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책,영화,리뷰,

(요약본)거인들의 인생문장

by Casey,Riley 2023. 3. 2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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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칭 ‘지혜 탐색가, 행복 연구가’로서 인문 고전을 탐독하며 성공, 행복에 이르는 길을 발견해 온
저자가 이 책을 통해 인생에 대한 고민이 많은 청장년층에게 ‘자기 인생에 주인공으로 사는 법, 제
대로 성공하는 법, 아름다운 사랑을 하는 법, 자녀를 행복하게 키우는 법, 마음의 평화를 얻는 법,
품격을 갖추는 법, 멋진 인생을 사는 법, 진정한 행복을 얻는 법’ 등을 전한다. 이 책이 각자의 인
생을 더욱 풍성하게 하는 데 도움이 될 것이다.

거인들의 인생문장


▣ Short Summary
“산다는 것, 그것은 치열한 전투이다.” 노벨 문학상 수상 작가 로맹 롤랑이 한 말이다. 그렇다. 우리는
너 나 할 것 없이 죽느냐, 사느냐를 결정하는 전장(戰場)에서 하루하루 살아가고 있다. 점령해야 할 목
표 고지는 성공과 사랑, 그리고 행복이다. 하지만 고지 점령은 쉽지 않다. 우리네 현재 모습을 보면 대
다수가 지쳐 있다.
한글도 제대로 모르는데 외국어 공부를 강요당하는 유소년, 무한 경쟁 학업에 내몰린 중고교생, 취업
난에 주눅 든 대학생, 결혼과 출산이 두려운 청장년, 자녀 교육과 노후 준비로 허리가 휜 중년, 삼중고
(가난, 질병, 고독)에 시달리는 노년…. 어느 세대 할 것 없이 다들 고단해서 웃음을 잃은 모습이다. 고
난, 고통이 언제 끝날지 기약조차 없다. 하지만 계속 실의에 빠져 살 수는 없지 않은가. 우리에겐 주어
진 인생을 아름답게 가꾸어 나갈 의무가 있다. 하루빨리 활기를 되찾아야 한다.
다행히 대문호 요한 볼프강 폰 괴테가 용기를 준다. “고통이 남기고 간 뒤를 보라! 고난이 지나면 반드
시 기쁨이 스며든다.” “희망만 있으면 행복의 싹은 그곳에서 움튼다.” 희망가를 부르며 행복한 삶을 맞
이하기 위해서는 당연히 필요한 노력을 해야 한다. 행복은 절대 거저 주어지지 않는다. 특히 청년기와
중장년기를 살고 있다면 자기 인생에 책임감을 갖고 더 큰 노력을 기울여야 한다.
성공과 사랑, 그리고 행복을 찾아 나서는 사람들에게 앞서 세상을 멋지게 살다 간 위인들의 언행은 큰
도움이 된다. 12세기 프랑스 철학자 베르나르 드 샤르트르가 “거인의 어깨에 올라타면 (세상을) 더 멀
리 볼 수 있다.”라고 말한 이유가 아닐까 싶다. 과거 위인, 현인들이 남긴 언행에는 인생의 각종 지혜
가 고스란히 담겨 있다. 이는 시행착오를 줄일 수 있는 삶의 이정표가 될 수 있다. 그들의 언행은 주로
그들이 직간접으로 남긴 저작물에서 발견할 수 있다. 문학 작품, 철학서, 역사서, 수상록, 자서전, 평
전 등으로 대부분 인문 고전에 속한다.
필자는 행복 탐구자를 자임하며 고전 독서에 푹 빠져 산 지 오래다. 독서 중에 발견한 좋은 문장, 멋진
발언, 명언 등을 혼자 즐기기에 너무 아깝다는 생각이 들었고, 많은 사람들과 공유하기 위해 이 책을
쓰게 되었다. 이 책은 자기 발견, 성공, 사랑, 자녀 양육, 시련 극복, 품격, 멋진 인생, 행복 등 8개 분
야 35개 주제로 구성되어 있다. 각 주제의 주인공은 모두 위인이고 현인이다. 철학자, 작가, 정치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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거인들의 인생문장

종교인, 영화배우 등이며 고대인도 있고 현존 인물도 있다. 주제마다 이들의 삶과 저작물, 멋진 문장이
나 발언을 입체적으로 소개했다. 그리고 이들의 여러 다른 저작물을 다각도로 분석해 해당 문장이나
발언이 나오게 된 배경을 추적했다. 여기에 우리 현주소를 대비시키고, 필자의 생각을 덧붙임으로써
독자들이 넓은 사유의 바다에서 헤엄칠 수 있도록 했다.
인생길이 탄탄대로인 사람은 드물다. 다들 구불구불한 산길이나 자갈길을 걸어간다. 그러나 노력하면
가끔 신작로를 만날 수도 있다. 그걸 기대하며 애써 노력하는 과정에서 우리는 성공과 사랑, 그리고
행복의 기쁨을 맛볼 수 있다. 독자들이 치열한 전투 현장에서 벗어나 평화로운 행복의 신작로를 찾는
데 이 책이 조금이나마 도움이 되었으면 좋겠다.

