녀는 흥분해서 몸이 달아오르는 것을 느꼈지만 이내 냉정해졌다. 가슴이 쿵쿵거렸다. 그리고 땀을 흘리지 않았는데도 겨드랑이가 축축했다.
그녀는 아프리카산 제비꽃에 물을 주며 벽에 붙은 프리츠 솔더의 포스터를 바르게 고쳐 걸면서 사무실 주위를 어슬렁거렸다. 다시 책상에 앉아 그 편지를 세번째 읽었다. 그녀는 변호사에게 연락하기위해 수화기를 들었다가 마음을 고쳐먹고 수화기를 내려놓았다. 그녀는 편지를 접어 지갑 속에 집어넣었다. 그가 진심으로 그런다는 사실을 믿을 수가 없었다.
그녀는 가쁜 숨을 다섯 차례쯤 몰아쉰 후 작년에 배운 요가 중 하나인 사자 자세를 취해보더니, 지갑을 들고 마고와 클레어를 만나러 <더 제임스>로 향했다.
마고는 지난봄에 비비에게서 식사 초대를 받고 놀란 적이 있었다. 마고와 비비는 가까운 사이가 아니었다. 마고는 비비의 마음에 깊숙이 침입할 수 없었으므로 참된 우정보다는 친근한 관계를 유지했을 뿐이었다.
클레어가 마고와 비비 사이의 가교 역할을 하였고, 가끔 같이 하는 식사도 항시 비공식적이었는데 약속은 몇 분 전에 이루어지곤 했었다.
외식하기에 알맞은 훈훈한 5월이었다. 그 레스토랑 안뚤의 식탁에 자리잡았다. 명랑하고 재빠른 웨이트리스가 시증을 들었는데 무뚝뚝한 종업원들을 고용하던 <더 제임스>에 있어서 환영할 만한 변화였다.
샐러드가 나오자마자 비비는 그들을 부른 이유를 설명하고, 마고는 비비가 그 집단주택의 설계를 맡겨서 기분이 좋았다며 공동사업투자에 참여할 기회를 준 데 대하여 사의를 표했다.
마고는 자신의 봉급과 수수료로 생활을 꾸려나갔고 조금씩 저축할 수도 있었다. 그렇지만 전적으로 그것에만 의존하는 것은 아니었다.프레디의 자녀 부양비가 도움이 되었지만 애들이 대학에 가게 되면 자녀 부양비는 끊어지게 될 것이며 그녀 또한 그러한 도움에 의존하고 싶지 않았다.
식사중에 몇 번인가 비비는 머리 위에 손을 얹고 눈을 감았지만 마고는 별로 이상하게 여기지 않았다. 비비는 사업 이야기를 할 경우에도 딴 세상 사람처럼 보이곤 했다.
비비가 시계를 보며,"사무실로 돌아가야겠어."라는 말을 할 때까지 커피를 마시면서 시간을 보냈다.
비비가 식사비를 지불했고 그들은 레스토랑을 나왔다. 코너에 이르기 전에 비비는 다시 머리에 손을 얹더니 비틀거렸다. 금방 기절할 것처럼 보였다. 술을 너무 마셨군 하고 마고는 생각했다.
"어디 아파?" 그녀를 부축하면서 클레어가 물었다.
"아냐, 괜찮아." 비비는 조용히 대답했다. 클레어의 품에서 벗어난 후 지갑을 내던지면서 비비는 악을 썼다.
"아니야, 이런 젠장. 속이 뒤집힌 것 같아."
지갑 속에 들어 있던 것들이 길바닥에 널려 있었다. 향수병이 마고의 발밑에서 튕굴었고, 립스틱이 차 바퀴 밑으로 굴러다녔으며,빗과 메모지와 휴대용 계산기와 봉투 등이 땅바닥에 흩어졌다.
"그놈이 죽어버렸으면 좋겠어 !"
비비는 고래고래 소리를 질렀다.
"누가?"
마고와 클레어가 동시에 물었다.
"나의 전남편, 그 개떡 같은 자식 말이야 ! "
마고는 멍해졌다. 그때까지 비비가 감정적으로 행동하는 것을 한번도 본 적이 없었다. 그리고 그때 처음 그녀는 앤드루 브로더라는 이름을 듣게 되었던 것이다.
5 일 후에 클레어는 마고에게 전화하여 닭고기 수프 만드는 법에 대해 알고 있느냐고 물었다. 비비가 지난번 오후에 침대에 누운 후 차와 과일 잴리 외에는 아무것도 먹지 않기 때문이었다.
"비비는 어릴 때 어머니가 만들어 주었던 닭고기 수프가 먹고 싶대. 유태인들이 먹던 닭고기 수프 말야. 비비의 아버지가 그 수프는 사마귀만 빼놓고는 만병통치라고 말했대. 그녀의 아버진 그런 병도 고칠 수 있는지는 잘 모르나 봐. 그 수프 만드는 법 알아?"
"몇 년 동안 닭고기 수프를 만들지 않아서......" 마고는 말했다.
"친정 어머니한테 전화해 볼께. 어떤 닭을 사용하느냐가 중요한 문제일 거야."
"한번 해봐." 클레어가 말했다.
"그렇지 않으면 비비는 병원으로 실려가서 죽고 말 것 같아."
그날 밤 마고는 뉴욕에 있는 어머니한테 전화했다. 그녀의 어머니는 링컨 센터로 발레 구경을 가려던 참이었지만 마고가 닭고기 수프를 만들겠다니까 펄쩍 뛰며 기삐했다. 그녀는 어린 암탉을 써야 하며, 미나리를 충분히 넣고 당근을 잊어선 안된다는 등등 세밀히 설명해 주었다.
마고는 토요일 아침 일찍 쇼핑을 했다. 집에 와서 그것을 부엌의조리대 위에 늘어놓았다. 집 안은 조용했다.
스튜어트는 아이스크림을 먹으면서 공부하고 있었고 미셀은 아직 자고 있었다. 마고는 싱크대에서 손을 씻고 종이수건으로 손을 닦은 후 소매를 걷어붙였다. 그후 얼마 안되어 그녀의 어린 시절의 향기가 온 집 안을 가득 채웠다.
미셀이 부엌으로 와서 눈을 비벼대며 이리저리 둘러보고는 물었다.
"지금 뭐하시는 거예요, 엄마?"
"닭고기 수프를 만들고 있단다."
"닭고기 수프요?"
"그래, 비비가 몸이 안 좋아서 아무것도 먹지 못한다기에 비비한테 갖다 줄 거란다."
"엄만 내가 아플 땐 닭고기 수프를 만들어 주지 않았잖아요.""집에서 만든 닭고기 수프를 좋아하지 않을 것 같아서 그랬단다.
넌 국물 위에 뜨는 기름 덩이를 싫어하잖니. 그리고 넌 아플 때마다 립턴 수프를 달라고 했잖니."
"쌀을 넣어서 끓이면 좋던데요." 미셀이 말했다.
"할머니가 하던 식대로. 말예요,"
"어느 할머니 말이냐?" 마고가 물었다.
"친할머니 말이냐, 아니면. 외할머니 말이냐?"
"외할머니요." 미셀이 말했다.
"친할머니는 야채 수프를 만들어 주셨는데 야채에 질리지 않도록 물기를 뺐어요."
"아 그래, 맞다." 하고 마고는 웃었다.
"비비 아줌마가 어디가 아파서 그러죠?"
"우울병에 걸렸어. 예기치 않게 전남편이 이 도시로 오게 되었다는구나."
"그 꼬마의 아버지 말예요?"
"사라는 꼬마가 아니잖니, 미셀."
"엄만 그 아이를 보아준 적이 없으니까 몰라서 그래요."
"그래, 하긴. 그렇구나. 그렇지만 이젠 나이를 더 먹었잖니."
"그게 무슨 상관이에요."
미셀은 냉장고에서 당근 하나를 꺼낸 후 부엌을 나갔다.
"그게 아침식사 전부니 ?" 마고가 물었다.
"당근은 몸에 아주 좋아요."
그날 오후 마고는 그 수프를 맛보았다. 미나리를 충분히 넣었는지는 모르겠지만 나쁘진 않았다. 그녀는 즐거웠다.
그녀는 프레디와 헤어지면서 일상적인 요리를 하는 것도 종막을 고했다고 생각했었다. 그렇지만 이제는 아무 간섭도 받지 않는다면 음식 만드는 것도 재미있다는 사실을 알게 되었다. 그리고 딸애들도 요리하는 법을 배웠다.
그날 밤 마고와 클레어는 저녁을 가지고 비비의 집에 갔다. 마고는 닭고기 수프를, 클레어는 샐러드와 프랑스빵과 백포도주를 가지고 갔다.
비비는 침대에서 일어나 있었는데, 작은 구멍이 난 흰 옷을 입고 머리는 뒤로 넘겨 리본으로 묶고 있었다. 그녀는 임종시의 카밀처럼 연약하고 아름다왔다.
그녀는 진바지와 채크 무늬 셔츠를 입고 있는 마고에게 위축감을 주었다. 비비의 집 안에 있는 모든 물건들은 그녀처럼 하양고 우아했다.
방마다 활짝 핀 꽃들이 꽃혀 있었고 욕실에도 있었다. 그녀의 집안을 보니 마고는 얼른 집으로 돌아가서 쓸고 닦고 다시 꾸미고 싶은 마음이 생겼다.
비비는 닭고기 수프를 보고 웃었다.
"맛있군." 그녀가 말했다.
"우리 어머니가 만든 것과 똑같은 맛이야."
비비는 한 그릇을 더 먹었다."내일이면 일어날 것 같아."
그녀가 두 사람에게 말했다.
"그리고 월요일에는 출근할 거야. 도니 에이브럼스한테 가서 한마디 해줄 수도 있어."
도니 에이브럼스는 볼더에 사는 뒤꽁무니빼는 사람들 중의 하나였다. 마고는 지난해에 그의 집에 태양열 이용장치를 가설해 주었다. 그의 아내인 메리 베스는 어떤 것에도 결정을 내리지 못했기 때문에 그 가설 작업은 일곱 번이나 다시 해야만 했다. 도니는 '메리 베스한테 물어보세요. '라고 했다. 메리 베스는 두리번거린 후, '여보, 내가 결정을 내리지 못하는 거 아시잖아요. '라고 말하곤 했다.
"그리고 리처드 해버 변혹사도 날 위헤 법전을 뒤지고 있어."
비비는 말을 계속했다.
"앤드루가 사라에게 접근하지 못하게 하고 말 거야. 우리 사이엔 약조가 되어 있었어. 그 약조에 의하면 성탄절과 부활절 휴가 때 2주, 그리고 여름에 한 달 동안 사라를 만나게 되어 있지. 그가 이도시에 와서 사라를 보지 못하게 된다면 이곳에 눌러 있진 않을 거야."
그녀는 마고에게서 클레어 쪽으로 시선을 옮겼다.
"내 말은 그런 상황에서 그가 머물 이유가 없다는 거지."
1주일 후, 비비는 마고에게 전화해서 퇴근 후에 콜로라도 호텔에서 한잔 할 수 있겠냐고 물었다.
"곧장 용건을 말할께." 비비는 페리주를 주문한 후 말했다.
"해서웨이 아파트는 어때 ? 쓸 만한 것 같지 않아?"
"근래에 그 아파트에 사는 사람을 만난 적이 없어." 마고가 말했다.
"그곳 사람들은 여름 동안 대학생들에게 세를 주더군."
"그 아파트를 하나 얻을 수 있는지 알아봐 주겠니 ?" 비비가 말했다.
"그리고 얻을 수 있다면 엔드루 브로더 명의로 계약 좀 해줘, 8월세째 주부터 시작해서 한 달에 3백 50달러씩 3개월 동안만."
"그 사람이 살 집을 찾고 있는 거니 ?" 마고가 물었다.
"그 일을 처리하는 데는 그 방법이 가장 나은 것 같아." 비비가 말했다.
"너 참 이상하구나, 정말로 관여하고 싶어 ' 그가 와서 아파트를 얻어도 되잖아."
"사라가 그와 함께 지내게 된다면 가까운 데에 두고 싶어서 그래. 그에게 맡겨두면 28번가에서 멀리 떨어진 곳에 집을 얻게 될 테니까."
"그렇지만 네 직업이 그런 거잖아. 얼마든지 얻을 수 있을 텐데......"
"마고, 제발 좀 부탁해."
"정 그렇다면 알아봐 줄께."
"그래, 그래줘."
마고는 사람들이 절망에 빠지면 계획을 세우는 것만으로도 도움이된다는 사실을 알고 있었다. 이러한 계획은 사람들에게 안정감을 심어주는 것이었다.
프레디와 헤어진 후 마고는 그러한 절망감을 경험하였다. 앞날에 대한 계획이 수립되자, 결국 그 계획이 바뀌기는 했지만 침체감은 사라졌었다. 그래서 저녁식사 전에 마틴 해서웨이에게 전화하여 아파트에 관하여 물어보았다.
"해서웨이씨한테 무슨 말을 했어요, 엄마?"
미셀이 식탁에서 물었다.
"그것까지 설명해야 되니 ?"
마고가 말했다. 하느님 맙소사 ! 그녀도 미셀처럼 톡 쏘아붙인 것이다. 오랫동안 같이 지내다 보면 전염되는 것이다.
"엄살부리는 시시껄렁한 영감이라고 욕했었잖아요?" 미셀이 말했다.
"내가 그런 말을 했다고?"
마고는 웃어넘기려고 노력하면서 물었다.
"그랬어요." 미셀이 대답했다.
"그리고 사실..... 그 사람은 시시껄렁한 영감이라구요."
"그의 차고 위에 있는 아파트에 관하여 말하고 있었단다." 마고는 말했다.
"뭐라구요 ?"
"비비 아줌마의 전남편이 이곳으로 온다는구나...... 그 말은 너한테 해준 것 같은데, 그렇지 ?"
"맞아요, 그런데요?"
"그래서 비비 아줌마가 그가 머물 곳을 찾고 있는 중이란다."
"그래요...... ?"
"그녀가 해서웨이씨 아파트를 빌 수 있는지 알아봐 달라고 부탁했단다."
"얼마 동안인데요?" 미셀이 물었다.
"약 3개월이야."
미셀은 포크를 들고 말했다.
"비비 아줌마의 전남편이 이곳...... 우리 옆집에 살게 된다는 말이죠?"
"그래."
"어머나, 세상에 !"
미셀은 포크를 식탁에 탁 내던지면서 말했다. 그녀는 자리에서 일어나 맵게 양념한 달걀을 들고는 소리쳤다.
"도저히 엄마를 믿을 수가 없어요!"
그녀는 달걀을 입속에 털어넣고 부엌을 나간 후 쿵쿵거리면서 계단을 내려갔다.
마고는 자리에서 일어나 미셀의 뒤에다 대고 외쳤다.
"왜 자기 생각을 말하지 않니, 미셀? 말 좀 하면 잡아먹니 ?"
그렇지만 미셀은 대답하지 않았다. 마고는 피곤함을 느끼며 의자에 주저앉았다.
"저애가 왜 저러니 ?"
마고는 스튜어트에게 물었다.
"말 좀 해."
"조용히 해주세요, 엄마." 스튜어트가 말했다.
"저녁 먹고 있잖아요."
제2장 비비의 남자
사라는 볼더로 오겠다는 아버지의 계획을 엄마에게 말했더라면 좋았을걸, 하고 생각했다. 그랬으면 엄마가 그의 편지에 그렇게 놀라지는 않았을 것이다. 편지가 도착한 그날 사라가 학교에서 돌아오자 엄마의 친구인 클레어 아줌마가 집에 와 있었다.
"엄만 어떴죠?" 사라가 물었다.
"침대에 누워 계신다." 클레어가 대답했다.
"무슨 나쁜 일이...이 엄마 아파요?"
"좀 안 좋단다."
클레어가 서부 택사스 말투로 말했기 때문에 사라는 처음에는 알아듣지 못했다. 그리고 클레어가 그 말을 할 때 단어들이 연음되어 엄마가 무슨 큰 병에 걸린 것처럼 들렸다.
"어떡하죠..... 의사를 불러야 하나요?"
"아니다." 클레어가 말했다.
"네가 할일이 별로 없구나. 시간이 지나면 저절로 낫는단다."
"전염되진 않는 병이겠죠?" 사라가 물었다 .
"그래."
"얼마나 오래갈 것 같아요?"
"겪을 건 다 겪어야지." 클레어가 말했다.
"걱정하진 말아라. 곧 좋아질 테니까."
그날 오후 사라는 엄마가 울면서,
'그는 나한테 이렇게 할 권리가 없어.'
'그는 믿을 수 없는 사람이었지, 이런 결 보면 알 수 있잖아? '라고 말하는 것을 들었다. 그래서 사라는 그 안 좋은 일이 아버지와 관계가 있다는 사실을 알게 되었다.
사라는 제니퍼에게 전화해서 조언을 구했지만 제니퍼는 그 문제에 끼어들지 말라고만 말했다.
어른들은 자신의 문제를 스스로 해결해야만 한다는 것이었다. 그리고 제니퍼는 .예술의 밤' 행사가 있으므로 식사를 가볍게 하라고 일렀다. 사라와 제니퍼는 학교 무용 프로그램에 출연할 예정이었다. 사라는 엄마가 침대에서 일어나 '예술의 밤,에 참석할 수 없다고 말했을 때 실망했고, 클레어가 사업상 덴버에서의 만찬회에 가야 하기 때문에 그녀를 데리고 가지 못한다고 말했을 때 다시 한 번 실망했다. 그래서 클레어는 마고에게 그녀를 데리고 갈 수 있는지 물어보았는데 마고는 승낙하였다. 사라는 마고와 함께 '예술의 밤'에 가고 싶지 않았다. 마고에 대해서 잘 몰랐기 때문이었다.
차라리 제니퍼의 가족과 함께 가고 싯었으나 그녀가 한마디 할 기회도 없이 모든 것이 결정되었다. 마고는 스튜어트와 미셀과 함께 왔고 피자를 먹기 위해 색보좌 레스토랑으로 데려갔다.
스튜어트는 페페로니와 치즈를 결들인 피자 하나를 다 먹어치웠다. 마고와 미셀과 사라는 커다란 야채 슈크림빵을 나누어 먹었다. 사라는 자기 몫으로부터 양파와 버섯을 골라냈고 미셀은 올리브를 골라냈다.
"다른 음식을 시킬 걸 그랬구나."
마고가 말했다.
사라가 어려서 미셀이 돌보아 준 적이 있을 때 미셀은 다른 부모들처럼 늦게까지 놀게 하지 않았다. 사라도 조금 있으면 아이를 돌볼예정이었는데 그녀는 좋은 보모가 되어 아이가 마룻바닥에 곯아떨어지는 한이 있더라도 늦게까지 마음껏 놀게 할 생각이었다.
사라는 피자를 다 먹지 않았다. 놀림받을까봐 겁이 났기 때문이었다.'예술의 밤'이 끝난 후 집으로 돌아온 사라는 발뒤꿈치를 들고 엄마 방으로 걸어들어갔다. 엄마는 자고 있었다. 클레어가 엄마의 40회 생일선물로 준 목걸이가 탁자 옆에 놓여 있었다. 금빛으로 작게 '우정'이라고 박혀 있었다. 사라에겐 그 목걸이가 무척 예쁘게 보였다.
엄마가 눈을 떴다.
"'예술의 밤'은 어땠니 ?"
"아주 좋았어요."
사라가 대답하였다. 엄마의 눈은 울어서 통퉁 부어 있었고 얼굴에는 붉은 얼룩들이 있었다.
"좀 나아졌어요?"
"약간 좋아졌지만 머린 아직 아프구나."
"얼음 찜질 좀 해드릴까요?"
"그게 좋겠구나."
사라는 엄마의 욕실로 가서 푸른색의 타월을 차갑게 느껴질 때까지 수도꼭지 밑에 두었다가 짜서 엄마에게로 가져갔다. 엄마는 돌아누웠고 사라는 물수건을 엄마의 이마에 얹어놓았다.
"좀 나은 것 같아요?"
"훨씬 낫구나."
사라는 침대 옆에 앉아 엄마의 손을 잡았다. 사라는 엄마의 손의 촉감을 좋아했다. 엄마의 피부는 부드러웠고 손가락은 길고 가늘었으며 손톱은 잘 다듬어져 있었다.
엄마는 아름다운 금반지 두 개를 끼고 있었다.
사라는 발끝으로 엄마 방을 걸어나오다가 옷장 위에 있는 아버지가 보낸 편지를 발견했다. 사라는 엄마의 향수병을 정돈하는 체하면서 재빨리 그 편지를 읽었다. 편지 내용은 다정했고 나쁜 소식은 하나도 없었다.
엄마의 증세는 닷새 동안이나 계속되었고 마침내 자리에서 일어나 출근하게 되었을 땐 매우 긴장되어 있었다. 엄마는 긴장하면 사라에게 고함을 질렀고 그러면 사라는 손톱을 물어뜯었는데 그것이 엄마의 신경을 더욱 건드렸다.
그후 몇 주일 동안 사라는 속이 매스꺼워서 매일 소화제를 먹었다. 여름 캠프를 떠날 때가 되자 사라는 기뻤다. 그녀는 8월쯤에는 엄마가 아버지와 함께 도시에 있다는 사실에 익숙해질 것이라고 생각했다.
앤드루는 8월 20 일에 비비에게 전화를 걸어 자신이 캔자스주 헤이즈에 있으며 오후 8시까지는 볼더에 도착하게 될 것이라고 말했다.
6년 만에 그의 목소리를 듣는 셈이었다. 그리고 얼굴을 본 지도 어느덧 6년이 되었던 것이다. 비비는 앤드루가 오고 있다는 사실에 하루종일 안절부절 못하고 있었다. 그녀는 비타민 C를 너무 마셔 그것을 씻어내느라 주스를 과음하였다. 위벽에 엉겨붙어 조그맣고 딱딱한 멍울이 생겨 몹시 아팠다.
그녀는 저녁으로 혹밀빵과 카멜레온 차를 마셨을 뿐이었다. 그런 다음 몸을 씻고 옷을 입으려 했지만 어떤 것을 입을 것인가를 결정할 수 없었다. 그래서 목욕옷을 입은 채로 침대 옆에서 입안이 부르터서 쓰릴 정도로 뺨 안쪽을 깨물며 한 시간 동안이나 앉아 있었다.
마침내 침대에서 일어나 진바지에 샌들과 헐렁한 회색 스웨터를 걸쳤다. 머리는 풀어헤친 채로 두었고 화장은 하지 않았다. 그 남자에게 어떻게 보이든 상관없다고 생각했던 것이다.
그녀는 습관적으로 손목과 목뒤에 향수를 뿌리면서 그건 자존심 문제라고 생각했다. 그녀는 앤드루가 자신과 헤어진 것을 후회하길 바랐다. 그가 여전히 자신을 사랑하여 다시 한 변. 그를 차버릴 수 있게 되길 바랐다.
그 녀석도 고통을 받아야만 돼. 나한테 고통을 안겨준 것만큼, 망할 놈의 자식 ! 그녀는 이혼 절차를 주도면밀하게 처리하였고 다시는 그를 못 보게 될 거라고 확신했었다. 적어도 사라가 고등학교나 대학교를 졸업하거나 결혼할 때까지는. 그리고 그러한 일들은 몇 년안에 일어날 것이다. 그때쯤이면 둘 중 하나는 죽어 없어졌을 것이다.
지난봄 어느땐가 자신의 변혹사와 긴 대화를 한 후 비비는 화가 복받쳐 저녁을 먹은 후 자기 방으로 가서 사라뿐만 아니라 자신도 놀랄정도로 펙펙 소리를 질러댔다. 변혹사가 법적으로 앤드루를 볼더 밖으로 쫓아낼 수 없다고 말했기 때문이었다.
사라는 사색이 되어 비비의 방으로 달려들어갔다.
"엄마, 엄마, 왜 그래 ?"
"저리 꺼져버려 !"
비비는 악을 썼다.
"아뼈가 볼더에 온다니까 그러는 거죠?"
" 그 녀석이 내 인생을 망치려고 그러는 거야 !"
비비는 울음을 터뜨렸다. 그녀는 신발 한짝을 집어들어 맞은면으로 세게 던졌다. 신발은 책상 위에 있는 조그만 채색 유리문에 부딪쳤다.
"그 염병할 네 아버지가 내 인생을 망치려 한단 말이야 !"
"아니야, 그게 아니야, 엄마. 그게 아니라니까......"
"네가 뭘 안다구 그래 ?"
비비는 울었다.
"어린애가 말이야."
어쨌든 엔드루는 오고 있었고 비비는 손을 쓸 수가 없었다. 그녀는 소파 위의 쿠션을 가지런하게 하고, 피아노 위의 화분에서 시든 꽃을 슈아내며 람나무 식탁 위를 손바닥으로 문지르면서 집 안을 살폈다. 모든 것이 완벽하게 보였고 정돈되어 있었다. 그녀는 큰일을 해냈다. 그것도 혼자 힘으로 해낸 것이다. 엔드루가 있어봤자 아무런 도움이 되지 않는다.
비비는 현관문을 열고 밖으로 걸어나갔다. 하늘에는 구름이 잔뜩 끼어 있었고 바람이 점점 거세지고 있었다.
천둥소리가 멀리서 들려왔고 산 위로 번개가 일었다. 그녀는 루시를 데리고 현관에 앉아서 차소리가 날 때마다 마른침을 삼켰다.
그러던 중 겨자색의 찌그러진 픽업 트럭 한 대가 그녀가 달리는 드라이브 코스로 미끄러져 돌어왔다. 엔드루한테는 고상한 취미라곤 하나도 없었다. 그는 차를 세우고 트럭 밖으로 나왔다. 루시가 일어나 짖어대기 시작했다. 비비는 개를 달랬다.
앤드루는 자신의 태양빛 머리칼보다 짙은 턱수염을 텁수룩하게 기르고 있었다. 그는 진과 땀받이 스웨터를 입고 운동화를 신고 있었다. 결혼생활 때는 비비가 그의 옷을 골라주었었다. 그는 갖가지 색의 캐시미어 스웨터를 아흡 벌이나 가지고 있었다. 그는 마이애미의 '해럴드'사에서 가장 옷 잘 입는 사람으로 손꼽혔었다. 그녀는 그의 옷장 안에서 가지런한 구두, 조심스레 걸려 있는 상의와 바지, 나란히 걸려 있는 넥타이 등에 둘러싸여 따뜻하고 포근한 느낌을 받곤했었다. 그는 비비의 남자였다. 그런데 이제는 다 늙어빠진 히피처럼 보였다. 마고가 사귀는 남자친구들처럼. 볼더에는 그런 사람들이 득실거렸다. "오랜만이군, 프랜신."
앤드루가 말문을 열었다 .
그의 음성을 듣자 비비는 저녁때 먹은 빵과 차가 목구멍까지 올라오는 것 같았다. 그녀는 간신히 눌러 내려야만 했다.
"여기선 다들 나를 비비라고 불러요." 그녀가 말해주었다.
"브래디 브로더를 줄여서 말이죠."
"기억해 두겠소." 그가 말했다.
비비는 엔드루를 똑바로 보지 않았다.
"아름다와 보이는군. 당신의 그런 헤어스타일이 맘에 드는구만."
" 고마와요." 그녀가 말했다.
"좀...... 변하신 것 같네요."
그는 소리내어 웃으면서 머리를 쓸어넘겼다. 그가 웃으면 그녀도 따라 웃지 않을 수가 없었었다.
"사라는 벌써 자오?"
"친구집에서 놀고 있어요."
"아, 그래. 이곳에 있을 줄 알았는데. 오늘 밤에 온다는 말은 해줬겠지 ?"
"아뇨, 사실 말해주지 않았어요. 아무 말도 안하는 것이 좋을 것같아서요."
그녀는 자신의 당당한 음성에 기분이 좋았으며 놀랍기도 하였다.
그는 돌맹이 하나를 걷어차면서. 잠시 멈칫했다.
"그러면 내일 만나도록 하지."
"내일은 사라가 학용품 사러 덴버에 갈 예정이에요."
그는 아무 말이 없었다.
비비는 루시의 머리에서 손을 떼지 않았다. 그때 루시는 그녀의 피난처였고 현실과 이어주는 연결점이었다.
"그렇다면 좀 기다려야 되겠군."
그가 말했다.
그녀는 그의 이마에 혈관이 튀어나오는 것을 본 것 같았다. 그는 화가 나거나 깊이 햇각할 때면 그런 증상이 있었다. 그녀는 그를 집안으로 불러들여 술을 권하며 사라를 위해 꾸민 멋진 집 안을 보여줄 심사였다. 그렇지만 이제는 될 수 있으면. 빨리 끝내고 싶었다.
"숙소까지 안내해 드릴까요" 그녀가 물었다.
"그래주겠소?"
그녀는 일어섰다. 루시는 그녀와 함께 계단을 내려오더니 그의 냄새를 맡기 시작했다.
엔드루는 루시에게 손을 내밀어 등을 쓰다듬어 주었다.
"좋은 콜리군."
"이름은 루시예요."
"알고 있소."
"알고 있다뇨?"
"사라한테서 들었지."
"그랬군요."
그녀가 말했다. 그녀는 사라가 앤드루와 함께 이야기한다는 생각에 진저리가 났다. 그 남자한테 개 얘기와 볼더에서의 자신의 생활을 얘기하다니...... 그는 또 뭘 알고 있을까? 그녀 몰래 또 무슨 얘기를 했을까?
"내 뒤를 따라오세요. 멀지 않은 곳에 있어요."
그녀가 말했다.
"그러지."
그녀는 자신의 차에 을라탔다. 그녀는 팔을 움츠리며 운전대를 꼭잡았다. 그녀는 차에 시동을 걸고 스페인어로 백부터 거꾸로 세어나갔다. 시엔토, 노벤타 이 누에베, 노벤타 이 오초...... 종종 잠 못 이루는 밤에 그녀가 하던 습관이었다. 그러면 마음이 가라앉곤 했다.
그녀는 백 미러로 그를 계속 살피면서 서서히 차를 몰았다. 4번가에 이르자 펄에서 왼쪽으로 꺾은 후 6번가에 이르렀고, 아라파호를 가로질러 유클리트까지 을라간 후, 오로라에서 오른쪽으로 꺾어져 데드 엔드 표지에 이른 후, 마고와 해서웨이가 함께 차를 몰던 지저분한 골목길로 들어섰다. 집에서 꼭 1.5마일 거리였다.
그는 그녀의 차 옆으로 차를 세웠다.
"열쇠는 여기 있어요."
그녀는 천막용 천으로 된 가방에서 열쇠를 꺼내면서 말했다. 그는 그녀의 뒤를 따라 차고 위에 있는 아파트로 향하는 계단을 따라 올라갔다. 현관에 이르자 열쇠를 자물쇠에 끼우는 곤욕을 치러야만 했다. 그녀의 손이 부들부들 떨렸다.
"잠깐...... 내가 하지......"
그는 이렇게 말하며 그녀의 손을 감쌌다.
"아니, 됐어요, 잠깐만 기다리세요."
"그럼 그렇게 해요. 도와주려고 했을 뿐이니까."
"도와주지 않아도 돼요."
그녀가 말했다. 그녀는 가까스로 문을 열었다. 그는 바로 뒤에 서 있었다.
"이 집이에요." 하고 그녀가 말했다.
"저기가 거실이고 침실과 욕실과 부엌은 저쪽이에요."
"마음에 드는군." 그가 말했다.
"내가 생각했던 대로군. 이런 집을 구해줘서 고맙소."
"잘 꾸며놨어요." 그녀가 말했다.
"방금 페인트칠을 했고 소파 커버도 새로 갈앤어요. 한 달에 1백
달러로 깎앤어요. 계약기간은 3개월이구요."
그녀는 완전히 사무적인 투로 말했다.
"갱신할 수 있소?"
"해서웨이씨와 상의해 보세요. 나와는 상관없는 일이니까요."
재수없게 계약을 연장하다니...... 그녀는 속으로 생각했다. 저 남자가 내가 자기를 묶어두고 싶어한다고 생각하는 모양이군. 3개월 이내에 엔드루가 이 도시에서, 그녀의 생활에서 꺼져버리길 바랐다. 그녀는 방안으로 걸어들어갔다.
"열쇠 여기 있어요."
그녀는 열쇠를 식탁 위에 놓으면서 말했다.
"짐을 풀고 싶으실 거예요. 전 가봐야 하구요. 만일 설탕 따위가 갑자기 필요하면 옆집에 사는 내 친구 마고에게 부탁하세요."
"좀더 있다 가지 그래." 그가 말했다.
"이야기를 좀 해야 할 텐데."
"이야기하고 싶지 않아요." 그녀가 말했다.
"이봐요, 프랜신...... 이곳에 머물면서 당신을 귀찮게 하려는 게 아니라는 점을 알아주기 바라오."
그녀는 말문이 막혀 그를 외면하였다.
"딱 한 가지 이유 때문이오." 그는 계속 말을 이었다.
"사라 곁에 있고 심을 뿐이오."
"그건 당신 사정이죠." 그녀는 가까스로 말문을 열었다.
"그건 다 당신 사정이잖아요. 난 어떡하구요? 나는 이제 안중에도 없나요?"
"그렇소."
"그럴 테죠." 그녀가 말했다.
"날 믿은 적이 별로 없었잖소?"
그가 말했다.
"그럴 만하니까요."
앤드루는 비비를 나꿔채듯 해서 자기 얼굴을 똑바로 보게 했다.
"난 내 잘못인지 아닌지도 모르면서 6년을 보냈소. 그 형벌에서 완전히 벗어나진 못하겠지만 내 잘못과 당신의 증오, 그리고 보비를 잃은 슬픔에 익숙해졌소. 당신이 사라를 데리고 간 것에도......6년은 너무 긴 세월이오." 6년
"당신에겐 긴 세월이겠죠." 그녀가 말했다.
"당신에게도 그렇소." 그는 부드럽게 말했다.
그는 잠시 동안 그녀를 붙잡았다. 전에 종종 하던 것처럼. 그리고 그녀가 그를 을려다볼 때 그녀의 눈엔 눈물이 괴어 있었다. 그는 비비에게 키스하였다. 그녀가 반웅을 보이면 무슨 일이 생길지 몰라서 몸을 빼내고 손등으로 입술을 닦았다.
"이게 무슨 짓이에요?" 그녀의 목소리가 거칠어졌다.
"뭘 원하는 거예요 ?"
"나도 모르겠소." 그는 말했다.
"다시 당신을 보니 옛생각이 나서..".."
그는 방안으로 걸어들어가 손으로 머리를 빗어넘겼다. 그녀는 텅빈 서재에 등을 기댔다. 아무도 입을 열지 않았다.
마침내 앤드루가 침묵을 깨뜨렸다.
"이번 주말에 사라와 함께 있을 수 있겠소"'
"일요일 오전 10시부터 오후 6 시까지 같이 있을 수 있어요."
"주말 내내가 아니라?"
"지금으로선 그 정도로 만족하셔야 돼요."
그는 한숨을 쉬었다.
"이봐요...... 우리 스스로 이 문제를 해결하거나 변호사를 통해서 해결합시다. 그리고 필요하다면 법정에서라도....."
"당신이 이런 말을 하면서 이곳에 있다는 사실이 믿어지지 않아요. 그 6년 동안 당신은 내 생활에 끼어들어 내가 쌓아을린 모든 것을 무너뜨릴 수 있다고 생각했었죠?"
"당신은 나에게 변명할 기회도, 주지 않았잖소."
"조금도 변한 게 없군요. 당신은 여전히 이기적이고 무책임하군요."
"당신은 여전히 고집불통이군."
비비는 입구로 걸어나가 현관문을 열고 잠시 머뭇거린 후 앤드루를 돌아다보았다.
"한 가지 명심할 게 있어요. 이곳에 있는 동안 나한테 손톱만큼도 기대하지 마세요. 나한테는 당신이 없는 거나 마찬가지니까요."
"맞는 말이오...... 당신은 늘 진실을 외면하는 사람이니까 그렇게 하구려."
그녀는 차 쪽으로 달려갔다. 번개가 번쩍하더니 천둥소리가 울렸다.
그녀는 점화장치를 켠 후 시동을 걸었다. 그리고 타이어가 소리를 내도록 거칠게 차를 몰았다. 비가 억수같이 쏟아지기 시작하더니, 우박으로 변해서 내리퍼부었다. 우박이 차 지붕 위에 떨어졌지민 머릿속이 욱신거려 그녀는 거의 알아차리지 못했다.
비비는 사람이란 자신을 부린 사람을 똑같이 부릴 줄 알아야 하고 자신을 이용한 사람을 똑같이 이용할 줄 알아야 한다고 생각했다.
그녀는 오래 전에 그러한 사실을 터득했었다. 그녀가 열 네 살 때 아버지가 자신의 가게에 근무하던. 여점원의 침대에서 심장마비로 사망하던 그 당시에 그러환 사실을 터득했었다.
그 여점원은 비비처럼 머리가 붉고 젊었으며 아이가 둘이었는데 남편은 보이지 않았다. 그녀는 아버지처럼 아일랜드 출신이었다. 이름은 캐서린 둘리였다. 비비의 아버지는 죽기 전까지 6개월 이상을 둘리와 놀아났던 것이다. 그러나 비비는 그 당시에 그런 사실을 알지 못했다.
그러나 비비의 어머니는 알고 있었다. 장례식 후에 비비의 어머니는 벌써부터 알고 있었다고 털어놓았다.
"그이 혈관 속에는 아일랜드인의 피가 흐르고 있었어. 그는 가족,특히 프랜신을 사랑했어. 하지만 남자돌, 특히 아일랜드 남자는 바람피우는 유전인자를 가지고 있지. 안 그러려고 해도 어쩔 수 없나봐. 남자들은 마치 암캐 뒤꽁무니를 쫓아다니는 수캐 같아."
프랜신은 자신의 아버지를 캐서린 둘리의 상점에까지 쫓아들어가 시끄럽게 짖어대면서 그녀의 다리를 핥는 개의 모습으로 상상해 보았다.
"프랜신, 너도 알길 바란다."
어머니는 말을 계속했다.
"네 아버지를 용서했다는 걸 말이다. 그 일을 처음 저지른 후 아버지는 집에 와서 내 품에 안겨 울었단다. 난 아버지에게 말했지. '알고 싶지 않아요. 1 주일에 하루나 이틀은 밤늦게까지 일해야만 하니까요. 괜찮아요..... 자세한 이야긴 하지 마세요.' 그후 다 잊어버렸단다. 나쁜 일이 생기면 그 방법이 제일 좋단다. 기분 나쁜 일은 싹잊어버리는 거란다. 딴 일에 신경쓰면 울적하거나 화가 나지 않거든."
"여자와 노닥거려도 화가 안 나요?"
프랜신이 물었다.
"아버지는 자기 침대에서 죽었어야 했어 ! 화가 나는 것은 그것뿐이야."
"만일 저라면 화를 냈을 거예요." 프랜신이 말했다.
어머니는 어깨를 으쓱했다.
"유태인과 결혼하렴. 그게 내 층고다. 유태인은 남편감으론 최고란다. 실비 이모를 봐라. 모리스 이모부와 얼마나 행복하게 살고 있니. 그 멋진 집을 봐라, 궁궐이라고 해도 과언이 아니지...... 이곳 마이애미에서는 없어도 되는 모피옷과 보석들.ca.. 매년 가는 여행....게다가 애들에게도 최고급만 사주지 않니. 그러니까 너도 결혼하게 되면 머리를 써야 한단다. 장래가 촉망되고 너를 아껴줄 유태인 신랑감과 연에하기는 어렵지 않을 거야."
"아마 전 결혼하지 않을 거예요."
"그런 말 하지 말아라." 하고 어머니가 말했다.
"엄마와 캐서린 둘리의 실수에서 무언가 배워라. 둘리 아줌마가 어리석어서 그런 건 아니란다. 하느님이 주신 지혜를 사용하여 하고 싶은 일을 하거라. 그렇지만 남에게 해를 끼쳐서는 안된다."
그래서 프랜신은 하느님이 주신 지호를 사용하였다. 그녀의 미모로는 어떤 소년이든 사궐 수 있다는 걸 깨달았다. 남자애들은 어리석어서 여자의 외모에만 관심이 있었다. 고등학교 시절에 그녀는 누구보다도 남자친구가 많았다. 그녀는 정말로 인기가 있었다.
어머니가 실비 이모에게 그 얘기를 하자 실비 이모는."어때요? 아일랜드 코와 붉은 머리 때문에 여왕처럼 보이잖아요? 우리 어머니가 프랜신을 본다면 무덤 속에서도 벌떡 일어날 거예요." 하고 말했다.
고등학교를 졸업한 후 프랜신은 마이애미 대학교에 등록했다. 처음 2년 동안은 집에서 등교했지만 그후 어머니의 성화로 대학생활을 맛보기 위해 기숙사에 들어갔다. 바로 그해에 뉴저지주의 하켄색 출신이며 신문학을 전공하는 대학원생인 엔드루 브로더를 만났다. 그녀는 그의 진지함과 수줍어하는 유머 감각, 그리고 그녀보다 머리하나만큼은 더 커서 그가 안으면 자기 입술이 그의 목에 닿는 것을 좋아했다.
그는 프랜신의 아름다움을 경외했고 그녀는 그 남자와 결혼할 생각이 있었으므로 미모를 이용하여 그의 애를 태웠다. 그녀가 그로하여금 자신이 결혼하고 싶어한다는 것을 납득하도록 하는 데에는 시간이 걸렸다.
그러나 마침내 어느 선선한 밤에 그녀는 나체로 그의 침대에 들었고 그에게 그녀의 온몸을 구석구석 애무하도록 허락했다. 그녀는 그가 그녀의 허벅지를 축축하고 끈적끈적하게 만들 때까지 그녀를 껴안고 그녀의 몸에 비비도록 했다.
그녀가 졸업한 후, 1 주일 만에 실비 이모와 모리스 이모부의 저택정원에 마련한 장미로 덮인 주례단 아래서 그들은 결혼했다. 그녀는 허리가 꼭 끼고 목부분이 평평한 하안 드레스를 입었고, 배일 대신 챙이 큰 정원용 모자를 썼으며, 백장미 한 송이를 손에 들었다.
식이 끝나기 전에 모리스 이모부는 그녀를 저택의 후미진 방으로 데려가 봉투 하나를 드레스의 앞성을 젖히고 어깨 끈이 없는 브래지어 안에 밀어넣었다.
"2천 5 백 달러다." 그가 말했다.
그의 뜨겁고 깝은 손가락이 그녀의 조그만 왼쪽 유두를 만지작거렸다.
"고마와요, 이모부." 그녀는 정중하게 말했다.
"만약 네가 나와 즐기고 싶다면 괜찮다. 내 말 알아듣겠니 ?"
"이모부, 농담 마세요."
"농담이 아니다. 잘 들어, 만약 브로더에게 만족할 수 없으면 내게로 와. 알았니 ?"
"자신은 없지만...... 아읗든 선물 감사히 받겠어요."
그녀는 그의 뺨에 입맞추고 그의 후미진 방을 나을 때는 가슴이 방망이질치고 있었다. 이모부는 그녀가 다 컸다고 생각하고 있었다. 모리스는 그녀가 결혼식 날에 성년이 되었음을 깨달은 것이다.
섹스. 그것은 모든 사람이 추구하는 것이다. 어쨌든 남자들에게 몸을 주어야만 한다. 처음에는 그들의 홍미를 끌 정도로, 그 다음엔 그들이 이 여자는 정말로 섹스를 즐긴다고 생각할 정도로. 몸을 주지 않으면 사람들은 결혼하지 않을 것이다. 그리고 일단 결혼하면 적어도 2주일에 한 번은 계속 관계를 가져야만 한다.
그렇지만 프랜신은 신혼여행중에 그 행위가 포옹이나 키스보다 즐겁지 않다는 사실을 깨달았다. 그렇지만 앤드루는 그것을 더 좋아하는 것 같았다. 그러나 그녀는 자신의 생각을 결코 말하지 않았다. 그는 막판에는 신음소리를 냈고 이내 죽은 듯이 그녀의 몸 위로 무너져내렸다. 처음에는 엔드루가 아버지처럼 죽는 줄로만 알았다. 그러나 몇 주가 지나자 그것은 피로현상에 불과하다는 사실을 알게 되었다. "오, 프랜신..... 나의 사랑...... 당신은 너무나 멋져......" 그는 이렇게 속삭이곤 했다.
그후 2년 동안 그들은 조지아주의 육군보병훈련소에서 지냈고 그녀는 부동산 회사의 안내원 일자리를 얻었다. 그 직업이 너무 좋아서 그녀는 부동산 중개인 자격시험 공부를 시작했다.
두 사람은 1 주일에 두 번씩 육체관계를 가졌다. 수요일과 토요일에, 별로 시간이 걸리지 않앤다. 그녀는 여전히 포응과 키스를 더 좋아했다.
문제는 그녀가 엔드루에게 키스하기 시작하면, 그는 곡해하여 더이상의 행위를 요구하는 것으로 생각하는 점이었다. 그래서 키스하기를 중단하고 그가 주도하도록 기다렸다. 그 끌이 어떠한지는 너무나 뻔했다.
2년 후 그들은 마이애미로 돌아갔는데 앤드루는 <해럴드>지에 일자리를 얻었고, 그녀는 플로리다주의 중개인 자격시험에 합격하여 '프라이드 프로퍼티' 회사에서 일하게 되었다.
보비가 태어날 때 6개월을 휴직하였고 사라가 태어날 때는 4개월을 휴직했었다. 두번째로 복직하였을 때, 그녀는 주택 담당 제 2부사장으로 숭진되었다.
그 당시에 엔드루는 서명 기자가 되어 있었는데 휴가에 대해 이야기하고 있었다. 그녀는 휴가를 얻지 말라고 부탁했다. 할일이 너무나 많았기 때문이었다.
"빌어먹을 의무들 ! 다 떨쳐버리고 피지로나 갔으면 좋겠군."
"엔드루, 당신은 엉뚱한 생각으로 절 당황케 하시는군요."
"그럼 뉴욕은 어때 ?" 그가 말했다.
"1 년 동안 뉴욕에서 지냅시다."
"뉴욕은 추워지고 있어요." 그녀가 말했다.
"애들 키우는 데는 이곳이 제일 좋아요. 이곳에선 1 년 내내 밖에서 놀 수 있잖아요."
"이곳에선 미칠 것 같아, 프랜신" 그가 말했다.
"뭔가 변화를 구해야만 하겠어."
"지금 변화를 구하긴 좋지 않아요, 엔드루. 테니스나 아니면 다른 걸 해보세요. 기분이 나아질 거예요."
테니스 대신에 앤드루는 보비에게 배 타는 법을 가르치면서 만에서 주말을 보내기 위해 조그만 요트를 사왔다. 그가 더 자주 섹스를 원하고 여러 채위로 불을 켠 채 하기를 원한다는 점만 빼고는 다 좋았었다. 그녀에게 선택권은 없었다. 그녀는 그와 헤어지길 원치 않았고 그가 그녀를 버리는 것은 더더구나 싫었다. 그의 지속적인 흥분에 대한 욕구는 약화되었다. 그는 더 이상 자메이카에서 해변을 거니는 멋진 휴가에 만족하지 않았다.
그는 뗏목을 타고 밀림을 탐험하며 물가에 살기를 원했다. 그녀는 침묵하려고 노력했다.
"그게 바로 중년기의 권태란다." 어머니가 그녀에게 말했다.
"그 사람은 아직 서른 네 살밖에 안됐는데두요?" 프랜신이 말했다.
"그래, 그러고 보니 아직 증년기는 아니구나. 후회하지 않으려면 서두르는 게 낫겠다."
왜 그는 모든 일을 망치려고 할까? 직장에 나가며, 애들과 잘 놀고, 남에게 피해를 주지 않는 좋은 남면 노릇을 왜 계속할 수 없을까?
그해에 프랜신은 '프라이드 프로퍼티'의 제 1부사장이 되었다.
실비 이모는 위암으로 죽었고, 1 년 후 상을 벗은 직후 모리스 이모부는 그녀의 어머니와 재혼했다.
"프랜신, 난 종달새처럼 너무 행복하단다." 그녀의 어머니가 말했다.
"무엇보다도 실비 이모가 기뻐할 것 같구나. 안 그러니 ? 만약 실비가 기뻐하지 않는다면 무슨 말을 해야 할까? 인생은 살아가기 위한 것이라고, 말할까?"
앤드루는 책을 쓰기 위해 휴가를 얻고 싶다고 말을 꺼냈다.
"어떤 책인데요?" 프랜신이 물었다.
"아직 잘 모르겠어."
"결정되면 같이 상의해요." 그녀가 말했다.
그렇지만 2개월 후 보비가 죽음을 당했기 때문에 그것에 대해 상의할 기회가 없었다.
사라는 트럭을 세차하는 아버지를 도와주고 있었다. 그것은 시골들판을 횡단하는 긴 주행으로 인해 낀 흙먼지였다. 그녀의 아버지는 길에서 계속해서 껍을 씹었다. 껍을 씹으면 졸음을 쫓아버릴 수 있다는 것이다. 그래서 그의 트럭에 을라타면 껍 종이가 사방으로 펄럭이며 날아갔다.
사라의 어머니는 아직도 아빠가 볼더에 있다는 생각을 인정하고 있지 않았다. 만약 인정하고 있다면 사라가 아빠를 만나는 것과 같은 큰 사건을 눈감아 주지 않았을 것이다. 그리고 사라도 오늘 한 방식대로 아빠가 있는 아파트로 몰래 빠져나오지 못했을 것이다. 엄마한테 '방과 후에는 아뼈한테 들르겠어요. 6 시까진 돌아올께요.'라는 말이 용납될 수 있었다. 엄마는 .좋아. 우리 아가...... 이따 보자.'라고 말하곤 했다.
아빠의 숙소는 좋은 곳이 아니었다. 해서웨이씨의 차고 위에 있는 이 작은 아파트는 길고 더러운 골목 막다른 곳에 있었는데 골목길은 여름 장마로 패어 사라의 자전거가 간신히 나갈 정도로 울퉁불퉁했다. 그녀는 두 번이나 넘어져 무릎이 벗겨지기도 했다.
사라는 그 아파트를 좀더 가정적으로 꾸미려는 아빠를 도왔다. 지난 일요일, 프라이팬 없이는 달걀요리를 할 수 없겠다는 결론을 내리고는 그들은 프라이팬을 사러 갔다. 그리고 화분 몇 개와 패널도샀다. 아삐는 사라가 가장 좋아하는 를러 스케이트를 신은 세 명의 악당이 담긴 패널을 거실 소파 위에 걸었다. 소파를 침대 가까이에 끌어다 놓았다. 사라가 하룻밤 묵게 될 경우 잠을 잘 수 있도록 배려한 것이었다. 아빠는 멀지않아 그녀가 온 주말을 와서 보낼 수 있게 될 것이라고 약속했다. 그러나 아직은 참아야 하며 엄마와 그 문제로 토론하지 말아야 했다.
사라는 일요일에만 10시에서 오후 6시까지 아버지를 방문해도 좋다는 허락을 받았다. 하지만 어머니가 눈치채지 못하게 한다면 그녀는 속상해하지 않을 것이다.
그것은 무언의 규칙 같은 것이었다. 6 년 만에 처음으로 아버지가 가까이에 살고 있는 것이다. 학교가 개학하는 다음주까지 그녀는 매일. 오후에 시간이 남아돌았고 아버지도 시간이 많았다. 그런데 왜 그들이 함께 시간을 보내지 못하겠는가. 그것은 멋지고 완전한 아이디어였다.
사라가 봄방학 기간에 아버지를 방문했을 때 그는 그 계획을 제안했다. 그들은 그날 버스카만을 항해했는데 아버지는 몹시 고독해 보였다.
"널 더 자주 만날 수 있었으면 좋겠구나." 그가 말했다.
"저도 그랬으면 좋겠어요."
"얼마 동안이라도 나와 함께 살 수 있다년 좋을 텐데......"
"멋질 거예요."
"정말 그렇게 생각하니?"
"그럼요. 물론이죠...... 하지만 그럴 수가 없어요."
"왜 그럴 수가 없지 ?"
"엄마 곁을 떠날 수가 없어요. 엄마에겐 제가 필요해요."
사라는 아버지가 나에게도 역시 네가 필요하다고 말하지 않기를 바랐다. 그런 말을 듣는다면 사라는 어떻게 해야 좋을지 모를 테니까.
아버지는 사라의 마음을 이해했다. 처음으로 그에게 아이디어가 떠오른 것은 그때였다. 사라가 그와 함께 있으려고 볼더를 떠날 수는 없었기 때문에 그녀와 함께 있기 위해 그가 볼더로 온 것이다. 그렇게 하면 사라가 원할 때면 언제든지 아버지를 만날 수 있을 것이다. 그땐 매우 좋은 아이디어처럼 생각되었다. 사라는 나중에는 그렇게 확신할 수가 없었다.
사라의 부모는 이혼한 대개의 사라 친구의 부모처럼 전화로 이야기를 한다거나 편지를 쓴다거나 하지 않았다. 제니퍼의 부모는 돈과 방문권과 서로의 에인에 관해, 특히 제니퍼의 엄마가 에인의 아이를 갖게 된 이래로는 항상 싸웠다.
사라의 어머니는 지금은 에인이 없지만 한때 미치라는 이름의 애인이 있었다. 미치는 그녀의 어머니를 늘 울렸다. 사라는 미치를 중오했었다.
사라는 그녀의 부모가 재회했을 때 아직도 그들이 서로 사랑하고 있다는 것을 깨닫고 재결합하게 되는 공상을 했다. 그러면 그녀의 부모는 모두 같은 도시뿌 아니라 같은 집에서 살 것이다. 그것은 우연일 수도 있다. 제니퍼는 7 년 동안 이혼해 있다가 부모가 재결합한 가족을 알고 있었다. 그러나 제니퍼는 그들이 재결합하지 못한다면 완전히 다른 이혼을 겪어보았기 때문에 그것이 좋은 생각이었다고는 확신하지 못했디.
사라의 부모가 이혼한 것은 다만 6년 되었을 뿐이었다. 이혼하기 전 그들은 플로리다에 있는 큰 집에서 살았었다. 사라는 파티오에 창이 달린 방을 썼으므로 일찍 일어나 수영하기 위해 풀장에 갔다.
누군가 거기에 지키고 있지 않는 한, 비록 아무리 훌륭한 수영선수라 하더라도 그녀 혼자서는 들어가지 못하게 했다. 비록 그 사람이 아빠였을지라도. 왜냐하면 그 사고가 일어났을 때 보비는 아빠와 함께 있었기 때문이었다.
그들의 집에 보비의 사진은 한 장도 없었다. 마치 보비라는 존재가 전혀 없었던 것처럼. 사라는 자신이 어린아이에 불과했었다고 말했는데 그것은 어머니가 즐겨 쓰는 방식이었다. 때때로 사라는, '나에겐 남동생이 하나 있었는대 그앤 죽었어. '라고 말하는 것 같은 느낌을 받았다.
그러나 그녀는 그것을 말하지 않았다. 그것은 어머니를 훨씬 당황하게 했을 것이다. 게다가 그것은 모두 오래 전에 일어난 일이었다. 사라는 엄마, 아뼈, 보비와 자기, 이렇게 네 식구가 찍은 사진을 한 장 갖고 있었다. 그녀는 그것을 보석함의 이중바닥 밑에 깊숙이 감춰두었다.
보비가 죽었을 때는 지금의 사라보다 더 어린 열 살이었다. 그가 아직 살아 있다면 보비는 10대가 되었을 것이다. 사라는 10대의 오삐를 갖는다는 것이 어떤 것일까 궁금했다. 친구가 될까 아니면 매일 싸움만 할까 ?
아뼈의 책이 출판되자 그는 한 권을 사라에게 보내주었다. 그 속에는 '나의 사랑하는 사라에게, 언젠가는 이해하기를 바란다. 너를 무척 사랑한다. 아빠로부터. '라고 씌어 있었다.
그 책이 출판되었을 때 사라는 아홉 살이었고, 그래서 그들과 같은 가족에 관한 것을 제외하고는 대부분 이해할 수가 없었다. 그러나 꼭 그런 것은 아니었다. 또 그 안에는 우연한 사고가 있었으며 아주어린 아이가 죽음을 당했다. 소년인데 아빠는 데이비드라고 불렀다. 그 책의 뒷장에는 구레나룻을 기르가 전의 아삐의 사진이 있었다. 그는 가장 좋아하는 주머니가 터진 데님 재킷을 입고서 바다로 둘러 싸인 곳에 앉아 있었다.
한번은 사라의 어머니가 그 책을 읽고 있는 그녀를 목격하고는 당장 없애버리라고 야단을 쳤지만 사라가 우는 바람에 계속 읽게 내버려 두었다. 그녀는 다시는 그것을 보고 심지 않다고 사라에게 말했다. 그래서 사라는 옷장 밑에 있는 게임박스에 그 책을 계속 감춰두었다.
푸른색 수바르가 그 더러운 길을 몰고 내려와 드라이브 코스로 접어들 때까지도 사라는 아버지의 트럭에서 껍 포장지를 쓰레기 주머니에 채워넣고 있었다.
사라는 마고와 그녀의 아이들이 밖으로 나왔을 때 몹시 놀랐다.
그들이 여기서 무엇을 했는지 그녀는 궁금했다.
트럭의 뒤에 있는 혹스로 물을 뿌리고 있던 아빠는 차가 드라이브코스로 나아갈 때쯤 차를 세우고는, "안녕하세요......" 하고 외쳤다.
"아, 안녕하세요." 마고가 말했다.
"저분은 누구세요?"
사라는 미셀이 마고에게 묻는 소리를 들었다.
"앤드루 브로더씨다."
마고가 그녀에게 이야기해 줬다.
"비비 아줌마의 남편인가요?" 미셀이 물었다.
"전남면이지."
아버지는 그들의 차가 있는 데로 걸어갔다. 사라는 트럭에서 내려아버지를 따라갔다.
"어떻습니까?"
그가 마고에게 물었다. 사라는 아버지가 마고를 알고 있다는 사실에 깜짝 놀랐다.
"그럭저럭 잘 지내요. 당신은 어떻게 지내셨어요?"
마고가 아버지에게 물었다.
"훨씬 좋아졌어요." 하고 엔드루가 대답했다. 사라는 그게 무슨 뜻인지 알아들을 수가 없었다. 아빠가 아픈 적이 있었나?
"아빠, 어디 편찮으셨어요?" 사라가 물었다.
"아냐." 앤드루는 웃으면서 말했다.
며칠 전 밤에 뜨거운 욕조에 들어갔었단다."
뜨거운 욕조? 뜨거운 욕조가 뭐지 ? 하고 사라는 생각했다.
"우리 욕조 말인가요?"
미셀이 그에게 물었다.
"그래. 그 온도가 내게는 너무 뜨거웠던 것 같더구나."
"앤드루 !" 마고가 말했다.
"내 아들인 스튜어트와 딸인 미셀을 소개할깨요. 이분은 앤드루브로더씨란다."
앤드루는 청바지에 손을 닦은 다음 스튜어트와 악수를 나누었다.
미셀은 주머니에 손을 찌른 채 있었다.
그 다음 아버지는 미셀 쪽으로 방향을 바꾸었다.
"그리고 이쪽은 내 딸 사라예요."
"아빠, 우린 이미 서로 알고 있어요."
사라가 당황하여 말했다.
"아, 그렇지." 하고 엔드루가 말했다.
"깜빡 잊고 있었구나...... 이곳이 작은 도시란 사실을."
"전 사라를 돌봐주곤 했어요." 미셀이 말했다.
"오래 전에요."
그 기억을 확실히 하기 위해 사라가 덧붙였다.
"제가 갓난아이 때였어요."
"작은 선머슴이었을 때 말이지 ?" 미셀이 말했다.
"언니는 어린아이를 돌보는 데 소질이 없었어." 하고 사라가 말하자 마고가 약간 웃어 보이며 말했다.
"그래, 사라. 여름방학은 어떻게 보냈니 ?"
"굉장히 좋았어요. 샌디에이고 근처에 있는 캠프에 갔었어요."
"그래 ? 그곳은 나도 알지"' 마고가 말했다.
"네가 그곳에 간다는 얘길 네 엄마한테 들었었지."
"그리고 올해는 고등학생이 돼요."
마고보다는 미셀과 스튜어트 쪽을 바라보며 사라가 말했다.
"야아, 고등학교라!" 미셀이 말했다.
"어느 학교니 ? 케이시 ?" 스튜어트가 물었다.
"그래."
"로링 선생님을 조심해. 매년 반에서 반 정도는 웃는다는 이유로 낙제를 시킨다고 하니까 말야."
"정말이야?" 사라가 물었다.
"웃는다고?"
미셀이 코방귀를 뀌었다.
"난 안으로 들어갈래."
"나도." 스튜어트가 말했다.
"만나게 되어 기뺐어요, 브로더씨." 사라의 아버지가 말했다.
"앤드루."
스튜어트는 사라의 아버지와 다시 악수를 하면서 되풀이했다.
"난 조금 더 있겠다."
마고가 아이들의 등뒤에서 외쳤다. 그러자 마고와 사라의 아버지만이 서로 쳐다보며 거기에 서 있었다.
"글쎄......" 마고는 이윽고 말했다.
"저애들이 제 아이들이랍니다."
사라는 끔짝 않고 서 있었다.
"오늘 밤에 영화 구경 가지 않겠어요?"
엔드루가 마고에게 말했다.
"안돼요, 오늘 밤엔."
"내일 밤은?"
"모르겠어요. 또 만나게 되겠죠."
마고가 사라 쪽을 살폈다.
"아마 전 함께 갈 수 있을 거예요, 아빠. 엄마한테 물어보면......"
"그러니 ? 그것 참 잘됐구나." 하고 아버지가 말했다.
"얘, 안에 들어가서 트럭 의자를 닦을 비닐용 세제를 갖다 주겠니 ?"
"지금요?" 사라가 물었다.
"그래, 지금."
사라는 아버지가 자신이 자리를 비켜주기를 원한다는 것을 알았다. 그녀 앞에서는 말할 수 없는 것이 있다는 사실을 눈치챘다. 그녀앞에서는 말할 수 없지만 마고에게 말해야 하는 것이 무엇일까?
"제발......" 그가 말했다.
"알았어요."
사라는 그렇게 말하고 해서웨이씨 집에 이르는 골목길로 뛰어올라갔다. 사라가 비닐용 세제를 갖고 돌아왔을 때 아버지와 마고는 가까이 서서 얘기하고 있었다. 그들은 그녀를 보자 말을 중단했다.
"이젠 들어가야겠어요." 마고가 말했다.
"하지만 어느날 밤엔가는 당신과 함께 영화 구경을 가게 될 거예요..... 좋은 것이 상영된다면.""좋은 것이 상영된다고 생각되면 알려줘요." 하고 엔드루가 말했다.
"<돌아온 프랑캔슈타인>을 폭스 극장에서 상영해요."
사라가 말했다. 마고는 참지 못하고 웃음을 터뜨렸다. 그러자 앤드루도 따라 웃었다. 사라는 <돌아온 프랑켄슈타인>은 정말로 좋은 영화인데 왜들 저렇게 웃어대는지 의아스러웠다.
비비의 사무실은 스프러스에 있는 당당한 연합주택 안에 있었다. 그녀는 그 집을 수년에 걸쳐 복원시켜서 2층을 주립 농지 보험기관에 세주었다. 그 집 자체는 1877년까지 거슬러 가는 역사적 유적으로 가이드 북에 명단이 올랐었다. 비비는 그녀의 집인만큼 자부심을 가졌다.
하지만 지금은 내부에 칠을 하는 중이었다. 칠하는 사람은 수성페인트보다는 유성 페인트로 하는 것이 오래 지속되며 더 풍요로와 보인다고 비비를 납득시켰다. 그의 의견에 찬성했던 것이 실수였음이 판명되었다. 그 지독한 유성 페인트 냄새는 사무실에서 두통과 메스꺼움을 느끼게 하는 원인이 되었으며 비서인 미란다는 계속 숨을 가삐 쉬어댔다. 비비는 페인트 공사가 금요일이면 끝나게 될 것이며 그녀 개인적으로도 .그 집은 주말에는 칠이 완전히 말라 월요일에 출근했을 때는 칠 냄새가 사라질 것이라 확신한다고 사무실 직원뿐만 아니라 위층의 보험기관에도 다짐을 했었다.
또한 개학 첫 주에 집을 칠하는 데 합의한 것이 실수였다. 그녀는 자기의 오후 시간을 덴버로 들어가 박물관이든 가게든 간에 사라와 함께 둘러볼 계획을 짜야만 했다.
그녀는 방과 후에 나돌아 다니고 싶어하는 사라의 생각이 탐탁치 않았다. 이제 막 고등학생이 된 사라를 비비는 잘 감시헤야 했다. 사라는 마약, 섹스, 깡패들과 접촉하게 될 것이다. 사라가 빗나가고 빗나가지 않고는 비비에게 달려 있었다. 그녀 앞에 놓여 있는 문제들을 생각하니 그녀는 현기증이 났다.
사무실에서 집으로 오는 증에 윈더로스트 치킨을 골라서 사라가 올 때쯤 버터닛 스카시를 준비해 놓고 있었다.
"어딜 갔었니 ?" 그녀가 물었다.
"6시가 지났다."
"학교에서 친구들과 자전거를 타고 놀았어요. 그나저나 저녁은 뭐예요?"
"닭고기와 스카시."
"버터닛인가요?"
"그래."
"으깬 거요?"
"그래, 엄마가 늘 만드는 방식대로 계피를 넣어서 말이다."
몇 분 후에 그들은 식탁에 앉았다.
"으음, 맛 좋은데요?" 사라가 말했다.
"네가 좋다니 기쁘구나."
그들은 한동안 잠자코 먹었다. 비비는 사무실에 대해 생각하면서 마음은 딴곳에 있었다. 그녀는 리셉션 장소에는 회색을 띤 흰색 대신에 강렬한 색상을 쓰는 것이 어떨까 생각했다. 그때 사라가 말했다.
"마고 아줌마가 아빠네 옆집에 사는 줄은 몰랐어요, 마고 아줌마를 보고 깜짝 놀랐어요."
"마고 아줌마를 봤니 ?"
"네."
"언제 ?"
"오늘 오후에요."
비비는 포크를 놓았다.
"오늘 오후에 ? 네가 그곳엘 무엇하러 갔니 ?"
"아...... 전......"
사라는 뺨이 빨갛게 변하면서 손톱을 물어뜯기 시작했다. 버릇은 고칠 수가 없다고 비비는 생각했다.
"일요일에 아빠한테 갔을 때 도서관의 책을 놓고 왔거든요. 기한이 넘을 것 같아서 그것을 가져오려고 자전거를 타고 갔었어요. 하지만 한참 있지는 않았어요."
"다시는 가지 말아라." 비비가 말했다.
"알아듣겠니 ? 엄마 허락 없이는 절대로 가지 마."
"하지만 엄마..... 5분도 채 있지 않았어요."
"경고하겠다. 사라. 엄마 말에 불복종하는 것이 발견되면 넌 외출금지야. 그렇게 되면 네 아뼈와 전혀 만나지 못하게 될 거다."
비비는 앤드루의 어리석음에 대해 사라를 벌하고 싶지는 않았다. 하지만 그녀는 어떤 선택을 했던가? 그녀가 단단히 고삐를 잡지 못한다면 그 모든 것이 어떤 결과를 가져을 것인지 누가 장담할 수 있겠는가?
"다시는 엄마한테 거짓말하지 마."
"거짓말하지 않았어요."
"넌 거짓말을 했어. 엄마는 알아, 너도 알고. 넌 그곳에 책을 두고 오지 않았어."
"죄송해요. 학교에서 끝나고 한가하기에 아빠한테 갔었던 거예요."
"그렇게 한가한 시간이 있다면 네 방 청소나 해라."
"제 방은 깨끗해요."
"네 옷들을 점검해 보고 맞지 않는 것은 모두 끄집어 내도록 해라. 그것을 쌓아둘 만한 상자를 주마."
"알았어요."
비비는 저녁 먹은 그릇을 치우기 위해 일어났다.
"그래서...... 네 아빨 마고 아줌마에게 소개시켰니 ?"
"서로 이미 알고 있던걸요?"
"그래 ?"
"아빠는 마고 아줌마의 뜨거운 욕조에서 시간을 보낸 데 대해 뭐라고 말했어요."
"정말이니 ?"
"틀림없어요."
사라가 뭔가 착각한 것임에 틀립없었다. 비비는 그릇을 씻으며 생각했다. 아이들은 항상 2에다 2를 더하면 합해서 4가 되었다. 하지만 그녀는 마고에게 전화를 걸어 만사에 조심하라고 일러줄 것이다.마고는 앤드루의 집에 몰래 드나드는 사라를 감시할 수가 있고 그녀또한 앤드루를 조심하라고 그녀에게 일러준 것에 마음 상해하지 않을 것이다. 비비가 그와 함께 지낼 수 있었던 어떤 것, 법정에서 사용하기 위한 어떠한 수단이든 여기 왔다면 도움이 되어야만 할 텐데.
그러나 비비가 마고에게 전화를 결어 그런 일을 단순한 호의로 꼭 해줄 것을 부탁했을 때 마고의 태도가 돌변했다.
"아니, 나보고 스파이 노릇을 하라는 거야?"
"스파이가 아니야. 감시를 좀 해달라는 것뿐이지 !"
"난 못해. 그건 옳지. 않은 짓이야. 날 증간에 개입시키지 말아주었으면 좋겠어."
"내가 왜 널 개입시킨다는 거니 ?"
"처음에는 그에게 내 옆집을 알선해 주더니 이제 그를 감시해 달라고 하고 있삶아. 그를 감시하고 싶지 않아. 난 이미 알고 있는 것이상으로 그에 관해 알고 싫지 않아."
"뭘 알고 있는데 ?"
"아무것도 몰라. 조금밖에는. 멋진 사람으로 보인다는 것, 그게 전부야."
"앤드루가 이미 너의 욕조에서 시간을 보냈다는 소리를 들었는데,정말이니?"
비비는 마고가 그것을 부인하고 그런 당치도 않은 생각을 어디서 주워 들었느냐고 묻기를 바라며 부드럽게 물었다.
"아무 일도 없었어." 마고가 말했다.
"그래 ? 그럼 들어간 것은 사실이었구나?"
마고는 대답하지 않았다.
잠깐의 침묵이 흐른 뒤 마고가 말했다.
"네 부탁을 들어주지 못해서 미안해, 이해해 줘."
"알았어." 비비는 냉정하게 말했다.
"재저사이즈에서 만나자."
그녀는 수화기를 놓았다. 맙소사 ! 믿을 사람이 아무도 없군 ! 앤드루가 수영복을 입고 있었는지 그녀는 의심스러웠다.
마고는 엔드루 브로더에 대해 생각하는 자신을 발견했고, 그의 트럭을 주시하거나 펄 해변에 있는 그에게 달려가고 싶어 산책로에 서있는 자신을 발견했다.
만약 그녀가 '안녕하세요..... 커피 한잔 하시겠어요? '라고 말하면 그는 '반가운 소리군요."라고 말할 것이며 그들은 펄가로 산책을 나가 옥외 카페에 앉아 커피를 주문할 것이다. 그녀가 히스가 무성한 핑크색 판초를 입으려고 하면 그는 '거기에 보이는 그 색이 좋아요. 그 색깔은 당신 뺨에서 따왔군.' 하고 말할 것이다.
'바보같이.'그녀는 자신에게 말했다. '다른 공상을 해보자. ' 그녀는 비비가 앤드루를 감시해 달라고 부탁 전화를 한 것이 유감스러웠다. 마고가 자기를 개입시키지 말아달라고 했을 때 비비는 화를 내었다. 마고는 그녀의 목소리를 듣고 그녀가 화를 내고 있다는 걸 알 수 있었다.
월요일 아침 사무실에서 마고는 주택단지 계획에 대한 사전의 스케치를 마치고 점심을 먹으러 가는 증에 비비의 사무실에 들러보기로 했다. 벤슨과 골드 사무실 접수계원인 바바라에게는 1 시 30분까지는 돌아올 것이며 베일에서 마이클이 전화를 걸어올 경우에는 트로컬 항구에 있는 그에 대한 정보를 그녀가 갖고 있다고 말하라고 말해두었다. 그리고는 사후 방편으로 바바라의 책상에 있는 전화기를 집어들고 집에 전화를 했다. 두 번 벨이 울린 후 해레라 부인이 받았다.
"마고 샘프슨 부인 댁인데요....."
"여보세요, 헤레라 부인..... 나예요."
마고가 말했다. 호레라 부인은 마고가 이 도시에 온 이래로 마고네 집에서 세탁을 해왔고 목요일과 금요일에는 비비네 집에서, 수요일에는 다른 친구네 집에서 세탁을 해주었다. 헤레라 부인은 스튜어트와 미셀이 집에 돌아올 때는 흙투성이인데 그것을 적절히 세탁하는 데 적어도 두 시간은 더 시간이 걸린다며 그것도 계산해 주실 건가요? 하며 불평을 늘어놓았다.
마고는 그렇게 하겠다고 부인에게 말했다.
"전 이 일을 재미로 하는 게 아니거든요." 헤레라 부인이 말했다.
"알았어요." 마고가 말했다.
