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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체이동

by Casey,Riley 2023. 6. 1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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음식궁합
유태종 



차례

  머리말 5
  사람의 식성 7

    제1부 육류, 어패류의 음식 궁합

  1. 불고기와 들깻잎 19
  2. 스테이크와 파인애플 23
  3. 돼지고기와 표고버섯 27
  4. 돼지고기와 새우젓 31
  5. 닭고기와 인삼 34
  6. 닭고기와 잉어 37
  7. 간과 우유 41
  8. 추어탕과 산초 45
  9. 복어와 미나리 49
  10. 조개탕과 쑥갓 54
  11. 생선회와 생강 59
  12. 잉어와 팥 63
  13. 굴과 레몬 67
  14. 우거지와 선짓국 70
  15. 아욱과 새우 74

    제2부 콩, 유제품의 음식 궁합

  1. 두부와 미역 81
  2. 콩국과 국수 86
  3. 딸기와 우유 90
  4. 옥수수와 우유 95
  5. 커피와 치즈 98
  6. 된장과 부추 101

    제3부 곡류, 채소류의 음식 궁합

  1. 쌀과 쑥 107
  2. 시금치와 참깨 111
  3. 그린 샐러드와 양파 114
  4. 녹즙과 식초 118
  5. 토란과 다시마 122
  6. 약식과 대추 125
  7. 냉면과 식초 128
  8. 당근과 식용유 132
  9. 매실과 차조기 136
  10. 죽순과 쌀뜨물 141

    제4부 기타 음식의 궁합

  1. 인삼과 벌꿀 147
  2. 수정과와 잣 151
  3. 초콜릿과 아몬드 155
  4. 소주와 오이 158

    제5부 금기 음식, 함께 먹으면 좋지 않은 음식들

  1. 금기 음식 165
  2. 함께 먹으면 좋지 않은 음식들 170
    장어와 복숭아 170
    맥주와 땅콩 172
    오이와 무 173
    김과 기름 174
    도토리묵과 감 175
    토마토와 설탕 176
    커피와 프림 177
    당근과 오이 177
    게와 감 178
    조개와 옥수수 178
    문어와 고사리 178
    메밀과 우렁이 178
    간과 수정과 179
    미역과 파 179
    팥과 소다 179
    선짓국과 홍차 180
    치즈와 콩류 180
    시금치와 근대 180
    우유와 소금, 설탕 181

    저자 소개

  서울대학교 농과대학교 졸업, 농학박사학위 취득
  고려대학교 교수 역임
  독일 마언쯔대학교 교환교수
  현재 보건사회부 식품위생 심의위원
  공업진흥청 KS위원
  식생활 개선 국민운동본부 부회장
  곡천건강장수연구소 대표
  건양대학교 식품공학과 교수
  저서: '100세 청년' '식품보감'
        '아이들 두뇌는 식탁이 결정한다'
        '세계의 장수촌' '음식궁합'

    머리말
  
  사람이 먹는 식품은 몸에 좋은 것이어야 한다. 몸에 좋은 것이란 
무엇일까? 영양분을 가지고 있으며, 위생 상태가 좋고 유해한 성분이 
없는 것이다.
  그런데 사람이 먹는 식품으로 사람이 필요로 하는 영양소를 모두 
가지고 있는 것은 존재하지 않는다. 그래서 여러 가지를 먹어야 하는 
것이다. 그렇다고 닥치는 대로 먹을 수도 없는 일이다. 두 가지 식품을 
함께 먹을 경우 영양분이 손실되기도 하며, 반대로 영양 효율이 크게 
향상되기도 한다.
  뿐만 아니라 다른 식품과 어울리면서 소화성이 좋아지는 경우도 있고, 
나빠지는 경우도 있다. 그러한 이치를 잘 알면 합리적인 식생활을 하는 
데 큰 도움이 된다.
  옛날 사람들은 동물처럼 본능에 따라서 먹을 것을 구분했다. 어떤 때는 
독이 있는 식품을 먹어 변을 당한 때도 있었다. 지금 우리가 먹고 있는 
음식물은 조상들이 많은 희생을 치르고 얻어 낸 것이다. 먹을 수 있는 
것을 가려서 후손에게 전해 온 일용식품은 약 4백 종에 이른다. 오랜 
역사를 통해 귀중한 인체 실험을 바탕으로 얻어 낸 지식이다.
  이전에는 허기진 배를 채우기 위해 단지 먹기에 바빴다. 그런데 농업과 
어업이 발달하면서 식량 얻기가 수월해지자 기왕이면 맛있는 것을 
가려먹는 식생활로 바뀌게 되었다.
  맛 좋은 것을 가려 배불리 먹다 보니 비만증, 당뇨병, 심장병, 고혈압 
등 이른바 성인병 때문에 시달림을 받는 현대인이 급격히 증가하기에 
이른다.                                                              
 
  그래서 우리는 합리적인 식생활로 건강하게 살아야 하는 것이다. 살기 
위해 먹는 것이 아니고 건강하고 보다 많은 일을 하며 나이가 들어서도 
젊은 사람처럼 지낼 수 있는 체력을 길러야 한다.
  과학의 발달로 식품 성분이 과학적으로 밝혀지고, 건강을 위해 필요한 
영양소와 특성이 알려지게 되었다. 그래서 식생활의 변천을 배로 음식을 
먹는 시대에서 입으로 음식을 먹는 시대로 바뀌었다고 표현하고 있다. 
그러나 건강하게 살기 위해서는 머리를 써서 먹어야 하기 때문에 
앞으로는 머리로 음식을 먹는 시대로 바뀌어야 한다.
  식생활의 과학화가 이루어져야 하며, 나쁜 식습관은 바로잡아서 영양 
섭취의 과부족이 없도록 하고 영양 수준을 향상시키도록 해야 한다.
  이 책에서는 우리가 흔히 먹는 식품이 다른 식품과 함께 어울리면서 
성분의 변화를 막고, 영양 효율이 높아지는 구체적인 보기를 소개하고 
있다.
  남자와 여자가 부부로 한 쌍을 이루어 잘 사는 것은 궁합이 잘 맞기 
때문이라고 한다. 그것과 마찬가지로 음식도 그러한 경우가 많다. 다른 
식품과 함께 섭취할 때 영양 효율이 높아지는 것은 음식의 궁합이 잘 
맞는다고 할 수 있고, 효율이 떨어지는 것은 음식 궁합이 안 맞는다고 
보아야 할 것이다.
  합리적이고 건강한 식생활에 많은 도움이 되길 바란다.

    사람의 식성

  사람만큼 식성이 좋은 생물도 드물 것이다. 초근목피를 비롯한 나무 
열매, 과일, 버섯에서부터 곤충, 어패류, 닭, 돼지 등 육류에 이르기까지 
광범위하고 다양하다. 굼벵이, 지렁이도 아무렇지 않게 먹고 있다.
  성게, 해삼을 대부분의 사람들이 아무렇지 않게 먹고 있는데, 그 
생김새를 살펴보면 처음 먹기 시작한 사람의 용기에 놀라지 않을 수 
없다.
  붉은 개미를 먹는 아프리카인, 구더기를 맛있게 먹는 에스키모인, 
꿈틀거리는 낙지를 먹는 한국인, 원숭이 골을 즉석에서 파먹는 중국인 등 
보기를 들자면 한이 없다.
  그런가 하면 먹을 재료가 얼마든지 있는데도 굶어죽는 사람들도 있다. 
중앙 아프리카에선 호수에 생선이 많은데도 잡아먹지 않고 아사한 사건이 
보도되기도 했다. 사막화가 진행되고 있는 곳이다. 힌두교에선 쇠고기를 
먹지 않으며, 유태교에선 비늘 없는 생선을 못 먹게 금하고 있다.
  생리적 욕구와는 달리 여러 가지 제약을 받고 있기도 한 것이 
음식이다. 먹거리에는 먹을 수 있는 것과 먹어서는 안 되는 것으로 
나누어진다. 맛있다. 맛없다는 판단도 단순한 생리적 반응에 따르지는 
않는다.
  영장류 중에선 침팬지가 잡식성이며 지능이 높다고 알려졌는데, 사람의 
식성에는 어림도 없다.
  사람이 지구상의 어디에서나 생존할 수 있는 것도 따지고 보면 뛰어난 
잡식성 때문이라는 해석도 가능한 것이다.
  사람이 음식을 먹는 것은 생리적 욕구와 또 한편으로는 미신적인 것이 
큰 비중을 차지하고 있다.
  충분히 먹을 수 있는 식품인데도 종교적인 계율이나 전래되는 미신적 
해석으로 인해 먹지 않는 것이 의외로 많다.
  그래서 음식은 먹을 수 있는 것과 먹어서는 안 되는 것으로 
나누어진다. 맛이 좋다는 것과 나쁘다는 판단도 단순한 생리적 반응과는 
달리 미신적으로 조건 붙여진 문화적 반응에 기인하는 경우도 많다.
  식생활의 습관은 철저한 미신이라고 주장하는 학자도 있다. 타원에는 
초점이 두 개가 있는 것과 같이, 인간의 생명에 활력을 부여하는 
식생활에는 잡식성과 미신성의 두 가지 욕망이 회오리치고 있다고 볼 수 
있다.
  미신적인 것이야말로 식문화를 만들게 하는 기둥이다. 자신들이 살고 
있는 땅에 뿌리 박고 있는 것이 농이고, 거기에서 태어난 것이 
전통식이다.
  독특한 조리법과 식기가 개발 발전되면서 음식의 공간 연출에도 
다채로운 변화가 생기게 되었다.
  인간은 음식의 잡식성, 미신과 언어를 획득함으로써 호모 사피엔스의 
자리를 차지한 것으로 보는 학자도 있다.
  호모 사피엔스는 라틴어로 지혜 있는 사람이란 뜻이고 인류를 지칭하는 
학명이다. 생물학적으로는 사람과 사람속을 가리킨다. 네안데르탈 인류와 
현생 인류로 나누고 있다. 18세기 스웨덴의 식물학자 린네가 사용한 
용어로 명확한 언어 능력, 추상적인 추리 능력을 가진 현생 인류를 
지칭하는 학술 용어이다.
  20세기 독일의 철학자 쉴러에 의하면, 이성으로 세계를 형성, 이상을 
실현해 나가는 인간이라고 정의하고 있다. 그래서 지성인이라는 말이 
생겨난 것이다.
  그런데 육식과 초식 어느 경우나 적용되는 저작 기능과 소화 기능을 
갖춘 훌륭한 몸을 가지고 있으면서 현대인들은 너무나 많은 문제점을 
안고 있다.
  보기를 들면 어느 한쪽만을 편식함으로써 허약해지고 성인병에 
시달리게 되었다. 그 밖에도 저작력 즉 씹는 힘이 약해져 타액선을 
퇴화시킴으로써 소화력이 저하되고 식품이 가지고 있는 고유한 맛을 
느끼지 못하는 비문화적인 식생활로 바뀌어 가고 있어 문제가 심각하다.
  110세까지 장수한 흑인 여성의 일생을 다룬 미국 영화에 다음과 같은 
장면이 있다. 그녀는 인터뷰에서 사탕 수숫대를 질근질근 씹으면서 
현대인은 씹는 힘이 약해지고 있다고 지적하고 있는데 그것이야말로 
자연의 섭리를 역행하고 있는 큰 결점이다. 이 말은 현대인에게 주는 
신랄한 경고라는 것을 알아야 한다.
  고기를 다져서 만든 소시지, 핫도그, 햄버거를 먹으면서 콜라를 즐겨 
마시는 젊은이에게 뼈를 발라내면서 이빨로 고기를 뜯어먹는 일은 점점 
외면당하고 있다. 원시적이고 비문화적이라고 해석하는 사람이 있을지 
모르나 그것이야말로 인간이 갖는 근본적인 삶의 즐거움이라는 것을 
모르고 있는 셈이다.
  이빨이 해야 할 일을 분쇄기나 마쇄기가 대신 해주고 입맛에 맞게 각자 
해야 할 양념도 일률적으로 혼합기가 다 해주는 세상으로 바뀐 것이다.
  핫도그는 프랑크푸르터라고 해서 독일인이 만들어 낸 작대기 모양의 
돼지고기 소시지이다. 이것을 빵 사이에 끼우고 겨자나 토마토 케찹으로 
양념해서 먹는 것이 크게 히트하자 세계적인 식품이 되었다. 햄버거도 
잘게 다진 고기를 빵가루와 양파에 둥글게 뭉쳐 구워 빵 사이에 끼워 
먹는 간편성으로 선풍적인 인기를 얻게 된 것이다. 
  먹는 장소나 신간에 구애를 받지 않는다는 것이 가속화의 큰 원인이 
되었다. 그러나 보니 지금의 젊은이들은 이전의 인간적인 식생활과는 
거리가 먼 간편성으로 획일화되어 가고 있다.
  맛있다는 것은 부드럽고 연한 것으로 그 개념이 바뀌고 있다. 
자연스러운 식생활 면으로 보면 부드럽고 연한 음식은 환자용이나 치아가 
없는 노인용이었던 것이다.
  식품의 특성이나 인간의 생리도 상품의 논리에 의해 보잘 것 없이 
무너져 가고 있다.
  자연의 생리가 얼마나 중요한 것인가 하는 것은 위액 분비량으로도 
짐작할 수 있다. 한국인의 위액 분비량은 봄과 가을에 활발한데 그것도 
뜻이 있는 일이다.
  중동이나 인도 등 1년 내내 더위가 계속되는 지역에선 사람들의 위액 
분비량이 연중 거의 일정하다고 한다.
  그런데 사계절의 변화가 뚜렷한 우리의 경우는 철에 따라 분비량이 
변화하는 것도 흥미있는 일이다. 신진대사가 활발해지는 봄과 추운 
겨울에 대비하기 위한 가을엔 위액 분비량이 많아지고 있다.
  그래서인지 봄과 가을엔 위궤양이나 십이지장궤양을 앓는 사람이 
적다고 하는데, 그 진위는 알 수가 없다.
  옛날 불을 모르고 살던 시절에 생식을 할 때, 일종의 소화효소가 
나왔던 맹장은 귀중한 생리 기관이었다. 5만 년 전에 불이 발견된 이후 
차츰 퇴화되어 지금 현대인에게 불필요한 것이 되고 말았다.
  자연의 섭리에 어긋나는 식생활이 계속된다면 앞으로 사람은 모습이 
많이 바뀌어 ET 같은 우주인 모습으로 변할 가능성도 충분히 있는 
것이다.
  음식을 잘 씹어 먹는 것은 인간성을 회복하는 일이고, 건강 유지에 
필요한 복 받는 일임을 알아야 한다.

    제1부 육류, 어패류의 음식 궁합
    1. 불고기와 들깻잎

  이전에는 장아찌나 찹쌀풀을 묻혀 기름에 튀겨 먹는 것이 고작이었던 
들깻잎이 요즘에는 생선이나 불고기를 싸먹거나 보신탕의 양념에 
이르기까지 그 용도가 무척 많아졌다. 그 향미가 독특한데 다 영양가가 
뛰어나다는 사실이 밝혀졌기 때문이다.
  들깨의 원산지는 동부 아시아 지방으로 알려져 있다.
  우리 나라, 중국, 일본, 이집트, 인도 등지에서 오래 전부터 재배되어 
왔으며, 들기름은 주로 어둠을 밝히는 등잔불용으로 쓰여왔다.
  일부 지방에서는 부침용이나 채소 무침에 이용되기도 하였다. 이 
기름은 공기와 접촉하면 잘 굳는 성질이 있어 니스나 페인트 등 
공업원료로 많이 쓰이게 되었다. 그러자 미국, 소련, 아프리카 등지에서도 
새로운 작물로 많이 재배되기에 이르렀다.
  우리 나라에선 경기, 충남, 전북, 경북, 지방에서 많이 재배되며, 요즘은 
들깻잎만을 얻기 위한 온상재배가 늘어가고 있다. 들깨보다는 들깻잎을 
채소로 먹는 양이 더 늘어나고 있다.
  들깨는 꿀 풀과에 속하는 1년생이어서 잎을 얻기가 매우 쉽다.
  높이가 80cm 가량이고 잎이 큰데 짧은 달걀 모양의 것과 넓은 달걀 
모양의 것이 있다. 잎 가장자리는 톱니 모양이고 잎 뒷면이 엷은 
자주색을 띠는 것도 있다. 1개의 꼬투리 안에는 4개의 깨알이 들어 
있으며 성숙하면 잘 쏟아진다.
  들깻잎에 들어 있는 철분의 양은 철분이 많기로 유명한 시금치보다 2배 
이상 철분을 함유하고 있는 쇠간과 맞먹고 있다. 들깻잎 30kg만 먹으면 
하루에 필요한 양이 공급되는 셈이니 그 영양 효과가 대단하다는 것을 
짐작할 수 있다.
  특히 들깻잎에는 칼슘 등 무기질과 비타민 A와 C가 풍부하다.
  들깨는 생활력이 강해 흡비력이 강하고 토양의 선택성이 적으므로 
산성이 높은 개간지나 척박한 땅에서도 재배할 수 있다.
  또 들깨는 솔잎, 도토리, 메밀, 콩잎, 토란, 마, 연근, 고염, 개암, 
팽나무잎, 쑥 등의 구황식품과 함께 비상식품으로 널리 이용되어 왔다.
  들깻잎 100g의 일반 성분을 보면 다음과 같다.
  단백질 3,7g, 지방 0.4g, 당질 5.8g, 섬유 1.9g, 회분 1.8g, 칼슘 215mg, 
철분 20mg, 비타민 A 3,600I.U., 비타민 C 46mg.
  한편 불고기의 재료인 쇠고기의 성분을 보면 매우 대조적이다.
  쇠고기의 부위에 따라 성분의 차이가 심한데 살코기 100g의 일반 
성분을 보면 다음과 같다.
  수분 75.8%, 단백질 22.8g, 지방 3.7g, 회분 1.0g, 칼슘 19mg, 인 142mg, 
나이아신 16.3mg.
  성분에서 알 수 있듯이 고기의 주성분은 단백질이며 칼슘과 비타민 
A가 매우 적고 비타민 C는 전혀 안 들어 있다. 그런데 들깻잎에는 
칼슘과 철분, 비타민 A나 C가 매우 많이 들어 있다.
  쇠고기의 단백질에는 동물의 정상 성장에 필요한 모든 필수 아미노산이 
골고루 들어 있다.
  성인은 하루에 체중 1kg당 1,2--1.5g의 단백질이 필요하며, 
0.5g이하에서는 건강을 유지하기 어렵다. 성장률이 높은 아이들은 
2--3g이 필요하다.
  그런데 쇠고기에는 15--20%의 단백질이 들어 있어서 쇠고기를 하루에 
110g 가량 먹으면 23g의 단백질을 얻게 된다.
  쇠고기의 단백질 중 아미노산 조성을 보면 어린이 발육에 가장 필요한 
필수 아미노산인 라이신이 8.4%나 들어 있어 단연 뛰어나다.
  쇠고기에는 10--30%의 지방이 들어 있다. 이 지방은 풍미를 좋게 하는 
부드러움을 주고 많은 열량을 내게 한다.
  쇠고기의 지방은 스테아르산이나 팔미트산과 같은 융점이 높은 고급 
포화지방산이 많아 소화 흡수가 좋지 못하다. 고급 포화지방산을 많이 
먹게 되면 필수 지방산의 요구량도 커진다. 소금구이를 할 때 필수 
지방산이 많은 참기름을 곁들여 먹는 것은 영양상 조화를 이루는 
방법이다.
  또 쇠고기에는 성인병의 원인이 되는 콜레스테롤이 많은데 참기름과 
같은 식물성 기름과 함께 먹으면 콜레스테롤이 혈관에 침착하는 것을 
예방해 준다.
  들깻잎에는 쇠고기에 적은 칼슘 등 무기질이 많고 비타민 A와 C가 
많을 뿐 아니라 녹색을 띠는 엽록소를 가지고 있다.
  이 엽록소는 직접적인 영양소는 아니나 세포 부활작용, 지혈작용, 강심 
말초혈관 확장작용, 상처치유 촉진작용, 항알레르기 작용 등 특별한 
생리작용을 가지고 있어 관심을 모으고 있다.
  이렇게 광범위한 효능이 있기 때문에 엽록소를 생명의 근원이라고 
말하는 학자도 있다. 엽록소는 식욕부진, 설사, 변비 같은 위장 장해에 
효과가 큰 것이 증명되고 있다.
  위궤양에서 오는 출혈을 멎게 하는 것은 엽록소가 갖는 지혈작용 
때문이다.
  또 암의 예방과도 관련이 있다고 한다. 불고기를 까맣게 태우면 
타르질이 생기는데 그 안에 발암성 물질도 생성된다.
  그러므로 불고기를 먹을 때 엽록소와 비타민 C가 풍부한 들깻잎을 
곁들여 먹는다는 것은 암의 발생을 사전에 예방하는 효과도 기대할 수 
있는 일이다.
  엽록소와 비타민 C는 혈액을 깨끗하게 하고 조혈을 돕는 작용도 
한다고 한다.
  사람들이 스트레스를 받을 때 비타민 C가 대량 소비된다. 담배를 많이 
피우는 사람의 혈액 속에는 비타민 C의 양이 정상인의 절반밖에 들어 
있지 않다는 사실이 밝혀지고 있다.
  비타민 C는 사람의 면역 능력을 높여준다. 들깻잎에는 다른 채소가 
도저히 따를 수 없을 정도의 많은 양의 비타민 C가 있다. 거기에다 
양질의 섬유소를 가지고 있어 고기를 많이 먹었을 때 생기기 쉬운 변비를 
예방하는 효과도 크다.
  불고기와 들깻잎은 잘 어울리는 명콤비인 셈이다.

    2. 스테이크와 파인애플

  쇠고기를 이용한 요리는 나라나 지방에 따라 여러 가지가 있다. 그러나 
세계 어느 나라에 가거나 가장 공통적인 것이 비프스테이크다.
  큼직한 쇠고기 덩어리를 맛있게 군 것에 약간의 감자와 당근, 완두, 
옥수수 등을 곁들인 것이다. 좋은 스테이크 감은 칼을 대면 아주 쉽게 
잘라지는 두툼한 고기다.
  그러한 고기를 만들어 내기 위해 목장에서는 먹이를 잘 먹이고 
마사지까지 해 가면서 키운다고 한다. 음악을 들려주고 맥주까지 먹여 
주는 곳도 있다. 그렇게 키운 것은 기름이 고기 사이에 고르게 퍼진 
차돌박이로 되어 있어 부드럽고 연하며 맛이 좋다.
  등심은 가장 좋은 고기로 전골과 구이용을 쓰이며, 안심도 구이와 
전골에 좋다. 고기 사이에 기름기가 적당히 섞여 있는 등심과 안심이 
스테이크용을 최고품이다.
  도살된 쇠고기 근육은 한동안 굳게 수축되는 강직 현상이 일어나고, 
이것이 최고도에 도달한 후에는 수축이 풀리며 부드러워지면서 미생물에 
의해 쉽게 부패된다.
  소 한 마리를 잡으면 질 좋은 등심과 안심은 얼마 되지 않고 대부분이 
질긴 고기다. 질긴 고기를 부드럽고 연하게 하기 위해 여러 가지 방법이 
고안되었다.
  냉장법과 연화제(연육제)를 사용하는 것이 가장 대표적이다. 소는 
부위나 종류, 나이에 따라 맛이 다르지만 대개 냉장고에 넣어둔 상태로 
도살 후 7--13일 사이가 가장 맛이 좋고 연한 시기다.
  또한 온도가 높을수록 숙성도가 빨라진다. 9'C이면 5일, 16'C 정도일 
때는 3일이면 연화 숙성된다.
  연육이란 사람이 고기를 먹고 위장에서 소화되는 과정의 일부가 
진행되는 것과 같은 것이다.
  우리 나라에서 전통적으로 사용해 온 연육제는 배와 무였다. 배와 
무에는 단백질 분해 효소와 지방 분해 효소가 들어 있어 고기와 함께 
재어 두면 연육 효과가 있었던 것이다. 다른 나라에서는 무화과와 
파파이아, 파인애플 등을 연육제로 사용한다.
  단백질 분해 효소로 무화과에는 피신이, 파파이아에는 파파인이, 
파인애플에는 브로멜린이 함유되어 있는데, 배나무에 함유된 효소와는 
비교가 안 될 정도로 강력하다.
  파인애플의 브로멜린은 0.005%의 미량을 고기 표면에 살포해도 연육 
효과가 크게 나타난다.
  스테이크 요리를 할 때 파인애플의 브로멜린 처리를 하지 않더라도, 
스테이크와 곁들여 먹거나 스테이크를 먹고 후식용 과일로 파인애플을 
먹으면 소화가 촉진된다.
  파인애플은 매혹적인 향으로 사람들의 구미를 돋우는 과실이다. 
아나나스과에 속하는 상록 초본의 열매인데 잎 사이에서 솔방울 모양의 
자색꽃이 피고 타원형의 열매가 익는다.
  잘 성숙한 생과는 수분 88.5%, 단백질 1.7g, 지방 0.4g, 당질 8.7g, 섬유 
0.4g, 회분 0.3g, 비타민 A와 B가 소량 있고 비타민 C가 31mg으로 많은 
편이다.
  후숙시킬 수가 없고 부패하기 쉬워 생식용보다는 가공용으로 재배하는 
일이 많다.
  파인애플의 당분은 주로 자당이며 과당과 포도당도 들어 있다. 새콤한 
맛을 주는 구연산과 사과산이 0.5--3%나 함유되어 타액과 소화효소 
분비를 촉진하는 효과도 크다.
  고운 노란색을 띤 카로틴계 색소가 2--3mg%나 들어 있다. 칼슘이 
비교적 풍부한 편이며 좋은 향기는 초초에칠 성분이다. 과육 중에 단백질 
분해 효소인 브로멜린이 골고루 함유되어 있어 고기를 먹을 때 함께 먹는 
것은 가장 좋은 배합으로 평가할 수 있다.
  고기를 요리하기 전 브로멜린과 같은 효소 처리를 하면 맛이 좋아지고 
연해지는 현상을 숙성이라고 한다.
  쇠고기는 암소 고기가 부드럽고 연한데 그것은 지방 축적이 고르게 잘 
되어 있기 때문이다.
  수소에는 단단한 결체 조직이 많이 형성되는데 암소에는 비교적 결체 
조직이 적어 더 연하다. 수소는 노린내 즉 성취가 나는데 암소는 그것이 
없다. 그래서 암소 고기를 선호하는 것이다.
  고기 맛은 소의 나이에 따라서도 다르다. 늙은 소의 고기는 질겨서 
맛이 없고, 너무 어린 것은 결체 조직이 적어 연하기는 하나 수분이 많고 
맛이 담백하다.
  부위별로 가장 연한 고기는 안심이고 다음이 등심이다. 고기는 빛이 
검붉고 섬유가 굵게 이는 것은 변질한 것이 아니면 늙은 고기인 경우가 
많다.
  쇠고기 단백질에는 정상 성장에 필요한 모든 필수 아미노산이 골고루 
들어 있어 영양가가 높기는 하나, 비타민이 적고 산성식품이므로 
채소류나 과일과 곁들여 먹는 것이 바람직하다.

    3. 돼지고기와 표고버섯

  요즘 미국 사람들은 콜레스테롤 공포증에 걸려있다. 그럴 수 밖에 없는 
것이 5명 중 1명꼴로 심장병, 고혈압, 동맥경화 등 순환기계 질환을 앓고 
있기 때문이다. 그래서 스테이크와 햄, 소시지 등 동물성 지방을 많이 
섭취하는 식생활로 인한 콜레스테롤의 피해가 크다고 지적되고 있다.
  그런데 돼지고기를 비롯한 동물성 지방과 콜레스테롤을 많이 먹고 있는 
중국인은 서구인과는 비교가 안 될 정도로 순환기계 질환이 적어 관심을 
끌게 됐다.
  김해의 패총 등에서 돼지 이빨이 많이 나온 것으로 미루어 보면 우리 
나라에서 돼지고기를 먹어 온 역사가 깊다는 것을 미루어 짐작할 수 
있다. 또한 로마의 시저 장군이 갈리아를 정복하고 돼지고기 먹는 법을 
로마에 도입했다고 전해지기도 한다.
  돼지고기는 지방분이 많고 감칠맛이 있어 사람들이 즐겨 먹어 온 
육류인데 먹는 법과 조리법이 나라마다 다양하다.
  중국 요리에 쓰이는 식품 재료는 종류가 매우 많은데, 고기 요리, 특히 
돼지고기 요리에 곁들여지는 단골 재료가 표고버섯이다.
  경험에 의해 생겨난 이 배합이 영양의 균형을 이룰 뿐 아니라 
콜레스테롤의 폐해를 줄이고 성인병 예방에 효과가 크다는 것이 입증 
되고 있다.
  돼지 삼겹살에는 단백질 12.8g과 지방 40.2g, 무기질 0.7g, 칼슘 5mg, 
인 80mg, 철 0.8mg, 비타민 B1 0.46mg, 비타민 B2 0.17mg, 나이아신 
4mg 등이 들어 있다.
  표고버섯에는 단백질 18.7g과 지방 1.7g, 당질 60.1g, 무기질 4.8g, 칼슘 
19mg, 인 250mg, 철 4mg, 섬유 5.7g, 비타민 B1 0.64mg, 비타민 B2 
1.23mg, 나이아신 12mg 등이 들어 있다.
  성분에서 보듯이 돼지고기에는 지방이 많아 돼지고기 100g만 먹어도 
308kcal가 나오는 고열량 식품이다. 이 기름은 쇠고기보다 녹는점이 낮은 
불포화 지방산이 주성분이어서 성질이 다르다.
  쇠기름에는 필수 지방산인 리놀산이 4.1%밖에 안 들어 있는데, 
돼지기름에는 26.1%나 함유되어 있어 근본적으로 차이가 심하다.
  또 돼지고기에는 다른 육류보다 비타민 B1이 많은데 겨울철에는 20% 
이상이 증가해서 1mg에 이르는 경우도 있다. 이렇게 본다면 돼지고기의 
제철은 겨울이 되는 것이다.
  영양적으로 이렇게 우수하기는 하나 돼지고기에는 돼지고기 고유의 
냄새와, 콜레스테롤 함량이 많은 것이 결점이라 할 수 있다. 그래서 
돼지고기 요리에는 생강이나 마늘, 고추 등의 향신료를 적당히 사용하게 
되었다.
  콜레스테롤의 체내 흡수를 억제하고 혈액 중의 콜레스테롤이 혈관에 
눌어붙지 않도록 조리하는 것이 현명한 일이다. 이러한 효과가 기대되는 
물질로는 비타민 D와 E, F와 레시틴을 들 수 있다.
  표고버섯에는 첫째, 양질의 섬유질이 많아 함께 먹는 식품 중의 
콜레스테롤이 체내에 흡수되는 것을 억제한다.
  둘째로 특별한 생리작용을 하는 에리타데닌이라는 물질이 들어 있어 
혈압을 떨어뜨리는 특이한 효능이 있다. 표고버섯 추출물 중에서 이온 
교환 수지법으로 이 생리적 활성물질이 분리, 확인되었다.
  셋째로 표고버섯에는 당질 중에 렌티난을 비롯한 6종류의 다당체가 
존재한다. 이것은 항종양성을 나타내는 물질임이 실험적으로 밝혀졌다.
  예로부터 표고버섯이 항암효과가 있는 식품으로 전래되어 왔는데 
그것이 과학적으로 입증된 셈이다. 이 물질은 표고버섯을 뜨거운 물로 
우려 내면 쉽게 얻어진다.
  넷째로 면역기능을 항진하는 KS-2를 함유하고 있다. 이 물질은 
인풀루엔자 바이러스의 감염에 항바이러스 활성을 가지고 있다.
  다섯째로 비타민 D의 모체인 에르고스테롤을 가지고 있어 
항꼽추작용을 나타낸다.
  이 밖에도 많은 성분이 밝혀지고 있는데 미시간 대학에서의 연구에 
따르면 렌티나싱과 인터페론 인듀서도 확인되고 있다. 이 렌티나싱도 
콜레스테롤치를 떨어뜨리는 힘을 가지고 있다고 한다.
  이상 살핀 것은 표고버섯이 가지고 있는 효능의 일부에 지나지 않는다. 
이러한 효능을 가지고 있는 표고버섯이 고단백, 고지방식품인 돼지고기와 
잘 어울리는 식품이라는 것을 이해할 수 있을 것이다.
  여기에도 표고버섯에는 독특한 렌티오닌이란 향이 있고, 감칠맛을 내는 
구아닐산과 아데닐산이 들어 있다.
  음식은 영양도 중요하지만 향과 맛이 좋아야 하는데 표고버섯은 특별한 
향미를 가지고 있다. 또한 콜레스테롤 제거 효과까지 있으니 
금상첨과격인 셈이다.

