장기민 지음 / 리드리드출판
이 책에서는 현장에서 디자인을 경험하는 놀라운 생동감을 느낄 수 있다. 블루보틀, 스타벅스 같은 커피 한 잔에 담긴 철학과 그 깊이 내재 되어 있는 디자인에 눈뜨게 한다. 문화 예술, IT와 자동차 산업까지 책에 소개된 디자인경제를 읽다보면 그동안 가졌던 ‘디자인’의 개념을 바꾸는 계기가 된다. 특히 코로나19가 변화시킨 환경과 사회에 빠르게 변형되고 새롭게 디자인되는 제도들을 목격 하며 그로 인해 자신을 둘러싼 디자인과 그에 기초한 경제와 관련 마케팅을 새롭게 인식할 수 있 다.
홍대 앞은 왜 홍대를 다니지 않는 사람들로 가득할까
▣ Short Summary
‘디자인’에는 디자이너의 멋과 개성이 담겨 있다. 디자이너의 세계관과 가치관을 고스란히 드러내며 하나의 작품을 탄생시킨다. 기존의 방식에서 차별화될수록 각광받으며 독특할수록 선호하는 세계이다.
그동안 우리는 디자인의 영역을 광고디자인, 패션디자인, 가구디자인, 영상디자인, 건축디자인 등 상업과 연관해 떠올렸다. 우리 생활과 동떨어진 전문영역이라고 여긴 것이다. 정말 디자인의 범위는 그렇게 협소하고 제한적일까?
저자는 이에 대해 문제를 제기한다. 디자인이란 우리 생활 전반에 깃든 발전 가능한 에너지에 적용될수 있다고 확신한다. 개인적인 생활과 경제, 인간관계, 소득, 발상, 지역, 비즈니스 등 아주 일상적이고 숨쉬는 것처럼 자연스럽게 대하는 모든 영역에 디자인을 접목하면 달라지는 삶을 경험할 수 있다고 사례와 경험을 통해 증언한다. 더불어 세상을 이롭게 하는 데 필수요소로 꼽는다.
이 책을 읽으면 디자인의 영역을 넓어지고 삶에 이로움이 더해진다. 무심코 지나쳤던 변화를 포착해내고 호기심과 궁금증으로 남다른 시각을 갖게 될 것이다. 보이지 않았던 것들이 보이는 신비로움, 무심코 지나쳤던 것들의 의미를 찾는 값진 경험을 제공한다.
▣ 차례
#01 넓은 세상의 이로운 접근법, 디자인경제 홍대 앞을 학교 앞으로 인식하지 않는 우리_인식경제학 판단이 미래를 바꾼다_퍼스널 브랜딩 경제학 / 세종대왕은 최고의 디자이너였다_한글경제학 문화를 살리면 경제도 살아난다_문화경제학 / 일상도 디자인 된다_디자인경제학 시작이 초라하더라도 포기하면 안 된다_유튜브경제학 제품보다 진정성을 먼저 팔아라_블루보틀경제학
#02 나라를 이롭게 하는 디자인경제 호주와 알라딘의 비즈니스모델_중고서점경제학 / AI 시대를 미리 준비하라_4차 산업혁명 디자인경제 21세기를 살고 있는 지금이 과도기인가요_21세기와 디지털과도기
- 2 - 홍대 앞은 왜 홍대를 다니지 않는 사람들로 가득할까
코로나19가 디자인한 경제 -바이러스경제학 / 이미 세계문화가 된 대한민국의 대중문화_BTS경제학
#03 생활을 이롭게 하는 디자인경제 똑똑하게 사는 방법을 찾아라_연비경제학 / 같이 쓰는 이로움, 함께 쓰는 즐거움_공유경제공화국 호캉스 대신 집캉스를 즐기는 시대_공간경제학 / 활용의 범위를 넓혀라_드라이브 스루 경제학 고객의 편의를 위한 세계 최고 수준의 연구_편의점경제학
#04 관계를 이롭게 하는 디자인경제 소통에는 기대 이상의 효과가 있다_소통경제학 / 손님은 절대 왕이 아니다_소유경제공화국 신뢰관계와 경제관계는 비례한다_관계경제학 / 아침에 뜬 새로운 태양도 사실은 중고_중고거래경제학 지금의 선택이 미래의 삶을 디자인한다_선택경제학
#05 소득을 이롭게 하는 디자인경제 오프라인 공간과 온라인 공간의 온도차_공간경제학 공감하는 순간 쓰레기도 고가의 상품이 된다_공감경제학 / 그 경험, 제가 사겠습니다_경험경제학 전화기를 구매했는데 카메라가 왔다_스위치경제학 / 실수는 성공을 향해 가는 과정_실수경제학 이름을 남기고 간 애플의 창업자_스티브잡스경제학
#06 생각을 이롭게 하는 디자인경제 복수대신 뒤집기를 선택한 나라_리버스경제학 / 흐르는 물살에 올라타라_체인지업경제학 주기적으로 체크하는 디자인의 발전_업데이트경제학 감정을 적절히 생산하고 소비하라_이모티콘경제학 / 내가 서 있는 위치를 파악하라_구성경제학 위험한 군중심리에서 벗어나라_아이스아메리카노경제학 고정관념의 틀을 깨고 새로워져라_공간경제학
#07 동네를 이롭게 하는 디자인경제 문화를 지켜내지 못하면 모든 골목이 다 똑같아진다_골목경제학 산동네의 에스컬레이터는 주민을 위함일까_도시재생경제학 보이지 않는 손이 향하고 있는 방향은 어디일까_지하철경제학 성공에 대한 기대보다 실패가 더 두려운 투자_신도시경제학 스타벅스가 추구하는 것은 커피가 아니다_스타벅스경제학