"그리고 지난주에 제가 놓고 간 목록 증에 하나를 사지 않으셨더군요. 물품을 사놓지 않으면 제가 어떻게 세탁을 하겠어요?"
"미안해요. 깜박 잊고 말았어요."
"비비 부인이 두 개 있는 것을 모두 사버려 우리는 달려갈 수도 없잖아요."
"다음주엔 필요한 모든 물품이 준비될 거예요. 약속하죠."
마고는 전화를 끊고는 헤레라 부인과 매주 통화하는 것을 재미있어하는 바바라에게 미소지었다.
"집에 전화하지 말 걸 그랬어." 마고가 말했다.
"당신이 안하면 그녀가 했을걸요."
"그건 그래요."
마고는 가죽 백을 어깨에 메고 바바라에게 손을 흔들고는 떠났다.
벤슨과 골드의 사무실은 체스트닛에 있는 깔끔한 붉은 벽돌 건물안에 있었으며 제프리 골드가 바하마를 찾아내기 전에 하던 오래된 도매상점을 1973년에 개조한 것이었다.
마이클 벤슨과 마고가 연인 사이였을 때는 바바라와 제프리가 퇴근할 때까지 남아 있다가는 문을 잠그고 마룻바닥에서 사랑의 행위를 하곤 했었다. 그리고는 집으로 돌아가 아이들을 위해 식사 준비를 했었다. 그것이 지속되는 동안에는 즐거운 배치를 이루었었다. 두 번 결혼하고 두 번 이혼하여 양쪽의 아이를 가진 마이클은 때때로 전문적인 생활에 찾아오는 버릇, 개인적인 책임감을 두려워했다.
마고가 아이들에게 그를 소개시킬 때까지도 그에 대한 감정을 감추고 있었다. 그래서 서로 다른 애인을 찾고 친구가 되자는 그의 제안에 마음의 상처를 받지는 않았다.
바깥 기온은 여전히 25도 이상 되었으며 1 년 내내 날씨가 이런 식으로 있다면 신경쓰지도 않앤을 것이다. 그녀는 스프러스 쪽으로 몇 블록을 걸어서 비비의 사무실로 갔다.
"식사하러 나가셨는데요."
마고가 비비와의 면회를 청하자 미란다가 말했다.
"제임스 식당에 계세요. 그곳 고객이세요. 한 시간이면 돌아오실거예요."
"이걸 좀 맡길께요."
마고는 서류철을 미란다의 책상에 놓으면서 말했다.
"부인께서 잠깐 그곳에 들러 그것을 전해드리고 가신다면 신경쓰지 않으셔도 될 텐데요. 그녀도 아마 들러주신 것을 기뻐하실 거예요."
미란다는 얼굴에 바싹 대고 부채질을 해댔다. 미란다는 2년 전부터 비비를 위해 일하고 있는데 지금은 옷이며 헤어스타일 심지어는 목소리까지도 비비의 흉내를 내고 있었다.
"내가 좀 바빠서요." 마고가 말했다.
"그러니 그녀가 돌아오면 꼭 전해주세요."
"그러지요." 하고 미란다가 말했다.
"틀림없이 전해드릴께요."
마고는 비비의 사무실에서 몰가 쪽으로 걸어갔다. 볼더에 도착하기 전 그녀는 몰가에 대해 삭스나 보니츠나 뉴저지나 롱아일랜드 어디에나 있는 거대한 콘크리트 주차장 주변에 연장된 브루밍데일을 생각했고 언니 배다니처럼 직업적으로 물건 사는 사람에 빠져 정신을 못 차렸다. 한때 산이 많은 탄광촌에 공급 중심지가 된 적이 있는볼더에서 몰가는 100년대 후반까지 거슬러 을라가는 복덕방, 레스토랑, 화랑들이었다.
거리는 자갈로 덮여 있었으며 교통이 혼잡했다. 몇몇 옛날 사람들은 너무 많은 관광객이 몰려든다고 불평했지만 마고는 그렇게 생각지 않았다. 그것은 지방인을 위해 도시 쇼팽 구역을 제공했으며 이웃에서 일하는 데 재미를 주었다.
그녀는 뉴욕 델리로 가서 혹밀로 만든 훈제 쇠고기 샌드위치-특별히 여기에 주문해야 했다. 아니면 밀로만 된 거나 질이 떨어지는 흰 빵을 구해야 했을 것이다 두 개와 가져갈 수 있는 냉커피 두 잔을 주문했다. 그 다음 그녀는 태양을 향해 얼굴을 들고는 밖에서 기다렸다. 주문한 것이 준비되자 몰가를 가로질러 모퉁이를 돌아클레어의 화랑으로 갔다.
그 화랑은 볼더에서 마고의 가장 창조적인 능력을 보여주었다. 금전 출납계의 창문과 나선형 계단과 조각 전시실이 된 발코니를 포함하여 할 수 있는 한 본래의 은행 건물의 많은 곳을 손대지 않고 그대로 두었다.
클레어도 마고처럼 출납계원 중 한 사람인 로빈과 이혼을 하고 볼더로 왔던 것이다. 로빈과 달아난 여자는 매우 짊고 도닛 같은 냄새가 났다고 클레어는 말했다.
클레어는 마고의 아이와 같은 반인 딸 퍼핀을 데리고 1 백만 달러를 가지고 볼더로 왔었자. 1 백만 달러 증 약간은 약을 거래하는 프런튜가 없는 마을에서 몇 개 없는 것 증의 하나인 전시실을 여는 데 이용했다. '엄연히 합리적이지.'라고 클레어는 거만하게 말하곤 했다.
"나는 어떤 사람에게도 해를 끼치지 않아."
또 그녀는 다시는 도닛을 먹지 않았으며 앞으로도 그럴 거라고 맹세했다.
처음에 마고는 은행 출납계원인 남편이 달아나 버린 여자가 화랑을 내기 위해 은행 건물을 택하려는 것을 이상하게 여겼다. 어느날 공사가 진행되는 동안 슬찍 언급했더니 클레어는 호탕하게 웃으며,"이상하다구?"라고 대답했다. 마고는 화랑으로 통하는 두꺼운 유리문을 밀었다.
"점심....." 그녀가 전했다.
"함께 하는 게 좋겠군." 클레어는 외쳤다.
"좀 씻어야겠어."
"기다리는 동안 발코니로 나가보렴."
클레어의 가을 전시는 주말인 노동절에 열린 것이었다. 남서부의 예술가들의 모습이 보였다. 벽에는 고먼즈, 웨이츠, 램지의 그림이 걸려 있었다. 마고는 화랑을 거쳐 지하실로 갔는데 그곳은 클레어의 사무실이었다. 그녀는 점심 백을 클레어의 책상 위에 던져놓고는 클레어의 보조원인 조가 조각한 나무로 된 동물들을 앞마당에 전시하려고 설치하고 있는 위층으로 달려갔다.
"훌륭하군요."
마고는 이빨까지 갖춘 갈색 돼지를 보며 말했다.
"저것은 얼마에 팔리나요?"
"95 달러죠" 조가 말했다.
"하지만 관심이 있으시다면......"
"알아요......"
마고가 말했다. 클레어는 모레쯤 유럽으로 떠나야 했다. 그녀는 가을 전시가 시작된 후 매년 9월에 갔다. 마고의 삶에 있어서 그것은 언제나 고독한 시간이었다. 그녀와 클레어가 멋진 대화를 했던 마지막 시간은 마고의 40회 생일날이었다. 클레어는 존의 프랑스 식당에 데려가 저녁을 사주었다. 실크 원피스를 선물하고는 샴페인을 주문했다.
개암으로 만든 프랑스식 케이크로 디저트를 끝내고 마고는 그녀의 40회 생일로 가장 바랐던 것은 착실한 남자였다고 고백했다.
"아침에도 거기 있을 사람."
그녀는 샹페인 기운에 어지러움을 느끼며 말했다.
"그 사람이 내 남편이라도 상관하지 않겠어."
클레어가 말했다.
"하지만 그런 사람들을 찾아내기란 쉽지가 않고 우리가 우연히 발견했다 하더라도 더 이상 가까와지지도 않아."
"옳은 말씀."
마고가 삼페인을 쭉 들이켜면서 말했다.
"왜 우리가 한 남자와 한 친구 사이에 선택해야만 하니 ?"
"모르겠어. 친교란 게 한 번에 한 사람 이상과 사귀면서 유지하기란 어렵기 때문이겠지."
"로빈과 결혼할 무렵엔 난 전혀 친구들이 없었어..... 진정한 친구들 말야...... 넌 어땠니 ?"
"여러 명 있었어." 마고가 말했다.
"그렇지만 파혼하게 되었을 때까진 그들을 신뢰하지 못했어."
"그랬니 ?"
"하지만 그런 식이 되지 말아야 해."
마고는 스스로 샹페인을 또 한 잔 따랐다. 그녀는 몸이 욱신거리는 것을 느꼈다. 하지만 걱정하지 않았다.
클레어는 그녀의 사무실에서 나와 소파에 깊숙이 기댔다.
"잊어버릴 뻔했군." 마고가 말했다.
"네가 가버리면 누가 내 얘길 들어주지 ? 누가 내 농담에 웃어줄까?"
"3주 후면 돌아올 거야."
"3주일은 꽤 긴 시간이야."
"너와 계속 이야기하고 싫어."
"그럴께, 언젠가는."
"비비와도 교제를 계속해." 클레어가 말했다.
"그녀가 걱정스러워. 전남편을 이곳에 있게 한 것에 어떻게 대처해 나갈지 말야."
"잘 적응할까?" 마고가 말했다.
"적응해 나가지 않으면 어쩌겠어." 클레어가 한숨을 쉬었다.
"인생이란 다 그런 것 아니겠니...... 적응의 연속."
"비비의 전남편을 만났었다고 내가 말했었니 ?"
"아니, 그는 어때 ?"
"호감이 가는 사람이야. 아주 멋져 보였어."
"그와 비비가 다시 핫치게 될지도 모르는 것 아닐까?"
"난 의심스러워." 마고가 말했다.
"왜 ? 넌 프레디와 함께 되리라고 쟁각한 적 없니 ?"
"처음에는. 그러니까..... 어려운 시절에는 그런 생각을 한 적도 있지. 내가 싸우지만 않는다면 삶이 얼마나 쉬워질까 하고 생각했어. 하지만 포기하려고는 하지 않았어. 그리고 그도 내가 돌아오기를 바라는지 확실치 않았어."
"그들 모두를 긍정적으로....."
"난 그렇게 생각하지 않아. 어쨌든 계속된 것은 기뻐. 안전하기 때문에 되돌아 달려가는 데 대해선 나 자신이 용서하지 않을 거야. 또 수년 동안 시도한 적도 없어. 게다가 그는 결혼했어. 그것에 대해서는 생각하지 말아야 해."
그녀는 샌드위치 봉투를 꾸겨 방에 있는 쓰레기통에 던졌다.
"가끔 생각해 보지." 클레어가 말했다.
"로빈에게 돌아가는 것에 대해서. 우린 4년을 해어져 있었어. 지금은 이혼하고 싶지 않아, 이혼하면 풍부하게 되긴 어려운 것 같아."
클레어는 냉커피를 마시며 웃음을 터뜨렸다.
"나누어야 할 많은 돈, 많은 재산도 있어...... 수년이 걸릴 수도 있지..... 그런 건 가치가 없어."
그녀는 목소리를 낮췄다.
"그는 돌아와."
"로빈이 ?"
"그래..... 그는 댈러스에 있어."
"왜 내게 말하지 않았니 ?"
"어제까진 몰랐어. 그가 전화했었어. 만나고 싶대."
"도닛 같은 여자는 어떻게 하고?"
"끝났어. 불과 6개월간이었대. 그는 혼자 케르나바카에서 살아왔다더군. 중년의 권태기라고 말하더니."
"맙소사 !" 마고가 말했다.
"난 남자와 증년의 권태기라면 몸살이 나. 우린 어떠니 ? 우리의 권태기는 언제 오지 ?"
"이미 지나쳐 버렸는지도 모르지."
"그를 만나러 갈 거니 ?"
"모르겠어. 파리에 있는 동안 생각해 볼 작정이야."
"후회할 것 같으면 하지 마."
마고가 말하자 클레어는 웃었다.
"후회하게 될 것이 걱정되어 아무것도 하지 않는다면 난 아무것도 얻지 못할 거야. 그리고 너도 알잖니."
"행복하기를 바라." 마고가 말했다.
"네가 상처받는 것은 보고 싶지 않아."
마고는 1 시 15분에 화랑을 떠났고 누군가가 그녀의 이름을 부를때는 사무실로 급히 돌아가고 있는 중이었다. 그녀는 멈췄다. 앤드루 브로더였다. 짐꾸러미를 잔뜩 내려놓고 볼더 서점 앞에 서 있었다.
"여보세요." 그가 말했다.
"안녕하세요?"
"그럼요. 당신은 어때요?"
"보시다시피.,.... 물건 사들이는 사람이 되었습니다. 커피 한잔 할 시간 있겠어요?"
"사무실로 돌아가는 길이에요." 그녀가 그에게 말했다.
"그럼 다른 때에 사랑하고 싶어요."
"좋아요. 알았어요."
그는 팔에 안은 꾸러미돌을 바꾸면서 말했다.
'환상은 이제 그만 ! ' 그녀는 길을 걸으면서 생각했다. '히스꽃이 만발한 핑크빛 판초에 대해 너무 애정 어린 것은 오히려 해롭다구.'
그녀는 웃기 시작했다. 사무실에 도착했을 때까지도 그녀는 웃고 있었다.
제3장 이별 준비
비비는 다음날 일요일 아침에 일어나지 않았다. 그녀는 비몽사몽간에 단속적으로 잠이 들기도 하면서 구겨진 잠옷을 입은 채로 누워 있었다. 일어나야겠다는 생각은 했지만 사라가 앤드루와 함께 가버린 그날 이래로 일어나야 할 이유가 없었기 때문에 일어나지 않고 있다는 것을 그녀는 알고 있었다. 사라가 9시에 집을 빠져나갔을 때 그녀는 모노폴리 게임을 하면서 침실 창문으로 지켜보고 있었다.
그녀는 그들이 앤드루의 고물 트럭을 타고 떠나는 것을 지켜보았다. 그날은 9월 초의 따뜻한 햇살이 비치는 날이었다. 비비는 선잠이 들었을 때 꼬마들의 웃음소리를 들었다. 그러나 그녀 아이의 목소리는 아니었다. 5시경에 어떤 정신적인 놀람으로 잠에서 깨어난 비비는 사라가 집에 도착하면 저녁식사에 데리고 갈 수 있도록 침실에서 나와 샤워를 하고 조심스럽게 옷을 입었다. 앤드루가 현관까지 나 있는 차도를 지나서 가까이 왔을 때, 그녀는 <카메라>를 읽으면서 식당 테이블에 앉아 있었다. 그와 사라가 트럭에서 내려 나란히 뒷문으로 걸어왔다. 사라를 꼭 껴안으면서 비비가 말했다.
"안녕, 귀여운 것...... 보고 싶었단다. 루디 식당에 저녁이 준비되어 있단다."
그녀는 앤드루 쪽에는 신경쓰지 않았다."벌써 먹었는걸요? 아빠가 헴버거와 감자 튀김을 만들어 주셨어요." 사라가 말했다.
"벌써 먹었다고?"
"네, 그래서 배고프지 않아요...... 아마 조금 있다가 약간의 아이스크림 정도를 먹으면 될 거예요."
사라는 뒤꿈치를 들고 앤드루에게 키스했다.
"안녕, 아빠. 다음주에 만나요."
"저녁 6시까지 그에가 돌아오기를 바랐던 이유는 저녁식사에 데리고 가야 하기 때문이었어요."
비비는 화가 치밀었지만 에써 참으면서 천천히 부드럽게 앤드루에게 말했다.
"모르고 있었소." 앤드루가 대답했다.
"사라가 당신에게 말했을 텐데요."
"엄마, 우리가 오늘 저녁에 외출할 거라고는 말씀하지 않으셨잖아요." 사라가 말했다.
"넌 알고 있었을 텐데 ? 우리는 언제나 일요일 저녁이면 루디 식
당에 갔었잖니. 그렇지 않니 ?" 비비가 말했다.
"하지만 엄마....."
"다른 소린 듣고 싶지도 않다." 하고 말하는 그녀의 목소리는 점점 거칠어져 갔다.
"지금 당장 네 방으로 들어가 !"
사라는 눈물이 글씽해져서 현관 쪽으로 뛰어갔다.
"애를 너무 거칠게 다루는 게 아니오?" 앤드루가 물었다.
"내 딸을 어떻게 다루든 간에 상관하지 마세요."
비비는 말하면서 그의 눈앞에서 문을 꽝 닫아버렸다.
비비는 방으로 가서 옷을 벗고 다시 침대로 들어가 다음날 아침까지 일어나지 않았다. 그녀는 달리기를 시작하고 나서야 비로소 어제 아무것도 먹지 않았다는 사실을 깨달았다. 힙이 빠져 겨우 1 마일밖에는 갈 수가 없었다.
이것은 좋지 않은 것이었다. 좋을 것이 아무것도 없었다. 그녀는 자신을 조절할 수 없음을 느낄 수 있었다. 샤워를 하는 동안 머리카락이 빠졌고, 발바닥이 번갈아가면서 가려웠으며, 화상까지 입었다.
그녀의 몸무게는 계속해서 줄어돌었다.
체증은 여름부터 줄기 시작했다. 그녀는 그것이 이 도시에 오겠다는 앤드루에 대한 근심 때문이라고 생각했었다. 그녀는 피곤할 때면 언제나 잘 먹지를 못했다.
몇 주 동안 그녀는 곡분이나 말린 살구만을 먹고 살았다. 정신을 맑게 하기 위해서 그녀는 매일 4 내지 5 마일, 때로는 6마일씩 달리기를 시작했고 사라가 캠프로 떠나자 그녀는 사업문제와 공동계획들에 완전히 몰두했다.
그러나 그녀의 혁신적인 생각에도 불구하고 그녀는 모임에 자주 불참하게 되었다. 그녀는 건강을 생각하고 캠프중에 있는 사라를 만나볼 겸해서 샌디에이고로 1 주일간의 휴가를 가졌다. 그녀는 라코스타에 머물렀는데 1 주일간의 자기 시간을 갖는 것이 자신의 피로를 풀어주리라 확신하고 있었다.
첫날 그녀는 얼굴에 여드름이 많은 직업선수로부터 테니스를 개인지도 받았는데 그는 그녀에게 여름 동안 본 사람 중에 가장 화려한 여성이라고 말했다. 그는 또한 그녀의 정확하고 견고한 타격법에 감탄하기도 하였다. 그들은 함께 밤을 보냈다. 그러나 그는 전희에는 흥미가 없는 성급하고 거친 불만족스러운 연인이었다. 나중에 그는 코트에서 그가 말했던 것과 똑같은 식으로,
"훌륭해요, 내 사랑....." 하고 말했다.
그러고 나서 그는 몸을 뒤치락거리다가 차가운 곳으로 굴러가서는 코를 골면서 잠들어 버렸다. 새벽 5시에 그가 떠났을 때 그녀는 자유를 느낄 수 있었다.
그녀의 50회 생일인 다음날 저녁에 그녀는 흰 시폰을 입고 식당에서 혼자 저녁을 먹었다. 그녀가 어렸을 때 생일 파티는 검은 에나멜 구두, 머리의 리본, 그리고 딕시 컵을 의미했었다. 그리고 딕시를 열고 뚜껑 안쪽의 아이스크림을 핥으면 영화 스타의 사진을 발견할 수 있었다. 한번은 그녀가 래시의 사진을 발견했었는데 파티에 참석한 다른 아이들이 자기 것과 바꾸자고 그녀를 졸라댔다. 그러나 그녀는 그 청을 들어주지 않았다. 그래서 그들은 그녀를 가죽만 남은 얼굴, 붉은 얼굴, 또는 주근깨 얼굴이라고 부르면서 그녀를 괴롭혔고 그래서 그녀는 울었었다. 그러나 골까지 그녀는 래시의 사진을 포기하지 않았다.
저녁식사 후에 그녀는 방으로 돌아와 외로움과 우울함을 느끼면서 그게 누군지는 모르지만 누군가와 얘기할 수 있기를 바라며 침대 모서리에 오랫동안 앉아 있었다.
그녀는 수화기를 돌고 어머니에게 전화를 할까 하고 생각해 보았지만 어머니의 목소리를 듣는 순간 울음을 터뜨릴 것이라는 사실과 그렇게 되면 문제가 생기리라는 것을 알고 있었다. 그래서 어머니에게 전화를 하지 않았다.
그녀는 수없이 많은 소수 중의 한 사람이었다. 클레어의 경우, 그녀는 그녀가 느끼고 있는 것을 말할 필요가 없었다. 왜냐하면 클레어는 그것을 알아차렸기 때문이다. 그녀는 클레어 같은 사람이 더 있었으면 하고 바랐다. 물론 그녀가 오늘 저녁 클레어에게 전화를 안했을 리가 없다. 그러나 클레어 역시 패트리섬에 있는 그녀의 어머니를 방문하기 위해 떠나고 없었다. 그녀와 마고는 사실상 친구가 아니었다. 마고는 그저 그녀가 점심식사 동안에 때때로 만나곤 하는 그런 사람일 뿐이었다.
그녀는 캠프에서 사라가 그녀를 위해 만든 브로치를 만져보았다. 브로치에는 '슈퍼우먼'이라고 씌어 있었다. 실제로 사라가 그녀를 초인적인 여자로 보았을까? 그리고 만약 그녀가 초인적인 여자였다면 왜 지금 그녀는 자기 자신이 얼마나 조그맣고 별볼일 없는 존재라고 느낄까?
그녀는 옛 정분을 생각해서 미치에게 전화를 할 수도 있을 거라고 생각했다. 아마도 그녀는 어쩌면 주말에는 그를 초대할지도 모른다. 결국 오늘이 그녀의 생일인 것을 그녀는 자신에게 한 가지 빚지고 있었다. 그녀는 수화기를 들고서 그의 옛날 전화번호를 돌렸다.
벨이 세 번 울리자 그가 받았다.
그가 말했다.
"비비, 당신 목소리를 다시 듣게 되어 기쁘군."
"지금 샌디에이고에 있어요..... 라코스타....."
"샌디에이고...,.. 좋은 곳이지."
"전 당신이 주말에 저녁식사를 하러 들를 수 있을 거라고 생각했어요..... 서로 변화한 모습을 볼 수 있을 거예요."
"그랬으면 좋겠군." 그가 말했다.
"하지만 난 시간을 낼 수가 없어. 연작물을 준비중이지. 당신도 알고 있겠지 ?"
"몰랐어요."
"그래 ? 최고 12위 중의 하나야."
"훌륭하군요."
오랫동안 말이 없었다.
"그리고 난 혼자가 아니야...... 그것도 알고 있었겠지만."
"아뇨, 몰랐어요."
"그랬나? 그녀 역시 프로듀서지. 우리는 공통점이 많아. 그 점은 해결된 셈이야."
"그것 참 기쁜 일이군요."
그녀가 말했다. 그리고 갑자기, 눈이 가려지고 왼쪽 다리가 끈으로 꽉 묶인 채로 그녀가 상처를 받았던 그들이 함께 있었던 마지막 순간을 기억했다.
비비는 수치스러움을 느끼며 전화를 끊었다. 그녀는 속이 온통 뒤집혀지는 것을 느끼고는 베개를 꽉 껴안고 소리내어 울었다. 나중에 그녀는 욕실로 가서 얼굴을 닦았다. 얼굴은 부어오르고 얼룩져 있었다. '너를 좀 봐. ' 그녀는 거울 속에 있는 자신에게 말했다. '40세...... 인생의 반이, 아마도 반 이상이 지나가 버렸다. 눈 주위와 입가의 주름살을 봐. 넌 나이를 먹고 있어, 프랜시스 !'
나이가 든다는 것은 모두의 인생에 있어서 최소한의 공평한 사실이라고 그녀는 생각했다.
그녀는 흰 시폰 드레스를 벗었다. 지금 그 옷은 마구 구겨지고 더럽혀져 있었다. 너무나 오랜 세월 동안 그녀는 그것을 넣어두었다.
그녀와 앤드루가 그들의 결혼 10주년 기념일을 축하받았을 때 그녀는 결혼생활의 순항을 위해 그것을 샀다.
그러나 앤드루는 무뚝뚝하게 대했고 순항에 대해서 싫증을 느꼈다. 그래서 그녀는 그 배의 선장과 놀이.났고 그와 춤추면서 그로 하여금 그녀에게 속삭이도록 했는데 이것은 앤드루를 격분시켰다.
그들이 선실로 돌아왔을 때 앤드루는 그녀의 옷을 찢다시피 벗기더니 그녀를 침대 속으로 밀어넣고는 바지를 벗었다.
그러나 그가 침대 안으로 들어왔을 때 그는 축 늘어졌는데 그는 그녀를 꾸짖으며 극단적인 욕설을 퍼붓고는 바지의 지퍼를 올리면서 선실로부터 뛰쳐나갔다. 새벽에 그는 용서를 빌기 위해 되돌아왔는데 밤새도록 술을 마시며 괴로와했다고 말했다.
"용서해 줘, 프랜신." 그는 말했다.
"이것은 저주받은 순항이군...... 그러려고 했던 건 아니야."
그때 그녀는 그것은 중요하지도 않으며 옷은 벌써 수선해 놓았다고 말했었다. 그러나 그가 그녀의 침대 속으로 기어들어오려고 하거나 그녀를 껴안거나 키스를 하려고 할 때면 그녀는 외면하거나 잠든체했었다.
그녀는 생각했다. 오래 전에 그 옷을 없애버려야만 했어. 쓰레기통에 넣어버렸어야 하는 건데. 그녀가 잠자리를 가질 때 그렇게 열심히 관계를 맺어보려고 했으나 실패했는데 미치와 프로듀서 사이에는 그 일이 어떻게 가능할 수 있었을까 하고 의아스러웠다.
그녀는 그들이 결혼을 해서 가능한 한 크고 멋진 집이 있는 비벌리힐스로 이사 가는 것을 끌꾸었었다. 그녀는 '브래디 브로더 우아한 가정 지점'을 열 수도 있었을 것이다. 사라는 착한 학생들과 함께 학교에 다녔을 것이다.
그녀와 미치는 프로듀서, 감독, 작가 그리고 배우들로 구성된 작은 사회 단체의 구성원이었다. 그들은 모두 그녀의 외모를 보고는 그녀가 영화에 나와야 하는 건데 하고 이야기하곤 했다. 그녀는 미치의 팔을 끼고 그에게 옷어 보이면서 그돌을 거돌떠보지도 않았다.
그리고 그는 의심할 여지 없이 그녀를 아내로 맞이하는 것이 행복이라고 느꼈다.
그러나 미치는 결혼해 달라고 하지 않았으며 그녀 역시 한 번도 그에게 물어보지 않았다. 대신에 그의 까다로움은 추하게 변했다. 그녀는 그의 절대적 행위를 이해할 수가 없었다. 심지어는 사랑을 나눌 때조차도 그는 절대적이었다.
그는 그녀가 너무 강하지 않게 한다고 그녀를 비난했다. 그녀는 그것을 올바로 하기 위해서 열심히 노력했다. 그녀는 그가 침대에서 좋아한다는 것은 모두 다 했다. 그녀는 그를 기쁘게 해주기 위해서 성 입문서를 공부했다. 그러나 모든 것이 미치 앞에서는 부족했다.
그는 점점 극단적으로 되어갔다. 그러나 그녀는 만약 그녀가 충분히 달콤하고, 충분히 이해한다면 그것이 잘되리라 확신했다.
그는 싸울 때 그녀가 너무 자제하고 너무 많은 것을 요구한다고 말했다. 그러나 도대체 무엇을 했단 말인가? 그녀는 어느 것 하나도 생각해 낼 수가 없었다. 좋다. 그래서 그녀는 계획하기를 좋아했었다. 그리고 그녀는 그들을 위한 많은 계획을 갖고 있었다. 그러나 그것은 자제나 요구와는 아무런 상관도 없었다.
오늘 저녁에 무엇하러 미치에게 전화를 걸었을까? 그녀가 듣고 싶었던 얘기는 무엇이었나? 그가 그녀를 그리워한다는 말? 그가 그녀를 원한다는? 그가 그의 삶을 바꿨다는?
'이런 바보 천치, 비비야 !'
차라리 어머니께 전화를 거는 것이 좋았을 텐데.
다음날 아침, 그녀는 한바퀴 수영을 하기 위해서 수영장에 갔다. 그녀는 사무실에서 멀리 떨어져 있다는 것이 걱정되었다. 아마도 그녀는 1주일 예정을 단축시켜서 내일 떠나게 될지도 모른다. 그녀의 물건들과 생활의 단조로운 일에 둘러싸여 있는 집이 오히려 기분좋을 것 같았다. 그리고 3주 후면 사라도 돌아올 것이고 그녀는 다시 삶의 의미를 갖게 될 것이다.
그녀가 수영장 중앙쯤에 왔을 때였다. 그녀는 수영을 하던 다른 사람과 충돌하고 말았다. 그는 잠수를 하여 수영하고 있었으며 그녀는 그가 오는 것을 보지 못했던 것이다. 그가 그녀의 머리를 찼다.
"대단히 죄송합니다."
수면으로 올라오면서 그가 급히 말했다.
"괜찮으세요?"
"예, 그런 것 같아요. 당신은요?"
"괜찮습니다."
그들은 수영장을 가로질러 사다리 쪽으로 헤엄을 쳐서 수영장에서 나왔다. 그녀는 잠시 동안 약간의 현기증을 느꼈으며 그는 안락의자가 있는 곳까지 그녀를 부축해 주었다.
"전 의사입니다. 어디 좀 봅시다."
그가 말했다. 그는 그녀의 맥박을 재고, 그녀의 머리를 좌우로 돌려보며 위아래로 흔든 뒤 건강하다고 단언했다.
"그러나 내일 세심하게 검사해 보아야 할 것 같군요...... 확실히 하기 위해서."
그는 그의 안락의자를 그녀 옆으로 잡아당겼다.
그의 이름은 루이스 브랜스컴이라고 했다. 미니애폴리스 출신의 심장학자였고, 성장한 두 명의 자녀와 두 명의 손자가 있는 57세의 홀아비였다. 그는 대머리였는데 아주 건강해 보였다. 그들이 점심식사를 주문했을 때쯤에 그녀는 그가 매력적이라는 생각이 들었다. 그리고 그녀는 언제나 의사들에게 호감을 갖고 있었다.
그들은 그녀가 좋아하는 일종의 자기 만족을 갖고 있었다. 그들이 점심식사를 끝내기 전에 그녀는 그가 자기에게 빠졌으며 자기는 그를 실망시키지 않으리라는 것을 알고 있었다.
그들은 그날 밤과 다음날을 함께 보냈으며 그는 체류기간을 다음주까지 연기했다. 그는 그녀의 상처입은 자아를 좋아했는데 그녀 마음의 평온에 도움이 되었다. 그는 달콤하고, 다정했는데 침실에서도 거의 그녀에게 서비스를 요구하지 않았다.
"당신과 헤어진다는 생각을 하니 견딜 수가 없소."
함깨 지내는 마지막 밤에 루이스가 말했다.
"나와 함께 미니애폴리스로 갑시다."
"안돼요." 그녀가 말했다.
"왜 안되지?"
"그곳은 너무 추워요."
"내가 당신을 따뜻하게 해주면 되잖아."
"루이스, 당신은 친절한 분이에요. 하지만 안돼요."
"그러면 내가 볼더로 가겠소."
"가을에 오세요, 사시나무가 단풍 들 때."
"나보고 그때까지 뭘 하란 말이오?"
그녀는 대답하지 않았다.
"만약 당신이 나와 결혼하면." 그는 계속해서 말했다.
"당신은 자신을 비비라고 부를 수 있을 거야."
그녀는 웃었다.
"그것은 결혼에 충분히 좋은 이유가 못돼요."
"그럼 내가 더 좋은 것을 생각해 보도록 노력하겠소."
다음날 그들이 작별인사를 할 때, 그는 그녀에게 비켜고 우아한 금팔찌를 선물했다. 그녀는 이 남자가 좋았다. 그에겐 그런 면이 있었다. 그녀는 사랑하는 사람과 떨어져 있다는 생각을 좋아했고 현재의 생활 속에서 새롭게 누군가를 다를 수가 없었다. 그녀는 그에게 앤드루가 이 도시에 돌아와 있다는 것을 말하지 않았다. 루이스는 1주일에 몇 번씩 볼더에 있는 그녀에게 전화를 했다. 그는 그녀에게 터무니없는 소식이 적힌 카드와 그가 생각하기에 그녀가 즐겨 읽으리라 생각되는 책들, 카세트, 꽃들을 보냈다. 그는 벌써 10월 첫째주를 위해 볼더라도 호텔에 예약해 놓았다.
그녀는 그에게 보비에 관해서 이야기하지 않았다.
그는 그녀가 몹시 그리우며 그에게 있어 그녀 이외에는 아무도 없으며 앞으로도 없을 것이라고 말했다. 그리고 어떠한 방법으로든 이점을 그녀에게 납득시키러 왔노라고 말했다.
월요일에 그가 전화를 했을 때 그녀는 로프에 매달려 있고 손목이 잘려서 피가 흐르고 있으며 총탄에 머리 반쪽이 날아가 버린 자신을 상상하면서 지난밤 침대에 누워 죽음에 관해 생각했었다는 것을 그에게 말하지 않았다.
클레어가 유럽으로 떠난 이후로 마고는 퍼띤에게 두 번 전화를 했었으며 퍼핀은 두 번 다 건강이 좋다고 말했다. 클레어가 여행을 하는 동안 패트리성에서 온 클레어의 사촌은 매년 퍼핀과 함께 머물렀다. 마고는 퍼핀과 저녁식사를 함께 하기를 원했으며 그래서 그녀는 미셀과 스튜어트에게 그들에게 좋은 날 저녁을 정하라고 부탁했다.
"엄마...... 그녀와 꼭 저녁식사를 함께 해야 하나요?" 미셀이 말했다.
"여름과는 다를 거다. 넌 몰라." 마고가 말했다.
"그녀는 몸무게가 20파운드는 줄었을 거예요. 어제 학교에서 보았는데 여전하더군요." 스튜어트가 말했다.
"자아."마고가 말했다.
"내 생각엔 목요일이나 금요일이 좋을 것 같은데. 아침에 내게 알려주렴. 오늘 밤엔 영화 구경을 갈까 한다."
"어떤 영화를 보러 가는데요?" 미셀이 말했다.
"어쨌든 갈 거야." 시까지 돌아오마."
마고는 층계를 내려왔다. 그녀는 이를 닦고 셔츠를 갈아입고 스웨터를 어깨 위에 걸치고 나서 수화기를 들고 엔도루 브로더의 전화번호를 돌렸다.
벨이 한 번 울리자 그가 받았다. 그녀는 그가 전화를 받았을 때 끊어버릴까 하고 순간적으로 생각했다.
그는 그녀가 응답하지 않자,"여보세요." 하고 두 번 반복했다.
"여보세요...... 마고예요."
"마고?"
그는 마치 그런 이름은 들어본 적이 없다는 듯이 대답했다.
"마고...... 옆집에 사는."
"아 ! 그 마고."
장난이 심하다고 그녀는 생각했다.
"오늘 저녁에 극장에 갈까 하는데...... <묵시>를 볼까 해서요....."
"혼합의 재음미라." 그가 말했다.
"어쨌든 가겠어요. 전 마틴이 나오는 장면을 좋아하거든요."
"브란도는 아니고 말이오?"
"브란도도 좋아해요. 영화는 7시 30분에 시작돼요. 전 5분 내에 떠나겠어요. 함께 갈 생각이 있으시면 밖에서 만나요."
그녀는 그에게 다른 말을 할 수 있는 기회를 주지 않고 전화를 끊었다. 아마 전화를 걸지 않는 면이 좋았을 것이다. 그녀는 머리를 빗고 나서 입술에 립그로스를 발랐다.
그녀가 차에 도착했을 때 그는 차 안에 앉아 있었다.
"함께 가기로 결정했소."
"좋아요."
마치 사업상 은밀한 거래를 하듯이 그녀가 말했다. 그녀는 가방에서 안경을 꺼내 쓰고는 폭스 극장을 향해 차를 몰았다.
"안경 쓴 당신 모습이 맘에 드는군." 앤드루가 말했다.
"전 근시예요. 운전할 때와 영화볼 때는 안경을 쓰죠." 그녀가 설명했다.
"사랑을 할 때는 필요하지 않소?"
그녀는 그를 쳐다보았다.
"엉뚱한 생각을 하고 있군요?"
"그래요. 분명히...... 늘." 그가 말했다.
"개인적으로 어떤 것을 뜻하려는 것은 아니었소. 잠깐 얘기가 빗나갔군요."
"공식적으로 언명한 입장에 있어서는." 그녀가 말했다.
"사랑을 할 때는 안경을 쓰지 않아요."
"당신도 알겠지만 몇몇 사람들은 안경을 쓰지요...... 그러나 난 그들이 원시라고 생각하오."
"그런 것에 대해 생각해 본 적 없어요." 마고가 말했다.
"내가 그런 쩡각을 하게 된 것은 홍미있는 기사를 만들 수 있는 색다른 주제에 대해서 쓰고 있기 때문이오. 나는 그것을 계간지인 <안경>에 팔 수 있소."
"그런 잡지도 있어요?"
그녀가 묻자 그는 웃었다.
"잘은 모르지만 있을 게요."
그녀도 따라 웃었다. 그에게는 화를 낼 수가 없었다.
영화는 길고 지루했다. 한 시간쯤 지났을 때 앤드루는 주머니에서 자그마한 건포도통을 두 개 꺼냈다. 그는 그녀에게 한 개를 건네주었다. 그녀는 약간의 빈혈이 있었던 열 여섯 살 이후 몇 년 동안 건포도를 먹지 않았다.
"하루에 한 알의 강장제를 먹겠니, 건포도 한 통을 먹겠니 ?"
그녀의 어머니가 말했었다.
"어느 것이 좋겠니 ?"
"건포도."
마고는 대답했었다. 그러나 약 1 주일이 지나자 빨간 통만 보아도 그녀는 구역질이 날 지경이었다.
"강장제를 먹을래요."
어느날 아침에 그녀는 울면서 엄마에게 말했다.
"건포도는 다시 보고 싶지도 않아요."
앤드루는 그녀의 손을 잡았다. 마치 그들이 언제나 손을 잡았던 것처럼, 그들이 정기적으로 영화 관람을 했던 것처럼, 그의 따뜻한 손이 그녀의 손을 감쌌다.
그리고 잠시 후 그녀는 졸음을 느졌고, 그녀의 머리는 자연스럽게 그의 어께 쪽으로 기울어졌다. 그는 재빨리 뺨을 대었으며 부드럽게 애무했고, 손가락으로 그녀의 머리를 쓰다듬었다. 어두운 극장 안에서 그들은 미소를 나누었다.
얼마 후, 그녀는 집을 향해 운전을 했다.
"내게 커피 한 잔 권할 거라고 생각했는데...."
그녀의 집앞에서 차가 멈추었을 때 그가 말했다.
"정말이에요?"
"그럼, 관례책에 나와 있으니까."
"좋아요. 커피 한 잔 하러 밖어으.시뵀슈니까?""예, 좋아요." 그가 말했다.
"아이들이 아직 잠자리에 들지 않았을 거에요."
미셀은 이미 잠들어 있었지만 스튜어트는 부엌에서 땅콩버터 샌드위치를 만들고 있었다. 맛있
"호밀로 만든 호빵 위에다 상치와 마요네즈를 곁들이면 아주지."
앤드루가 그에게 말했다.
"전 순 흰 빵 위에 포도 젤리가 좋아요."
마고는 설명해 주는 것이 순서라는 생각이 들었다.
"이분은 나와 함께 영화 구경을 가셨었단다."
스튜어트는 마치 그에게 많은 관심이 있는 것처럼,
"네 ? 아, 그랬군요. 영화는 어땠어요?" 하고 물었다.
"지루했다." 마고가 말했다.
"네 어머니께선 영화가 과장됐다는 것을 발견하셨단다." 앤드루가 말했다.
"영화가 전부 그런 것은 아니에요."
주전자를 올려놓으면서 마고가 설명했다.
"영화의 어떤 부분에서는 감동을 받았죠.... 그런데 끝부분은 알수가 없었어요. 전 영화에 집중할 수가 없었어요."
"그것은 당신이 잠들었기 때문이에요." 앤드루가 말했다.
"하하." 스튜어트가 웃으면서 말했다.
"엄마가 정말 주무셨나요?"
마고는 부끄러웠다. 그녀는 찻잔과 접시를 꺼내고 바나나빵을 얌게 써느라 바쁜 체했다.
"아저씨, 볼더가 좋으세요?" 스튜어트가 앤드루에게 물었다.
"아주 좋다고 말하기는 힘들지만e..... 나는 곧 새 책을 쓰는 일을 시작하려 하는데 이곳은 글쓰기에는 좋은 곳이구나."
"어떤 종류의 책인가요?" 스튜어트가 물었다.
"논픽션."
"어떤 주젠데요?"
"플로리다의 징계 체제에 관한 철저한 연구지."
"감옥 말인가요?"
마고는 왜 스튜어트가 얘기를 끝내고 자러 가지 않을까? 하고 생각했다.
"그래, 하지만 플로리다에만 유일하게 있는 것은 아니야."
앤드루는 마치 스튜어트를 이해시키려는 것처럼 말했다.
"다른 나라도 같은 문제들을 안고 있지."
"아 참 !"
스튜어트가 엄마 쪽으로 몸을 돌리며 말했다.
"엄마, 아뼈한테서 전화왔었어요. 해변의 집에 미셀이 수영복 하나를 두고 왔는데 엘리자가 침대 뒤에서 그것을 발견했대요. 곰팡이가 슬어 있어서 그 수영복을 버렸대요."
"그래 ? 그 밖에는?"
"음...이 에릭이라는 사람이 전화를 걸었더군요. 그는 차코 캐넌에서 여름에 엄마를 만났다고 하면서 안부 전해달라고 하던데요? 그는 전화번호를 알려주지 않았어요. 언제든지 근처에 오게 되면 다시 전화를 걸겠다고 했어요."
에릭은 지금 그녀가 원하는 모든 것이었다.
"그래..... 고맙다."
"그럼....."
한 손에는 샌드위치를, 다른 한 손에는 우유 한 컵을 조심스럽게 들고 스튜어트가 말했다.
"이만 자러 갈께요. 안녕히 주무세요."
"잘 자라."
안도감에 마고가 말했다.
"안녕 !"
앤드루가 말했다. 마고는 커피포트, 찻잔, 접시, 바나나빵들을 담은 쟁반을 들고 있었다.
"도와드릴까요?" 앤드루가 물었다.
"예, 조금만....."
그녀가 말했다. 그는 거실로 쟁반을 들고 와서 커피 탁자 위에 그것을 내려놓았다. 그녀는 FM의 클래식 음악을 틀어놓고 난로 앞에 있는 소파에 앤드루와 나란히 앉았다. 불 때문에 몹시 더웠다. 그러나 한 달 전에 또는 한 달쯤이면 그들은 매일 밤을 같이 지낼 수 있을 것이다. 다시 함께 산다는 것은 정말 멋진 일이었다. 일생을 한상대하고만 데이트하는, 새벽 2시에 집으로 달려가지 않고 매일 밤 그녀를 꼭 껴안고 자는 남자와 함께 산다는 것은 정말 멋진 일이었다.
'그만둬 !'
그녀는 자신에게 경고했다.
"똑똑한 녀석이로군."
마고에게 제정신으로 돌아오게 하면서 앤드루가 말했다.
"네 ?"
"스튜어트 말이오...... 똑똑한 녀석인 것 같소."
"지금 그 녀석은 프레디를 생각나게 해요."
"그에 아버지 말이오?"
"네."
"이혼녀들의 공통적인 두려움 같은 소리요."
"그리고 이혼남에게도?"
"우리의 경우는 좀 달라요."
그녀는 그와 비비 사이가 어땠는지 알고 심었다는 것을 확신하지 않고 그녀가 그랬었다는 것을 확신하지 않은 채 그가 계속 이야기하기를 기다렸다.
"당신의 직업에 대해 말해봐요."
"말할 만한 게 못돼요."
그녀가 말했다. 그녀는 그날 밤 자신의 직업에 관해 얘기하고 싶지는 않았다. 그녀는 어두운 극장의 매력을 원했다.
"전 건축가예요." 그녀가 말했다.
"태양열 설계에 특별한 관심을 갖고 있죠."
"어디에서 학교를 다녔소?"
"처음에는 보스턴 대학에서 미술을 전공했죠. 한동안 뉴욕에 있는 워덴에서 미술 선생으로 지냈어요."
"그후론?"
"모르겠어요. 10년이 지난 후 두 어린애의 엄마가 된 저는 변화를 원했어요. 그래서 집을 떠나 프래트로 갔죠. 제가 학위를 받았을 때 그 도시의 작은 회사에 취직을 했죠. 그리고 지금의 전 여기있어요." "이혼한 지는 얼마나 됐소?"
"5년. 당신은요?"
"6년. 당신 그것을 모르고 있었소?"
"네, 왜 제가 알고 있을 거라고 생각했죠?"
"나도 모르겠소. 당신과 프랜신이 친구이기 때문에 그렇게 생각한거요......"
"친한 것처럼 보이지만 우리는 진실한 친구는 아니에요. 서로 다른 점이 많아요."
마고는 두 찻잔에 커피를 따랐다. 그녀는 서둘러 그런 얘기들을 빨리 끝내고 싫었다. 자신이 새로운 사람을 만날 때마다 겪게 되는 똑같은 얘기였다. 당신의 직업에 대해 얘기해 주겠소? 어디에서 학교를 다녔죠? 자세한 이혼 사유는? 자녀들 문제는?
고통스러운 점은? "당신이 쓴 글을 제외하고는 당신에 관해서 아무것도 몰라요."
"무엇을 알고 싶소?"
그녀의 말이 채 끝나기도 전에 그가 말했다. 그녀는 그에게 자신은 걱정이 없으며 그가 멋지고, 흥미있고, 매우 매력적인 사람으로 보인다는 것과 마치 다른 세상에 존재하고 있는 사람처럼 보인다고 막 얘기하려 했다.
"난 오랫동안 마이애미 해럴드 기자였었소. 그러다가 그만두었소." 그가 말했다.
"키부츠에 1 년 동안 살기 위해서 이스라엘에 갔었지만 그것은 내가 기대했던 것이 아니었소. 그러고 나서 고향으로 돌아왔고 책을 썼소. 그것이 2년 전이었고 그. 이래로 대부분 연구 보고서인 자유기고 기사를 쓰고 있소. 난 바로 당신의 그 입을 삐쭉 내민 표정을 좋아하오. 무척 귀여워요. 그걸 알고 있소?"
"제 생각엔 우린 적이 아닌 게 더 나을 거예요."
"왜 그것이 더 좋소?"
"아시잖아요."
"모르겠는걸 ?"
"그것에 대해 당신에게 편지를 쓰겠어요, 괜찮죠?"
"물론 좋소. 주소 필요하오?"
"어디에 사시는지 알아요."
"하지만 내 우면물은 내가 찾아요, 편지통은 3백 59번이오."
"3백 59번." 그녀가 말했다.
"기억할께요. 당신 책을 좀 읽고 싶굳요."
"갖다 주겠소." "좋아요. 그러나 자야 할 시간이 지났군요. 일찍 일어나야 그는 일어섰다. 돼요."
"당신은 언제쯤 날 저녁식사에 초대할 거요? 이웃집으로 새로운 사람이 이사올 때쯤이오 ?"
"그것도 관례책에 있나요?"
"물론이죠. 42페이지에."
"알겠어요."
"물론 나도 당신을 초대할 수 있소. 맛있는 닭고기 카레를 준비하겠소." "맛있겠군요."
"그러면,.... 언제가 좋겠소?"
"언제라니요, 뭘 말이죠?"
"언제 우리가 함께 저녁식사를 할 수 있겠소?"
"생각해 볼깨요."
"날마다 오후에는 대학 수영장에서 수영을 해요. 언제 만나는 게 좋겠소?"
"전. 수영을 잘 못해요. 콧속으로 물이 들어가거든요."
"당신의 코를 꽉 잡아주겠소."
그녀는 층계를 내려와서 현관까지 그와 함께 걸었다.
"난 프루스트를 읽고 있소." 그가 말했다.
"포로 말이오."
"전 아직도 <스완의 길> 끝부분을 읽지 못하고 있어요."
"그래서 당신은 낭만적이지 않소." 그가 말했다.
"누가 그래요?"
"만일 당신이 프루스트를 좋아한 적이 있었다면."
"말도 안돼요."
현관문을 열면서 그녀가 말했다. 그들은 밖을 향해 어둠 속을 걸었다. 그녀는 옆집 가로등의 끊어진 전구를 갈아끼워야 하는 일을 잊고 있었다.
"어쨌든 당신은 왜 이런 것들을 제게 얘기하시죠?"
"난 당신이 나를 알기 원하기 때문이오. 당신이 좋아하기를 바라오."
"당신을 좋아해요. 자, 짐으로 돌아가요."
"술 한잔 하는 게 어떻소?"
"안돼요, 오늘 밤에는."
"그럼 언제 하겠소?"
"모르겠어요. 어쩌면 영원히 마시지 않게 될지도......"
그녀는 어깨를 으쓱 했다.
"마고...... 긋나잉. 키스를 하고 싶은데......"
"안돼요."
"그러면 악수는 할 수 있겠소?"
그녀는 손을 내밀었다. 그가 손을 잡았다. 그의 손이 닿는 순간 그녀의 팔은 전율하였고 다리에 힘이 뼈졌으며 그들 사이에 한줄기 빛이 흘렀다.
"잘 자요, 마고!"
"잘 가요, 앤드루."
가까스로 그녀는 자신의 손을 빼내었다. 그녀는 그의 품안에 안겨 그에게 입맞출 수도 있었다. 그러나 그녀는 뒤돌아서서 집으로 돌아와 문을 닫았다.
이빨을 닦으면서 그녀는 그가 레너드를 꼭 닮았다고 생각했다.
'미쳤어 ? ' 그녀는 반문했다. '그는 레너드와는 전혀 달라.'
'그와 똑같은 전율...... 그것은 단지 신체적 매력에 불과해.'
그녀는 입안에 들어 있는 치약을 뱉었다.
'너, 내게 말하고 있는 거니 ? '
'그래, 나도 그것은 인정해. 난 그에게 반했어. 하지만 그는 역시 멋져. 넌 레너드가 멋있다고 생각했니 ? 그래 그랬어...... 처음에는...... 그러나 그가 신경질적이라는 생각으로 바뀌어 버렸어. 그렇다면 이 사람 역시 신경질적인지 아닌지를 어떻게 알지 ? 몰라, 내가 어떻게 알 수 있지 ? 우린 서로를 거의 알지 못해.그래 ! 그것이 바로 네게 말하고 싶었던 거야. '
마고는 잠자리에 들었다.
더 이상의 사건은 발생시키지 않겠다고 그녀는 자신과 약속했다. 지금부터 그녀는 정착하기를 원하는 사람돌, 즉 비록 그녀가 이혼한 사람을 좋아했지만 이혼했거나 흘아비 또는 결혼하지 않은 사람들에게만 흥미를 갖기로 했다.
그런 식으로 그녀는 환상과 싸울 수만은 없었다. 그리고 그는 그것이 결혼이든 아니든 간에 어떤 경험을 해보았을 것이다. 그는 적어도 그녀의 자식들과 비슷한 나이이거나 어쩌면 조금 더 큰 아이들이 있을 것이다. 그녀는 가족까지 합치는 것에는 흥미가 없었다. 가족이 합친 이후로 그녀는 단 1 년 동안 자식들과 함께 집에서 살았었다. 이제는 그녀 차례였다. 그녀는 한 남자를 위해서 자녀들과 함께 있는 그러한 종류의 자유를 포기해 버렸다.
정착한다는 것은 행복한 구원이 될 것이다. 물론 지루하거나 판에 박힌 듯이 단조로운 일은 아니었다. 그들은 중요한 문제에 관헤 서로 상의할 것이다. 그는 정치적으로 자유주의자이다. 더 이상 행동주의자는 아니다. 그는 60대에 그러한 생각을 잊어버릴 것이다. 그는 참된 가정을 이를 수 있는 좋은 곳은 환영하지만 그것에 뼈져버리지는 않을 것이다. 그는 동양의 융단, 밍 항아리를 잃는 것이 두려워서 이혼을 못하는 앤드루와 같은 수집가는 아닐 것이다. 그들은 많은 웃음과 정열을 갖고 평범하게 살아갈 것이며 무리한 기대는 하지 않을 것이다.
그것이 그녀의 남자와 살아가는 확고한 방법이었다.
지금쯤 앤드루는 오늘 밤을 생각하면서 아마도 침대에 있을 것이다. 그녀를 생각하면서 만약 그들이 키스를 하고 그녀가 그와 함께 옆집에 갔다면 지금쯤 그들은 함깨 침실에 있었을 것이며, 알몸뚱이의 육체는 서로를 감싸고 있을 것이다.
그녀는 그에게 입맞추고 싶었었다. 그의 아랫입술은 육감적이고 매력적이었다. 그녀는 그 유흑에 마음이 있는 태도를 보였을 것이다. 그의 목덜미에 입맞추기 위해서 그의 부드러워 보이는 머리칼사이로 그녀의 손을 집어넣는 것은 멋진 일이었을 것이다.
'그거면 충분해, 마고 ! 그만 자, 자란 말이야.... 어떻게 잠들수 있지 ?
우선 두 눈을 감아. 그 다음에 애인들을 세어봐. 어떤 것이든 세어봐. 그리고 네가 40세 된 줄리앳이라고 생각하기 전에 옆집에 사는 로미오에 관한 생각들을 잊어버리라구. '
미셀의 다리에 발진이 났다. 의사는 아마 그녀가 여름에 벌레에게 물린 것이 알레르기 반웅을 일으킨 것 같다고 했다. 의사는 흰색의 크림약을 처방해 주면서 하루에 두 번씩 바르라고 했다. 그러나 그녀는 항상 학교에 가느라고 서둘렀기 때문에 아침에는 대부분 약을 바르는 것을 잊어버렸다. 그래서 하루종일 다리가 가려웠으며 피부가 벗겨지고 피가 날 때까지 다리를 긁어댔다.
그해 학교생활은 나쁘지 않았다. 그녀는 국어 선생님과 화학 선생님을 좋아했으며 같은 반에 전학 온 소녀인 제미니를 좋아했다. 그녀는 서로가 친구가 될 수 있을 거라고 생각했다. 참된 친구, 그녀는 여름이면 더 예뻐 보이는 그녀의 어머니와 합깨 학교에 오곤 했었다. 그해에 마고는 항상 경황이 없었으며 미셀이 뉴욕에서 돌아온 이래로 그들은 한 번도 싸우지 않았다.
오늘 저녁식사에 퍼핀이 오게 되어 있었다. 퍼핀도 역시 같은 반이었는데 그들은 친구 사이는 아니었다. 텍사스에서 온 공주 미셀은 그녀의 엄마가 어떻게 해서 퍼핀의 엄마인 클레어와 친구가 되었는지 알 수 없었지만 그들은 친구였다.
"난 자녀들을 보고 내 친구들을 판단하진 않는다."
언젠가 마고가 말했다.
"부모들을 보고 네 친구들읕 판단하지 않듯이 말이다."
"하지만 엄마." 미셀이 말했다.
"그애는 환경의 산물이에요. 클레어 아줌마는 멋대로 그애를 키웠음에 틀림없어요."
"클레어는 많이 변했다. 미셀." 마고가 말했다.
"그리고 퍼핀도 역시 그럴 거다. 그녀가 무엇을 해야 할지 모를 정도로 많은 돈을 그녀의 부모들이 갖고 있었다는 것은 그녀의 잘못이 아니야."
"난 아직도 그애가 싫어요. 그녀의 삶에 대한 태도가 싫어요." 미셀이 말했다.
"네게 결정권을 주마."
마고가 대답했다. 그래서 퍼핀은 저녁식사에 초대되었다. 그리고 그때 마고는 앤드루 브로더와 그 도시에 이사 온 지 얼마 안된 외로와 보이는 브래트의 아버지도 초대하기로 했다. 미셀은 그 이야기를 듣고 도시에 이사 온 지 얼마 안된 제미니도 초대해 달라고 마고에게 부탁했다. 제미니는 뉴멕시코 출신의 푸에블로 인디언이었다. 그녀는 1 년 전에 그녀가 살고 있던 푸에블로에 관해 연구를 하는 동안 제미니를 만났던 인류학자 가족과 함께 살고 있었다. 그는 그녀가 재능있는 학생이고 최고의 교육을 받을 만한 가치가 있다고 생각했기 때문에 제미니의 가족들이 그녀를 볼더에 보낼 수 있도록 편의를 제공했던 것이다. 제미니의 어머니와 네 명의 언니들은 잘 알려진 도예가였다. 그돌이 만든 도자기들은 잘 팔렸다. 마고는 언제나 올가의 인디언 전시장에 있는 그것들에 감탄했다.
제미니는 반드시 하버드나 예일 같은 일류 대학을 가고 싶어했는데 그녀가 원하는 어느 곳이든 층분한 장학금을 받으며 들어갈 수 있다는 사실을 알고 있었다. 왜냐하면. 그녀는 순수한 미국인이었으며 모든 일류 대학들은 순수 미국인을 층원하기 위해 학생들을 선발하고 있었기 때문이었다. 몇 년 전까지만 해도 그것은 비밀이었다. 그러나 지금은 아무도 그런것에 관심을 갖지 않는다.
제미니는 그녀의 본명이 아니었다. 그녀는 그 이름이 볼더에서의 새 생활에 적당하다고 생각했기 때문에 그것을 선택했다. 미셀과 제미니는 공통점이 많았다. 그들은 둘 다 훌릅한 학생이었고 순수했으며, 스튜어트와 그의 부자집 친구들이 제미니가 표현한 것처럼 세상이 어떻게 돌아가는지를 알지 못하는 바보들이라는 데에도 의견을 같이했다. 미셀은 그것이 의미하는 바를 확신할 수는 없었지만 그말이 순서에 있어서 자신의 우선사항을 갖는다는 것을 의미한다고 생각했다. 그리고 미셀은 확실히 그렇게 했는데 이것은 아마도 제미니가 그녀와 함께 시간을 보내기로 결정하게 된 이유가 되었을 것이다.
저녁식사는 6시였다. 미셀은 빵을 구웠으며 디저트로는 땅콩이든 초콜릿을 준비했다. 마고는 그녀의 오래된 요리 비법인 영계 마렘고 소스를 만들었으며 앤드루는 샐러드와 와인을 가져왔다. 미셀은 그와 마고가 계속 서로 마주 보고 있는 것이 못마땅했다."오, 마고 아줌마......이 병아리 요리는 정말 핑장히 맛있군요 !"
잠자코 있던 퍼핀이 외쳤다.
"스튜어트, 난 너의 짧은 머리가 무척 멋있어 보인다고 생각해."
"오, 브로더씨 앨 당신도 우리들만큼 볼더를 좋아하기를 바라요."
그러나 미셀은 스튜어트가 퍼핀을 옹시하고 있는 것도 못마땅했다. 퍼핀에게는 바람기가 있었다. 그것은 구역질나는 일이었다. 제미니는 한마디도 하지 않았다. 그녀는 입안에 음식을 넣고 조용조용히 먹었다.
마고는 와인을 너무 많이 마시고는 분별없이 행동했다. 아휴, 신경질나 ! 미셀은 어머니의 분별없는 행동을 혐오했다. 그 행동은 그녀를 매우 당황하게 만들었다. 왜 어머니는 그렇게 보여야 한단 말인가. 한번은 앤드루 브로더가 팔을 뻗어서 마고의 손을 잡았다. 아하 ! 그래, 이제야 알겠다. 엄마는 이 남자에게 점점 빠져들고 있는 것이다.
미셀은 지난봄의 그날 밤을 회상해 보았다. 그날 밤에 그녀는 비비의 전남면을 위해 마고가 해서웨이씨의 아파트를 빌어주는 데 유난히 열중하는 것을 느꼈었다. 그녀는 그때도 자신의 어머니가 어떤 다른 사람의 생활에 말려들고 있음을 느꼈다. 젠장, 그녀는 말려든다는 단어를 혐오했다. 만약 그녀가 어머니 자신을 위해서 좋은 것이 무엇인지를 생각하고 있다는 사실을 마고가 이해할 수 있도록 한다면 좋았을 텐데. 마고는 레너드와의 지난날의 교훈에서 배웠어야 했다. 그것은 모두가 미셀이 바라는 것이었다. 그러나 그렇지가 않았다. 마고는 재난을 자초하고 있었다. 그 말은 미셀이 영어 수업을 위해 읽었던 책들 증의 하나에 적혀 있었다. 어떤 책인지 기억할 수는 없었지만 그 말은 분명 타당한 말이었다.
퍼핀과 스튜어트 역시 와인을 마셨다. 미셀이 초콜릿과 아이스크림을 갖고 왔을 때쯤에 퍼핀은 스튜어트의 무릎 위에 있었다고 해도 과언이 아니었다. 물론 그녀의 어머니는 눈치채지 못했다. 그녀의 어머니는 앤드루 브로더의 무릎 위에 있었으니까. 제미니는 한마디도 하지 않고 그들을 지켜보았다. 그녀는 아이스크림을 그녀의 머리 위로 가져가듯 하며 먹었다.
그들 모두는 접시를 닦고 있었는데 그때 마고가 부엌에서 아이들을 쫓아냈다. 설거지를 하기엔 너무 어려, 하고 그녀가 말했다. 그래서 그녀와 앤드루 브로더가 설거지를 했다. 아 앨 엄만 왜 저렇게 바보 같을까 ! 하고 미셀은 생각했다.
퍼핀과 제미니는 11 시까지 머물렀다. 그러고 나서 퍼핀은 제미니를 집에까지 태워다 주었다. 약 1 분 후에 전화벨이 울렸고 미셀과 스튜어트가 동시에 전화를 받았다. 퍼핀이 스튜어트에게 한 전화였다. 미셀은 그들이 약 한 시간 동안은 통화했을 거라고 생각했다. 그녀는 <빌리 버드>를 읽다가 그만 잠이 들었기 때문에 알 수는 없었고 앤드루 브로더가 떠났는지도 확인할 수 없었다. 그리고 그녀는 그것에 관해서 자세히 조사해 볼 작정이었다.
사라는 마침내 아버지의 집에서 하룻밤을 묵게 되었다. 그녀는 그 기쁜 소식을 제니퍼에게 말하지 않을 수 없었다. 그러나 그녀가 얘기했을 때 제니퍼는,
"그것 참 이상하구나, 사라. 지난주에 너의 아버지 집에서 머물겠다고 간청했을 때 네 어머니는 단호하게 거절하지 않으셨니 ?"
"맞아." 사라가 말했다.
"하지만 이번 주엔 어머니의 마음이 변한 것 같아."
"그래, 이 기회를 십분 활용해라. 그것이 나의 신조야. 그리고 기억해. 오머는 말했지. 당신은 희생할 용기가 있으며 그것들을 당신의 의견에 사람들이 동의할 수 있도록 또현하는 방법을 알고 있다고."
사라와 제니퍼는 날마다 <오머는 별들을 읽는다>를 읽었다. 그것은 <데일리 카메라>에 있는 칼럼이었는데 그들에 관한 한 때로 흥미있는 <친애하는 애비)를 제외하고는 신문을 보는 유일한 이유였다.
"넌 내 희생의 용기 때문에 엄마가 내게 가라고 허락한 것 같니 ?"
"아마 그럴 거야."
제니퍼가 말했다.
사라는 어머니에게 물어보려 하지 않았다. 그녀는 그녀가 얻을 수 있는 것을 지금 막 얻었던 것이다.
지난주에 어머니의 친구인 루이스가 단풍나무를 보기 위해 이 도시에 왔다. 나무들은 온 산을 금빛 숲처럼 보이게 만돌면서 매년 10월 첫째 주에는 완전히 단풍이 들었다. 루이스논 '미네소타는 연인들을 위한 곳,이라고 씌어 있는 두껍고 헐거운 스웨터를 사왔다. 사라는 책방에서 '콜로라도는 연인들을 위한 곳'이라고 씌어진 똑같은 스웨터를 판매하고 있다고 그에게 말하지 않앤다. 그녀는 미국 지도의 맨 꼭대기에 미네소타를 그렸는데 그것은 학교생활의 첫 주를 생각하게 했다. 그녀의 역사 선생은 그들에게 그것을 색칠하라고 했다. 그녀는 미네소타를 청록색으로 칠했다.
사라는 그녀의 어머니와 루이스가 정말 친구인지 혹은 일종의 사업적인 친구 관계인지, 아니면 새로운 애인인지 알 수가 없었다. 그녀는 루이스가 미치와 똑같으면 어쩌나 하고 격정이 되었다. 왜냐하면 그녀 어머니는 역시 캘리포니아에서 미치를 만났었기 때문이었다. 그러나 그는 그렇지 않았다. 그는 친절하고 다정한 사람이었으며 그녀에게 손자들의 사진을 보여주었다.
사라는 루이스가 어머니의 새로운 애인은. 아닐 거라고 생각했다. 그 한 가지 이유로 그는 집에서 머무르지 않고 볼더라도 호텔에 머물렀다. 그리고 또 다른 이유로는 그들은 손도 잡지 않았으며 그 비슷한 행동도 하지 않았다.
사라는 어머니가 그녀에게 이번 주 토요일에 그녀의 아버지 집에가서 자는 것을 허락했다는 사실에 놀라지 않을 수 없었다. 그녀는 일찍 일어나서 집 주위를 발끌으로 걸어다녔으며 그녀의 어머니를 화나지 않게 하려고 조심했다. 그녀는 어머니가 그녀를 괴롭히거나 결국 아버지 집에서 밤을 지내지 못하도록 할까봐 두려웠다. 그녀어머니는 당시에 항상 그녀를 괴롭히려고 위협했다. 사라는 그녀가 잘못을 저지르고 있다는 것조차 알지 못했다. 그녀는 상황을 어림잡아 보려 했으나 할 수 없었다.
어머니는 작별인사를 해야 하는 시간에 일어나지 않앤다. 달리기를 하기 위해서 언제나 일찍 일어나던 어머니였기에 그것은 예사일이 아니었다. 그래서 사라는 아버지 집에 갔다 오겠으며 루시에게는 이미 먹을 것을 주었고, 좋은 주말을 보내기 바란다는 내용의 쪽지를 남겨놓고 떠났다.
토요일 오후에 그녀와 아버지는 자전거를 타러 갔다. 사라가 어디에서 자전거를 구했느냐고 묻자 그는 마고에게 빌었다고 말했다. 토요일 저녁에 그들은 영화 흰)을 보러 갔는데 재미있기도 하고 추잡하기도 했다.
일요일에 그들은 치즈 샌드위치를 싸가지고 산으로 자전거 하이킹을 하기로 계획을 세웠다. 그때 누군가가 문을 두드렸다. 마고였다.
"책을 돌려주려고 왔어요."
그녀는 책을 사라 아버지에게 건네주며 말했다. 그것은 아버지가 쓴 책이었다. 사라는 제목이나 아버지 이름을 보지 않고도 표지만 보고도 알아볼 수 있었다.
"얼마나 감동적으로 읽었는지 몰라요."
하고 마고는 말했다.
"책을 되돌려주리라곤 생각지 않았소. 당신한테 준 책이었는데."
그는 책상으로 걸어가 손잡이가 있는 컵에서 펠트 펜을 꺼냈다.
"여기에......사인을 해드리죠......"
사라는 그녀의 아버지가 마고의 책 안쪽에다 뭐라고 써주었는지 알 수 없었지만 아읗든 그것을 읽자 그녀는 마치 금방이라도 울음을 터뜨릴 듯이 몹시 감동되어 마룻바닥으로 눈을 내리깔았다.
"저도 당신에게 줄 글을 썼어요."
책을 흔들면서 마고가 말했다. 자그마한 푸른 봉투가 떨어졌다.
아빠와 마고가 동시에 그것을 줍기 위해 허리를 굽혔다가 서로 머리가 부딪칠 뻔하자 그돌은 마주 보고 웃었다.
"사라와 난 오늘 오후에 하이킹을 가기로 했는데 함깨 가지 않겠소?"
아빠가 말했다. 마고는 스커트 주름을 펴면서 서 있었고 꽤 오랫동안 사라를 바라보았다. 사라는 즉시 그녀를 마주 쳐다보았다.
마침내 마고가 말했다.
"고맙긴 하지만 다음 기회가 좋겠군요. 오늘은 해야 할 일이 너무 많아요."
사라는 마음을 놓았다. 그녀는 하필이면 왜 아빠가 마고에게 자기들과 함깨 가자고 권했는지 이해할 수가 없었다. 일요일은 자기들만의 특별한 날이었다. 사라는 마고가 자기들과 함께 갈 수 없게 된 것이 기뻤다.
그날 저녁, 아버지는 사라를 집까지 태워다 주면서 그녀에게 멋진 주말을 보냈으며 조만간 그녀가 1 주일 동안 와서 머물러 주었으면 좋겠다고 말했다. 사라는 자신도 무척 그렇게 하고 싶다고 말했다.
그녀가 집에 돌아왔을 때 어머니는 매우 화가 나 있었다. 그녀는 요즘 일요일 저녁에는 거의 언제나 화가 나 있었지만 그날 밤은 다른 때보다도 더 심했다. 그래서 사라는 수없이 많은 변명을 늘어놓아야 했다.
"오늘 무엇을 했니 ?"
"하이킹을 갔었어요. 소풍을 간 거죠."
"무엇을 먹었니 ?"
"치즈 샌드위치와 프렌치빵과 포도."
"혼자 갔었니 ? 너와 아빠랑 둘이서 ?"
"네."
"마고 아줌마를 만났니 ?"
"잠깐 동안요. 마고 아줌마가 아빠에게 책을 돌려주려고 왔었어요. 하지만 전 어떤 책인지는 보지 못했어요."
사라가 빠르게 덧붙였다.
"토요일 저녁엔 뭘 했지 ?"
"극장에 갔었어요."
"뭘 보았지 ?"
"<텐>이오."
"그것은 성인용 영화잖니."
"재미있던걸요?"
"네 아빤 분별력이 없어, 눈곱만큼도 말야."
"괜찮은 영화였어요, 엄마. 정말이에요. 전 영화를 완전히 이해했어요."
"그게 중요한 게 아니야."
사라는 손톱을 조금씩 물어뜯었다.
"제발, 사라. 손톱 좀 작작 물어뜯어라 !"
엄마는 창밖을 내다보았고 사라는 그것이 마지막 질문이 되기를 바라면서 크게 숨을 내쉬었다. 그러나 엄마는 다시 고개를 돌리고 나서 물었다.
"널 위해서 아빠가 깨끗한 시트를 내주었니 ?"
"네, 체크 무늬 시트였어요."
"극장을 갈 때나 하이킹을 갔을 때 이외에는 뭘 했니 ?"
"얘기했어요."
"무슨 얘기"'
"기억이 안 나요. 혼히 사람들이 하는 얘기였어요."
"나에 관해서 ?"
"아네요. 엄마에 대해서는 한마디도 하지 않았어요."
사라는 덧붙여야 할지 확신할 수는 없었지만 그것이 엄마를 기쁘게 할 것이라고 생각했다. 또한 그것은 거의 들어맞았다.
"왜 안했지 ?" 엄마가 물었다.
"넌 왜 나애 대해서 얘기하지 않았니 ?"
"모르겠어요. 그저 어쩌다 보니 그러지 않았을 뿜이에요."
"아버지 앞에서 내 얘기를 하는 것이 두렵니 ? 아버지에게 우리들이 서로를 얼마나 사랑하고 있는지를 말하는 것이 말야?"
"전 두렵지 않아요."
"알았어."
"엄마, 아빠에게 갔다 을 때마다 제게 그렇게 많은 질문을 하지 않으실 수는 없을까요?"
"왜지 ?"
"그냥 그러지 않았으면 좋겠어요. 이유는 그것뿐이에요."
"그 이유란 걸 이해할 수가 없구나, 사라, 정말 이해할 수 없어."
엄마가 말했다.
"우리들만큼 두 사람이 친할 때 한 사람이 다른 사람에게 어떻게 지냈는지에 대해 물어보는 것은 아주 당연한 거야. 넌 내가 주말을 어떻게 보냈는지 궁금하지도 않니 ?"
사라는 실제로 궁금하지 않았다.
"너도 궁금하고 흥미가 있을 거야." 하고 엄마가 말했다.
"왜냐하면 넌 나를 사랑하고 나를 걱정하기 때문이지. 그렇지 ? 그리고 엄마가 걱정되지 않던 ?"
엄마는 눈물이 글쩡해 있었고 목소리에는 힘이 없었다. 그래서 사라는 말했다.
"그래요, 엄마. 주말 잘 보내셨어요?"
"아니다. 몹시 외로왔단다. 네가 몹시 그립더구나."
"무엇을 하셨어요?" 사라가 물었다.
"아무것도."
"친구와 함께 외출하지 않으셨어요?"
"아니다."
"하지만...... 지난주에 루이스씨하고 외출했을 때는 즐거워하셨잖아요. 그렇지 않았나요?"