    4. 돼지고기와 새우젓

  삶은 돼지고기를 가장 맛있게 먹는 방법은 새우젓에 찍어 먹는 것이다. 
기름진 돼지고기에 짭짤한 새우젓을 곁들이면 고기의 맛도 좋아질 뿐 
아니라 소화도 잘 된다.
  세계적으로 유명한 중국 요리에 사용되는 육류는 대부분 돼지고기다. 
이는 맛이 좋을 뿐 아니라 그 어느 고기보다도 영양가가 뛰어나기 
때문이다.
  돼지고기는 색깔이 엷고 육질이 부드러우며, 고기의 지방질이 맛이 
좋고 소화도 잘 된다.
  돼지고기는 부위에 따라 맛이 다를 뿐 아니라 성분도 다른데, 보통 
단백질 12--17g%, 지방 22--44g%를 함유하고 있다.
  돼지고기의 단백질을 구성하고 있는 아미노산은 정상적인 성장과 건강 
유지에 필요한 필수 아미노산을 골고루 가지고 있어 영양가가 매우 높다.
  돼지고기는 다른 고기보다 지방의 함량이 많은데 그 질 또한 매우 
뛰어나다. 쇠고기의 지방과는 그 성질이 판이하게 달라 쇠기름의 녹는 
온도가 40--50'C 정도인 반면, 돼지기름은 33--46'C로 되어 있다.
  이런 이유로 돼지기름은 혀에 닿는 촉감도 부드럽고 맛도 좋다. 기름은 
일반적으로 낮은 온도에서 녹을수록 소화 흡수가 잘 된다. 돼지기름을 
정제한 것이 라드인데, 식품의 가공조리에 재료로 애용되고 있다.
  특히 돼지고기에는 비타민 B1의 함량이 높아 쇠고기에 들어 있는 
비타민 B1보다 10배나 더 많은 0.6mg%나 된다.
  쇠고기와 같은 육류는 도살 후에 일정 기간 숙성시켜야 고기가 
연해지고 맛도 좋아지는 성질을 가지고 있다. 그러나 돼지고기는 조직이 
연해서 숙성할 필요가 전혀 없다.
  이러한 특성을 가진 돼지고기지만 옛날부터 쌀이나 보리 등 곡류 
위주의 식생활로 담백한 식생활에 익숙해진 한국인에게는 다소 부담을 
주는 식품이었다.
  담백한 음식을 주로 먹는 사람이 기름진 돼지고기를 먹으면 소화가 잘 
되지 않는다. 이에 우리 조상들이 돼지고기에 가장 잘 어울리는 조미료로 
선택한 것이 새우젓이었다.
  새우젓은 흰빛의 작은 새우에 소금을 뿌려 담근 것이다.
  새우젓은 담그는 시기에 따라 오젓과 육젓, 추젓, 동백젓으로 구분된다. 
5월에 담근 것을 오젓, 6월에 담근 것을 육젓이라 하며 추젓은 가을에 
잡히는 새우로 담근 것이다. 겨울에 잡히는 새우로 담근 것이 동백젓인데, 
이것은 오래 두고 먹을 수는 없지만 맛이 좋아 옛날부터 수라상에 오르던 
명물이다.
  새우는 껍질이 있어 소금이 육질로 배어드는 것이 느리고, 내장에 
강력한 효소가 들어 있어 다른 어패류보다 부패하기 쉽기 때문에 많은 
양의 소금을 넣는 것이 중요하다.
  소금의 사용량은 새우의 신선도와 계절에 따라 다르지만, 일반적으로 
여름에는 35--40%, 가을에는 30% 정도 넣는 것이 좋다.
  새우젓이 변질되면 검게 변하고 단맛이 없어지며, 육질이 녹아서 
젓국이 혼탁해지고 악취를 풍기게 된다. 그래서 돼지의 먹이로 주곤 
했는데, 그것을 먹은 돼지가 죽는 일이 많았다.
  새우 껍질은 주성분이 키틴이라는 단단한 고분자 물질이어서 소화가 안 
되는 것이다. 뿐만 아니라 부패 물질과 고농도의 소금 때문에 새우젓을 
먹은 돼지가 죽었던 것이다. 이것을 보고 사람들이 돼지와 새우젓은 
상극이라는 생각을 갖게 되었다.
  이런 심리적인 것이 저변에 깔려 돼지고기와 새우젓의 관계가 성립된 
것이다.
  돼지고기의 주성분은 앞에서 설명한 것처럼 단백질과 지방이다. 
단백질이 소화되면 펩타이드를 거쳐 아미노산으로 바뀌는데, 이때 필요한 
것이 단백질 분해 효소인 프로테아제다.
  새우젓은 발효되는 동안에 대단히 많은 양의 프로테아제가 생성되어 
소화제 구실을 한다.
  사람들이 지방을 먹으면 췌장에서 나오는 리파아제라는 지방 분해 
효소의 작용을 받는다. 그러면 지방은 가수분해되어 지방산과 
글리세린으로 바뀌어 흡수된다. 지방 분해 효소의 힘이 부족하면 지방이 
분해되지 못해 설사를 일으키게 된다.
  그런데 새우젓에는 강력한 지방 분해 효소인 리파아제가 함유되어 있어 
기름진 돼지고기의 소화를 크게 도와주는 것이다.
  이런 점에서 돼지고기에 새우젓을 찍어 먹는 것은 맛의 조화와 
소화력을 증진시키는 매우 합리적인 음식의 배합인 것이다.

    5. 닭고기와 인삼

  삼복 더위에는 체온이 올라가는 것을 막기 위해 피부 근처에 다른 
계절보다 20--30% 많은 혈액이 모인다. 그래서 위장과 근육의 혈액 
순환이 안되기 쉽다. 그렇게 되면 식욕이 떨어지고 만성피로 등 이른바 
여름을 타는 증세가 나타난다. 땀을 많이 흘려 기운이 빠지고 입맛을 
잃기도 쉽다.
  기운을 못 차리는 것은 대부분의 경우 영양섭취에 문제가 있다고 
보아야 할 것이다. 그래서 우리 나라에서는 예로부터 '보신'이란 말이 
쓰여 왔고 여러 가지 음식이 추천되어 왔다. 삼복중의 보신 식품으로 
손꼽혀 온 것이 영계백숙이다.
  영계백숙은 닭고기가 주재료이고 찹쌀, 밤, 대추, 마늘이 부재료로 
쓰이나, 특별한 것으로 인삼을 쓰면 삼계탕이라 한다.
  삼계탕은 동물성 식품과 식물성 식품이 잘 어울린 대표적인 우리 나라 
음식이다.
  인삼은 중국의 삼칠 인삼, 일본의 죽절 인삼, 미국의 아메리카 인삼, 
히말라야 인삼 등 종류가 매우 많다. 그러나 건강식품과 약용으로 쓰이는 
것은 우리 나라의 고려 인삼이다.
  고려 인삼은 수천 년 동안 만병통치의 영약으로 알려져 왔으며, 
'신농본초경'에는 인삼의 약효를 다음과 같이 소개하고 있다.
  "체내의 오장을 보하며, 정신을 안정시키고... 오래 복용하면 몸이 
가뿐하게 되어 수명이 길어진다."
  지금까지 과학적으로 입증된 인삼의 약효는 다양하다. 스트레스, 피로, 
우울증, 심부전, 고혈압, 동맥경화증, 빈혈증, 당뇨병, 궤양 등에 유효하며, 
피부를 윤택하게 하고 건조를 방지한다고 한다. 또 흥미 있는 것은 
암세포의 증식을 막는 항암작용이 보고되고 있다.
  더위도 일종의 스트레스다. 이 스트레스를 누그러뜨리는 효과가 있는 
인삼을 백숙과 연결시킨 슬기는 대단하다고 평가할 수 있다.
  더위라는 스트레스를 받으면 몸 안의 단백질과 비타민 C의 소모가 
많아진다. 따라서 양질의 단백질과 비타민 C를 충분히 섭취해야 한다.
  닭고기는 매우 훌륭한 고단백 식품인데, 영계가 가장 좋다고 정평이 나 
있다.
  닭은 생후 6개월이면 알을 낳는데, 알을 낳게 전의 어린 닭의 영계라고 
한다. 닭의 영양가는 영계인 5개월에서 7개월까지의 것이 가장 높다. 너무 
어리거나 알을 낳았던 늙은 닭은 고기가 질기고 영양가도 떨어진다.
  닭 100g의 성분을 보면 단백질 19.8g, 지방 14.1g, 회분 0.6g, 철 1,2mg, 
비타민A 140I.U. 등이다.
  닭고기는 쇠고기보다 근육 섬유가 가늘고 연한 것이 특징이다. 그리고 
쇠고기처럼 지방이 근육 섬유 속에 섞여 있지 않기 때문에 맛이 담백하고 
소화 흡수가 잘 된다. 닭고기의 제철은 여름이다.
  닭고기를 구성하는 아미노산에는 메치오닌과 라이신 등 필수아미노산 
함량이 쇠고기보다 더 많다.
  임신했을 때 닭고기를 먹으면 낳은 아기의 살결이 거칠어져 닭살이 
된다든지, 산모가 먹으면 젖이 귀해진다는 말이 있는데 이는 아무런 
과학적 근거가 없는 말이다.
  오히려 양질의 단백질과 소화되기 쉬운 지방질을 많이 취해야 하는 
임산부에게 권장되는 식품이며, 발육기의 청소년에게는 더 없이 소중한 
단백질 식품이다.
  닭고기가 갖는 독특한 냄새 때문에 싫어하는 사람이 있다. 그러나 
조리할 때 마늘과 파 그 밖의 향신료를 적절히 쓰고 변화있게 조리하면 
냄새를 없앨 수 있다.
  닭고기는 그 부위에 따라 빛깔과 성분이 다르다. 흰살코기와 붉은 
살코기로 크게 나뉘는데, 가슴 부분은 살이 희고 지방이 적어 맛이 
담백하다. 다리 부분은 살이 붉고 독특한 풍미를 지니고 있어 좋아하는 
사람이 많다.
  여름 별식인 삼계탕은 인삼의 약리 작용과 찹쌀, 밤, 대추 등의 유효 
성분이 어울려 영양의 균형을 이루고 있어 훌륭한 스태미나식이 된다.
  인삼에는 특별한 약리 작용을 나타내는 사포닌이 20여 종이나 들어 
있다. 이러한 약리 작용뿐 아니라 인삼의 쌉쌀한 맛이 식욕을 돋우는 
효능도 있다.

    6. 닭고기와 잉어

  용봉이란 용과 봉황을 가리키는 말인데 뛰어난 인물의 비유로도 
쓰인다. 용과 봉황은 모두 실존하지 않는 상상 속의 동물들이다.
  용은 거대한 파충류로 동부는 뱀과 비슷하며 비늘이 있고, 네 개의 
발을 가지고 있다. 뿔은 사슴에, 눈은 귀신에, 귀는 소에 가깝다고 한다. 
깊은 못이나 바다에 잠재하고, 때로는 자유자재로 공중을 날아 구름과 
비를 몰아 풍운조화를 부린다고 한다. 유럽, 인도, 중국 등에서 신비적 
민속적인 신앙 숭배의 대상이 되고, 불교에서는 사천왕의 하나로, 
중국에서는 기린, 봉황, 거북과 함께 상서로운 사령의 하나로 취급되고 
있다.
  봉황은 상서로운 새로 상상하고 있는데, 몸은 닭의 머리, 뱀의 목, 
제비의 턱, 거북의 등, 물고기의 꼬리 모양을 하고, 키는 6척 가량이며, 
몸과 날개는 오색빛이 찬란하고, 오음의 소리를 낸다고 한다. 오동나무에 
깃들고 대나무 열매를 먹으며 예천을 마신다고 한다. 성천자가 나타나면 
이 새가 나타나는데, 뭇짐승이 따라 모인다고 한다. 수컷을 봉, 암컷을 
황이라고 부른다.
  이러한 실존하지도 않는 전설적인 동물의 이름을 딴 색다른 음식이 
용봉탕이다. 용에 상당하는 것이 잉어이고, 봉에 해당하는 것이 닭인데 
일부에선 잉어 대신에 자라를 쓰기도 한다.
  용봉탕은 맛도 일품이고 보신식으로도 유명하다. 잉어는 살아 있는 
것을 입을 꿰어 매달아 놓고, 꼬리 끝에서 5cm 정도를 양쪽에 칼집을 
깊이 넣어 피를 뺀다. 비늘은 다 벗긴다.
  잉어를 민물고기의 왕이라고도 한다. 등용문이라는 것은, 중국 황화 
상류에 있는 용문이란 지명인데, 이곳에는 하류에서 올라온 잉어가 
많기로 유명하다. 여기에 모인 잉어들이 용문을 뛰어넘어 상류에 
올라가려고 애쓰나 대부분이 실패하고 마는데 만일 뛰어넘게 되면 용으로 
화해서 승천한다는 전설이 있다. 그래서 뜻을 이루어 크게 영달하는 것을 
비유하는 말로 등용문이 쓰이게 되었다.
  잉어를 중국에서는 3천 년 전부터 스태미나식으로 애용해 왔다. 산모의 
젖이 부족할 때나 몸이 쇠약해졌을 때 먹으면 젖이 많아지고 건강을 쉽게 
회복하는 것으로 전해지고 있다.
  이러한 속설은 잉어의 성분으로 미루어 보아 근거가 있는 것이라고 할 
수 있다. 질 좋은 단백질, 소화성이 좋은 지방, 칼슘과 철분 등 무기질, 
비타민 B1등은 임산부, 환자, 어린이, 노인에게 좋을 뿐 아니라 정상 
성인의 건강과 정력을 증진시킬 수 있기 때문이다. 잉어 요리를 즐겨 
먹는 90세 노인이 생남을 했다는 말이 전해올 정도로 강정 효과가 
두드러진 것으로 알려지고 있다.
  잉어는 번식력이 강하고 아무 것이나 잘 먹고 성장이 아주 빠르다. 
폭포를 기어오를 만큼 강하고 왕성한 생명력을 가지고 있어 옛날부터 그 
피를 마시면 폐렴에 좋고 살은 정력을 증진시킨다는 등 신앙적인 존재로 
알려져 있다. 그러나 디스토마의 감염 우려가 있으므로 생식은 하지 
말아야 한다.
  잉어를 한자명으로는 이어라고 하는데, 축하용 요리에 많이 이용되어 
왔다. 공자가 장남의 이름을 리라고 붙였는데 생남 축하로 왕이 잉어를 
하사했기 때문이다.
  잉어는 황금색의 것이 맛이 좋고 큰 것은 1m이상인 것도 있다. 
12월부터 다음해 3월까지가 가장 맛있고 영양이 많다.
  한편 닭고기도 비슷한 점이 많다. 인류가 이용해 온 역사가 오래된 
육류로 우리에게 친숙하다. 닭고기는 섬유가 가늘고 연한 것이 특징이다. 
그리고 쇠고기처럼 지방이 근육 안에 섞여 있지 않아서 맛이 담백하고 
소화 흡수가 잘 되는 고기다. 그래서 요리 전문가들은 요리 재료에 
닭고기가 없는 것은, 마치 화가에게 캔버스가 없이 그림을 그리라는 것과 
같다고 말을 하고 있다.
  사위가 오면 씨암탉을 잡는다는 말이 있다. 그만큼 우리 나라에선 닭을 
귀물로 여겨 왔고 비상접객용 식품 구실을 해 온 것이다. 그러나 사실상 
씨암탉은 질기고 맛도 없다.
  서양에서는 닭고기를 치킨이라고 하는데 이것은 알을 낳기 전의 
병아리를 뜻하는 말이다. 본래 닭은 생후 6개월이면 알을 낳기 시작하기 
때문에 식용으로는 그 이전의 것이 이용되고 있다는 뜻이다. 생후 6개월 
이전의 닭이 지방이 많고 특히 껍질이 연할 뿐 아니라 맛도 좋다.
  닭고기는 독특한 냄새 때문에 싫어하는 사람이 있다. 그러나 조리할 때 
향신료를 적절히 쓰고 변화있게 조리하면 냄새를 없앨 수 있다.
  가슴 부분은 살이 희고 지방이 적어 맛이 담백하다. 다리 부분은 살이 
붉고 독특한 풍미를 지니고 있다. 임신했을 때 닭고기를 먹으면 아이들의 
살결이 거칠어져 닭살이 된다든지 산모가 먹으면 젖이 귀해진다는 말이 
있는데 과학적으로는 아무 근거도 없는 것이다. 오히려 단백질과 질 좋은 
지방을 섭취해야 할 임산부에게 닭은 권장할 만한 식품이다.
  닭고기는 육식을 주로 하는 미국을 비롯해서 유럽 여러 나라에서 더 
많이 소비되고 육식의 상당한 양을 차지하고 있는데 그것은 동물성 
단백질을 많이 먹을수록 담백한 맛을 찾게 되기 때문이다.
  여하간 잉어와 닭은 고단백식품인 점에서 비슷한 것으로 볼 수가 있다. 
잉어는 단백질이 22%이고 닭은 21%나 된다. 두 가지가 모두 
동물성식품이며 분류상으로 보면 다 산성식품에 속하는 것이다. 따라서 
이 두 가지로 만든 용봉탕은 궁합이 별로 안 맞는 것으로 생각하기 쉽다.
  그러나 이 배합은 합리적이라는 것이 과학적으로 입증이 되고 있다. 
첫째가 아미노산의 보완관계이다. 단백질을 구성하고 있는 아미노산이 약 
20종인데 식품마다 그 함량이 다 다르다. 일반적인 계산에선 1+1=2의 
셈이 되나 식품의 경우에는 종류에 따라 1+1=3도 되고 4도 되는 효과가 
나타난다. 이것을 아미노산의 상승효과라고 하는데 잉어와 닭은 이 
효과가 크다.
  두 번째가 콜레스테롤 감소 효과이다. 콜레스테롤 함량을 보면 100g 
중에 잉어는 75mg이고 닭고기는 112mg으로 닭고기에는 상당히 많다. 
그런데 잉어에는 혈중 콜레스테롤값을 낮추어 주는 불포화지방산이 
3.79%나 들어 있다. 또 용봉탕에는 표고, 석이, 목이 버섯을 쓰기 때문에 
산성을 중화하며 콜레스테롤 저하 효과도 기대되는 것이다.

    7. 간과 우유

  백수의 왕이라는 사자가 먹이 동물을 잡으면 맨 먼저 찾아 먹는 것이 
간이라고 한다. 부피가 많은 살코기는 먹지 않고 영양의 보고라는 간을 
즐기는 것을 보면 어설프게 영양소에 대해 알고 있는 사람보다 낫다고 할 
수 있다.
  격심한 생존 경쟁에서 피로하거나 스태미나가 부족해서는 이겨 낼 수가 
없다. 사자와 같은 강인한 스태미나를 갖기를 바라는 사람은 간을 자주 
먹도록 하는 것이 좋을 것이다.
  먹은 것의 양이 적어서 먹은 것 같지 않음을 비유할 때 간에 기별도 안 
갔다고 말할 정도로 간의 중요함을 표현해 왔다.
  가축의 내장 중에서 간장이 차지하는 비율은 매우 크다. 일반 근육의 
살코기와는 달리 염통, 간, 이자, 콩팥, 지라, 위, 혀 등의 내장을 
내장육이라고 한다.
  소는 내장이 33.8%인데 간이 1.07%, 돼지는 내장이 15.5%이고 간장은 
1.56%나 된다. 간은 위를 반쯤 덮은 암적갈색의 소화선인데 좌우 두 개의 
간엽으로 되어 있고 가운데에 쓸개가 붙어 있다. 지조가 없이 형편에 
따라 이편에 붙었다, 저편에 붙었다 하는 것을 간에 붙었다 쓸개에 
붙었다고 하는 비유가 거기에 있다.
  간을 떼어낼 때 쓸개가 터지면 쓴맛 때문에 먹지 못한다. 모든 동물의 
간은 신진대사의 중심체이며 큰 화학공장과 같은 것으로 분해, 합성, 
저장, 해독, 중화 등 만능에 가까운 작업을 수백 가지나 하고 있다.
  쇠간의 일반 성분을 보면 다음과 같다. 쇠간 100g 중의 함량은 수분 
73.1%, 단백질 19.8g, 지방 3.4g, 당질 2.1g, 회분 1.6g, 칼슘 5mg, 인 
368mg, 철 4mg, 나트륨 55mg, 칼륨 300mg, 비타민 A 40,000I.U., 비타민 
B1 0.22mg, 비타민 B2 3.0mg, 나이아신 13.5mg, 비타민 C 30mg이다.
  이 성분에서 보면 간이 살코기보다 영양가가 월등히 높다는 것을 알 수 
있다. 그런데도 그 값이 살코기보다 싼 것은 잘못된 일이다. 5g의 간을 
먹으면 비타민 A의 1일 필요량이 충당된다. 단백질의 영양가를 판정하는 
단백가만 해도 근육보다 간이 높다. 비타민 B 복합체, 적량의 지방, 철, 
구리, 코발트, 망간, 인, 칼슘 등 빈혈이나 스태미나 증강에 필요한 
무기질이 다른 식품에 비해 비교가 안 될 정도로 많다.
  간을 먹게 되면 창고에 쌓여 있는 영양소를 그대로 이용하게 되는 
셈이다. 간의 스태미나 효과를 체험적으로 알게 된 사람들이 
강장식품으로 간은 날것이 좋다는 말을 전하곤 한다. 그러나 보니 사슴 
간을 비롯해 여러 가지 간을 드라큘라식으로 생식해야 좋은 것으로 
전래되기도 했다. 그러나 생식을 하면 열에 약한 비타민 B나 C등은 일부 
파괴되지 않을지 모르나 위생적인 면에 문제가 있다는 것을 알아야 한다.
  간에는 각종 효소가 함유되기 때문에 살코기에 비해 선도 유지가 매우 
어렵다. 이른바 자가소화 작용이 강해 신선한 상태에서도 자가분해가 
일어나 변질과 부패가 빠르다. 뿐만 아니라 기생충 감염이라는 위험 
부담도 있으므로 생식은 되도록 안 하는 것이 좋다. 가열 조리해도 
손실되는 영양은 염려할 정도로 크지 않다.
  그런데 간은 조리하면 몇 가지 문제점이 생긴다.
  첫째가 간의 탄력성과 유연성이 변해서 씹는 촉감부터 달라진다.
  둘째는 간의 독특한 냄새가 심하게 나서 기호성이 떨어진다는 점이다.
  첫 번째 결점을 보완하기 위해 간을 갈아서 다른 식품재료와 혼합 
조리하는 방법이 많다. 독일의 간소시지(레바브르스트)등이 그러한 것에 
속한다.
  두 번째 결점을 보완하기 위해 마늘, 후추, 생강 등 향신료가 이용되어 
왔다. 그러나 그 효과가 그다지 크지 않으며 어린이는 대개 자극성 
때문에 싫어한다.
  그것을 해결하는 훌륭한 파트너가 바로 우유이다. 냄새를 뺀다고 조리, 
가공할 간을 썰어서 물에 담그면 좋지 않은 냄새와 맛이 조금은 빠진다. 
그러나 그 효과가 크지 않으며 눈에는 안 보이나 수용성 영양소인 일부 
단백질, 즉 당질, 칼륨 등과 비타민 B와 C등의 무기질의 손실이 매우 
크다.
  이때에 물 대신 우유를 쓰면 사태는 완전히 달라진다. 절단한 간을 
한동안 우유에 담가두면 간의 나쁜 냄새와 맛이 상당히 많이 제거된다. 
우유의 미세한 단백질 입자가 간의 좋지 못한 성분에 흡착하기 때문이다.
  물에 담그면 수용성 성분의 손실이 큰 것과는 달리 우유에 담그면 영양 
손실이 거의 없다. 그 이유는 간이나 우유는 다 같이 생물체의 
일부이므로 그 무기질, 비타민, 단백질 함량이 비슷해 한편으로 빠져 
나가는 역삼투압 현상이 일어나지 않는다.
  영양의 손실이 없는데다 나쁜 냄새와 맛의 제거 효과도 크므로 
일석이조의 효과를 거둘 수 있다.
  간을 조리할 때 우유에 미리 담그는 것뿐 아니라 함께 조리하는 재료로 
우유를 활용하는 것은 매우 좋은 조리법이다. 두 가지 다른 종류의 
단백질이 합해져 얻어지는 상승효과가 크며, 산성식품인 간과 
알칼리성식품인 우유의 자연스러운 해후도 가능하게 된다.
  또 우유 편에서 본다면 자기가 적게 가지고 있는 철분, 비타민 B12등이 
보강되는 효과도 큰 것이다.
  간과 우유의 활용은 음식의 기호도를 높이면서 영양의 균형을 이루는 
천상 배필인 셈이다. 상부상조의 본보기라고 할 수 있다. 따라서 어린이나 
가족을 위해 맛있는 간요리를 식탁에 올리는 주부는 현대판 현모양처라고 
할 수 있다.

    8. 추어탕과 산초

  우리 나라 사람이 즐기는 특별식의 하나가 추어탕이다. 여름 내내 
더위에 시달린 몸에 원기를 불어넣는 식품으로 추어탕이 애용되었다.
  미꾸라지는 미끈미끈한 비늘을 가져 미끄럽기 때문에 미꾸라지라고 
부른다. 아시아 대륙에 많은 민물고기인데, 논과 도랑 또는 늪등의 얕은 
흙탕 바닥에서 살지만 지금은 양식을 많이 하고 있다.
  미꾸라지는 100g중 우수한 단백질이 16.2g이었고 736mg이나 되는 
칼슘과 비타민 A, B2, D가 풍부하다. 지방은 2.8g 가량으로 양은 적으나 
불포화지방산으로 구성되어 있어 콜레스테롤의 폐해를 막을 수 있다. 
이러한 것을 종합해 볼 때 미꾸라지가 정력을 돋우어주는 강장 
강정식품으로 손꼽히게 된 것도 무리가 아니다.
  미꾸라지는 겨울 동안 흙탕물 속에서 먹이를 먹지 않고 동면하기 
때문에 겨울에는 살이 빠져 맛이 없다. 봄부터 산란기를 앞두고 먹이를 
많이 먹고 살쪄 기름기가 올라 맛이 좋아진다. 따라서 미꾸라지 요리인 
추어탕은 늦여름과 가을에 제맛을 갖게 된다.
  식물성 위주의 식생활로 단백질이 부족한 저단백식을 한 사람들이 
간경변으로 고생하는 일이 많다. 이런 사람들에게 채식만을 권해 봤자 
건강을 되찾기는 어렵다. 그러한 경우에는 양질의 동물성 식품을 적절히 
먹도록 하는 것이 가장 현명하다.
  더욱이 미꾸라지는 내장을 제거하지 않고 전체를 먹기 때문에 내장 
중의 알과 난소에 들어 있는 비타민 A와 D를 섭취할 수 있다.
  비타민 A가 부족하면 피부가 거칠어지고 질병에 대한 저항성이 
약해지며 시력이 약해져 야맹증이 나타나기도 한다. 발육기의 
어린이들에게 비타민 A가 부족하면 성장 장애를 일으킨다.
  추어탕은 미꾸라지의 내장까지 함께 끓여서 조리하기 때문에 비타민 
A와 D를 손실시키지 않는다.
  비타민 D는 뼈의 형성에 중요한 구실을 한다. 칼슘만 많이 섭취해서는 
화골작용이 쉽게 이루어지지 않는다. 화골작용이 잘 되려면 비타민 D와 
햇빛의 도움이 필요하다.
  뼈는 인체를 지탱하는 지주인데 칼슘은 발육기 청소년에게만 필요한 
것이 아니고 일생을 통해 어느 시기에나 필요한 것이다. 노인이 배설하는 
오줌 속에도 칼슘이 매일 배설된다. 유해성분을 제독시켜 배설하기 
때문이다.
  그러므로 미꾸라지의 뼈까지 먹는 추어탕은 칼슘이 부족되기 쉬운 
우리의 식생활에서 중요한 무기질의 공급원이 되기도 한다.
  미꾸라지는 산채로 소금을 뿌려 거품과 해감을 깨끗하게 토하게 하고 
다시 소금물에 여러 번 헹구어야 한다.
  미꾸라지를 그대로 넣는 추어탕으로, 두부를 넣은 솥에 살아 있는 
미꾸라지를 넣고 불 위에 얹는 색다른 방법도 있다. 뜨거운 곳을 피해 
두부 속에 파고 들어가 거기서 익어 버리게 하는 것이다. 경상도나 충청, 
호남에선 미꾸라지를 갈아서 추어탕을 끓인다.
  추어탕에는 파와 고사리, 배추, 우거지와 같은 채소를 넣는데 호박순을 
같이 넣어 끓이면 비린내가 깨끗하게 가신다. 지방에 따라 추어탕을 
끓이는 방식이 다르나 쇠고기나 닭국물에 미꾸라지를 넣고 다시 고아 
뼈를 발라 내고 채소와 양념을 넣어 끓이면 맛이 아주 훌륭한 추어탕이 
된다. 징그러운 겉모양만 보고 먹기를 꺼리는 사람에게도 이것은 먹기 
좋은 건강식품이 될 것이다.
  추어탕을 다 끓이고 먹기 직전에 비린내를 없애고 맛을 좋게 하기 위해 
향신료를 사용한다. 후춧가루나 고춧가루를 넣기도 하나 향신료로 
빠져서는 안 되는 것이 하나 있는데 그것이 산초이다.
  산초나무는 운향과에 속하는 낙엽 활엽 관목으로 높이 3m까지 자란다. 
길이 5mm 가량의 삭과를 맺는데 가을에 발갛게 익고 까만 씨가 있다. 
산기슭 양지에서 나는데, 한국, 중국, 일본에 분포한다. 특유한 향기와 
매콤한 맛이 있어서 어린 잎과 과실은 향신료로 쓰인다.
  한방에서는 건조한 과실을 산초, 과피는 천초라 하여 위약에 이용하고 
있다. 조피나무, 초피나무 등의 이름도 있다. 산초를 서리 맞기 전에 따서 
만든 장아찌가 산초 장아찌이다. 잎과 과실에는 특유한 향이 있고 
과피에만 산초 특유의 매콤한 성분이 들어 있다.
  산초나무의 열매가 산초인데 100g 중 일반 성분은 다음과 같다. 단백질 
10.3g, 지방 6.2g, 당질 49g, 섬유질 19g, 무기질 5.6g, 칼슘 750mg, 철 
10mg, 칼륨 1700mg, 비타민B2 0.45mg. 그밖에 특수성분으로 
플라보노이드인 히페린, 매운 성분인 산쇼올, 크산톡신 등이 함유되어 
있다.
  산초에는 정유가 2--6% 들어 있는데 그 중 매운 성분인 산쇼올이 
8%정도 들어 있다. 이 산쇼올은 변화되기 쉬워 과피를 가루로 만들어 
두면 매운맛이 쉽게 없어지고 만다. 그러므로 추어탕에 쓰는 산초가루를 
한꺼번에 많이 만들어 놓고 쓰는 것은 좋지 않은 예이다.
  중국 요리에 쓰이는 혼합 향신료인 오향의 중요한 성분 중의 하나가 
되고 있다. 산초잎이나 과실을 으깨서 개천에 풀어 고기를 잡아 오기도 
했는데 그것은 산초의 특수성분인 크산톡신에 의한 경련으로 물고기가 
가사 상태가 되는 것을 이용한 것이었다.
  산초엔 상쾌한 향이 있어 미꾸라지의 비린내를 제거하는 데 제일 
어울리는 향신료이다. 같은 원리로 장어요리를 할 때 양념으로 쓰는 것도 
맛을 내는 비결의 하나로 되어 있다.
  산초는 한방뿐 아니라 민간요법으로도 널리 이용되어 왔다. 위하수와 
위확장증 등에 응용하기도 했는데 건위, 소염, 이뇨, 국소 흥분, 구충제 등 
용도가 많았다. 산초는 위장을 자극해서 신진대사 기능을 촉진하는 
생리적 특성을 갖고 있다.
  중국 요리에 쓰이는 화초염은 튀김을 찍어 먹는 양념인데 산초가루에 
볶은 암염을 섞은 것이다. 이것에 찍어 먹으면 맛이 산뜻해진다.
  음식마다 알맞은 양념이 따로 있는데 추어탕에는 산초가 꼭 필요한 
향신료이다.

