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책,영화,리뷰,

누군가 당신의 방황에 함께하기를

by Casey,Riley 2020. 5. 1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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저자 루쓰하오는 지금까지 해온 연애에 대해, 나를 지탱해주는 가족에 대해, 그리고 불안하지만
어둡지만은 않은 미래에 대해서 이야기한다. 우리는 학창시절의 어설픈 연애를 통해서 사람과의
관계는 내 마음대로 흘러가지 않는다는 것을 뼈저리게 깨닫게 된다. 하지만 가족이라는 변하지 않
는 내 편이 있고, 그를 통해 내가 혼자가 아니라는 점을 새삼스럽게 알게 된다. 그리고 그것을 바
탕으로 불안해 보이는 미래로 한 걸음씩 내딛는다.

누군가 당신의 방황에 함께하기를

▣ 저자 루쓰하오
유치 대마왕이고 큰 꿈을 꾼다. 나는 나의 미래를 진심으로 믿는다. 사소한 일 하나에 온종일 기분이
좋을 수 있는 사람이다. 도시에서 길을 잃어버리는 길치이고, 망상을 하느라 시간을 묶어두고 시간과
경주를 하는 사람이다. 밤새우는 일을 좋아하고, 얼마 안 되는 글로 고독한 우주를 비추는 망상을 하
는 사람이다. 먼저 크게 떠벌리고 나서 죽어라 이를 실현하려고 애쓰는 바보다.


▣ Short Summary
어디로 가야할지 감이 잡히지 않을 때가 있다. 이제 대학을 졸업하고 무엇을 해서 먹고살지를 고민하
는 나이가 되었다. 하고 싶은 일과 할 수 있는 일 사이에서 고민하는 것이 아니라, 일이 있느냐 없느냐
사이에서 고민한다. 반짝반짝해야 할 얼굴은 이미 찌들었고, 벌써부터 인생에 의미가 있는지를 묻게
된다. 어딘가에서 에너지를 얻고 싶은데 숨만 쉬어도 내 에너지가 빠져나가는 것만 같다.
루쓰하오는 이제 사회를 향해 걸음을 내딛기 시작한 자신의 이야기를 풀어내어 많은 사람들의 공감을
얻어낸 에세이 작가이다. 특히, 이 책은 출간되자마자 중국 모든 서점의 베스트셀러 리스트를 석권했
다. 이렇게 루쓰하오의 글이 많은 사람들의 마음을 울린 것은 가식이 없이 진솔하면서도, 마치 등을
두드려주는 친구처럼 ‘다시 한 번 힘내서 살아보자’는 긍정적인 에너지를 주기 때문일 것이다.
저자 루쓰하오는 지금까지 해온 연애에 대해, 나를 지탱해주는 가족에 대해, 그리고 불안하지만 어둡
지만은 않은 미래에 대해서 이야기한다. 우리는 학창시절의 어설픈 연애를 통해서 사람과의 관계는 내
마음대로 흘러가지 않는다는 것을 뼈저리게 깨닫게 된다. 하지만 가족이라는 변하지 않는 내 편이 있
고, 그를 통해 내가 혼자가 아니라는 점을 새삼스럽게 알게 된다. 그리고 그것을 바탕으로 불안해 보
이는 미래로 한 걸음씩 내딛는다.
루쓰하오가 이 책을 통해서 이야기하는 것은 당신이 특별한 존재가 아닐지라도 최소한 혼자는 아니라
는 것이다. 각기 나름대로 아프고 힘들지만, 우리는 아픔과 상처를 나누고 극복할 수 있다. 엄청나게
아팠던 상처도 아무는 과정에서 나를 성장시켜주기도 한다. 쓰라렸던 연애를 통해 더 나은 사람이 되
고, 더 좋은 사람을 만나게 된다. 내 자신이 시시하게 느껴질 때, 내 상처가 유독 크다고 느껴질 때 이
책을 보자. 『누군가 당신의 방황에 함께하기를』에 가득한 긍정적인 에너지는 당신을 열정 부자로 만
들어줄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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누군가 당신의 방황에 함께하기를

▣ 차례
프롤로그
part 1 그럼에도 사랑
찌질이, 이번엔 네 차례구나?/ 같은 주파수에 있는 사람 / 우리는 성장하는 과정에서 또 다른 사람이
된다 / 사랑에도 유효기간이 있다 / 함께 공명할 수 있는 사람 / 견디기 힘들면 뭘 좀 먹어, 바보야 /
모든 만남에는 의미가 있다 / 37.2도 / 아킬레스건과 갑옷 / 내 삶의 히어로
part 2 꿈꾸는 청춘
이런 게 바로 청춘이지 / 인생은 한판의 도박 / 노력은 바로 노력의 대가다 / 때로는 뻔뻔하게 / 철 좀
안 들면 어때서? / 까치발을 들면 언젠가는 피곤해진다 / 미련해도 좋고 똑똑해도 좋다 / 과거에 바보
같지 않았던 사람이 있을까?
part 3 방황해도 괜찮아
그러든지 말든지, 나는 나만의 길을 간다 / 뿌리가 강하면 바람에 넘어지지 않는다 / 바보스러울 정도
의 끈기로 / 그럴 가치가 있었어? / 나만의 박자대로 / 어른이 되어 많은 것을 잃더라도 / 자신을 낭비
하지 않으려면 / 방랑이 헛수고일 뿐이라고?
part 4 세상을 벗 삼아
우육탕면 아니면 새우볶음밥? 내가 살게 / 결국엔 헤어지더라도 / 기억을 안주 삼아 술 한잔 하자 /
질투하지 않고 깔보지 않는 사이 / 이별은 늘 만남을 따라다닌다지만 / 이륙, 착륙, 안전, 적당 / 우리
는 모두 대략 난감한 나이가 되었다
에필로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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누군가 당신의 방황에 함께하기를