"그땐 달랐지. 더욱이 루이스씨는 미니애폴리스에 살고 있다."
"알고 있어요. 하지만 엄만 이곳에 친구가 많이 있잖아요. 엄마는 언제나 그들과 함께 외출하곤 했었죠. 그런데 엄마가 외출을 하지 않으셨다니 어떻게 된 거예요?"
"네가 몹시 보고 싶었기 때문이란다. 사라, 네가 없으면 난 친구들과 어울리는 것도 재미가 없구나."
"노력해 보세요, 엄마. 제니퍼는 자기의 아버지와 함께 지내러 갈때 그녀 엄마는 아주 좋은 시간을 보낸다고 그랬어요. 그것은 엄마가 이혼했을 때에만...... 기대할 수 있는 거래요."
사라는 엄마의 심정을 이해할 수가 없었다.
그녀의 엄마는 사라가 제니퍼 집에 자러 갔을 때에는 결코 외롭다고 불평하지 않았었다.
"그래."
그녀의 엄마는 코를 풀면서 말했다.
"그것은 나와는 상관없어. 하지만 단 몇 시간 동안 외출을 했었지. 클레어 집에서 열린 파티에 갔었단다. 클레어가 여행에서 돌아 왔다."
"파티는 재미있었나요?"
"그래, 클레어 집에서 열리는 파티는 언제나 멋지지. 그곳에서 클레어의 전남편을 만났단다. 그들은 재결합하는 문제에 관해 생각하고 있더라."
"엄마도 아빠와 재결합하고 싶으세요'"
"그랬으면 좋겠니 ?"
"그럼요, 엄마가 원하신다면 그랬으면 좋겠어요. 그러면 엄마는 외롭지 않을 거예요."
"그래 맞다. 그리고 널 번갈아 가며 데리고 있을 필요도 없고. 그렇지 ?"
엄마는 미소를 지었다.
기묘하게 일그러진 미소. 사라는 엄마가 심각한지 그렇지 않은지를 알 수가 없었다. 그녀는 매우 피곤하여 하품이 나왔다.
"그만 자야겠어요."
엄마는 그녀를 침대에 뉘고는 사라의 얼굴에서부터 머리칼을 쓰다듬어주고 이마에다 키스를 하며 말했다.
"사라 ! 사랑한다."
"저도요, 엄마!"
"얼마만큼?" 엄마가 물었다.
"하늘땅만큼." 사라는 눈을 감으며 대답했다.
"엄마도 너만큼 널 사랑한다." 불을 끄면서 엄마가 말했다.
엄마가 방을 나갔을 때 사라는 침대에서 엎치락뒤치락거렸다. 그녀는 두려웠다. 한때는 엄마가 화가 잔뜩 나 있었으며 나중에는 엄마가 그녀를 얼마나 사랑하는가를 얘기했다. 사라는 더 이상 무엇을 기대해야 할지 종잡을 수가 없었다. 그녀는 어디에서인지 언제인지는 알 수 없지만 떨어지기를 기다리며 맨 꼭대기에서 빙빙 돌려지고 있는 것처럼 느껴졌다.
비비는 클레어의 파티에 자줏빛 새 드레스에 빨간색 벨트를 매고 가기로 했다. 방을 가로지르며 침실의 유리에 비친 자신을 흘끗 보곤 선정적이라고 생각했다.
그러나 가까이서 바라본 그녀의 얼굴은 주름지고 야위었으며 눈밑의 검은빛을 감추기 위해 화장을 해야 했다.
그녀는 클레어가 이 소도시로 돌아온 것이 기뻤다. 그녀의 전남편, 아니 그들은 공식적으로 이혼하지 않았으므로 무엇이든 그에 관한 소식에 놀랐고 몹시 궁금했다. 로빈이 도닛과 달아나기 전까지 그녀와 로빈은 거의 완벽한 결혼생활을 했었다고 클레어는 늘 말했었다.
거의 완벽한 결혼생활, 그녀와 앤드루도 역시 완벽한 결혼생활을 할 수 있었다. 클레어는 일전에 그녀의 결혼생활에 무엇이 문제였는지 물었는데 그녀는 보비에 관한 사건을 클래어에게 말할까 생각했으나 그럴 수 없다는 것을 느썼다. 그녀는 감히 상처를 다시 열 수도 자신을 고통 속으로 빠뜨리고 싶지도 않았던 것이다.
그래서 그녀는 말했다.
'응, 대체적으로...... 우린 너무 어린 나이에 결혼했어......'
그러자 클레어는 고개를 끄덕였다.
로빈 찰레턴 로빈스는 클레어의 집에서 그녀가 본 사진과 똑같았다. 키가 크고 말랐으며 검은 눈에 약간 말을 더듬었고 부드러운 악센트를 사용했다. 그는 소심했으며 파티를 불면해하는 것 같았다. 클레어는 모든 사람에게 퍼핀을 방문하기 위해 그가 이곳에 왔다고 말했지만 로빈과의 재결합을 생각하고 있다는 것을 비비는 알았다.
아마 그녀도 역시 그렇게 해야 할 것이다. 앤드루와 잘해내기 위해 노력해 보자. 그것이 그리 쉽지 않으리라는 것을 그녀는 알고 있었으며, 앤드루가 다시 돌아오는 것에 대해 복잡한 감정을 느꼈다. 긍정적인 면에서 보면 사라와 함께 있을 수 있다는 것과 사라를 잃는것에 관해 그녀는 더 이상 거절할 필요가 없을 것이다. 그리고 앤드루는 여전히 매력적이었다. 그가 머리를 단정히 하고 수염을 깎도록 할 수 있다고 확신했다. 그리고 로맨스 코벨 상점에서 점잖은 옷을 사줄 수도 있을 것이다.
앤드루는 지금 성공적인 작가로 두번째 책을 쓰려 하고 있었다.
그는 작가처럼 보여야 한다. 그녀는 그의 책을 읽지 않았는데 결코 읽고 싶지도 않았다. 그러나 그의 책에 대한 평판이 좋다는 사실은 알고 있었다.
부정적인 면에서 보면 앤드루는 여전히 앤드루였다. 결코 그를 변화시키거나 믿을 수는 없을 것이다. 그리고 그는 결코 그녀를 열렬히 사랑하지도 않았고 루이스가 했던 식으로 그녀를 원하지도 않을 것이다.
며칠 전에 그녀의 어머니가 전화를 했었다.
"프랜신, 앤드루에게 기회를 줄 거냐'" 엄마가 물었다.
"그것이 알고 싶어 전화했단다."
"무슨 기회를 말인가요, 어머니."
"재결합할 기회 말이다."
"엄만 왜 그가 재결합을 바란다고 생각하시게 되었죠?"
"그럼 그가 마을에 있을 이유가 뭐겠니 ?"
"사라와 함께 있으려는 거겠죠, 뭐."
"그것이 전부가 아니야. 내 말을 믿으렴." 그녀의 어머니가 말했다.
"엄만 뭔가 알고 계시군요? 그가 떠나기 전에 뭐라고 하던가요?"
"네가 아는 것만큼은 안다."
"그게 무슨 뜻이죠"
"여자는 혼자 살면 안된다는 사실 말이다."
"엄마......"
"그만두자. 프랜신, 넌 일류 여자 실업가이고 그런 네가 난 자랑스럽다. 이보다 더 자랑스러울 수는 없지...... 그러나 결국 여자란 그 이상을 가져야 한단다. 여잔 말이다. 남자를 가져야 해."
"엄마, 전 그럴 수가 없어요."
"넌 그것이 진실임을 알기 때문에 듣고 싶지 않은 거야."
"그것에 대해 말하고 싶지 않아요."
비비가 말했다.
"프랜신, 네가 말하고 싶은 것은 뭐냐, 날씨냐?"
"그래요, 거기 날씨는 어때요?"
"좋다."
"그리고 모리스 아저씨는 어떠세요?"
"좋다. 하루에 18홀을 치며 체중을 체크하고 있지. 우리는 염분이 적은 식사를 한단다. 최근에 혈압이 좀 을랐어. 사라는 어떻게 지내니 ?"
"좋아요."
"언제 그에를 보게 되겠니 ? 추수감사절 ? 크리스마스?"
"아마 크리스마스가 될 거예요. 추수감사절에는 미니에폴리스에 가게 될 거예요."
"미니애폴리스? 미니애폴리스에 누가 있는데 ?"
"친구요."
"언제부터 미니애폴리스에 친구가 있었니 ?"
"지난 여름부터요."
"알겠다."
앤드루가 만약 재결합에 관심이 있다면 선수를 쳐야 할 것이고 크리스마스 이전에 해야 할 것이다. 루이스가 휴가 동안에 하와이에 같이 있자고 이미 제의해 왔고 그녀는 그 제안을 진지하게 고려하고 있었기 때문이다.
비비는 클레어의 집 거실에 있는 육중한 석조 벽난로 앞에 서 있었다. 이 집은 산의 정상에 극적으로 지어진 2충 유리 건물로 특히 시내가 불을 켠 밤에는 찬란한 볼더의 전경을 감상할 수 있었다.
이 집은 어느날 밤 산허리에 차를 틀어박은 부자 알콜중독자인 불교 신도 가족이 3년 전에 팔려고 내놓은 집으로 비비를 통해 클레어가 1 주일 전에 샀다.
그녀는 파티의 손님을 빙 둘러보았다. 아, 그곳에는 그녀를 레드라고 불렀던 정치가 클린트가 있지 않은가. 그는 그녀를 발견하고 손을 흔들어 사인을 보냈으나 그녀는 거들떠보지도 않았다. 그가 메시지를 보냈다. 만약 전에 그녀에 대해 그가 누군가에게 한마디라도 말한 적이 있다면 그녀를 부인했을 것이다.
그녀는 시장의 파티에서 그를 만났다. 그녀는 과음을 했고 그와 담소를 나누었다. 그는 손을 그녀의 엉덩이에 대며 다음 선거 때 의회에 출마할 것이라고 자랑스럽게 말했다. 그는 젊고 잘생겼는데 그의 집으로 가자고 제의했을 때 그녀는 숭낙했다. 그는 그녀를 거실마루 위에 뉘고 급하게 행위를 했다. 그녀는 그가 자신의 속으로 들어오면서 스페인어로 귀에 속삭이던 것말고는 기억할 수가 없었다.그 이후로 그녀는 그를 몇 번 만났다. 한번은 자동차가 펑크가 나는 바람에 수리를 하기 위해 수리점에 가져갔을 때 그곳에서 그가 짐차의 새 타이어를 사고 있었다. 그는 그녀에게 따뜻하게 인사를 했다.
"오, 레드. 안녕"'
"저어, 누구신지......?" 비비가 말했다.
"나요, 클린트, 기억나지 않소?"
"잘 모르겠는데요." 그녀가 말했다.
"시장이 연 파티에서......"
그가 그녀를 상기시키며 말했다.
"아, 알겠어요, 시장의 파티. 다시 만나서 반가와요."
그녀는 최근 <데일리 카메라>지에서 그에 관해 읽었다. 그는 의회에 출마하지 않았는데 주입법회의의 후보자였고 성공할 좋은 기회를 갖고 있었다.
그리고 마고가 있었다. 마고는 방 건너편에서 옵내에 골동품점을 갖고 있는 카프리스와 이야기하고 있었다. 마고는 고를 때 비비가 도와준 스웨드 가죽옷을 입고 있었다. 마고가 눈을 들었다. 비비를 발견한 그녀는 카프리스에게 뭐라고 말한 뒤 그녀 쪽으로 왔다.
"안녕...." 마고가 말했다.
"어떠니 ?"
"좋아." 비비가 말했다.
"이 옷 어떠니 ?"
마고는 비비가 볼 수 있도록 한바퀴 돌며 물었다.
"약간 큰 사이즈를 고를 걸 그랬다." 비비가 말했다.
"목 부근이 약간 끼는 것 같아 보여."
"정말?" 마고가 말했다.
"아주 편해...... 입으면 신축성이 있거든."
"그래 ?"
"로빈을 만나봤니 ?" 마고가 물었다.
"응, 너도 전남면을 그리워하고 있는 것 아니니 ?"
마고가 웃었다.
"프레디가 볼더에 오는 일은 없을 거야. 그는 볼더가 지구의 끝이라고 생각하는 사람이거든."
"나의 전남편에 대해서 말하자면, 너와 꽤 사이가 좋은 것 같더구나."
마고는 와인잔을 들여다보았다.
"그와 만난 것은 우연이었어. 우린 바로 옆집에 살잖니."
"그는 아주 매력적이지. 그렇지 ?"
"응, 나도 그렇게 생각해."
"그렇지만 믿을 수는 없는 남자야, 혹시 이번 주에 사라를 보았니 ?"
"잠깐 보았어." 마고가 말했다.
"좋은 시간을 가진 것 같던데 ?"
"그애가 거기서 너무 많은 시간을 보내는 것은 좋지가 않아."
"그래.... 까다로운 문제겠구나." 마고가 말했다.
"난 애들이 그애들의 아빠인 프레디를 방문하러 동부로 날아갈 때마다 다시 그애들을 만날 수 있을지 확신할 수가 없어."
"그가 이곳에 있는 매주말 정도는 괜찮을 거야. 익숙해지겠지. 선택의 여지가 없잖니 ?"
선택의 여지가 없다. 이 말은 그 주 점심 때 클레어가 비비에게 한말이다.
"그 문제를 잘 생각해 봐." 클레어가 말했다.
"그는 이 도시에 있어. 사라는 그를 만나고 싶어하고 말이야, 불가능한 상황을 설정할 시기가 아니야. 그애를 가게 해. 그에가 하룻밤 자고 오게 해주라구."
"왜 그의 요구에 내가 양보해야 하지 ?" 비비가 물었다.
"그게 합당하기 때문이지. 만일 그러지 않는다면 너희들을 떼어놓을 거야. 난 벌써부터 알 수 있었어. 너의 입장에서 보더라도 그애가 밤을 보내고 오도록 허락한다면 뭐 잃을 것이라도 있니 ?"
"모든 것을 잃을 것 같아." 비비가 말했다.
"네가 딸애를 사랑한다는 것은 알아." 클레어가 말했다.
c' 그러나 그에 삶 전채를 통제할 수는 없는 것 아니겠니 ?"
비비는 아랫입술을 깨물며 고개를 끄덕였다.
"좋아, 그애가 토요일에 가서 자고 오도록 허락해 주겠어."
"그래, 잘 생각했다." 클레어가 말했다.
"잘될 거야. 파티에 와. 로빈을 만나게 해주고 싶으니까."
"정말 재결합하는 것이 잘될 거라고 생각해 ?"
"모르겠어. 그러나 4년 동안 난 그와 떨어져 있으면서 보다 나은 사람을 만나지 못했어. 하느님만이 알아, 내가 노력한 것은."
클레어는 웃었다. 그녀의 웃음소리가 식당에 울려퍼졌다.
"훌륭한 디저트를 들자. 코코닛 케이크 한 조각 어때 ?"
"나도 한 조각 먹고 심어." 비비가 말했다.
제4장 새로운 만남
"클레어 아줌마네 파티는 어땠어요?"
미셀이 일요일 밤 마고에게 물었다. 그들은 파슬리와 살짝 튀긴 토마토를 곁들인 치즈오믈렛을 먹고 있었다.
"아주 멋졌단다." 마고가 말했다.
"클레어 아줌마의 전남편을 만났어."
"그분은 전남편이 아니에요. 그들은 공식적으로 이혼하지 않았잖아요." 하고 스튜어트가 끼어들었다.
"그래, 어쨌든" 마고가 말했다.
"그래서요?" 미셀이 물었다.
"어떤 사람이었죠?"
"소심하긴 했지만 인상이 좋더구나."
"엄마, 인상이 좋다는 말은 모호하군요. 그 말엔 전혀 뜻이 없어요."
"난 그를 제대로 파악하지 못했다." 마고가 말했다.
"겨우 인사만 나누었을 뿐이야."
"퍼핀은 자기 아삐를 싫어해요." 스튜어트가 말했다.
"엄마도 알다시피 퍼핀의 아빠는 은행에서 일하던 여자와 달아났어요. 그들을 버리고 말예요."
"그래도 클레어 아줌만 돈이 많아." 미셀이 말했다.
"어떤 부인과 아이들은 돈 한푼 없이 버려지기도 해."
"그것이 바로 어떤 상황이 전개될지에 대해 대비해야만 하는 이유지."
마고가 미셀에게 말했다.
"그러면 결코 누군가에게 경제적으로 의줏하지 않게 되지."
"그렇게 되어보세요, 엄마도." 스튜어트가 말했다.
"남자든 여자든 간에 문제가 아니에요. 중요한 것은 돈이에요. 원한다면 부딪칠 수도 있지만 사실을 바골 수는 없어요. 돈은 힘이며 잘사는 것만이 최상의 복수예요." 내려놓았다.
하고 미셀이 말하자 마고는 포크를
"너 도대체 어디서 그런 말을 들었니 ?"
조용히 그녀가 물었다.
"엘리자에게서요." 미셀이 말했다.
"엘리자는 유태인이야. 난 믿을 수가 없구나."
"엄만 잘 모르세요." 미셀이 말했다.
"엘리자는 공주 같은 애예요! 그애 집에 있는 모든 것은 맞춤이에요. 맞준 접시도 있어요. 그애의 집에선 아빠가 번 돈은 그 즉시 몽땅 써버려요."
"미셀 ! 그만 닥쳐 !" 스튜어트가 말했다.
마고는 이러한 논쟁이 어디서 시작되었는지 알아내려고 애쓰면서 주의 깊게 들었다. 미셀이 갑자기 그녀를 옹호했다. 스튜어트는 정말 프레디 쪽으로 기울었나, 아니면 세계 기록의 기네스북으로부터의 급격한 분출 사실 같은, 더러운 채 있는 것 같은, 마리화나를 실험삼아 해보는 것 같은 하나의 단계인가? 만약 그렇지 않다면? 마고는 알 수가 없었다.
신통치 않은 남편에 애들만 갖지 않았더라면...... 프레디와 결혼하기 이전에 그가 신통치 않은 배우자라는 것을 그녀는 짐작했었다. 그러나 어쨌든 프레디와 결혼했다.
마고가 프레디와 항해에 나간 첫날에 색하버만에서 배가 뒤집혔었다.
그녀는 아끼는 스웨터와 선글라스를 잃어버렸다.
그때 아이돌과 합께 방문중인 언니 베다니가 말했다.
"마고, 프레디는 모든 일을 신통치 않게 처리할 것 같구나."
"언니는...... 프레디는 센터보드를 좀더 낮추는 것을 잊었던 것뿐이야." 하고 마고가 설명했다.
"그것뿐이야."
"그래, 그러나 센터보드를 잊는 그런 사람이라면....."
"폭풍이 일었었어." 마고가 말했다. "그는 돌아오려고 노력했어."
"폭풍이 이는 동안 당황한 것은 더 나빠."
"그는 당황한 게 아냐, 잊었던 거지. 그건 달라."
그때 열 두 살인 마고의 여동생 조앨이 말했다.
"그러나 난 그것을 어떻게 쓰는지 이미 안다구."
"또 하나 냉정을 잃지 않는 것." 조앨이 말했다.
"마고 언닌 거의 냉정하지 못해."
"그럴 때 냉정하기는 쉽지 않은 일이야." 마고가 말했다.
"모두가 무엇을 해야 하고 무엇을 해서는 안된다고 매일 비판하는 곳에서는 말야."
"마고 !"
엄마가 말했다.
"우리 모두는 프레디가 멋진 남자라고 생각한다. 아주 멋지다고 말야. 그리고 그는 좋은 치과의사가 될 거야. 그에게 이를 완전히 맡길 거다. 그렇게 화내지 마라, 얘야. 넌 단지 결혼을 앞두고 당황할거야."
"신통치 않은 남자와 결혼쳰다는 것 때문에 당황한 거야."
베다니가 귀에 대고 속삭였다.
그날 밤 마고는 욕실을 나오는 베다니와 마주쳤다.
"신통치 않은 남자와 결혼하는 것이 만약 사실이라면 그럼 지금 벗어나와, 아직 그렇게 할 수 있을 때. 나와 같은 잘못을 저지르지마. 네게 말하겠는데 손해될 것은 없어."
"언니는 형부를 사랑하지 않는다는 거야?"
마고가 물었다.
"하비를 사랑해. 좀 설명하기 힘들어. 내가 기다렸으면 좋았을 텐데. 그것이 전부야. 네가 같은 꼴이 되는 것은 보기 싫어. 그걸 알게 될 때에는 어린애와 집과 책임감으로 꼽짝 못하게 되고 나처럼 증오하게 될 거야."
"언니, 난 놀랐어. 난 늘 언니와 하비기 완벽한 생활을 하고 있다고 생각했는데."
"마고, 아무도 완벽한 생활은 못해."
"하지만 지금 빠져나을 수는 없어. 설사 내가 원한다 해도 이미 초대장이 우송됐고, 선물이 가득 차 있고, 아파트를 빌어놨어."
"그것들이 꼭 결혼해야 한다는 충분한 이유는 되지 못해."
"그럴지도 몰라."
마고가 말했다. 다음날 아침식사 시간에 엄마는 마고의 불안을 알아챘고 그것이 항해중의 사고와 관련이 있음을 확신하고는 말했다.
"너와 프레디<프레드>는 결혼생활중에 이 일을 생각하고는 웃을거다. 자, 토스트를 좀 먹어라. 이럴 때일수록 기운을 차려야지."
그녀의 아버지는 농담으로 넘기려고 애쓰면서 말했다.
"그럼 새 선글라스를 누가 사줘야 하지 ? 그가? 아니면 내가?"
그리고 그는 웃었다. 테이블의 모두가, 베다니까지 함께 웃었다.
결국 마고는 프레드와 결혼했고 신혼여행으로 버진 아일랜드와 배루버드성으로 날아갔다. 그곳에서 해리스버그에서 온 신혼부부인델슨과 레니 베즈크비츠를 만났다.
어느날, 해변에서 레니가 마고에게 울면서 고백했다. 그녀와 빌슨은 아직 그것을 할 수 없었고 어떻게 해야 할지 그리고 그녀가 처녀인 채로 집에 돌아가 가족과 어떻게 대면할지 모르겠다고 고백했다.
마고는 젤리 같은 것을 권했고 레니는 시도해 보겠다고 했다. 그날 오후 레니가 마고의 문을 노크하자 마고는 그녀를 위해 종이컵에젤 리를 덜어주었다. 레니는 매우 고마와하고 그때까지 낼슨이 풀이 죽어 있었기 때문에 다시 시도해 보도록 격려해 주기 위해 방으로 돌아갔다.
마고와 프레드는 가없은 레니와 낼슨에 대해 웃었고 자신들이 전혀 어려움 없이 그것을 할 수 있었다는 데 대해 자랑스러움을 느꼈다. 물론 프레드는 마고가 죽은 제임스와 잠자리를 같이했던 경험이 있다는 사실을 까맣게 몰랐다.
그들은 신혼여행에서 돌아와 포리스트 힐에 있는 아파트에 살림을 차렸고 16개월 후에 스튜어트가 태어났으며 그후 1 년 뒤 미셀이 태어났다. 미셀이 두 살 때 맨해턴으로 이사해 결혼생활의 나머지를 센트럴 파크 웨스트의 넓은 아파트에서 보냈다.
마고는 자신과 프레드가 왜 이혼했는지 확실한 이유를 댈 수가 없었다. 그녀는 더 이상 견딜 수가 없었는데 프레드와의 생활, 아니 끝없는 그것을 참을 수 없었다. 자신의 의미없는 생활 속에서 자신을 구하기 위해 빠져나와야 한다는 것만을 느꼈다. 그때 프레드는 뛰어난 기술과 좋은 평판을 가진 치과의사였기 때문에 마고의 부모는 이혼하겠다는 그녀의 생각에 대해 혼란을 느꼈다. 부모님은 가정상담소를 찾아가 보라고 주장했으나 이미 마고의 마음은 결정되어 있었다. 더군다나 프레드는 이미 이스트사이드에 작은 아파트를 구하고 연이어 디너 파티에 초대되어 그를 좋은 횡재물이라고 생각하는 매력적인 이혼녀들에게 둘러싸여 있었다.
마고와 프레드가 헤어졌을 때 스튜어트는 열 두 살, 미셀은 열 한살이었다. 스튜어트는 위축되어 이것이 그들의 문제이지 자신의 문제가 아니므로 자신은 끼어들지 않겠다고 말했다. 미셀은 마고에게 소리를 질러댔다.
"엄마가 싫어 ! 내 인생을 망쳐놓은 엄마가 미워. 아빼는 모두가 엄마 잘못이랬어. 엄만 자신의 손에 있는 젓도 모르는 미숙한 어린아이래."
"그렇게 엄마가 싫으면 아삐에게 가서 살렴 !"
마고가 소리쳤다. 생각했던 방식으로 어느 한 가지도 일이 풀리지가 않아 매일 일을 하면서도 마고는 외롭고 두렵고 어리둥절해서 아침부터 밤까지 눈물을 흘릴 지경이었다.
"가서 그렇게 위대하게 생각하는 아빠와 살아 !"
미셀은 계속 울어댔다.
"나는 아뼈와 살고 심지 않아요. 그리고 그렇게 할 수도 없어요. 엄마가 미운 만큼 아삐도 밉단 말이에요. 둘 다 싫어요. 난 아빠 엄마가 조금도 존경스럽지 않아요. 모두 없어졌으면 좋겠어요. 아시겠어요? 전 엄마나 아빠를 조금도 존경하지 않아요. 당신들은 모두 바보 멍텅구리라구요!"
미셀은 한 달 이상이나 계속해서 법석을 떨었다. 그러던 어느날 마고에게 다가와 말했다.
"전 제 삶을 살아가기로 결심했어요."
마고는 안도의 숨을 내쉬고 그녀 혼자 힘으로 살아나가려고 노력했다. 7개월 후에 그녀는 레너드를 만났다. 뉴욕은 한겨울로 꽁꽁얼어 있었다. 그녀는 파티에 양털을 탠 부츠와 털양말을 신고 거기서 갈아신을 샌들을 가져갔다. 파티는 레니 베즈크비츠가 여는 것으로 그녀는 6년 전에 델슨과 이혼했다. 레니는 월 스트리트에서 3만5 천 달러를 벌었다. 신혼여행에서 그것을 하지 못했던 레니는 지금은 동거인인 투자은행가 닐과 정상적으로 해나가고 있었다.
마고는 레니와 닐이 밤에 침대에 들어가 돈에 관한 길고 복잡한 의논을 하는 것을 상상했다.
레너드는 닐의 친구로 조세 변호사였다. 그때 마고는 그가 결혼했는지에 대해 몰랐다. 그는 그녀에게 다갸와 캐비아를 얹은 크래커를 권했다.
"고맙지만 난 캐비아를 좋아하지 않아요." 그녀가 말했다.
"모두들 캐비아를 좋아하는데요." 그가 그녀에게 말했다.
"하지만 전 좋아하지 않아요."
그는 그녀 옆에 앉아 혼자서 크래커를 먹었다. 그리고 팔을 그녀의 팔에 끼고 그녀 무릎 위에 손을 얹은 채 한 시간 가량 잡담을 나눴다.
그녀는 따뜻함과 흥분과 흡족한 기분을 느꼈다. 그녀가 화장실에 가려고 실례하겠다고 하자 그는 그녀를 따라 홀로 내려가 레니의 침실에 들어가서는 그들 뒤로 문을 잠갔다. 그들은 말없이 키스하고 코트가 쌓여 있는 침대 위로 쓰러졌다. 그는 그녀의 실크 셔츠의 단추를 끄르고 갸슴에 키스를 했다. 그녀는 셔츠를 들어올리고 팬티를 벗어버렸다. 그러자 엉덩이 밑에서 부드러운 털의 감촉이 느껴졌다.
'밍크 코트로군.' 하고 그녀는 생각했다.
그녀와 레너드는 1 주일 내내 매일 만났는데 마지막 날 그는 자신의 부인과 애들에 대해 말했다. 주일 밤에 이용하는 그래머시 파크에 있는 작은 아파트를 어떻게 유지해 왔는지에 관해 그리고 주말에는 파운드리지에 있는 가족에게 간다는 것에 대해 말했다.
그가 설명하길 그는 이혼을 원하지만 가브리엘이 해주려 하지 않는다는 것과 결국은 하게 될 것이라고 말했다. 마고는 그를 믿었다.
그들의 정사는 1 년 이상 계속됐지만 결국은 파국을 맞고 말았다.
그가 떠날 수 없는 것은 가족이 아니라 자신이 쌓아올린 사실이라는 것을 마고는 깨달았기 때문이다. 그리고 당시 가브리엘의 권총사건이 있었던 것도 물론 이유가 되었다.
한번은 레너드가 마고를 뉴욕으로 돌아오도록 설득하기 위해 볼더에 온 적이 있었다. 그때 그녀는 새 생활을 시작했고 아이들은 학교가 시작됐으며 게다가 그녀는 상사인 마이클 벤슨에게 열중해 있었다.
이번에 그녀는 자신과 마이클이 아무 곳에도 이를 수 없다는 사실을 알만큼 현명해졌다 하더라도 그는 세상에는 다른 사람도 있다는 것을 이해하도록 그녀를 도왔다. 그래서 그녀는 레너드를 객관적으로 돌이켜볼 수 있었고, 자신이 본 누구에게도 한푼 베풀지 않으면서 그 자신의 뜻대로 모든 것을 바라는 유아적인 남자를 좋아하지 않게 되었다.
마고는 커피를 마시며 벌써 식었다는 사실에 놀랐다. 그녀는 애들방으로부터 들려오는 음악소리를 듣고는 아이들이 숙제를 시작했기를 바랐다. 그녀는 일어나 저녁 설거지를 마치고 수화기를 들었다. 클레어가 염려되었던 것이다.
클레어는 지난밤 파티에서 극도로 홍분해 있었고 긴 비단 기모노의 소매는 유리집에 갇힌 새의 날개처럼 나부졌다. 지난 주말 클레어가 로빈과의 재결합을 위해 댈러스로 가기 전에 마고는 그녀에게 포기할 것을 충고했었다.
"사람들은 변하지 않아." 그녀가 말했다.
"사람들은 노력할 수도 있고 얼마 동안은 위장할 수도 있어. 하지만 결국 마찬가지가 되어버리고 말지."
"만약 로빈이 도닛과 함께 달아나지 않았다면 우린 아직 함깨 살고 있을 거야." 클레어가 말했다.
"하지만 그는 도닛과 달아났었잖아."
마고는 그녀의 기억을 불러일으켰다.
"문제는 바로 그 점이야."
마고는 클레어네 전화번호를 돌렸고 세 번 벨이 울린 후에 클레어가 받았다.
"멋진 파티였어." 마고가 말했다.
"그래......? 난 말로 표현할 수도 없을 만큼 지쳐 있단다."
"그럴 거야."
"만사가 잘되어 나갈 거라고 말해줘. 내가 끔찍한 실수를 저지른것이 아니라고 말야." 클레어가 말했다.
"그렇게 말할 수는 없어."
"만약 네가 옳다면...... 그가 만약 도닛이든 누구든 간에 다시 달아난다면......"
"우리 모두의 실수지." 마고가 말했다.
"넌 언제든지 벗어날 수 있어."
"너만이 그렇게 많은 실수에서 허용되었어." 클레어가 말했다.
"아냐...... 너도 필요한 만큼 많이 허용됐어." 마고가 말했다.
"한계란 없는 거야."
"확신하니 ?"
"그래...... 날 보렴."
"그렇게 되길 바라. 하느님은 아실 거야. 내가 정말 잘되길 바란다는 것을 말야. 아마 파티를 열지 말았어야 했을 거야. 너무 일렀어. 그는 전에는 파티를 즐겼어. 하지만 지난밤 그는 꼭 겁먹은 어린애 같았어."
"여유를 좀 줘봐."
전화를 끊고 마고는 커피 한 잔을 타서 거실로 갖고 가 일요일자<카메라>를 들고 소파에 앉았다.
그러나 그녀는 다시 파티를 생각하고 있었다. 그곳에서 클린트를 만났다는 것이 이상했다. 그녀는 한 번 그와 일을 벌인 적이 있었다.
그는 사랑할 때 스페인어로 그녀에게 속삭였었다. 그녀는 그가 말하는 것을 한마디도 이해하지 못했다. 만약 할머니가 즐겨 쓰는 표현을 기억할 수만 있다면 유태인 말로 그에게 속삭일 수 있었을 텐데. 그 생각이 그녀를 웃게 했었고 그는 그녀가 자기를 보고 웃는다고 생각했는지 화가 나 있었다.
어젯밤 클린트는 롤탑 책상을 산 골동품점을 가진 마고의 친구 카프리스에게 빠져 있었다. 그녀는 카프리스에게 클린트에 대해 경고해 줘야 할까 고심했다. 그렇지만 뭐라고 한담? 마고는 볼더의 파티에 싫증이 났다. 토요일 밤 집에 머물러 계속 누비이불을 만들고 특별한 사람과 조용한 저녁을 나누고 싯었다. 그녀는 앤드루 브로더를 생각했고, 사라와 함께 소풍을 가자고 초대했던 그날 아침 언제 어떻게 그의 책을 돌려주었는지를 생각했다. 마고는 유혹을 느꼈으나 사라의 얼굴에서 놀라움과 상처입은 표정을 읽자 거절하기로 결정했다. 그녀는 남자와 그의 딸 사이에 끼어들고 싶지는 않았다.
그녀는 그가 드라이브하지 않겠느냐고 물어온 수요일 밤까지 그를 다시 보지 못했다. 밖은 맑고 상쾌했다. 트럭으로 걸어가면서 그녀는 조끼를 잠갔다. 그들은 레드라이온 호텔로 차를 몰고 가서 구석자리를 잡고 브랜디를 주문했다. 볼더는 작은 도시였고 그녀와 비비가 이곳에 살고 있으며 애들을 길러왔기 때문에 그와 관계를 맺는 일을 쉽게 행할 수는 없었다.
그러나 자리에 앉자마자 그는 그녀의 손을 잡고 눈을 똑바로 바라보며 말했다.
"당신을 보고 싶었소. 어디를 그렇게 쏘다녔소?"
"민주당 여성 전문가 조직의 기금 모금을 했었죠."
"당신이 정치적으로 그렇게 적극적인 줄은 몰랐소."
"그렇지 않아요. 어쩔 수 없이 해야만 했죠. 대통령을 위해 열성적으로 일할 수는 없어요. 단지 같이 일해달라고 요청받은 오찬이었죠. 그리고 마이클이 며칠 동안 사무실에 나오지 않아서요."
"마이클?"
"마이클 벤슨 말예요. 희사 동업자 증의 한 사람이죠."
"아, 나도 경쟁 상대가 있으리라고는 생각했었소."
그녀는 웃지 않았다. 그녀는 브랜디잔을 흔들었다.
"우리에 관해 생각했어요."
"나도 그랬소. 당신의 노트는 아름다왔소. 고맙소."
그녀는 그의 책이 부드럽고 재미있으며 슬폈노라고 적었었다. 그녀는 아무것도 쓰지 말았어야 했다.
"그 책은 산만하게 사고에 토대를 두고 있지."
그가 말했다.
"당신도 알고 있으리라고 생각하오."
"사고라니, 무슨 사고 말씀이신가요?"
"보비가 죽었을 때."
"보비 ?"
"내 아들이오. 열 살이었지."
"어머나 !"
그녀는 목이 메어왔다. 그녀는 눈물이 나와 시선을 떨구었다. 아무 생각도 할 수 없었다.
"당신은 볼더에 온 이래로 죽 프랜신과 알고 지냈다면서 보비에 대해서는 알지 못하다니......"
그녀가 고개를 저었다.
"저런 !"
그는 머리를 손으로 쓸었다. 이마 정맥이 선명히 드러났다.
"그럼 다른 사람들도 모른단 말이오?"
"글쎄요......"
마고가 부드럽게 말했다.
"듣고 싶어요."
그녀는 더 빨리 알고 싶었고 처음부터 듣고 싶었다. 앤드루가 말했다.
"내가 차를 몰다가 그랬소. 그녀가 날 비난하더군. 난 오랫동안 나 자신을 비난했소. 책을 쓰는 일은 카타르시스적인 경험이었소.그것을 다루는 나름의 방식.... 그것에 직면하는."
마고는 비비의 냉정한 얼굴과 텅 빈 눈을 생각했다.
"그것이 우리를 갈라놓았소."
앤드루가 말했다.
"그녀는 날 용서한 적이 없소."
만약 프레드가 차를 몰다가 사고를 내 스튜어트나 미셀이 중상을 입거나 죽는다면 그녀는 그를 용서할 수 있을까? 아 ! 그 무슨 불길한 상상이람 !
"뭐라고 말해야 할지 모르겠군요."
그녀가 말했다. 그의 머리를 감싸안으면서 갑자기 그녀는 많은 것을 이해했다. 그가 말했다.
"난 당신이 알 거라고 믿었소. 모든 사람이 알고 있으리라 믿었소."
"당신이 이곳에 오는 것을 비비가 좋아하지 않았던 것도 무리는 아니군요."
"난 사라 때문에 왔소."
"제발 그만 해요." 마고가 말했다.
"더 이상 듣고 싶지 않아요, 지금은."
"미안하오. 항상 그것에 대해 지껄이는 것은 아니오."
"제게 말해줘서 기뻐요. 전 이제 그것을 생각해 볼 시간이 필요해요." 마고가 말했다.
"한 가지 사실은 내가 더 이상 자신을 유감스럽게 여기지 않고 어떤 사람도 유감스러워하지 않기를 바라는 것이오. 이해하겠소?"
앤드루가 말했다. 그들은 브랜디를 마시면서 오랫동안 조용히 앉아 있었다.
그런 후 마고가 말을 꺼냈다.
프레드와의 결혼에 대해, 이혼의 죄책감이 아이들과의 관계에 얼마나 영향을 주는가에 대해, 충분히 좋은 엄마가 아니라는 두려움과 미셀과의 일이 꼬이는 것에 대한 두려움과 다른 면에서 보면 정말로 그녀의 잘못이 아닌 것을 그녀가 아는 수많은 일들로 자신을 비난하는 것들의 두려움에 대해 말했다.
그녀는 제임스에 관해 얘기하고 제임스가 얼마나 그를 생각나게 하는지에 관해 말했다. 그녀는 포리스트 힐에서 이웃이었던 루비에 관해 그들의 첫아이가 이틀 간격으로 태어났다는 것을 얘기했다. 그리고 여름날 어린애를 유모차에 태워 밀고 갈 때 루비가,
"만약 남편과 아이 중 선택해야 한다면 누구를 택하겠어요?!'
라고 묻던 것에 관해 말했다.
"대답할 수가 없군요."
마고는 대답했다.
"이상한 질문이군요."
"난 남편을 선택할 거예요."
루비가 말했다.
"아이는 또 가질 수 있지 않겠어요."
마고는 잠자는 스튜어트의 부드러운 얼굴을 내려다보았다. '난 아이를 선택하겠어. 남편이야 더 찾아보면 되겠지.' 하고 그녀는 생각 했었다.
그녀는 지껄여댔고 생활의 사사로운 일을 나누고 싶어했다.
집에 돌아왔을 때는 한밤중이었고 스튜어트와 미셀은 잠들어 있었다. 그녀는 흠뻑 취해서 앤드루를 방문했고 그는 받아들였다.
"당신은 기절하지 않을 거예요. 그렇죠?"
그가 목욕탕으로 들어서자 그녀가 물었다.
"오늘 밤은 아니오."
그가 말했다.
"15 분...... 그것이 당신이 얻은 전부예요."
마고가 타이머를 맞추며 말했다.
"난 그것을 최고로 만들 거요."
그가 말했다. 그들은 목욕탕 반대편에서 서로 바라보며 건드리지 않고 말없이 앉아 있었다. 버저가 울리자 마고는 목욕탕에서 일어나 웃옷을 입고 다른 손으로 앤드루를 잡고 담장 안 문을 통해 집에 갈수 있다고 말했다.
그는 그녀의 어깨를 붙잡고 돌려서 키스했다. 따뜻하고 촉촉한 긴키스였는데 이것으로 그녀는 그와 어떻게 사랑하게 되었는지를 알아냈다. 그러나 그녀는 더 계속되기 전에 벗어나며 말했다.
"아직은 안돼요.... 아직은 안돼......"
"왜 ?"
"모르겠어요...... 준비가 안됐어요."
"그럼 언제, 내일 ? 모레 ?"
"모르겠어요."
"당신은 충동적으로 행동하지 않는 사람인가 보군?"
"당신이 만난 가장 충동적인 사람 중의 하나예요."
그녀가 말했다.
"그리고 지금 전 예전에 싸운 것보다 더 격렬한 싸움을 하고 있어요."
"왜 싸움을 하지 ?"
"생각할 필요가 있으니까요."
"제기랄 ! 마고, 당신은 열 다섯 살 먹은 어린아이처럼 행동하고 있군."
"제가 이 문제를 다를 수 있을지 모르겠어요. 앤드루, 당신......우리...... 곤란한 사정이...... 그 결과가'..... 제발 앤드루..... 집에가서 생각해 보겠어요."
"누가 알겠소?"
"어떤 사람이든....."
그는 한 번 더 키스를 하고는 옷을 들고 떠났다. 그녀는 그가 가는 것을 지켜보았다. 그녀는 집 안으로 들어가 침대에 들었다. '자, 마고......' 목소리가 말하기 시작했다.
'네가 자랑스럽다. 난 네가 그럴 거라고 생각했어. 오늘 밤은 훌륭했어, 아주 훌륭했어. 단지 연기시켰을 뿐이야, 그것뿐이야......이 남자를 정말로 좋아하기 때문이지...... 빌어먹을. 난 그에게 미쳤어.
생각해 봐, 마고.
생각하고 있어. 난 계속 생각하고 있었어. '
그녀는 옷들을 내팽개치고 앉았다.
'마고......'
목소리가 경고했다.
'난 바보야. 오늘 같은 밤은 다시는 없을지도 몰라, 그는 내일 아침 죽을 수도 있어. 나 역시 그럴 수 있어. 폭탄이 떨어질 수도, 세계가 끝장날지도......'
그녀는 가운을 걸치고 그 위에 급히 조끼를 입고는 샌들을 신고 조심스럽게 밖으로 나가 옆집으로 갔다. 그의 아파트에 이르는 계단에서 잠시 멈췄다. 그녀는 계단을 올라가서 문을 노크했다. 처음에는 조용히, 다음엔 크게.
그가 문을 열었다. 바지는 입었으나 셔츠도 입지 않고 신도 신고 있지 않았다.
"건포도 한 상자를 얻을 수 있을까 해서요."
그녀가 말했다.
그는 문을 뒤로 닫고 그녀를 붙잡고 키스했다. 그녀는 조끼를 바닥에 던졌다. 가운이 열리자 그녀는 그의 채온을 느렸다. 그는 그녀의 팔을 잡고 침실로 이끌었다. 그들은 오랫동안 사랑을 나눴고 마침내 지치고 쇠진해져 서로의 팔에 안겨 잠에 빠졌다.
그들의 몸은 땀으로 뒤범벅되었고 시트는 눅눅하고 끈끈해져 있었다. 그들이 깨어났을 때는 5시가 거의 다 되어 있었는데 그녀는 가운을 걸치고 살며시 자기 집으로 돌아갔다. 그녀는 싸늘한 시트 속으로 들어가며 생각했다.
'난 사랑에 빠졌나 봐.'
그리고는 곧 곯아떨어졌다.
미셀은 마고에게 몹시 화를 냈다. 어떻게 의논도 없이 그를 그들의 집으로, 그들의 가정으로 이사 오게 할 수 있단 말인가. 그녀와 스튜어트가 그것에 대해 어떻게 느낄지 알아보려 하지도 걱정하지도 않고, 다시 한 번 생각해 보지도 않았다.
11 월의 어느날 아침, 그들이 부엌에 있을 때 마고가 말을 꺼냈다.
"앤드루가 다음주에 이사 올 거다."
그때 미셀은 오렌지 주스를 마시고 있었는데 너무 놀란 나머지 사레가 들렸다. 마고가 그녀의 등을 두드려 주어야 했다.
"그의 임대 계약이 끝나가고 우리는 어떻든 항상 함께 있었다."
마고는 끼셀이 사레가 들려 계속 목이 막히는 것에도 아랑곳하지 않고 말을 이었다.
"미셀이 숨을 쉴 수 없고, 금방 죽을 것 같은데도 이것을 축하해야 할 이유가 있나요 ?"
스튜어트가 커피에 각설탕 두 개를 넣고 휘저으면서 물었다.
"만일 네가 우리가 행복하게 되는 것을 축하하고 실다면 분명히....." 마고가 말했다.
"그것은 제가 생각했던 것이 아니에요." 스튜어트가 그녀에게 말했다.
"그래, 우리가 당장 결혼하겠다는 것은 아니다." 마고가 말했다.
" 그저 함깨 살겠다는 거야."
미셀은 다시 제대로 호흡을 할 수 있게 되었다. 함께 살다니 ! 그를 여기에서 살게 하다니 ! 한가족인 것처럼. 마고를 위해서 그것은 가끔씩 잠자리를 같이했던, 오랫동안 가까이에 있던 한 남자친구를 갖게 되는 것이다.
그러나 남자친구를 옮겨오게 하고 이곳에서 목욕하게 하며, 목욕탕에서 변을 보게 하고, 항상 주위에 있도록 한다는 것은 완전히 다른 일이었다.
"생활비를 낼까요?" 미셀이 물었다.
"아니면 여기서 무료로 우리한테 얹혀사나요?"
"미셀 ! 그런 것은 네가상관할 일이 아니잖니 !" 라고 마고가 말했다.
"왜 상관할 일이 아니죠? 엄마, 이곳은 내 집이기도.해요. 아시겠어요? 아빠가 집세나 식료품비를 비롯해서 양육비를 낸다는 것을 생각하면 남자친구와 엄마의 생활이 어띤 종류인가 알 권리가 있다구요."
"그는 옆집에 지불한 금액을 낼 거다."
"그게 얼마죠?"
마고는 한숨을 쉬었다.
"한 달에 3백 달러."
"그럼 식료품비는요?"
"그는 식료품비 중 자기 몫을 지불할 거야. 우린 계산서를 4등분할 거다."
"다른 것은?"
마고는 긴장할 때는 나이가 더 들어 보였다. 미셀은 엄마를 나이든 부인으로 그려보는 것을 어렵지 않게 할 수 있었다. 그녀의 얼굴은 주름지고 입술도 오므라들고 훌쭉했으며 피부는 축 늘어져 뼈에 걸려 있었다. 그녀의 손가락도 샘프슨 할머니처럼 관절염에 걸렸다.
그런데 어떻게 그렇게도 남자친구를 잘 사궐 수 있는 걸까?
"그래요."
미셀은 마고의 질문에 답하며 마침내 말했다.
"한 가지 더 있어요. 사라는 어떻게 되는 거죠? 만일 엄마가 그애가 내 방에 머물 거라고 생각한다면 다 그녀 차지가 될 거예요. 엄마, 난 그결 말하는 거예요."
"그래요. 그애는 분명히 내 방에 머물 수 없어요"' 스튜어트가 말했다.
"난 사생활이 필요해요."
"누구에게나 사생활이 필요하지." 마고가 말했다.
"그래서 어떻다는 거죠, 엄마?"
"알고 있다."
"알고 있다니요?"
"그것에 대해서 나도 생각하고 있다는 뜻이야." 마고가 말했다.
"사라는 여기서 사랑받아야 해. 앤드루는 그녀의 아버지니까."
"그러나 여긴 그의 집이 아니에요." 미셀이 말했다.
"우리집이에요 ! 사라는 볼더에 그녀 자신의 집이 있고 그녀 엄마도 함께 있어요."
"미셀 ! 계속 그렇게 이기적이고 분별없이 행동할 거니?" 마고가 소리쳤다.
" 골치가 지끈지끈 아프구나. "
"엄마는 그를 이사 오게 결정내리기 전에 깊이 생각해야만 했어요. 엄마는 기다릴 수 있었어요. 스튜어트는 다음 가을에 나갈 거고, 나도 1 년 후면 떠날 거예요. 엄마는 그때까지 그를 이사오게 하는 것을 기다릴 수 있었을 거예요."
"아니, 난 기다릴 수 없어 !" 마고가 소리쳤다.
"왜냐하면 이곳은 나의 집이기도 하기 때문이다. 난 기다리는 데는 지쳤다."
마고의 목소리는 메어 있었고 흐느끼기 시작했다. 미셀은 그렇게 되리라는 것을 알고 있었다. 그녀는 그런 어린아이였다.
"학교에 늦겠다." 스튜어트가 말했다.
"난 준비 다 했어." 미셀이 그에게 말했다.
"그럼 가자."
그들은 아침식사 테이블에 고개를 숙인 채 흐느껴 우는 마고를 남겨두고 나갔다. 그런 대우를 받아 마땅하다고 미셀은 생각했다. 마고는 사랑에 빠져 누구의 간섭도 받으려 하지 않았다. 미셀의 적대감도, 스튜어트와 그의 향락적인 태도도, 비비도 사라도 어느 누구도.
그들이 함께 산다는 결정은 당장에 충동적으로 내려진 것 같지는 않았다. 그들은 사랑한 첫날 밤부터 계속 핫깨 있었고, 그녀의 집에서 그의 집으로 다니면서 핫께 식사하고 밤까지 웃고 얘기를 나누었으며 다음날 아침에는 행복한 노곤함을 느꼈다.
앤드루는 스티브 매퀸이 죽던 날 밤에 함깨 사는 문제를 거론했다. 그들은 삶이 얼마나 덧없고 예측할 수 없는가에 대해 말하면서 침대에 누워 있었다. 앤드루가 말했다.
"레트릴 치료를 하기 위해 멕시코로 가려 하오?"
"아뇨 ." 그녀가 대답했다.
"당신은요 ?"
"해보겠소. 그곳에 가게 되면 당신을 가질 거요."
"비록 당신이 믿을 수 없는 사람이라도 말인가요?"
그녀는 그를 팔로 감싸안았다.
그들은 부드럽게 사랑을 나누었다. 나중에 마고는 앤드루 옆에서 웅크린 채 머리를 그의 가습 위에 얹고 손가락은 그의 배에서 목으로 다시 등으로의 상상의 선을 더듬고 있었다. 그녀는 그의 살결의 부드러움과 가슴에서 배까지의 부드러운 털을 사랑했다. 그것은 뻗어 내려가 아랫부분을 솜털 같은 부드러운 털로 덮고 있었다.
그의 옆에서는 팔을 그대로 놔두기가 힘들었다. '퍼띤과 스튜어트 같군. ' 하고 그녀는 생각했다. 그러나 그 게임에 있어서 퍼핀과 스튜어트는 새롭고 마고와 엔도루는 그렇지가 않았다.
그는 그녀의 얼굴을 쓰다듬었다. 그는 그녀의 광대뼈를 좋아한다고 말했다. 그는 그곳에 키스하고 만지며 조금씩 무는 것을 좋아했다. 그녀는 전에는 광대뼈를 의식하지 않았으나 지금은 거울을 바라볼 때 맨 처음 눈에 띄었고 그가 자신을 볼 때처럼 바라보려고 애썼다.
"몇 주일 후면 이 집의 임대 계약이 끝나버려. 갱신할 수 없는 조건이지. 다른 곳을 찾아볼 수도 있겠지만 내가 당신 집으로 이사 갈수도 있소."
앤드루가 말했다.
"당신이 허락해 주기만 한다면......"
'만약 허락한다면 !' 그녀는 합리적으로 생각하려 했으나 그럴 수가 없었다. 그녀는 펄쩍 뛰며 소리치고 싫었다. '그래요, 내 집으로 이사 와요.' 그러나 성인은 감상적인 차원에서 반응하지 않는다. 문제의 양면을 층분히 고려하여 생각한다. 마침내 그녀는 말했다.
"수백만 가지의 복잡한 일이 있을 거예요."
"난 단지 90만 개밖에는 생각할 수 없는데."
그가 말했다. 그녀는 손을 내밀어 이불을 밀어젖히고 그의 곁으로 다가갔다. "매일 밤 당신과 함께 자고 다음날 아침에 당신을 깨우는 일은 멋질 거예요. 그러나 함께 이사한다는 것은 모르겠어요...... 당신은 볼더에 머물겠다고 말씀하시는 거죠? 지금 진지하게 말하고 있는 건가요?"
"우린 잘되는 한 함깨 있는 것에 대해 말하고 있소. 함께 있기를 우리 둘 다 바라는 한."
"하지만 한 사람은 원하는데 다른 사람이 그렇지 않다면?"
"그땐 정리를 해야겠지."
"당신은 상의 없이 떠나진 않겠죠?"
"물론이오." 그가 말했다.
"그리고 당신은 나를 내쫓지 않겠지 ?"
"네. 당신이 미워질 일을 하지만 않는다면."
"그게 뭐요?"
"제게 정직하지 못하든가 다른 사람을 사랑한다든가......"
"아, 당신은 질투심이 많은 분이시군."
"일부 일처 관계가 아닌 것을 알게 되거나 당신을 믿을 수 없게 된다면 당신과 살 수 없어요."
"성적인 충동보다 더 믿을 수 있는 게 있소?"
"물론이죠. 전 알아요. 그러나 출발점으로는 그게 좋아요. 제가 다른 사람을 사랑한다면 당신 느낌이 어떻겠어요?"
"난 아마 좋아하지 않을 거요." 앤드루가 말했다.
"당신을 증오한다고 말하게 될 테고."
"그 사람이나 저, 호은 둘 다 죽이게 될 거예요."
"그럼 감옥에 가겠군."
"전 매주 일요일마다 면회를 가겠죠."
"전 당신의 삶을 용서하겠어요."
"좋아요."
"내게 건포도를 가져다 주겠소?"
"한 상자예요."
"그럼 거래가 되는군." 그가 말했다.
"무슨?"
"일부 일처로 함께 사는 것, 관계를 믿는 것."
"얼마나 오랫동안이죠?" 마고가 물었다.
"그래서 우리가 견해 차를 갖고 있다고 해도 전 쉽지는 않지만 아직 가능성은 있다고 생각해요. 우리 사이에서 극복해야 할 일에 대해서는 걱정하지 않겠어요."
"6개월로 출발하는 것이 어떻소?"
"6개월." 그녀가 마음속으로 헤아리며 말했다.
"6개월은 좋지 않아요. 그러면 5월 중반에 있게 되고 이번 여름에 생활을 떼어놓을 기회를 잡을 수 없게 되기 때문이죠. 스튜어트는 졸업할 것이고, 프레드와 엘리자가 가을에 을 예정이기 때문에 좋지 않아요. 적어도 학기말까진 되어야 할 거예요."
"좋소." 앤드루가 말했다.
"적어도 학기말까지 그리고 더 오래가길 바라오."
"나도 그래요."
잠시 아무 말도 하지 않다가 앤드루가 말했다.
"마고."
"음......"
"사랑해. 적어도 사랑한다고 냉각해. 그리고 어떤 의미가 있어야 한다고 생각해."
"어떤 것을 의미한다고 확신해요." 그녀가 말했다.
"왜냐하면 저도 사랑하고 있다고 생각하기 때문이죠. 그러나 그말을 하는 것이 두려워요. 당신이 응하지 않거나 당황할까봐 말예요. 그것은...... .당신을 매우 좋아해, 마고. 그러나 사랑과는 달라.그것은 다른 얘기지. '라고 말할까봐 두려운 거예요."
그녀를 팔로 껴안으면서 그가 말했다.
"지금 이 순간 당신을 사랑한다는 것은 사실이오. 의심할 여지가 없어. 그리고 앞으로도 계속 당신을 사랑하리라는 것도."
그의 몸 위로 오르면서 얼굴에, 목에, 입술에 키스하며 그녀가 말했다.
"듣기 좋군요."
그 순간 그녀는 잠을 거의 자지 못할 다른 밤이 될 것임을 알았다.
잠시 후 그녀가 말했다.
"당신이 이곳에 산다면 우리는 정상적인 사람들같이 사랑할 수 있게 되고 잠을 잘 수 있을 거예요."
"우리는 결코 정상적인 사람들처럼 사랑하지 않을 거요, 마고."
그가 말했다.
"왜냐하면 정상적인 사람들은 이처럼 재미있게 즐기지는 못하거든......"
마고와 클레어는 장갑을 보면서 오버랜드 십스킨 상점에 있었다.
온도계는 영하 6도였으나 지난밤의 예고대로 계속 기온이 내려가고
있었고 눈발이 흩날렸다. 기상 예보가 맞다면 내일 아침은 완전히
겨울 날씨일 것이다.
"앤드루가 지난달 말에 이사했어."
마고는 양털 가죽으로 선을 댄 장갑을 끼며 말했다.
"네가 무슨 짓을 하고 있는지 알고 있기나 하니 ?" 클레어가 물었다.
"우리로선 옳다고 느꼈어."
그녀는 장갑 낀 손을 바라보면서 주저하다가 말을 이었다.
"우린 사랑하고 있는 것 같아."
그녀는 뺨이 붉어짐을 느끼고는 웃었다.
"두 달?" 클레어가 물었다.
"세 달 가까이. 어쨌든, 넌 우리가 충분히 나이가 들고 빨리 알아차릴 만큼 충분히 현명하다고 생각하지 않니 ?"
"우리가 알 만큼 늙었다고는 확신하지 않아." 클레어가 말했다.
"그리고 충분히 현명한 것은 별문제야."
"여전히 우린 옳다고 생각해."
"그런 미친 짓을 할 수 있는 거니, 마고?"
"알아. 그러나 우리가 함깨 있을 수 없다고 말하는 것은 앤드루와 나에겐 정당하지 못해. 난 그의 전부인을 알지 못했으면 하고 생각해. 그러나 알고 있고, 그것은 어쩔 수가 없어. 그리고 그녀에게도 새 남자가 생겼다면서 ?"
"그래, 미니애폴리스에서 온 의사야, 로빈과 나는 몇 주 전에 그들과 저녁식사를 했지. 그는 멋진 남자이고 분명히 그녀에게 대단히 반해 있었어."
"그래, 대단하군. 심각하니 ?"
"그편에서는 어떻든 그럴 수 있다고 쨍각해. 그러나 미니애폴리스에서 볼더까지는 먼 길이야."
"이 장갑으로 주세요."
마고가 여점원에게 말했다.
"단지 섹스만은 아니라고 확신하니 ?"
상점을 나와 다시 일하러 갈 때 클레어가 물었다. 마고는 크게 웃었다. 처음에는 마고도 단지 성적 충동일 뿐이라고 생각했었다. 그들 중 누구도 싫증내지 않고 잘 어울렸기 때문이다. 마고는 책들을 읽었다. 그녀는 리메런스의 한계와 정사의 전형적인 3개월에서 6개월의 주기를 알았다. 그러나 결코 노력하지 않고 무엇이 성장하기를 찾아낼 수는 없다는 사실 또한 알았다.
그렇다. 그들은 단지 몇 달의 짝으로서만 서로를 알 뿐이다. 그러나 아직 많은 약속 사항이 있었다. 이것이 그녀가 프레드를 떠날 때 마음속에 가진 것이었다. 그리고 확실히 그녀가 떠난 이유 중 하나는 분노를 잠자리에 가져온 사실이었다. 늘 꼼짝 못하게 해대는 사람에 대해 어떻게 사랑을 느낄 수 있겠는가? 야구 방망이로 후려치고 싯은 사람에게 잠자리에서 어떻게 친절하게 대할 수 있단 말인가? 마고는 프레드를 떠난 오랜 뒤에 자신이 상상한 종류의 사랑을 발견하는 것이 불가능했다는 것을 생각했다. 그렇다. 완전히 믿을 수 있거나 내내 편안하게 느끼기에는 너무 일렀다. 아직은 공포와 의호의 순간이 있었으나 그녀는 앤드루의 도움으로 그런 순간들을 넘길 수 있었다. 앤드루가 이사 오고 10일이 지났을 때 마고는 클레어와 로빈을 저넉식사에 초대했다. 퍼핀은 스튜어트와 헤어질 수 없게 되었기 때문에 물론 왔다. 클레어는 앤드루와 시내에서 몇 번 만났으나 서로 알 기회는 없었다. 그리고 로빈도 처음 만났다. 로빈은 클레어의 파티 때보다 더 늙어 보였다. 마고는 미셀이 앤드루에게, "우리가 이곳으로 이사 왔을 때 엄마가 '이달의 남자' 클럽에 가입한 것을 아세요?"
라고 말할 때까지는 서녁식사가 잘 되어가고 있다고 생각되어 들떠 있었다. 미셀도 그녀가 말한 것을 모두가 듣도록 하기 위해서 잠깐 멈췄고, 모두의 주의를 꼴었다. 그리고는 계속했다.
"처음에 엄마에겐 상사인 마이클 벤슨이 있었고, 그 다음엔 늘 마지막 말을 다시 했던 멍텅구리인 대학의 물리학자가 있었고, 그 다음은 브론코 빌리. 스튜어트 오빠, 오빠도 그가 기억나지 ?"
그러나 미셀은 스튜어트의 대답을 기다리지 않고 말을 계속 이어 나갔다.
"브론코 빌리는 주머니칼로 손톱을 늘 깨끗하게 하곤 했죠."
"와 ! 대단하구나 !"
퍼핀은 정신이 팔려 들으며 말했다.
"그 다음...... 아, 그의 이름이 뭐더라."
미셀이 말했다.
"늘 팔이 아팠던 사람 !"
마고는 어렵게 음식을 삼키고 눈물을 참았다. 미셀은 왜 자신을 이처럼 상처주고 싶어할까? 클레어와 로빈은 포크를 멈췄다. 클레어는 미셀에게 입닥치라는 경멸의 시선을 보냈으나 소용없었다.
"아 ! 지금 생각났어요. 그의 이름은 캘빈이고 변호사예요. 그 다음은 엠스테인으로 불교 신자였죠."
"미셀, 이젠 됐다."
마고가 조용히 말했다. 그녀는 미셀을 잡아 어깨를 혼들고, 얼굴을 찰싹 때려주고 소리를 지르고 싶었다. 왜 이런 짓을 하니 ?
"엄마 !"
미셀은 눈을 크게 뜨고 말했다.
"이제 겨우 시작했을 뿐인데요?"
마고가 반응하여 폭발해 버리기 전에 앤드루가 그녀에게 손을 갖다 대며 말했다.
"그래, 그들은 단지 대안적인 선택자일 뿐이야, 미셀. 그들을 헤아리지 마라. 내가 주된 선택자다. 이것은 큰 차이야. 더군다나 마고가 클럽을 그만둔 것을 네가 알고 있다고 생각한다."
그는 미셀에게, 다음에는 마고에게 괜찮으며 처리할 수 있다고 알리는 미소를 지었다.
그러자 마고는 그의 이해와 유머감각에 안심하며 깊이 감사하고 다시 웃어주었다. 거북한 순간이 무사히 지나갔다.
"저, 앤드루씨."
미셀이 말했다.
"적어도 당신은 쓸 만해요. 당신은 요리할 줄 아니까."
"고맙다. 미셀."
앤드루가 말했다. 모두들 의식적으로 웃었다. 그리고 하안 완두콩을 곁들인 레몬 치킨을 다시 먹기 시작했다.
"불교 신자가 엠스테인이었던가?"
앤드루가 침대에 든 후 묻자 마고가 웃었다.
"그는 불교 집안에서 태어났어요."
"난 불교 신자가 그 짓을 하는지는 모르고 있었어."
"그래요, 아주 조금."
"어땠소? 달랐소? 당신을 사랑할 때도 그는 불경을 외었소?"
"알아듣지 못했어요."
마고가 말했다. 그들은 같이 웃었고 웃음을 그친 후 사랑을 나누었다.
미셀은 앤드루가 이사해 오자마자 그를 시험하기 시작했다. 그가 인내심 있는 사람인지 알아보고 만일 그렇지 않으면 더 친해져서 좋아지기 전에 얼른 쫓아버리는 것이 상책이라고 생각했기 때문이었다. 그래서 그녀는 디너 파티 때 그들을 아주 당혹스럽게 만들어 버렸다. 만일 그런 조그만 상황을 제대로 이겨내지 못한다면 앞으로 함께 있을 수 없다는 결론이 나버린다. 그리고 사실 그가 그렇게 쉽게 나한테 쫓겨나갈 사람이라면 어머니로서도 일찍 아는 편이 나을것이다. 물론 잠시 동안은 화를 내겠지만 결국은 평정을 되찾을 것이며 스스로를 정신차리게 해준 데 대해 감사할 테지.게다가 마고는 디너 파티에 관해 심술을 부렸다. 그녀는 미셀이 제미니를 초대하지 못하게 했던 것이다.
"생각해 봐라."
마고는 말했었다.
"이 파티는 클레어와 로빈에게 앤드루를 만나게 해주려는 거야."
"퍼핀은 어떻게 하구요? 퍼핀도 초대를 해놓고선."
"퍼핀은 클레어의 딸이잖아."
"맙소사, 엄마, 엄마는 항상 누구는 누구와 무슨 관계라는 걸 강조하시는군요. 마치 제가 지독한 정신병에라도 걸려 있다는 투로요." "만약 스튜어트의 여자친구가 내 제일 친한 친구의 딸이 아닌 다른 애였다면 오늘 밤 파티에 초대하지 않았을 거다. 자, 미셀. 그 점을 이해하도록 해봐라. 만일 교양 있게 처신하지 못하겠거든 파티에 나오지 마...... 알겠니?"
미셀은 파티에 나가지 않았을지도 모른다. 만일 영어 시간에 프랜조니 선생이 1 달러를 내고 독서 클럼의 회원이 되면 책을 무료로 네권이나 빌어볼 수 있다는 얘기를 하는 동안 자기의 '이달의 남자' 클럽 패거리들생각을 하고 있지 않았더라면 말이다. 일은 그럴 듯하게 되어갔다. 그녀는 앤드루와 눈이 마주치는 바로 그 순간을 기다렸다가. 마고의 에인들에 대한 얘기를 했던 것이다. 미셀은 파티가 엉망이 되어 클레어와 로빈과 퍼핀은 벌떡 일어나 밖으로 나가고,어머니는 눈물을 홀리며 울게 되는 상황을 기대했었다.
또 앤드루는 화가 나서 자기를 몇 대 때릴지도 오르며 자기는 아버지에게 전화를 걸어 어머니가 아이를 학대하는 남자를 애인으로 끌어들였다고 고자질하는 상상을 했었다.
아버지는 그 얘기를 듣는 즉시 앤드루에게 집을 나가라고 하든가...... 무슨 대책을 강구할 것이다. 미셀은 므그 '무슨 대책'이라는게 무엇인지는 알 수 없었으나 아버지는 어띤. 냉각을 해내리라고는 확신하고 있었다.
그러나 앤드루가 그 상황을 아주 훌륭하게 넘기자 미셀은 깜짝 놀랐으며 그건 정말 뜻밖이었다.
그날 밤 디너 파티가 끌나고 클레어와 로빈과 퍼핀이 집을 떠난 다음 앤드루와 마고는 겉옷을 걸치고 산책을 나갔다. 미셀은 침대에 누워 <프레니와 조이>를 읽고 있었다. 그때 스튜어트가 거칠게 방으로 들어왔다.
"야 ! 너 오늘 저녁에 왜 그런 짓을 저질렀지 ?"
미셀은 아무 대꾸도 하지 않았다.
책으로 얼굴을 가리고 읽는 체하고 있었다. 스튜어트가 곁에 버티고 서서 얼굴이 시뺄개져서 거친 숨을 쉬든 말든 아랑곳하지 않았다. 그때 스튜어트가 손에서 책을 나꿔채어 방 저면으로 홱 던져버렸다.
"무슨 짓을 한 거냐고 묻고 있잖아."
스튜어트가 화가 난 사실에 그녀는 놀랐다. 이럴 때 제일 좋은 방법은 냉정을 지키는 것이었다. 그래서 그녀는 이렇게 말했다.
"오빠, 왜 그렇게 흥분해서 난리야?"
그리고는 침대 쪽으로 기어가 손을 뻗쳐 바닥에 있는 책을 집으려했다.
스튜어트는 그녀의 팔을 잡아 밀쳤다.
"이젠 누군가가 널 혼 좀 내주어야 할 때가 됐다. 이 계집애야 !"
그녀는 그가 금방이라도 자기를 후려칠 것이라는 생각이 들없다.
그녀는 위축되지 않으려고 애쓰면서 있는 힘을 다해 그를 뚫어지게 쳐다보았다. 잠시 후 그는 그녀의 팬더곰을 대신 후려쳤다.
"난 엄마가 다시 상처를 업는 게 싫었을 뿐이야."
그녀가 입을 열었다.
"레너드 같은 사람을 또 겪기는 싫어."
"레너드 사건은 오래됐잖아."
스튜어트가 말했다.
"한 번쯤은 어머니가 하는 대로 가만히 둘 수도 있잖아. 엄마는 행복해하고 있어. 엄마가 행복해하는 걸 도저히 못 보겠다는 거니 ?"
"엄마가 사랑을 하다 실패할 때마다 고통을 겪어야 하는 사람은 나야. 나라구...... 오빠가 아니란 말야 !"
"미셀, 그건 엄마의 인생이야. 그러니 간섭하지 않으면 되잖아."
"내 인생이기도 해. 엄마가 불행해하면 나도 불행하단 말야."
"미셀, 더 후회하기 전에 일체 상관하지 마. 게다가 엄만 불행해하는 게 아니라 사랑을 하고 있는 중이란 말야."
"그래, 물론이지. 오늘은 말이야. 그렇지만 다음주, 다음달, 다음해에는 어떻게 되지 ? 오뼈는 떠날 태니 무손걱정이 있겠어 ? 하지만 난 여전히 여기 있어야 한단 말야."
"너 정말 걱정도 팔자다."
스튜어트가 말했다.
"샘프슨 할머니랑 똑같아지고 있어."
"그게 아냐 ! 여기 있는 사람 누군가는 앞날을 생각해야 해. 오빠는 그동안 언제 엄마를 조금이라도 걱정한 적이 있었어?"
"항상 걱정했지."
"그래..... 그래, 오빠가 알 리가 없지."
"나도 나름대로 생각이 있어."
"오빠에게도 생각이 있다니 정말 의외로군."
"이 꼬마 숙녀야 ! 남들이 너와 그 인디언 여자에 대해 수군거릴 때마다 네 편을 들어주는 건 바로 나야."
"무슨 말이지 ?"
"정신차려, 미셀...... 사람돌이 모두 네가 제미니랑 이상한 짓을하고 있다고 수근거린단 말야." "정말이지 별 멍청환 소리도 다 듣겠군."
"야, 야..... 네가 동성연애를 한대도 나한테는 아무 문제가 아냐." "난 동성연애를 하는 게 아냐 !"
"그렇지 않다면 양성애...."
"양성애도 아니란 말야 !"
"그럼 그렇게 화낼 것 없찮아. 난 다만 사람들이 말하는 것을 네가 알아야 한다고 생각했을 뿐이야." "경험해 보지 못한 사랍돌은 우정이 뭔지 몰라. 오빠도 아는 거라고는 퍼핀 위에 을라가서 그 짓을 하는 것뿐이야."
그는 다시 그녀의 팔을 거칠게 움켜잡았다. 그의 손가락이 그녀의 살을 파고들었다. "미셀, 맹세컨대 다시 한 번 그따위 소리를 하면 그녀는 그의 손을 뿌리쳤다. 죽여버리겠어 !"
"나가 ! 이 멍텅구리야 !"
그는 몸을 돌려 밖으로 나갔다. 그녀는 <프레니와 조이> 책을 그에게 집어던졌으나 빗나가 벽에 맞고 말았다. 그녀는 팔을 살펴보았다. 스튜어트의 손가락 자국이 빨갛게 남아 있었다.
그녀는 베개에 얼굴을 파묻고 엉엉 울기 시작했다. 인생이 그녀가 계획한 대로 되지 않고 있었다. 모든 것이 엉망진창이었다. 사람들이 어떻게 나와 제미니에 대해 그런 말을 할 수가 있을까? 제미니는 어느 누구보다도 좋은 친구였다. 제미니는 그녀의 시를 이해했고 그 시를 현대사상의 뛰어난 표본이라고 칭찬해 주기도 했다.
미셀은 자기가 지은 시를 마고에게 보일까 하는 생각을 몇 차례 한적도 있었다. 그러나 최후 순간에 언제나 마음을 바꾸었다.
마고는 바빴다. 마고는 미셀에게는 관심이 없었고 특히 요즘엔 애인을 곁에 두게 되어 더욱 그랬다.
언젠가 엄마는 미안해하게 될 거다. 딸이 하나 있었는데도 딸에 대해 애써 알려고 하지 않은 것을 미안해할 거다. 미셀은 가끔 팔목을 칼로 그어 몸에서 뜨겁고 붉은 피를 쏟으며 죽어버릴까 하는 생각을 했다. 죽어 넘어져 있는 자신을 발견한 가족의 모습을 상상해 보는 것이었다. 스스로를 책망하며 모두가 영원한 죄책감을 느낄 것이다.
시인들 중에는 자살한 사람이 많다. 실비아 플래스나 앤 섹스턴 같은 현대 시인도 그랬다. 하지만 내가 자살하든 저절로 죽든간에 문제는 그 죽음을 사람돌이 어떻게 받아들이는지 내가 다시 와서 볼 수 없다는 데 있다. 다시 돌아와서는,
'자, 괜찮아. 다시 기회를 줄 테니 이번에는 잘해보도록 !'