#08 비즈니스를 이롭게 하는 디자인경제 독점은 인간의 생활을 편하게 만들어준다_독점경제학 맞춤서비스를 사랑할 수밖에 없는 이유_넷플릭스경제학 남들과 다른 발상에서 찾은 성공의 기회_마켓컬리경제학 독점과 성장, 그리고 대세_카카오톡경제학 모두에게 인정받기보다 한 명에게 사랑받으려 노력하라_배달의민족경제학 카드회사는 절대 카드만 만들지 않는다_현대카드경제학 소비자는 냉장고보다 가구를 더 원한다_디자인믹스경제학
- 3 - 홍대 앞은 왜 홍대를 다니지 않는 사람들로 가득할까
홍대 앞은 왜 홍대를 다니지 않는 사람들로 가득할까
넓은 세상의 이로운 접근법, 디자인경제
일상도 디자인 된다_디자인경제학 2006년 기아자동차는 극심한 기업의 경영난을 극복하고자 아우디 출신의 디자이너 피터 슈라이어를 영입했다. 그는 ‘디자인 기아’라는 슬로건 아래 이전과는 다른 새로운 디자인 양식의 K7, K5 등의 자동 차를 출시하며 디자인경제활동을 펼쳤다. 이후 사람들은 발전한 디자인에 반응하며 새로워진 기아자동 차를 향해 경제활동으로 보답했다.
디자인경제 현상이 힘을 얻게 되자 국내 자동차산업 또한 전반적으로 디자인 수준이 격상되었다. 더불어 대중도 디자인을 대하는 태도와 시각이 한층 성숙해졌다. 이후에도 피터 슈라이어는 끊임없이 디자인 경제 현상을 이끌었고, 디자이너로서 현대 기아자동차 그룹의 사장에까지 오르는 쾌거를 이루었 다.
대한민국이 디자인 열풍은 산업마다 디자인을 접목한 디자인 경영을 실현케 했다. 그 덕분에 성공한 여러 디자인 경영 기업을 탄생시켰다. 불황 속에서도 세계 4대 디자인상 그랜드슬램을 달성한 웅진코 웨이, 음식물처리기를 주방 인테리어 소품으로 승화시킨 루펜리, 밋밋한 카드와 냉장고 표면을 화려하게 수놓은 입체영상표면 미래코 등이다. 이외의 기업들도 디자인 경영에 반응하여 여러 개인과 기업들이 경제활동을 하고 있다. 하지만 사람들은 돈을 쓰게 만드는 디자인 경영에만 관심을 둘뿐 그것 때문에 돈을 쓰는 개인(자신)의 경제활동에는 크게 신경을 쓰지 않는다.
경제학자들은 인간의 알 수 없는 행위들을 분석한 뒤 숫자로 계산하여 이론화하곤 한다. 하지만 정작 인간은 어떠한 행동을 할 때 복잡하게 계산하지 않는다. 그로 인해 경제학자들이 ‘계산 착오’라고 말할 법한 예측 불가의 일들이 벌어진다.
새뮤얼 보울스의 저서 『도덕경제학』에는 경제적 가치를 메시지로 해석할 것을 주장한 프리드리히 하이에크 이론이 나온다. 만약 극심한 가뭄으로 인해 밀이 귀해져 빵 가격이 오르게 된다고 가정해보자.
이런 상황에서는 빵의 소비를 줄이고 감자를 요리해서 먹는 것이 돈을 절약하는 방법이라는 메시지를 사람들에게 전달해야 한다. 경제적 가치를 메시지에 담아 사람들에게 전달할 필요가 있다는 것이다.
이러한 정보를 통해 각 개인은 더욱 현명한 경제활동을 할 수 있게 된다. 디자인경제는 단순하게 판단 되는 경제적 가치를 디자인이라는 유형의 정보로써 경제 주체에게 전달하는 것이다.
디자인이라는 용어의 정의는 마치 ‘사랑’이라는 단어의 정의처럼 모호할 때가 많다. 이는 저마다의 인식과 정의가 다르기 때문이다. 일반적으로 사람들은 디자인을 단순히 외형적 아름다움을 추구하는 데코레이션 정도의 개념으로 인식한다. 하지만 디자인의 개념은 ‘의미 부여’이다. 어떤 의미를 부여하여 디자인했느냐에 따라 시장에서 판매하는 저렴한 가방과 백화점의 명품백은 서로 다른 가치를 나타낸다.
심지어 두 가방이 동일한 크기와 재질, 비슷한 외형을 가졌다 하더라도 그렇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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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천광역시 강화군에는 ‘조양방직’이라는 카페가 있다. 본래 1933년에 지어진 우리나라에서 가장 오래된 근대식 방직공장이었지만, 공장 가동을 멈춘 후 수십 년 동안 방치되어 아무도 찾지 않는 폐공장이 되었다. 하지만 이곳이 빈티지한 갤러리카페로 디자인적 가치가 변하자 단숨에 핫플레이스로 거듭났다.