▣ 차례
프롤로그
Chapter 1. 자기 인생에 주인공이 되려면
자기 자신을 믿고 홀로 서라 _ 랄프 왈도 에머슨 《자기신뢰》
긍정 마인드로 희망을 노래하라 _ 프리드리히 니체 《짜라투스트라는 이렇게 말했다》
내 인생 내가 가꾼다 _ 헤르만 헤세 《싯다르타》
Chapter 2. 제대로 성공하려면
담대하게 전진하라 _ 버락 오바마 《약속의 땅》
잃어버린 시간은 되찾을 수 없다 _ 벤저민 프랭클린 《가난한 리처드의 달력》
책은 평생 읽어야 한다 _ 율곡 이이 《격몽요결》
세상을 널리 탐험하라 _ 니코스 카잔차키스 《영혼의 자서전》
돈은 축복이자 저주이다 _ 에밀 졸라 《돈》
Chapter 3. 아름다운 사랑을 꿈꾼다면
사랑에도 기술이 필요하다 _ 에리히 프롬 《사랑의 기술》
사랑, 미루지 말라 _ 레프 톨스토이 《세 가지 질문》
부부, 서로 사랑하되 속박하지 말라 _ 칼릴 지브란 《예언자》
용서하라, 그러면 네가 행복해진다 _ 달라이 라마 《용서》
참된 우정의 조건 _ 아리스토텔레스 《니코마코스 윤리학》
Chapter 4. 자녀의 행복한 성장을 바란다면
아이에게 자유를 돌려줘라 _ 장 자크 루소 《에밀》
조기 교육의 성공 조건 _ 존 스튜어트 밀 《자서전》
좋은 부모가 걸어야 할 길 _ 버트런드 러셀 《행복의 정복》
장애 자녀를 둔 어머니의 힘 _ 펄 벅 《자라지 않는 아이》
Chapter 5. 마음에 평화가 깃들게 하려면
방황은 바른길을 찾아가는 여정이다 _ 요한 볼프강 폰 괴테 《파우스트》
절망에서 희망을 찾는 법 _ 다산 정약용 《심경밀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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거인들의 인생문장

인생에는 한계가 없다 _ 닉 부이치치 《허그(Hug)》
죽음 앞에서도 면도를 하라 _ 빅터 프랭클 《죽음의 수용소에서》
화내며 살기엔 인생이 너무 짧다 _ 세네카 《화에 대하여》
‘최초의 현대인’에게 마음을 묻다 _ 아우구스티누스 《고백록》
Chapter 6. 품격을 갖추려면
멋은 자유다 _ 이어령 《읽고 싶은 이어령》
스스로 경계해야 품격이 생긴다 _ 마르쿠스 아우렐리우스 《명상록》
편견을 버려야 사랑할 수 있다 _ 제인 오스틴 《오만과 편견》
양심의 거울을 자주 들여다봐라 _ 빅토르 위고 《레미제라블》
교만이 겸손을 이길 수 없는 이유 _ 헤로도토스 《역사》
Chapter 7. 멋진 인생을 꾸미려면
세상에서 가장 ‘잘’ 살다 간 사람 _ 플라톤 《소크라테스의 변명, 크리톤, 향연, 파이돈》
유머로 최고의 인생을 가꾸다 _ 도미니크 엔라이트 《위트의 리더 윈스턴 처칠》
내면이 더 아름다운 여배우 _ 알렉산더 워커 《아름다운 인생 오드리 헵번》
소박하고 단순한 삶의 행복 _ 헨리 데이비드 소로우 《월든》
Chapter 8. 진정한 행복을 원한다면
노자의 물처럼 부드럽게 사는 인생 _ 최진석 《나 홀로 읽는 도덕경》
지금 이 순간을 온전히 즐겨라 _ 미셸 드 몽테뉴 《몽테뉴의 수상록》
남과 비교하지 않아야 행복해진다 _ 앙투안 드 생텍쥐페리 《어린 왕자》
참고 도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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거인들의 인생문장

거인들의 인생문장

자기 인생에 주인공이 되려면
긍정 마인드로 희망을 노래하라 : 프리드리히 니체 《짜라투스트라는 이렇게 말했다》
나는 나의 사랑과 희망으로 그대에게 명령한다.
그대 영혼 속의 영웅을 버리지 마라.
그대의 최고의 희망을 신성한 것으로 간직하라.
-프리드리히 니체 《짜라투스트라는 이렇게 말했다》
독일 철학자 프리드리히 니체(1844~1900)의 소설 《짜라투스트라는 이렇게 말했다》의 수많은 명문장
중 내가 가장 좋아하는 대목이다. ‘영웅’이 가리키는 의미와 멋진 명령형 문체 때문이다. 영웅의 뜻을
여러 가지로 해석할 수 있겠지만 나는 ‘무한 성장을 꿈꾸는 청춘의 긍정적 자세’라고 생각한다. 이 대
목은 주인공 짜라투스트라가 산 위에서 우연히 만난 청년에게 해 준 말이다. 소설에서 청년은 나무의
외로운 삶에 빗대어 자신이 키 큰 나무처럼 높이 오르려고 하면 할수록 주변 사람들로부터 외톨이가
된다고 한탄한다. 그러자 짜라투스트라는 원래 쾌락주의자들은 고귀한 사람들을 원한과 공포의 대상으
로 여긴다며 절망하지 말라고 조언한다. “고귀한 사람은 만인에게 귀찮은 존재임을 잊지 마라. 선량한
자들조차도 고귀한 자를 장애물로 생각한다. 그를 선량한 자라고 부르지만 그렇게 부르면서 그를 몰아
내려고 한다.”
《짜라투스트라는 이렇게 말했다》는 니체의 대표작이다. 니체 철학의 핵심인 ‘신의 죽음, 영원 회귀,
위버멘쉬(초인, 超人)’의 개념이 자세히 서술되어 있다. 니체는 고대 페르시아의 종교 철인 짜라투스트
라의 설교를 통해 자신의 사상을 기술했다. 루터파 목사의 아들인 니체는 40세 전후에 쓴 이 작품에서
신의 죽음, 신의 부재를 주장해 19세기 후반 유럽 사회를 충격에 빠뜨렸다. 그를 ‘망치 든 철학자’라
부르는 이유다. 하지만 니체는 한때 스승으로 삼았던 쇼펜하우어가 염세주의 사상에 빠진 것과 달리
삶의 긍정적 요소에 주목했다.
작품 전편이 아름다운 시적 산문으로 꽉 차 있다. 다양한 등장인물과 풍부한 비유, 흥미로운 스토리
전개, 애잔한 사랑의 노래 등은 독자들을 사로잡는다. 딱딱할 수밖에 없는 철학서임에도 현대인의 애
독서로 자리 잡고 있는 이유다. 니체가 짜라투스트라의 입을 통해 묘사하는 초인은 자기 자신과 세상
을 긍정하는 건강하고 창조적인 인간이다. 본인 스스로에게 가치를 부여함으로써 주체적이며 독립적인
삶을 추구하는 사람이다. 따라서 짜라투스트라는 희망과 긍정 메시지 전도사라 하겠다.
짜라투스트라의 설교 여행은 40세에 시작된다. 30세에 입산해 10년간의 깨우침 끝에 세상 사람들을
만나러 나간다. 마치 예수와 석가모니의 행적을 연상케 한다. 그는 희망 전도사답게 출발부터 자신감
에 가득 차 있다. “나는 나의 목표를 향해 나아가리라. 나의 길을 걸어가리라. 나는 망설이는 자들과
나태한 자들을 뛰어넘으리라. 그리하여 나의 행로가 그들의 몰락이 되게 하리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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거인들의 인생문장