라고 말할 수 있다면 또 몰라.
어쨌든 미셀은 자살하고 싶지는 않았다. 사람들을 참회하게 만드는 데는 다른 여러 가지 방법이 있었다. 내 시집이 출판되어 '투데이쇼'에 출연하여 인터뷰하는 것도 한 방법이다. 제인 폰더가,
"미셀, 어머니께서 시를 쓰도록 격려를 해주셨나요? 아니면....."
라고 물으면 나는 이렇게 대답할 것이다.
"어머니요? 나의 어머닌 애인 때문에 너무 바빠서 전혀 관심이 없었는걸요."
미셀은 침대에서 일어나 방 한쪽의 책상으로 걸어갔다. 그녀는 연필을 집어들고 자신만의 특별한 노트를 편 다음 몇 줄 대강 적어보았다. 그러자 하품이 나오고 노곤해졌다. 그녀는 노트를 덮었다. 시는 아침에 마무리지어야겠어.
미셀은 다시 침대로 들어가 잠이 들었다.
제5장 사라의 슬픔
사라는 도저히 그 사실을 믿을 수가 없었다. 자신과 함께 지내고 싶어서 볼더에 와 있던 아버지가 마고 아줌마네 집으로 들어갔던 것이다. 사라는 절대로 아버지를 용서할 수 없었다. 절대로 ! 이젠 그녀의 계획, 그녀의 비밀계획이 전부 다 무너져 버렸다. 그녀는 어머니가 비명을 지르는 증세가 있다는 얘기를 아버지한테 할 것이고 아빠는 '자아, 사라. 그렇다면 아뼈한테 와서 함께 살아야 하지 않겠니 ? '라고 말할 것이며 그녀도 그렇게 하겠다고 말할 생각을 했었기 때문이다.
사라는 실망한 것 이상이었고 우울했다고 제니퍼는 말했다. 제니퍼는 알고 있을 것이다. 언잰가 제니퍼는 너무 우울하여 1 주일에 세번씩 정신과 의사한테 다녀야 했던 적이 있으니까. 그것은 오래 전의 이야기로 그들이 5 학년 때의 일이었다. 제니퍼는 사라가 우울증을 극복하도록 도와주겠다고 말했다. 마고와 아버지 사이에 무슨 일이 벌어지고 있는지를 맨 처음 알게 해준 사람도 제니퍼였다.
그것은 10월 30일 토요일 밤이었다. 그녀는 제니퍼와 함께 아버지네 집에 갔었다. 세 사람은 오랫동안 모노폴리 게임을 하며 놀았으며 그런 다음 아버지는 지티 요리를 만들어 주었다. 제니퍼는 한사코 먹지 않겠다고 하다가 아버지가 그 음식은 스파게티를 좀 모양이 다르게 만든 것이라고 설명하자 비로소 먹기 시작했다.
저녁식사 후, 마고가 찾아와 아버지와 함께 산책을 나갔다. 그동안 사라와 제니퍼는 텔레비전의 영화를 보았다.
그때 제니퍼가 이렇게 물었다.
"너희 아버지와 마고 아줌마는 애인 사이니 ?"
"아니, 아닐 거야." 사라가 대답했다.
"넌 그런 것 같니 ?"
"틀림없어."
"왜 그렇게 생각했는데 ?"
"우리 아버지 어머니를 통해서 경험을 했거든."
"아냐, 네 생각이 틀렸을 거야." 사라가 말했다.
"그냥 친구 사이일 거야."
"아휴, 순진하긴 !" 제니퍼가 말했다.
"내 말을 못 믿겠거든 침대 시트의 냄새를 맡아보라구."
"시트의 냄새를 맡아보라구?"
"그래."
그래서 그녀와 제니퍼는 아버지의 침실로 들어가 담요를 밀쳐냈다. 제니퍼는 몸을 숙이더니 시트의 냄새를 맡아보았다.
"역시, 내가 뭐랬니 ?" 그녀가 말했다.
"그걸 하고 있는 거야."
사라도 시트의 냄새를 맡아보았지만 그녀는 이상한 냄새 따위는 맡을 수가 없었다. 더욱이 그녀로서는 아버지가 마고와 그것을 한다고 생각하니 스스로가 우습게 느껴졌다. 언잰가 아버지와 마고가 손을 잡고 있는 것을 본 적은 있지만 설마.....
확실한 것을 알기 위해서는 한 가지 방법밖에 없었다. 일요일 밤 아버지가 그녀를 집에 태워다 주는 차 안에서 그녀는 아버지에게 물었다.
"아빠는 마고 아줌마와 그것을 하고 있나요?"
"그것을 하다니 ?"
"아시잖아요.... 섹스 말예요."
아버지는 깊이 숨을 들이쉬더니 운전대를 더욱 힘주어 잡았다.
"왜 그런 걸 묻는 거냐?"
"궁금해서요."
"글쎄, 마고와 내가 친한 친구 사이인 건 사실이다."
"그것도 하구요?"
"그래, 가끔."
사라는 잠깐 동안 눈을 꼭 감고 있었다.
"그게 그렇게 싫으니 ?"
"그렇지는 않아요.'옐 사라는 손톱을 깨물며 대답했다.
"그저 아빠와의 사이가 어떻게 되어가는지 알고 싶었어요."
빌어먹을 ! 그녀의 어머니가 아빠한테 좀더 잘해주었더라면 아빠가 마고와 그렇게 되지는 않았을 것이다. 그도 옛날처럼 집에 들어와 한식구가 되었을 것이다.
"마고 아줌마는 엄마만클 예쁘지 않잖아요?"
"서로 무척 다르게 생겼지."
"하지만 엄마가 더 예쁘다고 쩡각하지 않으세요?"
"사라, 미인대회를 여는 건 아니잖니 ?"
그녀의 아버지가 인정하지는 않았지만 사라는 자기의 어머니가 더 예뻤다는 사실을 알았다. 그녀의 어머니는 볼더에서 최고의 미녀였다. 모두들 그렇게 말했다. 자기도 어머니처럼 예뺐으면 얼마나 좋을까 하고 사라는 생각했다.
하지만 그렇지 못했다. 그녀는 아버지 쪽인 브로더 집안 사람들을 더 많이 닮았다. 어떤 때엔 그녀는 턱수염을 기르지 않았을 때의 아버지 모습이 잘 생각나지 않기도 했다.
그럴 때면 깊숙이 숨겨둔 사진들을 꺼내어 찬찬히 살펴보곤 했다.
사진을 보면 사라는 아버지와 똑같은 눈매를 하고 있었다. 보비 역시 마찬가지였다. 빛을 받으면 푸르스름하게 보이는 회색의 졸린 듯한 눈동자, 그리고 아버지를 닮아 머리숱이 많았는데 그것을 제니퍼는 '지저분한 금발'이라고 했지만 어머니는 '고운 머리'라고 말했다.
또한 그녀의 치아도 아버지를 닮아 있었다. 그 덕택에 치열교정을 하느라고 생 당근을 더 이상 먹지 못했다. 그녀는 만일 보비가 죽지않았더라면 지금 어떤 모습일까 상상해 보았다. 스튜어트 샘프슨과 비슷한 나이가 되겠지. 아마 둘은 친구가 되었을 거다.
"아빠는 엄마보다 마고 아줌마가 더 좋아요?"
사라가 물었다.
"너희 엄마와 나는 이혼한 지 오래되었다."
"알아요, 잘 알고 있어요, 제 말뜻은 아벼가 엄마를 처음 만났을 때 좋아했던 것보다 마고 아줌마를 더 좋아하느냐는 뜻이에요."
"대답하기가 곤란하구나."
"왜요?"
"스물 두 살 때의 감정과 마혼 두 살이 된 감정을 비교하는 건 당치도 않아. 너무 달라졌거든."
"하지만 아빠가 만약 지금 처음으로 엄마를 만났다고 생각해 보세요. 미인이라고 생각하지 않을까요?"
"물론 그렇게 생각하겠지."
아버지는 사라의 집앞에 차를 세운 다음 엔진을 고고고 그녀의 얼굴을 마주 보았다.
"사라, 너도 역시 아름다와. 네 아름다움은 내면에서 우러나는 아름다움이야, 마고처럼."
"저는 마고 아줌마보다는 엄마를 닮고 싶어요."
사라가 말했다. 아버지는 그녀를 품에 안고는 머리칼에 입을 가까이 대고 아주 나직하게 말하기 시작했다. 뭐라고 말하는지 알아듣기 힘들 정도였다.
"내가 마고와 친한 친구..... 애인 사이라고 해서.... 너에 대한 내 생각이 바뀌는 건 아니란다. 너도 그건 잘 알지 ?"
"알아요."
사라도 작은 목소리로 대답했다.
"난 널 매우 사랑하기 때문에 어떤 일이 있어도 변치 않을 거야."
사라는 오랫동안 아버지 품안에 안긴 채 가만히 있었다. 아버지와 가까이 있다는 사실이 좋았다. 아버지의 머리에서 풍기는 삼푸 냄새도 좋았다.
건강 식품 상점에서 산 삼푸 냄새였다. 또 아버지의 데님 재킷의 감촉도 좋았다. 매우 낡아서 볼에 닿는 감촉이 부드러웠다. 그녀는 아버지와 단둘이 있다는 사실이 즐거웠다. 이 세상에 아버지와 나 두 사람만 있고 마고와 어머니 둘 다 죽어버렸으면 좋겠다고 생각했다.
그날 밤, 아버지와 호어지고 난 후의 일이었다. 그녀는 집으로 들어가서 그만 엄청난 실수를 저지르고 말았다. 아빠와 마고가 잠자리를 같이한다는 얘기는 절대로 엄마한테 하지말았어야 했다. 그녀가 집에 들어서자마자 엄마가 잔소리만 하지 않았어도 그런 얘기는 하지 않았을 것이다.
"이런, 사라 ! 너 아삐한테 갔다 오더니 아주 지저분해졌구나. 목욕하라거나 이 닦으란 말도 하지 않던 ? 그리고 그 머리 좀 봐라. 도대체 주말 내내 한 번도. 빗지 않은 거 아냐? 당장 구석구석 깨끗이 샤워를 해. 아니면 내가 들어가서 씻겨줄 테니."
"우선 제니퍼한테 전화 좀 걸구요."
"지금 당장 씻어!"
어머니는 소리를 질렀다. 그러더니 그녀의 손을 잡아 욕실로 끌고 갔다.
"신경질 좀 내지 마세요 !"
사라가 외쳤다.
"엄마한테 그게 무슨 말버릇이니 !"
"마고 아줌마는 아빠 애인이야. 알기나 해요?"
순간 어머니는 충격을 받은 것 같았다. 얼굴 표정이 변하는 것이 뚜렷이 보였다. 흥, 알 게 뭐람? 엄마는 충격을 받아도 싸다구.
"너, 지금 뭐라고 했지 ?"
어머니가 물었다.
"아빠와 마고 아줌마가 애인 사이라고 했어요."
이번엔 좀더 조용한 목소리로 사라는 다시 한 번 말했다.
"그걸 어떻게 알았니 ?"
"아빠한테 물었더니 가르쳐 주었어요."
"넌 두 사람이 애인이라고 할 때 무슨 뜻인지 알고 있니 ?"
"알고말고요, 섹스를 하고 있다는 뜻이에요."
어머니가 그녀의 뺨을 후려쳤다. 아찔했다. 그녀는 여지껏 한 번도 때린 적이 없었다. 어렸을 때 볼기조차도 때리지 않았었다.
맞고 난 뒤에도 한참 동안 얼얼함이 가시지 않았다. 다만 자기가 엄마의 뺨을 되후려칠 수 있다면 얼마나 기분좋을까 하고 생각했다.그런데 엄마의 눈에 독기가 서려 있었고, 불독이 으르렁거리는 것같은 이상한 소리를 내기 시작했다.
그 다음 엄마는 웅접실 쪽으로 달려갔다. 문이 쾅 닫히는 소리가 들렸다. 으르렁거리는 소리가 비명소리로 변해 있었다. 비명소리는 점점 커지더니 마침내는 길고 듣기 끔찍한 소리로 이어졌다.
사라는 두 손으로 귀를 막고 빌었다. '하느님 ! 제발 엄마가 저 소리를 그치게 해주세요......'
비비는 마음의 갈피를 잡을 수가 없었다. 두려워서 벌벌 떨릴 지경이었다. 이따금 목구멍 뒤쪽에서 비명이 시작되어 터져나오면 자신도 깜짝 놀랐다. 자제를 해서 그런 일이 없도록 해야겠다. 참는 것이 상책이었다. 비명을 참지 못하고 그냥 터뜨리는 날에는 영원히 멈추지 못할 것 같았다.
그러면 그녀는 모든 것을 잃게 될 것이다. 그렇게 열심히 땀 흘려온 모든 것, 중요한 모든 것을 그녀는 재저사이즈에서 거의 그렇게 될 뻔했다. 사라한테서 앤드루와 마고가 애인 사이라는 얘기를 듣고 난 다음날이었다. 그날 아침 달리기를 마친 후 부엌에서 사라와 아침식사를 하고 있는 동안 비비는 이렇게 말했다.
"어젯밤에는 너에게 화를 낸 것이 아니었다. 사라. 내 마음이 너무 혼란하다 보니 그렇게 된 것뿐이야. 사무실 일이 너무 바쁘거든. 널 때릴 생각은 정말 없었어. 이해해 주겠니 ?"
"물론이죠."
사라가 대답했다.
"그런데 사라, 네 아버지와 마고 얘긴데....."
사라는 음식 접시에서 눈을 떼어 어머니를 올려다보았다.
"왜요?"
"그러니까 저어, 그건 편의상 그렇게 살고 있을 뿐이라는 걸 알아주었으면 좋겠다."
"편의상이라는 게 무슨 뜻이죠?"
"말하자면 남자란 섹스 때문에 여자를 필요로 하는데 네 아빠는 마고와 바로 옆집에 사는데다 여기에 온 지 얼마 안돼서 다른 아는 여자가 없지 않니. 그러니 편의상 마고와 섹스를 하는 거야."
"여자 역시 섹스 때문에 남자를 필요로 하는 게 아닌가요?"
"그래, 물론이지...... 내 말이 바로 그 말이야. 마고도 네 아버지도 둘 다 외롭고 좀 끼가 있거든. 그래서 그들은......"
"끼가 있다는 게 무슨 뜻이죠?"
"아, 아무것도...... 아무것도 아니다. 그만두자."
"아네요."
사라가 숟가락을 놓으며 말했다.
"알고 싶어요."
"마고와 네 아빠는 둘 다 착실하거나 믿음직한 것과는 좀 거리가 먼 사람들이야. 벌처럼 이리저리 꿀을 찾아 해매다가 그저 편한 대로 맨 처음 만난 곳에 앉아 쉬는 타입들이지."
"벌들은 앉아 쉬는 게 아네요."
사라가 말했다.
"꽃을 수정시켜 주잖아요."
"그래, 내 말을 알아듣는구나."
"그럼 두 사람은 정말 좋아하는 건 아니란 뜻인가요?"
사라가 놀라서 물었다.
"아, 물론 서로 좋아하고는 있겠지. 하지만 그건 유회일 뿐이야, 심각한 관계가 아니란 말이지. 오래가지도 않을 거다."
"엄마와 루이스처럼 말이죠?"
"아냐, 루이스와 난 심각한 관계란다."
"결혼하실 거예요?"
"결혼 얘기를 하기는 아직 너무 이르지. 서로 만난 게 지난 여름인데다 그 사람은 겨우 두 번 볼더에 와봤을 뿐이잖니."
"하지만 애인 사이임에 틀림없잖아요?"
"그렇긴 하지만 그보다 앞서 우리는 친구 사이야."
"그건 아빠가 마고에 대해서 한 얘기와 똑같군요."
"정말이지, 우린....."
"아빠는 엄마가 예뻤다고 생각하고 있어요."
"아빠가 그렇게 얘기하던?"
"네. 아빠를 집에 들어와서 살도록 하면 멋지지 않겠어요?"
"집으로? 다시 돌아와 우리 세 식구가 함깨 살자는 얘기니 ?"
"근사할 것 같지 않으세요?"
"아버지가 그걸 바라던? 너한테 그렇게 하고 싶다고 말하던?"
사라는 어깨를 으쓱했다.
"그렇게 꼬집어 말하시진 않았지만......"
비비는 긴장이 되고 머릿속이 혼란스러워졌다. 아침식사 후, 그녀는 사라에게 머리를 닿아주겠다고 했다. 그러나 사라는,
"아니, 괜찮아요, 오늘은 그냥 푼 채 둘래요."
비비는 문앞까지 사라를 배웅했다.
"잘 다녀온, 귀여운 사라. 사랑한다 !"
"저도 엄마를 사랑해요."
사라가 머뭇거리며 대답했다.
"언제까지 ?"
"영원히요."
사라는 말을 하면서 비비의 눈길을 피했다.
"엄마도 역시 마찬가지다."
비비는 사라를 꼭 껴안으면서 말했다.
사라의 따뜻한 체온이 느껴졌다. 보내고 싶지 않았다. 사라는 비비가 자기를 껴안도록 가만히 있기는 했지만 딱딱하게 굳어 아무런 반응도 보이지 않았다.
아 ! 만일 사라가 앤드루한테 가서 살겠다고 하면 어쩌나? 법정에 나가서 판사에게 어머니는 언제나 악만 쓰고 뺨을 때린 적도 있어서 어머니가 무섭다고 하면 어쩌나? 하고 비비는 생각했다.
그런 경우라면 어떤 판사라도 확실히 아이를 아버지한테 가서 살도록 할 것이다. 그리고 앤드루는 준비를 다 하고 기다리고 있다가 사라를 데려가버릴 것이다.
사라는 문앞 계단을 달려내려가 자전거에 뛰어오르더니 학교를 향해 달렸다. 비비는 그 모습을 바라보고 있었다.
그러자 와락 슬픔이 북받쳐 을라왔다. 보비가 죽었을 때를 빼고는 가장 참기 어려운 슬픔이었다.
보비가 죽던 날 오후에 그녀는 밀러 주택에 있었다. 팬실베이니아에서 온 고객 일가족에게 그 집을 구경시켜 주면서 시간을 끌지만 않으면 3 천 달러 이내로 살 수 있으며 그들이 해야 할 일은 내부에 칠만 좀 하고, 주변을 청소하기만 하면 된다는 것을 확인시키고 있었다.
그런데 전화 연락이 온 것이다. 그녀는 고객에게 정중하게 양해를 구한 후 병원으로 차를 몰았다. 아무것도 느낄 수 없었고, 아무 반응도 나타낼 수 없었다. 보비의 시채를 보여달라고 요구했다. 그들은 말렸지만 그녀는 끝까지 고집을 부렸다.
마침내 그들의 안내로 보비를 마지막으로 안게 되었을 때, 그녀는 결국 악을 쓰고 을부짖으며 앤드루에게 욕을 퍼부었다. 그녀가 보비를 놓지 않으려고 했기 때문에 사람들이 억지로 떼어놓았다.
앤드루의 잘못이었다. 그녀는 그것을 알았다. 목격자와 경찰 보고서와 나중에 앤드루 스스로가 한 말, 저쪽 차가 증앙선을 넘어서 이쪽 왜건을 들이받았다고 그녀에게 말한 것은 상관없었다.
늘 하던 식으로 오른쪽 어깨 너머로 뒷좌석에 앉아 있는 아이들에게 이야기를 하거나, 앞을 보지 않고 딸에게 농담을 걸기도 하고 웃으면서 달리고 있었다는 것을 그녀는 알았다. 뒷좌석에 앉은 아이들은 충돌 때문에 멍이 든 아이들도 있었고, 약간 찢어진 아이도 있었지만 심하지는 않았다. 오직 한 아이만이 몇 바늘 꿰맸을 뿐이었다.
앤드루도 머리를 찢긴 채 충격을 받아 밤새도록 병원에서 치료를 받았다.
그러나 보비는 죽고 말았다.
그 자리에서 죽었다. 리틀 리그 유니폼에 새로 산 멜빵을 그대로 걸친 열 살짜리 꼬마가.
그런데 지금 사라를 잃는다는 생각을 하자 비비는 마치 암호과 두꺼운 구름에 뒤덮여 세상 모든 것과 단절되는 듯한 느낌이 들었다.
잠시 후 사무실에서 비서인 미란다에게 면지를 받아쓰게 하고 있던 그녀의 눈에서 불현듯 눈물이 홀러나왔다. 일단 눈물이 나오기 시작하니 멈출 수가 없었다. 그녀는 책상에 머리를 숙이고 서럽게 흐느꼈다. 미란다가 조용히 방을 나가 몇 분 후에 물잔과 노란색 알약 두 알을 가지고 돌아왔다.
"자, 비비...... 이걸 드세요. 한결 나아질 거예요."
"그게 뭔데 ?"
"진정제예요. 비상용으로 책상에 넣어두고 있었어요."
"아냐."
비비는 손을 저으며 말했다.
"필요없어."
"알겠어요."
미란다가 주머니에 알약을 넣으며 말했다.
"제가 뭐 도와드릴 일은 없을까요?"
"없어. 가슴이 아파서 그랬을 뿐이야. 이젠 괜찮아."
미란다가 고개를 끄덕였다.
"10시 반에 루소 주택에서 고객을 만나셔야 해요. 취소할까요, 아니면 다른 사람에게 대신 구경을 시키라고 할까요?"
"아니, 괜찮아. 내가 갔다가 곧바로 재저사이즈에 들른 다음 1 시15분경에 돌아올께."
"점심때 드실 것 좀 준비해 드릴까요?"
"딸기 요구르트 한 병이면 돼."
"네, 준비해 드릴께요." 하고 미란다가 말했다.
비비는 재저사이즈에 늦게야 도착했다. 디트로이트에서 온 두 여자 고객이 루소 주택을 구석구석 꼽끔히 살펴보았기 때문이다. 그들은 집을 살 사람돌이 아니었다. 비비는 그들을 처음 본 순간부터 그렇게 될 줄 미리 알고 있었다. 그들은 그저 구경꾼에 지나지 않았다.
볼더의 집들이 어떻게 생겼나 구경할 겸 아침 시간에 돈을 적게 들이는 구경거리를 찾는 사람돌이었다. 그녀는 그들에게 실컷 비난을 퍼붓고 개 같은 것들이라고 욕까지 해버렸다.
그들은 그녀의 욕지거리에 놀라 증개인 혐회에 고발하겠다고 목청을 돋구었다. 그러나 그녀는 깔깔 옷으면서 해볼 테면 해봐라, 나는 중개인 협회의 이사니까 겁날 것 없다고 대꾸했다.
비비는 너무 심하게 웃는 바람에 집 안 뒤쪽으로 달려가 화장실을 이용해야 했다. 웃다가 마침내 눈물까지 찔끔찔끔 나올 지경이었다.그러나 화장실 거을에 비친 자신의 또정은 마치 우는 사람처럼 일그러져 있었다. 참아야지...... 참아야지. 그녀는 재저사이즈로 차를 몰면서 스스로에게 다짐했다.
이전에는 고객한테 무례한 적이 한 번도 없었다. 단 한 번도. 운수 나쁜 날이어서 그랬다고 할 수밖에 없었다. 일류 중개인한테 그런 일은 있을 수 있다. 지금까지 그런 일이 한 번도 없었던 것은 그녀가 다른 누구보다 참고 또 참아왔기 때문이며 그래서 정상에 을랐던 것이다. 여전히 그녀는 손이 떨리는 것을 스스로도 어찌할 수 없었다. 그녀가 재저사이즈에 들어선 것은 두번째 곡의 중간이었다. 그녀는 평소의 자리인 앞쪽 마고와 클레어 사이의 자리가 아닌 뒤쪽에 섰다. 재저사이즈를 하면 언제나 긴장이 풀렸다. 달리기나 요가와는 다른 식으로 긴장이 풀리는 것이었다. 음악의 박동에 근육마다 솟구치는 율동, 밀고 당기는 조화. 그래, 그녀는 기분이 한결 나아졌다. 여기 오는 것만으로도 훌륭한 치료가 되었던 것이다.
재즈 체조가 끝나자 평소처럼 샤워를 하러 가느라고 왁자지껄했다. 클레어가 사람들로 붐비는 라커름 저쪽에서 그녀를 향해 손을 흔들어 보이고는 샤워장으로 사라졌다.
마고의 보관함은 비비의 보관함 옆에 있었다. 마고는 타이즈를 벗으면서 마지막 곡을 콧노래로 홍얼거리면서 미소지었다. 비비는 마고의 옷 벗는 모습을 바라보았다. 마고의 가슴은 크고 둥글었으며 젖꼭지는 팽팽한 분홍빛이었다. '저 여잔 조심하지 않으면 몇 년 후에는 암소처럼 비대해지겠군. 비비는 그 생각을 하면서 혼자 재미있어했다. 마고의 나체를 수백 번도 더 보아왔지만 오늘은 특별한 의미가 있었다. 오늘 비비는 앤드루의 애인인 마고를 보고 있는 것이다. 앤드루가 이 여자의 입술에 키스를 하고, 가슴을 더듬고, 이 여자의 위나 아래, 혹은 옆에 누워 있는단 말이지.
"무슨 일이야?" 마고가 물었다.
"뭘 ?" 비비가 말했다.
"오랫동안 날 쳐다보았잖아?"
"앤드루와 잠자리를 함깨한다며 ?" 비비가 말했다.
그녀는 아무 말도 해서는 안되었다. 시작하지 말았어야 했다. 그러나 그녀는 참을 수가 없었다. 아마 사라가 꾸며냈을지도 몰랐고 마고가 펄쩍 뛸지도 모른다.
마고는 얼굴이 붉어졌다.
"어디서 그런 얘기를....."
"사라." 비비가 말했다.
"사라가 어떻게 그걸......"
"앤드루한테 들었대."
"앤드루가?"
'그렇다면 사실이었군.' 비비는 수건을 집어들고 샤워장으로 향했다. 마고가 그녀를 쫓아왔다.
"내 말 좀 들어봐. 난....."
"그 사람은 널 이용하고 있는 것뿐이야." 비비가 말했다.
"그걸 모르니 ? 그 사람은 널 그저 쓰기 좋은 구멍으로밖엔 생각지 않는다구."
"너와 내가 그런 얘기를 할 필요가 있을까?" 마고가 말했다.
"필요가 없다고?" 비비가 응수했다. 목소리가 높아졌다.
"사람들이 다 그 얘길 하고 있는데."
그녀는 뒤를 돌아다보았다.
"좋아...."
그녀는 라커룸에 있는 여자들을 향해 말했다.
"여러분은 그 얘길 하고 있지 않으세요? 여러분 모두 마고와 앤드루가 함께 잔다는 얘길 하고 있지 않느냐구요?"
"제발 !" 마고가 애원했다.
"넌 정말 바보야."
비비가 말했다.
"네가 그렇게 바보인 줄은 미처 몰랐어."
마고는 비비 앞을 획 지나쳐 샤워장으로 들어갔다. 비비는 샤워장의 커튼을 젖히고는 김이 무럭무럭 나는 안에다 대고 소리쳤다.
"그 사람 아직도 사정을 할 때는 소리를 팩팩 질러대니 ? 그 사람이 너에게 예쁘다고 하던 ?"
마고가 비비의 손에서 샤워장의 커튼을 홰 잡아 빼앗았다. 라커룸은 물을 끼얹은 듯 조용해졌다. 들리는 소리라고는 샤워장의 물소리뿐이었다.
"뭘 그렇게 쳐다보죠?"
그녀는 조용히 자기를 쳐다보고 있는 여자들에게 소리를 질렀다.
"남의 옷 벗은 모습을 처음 봐요?"
여자들은 눈길을 거두고 분주히 옷들을 입었다.
"비비 !" 클레어가 나지막이 불렀다.
"자, 옷 입고 커피 한 잔 하러 가자."
클레어는 몰가로 차를 몰았다. 그들은 뉴욕 델리로 들어가 뒤쪽에 자리를 잡았다. 비비는 벽 쪽을 향하고 앉았다.
"조금 전에 말이야."
비비가 토스트를 한 입 베어물며 말했다.
"나 참 볼만했지 ?"
"그래." 클레어가 말했다.
"그럴 의도는 아니었는데...... 어쩌다 보니 그렇게 됐어."
"이해해."
클레어는 비비의 어깨를 힘주어 잡았다.
"내가 그련 말을 다 하다니 믿어지지가 않아."
"생각해 봐." 클레어가 말했다.
"누구나 가끔 그럴 때가 있잖아, 로빈이 젊은 여자에와 함깨 달아났을 때의 내 모습 기억하니 ?"
"그가 마고와 함깨 잔다고 했어. 알고 있었니 ?"
클레어가 고개를 끄덕였다.
"모두 다 알고 있었군."
"그게 아니야. 라커룸에서 네가 말했기 때문에 알게 된 거야. 아뭏든 남이야 알든 말든 그게 무슨 상관이니 ? 아직도 그를 사랑한단 말이야?"
"아니, 하지만 다른 여자가 그와 사랑하는 건 싫어. 게다가 마고는 나와 붙어다니던 여자잖니."
그녀는 잠시 말을 끊었다.
"참 이기적인 생각이지 ?"
"마고도 너를 가슴 아프게 하고 싶지는 않았을 거야."
"그런 마음이 있다면 내 남편과 동침은 하지 말아야지."
"지금은 아니삶아, 전남편이지."
"그러니까 그 때문에 화낼 건 없다...... 그런 얘기니 ?"
"그래." 클레어가 말했다.
"좋아, 곧 가버릴 테지, 뭐."
비비가 흥차 봉지를 컵 속에서 빙빙 돌리며 말했다.
"11 월 말이면 그가 세낸 집의 기한이 끝나니까 그때까지만 참으면 되겠지."
비비는 재저사이즈 강사에게 간단한 편지를 썼다. 라커룸에서 소란을 피운 일에 대해 사과하며 사적인 이유로 자기는 월, 수요일 반으로 옮기겠다는 내용이었다.
그녀는 토니 에이브럼스에게 진찰을 받겠다는 약속을 할까말까 생각하고 있었다. 클레어는 진찰을 받아야 한다고 권했다. 그러나 비비는 이제 최악의 상태는 다 끌났으니 혼자서도 극복할 수 있다고 생각했다.
그녀가 자제력을 잃었던 것은 사라한테서 마고와 앤드루 얘기를 듣고 충격을 받았기 때문이었다. 그녀는 토니 에이브럼스가 아니라 안마사인 캐시디에게 전화를 걸어 다음날 오후 시간에 약속을 했다.
안마를 받는 동안 비비는 캐시디에게 자기가 요즙 무척 심란하다는 얘기를 했다. 캐시디는 침술가인 센세이 노코모토에게 가보라고 권했다. 캐시디는 침술이 맥을 바로잡아주므로 몸은 물론 마음에도 놀라운 효과가 있다고 설명했다.
비비는 한번 침술사에게 가봐야겠다고 말했다.
그녀는 거의 매일 밤 루이스와 통화를 했다. 그녀와 이야기하는 것이 하루 중 최고의 행복이라고 루이스는 말했다.
"다이아몬드가 세 개 박힌 예봔 금반지를 봐두었소. 약혼하는 데 대해 어떻게 생각하고 있소? 크리스마스 휴가를 하와이에서 보내는 문제는 아직 결정하지 않았소?"
"당신은 한번에 너무 많은 질문을 하시는군요."
비비는 질문에는 대답하지 않은 채 웃으며 말했다.
"당신은 꿈속의 여인이오 !" 그가 말했다.
"제가 현실 속의 여자가 되면 어떻게 하시겠어요?" 그녀가 물었다.
"훨씬 더 사랑할 거야."
그녀의 기분은 매일 한순간은 아주 좋았다. 그러나 수화기를 내려 놓고 나면 곧바로 더 깊은 우울 속에 빠져들었다.
루이스와 세상 사람들이 기대하는 여자인 채하는 것이 너무나도 힘들었다. 어떤 때는 그에게 그것은 유희였을 뿐이니 잊어달라고 말해버리고도 싶었다.
그러나 그녀는 쉽게 그것을 흘려버릴 수가 없었다. 그가 뒤에 따뜻이 버티고 있다는 것은 큰 위안이었다. 루이스를 계속 이용하는것이 정당한 일이 아니라는 것을 알았다. 하지만 그 역시 스스로의 욕구를 만족시키려고 그녀를 이용하고 있지 않은가? 결국 사람들 모두가 서로를 이용하고 있는 셈이고 나날을 그런 식으로 살아가지 않는가?
몇 주일 후, 앤드루가 전화를 걸어 만나자고 했다. 비비는 크게 놀라진 않았다. 다른 사람에게 말하진 않았지만 앤드루가 그녀의 질투심을 불러일으켜 그녀와 함께 살자는 말을 하게 하려고 마고를 이용하고 있을지도 모른다고 쩡각해 왔기 때문이었다.
그녀의 어머니와 사라가 재결합이 어떠냐는 생각을 넌지시 비추었기 때문에 그러한 가능성을 생각해 보지 않을 수 없었다.
그녀는 마고가 재저사이즈에서 있었던 소동을 얘기하지 않았으면 좋겠다고 생각했다. 또한 사라가 자기의 악을 쓰는 증세에 대해서도 얘기하지 말았으면 했다. 최근에는 아주 많이 나아졌기 때문이었다.
비비는 침술사에게 세 번 갔는데 그동안 그녀의 맥이 정상이 아니었음을 알았다. 그녀는 처방대로 음식을 조절했으며 목에서 나쁜 기운이 빠져나가는 것을 느낄 수 있었다. 그녀는 이제 자제력을 잃는 일은 거의 없었지만 간호 재발을 해도 겉으로 드러내지 않기 위해 아주 조심을 했다. 그때는 욕실에 들어가 문을 잠그고 화장지를 갈갈이 찢든가 아니면 오랫동안 달리기를 하곤 했다.
그녀는 목요일 오후 4 시에 앤드루를 만나기로 했다. 사라가 브론스키 부인 집에서 피아노 레슨을 받는 시간이었다. 어느날 저넉 루시와 거리에 산책 나갔다가 사라롤 차에서 내려주는 앤드루를 본 이후 근 한 달이 넘도록 그를 본 적이 없었다.
그녀는 사무실에서 일찍 집으로 돌아와 샤워를 하고 옷을 갈아입었다. 흰 옷이었다. 앤드루는 언제나 비비가 흰 옷을 입은 모습을 좋아했었다. 그가 마고의 흰 옷 입은 모습 역시 좋아하는지 궁금했다.
그는 어떤 식으로 마고와 섹스를 즐길까? 이전에도 그에게 다른 여자들이 있었다는 사실을 그녀는 알고 있었다. 아읗든 그건 6년 전의 일로서 다른 여자들이라고 해도 그의, 육체적 욕구를 만족시켜 주는 아무 상관이 없는 암컷에 불과했었다.
그녀가 부엌에서 바구니에 크래커를 담고 있을 때 초인종이 올렸다. 블랑 드 블랑 한 병과 집에 돌아오는 길에 식료품점에서 산 치즈를 이미 내놓은 후였다.
"안녕, 앤드루 !"
그녀는 현관문을 열면서 인사를 건냈다.
"안으로 들어오세요."
그녀는 차분하게 가라앉음을 느꼈다.
그는 그녀를 따라 응접실 안으로 들어섰다.
"훌륭하군."
그가 주위를 둘러보며 말했다.
"잠깐 구경 좀 하시겠어요?"
"사라의 방을 좀 보고 싶소."
"그렇게 하세요."
그녀는 그를 2충 복도 한쪽에 있는 사라의 침실로 데려갔다. 세공이 잘된 흰색 가구, 덮개가 달린 침대, 파란색과 흰색의 주름 잡힌 잠옷과 베개와 커튼이 잘 정리되어 있었다.
"아름다운 방이군." 앤드루가 말했다.
"아주 깨끗해."
"사라에게 방을 잘 정리하라고 이르는데 아주 잘해요."
그녀는 손님용 방과 복도에 딸린 욕실을 보여준 다음 그녀의 침실은 보여주지 않고 아래충으로 데리고 내려와 일광욕장과 부엌을 구경시켜 주었다. 그는 계속해서 고개를 끄덕거리며 "멋진데 ! "라고 중얼거렸다.
부엌 창 위에 놓인 제라늄 화분이 늦가을 헷살 속에 아직도 활짝 피어 있었다. 남비와 프라이팬이 깨끗이 닦여 천장 아래의 선반에 걸려 있었다. 양념 그릇은 가지런하게 정돈되어 있었다.
그는 그녀를 따라 다시 거실로 돌아와 소파에 앉았다. 비비는 맞은면의 길고 푹신한 의자에 자리를 잡고 앉았다.
"술 좀 드시겠어요?" 그녀가 물었다.
"한 잔 주겠소?"
그녀는 그의 몫을 따른 다음 자기 것도 한 잔 따랐다.
"고맙소."
"그 스웨터는 우리 어머니가 짜주신 것 아닌가요?"
그녀가 물었다. 줄무늬가 있는 암록색 스웨터였다.
"우리 어머니가 짜주신 거요." 그가 대답했다.
"당신 어머니가 짜주신 건 이것과 비슷하게 생긴 파란색 스웨터예요. 이 스웨터 기억이 나요."
그녀가 말했다.
"그것을 입은 당신은 늘 멋있어 보였어요...... 눈을 진한 녹색으로 보이게 해서...... 지금도 마찬가지군요."
그는 술을 한참 들이켜고 난 후 치즈를 곁들인 크래커를 한 입 베어물었다. 마음이 핀해 보이지 않았다. 아마도 자기집이 아니란 생각 때문이리라.
그녀는 맨발을 깔고 앉아서 유호적인 몸짓으로 뒤로 기댔다. 그가 자기를 원하기를 바라고 있었다. 자기와 마고를 비교해 보고 도대체 비교가 안된다는 것을 깨닫도록 하고 싯었다. 그가 첫발만 먼저 내딛어 주면 호응해 줄 요량이었다. 마고는 자기보다 한 수 아래라는 것을 증명해 주어야겠다고 생각했다.
"그런데 내가 당신을 만나자고. 한 이유는......"
그는 목소리를 가다듬으며 말했다.
그녀는 얼굴을 덮은 머리칼을 한쪽으로 넘기고 술을 한 모금 마신후 그의 말을 기다렸다.
"해서웨이씨 집의 임대 기간이 이달 말이면 끌나는 것 때문이오."
"아, 그렇군요." 그녀가 말했다.
"계약 기간은 겨우 석 달이었죠?"
"그랬소. 난 갱신할 수 있기를 바랐었는데."
"이 근처에서는 계약 기간을 갱신할 수 있는 집을 언제나 구할 수 있는 건 아네요. 해서웨이씨는 매년 겨을 같은 사람들에게 집을 빌려주지요."
그녀는 말을 멈추고 술을 한 모금 들이켰다.
"그럼, 이달 말에 마이에미로 돌아가실 건가요?"
"아니오, 여기 머물 생각이오. 최소한 학년말까지는...... 아마 더오래 있을지도. 당신과 하고 심은 얘기가 바로 그 문제요."
그는 다른 집을 구해달라고 그녀에게 부탁하든가, 그녀와 함깨 살고 싶은데 어떠냐고 물으려 한다고 비비는 생각했다.
그녀는 지금 명확한 답변을 해줄 수 없었다. 그러기엔 문제되는 일이 너무 많았다.
"난 마고의 집으로 들어갈 생각이오." 그가 말했다.
"뭐라구요?"
"이달 말에 마고네 집으로 들어갈 쩡각이오. 사라가 나를 찾아오면 아무래도 함께 있게 될 테고, 최소한 한 달에 1 주일은 사라를 내게 보내기로 약속헤 달라는 뜻에서 이 말을 하러 온 거요."
"절대로 안돼요 !"
그녀는 벌떡 일어섰다.
"나한테 왜 이런 짓을 하는 거죠?"
"당신과는 아무 상관도 없는 일이잖소."
그가 말했다. 그녀의 왼쪽 관자놀이가 쿵쿵 올리기 시작했다.
"이미 내 마음을 충분히 아프게 하지 않았나요?"
"당신 마음을 아프게 하려는 게 아니오."
"사라가 거기서 지내는 건 절대로 허락할 수 없어요. 그 집 아이들은 막돼먹었어요."
그녀의 목소리는 마치 아주 먼 곳에서 들려오는 듯했다.
"당신이 왜 그렇게 하려는지 이해할 수가 없군요. "
"마고와 함깨 있고 십기 때문이오."
그녀는 술잔을 들어 그를 향해 집어던졌다. 그가 몸을 피했다. 유리잔은 피아노에 맞아 산산조각이 났다. 그녀는 그의 잔을 집으려고 테이블 너머로 손을 뻗쳤으나 술병을 건드려 떨어뜨리고 말았다. 나바조 양탄자 위로 술이 쏟아졌다.
"저걸 보세요...... 당신 때문에 내가 한 짓을 보라구요."
"스폰지가 어디 있지 ?"
그가 물었다.
"스폰지는 무슨 스폰지예요. 당신의 목적이 뭔지 내가 모르는 줄아세요? 당신은 나를 파멸시키려는 거예요. 보비를 죽여놓고 이젠 사라를 빼앗아 가려 하고 있어요. 내게 살아갈 재미를 느끼게 해주는 것은 아무것도 남아 있지 않게 하려고 말예요. 그렇게 되기 전에는 만족할 수 없나 보죠?"
그가 입을 열어 뭔가 말을 하는 듯했으나 그녀의 귀에는 아무 소리도 들리지 않았다.
"뭐라구요?" 그녀는 악을 썼다.
"뭐라고 했죠 ?"
그는 그녀에 게 소리를 질렀다.
"당신은 문제를 쓸데없이 비약시키고 있소. "
"누가 당신을 보냈나요..... 우리 어머니 ' 두 분이서 함께 계획한 일이 아닌가요? 어머니는 내가 진실을 알고 있기 때문에 나를 망치려는 거예요. 그렇죠?"
"당신은 엉뚱한 상상을 하고 있군, 프랜신."
"날 그렇게 부르지 말아요."
그는 그녀에게 다가와 손으로 그녀의 어깨를 잡으려고 했다.
"사라가 돌아오기 전에 냉정을 찾는 게 좋을 것 같구려."
그가 말했다.
"나한테 이래라저래라하지 말아요. 당신이나 우리 어머니는 당신이 내 인생을 지배할 수 있다고 생각하지만 틀린 얘기예요. 그렇게는 안돼요. 그러니 나가요...... 내 집에서, 내 인생에서 꺼져버리라구요."
그녀는 돌조각품을 집어들어 던지려 했으나 그가 나가버렸다. 그는 몸을 돌려 문을 쾅 닫으며 무슨 말인가를 했지만 그녀는 알아듣지 못했다. 먹구름이 밀려오는 듯하면서 머리가 아팠다.
그녀는 부엌으로 달려들어가 찬물을 틀었다. 그녀는 꼭지 밑에다 머리를 들이대고 차가운 물로 우울함을 씻어내려고 했다. 머리가 얼얼해져 감각이 없게 되자 물을 잠그고 머리를 마구 흔들었다.
그 다음 응접실로 돌아왔다. 그녀는 타월로 양탄자를 닦아내고 깨진 유리를 쓸어낸 다음 유리 테이블 표면에 광택을 내고 소파의 방석을 판판하게 정돈했다. 치즈와 크래커는 부엌으로 가져다가 쓰레기통에 던져버렸다.
그녀는 손을 박박 문질러 씻었다. 거기에 남은 그의 흔적을 남김없이 없애버렸다. 그가 이곳에 오지 않았던 것처럼, 오늘 오후에는 아무 일도 없었던 것처럼.
제6장 눈물의 블루스
추수감사절부터 크리스마스까지 마고는 매일 밤늦도록 바느질을 했다. 부모님의 금혼식 때 선물하려고 손수 디자인하고 장식을 한 침대보를 만드는 중이었다. 그녀는 원색을 써서 여러 개의 고리를 장식해 넣었다. 가운데 고리는 아버지와 어머니를, 다음 세 개의 고리는 마고와 자식들, 조그만 고리들은 다섯 명의 손주를 상징하는 것이었다. 침대보 생각을 해낸 것은 2년 전의 일이었다.
그때만 해도 어머니가 금혼식은 고사하고 다가오는 생일까지도 살지 못할까봐 걱정하고 있었다. 약간 어린 생각으로 마고는 침대보를 만드는 동안 어머니를 살아 있게 할 수 있다고 믿었다. 지금 그녀는 서해안으로 떠나기 전에 그것을 끝마칠 작정이었다. 베다니 언니는 비벌리 힐스에 있는 자기집에서 기념 잔치를 준비하고 있었다.
마고와 앤드루는 스튜어트와 미셀이 잠든 후에도 오래도록 응접실 난로 앞에 앉아 있곤 했다. 전축을 낮게 틀어놓은 다음 앤드루는 독서를 하고 마고는 바느질을 하는 것이었다.
그럴 때면 마고는 일찍이 느껴본 적이 없는 평온함을 느꼈다. 그녀는 가끔 앤드루가 아직 함께 있다는 것을 확인하듯 고개를 들어 그를 쳐다보았고 그는 미소를 지어 보이거나 머리를 쓰다듬거나 손을 잡아주곤 했다.
밤이 깊어지고 눈이 피로해지면 그녀는 그의 품에 안겨 꺼져가는 불을 바라보면서 이것이 인생이라는 생각을 하곤 했다. 어떤 때는 그들은 양탄자 위에서 사랑을 나누었으며, 마고는 절정에 오르면 소리를 내지 않기 위해 앤드루의 어깨를 깨물곤 했다. 그 다음에 함께 아래층으로 살며시 내려가 서로 부둥켜안고 잠자리에 들곤 하는 것이었다.
마고는 5 년 동안 혼자서 잠을 잤었다. 프레디와 결혼해 사는 동안 비록 프레디가 침대 반쪽을 차지하고 침대 옆 테이블에는 젤리통을 놓아 언제라도 그녀를 즐겁게 해줄 준비를 하고 있었지만 실제는 혼자 잔 거나 마찬가지였다. 그는 잠자는 동안에도 그녀를 안아주지 않았으며 따뜻하고 포근하게 사랑받고 있다는 느낌을 주지 않았다.
자다가 한밤중에 몸을 뒤척여도 부드러운 키스를 해주지 않았다. 마 고는 식구들에게 앤드루 얘기를 하지 않다가 그가 이사해 온 다음에야 말했다. 아이들이 먼저 얘기를 하면 곤란할 것 같았기 때문이다. 그녀는 일단 얘기를 하면 반발이 좀 있을 것을 알고 있었다.
"기절하겠다. 얘 !" 베다니 언니가 말했다.
"언제 만났니 ?"
"8 월에."
마고는 베다니 언니가 안 지 세 달밖에 안되었는데 함께 사는 데 대해 찬성하지 않는다는 것을 알 수 있었다.
"그런데 그 사람 직업이 뭐지 ?" 베다니가 물었다.
"작가야."
"볼더 사람이니 ?"
베다니는 볼더 사람을 좋아하지 않았다. 이곳을 방문해서 거닐 때마다 중년의 건달들을 가리키며 넌더리를 내곤 했다.
한번은 이런 말도 한 적이 있었다.
'퇴물들은 모두 여기 모이는 것 같구나.' '천만에 !' 마고는 그때 힘주어 말했었다.
"여기 온 지 얼마 안되는 사람이야." 마고가 말했다.
"플로리다 출신이야."
"아, 플로리다." 베다니가 말했다.
"그 사람이 하비의 형을 알고 있는지 모르겠구나. 몇 년 전에 플로리다로 이사 갔는데. 너도 아이크와 라나가 기억나지 ?"
"글쎄..... 워낙 오래된 일이라서."
"그래, 파티 때 그들을 만나게 될 거야. 파티 때는 사람들을 모두 만나게 되겠지."
그녀가 말을 멈췄다. 마고는 언니의 모습을 상상해 보았다. 침대에 걸터앉아서 귀와 어깨 사이에 수화기를 끼우고는 지난주 손톱에 바른 매니큐어를 벗기고 있겠지.
"그도 데려오지 않겠니 ?"
"그이는 야회복이 없어." 마고가 대답했다.
"한 벌 빌면 되잖니 ?"
"빌려 하지 않을 거야."
"그는 전위작가니 ?"
"그렇지는 않아."
"그래...... 그 사람이 잘 어울릴 수만 있다면 나로선 상관없다."
"특별히 문제될 것은 없다고 생각했는데 파티의 복장은 어떻게 하지 ?"
"마고, 이건 공식 행사야. 내가 지금 여기에 나와 살고는 있지만 마음은 아직 뉴욕 사람이어서 공식 행사 때는 항상 검은 넥타이 차림이어야 한다고 생각해 !"
"그래."
"스튜어트한테 외할아버지의 체면을 쩡각해서 목욕을 깨끗이 하고 오라고 단단히 일러라. 지난번에 그애를 만났을 때는 1 마일 밖에서도 냄새가 나더구나."
"아, 그거라면 완전히 달라졌어." 마고가 말했다.
"지금은 씻지 말라고 해도 잘 씻어. 여자친구가 생겼거든."
"정말이니 ?"
"응."
"그래도 모르는 일 아니니." 베다니가 웃으며 말했다.
"목소리가 무척 행복하게 들리는구나, 마고."
"응, 실제로 행복해."
"나도 기쁘다. 오래 전에 프레디와 결혼하지 말라고 내가 주의주던 것에 관해 생각하려고 했었는데...... 기억나니 ?"
"그래."
"내가 걱정한 것은 프레디라는 사람 자체가 아니었어. 너무 서둘러 결혼해서 아이를 낳는 것 때문이었지. 네가 준비하기도 전에 말야. 그 당시에는 나 자신의 문제도 많았지. 요즈음은 몇 년이 지나니 하비와 잘 해결해 나가고 있다. 열정적이진 않지만 훌륭하게 말이야. 너와 프레디는 정열적이었지...때 요즘은 섹스 문제는 잘돼가니 ?"
"응." 마고가 대답했다.
"두번째니까 그건 확실히 하겠지."
배다니는 재치있게 말했다.
"나도 그런 것 같다고 생각해."
마고가 먼저 전화를 줄 기회도 갖기 전에 어머니한테서 전화가 걸려왔다.
"얘, 마고...... 방금 베다니한테서 좋은 소식을 들었는데...... 심각한 상대가 생겼다면서 ?"
"심각한 상대요?" 마고가 말했다.
"그래. 거기서는 그렇게 부른다면서 ? 조엘이 그렇게 부르는 것같더라. 아이도 하나 쩡겼어. 슷직히 말해서 남자친구가 있다는 말을 듣는 것보다는 그편이 훨씬 듣기 좋더라. 많이 성장했다는 얘기니까. 그렇게 생각하지 않니 ?"
"저도 그렇게 생각해요."
"그러니 얘야, 말해봐...... 진짜 남자다운 사람이냐?'"
"아주 훌륭한 남자예요. 어머니도 틀림없이 좋아하실 거예요."
"그래서 진지하게 만나고 있니 ?"
"네, 그래요. 우리는 6개월 동안 신중하게 교제할 작정이에요."
"6개월 ?" 그녀의 어머니가 말했다.
"그게 무슨 뜻이냐...... 6개월이라니 ? 그런 말은 처음 듣겠구나."
"반드시 6개월 동안이라는 뜻은 아니에요."
마고는 어머니를 이해시키려고 애썼다.
"훨씬 더 오래갈 수도 있어요. 우리도 그렇게 되길 바라고 그게 잘되는 한 함께 지낼 거예요."
"그게 잘되는 한?" 그녀의 어머니가 말했다.
"그게 무슨 뜻이냐?"
"잘 아시잖아요."
마고는 이런 대화는 그만 했으면 하고 바라면서 말했다.
"우리가 계속 함께 지내고 서로를 염려해 준다면......"
"사랑은 어쩌고?" 그녀의 어머니가 물었다.
"사람들은 이제 사랑할 줄 모르니 ?"
"아네요, 물론." 마고가 말했다.
"우린 사랑하고 있어요."
"그럼 됐다. 여섯 달이 지나면 결혼하겠구나."
"아직 결혼 얘기는 없었어요."
"원 ! 그게 무슨 소리니 ? 그 얘기를 해야지 !"
그후에 그녀는 앤드루와 함께 침대에 누워 말했다.
"우리 어머니가 당신을 나의 '심각한 상대'라고 말하시더군요."
앤드루가 웃었다.
"이리 와요. 얼마나 심각한 상대인지 보여줄 테니."
마고는 그에게 다가갔다.
"만져봐......"
"어머......너무너무 심각한 상대로군요."
마고가 볼더에 산 지 꼭 3개월째 되는 날 그녀의 아버지한테서 전화가 걸려왔었다.
그녀는 나쁜 소식이라는 것을 금방 알아차렸다. 아버지의 목소리에서 느낄 수 있었다.
"아버지......" 마고가 말했다.
"무슨 일이죠...... 무슨 나쁜 일이라도?"
"네 어머니가 말이다." 그가 말했다.
"업원을 했단다...... 방금 검사를...... 너한테는 말하지 말라고 그랬다만."
"무슨 검산데요?"
"글쎄, 뭐라고 할까...... 조그만 호이 몇 개 났어. 겨드랑이에 말이야. 아무것도 아닐 테지만 의사가 확실한 것을 알아야 한다고 입원시켰단다."
"될 수 있는 대로 빨리 그곳으로 가겠어요."
마고가 말했다. 그녀는 다음날 아침 동부행 비행기를 탔다. 미셀의 영어 선생과 서둘러 몇 가지 의논을 한 다음이었다. 그 선생은 젊은 여자로서 호감가는 인상이었고, 학생의 부모가 여행중에는 종종 학생을 맡아주기도 한다는 것이다.
그녀는 라과디아에서 즉시 택시를 타고 뉴욕 병원으로 달려갔다. 복도를 돌아다니며 412호실을 찾는데 언니와 동생의 목소리가 들렸다. 그녀의 아버지도 함께 있었는데 세 사람 모두 어머니의 침대 옆에 서 있었다.
그녀의 어머니는 분홍색 레이스가 달린 가운을 입고 앉아 있었다. 평소에는 얼굴로 훌리내리던 머리칼을 뒤로 빗어넘긴 탓으로 눈이 더 커보이고 얼굴이 무척 조그맣고 창백해 보였다. 그런데도 웃기도 하고 농담도 하면서 어떤 일이 닥쳐오든 잘 극복하려고 애쓰고 있었다.
어머니는 언제나 마고에게 유머란 인생을 헤쳐나가는 유일한 길이라고 말해왔었다.
"마고 !"
그녀의 어머니는 두 팔을 앞으로 내밀며 말했다.
"이만한 일로 비행기를 타고 을 것까지는 없는데..... 그저 몇 가지 검사를 받는 젓뿐이다. 에이브...... 당신. 왜 이 아이한테 얘기를 했어요?"
"잘하신 거예요."
마고는 어머니의 부드러운 볼에 키스하면서 말했다. 어머니가 좋아하는 셜리머 향수 냄새가 났다.
"엄마와 함께 여기 있고 싶어요."
그때 간호원이 어머니의 혈압을 재러 들어왔다. 간호원은 덩치 큰 흑인 여자로 잿빛 머리에 유난히 큰 안경을 쓰고 있었다.
"이애는 내 딸 마고라오." 그녀의 어머니가 말했다.
"콜로라도에서 오신 따님이세요?" 간호원이 물었다.
"맞아요."
그녀의 어머니는 존 덴버의 흉내를 내며 노래를 흥얼거렸다.
"로키 마운틴하이......아이 아이 아이 아이......로키 마운틴로 우...... 오우 오우 오우 오우......"
"정말 재미있는 분이세요."
"그렇고말고." 마고의 아버지가 말했다.
그후, 베다니와 조엘과 아버지가 음식점으로 내려간 다음 마고의 어머니가 베개를 베고 누워 물었다.
"그럼 얘기 좀 들려다오...... 넌 어떻게 지내니......아이들은 다 잘있니 ?"
"다 잘 있어요."
"거기서 사는 것이 좋으냐"'
"좋아하게 될 거예요. 아직 단정하기엔 일러요."
"네가 그렇게 멀리 이사 간 이유를 알 수가 없구나."
"그렇게까지 먼 건 아네요. 제가 보내드린 지도를 보셨어요? 거기 보면 콜로라도와 루바 아줌마가 사는 애리조나가 붙어 있잖아요? 그리고 콜로라도는 캘리포니아만큼 먼 것도 아니잖아요?"
그녀의 어머니는 스테인버그 시대의 세계관을 갖고 있었다.
"뉴저지쯤으로 갈 수도 있었잖니 ?"
그녀의 어머니가 물었다. 마고는 웃었다.
"아네요. 전 과거를 깨끗이 잊고 새로운 인생을 시작하고 싫었어요. 잘 아시잖아요. 그러니 제 걱정은 마시고......엄마 얘기 좀 하세요."
"얘기할 게 뭐 있어야지." 어머니가 말했다.
"악성이면 수술을 하겠지. 이렇게 말했단다. '주저하지 말고 떼어내시구려. 한쪽 가슴이 없어도 에이브는 날 사랑할 테니까......그리고 만약 두 쪽 다 때어낸다 해도 상관없어요.'라고 말이다."
그런데 그렇게 되었다. 두 쪽 다 절개를 해야 한다는 것이었다. 수술의 성공 여부도 확신할 수 없다는 얘기였다. 하지만 화학요법 다음에 방사능을 써서......
그들은 하늘에 맡길 수밖에 없었다. 정작 위로를 받아야 할 쪽은 마고의 아버지였다.
"네 어머니 없이는 난 하루도 못 산다."
"어머니는 괜찮으실 거예요."
마고는 아버지를 안심시키려고 애쓰며 말했다.
"만약...... 만약 말이다. 수술이 성공하지 못하면 어쩌지 ?"
"아빠, 앞날을 그렇게 절망적으로 생각하지 마세요." 마고가 말했다.
"마음을 가라앉히고 기다려 보세요."
"네 어머니는 내 생명이야."
그렇게 중얼거리는 그의 눈에는 눈물이 괴어 있었다.
"너희들을 사랑하고 손주들을 사랑하지만 너의 어머니는 내 생명이야."
아, 엄마는 저런 사랑을 받다니......하고 마고는 생각했다. '저토록 완벽한 사랑을 받다니 ! 과연 난 저런 사랑, 저런 헌신을 받아볼 수 있을까?'
의심스러웠다. 사람들은 이제는 열심히 사랑하지 않는다. 두려워서 말이다.
"이걸 봐라."
수술이 끝난 이틀 후 어머니가 말했다.
"케이크처럼 판판하구나...... 남자처럼....."
그로부터 며칠 후에는 이렇게 말했다.
"오늘 아침에 예밸 젊은 여자가 날 찾아왔었단다. 그 여자를 보니 네 생각이 나더구나. 네가상상할수 없을 만큼 너를 닮았더라. 그런데 나한테 희망적인 얘기를 많이 해주더구나. 넌 어떻게 생각하니......가령 내 나이에 모조 유방을 쓴다거나 유방 재생수술을 받는다면 ?"
"그러지 못할 게 뭐 있나요" 마고가 말했다.
"얘야, 넌 뭔가를 알고 있구나. 난 암이라는 얘기를 듣고서도 포기하지 않을 사람이야. 앞날을 설계하겠지. 이겨내야 한다고 자신에게 계속 다짐하고 있단다. 아마 내가 낙천주의자라서 그럴 거야."
"어머니는 이겨내실 거예요. 이런 때는 낙천주의자가 되는 게 좋기도 해요."
"마고, 넌 아이들 중에서 가장 날 많이 닮았다. 그게 나쁜 건지 좋은 건지는 모르겠지만."
"엄마, 난 엄마를 많이 닮은 것이 좋아요."
그녀의 어머니는 미소를 지었다.
"그래 ? 나도 마음속으로는 그렇게 생각한단다."
마고는 프레디에게 전화를 걸었다.
"전 지금 뉴욕에 있어요. 어머니가 입원하셨어요."
"심각한 병이 아니라면 좋겠군."
프레디가 말했다.
"유방 양쪽 절개수술을 받으셨어요."
"그것 참 안됐군. 꽃을 보내겠어."
"아네요, 아무것도 보낼 필요는 없어요......그저 당신에게 알리는 것이 좋을 것 같아서 알리는 것뿜이니까요."
"꽃을 보내 겠어."
긴 침묵이 흘렀다. 그러다가 프레디가 입을 열었다.
"어디쯤인지는 모르지만 그래 거기서 살기는 어떻소?"
"대체적으로 잘되어 나가고 있어요."
"마고, 난 법정으로 이 문제를 끌고 갈 수도 있었소. 법정에 가서 당신이 아이들을 그렇게 멀리 데려가지 못하도록 명령을 받아낼 수도 있었단 말이오. 당신은 아이들과 나의 관계를 끊어놓은 것이오. 언젠가는 아이들이 당신을 원망할 거요."
"당신 의견이 정 그렇다면 내게 항의할 수도 있었을 텐데요......"
"내가 실수한 거요. 당신이 아이들울 데려가도록 해서는 안되는거였는데......"
"뉴욕에서는 태양열 주택 설계에 몰두할 수가 없었어요, 프레디......"
"마고, 그런 이치에 닿지 않는 소리 말아요."
"그만둡시다." 마고가 말했다.
"전 요즘 괴로우니까요"
"언제 당신이 괴롭지 않은 때가 있었나? 당신은 괴로운 때에 더 잘 지내더군."
"좋아요, 그렇다고 해두죠. 엘리자는 잘 있나요?"
"잘 있소."
"다행이군요."
"아이들은 누구한테 맡겼소??' 그가 물었다.
"미셀의 영어 선생님한테요."
"믿을 만한 사람인가?"
"아무러면 제가 믿지 못할 사람에게 아이들을 맡겼겠어요?"
"그랬겠지."
"그럼 안녕히 계세요, 프레디."
"안녕, 마고 ! 어머니 문제는 정말 유감이군."
그녀는 전화를 끊었다. 묵은 분노와 원한이 되살아났다.
그녀는 프레디가 원하는 아내가 못되었었다. 아직도 그는 자기 욕심만 생각했던 데 대해 힐책하고 있었고, 지금도 그녀로 하여금 죄책감을 느끼도록 할 수 있는 존재였다.
프레디는 고분고분한 아내를 원했었다. 마고는 그에게 그런 말을 한 적이 있었다. 디너 파티의 메뉴를 놓고 크게 언쟁하던 중의 일이었다. 그녀는 소설책을 방에다 집어던지고 그의 왼쪽 어깨를 붙잡고 소리를 질렀다.
"당신은 생각이라곤 하지 못하는 장난감 인형을 원하나 보군요? 우아하고 조그만 디너 파티를 준비해 주고, 당신이 하고 싶을 때면 언제나 응해주는 장난감 인형 말예요 !"
"맞아."
프레디는 어깨의 손을 치우며 대꾸했었다.
"내가 원하는 아내는 바로 그런 아내야."
집으로 돌아오자 스튜어트와 미셀은 외할머니에 대해 이것저것 물었다. 마고는 대체로 사실대로 말했지만 아이들이 걱정할 것 같아 의사들이 최대한으로 노력하고 있고 외할머니는 아주 상태가 좋다고 얘기해 주었다.
"그럼 탭댄스를 하실 수도 있나요?" 미셀이 물었다.
"아니, 아직은 그러실 수 없어. 하지만 틀림없이 곧 다시 하실 수 있을 거야."
마고의 어머니는 예순 둘의 나이에 탭댄스를 시작한 사람이었다.
<안돼, 안돼, 나넷>이라는 작품의 새공연에서 루비 키러의 공연에 자극을 받아 1 주일에 세 시간씩을 배웠다. 춤솜씨는 훌륭했다. 그녀의 큰딸 베다니가 서해안으로 이사 가고, 마고가 볼더로 이사하기 전에는 손주들에게 즐겨 춤을 보여주었다. 마고는 외할머니가 다시는 탭슈즈를 신을 수 없을지 모른다는 얘기를 자마 미셀에게 털어놓을 수가 없었다.
마고는 앤드루를 금혼식 파티에 데려가야 할지 확실히 정할 수가 없었다. 그러기에는 너무 이른 것 같았다. 하지만 베다니 언니가 마리나 델레이 반도에 있는 콘도미니엄을 빌려주겠다고 하는데 어떻게 거절할 수가 있겠는가? 앤드루와 단둘이서 1 주일을 보낼 수 있는데, 주위에 아무도 없이 1 주일간 사랑을 나눌 수 있는데 말이다.
로스앤젤레스까지 차를 타고 가자는 건 앤드루의 제안이었다. 스튜어트와 미셀을 덴버 공항에 내려놓고. 눌이서만 길을 달리자는 계획이었다. 듣고 보니 아주 낭만적일 것 같았다. 아이들도, 책임감도, 비서의 전화도 없을 것이다.
비비는 앤드루에게 전화를 걸어 그가 자기 인쨍을 망쳐놓았으며 사라의 머리에 못된 사고방식을 심어놓고 있다는 폭언을 퍼붓곤 했다.
비비가 신경질을 낼 때마다 마고는 전화를 끊으라고 독촉했으나 그는 듣지 않았다. 그녀의 감정을 꺾으려면 신경질을 받아주는 것이 낫다고 믿고 있었다. 간호 마고가 전화를 받으면 비비는 그녀에게 이렇게 퍼부어 대곤 했다.
"그이는 믿을 만한 인물이 못돼, 이 바보야. 그것도 깨닫지 못했니 ? 그이가 찾는 것이란 다만 손쉬운 섹스 상대와 살 곳뿐이란 말야. 너에게든 누구에게든 간에 조금도 준다는 것을 모르는 사람이야."
앤드루가 비비의 집에 가서 마고네 집에 들어가 살겠다는 말을 하고 돌아온 날 저녁에 마고가 물었다.
"어떻게 됐어요? 그녀가 어떻게 받아들이던가요?"
앤드루가 대답했다.
"모르겠어, 처음엔 꽤 유쾌하게 대하더니 나증엔 신경질을 내더군."
"곧 현실로 받아들이겠죠. 걱정하지 마세요."
"당신은 낙천주의자로군" 그가 말했다.
"항상 뭐든지 다 잘될 것이라고 생각하니 말이야."
"실제로 그렇게 될 테니까요."
"마고, 그건 현실성이 없는 생각이야. 잘 안되는 일도 얼마든지 있어. 이런 일은 애초부터 뒤엉키기 시작해서 끌까지 뒤엉켜 있는수도 있단 말이야."
"저도 실망을 겪을 만큼 겪어봤어요."
"지금 실망에 관해서 이야기하고 있는 것이 아닌데....."
그가 침대에 눕더니 두 손으로 눈을 가렸다.
"잘될지 모르겠군."
"뭐가요?"
"내가 여기 사는 것, 사라를 편하게 해주기는커녕 더 힘들게 만들것 같아. 이곳을 떠나 마이에미로 가야 할까봐."
"우린 상당히 가까와진 줄 알았는데요."
"당신도 나와 함께 가야지."
"함께 갈 수 없어요. 안돼요, 잘 아시잖아요. 전 여기서 해야 할일이 있어요."
"거지 같은 일 !"
"저도 당신도 가면 안돼요. 만일 사라가 자기 때문에 당신이 여길 떠난다고 생각하면 어떻게 하겠어요?"
'그러지 마세요. 이제 겨우 시작인데 지금 떠나지 말아요. 당신이 떠나면 난 다시 시작할 자신이 없어요."
그러나 그녀는 이 말을 입 밖에 낼 수가 없었다.
"처음부터 볼더에 온 것이 잘못이었어."
"그럴지도 모르죠, 그렇지만 이미 왔잖아요..... 그리고 전 당신이......"
그녀는 말꼬리를 흐렸다. 그녀는 시선을 떨구며 생각했다.
'그리고 당신이 날 사랑한다고 생각하고 싶어요.'
그는 침대에서 일어나 그녀를 안았다.
"미안해 !" 그가 말했다.
"서로 알게 됨으로 해서 행복한 건 당신이 아니라 나요. 잘 알잖아......"
"잘될 거예요." 그녀는 그의 어깨에 기대어 말했다.
"새로 적응해야 할 일이 많아서 그런 것뿐이에요."
마고는 의식적으로 비비를 피하고 있었다. 점심때는 제임스 식당에서 떨어진 도서관에서 앤드루를 만나거나 혼자서 책상에 앉아 식사를 했다.
낮에 더 이상 몰려다니며 서점을 기웃거리는 일도 없었고, 일이 끝난 후 친구들과 볼더라도에 한잔 하러 가는 일도 없었다. 어쨌든 그녀는 친구들을 만날 시간이 없을 정도로 바빴다. 마음놓고 앤드루와 여행을 즐기기 위해 직장에서나 집에서나 모든 것을 정리하느라고 바쁘게 움직여야 했다.
한 남자를 계속 만난다는 것에 대해 클레어가 한 말이 사실이 아니라면 휴가가 끝나고 나서 친구들에게도 시간을 좀 낼 수 있을 것이다. 클레어의 말에 의하면, 남자에게 몰두하면 다른 사람들과는 그전처럼 가깝게 지내기가 힘들다는 것이었다. 지난 두 달 동안은 앤드루가 그녀의 모든 것, 동료이자 에인이며 흉금을 털어놓을 수 있는 친구였다.
마고는 비비가 주택단지 건축에 쓰려던 땅을 다시 시장에 내놓았다는 소식을 듣고는 실망했다. 클레어가 전해준 소식이었다.
"비비는 너와 손잡고 일할 수 없다고 느끼나봐." 클레어가 말했다.
"더 이상은 못하겠다는 거지. 그렇다고 해서 다른 건축가와 시작하기도 싫고 말이야."
"하지만 땅을 다시 시장에 내놓다니......"
"그녀는 아주 고민이 많아." 클레어가 말했다.
"앤드루가 너와 함께 살게 된 것 때문이 아니라 네가 행복하다는 걸 드러내 보이기 때문이야."
"난 행복을 드러내 보인 적 없어." 마고가 말했다.
"알아. 하지만 그렇게 느껴지는 결 어떡하니 ? 너의 그 환한 표정하며, 행복에 차 반짝이는 얼굴......"
"난 그녀의 감정을 생각해 주려고 에쓰고 있어...... 입장을 바꿔놓고 생각하기도 하고...... 정말이야, 그런데 그녀가 그걸 더욱 어렵게 만들고 있어. 증오심을 너무 노골적으로 또현하고 영 마음을 터놓지 않는 거야. 비비는 앤드루가 돌아오길 바라는 걸까?"
"누군가가 그를 차지한다는 것이 싫다는 감정 이상일 거야. 생각해 봐, 마고.....너회 둘 모두 내 친구야. 누구 면을 들 수는 없어. 둘 중 어느 한쪽을 택할 수는 없잖아."
"어느 쪽을 택하라는 게 아니야." 마고가 말했다.
마고는 비비가 아이를 잃었다는 사실을 계속 염두에 두고 있었다. 언젠가 하마터면 클레어한테 그 이야기를 해버릴 뻔했지만 가까스로 자제했다. 비비가 자진해서 말하지 않는 한 클레어에게 얘기를 해서는 안된다.
그녀는 만일 자기가 아이를 잃게 된다면 어떤 심정일까 상상해 보려 했지만 생각 자체만으로도 너무 무서워서 더 이상 계속할 수가 없었다. 옛날 스튜어트가 어렸을 때 몹시 앓은 적이 있었다. 열이 40도를 넘었는데도 의사들은 어디가 잘못된 건지 밝혀내지 못했다.
검사 결과를 기다리는 동안 아이는 여러 날을 침대에 누워 있었고, 마고는 스튜어트의 침대 옆 바닥에서 잠을 자면서 시간마다 그의 조그만 몸을 알콜로 닦아주었다.
그때, 마고는 아이를 잃을지도 모른다는 절망적인 생각에 빠졌었다. 그런데 비비는 건강한 열 살 난 아들을 잃었어..... 마고는 그 사실을 떠올리며 그녀를 미워할 것이 아니라 동정심을 가져야 한다고 생각했다.
앤드루와 마고는 휴가 첫날 공항에서 비비와 루이스를 우연히 만났다. 비비는 아주 냉정한 태도로 앤드루를 루이스에게 소개하고는 마고와 그녀의 아이들은 완전히 무시해 버렸다. 마고는 화가 났다. 앤드루와 자동차로 로스았젤레스까지 드라이브했을 때까지도 여전히 분이 풀리지 않았다.
비비가 공항에 나타나지만 않았더라면 지금 차 안의 이런 긴장감은 없을 것이라고 마고는 생각했다. 앤드루는 자동차의 라디오에서 흘러나오는 컨트리 웨스턴 음악에 맞춰 흥얼거리려 애썼지만, 그것은 억지로 명랑한 채하는 것이라는 사실을 둘 다 알 수 있었다.
'엄마들은 아이들을 카우보이로 만들지 마세요'라는 가사가 나오자 앤드루가 말했다.
"내가 아홉 살 무렵에 뉴저지의 하켄색에 있을 때에는 무엇보다도 카우보이가 되고 싶었지."
"말을 타고 다녔었나요?" 마고가 물었다.
"아니...... 자전거였어."
"말 없이 카우보이가 되기는 어렵잖아요."
마고는 애써 웃음을 지으며 말했다.
"지금 운전하는 걸 보니 꼭 카우보이 같긴 하지만."
