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 책은 콘텐츠 산업 전반의 최신 트렌드와 미래 전망을 소개한다. 저자들은 글로벌 OTT 산업에서 일
어나고 있는 커다란 변화부터 글로벌 만화 시장을 점령한 웹툰의 비결, K-게임만의 오리지널리티를 통
해 새로운 비상을 꿈꾸는 게임 산업, 그리고 크리에이터 이코노미가 실현되는 소셜 메타버스 세계의
이야기까지, 더 넓고 더 깊어진 시각으로 시시각각 변화하는 콘텐츠, 미디어 판을 샅샅이 살펴본다.
2023 콘텐츠가 전부다
▣ Short Summary
지난해 가히 신드롬급의 인기를 구사하며 비영어권 작품 최초로 에미상을 수상한 <오징어 게임>에 이
어 <지옥>, <지우학>, <수리남> 등 K-드라마의 글로벌 바이럴은 올해도 계속됐으며, 좀비나 크리처물
같은 강렬한 장르물 일색에서 <소년심판>, <우영우> 등 정통 스타일의 드라마까지 성공하며 K-드라마
의 새로운 확장 가능성을 시사했다. 게다가 이제 그 관심은 예능으로까지 확장됐다. <스우파>, <솔로지
옥> 등이 글로벌 성공을 거둠으로써 당당히 ‘K-예능’이라는 칭호를 얻게 됐다.
한편 오늘날 미디어 비즈니스에서 ‘콘텐츠’와 ‘플랫폼’은 떼려야 뗄 수 없는 관계다. 글로벌 머니가 모여
드는 콘텐츠 판을 주도적으로 이끌어 가기 위해서는 이 중 어느 하나라도 간과해서는 안 된다. 그런데
현재 우리의 상황은 어떤가? 세계의 주목을 받는 독보적인 콘텐츠 역량은 이제 두말하면 입 아프겠으나,
콘텐츠가 유통되고 사용자가 모여드는 플랫폼 측면에서 보자면 여전히 찝찝한 구석이 있다.
그런 측면에서 K-콘텐츠 산업에서 가장 건강한 생태계는 단연 웹툰이다. 미국과 일본, 프랑스 등에서
플랫폼과 콘텐츠가 동시에 진입하며, 미국의 코믹스와 일본의 망가가 장악했던 글로벌 만화 시장에서
1~2위 사업자로 자리매김했다. 콘텐츠와 플랫폼 모두에서 사업 주권을 갖고 ‘웹툰’이라는 생경한 장르
를 전 세계에 전파한 점은 지극히 추앙받을 만하며 여타의 K-콘텐츠 산업들이 참고해 볼 지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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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3 콘텐츠가 전부다
이 책은 콘텐츠 산업 전반의 최신 트렌드와 미래 전망을 소개한다. 저자들은 글로벌 OTT 산업에서 일
어나고 있는 커다란 변화부터 글로벌 만화 시장을 점령한 웹툰의 비결, K-게임만의 오리지널리티를 통
해 새로운 비상을 꿈꾸는 게임 산업, 그리고 크리에이터 이코노미가 실현되는 소셜 메타버스 세계의 이
야기까지, 더 넓고 더 깊어진 시각으로 시시각각 변화하는 콘텐츠, 미디어 판을 샅샅이 살펴본다.
그리고 그렇게 분야별로 깊이 있는 분석을 제공하면서도 아울러 산업 전체적인 맥락에서 2023년의 콘
텐츠 트렌드를 짚을 수 있도록 특별히 12개의 키워드를 선정해 제시한다. 구체적으로 그것은 K-콘텐
츠, 광고 품은 OTT, K-예능, 유튜브 예능 천국, 숏폼 전성시대, 코믹숏무비, K-웹툰, K-스토리, 콘솔
대란과 이 스포츠, 서브컬처, 소셜 메타버스, 버추얼 인플루언서 등인데, 이들 키워드를 살펴보는 것만
으로도 콘텐츠 산업의 최신 흐름과 2023년의 변화를 전망해 볼 수 있게 한다.
▣ 차례
머리말
2023 콘텐츠 트렌드 키워드 12
1 K-콘텐츠를 넘어 진짜 한국의 이야기가 시작된다 : OTT 주가 쇼크부터 디즈니의 마블 피로도까지 /
넷플릭스의 선택과 집중은 아시아와 K-콘텐츠 / 이제 OTT에서도 광고를? / 동서양 OTT가 결탁한 사
정 / 한국과 한국인, 한국의 ‘Something’까지 궁금해! / 박민엽(길픽쳐스 대표, 드라마 PD) - K-드라마,
‘이야기 자체의 힘’만으로 글로벌에 통하다 / 한정훈(JTBC 미디어 전문 기자) - 플랫폼은 죽고 콘텐츠
는 사는 시대
2 런닝맨 - 복면가왕 - 너목보를 지나 OTT 날개 단 K-예능 : 전 세계는 지금 ‘K-데이팅 리얼리티 쇼’
앓이 중 / K-예능의 레전드 포맷 변천사 / 솔로지옥으로 본 K-예능의 OTT 성공 법칙 / TV 스타들, 유
튜브 신대륙으로 대거 이동 / 지현숙(예능 작가) - K-예능의 탄생, 새로운 소재가 아닌 새로운 인물의
발굴
3 어느 날 인스타에서 내 지인들이 사라졌다 : 동영상 플랫폼이 돼 가는 소셜 네트워크 / 스낵형 미디
어에서 비즈니스의 중심이 된 숏폼 / 스케치 코미디, 숏폼의 최강자는 바로 나 / 인생샷은 이제 그만,
‘리얼’을 향해 가는 눈 / 크리에이터의 두 가지 무기: 커뮤니티와 찐팬 / #HowtoMakeMoney, 이번엔
마이크로 실전 팁! / 너덜트(유튜브 크리에이터) - 유튜브 코믹 숏무비의 시작, ‘코믹 + 숏 = 공감’ / 최
원준(케타포 대표) - K-팝 콘텐츠란 팬들과 연결되는 모든 것
4 원작의 출발지에서 콘텐츠의 종착지가 된 K-웹툰 : K-웹툰, 글로벌을 뒤흔들다 / IP 확보, 총성 없는
전쟁이 시작되다 / 국내 웹툰 시장에 불어온 변화의 바람 / 미디어의 경계를 넘나드는 웹툰의 콘텐츠
확장 / 한산이가(웹소설 작가) - 나와 내 직업의 이야기가 ‘대중의 콘텐츠’가 되는 순간 / 비자(인스타
툰 작가) - 결국 콘텐츠의 본질은 그 안에 담기는 이야기
5 K-게임, 제2의 비상을 준비하다 : 게임 한류, 부활에 성공할 수 있을까? / 한국에선 콘솔이 안 된다
