본문 바로가기
책,영화,리뷰,

제인 에어

by Casey,Riley 2021. 11. 7.
반응형

제인 에어

선생님께 아무 의미없는 사람이 되면서까지
제가 여기 남으리라 생각하세요?
전 자동인형이나 감정도 없는 기계인가요?
가난하고 미천하고 못생긴 여자라고
제게는 이성도 감정도 없다고
생각하시는 거예요?

샬럿 브론테(Charlotte Brontë) 지음



제인 에어(Jane Eyre)
샬롯 브론테 지음
▣ 저 자 샬럿 브론테(18 16~1855)
독립된 개체로서의 여성을 꿈꾸던 페미니스트
여성이 작가가 된다?
20대 초반 무명의 샬럿 브론테는 계관시인 로버트 사우디에게 자신이 쓴 시를 보내며 강평을 청했다.
작품을 읽은 후 사우디는 작품 자체에 대해서는 전반적으로 호평하면서, 몇 가지 우려 섞인 충고를
덧붙였다.
당신이 습관적으로 빠져드는 백일몽들은 불안정한 정신상태를 자아내기가 쉽습니다...... 문학은 여자
의 일이 아니며 여자의 일이 되어서도 안됩니다. 여자가 본연의 임무에 열심히 임할수록 문학을 할
여가시간은 줄어들 것이오.
이같은 충고에 대해 샬럿 브론테는 이렇게 답한다.
제 이름이 인쇄되는 것을 보리라는 야심은 결코 갖지 않겠습니다...... 저녁녘이면 상념에 잠기는 것이
사실입니다만, 그러나 제 생각으로 다른 사람을 힘들게 하는 일은 결코 하지 않습니다. 아버지의 권고
에 따라 저는 여성이 완수해야 하는 모든 임무를 주의깊게 수행할 뿐 아니라 거기에 깊은 관심을 가
지려 애써 왔습니다. 하지만 항시 성공하는 것은 아니죠. 가르치거나 바느질할 때면 이따금씩 차라리
책을 읽거나 글을 썼으면 싶어지니까요.
여성으로서 글쓰기에 대해 당시 통념이 얼마나 부정적이었는지 잘 나타내주는 일화다.
샬럿 브론테와 두 여동생 에밀리와 앤 브론테는 같은 해 각기 『제인 에어』, 『폭풍의 언덕
Wuthering Heights』, 『애그니스 그레이 Agnes Gray』를 출간하면서 당시 영국 문단에 일대 화제를
몰고 왔을 뿐 아니라, 앞의 두 작품은 지금까지도 19세기 영문학의 중요한 성과로 손꼽히고 있다. 그
러나 세 자매 모두 처음에는 필명으로 남자 이름을 사용할 수밖에 없었다. 그리고 유명 작가가 된 후
에도 샬럿의 개인적 삶은 고독했다. 어머니를 일찍 여읜 샬럿은 정신적 교감을 나눌 형제자매를 차례
대로 모두 잃었다. 홀아버지와 함께 독신으로 살던 샬럿은 서른일곱이 되어 결혼을 하지만 몇 달 못
가서 돌연 세상을 뜨고 만다. 조용하고 얌전한 독신 여성이었던 샬럿 브론테는 그러나 『제인 에어』
를 비롯한 여러 작품을 통해 자신과 같은 여성들 속에 깃들인 열정과 분노, 사색과 고민을 백오십 년
이 지난 지금에까지도 실감나게 전해주고 있다.
작가를 꿈꾸던 시골 목사의 딸
샬럿 브론테는 아일랜드계 목사 패트릭 브론테와 마리아 브론테의 5녀 1남 중 셋째딸로 태어났다. 위
로는 마리아와 엘리자베스, 그리고 아래로는 에밀리와 앤, 그리고 남동생 패트릭 브랜웰이 있었다. 어
머니는 막내인 앤이 태어나고 1년 남짓 지나 사망한다. 아버지는 목사일에 바쁘고 이모가 대신 아이
들을 보살폈지만 둘 다 엄격한 성격이어서 자상하게 돌봐주지는 못했다. 그런 가운데 아이들은 자기