part 1 그럼에도 사랑
함께 공명할 수 있는 사람
예전에 나는 “당신이 누군가를 곱게 보지 않는다면 이는 당신의 수양이 부족하기 때문이다”라는 글을
보고서 허튼 소리라고 생각했다. 다른 사람이 잘못한 건데 왜 내 잘못이란 말인가? 예전에는 사소한
일로 싸우게 된 이유를 잊어버리더라도 필사적으로 자신을 변호하느라 상대도 나도 상처를 입었다. 그
러나 생각해보니 말을 좀 적게 한다고 죽는 것도 아니고, 독하게 굴수록 들어오는 것도 더욱 독해지는
듯하다. 남에게 퇴로를 열어주는 것이 결국에는 나 자신에게도 퇴로를 열어주는 것이다. 남이 틀렸다
고 논쟁을 벌이기보다는 행동으로 자신의 옳음을 증명하는 편이 낫다. 다툼은 세상에서 가장 시간을
낭비하는 일이다.
사람들은 저마다 자신만의 가치관이 있기 때문에 이를 이해해주려고 노력해야 한다. 만일 정말로 이해
할 수 없다면 그냥 떠나면 된다. 당신이 남을 설득할 수 없고 남도 당신을 설득하지 못하듯이 사람들
은 다 자신만의 고집이 있다.
예전에 영화 <관음산>에서 이런 대사를 보았다. “고독은 영원하지 않고 동행이야말로 영원하다.” 당시
에는 매우 감동적이었는데 나중에 생각해보니 동행이 영원한 것이 아니라 고독이야말로 영원한 것 같
다.
사람들은 모두 자신만의 가치관이 있다. 당신은 당신의 것이 있고, 나는 내 것이 있다. 당신은 당신의
생활이 있고 나도 나의 생활이 있다. 그러나 신기하게도 생활이 아무리 천차만별이어도 늘 어떤 공통
점을 찾을 수 있다. 그것은 바로 당신이 공평하다고 생각하든 말든 사람들은 모두 고독을 느낀다는 점
이다.
생활이 힘든 것은 나쁜 일이 아니라 그저 당신을 고독하게 만들 뿐이다. 이러한 고독 때문에 사람들은
무리를 짓기 원한다. 같은 무리가 있으면 같은 것을 보고 왜 그렇게 흥분했는지를 설명하지 않아도 돼
서 좋기 때문이다. 그런 경험을 하고 나면 느낌을 공유할 사람이 있고 힘들게 설명할 필요가 없다는
사실이 얼마나 행운인지 깨달을 수 있다.
만일 함께 나눌 수 있는 사람을 찾지 못한다면 성공도 아무런 의미가 없다. 세상 꼭대기에 서 있는 사
람이라도 여전히 자신의 희열을 함께 나눌 사람을 찾고 있을 수 있다. 또 누군가는 세상의 골짜기 밑
에서 넘어져서 자신과 함께 빠져나올 누군가를 기다리고 있을지 모른다.
사실 사람들은 함께 걸어가 줄 누군가를 필사적으로 찾고 있다. 이것이 바로 공명이라는 것이다. 가치
관에는 옳고 그름의 구분이 있을 수 있지만 이를 누군가에게 적용할 때는 그 구분이 쉽지 않다. 그저
자신의 생각에 동의해줄 수 있고 자신과 함께 걸어가고자 하는 사람을 찾으려고 노력할 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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누군가 당신의 방황에 함께하기를