방치된 폐공장이라는 공간에 디자인으로 새로운 의미를 부여하자 경제효과가 나타나게 된 것이다.
우리 중에는 바로 집 앞에 있는 맥도날드를 가지 않고 길 건너의 서브웨이를 찾는 사람이 있다. 반대로 서브웨이 근처에서 길을 돌아와 맥도날드에서 식사하는 사람도 있다. 맥도날드는 그 탄생의 배경부터 건강 문제는 염두에 두지 않는 반면 서브웨이는 건강한 식재료를 앞세우며 마케팅을 했다. 그래서 자신의 몸을 건강하게 디자인하려는 사람은 서브웨이를 찾고, 다른 만족감으로 자신을 디자인하려는 사람은 맥도날드로 향한다. 각자의 삶에서 모든 경제활동의 주체는 자신이다. 순간순간 이루어지는 경제활동을 통해 자신이 조금씩 디자인되어가고 있다는 점을 반드시 깨달아야 한다.
나라를 이롭게 하는 디자인경제
이미 세계문화가 된 대한민국의 대중문화_BTS경제학 2013년 데뷔한 BTS(방탄소년단)는 매일 유튜브 채널에 각자 일기형식의 기록을 남겼다. 그들은 대부 분의 노래 내용이 남녀관계나 사랑에 치우쳐 있던 당시 상업적 흐름에서 벗어나 자기 자신을 사랑하고, 꿈을 꾸며 그 꿈을 성취해가는 내용으로 채워나갔다. 멤버가 직접 참여해 가사를 쓰면서 곡의 완성도를 더했고, 유튜브 채널로 팬들과 밀접한 커뮤니케이션을 이루며 진정성 있는 소통을 이어나갔다. 이러한 노력이 결실을 맺으며 청년층을 중심으로 반응하기 시작했다. 이를 계기로 그전까지는 갑을관계에 가까웠던 ‘아티스트 vs 대중’의 사이가 가까이서 소통하는 친구 관계로 변하게 되었다.
현재 BTS는 전 세계적으로 세운 대기록들을 더 큰 기록으로 갱신하고 있다. 팝의 전설인 비틀스가 세운 기록들과 대등한 선에서 비교될 정도이니 현존하는 최고의 시대적 아이콘이라 해도 손색없다. 2020 년의 시작과 동시에 불어닥친 코로나19 바이러스 때문에 크고 작은 공연들이 줄줄이 취소되는 상황이 벌어졌다. BTS의 공연도 마찬가지로 취소되어 막대한 경제적 손실을 입었다. 그러나 BTS의 팬클럽인 ARMY는 공연 취소로 인해 환불받게 될 금액을 코로나19 바이러스 극복 단체에 기부하는 등 성숙한 시민의식을 보여주었다. 그 덕분에 BTS의 인식은 사회적으로 더욱 격상되었다.
현대경제연구원의 보고에 따르면 BTS가 데뷔한 이후 연평균 약 80여만 명의 해외 관람객들이 한국을 방문하고 있다고 한다. BTS 관련 상품 판매를 통한 연평균 수익이 11억 달러에 달하는 등 BTS로 인한 경제효과가 1년에만 5조 원을 넘는다고 밝혔다. 프랑스의 비평가인 기 소르망은 1990년대 말 한국에서 발생했던 IMF 사태의 원인을 분석했는데 문화적 이미지의 부재로 인한 한국 상품의 국가경쟁력 약화에서 비롯되었다고 정리한 바 있다. 그때의 힘들었던 기억을 씻기 위함일까, 대한민국은 영화 ‘기생 충’의 아카데미 수상과 함께 BTS의 선전으로 세계 최고의 문화적 성과를 과시하고 있다.
이전 세대는 천연자원과 인적자원이 풍부한 땅에 살아야 경쟁력 있는 것으로 인식해왔지만 현재의 글로벌 경제 체제 하에서는 세계 어디서든 값싼 자원과 노동력을 효율적으로 조달하고 확보할 수 있게 되었다. 그로 인해 글로벌 경쟁력의 핵심이 물적 자본에서 문화 자본으로 이동해 올 수 있게 됐다.
mp3 플레이어가 등장하기 이전인 1990년대까지 음악이라는 콘텐츠를 소비하기 위해서는 반드시 CD
나 테이프를 이용해야만 했다. 음반사에서는 많은 사람이 음악을 듣게 하려면 CD와 테이프를 더 많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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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작해야 했고, 어쩔 수 없이 음원생산비용이 발생했다.
하지만 2000년대로 접어들면서 mp3 플레이어가 대중화되었고, 사람들은 CD와 테이프를 이용하지 않고도 음악을 들을 수 있게 되었다. mp3로 된 음원을 고객이 다운로드 받을 때마다 음반사의 수익은 창출되지만 음원생산비용은 증가하지 않으므로 경제성 측면에서 효율적이다. 지금은 테이프, CD, mp3 등의 제품을 찾아보기 힘들 정도로 유튜브, 멜론 등의 음원 스트리밍 시대에 살고 있다. 이제는 더 이상 가수들이 CD로 제작된 음반판매 수익에만 집착하지 않는다.
앨빈 토플러는 저서 『제3의 물결』에서 기존까지는 토지, 노동력을 비롯한 물적자본이 생산의 주된 요소였지만 앞으로는 문화와 지식의 유통, 응용 등이 주된 요소가 될 것이라고 내다보았다.