    9. 복어와 미나리

  '적벽부'를 읊은 소동파는 복어맛을 가히 목숨과 바꿀 만한 가치가 
있다고 예찬하고 있다. '미미구진'이란 책에는 천계의 옥찬, 마계의 
기미라고 극찬하고 있다.
  몸이 뚱뚱하고 등지느러미가 짧으며 이가 날카롭게 생겨서 물에사는 
돼지로 하돈 또는 강돈이라고도 한다. 이빨이 앵무새의 부리와 비슷해서 
앵무어라고도 한다. 공기를 호흡해서 배를 부풀린다고 해서 폐어라 
부르기도 한다.
  복어를 낚으면 소리를 내면서 배를 부풀려 둥근 공과 같이 된다고 해서 
영어로는 퍼퍼피시 또는 글로벌 피시라고 한다. 특히 가시복은 물에서 
나오면 공모양이 되므로 구어라 부르고 있다.
  복어의 한자인 복어도 바로 그런 데서 붙여진 것이며 일본어인 후구는 
우리말에서 유래했다고 한다.
  입으로 빨아들인 공기는 목구멍을 통하여 소화관으로 보낸다. 복부의 
벽은 신축성이 커서 고무 풍선처럼 부풀어 오른다. 복어의 입안에는 
펌프와 같은 조직이 있으며 위와 장 사이에는 주머니를 졸라맬 수 있는 
근육 줄이 있어 공기가 들어올 때는 위와 장 사이를 막아 버린다. 위의 
입구에도 같은 근육이 있어 공기가 입으로 역류하지 못하게 되어 있다.
  복어가 배를 부풀리는 까닭이 무엇인지는 확실히 알려져 있지 않다. 
어떤 사람은 적의 습격을 받을 때 크게 보여 염포를 놓으려는 것이라고 
해석하기도 한다. 공기를 흡수해서 뜨게 하여 원거리 여행에 편리하게 
표류하는 습성 때문이라고 보는 사람도 있다.
  복어류는 전세계에 100여 종이 있으나 우리 나라에서 잡히는 것은 
18종이다. 가시복, 메리복, 밀복, 흰점복 등이 있는데 중국 양자강은 
황복의 명산지로 유명하며 황구는 특히 유명하다. 일본의 하련은 
검복(마후구)과 자주복(도라후구)의 명산지로 잘 알려져 있다.
  복어는 성질이 탐욕스러워 무엇이든 마구 물어댄다. 그래서 속담에 
원한이 있어서 이를 바드득 바드득 가는 것을 복어 이 갈 듯 한다고 일러 
왔다.
  복어살은 백옥같이 희고 맑으며 광채가 있다. 담담하면서도 싱겁지 
않고 살이 쪄 있어도 어둡지 않은 것이 복어라고 한다. 기름기가 
없으면서도 백색 반투명체로서 어둡지 않다는 뜻이다.
  복어는 회맛이 일품이다. 흰 접시에 얇게 저며 놓은 목어회는 마치 빈 
접시같이 보인다. 늦가을부터 이른 봄까지의 복어맛이 가장 좋은데 
단백질이 20%나 된다. 검복 100g 중의 일반 성분을 보면 다음과 같다.
  수분 78.6%, 단백질 18.8g, 지질 1.0g, 당질 0.1g, 회분 1.4g, 칼슘 57mg, 
인 200mg, 철 1.0mg, 나트륨 140mg, 칼륨 290mg, 비타민 B1 0.06mg, B2 
0.20mg, 나이아신 4.0mg.
  성분에서 알 수 있듯이 지방이 0.1%에 지나지 않아 칼로리도 낮은 
편이다. 복어 100g을 먹어도 열량은 90kcal밖에 나오지 않는 고단백 
식품임을 알 수 있다.
  그래서 복어는 비만 때문에 고생하는 사람에게 좋은 식품이며 
당뇨병이나 간장질환을 앓고 있는 사람의 식이요법용으로도 추천된다.
  지방이 적고 양질의 단백질이 많아 술 마신 후의 해장국으로도 인기가 
높다. 복어를 먹으면 신통하게 체내의 불화가 사라지고 엄동설한의 
추위도 잊게 된다고 한다. 복어 지느러미는 꾼들에게 호평을 받아 오기도 
했다. 잘라 낸 지느러미를 말리지 않고 그대로 불에 구워서 이용하였다.
  데운 청주를 담은 잔에 구운 지느러미를 띄운 다음 뚜껑을 덮었다가 
성냥불을 켜서 퍼런 불꽃이 꺼지면 마시는데 특히 일본인이 애용해 왔다. 
숙취나 악취의 원인이 되는 알데히드나 메탄올이 제거되어 좋다고 
선전되기도 했다.
  복어는 회도 좋지만 포를 만들어 먹어도 좋다.
  복어를 잘 다루지 못했던 이전에는 식중독으로 목숨을 잃는 일이 
많았다. 그러나 요즘에는 복어 조리법이 발달되고 조리사의 시험제도가 
채택되어 식중독이 줄고 있어 다행이다.
  먹음직스럽게 보이는 복어알을 아무 데나 버려서 귀중한 생명을 잃게 
하는 일이 보도되고 있어 안타깝기 그지없다.
  복어독은 테트로톡신이다. 복어의 학명인 테트로와 독을 뜻하는 톡신의 
합성어이다. 이 테트로톡신은 동물성 자연독 중 그 독성이 가장 강력하다.
  이 독소의 물에 녹지 않으며, 가열하여 조리해도 없어지지 않는다. 또한 
소화효소의 영향도 받지 않으므로 이로 인한 식중독을 예방할 수 없다.
  이 독은 동물의 중추와 말초신경에 작용하여 지각이상, 운동장애, 
호흡장애, 혈류장애가 일어난다. 복어독은 겨울에 증가하기 시작하여, 
산란기 전인 봄 사이에 최고의 달한다. 복어의 생사와는 아무런 차이가 
없다.
  독성의 대명사인 청산가리보다 10배 이상이나 강해서 0.5mg만 먹어도 
죽게 된다.
  독성이 강한 시기에는 한 마리가 가진 독으로 10명 이상의 목숨을 
뺏는다.
  복어 중독은 식후 20--30분, 아무리 늦어도 2--3시간 후에는 나타난다. 
10분 내에 사망하기도 하나 8시간만 생명을 유지하면 회복 할 수 있다고 
한다.
  복어는 다음과 같이 다루면 독의 위험이 전혀 없다. 배 옆구리를 
아래쪽에서 위쪽으로 살에 흠이 가지 않도록 주의해서 껍질을 벗긴다. 그 
다음 내장과 머리를 조심하여 잘라낸다. 내장을 상하지 않게 송두리째 
제거한다. 귀세미에 붙어 있는 신장도 잘 도려낸다. 이어 살은 계속해서 
흐르는 수돗물에 씻어 피를 흘려 빼고 칼로 가시를 잘 제거한다.
  흔히 먹는 복어탕을 끓일 때 미나리를 곁들이면 맛의 조화를 이룰 뿐 
아니라 해독의 효과를 어느 정도 기대할 수 있어 좋다.
  미나리는 피를 맑게 하는 식품으로 알려져 왔는데 옛 문헌을 보면 혈압 
강하, 해열 진정, 해독, 일사병 등에 유효하다고 소개되어 있다.
  미나리에는 칼슘, 칼륨, 철, 비타민 A, B, C등이 많다. 독특한 향미를 
주는 정유성분은 정신을 맑게 하고 혈액을 보호하는 힘을 가지고 있다. 
또한 식욕을 돋우어 주고 장의 활동을 좋게 하여 변비를 없애기도 한다.
  이렇듯 미나리가 가지고 있는 해독작용과 여러 성분이 신진대사를 
촉진시키기 때문에 저항력을 향상시켜 주므로 복어와 미나리는 궁합이 잘 
맞는 것이다.

    10. 조개탕과 쑥갓

  술을 많이 마신 뒤 먹는 해장용 음식에는 여러 가지가 있다. 그 중 
술꾼들이 애용하고 있는 것으로 조개탕이 있다. 따끈한 조개탕 국물을 
떠먹으면서 시원하다는 말을 연발한다.
  입에 대기 어려울 정도의 뜨거운 국을 마시면서 어떻게 상반되는 
표현을 하는 것일까?
  조개탕에는 다른 음식에서 찾아볼 수 없는 독특한 맛이 있는데 그 맛을 
시원하다는 말로 표현하고 있는 것이다. 뜨거운 국물을 마시면서 
후련하다는 뜻에서 시원하다는 표현이 적절하다고 생각한 것이 아닐까?
  조개탕을 마시면 불편했던 속이 편해지고 술이 잘 깨는 효과가 있다. 
조개에는 종류가 많으나 조개탕에는 대합조개와 모시조개가 흔히 쓰인다.
  대합은 길이 85mm, 폭 40mm 정도이고 빛깔은 회백갈색에 적갈색의 
세로 무늬가 있으며 안쪽은 백색이다. 2개의 주치와 측치가 있는데 
조가비가 닫힐 때 그 강력한 힘과 두 쪽의 물림이 빈틈없이 잘 맞으며 
같은 크기의 조가비를 맞추어 보아 서로 물리지 않기 때문에 일부일처의 
교훈으로도 삼고 있다. 조가비를 가진 연체동물을 가리켜 조개라고 한다.
  조개류는 대개 전복과 가리비를 제외하고는 산란기가 늦봄부터 
여름까지이므로 그때에는 맛이 없다.
  대합은 담수가 혼합하는 해변의 진흙 모래밭에 살며 조류를 따라 
이동하기도 하고 6--9월에 알을 낳는다. 속살은 맛이 좋아 여러 가지 
요리를 하고, 껍질은 두꺼워서 바둑돌로 쓰인다. 껍질을 태워서 만든 
석회는 고급 도료 등에 쓰이는데, 무명조개, 문합, 화합이라고 부르기도 
한다.
  모시조개의 껍질은 둥근데, 높이와 길이가 각 50mm, 폭 30mm 
가량이다. 뚜렷한 윤맥과 가는 방사맥이 교차되고 표면은 갈색이고 
가장자리는 자색이다. 해안의 얕은 진흙 속에 사는데 한국, 일본, 대만 
등지에 분포하며 가막조개, 가무라기, 황합 등의 별명이 있다.
  조개는 종류에 따라 성분이 조금씩 다르지만 대합 100g의 성분을 보면 
다음과 같다.
  단백질 10.5g, 지방 1.3g, 당질 3.9g, 회분 2.2g, 칼슘 116mg, 인 122mg, 
철분 130mg, 비타민 A 35I.U., 비타민 B1 0.007mg, 비타민 B2 0.14mg, 
비타민 C 5mg.
  성분에서 보는 바와 같이 단백질이 가장 많고, 같은 해산물인 물고기에 
비해 지방 함량이 적은 것이 특징이다. 조개의 단백질 속에는 히스티딘, 
라이신 등의 아미노산이 많고, 당질은 글리코오겐이 풍부해서 
영양식품이라고 볼 수 있다. 양질의 단백질 공급을 해야 하는 간장질환과 
담석증 환자에게는 조개탕이 아주 좋은 식품이다.
  위장이 약해 소화력이 떨어진 사람이라면 조개탕 국물이야말로 
안성맞춤인 셈이다. 조개 국물의 시원한 맛은 단백질이 아닌 질소 
화합물인 타우린, 베타인, 아미노산, 핵산류와 호박산 등이 어울린 것이다.
  타우린이란 물질이 최근 화제의 초점이 되고 있다. 비필수아미노산인 
타우린은 맛 성분일 뿐 아니라 건강 유지와 깊은 관계가 있는 것이다. 
인체에는 심장, 근육, 중추신경, 부갑상선 등에 많이 존재한다.
  이 성분은 간질에 유효하며 고혈압과 뇌일혈 증세 억제효과가 인정되고 
있다. 또한 체내 지방의 분해를 도와 주며, 간장의 해독작용을 향상시키는 
힘을 가지고 있다.
  조개에는 특수성분으로 유기산의 일종인 호박산이 들어 있다. 이것이 
조개탕의 시원한 맛을 주는 중요한 성분의 하나인데 모시조개에는 0.4%, 
대합에는 0.1% 가량 들어 있다.
  조개탕을 끓일 때 간장을 치고 맛을 조절한 다음 끓여서 마지막에 
청주를 넣으면 탕국의 맛이 돋우어진다.
  원료 조개는 살아 있는 것을 물에 씻어서 묽은 소금물에 담가 두면 
모래를 토해 낸다.
  탕을 끓여서 먹기 전에 쑥갓을 곁들이면 상큼한 맛을 주어 좋다. 
그런데 쑥갓을 대합탕에 넣고 끓이면 국물이 파랗게 변하므로 따로 
두었다가 그릇에 담아 내야 한다.
  쑥갓이 곁들여지면 맛만 조화를 이루는 것이 아니고, 영양의 균형과 
시각적 효과도 향상된다.
  쑥갓은 향이 독특하고 맛이 산뜻해서 날로 먹어도 좋고 나물로 해도 그 
맛이 좋다. 국화과에 속하는 식물로 유럽에서는 관상용 화초로만 
재배되고 있다. 우리 나라에선 귀한 채소로 일 년 내내 재배하고 있다.
  쑥갓 100g의 일반 성분은 다음과 같다.
  수분 93.5%, 단백질 2.6g, 지방 0.3g, 당질 2.5g, 섬유소 1.0g, 회분 1.3g, 
칼슘 74mg, 인 37mg, 철분 2.2mg, 비타민 A 6,630I.U., 비타민 B1 
0.15mg, B2 0.25mg. 비타민 C 18mg.
  성분에서 보는 바와 같이 칼슘이 많고 비타민 A와 C가 풍부한 
알칼리성 식품이다. 또한 영양성분은 아니나 엽록소가 풍부해서 적혈구 
형성에 도움을 주고 혈중 콜레스테롤 저하 효과가 있어 건강 유지에 매우 
큰 몫을 담당하고 있다.
  이 엽록소, 비타민 A, C 등은 조개류에는 전혀 없는 것이다. 그러므로 
조개탕에 쑥갓을 곁들이는 것은 매우 합리적이다.
  지구상에 존재하는 어떠한 식품도 사람이 필요로 하는 모든 영양소를 
다 가지고 있는 것은 존재하지 않는다.
  조개류가 우수한 단백질과 철분을 가지고 있으나 적혈구를 만들 때 
도움을 주는 엽록소, 비타민 A와 C는 없거나 너무나 빈약하다. 비유해서 
말하면 건물을 짓기 위한 벽돌, 창틀 등은 준비가 되어 있는데 이들을 
조립하는 일꾼이 없는 것과 같다.
  식품은 산성식품과 알칼리성식품으로 나누기도 한다. 식품을 태워서 
남는 재 즉 회분을 조사해서 나누는 것이다.
  칼슘, 칼륨, 나트륨 등 알칼리성 원소가 더 많으면 알칼리성식품이라고 
한다.
  반대로 인산, 유황 등 산성원소의 함량이 더 많으면 산성식품이라 한다.
  일부에서 산성식품은 인체에 유해하고 알칼리성식품은 좋은 것으로 
말하기도 하나 이는 잘못된 해석이다.
  육류, 곡류 등은 산성식품이고 채소, 과실, 해조류 등은 
알칼리성식품으로 사람에게는 모두 필요한 것이다.
  어느 한편으로 치우치지 않게 먹는 것이 바로 식생활이다. 그런면에서 
조개탕과 쑥갓은 궁합이 잘 맞는 것이다.

    11. 생선회와 생강

  무더운 여름에는 식중독으로 고생하는 사람이 많은데 식중독의 원인은 
여러 가지가 있으나 가장 흔한 것이 세균에 의한 세균성 식중독이다.
  특히 생선을 먹고 배탈을 일으키는 일이 많다. 이를 토사곽란이라고 
표현해 왔다. 생선회를 먹고 난 다음 토하고 설사를 심하게 해서 
고생하는 것을 가리키는 말이다.
  생선과 조개와 같은 어패류에는 장염 비브리오균이 묻어 있어 식중독을 
일으키게 된다. 국립보건연구원의 조사에 의하면 동해, 남해, 서해에서 
잡히는 어패류는 대부분 비브리오균에 오염되어 있다고 한다.
  특히 아가미와 피부에 많다는 사실도 밝혀졌다. 세균 중에서 가장 
번식이 빠른 것은 대장균인데 20분 정도 만에 그 수가 2배로 늘어난다.
  그런데 장염 비브리오균은 대장균보다 증가 속도가 더 빨라 
7--8분이면 2배가 된다는 것이다. 이렇듯 탈이 나기 쉬운 생선을 먹을 때 
생강을 곁들여 먹으면 좋다는 음식의 궁합이 예로부터 전해지고 있다. 
그래서 생선회를 먹을 때 생강 채친 것을 곁들이는 것이다. 이 궁합은 
경험에 의해 생겨난 것인데 과학적으로도 합리적이라는 사실이 입증되고 
있다.
  생강 100g의 성분을 보면 수분 80%, 단백질 4--10g, 녹말 30--60g, 
지방 3--7g, 회분 3--10g, 섬유질 2--6g, 정유 1--3g 등이며 펙틴, 
사과산, 수산 등도 들어 있다.
  생강의 맵싸한 성분은 진저롤과 쇼가올이 주성분이며, 향기 성분은 
정유 성분으로 진기베린, 진기베롤, 캄펜, 보루네올, 시트랄 등으로 
구성되어 있다.
  이 정유가 매운 성분과 어울려 티푸스균이나 콜레라균 등 세균에 대한 
살균력을 나타내는 것이다. 특히 진저롤과 쇼가올은 여러 가지 병원성 
균에 대해 강한 살균작용이 있다.
  장염 비브리오균은 생김새가 콜레라균과 비슷하게 생겼으며 일반적 
증세는 구토, 설사, 복통이다. 심한 경우에는 열도 나고 허탈상태에 
빠지기도 한다.
  생강은 이 장염 비브리오균에도 살균력을 나타내기 때문에 생선회의 
식중독 발생에 예방효과가 크다. 살균 효과가 큰 진저롤을 대량으로 
먹으면, 실험동물이 운동중추의 마비를 일으키나 보통 식품으로 먹는 
양이면 식욕증진과 소화를 돕는 효과가 크다.
  생강은 방향성 건위약 또는 교미제(:비린내 등 좋지 못한 맛을 고쳐 
주는 물질)로 널리 쓰여 왔다. 구역질 치료용으로도 쓰여 왔고 건강(:말리 
생강)은 신진대사기능이 떨어졌을 때 이용되거나 기침, 현기증, 손발이 찬 
경우, 요통, 설사, 구토 등의 치료제로 활용되었다.
  말린 생강은 생강 재배가 안 되는 서양에서 더 많이 이용되었다. 
세계적으로 유통되는 것은 대부분 말린 생강이며 상품으로는 흑생강과 
백생강으로 나뉜다.
  생강은 먼 옛날부터 아시아의 따뜻한 곳에서 재배되었으며 원산지는 
인도 또는 중국의 사천성이라 추측되고 있다.
  생강이 유럽으로 전해진 것은 1세기경으로 처음에는 약용이었으나 
9세기경에 향신료로서 프랑스와 독일 등에 소개되었다고 한다. 
13세기에는 아랍 상인들에 의해서 인도에서 동아프리카에, 16세기에는 
포르투갈인에 의해 서아프리카에 도입되었다. 서아프리카의 산토메에서 
생강이 생산되었고 신대륙 발견 후 멕시코와 자메이카에 전해졌다. 
이때부터 자메이카는 '생강의 고장'이란 별명을 얻게 되었으며 세계 
시장을 장악하게 되었다.
  중국에서도 질이 좋은 생강이 생산되는데 공자께서도 생강을 
애용했다는 기록이 있다.
  생강은 다년생 초본으로 땅 속의 뿌리줄기와 두툼한 다육질로 매운맛과 
특유한 향미를 가지고 있다. 우리 나라에선 거의 꽃을 볼 수 없으나 더운 
나라에서는 이따금 꽃이 핀다고 한다.
  꽃은 황록색이나 개화해도 열매는 익지 않는다고 한다. 그래서 생강 
재배는 뿌리를 쪼개서 하고 있다. 20'C 가량의 온도가 알맞으며 추위에 
대한 저항성이 약해 햇볕이 잘 쪼이는 곳에서 재배하는 것이 좋다고 
한다.
  생강뿌리는 야채로서 날 것이나 식초와 소금에 절여서 먹는다. 수프나 
여러 가지 요리를 만들 때 향기를 우려 내기 위해 쓰이고 있다. 
말레이시아에선 물에 담갔다 다진 것을 시럽에 절인 마니산을 만들어 
먹으며, 인도네시아의 자바에선 두부를 만들 때 이용하고 있다. 인도를 
비롯한 열대지방에서 어느 시장에서나 팔고 있는데 카레를 만들 때 꼭 
쓰이는 향신료이다.
  생강 가공품으로는 생강과자, 진저에일, 진저와인, 진저브레드, 
생강가루, 생강 에센스 등이 있다. 우리의 고유한 생강 가공품에는 
다과상에 올리는 숙실과의 일종인 생란이 있다. 재료는 생강, 설탕, 물엿, 
꿀이며, 지름 3cm 가량의 생강 모양으로 빚어서 잣가루에 하얗게 굴린 
것이다. 생강차와 생강엿이 또한 유명하다.
  우리가 요즘 흔히 먹는 생선은 생선 비린내가 나고 장염 비브리오균 등 
세균이 묻어 있어 식중독의 염려가 매우 크다. 그러한 생선회를 먹을 때 
생강 채썬 것을 함께 먹게 되면 우선 비린내 제거도 되고 살균작용으로 
세균성 식중독 예방 효과도 기대할 수 있다.
  또 생강에는 디아스타제와 단백질 분해효소도 들어 있어 생선회의 
소화를 도우며, 생강의 향미성분은 소화기관에서의 소화흡수를 돕는 
효능도 있다.
  그렇게 본다면 생선회를 먹을 때 생강을 곁들여 먹는 것은 궁합에 잘 
맞는 것이라는 것을 알 수 있다. 음식의 궁합은 영양효과와 먹는 
즐거움을 더해 주는 길잡이가 되는 셈이다.

    12. 잉어와 팥

  인체의 70% 가량이 수분이다. 보통 식품은 여러 날 먹지 않아도 
생명에 큰 영향을 주지 않으나 물은 그렇지가 않다. 단식을 할 경우라도 
물은 매일 마셔야 한다.
  물은 여러 가지 영양소를 운반하기도 하고, 노폐물의 배설, 혈액 및 
내분비물, 세포 내의 각종 생리작용에 관여한다. 따라서 건강을 좌우하는 
큰 요인이 되고 있다. 공기의 고마움을 모르듯 우리는 물의 고마움을 
모르고 지내고 있다.
  대개 사람은 하루에 1.5리터 가량의 수분을 배설한다. 소변으로 0.6리터, 
보이지 않는 땀으로 0.6리터, 숨쉴 때 0.3리터 등이다.
  사람이 늙어 주름이 지는 것도 피부의 수분이 부족해서이고 콜레라가 
무서운 것도 바로 이 물이 부족되기 때문이다.
  이렇게 생리적으로 중요한 물을 공급하는 것 못지 않게 체내의 수분을 
적절히 내보내는 일도 중요한 것이다. 만일 제대로 버리지 못하면 몸이 
붓는 증세가 나타난다.
  몸이 붓는 것을 부종 또는 부증이라고 한다. 이 부종은 심장병이나 
신장병에 걸리거나, 어느 국부의 혈액 순환에 탈이나서 몸이 퉁퉁 부어 
오르는 병이다.
  비타민 B1의 부족으로 생기는 각기병에서도 부종이 나타나며, 부인들은 
임신중에 부종이 생기는 일이 많다. 임신 5--6개월 이후가 되면 차차 
부종이 쉬워지고 때로는 혈압이 올라가거나 단백뇨가 나오기도 한다.
  우리 몸은 체내에 생성되는 이들 유해물질을 분해 중화하는 능력을 
갖추고 있으나, 그것이 제대로 되지 않으면 차차 임신중독증이라는 
상태가 된다. 초기 중독중인 입덧과는 전혀 다른 것인데, 임신에 의해 
조절 능력이 상실되었기 때문에 일어나는 것이다.
  이러한 때에 신장이 나쁘니까 단백질은 먹으면 안된다. 간장이 
나쁘니까 지방을 먹어서는 나쁘다는 식으로 덮어 놓고 제한을 하면 
도리어 증세가 악화되는 일이 많으므로 식이요법을 잘 해야 한다.
  그런 때에 염분과 물을 많이 먹으면 부종이 더 심해지므로 조심해야 
한다. 전날 배설한 오줌양보다 500m리터 많은 양의 물을 마시는 것이 
좋다. 소금은 증세에 따라 조절하는데 하루에 5g 가량으로 하는 것이 
바람직하다.
  임신 부종이나 각기 부종에 좋은 식품으로 전해 오는 것이 잉어와 팥을 
달여 마시는 것이다. 잉어 1마리와 팥 1--2g홉을 물 1--2되에  달여서 그 
즙을 마시면 좋다. 이 즙을 마시고 몇 시간 뒤에 설사가 일어나면 
나았다는 증거가 된다고 한다. 각기의 경우에는 물을 더 많이 넣고 달여 
먹으면 잘 낫는다고 한다.
  잉어와 팥의 배합은 현대 영양적인 면으로 고찰해 볼 때 궁합이 잘 
맞는 것이라는 것을 알 수 있다.
  잉어는 중국에서는 3천 년 전부터 애용되어 온 강장 보신식품이었다. 
산모의 젖이 부족할 때나 몸이 쇠약해졌을 때 잉어를 먹으면 젖이 
많아지고 건강을 쉽게 회복하는 것으로 전해지고 있다.
  잉어의 성분으로 미루어 보아 근거가 있는 것으로 보여진다. 잉어에는 
질이 좋은 단백질이 18% 가량, 소화성이 좋은 지방이 2%, 많은 양의 
칼슘과 비타민 B1이 있어 임산부, 환자, 어린이에게 좋을 뿐 아니라 
성인의 건강과 정력을 증진시킬 수 있기 때문이다. 잉어의 지방분은 
불포화지방산이 주성분이기 때문에 동맥경화와 고혈압인 사람에게도 좋은 
영양 공급원이 될 수 있다.
  잉어탕을 끓일 때는 내장을 제거하고 구기자를 함께 넣어 약한 불로 
1시간 가량 고아 그 국물만을 마시는 것이 중국식 잉어탕이다. 이 
잉어탕은 여성의 냉감증에도 유효하다고 한다.
  부종을 고치기 위해 잉어에 섞는 팥은 몇 가지 특성이 있는 곡류이다. 
원래 팥은 콩과에 속하는 1년초인데, 동양이 원산으로 중국, 한국에서 
많이 재배되고 있다. 한명으로는 적두, 또는 소두라고 한다. 우리 
나라에서는 쌀과 콩 다음으로 치는 오곡 중의 하나이다.
  팥의 성분을 보면 당질 56%, 단백질 21%이고 비타민류로 비타민 B1이 
곡류 중에서 가장 많다. 비타민 B1이 많아 각기병에 좋다는 말이 생겼을 
것이다. 그래서 쌀에 팥을 섞으면 당질대사가 잘 되며 당질의 연소 
찌꺼기가 남지 않게 된다.
  팥에는 특수성분으로 사포닌과 콜린이 들어 있다. 사포닌은 거품의 
성분으로 비누가 없던 시절에는 팥가루를 물에 넣어 거품을 일게 하여 
세제로 이용하기도 하였다. 이것은 화학제품과는 달리 약해가 없으므로 
약한 피부나 식품을 씻는 데 적격이었다.
  잉어에 팥을 넣고 삶으면 이 사포닌이 우러나와 체내에서의 수분을 
배출하는 데 도움을 주었던 것이다. 몸에 부담을 덜 주면서 수분 대사에 
도움이 되는 사포닌이 효과를 얻는 좋은 방법이라고 평가된다.
  각기병의 경우에는 잉어의 지방을 체내에 흡수하는 데 한몫을 담당한 
것이다.
  팥에 들어 있는 간장대사를 돕는 콜린은 간장의 건강을 유지하는 데 
매우 중요한 물질이다. 간장에 지방이 축적되면 간장의 세포가 파괴되어 
간경변증이 되기 쉽다.
  그런데 식품으로 콜린이 충분히 공급되면 중성지방이 잘 형성되지 
않고, 혈액에 잘 흘러가는 인지질인 레시틴이 만들어지지 쉬워 몸에 
부담을 주지 않게 된다.
  임산부는 간장에 큰 부담을 안고 있는데, 그런 때에 소화 흡수가 잘 
되는 양질의 단백질 식품인 잉어와 간장의 기능에 큰 도움이 되는 팥을 
곁들여 먹는 것은 음식의 궁합으로 매우 합당한 것으로 평가할 수 있다.

    13. 굴과 레몬

  굴만큼 세계 여러 나라에서 애용되는 식품도 드물 것이다. 굴은 어패류 
중에서 영양소를 가장 이상적으로 가지고 있는 영양 식품으로 알려져 
왔기 때문에, 고대 로마 황제들도 이 굴 요리를 즐겼다고 한다. 지금도 
서양에서는 '바다에서 나는 우유'라는 별명이 있을 정도다.
  조개무지 즉 패총에서도 굴 껍질이 많이 나오는 것으로 보아 먼 
옛날부터 식품으로 이용해 온 것을 알 수 있는데, 고대 중국과 
로마에서는 굴을 양식했다는 기록도 있다. 특히 이탈리아의 나폴리에서는 
5세기경 이미 굴 양식을 많이 했다고 한다.
  굴은 소금기가 적은 해안에서 작은 미생물인 규조류를 먹고 자라는데 
1년 만에 성숙한다. 바위에 붙어 살기 때문에 '석화'라고도 한다. 한자로는 
'모려'라고 하는데 이는 굴은 수놈뿐이고 암놈이 없다는 착각에서 붙여진 
이름이다.
  굴은 가을부터 겨울 동안에 영양가가 높아지고 맛도 좋아진다. 그래서 
서양에서는 'oyster'의 'r'자가 안 들어 있는 달 즉 5, 6, 7, 8월에는 굴을 
먹지 말라는 말도 있다.
  산란기가 바로 이때이므로 영양분도 줄어 들고, 여름철이어서 빨리 
부패하여 식중독을 일으킬 가능성이 있다는 데서 생긴 말일 것이다. 보통 
동물들은 산란기에는 자기 보호를 위해 독성 물질을 생산하는데 굴도 
이때에는 아린 맛이 심해진다.
  굴을 먹는 방법은 여러 가지가 있는데 날 것으로 먹을 때 가장 굴의 
진미를 맛볼 수 있다. 바다의 신선한 풍미와 담백한 맛을 맛볼 수 있기 
때문이다. 그래서 생굴에 레몬을 곁들여 먹는 프랑스 요리는 명성이 높고 
전세계에서 이 방법이 가장 많이 애용되고 있다.
  프랑스의 수도 파리는 바다에서 멀리 떨어져 있다. 이곳에 사는 왕족을 
비롯한 귀족들도 여러 날 걸려 운반해서 굴을 먹을 수밖에 없었다. 
냉동시설이 없었던 때여서 신선한 굴을 먹기가 어려웠었다. 그래서 
신선하지 못한, 한물 간 굴을 맛있게 먹는 방법을 찾게 된 것이다.
  굴은 수분이 약 80%, 단백질 10%, 지방 5%, 글리코겐 5%에 무기질과 
비타민이 골고루 들어 있어 세균이 번식하기에도 안성맞춤이다. 뿐만 
아니라 굴에는 자가효소가 많이 들어 있어 시간이 지나면 성분의 변화를 
일으켜 탄력이 떨어져 축 처지게 된다.
  이러한 결점을 보완하는 신비한 힘을 가지고 있는 재료가 레몬이다. 
레몬은 비타민 C 70mg과 유기산인 구연산 5mg, 그리고 칼륨, 칼슘 등 
무기질을 많이 가지고 있는 것이 특색이다.
  레몬이라면 군침이 나올 정도로 신맛을 강하게 가지고 있는 과실이다. 
굴에 레몬즙을 떨어뜨리면 첫째 나쁜 냄새가 가시게 된다. 둘째로는 굴의 
구연산은 식중독 세균의 번식을 억제하며 살균 효과를 가지고 있다.
  식품의 부패를 일으키는 부패 세균은 수소이온농도(ph)7 가량의 
중성에서 활동을 잘 하는 특성을 가지고 있다.
  어패류와 육류는 모두 중성이어서 부패균이 번식하기 쉬워 신선도 
유지가 매우 어렵다. 더욱이 굴에는 수분과 단백질, 글리코겐이 함유되어 
세균의 번식이 빨라 변질이 쉽다.
  그런데 레몬은 구연산이 많아 새콤하며 그 자체로는 산성으로, 산도 
ph가 3--4 정도다. 이러한 산성 조건하에서는 부패 세균의 번식 환경이 
맞지 않아 잘 자라지 못한다.
  그래서 굴을 먹을 때 레몬즙을 곁들이거나 초고추장에 찍어 먹는 것은, 
산뜻한 맛을 주는 효과가 있을 뿐 아니라 부패 세균에 대한 번식 억제와 
살균 효과도 기대되는 것이다.
  세 번째 효과는 무기질인 철분의 흡수 이용률이 향상되는 점이다. 식품 
중의 철분은 체내에 잘 흡수되지 않아 문제가 많은 영양소다.
  예로부터 굴은 빈혈에 좋고 피부미용에 뛰어난 효과가 있으며, 
식은땀을 흘리는 허약한 사람의 체질을 고칠 수 있다고 알려져 왔다. 
그것은 굴에는 우수한 단백질과 철분이 풍부하기 때문이다.
  100g 중에 함유된 철분량을 보면 우유에는 6.1mg, 계란에는 2.6mg인데 
굴에는 8mg이나 된다. 그런데 이 철분의 흡수 이용을 돕는 것이 유기태 
철분이다. 레몬의 신맛인 구연산은 철분과 결합하면 흡수가 잘 되는 
구연산 철분이 되어 유기태 철분으로 변신을 한다.
  거기에다 레몬에 함유된 비타민C 즉 아스코르빈산은 철분의 장내 
흡수를 크게 도와 준다는 사실이 최근 밝혀지고 있다. 따라서 굴을 먹을 
때 귤이나 레몬즙을 함께 먹으면 빈혈 치료 효과가 더욱 커지는 것이다. 
우연히 곁들여 먹기 시작한 것이 이렇게 과학적 합리성을 가지고 
있으리라고는 아무도 상상하지 못했을 것이다.