2009년 애니메이션 <메리와 맥스>에서 나를 가장 감동케 했던 이 대사가 기억난다. “내가 너를 용서
하는 이유는 네가 완벽하지 않기 때문이란다. 너는 결코 완전무결하지 않아. 나도 그렇지. 완전한 사람
은 없어. 문밖에 쓰레기를 아무렇게나 버리는 사람들이지. 내가 어렸을 때는 그저 나 자신을 제외한
어떤 사람이든 되고 싶었어. 버나드 하젤호프 박사님이 말씀하셨어. 만일 내가 어떤 외로운 섬에 있다
면 나는 혼자서 생활하는 것에 적응을 해야 한다고. 거기에는 오직 야자나무와 나밖에 없지. 박사님은
내가 나 자신과 결점 그리고 나의 전부를 받아들여야 한다고 하셨어.
우리는 자신의 결점을 선택할 수 없고 그것들도 나의 일부분이기 때문에 우리는 그런 것들에 적응해야
만 해. 그러나 우리는 친구를 선택할 수 있지. 나는 너를 선택해서 정말 기쁘단다. 사람의 인생은 아주
긴 길이라서 아주 깨끗한 길도 있지만 나 같은 사람의 길은 바닥이 갈라지고 바나나 껍질이나 담배꽁
초가 떨어져 있어. 네 길도 내 것과 비슷하지만 내 길만큼 심하지는 않아. 언젠가는 네가 나의 길을 함
께 걸어갈 수 있었으면 좋겠어. 그때가 되면 우리는 연유 캔을 함께 나눠 먹을 수 있겠지. 너는 내 최
고의 친구이고 유일한 친구야.”
사람마다 가치관이 만들어지는 과정은 모두 다르다. 유일한 공통점은 그 과정이 당신의 생각보다 훨씬
길고 견고하다는 사실이다. 예전에 나는 다른 사람의 가치관에 도저히 동의할 수 없을 때는 그를 부정
하는 방식으로 자신의 옳음을 증명하려고 했다. 클럽에 자주 가는 사람을 나쁘다고 할 수 없고, 늘 빈
둥거리는 사람을 보고 그 사람의 미래가 없다고 말할 수 없다. 더욱이 늘 웃는 사람이라고 해서 아무
리 상처를 주어도 마음에 담아두지 않을 것이라고 생각해서는 안 된다.
이 세상에 완전한 사람은 없다. 그리고 인생의 길은 아주 길어서, 깨끗한 길도 있고 갈라지고 패인 곳
이 가득한 길도 있다. 그리고 우리의 길은 어느 날 만날 수 있다. 그때는 당신의 길이 어떤지, 과거에
얼마나 고통스러운 경험을 했는지는 아무 상관이 없다. 사랑도 그렇다. 진정한 사랑은 두 사람이 자신
의 상황에서 최선을 다하고 함께 성장하면서 감정이 공명하는 것이다.
사람들은 모두 자신이 선택한 길을 걸어간다. 그리고 그 길은 수만 가지가 있어서 길을 합칠 만한 친
구를 만나기는 정말 어렵다. 또한 사람들은 누구나 길을 걸어가는 과정에서 몇 번씩은 좌절감과 슬럼
프 그리고 외로움을 겪기 때문에 서로를 깔보거나 비난하지 않으려고 최대한 노력해야 한다. 서로 공
명할 수 없다면 최소한 상대방의 생활을 방해하지 않아야 한다.
시간이 갈수록 남을 비난하지 않고 다른 사람의 생활에 참견하지 않는 일이 쉽지 않은 수양이라는 생
각이 든다. 남을 곱게 보지 못하는 것이 자기 수양과는 아무 상관이 없을지도 모르지만 함부로 비판하
거나 잘 모르면서 참견하는 것은 자신의 수양과 분명 관련이 있다.
나는 내면의 소리에 귀 기울이고 다른 사람의 꿈을 얕잡아보지 않는 사람을 존경한다. 내면의 소리를
들을 수 있다는 말은 자신이 원하는 바를 잘 알고 외부 세계의 영향을 받지 않을 수 있다는 뜻이다.
그리고 다른 사람의 꿈을 얕잡아보지 않는다는 것은 인내심과 관용이 있어서 다른 사람을 비난하지 않
는다는 말이다. 나는 살면서 이런 면을 잘 갖춘 사람이 되고 싶다. 이런 면모를 바탕으로 하면 더 멀리
걸어갈 수 있다.
모든 강물이 흘러서 결국에는 바다에서 모이듯이, 먼 곳까지 걸어가면 당신의 길과 나란하거나 교차하
는 길을 만나게 된다. 공명이라는 것은 여러분의 생각이 어느 정도 비슷하다는 전제에서 당신이 어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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누군가 당신의 방황에 함께하기를

사람인지, 어떤 것을 좋아하는지, 어떤 사람을 만나는지, 어떤 것에 감동을 받는지와 같은 부분으로 만
들어진다. 이런 교차로는 당신이 충분히 멀리 걸어갔을 때에만 만날 수 있고 공명이라는 것도 당신이
많은 것을 준비해두었을 때에만 만날 수 있다.
영화 <백야행>에는 태양에 대한 이런 묘사가 나온다. “나의 세계에는 태양이 없어서 어둠만이 있었다.
그러나 태양을 대신할 빛이 있었지. 비록 태양만큼은 아니었지만 그것만으로도 충분했어.” 공명의 유
효기간이나 사람이 가고 오는 일과는 상관없이, 누군가가 내 삶에 나타나는 것 자체가 감격스러운 일
이다. 왜냐하면 이런 사람들 덕분에 당신은 고독 속에서 배회하지 않아도 되기 때문이다. 인생은 끝이
보이지 않는 방황이지만 일단 함께 공명할 수 있는 사람을 찾을 수만 있다면 세월이 아무리 되풀이되
더라도 지루하게 느껴지지 않는다. 당신이 오랫동안 공명할 수 있고 무슨 말이든 함께 나눌 수 있는
그 사람을 찾길 바란다.

