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책,영화,리뷰,

죠지 뮬러 조지 뮬러의 생애

by Casey,Riley 2023. 1. 2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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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조지 뮬러의 생애

    목  차
  1장
  2장
  3장
  4장
  5장
  6장
  7장
  8장
  9장
  10장
  11장
  12장
  13장
  14장
  15장
  16장
  17장
  말년


    1장

  죠지 뮬러는 마차 문이 쾅하고 닫히는 소리를 듣자 자기 아버지가 몹시 노기에
차 있음을 알았다. 죠지는 넓다란 계단 중간쯤 내려가 참나무 문이 홱 열리기를
기다리며 서 있었다. 그는 자기 집에서 죄수가 된 느낌으로, 두려워하기보다는
더욱 초조해 하며 아버지의 마차가 헤이머스리벤(Heimersleben)가의 자갈을
흩뿌리듯 튕기며 질주해 오기를 이틀 동안이나 기다려 온 것이다.
  문이 홱 열리자 그의 아버지가 척 들어섰다.  그래 이 망할 자식아!  죠지의
아버지는 그에게 고함을 쳤다.  네놈에겐 숨어 있을 예절도 없단 말이냐! 
  죠지는 자기 아버지의 얼굴을 똑바로 노려보았다.  아버지 때문에 제가 이
모양이 된 거예요. 

  이 때 그의 아버지는 계단 밑 난간 기둥에 손을 대고 있었다.  너에게 정직과
존경에 대해서 가르칠 기회를 놓쳐 버렸어! 에잇! 이거 원, 내가 한 달 동안
술집에 틀어박혀 있었으니 아들놈에게 뭘 가르친담. 
  죠지는 입을 꼭 다물고는 입가에 모멸스러움을 표했다.  독일 교도소 식사는
끔찍스러워요.  그는 어깨를 으쓱했다. 난간 기둥에 손을 대고 있던 죠지는
어깨를 움찔했다.  그러나 그것은 읍내 여관 식사보다는 낫죠. 그런데 청구서를
가로채어 한 푼도 지불하지 않고 슬쩍 도망쳐 나왔으니 제가 보통 도둑놈이
아닐테죠. 
   아버지, 어떤 여관 주인이 숙박비를 지불하지 않는다고 저의 제일 좋은 옷을
빼앗아 갔어요. 그런 사실들을 누가 아버지께 말하지 않던가요? 
   그래, 넌 그 순간 창 밖으로 도망치려 했니? 뭘 생각하고 있었지? 
   절호의 챤스라고 생각했지요. 제가 할 수 있는 일은 그것 뿐이었으니까요. 
   경찰이 네게 그런 기회를 가르쳐 주더냐? 역시 개중에는 권위를 존경하는
자들도 있거든 
   경찰이라구요! 하! 
   너는 16세 아이답지가 않아. 네 어미가 지금 살아 있다면...  죠지는 정색을
하며,  아, 어머니는 비참한 2년을 보내셨어요. 그런데 아버지는 어머니가
돌아가시던 날 밤 어디 계셨죠? 술에 취해 거리를 흥청거리고 다니셨겠죠! 
  그 순간 죠지는 팔을 뻗어 벽에 걸린 단장을 낚아채고는 한 번에 두 계단씩
뛰어 올라갔다.  이것이 아버지에게 권위에 대한 존경을 가르쳐 줄지도 몰라요. 
  죠지는 계딴 위에 겁없이 척 버티고 서 있었지만 그 마음 속에는 무서운
반항심이 이글거리고 있었다.  누가 다른 사람을 매질할 권리가 있어요? 종과
주인인들 그러겠어요, 부자지간인들 그러겠어요? 누가 항상 이래라 저래라하고
말 할 사람이 있어요? 아버지들인들 그러겠어요, 선생들인들 그러겠어요? 여관
주인도, 경찰관도 그렇게 하지는 않아요. 항상 그런 식이에요. 꼭 그래야만
되겠어요?  이 때 그의 아버지가 죠지를 옆으로 밀쳐버렸고, 죠지는 또다시
담벼락을 뛰어넘어 갔다.
   저에게 존경할 만한 점을 보여줘 봐요!  죠지는 외쳤다.  당신은 시골
식탁에서 떨어진 빵부스러기만 줘도 굽실거릴 이급 세금장이에 불과해요! 제가
그런 당신을 존경할 줄 알아요! 
  이 때 대들보로 받혀진 천장을 향해 곧 바로 치켜든 단장 끝이 보였다.  내
그걸 네 놈에게 가르쳐 줄 테다. 
  죠지는 그것을 바라보며 생각했다.  언젠가는 나도 자유로운 몸이 되리라.
아버지로부터의 자유, 모든 사람으로부터의 자유---자유.  그 순간 그는
날카로운 격정에, 단장으로 허공을 홱홱 후려갈겼다.

  *   *   *

  노드하우젠(Nordhausen)의 학교로 돌아오는 길에 경찰과 승강이를 벌이고
그로부터 매를 맞던 일이 유일하면서도 불쾌한 추억이었다. 그러나 전적으로
불쾌한 것만을 아니었다. 그것은 맥주잔 앞에서 쓸만한 잔소리감이 되었기
때문이었다.
  라틴어, 히브리어, 헬라어와 고전어를 배우고 노드하우젠 읍내 선술집에서
숱한 맥주를 마시는 데 2년 반을 보냈다. 죠지는 19세가 되었을 때 할레
종합대학에 입학하게 되었다.

  할레 역에서 자갈길을 따라 소리를 내면서 걸어 올라갈 때, 제비꽃들과
가도에서 열을 지어 거래되는 옛날 책들의 냄새를 맡으며, 그는 이제 공식적으로
신학생이 되었을 뿐 아니라 독일 루터교회에 정식으로 입교되었다는 것을
실감하였다. 그것은 그의 아버지의 소원이었다.
  그러나 그는 이전보다 더욱 자유스러움을 느꼈다. 그는 포장 도로 위에 배낭을
내려 놓고 그 시를 가로질러 있는 중세 요새의 유적지인 억센 옛날 돌벽도 그의
진로를 가로막지는 못할 것이었다. 신학생이 되었든 신학생이 아니든간에 그는
바로 자신이 기쁘게 여기는 바를 행할 것이었다.

  어느 늦가을 밤 여급은 긴 테이블가에 않아 있는 학생들에게 네 순배들이의
맥주를 제공하였다. 바로 할레 종합대학에 이르는 길 건너편 드 그랜너
티채(술집 이름)는 학생들을 대상으로 바쁜 거래를 하였다. 서까래 밑의 공기는
지독한 담배 연기로 질식할 지경이었고 세 청년을 흥겨운 리듬에 따라 긴 녹색
테이블을 두들겨 댔다. 그 때 문이 홱 열렸다.
 누군가가 외쳤다.  아니, 죠지 뮬러가 아닌가, 이거 참 기묘한 출발인걸.
성경책을 읽기보다는 놀음 빚을 갚기 위해 자기 손목 시계를 전당잡히는 횟수가
훨씬 많은 유일무이한 신학생이라니!  모두들 대판 웃어댔고 테이블을 두들겨
대던 학생들은 테이블이 부서져라 더욱 두들겨 댔다. 죠지는 돌 바닥 위에 있는
의자를 홱 앞당겨 테이블가에 앉아 있는 학생들의 틈바구니로 헤집고
끼어들었다.
   자신이 루터교 목사가 되기 위해 공부하고 있다고 말하는 죠지의 말을 곧이
듣지마. 그 자야말로 전과자야! 
   좋아, 에밀. 그들 모두가 나를 알고 있어. 내 맥주 잔이 어디 있나 보라구! 
죠지는 테이블 주위의 담배 연기 사이로 자신 만만하게 곁눈질해 보였다.
거기에는 그의 대학 친구들과 타락 후의 술 동료들이 있었다. 그러나 한
구석에는 낯선 학생이 있었다.--그는 친근하게 보이는 낯선 자였다.
   에밀, 나는 오늘 밤 여기 있는 모든 사람을 알까? 
   어리석은 소리하지마! 자, 이쪽을 베타야. 신참이지. 베타, 이 친구는 죠지
뮬러, 바로 지난 주에 한 번에 맥주 다섯 되를 마신 친구야. 

  베타는 테이블 이쪽을 보려고 머리를 앞으로 숙였다. 그의 목소리는
재빠르고도 열렬했다.  난, 죠지 뮬러를 알고 있어.   죠지는 그 친구가,  너
기억 못하겠니? 우리는 같이 학교에 다녔잖아.  라고 말하는 것을 들으면서 그를
보려고 등을 뒤로 제쳤다. 죠지는 마음 속으로 지나간 일들을 연상해 보았다.
할베르스타트? 노드하우젠? 저 친구가 왜 저렇게 열렬하게 말하지?

  그 때 찬송가인가 성경책 속의 불쾌한 사진이 순간적으로 생각났다. 그제야
죠지는 베타를 기억한 것이다! 내가 만나 본 사람 중에 정말 선량한 사람이었지.
시험 때 부정한 일도 하지 않았고, 주일마다 교회에 나가고, 바로 자기 앞에서
허물을 지적해줘도 항의하지도, 술을 마시지도 않았지! 그랬던 그가 드 그랜너
티체에 와서 자기 앞에 맥주잔을 놓고 앉아 있는 것이다. 죠지는 입술에
긴장감을 띠고 그를 다른 눈빛으로 바라보았다.
   아, 이제야 기억나는데, 베타. 자, 여기 맥주 한 잔 주게나. 아니, 내가
들어와서 이야기를 중단하고 있는건가? 자, 우리 그 나머지 말을 들어 보자구! 

  그러나 그 다음 이야기를 시작한 것은 죠지였다.   ...그래 나는 내 방
안에다가 물건을 매달아 놓고 마치 정말 강도처럼 보이게 했지. 모두들 그것을
보고 실망해버린 거야. 사실은 내 방에 들렀던 사람들 모두가, 놀음 빚을 갚지
않아도 된다고 나에게 말하기 위해 들렀던 거야. 그 뿐 아니라 그들은 모두 나를
위해 모금을 하잖겠어? 그래서 나는 내 돈을 갑절로 만들었었지. 

  한밤중이 되어 드 그랜너 티체가 문을 닫게 되자, 테이블을 두들겨 대던
죠지의 세 친구들은 그들의 하숙집으로 갔고 죠지는 에밀과 그 나머지
친구들에게  잘 가라.  고 외쳐 인사한 후 홀로 길을 내려오기 시작 했다.
그러나 놀랍게도 베타가 바로 죠지 곁으로 빠른 걸음으로 걸어왔다.
  저녁 내내 그 친구를 본다는 것이 죠지에게는 불쾌한 일어었다. 죠지는 베타가
그 이유를 알고 있으리라고 확신했다. 그러자 그 친구가 말했다.  죠지, 난 너와
친구가 되고 싶어. 
   나도 알아.  잠시 그들은 자갈길을 저그럭 거리며 아무 말 없이 걸어갔다.
그러자 죠지가 말을 이었다.  나도..그러길 바래.  이 말은 그 순간까지 그
자신으로서는 허용할 수 없는 대단한 말이었다. 그러나 죠지는 그 친구가 자신이
할 말을 취소하려 들지 않는다는 것을 알았다.

  베타는 싱긋 웃었다.  그렇게 말해주니 정말 기뻐. 네가 옛날에 나를 알게
되었을 때--저, 나는 내가 너에겐 싫은 사람으로 생각했었지. 
  베타는 무엇을 생각하고 있었을까?
   그러나 이제는 모든 것이 달라졌구나. 
   달라졌다구? 
   옛날엔 학교에서 돌아올 때, 나 -- 나는 너를 우러러 보았었지. 
   나를 우러러 보았다구? 너는 나를 죄인이라고 불렀잖아. 
  이 때에야 베타는 서슴없이 말했다.  나는 네가 놀음을 썩 잘 할 뿐 아니라
선생들이나 경찰도 겁내기 않았기 때문에 너를 부러워 했었어. 그 때마다 나는
뒷전에서 어슬렁거리다가 성경책을 갖고 기도회 같은 곳에나 가곤 했었지. 

  죠지는 난처함과 모욕감을 느꼈다.  너는 이제 기도회에 질려버려서 더이상
나가지 않아도 된다고 생각하니? 
   아냐, 질리지는 않았어. 그렇지만 난 적당히 살고 싶어. 나는 네가 이 곳
할레에 있다는 소식을 들었을 때 내가 너와 친구가 될 수 있다면 나는 웃음도
배울 수 있을 테고 하여간 행복하리라고 생각했어. 그리고... 
  죠지는 깜박이는 가로등 밑에 갑자기 멈추어서서 머리를 뒤로 제치고 껄껄
웃어 댔다. 죠지는 마음 속으로 생각했다.-- 내가 만일 베타와 친구가 될 수
있다면--나도 선량함을 배울 수 있을꺼야! 미친 수작이지! 내가--선량해지기를
배우기 원한다고? 

  이미 죠지는 몇분 전부터 자기 자신의 감정에 따라 방황하고 있었다. 그러나
그는 변명하려 했다. 베타, 이제 난 신학생이야. 
   그렇지만 그것은 너의 아버지의 말에 따라 그렇게 되었잖아. 
   이것 봐, 실제적으로 살라구. 교회란 의식일 뿐이야. 실컷 퍼마시고 맘껏
놀음이나 하라구. 그러면 넌 아무도 원치 않은 어떤 버림받은 교회롤 내동댕이
쳐질 것 아냐? 
  베타는 가로등 밑에서  어휴! 라고 소리 없이 한숨지었다.
  ㅈㅅ자눈 계속해 말햇다.  그것이 전부가 아냐. 나는 거의 언제나 이 천치같은
수작에 멀미가 나 있어. 그렇지만 나로서는 이런 미친 수작에서 벗어날 제간이
없다니까. 

  베타는 여전히, 마치 자신은 그가 무슨 말을 하고 있는지 전혀 모르겠다는
듯이 그 곳에 그대로 서 있었다. 그러나 죠지 자신은 자신이 하고 있는 말을
어느 정도 이해하고 있었다.
   그래 베타, 나는 네가 나에게 그에 대한 방법을 가르쳐 줄 수 있으리라고
생각했지. 그러나 그보다는-- 
   하여튼 우리는 서로 친구가 될 수 있을까?   그러나 그것은 감상적인 열망일
뿐이었다.
  죠지는 고개를 끄덕였다.  음, 될 수 있을꺼야. 자--우리의 숙명으로 하여금
결정을 내리게 해볼까? 
   결정을 한다구? 
   우리 중 어느 쪽을 택할까? 네 숙명-- 아니면 내 숙명, 누가 누구를 가르치는
거지? 숙명이 결정을 한다구? 에라, 빌어먹을! 

  결국 죠지는 혼자 자기 하숙집을 향해 걸어가면서 하늘을 쳐다보았다.
종합대학 건물들은 캄캄한 하늘을 배경으로 하여 침울하게 보였다. 그는 자신이
만일 버젓한 지교회에 나가기를 원한다면 당장 치러야 될 일이 있다는 것을
알았다. 이런 문제에 대해서라면 아마 베타가 도움이 될 것 같았다. 그러나
그렇지 못할지도 모를 일이었다. 잠시 그는 5년 전 안수례 이후 그가 진지하게
생각해 본 일이 없던 하나님에 대해서 의아하게 여겼다.
  어떤 이유에선가 그는 그의 생각을 하나님으로부터 그의 아버지에게로
급전환시켰다.  그는 후들후들 떨며 외투로 몸을 바싹 휘감고는 하숙집
돌계단으로 뛰어올라 갔다.

    2장

  다섯 사람이 제각기 바지 뒷주머니에 여권을 휴대하고 할레 밖에서 활보하고
다니는 것은 의심할 여지없는 위반 행위였다. 그 여권을 받기 위해 죠지 뮬러,
그의 친구 베타와 그 외 세 친구들은 그들의 부모가 서명을 한 편지를 제시했다.
그러나 그 서명들이란 모두가 위조였다! 죠지는 자기 아버지의 성함을 사악한
호기심에서 멋부린 필체로 위조했다.

  이제 그들 모두는 스위스를 향해 기쁨에 넘쳐 등산용 단장을 짚고 자갈길을
경쾌한 소리를 내며 걸어갔다.  왜 이번 여름을  지루한 읍내에 틀어박혀 헛되이
보내려 하지? 휴일이란 멀리 지평선에 보이는 산봉우리들을 답사하거나 외국산
포도주를 맛보기 위한 날들이 아닌가  죠지는 이렇게 주장하여 자기 친구들을
설득시켰다. 이렇게 하여 그는 테가 넓은 모자를 멋드러지게 되로 제쳐 쓰고는
스위스행 여름 하이킹에 나선 그 일행을 앞장 서서 거느렸다.
   빨리 죠지를 따라가!  뒤에 쳐진 동료가 앞을 향해 외쳤다.  그가 돈지갑을
갖고 있어. 우리는 저자즐 믿을 수 있을까? 
  죠지가 그의 배낭을 반대편 어깨로 바꿔 걸머지는 그 순간 가죽 돈지갑에서
짤그랑하는 소리가 들렸다.
  의심할 여지없이 리지(Rigi)산을 오른다는 것은 가장 자랑스러운
일이었으리라!

  여러 마을을 지나 산길을 오르내리며 골짜기들을 통과하며, 모직 양말을 신은
다섯쌍의 튼튼한 다리들이 휙휙 지나갔다. 그들은 목이 타자 스위스산 포도주를
꿀꺽꿀꺽 들이마셨다. 그들은 몸이 달아올라 더워질  때마다 산속 호수로 뛰어
들어갔고, 지칠 때마다 벌판에 나동그라진 듯 누워서 피로가 회복되어 계속 갈 
수 있다고 느껴질 때까지 잤다.
  그러나 친구들이 자주 뜨거운 햇볕에서 코를 골고 있는 오랜 후까지도 죠지의
눈은 말짱하게 떠 있었다. 그 뿐 아니라 어느 날, 그는 나무에 기대어 서서는
머리를 돌려 누워 있는 베타를 슬그머니 넘겨다 보았다. 그러나 베타의 머리는
헝크러졌고, 개미들 때문에 그의 얼굴을 신경질적으로 홱 돌리는 것을 보니 깊이
잠들어 있음이 분명했다. 그들 모두가 배낭을 자기들 곁에 내동댕이 쳐놓은 채
잔디 위에 완전히 뻗어 녹아떨어져 있었다.

  죠지는 베타의 코고는 리듬에 정신을 바짝 차리고는 그의 배낭곁, 잔디 위에
있는 주머니를 향하여 쥐죽은 듯이 몸을 굽히고 손을 뻗쳤다. 그는 배낭을 열고
조그마한 가죽 지갑 다섯 개를 끄집어 냈다. 그러나 테타의 눈은 감겨 있었고
개미 한 마리가 그의 이마를 소리없이 가로질러 가고 있었다.
  죠지는 급히 행동했지만 그러나 그 가죽 지갑들에서는 경화 하나 쨍그렁거리지
않았다. 그는 지갑 중 하나를 쓱 열어 손가락을 넣고 경화 몇 개를 꺼내어
그것을 모두 쥐도 새도 모르게 둘째 지갑에 넣었다. 세번째 지갑의 주둥이 끈은
속수무책으로 말을 듣지 않았다. 죠지는 그것을 신경질적으로 물어 뜯어
버리고는 가장 큰 경화들로 감촉되는 것을 순간적으로 끄집어 내어 그것들 역시
둘째 지갑에 쓱삭 처넣었다.
   흠, 뮬러, 넌 비열한 놈이야! 
  그는 손을 급전환 시키고는 지갑 끈을 그저 한 번 가지고 놀아보기 위해서
그랬다는 듯이 얼버무렸다. 그리고는 아무렇지도 않은 것처럼 머리 한 번 돌리지
않았다.
   베탄가? 넌 자고 있는 줄 알았는데. 
  베타는 기지개를 켜며 하품을 했다.  새들 때문에 시끄러워 잘 수가 있어야지.
넌 뭘하고 있었니? 
   하긴 뭘해.  지갑들은 불룩하고도 말끔하게 그대로 잔디 위에 있었다.
   아니, 네가 지금 하고 있던 일말야. 
   그게 너와 무슨 상관이 있어?  죠지는 초조한 듯 풀 한 잎으로 입술을 가볍게
스쳤다.
   우리 모두 낮잠 자고 있는 동안에 넌 뭘했니? 빈둥거리며 시간을 보내기
보다는 장부 정리를 하고 있었지? 죠지 넌 역시 좋은 놈이야. 
  휙 휙- 죠지는 계속해서 풀잎을 입술에 스쳐댔다.
   우리는 네게 지갑을 맡긴 것이 무엇보다도 기뻐. 
  베타는 크게 하품을 하고는 뭘 삼키기라도 하듯이 꿀꺽했다.  난 뭘 계산하고
보태는 일에 대해서는 질색이야. 
  그 순간, 죠지는 입가에 기쁜 듯이 미소를 지었다.
   네가 계산하고 장부 정리 하는 일이 싫거든 그 일에 대해서 더이상 골치아파
할 것 없어. 우리 중 누군가가 돈에 대해 좀 재능있는 사람이 있을꺼야. 
   그렇다면 정말 다행인걸, 뮬러. 그럼 나중에 결산하기가 편할꺼야. 
  죠지는 입가에 풀잎을 스치던 일을 딱 멈추고 베타를 날카롭게 주시했다.
그러나 그 친구는 눈을 감고 입을 벌린채 다시 코를 골기 시작했다. 죠지는 큰
주머니에 다섯 개의 작은 지갑들을 집어 넣고 주머니 끈을 조여 매였다. 죠지의
빈틈없이 계산하는 재능으로 인해서 그는 그의 친구들이 낸 돈의 절반으로
그들을 스위스까지 인도하는 데 성공한 것이다! 그러나 이제부터는 그 지갑을
누군가 다른 사람이 간수해야만 했다!

   *   *   *

  가을에 있었던 433일간의 도보 여행은 드 그랜너 티체(술집) 서까래 밑 긴
테이블가에 좋은 자랑거리가 되었다. 그러나 베타가 그 술집에 같이 들어가게 될
때는 언제나 죠지 곁에 않아서 죠지의 유우머에 대해서 가장 큰 소리로 웃어
댔고 죠지의 술잔이 빌 때마다 여급에게 신호를 하는 바람에 죠지는 재미 있는
이야기를 위한 실마리를 놓쳐 버리기가 일쑤였다.
  죠지는 하숙집에 홀로 앉아 조반 후에 비스켓과 커피를 먹으면서 때로
베타와의 우정이 어떻게 시작되었던가를 찌푸린 얼굴로 상기했다. 그러나 마음을
고쳐먹기에는 틀려먹은 기묘한 기분이었다. 그에게 있어 마음을 고쳐먹는다는
것은 너무나도 어리석은 일이었다. 할레 종합대학에는 신학생이 9백 명이
있었지만 그들 중 어떤 누구보다도 특별히 더 불량하지는 않았다! 하지만 개심
문제는 전적으로 잘 진행되었다. 베타는 술 마시는 법을 거의 어른처럼 배웠을
뿐 아니라 놀음에서도 능란하게 속일 수가 있었다. 베타는 소문난 놀음꾼이었다.

  어느 11월 -- 그 해 가을, 죠지는 20세였다. -- 그와 베타는 드 그랜너 티체
술집에서 나와 어슬렁거리며 걷다가 바람이 불자 와들와들 떨면서 뒷 골목으로
급히 내려갔다. 가다가 모퉁이에 이르렀을 때 죠지가,  잘가라, 내일 또 보자.
내일도 여기서 만날까?  라고 하자 베타는 수그리고 가던 자세에서 신경질적으로
눈을 치켜떴다.
   아냐, 죠지! 좀 볼일이 있어. 내 친구 와그너와 약속이 있어.  베타는
무심결에 말했다. 그리고는 말을 더듬었다.  내가 그를 알게 된 것은 얼마 되지
않아. 내가 너를 만나기 전에도 몰랐었어. 그러나 요즘은 일주일에 한 번 정도
서로 만나고 있지. 
   와그너도 놀음을 하니? 
   천만에.  베타가 일격을 당할 때는 언제나 폭발이라도 할 듯이 두 눈이
튀어나올 듯한 기세였다.  이거 보라고, 죠지. 내가 자네에게 이제 좀 적당히
살고 싶다고 말할 때, 내가 만사를 영원히 외면해 버리고 싶다는 것을 뜻하지는
않았어. 
   어리석은 소리 작작해. 
   지금 와그너 집에서 기도회가 있어! 
  자갈 길을 요란스럽게 걷고 있던 그들 사이에 생소한 말이 튀어나왔다.
   기도회라구! 
   죠지, 날 놀리지마. 우리는 기도하고 찬송하고 설교를 듣는다 이거야. 
  죠지는 당치도 않다는 듯이 초저녁의 어둠 속에서 눈을 크게 떴다. 그는 놀란
표정을 하고 있었다.
   설교하구! 그것도 교회도 아닌 그런 곳에서 말야? 그런 법이 어디 있어? 
   인쇄된 설교야. 누군가가 그것을 낭독하는 거지. 
   그렇다면 바로 너희들이 정한 규정에 따라 너희들 자신을 정당화하는구나. 그
와그너란 사람은 위험한 인물임에 틀림없어. 나도 언젠가는 그를 만나게 될거야.

  베타는 난처한 표정을 지었다.

  죠지는 기만당하고 속임을 당했다고 느낀 나머지 베타에게 굴욕감을 주고
보복하고 싶은 충동을 느꼈다.   언제나 그랬듯이 내일 여기서 만나자! 그리고
술마시러 가지 말고 기도회에 같이 가자구.  그러나 베타는 홱 돌아서서 외면해
버렸다.  누가 알아! 결국 성령의 바람이 내가 가는 길을 강타할지 말야. 그러면
나도 결국 네 선량함에서 무엇인가 배우게 될지도 모르잖아!   죠지는
하숙집으로 가면서 초조하기 짝이 없는 베타의 표정을 기억하면서 계속 폭소를
터뜨렸다.

  와그너의 집은 할레 뒷골목에 일련의 긴 석조 주택가에 있었다. 그러나 그
집은 이중 박공벽으로 인하여 밝은 표정으로 인사하는 듯이 친근감을 주었다.
바로 이웃 집들의 현관보다 두 배나 넓은 현관 입구는 윗 부분이 떡갈나무로
곡선을 이루어 매우 우아했다. 죠지와 베타가 그 집에 이르렀을 때, 멋진
외투차림의 사람들이 그 넓은 현관으로 들어갔다. 죠지는 불안감보다도 도리어
호기심을 느꼈다.
  베타가 별나고 당황케 할 만한 투로 죠지를 와그너에게 소개하자 그는 죠지와
악수했다.
   뮬러, 자네를 형제로 환영하네. 자네가 무엇을 하는 사람이든, 어떠한
사람이든 한 형제로 말야. 자, 찬송가 책을 갖고 자리에 앉게나. 이제 찬송가를
부를 준비가 다 되었거든. 
  서재에서는 실속있게 보이는 사람들이 의자를 끌어당겨 빙 둘러앉았다. 죠지는
그들 틈에서 등 없는 불안한 의자에 도전적으로 팔짱을 끼고 앉아 실내를 빙
둘러보았다. 그러자 그는 그 곳에는 청렴하거나 거룩하게 보이는 사람은 아무도
없음을 알아차렸다. 그들은 영국 꾹교가 눈살을 찌푸리고 있음에도 불구하고
집에서 집회를 하고 설교문을 낭독하는 뻔뻔스러운 비영국 국교도들이었다.
죠지는 몰리에르(Moliere)의 신간소설이나 맛본 일이 없는 새로운 맥주를 마실
때 갖는 동일한 주의로 그들을 주시했다.

  와그너가 설교단 앞에 서서 소개했다.  ...오늘 밤 참석하신 여러분을
환영합니다. 그리고 하나님의 축복이 우리 모두에게 있기를 기원합니다. 카이저
형제(Brother Kayser), 오늘 밤 하나님께서 우리와 함께 하시도록 기도해
주시겠습니까? 
  죠지가 카이저를 둘러보자 그는 마치 몇 분 동안 기절해 있는 사람처럼
보였다. 그는 일어나서 참석자들에게 등을 돌려 자기가 앉아 있던 의자쪽으로
얼굴을 향했다. 그는 무릎을 앞으로 내밀어 굽혔다. 그러나 아무도 그와 함께
무릎 꿇지는 않았다. 그는 잠시 마룻바닥 위에 무릎을 꿇고 있었다.
  죠지는 놀라움으로 주시했다. 비영국 국교도는 공중 앞에서 무릎을 꿇는가?
  카이저 형제는 기도하기 시작했다. 그러나 죠지에게 있어서는 카이저가 누군가
(카이저로서는 육신적인 방법으로 복종시킬 수 밖에 없었던) 바로 그의 곁에
위대한 능력으로 서있는 분에게 말하고 있는 것 같았다.   ... 그리스도의
이름으로 기도하옵나이다. 아멘.  죠지로서는 이 때까지 전혀, 무릎을 꿇고
기도하는 사람을 한 사람도 본 일이 없었다. 죠지는 외투를 곁에 접어 놓고
베타에게 물었다.  베타, 뭐야? 그는 왜 무릎을 꿇고 기도했지? 
  베타는 먼저 와그너를 응시하고 죠지에게로 얼굴을 돌렸다.  놀리지마, 죠지.
항상 하는 일이야. 적어도 여기서는 말이야. 그것이 이유야. 
   내가 나가고 있는 곳은 그렇지 않아. 그런데 왜 이 곳만은 그렇게 하는 거지?
 죠지는 자기 외투를 만지작거렸다. 그리고 나서 자신이 했던 질문에 자신이
대답했다.  나는 그 이유를 알아. 그는, 자신은 비천한 인간에 불과하지만
하나님은 전능하시고 전지하시다는 것을 하나님께 표하기 위해 무릎을 꿇어야만
했던 거야. 베타, 그는 하나님께 대한 자신의 두려움과 경외와 존경을 표하고
싶었던거야! 
   물론 그런 정도였겠지. 
   그가 그런 일을 하다니, 이건 정말 기막힌 일인걸! 
  와그너는 입구에 서서 사람들이 외투를 입는 것을 도와주며 악수를 하였다. 
뮬러, 우리 집과 마음은 자네에게 열려있음을 기억해 두게. 또 오게나. 
   자신을 전능하신 하나님 앞에 복종시키는 것, 이것이 참된 예배다.  죠지는
자신도 모르게 혼잣말을 하였다.
  와그너의 손이 문의 손잡이를 더듬었다.  뮬러? 
   와그너. 내가 오늘 밤 자네 집에서 본 것은 잊을 수 없을 걸세. 자기
하나님께 기도하기 위해 무릎을 꿇는 그것 말이야! 
  집으로 돌아오는 길에, 베타에게 별로 할 말이 없었으므로 죠지는 모퉁이에
이르자 홀가분하게 그를 떠났다. 드디어 하숙집에 도착하자 그는 램프도 켜있지
않은 깨끗하고 텅빈 공부방으로 들어갔다. 그는 어둠 속에서 침대 위에 걸터
앉았다.

  죠지에게 무슨 일이 일어났는가?  왜냐하면 그는 호기심에 차 마음에도 없는
찬송가 몇 곡을 부르고, 나중에 베타를 격려해 줄 몇몇 성구를 듣게 되리라고
기대하면서 그 사람의 집에 갔었기 때문이다.
  의자 곁 마루 바닥에 무릎을 꿇고 있던 그 사람에게 이처럼 죠지의 마음을
동요시킬 만한 무엇이 있었던가? 갑자기 죠지는 깨달았다. 그것은, 그 사람은
살아 계신 하나님을 예배하고 경외할 뿐 아니라, 실제로 그 분을 알고 있다는
것을 자기 몸의 모든 근육으로 보여주었기 때문이다. 도대체 그는 어떻게 된
사람일까! 그리고 그가 예배를 드리고 있던 하나님이란 도대체 어떠한 분일까!
  죠지의 마음을 동요시키고 있던 것은 바로 이것이었다. 안수례 이후 수년간
죠지는 속죄의 사실들을 알아왔고, 예수 그리스도께서 죄악 세상을 구원코자
십자가 위에서 돌아가셨다는 것을 완전히 이해하여 왔다. 그러나 죠지에게
그런한 속죄란 전혀 실감이 나지 않는 것이었다. 왜냐하면 그에게 있어서
하나님이란 실제로 살아 계신 분이 아니었기 때문이다. 죠지는 이제야 이해한
것이다.

  더욱기 그는 무릎을 꿇고 기도하는 사람을 봄으로써 또한 살아계신 하나님을
본 것이었다.
  죠지는 창 밖에 보이는 회색 종합대학 건물을 주시하면서, 씻지 않은 조반
커피잔을 매만지며 비스켓 부스러기들에 손을 댔다. 그러다가 그는 상체를
침대에 얹고 부자연스러운 자세로 무릎을 꿇었다.
  그는 마룻 바닥이 거북함을 느꼈고 무릎에 찬 기운을 느꼈다. 그는 처음에는
자기 얼굴을 양 팔로 가려야 하는지 , 아니면 팔꿈치를 푹신한 매트리스 위에
고정시켜야 하는지를 몰랐다.

  그러나 그것이 중요한 것은 아니었다. 그는 그의  양 팔을 침대 이불 위로
번쩍 드는 동시에 머리를 힘있게 치켜 세웠다. 그리고는 눈을 크게 뜨고 아무
것도 보이지 않지만 그는 기도하였다.   지존자 앞에 겸손히, 전능하신 분 앞에
온유하게, 여러분이 이와 같이 무릎을 꿇을 때 하나님은 언제나 함께하신다! 
그는 한숨지으며 말했다.  하나님! 드디어 제가 오늘 밤 당신의 것이
되었나이다! 
  그는 무릎을 꿇은 채 거의 반 시간 동안 있었다. 그리고 좀 부자연스럽게
일어나 다시금 자기 침대 위에 앉았다. 그는 놀라운 무엇이 자기에게 일어났다는
것을 알앗다. 그는 아버지가 이러한 사실을 알게 된다면 기뻐하실는지 아니면
유감스럽게 여기실는지 의아하게 여기면서 잠시 아버지에 대해서 생각했다.
죠지는 아버지가 기뻐하시리라고 생각했지만 그러나 설명할 만한 이유가 전혀
없었으므로 한숨지었다.

    3장

  푹신한 의자들이 놓여 있는 와그너 서재의 한 가운데서 날씬한 소녀가 맞은
편에 걸린 금테 거울에 자기 모습을 비추고 있었다. 그녀가 손가락으로 실크
스커트를 손질하자 스치는 소리가 텅 빈 공간에 울렸다. 그녀는 거울 앞에서
곱슬머리를 말아올린 다음, 풀을 먹여 주름을 잡은 새하얀 보닛 모자를
시험적으로 써 보다가 머리 끝에 고정시켜 놓고는 미소를 지어 보였다. 그러다가
그녀는 그것을 벗어버리고 머리칼을 내려 손질하고 있었다. 바로 그 때 서재
문이 열렸다.
   아니, 죠지 뮬러,  그녀는 새침하여 말했다.  뭐하느라고 그렇게 오래
걸렸지? 
   네 보닛 모자나 써 봐.   죠지가 대답했다.  그것은 내게 천사의 날개처럼
보여. 
  그 소녀는 죠지를 주시하면서 보닛 모자를 썼다.  나는 네게 곧 많은 것을
기대하게 될거야. 너도 아빠가 일찍 떠나신다는 것을 무엇보다도 잘 알고
있겠지? 나는 너하고 말하고 싶어. 
   난 와그너를 만나봐야 돼 하고 죠지가 말했다.
   넌 오늘 밤 기도회에서 그 친한 와그너를 실컷 보지 않았니?  그녀가 푹신한
의자에 주저앉자 그녀의 밝은 실크 스커트가 부채꼴로 펼쳐졌다. 이 때 죠지는
스위스에서의 무지개, 또한 그가 전에 보았던 공작새 그림이 연상되었다. 그는
진지하게 말했다.  나, 선교 문서에 답장을 하고 있었어. 
   선교 문서라구! 그래 -? 어휴, 죠지, 너 참 엄숙해졌구나!   그녀는 죠지를
바라보고 미소를 지으며 의자를 가볍게 두들겼다.

  죠지는 의자에 걸터 앉았다.  그 문서들은 내가 지금까지 읽어본 것들 중에
가장 감동적인 것들이었어. 에르머가르데(Ermegarde), 내 말을 들어봐. 금세기와
마지막 세기에 이 세상에서 일어나는 것들은 사도 행전에서 일어난 것과 같은
현상들이야. 나는 전에는 이런 일에 대해서 아무 것도 몰랐었지. 그런데 갑자기
기독교가 나에겐 마치 자체내에 씨를 갖고 있는 꽃처럼 생각되었어. 별안간
바람이 불어 휙 몰아치면 그 씨들은 여기 저기 사방에 흩어져 버리거든! 
   죠지, 너 참 기상 천외한 것을 발견했구나. 그렇다고 양 팔을 그렇게 휘저어
댈 필요까지는 없잖아! 내 보닛 모자를 조심하란 말이야! 

  죠지는 그녀의 말은 거의 들은 척도 하지 않았다.  강력한 바람이 불었을 때
죤 윌리암이란 사람은 남태평양으로 날려가 버렸고, 그의 이름이 무엇이더라?
그렇지. 죤 웨슬리는 미국으로 항해했었지. 그리고 윌리암 케리는 인도로
말이야. 
   나도 죤 웨슬리를 알고 있어. 그 사람은 이상스런 사람이야. 사람들이
그러는데 그 사람은 결혼해서 언제나 편케 살기를 원치 않았었대. 
  죠지는 선교에 대한 그의 소명을 결혼 문제로 제한시키려는 그녀의 의도에
혐오감을 느낀 나머지 그에 반격하여 그 두 문제간의 간격을 분명히 하였다. 
에르머가르데, 들어봐. 지난 11월  이후 나의 모든 생활은 변했어. 그리고 나는
지금 선교에 대한 문서를 읽고 있어. --- 너 이 비밀을 지킬 수 있겠니? 
  그녀는 새침하여 말했다.  네 비밀이라면, 알았어. 
   나는 하나님께, 하나님께서는 나를 세계 어떤 선교지로 보내실 수 있다고
말씀드렸어.  죠지는 그녀의 얼굴을 주시했지만 그것은 마치 허전한 받침 접시
모양 무표정했다.  에르머 가르데, 나는 선교사가 되려고 해. 

  죠지는 이 말을 하고 나서 그것에 대해 그녀가 허락해 주기를 바랬다. 어쨌든,
그녀는 어떤 부류의 소녀였을까? 죠지가 이제까지 알고 있는 한에서, 그녀는
토요일 밤 기도회 회원 중 가장 멋진 여성이었다. 죠지는 그 소녀와 서로 만나
사소한 질문들을 하게 되기까지, 찬송가를 부르는 동안 그 소녀가 거듭 시선을
주는 바람에 그 소녀를 제일 먼저 주목했었다. 와그너는 그 소녀의 아버지가
단지 커피나 마시기 위해서 기도회에 온다고 말했다. 그렇다면 그의 딸은
어떨까?
   정말 잘했어.  그녀는 격정적인 목소리로 표명한 죠지의 인생 서약을 평가해
보았다. 그리고 나서 그녀는 일어섰다.  나 현관에서 아빠 말을 들어봐야
되겠어. 아빠는 내가 집에 돌아가기를 바라실거야.  그녀는 그녀의 보닛 모자
끈을 초조한듯 매만졌다.  훌륭해, 죠지. 다음 토요일에 다시 만나. 그렇지만
너, 그렇게 엄숙해질 필요는 없어. 

  그녀는 실내를 가로질러 잠시 죠지에게 다가서서 더없이 청결한 향취를
풍겼다. 죠지는 스위스 초원의 꽃들을 생각했다.--- 그러자 그녀는 가버렸다.
서재 문은 그녀의 뒤에서 닫혔다. 죠지는 자신의 새로운 결심에 대한 기쁨이 더
이상, 진정 강하지 못했었다는 불안한 의식과 더불어 홀로 남게 되었다.

  그 후 수 주일 동안 죠지는 자신이 하나님의 음성에 복종해 왔었다는 것을
결코 의심하지 않았다. 나는 어디서 사역할 것이며, 나는 언제 가게 될까,
그리고 누가 나를 보낼까--- 이러한 것들이 그가 후에 품게 된 의문들이었다.
이러한 것으로 보아 후에 그가 그의 소명을 바꾸리라는 것을 충분히 알 수
있었다. 그는 훌륭한 국교의 목사보다는 선교사가 될 것이다.
  그러나 토요일마다 와그너 집에서 있는 기도회에서 그의 기쁨은 점점 시들어
갔다. 그의 믿음도 떨어져 갔다. 에르머가르데는 죠지에게 접근하기 위해서
언제나 그 곳에 왔다.  아니, 죠지야. 그렇게 엄숙하진 마! 
   하아프시코오드(harpsichord) 앞으로 갈까? 나 신나는 새 노래를 알고 있어. 
그녀는 죠지와 함께 서재에 있을 때 바로 죠지 곁에 앉아 자기 손을 죠지 손에
놓았다. 그리고 죠지는 그녀와 그렇게 앉아 있는 동안에는 그에게 다른 것 --
하나님께서 그에게 말씀해 오실 때의 감동 같은 것-- 은 한갓 환상에 불과했다.
  그 후 그는 우울하게 하숙집으로 걸어왔다. 커다란 할레 고아원을 지날 때
어린 아이 울음 소리가 들려왔다. 그는 급히 걸어갔지만 그 어린 아이의
애처로운 울음소리는 뒷골목에까지 따라 들려왔다. 홀로 하숙집에 돌아오자 그는
기도하려 했다.
  그는 무릎을 꿇고 양 팔로 얼굴을 감싸서 가렸다. 그러나 단 한 마리도 나오지
않았다. 어떻게 기도해야 할지 도대체 생각이 나지 않았다. 그는 하나님께 이를
수도 도달할 수도 없었다. 하나님은 그 곳에 계시지 않았다. 더우기 그는
하나님께서 이미 수 일 동안 그 곳에 계시지 않으셨음을 깨달았다.

  무엇이 잘못되었을까? 에르머가르데의 놀려대는 웃음 소리가 방안으로 침투해
들어오는 듯 했다.  아니, 죠지야. 그렇게 엄숙하지마!  그는 주먹으로
매트리스를 내리쳤다. 그러나 그는 기도하지 않고서는 잠이 올 것 같지가
않았다.
  그가 꿇었던 무릎을 펴고 일어나자 선반 위에 먼지 투성이의 기도서가 보였다.
그는 그것을 집어 닥치는 대로 폈다.  나를 인정하라, 전능하시고 자비로우신
하나님. 나는 네가 열렬하게 구하고, 지혜롭게 찾으며 네게 기쁨이 되는 모든
것에 완전하게 성취하기를 참으로 원하노라. 네가 원하는 것을 내게 구하라---. 
그러나 그는 이러한 기도문을 거의 귀담아 듣지 않았다. 그는 그것을 벽에
내팽개쳤다.

   하나님이시여, 당신은 어디에 계시나이까?  그는 부르짖었다.  제가 당신을
또 다시 잃어버리기 위해서 당신을 찾습니까? 제가 무엇을 하였나이까?  그는
이렇게 부르짖고서야 귀를 기울였다. 그러나 에르머가르데의 희롱하는 웃음
소리가 메아리쳐 오고 고아원 어린 아이의 울음 소리가 기억될 뿐 전혀 아무런
응답도 들려오지 않았다.

  그 후 또 다른 토요일 밤 죠지는 와그너의 서재에서 모이는 모임에 또 다시
갔다. 에르머가르데는 4월의 솜털 같은 구름빛 드레스를 입고 갑자기 비할 데
없는 청결함과 향취에 압도된 그는 허리를 굽혀 그 소녀에게 입술을 댔다.
그리고는 나즈막한 소리로 말했다.  사랑해, 에르머가르데. 
  그녀는 얼굴이 몹시 창백해 보였다.  나도--아! 죠지, 나도 너를 사랑한다고
생각해!  그는 그 소녀에게 다시 입술을 대었다. 그 때 그녀가 말했다.  그러나
단 한 가지만은---. 
   단 한 가지라니? 
   선교사가 된다는 그 말만은. 
   그 말만은! 
   그래서 네가 엄숙해진 거야. 
   엄숙하다구! 나도 그런 것이 나에게 전적으로 어울린다고는 생각지 않아. 
  죠지는 그녀의 아버지가 서재로 내려오는 소리를 들으면서 그녀를 꼭 잡고는
중얼거렸다. 너는 지금 바로 그것을 생각하고 있었구나. 너도 배우게 돼. 우리
함께 배우게 될거야.  그는 그 어느 때보다도 이에 대하여 더욱 자신감을
느꼈다.
  그러나 그녀의 대답은 그를 칼로 에이는 듯했다.  나는 배우고 싶지 않아.
선교사들이란 너무나 초라하고 가난해. 
   에르머가르데, 이 분이 너의 아버지니?  그는 잡고 있던 그녀를 밀쳐놓음과
동시에 그녀의 얼굴을 주시하며 물었다.
   죠지, 아무 사람한테나 아빠라고 해? 난 내 맘에드는 옷과 멋진 가구, 그리고
온 읍내를 가로질러 타고 다녀도 부끄러울 것 없는 마차를 갖고 싶어. 만일 내가
그러지 못한다면 난 행복하지 못할거야. 나는 그저 선교사하고 결혼할 수는
없어. 
   그렇지만 나는 선교사가 되어야겠어. 그리고 나---나는  네가 나와 결혼해
주길 바래.  그는 이러한 말을 그렇게, 너무 적극적으로 말하려고는 하지
않았다. 그러나 이 말은 그만 그렇게 돼버렸다.

