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 책은 현재의 인공지능의 실체에 대해서 이야기한다. 저자는 지금 우리가 볼 수 있는 인공지능은 ‘폰
노이만 컴퓨터’에서 구현된 것이기에 진정한 인공지능이라 할 수 없다고 말한다. 그리고 4차 산업 혁
명 시대에는 인간과 ‘인공지능’이 공존해야 하는데, 이를 위해서는 서로 경쟁하는 것보다 ‘상호 보완’을
해야 하며, 인간만이 할 수 있는 일인 창의력을 발휘하는 역량을 특화할 때 가능하다고 역설한다.
누구도 알려주지 않는 인공지능 이야기
▣ Short Summary
인공지능의 역사는 컴퓨터의 역사와 같이한다. 세계 최초의 컴퓨터라 불리는 ‘콜로서스’는 1943년에
나왔다. 그리고 ‘콜로서스’가 나온 지 5년 뒤인 1948년 영국의 수학자이자 컴퓨터 과학자인 앨런 튜링
이 <지능을 가진 기계>라는 논문을 발표했는데, 이 논문이 ‘인공지능’의 시작이다. 이후 튜링은 1950
년에 <계산기계와 지능>, 1951년에는 <지능을 가진 기계라는 이단적 이론>이라는 주제로 맨체스터에
서, 그리고 <디지털 컴퓨터가 생각할 수 있을까?>라는 주제로 BBC 라디오에서 강연을 했는데, 이 논
문들과 강연들이 현재 우리가 알고 있는 인공지능의 정의와 이론적 기초의 토대가 되었다.
그리고 본격적으로 ‘Artificial Intelligence’라는 용어를 쓴 것은 1956년 여름에 다트머스 대학교 하계 워
크숍에서인데, 여기서 ‘인간처럼 생각하고, 사고하고, 행동하는 기계’를 인공지능이라고 부르기로 정하
면서 ‘인공지능’이라는 말이 등장했다. 이후 본격적으로 ‘인공지능’이라는 말이 쓰이게 되었다.
아무튼 2016년 이후로 우리가 가장 많이 접한 단어가 아마 ‘인공지능’일 것이다. 그도 그럴 것이 이세
돌 9단과 알파고 간의 세기의 바둑 대결이 있은 후 ‘인공지능’에 대한 관심이 커졌고, 인공지능 기능이
있는 제품도 많이 출시되었다. 그런데 인공지능 기능이 있는 제품이 많이 출시되었지만, 인공지능에
대해서 제대로 아는 사람은 드문 것이 현실이다. 어떤 제품에 어떤 ‘인공지능’ 기능이 적용되어 있는지
는 누구나 알 수 있지만, ‘인공지능’의 실체에 대해 아는 사람은 별로 없다.
4차 산업 혁명 시대에는 인간과 ‘인공지능’이 공존해야만 하고, 인간이 ‘인공지능’과 공존하기 위한 조
건은 인간만이 할 수 있는 일을 특화하는 것이다. 또 그렇게 하기 위해서는 인간과 ‘인공지능’에 대해
서 정확히 알아야 되고, 특히 인간에 대해서 정확히 알아야 된다. 참고로 인간은 창의적인 부분에 강
점을 보이며, 그것은 인공지능이 따라 할 수 없는 부분이다. ‘인공지능’이 창의력을 발휘할 수 없는 이
유는 바로 ‘프로그램’의 틀 안에서 움직이기 때문이다. 즉, 각자의 개성을 표현할 수 없다는 것이다.
이 책은 현재의 인공지능의 실체에 대해서 이야기한다. 저자는 지금 우리가 볼 수 있는 인공지능은 ‘폰
노이만 컴퓨터’에서 구현된 것이기에 진정한 인공지능이라 할 수 없다고 말한다. 그리고 4차 산업 혁명
시대에는 인간과 ‘인공지능’이 공존해야 하는데, 이를 위해서는 서로 경쟁하는 것보다 ‘상호 보완’을 해야
하며, 인간만이 할 수 있는 일인 창의력을 발휘하는 역량을 특화할 때 가능하다고 역설한다.
▣ 차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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누구도 알려주지 않는 인공지능 이야기
Prologue - 인공지능 제대로 알아야 한다
PART 1 인공지능, 언제부터 시작되었을까?
01 인공지능의 역사는 컴퓨터의 역사다
02 인공지능과 앨런 튜링 1
03 인공지능과 앨런 튜링 2
04 인공지능과 폰 노이만
PART 2 현대 컴퓨터와 인공지능
01 긴 겨울잠을 잔 인공지능
02 인터넷, 인공지능의 겨울잠을 깨우다
03 체스, 인간과 인공지능 대결의 시작
04 센세이션을 불러일으킨 알파고
PART 3 현재 인공지능의 한계
01 폰 노이만 컴퓨터에서의 인공지능
02 현실의 인공지능과 영화 속 인공지능
03 현재 인공지능의 특성은
04 현재 인공지능의 한계 1 - 자유 의지
05 현재 인공지능의 한계 2 - 딥 러닝의 한계
06 현재 인공지능의 한계 3 - CPU와 운영 체제
07 현재 인공지능의 한계 4 - 프로그램된 인공지능
08 현재 인공지능의 한계 5 - 경험을 할 수 없다
09 현재 인공지능의 한계 6 - 모호한 것을 처리할 수 없다
10 현재 인공지능의 한계 7 - 다양성을 구현할 수 없다
PART 4 인간과 인공지능
01 인간과 인공지능, 공존할 수 있을까?
02 인간과 인공지능의 장단점
03 인간은 무엇을 특화해야 할까?
04 인간과 인공지능은 공존해야 한다!
Epilogue - ‘지피지기’면 ‘백전불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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누구도 알려주지 않는 인공지능 이야기
누구도 알려주지 않는 인공지능 이야기
인공지능, 언제부터 시작되었을까?