고 누가 그랬나 / 마이크로소프트가 블리자드를 원했던 이유 / LoL, LCK, 롤드컵, 트위치, ‘ㅁㅍ’를 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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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3 콘텐츠가 전부다
시나요? / 변지훈(111% 블록체인 게임 계열사 대표) - 심플함과 스피드로 글로벌 유저를 잡아라
6 가장 현실적인 가상 현실, 메타버스 : 메타버스 프롤로그 / #HowtoMakeMoney @메타버스 1. ‘이것’
해서 돈 번다 / #HowtoMakeMoney @메타버스 2. 초기 플랫폼 선점 / 메타버스에 사는 또 다른 이들,
버추얼 인플루언서 / 메타버스 문화의 꽃, NFT / 오제욱(디오비스튜디오 대표) - 버추얼 휴먼의 경쟁력
은 외면이 아닌 내면의 스토리텔링
감사의 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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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3 콘텐츠가 전부다
2023 콘텐츠가 전부다
노가영 외 지음
K-콘텐츠를 넘어 진짜 한국의 이야기가 시작된다
OTT 주가 쇼크부터 디즈니의 마블 피로도까지
2022년 3월, 제94회 아카데미 시상식에서 최우수 작품상의 영광은 유력 후보였던 <파워 오브 도그>
를 제치고 애플TV플러스의 오리지널 무비인 <코다>에게 돌아갔다. 이는 OTT(Over The Top) 영화 최
초의 아카데미 작품상 수상이었으며, 그 주인공이 넷플릭스도 디즈니플러스도 아닌 애플TV플러스라는
점은 화제가 되기 충분했다. 거기다 『뉴욕타임스』 베스트셀러 소설 원작의 오리지널 드라마 <파친코
>까지 큰 기대감을 모으며, 연이어 소셜 바이럴을 만들어 내는 데 성공했다. 이를 통해 애플은 더 이
상 오리지널이라는 수식어가 넷플릭스와 HBO만의 전유물이 아니라는 것, 그리고 OTT 판의 넷플릭스
독식에도 대변화가 일어나리라는 것을 서서히 예고하고 있었던 셈이다.
제동 걸린 OTT, 고공행진 멈출까?: 2022년 4월, 넷플릭스는 지난 1분기 실적에서 유료 가입자 수가
20만 명 줄었음을 발표했는데(전체 가입자 수는 2억 2,164만 명), 이는 그동안 쾌속 질주를 계속해 오
던 넷플릭스가 11년 만에 마주한 첫 가입자 감소였다. 물론 우크라이나 침공 이후 러시아에 넷플릭스
제공이 중단된 것과 북미 지역의 OTT 경쟁 심화가 가져온 자연스러운 가입자 땅따먹기가 주요 원인이
겠으나, 이는 자연스럽게 어닝 쇼크로 이어지며 넷플릭스의 주가는 대폭락했다. 넷플릭스의 주가 하락
과 더불어 지금까지도 지속되고 있는 인플레이션 심화는 OTT와 빅테크 기업으로 번지며 디즈니, 워너
미디어, 메타(구 페이스북), 아마존, 애플 등의 주가 하락으로 이어졌다.
한편 팬데믹 시기 ‘디지털 세상에서 뭘 해도 (사람이) 모인다’던 언택트 신드롬도 점차 시들해져 가는
모양새다. 2022년 3월 29일은 OTT 업계뿐 아니라 전 세계 뉴스 방송의 메카인 미국의 TV 방송국에도
기념비적인 날이었다. 뉴스 저널리즘의 중심인 CNN이 폭스뉴스 등에서 활약하던 스타 앵커들을 대거
영입해 5.99달러(약 8,400원)짜리 뉴스 전용 OTT인 CNN플러스를 출시한 것이다. 게다가 “4년간 10
억 달러를 투자해 뉴스, 다큐멘터리, 여행, 요리, 라이프 스타일 등 오리지널 라이브 콘텐츠를 생산하
겠다.”라는 야심 찬 포부도 던졌으니 한마디로 ‘시사 뉴스 버전의 넷플릭스’가 되겠다고 선언한 셈이다.
그러나 막상 결과는 지지부진했다. 돈 들어가는 구석이 너무 많은 시청자들은 뉴스라도 공짜로 보고
싶다는 생각이었는지, 일 시청자 수는 1만 명을 오락가락했다. 결국, 1980년 CNN 개국 이후 가장 큰
투자였던 OTT 사업은 그렇게 ‘30일짜리 셧다운’이라는 오명을 뒤집어쓴 채 폐지됐다.
참고로 슈퍼 IP 제국인 디즈니가 OTT를 한다고 나섰을 때 전면에 내세웠던 건 바로 마블과 픽사라는
양대 축이었다. 이는 <어벤져스>나 <토이 스토리> 등 더 이상의 부연 설명이 불필요한 레전드 콘텐츠
를 오롯이 디즈니플러스에서만 볼 수 있다는 뜻이자, 2시간짜리 극장용 영화에는 다 담기지 않는 마블
히어로들의 독립된 서사가 드라마 시리즈로 탄생할 것임을 의미했다. 두말할 것 없이 전 세계의 마블
시네마틱 유니버스(MCU) 팬들은 흥분했다. 그런데 출시된 지 3년이 채 되지 않은 지금 무슨 일이 벌
어지고 있는가. 필자는 강연이나 포럼에서 “디즈니플러스의 등장으로 마블 피로도가 시작됐다.”라는
이야기를 종종 듣게 되는데, 아직은 모두가 각자의 논리를 앞세울 뿐인 이 ‘썰’에는 다음과 같은 시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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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존재한다.
2000년대 초반 미국의 금융 회사인 메릴린치가 마블 코믹스에 종이 만화책의 영상화를 제안하고
2008년 <아이언맨>이 개봉한 이래, 마블은 팝콘을 먹으며 아이맥스 스크린으로 즐기는 극장 영화의
상징이었다. 극장에서 1년에 고작 1편, 많으면 2편 정도가 감칠맛 나게 개봉하던 그 마블이 디즈니플
러스와 만나면서 종류도 편수도 과잉 공급되기 시작한다. 마블의 콘텐츠가 365일 24시간 손에 닿을
수 있게 된 것이 좋은 건지 아닌지는 마블 덕후들에게조차 의견이 갈리는 듯하다.