    14. 우거지와 선짓국

  옛부터 안색이 좋은 것을 건강의 상징으로 여겨 왔다. 이것은 혈액의 
색깔이 얼굴에 반영되기 때문이다. 흔히 빈혈증인 사람은 안색이 
창백하다고 여겨지는데, 증세가 가벼운 경우에는 안색에 큰 영향을 주지 
않는다.
  빈혈을 알아보는 간단한 방법은 손톱에 붉은 기가 없다든가, 눈꺼풀 
아래를 뒤집어 보아 눈의 점막이 하얗다든가 등으로 식별하기도 한다. 
빈혈에 의한 증상은 적혈구가 정상치의 3/4 이하가 되면 나타난다. 산소를 
특히 많이 필요로 하는 몸의 기관 가운데서도 뇌신경 계통이 가장 영향을 
받기 쉽다. 
  산소 결핍상태에서 가장 문제가 되는 것은 매사에 의욕이 없어지는 
것이다. 뇌의 무게는 1kg 가량에 지나지 않지만, 신진대사는 매우 
활발하게 이루어져 몸 전체 대사의 20--25%를 차지하고 있다. 따라서 
뇌에 산소가 결핍되면 그 활동이 저하되어 무디어지고 의욕을 상실하게 
되는 것이다.
  산소 결핍이 온몸에 번지면 몸이 나른하고 쉽게 피로감을 느끼며 
식욕이 떨어지는 증상도 일어난다. 산소의 절대량이 부족하게 되면 
산소의 필요성이 높은 곳에 혈액이 우선적으로 흐르게 된다. 그 반면 
피부 등 산소의 필요성이 조금 떨어지는 곳에는 혈류가 감소되어 
창백해지는 것이다.
  피를 만드는 재료로는 단백질, 비타민과 철분 등 여러 가지 영양소가 
있다. 그 중에서도 단백질과 철분은 매우 중요한 재료이다. 철분은 몸 
안에서 그 2/3가 혈액 중에 있으며, 나머지의 일부는 저장철로서 또 
일부는 조직의 구성요소를 이루고 있다. 식품 중의 철분은 주로 
십이지장에서 흡수되며 골수에서 적혈구를 만드는 데 이용된다.
  철분이 많은 식품으로는 동물의 간, 심장, 콩팥 등의 내장기관이며, 
이밖에도 살코기, 콩 달걀, 미역, 김, 톳, 조개, 녹색채소 등은 철분이 많은 
식품이다. 그러나 뭐니뭐니 해도 으뜸인 것은 혈액이기 때문에 
선짓국이야말로 빈혈인 사람에게는 가장 추천되는 식품이다.
  인체 내의 철분은 절반 이상이 혈액의 헤모글로빈 중에 함유된다. 
사람들은 예로부터 비슷한 것을 연관시키는 단순한 생각을 해왔는데 
그것이 대물요법이라는 것이다.
  그렇게 해서 사슴피나 자라피 등이 정력제로 애용되게 되었을 것이다. 
동물의 혈액 중 많은 양을 흔히 구할 수 있는 것이 소나 돼지의 
피였으므로 우리 나라에선 선짓국을 끓여 먹게 되었다.
  선지가 고단백에 철분의 함량이 많은 재료이기는 하지만 많이 섭취하게 
되면 변비 증세를 보이는 것이 결점이다. 이러한 면에서 보면 선짓국을 
끓일 때 우거지와 무, 콩나물 등 채소를 많이 넣는 것은 매우 합리적인 
것이다.
  우거지와 콩나물 등 채소에는 비타민과 무기질이 풍부할 뿐 아니라 
펙틴, 섬유소, 리그닌 등 이른바 식이성 섬유가 풍부하다. 식이성 섬유는 
소화가 되지 않으며 칼로리도 없는 것이어서 영양적 가치가 없는 것으로 
취급되어 왔다. 그러나 최근 건강 생리면으로 이들의 역할이 매우 크다는 
사실이 밝혀져 관심을 모으게 되었다.
  육식 위주의 식생활을 하면서 식이성 섬유의 섭취가 적은 서구인들은 
변비에 시달리는 경우가 많고 직장암, 담석증, 당뇨병 등이 매우 많다는 
사실이 밝혀졌다.
  먹기만 하면 배설되는 것은 자연히 되는 것으로 생각해 온 것이다. 
서구인의 하루 배변량은 대개 80--120g이라고 한다. 그런데 식이성 
섬유를 많이 먹고 있는 아프리카인들은 하루에 300-800g을 배설하고 
있다. 이것이 건강과의 상관성이 많다는 것을 밝힌 사람이 바키트 
박사이다. 그의 유럽과 아프리카인의 식생활과 질병의 비교 연구가 
하나의 계기가 되었다.
  당뇨병인 사람이 식이성 섬유를 충분히 섭취하면 혈당치의 변동이 
적어지며, 식이성 섬유가 콜레스테롤치를 낮춘다는 것은 이제 상식이 
되었다.
  선지가 영양적 가치가 높은 것은 사실이나 콜레스테롤 함량이 많으므로 
변비 증세를 나타내기 쉬운 것이 단점이 되고 있다. 이러한 단점을 잘 
보완해 주는 것이 선짓국에 쓰이는 우거지와 콩나물 등으로 볼 수 있다.
  우거지란 원래 푸성귀의 겉 껍데기를 이르는 것으로 배추나 무잎과 
토란대 등이 많이 쓰인다.
  이 우거지의 주성분은 섬유소와 펙틴이다. 펙틴은 과일에 많이 들어 
있는 성분으로 잼과 젤리를 만드는 데 중요한 역할을 한다. 이것은 
장내에서 전장작용을 하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 
  소화기관 내에 자극을 주지 않고 인체 생리에 도움을 주는 섬유소, 
리그닌, 펙틴, 알긴 등을 통틀어 다이어트리 화이버라고 부르게 되었다. 
콩나물에는 식이성 섬유뿐만 아니라 비타민 C가 많다.
  철분은 단백질이나 비타민 C가 많은 식품과 함께 먹으면 흡수율이 
크게 향상된다. 철분의 흡수 이용률은 매우 낮아 식물성식품에선 1--6%, 
생선이나 육류 등은 10--20%가 흡수될 뿐이다.
  FAO(식량농업기구)와 WHO(세계보건기구)의 조사에선 철분의 
흡수율을 그 사람의 식사에 동물성이 많으냐 적으냐로 구분하고 있다. 즉 
동물성의 열량이 전체의 10%이하이면 철분의 흡수율 상한을 10%, 
10--25%이면 15%, 25% 이상에선 20%로 잡고 있다.
  대개 남자는 하루에 10mg, 여자는 12mg을 공급해야 한다. 철결핍성 
빈혈에 걸리기 쉬운 원인 중 가장 큰 것은 무엇보다도 만성출혈이다. 
치질, 궤양, 암 등으로 미량이기는 하나 계속해서 출혈이 있으면 쉽게 
빈혈이 된다.
  무잎과 같은 우거지에는 비타민 A의 모체가 되는 카로틴과 엽록소도 
많이 있다. 엽록소는 조혈작용, 말초혈관확장작용, 항알레르기작용 등 
중요한 생리작용을 가지고 있다. 
  이러한 조혈에 도움을 주는 성분과 철분의 흡수를 도와 주는 성분, 
그리고 변비 예방이 큰 우거지와 선지는 궁합이 잘 맞는 배합인 것이다.

    15. 아욱과 새우

  계절이 바뀌거나 기력이 떨어지면 입맛을 잃기 쉽다. 이럴 때 구수한 
아욱국을 먹으면 입맛이 나고 기운을 차리게 되어 예전에는 많이 
애용되었다.
  그만큼 친숙하던 채소였는데 요즘은 그 이름조차 모르는 사람이 더 
많다. 서양바람이 불어 샐러드가 판을 치는 세상이 되었기 때문이다.
  그런데 영양가면에서 보면 녹색 채소인 아욱은 샐러드 채소인 담색 
채소와는 비교가 안 될 정도로 우수하다. 이렇게 좋은 채소가 잊혀져 
가고 있는 것은 안타까운 일이 아닐 수 없다.
  아욱은 아욱과에 속하는 1년초로 잎이 넓은 계란 모양이며 여름에 백색 
또는 담홍색의 꽃이 피고 열매는 메밀처럼 모가 나 있다.
  아욱과에 속하는 식물은 전세계에 9백 종이 넘는데 초본으로는 황촉규, 
어저귀, 수박풀, 아욱 등이 있다. 수분이 많은 밭에서 잘 자라며 한국을 
비롯한 온대 및 아열대에 분포한다.
  100g 중 주요 영양 성분의 함량은 다음과 같다.
  단백질 4.8%, 당질 1.5g, 섬유소 0.8g, 무기질 0.4g, 칼슘 67mg, 인 
18mg, 칼륨 300mg, 비타민 A 5,500I.U. 비타민 B1 0.15mg, 비타민 B2 
0.3mg, 비타민 C 30mg 등이다.
  성분에서 보는 바와 같이 채소 중에서는 영양가가 상당히 뛰어나다. 
채소 중 영양가 높기로 유명한 시금치보다 단백질은 거의 2배, 지방은 
3배나 더 들어 있으며, 특히 어린이들의 성장 발육에 필요한 무기질, 
칼슘도 시금치보다 2배나 많다.
  칼슘이 부족하면 발육기의 어린이는 골격 형성이 제대로 안 되며 
선병질 체질이 되기 쉽다. 여성들이 생리일에 신경이 날카롭고 
불안해지는 것도 이 칼슘 부족이 원인이다.
  아울러 비타민 A의 함량이 아주 많고 비타민 C도 많은 편이다. 비타민 
B 복합체도 골고루 들어 있으나 비타민 B6, 비타민 B12 등은 거의 없다.
  또 아욱을 비롯한 일반 채소에는 단백질과 필수 아미노산이 절대적으로 
부족한 것이 큰 결점이다. 필수 아미노산 중 메치오닌과 라이신 등은 
매우 적다.
  아욱의 영양성분 중 부족한 성분을 가지고 있는 대표적인 식품이 
새우이다.
  새우는 종류에 따라 성분의 차이가 있으나 주성분은 단백질이다. 중간 
크기의 새우 생것에는 100g당 20.1g 말린 것에는 54.4g이나 들어 있다. 
더욱이 메치오닌, 라이신을 비롯한 8종의 필수 아미노산을 모두 골고루 
가지고 있다. 이러한 필수 아미노산 외에도 독특한 단맛을 주는 
글리신이라는 아미노산과 베타인이 있어 고유한 풍미를 내는 것이다.
  베타인이란 성분은 맛이 좋을 뿐 아니라 강장효과가 있고 
콜레스테롤치를 감소시키는 작용까지 있다고 해서 최근 화제를 모으고 
있다.
  거기에다 비타민 B2, 비타민 B6, 비타민 B12 등을 가지고 있어 아욱과 
어울리게 되면 가장 이상적인 영양 균형을 이루게 된다.
  새우가 강장 식품으로 손꼽히는 이유는 양질의 단백질과 칼슘을 비롯한 
무기질, 비타민 B 복합체 등이 풍부하기 때문이라고 볼 수 있다. 또한 
강장제로 생각되는 데는 그 왕성한 번식력에서 연유하는 것으로도 볼 수 
있다.
  새우 중에는 한 번에 10만 개 이상을 산란하는 것도 있어서 물고기의 
먹이가 되면서도 멸종되지 않는다.
  그래서 옛부터 새우는 신장을 강하게 하여 남성의 양기를 북돋아 주는 
식품으로 인식되어 총각은 새우를 삼가야 한다는 말이 있었고, 
중국에서는 혼자서 여행을 할 때는 여행지에서 새우를 먹지 말라는 말이 
의서를 통해 전해 오고 있다.
  이처럼 옛부터 훌륭한 강장식품으로 여겨져 온 새우지만 비타민 A와 
비타민 C는 거의 들어 있지 않다. 이와 대조적으로 아욱은 비타민 A와 
C, 섬유질이 풍부한 알칼리성 식품이다. 그러므로 산성 식품인 새우를 
아욱과 함께 먹으면 궁합이 잘 맞는다는 것을 알 수 있다.
  새우에는 종류가 매우 많은데 성분의 차이는 크지 않다. 참새우, 대하, 
보리새우, 꽃새우 등의 여러 종류 중 아욱국과 특히 잘 어울리는 것은 
보리새우이다.
  모든 스태미나는 신장에서 비롯된다고 생각하는 학자가 많다. 특히 
한방에서는 신장을 매우 중시하고 아울러 식품과 관련되어 신장에 좋은 
음식은 온몸의 혈액순환을 좋게 해서 기력을 충실하게 하여 필연적으로 
양기를 돋우게 된다는 것이다. 새우는 신장을 강하게 하는 식품으로 널리 
알려져 있다.
  바다새우보다 민물새우가 맛이 좋다고 한다. 새우는 하미라고 해서 
여러 가지 중국 요리에 쓰이고 있다. 색다른 새우요리의 하나로 취하라는 
것이 있는데 이것은 산 새우를 술에 삶아먹는 것이다.
  대하는 대형 새우로 몸 길이가 30--40cm 정도 되고 갑각이 딱딱하며 
앞에는 갈퀴모양으로 구부러진 가시가 한 쌍 있다. 고기맛이 좋으나 먹을 
수 있는 부분은 50%밖에 안 된다. 이것은 소금에 절이거나 튀겨서 혹은 
소금물에 찐 것을 마요네즈에 찍어 먹기도 하는데 축하용 식사 때의 
식품으로 귀중한 것이다.
  새우를 넣은 아욱국을 끓일 때 아욱은 연한 줄기와 잎을 식용하는데 
주물러 치대서 풋내를 빼고 쌀뜨물을 부어 끓여 먹는다.
  아욱의 잎과 껍질을 벗기고 줄기를 걸러서 된장이나 고추장과 함께 
넣은 다음 고기와 새우를 두드려 넣어 기름을 치고 쌀을 넣어 끓인 
아욱죽은 소화력이 떨어진 사람에게는 더없이 좋은 별식이다.
  토장에 보리새우를 넣고 끓인 아욱국은 맛과 영양의 균형이 잡힌 좋은 
음식이다.

    제2부 콩, 유제품의 음식 궁합
    1. 두부와 미역

  밭에서 나는 고기라고 할 만큼 영양가가 풍부한 콩으로 만든 
가공식품의 대표격이 두부이다. 날콩은 비린내가 날 뿐 아니라 
특수성분으로 혈구 응집작용이 있는 헤모글로티닌이란 물질과 단백질 
소화효소인 트립신의 작용을 방해하는 저해 인자가 함유되어 있다. 
다행히 이들 해로운 성분은 열에 약해서 가공품이 발달하게 되었다.
  두부는 소화율이 95% 이상이나 되며 어떤 조미료와도 잘 어울리고 
다른 식품과 조화가 잘 되므로 요리를 만드는 데 간편하다. 두부를 만들 
때 거품이 많이 나는 것은 콩이 가지고 있는 사포닌 때문이다.
  콩에는 5종의 사포닌이 함유되어 있는데 여러 가지 생리작용을 가지고 
있다. 콩의 사포닌은 이로운 점도 있으나 지나치게 섭취하면 몸 안의 
요오드가 많이 빠져 나간다. 요오드는 갑상선을 구성하는 중요한 
성분이다. 요오드가 부족하면 갑상선 호르몬인 티록신이 잘 만들어지지 
않는다.
  그러면 바세도씨병과 같은 병에 걸리게 된다. 콩이 영양식품인 것만은 
틀림없는 사실이나 콩제품을 먹을 때에는 요오드 부족을 보충하는 식품을 
곁들여야 한다.
  요오드를 가장 풍부하게 가지고 있는 것은 미역, 김과 같은 해조류이다. 
산후와 생일날 하면 으레 미역국을 연상할 만큼 우리와 친숙한 것이 
미역이다. 그런데도 시험에 떨어지거나 직장에서 해고당하는 일을 흔히 
미역국을 먹었다고 한다.
  왜 그런 말이 생겼을까? 따져 보면 이것은 터무니 없는 속설이 아닐 수 
없다. 아마도 미끈미끈한 미역의 점질물 때문에 미끄러진다 해서 생각해 
낸 것 같다.
  아무튼 현대 영양학적으로 보면 미역국을 평소에 많이 먹은 아이들은 
끈기가 생겨 성적이 우수해서 시험에 낙방하는 일이 적을 것으로 
해석된다.
  해조류는 뿌리, 줄기, 잎의 구별이 확실하지 않고, 다만 잎과 뿌리 
부분으로 나누어진다. 미역은 갈조류 곤포과에 속하는데, 뿌리는 
섬유상이고 줄기는 한 개가 편원형이며, 다시 위에 10cm 가량 뻗어 잎의 
중맥을 형성한다. 잎은 폭이 넓고 길이 1--2cm의 난형에 깃털 모양으로 
째지고, 빛은 흑갈색 또는 황갈색이다. 표면에 점상의 점액 세포가 있다.
  마른 미역 100g의 일반 성분을 보면 다음과 같다.
  수분 16.0%, 담백질 20.3g, 지방 1.3g, 당질 34.5g, 섬유 4.0g, 회분 27.0g 
칼슘 720mg, 비타민 A 7,700I.U., 비타민 B1 0.05mg, B2 0.37mg, 
나이아신 1.2mg, 비타민 C 5mg.
  미역의 회분은 칼슘 함량이 뛰어나서 분유와 맞먹을 정도로 들어 있다.
  칼슘은 골격과 치아 형성에 필요한 성분이며, 산후에 자궁 수축과 
지혈의 역할을 하기도 한다. 미역에는 요오드도 많아 100mg%나 들어 
있는데 이것은 갑상선 호르몬을 만드는 데 필요한 성분이다.
  갑상선 호르몬인 티록신은 심장과 혈관의 활동, 체온과 땀의 조절, 
신진대사를 증진시키는 작용을 한다. 그러므로 신진대사가 왕성한 
임산부에게는 평소보다 많은 요오드가 필요하다. 요오드의 공급이 
부족하면 신진대사가 완만해져서 비만의 원인이 되기도 한다. 산후에 
갑자기 뚱뚱해지는 부인들이 있는데 이 증상은 산후에 필요한 요오드를 
충분히 섭취하지 못한 것이 원인이 되는 수도 있다.
  미역은 강한 알칼리성 식품이다. 쌀 140g의 산도를 중화시키는데 
2.2g의 미역이면 충분하다. 고기나 생선 또는 달걀 등의 산성식품을 먹을 
때 산도를 중화시키는 데 가장 효율적인 식품이 미역이라고 할 수 있다.
  미역의 소화율을 보면 다음과 같다.
  단백질 64%, 지방 60%, 당질 92%, 섬유 37%.
  우리 조상들은 식품영양학을 알지 못했으나 훌륭한 식습관을 남겨 
주었다. 식품 중에 들어 있는 칼슘은 함께 존재하는 인산과의 비율이 
매우 중요하다. 인산에 비해 칼슘의 양이 더 많아야 좋은 것이다. 곡류나 
육류에는 인산이 훨씬 더 많다.
  식품으로 섭취하는 요오드가 부족하면 갑상선 호르몬인 티록신이 
제대로 만들어지지 않는다. 이 호르몬은 지방대사에 필수적인 구실을 
한다. 군더더기 피하지방을 분해시켜 날씬해지게 하는 호르몬이며 
근육운동을 날렵하게 하는 작용도 한다.
  해조류에 들어 있는 특수성분인 라미나린이라는 성분은 혈압을 낮추는 
효능이 있다. 미역을 잘 먹는 사람에게 혈압 높은 사람이 적다는 것을 
뒷받침하는 말이 되는 것이다.
  미역에는 끈끈한 성분인 알긴산과 복합다당류가 많은데 사람들은 
이것을 전혀 소화시키지 못한다. 그래서 이전에는 이들을 전혀 
영양가치가 없는 것으로 알았었다.
  그러나 실은 이것이 건강유지에 매우 소중한 것이라는 것이 차츰 
밝혀지게 되었다. 이들은 소화기관인 장의 점막을 자극해서 소화운동을 
높여 주는 정장작용을 한다.
  배설물이 배설되지 않고 오래 머물러 있게 되면 인체에 해로운 성분이 
많이 만들어져, 그것 때문에 당뇨병, 신경통, 고혈압, 암 등 여러 성인병이 
생겨나게 된다. 피부에 생기는 기미 등도 그것 때문에 생기는 일이 많다. 
그래서 예로부터 변비를 만병의 근원이라고 일러 왔던 것이다.
  산후에 미역국을 끓여 먹어 온 습관은 칼슘과 요오드를 공급해 준 
효과만 큰 것이 아니고, 산후에 생리적으로 변비에 걸리기 쉬운 것을 
예방해 준 효과도 빼놓을 수 없는 특징으로 들 수 있다.
  미역에 들어 있는 점질물과 다당류의 양은 건조물의 40--60%나 되는데 
이것은 콜레스테롤이나 공해성분인 중금속과 농약의 피해를 덜어 주는 
효과가 있다. 이들은 콜레스테롤의 체내 흡수를 방해하며, 농약 등으로 
오염된 식품 중의 중금속을 흡착 배설하는 효과가 매우 크다는 사실이 
밝혀지고 있다. 말하자면 공해를 이기는 뛰어난 식품이라고 볼 수 있는 
것이다.
  생미역 100g을 섭취해서 얻어지는 열량은 9kcal에 불과하다. 칼로리가 
낮은 식품을 먹어야 하는 비만인에게는 해조류가 만복감을 주면서도 
칼로리가 매우 적어 식이요법에 가장 좋은 재료가 된다.
  일본인 영양학자 다키구치 교수는 "일본이 세계 최장수국이 된 데는 
쌀밥 위주의 식생활을 해조류를 보다 많이 먹는 방향으로 개선한 데 크게 
힘입었다."고 소개하면서 지금 일본에서는 된장국에 미역을 조금씩 넣어 
먹는 전통적 식사습관에서 벗어나 미역으로 샐러드를 만들어 먹는 등 
다량 섭취를 위한 노력을 하고 있다고 밝혔다.
  또 최근 연구에 의하면 이들 해조류는 피를 맑게 하고 암의 발생을 
억제시키는 효능이 있다고 한다.
  이렇게 훌륭한 식품인 미역을 두부와 함께 슬기롭게 이용해 온 것이 
사찰음식이다. 두부에 해조류를 곁들여 먹는 것이야말로 궁합이 가장 잘 
맞는 배합임을 입증한 것이 우리 한국인이었던 것이다.

    2. 콩국과 국수

  밀가루를 가지고 국수를 만들어 먹게 된 것은 중국 사람이었고 
이탈리아인에게 전해져 세계적인 식품이 되었다고 한다. 국수는 밥이나 
빵과는 아주 다른 느낌을 주는 식품으로 매끄럽게 입과 목을 넘어가는 
특색을 가지고 있다.
  우리 나라에서 국수는 밥 다음 가는 식품의 위치를 차지해 왔다. 
밀가루에 소금을 섞어 물로 반죽하여 길고 가늘게 성형한 것이 국수로 
한자 표기는 면이다.
  잔칫상에는 으레 국수가 오르며 국수를 먹어야 오래 사는 수를 할 수 
있다고 믿어 온 것이다.
  반죽을 국수 분통에 넣고 누르면 가는 가닥이 실처럼 빠져 나오게 만든 
장치가 국수틀이었다. 국수 분통은 밑에 구멍에 송송 뚫린 쇳조각이 
있어서 국수가 빠져 나오게 만든 통이다.
  집에서 만들어 먹는 것으로는 칼국수가 많았다. 밀가루를 반죽하여 
밀방망이 등으로 밀어, 칼로 가늘게 썬 것이다. 칼싹두기는 그래서 생긴 
말이다.
  이렇게 만든 국수는 삶아 국물에 말거나 혹은 비벼서 먹는다. '국수 
목하는 O이 피나무 안반만 나무란다'는 말은 서투른 무당이 장구만 
나무란다와 같은 표현으로 쓰였다. 어려운 것을 능히 할 수 있는 사람이 
쉬운 것을 못할 리가 없다는 뜻으로는 '국수 잘 하는 솜씨가 수제비 못 
하랴'라고 말하기도 하였다.
  제물 국수는 삶은 국물을 국수 가닥과 함께 먹는 것이고, 건진 국수는 
삶아 낸 국수를 따로 국물을 만들어 먹는 것이다. 여러 가지 양념에 삶은 
국수를 비벼 먹는 것이 비빔국수이다.
  계절에 따라 애용되는 국수도 다르게 마련이었는데 여름철에는 
콩국수가 별미였다. 입맛이 떨어지는 여름에 콩국에 칼국수를 곁들여 
소금으로 간을 해서 먹는다. 해안지방에서는 우뭇가사리로 만든 묵을 
국수모양으로 잘게 썰어 넣어 먹기도 하였다.
  콩국은 흰 콩을 씻어 5--6시간 정도 물에 담갔다가 건져 잠깐 삶아서 
맷돌로 곱게 갈아 고운 체로 걸러서 비지를 제거한 국물이다. 때로는 
맷돌로 갈 때 볶은 깨를 넣어 고소하게 만들기도 하였다.
  콩국을 만들 때 콩을 물에 불리는 시간과 물의 온도와 삶는 시간은 
콩국의 맛, 냄새와 밀접한 관계가 있다. 날콩에는 비린내가 있는데다 
소화를 방해하는 트립신 저해인자를 가지고 있어서 그대로는 먹을 수가 
없다. 비린내와 소화 방해인자를 제거하는 방법으로 쓰인 것이 가열하는 
것이었다.
  콩은 밭에서 나는 고리라고 말할 정도로 단백질(40%)과 지방(18%)이 
풍부한 식품이다. 콩의 단백질은 농작물에서 최고이며, 구성 아미노산의 
종류도 다양하다.
  콩 중의 지방은 약 50%가 리놀산이고 리놀레인산이 6%나 들어 있다. 
이러한 불포화지방산은 동물성 지방의 과잉 섭취에서 오는 콜레스테롤을 
씻어 내는 역할을 하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
  또 콩기름 중에는 비타민 E가 10.4mg이나 들어 있어 미용과 노화 
방지의 효과도 있다. 심장병, 동맥 경화, 고혈압 등을 일으키지 않는 
식품으로 미국 등 선진국에서는 콩을 많이 이용하기에 이르렀다.
  콩에는 거품성분인 사포닌이 들어 있는데 이 물질은 물과 기름에 잘 
녹는다. 인체 내에서 과산화지질의 생성을 억제시키는 힘을 가지고 있다. 
콩은 뇌의 활동을 돕고 신경을 안정시키며 피를 맑게 하는 식품으로 
알려져 왔다.
  사람의 뇌에는 약 30%의 레시틴이 존재하는데 콩에는 이 레시틴이 
풍부하다. 이 레시틴은 혈관에 부착된 콜레스테롤을 제거하며 지방대사를 
촉진하고 특히 간장에 지방이 축적되는 것을 억제하므로 공부하는 
학생이나 정신 노동자에게 필요한 것이다. 그래서 건뇌식품이라고도 
부르고 있다.
  식품은 종류에 따라 성분과 특성이 다 다르므로 그 장단점을 보완하기 
위해 배합해서 먹을 필요가 있다. 밀가루가 주원료인 삶은 국수 100g에는 
수분이 70%이며 칼로리는 114kcal에 불과하다.
  그래서 우리 나라에선 국수 한 그릇 먹고 앞마당 쓸고 나니 배가 
꺼졌다는 말을 해 왔다. 수분을 빼면 전분이 대부분이고, 3g 정도의 
단백질과 지방은 0.9g이 들어 있을 뿐이다. 3대 영양소 중 위에 가장 오래 
머무는 시간이 제일 짧다.
  또 밀가루 중의 단백질을 구성하는 필수아미노산을 보면 리신, 
메티오닌, 트레오닌, 트립토판 등의 함량이 매우 적다. 그런데 콩에는 
이들 필수아미노산이 3--5배나 더 들어 있다. 다른 종류의 단백질을 섞어 
먹으면 일반 산수와는 다른 결과가 나오는 것이다. 1+1이 2가 되는 것이 
아니고 3이나 4가 되기도 하므로 영양학에선 아미노산의 상승효과라는 
용어를 사용하고 있다.
  또 콩에는 밀에 매우 적은 비타민 B1, B2등 B군이 특히 많고 A와 D도 
들어 있다. 땀을 많이 흘리고 식욕이 떨어지는 여름철에 콩국은 힘을 
내게 하는 별식이었다.
  시원한 콩국에 건진 국수를 말아 먹는 콩국수는 그 짝이 잘 맞는 
우리의 고유 식품이라는 것을 알 수 있다.

    3. 딸기와 우유

  새콤달콤한 딸기의 맛은 사람에게 신선미를 안겨 주며 색깔과 모양이 
예뻐 사랑스러운 과일로 손꼽을 수가 있다. 식물 분류상으로는 과일이 
아니고 채소에 속하나 과실로 취급되므로 과채류라고 부른다.
  딸기에는 풀딸기와 나무딸기가 있다. 이른바 양딸기는 풀딸기에 속하는 
장미과의 다년초이다. 원산지에 따라 유럽계와 미국계의 두계통이 있는데 
유럽계는 소과이고 미국계는 대과이다. 딸기 재배는 유럽에선 18세기, 
북미에선 19세기에 들어서 시작되었고 지금은 전세계에서 많이 재배되고 
있다.
  재배법으로는 터널재배, 돌담재배, 프레임재배, 비닐하우스재배 등 차츰 
새로운 재배법이 이용되고 있다. 고랭지육묘, 냉장육묘 등 억제재배나 
전조재배나 기온재배에 의한 새기술이 활용되어 거의 일 년 내내 먹을 수 
있게 되었다. 딸기는 품종 교대가 심한 편이어서 마셜, 빅토리아, 
사탕딸기 등은 사라지고 지금은 복우, 다나, 보교, 춘향 등의 품종이 
주종을 이루고 있다.
  이른 봄 과실류가 적은 시기에 출하되어 탐스런 모양과 독특한 향미로 
소비가 증가하고 있다.
  식후 과실로 생식할 뿐 아니라 잼, 젤리, 주스, 케이크, 딸기술 등 
용도도 다양하다.
  산미가 강하며 감미가 약했던 재래품은 그대로 먹기가 어려웠기 때문에 
우유에서 얻어진 크림과 설탕을 곁들여 먹는 법이 알려진 것이다.
  크림과 설탕을 치면 딸기의 약간 씁쓸하고 신맛이 중화되어 맛이 
조항지고 영양가도 높아져 그야말로 금상첨화격이며 궁합이 잘 맞는 
처방인 셈이다.
  영국에서는 '설탕과 크림을 끼얹은 딸기'를 행복한 결혼 생활의 
상징으로 동요에서까지 노래하고 있다. 딸기의 고운 붉은색과 사랑스러운 
모양은 아이들뿐 아니라 어른들까지고 동심으로 돌아가기에 충분한 
것이다.
  알칼리성 식품인 딸기는 과실 중에서도 비타민 C가 가장 많은 것에 
속한다. 비타민 C라면 흔히 귤을 손꼽게 되나 딸기에 비하면 훨씬 적다. 
보통 귤에는 100g 중에 비타민 C가 30mg 가량 들어 있는데 딸기에는 그 
두 배가 넘는 80mg이나 들어 있다. 이 비타민 C가 노지에서 태양광선을 
충분히 받은 딸기에 더 많은 것은 당연한 일이다.
  비타민 C의 하루 필요량을 한국에선 50mg, 미국에선 60mg으로 
설정하고 있으므로 웬만한 딸기 4--5개만 먹으면 성인의 하루 필요량의 
비타민 C를 공급할 수 있다.
  흔히 비타민 C의 부족은 괴혈병이 원인이 되는 것으로 잘 알려져 
있는데, 비타민 C가 가지고 있는 생리작용은 너무나 많다.
  감기나 세균성 인후염, 편도선염 등에 특효가 있다고 알려져 있다. 
그리고 피부미용 효과와 병후회복, 수술 후 상처 치유기능도 있고, 비타민 
C를 많이 섭취하면 피로회복에도 큰 도움이 되며 체력을 증진시키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 이것은 많은 호르몬을 조정하는 부신피질의 기능을 
활발하게 해주기 때문이다.
  적극적으로 신체의 저항력을 기르고 스태미나를 축적하기 위해서는 
매일 200--300mg의 비타민 C를 섭취하면 효과적이라고 미국의 폴링 
박사는 주장하고 있는데 물론 이것은 비타민 제제 보다는 천연식품에서 
섭취해야 더욱 효과적이라는 것을 알아야 한다.
  비타민 C는 비타민 중에서 그 소요량이 가장 큰 반면, 매우 
불안정하므로 곧 산화되어 효력을 상실하기 쉽다. 그래서 날것으로 먹는 
과일이 좋으며, 특히 신맛을 내는 유기산이 공존하면 안전성이 커져 잘 
파괴되지 않는다.
  딸기에는 유기산이 0.6--1.5% 함유되어 있는데, 구연산, 사과산, 
주석산이 주체를 이루고 있다. 이들 유기산은 미각을 돋우어 주므로 식욕 
증진 효과도 크다. 
  또 딸기는 신경통이나 류마티스에 특효가 있다고 전래되고 있다. 
딸기에는 메칠살리실레이트가 있는데 비타민 C의 덕으로 보아야 할 
것이다.
  건강 장수자들의 식생활을 연구한 조사에 따르면 유기산이 많이 함유된 
식품을 많이 먹고 있다는 사실을 알 수 있다.
  발효유인 요구르트엔 유산이, 각종 과실에는 구연산, 주석산, 사과산 
등이 들어 있다.
  일반적으로 나이가 들면 신맛을 싫어하는 경향이 있으나 장수자는 
신맛이 강한 음식을 좋아한다고 한다.
  신진대사에 엑셀러레이터 역할을 하는 유기산을 쉽게 먹는 방법은 
혀에서 느끼는 산미를 없애는 것이다. 이러한 식품으로 가장 뛰어난 것이 
우유이다.
  딸기 100g에는 단백질이 0.9g, 지방이 0.2g밖에 들어 있지 않기 때문에 
딸기를 먹을 때 우유와 섞어 먹으면 딸기의 자극적인 신맛을 중화해서 
먹기가 수월해진다. 이러한 효능 외에도 단백질과 지방 등이 보강되어 
영양 균형을 이룰 수 있어 일석이조의 이득이 얻어지는 것이다.
  인류가 이용하고 있는 식품 중 단일식품으로 가장 완전한 것이 
우유이다. 식품의 영양가치 기준은 그 식품이 어떠한 영양원을 얼마만큼 
쉽게 소화 흡수될 수 있는지에 따라 그 가치를 판단하게 되는데, 
우유에는 여러 영양소가 다른 식품보다 골고루 들어 있어 완전식품이라고 
표현되기도 한다.
  우유는 양질의 단백질, 비타민 B, 칼슘의 양이 많고 소화 흡수가 잘 
되는 대표적인 식품이다.
  우유가 이렇게 훌륭한 식품이기는 하나 물 마시듯 마시면 소화가 잘 안 
되는 경우도 있다. 그래서 우유를 먹을 때는 침이나 소화효소가 잘 
섞이게 먹는 것이 좋다.
  우유를 잘 먹는 방법은 한꺼번에 많은 양을 물 마시듯 하지 말고 한 
모금씩 입에서 오랫동안 씹어 먹듯이 먹는 것이 우유의 고소한 맛도 더 
나고 소화도 잘 된다.
  이러한 면으로 본다면 딸기에 우유를 곁들여 먹는 일은 궁합이 잘 맞는 
배합이라는 것을 알 수 있다.
  딸기에 우유를 섞은 것은 한꺼번에 많은 양을 먹을 수가 없어 소화 
효소의 활동을 돕는 효과가 있으므로 우유나 딸기를 따로따로 먹는 
것보다 딸기에 우유를 섞어 먹으면 소화 흡수율이 훨씬 향상된다.
  우유를 원심분리해서 얻어지는 것이 크림인데 우유보다 지방과 단백질 
함량이 많다. 우유 대신 크림을 끼얹어 먹으면 수분이 적으므로 고영양 
농축이 되는 셈이다.