part 2 꿈꾸는 청춘
인생은 한판의 도박
그 유명한 2012년 세계 최후의 날, 사실 나는 그날도 평소와 다름없이 일어나서 책을 읽고, 음악을 듣
고, 친구와 수다를 떨며 새 책의 내용을 구상하고, 제출해야 하는 논문으로 골치를 앓았다. 그래도 아
주 조금은 최후의 날을 기대했는데 한편으로는 정말로 최후의 날이라면 이상하게 아쉬울 것 같다는 생
각이 들었다.
당시 나는 막 새 책의 원고를 넘기고 GMAT를 준비하고 있었다. 올림픽도 끝났고, 출판사와의 진통도
끝났으며, 타향살이의 애환도 겪었다. 비록 매끄럽지는 않았지만 어쨌든 앞을 향해서 가고 있었다. 그
러나 세계 최후의 날은 오지 않았고, 우리는 여전히 잘 살고 있다. 어쩌면 우리들은 이것이 얼마나 행
운인지 모르는지도 모른다. 그날 나는 새롭게 삶의 계획을 세우면서 최후의 날도 비켜갔으니 이제 두
려울 것이 없다고 생각했다.
그러나 때로는 매일이 최후의 날인 것 같고, 미래가 오지 않을 것만 같은 의심이 든다. 하지만 아침은
여전히 매일 약속대로 도착하고 삶도 아직은 사형선고를 받지 않았다. 그리고 가끔은 자신을 더 이상
믿지 못할 듯하면서 또 한편으로는 여전히 자신의 결정을 밀고 나가려는 부분도 있다. 이런 모습 속에
서 나는 자기모순을 느낀다. 자신을 믿을 수 없다면 왜 포기하지 못할까? 반대로 확실하다면 또 왜 끊
임없이 의심하는 걸까?
나는 대부분의 사람들이 모두 넘어지고 부딪히면서 성장하고, 끊임없이 자신에 대한 회의의 과정을 거
쳐서 마침내 자아가 확고해지며, 끊임없이 과거의 자신을 부정하면서 현재의 자신이 된다는 사실을 깨
달았다. 우리는 끊임없이 자신의 생각을 수정하고 자신의 길을 찾아다니며 때로는 벽에 부딪혀 좌절하
기도 하고 넘어져서 정신을 잃기도 한다. 그 이유는 인생이 사실 한판의 도박이기 때문이다.
당신의 꿈이 현실을 지탱해줄지 아니면 현실이 꿈의 움직임을 압도할지, 당신에게 모든 것을 주고는
다시 가져가버린 그 사람을 잊을 수 있을지, 당신이 현재 만나는 이 사람이 당신의 백마 탄 왕자님일
지, 그와 한평생을 함께할 수 있을지는 모두 도박이다.
만난 지 10일 만에 초고속으로 결혼을 하고 잘 사는 사람이 있는가 하면 10년을 만나고도 헤어져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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누군가 당신의 방황에 함께하기를

고통 속에서 사는 사람도 있다. 누군가에게는 자신의 꿈을 이루고 모든 일이 잘 풀리는 한 해였지만
또 누군가에게는 하는 일마다 안 되는 힘든 한 해였을 수 있다. 그러나 이런 것들은 다 상관없다. 꿈을
위해서 시간을 걸고 도박을 하고 싶다면 하면 된다. 또한 앞에 있는 사람에게 자신의 감정을 걸어보고
싶다면 한번 해보자. 꿈을 위해서라면 진다고 해도 깨끗이 승복할 수 있다. 그 사람을 위해서라면 졌
을 때 깨끗이 물러날 수 있다.
예전에 나는 꿈이 아주 많았다. 경찰이나 변호사, 또는 과학자가 되고 싶었다……. 어릴 때는 아주 멋
진 사람이 되거나 멋진 직업을 갖기를 꿈꿨다. 조금 자라고 나서 나 자신이 그런 재목이 아니라는 것
을 깨달은 후에는 선량한 사람이 되자고 생각했다. 그리고 조금 더 자란 후에는 선량한 사람이 되는
일이 어떤 면에서는 과학자가 되는 일보다 훨씬 어렵다는 사실을 깨달았다. 더 나중에는 온화한 사람
이 되고 싶었다. 그래서 아이들이 싫어하지 않는 사람이 되면 그걸로 족하다고 생각했다. 그리고 지금
이 되었다.
작년의 나는 다른 도시에서 지금과는 다른 마음가짐으로 지금과는 다른 짐을 지고 있었다. 당신이 믿
든 말든, 유심히 관찰을 하든 말든, 변화는 이미 시작되었다. 당신이 지금 듣는 음악, 보는 책, 가는
도시, 만나는 사람, 현재의 심난함, 몸부림, 고통, 고난은 서서히 쌓여서 당신의 미래를 바꾸고, 점차
당신이 원하는 그 미래가 된다.
몇 년 동안 성장하면서 얻는 최고의 수확은 다름 아닌 인내심이다. 이는 맹목적으로 참는다는 뜻이 아
니라 예전에 자신을 넘어지게 했던 것들이 이제는 편안하게 느껴진다는 뜻이다. 예전에는 극복할 수
없었던 것들이 지금은 별것 아니라고 느껴지고, 끊임없이 원망했던 것들을 이제는 받아들이고 극복하
려고 노력할 수 있으며, 예전에는 어떻게 해야 할지 몰랐던 것들에 이제는 제대로 대응할 수 있게 된
다는 의미이다. 그리고 혹시 미래가 순탄치 않다는 사실을 알아도 불안해하지 않고 견딜 수 있는 것이
다.
성장하면서 얻는 또 다른 모습은 더 이상 행운을 바라지 않는다는 점이다. 새로운 달이 시작될 때마다
우리는 새로운 시작이나 좀 더 나은 생활을 기대하지만 사실 크게 달라지지 않는다. 힘든 일은 여전히
힘들다. 중요한 것은 당신이 어떻게 이 힘든 나날들을 견뎌내는가이다. 당신은 불안하고 초조해할 수
도, 담담하고 침착할 수도 있다. 최선을 다해도 늘 행운이 당신과 함께하지는 않는다. 그렇더라도 행운
에 깨끗이 패할지언정 찜찜하게 노력에 지지는 말자.
미련해도 좋고 똑똑해도 좋다
사람들은 나에게 어떻게 자신을 원하는 모습으로 바꿀 수 있는지, 인생에서 가장 중요한 것이 도대체
무엇인지를 묻는다. 솔직히 말하면 나도 모르겠다. 왜냐하면 나도 내가 하고 싶은 일이 어떻게 달라질
지, 앞으로 내 인생에 무슨 일이 일어날지 모르기 때문이다. 내일이 있는 한 흐릿함과 불확실성은 분
명히 있을 것이다. 내일 무슨 일이 일어날지는 영원히 알 수 없다. 또한 오늘 하고 있는 일들의 의미도
아마 오랜 후에야 알게 될 것이다.
만일 우리가 정말로 무언가를 할 수 있다면 그것은 바로 자신이 선택한 길을 끝까지 가는 일뿐이다.
언제였는지 기억은 안 나지만 언젠가 공항에서 책을 한 권 구입했다. 그리고 지금도 그 책의 한 부분
을 생생하게 기억하고 있다. 대강의 내용은 이랬다. 저자는 비행기를 탈 때 설사 그녀 앞에 앉은 사람
이 등받이를 뒤로 젖히더라도 자신은 좌석의 등받이를 조절하는 경우가 거의 없는데, 너무 힘들거나