  그녀는 보닛 모자 끈을 초조하게 매만졌다.  죠지, 생각좀 해봐. 왜 너는
교수나 법률학 같은 것에 대해서는 생각하지 않니? 그것들은 모두 훌륭한
직업이야. 
   넌 나한테 내 소명을 포기하기를 원하는 거니? 
   난 원하고 있는게 아냐,  에르머가르데는 받아넘겼다.  나는 너에게 말하고
있는 거야. 죠지, 우리 아빠는 내가 나를 정말 선교사한테나 내맡겨 버리게
하지는 않으실거야. 그리고 나 역시 그러고 싶지 않아. 너 그것에 대해서 다시
생각해봐. 너는 선택해야만 해. 
   선택해야 한다구? 
   그렇다니까. 웬만한 것은 포기해 버려.  그녀는 죠지를 올려다 보며 미소를
짓고는 그에게 한 발자국 다가섰다. 그러나 그는 그녀에게 다시 입맞추지
않았다. 그는 마치 한 대 얻어맞은 기분이었다. 그는 돌아서서 열린 서재 문을
잡았다.
  그 날 밤 그가 하숙집을 향하여 기분이 언짢아 비틀거리며 걸어갈 때 다시 그
고아원을 지나게 되었다. 많은 이야기로 얽힌 그 동굴 모양의 건물로부터 어린
아이의 째질 듯한 울음 소리가 들려왔다. 죠지는 인생의 방향 선택에 대해
고심하며 급히 걸어갔다.

  다음 2주간은 암담했다. 토요일마다 그는 에르머가르데를 보았다. 그들은
이야기하고 의논하고 애무하였다. 만일 그가 그녀로 하여금 그가 처음으로
기도했던 11월 어느 날의 결심을 알게 할 수만 있었던들 얼마나 좋았겠는지마는,
그러나 그것은 그가 이미 오래 전에 자각했던 한갓 일시적인 충동이었다. 선교
분야에 대하여---. 그러나 그는 에르머가르데를 포기할 수 없었다.

  겨울은 쓸쓸하게 지나가 버렸고 봄이 되어 그는 헤르만 볼(Hermann Ball)을
만났다. 헤르만은 신사 풍채에 허름한 옷을 입고 있었지만 그러나 품위있게
연회의 대접을 받았다. 죠지는 그를 곧 훌륭한 가문의 청년으로 평가했는데 그는
선교사로 소개되는 것이었다. 커피를 마시고 난 훨씬 후에야 그는 마음을 터놓고
말했다. 그는 폴랜드에서 유태인들을 대상으로 선교활동을 하고 있었다.
  그가 유태인 거리에 대해서 설명할 때 그의 눈은 빛났다. 죠지는 병에 걸린
아기들과 세탁소의 케케묵은 냄새를 느낄 것만 같았다. 그는 폴랜드 유태인과
헤르만 자신에 대해서 여러 가지 질문을 하였다.
  그러자 헤르만은 마지 못해서 자신에 대한 이야기를 하였다. 그의 집은 돈이
많은 집안이었다. 그의 아버지는 동독에서 부유한 상인이었다. 그들은
그리스도를 위하여 사람이 어떻게 직업을 버릴 수 있는가에 대해서는 이해할 수
없었다. 헤르만은 자신의 상속권을 잃은 자였다.
  죠지는 그가 얼마나 위대한 일을 해 왔는가를 말하기 시작하자 헤르만은 그를
저지시켰다.
   중심을 두 가지 일에 두지 말게. 가난하고, 어쩌면 사귀기조차 힘든 폴랜드
유태인들과의 생활이 따로 있고 마차들과 융단들, 그리고 풍부한 크리스마스
푸딩을 갖춘 내 가족이 따로 있다고는 생각지 말게. 
  죠지는 열심히 듣고 있었다.  실은 -- 하나님께서 내가 이 일을 하기를
원하시는 걸세. 그러므로 그 일만이 내가 행복할 수 있는 유일한 길이라네. 죠지
설마 내가 너무나 많은 것을 포기하고 있다고는 생각지 말게. 나는 보다 많은
것을 얻고 있으니까 말일세. 
   그것은 위대한 헌신입니다. 당신은 너무 많은 것을 포기하셨으니까요. 
   나를 영웅 취급하진 말게. 내 대신 자네가 바로 그 일을 했으면 하네. 그런데
자넨 어떤가? 
   아, 예, 저도 제가 그렇게 하리라고 생각은 합니다!  그러나 헤르만의 귀에는
죠지의 말이 건성으로 들렸다.

  와그너 서재에서의 토요일 기도회에 에르머가르데는 부드러운 봄의
나뭇잎들처럼 살랑거리는 새 드레스를 입고 왔다. 그러나 죠지는 그 소리를
들으려 하지 않았다. 그는 헤르만 볼을 기억하면서 자기가 무엇을 말해야
하는가를 알았다.
   에르머가르데, 내 말좀 들어봐. 어느 하나를 택하도록 해. 루터교 선교사와
결혼하는 것을 택하든지 아니면 현재 그대로의 너--천박한 미녀--이기를
택하든지 해. 
  그녀는 멈춰서서 치장한 자기 모습을 주시하고 나서 죠지를 향하여 눈을 크게
떳다.  이것이 새로운 죠지로군. 
   나는 하나님의 능력 안에 있어. 
  그녀는 희롱했다.  그리고 하나님의 새로운 존재야. 
  그러나 죠지는 웃지 않았다. 그는 뒤로 물러섰다.  에르머가르데, 어느 편을
택할꺼야? 
   난 선교사와는 결혼하지 않겠어.  그녀는 발을 굴렀다. 그러자 그  부드러운
봄 잎들 이 살랑거렸다. 그러나 죠지는 그녀에게 화를 냈다. 그녀에게 화를 낸
것은 그녀가 너무나 아름다우면서도 너무나 깡통이기 때문이었다.  그렇다면 넌
뮬러와 결혼하지마. 
  죠지는 서재 문을 홱 열고 나가 그 소녀의 아버지를 지나서 아래층으로 내려가
현관에서 와그너와 악수를 하고는 어둠 속으로 사라졌다.

  밤의 공기는 그에게 이제까지 그처럼 맑아 본 일이 없었던 것 같았으며, 그는
그것을 상쾌하게 들여마셨다.  중심을 두 가지 일에 두지 말게.
실은--하나님께서 내가 이 일을 하기를 원하시는 걸세.  한편 하나님께서 너무나
가까이 계셨으므로 그는 하나님을 거의 접촉할 것만 같았다. 그는  감사합니다.
라고 기도를 하며 하숙집을 향하여 조약돌이 많은 소로를 따라갔다. 그는 마치
날카로운 코너를 빗겨 지나온 것 같았으며 선교 분야는 바로 눈 앞에 선했다.

   *   *   *

  마차는 할레에서 쇼너벡에 이르는 계곡의 길을 따라 무정하게 흔들거리며
갔다. 6월의 열기 속에서, 땀을 흘리며 죠지는 쿠션의 반동으로 털썩거렸다.
숨이 멎은 듯한 긴장감에서 그는 그의 아버지의 음성을 듣는 듯 했다. 그는
의논하고 설득하면서 자기 아버지의 반대를 받아넘겨야 했다.
  죠지가 자기 아버지를 설득시킨다는 것은 절대적으로 중요하였다. 그는 지금
필생의 결정적인 용무로 마차를 타고 집을 향해 가고 있는 중이다. 그의
호주머니에는 독일 선교사 양성소에 대한 지원서가 들어 있었다. 만일 그
지원서에 그의 아버지의 서명이 되어 있지 않는 한 그것은 무효가 되어버리는
것이다. 마차가 덜컥거리며 가고 있는 동안에, 죠지는 대화의 내용을 감탄할 수
밖에 없는 극적 장면으로 구상하고 있었다.
  죠지는 하나의 극적인 사건이 있게 되리라고 확신하였다. 그가 하나님을 찾은
일에 대하여 아버지께 편지 하였을 때, 아버지는 빈정대며 신랄하게 답변했었다.
실로 예측 불허의 인간이 아닌가! 죠지가 악마로 하여금 자신을 마음대로 끌고
다니도록 허락하였을 때 그는 거친 사람이었지만, 그러나 일단 그가 자신의
생명을 그리스도께 바치자 그는 더욱 열렬한 사람이 된 것이다.

   죠지에게 있어서 한 가지 것 외에 모든 것은 예측 불허의 것들이었다! 죠지가
예견할 수 있는 것이란 그의 아버지가 자기를 반대하리라는 것 뿐이었다. 옛날
자신의 어떤 반항감, 결국 당황하고 격동했던 것으로부터 벗어나려는 옛 감정,
그의 자립정신! 만일 그가 일찌기 그의 아버지에게 의존했던 때가 있었다면
그것은 바로 이 순간이었다. 그에게 있어 이제 만사는 자기 아버지의 서명
여하에 달려 있었다.
  마차는 계속 덜컥거리며 가고 있었지만 죠지는 등을 기대고 산만하고도 열이
오르는 꿈을 꾸었다.

  집에 오자 저녁 식사는 훌륭한 스튜우 요리였다. 그러나 죠지는 그러한 식사를
하고 있는 동안 내내 그 의논을 회피했다.
   원, 죠지야, 넌 스튜우 요리는 전혀 손도 대지 않는구나. 무슨 괴로운
일이라도 있느냐?  그리고는 말의 방향을 바꾸었다.  너의 어머니가 살아
있어야만 하는데. 그녀가 있었으면 네가 좀 먹도록 했을텐데. 죠지야, 넌
너무나도 야위였구나. 
  그러나 죠지는 오직 한 가지 생각밖에는 없었다.
   아버지, 저는 한 가지 이유로 소녀벡(Schoenebeck)에 왔어요. 저는 아버지께
부탁드릴 것이 있어요. 선교사 지망말이죠--.  그의 아버지는 눈살을 찌푸려
그의 말을 중단시켰다.  쉿, 네 의견은 이미 들어 볼 필요도 없어. 부엌에
종들이 있다. 그들이 문틈에서 듣고 있어. 이제 그런 말은 더이상 하지마라.
죠지, 네가 좋아하는 시세로는 얼만큼 읽었지? 
  저녁 식사를 끝낸 후, 죠지는 응접실에서 적갈색 탁자 위에 지원서를 꺼내놓고
아버지의 허락을 기다렸다. 그 순간 폭탄이 떨어졌다.  내가 안 된다면 안 되는
줄 알아! 
   좋아요, 저도 아버지께서 안된다고 하실 줄 알았어요. 그렇지만 저에게 그
이유를 말씀해 주세요. 
   아니, 안 된다는 말로 충분해. 나는 네 종이 쪽지에 내 이름을 쓸 수 없어! 
   그렇게 하시면 제가 선교사 협회에 가입하지 못하리라는 것을 아시고 계신
때문인가요? 
   그렇다. 
   어째서요? 어째서 아버지는 제가 선교사가 되는 것을 원치 않으시죠? 
   안 된다는 말로 족하다니까 
   그렇지만 아버지께선 항상 제가 선교사가 되기를 원하셨잖아요. 

  이 때 그의 아버지가 벌떡 일어나서 창문가의 벽난로 앞에서 무거운 걸음으로
서성거리자 창문의 커어튼이 가볍게 흔들렸다.  아하! 루터교 목사라, 됐어!
선량한 동네 사람들이 올려다 보는 존경하는 인물... 음, 게다가 크리스마스
휴가 때가 되면 식료품실이 만원이 된다...루터교 목사는 좋은 급료를 받지!
그는 방이 여러개가 있는 훈훈하고도 깨끗한, 근사한 집을 얻게 되고... 
   아버지는 그런 것을 생각하고 계셔요? 
  그의 아버지는 뒷짐을 꽉 쥐고는 죠지를 지나쳐 무서운 걸음으로 거닐었다. 
그래, 난 그걸 생각하고 있다. 오직 천치들만이 그런 생각을 못할 것이다. 너는
4년 동안 대학 교육을 받는다. 이제 네가 스물 한 살, 그러나 네가 선교지역으로
가버린다면 너는 모든 것을 잃고 마는거야. 
   그렇지만 이건 특수 분야예요.. 
   뭐가 특수 분야란 말이냐? 그건 이방인들과 함께 굶주려 죽는 것 밖에는 아무
것도 모르는, 광신적인 선교사들을 생산해 내기 위한 특수 분야야. 그들은
자신들의 불쌍한 부모님들에게 보내기 위한 일전 한 푼도 주머니에 없는
자들이란 말이다. 
  이 순간 죠지는 함정을 목도했다. 그는 자기 아버지가 확고부동하게 거절하는
이유를 알아낸 것이다. 그는 자기의 소명에 대한 이해의 부족을 용서할 수
없었다. 그것은 순전히 신중한 자기 본위 때문이었다.

  그는 말문을 열었다.  아버지께선 제가 무엇인가 보내드리기를 요구하고
계시는군요. 
  그의 아버지가 끼어들어 말했다.  누가 더 올바르게 판단하고 있느냐? 누가 네
신발을 신겨 주었지? 누가 네게 카드놀이 하는데 용돈을 주었고 누가 너를
올편뷰텔 감방에서 구출해 주었지? 
   그렇지만 대가를 바라고 그러지는 않으셨잖아요--. 
   넌 너무나 뻔뻔스러워! 이기적이고! 자기 본위적이고! 은혜를 몰라! 흥! 

  이 때 그의 아버지가 방에서 성큼 성큼 걸어나오자 출입문의 커어튼이 그의
뒤에서 흔들거렸다. 그의 아버지가 이층으로 걸어 올라가자 벽에서 창문가지,
창문에서 벽까지 마루청이 삐걱거렸고 천장에서는 작은 회반죽 쪼가리들이
떨어졌다. 한 시간이 지나도 그는 여전히 걷고 있었다. 죠지는 아래층에 앉아
이제 자기가 할 수 있는 일이 무엇인가에 대하여 맥없이 고심하고 있었다.

  그러나 아침이 되자 그의 아버지는 좀 달라졌다. 조금 부드러워진 것이다.
그는 하룻밤 사이에 더욱 늙어보였다. 혹은 그는 죠지가 그렇게 생각하기를
원했다. 그는, 내 아들아, 아비를 이해해라. 네가 찢어버린 한 늙은이의 말년의
꿈들을 말이다.  라고 말을 하면서 손가락으로 적갈색 의자 위에 새겨진
무늬들을 신경질적으로 긁어댔다.
   아버지는 늙지 않으셨어요,  죠지는 굳은 입술로 말했다.
   그의 소원들과 가엾은 안전을 생각해라. 한 때 나는 네가 자랑스러워서
사람들이 볼 때마다,  자, 제가 바로 내 아들일세 라고 말하지 않을 수 없었다.
그러나 이제 나는 뭐라고 말해야만 하느냐? 내 아들은 선교사올시다. 그러나 그
놈은,  네 아비와 네 어미를 공경하라 는 성경 말씀도 모르고 있습니다. 라고 말
해야만 하겠느냐? 
  죠지가 말했다.  성경은 또한  모든 것을 버리고 나를  따르라 고 말하고
있어요.  그리고 나서 죠지는 진지하게 불가피한 질문을 하였다.  아버지,
아버지께선 제가 뭘 하기를 원하시죠? 
  답변은 즉각적으로 떨어졌다.  네가 대학을 졸업하고 나면 너는 좋은 교회를
찾아서 정주하여 결혼하는 것이다. 그리고 좋은 사택을 얻어 자식들을 갖는
것이다. 늙은 애비를 위해서는 방을, 넓은 창문들이 달린 훈훈하고 좋은 방을
말이다. 
   넓은 창문이 달린 훈훈하고 좋은 방을 위해서 아버지는 제가 하나님께 
싫습니다. 라고 말하게 하시겠어요? 
   나는 너를 이방인들을 개종시키고, 늙고 병든 네 부모에게는 한 푼도 주지
못하도록 이 지구상 끝으로 내어 쫓지는 않을 테다. 

  죠지는 입술을 깨물어 치밀어 오르는 울화를 억제했다. 그의 아버지는
병들지도 않았고 늙지도 않았다. 그는 은행에 돈도 있다. 그는 살아가기에
충분한 것이다.
  그의 아버지는 애매한 태도로 눈을 부볐다.  늙은이란 자신의 안전을 필요로
하는 거야. 
   아버지, 오늘 아버지께서 제게 행사신 것에 대하여 하나님께서 아버지를
용서해 주시길 빌겠어요. 아버지께서 제게 선택하게 하려는 것에 대하여
하나님께서 아버지를 용서해 주시기를 빌어요. 
   그렇다면 넌 뭘 선택하겠다는 거냐? 
   저는 하나님께 서약했어요. 그리고 저는 제 약속을 지키겠어요. 나를 필요로
하는 선교지가 어디가 되든 저는 그 곳에 가겠어요. 저는 루터교 목사는 되지
않겠어요. 
   그러나 네게 말해 두지만 난 지원서에 서명하지는 않을 테다. 
   그렇다면 하지 마세요. 제가 대학을 졸업하고 나서 그것을 위해서 최선을
다하겠어요. 지금 미리 말씀 드리지만, 아버지께선 결코, 제가 모든 것을 얻고도
아무 것도 도와주지 않는다고 말씀하실 수 없으실 거예요. 
  아버지는 말없이 뒤로 돌이켜 그를 주목했다.
   제가 만일 아버지께서 요구하시는 대로 후에 아버지께 갚을 수 없다면, 저는
더이상 아버지 돈으로 학교에 다니지 않겠어요. 
   네가 큰 소리를 쳐? 네가 어떻게 하겠다는 거냐? 
  적막한 방 안에서 죠지의 목소리는 너무나 과장되고 지나치게 연극적으로
들렸다. 그러나 그는 자기 아버지의 의도를 완전히 이해하고 있다는 것을 그에게
확인시켜야만 했다.  저는 다시는 아버지한테 돈을 타쓰지 않겠어요. 절대로
가져가지 않겠어요! 제가 살아있는 한 말예요! 

  죠지는 할레로 돌아오는 길에 자신이 한 일을 날카롭게 의식했다. 그는 드디어
자기 아버지로부터 독립해 있음을 깨달았다. 그는 이제 이 세상 그 누구에게도
의존해 있지 않다. 그는 바로 감방에서 풀려난 죄수처럼 자유스러움을 느꼈다.
  마차가 할레에 이르자, 그는 베타와 말하고 싶어 거의 참을 수가 없었다.
이처럼 왕성한 자립 정신은 놀라운 것이었다. 이제 그는 전우주 안에서 오직 한
인격에 의존해 있었다. 그 분은 바로 하나님이셨다. 그리고 하나님은 그(죠지)가
되기를 원했던 방법이 되어 주셨다. 그가 할레에 도착하여 마차에서 내렸을 때,
그는 어느 것이 가장 위대한가를, 즉 전능하신 하나님으로부터의 독립이 가장
위대한 것일까, 아니면 그에 대한 의존이 가장 위대한 것일까에 대하여 마음
속에 확신할 수가 없었다.
  그는 마차문을 쾅하고 닫아버린 후에야 자신이 거의 무일푼임을, 한 기간의
체류비도 거의 지불할 수 없음을 깨달았다.

    4장

  처음에는 젊은 죠지 뮬러에게는 그러한 생각을 한다는 것이 터무니 없는
것으로 보였다. 터무니 없고 대담하며 약간 정신나간 짓처럼 보였다. 음식과
학비를 하나님께 구한다? 아직 학교에 다니는 21세난 학생이 무슨 권리로, 그런
모든 것을 하나님께 구해야 한단 말인가? 가뜩이나 그처럼 처량한 요구를!

  그러나 그는 그러한 생각을 하게 되었을 뿐 아니라, 첫 주간 동안 학교에서
돌아올 때마다 얼마간의 돈을 벌 기회를 찾음으로써 그러한 생각은 지속되었다.
그가 봄에 에르머가르데를 단념해 버린 후, 하나님께서는 그가 무릎을 꿇고
기도할 때마다 다시금 매우 실제적이셨다. 실제적이시고 거의 모든 일에 대하여
말씀해 주시는 듯 친밀하셨다. 그와 같이 불합리한 생각이 그의 마음 속에
술렁거렸다.

  어느 날 아침, 그의 하숙방에서 아침 식사를 마치고 커피잔과 비스켓을 옆으로
치운 후, 무릎을 꿇고 그의 양쪽 소느로는 여윈 얼굴을 받치고 팔꿈치는 책상
의자 위에 치켜 받쳤다.
  그는 숨김없이 큰 소리로 말했다.  하나님, 하나님께서는 제가 무엇을 해
왔으며 그것이 무엇을 의미하는가를 정확히 아십니다. 저는 방세를 지불하고,
밥을 사 먹고, 책을 사고, 다음 학기에 지불할 등록금이 필요합니다. 하나님,
저는 그러한 돈을 얻기 위해 하나님을 신뢰하고 있습니다. 하나님께서 뜻하시는
시간에, 하나님께서 뜻하시는 방법으로 저의 소원을 이루어 주옵소서. 저는
기다리겠습니다.  그는 귀를 기울이며 잠시 망서렸다.  만일 이것이 하나님의
뜻이라면, 예수님의 이름으로 기도합니다. 아멘. 

  잠시 후 문에서 노크 소리가 들려왔다. 죠지가 문을 열자 거기에
쏠럭(Tholuck)박사가 낯선 사람과 함께 서 있었다. 쏠럭 박사는 인사하며
소개했다.  프린스톤 대학에서 오신 미국인 교수, 찰스 핫지(Charles Hodge)
박사야. 
   어서 들어오세요.  죠지는 단 하나 뿐인 안락 의자 위에 있는 책들과
문서들을 치웠다.
   자, 죠지, 우리 이제 일을 시작할까?  쏠럭 박사는 손을 내밀어 그 미국인을
의자쪽으로 안내하면서 말했다.  핫지 박사는 독일어를 배우셔야 하네. 내가 이
분께, 영어와 독어를 모두 잘하는 영리한 학생을 알고 있다고 말씀드렸지. 사실,
나는 이 교수님께 죠지군이 가정 교사가 될 수 있을 것이라고 말씀드렸네. 

  죠지는 손을 양 호주머니에 넣고 서서 친절하게 미소를 지으며 그 미국인을
유심히 바라보았다.  제 영어는 콜레릿지나 워즈워드의 그것처럼 탁월하지
못해요.  죠지는 유창하지 못한 영어로 다소 고심하며 말했다.
   제 영어 역시 그렇습니다.  핫지 박사는 큰 소리로 웃었다.   그러나 나는
시를 쓰기를 원하지 않아요. 우리는 그럭저럭 해 낼 것입니다. 
   쏠럭 박사님의 소원을 이루어 드리게 되어 기쁩니다. 그러나 시간이
문제군요. 
   시간은 군이 정하십시요. 내가 거기에 맞추겠습니다. 
   글쎄요, 제 수업 시간표가 너무 차 있어요. 게다가---.  죠지는 난처하게
여겼다. 그러나 그는 설명해야만 한다는 것을 알았다.  이번 학기에, 저는
과외로 일을 해야만 해요. 그것이 제가 시간을 보다 적게 갖는 이유지요. 
  그 미국인은 눈살을 찌푸리고는 쏠럭 박사에게로 얼굴을 돌렸다.  제 영어도
저렇게 형편 없습니까? 

  쏠럭 박사는 어깨를 으쓱했고 좀 가망없는 표정을 지었다.
   여보게, 죠지, 우리의 제의를 이해하지 못하고 있군. 가정교사 일은 일이
아닌가? 
   저도 알아요. 그러나 제가 의미하는 것은---. 
   일은 엄격하게.  핫지 박사는 활기를 띠었다.  가정 교사표 준비, 그것이
얼마가 되든, 두 배라도 줄 수 있소. 우리는 바쁘오. 일 주일에 여덟 시간이면
되오. 
   일 주일에 여덟 시간이요? 전기간 동안 말입니까? 박사님께서
지불하신다구요?  죠지는 무심결에 말했다.  아니, 그건 전기간 동안의 비용 중
약 4분의 1은 될 텐데요.! 
   염려 말게! 나머지는 다른 분들이 지불할 걸세. 
   다른 분들요? 

  핫지 박사는 어깨를 으쓱하고는 또 다시 크게 웃었다.  쏠럭, 오늘 내가 너무
엉뚱하게 말하고 있는 것 같습니다. 
   죠지, 핫지 박사께서 말씀하시는 의미는 이거야. 그의 미국 친구들 중 다른
세 분도 개인 교수를 받기 원하셔. 
   우리는 함께 배우려고 합니다. 지불은 각자가 하지요. 충분히 공정한 지불이
되겠습니까? 
   공정! 
  쏠럭 박사는 죠지의 어깨를 가볍게 두드렸다.  여보게. 군도 알다시피 우리가
듣고 있는 그대로 아닌가? 미국인들은 언제나 돈을 갖고 있어. 
  그러나 죠지는 머리를 저었다.  쏠럭 박사님, 이번 만은 박사님께서 말씀을
잘못하셨어요. 
   어째서 그런가? 
   그것은 하나님이셔요. 돈을 갖고 계신 분은 하나님이셔요. 
  쏠럭과 그 미국인 뒤에서 문이 닫히자, 죠지는 다시금 책상에 앉아서 방금
일어났던 충격적인 일을 회상했다. 믿을 수 없고 이해할 수는 없었지만
하나님께서는 돈에 대한 그의 기도에 응답해 주신 것이다! 

  지난 여름 스위스 초원에서, 베타가 특별히 죠지에 대해서 말했던 것이
무엇이었던가?  돈에 대한 재능이라면 죠지야!  카아드 놀이, 속임수, 거짓말과
훔치는 일! 죠지의 재능이란 얼마나 졸렬한 재능이었던가! 하나님께 기도하여
응답받는 것보다 얼마나 못난 재능이었던가. 그는 머리를 숙이고 경배하였다. 
하나님의 방법은 저의 방법보다 참으로 놀랍습니다! 하나님, 감사합니다. 
  그리하여 죠지는 한 학기를 끝내는 동안 그의 아버지로부터 일전도 받지
않았다. 그의 가정 교사비로 거의 모든 것을 충당했다.
  더우기 그는 그의 하숙방을 그 해 몇달간 지방 고아원에 있는 신학생들을 위해
무료로 제공했다. 일찌기 죠지는 여섯 가지 이야기가 전해져 내려오는, 비좁고
답답한 창문들이 달린 괴상한 고아원을 바라보고는 전률했었다. 한 때는 그
고아원 운동장을 대낮에 지나갔던 일이 죠지를 우울하게 하였다.

  그러나 그가 그 고아원에 세워졌던 내력에 대해서 알게 되자 그는 이상하게도
황홀감에 사로잡혔다. 백년전 신학 대학 교수인 프랑케(A.H.Franke)는 돈도,
유복한, 친족도, 아무 것도 없었고, 가진 것이라고는 하나님께서 실제적인
기도에 응답하신다는 믿음뿐이었다. 그래서 그가 기도하자 돈이 들어왔고
그리하여 그는 2,000명의 어린이들을 수용할 수 있는 거대한 고아원을 세운
것이었다. 이러한 이야기가 그 해 죠지의 감수성과 이상하게도 일치하였으므로
그는 자기 하숙방을 기꺼이 무료로 제공하였다.

  그 해 말에, 죠지는 하나님께 또 다시 중대한 무엇을, 빵과 버터사이 만큼이나
불가피한 무엇을 구했다.  하나님, 하나님께선 제가 어디서 하나님의 선교사가
되기를 원하십니까?  이것이 여름 내내, 그리고 가을이 되기까지 그의 문제였다.
  쌀쌀한 11월 저녁에는 무엇보다도 쏠럭 박사가 제공한 따끈한 비프 스튜우
요리가 제일이었다. 도서관에서의 일과 후, 죠지는 쏠럭 박사가 말하고 있는
동안 한 접시 가득 담긴 요리를 듬뿍 한 스푼 떳지만, 그러나 그의 스푼은
허공에 멎었다.
   여보게 죠지, 런던이 자네를 필요로 하네. 소금 좀 이리 주게. 
   저를 필요로 해요? 런던이 저를 어떻게 한단 말입니까? 쏠럭 박사님, 저는
독일인입니다. 철두철미한... 
  그러나 쏠럭 박사는 정면으로 반격을 가했다.  죠지, 자네가 런던에 대해서
무엇을 아는가? 
   누구라도 그 곳에 대해서 얼마만큼은 읽을 수 있지요. 보통, 디킨즈의 소설과
같은 대중소설, 공장에서 노예처럼 일하는 때묻고 어린 고아들, 지저분한 거리,
진흙 투성이와 가난, 그리고 안개가 자욱한 곳, 그것이 전부지요. 
   그러나 그것이 전부가 아닐세. 런던에는 그 이상의 것이 있어. 
  죠지는 싱긋 웃으며,  그렇다면 언젠가는 제가 그것을 보게 되겠지요.  라고
말하고는 그의 접시 위에 있는 스튜우 요리를 스푼으로 떴다.  쏠럭 박사님,
이제 저에게 농담은 그만 하십시요. 박사님도 아시다시피 저는 터키와 러시아의
전쟁으로 인하여 나에 대한 뷰커레스트 지구로의 임명장이 취소되었기 때문에
저는 아직도 실망해 있습니다. 물론 저는 하나님의 인도에 대한 어떤 증거를
기다리고 있지요. 그러나 저는 선교사들이 독일에서 런던으로는 가지 않는다는
것을 알고 있어요. 

  쏠럭 박사는 매우 진지했다.  여보게, 자네는 확신할 수 있겠나? 런던에는
여러 유형의 사람들이 있다는 것을 말일세. 자네도 런던 선교협회에 대해서 듣고
있잖은가? 런던 선교협회란 유태인들에게 기독교 신앙을 촉진시키기 위한 협회가
아닌가? 바로 폴랜드와 미국, 그리고 역시 독일에서처럼 런던에도 유태인들이
있네. 그리고 그들은 모두가 그리스도를 필요로 해. 
   유태인들에게 그리스도를 전하란 말씀인가요? 쏠럭 박사님은 헤르만 볼의
사상에 대해서 어떻게 그렇게 많은 것을 아시고 계셨지요?  이제 죠지는 열 두
가지 의문점을 갖고 있었다. 쏠럭 박사는 죠지가 최근에 헤르만 볼을 알아왔다는
것을 알고 있을까? 헤르만이 그의 건강의 악화로 폴랜드 유태인들을 위한 그의
선교를 중단할 수 밖에 없었다는 뉴스로 죠지가 얼마나 번민해 왔는가를 그는
알고 있을까? 쏠럭 박사는 고개를 끄덕였다. 그는 그 모든 것을 알고 있었을 뿐
아니라 죠지가 이미 자력으로 히브리어를 공부해 왔다는 것도 알고 있었다.
   그렇지만 쏠럭 박사님은 왜 그가 그러한 중대한 일에 대해서 아무 것도 하지
않았는지 이상하게 생각지 않으세요?  다시 쏠럭 박사는 고개를 끄덕였다.
왜냐하면 죠지는 뷰커레스트로 서명하여 지원했기 때문이었다. 또 한가지
의문점이 있었다. 런던 선교협회가 죠지를 고려할 지 어떨지를 쏠럭 박사가
어떻게 안단 말인가? 그러나 쏠럭 박사는 대답할 말을 이미 갖고 있었다.  나는
한 주선자를 알고 있기 때문일세. 그 주선자가 바로 나 자신이야! 말만 하게.
그러면 내가 당장 자네 이름을 제출하겠네. 
  죠지는 스푼으로 스튜우 요리를 덜컥거리며 떴다.  쏠럭 박사님이
추천자라구요? 박사님, 그렇게 하는 것이 주께서 말씀하시는 방법일까요? 
   죠지, 바로 그거야. 
   그렇지만 지금 당장 제출하신다는 것은 너무 당돌하지 않을까요? 
   하, 여보게, 당돌한게 아냐. 결코 그렇지 않네. 유태인들을 위한 선교사인
헤르만 볼이 자네에게 자네가 사랑하는 소녀를 단념하는 방법을 가르쳐 줄걸세.
자네가 바로 히브리어를 사랑하고 있기에 자네는 그것을 공부하기 위해서 일하러
다니네. 자네는 언제나 영어를 사랑하고 있을 뿐 아니라 그것을 가르칠 만큼 잘
알고 있잖은가. 
   그래요, 그렇지만---. 
   시간이 임박하면 전쟁 때문에 자네는 뷰커레스트에 가지도 못해. 아니, 이봐
죠지, 이건 전혀 당돌한게 아닐세. 
  쏠럭 박사가 1827년 12월 런던 선교협회로 편지를 띄운 후, 죠지는 자기
안에서 인내력이 격동하고 있음을 깨달았다. 그는 다음 주에 답장이 오기를
바랐다. 그러나 한 달이 일 년처럼 지나갔다. 신년이 왔다. 1828년 첫 달이
지나갔다. 그러나 그는 여전히 아무 소식도 듣지 못했다. 2월이 되어도 여전히
아무 소식이 없었다.

  드디어 3월 어느 날, 죠지가 대학 캠퍼스를 가로질러 가고 있을 때 쏠럭
박사가 그를 뒤쫓아 왔다.  런던에서 소식이 왔네. 
   뭐라고 왔지요? 
  쏠럭 박사는 희미하게 말했다.  극히 짤막하게. 
  죠지는 폭발적으로 말했다.  극히 짤막하게요? 저는 3개월이나 기다려
왔는데요. 
   그들은 자네 이름을 고려하고 있네. 그들은 내게 서류 한 묶음을 보내왔어.
자네가 자네 자신에 대해서 답변해야만 하는 문제들이네.  그는 죠지의 항의를
가로막았다.  그래, 난 그들에게 자네에 대해서 편지를 했지. 그러나 그들은
상세하게 설명해 주기를 바라고 있어. 
  격한 좌절감이 죠지를 뒤흔들었다. 그들 영국 행정요원들이 사람을 기다리게
한다는 것은 공정하지 못했다. 그것은 죠지가 겨우 20대일 뿐 아니라 그 외에도
그는 독일인이라는 이유만으로도 그러했다. 그는 외쳐 말했다.  도대체 그들은
어떤 종류의 인간들이죠? 그들은 자신을 하나님께서 부르셨다고 말하는 사람의
말은 받아들이지 않는 자들인가요? 그것으로 충분하단 말인가요?  그는 쏠럭
박사가 내민 서류들을 난폭하게 받아가지고는 돌격하듯이 읽어내려 갔다.

  그 날 저녁 그는 그 서류에 펜으로 거침없이 적어내려가 세부 사항에 모두
기재해 가지고 그 회답을 런던으로 부쳐 버렸다. 다시금 그는 기다렸다. 또 다시
세 달 동안 전혀 무소식이었다. 그러나 6월 중순께야 편지가 도착하자, 그는
베타의 하숙집으로 가로질러 가면서 노발 대발하였다.
  그는 협회에 의해 런던의 유태인들을 위한 선교사로 받아들여졌지만 그러나
하나의 조건하에서 그러했다. 그는 먼저 6개월간의 시험을 치뤄야만 했다.
   6개월간을 더 공부해야 한다구? 어째서 내가 공부할 필요가 있단 말인가?
나는 종합 대학 졸업자가 아닌가? 게다가 나는 2년 동안이나 히브리어를
부지런히 공부해 왔지 않은가? 
  베타는 죠지를 진정시키려고 애썼다.  특수 교육을 받아야만 하잖니? 
  죠지가 가로채 말했다.  그게 뭔지 내가 말해 줄까? 그 협회 이사들이란
모두가 독재자들이야! 비 인간적인 수법으로 규칙을 세우는 자들! 자신들의 권위
의식에 따라 들볶는 자들! 우리 아버지 같은 자들이야! 
  그가 이 말을 할 때, 그는 옛날의 반항심으로 가득했다. 그를 투옥시켰던
올펀뷰텔 여인숙 주인, 그를 유치장 독방에 가두었던 경찰관, 언제나 그처럼
많은 것을 요구했던 그의 아버지, 이제 와서는 런던 선교협회까지 무슨 권리로
6개월간의 시험을 요구한단 말인가? 그는 유일한 구원의 길을 선포하기 위해
피커딜리(piccadilly) 광장으로 걸어나갈 준비가 되어 있었다.

  그는 독립적인 자가 되었는가? 만일 그가 런던 선교 협회의 말을 그대로
따른다면 완전히 독립적인 것이 아닐 것이다.  나는 다른 명령자가 시키는 대로
하겠다. 
  베타는 기분이 상해 있는 죠지를 화나게 했다.  그렇지만 네가 뭘 할 수 있니?

   나는 그렇지 않다고 말할 수 있어. 하나님께선 내가 하나님의 귀한 시간을
6개월간이나 소모해 버리기를 원하신단 말인가? 아냐, 베타! 아냐, 아냐, 아냐! 
  그는 급히 그의 하숙집으로 돌아왔다. 책상에 앉아 잠시 투덜거리다가 런던
선교협회로 편지를 쓰기 위해 손을 뻗쳐 펜을 잡았다.
  그리고 결국 그는 쾌속도로 써 갈겨댔다.  여러분의 편지에 대해 여러분께
감사를 드립니다. 나는 여권을 받는 즉시 런던에 가 있을 것입니다. 예, 나는
여러분의 조건, 6개월간의 시험 기간을 받아들입니다. 

    5장

   나는 영국 해협을 건너오는 동안 내내, 협회장이 내가 영구에 오는 동안
하나님의 손이 어떻게 나를 인도했는가를 듣게 된다면 그는 규칙에 대한
어리석음을 잊어버리고 나로 하여금 즉시 일을 시작하게 하리라고 나 자신에게
말해 왔다! 
  런던 선교 협회 사무실에서, 죠지는 주의를 끌려고 다리를 꼬고 앉아 있었다. 
예, 예,  런던 선교 협회장은 막연하게 말을 하고는 죠지의 어깨 너머로 시선을
보내며 미소를 지었다.

  사무실에는 런던 거리의 먼지 하나 스며들어 오지 않았다. 사무실은 책상 너머
앉아 있는, 여윈 영국인의 머리칼처럼 회색이었고 청결했다. 한 사무원이
사무실로 들어와 높은 의자 위에 웅크리고 앉아 그의 노트에 기록했다.
   협회장이 나를 이 곳으로 보낸 이적에 대해서 듣는다면 그는,  죠지 뮬러,
자넨 유태인들에게 설교하기 위해서 6개월을 기다릴 필요가 없네. 하나님께선
자네가 당장 일을 시작하기를 원하시네 라고 말할 것이다. 
  죠지는 긴장하여 자신의 내력을 말했다. 6개월 전, 그는 자신의 승인서를
우송한 후 곧 여권을 신청했지만 거절당했다. 독일군대에서는 그가 복무기간을
마칠 때까지는 독일을 떠날 수 없다고 한 마디로 말했다. 그는 선교사로서
군복무를 면제받기가 간단하지 않으리라는 것을 알면서도 지방 장관에게 면제해
줄 것을 편지했었지만 역시 거절당했다.
  그는 당황하여 독일 왕에게 직접 호소했다. 그러나 그는 왕으로부터 아무런
회답도 받지 못했다. 베를린 법정에 있는 친구들이 계속 항소를 추진했으나
그들도 아무런 도움도 되지 못했다.

  그 때 이적이 일어났다. 그는 기침이 나는 열병에 걸렸다. 그 병에 걸려 있는
동안 위장내의 작은 혈관이 터졌다. 한 겨울에 그는 군의관에게 자신의 신체
검사표를 제시했다. 그러나 군의관은 죠지에게 군인이 되지 못할 정도로는
심하지 않다는 것, 그리고 자신은 그가 항상 그렇게 아프리라고는 생각지
않는다고 말했다, 그러면서도 그 군의관은 즉시 죠지에게 병역으로부터의 종신
면제증을 지급했다!
   이적이 저를 독일로부터 나오게 했습니다.  그는 말을 마쳤다.  그것이 제가,
하나님께서는 저로 하여금 당장 일을 시작하기를 원하신다고 말할 수 있는
이유입니다! 

  협회장은 다시 죠지의 얼굴을 물끄러미 바라보았다.  형제, 형제는 대학을
졸업하셨나요? 우리 요원들 중 너무나 많은 사람들이 그렇지 않기 때문에 묻는
것입니다. 형제께선 헬라어를 공부하셨을 테고 프랑스어도 이해하리라고
생각해도 되겠습니까? 
  죠지는 고개를 끄덕였다.  고전어는 모두... 20세가 되기 전에는 취미로
시세로를 원문으로 읽었습니다. 
  협회장의 시선은 다시금 죠지의 어깨 너머로 미끄러지듯 향했다.  예, 예.
뮬러씨. 당신은 젊은이들을 위한 특별한 경험을 쌓은 것 같습니다. 
  죠지의 가슴은 두근거렸다. 그 냉담한 영국인은 결국 죠지를 이해하였다.
그렇게 무관심한 접근이 바로 그의 방법이었다.
   히브리어는 아십니까? 
  죠지는 밝게 미소를 지었다.  히브리어를 사랑하죠. 
   대학에서 히브리어를 몇 시간이나 배웠나요? 
   실제로는 몇 시간 되지 않습니다. 제가 그것을 좋아했기 때문에 자력으로
공부했죠.  죠지는 급히 덧붙혀 말했다.  몇 권의 책을 사서는---. 
   예, 예,  협회장은 냉정하게 앞질러 말했다.  그러면 죠지, 당신은 아람어는
알고 있습니까? 
  죠지가 물었다.  뭐요? 
   아람어는?  사무실 저편에서 글씨를 쓰고 있던 사무원의 펜 소리가 멎었다. 
히브리어 문자를 쓰는데 어려움은 없으십니까? 말해 보십시오. 
   없습니다.-- 다시 말해서---.  죠지는 갑자기 화를 냈다.  피커딜리 광장에
있는 유태인들에게 그리스도께서 그들을 사랑한다는 것을 말하기 위해서 저는
히브리어 알파벳을 필요로 하지 않습니다. 저는 그들에게 소책자를 나눠주고
내게 일어났던 것을 말할 수 있어요. 

  그러나 그 협회장은 말을 가로챘다.  자, 그렇다면 저를 주목하세요. 여기
우리의 프로그램이 있습니다. 첫 6개월 동안 우리는 히브리어에 집중할
것입니다. 그리고 만일 당신이 하루에 열 두 시간 정도씩 신실하게 열심히
공부한다면, 6개월이면 당신은 일할 준비를 갖추게 될 것입니다. 우리들
대부분이 그렇게 합니다. 
  죠지는 앞쪽으로 몸을 구부렸다. 그의 목은 긴장감을 느꼈다.  지금이 제가
일해야 할 시간입니다. 지금 말입니다. 
  협회장은 억양을 높여 말했다.  당신은 독일계 유태인의 구약을 히브리
알파벳부터 숙달해야 되겠습니다. 당신은 히브리어 구약의 상당량을 암기해 둘
필요가 있습니다. 당신은 당장 시작해야 합니다. 내일부터. 

  사무원의 펜이 귀에 거슬리는 소리를 냈고 사무실의 벽들이 죠지를 조이는 듯
했다. 그 사무실에 비하면 올펀뷰텔 유치장의 독방이 유일하게 좁았던 것은
아니었다. 다시 한 번 그는 자신의 독립심을 잃었다. 그는 올가미로 얽매이고,
사무적인 엄격한 사람에게 잡혀지고 에워싸임을 받기 위해 영국에 온 것이었다.
  저쪽에서 협회장의 목소리가 들려왔다.  아니, 죠지, 왜 나를 노려보고 있나? 
   바로 지금, 당신이 정확하게 우리 아버지처럼 보이기 때문이오. 

   *   *   *

  그러나 죠지는 그의 시험과 하루에 열 두 시간인 공부 시간표에 따랐다. 그는
그러한 거의 모든 순간을 혐오했다. 그는 자기 숙소에서 책들로 자신을 밀폐시켜
버린 채 하나님께 죄를 지었다고 느꼈다. 그는 창문으로 박공 지붕과 시장에
있는 남녀 노동자들을 볼 수 있었다.  하나님, 저를 용서하소서.  그는
기도했다.  저들은 하운즈디츠(Houndsditch)와 하이드 파크(Hyde Park)에서
지옥으로 가고 있는데도 알파벳이나 중얼거리고 있습니다. 하나님, 제 마음을
밝히소서! 하루에 열 두 시간은 너무 깁니다. 그리고 하나님, 제 영혼을
밝히소서! 제 공부 시간이 당신을 밀쳐낼 수는 없습니다. 

  죠지에게 히브리어 문자들은 잉크에 흠뻑 젖은 거미 발자국처럼 보였다. 그는
아람어 문법을 공부하며 큰 혼란을 겪었다. 그는 밤에 이사야서의 히브리어
문자들이 그의 뇌에 새겨질 때까지 노래하듯 읽어갔다. 그러나 아침이 되면 그는
다 잊어버렸다. 피로할 때에는 히브리어 문법이 동요보다도 더욱 이치에 맞지
않아 보였다.
 문법과 알파벳, 아람어와 히브리어 이사야 53장과 요한복음 3장을 원문으로
배우라! 여덟 시간, 열 시간, 죠지, 포기하지 말라!
 그러나 그의 마음 속에서의 혼란은 더욱더 어지럽게 되었다. 머리가 아프고,
등도 아프고, 목도 아프고, 죠지는 정말 병이 나버렸다.

  죠지는 의사로 하여금 피를 뽑게 하였다. 피를 뽑고 나니 죠지는 더욱
몽롱하고 힘이 없음을 느꼈고 전혀 나아진 것이 없었다. 그는 1쿼어트 들이의
루바브(하제용 약제) 를 가까스로 삼켰다. 왜냐하면 런던의 한 의사가 그 쓰디쓴
식물이 치료제라고 진술했기 때문이었다. 그러나 죠지가 좀 나아지자 의사는
죠지에게 루바브가 좀 더 필요하다고 진지하게 권했  다. 피를 더 뽑은 들 아무
소용이 없을 뻔 했다.
   매연을 멀리해요. 폐를 위해, 몸을 위해서---. 
  의사는 극적이고도 빈틈없는 제스쳐를 취했다.  오늘날 어떤 의사나 알고 있는
최선의 약을 써봐요.---바다 공기를! 
   그러나 저는 런던을 떠날 수가 없어요.  죠지는 항의했다.  저는 지금 학과가
뒤떨어져 있어요. 늦어지고 있는 데다가---. 
   만일 자네가 그러지 못한다면 자네는 더욱 뒤떨어질 걸세.  의사는 간결하게
말했다.  여보게 해안에 가서 바닷 공기를 좀 들여마셔보게나. 