    4. 옥수수와 우유

  옥수수는 생김새가 독특하고 씹는 촉감이 좋아 어린이가 특히 좋아하는 
식품이다.
  옥수수의 원산지는 남미인데 콜럼부스가 신대륙을 발견했을 때 옥수수, 
감자, 토마토 등을 함께 발견하여 그것들을 유럽에 처음으로 전하게 
되었다.
  옥수수는 포아풀과에 속하는 1년초로 척박한 땅에서도 잘 자라며 성장 
기간이 짧은 것이 특징이다.
  옥수수는 모양과 특성이 다른 품종이 많은데 다음의 8가지가 
대표적이다. 마치종, 경립종, 분상종, 연립종, 폭열종, 감미종, 유종, 유부종 
등이 그것이다.
  옥수수는 옥수수떡, 묵, 밥, 소주, 엿, 탕, 기름, 등 용도가 매우 
다양하다.
  옥수수는 삶거나 구워서 먹기도 하지만 프레이크나 크림수프 등으로 
많이 먹는다. 특히 튀겨 먹는 팝콘은 폭열종인데 소화가 가장 잘 된다.
  감미종은 당분의 함량이 많아 구워 먹거나 요리용에 알맞은데 단백질과 
지방이 다른 종류보다 많다. 유종은 끈기가 많아 공업 원료나 옥수수떡에 
알맞다.
  옥수수의 소화율을 보면 소화가 비교적 잘 되는 중숙기(:너무 단단하게 
세지 않은 것)의 것을 삶거나 구워 먹으면 소화율이 80--90%로 올라가게 
된다.
  옥수수는 100g 중 350kcal 이상의 열량이 나오는데 일반 성분은 다음과 
같다.
  수분 13.1%, 단백질 9.6g, 지방 4.0g, 당질 69.8g, 섬유 2.7g, 회분 1.5g, 
칼슘 25mg, 인 345mg, 철 2.1mg, 비타민 B1 0.33mg, 비타민 B2 0.07mg, 
나이아신 1.4mg 등이다.
  주성분은 당질인데 대부분이 녹말이며 포도당이 조금 들어 있다. 
단백질은 옥수수 알갱이의 겉껍질 부분에 있는 각질층에 많고 속에는 
적다.
  씨눈에는 질이 좋은 불포화지방산이 많고 토코페롤이라는 비타민 E가 
풍부해 성인병 예방과 노화 방지에도 효과가 매우 크다. 씨눈에는 지방이 
25--27% 가량 들어 있으며 신경 조직에 필요한 레시틴이 1.5%, 비타민 
E가 0.2mg이나 들어 있다.
  그러나 옥수수는 단백질을 구성하고 있는 아미노산의 질이 많이 
떨어진다. 즉 트레오닌이나 페닐알라닌, 유황 함유 아미노산인 메치오닌과 
시스틴 등은 풍부하나 필수 아미노산인 트립토판과 라이신이 거의 안 
들어 있어 영양가가 떨어진다.
  옥수수에는 비타민 B의 한 가지인 나이아신이 부족하다고 알려져 
있는데 어른의 경우 하루 소요량이 17mg으로 추정되고 있다. 이것이 
부족되면 바로 펠라그라에 걸리게 된다.
  펠라그라는 손, 발, 얼굴, 윗가슴 등 햇볕을 많이 쬐는 부분에 홍반이 
생기며, 가렵고 색소가 침착하여 끝내는 낙설(:피부가 벗겨짐) 현상이 
일어난다.
  이 증상과 더불어 설사, 시력 장애, 이명, 경련, 운동마비 등을 
일으키기도 한다.
  옥수수를 주식으로 하는 남미나 북한 등에 많다고 알려져 있다. 다른 
종류의 단백질을 먹지 않고 옥수수만을 먹게 되면 발육이 제대로 안 되어 
성장이 멎고 만다. 옥수수가 갖는 최대의 결점이 바로 이것이다.
  옥수수의 결점을 보완할 수 있는 가장 우수한 식품이 우유다. 우유에는 
사람이 골고루 들어 있다. 특히 옥수수에 적은 라이신과 트립토판의 
공급식품으로 훌륭하다.
  그렇게 본다면 콘칩을 먹을 때 우유에 섞어 먹는 것은 매우 합리적인 
방법이다. 삶은 옥수수나 팝콘을 먹을 때 콜라 같은 청량 음료수를 
마시면 영양의 불균형이 더욱 심해지므로 우유와 함께 마시는 습관을 
갖는 것이 좋다.
  우유는 한 가지만으로 거의 완전한 영양을 갖는 완전식품이다. 
채식주의자들도 우유와 달걀을 먹는 사람이 많다.
  우유에는 비타민 A, B를 비롯하여 비타민 B군(B1, B2, B6, 판토텐산, 
나이아신 등)을 고르게 갖고 있다. 그래서 옥수수나 옥수수 가공품을 먹을 
때 우유를 곁들이는 것은 영양 균형을 자연스럽게 잡아 주는 일이 된다.

    5. 커피와 치즈

  악마같이 검고 지옥처럼 뜨겁고, 천사같이 아름답고 사탕처럼 달콤한 
것이 커피라고 18세기 프랑스 외교관 탈레랑은 찬미한 바 있다.
  피로할 때나 정신이 몽롱할 때 한 잔의 커피를 마시면 피로가 가시고 
정신이 맑아지는 것을 우리는 경험한다. 더욱이 기름진 음식을 먹고 난 
뒤 커피를 마시면 개운하기 이를 데 없다.
  그런가 하면 점심에 국수 한 그릇 먹고 진한 커피를 즐겨 마시던 
사람이 위궤양에 걸려 고생하는 일도 흔하다.
  커피는 자극제로서 신경계통에 작용하여 정신의 활동력과 지각을 
활발하게 만들어서 사고를 한층 명료하게 한다. 또한 육체적으로는 
근육을 긴장시켜 노동력을 증진시키는 효과가 있다. 그리고 이뇨작용을 
도와줘 위장 활동도 촉진시킨다.
  배부를 때 오는 졸음이나 마음의 무거운 짐을 한 잔의 커피로 쫓아내는 
것은 정상적인 건강상태를 가지고 있는 사람에 대한 커피의 효능이라고 
볼 수 있다.
  그러나 너무 많은 양을 마시거나, 신경질적인 사람이 마시면 편두통을 
유발하고 손발이 냉해지면서 손이나 얼굴에서 식은땀이 나고 가슴이 
울렁거리고 불안해지며, 신체가 떨리고 마음이 불안한 상태에 빠진다.
  평소 기름진 음식을 먹는 사람이라면 그 자극을 심하게 받지 않으나 
그렇지 않은 사람은 영향이 매우 크다.
  커피의 특수성분은 카페인으로 백색 분말 또는 결정인데 조금 쓰다. 
이것은 뇌나 근육의 자극제로 흥분작용을 일으킨다.
  커피에는 카페인이 1.5% 가량 함유되어 있는데 냉수에는 잘 녹지 않아 
끓는 물로 추출한다. 카페인은 술과는 그 흥분 양상이 판이하여 지능을 
고무시키고 강심, 이뇨의 중요한 작용을 한다. 그래서 공복을 견딜 수 
있게 하고 권태와 졸음을 쫓아 활기를 소생시켜 주는 효능이 있다.
  카페인은 사람들이 스트레스를 받았을 때처럼 위액의 분비를 왕성하게 
하므로 위궤양이나 십이지장궤양인 사람은 삼가는 것이 좋다. 카페인은 
많은 양을 계속해서 마시면 중독이 되며 위벽을 상하게 하고 위염이나 
위궤양을 일으키는 원인이 되기도 한다.
  커피를 많이 마시는 사람은 숙면하지 못하고 낮에는 두통이 나서 
무기력해지며 신경질적으로 된다는 보고가 있다.
  한번 커피맛을 들인 사람이면 커피를 끓기 어려울 것이다. 그러나 몸에 
부담을 주지 않으면서 커피를 즐기는 방법이 있다.
  공복시에 커피를 마시면 위산의 분비가 많아지므로 중화하는 성분을 
가진 우유나 치즈를 곁들이는 게 좋다. 치즈는 소화, 흡수가 잘 되게 
우유를 농축한 것으로 뛰어난 건강식품이다. 치즈는 우유에 유산균과 
양이나 송아지의 넷째 위에서 추출한 음유효소인 렌넷을 가하여 
응고시키고 발효시켜 만든 것이다.
  치즈에는 우유에 함유된 모든 영양성분이 진하게 들어 있을 뿐 아니라 
발효, 숙성되는 동안에 단백질이 효소의 작용으로 분해되어 맛도 
좋아지고 소화성도 향상된다.
  게다가 비타민 A, B1, B2, 나이아신 등이 들어 있고 칼슘이 풍부한 
식품으로 비상식품의 자리를 굳히고 있다. 특히 우유 알레르기인 사람도 
우유를 발효시켜 만들었기 때문에 큰 저항 없이 체내에서 흡수되기도 
한다.
  발육기의 어린이에게는 건전한 발육을 위해, 허약체질과 병후 회복기에 
있는 사람에게는 강인한 체력을 갖기 위해, 노인에게는 장수를 위한 
우수한 식품으로 치즈가 추천되는 이유가 여기에 있다.
  그리고 술을 마실 때 치즈를 곁들여 먹으면 위를 보호하므로 숙취와 
악취를 예방하는 효과가 크다는 사실은 잘 알려져 있다.
  치즈에는 단백질이 20--30%, 지방이 30% 가량 들어 있어 고열량 
식품이면서 소화가 잘 되는 특색이 있다. 자극성이 강한 커피를 마실 때 
치즈를 곁들이면 위벽 등 소화기관을 보호해 주어 건강 유지에 큰 도움이 
된다. 뿐만 아니라 그 복잡한 맛이 커피와 어울리므로 새로운 맛을 즐길 
수 있어 좋다.

    6. 된장과 부추
  
  낯선 음식이나 기름진 음식을 먹어 속이 좋지 않을 때 된장찌개를 
먹으면 속이 가라앉고 편안해진다. 그렇다고 해서 된장의 원료인 콩을 
먹어서는 그 진정 효과를 기대할 수가 없다.
  밭에서 나는 고기로 표현될 정도로 콩은 고단백과 고지방의 특성을 
갖는 영양식품임에 틀림없다. 하지만 식품은 그 성분이 복잡해서 어느 
경우에는 소화를 억제하는 성분이 있고 또한 인체에 유해한 물질을 갖는 
일도 있다.
  공교롭게도 콩에는 이 두 가지, 즉 소화를 방해하는 성분과 몸에 
부담을 주는 물질을 모두 포함하고 있다.
  날콩은 비린내가 날 뿐 아니라 혈구 응집작용이 있는 소인과 소화 효소 
트립신의 작용을 방해하는 트립신 저해인자가 들어 있다.
  또한 콩은 조직이 단단해서 보통 조리법으로는 소화율이 떨어진다. 
날콩은 소화가 잘 안 되며 익혀 먹어도 66% 정도밖에는 소화가 되지 
않는다.
  그러나 콩을 삶아서 미생물에 의해 발효시켜 만든 된장은 소화흡수가 
대단히 잘 된다. 가열과 발효를 통해 비린내도 가시고 유해 물질도 모두 
없어지며 또한 단백질이 분해되어 아미노산으로 변하는 것이다. 콩을 
발효시킨 된장은 눈으로 볼 수 없는 곰팡이와 세균, 효모의 협동작용으로 
탄생된 식품이다.
  밥상을 받으면 국이나 된장국을 먼저 떠마시게 된다. 중국식이나 
양식에서도 맨 먼저 수프가 식탁에 오른다. 이렇게 섭취하기 쉬운 
단백질을 입에 넣으면 단백질 소화효소가 잘 분비되어 영양 효율이 매우 
높아진다.
  당질을 먼저 먹으면 혈당치가 올라가기 때문에 췌장에서 많은 양의 
인슐린이 분비된다. 그래서 피 속의 포도당이 간장이나 근육에 자꾸 
흡수되어 혈당치가 충분히 올라가지 못한다.
  정상인의 경우 혈당치가 적당히 높고 포도당이 뇌나 신경계에 충분히 
공급되면 각성 수준이 높아 기분이 상쾌하게 마련이다. 이와 같이 
인슐린의 분비가 억제되는 식사가 정상인에겐 바람직하다. 
  밥부터 입에 떠넣을 것이 아니라 맑은 장국이나 된장국을 먼저 먹어 
적당한 양의 단백질을 취하는 것이 좋다.
  또한 된장국에는 수용성 단백질과 아미노산이 풍부해서 필수아미노산인 
라이신이 부족한 쌀밥의 결점을 보완하는 효과도 가지고 있다.
  된장국은 식욕 증진 효과와 우수한 단백질 공급 효과가 있어 좋기는 
하나 두 가지 문제점을 가지고 있다.
  하나는 소금 함량이 많아 나트륨의 과잉 섭취이고 다른 하나는 비타민 
A와 C의 부족이다. 이러한 결점을 보완해 주는 좋은 식품이 부추라고 할 
수 있다.
  너무 자게 먹으면 나트륨의 영향으로 혈압이 올라갈 염려가 있어 
걱정이 된다. 그래서 음식은 싱겁게 먹을수록 좋으나 된장국이 너무 
싱거우면 맛이 없다. 이런 경우 부추와 된장을 함께 끓이면 부추에 많이 
들어 있는 칼륨이 나트륨의 피해를 경감시켜 준다. 길항작용이 발동해서 
칼륨이 체외로 배설될 때 나트륨을 함께 끌고 나가기 때문이다.
  또 된장은 콩을 원료로 만들어져서 비타민 A와 C가 전혀 들어 있지 
않다. 이러한 된장에 부추를 곁들이면 그 문제가 간단히 해결된다. 부추 
100g 중에 비타민 A는 2,000I.U., 비타민 C는 40mg이 함유되어 있다.
  된장의 항암효과에 관한 연구가 최근 많이 나오고 있는데, 비타민 A의 
항암효과가 크다는 사실을 비추어 볼 때 된장국에 부추는 그야말로 
금상첨화격이 아닐 수 없다.
  부추는 달래과에 속하는 다년생 초본인데 영양가가 높고 독특한 향미가 
있으며 소화작용을 돕는 채소로 알려져 왔다. 부추에는 질이 좋은 식이성 
섬유가 풍부하며, 고유한 풍미를 가지고 있어 된장에 잘 어울린다.
  부추의 냄새는 비타민 B1과 유황이 결합된 알리신이 주요 성분이다. 이 
알리신은 마늘이 갖는 성분과 같은 것으로 비타민 B1의 흡수를 크게 
도우며 체내에 오래 머물게 하는 생리작용을 갖는다. 그래서 활성 지속성 
비타민 B1이라고 부르고 있다. 부추가 강장 채소로 알려진 까닭이 바로 
이런 데 있는 것이다.
  음식물에 체해 설사를 할 때 부추를 된장국에 넣어 끓여 먹으면 효력이 
크다는 민간요법도 전해지고 있다. 또한 부추는 창자를 튼튼하게 하므로 
몸이 찬 사람에게 매우 좋은 식품이다.

    제3부 곡류, 채소류의 음식 궁합
    1. 쌀과 쑥

  현재 인류가 먹고 있는 대표적인 곡식은 쌀과 밀이다. 원래 쌀은 
동양권에서, 밀은 서양권에서 주로 먹어 왔다. 전세계적으로 쌀은 10억 톤 
이상, 밀은 4억 톤 이상 생산되고 있다. 벼의 원산지는 인도와 중국 
남부로 알려져 있는데, 아시아 몬순지대와 같이 고온 다습한 기후가 
알맞다.
  요즘 우리 나라에선 쌀이 남아도는 바람에 푸대접을 받는 듯한 경향이 
있으나 쌀만큼 훌륭한 곡류는 찾아보기 어렵다. 쌀의 많은 이점을 가장 
먼저 깨달은 사람은 검소한 아시아 사람들이었다. 450g의 쌀로 밥을 
지으면 그 부피가 3배로 불어나서 14인 분의 밥이 된다. 같은 양의 
감자는 6인 분의 양에 지나지 않는다.
  쌀은 별다른 저장법을 필요로 하지 않는다. 낱알이 많이 줄거나 영양가 
손실도 크지 않고 쌀뒤주에 보관하면 오래 보관할 수도 있었다.
  한 가지 식품으로 완전 무결한 것은 존재하지 않는다. 어떤 식품을 
어떻게 배합해서 먹느냐가 가장 중요한 것이다. 밥은 맛이 좋고 계속 
먹어도 물리지 않는다는 장점도 있고 소화성도 우수하다.
  쌀의 주성분은 녹말로 77% 가량이나 되어 인체가 필요로 하는 
에너지를 쉽게 공급할 수 있다. 뿐만 아니라 녹말의 질이 좋아 소화 
흡수율이 거의 100%에 가깝다. 또 6% 이상의 단백질을 가지고 있으며, 
그 영양가가 식물성 식품 중에서는 가장 우수한 편이다.
  그래서 쌀밥을 주식으로 하는 아시아인은 쌀에서 쉽게 열량의 대부분과 
단백질, 무기질, 비타민의 일부를 섭취하고 있다.
  쌀의 단백질은 밀이나 보리 등에 비해 함량은 조금 떨어지나 질은 훨씬 
우수하다. 그래서 부식으로 육류나 채소를 그다지 많이 안 먹어도 건강 
유지가 가능했던 것이다. 나트륨과 지방이 적은데다가 콜레스테롤이 들어 
있지 않아서 비만을 걱정하는 사람이나 다른 곡물을 먹어 알레르기를 
일으키는 사람에게는 하늘이 내린 축복 받은 선물인 것이다.
  최근 영양학자들이 복합 탄수화물을 높이 평가하고 있는데, 설탕 같은 
것은 혈당량을 갑자기 상승시키지만 쌀은 서서히 올리고 서서히 내려서 
좋다는 것이다.
  우리 나라에서 벼는 5--6세기 경까지만 해도 귀족적 곡물이었고 
통일시대 이후부터는 그 생산량이 크게 늘었지만 일반 국민은 흔히 먹을 
수가 없었다.
  벼는 크게 일본형과 인도형으로 분류하고 있다. 이들은 쌀알의 모양, 
맛, 씹어 먹을 때의 느낌에 큰 차이가 있고 밥을 짓는 방법, 향미에 대한 
기호 등이 각 민족의 식습관에 따라 크게 다르다.
  일본형 벼는 쌀알이 둥글고 굵으며 밥을 지었을 때 끈기가 강하다. 
우리는 이런 것을 좋아하나, 동남 아시아 사람들은 인도형인 길쭉하고 
끈기가 없는 쌀을 잘 먹는다.
  쌀의 영양성분 중 부족되는 것은 지방(0.8g), 섬유소(0.4g), 칼슘(5mg), 
철(3.3mg), 비타민 A와 C(0), B1(0.1mg) 등이다.
  단군신화 이래 우리에게 가장 친숙한 야채인 쑥은 쌀의 이러한 결점을 
보완해 주는 훌륭한 식품이다. 국화과에 속하는 다년초로 줄기는 약용, 
어린잎은 식용과 뜸쑥으로 사용해 왔다.
  쑥의 성분으로 특징적인 것은 칼슘(93mg), 섬유(3.7g), 비타민 
A(2,000I.U.), 비타민 B1(0.4mg), 비타민 C(20mg)와 다량의 엽록소를 
가지고 있는 점이다.
  비타민 A 효과가 있는 베타 카로틴이 쑥잎에는 풍부한데, 이것이 
부족하면 인체에 세균이나 바이러스가 침입했을 때 저항력을 상실하고 
만다. 베타 카로틴은 항암효과가 인정되고 있는데, 쑥에는 또 항암효과가 
있는 복합 다당체도 보고되고 있다.
  감기의 치료와 예방효과가 큰 비타민 C도 많다. 쌀에 적은 칼슘이 많아 
영양의 균형을 이루며, 세포 재생 부활력이 강한 엽록소가 풍부하므로 
그야말로 쌀의 부족 성분을 보충해 주는 대표적인 건강식품이라고 평가할 
수 있다.
  쌀은 대개 밥을 지어먹어 왔는데 제사나 잔치용으로는 가루나 밥을 
짓찧어 떡을 만들기도 했다. 즉 쑥개피떡, 숙송편, 쑥절편, 쑥버무리, 
쑥단자 등이 그러한 것이다.
  떡말고도 쑥을 삶아 다져서 고기 다진 것과 섞어 양념하여 둥글게 
빚어서 고깃국에 넣어 먹는 애탕, 된장국에 넣어 끓이는 쑥국 등은 봄 
내음이 물씬 풍기는 봄철 음식이다.
  또 기름에 튀기거나 나물로 무쳐서 먹기도 하고 향기가 좋기 때문에 
밥에 얹어 쑥밥을 해 먹기도 했다. 쑥을 튀김으로 할 때는 기름의 온도를 
낮게 하고 천천히 튀기는 것이 좋다. 쑥에는 약간 독한 맛이 있기 때문에 
식품으로 사용할 때는 쑥을 삶아서 하룻밤 물에 우려서 써야 한다.
  쑥을 말리거나 삶은 것을 냉동해 두고 먹으면 일 년 내내 두고 먹을 
수가 있다. 쑥에는 치네올이라는 정유가 있어 향이 독특하고 소화액의 
분비를 왕성하게 하므로 소화력 향상의 효과도 크다.
  쑥떡이나 밥반찬으로 먹는 쑥은 쌀에 부족한 영양성분을 보충하며 
인체의 항체능력을 높여 주고 소화도 도우므로, 쌀과 쑥은 잘 어울리는 
궁합임을 알 수 있다.

    2. 시금치와 참깨

  전세계적으로 가장 애용되고 있는 녹색 채소가 시금치이다. 시금치 
붐을 일으키게 한 것은 뽀빠이 만화다. 단순히 만화 제작을 위해 
만들어진 것이 아니고 시금치 통조림 업체에서 판매 촉진을 위해 
만화가에게 의뢰해서 제작한 것이다.
  그런데 주객이 전도되어 시금치 제품보다 만화가 더 유명해져 
어린이들의 사랑을 받게 되었다. 악당에게 몰리다가도 시금치 통조림만 
먹으면 힘이 샘 솟아 악당을 물리치는 통쾌한 내용으로 되어 있다. 
그것이 계기가 되어 시금치는 영양이 뛰어난 것으로 널리 알려지게 
되었다.
  시금치는 명아주과에 속하는 1--2년초로서 줄기는 속이 비었고, 뿌리는 
빛이 붉다. 여름에 녹색의 잔 꽃이 줄기 끝에 피며, 씨앗은 가시가 있는 
것과 없는 것이 있다.
  서남 아시아가 원산인데, 처음 페르시아에서 아라비아와 지중해 연안 
여러 나라를 거쳐 유럽으로 퍼졌고 중국을 통해서 우리 나라와 일본으로 
전파되었다.
  성분을 보면 비타민 종류가 골고루 많이 들어 있는데, 비타민 A와 C가 
특히 많다. 비타민은 약으로 공급하는 것보다는 식품으로 섭취하는 것이 
현명하다. 뿐만 아니라 칼슘과 철분 그리고 요오드 등이 풍부해 발육기의 
어린이는 물론 임산부에게 좋은 식품이다. 옛부터 시금치를 강장 보혈에 
효과가 있는 채소라고 일컬어 온 것이 입증되는 셈이다.
  이렇게 좋은 채소인 시금치에도 한 가지 결점이 있다. 미국의 샤면 
박사가 시금치를 너무 많이 먹으면 결석이 생긴다는 발표를 해서 관심을 
끌게 되었다. 그 결석이 만들어지는 이유가 수산 즉 옥살산의 과잉 
섭취에서 온다는 것이다.
  수산은 체내에서 칼슘과 결합해서 신장 결석이나 방광 결석을 만들기 
때문이다. 요즘은 재래종이 아닌 서양종 시금치가 대부분이어서 함께 
먹는 식품에 신경을 써야 한다.
  함께 먹는 식품을 잘 배합해서 이러한 결점을 줄이도록 해야 한다. 즉 
칼슘이 많은 식품을 잘 곁들여서 수산을 무력화시키는 것이다. 바꾸어 
말하면 칼슘의 인해전술을 응용하는 것이다. 시금치도 칼슘을 가지고 
있으나 칼슘에 비해 수산의 양이 더 많아 자가대사를 할 수가 없다.
  서양종 시금치는 잎이 두껍고 8월을 제외하고는 일 년 내내 재배되고 
있다. 재래종에 비해 아미노산인 글루타민산의 함량이 적어 감칠맛이 
적다.
  시금치를 삶으면 수산이 꽤 많이 분해되어 빠지기는 하나 상당량이 
남아 있어 맛이 좋지 않다. 수산이 미각을 방해하기 때문이다. 결석이 
가장 잘 형성되는 것은 칼슘과 수산의 비율이 1:2 이었을 때로 알려져 
있다. 그러므로 결석 생성을 방지하기 위해서 이 비율을 바꾸어야 한다. 
칼슘이 조금만 더 많아져 1.1:2가 되면 결석은 생기지 않는다. 그러한 
비율이 되면 수산은 몸 밖으로 배출된다.
  그런 면으로 보면 칼슘이 풍부한 깨를 곁들여 먹는 것은 매우 훌륭한 
조리법이다. 시금치에 참깨 볶은 것이나 깨소금을 뿌리고 먹으면 고소한 
맛이 어울려 맛도 좋아진다.
  볶은 깨 100g의 주요 성분을 보면 다음과 같다.
  단백질 20.3g, 지방 54.2g, 당질 15.3g, 회분 5.4g, 칼슘 1,200mg, 인 
560mg, 비타민 B1 0.49mg, B2 0.23mg.
  여기에서 보듯이 단백질과 지방이 주성분이나, 무기질로 칼슘이 매우 
많은 것이 특색이다. 단백질의 질이 매우 우수해서 그 구성 아미노산으로 
보아 동물성 단백질에 비해서 조금도 뒤지지 않는 가장 우수한 것에 
속한다.
  참깨를 볶을 때 나오는 고소한 향기의 일부는 바로 아미노산의 한 
가지인 시스틴 등이다. 참깨는 고소한 맛의 대명사이다. 고소한 향기와 
맛을 가지고 있을 뿐 아니라 어느 식품에도 뒤지지 않는 훌륭한 장점을 
가지고 있다.
  결석 방지에는 아미노산의 하나인 리진도 효과가 있는데 이는 참깨에 
많이 들어 있다. 이러한 것들을 종합해 볼 때 시금치 나물과 참깨는 
시금치에 부족한 단백질, 지방, 칼슘, 비타민 B 등을 자연스럽게 공급할 
수 있을 뿐 아니라 풍부한 칼슘과 리진으로 건강에 유해한 결석 생성을 
예방하는 좋은 식품의 배합인 것이다.
   <아라비안 나이트>에서 '열려라 참깨!' 하면 동굴문이 열렸다는 것은 
매우 흥미있는 일이다. 먼 옛날부터 사용되어 온 참깨의 진가가 
과학적으로 입증된 셈이다.

    3. 그린 샐러드와 양파

  서양요리를 먹을 때 맨 먼저 먹게 되는 것이 샐러드이다. 생채나 
과일을 주로 하여 냉육류를 섞고 마요네즈 등에 버무린 음식을 
샐러드라고 한다. 재료에 따라 야채 샐러드, 과일 샐러드, 햄 샐러드, 치즈 
샐러드 등으로 나눈다.
  샐러드 중에서 생채 위주의 것을 그린 샐러드라고 한다. 원료 채소는 
여러 가지가 사용되는데 흔히 쓰는 재료는 다음과 같다.
  양상치 즉 레터스 1포기, 토마토 2개, 양파 1/4개, 오렌지 1개 등인데 
부드럽고 씹히는 맛이 좋은 날 채소 양상치가 주재료이다.
  이 양상치는 흐르는 물에 한 장 한 장 벗기면서 깨끗이 씻어 찬 
얼음물에 담가서 쓰기 때문에 산뜻한 맛이 좋다. 한 장 한 장 벗겼기 
때문에 부피는 커 보이나 실중량은 얼마 되지 않는다.
  양상치의 성분은 100g 중 수분 95.7%, 단백질 1.8g, 지질 0.2g, 당질 
0.5g, 섬유 1.3g, 회분 0.6g, 칼슘 37mg, 인 33mg, 칼륨 180mg, 비타민 A 
278I.U., 비타민 B1 0.11mg, B2 0.04mg, 비타민 C 8mg 등이며 열량은 
10kcal 이다.
  토마토의 성분은 수분 92%, 단백질 2.0g, 지질 0.3g 당질 3.3g, 섬유 
1.0g, 회분 1.1g, 칼슘 9mg, 인 70mg, 철 0.6mg, 칼륨 230mg, 비타민 A 
625 I.U., 비타민 B1 0.1mg, B2 0.03mg, 비타민 C 20mg, 열량은 20kcal다.
  양파의 성분은 수분 90.5%, 단백질 1.0g, 지질 0.3g, 당질 7.6g, 섬유소 
0.5g, 회분 0.4g, 칼슘 15mg, 인 117mg, 칼륨 160mg, 비타민 B1 0.1mg, 
비타민 C 24mg, 열량은 35kcal다.
  이상 세 가지 주성분을 보면 칼로리는 매우 낮고 영양 성분도 
극미량임을 알 수 있다.
  평소 육식을 많이 해서 영양의 불균형을 초래한 그들에게 채소를 
공급하기 위해 고안된 것이 그린 샐러드였다. 고단백, 고지방인 
스테이크를 먹고 적은 양의 샐러드를 먹어 봤자 채소가 공급해야 할 
비타민과 미네랄은 너무나 부족하다.
  그래서 미국 사람들은 5명에 1명 꼴로 순환기계 질환을 앓고 있다고 
한다. 순환기계 질환의 발생 요인은 여러 가지가 있으나 혈액의 흐름에 
장애가 일어나가 때문이다.
  혈액이 오염되면 혈액 순환에 지장이 생기는데 그 원인 중에는 비중이 
무거운 콜레스테롤양이 증가하는 것도 큰 것으로 되어 있다. 점질물질이 
많아지면 순환기계 질환의 발생이 늘어나게 되어 있는데 그런 경우에 
채소를 충분히 먹으면 예방과 치료 효과가 크다.
  채소는 종류가 매우 많고 영양적 특성도 다 다르다. 영양학과 
식품학에서는 채소를 담색과 녹황색의 두 가지로 나눈다.
  녹황색 채소보다 담색 채소는 부드럽기는 하나 비타민 A, 비타민 C, 
섬유질 등의 함량이 훨씬 낮다.
  담색 채소로 만드는 그린 샐러드는 비타민 B1, C 칼슘, 칼륨 등 
미네랄과 섬유질을 공급하는 영양적 의의를 가지고 있다.
  그린 샐러드를 만들 때 양파는 두 가지로 쓰인다. 5mm 두께로 둥글게 
썰어 한 줄씩 빼어 냉수에 담가 매운 맛을 우려 내고 물기를 가시게 하여 
섞는다. 토마토는 꼭지를 떼고 여덟 조각으로 잘라 넣으면 주재료는 모두 
마련된다.
  마지막으로 맛있게 먹고 영양 보강을 위해 소스를 끼얹어 먹게 되었다. 
그린 샐러드에 쓰이는 소스가 비네그렛트 소스이다.
  비네그렛트 소스는 다음과 같이 만든다. 양파를 강판에 곱게 갈거나 
곱게 다진다. 그릇에 샐러드 기름, 백후추, 식초, 소금, 다진 양파를 섞고 
거품기로 잠깐 젓는다. 그러면 되직한 크림 모양이 되는데 이것이 
비네그렛트 소스이다.
  이와 같이 그린 샐러드에는 양파가 필수적인 재료인 것이다. 양파는 
백색 채소이다. 다른 채소와는 다른 맛과 향미를 가지고 있다. 양파, 마늘, 
달래, 부추 등이 공통적인 향미와 성분을 가지고 있는데 이들을 예로부터 
훈채라 일러 왔다.
  자극성 냄새를 갖는 이 훈채에는 다른 채소에는 없는 독특한 성분을 
가지고 있다. 하나는 유기유황성분인 알린이고 다른 하나는 
스코르디닌이다.
  양파를 짓찧으면 알리나아제라는 효소가 작용해서 알린을 알리신이라는 
물질로 변화시킨다. 이 알리신은 비타민 B1과 결합해서 알리티아민이 
되는데 이것은 장내 세균에도 파괴되지 않고 흡수가 잘 되므로 
활성지속성 비타민 B1이라고 부르고 있다.
  그러므로 샐러드에 양파를 섞게 되면 양상치와 토마토가 가지고 있는 
비타민 B1을 흡수 촉진시키는 것이다. 비타민 B1은 당질을 분해해서 
에너지를 만드는 데 중요한 비타민이다.
  활성비타민 B1은 남성과 여성의 심볼을 일시적으로 긴장시키는 힘을 
가지고 있다고 주장하는 학자고 있다. 활성비타민 B1은 부교감 신경의 
말단에서 분비되는 아세칠 콜린을 분해하는 효소 콜린에스테라제의 
작용을 억제시키는 힘이 있다. 그래서 아세칠 콜린이 많아져 심볼의 
긴장을 좋게 하는 것이라는 것이다. 심볼의 발기는 해선체가 유혈하기 
때문인데 아세칠 콜린이 해선체에 있는 혈관을 확장해서 혈액의 흐름을 
좋게 하는 것이다.
  또 하나의 특수성분인 스코르디닌은 냄새가 없는 물질인데 강장 강정 
효과가 크다는 사실이 밝혀지고 있다. 흰지를 이용한 동물실험에 따르면 
스코르디닌을 먹인 쪽이 2배 이상의 유영능력을 보이고 있는 것이다. 
분만 아니라 스코르디닌을 먹인 쪽의 수컷을 조사해 보면 정자수가 많이 
증가하고 있다.
  고대 이집트 시대부터 식용해 왔는데 지금은 전세계 어느 곳에서나 
애용되고 있다. 그 이유는 맛이 독특하고 강장효과가 뛰어난 결과였던 
것이다. 중국에 전해진 양파는 발한, 이뇨, 최면, 건위, 강장효과가 
인정되어 거의 끼니마다 식탁에 등장하는 일용식품이 되어 버리고 
말았다. 코카서스의 장수자들도 양파를 즐겨 먹고 있다.
  그린 샐러드에 드레싱으로 사용하는 비네그렛트 소스의 식초는 채소의 
비타민 C의 안정성을 높여 주기도 한다. 샐러드에 양파를 넣게 되면 
스태미나 식품이 되는 것이다. 정력을 좋게 하는 신진대사를 왕성하게 
하며 젊음을 주는 것이 그린 샐러드와 양파의 배합이다.