-7–

누군가 당신의 방황에 함께하기를

어쩔 수 없이 등받이를 조절해야 할 때는 마치 자신이 뒷사람의 개인 공간을 침범이라도 한 것 같은
불편한 마음이 든다는 것이다.
내가 제목을 잊어버린 책의 이 부분을 여전히 기억하는 이유는 나만큼 미련하게 사는 사람을 책에서
찾을 줄은 몰랐기 때문이다. 그전까지 나는 이렇게 답답하게 인생을 사는 사람은 나밖에 없을 거라고
생각했다. 그때 나는 미련한 사람도 분명 자신에게 맞는 생활방식을 찾을 수 있다는 생각을 했다. 미
련하기 때문에 정말로 한 가지만을 끝까지 할 수 있을 거라고 말이다.
처음부터 나는 내가 미련한 사람이라는 사실을 알고 있었다. 어릴 때는 갖고 싶은 장난감을 얻으려면
어떻게 말을 해야 하는지 알면서도 그 말을 하기가 부끄러웠고, 커서는 필요한 것을 사기 위해서 많은
사람들과 인사를 나눌 필요가 없는 슈퍼마켓이야말로 정말 위대한 발명의 결과라고 기뻐했다.
나의 대학 생활은 집과 학교만을 오다가다 가끔 여행을 가는 식이었다. 친구들이 미래를 위해서 인맥
을 쌓기 시작했을 때에도 나는 항상 내실 있는 사람이 되면 그에 걸맞는 친구가 생긴다고 생각했다.
대부분의 사람들이 맞선을 보기 시작하고 결혼하느라 바쁠 때, 나에게는 그럭저럭 괜찮다고 생각할 만
한 상대도 없었다. 그러다 주변의 친구들이 모두 서서히 자리를 잡아가는 모습을 보면서 도대체 내가
꾸준히 하고 있는 것이 무엇인지를 고민했다. 솔직히 말해서 나 자신도 책을 쓰겠다는 고집이 어디에
서 나오는지 몰랐지만, 글쓰기라도 꾸준히 해야 자신을 느낄 수 있었기 때문이었던 것 같다.
나는 스스로 할 수 있는 일은 절대 다른사람에게 부탁하지 않았다. 부끄러워서이기도 했고 사람들이
다 자신만의 고충이 있기 때문에 남에게는 최대한 부담을 주지 말아야 한다는 생각 때문이기도 했다.
수많은 길을 돌아갔지만 요령을 배우지는 못했다. 나는 한 번도 이것이 좋은 태도라고 생각해 본적이
없다. 사실 어떤 분야는 이해득실을 따져가면서 일을 할 줄 알게 되었지만 생활에서는 여전히 요령을
익히지 못하는 미련한 사람이었다.
나는 타고난 재능도 없었고 많은 일들이 노력을 거듭해야만 겨우 지금의 수준에 도달할 수 있다는 사
실을 알고 있었을 뿐이다. 준비를 많이 하지 않아도 빼어난 글솜씨를 보여줄 수 있는 사람도 많다. 하
지만 내가 우연이라도 그런 뛰어난 글을 쓴다면 그 이유는 길고 지루한 노력이 있었기 때문이다.
사랑을 할 때에도 마음을 어떻게 표현해야 할지 몰랐고, 때로 낭만적인 일을 하고 싶어도 방법을 몰랐
다. 누군가를 좋아하는 데 필요한 첫 번째 요령은 역시 상대에게 부담을 주지 않는 것이라고 생각했다.
기타를 배우고 싶었지만 늘 배우지 못했고 그림을 그리고 싶었지만 아무리 해도 잘 그릴 수 없다는 사
실을 깨달았다. 그러나 나중에 나는 이런 것들이 바로 나의 한 부분이라는 점을 깨달았다. 미련해도
좋고, 똑똑해도 좋다. 이제 나는 내가 바로 이런 사람임을 그대로 시인한다. 지금 내가 가장 잘하는 것
은 담담하게 나의 모든 결점과 어리석음을 받아들이는 일이다.
세상에는 오직 두 부류의 인간만이 마지막까지 걸어갈 수 있는지 모른다. 하나는 탁월한 사람으로, 그
들은 천부적인 재능과 남보다 뛰어난 능력을 가지고 있어서 늘 반짝반짝 빛나며 지치지 않는다. 또 다
른 부류는 미련한 사람들이다. 그들의 재능을 발견하기는 쉽지 않다. 대부분의 경우에는 무리 속에서
그들의 존재를 찾아내는 일 자체가 쉽지 않다. 그러나 그들은 누구보다 끈질기게 앞으로 나아간다. 이
들은 피곤함과 냉혹함이 무엇인지를 잘 알고 있기 때문에 조용히 그 길을 가고 자신이 살아남는 법을
확실하게 찾아낼 수 있다. 또한 자신의 길이 아닌 곳으로 뛰어들지 않는다.