문화가 어떻게 생산자본이 될 수 있을지 의아해한다면 상징자본을 중요시해오던 일본 SONY 사를 보면 이해할 수 있다. 일본 소비자는 전자제품에 SONY 사의 상표가 붙어있는 것을 본 순간 써보기도 전에 품질이 좋을 것이라고 믿는다. 회사에 대한 신뢰를 바탕으로 한 상징자본이 작동하고 있기 때문이 다. ‘제품의 품질은 모르지만 SONY 사 제품이기에 분명 좋을 것’이라는 신뢰감은 큰 경제적 가치를 지니고 있다. BTS의 새 앨범이 발매될 때마다 ‘아직 음악을 들어보지는 않았지만 BTS이기 때문에 좋을 것’이라는 생각이 과하지 않듯 말이다.
영화 ‘보헤미안 랩소디’ 속의 밴드 퀸은 70년대에 결성되어 그 시대를 풍미했다. 그들은 오랜 시간이 지난 지금에도 영화로 재탄생해 그 가치를 인정받았다. 한 시대에 획을 그을 만큼 큰 활약을 하고 그세대와 함께한 추억이 있다면 오랜 시간이 지나도 엄청난 경제효과를 거둘 수 있다. BTS는 권위적이지 않은 태도로 전 세계 팬들과 소통하며 지내온 덕분에 세계시장에서 최고의 권위를 누리고 있다. 밴드 퀸의 경우처럼 오랜 세월이 지나도 지금 세대는 BTS를 배신하지 않을 것이다.
생활을 이롭게 하는 디자인경제
호캉스 대신 집캉스를 즐기는 시대_공간경제학 제2차 세계대전이 끝난 이후 유럽 지식인들은 계급제 도에 대한 비판과 함께 식민지에 대한 반성을 이어갔다. 그 과정에서 기능주의적 건축이 획일성을 가져왔기 때문에 삶의 특수성이 상실되었다는 분석이 나왔다. 이를 계기로 건축양식은 유기적이며 개방적 사고를 중심으로 하는 구조주의로 전환되기 시작했다.
밀레니얼 세대들이 흔히 하는 말 중에 ‘요즘 감성’이라는 표현이 있다. 그들은 인스타그래머블한 감성 적인 공간을 찾아다니며 ‘요즘 감성’을 사진 찍어 올린다. 언제부터인가 스마트폰 시장의 마케팅 관점은 전화통화의 기능이 아닌 카메라에 집중되었다. 덕분에 스마트폰 유저들은 고성능의 카메라가 장착된 휴대폰을 이용해 언제 어디서든 감성적인 사진을 찍는다. 그리고 즉시 SNS에 업로드하고 타인과 공유하는 삶을 산다.
‘요즘 감성’을 중시하는 밀레니얼 세대는 교외에 위치한 넓은 집보다 다양한 편의를 누릴 수 있는 도심속 적당한 크기의 집을 선호한다. 그 때문에 적당한 가격에 지낼 수 있는 셰어하우스가 이미 서울을 중심으로 많이 생겨났다. 그중에는 호텔에서만 경험할 수 있던 객실 청소와 조식 서비스를 제공하는 곳도 있다. 완성도 높은 공간디자인까지 더해져 이젠 마치 호텔에서 지내는 것 같은 감성을 불러온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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내 집 마련을 최우선 순위로 삼던 이전 세대와는 달리 요즈음은 집을 소유의 대상이 아닌 경험의 대상 으로 인식하는 경향이 있다. 또한, 구독경제의 확산으로 내가 지내는 공간도 구독이 가능한 형태로 점점 변해가고 있다. 공간의 성격을 구분짓는 ‘경계’와 ‘차이’의 벽도 허물어지고 있다. 어느덧 호텔은 점점 주거형태로, 거주를 위한 공간은 에어비앤비 덕에 누군가의 숙박을 위한 공간으로 변해가는 추세다.
수도권을 비롯한 주요 도심에는 여러 복합문화공간이 활성화되고 있다. 이들의 존재는 공간의 획일적 사고를 차단하고 유기적이며 밀도 높은 사용을 가능케 한다.
우리가 정확히 인지하지 못하지만 공간은 이미 우리에게 소비의 대상이다. 예쁜 호수 전망을 보기 위해 찾아가는 카페, 아름다운 오션 뷰를 보며 휴식을 취하기 위해 예약하는 호텔 등 우리는 특별한 목적을 이루기 위해 공간을 사용한다고 생각했지만, 사실 그 공간 자체에 목적을 둔 경제활동을 하고 있었던 것이다. 최근에는 입장료를 내야만 출입이 가능한 럭셔리 도서관이 강남에 생겼다. 미국 아마존 사는 직원과 계산대가 없이 QR코드로만 운영되는 무인 슈퍼마켓을 운영한다. 대우건설에서 시공하는 인천광역시의 리조트형 아파트에는 단지 내에 수영장이 아닌 워터파크를 짓고, 전문 식품업체와 공급 계약을 체결해 하루 세끼를 서비스 받는 시스템을 개발하겠다고 했다. “거긴 거기니까 꼭 그래야만 해.”라는 틀에 박힌 공식은 더 이상 공간디자인에 적용되지 않으며 점점 더 새로운 방식의 공간경제가 생겨나는 것이다.