  그리하여 죠지는 9월에 병원에서 퇴원하여 영국 서해안으로 짐을 챙겨가지고
떠났다. 그는 데븐셔 주 테인 마우스의 조그마한 해안 마을에 가서 바다 공기를
심호흡하면서도 그의 중대한 선교 출발의 지연에 대해 불평하면서 체재했다.
그는 어부 마을의 에번네저(Ebenezer) 예배당의 그리스도인들인 새 친구들에게
자신의 불만을 털어 놓았다. 그 친구들 주의 한 사람은 그 곳에서 가까운
쉘든(Shaldon)에 사는 목사인 헨리 크레익(Henry Craik)이었다. 교우 관계는
처음부터 친숙했다. 그들은 25세 가량의 같은 연령이었고 모두가 대학
졸업자들이자 세계복음화를 위해 헌신한 사람들이었다. 그러나 죠지는
헨리에게서, 그의 헝클어지고 뻣뻣한 머리칼과 주름이 잡히고 오그라든 옷 등을
혐오스럽게 바라보았다. 헨리는 그의 옷차림이 단정치 못한 만큼이나 그의
생활도 신중하지 못하고 정상적이 못 되었다. 죠지는 그의 되는 대로의 태도를
단순한 확신의 결핍으로 생각했다.

  그러나 죠지는 헨리가 자기(죠지)에 대해 생각하고 있음을 곧 알게 되었다. 
이것 봐, 이 사람아, 신경을 그렇게 날카롭게 다루지 말게. 런던으로 돌아가서
마음을 안정시키고 그 협회에 협력하게. 그들은 다년간 종사해 왔을 뿐 아니라
자신들이 무엇에 종사하고 있는가도 매우 잘 알고 있네. 자네는 그들이 자네에
대해서 정하는 규칙을 따르고 자네 기분에 따라 급전환하지 말게. 
  그리하여 죠지는 다시 해안에서 먼 런던으로 떠났다. 그러나 안개와 매연이
그를 숨막히게 하였고 그 협회의 규칙들이 그의 영혼을 질식시키고 있었다.
불안하고 신경이 과민해지자, 그는 그 이상의 학과를 취소해 줄 것을 요구하는
괴로운 편지를 썼다. 당장 일을 착수할 수는 없을까?

  그는 5주 동안 답장을 기다렸다. 그러나 협회로부터는 아무 소식이 없었다.
누구도 그리스도인의 열정의 불꽃을 소멸시켜 버릴 권리는 없다.  그는 거리에서
밀려나듯 지나가는 군중을 바라보며 자기 방에서 노발 대발하였다. 그는 소책자
한 묶음과 히브리어 성경을 호주머니에 넣고 숙소에서 거리로 뛰어 나갔다.

  다음 몇 주 동안, 그는 일종의 무모한 격정에서 광장과 시장에 있는
유태인들을 모아 놓고 하나님에 대한 말씀을 전했다. 그는 그들을
떠밀다시피하여 자기 숙소로 초대하였다. 그는 유태인 사회의 주변 거리에서
그리스도를 전했다, 그는 그가 성경읽는 것을 듣기 좋아하는 유태인 청소년
오십명을 접하게 되어 일요 학교반을 조직하였다.

  크리스마스가 되자 그는 피로감을 느꼈다. 그는 그 도시의 지저분함에 염증이
났고, 그리하여 디본 해안을 따라 거닐면서 물결을 해변으로 몰아부치는
하나님의 능력을 실감하기를 원했다.
  그러나 디본에서도 그는 자기가 바라던 평화로움을 발견하지 못했다. 그는
모래 위를 거닐면서 물결이 같은 암석과 모래 위로 거듭 거듭 부수어지는 것을
바라보고 있는 동안에, 그 물결은 마치 자체의 에너지를 소모시키고 있는 것처럼
보였다. 흰 물보라가 암석을 향해 세차게 몰아쳤다가 떨어져서 흩어져 버릴 때
그는 그 소모적이며 격동하는 겨울 바다가 얼마나 좋은지 경탄할 뿐이었다.
은밀하게 일요 학교 지도와 소책자 배포로 동분서주하던 일과 결코 한 치도
물러날 것 같지 않았던 학과의 단조로운 반복과는 얼마나 대조적인가.

  그러나 바다는 그에게 그 외에도 무엇인가를 말해주었다. 바다는 디본
해안으로부터 하늘 저 멀리 무한한 듯이 보이는, 어딘가에서 맞닿을 때까지 죠지
앞에 드넓고, 푸르고, 자유롭게 펼쳐져 있었다. 갑자기 거센 바람이 불어
닥쳤다. 갈매기 한 마리가 구름 밑에서 원을 그리며 날아갔다. 바다처럼
자유롭게 되는 것은 전혀 누구 밑에서도 아닌 홀로 하나님 밑에 있을 때이다!
  디본 바다를  보며 죠지 뮬러는 그와 같이 판단했다.

  그 후 죠지는 헨리 크레익과 해안 도로를 따라 걸어가면서 애써 설명했다. 
헨리, 나는 내 마음을 결정했네. 내가 이미 하나님을 믿고 있는 자들에게 내
모든 정력을 쏟는 것은 하나님의 뜻이 아니라는 것을 말일세. 
  헨리는 솜털같은 양쪽 눈썹을 찌푸렸다.  뭐라구. 
   첫째로 유태인에게, 그러나 또한 다른 사람에게도! 하나님께서는 내가 그렇게
하기를 원하시네. 헨리, 영국에는 수천의 불신자들과 교인들이 있지만 그들은
우리의 놀라운 구속자를 모르고 있네. 나는 그들에게도 설교하려고 하네. 

  헨리는 불어 닥치는 바람에 자신을 버티고 잠시 서 있었다. 죠지가 말했다. 
뭐가 잘못되었나? 자네는 내가 마치 무책임한 천치인 양 나를 노려보고 있군. 
이 때 헨리는 계속 죠지의 얼굴을 샅샅이 훑어 보았다.  자네 또 한 가지를 잊고
있어. 자넨 영국 선교 협회-- 유태인들에게 기독교 신앙을 전파하기 위한 영국
선교협회-- 에 대한 책임이 있어. 
   내가 그걸 잊고 있었군. 나는 오늘 협회에, 하나님께서는 어디에서나 모든
사람들에게 복음을 전하도록 나를 부르고 계신다고 말하기 위해 그 곳에 편지를
쓰려네. 
   자네, 정말 그렇게 말하겠나? 
   그 외에도 나는 그 협회의 선교사로 기꺼이 계속 종사하겠다는 것과, 그러나
이제부터는 어떠한 사람으로부터도 지도는 받지 않겠다고 말하겠네. 
   죠지, 그 말만은 하지 말게. 
   오직, 홀로 전능하신 하나님으로부터만,  죠지는 말을 마쳤다.
   그들은 이해하지 못할 걸세. 자네는 그들과 협력하지 않겠다고 말할 건가? 
   바로 그걸세. 그리스도의 종은 오직 한 주인만을 모시네. 헨리, 나를
설득시킬 생각은 말게. 난 이미 내 마음을 결정했어.  죠지는 멀리 하늘과
바다가 맞닿은 수평선을 바라보며 다시 도로를 따라 걸었다.

  이 때 헨리가 빠른 속도로 말했다.  이 사람아, 그렇게는 하지 말게. 그렇게
하면 그 협회는 자네를 더 이상 지원하지 않을 걸세. 그렇게 하면 자넨 런던에서
객이 되고 마는 거야. 자금 없는 객 말일세. 
  죠지는 여전히 수평선을 바라보며 대답했다.  나는 그들이 그러리라고는
생각지 않네. 그들은 경건한 사람들이야. 그들은 내가 하나님으로 하여금 나를
인도하시게 하는 것에 대해서 내가 어떻게 생가하고 있는 가를 알게 될 걸세. 
그는 덧붙여 말했다.  그 뿐 아니라 내가 먼저 하나님의 나라와 그 의를 구하는
한 나는 자금도 얻게 될 걸세. 그렇게 하기만 하면 나에게 그러한 자금은 주어질
걸세. 나는 그러한 일을 한 번 시험해 보았네. 내가 만일 그래야만 한다면 나는
그러한 일을 감히 또 입증하려네. 

  독일과 그의 아버지는 수평선 너머에 있었다. 죠지가 1월의 찬 바람에 조금
떨자 그의 호주머니에서 동전들이 짤랑거렸다.
  호주머니에는 오직 5실링만이 남아 있었다. 런던 선교 협회로 편지를
띄우기에는 충분한 것이었지만 그러나 그 이상은 아무 것도 하지 못할 액수였다.
그는 방향을 바꾸어 헨리와 함께 어부 마을로 돌아왔다. 죠지는 편지를 띄웠다.
그는 런던 선교 협회가 그의 편지를 받아본 것과 거의 동시에 특별 모임을
소집했었다는 것을 후에 알았다. 1830년 1월 마지막 주에는 그들의 단호한
행동을 알릴 편지를 받았다. 그것은 다음과 같이 쓰여 있었다.

  위원회는 뮬러씨에게 귀하가 성령의 가르침에 따라 초래하였을지도 모를
지식과 은혜에 있어 어떤 진정한 진전을 진심으로 기뻐한다는 것을 알리기로
결의하였습니다.
  그러나 본 위원회는 어떠한 선교 협회라도 선교 활동에 있어 협회의 지도에
마지못해서 따르는 사람들을 지원한다는 것은 불필요한 일이라고 생각합니다.
  그러므로 본 위원회는 죠지 뮬러씨를 더 이상 본 협회를 위한 선교 지원생으로
생각할 수 없습니다. 그러나 만일 좀더 진지한 반성에 따라 귀하가 자신의
의견을 바꾸기로 한다면 본 위원회는 이 문제를 기꺼이 재고할 것입니다.

    6장

   ...그러므로, 본인은 협회의 요구를 받아들입니다. 본인은
테인마우스(Teignmouth)에 체류하여 협회의 교회에서 목회를 하겠으며 제가
이해하는 한 그 곳에서 말씀을 전하겠습니다. 그러나 단 한 가지 조건하에서! 
  테인마우스 교회의 설교단 뒤에서 죠지 뮬러는 보닛 모자를 쓰고 있는 주도
면밀한 부인들의 얼굴을 주시했다. 죠지의 요구 조건은 거의 만장 일치화된
것이다. 그러나 젊은 외국인이 새로 믿는 자들에 대한 세례의식과 같은 불유쾌한
것에 대해 솔직하게 말함으로써 교회를 망치리라는 불평들이 있기도 했다.
실제로, 이미 어떤 가족들은 그 교회를 떠났던 것이다.

  그러나 집사들이 죠지에게 그들의 목사로 계속 체제해 줄 것을 요구했을 때
그는 하나님의 음성을 들었다. 어느 날 타국에서 한 외국인이 그의 협회에 의해
거부당했다. 그러나 다음날에, 그는 연어 어장과 잘 번영하는 작은 디본 항구의
교회 목사가 되었다.
  그러나 그는 설교단을 꽉 잡고는 그의 마음으로부터 정확한 영어를 이끌어
내면서도 그것이 과연 하나님의 음성일까 하고 의아하게 여겼다. 그는 교인이 열
여덟인 교회에 자신의 생애를 바쳐야만 할까? 그들 열 여덟 명의 교인들로
하여금 그의 모든 정력과 사상을 묶어두게 해야만 할까?
   단 하나의 조건,  그는 반복해 말했다. 어부들과 부인들, 여인숙 주인들과
선원들은 그가 무슨 말을 할까 하고 기다렸다.  저는 제가 얼마나 오래 체재해
있을지에 대해서는 단언하지 않겠습니다. 저에겐 제가 원하는 때에 떠날 권리가
있습니다. 

  어부의 부녀들이 그들의 남편 곁에서 흑흑 울고 있는 동안, 보닛 모자들이
앞으로 숙여져 모자만 보였다.
  그러자 노한 바다의 수많은 파도처럼 그는 다시 한 번 외쳤다.  저는
하나님께서 제가 이 곳에 있기를 원하시는 한 이 곳에서 설교할 것입니다.
그러나 하나님께서 떠나라고 말씀하실 때 저는 떠날 것입니다. 만일 하나님께서
바로 다음주에 떠나라고 하신다면 저는 바로 그 명령에 즉각 따를 것입니다.
그것이 조건입니다. 

  그는 축복 기도를 마친 후 문에서 차례로 악수하기 위해 통로로 내려왔다.
사람들이 줄지어 나갈 때, 그는 병에 걸린 폭풍우 직전의 갈매기처럼 우울하고
민감하게 속삭이는 그들의 말을 들었다.
   그렇게 적은 수의 교인들에게 뭘하죠? 
   저 건방진 외국인의 말에 응수하기엔 충분해요! 
   오늘은 이 곳, 내일은 저 곳, 우리 남편도 고기를 잡으로 그렇게 가버리면
어떻게 하죠? 
   안 됐어요. 결혼도 안한 분이, 어떤 아내고 안정된 삶을 살아가는 것에
대해서 한 마디 정도는 할거예요. 
  그 어부의 부녀들로 하여금 그에 대해 수군거리고 시시덕거리게 하라. 그들은
그가 그의 독립을 위해 지불한 값비싼 대가를 모르고 있다. 어떠한 부녀도 그가
하나님의 뜻을 실행하고 있는 것에 반대해서 자신의 의견을 피력하지는
못하리라!

  갈겨 쓴 이름이 흐려져 있는 종이 조각이 오랫동안 그의 주머니에 들어
있었다. 마차가 엑시터(Exeter)를 향해 내륙의 도로를 따라 삐걱거리며 가는
동안, 그는 그것을 꺼내어 반듯하게 펴들고는 여러 면으로 생각했다. 해리스?
세익스? 레이허? 그는 이제 파  양의 친구를 잊어버리고 그가 설교하기 전에
조용히 생각할 장소로 확신할 수 있는 여관 방에 세드는 것이 더 좋을 것이다.
이 곳, 엑시터에는 헤익스(Hakes)라는 사람이 있는데, 설교하는 것은 그녀에게
충분한 은혜가 되었다. 죠지는 갑작기 앞으로 몸을 굽혀 마부를 향해 외쳤다.
   헤익스 가족에 대해서 들어본 일이 있오? 

  마부는 고개를 끄덕였다.  나리, 우리는 바로 그들이 사는 곳을 지나게
됩니다. 그집 앞에 마차를 세울까요? 
  헤익스의 집은 허세부리듯 멋없이 크고 통풍이 잘 되는 집이었다. 죠지는 가죽
가방을 들고 초조하게 서 있는 동안, 차라리 오지 않는 것이 좋을 뻔 했다고
여겼다. 하녀가 나왔다가 들어가 헤익스 부인에게 무어라고 속삭이자 그녀는
마치 침상에 누워 있는 환자같은 소리를 하였다. 조지는 계단에서 누가 내려오는
소리를 듣자 올려다 보았다. 그는 마치 자신이 오랫동안 죠지를 알아왔던 것처럼
그를 내려다 보고 미소 짓고 있는 부인을 보았다. 그러나 그 미소 이면에서
그녀는 계단을 활발하게 내려오면서 죠지를 평가하고 있었다.

  죠지는 그녀가 32,3세 가량 되었으리라 생각했다. 그녀는 죠지보다 적어도
7,8세는 더 나이가 들어보였지만, 그럼에도 불구하고 죠지는 자신이 마치 그
부인과 매우 많은 것들에 대해서 함께 대화할 수 있을 것처럼 느꼈다.
   뮬러씨죠?  그 부인은 마치 짧은 시간내에 끝내고 해야 할 이들이 많이
밀려있는 듯이 말했다.  외투를 이리 주세요.우리는 뮬러씨를 기다려 왔어요.
파겐 양이 편지했었죠? 
   헤익스 부인이세요?  그는 주저하면서 물었다.
  그녀는 소리내어 웃었다.  맙소사, 아니예요! 저는 그런 귀부인이 아니예요.
저는 메리 그롭스(Mary Groves)예요, 동료며, 간호원이기도 한 평범한 여자예요.
자, 그 가방도 이리 주세요. 차를 드셔야겠죠. 그리고 좀 쉬세요. 응접실로
오세요. 우리는 뮬러씨의 설교에서 매우 많은 것을 기대하고 있어요. 

  죠지는 응접실로 그녀를 따라가면서 참으로 시원 시원한 여성이라고 생각했다.
그녀가 그의 설교를 듣기 원한다고 말할 때 죠지는 전혀 얼굴을 붉히지 안았다.
그녀는 차를 들면서 인간의 논리로 새 교회를 시작하는 문제에 대해서 말했다.
그녀는 헤익스 부인의 병에 대해서 간단히 말하고, 그녀의 가족에 대해서도
말했지만 그녀는 세부면에 이르기까지 전혀 말을 꾸미지 않았다.

  그러나 죠지는 오직 절반만 들어 두었다. 그는 자신이 왜 그처럼 매혹적인
여성을 찾는가에 대해서 의아하게 여기고 있었다.  제 동생도 선교사예요. 
그녀는 말을 마쳤다.
   동생도요? 그럼 앤쏘니 그롭스(Anthony Groves)가 아닙니까?  그녀는 고개를
끄덕였다.  한 푼의 약속된 지원금도 없이 페르시아로 떠났던 사람말이죠? 한
푼도 없이 떠났었지요---? 

  그녀는 사무적으로 말했다.  하나님께선 그가 페르시아에 가 있기를
원하셨어요. 그도 그렇게 믿었죠. 
  바로 이 사람이 그롭스의 언니였다. 그녀가 그렇게 솔직하고, 겁없는 태도를
취했다는 것은 전혀 놀랄 것이 없다. 죠지가 말했다.  저도 당신의 동생에
대해서 매우 경탄해 마지 않습니다.  갑자기 그는 그녀에게 말하는 것이 왜
그처럼 어설프고 서투른가 하고 의아하게 생각했다. 분위기가 난처해지자 그는
어색하게 반복해서  그롭스 양, 당신의 동생에 대해서 매우 감복했습니다. 라고
말했다.

  그 날 밤의 설교는 그가 한 것 중에서 가장 잘 한것은 못 되었다. 그는 혼자
교회로 걸어가면서, 그토록 오랫동안 마음 속 한 구석으로 밀쳐버려 두었던
에르머가르데에 대해서 생각했다. 그의 마음은 어느새 독일로 돌아가 그 대학과
와그너 서재에서의 쏠럭 기도회에서 소파 위에 앉아 킥킥거리던 에르머가르데의
웃음 소리를 듣고 있었다. 그가 설교하기 위해서 일어섰지만, 그의 마음 속에는
여전히 그러한 것들이 연상되었다. 갑자기 그는 다시 영국의 현실로 돌아왔다.

  예배 후에 헤익스씨와 그 곳에 와 있던 메리 그롭스는 죠지 앞으로 다가왔다. 
죠지 뮬러, 당신이 오늘 밤에 그랬던 것처럼 당신은 성경이 말하는 것을
설교하셨죠. 이 분은 언제나 성경에 의거해서 말할 거예요. 

  그는 테인마우스로 돌아오자 헨리 크레익에게 엑시터로 유람 여행할 것을
제의했다. 그가 말했다.  그녀의 정신은 햇볕에 반사하는 모래처럼 명쾌하고도
밝아.  헨리 크레익의 짙은 양 눈썹이 위로 번쩍 치겨올라 갔다가는 우울하게
다시 내려왔다. 죠지는 전혀 아무 말도 하지 않았더면 좋았으리라고 생각했다.
  헨리가 물었다.  아니, 이 사람아, 자네 엑시터로 돌아가려는가? 
   글쎄, 그래 볼까 하고 말했을 뿐이야. 그들은 누구에게도 수요 모임은 갖지
못하게 하거든. 
  헨리가 미소를 지었다.
  죠지가 항의했다.  헨리, 그녀는 30세가 넘었어. 
  그리고는 다시 덧붙여 말했다.  내가 지금까지 알아온 중에 가장 정직한
여성이야. 그리고 30세가 넘었지만 그렇게 나이들어 보이지도 않아. 

  그 해 봄, 그는 자신이 명랑한 킬킬 웃음(에르머가르데)을 건전하게 사랑할 수
있었던 것처럼, 정직한 표정과 솔직한 마음(메리 그롭스)을 사랑할 수 있다는
것을 발견했다. 그는 에르머가르데와 자신간의 8년을 망각했다. 그녀는 더 이상
과거로부터 성가시게 회상되지 않았다. 그러나 봄 내내 그는 메리 그롭스에 대한
자신의 사랑과 싸웠다.

  결혼이 남성을 죄수로 만들까? 그것이 그를 일정한 지점에 고정시키며,
아이들과 부엌에서 나오는 냄새, 난로 땔감과 잡초가 우거진 뒷뜰의 채소밭 등이
그를 질식시킬까? 결혼은 하나님께서 언제 어디서 그를 부르시든간에 거기에
빨리 순응하기가 결코 자유롭지 못할 만큼 그를 속박할까?
   물론 그렇지 않아요,  메리 그롭스는 확신있게 선언했다.  그리스도인의
결혼은 누구도 함정에 빠뜨리지 않아요. 그것은 당신에게 날개를 달아 줄거예요.

  죠지와 메리는 1830년 10월, 엑시터에서 결혼했다.
  그날 오후에 그들은 헤익스 집에서 친교를 나누고 저녁이 되자 마차를 타고
테인마우스에 있는 그의 하숙집으로 갔다.
  즉시 문제가 일어났다. 10월 첫주에 자기의 생각을 마음 속에 밀봉시켜 두고
있던 죠지는 헨리 크레익이 차를 마시러 들렀을 때 그만 마개를 터트려 버렸다.
   그런데, 헨리 자넨 어떻게 생각하나?  메리가 난로불에 물을 끓이고 있는
동안 그와 헨리는 부엌 식탁에서 차를 기다리고 있었다.
  헨리가 비관적으로 말했다.  난 가정 싸움에 대해선 어느 편도 들지 않겠네.
특별히 아직 한 주간도 채 되지 않은 가정에 대해서는. 

  그러나 죠지는 계속해서 말했다.  헨리, 솔직하게 말해 보게. 저것이 자네에겐
어떻게 보이나?  그는 구석에 있는 도자기 찬장과 건너편 거실을 가리키며
말했다.
   결혼 생활은 내가 생각했던 것보다 좋아. 메리, 당신은 이 낡은 방에 기적을
일으켜 왔어.  그녀는 차를 가지고 왔다.  이 커어튼, 저 그림, 메리는
기적이야. 
  메리는 찻잔을 내려 놓았다.  그리고 헨리, 저렇게 털어내고 닦아 낸 일을
잊지 말게. 일주일간 나는 먼지를 일소해 내는 일을 해 왔지. 

  죠지는 손으로 식탁을 쳤다. 그들이 죠리를 놀려댈까?  잠깐만! 내 말은 그런
뜻이 아냐. 헨리, 나한테 솔직하게 말해 보게. 자네에게는 이것이 어떻게
보이나? 이 모든 찬란한 은제품들에 대해서 자네는 어떻게 생각하나? 
  헨리는 따끈한 차를 꿀꺽 마셨다. 컵 가장자리에서 한 방울이 그의 조끼 위로
떨어졌다. 죠지는 계속 이야기했다.  이 화려한 장식품은---? 
  조끼 위로 또 한 방울이 떨어졌다.  아니, 죠지, 이건 자네답지 않아 보이네. 
헨리의 양눈이 매우 반짝였다.
   이런 것이 우리 주님처럼 보이나? 
  죠지가 순간적으로 말했다.  아무 것도 갖지 않으셨던 우리 주님 말인가? 
  메리의 목소리는 아무렇지도 않은 듯 무감각했다.
   헨리 저 은제품은 우리 가족에게 속했던 거예요. 내가 시집올 때 가지고 온
거예요. 

  헨리의 작은 눈이 건너편 거실로 따라들어 갔다.
   그리고 저 거실에 걸려있는 융단도 그렇습니까? 
   네. 
   그러면, 찬장에 있는 도자기도? 
   네. 
  죠지가 중단시켰다.   너희를 위하여 보물을 땅에 쌓아 두지 말라. 거기는
좀과 동록이 해하며!  누가 이 말을 했지? 
  헨리는 단호하게 죠지를 바라보았다.  여보게나, 죠지, 나도 좋은 것은
좋아하네. 난 진정, 그런 것을 좋아하는 것이 죄라고는 생각지 않네. 그러나 내
아내는 그녀의 혼인 지참금으로 그렇게 많은 은제품을 갖지는 않았었네. 어떻게
하려나? 자네는 아내를 되돌려 보낼 건가? 

  죠지는 격분해서 눈을 돌렸다. 그의 신념에 대해서 어떻게 헨리가 웃어댈 수
있겠는가?
  그러나 헨리는 계속 똑바로 말했다.  죠지, 자넨 메리가 어떻게 하기를
원하나? 이런 것들을 그녀의 가족에게 돌려보낼건가? 
  죠지는 더이상 격해오르는 화를 억제할 수가 없었다.  그만 해 두게. 난
그녀가 저런 것들을 영원히 완전하게 치워버리길 원하네. 성경이 이를 명하고
있네. 
  메리가 작은 소리로 말했다.  성경이요? 어디서요? 
   누가복음12장 33절에,  너희 소유를 팔아 구제하라 고 했어. 
  헨리가 세차게 머리를 흔들었다.  이 사람아, 그건 그런 것을 뜻하지 않아---.

   그렇지 않다구? 그렇게 말하고 있는데! 
  메리가 매우 나즈막하게 말했다.   당신은 제가 저 은제품을 팔아버리기를
원하세요? 
  헨리가 계속해서 말했다.  죠지, 자넨 자네의 봉급 외에는 한 푼도 없잖아. 이
은제품은 은행에 있는 돈과 같은 거야. 
   정말이야. 그리고 저 훌륭한 도자기도 그래. 
  메리가 외쳤다.  내 도자기도요! 
  죠지가 손으로 식탁을 내리치자 컵들이 흔들렸다.
   난 한 푼도 없이 용감하게 페르시아로 간 친구의 여동생에게 반해서 나는
물질을 첫째로 삼고 있는 이 훌륭한 여인과 결혼했소. 그러나 이제는 이 모든
것을 팔아서 그 돈을 가난한 사람들에게 줘야 해! 하나님께서 내게 그렇게
말씀하셨어! 그리고 우리는 하나님께 복종해야만 해. 

  메리는 잠시 죠지를 주시했다.  잠시 동안 죠지의 심장은 정지한 듯 했고,
그는 마음 속으로 조금 아파하면서 기도했다. 그가 사랑한 부인이 그를
속박함으로 그는 하나님과 보조를 맞출 수 없었을까?-- 그녀는 아직까지 그런
사실을 거의  몰랐다. 그가 기도하고 있을 때, 그녀의 입술은 긴장되고
엄숙했다. 그녀는 매우 빠르게 말했다.  좋아요, 죠지. 당신이 결정해요. 
  밤마다 대양은 계속 노호했고, 때로는 안개로 자욱했으며, 때로는 바람에 의해
요란한 소리를 냈다. 몇 주가 지난 후 메리와 죠지는 식탁 위에 접시들을
어수선하게 놓아 둔 채 바닷가를 거닐면서 대양의 분위기를 맛보기 위해 밖으로
나갔다. 대화를 하기 위해서는 그보다 더 좋은 곳이 없었다.
   메리, 당신은 나를 싫어하지 않지? 
   그럼요. 
   당신은 내가 다음에 무엇을 하려는 가에 대해서 두려워하지 않겠지? 
   죠지, 나 역시 하나님을 신뢰해요. 
   메리, 나는 당신을 아내로 맞이할 자격이 없어. 나는 때로 내가 과연 결혼을
해야만 했을가 하고 생각하지. 
   죠지!  그년느 달빛으로 인해 아름답게 보였다.
   나는 생각해---.   그는 그녀에게 할 말을 찾고 있었다.  우리의 마음 속에는
바로 우리 앞에 놀랍고도 두려운 무엇이 있다고. 

  그녀는 조금 떨고 있었다. 그들이 걷고 있는 동안, 죠지는 그의 팔을 그녀의
어깨 위에 얹었다.  전에도 나는 그런 느낌을 가졌었지. 내가 아버지께 더이상
돈을 타쓰지 않겠다고 말했을 때, 나는 마치 새가 된 느낌이었어. 
   새요? 
   당신이 높이높이 날아다니는 느낌. 당신이 전적으로 자유롭게 되는
느낌말이야. 
  그녀는 죠지에게서 빠져나갔다.  좋아요.  그녀가 말했다.  하나님께서
당신에게 말씀하신 것을 나에게 말해 봐요. 

  그녀는 죠지의 마음을 매우 편하게 해주었다. 교회에서 좌석료를 받느느다는
것, 제일 비싼 값을 지불하는 사람들에게 교회의 제일 좋은 좌석을 세놓는 다는
것은 비극적인 제도였다. 그러한 제도는 가난한 귀머거리인 케넬리씨와 같은
이들에게는 설교자의 말을 알아들을 수조차 없는 구석으로 물러나 앉게 했다.
그러한 제도는 반기독교적이었다. 죠지는 교회가 그런 식으로 치리해 온 결과
교회에는 더 이상 앉을 자리가 없게 되었다는 것을 알았다. 그는 유일한
해결책을 생각해냈다.  테인마우스 사람들은 교회 좌석료 따위를 당장에
철례해야만해! 
   죠지, 그들은 결코 허락하지 않을 거예요. 그것은 수년간 관습이 되어
왔으니까요. 
   그렇지만 그들은 단행해야만 해. 
   그렇지만 죠지---.  메리는 마치 그가 이해하지 못하고 있는 무엇인가를
설명해 주려는 듯 천천히 말했다.
   좌석료는 교회를 유지하기 위한 방법이예요. 당신의 봉급은 어떻게 하죠---? 
그녀는 멈추어 섰다.
   당신은 그들이 왜 그렇게 해야만 하는지 알아? 
  죠지가 물었다.
   난 몰라요. 죠지. 
   만일 좌석료가 내 봉급이라면, 좌석을 세놓느냐 놓지 않느냐를 결정하는 것은
나에게 있어. 
  죠지는 그녀가 도로 위에 멈추어 서서,  죠지, 이제 알겠어요. 라고 말할 때
그녀가 자신의 감정을 재정리하고 있다는 것을 알 수 있었다.

  일주일 후에 그들은 서둘러 교회로 가고 있었다.
   메리, 못을 갖고 있지? 
   여기 내 주머니에 있어요. 망치는 어떻하죠? 
   그건 내게 있어. 그리고 교회당 열쇠도. 
  11월의 달빛 아래, 바다는 덧없고 차갑게 보였다.
  죠지는 메리가 뭔가에 대해서 유감스럽게 여기지나 않을까 하고 생각했다.
그들은 교회 문 앞에 이르렀다.
   죠지, 벌써 들어가야만 할까요? 저 별들을 봐요. 참 밝아요. 그리고 저기
달빛에 날아다니는 갈매기 좀 봐요. 지금 들어가지 말아요. 결코 똑같지는 않을
거예요. 

  이 때 메리는 딴 여자처럼 말하고 있었다. 죠지는 열쇠를 끼워 묵직한 문을
삐걱 소리를 내며 열었다. 그가 말했다.  분명히 더 나아질거야.  메리가
냉정하게 그의 옆을 지나가자, 그는 메리의 어깨를 잡아 자기를 정면으로 보도록
홱 돌려 세웠다.
   당신은 우리가 이 일을 하고 나면 생활이 좀더 나아질거라고 믿는가? 
  메리는 고개를 끄덕였다. 그 순간 그의 입술이 메리의 이마에 닿았다. 그리고
나서 램프를 켰다.  상자를 이리 줘요. 그리고 못도. 
  교회당 뒤 벽, 어깨 높이에 작은 나무 상자를 못질하는 데는 5분도 걸리지
않았다. 그것은 벽에 게시판을 거는 시간보다도 더 빨랐다. 메리가 말했다. 
망치 소리에도 불구하고 여긴 참 쓸쓸해요. 
  죠지는 계속 망치질을 하면서 말했다.  그렇지 않아! 여긴 하나님이 계시니까!

  그는 공고문을 견고하게 붙여 놓은 후, 그로부터 물러서서는 깜박이는
불빛에서 눈을 약간 가늘게 뜨고, 그가 일지기 경험했던 것보다 더욱 뜨거운
환희를 느끼며 그것을 큰 소리로 읽었다.

  이제부터 목사는 관대한 그리스도인들에 의해 이 상자 안에 연보되는 헌금에
의해서만 부양될 것입니다.
  그는 어느 때 어떠한 이유에서든, 누구에게도 재정적인 지지를 요구하지 않을
것입니다.
  그는 오직 하나님께만 요구할 것입니다.

  묵직한 문이 그들 뒤에서 닫혔다. 메리가 속삭이듯 말했다.   죠지, 지금
기분이 어때요? 
  죠지는 그녀의 입술을 적셨다. 그는 저녁 공기가 신선함을 느낄 수 있었다. 
메리, 난 마치 내가 사랑해서는 안 되었음에도 불구하고 내가 사랑하고 알았던
무엇인가에 의해 함정에 빠져왔던 것 같아. 그러나 이제는 하나님께서 내가
되기를 원하시는 사람이 되기 위해 마치 내가 모든 것과 모든 사람으로부터
갑자기 해방된 느낌이야. 그것이 내가 느끼는 감정이야.마치 놀라운 무엇이
나에게 일어나려는 것만 같애. 그러나 그것이 무엇인가는 난 아직 몰라! 

    7장

  쥬리아 쏜스베리는 테인마우스 제방으로 구비쳐 내려가는 길을 가리켜 주면서
1월의 일기는 그물 깁기에 좋지 않다는 몇마디 말을 하고는 바람 때문에 문을 꼭
닫았다. 한 순간 불어 닥치는 바람에 어깨를 구부리고 죠지는 제방을 향해 언덕
밑으로 서둘러 내려갔다. 바람이 그의 등 뒤에서 에이는 듯 차갑게 불어 왔지만
그는 더이상 팔꿈치로 윗부분을 가리지 않았다.

  이제 그는 결심한 바가 있어 마음이 몹시 조급했다.
  쏜스베리 집사는 부둣가에서 그물을 손질하다가 양 손을 입에 대고 녹였다.
죠지가 발 소리를 내어 부두에 이르자 집사는 그를 올려다 보고 씽긋 웃었다. 
아니, 목사님, 목사님도 낚시꾼으로 전향하시렵니까? 
  죠지는 집사의 적색 모자가 잿빛 어선들과 대조를 이루어 유난히 돋보이는
것을 보면서, 바람으로 인해 약간 숨차하면서 그에게로 가까이 갔다.  집사님,
부인께서 집사님이 이 곳에 계시다고 말씀하시더군요. 
  쏜스베리는 불평을 했다.  목사님, 1월 달은 그물 깁기가 힘들어요. 자, 이것
좀 보세요. 터진 곳들을 꿰매 놓기만 한다면 다른 계절용으로 쓸만하지요.
그리고---. 
  그러나 죠지는 어망에 대해서 말하고 있을 시간이 없었다. 그가 말을
가로챘다.  집사님---. 
   솔기를 좀 튼튼히 하게나,  집사는 즉시 올라왔다. 그는 올라와서 그의
양손을 열심히 입김으로 녹여댔다.  목사님, 목사님께선 무슨 특별한 문제로
저를 보기 원하십니까? 
  죠지는 고개를 끄덕였다.  교회 내의 모금 상자에 대한 겁니다. 
  집사는 그물에 대한 관심을 한 쪽으로 밀쳐 놓고 죠지를 올려다 보았다.  뮬러
목사, 당신은 언제나 당신 마음 내키는 대로 말을 하는군. 우리는 무슨 말을 할
필요도 없이 그 상자를 떼어내 버리겠소. 그리고 당신에겐 지금까지와 같은
봉급을 드리겠소. 아시겠소? 

  죠지는 한숨을 쉬었다. 문제는 그가 두려워했던 것보다도 더욱 험하게
되어가고 있었다.
   자, 내 곁에 와 앉으시오. 그리고 그물 좀 잡아 주시오. 그렇지, 그것이
인간이오. 이제 진상을 말해 보시죠, 부인이 요즘 수척해 보이는데 가족이
생계를 유지할 만큼 충분히 받고 있나요? 
  죠지의 목소리는 자기 자신에게까지 너무나 큰 소리로, 너무나 항의조로
들렸다.  쏜스베리 집사님, 메리와 나는 하나님과 우리의 위대한 모험을
감행하기까지 우리는 행복이 무엇인가도 몰랐오! 
  집사의 양볼에는 작은 홈이 패였다.  음---, 내 말해 두지만 요즘 부인들치고,
당신이 당신의--에--위대한 모험을시작하기 2개월 3주 전에 그랬던 것처럼,
5실링 정도에 관심을 갖는 부인은 아무도 없오. 
  죠지는 이 적색 모자를 결코 눈여겨 보지 말것을 하고 한숨지었다. 그런
식으로 말을 하다보니 그의 문제를 진술하기가 어려웠으므로 벌써 여섯 시간이나
걸리고 있었다.

  집사는 재촉했다.  무슨 일로 나를 보려고 했습니까? 그물 조심해요. 처지고
있군. 
   집사님, 하나님께선 자신을 입증해 오셨어요. 하나님의 사람들은 관대해요. 
그가 말을 하고 있는 동안 그의 손 안에서 어망의 큰 모서리가 구겨졌다 펴졌다
했다.  그러나---.  이때 그는 저돌적으로 말했다.  집사님, 집사님도 내가 살아
있는 한 절대로 어떤 사람, 누구에게도 돈을 요구하지 않기로 약속했다는 것을
아시지요? 어떠한 것도 그 약속을 파기하지는 못할 거예요. 그러나---. 
  집사가 대답하기 전까지도 그의 한 손은 그의 커다란 외투의 호주머니에까지
뻗쳐 있었다. 다른 말씀이 아니라 마침 오늘 저에게 좀 특별한 일이 생겨서요.
그리고---. 

  그리하여 그는 자신의 약속을 파기해 버렸다. 그는 서툰 수작으로 자신의
숭고한 결의를 파기해 버린 것이다.  아니, 잠깐만요. 저는 돈을 요구하고 싶지
않아요. 제가 집사님께 내려온 것은 요구하기 위해서-- 교회 내의 상자로 돈을
모으는 훌륭한 제도를 계속 유지시킬 것을 집사님께 말슴드리려고 온 것
뿐이예요. 지난 주일처럼 말이예요.  그는 자신을 그 곳으로 내려오지 않을 수
없게 했던 그의 기대에 대해서 후회하지 않는다는 것을 그에게 이해시키기
위해서 결사적인 태도로 영어 단어들이 막히면서도 서둘러서 말했다.  만일
메리와 제가 돈을 기대할 수 있다면--돈이 얼마나 많고 적은가는 문제로 하지
않습니다.--우리는 매 주간 어떤 일정한 날을 계획할 수 있을 겁니다. 그것
뿐이예요.   하나님, 이 사람으로 하여금, 자신을 이 곳에 오게 했던 것은
믿음의 결여, 즉 단순한 상식이나 실용주의가 아니었음을 이해하도록 도우소서. 
   아니, 목사님, 그것이 목사님께서 바라시는 모든 것입니까? 
  죠지는 고개를 끄덕였다.
   저, 만일 그것이 목사님께서 바라시는 것이라면 그에 대해서 그렇게 낙심해
하지는 마십시오. 목사님, 재고할 것도 없어요. 물론 우리는 목사님이 원하시는
대로 하겠습니다. 일주일 동안 상자가 텅 비어 있더라도 우리는 목사님께 돈을
드리겠습니다. 어때요? 왜 그러한 식으로 목사님께 은혜를 베풀 수 없는지
도대체 그 이유를 모르겠군요. 정말 모르겠어요. 

   *   *   *

  키가 돌려지자 테인마우스 교회당 문이 썩 열렸다. 쏜스베리 집사는
주춤거리며 들어와 램프를 더듬어 찾으면서 중얼거렸다.  이 교회는 고기
뱃속만큼이나 어두운 걸. 등은 어디 있지?  개스 불꽃이 쉬---소리를 냈고
어부는 뒤 벽으로 곧 바로 걸어갔다. 그는 손가락을 굽혀 기부금 상자의 밑
부분을 날카롭게 툭툭 두드려 보았다. 밑바닥에서 몇 개의 경화가 처량하게
딸그랑 거렸다.  하! 몇개의 동전에 불과한 것들이 그렇게 큰 소리를 내면
어떡하냐! 
  그는 상자의 자물쇠를 열어 뚜껑을 들어 올리고는 손으로 퍼 올렸다.  자,
이것으로 무엇을 한다? 거의 한 줌도 되지 못하니. 이거 정말 내가 말하기가
난처하게 됐는 걸. 

  그 후 집사는 그의 가죽 뿐인 주름진 얼굴을 그의 아내의 얼굴에다 대고는
요란한 대양에 필적할 만한 목소리로 말했다.  이것 봐요, 쥬리아, 난 이 처량한
한 줌의 경화를 가지고는 목사님 집에 가지 않으려오. 이거 참 난처하게 됐어. 
  그러나 쥬리아는 물러서지 않았다.  당신이 그 젊은 목사에게 주일마다
약속했잖아요. 
   쥬리아, 당신은 이것이 에버네저(Ebenezer) 회원에게 얼마나 황송스러운
것인가에 대해선 생각지도 않는구먼. 
   그건 지난 주에도 그랬고 그 전 주에도 그랬어요. 그리고 당신이 그 목사에게
약속한 이 후에도. 아니, 당신은 거의 3주 동안이나 1실링을 가지고서도
뮬러씨의 집에 가셨잖아요. 
   쥬리아, 이건 교인들에게도 유감스런 일이예요. 
   당신의 그 잘난 자존심은 꼴도 보기 싫어요. 그 불쌍한 젊은 목사와 초라한
그 부인은 이사해 버릴지도 몰라요. 그 양반은 일주일에 한 번만 돈을
요구했는데도 당신은 그를 실망시키고 있어요. 
   차라리 그 분이, 우리가 사실을 알기 보다는 그 분을 실망시켰다고 생각하는
게 났겠군. 
   사실이라뇨? 
   이같이 처량한 돈이 당신에겐 어떻게 보이나? 나에겐-- 이렇게 말하는 것에
대하여 하나님께서 나를 용서해 주시길-- 그의 뜻이 계셔서 죠지 뮬러를
실망시켜 오신 하늘에 계신 하나님의 계획인 것만 같군. 

   *   *   *

  키가 돌려지자 테인마우스 교회당 문이 썩 열렸다.
  죠지 뮬러는 주춤거리며 들어와 램프를 더듬어 찾으면서 중얼거렸다.  이
교회는 마귀의 심보만큼이나 컴컴하군. 등은 어디 있지? 
  개스 불꽃이 쉬--소리를 냈고 그는 뒷 벽, 기부금 상자로 곧 바로 걸어갔다.
그는 결코 지금까지 이런 일을 해 본 적이 없다. 그는 그가 온 곳을 메리에게
말하지 않고 집을 몰래 빠져 나오긴 했지만, 그는 이러한 일이 하나님과 그의
약속을 파기하고 있다고는 생각지 않았다. 그는 그 상자로부터 단 하나의 경화도
가져가지 않을 작정이었다. 그는 그가 동의했던 대로 집사가 그에게 돈을
가져오기까지 기다릴 것이다. 그들은 때를 기다릴 수 있었으며 죠지는 그것을
결코 요구하지 않을 것이다. 그러나 그는 적어도 하나님께서는 응답을 무작정
지연시키지 않으신다는 것을 확신할 수 있어야만 했다.

  그는 상자 밑을 톡톡 두드려 보았다. 그러나 얇은 나무 판에서 손가락
소리만이 그에게 돌아 왔다. 그는 다시 힘주어 두드려 보았다. 그러나 그는 일전
한 푼 땡그렁거리는 소리를 듣지 못했다.
   아무 것도 없다니!  그는 이 일이 쉽사리 믿어지지 않는다는 투로 말하고는
다시금 두드려 보았다.  텅 비어 있어! 아무 것도 없다구?  그가 램프를 끄자
교회는 다시금 컴컴해졌다. 그는 텅빈 좌석들 저편 제단을 바라보고 서 있었다.
그는 큰 소리로 숨김없이 말했다.  그래요, 이렇게 해 놓았는데도
하나님으로부터 죠지 뮬러를 위해 아무 것도 오지 않았어요. 

  죠지는 집으로 돌아오자 그들이 침실로 사용하는 답답하고 작은 뒷방에서
잠들어 있는 메리를 내려다 보며 오랫동안 서 있었다. 잠시 동안 그는 자신을
가차없이 책망했다. 그의 믿음은 그가 가장 사랑하는 자를 위해 무엇을 해
주었는가? 하나님에 대한 그의 확고한 신뢰가 그녀를 아사시킬 것인가? 사람이
아니라 하나님을 의지하겠다던 그의 결의는 무책임보다 더욱 나쁜 것일까? 그는
자신을 책망하면서도 그러나 후회하지 않고 자신이 다음 조처로 무엇을 해야만
하는가를 정확히 알았다.
  그는  메리를 흔들어 깨웠다.  침대에서 나와요. 
  그녀는 마지못해서 일어났다.  죠지, 어디가 아프세요? 
   외투를 둘러요. 
  그녀는 졸음으로 인해 무감각하게 침대 다리 밑을 손으로 더듬었다.
   우리 기도해야 되겠어. 
  이 때 그녀는 눈을 떴다.  죠지, 뭐가 잘못되었어요? 
   잘못된 건 아무 것도 없어.  그는 그녀에게 엄숙하게 말했다. 그녀가
침대가에서 미끄러지듯 내려와 무릎을 꿇자 그도 그녀 곁에 무릎을 꿇었다. 
메리, 만일 우리가 그의 약속들을 믿는 다면 나와 같이 기도해요.  그는 그녀의
손을 잡았다. 그리고는 조용히 하나님께 말했다.  아버지, 우리 모두는
당신께로부터 왔나이다. 우리가 갖고 있는 모든 것도 그러하옵니다. 이것이
우리가 수고하고 있는 약속이며 우리는 이러한 약속을 포기하지 않겠나이다.
우리의 죄로 인하여 만일 하나님께서 이러한 약속을 취소시키고 계시다면 우리의
마음을 청결케 하여 주옵소서. 우리에게 말씀해 주옵소서. 그리고 오, 위대하신
하나님, 우리의 필요를 공급해 주옵소서. 