첫 설교는 인간이 초인으로 성장하는 세 단계를 주제로 삼았다. 니체 철학의 핵심이다. 낙타와 사자,
어린아이의 비유가 그것이다. 1단계인 낙타는 무거운 짐을 지고 사막을 걸어가며 ‘반드시 해야 한다’로
상징되는 용(다른 사람)의 지배를 받는다. 고통을 견디다 못해 반항하기 시작하는데 그것이 2단계인
사자다. 사자는 우여곡절 끝에 용을 물리치지만 용이 사라진 세상에서 아무런 역할도 하지 못하게 된
다. 삶의 의미도 찾지 못한다. 용이 사라진 세상에서 우리는 3단계 어린아이 같은 삶을 살아야 한다고
짜라투스트라는 말한다.
어린아이 같은 삶이란 ‘반드시 해야 한다’는 용의 무시무시한 힘이 존재하지 않기에 뭐든 하고 싶은 대
로 할 수 있는 자유로운 환경을 가리킨다. 이처럼 삶의 가치를 자기 주도적으로 창조하고 이를 긍정하
는 사람을 니체는 초인이라고 정의했다. “어린아이는 천진무구 그 자체이며 망각이다. 하나의 새로운
시작이며 쾌락이다. 스스로 굴러가는 바퀴이며 시원(始原)의 운동이고 신성한 긍정이다. 그렇다. 나의
형제들이여. 창조라는 쾌락을 위해서는 신성한 긍정이 필요하다.”
그는 설교 때마다 긍정과 희망을 노래한다. “삶에 대한 그대들의 사랑이 그대들의 최고의 희망에 대한
사랑이 되게 하라. 그리고 그대들의 최고의 희망이 삶에 대한 최고의 사상에 이르도록 하라.” 짜라투
스트라는 긍정의 삶을 추구하는 데 가장 큰 걸림돌은 남이 아니라 자기 자신이라고 말한다. “그대 자신
이 부딪칠 최악의 적은 항상 그대 자신일 것이다. 그대 자신은 동굴과 숲속에 매복하여 그대를 기다리
고 있는 것이다. 고독한 자여, 그대는 그대 자신에게도 이르지 못하고 그대 자신과 그대의 일곱 악마
곁을 스쳐 지나갈 것이다.”
니체는 자기 관찰과 자기 발견의 어려움을 다른 저서에서도 자주 거론한다.
- “인간은 보통 자신에 대해 성(城)의 외벽 이상은 감지할 능력이 없다. 진짜 요새엔 접근하기도 어렵
고 그것이 보이지도 않는다.”(《인간적인 너무나 인간적인》)
- “우리는 우리 자신을 잘 알지 못한다. 우리를 인식하는 자들조차 우리 자신을 잘 알지 못한다. (중략)
우리가 우리 자신을 한 번도 탐구해 본 적이 없기 때문이다.”(《도덕의 계보학》)
이런 문장들은 자기 발견, 자기실현의 중요성을 격하게 설파했던 헤르만 헤세와 미셸 드 몽테뉴를 떠
올리게 한다. 니체는 이 지점에서 용기가 중요함을 강조한다. 짜라투스트라의 말이다. “오 나의 형제들
이여, 그대들은 용기를 가지고 있는가. 그대들은 용감한가. (중략) 용감한 자란 두려움을 알되 두려움을
지배하며 심연을 들여다보되 긍지를 가지고 들여다보는 자이다. 심연을 들여다보되 독수리의 눈으로
들여다보는 자, 독수리의 발톱으로 심연을 움켜잡는 그러한 자가 참으로 용기 있는 자이다.”
니체는 긍정적인 사람은 웃고 노래하고 춤춘다고 말한다. 짜라투스트라는 이렇게 설교했다. “자기 자신
의 길을 가고 있는지 아닌지는 걸음걸이에 나타난다. 나의 걸음걸이를 보면 그것을 알 수 있다. 자기
의 목표에 접근하고 있는 자는 춤을 추게 마련이다.” 자기 자신을 극복한 초인의 행복한 모습이라 여
겨진다.
니체가 살았던 시대는 기독 문화 과잉과 진화론의 등장, 노동의 기계화와 비인간화, 약육강식의 제국주
의와 천민자본주의 발흥으로 혼돈의 도가니에 휩싸여 있었다. 그러한 시대적 상황에서 그가 천재 철학
자로서 인간 개개인이 행복하려면 주체적인 삶을 반드시 도모해야 하고, 그래야 사회 전체가 발전할 수
있다고 주장한 것은 당연하다 하겠다. 지금도 크게 다를 것 같지 않다. 국가주의와 신자유주의가 범람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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거인들의 인생문장