-8–

누군가 당신의 방황에 함께하기를

part 3 방황해도 괜찮아
자신을 낭비하지 않으려면
여러분의 주변에도 이런 사례가 있는지 모르겠다. A는 매우 바쁜 사람으로 인터넷에서 공개 수업을 다
운로드하고 호평을 받은 연설문을 내려 받는다. 며칠에 한 번씩은 서점에 가서 대학원 입학에 대한 자
료를 찾고 단어집도 여러 권 사들인다. 그는 매일 단어 100개를 외우고, 공개 수업을 하나씩 보고, 일
주일에 한 번씩 강연을 듣기로 완벽하게 계획을 세웠고 실천만 남았다. 그러나 갑자기 걸려온 친구의
전화에 계획을 바꿔서 친구들과 밥을 먹고는 내일부터 시작하기로 마음먹었다. 며칠 후에 또 다른 일
때문에 계획이 엉망이 되자 그는 다시 할 일을 다음 날로 미뤘다.
그는 노력한 걸까? 노력했다. 적어도 공개 수업을 몇 편 보았고, 단어도 며칠 외웠기 때문이다. 그럼
그가 어떤 성과를 거뒀을까? 아직은 아니다. 얼마 지나지 않아서 그는 계획을 포기했다. 그러나 문제
는 자신의 잘못이 아니라고 생각하는 데 있다. 그는 분명 자신을 바꾸려고 했고, 정말로 단어를 외우
려고 했다. 사실 단어를 외우기도 했고, 강연도 보았다. 하지만 점점 버거워지고 단어도 외울수록 어려
워지면서 결국엔 지킬 수 없는 계획이 되어버렸다.
더욱 나쁜 일은 그가 걱정하고 원망한다는 사실이다. 그는 힘들게 계획도 세우고 분명히 노력도 했는
데 왜 다른 사람은 다 외운 단어를 외우지 못할까 하는 생각에 불공평하다고 느꼈다. 실천이 없는 계
획은 당신을 망칠 뿐이다. 왜냐하면 당신이 이미 실천하고 있다고 착각하게 만들고, 열심히 계획을 세
웠기에 남들보다 한 반짝 더 앞섰다고 생각하게 만들기 때문이다. 그러나 이는 사실이 아니다. 계획을
세우기만 하고 실천하지 않는 당신은 가짜 이상주의자일 뿐이다. 사실 방해를 받지 않는 법은 아주 간
단하다. 휴대폰을 끄고 좋아하는 노래를 한 곡 고른 다음, 숨을 깊이 들이마시고 해야 하는 일 속에 자
신을 던지면 된다.
B양의 사례를 하나 더 살펴보자. 여행을 가고 싶은 그녀는 친구들의 여행사진을 볼 때마다 몹시 부러
워하고 동경했다. 그녀는 나중에 시간이 나면 몰디브에 간다면 얼마나 좋을까 하는 상상을 했다. 그리
고 이 계획을 위해서 그럴 듯하게 인터넷에서 각종 자료도 찾아두었지만 여러 날이 지나도 그녀는 어
디에도 가지 않았다. 그녀는 항상 다른 사람의 생활을 부러워하지만 그들이 실제로 여행을 다녀왔다는
사실을 제외하면 그녀와 다를 바 없다는 사실을 모른다. 그녀처럼 우리는 항상 꿈을 미래로 미뤄둔다.
여행도, 하고 싶은 일도 나중으로 미룬다. 그러다 정작 미래의 그 시간이 되면 꿈꿔왔던 미래는 그저
말뿐이고 갑자기 ‘시간 부족’이라는 핑계가 생겨버린다. 그리고 이런 이유들은 자신의 게으름이나 나중
으로 미루는 습관을 위한 핑계일 뿐이다.
삶의 두려운 부분이 바로 이것이다. 이런 생활 방식은 분명 자신을 바꾸고 싶지만 무언가에 가로막힌
듯한 생활이다. 또한 분명히 노력은 하지만 그 노력이 어디로 갔는지 알 수 없는 생활이다. 그들은 이
런 생활에 불안함을 느끼지만 그렇다고 상황을 바꿀 수 있는 실행력도 없다.
시간을 낭비하는 일은 자신을 낭비하는 일이다. 자신을 낭비하는 데 어떻게 멋진 미래가 당신을 기다
릴 수 있을까? 당신에게는 현재 밖에 없다. 사람들은 눈앞의 이익에 홀려 멀리 있는 미래를 소홀히 한
다. 앞에 있는 사람을 위해서는 아낌없이 희생할 수 있지만 확실하지 않은 미래를 위해서는 어려움을
무릅쓰지 못한다. 자극이 되는 강연을 들으면 의지에 불타올라 바로 단어집을 꺼내어 매일 단어 100개
를 외우겠다고 독하게 결심하지만 결국엔 계속하지 못한다.