  한편 이 때쯤, 쏜스베리 집사는 침대로부터 무겁게 걸어나와 창가에 있는 흔들
의자에 몸을 굽혀 앉았다. 그는 그의 아내를 불렀다.  쥬리아, 이제 두려워 할
것 없어요. 난 잠시 창가 여기에 앉아 있기로 하겠오. 난 아무리 엎치락
뒤치락해도 잠을 잘 수가 없오. 내가 죠지에게 마음에 걸리는 행동을 했던 것
같소. 그래서인지 그를 잊으려 해도 잊혀지지가 않아. 내가 자존심에서 그 돈을
취소한 것은 잘못이었어. 해가 뜨기 전에 난 그 돈을 갖고 그 곳으로 가겠오. 

  뮬러 부부는 문에서 노크 소리가 들릴 때 아침식사를 하고 있었다. 죠지는
문을 열기도 전에 쏜스베리 집사의 적색 모자를 목격했다.
   제가 마침 잘 왔군요.  집사는 문간에서 발을 닦으며 설명했다.  이것은 얼마
되지 않아요. 1파운드 8실링이예요. 저는 부끄러워서 이것을 목사님께 드릴
염치가 없었어요. 
  죠지는 그의 목소리를 평소와 다름없이 조절하려고 했지만 그러나 그의 마음
속에서는 노래하고 있었다.  집사님, 이것은 하나님의 돈이예요. 결코 이것을
부끄러워하지 마세요.  그는 차를 끊이느라고 바쁘게 행동하는 메리를 감히
쳐다보지도 않았다.
   이상해요.  집사가 그에게 말했다.  제가 목사님께 드리는 그런 정도의 돈에
대하여 전에는 부끄럽게 여기지 않았던 것 같아요. 
   네? 
   지난 밤에 그런 생각이 제 마음을 스치고 갔던 것 같아요. 아니면 제가
어디선가 어떤 사람이 그런 말을 하는 것을 들었던 것 같아요. 

  죠지의 양 입가는 환희감으로 급변했다.  예 집사님. 집사님께서 이상하게
여기셨다 하더라도 저는 조금도 놀라지 않을 거예요. 

  죠지에게는 문제가 항상 이런 식으로 풀려나갔다.  4월이 되어 메리가 집으로
기차를 타고 가며 그의 마지막 1실링을 사용하고 있을 때, 어떤 사람이
1파운드의 금화 두 개를 그녀의 핸드백 속에 넣었다.
  11월이 되자 그에게는 다음 식사를 위한 충분한 빵이 없었고 그것을 살 돈도
한 푼 없었다. 그 날 오후 그의 문을 노크하기 전까지 전혀 본 일이 없는 한
부인 방금 구어온 빵 한 덩이를 주고 갔다. 그해 1831년 12월 말에 죠지는--
교회 내의 상자와 다른 기부금으로부터--131파운드를 받았는데 그것은 그가
에버네저 교회로부터 받아 왔던 전체 봉급의 거의 세 배가 되었다!

  부엌에 있는 요람은 아기가 그 위에서 울거나 두려워하지 않고 흔들어대는
그네처럼 보이기 시작햇다. 메리가 난롯가에서 작은 보닛 모자를 뜨고 있는 동안
죠지는 요람을 고치고 있었다. 그가 요람의 한 쪽 다리에 못을 박자 요람은
흔들리는 대신에 덜컥거렸다.
   죠지, 그 요람 때문에 저녁 시간을 다 보내지는 말아요. 그 요람을 쓰려면
아직 다섯 달이나 남았어요. 당신 설교 준비나 하세요. 
   오늘 밤엔 설교가 없오.  그는 계속 망치질을 했다.
   설교가 없다구요? 오늘이 토요일인데요? 
   난 내일 주일예배에서는 설교하지 않고 이야기만 할거요. 
  메리는 뜨개 바늘에 그녀의 엄지 손가락을 찔렸다.
   왜 그러세요? 당신은 그런 식으로는 너무나 어울리지 않아요. 무엇에 대해서
이야기하겠다는 거예요? 
   본문 없이 하겠어.  그는 자신이 너무 무심결에 말하지 않았나 하고
의심했다. 그는 마치 그녀가 자기 주머니 속에 있는 헨리 크레익의 편지가
구겨지는 소리를 들은 것처럼 느꼈다.  마태복음 28장 19,20절이 아니면 본문
없이 하겠어. 
   죠지, 당신은,  너희는 가서 모든 족속으로...모든 것을 가르쳐... 란 말을
어떻게 생각하세요? 
  그는 그 편지가 구겨질 수 밖에 없을 정도로 무릎을 꿇고 망치질을 하다가
그것을 내려 놓았다.  메리, 난 에버네저의 사람들에게 그들과의 내 시간이 거의
다 되었다고 말하려고 해.  메리는 아무 말도 하지 않았지만 갑자기 창백해졌다.
그녀가 입술을 꼭 다물자, 죠지는 그녀의 코가 매우 길게 보인다고 생각했다.
   당신도 내가 합의했던 것을 알고 있겠지만 난 내가 가기를 원할 때 갈 수
있어. 
   그렇지만 지금은 안돼요.  그녀는 뜨게질하고 있던 보닛 모자를 옆으로
치웠다.  난 그 이유를 알고 있어요. 그것은 단순히 인간적인 질투 때문이예요.
헨리 크레익이 설교하기 위해서 브리스톨로 떠난 후부터 당신은 그 전 같지가
않았어요! 

  그는 손으로 망치의 무게를 달아 보았다. 그녀는 계속해서 말했다.  당신은 그
큰 도시의 요란스럽고 떠들썩한 분위기가 좋아서 그 곳으로 가려는 거예요. 죠지
뮬러, 당신은 너무나 인간적잉예요! 
   메리, 내가 언제 이 맥풀리는 작은 어촌을 나의 일터라고 말하던가? 내가
언제 이 곳에 영원히 머물러 있겠다고 약속하던가? 
   그러나 지금은 안 돼요! 우리는 너무도 훌륭하게 일하고 있어요. 하나님께서
이 곳에 있는 우리를 위해 모든 것을 준비하고 계세요. 
   하나님은 브리스톨에서도 준비하실 수 있어. 
   그렇지만 이 곳도 브리스톨이나 다를 것이 없어요. 
   난 모르겠어.  그는 지금 메리에게 그 편지에 대해서 말할 수가 없었다.
   그렇지만 더이상 당신과 나만 있게 되는 것이 아니잖아. 9월이 되면 아기도
있게 될 것이고. 
   따라서 주께서는 또 한 명의 뮬러를 위해서도 예비할 수 있으셔요. 
  그는 일어나서 발로 요람을 차 버렸다. 갑자기 그것은 우직스럽게 보였고
형편없는 목공품 조각, 그의 비싼 시간에 대한 낭비처럼 보였다. 방은 마치
벽들이 그를 찌그러뜨릴 것처럼 답답해 보였다. 잠시 동안 그는 숨을 쉴 수가
없었고 머리가 뻐근해졌다. 그는 사면으로부터 포위당하는 것처럼 느꼈으며,
더우기 그가 비록 오랫동안 산책하러 나간다 하더라도 더이상 자유롭게 느낄 수
없으리라는 것을 알았다.

  그러나 그는 밖으로 나와 별들 밑에서 기도했다.
   하나님! 부모도, 권위자도, 아내도, 자녀도 아니옵니다. 하나님! 저는,
당신의 길을 따라 걸어가는 것을 가로막는 모든 것과 어떠한 것에도 반발하는
반항아입니다. 
  그는 집에서 멀리 떨어진 가로등 밑에서 저녁 내내 그의 주머니에서 너무나
부피가 큰 편지를 꺼내어 다시 천천히 읽었다. 헨리 크레익에 의해 쓰여졌고
영국 브리스톨의 소인이 찍힌 그 편지는 다음과 같이 쓰여 있었다.
   앞으로도 몇 년간은 더 빈민굴이 될 뉴파운랜드가 중심부에 있는 이 곳
기드온 교회당... 이 곳에서 우리는 설교도 할 수 있고 목회도 할 수 있을 걸세.
그리고 인근 지역의 멋진 도시에서 교회를 새로 개척한다는 설도 있네. 우리는
그것도 함께 하기로 하세. 죠지, 그것을 위해서는 상당한 잠재력이 필요하네.
그들은 나를 비난해 왓지만, 그러나 그들은 내 계획과도 같은 자네의 계획에
대해서도 푸념을 할 걸세. 나는 하나님에 대한 자네의 신비한 신뢰가 필요하다는
것을 알게 되었네. 죠지, 우리는 여기에서도 함께 원활하게 일할 수 있을 걸세.
여보게, 어떻게 생각하는가? 브리스톨로 내려와서 이 곳을 한 번 관망해 보도록
하게나. 
  죠지는 편지를 작은 네모꼴로 접었다. 그는 메리도 충분히 브리스톨을
좋아하게 되리라고 확신하였다.

    8장

  한 쪽 박공벽이 비스듬히 찌부러질 듯한 그 집은 쓰레기 처지인 빈민굴을 향해
있었고 그 문간에서는 한 여인이 울고 있었다.  뮬러 목사님, 크레익 목사님,
기도와 모든 것에 대해서 감사해요. 우리가 목사님들에 대해서 그렇게 알고
있었던 것처럼 목사님들이 이곳 브리스톨에 두 달간 계셔왔다는 것은 저희에게
너무나 많은 것을 의미해요.  그녀는 흑흑 울면서 때묻은 넓은 앞치마로 그녀의
양 눈을 가볍게 두드렸다.  비록 말이 없다 하더라도 기도란 너무나 많은 것을
의미해요. 

  죠지의 말에는 동정심이 있었지만 그는 말을 하면서 무거운 걸음으로
물러섰다.  부인의 남편은 병이 몹시 심하군요. 제가 좀더 오래 머물러 있었으면
합니다만 그러나---. 
   저도 저이가 그렇다는 걸 알아요. 목사님들, 그저 계속 기도해 주세요.
그러면 놀라운 일이 일어날 거예요.  그녀가 문을 닫기 전 죠지는 포장 도로
위에 있었다. 헨리는 그의 손가락 끝으로 검정 표지의 노트에 있는 특별
기고난을 위 아래로 가리키면서 천천히 죠지를 따라갔다.
  그가 말했다.  켄트네 집은 여기서 아주 가까운데 우리 거기는 가지 않는게
낫겠어---. 
   헨리, 자네 그 사람의 눈을 보았나? 
   히어포드 레인(hereford lane)에 다 왔어. 거기는 잠깐만 들리세. 
  죠지가 가로채 말했다.  헨리, 자네 그의 피부를 보았냐구? 노랗더라구! 
   불쌍한 자야, 그는 치료하기 힘든 형편에 있어. 
  헨리는 무심결에 말했다.  난 우리가 그의 침상을 조금은 완화시켜 주었다고
생각해. 나는 ---죠지, 도대체 무엇이 잘못된 거지? 


  그제서야 죠지는 헨리의 전면적인 주목을 받게 되었다.  그것은 2년 전에
런던에 있었던 것과 똑같아. 나는 그것을 런던에서 보았어. 
  헨리는 초조해 했다.  똑같다는 게 뭔가? 
   거기서 그 사람을 --하나님께서 우리 모두를 도우셨어!  죠지는 외치고
싶었다.  그 사람은 콜레라에 걸려 있어! 
   콜레라!  죠지는 놀라서 말했다.
   런던에서 시작된 거야. 그 곳에서부터 퍼져나온 전염병이야. 그렇지만
세상에는 그 병을 막을 수 있는 것이란 아무 것도 없어. 
  헨리는 포장 도로 위에 그대로 말뚝처럼 서 있었다. 그의 뻣뻣한 머리칼은
공포감으로 일제히 일어서는 것 같았다.  죠지, 만일 그가 그 병에 걸려 있다면
앞으로 얼마나 많은 사람들이 그 병에 걸리게 될까? 
  런던 빈민굴에는 그러한 병으로 죽은 자들의 장례에 시중들기 위해 대교회에서
끊임없이 들락날락하는 조객들이 있었다. 거의 모든 집에는 고름과 시체 냄새로
차 있었다. 죠지가 말했다.  그것은 지금 불길처럼 번지고 있네. 
  헨리의 양 눈썹은 위 아래로 움직였다.  콜레라! 전염병! 죠지, 그것은
브리스톨에서는 일어날 수 없어. 
  이 때 죠지는 종소리를 들었다. 그것은 바다 멀리에서 들려오는 어선에 대한
단순한 경보 같았다. 그러나 죠지가 디본 해안을 떠난 후, 멀리서 들려오는 그
종소리는 테인마우스에서의 평온한 생활에 아무런 영향을 미치지 못했다. 그는
아무 소리도 듣지 않기를 바라면서도 그 종소리는 다른 종소리와 귀에 거슬리는
불협화음을 이루며 점점 가까이, 더욱더 크게 들려왔다.
  그것은 브리스톨에서의 장례식 종소리였다!  헨리, 너무 늦었어. 브리스톨에도
이미 번졌어. 우리는 암운의 도시에 온거야. 

  1832년 여름에 브리스톨에는 검은 그림자가 던져졌다. 8월의 태양은 브리스톨
빈민굴의 쓰레기를 썩혔다. 온갖 찌꺼기들을 코로 헤집고 다니는 돼지들조차
너무나 참혹하게 열이 높았으므로 그들이 가장 좋아하는 것을 찾아다닐 수가
없었다. 어린이들은 하수도에서 흘러나오는 물을 찾아 장난감 배를 띄우기 위해
무릎까지 차는 물 속으로 뛰어들었다. 숱한 구더기들이 과일더미를 뒤덮듯
콜레라 세균들이 구비쳐 내려간 거리를 빠른 속도로 번져나갔다.
뉴파운랜드(Newfound land) 거리의 평면 지붕으로 된 기드온 교회는 빵이 구워질
만큼 뜨거웠으며, 한편 그 천벌로부터 하나님의 구원을 기원하기 위해 모여든
사람들은 포도를 검포도로 만들 때와 같이 옷이 땀으로 흠뻑 젖어 있었다.

  브리스톨에는 검은 그림자가 드리웠다. 정기적인 봉급을 받지 않고 브리스톨의
사람들을 섬기기로 서약하고 커피, 케이크와 숙박에 대해서는 하나님과 선량한
이들의 아량을 신뢰하면서 새로운 목회를 하기 위해 왔던 두 젊은 설교자에게는
전혀 발붙일 여지가 없었다.
  그러나 죠지 뮬러와 크레익은 봉사하기 위해서 왔다. 그 전염병은 이 두
사람을 가로막지 못했다. 그들은 죽어가는 사람들과 함께 기도했다. 그들은 열이
심한 어린이들이 누워있는 악취나는 방에 앉아서 끊임없이 성경을 읽고 있었다.
8월이 9월로 접어들었다.
  9월이 되자 죠지는 피로에 지쳐있고 싫증이 나버린 아내에게 직면했다. 그녀는
그들의 숙소 앞에 단호하게 서서 죠지를 정면으로 바라보았다.  죠지 뮬러, 난
떠나지 않겠어요. 당신도 오늘 이 집을 떠나지 마세요. 

  죠지는 이해했다. 그 곳에 머물러 있다는 것이 데리에게는 두렵고도 무서운
일이었다. 그러나 하나님의 부르심은 한 여인의 두려움 이전에 있어야 했다.
   메리, 문에서 물러나요. 
   못하겠어요. 
  죠지는 메리의 팔을 잡았다.  그들은 나의 사람들이야. 난 그들을 돌보기
위해서 이 곳에 왔어. 
   당신은 자신을 죽이기 위해서 오지는 않았어요. 도대체 당신이 뭘 할 수
있어요? 
   기도야! 
   기도라구요! 당신은 아침마다 두 시간이나 기도해 왔어요. 교회에서 2백명의
사람들도 그래왔어요. 그런데도 그 전염병을 저지시키지 못했어요. 
   메리, 그런 소리 말아. 교회에서는 아무도 죽지 않았어. 
  메리의 목소리는 더욱 높아졌다.  당신과 2백 명의 사람들은 기도하면서
세균을 퍼트리고 있어요. 

  그러나 메리가 아무리 설득시키려 해 보았자 아무 소용이 없었다.  나는 들을
만큼 들었어.  죠지는 메리를 문에서 밀쳐 버렸다.  당신 자신에 대해서는
생각지 않아도 좋아요. 그러나 나를 생각하세요. 그리고 아기를! 죠지, 아기
출산이 한 달도 채 남지 않았어요! 당신이 집과 나에게까지 콜레라를 가져온다고
생각해 보세요. 아기는 어떻게 되는 거죠? 
  죠지는 그녀에게 마치 따귀를 맞은 느낌이었다.  그만 해둬! 
   당신이 죽는다고 생각해 보세요. 죠지, 당신은 지금 사람들을 돌보는 일에
대해서 말하고 있지만, 그러나 당신 자신의 아이에 대해서는 뭘하고 있는 거죠?
집에 있어요. 피하세요!  그녀는 심하게 흐느껴 울었다.
   메리, 난 나가겠어! 
   죠지, 제발. 당신은 죽어요. 당신은... 
  죠지가 문을 열자 장례식 종소리들이 온 시내에 울려퍼졌다.   난 브리스톨을
돌보겠어. 하나님께서 그렇게 하도록 나를 부르셨으니까. 하나님은 결코 좋은
일기와 좋은 건강을 약속하지 않으셨어. 하나님은 브리스톨에 가서 일하라고
말씀하셨을 뿐이야. 메리, 당신에 대해서는 미안해. 그렇지만 난 이 일을 먼저
해야겠어.  그가 뒤로 손을 뻗쳐 문을 닫고 서둘러 거리를 내려오자 종소리들이
귀에 거슬리게 들려왔다.

  죠지와 헨리는 피곤하여 무거운 걸음으로 집을 향해 폴(Paul)거리로 내려갔다.
그들은 온종일 병자와 죽은 자들과 함께 있었다. 깜박이는 가로등 불빛들이
집난간들에 경쾌한 그림자를 비치게 하였다. 헨리가 물었다.  여보게, 우리가
얼마나 오랫동안이나 이 일을 쉬지 않고 척척 해 나갈 수 있겠나?
브랜니(Blaney) 부인이 죽지 않아야만 했는데. 그녀는 우리가 열심히 기도해 온
소규모의 사람들 중 최초의 사람이었어. 

  죠지는 갑자기 걸음을 멈추고 난간에 기대섰다.  헨리, 잠깐만 나 현기증이
나는데.  그러한 일에 대해서는 끝이 나야만 했다.  나로서는 더 이상 어쩔 수가
없네. 이제 오직 하나님만이 우리를 구원하실 수 있어. 
  헨리가 그대로 되풀이해 말했다.  오직 하나님만이지. 
  사람의 왕래가 없는 거리의 난간에 그대로 기대어 선 채, 죠지는 기도하기
시작했다.  오, 주여, 당신의 손으로! 여기 당신의 불쌍하고 하잘 것 없는
소인이 있나이다. 만일 오늘 밤에 우리가 콜레라에 걸린다면 우리가 신뢰하고
바랄 것은 우리의 많은 죄를 위하여 흘리신 예수 그리스도의 피뿐이옵니다. 오,
하나님, 우리를 도우소서! 
  헨리도 반복해서 기도했다.  오, 주여, 주께서 오늘 밤 우리를 지켜주시지
않으신다면 내일 우리는 더 이상 이 세상에 있지 않을 것이옵니다. 아멘. 

   *   *   *

  브리스톨은 10월까지 전염병에 지배되어 있었다. 그것은 이제 완전히 사라진
것이다. 죠지와 헨리는 피로해 있었지만 그들은 건강했다. 기드온 교인 중에서는
오직 한 사람만이 죽었다. 1832년 10월 5일 두 젊은 목사는 하나님께서 지켜주신
것에 대한 특별 감사 예배를 드렸다.

  죠지는 그 날 아침에 기도할 때 하나님께 지극히 사적인 말을 사용했다. 그
전염병이 마지막으로 기승을 부리던 때에 그의 딸 리디아가 태어났다. 그 아이는
흠이 없고 건강했으며 메리는 그 아이가 죠지를 닮았다고 말했다.
  교구민의 직무는 정상적으로 진행되었다. 새로운 벳세다(Bethesda) 교회당이
브리스톨 인근 지역에 세워졌다. 그 다음 4개월간의 죠지와 헨리의 생활은
설교와 심방이었다.
  1월이 되자 그들은 그들의 활동 노선을 새 방향으로 전환하도록 촉구하는
편지를 받았다. 그것은 선교사로 바그다드에 한 번 항해하라는 내용의 편지였다.
그 편지 봉투에서 여행비 지불에 충분한 2백 파운드가 떨어졌다.

  죠지가 20세가 되었을 때, 그는 사람들이 이국적인 견직물로 몸을 두르고,
남자들은 거무스레하고 여자들은 신비스럽고, 시장은 자기가 상상할 수 있는
어떠한 것과도 거리가 먼 바그다드와 같은 곳으로 항해하는 것에 대해 꿈구었다.
상아 제품과 향료를 거래하는 상인들의 도시, 동양 음악의 도시, 이국적인
바그다드, 브리스톨의 빈민굴과는 얼마나 거리가 먼 환상의 도시인가!
  그는 진창 투성이가 된 겨울 거리를 터벅 터벅 걸어 그의 교구민들을
심방하면서 논리 정연하게 생각하려고 했다. 그는 기도하려 했다. 어느 날 오후
늦게, 폴(Paul)거리에 있는 집에서 뉴파운랜드(Newfoundland)의 교회당까지 그
도시를 가로질러 가면서 그는 깊이 생각에 잠겼다.  바그다드는 매우 활발하고
매우 현실적인 도시로 생각되었다. 그는 터어키 상인들이 시장에서 그들의
상품을 사라고 외치고 있는 것을 상상해 보기도 했다.

   보소! 물건을 한 번 보소, 에? 
   그러나 그 상인은 글루세스터셔(Gloucestershire, 영국 남서부의 주)
사투리를 쓰고 있었다. 죠지가 얼굴을 돌려 그를 바라보자 그는 12세
소년이었다.  이봐, 1실링이면 어때? 
  거대한 철제 울타리 안에서 젊은이가 죠지를 향해 이를 드러내고 씽긋 웃고
있었다. 죠지는 손을 철장 사이로 밀어 넣었다.  이봐, 이리 와서 이것을 받지
않겠니? 보다시피 이 이상은 줄 수가 없는 걸. 이 정도면 어때? 
  그 소년은 멋진 경치를 바로 전방에 두고도 꼭 감아버린 눈처럼 답답한
창문들이 달린 괴기한 적갈색 건물 뒤도 숨어 버렸다.  그 곳은 육아원이었다.
죠지를 향해 물건을 사라고 외쳐대던 그 야윈 젊은이는 어떤 불운한 고아였다.
즉 그는 자기가 꾸준히 일하며 자립할 만큼의 충분한 나이가 들었다고 인정될
때까지 규정상 갇혀 사는 소년이었다.

  죠지는 1실링을 꺼내려고 호주머니에 손을 넣으면서 할레의 거대한 고아원, 즉
프랑케 고아원을 상기했다. 그러나 그 육아원은 그것과는 달랐다. 그 육아원은
거지처럼 어수선했고 프랑케 고아원보다 갑절이나 쓸쓸했다.
  갑자기 거친 웃음 소리가 하늘 높이 울려퍼졌다. 잠시 그 소년의 얼굴과 철제
울타리와 무서운 웃음 소리 외에는 그 도시의 밤에 아무 것도 없는 듯 했다. 그
웃음 소리는 질식되어 멎었다가 다시 시작되어 더욱 거칠게, 더욱 높이
울려퍼졌다.

  그 소년은 어깨를 으쓱했다.  아니, 이봐, 겁낼 것 없어. 이거 내 경화가 어디
있지? 
  1실링 가지고 뭐 쓸거 있겠나? 죠지는 그것을 소년의 손에 떨어뜨렸다. 죠지가
그에게 1실링을 주어 보내고 이국적인 시장으로 항해하고 나면, 그 소년은 그
곳에서 정신 이상자들, 범죄자들과 함께 갇혀서 성장할 것이다.
  바그다드로 항해한다고? 안 돼! 그는 브리스톨을 쓰레기, 질병과 마귀들에게
버려둘 수는 없었다. 그는 자신이 브리스톨의 가난한 자에게 1실링의 가치
이상의 것을 할 수 있을까 하는 여부에 대해서는 아는 바가 없엇다. 그러나 그는
한 가지 것에 대하여 확신하였다. 나는 머물러서 노력해야만 한다.

  그 후 그는 더 이상 작은 두 교회의 협동 목사가 되는 것으로 만족할 수
없엇다. 그가 바그다드 여행을 포기하자마자, 그는 하나님께서 그에 대해 교회
목사 보다는 더욱 급진적이고도 더욱 극적인 무엇을 갖고 계시다는 것을 알았다.
그가 처음으로 빈민굴 어린이들을 위한 무료 주간 학교에 대해서 들었을 때,
그는 그것이 자신에 대한 하나님의 뜻이라고 확신했다. 그러므로 그는 그의
생활비를 위한 봉급에서 빈민굴 학교들을 관리하는 기관에 정기적으로 꽤 많은
돈을 기부해 왔다.
  그러나 그 학교는 결코 죠지를 만족시키지 못했으며 그를 기쁘게도 하지
못했다. 그는 그 학교를 후원하는 기관의 가르침을 의심하였다. 그 기관은
세계가 점점 좋게 되어간다고 선전했다. 그들은 그리스도인이든 아니든간에
누구로부터도 기부금을 받지 않았다. 죠지가 그에 대해서 그들과 논의하려 했을
때, 그들은  전통 과  편의주의 와 같은 말들을 비난했다.
   하나님, 저는 인간적인 명령자들과 함께 일하면서 기쁨을 누릴 수가
없습니다. 그러므로 저는 하나님께 어떠한 인간을 의지하지 않고도 일할 수 있는
방법을 위해서 기도합니다.  그는 돌연, 그 학교에 더 이상 아무 것도 기여할 수
없다고 결정을 내렸다.

  그러나 그는 브리스톨 빈민굴에 대한 그의 선교 활동을 중단하지는 않았다.
그러자 서서히 새로운 꿈이 구체화되기 시작했다.
  죠지가 메리에게 이에 대해서 말하려 할 때, 그들은 식탁에서 양고기를 거의
다 먹고 있었다. 메리의 포오크가 접시 위에서 딸그락거렸다.  죠지 뮬러,
당신은 이러한 문제를 왜 오늘 밤에 말해야만 하죠? 아녜요. 난 더이상 먹지
않겠어요.  이 때 딸 리디아가 인형을 갖고 마루 위에서 놀다가 칭얼거리면서
식탁쪽으로 다가왔다.

  죠지는 변호했다.  메리, 하나님께서는 내 자력으로 타개해 나가도록 말씀하고
계셔. 내가 주간 학교를 시작하는데 나와 비젼을 함께 하도록 해. 
  메리는 반박했다.  비젼이라구요! 비젼같은 소리 말아요. 성경 학교라면 난
이름조차도 듣기 싫어요. 건방져라. 
   그렇다면 그 이름은 잊어버려. 일은 잘 될거야. 수업료를 낼 수 없는
아이들을 위해 주간 학교를 세우기로 해. 그래서 그들에게 성경 교의를 올바르게
가르쳐 주자구. 이러한 일은 비그리스도인들에 의해서는 시행될 수 없어. 메리,
그것은 우리 자신의 학교가 될거야. 
  메리는 그녀의 의자를 뒤로 밀쳤다.  난 더 이상 듣고 싶지 않아요. 리디아야,
이제 잘 시간이 되었다. 
   메리, 이건 내 소명이야. 

  메리는 휙 돌아보았다.  당신의 소명은 형편이 제일 나쁜 때만 골라서
오는군요. 그것은 벌써, 리디아가 태어나기 전에, 전염병이 유행하기 전에
왔어야만 했어요. 일 주일 있으면 또 새 아기를 낳게 되는데 이제 와서 당신은
학교를 시작하겠다는 거예요---.  메리는 울기 시작했다.  게다가 당신은 돈이나
있어요? 
  죠지는 그녀의 손을 잡으려고 손을 내밀었다.  그것은 하나님이 주실거야. 
  그녀는 그의 손을 뿌리쳤다.  당신이 그걸 어떻게 알아요? 사실을 말해봐요.
우리가 지금 얼마를 갖고 있지요? 방세, 식량, 또 당신의 학교를 위해서 얼마를
갖고 있어요? 
   바로 지금 말인가? 
   바로 지금이예요. 
   1실링이야. 그렇지만 메리---. 
   1실링, 그것 가지고는 빵 한 조각이나 살 테죠. 학교를 시작하고 성경을
나눠주고, 소책자를 사 주고, 두 어린 아이를 먹여 살리는데 1실링이예요. 죠지
뮬러, 당신 정신 나갔어요? 

   *   *   *

  죠지의 아들이 3월 19일에 태어났다. 한 달 동안 폴(Paul)가에서의 뮬러의
가정 생활은 아기에게 젖을 먹이고 목욕시키는 일로 전향되었다.  그러나 죠지는
그의 꿈을 잊지 않았다. 하나님께서는 그가 브리스톨에 머물러 있기를 원하셨을
뿐 아니라, 그에 대해 기드온 교회당이나 벳세다 교회당보다 더 큰 무엇을 갖고
계셨다.

  4월말경, 죠지는 그 꿈에 대해서 하나님께 솔직하게 기도하였다.
   하나님, 저는 주제넘긴 하지만 중대한 문제를 갖고 하나님께 왔습니다. 저는
하나님께서 제가 학교를 시작하기를 원하신다고 믿습니다. 그러나 제가 만일
돈을 곧 얻을 수 없다면, 저는 저의 계획을 포기해야만 합니다. 하나님, 만일
저에게 20파운드가 있다면--- 저는 그것이 상당한 돈임을 압니다--- 저는 성경을
좀 사서 그들에게 나눠주겠습니다. 그러면 학교는 시작될 것입니다. 
  바로 그 날이 다 가기 전에 한 부인이 문을 두드렸다. 그녀는 죠지에게 봉투
하나를 주었다.
   뮬러 선생님, 더 드리지 못해서 죄송해요. 그러나 제가---. 
  다섯, 열, 열 다섯---, 그것은 20파운드였다.   부인, 제가 이 돈을 어떤
특별한 일에 사용하기를 원하십니까? 
   다시 한 번 말씀해 주시겠어요? 
   저는 한 가지 목적을 위해서 주어진 이 돈을 다른 필요를 위해서는 사용하지
않겠습니다. 예를 들어, 만일 부인께서 제 아내가 집을 위해 이것을 갖기
원하신다 하더라도---. 
   저---.  그 부인은 주저하며 소심하게 말했다.
   제가 말씀드려도 되겠어요? 
   예. 하십시요. 
   제가 마음에 생각하고 있던 것은--- 성경이었어요. 

  그 부인이 떠나자 죠지는 그 20파운드를 몇 번이고 세어 보면서 거실로 갔다.
메리가 부엌에서 들어왔다.  죠지, 나도 들었어요. 미안해요. 제가 잘못했어요. 
  죠지가 반문했다.  잘못하긴. 
   아니예요. 당신이 옳았어요. 성경 학교--- 그리고 그것을 위한 주간 학교---
모두가 하나님의 뜻임이 틀림없어요. 그렇지 않고서는 하나님께서 그 돈을
보내실 리가 없어요. 그것은 증거예요. 
  죠지는 메리에게 입맞출 수 있었다. 죠지가 말했다.
   난 기도하겠어. 
   저도 그렇게 하겠어요. 죠지, 우리 같이 기도해요. 바로 지금, 바로 여기서. 

    9장

  그는 바싹 여윈 작은 소년이었고 그의 양쪽 귀는 바람에 나부끼는 쌍돛처럼
쫑긋했다. 그는 한쪽 손을 찢어진 호주머니에 쑤셔넣고 다른 한쪽 손으로는 코를
닦으며 교감선생님에게 반항하였다.
   선생님 저에게 차라리 매질을 해 주십시오. 저는 오늘 밤에는 절대로 책을
갖고 가지 못해요. 
  수척한 교감은 그의 아랫 입술을 내밀며 말했다.
   난 네 태도를 이해하지 못하겠다. 책도 갖지 않고 몰래 빠져나가 버리고,
숙제하는 것도 거절해 버리고. 

  그 작은 소년의 양 귀는 움직이는 듯 했고, 그는 마치 따귀라도 맞은 듯이
뒤로 물러섰다.  선생님, 미안하지만, 저는 비열하게 굴지 않았어요. 제가 오늘
밤에 책을 갖고 가지 못하겠다는 이유는 저---. 
  교감은 그 소년을 내려다 보며 말했다.  그래, 뭐야? 
   제가 집에 가지 않기 때문이예요. 저는 뮬러 선생님의 학교에 더 이상 나올
수도 없고 또한. 
   그래, 그게 네 은인들에게 보여주는 보답이냐? 
   선생님, 저는 나올 수가 없어요. 지난 밤에 그들이 저의 엄마를 데려가
버렸어요. 
   데려가 버려? 

  뼈만 남은 손이 화가 치민듯 코를 부벼댔다.  선생님, 뉴게이트(Newgate, 런던
서문에 있던 빈민굴 폐쇄를 위해 만든 유명한 구빈원, 1902년에 폐쇄됨)로
데려갔어요. 그래서 저는 집에 갈 수가 없어요. 선생님, 저는 그 구빈원에
가서라도 얻어 먹어야지요. 
   너는 학교를 포기할 수 없어.  교감은 항의했다.  콜린, 너는 너무나 영리해.
무슨 대책을 세워야만 하겠어---. 
  작은 머리를 좌우로 흔들자 돛같은 핑크빛 양쪽 귀가 흔들렸다.  선생님, 저는
구빈원을 알고 있어요. 선생님께서도 일단 그 울타리 안에 갇히게 된다면 그걸
아실거예요. 제가 말씀드릴 것은 그뿐이예요. 그곳은 제게 결코 학교가 될 수
없어요. 
   그래도 나중에 너의 어머니가---.  교감은 시험적으로 말했다.
   그렇지 않아요. 선생님, 저는 그렇게 생각하지 않아요. 미안하지만 저를
위해서 뮬러 선생님께 작별 인사를 해 주기고 그 분께 감사하다고 말씀해
주시겠어요? 이 학교는 훌륭해요. 그리고 저는 계속 다닐 수 있기를 바라지만...


   *   *   *

  주간 학교에서 폴가에 있는 집에 가는 지름길은 매우 짧았지만, 죠지는 교감이
항구에까지 내리막이 된 길로 가자고 제의한 것에 대해 못마땅하게 여겼다.
교감의 홀쭉한 다리는 너무나 길어서, 죠지처럼 키가 작은 사람과 동행하여
걷기는 불편한 일이었다.  그러나 그보다 더 나븐 것은, 그에게는 그렇게 긴
시간을 걷는 동안 전혀 화제거리가 없었고 있다 해도 맥 빠지는 이야기뿐이었다.

  그러나 제방을 따라 걷는 것은 유쾌한 일이었다. 서인도 제도에서 막 도착한
여러 베럴의 설탕과 쌀, 닻에서 삐걱거리는 배들, 바닷 공기와 뒤섞인 열대산의
담배, 그 모든 것이 하나님의 광대한 세계의 일부였다. 그 제방은 15분쯤 지날
때마다 전망이 항상 달라져 보였으므로 그는 놀라운 세계에서 살고 있다는 것에
대해 무한히 감사드렸다. 그 제방에서 그는 자기 뒤에 있는 그 도시의
지저분함을 망각했다. 여기서 그는 브리스톨의 사람들을 위한 기도를 보다 잘 할
수 있었다.
  그러나 오늘은 죠지가 다른 길을 택하였으므로 서인도인들의 재잘거리는
소리를 거의 듣지 못했다. 그 교감의 이야기가 그 날을 망쳐버렸다.

   만일 우리가 학생들을 받아들이지 않는다면 학교란 것이 무슨 의미가 있겠나?
 죠지는 뿔뿔이 흩어져 있는 술통들 주위를 거닐면서 무뚝뚝하게 말했다. 죠지의
그러한 생각은 어리석은 것이었을까? 만일 가장 영리한 소년들이 구빈원으로
납치되어 그들이 너무 나이가 들어서 교육을 받지 못하게 될 때까지 그 울타리
안에 감금되어 버린다면 주간 학교가 빈민굴에 무슨  도움이 되겠는가? 그 때의
상황이란 이러하였지만 그러나 죠지로서는 그 구빈원에 대해서 속수 무책이었다.

  그것은 마치 그가 에이번 강에까지 밀려들어와 브리스톨 항구에 범람하는
대양의 조수를 막으려는 것과 같은 일이었다. 그러나 그러한 조수도 하나님께서
만드신 것이다. 그렇다면 구빈원 정도야!  캉거, 우리는 중대한 일을 할 수
있어. 또 우리는 해야만 하네. 우리는 어린이들이 구빈원으로 들어가지 않도록
해야하네. 그 울타리에 지켜서서 말야. 
  캉거는 머리를 돌리지 않았다.  그렇지만 그 어린이드은 부모가 없어. 그
육아원이 그들을 부양하고 있네. 뮬러 선생, 그들에 대해서는 그렇게 놔두는 것
외에는 별도리가 없네. 

  죠지는 캉거와 보조를 맞추기 위해서 그의 짧은 다리를 바쁘게 움직였다. 그는
조금 숨차하면서 말했다.  좋은 수가 있네. 그들을 고아원으로 보내세. 
  캉거는 여유있게 걸었다.  고아원으로! 영국에는 세 개의 고아 수용소가 있을
뿐이야. 그나마 브리스톨에는 하나도 없어. 
   있게 하면 될 게 아닌가. 
   뮬러 선생, 자넨 과격론자처럼 말하는 군. 고아원들을 생각한다는 것은
시험일세. 극히 혁명적인 시험이야. 난 우리가 그 구빈원을 비평할 어떠한
소명을 받았다고는 생각지 않네. 그것들은 법에 따라서 설립되어 백년 동안이나
있어 왔고, 그리고 그것들은 지금까지 인정되어 왔네---.  그는 말을 마쳤다. 
게다가 고아원이 자네의 주간 학교를 어떻게 도울 수 있겠나? 
   잊지 말게,  죠지는 천천히 말했다.  학교 이전에 우리가 걱정할 수 밖에
없는 학생들이 있다는 것을. 
   난 이해할 수 없는 걸. 
   어린이들은 학교 대신에 고아원에서 가르치면 될게 아닌가. 아이디어치곤
어떤가? 

  캉거는 완고하게 반복해 말했다.   여긴 고아원이 하나도 없다고 내 말했잖나.
 그는 항구로 등을 돌리고 시내를 향해 올라갔다. 곧 싱싱한 설탕 냄새는
사라지고 그 도시는 다시 굴뚝의 검댕같은 냄새를 발할 것이었다. 죠지가 그를
따라가기 위해 마지못하여 돌아설 때 그는 스쿠우너(두 개 이상의 마스트를 지닌
세로 돛의 범선)가 돛을 잠깐 내렸다가 다시 올리는 것을 보았으며 자기 자신이 
그렇다면 나 혼자 시작해야겠어! 라고 말하는 것을 듣고 놀랐다.
   뮬러 선생, 고아원을 시작한다구! 그렇게는 안 될 걸! 
   어째서 안 된다는 건가? 
   아니, 이봐. 자네 시간이 없잖아. 자넨 교회 목사야. 게다가 이미 주간
학교를 시작했잖은가. 
   커다란 귀가 달린 아이들을 위해서는 시간을 내지 말란 말인가? 그것이
유일한 이유인가? 
   아냐, 뮬러 선생. 만일 자네가 내가 그렇게 말 한 것에 대해서 나를 용서한다
하더라도 자넨 돈이 없잖아. 
  죠지는 한숨 쉬었다. 마지막 순간에 캉거가 그토록 멋진 제방의 전경에 먹칠을
해버린 것이다. 죠지가 한 숨을 쉰 것은 그의 말이 옳았기 때문이었다. 죠지에겐
돈이 없었다.
  캉거는 맥 없이 말을 마쳤다.  따라서 자네가 그러한 형세에 대해서 할 수
있는 것이란 아무 것도 없네. 
  그러나 죠지는 자신들이 지저분한 도시의 희미한 불빛을 받게 되기 전에
답변을 하게 되었다.  그럴지도 모르지. 그러나 캉거, 하나님께서는 왜 그러한
생각을 내 마음 속에 집어 넣으셨을까? 

   *   *   *

  다음 한달 동안 죠지가 기드온 교회에서 설교하고 병자들을 심방할 때마다
자신의 고아원 설립에 대한 생각이 그를 계속 괴롭혔다. 그와 동시에 브리스톨의
부유한 상인들과 선주들은 주간 학교를 위해 몇 파운드씩 계속 죠지에게 주고
있었지만 그러나 죠지는 계속, 영리한 젊은이들을 각 반에서 잡아채어
육아원으로 급히 몰아세워 정신 이상자들과 범죄자들과 함께 가둬버리는 것을
주시했다.

  1월이 되자 선교사인 메리의 동생이 동인도에서 예고없이 집에 왔다. 그는
즉시 새로운 선교 지원자들을 모집하기 위해 독일에 가는 것에 대해서 말하고
죠지에게 통역관으로 같이 가 줄 것을 요구했다. 죠지는 이제 거의 6년 동안이나
고국을 떠나 있었으므로 집에 간다는 생각으로 인하여 고아원에 대한 생각은
그의 마음에서 밀려나 버렸다. 1835년 2월 1일에 죠지와 그롭스는 도버로부터
출항하였다.

  그들은 캘레이(Calais, 도버 해협에 면한 프랑스의 항구)에 닿자 곧장 빠리로
가 그 곳에서 스타트버그까지 속달 우편차로 갔다. 그리고 3월 말에는 할레
대학촌으로 덜컥거리며 질주해 들어갔다.
  쏠럭 박사는 그 대학에서 신학을 가르치며 여전히 그 곳에 있었다. 그의 방은
여전히 커피와 곰팡난 냄세가 났다. 커다란 적갈색 식탁과 의자들은 식당의
산델리아 밑에 그대로 있었다.  이 분이 위대한 쏠럭 박사님이셔.   다시
독일인과 말하게 되니 기쁘네.   정말 오랜만예요. 전 이제 늙은 것만 같아요. 

  쏠럭 박사는 죠지를 불빛 아래로 끌어당겼다.  무슨 소릴 하는거야. 자넨 아직
삼십도 안 되었잖아. 그러나 이제 두 자녀의 아버지가 되었으니, 아버지 된
느낌이 어떤가? 
  죠지는 큰 소리로 웃었다.  늙었다는 느낌이죠. 
   그와 같이 우리 모두는 점점 늙어가는 거야. 자넨 할레에 있는 자네 친구들을
못 알아 볼지도 몰라. 슈미들링은 턱수염이 나있다니까---. 
   쏠럭 박사님, 제가 거의 잊을 뻔 했군요. 제가 면회하리라고 약속했던 분이
있습니다. 그는 저의 아버지 이웃 사람의 아들이죠. 박사님께서도 그를 아시고
계신가요? 
  쏠럭 박사도 그를 알고 있었다. 쏠럭 박사는 그를 매우 잘 알고 있었으며 또한
죠지가 그를 어디서 만날 수 있는가도 알고 있었다.  내가 내일 자네를 그가
살고 있는 방으로 데려다 주겠네. 그는 프랑케의 고아수용소쪽에 살고 있지.
바로 자네가 살았던 방이야. 자, 기막힌 일치가 아닌가! 
  일치라? 그도 프랑케 고아원을 다시 의식하기 위해서 독일 할레로 돌아왔단
말인가?  오 하나님, 하나님께선 저에게 무슨 말씀을 하시렵니까?  이것이
죠지의 마음에서의 외침이었다.
   이봐, 자네 안색이 좋지 않군. 자, 우리 커피나 들고 고아원에 같이 가세. 
  죠지는 고개를 끄덕였다. 그들은 물론 고아원에 갈 것이며 죠지는 다시 그가
새 그리스도인으로서 살았던 방에 들어갈 것이다. 거기서 그는 그러한 문제에
대해 하나님의 인도를 구하며 조용히 기도할 것이다.

  6주 내에 그는 브리스톨로 돌아왔다. 그러나 그가 집에 오자 슬픔뿐이었다.
가슴과 목의 유행성 염증이 그 도시를 괴롭히고 있었을 뿐 아니라 그가 집에
돌아온 후 한 달 정도가 되자 그의 한 살난 아들이 죽었다.
  그는 처음에는 자신을 책망했다. 그는 불운한 어린이들에 대하여 걱정하는
데만 너무나 많은 시간을 보냈고 자기 자신에 집중하는 데는 충분한 시간을 내지
않은 것일까? 그러나 비록 그가 자기 자신에 집중했다 하더라도 그가 아들을
구하여 낼 수 있었을까? 그는 의사가 아니었다. 그리고 어린 리디아는 여전히
건강했다. 가정의 슬픔에도 불구하고, 자식을 잃은 고통에도 불구하고 그의 일은
계속되어 갔다.
  그는 주일 날 두 번 설교를 했고, 크레익과 기도회를 가졌으며, 병자, 노년과
중년의 외로운 과부들을 심방하였다. 그 곳에는 언제나 외로운 중년 과부들이
있었는데 그들은 언제나 죠지가 오랫동안 커피를 마시며 머무르기를 원했다.
   자, 목사님, 여기 제 안락한 의자에 앉으세요. 그럼 전 커피를 좀 가져
올께요. 저는 언제나 커피를 위해서 있지요. 자 목사님도 저와 같이 드시지
않겠어요? 어때요?  그 부인은 약간 자잘하게 주름잡힌 냅킨을 접으며 찻잔
운반대 앞에서 망설였다.  이제 말씀해 주세요. 뮬러 부인께선 어떠시죠? 
  죠지는 거북한 태도로 목소리를 맑게 하여 말했다.  올 가을에는 매우
건강해요.  무엇보다도 가장 나쁜 자기 본위적인 외로움에 빠져있는 부인 때문에
시간을 소비한다는 것은 죄였다. 그는 밖에 나가 진정한 도움을 절망적으로
필요로 하는 이들을 돌보아야만 했다. 그는 그러한 지체로 인하여 마음 속이
펄펄 끊어 올랐다.  제가 부인과 성경 말씀을 좀 나눌까요? 
   차를 마시며 있는게 훨씬 안락하다고 생각지 않으세요? 이것은 모두 부엌에서
차려온 거예요. 그냥 앉아 계셔서 제 책들이나 보세요.  찻잔 운반대는 부엌을
향하여 명랑하게 짤랑거리며 나갔다.