인공지능의 역사는 컴퓨터의 역사다
인공지능의 역사는 컴퓨터의 역사와 같이한다. 세계 최초의 컴퓨터라 불리는 ‘콜로서스’는 1943년에
나왔다. 그리고 ‘콜로서스’가 나온 지 5년 뒤인 1948년 영국의 수학자이자 컴퓨터 과학자인 앨런 튜링
이 <지능을 가진 기계>라는 논문을 발표했는데, 이 논문이 ‘인공지능’의 시작이다. 여기서 최초의 컴퓨
터가 ‘콜로서스’라고 해서 놀랐을 사람도 있을 것이다. 나도 학창 시절에 최초의 컴퓨터는 1946년에
나온 ‘에니악’이라고 배웠다. 왜 그러면 우리가 ‘에니악’을 최초의 컴퓨터라고 알고 있었을까?
독일의 암호 기계 ‘에니그마’를 해독하는 기계였던 ‘콜로서스’는 암호 해독용으로 개발되었기에 1급 비
밀로 분류되어 그동안 공개되지 않았기 때문이다. 일반적으로 1급 비밀이라고 하면 30년 동안은 비밀
이 해제되지 않는다. 그리고 30년이 지나면 심사를 거쳐 해제할 것인지 아닌지를 결정하고, 해제가 결
정되면 해제해서 공개하게 되는데, 이것이 ‘콜로서스’가 잘 알려지지 않은 이유이기도 하다.
한편 튜링은 1950년에 <계산기계와 지능>, 1951년에는 <지능을 가진 기계라는 이단적 이론>이라는
주제로 맨체스터에서, 그리고 <디지털 컴퓨터가 생각할 수 있을까?>라는 주제로 BBC 라디오에서 강
연을 했는데, 이 논문들과 강연들이 현재 우리가 알고 있는 인공지능의 정의와 이론적 기초의 토대가
되었고, 그래서 지금도 인공지능을 연구하는 사람은 튜링을 반드시 연구한다.
한편 본격적으로 ‘Artificial Intelligence’라는 용어를 쓴 것은 1956년 여름에 다트머스 대학교 하계 워크
숍에서인데, 여기서 ‘인간처럼 생각하고, 사고하고, 행동하는 기계’를 인공지능이라고 부르기로 정하면
서 ‘인공지능’이라는 말이 등장했다. 이후 본격적으로 ‘인공지능’이라는 말이 쓰이게 되었다.
참고로 지금의 컴퓨터 시스템을 설계한 폰 노이만도 인공지능에 관심을 가졌다. 그는 1951년 에드박
을 개발했는데, 이 컴퓨터는 오늘날 컴퓨터의 모체가 되는 것이다. 에드박과 지금의 컴퓨터는 구동되
는 방식이 동일하다. 그래서 오늘날의 컴퓨터를 ‘폰 노이만 컴퓨터’라고 부른다. 폰 노이만은 말년에
인공지능에 관해서 연구를 했지만 결실을 보지 못하고 세상을 떠났다.
아무튼 ‘인공지능’의 역사를 보면 컴퓨터가 나오고 시간이 많이 흐른 뒤에 나온 것이 아니라 거의 동시
에 ‘인공지능’이 나왔다. 물론 그 당시에는 이론적인 부분만 정립되었지만, 이것이 있었기에 인공지능
발전이 가능했다는 점에서 의의가 있다. 이를 본다면 ‘인공지능의 역사’는 곧 ‘컴퓨터의 역사’라 할 수
있다.
현대 컴퓨터와 인공지능
긴 겨울잠을 잔 인공지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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누구도 알려주지 않는 인공지능 이야기
1948년 앨런 튜링에 의해 제시되었고, 1956년 다트머스 대학교 하계 워크숍에서 정의된 ‘인공지능’은
1990년대 중반까지 긴 겨울잠에 들어가게 된다. 인공지능이 긴 겨울잠을 자게 된 이유는 이론과 현실
의 차이가 커도 너무 컸기 때문이다. 참고로 ‘인공지능’을 구현하기 위해서는 컴퓨터 하드웨어 및 소프
트웨어의 성능이 이를 받쳐 줘야 된다. 그런데 ‘인공지능’이 긴 겨울잠을 잔 시기는 컴퓨터의 성능이
지금에 비하면 보잘것없었다. 단적으로 인간이 컴퓨터와 계산 대결을 해서 이긴 적도 있었다.
그렇다면 이 시기 컴퓨터는 어떤 성능을 가지고 있었기에 인공지능을 구현하기 어려웠을까? 지금이야
컴퓨터 기억 장치(보조 기억 장치)는 SSD(Solid State Drive)를 사용하지만 1970년대까지만 해도 자기
테이프를 사용했다. 그런데 이것은 카세트테이프에 비유할 수 있다. 카세트테이프는 데이터를 순차적
으로 찾는 방식이다. 내가 찾고 싶은 노래를 카세트테이프로 찾으려면 지금 시점을 기준으로 뒤쪽에
있으면 앞으로 돌려야 되고, 앞에 있으면 뒤로 돌려야 된다. 또 이 과정은 시간이 많이 걸리는 과정이
다.
‘인공지능’처럼 빅 데이터를 기반으로 한다면 자기 테이프를 사용하는 것은 더욱 문제가 된다. 테라바이
트 단위의 정보가 자기 디스크에 저장되어 있다고 가정하면 원하는 것을 찾는 데 몇 시간이 걸린다. 이
렇다면 네이버 클로바 같은 인공지능 스피커는 자료 찾는 데만 오랜 시간이 걸려 절대 내가 필요한 것
을 찾아 줄 수 없을 것이다. 또 인공지능이 긴 겨울잠을 잔 시기에는 인터넷도 발달되지 않았다.