게다가 디즈니의 작품들은 OTT에서 드라마 시리즈를 봐야 극장 영화의 스토리가 온전히 이해되는 유
기적인 구성을 취하고 있다. 쉽게 설명해, 2021년 연말 디즈니플러스에 공개된 <완다비전>과 <왓 이
프>의 9회차 에피소드를 모두 섭렵해야 2022년 5월에 극장에서 개봉한 <닥터 스트레인지: 대혼돈의
멀티버스>를 이해할 수 있는 식이다. 그야말로 확장성 있는 슈퍼 IP들과 양자택일해 결국 두 플랫폼이
제로섬 게임이 되지 않도록, 즉 극장과 OTT 매출이 윈윈(win-win)할 수 있도록 만드는 것이다. 말 그
대로 ‘세계관의 확장은 OTT 드라마에서 상세히 공부하고 극장에서는 즐기라’는 것인데, 문제점은 이러
한 ‘OTT 예습 - 극장 엔터테인먼트’ 구조가 마블 영화에 대한 피로감이 쌓이게 한다는 것이다.
이처럼 지금 OTT 세상은 사업자들에게 험난하고 곤욕스럽다. 설상가상 전 세계가 한 차례 방역의 끝
을 보고 서서히 포스트 코로나로 접어들기 시작하면서, 같은 OTT 플랫폼이나 극장, TV 채널만이 아닌
‘인간의 외출’과도 경쟁해야 하는 시대에 봉착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결국 그들의 치열한 밥그릇 싸
움은 더 좋은 콘텐츠와 서비스로 이어질 테니, 시청자는 환호하고 비평하며 마음껏 즐기면 된다.
한국과 한국인, 한국의 ‘Something’까지 궁금해!
한국, 그 자체로 콘텐츠가 되다: <미나리>와 <파친코> 그리고 디즈니 계열의 OTT인 훌루가 제작을 발
표한 <아메리칸 서울>은 한국과 한국인, 그리고 한국의 역사를 다루고 있다. 한국인 가정의 미국 정착
기인 <미나리>, 4대에 걸친 재일 한국인 가족사를 대서사극으로 다룬 <파친코>, 한인 여성 입양인이
서울에서 일하던 중 자신이 왕조 혈통이라는 것을 알게 된다는 <아메리칸 서울>까지 모두 ‘한국과 한
국인’이라는 소재에 집중한다. 이들 관계자는 “그간 미국에서 영어가 아닌 한국어로 된 이야기는 외면
당해 왔으나, 이제 할리우드가 한국어 비중 60% 이상의 콘텐츠를 다시 들여다보고 있다.”라고 전했다.
심지어 현재 할리우드 스튜디오들이 한국에서 벌어지는 문화 현상을 내부에 정기적으로 보고하는 한국
에 특화된 컨설턴트를 채용하고 있다니 말 그대로 기묘하기 그지없는 상황이다.
이는 마치 일본이 1964년 동경 올림픽을 성공적으로 치르고, 1970~1980년대 <감각의 제국>과 <나라
야마 부시코>가 칸 국제 영화제에서 황금종려상 등을 수상하면서 비롯된 J-컬처 쇼크를 생각하게 한다.
잘 들여다보면, 일본의 국격과 국가 브랜드가 올라가면서 2차 세계 대전의 전범국이라는 이미지가 희석
돼 간 시점도 그즈음이다. 지금 딱 한국이 그런 상황이다. K-컬처의 글로벌 현상이 우연과 행운이 아님
이 수년째 검증되면서 이제 글로벌 콘텐츠 시장은 한국과 한국인이라는 소재, 그리고 한국의
‘Something’까지 모조리 콘텐츠로 받아들이고 있다. 즉, 생산자 군단이 콘텐츠 그 자체가 된 모양새다.
참고로 위너브라더스 인터내셔널 TV 프로덕션의 애덤 스타인먼 부사장은 “예전엔 <굿닥터>처럼 한국
드라마를 미국에 맞게 각색했다면, 요즘엔 ‘진짜 한국의 이야기’를 찾고 있다.”라고 말했다.
결국, 삼성과 현대가 못한 무언가를 K-컬처는 해낸 셈이다. 국격을 올리면서 한국이라는 나라의 본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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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3 콘텐츠가 전부다
에 대한 호기심과 존경을 동시에 가져왔다. 이에 더해 한국에서 인기 있는 건 마냥 좋아 보이는 K-프
리미엄 효과는 물론, K-뷰티, K-패션, K-푸드로 그 범위가 점점 확장되며 K-컬처는 더욱 본격화되는
중이다. 바야흐로 전 세계에 고통을 준 팬데믹이 아이러니하게 한국을 그 자체로 힙한 콘텐츠로 만들
어 놓았다. 2022년 7월, 넷플릭스가 한국 예능 상견례 행사에서 강하게 언급한 스피치로 마무리한다.
“한국을 논하지 않고는 글로벌 엔터테인먼트를 말하기 힘들다.”
런닝맨 - 복면가왕 - 너목보를 지나 OTT 날개 단 K-예능
전 세계는 지금 ‘K-데이팅 리얼리티 쇼’ 앓이 중
2022년 7월, 넷플릭스는 서울 명동에서 ‘한국 예능 상견례’라는 행사를 진행한다. 넷플릭스 주가는 곤
두박질치고 두 번의 구조 조정을 통해 450여 명의 인력이 해고당한 상황에서 그야말로 급작스러운 K콘텐츠 이벤트였지만, 한국의 예능 스튜디오와 창작자들에게는 더할 나위 없이 좋은 소식이었다. 행사
에서 언급된 내용의 주요 골자는 이러하다. 첫째, 그간 넷플릭스는 “한국 예능이 있긴 한 거냐?”라는
말을 들어 왔고 실제로 넷플릭스에 공개된 한국 예능은 예닐곱 작품에 불과했지만, 이제 본격적으로
K-예능을 시작하겠다는 것, 둘째, 하반기부터 한두 달에 하나씩 K-오리지널 예능을 공개하겠다는 것
이었다. 그리고 앞으로는 한국 시청자들에게 ‘넷플릭스에 예능 보러 들어갈까?’라는 인식이 생기길 바
란다는 포부로 마무리된 오롯이 K-예능을 위한 자리였다.
솔로지옥으로 본 K-예능의 OTT 성공 법칙
K-드라마의 글로벌 성공은 이제 한마디로 “더 이상 말해 뭐해.”의 경지다. <킹덤>, <스위트홈>, <오징
어 게임>, <지옥>, <소년심판>, <우영우>, <수리남>에 이르기까지 연타석을 치면서 OTT 종주국인 미
국을 놀라게 하고 ‘K-오리지널리티’를 만들었다. 반면 그동안 K-예능은 어땠는가. 넷플릭스와 디즈니
플러스 모두에서 이수근과 박나래의 코미디 쇼(<이수근의 눈치코치>, <박나래의 농염주의보>)는 물론
이고 <범인은 바로 너!> 시리즈, <신세계로부터>, <런닝맨: 뛰는 놈 위에 노는 놈>까지 잔잔한 수준에
그치고 말았다. 게다가 요리 예능의 터줏대감 백종원을 앞세운 <백스피릿>, 스타 PD 김태호의 <먹보
와 털보>마저도 그들의 이름값에는 못 미쳤음이 사실이다.