  죠지는 속을 많이 넣어 만들어진 의자에 앉은 채 탄식을 하며 책들-버질,
시세로, 대커리, 디킨즈-의 제목을 보기 위해 천천히 앞쪽으로 움직였다. 그녀는
바로 죠지가 예견했던 대로 당대의 대중적인 수필을 특히 좋아했다. 그러나
그것이 무엇이었던가? 그는 가죽 양장으로 된 일련의 시집 곁에서 한 권을
미끄러지듯 빼었다. 그것은 할레 발행, 프랑케의 전기였다!

  그는 그것을 뚫어지게 내려다 보았다. 그는 그 책을 잘 알고 있었다. 그는
그것을 이미 두 번이나 읽었고, 읽을 때마다 18세기의 풍습을 과감하게 대항하여
고아원을 세웠던 자의 신앙에 깊은 감명을 받았었다. 그 사람은 돈 한 푼 없는
자였다. 그는 단지 하나님께 그것을 보내주십사고 기도했고 그러자 하나님은
그에게 응답했다.
  죠지는 그 책을 손에 들고 그것이 하나님과 함께 자신의 모험을 시작하는데
자신에게 얼마나 많은 영향력을 미쳤던가에 대해서 놀라와했다. 그런데 그 책을
이곳 과부의 집에서 또 다시 대하게 된 것이다. 그것 또한 우연의 일치 이상의
것이었다.
  그는 1835년 11월 19일, 그 과부와 함께 차를 마셨다. 그 주간 마지막 날들
동안 그는 한 가지 것 외에는 아무 것도 생각지 않았다. 그 주말 그는 헨리
크레익의 서재로 가서 이제 자기 마음 속에 충분히 구체화된 계획을 그에게 털어
놓고 말하였다.
  그것은 이러했다. 그는 바로 브리스톨 중심부에서 값싼 집을 세들겠다는 것.
그는 집을 필요로 하는 젊은이들을 최소한 2,3십 명씩 데려다가 그들을 자기의
가족처럼 먹여주고 입혀주고 교육시키겠다는 것.

  그러나 헨리는 소파 팔거리에 덮힌 태팅 냅킨을 양손으로 초조하게 매만지며
맥이 빠져 있었다. 그는 그 일이 결코 실현되지 못하리라고 솔직하게 말하고는
그 이유를 들어 말했다. 죠지는 돈이 없다는 것이었다.
  죠지가 주장했다.  프랑케도 돈이 없었네. 그는 그의 고아원을 기도하여
세웠었네. 
  헨리의 양 눈썹은 침울하게 내려갔다.  프랑케는 백년 전에 살았던 사람이야. 
  죠지가 왔다 갔다하며 걷고 있는 동안 벽로 선반의 도자기가 흔들거렸다. 
무슨 소릴 하는거야? 하나님께서 그 능력을 잃으셨단 말인가? 
   그런게 아니라, 죠지! 시대가 다르잖아. 
   만일 하나님께서 1727년에 프랑케의 기도에 응답하셨다면 하나님께선 또한
1835년에도 그에 대해 응답하셔. 그리고 헨리 크레익. 그 외에도 난 자네에게 할
말이 있어. 고아원을 시작하려는 내 진정한 이유는 그것을 입증하기 위해서야. 

  헨리는 밉살스럽게 보였다.  그러나 난 자네가 어린이들이 아니라 구빈원에
대해서 말하고 있는 줄 알았지. 
  죠지는 소파에 앉았다.  솔직히 말하겠다. 중요한 것은 고아원이 아니라
아이들이야. 그리고 그 구빈원이란 나쁜 곳이야. 내가 고아원을 시작하려는 데는
또 다른 이유가 있네. 헨리, 내 말을 들어보게. 난 언제나 괴로움 중에 있는
이들에게  하나님을 신뢰하십시오. 하나님께 기도하십시오. 하나님은 당신의
기도에 응답해 주십니다. 라고 말하고 있네. 그러나 그들을 확신시키기란 어려운
일일세. 
   어렵고 말고.  헨리는 동의하여 말했다.  이봐, 우리는 냉소적인 시대에 살고
있어. 
   그렇지만 난 자네가 기도하면 자네는 하나님에게 도달하여 그를 접촉할 수
있다는 것을 알고 있네. 난 그것을 바꾸어 놓았지. 그리고 난 다른 사람들에게도
그렇다는 것을 확신시켜 주려네. 하나님께서, 기도에 대해 응답해 주신, 무언가
실제적이고 현실적인 것을 내가 지적해 말할 수 있는 한 나는 고아원도 세울 수
있다고 생각하네. 
   자네가 고아원을 세우겠다는 것은 하나님께서 기도에 대해 응답해 주신다는
것을 전세계에 보여주기 위해서인가?  헨리의 목소리에는 회의적인 음성이 섞여
있었다.  그것이 자네가 고아원을 세우려는 이유인가? 
   천만에! 그 이유는 물론 어린이 자신들이야. 그러나 그러한 이유 때문이기도
하네. 만일 하나님께서 이 지독하게도 가난한 사람, 나를 붙들어 주시기만
한다면, 만일 내가 고아원에 20명의 어린이들을 모을 수만 있다면, 만일
하나님께서 나에게 무엇에 대해서든 어떠한 사람에게도 구하지 않는-돈에
대해서는 오직 하나님께만 구하는-힘을 주시기만 한다면 그 때 나는 사람들에게
어떻게 해서든 하나님께서는 오늘날도 여전히 신실하시다는 것을 입증하여 줄
걸세. 
   전혀 아무에게도 구하지 않고 그저 기도만 하겠단 말인가? 
   물론. 
  헨리는 태팅 냅킨을 여전히 초조하게 매만지며 아무 말도 하지 않았다. 죠지는
소파에 앉아 갑자기 홀로 너무나 많은 것들에 대해서 생각해 보았다. 그러나
그와 동시에 그는 하나님께서 그와 함께 계시다는 것에 대해서는 결코 그렇게
확신있게 생각지 않았다.


    10장

  그의 기드온 교회당 교인인 여자들의 보닛 모자들과 남자들의 풀 먹인 칼라의
뒷모습만 보아가지고는 그들이 1835년 12월 9일에 있었던 그의 뉴우스를 어떻게
받아들이고 있는가를 말하기란 불가능했다. 죠지는 교회당 뒷문 곁에 서서,
자신이 축도를 해야 한다는 것, 그러나 그의 축도에 대해서 그가  아멘 이라고
말하기도 전에 보닛 모자 차림의 여자들과 칼라 차림의 남자들이 통로로
쇄도하여 나오리라는 것, 그러나 그가 30명의 브리스톨 고아들을 책임맡으리라는
뉴우스에 대해서 그들이 어떻게 반응을 보이든 그는 더이상 놀라와하지
않으리라는 것을 알고 있었다.
   ... 이제는 성부, 성자, 성령의 이름으로, 아멘. 

  빵 제조업자의 아내가 죠지에게 맨 처음 다가왔다. 죠지도 그녀가 그러리라는
것을 예상했다.  뮬러 목사님, 고아원들이란 괴기하고 건강에 매우 좋지가
않아요. 
  두툼한 입술이 마치 비틀어진 도우넛처럼 생긴, 빵제조업자인 그녀의 남편이
그녀를 밀쳐 따라나왔다.  아내의 말이 옳아요. 구빈원은 떠돌아 다니는
아이들에게나 적격이에요. 
  죠지는 그들 교인들이 일기에 대해서 형식적인 단평을 하고 있을 때와도 같이
거의 형식적으로 악수를 하였다, 다음 부인이 손가락으로 죠지의 얼굴을
가리키며 말했다.  당신은 믿을 만하고 참된 것을 위해 밀고 나갈 만큼 매우
젊습니다. 
   30세에, 허세만 부리는 당신은 너무나 많은 것을 알고 있어!  식료품 상인,
사무원, 가게 주인이 차례로 지나갔다.  당신이 브리스톨에 오기 전에 우리는 이
곳 브리스톨에서 잘 살았었다구. 
   나에겐 마치 이발 기구처럼 보이네. 아무 생각 없이 뛰어드는 것, 그것이
바로 자네가 하고 있는 짓이야. 

  이러한 반응의 말들은 공정하지 못한 것들이었다. 죠지는 이 문제에 대해서
생각을 하고 몇 주간 동안 기도도 했었다. 그는 자신이 하나님께서 원하시는
바를 안다고 확신하게 되자 자신의 계획들을 보고하기 위해서 그러한 특별
모임을 소집한 것이다. 그는 서재에서 자신을 메리와 리디아, 그리고 집에서
요리하고, 바느질하고, 노는 잡음으로부터 격리시켜 몇 주간 동안 매일 변함없는
대담한 기도를 하였다.
   하나님, 제가 일을 시작하기 위해서는 일천 파운드가 필요합니다. 저는
30명의 어린이들이 따르는 가족을 위해 충분히 큰 집을 필요로 합니다. 저는
저의 가족을 위해 충분히 큰 집을 필요로 합니다. 저는 저의 직원들로서
어린이들을 좋아하고 그들을 가르칠 줄 알며 그들을 위해 음식을 만들 줄 알고,
그들을 다룰 줄 아는 그리스도인들을 적어도 3,4명은 필요로 합니다. 또한
어린이들의 옷과 잠을 잘 침구, 그리고 식사를 하게 될 접시들을 필요로 할
것입니다. 저는 하나님께서 이러한 일을 하실 수 있음을 믿사오며, 그러므로
저는 이 일을 온전히 하나님의 손에 맡기옵니다. 아멘. 

  그는 이상과 같이 기도를 하고 난 후 날마다 자신이 너무 뻔뻔스럽지나
않았을까 의아하게 여겼다. 그는 과연 너무나 많은 것을 구하고 있는 것일까?
그러자 그는 어느 날 성경을 펴서, 자신이 때로 어찌할 바를 모르게 되거나,
외롭거나, 혹은 하나님께서 말씀하시기를 기다리고 있을 때 그러했던 것처럼
시편을 읽었다. 그는 79편에서 시작하여 80편을 읽고 다시 다음장을 읽기
시작했다.

  그는  네 입을 넓게 열라. 내가 채우리라. 는 10절을 읽고는 거의 큰 소리로
웃음을 터뜨렸다. 이것이 죠지에 대한 응답이었다. 그는 입을 넓게, 하나님께
일련의 구체적인 필요들을 직선적으로 구하기에 충분할 만큼 넓게 열었다.
그러나 하나님은 그를 꾸짖지 않으셨다. 하나님께서는 분명히 시편 81편
10절에서 그렇게 말씀하셨으며 그러므로 그는 온 마음을 다하여 하나님께서
자기에게 말씀하고 계시다는 것을 믿었다.  네 입을 넓게 열라, 내가 채우리라. 
이것은 하나의 약속이었다. 그러므로 그는 그의 꿈들을 이 약속의 말씀에 걸
준비가 되어 있었다.

  교인들이 여전히 통로로 나오고 있었고 어떤 이들은 저쪽 벽에 밀접하여
따라나와 인사도 하지 않고 나가 버렸다. 하나의 보닛 모자가 죠지 앞에서 까딱
숙여 인사하자 그는 다정한 손과 악수하기 위해 손을 내밀었다.
   뮬러 목사님, 하나님께서는 당신을 사랑하셔요.  버터처럼 부드러운 목소리가
말했다.  왜 당신은 모금을 하지 않으시죠? 
  네 입을 넓게 열라, 내가 채우리라!  자매님, 저는 전혀 모금을 하지
않겠습니다. 그렇게 하는 것이 하나님과의 약속이죠. 저는 어떤 사람에게도
구하지 않을 거예요. 
   하지만 제가 몇푼 안 되는 소량을 여기 내놓습니다. 많지는 않아요. 10실링일
뿐예요. 그러나 이것은 출발입니다. 
   자매님, 하나님께서 당신을 축복하실 것입니다.  그 보닛 모자는 다시금 까딱
숙여 인사했다.
   뮬러 목사님, 난 건강하고 바느질을 할 수도 있고---.  정방형 어깨의 부인이
죠지 앞에 척 나타났다.  저는 제가 스마트하게 보이지 않는다는 것을 알고
있어요. 그러나 저는 훌륭한 푸딩을 만들 수 있고 어린이들과도 매우 사이좋게
지낼 수 있어요. 뮬러 목사님, 저를 사용할 수 있겠습니까? 
  네 입을 넓게 열라, 내가 채우리라.  당신을 사용한다구요? 아니 제가---.
하나님께서 당신을 축복하실 것입니다. 
   저는 어떠한 보수도 받지 않겠습니다.  부인의 어깨는 더욱 번듯하고 더욱
넓어지는 듯했다.  저는 그저 얼마 안 되는 보조금을 내기로 하고 그 나머지에
대해서는 선하신 하나님을 신뢰하겠습니다. 

  그 부인에게 줄 수 있는 유일한 답변이 있었다.  네 입을 넓게 열라, 내가
채우리라.  일렬로 서서 나오는 다음 사람은 당황해 보였다. 그러나 죠지는 그와
활발하게 악수를 하고는 다음 사람과 악수하기 위해 밝게 미소를 지으며 손을
내밀었다.
  그러나 한 사람이 그 모든 빛나는 경이로움을 손상시켜버렸다. 그것은
메리였다. 메리는 반신반의하였다. 그녀는 의심했고 비관적이었으며 그녀는 또한
못마땅하게 여겼다.
  그녀는 그 공중 집회 다음 날 아침에 죠지에게 쏘아붙여 말했다.     내
깨끗한 부엌 바닥에 그런 봉투를 던지지 말아요. 
  그러나 죠지는 그의 편지를 대충 훑어 읽으면서 메리의 그런 말에는 거의
개의치도 않았다.  메리, 이건 정말 멋진데, 정말 멋져! 내가 이걸 바로 어저께
보고했는데 벌써---. 
  식기실에서 접시들이 소란스럽게 부딪치는 소리가 들려왔다. 그 때 메리가
크게 소리쳐 말했다.  벌써 당신의 집 없는 아이들이 이사해 들어오기를 원하는
가요? 
  죠지는 메리의 말을 묵살해 버렸다.  이건 그리스도인 부부인 남편과
아내로부터 온 편지야---. 
   그게 누군데요? 
   누군지는 나도 몰라. 지방에서 온 것 같애. 좌우간 들어보라구.  죠지는
식기실 문에까지 들리도록 목소리를 높여 읽기 시작했다.  우리는 계획된
고아원에서의 봉사를 위해 우리 자신을 추천하는 바입니다. 만일 귀하께서
우리를 그에 대해 적격이라고 생각하신다면. 소란스럽게 들려오던 접시 소리는
낮아졌다가 다시 높아졌다.  그래요? 
   그 뿐만이 아냐.  또한 주께서 우리에게 주신 모든 가구를 내 놓으려고
합니다. 귀하의 사택을 위해서!  

  메리는 밀가루를 반죽하면서 식기문 주위를 응시했다.  그들의 모든 가구요! 
   ...그리고 우리는 어떠한 급료도 받지 않고 그 일을 하려고 합니다. 우리를
고용하는 것이 주의 뜻이라면 주께서는 우리의 모든 필요를 공급하시리라고
우리는 믿고 있습니다. 
   그렇다면 죠지, 그들은 당신이 누군지조차 모르잖아요. 
   우리는 같은 그리스도를 알고 있으니까 그것으로 충분해. 
   벌써 조력자 두 사람이 나타났으니, 그것도 하루만에...  메리는 부엌에서
나와 레인지 곁에 섰다.
   하루만에요! 
   조력자는 세 사람이야. 당신은 푸딩 만들겠다는 부인을 잊고 있어. 
   그러면 조력자 세 분과 집에 가득한 가구. 
   그리고 10실링. 
   참 빠르기도. 당신은 누구한테도 구하지 않았어요. 그렇지요, 죠지? 
  죠지는 메리에게 엄숙하게 말했다.  누구한테도. 
   그것은 틀림없이 --- 생각할 유일한 것이 있어요. 하나님께서 그 일이 그렇게
되어가길 원하고 계신 때문예요. 

  죠지는 메리를 꼭 껴안으려 했다. 그러나 그보다 먼저 그는 불쑥 말했다. 
물론 하나님께서 그렇게 원하고 계시지. 메리, 나와 함께 믿자구. 
  메리는 레인지 위에 후라이 펜을 살짝 올려 놓았다. 드디어 메리가 말했다. 
나는 나도 할 수 있다고 생각해요. 
   하나님 감사합니다! 
   정말예요. 우리 하나님께 감사해요. 바로 여기 내 부엌에서. 
  메리는 레인지에 기대어 서서는 눈을 감았다.  사랑하는 나의 하나님, 우리의
작은 믿음을 받아 주시고 강하게 하여 주옵소서. 우리가 필요로 하는 것을
우리에게 주옵소서. 돈과 옷과 부엌에서 필요로 하는 기구들과--기타 많은
것들을 우리에게 주옵소서. 우리는 하나님께 이를 구하나이다. 하나님께서는
하실 수 있나이다. 아멘. 

  그들은 서로를 향해 미소를 지으며 그 곳에 서 있었으며 죠지는 갑자기 자신이
교양을 갖춘 그 영국 여자와 결혼하게 된 것을 감사히 여겼다. 그 때 뒷문을
두드리는 소리가 들려왔다.
  그 문에는 죠지가 전혀 본 일이 없는 사람이 서 있었다. 그의 양 팔로 안고
있는 한 아름의 집꾸러미 너머로 바람에 쏘여 빨개진 코끝과 눈물이 고인 눈만이
보였다. 그 짐꾸러미 뒤에서 한 목소리가 빠듯 빠듯 들려왔다.  당신의 고아들을
위해서예요.  그 사람은 그 짐꾸러미를 바닥에 내려놓고 포장 도로 위로 물러나
죠지가 한마디 말할 겨를로 없이 폴 가로 급히 가버렸다.

  메리는 죠지 뒤 문간에 서 있었다.  아니, 열어봐요!  닳아진 끈이 쉽게
끊겼다. 그들은 포장지를 찢고는 함께 부엌 바닥 위에 쪼그리고 앉았다. 포장지
안에는 더욱 쭈글쭈글하고 더렵혀진 종이로 포장되어 있는 울퉁불퉁한 여섯 개의
꾸러미가 있었다.
  속 포장지가 겉 포장지로부터 벗겨져 나갔다. 메리가 외쳤다.  정찬용
접시예요! 스물 여덟 개의 정찬용 접시. 이거면 충분해요---. 
   스물 여덟 사람을 위한 스물 여덟개의 정찬용 접시라. 
   그리고 여기 대형 서어비스 접시가 세 개 있어요. 
   대야가 세 개.  메리는 다음 꾸러미에 손을 대었다.
   주전자가 하나. 

  죠지는 포장지를 잡아 당기고 있었다.  음료 컵들과 세 개의 소금통. 
   이건 강판.  메리는 의기 양양하게 그것을 바닥 위에 세웠다.
   그리고 칼이 네 개. 
   그리고 포오크가 다섯.  죠지는 그것들을 손에 들고 허공에 휘둘러댔다.
  부엌 바닥 위, 레인지 앞에는 정찬용 접시들과 보통 접시들, 그리고 컵들과
소금통들이 많은 포장지로 감싸여 있었다. 전혀 어디에서도 아닌, 한 낯선
사람이 고아원이 바로 문에서부터 필요로 하게 될 것을 가져 온 것이다.
목소리가 기묘한 그 사람은 죠지와 메리가 그 날 아침에 부엌 기구들을 위해서
기도했다는 것을 어떻게 알았을까? 죠지는 그 사람이 정말 전혀 알지
못했으리라고 확신했으며, 그는 또한 메리와 자기 자신에게 모두 충분히 놀라운
응답을 받았다고 확신하였다.

  죠지는 다음 달이 되어서도 기도에 대한 또 다른 응답을 확신하게 되었다.
바로 다음 달 첫 주에 한 브리스톨 실업가가 고아원을 위해서 그에게 50파운드를
주었다.
   50파운드,  메리가 말했다.  우리가 결혼했을 때 우리는 50파운드로 1년동안
살았는데. 
  그들은 30여명의 어린이들을 위한 옷에 대해서 기도하였다. 어떤 사람이
29야드의 튼튼한 재료를 기증하였다.
  그들은 또 다른 조력자들에 대해서 기도하였다. 그러자 한 가정부가
지원하였다.

  일 주일 후에는 죠지의 설교에 상당한 반응을 보였던 브리스톨의 한 상인이
고아원 설립을 위해 100파운드를 가지고 죠지의 집에 왔다.
  그래서 1월말, 죠지는 부엌에 들어가 메리의 양손에서 고기 파이를 받아
가지고 그것을 식탁 위에 놓고는 메리의 허리를 양 팔로 안고는 문을 빙빙
돌렸다.
   구했어.  죠지가 말했다.  구했다구. 
   뭘 말예요? 
   그래, 집 말야. 윌슨 가에 있는 괴물같은 집이야. 그 곳에 위치하여 30명의
어린이들로 하여금 바로 이사해 들어오게 하여 난간에서 미끄럼타기를 하고
다락에서 식기실까지 뛰놀며 온 벽에다 낙서하게 하고 싶어 못견뎌 하는 외롭고
낡은 괴물같은 집이야. 그것은 방주와도 같아. 메리, 그러나 그것은 매우
아늑하니까 당신도 좋아할 거야. 
   부엌은 어때요?  메리는 실제적으로 물었다.
   크던데. 레인지가 훌륭해 보여. 그리고 오븐도. 당신이 그 오븐을 볼 때까지
기다려. 
   그럼. 그 집은 정말 당신 것이 되는 거예요? 
   모두가 내 것이지. 그리고 모든 것은 2월 1일이면 이사가기로 되어 있어.
메리, 우리는 이제 우리의 고아원을 갖게 된 거야. 우리는 우리가 필요로 하는
모든 것을 갖게 되었어. 
   어린이들 외엔.  그들은 서로를 향해 밝게 미소를 지으며 그 곳에 서 있었다.
   메리, 하나님은 좋으신 분이잖아? 
   그래요. 자, 내 고기 파이를 이리 주세요. 어서 드세요. 

   *   *   *
  윌슨 가의 포장 도로를 따라 곧 바로 서 있는 그 벽들 집은 밖에서 보아서는
옆에 있는 집들과 다를 바 없이 보였다. 거리를 향하여 있는 여섯 개의 짜임새
있는 창문들은 바로 이웃집 창문들과 같은 일정한 간격을 유지하고 있었다.
거리마다 별로 영리하지 못한 제복차림의 학교 어린이들이 열을 지어 가고
있었다. 포장 도로에서 그 벽돌집 출입문에 이르기까지의 길이 그 집을 돋보이게
하였고 윌슨 가를 따라 늘어서 있는 모든 집들은 각각 이 집의 출입구에서 포장
도로까지의 간격으로 떨어져 있었다. 그러나, 죠지가 2월 3일 아침, 윌슨 6가를
향해 문을 열어제쳤을 때 그는 그 집이 이웃집들과 다르다는 것을 알았다.
방안에 들어와 보니 그러한 집은 이제 윌슨 6가에도, 브리스톨에도, 아니 영국
그 어디에도 찾아볼 수 없을 것 같았다.

  그는 전면 방에서 작은 테이블가에 앉았다. 이제 죠지가 고아원으로 사용할
윌슨 6가의 집 문들이 공적으로 개방되어 있었고 누구나 걸어들어 와서 집 없는
어린이들을 위해 지원할 수 있었다. 2월 3일이 개원일로 공표되었고 죠지가
보고서들과 설명문을 배포했으므로 그는 이제 그 집이, 그가 부엌에서 일을
돌보도록 요구하게 될 지원자들로 매우 붐비게 되리라고 확신하였다.
  그러나 그는 부엌에 페인트칠을 다시 하지 않았으므로 그러한 확신을 지속할
수 없었다.

  반시간 동안 죠지는 부엌에 페인트칠을 하고 공동 침실에 있는 가구를
재정동하는 것에 대한 공상에 잠겼다. 잠시 후에 그는 앞 문으로 걸어가서 작은
창문을 통하여 밖을 내다 보았다. 문을 하나 열어 놓은 것이 좀더 친절하게 보일
것이었지만 그러나 때는 2월이었다. 그는 망설이다가 테이블로 돌아갔다. 한
시간 동안 그는 부기에 집중하다 보니 불쾌감을 느끼기 시작했다.
  창가에서 그는 윌슨 가를 둘러 보았다. 늙어 허리가 구부정한 한 부인이
터벅거리며 걸어와서는 그 집을 호기심에 찬 눈으로 올려다 보았다. 죠지는
그녀를 향해 창문을 톡톡 두드리려고 했지만 그녀는 바로 지나가 버렸다. 그녀가
그 거리를 따라 다가오는, 성장을 한 사람을 세워놓는 것을 보고 죠지는 그녀가
거지라는 것을 알았다. 그 성장을 한 사람 역시 바로 지나가 버렸다.

  그 때 죠지는 시장기를 느꼈다. 때는 거의 정오였다. 그러나 부엌에는 먹을
것이 아무 것도 없었다. 그는 너무 긴장되었던 나머지 식사 시간도 잊고 있었다.
그는 막연히 펜을 들어 합계하기 시작했다. 찬 바람에 의한 낡은 대들보들의
삐걱 소리와 그의 끄적거리는 펜촉 소리만 날 뿐 실내는 매우 조용했다.
  그는 다시 창가로 걸어갔다. 밖에는 회색 집들이 세수하는 것도 잊어버린
아이들과 같은 회색 거리를 따라 열을 지어 있었다. 몇 몇 눈송이들이 창문에
휘날렸고 거리에 있던 사람들은 모두 집으로 가버렸다.
  그 때 그는 두려운 사실을 인정해야만 했다. 그곳을 찾는 사람은 아무도
없었다. 도시 공무원 한 사람 오지 않고 있었다. 감사히 여기는 아주머니나
아저씨 한 사람 오지 않았다. 무엇인가를 갈망하며 떨고 있는 어린이 하나 오지
않았다. 화가난 구빈원의 어떠한 관계자 한 사람도 오지 않았다. 전혀 아무도,
아무도 오지 않았다.
  그는 빵 제조업자의 아내와 그녀의 친구들이 했던 말을 기억할 수 있었다. 
우리가 목사님께 말씀드리지 않았어요? 이것이 그것을 증명하잖습니까?
브리스톨은 아직 새로운 형의 고아원에 대한 준비가 되어 있지 않아요. 
  그는 현관에 있는 대기 난간을 향해 섰다. 그는 큰 소리로 말했다.  난
모르겠다. 난 정말 모르겠어.  그러나 그에게 대답하기 위해 앞 문을 여는
사람은 아무도 없었다.

   11장

   아무도 오지 않았어요?  메리는 마치 울음을 터뜨리려는 듯 죠지를 올려다
보았다. 그녀는 융과 옥양목으로 에워쌓여 거실에 앉아 있었다. 죠지는 첫눈에,
메리가 여자 아이들이 입을 옷을 재단하고 있다는 것을 알았다. 그녀가  죠지,
전혀 아무도 오지 않았어요? 당신, 정말이예요? 라고 그에게 다시 묻고 있을 때
그녀 자신은 버림받은 아이처럼 보였다.
   윌슨 6가에 가까이 오는 사람은 아무도 없어. 아이 하나, 할멈 하나, 공무원
하나 오지 않았어. 아무도 오지 않았다구. 
   아무도 지원하지 않았어요?  그녀는 융을 융단 위에서 앞 뒤로 굴리며
흐릿하게 반복해 물었다.  그들은 어디 있을까? 

  저녁은 거실의 단조로움, 그녀의 처량함과 융으로 옷을 만드는 일로 지나갔다.
그러나 그들이 희생한 모든 것--그것은 엄청난 것이었다. 죠지는 반박하였다. 
우리 자신에게 구하는 것이 낫겠어-- 하나님은 어디 계시지? 
  메리의 눈은 두려움으로 휘둥그레졌다.
   좋아, 하나님은 어디 계신거야?  죠지는 메리뿐 아니라 자기 자신을 부정한
생각으로 채찍질하며 고집했다. 그 때 갑자기 자기 자신을 의자 곁에 내던져
의자의 박제가 튀어 나올 때까지 주먹으로 그것을 후려치며 하나님께 외치고
싶었다.  메리, 메리,  그가 말했다.
   아니, 죠지!  그녀는 플란넬 면을 밀어 제치고 일어섰다.
   난 윌슨 가에서 집에 오는 동안 내내 기도해 왔어. 하나님, 제가 어디서
실패한 것입니까?  네 입을 넓게 열라, 내가 채우리라.  이 말은 하나님께서
하신 말씀이야. 난 하나님께서 그러시리라고 믿었었지. 
   죠지, 하나님께서는 이미 그렇게 하셨어요. 하나님께서는 하셨어요.--- 할
때까지는. 
   그래, 나는 돈을 위해 기도했었다구.  죠지의 목소리에는 빈정거림과 슬픔이
있었다.  하나님께서는 내가 꿈꾸던 것보다 더 큰 선물들을 내가 알지도 못하는
사람들을 통하여 보내셨어. 
   나는 부엌 기구들을 위해 기도했었지요.--- 
   그러자 낯선 사람이 양팔 가득히 들고 문에까지 왔었지. 메리, 나도 알아.
우리는 요리사들과 교사들에 대해서도 기도했었어. 
   ---그러자 그들은 왔었어요. 당신은 옷들을 위해 기도해서 그것들을
받았어요. 당신은---을 위해 기도했었고.  메리가 갑자기 말을 중단하자 그녀의
눈은 크게 떠지고 있었다.  아, 죠지! 

  죠지는 너무 자신의 비극적인 일에만 사로잡혀 있는 나머지 메리의 두 눈이
빛나고 있음은 알지 못했다.  나는 하나님께서 내가 기도한 그 모든 것을 나에게
계속 주실 줄로 믿었었지. 메리, 나는 그렇게 믿었다구. 오늘까지. 
   죠지, 죠지, 바로 그거예요! 
  그 동안 무엇이 메리를 번민케 했던가? 그러나 이제 전혀 말도 되지 않는
메리의 말에는 더할 나위 없이 밝고 명랑한 가락이 있었다.  바로 그거예요. 
메리는 되풀이 말했다.  당신이 위해 기도한 모든 것. 
   메리, 당신도 뭔가 깨달았구먼, 하나님께서는 내가 위해 기도한 것은 내게
모두 주셨어. 그런데 우리는 정작 어린이들을 위해서는 아직 기도하지 않았단
말야. 
  메리는 웃고 싶어하는 표정이었다.  바로 그거예요. 당신은 어린이들에
대해서는 구하지 않았어요. 
   ---에 대해서는 구하지 않았어요.  메리는 무슨 뜻으로 이런 말을 하고
있었을까?
   어때요. 그렀잖아요? 나도 기도하지 않았어요. 우리는 어린이들에 대해서는
전혀 함께 기도하지 않았어요. 죠지, 그렇잖아요? 
  죠지는 갑자기 마치 무시무시한 꿈에서 깨어난 것처럼 어리벙벙한 느낌이
들었다. 메리의 말이 옳았다. 그들은 모든 것--- 접시를 비롯해서 속옷에
이르기까지 모든 것을 위해 기도했었다. 그러나 그들은 하나님께 고아들을
보내달라고 구하지 않았다.
   죠지, 이해하지 못하겠어요? 당신은 ---생각만 했어요. 
   너무 많이 오리라는. 
   그래서 당신은 기도도 하지 않았어요. 
   난 하지 않았지. 메리, 난 하지 않았어.  이 때 그는 큰 소리로 웃고 싶었고
자기 아내를 양팔로 끌어 안고 그녀에게 입맞추고 싶었으며 동시에 하나님을
전격적으로 찬양하고 싶었다.
   죠지, 우리가 어리석지 않아요? 
   기막히게 어리석어. 
   그러니까 하나님은 믿을 수 없는 분이 아니예요! 

  이 때 그들이 행동한 것은 죠지의 마음 속에 있던 그대로의 것으로,
유일하면서도 필연적인 것이었다. 그들은 거실에 있던 그대로 머리를 숙이고
몇마디 단순한 말로 자신들이 잊고 있던 것을 구하였다. 그들은 하나님께
고아들을 구했으며, 메리가 플란넬 면들과 여자 아이들의 옷감 조각들을
집어들자 그들은 부엌으로 가서 저녁 식사로 양고기 스튜우를 들었다. 죠지는
양고기 스튜우가 그렇게 맛 좋았던 때를 기억할 수 없었다.
  다음날 아침 그는 확신에 충만하여 깨어 있었다. 조반을 들면서 그는 무심결에
말하고 있다는 투로 메리에게 점심 식사 때 자기를 기다리지 말라고 말했다.
  이 때 어린 리디아에게 먹이려던 죽 한 숟가락이 허공에서 멎었다.  집에 있지
않을 거예요? 당신, 어디가 있을 거예요? 
   윌슨 6가 너머에. 당신은 내가 어디에 가리라고 생각했지? 
   오늘은 안 되요. 당신은 뭘 기대하고 있는 거예요!  메리는 서서 눈살을
찌푸린 채 머리를 흔들어 말했다. 그러나 죠지는 일어나서 그녀의 팔을 톡톡
두드리고 리디아의 머리칼을 사랑에 넘쳐 잡아당겼다가는 즉시 뒷문으로 나갔다.

  윌슨 6가에 이르자 자물쇠에 열쇠를 끼우고 그것을 가볍게 당기며 비틀고 있을
때 그는 두 사람이 자기를 호기심에 차 주시하면서 포장 도로 위에 서 있다는
것을 알아차렸다. 한 사람은 젊은 여성이었는데 그녀의 머리 위에는 보닛 모자가
곱슬곱슬한 둥지 위의 커다란 핑그빛 새처럼 내려앉아 있었다. 그녀는 거의
일정한 시간으로, 그의 셔츠가 그의 얼굴에 필적할 만큼 더럽혀진 10대 소년을
손바닥으로 때렸다.
   시간이 다 됐어.  죠지는 그 젊은 여성이 말하는 것을 듣고 있었다.  이리
와, 얼간아. 그건 내버리란 말야. 다시는 이 근처에다 돌을 던지면 안 돼.
명심하라구. 

  죠지는 자신이 열쇠로 자물쇠를 열고 있다는 것도 잊고 있었다.  당신, 나한테
말하고 있는 겁니까? 
   물론이죠, 그 외 누가 있어요?  그 젊은 여성은 노란 곱슬머리칼을 휘저었다.
 여기가 윌슨 6가입니까? 
  죠지가 문 위에 있는 번지수를 가리키자 그녀는 그 소년을 자기 앞으로 밀치며
고개를 끄덕했다.  자, 그렇다면 우리는 다 온거야. 목사님이 이 곳을
운영하시는 분이신가요? 

  열쇠 구멍의 정확한 위치를 찾기까지는 한 시간이나 지나간 듯 했으며, 그제야
문이 탕하고 열렸다. 그 젊은 여성이 죠지보다 앞서 응접실로 맵시를 내며
걸어들어 가자 죠지는 그녀가 눈으로 커어튼과 융단에 값을 매기고 있다는 것을
알았다.
   정말 멋지군. 
  죠지는 응접실로 들어가 서 있는 그녀에게 머리를 숙여 인사를 하고 그녀를
위해 의자를 끌어당겨 놓고는 자신도 어저께 홀로 앉아 기다렸던 작은
테이블가에 앉았다. 그 소년은 이미 부엌 중간에 와 있었다.  야, 그 돌멩이는
내려놔, 말좀 들어! 

  그 젊은 여성은 죠지에게 간단히 그녀의 내력에 대해서 말했다. 제리는 그녀
언니의 아이였다. 그 언니는 죽었다. 그 아버지로 말하면---. 그녀가 양 눈썹을
뺏죽 활모양으로 치켜올려 굽히고 어깨를 으쓱하는 순간 핑크빛 새같은 보닛
모자가 홱 움직여 거의 날아가 버릴 뻔 했다. 그녀는 그 아이를 어저께 데리고
오려고 마음 먹었지만 그러나 그녀의 남자 친구와 제방에서 휴일을 좀
보냈노라고 말했다.
   당신이 어저께 오지 않아서 유감입니다.  죠지는 정중하게 말했다.
   제가 너무 늦게 왔단 말씀인가요? 하지만 난 그에게 -- 말했어요. 
  죠지는 충동적으로 답변했다.  전혀 늦지 않았어요. 아직은 빈 방이 좀
있으니까요.  그러나 죠지는 그에 대해서 거짓말을 할 수가 없었다.  아가씨, 
죠지가 말했다.  아가씨가 최초의 지원자예요. 아가씨를 보게 되어 정말
기쁩니다. 
  그 순간 갑자기 그의 엄지 발가락에 으스러질 듯한 통증이 왔다. 제리가
돌멩이를 떨어뜨리고는 죠지를 향해 싱긋 웃고 있었다.
   저 애는 염려마세요.  그 젊은 여성이 말했다.  저 애는 선량해요. 그 마음
속만은, 당신이 그것을 알아낼 수만 있다면.  죠지는 너무 아파 구두를 벗어
던지고 절뚝거리며 방을 돌아다니고 싶었다. 그러나 그 아이는 작은 테이블 뒤에
서 있었다.  아니, 제가 제일 먼저 지원한 자란 말인가요? 

  죠지는 애매한 투로 고개를 끄덕였다.
   아니, 그렇다면 내가 꼴지는 면한 것 같은데, 
  그 때 문에는 나이와 키와 어조가 비슷비슷한 여섯 명의 여자들이 들어오고
있었다. 그들에겐 그들보다 두 배나 되는 아이들이 따르고 있었으며 더우기 그들
모두가 일시에 재잘거리고 있었다. 그들은 작은 테이블가에 옷자락을 스치며
들어왔다.
   뮬러 선생님이신가요?   실례지만 젊은이, 목사님은 어디 계시지?   이봐,
여기가 그 수용손가? 

  그러나 죠지는 무엇이 일어나려는가 하고 그들의 머리를 돌아보고 있는 순간
충격적인 말을 들었다. 제리가 돌멩이를 집어 들고는 천하 기묘한 제스쳐로
자기가 모든 고아들의 왕초임을 선언하는 것이었다.
   내 창문이야!  죠지는 어찌할 도리 없이 말했다. 그 순간 핑크빛 보닛 모자가
정신 없이 홱홱 상하로 움직였다.  목사님, 호통치지 마세요. 목사님이 이러한
아이들을 구하셨잖아요? 이제 목사님께서 구했던 것을 받으셨으니 누구한테도
그러한 불평은 하지 마세요. 

  한 달 내에 42명의 어린이들에 대한 신청서가 제출 되었다. 그리하여 윌슨
6가의 고아원은 1836년 5월, 봄에 공식적으로 문이 열렸고 어린이들, 요리사들과
유모가 이사해 들어왔다. 이제 죠지와 메리는 그들이 책임 맡아야 할 자들로서--
네 살난 리디아를 포함하여-- 43명의 어린이들을 거느리게 되었다. 그래서
그들은 곧 윌슨 가에서 두번째 집을 세들지 않을 수 없을 만큼 매우 많은 어린
아이들을 거느린다는 말을 듣게 되었다. 그 해 말, 죠지는 그의 두번째 고아원의
문을 열었다.
  그리고 그 후 9개월 만에 그가 동6가에 세번 째 집을 세들어, 거실들에
페인트칠을 다시 하거나 창문들을 닦기 전에 브리스톨 빈민굴들로부터 또 다른
30명의 고아 소년들이 난간에서 미끄럼 놀이를 하고 있었다.

   *   *   *

  일년 반이 자나갔다. 죠지는 다음과 같은 자신의 말을 남겼다. 그는 결코 공중
앞에서 돈에 대해 언급하지 않았다. 그는 모금을 위해 누구한테도 구하기를
거부하였다. 그러나 브리스톨 사람들은 세 고아원에 정기적이며 풍부하게
기부하였다. 그러므로 식품비, 직원 봉급, 의류와 교과서들을 위한 돈은 남아
돌아갈 정도였다.
  그러나 첫번 고아원을 개관했던 날-- 1838년 8월 18일-- 로부터 2년 후 죠지는
그의 일기에 다음과 같이 기록하지 않을 수 없었다.: 나는 고아들을 위해 수중에
일 푼도 가지고 있지 않다! 하루 이틀 내에 많은 파운드를 필요하게 될 것이다! 
그는 몹시 걱정하고 있었다. 테인마우스에서 헌금 상자 비우기를 집사들이 잊고
있었는데도 죠지는 오직 메리에게만 그 책임을 돌렸다. 이제 그 곳에는 96명의
고아들이 있었다!

  그 날 그는 하나님께 간구하였다.  하나님, 오늘 유아들의 집은 10파운드를
필요로 하옵니다. 제가 그들에게 자금고에 있는 모든 돈을 주었지만 그러나
그것은 불과 5파운드였습니다. 그들은 5파운드를 더 필요로 할 뿐만 아니라
그들은 그것을 오늘 필요로 하옵니다. 하나님, 저는 하나님께서 그것을 어떻게
해서든 능히 제공하시리라 믿사옵니다. 
  소매 없는, 살랑거리는 실크 드레스 차림의 부인이 폴가에 있는 죠지의 집으로
펄럭이며 들어갔다. 죠지는 그녀가 그의 서재에 들어와 앉을 때 향내를 맡을 수
있었다. 그러나 그녀는 은밀하게 한숨지으며 장갑을 낀 작은 손을 그녀의 지갑
속에 넣었다.  뮬러 형제, 하나님께서는 이 화려하게 번뜩이는 보석들을 더 이상
착용하지 말라고 저에게 말씀하셨어요. 하나님은 그 외에도 저에게 말씀하신
것이 있어요. 하나님께서는 저에게 이것들을 떨쳐 버리라고 말씀하셨어요.  작은
손으로 경화 한 줌이 죠지의 책상 위에 짤랑 울렸다.  그리고 이 돈은 필요한
자에게 주세요. 저는 고아들을 생각했어요. 이제 저는 고아들을 추천하려고
하지만 그러나 추천하는 일은 몇 주 걸리지 않을 거예요. 저는 고아들을 데리고
오늘 바로 이 곳에 올가 생각했었지요.  죠지의 눈은 그녀가 말하고 있는 동안
경화들을 분류했다.  미안하지만 이 현기증이 날 만큼 번쩍이는 보석들은 실제로
그렇게 많은 값이 나가지는 않아요. 이 경화들 역시 대단한 것은 못 될거예요. 
   5파운드인걸요.  죠지가 중단시켜 말했다.
   5파운드, 6,8실링 남짓해요. 하나님께선 목사님께 저를 통해서 많이 주지
않으시는군요, 그러나---. 
   많지 않은 것이 아니라 너무 많아요! 
   불과 5파운드인걸요 뭐. 
   5파운드보다는 많아요. 하나님께선 저의 기도에 대해 정확하게 응답하셨어요.
제가 구했던 것은 바로 이만큼이었으니까요! 

  다음 2주 동안 돈은 단지 조금씩 밖에 들어오지 않았다. 고아원 보모들이 한
번에 1인분 빵을 샀다. 그리고 9월 5일에 죠지는 다시 심각한 문제에
직면하였다. 그는 그의 일기장에 다음과 같이 기록했다. :  우리의 시련의
시간은 계속되고 있다. 주께서는 자비롭게 우리의 일용품을 제공하기에 족할
만큼 허락해 오셨다. 그러나 주께서는 이제 하루분씩 주고 계시며 때로는 우리가
필요로 하는 만큼 거의 시간제로 주신다. 

  이제 죠지는 낙심된 침묵에서 식사를 하였다. 리디아가 같이 놀기를 원할
때에도 그는 외면하였다. 그러나 그는 다음과 같은 자신의 결정을 강력하게
고수하였다. 그는 하나님께서 기도를 들으시고 응답하신다는 것을 입증할
것이다. 그러나 그러한 사실을 입증하는 데는 전적으로 인내가 필요하였다.
  그러나 헨리 크레익은 다르게 생각하고 있었다.  죠지, 자네는 자신을 기가
막힌 궁지로 몰아 넣고 있어. 내가 제안하는 것만이 상책일세. 
   자네 방법은 하나님의 방법이 아냐.  죠지가 강경하게 말했다.  난 돈에
대해서는 누구한테도 구하지 않겠네. 무엇이 그걸 입증하느냐구? 난 하나님께
구하겠어. 그것이 내가 할 수 있는 전부야. 
   그렇지만 그리스도인 친구들은 달라. 이봐, 그들은 이러한 일에 관심을 갖고
있어. 자네가 해야 할 일은 그들에게 가서 사태가 재정적으로 어떻다는 것을
말하는 거야. 그리고--. 
  죠지가 폭발했다.  아냐! 
   이거봐, 이 사람아, 자네한테는 먹여살려야 할 아이들이 거의 백 명이나
있어. 자넨 그에 대해서 무책임 할 수 있나? 자넨 그들에게 아버지와도 같은
거야. 
   아버지가 없는 자들에게 아버지가 되어 주는 것.  죠지는 중얼거렸다. 그것은
그가 믿는 구절이었다.
   정말이지, 자네 자신이 그 구절을 숱하게 인용해 왔잖나? 
   누가 아버지가 없는 자에게 아버지가 된단 말인가? 내가 아냐. 아버지가 없는
자에게 아버지가 되는 것은 하늘에 계신 하나님이야. 공급은 하나님께서 하셔. 
  헨리가 신랄한 말을 했다.  하지만, 죠지, 하나님은 매개체를 통해서
공급하신다는 것을 모르나? 
   하나님은 여러 매개체들 중에서 택하시지만 뮬러라고 하는 매개체는 택하시지
않으시네. 헨리, 두고 보라구. 하나님은 언제나 실패하는 일이 없으셔. 난
기도하겠어. 그러면 돈이 들어 올거야. 