는 요즘, 우리는 세상의 흐름을 쫓아가느라 숨이 턱턱 막힐 지경이다. 특히 사회생활을 막 시작한 30대
와 사회 중추 세력으로 발돋움하는 40대의 어깨는 더없이 무겁다. 생존을 위한 경쟁 체제는 더욱 심화
되고 최첨단 생산 수단이 끊임없이 등장함에 따라 한시도 긴장의 끈을 놓을 수 없다.
이런 때일수록 긍정과 희망의 끈을 잡고 살아야 한다. 사람에게는 자기 자신조차 믿을 수 없는 놀라운
능력이 있다. 꿈을 향해, 목표를 달성하고자 꾸준히 나아간다면 초월적 신의 도움을 받을 수도 있다.
단, 여기에는 조건이 있다. 바로 자기 정체성을 확보해야 한다는 것이다. 성장기에 있는 어린이나 청소
년이라면 몰라도 중장년이 되어서까지 자기 자신을 정확히 알지 못하는 건 불행한 일이다. 조금 늦었
더라도 자신이 누구인지, 왜 사는지, 어떤 삶을 살고 싶은지 다시 한번 곰곰이 생각해 봐야 한다.
평균 기대 수명이 길어져 앞으로는 70세, 80세가 되어도 일을 계속해야만 하는 세상이 도래할 것이다.
긴 일생 동안 하고 싶지 않은 일을 억지로 하는 것은 고역이다. 지금 하는 일이 전혀 내키지 않는데도
생존을 위해 어쩔 수 없이 하고 있다면 인생 재설계를 깊이 고민해 봐야 한다. 주변 환경이 어느 정도
뒷받침되어야 하겠지만 나답게 사는 길을 찾는 것은 진정한 행복을 위해 필수다. 나의 존재, 나의 가
치를 정확히 찾아서 그것을 충실히 누릴 줄 알아야 한다. 그래야 내 영혼이 자유로워진다. “이제 나는
명령한다. 짜라투스트라를 버리고 그대들 자신을 발견하라고.” 니체 자신이 쓴 묘비명이다. 결국 철인
도 영웅도 넘어서야 한다는 것이다.

아름다운 사랑을 꿈꾼다면
부부, 서로 사랑하되 속박하지 말라 : 칼릴 지브란 《예언자》
서로 사랑하되 속박이 되도록 하지는 마십시오.
사랑이 두 분 영혼의 해변 사이에서 출렁이는 바다가 되게 하십시오.
-칼릴 지브란 《예언자》
칼릴 지브란(1883~1931)은 ‘중동의 성자(聖者)’라 불린다. 성자란 지혜와 덕이 매우 뛰어나 깊이 우러
러 본받을 만한 사람을 가리킨다. 기독교에서는 거룩한 신자나 순교자, 불교에서는 모든 번뇌를 끊고
바른 이치를 깨달은 사람을 말한다. 지브란이 바로 이런 사람이다. 레바논 출신 시인이자 화가인 지브
란은 위대한 철학자라 해도 과언이 아니다. 그의 작품들을 읽다 보면 그의 사상이 심오하고 인생을 달
관했다는 느낌을 받는다. 영적이며 신비적인 삶의 이미지도 한몫했을 것이다. 특히 산문시집 《예언자》
는 현대인들에게 사랑과 행복의 바이블이라 해도 지나치지 않다.
첫머리에 소개한 문장은 《예언자》 중 ‘결혼에 대하여’란 시에 나오는 표현이다. 사랑의 결실로 결혼을
하더라도 두 사람의 생각과 말과 행동이 서로 다를 수 있다는 점을 깨달아야 비로소 행복한 부부가 될
수 있다는 것을 이처럼 멋지게 묘사했다. 이 시는 한 마디 한 마디가 찬란하게 빛나는 예술이다.
“두 분이 함께하시되 그 안에 공간이 있게 하십시오. 두 분 사이에서 하늘의 바람이 춤추게 하십시오.”
“서로의 잔을 채워 주되 한쪽 잔에서만 마시지 마십시오. 서로에게 자기 빵을 나누어 주되 한쪽 조각
만을 먹지는 마십시오. 함께 노래하고 춤추며 기뻐하되 각각 혼자이게 하십시오.” “함께 서십시오. 그
러나 너무 가까이 서지는 마십시오. 성전의 기둥들도 서로 떨어져 서 있고, 참나무 삼나무도 서로의
그늘 속에서는 자랄 수 없기 때문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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거인들의 인생문장