우리나라 쇼핑과 유통 분야의 최대기업인 롯데는 앞으로 오프라인 쇼핑에 대한 투자를 줄이고, 매장 수도 점차 줄여나가겠다고 발표했다. 인터넷 쇼핑과 소셜커머스, 홈쇼핑의 발달과 편리한 배달 서비스의 보편화로 인해 오프라인 쇼핑매장에 대한 공간의 효율성이 저하되었기 때문이다. 미국 아마존사에서 인건비가 발생하지 않는 무인 슈퍼마켓을 개발한 것도 같은 맥락에서 이해된다. 우리가 직장에서 연봉협상을 하거나 물건을 살 때 고려하는 경제적인 방법론이 공간을 이용하는 상황에서도 똑같이 적용되고 있는 것이다. 경제성이 없다면 제거되는 지금의 사회 흐름 속에서 우리는 무엇을 준비해야 할까? 이젠 공간에 대한 고정된 시각에서 벗어나야 할 때이다.
소득을 이롭게 하는 디자인경제
전화기를 구매했는데 카메라가 왔다_스위치경제학 언젠가부터인가 스마트폰 광고의 본질이 카메라와 동영상 기능, 그에 따른 여러 연산 작업의 편의성으로 집중되기 시작했다. 스마트폰은 분명 전화기이다. 본질은 어디까지나 ‘전화통화’인데, 생생한 통화 음질이나 전화 걸기의 편의성 따위를 앞세운 마케팅은 이제 온데간데 없다. 대신 마케팅 대상이 휴대 전화인지 카메라인지 분간하기 힘들 정도로 카메라 기능 광고가 주류를 이룬다.
휴대전화의 개념이 처음 등장했을 당시, 제품의 기능적 측면은 통화와 문자 정도가 대부분이었다. 카메라 기능이 추가되기 시작하면서부터 얼마나 사진이 잘 찍히는지, 동영상 처리능력이 얼마나 우수한지 등 전화 기능 외 부가적인 요소들이 더 중요해지기 시작했다. 본질에 충실하여 스마트폰 광고를 ‘통화 품질’로 가닥 잡는다면 아무런 광고효과도 거두지 못하는 시대가 되었다.
자동차를 구매하는 행위는 내가 직접 운전하기 위함이고, 운전하며 그 자동차만이 가지고 있는 특유의 ‘주행 감성’을 경험하기 위해서다. 일종의 ‘운전하는 맛’을 느끼는 것이다. 하지만 자율 주행 자동차가 보편화되어가고 있는 지금의 추세로 본다면 다가올 미래엔 자동차를 구매해도 운전하는 맛은 느끼지 못하게 될 것 같다. 자율주행 자동차의 이용이 일상화되면 운전하는 시간에 부족한 수면을 보충하거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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차에서 다른 일을 처리하게 될 것이기 때문이다. 다음 세대의 아이들이 “예전에는 말이야, 사람이 자동차를 직접 운전하고 다녔대.”라고 말하며 지금의 시대를 되짚어볼 거 같은 생각이 든다. 또 지금의 어른들은 “라떼는 말야~.”라고 말하며 본인이 직접 자동차를 운전하던 시절의 이야기를 늘어놓게 될지도 모른다.
분명 휴대전화인데 전화에 관한 설명 없이 카메라만 강조하는 지금의 스마트폰 광고처럼, 미래의 자동차 광고는 주행 감각에 대한 언급 대신 차량 내부 공간 편의성에 대한 설명으로 가득차게 될 수도 있다. 자동차가 이동을 위한 수단이었던 시대와 달리 도로 위에 내 방 같은 나만의 공간이 형성되는 개념으로 운송기기의 기능적 목적이 슬며시 이동되는 것이다.
10년 전부터 앞다투어 생겨나던 대형마트도 온라인 구매와 빠른 배송, 배달 서비스에 밀려 다운사이징을 택하게 되었다. ‘장 보는 곳’이었던 대형마트의 공간 개념은 점점 물류창고화 되고 있다. 이는 시대의 변화에 따른 자연스러운 현상으로 평가된다.
개인 미디어의 생산과 소비는 스마트폰의 기능적 목표를 미디어 활용으로 점차 이동시켰다. 전화 통화를 주된 기능으로 삼으며 사진이나 동영상 촬영이 가능하다고 인식되던 10년 전의 휴대전화는 기술의 발전을 거듭해오면서 소비자의 다양한 목적을 만족시키는 스마트폰으로 완전히 변했다.
공유경제의 확산을 통해 소유에 대한 개념도 바뀌고 있다. 내가 사는 집이 일정 기간 누군가의 숙소가 되고, 자주 사용하지 않는 차량을 주차만 해둘 것이 아니라 그 시간에 필요한 누군가에게 대여해주는 문화가 보편화되어가고 있다.
자본주의 시장경제에서 중요한 질문은 “누가 무엇을 가질 것인가?”이다. 자유시장 체제 속에서 공유경 제는 그 해답을 조금씩 만들어가고 있다. 그리고 그 체제 속에서 경제활동의 목적은 점차 변해간다.
공간이든 사물이든 그 사용 목적과 의미는 얼마든지 스위치(전환)될 수 있다. 지금은 목적 전도 현상쯤 으로 여겨질 수도 있지만, 그 움직임이 먼 훗날 거대한 변화를 불러일으킬 것이다. 그 출발점에 당신이 서 있다.