인터넷, 인공지능의 겨울잠을 깨우다
50년 정도 긴 겨울잠을 잔 인공지능이 1990년대에 마침내 깨어났다. 인공지능이 이 시기에 겨울잠에서
깬 이유는 하드웨어와 소프트웨어의 비약적인 발전이 있었기 때문이다. 1990년대가 되면서 컴퓨터는 이
전과는 비교할 수 없는 저장 용량을 가진 RAM과 하드 디스크 등의 장치가 속속 나왔다. 게다가
CD-ROM, DVD-ROM 등의 대용량 휴대용 저장 장치까지 나오면서 절정에 달했다. 더불어 이전까지 모
니터의 화면이 흑백이었던 것이 이 시기에 컬러로 바뀌었고, 소프트웨어 쪽에서 Windows 95가 나오면서
좀 더 고급적인 프로그램이 나올 수 있었다. 이 시점을 기준으로 그래픽도 획기적으로 발전했다.
하드웨어와 소프트웨어 발달과 더불어 인공지능의 날개를 펼치게 한 것은 바로 ‘인터넷’이다. 1999년까
지만 해도 집에서 인터넷을 사용하기에는 부담이 많았다. 지금처럼 무선 인터넷은 고사하고 전용 랜이
깔리지도 않았다. 따라서 전화선을 연결해서 사용해야 했기에 요금이 많이 나왔다. 당시에 우리 집에
도 컴퓨터가 있었지만 문서 작업이나 인터넷 연결 없이 할 수 있는 게임을 하는 정도였다.
이것이 변화하게 된 시기가 2000년대 들어서인데, 내가 일병이던 2000년 6월 휴가를 나왔을 때 집에
랜선 작업을 해 굳이 PC방을 가지 않고도 인터넷을 할 수 있었다. 이때 처음으로 학교에서 사용하는
것이 아닌 개인적인 이메일 주소를 가질 수 있었다. 이때를 기준으로 대학교의 컴퓨터과학과나 컴퓨터
공학과에서는 인공지능을 커리큘럼으로 편성하기 시작했다. 이때부터 인공지능 연구가 활발하게 진행
되었던 것이다.
내가 대학교 3학년 때 인공지능 수업을 들었는데, 그때 이미 1995년 인간과 인공지능이 최초로 대결
을 했다는 것을 알았다. 대결 종목은 바로 체스였고, 인공지능이 인간에게 이겼다. 인간과 인공지능이
체스 대결을 할 당시의 인터넷은 물론 유선 인터넷이었다. 참고로 더 높은 차원의 인공지능을 구현하
기 위해서는 유선 인터넷으로는 부족했고, 무선 인터넷망 확충이 필수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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누구도 알려주지 않는 인공지능 이야기
센세이션을 불러일으킨 알파고
알파고의 Key Point 1 - 병렬연결: 인공지능에 대해서 많은 관심을 가지게 된 계기이자, 인공지능 기능
이 탑재된 제품이 나오기 시작한 것은 2016년 3월에 있었던 이세돌 9단과 알파고 간의 대결이 기폭제
역할을 했다. 세기의 바둑 대국이 있기 전 나는 이세돌 9단이 완승을 할 것이라 예상을 했다. 바둑에
서 나올 수 있는 경우의 수가 10의 170 제곱인데, 이것은 아무리 빠른 컴퓨터라고 해도 풀 수 없을
것이라 생각을 했기 때문이다. 물론 이 예상은 완전히 빗나갔다. 알파고가 내 예상을 빗나간 것은
1,200여 대의 슈퍼컴퓨터가 병렬로 연결되어 있었다는 것을 내가 알지 못했기 때문이다.
컴퓨터에서 직렬연결은 하나의 네트워크에 컴퓨터 여러 대를 일렬로 배치하는 것인데, 이렇게 되면 데
이터 처리 속도는 느려질 수밖에 없고, 중간에 연결된 컴퓨터 중 하나라도 이상이 생기면 마비가 될
수밖에 없다. 반면에 병렬연결은 고속도로 톨게이트에 비유할 수 있다. 우리가 톨게이트를 지날 때는
가장 덜 붐비는 곳을 선택해서 지나가지, 모든 곳을 지나가지 않는다. 이것을 컴퓨터에 적용하면 데이
터가 덜 붐비는 컴퓨터를 통해서 지나가게 되기 때문에 직렬연결에 비해 속도가 엄청 빠르다.
게다가 연결된 컴퓨터 중 하나가 고장이 나더라도 데이터를 처리하는 데 큰 지장을 받지 않는다는 점
에서 직렬연결과는 차이를 보인다. 바로 이것이 병렬연결의 가장 큰 장점이다. 특히나 알파고처럼 슈
퍼컴퓨터 1,200대가 병렬로 연결되어 있다면 속도는 말할 필요도 없는 것이다. 이런 알파고를 상대로
4번째 대국을 승리한 이세돌 9단이 새삼 대단해 보이는 것도 이 때문이다.
알파고의 Key Point 2 - 머신 러닝과 딥 러닝: 알파고가 이세돌 9단을 이길 수 있었던 이유는 병렬연결
말고도 ‘머신 러닝’과 ‘딥 러닝’에 있었다. ‘머신 러닝’은 ‘기계 학습’을 뜻하는데, 경험적 데이터를 기반
으로 학습을 하고 예측을 수행하고 스스로의 성능을 향상시키는 시스템과 이를 위한 알고리즘을 연구
하고 구축하는 기술이라 할 수 있다. 즉 컴퓨터가 학습을 하는 것이다. 알파고도 그동안 인류가 했던
바둑 대국의 기보를 바탕으로 학습을 한 것으로 본다면 ‘머신 러닝’이 적용되어 있는 것이다.
‘딥 러닝’은 머신 러닝의 한 분야로 데이터를 컴퓨터가 처리 가능한 형태인 벡터나 그래프 등으로 표현
하고 이를 학습하는 모델을 구축하는 연구를 포함한다. 얼굴이나 표정을 인식하는 등의 특정 학습 목
표에 대해, 딥 러닝은 학습을 위한 더 나은 표현 방법과 효율적인 모델 구축에 초점을 맞춘다. 쉽게 말
해서 더 나은 방법을 찾기 위해 스스로 학습하는 것이다.