K-예능의 글로벌화, 무엇이 걸림돌이었나: 여기에는 몇 가지 이유가 있는데, 편의상 대표적인 OTT인
넷플릭스로 설명해 보자. 넷플릭스의 한국 가입자 비율은 전체 중 고작 4%인 반면, 유럽과 북미 시장
가입자를 합산한 비율은 무려 75%에 달한다. 그러므로 글로벌 OTT에서의 콘텐츠 장사는 타깃 역시
전 세계의 시청자를 대상으로 확대해야 한다. 그런데 예능은 이 길이 어렵다. 특정 국가에서 딱 그 시
기의 사회 문화적 담론에 맞게 생산되는 예능이 전 세계에 통용되기에는 한계가 있기 때문이다.
특히 한국 예능에 있어서 특유의 경쟁력이면서 동시에 콘텐츠의 글로벌 확산에 걸림돌이 되기도 하는
장치가 하나 더 있는데, 바로 자막이다. K-자막은 한국인이라면 누구나 당연하게 받아들이는 한국 예
능의 필수 장치지만, 여타의 국가들에서는 낯설고 흥미로운 지점으로 작용한다. K-자막이 입혀진 예능
은 다른 언어의 국가들에 제공될 때 자막을 두 번 입혀야 하거나(이중 자막) 더빙과 자막이 혼재된 복
잡한 방식으로 제공되어야 한다. 그러다 보니 시청자들의 집중이 분산되는 경우가 많고, 자막을 최대
한 잘 번역한다고 해도 재미를 유발하는 그 상황적 묘미를 제대로 살려 내기란 결코 쉽지 않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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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3 콘텐츠가 전부다
<솔로지옥>이 2억 명의 시청자를 사로잡은 비결: 이 같은 맹점들을 배제하고 전 세계의 공감을 받은
최초의 K-예능이 바로 <솔로지옥>이다. <솔로지옥>은 어떻게 전 세계 2억 명의 가입자들을 사로잡을
수 있었던 걸까? 그 비결을 크게 네 가지로 나눠 설명하고자 한다. 첫째, <솔로지옥>에는 스타가 없다.
참고로 천하의 유재석과 이효리도 북미와 유럽에선 수많은 아시아 연예인 중 1명이거나 어쩌면 아예
모르는 사람일 수 있다. 그래서 <솔로지옥>은 한국의 예능 스타들을 철저히 배제했다. 어쩌면 리얼리
티 쇼에서는 유명인이 그다지 필요하지 않다고 생각했을 수 있다. 그렇게 대한민국의 일반인들이 모집
됐고, 전 세계의 시청자들은 한 번도 본 적이 없는 그 선남선녀들의 청춘을 만끽했다.
둘째, <솔로지옥>에는 웃음을 유발하는 K-자막이 드물다. 이는 깔끔한 화면 구성과 웰메이드 더빙으로
이어졌고, 혹자는 감정을 유입시키는 자막의 부재가 오히려 국가별로 유연한 해석을 가능하게 했다고
평가한다. 셋째, <솔로지옥>의 소재가 가진 ‘유니버설 코드’다. 동서고금을 막론하고 전 세계에서 통하
는 남녀 데이트, 짝짓기, 연애라는 가장 보편타당한 소재로 밀고 나간다. 심지어 장소는 또 어떠한가.
<솔로지옥>이 K-콘텐츠라는 사전 정보가 없다면, 그 어디에서도 한국적인 냄새가 나지 않는 무인도
설정이다. 그 흔한 한국 간판 하나 찾을 수가 없다. 이는 철저히 로컬성이 배제된 장치들이다.
넷째, 예능을 보는 건지, 다큐멘터리를 보는 건지, 드라마를 보는 건지 잘 모르겠는 방송 포맷이다. 거
창하게 말하면 ‘예능의 컨버전스’ 트렌드라고 할 수 있다. 분명 리얼리티 쇼라는 형식을 취하는 예능인
데, 진택에게 상처받는 소연에게 감정 이입을 하고, 지연만 바라보는 세훈이 짠하고, 그 어떤 세기의
로맨스보다도 지아 - 현중 - 현승의 삼각관계를 보는 재미가 쏠쏠하다.
즉, 로맨스와 다큐멘터리가 버무려지고 스토리텔링이 더해진 융합 예능인 것이다. 스토리는 곧 세계
만국의 공통어가 아니겠는가. 이는 <솔로지옥>이 글로벌 소통에 성공할 수 있었던 이유기도 하다. 물
론 <솔로지옥>의 제작진이 글로벌 시장을 염두에 두고 이 네 가지 법칙을 설계한 것인지는 명확히 말
하기 어렵다. 그렇지만 실제로 <솔로지옥>은 전 세계 각양 각지에서 흥미로운 평가를 받았다.
원론적인 이야기지만 콘텐츠는 올라타는 플랫폼에 따라 기획 방향이 달라져야 한다. K-예능 최초로 글
로벌 흥행을 거머쥔 <솔로지옥>의 사례를 바탕으로 글로벌 확장성이 어려운 로컬 예능의 맹점을 최대
한 배제하고, 기획 단계부터 ‘글로벌 스탠더드’로 K-예능을 설계하는 전략이 필요한 시점이다. 2022년
하반기 공개를 앞둔 <솔로지옥>의 시즌2와 함께 K-예능의 글로벌 전성시대를 기다린다.
원작의 출발지에서 콘텐츠의 종착지가 된 K-웹툰
K-웹툰, 글로벌을 뒤흔들다
2021~2022년 글로벌 바이럴이 일어난 K-드라마 <지금 우리 학교는>, <지옥>, <D.P.>의 공통점은 무
엇일까? 바로 웹툰 원작을 기반으로 제작됐다는 것이다. 물론 과거에도 웹툰을 원작으로 한 드라마가
있었지만, 넷플릭스를 비롯한 글로벌 OTT를 통해 보다 많은 시청자를 확보하게 되면서 원작
IP(Intellectual Property)로서 K-웹툰의 경쟁력이 더욱 주목받고 있다.