앤드루의 안색이 변하더니 속도를 늦추었다.
"80킬로 이상으로 달릴 생각은 아니었는데."
마고가 말을 더듬거렸다.
"제 말뜻은..... 이런...... 미안해요......"
"괜찮아."
앤드루가 말했다. 그러나 괜찮은 정도가 아니었다. 괜찮을 리가 만무했다. 마고의 말은 그에게 보비의 죽음을 생각나게 했다. 보비의 죽음은 언제나 앤드루를 따라다녔다. 그녀는 때때로 나타나는 그의 우울증과 함께 그 사실을 이헤해 주어야겠다고 생각했었다.
처음에는 그의 우울증이 작가의 말이나 행동 때문이려니 생각했었지만 이제는 그게 아니라는 걸 알고 있었다. 보비를 생각케 하는 일이 약간이라도 있으면 그는 우울해졌고 기가 죽었다.
그녀는 그에게 그럴 필요가 있느냐고 말해본 적도 있었지만 그는 아무런 반응도 없었다. 그녀가 몇 번이나 그 이야기에 관해 조르자 그는 더욱더 우울해했다. 그녀는 그가 보비 얘기를 해주던 날 밤을 떠올렸다.
'나는 더 이상 자신에게 미안하다고 생각하지. 않으며, 다른 사람이 나한테 미안하게 생각하는 것도 바라지 않아. ' 그래, 나도 이 사람한테 미안해할 필요 없어.
로스엔젤레스까지 가는 동안 그들은 줄곧 말이 없었다. 스물 네시간 동안 쉬지 않고 번갈아 가면서 운전했다. 낭만적인 정사를 벌일 계획은 완전히 무산되어 버리고 말았다.
미셀은 처음에는 기념 파티에 가지 않겠다고 말했었다. 그녀는 베벌리 힐스에 있는 배다니 이모의 집에서 5 일 동안 머무르는 대신에 비행기로 뉴욕까지 직접 가기를 원했었다. 만약 그것이 할머니와 할아버지의 기분을 상하게 하지만 않는다면 그녀는 분명히 그렇게 했을 것이다.
미셀은 베다니 이모의 주위에 있을 때에는 언제나 골치가 아팠다. 베다니 이모는 입을 다문 적이 없었다. 미셀은 이모의 끝없이 계속 되는 이야기를 들으려고 노력했지만 열심히 노력하면 할수록 더욱더 머리가 아파졌다.
베다니 이모의 사생아인 꼬마 로렌은 그녀의 어머니가 배범리 힐스에서 외롭게 살았기 때문에 말을 그렇게 많이 한다고 말했다. 아마도 로렌의 말이 맞을 것이다.
마고와 앤드루는 덴버 공항에서 미셀과 스튜어트를 내려놓았다. 로스엔젤레스까지 자동차로 간다는 것은 앤드루의 생각이었으며 물론 마고는 앤드루가 원하는 것은 무엇이든 했다.
그것은 그들의 관심사였다. 미셀과 스튜어트가 잉꼬부부의 얘기를 들으면서 마고의 수바루 뒷좌석에서 스물 다섯 시간을 보낼 필요가 없는 한 누가 관심을 갖겠는가? 그가 마고를 마가릿타라고 부를때마다 미셀은 속이 메숙거렸다.
그런데 이게 뺀일인가. 공항에서 비비와 우연히 만났다. 미셀은 비비가 그들을 보았을 때 그녀가 나가려 하고 있었다고 생각했다. 그녀는 마치 그가 그녀의 냉명선인 것처럼, 루이스 같은 또는 다른 사람인 그 남자를 꼭 붙잡고 늘어졌다.
그 남자는 나이가 많아 보였으나 아주 늙은 것은 아니었다. 그는 웃는 모습이 멋졌으며 그에 비하면 비비는 격이 떨어져 보였다. 비비는 금귀고리를 내보이기 위해 머리를 뒤로 넘겼으며 뉴욕 번화가에서나 볼 수 있는 값비싼 가방을 들고 있었다.
미셀은 앤드루가 비비 같은 사람과 결혼한 이후에 그녀의 어머니에게서 본 것이 무엇인지 알 수가 없었다. 비록 미셀은 비비가 주위에 있는 가장 친한 사람이 아니라는 것을 인정한다 할지라도 그를 루이스에게 소개할 때 그녀는,
"루이스, 이분은 제 남편인 앤드루예요."
라고 말했는데 그것이 전부였다. 그녀는 다른 사람들은 존재하지 않은 것처럼 행동했다. 그러나 마고는,
"전 마고 샘프슨이고, 얘들은 제 아이인 스튜어트와 미셀이에요."
라고 말하면서 악수를 청했다.
한때 미셀은 정말로 어머니가 자랑스러웠다. 만약 마고가 색바랜 진바지와 허름한 스웨터를 입고 있지 않았다면 더 좋았을 텐데.
아무도 말하지 않을 때는 어색한 분위기로 되었으며, 그래서 동시에 모두가 이야기를 시작했다. 마침내 그들은 헤어져서 각각 반대방향으로 걸어갔다.
그들이 비행기에 탔을 때 미셀이 스튜어트에게 말했다.
"난 아까 분명히 앤드루 아저씨가 충격을 받았다고 장담해."
"왜 ?"
"그의 전아내와 그녀의 남자친구를 만나서 말이야."
"앤드루 아저씬 그렇게 마음 약한 사람이 아니야."
하품을 하면서 스튜어트가 말했다.
"오빤 베다니 이모집 대신에 우리들이 하와이로 가는 것이 좋다고 생각하지 않아? 하와이는 이국적이니까."
그녀는 반응을 보려고 스튜어트를 바라보았을 때 그가 잠들어 있음을 알 수 있었다. 그녀는 어떻게 비행기 안에서 잠들 수 있는지 이해할 수 없었지만 스튜어트는 잠들어 있었으며 비행기는 이륙했다.
그녀는 즈크로 만든 핸드백을 꼭 쥐었다. 그녀는 제미니에게서 기념 파티에 사용하기 위해 보석 박힌 장신구를 많이 빌었는데, 만약 그것을 잃어버리면 보상할 수 없을까봐 격정했다.
미셀은 파티에서 화제의 인물이 되고 싶었다. 아마도 그녀는 재미있는 누군가를 그곳에서 만날 것이다. 그러나 시인이나 학자는 만나지 못할 것이다. 왜냐하면 베다니 이모는 그런 사람을 한 명도 모르기 때문이다.
아마도 영화 스타를 만나게 되리라 기대했다. 왜냐하면 하비 이모부가 조금 큰 스튜디오를 했기 때문에 파티에 참석한 사람 중에 영화스타가 분명히 있을 것이다.
미셀은 영화 스타에게는 관심이 없었지만 그들의 세상이 어떻게 돌아가는지를 모르기 때문에 호기심이 많았다.
미셀은 <다니엘의 책>을 꺼내서 읽기 시작했다. 그녀는 다니엘이 그랬던 것처럼 그녀의 부모가 그들의 인생에 드라마틱한 어떤 것을 베풀어 주기를 원했다.
2주일 동안 플로리다로 가는 것은 특권으로 생각되었다. 그것은 사라의 어머니가 그녀에게 한 말이었다. 그러나 사라는 그것이 특권이 아니라고 생각했다. 그녀의 어머니는 휴가 동안 마우이라고 불리는 곳을 다녀왔다. 이제 그것은 특권인 것처럼 들렸다. 그녀의 어머니는 그녀에게도 오라고 초청했어야 했다.
그리고 아버지는? 이혼한 이후로 그녀는 매년. 크리스마스 휴가를 아버지와 함께 보냈다. 그러나 그해, 그는 마고와 함께 로스엔젤레스에 있었으며 그 역시 사라를 초청하지 않았다. 제니퍼의 예측이 꼭 들어맞았다.
"넌 부모를 믿으면 안돼. 그들은 언제나 그들에게 다른 사람이 없을 때에만 네게 관심을 가졌던 거야. 그들은 애인을 갖는 순간 너를 잊어버렸어."
"그들은 아마도 완벽하게 우리들을 잊어버릴 거야."
"완벽하게라니? 그게 무슨 뜻이지 ?" 사라가 물었다.
"그들이 우리가 죽기를 바란다는 것을 의미하는 거니 ?"
제니퍼는 자지러지게 웃었다.
"이런 바보 같으니라구. 그들은 그렇게 독하지는 않아. 그렇게 되면 부모는 여생 동안 죄의식을 느끼게 될 거야. 그들은 그것에 관해서 매우 미묘해. 그들이 하는 일은 우리를 학교에 보내는 거야. 그것이 그들을 위해서가 아니라 우리들 자신을 위해서인 것처럼 그들은 행동하지만 그들은 '내년에는 학교에 가야 한단다. 네가 아주 최고의 교육을 받을 수 있는 어떤 장소, 너는 수많은 재미있는 새로운 사람들을 만나게 될 거다. 세계에서 모여든 사람들......'이라는 등 부질없는 소리를 하지. 그리고 넌 '싫다'고 하지. 그러면 그들은 '하지만 너의 경험을 넓혀보겠다는 입장에서 생각해 보렴......'" "그래도 넌 '싫다'고 말하겠지."
"그러면 그때 그들은."적어도 1 년 동안만이라도 시도를 해보렴.'하고 말하지....."
"그리고 넌 '싫어요. 저에게 강요하지 마세요......'"
"그들은 '그건 이미 결정된 사항이다. 8월 15 일에 떠나도록 해라.'라고 말하지."
"날 강제로 기숙학교에 보내려고 노력한 사람은 아무도 없었어."
하고 사라가 말했다.
"그렇지만......"
제니퍼는 계속해서 말했다.
"그들은 네가 9 학년이 될 때까지 기다리는 거야. 그 방법으로 그들은 내 언니들을 학교에 보냈어. 그리고 난 그들이 나 역시 학교에 보내려 하는 것을 알고 있어. 난 엄마가 소녀였을 때 다니던 학교에 보내지리라는 것을 장담할 수 있어."
"어디에 있는데 ?" 사라가 물었다.
"버지니아에, 난 내 말을 갖게 될 거야."
"그것 참 멋진 얘기구나."
"내 말을 갖는다는 것은 학교에 가는 데 있어서 유일하게 좋은 점이야."
그렇게 사라는 플로리다로 갔으며 브로더 할머니, 할아버지와 함께 방학의 첫 주를 보냈다. 그들은 아빠와 마고에 관해 무척 듣고 싶어했다.
"마고는 어떤 여자지 ?" 브로더 할머니가 물었다.
"좋아요. 엄마만큼 예쁘지는 않지만."
"멋지니 ?" 할아버지가 물었다.
"멋져요. 엄마만큼 마르진 않았어요"
"넌 그녀를 좋아하는구나...... 네게 잘해주니 '"
"잘해줘요."
"혹시 그 아줌마 사진 갖고 온 것 없니 ?" 할머니가 물었다. 그녀가 왜 마고의 사진을 갖고 다닌단 말인가? 누가 마고가 어떻게 생겼는지 궁금해할지 어떻게 안단 말인가? 그것은 한때의 공상이었다. 그것은 어머니가 그녀에게 말한 것이었다. 사라는 정말로 그 표현.'잠깐의 공상'이라는 표현을 좋아했다. 그것은 아빠가 작품을 쓰는 동안 살기에는 면리한 곳이었다. 그러면 그녀의 할머니와 할아버지가 그 사실을 그렇게 큰 문제로 생각하는 것은 무엇 때문인가? 만약 그들이 전혀 알고 있지 못했다면 그녀는 마고 얘기를 하지않았을 것이다. 그녀는 어른들과 그들의 비밀들을 몹시 싫어했다.
마고에 대한 화제는 골디 할머니 집이나 다음날의 모리스 외삼촌 집에서도 마찬가지였다. 그들은 그녀의 미니애폴리스까지의 감사절여행에 관한 모든 것을 듣고 싫어했다. 그녀는 미니에폴리스가 너무 추워서 언제나 파맣게 입술이 질려 있었다는 것 이외에는 아무 말도 하지 않았다. 그리고 그녀는 루이스가 어머니보다 열 일곱 살 많다는 사실을 그들에게 얘기했다. 그러나 그들은 이미 알고 있었다.
사라는 그녀의 방학을 부모님에 관한 질문에 대답이나 하면서 보내고 싶지는 않았다. 그녀는 그들의 조부모를 방문하기 위해서 온다른 어린이들과 수영도 하고, 놀기도 했으면 하고 바랐다. 기왕 그들에게 말하기 시작할 바에야 사라는 자신의 일생에 관해서 얘기하고 싶었다. 그리고 그녀는 그들에게 그녀가 얼마나 멋진 아이이며, 그녀의 부모가 그녀에게 얼마나 감사하고 있는지, 만약 그녀의 부모들이 그녀에게 층분한 관심을 보이지 않으면 그녀는 플로리다로 즉시 돌아갈 것이라는 것 등을 얘기하고 싶었다.
"너도 네 또래의 친구들을 갖게 될 거야."
사라가 수영복을 처음 입었을 때 골디 할머니가 말했다.
"곧 많은 소년들이 네 뒤를 따라다닐 것이다. 네 엄마에게 그랬던 것처럼."
사라는, 나는 엄마와는 관계가 없어 ! 소년들은 그녀에게는 흥미조차도 갖고 있지 않다고 외치고 싶었다.
비비는 태양과 바다. 그리고 그녀를 흠모하고, 젊고 아름답다고 느끼게 하며, 그녀의 전인생을 더 낫게 만들어 준 루이스와 함께 마우이로 온 것은 정말 잘했다고 생각했다.
그녀는 공항에서 자신을 뽑냈었다. 그녀는 이제 자신을 어느 정도는 자제할 수 있었다. 그 전날 밤에 그녀는 앤드루에게 전화해서 소리쳤었다.
"당신은 도대체 뭘 원하지 ?"
그가 물었다.
그녀는 '앤드루, 당신이 다시 돌아오는 거예요.'라고 말하고 싶었지만 그것은 너무 비참하게 생각되었고 더군다나 그녀는 자신이 진실로 그렇게 생각하는지도 확신할 수 없었다.
그래서 그녀는 대답했다.
"나는 내 인쩡에서 당신이 없어졌으면 해요. 내 영역에서 당신이
사라졌으면 한다구요. 사라는 내 자식이에요."
"사라는 당신과 나의 자식이오."
그는 말했었다.
"그렇지 않아요. 이곳에선 사라는 내 자식이에요."
그러고 나서는 수화기를 내동댕이치듯 내려놓았다.
그녀는 그들이 자기에 관해 얘기하고 있거나 사랑을 나누고 있다는 생각이 들 때, 이따금씩 그들의 집에 전화를 했다. 그녀는 그들이 침실에 함께 있거나, 꼭 골어안고 마고의 머리가 그의 가슴 위에 있는 것들을 상상하는 것을 혐오했다. 그녀는 그가 그들 인생의 가장 친근한 사소한 것들까지도 공유하는 그들의 결혼생활에 관해 마고에게 말한다는 것도 혐오스러웠다.
비비는 한밤중에 전화를 걸곤 했는데 곧 끊어버렸다. 그녀는 통화하고 싶지는 않았다. 그녀는 자기가 근심하고 있으며, 그들이 함께 고통을 당하게 될 것을 알고 있는 그들에게 그런 모습을 보이려 하지않았지만 자제할 수 없었다. 만약 그가 떠나버린다면...... 만약 마고가 앤드루를 너무 사랑해서 그와 함깨 떠난다면...... 사랑...... 사랑이라는 생각을 하면서 그녀는 웃었다.
그녀와 루이스는 매일 오후에 사랑을 했다. 때때로 그녀는 두 눈을 크게 뜨고 그를, 천장의 귀여운 디자인을 웅시했다. 때때로 그녀는 정신이 혼란해지곤 했는데, 루이스가 그녀의 아버지라고 생각하곤 했다. 그의 손에는 아주 친근한 어떤 것이 존재하는 것 같았다.
그녀는 몇 번이고 그를 아버지라고 부르는 데 익숙해졌지만 어떤 때에는 갑자기 그렇게 말하는 것을 중지했다.
루이스는 그녀의 아버지가 돌아가셨을 당시의 나이보다도 나이가 많았다. 그녀는 아버지가 돌아가셨을 때의 정확한 나이를 기억할 수가 없었다. 단지 그녀는 어머니가, 아버지는 어떤 여자의 침대에서 죽었다고 한 말만을 기억할 수 있었다.
붉은 머리의 어떤 소녀, 가난한 아일랜드인, 그러나 그건 아마도 그녀의 어머니가 그런 거짓말을 했었을 것이다. 그 당시 그녀의 어머니는 모리스 이모부와의 사건이 있었기 때문이다.
그랬다. 비비는 아버지가 어머니를 자기의 형부와 관계를 가졌다는 죄목으로 고소했었다는 것이 기억났다. 그러나 그런 것들은 중요 하지 않았다.
"전 가끔 머리가 멍헤지면서 모든 것이 회미해져요." 하고 비비가 말했다.
"집으로 돌아가면 안과의사를 한번 찾아가 봐야겠소. 안경을 필요로 하는 증상인 것 같구만."
그러고 나서 루이스는 비비의 손가락에 하나씩 키스를 했다.
비비는 웃었다. 웃음을 멈출 수가 없었다. 비비는 배가 아플 때까지 웃었다.
루이스는 아무것도 모른다. 루이스는 생각이 조금도 없었다. 그리고 그녀는 만약 자신이 실제로 어떤 사람인가를 알게 된다면 그는 자기를 더 이상 사랑하지 않을 것이라는 가능성을 파악하고, 그에게 자신에 관해 얘기함으로써 그것을 망쳐버리고 싶지는 않았다.
"나는 이곳을 절대로 떠나지 않을래요."
어느날 그녀는 다리에 올리브유를 바르면서 말했다.
"비비, 당신이 그렇게 원한다면 그렇게 해줄 수도 있소. 바다 위의 유리집 같은 장소를 찾아봅시다."
"어머나, 루이스, 정말이세요? 정말로 나를 기했게 해주기 위해서라면 무슨 일이든 하겠어요 ?"
"물론 하고말고."
그는 안락의자 가장자리에 앉아서 진지하게 말했다.
"루이스, 당신은 저에 대해서 모르는 것이 너무 많아요."
"만약 당신이 내가 알기를 원한다면 이야기해요, 모든 것을......하지만 그렇지 않다면 그것은 아무런 문제도 아니오."
비비는 아직도 루이스에게 보비에 대해서 말하지 않았다.
그녀는 남은 인생을 속이면서 살아갈 수 있을지 의문이었다. 행복한 체하면서, 그가 지금까지 알고 있는 사람 중에서 가장 착실한 사람인 것처럼 속이면서 살아갈 수 있을지 의아스러웠다.
속인다는 것은 너무나도 고통스러웠다. 그것은 그녀의 거의 모든 정력을 빼앗아갔다. 때때로 그녀는 속이는 것에 너무 싫증이 나서 그가 그녀에게 가라고 하거나, 그녀가 조용히 살짝 빠져나가거나, 따뜻한 바닷물이 그녀를 덮쳐서 어딘가로 데려가 주었으면......하고 생각했다.
"비비, 나와 결혼해 줘. 지금 당장." 루이스가 말했다.
제7장 사랑의 끝
앤드루는 부엌의 싱크대 밑에서 발견한 쌍안경을 눈에 대고 베다니의 콘도미니엄 옥상에 앉아 있었다. 마고는 그가 둑을 떠나는 우아한 범선들의 긴 행렬을 보고 있다고 생각했다. 그녀는 등에 태양빛을 받으면서 마차에 누워 있었다. 그녀에게는 일광욕이 가장 중요했다. 그녀는 몇 년 동안의 부주의한 일광욕 때문에 여름철의 가장 중요한 목표가 헷볕에 살을 잘 태우는 것이었을 때, 눈과 입 주위에 필요 이상의 주름살이 생겼다.
그녀는 항상 모자를 사용하라고 타일렀으나 미셀은 고도가 높아서 더 심하게 피부를 해치는 콜로라도에서는 유독 충고를 들으려 하지 않았다. 미셀은 마고가 벌써 마혼 살이라는 것을 믿지 않았다.
"한번 보겠어 ?"
마고 옆으로 쌍안경을 보면서 지나가던 앤드루가 말했다.
"이곳부터 베니스 해안까지는 사람들이 굉장해."
마고는 쌍안경을 눈에 갖다 댔다. 그의 말이 맞았다. 해변은 태양에 검게 탄, 올리브유를 바른, 그리고 그녀가 이제까지 보아왔던 짧은 비키니 수영복을 입은 사람들로 가득 차 있었다. 키가 크고, 호리호리하고 멋진 사람들로...... 그녀는 아무 말 없이 쌍안경을 앤드루에게 돌려주었다.
"마가릿타, 옷을 입어." 그가 말했다.
"우리도 해변으로 갑시다."
마고는 위층 침실로 가서 핑크빛 사선 줄무늬가 있는 끈 없는 원피스 수영복을 입었다. 전신이 다 비치는 거울을 보며 자신을 평가해 보았을 때 근심이 엄습했다.
어떻게 그녀가 긴 머리칼이 산들바람에 날리는 해변의 그런 늘씬한 여자들과 경쟁할 수 있단 말인가? 앤드루는 매력적인 남자였으며 그의 호리호리한 강건한 신체가 돋보였다. 해변의 나이 든 남자들을 원하는 모든 여자들이 그를 유혹할 것이다.
'외모가 중요한 것이 아냐, 이 바보야.' 그녀는 자신에게 말했다.
'중요한 것은 그 속에 무엇이 들어 있느냐 하는 거야.'
'웃기지 마 ! 중요한 건 외모야, 그 이상도 이하도 아니야. 그러나 최근의 것을 보지 마. 정확히 넌 그것의 좋은 예야. 그렇지 않니 ? 넓적다리 안쪽이 축 늘어진 것을 봐.'
'이리 와봐. 난 축 늘어지지 않았어. 40년 동안 팽팽했는걸 ?'
'오 ! 그래, 하지만 정말 그것에 대해 네가 연구했고, 매일 4,5마일씩 달리기를 했다고 말할 수 있다면, 직접 장수요법에 따라서 폴뉴먼처럼 하루에 세 번씩 얼음물에 얼굴을 담갔다면......'
'나이를 먹는다는 것에 대해 생각하지 않는 것이 가장 좋아. 있는 그대로 그것을 받아들이는 것이 좋아. 더욱이 그가 내 육체를 전혀 본 적이 없는 것처럼 생각하지 않는 것이 좋아......'
'하지만 그는 내가 수영복을 입고 있는 모습을 화려한 캘리포니아 여자들과 비교해 본 적도 없다구.'
"마고 !"
앤드루가 불렀다.
"뭘 하고 있어 ?"
"갈께요."
마고는 마음을 가라앉히면서 중얼거렸다.
'보라구. 유럽 여자들은 그들이 얼마나 나이가 들었든 그들의 몸이 어떻게 보이든 간에 가장 노출이 심한 비키니를 입으며, 이곳 여자들에게는 몇 년 후에도 기대할 수 없는 일종의 성적 매력을 발산시키지. 모든 것은 자기 자신을 어떻게 생각하며 어떻게 행동하는 가에 달려 있어.'
"마고......"
앤드루가 다시 한 번 불렀다.
"네, 가요."
그녀는 계단을 뛰어내려가면서 대답했다. 그녀는 수영복 위에다 티셔츠를 걸쳤다. 그녀는 몸매에 대해 불안해하는 자신에게 화가 나있었다.
기념 파티를 위해 옷을 입으면서 마고는 홍분되어 당황했다. 그녀는 메스꺼움을 가라앉히려고 를레이드 두 알을 입에 넣었다.
"어디가 안 좋아?"
앤드루가 물었다. 그는 벌써 정장을 차려입고 나서 그녀를 바라보면서 침대 위에서 긴장을 풀고 있었다.
그는 그녀가 옷을 입는 것을 보는 것이 좋다고 말했다. 그는 그녀의 입술이 윤이 나고 남의 주의를 끌 수 있도록 럽스틱을 바르고 나서 그 위에다 투명한 립그로스를 바르는 것을 좋아했다. 마고는 방을 가로질러 가서 앤드루 곁에 앉았다. 그녀는 그의 뺨을 만지고 머리를 쓰다듬었다.
"보세요." 그녀가 말했다.
"이것은 당신에게 매우 의미가 있어요, 이것은 단지 내 부모와 자매들을 만나는 문제가 아니에요. 동시에 거의 모든 사람들...... 이모, 이모부, 사촌들, 가족의 오래된 친구들..... 몇 년 동안 보지 못했던 사람들...... 당신은 그들에게 당신 자신을 보이고 싶다고 확신해요?"
"한꺼번에 그들 모두를 만나는 것이 더 쉬울지도 몰라." 그가 말했다.
"용감무쌍하시군요." 그녀가 그에게 말했다.
"전 이곳에 머물면서 책을 읽는 것을 선택할지도 몰라요."
"그렇게 될 수 있는 최악의 상태는 뭐지 ?"
앤드루가 물었다. 그녀는 스커트의 주름을 펴면서 일어섰다. 그리고 침실 창문으로 밖을 내다보았다. 하눌은 분흥색으로 물든 금빛으로 변해가면서, 태양이 바다 위로 막 떨어지려 하고 있었다.
"그들이 당신에게 언제 결혼할 거냐고 물을지도 몰라요."
그에게로 얼굴을 돌리면서 그녀가 말했다.
"아직 날짜를 정하지 않았다고 말하지."
그는 쉽게 말했다. 그는 침대에서 일어나 그녀에게로 다가와 두팔로 껴안고는 그녀의 귀에다 키스를 했다.
"당신은?" 그가 물었다.
"당신은 재혼하고 싶어 ?"
"글쎄요......" 그녀가 말했다.
"당신은요?"
"아마...... 좋은 사람이 동의한다면."
"그 말 잘 기억해 두겠어요."
그녀가 말했다. 그러고 나서 그는 그녀에게 키스를 했으며 그녀가 다시 그에게 키스했다. 그들은 둘 다 구겨지고 유혹하는 침대를 내려다보았지만 지금은 시간이 없음을 알고 있었다. 그들은 기다려야만 했다.
기념 파티에서 미셀은 할머니와 할아버지가 춤추는 것을 보면서 수영장 옆에 있는 조그만 테이불에 앉았다. 할머니는 흰 시폰을 입고 있었는데 나풀나풀 날아다니는 것처럼 보였다. 럼 프루츠 펀치를 한 모금 마시면서 그녀는 할아버지는 할머니가 암에 걸린 사실을 모를 것이라고 생각했다. 또한 그는 그녀가 양쪽 젖가슴을 제거한 적이 있었다는 것도 모를 것이라 생각했다.
젠장, 무슨 생각을 하고 있는 거야. 미셀은 아직도 더 성장해야 했다. 그녀는 열 일곱 살이 다 되었는데도 젖가습은 열 세 살 때와 똑같은 크기였다. 파티에는 영화 스타는 없었다. 많은 친척과 여러 지방에서 모여든 친구들, 그리고 지난번에 보았을 때보다 많이 크지 않았구나 하는 소리를 듣는 미셀, 스튜어트 그리고 사촌들이 참석했다.
마고와 앤드루는 몸을 밀착시킨 채 천천히 춤을 추고 있었다. 가끔씩 앤드루는 마고의 귀 근처에 키스를 했으며, 그녀는 그를 쳐다보면서 조용히 웃었다. 미셀은 럼 프루츠를 다 마셔버렸다.
갓 서른 살이 된 조엘 이모는 이혼했는데 세 명의 자녀가 있는 그녀의 남자친구 스턴과 춤을 추었다. 조앨 이모는 뉴욕에서 급히 긴여행을 해서 이곳에 왔는데 그녀는 자식들이 마고의 일생을 망쳐놓았기 때문에 절대로 아이를 갖지 않겠다고 말했다. 자식을 갖는 것에 관해서 그런 식으로 얘기하는 것을 상상해 보라. 그녀가 알고 있는 것은 무엇인가?
미셀과 스튜어트가 마고의 인생을 망쳐놓은 것처럼 보였을까? 그렇지 않다. 그와는 반대로 마고는 그들의 존재를 행복해했다. 그렇지 않았으면 그녀는 외롭고 우울했을 것이다. 그녀와 스튜어트가 둘다 대학에 갔을 때 마고는 무척 힘이 들어 보였다. 미셀은 언젠가는 어린애를 갖고 싶었다. 그러나 그녀의 결혼이 벨리 할머니나 할아버지의 결혼처럼 된다는 어떤 보장이 없다면 그녀가 결혼을 할 것인지는 확신할 수 없었다.
음악이 멈추었다가 다시 시작되었다. 앤드루는 무도장을 가로질러 걸어와서는 미셀의 테이블에서 멈췄다.
"미셀, 뭘 하고 있니, 재미있니 ?"
"음...... 그런 것 같아요."
"춤출래 ?"
"저랑요?"
"그래."
"이런 춤은 어떻게 추는지 몰라요."
"네 할아버지하고 춤추는 것을 보았어. 잘 추는 것 같던데 ?"
"그것은 달라요."
"이리 와, 미셀. 조금만 추자."
"그럼......"
그는 그녀의 손을 잡았고 그의 발 있는 데까지 끌어당겼다. 그리고 무도장까지 나갔다. 무도장은 줄무늬가 있는 텐트로 덮여 있는 정원이었다. 그는 그녀를 가까이 잡아당기거나 또는 어떤 것도 하려고 하지 않았다. 그러나 그는 그녀의 눈을 똑바로 바라보며 미소지었다.
"오늘 밤은 아주 예삐 보이는구나." 그가 말했다.
"제가요?"
"응."
"음, 할아버지와 할머니를 위해서 신경을 썼어요. 제미니가 이 모든 장신구를 제게 빌려줬거든요."
미셀은 자신이 이국적으로 보인다고 생각했었다. 그녀는 은빛 나는 푸른 연필로 속눈썸을 그렸으며, 나바조 장식띠로 허리를 단단하게 죈 얇고 가벼운 블라우스를 입고 있었다.
"이국적으로 보이는구나." 앤드루가 말했다.
"넌 엄마처럼 광대뼈가 멋지구나."
미셀은 엄마의 남자친구와 춤추는 것이 재미있게 느껴졌다. 그녀는 새아버지가 집에서 어린 소녀에게 못된 짓을 했다는 기사를 읽은 적이 있었다. 그래서 그녀는 음악이 골나자마자 집을 향해서 달렸다.
"잠깐만 기다려....."
그녀를 뒤쫓아오면서 앤드루가 불렀다. 그녀는 프렌치 도어 밖에서 멈췄다.
"저, 미셀, 너에게 할말이 있다."
그가 말했다. 그녀는 그가 자기를 놀래지 않기를 바랐다. 그녀는 허리띠가 적당하게 죄어지지 않은 채하면서 나바조 허리띠를 만지작거렸다.
"미셀....." 그가 말했다.
"내가 너희 집으로 들어갔을 때, 난 네가 행복하지 않다는 것을 알았다. 그리고 난 널 꾸짖지 않아. 하지만 적당한 때에 네가 날 받아들여 주었으면 한다......"
마치 그는 그녀가 어떤 말을 하기를 기대하는 것처럼 잠시 말을 멈추었다. 그러나 그녀는 말하지 않았다.
"난 네 아버지가 되려고 노력하지는 않겠어."
그는 계속했다.
"넌 이미 아버지가 있으니까. 난 그것을 안단다. 내가 하고 싶은 말은 친구가 되고 싶다는 거야."
"이제 들어가야만 되겠어요."
그녀는 말하고 나서 프렌치 도어를 열고 안으로 들어갔다. 나중에 할머니는 할아버지가 금혼식 기념으로 선물한 금으로 만든 신발을 신었으며, 이증으로 되골어놓고 모든 것이 잘되도록 '당신은 내 행운의 별'이라고 말하면서 처녀들에게 그 신발을 신게 했다. 그러고나서 그들은 그들의 선물을 공개했다. 가장 좋은 것은 마고가 만든 누비 침대 커버였다. 할머니는 엽서를 읽을 때 울였으며, 특별히 '사랑의 사이클'이라고 불리는 누비 침대 커버에 관한 부분을 읽을때는 더 심하게 울었다. 마고 역시 울었다. 심지어는 앤드루까지도 눈물을 글썽였다. 미셀은 목이 메었으며 모든 사람이 그들이 할 수 있는 만큼 서로를 사랑하기를 바랐다. 영원히......
때는 1 월 말이었고 몹시 추웠다. 사라는 노란 터틀 스웨터 위에 어부들이 입는 것처럼 생긴 스웨터를 입고 거실 난롯가에 앉아 있었다. 그녀는 조금 있으면 스페인어 시험을 보아야 했다.
그녀의 엄마는 N으로 시작되는 모든 단어를 물어보면서 그녀를 테스트했다. 지난주에는 M으로, 지지난주에는 L로 시작되는 단어였다.
그래서 사라는 시험에서 거의 평균 100 점을 얻을 수 있었다. 그녀는 자기의 좋은 점수가, 그녀의 어머니가 마침내 자신이 마고의 집에서 자는 것을 허락했기 때문인지는 확신할 수 없었다.
그녀의 어머니는 그들이 젤리를 다 먹고 테이블에 앉아 있는 동안 지난 목요일 저녁까지도 그녀에게 가도 된다는 얘기조차도 하지 않았었다.
사라는 혓바닥 위에서 젤리를 녹이는 것을 좋아했다. 그녀의 어머니가 마고 집에 밤새도록 가 있어도 좋다는 얘기를 했을 때, 그녀는 너무 놀라서 그 말이 어머니의 잠꼬대였을 거라고 생각했으며 흰색스웨터를 땅에 떨어뜨렸었다.
"엄마, 웬일이세요?" 사라가 물었다.
"왜 저를 그곳에 머무르도록 허락하시는 거죠? 전 엄마가 먼저 코트에 가겠다고 말씀하실 줄 알았는데요."
사라는 엄마에게 질문을 하지 말고 그것을 그냥 받아들이는 것이 좋다는 것을 알고 있었지만 자제할 수가 없었다.
"가기 싫으면 안 가도 좋다." 엄마가 말했다.
"그런 뜻이 아니에요."
"그럼 뭐냐?"
"엄마가 마음을 바꾼 이유에 대해 묻고 있는 거예요."
사라는 계속해서 말했다.
"도대체 어떻게 되어가고 있는 건지 하나도 모르겠어요."
"네 아버지가 크리스마스 때 널 데리고 있지 않은 이래로 루이스가 한 달에 1 주일 동안 널 데리고 있겠다고 날 설득시켰단다."
"한 달에 1 주일 ! 말도 안돼요." 사라가 말했다.
"왜 넌 도대제 만족할 줄을 모르니 ?" 엄마가 소리쳤다.
"널 그곳에서 밤새도록 머물게 하는 것이 내게 무엇을 의미하는지 넌 알지 못하니 ? 아무 생각도 없어 ? 넌 내 기분이 어떤지 생각해 보았을 거야...... 왜냐하면 나도 똑같은 기분이기 때문이지."
"알았어요, 엄마..... 엄마 기분이 어떤지 생각해 보도록 노력하겠어요."
비비는 자리에서 일어나서 부엌에서 왔다갔다했다. 한 손을 쥐어 다른 손을 때리면서.
사라는 머릿속의 모든 것이 복잡하게 얽힘을 느꼈다. 그녀는 젤리 접시를 밀어놓고 비스킷을 부스러뜨리고 있었다.
비비는 그녀에게 손가락질을 하면서 주위를 빙빙 돌았다.
"네가 플로리다에서 돌아온 이래로 넌 이기적인 강아지처럼 행동해 왔어. 무슨 일이 있었니 ? 그곳에서 즐거운 시간을 갖지 못했니 ?"
"아뇨, 좋았어요." 사라가 말했다.
"제가 돌아왔을 때 재미있었다고 엄마에게 말했잖아요. 그곳에는 방학 동안 해보지 못했던 것들이 있었어요."
하와이에 갔을 때처럼이라고 사라는 생각했다. 그러나 그녀는 그것을 말하지 않았다.
"할머니 할아버지가 매우 좋아하셨을 거다."
"좋아요 !" 사라는 소리쳤다.
"그래서 제가 갔었어요. 그렇지 않은가요? 전 그들과 함께 머물렀어요. 그렇지 않은가요?"
"사라, 네 방으로 가거라. 그리고 마음이 진정될 때까지 밖으로 나오지 마라."
"싫어 ! 내 방에 가고 싶지 않아요."
"사라 ! 내 말대로 해."
"나쁜 여자 !"
사라는 그녀의 엄마가 듣든 말든 중얼거렸다.
"이리 와, 루시......"
그녀가 말했다. 루시는 그녀를 따라서 방으로 들어갔다. 사라는 침실문을 쾅 닫고 침대 위에 털썩 주저앉았다.
"엄마, 싫어. 싫어, 싫어."
그녀의 눈물이 루시의 부드러운 털 위로 떨어졌다.
그녀는 엄마와 말다툼을 벌이지 않아야 한다는 것을 알고 있었다.
그것은 단지 일을 악화시킬 뿐이었다. 그러나 때때로 그녀는 엄마에게 신물이 나서 엄마를 울도록 만들고 싶을 때가 있었다.
엄마는 거실에서 계속해서 울었다. 엄마는 그녀 자신이 얼마나 좋은 사람인가, 과거에 얼마나 좋았던 사람인가, 그녀가 얼마나 최선을 다했는가 등에 관해서 소리질렀으며, 이것이 그에 대한 댓가냐고 소리쳤다. 그리고 왜 하느님은 그녀에게 벌을 주지 않으며...... 그애를......왜...... ?
사라는 더 이상 듣고 싶지 않았다. 그래서 그녀는 라디오를 틀었다. 그것은 작고 흰색이었다. 아버지가 크리스마스 선물로 준 것이었다. 그녀는 어머니가 미치광이처럼 행동하게 하겠다고 생각했다. 누가 신경이나 쓸 줄 알고?
갑자기 사라는 어머니가 흘로 달려내려오는 소리를 들었지만 그녀가 무슨 일인지를 깨닫기 전에, 어머니는 사라의 침실문을 열고 들어와서는 라디오를 빼앗아 던져버렸다.
"라디오 소리 좀 줄이라는 소리 못 들었니 ?" 엄마가 소리쳤다.
"무슨 일이니, 사라 ! 너 귀먹었어 ? 적어도 네 번은 얘기했다."
"못 들었어요."
사라는 침대에서 일어나면서 대답했다.
"물론 못 들었겠지 ! 그렇게 비난하는 마음으로 있으니 어떻게 내가 하는 말을 들을 수 있겠니 ? 내 머리가 두 쪽으로 나누어지는 것처럼 느끼도록 나를 비난하렴."
사라는 방을 가로질러 뛰어가서 라디오를 주웠다. 케이스가 갈라져 있었다.
"엄마가 이것을 망가뜨렸어."
그녀는 울었다.
"내 새 라디오를 망가뜨렸어. 엄마가 싫어 ! 엄마가 될 자격도 없어 !"
비비는 돌아서서 방을 나갔다. 그리고 몇 분 후에 현관문이 탕 하고 닫히는 소리를 들었다. 그러고 나서 차가 출발을 했고 타이어의 날카로운 소리가 났다. 그녀는 즉시 거실 창문으로 달려가 엄마 차가 달려가는 것을 보았다.
그때 그녀는 현기증을 느껴 두 무릎 사이에 머리를 파묻고 피아노의자에 앉아 있었다. 현기증을 느낄 때 어지럽지 않게 하기 위해서였다.
브로더 할아버지는 언제나 그렇게 했다. 그녀는 어머니가 운전을 잘 할 수 없을 거라고 생각했다. 당황하게 되면 운전이 제대로 되지않는다. 더욱더 사고가 날 확률만 높아지는 것이다.
사라는 30분 동안 기다렸다. 그녀는 엄마 차가 나무에 충돌하는 상상을 했다. 엄마의 머리는 피범벅이 된 채 차의 바람막이 밖으로 나와 있을 것이다. 그녀의 눈은 똑바로 앞을 쳐다본 채 열려 있을 것이며 이것은 그녀가 죽었다는 것을 의미했다. 사라는 와들와들 떨기시작했다. 그녀는 부엌에 있는 전화기로 가서 긴급 상황을 알리기 위해서 클레어의 전화번호를 돌렸다.
클레어가 대답했다.
"여보세요..... 사라인데요, 엄마가 집에 안 계시는데 혹시나 아줌마네 집에 계시지 않나 해서요. 그렇지 않다면 아주머니께서 엄마가 어디에 계신지 알 것 같아서......"
"엄마? 보지 못했는데 ?" 클레어가 말했다.
"네게 어디로 가겠다고 말하지 않았니?"
"아뇨...... 음, 우린 사소한 일로 좀 다뤘어요. 그러고 나서 엄마가 나가셨는데......"
"나간 지 얼마나 됐니 ?" 클레어가 물었다.
"약 30분 정도요."
"사라, 넌 괜찮니 ? 집에 들러도 될까?"
"괜찮아요."
"그러실 필요까지는 없어요."
"가보는 게 좋겠구나. 금방 가마." 클레어가 말했다.
"그럼. 정말 와주시겠다면...."
금요일 오후에 앤드루는 학교가 끌난 후에 그녀를 마고의 집으로 데리고 갔다. 사라는 클레어를 통해 엄마가 주말 동안 콜로라도 스프링스에서 루이스를 만났다는 것을 알았다. 바로 그것이 사라를 그녀 아버지와 함께 머물도록 한 이유였다. 왜 엄마는 그녀에게 진실을 말해주지 않았을까?
사라는 루이스가 그녀 어머니에 대해 알고 있는지 또한 그녀가 때때로 얼마나 미친 짓을 하는지에 대해 알고 있는지 궁금했다.
비록 사라의 아버지가 그때 그곳에 살고 있었지만 마고의 집으로 가는 것이 좀 이상하게 느껴졌다. 스튜어트와 미셀은 주말 동안 스키 경주를 하러 도시로부터 돌아왔으며 사라는 기뺐다. 그녀는 미셀이 그녀를 싫어하며, 그녀를 절대로 좋아하지 않을 것이고, 그것에 관해서 그녀가 할 수 있는 것은 아무것도 없음을 알고 있었다. 그런데 그녀도 미셀을 싫어했고 그래서 그들은 어색했다. 그녀는 미셀의 방에서 자고 싶지 않았지만 선택의 여지가 없었다.
"이 방이 주말 동안 네가 사용할 방이다. 필요한 것이 있으면 즉시 부탁해라. 알겠니 ?" 마고가 말했다.
사라는 차라리 스튜어트의 방에 머무르고 싶었다. 스튜어트는 그녀에게 보비를 생각나게 했다. 그녀는 루시를 데려을걸 하고 생각했다. 루시는 그녀가 좀더 편안한 마음이 되도록 도와주었을 것이지만 엄마가 단호하게 안된다고 했으므로 그녀는 주말 동안 개를 한 마리 빌었다.
미셀의 방은 식물과 포스터들로 가득 차 있었다. 사라에게는 벽에다 포스터를 붙이는 것이 허용되지 않았다. 그녀 어머니는 포스터가 볼품없는 것이라고 생각했다.
미셀의 침대는 밝은 줄무늬가 있는 누비 침대 커버로 덮여 있었다. 사라는 침대에 누웠다. 매트리스는 매우 딱딱했다. 그녀는 천장을 쳐다보면서 보의 수를 세었다. 일곱 개의 보가 있었다. 몇 분 후에 그녀는 침대에서 일어나 배낭을 열었다. 비록 마고가 그녀를 위해 옷장을 비워놓았다고 얘기했지만 그녀는 이틀 저녁을 머무르는 동안 짐을 풀 만한 시간이 없었다. 사라는 배낭에서 책을 꺼낸 다음 다시 침대에 누웠다.
사라는 책을 읽으려고 노력했지만 집중할 수가 없었다. 그녀는 책을 내려놓고 방을 가로질러서 미셀의 옷장이 있는 곳으로 갔다. 그녀는 한 개의 서랍을 열고 그 주위를 손가락으로 찔렀다. 미셀의 서랍 안에 있는 모든 것돌은 포개져서 쌓여 있었다. 그녀는 놀랐다. 그녀는 미셀이 꼼꼼할 것이라고 생각하고 있었다. 단지 그녀의 양말들만이 서랍 속에서 튕굴고 있었으며 그나마 한쌍이 된 것은 하나도 없었다.
사라는 스웨터 밑 더미 속에서 미셀의 일기를 발견했다. 그녀는 그것을 읽고 싶었지만 몹시 겁이 났다. 아마도 미셀은 누군가가 그것을 읽어보려고 시도했는지를 알 수 있도록 일기장 안에 머리카락을 감춰두는 그런 사람일 것 같았다.
사라는 그런 기회를 이용할 수가 없었다. 그녀는 일기장을 발견한 곳에 정확하게 그것을 내려놓았다. 그러고 나서 그녀는 미셀의 스웨터 한 벌을 조사했다. 그곳에는 V네크의 그녀가 매우 좋아했던 하늘색 스웨터가 있었다.
그녀는 욕실 캐비닛도 조사했다. 그렇게 함으로써 어떤 사람에 관한 많은 것을 발견할 수 있었던 것이다. 그녀는 할아버지의 아파트에서도 똑같은 짓을 했었다. 그들은 엄청난 수의 약병들을 갖고 있었지만 미셀은 단 하나떻이었다. '미셀 샘프슨 위경련에 하루에 1 정씩 두 번' 그녀 역시 위경련이 있었다. 그것은 흥미가 있었다. 사라는 고통 때문에 두 눈에 눈물이 핀 채로 내장이 밖으로 나오려는 듯한 통증을 느끼고 있는 그녀를 생각하면서 화장실에 앉아 있는 그녀를 상상해 보았다.
사라는 알약을 캐비닛에 다시 집어넣은 다음에 계속해서 주위를 살폈다. 미셀은 시크리트 방취제를 사용했으며, 새손 살론 포뮬러 삼푸로 머리를 감았으며, 탐팩스 레귤러 한 통을 갖고 있었다. 사라는 아직도 월경을 시작하지 않았지만 그녀가 월경을 할 때 그녀도 탐팩스표 탐폰을 사용할 예정이었다. 사라는 마고의 집에 있는 동안 언제나 이상한 기분을 느썼다. 그녀는 마고가 잘해주려고 노력하는 것도 그녀가 환영받고 있다는 것을 느끼도록 노력하고 있다는 것도 알고 있었지만, 아직도 그녀를 불편하게 하는 어떤 것이 존재하고 있었다. 아마 그것은 자기 아버지가 마고의 방에서 잔다는 것을 알고 있기 때문이리라.
사라는 마고의 침대에서 그들이 성생활을 하는 것에 관해 생각하는 것을 좋아하지 않았다. 그러나 때때로 그녀는 자제할 수 없었는데, 그럴 때면 두 다리 사이에서 가려움증 같은 묘한 기분을 느끼고는 가려움증이 없어질 때까지 계속해서 그곳을 긁어야만 했다.
토요일 오후에 그녀와 아빠는 국제환경연구소까지 드라이브를 했다. 볼더에 오는 사람은 누구나 다 그것을 보기를 원했다. 그것은 테이블 메사 위에 있었으며 전망이 장관이었다. 그것이 안내서가 그것을 설명한 이유이다. 그러나 사라는 전망보다 길가에서 나뭇잎을 먹고 있는 사슴에게 더 흥미가 있었다.
"사라, 집에서 뭐 불편한 점은 없었니 ?"
도시로 돌아오는 길에 그녀의 아버지가 물었다.
"무슨 말씀이세요?" 사라가 물었다.
"잘 지낼 수 있겠니 ? 아무 문제도 없어 ?"
"무슨 문제요?" 사라가 물었다.
"잘 모르겠다..... 무슨 문젠지."
사라는 아버지가 어떤 대답을 기대하는지 알고 있었다. 그러나 그녀는 진실을 말할 수 없었다. 비록 그녀가 아버지에게 새 라디오를 하나 사주실 생각이 있는지를 물어보고 싶었으나, 라디오에 대해서 말할 수 없었다. 그녀는 그것이 왜 부서졌는가에 대해 자세히 설명하지 않고는 아버지깨 얘기할 수가 없었다. 그래서 그녀는. "모든것이 좋아요."라고 대답했다.
"정말이니 ?"
그녀는 고개를 끄덕였다.
토요일 저녁에 그녀가 집에 돌아왔을 때 사라는 기뻐서 아무 말도 나오지 않았다. 왜냐하면 그녀 옆의 테이블 위에 아주 똑같은 그러나 갈라진 케이스가 아닌 같은 상표의 라디오가 놓여 있었기 때문이었다. 그것은 빨간 리본으로 매여 있었는데, 옆에는 짧은 편지가 놓여 있었다.
사랑하는 사라에게
네 라디오를 망가뜨려서 정말 미안하다. 그런 식으로 정신을 차리지 못한 것은 나답지 않다는 것을 너도 알겠지. 그때 난 심한 두통을 느꼈어. 이 엄마를 용서해 주기 바란다. 널 사랑한다. 언제나 영원히......
엄마가
비비는 거의 7년 동안이나 마이애미에 가지 않았으나 눈보라 치는 2월 말에 그곳으로 향하게 되었다. 볼더에서 덴버까지 가는 데 두시간 이상이 걸렸고 스태플레턴에서는 한 시간 반이나 늦게 비행기가 이륙했다.
비비는 자신의 어머니가 한겨울에 뇌졸중으로 쓰러진 이유를 알수가 없었다.
클레어가 공항까지 차를 태워주었다. 어쨌든 그녀는 비행기의 통로 쪽 좌석에 앉을 수 있었다. 이륙한 지 한 시간 후에 식사가 나왔다. 키예프식 닭고기 요리였다. 여승무원이 부드럽게 웃으며 음식을 건네주었다. 비비의 옆좌석에 처박혀 있던 턱밑에 살이 디룩디룩하고 땅딸막한 사람이 폴리에스태르 양복으로 정장을 한 채 자기 식기에 놓은 음식을 다 먹어치웠다. 그는 입맛을 쩍쩍 다시면서 빨대로 키예프 주스를 마셨다. 주스를 다 마신 후에는 손가락으로 이빨을 후렸다.
비비는 크래커를 조금 베어 먹었다.
새벽 5시에 모리스 아저씨로부터 전화가 걸려왔었다. 그녀의 어머니가 쓰러졌다는 것이었다.
"시장하지 않으세요?" 비비가 음식애 손을 대지 않는 것을 보고 승무원이 물었다.
"별로 시장하지 않군요, 커피나 마셨으면 좋겠어요." 비비가 말했다.
눈두덩이에 초록색 아이새도를 너무 진하게 바른 여숭무원이 부주의하게 커피를 따르다가 비비의 옷에 조금 엎질렀다.
"어머, 대단히 죄송합니다. 재가 도와드리죠."
그녀가 말했다. 비비의 베이지색 바지에 스며들어 허벅지를 뜨겁게 하던 커피를 닦아내려고 했다.
"자리에서 일어나 주시면 더 수월할 것 같은데요."
여승무원이 말했다.
"여기 있습니다......"
비비 옆에 있던 남자가 냅킨을 건네주면서 말했다.
"탄산수예요."
창 쪽 좌석에 앉아 있던 여자가 말했다.
"잘 지워진답니다."
"좀 일어나 주세요."
여승무원은 마치 비비가 잘못을 저지른 듯 신경질적으로 말했다.
"일어나기 싫어요."
"일어나지 않으시면 도와드릴 수 없어요."
"탄산수예요."
조금 전의 여자가 다시 말했다.
"내 말대로 하세요."
비비는 울음이 터져나오려는 것을 국 눌러 참고 있었다.
비비의 어머니는 새벽 1 시에 일어나 화장실을 갔는데 모리스 아저씨는 쿵 하는 소리에 잠이 깨었다. 욕실 바닥에 카펫이 깔려 있어서 그나마 다행이었다고 아저씨는 전화로 말했다.
비비 옆에 있는 남자가 몸을 기울이며 말했다.
"부인이 3,4백 달러나 지불했는데도 대접이 이 모양이랍니다. 이항공회사가 망하는 이유가 바로 이것입니다. 무슨 말인지 아시겠죠?"
비비는 고개를 끄덕였다.
그녀는 앤드루에게 사라를 마고의 집으로 데려가지 말고 집에 함께 있어달라고 부탁했다.
커피를 쏟은 숭무원과 함께 다른 승무원이 다가왔다.
"목적지에 도착해서 바지를 세탁소에 맡기면 청구서를 저희 회사앞으로 보내주십시오."
나이 든 승무원이 비비에게 말했다.
"네...... 알겠어요." 비비가 말했다.
그날 아침 6시에 그녀는 앤드루에게 전화를 했었다. 마고가 졸린 음성으로 전화를 받았다.
"여보...... 당신한테 온 전화예요." 하는 소리가 들려왔다.
"비비예요."
비비의 눈에서 눈물이 뺨을 타고 흘러내렸다.
"아무쪼록 저희들의 사과를 받아주십시오."
승무원 실장이 말하고 있었다.
"알았습니다" 비비가 대답했다.
"제발 좀 혼자 있게 해주세요."
"물론이죠."
두 사람은 서로 마주 보더니 통로를 따라 멀어져 갔다.
"엄마는 예순 한 살밖에 안됐는데......" 비비는 낮게 중얼거렸다.
"저희 어머닌 여든 넷이랍니다."
옆자리에 앉아 있는 남자가 자신에게 말한 것처럼 끼어들었다.
그녀는 대꾸하지 않은 채 눈을 감고는 마이에미에 도착할 때까지 뜨지 않았다.
비비는 공항에서 차를 빌었다. 그 차는 신선한 느낌을 주는 도지다트였다. 그 사고 이후로 그녀는 마이애미에 온 적이 한 번도 없었다. 보비가 열 살이었으니 살아 있었다면 지금은 열 일곱 살이 되어 키가 크고 멋지고 목소리가 굵어졌을 것이다. 어른이 다 되었을 것이다. 그녀의 어머닌 뇌졸중으로 의식불명이 되느니보다 죽는 편이나았을 것이다.
그날 아침 사라가 일어났을 때 비비는 짐을 꾸리고 있었다. 두 사람은 서둘러 아침을 먹었고 비비는 사라에게 무슨 일이 생겼는지 말해주었다.
"외할머니는 돌아가시게 되나요?" 사라가 물었다.
"잘 모르겠구나. 매우 중태시란다."
"뇌졸증이 어떤 건데요?"
"나도 잘 모르지만, 아마 굴속에 빠져서 아무리 애써도 빠져나올수 없는 상태와 비슷할 거라고 생각되는구나."
사라는 울기 시작했다.
"얘야, 울지 마라...... 괜찮을 게다...... 이리 오렴."
사라가 그녀에게 다가와 처음으로 오랫동안 품에 안겼다.
"외할머니가 돌아가시지 않았으면 좋겠어요."
"나도 그래. 하지만 우리들이 결정할 수 있는 일이 아니잖니. 학교 갈 준비나 하렴."
사라는 창밖을 내다보았다.
"눈이 이렇게 많이 내리는데 수업을 할까요?"
"글쎄...... 뉴스를 들어보지 그러니 ?"
"공부 안하면 제니퍼네 집에 갈 거예요. 괜찮겠죠?"
"그래."
"얼마 동안 있을 거예요, 엄마?"
"잘 모르겠지만...... 4 일이나 5 일쯤."
"그리고 아빠가 이리로 와서 나와 함께 있게 되나요?"
"그래."
"할머니께 안부 전해주세요."
"그래."
비비는 곧바로 병원으로 차를 몰았다. 모리스 아저씨는 응급실 밖의 의자에 앉아 있었다. 그는 지친 것 같았다. 그는 어머니보다 열일곱 살이나 많은 노인이었다. 그녀는 자신보다 열 일곱 살 많은 루이스의 일흔 여덟 살 때의 모습을 그려보았다. 그도 아마 이렇게 될것이다. 어머니보다는 모리스 아저씨가 뇌졸중에 걸렸어야만 했다.그러면 그녀의 사촌인 그의 자식들이 손아귀에 돈을 쥘 심산으로 달려왔을 텐데......
"프랜신, 왔구나......"
그녀를 보자 보리스 아저씨는 자리에서 일어나 그녀를 포옹했다.
"어머닌 어띠 에요?" 비비가 물었다.
"전혀 차도가 없구나..... 아직까지는...... 어떻게 될지 모르겠다. 내가 쓰러졌더라면 좋았겠다는 생각뿐이다. 어머닌 아직 젊잖니."
"만나뵐 수 있을까요?"
모리스는 손목시계를 보았다.
"매시간마다 10분 동안이 면회시간이란다. 지금 들어가도 될 것 같구나."
비비는 응급실로 들어가 담당 간호원에게 어머니의 이름을 댔다.
그러자 어머니의 침대 옆으로 안내해 주었다.
"어머니...... 저예요......"
어머니는 말이 없었다. 그녀의 두 눈은 자고 있는 것처럼 감겨 있었다. 비비는 몇 분간 머물러 있다가 밖으로 나왔다. 그녀는 모리스아저씨에게 집에 가서 쉬시라고 말했다. 그리고 자기가 대기하다가 무슨 일이 생기면 연락하겠다고 말했다.
"괜찮겠니 ? 비행기 여행 후라 피곤할 텐데."
"피곤하지 않아요. 이곳에 있고 싶어요."
"그래라. 난 잠시 눈 좀 붙이고 씻고 오마."
"그렇게 하세요."
모리스는 그녀의 뺨에 키스한 후 대기실을 천천히 걸어나갔다. 그의 대머리가 번쩍거렸다.
한 시간이 채 안되어 그녀는 어머니를 보러 안으로 들어갔다. 어머니는 매우 작아 보였고, 헷볕에 피부가 그을긴 했지만 띄엄띄엄 희끄무레한 색깔이 퍼져 있었다. 염색약으로 뻣뻣해진 흰머리가 산돼지 털처럼 삐져나왔다. 그녀는 손가방에서 머리빗을 꺼내 조심스레 뒤로 빗어넘겼다.
어머니가 눈을 뜨고 비비를 보았다.
"어머니...... 저예요!.... 프랜신이란 말이에요."
어머니는 이상한 소리로 웅얼거리는가 싶더니 이내 다시 눈을 감아버렸다. 그녀를 알아봤을까? 비비는 확신할 수가 없었다. 그녀는 간호원이 떠나라고 할 때까지 어머니의 손을 삽고 침대 옆에 있었다. 시계가 11 시를 가리키고 있었다.
그녀는 공중전화기 쪽으로 걸어가 집의 전화번호를 돌렸다. 그곳은 9시일 것이다. 전화벨이 두 번 울렸다. 그러자 수화기에서 앤드루의 음성이 들렸다.
'555-4240입니다. 급한 일이면 555-6263으로 전화해 주십시오. 그렇지 않으면 메모해 주십시오. 그러면 나중에 그쪽으로 전화를 걸겠습니다. 감사합니다.'
빌어먹울 녀석 ! 그녀는 전화를 끊고 마고의 전화번호를 돌렸다.
세번째 벨이 울리자 미셀이 받았다.
"여보세요."
"사라가 그곳에 있나요?"
"누구신데요?"
"그애 엄마예요."
"잠깐만요......"
비비는 미셀이 부르는 소리를 들었다.
"사라, 네 전화야...... 엄마셔."
"엄마, 안녕......"
사라가 전화기를 돌면서 말했다.
"어디예요? 할머닌 어때요?"
"병원이다. 할머닌 주무시고 계셔. 마고 아줌마 집에서 뭐 하고 있니 ?"
"눈이 많이 왔어요. 그래서 아뻐는 모두 함께 있는 게 좋을 거라고 했어요. 운전하는 사람은 아빠밖에 없으니까요. 급한 일이 생기면..... 무슨 말인지 아시겠죠......"
"루시는 어떴니 ?"
"나와 함께 있어요."
"루시가 화장실 물을 먹지 못하도록 조심해라."
"왜요?"
"그냥 내 말대로 해. 어디서 잘 거니 ?"
"잘 모르겠어요. 2층 소파식 침대에서 자려고 해요."
"그 집 애들을 조심해, 사라. 그애들은 약물중독자란다."
"그렇지 않아요, 엄마."
"사라, 내 말을 명심해. 난 알고 있단다. 그애들이 주는 것을 먹어선 안된다. 약속해.... 아무것도 먹지 않겠다고."
"좋아요..... 약속해요."
"아빠 좀 바꿔라."
"기다리세요.... 바꿔드릴께요."
잠시 후 앤드루의 음성이 들려왔다.
"프랜신 ? 어머닌 좀 어떠시지 ?"
"사라를 왜 그곳에 데려갔죠? 그러지 말라고 부탁했잖아요."
"눈이 너무 많이 와서 그랬소. 그건 중요한 게 아니고..... 어머니는 좀 차도가 있소?"
"뭐가 중요한 것인지 결정해야 되겠어요 !"
"프랜신, 걱정 말아요, 여긴 괜찮으니까. 루이스가 기다리고 있소. 될 수 있으면 빨리 전화해 달라고 내게 부탁했소."
"사라를 다시 바꿔주세요."
"엄마?" 사라는 귀찮은 듯 말했다.
"사라, 아버지를 졸라서 내일은 집으로 가거라. 그곳은 위험하단다. 내 말 알아듣겠지 ?"
"알았어요. 그렇게 하도록 하죠."
"사라, 널 사랑한단다."
"저도요."
"언제까지 ?"
"엄마도 알잖아요."
"언제까지나 영원히 ?"
"그래요."
"그럼 말해보렴, 사라."
"지금은 못해요."
"왜 ?"
"알고 있잖아요."
"옆에서 들으니까?"
"비슷한 이유 때문에 그래요."
"네가 날 사랑한다는 걸 남이 알면 부끄럽니 ?"
"아니에요, 엄마."
"그럼 말해봐."
"언제까지나 영원히."
"언제까지나 영원히 어쩐단 말이니 ?"
사라는 대답하지 않았다.
"언제까지나 영원히 어쩐단 말이냐구?"
비비는 다시 물었다.
"언제까지나 영원히 엄마를 사랑해요."
비비는 울음을 터뜨렸다.
결국 사라도 잃어버린 것이다. 그녀는 그것을 느낄 수 있었다. 그녀가 돌아가지 않으면 사라는 더 행복해할 것이었다.
비비는 새벽에 발에 쥐가 나고 목이 뻣뻣해서 눈을 떴다. 그녀는 응급실 밖에 있는 의자에서 잠이 들었었다. 어머니를 만난 지 몇 시간이 지났었다. 무슨 변화가 있었더라면 사람들이 그녀를 깨웠을 것이다.
그녀는 안으로 들어갔다. 어머니는 여전히 잠들어 있었다. 어쩌면 자고 있는 것처럼 보인 것인지도 모른다. 비비는 어머니를 내려다보면서 그 옆에 앉았다. 화가 복받쳐올랐다.
"어머니 ! 내가 얼마나 착했었나요. 어머닐 기쁘게 해드리려고 항상 노력했잖아요. 잘못한 적이 없잖아요. 다른 애들처럼 사고를 치지도 않았고 남자애들에게 몸을 더럽힌 적도 없었어요. 난 모든 일을 올바르게 해왔는데 지금의 내 꼴을 보세요 ! 내가 얼마나 엉망진창인가 보시란 말예요. 결과가 이렇다면 왜 착한 소녀가 되라고 했나요? 내 아들은 죽었어요. 딸애도 더 이상 내게 관심이 없어요. 남편은 다른 여자와 살고 있어요. 바로 내 코밑에서 말예요. 내 인생은 실패투성이예요. 앞일에 대해서 왜 아무 얘기도 해주지 않았나요?
왜 내가 모든 것을 가지고 있다고 거짓말을 하셨나요? 행복해질 거라고 기대했지만 이젠 행복이 어떤 건지도 기억할 수가 없어요. 아버지가 돌아가신 후 행복을 느껴본 적이 없어요."
그녀는 손목에 끼고 있는 금팔찌를 계속 돌렸다.
"정말 아버지가 그녀의 침대에서 죽었나요? 아니면 모리스 아저씨와 놀아났기 때문에 엄마가 꾸며댄 이야긴가요? 내가 어머니하고 아저씨한테 갔던 때가 기억나요. 어머니의 웃옷은 단추가 풀어져 있었죠. 그렇지만 어머닌 웃으면서 모리스 아저씨와 장난치고 있다고 말했죠. 어머니 말을 믿었어요...... 모리스 아저씨가 나한테도 그러길 좋아했으니까요. 아저씨가 내 결혼식날 내 몸을 만졌다는 사실을 알고 계세요? 자기가 가졌으면 좋겠다고 말한 사실을 말이에요......어머닌 그러셨죠. 나봔 일이 생기면 마음에서 지워버려라. 그러면 불행한 느낌이나 화가 사라진다고. 왜 그런 말을 하셨죠?"
그녀는 어머니의 어깨를 움켜잡았다.
"왜 그렇게 누워만 계세요? 왜 대답하지 않으시난 말예요? 내가 왜 이렇게 벌을 받아야 하죠?"
그녀는 어머니를 흔들며 악을 썼다.
"왜 어머니마저 뇌졸증으로 쓰러져야 하나요? 나 하나로선 부족했나요?"
"진정하세요!"
간호원이 그녀를 말리며 말했다. 그녀는 비비를 응급실 밖으로 데리고 나갔다.
"진정하셔야 됩니다. 부인. 이럴 때일수록......"
"입 닥쳐요 !"
비비는 몸을 비틀거리면서 소리쳤다.
"조용히 하세요. 아니면 쫓겨나실 테니까."
"세 살 먹은 어린애한테 말하듯 하지 말아요."
비비는 몸을 돌려 복도를 따라 비상구 쪽으로 달려갔다. 주차장을 가로질러 자신의 차로 다가갔다. 그녀는 머릿속을 정리해야만 했다.
하늘이 흑색에서 회색으로 변해가는 동안 그녀는 차를 몰았다.
그녀는 차를 세우고 운전석 쪽의 문을 열어젖힌 채 묘지 사이를 달렸다. 오른쪽으로 가다가...... 읜쪽으로 꺾어지고...... 구릉을 가로지르고 관목들을 뛰어넘었다. 마침내는 담쟁이덩굴로 덮인 조그만 무덤에 이르렀다. 이른 아침의 헷살을 받으며 글자가 새겨진 간소한 회색 묘비를 내려다보았다.
로버트 앨런 브로더
1964~1974
앤드루와 프랜신의 사랑하는 아들
사라의 사랑하는 오빠
여기 평온히 잠들다
그녀는 담쟁이덩굴 위에 엎드려 흐느껴 울었다.
젊은 묘지 관리인이 그녀 옆에 무릎을 꿇고 그녀의 어깨를 두드릴때까지 그녀는 시간이 얼마나 지났는지 의식하지 못했다.
"괜찮으세요, 부인?"
"괜찮아요."
그녀는 일어서면서 말했다.
"흠뻑 젖었군요."
"그렇군요."
그녀는 놀라서 말했다. 그때까지 비가 오는 것을 느끼지 못했던 것이다.
"감기 걸리시겠어요, 조심하셔야죠."
그녀는 걸어나왔다. 발이 부드러운 흙 속에서 질퍽거렸다. 그녀는 차로 돌아왔다. 의자가 젖어 있었다. 그녀는 시동을 걸었다. 그렇지만 방풍유리 닦개를 어떻게 작동시키는지 알 수가 없었다. 그것은 중요하지 않았다. 그녀는 차를 몰아 둑길을 가로질렀다. 만일 바퀴가 하나만이라도 삐꺽하면 다리에서 떨어져 아래에 흐르는 시커먼 급류 속으로 빠질 것이라고 생각했다.
마고는 연한 회갈색 페인트를 뒤집어쓰고 있었다. 심한 눈보라 때문에 그날 오전에 수업이 취소되는 바람에 그녀는 새 방의 내부를 마무리할 작정이었다. =그 방은 아름답고 밝고 널찍했으며, 천창이 두개였으며, 남향의 창문 벽과 거친 나무벽과 벽돌 마루로 이루어져 있었다. 사람들이 4주 만에 차고를 이렇게 멋진 방으로 개조시킬 수있다는 사실에 그녀 자신도 놀랐다. 그들은 마고에게 호의를 품고 있는 한 목수의 도움을 받으며 직접 그 일을 해냈다. 앤드루는 하루종일 일했고 마고는 주말과 저녁이면 일했으며, 스튜어트와 그의 두 친구들은 시간당 보수에 대한 긴 홍정을 한 후 매일 수업이 끝난 후에 일했다. 미셀도 참가하여 벽돌 마루를 놓는 일을 거들었는데 여덟 장의 반들반들한 덮개를 그 위에 덮었다.
1 월에 사라가 처음으로 그 집에서 밤을 지냈을 때, 아이가 하나더 들어오면 방이 부족하다는 사실이 마고에게 분명하게 인식되었던 것이다. 어쨌든 오래 전부터 마고는 그 차고를 개조할 생각이었다.
처음에는 자신이 사용할 스튜디오로 쓸 예정이었으나 그후 앤드루가 이사해 오자 두 사람의 은신처로 개조할 생각이었다. 그렇지만 미셀이 사라가 허락도 없이 자기 방에서 잠잔 데에 분개하자 가장 필요한 것이 침실이라는 사실을 깨닫게 되었다. 그 방은 언젠가는 그녀와 앤드루의 작업장이 될 것이었다.
"그 꼬마에게 이 방을 주려는 건 아니겠죠?"
미셀이 그녀와 창문틀에 페인트칠을 하면서 물었다.
마고는 그러한 질문을 예상했지만 막상 질문을 받자 놀랐다.
"아니다. 올해까지는 스튜어트가 쓰고, 스튜어트가 대학에 돌어가면 네 방이 될 게다. 사라가 이 집으로 오면 침실이 필요할 테니 스튜어트의 낡은 방을 사라에게 줄 작정이란다."
"그런 불편은 한 달에 한 번씩인가요."
미셀이 물었다.
"앤드루는 사라가 자기 방을 갖게 되면 자주 오길 바라고 있단다. 그리고 이 방은 우리의 프라이버시를 지켜주겠지."
"그래서 내년에야 이 방이 완전히 내것이 된단 말이죠?"
"그래...... 네가 원한다면."
"스튜어트가 대학에서 돌아오면 어떡해요?"
"네 방을 쓰게 되겠지"!
"자기 방을 쓰는 게 좋을 거예요."
"아읗든 어떻게 될 거다."
"그렇지만 그렇게 되면 그 꼬마가 내 방으로 들어을 거 아니에요."
"지금은 이 일에나 신경쓰자꾸나."
"끝까지 생각해 보지 않았어요, 엄마?"
"몇 가지만 그렇단다."
"난 철저히 생각하고 싫어요." 미셀이 말했다. "다음번에는 무슨 일이 생길지 알고 싶단 말이에요."
"앞일을 정확히 아는 사람이 어디 있겠니 ?"
"해볼 생각이에요."
"미셀, 좀 참아라. 그렇지 않으면 세상살이가 너무나 어려워진단다."
미셀은 기분이 상해서 외면했다.
"그런데 이 방에 대한 비용은 누가 치르는 거죠?"
마고는 자신이 경직되는 것을 느꼈다. 자신과 앤드루 사이에서 돈문제를 언급하는 것이 어색했다. 그녀는 그 이유를 알 수가 없었다.
"앤드루와 내가 반반씩 부담해야지."
"그 말은 이 집의 일부가 이제는 그의 것이란 뜻인가요?"
"아니야, 그렇지만 팔게 되면 그의 몫을 돌려줄 생각이야."
"결혼하면 어떻게 할 건가요?"
"그런 말은 한 적 없어."
"결혼하게 될 거라고 생각하세요?"
"모르겠어, 너한테 그게 중요한 일이니 ?"
"난 상관하고 싶지 않아요...... 그리고 신경쓰고 싶지도 않고."
"이건 내 생활이다.... 넌 걱정할 필요 없어."
"엄마, 난 신경을 써야겠어요. 내년에 엄마가 다른 사람과 집에오고 난 그 사람을 조금도 좋아하지 않는 경우를 생각해 보세요."
"그렇게 되지 않을 게다."
"장담할 수 없잖아요, 그렇죠?"
"그래, 하지만 앤드루와 나 사이는 잘되어가고 있단다. 너도 알고 있잖니 ?"
"책에서 연애에 대해 읽은 적이 있었어요, 그 책에서 연에는 3개월 내지 6개월 계속되다가 그 다음엔 마력이 사라져 버린다더군요."
"그렇지만 6개월이 되었는데도 마력은 아직 건재하단다."
미셀은 오랫동안 마고를 쳐다보더니,
"눈 사람을 만들러 나가겠어요."라고 말했다.
마고는 한숨을 내쉬고 위층 부엌으로 을라갔다. 주전자를 올려놓고 치즈 한 조각을 베어물었다. 어떤 때는 미셀이 세상의 근심사를 온통 떠맡은 시어머니처럼 보이다가 이내 눈사람을 만드는 어린아이로 돌아가는 것이다. 마고는 미셀을 이해하기가 쉬워졌다는 사실을 깨달았다.
"와, 굉장하군 !"
몇 시간 후, 새 방의 한가운데에 서서 클레어가 말했다. 그녀는 마이애미로 가는 비비를 공항까지 태워다 주고 돌아오다가 마고의 집에 들른 것이다.
그날 아침 일찍 비비는 앤드루에게 전화하여 어머니가 뇌졸중으로 쓰러지셨으니 자신이 없는 동안 사라를 돌봐달라고 말했다.