  헨리는 소파에서 그의 커다란 외투를 줏어 입고는 신중하게 단추를 채웠다. 그
때 그가 명백하게 말했다.  돈은 들어 올걸세. 하지만 그것은 또한 바로 그것이
들어오던 속도로 나가 버릴걸세. 그리고 더 많은 돈이 들어 올테지만 그것 역시
나가 버릴걸세. 그건 들어오던 것보다 더 빠른 속도로 나가 버리던, 한 때 내
놀음 돈과도 같은 거야.  현관 입구에서 그가 뒤를 돌아보며 말했다.  죠지
뮬러, 그럼 자넨 어디에 있게 되는 거지?  헨리의 뒤에서 문이 잠기자 죠지는
그의 말을 기억하며 응접실에 홀로 있었다.

  그러나 헨리의 비관론 따위는 그를 하나님과의 그의 약속으로부터 격퇴시킬 수
없었다. 그는 돈에 대해서는 누구한테도 구걸하지 않을 것이며 그에 대해서는
오직 하나님께 구할 것이다.
  잠시 후에 직원실에서 테런스 형제가 그의 서재로 들어 왔다. 그는 죠지의
책상 위에 작은 경화 꾸러미 한 주머니를 내 놓았다. 그 날 아침 다섯 사람이
모두 기부금을 위해서 그 고아원에 들렀다. 그것들은 작은 선물이긴 하였지만
그러나 또한 무시할 수 없는 도움이 되었다.

  죠지는 그 돈을 그의 지갑 속에 쓸어 넣었다. 그 젊은 직원은 얼굴을
찌푸렸다.  그 돈을 이 집 살림을 위해 저에게 주시지 않으시겠습니까? 제가
내일 차용 증서를 받아 오겠습니다. 그리고 제가 -- 저, 저는 생각했습니다.
결국--. 
  죠지가 중단시켜 말했다.  내일이라구!  한 날 괴로움은 그 날에 족해. 
테런스 형제, 오늘 내가 밀린 봉급을 결산하기 위해서 이 돈을 위해 기도했었네.
하나님께서는 내 기도에 응답을 자네를 통해서 보내셨어. 이 돈은 저--오늘을
위해 주신거야. 자네의 증서에 대해서는 우리 내일 기도하세. 
  그러나 헨리 크레익의 말이 옳을지도 모른다는 생각은 잘못된 생각이었다.
왜냐하면 그 돈은 들어올 때처럼 그렇게 빨리 나가 버리지 않았기 때문이었다.

  9월 10일 윌슨 6가의 어둑한 응접실로 침울한 일단의 직원들이 어슬렁거리며
들어가 빙 둘러 놓여 있는 작은 의자들 위에 앉았다. 그 날은 그 이튿날부터 온
종일 비가 왔으며, 그래서 아래 세탁실에 집어쳐넣은 빨래거리에서 냄새가 났다.
그것은 부엌에서 끊여 낸 마음에 내키지 않는 수우프 냄새와 합세를 하여
풍겨왔다.
  죠지는 두근거리는 마음으로 그의 직원들에게 향했다. 그는 며칠 동안 어떻게
해야 하는가로 고심해 온 것이다. 직원들을 불러모아 그들에게 사실을 말할까? 
우리의 모든 일은 수포로 돌아갔오.  아니면  하나님께로부터 곧 응답이 올
것입니다.  그렇지 않으면  우리는 문을 닫아야만 하겠습니다.  라고 말해야
할까? 어떻게 할까? 그들에게 사실을 말한다는 것은 돈에 대해서 그들에게
구걸하는 것, 즉 돈에 대해서 사람들에게 구걸하는 것과 같은 일이 아닐까?

  그러나 그가 윌슨 가의 응접실에 들어와 앉아 있는 그의 직원들을 앞에 두고
그러한 잡다한 생각으로 망서리고 있었다는 것은 단순히 합리적인 것으로는 볼
수 없었다. 그는 하나님보다는 인간적인 추리력을 앞세웠다. 그는 그의
직원들에게 사태의 진상을 말하지 않음으로써 그들을 속이고 있었다. 그는
그들로 하여금 자기와 함께 기도하여 하나님의 응답의 환희를 경험케 하지
않음으로써 그들을 속이고 있었다. 그는 혼자서 기도했고 그들에게 돈이
들어오는 대로 전달했으며 그들은 그 돈을 다 써 버렸다. 그러나 그것이 그가
하나님 앞에 취해야 할 올바른 태도는 아니었다. 그는 여전히 그들을 다소
속이고 있었다.
  그리하여 그는 하나님과의 약속을 파기하지 않고 그것을 지킴으로써 그것을
새롭게 하고 있었다.
   직원 여러분,  그가 말했다.  저는 몹시 슬픈 사실이긴 하지만 여러분과 함께
나눌 매우 놀라운 사실에 직면해 있습니다.  그는 감기에 걸려있다는 것과
미음을 먹고 있다고 간단히 서론을 말하자 그들 모두는 그의 다음 말을
기다렸다.

  그는 그들의 반응이 어떠한가에 대해서는 전혀 관심을 갖지 않았다. 그가 말을
마치자 한 여성이 일어서서 그를 향해 비난하는 조로 말했다.   비용을 줄이면
사태에 다소 도움이 되지 않을까요? 
   자매님, 우리는 뼈가 나오도록까지 깎아 왔습니다. 
   그렇지 않아요. 목사님은 한 가지 잊고 있는 것이 있어요. 
   그게 뭐요? 
   제 급료예요. 저의 미망인 연금은 매우 충분해요. 아니, 뮬러 목사님, 저는
제가 목사님의 고아원에서 종사하고 있는 한 목사님으로부터 더 이상 급료를
받지 않겠습니다. 

  또 다른 직원 하나가 그의 손을 내밀었다.  저는 기도하러 이층으로 가던
중이엇습니다. 그는 조용히 말했다.  그러나 이걸 먼저 받으세요.  그것은 많은
파운드였다.
   저는 받을 수 없습니다.  죠지가 말하기 시작했다.  그리고 저는 제가 현금을
보고 있는 한 돈에 대해서 하나님께 무릎을 꿇고 구할 수가 없었습니다. 
  작은 요리사의 입술은 떨고 있었지만 그녀는 불쑥 말했다.  저로부터
6파운드를 계산에 넣어 두세요. 6파운드는 은행에 저축해 둔 저의 보잘 것 없는
밑천이예요. 그러나 그것을 찾아 가져오도록 직접 사람을 보내겠습니다. 만일
목사님이 이제 제가 회의 동안 나가 있기를 허락해 주신다면 저는 수우프를
끓이러 나갈테니 그것이 끓고 있는 동안 기도를 좀 하세요. 
  이렇게 해서 그는 결국 그의 직원들에게 돈에 대한 실정을 말하고 그들과 함께
기도하였다. 그는 이상하게 자신이 잘 했다는 확신을 갖게 되었다. 이제
나머지는 하나님의 손에 있었다. 그것은 곧 하나님께서 하실 일이었다.
  죠지는 자신이 분류해 놓은 경화들을 내려다 보면서 미소를 지었다. 그것들은
빵 제조업자와 식품 상인에게 하루, 이틀 분을 지불하기에는 충분하였지만 그
이상은 할 수가 없었다. 그러나 돈이 그렇게 조금 뿐이 남지 않은 것은 도리어
매우 의의있는 일이었다. 단, 그들이 기도를 하게 되는 한!
  주말이 되자 그 처량하리 만큼 적은 헌금 역시 바닥이 나버렸다. 그러자
죠지는 고아원에 대해서 이상한 불안감을 의식했다. 그가 직원들에게 책장을
옮기는 데 도와 달라고 말하려 하자 그들은 마치 못들은 척 급히 문 밖으로 나가
버렸다. 오후가 좀 지나자 그들은 뭔가 양 팔로 한 아름씩 안고 나가는
것이었다. 그가 고아원 보모를 부르자 그는 그녀가 뒷문으로 급히 나가 버리는
것을 목격할 수 있었다. 그녀 역시 무엇인가 들고 나가는 것이었다.

  그 냘 밤 그는 고아원에서 저녁을 먹었다. 저녁 식사가 끝나자 말을 좀 더듬는
청년 직원 하나가 연설을 하기 위해 일어섰다. 그는 듣기에 거북하리 만큼
힘들게 연설을 잠깐 하고 나서 죠지를 향하여 테이블 위에다 봉투 하나를 꺼내어
놓았다. 그리고 그는 말했다.  ...모두 고아들을 위한 이 펜스 짜리 경화예요.  
죠지는 어리둥절하여 그 봉투를 집어들었다.  이것은 어디서 들어 온 거죠?
당신은 한 푼도 없으신 분이, 여러분 모두가 말입니다. 
   그것은 목사님의 기도에 대한 응답예요. 그러니 고아원은 문을 닫지 않아도
됩니다. 
  죠지가 일어섰다.  난 이 돈이 어디서 나왔는지 알고 싶습니다. 
   그것은 기도에 대한 응답이예요. 
   난 알아야만 하겠어요. 
  누군가가 테이블 끝 쪽에서 말했다.  우리는 필요 없는 물건들을 좀 갖고
있었습니다. 
  죠지가 물었다.  물건들이라뇨? 
   저희들 방엔 은제품, 그림, 대단찮은 가구들이 좀 있었죠. 
   그것들을 팔았단 말입니까? 
   그것들은 우리가 필요로 하지 않는 것들이었어요. 그것 뿐이예요. 결국.  그
청년 직원은 얼굴을 붉혔다.  뮬러 목사님, 우리는 목사님께서 모든 재미를 혼자
경험하는 것을 원치 않았어요. 
   재미라뇨?  죠지는 소스라치게 놀라서 물었다.
   우리도 기도에 대한 응답을 한 번쯤 받아보고 싶어서 였죠. 

  그러나 며칠이 못 되어 그 돈 역시 모두 바닥이 나버렸다. 그래서 생각만 해도
끔찍한 5일 동안 하나님께서는 그 고아원을 순간 순간, 아슬아슬하게
지켜주셨다. 그러나 그러한 순간에도 9월 18일이 되자 죠지는 자기로서는 더
이상 고아원을 관리해 나갈 수 없다는 것을 알았다. 그 고아원용 집들 내부에
있을 만한 것은 모두 팔아 먹어치우자 남은 것이라고는 지붕과 기둥과, 그리고
벽 뿐이었다. 직원 중 아무도 은행에 일전 한 푼 예금해 둔 자가 없었다. 이제
유일한 재원은 하나님뿐이었다.
  때는 실로 하나님께서 개입하여 죠지 뮬러를 그의 시험으로부터 구출하여 낼
가능한 마지막 순간이었다.

  그는 한 여성이 응접실 창문 앞으로 지나가는 것을 보고는 걷잡을 수 없이
초조한 나머지 낯선 사람들은 언제라도 거리 높이의 창문 안을 들여다 보지
않기를 바랬다. 폴 가에 있는 그의 집은 도로가에 쾌적하게 위치한
단층집이었다. 그런데 놀랍게도 그가 창 밖으로 지나가는 것을 보았던 여성이
멋진 큰 가방을  들고 그를 향해 마음 조여하면서 고아원으로 들어왔다.
   저, 뮬러 목사님, 그들이 저에게 목사님께서는 서재에 계시다고 말해
주었지만, 저는 그들에게 나는 목사님을 뵙기 위해 오래 기다려 왔지만, 비록
그러한 일이 저에게 부담이 되었다 하더라도 저는 개의치 않는다고 말했어요. 

  그녀는 옆 집을 방문했다는 것과 5,6일 동안 런던에서 바로 왔다는 것, 그리고
공기의 변화로 인하여 그녀의 건강이 더 없이 좋아졌다는 것을 긴장되고 짤막한
말로, 고기를 내려다 보며 기뻐 우짖는 갈매기처럼 말했다. 죠지는 그녀의 말을
알아들었다.  우리는 브리스톨을 매우 좋아해요. 런던 다음으로 휴식하기가 좋은
곳이죠. 뮬러 목사님, 그렇게 생각지 않으세요? 이 곳을 못마땅하게 여길 사람은
아무도 없어요. 

  어째서 오늘따라 이 신경질 나는 여자가, 나타나서 죠지의 짐에 가세를 해야만
하는 것일까? 죠지인들 어떻게 그녀의 소낙비 같은 말을 막을 수 있었으랴.
죠지가 공손히 물었다.  이 집 좀 한 번 둘러보시겠습니까? 
   네, 그러죠.  그녀는 서슴없이 계속 말했다.  그런데 제가 둘러보기 전에
말씀드리지만 저는 목사님과 함께 일하기로 결정하겠어요. 저, 이건 일이라고 할
것도 없어요. 우린 일에 대해서 그런 식으로 생각하는 것은 싫어요,
그렇찮을까요? 어디 보자. 내 지갑은 온통 도깨비 집이라니깐. 아, 여기 있구나.
 그녀는 죠지의 책상 위에 파운드 경화 몇 개와 실링 경화 몇 개을 올려 놓았다.
죠지는 그것이 일주간의 대금을 지불하고도 남으리라는 것과 규모있게만
사용한다면 아마 2주간의 대금을 지불할 수 있으리라는 것을 번개같은 속도로
알아차렸다.
   저는 전에 이 곳에 와 본 일이 있어요. 5일간 옆집에서 유했었지요. 
   5일요!  그녀는 그 생각만 해도 끔찍했던 지난 5일간을 내내 그 곳에 와 있던
것이다.
   그러나 목사님께서는 몹시 바빠하시더군요. 저는 슬쩍 들여다 보고만
가버렸었지요. 회의중이더군요. 모두가 몹시 엄숙하게 보였어요. 그러자
다음날에는 모두가 한 아름씩 들고는 나가 버리던데요. 신나는 피크닉이라도
가던 참이었나요? 
   그것과는 좀 달라요.  죠지는 터져 나올 듯한 웃음을 억제했다.
   어머나, 저에게 그것에 대해서 설명을 좀 해 주셨으면 해요. 이 곳에서
계속되는 모든 번거로움을 말예요. 
   자매님, 자매께서 이미 저에게 우리의 번거로움을 설명하셨어요. 
   무슨 말씀이시죠? 
   부인, 우리는 지난 5일간-실은 3주간- 바빴습니다. 그러므로 하나님께서는
우리의 기도에 대한 응답을 더욱 놀라웁게 해 주실 겁니다. 부인, 의자에
앉으세요. 제가 모든 내력을 말씀드리죠. 

    12장

  그는 1838년부터 1843년까지 5년을 이를 갈면서, 그리고 인내하면서 보냈다.
그가 비록 하나님의 부요함을 광대한 대양과도 같은 것으로 생각했다 하더라도,
그러나 그에게 있어 전능하신 공급자의 손은, 때로 그의 그러한 엄청난 축복을
동시에 쥐어짜낸다 하더라도 실제로는 불과 몇 방울만이 떨어지게 하는 것처럼
보였다. 기껏해야 그것은 브리스톨 빈민굴의 쓸쓸한 돌집에 똑똑 떨어지는
빈약한 물방울에 불과했다.

  그러나 죠지는 엄격하게 파산에 의한 갈등을, 그가 증명해 보이기 위해서
착수했던 일에 대한 아이러니칼한 시험, 아이러니칼하긴 하지만 그럼에도
불구하고 놀라운 시험으로 생각했다.
  11월 어느 날 그의 지갑이 다시금 가죽만 남게 되자 그와 그의 직원들은 윌슨
가의 응접실에서 무릎을 꿇고 하나님께 자신들이 곤경에 처해 있음을 솔직하게
말씀드렸다. 기도를 끝낸 후 죠지가 일어서면서 말했다.  하나님께서 도우실
것입니다. 저는 그것을 알고 있습니다.  그가 돌아서자 작은 테이블 위에 편지
한 통이 와 있음을 보았다. 그것은 그들이 기도하고 있는 동안 편지함에 와
있었다. 메리가 가만히 들어와 그것을 테이블 위에 놓은 것이다. 죠지는 그것을
뜯었다. 그 속에는 최소한 일주일간의 비용을 충당하기에 족한 10파운드가 들어
있었다!

  또 어느 날 소년들의 집은 저녁 식사를 위해 식료품 상인과 빵 제조업자에게
지불할 8페니가 필요했다. 집 안에는 더 이상의 음식이 전혀 없었다. 그러나
소녀들의 집에 있는 돈궤에는 1페니가 모자라는 7페니만이 들어 있었다. 그래서
소녀들의 집(소녀들만을 수용하는 다른 하나의 고아원)으로 급히 사람을 보냈다.
하지만 그 곳의 기부금 상자 안에는 얼마나 있었을까? 그 상자는 달그랑거릴
것이었다. 사실 그것은 정말 그랬다. 그래도 그들은 그 상자를 열어보아야만
했을까? 문을 홱 열자 단 하나의 경화 1페니가 굴러 나왔다. 그것은 바로
소년들의 집이 저녁 식사를 위해 필요한 것이었으며 그 이상은 전혀 불가능한
것이었다.

  죠지는 그 날 밤 그의 일기장에 다음과 같이 기록하였다.  진노하기 위해서가
아니라 우리의 믿음을 시험하기 위해서 우리를 가난케 하시는 자비로우신 우리
아버지의 명하심/ 
  어느 토요일 밤에 세 집중 한 집에도 주일용 빵이 없었다. 한 친구가 방문하러
와서 세 집의 찬장 형편은 몰랐지만 죠지에게 50실링을 주었다. 가게들은
9시까지만 문을 열었는데 그 친구는 여덟시 반에 도착했다.
  어느 쓸쓸한 저녁 죠지는 그의 일기장에 이렇게 썼다.  만일 주께서 내일 아침
9시 전에 수입을 보내지 않으신다면 그의 이름은 불명예스럽게 되리라.  다음 날
아침 8시가 되자 한 실무자가 그의 사무실로 가는 도중 3실링을 갖고 들렀다.
그는 윌슨 가로 돌아가기 위해 그의 출근 길에서 반 마일을 걸었다.

  그러한 일은 몇 번이고 일어났다. 죠지는 하늘에 계신 하나님의 유우머 감각에
놀라워했다. 그 같은 일은 하나님께서 그의 기념비를 세우시기 위한 특수한 방법
같았다.

   *   *   *

   그러나 이것이 하나님께서 행사시는 일상적인 일이죠. 이제 백 명의 고아들이
세 집에서 살고 있습니다. 그러나 그렇게 많은 고아들을 먹이고 입히고
교육시키고 있는 것은 기도예요. 하나님께서는 지금까지 우리를 그러한 식으로
9년 반 동안 지켜와 주셨어요.  죠지와 말하고 있던 작은 새 같은 여성은 이
말을 듣자 입을 꼭 다물고는 고개를 끄덕였다. 그들은 폴 가의 집으로 오는 도중
서 있었다. 때는 1843년 11월이었다. 죠지는 현관에 들어서자 그 작은 여성의
코우트를 벗는 것을 도왔다.
   그리고 목사님 부인께 제 쇼올을 잊지 말고 보내 달라고 전해 주세요.
목사님도 아시다시피 저는 그것 하나 밖에 없어요.  그녀는 실처럼 가는 목에
달린 머리를 상하로 급히 끄덕였다.

  죠지는 그녀의 코우트를 거들어 주며 말했다.  우리와 저녁 식사를 같이
드시죠. 우리가 새 그리스도인 교우를 맞이한다는 것은 항상 있는 일은
아니니까요. 
   오! 목사님이 주신 차는 제가 생각했던 것보다 너무 진해서 기차에서 저녁은
사먹지 않아도 되겠어요! 저녁요? 아니 괜찮아요! 
  죠지는, 저녁 식사도 하지 않고, 뜨게질로 만든 커다란 가방을 옆에 밀착시켜
들고는 통풍이 잘 되는 객차 안으로 헤집고 들어간 이 작은 감상적인 여성의
마음을 분명하게 이해하자, 자신의 경험을 말했다.  내가 내 어깨 위에 짐을
많이 짊어지면 많이 젊어질수록 하나님께서는 더욱더 많은 원조를 해 주세요.
브라이트맨 부인, 제 짐을 좀 거들어 주길 바랍니다. 저와 자금을 분담해 주길
바래요. 

  그녀는 손으로 입을 가렸고, 그녀의 눈물어린 양 눈에서는 곧 눈물이 떨어질
듯 했다.  아니, 뮬러 목사님도 대체 무슨 말씀을 하시는 거예요? 
   실은, 저는 이런 말을 제 아내하고 고아들 외에는 누구한테도 하지 않았어요.
하지만 저는 부인께서 제 돈 지갑이 곧 부인의 돈 지갑이라는 것을 아시기
바래요. 부인께서는 오늘 제가, 제 돈 지갑은 그렇게 두툼하지는 못하다고
말하는 것을 들으셨어요. 그러나 우리 모두는 하나님의 것을 공유하고 있는
거예요. 이 점 잊지 마세요. 이제부터 어떤 도움이 필요할 때는 메리와 죠지
뮬러에게 부탁하세요. 
  그 부인은 어찌할 바를 몰라했다.  아유, 이 일을 어떻게 하나! 제가 무슨
말을 했었죠? 
  죠지는 미소를 짓고 그녀의 어깨를 부드럽게 톡톡 쳤다.  쇼울이 하나
뿐이라는 것, 귀가 중에 저녁 식사는 사먹지 않아도 되겠다는 것, 그 외에도
많은 것을 말씀하셨어요. 
   내 친애하는 젊은이-- 당신은 정말 젊어요. -- 난 소화 불량이 두려워서
저녁은 사먹지 않겠다고 말했던 거예요. 쇼올에 대해서는 -- 뮬러 목사님,
목사님께서 이해하지 못하고 있는 것이 좀 있어요. 저는 내 인생에 있어 돈
때문에 걱정해본 일은 없어요. 최근에 저는 얼마 안 되는 유산을 받았지요.
값으로 치면 모두 오백 파운드는 돼요. 대체로 난 좀 부유한 여자로 보이잖아요!


  그 부인은 쇼울을 걸치고 뜨개질로 만든 커다란 가방을 옆에 들고 가버지자
죠지는 메리에게 바로 일어났던 일을 설명하려 했다.
   죠지, 당신은 그 가난한 여자를 모욕했어요! 
   가난하지 않아.  죠지는 걱정스레 말했다.
   그런데 당신은 결국 그녀에게 뭐라고 말했지요? 
  죠지는 오해로 인하여 무엇인가 중얼거렸다. 한편, 메리는 자신이 공동 자금에
대한 계획을 다소 좋아했다는 말을 부인했다. 그러나 죠지는 메리가 현재 그가
말했던 것을 잊고 있다고 항의했다.
   저도 그녀가 그러길 바래요!  메리는 신랄하게 말했다.  그렇지만, 그 여자는
그 외에 무슨 말인가 아주 이상한 말을 했어요. 그 여자는 주께서 자기에게
보호를 위한 유산으로서 그렇게 많이 주셨다고는 생각지 않는다고 말했어요. 그
여자는 이 모든 말을 폴 가의 현관에서 한 손으로 문 손잡이를 잡고 서서
말했어요. 

  죠지는 결론지어 말했다.  메리, 그 부인은 그 유산을 어떻게 투자할까로
지금까지 기도해 온거야. 
   죠지!  메리의 목소리에는 괴로와하는 의문이 있었다.
  죠지가 즉시 덧붙여 말했다.  그 부인은 그에 대해서 나도 기도하기를 바라고
있어. 
   뭐에 대해서 기도해요? 
  죠지는 자기가 무심결에 말하고 있다는 듯이 말했다.  하나님께서 그녀의
유산을 어디에 투자케 하실는지 그녀에게 정확하게 보여 주시도록 하나님께
구하는 거야. 
   죠지, 당신은 그런 기도는 하지 말아요. 
  그러나 죠지는 이미 기도하고 있었다. 그는 메리와 같은 방에서 돈 지갑을
자기와 공유하자고 제의했던 그 좋은 친구에 대하여 말하고는 메리로부터 떨어져
자기의 조용한 곳으로 갔다. 그는 기도하기 시작했다.  사랑하는 하나님, 제가
그 과부를 당신께로 인도하였나이다. 하나님, 그녀가 그녀의 참된 부는 오직
당신안에 있다는 것을 알 수 있도록 그녀로 하여금 당신 자신을 즐거워하게
하소서. 하나님, 그녀에게 하늘의 소명을 보여 주시고 그녀가 그녀의 모든
재물을 당신의 발 앞에 두고 싶어하도록 그녀의 소명을 진실케 하옵소서. 

  그러나 그 과부는 곧 그녀의 가장 좋은 친구들 중 몇 사람이 그녀의 브리스톨
여행에 대해서 실망하고 있다는 것을 알았다. 그들은 말했다.  당신은 그 건방진
광신자에게 당신이 돈푼이나 있다는 말을 하지 말아야 했어요. 그리고 그 자가
당신을 위해 기도하기로 제의 했다는 말은 저에게 하지도 말아요. 당신은 어떻게
그처럼 단순한 수가 있었죠? 

  그리고 마지막으로,  제발 우리가 하는 말을 들으세요. 당신 자신이 훌륭한
법률가라는 것을 아셔야 해요. 돈을 투자하더라도 돈을 벌 수 있는, 좀 투자할
만한 건전한 데다가 투자를 하세요. 제발 너무 늦기 전에 그렇게 해요.  그 작은
과부는 계속 머리를 끄덕였지만 그러나 한편으로는 그녀 자신의 견해를 생각하고
또 브리스톨 고아원들을 기억하고 있었다.

  한 달이 지나갔다. 죠지는 계속해서 기도하였다.
   오,주여, 거의 한달이 되었나이다! 저는 그 과부를 위해 매일 같이 신실하게
기도하였나이다. 이십 사일 간을. 당신의 뜻을 그녀의 생활에 나타내 주옵소서.
저는 저의 약속을 지키겠나이다. 저는 제 자신의 필요에 대해서는 어떠한 남자나
어떠한 여자에게도 구걸하지 않겠나이다. 그러나, 주여. 그 과부에게 길을 보여
주소서. 저는 실로 만일 그녀가 그녀의 돈을 바로 고아원에 기부하기만 한다면
그녀는 많은 축복을 받으리라 믿습니다. 

  그러나 죠지는 그녀로부터 아무 소식도 듣지 못했다. 그는 그의 기도에 다음과
같이 부인하기 시작했다.
   연초에 큰 빚을 졌습니다. 허락하신다면 하나님, 그것은 큰 도움이 될
것이옵니다. 
  11월 말경 어느 날, 그가 집으로 돌아오자 그 과부는 메리와 차를 마시고
있었다. 그녀는 죠지를 보자 정신없이 머리를 숙여 인사하며, 그리고 그녀의
새와 같은 코에 경련을 일으키며 말했다.  뮬러 목사님, 결국 저는 공동 자금을
목사님과 공유하려고 해요. 주께서 저에게 제 돈을 내어 주라고 말씀하셨어요. 
   아니, 이건---.  죠지가 말문을 열었다.
   목사님께서는 놀라운 일이죠.  그녀는 죠지를 대신하여 말을 이어 주었다. 
저도 알아요. 
  죠지는 메리를 채 바라보지도 않고 그의 목청을 가다듬었다. 그녀는 계속해
말했다.  하지만 그것 때문에 이를 거절하지는 마세요. 저는 이것이 주께서
원하시는 것임을 알아요. 주께서는 제 유산을 고아들이 갖기를 원하셔요. 
  여전히 죠지는 메리를 쳐다볼 수가 없었다.  감사합니다.  그가 말했다.  정말
감사합니다. 좀 압도당하는 느낌이 드는군요. 그러나 저는 그것을 받을  수가
없어요. 

  메리는 덜컥 덜컥 소리를 내며 차주전자를 내려 놓았다.
   젊은이!  그 과부는 새와 같은 소리로 말했다.
   아직은 안 되겠어요. 저는 당신을 이 곳으로 돌입시킬 수가 없어요. 
   아니 왜요? 
   왜냐구요? 제가 어떻게 말해야 할지를 모르겠어요. 저는 그것이 바로
이렇다고 생각해요. 저는 기도의 능력이 무서워요. 그래서 저는, 당신이 시간을
내어 그것이 당신이 해야만 하는 것이라고 다짐할 때까지 당신의 돈을 받을 수가
없어요. 2주 동안 기다려 보세요. 만일 그 때가 되어서도 하나님께서 여전히
그렇게 말씀하신다면 고아원은 당신의 5백 파운드를 받아들이겠습니다. 
  5백 파운드! 그것이라면 그 큰 비용을 지불할 수 있을 것이며, 혹은 1년 이상
동안 세 집의 생활비가 될 수 있을 것이다.

  그 큰 비용은 12월 31일까지 지불해야만 했다. 그달의 바로 중순 전날, 죠지는
그 과부로부터 다음과 같은 내용의 편지를 받았다.
   제가 목사님을 마지막으로 뵈었던 이후 저는 , 내가 어떻게 해야만 하는가에
대하여 추호도 의심을 가져본 일이 없습니다. 제가 정말 이 일을 하나님께 하고
있는지 제 마음에 물어왔었지요. 그런데 제 마음은 저에게 제가 그렇게 하고
있다는 것을 확신시켜 주고 있습니다. 저는 이 돈을 목사님이 갖기를 원합니다.
제가 이를 곧 보내드리겠습니다. 

  죠지는 그녀에게 답신하였다.  저는 당신의 편지를 받아 보고 마음이
평안합니다. 당신의편지는 저를 놀라게 하지 않습니다. 하나님과의 교제는
실제입니다. 저로 하여금 하나의 지갑을 공유하는 일에 대하여 말하게 했던
하나님의 지혜에 대하여 그를 찬양하십시오. 
  그러나 삐뚤 삐뚤한 나뭇가지처럼 생긴 친필의 다음 편지에는 다음과 같이
쓰여 있었다.  친애하는 뮬러 목사님, 말하기조차 너무나 거북스러운 일이지만
제가 서명하여 목사님께 돈을 양도하는 일은 좀 지체될 것 같습니다. 아마
1월까지 모두 지불할 수 없을 것 같습니다. 

  12월 31일, 죠지는 펜촉 끝을 물고 다시 전능자의 유우머 감각을 생각한
나머지 다음과 같이 쓸 수 있었다.  저는 그러한 지연에 대하여 기뻐합니다.
그것은 당신에게 당신이 올바르게 행하고 있다고 확신할 좋은 기회를 줍니다. 
  하여튼 기부금은 조금씩 들어왔다. 그러나 1월 초순이 지나도 그 과부는
여전히 그녀의 돈을 보내지 않았다. 죠지는 소화가 잘 안 될 정도의 성가신
불안과 싸웠다. 1월이 되자 날마다 그는 그녀의 편지를 기다렸다. 그러나 1월이
지나가 버렸다. 여전히 아무 소식이 없었다. 그리고 2월 역시 그러했다.

  1843년 3월 8일, 그녀는 다음과 같이 써 보냈다.
   그 돈은 이제 합법적으로 양도되었습니다. 목사님은 그 돈이 브리스톨에 있는
목사님의 은행에서 목사님을 기다리고 있음을 아실 것입니다. 그것은 목사님이
원하시는 대로 사용하십시오. 그러나 뮬러 목사님, 그 중 얼마는 꼭 목사님과
사모님을 위해 사용하십시오. 
  그 고아원은 브리스톨 은행에서 5백 파운드를 찾았다! 그것은 작은
행운이었지만, 그러나 죠지 뮬러가 일찌기 전에 모았던 것보다는 많았다. 그러자
거의 즉각적으로 그는 그것을 소비할 매우 탁월한 방법에 대해서 생각하였다.

    13장

   뮬러 목사님, 윌슨 4가를 아시죠?  죠지는 그 고아원 보모의 목소리만
들어가지고는 그녀가 하나님께 감사할 일이 생겨서 그러는지, 아니면 기분이
잡친 일이 생겨서 그러는 지 알수가 없었다.  내 어찌 그걸 모르겠습니까? 4가는
일년 내내 5가 옆에 있어요.  죠지는 그녀가 입을 약간 삐쭉거렸음을 알아챘다.
그가 물었다.  깨진 유리창은 없던가요? 
   없어요. 목사님. 그런 유리창은 하나도 없어요. 그들은 이사가려고 해요. 
   그리고? 
   그들은 우리에게 그들의 집에서 최초로 세드는 기회를 주게 된다고 말했어요.
제가 그들에게 고맙다고 말하자 그들은 그럴 필요없다고 말했어요. 
  죠지는 자기가 듣고 있는 말을 거의 믿을 수가 없었다.  우리가 그 집에
최초로 세를 든단 말이죠? 

  그 고아원 보모는 양 입가를 삐쭉 추겨내림으로 아치형을 이루었다.  저, 그
그레엄씨 가족들은 목사님이 집 하나를 비우려면 또 다른 넓직한 집이 필요할
거라고 말했어요. 그렇지만 저는 그들에게 유감스런 일이지만 우리는 전혀 돈이
없다는 것, 그리고 나는 뮬러씨가 지금 살고 있는 집을 비우고 싶어 미칠 지경은
아니라고 말했어요. 
  죠지는 흡족해 하며 마음 속으로 브리스톨 은행에 저축된 5백 파운드를 톡톡
두드렸다. 그는 그의 서재 문을 썩 열고는 안쪽으로 손을 내뻗었다. 
들어오세요. 얘기 좀 합시다. 당신에게 들려줄 놀라운 소식이 있어요. 

  죠지는 그의 책상 뒤에 있는, 카바를 씌운 그의 안락 의자에 상체를 뒤로 제켜
앉고 그 고아원 보모는 벽을 등져 있는 삐걱거리는 작은 의자에 새가 횃대에
앉은 것처럼 불안스럽게 앉자 죠지는 양 입가가 째질듯이 미소를 짓고 있었다.
그는 그의 경이로운 일에 대하여 말하고 싶어 못견뎌 했다. 그는 그의 세
고아아원들이 일찌기 꿈꾸었던 것보다 더 풍부하다는 것, 그리고 드디어, 1843년
3월이 되어서야 실링 위기의 암흑 시대는 지구 위에서 영원히 사라진 것 같다고
모든 사람에게 말하고 싶어 안달했다. 그가 그 기쁜 소식을 실토하자 그는 그
고아원 보모의 표정들--못 믿어함, 안심, 감사, 기쁨! -- 에 대만족하였다.
   그것은 이적이예요.  그녀는 마침내 끼어들어 말했다.  그 모든 돈이 한 번에
들어왔다니. 게다가 이웃집이 셋집으로 나타나다니. 
   그리고 지난 주에 지원한 두 여성, 그들은 새 집에서 종사할 우리의
직원들이죠. 
   그렇다면 모든 것은 결정되었군요.  죠지는 그의 안락 의자에 상체를 뒤로
제켰다.  잠깐만 아무 것도 결정되지 않았어요. 
   하지만 돈은---. 
   그렇지 않아요. 저는 일을 그런 식으로 하지 않습니다. 저는 그것에 대해서
기도할 거예요. 우리가 언제나 그랬듯이 그것에 대해서는 우리 모두가 기도해야
해요. 자매님, 그렇게 하는 것이 하나님의 방법이 아니겠습니까? 하나님께서는
정말 우리가 브리스톨에서 네 개의 고아원을 갖기를 원하실까요? 

  고아원 보모는 양 손을 번쩍 들었다.  저는 선언해 둡니다. 뮬러 목사님, 저는
목사님을 이해하지 못하겠어요. 
  그러자 그녀는 더 이상 말할 기회를 갖지 못했다. 서재 문 밖에서 마치, 바로
버킹검 궁전의 뾰족함들이 무너지기라도 한 듯한 요란한 소리가 갑자기
들려왔다. 어린 소년들이 합창으로 울고 있었다. 고아원 보모들과 요리사들이
뛰어나와 나무래고 꾸짖었다.
   아니, 너희들이 그랬구나. 
   바로 두 동강이 나버렸어. 
  죠지는 마음이 산란해진 채, 무엇이 두 동강이 났다는지 초조해 했다.  현관
문일까? 아니면 한 아이의 고아일까?  소년들은 이제 아우성이었다.
   매스터 콜린, 네가 매를 맞아야 겠구나.  과연 일을 저지른 것은 콜린이었다.
그 순간 화가 치민 여자가 문을 두 손으로 쾅쾅 두들겼다. 죠지는 한숨지었다. 
우리, 이에 대해서는 나중에 말하기로 해요. 난 다른 용무가 있으니까요. 

  머리를 숙이고 책상 앞에 와 서 있는 열 살난 소년은 자기 자신이 난간을 두
동강으로 낸 것 같아 보이지가 않았다. 그것은 그의 친구들임이 틀림없었다.
그는 작은 등나무 의자 끝에 걸터 앉아 우물쭈물함으로써 그것을 증명해
보이려고 했다. 죠지는 마음을 은행에 저축된 돈으로부터 훈계로 전환시켜
물었다.  콜린, 이번엔 무슨 일을 저질렀지? 
   난간에서 미끄러졌어요. 
   그런데 뭐가 부서진거야? 
   난간요.  그가 그의 발을 고통스러운 듯이 휙휙 내젓자 의자는 발을 내젓는
속도와 일치하여 삐걱거렸다.
   난간을 부러뜨려? 너 같이 가느다란 놈이? 

  콜린은 아랫입술을 내밀었다.  나만 그러지 않았어요. 한 여섯 명쯤 때를
이루어 그랬어요. 
  죠지는 엄격하게 보이려고 했다.  여섯 명은 너무 많아. 한 번에 두 명씩,
그것이 규칙이야. 
   저도 알아요. 
  죠지는 덧없이, 하나님께서 왜 자기 소명에 훈계하는 일을 포함시키셨을까
의아하게 여겼다. 그의 임무는, 그런 여자들이나 할 일이 아니라 집들을 세들고
돈을 위해 기도하는 것이어야만 했다. 그에게 있어 열 살 난 소년을 부양하는
것이 그를 훈계하는 것보다 그 만큼 더 쉬운 일이었다.  콜린, 항상 하는
말이지만 네가 네 자신을 곤경에 빠지게 되는 거야. 콜린, 왜 그런지 알아.? 
  그는 지극히 낮은 목소리로 말했다.  모르겠어요. 
   너는 혼자 있기가 두렵기라도 한 것처럼 집단 속에 묻혀 살고 있어.  그는
소년의 마음 속에서 무슨 일이 일어나고 있는가에 대해서는 별로 아는 것이
없었지만 그러나 그는 그 단서를 알아차렸다.
   콜린, 나한테 말해봐, 너 외로우니? 

  콜린은 양쪽 다리를 맹렬하게 휘저었다. 그러면서 그가 말했다.  제 사촌이
여기 있다면 그렇지는 않을 거예요. 
   네 사촌이 누구야? 
   로기 피츠. 그도 여기 들어 오고 싶어해요. 그렇지만 목사님이 그를 들어오지
못하게 하셨어요. 목사님이 할머니한테 그 애를 위한 방이 없다고 말씀하셨어요.

  그러나 소년들을 위한 것으로는 서재 밖에는 더 이상 없었다. 죠지는 천천히
말했다.  로기는 너의 할머니하고 있니? 
  콜린의 야윈 얼굴은 사려 깊고 세심한 표정을 지었다.  지금은 같이 살지
않아요. 그 애는 구빈원으로 갔어요.  그도 역시 이제 열 살이었다.  저는 그
애가 거기서 난간 이상의 것들을 부숴버린다는 것을 잘 알아요. 

  그러므로 훈계하는 일은 죠지에게 있어 결국 그의 임무의 일부가 되었다. 
하나님, 이 십대 소년에 대하여 당신께 감사하나이다.  죠지는 조용히 기도했다.
  이 소년을 통하여 하나님께서는 저에게, 제가 기도할 시간이 없다고 생각했던
기도, 제가 네번째 고아원의 문을 열어야만 하는지 어떤지에 대해 했던 기도에
응답을 주셨나이다. 하나님, 오늘 저에게 콜린을 보내주신 것을 감사하나이다. 
  죠지가 큰 소리로 말했다.  자, 콜린, 너 누구한테도 내가 결국 너를 매질하지
않았다고 말하면 안 돼. 
   네, 선생님! 
   가봐라, 난 생각해 볼 일이 좀 있어. 네 사촌에 대해서야. 난 너에게, 그리고
모든 사람에게 다음 기도회 때에 그에 대해서 말하겠다. 가봐, 그리고 제발,
콜린, 다시는 잠시라도 외로워하지마. 

  죠지에게 있어 고아원 관리가 더욱 구체적으로 시행될 수 있었던 원인은
무엇이었을까? 어린이들을 위한 방이 없음으로 인하여 그는 매일 같이 열 둘,
백, 천명의 브리스톨 어린이들을 육아원으로 보내고 있었다.
 그러므로 그에게 방이 많이 있을수록 그는 그만큼 더 많은 어린이들을 구하여
낼 수가 있었다.
  구빈원으로 버려지는 뼈만 남은 어린이들의 행렬이 집요하게 연상됨으로
인하여 죠지는 며칠간 괴로와하였지만 그러나 그것만으로는 전혀 충분하지
못했다. 그는 옆집에 가서 그레이엄씨에게 그의 집에 최초로 세들기를 원한다고
말할 준비가 되어 있지 않았다. 첫 주 동안 그는 여러 번 그 집에 가까이 가서
자세히 바라보고 창문들의 모양에 따라 방들의 치수를 어림잡아 보고 페인트
칠을 잘 되어 있는지, 혹은 3층은 공동 침실로 사용할 수 있을 만큼 충분히 큰지
어떤지를 살펴 보았다. 둘째주에는 종이 한 장이 새까맣도록 계산해 보았다.
세째주에는 자기가 마치 어떤 음성을 기다리고 있기라도 한 것처럼 자기의 일상
업무에만 힘썼다.

  그 뿐 아니라 그는 그동안 내내 기도하고 있었다. 그는 폴 가에 있는 그의 집
뒤 뜰의 폐물 위를 거닐면서 자기 자신과 토론했다. 그렇게 하는 것이 그 과부의
돈을 사용하는 올바른 방법일까? 그는 그에 대해 확신할 수 있을까? 그러나 어느
날 그는 자기가 토론에 관한 자기 자신의 생각 이상의 것을 갖고 있음을
깨달았다. 헨리 크레익이 무엇인가를 말하기 위해 그 정원 문으로 살그머니
들어왔다.
   죠지, 자넨 이 정원을 산책하는 데서 얻는 기쁨만을 생각하지 말게. 눈이
녹아 땅이 마를 때까지 좀 기다릴 수 없겠나. 진흙을 온통 그렇게 짓밟고 다니면
메리가 자네 구두를 보고 뭐라고 하겠나?  크레익의 양 눈썹은 슬며시 치켜
올라갔다.
   산책으론 브리스톨에서 이 곳이 으뜸이야.  죠지는 그 비관설을 묵살해
버렸다.  그리고 기도하는 곳으로서도 그래. 진흙은 나에게 악마를 상기시켜
주지.  그는 한 쪽 구두를 진흙에서 빼어내 그것을 안 됐다는 듯이 바라다
보고는 다시 그것을 봄의 진흙 속으로 더욱 깊숙이 처박아 넣었다.
   에, 죠지,   헨리는 그 정원의 유일한 나무에 빗대로 안치된 정원 벤취 위에
조심스럽게 앉았다.  자넨 지금 앞뒤로 왔다 갔다 하고 있지만 자넨 여전히
결정을 내리지 못하고 있네. 글쎄, 여보게. 그 집은 이미 자네 손가락 사이로
감쪽같이 빠져 나갔는지도 모르네. 
   헛소리 마!  죠지는 그와 같이 벤취 위에 앉아서 잔 가지로 그의 반 장화에서
진흙을 벗겨내기 시작했다.
   나는 자네가 이미 결정한 줄로 생각하네.  헨리는 계속해 말했다.  자네는 그
또 다른 집을 원치 않는다고 결정한 것으로. 그리고 모든 시도는 실수였다는 것.
게다가 자네가 절약하면 절약할수록 더 좋다고 결정한 것으로. 그렇지만 자넨 내
말을 인정하지 않을 거야. 
   그렇지 않아. 
   그럼 자넨 뭘 기다리고 있나? 자네가 결정을 못 내리고 있는 것은 어린이들이
부족해서가 아니라는 것만은 틀림없어. 브리스톨에는 어린이들로 만원이니까. 
   헨리, 난 하나님으로부터 증거를 기다리고 있네. 
   기가 막혀.  헨리는 뒤로 물러나 앉아 팔짱을 끼었다.  난 자네가 모험적인
삶에 의한 이러한 일에 싫증이 나 있다고 생각해. 하지만 난 그에 대해선
5년이면 충분하리라 생각하네. 게다가 자넨 지금 은행에 돈도 좀 가지고
있잖나---. 