    4. 녹즙과 식초

  평소에 육식을 많이 하면서 푸른 잎 채소를 거의 안 먹는 서양 
사람들은 콜레스테롤 때문에 심장병 등 순환기계 질환을 앓는 일이 많다.
  지금 심장병 왕국이란 별명을 갖게 된 미국도 원래는 이렇게 심장병이 
많지 않았다. 1900년의 통계로는 심장병은 폐렴과 인플루엔자, 결핵, 
설사나 장염에 이어서 네 번째의 사인으로 전체 사망자의 불과 8%에 
지나지 않았다. 그런데 지금은 37%로 첫 번째가 되고 말았다. 이렇게 
심장병이 늘어난 것과 가장 관련이 큰 것으로 식생활의 변화를 지적하고 
있다.
  크리체브스키 박사는 식생활 내용의 변화를 다음과 같이 말하고 있다.
  "지방과 동물성 단백질의 증가가 두드러진 반면 식물성 식품의 섭취 
감소가 가장 큰 변화였다."
  식물성 식품의 섭취량이 줄었을 뿐만 아니라, 깨끗이 다듬어진 것과 
맛있는 양상치 등 담색 채소 위주의 것으로 바뀐 것이다. 그러므로 푸른 
잎 채소, 이른바 녹황색 채소를 너무 안 먹는 것이 영양의 불균형을 
초래한 결과가 되고 말았다.
  핀란드의 경우는 지방의 섭취가 많다. 그런데 서부 핀란드는 심장병이 
매우 적어 주목받게 되었다. 다른 지방과 비교해 보니 채소의 공급에 
많은 차이가 있었던 것이다.
  지금 미국인은 하루에 550mg이나 되는 콜레스테롤을 동물성 식품에서 
먹고 있다. 그래서 하루 300mg 이하로 억제하라고 권고하고 있다.
  동물성 식품에는 콜레스테롤이 다 들어 있으므로 실제 식생활에서 
콜레스테롤을 조절한다는 것은 어려운 일이다. 그러므로 동물성 식품을 
어느 정도 먹되 그 피해를 줄이기 위해 푸른 잎 채소를 먹는 것이 현명한 
방법이라는 답이 나오게 된 것이다.
  여러 가지 푸른 잎을 섞어서 짠 녹즙이 유행하게 된 배경이 거기에 
있다. 푸른 잎에는 비타민 A, C와 무기질 말고도 엽록소가 들어 있다. 
엽록소가 식품체에서 광합성을 해서 녹말을 만들고 식량을 사람에게 전해 
주어 사람은 생명을 유지하게 된다.
  월루슈테나 박사가 엽록소의 연구로 노벨상을 수상하고 나서 이방면의 
연구가 더욱 활발해졌다.
  엽록소는 엽록체 안에 들어 있는데, 한 개의 엽록체는 수십 개에서 
수백 개의 입자가 모인 것으로 그 한 입자는 단백질과 지방질의 둥근 
관이 엇갈려 있다.
  이러한 엽록소는 세포 부활작용, 지혈작용, 강심말초, 혈관확장작용, 
상처 치유 촉진작용, 항알레르기작용 등등의 생리작용을 가지고 있다.
  이렇게 광범위한 효능이 있기 때문에 엽록소를 생명의 근원이라고 
말하는 학자도 있다. 그래서 녹즙을 짜서 먹으면 건강에 좋다는 말이 
생겨나게 되었다.
  신선한 푸른 잎을 잘 씻고 잘게 썰어 유발에서 갈고 헝겊으로 거르면 
녹즙이 얻어진다.
  수분이 적은 잎으로 만들 때에는 물을 조금 붓고 갈면 되는데 믹서기를 
쓰는 것은 효소와 비타민의 파괴가 심해 좋지 않다.
  푸른 잎이라고 모두 녹즙의 재료로 좋은 것이 아니고 다음과 같은 것이 
좋다. 무잎, 양배추, 부추, 파, 들깻잎, 미나리, 파슬리, 샐러리, 머위, 상추, 
쑥, 쑥갓, 질경이, 민들레, 컴프리, 고춧잎, 호박잎, 감잎, 보리잎, 솔잎, 
케일 등.
  시금치나 근대는 수산이 들어 있어 날 것으로 먹는 것은 좋지 않으며, 
오이는 비타민 C를 파괴하는 아스코르비나제라는 효소가 들어 있어 녹즙 
중의 비타민 C를 파괴하게 된다.
  녹즙이 가지고 있는 사장 소중한 성분은 이 비타민 C이다. 이 비타민 
C는 여러 가지 생리적 특성을 가지고 있는데 최근 화제가 되고 있는 
것이 스트레스 해소에 큰 도움을 준다는 것이다.
  비타민 C는 다른 비타민과 다른 점이 있다. 첫째는 사람들에게 필요한 
양이 월등 많다는 것이다. 보기를 들면 비타민 B1은 하루에 1.2mg이면 
충분하다. 그런데 C는 50mg이나 된다.
  둘째는 대단히 예민해서 파괴되기 쉽다는 점이다. 따라서 비타민 C는 
많이 먹어야 하고 되도록 파괴되지 않게 신경을 써야 한다.
  채소나 과일을 잘라서 공기에 그대로 접촉시키면 비타민 C는 시간이 
흐름에 따라 점점 상실된다. 산화가 일어나기 때문이다.
  채소나 과일을 다듬어서 주스나 녹즙을 만들어 먹을 때 주의해야 할 
것은 시간을 끌지 말고 되도록 빨리 만들며, 만든 것을 두지 말고 곧 
먹는 일이다.
  무를 강판에 갈면 두 시간 후에 27%의 비타민 C가 파괴된다. 무에 
당근을 20% 섞고 갈면 두 시간 후에 95%의 비타민 C가 파괴, 손실되고 
만다. 오이에 들어 있는 비타민 C 분해효소인 아스코르비나제가 당근과 
호박에도 들어 있기 때문이다.
  그러나 우리가 이 아스코르비나제의 성질을 알게 되면 비타민 C의 
파괴를 막을 수도 있다.
  녹즙을 만들 때 식초 몇 방울만 떨어뜨리면 비타민 C의 손실을 쉽게 
막을 수 있다. 마치 마술사의 능숙한 솜씨와도 같다. 그 비밀의 열쇠는 
pH라는 것이다. 이것은 0--14까지의 숫자로 표시하는데 7은 중성이다.
  당근이나 오이 등에 함유된 아스코르비나제는 pH가 3이므로 산성이다. 
녹즙에 식초를 넣으면 산성으로 변해서 아스코르비나제가 활동하기 
어렵게 된다. 식초가 아니라도 매실이나 유자와 같이 새콤한 맛이 센 
것을 섞어도 마찬가지이다.
  이처럼 녹즙에 식초를 섞는 것은 비타민 C의 파괴를 막는 기가막힌 
비법이 되는 것이다. 녹즙과 식초의 배합은 궁합이 잘 맞는 셈이다.
  녹즙에 많이 들어 있는 비타민은 앞에서 설명한 것처럼 A와 C이다. 
A는 시력, 피부보호와 항체 생성과도 관련이 깊은 중요한 비타민인데 
다행히 안전한 물질이어서 녹즙을 만들어도 별로 손실되지 않는다.
  건강을 위해 만들어 먹는 녹즙은 당연히 유효성분의 파괴와 손실 
방지에 신경을 써야 한다.

    5. 토란과 다시마

  토란은 열대, 온대지방에서 많이 재배되는 다년생 초본으로 지대가 
낮고 습한 곳에서 잘 자란다.
  높이는 80--120cm 가량으로 땅 속에 살이 많은 구근이 있다. 잎은 
두껍고, 구멍이 많은 수질의 엽병은 연하고 육질이다.
  들판에서 소나기를 만났을 때 장난꾸러기들이 우산 대용으로 곧 잘 
쓰던 것이 방패 모양으로 생긴 토란잎이다.
  근경 즉 뿌리 줄기를 토란이라 하는데, 한자명으로는 우자, 토련, 
토지라고 불린다.
  토란은 뱃속의 열을 내리고 위와 장의 운동을 원활하게 해주는 
식품으로 알려져 있으며, 종기가 났을 때 먹으면 잘 낫지 않고 자국이 
남는다고 한다.
  토란을 많이 먹는 태평양의 여러 섬에서는 굽거나 삶거나 기름에 
볶아서 먹고 있다. 또 토란을 발효시켜 포이라는 발효식품을 만들어 
먹기도 한다.
  토란의 일반 성분을 살펴보면 수분 63--85%, 단백질 1.4--3.0g, 지방 
0.2--0.4g, 전분 13--19g, 섬유소 0.6--1.2g, 무기질 0.6--1.3g 등이 
함유되어 있다. 이들 외에 비타민 B 미량과 비타민 C 5mg 등도 들어 
있다.
  성분에서 보는 바와 같이 주성분은 녹말이며, 덱스트린과 설탕도 조금 
들어 있어 토란 고유의 단맛을 낸다. 특히 토란의 녹말은 입자가 작기 
때문에 가루 낸 것으로 음식을 만들어 먹으면 소화가 매우 잘 된다. 
토란은 또한 알칼리성 식품이며 소화를 돕고 변비를 치료, 예방해 주는 
완화제이기도 하다.
  토란에는 수산석회가 들어 있기 때문에 그대로 먹으면 아려서 먹기 
힘들다. 그래서 토란은 껍질을 벗기고 물에 담궈 우려 내야 한다. 특히 
토란 껍질을 벗길 때 손이 가려운 경우가 종종 있는데 이때는 소금물로 
씻어 내면 쉽게 가신다.
  또한 독충에 쏘였을 때 초란 줄기를 짠 즙을 바르면 잘 낫고, 치통이 
심해 볼이 부었을 때 토란과 생강 간 것을 바르면 잘 듣느다.
  토란의 미끈미끈한 성분은 갈락탄이라는 당질 때문인데, 이 성분은 
소화성이 좋지 않다. 이러한 특수 성분 때문인지 말레이시아에서는 뱀에 
물렸을 때 약으로 바르기도 한다.
  토란잎은 주로 식료품 포장용으로 쓰이고, 토란은 알코올 제조 
원료로도 사용되고 있다.
  토란은 주로 습기가 있는 땅에 재배해 왔는데 그 품종은 여러 가지가 
있다. 토란의 품종 개량은 꽃이 좀처럼 피지 않기 때문에 다른 식물에 
비해 어렵다. 조생종은 따뜻한 지방에서는 7월 중순부터 수확하지만 
보통은 10월 중, 하순이 수확의 적기다.
  특히 토란의 아린 맛 성분인 수산석회는 많은 양이 체내에 축적되면 
결석의 원인이 된다. 그래서 신석증이나 담석증의 발생 원인이 되기도 
한다. 이 성분을 우려 내려면 쌀뜨물에 담가두면 효과가 크다. 쌀뜨물에는 
인지질과 단백질 등이 들어 있어 수산석회를 비롯한 잡맛 성분을 
제거하는 특성이 있기 때문이다.
  껍질을 두껍게 깎은 토란을 냄비에 넣고 식초를 몇 방울 떨어뜨린 
다음, 토란을 무르도록 삶아 건진 것을 토란탕의 재료로 한다.
  토란탕을 끓이기 위한 부재료와 만드는 법은 다음과 같다.
  쇠고기는 양지머리 부위로 덩어리째 준비한다. 다시마는 물에 불려 
끈끈한 액을 문질러 닦아 낸다. 무는 수분이 많은 것을 골라 깨끗이 
껍질을 벗기고 3등분하고 파는 어슷어슷하게 썰고 계란은 지단을 부쳐 
네모꼴로 썬다.
  쇠고기는 덩어리째 물 10컵을 붓고 무와 다시마를 같이 넣어 오랫동안 
끓인다. 고기가 부드럽게 익으면 고기덩이와 무, 다시마를 건져 내어 
납작납작하게 같은 크기로 썬다.
  육수가 식으면 기름기를 걷어 내고 삶은 토란과 고기, 무, 다시마를 
다시 넣고 함께 끓여서 전체의 맛이 어울리면 간장이나 소금으로 간을 
맞춘다. 탕 그릇에 토란탕을 붓고 위에 계란 지단을 띄우면 완성된다. 
  다시마는 곤포라고 하는데 말린 다시마에는 당질이 43.3%, 섬유 7.5%나 
함유되어 있다. 특히 알긴이라는 당질이 20%나 되며, 무기질로 요오드의 
함량이 높다.
  이 두 가지 성분이 토란의 수산석회를 비롯한 유해성분의 체내를 
흡수를 억제시키는 특성을 가지고 있다. 요오드는 갑상선 호르몬을 잘 
만들게 하여 대사를 촉진시키며, 다시마의 감칠 맛은 토란의 맛을 
부드럽게 해준다.

    6. 약식과 대추

  약식 또는 약밥은 겨울철 특히 정초에 먹어 온 우리의 전통식이다. 
또한 회갑연 등 잔치에는 꼭 끼어야 하는 귀한 음식이었다.
  우리가 늘 먹고 있는 밥의 일종을 색다르게 만든 것이 약식이다. 
보통밥은 쌀에 물만 붓고 짓는데 약식은 찹쌀과 대추, 잣, 계피가루, 
참기름, 밤, 곶감, 간장, 후춧가루 등이 재료로 쓰인다. 재료가 매우 
다양하다는 것을 알 수 있다.
  말하자면 찹쌀밥인데 '약'자가 형용사로 붙은 것이다. 원래 '약'이란 
병이나 상처를 고치는 데 복용하거나 바르는 물품이다.
  우리 나라에서는 귀하고 질이 높은 것에 '약'자를 즐겨 써 왔다. 약주가 
바로 그 보기이다. 막걸리보다 맑고 독한 술을 일러 왔는데, 그것이 술을 
점잖게 이르는 말로 쓰인 것이다.
  약식은 병을 고친다는 의미로 쓰인 것이 아니라 '귀한 밥' 이라는 
뜻에서 붙여진 이름이다.
  물에 불린 찹쌀을 시루에 찐 뒤 꿀이나 설탕, 참기름, 대추 등을 쪄서 
거른 것을 섞고, 다시 간장, 밤, 대추, 계피, 곶감, 잣 등을 넣어서 시루에 
찐 것이 약식이다. 맛이 좋게 만들어졌으면서도 영양의 균형을 이룬 
뛰어난 가공식품으로 평가할 수 있을 것이다.
  쌀의 주성분은 녹말로 74% 이상이나 되어 인체가 필요로 하는 
에너지를 쉽게 공급할 수 있다. 이 녹말은 질이 좋아 소화 흡수율이 거의 
100%에 이른다. 뿐만 아니라 6% 이상의 단백질을 가지고 있으며, 그 
영양의 질이 식물성 중에서는 가장 우수하다.
  나트륨과 지방질이 적은데다가 콜레스테롤이 들어 있지 않아 비만을 
걱정하는 사람이나 다른 곡물을 먹어 알레르기를 일으키는 사람에게는 
하늘이 내린 축복 받은 선물인 것이다.
  최근 영양학자들이 복합 탄수화물을 높이 평가하고 있는데 그런점으로 
보면 쌀은 가장 뛰어난 곡물이다. 쌀은 지구의 절반 이상의 사람들에게 
주식이 되고 있으며, 여러 가지 식품과 잘 어울려 식품의 맛을 훌륭하게 
만들어 주고 있다.
  쌀에는 찹쌀과 멥쌀이 있는데, 찹쌀이 칼로리가 높고 소화가 잘 되므로 
찰밥이나 떡, 미숫가루 등으로 이용되어 왔다. 비타민 B1, B2가 많으며 
익혔을 때 씹히는 맛이 좋아 약식에 제격이다.
  이렇게 장점이 많지만 쌀에는 지방이 적으며 칼슘과 철분, 섬유의 
함량이 적은 것이 결점이다. 그러한 결점을 보완해 주는 훌륭한 식품이 
대추와 참기름, 잣이다.
  마른 대추 100g에는 단백질 2.6g, 당질 70.7g, 섬유 2.9g, 지방 2.1g, 
회분 1.4g, 칼슘 51mg, 철분3.3mg 등이 들어 있다.
  대추는 쌀에 부족한 철분과 칼슘, 섬유를 자연스럽게 보충하는 장점을 
가지고 있다.
  "대추를 보고 안 먹으면 늙는다."고 하는 말이 있다. 아마도 마른 
대추는 주름이 많기 때문에 먹어치우지 않으면 얼굴에 잔주름이 생기지나 
않을까 하는 염려에서 생기지 않았나 싶다.
  그러나 이 대추는 수천 년 동안 한방에서 사용되었으며, 노화를 
방지하는 효과가 있는 신비로운 생약 또는 식품으로 취급되어 왔다.
  우리 나라 대추의 명산지인 보은에는 "복날에 비가 오면 시집 갈 
색시가 운다."는 말이 전해지고 있다. 때가 마침 개화기여서 비가 오면 
꽃이 떨어져 대추 농사가 흉년이 되므로 시집가기가 어려웠던 데서 생긴 
재미있는 말이다.
  대추는 완화 강장제로 이용되어 왔는데, 잘 익은 대추를 쪄서 말렸다가 
달여 먹으면 열을 내리게 하고 변을 묽게 하여 변비를 없애며 기침도 
멎게 하는 것으로 전래되고 있다.  
  또한 대추는 강장, 강정의 효과가 있고 쇠약한 내장을 회복시키며 이뇨 
효과도 있다고 한다. 대추를 달여 먹으면 부부 화합이 되는 '묘약'이라고 
주장하는 사람도 있다.
  여러 가지 성분을 잘 어울리게 하고 제독하는 효과도 있어 탕약 달일 
때에는 대추 몇 개를 생강 몇 쪽과 함께 쓰고 있다.
  대추는 이렇듯 식품 성분의 조화를 이룰 뿐 아니라 적당한 감미와 고운 
색깔을 가지고 있는 것이 특색이다.
  찹쌀의 부족 성분인 철분과 칼슘, 섬유를 보충하는 효과 외에 고운 
색이 갖는 데코레이션 감각의 향상에서 크게 도움을 주고 있는 것이다. 
대추의 붉은색은 단순한 시각적 효과 말고도 식욕 증진에도 관여하고 
있다.
  약식에 대추가 빠지면 축하용 음식으로의 가치가 반감하고 말 것이다. 
영양적인 면과 아울러 약식과 대추는 잘 어울리는 한 쌍임을 알 수 있다. 
   
    7. 냉면과 식초

  더위에 입맛을 잃었을 때 시원하고 새콤한 냉면 맛은 별미가 아닐 수 
없다. 메밀과 녹말을 섞어 뽑은 사리에 시원한 육수를 부은 다음 
수육이나 삶은 계란 등을 얹고 식초와 겨자를 곁들여 먹으면 밥과는 아주 
다른 이색적인 맛을 느낄 수 있다.
  사리의 주원료인 메밀은 가뭄이 심해 논에 벼를 심지 못할 때 많이 
심어 왔다. 메밀을 빻아 체에 치고 난 뒤에 남은 메밀 가루의 찌꺼기를 
메밀나깨라고 한다.
  메밀 가루는 처음으로 낸 가루가 메밀나깨가 적게 섞여 빛깔이 희고 
곱지만 영양가는 좋지 않다. 전분만 많고 영양분이 고르지 않기 때문이다. 
오히려 거뭇거뭇한 메밀 껍질이 섞인 듯한 것이 메밀 고유의 풍미가 있고 
영양가도 높다.
  메밀 가루에는 녹말이 대부분인 당질이 73%나 들어 있고 단백질은 
10% 정도 함유되어 있다. 메밀은 쌀이나 밀가루보다 아미노산이 
풍부하며 특히 필수아미노산인 트립토판이나 트레오닌, 라이신 등이 다른 
곡류보다 많다. 단백질의 질이 우수할 뿐 아니라 비타민 B1과 B2는 쌀의 
3배나 되며 비타민 D와 인산 등도 많이 들어 있다.
  메밀은 가루가 곱고 잘 익어 소화가 잘 되므로 주식류 중에서도 우수한 
식품이라고 할 수 있다. 메밀의 단백질에는 끈기를 내는 프로라민이 
밀처럼 많지 않기 때문에 면으로 하려면 밀가루나 녹말가루를 섞어야 잘 
만들어진다.
  메밀은 변비와 고혈압에 매우 좋은 식품으로 전해져 오고 있다. 
메밀에는 모세혈관을 튼튼하게 하는 비타민 P의 한 가지인 루틴이 
6mg%나 들어 있다. 이 루틴은 고혈압과 동맥경화증, 궤양성 질환, 동상, 
치질, 감기 치료 등에 효과가 인정되어 임상적으로 이용되는 성분이다.
  냉면 대접에 국수를 담고 편육과 오이무침, 삶은 계란 등과 배를 얹고 
육수를 가만히 부어 얼음을 띄워 먹는 것이 시원한 냉면이다.
  냉면 육수는 무를 얄팍하게 저며 썬 동치미 국과 양지머리를 삶고 
기름기를 걷어 낸 육수를 반 비율로 섞어 소금과 설탕으로 간을 맞춘다. 
이렇게 장만한 냉면을 먹을 때는 향신료인 겨자와 식초를 곁들여 먹게 
되어 있다.
  냉면을 먹을 때 식초가 빠지면 상큼한 맛이 없어 허전한 느낌을 갖게 
된다. 냉면과 식초는 미각적인 조화와 영양 그리고 위생의 세 가지 
모두를 충족시키는 서로 잘 어울리는 음식이다.
  심한 노동을 하거나 운동을 해서 땀을 흘린 다음 새콤한 음식을 먹으면 
피로가 신기하게 가신다. 또 식욕이 없을 때 식초를 친 음식을 먹으면 
식욕이 되살아나는 것을 경험하게 된다.
  독특한 신맛을 가진 식초는 중요한 조미료이면서 피로 회복제로서의 
효능도 갖고 있다.
  녹말이나 육류 등을 먹으면 대사과정에서 유산이 생성된다. 이 유산이 
쌓이면 피로는 가중되므로 피로소인 유산은 빨리 분해될수록 좋다. 
유산을 처리하기 위해서는 식초 등 유기산을 먹을 필요가 있다.
  식초는 매우 뛰어난 피로 회복제이며 소화 흡수된 영양분을 에너지로 
바꾸는 데 숨은 공헌을 한다.
  임산부가 새콤한 것을 먹고 싶어하는 것도 두 사람분의 영양을 취하기 
위해서다.
  여름철에 냉면을 먹고 배탈을 일으키는 식중독이 자주 일어나기도 
한다. 물론 비위생적으로 만들어진 것을 먹기 때문이다. 냉면 사리를 삶은 
물이나 육수에 대장균을 비롯한 유해 세균이 많이 섞여 있으면 식중독을 
일으키게 되어 있다.
  기온이 낮은 겨울에는 이들 세균의 번식은 거의 일어나지 않는데 
기온이 높은 여름에는 놀라울 정도로 증식된다. 대장균은 20분이면 배로 
늘어난다. 처음에 몇 마리밖에 없었던 육수라도 몇 시간 지나면 
기하급수적으로 분열한다. 한 마리의 대장균이 5시간 후에는 7만 5천 2백 
32마리가 된다.
  겉보기에는 멀쩡한 식품이지만 대장균이 많은 음식을 먹으면 식중독을 
일으킬 것은 뻔한 일이다. 세균성 식중독 증세는 여러 가지가 있는데 
가장 대표적인 것은 급성 위장염으로 심한 설사가 특징이다.
  그런데 이러한 식중독균은 스스로 번식하는 식품이나 육수가 중성일 때 
번식이 잘 된다. 이것이 새콤한 맛을 갖는 산성 상태가 되면 생활 조건이 
맞지 않아 번식이 잘 안 된다. 식초가 살균력을 가지고 있기 때문이다.
  세균 수가 많아져 식중독의 위험성이 있는 냉면에 식초를 타서 먹는 
것은 풍미와 위생, 영양의 세 가지를 잘 조정해 주는 일석삼조격이 아닐 
수 없다.
  냉면과 식초는 궁합이 잘 맞는다는 것을 알 수 있는데, 공업용 
빙초산은 유해하므로 반드시 질 좋은 양조용 식초를 먹어야 한다.

    8. 당근과 식용유

  당근이 몸에 좋다는 말이 퍼지자 당근을 많이 먹는 사람이 늘고 있다. 
당근의 영양적 특성을 사려보면 첫째, 비타민 A의 모체인 카로틴이 
식물성 식품 중에선 가장 많다. 둘째, 양질의 섬유질과 칼슘, 인, 철, 
마그네슘, 칼륨 등 무기질의 공급원으로 우수하다.
  비타민 A가 부족하면 점막이 각질화되어 떨어지고 암에도 잘 걸린다고 
보고되고 있다. 특히 담배를 많이 피우는 사람은 비타민 A가 부족하면 
폐암에 이환되기 쉽다는 것이다.
  비타민 A가 많은 식품인 녹황색 채소를 많이 섭취하면 항암효과가 
있을 뿐 아니라 발육 촉진, 피부 보호, 야맹증 예방에 큰 도움을 주게 
된다. 그러므로 이렇게 우수한 식품인 당근의 소비가 늘어나는 것은 
당연한 일로 볼 수 있다. 그런데 문제는 어떻게 먹느냐 하는 점이다.  
토끼나 말처럼 통째로 먹는 사람이 있는가 하면, 녹즙 재료로 이용하기도 
하고, 러시안 수프나 카레용 채소로 쓰기도 한다.
  당근은 날것으로 먹는 경우와 조리해서 먹는 두 가지 유형으로 
나뉘어진다. 건강을 걱정하는 사람이 많아지다 보니 당근 주스를 
애용하는 사람이 증가하고 있다고 한다. 당근을 믹서에 갈거나 강판에 간 
것을 거즈에 받쳐서 얻을 수 있는 맑은 주스를 아침마다 마시고 출근하는 
사람이 많다고 한다. 더구나 요즘은 재료를 넣기만 하면 손쉽게 만들 수 
있는 주서라는 기구가 선을 보여 편하게 주스가 만들어지고 있다.
  어떤 방법이 좋을까? 흔히 채소는 날것으로 먹어야 좋다는 생각이 퍼져 
있어 가열 조리보다는 생식 쪽이 우수하다고 생각하는 사람이 많은 
듯하다. 그러나 실은 경우에 따라 다르다는 것을 알아야 한다.
  비타민은 물에 녹는 수용성과 기름에 녹는 지용성으로 나뉘어진다. 
물에 녹는 비타민으로는 B1, B2, B6, B12, 판토텐산, 엽산, 이노시톨, 콜린 
등 비타민 B복합체와 비타민 C 그리고 비타민 P가 있다. 
  지용성 비타민에는 비타민 A, D, E, F, K 등이 있다. 이러한 용해성을 
잘 이해하고 먹는 것이 영양소의 손실을 방지하며 소화흡수에 도움을 
주게 되는 것이다.
  비타민 A의 모체인 카로틴은 물에는 안 녹는 지용성 비타민이다. 요즘 
가정에서는 아침 일찍 출근하는 가장에게 당근 주스를 만들어 주는 
주부가 많다고 한다. 얼핏 보기에는 그 정성이 놀랍다고 생각할지 모르나 
따지고 보면 대단히 잘못된 일이다.
  더구나 믹서에 갈면 비타민이 파괴된다는 말을 듣고는 강판을 구해다 
열심히 만든다. 이렇게 정성들여 간 것을 그대로 마시게 하면 소화력이 
떨어질 염력가 있다고 생각해서 여러 겹의 거즈에 받쳐 거른 것을 
대접한다는 것이다. 현대판 효부로 평가 받을 만하다고 말하는 사람이 
있을지 모르나 실은 그렇지가 않다.
  맑은 당근 주스 중에는 카로틴과 섬유질이 거의 들어 있지 않다는 것을 
알아야 한다. 그러한 주스를 마시면서 힘이 난다고 생각하는 것은 
심리학에서 말하는 플라시보 효과에 지나지 않는 것이다.
  비타민 A와 카로틴은 열에 비교적 강하므로 일반 조리법으로는 거의 
손실되지 않는다. 더욱이 비타민 A는 지용성이므로 기름으로 조리해서 
먹는 편이 훨씬 영양 효과를 향상시킨다는 사실을 알아야 한다.
  짜장면의 웃기나 고기 요리에 당근을 이용할 때 중국인은 라드와 같은 
동물성 지방을 주로 쓰고 있다. 샐러드 드레싱으로 쓰는 마요네즈는 
샐러드유, 즉 식물성유가 주체이며 튀김용 기름도 대개 식물성유를 
사용하고 있다. 비타민 A가 카로틴의 소화 흡수를 돕기 위해 어느 기름이 
더 우수한가 하는 차이는 없다. 다만 콜레스테롤과 순환기계 질환 등 
성인병을 걱정하는 사람은 식물성유인 콩기름, 채종유, 면실유, 
해바라기씨 기름, 참기름 등을 이용하는 것이 좋을 것이다.
  당근의 붉거나 노란 색소는 카로틴인데, 색이 짙은 당근에는 
0.24mg이나 들어 있다. 비타민 A로 환산해 보면 400I.U.(성인의 1일 
필요량 200I.U.)나 된다. 날것으로 먹으면 거의 흡수되지 않으나 기름과 
곁들여 먹으면 50% 정도가, 익혀서 먹으면 30% 가량이 흡수된다.
  날 당근에는 비타민 C를 파괴하는 아스코르비나아제가 함유되어 
있으나 이 효소는 열에 약하기 때문에 당근을 익히거나 튀기면 그 힘이 
없어지고 만다.
  이러한 사실을 종합해 보면 당근을 날것으로 먹지 말고 익히거나 
기름과 곁들여 먹는 것이 좋다는 것을 알 수 있을 것이다. 당근건강법이 
붐을 이루고 있는데 많은 양의 생것을 먹지 않는 것이 현명하다는 것을 
알아야 한다.
  생당근, 생오이, 샐러드 등을 주재료로 한 샐러드만을 위주로 먹어 건강 
악화를 자초한 사람이 의외로 많은 실정이다. 채소는 날 것이어야 한다는 
잘못된 전재 때문에 빚어지는 상식의 허실이다.
  비타민 A는 피부를 곱고 매끄럽게 해주기 때문에 이것이 부족하면 
살결이 거칠어지고 병균에 대한 저항력이 약해져 여드름이 돋기 쉽고 잘 
곪는다. 또한 시력 회복에 좋으며 아토피성 피부염을 치료하는 효과도 
있다.
  이러한 효과를 얻고 비타민 C의 파괴를 막기 위해 당근은 기름을 
적절히 이용한 가열 조리법이 좋다는 것을 알아야 한다. 종합 비타민제를 
너무 많이 먹으면 비타민 A와 D 등 지용성 비타민이 과잉 축적되어 피해 
증세가 나타나기도 하나 당근과 같은 식품으로 섭취하면 그런 일이 거의 
없다.