-9–

누군가 당신의 방황에 함께하기를

원망하기 전에 왜 자신이 실천하지 않는지에 대해서 생각해본 적이 있는가? 분명히 좋은 계획이 있었
는데 왜 그 계획대로 차근차근 해오지 못했을까? 사람들이 어떻게 하면 더 빠르게 성공할 수 있을지,
어느 길이 더 나을지를 물어볼 때마다 나는 사람들이 말하는 성공이나 더 좋은 길이라는 것은 없다고
말한다.
많은 사람들은 마지막에 현실과 타협하여 평범한 삶을 사는 모습을 꿈에 대한 배반이라고 생각하거나
꿈을 이루지 못할 바에는 애초에 고생할 필요 없이 일찌감치 운명을 받아들이는 편이 나았다고 여긴다.
그러나 가장 좋은 생활 방식은 젊을 때는 미련하더라도 꿈을 향해 노력하다가 마지막에는 평범한 생활
로 돌아가서 현실에 적응하여 살아가는 일이다. 물론 꿈을 이룬다면 최선이겠지만 이루지 못한다 해도
너무 아쉬워할 필요는 없다.
본래 꿈은 쉽게 실현되지 않는다. 최상의 목표는 소수의 사람들의 꽃이라 해도 우리는 여전히 꿈을 위
해서 자신의 양심에 부끄럽지 않을 만큼 노력해야 한다. 그래야만 이후의 생활에서 성공보다 중요한
내면의 풍요로움을 얻을 수 있다. 이 풍요로움은 우리가 넘어질 때마다 쌓이는 미래를 위한 자본이다.
더 나은 길은 없다. 현재 세워놓은 계획이 바로 당신의 계획이자, 당신이 반드시 실천해야 하는 목표
다. 계획을 보완할 수는 있지만 임의대로 진행하거나 변경해서는 안 된다. 변경된 계획은 많든 적든
실행력과 본래의 의미를 잃어버린다. 그러므로 행동을 하자. 만일 이미 세워둔 계획이 있다면 그 계획
을 실천하자. 신념을 갖는 최고의 방법은 바로 골치 아프게 하는 그 일을 하는 것이다.
만일 당신에게 계획이 없다면 차라리 세우지 말자. 가고 싶었던 장소를 여행하는 일도 좋지만 이름 모
르는 풍경을 보는 여행도 나쁘지 않다. 어딘가를 여행하고 싶다면 가자. 즐기고 싶으면 즐기고 너무
많은 걱정으로 자신을 속박하지 말자. 기분 전환이라는 목표도 이루지 못하면 학습 목표는 더더욱 달
성하지 못한다. 또한 다른 사람의 이목을 위해서 자신을 바꿀 필요는 전혀 없다.
사람들은 자기가 좋아하는 일을 해야 한다고 말한다. 그리고 서른, 마흔이 되기 전에 해야 할 일을 모
두 정해야 한다고도 한다. 무슨 수로 그렇게 쉽고 빠르게 하고 싶은 일을 찾을 수 있을까? 만일 당신
이 여행을 갈지, 대학원을 준비할지를 정하지 못하고 수많은 선택 사이에서 배회하고 있다면 우선 당
면한 일을 잘하자. 그리고 결정을 내렸다면 자신에게 약간의 생각할 시간을 주자. 이 시간 동안 복잡
하고 불안한 마음을 모두 던져버리고, 중도에 포기했던 경험들도 모두 과거로 보내고, 원망이나 고통
도 잊어버리자. 당신은 반드시 과거의 자신과 작별해야 하고, 게으른 당신, 늘 생각만 하고 실천에 옮
기지 못했던 당신을 이겨내야 한다. 이 시간을 얼마나 정할지는 본인이 누구보다 잘 알고 있을 것이다.
내일 무슨 일이 있을지 아무리 모른다. 실천만이 1초 후의 미래를 결정할 뿐이다.

part 4 세상을 벗 삼아
이륙, 착륙, 안전, 적당
내가 살던 곳에는 공원이 가까이 있어서 나는 매일 아침 조깅을 하면서 그 공원을 한 바퀴씩 돌았다.
일을 하는 날에는 늘 밤을 새워야 했기 때문에 주로 주말 오전과 수요일 이른 아침에 공원에 나왔다.
공원에 나가면 나 말고도 조깅을 하는 사람들을 많이 볼 수 있는데 대부분은 나처럼 귀에 이어폰을 끼
고 달린다.