2020년 <기생충>과 BTS가 물꼬를 튼 K-콘텐츠 바이럴은 2021년 <오징어 게임>과 <지옥>에서 정점
을 찍고 2022년 <이상한 변호사 우영우>까지로 이어졌다. 즉, K-콘텐츠 르네상스에 대한 글로벌 담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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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3 콘텐츠가 전부다
은 여전히 현재 진행형이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우리는 <오징어 게임>이 넷플릭스 역사상, 최장기간
전 세계 시청률 1위를 기록했을 때조차도 20억 원 남짓의 수수료가 수익의 전부인 한국 제작사들의
사업 주권 부재에 대해 아쉬움을 토로했다. 일부 매체들은 ‘K-하청 업체’라는 자극적인 묘사도 서슴지
않았다. 즉, 사업 주권이 없는 글로벌 흥행으로 남 좋은 일만 시킨 셈이다. 그런데 K-웹툰은 다르다.
아시아와 북미, 유럽에 이르기까지 콘텐츠와 플랫폼이 하나의 몸체로 해외 시장에 진출하며 여타의 K콘텐츠 군단과는 다른 노선의 건강한 생태계를 만들어 왔다(이에 대해서는 사업 초기 영악하게 글로벌
전략을 밀어붙인 네이버와 카카오에 적지 않은 공을 돌리고 싶다).
1조 원을 넘어선 국내 웹툰 시장: 국내 웹툰 시장의 성장세는 가히 압도적이다. 참고로 한국콘텐츠진
흥원의 자료에 따르면, 국내 웹툰 시장은 2020년에 1조 원을 돌파한 것으로 조사됐다. 2017년 3,799
억 원 규모에서 불과 3년 만에 3배 가까운 성장을 보인 것이다. 그리고 한 가지 재밌는 사실은 웹툰과
더불어 웹소설 시장도 함께 성장하고 있다는 점이다. 2013년 100억 원대에 머물던 시장 규모가 웹소
설 플랫폼 문피아와 카카오페이지를 필두로 2020년에 6천억 원대로 성장하는 등, 단행본 시장과 비슷
한 규모를 형성하며 출판 시장에서 존재감을 보이고 있다. 웹툰과 웹소설 간 ‘미디어 믹스’, 즉 원작 IP
를 소설, 영화, 만화, 게임, 캐릭터 제품 등 여러 매체로 출시하는 현상이 보편화됨에 따라 웹툰 내 웹
소설 원작의 중요성이 커지고 있으므로, 웹소설 시장 역시 지속적인 성장이 예상된다.
IP 확보, 총성 없는 전쟁이 시작되다
원작의 출발지에서 콘텐츠의 종착지로: 2022년 여름을 뜨겁게 달궜던 드라마를 꼽으라면 단연 <이상
한 변호사 우영우>(이하 <우영우>)를 떠올릴 것이다. 드라마 인기에 힘입어 <우영우>는 네이버 웹툰
을 통해 재탄생되며 사람들의 많은 관심을 받았다. 다만 독자들의 평가는 드라마에 대한 호평과 달리
싸늘한 편이다. 드라마에 비해 세세한 묘사가 부족하고 원작을 너무 그대로 따라가다 보니 전개가 아
쉽다는 의견이 지배적이다. 그런데 이렇게 드라마를 웹툰으로 재탄생시키는 일명 ‘드라마코믹스’는 <우
영우>가 처음은 아니다. 2013년에 방영됐던 KBS 드라마 <굿 닥터>는 당시 TV 시청률 20%를 넘기며
시청자들에게 많은 사랑을 받았는데, 2022년 5월 웹툰으로 다시 출시되며 관심을 모았다.
드라마코믹스는 원작 드라마를 바탕으로 제작되기 때문에 완성도 있는 스토리를 기반으로 기존 시청자
들에게 쉽게 접근할 수 있다는 장점이 있다. 드라마를 시청했던 독자의 입장에서는 원작과 비교하는
재미도 있을뿐더러, 마케팅 측면에서도 유리하기 때문에 드라마코믹스 웹툰은 상업적으로 성공할 가능
성이 높다. 다만 <우영우>의 사례처럼 원작의 재미를 살리지 못한 웹툰은 오히려 팬들에게 반감을 얻
을 수 있기에, 원작의 인기와는 별개로 웹툰만의 차별화된 경쟁력이 필요할 것으로 보인다.
한편 기존 드라마의 웹툰화 이외에 아예 드라마 제작 단계부터 웹툰을 같이 (또는 미리) 제작하는 사
례도 나오고 있다. 물론 이전에도 드라마나 영화가 개봉되기 전에 마케팅 수단으로서 단편 위주의 웹
툰이 제작되기도 했다. 그러나 최근 눈에 띄는 사례들은 이와는 조금 다르다. 2021년에 방영된 SBS
드라마 <그 해 우리는>은 프리퀄 웹툰 <그 해 우리는 - 초여름이 좋아>를 드라마 방영 한 달 전부터
공개해, 9개월간 장기 연재를 이어 가며 색다른 행보를 보여 줬다. 특히 드라마 내용과 다른 프리퀄 형
식으로 독자들에게 원작 드라마와는 또 다른 재미를 선사했는데, 유료 결제는 물론 추후 단행본까지
출시하며 드라마와 웹툰 간의 시너지를 제대로 보여 줬다.
원작의 바다이자 콘텐츠의 출발지였던 웹툰이 이처럼 콘텐츠의 종착지로 자리 잡은 사례는 비단 드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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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에서 그치지 않는다. 네이버 웹툰은 2021년부터 하이브, DC 코믹스 등 글로벌 엔터테인먼트 기업들
의 슈퍼 IP를 웹툰, 웹소설 오리지널 콘텐츠로 제작하는 ‘슈퍼 캐스팅’ 프로젝트를 진행하고 있다. 특
히 하이브 소속 BTS와 협업해 제작한 <세븐 페이츠: 착호>(이하 <세븐 페이츠>)는 근미래의 도시를
배경으로 한 어반 판타지 장르의 웹툰으로, 조선 시대의 범 잡는 부대로 알려진 ‘착호갑사’에서 모티브
를 얻었다. 착호갑사를 BTS 멤버 7명으로 설정하고 단군 신화에 등장하는 곰과 호랑이의 이야기를 재
해석해 노블코믹스나 드라마코믹스와는 다른 IP 활용 사례를 보여 준다. BTS의 IP 활용으로 출시 전부
터 티저 광고 영상의 누적 조회 수가 5천만 뷰를 돌파하며 높은 관심을 받았는데, 웹툰과 웹소설 출시
직후 이틀 만에 글로벌 누적 조회 수 1,500만 회를 돌파하고, 영어 서비스에서만 150만 명이 넘는 구
독자가 발생하는 등 단기간에 성공적인 콘텐츠로 자리 잡았다.