    9. 매실과 차조기

  녹색 청매로 담근 것인 우메보시는 붉은색을 띠고 있어 의아해 하는 
사람이 있을 것이다. 그 비밀의 주인공은 차조기라는 식물의 잎이다.
  차조기는 차조기과의 1년초로 들개와 비슷하게 생겼다. 잎은 자색이고 
독특한 향이 있으며 모난 줄기는 성긴 털이 나고 높이는 30--100cm이다. 
잎은 대생하며 넓은 달걀꼴이고 잔 톱니가 있다. 중국, 미얀마 지방이 
원산지인데 우리 나라와 일본에서도 밭이나 정원에 재배한다. 엽경은 
약용, 어린 잎과 종자는 식용과 향미료로 쓴다. 한자로는 계임 또는 
자소라고 한다.
  이 차조기잎을 짠 물을 매초에 넣으면 곧 분홍색으로 변하는데 이것이 
우메보시가 붉어지는 원리이다. 차조기잎에는 안토치안이라는 성분이 
함유되는데 이것이 사과산, 구연산, 주석산 등 신맛을 내는 산성물질과 
만나면 화학반응을 일으켜 차차 분홍색으로 변색하게 된다.
  매실을 소금에 절이면 구연산 등이 차차 스며 나와 차조기는 색이 
바뀐다. 얼마 후에는 붉은 매초가 생겨 매실도 붉어지게 된다.
  신맛이 셀수록 강하게 반응한다. 그래서 신맛이 강한 덜 익은 매실이 
우메보시의 재료로 좋다. 발색 정도는 산의 강도에 따라 크게 달라지는데 
학술적으로 말하면 수소이온농도(pH) 3.2pH 이하가 되어야 색이 
나타나는 것이다. 
  매실의 품종이나 성숙도에 따라 붉어지지 않는 일도 있다. 그런 때에는 
구연산을 더 넣어 수소이온농도를 3.2--3.0으로 조절하면 곱게 물들게 
된다.
  우메보시에 차족기를 사용하게 된 것은 오래 되지 않아 일본의 
에도시대 후반이라고 한다. 차조기에는 종류가 많은데 자색종과 녹색종의 
두 가지로 크게 분류되는데 붉은 우메보시를 만들려면 꼭 자색종을 써야 
한다.
  차조기의 생명력은 대단해서 손질을 할 필요도 없고 비료를 주지 
않아도 잘 자란다. 그런데 잎의 수확 시기가 매실보다 늦은 6--7월이다. 
줄기째 잘라서 그늘에 말리면 오래 두어도 잎이 떨어지지 않는다.
  씻어서 잎을 딴 후 물기를 빼고 차조기를 분량의 약 10% 정도의 
소금을 뿌리고 주무른다. 주물러 부드러워진 차조기잎에서 즙이 나오는데 
이것은 버린다. 이것이 매실과 섞이면 검은색이 도는 적색이 되고 맛도 
좋지 않다. 우메보시용으로 쓰이는 차조기 분량은 매실의 5% 가량이다. 
차조기 씨앗을 따고 난 후의 잎은 질기고 향도 없다.
  이렇게 물들은 것은 타르질 인공색소와는 달리 공해가 없는 것이다. 
차조기는 방부 효과가 뛰어날 뿐 아니라 콜레스테롤 제거 효과가 있는 
리놀산이 풍부하다. 그 고유한 향미가 식욕을 돋우어 주므로 여름철의 
양념 재료로 애용되어 왔다.
  차조기에 들어 있는 자소유는 향균성이 커서 180리터의 간장에 20g만 
넣어도 방부 효과가 있다. 자소유의 주성분인 페리라르틴은 설탕보다 
200배나 더 감미가 있다.
  차조기는 정신 불안을 해소하고 진정, 발한, 이뇨효과가 있는 것으로 
전래되어 왔다. 위를 튼튼하게 하고, 게, 생선, 육류 등의 중독을 
방지한다고 해서 건위, 보건제로도 이용해 온 것이다.
  차조기 잎 100g 중의 주요 영양성분은 다음과 같다.
  단백질 2.8g, 당질 4.7g, 섬유소 1.5g, 회분 1.8g, 칼슘 197mg, 철 
10.1mg, 비타민 A 6,600I.U., 비타민 B1 0.1mg, B2 0.4mg, 비타민 C 
85mg.
  비타민 A와 C의 함량은 다른 채소의 추종을 불허할 정도로 뛰어나다.
  차조기 잎은 착색, 방부에 약효까지 가담해서 상승작용이 나타나 
귀중한 재료가 된다.
  도요토미가 죽고 도쿠가와 이에야스의 독주를 막기 위해 벌어진 
'세끼라 하라'의 전투에는 서군의 시마즈 장군이 참가했었다. 전투에 
패배한 장군은 수백 명의 부하를 이끌고 후퇴하다 퇴로를 차단 당했다고 
한다. 처참한 전투를 해서 돌파하고 나니 겨우 80명이 살아남았는데 먹을 
것이 없었다.
  그때 한 병사가 농가에서 우메보시 말리는 것을 발견하였다고 한다. 이 
우메보시 덕으로 활력을 얻고 고향으로 되돌아갈 수 있었다.
  일본 제일의 매실 생산지인 와카야마현은 오래 전부터 우메보시를 
제조해 왔다. 와카야마의 남부천 유역에는 일본 제일의 매실밭이 있는데 
매화꽃이 필 무렵이면 참으로 장관이며 수십만 그루에 매달린 매실이 
모두 우메보시로 변신하는 것이다. 이 유역에선 해마다 1,200--1,300톤의 
매실이 생산되고 있다.
  이곳에서 만들어지는 우메보시는 다음과 같은 공정으로 제조되고 있다.
  충실한 청매를 체취하고 잘 씻는다. 지방에 따라서는 1--2일간 
쌀뜨물에 담그기도 한다. 이어서 매실 중량의 20--25%의 소금으로 약 
2주일간 절인다. 이때 나무통에서 절이는데 매실 무게의 1.5--2배가 되는 
돌을 얹어 놓는다. 담근 지 15--20시간이 지나면 물이 생기기 시작한다. 
  7월 하순경 소금에 절인 매실을 꺼내어 3일 낮밤을 자연 건조시킨다. 
그러면 색깔이 고와지고 육질도 단단해진다. 처음 3일간은 낮에만 햇볕에 
말리고 밤에는 매초(소금 절이할 때 생긴 물)에 담근다. 그 후 3일간은 
밤에만 말리고 낮에는 매초에 담그는 식으로 정확히 세 낮, 세 밤의 
작업을 한다. 이렇게 말리는 것을 토용간이라고 하며 백간이라고도 
말한다.
  이것을 차조기잎과 함께 담그면 고운 우메보시가 된다. 차조기잎의 
색은 안토치안계 색소인 페리라닌인데 매초의 반응으로 곱게 염색된다. 
차조기잎에는 페릴알데히드, 리모넨, 피넨이라는 정유성분이 함유되어 
있어 매실에 좋은 향기를 줄 뿐 아니라 부패 세균의 번식 방지에도 
효과가 크다.
  또 차조기 정유는 흥분 발한제, 진해, 진통, 이뇨제 작용을 하므로 
우메보시에 차조기잎을 사용하는 것은 매우 궁합이 잘 맞는 배합이라고 
할 수 있다. 일본에는 매년 약 6만 6천 톤의 매실이 생산되며 와까야 
만이 주산지로 약 37%를 차지하고 있다.
  에도 시대에 우메보시는 섣달 그믐이나 춘분에는 밤에 복차라고 해서 
뜨거운 차를 부어 마시는 습관이 있었다고 한다. 병을 물리치고 복을 
불러들이기 위한 습관이었는데 때마침 걸리기 쉬운 감기나 배탈에 이것이 
특효했기 때문이었다.
  복차에는 우메보시, 다시마, 볶은 현미, 녹차, 산초, 검은콩 등이 쓰였다.
  에도 시대 후기부터 차조기잎을 이용하여 붉게 만들었다고 한다. 
우메보시 담그는 방법도 정립되었고 오래 묵은 것이 귀한 것으로 
여겨지게 되었다. 지금도 오래 된 집에서 우메보시 항아리가 발견되는 
일이 있다고 하는데 그 당시에는 우메보시 항아리를 집에 묻으면 불이 
일어나지 않는 것으로 생각했었다고 한다. 오래 묵은 우메보시는 소금의 
결정 모양이 되었고 원숙한 맛을 가지고 있다.

    10. 죽순과 쌀뜨물

  고결함이 군자와 같다는 뜻으로 네 가지를 일러 사군자라고 한다. 매화, 
국화, 난초, 대나무를 가리키는 것이다. 속세를 멀리 하고 초야에 묻혀서 
고고한 기풍으로 일생을 지내는 사람을 죽림파라고 한다.
  그러한 가면 죽마지우란 말도 있다. 이 말은 어릴 때 죽마를 타고 같이 
놀며 자란 벗을 이르는 말이다. 잎이 달린 대나무를 어린이들이 말이라 
하여 가랑이 사이에 넣고 끌고 다니며 놀던 것이 죽마였다.
  대나무는 인도, 말레이시아가 원산지로 알려져 있다. 북쪽으로는 중국, 
한국, 일본에까지 분포되어 있다. 서양에는 야생 대나무가 없어 대나무는 
동양 고유의 나무라고 할 수 있다.
  대나무는 드물게 벼 이삭 모양의 황록색 꽃이 피나 꽃이 핀 다음에는 
대개 말라 죽는다. 대나무의 수명은 150년이라고 한다. 대의 지하경에서 
돋아나는 어리고 연한 싹을 죽순이라고 하며 오래 전부터 먹어 왔다. 
비늘 모양의 껍질에 싸여 밖으로 내미는 데 성장이 매우 빠르다. 
스리랑카에서의 조사에 따르면 하루에 75cm나 자란 것도 있다.
  죽순은 두 줄로 호생하는 경질의 죽피로 보호되고 있다. 이 죽순을 
이용한 우리 나라 음식으로는 다음과 같은 것이 있다.
  죽순밥(삶은 죽순을 가늘게 썰어 넣은 밥), 죽순채(삶은 죽순을 
얄팍하게 썰어 쇠고기 또는 돼지고기를 섞어 양념을 쳐서 볶은 나물), 
죽순탕(삶은 죽순을 잘게 썰어 달걀에 버무려 끓인 맑은 장국), 죽순 
정과(죽순을 푹 삶아서 얄팍하게 썰어 만든 정과)등.
  위에 든 것은 한국 음식이나 중국이나 일본 요리에도 다양하게 
이용되고 있다. 그 밖에도 인도네시아, 필리핀, 인도, 베트남 등 
동남아시아에선 흔하게 먹는 채소이다.
  죽순에는 시아노센이라는 유독 물질이 있어 날것으로는 먹지 못 하지만 
삶으면 대부분 제거된다. 땅 속에 있는 죽순 캔 것을 백자라고 하며, 땅 
위에 나온 것을 흑자라고 부른다.
  백자에는 감칠맛이 많고 잡맛은 0.1% 정도밖에 들어 있지 않다. 감칠맛 
성분은 아스파리긴, 티록신, 글루타민산 등 아미노산의 복합체이다. 이 
성분은 햇볕이나 공기에 접촉하면 대사작용이 진행되어 옥살산, 
호모겐티딘산 등으로 변하게 된다.
  옥살산과 호모겐티딘산 등은 좋지 않은 맛을 주는 잡맛을 나타내는 
것이다. 채취 후 시간이 지남에 따라 잡맛 성분이 증가한다. 채취하자마자 
빨리 가공 처리해야 한다.
  가공 처리하지 않으면 죽순은 호흡을 계속하면서 신진대사가 진행되기 
때문이다. 이 잡맛을 제거하는 방법으로 가장 좋은 것이 쌀뜨물을 
이용하는 것이다.
  뜨물이란 곡식을 씻어 낸 부옇게 된 물인데 쌀뜨물, 보리뜨물 등 여러 
가지가 있다. 밥을 짓기 전에 물로 쌀을 씻으면 처음에는 매우 혼탁한 
유백색의 뜨물이 나온다. 쌀뜨물에는 전분, 수용성 단백질, 지방, 섬유 
등이 섞여 있는데 그 분량은 백미의 0.5--1% 정도이다. 특히 비타민 
B1은 백미의 20--60%가 씻겨 나온다. 처음 받는 뜨물과 두 번째 세 번째 
받는 뜨물은 혼탁도와 성분이 다르고 용도도 달랐다.
  죽순의 잡맛을 제거하고 조직을 부드럽게 하려면 쌀뜨물을 활용하면 
된다. 처음 받은 혼탁한 쌀뜨물에 고추 2--3개를 넣고, 꼭지를 자른 
죽순을 껍질에 길이로 칼집을 내어 30--40분 가량 데친다. 죽순의 뿌리 
쪽이 익으면 얼른 건져 그대로 식힌다. 이렇게 다룬 것을 껍질 벗기고 
잠시 물에 담궈 둔다. 이렇게 하면 맛이 좋아질 뿐만 아니라 조직이 
부드러워져 요리를 하면 조미액이 잘 스며들게 된다.
  삶을 때 죽순 끝은 절단하고, 껍질이 있는 채로 하는 것이 좋다. 껍질에 
들어 있는 아황산염 등의 작용으로 섬유질이 부드러워지면 더 하얗게 
된다.
  다 삶고 난 뒤 저절로 식히는 것은 잡맛 성분과 함께 영양소가 물로 
행구면 빠져 나가는 것을 막기 위한 방편이다. 다 식은 다음 많은 물에 
30분 이상 담그는데, 이때 속뜨물을 쓰게 되면 영양성분의 손실이 훨씬 
적으며, 죽순이 가지고 있는 1.2% 가량의 섬유질을 부드럽게 하는 효능을 
가지고 있는 것이다. 그 효능은 쌀뜨물이 가지고 있는 전분, 수용성 
단백질, 무기질 등 복합적인 성분의 작용으로 볼 수 있다.
  세제가 없었던 시절에는 설거지를 할 때 뜨물을 사용했다. 최근 
환경보호를 위해 밀가루를 세재 대용으로 사용하는 경우가 있는데, 물의 
부영양화면에서 볼 때 더 나쁜 결과를 가져오는 셈이다. 그러므로 
밀가루나 세제보다는 세척 효과가 덜하지만 쌀뜨물을 이용하면 어차피 
버릴 물을 재활용할 수 있다는 이점과 함께 생활 하수의 오염도 크게 
줄이는 효과도 기대된다.
  죽순에는 단백질이 2.5%나 들어 있고 비타민 B군과 C도 가지고 
있는데다 다이어트라 화이버가 풍부해 영양적 특성이 있는 색다른 
식품이다. 고기나 연한 채소를 먹을 때 죽순의 단단하고 사각사각한 
느낌과 맛은 매우 특징적인 것이다. 

    제4부 기타 음식의 궁합
    1. 인삼과 벌꿀

  인삼은 오가과의 다년초로 길이는 60cm 내외이며 줄기는 짧고 마디가 
있다. 일본의 죽절 인삼, 중국의 삼칠 인삼, 미국의 아메리카 인삼, 
히말라야 인삼 등 여러 종류가 있으나, 건강식품과 약용으로 쓰이는 것은 
우리의 고려 인삼이다. 그래서 한국 인삼이 유명하게 된 것이다.
  고려 인삼의 학명은 파낙스 진생이다. 진생은 인삼을 중국식으로 
발음한 것이고, 파낙스는 만병통치약이라는 뜻이다.
  고려 인삼은 수천 년 동안 만병통치의 영양으로 알려져 왔으며 
중국에서 가장 오래된약물학 문헌 <신농본초경>에는 인삼의 약효를 
다음과 같이 소개하고 있다.
  체내의 오장을 보하며, 정신을 안정시키고 오래 장복하면 몸이 
가뿐하게 되어 수명이 길어진다.
  지금까지 과학적으로 입증된 인삼의 약효를 보면 다음과 같다.
  스트레스, 피로, 우울증, 심부전, 고혈압, 동맥경화증, 빈혈, 당뇨병, 궤양 
등에 유효하며, 피부를 윤택하게 하고 건조를 방지한다고 한다.
  또 흥미있는 것은 암세포의 증식을 막는 항암작용이 보고되고 있는 
것이다.
  인삼의 일반성분을 보면 대체로 당질 67.3%, 단백질 13.7%, 지질 3.4%, 
무기질 3.9% 등이다.
  인삼에는 특별한 약리작용을 나타내는 사포닌이 20여 종이나 들어 
있는데 이 사포닌의 종류와 비율이 약효와 관계되는 것으로 생각된다.
  그러나 인삼의 신비는 아직도 밝혀지지 않고 있다고 보는 것이 옳을 
것이다. 인삼은 그 영양을 섭취하기 위함보다는 미량으로 함유되는 
성분의 복합성이 그 명성을 높이고 있다고 보는 것이 옳을 것이다.
  인삼은 다른 생약과는 달리 오래 먹어도 독성이 없기 때문에 식품에 
속한다고 해석되기도 한다. 건강식품으로 각광을 받게 된 인삼은 세계 
각국에서 100여 종이 넘는 제품이 선을 보이고 있다.
  인삼은 간기능에 대해서도 건강효과가 있다고 한다. 공해나 술 등으로 
인해 생기는 간장의 손상에 대해서 예방이나 보호작용을 한다고 한다.
  일반적으로 한방에서는 인삼이 원기를 돋우고 위를 튼튼히 하며 
식은땀을 흘리는 데 좋다고 한다. 인삼의 효과가 생체에 직접적인 자극 
효과를 주는 것은 극히 적으나 정상 상태에서보다도 비정상 상태의 
생체를 정상으로 회복시키는 효과가 본래의 효과같이 여겨지고 있다.
  인삼을 먹는 방법도 여러 가지가 있다. 식품으로 활용한 보기를 들면 
다음과 같다.
  인삼을 날것으로 씹어 먹기도 했고, 쌉쌀한 맛 때문에 꿀에 찍어 먹는 
것이 보편화되었다. 또한 생즙을 내어 마시기도 했다.
  쌀과 조를 함께 넣어 인삼죽을 끓여 먹기도 했으며, 한여름 복중의 
보신식품으로 삼계탕은 우리의 대표적인 전통식품 구실을 해왔다. 또한 
껍질 멋긴 생삼을 어슷썰어 꿀에 버무려서 약한 불에 조린 음식인 
인삼정과라는 것이 있다. 이 인삼정과는 정력에 좋다고 해서 규방의 
은밀한 음식으로 전해 내려 왔다. 그래서 '인삼정과 없는 기생첩방'이라는 
속담까지 생기게 되었다. 꼭 있어야 할 것이 없다는 것을 빗대는 
말이었다.
  방탕한 생활을 한 연산군이 애용한 것이 인삼정과였다고 한다. "장백산 
산삼이 동이 나고 팔도 벌통이 텅텅 비었구나." 하는 노래가 그것을 잘 
말해 주고 있다.
  이처럼 인삼은 강장효과 등 여러 가지고 인체에 좋은 효과를 주지만, 
성분을 보면 열량은 매우 낮다. 사람이 활동을 하는 근본은 열량, 즉 
칼로리이다. 자동차에 휘발유가 없는 상태에서는 아무리 액셀러레이터를 
밟아도 그 자동차는 달리지 못한다. 이때에 윤활유가 충분해야 기계가 잘 
돌아간다고 하여 윤활유만 공급해서는 자동차를 달리게 할 수 없다. 
마찬가지고 인삼이 좋다지만 자동차에서의 윤활유와 같은 것이지 휘발유 
역할을 하는 것은 아니다. 사람이 먹는 식품 중에서 열량을 가장 손쉽게 
낼 수 있는 것이 벌꿀이다.
  꿀 100g을 먹으면 약 300kcal의 열량을 얻을 수 있다. 인삼을 먹을 때 
꿀을 찍어 먹거나 인삼정과로 먹을 때 힘을 낼 수 있듯이 인삼과 꿀은 
매우 합리적인 배합인 것이다.
  인삼과 음식궁합이 잘 맞는 꿀에 관하여 조금 더 자세히 살펴보면 
다음과 같다.
  천연 감미료로 인류가 가장 오래 전부터 이용해 온 것이 꿀이다. 그 
역사는 1만 년 이상이나 되는 것으로 생각된다. 1만 년 이상이 지났다고 
생각되는 동굴벽화에서 꿀을 뜨는 그림이 발견되었기 때문이다.
  의학의 시조라는 히포크라테스도 꿀을 치료약으로 이용한 기록이 있다. 
꿀은 꽃의 꿀샘에서 화밀을 채집하여 겨울철의 먹이로 저장해 둔 것이다. 
처음 꽃에서 수집한 것은 설탕 성분이지만 벌의 소화효소로 모양이 바뀐 
것이 꿀이다. 지금은 토종꿀이 거의 없고 대부분 양봉꿀이 유통되고 있다. 
꽃철에 따라 꿀을 뜨게 되는데 아카시아꿀, 싸리꿀, 밤꿀, 메밀꿀 등 
다양하다.
  꿀의 종류에 따라 색깔과 맛이 제각기 다른데 밤꿀은 쓴맛이 들고 
색깔이 검다.
  벌꿀의 주성분은 대부분이 당질이고 그 중 과당이 36--38%, 포도당이 
34--36%이고, 설탕과 덱스트린이 2--3%이다.
  일반 상식과는 달리 벌꿀은 초기의 가벼운 당뇨병 환자에게 권장되고 
있는 알칼리성 식품이다. 꿀 속에 있는 많은 과당이 체내의 당분 흡수를 
지연시키는 한편 이미 흡수된 당분을 빨리 소비시켜 혈당의 상승을 막아 
주기 때문이다. 그러나 물엿이나 설탕을 가지고 만든 가짜 꿀에는 이러한 
효능이 없다.
  꿀만큼 만병통치의 효능을 가진 식품도 드물다. 특히 위장이 약한 
사람에게 좋고 피로 회복에 좋으며, 꿀을 매일 계속 먹으면 신체를 
보하게 되고 피부가 부드러워진다.
  딸꾹질이나 기침이 심할 때 먹으면 빨리 낫는다. 특히 지속적인 
기침에는 대나무잎을 검게 태운 가루를 꿀에 개어 조금씩 먹으면 좋다고 
전해진다.
  특히 꿀은 소화성이 좋은 대표적인 식품이라서 노인이나 위장이 약한 
사람에게는 좋은 강장식품이다.

    2. 수정과와 잣

  과음을 해서 악취나 숙취에 시달릴 때 살얼음이 낀 시원한 수정과를 
먹고 효과를 본 사람이 많을 것이다. 수정과는 과음으로 몸 안에 축적된 
알코올 성분을 빨리 산화 배설하는 데 필요한 과당과 비타민 그리고 
수분을 갖추고 있다. 여기에 수정과가 술꾼들의 사랑을 받아 온 이유가 
충분히 있는 것이다.
  1800년대의 <시의전서>에는 수정과를 다음과 같이 소개하고 있다.
  '좋은 건시를 냉수에 담그되 물을 넉넉히 부어 두었다가 흠씬 불려 
생강을 진하게 달여 받쳐 붓고 화청하여 실백을 흩어 쓰라.'
  이후에 계피나 통후추를 첨가하는 신식 수정과가 선을 보였으나 
수정과의 주원료는 곶감과 생강즙, 꿀, 잣이다. 생강이나 꿀은 맛을 
조절하는 것이고, 잣은 맛뿐 아니라 영양의 균형과 곶감의 수렴작용을 
완화하는 특별한 효과가 있었던 것이다.
  감은 우리 나라에서 가장 많이 나는 과일로 영양이 풍부하다. 6세기에 
저술된 중국의 농업에 관한 서적인 <육민요술>에는 곶감 만드는 법과 
떫은 맛 빼는 방법까지 소개되고 있다.
  우리 나라에서는 고려 명종(1138년) 때 고욤(감나무와 비슷한데 과실이 
적다)에 대한 기록이 가장 오래된 것이나 감 재배는 고려 때부터 시작된 
것으로 추측된다. '곶감과 호랑이'의 민화에서 알 수 있듯이 우리의 
생활과 감은 매우 친숙한 것이었다.
  당대의 <서양잡조>라는 책에는 감나무의 일곱 가지 장점을 소개하고 
있다.
  첫째 수를 하여 오래 살고, 둘째 좋은 그늘을 만들고, 셋째 새가 집을 
짓지 않고, 넷째는 벌레가 없고, 다섯째 단풍이 아름답고, 여섯째 열매가 
먹음직하고, 일곱째 잎이 커서 글씨를 쓸 수 있다는 것이다.
  잘 익은 감을 금의옥액이라 표현해 왔는데 황금빛 나는 겉옷 속에 
신선이 마시는 달콤한 액체가 들어 있다는 뜻이다. 감의 당분은 포도당과 
과당인데 14--20%나 들어 있다. 곶감에는 당분이 45% 정도나 되어 
그야말로 고열량 식품의 대표격이다.
  또 비타민 A의 모체인 베타 카로틴이 풍부하다. 이 베타 카로틴이 
항암작용이 있다고 해서 최근 화제가 되고 있는데, 비타민 A는 질병에 
대한 저항력을 높이며 피부를 탄력 있고 강하게 하는 특성이 있는 
영양소이다.
  비타민 C도 20mg% 들어 있다. 그러나 보통 과일과는 달리 신맛을 
내는 유기산 함량이 적어 0.2mg%에 지나지 않는다.
  그런가 하면 다른 과일에 없는 떫은 맛, 즉 삽미를 가지고 있다. 이 
성분은 폴리페놀화합물인데 흔히 타닌이라고 한다. 이 화합물이 
수용성이면 떫게 느껴지는데, 불용성으로 바뀌면 떫지 않게 된다. 우린 
감이나 단감 또는 곶감 등은 타닌산이 불용성으로 변해서 단맛을 
나타낸다. 같은 품종이라도 추운 지방에서 자란 것이 타닌의 함량이 높다.
  예로부터 감은 설사를 멎게 하고 배탈을 낫게 해주는 것으로 알려져 
왔다. 이것은 타닌산의 수렴작용 때문이었다. 수렴작용이란 점막이나 
피부를 수축하는 것인데, 떫은 감을 한 입 베어 물면 입안이 가득 찬 
것처럼 느껴지는 이유가 바로 이 작용 때문이다.
  타닌산과 같은 수렴제는 점막 표면의 조직을 수축시키므로 설사를 멎게 
해준다. 그러므로 변비 증세가 있는 사람은 감은 먹지 말아야 한다. 
반대로 위궤양 증세가 있는 사람에게는 수렴작용이 효과적이어서 감을 
좋은 식품으로 추천할 수 있다.
  감은 또 지혈작용도 있어서 피를 토하거나 뇌일혈 증세가 있는 
사람에게는 좋은 과실로 권장된다. 지혈뿐 아니라, 타닌은 모세혈관을 
튼튼하게 하는 작용도 있어 순환기계 질환을 앓고 있는 사람에게 좋다. 
따라서 고혈압인 사람에게는 훌륭한 간식이 된다.
  단감은 껍질을 벗겨 보면 거뭇거뭇한 반점이 있는데 타닌 세포층의 
타닌이 중합되어 불용성으로 변한 것으로 떫은 맛이 없다.
  감은 수분이 82% 이상이어서 저장성이 좋지 않은데, 저장하기 위해 
가공한 것이 바로 곶감이다. '곶감 꼬치에 곶감 빼듯이'라는 말이 있듯이 
그냥 두고는 참지 못할 만큼 그 맛의 유혹이 세다는 것을 일러 왔다.
  곶감의 표면에는 흰 가루가 생기는데 포도당, 과당, 만닛과 같은 
당분이다. 저장성이 좋은 곶감은 기침, 딸꾹질, 숙취, 각혈이나 하혈 등에 
민간요법으로 이용해 오기도 했다.
  곶감을 이용한 수정과는 정초에 만드는 화채인데, 말랑말랑한 주머니 
곶감이 적당하다. 곶감의 수분은 42.9% 가량이며, 당질이 45.2g으로 
100g에서 265kcal라는 고열량이 얻어진다. 그 밖에도 칼슘 등 무기질과 
비타민 A, B, C를 가지고 있다.
  이렇게 훌륭한 곶감이지만 타닌의 피해가 걱정이 되는 사람은 잣을 
곁들여 먹으면 좋다.
  잣은 기운이 없을 때나 입맛을 잃었을 때 먹으면 기운이 나고 식욕이 
되살아나는 것으로 알려진 식품이다. 자양강장제로 널리 알려진 잣은 
맛이 고소하고 100g에서 얻어지는 열량이 670kcal나 된다.
  잣 100g 중의 대표적 영양 성분은 다음과 같다. 단백질 18.6g, 지방 
64.2g 철분 4.7mg, 비타민 B1 0.33mg.
  성분에서 보는 바와 같이 지방이 주성분인데, 올레산, 리놀레산, 
리놀렌산 등 불포화지방산이 주체이다. 이들 불포화지방산은 피부를 
윤택하게 하고 혈압을 내리게 하며, 스태미나에 도움을 주는 성분으로 
알려져 있다.
  수정과에 잣을 띄워 먹는 것은 잣의 지방이 곶감의 변비를 예방하는 
효과가 기대되는 배합이었던 것이다.
  감이나 곶감을 많이 먹으면 몸이 차진다고 일러 왔는데, 그것은 감의 
타닌이 다른 식품 중의 철분과 결합해서 체내 흡수를 방해한데서 생긴 
말이었다. 타닌은 철분과 결합하면 타닌산철이 되는데 이것은 결합이 
단단해서 불용성으로 그대로 배설되고 만다. 식품중의 철분 흡수가 
방해되면 빈혈이 되므로 몸이 냉해지는 것은 당연한 귀결이다.
  그런데 잣에는 같은 견과류인 호두나 땅콩보다도 철분의 함량이 많다. 
그런 면으로 본다면 수정과에 잣을 띄우는 것은 빈혈을 막는 효과도 
있으므로 궁합이 잘 맞는 한 쌍으로 볼 수 있다. 수정과는 담이 많고 
기침이 나올 때, 만성 기관지염 등에 좋은 것으로 추천되어 왔다.

    3. 초콜릿과 아몬드

  과자의 왕자로 알려져 있는 것이 초콜릿이다. 초콜릿의 원료인 카카오 
콩은 콜럼부스가 담배와 매독과 함께 유럽에 퍼뜨린 것 중 하나이다.
  남미의 잉카족, 멕시코의 아즈텍, 마야족들은 카카오 나무를 제배했다고 
한다. 왕족들은 백성들로부터 카카오 콩을 거두어 들였는데, 카카오 콩이 
화폐와 동일시되었다고 한다.
  카카오 콩은 주로 그 콩을 볶아 외피를 제거하고 옥수수와 함께 
돌절구에서 으깬 다음, 고춧가루를 쳐서 되직하게 끓여 먹거나, 때로는 
벌꿀과 우유를 섞어 마시기도 했다. 이 음료를 초콜라톨이라고 했는데 
이것이 초콜렛의 어원이다.
  왕족이나 귀족들은 각자 비법이 있어 바닐라나 후추 등을 섞어 
초콜라톨의 맛을 즐겼다고 한다. 이렇듯 카카오 콩을 귀하게 여긴 것은 
이것이 피로회복에 뛰어난 효력을 발휘했기 때문이다.
  16세기 초 스페인은 페르난도 콜레틀을 대장으로 하는 원정군을 
멕시코에 파견했는데, 이때 아즈택족이 이용하고 있던 카카오 콩의 
용도와 가치를 알게 되어 스페인에서도 카카오 콩을 사용하게 되었다.
  초콜라톨에 바닐라를 넣어 마시는 방법은 멕시코 수녀원의 비방이었다. 
바닐라는 난초과에 속하는 덩굴풀로 다육질의 과실이 열린다. 이것을 
발효시키면 강한 향기를 내므로 향료, 약재로서 바닐린을 채취하는데 
멕시코가 그 원산지이다.
  남편을 따라 멕시코에 온 부인들이 수녀원 출입을 하면서 그 비방을 
알게 되었고 본국에 돌아가서 상류층에 퍼뜨렸다.
  1615년 스페인의 왕녀 앤이 프랑스의 루이 13세와 결혼하면서 카카오 
음료가 프랑스 왕궁에 전해졌는데 바닐라와 설탕을 타서 마시는 것이 
프랑스에서 인기를 끌었다.
  프랑스에서 성직자들이 초콜라톨을 애용하게 되자 "성직자들이 타락한 
것은 초콜라톨 때문이다." 라는 말이 생겨, 이 말이 퍼지게 되자 걷잡을 
수 없이 이 음료의 애용자가 늘어났다.
  드디어 1650년에는 리스본, 제노바, 마르세유에 카카오 콩을 으깨어 
가공하는 전문 공장이 생겨났다. 그리고 영국에서는 카카오 콩을 볶고 
갈아서 예방약으로 이용하기도 하였다. 한편 1760년 프랑스 왕실에서 
쇼콜라 처방소를 운영하게 되었는데 약제사는 드보라였다. 신경과민인 
사람에게는 오렌지꽃을 넣은 쇼콜라를, 화를 잘 내는 사람에게는 
아몬드를 밀크 모양으로 반죽해 넣은 쇼콜라를 먹게 하였다.
  1828년 화란의 반호텐사가 카카오 콩에 들어 있는 지방의 2/3를 
축출하는 특허를 취득하였는데 탈지 카카오 콩을 분쇄한 것이 초콜릿 
파우더이다. 가공법이 발달하면서 1876년 스위스에서 다니엘 피터가 밀크 
초콜릿을 만들었는데 소비자의 기호가 그쪽으로 쏠리게 되었다.
  초콜릿 원료인 코코아의 성분은 단백질 4.4g, 지방 31.8g, 당질 61.4g, 
회분 1.0g과 비타민 A, B1, B2, 나이아신 등으로 구성되어 있다.
  그런데 이렇게 일반적인 성분보다 알칼로이드(식물염기)인 
테오브로민이 1.8%나 함유되어 있는데 이는 특별한 생리작용을 해 
피로회복에 좋은 효과를 나타낸다.
  앞에서 본 바와 같이 초콜릿의 원료인 코코아에는 당질과 지방이 
지나치게 많이 들어 있다. 그러므로 여기에 우유와 설탕을 넣어 밀크 
초콜릿을 만들면 맛이 너무 농후하고 찐득해서 먹는데 부담스럽다. 
더구나 초콜릿은 조금만 온도가 높아져도 눅눅해지고 제 모양을 갖기가 
어렵다.
  그래서 넣게 된 것이 아몬드이다. 아몬드는 장미과에 속하는 나무의 
과실로 크고 평평한데 익으면 과육이 말라 터져 핵이 노출된다. 이 핵 
속에 들어 있는 인을 식용하는 것이다.
  아몬드 100g 중에는 단백질 21g, 지방54.9g, 당질 14.3g, 회분 2g, 칼슘, 
철, 비타민A, B1, B2, C 등이 들어 있다.
  아몬드의 지방에는 인지질인 레시틴이 많아 초콜릿의 테오브로민이 
뇌나 중추신경에 주는 지나친 자극을 중화 억제하는 효과를 낸다.
  고소한 맛과 따뜻한 곳에 두어도 쉽게 녹지 않는 장점이 있어 초콜릿과 
아몬드는 궁합이 잘 맞는 식품이다.
 