- 10 –

누군가 당신의 방황에 함께하기를

조깅은 특별한 제한 없이 날씨만 괜찮다면 언제 어디서나 즐길 수 있는 정말 좋은 운동이다. 함께 뛸
사람을 만나면 기분이 괜히 좋은데, 대부분의 사람들이 자신과 마찬가지로 적당한 거리를 유지하면서
달리는 데에 익숙하다는 사실을 알기 때문이다. 사람들이 달리기를 하는 이유는 서로 달라도 함께 달
리는 그 순간만큼은 모두 하나라는 생각이 들어서일지도 모르겠다.
내가 계속 달리는 심리는 사실 간단하다. 나는 시간이 없거나 너무 힘들다는 이유로 많은 운동을 중도
에 포기했다. 그러다가 더 이상은 안 되겠다는 생각에 어떤 운동이든 하나를 정해서 해야 한다고 스스
로 다짐했다. 나는 늘 아침에 일찍 일어나서 조깅을 하는 모습이 부러웠고, 조깅을 하면서 마음을 비
울 수 있을 듯했다.
부러움은 세상에서 가장 무기력한 감정이다. 분명 자신이 부러워하는 대상과 같아질 수 있는데도 닮기
위한 노력을 하지는 않으면서 다양한 핑계를 대고 스스로 그 핑계가 합당하다고 믿는다. 그러면서도
그들을 만나면 부러움에 당신의 신경이 다시 요동친다. 만일 정말로 부럽다면 하면 된다. 그들과 같아
지고 싶다면 그들처럼 자신이 가고 싶은 곳에 가고, 자신이 하고 싶은 일을 하면 된다.
영화 <쉬즈 더 원>에서 여자 주인공 수치는 비행기를 탈 때마다 남자 주인공 꺼요우에게 보고하듯이
‘이륙’, ‘착륙’이라고 메시지를 보냈고, 그때마다 그는 ‘안전’, ‘적당’이라고 답을 했다. 예전에는 왜 이
장면에 분량을 할애했는지 이해하지 못했는데 지금은 인생에 필요한 것이 이륙, 착륙, 안전, 적당의 네
단어라는 사실을 깨달았다.
어릴 적 우리는 이 세상이 더없이 아름답다고 생각했고 꿈이라는 것도 어른이 되면 다 이루어지는 줄
알았다. 그러나 어른이 된 후의 삶은 상상과는 달랐고, 그 차이가 큰 만큼 우리는 세상이 아주 나쁜 곳
이라고 생각했다. 그러나 나는 세상이 사람들의 말처럼 어두워지기보다는 점점 더 복잡해진다고 생각
한다. 어릴 때는 사물의 한 면만을 보기 때문에 세상을 단순하다고 생각했고, 단순하기 때문에 아름다
워 보였다. 또한 가족들의 보호 덕분에 현실을 마주할 필요가 없었다. 그러나 세상은 복잡한 곳이다.
당신에게 희망을 조금 보여주다가도 실망을 던져주기도 하고, 아름다운 듯 보이다가도 어두운 면을 보
이기도 한다. 그래서 당연하다는 듯이 세상을 단순하게만 생각하던 우리는 세상의 어두운 모습에 시선
을 빼앗기지 않을 수 없다.
그러나 세상은 그렇게 아름답지도 그렇게 어둡지도 않다. 이 세상에는 환경이나 남을 탓하는 사람도
있지만 행복하게 사는 사람들도 있다. 이 둘은 같은 세상에서 공존한다. 예전에는 왜 어릴 적에 생각
했던 세상과 어른이 되고 나서의 세상이 같지 않은지, 세상에 발을 들인 후와 학생 때가 다른지를 이
해하지 못했다. 그러나 사실 세상은 원래 이런 곳이다. 단지 예전에는 당신을 대신해서 그런 것들을
막아주던 누군가가 있었을 뿐이다.
당신은 이미 어른이 되었다. 자신의 속수무책과 무능함을 받아들이는 법을 배우고 세상에 당신의 생각
과는 다른 면이 늘 있었다는 사실을 알아야 한다. 이 세상은 속물과 허영으로 가득하면서도 진실하고
선하다. 지금 당신이 할 일은 바로 부모님과 같은 어른이 되는 일이다. 자신의 힘으로 본인의 장점과
단점을 받아들여서 자신이 할 수 있는 일이 무엇인지를 생각하고 본인의 무능함을 깨달아야 한다. 그
후에는 지금 하는 일에 최선을 다해야 하고 부모님이 당신을 지켜줬듯이 당신도 지켜주고 싶은 사람들
을 지켜줄 수 있어야 한다.

- 11 –

누군가 당신의 방황에 함께하기를

사람들은 어떻게 낙천적인 태도를 유지하는지를 묻는다. 나는 전혀 낙천적이지 않고 오히려 비관적이
라고 말해주고 싶다. 다만 가진 것들을 잃을 수 있다는 사실을 알고, 맑은 날이 있으면 비 오는 날도
있다는 사실을 안다. 날이 밝으면 반드시 어두워지는 법이므로 가지고 있을 때는 최선을 다해 붙잡고,
비가 오면 우산을 펴고, 날이 흐리면 불을 밝히거나 영화를 보고, 겨울에는 옷을 더 입는 법을 배웠을
뿐이다. 대부분의 곤란은 스스로 초래하는 경우가 많다.
입을 맞출 수 있다면 말을 할 필요가 없다. 안아줄 수 있으면 싸울 필요가 없다. 행동할 수 있으면 멍
하니 있을 필요가 없다. 함께 있을 수 있으면 헤어질 필요가 없다. 좋은 것은 아낄 필요가 없다. 오늘
할 수 있는 일을 내일까지 기다릴 필요는 없다. 당장 자기의 일을 최선을 다하겠다고 말하자. 가야할
곳에 최선을 다해서 끝까지 가겠다고 대답하자. 세상은 너무 위험하기 때문에 시간은 꼭 아름다운 것
에 쏟아 부어야 한다. 여기까지 읽는 사람들 모두가 앞으로의 날들이 모두 이륙, 착륙, 안전, 적당하기
를 바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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누군가 당신의 방황에 함께하기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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