- 2 -

일은 스스로 챙기는 습관을 갖게 되었고, 성인이 되어서도 자립심은 여전했다. 아버지는 엄격하기는
했지만 자녀들한테 독서를 권하고 무엇을 읽든 간섭하지 않았으며, 이런 환경에서 브론테 자매는 문
학적 소양을 키워나갈 수 있었다.
샬럿은 여덟 살 때 언니들과 함께 목사의 딸들을 위한 자선학교에 입학하지만, 두 언니가 전염병에
걸려 죽게 되어 열 달 만에 학교를 그만두었다. 그렇지만 이 학교의 인상은 강렬하게 남아 『제인 에
어』의 로우드 학원에 반영된다. 그후 집에서 지내면서 광범위한 독서를 하고 희곡을 함께 쓰는 등
문학적 세계에 깊숙이 발을 들여놓은 샬럿은 10대 중반에 이미 20여 권의 작품을 썼다고 술회한 바
있다.
얼마 동안 정규교육을 받고 보조교사로도 일했던 샬럿이 사우디에게 시를 보낸 시기도 20대로 막 접
어든 이 무렵의 일이다. 3년 만에 교사일을 그만둔 샬럿은 두 차례 청혼을 받지만 거절한다. 샬럿은
두 여동생과 함께 학교를 차려 독립하기로 작정하고, 에밀리와 함께 브뤼셀로 가 기숙학교에서 학생
이자 교사로 2년 동안 체류하는데, 이때의 체험이 『교수 The Professor』와 『빌레트 Vilette』에 담겨
있다.
그러나 브뤼셀의 경험은 실패로 돌아가고 결국 학교를 여는 계획은 포기한 세 자매는 창작에 몰두하
며, 1846년 공동시집을 출간한다. 셋 모두 남자이름을 필명으로 삼는데, 샬럿의 필명은 커러 벨 Currer
Bell이었다. 그리고 각자 쓴 소설들을 출판사 여러 곳에 보내 『폭풍의 언덕』과 『애그니스 그레이』
는 출간되지만, 샬럿이 쓴 『교수』는 계속 거부를 당한다. 결국 이 작품은 샬럿 생전에 출간되지 못
한다. 그러나 샬럿은 더욱 기운을 내 『제인 에어』를 완성했다.
1847년 출간된 이 작품은 선풍적인 관심을 끌며 그 해의 베스트셀러가 되었다. 그후 세 자매는 자신
들의 신원을 밝히고, 이어 샬럿은 『셜리 Shirley』 집필에 들어간다. 그러나 1년 새 브랜웰, 에밀리,
앤이 모두 사망하는 아픔을 겪는다. 『셜리』를 완성하고 작가로서의 명성을 얻은 샬럿은 새커리, 엘
리자베스 개스컬 등 당대의 문인들과 교분을 맺기도 한다.
샬럿은 아버지 교회의 목사보인 아서 니콜스의 구애를 받아들여, 아버지의 반대에도 불구하고 결혼식
을 올리고 네 살 때부터 살아온 하워스에 살림을 차린다. 샬럿은 목사 아내의 직분에 충실하면서 새
작품도 시도하지만, 몇 달 안되어 앓아누워 결국 일어나지 못했다. 사인은 정확하게 밝혀지지 않았으
나 임신중독증이었을 가능성이 높다는 얘기가 전한다.
목사의 딸로 태어나 외진 곳에서 몇 달을 제외하고는 평생을 독신으로 살다가 생을 마친 샬럿 브론
테. 그녀는 자신처럼 가난한 중산층 여성을 주인공으로 등장시킨 작품들을 통해 영국사회의 모습과
여성이 처한 위치를 정확하게 그려냈다. 여성들의 삶에 가해지는 속박에 뜨겁게 항변하기도 했던 그
녀의 작품은 선구적인 페미니스트 작품으로 주목받고 있으며, 오늘날까지도 많은 독자들에게 호소력
을 지니고 있다.

▣ S ho rt S umma ry
외숙모 집에 얹혀 사는 고아 소녀 제인 에어. 예쁘지도 않고 유별나게 침울한 제인은 외숙모는 물론
이고 하녀들한테서도 따돌림을 당하고 사촌 오빠의 끝없는 폭력에 시달린다. 기숙학교에 들어감으로

- 3 -

써 괴로운 더부살이에서는 벗어나지만, 가난한 고아소녀들을 수용하는 이곳에서 제인은 춥고 배고플
뿐 아니라, 엄격하고 위선적인 교칙들에 숨이 막힌다. 다만 친구 헬렌과 원장인 템플 선생은 어두움을
비춰주는 빛과도 같은 존재다. 제인은 이들과의 대화를 통해 인내하는 마음을 배우며 정신적으로 성
숙한다.
공부를 마친 후 이 학교의 선생이 된 제인은 가정교사가 되어 손필드로 오면서 드디어 세상 속으로
나온다. 격의없이 대해주는 친절한 페어팩스 부인, 제인을 따르는 아델과 평화를 맛본 그녀는 괴팍하
지만 강렬한 흡인력을 지닌 독신남이자 집주인인 로체스터와 서로 사랑하게 된다. 그러나 가끔씩 들
려오는 소름끼치는 웃음소리는⋯

- 4 -

제인 에어(Jane Eyre)
샬롯 브론테 지음
▣ 어떤 사람들? 무슨 이야기?
제인 에어

서술자이자 여주인공. 어릴 때부터 외숙모 집에서 얹혀 지내다 기숙학교에서 교육



받고 로체스터 집에 가정교사로 들어간다.