실수는 성공을 향해 가는 과정_실수경제학 백종원은 외식업계에 처음 발을 들여놓던 시절, 삼겹살 메뉴 개발을 위해 정육점에서 사용하는 슬라이서(고기 써는 기계)를 식당에 두고자 했다. 식재료의 원가절감과 신선함을 동시에 제공하기 위한 전략 으로 자본금이 충분치 않던 창업 초기의 아이디어였다.
하지만 싼 가격으로 슬라이서를 구매하기 위해 발품을 팔던 백종원은 고기를 써는 슬라이서가 아닌 햄써는 슬라이서를 구매하는 실수를 저질렀다. 햄 써는 슬라이서로 고기를 썰자 고기는 얇게 감겨 나왔다. 당황한 백종원은 동그랗게 감겨 있는 고기를 일일이 펴서 손님상에 내었다. 하지만 밀려드는 손님들 때문에 손이 바빠진 백종원은 일일이 펴던 삼겹살을 그냥 동그랗게 말려져 있는 상태로 내올 수밖에 없었다. 그 과정에서 대패삼겹살이 탄생했다.
래리 페이지와 세르게이 브린은 1996년 스탠포드대학에서 만나 세계 1위의 검색엔진인 구글을 창업했다. 원래 그들은 10의 100제곱이라는 뜻의 Googol(구골)로 이름을 정하고 창업을 결정했다. 그리고 회사를 차리기 전 투자자 앤디 벡톨샤임이 투자해주기로 약속받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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총 10만 달러를 투자받는 미팅 자리에서 벡톨샤임은 다른 약속과 시간이 겹쳐 급한 나머지 10만 달러의 수표 뒤에 ‘Google Inc’라고 잘못 서명했다. 10만 달러의 자본금을 기반으로 회사를 설립한 창업자 들은 회사명을 어쩔 수 없이 Google로 쓸 수밖에 없었다. 한 사람의 실수로 새로운 단어가 생겨나게된 것이다. 그들은 실수를 바로잡기 위해 에너지를 쓰기보다 실수를 받아들이고 연구개발에 몰두한 결과 세계에서 가장 거대한 브랜드를 탄생시킬 수 있었다.
‘스시990’의 성공을 일궈낸 창업자이자 20대의 나이로 제너시스 BBQ 그룹의 브랜드인 ‘유나인’ 최연소 대표이사로 스카우트된 이재훈 대표 역시 창업 과정에서 실수가 있었다. 다니던 대학을 휴학하고 부산 대학 앞 번화가의 조그마한 건물 관리실 자리를 인수한 이재훈 대표는 0990으로 끝나는 가게의 전화번호를 보는 순간 990이라는 숫자를 이용해 사업 아이템을 발굴해야겠다는 생각을 하게 되었다.
고심 끝에 이 대표는 초밥을 990원에 팔기로 결정했다.
상호명에 초밥이라는 단어 대신 스시를 사용하기로 한 이재훈 대표는 가게 이름을 ‘990 스시’로 정한뒤 간판 제작을 의뢰했다. 하지만 간판 사장의 실수로 ‘990스시’는 ‘스시990’으로 제작되어버렸다. 이대표는 실수로 제작된 이름이 오히려 더욱 브랜드 느낌이 난다고 느껴 실수를 그대로 수용했다. 그리고 연 100억 원대의 매출을 올리는 스시990의 성공스토리를 써내려갔다. 이 같은 성공을 바탕으로
BBQ에 스카우트된 이 대표는 ‘BBQ올리브떡볶이’를 성공적으로 론칭하는 기염을 토해냈다.
시리얼로 유명한 회사 켈로그는 요양원을 운영하던 존 켈로그와 동생의 실수로 만들어졌다. 요양원에서 함께 일하던 켈로그 형제는 총 25인분의 밀반죽을 만들다가 잠시 자리를 비우게 되었는데, 시간이 지나자 밀반죽이 딱딱하게 굳어버렸다. 그것을 버리기 아까웠던 켈로그 형제는 밀반죽을 롤러에 돌려 보았다. 이때 딱딱하게 굳은 밀 조각들이 쏟아져 나오기 시작했는데, 그 과정에서 지금 전 세계인들이 먹는 시리얼이 탄생하게 되었다.
실패는 성공의 어머니라는 말이 있다. 실패를 성공으로 연결하려면 실패했을 때 좌절하거나 포기하지 않아야 한다. 어떤 상황에서도 호기롭게 대처하는 자세가 필요하다. 실패와 실수의 어감은 분명 다르다. 어떤 사람은 가벼운 실수를 실패로 확대 해석하려고 한다. 반대로 실패를 가벼운 실수쯤으로 대수 롭지 않게 넘기는 사람도 있다.
실수와 실패는 삶의 과정 중 일부이다. 상황을 거부하거나 실패에 좌절하기보다 받아들이고 성공을 향한 자양분으로 삼아야 한다. 세상에서 일궈낸 성공은 대부분 그런 과정을 거쳤다. 문제는 나 자신이 나의 실수나 실패를 어떻게 받아들일 것인가 하는 데 있다.