지브란은 1883년 레바논 북부 산골 마을에서 태어났다. 예수 그리스도의 탄생지와 인접한 곳이어서
주민들은 주로 기독교 신앙을 갖고 살았다. 그는 어릴 적부터 자연과 더불어 영적 생활을 한 것으로
보이며 삼나무 숲이 우거진 골짜기에서 자연이 들려주는 음악과 침묵을 감상하며 자랐다. 아버지가 생
활력이 강하지 못해 집이 가난했지만, 어머니는 기독교 마론파 신부의 딸로, 프랑스어에 유창하고 미
술과 음악에 재능이 있었다.
그의 나이 12세 되던 해 아버지를 제외한 일가족은 미국으로 이민을 가 보스턴에 정착했다. 그의 어린
시절 지적 예술적 성장에는 어머니의 영향이 컸던 것으로 보인다. 지브란은 초기 작품 《부러진 날개》
에서 어머니를 이렇게 묘사했다. “인간의 입술 위에 떠오르는 가장 아름다운 말은 ‘어머니’라는 말이다.
또한 가장 아름다운 부름은 ‘나의 어머니’라고 부르는 소리이다. 그것은 희망과 사랑에 충만한 말이며,
가슴 밑바닥에서 솟아오르는 감미롭고도 다정한 말이다.”
보스턴에서 2년간 영어를 익힌 지브란은 고국의 수도 베이루트에 돌아가서 모국어인 아랍어로 문학을
공부했다. 5년 뒤 보스턴으로 돌아온 직후 그는 사랑하는 어머니와 형을 잃고 실의에 빠진다. 재기의
몸부림 끝에 지브란은 부유한 여자 교장 선생 헤스켈의 도움을 받아 프랑스로 건너가 문학과 그림을
공부했다. 이곳에서 저명 조각가 오귀스트 로댕과 친교를 맺기도 했다. 3년 뒤 미국으로 돌아와 뉴욕으
로 거처를 옮긴 지브란은 이곳에서 본격적으로 작품 활동을 전개한다. 이런 인생 행보의 영향인 듯 그
는 아랍과 서구, 이슬람과 기독교라는 이중적 세계관을 갖고 살았다. 10년 연상의 후원자이자 연인인
헤스켈과 죽을 때까지 친교를 맺었으나 결혼하지 않은 걸 보면 ‘절제된 사랑’을 즐긴 것 같다.
영어로 쓰인 그의 대표작 《예언자》는 약 10년간의 작업 끝에 1923년 출판되었다. 헤스켈의 노력과 조
언이 많이 담긴 것으로 짐작된다. 《예언자》는 알무스타파라는 현인이 12년간 머물던 오팔리즈를 떠나
고향 섬으로 돌아가면서 주민들에게 삶의 진리를 전하는 형식으로 구성되었으며 출생에서 죽음까지
26개 주제를 다루고 있다. 《예언자》는 출판되자마자 선풍적인 인기를 끌었으며, 이후 100개 이상의
언어로 번역되어 성경 다음으로 많이 팔린 책으로 꼽힌다. 단테의 《신곡》이나 니체의 《짜라투스트라
는 이렇게 말했다》에 버금가는 작품이란 평가를 받는다.
문장 하나하나가 우아하고 아름답기 그지없는 데다 내용이 시공을 초월해 누구나 공감할 정도로 진실
되기 때문일 것이다. 평소 인간 심성의 깊은 곳을 꾸준히 탐색한 결과가 아닐까 싶다. 지브란은 생전
에 “시인은 영혼의 치유자, 인류 구원을 위해 예술을 가져다주는 예언자”라고 말했다. 《예언자》에서
결혼의 전제가 되는 사랑에 대해 지브란은 이렇게 노래했다. “사랑은 여러분에게 금관을 씌우기도 하지
만 여러분을 십자가에 못 박기도 합니다. 사랑은 여러분을 자라게도 하지만 여러분의 가지를 쳐 내기
도 합니다. 사랑은 높이 올라가 햇살을 받으며 하늘거리는 여린 가지를 어루만지기도 하지만 밑으로
내려가 대지에 박힌 뿌리를 뒤흔들기도 합니다.”
이처럼 지브란은 사랑과 결혼을 매우 현실적으로 진단한다. 지고지순한 사랑을 경험할 수도 있겠지만
그것이 지속되기 어렵다는 점을 가르치고 싶어 했다. 특히 결혼은 상상 속의 낭만이 아니라 삶의 현실
임을 강조했다. ‘결혼에 대하여’란 시는 부부가 굳이 하나가 되고자 집착하지 말라는 메시지를 담고 있
다. 실제로 우리는 이 시대 젊은 부부들이 하나가 되지 못해 안달복달하는 과정에서 사이가 틀어지는
모습을 자주 목격한다. 부부가 일심동체(一心同體)가 아니라 이심이체(二心異體)임을 깨닫지 못한 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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거인들의 인생문장

따른 불화다. 미국의 저술가 존 그레이는 일찍이 부부학 지침서 《화성에서 온 남자, 금성에서 온 여
자》란 책에서 이 부분을 명쾌하게 짚었다. “화성에서 온 남자와 금성에서 온 여자는 자신들이 서로 다
른 행성 출신이고, 따라서 서로 다를 수밖에 없다는 사실을 기억하지 못했다. 그들이 지금까지 알고
있던 서로의 차이점들이 기억에서 모두 지워지면서 충돌하기 시작했다.”
부부가 서로의 생각 차이를 명확히 인식하고 상호 존중하면 갈등 요인이 생기지 않는다. 약 30년간 전
혀 다른 환경에서 자란 두 사람이 아무리 사랑한들 한 공간에 살다 보면 충돌하기 마련이다. 이때 그
차이를 당연한 것으로 받아들이는 것이 중요하다. 내가 상대방과 다를 뿐이지 상대방이 틀린 게 아니
라는 사실을 인정하면 실이 꼬일 리 없다. 남자는 고무줄 같고, 여자는 파도 같다는 그레이의 진단처
럼 부부가 남녀 간의 보편적 성격 차이까지 인정하면 더없이 평화로울 것이다. 남자는 자기 동굴로 들
어가고 싶어 하고, 여자는 이야기를 하고 싶어 한다는 진단도 마찬가지다.
이런 얘기가 나오는 것은 ‘결혼 속의 사랑’ 지키기가 생각보다 쉽지 않기 때문이다. 흔히 결혼은 사랑
의 종말이라고 한다. 사랑의 결실인 결혼이 사랑의 종말이라니, 아이러니가 아닐 수 없다. 하지만 그런
느낌을 갖는 부부는 의외로 많다. 왜 그럴까. 결혼은 연애에 종지부를 찍고 법적 책임이 수반되는 가
정을 이루는 것이기 때문이다. 두 사람의 사랑에 갑자기 부모 형제, 일가친척이 끼어든다. 법과 제도로
배타적 사랑을 보장받게 되지만 그에 따른 책임과 의무가 가볍지 않다. 두 사람의 권한과 의무가 균형
있게 작동되면 별문제 없겠지만 그것이 한쪽으로 기우는 순간 분란이 일어나게 된다.
지브란의 성찰과 가르침은 이 부분을 정확히 짚어 준다. 사랑을 하되 서로 속박하지 말라는 것이다.
가정을 이뤄 함께 살지만, 일정한 거리를 둬야 부딪치지 않는다는 생각이다. 함께 서되 너무 가까이
서지 말라는 시구는 냉정하기 짝이 없는 표현이다. 사랑하던 두 사람이 결혼을 하게 되면 흔히 상대방
의 사랑을 의심하게 된다. 사랑이 식었는데도 어쩔 수 없이 사는 것 아니냐는 느낌을 갖기 일쑤다. 하
지만 상대방의 고독을 이해하고 흔쾌히 빈자리를 내어 주면 그런 느낌이 사라질 수 있다. 그러려면 자
기 배우자가 자기만의 독창적인 내면을 가진 고유한 인격체라는 사실을 마음 편하게 인정해야 한다.
원만한 결혼 생활을 위해서는 불타는 사랑보다 냉정한 사랑이 더 좋을 수도 있다. 이것이 지브란의 가
르침이다.