  죠지가 가지고 있던 막대기를 내동댕이 치자 진흙이 튀겨 올랐다.  아하! 난
내 증거를 받았어. 
   자넨 뭘 생각하고 있나? 난 어떠한 번갯불도 보지 못했는 걸. 
   자네가 그 증거야. 하나님을 신뢰하는 일에 내가 싫증이 나 있다고? 내가 내
계획하는 일에 멀미를 느끼고 있다고? 내가 그 고아원을 되는 대로 관리하기를
원한다고? 그래, 자네에겐 내가 그렇게 보이나? 아마 모든 사람들에게도 내가
그렇게 보일지 모르지. 그렇다면 난 윌슨가 그 집에 세를 들어서 우리가 7년간의
시련을 견뎌냈다는 것과 만일 우리가 견뎌야만 한다면 우리는 더욱더 많은
시련을 견뎌낼 수 있다는 것을 입증하겠어! 
   이 사람아, 경솔하게 생각치 말게. 내가 의미하는 것은 다만. 
   헨리. 난 결정했네. 콜린의 사촌과 그 외의 소년들에 대해서 말이야. 그리고
냉소하는 회의론자들에 대해서도 말이야. 음, 만일 내가 그 집에 세들지
않는다면 그것은 내가 입증하기를 원하는 것이 그릇된 것임을 증명하는 것 밖에
안 돼. 그 뿐 아니라 그것은 사람들에게 결국 내가, 하나님은 오늘날도
신실하지만 그러나 무한히 신실하지는 않은 것으로 생각한다고 말해 주는 것
밖에 안 돼! 
  죠지가 일어나 집을 향해 질퍽 질퍽 걸어가자 흙탕물이 물보라를 날렸고
순간적으로 그것은 브리스톨 주택들의 지붕 위에 떠있는 햇볕에 의해 황금빛과
핑크빛으로 보였다.

  다음날 그는 윌슨 4가로 갔다. 그레이엄씨는 성미가 급했다.  그러나, 뮬러씨.
내가 댁의 고아원 보모에게 이사를 가겠다고 말한 것은 한 달 전이었오. 만 한
달 전이었어요. 
   24일 밖에 안 되었는데. 
   좀 일찍 오시지 않구요. 우리는 우리 마음을 바꾸었어요. 우리는 이사가지
않으려고 해요. 
  그레이엄씨와 그의 딸은 적당한 집을 알아보아 놓은 것처럼 보였지만 그 외의
가족들은 그렇게 보이지 않았다. 죠지는 유감스럽게도 그 가정을 실망시켰지만
그러나 그것은 사소한 일이었다.
   집은 더 이상 알아 보시지 않으시렵니까? 
   그에 대해서 우리가 결정하자면 일주일은 더 두고 봐야 되겠어요. 우리는 좀
알아볼지도 몰라요. 그렇지만 뮬러씨, 나는 어떠한 희망도 계속 지속하는 일이
없어요. 나는 무엇이든 브리스톨에서 적당한 것을 찾을 수 있으리라고는 생각지
않아요. 일주일 후에 다시 들러봐요. 그럼 제가 알려 드리겠습니다. 하지만 그
전에는 나를 괴롭히지 마세요. 나는 뮬러씨의 고집센 버릇을 알아요. 

  죠지는 윌슨 4가를 실망과 의혹에 차 떠났다.  하나님, 만일 하나님께서 콜린
사촌과 그 외의 소년들을 위해 그 집을 원하신다면,  그는 기도했다.  만일
하나님께서 하나님이 얼마나 신실한가를 입증하기 원하신다면 별난 이 자에게 살
곳을 제공하옵소서. 그러나, 하나님 그것은 이번주 안으로 하셔야 하옵니다! 
  그 주일에 그레이엄씨가 갔던 곳을 죠지는 전혀 몰랐다. 윌슨 6가 커튼 뒤에서
죠지는 그가 매일 외출하는 것을 목격하였고 또한 기도했다. 그러나 한번은
그레이엄씨가 6가 중간쯤 오기도 전에 비가 오기 시작하자 그는 되돌아 갔다.
죠지가 틈이 있을 때마다 그가 오가는 것을 자세히 바라다 보았지만 그 늙수룩한
사람의 표정은 전혀 변함이 없었다.

  일주일 후에 죠지가 4가의 문을 노크했지만 그레이엄씨에게서는 결정에 대한
어떠한 암시도 보이지 않았다. 죠지는 오직 마지막 기도를 소리 없이 할 수
있었을 뿐이었다.  하나님, 저는 모든 것--죠지 뮬러가 하나님의 자신과의
모험에 멀미를 느끼고 있다고 생각하는 고아들과 직원들을 당신의 손에
맡기옵니다. 
   아, 뮬러씨. 들어오세요, 들어와요!  그레이엄씨는 미소짓고 있었다.  난
당신이 일주일이 되기도 전에 단념하리라 생각했었지요. 
   당신이 일주일 후에 들르라고 말씀해서요. 
   네, 그랬었죠. 들어오세요. 들어와요! 
   먼저 제가 알아야만 하겠어요. 집은 구하셨는지요? 
   뮬러씨, 우리는 바로 우리가 구하던 집을 찾았어요. 아시겠지만
네티(Nettie)바느질도 할 수 있는 천장으로 된 층 방도 있어요. 우리는, 여기서
즉시 이사할 수 있어요. 

  여름이 되자 윌슨 4가의 집은 부모가 없는 어린이들을 위한 네번째 집이
되었다. 7월 어느 무더운 날 고아들은 보도 위에 떼를 지어 가서 커다란 참나무
문으로 쇄도해 들어갔다.
  인형을 든 붉은 머리칼의 두 작은 소녀.
  주근깨로 더렵혀진 얼굴의 소년.
  도보중 내내 장난감 트럼펫을 불었던 소년.
  바로 문 앞에서 집 안에 들어가기까지 서로 주먹을 휘두르며 들어가는 두
소년.
  감기가 든 한 작은 소녀.
  그리고 콜린과, 바로 문으로 달려들어가 계단 위로 뛰어 올라가서는 내내
소리를 지르며 난간 아래로 휙-- 미끄럼을 타던 그의 사촌, 로기 피츠.
   히야, 저것 봐라 멋진 난간인데! 뮬러 선생님, 멋진 난간이예요! 

  죠지는 문에서 그들 모두를  쉿!  하며 들여보냈다. 그의 양 입가는 순전한
기쁨으로 급변했지만 사태는 기도에 있어 그의 시험으로 인하여 결코 그렇게
훌륭하게 보이지를 않았다.
  약 2년간 모든 것은 순조롭게 되어갔다. 기부금은 정기적으로 들어왔다.
비용에 대한 문제거리는 과거사처럼 보였고 새로운 직원들에게 있어 그러한 일은
오직, 마치 빅토리아 여왕의 통치 전에 있었던 무엇처럼이나 들릴 뿐이었다.

  죠지는 계속해서 모든 재정상의 필요를 위해 기도하였다. 이제, 음식과 옷에
대해 날마다 그를 의지했던 거의 150명의 고아들이 있었다. 그는 여전히 기드온
교회의 협동 목사였고 성경학교 역시 여전히 브리스톨 빈민굴의 주간 학교들을
지도하는 한편 빈민굴을 위해 기도할 수 없는 사람들에게 성경을 배포하고
있었다.

  그러나 1844년 10월 어느 날 윌슨가의 어느 곰팡네 나는 집에서 한 사람이
부엌문을 쾅 닫고는, 마치 그것들이 서로 위험스러운 적수라도 되는 것처럼
감자와 대나이프를 들고 있는 부인에게 외쳐 말했다.  베시. 그 애새끼들을 혼이
빠지도록 혼을 좀 내줘요! 그것들이 또 그랬다니까. 
  그녀는 나이프로 껍질을 벗겨내며 말했다.  아빠, 다른 창문은 어때요? 
   창문이 아니라 천창이야.  그는 부엌 의자에 주저 앉았다.
  그녀는 단조롭게 말했다.   당신이 그 애새끼들에 대해서 법과 규칙을
세우셔야만 해요. 
   그것이, 그것들이 세 달만에 저지른 세번째 일이야. 
   그것들이 길거리를 만신창이로 만들어 버렸어요. 너무나 난장판을 치니
사람들이 오후에 잠을 잘 수가 있어야죠. 
  그는 의자에서 일어나면서 말했다.  글쎄, 그것들은 사서 고생을 해놓고는
벌을 받으려고 한다니까. 
   아빠, 아빠는 어떻게 하겠어요?  감자 껍데기가 부엌 바닥에 찰삭 떨어지자
그녀는 그것을 발로 밀어붙였다.
   편지를 써야겠어! 
   법과 규칙에 대해서요? 
   아냐, 그보다는 뮬러 자신에게 하는 것이 낫겠어. 
  그녀는 남비를 난로 위에 탁 내려놓고는 올려다 보지도 않고 목소리를 죽여
말했다.  그래봐야 아무 소용도 없을 거예요. 편지만 해가지고는 그 완고한 그
완고한 독일인 설교자의 마음을 움직이지 못할 거예요. 
   이번 편지만은 그렇지 않아.  그는 거실로 뚜벅뚜벅 들어갔다. 그는 어깨
너머로 얼굴을 돌렸다.  난, 그가 나가서 윌슨 가 곳곳에 있는 그 애새끼들을
모두 가두어 두든지 그렇잖으면 그것들을 가두어 놓을 방법을 연구하여 내겠다고
말해야겠어. 베시, 네가 이리 와서 내 펜을 좀 찾아다오. 

    14장

   하지만 아빠, 그건 싫어요. 작은 소음은 결코 누구도 해치지 않아요.  열 세
살난 리디아 뮬러는 골짜기에 돌을 던졌다. 얼마나 많은 돌들이 골짜기 옆에
있는 숲 속에 산재해 있는가를, 그리고 얼마나 많은 돌들이 그 도시를 가로질러
흐르는 시내 속에 깔려 있는가를 보는 것이 죠지와 그의 딸이 에이번 강둑을
따라 거닐면서 항상 했던 놀이, 곧 경쟁이었다. 그러나 오늘은 죠지가 어떠한
놀이도 할 마음이 없었다. 그의 호주머니에 들어 있는 그의 이웃 윌슨 가에서 온
편지가 돌 한 바구니보다도 더 무거웠다. 그는 그의 이웃집 사람의 요구에 의해
충격을 받았으며 만일 그가 그 요구를 받아들인다면 어떻게 될까로 마음이
상하고 긴장되어 있었다.

  언제나 외국의 경화처럼 빛나고 저멀리 이국땅들에 대해서 속삭이는 듯이
흐르던 강이 오늘은 악취를 풍기고 나룻배들로 질식할 것처럼 보였다. 그러나
그는 리디아가 곁에 따라 나온 것을 불편스럽게 여기지 않았다. 엄숙하고 야윈
얼굴에 양쪽 끝이 위로 살짝 구부러진, 곧바른 입이 자기 아버지를 닮은 그 딸은
죠지에게 있어 훌륭한 경청자였다.
  죠지는 딸의 말에 대해서는 생각해 보지도 않고 몸을 굽혀 돌 하나를 집어
들고는 한 쪽 손으로 계속 공기질을 했다.  그렇지 않아, 리디아, 그 사람들도
그들의 권리가 있어. 넌 폴 가가 소음과는 멀리 떨어져 있다는 것을 잊고 있어.
폴가의 옆 집에서 산다는 것은 내 머리가 아프게 될 일이야. 소음 외에도 또
다른 문제거리가 있어. 겨울마다 그 곳은 하수가 막혀 버리지. 우리 집들에는
많은 사람들이 살고 있지만 그 하수는 그 거리 아래위로 흐르는 상수도에 나쁜
영향을 미치고 있어. 
   하수에 대해선 난 몰라요.  리디아는 얼굴을 찌푸리고는 계속해서 골짜기에
돌을 던졌다.  그러나 난 이건 알아요. 난 그 사람들이 밉살스럽다고 생각해요.
그렇지만 난 걱정하지는 않아요. 난 결코 윌슨 가를 좋아해 본 일이 없어요.
윌슨 가는 싫어요. 제가 어렸을 때 아빠가 날마다 저를 그 곳으로 데리고 갈
때마다 울고 싶었어요. 그 곳은 모든 집들이 도로 곁에 쭉 일렬로 서 있어요.
내가 만일 고아라면 난 결코 윌슨 가에서는 살지 않을 거예요. 
  죠지는 한 쪽 손으로 돌들의 무게를 달아보는 한가한 놀이를 하면서 자기 딸을
바라보았다. 죠지는 말을 보고 재미있어 하며 딸의 대답에 대해서는 관심을 갖지
않고 가볍게 물었다.  너는 어디서 살고 싶으냐? 

  리디아는 대답하기 전에 또 한 번 골짜기로 돌을 던졌다. 그러자 리디아는 그
시의 변두리, 나무가 없는 북쪽 다운즈(Downs, 영국 남부의 기복있는 백악층의
고원)를 향해 두 손으로 애매하게 넓은 제스쳐를 취해 보였다.  아, 아빠, 
리디아는 말했다.  난 산들바람이 시원스럽게 부는 넓고 확트인 곳에서 살고
싶어요! 아빠가 때로는 바다 냄새를 맡을 수 있는 곳, 뛰어놀 수 있는 벌판이
있는 곳. 아빠, 그것이 제가 윌슨 가를 싫어하는 이유예요. 

  리디아의 화려한 어휘가 죠지의 문제로부터 그의 마음을 끌었다.
   어째서 그렇지? 
   아빠가 윌슨가의 집들을 팔아버릴 때 우리 모두가 살 곳은 산들바람이
시원스럽게 부는 넓고 확트인 곳이기 때문이죠! 
  그들 밑에 지나가는 나룻배들은 점점 혼잡해 갔다. 죠지와 리디아는 에이번
강이 점차 넓어져서 큰 항구를 이루는 곳에 이르렀다. 그들이 항상 그랬던
것처럼 그들은 그 곳에 멈추어 서서 밑을 관망했다.
   리디아, 리디아, 네가 아빠하고 살다보니 너는 비현실적인 몽상가가 되어
버렸구나. 얘야, 비록 하나님께서 우리를 위해 빈민굴에서 집들을 얻게 하여
주신다 하더라도 우리는 하나님께 감사해야 하리라는 것을 넌 모르느냐? 

  리디아가 그를 바라보자 리디아의 눈은 무엇인가를 동경하고 있는 듯 했다. 
하나님께서 비록 우리에게 좀더 주지 않으실까요? 이처럼 넓고 확 트인 곳을
말이예요. 
   음, 하나님께서 그렇게 생각하실지도 몰라. 우리 그러면 그에 대해서 어떻게
할까? 
   집을 지어요.  리디아가 천진하게 말했다.  그것봐요, 난 비현실적이
아니잖아요. 아빠, 스페인 기를 휘날리고 있는 저 배를 보세요. 저 사람들은
해적들인가 봐요. 

  그렇다. 리디아는 그의 딸이었다. 리디아에게 있어서 낯선 이국 땅으로 수면을
스치며 날아가는 듯한 그 마음과 내재하는 그 믿음은 하나님께서 엘리야의
행적을 조정하셨던 것과 같은 많은 주의력을 갖고 리디아의 일상사를 다루신
결과였다. 리디아는 그의 딸이었을 뿐 아니라 그는 자신이 딸을 그렇게
가르쳤다고 생각했다. 그는 갑자기 자기 딸이 뭐라고 말했던가를 상기했다. 
집들을 지어요!  리디아가 그를 가르치고 있었을까? 셋집이 아니라 자기 집을
짓는다? 그는 마음에서 순간적으로 거대한 벽돌 저택--가장 편리한 위치의 부엌,
감기를 예방하고 적당하게 훈훈한 충분한 방들, 적절한 세탁실, 그리고 뒤에는
조용한 서재--을 세웠다. 넓고 확트인 곳에 모든 것을 갖춘 집을.
   고아원을 건축하라.  그는 큰 소리로 말했다.  음, 리디아, 물론 너를
축복하는 바이다. 너는 비현실적이 아냐. 너는 바로 죠지 뮬러의 딸이야. 
  그는 달걀 크기의 돌을 목격하자 그것을 집어들어 암석의 벼랑 너머로 집어
던졌다. 그리고는 그 곳에 그대로 서서 귀를 기울이고 있자 곧 그는 그의 수고가
헛되지 않았음을 말해 주는 쨍그렁 소리와 튀기는 소리를 들었다.

  그 날 밤 그는 그의 방에서 무릎을 꿇고 그의 가장 대담한 기도를 울렸다. 
오, 하나님, 우리는 윌슨 가에서 이제 나와야만 하겠나이다. 당신은 친히  ---네
이웃에게 하라 고 가르쳤나이다. 우리는 고아원 문을 완전히 닫아버릴 수도
있지만 그러나 저는 하나님께서 그러한 일은 원치 않으시리라는 것을 아옵니다.
혹 우리가 그 빈민굴에서 또 다른 집을 찾을 수도 있겠지만 그러나 그것 역시 썩
좋지는 못하옵니다. 혹 우리는 넓고 확트인 곳을 찾아 바로 우리의 필요에 맞는
우리 자신의 고아원을 세울 수도 있겠지요. 그러므로 하나님, 저는 이 일을 바로
하나님의 손에 맡기옵니다. 저는 브리스톨 이 곳, 가능한 언덕 위에 7에이커
정도의 땅을 얻을 필요가 있나이다. 그러므로 저는 저---삼백 명의 어린이들을
수용할 수 있는 저택을 세울 청부인을 필요로 하옵니다. 그리고 저는 적어도 천
파운드를 필요로 하나이다. 

  그는 같은 기도를 36일 동안 밤낮으로 드렸다. 때로 그는 그러한 기도를 폴
가에 있는 그의 집에서 교회당까지 브리스톨 시를 가로질러 가면서 하였다. 때로
그는 메리가, 그가 그녀의 말을 듣고 있다고 생각하고 있을 때에는 그러한
기도를 하였다. 윌슨 가를 떠나려는 압박감은 더욱 강하여졌다.
  하지만 36일째 날 --- 1845년 12월 10일 --- 그 기도에 대한 응답이 왔다. 
죠지, 이것은 1천 파운드에요! 바로 이 봉투 안에! 당신은 어쩌면 그렇게 침착할
수가 있지요? 우리가 일찌기 한 번에 보아온 것 중 최대의 것, 1천 파운드! 죠지
뮬러, 당신은 어쩌면 그렇게 침착할 수가 있지요? 
   내가 침착할 수 있는 것은 내가 그에 대해서 기도해 온 때문이야. 내가
하나님께 구했어.  그것은 사실이었다. 그는 안심하지도, 전혀 놀라와하지도
않았다.
  메리는 코를 킁킁거렸다.  자, 우리는 매우 오랫동안 기도했어요. 저는 한
달간을. 
   오늘 아침까지 36일째야. 하지만 하나님의 눈으로 볼 때 그것이 무엇이겠오?
나는 우리가 고아원을 세워야만 하는가에 대한 증거를 구했었을 뿐 아니라 나는
그 증거를 받으리라는 것을 알고 있었지. 

  이제 죠지는 하나님께서 그 나머지의 것들을 보내 주시리라고 확신할 수
있었다. 하지만 그것은 기도를 더 해야 하고 더 기다려야 함을 의미했다. 넓고
확트인 저택은 열 세 살난 소녀의 눈엔 아직도 하나의 꿈이었다. 죠지 자신의
집들을 지을 계획이란 아직은 거대한 용기에 불과했다. 4일 후에 메리의 언니가
휴가로 런던에서 집에 왔다.
  아침 식사 전까지 그녀는 자기 여행에 대해서 말하기 위해 폴 21가에 있었다.
그 날 아침은 추웠을 뿐 아니라 죠지는 배가 고팠다. 그는 메리의 언니의 진부한
런던 여행에 대한 이야기보다는 따근한 죽에 훨씬 더 관심을 갖고 있었다. 그는
자기의 말이 분위기에 역하여 들린다는 것을 알면서도 부탁했다.  설탕 좀 줘요.
그리고 죽 한 그릇 더. 
  메리는 멍하니 죠지 앞에 죽 그릇을 놓았으며 한편 그 언니는 계속해서
재잘거렸다.  너도 알다시피 나는 모두 해서 약 삼일간 그 곳에 머물렀어.
그리고---. 
   밀크,  죠지가 입에 가득 채운 채 말을 중단시켜 버리자 메리는 눈살을
찌푸렸다.
   그리고 어저께 오후에는 기도회에 갔었어. 근데 죠지, 그 곳에서 난 고아원에
대한 당신의 책을 읽었던 사람을 만났어요. 그러자 그는 자신이 고아들에 대해서
아주 관심이 있다고 말하잖겠어요. 그래, 난 그 사람에게 당신은 --- 세우려
한다고 말했지요. 
  죠지는 꿀꺽 죽을 삼켰다.  세우는 일에 대해 기도한다.  그녀는 무엇이고
결코 객관적으로 받아들이지 않았다.

  그녀는 즉시 지껄여 돌진했다.  아참, 내 잊어버리고 말을 못했었군. 그
사람은 건축가인데 그가 당신을 돕겠다고 말하던데요.  그녀는 뒷짐을 지고
얼굴엔 만족스러운 미소를 지으며 식탁 뒤에 서 있었다.  그런데 죠지, 그
사람이 당신을 위해 당신의 고아원을 세우겠다고 말했어요. 
  죠지는 말하기 전에 죽 그릇 앞에 앉아 하나님께 감사했다.   하나님, 당신의
발걸음의 속도에 맞춰 저의 대담함을 받아 주시고 제가 구했던 것을 제가 전혀
꿈도 꾸지 못했던 방법으로 주신 것에 대해 감사하나이다. 

  그러나 그는 확신해야만 했다.  그는 브리스톨로 와서 전공사를 감독하겠지만
그러나 일 푼도 청구하지 않을 거예요.  메리의 언니는 계속해 말했다. 이 때
죠지가 끼어들어 말했다.  한 가지 물어 볼 것이 있어요. 당신은 중대한 것을
잊고 있어요. 그 건축가는 그리스도인인가요? 
  메리의 언니는 여전히 뒷짐을 지고는 격분해서 펄펄 뛰었다.  아니, 죠지, 그
해묵은 소리 작작해요.  그녀는 식탁으로부터 외면해 버리고 스토우브쪽으로
건너가서 얼굴을 어깨 너머로 내 던지듯 돌이켰다.  그야 뻔한 일이죠. 
  두 달이 지나갔다. 기부금은 쫄쫄 새어들어 오는 정도였고 건축금은 점점
늦추어져 갔다. 그러자 1846년 2월 2일, 그는 애쉴리 다운(Ashley Down)의
경매지에 대해서 들었다. 그 소식이 죠지에게는 안성 맞춤격으로 들렸다. 그것은
약 칠 에이커 가량의 땅이었다.

  다음날 그는 2월의 바람에 약간 숨차하면서 다운으로 걸어서 갔다. 그가
브리스톨 시와 그 곳 항구로부터 멀리 떨어져 갈수록 집들은 더욱 적었다.
다운은 고아처럼 외롭고, 쓸쓸하고, 브리스톨의 사람들에게 사랑받지 못하는
산지였다. 그는 지면을 발로 비볐다. 그러자 그는 자기가 백악산 위에 서 있다는
것을 알았다. 그는 멀리 브리스톨 시를 볼 수 있었지만 그러나 배들, 기차들이나
괴롭히는 사람들은 볼 수 없었다.

  저기서 저기까지 칠 에이커, 방은 여기다 짓고... 하지만 그렇게 하는 것이
하나님께서 원하시는 것이라는 것을 그가 어떻게 확신할 수 있었을까? 그 순간
그는 디본(Devon)을 기억하고 있는 자신을 발견했으며, 그러자 그는 수 개월
그가 처음으로 그 바다 냄새를 맡고 있었음을 깨달았다. 브리스톨 공동의
구릉지, 특별히 부두 위에서의 짭짤한 맛은 스페인의 잎담배, 서인도산의 술,
그리고 항구의 더러운 물에 의해 희미해졌다.

  그가 코를 킁킁거렸을 때 그는, 리디아가 마치 그 곳에 서 있는 것만큼이나
명료하게 말하는 것을 들었다.  산들바람이 시원스럽게 부는 넓고 확트인 곳,
아빠가 때로 바다 냄새를 맡을 수 있는 곳, 뛰어놀 수 있는 벌판이 있는 곳. 
   그렇다. 하나님, 저는 들었나이다. 하나님께 감사하나이다! 애쉴리 다운이
바로 그러한 곳이 될 것이다.--- 내가 그 값을 지불하기만 한다면.  이것은 가장
진지한 반응이었다.

  다음 날 그는 그 땅의 소유주를 찾으러 떠났다. 그는 집에 없었다. 한 하녀가,
주인이 늦게 돌아올지도 모른다는 것과 뮬러가 기다리고 있을 마음이 있다면
그렇게 할 수도 있다고 말했다.
  그러나 죠지는 늦게까지 기다리고 있을 기분이 나지 않았다. 그는 급히
소유주의 사무실로 갔다. 그가 도착하자 그 신사는 몇 분 전에 귀가했다는
것이었다.
  당황하고 실망한 그는 다음 행동에 대해 자기 자신과 격론을 벌였다.
무엇인가가 그에게 이 기대에 어긋나버린 처사는 어떤 목적을 갖고 있다고
말해주었다. 무엇인가가 그에게 그 소유주를 찾는데 고집하지 말라고 경고해
주었다. 그것은 말했다.  내일까지 기다려라.  그리하여 죠지는 집으로
돌아왔다. 저녁 내내 그는 자신이 올바른 일을 했다는 것을 알았다.

  다음날 아침 일찌기 그는 그 소유주의 사무실에 도착하자 그는 그의 책상 앞에
앉아 있었다. 그러나 그 소유주는 친절하지가 못했다.  이것 봐, 어째서 자넨
어제 밤에 오지 않았나? 
  죠지가 설명하려 했지만 그러나 그는 저지당하고 말았다.  난 자넬 기다리고
있었네. 저녁내내 자네 기다리는 데 낭비해 버렸어. 내 자네한테 이런 말을
한다해서 초조해 할 것은 없지만 시간 낭비보다 나를 더욱 전복시켜 버리는 일은
없네. 사실 말이지, 뮬러, 난 그 때문에 지난 밤 거의 잠을 이룰 수가 없었네.
세 시에 깨어서 다섯 시까지 눈을 뜨고 있었으니까. 그 시간 내내 한 음성이
들려왔었네. ---  애쉴리 다운을 뮬러에게 팔라  
   오! 
   사실, 그 성가신 음성은  뮬러에게 지나치게 청구하지 말라, 득을 볼 생각은
말라. 에이커당 60파운드를 감하라 고 말하는 것이었네. 이것이 내게 들려온
음성이었어. 난 그 땅을 에이커당 180파운드로 매기기로 작정해 왔었네. 그러나
난 그 음성을 듣고난 후 180파운드를 120파운드로 감하기로 했네. 하지만 뮬러,
만일 자네가 어제 저녁에 왔었던들, 자네가 취해야만 하는 태도, 그 음성이 나를
괴롭히지는 않았을걸세. 
   난 그 땅이 그렇게까지 값이 나간다고는 생각지 않아요.  죠지는 즉시 계산해
보았다. 이제 칠 에이커에 대해서 그에게 840파운드를 요하는 것이었다. 그는 그
땅을 그러한 비율로 살 수가 있었다. 그러나 본래의 가격으로라면 거의
1,300파운드가 되는 것이었다.  선생님, 제가 선생님께 어떻게 감사할 수
있을까요? 
   감사는 하지 않아도 좋으네. 다만 내게 즉시 지불이나 하게. 칠 에이커에
대해서 내게 즉시 질불하고 나를 다시는 괴롭히지 말게. 
  그래서 죠지는 땅과 건축가를 얻었다. 6개월 만에 그는 건축 자금으로
11,000파운드 이상을 입수했다. 1847년 7월 5일, 애쉴리 다운에서 기공식이
시작되었다. 그리고 모든 증서가 지불되었던 2년 후에는 7백 파운드가 기금으로
남았으며 한편 애쉴리 다운의 집이 고아들을 위해 완공되었다.

  1849년 6월 18일, 죠지와 메리는 애쉴리 다운 꼭대기에 서서 그들이 그
시로부터 떼를 지어 올라오는 것을 주시했다. 3백명의 고아들이 정든 윌슨 가의
집들로부터 남동풍에 의해 공기가 디본 해안에서와 같이 짭짤했던 넓고 확트인
다운으로 긴 행렬을 이루어 올라오는 것이었디! 그들은 그들의 새 집이 될
거대한 벽돌 건물을 향해서 왔다.

  그 행렬에는 윌슨 가 출신인 120여명의 고참들과 브리스톨 빈민굴에서 갓
모집된 18명의 신참들이 있었다.
  소매 없는 하얀 외투에 포오욱 보닛 모자(챙이 긴 여성용 모자)를 쓴 어린
소녀들.
  말쑥한 상의에 챙 달린 모자를 쓴 어린 소년들.
  청색 스커어트 위에 흰 앞치마를 두른 큰 소녀들.
  긴 세루 바지를 입은 큰 소년들.
  그들은 죠지와 메리를 향해 올라와 새 집에 이르러 이들 두 사람 옆을 지나
들어갔다. 죠지는 그것이 자기가 일찌기 보았던 가장 경사스러운 광경이었음을
알았다.

  죠지가 말했다.  메리, 난 지난 3년 반을 결코 잊을 수 없을 거야. 
   실링과 파운드의 이적, 이것이 우리가 지난 3년 반을 가리켜 이름지어야 할
것이예요. 
   메리, 너무도 많은 이적들이었어.  그들은 고아들이 열을 지어 지나가고 있는
동안 그 곳에 조용히 서 있었다. 1파운드짜리 금화들이 갈색 종이의 작은 꾸러미
속에 넣어져 왔던 시간. 남편에게 자기의 금목걸이, 귀걸이와 멋진 금브로우치를
팔라고 말했던 부인. 누군가가 120파운드를 보냈던 그 날, 그리고 그가 무릎을
꿇고 하나님께 감사 기도를 드리고 있는 동안 현관의 벨리 울리자 메리가 나가
200파운드가 들어 있는 편지를 받던 그 날.

  마지막 고아-- 코를 흘리고 갈색 머리칼의 소녀 -- 가 현관 문을 통하여
사라졌다.  자, 메리, 됐어. 우리 고아원과 우리 고아들. 그들 모두가 300명.
이제 다 됐어. 
   네,  메리가 응수했다.  이제 다 됐어요. 
  그들이 더이상 말하기 전에 고아원 보모가 갑자기 현관 문에서 나타났다. 
어휴, 뮬러 선생님, 온통 선생님을 찾아 다녔어요! 우리 중 아무도 저 최신식
개스 버어너들을 이해할 수가 없어요. 선생님 외에는 누구도 사용하는 방법을
몰라요. 그리고 삼층에 있는 수도도 그래요. 
  메리가 말했다,  죠지, 우리 들어가 봅시다. 
  그 고아원 보모는 휙 둘러보았다.  그리고 뮬러 여사, 마님, 어린 소녀들이
그들의 블라우스를 어디서도 찾지 못하고 있어요. 마님, 어디뒀는지 아시겠어요?


  죠지의 양쪽 입끝이 실룩였고 그러자 그는 웃기시작했다.  내가 말을
잘못했었군. 네, 감사합니다. 하나님, 제가 말을 잘못하였나이다. 
   죠지, 잘못이라뇨? 무슨 말씀예요? 
   메리, 난 다 되었다고 말했어. 그러나 그렇지 않아. 아직 다 된 것이 아냐.
당신, 알겠어? 난 언제나 모든 것이 다 되리라고는 생각지 않아.  이 때 그가
메리의 팔을 잡자 그들은 함께 그 고아원 보모를 따라 새 고아원으로 들어갔다.

    15장

  그러나 1년 반이 지나자 죠지 뮬러는 다시 마음이 들떴으며 자기가 이루어
놓은 것에 만족하지 않았다. 그는 하나님께서 자기에게 그 고아원을 좀더
확장하도록 말씀하고 계신다고 생각하였으며, 그래서 일단 그는 그에 대해
꿈꾸기 시작하자 중단할 수가 없었다.
  그는 밤낮으로 그에 대한 착상에 사로잡혔다. 그러나 그는 메리에게조차 감히
말하지 않았다. 그는 이미 대부분의 낮 시간과 대부분의 저녁 시간을 애윌리
다운에서 보내고 있었다. 그 고아원의 문을 연 이후 그는 그의 가족을 제대로
보살피지 못했고 기드온 교인들에 대해서는 더욱 그러했다. 하물며 어떻게 그가
더 많은 책임을 처리할 수 있었을까?

  그러나 1850년 12월에 그는 결심하였다. 그는 고아들의 수를 3배로 늘이고
700명을 수용할 수 있는 고아원을 세울 것이다.
  그가 몇몇 사람들에게 그의 계획들을 털어놓자 그들은 그가 미쳤다고 말했다.
특별히 그의 선한 친구 헨리 크레익이 그러했다.
  헨리는 이유를 들었다.  자네가 만일 천 명의 고아들을 떠맡으려고 한다면
자넨 자네의 한계를 넘어서는 처사가 될 걸세.  그들은 새 고아원의 응접실에
있었는데 헨리는 대담한 줄 무늬 양탄자를 따라 침울하게 거닐고 있었다.

  개스 난로 앞에 있는 의자에 앉아있던 죠지가 물었다.  내 한계를 넘어선
거라구?  그는 다리를 꼬고 앉아서 엄지 손가락을 두 개의 자켓 단추 사이에
넣고 그 자켓 가장자리를 손으로 단단히 부여잡았다. 그는 언제나 이러한 자세로
전투 준비를 하는 것이었다.  영적으로 자네 한계를 넘어선 거야!  헨리는
응접실 끝에까지 줄무늬 양탄자 위로 걸어갔다가 뒤돌아 보고 뒷걸음질 했다. 
자네도 이 말씀을 알고 있지,  너희 중 각 사람에게 말하노니 너희는 마땅히
생각할 그 이상의 생각을 품지 말고 오직 하나님께서 각 사람에게 나눠주신
믿음의 분량대로 지혜롭게 생각하라  이봐, 하나님께 또 다른 고아원을 구하는
일에 대해서 언급한다는 것은 영적인 자만이야! 

  죠지는 그의 자켓을 더욱 힘있게 부여잡았다.  자넨 틀렸어. 하나님으로서는
어떠한 것에 대해서도 가능하셔. 우리가 지금까지 살아온 것을 생각해 보라구.
그 뿐 아니라 하나님께서는 온갖 육신적인 역경을 통하여 내 믿음을 확대해
오셨어. 하나님께서 그 일을 바로 계속해 나가실 걸세. 헨리, 자넨 틀렸어.  난
아직 내 영적 역량의 한계에 이르지 못했어. 
   게다가, 죠지, 사람의 힘에는 육신적으로도 한계가 있는 거야. 
  죠지는 그의 손을 늦추었다. 그는 양쪽 입끝을 삐쭉 치켜 올렸다가는 양
입끝이 째질듯 활짝 미소를 지었다.  헨리, 독일군이 나를 전복시켜 버렸다고
생각될 때라도 난 다시 일어날 걸세! 16년 동안 난 세 집을 단독으로 관리해
왔네. 이거 보라구, 난 한 명의 조수를 두지 않고도 52주마다 3천 통의 편지를
쓰고 있어. 
   그러나 한계는 있어. 
   그러나 그 한계가 어디까지라고 말할 수 있는 사람이 어디 있겠나? 아직도
일이 확대되어가고 있는 이상 난 한계란 것을 정할 수는 없네. 헨리, 생각해
보라구! 15년 전 우리는 집 하나에 세들고 있었을 뿐이야. 13년이 되어서야 두
집에 세들었고 20년이 되자 네 집에 세들었어. 

  헨리의 양 눈썹은 오르락 내리락했다.  나도 알아, 나도 알아. 
   5년 전 나는 애쉴리 다운에 대해서 꿈을 꾸었네. 그러나 지금 이걸 보라구!
헨리, 나에게 한계란 것에 대해서 말하지 말게. 
   그렇다면 해 보라구. 돈은 어디서 난단 말인가? 건축비에 관리비는 ? 어때? 
  죠지는 곧바른 등받이 의자에서 거북하게 자세를 바꾸었다.  난 그 동안
계산을 해보았었네. 내 다음 집을 세우는 데는 3,500파운드가 들걸세. 그리고
관리비로는 1,500파운드 정도가 들걸세. 
   해마다 말인가?  헨리는 머리를 흔들었다.
   해마다야. 그리고 하나님께서는 12년 전 윌슨가에서 빵바구니들을 주셨던
것처럼 그 돈도 주실 걸세! 
   그렇지만 자넨 어딘가에서 중단해야만 해. 
   만일 우리가 주간학교들만을 유지하고 그 외 어떠한 것도 유지하지 않았다면,
즉 주간 학교들 외에 모든 것을 중단시켜 버렸다고 상상해 보게. 지금쯤은 주간
학교들 외에 아무 것도 존재하지 않을 걸세. 그러나 우리는 그렇게 하지를
않았네. 자네 내 말을 알아 듣겠나? 
   나도 생각이 있네.  헨리는 듣기조차 싫증이 나버렸다는 투로 말했다.
   헨리, 그 고아원들에서 6백 명의 고아들이 양육되고 교육을 받아 왔네. 수
십만 부의 소책자들이 전 세계에 배포되어 왔고 40명이 전세계에 복음을
설교하고 있으며 전세계가 우리의 성경 학교에 대해서 감사하고 있네. 게다가
이제 우리는 3백 명의 고아들을 수용하게 된 집을 갖고 있어. 그래도 자넨
하나님께서 중단시키려 하신다고 생각하는가? 
   자넨 결심했나?  헨리는 침울하게 물었다.
   물론, 나 죠지 뮬러는 주의 이름에 더욱 영광을 돌리기 위해 바로 계속할
걸세. 사람들이 언제든지 모든 것에 대해서 주를 앙망하고 찬미, 칭송하며
신뢰하고 의지하도록 말이야. 헨리 크레익, 그것이 내 목적일세. 그래서 난
그렇게 되도록 더욱 큰 고아원을 세우려는 거야. 헨리, 애쉴리 다운에 1천
고아들을 수용하기까지 중단하지 않을 걸세.  죠지는 양쪽 입끝을 위로
치켜세웠다가 덧붙여 말했다.  그러므로 내가 중단하리라는 것은 나로서는
전적으로 확신할 수 없네. 
  그러나 죠지는 누구에게도 그의 결심에 대해서 오랫동안 말하지 않았다. 그는
메리에게까지도 비밀을 털어놓는 일에 두 달간이나 기다렸다. 그는 만 4개월이
되어서야 공개적인 발표를 함으로서 애쉴리 다운에 두 번째 고아원을 위한 건축
기금이 공적으로 시작되었다. 그 때가 되어서야 그는 그리스도인들이 자기에게 
새 고아원 을 위한 특별 헌금을 보내도록 기도하기 시작했다. 영적인 한계
문제에 대해서 헨리가 옳았는지 틀렸는지도 오직 두고 볼 일이었다!

  죠지는 5월에 그의 계획을 공표했는데 8월이 되자 꽤 끈 선물인 5백 파운드가
들어와 건축 기금은 즉시 시작되었다. 한 달 후에는 나이가 지긋한 신사가 3백년
이상 된 값비싼 카버데일 영어 성경을 기증하였다.
  그러나 일이 영광스럽게 되어 가다가 돈은 느림보로 들어왔다. 어떤 사람이
1실링짜리 한 줌을 냈다. 그러나 그 다음주에는 그나마 아무도 내는 사람이
없었다. 일은 그런 식으로 되어 갔다.

  그러나 죠지에게 있어 만일 그가 충분이 오래 기다리고 충분히 인내하기만
한다면 하나님께서 그의 기도에 대해서 응답하지 않으신다는 것은 결코 있을 수
없는 일이었다.  나는 참을성있게 인내하자. 기도에 대해 응답을 받았다. 
이것이 1850년 5월부터 1851년까지 그의 고백이었다.
  그에게는 상당한 인내가 필요한 것처럼 보이기 시작했으며 건축 기금은
한결같이 그러한 수준에 머물렀다. 3파운드, 14실링, 은숟가락 둘, 그리고
은골무 둘, 이것이 1851년 겨울에 있었던 전형적인 기부였다.

  그가 공개적인 발표를 한 지 1년 후에야 유일한 선물인 999파운드가 들어왔다.
그 때부터 그는 하나님께서 그 고아원을 세우시리라고 확신하였다.
  그러나 다시 1년이 지나자 그는 전혀 그러한 확신을 할 수 없었다. 이미
350명의 고아들이 입장 허가를 위해 지원되었지만 그러나 기금은 몇달 동안
동일한 합계에 맴돌았다.
  그러자 어떤 사람이 팔천 백 파운드를 기부했다!
  이제 돈은 좀 대규모로, 그리고 좀 소규모로 꾸준히 들어오고 있었다. 죠지와
메리와 리디아는 계속하여 기도했다.

  죠지가 1855년 3월, 헨리에게 애쉴리 다운에 고아들의 수를 3배로 하리라고
은밀하게 말한 지 4년 반만에 그는 건축에 대해서 말하기에 충분한 기부금을
받았다. 물론 새 고아원이 약간 북동쪽으로 애쉴리 다운에 세워질 것이다. 땅이
진창이 되어 버린 어느 날 그는 브리스톨 토지 소개업자에게 세부적인 설명을
하였다.
  그 날은 바다로부터 디본의 봄 바람처럼 시원한 바람이 불어오고 있었지만
그러나 그 토지 소개업자는 그런 것에 관심을 두지 않고 있음이 분명했다. 그의
마음은 발밑 진흙에 있었다.  이런 진흙길로 걸어 다닌다는 것은 성가신
일이예요.  그는 애쉴리 다운 벌판을 가로질러 죠지를 따라오며 투덜댔다.
  그러나 죠지는 그의 그런 말에 대하여 들은 척도 하지 않았다. 죠지는 꿈이
올바르게 이루어지게 하는 데만 몰입해 있었다.  다 왔습니다.  죠지는 설명을
하고 잠깐 서 있었다.  거기예요. 
   이곳에다 뭘 하시려는 거죠?  그 소개업자는 그의 꼴사나운 장부를 한 손에서
다른 쪽 손으로 바꿔 들며 그리고 한 쪽 발을 늪지로부터 조심스럽게 움직이며
물었다.
   바로 거기서 저기까지 고아원이 세워집니다. 경계선에 대해서 내가 잘못하지
않도록 장부에 체크해 두고 보십시오. 

  그 소개업자는 한 손으로 장부를 받쳐들고는 페이지를 넘겼다. 그는 손가락을
침으로 살짝 적시고는 혼자서 약간 중얼거리며 특별 기고난을 짚었다.  예, 예,
맞아요. 그 점입니다. 저기서 저기까지. 
   이제 아시겠습니까? 처음 것처럼 벽돌로 지으려고 합니다.  죠지는 그
소개업자에게 보다는 더욱 자기 자신에게 말했다.  지붕은 환상적인 것보다는 좀
품위있는 것으로, 벽은 박공벽으로, 여섯 개나 여덟 개 정도로 하고, 현관
입구는 작은 기둥 여섯 개, 그 외 부분은 보통으로. 
   뭘 바라보고 있는 거예요?  그 소개업자는 빙 둘러보며 물었다.
   내 새 고아원올시다! 내가 --- 저기서 저기까지 --- 이 곳에 세우기로
계획하고 있는 것은, 나는 수 년간 이것을 눈에 선하도록 마음 속에 그려왔죠.
난 그것이 앞으로 어떻게 나타나 보일까를 알고 있습니다. 그러나 실은, 나는
내게 돈이 들어올 때까지 기다려야만 해요. 그리고---. 
   뮬러 선생, 난 당신을 실망시키기를 좋아하지 않습니다만 그러나---. 
  죠지는 잠시 멈추었다.
   돈이 있어도 소용이 없을 걸요. 
   무슨 말씀이시죠? 당신도 직접 보다시피 이 곳에는 아무 것도 세워진 것이
없잖습니까? 
   전혀 없지요. 그러나 이봐요, 당신도 이 곳에다는 아무 것도 세울 수가
없습니다. 
   어째서 세울 수가 없지요? 

  그 소개업자는 그의 한 쪽 발을 진흙에서 들어올리고 말하기 전에 그것을 슬픈
듯이 바라보았다.  소유주 때문이죠. 
   그럼 내가 소유주한테 말하겠습니다. 그 분에 대해서 기도도 해야겠고,
선생님, 나에겐 이 집에서 살기를 기다리고 있는 750명의 고아들이 있다는 것을
모르십니까? 저기서 저기까지래야 전 영국에 있는 4천 명의 고아들보다 더 적은
수의 고아들을 위한 터가 아니겠습니까? 우리는 고아원을 세워야만 합니다. 내가
소유주한테 말하겠습니다. 그리고--- 
   그것은 불가능합니다. 소유주는 죽었어요! 
   죽어요! 그러나 -- 그러면 문제될 게 없잖습니까? 
   선생, 선생한테는 안 된 일이지만 그 소유주는 유언서를 남겼어요. 그는 이
땅이 자기 유언대로 될 것을 믿고 죽었지요. 그러므로 이 땅은 앞으로 백 년
동안 팔거나 임차될 수 없어요. 
  백 년 동안! 죠지의 마음 속에 있던 고아원의 박공벽들이 잠시 내려앉을 듯
흔들렸다. 현관의 작은 기둥들이 떨렸고 전건물이 그의 발 앞에 거의 덤을
이루어 무너져 내렸다.

  그가 참을성 있게 인내했을 때 그는 기도에 대한 응답을 받았다. 그래서 그는
또 다시 그렇게 참을성 있게 인내해 왔건만 그러나 이제 모든 것은 원상태로
돌아가 버리고 다운 벌판이 바람에 의해 구름처럼 날려가 버렸으니 기도에 대한
응답은 어디로 갔는가? 그는 돌아서서 바라보았지만 그러나 고아원과, 하늘
끝까지 나무 하나 없이 평탄하게 펼쳐져 있는 산지 외에는 아무 것도 보이지
않았다. 그 곳과 하늘 사이엔 아무 것도 없었다!

  갑자기 그는 구두와 바지에 진흙을 튀기며 진흙 위로 거침없이 떠나가 버렸다.
   뮬러 선생? 아니, 어디로 가는 거죠? 이 진창 천지에! 
  그 소개업자는 죠지 뒤를 따랐다.  선생, 선생께서 우리 소개소를 괴롭힐
필요는 없어요. 
   나를 따라오시오.  죠지는 바람을 받으며 뒤돌아 보고 말했다. 그는 고아원
앞으로 바르게 걸어갔다.
   이 진창 천지에!  소개인은 투덜거렸다.