미국의 DC 코믹스와의 협업도 웹툰의 달라진 위상을 느낄 수 있는 사례다. <배트맨> 시리즈의 스토리
를 기반으로 <배트맨: 웨인 패밀리 어드벤처>를 웹툰으로 연재했는데, 영어 서비스에서만 누적 조회
수 5,500만 회, 목요 웹툰 인기 순위 2위를 기록하며 성공적인 프로젝트로 평가받았다. 특히 지금까지
공개되지 않은 스토리를 웹툰으로 풀어냈다는 점에서 호평 받았는데, 이러한 성공에 힘입어 DC 코믹
스는 3개의 오리지널 웹툰 추가 연재를 확정하며 K-웹툰의 저력을 다시 한번 확인시켜 줬다.
오늘날 MZ세대들의 콘텐츠 소비 방식은 기존과 다르다. 전편을 처음부터 끝까지 보지 않고 유튜브에
요약된 콘텐츠를 중심으로 빠르게 소비한다. 소위 잘나가는 콘텐츠는 시간이 지나도 재미있기 마련이
라, 과거의 스토리가 현재 트렌드에 맞춰 다시금 매력적인 콘텐츠로 재탄생하는 편집이 이뤄지고 있는
것이다. 웹툰 시장도 이와 비슷하다. 과거에 유행했던 혹은 다른 방식으로 펼쳐졌던 스토리가 웹툰만
의 스타일과 결합해 시너지를 발휘하며 콘텐츠 시장을 지배하고 있다. 아무튼 무엇이든 빠르게 소비하
고 새로운 것을 찾아 나서는 게 대세인 요즘, 웹툰은 원천 IP가 다양한 콘텐츠로 확장하는 시작점이면
서 동시에 종착지가 되기도 한다. 따라서 웹툰의 영향력은 점점 커질 것으로 예상된다.
미디어의 경계를 넘나드는 웹툰의 콘텐츠 확장
K-웹툰의 진정한 가치 중 하나는 ‘콘텐츠 확장’이다. 지난 몇 년간 K-웹툰은 원작의 바다로서 수많은
콘텐츠로 재생산됐는데, 이렇게 만들어진 2차 콘텐츠들은 K-웹툰을 전 세계로 알리는 역할을 톡톡히
해냈다. 물론 웹툰의 콘텐츠 확장은 오래전부터 시도됐던 일이지만, 기존의 흥행 수준을 넘어선 글로
벌 드라마 및 영화의 탄생과 장르적 확대로 인해 K-웹툰의 인지도는 놀라울 만큼 높아진 상황이다.
특히 기성 콘텐츠와 다른 웹 예능에서의 시도가 흥미로운데, 2018년 네이버 웹툰에 첫 연재를 시작한
웹툰 <머니게임>이 대표적인 사례다. 총 상금 448억 원을 두고 8명의 참가자가 100일간 생존 경쟁을
펼치는 스릴러물인 <머니게임>은 웹툰 연재 당시에도 참신한 내용으로 독자들의 호평을 받은 작품이
다. 이를 모티브로 2021년에는 기성 방송사가 아닌 유튜브 채널 ‘진용진’(구독자 250만 명)에서 웹 예
능을 제작했는데, 총 상금 5억 원이 걸린 동명의 웹 예능은 1천만 회 가까운 조회 수를 달성하며 이례
적인 화제를 모았다. 더 나아가 2022년에는 유튜브 채널 ‘쥬빌리’(구독자 700만 명)에서 미국 버전
<Money Game>을 공개하며 새로운 콘텐츠 포맷의 글로벌 확장을 이뤄 냈다. 미국 버전 제작 시 기획
단계부터 네이버 웹툰이 적극적으로 참여해 완성도를 높였으며, 한국 웹툰 최초로 해외 제작진과 출연
진이 참여하는 글로벌 영상 콘텐츠로 제작됐다는 점에서 의미 있는 시도로 평가받는다.
한편 원작 웹툰의 검증된 스토리와 인지도를 통해 어느 정도 성공 가능성을 가늠할 수 있고, 최근에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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역으로 드라마나 영화의 방영 이후 원작 웹툰의 조회 수가 늘어나는 선순환이 이뤄지면서 미디어 믹스
역시 이전보다 활발해지고 있다. 특히 넷플릭스 등 글로벌 OTT를 통한 드라마화는 글로벌 고객의 웹
툰 유입을 증가시킨다는 장점이 있다. 드라마가 공개된 후 원작 웹툰의 주간 조회 수가 수십 배씩 늘
어나는 등 웹툰 플랫폼들 역시 드라마 덕을 톡톡히 보고 있다.
K-게임, 제2의 비상을 준비하다
게임 한류, 부활에 성공할 수 있을까?
2022년 현재, 국내 모바일 게임 유저 수가 감소하고 있다. 코로나19에 따른 사회적 거리 두기가 완화
되고 사람들이 집 밖으로 나오기 시작하면서, 게임을 즐기는 시간도 점점 줄어들고 있는 것이다. 모바
일인덱스에 따르면 전체 모바일 게임 MAU는 코로나 전인 2019년 1,961만 명에서 코로나 발생 직후
인 2020년에는 2,647만 명으로 26% 증가하며 게임 산업은 호황기를 맞이했으나, 지금은 상황이 녹록
지 않다. 2022년 5월을 기준으로 불과 1년 만에 모바일 게임 MAU는 10%나 급감했다.
이러한 사용자 감소의 원인은 팬데믹의 완화에만 있지 않다. 게임 자체가 재미있다면 코로나와 상관없
이 유저들은 계속 게임을 즐길 것이다. 즉 국산 게임이 유저들의 외면을 받고 있는 것은 국내 게임 시장
의 자체적인 문제점에 기인한다. 과도한 과금 유도 등 게임 ‘리니지’ 시리즈의 특징과 시스템을 모방해
가는 ‘리니지 라이크’의 계속된 출시로 유저들이 점점 지쳐 가고 있는 것이다. 이는 국내뿐 아니라 해외
에서도 마찬가지인데, 여타의 K-콘텐츠와 다르게 한국산 게임에 대한 인식은 별로 좋지 않다.
그렇다고 희망이 없는 것은 아니다. 2022년을 기점으로 국내외 게임 시장은 ‘다양성’과 ‘글로벌’이라는
키워드를 중심으로 전환점을 맞이하고 있다. 어떤 콘텐츠 산업이든 특정 장르나 스토리가 반복되면 사
람들은 질릴 수밖에 없다. 과거 국내 영화 시장에서 신파가 반복될 때 피로감이 이어졌던 것처럼 중세,
판타지, RPG(Role-Playing Game) 등 지속해서 경험해 왔던 익숙한 장르의 게임 콘텐츠로는 더 이상
게이머들을 사로잡기 어렵다. 이러한 상황에서 최근 새롭게 떠오르는 분야가 있는데, 바로 게임의 다
양성 측면에서 주목받고 있는 ‘서브컬처(Subculture)’ 장르다. 과거에는 ‘오타쿠’, ‘덕후’ 등 소수의 문화
라고 치부됐던 서브컬처 장르가 2022년 6월 ‘우마무스메 프리티 더비’(이하 ‘우마무스메’)라는 게임의
출시와 함께 다시 날아오르고 있다.