알파고를 보면 상대가 두는 수에 따라 이길 수 있는 최선의 방법을 찾는다는 점에서 ‘딥 러닝’이 적용
되어 있다. ‘딥 러닝’ 기술은 알파고 이후에 나온 ‘알파고 제로’에 더 두드러지게 나타난다. ‘알파고’는
바둑의 룰을 입력하고 기보를 통해 학습을 했다면, 알파고 제로는 오직 바둑 룰만 입력하고 다른 기계
와 대결을 통해 학습하는 방식이다. 아무튼 이세돌 9단과 알파고의 대결 이후 머신 러닝과 딥 러닝이
적용된 기계가 속속 출시되고 있다.
알파고의 Key Point 3 - 빅 데이터: 이세돌 9단과의 대결에서 ‘알파고’가 4번이나 이길 수 있었던 이유
중 가장 핵심은 ‘빅 데이터’다. 참고로 ‘알파고’에는 인류가 지금까지 기록한 모든 바둑 대국의 데이터
가 컴퓨터에 저장이 되어 있었다. 제아무리 ‘알파고’라 해도 컴퓨터에 데이터가 하나도 없으면 갓난아
기와 같다. 데이터가 있어야 이것을 바탕으로 학습을 해서 성장을 할 수 있기 때문이다. 이것은 비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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누구도 알려주지 않는 인공지능 이야기
‘알파고’뿐만 아니라 모든 인공지능은 ‘빅 데이터’가 있어야 가능하다.
현재 인공지능의 한계
폰 노이만 컴퓨터에서의 인공지능
‘폰 노이만 컴퓨터’에서 인공지능의 한계: 지금 우리가 볼 수 있는 인공지능은 ‘폰 노이만 컴퓨터’에서
구현된 것이기에 진정한 인공지능이라 할 수 없다. 이는 인공지능 스피커뿐만 아니라 알파고도 마찬가
지이다. ‘폰 노이만 컴퓨터’는 1951년에 나온 ‘에드박’ 이후의 모든 컴퓨터를 일컫는 말이다. 다른 말로
하면 컴퓨터는 1951년 이후로는 바뀐 것이 전혀 없다는 것이다. 이 이야기를 하면 1990년대까지만 해
도 할 수 없었던 인터넷 뱅킹이나 유튜브 등 컴퓨터로 다양한 것을 할 수 있는데 왜 바뀐 것이 없냐고
반문할 수도 있다.
그런데 에드박과 지금의 컴퓨터를 비교하면 바뀐 것은 없다. 에드박이나 지금의 컴퓨터나 프로그램 내
장 방식으로 움직인다. 프로그램이 컴퓨터에 설치되어 있고 순서대로 불러내서 작업하는 것이 ‘프로그
램 내장 방식’인데, 이것을 최초로 제안한 사람이 ‘폰 노이만’이기 때문에 이런 방식을 사용하는 컴퓨
터를 ‘폰 노이만 컴퓨터’라고 부르기도 한다. 게다가 에드박이나 지금의 컴퓨터는 ‘입력 장치’, ‘출력 장
치’, ‘제어 장치’, ‘연산 장치’, ‘기억 장치’로 이루어져 있다. 즉, ‘폰 노이만 컴퓨터’는 계산만 가능한 고
성능 계산기에 지나지 않는다는 것이다.
‘폰 노이만 컴퓨터’에는 연산 장치가 있어 계산을 할 수 있다. 여기서 ‘연산’은 ‘산술 연산’과 ‘논리 연
산’ 두 가지로 나뉜다. ‘산술 연산’은 ‘덧셈, 뺄셈, 곱셈, 나눗셈’의 사칙 연산이고, ‘논리 연산’은 ‘예/아
니오’로 답하는 것이다. 그런데 ‘폰 노이만 컴퓨터’는 사칙 연산 외에 ‘예/아니오’로 답할 수 있는 것만
처리할 수 있다. 이것이 인간과의 결정적인 차이다. 우리가 일상에서 하는 대화 중에 ‘예/아니오’로 답
할 수 있는 것도 있지만, 그렇지 않은 것도 있다. ‘점심 뭐 먹을래?’처럼 ‘예/아니오’로 답할 수 없는 것
도 있다. 즉, ‘언제, 어디서, 누가, 무엇을, 어떻게, 왜’와 같은 육하원칙으로 질문하는 것은 오직 인간
만이 답할 수 있다. 참고로 ‘알파고’도 ‘예/아니오’로 답하는 것만 처리가 가능하다.
바둑판은 가로 19줄, 세로 19줄로 구성되어 있고, 체스처럼 면을 사용하는 것이 아니라 점을 사용한다.
바둑판에서 점은 361개인데, 이것을 좌표로 표현할 수 있다. 알파고가 구동되는 것은 “좌표(17, 15)에
두면 유리한가?”라는 질문을 하고 유리하면 여기에 두고, 불리하면 “좌표(17, 16)에 두면 유리한가?”
라는 질문을 하게 된다. 이런 질문을 통해 ‘예’라는 답이 나올 때까지 반복해서 그 자리에 바둑돌을 두
는 방식이다. 이것을 코딩 알고리즘으로 ‘if 좌표(17, 15)에 두면 유리한가? than 여기에 둔다. else if 좌
표(17, 16)에 두면 유리한가? than 여기에 둔다 …… else 좌표(19, 19)에 둔다.’라고 표현할 수 있다.
즉, ‘알파고’는 빠른 속도로 수를 계산하는 것이지 인간처럼 사고하는 것은 아니다.
폰 노이만 컴퓨터는 창조가 불가능하다: 언론을 통해 인공지능이 음악을 작곡하고, 그림을 그리고, 소
설을 쓴다는 기사를 접했다. 이것을 보고 놀란 사람이 있겠지만 사실은 진정한 창조라고 볼 수 없다.
인공지능이 소설을 쓴 것은 ‘빅 데이터’에 저장이 되어 있는 소설들에서 문장을 가져와 짜깁기한 것이
다. 음악을 작곡하고 그림을 그리는 것도 마찬가지다. 우리는 짜깁기하는 것을 창조라고 하지 않는다.