"내가 너라면 이 방을 쓰겠어." 클레어가 말했다.
"네 침실보다 훨씬 넓잖아."
"알고 있어." 마고가 말했다.
"그렇지만 욕실이나 뜨거운 목욕을 포기하고 싶진 않아."
"난 둘 다 포기하지 않겠어. 특히 뜨거운 거품목욕이라면 지금 당장이라도 뛰어들고 싫군. 오랫동안 거품목욕을 못했거든."
마고는 시계를 보았다.
"좋은 생각이야."
마고가 거품목욕을 준비하러 나간 사이에 클레어는 마고의 침대에 큰 대자로 누웠다. 마고는 침실로 돌아와 유리문을 닫고 그 문에 등을 기댔다. 그녀는 손을 불고 있었다.
"바깥은 추워."
"나한테 말하는 거야?"
"오늘 아침에 어땠어."
"공항까지 가는 데 두 시간 걸렸어."
"마침 비행기가 연착되지 않았다면 비행기를 놓쳤을 거야."
"비비는 어때 ?"
"정말 말 못할 지경이었어. 덴버로 가는 동안 대부분을 잠으로 보냈어. 어머니에 대해서는 한마디도 하지 않더군."
"그녀는 현실을 직시할 줄 몰라." 마고가 말했다.
"어떻게 그런 말을 할 수 있지 ? 그녀는 누구보다도 사업수완이 뛰어난 사람이라구."
"내 얘기는 그녀의 개인생활에서 그렇단 말이야."
마고는 옷장을 열고 목욕옷 두 벌을 꺼냈다.
"너와는 비비에 관해서 얘기를 못하겠어. 너무 어려워. 부모의 이혼문제에 끼어 있는 어린아이의 심정을 이해할 것 같아. 한편으론 너와 앤드루가 행복해서 좋지만 또 한편으른 비비가 불쌍해서 못 보겠어."
"나도 비비가 불행해지는 걸 원하지 않아. 하여튼 내가 빼앗은 건 아니잖아. 그들은 이혼한 지 6년이 넘었다구."
"알았어...... 알았다구....."
"그리고 그녀에겐 루이스가 있잖아. 그는 멋있는 남자 같아 보이던걸."
"그래...... 그렇지만 뭔가 잘못된 것 같아. 딱 꼬집어 말할 순 없지만 웬지 겁이 나."
"잘될 거야. 시간이 문제지. 목욕준비가 되었을 거야."
"잘됐군, 뼈마디가 쑤셨는데."
클레어가 말했다.
"젊었을 때 뼈가 쑤신 적이 있어 ?"
"최근에서야 느끼게 됐어." 마고가 웃으며 말했다.
"내 말 알아듣겠어 ? 우리들의 뼈가 노쇠하고 있다는 거야." 클레어가 말했다.
"우리 신체의 다른 부분처럼."
"믿지 않겠어."
"나도 그랬어. 그렇지만 매일 거울을 들여다보니 주름살이 늘었더군."
"난 필요할 때만 봐." 마고는 그것이 사실이 아님을 알고 있었다.
"우리가 못생겼더라면 지금쯤 덜 실망했을 텐데......"
"왜 ? 못생긴 사람은 나이 먹는 데 쉽게 적웅한대 ?"
"그럴 것 같아. 미모를 잃는다는 건 어려운 일이야. 하지만 만약 애초부터 아름답지 않았다면 섭섭할 것도 없지 않겠어 ?"
"돈에 대해서는 그런 얘기를 들은 적이 있지만 미모에 대한 것은 처음 듣는걸 ?"
"난 돈에 대해서는 잘 모르겠어."
마고는 클레어가 돈에 대해서 심각하게 생각하지 않는다는 사실을 알고 있었다. 돈은 그녀의 눈과 치아처럼 항상 있었다. 클레어의 돈은 사람들 특히 남자들을 두렵게 만들었다. 마고에게 있어서 돈은 경제적인 구속으로부터의 자유를 의미했다. 그의 언니가 남편을 떠난 것도 돈 때문이었다. 그렇지만 돈이 많은 사람은 그 돈으로 무엇을 할지 모른다. 돈이 그들의 생활을 어지럽혔다. 그녀는 이혼 직후처럼 돈이 자신의 생활을 다시 지배하기를 원치 않았다.
그들은 밖으로 나가 옷을 벗었다. 증기가 이는 욕조 속에 몸을 담그면서 소리를 질렀다.
"앤드루는 새 책을 쓰기 시작했니 ?"
몇 분 후 클레어가 물었다.
"아니야. 아직 자료 조사를 하는 단계야. 그리고 새 방을 꾸미느라고 너무나 바빠서 글쓸 시간이 없었어."
"난 로빈이 놀면서 빈둥거리는 걸 못 보겠어.... 미칠 것 같아. 다음주에 목장을 알아보러 몬태나로 가긴 하지만....."
"정말이야?"
"응, 그는 목장을 경영하고 싶어했어...... 자연과 접할 필요가 있다나?"
"넌 몬태나로 가지 않을 거지, 그렇지?"
마고가 물었다.
"몬테나에서 나를 만날 수 있겠어 ?"
클레어가 웃으며 물었다. 그녀는 갑자기 웃음을 멈췄다.
"그는 괴로와하고 있어, 결코 만족을 못해. 난 어떻게 해야 할지 모르겠어."
마고는 손을 뻗어 클레어의 어깨 위에 얹었다.
"미안해, 그런 고민이 있는지 몰랐어. 네가 얼마나 고심에 차 있는지 이제야 알았어."
"내가 원하는 것은 문제가 아닌 것 같아. 그가 성숙하여 책임감에 직면하고 임무를 맡아 그것을 잘 지킨다면 좋을 텐데. 알다시피 그이가 말하는 것이란, 여자는 둥지를 지으며 인생을 보내고, 남자는 그 둥지로부터 도망가느라고 인생을 보낸다는 거야. 즉 여자는 사랑에 관심이 있지만 남자는 오로지 섹스에만 관심이 있다는 말이지. 그는 많은 남자들이 일생 동안 바람을 피운다고 말해. 난 그에게 좋다고 말했지. 하지만 바람을 피워 우리의 침실을 떠날 생각이면 다시는 오지 말라고 했어. 이곳에서 기다리지 않겠다고 말이야. 그리고 사실 그럴 거야. 그가 다시는 내 인생에 끼어들지 않았으면 좋겠어."
"사실이 그렇다면 가게 내버려 둬, 클레어, 그 사람 없이도 잘 지내왔었잖아."
"알고 있어.... 하지만 이번에는 잘되겠지 하고 생각하면서 희망을 가졌었지. 우린 둘 다 많이 배웠으니까."
"난 내가 앤드루를 만나게 된 것이 정말 행운이라고 느껴." 마고가 말했다.
"너무나 행운이어서 당황하고 있어."
"당황할 필요는 없어, 넌 정말 운이 좋아."
"그건 우리에게 문제가 없다는 게 아니잖아."
"문제가 없다는 것은 생명이 없는 것이나 마찬가지야."
그날 밤 저녁식사 후에 앤드루와 마고와 세 아이는 벽난로 앞에서 모노폴리 게임을 했다. 루시는 게임판과 모노폴리에 건 돈을 쿵쿵거리며 냄새맡더니 미셀의 무릎에 머리를 파묻고 잠이 들었다.
"루시가 언닐 좋아하나봐."사라가 미셀에게 말했다.
"동물들은 언제나 날 좋아해." 하고 미셀이 말했다.
"그런데 왜 동물을 안 키우지 ?" 사라가 물었다.
미셀은 마고를 쳐다보았다.
"우린 돼지를 키운단다." 마고가 말했다.
"돼지를 키운다구요 ?"
"나무로 만든 돼지 말이야." 미셀이 말했다.
"엄마가 농담한 거야."
"아, 그런 돼지요." 사라가 말했다.
"난 고양이를 키우고 싶었지만..... 엄마가 더 이상 책임을 질 수 없었지."
"3년 전이었지, 미셀." 마고가 말했다.
"그리고 그 당시에는....."
"고양이가 흔했죠." 하고 사라가 말했다.
"고양이는 먹이만 주면 돌볼 필요가 없잖아요. 한 마리 구해 드릴까요 ?"
"그것에 대해 상의 좀 해야겠구나." 마고가 말했다.
"우린 어떤 사고에 뛰어들고 싶지 않단다."
전화 때문에 대화가 중단되었다.
"내가 받을께." 마고가 긴장을 풀며 말했나.
"엄마 전화일 거예요." 사라가 말했다.
전화는 루이스한테서 온 것이었다. 그는 마고에게 그녀의 전화번호가 비비의 전화 응답기에 기록되어 있었다고 말했다. 마고는 비비의 어머니가 졸도하셔서 어머니를 간호하기 위해 마이애미로 갔다고 설명해 주었다. 그녀는 비비로부터 소식을 듣는 즉시 미니애폴리스에 있는 그에게 전화하도록 하겠다고 약속했다.
"루이스 아저씨다."
"비비가 전화를 받지 않아서 궁금했단다."
"엄마인 줄 알았는데." 사라가 말했다.
"엄마 차례예요."
미셀이 마고에게 말했다.
"엄만 파크 플레이스에 있어요."
비비의 전화는 30분 후에 왔다. 그리고 그후 사라는 모노폴리 게임에 흥미를 잃어버렸다. 그녀가 몇 번 하품을 하자 마침내 앤드루가 물었다.
"자고 싶니 ?"
"어디서 자죠?"
"내 방에서 자." 스튜어트가 말했다.
"난 새 방에서 잘 테니까."
"추울 텐데, 아직 히터를 장치하지 못했잖니."
"침낭을 사용하겠어요. 영하 10도에도 까딱없으니까요."
"잘됐군요." 사라가 말했다.
"여기서 밤을 새우겠어요, 소파식 침대 위에서요. 그리고 루시와 함께 있겠어요."
"게임은 어떻게 하지 ?" 미셀이 물었다.
"게임을 끝내지 않을 거예요?"
"내일 하면 안되나요?" 사라가 말했다.
"내일 다시 한다고 약속하지 않겠어." 스튜어트가 말했다."만약 내가 빠지면 내 몫을 나눠가지세요."
"그러면 재미없잖아." 미셀이 말했다.
"게임판을 커피 탁자 위에 그대로 놔두렴."
하고 마고가 제안했다.
"그런 후 내일 어떻게 할 것인가 생각해 보자꾸나."
"이 집 식구들은 끝내는 게 없어 !" 미셀이 말했다.
"새 방을 끝냈잖아." 스튜어트가 그녀에게 말했다.
마고와 앤드루는 아래층으로 내려가 라디오 뉴스에 귀를 기울였다. 마고는 앤드루에게 클레어와 로빈에 대해서, 그리고 로빈의 남자돌은 바람둥이라는 로빈의 말에 대해서 얘기해 주고 싶었다.
그렇지만 앤드루는 깊은 생각에 삐진 것처럼 보였다. 마고는 매우 긴장된 자신을 발견했다. 아마도 그녀의 주기가 시작되고 있는 것같았다. 앤드루는 라디오와 불을 졌다. 침대에 들었지만 두 사람은 성행위를 하지 않았다.
한밤중에 사라가 자다가 소리쳤다. 앤드루는 그녀가 괜찮은지 확인하기 위해 위층으로 달려갔다. 다시 침대로 돌아온 후 그는 몇 시간 동안 몸을 뒤척였다. 마침내 그는 잡지를 쥐고 욕실로 향했다. 그가 없어서 마고는 추위를 느끼고 양말을 끌어당겨 신었지만 잠을 잘 수가 없었다.
다음날 아침, 사라와 스튜어트가 학교에 간 후 전화벨이 울렸다. 마고는 욕실에서 작업복을 손질하고 있었다. 교녀는 앤드루가 말하는 것을 들었다.
"뭐라고..... 언제 ?"
그녀는 욕실에서 나와 머리빗을 쥔 채로 앤드루 곁으로 갔다. 그는 침대 옆에 앉아 있었다. 전화기를 귀에 댄 채 얼굴이 하얗고 몸이 굳어져 있었다.
"무슨 일이에요?" 그녀가 물었다.
앤드루는 그녀에게 조용히 하라고 했다.
"알았습니다." 그는 수화기에 대고 말했다.
"알았습니다." 전화해 주셔서 고맙습니다. 나중에 전화드리죠."
"무슨 일이에요?" 마고가 물었다.
"그녀의 어머니가 안 좋나요?"
"어머니가 아니오."
앤드루가 전화를 끊으며 말했다.
"안 좋은 건 비비요."
미셀은 아마 감기 몸살이 걸렸나 보다고 생각했다. 제미니도 걸렸고 학급에서 절반 가량이 감기에 걸렸다. 머리가 무겁고 몸도 아팠다. 잠이 깨고는 갈증이 나서 오렌지 주스를 두 잔이나 마셨는데 이상하게 메스꺼웠다.
"컨디션이 영 안 좋군요."
다른 사람들이 아침을 먹고 있을 때 그녀가 말했다.
"침대로 다시 들어가 누워야겠어요."
그녀가 잠에 빠졌을 때 전화벨이 울려 그녀를 깨웠다. 아마도 학교 직원이 그녀가 왜 결석읕 했는지 알아보려고 한 전화일 것이라고 생각하며 수화기를 들었는데 앤드루가, "네...... 그 전화번호가 맞습니다." 하고 전화받는 소리가 들렸다.
전화를 건 상대가 무시무시한 이야기를 앤드루에게 하기 시작했다. 비가 퍼붓는 공동묘지의 묘지 위에 누워 있는 여자에 관한 것이었다. 묘지기는 그녀가 정신이 나간 것 같아 운전하는 것이 위태롭다고 생각했기 때문에 그녀의 면허증 번호를 경찰에 알렸다는 것에 관해서 말했다.
경찰이 그녀의 차를 따라가 찾아냈을 때 그녀는 코즈웨이 한복판에서 손으로 귀를 감싼 채 차 안에 앉아 있었다는 것이었다. 그녀는 말도않고 어떤 식으로도 대화에 응하려 하지 않았는데 극히 혼란에 빠져 있는 것 같아 그들은 그녀를 가까운 마운틴 시나이 병원에 데려가 그곳에서 진찰받는 중이라고 했다.
전화한 남자가 말을 마치자 앤드루는,
"알겠습니다."
라고 말했는데 그의 목소리는 떨리고 있었다.
그 남자는 다른 얘기도 했었지만 미셀은 그 얘기를 이해할 수가 없었다. 그러나 앤드루는,
"네, 이해합니다. 하지만 먼저 마이애미에 있는 주치의에게 전화하여 그녀를 봐달라고 부탁해야겠어요. 될 수 있는 대로 몇 시간 안에 연락드리겠습니다."
"당신이 그녀의 남편이십니까?" 그 남자가 물었다.
"전에는 그랬죠." 앤드루가 말했다.
"우린 이혼했습니다."
갑자기 미셀은 한대 얻어맞은 것 같았다. 그들은 비비에 관한 이야기를 하고 있었던 것이다. 미셀은 손으로 귀를 감싸고 코즈웨이거리 자동차 안에 앉아 있는 비비를 머릿속에 그려보았다. 그 다음 경찰관 가운데 두 사람이 그녀의 창에 가까이 가서 창문을 두드리면서 묻는다.
'괜찮으세요, 부인 ?'
하지만 그녀는 아무런 대답도 하지 않는다. 경찰관은 한번 죽 둘러보고 상자를 찾아 그것이 약인지 술인지 자물쇠인지를 확인한다. 차를 조사해 보지만 작은 지갑과 운전 면허증 외에는 아무것도 발견하지 못한다.
'음, 콜로라도라......' 하고 그들이 말한다. 그들이 면허증에 있는 사진과 비비를 대조해 보는데, 비록 그녀의 긴 붉은 머리가 비에 흠뻑 젖어 있고, 눈이 무섭게 빛나는 모습이긴 하지만 같은 사람이라는 데 의견을 모은다. 그들의 질문에 그녀는 대꾸도 하지 않는다. 전혀 말하려고 하지 않는다. 벙어리일지도 모른다고 생각하면서 그들은 수화로 언어 소통을 해보려고 애쓰기도 한다. 여전히 반응이 없다. 그녀를 혼들어 보기도 했지만 역시 움직이지 않는다. 그녀는 손으로 귀를 감싼 채 거기에 그대로 앉아 있다.
미셀은 그런 식으로 세상을 거부하는 것에 대해 생각해 본 적이 있었다. 그러나 그런 극단까지는 생각이 미치지 않았었다. 그녀가 중학교 1 학년 때, 자기 반에 있는 한 남학생은 선쟁님들이 어떻게 가르쳤는가 하는 극단적인 정신적 피로로 고통받았는데 산에 있는 어떤 개인병원으로 보내졌었다.
미셀이 그에 관해 가장 잘 기억하고 있는 것은 말려을라간 한쪽 입만이 미소를 지을 때였다. 하지만 비비처럼 그렇게 아름답고 모든 것을 가진 사람이 어떻게 미칠 수가 있을까? 말도 안되는 것이다.
미셀은 배개를 차가운 쪽으로 돌렸다. 열이 있는 것이 확실했다.
그녀는 누비 이불 아래서 떨고 있었다. 아마도 한 주의 수업을 몽땅 빠져야 될 것 같았다.
그녀는 만약 마고에게 무슨 일이 일어난다면, 예를 들면 마고가 양손으로 귀를 막은 모습으로 자동차 안에서 발견된다면 앤드루가하는 식으로 자기 아버지도 책임을 질 것인지 의심스러웠다. 아마도 그렇지는 않을 것이라고 확신했다. 그녀와 스튜어트는 자기 방식대로 결정해야 할 것이다.
침실문이 열리고 마고가 샤낼 향수 냄새를 풍기며 들어왔다. 그녀는 침대가에 앉아서 손으로 이마를 짖어보았다.
"열이 있구나. 아스피린 먹었니 ?"
미셀은 고개를 끄덕였다.
"난 지금 일하러 가야만 하는데 무엇이든 필요하면 앤드루를 부르렴. 점심시간에 네가 어떤지 전화로 알아볼께."
"몇 분 전에 온 전화는 무슨 전화였죠?"
"별것 아니다." 마고가 말했다.
"침대에 누워 있다가 열이 있으면 아스피린을 한 알 더 먹어라. 일찍 집에 돌아오도록 할께."
그녀는 미셀의 이마에 키스를 한 다음 떠났다.
'아무것도 아니다.' 그녀는 생각했다. '비비는 정신이상이 되었고, 엄마는 그것을 아무것도 아니라고 했어 ! 사라는 어떻게 생각할까?'
정오가 되기 직전에 전화벨이 울렸다. 미셀은 학교에서 온 것이라고 생각했다. 그녀가 수화기를 집어들었으나 앤드루가 이미 통화중이었다. 이번엔 비비의 남자친구인 루이스였다. 미셀은 앤드루가 그에게 비비에 관해서 얘기하는 것을 들었다.
"난 이미 그쪽의 내 주치의와 만났어요. 그는 프랜신을 압니다. 그의 환자거든요. 그가 추천하는 거라면 무엇이든 믿을 수 있죠."
그가 말을 마치자 루이스가 말했다.
"난 다음 비행기로 떠날 생각입니다. 오늘 밤에는 마이애미에 도착할 겁니다."
"그럴 필요까진 없을 텐데요." 앤드루가 말했다.
"이해하지 못하시는군요." 루이스가 그에게 말했다.
"난 그 일에 책임을 느끼고 있습니다. 그녀는 내 아내입니다."
"그녀가 당신의 뭐라구요?" 앤드루가 물었다.
"내 아내라고 했습니다. 우린 하와이에서 새해 전날 결혼했어요. 그녀는 우리가 몇 가지 계획을 세울 기회를 가질 때까지 몇 달간 그것을 비밀로 지켜주길 원했지요."
미셀은 잠시 동안 수화기를 귀에서 멀리했다. 그녀는 너무나 숨이 가빠져서 그들이 듣지나 않을까 겁이 났던 것이다. 다시 전화기를 귀에 대었을 때 앤드루가,
"사라도 알고 있습니까?"
라고 묻는 소리를 들었다. 그의 목소리는 겨우 나온 듯했다.
"모릅니다." 루이스가 말했다.
"비비와 난 내가 볼더로 간 다음에 말해줄 계획이었지요."
맙소사 ! 미셀은 생각했다. 비비는 루이스와 결혼했으면서 아무에게도 말하지 않았다. 자신의 딸인 사라에게조차도.
어떻게 그럴 수가 있을까......
미셀은 만약 마고가 비밀리에 결혼한다면 용서하지 않을 것이다. 결혼은 가족의 문제이며 아이들도 알아야 할 권리가 있다.
누군가가 사라에게 자기 어머니가 정신이상에 빠졌다는 것뿐만 아니라 루이스와 결혼했다는 것도 말해주어야 할 참이다.
정말 어이없는 혼란이 아닌가 !
사라는 집 안에 있는 다른 어떤 사람보다도 더 오랫동안인 2주일동안이나 앓았다. 의사가 두 번이나 왔었고 클레어는 매일 수프와 잴리와 루시의 밥을 갖고 다녀간 다음 마침내 감기로 눕고 말았다. 그 집 안에 있는 모든 사람이 아직 감기에 걸려 있었지만 사라가 가장 심했다. 그녀의 감기는 밤에 한숨도 자지 못하게 했고 때때로 호흡 곤란까지 일으켰다. 그러면 그녀는 아버지에게 와서 함께 앉아 있어 달라고 요구하면서 마고의 침실문을 두드려 놀라게 했다. 그럴때면 그는 그녀가 다시 잠들 때까지 손을 잡은 채 함께 있곤 했다.
이제는 학교로 돌아가야 할 때라고 말했다. 그녀는 가고 싶지 않았다. 그녀는 울면서 며칠만 더 있게 해달라고 간청했다. 다시 친구들과 어울리기 위해선 집 밖으로, 나가는 것이 좋을 거라고 그가 말했다. 또 그것은 마음속의 엄마를 떼어버리는 데 도움이 될 거라고 말했다.
그녀는 크리스마스 휴가에 브로더 할머니 댁에서 본 적이 있는 <뻐꾸기 둥지 위를 날아간 새>라는 영화에서 잭 니콜슨을 데려간 곳과 틀림없이 똑같은 병원에 있다는 것을 상상하면서 엄마에 대한 생각을 잊어버릴 수가 없었다. 그곳은 무시무시한 분자와 평범한 간호원들로 가득 찬 공포의 장소였다. 엄마는 거기 있는 것을 좋아하지 않을 것이다. 매일 밤 울면서 잠이 들곤 할 것이다. 사라는 낡은 병원 가운을 입고 조그만 간이침대에 누워 무릎을 가슴에 끌어당기면서 사라가 때때로 지치거나 놀랐을 때 하던 식대로 여러 가닥의 머리카락을 손가락으로 비비 꼬아올리는 엄마를 볼 수 있었다.
사라는 엄마가 울면서 '날 도와줘, 사라.... 제발 날 좀 도와줘......' 하는 소리를 들을 수 있었다. 사라는 엄마를 도와주려고 했지만 그녀가 할 수 있는 것은 아무것도 없었다. 그러한 환상에 사로 잡혀 한밤중에 울면서 잠에서 깨곤 했다.
아버지가 그녀에게 엄마는 신경쇠약에 걸렸다고 말했을 때에도 울었다.
"엄마의 정신이 약해진 건가요?" 사라가 물었다.
"그래, 그런 것 같다." 아빠는 말했었다.
"왜 그렇게 된 거죠?"
"삶이 너무 힙돌었기 때문이겠지." 그녀의 아버지가 설명했다.
"네게 위기가 하나 더 겹쳤구나. 외할머니가 뇌일혈로 쓰러지신 것이 엄마에게는 큰 층격이었던 것 같다."
"지난번에도 엄만 1 주일 동안이나 위기를 가졌지만 병원에는 가지 않았어요."
"그때가 언제지 ?" 아버지가 물었다.
"아빠가 여기 오려고 하신다는 걸 알게 되던 날이에요."
앤드루는 눈을 감고 머리를 앞뒤로 흔든 다음 한 손으로 그녀를 안아서 머리를 닿으며 말했다.
"불쌍한 사라, 마음이 아프지 ? 그렇지 ?"
"가끔씩은요."
이것이 사라가 말하려는 전부였다.
사라는 엄마가 어떻게 비명을 지르고 울면서 몇 달 동안 미친 행동을 했었는지 아버지에게 말하고 싶지 않았다.
'미쳤다'는 일이 일어났던 것이다. 아무도 그 단어를 말하지 않을 테지만 그녀의 엄마는 미쳐버린 것이다.
사라도 크게 놀라진 않았다. 그녀는 엄마가 웬지 이상해져 간다는 것을 느끼고 있었지만 어떻게 해야 좋을지 몰랐다. 어떤 면에서 그것은 마침내 일어났으며 멀리서 일어났다는 것은 하나의 구원이었다.
그녀는 자기 엄마가 가버리고 다시는 돌아오지 않기를 남몰래 바라고 있긴 했지만 기삐하진 말아야 한다는 것을 알았다. 그녀는 역시 뭔가 더 악화되길 바랐지만 생각해 보면 너무나도 두려운 일이었다. 그녀는 다시 울기 시작했다.
"조금만 더 견뎌봐."
그녀의 아버지는 눈물의 뜻을 이해하지 못하고 말했다.
"엄만 곧 나을 거야."
"언제 ?"
"1 주일은 더 걸리겠지. 어쩌면 한 달 이상이 걸릴지도 몰라."
"엄마와 이야기하고 싶어요." 사라가 말했다.
"지금 엄마는 전화를 받을 수가 없단다." 앤드루가 말했다.
"왜요? 왜 전화도 못 받죠?"
"의사가 그게 가장 좋은 방법이라고 하더구나."
"하지만 아빼도 아플 땐 식구와 얘기하고 싶어했잖아요."
"자, 사라...... 너의 엄만......"
"너의 엄마라고 부르지 마세요." 사라가 말했다.
"난 아빠가 엄마를 부를 때 그 소리가 몹시 싫어요 !"
"미안하다." 앤드루는 계속해서 말했다.
"난 몰랐다. 엄마를 뭐라고 불러야 좋을까?"
"프랜신, 그게 엄마 이름이잖아요."
"그래, 알았다. 지금부터 프랜신이라고 부르마."
그들은 몇 분간 조용히 있었다. 사라는 또다시 흐느꼈다.
"모두 제 탓이에요."
"아니다" 앤드루가 말했다.
"너와는 상관없어."
"아빤 몰라요." 사라가 말했다.
"사라, 엄마가 그렇게 됐다고 해서 너를 탓하지는 말아라. 네 잘못이 아니야."
"아빤 아무것도 몰라요."
사라는 방에 불을 켰다. 사라가 더 말한다면 그녀의 엄마는 화를 낼 것이며 아직도 마고네 집에 있다는 것을 알면 더욱 화를 낼 것이다. 그녀는 그것에 대해 용서하지 않을 것이다.
사라는 아빠에게 집에 데려다 달라고 하고 엄마가 돌아올 때까지 거기서 함께 있어달라고 했다. 그런데 그들 모두가 병이 났던 것이다. 한 사람이 나으면 또 한 사람이 아팠다.
사라가 학교에 다시 나가게 되기 전날 그녀의 아버지는 그녀의 물건들을 챙겨 집으로 데려갔다. 그녀는 2주일 이상 집을 비웠다. 모든 것은 똑같은 모습이었지만 모든 것이 달라보였다. 그녀는 광택이 나는 피아노 건반을 따라 눌렀다. 아마도 그녀는 더 이상 피아노 레슨을 받지 말아야 할 것이다. 그녀는 피아노 레슨을 좋아하지 않았지만 연주법을 배운다는 것이 중요하다고 늘 엄마는 말했었다.
사라는 그 이유를 이해할 수 없었지만 그녀의 엄마는 항상 나이가 들면 이해하게 될 거라고 말했었다. 파티에서 인기가 있는 것쯤과 관계있겠지. 사라는 때때로 파티에 갔지만 아무도 피아노를 연주하지는 않았다. 한 해에 두 번 정도 사라가 파티에서 돌아오면 엄마는 밝은 조명 아래 그녀를 앉히고 눈을 들여다보았다. 엄마는 모든 아이들은 약을 먹는다고 생각했다. 또한 그녀는 사라의 옷과 숨쉬는 것을 냄새 맡았다. 사라는 정말 화가 났다.
"엄마 왜 그렇게 나를 믿지 못하세요. 엄만 아무도 믿지 않아 !"
"나는 믿기가 힘들구나." 하고 엄마는 말했었다.
"적어도 엄마가 사랑하는 사람은 믿으려고 노력해 봐야죠."
"빨리 짐을 싸라, 사라."
아빠는 <뉴스위크>지의 사본을 갖고 거실에 있는 소파에 앉으면서 말했다.
"집에서 해야 할 일이 많다."
"여기가 제 집이에요." 사라가 말했다.
"우리가 왜 여기서 살 수 없는지 이유를 알 수 없어요. 엄마가 회복되어 돌아올 때까지 왜 옮겨와서 살 수 없는지 알 수 없다구요."
"이해해 주렴." 아빠가 말했다.
"난 이 집에서 너와 함께 살 수가 없단다. 난 이 집 식구가 아니야."
"마고 아줌마네 집에선 내가 그 집 식구가 아니에요." 사라가 반박했다.
"지금의 네 기분은 이해할 수 있다. 하지만 우린 네 방을 손질하는대로......"
"난 이미 방을 갖고 있는걸요. 비록 작기는 하지만 바로 여기가 내방이에요. 바로 여기 말예요."
"우린 마고네 집의 네 방을 칠하려고 한다." 아빠가 말했다.
"무슨 색으로 칠할까?"
"개똥 같은 방 !" 사라가 소리쳤다.
"그건 스튜어트의 방이지 내 방이 아니에요. 그걸 자주색으로 칠하든 검은색으로 칠하든 내가 무슨 상관이람 !"
그녀는 자기 침실이 있는 위층으로 을라가 문을 쾅 닫았다.
그녀의 방은 완벽해 보였다. 해레라 부인이 깨끗이 치워놓았다.
해레라 부인은 벽에 있는 사진을 항상 기울어지게 해놓았기 때문에 엄마는 그것의 먼지가 털어졌는지를 알곤 했다. 어제 그녀는 사라를 데리고 가 물었었다.
"청소가 잘됐니 ? 벽에 있는 사진틀이 똑바로 걸렸어 ?"
"네." 사라는 말했었다.
사라는 라디오를 틀었다. 그녀의 어머니가 그것을 방에 집어던지면서 사라에게 고함을 지르고 사라 역시 c엄만 엄마가 될 자격이 없어요.' 라고 고함을 지르던 밤을 생각나게 했다.
바로 그날이 어머니가 나가버리고 다시 돌아오지 않았으면 하고 남몰래 원하던 날이었다. 사라의 소망은 실현되었다. 그녀는 눈물이 나오려는 것을 느끼고는 힘겹게 삼켰다. 어머니에게 더 잘해주었더라면, 외할머니의 병원에서 전화가 왔던 날 밤 '영원히 사랑해요.'라고 말했더라면......
사라는 옷장으로 가서 옷가지들을 끄집어 냈다. 그녀는 옷돌을 쌌다. 홀을 내려가 어머니 방으로 갔다. 아직도 그녀의 향수 냄새가 났다. 그녀는 어머니의 옷장문을 열고 똑같은 방식으로 옷걸이에 걸려있는 옷듣을 바라보았다. 그녀는 어머니의 푸른색 실크 블라우스를 잡아채어 자기 옷 속에 챙겨넣었다.
"왜 정신이상이 되었을까?" 사라는 중얼거렸다.
"엄만 나에 관한 생각을 그만둘 수 없었을까? 엄마는 그랬어.....자기가 오랫동안 병원에 가야 한다면 내게 무슨 일이 일어날 것인가에 대해 걱정하고 있었다고. 엄마, 지금의 제 골을 보세요. 지금 난 마고 아줌마네 집에 가서 살아야 해요."
"준비됐니 ?"
그녀가 옷가지를 들고 거실에 내려올 때 아버지가 물었다.
"그런 것 같아요."
집으로 가는 트럭에서 사라는 물었다.
"나무엔 누가 물을 주죠?"
"미란다가 집을 돌봐주기로 약속했다."
"아, 네." 사라가 말했다.
"네 방을 무슨 색으로 칠하고 싶은지 생각해 봤니 ?" 아빠가 물었다.
"자주색요."
사라가 옆 창문을 응시하면서 말했다.
이틀 후, 그녀는 스튜어트의 방이 자주색으로 칠해졌는가를 보려고 학교에서 집으로 돌아왔다. 마고는 그 방에 멋진 양탄자가 필요하다고 하면서 사라에게 함께 쇼핑하고 싶은지를 물었다.
"넌 사진과 화분이 필요할 거야."
"벽에 사진을 테이프로 붙여도 될까요?" 사라가 물었다.
"테이프는 칠을 벗겨지게 하기 때문에 압정으로 고정시키는 것이 더 나을 거야." 마고가 말했다.
사라는 자기가 붙였던 사진을 생각하면서 고개를 끄덕였다. 그녀는 동물 사진을 가장 좋아했다. 하지만 한 쌍의 록 뮤직 스타도 역시 붙였었다.
그녀는 마고가 다만 자기 아버지 때문에 잘해주고 있다고 생각했다. 그녀는 마고가 자신을 조금이라도 좋아하게 허락할 수가 없었다. 자기 엄마에게 떳떳하지 못하기 때문이었다.
아빠 이외에 아무도 자기 엄마를 언급조차 하지 않았고 아빠도 자주 그 화제를 끄집어내지는 않았다.
그는 루이스와 이야기했다는 것, 루이스가 엄마를 수영장과 테니스 코트와 공예 스튜디오가 있는 아주 훌륭한 개인병원으로 옮길 계획이라는 것을 그녀에게 말해주었다. 그것은 병원이라기보다는 캠프같이 들린다고 생각했다.
사라는 학교에서 고통스러웠다. 주의를 기울이려고 애썼지만 마음은 항상 딴 곳에 가 있었다. 선생님들은 그녀의 어머니가 아파서 병원에 있다는 것을 알았으므로 그녀를 야단칠 수가 없었다. 아이들은 그녀가 마고네 집으로 옮겼다는 것을 알았고, 그들이 자기를 바라보는 것으로 자기 어머니가 재미있는 곳에 가 있음을 그들이 알고 있다고 확신했다.
데이비드 앨브렛의 아버지가 차고의 서까래에 매달려 자살했을 때 모든 사람이 그의 등뒤에서 그것에 관해 쑤군거린 것이 기억났다.
아무도 어떻게 말해야 할지 데이비드 앞에서 어떻게 행동해야 할지를 몰랐다. 데이비드 역시 몰랐다. 그것이 바로 지금 그녀에게 일어났다.
적어도 제니퍼만은 그것에 관해 이야기하는 것을 두려워하지 않았다.
"사라, 모든 부모들은 정신이 약간씩 이상해지곤 한다구. 너무 걱정하지 마. 우리 반의 졀반은 길은 종말에 삐져버린 부모를 갖고 있다고 난 장담해."
사라는 읜쪽 엄지손톱을 힘주어 물어뜯었다.
"네 엄만 비극적인 내면의 세계를 갖고 있어." 제니퍼가 말했다.
"그분은 매우 강한 분이야. 아마 고전적인 A 형 성격인가봐."
"A 형인 사람은 심장마비를 일으킬 우려가 많대." 사라가 말했다.
"우리 할머니네 집의 <매콜>지에서 읽었어."
"그래, 하지만 그들 또한 정신이 약해지삶아, 천천히 쓰러진다는 것은 경고하는 것과 같아. 어쩌면 이 일이 일어난 것이 잘됐어. 너희엄마는 1 년 내내 무서운 행동을 했잖니, 사라."
"알아."
사라는 침대에 누워 책을 읽으려 했으나 눈에 들어오지 않았다.
제니퍼는 그녀에게 <난 네게 장미 화단을 약속하지 않겠다>라는 책을 주었다.
그 책은 미친 소녀에 관한 이야기였다. 제니퍼는 사라가 자기 엄마를 이해하는 데 도움이 될 거라고 생각했는데 그 책에 나오는 소녀는 엄마와 같은 점이라고는 아무것도 없었다. 책에 나오는 소녀는 비밀 언어와 모든 것을 갖고 비밀의 세계를 만돌어 나갔다. 사라는 자기 엄마가 그녀의 머릿속에 비밀의 세계를 창조했다고는 믿을 수가 없었다.
루시는 사라의 무릎 위에서 잠이 들었다. 사라는 루시의 잠든 모습을 보는 것이 좋았다. 그녀는 루시가 어떤 종류의 꿇을 꾸고 있는지 자기에게 이야기하는 소리를 들었다. 루시가 한숨을 쉬며 고요한 것 같으면 좋은 꿈을 꾸는 것이며, 몸을 덜덜 떨며 찡찡거리고 씰룩거리면 악몽을 꾸는 것이었다.
사라는 루시가 개에 관한 꿈을 꾸는지 사람에 관해 꿈꾸는지, 컬러로 꾸는지 호백으로 꾸는지 궁금했다.
사라는 누군가 흘 쪽으로 내려오는 소리를 들었다. 발소리로 누구인지 알아낼 수 있었다. 마고의 발소리는 부드러우면서도 재빼르고, 스튜어트는 삐걱거리고, 미셀은 나막신이나 하이킹 신발을 신어 딸각거렸다. 자기 아버지의 발소리도 있는데 그는 나이키 운동화를 신고 있었다.
"아빠......" 사라가 불렀다.
"그래, 사라....."
"잠깐 제게 오실 수 있어요?"
"그럼."
그는 그녀의 방으로 들어와 침대가에 걸터앉았다. 그는 그녀가 내미는 손을 잡았다.
"사랑해요, 아빠."
"아빠도 널 사랑한다." "얼마나 오랫동안요?"
"얼마나 오래라니, 무슨 뜻이냐?" 아빠가 물었다.
"'영원히'라고 말해주세요." 사라가 설명했다.
"그 다음에 제가 '나도 그렇게 오랫동안 사랑할 거예요. '라고 말하죠."
"누가 그걸 만들었지 ?" 그가 물었다.
"엄마요. 우린 매일 그렇게 말해요."
"우린 좀더 새롭고 독창적인 것을 만들자.뗄, 그녀의 아버지가 말했다.
"안돼요. 난 새롭고 독창적인 것을 원치 않아요. 아뼈도 이 말을 사용했으면 좋겠어요."
"좋다. 그렇게 하기로 하지...ca 다시 시작해 볼래 ?"
"사랑해요, 아빠." 사라가 말했다.
"아빠도 널 사랑한다."
"얼마나 오랫동안?"
"영원히 !"
"나도 그렇게 오랫동안 사랑할 거예요."
사라는 그렇게 말하면 기분이 나아질 것이라고 생각했지만 그렇지가 못했다. 그것은 유치하고 어리석게 들렸다. 어머니가 그것을 아빠한테 가르쳐 주었다고 화를 낼 것 같았다.
"엄마가 날 잃었다고 생각하세요?" 사라가 조용히 물었다.
"그래, 사실이 그렇잖니 ?"
"엄마한테 편지를 써도 될까요?"
"좋은 생각이다." 그녀의 아버지가 말했다.
다음날 영어 시간에 편지를 쓰기 시작했다. 노트 한 장을 미국 시선집에 끼워넣고 썼다.
사랑하는 엄마
엄마가 병이 들어서 정말 마음이 아파요. 빨리빨리 낫게 되길 바라요. 전 감기가 들었어요. 거의 2주일 동안이나 계속되었어요. 하지만 지금은 좋아졌어요. 루시도 잘 지내요. 눈이 많이 왔지만 지금은 개고 있어요. 다음 주말에 스키 타러 갈 수 있게 되었으면 좋겠어요. 엄마도 그럴 수 있기를......
"사라......." 월터스 선생이 불렀다.
"사라.... 듣고 있니 ?"
"네 ?"사라가 물었다."저요?"
"지구의 뒤로 돌아, 사라."
월터스 선생이 말했다. 모든 학생이 웃었다. 사라는 얼굴이 빨개지는 것을 느꼈다.
"우린 프루스트가 '그러나 난 잠들기 전에 수마일을 계속 가야 한다고 약속했네. '라는 귀절을 썼을 때 어떤 마음이었을까를 공부하는 중이었다."
"죄송합니다." 사라가 말했다."주의를 기울이지 않았어요."
"안다. 지금부터 정신 집중을 하도록 !"
월터스 선생이 말했다.
"그렇게 하겠어요."
사라는 편지를 접어 수학책에 끼워넣었다. 기분이 몹시 좋지 않았다. 그건 쓰고 싶었기 때문이 아니고 써야 하기 때문에 쓴 편지 같다는 느낌이 들었다.
"프랜신, 사라에게서 편지가 왔어요."
그녀는 말하려 하지 않았다.
"읽어보시겠어요?"
그녀는 생각하려 하지 않았다.
"제가 읽어드릴까요?"
그녀는 느끼지도 않았다.
"마음이 바뀔 경우를 대비하여 여기 책상에 놓고 가겠어요."
그리고 아무도 그녀에게 말을 시킬 수 없었다.
그녀는 눈을 감았다.
제8장 화 해
그것은 더 이상 사건도 아니라고 마고는 생각했다. 인간이 살아가는 이상의 상황도 아니었다. 그것은 가족과 흡수되었으며 역사 가운데 합치되었다. 그녀는 앤드루를 원했고 그녀의 인생을 함께 나누어 갖길 원했지만 그의 삶과 함께하고 있다는 충분한 생각은 갖지 못했었다. 그 관계에 보다 일찍이 가능성을 고려했어야만 했다. 사전에 미리 자기 감정을 가려내서 지금까지 끌어오지 말아야 했을 것이며 그때까지 맑은 정신으로 있울 필요가 있었다.
그녀는 사라가 그들에게 이사해 오리라고 예상한 적이 없었다. 준비할 시간도 그 생각에 익숙헤질 시간도 없었다. 그녀는 앤드루가 몇 주 전까지만 해도 스튜어트의 방이었던 사라의 방을 사라가 더 마음 면히 있기를 바라면서 부드러운 자주색을 칠하고 있는 것을 도와주었다.
그러나 사라가 자신의 집에서 편안함을 느낄 것 같지는 않았다.
마고는 번번이 사라가 설치한 장벽을 느졌다. 그녀는 마고에게 예의발랐지만 대화를 나누려 하지는 않았다.
"사라, 이 시기가 네겐 힘돌다는 걸 아줌마도 잘 안다."
한번은 마고가 말했다.
"이야기하고 싶은 것이 있으면...."
"좋아요." 사라가 말했다.
"아빤 어디 가셨죠?"
언젠가 마고는 시작했었다.
"사라, 내가 도울 일이 있으면....."
"괜찮아요."
사라는 대답한 다음 재빨리 화제를 바꾸었다.
"혹시 낡은 쇼핑백 있으세요? 내일 학교에 과제물을 가져가야 하거든요."
"물론이지. 부엌 싱크대 아래 있다." 마고가 말했다.
마고는 사라가 스튜어트가 사랑을 쏟았던 생쥐처럼 생각되었다.
그는 그 쥐가 방을 돌아다니는 것을 지켜보며 가구돌에 부딪치길 기다리면서 방향이 바뀔 때마다 기삐서 소리를 지르곤 했다.
마고는 자신이 좋은 새엄마가 될 것이라고는 전혀 확신하지 않았다. 그녀는 앨리자를 생각했고, 스튜어트와 미셀과 같은 종류의 관계를 세우려고 애쓰면서 그녀를 위하여 무엇이 되어야 하는가를 생각했다.
천천히, 여유를 갖고 참아야 하며 너무 많은 것을 기대하지 말아야 한다고 자신에게 타일렀다.
마고와 앤드루가 처음으로 비비의 정신이상에 관해 이야기했을 때 앤드루는 자신을 탓하면서 울었다.
마고는 두 팔로 앤드루를 붙잡고 위로하면서 몇 번이나 그것은 그의 잘못이 아니었으며 만약 잘못이 있다면 비비와 사라를 도와주려하지 않았을 것이고 그 둘 중 어느 한 사람이라도 도와주려 하지 않았을 것이라고 말했다.
그는 악몽을 꾸기 시작했다. 그들이 아팠던 기나긴 주말 내내 그는 보비에 관한 꿈을 꾸었다. 그 사건, 유리가깨어지고 몸들이 충격에 뒹굴고 아이들의 비명소리를 회상하고는 자면서 소리를 질렀다.
마고는 그에게 비비의 정신이상은 그 사건으로 인해 발생된 것이라고 주장했다. "이것은 그녀의 문제예요." 마고가 그에게 말했다.
"그리고 그것에 대한 해답은 그녀의 내부 어딘가에 있어요."
그때 그녀는 너무나 이성적이고 너무나 지각적이며 분명한 소리를 했다는 것을 스스로도 거의 확신했다. 그러나 죄의식은 전적으로 앤드루에게만 속하는 것은 아니었다. 마고가 비비의 정신이상에 대해 자신을 책망하는 순간도 있었다. 그녀가 앤드루를 만나지 않고 사랑에 빠지도록 자신을 허용하지 않고, 그에게 옮겨와서 함께 살자고 권유하지만 않았다면....
모든 사람은 정신이상이 될 소지를 갖고 있다고 마고는 생각했다. 모든 사람이.
마고가 자기 아이들에게 비비의 정신이상에 관해 이야기하던 날 밤 그녀가 말했다.
"이 일로 인해서 사라는 매우 헤쳐나가기 힘든 상황에 놓여 있으니까 너희들이 잘 이해하고 보살펴 주렴."
그날 아침 감기에 걸려 누워 있던 미셀은 작은 목소리로 말했다.
"우리가 어떻게 행동해야 할 것인가를 말하진 마세요. 정신이상이 되게 하는 것이 어떤 느낌인지 이해할 수 있어요."
스튜어트는 미셀을 독기 어란 시선으로 쏘아보았다.
미셀이 기침을 하면서 말했다.
"레너드의 아내가 총을 갖고 우리집으로 쳐들어왔을 때 엄만 죽을 위험에 처해 있었어. 그렇죠, 엄마?"
"그건 내 생에 있어서 가장 어려운 시기였다."
마고가 말했다. "아무에게도 아무것에도 의지할 수 없었을 거예요."
스튜어트는 목소리가 변하면서 말했다.
"인생은 짧다...... 이게 바로 그걸 증명해요."
"스튜어트."
마고는 스튜어트 쪽을 향해 가면서 말했다. 마고는 그가 더 자주 그러기를 바라긴 했지만 그건 스튜어트답지 않았다.
"퍼핀과는 모든 게 잘되어가니 ?"
"그게 무슨 뜻이죠?"
"모르겠다. 그냥......"
"이 일은 퍼핀과는 상관없어요."
스튜어트는 몸을 돌려 방을 나갔다.
2주일 후, 그들이 모두 감기에서 회복되었을 때 앤드루는 마고가 양치질하는 어느날 밤 침대에서 내려오며 말했다.
"내가 사라를 데리고 집으로 돌아가 거기서 프랜신이 돌아올 때까지 있어야 할 것 같아."
마고는 칫솔을 세면대에 떨어뜨렸다.
"당신은 그렇게 하고 싶은가요?"
그녀는 그가 비친 거울을 돌여다보았다. 그의 눈밑엔 어두운 그림자가 있었다.
"당신은 내가 어떻게 했으면 좋겠어 ?"
"여기 있어주세요."
앤드루만 남는다면 사라는 결코 그들을 심각하게 만돌지는 않을 것이다. 스튜어트나 미셀도 마찬가지다.
"더 낫단 말이요, 더 나쁘단 말이오?"
그녀는 칫솔을 집어들고 입안을 헹구었다.
"그건 당신의 인생을 복잡하게 만들 거예요."
"내 인생은 이미 복잡해졌어. 당신 아이들은 어때...... 난 그애들이 혼란스러워하는 걸 원하지 않아."
"내 아이들은 잘 처리해 갈 거예요."
그녀는 그에게로 얼굴을 돌렸다.
"우리에게 한가족으로 보이려는 사라의 생각이 기특하다고 생각해."
그는 흘러내린 머리카락을 쓸어넘기며 말했다.
"또 그앤 프랜신의 집을 떠나서 적옹할 보다 나은 기회를 갖게 될거고..... 그렇죠?"
마고가 고개를 끄덕였다.
"프랜신의 집에는 너무 많은 추억들이 있어."
"걱정 마세요."
마고는 부드럽게 말했다.
"우린 잘해나갈 거예요."
그는 서 있었고 그녀는 그의 플란델 셔츠에 얼굴을 묻고 있었다. 그것은 따뜻하고 부드러웠는데 위안을 주었다.
그러나 지금 마고는 잘해나갈 수 있으리라고 생각했던 만큼 쉽지 않다는 것을 깨달았다. 앤드루는 사라에 대한 책임감으로 압도되었다. 사라는 그에게 꼭 달라붙었다가 물러났다.
마고는 임상의사로서 어머니의 정신이상이 주는 외상으로부터 사라를 도울 수 있는 누군가에게 보여야 한다고 생각했다. 그러나 앤드루는 그녀가 다만 사랑을 필요로 한다고 믿었다.
그들은 사라가 어떤 소리를 들어야 하는지 의견 일치를 보지 못했다. 마고는 그녀가 모든 것에 대해 진실을 들어야 한다고 느꼈다. 현실을 다루어 나가는 법을 배우는 것이 중요했다.
"당신은 언제부터 정신 분석가가 되었지 7"
앤드루는 화가 나서 물었다.
"난 분석가는 아니지만 당신은 사라를 현실을 거부하며 사는 비비처럼 키우려 하고 있잖아요?"
"사라에겐 비비와 닮은 점이라곤 전혀 없어."
"좋아요. 그럼 그애한테 결혼에 대해 이야기하세요. 루이스에 관해서도 말해주세요."
"지금 그것에 대해 그애가 알아야 할 이유는 없어."
"그건 현실이잖아요."
"그애한테 말하는 건 내 할일이 아니오..... 프랜신의 할일이지."
"아, 물론이죠. 정신이상에 대해 설명하는 것도 프랜신의 할일이구요...... 맞죠?"
"난 프랜신과 그녀의 병에 관해 이야기하겠어. 하지만 결혼에 관해 말할 아무 이유도 없고 당신도 마찬가지야. 프랜신이 나을 때까지 그 결혼이 그대로 유효할지조차 확신할 수 없어."
"그게 당신이 바라는 건가요?"
"내가 바라는 것은 그녀가 해어나는 것뿐이야. 그게 전부야."
"그 결혼에 대해 다른 누군가가 사라에게 말하면 어떡하죠?"
"누가?"
"루이스."
"그에게 말하지 못하게 하겠어."
"난 비밀을 좋아하지 않아요, 앤드루. 비밀은 언제나 불리한 결과만 낳아요."
"이번 한 번만은 제발......" 앤드루가 말했다.
"알았어요." 마고는 한숨을 내쉬었다.
"좋아요."
그녀는 자신과 앤드루 사이에 점점 거리가 생긴다는 것을 느꼈는데 그것은 그녀를 놀라게 했다. 그녀는 그를 놓쳤다. 발전되어 가던 친밀함을 놓쳐버렸다.
마고는 이성으로는 이해를 했으나 감정으로는 고통을 갖고 있었다. 그녀는 자신을 열 두 살짜리 주의력밖에는 갖고 있지 않은 앤드루에게 대적하도록 허용하지는 않을 것이다. 그가 사라에게 헌신하는 데 필요한 시간에 대해 그녀가 어떻게 화낼 수 있겠는가? 그녀는 아이들을 갖고 있고 자기 자신의 심각한 문제를 갖고 있다. 이제 때때로 그녀는 분개심을 느끼면서 부끄러워졌다.
그녀는 앤드루에게 자기 감정을 이야기할 필요가 있었다. 그러나 당장은 사라와 비비와 저녁은 무엇으로 할까를 제외하고는 그들이 아무것도 이야기하지 않는 날들이 너무 많이 계속됐다. 그들은 매일밤 지쳐서 잠자리에 들었다. 그들은 수주일 동안 사랑의 행위를 하지 않았다.
"얘야......" 그녀의 어머니가 전화로 말했다
"너무 욕심부린 게 아니란 건 확실하니 ?"
"매일 주어지는 대로 갖는 것뿐이에요." 마고가 말했다.
"또 다른 아이란 큰 책임이다."
"일시적이에요."
"확실하니 ?"
"아뇨, 확실한 건 아무것도 없어요."
"아이들의 권리를 위해, 네 권리를 위해 일해야 한다."
"에쓰고 있어요, 엄마."
마고는 한숨을 쉬면서 말했다.
"재미있는 건 내가 바라는 모든 것을 너와 아버지가 갖고 있다는거다."
"아니에요, 엄마...... 엄만 더 많이 원하셨었어요."
"네가 가졌다고 생각하는 것을 너와 아버진 갖지 않았다고 말하려는 거니 ?"
"우린 친밀함과 존경과 사랑을 가지고 있어요. 그게 엄마가 뜻하는 것이라면 그 어느 것도 하룻밤 사이에 일어나지는 않아요."
클레어가 그녀에게 말했었다.
"넌 필사적으로 보이는구나, 마고. 너 폐렴이나 뭐 다른 것에 걸려서 다니지 않는다는 게 확실하니 ?"
"신체적인 거라고 생각하진 않아."
하고 마고는 말했지만 위가 고통스럽고 목이 부어 몹시 아팠다.
"도움이 된다면 잠시 동안 내가 사라를 데려갈께." 클레어가 말했다.
"아냐, 그았 앤드루의 아이...... 우리 아이야."
"그애가 네게 고통을 주니 ?"
"아니, 천만에. 그엔 스스로 잘해나가. 난 그에가 걱정이 돼. 하지만 앤드루는 그애가 괜찮다고 생각해."
"너 검진을 받아야겠구나. 마고, 네게 호시 무슨 일이 일어난다하더라도 도와주지 않겠어."
"좋아질 거야."
마고가 말했다.
다음날 사무실에서 마이클 벤슨이 말했다.
"내가 할 수 있는 일 없소?"
데니시 플랜....그들은 다음 5년간 주택단지 건설을 제한함으로써 도시성장을 제한하려는 계획을 토의하고 있었다. 마이클은 말했다.
"그것이 우리에게 그렇게 많은 피해를 줄 것이라고 생각하지는 않아요. 우리는 독창적인 개조공사로 명성을 확립해 왔는데 그것이 우리 사업이 계속될 수 있는 자리요."
그는 마고를 보려고 잠시 멈췄는데 아무도 없는 곳에서 그녀는 울기 시작했다.
"많이 아픈가 보군요?" 그가 물었다.
"마이클, 난 내 인생의 통제력을 잃어버린 것 같아요."
"내가 경고했을 텐데..... 나는 나 자신의 실수에 대해 말하려 했었소."
"이건 실수가 아니에요. 전 그를 사랑해요."
"이 모든 것을 위할 만큼 사랑하오?"
"그러길 바라요."
"알잖아요, 마고...... 이미 당신이 훌륭한 건축가이며...... 정말로 재능 있는 사람이오. 어떤 남자를 위해 그 모든 것을 내던져 버릴 수는 없소."
"난 어떤 것도 내던져 버리진 않읕 거예요."
비비가 정신이상이 되기 전 앤드루는 몇 번이나 모든 것을 내던져 버리고 버진섬으로 가버릴까에 대해 이야기했었다. 그는 자선사업을 시작할 거고 그것이 좋다고 느낄 때 일하면서 인생을 쉽게 살려고 했다.
마고는 화를 내며 그가 그런 식으로 이야기할 땐 그의 돌봐줄 이없는 섬생활에서 그녀에겐 여유가 있을 것이라는 확신이 없기 때문에 놀라곤 했다.
그러나 그녀는 그보다도 아직 자기 아이들에게, 자기 일에, 자기자신에게 더욱 책임감을 느꼈다. 그녀는 아무것도 없는 어떤 방에서 마룻바닥에 깔린 매트리스에서 떨어져 나가 잠자기를 원하지 않았다. 그녀는 그와 함께 살기를 원했지만 그런 식으로 살고 심지는 않았다.
다른 때 같으면 그는 그들의 미래를 위한 계획으로 가득 채웠을 것이다. 아이돌은 학교를 나온 후에는 뉴질랜드로 남아프리카로 동양으로 여행을 떠날 것이다.
아마도 앤드루는 여행기를 쓸 것이고 그녀는 건축의 포토 에세이를 쓸 것이다. 그녀는 잠시 동안 그와 함께 놀러다닌 다음에 말할 것이다.
"지금 내가 하고 있는 일이 좋아요...... 알고 계시죠?"
그러면 그는 그녀를 꽉 붙잡고 말할 것이다.
"그럴지도 모른다고 말하는 것뿐이오. 그 모든 것을 너무 진지하게 받아들이진 말아요."
마고는 의사를 만나러 갔다.
"긴장하고 있나요?" 그가 물었다.
그녀는 웃었다.
"당신이 그렇게 말하고 있잖아요."
"어려운 시기라도?"
"네. 하지만 해결하려 애쓰고 있어요." "운동은?"
"재저시이즈를 해요."
그녀는 비비 또한 재저사이즈를 했다는 것을 생각하면서 말했다.
"좋아요." 카프렌 박사가 말했다.
"유동식으로 잠시 동안 서서히 다이어트를 실행하세요. 습진의 반점에 대한 처방을 드리겠습니다. 체중도 내려갔나요?"
"감기로..... 몇 파운드는."
"휴식이 필요해요. 마고, 충분히 수면을 취하나요?"
"잠은 자요."
"현상태에 변화를 주는 것도 좋을 겁니다."
그래서 그들이 얼리 섬너하우스에 식사 초대를 받았을 때 마고는 먼저 앤드루에게 묻지도 않고 숭낙했다. 그에게 물으면 그는 갈 수도 없고 사라를 남겨놓을 수 없다는 구실을 댈 것임을 그녀는 알고 있었다.
그러나 사라는 그들이 외출하고 제니퍼가 밤을 보낼 수 있게 초대한 것을 기뻐하는 것 같았다.
파티가 있기 전날 마고는 욕조에 누워 비누칠을 하면서 자기의 애인이 가져야 하는 정신적 자격 기준을 조용하게 만들었던 지난 가을밤으로 돌아가 생각했다.
그녀는 그렇게 순진했던 것이 오래 전의 일이 아님을 믿을 수가 없었다. 인생을 단순하게 살자고 맹세했던 그녀는 확실히 인생을 복잡하게 했다. 앤드루는 옳았다. 그녀는 몸을 행구고 배수관의 마개를 열어놓았다. 그러나 욕조에서 나오지는 않았다. 그녀는 그곳에 서서 물이 빠져나가는 것을 내려다보았다.
비비가 회복되지 못하면 어쩌지 ? 앤드루가 사라를 보호해야 한다고 결정하면 어쩌지 ? 집에서 아이들과 함께 지낸 지 5 년, 집에서 한 아이가 모든 것을 변화시켰다. 사라가 고등학교를 졸업할 때 그녀는 마혼 다섯, 거의 마혼 여섯이 될 것이다.
그녀는 <나와 보비 맥지>라는 노래를 부르기 시작했다.
그 노래는 한때 그녀의 성서였다. 그때 그녀는 자유를 갈망했었다. 그러나 서정시의 의미를 이해하지 못했다. 그 자유는 신화다. 다른 사람과 공유한다는 것이 더 중요하다.
그녀는 일어서서 수건을 잡으려고 손을 뻗었다. 눈물이 눈을 아프게 했다. 왜 인생을 순탄하게 살아갈 수가 없는 걸까? 왜 인간은 좀 더 길게 행복하게 살 수 없는 걸까?
미셀은 혼자 집에 있었다. 그녀는 네덜란드제 비스킷을 먹으면서 <벨 자>라는 책을 읽고 있었는데 그때 누군가가 현관문을 두드렸다. 그녀는 침대에서 일어나 누가 왔는지 보려고 나갔다. 퍼핀이었다.
"스튜어트는 아직 돌아오지 않았는데."
미셀이 그녀에게 말했다.
"아마 테니스 연습증일 거야."
"난 널 만나러 왔어."
퍼핀이 말했다. 미셀은 깜짝 놀랐다. 그녀와 퍼핀은 아주 가까운 사이는 아니었기 때문이었다.
"들어가도 되겠니 ?" 퍼띤이 물었다.
"그럼."
퍼핀은 미셀을 따라 홀을 지나서 그녀의 방에 이르렀다. 그녀는 미셀의 침대에 앉았다.
"비스킷 먹을래 ?"
미셀이 물으면서 비스킷 상자를 건네주었다.
"고마와."
퍼핀은 비스킷 하나를 집어 조금씩 베어 먹으면서 말했다.
"저어 실은 말이야, 나 임신을 했어."
"뭐 ? 믿을 수가 없어 !" 충격을 받은 미셀이 말했다.
"어떻게 임신을 하게 됐니 ?"
"너도 알잖아." 퍼띤이 수줍어하며 말했다.
미셀이 말했다.
"내 말은 그걸 쓰지 않았느냐는 뜻이야. 피임법을 말이야."
"응, 그런데 한번은 콘돔을 쓰지 않고 해보았어. 그렇게 하면 기분이 어떨까 해서. 그후론 내가 피임을 했어."
"피임구가 잘못되었구나?" 미셀이 말했다.
"이제야 알게 됐어."
"피임약을 먹지 그랬니, 아니면 다이어프램을 쓰든가."
"약은 메스껍고 다이어프램은 너무 감촉이 차서 내겐 안 맞았어.너두....."
그녀는 말을 멈추고 목소리를 낮추어 말했다.
"너두 그걸 한번 삽입해 보면 기분이 어떤지 알 거야. 글쎄 그걸 집어넣을 때 얼마나 아팠는지 기절해 버릴 것 같더라구."
"스튜어트도 아니 ?"
퍼핀이 고개를 끄덕였다.
"그래 넌 이제 어떻게 할 셈이니 ?"
퍼핀은 고개를 갸우뚱해 보였다.
미셀은 퍼핀을 보면서 클레어가 이런 머리가 빈 애를 낳았다고 생각하니 놀라웠다. 일단 사정을 하여 자신의 유전인자를 내보낸 다음에는 운에 맡기는 도리밖에 없는 것이었다. 마고와 프레디는 정말 운이 좋았다. 그녀는 이렇게 해서 생긴 퍼핀과 스튜어트의 아이가 과연 어떻게 생겼을까 궁금했다. 그러나 그것을 알아볼 수는 없을 것이다. 퍼핀은 낙태를 해야만 했다. 그리고 그녀로 하여금 그 일을 알아보도록 해야 하는 것은 전적으로 미샐의 책임이었다.
"난 네가 아이를 가질 준비가 되었다고는 생각하지 않아, 퍼핀."
그녀가 말했다.
"하지만 난 준비하겠어. 담요를 주문하고 아기옷들을 사면서 모든
것을 준비하는 데 층분한 시간이 있어."
"내 얘긴 그런 뜻이 아냐. 네가 정신적으로 준비가 되어 있지 않은데다 스튜어트 또한 그렇다는 뜻이야. 만약 두 사람이 지금 결혼을 하게 되면 그건 파멸이야. 네가 스무 살도 되기 전에 끝장이 날 거야."
그녀는 자기 말이 현명한 소리로 들리기를 바랐지만 강요하는 소리로 듣지는 말았으면 하고 생각했다."넌 몰랐을 거야. 내가 우리 반 아이들보다 한 살이 더 많다는 것을, 중학교 1 학년 때 한 번 유급했거든."
"난 몰랐어."
미셀은 말하면서 그런 일이 이 일과 대체 어떤 관계가 있는지 알려고 애썼다.
"난 중학교 1 학년 때 전학을 했는데 그때 여교장 선생님은 내가 2학년을 다시 이수하는 게 좋을 것이라고 말했어, 아무도 날 알아보는 사람이 없으니까 별 문제는 아니었지만, 그 당시에 난 그 일 때문에 많이 울었어."
"퍼핀, 그것이 그렇게 어려웠었다면 네가 스무 살이 되어 이혼한 몸으로 두 살 먹은 아이가 있다고 한번 상상해 봐. 너와 스튜어트는 서로 증오하면서 결혼생활에 종막을 내리고 말 거야. 그건 너 자신한테뿐만 아니라 아이한테도 정말 나봔 일이 아니겠니 ?"
퍼핀의 눈에서 눈물이 흘렀다.
"난 우리 부모님이 이혼했을 때 내 기분이 어땠는지 생생히 기억할 수 있어. 정말로 못 견딜 노릇이었어. 그리고 그들이 재결합한 지금에 와서도 싸울 때는 정말 그렇게 싫어질 수가 없어."
"그래, 너도 잘 아는구나?" 미셀이 말했다.
"내가 얘기하려는 것도 바로 그거야. 10대의 결혼은 대부분 오래지속되지 않는단 말이야."
"우리 부모님이 결혼했을 때는 10대가 아니었어."
퍼핀은 그렇게 말하고 방을 가로질러 가서 창밖을 내다보았다.
"저 개 좀 봐. 루시가 구덩이를 파고 있어."
"그 개는 흙구덩이 파는 걸 좋아해."
"그래, 어때 ? 사라하고 같이 지내는 게 ?"
"그럭저럭 지내고 있어."
"난 아직도 어려. 그래서 나도 어서 성숙해서 내 자식들을 갖는다는 게 어떤 건지 알고 싯은 거야."
"너, 아기를 양자로 보낸다는 걸 생각해 봤니 ?...... 내 말의 의미는 만일 네가 낙태하는 걸 전적으로 반대하고 있다면 말야."
"제발 아이가 어떠니 하고 말하지 마."
퍼핀은 말하면서 몸을 홰 돌렸다.
"그냥 내가 임신했다고만 말해줘."
"알았어." 미셀이 말했다.
"너 임신한 아이를 장차 양자로 보낼 생각은 해봤니 ?"
"난 내가 낳은 아이를 양자로 보내버리진 않을 거야. 자랑하는 것은 아니지만 그 어떤 가족도 나만큼 사랑을 베풀어 줄 수는 없을 테니까. 태어난 날로부터 신탁금을 갖게 될 거야. 남와애를 양자로 데려와 기르면 길렀지, 절대로 우리 애를 양자로 보낼 수는 없단 말야.지금 한 내 말뜻 알겠니 ?"
"으음, 그러면......"미셀은 한숨을 쉬며 말했다.
"유산시키는 게 유일한 해답인 것 같구나."
"네가 스튜어트를 설득해서 제발 나하고 결흔하라고 좀 얘기해 주지 않겠니 ? 우린 많은 돈을 갖게 될 거야. 그는 나와 뱃속의 우리 애를 부양할 걱정은 하지 않아도 돼. 그가 원하기만 하면 계속 대학에 다닐 수도 있어. 내가 그의 대학이 있는 도시로 따라가면 되잖아."
"난 오빠한테 그렇게 말할 수 없어."
"나도 네가 그렇게 하지 않을 거라고 짐작은 하고 있었어."
퍼먼은 조끼의 지퍼를 올렸다.
"그럼 넌 나와 함께 병원에 가주겠니 ?"
"너만 원한다면."
"네가 전화해서 나와 만날 약속을 하는 게 어떻겠니 ?"
"넌 언제 가고 싶니...... 내일?"
"언제든지."
그들은 현관 쪽으로 걸어갔다.
"넌 정말 많이 아는구나, 미셀. 난 항상 네가 너무나 진지하고 재미있는 데라곤 한 군데도 없는 그런 에라고 생각하곤 했어. 하지만 지금 난 오히려 너 같았으면 좋겠다. 나도 네가 알고 있는 만큼 전부알았으면 좋겠어."
미셀은 퍼띤의 어깨가 가날프게 느껴져 놀랐다.
"난 아무것도 몰라." 그녀가 말했다.
"물론 모르는 것도 있겠지만 그만하면 층분히 많이 알고 있다고 생각해."
미셀은 스튜어트와 퍼핀을 데리고 병원에 갔다. 스튜어트는 그날 아침따라 창백했고 신경이 날카로왔다. 그는 아침 식탁에서 사라에게 빌어먹을 개를 부엌에서 골어내라고 소리쳤다. 사라는 울면서 식탁을 떠났다.
스튜어트와 미셀은 퍼핀이 낙태수술을 받는 동안 수술실 밖에 나란히 앉아 기다리고 있었다. 스튜어트는 미셀에게 한마디도 하지 않았다. 퍼핀이 나오면서 애써 용기 있게 비소를 지을 때조차도, 그녀를 먼저 껴안으면서 아프지는 않았느냐고 물은 쪽은 오히려 미셀이었다. 퍼핀은 고개를 저으면서 미셀의 손을 쥐었다. 스튜어트는 그저 멍청하게 그대로 앉아 있었다. 그는 함께 차에 탄 다음 퍼핀의 집으로 갔고 거기서 미셀은 퍼핀을 위해 뜨거운 수프를 준비했다. 그들은 오후 내내 그녀와 같이 지냈고 퍼핀이 잠들 때까지 죽 보살펴 주었다.
클레어가 집으로 왔을 때 그들은 퍼핀이 학교에서 유행되고 있는 바이러스에 걸렸다고 설명했다.
"다시는 걸리면 안턴다." 클레어가 말했다.
"우린 금방 유행성 감기가 나았는데."
"이번에는 마혼 여덟 시간이면 팬찮아질 거예요." 미셀이 변명을 했다.
"어쩌면 훨씬 더 걸릴지도 모르지만....."
"그렇다면 안심이구나."
그날 밤 스튜어트가 미셀의 방에 찾아왔다.
"오늘 함께 가줘서 고마왔다."
"도움이 될 수 있어서 기뻤어."
"엄마한테 얘기하면 안돼, 알았지 ?"
"알아."
"됐어. 퍼핀은 전부 다 얘기하려고 했지만 내가 말렸어."
"오빤 그녀를 사랑해."
"그렇다고 생각하지만 지금은 모르겠어. 그녀와 함께 평생을 지내야 할 생각을 하니까 웬지 두려움이 앞서. 그녀는 벌써 우리가 함께 지낼 계획을 다 세워두었어. 우리가 살림을 어떻게 꾸려나갈 것이며 휴가는 어디로 간다는 것까지도 말야."
"오빤 아이 때문에 마음이 아프지 않아?"
"내가 아이하고 무슨 상관이 있니, 미셀? 난 어느 대학을 가야 할지조차 모르는 애송이라구."
스튜어트가 떠난 다음 미셀은 마고의 시절 같았으면 어떻게 낙태를 할 수 있었을까에 대해 생각했다. 당시엔 임신을 하면 결혼을 해야 하는 게 상례였다. 그리고 여자애들이 처녀성을 지킬 수 있었던 것도 바로 그런 두려움 때문이었다. 물론 마고가 제임스라고 하는 사내와 잠자리를 같이했던 건 예외였다.
만일 마고가 지금이라도 임신을 하면 어떻게 하나? 하고 미셀은 생각했다. 그녀는 마혼 살이긴 했지만 아직도 임신은 가능했다.
원, 이게 무슨 해괴망측한 생각이람. 마고가 임신을 ! 그렇게 되면 그녀는 낙태를 할까 아니면 그녀와 앤드루가 온통 들떠서 결혼하기로 결심하고 아이를 낳을까? 틀림없이 그 일은 사태를 변화시킬 것이다.
미셀은 자기 아버지가 엘리자와 결혼했을 때 그들 사이에서도 아이가 생기면 어떻게 할까 걱정했지만, 다행히 아직까지 아이를 갖지는 않았다. 미셀은 그것이 기뻤다.
그녀는 부모의 어느 면에서든 더 이상 아이를 갖는 걸 원하지 않았다. 그들은 이미 있는 두 아이를 더욱 잘 보살펴 주는 일만으로도 최선을 다하기에 바쁜 판국 아닌가?
크리스마스 휴가 기간 동안 프레디의 친구 한 사람이 방문했다.
그는 첫번째 결혼에서 벌써 셋이나 되는 아이를 낳아 아이들이 이미 10대가 다 되었는데도 재혼을 했는데, 그의 새 아내가 임신을 했다는 것이다.
"이번에는 잘해야지." 그가 프레디에게 말했다.
"이젠 아이 키우는 데 대해 많이 알고 있어. 절대로 관대해서는 안돼. 아이들에게 필요한 것은 권위란 말이야."
"쳇 !"
미셀은 생각했다. '애들에게 정작 필요한 것은 사랑이에요 !'마고와 앤드루가 결혼을 했다 하더라도 그들이 계속 결혼생활을 유지할 것이라는 보장은 없었다. 얼리 섬너의 저녁 파티가 있던 날밤에 그들이 벌였던 첫 싸움만 봐도 그랬다. 그들은 새벽 1 시에 돌아와서는 소리를 질러댔고 난리를 피웠다. 소리를 질러댄 쪽은 주로 마고였다. 앤드루는 그저 같은 소리만 되풀이했다.
"당신이 일을 전부 그르쳐 놓았단 말이야. 그녀는 그저 친근하게 굴려고 했을 뿐이었는데."
"친근하게라구요 !"
마고가 언성을 높였고 이어서 요란하게 침실문 닫는 소리와 함께 그들의 싸우는 소리가 울려왔다.
"그 여자가 당신 허벅지에 손을 을려놓았어요. 그래도 당신은 그것을 친근하다고 한단 말인가요?"
"그럼 내가 어떻게 했어야 한다고 생각해 ?" 앤드루가 물었다.