아울러 2022년 초에는 국내 게임이 글로벌 시장에서 비상하는 사건이 발생했다. 스마일게이트의
MMORPG인 ‘로스트아크’가 2022년 2월 글로벌에 출시됐는데(국내는 2018년 출시), 단숨에 전 세계시
장에서 동시 접속자 수 132만 명을 기록하며 대성공을 거둔 것이다. 이는 2017년 출시돼 선풍적인 인
기를 끌었던 ‘배틀그라운드’ 이후, 과금에만 몰두했던 한국산 게임의 이미지를 뒤엎은 큰 사건이다.
게임, 알고 보니 콘텐츠 산업의 만년 우등생?: 전 세계 매체들이 ‘K-콘텐츠 르네상스’라는 단어를 남발
한 지도 수년째에 접어든다. 2010년대 중반 본격화된 K-팝과 K-무비를 시작으로 최근의 K-드라마와
웹툰까지, 이쯤 하면 K-콘텐츠 바이럴은 하나의 글로벌 문화 현상으로 바라봐야 할 것이다. 그런데 산
업 구석구석을 숫자로 들여다보면 어떨까. 국내 콘텐츠 산업 매출에서 매년 선두를 차지해 온 분야는
다름 아닌 게임이며, 그 뒤를 방송 및 출판, 광고 등의 콘텐츠가 따라오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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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3 콘텐츠가 전부다
삼정KPMG가 발간한 <2022 게임 산업 10대 트렌드> 보고서에 따르면, 2022년 한국 게임 시장은 매출
20조 원에 근접할 것으로 예상된다. 이 같은 만년 1등 게임의 성적을 수출액으로 살펴보면 더욱더 압도
적이다. 2021년 한국콘텐츠진흥원에 따르면, 게임 산업 수출의 규모는 94억 달러로 한국 콘텐츠 전체
수출액의 70%에 달한다. 어찌 보면 K-팝이나 K-드라마보다 소리 소문 없이 효자 노릇을 톡톡히 해 온
진국인 셈이다. 그렇다면 이 지점에서 궁금증이 하나 생긴다. 세상 모두가 K-콘텐츠 르네상스를 부르짖
을 때 왜 게임은 소외돼 있는 걸까.
더 따져 보자면, 국내 콘텐츠 수출액의 70%를 차지하는 한국산 게임에 대해 시장은 왜 ‘K-게임’이라는
감투를 씌워 주지 않는 걸까? 이에 대해서는 일반 대중과 게임 산업 현장, 콘텐츠 전문가 등 입장별로
다양한 해석이 있겠으나 요약해 보면 이렇다. 혹자는 “한국인이 등장하는 K-드라마나 K-팝과는 다르게
게임은 디지털 그래픽 기반이라 한국의 정서가 덜한 이유도 작용했다.”라고 해석했다. 또 국내 게임사의
대표는 “십수 년간 한국의 대형 게임사들이 모바일 MMORPG 벌이로도 넉넉해서 해외 시장 개척에 절
실하지는 않았다.”라는 평도 내놓았다.
또 다른 관점으로는 글로벌 판을 흔들 정도로 강력한 한국산 콘텐츠가 ‘띄엄띄엄’ 등장했다는 것을 들
수 있다. 즉, 글로벌에서 K-게임이라는 바이럴을 이어 갈 만큼 콘텐츠가 연속적이지 않았다는 뜻이다.
2005년 출시 이래 글로벌 누적 이용자 8억 5천만 명을 기록한 ‘던전앤파이터’와 2010년 420만 명의
동시 접속자 수로 중국 기네스북에 등재된 FPS 게임 ‘크로스파이어’(2007년 출시)는 명실공히 게임 한
류의 원조다. 그러나 그 이후 컴투스의 ‘서머너즈 워: 천공의 아레나’(2014년 출시)가 북미 시장을 뚫
고 2017년 애플 앱스토어 게임 카테고리에서 매출 2위에 올라서기까지 7년여의 세월이 걸렸다. 크래
프톤의 ‘배틀그라운드’(2017년 출시)가 초대박이 나며 수출 규모가 전년 대비 80% 성장한 시점도
2017년 이후니 글로벌 히트작들이 수년에 걸쳐 드문드문 출현한 셈이다.
K-게임의 정의는 ‘출생’이 아닌 ‘장르적 독창성’: 앞서 우리는 국내 콘텐츠 산업에서 압도적으로 큰 매
출과 수출 비중을 자랑하는 한국의 게임 산업이 왜 K-콘텐츠의 위상에서 배제돼 있는지를 반문했고
다양한 해석들을 쏟아 냈다. 그렇다면, 2022년 ‘로스트아크’와 ‘블루 아카이브’의 글로벌 성공에 이어
다수의 한국 게임들이 순차적으로 해외 출시를 앞두고 있는 지금이야말로 K-게임의 시대가 오는 것인
가. 이 답을 위해서는 ‘K’라는 칭호의 본질에 대해 먼저 생각해 볼 필요가 있다.
엄밀히 ‘K’라는 칭호는 우리가 아닌 해외 시장에서 명명해 주는 것이다. K-팝과 K-드라마, K-무비가
그랬다. 그들이 규정하는 K-팝은 중독성이 강한 리듬과 군무, 한국 기획사만의 독특한 연습생 시스템
을 기반으로 한 음악이며, K-드라마와 K-무비는 할리우드 문법을 답습하면서 - 한국 배우가 나오지만,
소재는 전혀 한국적이지 않다 - 사회적 담론을 버무린 웰메이드 콘텐츠다. 이들 모두는 문화적 특성을
담고 있으며 이 역시도 계속 진화하고 있다. 결국 K-게임 담론은 해외에서 빅머니를 벌어들인 게임들
이 K만의 ‘오리지널리티’를 지녔는가에 대한 질문으로 귀결돼야 한다.
‘파이널 판타지’로 대표되는 독자적인 ‘J-RPG’ 장르를 구축한 일본이나 거대 자본이 투입된 블록버스
터급 규모에 폭력, 살인 범죄 등을 소재로 하는 ‘GTA(Grand Theft Auto)’ 장르의 특성을 계속 이어 가
는 미국처럼 말이다. 즉, K는 원산지(Origin)가 아닌 장르적 독창성(Originality)이다. 이는 2021년 BTS
의 기획사인 하이브가 유니버설 뮤직 그룹(UMG)과의 협력을 통해 ‘미국 국적의 멤버’들이 ‘미국에서
활동’하는 ‘K-팝 보이 그룹’을 준비한다는 계획에서도 명쾌하게 드러난다. 참고로 한국의 게임 산업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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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는 이미 ‘K-게임’이라는 단어를 드문드문 쓰고 있다.