  죠지는 끈기있게 인내하려 했으며 그는 기도에 대한 응답을 받으려 했다. 
십... 십오... 이십오. 
   내 구두 ! 내 새 가죽 구두! 이거 낭패했는 걸. 
   백 구십, 이백.  죠지는 셈을 하고는 소개업자를 향해 돌아섰다.  이백! 
   난 셈을 하지 않았오.  소개업자는 죠지에게 무뚝뚝하게 말했다.
   고아원 이쪽 길이가 이백, 저쪽 길이 또한 이백. 이백 야드면 충분히 넓은
전면 폭이 될거야. 
   전면 폭이라뇨? 무엇에 대한 거요? 
   내가 저기 저 땅을 살 수 없다면 나는 바로 이 곳에다 내 고아원을 짓겠오. 
   선생의 건물 옆에다요?  소개업자는 믿을 수 없다는 듯이 물었다.
   그럼 난 전혀 어떠한 땅에 대해서도 당신의 소개소를 괴롭힐 필요가 없을
겁니다. 나는 이미 이 곳 땅을 모두 소유하고 있오. 
   그렇지만 당신은 그럴 수 없습니다.  소개업자는 침을 튀기며 말했다.
   어째서요? 이백 야드는 ---. 
   그것은 선생이 세우려는 건물 바로 절반 정도를 위해서만 충분할 뿐이요. 
   그렇습니다. 바로 절반이죠. 
   뭐라구요! 
   선생, 난 저 곳에다 하나의 고아원을 세우려 하지 않습니다. 나는 그 땅을 살
수 없기 때문이죠. 그러나 당신은 내가 내 1천 명의 고아들을 받아들이는 것을
막지는 못할 겁니다. 난 당신을 바보로 만들어 버리겠오. 그리고 하나님께서
죠지 뮬러를 제한시키기를 원하신다고 생각하는 그 외 모든 사람들을... 난 내
고아원을 절반만 짓겠오. 저 곳에다 절반, 그리고 절반은 이 곳에다. 이미
세워진 건물 어느 편에다든 절반을. 
  소개업자는 입을 벌렸다가 다시 다물었다. 죠지는 조용히 그를 뒤돌아보자
항상 옆으로 휘어져 있던 앞 머리칼이 바람에 의해 흩어졌으며, 그러나 그는
헨리가 틀렸다는 것을 의심할 여지없이 알았다. 모든 새로운 난국에 대하여
하나님께서는 그 해결책들을 갖고 계셨다. 그리고 어떠한 한계가 있는 것 같지
않았다.
  전혀 의심할 여지없이 죠지 뮬러는, 하나님께서 그가 하나 대신에 두 개의 새
고아원을 세우기를 원하신다는 것을 알았으며, 그는 사람들이 그에 대해서 듣고
그들이 뭐라고 말하든 그런 짓에 대해서는 조금도 개의치 않았다.

    16장

  실제로, 최종 결정권은 그 소유지를 측량하도록 고용된 건축가에게 있었다.
   그것은 다른 데 보다는 바로 여기에 세우는 것이 적합하겠지요?  건축가가
이상하고 복잡한 도구를 고아원 잔디밭에 세우고 있는 동안 죠지는 마음을
조이며 물었다.
  순간적으로 그 건축가는 넷에 다섯 더하기를 마지못해 하는 고아처럼 보였다.
그는 눈을 가늘게 뜨고 머리를 먼저 왼쪽으로, 그리고 오른쪽으로 갸우뚱거렸다.
그는 혀를 시험적으로 윗입술에 내밀어 댔다가 마침내 고개를 끄덕였다.  마차
안으로 빠듯이 들어가 어떠한 여지도 남기지 않은 뚱보같은 뎁쇼. 그러나 그것은
전혀 완벽하게 들어맞을 겁니다. 당신은 옛 건물곁 바로 저 곳에 새 건물 세우는
것을 기대해도 좋습니다. 

  참을성있게 인내하는 것이 기도에 대한 응답을 받는 것이다! 이 때 조용히
들리는 찬양의 음성이 있었다.  하나님, 저에게 이같은 작은 통찰력을 주신 것에
대하여 감사하나이다.  그리고 건축가에게 말했다.  설계도를 작성하시면 우리가
8월까지 기초를 닦아 놓겠습니다. 
  가을까지 기초가 닦어졌다. 벽들공들, 목수들과 인부들이 브리스톨에서 매일
아침 기차를 타고 와서 하루 열 두 시간 동안 벽들을 쌓고 대들보들을 맞추었다.
헤머소리, 망치소리와 인부들의 합세하는 소리가 죠지의 서재를 만조 때의
브리스톨 부두가 그랬던 것보다 더욱 시끄럽게 하였지만 그러나 창문을 꼭
닫아두면 전혀 성가신 소리로 느껴지지 않았고, 오직 하나님께서 바로 자기
눈앞에서 일하고 계시다는 일종의 환희를 느끼게 되었다.

  가을 내내 그의 감흥과 기쁨은 더욱더 커갔다.  메리, 벌써 12월이야.
5개월간의 공사가 끝났어. 
  메리는 죠지 앞에 짙은 비프 스튜우 한 그릇을 놓았다.  오늘 아침에 편지가
왔어요. 그러나 식기 전에 스튜우나 드세요. 당신의 우편물은 기다릴 수
있으니까요. 
  죠지는 손을 뻗쳐 편지를 집어들고는 그것을 읽으면서 스튜우 위에 숨을
내쉬었다.  메리, 창유리에 대한 계약서를 기억하고 있는가?  계약서는 너무
값비싼 것이었고 그래서 그는 그것에 서명하기를 지체했다.  내가 너무 오래
지체한 것 같은데. 
  메리는 난로에 등을 돌리고 서서  그것 참 안됐어요.  를  의미했던 암탉이
우는 소리를 하였다.
   계약서 치곤 너무 긴걸.  죠지는 너무 기뻐서 어쩔 줄 몰라했다.  메리, 이
편지는 나에게 그 고아원의 모든 창문에 필요한 모든 유리를 약속하고 있어.
메리, 청탁받지도 않고 무료로 제공하겠다는 3백장의 창유리야! 
  그래 그는 자기 한계를 넘어선 위험에 있는 것일까? 그가 그 가을, 그의
일상의 일들--기드온 교인들을 심방하기, 설교와 고아원의 일들에 대한 한결같은
감독--을 끝냈을 때 그는 그가 만난 모든 사람들의 어깨 위에 손을 얹고 이렇게
말하고 싶었다.  하나님은 한계란 것을 모르십니다. 그리고 죠지 뮬러는 오직
그의 채널일 뿐입니다. 귀를 기울이십시오. 바로 지금 내 이 말에! 

  그는 1856년 2월 19일자 그의 일기에, 바로 다음과 같이 노래하는 기분으로
썼다.  마침내 주께서는 나에게 오늘날 3천 파운드 주시기를 기뻐해 오셨다.
주의 일에 대해서는 내 처분에 맡겨져 있다. 나는 건축 기금으로 1천 7백
파운드를 받았다. 
  그리고 3월 18일자 일기에는  주의 일이 요구할지도 모를 내 처분에 맡겨진
4천 파운드를 받았다. 그리고 건축 기금으로 3천 파운드를 받았다. 
  다음, 그로부터 1년 후에는  1857년 2월 20일, 내 처분대로 하도록 맡겨진 5백
파운드를 받았다. 

  1857년 5월, 애쉴리 다운은 하늘을 배경으로 새로운 윤곽을 드러냈다.
땅딸막한 두번째 건물이 첫번째 건물 곁에 자태를 보였다. 그것은 브리스톨의
떠들썩한 빈민굴 출신인 3백 며의 어린 소녀들을 위해 거의 준비가 되어 있었다.
  한편 봄이 여름으로 접어들자 하나님께서는 여전히 죠지 뮬러와 브리스톨의
어린이들에 대해서 하나님의 한계를 두지 않으시는 것처럼 보였다.
   메리, 개스 버어너들이 설치됐어. 그리고 그것들이 가동이 된다구. 내가
그것들을 이제 방금 시험해 보았어.  죠지가 자기 뒤에 있는 부엌 문을 닫기
전에 말했다.  이것은 거의 끝나가고 있어. 그러나 기도는 중단시키지마.  그는
메리와 반 농담을 하고 있었다.  우리는 아직 돈이 더 필요해. 
   당신이 아침 기도에서 필요로 했던 것보다 더 적은 천 파운드,  메리는
커다란 오븐에 머리를 수그리고 부엌에서 큰소리로 말했다.
   그게 어쨌다는 거야? 
   테이블 위에 있어요. 오늘 들어온 거예요. 
  그는 봉투 하나를 집어들었다.  이것 말인가? 
   그게 천 파운드예요.  메리는 오븐으로 인하여 붉어진 그녀의 얼굴을
죠지에게로 돌렸다.  천 파운드에요. 이제 어쨌든 개스 버너들은 지불이 됐어요.


  1857년 11월 12일에 첫번째 고아--죠지가 그 어린이를 최초로 부두 위에서
자고 있는 것을 보았을 때 그는 그 어린이를 서인도 삼뭉치로 생각했을 정도로
헝클어진 머리칼을 한 어린 소녀--가 자기의 여러 가지 우툴두툴한 속옷
꾸러미와 유린한 인형을, 가까이 하기가 너무 겁이 날 만큼 깨끗하게 보이는
둘째 고아원 마루 바닥 위에 떨어뜨렸다. 그 고아원은 죠지가 기도하기 시작한
지 7년 후에야 완성되었다.

  그것은 최초의 벽돌로부터 마지막 개스 버너에 이르기까지 3만 5천 파운드의
비용이 들었다. 그리고 3만 5천 335파운드가 기부되었다.
  그것은 --- 죠지는 자신이 그것을 합계해 보았을 때 혼자서 기뻐했으며 자신이
헨리 크레익에게 어떤 수학적인 사실들을 감히 지적했던가 어떤가를 회상해
보았다.--- 하나님께서 죠지 자신이 설정했던 한계를 넘어 335파운드를
걸으셨다는 것을 의미했다! 그 뿐 아니라 누구한테 1실링도 구하지 않았다.

  그러나 죠지는 사소한 변화에 대하여 우는 소리를 함으로써 시간을 부질없이
낭비하지 않았다. 그는 마음 속에 보다 큰 일을 생각하고 있었다. 둘째 집에서
4백 명의 신참 소녀들에게 침대가 할당되는 동안 죠지의 마음은-- 다운에서
소년들이 연을 띄우자 자신들로부터 쭉쭉 질주해 올라가는 것처럼 --- 세번째
고아원을 향하여 질주하고 있었다.

  그의 마음은, 그가 처음에 꿈꾸었던 것처럼, 3백 명 수용의 집에 대한 계획을
넘어 높이높이 올라갔다. 그가 건축가에게 말하기 위해서 자리에 앉자 바람은
실로 세차게 불고 있었다!
  객실의 긴 적갈색 테이블가에서 건축가들은 죠지가 말을 마친 후에도, 머리를
앞으로 숙이고 종이 위에 갈겨쓰고 있었다.  저, 제 질문에 답변해 주십시오. 
죠지는 반복해 말했다.

  우두머리 건축가가 죠지를 돌아다 보았지만 그의 시선은,  이 사람은
광신자야. 내 자네에게 말했지만 이 사람과 뒤섞이지 말게. 그는 미쳐 날뛰는
종교적 광신자야. 라고 신호하기 위해 자기 우편에 앉아 있는 사람을 향해
중간쯤에서 멎어 버렸다. 그는 죠지에게, 마치 자기가 열 살 난 소년에게
청사진을 설명해 주고 있다는 듯이 매우 참을성 있게 말했다.  그러나 뮬러씨,
당신과 우리와의 본래 합의는 3백 명을 수용할 세 번째 건물에 대한 설계도를
작성하는 것이었습니다. 
   제 질문에 답변해 주십시오. 4백 5십 명을 수용하려면 비용이 더 들겠습니까?

   그러나 선생, 본래--- 
   비용이 더 들겠습니까? 죠지는 계속 반복해 물었다.

  그 건축가는 그의 종이 위에 조금 화가난 필치로 썼다.  아뇨, 선생. 엄청날
정도로 더 들지는 않을 겁니다. 우리가 작성한 설계도는 바로 4백 5십 명을 위한
것입니다. 그리고---. 
   좋습니다. 그것이 제가 알기 원했던 것입니다. 우리는 이제까지의 고아원
중에 가장 큰 세번째 집을 짓게 될 것입니다. 3백 명의 고아들, 그것만으로는
충분하지 못합니다. 우리는 이번 건물을 4백 5십 명을 수용할 수 있도록 세워야
합니다.  건축가들로 하여금 그들 나름대로의 불평을 하게 하라. 죠지 뮬러와
하나님은 청구서들에 따라 막 지불하려 하고 있으며 그들은 바로 그들이 원했던
것을 사는 것이었다!

  조금 후에 칠천 파운드의 선물이 들어왔고 한달 후엔 일천 칠백 파운드의
선물이 들어왔다. 새 건물의 390개 창문을 위해 또 다시 유리가 기증되었다.
그리고 1859년 7월, 벽돌공들, 목수들과 인부들이 다시 한 번 브리스톨로부터
다운으로 떼를 지어 올라왔다.
  건물은 2년 후에 거의 완공되었고 그러자 죠지가 그의 수령액을 합계했을 때
그는 사만 육천 파운드가 그 건축 기금으로 들어왔음을 알았다. 그것은 그가
위해 기도했던 것보다 일만 일천 파운드가 더 많은 것이었다!  하나님,
감사하옵니다. 아직도 당신의 한계로 두지 않고 계심에 대하여!  이것이 그의
기쁜 사상이었다.

  그리하여 그것은 1862년 3월에 완공되었다. 이제 애쉴리 다운에는 세 개의
건물이 힘차게 서 있는 것이다. 그것들은 잘 씻겨진 말쑥한 고아처럼 보였지만
그러나 그것들은 더 이상 외롭게 보이지 않았다. 그 세 건물에 대한 솔직하고
꾸밈없는 이야기는 양고기 만큼이나 실제적인 것이었다. 더우기 여기 저기에는
박공벽이 소박한 장식으로 세워져 있었다. 그 건물들이 죠지에게는
복음서만큼이나 확고하게 보였다. 그것들이 그에게는 아름답게 보였다.

  6개월로부터 7세까지의, 부모가 없고 집 없는 일천 명 이상의 소년, 소녀들이
이제 하루에 세 차례의 식사와 입을 옷과 그들이 일찌기 받았던 유일한 교육에
대해서 죠지 뮬러를 의지하고 있었다.
  직원들 역시 수가 많아졌다. 세번째 집이 개방되자 죠지는 짐 라이트라는
이름의 신중한 청년 조수를 두게 되었다. 죠지는 거의, 마치 자기 자신에게
말하고 있는 것처럼이나 자연스럽게 그를 믿는 것에 습관되어 있었다. 그들이 그
집들 주변에서 만나면 죠지는 습관적으로 그와 보조를 맞추며 걸으면서, 자신이
무엇에 대해서 생각하고 있었든간에 거기서부터 대화를 시작하는 것이었다.

  1865년 어느 날 그는 세탁실에서 나오는 짐을 만나 그와 함께 어둑하고 서늘한
지하실 복도로 걸어 내려갔다. 죠지가 말했다.  짐, 오천 파운드는 하나님께서
이제까지 나에게 주신 것 중 유일하게 가장 큰 선물이야. 
  짐은 재빠르게 그의 생각의 단서를 찾아냈다.  그리고 그것은 선생님께서
시작하기 위해 필요로 하는 액수의 절반이예요. 이제 정말 하나님께서 선생님이
계속해 나가기를 원하시는 것처럼 보이기 시작해요.  그는 말을 마치고는 두꺼운
안경 뒤에서 눈을 깜박거렸다.
  죠지가 즉시 물었다.  자네 마음 속에 어떤 의심이라도 있었나? 
  짐은 주저했다.  저---선생님, 그것은 상당히 큰 공사예요. 고아원 두 개를
세운다는 것은, 저---. 

   짐, 자네도 역시 그렇군. 자넨 그간 줄곧 5천 파운드라는 돈이 이번 목표를
위해서도 과연 들어올까 하고 의심해 왔단 말인가? 자넨 얼마나 오랫동안 쉼없이
척척 믿을 수 있겠나? 
   저, 선생님, 여기서 어린이들의 수를 배가시킨다는 것은---2천 명의
어린이들에 대해서 책임을 지시겠다는 것은--- 저 같은 사람으로서는 좀 깊이
생각할 문제인걸요. 
   난 건물을 위해서 건물을 세우지는 않아,  죠지는 조용히 말했다.
   저도 알아요, 선생님. 그리고 선생님께선 그 일도 해내실 거예요.  짐은 눈을
빠르게 깜박거렸다.  선생님께서 이 곳에서 다섯 개의 고아원과 2천 명의
고아들을 위한 방을 얻을 때까지 계속해 나가십시오. 선생님은 오천 파운드를
갖고 계시니까요. 돈은 앞으로도 더 들어 올테고.  그는 긴장되고 진지하게
말했다. 죠지는 그의 믿음이 애써서 나온 것임을 알았다.  그러나 그것은 천천히
들어올지도 몰라요. 수 년이 걸릴지도 모르죠. 그러나 뮬러 선생님, 용기를 잃지
마세요. 
   고마와, 짐.  그들이 일층에 이르자 죠지는 자기 서재로 향하였다.  내 자네
말을 내일 기억하게 될 걸세. 
  짐은 눈을 깜박거렸다.
   내일요? 
   나는 땅을 좀더 사는 일로 한 소개업자와 약속이 있네. 짐, 저---자네의 신뢰
사이에는 한 가지 다른 점이 있네. 난 지금 오천 파운드를 갖고 있네만 그러나
나는 나머지는 언젠가 들어오리라 기대하고 있네. 그러므로 나는 이제 그 땅을
사는 것에 대해서 말할 수가 있네. 난 가능한 한 빨리 두 개의 고아원을 세우고
싶네. 

  그 땅은 세번째 건물 바로 길 건너편에 있었다. 그것은 약 18에이커 정도로
펼쳐져 있었으며 평탄하고도 한 쪽 끝에 있는 작은 집만 아니면 깨끗했었다.
죠지가 고아원을 또 세우기를 원하는 한 그 땅은 필연적인 장소였다. 다운에는
공터로 있는 그 이상의 다른 곳이 없기 때문이었다.
  그러나 까다로운 토지 소개업자는 다른 생각들을 가지고 있었으며 그러자 그는
그의 책상을 가로질러 죠지를 향하여 그것들을 진술하였다. 그는 옅은 하늘색
스카프를 신경질적으로 만지며 말했다.  뮬러 선생, 난 선생이 우리 소개업소를
비난하지 않길 바랍니다. 선생이 원하고 있는 땅을 살 수 없다는 것은 단지
우리의 허물이 아닙니다. 
   그렇다면 누가 그 땅을 원하는 거죠? 그 땅은 그렇게 갑나가는 것도
아닙니다. 그런 진흙 땅은 봄이 되면 조금만 비가 와도 물바다가 될 뿐이요. 
   바로 그거예요.  소개업자는 모호하게 말했다.

  죠지는 서 있는 채로 빙 돌았다.  무슨 말씀이시죠? 
   내 설명을 좀 하겠오. 그 땅을 사려면 선생은 세 사람과 싸워야만 할거요.
첫째, 차지인. 
   차지인요? 그 땅엔 살고 있는 사람이 아무도 없는 걸요! 
  소개업자는 가는 손가락으로 그의 스카아프를 잡아당겼다가 다시 제자리에
놓고 가볍게 손질했다.  그렇지만 차지인은 있오. 그가 1867년까지 그 땅을
차지해 있오. 아직 2년은 더 있어야 합니다. 

  죠지는 어깨를 으쓱했다.  그게 전부요? 그렇다면 문제될 것이 하나도 없군요.
그 사람 이름을 좀 가르쳐 주십시오. 내가 그 사람한테 가야겠군. 그 사람에게
내가 그 땅을 사야만 하겠다더라고 전해 주십시오. 그렇지 않으면 새 고아원이
세워질 수 없으니까요. 
   비록 선생이 그 사람을 설득시킨다 하더라도 선생은 그 땅 소유주와 시끄럽게
될거요. 

  사람들로 인한 이 모든 문제거리는 걱정할 게 없을 것 같았다. 그는 너무나
많은 이적들을 보아왔지만 그러나 그 빈혈증적인 토지 소유업자는 차지인과
소유주에 대해서 너무나 절망적으로 말했다.  소유주는 그 땅 값을 칠천
파운드로 정했습니다.  죠지는 소개업자가 하는 말을 들었다.
  칠천 파운드는 죠지가 생각했던 것보다 2천 파운드가 더 많은 것이었다.
게다가 소유주는 조금도 양보할 사람이 아니었다. 그러나 그렇다 하더라도 이미
숱한 이적들이 있어 왔다.
   셋째는 누구요?  죠지가 물었다.
   뮬러 선생, 그것은 선생이 함께 의논할 수 없는 어떤 것이요. 그는 저---. 
소개업자는 신경질적으로 미소를 지었다가는 그의 입술을 다시 침울하게 꼭
다물어 버렸다.  뭇사람들에 의해서 전능자 자신처럼 유력한 자로 여김을 받는
어떤 것이요. 
   그게 누군데요? 
   선생, 그것은 국회요! 브리스톨 수도 관리소가 그 땅도 관리하고 있오. 수도
관리소는 급수 시설을 브리스톨 시내에만 국한시키려 하고 있오. 
   국회요? 수도 관리소라구요?  죠지는 어리둥절하여 반문하였다.  난 이해가
가지 않는데요. 
   수도 관리소는, 국회가 통과시킨 결의서가 브리스톨시의 급수를 위해
소지구를 제외시키기를 원하고 있오. 영속적으로! 그래서 국회는 다시금 그
결의서를 기각하기로 계속 추진하고 있오. 뮬러 선생, 난 선생을 실망시킨다는
것은 안 된 일이지만, 그러나 선생도 보다시피 선생이 애쉴리 다운에 더 이상의
고아원을 세운다는 것은 불가능합니다. 

  만일 하나님께서 죠지에게 그의 영적 한계를 보여주려 하고 계셨다면
하나님께선 틀림없이 어떤 성실한 영국인을 감동시킬 미사여구로 그것을
죠지에게 보여주시고 계셨을 것이다. 죠지는 소개업자의 말에 대하여 오히려
즐겁게 생각했다.  하지만 저는 영국인이 아닙니다. 난 외국인이요. 


    17장

  브리스톨 수도 관리 사무소는 희미하게, 사람들이 그들 자신들의 이유로
오랫동안 밀폐시켜 두었던 지하실 냄새를 풍겼다. 죠지는 동일한 모양의 책상
앞에 엄격하게 앉아 있는 수도 관리소 직원들의 검은 제복에 붙인 녹색 마아크를
바라보았다. 그 곳에는 하우세르씨, 죤슨씨와 윌킨스씨가 있었다. 분명,
하우세르씨가 관계자였다.
  그가 긴 손가락의 한 쪽 손을 다른 손에 짜 맞추어 손가락 마디로 우두둑
소리를 내며 대화의 주도권을 잡았다.  뮬러씨, 당신이 이 곳 우리 사무소로
접근해오기 전에 런던으로 가시지 않았다는 것은 매우 현명했오.  긴 문장보다
갑절이나 긴 문장을 이루었던 그의 말은 부드럽고도 그와 동시에 콧소리를
내었으며 다소 단조롭게 발음되었다.

  죠지는 거북스러운 의자에 앉았다. 하우세르씨는 계속해 말했다.  그래,
당신은 의지할 데 없는 어린이들을 돌보고 보호할 집을 짓기 위해서 애쉴리
다운에 상당량의 땅을 구입하기를 원하십니까? 
   그것이 그 곳에 남아 있는 유일하고도 적절한 땅이죠.  죠지가 말문을
열었다.
   윌킨스씨, 그것을 당신의 장부에 기록해 두시오. 
  왼쪽에 있는 세번째 책상에서 다소 맹렬하게 갈겨쓰는 소리가 들려왔다.
   계속해서 말씀드리자면, 브리스톨 시 행정권의 대리소이자 설치된 지 75년
동안 존속하여 온 브리스톨 수도 관리소는---.  죠지는 유창한 말로 습격할 준비
태세로 의자에 앉은 채 천천히 앞쪽으로 움직였다. 하우세르는 형편없이 지고
있었다.  ---브리스톨 시의 모든 시민들의 이익을 그 목적으로 삼아 왔습니다.
단지 특별하고 선택된 소집단이 아니라,  손가락 마디의 우두둑 소리는 그의
의미에 편승했다.  아시겠습니까? 
   네, 그러나 나는---.  절망적이게도, 죠지는 하우세르의 입이 다시 움직이고
있음을 알았다.
   나는 당신에게 우리의 두 기구---당신의 기구와 내가 속한 기구---는 서로
매우 다르다는 것을 아주 명백히 해두고자 합니다. 당신의 그것은 자선
단체이지만 우리의 그것은 정부의 기능을 띠고 있습니다. 그러므로, 우리가
흥정을 위해 굴복해야만 한다는 것은 생각할 수도 없는 일일 것입니다. 
  수도 관리 사무소에서는 짤막한 기도가 올라갔다.
   하나님, 브리스톨 시는 고아원 두 개를 절망적으로 더 필요로 하고 있다는
것을 제가 저 사람에게 말하기에 충분히 오랫동안 그의 입을 막아주옵소서. 
  하우세르는 여전히 말하고 있었다.  뮬러씨, 당신편에서 오해가 있었던 것
같습니다. 당신은 앞서 말한 애쉴리 다운 지구에 대한 우리의 관계에 이의를
제기할 어떤 권리가 있다고 여기시는 것 같은데요. 
  이 순간 죠지는 섬뜩했다.  저는 이의를 제기하고 있는 것이 아닙니다. 그러나
저는 우리가 또 하나의 집을 얼마나 절실하게 필요로 하고 있는가를 설명할
기회를 얻기원했습니다. 실은--- 
  그러나 하우세르는 억양을 붙여 말했다.  뮬러씨, 당신이 그렇게 한다고 해서
실제로 얻는 것이란 아무 것도 없습니다. 이거봐요, 당신한테 아주 명백하고도
꾸밈없이 말해 두겠네. 자넨 오해를 해 왔어. 
   뭐요?  죠지는 뛰어들었다.  국회에 대해서 말이요? 당신은 오해를 하지
않았---? 

  다시 손가락 마디들이 우드득 소리를 내었다.  물론 우리는 . 그러나 한가지,
당신이 구입하기를 원하는 그 땅에서 가장 작은 부분에 대해서만은. 
   그러나--- 그러나---. 
   이거 봐요. 누군가가 당신에게 정보를 잘못 전했어. 우리는 단지 당신이
사기를 원하는 땅에서 작은 구획만을 원할 뿐이야. 당신의 건물을 방해할 염려는
없네. 우리 땅의 일부가 그 언덕 밑에 있지. 

  그의 오른편에 앉아 있던 죤슨씨는 고개를 끄덕였다. 그의 왼편에 앉아 있던
윌킨스씨 역시 고개를 끄덕이고는 장부에 무엇인가를 기록했다.
   여러분,  죠지는 떠나려고 일어섰다.  하나님께서 내 고아원들을 축복하신
것처럼 여러분의 급수소를 축복하시길. 안녕히 계십시오! 
  그는 다음으로 차지인에게로 갔는데 종이 쪽지에 갈겨쓴 주소는 대성당 너머의
빈민굴이었다. 그는 성 메리   클리퍼 성당을 지나쳐 갔지만 그 아아치들과
현관들에 대해서는 거의 눈여겨 보지 않았다. 그는 때로 그것들을 보았지만
그것들의 복잡한 뇌문 장식은 그를 다만 신경질나게 할 뿐이었다. 그러나
사람들은 그 브리스톨 대성당을 13세기 이래 아름답다고 뇌까려 왔으며 그것을
보기 위해 수 마일 먼 곳에서 왔다. 그러나 죠지는 그의 고아원들과 기드온
교회당의 직각에 의한 튼튼함을 더 좋아했다. 그에게 있어 참다운 미는
하나님으로부터 멀리 떠난 인간의 사상을 불러 일으키는 것이어서는 안 된다는
것 같았다.

  그 대성당을 지나 그가 빈민굴에서 본 것은 그를 더욱 기쁘지 않게 했다.
누더기 옷을 입은 한 소녀가 1실링을 위해 그를 멈추게 하였다. 팔 하나가
비틀어진 소년이 그 빈민굴에서 돼지와 놀고 있었다. 그 모든 광경을 보자 그는
애쉴리 다운의 일부 구획을 임차한 사람을 찾으러 좁은 길과 골목길로 서둘러
갔다.

  죠지는 놀랍게도 혹이 달린 한 노인을 발견했다. 그 노인은 수 년간 의문
부호처럼 꼬부라져서인지 그의 말은 모두가 높은 어조에 의한 불평을 하는 투로
끝이 났다. 그의 높은 어조로 인하여 그 노인의 말은 신경과민적인 것으로
들렸다.
   빌어먹을 목사, 난 자네가 내게 묻는 이유를 모르겠어. 그것은 차지권에 따라
내 땅이야, 그리고 난 그 땅을 포기하기 위해 애쓰질 않아. 
   하지만 선생님, 선생님께선 그 곳에 별장 하나 갖고 있지 않쟎습니까? 
   난 그 땅을 내 것으로 삼기 위해 별장 같은 걸 필요로 하지 않아 . 난 그에
대해서 임차료를 지불했으니까 그것은 내 땅인 셈이야. 
   선생님께서 그 땅에 작은 화원 하나만이라도 갖고 계시다면야---. 
  그 노인은 죠지를 응시해 올려다 보고는 그의 주먹을 휘두르기 원했던 것처럼
그것을 올렸다가 다시 내려뜨렸다.  어느 놈이 내가 그렇게 하지 않을 거라고
말하던가? 내 겨울 내내 류머티스로 누워 있었지만 그러나 다음 해에는 바로
화원을 만들 걸세. 

  바로 화원을 만들겠다! 어린이들은 빈민굴에서 돼지들하고 놀고 있는 판에?
죠지는 노인의 그러한 신경 과민적인 태도를 묵살하려 했다. 그는 노인에게 이미
세운 고아원들, 블랙하이트 가, 바로 그 곳에서 살게 될 1천 어린이들을 위해
계획하고 있는 새 고아원들에 대해서 말했다. 죠지는 이십분 동안 말했다.
  노인은 아무 소리도 하지 않다가 마침내 콧방귀를 뀌었다.  그 애들은 내
애들이 아냐. 아니란 말이야.  노인은 까닥도 하지 않았다.  내가 왜 애들을
위해서 지불해야만 하지? 

  분명, 노인의 마음은 그의 가슴처럼이나 찌부러져 있었다. 죠지는 그의 마지막
말을 듣게 될 때 이미 외면해 있었다. 그 애들을 위해 지불한다?
   선생님, 선생님께서 그 땅에 대해 임차료를 지불하신 모든 돈은 제가
선생님께 갚아 드리겠습니다. 이제 이해하시겠습니까? 
  노인은 완고하게 말했다.  그렇지만 난 다음 2년 분을 모두 지불했단 말이야. 
   그렇더라도 제가 모두 갚아 드리겠습니다. 
   아니, 어째서 진작 그렇게 말하지 않았나?   이 때 노인은 씽긋 웃고 있었다.
   그렇다면 우리는 계약을 한 셈이죠? 
   제기랄, 물론 계약일세. 목사, 난 굶주리고 있는 어린 아이들을 위한 사람은
아닐세. 그러나 그렇게 하는 것이 공정한 처사 같아 보이지가 않네.---마누라와
나는 임차료에 의한 2년이란 세월을 잃고 있는 것만 같아. 

  죠지는 꼬부라진 등을 상하로 움직이며 씽긋 웃는 그 노인을 떠나 세 마리의
고양이가 포장도로 위에서 고기 조각을 놓고 격전을 벌이려는 불랙하아트 가로
더듬거리며 내려갔다. 8에이커 땅의 소유주는 그 노인의 집에서 가까왔다.
   나는 값을 내리지 않겠오. 1실링도. 7천 파운드가 이미 정한 값이요. 
   그 땅은 5천 파운드는 고사하고 1실링의 가치도 없는 땅이요.  그리고는
혼잣말을 하였다.  하나님, 저로 하여금 빈틈없게 하옵시며 정직하게 하소서! 
   1실링의 가치도 없다구요? 이봐요, 그렇다면 어째서 당신은 그렇게 안달을
하는 거죠? 
   내 목적에 맞으니까 그렇지요, 오천. 
   칠천,  소유주는 고기를 탈취했던 블랙하아트 가의 고양이처럼 미소를
지었다.
   만일 당신이 내 제의를 받아들이지 않는다면 당신은 구입자를 찾으러 다니게
될거요. 봄이 되면 그 곳은 진창 외에 아무 것도 아니오. 오천. 
   육천 오백. 
   오천 이백 그 이상은 안 되겠습니다.  다시 혼잣말을 했다.  하나님, 이것은
당신의 돈이옵니다. 이것을 어떻게 써야 하는지 저에게 말씀해 주옵소서. 
   당신은 강도야,  소유주는 솔직하게 말했다.  육천 이백. 
   오천 이백. 
   육천,  값은 미끄러져 내려갔다.  이것이 마지막이야! 
   오천 오백. 
   오천 구.  소유주는 꺾이고 있었다.
   하나님, 저 사람이 얼마나 오랫동안 흥정을 벌일는지 알려 주옵소서!  이것은
그의 괴로운 말이었다.  오천 오,  죠지는 반복해 말했다.
   오천 칠,  소유주는 오만상이 되어 말했다.

  이 순간 죠지는 급습했다.  오천 칠. 1파운드라도 다시 올려선 안 돼요. 
   내 당신에게 헐 값을 매기고 있오,  소유주는 웃지 않았다.
   당신이 아니요,  죠지가 말했다.  헐값을 매기시는 분은 하나님이셔요. 자,
서류에 서명합시다. 
  애쉴리 다운의 흙에 첫 삽질을 하기 전에 몇몇 실망시키는 일들이 있었다.
죠지는 돈이 들어왔으므로 네째집을 먼저 짓고 다섯째 집은 나중에 짓기로
계획하였다. 그는 네째집에 자금을 공급하기에 충분했으므로 건축에 대해서
말하기 위해 브리스톨에서 청부인을 데려왔다.

  청부인은 인내가 부족했으므로 자신이 말한 것, 죠지가 알고 있음이 틀림없는
것을 암상스레 설명하였다. 그 공사를 분할불로 하면 비용이 거의 배가 들
것이다. 그러나 건축 기금은 한 번에 두 개의 집을 세울 만한 것이 못 되었다.
   그렇다면 이렇게 할 수 밖에 없습니다.  죠지는 마지 못해서 말했다.  당신은
이제 집으로 돌아가시고 제가 한 번에 두 집을 세울 돈을 갖게 되면 돌아오시죠.

   지금으로서는 그렇게 말씀하실 수 밖에 없겠군요. 그렇다면 언제 저를 부르실
수 있으리라고 생각하십니까? 
   그걸 누가 알아요?  죠지가 대답했다.  제가 하나님께 여쭈어 보겠습니다.
그래, 하나님께서 나에게 내가 필요로 하는 돈을 나에게 보내어 주심으로 나에게
말씀해 주시면 제가 당신의 집으로 가서 말씀드리겠습니다. 

  청부인은 죠지가 미친 사람인 것처럼 그를 쳐다보고는 브리스톨로 내리막길을
떠났다.
  돈이 들어오는 방법은 너무나 실망적이었다. 한 제재소 노동자에게서 1실링,
고아들 중의 한 어린이에게서 1파운드, 학교 선생에게서 5파운드.
  건축 기금은 일년 내내 그런 식으로 질질 끌었다.
   하나님,  죠지는 기도했다.  당신을 영화롭게 할 모든 것 중에 가장 위대한
기념비! 1천 이상의 어린이들을 위한 방! 
   아버지가 없는 자에게 아버지.   네 입을 넓게 열라, 내가 채우리라.   그가
참을성있게 인내하였을 때 그는 기도에 대한 응답을 받았다.  그는 이러한
절들에 매달렸다. 그는 여전히 믿는 일을 중단할 수 없었다. 또한 그는 도움을
청하기 위해 브리스톨의 누구에게도 가지 않을 것이었다.
   주여, 주께서는 사천 년 전에 신실하셨던 것처럼 오늘날도 신실하시다는 것을
입증하옵소서!  그의 기도는 다시 시작되었다.

  그러자 돈은 천천히, 그러나 점진적으로 들어왔다. 1866년 5월 7일, 백악질의
다운 토양에 삽질이 시작되었다. 그 고아원은 보다 낮은 위치에 세워질 것이다
죠지는 삽질들을 하고 있는 곳에 가능한 한 가까이 서서 그 새로운 이적을 몹시
기뻐하였다. 이제 다운을 가로질러 그림자를 드리울 다섯 개의 건물이 있게 될
것이며 그 그림자는 너무나 거대해서 마치, 브리스톨에서 그 산지로 걸어
올라오시는 전능자 자신의 그림자처럼 보일 것이다. 더우기 애쉴리 다운 전역은
어린이들의 마을, 저 밑에 있는 빈민굴의 쓰레게, 질병과 악마 자체로부터 멀리
들려 올리워진 어린이들의 도회지가 될 것이다.

  죠지는 자기 곁에 짐 라이트와 함께 그 곳에 서서 뜨거운 감사의 기도를
드리고 있었다. 그 때 짐이 개입하여 말했다.  선생님, 사모님이 이 곳으로
올라오고 계셔요. 
  그러나 죠지는 메리에게 집에 가 있으라고 말했다. 메리는 한 주간 내내
기침을 했었다. 그러나 메리는 여전히 그들을 향해 산지로 부산하게 올라오고
있었다.  리디아도 오는데요.  짐은 언덕 밑을 가리켰다. 그러자 리디아도 그
곳에 멈추어 서서 위에서 삽질을 하고 있는 것을 바라보고 있었다.
   리디아,  죠지는 한숨을 쉬었다.  때로 나는 지금처럼 멀리서 리디아를
바라보고 있지만 그러나 산들바람이 부는 넓고 확트인 곳을 원했던 딸에 대해서
나 자신은 무엇을 구하고 있는가? 성장한 리디아는 이제 정말 행복할까? 만일
리디아가 남편을 찾을 수만 있다면---.  그는 갑자기 그쳤다.  짐, 이런
걱정거리가 내 쾌적함을 방해하고 있네. 
   리디아도 언젠가는 찾을 거야.  그러나 짐은 귀담아 듣지 않고 있었다.

  이제 메리는 공사에만 집중해 있는 듯이 얼굴을 돌이키고 기침을 하며 언덕에
거의 다 올라 왔었다. 그러므로 죠지는 메리의 심한 기침을 묵인할 수가 없었다.
   메리,  죠지는 메리가 가까이 오자 큰 소리로 말했다.  집에 가서 몸을
훈훈하게 하래두요. 
  메리는 거의, 다운 지대와 평면을 이루는 언덕 가장자리에 올라왔다.  이
경사스러운 일을 구경하지 말란 말예요? 사람들이 나를 끌어 내린다 하더라도 난
그렇게는 못해요.  메리는 웃었다가는 다시 기침을 했다.
   사모님, 감기에 조심하세요.  짐이 말했다.  내 아내는 감기에 조심하지
않더니 지금 열이 나고 있어요. 
   메리, 당신도 알겠지만,  죠지는 삽질에서 시선을 돌리고 메리를 열심히
바라보았다. 죠지로서는 방에서 온통 베개 던지기 놀이를 하는 여덟 살난
어린이들을 훈계하여 그러한 짓을 저지시킬 수는 없었지만, 그러나 옷을 만들고
한 쪽 고아원으로부터 다른 고아원으로 모포들을 나르는 일로부터 메리를
저지시킬 수는 없었다.
   죠지, 또 꾸짖기 시작하지 말아요. 오늘은 말이예요, 나에게, 내가 너무
심하게 일한다는 말은 하지 말아요---.  그러나 기침 때문에 메리는 더 이상
이의를 제기하지 못했다.
   저런, 몸조심해요--- 메리, 적어도 나를 위해서. 
   글쎄, 그런 감상적인 말은 그만 두세요.  메리는 활발하게 말했다.  난
살아서 당신의 고아원이 완공이 되고 커튼들이 쳐지는 것을 보겠어요! 그러나
그런 일이 다 이루어진다 해도 우리는 여전히 그에 대해서 계속 마음을 써야 할
것 뿐이예요.  메리는 다시 더욱 심하게 기침을 하였지만 그러나 이번에는
죠지가 인부들을 지켜보고 있었다. 죠지는 메리의 어깨가 떨고 있음을 보지
못했을 뿐 아니라 여러 삽질의 소리와 인부들의 떠들썩한 소리로 인하여 메리의
기침소리는 들리지가 않았다.
  넷째와 다섯째 건물을 세우는 데는 4년이 걸렸다. 그것들을 1870년 1월 6일에
모두 완공되었다. 이제 부모 없는 2천 5십 명의 어린이들이 그리스도인 가정에서
교육을 받을 것이다.

  죠지와 메리가 1월의 그 날, 다운 지대 위에 서 있을 때 바람이 그들을 때리고
있었지만 그러나 그들은 여전히 그 집으로 들어가려고 하지 않았다. 그들은 다운
지대 위에 그대로 서서 확 트인 느낌, 바다 냄새, 저 밑에 보이는 더러운 도시에
대한 그리움에서 놀라와 하는 것이었다. 역시 그 날은 놀라와할 만한 날이었다.

  왜냐하면 죠지는 그 날로, 여전히 지상 위에서의 인생을 돌보시는 하나님에
대한 그의 기념비가 완성되었음을 알았기 때문이다. 죠지는 그의 인생의
첫째이자 가장 중요한 목적을 성취한 것이다. 그는 다섯 개의 고아원을 세웠고
2천 명의 고아들을 부양하고 있었으며, 더우기 그는 그러한 일을 전부 기도와
믿음으로 하고 있었다. 그의 활동의 전기간을 통하여 그는 결코 누구에게
1실링도 구하지 않았다.

  드디어 끝이 났다. 그 건물들은 그가 죽은 후에도 반세기 이상 서 있을 것이며
그것들에 대해서 아는 각 사람은 또한 그 고아원들의 벽돌 하나 하나가 기도로
응답받았던 것임을 배우게 될 것이다.
  사람들은 그를 가리켜 독립자, 반역아, 심지어 광신자라고까지 불렀다. 다른
시대, 다른 나라에서 죠지에 대한 이야기를 듣는 어떤 이들은 그를 가리켜
고지식하다고 부를지도, 미심쩍게 여길지도 모른다. 그러나 더욱 많은 이들에게
그에 대한 이야기는 하나의 길잡이가 될 것이다. 그는 그 날 다운 지대 위에
서서 후대에 그렇게 그렇게 되리라고 확신했었다.
   메리, 그들은 알게 될거야! 
  메리는 그에게로 향해 사랑을 다하여 그를 바라보았다.
   죠지 뭘 알게 된다구요? 
   하나님께서는 지금도 신실하시며 지금도 기도를 들으신다는 것을 말이야. 
   원, 그야 물론이죠---,  메리는 말하기 시작했지만 기침이 말을 중단시켰다.

  죠지는 메리의 팔을 잡았다.  당신은 집안에 있어야 할 신분이야.  그는
말했다.  우리의 고아들과 함께.  이 때 그들은 애쉴리 다운에서 가장 새로운
건물로 함께 들어갔다.

    말년

  한 달 후에 메리 뮬러는 죽었다. 죠지는 홀로 그의 딸 리디아와 고아들과
남았다. 그러나 그가 비록 65세였지만 그에게 있어 인생은 아직 끝나지 않았다.
  짐 라이트는 메리가 죽은 지 1년 반 후에 죠지에게 자기와 리디아가 사랑에
빠져 있다고 실토하였다. 그 후 몇 주일 후에 죠지는 자신도 역시 그가 25년
동안 기드온 교회당에서 알아온 수산나 그레이스 샌저와 재혼할 예정이라고
알림으로써 그의 딸과 미래의 사위를 놀라게 하였다.
  수산나 뮬러는 죠지가 그녀와 결혼했을 때 40대 초년기에 있었지만 그러나
그녀는 죠지에게, 그가 선교 분야에 따라 복음을 전하는 것에 대한 그의 최초의
꿈을 실현하기에 충분할 만큼 건강하다는 것을 확신시켰다. 그가 71세가 되자
그와 수산나는 유럽, 아시아와 아프리카로 연속적인 선교 여행을 떠났다. 그는
2십만 마일을 여행하였고 42개국에서 설교했는데 그는 그러한 일을 88세가
되기까지 계속하였다!
  그는 93세가 되자 애쉴리 다운에서 죽었다. 그가 죽기 전 날 그는 여전히
고아원을 질서있게 관리하면서 자신은 기분이 좋다고 항의하고 있었다.
  죠지가 죽자 짐 라이트와 리디아가 고아원을 맡았다. 그들 역시 지금은 이
세상에 없지만 그러나 브리스톨에서 그 후손들의 일은 지금도 계속되고 있다.
  죠지는 항상 자기가 죽은 후에도 그 고아원들이 진부한 인습들에 얽매이지
않도록 기도하였다. 그는 이제, 모든 고아들에게 그리스도인 가정의 분위기를
조성해 주기 위해서 벽돌로 된 공동 침실들을 팔고 그들을 여러 작은 집에
수용하고 있다는 것을 알면 기뻐하리라.
  그 일은, 주택지로 알맞은 브리스톨에서 이미 옛 거대한 대 저택이 되어 버린
뮬러의 집으로서의 본부와 함께 여전히 어떠한 재정상의 운동을 지휘하는 일이
없으며, 지금도 그것의 유지를 위해서는 하나님을 신뢰하고 있다. 그 일은 백년
전 죠지 뮬러의 시대에서와 같이 오늘날도 지극히 신실하신 하나님에 대한
기념비를 이루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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