    4. 소주와 오이

  소주라면 독한 술을 연상하게 되는데 오이를 잘게 썰어 주전자에서 
섞어서 마시는 것이 유행한 일이 있다. 그렇게 마시면 소주의 자극취가 
없어지고 맛이 순해지기 때문이다. 소주와 오이는 궁합이 잘 맞는 
배합이며 그럴 만한 이유가 충분히 있다.
  막걸리나 포도주와 같은 양조주는 알코올 도수가 낮아 오래 두고 마실 
수가 없다. 변질이 되어 식초가 되거나 부패하고 만다. 오래 두고서 
마시고 싶을 때 마시는 술은 인류의 오랜 소망이었다.
  그 소망을 이루게 한 사람이 연금술자 룰리(1235--1315)이다. 
연금술이란 오늘날의 화학의 전신인데 원래는 돌로 금을 만들기 위해 
발달한 기술이었다.
  그는 오래 저장하지 못하는 양조주를 증류하여 아무리 오래 두어도 
변하지 않는 술을 만들어 내는 데 성공했다. 이러한 경로로 만들어진 
술이 소주이다. 소주류는 양조주를 증류하여 이슬처럼 받아내는 술이라 
하여 노주라고도 하고 화주 또는 한주라고도 한다.
  소주는 또 아라키주라도 불러 왔는데 증류주의 발생과 관련시켜 붙여진 
것이었다. 증류주는 페르시아에서 시작되었다고 한다.
  그 증류법이 12세기에 들어서서 십자군의 영향으로 유럽에 건너가 
포도주를 증류한 브랜디를 낳게 되었다고 하며, 증류주의 아랍어가 
'아라키'라고 한다. 그것이 몽고어의 아라키가 되었으며, 만주어로 알키가 
되었고, 우리 나라에선 아락주로 부르게 된 것이다.
  개성지방에선 소주를 아락주라고 불러 왔다. 소주는 원 나라에서 우리 
나라에 전해진 이래 재래주와 더불어 고려 때부터 매우 성행하게 되었다. 
소주가 처음에는 약용으로 사용되었고 당시의 소주는 순수한 곡식으로 
만들어져 맛이 좋고 또한 독하면서 맛이 순수하고 깨끗해 이를 이용하는 
사람이 많아졌다. 그러나 값이 비싼 것이 흠이었다.
  소주의 증류기로는 승로병이라 하는 것이 있으며 만들어진 재료에 
따라서 토고리, 동고리가 최근가지 전해지고 있다.
  고대 인도의 말인 범어로는 아믈타라고 했으며, 우리 나라 
평북지방에선 산삼을 캐는 심마니들의 은어로 술 또는 소주를 아랑주라고 
부르고 있다. 국어사전에는 찌꺼기로 곤 품질이 낮고 독한 소주를 
아랑주라고 해석하고 있다.
  조선조 성종 때 사간인 조효동은 일반 민가에서 소주를 만들어 
마신다는 것은 매우 사치스러운 일이므로 소주의 제조를 금하는 영을 
내리는 것이 좋겠다고 상소를 올리기도 했다.
  그런 정도로 소주가 처음 도입되었을 때엔 고급 술로 취급되었었다. 
문종이 서거하자 단종은 몸이 몹시 허약해서 중신들이 약으로 소주를 
고아 올렸다는 기록이 남아 있다. 소주는 이와 같이 사치스러운 것, 
약으로 쓰이는 것으로 알려졌던 것이다.
  우리 나라에서는 북쪽에서 소주를 마셔 왔고 여름에는 남쪽에서도 
이용되었다. 소주 제조는 고려시대부터 큰 변화없이 이어져 왔다.
  가정에서 만들 때는 솥과 시루, 그리고 솥뚜껑 등이 이용되었다.
  즉 가장 원시적인 제조법으로 다 익은 술이나 술지게미를 솥에 담고 
솥뚜껑을 뒤집어 덮는다. 뒤집어 덮은 솥뚜껑의 손잡이 밑에는 주발을 
놓아 둔다.
  솥에 불을 때면서 솥뚜껑에는 바가지로 냉수를 부어둔다. 열을 
받으면서 술이나 지게미 속의 알코올이 휘발되는데 도망갈 데가 없어 
솥뚜껑에 닿게 된다. 기체 상태로 올라온 알코올은 솥뚜껑 밖에 있는 찬 
물 때문에 다시 액체가 되면서 솥뚜껑의 경사를 따라 흐른다. 마침내 
손잡이에서 뚝뚝 떨어지게 된다. 그러면 손잡이 밑에 있던 주발에 고이게 
되는데 이것이 원시적인 소주 제조법이다. 그래서 우리 나라에선 소주 
만드는 것을 소주 내린다고 말해 왔던 것이다.
  이보다 조금 발전한 것이 고리라는 것인데 이 증류장치는 아래 위의 두 
부분으로 되어 있다. 밑의 것은 아래가 넓고 위가 좁으며, 위의 것은 
반대로 밑이 좁고 위쪽이 넓게 벌어져 있다. 이것이 발전한 것이 
단식증류장치인 포트 스틸이라는 것이다.
  한때 소주를 마시는 사람들이 병마개를 열고 윗물을 따라 버리고 
마시는 것이 유행한 일이 있었다. 왜 그런 일을 했을까? 일부 독설가들은 
소주회사에서 소비 촉진을 위한 방안이었다고 말하기도 했으나 그런 것은 
아니었을 것이다.
  그런 식으로 마시는 사람들은 그렇게 해야 골치가 안 아프다는 
것이었다. 소주 중에 골치가 하는 성분은 퓨젤유이므로 윗물을 버리면 
비중이 가벼운 이들 성분은 제거할 수 있다는 말이 퍼진 탓이었다.
  재래식 증류장치를 이용하지 않고 지금은 다단식 연속증류기로 
제조한다. 이 증류 장치에는 퓨젤유 제거 공정이 있어 그러한 염려는 
필요 없게 된 것이다.
  소주와 같은 증류주에는 청주나 포도주와 같은 양조주에 비해 주정 
이외의 향미 성분이 적기는 하나 약 수십 종이 알려져 있다. 함유 
비율순으로 몇 가지를 들어 보면 에틸알코올, 이소아밀알코올, 
아세트알데히드, 디아세틸, 이소아밀초산, 이소부틸초산 등이다.
  악취 성분으로 분류되는 아민류와 황화물 등도 미량 존재하는데 원료와 
누룩 등 미생물의 영향이 크다. 맛은 신맛과 당분의 영향이 크다. 이러한 
향미 성분에 대해선 아직도 밝혀지지 않고 있는 것이 많다.
  고등동물은 냄새 식별 능력이 우수해서 분석기기보다 더 정확하다. 
사람은 자스민향이나 황화수소의 냄새를 잘 기억하는데, 왜 자스민향은 
좋게 느끼고, 황화수소는 악취로 느끼게 되는 것인지 그 이유는 알 수 
없다.
  또 좋게 느껴진다고 해서 식품에 자스민향을 섞으면 향이 모두 
좋아지지는 않는다. 음식이 갖는 향미는 기호에 맞게 조절되고 창조되는 
것이다.
  그러한 보기의 하나가 소주와 오이라고 할 수 있다. 술을 좋아하는 
사람이라도 자극성이 강한 알코올의 향은 거부감을 갖게 된다. 소주를 
마시면서 카 하는 소리를 내는 일이 많은데 그것이 알코올의 자극취에 
대한 거부감의 자연스런 표현이다. 물론 이것은 다른 사람에게 불쾌감을 
주는 것이므로 예의에 어긋나는 일이다.
  그런데오이를 가늘게 썰어 소주 안에 넣으면 자극취가 가시고 맛이 
순해져 그것을 마시면 카 하는 소리를 안 내게 된다. 95.5%나 되는 
수분과 오이가 갖는 향미 성분으로 인해 소주의 자극취가 가시고 맛이 
순해지기 때문이다. 오이가 자극취를 흡착하는 것이다.
  성분상으로 보면 영양가가 낮은 것으로 되어 있으나 무기질로 칼륨의 
함량이 높아 알칼리성 식품이다. 이 칼륨은 인체의 구성물질로 약 0.35% 
가량 들어 있다.
  술을 많이 마시면 체내의 칼륨이 배설되므로 오이로 공급하는 것은 
매우 합리적이다. 염분 배출과 노폐물 배출이 잘 되어 몸이 맑게 된다. 
오이와 소주는 여러 모로 궁합이 맞는 셈이다.

    제5부 금기 음식, 함께 먹으면 좋지 않은 음식들
    1. 금기 음식

  사람이 먹는 음식은 몸에 좋은 것이어야 하는데 먹어서는 안 되는 
음식도 있다. 먹어서 해로운 음식을 금기식이라고 하는데 크게 분류하면 
다음과 같은 다섯 가지가 된다.
  1) 과식 2) 오랫동안 한 가지 식품만 먹는 것 3) 특정한 두 가지 이상의 
식품을 함께 먹는 것 4) 계절 등 시기에 따라 특정한 식품을 먹는 것 5) 
환자, 노인, 임산부 등 생리적으로 특별한 상태에 있는 사람이 특정한 
식품을 먹는 것.
  이 중에서 금기식은 3) 4) 5)에 속하는 것이 대부분을 차지하고 있다.
  특히 영양을 가장 많이 섭취해야 할 임산부의 출산 전후에 엄격히 
가리는 금기 음식이 우리 나라의 경우 116종이나 된다. 이것은 최근 
농촌 영양 개선 연구원이 전국의 농민을 대상으로 실시한 농민 영양 실태 
조사에서 밝혀진 것이다. 농촌 지도소의 생활 지도사들이 설문 조사를 
했는데 금기 음식의 수는 임신기에 75종, 수유기에 41종, 병중, 병 후 
회복기에 82종 등 198종이나 되었다.
  각 지역별로 임신기의 금기 음식을 보면 돼지, 닭, 오리, 토끼, 염소, 개 
등 가축류의 고기와 계란, 오리알, 오징어 등은 거의 전 지역에서 
금기식으로 지켜지고 있었으며 그 밖의 식품은 지역에 따라 조금씩 
다르게 나타났다.
  이들 공통 금기식 외 지역별 금기식은 다음과 같다.

  경기도: 식혜, 고사리, 오징어, 게, 버섯, 인삼.
  강  원: 메밀, 게, 개구리, 꼴뚜기, 커피, 후추, 뱀, 염소, 상추.
  충  북: 자라, 선지, 버섯, 게, 참새, 엿기름, 율무, 찹쌀밥, 커피, 비둘기.
  충  남: 자라, 율무, 상어, 낙지, 식초, 문어, 감주, 꽃게, 참새, 생강.
  전  북: 자라, 상어, 참새, 율무, 낙지, 문어, 북어, 추어탕, 검은 생선,    
          잉어, 산짐승, 비둘기, 미나리.
  전  남: 상어, 가오리, 문어, 홍어, 식초, 새끼 밴 짐승, 붕어, 자라, 율무,  
          엿기름, 버섯, 감, 비둘기.
  경  북: 문어, 민물고기, 상어, 게, 술, 커피, 식초, 버섯, 방어, 인삼, 묵,  
          메밀, 비늘 있는 생선.
  경  남: 상어, 게, 참새, 자라, 율무, 엿기름, 딸기, 익모초, 문어, 가오리,  
          버섯, 죽순, 미나리, 생선회, 비늘 있는 생선. 

  이렇게 많은 금기 음식 중 그들이 내세우는 금기 이유를 정리해 보면 
표와 같다. (167P)

  우리 나라 농촌 주부의 70%이상이 이 금기를 믿고 있다는 통계는 
놀라운 일이 아닐 수 없다. 조사대상 주부의 82%가 영양에 대한 교육을 
받은 사실이 없기 때문에 이러한 비과학적 금기를 믿고 식생활에 
적용하고 있는 현실이다.
  또 이 조사 보고자는 음식을 장만할 때 자신이나 자녀들의 영양면에는 
신경을 쓰지 않고 남편 위주로 준비하고 있기 때문에 영양 개선의 노력이 
먹혀들지 않고 있다고 말하고 있다.
  이 조사에 따르면 우리 나라 농촌 사람들이 영양 장애로 갖가지 질병에 
시달리는 이유는 첫째가 평소의 식생활이 밥을 주식으로 의존하는데다 
부식의 30%를 김치로 대용하는 편식에 있고, 두 번째가 평소보다 영양 
공급을 늘려야 할 중요한 때에는 좋은 음식을 금기하고 있기 때문이라고 
분석하고 있다.
  농촌에서 가장 손쉽게 구할 수 있는 동물성 식품인 육류가 대부분 금기 
음식에 포함되어 있고, 달걀, 오리알 등의 고단백 식품들이 포함되고 
있다는 것은 분명히 잘못된 일이다.
  임산부의 건강을 유지하고 태아의 발육을 촉진시키기 위해 권장되어야 
할 식품들이 모두 임신기 금기 음식의 대상으로 되어 있다. 질병중은 
물론 병 후 회복기까지 쇠고기, 돼지고기, 개고기 등의 육류와 달걀 등을 
피하고 있는 것이다.
  채소를 먹으면 아기가 푸른 변을 누고, 설사를 한다든지, 환자가 달걀을 
먹으면 부스럼이 난다든지, 쇠고기를 먹으면 병이 낫지 않고 오래 간다는 
것도 모두 금기에 속한다.
  금기 음식의 대부분이 임신기나 젖을 먹이는 수유기에 많다는 것도 
흥미 있는 일이다. 과학이 발달하기 이전에는 이러한 대물요법적인 
생각들이 매우 많았다. 비슷한 것끼리 연관을 시키는 단순한 발상에서 
유래한 것이다.
  지금까지 알려진 비타민 A의 생리작용은 성장과 생식작용, 점막피부에 
관한 작용, 저항력 향상, 시력 기능에 관한 작용으로 집약되고 있다. 
성인이 하루에 필요한 비타민 A의 양은 장어 100g 이면 공급이 가능한데, 
이는 우유 5리터, 계란 10개에 해당되는 양이다.
  비타민 E는 체내에서 불포화지방산의 산화작용을 억제하고 혈관에 
활력을 줄 뿐 아니라 피부가 거칠어지는 것을 예방하고 노화방지에도 
효과가 크다.
  여러 실험에 따르면 비타민 E는 혈관벽을 튼튼히 해서 동맥경화나 
뇌졸중을 방지하는 데 도움이 되는 것으로 알려졌다. 그 밖에도 비타민 
E는 혈액 중의 산소를 운반하는 헤모글로빈과 산소의 결합을 도와 주어 
모든 혈관이나 근육을 활성화시킨다.
  장어의 지방은 요즘 화제가 되고 있는 오메가 3 지방산이 많아 생리적 
특성이 인정되고 있다. 이들은 순환기계 질환의 한 원인이 되고 있는 
혈전 생성을 억제하는 생리적 작용을 가지고 있다.
  장어의 단백질에는 필수아미노산이 골고루 들어 있어 그 영양가가 매우 
높다. 만일 필수아미노산이 충분히 공급되지 않으면 세포합성이 제대로 
되지 않으며 항체 형성도 지장을 받아 건강을 유지하기가 어렵다.
  한편 복숭아는 '백 살을 살게 하는 선약'이라는 옛 이야기나 무릉도원과 
같은 재미있는 전설까지 있다.
  복숭아는 과피에 털이 있는 것과 털이 없고 매끄러운 유도의 두 가지로 
나누어진다. 천도 복숭아는 유도의 종류이다.
  복숭아는 과육이 부드러워 장기간 저장이나 장거리 수송에 어려움이 
많다. 복숭아에는 포도당과 과당 등 당분이 8--10% 가량 들어 있고, 
신맛을 내는 사과산과 구연산이 0.5% 정도 들어 있다. 비타민 A의 
모체인 카로틴은 백도보다는 황도에 많이 함유되어 있다.
  천도 복숭아는 새콤한 맛을 내는 유기산이 1.5% 가량이나 들어 있어 
맛이 떨어진다. 품종이 개량되기 이전의 옛날 복숭아는 대부분이 
이것이었다.
  과육에는 아미노산이 유리상태로 함유되어 있고 아스파라긴산이 많아 
독특한 맛을 준다.
  장어를 먹고 복숭아를 먹으면 설사가 나기 쉽다. 그 이유는 장어의 
지방 소화에 이상이 초래되기 때문이다. 21%나 되는 지방은 평소 
담백하게 먹던 사람에게는 소화에 부담을 주게 되어 있다.
  지방은 당질이나 단백질에 비해 위에 머무는 시간이 길고 소장에서 
소화효소인 리파아제의 작용을 받아 소화된다. 복숭아에 함유된 유기산은 
위에서 변하지 않으며 십이지장을 거쳐 소장에 도달한다.
  십이지장과 소장은 위와는 달리 알칼리성이다. 그러므로 새콤한 
유기산은 장에 자극을 주며 지방이 소화되기 위해 작게 유화되는 것을 
방해하므로 자칫 설사를 일으키기 쉽다.
  제아무리 영양가가 높은 식품이라도 설사를 일으키면 오히려 역효과를 
가져오게 된다.
  음식의 궁합면으로 보와 그러한 위험성이 있는 섭취방법은 결코 현명한 
일이 되지 못하는 것이다.
  흔하게 먹고 있는 음식의 배합에서 문제가 있는 것을 들어 보면 다음과 
같다.

  맥주와 땅콩
  땀을 흘린 다음 마시는 맥주 맛은 기가 막히게 좋다. 맥주는 친구와 
정담을 나눌 때 매개체 역할을 하는 음료로도 애용되는데 '마시는 
빵'이라는 별명에서 보듯 여러 가지 영양소도 골고루 가지고 있다.
  그런데 맥주는 알코올을 4--5% 가지고 있는 기호성 음료여서 마실 때 
간단한 스낵이나 안주를 곁들이게 마련이다. 가장 흔하게 먹는 것이 
땅콩이다.
  고소한 땅콩 맛이 쌉쌀한 맥주와 잘 어울리고 땅콩이 함유하는 
단백질과 지방 그리고 비타민 B군은 간을 보호하는 영양 효율도 높다.
  그러나 이렇게 훌륭한 땅콩도 보관, 저장을 잘못하면 인체에 매우 
유해한 것으로 변모한다는 사실이 최근에 밝혀졌다. 겉껍질과 속껍질까지 
까서 만들어진 것이 유통되고 있는데 이것은 먹기는 편하지만 위생적으로 
문제가 있다.
  땅콩은 껍질을 벗겨서 공기에 노출시키면 지방이 산화되어 유해한 
과산화지질이 만들어지기 쉽다. 뿐만 아니라 고온 다습한 환경속에서는 
배아 근처에 검은 곰팡이가 피는데 그렇게 되면 아풀라톡신이라는 성분이 
만들어진다. 이 아풀라톡신은 간암을 유발하는 발암성 물질이다. 무심코 
집어먹는 맥주 안주로 이런 것은 피해야 한다.

  오이와 무
  일 년 내내 먹을 수 있는 채소로 오이와 무를 들 수 있다. 이러한 
채소는 비타민과 무기질의 공급원으로 중요하고 향미, 색깔, 씹히는 맛 
등으로 식사에 변화와 풍족감을 준다.
  오이에는 수분이 95% 정도, 무에는 90%나 들어 있는데 비타민으로는 
C가 가장 많다. 오이에는 13mg, 무에는 15mg 가량 함유돼있다.
  비타민 C는 신진대사를 원활히 하며 피부와 점막을 튼튼하게 하는 
생리작용을 한다. 피부 미용과 관계가 깊으며 피부를 하얗게 하는 
표백효과도 있고 감기 예방효과가 크다는 사실은 잘 알려져 있다. 비타민 
C는 동물성 식품에는 없으므로 채소나 과일에서 공급해야 한다.
  무 생채나 물김치를 만들 때 무심코 곁들이는 것이 오이다. 오이색깔은 
흰 무와 어울리고 맛도 있어 많은 사람이 이용하고 있는데, 이것은 
잘못된 배합이다. 오이에는 비타민 C가 존재하지만 칼질을 하면 세포에 
있던 아스코르비나제라는 효소가 나온다. 이것은 비타민 C를 파괴하는 
효소다. 따라서 무와 오이를 섞으면 무의 비타민 C가 많이 파괴된다.
  
  김과 기름
  한국인이 좋아하는 식품으로 손꼽히는 것이 김이다. 김에는 비타민이 
풍부해서 김 한 장에 달걀 2개분에 해당하는 비타민 A가 있고 
B1, B2, C, D 등도 들어 있다.
  지방은 적은 편이지만 칼륨, 철, 인 등 무기질이 풍부한 알칼리성 
식품이다. 김은 식욕을 돋우는 독특한 향기와 맛을 가지고 있는데, 그 
고소한 향미는 아미노산인 시스틴과 당질인 만닛 등이 있기 때문이다.
  김에는 지방이 1%도 안 들어 있어 구울 때는 기름을 바르는 방법이 
전래되고 있다. 기름을 바르지 않고 굽는 것보다 색깔도 좋고 맛과 
영양의 균형이 향상되는 좋은 방법이다.
  편리한 것을 추구하는 현대인에게는 김을 재는 일이 가장 귀찮은 것이 
되고 말았다. 그래서 등장한 것이 김 가공품 김구이다. 밥상에 그대로 
올릴 수 있어 주부들의 사랑을 독차지하기에 이른 것이다.
  그런데 흥미있는 것은 이것을 처음 개발한 일본에서 기름과 소금을 
재서 만든 구이김이 자취를 감추고 있다는 사실이다. 제 아무리 신선한 
기름을 사용했더라도 유통중 공기와 햇빛으로 산화가 되어 유해성분이 
생기기 쉽기 때문이라고 한다. 지금은 기름을 바르지 않은 구이김으로 
바뀌고 있다.

  도토리묵과 감
  우린 나라 사람이 농사짓기 이전부터 먹어 온 식량은 도토리였다고 
한다. 도토리는 주성분이 녹말이나, 특수 성분으로 타닌을 가지고 있다. 
타닌은 떫은 맛을 내는 것인데, 미각 신경을 마비시키는 성질을 가지고 
있다. 이 타닌은 수용성이므로 물에 우리면 많이 빠진다. 그 가루로 만든 
것이 도토리묵이다.
  도토리묵은 수분이 88%나 되며 100g에서 45kcal밖에 열량이 나오지 
않는다. 그래서 비만증인 사람에게는 좋은 식품이라고 할 수 있으나 
타닌이 남아 있어 변비가 있는 사람은 안 먹는 것이 좋다.
  또 도토리묵을 먹고 후식으로 감이나 곶감을 먹는 것은 나쁜 배합이 
된다. 감이나 곶감에도 떫은 맛을 못 느끼는 불용성 타닌이 존재하기 
때문이다.
  이렇게 타닌이 많은 식품을 곁들여 먹으면 변비가 심해질 분 아니라 
빈혈증이 나타나기 쉽다. 적혈구를 만드는 철분이 타닌과 결합해서 소화 
흡수를 방해하기 때문이다.

  토마토와 설탕
  고기나 생선 등 기름기 있는 음식을 먹을 때 토마토를 곁들이면 위 
속에서의 소화를 촉진시키고 위의 부담을 가볍게 하며 산성식품을 
중화시키는 역할도 하므로 일거양득의 효과가 있다.
  토마토에는 루틴이 들어 있는데 혈관을 튼튼하게 하고 혈압을 내리는 
역할을 하기 때문에 고혈압인 사람에게 아주 좋은 식품이다.
  환자들의 음료로 토마토 주스가 좋은 것은 유기산이 적어 자극성이 
적은데다 영양가가 우수하고 소화성이 좋기 때문이다. 토마토 주스는 
1928년 처음 상품화되어 꾸준히 애용되어 왔다. 토마토 착즙에 소금을 
0.5% 가량 넣고 살균해서 만들고 있다.
  토마토 100g 중에는 나트륨 2mg과 칼륨 230mg이 들어 있다. 칼륨은 
짜게 먹어서 생기는 나트륨의 피해를 줄이는 역할을 하는 무기질이다. 
나트륨 함량에 비해 칼륨의 양이 지나치게 많아 주스로 가공할 때 소금을 
넣게 되었던 것이다. 최근에는 소금의 양을 줄이자는 운동에 따라 소금을 
안 넣고 만든 제품도 나오고 있다.
  서양에선 토마토가 샐러드나 요리 재료로 이용되는데, 한국에선 식후 
과일로 먹는 일이 많다. 후식으로 먹다 보니 단맛이 부족해 설탕을 듬뿍 
쳐서 상에 내놓는다. 달아서 혀끝은 만족할지 모르나 영양적으로 평가해 
보면 좋지 않다. 체내에서 설탕을 신진대사하기 위해 토마토가 가지고 
있는 비타민 B의 손실이 뒤따르기 때문이다. 토마토는 그대로 먹는 것이 
가장 바람직하다.
  
  커피와 프림
  커피 원두에는 카페인이 1.3%, 타닌이 8% 정도 들어 있어 맛이 매우 
쓰다. 볶아서 물에 우려 마시는 커피에는 카페인 0.04%, 타닌 0.06%가 
들어 있다.
  이 쓴맛을 중화하고 부드럽게 하기 위해서 커피에 우유를 타서 마시는 
관습이 생겨났다. 그런데 우유에는 너무 수분이 많아 커피맛이 제대로 
나지 않아 우유의 크림이 이용되어 왔다. 이 크림에는 콜레스테롤이 많아 
건강에 악영향을 준다고 해서 개발된 것이 프림 또는 커피메이트 등이다. 
식물성 유지에 물엿 등 여러 가지를 혼합해서 만들었기 때문에 
콜레스테롤이 없다고 환영받게 되었다.
  커피를 진하게 먹는 우리 나라 사람은 프림의 사용량이 너무 많아서 
문제다. 다이어트를 하는 사람들은 설탕을 안 넣는데 프림은 3--4스푼 
이상을 아무렇지 않게 타서 마시고 있다. 설탕 1g은 4kcal의 열량을 
가지고 있는데 프림은 5kcal 이상의 열량이 있다는 사실을 모르기 
때문이다.
  다이어트를 제대로 하고 체중에 신경을 쓰는 사람이라면 프림이 안 
들어 있는 묽은 커피를 마셔야 한다는 것을 명심해야 할 것이다.
  
  당근과 오이
  당근에는 비타민 A의 모체인 카로틴이 대단히 많아 100g에 4,100I.U.의 
비타민 A의 효력을 가지고 있다. 그런가 하면 비타민 C를 파괴하는 
'아스코르비나제'를 오이와 마찬가지로 가지고 있다. 그러므로 오이와 
마찬가지로 생채를 만들 때 당근과 오이를 섞는 것은 좋지 않다. 그러나 
이 아스코르비나제는 산에 약한 성질을 가지고 있으므로 생채를 만들 때 
식초를 미리 섞으면 비타민 C의 파괴를 방지할 수 있다.
 
  게와 감
  게는 식중독균의 번식이 대단히 잘 되는 고단백 식품인데다, 감은 
수렴작용을 하는 타닌 성분이 있어 소화불량을 수반하는 식중독의 피해를 
보는 사람이 많기 때문에 조심해야 한다.
 
  조개와 옥수수
  조개류는 부패균의 번식이 잘 되는 수산물이며, 산란기에는 자신을 
적으로부터 보호하기 위해 독성물질을 생성하기도 한다. 이러한 조개를 
먹고 소화성이 떨어지는 옥수수를 먹으면 배탈이 나기 쉽다.
  
  문어와 고사리
  문어는 고단백 식품이기는 하나 소화에 부담이 간다. 고사리는 
섬유질이 3% 이상이어서 위장이 약한 사람은 소화불량을 초래하기 
쉬우므로 문어를 함께 먹으면 문제가 생기기 쉽다.

  메밀과 우렁이
  우렁이는 먹으면 귀신 누같이 밝아진다고 해서 귀안청이라고 불려 
왔다.
  우렁이는 단백질 10%, 지방 1.4%를 함유하는 담백한 식품이다. 그러나 
조직이 단단해서 꼭꼭 씹지 않으면 소화가 잘 되지 않는다. 맛이 
색다르고 꼬들꼬들하다고 해서 빨리 먹으면 소화성이 우수한 메밀국수를 
먹어도 소화불량이 되기 쉽다.

  간과 수정과
  동물의 간은 각종 영양소가 풍부하기 때문에 영양의 보고라고 한다. 
특히 빈혈 환자에게 필요한 영양소를 골고루 가지고 있으며 흡수되기 
쉬운 철분의 함량도 많다.
  간을 먹고 수정과를 먹으면 곶감 중의 타닌이 철분과 결합해서 흡수 
이용을 방해한다. 자고로 빈혈인 사람에게는 감이 나쁘며 몸이 차게 
된다는 까닭이 여기에 있다.

  미역과 파
  미역은 칼슘, 요오드가 풍부한 저열량식품으로 미끈미끈한 성분인 
알긴산이 풍부하다. 이 알긴산은 '다이어트라 화이버'라 불리는 성분으로 
콜레스테롤 침착 예방 효과와 농약 등 공해 물질과 결합해 몸 밖으로 
배출시키는 힘을 가지고 있다.
  파도 미역과 마찬가지고 미끈미끈한 성분을 가지고 있으므로 미역 
요리에 파를 넣으면 너무 미끄러워 음식맛이 어울리지 않고 알긴산의 
흡착력이 떨어지고 만다.

  팥과 소다
  팥은 떡고물이나 팥죽의 재료로 애용되는 곡류이다. 단백질이 21%, 
당질이 56%나 들어 있고, 곡류 중에서 보기 드물게 비타민 B1이 많아 
100g 중에 0.56mg이나 들어 있다.
  그러나 팥은 단단해서 오래 푹 삶아야 한다. 그래서 빨리 익히려고 
소다 즉, 중조를 넣고 가열하는 과학적 방법이 생겨났다. 빨리 무르기는 
하나 비타민 B1이 소다와 만나 파괴되므로 옳지 않은 조리법이다.

  선짓국과 홍차
  해장국인 선지는 고단백에 철분이 많아 빈혈증에 특효를 가진 
식품이다. 선짓국이나 순대를 먹고 홍차나 녹차를 마시게 되면 철분의 
이용도가 반감되고 만다. 타닌산철이 만들어지기 때문이다.

  치즈와 콩류
  치즈는 단백질과 지방이 풍부한 영양식품이다. 뿐만 아니라 치즈에는 
100g 중 칼슘이 600mg 이상 들어 있다. 콩도 고단백, 고지방 식품이기는 
하나 칼슘보다 인산의 함량이 월등히 많다. 치즈와 콩류를 함께 먹으면 
인산칼슘이 만들어져 빠져나가 버리고 만다.

  시금치와 근대
  시금치는 뛰어난 채소이기는 하나 '옥살산'이 대단히 많다. 이것이 인체 
내에서 수산석회가 되면 결석이 만들어진다. 그런데 근대라는 채소에도 
수산이 많으므로 신석증이나 담석증의 염려가 생기는 것은 당연한 
일이다. 이 옥살산은 물에 으깨어 씻거나 삶으면 많은 양이 분해된다.
 
  우유와 소금, 설탕
  우유에 익숙치 않은 사람은 흔히 소금이나 설탕을 넣어 마시는 경우가 
있다. 맛이 진하게 느껴질지 모르나 바르게 먹는 법으로는 볼 수 없다.
  우유에는 알맞은 염분이 들어 있고, 짜게 먹으면 건강상 문제가 있다. 
설탕을 먹으면 단맛 때문에 마시기는 좋아질지 모르나 비타민 B1의 
손실이 커진다. 우유는 꼭꼭 씹어 먹으면 우유가 갖는 풍미를 음미할 
수가 있고 소화 흡수도 잘 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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