"'당신이 그 여자 손을 치울 수도 있었삶아요. 당신이 그녀를 피했어야 할 게 아네요. 제발, 앤드루, 성인답게 구세요. 친근한 것과 교태부리는 것쯤은 구별할 나이가 됐잖아요."
"난 당신하고 여기에 같이 있잖아?" 앤드루가 말했다.
"그게 무슨 의미가 있다고 그러시는 거죠?"
"그렇긴 하지만......"
"여기 함깨 있는 것만이 전부는 아네요. 당신을 믿을 수 있어야 해요."
"내가 그녀와 뭐라도 했단 말이야? 난 그러고 싶지도 않아."
"제가 말하려는 건 그게 아네요. 당신이 날 마음 아프지 않게 할만큼 당신을 믿을 수가 있느냐에 관해 이야기하는 중이에요. 당신을 정신적으로 의지할 수 있을까에 대해 말하는 거예요."
그 얘기를 듣고 미셀은 아하, 파티에서 무슨 일이 있었구나 하고 생각했다. 누군가 아마도 얼리 섬너가 앤드루를 유호하고, 거기에 앤드루가 맞장구를 쳐서 엄마는 화가 났고 질투는 물론 배신감까지 느꼈던 모양이다.
얼리 섬너는 쉰이 넘은 늙은 여자였지만 매력적인 모습을 하고 있었다. 마치 조각상 같았다. 그녀는 날씬한데다 착 달라붙은 검은 가죽바지, 헐렁한 커다란 셔츠 차림이었으며, 호박 목걸이를 하고 있었는데 호박 구슬 크기가 골프공 크기만했다.
그녀는 부자여서 많은 돈을 도서관과 박물관에 기증했다. 한 달에 한 번씩 그녀는 학교에 들러 자기집에서 허드렛일을 할 학생이 없는가 수시로 알아보았다. 그녀는 한 시간당 5 달러씩이나 지불했다. 그런데 이상한 것은 그녀는 결코 여학생을 채용하지 않는다는 점이었다.
무슨 일이 있었는지 마고는 노기등등했다. 미셀은 겁이 나기는 했지만 계속 귀를 기울이고 있었다.
"남자들은 전부 똑같아요." 마고가 고함을 쳤다.
"사내들은 자부심만 잔뜩 가진 아이와 다름없어요. 모두들 얼간이 바보란 말예요."
"그래서 당신이 그렇게 불안해했군."
"불안해했다구요?"
"대체 당신은 나한테서 뭘 원하오?" 그가 물었다.
"당신은 내가 지금 어떤 일을 견더나가고 있는지 알기나 해 ? 내가 얼마나 힘겨운 시간을 보내는지 당신은 알기나 하느냐구 !"
"저도 힘들기는 마찬가지예요." 마고가 말했다.
"남의 자식을 떠맡아 책임을 져야 하고, 그로 인해 생기는 온갖 가족 문제들을 떠맡고 있어요. 하루도 비비의 어머니나 비비가 직접 전화하지 않은 날이 없다구요. 정말이지 앤드루, 난 비비의 발작이나 그 신경쇠약인지 뭔지가 이젠 너무 지겨워서 나까지도 그런 병에걸려 영영 다른 사람이 되어가는 것만 같아요. 당신도 그런 심정이란 것을 알기 때문에 내가 얼마나 마음 졸이며 지내고 있는지를 말하지 않았던 거예요. 그런데도 난 사라를 마음 편하게 해주려 애쓰고 있고, 당신이 필요로 하는 것과 그녀가 필요로 하는 것, 또 우리 애들이 필요로 하는 것이며 내 직장 등 모든 것에 신경을 쓰고 있잖아요. 그래서 하룻밤이라도 외출해서 오붓하게 지내려고 했는데 이 모양이니 화가 안 나겠어요? 그리고 고작 당신한테서 기대했던 게 이모양이니 말예요 !"
미셀은 얼리 섬너의 목걸이에 달린 커다란 호박 구슬만한 것이 자기 목구멍에서 불끈 치밀어오르는 걸 느꼈다.
미셀은 당장 달려나가서는 그들의 침실문을 열어젖히고 두 사람의 어깨를 잡고 흔들며 이렇게 소리치고 싶었다.
'이런 어리석은 싸움질 좀 그만둘 수 없어요딜 모든 일이 완전히 망가지기 전에 당장 그만두라구요 !'
그 순간 그녀는 자신이 마고와 앤드루가 헤어지는 걸 원치 않고 있음을 처음으로 깨달았다. 그녀는 그들 두 사람이 같이 있는 걸 원했다.
그녀는 사라와 같이 있어야 함에도 불구하고 앤드루가 집에 있는게 좋았다. 웬지 그편이 그녀에겐 기분이 좋았다. 그러면 자신이 가족의 일원인 듯이 느끼는 것이었다.
"알았어, 마고...... 미안해 !"
앤드루가 누그러진 목소리로 말했고 이어서 미셀은 더 이상 그의 목소리를 거의 들을 수가 없었다.
"난 다만 즐거운 시간을 가지려 했을 뿐이야. 그게 전부야."
"저도 그렇게 하고 싫었어요."
마고가 울면서 말했다.
"그런데 당신은 마치 제가 그곳에 없는 것처럼 행동했어요. 전 제가 무시되는 기분이어서......"
미셀은 엄마의 말뜻을 이해했다. 때때로 그녀는 자기 자신도 무시되어지는 그런 느낌읕 받았던 것이다. 그리고 그때마다 그녀 역시 자기 자신이 아직 존재한다는 걸 확신시키고자 고집스럽게 자신을 표현하려 했던 것이다.
며칠 후, 사라와 미셀이 집에 있을 때 사라가 미셀의 방문을 노크했다.
"네에." 미셀이 대답했다. 그녀는 아직도 소설 <벨 자>를 읽고 있는 중이었다.
"나야, 사라야."
"들어와......"
"응." 사라가 말하면서 문가에 서 있었다.
"저어, 생리대 있으면 하나만 빌 수 있을까?"
"그래, 내 목욕탕 제일 밑 서랍 속에 있어. 갖다 써."
미셀은 아무 생각 없이 말했다. 그녀는 이때 그 책에서 아주 재미있는 부분, 에스터가 막 병원을 떠나는 대목을 읽고 있었던 것이다. 그러나 갑자기 그녀의 머릿속에서 이번이 사라의 첫번째 생리라는 생각이 언뜻 떠올라 그녀는 사라롤 보며 말했다.
"너, 첫번째 아니니 ?"
사라는 얼굴이 빨개지며 고개를 끄덕였다.
"좀 도와줄까?"
사라는 어깨를 으쓱했다.
"너 탐팩스 사용법 아니 ?"
"제니퍼가 한 번인가 내게 가르쳐 줬어."
"그럼 잘해봐. 그러다가 잘 안되면 날 불러, 알겠지 ?"
"으응."
사라는 목욕탕 안에서 문을 잠그고 한 20분 동안이나 있었다. 마침내 미셀이 목욕탕 문을 두드렸다.
"사라, 괜찮니 ?"
"들어가기는 했는데 제대로 됐는지는 모르겠어. 자꾸만 빠져나올것만 같아."
"다시 한 번 해봐, 딴 것으로 말야. 그걸 밀어넣기 전에 끝에다가 와셀린을 좀 발라봐."
"와셀린이 어디 있는데......."
"그 밑에...... 탐팩스 있던 곳에."
"알았어, 그렇게 해볼께."
"내가 들어가서 도와줄까?"
"괜찮아, 내가 다시 한 번 해볼깨."
사라는 10분 후에 나왔다.
"이번엔 제대로 들어간 것 같아."
"아무런 느낌도 없어야 해. 편안한 기분이 들어야 한다구."
"아주 편안해."
사라가 말했다. 그리고는 수줍어하며 미소지었다. 원, 저렇게도 예민할 수가...... 하고 미셀은 생각했다.
사라는 너무나도 어리고 감상적이었다.
"내가 처음 그걸 착용했을 때는."
하고 미셀이 사라에게 말했다.
"열 네 살 무렵이었는데 다른 여자애들 여섯 명하고 같이 자고 있었어. 난 아무한테도 그날이 내 첫 생리일이라고 말하고 싶지 않아서 집에 올 때까지 화장지를 팬티 속에 밀어넣었지. 그 다음 엄마한테 얘기했더니 엄만 아주 신이 나서 소리를 질렀고 그날 밤엔 그것을 축하하기 위해 외식하러 나갔었어."
미셀은 자기 말로 인해 사라의 눈가에 번민이 떠오르는 것을 보았다.
"음, 미안하구나. 난 네 어머니 일로 해서 널 가슴 아프게 하려는 뜻은 아니었는데."
"괜찮아."
"만약 내 도움이 더 필요하면 언제든지 부탁만 해."
"고마와."
그 다음 미셀은 부엌으로 가서 코코닛 케이크를 구웠다. 아이싱이 알맞게 차가와졌을 때 그녀는 케이크 가운데에다 이렇게 썼다.
'축하해, 사라.'
제9장 마지막 연가
사라는 아직 그녀의 어머니한테 직접 소식을 듣지는 못했지만 담당 의사인 아널드 박사에게서 어머니에 대한 소식을 들을 수 있었다. 일단 아널드 박사의 목소리를 듣는 순간 자기가 하고 싶은 말을 할 엄두가 날 것 같지 않아 겁이 났다. 그래서 그녀는 마음속으로 첫번째 물어볼 말을 되풀이해서 현습했다.
마침내 아널드 박사의 음성이 수화기에서 들려왔을 때 그녀는 기다렸다는 듯이 그 말을 했다.
"정확히 어머니가 언제쯤 나을 것 같으세요?"
"정확히 대답하기는 힘든 질문이구나."
아널드 박사는 사라의 질문을 그저 지나가는 평범한 말이라 느꼈는지 이렇게 대답하고 나서 덧붙였다.
"네 어머니는 회복중인데 그 속도는 아주 느리단다."
"제가 계속 어머니한테 면지를 써도 될까요?" 사라가 물었다.
"그럼." 아널드 박사가 말했다.
"네 편지는 엄마한테 아주 뜻 깊은 거란다."
"그런데 어째서 엄만 제게 핀지를 하지 않죠...... 전화도 없구."
"엄마는 아직 통화할 정도가 안됐단다. 사라."
"엄마는 하루종일 뭘 하시죠?"
"으음, 산책을 나가기 시작했지. 그건 아주 좋은 징조란다."
"그 밖에는요?"
"텔레비전도 보지."
"엄만 절대로 텔레비전을 보시지 않았어요. 엄마 말씀은 텔레비전은 사람의 마음을 해친대요."
"하지만 이제는 보신단다."
"어떤 프로를요?"
"휴게실에서 방영되는 프로지, 뭐."
"'행복한 나날'이나 '매시' 같은 프론가요?"
"그래."
"엄마는 웃기도 하시나요?"
"아니, 웃지는 않아."
"내가 학기가 끝나는 대로 엄마를 보러 가겠다는 말 좀 전해주시겠어요?"
"그렇게 전해주마. 그리고 네가 오면 널 내 딸에한테 소개시켜 주마. 그애는 미미라고 하는데 꼭 너하고 같은 나이란다."
사라는 자기는 미미와 만나고 싶지 않다고 아널드 박사에게 말하지 않았다. 미미는 사라의 엄마가 정신이상에 걸려 있다는 것을 알게 되면 자기를 동정할 것이다.
정신이상.
그렇게도 이상스러운 표현일 수가 없었다. 사라는 자기 엄마의 머릿속에 있는 그 모든 작은 생각들이 흩어져서 주위를 맴도는 광경을 상상했다.
어머니가 다시 낫기 전에 그 모든 조각들을 마치 퍼즐 게임에서처럼 다시 한 곳으로 몰아야만 할 것이다.
사라는 엄마의 담당 의사가 여자라 다행이라고 생각했다.
그녀의 엄마는 항상 이렇게 말하곤 했다.
"똑같은 일을 할 수 있는 여자가 있거든 굳이 남자를 쓰면 절대로 안된다. 여자들은 휠씬 더 신뢰할 수 있단다. 사라. 여자들은 진지하게 자기 책임을 다하거든."
사라는 그들이 영화 구경을 하고 집에 돌아오던 날 밤 루시가 식품창고를 습격한 것을 알고 나서는 자신의 책임에 대해서 깨달았다.
루시는 적어도 열 두 상자는 될 만한 식품상자들을 식당까지 끌어다 놓고는 식탁 밑에다 숨겨두었다. 게다가 상자들을 여기저기 찢어놔서 과자며 크래커, 곡물이며 스파게티 가루가 온통 바닥에 널려있었다.
"오늘 밤엔 루시가 핑장한 잔치를 했구나."라고 스튜어트가 말하여 그와 미셀이 한바탕 웃었다.
사라도 그들과 어울려 웃고 있는데 마고가 나타나 그녀를 쳐다봤다.
"깨끗이 청소해라, 사라." 아삐가 말했다.
"하지만......."
"하지만 소리는 말고. 루시는 네 개잖니. 그러니까 네게 책임이 있는 거란다."
사라는 그 난장판을 혼자 청소해야만 했다.
만약 그들이 브래디 번치 집안처럼 정말 가족다운 가족이라면 모두 나서서 그녀를 거들어 줬을 것이라고 사라는 생각했다. 그들은 다만 한지붕 아래 어쩌다 모여 살게 된 사람들에 지나지 않았다. 그들에겐 책임감은 있었지만 정은 없었다.
사라는 매일매일 그들에 대해 더. 많이 배워갔다. 그녀는 마고가 스튜어트와 미셀에 대한 책임이 있으며. 또한 아뼈는 사라에 대해 책임이 있다는 것을 이해했다.
그 이해는 만약 아삐에게 무슨 일이 생기면 자기는 외로운 고아가 될 거라는 생각을 갖게 했다. 마고는 그녀를 원치 않을 것이다. 마고는 그녀의 아빠를 기쁘게 해주려고 그녀를 집에 들여놓았으며 그녀의 방을 새로 칠해준 것이다. 마고는 실제로 그녀에 관해 전혀 관심이 없었다. 사라는 그것을 염려하긴 했지만 막상 그게 사실이라는 것을 알고 나서는 너무 실망하였다. 사라는 마고와 그녀의 아빠가 큰 싸움을 벌이던 날 밤 마고로부터 그런 사실을 직접 들었던 것이다.
제니퍼는 자러 간 뒤였고 그들은 '생생한 토요일 밤'이라는 프로가 끝나자 곧 잠자리에 들었다. 사라는 막 잠이 들려 하는데 그때 문이 탕 하고 닫히는 소리를 들었다.
처음에는 무슨 일이 벌어지는지 알 수가 없었으나 마고의 목소리가 들리고 이어서 자기 아버지의 목소리가 들려왔다.
그들은 서로 소리를 지르고 있었다.
사라는 끔짝없이 잠자는 체했다. 그녀는 제니퍼가 이미 잠들어버려 깨어나지 말고 마고와 자기 아버지가 다투는 소리를 듣지 않았으면 했다. 성실이니 배신이니 하는 일련의 말다툼이 오가더니만 이윽고 자기 자신의 이름을 들먹이는 걸 듣게 되었다.
"사라를 왜 끄집어내지 ?" 아빠가 말했다.
"이 일이 그애하고 무슨 상관이오?"
"다른 애를 집에 데려다 둔다는 건 그만큼 책임이 가중된다는 뜻이에요." 마고가 말했다.
"그애는 당신 아이니까 그애가 여기 없는 것처럼 꾸밀 수는 없잖아요."
"내가 보따리 챙겨 떠나면 되잖아." 아빠가 소리를 질렀다.
"그게 당신이 원하는 것이라면 그렇게 얘기하란 말이야. 사라를 여기 데리고 있는 게 너무 부담스럽다면......"
"나한테 소리치지 말아요." 마고가 말했다.
"난 당신한테 정직할 필요가 있어요. 만약 내가 나 스스로 느끼는 기분에 대해 걱정할 수 없다면...."
"당신은 내가 나갔으면 좋겠어 ?" 아빠가 물었다.
"떠나고 싶으세요?" 마고가 말했다.
"때때로 난 여기서 당장 떠나고 싶어. 그리고는 배를 타고 발리섬으로 가버리고 싶어."
어떻게 그럴 수가 있을까? 하고 사라는 생각했다.
어떻게 아빠는 그녀를 놔두고 혼자서 훌쩍 떠날 수가 있단 말인가? 그 말은 진심이 아닐 거야. 사실 그는 사라를 데리고 떠나고 싶었을 것이다. 그래, 그 말은 그런 뜻일 거야. 아, 그렇다면 얼마나 좋을까. 단둘이서만. 그 섬이 어디 있는지는 모르지만 발리섬이든 어디든 배를 타고 훌쩍 떠난다면. 그러면 그녀는 학교 같은 데는 다니지 않아도 될 것이다. 또한 마고와 같이 아빠를 나누어 차지하지 않아도 될 것 아닌가.
"때로는 저도 정말 배를 타고 떠나버리고 싶어요......" 마고가 말했다.
"당신처럼 저도 이 지겨운 인생살이에서 훌쩍 배를 타고 떠나고 싶단 말이에요."
사라는 마고가 울고 있다는 걸 알 수 있었다.
"그런 때에 전 당신 없는 인생을 생각해 봐요." 마고는 계속했다.
"그 다음에 저는 곧 그게 실제로 제가 바라는 것이 아니라는 걸 알게 돼요."
"도대체 당신은 뭘 원하지 ?" 아빠가 다그쳤다.
"대체 당신은 뭘 원하느난 말이오?"
"정이 그리워요."
사라는 심한 복통을 느꼈다. 그녀는 두 무릎을 구부려 가슴께까지 끌어당겼다.
"사라......" 제니퍼가 속삭였다.
"너 깨어 있지 ?"
사라는 대답하지 않았다. 제니퍼는 소리가 나게 하품을 하더니 슬리핑백 속에서 몸을 굴렸다.
곧 다시 집 안은 조용해졌고, 여느때처럼 마고와 자기 아버지가 사랑하는 낯익은 소리가 들리자 사라는 두 손으로 귀를 틀어막았다.
그날 밤 이후로 마고와 그녀의 아버지는 다시 사이가 좋아졌다.
그는 술이름이라도 되는지 마고를 보고 다정하게 마가릿타라고 불렀다.
사라는 그들이 그녀 앞에서 노골적으로 키스하는 게 싫었다. 언젠가 한 번은 자기 아빠가 마고의 셔츠 속으로 손을 넣어 더듬는 것을 목격했다. 그러나 그런 것쯤은 폴라로이드 사진 장면들에 비하면 덜 역겨웠다.
사라는 그 사진들을 마고의 목욕탕 캐비닛의 가운데 서랍 속에서 발견했는데, 그것들은 마고의 화장품을 담아놓은 플라스틱 쟁반 밑에 숨겨져 있었다.
그때 사라는 마고의 립스틱과 아이 라이너를 발라볼 생각이었는데 봉투가 눈에 띄었던 것이다.
사라는 봉투를 연 다음 폴라로이드 사진 다섯 장을 꺼냈는데 그 사진들은 전부 마고가 답답해 보이는 새까만 속옷들을 꽉 끼게 입고는 젖꼭지를 드러내놓은 채 있는 장면을 찍은 것이었다.
그 사진들을 보고 나서 사라는 맥이 풀리고 현기증이 나서 욕조가에 앉은 채 두 무릎 사이로 머리를 괴고 한참 동안 앉아 있었다.
몇 분이 지나 현기증이 사라지자 사라는 사진들을 갖고 자기 방으로 갔다. 그 다음 그 사진들을 옷장의 맨 아랫서랍의 스크랩북 밑에다 감춰두었다. 만약 스튜어트나 미셀이 그녀를 괴롭히면 그들의 엄마가 어떤 종류의 여잔지 보여주려는 속셈이었다.
하지만 그들이 어떤 식으로 그녀를 괴롭혔던 것은 아니다. 스튜어트는 다소 그녀를 무시하긴 했지만 미셀은 한 번은 아주 친절했다. 미셀은 같은 날 밤에 그녀의 방을 찾아왔었다.
"만약 너회 엄마가 재혼한다면 넌 어떻게 할 거니 ?" 그녀가 물었다.
"글쎄, 난 모르겠어."
사라는 자기 엄마가 병원에 입원해 있는 것을 미셀도 잘 알고 있으면서 이런 이상스런 질문을 하는 것에 의아해하며 말했다.
"만약 그렇게 된다면 넌 좋겠니 ?" 미셀이 말했다.
"그야 그녀가 누구와 결혼하느냐에 달려 있겠지 뭐."
사라가 그녀에게 말했다.
"루이스 아저씨는 어떠니 ?"
"응, 괜찮아. 하지만 우리 엄마가 그 사람과 결혼할 것 같진 않아.지금 당장 같아서는 엄마는 아무와도 결혼할 것 같지 않아. 너의 엄마는 어때 ? 넌 너의 엄마가 다시 결혼했으면 좋겠니 ?"
미셀은 사라의 이 질문에 적이 놀란 것 같았다.
"우리 엄마?" 그녀가 반문했다.
"그래." 사라가 말했다.
"음...... 난 우리 엄마가 재혼한다는 것은 생각조차 하기 싫었어...... 지금은 내가 좋아하는 사람과 결혼한다면 그다지 개의치 않을 것 같아."
"우리 아빤 어때 ?" 사라가 물었다.
"너의 아빠라면 좋아."
"그럼 그들이...... 결혼할 거라고 생각해 ?"
"나도 잘 모르겠어."
사라는 어머니 앞으로 조심스레 안부 편지를 썼다. 그녀가 생각하기에 어머니를 상심케 할 그런 내용은 하나도 쓰지 않았다. 그녀는 자기의 첫 생리에 대해서조차도 쓰지 않았다. 왜냐하면 엄마가 사라의 인생에 있어 더없이 증요한 그 일에서 엄마 구실을 다 못한다는 느낌을 갖게 된다면 얼마나 가습 아파할 것인가를 그녀는 알고 있었기 때문이었다.
엄마가 다시 돌아올 때 펼쳐질 인생이 과연 어떠할 것인지 궁금했다. 그녀는 엄마한테서 무엇을 기대해야 할지 몰랐다. 또한 아버지에 대해서조차 더 이상 확신이 서지 않았지만 마옴속 깊은 곳에서는 그녀의 아버지가 설마 그녀를 버리고 발리섬으로 배를 타고 떠나버리지는 않을 것이라 믿었던 것은 예외였다.
매일 밤마다 사라는 잠자리에 들기 전에 어머니의 푸른색 실크 불라우스를 꺼내어 얼굴에 갖다 대고 감촉을 느껴보았다. 그녀는 우선 어머니에 대해 좋은 일만 생각하려고 애쓰는데도 자꾸만 나쁜 일이 생각나는 것이었다. 그렇게 하는 이유는. 진실에 집착하는 것이 중요함을 알았기 때문이다.
사라는 스스로의 기억을 더하기 위하여 수업을 마친 후 집으로 가보았다. 그곳은 마고네 동네와는 아주 딴판이었다. 그녀는 몇 번인가 길을 잘못 들어서 큰길을 몇 군데 돌아 커다란 고목들이 있는 빅토리아식 저택들을 지나서 그녀의 집에 이르렀다. 그녀는 집 현관앞에 있는 그네에 1 분 정도 앉아 있었다. 그네에서는 삐걱거리는 소리가 났다. 기름을 쳐야 할 것 같았다. 겨울이 지난 다음이면 그네는 항상 삐걱거렸다.
그녀는 한참 동안 벨을 누르고 서 있었다.
관리인이 대답하는 소리가 들렸다. 그는 회섹 턱수염을 기른 키가 큰 사내였는데, 컷가에는 노란색 연필을 꽃고 있었다. 그는 그녀가 누구인지 알아보는 것 같았다. 이제는 더 이상 집 같은 느낌이 들지 않았기 때문에 집에 와 있다는 것이 아주 이상하기만 했다.
사라는 자기 침대에 몸을 던지고는 목구멍이 아파 숨을 쉴 수 없을 정도가 될 때까지 실컷 울어보고 싶었다.
그러나 그녀는 어머니의 옷장에서 사진첩을 꺼낸 다음 그 길로 곧장 떠났다. 관리인은 그녀에게 언제든지 들러도 좋다고 하면서 다만 오기 전에 미리 전화를 걸어 그가 집에 있는지 확인하라고 말했다.
사라는 관리인의 말에 아무런 대꾸도 하지 않았다.
그날 밤, 그녀의 아버지가 잘 자라는 작별인사를 하러 그녀의 방에 들렀을 때 사라는 침대에 누워서 앨범을 넘기며 사진을 보고 있었다. 그녀의 아버지도 사라 곁에 누워서 사진을 가리키며 이렇게 말했다.
"이 사진은 네가 목욕탕에서 금방 나왔을 때 찍은 건데......"
"보비 오빠를 찍은 사진들은 전부 어떻게 했죠?"
사라가 아버지의 말을 가로채며 물었다.
"나한테 몇 장 있어."
"너희 외할머니와 할아버지께서 몇 장씩 갖고 있지."
"엄만 어째서 보비 오빠가 태어나지조차 않았던 것처럼 살아야 했을까요?"
사라가 물었다.
"그렇게 생각하면 보비가 죽었다고 생각하지 않아도 되잖니."
하고 아버지가 대답했다.
프랜신과 아널드 박사는 정원의 사잇길을 따라 거닐며 병원 마당에 이르렀다.
"저의 엄마는 이미 돌아가신 것이나 마찬가지인가요?"
프랜신이 물었다.
아널드 박사는 그녀를 쳐다보았다.
"아네요, 일부분은 마비되었지만 점차 나아지고 있어요."
프랜신이 고개를 끄덕였다.
"제 딸은 어떻게 지내고 있죠?"
"잘 지내고 있어요."
아널드 박사는 그녀를 보고 미소지었다.
"박사님, 박사님은 저한테 무슨 일이 일어났는지 아세요?"
"당신은 압니까?"
"알 것 같다가도 때로는 그렇지가 못해요."
아널드 박사는 부용꽃 덤불로 손을 뺄어 꽃 한 송이를 꺾었다.
"생각이 나도록 내가 도와주겠소."
그는 그렇게 말하면서 꽃을 프랜신의 코밑에 갖다 대었다.
"앤드루와 결혼하던 날 난 장미꽃 한 송이를 꽃고 있었죠."
그날은 스키를 즐기기았 아주 좋은 날씨였으므로 미셀도 스키를 타고 싶었지만 가족과 함께 스키 타러 가지는 않기로 결정했다.
소복이 내린 눈이 아침 나절에는 아이스크림처럼 푹신하다가 정오가 되면 미끄러워질 것이고 느지막이 돌아을 때쯤았 녹아서 질척거릴 듯한 날씨였다.
하루종일 그렇게 스키를 타다 보면 그녀의 얼굴은 햇볕에 그을을 것이고, 그날 밤 집에 돌아오면 마고는 피부암에 걸릴지 모르며, 피부가 노화하는 원인이 된다며 일장 강연을 늘어놓을 테고, 미셀은 들은 체 만 체할 것이다.
스키 생각만 해도 가슴이 울렁거리기는 했지만 조용한 집 안에서 하루쯤은 혼자 있고 심다는 생각이 훨씬 미셀의 마음을 움직이고 있었다. '스키야 다음 주말에도 즐길 수 있을 거야.' 하고 미셀은 생각했다. 어쩌면 엘도라 스키장에서 이번 기회를 마지막으로 금년 시즌을 마감할지도 모를 것 같았다. 게다가 앤드루의 부모님이 다음 주말에 시내에 들르실 것이므로 마고는 이미 그녀에게 일러두길, 유월절 행사 겸 해서 가족들의 저녁 파티를 마련할 예정인데 그 자리에는 미셀과 스튜어트도 참석해야 할 것이라고 했다. 물론 그때쯤이면 유월절 주간은 이미 끝났을 때라 종교적 의례는 없을 것이라고 분명히 말해두었다.
퍼핀은 초대하지 않을 것이라고 예고했는데 그 말은 정확히 말해 스튜어트를 가슴 아프게 하지는 않았다. 왜냐하면 스튜어트와퍼핀은 이제 막 사이가 벌어지던 참이었기 때문이었다.
물론 마고는 그들의 사정 내막을 알지 못했다. 마고는 그들의 사이를 전혀 몰랐으며 낙태에 대해서는 낌새조차 차리지 못했다. 아마도 앞으로 언젠가 스튜어트 면에서 엄마에게 그 진상을 털어놓게 될것이다.
미셀은 집에서 '세계의 문화' 과목의 논문 준비를 하기로 마음먹었다. 그녀가 노란색 연필 여섯 자루를 끝이 쁘족하게 깎고 나서 아우트라인을 구상하려는데 벨소리가 났다.
미셀이 홀 쪽으로 내려가 현관문을 열려는데 루시가 뒤따라 뛰어왔다. 그녀가 문을 열자 몸집이 커다란 청년이 버틱고 서 있었다. 그는 우람한 체격에 금발이었으며 헷볕에 보기좋게 탄 피부였다. 그는 그녀를 보자 미소를 지어 보였다.
"저어...... 마고씨 계신가요?"
"아뇨, 없어요. 지금은 없어요."
그의 두 눈은 하늘처럼 푸른색이었다.
"뭣 때문에 그러시죠?"
"난 에릭이라고 해요. 지난 여름에 차코 캐넌에서 마고를 만났지요. 그때 그녀가 만약 내가시내에 들를 일이 있으역집에 한번 오라고 했거든요. 그래서 이렇게 찾아오게 된 거예요."
그는 집 담벽에다 한 팔을 기대고는 몸을 앞으로 내밀며 말했다.
그의 바지 왼쪽 가랑이에 나 있는 구멍 하나가 눈에 띄었는데 미셀은 그 구멍에다 손가락을 넣어보고 싶은 층동을 간신히 억누르고 있었다.
"그러세요?" 하고 미셀이 말했다.
"엄마는 5시쯤이면 돌아오실 거예요."
"기다려도 될까요?"
"그럼 들어오세요."
마고는 엘도라에서 돌아올 때 사실 앤드루와 사라의 대화를 듣고 있지 않았다. 그녀는 뜨거운 목욕탕에서 옷을 벗은 채 김이 나는 물속으로 들어가는 기분이 얼마나 만족스러울까에 대해 생각하고 있었다.
거의 완벽한 날에 대한 완벽한 종결이다. 그녀는 눈보라가 몰아치는 아주 평탄한 길 위에서 몸이 별로 좋지 않았지만 잠시 휴식을 취하고 나니 좀 나아졌다. 앤드루는 다정스럽게 그녀의 얼굴을 수건으로 닦아주었다.
얼리 섬너의 만찬 파티 밤에 있었던 싸움으로 그들간의 공간은 명백해졌다. 그들은 이제 더 이상 살얼음판을 걷는 것처럼 아슬아슬하지는 않았다. 그들은 다시 얘기하고 웃고 사랑하고 있었다. 사라도 안심하는 것 같아 보였다.
그리고 오늘 점심을 같이 하는 동안 사라는 상냥했다. 그녀는 웃기도 하며 그녀로 하여금 결국 그녀와의 긍정적 관계의 가능성을 믿도록 했다. 앤드루가 트럭을 차고 안에 넣었을 때 사라가 집 옆에 세워둔 모터사이클을 가리켰다.
"저건 누구 거죠?"
"아마도 스튜어트 친구가 왔겠지, 뭐." 앤드루가 말했다.
"아네요. 스튜어트 오빠는 아직 스키를 타고 있어요." 사라가 말했다.
"그는 마지막 경주 때 나를 지나치며 6시 반경에 집에 오겠다고 했어요."
앤드루가 말했다.
"그래 ? 그럼 아마 미셀의 친구가 왔나 보군."
"그녀에게 모터사이클을 타는 친구는 없어요."
사라가 말했다.
마고는 모터사이클에 대한 생각을 증오했다. 그녀는 대학 때 모터사이클로 죽은 남자애를 알았었다. 뉴스에서 그의 목이 잘렸다는 얘기를 들었다. 그녀는 이름이 더 이상 생각나지 않는 그 남자에 대해 악몽을 꾸었다. 그녀는 자기 아이들이 모터 달린 자전거나 모터사이클을 타지 못하도록 했다.
앤드루가 현관문을 열자마자 사라가 계단에서 헤어지면서 말했다.
"목이 말라 죽겠어요."
"나도 !" 앤드루가 말했다.
"여보, 당신도 마시고 싶소?"
"포도 주스로 주세요." 마고가 말했다.
"난 목욕을 해야겠어요."
그녀는 침실로 가서 긴 속옷을 벗은 다음 유리문을 밀고 안으로 들어갔다.
"어머, 엄마 ! 엄마가 이렇게 금방 오실 줄은 몰랐어요."
미셀은 뜨거운 욕탕 안에 있었다. 너무 수줍음이 많아서 마고 앞에서조차 옷을 벗지 않는 미셀이 벌거벗은 채 어떤 남자와 같이 욕탕에 있었다. 마고는 얼어붙은 듯이 꼼짝도 못했다.
"이봐, 마고 !" 남자가 불렀다.
"당신도 들어오라구 !"
이런 세상에 ! 그는 바로 에릭이었다. 그는 여기서 무슨 짓을 하고 있는 건가? 그녀의 딸과 더운 욕탕에서 무슨 짓을 하고 있는가?
"당신 여기서 뭘 하고 있죠?" 마고가 물었다.
"우린 목욕중이에요." 미셀이 대답했다.
"어떻게 된 거죠?"
"잠깐 들렀읍니다." 에릭이 덧붙였다.
"당신은 날 항상 과거라고 말했지요."
"물른이죠. 내가 말한 것은 기억하고 있어요."
마고는 마리화나의 냄새를 맡았다. 그너는 지난 여름 차코 캐넌에서 에릭과 같이 지냈었고 그 이후 면집증이 되었다. '나를 죽이려는거 아네요? ' 그녀는 에릭이 그녀의 목을 애무할 때 겁먹은 듯이 물었었다. 그녀는 그가 목졸라 죽이려는 것으로 생각했던 것이다.
'아니오, 내 사랑.' 에릭이 대답했었다.
'난 당신과 그걸 하고 싶소.'
그녀는 어떻더라도 좋은 것처럼 끄덕였다. 그런 그가 지금 그녀의 딸과 담배를 피우고 있었다.
"마고 ! 포도 주스 여기 있어."
앤드루가 침실에서 소리쳤다.
"전 여기 있어요."
마고가 소리쳤다. 앤드루는 그 광경을 보고 깜짝 놀랐다.
"여긴 에릭이에요." 마고가 말했다.
"지나다가 잠깐 들렀대요."
그녀는 아직 앤드루가 상황울 이해하고 있지 못하다는 것을 알아차릴 수 있었다.
"에릭은 차코 캐넌에서 지난 여름......"
그녀가 다시 말했다. 그녀와 앤드루는 서로의 성경헙을 밤늦게까지 얘기하며 전의 연인의 명단을 서로 나눴었다.
앤드루가 마침내 고개를 끄덕이며 말했다.
"아, 에릭."
그는 마고에게 포도 주스를 건네주었다.
"이쪽은 앤드루예요." 미셀이 에릭에게 말했다.
"엄마의 남자친구죠."
마고는 그 말에 움츠러들었다. 그 말은 유치하게 들렸다.
"자...... 어떻습니까, 앤드루씨 ?" 에릭이 말했다.
"당신들도 우리와 핫류하지 않겠습니까?"
"아니에요 !"
마고가 다급하게 답했다. 앤드루는 그들 각자에게 수건을 건네주었다. 에릭이 일어나서 먼저 욕조 밖으로 나왔다. 마고가 외면했다.
미셀과 에릭이 집 안으로 사라졌을 때 마고는 긴 속옷을 입은 채로 더운 욕조 속으로 뛰어들었다.
"믿을 수 있겠어요?"
그녀는 앤드루에게 말했다.
"당신은 이곳에서 무슨 일이 있었는지 믿을 수 있겠어요?"
욕조 안에서 자리를 고쳐 앉으며 앤드루가 말했다.
"당신이 과잉 반응을 보인 것 같아."
"과잉 반응이라구요 !"
그녀는 젖은 긴 속옷을 벗어서 욕조 밖으로 내던졌다.
"그들은 단지 목욕중이었어."
앤드루가 그녀에게 상기시켰다.
"당신은 더운 목욕을 하는 것이 성적 경험은 아니라고 했었잖아?"
"그래요, 그렇게 말했죠. 그러나 제가 그 말을 믿는다는 것을 의미하지는 않아요."
앤드루가 웃었다.
"그가 욕조 밖으로 나을 때 그의 그것이 발기되어 있던가요?"
"아니."
"좋아요."
에릭은 저녁식사 동안은 물론이고 밤늦게까지 눌러 앉아 있었다.
"에릭은 우리 마을에 아는 사람이 없대요."
홀의 벽장에서 침대 시트를 내오면서 미셀이 마고에게 말했다.
"그를 위해 소파 침대를 만들어 주겠어요."
그날 밤, 마고는 여러 시간 동안 잠 못 이루고 누워 있었다. 미셀은 식사 시간 내내 생생하게 들떠 있었으며, 그런 그녀가 마고에게는 갑자기 매력적인 정은 여성으로 보였다. 에릭이 그렇게 보았으리라는 것을 의심할 여지가 없었다. 마침내 그녀는 침대에서 일어나 웃옷과 슬리퍼를 걸치고 어두운 집 안을 소리죽여 걸었다. 그녀가 걱정하지 않아도 된다는 것, 에릭 혼자 소파 침대에서 잠들어 있다는 것을 자신에게 확인시키고 싶었다. 그러나 마고가 올라갈 때 에릭이 계단 아래로 내려오고 있었다. 그들은 둘 다 깜짝 놀랐다.
"여기서 뭘 하고 있죠?" 마고가 물었다.
"화장실에 가는 중이에요."
"화장실은 2층에 있어요. 미셀이 가르쳐 주지 않던가요?"
"아, 깜박 잊었군요."
에릭은 마고를 따라 2층으로 을라갔다. 마고는 그를 약식 화장실로 안내해 주고 불을 켜주었다.
"여기예요."
"고맙소."
그는 단지 짬은 바지만을 입고 있었는데 열려 있었다. 그는 아름다운 몸매를 갖고 있었다고 마고는 그의 피부의 촉감과 그녀 위로 눌러왔던 체중을 기억하면서 생각했다. 그녀는 헛기침을 했다.
"한밤중에 집 안을 기웃거리지 않았으면 고맙겠어요. 개가 짖어대기 시작하면 모든 사람이 쨀 거예요. 내일은 학교 가는 날이에요."
"그러죠."
그는 그녀의 어깨 위에 손을 얹고 그녀의 눈을 들여다보았다.
"미고, 난 당신이 내가 밤을 지낼 수 있도록 배려해 준 데 대해 고맙게 생각하고 있어요."
"에릭, 이곳은 내 집이에요. 내 아이들이 있어요. 내 말 이해하겠어요?"
"물론이죠."
그가 손을 내렸다.
"당신은 캐넌에서는 여자였지만 여기서는 어머니요."
"그것만으로는 정확하지 않아요." 마고가 말했다.
"하지만 비슷하군요."
"그럼 괜찮으시다면 용변을 보겠습니다."
그녀는 아래층으로 소리를 죽여 계단을 내려갈 때 그가 소리내어 소변을 보는 소리를 들을 수 있었다.
다음날 아침 미셀은 마고의 허락도 받지 않고 에릭의 혼다 뒤에 타고 학교에 갔다. 마고는 그 장면을 부엌 창문으로 바라보곤 속이 거북해졌다.
마고가 일을 끝내고 돌아왔을 때 에릭은 그의 모터사이클에 탄 채 차도에 있었다.
"여기서 뭘 하고 있는 거죠?" 마고가 물었다.
"미셀은 내가 있을 곳을 찾기까지 며칠 동안 머물러 있으라고 나를 초대했어요."
"당신 자신의 거처라고? 여기 볼더에 말예요?"
"그래요, 난 오늘 시간제 일을 얻었어요. 선샤인 캐년에서 건설노동자로 일하는."
마고는 집 안으로 뛰어들어가 곧바로 미셀의 방으로 갔다. 미셀은 흥얼거리며 일기를 쓰고 있었다.
"에릭을 이 집에 묵게 할 수는 없어." 마고가 말했다.
"하지만 엄마......"
"안돼, 미셀. 넌 먼저 나와 상의했어야 했다."
"엄마가 그를 쫓아내지는 못해요. 적어도 오늘 밤만은 머물게 해주세요."
마고는 깊게 한숨을 내쉬었다.
"제발, 엄마 !"
"분명히 말해두지만 오늘 밤이 마지막이다. 미셀. 앤드루의 부모님이 목요일에 이곳에 오신다."
"앤드루의 부모님이 에릭과 무슨 상관이 있는지 모르겠군요. 그들은 여기 묵지 않아요. 그분들은 하비스트 하우스에 묵잖아요.그렇죠?"
"미셀, 잘 들어라. 그렇지 않으면 내일까지 나가야 한다고 내가 그에게 말할 거다."
"그는 처음에는 엄마 친구였어요. 그는 엄마를 만나러 여기에 왔어요. 그렇죠?"
"그러나 우리와 함께 머물러 있으라고 그를 초대하지는 않았다."
"전 왜 엄마가 이렇게 심하게 적대적으로 행동하시는지 이해할 수가 없어요. 엄마 허락 없이 우리가 목욕탕을 사용했기 때문인가요? 그래요?"
"그것도 한 가지 이유지." 마고가 말했다.
"넌 내가 모터사이클에 대해 어떻게 느끼는지 알 거다."
"엄마는 샘프슨 할머니처럼 신경성 걱정꾼이 될 거예요."
"미셀 ! 닥쳐 !"
그날 밤 마고는 좀처럼 잠이 들지 않아 집 안을 다시 둘러보았다. 그런데 미셀의 방을 지나칠 때였다. 그녀는 소곤거리는 소리를 들었고 에릭이 거기 있다는 것을 알았다. 그녀는 가습이 철렁 내려앉았다. 그녀는 어떻게 해야 할지 몰랐다. 그녀가 미셀의 침실문을 열고 에릭에게 당장 나가라고 요구한다면 미셀은 그녀를 결코 용서하지 않을 것이다. 게다가 그녀는 늘 자녀들의 사생활도 존중한다고 단언 했었다.
"마고."
그녀는 돌아다보았다. 앤드루가 그녀 뒤에 서 있었다.
"침실로 돌아가."
그가 그녀의 손을 잡고 속삭였다.
"에릭이 미셀과 함께 있어요."
"나도 알아."
"안다구요?"
"그들이 서로를 바라보는 눈길로 보아 불가피한 일이오."
마고는 앤드루를 따라 침실로 돌아가 그 곁에 누웠다.
"전 견디기가 힘들어요." 그녀가 말했다.
"소녀의 첫 애인이 그녀 엄마와 함께 잔 어떤 사람이어서는 안돼요. 미셀은 순진한 애예요. 전 그녀의 첫 성경험이 사랑으로부터 자라기를 바랐어요."
"욕망이 우선이지."
앤드루는 그녀를 잡고 말했다.
"아니에요. 그것은 전혀 같지 않아요. 전 그를 알아요. 앤드루, 그는 단지 그 짓을 하는 기계예요. 그는 그녀를 개의치 않아요."
"지금 당신이 할 수 있는 일은 아무것도 없어. 잠을 자도록 해요. 미셀에게는 내일 말하면 되겠지."
"내일은 너무 늦어요. 당신은 만약 사라였다면 그렇게 냉정할 수 없었을 거예요."
"아마 그렇지 않을 거야." 앤드루가 말했다.
"왜 당신 주소를 그에게 알려주었지 ? 그가 그렇게 좋았어 ?"
"그는 풋나기예요."
"당신은 그가 그 짓 하는 기계라고 말했잖아."
"앤드루, 그는 오로지 섹스에만 관심이 있어요."
"난 당신 둘을 함께 상상해 봤어. 당신이 나를 만나지 않았다면, 그가 방문했을 때 내가 여기 없었다면...... 하는 것을 상상해 봤어."
"전 전혀 에릭 따위에게는 관심도 없어요. 당신 호시 질투하는 거 아니죠?"
"우리가 얼리 섬너의 집에서 돌아왔던 날 밤에 당신이 한 것 같은 질투 말인가?"
"그런 질투라뇨?"
"난 그렇게 생각해."
얼리 섬너의 만찬 파티의 밤 마고는 성적인 질투로 앞이 보이지 않을 지경이었다. 그녀는 격렬한 상태였다.
그녀 자신에게 상처받고 불안한 심정으로 얼리 섬너나 그녀와 같은 다른 여자에게 경박한 방법 이외에는 남자를 대하지 못하는 것에 대해서, 그리고 무엇보다 앤드루에게 그런 일이 일어나도록 허용한데 대해 격렬히 화를 내고 있었다.
오 ! 그녀는 얼리 섬너 같은 여자를 증오했다. 그러나 그녀 자신도 그들 속에서 이전의 자기 모습, 즉 프레디와 결혼한 자신을 인식할 수 있었다. 파티에 가는 것이 몇 시간의 커다란 즐거움을 가져올 뿐 어떤 곳으로도 더 나아가지 않는 연애 유희를 의미했던 때 말이다.
식탁 너머로 쳐다보는 눈짓, 팔, 허벅지의 스침, 환상에 따르는 흥분...... 다른 여자들은 그랬다. 그리고 그녀는 그들이 앤드루에게 다가오지 못하도록 할 수 없었다.
'그것이 네 삶이야.' 그날 밤 그녀의 내부에서 목소리가 말했다.
'네게 달려 있어. 그가 이처럼 행동하고 널 불행하게 한다면 그를 제거해.'
'난 그를 죽이고 싶지 않아.'
'그러면 넌 뭘 원하지?'
'난 내가 그를 원하는 만큼 그도 날 원하길 바라.'
'이런 ! 고리타분한 소리로군. 그런 비합리적인 말이 어디 있어 ?'
'네가 누구에게 요구하는지에 달려 있지.'
'그럼, 난 무엇을 해야만 하지?'
'네가 느끼는 것을 말해. 그가 반응하는 것을 봐, 아마 그는 이해할 거야. 아마도 다음에 그는 네 감정을 더 잘 의식하게 될 거야.'
'넌 무엇인가를 아는구나.'
'처음으로 넌 이해했어, 마고.....'
'난 항상 이해해.'
다음날 정오, 마고는 선샤인 캐년 회사의 건축부지로 갔다. 에릭을 찾을 때까지 그녀는 새 집 주위를 배회했다.
"당신과 얘길 좀 하고 심어서 왔어." 그녀가 말했다.
"좋아요, 마고."
"여기가 아닌 내 차에서."
"몇분 내로 갈께요."
에릭은 다른 일꾼에게 말했고 그는 응답으로 눈썹을 찡긋거렸다.
마고는 그가 무엇을 생각하는지 알았으나 개의치 않았다.
"에릭, 도대체 여기서 뭘 하는 거지 ?"
차문을 열면서 그녀가 물었다.
"주로 마루와 집 안뚤을 만들죠."
"내 말은 그게 아니라 미셀과 무슨 짓을 하고 있느냐는 거야."
"그건 내가 당신과 얘기하고 싯어하는 주제가 아네요, 마고."
"그았 당신에게 너무 어려. 전혀 경험이 없어."
"그녀는 열 일곱 살이 아닌가요?"
"맞아."
"그리고 난 스물 한 살이죠. 내겐 가장 잘 어울리는 나이 같은데 !"
"에릭 ! 난 당신이 우리에게 엄마에서 딸, 그렇게 순서를 매기며
행하도록 하지는 않겠어."
"마고, 도대체 왜 그러죠? 질투하는 겁니까? 그래요?"
"그렇게 보여 ?"
"그렇게 보여요. 아닌가요?"
마고는 그의 입을 후려치고 싶은 층동을 가까스로 눌렀다.
"마고, 당신은 내가 당신 딸에게 당신에 대해 털어놓을까봐 두려운 거죠?"
"그래, 미셀에게 그런 얘기는 파괴적이야."
"이봐요...... 난 내 성적 경험을 떠벌리는 놈은 아네요. 그럴 필요가 없으니까."
"당신은 어떤 여자든 가질 수 있을 텐데 왜 하필이면 미셀에게 접근하는 거지 ?"
"난 미셀이 좋아요. 그녀는 내게 당신을 생각나게 하니까."
그날 밤, 저녁식사 후 앤드루와 스튜어트가 설젖이를 할 때 마고는 미셀의 방으로 갔다.
"미셀, 엄마랑 얘기 좀 하자."
"엄마, 전 시간이 없어요. 에릭이 8시까지 올 거예요. 아라파호에 방을 구했어요. 그곳을 보러 가야 해요."
"숙젠 없니 ?"
"다 했어요."
"밤에 혼다를 타면 위험해."
"알아요. 우린 트럭을 빌어놨어요. 앤드루 아저씨가 그게 좋다고 했어요."
"미셀, 엄마 말 좀 들어보렴. 세상에는 자기가 원하는 것은 무엇이든 손에 넣으려는 남자들이 있다. 남에게는 결코 주지 않으면서 말이다."
"그런 여자들도 있죠."
"그럴 테지. 하지만 에릭 같은 남자는 어떤 것도 문제삼지 않아. 세상 여자들은 모두 자신의 외모에 저항할 수 없다고 생각하지. 난 네가 그런 성욕추구자라고는 생각하지 않았다. 미셀."
"제가요? 엄만 사디스트예요. 엄만 단지 그가 멋있기 때문에 그를 꼼짝 못하게 한 사람이에요. 그에게 기회조차 주지 않고, 그 외모속에 무엇이 있는지 알려고 애써보지도 않고서 말예요."
"난 그 외모 속에 무엇이 있는지 알아."
"어떻게, 어떻게 알죠?"
"육감으로."
그녀는 확실히 해두지 않았다. 그녀는 그대로 드러내 놓고, '에릭은 나와 동침했고 우린 1 주일 동안 연인이었다. '라고 말할 수 있었으면 하고 바랐다.
그러나 이런 경우 정직하다는 것은 문제가 되지 않았다.
"미셀, 제발 그와 섹스만은 하지 마."
"그건 엄마가 상관할 일이 아니잖아요."
"난 네가 상처받는 것을 보고 싶지 않아서 그래."
"질투하시는 거예요, 엄마? 그런 거예요?"
"질투를 하냐고?"
"우릴 말예요. 우리의 젊음을요, 에릭이 그러는데 엄마 또래의 여자들은 때때로 딸의 젊음에 대해 화를 낸다고 하더군요."
"너의 젊음에 대해 화내지 않아, 미셀. 나도 나의 젊음이 있었어."
"그래요, 그 말을 들으니 기쁘군요, 엄마."
미셀은 옷장 서랍에서 푸른섹 티셔츠를 꺼냈다.
"저에 대해 너무 걱정 마세요. 아셨어요?"
"그래."
"제가 어렸을 때 모리스 센닥의 동화책을 읽어주셨던 것을 기억하세요."
"그래."
"경험을 얻으려고 애쓰던 제니를 기억하세요?"
"그런데?"
"그게 바로 저예요, 엄마."
"미셀은 이미 경험했어요."
마고는 그날 밤 늦게 앤드루에게 말했다. 그들은 침대에서 책을 읽고 있었다. 앤드루는 그녀의 다리에 팔을 올려놓았다.
"당신과 내가 오늘 밤 하나의 조그만 경험을 해보는 게 어떨까?"
"당신은 내 말을 농담쯤으로 여기시는군요, 그렇죠?"
"음....."
앤드루는 그의 팔을 그녀의 다리 사이에 두고 있었다.
"그리고 농담을 하는 것은."
하고 마고가 말했다.
"우리 폴라로이드 사진이 없어졌어요. 전 에릭이 그것들을 찾아내지 않았기만을 바라고 있어요. 그는 지난 일요일 우리 욕실을 사용했어요."
"아마도 해레라 부인이 그것들을 찾아내는 것이 더 쉬울 거요."
"헤레라 부인이 찾아낸다면 그녀는 일을 그만둘 거예요. 그녀는 남편 아닌 남자, 비비와 결혼했던 남자와 살고 있다는 걸 인정해 주지 않아요. 그녀는 내가 죄인이라고 생각해요. 그 사진이 그것을 입증할 거예요."
"이리 와요, 죄인."
"당신은 태평한 마음을 가지셨군요."
"내 마음이 아니야. 이것 마음이지."
"오 ! 알았어요."
그리고 몇 분 후 그녀는 사진에 관해 잊어버렸다.
클레어가 비비를 만나러 마이애미로 떠난 날 앤드루의 부모님이 볼더에 왔다. 앤드루와 사라는 그들과 공항에서 만나 몇 시간을 보낸 후 하비스트 하우스에 그들을 데려다 주었다. 지금 앤드루는 그들을 집으로 모셔오려고 호텔로 가는 길이었다.
마고는 기다리면서 거실에 앉아 있었다. 그녀는 남서부 스타일로 옷을 입었다.
데님 스커트와 콩커 벨트, 밝은색 조끼, 부츠 그리고 은팔찌를 끼었다. 그녀는 에센셜 잉그리젠트산 치즈 쟁반과 뉴욕 델리산인 두껍게 썬 간접시를 법석을 떨며 옮기면서 신경질적으로 기다렸다.
그녀는 스투르즈와 코펠란드의 틀립 화분을 집어들었다. 그것을 커피 테이블에서 식사 테이블로 옮겨놓았었는데 다시 제자리로 갖다놓았다.
그녀는 브로더 부부가 그녀를 좋아하고 그녀의 진가를 인정해 주고 앤드루에게 그녀가 어울린다는 것을 알아주기를 바랐다. 프레디의 부모들은 그녀를 받아들였으나 그녀가 자기 아들에게 가장 어울리는 배필이라고 생각하지는 않았었다. 그들의 아들이 여자를 개똥으로 취급했기 때문에 어떤 여자도 그를 충분히 만족시킬 수 없었을 것이다.
그날 오후, 프레디에게서 전화가 걸려왔었다. 그는 자신이 보내주는 부양비가 다른 아이를 보살피는 데 쓰여지는 것을 비난했다.
"그런 억측 따위는 하지 마세요." 그녀가 말했다.
"당신은 그의 아이를 양육하고 있어. 그렇지 않나?"
"그녀는 자기 엄마가 병원에 있는 동안 우리와 함께 있을 뿐이에요."
"내가 이해하기로는 어리석은 일이오."
그녀는 수화기를 가슴에 대고 깊게 숨을 들이마셨다. 그녀는 그가 자신을 격분시키도록 내버려 둘 수 없었다.
"마고, 당신은 그것이 옳다고 생각해 ?" 프레디가 계속했다.
"당신 자식의 부양비를 다른 남자의 자식에게 쓰고 있는 것이 말야."
"내 자식의 부양비가 아네요."
"당신은 그애에게 시간과 정성을 바쳐야 하지 않아?"
"프레디, 당신이 상관할 일이 아네요."
"내 아이들과 관련된 일은 내 일이오. 그리고 내 돈이 그의 아이를 돌보는 데 사용되는 것을 바라지 않소."
"당신 돈은 한푼도 사라 브로더의 양육에 쓰여지지 않아요."
"좋아, 그 말을 들으니 안심이 되는군. 우리가 그것을 똑바로 이해한 지금, 졸업식을 어떻게 생각하오?"
"어떻게 생각하다뇨?"
"방을 예약했소?"
"호텔 목록을 보냈잖아요."
"당신이 도시에 머무른다면 엘리자와 내가 스튜어트의 졸업식을 위해 그 시골 구석으로 날아갈 필요는 없다는 것을 상기시켜 주지 않으려고 애쓰고 있소."
"알았어요." 마고가 말했다.
"호텔을 예약해 두죠."
그녀는 더 이상 그녀가 그와 아이들간에 만든 거리에 대한 그의 적대감 때문에 프레디를 비난하지는 않았다. 그녀는 앤드루와 함께 살면서 전남면의 변덕 때문에 아이들을 잃는 것이 얼마나 쉽다는 것을 알았다. 그녀는 어떻게 사람을 떼어놓을 수 있는지를 배웠고 법이 어떤 환경하에서 허용하는지 믿을 수가 없었다.
만약 프레디가 함께 살 때 스튜어트와 미셀을 위해 시간을 만들기만 했더라면, 그들이 사랑햐고, 잃는 것을 바라지 않음을 명백하게 하기만 했더라면.....
마고는 이혼은 법률의 보호 밖에 있어야 한다고 생각했다. 이혼은 질병처럼 많은 사람을 곤란하게 만든다. 그녀는 이혼이 없는 세계,프레디와 어떤 종류의 삶을 꾸려나가야만 하는 세계를 상상했다. 아마 그녀는 연인이 있어야 할 것이다. 한 사람 이상, 아마 프레디에게도 있어야 할 것이다.
미셀은 거실로 들어와 틀립 화분, 치즈, 크래커 바구니, 호밀빵등을 물끄러미 바라보았다.
"엄만 여왕님을 영접하려는 것처럼 보이는군요."
"그렇게 보이니 ?"
유쾌하지 못한 것을 피하는 일이 얼마나 손쉬운가에 놀라면서 마고가 말했다. 1 년 전 미셀의 비평에 방어적으로 되었었고, 주요한 대결이었었다.
"에릭이 6시에 오기로 했어요. 저녁때 영화를 보기로 했거든요."
"넌 에릭을 너무 자주 만난다고 생각하지 않니 ?"
"엄마, 지금은 길게 얘기할 시간이 없어요."
계단을 뛰어내려가며 미셀이 말했다.
'그래, 지금은 때가 아니야.' 하고 마고는 생각했다. 그녀는 눈을 감고 카리브해의 에메랄드빛 푸른 물 위를 앤드루와 자신이 탄 배가 부드럽게 움직이는 것을 상상해 보았다. 그녀는 진짜 바다 냄새가 느껴지는 것 같았고, 머리를 나부끼는 바람도 느낌 수 있었다. 그녀는 프레디와 색하버만에서 전복된 이래 배를 탄 적이 없었으나, 그녀와 앤드루는 항해 여행에 관해 자주 얘기했다. 아마도 이번 여름에는 항해 여행을 기대해도 좋을는지 모른다. 그들의 의견이 일치한다면 스튜어트는 계단을 쏜살같이 올라와 마고가 그렇게 신경써서 차려 놓은 음식을 먹기 시작했다.
"제발, 브로더 내외분이 을 때까지 기다려라."
"배가 고파 죽겠어요."
그는 입에 음식을 가득 넣은 채 말했다.
"그럼 부엌에 가서 먹으렴."
"엄만 앤드루의 부모가 자식보다 더 중요하다고 생각하시는군요."
마고는 이를 악물었다. 스튜어트는 웃으며 그녀의 뺨에 급하게 키스를 했다.
"엄마, 농담이에요. 엄마의 애들보다 더 중요한 사람이 누가 있겠어요, 그렇죠?"
"그래." 마고가 말했다.
이윽고 현관문이 열리고 마고는 앤드루의 부모님을 맞이하러 계단을 뛰어내려갔다.
브로더 부부는 멋진 한 쌍이었고 70대 초반으로 모두 호리호리한 체격에 은발로 완벽하게 몸치장을 한.노인들이었다. 앤드루의 어머니는 연한 핑크빛 옷에다 산호 목걸이를 했다. 립스틱은 자주빛을 띠는 밝은색이었는데 마고는 그녀가 웃을 때 립스틱이 앞니에 번져있는 것을 보았다. 앤드루의 아버지 모습에서 마고는 30년 후의 았드루를 볼 수 있었다. 똑같은 턱, 똑같은 미소, 그러나 그의 눈에는 생기가 없었다.
샘 브로더는 12년 전에 하켄색에서 그의 뷔크 대리점을 팔았다고 말했다. 그와 네틱는 플로리다에 정착했는데 정년 후에 가는 장소이기 때문이 아니라 앤드루와 프랜시스가 거기서 손자들과 함께 살고 있었기 때문이었다.
마고는 그녀와 앤드루가 지난20년 동안을 같이 살아서 지금은 서로를 잘 알고 깊이 사랑하며, 그들을 이간질하는 것이 아무것도 없었으면 하고 다시 바랐다.
마고는 브로더 부부를 껴안았으면 했으나 처음부터 그러고 싶지는 않았다. 그래서 손을 내밀어 따뜻하게 악수를 했다.
마고가 말했다.
"그럼, 2층으로 올라가실까요?"
"2층?" 앤드루의 어머니가 물었다.
"거실이죠." 앤드루가 설명했다.
"거실이 2층에 ?"
"네." 마고가 말했다.
"구조가 거꾸로 된 집이에요."
"스플릿 레벨이오?" 샘이 물었다.
"아네요, 그렇지는 않아요."
"우린 언젠가 거실이 중간 2층에 있는 집을 봤지."
앤드루의 어머니 네트가 말했다.
"그러나 우리는 침실에 가기 위해 네 계단을 올라가야 했지. 샘,그 집을 기억하세요?"
"하지만 그것은 스플릿이었소." 샘이 말했다.
"저희 침실은 1 층에 있어요." 마고가 말했다.
"맨 아래층에서 자는 것이 꺼림칙하지 않아요?" 네티가 물었다.
"누가 들어올지 두렵지 않은가요?"
"저회는 익숙해졌어요."
앤드루가 계단을 오르기 시작하고 부모가 뒤롤 따랐다.
"포도주 한 잔. 어떠세요?"
그들이 소파에 앉자 마고가 물었다.
"나는 클럽소다를 부탁해요."
네티가 말했다. 그녀는 지갑을 열고 콤팩트를 꺼내서 거울을 들여다보았다. 그녀는 재빨리 앞니의 립스틱을 지우고는 마고를 향해 거북한 미소를 지었다. 마고는 네티가 자기 아들이 이상한 여자와 함께 사는 이 집을 면안하게 느끼지 않는다는 사실을 알 수 있었다.
"우리 꼬마 사라는 어디 있소?" 샘이 물었다.
"목욕하고 있어요." 마고가 말했다.
"곧 올라올 거예요."
마고는 저녁 이전에 사라가 목욕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사라는 목욕할 필요가 없으며 어제 목욕했다고 했지만 앤드루가 사라에게 목욕을 하지 않으면 존 프램크 레스토랑에서의 저녁식사를 함께 할 수없다고 말했다.
"앤드루가 당신한테 두 자녀가 있다고 말했는데요." 네티가 말했다.
"예, 곧 올 거예요."
네티는 발로 신경질적으로 박자를 맞췄고 샘은 포도주를 홀짝홀짝 마셨다.
마고는 마른 길을 회전하는 모터사이클 소리를 들었고 곧 에릭이 현관문을 꽝 닫고 미셀이 소리쳤다.
"저 여기 있어요...... 곧 갈께요."
"딸이에요."
마고가 말했다. 네티와 샘은 고개를 끄덕였다.
왜 앤드루는 그들을 대화에 끌어들이지 않는가? 마고는 의아했다. 왜 그는 방 건너면에서 얼간이처럼 앉아만 있는 걸까? 그녀는
턱수염 없는 그에게 아직 익숙하지 않았다. 그녀는 턱수염 없는 그가 어떻게 생겼는지 여러 번 물었고 그는 그녀를 놀래주려고 마침내 면도를 했다.
그날 밤 어두운 침대 속에서 그녀는 마치 낯선 사람과 같이 있는 것처럼 느꼈다. 다음날 아침 그가 말했다.
"그래 ?"
"전 그리워요."
그녀가 말하자 그는 웃었다.
"한 달 후면 또 그만큼 자랄 거요."
아침식사 때 미셀이 말했다.
"와, 앤드루 아저씨 ! 멋진데요, 그렇게 미남일 줄은 몰랐는걸요?"
그러나 사라는 앤드루를 한 번 보더니 소리쳤다.
"왜 그래야만 했죠?"
사라는 눈물을 흘리며 식탁을 떠났다. 마고는 앤드루가 그녀 옆에 앉아서 팔로 그녀를 안고, 그의 부모들에게 그들이 얼마나 가까운지 보여주었으면 했다. 그러나 그는 그녀를 알지 못하는 사람처럼, 그의 부모님처럼 그녀의 집에 찾아온 방문객인 듯이 행동했다.
미셀과 에릭은 계단을 뛰어을라왔는데 모두 하이킹 신발에 작업복을 입고 있었다. 마고는 그들이 이스라엘군 같아 보인다고 생각했다. 빠뜨린 것은 어깨 위의 라이플뿐이었다.
앤드루가 말했다.
"에릭, 미셀, 이분들이 내 부모님이시다. 네티와 샘 브로더."
"안녕하세요."
앤드루의 어머니의 손을 흔들면서 에릭이 물었다.
"안녕하세요, 샘 ?"
"당신 아들이오 ?"
네티가 마고에게 물었다.
"아네요, 이쪽은 에릭이에요."
마고가 말했다. 그녀는 잠시 알맞은 말을 찾느라고 머뭇거렸다.
"가족의 친구죠."
미셀은 브로더 부부에게 다가가지는 않은 채,
"만나서 기뻐요. 볼더에 오셔서 반갑군요. 이곳이 어떠세요?" 하고 말했다.
"바람이 몹시 부는군." 네티가 말했다.
"난 전에는 그런 바람을 느껴보지 못했지. 숨도 제대로 쉴 수 없더군."
"그래요, 봄에는 바람 부는 날이 많아요." 마고가 말했다.
"그리고 바다가 없더구만." 샘이 말했다.
"네티와 난 바다 가까이에 있는 것을 좋아하오."
"산이 있어요." 미셀이 말했다.
"산에서 무얼 할 수 있지 ?" 네티가 물었다.
"등산을 하죠." 미셀이 말했다.
에릭은 두껍게 썬 간 접시를 발견하고는 치즈크래커를 먹고 있었다.
"이게 뭐죠?" 그가 물었다.
"두껍게 썬 간을 모르오?" 네티가 말했다.
"두껍게 썬 간이라, 전에 본 적이 없는데 늘 먹고 심었지요."
그가 한 덩어리를 집어 크래커 가운데에 집어넣어 게걸스럽게 먹었다.
"괜찮은데요." 그가 손을 비비며 말했다.
마고의 긴장된 얼굴이 조금 풀렸다.
미셀이 말했다.
"저어, 저희는 가봐야겠어요. 만나뵙게 되어서 기뻐요"
미셀은 포도주를 따라 물마시듯 급히 마셨다. 그리고 곧 떠났다.
"멋진 남자군."
에릭과 미셀이 나간 후 네티가 말했다.
"유태인이오?"
마고는 기침을 하고 대답했다.
"아네요."
"딸이 유태인이 아닌 남자와 외출하는 것이 염려되지 않나요?"
"미셀은 그와 결혼하려는 게 아네요, 네티."
드디어 앤드루가 말을 꺼냈다.
'어쨌든 그는 할례를 받았어요.'
마고는 그렇게 말할까 생각해 보았다.
'어떻게 알죠?' 하고 네티가 물을 것이다.
'전 그와 섹스를 해봤기 때문에 알죠.' 하고, 마고는 말할 것이다.
'오, 저런 ! 샘, 그녀가 말하는 걸 들었어요?'
'들었소, 네티. 그녀는 그와 섹스를 했다고 말했어. 그래서 그가 할례를 받았다는 것을 안다고 말이오.'
'나는 1 주일 동안 하루에 서너 번 했어요.'
'하루에 서너 번 ? ' 하고 샘이 말할 것이다.
'대단하구만 ! '
'현기증이 날 것 같군요.'
네티가 말할 것이다.
'아마 기네스 북에 오를 거예요."
마고는 그녀에게 말할 것이다.
"오, 우리의 꼬마 사라 !"
사라와 스튜어트가 계단을 올라올 때 네티가 말했다.
"안녕하세요, 할머니. 안녕하세요, 할아버지. 스튜어트예요."
"마고의 첫번째 아들이죠." 스튜어트가 말했다.
"또 다른 아들이 있나요?" 네티가 물었다.
사아네요, 그저 그렇게 말한 것뿐이에요."
마고가 말했다. 네티가 고개를 끄덕였다. 그리고 사라에게 말했다.
"그런 넝마조각 같은 옷을 입고 저녁식사하러 나간다는 게 어떨지 모르겠구나."
"할머니, 블루진이에요. 볼더에서는 어디에서든 입을 수 있어요. 마고 아줌마의 스커트를 보세요. 같은 천이에요."
"그래, 너의 아빠도 좋다면야."
"좋습니다." 앤드루가 말했다.
"에릭을 만나셨어요?" 사라가 물었다.
"벌써 왔다 갔나요?"
"그들은 초저녁 영화를 보러 갔다." 마고가 말했다.
"아, 제기랄." 사라가 말했다.
"사라 !" 셈이 말했다.
"그런 말을 !"
"죄송해요, 할아버지. 그런 말을 쓰는 걸 싫어하신다는 사실을 잊었어요."
"미셀과 줄타기 곡예사가 무슨 영화를 보러 갔죠?" 스튜어트가 물었다.
"그가 줄타기 곡예사냐?" 네티가 물었다.
"그가 서커스단에서 일해 ?" 마고는 웃었다.
"아뇨, 할머니." 사라가 말했다.
그리고 그녀도 웃었다.
"그는 팔로 세상을 살아가죠. 그래서 스튜어트가 그를 줄타기 곡예사라고 부른답니다."
"그게 전부는 아네요."
스튜어트는 노래하듯 말했다.
"스튜어트 !"
마고가 눈을 치켜뜨며 아들을 불렀다.
마고는 앤드루를 위해서 브로더 부부가 좋아하기를 바랐다. 그녀는 질문들이 있으리라고 예상했었다. 그녀는 정직하게 우호적으로 대답하려고 준비해 두고 노력했었다. 그러나 그녀는 식사가 끝난 후 프레디와 그녀가 더 이상 살 수 없었던 결혼생활에 대해 말해야 하는것을 증오했다. 그녀는 그들의 질문으로부터 그들이 아돌에게 제시할 어떤 문제를 발견하려 애쓰고 있음을 알았다.
식사 후, 그들은 사라를 제니퍼의 집에 내려놓고 하비스트 하우스로 차를 몰았다. 가는 길에 샘이 그녀의 차 시트에 손을 얹고 마고에게 물었다.
"이런 작은 수입차를 좋아하오?"
"네, 전 3 년 동안 수바루를 몰고 있어요."
"알다시피 난 뷔크 대리점을 가졌었지."
"네, 앤드루가 말해주더군요."
"전쟁에 관한 모든 것을 기억하는 나 같은 나이의 사람이 이런 일본차를 타는 젊은이들을 보는 것은 매우. 힘든 일이지."
"전쟁은 끝났어요, 아버지."
"제발, 앤드루. 난 74세가 된다. 그러나 아직 어떤 종말인지는 안다."
"난 안이 넓은 미국차를 좋아한다우."
호텔 문을 향해 걸어가면서 네티가 말했다.
"우린 문이 네 개 달린 크림색 뷔크를 갖고 있다오. 플로리다에서는 밝은색이 가장 좋지. 열을 반사하거든."
마고는 고개를 끄덕였다. 그들은 라운지로 걸어들어가 테이블을 찾았다. 바 주위에 모여 있는 독신의 군중늘에게서 떨어져 그들은 아일랜드 커피 두 잔과 소다수 둘을 주문했다.
"우린 프랜신을 만나고 왔어요." 네티가 말했다.
"사라 앞에서는 이 얘길 하고 싶지 않았어요. 하지만 당신이 알아야만 한다고 생각해요."
"우리를 알아보지도 못하더군." 샘이 말했다.
"아네요, 그녀는 알아봤어요." 네티가 주장했다.
"단지 우리에게 말을 하지 않았을 샐이에요."
"그녀는 손가락으로 고무밴드를 빙빙 돌렸지."
"우리가 거기 있는 동안 내내 그녀는 손가락으로 고무밴드를 돌렸소. 마치 어린애처럼."
"그녀는 신경증이에요." 네티가 말했다.
"그녀는 극도로 긴장해 있었어." 샘이 말했다.
"눈은 움푹 들어가 있고..... 전에는 꽤 아름다왔었는데."
"그녀는 다시 아름다와질 거예요. 그녀에게 필요한 것은 머리를 자르는 일이에요. 회복하자마자 그녀는 다시 이전의 모습을 되찾을 거예요." 네티가 말했다.
"그러나 그녀의 엄마는......"
"그것은 다른 얘기요." 샘이 말했다.
"그녀는 정상으로 돌아오기가 힘들겠더군요." 네티가 말했다.
"그런 일이...... 우리도 언제 그렇게 될지 모르지."
"그녀는 적당한 말울 찾지 못하더구나." 샘이 말했다.
"그애가 에쓰는 것을 볼 수 있었지. 하지만 적어도 그녀는 우리를 알아보았어."
"프랜신도 우리를 알아요. 왜 그애가 우리를 알아보지 못한다고 계속 말하는지 모르겠군요. 그녀는 아무 말도 안했을 뿐이에요."
"비극이 겹쳤어." 샘이 말했다.
"당신도 물론 프랜신을 알죠?"
네티가 마고에게 물었다.
"네."
"그것은 단지 프랜신에게가 아니라 사라에게 수치예요."
"네."
일요일 저녁 샘과 네티가 앤드루에게 자신의 친구들 중에서 누가 죽었고 누가 병원에 입원했으며 누가 이러이러한 병으로 진단이 내려졌는지에 관해 장황하게 늘어놓자 마고는 혼란스러워졌다.