마음에 평화가 깃들게 하려면
죽음 앞에서도 면도를 하라 : 빅터 프랭클 《죽음의 수용소에서》
나는 살아 있는 인간 실험실이자 시험장이었던 강제 수용소에서
어떤 사람들이 성자처럼 행동할 때 또 다른 사람들은 돼지처럼
행동하는 것을 보았다. 사람은 내면에 두 개의 잠재력을
모두 가지고 있는데, 그중 어떤 것을 취하느냐 하는 문제는
전적으로 본인 의지에 달려 있다.
-빅터 프랭클 《죽음의 수용소에서》
제2차 세계 대전 종전 직전이던 1945년 나치 강제 수용소에서 있었던 일이다. 그해 2월, 꽤 유명한
유대인 작곡가이던 수감자 F 씨는 꿈을 꾸었다. 어떤 예언자가 나타나 소원을 말해 보라고 하길래, 자
신의 고통과 공포가 사라질 날이 궁금하다며 전쟁이 언제 끝날지 물었다. 예언자는 3월 30일이라고 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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거인들의 인생문장

했단다. 이후 F 씨는 그날을 기다리며 하루하루 희망에 찬 나날을 보냈으나 3월의 전황은 전혀 희망적
이지 않았다. 3월 29일 그는 갑자기 아프기 시작했고, 열이 크게 올라 의식을 잃었으며, 31일 죽고 말
았다. 독일은 5월에 패망했다.
저명한 심리학자이자 정신과 의사인 빅터 프랭클(1905~1997)이 자신의 저서 《죽음의 수용소에서》에
소개한 사연이다. 프랭클은 F 씨에게서 꿈 이야기를 직접 들었으며, 죽어 가는 모습을 의사의 눈으로
지켜봤다. 인간의 정신 상태가 육체의 면역력과 밀접한 관계가 있음을 말해 주는 단적인 예다.
《죽음의 수용소에서》는 프랭클 자신이 아우슈비츠 등 네 곳의 강제 수용소에서 3년간 직접 경험한 사
실을 토대로 저술한 인간 심리 보고서다. 죽음의 위협에 직면한 사람들이 구체적으로 어떻게 생각하고
행동하는지, 또 그것이 자신들의 건강에 어떤 영향을 미치는지 세밀하게 관찰한 정신 의학 리포트다.
프랭클은 이 한 권의 책으로 세계적인 명성을 얻었다. 강제 수용소 체험과 후속 연구를 토대로 ‘로고테
라피’라는 새로운 심리 치료 기법을 창시한 덕분이다. 로고테라피란, 자기 삶의 가치와 의미를 깨닫고
목표를 설정하도록 돕는 실존적 심리 치료 기법으로, 흔히 ‘의미 치료’라 번역된다.
프랭클은 오스트리아 빈에서 태어났으며, 빈 의과 대학에서 신경과와 정신과 수련을 받은 뒤 우울증
및 자살 연구에 매진했다. 그러나 유대인이라는 이유로 가족들과 함께 나치 강제 수용소로 이송돼 죽
을 고비를 수없이 넘겼다. 독일 패망으로 자신은 용케 살아났으나 부모와 아내, 동생은 죽음을 면치
못했다. 그는 수용소에서 사람이 ‘왜 살아야 하는지’ 삶의 의미를 알면 최악의 상황에서도 버틸 수 있
지만 그것을 놓칠 경우 곧바로 무너진다는 사실을 확인했다. 《죽음의 수용소에서》에는 그런 사례들이
구체적으로 기록되어 있다.
그가 마지막에 있었던 수용소의 경우 1944년 성탄절부터 새해 초까지의 사망률이 이전보다 확연히 높
았다. 이 기간에 사망률이 높았던 것은 보다 가혹해진 노동 조건, 식량 사정 악화, 새로운 전염병 때문
이 아닌 것으로 분석됐다. 수감자들이 성탄절에는 집에 갈 수 있을 것이라는 막연한 희망을 품었다가
그 희망이 무산되면 실의에 빠져 육체적 저항력이 크게 떨어졌기 때문인 것으로 파악됐다.
당시 프랭클 자신은 인간 이하의 취급을 받았지만 죽음의 그림자가 드리워진 수용소에서도 인간으로서
최소한의 존엄을 지키고자 부단히 노력했다. 하루 한 컵의 물이 배급되면 반 컵만 마시고 나머지로 세
수와 면도를 했다. 깨진 유리 조각으로 면도를 해야 하는 최악의 조건이지만 하루도 거르지 않았다.
그 덕분에 비교적 건강해 보일 수 있어 가스실로 잡혀가는 것을 면할 수 있었다고 한다. 그는 수감 중
헤어진 아내의 생사를 전혀 알 수 없는 상황에서 사랑의 진정한 의미를 깨닫고 아내와의 사랑을 확인
하기 위해서라도 반드시 살아남아야겠다는 각오를 다졌다.
죽음을 목전에 둔 상황에서도 프랭클은 삶의 의미를 생각했다고 한다. 수용소에 있을 때 발진 티푸스
환자 수용소에 자원봉사자로 일하러 갈 의사를 모집했을 때, 그곳에 가는 것이 죽음을 더 앞당긴다는
사실을 뻔히 알면서도 선뜻 받아들인 이유도 그 때문이었다. “만약 내가 죽어야 한다면 나는 내 죽음에
어떤 의미를 부여하고 싶었다. 의사로서 동료들을 돕다가 죽는 것이 그전처럼 비생산적인 일을 하는
노동자로 무기력하게 살다가 죽는 것보다 확실히 의미 있는 일이라고 생각했다.” 그리고 죽어 가는 수
감자들을 관찰한 프랭클은 그들의 심리 상황을 이렇게 진단했다. “자신의 미래에 대한 믿음을 잃어버린
수감자는 불운한 사람이다. 미래에 대한 믿음을 잃어버리면 그와 더불어 정신력도 상실하기 때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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거인들의 인생문장