최근 ‘로스트아크’, ‘배틀그라운드’, ‘검은사막’ 등 다양한 국내 게임들이 해외 시장에서 큰 성과를 내면
서, 앞으로 대형 게임사들이 글로벌 프로젝트를 더욱 늘려 갈 것으로 보인다. 중요한 사실은 바로 지
금이 K-게임만의 독창성을 어떻게 기획해야 할지 고민해야 할 시점이라는 것이다. 이는 단지 K-감투
를 따기 위해서가 아니다. 우리의 게임이 전 세계적으로, 더 넓은 층에게, 더 오래 사랑받기 위해서는
독한 과금 체계가 아닌 K-게임만의 특별한 오리지널리티가 필요한데, 그것은 문화 콘텐츠와 결합한 거
창한 서사적 특성이나 세계관, 또는 차별화된 게임 진행 방식이 될 수도 있지만, 단순히 “난 K-게임이
이래서 좋더라.”, “K-게임의 이런 점이 참 매력적이야.” 정도여도 충분하다. 앞으로 K-게임만의 독창
성이 구축되기까지 시간이 좀 더 걸리겠지만, 2022년 로스트아크를 시작으로 2023년에는 또 어떤 게
임이 새롭게 주목받으며, K-게임의 입지를 다지게 될지 지켜보기로 하자.
LoL, LCK, 롤드컵, 트위치, ‘ㅁㅍ’를 아시나요?
게임에 관심이 없는 사람이라도 ‘롤’은 한 번쯤은 들어 봤을 것이다. 게임의 정식 명칭은 ‘리그 오브 레
전드’로 보통 ‘롤’이나 ‘엘오엘(LoL)’이라고 불리는데, LoL은 미국의 게임 개발사 라이엇게임즈가 2009
년 처음 북미에 선보인 PC 게임으로 한국에는 2011년에 정식 출시했다. 게임에 대해 간단히 설명하자
면 게이머는 게임 시작 시에 챔피언(캐릭터)을 선택하고 5명이 한 팀으로 5:5 실시간 대전을 진행한다.
그래서 게이머 개개인의 역량도 중요하지만, 팀 게임이라는 점과 다수의 챔피언들의 전투 장면을 한눈
에 알아볼 수 있어 이 스포츠(e-sports)에 최적화된 게임이라고 할 수 있다.
특히 10~20대에게 인기가 높다 보니 여러 가지 재밌는 문화가 생겼는데, LoL 경기나 인터넷 방송을
보다 보면 ‘ㅁㅍ’라는 단어가 종종 등장한다. LoL에서는 상대방의 공성 미니언(게임의 등장 요소 중 하
나)을 죽이지 못하면 골드(보상)를 얻지 못해 “ㅁㅍ”라고 채팅창에 쓰면서 놀리는 문화가 있다. 공성
미니언이 마치 대포를 쏘는 모양이라 대포 미니언이라고 불리고 ‘대포 → 머포 → ㅁㅍ’로 줄이면서
‘ㅁㅍ’는 LoL 커뮤니티에서 많이 사용하는 단어가 됐다.
롤드컵, 이 스포츠의 날개를 달다 / 잘 알려지지 않은 이 스포츠 시장: LoL은 출시 초기인 2011년부터
‘리그 오브 레전드 월드 챔피언십’이라는 국제 대회를 매년 개최했다. 한국에서는 ‘롤드컵’, ‘롤챔스’라
고 불리는데, 이는 지역별 리그에서 선별된 팀들이 모여 대회가 진행되는 형식이 마치 축구의 월드컵
이나 유럽의 UEFA 챔피언스 리그와 비슷하다고 해서 붙여진 것이다. LoL 지역 리그는 메이저 리그인
한국(LCK), 북미(LCS), 유럽(LEC), 중국(LPL) 리그와 나머지 8개의 마이너 리그로 분류되며, 각 리그
에 배정된 롤드컵 시드권(출전권) 수에 따라 롤드컵에 진출하는 팀이 정해진다.
롤드컵은 LoL을 좋아하는 게이머에게는 하나의 축제다. 과연 누가 우승팀이 될지는 초미의 관심사며,
대회 기간 동안 각 팀 및 선수의 활약상은 엄청난 화제를 일으킨다. LoL 프로게이머 입장에서는 롤드
컵에 진출해 결승전에서 우승하는 것이 평생의 목표일 정도다. 이를 입증하듯 롤드컵에 대한 관심은
매해 증가하고 있는데, 2021년에 열린 롤드컵 결승전의 분당 평균 시청자 수는 3천만 명, 최고 동시
시청자 수는 7,386만 명으로 이는 전년 대비 30% 이상 늘어난 수치다. 아무튼 매년 개최되는 롤드컵
의 규모와 수준이 점점 업그레이드되고 시청자 수도 증가하고 있어, 롤드컵이 게임 콘텐츠와 이 스포
츠 영역에서 차지하는 비중은 지속적으로 늘어날 것으로 예상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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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3 콘텐츠가 전부다
정리해 보자. 게임 시장은 매우 빠른 속도로 변하고 있다. 고착화된 국내 게임 시장에서 신선한 바람
을 몰고 온 서브컬처 장르, 엘든 링과 PS5로부터 시작된 국내 콘솔 시장의 저변 확대, 출시 후 수십
년이 지났지만 여전한 인기를 자랑하는 블리자드의 IP 파워, 이토록 많은 사람들이 열광하고 있다는
사실이 놀라운 이 스포츠까지, 게임을 즐기는 방법도 더욱 다양해지고 세분화되는 세상을 맞이하고 있
다. 한편 로스트아크의 글로벌 선전은 K-게임에 경종을 울리는 사건이었다.
기존 게임 시장이 과거 다른 콘텐츠 시장과 유사하게 아시아 지역, 특히 중국 시장을 중심으로 성장했
다면, 현재는 전 세계 공략을 시도하고 있으며 그 한가운데 로스트아크가 있다. 그러나 여전히 해결해
야 할 과제도 있다. 2017년 배틀그라운드와 2022년 로스트아크의 성공으로 국산 게임도 글로벌에서
통할 수 있다는 사실을 계속해서 증명하고 있지만, “K-게임은 무엇이다.”라고 무릎을 ‘탁’ 칠 만한 장
르적 특성에 대해서는 계속해서 고민이 필요하다. 지나친 과금 구조로 비난받는 모습에서 벗어나 글로
벌 게이머들에게 사랑받는 K-게임이 탄생할 수 있을지, 2023년의 게임 산업에 커다란 기대를 걸어 본
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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