그녀는 창문 밖의 플래티론산읕 바라보았다. 시내와 물가에는 틀립과 나팔꽃, 수선화가 여기저기서 싹트고 있는데 그곳은 아직 눈에 덮여 있었다. 그녀는 미셀이 자신의 눈에서 벗어나 저녁식사가 얼마나 오래 지속되는지와 그녀가 에릭과 다시 같이 있을 수 있기까지 얼마나 더 있어야 할지에 대해 궁금해하면서 시계를 보고 있다는 것을 알 수 있었다.
사라는 전혀 먹지 않았다. 그녀는 접시의 음식을 뒤적이며 스튜어트에게 못마땅한 표정을 짓고 있었다. 그는 조부모 앞에서 그녀가 단정치 못한 행동을 하도록 장려하고 있었다.
한참 후에야 네티와 샘이 마고률 한핀으로 불렀다. 그리고는 네티가 말했다.
"그가 정말 당신을 진정으로 사랑한다고 생각해요? 아니면 단지 프랜신에 대한 무엇인가를 입증하려고 애쓴다고 생각해요?"
마고는 위에 구멍이 뚫린 것 같은 기분을 느썼다. 그녀는 칠면조와 토마토와 신선한 녹색 콩들이 목구멍까지 치밀어오는 것을 느꼈다. 그녀는, '전 그가 진정으로 저를 사랑한다고 생각해요. ' 라고 간단히 대답해 줄 수 없었다.
대신 이렇게 말했다.
"무슨 말씀이신지......"
"앤드루는 결코 그녀를 잊지 못해요."
하고 네티가 말했다.
"그녀가 사라와 함께 떠났을 때 그는 절망에 빠졌지요. 그에게 다시 그런 결과가 나타나리라고는 생각하지 않아요."
"우린 앤드루와 프랜신이 함깨 살 때 그렇게 사랑하는 남자를 본적이 없었소." 샘이 말했다.
"그는 그녀를 존경했소."
"우린 당신의 감정을 상하게 하려는 게 아니에요." 네티가 말했다.
"그는 우리 아들이고 우린 그를 사랑하며, 그애가 다시 그녀에게 돌아갈 때까지 만족할 수가 없을 거예요. 그것이 우리가 여기 온 이유요."
"당신이 첫 여자가 아니고 마지막이 되지도 않을 거요." 샘이 말했다.
"그애는 그 중 누구와도 1 년 이상을 유지하지 못했소. 그렇지 않소, 네티 ?"
"맞아요. 그것은 모두 그가 아직 그녀를 원하고 있기 때문이에요. 그러니 당신은 차선이 되고자 하지 않는다면....."
마고는 머리를 흔들었다. 그들이 그녀에게 말하는 것을 부인하며,
'그렇지 않아요 앨 당신들은 앤드루에 관해 아무것도 몰라요 !'
라고 외치고 싶었다.
그러나 그녀는 단지,"실례합니다." 라는 말밖에 할 수 없었다.
그리고는 계단을 뛰어내려가 욕실문을 잠그고 변기에 몽땅 토해버렸다.
프랜신은 정원의 안락의자에 누워 있었다. 그녀의 눈은 감겨져 있었다. 그녀는 집단 치료에서 배운 이완 치료법 중의 하나를 실시하고 있었다.
그녀는 해변의 코코닛나무에 매어진 해먹 안에 있는 자신을 상상했고 멀리서 바다가 부드럽게 물결치는 것을 상상했다. 그녀는 헐렁한 흰 옷을 입고 맨발이었다. 태양은 해먹이 미풍에 흔들릴 때 그녀의 몸을 따뜻하게 해주었다. 그녀는 평화로움을 느꼈다.
프랜신은 방문객을 기다리고 있었다. 그녀는 자신이 오늘 말을 할 수 있을지 확신할 수 없었으나 노력할 것이다. 그녀는 잘하게 되기를 기대했다. 그리고 잘하기 위해서 사람들과 관계를 가져야 했다.
그들에게 말하고 그들의 얘기를 듣고 그들을 염려해야만 했다.
그녀는 눈을 떴을 때 자신을 향해 걸어오고 있는 클레어를 보았다. 프랜신은 일어서서 자신이 입은 폭이 넓은 옷을 쓰다듬어 구김살을 폈다. 클레어는 손을 흔들어 신호하고 그녀를 향해 달려왔다.
클레어가 포옹할 때 프랜신은 딱딱하게 서 있었다.
"만나게 되어 반갑구나."
클레어가 그녀를 풀어주며 말했으나 아직 그녀의 손을 잡고 있었다. 프랜신은 고개를 끄덕였다.
"어떠니 ?"
프랜신은 다시 고개를 끄덕였다. 그녀는 흰 연철 테이블 위에 놓인 주전자애서 레모네이드를 두 잔 따랐다.
"고마와."
클레어가 의자에 주저앉아 흩짝흘짝 마시며 말했다.
프랜신은 안락의자 한구석에 앉았다. 그녀는 손목에 고무밴드를 팔찌처럼 끼고 있었다. 아널드 박사는 그것이 면안하게 느낄 수 있게 해준다면 사용하는 것이 좋다고 말했다.
"사라는 어때 ?"
프랜신이 조심스럽게 물었다.
"그녀는 잘 있어."
클레어가 말했다.
"그애를 만나봤니 ?"
"적어도 1 주일에 한 번은 그애를 보려고 노력하지. 그녀는 학교합창단에서 노래하고 있고 초조를 했단다."
프랜신이 말했다.
"난 몰랐어."
그녀는 팔목에서 핑크빛 고무밴드를 벗겨 손가락에 감기 시작했다. 그녀는 그것이 끊어지지 않기를 바랐다. 고무밴드가 뚝 끊어질때마다 그것을 증오했고 깜짝 놀랐다. 그녀는 놀라는 것을 좋아하지 않았다. 고무밴드가 끊어질 때마다 다시 이어야 했는데 그것은 전보다 강하지 못했다.
"사라가 이것을 보내더구나."
클레어가 지갑에서 푸른 봉투를 꺼내면서 말했다. 프랜신은 그것을 받아 주머니에 넣었다. 대화를 나누기가 어려웠다. 목과 머리가 아파왔다.
"그애는 내게 매주 편지를 쓰지만 난 한 번도 답장을 하지 않았어.뭐라고 말해야 할지 모르겠어."
"사라는 이해해." 클레어가 말했다.
프랜신은 팔목에서 푸른 고무밴드를 벗겨 두 손가락에 감았다.
"사라는 그들과 함깨 살지 ?"
"그래."
"그았 거기서 행복해할까?"
"그앤 널 그리워해."
"농담이란 걸 알아."
프랜신이 말을 가로채며 말했다.
"밝은 전구로 바꾸기 위해서는 몇 명의 심리학자가 필요할까?"
그녀는 다른 사람이 '난 몰라.' 아니면 '포기하겠어.'라고 답하기를 기대하는 것 같았다. 그러나 그녀는 그렇지 않았다. 그녀는 항상 스스로 대답했다.
"한 사람이면 되지."
"하지만 시간이 오래 걸리고 정말 밝은 전구로 바꿨으면 해."
클레어가 웃었다.
집단 치료에서 그들은 서로 농담하는 것을 배우고 있었다. 그녀가 지금까지 배운 것은 그 단 하나였다. 그녀는 어떤 농담도 우습지 않았다. 그녀는 아무것도 재미있지 않았다.
그녀는 텔레비전을, 주로 씨추에이션 코미디를 많이 보며 그것들을 이해하려고 노력했다. 환자 중의 어떤 이들은 '레번과 셀리' 혹은 '세 친구' 프로 때 웃어댔으나 프랜신은 전혀 웃을 수가 없었다.
아널드 박사는 시간이 지나면 그녀의 유머 감각이 되돌아올 것이라고 말했다.
"내가 가진 문제 증의 일부는 어떤 것을 재미있다고 여기지 않는거야."
프랜신이 클레어에게 말했다.
"이것만은 제외하고. 난 하와이에서 정초 전날 어떤 남자와 결혼했어. 내가 왜 그와 결흔했는지는 기억나지 않지만 확실히 했어. 난 그걸 잊고 있었어. 얼마나 우습니 ? 물론 내가 원하지 않는다면 그와 결혼생활을 계속할 필요는 없어."
"루이스와 결혼했니 ?"
클레어가 의자에서 상채를 구부리며 말했다. 프랜신은 엄지손가락에 푸른 고무밴드를 감았다.
"그래."
"확신해 ?"
"그래 확신해. 난 정신이상은 아니야."
"미안해." 클레어가 말했다.
"정말 놀라운 일이구나. 사라가 아니 ?"
"아무도 몰라. 아널드와 루이스, 우리 가족을 제외하고는."
클레어는 레모네이드를 다 마셨다.
"또 있어." 프랜신이 말했다.
"난 열 살 때 자동차 사고로 죽은 아들이 있었어. 사람들은 내가 그 사실을 받아들이는 법을 배워야 한다고 말했지. 넌 사람이 그것을 받아들이는 법을 배울 수 있다고 생각하니 ?"
"그게 사실이니, 비비 ?"
클레어가 얼굴에 걱정스러운 표정을 지으며 물었다.
"그래, 모두 사실이야. 난 진실을 다루는 것을 배우고 있어. 그것이 내가 여기 있는 이유야. 지금부터 날 프랜신이라고 불러주겠어 ? 그것이 진짜 내 이름이거든."
에릭이 선인장 화분 한 개만을 남기고 훌쩍 떠나버렸을 때 미셀은 1 주일 동안 아무것도 먹을 수 없었다. 밤에 그녀는 갑자기 잠이 깨었는데 온몸이 땀에 젖어 있었고 심장이 뛰고 있었다. 그녀는 침대에서 일어나 선인장을 살피곤 했다. 그녀는 자기가 다시 어린애가 되어 마루를 지나 엄마 방에 뛰어들어가 같이 잤으면 하고 바랐다.
엄마는 그녀가 더 이상 무서워하지 않을 때까지 꼭 껴안아 줄 것이다. 그러나 어린 시절은 지나갔다. 그녀가 그것을 단념할 준비가 되어 있든 아니든 간에.
"난 처음부터 너희들이 어떻게 끝날지 알고 있었어." 하고 제미니가 말했다.
"난 그의 눈에서 그걸 보았어. 그는 세상의 방식을 알지 못해."
"세상의 방식이라는 것이 정확하게 무얼 뜻하지 ?" 미셀이 물었다.
제미니가 고개를 흔들었다.
"나도 몰라."
"넌 자신도 모르는 그 어떤 것을 말하는 거니 ?"
"내가 지어냈어."
"네가 지어냈다고?"
"그래."
"넌 지금 내게, 세상의 방식을 알지도 못하는 내게 말하고 있어. 너는 네가 말하고서도 그걸 몰랐니 ? 고대 인디언의 속담이 아니니 ?"
"아니야."
"그럼 왜 ?"
"날 별나고 현명하게 생각하길 바랐어."
"그렇지만 너는 !" 미셀이 말했다.
"넌 내가 그것을 믿도록 하는 무엇인가를 만들지 않았어."
"화났니 ?"
미셀은 그녀의 방을 둘러보았다. 선인장을 주목하면서 말했다.
"아냐, 네가 그것을 만들었다 할지라도 그것은 사실이야. 어떤 사람은 세상의 방식을 알고 어떤 사람은 그렇지 않아."
"어떻든 넌 그를 사랑했어." 제미니가 말했다.
"그렇지만 그는 네게 맞지 않아."
"그는 정확하게 내가 원하는 것을 주었어." 미셀이 말했다.
"그는 내게 경험을 주었어."
"그러나 그게 무슨 가치가 있니 ?"
제미니가 물었다. 미셀의 눈에 눈물이 가득했다.
"아직은 몰라. 살다 보면 알게 되겠지. 아마 낙심하여 죽는다면 그렇지 않겠지."
"넌 낙심하여 죽지는 않을 거야." 제미니가 말했다.
"년, 그러기엔 너무 멋져."
"난 멋진 것과 어떤 상관이 있다고 생각하진 않아."미셀이 말했다.
제10장 신이 준 선물
마고는 볼더 고등학교의 잔디밭에 자리를 잡은 순간부터 말을 할 수 없을 정도로 숨이 막혔다. 아들이 고등학교를 졸업한다는 생각은 그녀의 아들의 일생에서도 기념할 만한 사건이 될 뿐만 아니라 그녀자신의 일생에서도 그런 것 같았다.
그녀는 그날 아침 스튜어트의 깨끗하게 면도된 얼굴에 키스를 하면서, 그의 어머니가 된 것이 얼마나 자랑스러우며 모자를 쓰고 가운을 입은 그가 얼마나 멋있게 보이는지에 대해 말해주었다. 그는 얼굴이 붉어지며 말했다.
"이런 식으로 정장을 하니까 좀 기분이 이상한걸."
제복을 입고 악어가죽으로 된 셔츠를 입은 그는 마치 어른의 옷을 입은 소년처럼 그녀에게는 더욱 어려 보였다.
지난 몇 주 동안 마고는 아이들에 대한 고민 때문에 그녀 자신의 고민을 처리할 시간이 거의 없었다. 스튜어트가 다섯 군데의 대학으로부터 거졀을 당한 날, 그는 방에 처박혀 꼼짝도 않고 있었다. 그는 몇 시간이 지난 후 밖으로 나오면서 이렇게 말했다.
"오늘은 엄마가 이혼한 이후 내 인생에서 가장 슬픈 날이에요."
그러나 그는 이미 학교에서 입학 허가를 받았으며, 또 다른 학교에서는 후보에 을라 있었다.
그의 말은 그녀의 가슴을 파고들었으며, 잊었던 과거의 이혼에 대한 죄책감을 다시 불러일으켰다.
그녀는 한동안 대답할 수가 없었다. 그것은 스튜어트가 그녀의 이혼 때문에 마음의 상처를 받았다는 사실을 최초로 표현한 순간이었다.
"곧 괜찮아질 거야."
마침내 마고는 그를 위로하려는 듯 말했다.
"내 말을 믿어, 스튜어트. 다 잘될 거야."
"엄만 항상 그런 식으로. 말씀하셨죠. 엄마와 아빠가 이혼할 때에도 제게 그렇게 말했어요."
"그게 틀리진 않았잖니. 그렇지 않니 ?"
그녀가 물었다. 그러나 그것은 그녀로서도 알 수 없는 일이었다.
"난 열 여덟 살에 벌써 실패했어요."
그가 고개를 저으며 슬픈 듯 말했다.
"아니야. 그렇지 않아. 우린 대학을 너무 중요하게 생각했어. 대보학이 인생의 전부는 아니잖아."
"엄마한테는 그럴지도 모르죠..... 그러나 아빤 어떻죠?"
"아빠도 이해하실 거야."
마고는 그가 그렇게 해주길 마음속으로 기도하며 말했다.
"전 평균 B수 학점을 받았어요, 그리고 테니스팀에서도 두번째로 잘해요. 그 밖에 더 무엇이 필요하죠?"
그는 잠시 말을 멈추더니 곧 덧붙였다.
"엄마, 말씀해 보세요...... 사실대로 얘기해 주세요. 제게 뭔가 잘못된 것이 있나요?"
"아니다. 네게 잘못된 것이라곤 하나도 없단다."
"그러면 왜 ?"
"모르겠다. 스튜어트. 아마도 너보다 점수가 좋은 애들이 있었나 보지. 학교에서는 기준을 거기에 두고 있으니까."
"제가 면접 때 너무 심각한 얘기를 했었나 봐요, 하지만 전 그 사람들이 절 콜로라도 출신의 시골뜨기로 볼까봐 그랬어요."
"거절을 당하면 항상 마음이 아픈 거란다."
마고가 말했다.
"엄마는 거절을 당해보셨어요?"
"그럼, 많이 당해보았지."
그대로 내버려 두자. 그녀는 생각했다. 그가 한번에 한가지씩 거절을 극복할 수 있도록 내버려 두자. 나중에 그는 대학이란 시작에 불과했다는 사실을 알게 될 것이다.
그날은 4월 15 일이었다. 5월 15 일쯤 되어 스튜어트는 펜실베이니아 대학으로 결정했다.
"여기도 아이비 리그에 속해요."
그는 자기 자신을 위로하면서 이렇게. 말했다.
"그리고 아빠의 모교이기도 하구요."
아직도 아버지를 기쁘게 해주려 하는구나 하고 그녀는 만족했다.
마고가 프레디를 만났을 때는 팬실배이니아 대학교 치과대학생이었다. 그 당시 그녀는 보스턴 대학 3학년이었다. 그녀는 그날, 프로빈스타운에서 미술 강좌를 받고 있었다.
그는 두 친구와 함깨 방학을 즐기고 있었다. 그때 그녀가 보기에 그는 생기가 가득 차 있었다.
이제 프레디는 그들의 아들 졸업식에 그녀와 두 좌석을 사이에 두고 앉아 있었다. 그의 한쪽 편에는 미셀이 앉아 있었고, 다른쪽 면에는 엘리자가 앉아 있었다.
엘리자는 감청색 샤낼옷을 화사하게 차려입고 있었으며, 손으로 머리를 감싸듯 아름다운 금발이 바람에 날리지 않도록 하고 있었다.
어두운 장미빛으로 칠한 긴 손톱이 눈에 띄었다. 그녀의 손을 보니 접시를 닦아본 적은 없는 듯했다. 그러나 마고는 그녀가 요리를 좋아한다는 사실을 알고 있었다.
6백 명이 넘는 졸업생들이 행진을 시작했다. 한 발짝 떼고 쉬고......한 발짝 떼고 쉬고.... 한 발짝 떼고 쉬고...... 그 음악은 마뇨가 고등학교를 졸업할 때 들었던 음악과 같은 것이었다.
그녀는 스튜어트가 눈에 띄자 손을 들어 혼들어 보였다. 그러나 그가 당황해하는 것을 보고는 다시 손을 내렸다. '몸을 똑바로 세워라. ' 그녀는 마음속으로 그에게 중얼거렸다.
'그렇지......'
미셀이 손을 뻗어 마고의 팔을 잡앤다. 마고는 그녀를 쳐다보았다.
"발이 틀렸어요." 미셀이 속삭였다.
"저건 스튜어트다운 행동이 아닌데 ?"
마고는 미소를 지었다. 그녀는 미셀이 에릭과 해어진 후, 사랑과 고통으로부터 회복되리라는 확신이 서지 않았었다. 그러나 몇 주일전에 마고가 미셀의 방에 들어가 잘 자라는 인사말을 하려 했을 때 미셀은 가슴에 작은 선인장을 품고 침대에 앉아 있었다.
"엄마, 그는 제게 결코 거짓말은 하지 않았어요. 한 번도 그런 적이 없었어요."
"그래, 정직에 대해서는 할말이 많이 있겠지." 마고가 말했다.
"엄만 내가 그를 잊을 수 있으리라고 생각하세요?"
"미샐, 난 네가 항상 그를 기억하고 있으리라고 생각해. 하지만 언젠가는 다시 사랑을 하게 될 거야."
아, 그녀의 말은 너무도 현명하고, 너무도 많은 것을 아는 듯이 들렸다. 아이들은 그들의 부모가 충고를 하고 위로할 때 얼마나 불안한 마음을 감추고 있는지 의심해 본 적이 있을까?
"엄마도 그랬었나요?"
'이애는 제임스...... 프레디...... 레너드-..... 나의 옛 파트너를 염두에 두고 말하는 것일까?'
"그래, 엄마도 역시 그랬단다."
미셀은 알았다는 듯이 고개를 끄덕였다.
졸업생들이 자리에 앉았다. 앤드루는 마고의 왼쪽 옆에 앉아 있었으며, 그의 바로 옆에 사라가 손톱을 물어뜯으며 앉아 있었다.
그들 뒤에는 클레어, 로빈, 그리고 다른 부모들이 앉아 있었다.
마고는 그녀의 부모님이 을 수 있었던 것을 기쁘게 생각했다. 그녀는 자기의 고등학교 졸업 몇 달 전에 할머니가 돌아가셨다는 사실을 상기했다.
두 번의 지루한 연설이 잇따랐다. 한 번은 졸업생 대표의 고별사였으며, 다른 한 번은 볼더 고등학교의 졸업생인 한 유망한 하원의 원의 축사였다. 사회로의 진출과 성인생활의 출발에 대한 지루한 연설이었다.
성인 ? 마고는 생각했다. 아니지, 그녀에게 있어 성인생활이란 40대쯤 가서야 시작되는 것이었다.
앤드루는 그녀의 손을 꼭 쥐고 있었다. 마고는 11 월의 그 추운 밤을 회상했다. 그녀가 침대에 기분좋게 드러누워 있을 때, 앤드루는 처음으로 함께 살자고 제안을 했었다. 그들은 한번 시도해 보자는데 동의했었다.
"그래, 얼마 동안이나?"
마고가 어머니에게 그들의 계획을 이야기했을 때, 그녀의 어머니는 이렇게 물었었다.
"잘되는 순간까지죠." 하고 마고는 대답했었다.
이제 와 그 생각을 하니 너무도 단순했기 때문에 마고는 큰 소리로 웃지 않을 수 없었다. 앤드루와 미셀은 그녀를 바라보며 아마도 그녀가 의원의 연설에서 무엇인가 재미있는 점을 발견했나 보다 하고 생각하는 것 같았다.
최소한 학년이 끝날 때까지 그들은 서로 약속을 했었다. 그런데 졸업은 학년이 끝나는 때가 아니었던가? 이제 내일 앤드루는 마이 애미로 갈 것이다. 마고는 마음속에서 앤드루의 부모의 말을 지울 수가 없었다.
앤드루가 그의 부모님을 마이애미로 돌아가는 비행기를 태워드리기 위해 공항으로 배웅을 나간 날 아침, 마고는 선샤인 캐년에 있는 5에이커 넓이의 택지로 갔다.
그녀는 마이클의 손님들인 신시내티에서 온 한 부모와 함깨 그 택지들을 둘러보았다. 그들 부부는 돈이 많았으며, 아이들은 다 성장해 있었고, 따라서 그들의 생활 스타일을 변화시키고 싶어했다.
마이클은 그때 아스펜에 있었다. 그는 <뉴욕 리뷰>지의 광고를 통해 만난 여인과 스키를 즐기고 있었던 것이다. 그녀는 좋은 사람만 만나면 다시 새로운 생활을 하고 심어하는 여인이었다.
신시내티에서 온 부부는 그들이 산타페에서 크리스마스를 보낼 때 본 집과 같은 남서부 스타일의 집을 원했다. 그들이 원하는 집은 벽을 흰 소석회로 칠하고, 천장은 생나무로 하고, 부엌과 욕실에는 맥시코식 타일을 깔고, 그들의 아이들이 놀러 왔을 때를 위한 손님 접대용 독채가 딸린 집이었다.
마고는 그들의 질문에 주의를 기울이려고 노력했다. 그러나 그녀는 브로더 부부의 말을 이해할 수가 없었다. 그리고 그들이 그녀에게 한 이야기를 마음속에 담을 수가 없었다. 그녀의 마음속에는 앤드루가 다시 프랜신을 만나지 못한다면 다시 행복해지지 못한다는 말과, 자신이 프랜신보다 못하다는 말이 떠나지 않았다. 그녀가 지닌 모든 문제와 그녀의 회의, 불안에도 불구하고 그녀는 결코 자기자신이 뒤진다고 생각해 본 적이 없었다.
선샤인 캐년에서 집으로 돌아온 후, 그녀는 현관문 앞에 진흙투성이의 부츠를 벗어놓고 욕실로 들어가 뜨거운 물에 몸을 담갔다. 그런데 곧이어 쿵하는 소리와 함깨 앤드루의 목소리를 들을 수 있었다.
"이런 빌어먹을 ! 미셀...... 넌 네 물건들을 제자리에 놓을 수 없니 ?"
"그건 제 신발이 아니에요. 왜 저한테 잔소리를 하시죠?"
마고는 타월로 몸을 감싸고 욕실에서 뛰어나와 무슨 소동인가 하고 둘러보았다. 앤드루는 집으로 돌아오다가 그녀의 구두를 밟고 넘어졌던 것이다.
"그 구두는 제 것이에요." 마고가 말했다.
"미안해요. 괜찮아요?"
"무릎이 벗겨졌어." 앤드루가 말했다.
그녀는 그를 부축해 일으켜 세웠다.
"미안하다. 미셀." 앤드루가 말했다.
"그것 참, 꽤 아프군."
"자, 그럴 수도 있다고 생각해요."
그가 마고에게 몸을 기대자 그를 부축하여 복도를 지나 침실로 갔다. 그는 청바지를 벗고 침대 위에 누웠다. 마고는 그의 무릎을 문질러 주었다.
"부모님들은 잘 떠나셨나요?"
"나에게 한바탕 잔소리를 하시더군."
"무엇 때문에요?"
"어디서부터 이야기해 줄까?!'
"처음부터요."
"좋소..... 내 직업이 안정성이 없다는 거요. 내가 어떻게 내 책무를 할 수 있겠느냐는 거지. 생각해 보니 사라와 당신에 대한 재정적인 책임을 의미하는 것 같았어."
"나를요?"
"그래, 부모님들은 그것을 납자의 첵임이라고 생각하지. 그리고 그들은 자유기고가를 직업이라고 이해할 수가 없는 모양이야. 부모님들은 내가 다시 신문사에 들어가지 않는 이유를 알고 싶어해. 적어도 난 연금을 받고 의료보험 호택을 받을 수 있었는데......"
"그 밖에는요?"
"다음엔 우리들에 대한 문제였어."
"무슨 문제죠?"
"우리가 사라에게 좋은 본보기가 되지 못할 것이라는 점이오. 그리고 당신의 아이들에게도 마찬가지고."
"좋은 본보기가 되지 못한다....."
"결혼을 하지 않고 함께 살아서는 안된다는 거지."
"그래서 그분들께 뭐라고 했나요?"
"내 일이니까 상관하지 말라고.말씀드렸어. 그리고 또 우리는 너무 바빠서 결혼에 대해 생각할 시간이 없었다고 했지."
마고는 웃었다.
"저도 언젠가 제 어머니께 그와 같은 말을 한 적이 있어요."
"그랬더니 당신 어머니는 뭐라고 하셨지 ?"
"어머니는 '얘야 너무 바빠서 할 수 없는 일이라는 것이 어디 있니 ? '라고 하시더군요."
앤드루도 그녀와 같이 웃음을 터뜨렸다.
그녀가 그의 옆에 눕자 그가 그녀의 얼굴을 쓰다듬었다.
"부모님은 항상 그렇게 어렵지는 않아. 난 항상 그분들이 자아의 식적으로 느낀다고 생각해. 그리고 참견하고 싶어하시지."
"부모님은 당신이 정말로 날 사랑한다고 생각하는지 물으시더군요."
마고가 말했다.
"아니면 당신이 비비에게 무엇인가 증명하기 위해서 그러는 건지 말예요."
그녀는 입술이 마르는 것을 느졌다. 그녀는 입술을 축이고 침을 삼켰다. 그는 그녀에게서 몸을 떼고 일어나 앉았다.
"빌어먹을 ! 그분들이 그런 이야기를 했으리라고는 생각지 못했어 ! 그분들은 아직도 내가 다시 그녀를 원한다고 생각한단 말이야?"
"게다가 그분들은 당신이 이곳에 온 이유가 바로 그녀 때문이라고 확신하고 있어요."
그는 고개를 저으며 크게 한숨을 쉬었다.
"당신은 정말 그녀와 합치기 위해서 이곳에 왔나요? 그래요?"
"아냐, 그런 쩡각 해본 적 없어."
"무의식적으로 그런 것이 아닐까요?"
"모르겠어. 아마 그럴지도 모르지. 난 다시 합쳐진다는 그런 환상을 가지고 있었다는 것을 부정하지는 않아. 그리고 그것을 가능하게 할 수 있을 만큼 많은 시간이 훌랬다는 것도 부정할 수 없어."
마고는 그의 포옹을 풀고는 침대에서 벌떡 일어나 이리저리 방안을 돌아다니며 마음을 진정시키려 했다.
"당신은 여기 볼더에서 그녀와 성행위를 했나요."
"아니오. 하지만 첫날 밤을 보낸 적이 있어."
그녀는 숨을 크게 들이쉬었다.
"앤드루 !"
"그것은 내가 당신을 만나기 전의 일이야."
"알아요. 하지만......"
그녀가 말했다. 그녀는 옷장 위에 놓여 있는 낡은 램프 위에 손을 얹었다. 그녀는 그 램프를 그에게 집어던지고 싶은 욕구를 가까스로 참았다.
"당신은 왜 제게 이 모든 일에 대해서 전에 말해주지 않았나요?"
"무엇을? 내가 그후에는 줄곧 행복하게 살고 싶다는 생각을 가졌다는 것을 말인가? 그게 그리 놀라운 일이야?"
"그래요."
"그게 대단한 일이라고 생각했다면 당신에게 먼저 이야기를 했을 거야. 야니 당신이 먼저 묻기만 했더라도."
"제가 왜 물어야 했지요7 전 당신의 부모님이 제 머리를 어지럽게 할 때까지는 전혀 그 문제에 대해 생각해 본 적이 없었어요."
그녀는 롤탑 책상 쪽으로 방을 가로질러 갔다. 그녀는 카프리스 상점에서 그 책상을 발견한 날의 흥분을 기억하고 있었다. 그녀는 그가 이사 온 날 밤, 앤드루에게 그 책상을 선물했다.
"하지만 그건 당신 책상이야."
그는 이렇게 말했었다.
"난 그것을 가질 수 없어."
"당신에게 주고 싶어요. 난 당신이 이 책상에서 일했으면 했어요. 노트를 정돈하려면 받침을 사용하세요."
"당신은 어떻게 하고?"
"전 괜찮아요."
그녀는 앤드루의 연필들을 만지작거리며 책상 앞에 서 있었다.
"이것들은 모두 갖기 어려운 거예요."
그녀가 말했다.
"이봐요, 마고..... 내가 프랜신과 다시 합쳐질 수 있다는 환상은 잠깐 동안뿐이었어. 난 곧 아무것도 변하지 않았으며, 앞으로도 결코 변하지 않을 것이며, 보비가 죽지 않았다 해도 함께 살지 못할 것이라는 사실을 깨달았지."
마고는 개의 그림이 그려져 있는 원통형 찻잔 안에 그의 연필들을 꽃아넣었다. 그것은 지난 크리스마스에 그들이 뉴욕에서 살 때, 미셀이 그녀에게 선물했던 세트에 남아 있는 마지막 찻잔이었다.
"처음에는 당신 역시 환상이었지." 앤드루는 말했다.
"저두요?" 그녀는 그를 건너다보며 말했다.
"난 며칠 동안 당신을 지켜보았어. 당신이 프랜신의 친구라는 사실읕 알고 있었지. 당신을 멀리해야 한다는 사실을 깨달았던 거야. 그러나 난 당신에게 강하게 골렸어. 그래서 마침내 용기를 내어 극복하겠다고 마음먹었지. 내 인생의 옷을 벗고 당신의 욕조 안에 들어간 것만큼 용기있었던 일은 없었어."
" 그건 맞아요, 대담했어요."
그후 한동안은 아무도 말을 꺼내지 않았다. 그러나 마고는 그들의 숨소리를 느낄 수 있었다.
"당신은 비비가 질투심을 느끼도록 하기 위해 저를 이용하고 있었나요?"
이윽고 그녀가 물었다.
"아냐, 하지만 난 다른 여자, 즉 당신같이 멋진 여자가 나를 좋아할 수도 있다는 사실을 그녀에게 확인시키고 싶기는 했어."
"지금 제 기분은 좋지가 않아요. 전 당신이 이 마을에 왔을 때, 당신이 그녀를 바라지 않았으면 했어요. 당신이 저를 만났을 때 의식적이든 무의식적이든 간에 마음속에 다른 동기가 없으리라고 확신하고 있기를 바랐어요."
그녀는 롤탑 책상을 다시 펼쳤다.
"당신과 비비 사이의 복잡미묘한 게임에 제가 저당물이 될 뿐이라고 생각하는 것은 너무나도 가습 아픈 일이었으니까요."
"당신이 어떻게 그런 생각을 할 수 있었지 ?"
그가 쉰 목소리로 물었다.
"당신은 내가 그때 11 월보다 지금 더욱 당신을 사랑한다는 것을 어떻게 그렇게 의심할 수 있어 ? 앞으로도 더욱더 당신을 사랑하리라는 것을 어떻게......?"
그는 자리에서 일어나 다리를 절며 그녀에게 다가갔다. 그녀는 팔을 벌렸다.
졸업생들은 알파벳 순으로 호명되어 졸업장을 받았다. 마고는 이름이 S자까지 도달할까 의심스러울 정도였다.
마침내 스튜어트의 이름이 혹명되자 프레디는 망원렌즈가 달린 올림푸스 사진기를 들고 벌떡 일어섰다. 그리고는 마치 이 세상을 손에 쥔 듯, 자기가 열 여덟 살에 실패자가 된다는 것을 결코 믿을 수없다는 듯, 환한 미소를 짓는 스튜어트의 모습을 카메라에 담았다.
마지막 졸업생이 졸업장을 받은 후 합창단원들이 일어나 노래를 불렀다. 퍼핀은 다른 아이들처럼 검은 스커트에 하안 블라우스를 입고 두 손을 허리 부분의 앞쪽으로 모은 채 맨 앞줄에 서 있었다. 마고가 눈을 돌려 클레어에게 미소를 보냈다. 클레어는 마고의 어깨에 손을 얹었다.
며칠 전, 마고와 클레어는 아이를 기르는 문제에 대하여, 그리고 자기 자신들의 고통뿐만 아니라 아이들이 느끼는 고통에 대해 이야기를 나눴다. 클레어는 이렇게 말했었다.
"퍼핀은 아직도 스튜어트와의 관계가 깨어진 데 대해 가슴 아프게 생각하고 있어."
"그애가 네게 그들이 헤어진 이유를 이야기했니 ?"
마고가 물었다.
"아니, 그에는 아무 말도 하지 않았어."
"스튜어트도 마찬가지야."
"넌 그애들이 함께 잤으리라고 생각하니 ?"
"모르겠어."
"난 퍼핀에게 성에 관한 책을 주었어. 그리고 그애에게 만일 다른 궁금한 점이 있으면 얘기하라고 했어. 하지만 그엔 내게 묻지 않았어."
마고는 웃었다.
"나도 스튜어트에게 그런 책을 주었어."
"퍼핀은 마지막 학년을 마치기 위해 떠나고 싶어해."
클레어가 말했다.
"그래서 난 다음주에 그애를 데리고 파운틴 밸리를 보러 갈 거야. 그앤 고민하고 있어. 로빈과 내게 무슨 일이 일어날지, 우리가 이번에 함께 지낼 수 있을지 모르기 때문에 그런 것이라고 생각해."
"어떨 것 같니 ?"
마고가 물었다. 클레어는 고개를 저었다.
"그는 비비의 사업을 인수받은 이후, 훨씬 더 좋아질 거야. 이제 그는 목적을 갖고 있거든. 인생의 의의에 대해 의문을 품으며 집 안에서 울적한 나날을 보내지는 않아."
마고는 로빈의 변화를 눈치챘다. 그가 한 달 전에 비비의 사업을 자발적으로 인수받은 이후, 그는 안전에 대해 더욱더 흥미를 보이는 듯했다.
"난 부동산업에 흥미를 느끼고 있어요."
덴버에서 그들 넷이 저녁식사를 하고 있을 때 로빈이 말했었다.
"난 비비를 위해 이 일을 하고 싶습니다. 물론 당신들이 반대하지만 않는다면 말이죠."
"전 반대할 입장이 못됩니다." 앤드루가 말했다.
"그런 제안을 하시다니 당신은 아주 친절하시군요."
"나는 비비에게 면지를 썼지요."
"그리고 루이스와 그 문제에 대해 이야기를 나누었읍니다" 로빈이 말했다.
"루이스는 내가 먼저 가야 할 것이라고 말하더군요. 물른 나는 어떤 커미션도 취하지 않을 겁니다. 모든 것은 비비를 위해 정리해 둘 겁니다."
"그건 좋은 생각이에요." 마고가 말했다.
"나는 반은 은퇴한 상태이기 때문에 내가 원하는 것을 훨씬 더 많이 할 수 있죠."
로빈이 말했다. 클레어와 마고는 테이블을 사이에 두고 서로 바라보며 미소를 지었다.
"잊고 용서할 수 있다고 생각하니 ?"
마고는 저녁식사를 마친 후 여자들의 방에 갔을 때 물었다.
"잊는다구?...... 그럴 수는 없어." 클레어가 말했다.
"용서한다는 것...... 그럴 수 있기를 바라."
마고는 졸업식이 끝난 후를 위해 플래그스태프 호텔에 10명분의 테이블을 예약해 놓았었다. 요리는 평범했지만 요리보다는 우아한 배경과 아름다운 전망을 더 원했었다. 그녀는 둥근 테이블을 요청했으나 마련된 것은 긴 테이블이었다. 그래서 그녀가 미리 생각해 두었던 좌석 배치는 어긋나고 말았다.
프레디는 그날 아침, 졸업식 후의 점심식사는 그가 책임지겠다고 주장하여 그녀를 설득시켰다. 그녀는 그가 어떤 다른 일보다도 그러한 일에 항상 기민한 면이었다고 생각했다.
졸업식 전, 잔디밭에서 그녀가 앤드루를 소개했을 때 프레디는 이렇게 말했었다.
"아, 당신이 앤드루씨군요."
그리고 앤드루는 이렇게 말했었다.
"아, 당신이 프레디씨군요."
그런 다음 두 남자는 서로 의식적으로 웃었다. 그러나 마고는 웃지 않았다.
이제 식탁에서 찬사는 골이 났고, 모두가 예의바른 태도로 행동하고 있었다. 대화는 끊임없이 계속되었다. 그런데 프레디가 팬실베이니아 대학의 학창시절을 회상하며 말했다.
"그 주말을 기억해 ?...... 당신이 보스턴에서 내려오곤 했지. 날씨가 몹시 추워져서 내가 당신에게 스웨터를 사주어야만 했어. 당신은 아직도 그 스웨터를 가지고 있나7 은색 단추가 달린 그 스웨터 말이야."
마고가 말했다.
"아뇨. 하지만 오랫동안 간직했었죠."
모두가 잠시 침묵을 지켰다. 그런 다음 프레디는 자기만의 회상으로 들어갔고 마고는 롤빵에 버터를 비-르며 생각했다.
'이 남자는 내 남면이었어. 난 이이와 14년간을 함께 살았어. 난 이 사람과 1 천 6백 회나 성행위를 했지. 아마 그 정도는 될 거야. 준비됐니, 마고? 곧 될 거야. 지금? 그래 지금...... 지금...... 서둘러. '
마고는 프레디가 엘리자와 성행위를 하는 모습을 상상해 보려 했으나 그럴 수가 없었다. 그녀는 테이블 밑으로 앤드루의 손을 잡았다.
엘리자는 그녀와 프레디가 스튜어트와 미셀을 데리고 이스라엘을 여행한 이야기를 들려주고 있었다.
"3 주일은......"
그녀가 말했다. 그녀의 억양은 유태인과 영국인의 중간에 속하는 것이었다.
"하이파에서 엘라트까지 안 가본 데가 없어요."
"앤드루는 한동안 키부츠에서 살았었죠." 마고가 말했다.
"정말이세요?" 하고 엘리자가 물었다.
"난 결국 도시 출신 여자예요."
"에이브와 내가 이스라엘에 갔을 때." 하고 마고의 어머니가 말했다.
"우린 키부츠를 방문했지."
"거기에 있는 사람들은 아보카도를 따고 있었지."
그녀의 아버지가 말했다. 엘리자는 미셀을 바라보았다.
"내년에 네가 졸업하면 우린 파리와 로마로 가자꾸나...... 좋겠니 ?"
마고는 진심으로 미소를 보냈다.
미셀은 언젠가 마고에게 엘리자가 그녀에 대해 두려움을 느끼고 있으며, 마고가 동부로 와서. 그녀가 다시 프레디를 빼앗아 갈 것이라고 생각하고 있다고 말한 적이 있었다. 격정하지 마, 엘리자. 그사람은 완전히 네 거야,
다음날 아침, 마고는 앤드루와 사라를 공항까지 배웅했다. 공항에 도착했을 때 앤드루는 좌석을 배정받기 위해. 수속을 밟으러 갔고 마고와 사라는 여행 가방을 들고 서 있었다.
"사라, 네 엄마와 잘 보내다 오기를 바란다." 마고가 말했다.
"저도 그렇게 되기를 바라고 있어요."
"네가 엄마를 몹시 그리워했다는 것을 알아."
사라는 입술을 꽉 다물었다. 그리고 밑을 내려다보고 있었다.
"사라, 넌 알지...... 넌 내 인생의 중요한 일부가 되었어. 난 지난 몇 개월 동안 널 아주아주 좋아하게 되었단다. 플로리다에서 어떤일이 있든 간에 넌 항상 우리집에서는 환영이야."
마고는 이건에 이러한 순간을 기대하고 마음속으로 그 말을 몇 번이고 되새겨보았다. 그런데 어쩐지 그녀의 말은 이상하게 들리는 것이었다.
"멋진 생일 파티를 보냈어요." 사라가 말했다.
"그렇다니 기했구나."
"새 청바지와 스웨터는 고마와요."
"네게 아주 잘 어울리는구나."
사라는 자기의 옷을 내려다보았다.
"엄마가 아마도 이야기할지....."
"뭘 말이냐?"
"아, 걱정하지 마세요. 그건 문제가 아니에요."
마고는 사라를 꼭 껴안으며 생각했다.
'이애를 종종 안아주었어야 했는데, 난 왜 이에가 나를 받아주지 않을 것이라고 생각했을까?'
너무도 할말이 많았다. 그러나 지금은 할 때가 아니었다. 아마도 앞으로 그런 기회는 다시 없을지도 모를 일이었다.
"루시를 잘 보살펴 주시겠죠?" 사라가 말했다.
"물론이지."
"변기에 있는 물을 마시게 하면 돼요."
"그 개는 변기에 있는 물을 마시지는 않을 거야."
"아니에요...... 이제는 괜찮아요."
앤드루는 좌석 배당을 마치고 손을 흔들며 돌아왔다.
"그럼 안녕, 마고."
그가 그녀에게 키스하며 말했다.
"전화하겠어."
"네." 마고가 대답했다.
"오세요, 아빠...... 벌써 방송이 나왔어요."
"아, 잠깐만......"
마고가 핸드백에서 꾸러미를 하나 꺼내며 말했다. 그녀는 앤드루에게 그것을 건네주었다.
"이게 뭐요?" 그가 물었다.
"비행기 안에서 보세요."
"그는 참 좋은 사람이더구나."
그날 밤 저녁식사를 하며 마고의 어머니가 말했다.
"그래, 내가 앞으로 결혼식을 볼 수 있겠냐?"
"모르겠어요, 어머니." 마고가 말했다.
"왜 결혼을 해서 그것을 망쳐야 하죠?"
미셀이 할머니에게 물었다.
"넌 결혼이 망치는 일이라고 생각하니 ?"
마고의 어머니가 말했다.
"그럴 수도 있죠." 미셀이 말했다.
"마고, 얘야, 넌 결혼이 행복을 망친다고 생각하니 ?"
"아뇨." 마고가 말했다.
"전 그렇지 않으리라고 쟁각해요."
"그럼 당신은 걱정되지 않나요?"
그녀의 어머니가 말했다.
"뭘 ?"
마고의 아버지가 물었다.
"그 남자와 결혼하는 거 말예요."
마고가 웃으며 말했다.
"전 걱정하지 않아요."
"엄마, 전 놀랐어요 !" 미셀이 말했다.
"난 엄마가 결혼을 구태의연한 것이라고 믿을 줄 알았어요."
"아니다. 미셀. 불가능한 것이겠지. 아마도...... 하지만 구태의연한 것은 아니다."
프랜신은 이 순간을 마음속으로 수도 없이 되풀이해 그려보았었다. 초인종 소리가 들리고 그녀가 급히 거실을 지나 현관에 나가 문을 연다. 그러면 그곳에는 1,2인치쯤 키가 큰 것 외에는 전혀 모습이 변하지 않은 사라가 서 있다. 사라는 이렇게 말할 것이다.
"엄마, 안녕..... !"
그러면 프랜신은 이렇게 말할 것이다.
"안녕, 사라......"
그들은 마치 어제 서로 만났던 것처럼 자연스럽게 포옹할 것이다.
그러고 나면 프랜신은 이렇게 말할 것이다.
"주스 한 잔 마시겠니 ?"
"무슨 주스가 있죠?"
사라는 이렇게 물을 것이다.
프랜신은 그녀에게 부엌을 보여줄 것이다. 냉장고를 열어 자랑스럽게 사과 주스와 커다란 오렌지 주스, 여섯 개가 한 조로 되어 있는 V-
8주스를 보여줄 것이다. 사라는 웃으면서 사과 주스를 택할 것이다. 그런 다음 그들은 해변으로 산책을 나갈 것이다.
프랜신은 열흘 전에 혼자 쓰는 아파트로 옮겨왔다.
그녀는 육채적으로도 건강해져 있었다. 그녀는 병원의 채육관에서 운동을 했으며, 수영장을 몇 바퀴씩 돌기도 했다. 그러나 그것은 강제적인 것은 아니었다. 하루나 이틀 거른다고 해서 문제가 되지는 않았다.
아널드 박사는 중요한 것은 운동을 즐기는 것이지 그것을 고문처럼 생각하면 안된다고 말했다. 그녀는 해피엔딩으로 끝나는 소설을 읽고 음악을 듣기 시작했다. 어떤 때는 저녁에 영화를 보기도 했다.
그러나 슬픈 영화는 되도록 보지 않았다.
그녀는 9주일 전에 루이스가 그녀의 치료비를 지불하고 있다는 사실을 알고는 낙담보다도 화가 났다.
"이건 내 병이에요."
그녀는 아널드 박사에게 이렇게 말했다.
"다른 사람이 비용을 지불한다면 전 벌을 받을 거예요."
"좋습니다."
아널드 박사가 말했다.
"그렇다면 직접 지불하세요."
"그러려고 해요."
그후 한동안 그녀는 다시 사회로 나갈 수 있을 것 같았다. 그러나 그녀의 자신감은 오래가지 못했다. 그녀는. 아직도 사라에게 편지를 쓰지 못했다. 그녀는 생일 축하 카드를 샀었지만 부칠 수가 없었다. 4개월이 지난 후의 생일 카드란 아무런 의미가 없었다. 그녀는 아널드 박사와 사라를 만나는 데 대한 두려움에 대해 이야기를 나누었다.
"명심하세요......"
아널드 박사가 말했다.
"사라도 역시 불편해할 겁니다. 그녀는 무엇을 기대해야 할지도 모를 겁니다. 겁을 낼지도 모르지요. 그녀에게 힘을 줄 수 있는 것은 당신에게 달렸어요, 프랜신."
"하지만 그애에게 무슨 이야기를 하죠? 지난 일들을 어떻게 설명할 수 있겠어요. 그리고 어째서 그런 일이 일어났는지를?"
"한꺼번에 모두 이야기할 필요는 없어요."
"내년에 하면 어떨까요' 아직 말할 수 없다고 그애에게 이야기하죠...... 아직 그애를 완전히 책임질 수 없다는 얘기를 어떻게 하죠? 그렇게 이야기했다가 그애가 내가 그에를 윈하지 않는다고 생각하게 된다면 ?"
"프랜신, 사실대로 가능하면 간단하게 이야기하세요. 당신이 좀더 이곳에 머무를 예정이라고 말하세요. 한 6개월쯤. 당신이 상태가 아주 좋아졌지만 아직도 당신에게 일어난 일을. 이해할 수 있으려면 광범위한 치료를 받아야 한다고 말입니다."
"그애가 마고의 집에 있는 걸 싫어하면 어쩌죠?"
"그럼, 우리는 함께 모여서 해결책을 찾아야겠죠."
"제가 준비가 되어 있다고 생각하세요?"
"프랜신, 자신할 수는 없지만 당신이 딸을 만나고 싶다면 만나야 됩니다. 처음 만나는 시간을 짬게 하세요. 30분 이상은 끌지 마세요. 앉아서 서로 마주 보며 있지 마세요. 해변으로 산책을 나가세요."
"네, 알았어요.... 해변으로 산책을 !"
사라는 비행기 안에 앉아서 그녀의 아버지가 마고에게서 받은 꾸러미를 푸는 것을 지켜보았다. 그 꾸러미는 조그만 빨간색 하트 무늬가 온통 새겨진 흰 종이로 포장되어 있었고 빨간 리본으로 매여 있었다.
그건 마치 발렌타인 데이의 선물로 착각이 될 정도였다. 마침내 꾸러미가 열렸을 때 사라는 실망하고 말았다. 그 안에 든 것은 단지 커다란 건포도 상자뿐이었다. 세상에서 가장 흥미있는 선믈은 아니었다. 그러나 그녀의 아버지는 옷음을 터뜨렸다.
비행기가 높이 떠을랐다. 산들이 그들 눈밑으로 사라졌다. 그러나 그녀의 아버지는 여전히 웃고 있었다. 사라는 그녀의 아버지가 상자의 앞면을 보여줄 때까지 무엇이 그렇게 재미있는지 알지 못했다.
마고는 건포도 소녀가 있었던 곳에 구멍을 내서 바보같이 보이는 빨간 모자를 쓴 그녀 자신의 사진을 넣었던 것이다. 그녀의 아버지는 웃음을 멈출 줄을 몰랐다. 비행기 안의 모든 사람이 그를 쳐다보았다. 사라는 당황해서 어쩔 줄을 몰랐다.
사라는 공항에서 마고가 감상적이 되어 자신을 얼마나 좋아하게 되었는지를 이야기할 때도 불편함을 느켰었다. 그 말이 무슨 뜻이었을까? 나를 좋아하게 되었다니 ? 그 말은 마고가 전에는 전혀 그녀를 좋아하지 않았고 그녀를 미워했지만 지금은 그녀가 그렇게 나쁜 아이가 아니라고 생각한다는 뜻일까?
사라는 구체적으로 묻지는 않았다. 그리고 마고의 말에 대답하지도 않았다.
그러나 사라는 마고가 그녀의 말에, '나도 당신이 좋아요.' 하는 말로 대답해 주기를 기대했다는 사실을 알고 있었다. 그녀는 마고가 싫지는 않았다. 마고는 좋은 여자였다. 그녀가 자기의 엄마가 되려고 애쓰지 않는 한은 그랬다. 만일 마고가 그런 말을 자기에게 강요하려 했다면, 사라는 그녀를 당황하게 했을 것이다. 그녀는 이렇게 말했을 것이다.
"당신은 제 엄마가 아니에요. 그러니까 그런 체하지 마세요. 당신은 제 계모도 아니에요. 당신은 그저 제 아버지와 같이 자는 여자일 뿐이에요."
그녀는 몇 번이고 그 말을 속으로 연습해 보았다. 그러나 그때까지 그녀는 그런 말을 할 필요가 없었다.
그날 아침, 그녀의 아버지가 차에 짐을 싣고 있는 동안 마고는 2층 부엌에 있었는데, 사라는 발소리를 죽이며 아래층 마고의 욕실로 갔었다.
그녀는 폴라로이드 사진이 든 봉투를 다시 제자리인 마고의 화장품 그릇에 갖다 두었다. 그녀는 여름 내내 그녀의 책상 맨 밑 서랍에 그것을 그대로 둔 채로는 집을 떠나 있을 수가 없었으며, 그렇다고 가져갈 수도 없었던 것이다. 그녀는 미셀이 에릭의 엽서를 그랬던 것처럼 그 사진들을 조각조각 찢어버릴까 하는 생각도 해보았다. 그러나 그러면 안될 것 같았다. 결국 그 사진들은 그녀의 것이 아니었다.
그녀는 이번 여름 캠프가 어떨까 하고 궁금해했다. 장소는 펜실베이니아의 버크군에 있었다. 사라는 한 번도 팬실베이니아에 가본 적이 없었다. '넌 그곳에서 너 자신의 일을 하게 될 거다. ' 사라는 그녀 자신의 일이 무엇인지 아직 알지 못했다. 그러나 그녀는 새로운 것을 찾는다는 생각을 좋아했다. 아마 그것은 그림 그리는 일일 수도 있을 것이다.
마고가 그녀를 위해 몇 번 이셀을 세워준 적이 있었다. 그리고 그녀에게 수채화 물감과 아크릴 물감을 사용하는 법을 가르쳐 주었다.
그러나 유화 물감은 허락되지 않았다. 유화 물감은 낡은 나무상자에 들어 있었는데 그것은 마고의 부모님이 그녀가 고등학교를 졸업했을 때 선물한 것이었다.
마고는 그녀가 더 이상 그림을 그릴 여유가 없다고 말했다. 그러나 그녀는 사라에게 스케치북을 보여주었다. 사라는 그녀 자신의 목탄화 초상을 보고는 깜짝 놀랐었다. 마고는 자신의 눈을 아주 크게 그렸으며, 전혀 웃음이 없는 얼굴이었다.
"이 그림은 언제 그리신 거예요7"'
사라가 물었다. 마고는 그립에 씌어진 날짜를 자세히 들여다보았다.
"3 월 24 일."
"표정이 우울해 보여요."
"이따금 우울해 보인다고 나봔 건 아니지."
"그렇겠군요."
캠프에 기지 전에 사라는 플로리다의 할머니와 할아버지를 방문하여 열흘간을 보낼 예정이다. 할머니는 다시 걷는 법을 배우고 있었는데 할머니와 할아버지 브로더는 그녀가 방문할 것을 알고 있었다.
또한 처음 며칠 동안은 그녀의 아버지와 함깨 있을 것이므로 걱정될 것은 없었다. 사실 그녀가 속이 뒤집히거나 밤에 이빨을 갈 일은 없었다. 의사가 그녀에게 이렇게 물은 적이 있었다.
"사라, 뭔가 걱정되는 게 있니 ?"
"아뇨, 제가 왜 걱정을 해요?"
"왜냐하면 밤에 이빨을 갈면 그건 마음속에 널 괴롭히는 뭔가가 있다는 것을 의미하거든."
그러나 사라를 괴롭히는 것은 아무것도 없었다. 혹시 내일은 모르지만. 그러나 그녀는 아무에게도 그런 말을 하지 않을 것이다. 자기의 어머니를 만나는 게 걱정스럽다는 말은 아주 바보 같은 소리였기 때문이었다.
할머니와 할아버지는 마이에미의 공항으로 그들을 마중나와 있었다. 그들은 저녁식사를 하기 전에 수영을 즐길 시간이 있었다. 다음날 아침 그녀의 아버지는 그녀를 보카 라턴에 있는 엄마의 아파트로 데려다 주었다.
그 아파트는 해변에 있는 다른 아파트들과 똑같았는데 발코니가 있는 흰색 건물로 순환도로에는 야자나무들이 늘어서 있었다. 그녀는 엄마가 자기 아파트를 가질 수 있을 만큼 여유가 있으면서도 자기에게 전화를 해주거나 편지를 보내지 않았던 이유를 알 수가 없었다. 그녀는 사라에게 생일 축하 카드 한 장도 보내지 않았다.
"걱정할 것 없다."
앤드루가 차를 세우며 말했다.
"엄마는 너보다 더 불안해할 거다."
사라는 고개를 끄덕였다.
"아빤 커피습에서 기다리마."
"왜 저와 가지 않죠?"
"엄마는 너 혼자만 보고 싶어했단다. 아널드 박사도 그게 좋은 생각이라고 했어."
앤드루는 그녀의 뺨에 키스를 했다.
"30 분이면 되겠지 ?"
"네." 사라는 현관을 지나 엘리베이터로 걸어갔다. 6층 버튼을 누르며 낮은 소리로 기도했다. 엘리베이터는 위로 올라갔다.
"하느님, 제발 아무 일도 없도록 해주세요. 엄마가 아빠와 마고에 대해 아무런 질문도 하지 않도록 해주세요."
그녀는 엘리베이터에서 나와 천천히 복도를 따라 걸어갔다. 606호를 찾았다. 문앞에 셨을 때 그녀는 깊이 숨을 들이마시고 초인종을 눌렀다.
아무 반응이 없었다.
그녀는 몇 분 기다린 후에 다시 초인종을 눌렀다. 아마 어머니는 집에 없는 것 같았다. 아마도 어머니는 다시는 사라를 보고 실지 않다고 결정했을지도 모는다. 사라가 그냥 갈까 하고 생각하는 순간 문이 열렸다.
"안녕하세요, 엄마......"
사라가 말했다. 그녀는 어머니가 아무 말이든 해주기를 기다렸다.
그러나 엄마는 두렵다는 듯이 뒤로 한 발짝 물러섰다. 아마도 엄마는 나를 몰라보나 보다고 사라는 생각했다.
"엄마, 저 사라예요."
어머니는 그저 벽에 기대 있었다. 사라는 어찌할 바를 몰랐다. 그런데 갑자기 그녀의 어머니의 얼굴이 다가왔다.
"아, 사라......"
그녀는 사라에게 다가오며 울부짖었다. "아, 사라...,.. 미안해."
그녀는 사라를 껴안았다. 사라는 귀에 익은 음성과, 그녀를 감싼 어머니의 팔의 촉감을 다시 느끼며 역시 울음을 터뜨렸다.
사라가 할아버지 할머니의 아파트로 돌아왔을 때에는 몹시 지쳐 있었다. 그녀는 아버지와 함께 쓰고 있는 방으로 들어갔다. 그녀는 어머니가 그녀에게 한 얘기돌, 특히 어머니가 루이스와 결혼했지만 결혼생활을 유지할 수 있을지 모르겠다는 말에 대해 생각해 볼 시간이 필요했다.
"루이스 아저씨는 보비에 대해 알고 있나요?"
사라는 어머니와 함께 해변을 거닐 때 이렇게 물었었다.
"그래."
"엄마가 말했어요?"
"그래, 했단다."
"그럼, 더 이상 비밀은 아니군요."
"비밀로 하려고 하지는 않았단다. 그저 난....."
그러나 어머니는 말을 끝맺지 못했다. 그들은 계속 거닐었다.
어머니는 아버지와 마고에 대해서는 아무것도 묻지 않았다. 그리고 마고의 집에 사는 것이 어떤지 또는 루시가 마고의 변기통에 있는 물을 마시는지에 대해서도 묻지 않았다.
사라는 그때 어머니가 간직하도록 루시의 사진을 한 장 가져왔다는 생각이 났다.
사라는 주머니에서 사진을 꺼내 그녀의 어머니에게 보여주었다.
그 사진을 보고 어머니는 미소를 지었다. 아주 수줍은 듯한 미소였다. 그것은 전혀 예전과 같은 그녀의 미소가 아니었다.
그녀의 이빨이 모두 보였다.
"루시가 보고 싶지 않아요?"
사라가 물었다.
"보고 싶구나, 무척."
"아마 여름쯤에는 루시를 엄마에게 보낼 수 있을 거예요."
"고맙다. 사라. 하지만 난 루시가 그냥 그곳에 있는 게 좋을 것 같구나."
그들이 아파트에 돌아온 후, 사라는 사과 주스를 한 잔 마셨다. 어머니가 말했다.
"사라, 난 언제 볼더로 돌아갈 수 있을는지 모르겠구나. 난 아직 완전히 낫지 못했어. 아직 해야 할 게 있단다."
"언제 돌아올 생각이세요?"
"적어도 6월 안에는 가지 못할 거야. 아마 더 오래 걸릴지도 모르지."
"하지만 꼭 돌아오시는 거죠?"
"글쎄다...... 지금 당장은 확실한 게 없구나."
나는 어떻게 하라구요? 사라는 외치고 심었다. 앞으로 나는 어떻게 되는 거죠? 그러나 그녀는 엄마에게 물을 수가 없었다.
그녀는 기다렸다가 아버지에게 물어야만 했다.
"사라, 넌 이 엄마를 용서해 주겠니 ? 내가 네 인생을 엉망으로 만들어 놓은 걸 말이다."
"엉망이라뇨, 무슨 말씀이세요?"
프랜신은 아널드 박사를 옆에 두지 않고는 앤드루를 만나볼 용기가 나지 않았다.
그래서 앤드루는 병원으로 찾아가 병원 뚤에서 그들을 만났다. 그곳은 클레어가 몇 달 전에 찾아갔던 곳이다. 그러나 그때는 프랜신이 웃을 수 있기 전이었다. 그녀는 이제 웃을 수 있었다. 비록 쉬운 일이 아니었고 자연스럽지도 않았지만 그녀는 거울 앞에 서서 정신을 집중하여 시간을 보내야만 했다.
앤드루가 그녀의 뺨에 키스를 했을 때 그녀는 몸을 뻣뻣하게 세우고 있었다.
"안녕하세요." 그녀가 말했다.
"앉으세요."
앤드루는 휴게실 의자에 앉았다. 그러나 등을 기대지는 않았다.
그는 걸터앉은 자세였고, 그녀는 그를 마주 보고 있었다.
"저어......" 그녀가 말했다.
"저어......" 그가 말했다.
그녀는 그에게서 시선을 돌려 길을 뛰어가는 두 명의 환자를 바라 보았다. "사라가 찾아갔던 일은 잘되었소?" 그가 물었다.
"네, 그런데 왜 ? 그애가 뭐라고 하던가요?"
"아니, 아무 말도 하지 않았소."
"그앤 이제 다 큰 것 같더군요."
"그렇소."
앤드루는 사라와 학교, 여름 캠프, 그가 플로리다의 교정 제도에 대해 쓰고 있는 책, 그를 웃기게 하는 특권 등에 대해 많은 이야기를 했다. 그동안 그녀는 고통을 느꼈다. 그녀는 그의 웃음소리를 좋아했었기 때문이었다. 그는 쉬지 않고 10분 동안 이야기했다.
"저어......" 그녀가 말했다.
"할 얘기가 많군요. 안 그래요? 댐에 넘칠 정도로 물이 많다고 하죠, 왜 ?" 앤드루는 고개를 끄덕였다.
"댐에 넘칠 정도의 물이라는 말은 재미있는 표현이에요. 안그래요 ?"
"그래요."
"전 그런 표현만을 담은 책을 갖고 있어요. 왜 무슨 말을 해야지 모를 때 쓰는 말 말예요." 그가 다시 고게를 끄덕였다. 그녀는 손을 어떻게 처리해야 할까 말하고 생각했다. 날은 더웠는데도 그녀의 손은 차고 끈끈했다. 그녀는 주머니가 있는 옷을 입을걸 하고 후회했다. 그녀는 고무밴드라도 있었으면 하고 생각했다. "앤드루, 당신에게 묻고 싶은 것이 하나 있어요. 혹시 아직도 우리에게 기회가 있을까요?"
그녀는 그 말을 하면서 고개를 돌렸다. 그는 오랫동안 대답을 하지 못하다가 마침내 말했다. "더 이상은 없는 것 같소, 프랜신."
그녀는 고개를 끄덕였다.
"저도 기대하지는 않았어요. 하지만 나머지 제 인생을 계획하기 위해서 확실히 해두어야만 했어요."
그녀는 자신의 기분을 알 수가 없었다. 그녀는 그것이 실망이나 거절이 아니라고 생각했다. 그녀는 그것이 분노나 두려움도 아니라고 생각했다. 아널드 박사는 알고 싶어할 것이다.'그때 당신의 느낌은 어땠죠? ' 하고 그녀에게 물을 것이다.
"루이스는 잘 있소?"
앤드루가 물었다.
"루이스가 기다리고 있어요."
"그는 당신을 아주 아껴주는 것 같더군."
"그래요. 당신도 아시겠지만 저와 결혼했어요."
그들은 둘 다 웃었다. 그러나 그녀는 자신의 웃음소리에 놀라 곧 웃음을 멈췄다. 앤드루는 그녀의 두 손을 쥐었다.
"미안하오, 프랜신...... 난 당신을 이런 식으로 가슴 아프게 하고 싶지는 않았는데..-."
"아, 저도 알아요."
그녀가 말했다.
"당신은 제 문제에 대해 모두 믿을 수는 없겠죠."
"그러고 싫지는 않소."
그가 말했다. 잠시 후 앤드루는 자리에서 일어났다.
"이제 가봐야겠소."
프랜신도 일어섰다.
"저...... 다시 만나게 되어 기뺐어요."
"나도 즐거웠소."
그는 그녀의 눈을 바라보다가 몸을 돌려 걸어갔다.
"앤드루......"
그녀는 그의 뒤에 대고 그를 불렀다. 그가 고개를 돌렸다.
"절 사랑했었죠. 그렇죠?"
"그랬지. 난 당신을 사랑했었지."
그녀는 고개를 끄덕였다. 이제 그녀는 자기의 느낌을 알았다. 그녀는 몹시 피곤함을 느졌다. 그녀는 남은 인생을 계획하고 싶지가 않았다. 아무것도 계획하고 싶지 않았다.
그녀는 휴게실 안락의자에 드러누워 눈을 감고 자고 싶었다. 그러나 아널드 박사가 기다릴 것이다. 그녀는 천천히 박사의 사무실을 향해 걸음을 옮겼다.
마고는 뜨거운 욕조에 들어가 있었다. 음악을 크게 틀어놓았기 때문에 물속에 몸을 담근 채 배토벤을 들을 수 있었다.
그녀의 기분은 완벽했다. 그녀는 어잿밤에 그녀의 부모에게 작별인사를 했다. 그리고 오늘 아침에는 스튜어트와 미셀에게 이별을 했다. 미셀은 7시에 선인장을 들고 마고의 방으로 들어왔다.
"어머니, 이걸 좀 돌봐주시겠어요?"
"그럼, 네 나무들은 모두 돌봐주마."
"이건 특별한 거예요. 1 주일에 한 번만 물읕 주면 돼요."
"알겠다."
마고는 옷의 지퍼를 올리며 말했다.
"미셀, 유쾌한 여행을 하고 오기를 바란다."
"민도워스킨 캠프보다는 좋겠죠."
그들은 둘 다 웃었다. 미셀은 마고의 옷장 위에 선인장을 올려놓았다.
"올해는 어머니에게 못된 짓을 많이 했죠, 그렇죠?"
"충분히."
"물론, 마땅히 받아야 했던 일도 많았어요."
"아마 그렇겠지."
"작별 키스를 해주지 않겠어요?"
미셀이 말했다.
마고는 놀랐다. 미셀은 그녀가 더 이상 부모의 애정에 관심을 갖고 있지 않다고 믿도록 만들었던 것이다. 그녀는 방을 가로질러가 미셀을 안고는 차갑고 부드러운 뺨에 키스를 했다.
"미셀, 사랑해 !"
그녀는 미셀의 부드러운 머리칼에 대고 말했다.
"너를 무척 사랑한단다. 네가 그것을 알아주었으면 좋겠다."
"저도 엄마를 사랑해요."
미셀이 속삭였다. 그런 다음 그들은 떨어졌다.
"엄마, 엄만 뭔가를 알고 있어요...... 한동안 전 의심을 했었어요. 하지만 이젠 괜찮아요."
그녀는 미소를 지어 보이고는 몸을 돌려 복도를 뛰어갔다. 그리고는 소리를 쳤다.
"오빠, 서둘러 ! 시간 다 됐어."
그들이 떠난 후 마고는 침대에 앉아 울었다. 슬프지는 않았다. 감정이 격했을 뿐이었다.
이따금 아름다운 음악을 듣거나, 지는 해를 바라볼 때 느끼던 그런 느낌이었다. 그녀는 모성애가 터져나오고 그녀 자신과 아이들에 대한 큰 자신감이 뒤따르는 것을 느졌다. 그녀는 많은 실수를 했지만 그들은 함깨 극복했다. 그들은 여전히 서로 사랑함으로써 그것을 극복했으며 할 얘기도 많았다.
그녀는 눈물을 닦고 코를 풀었다. 그녀는 욕실로 가서 일할 준비를 마쳤다. 그녀는 화장품 서랍을 뒤져 새 로션을 찾앤는데 아무데서도 찾을 수 없었던 폴라로이드 사진 봉투가 거기 있었다.
그녀는 적어도 스무 번은 :l 서랍을 뒤져보았었다. 그런데 그곳에 사진이 있었다. 그녀는 사진을 손가락으로 더듬어 보았다. 그리고 다섯 장 모두 손을 댄 흔적이 없다는 사실에 안심이 되었다. 그녀는 자기가 앤드루를 '그달의 놀이친구'로 생각했었던 날 밤을 기억하면서 웃었다.
그녀는 또한 그후의 성행위를 기억했다. 그녀의 가슴이 방망이질쳤다. 어떻게 이 사진들이 다시 나타났을까? 만일..... 만일 미셀이 처음에 있었던 곳에서 가져갔다가 타협하는 의미로 그것들을 돌려준 것이 아니라면 그래, 그것이 틀림없어. 달리 설명할 도리가 없어. 앞으로 몇 년 후 미멜은 아마도 사실을 밝힐 것이다.
'엄마. 그 폴라로이드 사진들 기억나세요? 그때는 그 사진들이 아주 이상하다고 생각했어요......'
마고는 이렇게 말할 것이다.
'그래, 기억난다.'
그때 전화벨이 울렸다. 마고는 깜짝 놀랐다. 그녀는 욕조에서 나와 벌거벗은 채 물을 뚝뚝 흘리며 뛰어갔다. 루시가 발뒤꿇치를 따라왔다. 그녀는 숨을 헐떡이며 네번째 벨이 울릴 때 수화기를 들었다.
"선 메이드 건포도 부인이라는 분깨 전화입니다." 교환수가 말했다.
"네." 마고는 웃으며 말했다.
"그분이세요?"
"네, 네, 그래요."
"선생님, 나왔습니다."
그때 앤드루의 목소리가 들려왔다.
"여보세요? 건포도 부인, 어때 ? 예상대로 모두 떠났나?"
"네, 저만 남았어요. 목욕하고 있었어요."
"당신과 함께 있었으면 좋았을걸."
"당신은 일 때문에 힘이 빠졌다고 들었는데."
"항상 그런 건 아니야. 지나치게 홍분해 있거나 브랜디를 너무 마셨을 때나 그렇지."
"아, 그러십니까?"
"허허."
"그곳은 어때요? 사라가 비비를 만나봤나요?"
"그래요, 잠깐 동안. 잘됐소."
"당신도 만났어요?" 그녀가 물었다.
"그렇소. 오늘 오후 늦게."
'그리고....' 그녀는 생각했다.
그러나 그는 꾸미지 않았다. 그녀는 물어야만 했다.
"결정하셨나요?"
"뭘 ?"
그는 그녀가 무슨 이야기를 하는지 모르겠다는 듯이 말했다. 좋아, 그녀는 오해의 위험을 없에기 위해 구체적으로 이야기를 하기로 마음먹었다. 상상보다는 진실이 쉬운 법이었다.
"어떻게 할 것인지 결정했느냐는 말씀이에요."
"사라는 우리와 함께 살게 될 것 같아. 적어도 내년은, 아마 더 길어질지도 모르겠어. 해나갈 수 있겠어 ?"
그녀는 웃어야 할지 울어야 할지 몰랐다.
"당신이 돌아오지 않으면 롤탑 책상은 불살라 버리려고 했어요."
"돌아가지 않는다고? 무슨 얘기를 하는 거요?"
"아니에요...... 잊어버리세요."
그녀는 전화를 통해 손을 뻗어 그를 꼭 잡고 싶었다.
"사라를 키울 수 있겠어 ?" 그가 다시 물었다.
"네, 할 수 있어요. 그애와 다시 지낼 수 있는 기회를 갖게 되어 기뻐요."
"그리고 이건 할 수 있겠어 ?" 그가 물었다.
"난 그러니까...... 음, 우리가 너무 바빠서 길게 이야기할 수 없었다는 걸 당신도 알지...... 자, 그런 생각이 당신을 두렵게 하리란 걸 알기는 하지만 난 오늘 밤, 모든 문제들의 목록을 작성해 보았어. 전부 우리의 문제이지만 다 이유가 있는 거지. 그래서 당신이 생각할 것에 대해...... 부담을 느낄 펄요는 없어. 약속하지만......"
"8월 말이 어때요?" 마고가 말했다.
"8월 말이라니 ?"
"네...... 아이들이 다 있을 때 말예요. 스튜어트가 대학교로 가기 전에요."
"진담이오?"
"앤드루, 당신은 제가 진지하다는 걸 아시잖아요?"
"당신을 사랑해. 당신이 보고 싶어. 베개 밑에다 건포도 상자를 놓고 자고 있어." "전 루시와 함께 자요."
"건포도 상자보다는 낫구만."
"하지만 당신보다는 못해요."
"사흘 후면 갈 거야."
"알았어요."
그녀는 전화를 끊고 다시 욕실로 가서 욕조의 뜨거운 물에 몸을 담갔다. 그녀는 모든 일이 잘되었구나 하고 생각했다. 그녀는 그가 돌아오지 않을 것이라고 의심하지는, 심각하게 의심하지는 않았었다.
결국 그들은 서로를 사랑했던 것이다.
그는 이 모든 것을 내던져 버리려고 하지는 않았다. 그러나 모든 일이 잘되도록 하는 것이 낙천주의자에게 쉬운 생각은 아니었다.
그녀는 생각했다.
"이렇게 되는 게 당연해. 나는 마땅한 댓가를 지불했고, 그 사람도 마찬가지야. 이건 진짜 현실이야. 오늘 모든 일이 내 뜻대로 되어졌다고 해서 내일 놀라운 일이 일어나지 말라는 법은 없어. 그러니까 축복을 소중히 생각하고 기뻐해야 해. 그래, 이 축복을 소중히 생각해야 돼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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