그리고 결국 자기 자신을 퇴화시키고 정신적으로 육체적으로 퇴락의 길을 걷는다. 일반적으로 이런 현
상은 아주 갑자기 위기라는 형태를 띠고 일어난다.”
자신의 저서에서 프랭클은 철학자 프리드리히 니체가 한 말을 여러 차례 인용한다. “왜 살아야 하는지
아는 사람은 그 어떤 상황도 견뎌 낼 수 있다.” 니체는 이런 말도 남겼단다. “나를 죽이지 못한 것은
나를 더욱 강하게 만들 것이다.”
프랭클은 수용소에서 풀려나 고향에 돌아왔으나 가족은 여동생만 빼고 모두 죽은 것으로 확인되었다.
우울증과 자살 심리를 치료하던 자신이 심한 우울증에 빠지고 말았다. 그러나 정신을 되찾은 프랭클은
수용소 시절을 되돌아보며 원고를 쓰기 시작했다. 불과 9일 만에 완성한 독일어판 책의 제목은 《그럼
에도 불구하고 삶은 살 만하다고 말할 수 있다. 한 심리학자의 강제 수용소 체험에서》였다. 책을 내고
나서 폴리클리닉 병원의 신경과 과장으로 일했는데, 그곳에서 한 여성을 만나 재혼했다. 그러고는 로
고테라피 이론을 정립하고, 전 세계를 무대로 강연을 하며 이를 전파했다. 현대 심리학과 정신 의학에
서 각광받고 있는 로고테라피는 환자의 미래에 초점을 맞춘다. 언젠가 환자가 이뤄 내야 할 목표가 갖
는 의미를 찾도록 도와주는 것이 무엇보다 중요하다는 것이다.
그렇다. 당면한 상황이 똑같은데도 어떤 사람은 절망에 빠지지만 어떤 사람은 희망을 찾는다. 어떤 사
람은 어두운 죽음을 택하지만 어떤 사람은 활기찬 생명을 선택한다. 그런데 그 선택의 방향과 내용은
전적으로 본인 몫이다. 인생에서 의미 없고 하찮게 보이는 일이라도, 또 고통이 아무리 크더라도 나름
대로 삶의 의미를 찾아낸다면 얼마든지 그것을 극복할 수 있다. 프랭클은 수용소 생활 중 잃어버린 출
간용 원고 뭉치를 복원하는 것이 살아남는 의미였다고 회고한 적이 있다.
여기서 중요한 것은 책임감이라 생각된다. 삶의 의미를 찾아내는 주체는 결국 자기 자신이기 때문이다.
각자가 스스로 삶의 의미를 찾아 나서야 한다. 프랭클은 90세 때 쓴 자서전에서 이런 말을 남겼다. “삶
의 의미를 물어서는 안 된다. 나에게 발견되어 실현되길 기다리고 있는 ‘내 삶의 의미’를 적극적으로
찾아야 한다. 삶이 나에게 하는 질문에 답해야 한다. 우리 존재를 스스로 책임질 때 삶이 나에게 던지
는 질문에 답할 수 있다.”

진정한 행복을 원한다면
남과 비교하지 않아야 행복해진다 : 앙투안 드 생텍쥐페리 《어린 왕자》
너희는 아름답긴 하지만 속은 텅 비어 있어.
너희를 위하여 죽어 줄 사람은 아무도 없어.
물론 무심한 행인은 내 장미꽃도 너희와 비슷한 꽃쯤으로
생각하겠지만 나에게 있어서 내 꽃은 너희 전부보다도 훨씬 소중해.
-앙투안 드 생텍쥐페리 《어린 왕자》
프랑스 소설가 생텍쥐페리(1900~1944)가 쓴 《어린 왕자》는 ‘어른들을 위한 동화’다. 참된 사랑과 진
정한 행복을 위해서는 동심으로 돌아가야 한다는 메시지를 담고 있다. 어른의 눈에 잘 보이지 않는,
소중한 진리를 찾기 위해서는 어린이 같은 순수한 마음의 눈을 가져야 한다는 가르침이 새겨져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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거인들의 인생문장