생각을 이롭게 하는 디자인경제
흐르는 물살에 올라타라_체인지업경제학 세계적인 기타 브랜드 펜더는 기타를 제조하고 판매하는 본질을 넘어 즐겁게 기타를 배울 수 있는 경험을 판매하는 회사로 변해왔다. 70년이 넘게 최고급 기타를 생산해오던 펜더는 2000년대 들어 판매 량이 절반 이상 줄어드는 타격을 입게 되었다. 이는 창사 이래 최대 위기였다. 위기를 기회로 바꾸려는 펜더의 노력은 2015년 디지털 부서를 창설하면서 시작됐다. 회사는 판매만 하던 마케팅에서 벗어나 기타를 배울 수 있도록 멤버십을 판매하는 구독경제로 비즈니스 모델을 전환해나갔다.
- 9 - 홍대 앞은 왜 홍대를 다니지 않는 사람들로 가득할까
펜더는 판매에만 집중했던 지난 시간을 분석해본 결과 기타 구매자의 50%가 넘는 비율이 초보자였다는 사실과 그들 중 대다수가 100일을 넘기지 못하고 기타연주를 포기한다는 사실을 알게 되었다. 초보 자들이 연주에 흥미를 느끼고 1년 이상 기타를 즐긴다면 평생 기타를 연주하는 사람이 될 확률이 높다는 사실도 함께 파악했다. 그래서 펜더는 소비자가 1년 이상 기타에 흥미를 가지고 연주할 수 있도록 만드는 경영전략을 세웠다. 펜더는 ‘펜더 플레이’라는 온라인 교육 서비스를 론칭하고 단순히 기타 구매에만 그치는 것이 아니라 흥미를 느끼며 기타를 즐길 수 있게 만드는 서비스를 제공하기 시작했다.
그 결과 유료 구독자들 중 상당수가 펜더 기타를 재구매하게 되었고 이런 전략은 전체 판매수익에 긍정적인 효과를 불러왔다.
완성형 컴퓨터 브랜드 미국 IBM 사의 컴퓨터는 흔히 ‘IBM 컴퓨터’라고 불리며 마이크로소프트 사의 운영체제를 사용하는 보편적인 컴퓨터의 개념이 되었다. 하지만 1990년대 초반 IBM은 심각한 경영난을 겪게 되었다. 개방성이 높은 컴퓨터의 제조방식 때문에 컴팩 등 다른 PC 제조사에게 밀리기 시작한 것이다. 당시 PC 제조는 CPU는 인텔사에서, 운영체제는 마이크로소프트에서 공급받아 조립만 하면 되는 작업이었으니 IBM의 경영난은 더욱 심각해질 수밖에 없었다.
1993년, 루이스 거스너는 IBM의 CEO로 취임하면서 기존의 PC 하드웨어 사업을 과감히 포기했다. 그리고 회사의 비즈니스 모델을 기업 컨설팅, IT 솔루션 구축 등 IT 서비스 사업으로 전환해나갔다. 이러한 선택 덕분에 IBM은 1998년 미국 특허청으로부터 한해에만 2천 개의 특허를 등록받은 최초의 기업이 되었다. 2000년대부터는 통합 솔루션 회사로 거듭났다. IBM의 전신이었던 PC 사업부를 중국 레노버 사에 매각하고, 캐나다의 소프트웨어 공급업체인 코그노스를 인수하는 등 완전히 달라진 비즈니스 모델에 따른 공격적 경영 감각을 과감히 보여주었다.
야구에서 투수가 공을 던지는 방식 중 하나인 체인지업은 타자의 타격 타이밍을 빼앗기 위한 목적으로 쓰인다. 공이 갈수록 느려지는 성질 때문에 타자가 좀처럼 타격 타이밍을 잡지 못하게 만드는 결과를 얻는다. 많은 사람이 비즈니스에 있어 업의 본질을 바꾸거나 계열사를 매각하는 모습을 보게 되면 시장에서 도태된다고 인식한다.
그러나 기업을 매각하거나 인수하는 모든 경우는 기업의 경영전략에 의한 것이고 파는 쪽과 사는 쪽이 모두 싱싱하게 살아있음을 의미한다. 잘나가는 회사를 팔며 잠시 주춤하는 듯 보일 수 있지만 이는 뒤로 갈수록 느려지는 체인지업 볼처럼 원하는 목적을 이루기 위한 경영전략이다. 그동안 잘해오던 업태를 갑자기 변경하게 되면 시장에서는 패배자인 것처럼 인식될 수도 있지만, 어쩌면 시대의 변화에 가장 민첩하게 대응하는 길일 수도 있다. 이 같은 결정과 행동은 오랜 시간이 지난 뒤 결과로 증명된다.
PC 제조를 포기한 IBM이 지금 더 나은 결과를 보여주고 있듯이 말이다.
펜더와 함께 세계 기타시장을 함께 이끌던 깁슨은 특별한 변곡점이 없는 경영으로 몰락의 길을 걷다가 2018년 파산 직전까지 몰렸다. 주위 환경이 변화와 압박에도 한결같은 모습을 보이는 것과 시대가 변하고 있는데도 변화하지 않는 모습을 보이는 것은 엄연히 다르다. 저물어가는 시대 속에 안락하게 머물러 있을 것인지, 변화하는 시대에 맞춰 살길을 개척할 것인지는 자신이 선택해야 한다. 선택의 결과는 오랜 시간이 흐른 뒤 결과로 드러난다. 만약 IBM이 아직도 컴퓨터를 조립하고 있다면 어떨까? IBM 의 이미지는 지금과는 많이 다를 것이다.