기존의 것을 바탕으로 새롭게 만드는 것을 창조라고 하는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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누구도 알려주지 않는 인공지능 이야기
그리고 인공지능은 아무리 많은 데이터를 가지고 있다고 하더라도 서로 간의 공통점이 없다면 무용지
물이 된다. 하지만 인간은 이것을 가지고 새로운 것을 만드는 것이 가능하다. 예를 들면, 2010년과 셜
록 홈즈는 어떠한 공통점도 없어서 인공지능은 이 둘을 가지고 아무것도 할 수 없다. 참고로 셜록 홈
즈는 아서 코난 도일이 쓴 추리 소설 속의 주인공인데, 셜록 홈즈의 배경은 19세기 영국이다.
하지만 인간은 인공지능과 다르다. ‘21세기의 셜록 홈즈라면 어떻게 사건을 해결했을까?’라고 생각을
할 수 있다. 21세기의 홈즈라면 19세기처럼 우편을 통해 편지를 주고받는 것이 아니라 이메일을 사용
하고, 스마트 기기 사용에 능할 것이라는 설정을 할 수 있다. 또한 소설 속 홈즈는 이동 수단이 마차와
증기 기관차인데, 21세기면 자동차를 운전할 수 있고 비행기로 이동을 하고 나아가서는 비행기를 조종
할 수 있다고 설정할 수 있다. 그런데 이것은 영국의 BBC 드라마 시리즈 <셜록>을 통해 실제로 확인
할 수 있다. 하지만 지금의 인공지능, 즉 폰 노이만 컴퓨터에서 인공지능은 이것이 불가능하다.
현재 인공지능의 한계 자유 의지
지금 우리가 볼 수 있는 인공지능이 인간과 가장 큰 차이점을 보이는 것은 바로 ‘자유 의지’다. 지금의
인공지능은 스스로 새로운 것을 만들지도 못하고, 자신만의 생각을 표현할 수 없다. 나는 친구들과 낙
지볶음 같은 매운 음식을 먹을 때는 덜 매운 맛으로 달라고 한다. 그런데 인공지능은 이런 것을 하지
못한다. 지난 2016년 이세돌 9단과 대결한 알파고를 보면 이 점이 명확히 드러난다.
알파고는 중국식 바둑 룰인 백돌을 잡은 사람에게 7.5집 덤을 주는 방식으로 프로그래밍 되어 있다.
우리나라의 룰은 6.5집이다. 여기서 알파고에게 룰을 우리나라 방식으로 바꾸자고 하면 스스로 바꿀
수 있을까? 아니 알파고가 먼저 우리나라 룰로 바꾸자고 제안할 수 있을까? 절대로 하지 못한다. 이것
은 지금의 인공지능이 스스로 생각하는 능력이 없기 때문이다.
여기서 얼마 전 인간과 대화하는 인공지능 로봇을 본 사람들은 이것이 자유 의지를 가진 것 아니냐고
생각하는 사람도 있다. 하지만 인공지능 로봇이 인간과 하는 대화도 빅 데이터에 있는 것이 아니라면
불가능하다. 예를 들어 “우리나라 축구 국가 대표팀이 이번에 시원하게 월드컵 본선을 확정 지었는데
이유가 무엇인가?”에 대한 질문을 한다면 답을 하지 못한다. 여기에는 여러 가지 이유가 있고, 분석이
들어가야 하는 부분이 있는데 이것은 인공지능이 할 수 없는 부분이다.
반면 인간은 벤투 감독의 잘 짜인 전술에 대해서 이야기할 수도 있고, 김민재가 있어서 수비가 안정되
어 있다는 점도 들 수 있을 것이다. 이것은 데이터를 가져오는 것이 아니라 분석해야 하기 때문이다.
여기에다 사람마다 제각각 다른 생각을 말할 수 있다. 이것이 바로 ‘자유 의지’인 것이다.
현재 인공지능의 한계 - 경험을 할 수 없다
우리나라 남자들, 특히 군대를 다녀온 사람이라면 김광석의 ‘이등병의 편지’ 노래를 들으면 공감을 한
다. 이 노래의 가사가 군 입대 하던 날의 모습을 잘 묘사하고 있고, 김광석의 목소리가 더해져 공감도
가 올라가는 것이다. 다시 말해 경험에서 나오는 공감이라 할 수 있다. 그런데 이런 공감을 인공지능
은 할 수 있을까? 할 수 없다. 인공지능은 경험을 할 수 없기에 공감을 하는 것은 불가능하다. 지금의
폰 노이만 컴퓨터는 계산만 하지 경험은 할 수 없다. 여기서 오해하면 안 되는 게 학습과 경험은 다른
것이다. 학습과 경험의 차이는 생각하고 느낀 것이 있는지 없는지의 차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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누구도 알려주지 않는 인공지능 이야기
경험은 생각하고 느끼는 것이다: 2002년 월드컵 경기 장면을 보면 그해 6월이 떠오른다. 여럿이 모여
대표팀을 응원했던 기억, 골에 울고 울었던 기억이 자연스레 떠오른다. 그리고 소프라노 조수미가 부
른 ‘Champions’를 들으면 2002년 월드컵이 생각나는 것도 이와 같다. 이 노래가 나왔던 것이 월드컵
이 열리던 2002년이었다. 게다가 월드컵 기간에 방송에서 많이 틀어 줘서 이 당시를 기억하는 사람이
라면 이 노래를 들으면 2002년 월드컵이 떠오르는 것이다. 그만큼 2002년 월드컵이 강렬하게 남아 있
고, 이 당시를 떠올리게 하는 노래가 이 노래이기 때문이다.
이런 것은 경험을 했기에 느끼고 생각하게 되는 것이다. 과연 인공지능은 인간처럼 하는 것이 가능할
까? 불가능하다. 지금의 인공지능은 생각을 하지 못한다. 이 말은 느끼는 능력도 없다는 것이다. 그렇
기에 경험하는 것은 불가능하다.
인공지능은 경험이 없기에 창조를 못한다: 경험을 한다는 것은 창조를 하는 것과 연결되어 있다. 창조
는 기존의 것을 바탕으로 융합해서 새로운 것을 만드는 것인데, 이것은 경험이 동반되어야 가능하다.