생텍쥐페리는 소설 쓰는 비행사였다. 44세로 죽는 날까지 군부대와 민간 항공사에서 비행기를 몰았다.
어린 왕자는 비행사의 1인칭 관찰자 시점에서 어른들의 메마른 인생관을 비판하는 내용으로 꾸며져 있
다. 2차 세계 대전 중 미국에서 발표된 이 소설은 작가 자신이 1935년 비행 도중 아프리카 사하라 사
막에 불시착했다 기적적으로 구출된 경험에서 영감을 얻어 썼다고 한다.
조그만 별나라에 혼자 사는 어린 왕자는 한 송이 장미꽃의 변덕을 견디지 못해 다시는 돌아오지 않을
요량으로 별 여행을 떠난다. 여섯 개의 별을 거쳐 일곱 번째로 아프리카 사하라 사막에 내려온 왕자는
혼자서 비행기 고장 수리 중이던 비행사를 만나 친구가 된다. 왕자는 사막을 돌아다니다 장미 정원을
발견한다. 신기하게도 이곳 장미는 자기 별에 두고 온 장미와 똑같이 생겼으며 무려 오천 송이나 되었
다. 왕자는 갑자기 불행이 느껴졌다. ‘나는 이 세상에서 단 하나밖에 없는 꽃을 소유한 부자라고 생각
했었는데, 아주 흔한 장미꽃 한 송이를 가졌을 뿐이니, 이것으로 봐서 난 굉장한 왕자가 못 되겠지….’
이런 생각에 풀밭에 엎드려 울음을 터뜨렸다. 그때 여우가 나타나 왕자에게 자신을 길들여 줄 것을 요
구한다. 여기서 길들임이란 서로 친분 관계를 맺는 것을 뜻한다. 길들여진 여우는 왕자에게 장미 정원
에 다시 가 보라고 조언한다. “이제 네 꽃이 이 세상에서 단 하나뿐이라는 걸 알게 될 거야. 그러고 나
서 나한테 작별 인사를 하러 오면 선물로 비밀 하나를 가르쳐 줄게.”
첫머리에 소개한 문장은 어린 왕자가 다시 찾아간 정원에서 오천 송이 장미꽃을 향해 한 말이다. 그러
고는 이렇게 덧붙인다.
“(나는 내 장미가) 불평하는 소리나 자랑하는 소리, 때로는 잠자코 있는 것까지도 귀 기울여 주었지.
그건 내 꽃이었으니까.”
어린 왕자가 여우를 찾아가 작별 인사를 했다. 그러자 여우가 말했다.
“잘 가. 내가 줄 선물은 말이야. 아주 간단해. 마음으로 보아야 잘 볼 수 있다는 거야. 가장 중요한 건
눈에 보이지 않거든.”
왕자는 자기 별로 돌아갔다. 헤어지기 전 비행사에게 이렇게 말했다.
“밤마다 별들을 쳐다봐. 내 별은 너무 작아서 어디 있는지 여기서 보여 줄 수는 없지만 차라리 그게
더 나아. 내 별은 아저씨에게 여러 별들 중의 하나가 될 테니까. 그러면 아저씨는 어느 별이든 쳐다보
는 게 좋아질 거야. 그 별들이 모두 아저씨의 친구가 될 테니까.”
소설 《어린 왕자》는 어른들이 크고 많은 것에 집착하고, 과시욕과 허영심에 휩싸인 나머지 진정으로
소중한 것을 간과하고 있다고 질타한다. 작가는 어린이가 새로 사귄 친구에 관해 이야기할 때 정작 중
요한 것은 묻지도 않는다고 꼬집는다. ‘그 친구의 목소리는 어떠니? 그 친구는 어떤 놀이를 좋아하니?
나비를 수집하니?’라는 말은 절대로 하지 않는다. ‘나이는 몇이니? 형제는 몇이니? 몸무게는 얼마니?
아버지 수입은 얼마니?’라는 질문만 한다고 했다. 그렇다. 우리 어른들은 숫자를 좋아한다. 집을 보면
담장 위의 꽃이나 지붕 위의 비둘기는 보지 않고 가격이 얼마인지 먼저 따진다. 숫자를 서열화하고 숫
자의 크고 작음에 따라 가치를 평가한다. 사람까지도 그렇게 평가하려 든다.
어린 왕자는 여섯 개 별을 여행하며 도무지 이해할 수 없는 어른들을 만난다. 각기 왕, 허영꾼, 술주정
뱅이, 사업가, 가로등 켜는 사람, 지리학자가 사는 곳이다. 하나같이 자기 자신에게 도취되어 남에게는
마음을 쏟지 않는다. 왕은 따르는 백성이 한 명도 없는데도 명령하며 산다. 허영꾼은 허위의식에 꽉
차 칭찬만 즐긴다. 술주정뱅이는 술 마시는 것이 부끄러워 견딜 수 없어 모든 걸 잊기 위해 술만 마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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거인들의 인생문장

다고 했다. 사업가는 매일 돈을 세어 장부에 기록하는 일만 한다. 지리학자는 현장은 아예 관심을 두
지 않고 의미도 없는 기록만 해 댄다.
지구상엔 인구가 어마어마하게 많으니 이런 사람도 엄청 많다. 왕자는 철도 역무원과 상인을 만나 사
람들이 소유욕에 사로잡혀 있음을 확인하고 실망하게 된다. 이것이 자기 별로 돌아간 진짜 이유 아닐
까. 우리는 어린 왕자를 통해 ‘절대적 행복’의 중요성을 새삼 확인하게 된다. 행복은 남과 비교하면 얻
기 어렵다. 자기가 행복하면 그만인 것을 끊임없이 남과 비교하려는 게 우리네 보통 사람들의 모습이
다. 명성, 돈, 권력 등 행복의 외부적 구비 조건을 남과 비교하다 보면 만족하기 힘들다.
자신의 현주소를 남과 비교하기 시작하면 끝이 없다. 1등이 아니면 완전히 만족하기 어렵다. 만족하지
못하면 감사하는 마음을 가질 수 없고, 감사하는 마음이 없으면 행복해질 수 없다. 반대로 남과 비교
하는 습관을 버려야 매사에 만족할 수 있고, 만족해야 감사하는 마음이 생긴다. 감사하는 마음을 가져
야 비로소 행복감을 느낄 수 있다. 남과 비교하지 않음이 행복의 출발점임을 말해 준다. 위인들이 이
구동성으로 이를 강조한 이유가 아닐까 싶다.
어린 왕자는 여우의 가르침을 통해 자기 별에 있는 장미만을 사랑하겠다는 생각을 갖게 되었다. 도처
에 아름다운 장미가 피어 있는 넓은 세상과 인연을 끊고자 했다. 비교하지 않기 위해서다. 이게 바로
절대적 행복을 구하는 방법이다. 하지만 우리는 경쟁 속에 살기 때문에 상대적 행복을 찾는 데 익숙해
져 있다. 행복할 만큼 충분히 많은 것을 갖추었음에도 허기를 느낀다. 남의 평가에 귀 기울이는 습관
을 움켜쥐고 산다.
나보다 남이 더 소중한 듯 끊임없이 주변을 살핀다. 이런 사람에게 행복은 없다. 절대적 행복을 얻기
위해서는 용기가 필요하다. 세상의 중심이 자기 자신임을 인식해야 한다. 크고 아름다운 것이 눈에 보
인다고 그것을 모두 취하려는 건 어리석은 일이다. 비록 작고 부족할지언정 자신과 좋은 인연을 맺은
단 하나를 좋아하는 마음의 결단이 필요하다. 남과 비교하는 버릇을 고쳐야 눈에 보이지 않는 소중한
것을 발견할 수 있다. 그것이 바로 참된 행복이다. 행복은 누구나 손에 넣을 수 있고, 우리 가까운 곳
에 있다. 마음속에 만족감과 감사함을 느끼면 행복은 반드시 찾아온다. 언젠가는 어린 왕자가 사는 작
은 별에 한번 가 보고 싶다. 가냘픈 장미꽃에 물을 주며 그와 함께 석양을 바라보고 싶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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거인들의 인생문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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