- 10 - 홍대 앞은 왜 홍대를 다니지 않는 사람들로 가득할까
비즈니스를 이롭게 하는 디자인경제
모두에게 인정받기보다 한 명에게 사랑받으려 노력하라_배달의민족경제학 우아한 형제들의 김봉진 대표가 2013년 6월 공개한 ‘배달의 민족 브랜드 마케팅 이야기’를 보면 ‘모든 일의 시작은 정의를 내리는 것으로부터’라는 문구가 나온다. 그러면서 배달음식에 대해 ‘사랑하는 사람 들과 나누는 행복한 시간’이라고 정의를 내렸다.
김봉진 대표는 “마케팅에 2등이란 없다!”라는 슬로건을 내세우며 샴푸 시장에서 1위할 수 있는 방법을 설명했다. 그 내용을 보면 만약 샴푸 시장에서 1위를 할 수 없다면 ‘비듬 샴푸 시장에서라도 1위’를 하면 되고, 그것도 안 되면 ‘고등학생 비듬 샴푸 시장에서 1위’를 하면 되고, 이마저도 범위가 넓어 힘들 다면 ‘서울지역 2학년 남자 고등학교 비듬샴푸 시장에서 1위’를 하면 되고 그래도 안 된다면 ‘서울지역 2학년 남자 고등학교 중 가계 소득 상위 20% 이상 가구 비듬 샴푸 시장에서 1위’를 하면 된다고 설명 하고 있다.
김봉진 대표는 이렇게 억지로라도 1등을 하고 나면 자신감이 부여되고 타깃을 명확히 잡을 수 있게 된다고 말한다. 그는 ‘행복한 시간’으로 정의 내린 ‘배달음식’에 대해 ‘20대 대학생’, ‘홍대 문화’, ‘B급’ 등의 키워드를 덧붙이며 배달의 민족 정체성을 확립해나갔다.
“고객을 만족시키려면 직원을 먼저 만족시켜라!”는 문구로 배달의 민족을 운영하는 우아한 형제들이 얼마나 행복한 마인드로 일하고 있는지를 넌지시 알려준다. 그들은 ‘배달의 민족스러운’ 것을 지속해서 연구하며 브랜드의 정체성을 공고히 하고 있다.
배달의 민족은 ‘한나체’, ‘주아체’와 같은 배달의 민족만의 전용 서체를 디장니하여 모든 사람이 저작료 없이 무료로 사용할 수 있게 했다. 그 서체를 이용해 더욱 배달의 민족스러운 재미있는 문구들을 만들고 배포했다. 따라하는 업체에도 아무런 제재를 가하지 않았다. 그 모습을 보고 오히려 “배달의 민족 스러움이 사람들에게 잘 전달되고 있구나.”라고 말하며 좋아한다.
현대카드는 현대자동차의 자회사로 출발해 현대차의 로고를 그대로 사용하면서 별다른 특징을 보여주지 못했다. 하지만 정태영 사장이 CEO로 부임하면서 브랜드 정체성을 확고히 다져나가기 시작했다.
2003년 현대카드만의 전용 서체인 YOU&I 서체 개발에 성공했고, 누구든지 이 서체로 쓰인 문구를 보는 즉시 “아! 현대카드구나!”라고 인식하게 만들었다. 하지만 현대카드는 YOU&I 서체의 저작권을 대중 에게 오픈하지 않았다. 그들만 독자적인 사용을 이어가며 고결한 브랜드 이미지 정체성을 확보하고 있 다.
서체로 브랜드의 정체성을 확립하는 데 성공했다는 점에서 현대카드와 닮아있는 배달의 민족은 B급문화와 키치함을 추구한다. 브랜드의 성격 때문에 대중들과 담을 쌓지 않는 편안한 이미지를 구축하고자 노력한 것이다. 이를 통해 너도 나도 배달의 민족 서체를 즐겨 쓰도록 하는 데 성공했다. 이런 노력은 배달의 민족 앱에 대한 친밀감 형성으로 이어지도록 만들어 명실상부한 국내 최대의 배달 앱이 되었다.
배달의 민족은 “어떻게 해야 고객과 잘 놀 수 있을까?”를 끊임없이 연구하며 B급 문화를 더욱 발전시 키며 ‘배민신춘문예’, ‘치믈리에 자격시험’ 등의 재미있는 요소를 만들었다. 급기야 ‘치믈리에’라는 단어를 네이버 국어사전에 등재시키는 기염을 토했다.
- 11 - 홍대 앞은 왜 홍대를 다니지 않는 사람들로 가득할까
배달의 민족은 애당초 타깃을 정할 때 ‘배달음식의 주문당사자’를 조사했다고 한다. 그 결과 조직의 리더보다는 막내가, 팀장보다는 팀원이 주문을 행동으로 옮긴다는 점을 알게 되었다. 그들의 연령대가 20~30대 초반의 사회초년생이라는 점을 파악해 그들에게 익숙한 홍대 문화와 B급 감성으로 브랜드 아이덴티티를 정립했고, 이제는 모든 연령대에게 사랑받는 브랜드가 된 것이다.
- 12 - 홍대 앞은 왜 홍대를 다니지 않는 사람들로 가득할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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