예를 들어 보자. 연필로 쓴 글을 고치려고 지우개를 찾는데, 바로 찾아지면 문제가 없지만, 그렇지 않
다면 시간 낭비에 짜증이 나기도 한다. 그래서 이것을 보완하고자 지우개 달린 연필이 발명되었다. 불
편한 경험을 했고, ‘어떻게 하면 지우개를 빨리 찾을 수 있을까.’ 하는 생각을 한 것이다.
지우개 달린 연필뿐만 아니라 노트북도 마찬가지다. 모니터, 본체, 키보드, 마우스 등을 휴대해서 가지
고 다니기에는 무게가 무겁고 부피가 큰 문제점이 있다. 이런 불편함을 느끼고 휴대할 수 있는 컴퓨터
를 생각하게 되었고, 이것이 노트북이란 제품으로 나오게 된다. 결국 노트북도 경험을 통한 불편함 때
문에 나온 것이다. 반면 인공지능은 경험을 못 하기에 창조를 할 수 없다. 제품을 사용하다가 불편한
점이 있는지, 어떻게 개선해야 되는지는 느끼고 생각을 해야 되는데 인공지능은 할 수 없다.
현재 인공지능의 한계 - 다양성을 구현할 수 없다
인간은 다양성을 가지기에 개인마다 표현하는 방법이 다르다. 예를 들면, 같은 것을 말할 때 어떤 사
람은 비유로 말하는가 하면, 또 어떤 사람은 직설적으로 말하는 경우가 있다. 이것은 방법의 옳고 그
름을 판단하는 것이 아니라 개인마다 표현하는 방법이 다른 것을 표현하는 것이다. 그렇다면 ‘인공지
능’도 인간처럼 다양성을 표현하는 것이 가능할까? 결론부터 말하자면 불가능하다.
다양성 표현의 한계는 폰 노이만 컴퓨터의 한계: 지금의 인공지능이 다양성을 표현할 수 없는 가장 큰
이유는 바로 인공지능의 근간을 이루는 컴퓨터가 ‘폰 노이만 컴퓨터’라는 것이다. ‘폰 노이만 컴퓨터’의
특징은 2진법과 프로그램 내장 방식을 사용한다는 것이다. 여기서 말하는 ‘프로그램 내장 방식’은 프로
그램이 컴퓨터의 보조 기억 장치에 설치되어 있고, 필요할 때마다 불러서 쓰는 방식이다.
쉽게 말해 우리가 지금 컴퓨터를 사용할 때 운영 체제와 응용 프로그램을 한 번 설치해 놓으면 이상이
있거나 업그레이드 버전을 설치하기 전까지는 계속해서 사용할 수 있다는 것이다. 이것이 없었다면 우
리가 컴퓨터를 사용할 때마다 매번 전원을 켜고 운영 체제를 설치하고 응용 프로그램을 설치해야 된다.
이렇게 되면 컴퓨터를 사용할 이유가 없다. 차라리 종이에 쓰는 것이 빠르기 때문이다.
여기서 또 하나 ‘폰 노이만 컴퓨터’의 가장 큰 특징은 오직 ‘연산’만 할 수 있다는 것이다. ‘폰 노이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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누구도 알려주지 않는 인공지능 이야기
컴퓨터’의 모든 작업은 연산에 의해서 이루어지는데, 연산에는 ‘덧셈, 뺄셈, 곱셈, 나눗셈’의 ‘산술 연
산’과 ‘yes나 no’로 답하는 것을 처리하는 ‘논리 연산’이 있다. 즉, ‘폰 노이만’ 컴퓨터에서는 ‘산술 연
산’과 ‘논리 연산’ 이외의 것은 아예 처리할 수 없다. 바로 이것이 인간과의 차이다.
우리는 일상생활을 하는 데 있어 ‘산술 연산’과 ‘논리 연산’도 처리하지만, 그 외의 것도 처리한다. 예
를 들어, ‘어떻게 하면 판정 논란을 줄일 수 있을까?’와 같은 ‘논리 연산’으로는 답할 수 없는 것도 처
리 가능하다. 그런데 ‘어떻게 하면 판정 논란을 줄일 수 있을까?’와 같은 질문에는 정해진 답이 있는
것이 아니라 여러 가지 방법이 나올 뿐이고, 이런 방법 중에서 최선의 방법을 찾는 것이다.
그래서 ‘알파고’의 경우 룰을 변경하거나 새로운 룰을 도입하자는 생각을 할 수도 없고, 자신만의 의견
을 표현할 수 없는 것이다. 그래서 동일한 운영 체제에 동일한 프로그램이 설치된 기계에는 동일한 작
업을 수행할 수밖에 없는 것이다. 지금의 ‘폰 노이만 컴퓨터’를 베이스로 하는 인공지능은 인간처럼 생
각을 할 수 없다. 그렇기에 프로그램의 틀에서 벗어나지 못하는 것이다. 우리가 볼 수 있는 인공지능
은 ‘폰 노이만’의 틀에서 벗어나지 못했기에 다양성을 표현할 수 없다는 한계를 가질 수밖에 없다.
인간과 인공지능
인간과 인공지능, 공존할 수 있을까?
인간과 인공지능이 공존하기 위한 선결 조건: 인간과 인공지능이 공존하기 위해서는 인간과 인공지능
의 강점을 정확히 알아야 한다. ‘러다이트 운동’ 이후 인간과 기계가 공존할 때 인간은 인간과 기계의
장점을 정확히 파악했다. 쉽게 말해 인간의 강점이 곧 기계의 약점이고, 기계의 강점이 인간의 약점이
다. 기계가 생산성에서는 인간에 비해 훨씬 앞서지만, 스스로 기계를 설계하거나 고장이 나면 수리할
수는 없다. 게다가 업그레이드하는 것도 불가능하다. 이런 것은 인간만이 가능하기에 인간이 특화시킨
것이다. 이런 것을 본다면 인간과 인공지능의 관계도 마찬가지일 것이다.
지금의 인공지능은 ‘폰 노이만 컴퓨터’에 최적화된 인공지능이다. 즉, 연산에만 최적화되어 있다는 것
이다. 실제 우리가 볼 수 있는 인공지능 제품은 계산만 하고, 빅 데이터에 있는 자료를 벗어날 수도 없
다. 빅 데이터에 없는 내용은 인간이 입력하지 않는 한 알 수 없다는 것이다. 게다가 빅 데이터라도 공
통된 요소가 있어야 서로 연결할 수 있다. 블록체인도 바로 이것을 바탕으로 한다.
그런데 서로 공통된 요소가 없으면 연결을 하는 것이 불가능하다. 그래서 인공지능은 창조를 하지 못
하는 것이다. 물론 짜깁기는 가능하지만 이것은 창조가 아니다. 이것이 지금 인공지능의 단점이다. 반
대로 말하면 이것은 인간이 가진 최대 장점이다. 이렇게 확실히 인간과 인공지능의 장점을 알았다면,
인간의 강점을 특화하는 것이 ‘인간과 인공지능 공존’의 선결 조건이다.
인간의 강점을 특화시켜야 한다: 인간과 인공지능이 공존하기 위해서는 인간의 강점을 특화시켜야 한
다. 그런데 인공지능과 비교한 인간의 강점은 창의와 융합 능력이다. 이것은 창조의 바탕이 되는데, 인
공지능은 할 수 없는 부분이다. 참고로 헨델의 ‘사제 사독’과 축구에 관심이 있다면 한 번쯤은 들어 봤
을 UEFA 챔피언스리그 오프닝 음악인 ‘Ligue Des Champions’의 앞부분이 유사하다는 것을 어렵지 않
게 눈치를 챌 수 있는데, 이는 이 곡을 작곡한 토니 브리튼이 헨델의 ‘사제 사독’ 앞부분을 편곡해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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누구도 알려주지 않는 인공지능 이야기
사용했고, 뒷부분은 직접 작곡한 것이다. 이것은 기존에 있던 것을 바탕으로 새로운 것을 만든 것이다.
그래서 ‘Ligue Des Champions’가 짜깁기한 것이 아니라 새로운 곡이라고 말하는 것이다.
인공지능은 그렇게 할 수가 있을까? 인공지능이 음악을 작곡했다는 기사를 봤을 것이다. 하지만 어디
까지나 이것은 기존의 곡을 짜깁기한 것이지 새롭게 만든 것이 아니다. 그래서 창조라고 할 수는 없고,
음악을 작곡했다고 말할 수도 없다. 최초의 폰 노이만 컴퓨터인 ‘에드박’이 나왔을 때까지만 해도 계산
대결을 하면 인간이 컴퓨터를 이겼다. 하지만 하드웨어와 소프트웨어가 고도화된 현재는 이것이 불가
능하다. 그렇기에 더 이상 계산 영역은 인간에게 경쟁력이 없다. 그래서 창의와 융합, 즉 창조하는 능
력을 특화시켜야 공존을 할 수 있다.
인간과 인공지능의 공존은 ‘상호 보완’이다: 인간과 인공지능은 공존을 향해 나아가야 하는 것이 시대
적 흐름이다. 공존을 하기 위해서는 서로 경쟁하는 것보다 ‘상호 보완’을 해야 한다. ‘상호 보완’은 서로
의 장점을 극대화하는 것이다. 참고로 축구 경기를 보면 가끔 키 큰 선수와 키 작은 선수를 최전방에
놓기도 하는데, 이것을 ‘빅 앤 스몰’ 조합이라고 하며, 이것은 서로의 장점을 극대화하는 것이다.
키가 큰 선수들은 대부분이 스피드 면에서는 느릴 수밖에 없다. 대신 공중 볼 처리에는 강점이 있다.
반대로 키가 작은 선수는 공중 볼에는 약하지만 스피드는 빠르다. 이처럼 서로 다른 스타일의 선수들
이 최전방에 있으면 수비수들이 막는 데 애를 먹는다. 둘 다 키가 크거나 둘 다 키가 작고 빠르면 오
히려 수비는 막기가 쉽다. 그래서 장점을 살리지 못하기에 공존을 하기가 쉽지 않다. 반대로 빅 앤 스
몰 조합은 두 선수가 위치를 바꾸면 수비수들은 혼돈에 빠질 수 있어 그만큼 막기 힘들다. 이것이 바
로 서로의 장점을 극대화해 공존하는 것이다.
인간과 인공지능도 마찬가지다. 인간은 창조적인 면에서 강점을 보이고 인공지능은 계산하는 면에서
강점을 보인다. 서로의 장점을 극대화하는 것이 공존하는 길이다. 1차 산업 혁명 때도 인간과 기계는
공존의 길을 택했다. 이런 점에서 인간과 인공지능이 공존을 하려면 서로의 장점을 극대화해서 상호
보완을 해야만 한다.
인간은 무엇을 특화해야 할까?
창조하는 능력을 특화해야 한다: 인공지능과 비교해서 인간이 비교우위를 점할 수 있는 것, 인공지능
은 하지 못하고 오로지 인간만이 할 수 있는 것은 창조하는 능력이다. 그런데 창조하는 것은 백지상태
에서 새로운 것을 만드는 것이 아니라, 기존의 것을 바탕으로 이것을 융합해서 새로운 것을 만드는 것
이다.
그런데 기존의 것을 융합해서 새로운 것을 만들어 내는 것은 이전부터 계속해 온 것이다. 불을 사용해
서 음식을 익혀 먹고, 수렵과 사냥을 하는 것에서 농업과 축산업으로 전환한 것이 그 시작이다. 불은
인간이 사용하기 전부터 존재했고, 동물과 작물도 마찬가지다. 자연에서 성장하던 것을 인간의 손으로
키우기 시작한 것이 농업과 축산업의 시작이고, 이것을 ‘신석기 혁명’이라 부른다.
농업과 축산업도 기존의 것을 바탕으로 새로운 것을 만들어 낸 것이다. 이것은 식량을 안정적으로 얻
기 위해 자연에서 성장하던 동물과 식물 중 인간이 비교적 키우기 쉬운 것을 직접 키워 보자고 시작한
데서 출발한 것이다. 인간이 다른 동물에 비해 가지고 있는 신체적인 능력은 떨어지지만 지적인 능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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누구도 알려주지 않는 인공지능 이야기
은 비교할 수 없을 정도로 뛰어나다. 이것을 특화해서 농사를 시작하면서 더 이상 다른 동물과 경쟁을
하지 않게 되었다. 이것이 인간만이 할 수 있는 일을 특화시킨 것의 시작이다.
신석기 혁명 이후 혁명이라고 부르는 것은 바로 ‘산업 혁명’이다. 이 시기는 기계와 인간이 대결하는
시기였다. 이 시기 생산력 면에서는 기계가 인간보다 훨씬 뛰어났기 때문에 더 이상 생산력에서는 인
간이 비교우위를 보일 수 없었다. 그래서 인간만이 할 수 있는 기계 설계, 기계 설계 교육을 특화시킨
것이다. 이런 흐름은 지금의 4차 산업 혁명 시대도 마찬가지다. 계산하고 검색하는 것에서 더 이상 인
간이 인공지능을 이길 수 없다. 그렇기에 인간만이 할 수 있는 일을 찾아야만 한다. 인간만이 할 수 있
는 일은 바로 창조를 하는 것이다. 즉, 창의력을 발휘하는 것이다.
4차 산업 혁명 시대 인간이 해야 하는 창조는 여러 가지 빅 데이터 중 서로 관련이 없는, 즉 공통점이
없는 데이터를 융합해서 새로운 것을 만드는 것이다. 데이터베이스는 여러 개의 테이블로 구성이 되는
데, 반드시 유일한 값을 가지는 키(key)가 존재한다. 학교에서 학번, 회사에서 사번이 대표적이다. 여러
개의 테이블을 사용해서 계산을 하고 값을 표현하기 위해서는 공통적인 키가 있어야 한다. 이것을 조인
(join)을 한다고 하는데, 이 원리가 적용된 것이 블록체인이다.
회사에서 급여 계산이나 인사 고과, 발령 사항을 처리하는 것도 사번이라는 공통의 키가 존재하기 때문
이다. 공통의 키가 없다면 각각의 테이블에서 특정 사람에 대한 정보를 불러올 수 없다. 이는 공통의 키
가 없는 데이터베이스 테이블끼리는 아무것도 할 수 없다는 것이다. 이것이 ‘폰 노이만 컴퓨터’의 한계
이자 인공지능의 한계다.
반면에 인간은 어떤가? 인간은 공통의 키를 가지고 있는 데이터는 물론이거니와 그렇지 않은 데이터끼
리도 융합을 해서 새로운 것을 만드는 것이 가능하다. 참고로 영화 <전우치>는 조선 시대 소설 『전우
치전』을 바탕으로 했다. 영화가 소설과 다른 것은 전우치가 현대로 넘어가서 활약을 하는 것이다. 소
설 속 배경과 현대는 차이가 있고, 이것을 각각의 테이블로 만들면 공통적인 키는 없다. 그런데도 영
화는 두 시대를 융합해서 잘 그려 냈다. 이것은 인간만이 가능한 것이다. 그런데 인공지능이라면 이렇
게 그려 내지 못한다. 바로 이것이 창조하는 능력이다.
창조하는 능력은 다르게 생각하는 것으로부터: 지난 2005년 스탠퍼드 대학교 졸업 연설에서 스티브
잡스는 “Think Different.”라는 말을 했다. 우리말로 하면 ‘다르게 생각하라.’는 뜻인데 이 말에 창조는
‘다르게 생각하는 것부터’라는 것이 함축되어 있다. 그런데 다르게 생각한다는 것은 ‘어떻게 해야 할
까?’라는 질문에서 나오며, 이런 질문은 절대 ‘예/아니오’로 답할 수 있는 것이 아니다.
참고로 세종대왕은 한글을 창제할 때 ‘어떻게 하면 백성들이 쉽게 이해할 수 있는 글자를 만들 수 있
을까?’라는 질문을 놓고 끊임없이 생각했다. 그런데 이런 물음에는 정해진 답이 없고, 지금 상황에서
최선의 방법만 있을 뿐이다. 즉, 100명의 사람에게 이 질문을 했다면 100가지 답도 나올 수 있다는 것
이다. 바로 이것이 다르게 생각하는 것이며, 다르게 생각하는 것은 오직 인간만이 가능하다.
혹자는 AI 스피커를 보면 생각을 할 수 있다고 하지만 실상은 그런 것이 아니다. 프로그램된 답만 말
해줄 뿐이다. 예로 ‘최신 뉴스 찾아줘’를 “최신 거시기 찾아 줘.”라고 하면 AI 스피커는 “무슨 말인지
못 알아듣겠습니다. 다시 한번 말해 주시겠습니까?”라는 말만 되풀이한다. 반면 인간은 단번에 알아듣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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누구도 알려주지 않는 인공지능 이야기
거나 “최신 뉴스 찾아 달라는 것 맞습니까?”라는 질문도 가능하다. 이 외에도 여러 가지로 답변이 가
능하다. 바로 이런 부분이 인간과 인공지능의 차이점이다.
한 가지 질문에 여러 답변이 가능한 것은 결국은 인간이 다르게 생각하는 능력이 있기 때문이다. 그리
고 다르게 생각한다는 것은 기존의 것을 바탕으로 새로운 것을 만들 수 있다는 것이다. 아울러 개인마
다 다른 것을 만들 수 있다는 뜻이기도 하다. 아무튼 인간의 강점은 창조하는 능력이다. 이것은 인공
지능이 절대 할 수 없는 영역이기에 이것을 특화시켜 인공지능과 공존해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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누구도 알려주지 않는 인공지능 이야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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