헬렌 번스

로우드 학원에서 만난 제인의 가장 친한 친구. 인내와 금욕을 제인에게 가르쳐준

다.
에드워드 페어팩스 로체스터 향사 신분의 부유한 남성
불행한 결혼의 덫에서 벗어나려고 애쓰던 중 제인을 만난다.
블랑슈 잉그램

화려하고 교만한 사교계 미인으로 로체스터와 결혼하려 한다.

외로운 더부살이
어느 겨울날, 바깥에선 비바람이 몰아치는 가운데 응접실 벽난로 가에 단란하게 모여 앉은 외숙모와
세 자녀의 모습이 보인다. 들어오지 말라는 외숙모의 명령으로 응접실 바깥으로 밀려난 제인 에어는
이 집에 얹혀 사는 열 살짜리 고아 소녀. 제인의 어머니는 가족의 반대를 무릅쓰고 가난한 목사와 결
혼했으나 한 돌바기 제인을 남겨둔 채 병에 걸려 세상을 뜬다. 제인은 외숙부가 맡았지만 그마저 얼
마 안 가 사망하고 말았다. 이제 제인의 보호자는 외숙모 리드 부인뿐인데, 부인은 남편과의 약속 때
문에 제인을 쫓아내지 못할 뿐이다.
제인은 창 커튼 뒤에 숨어 책을 읽으며 어두운 공상의 세계로 도피하지만, 금방 외사촌 존 리드에게
들킨다. 존 리드는 이 집의 모든 게 자기 것인데 제멋대로 책을 꺼내보았다는 구실로 제인을 괴롭힌
다. 존이 책을 던지는 바람에 머리에 피가 난 제인은 격분하여 존을 비난하고, 화가 난 존이 달려들어
때리자 맞서 몸싸움을 한다. 그 벌로 제인은 외숙부가 임종한 이후로 비워놓은 붉은 방에 갇히게 된
다.
붉은 방에서 제인은 외숙부의 혼령이 나타났다고 생각하고 공포에 휩싸여 비명을 지른다. 비명을 듣
고 온 하녀들한테 내보내달라고 간청하지만, 리드 부인은 매몰차게 거절하고 문을 다시 잠가버린다.
공포에 질린 제인은 곧 기절한다. 진찰하러 온 약제사 로이드씨는 제인의 처지를 동정해서 기숙학교
에 보내는 게 어떠냐고 조언한다. 제인이 눈엣가시 같기만 하던 리드 부인은 그 제안을 받아들였다.
제인은 앓아누운 사이 하녀 베시와 사이가 좋아진다.
기숙학교 이사장인 브로클허스트씨가 집에 찾아온다. 리드 부인은 그에게 제인이 거짓말쟁이라고 소
개하는데, 이에 절망하고 분노한 제인은 부인에게 대든다.
나는 거짓말쟁이가 아녜요. 오히려 착한 여자인 척하지만 매정하기만 한 숙모야말로 거짓말쟁야. 날
빨리 학교로 보내줘요.
가슴 속에 쌓인 원망을 쏟아낸 제인은 잠시 후련함을 느끼지만 곧 후회한다.

- 5 -

감옥 같은 로우드학원, 그리고 헬렌과의 우정
1월의 어느 추운 날, 제인은 새벽같이 길을 떠나 로우드학원에 도착한다. 흥분과 피로로 저녁밥에 손
도 대지 못한 채 제인은 여학생들을 한곳에 수용하는 침실로 가서 곧 잠에 빠져든다. 다음날 아침, 학
생들은 동트기 전에 일어나 세면대가 비기를 기다려 급히 세수를 마친 후, 기도와 수업을 한 후 아침
식사를 한다. 이날 아침식사로 탄 죽이 나오는 바람에 학생들은 굶게 되고, 원장인 미스 템플은 점심
식사 때 빵을 더 주도록 조치한다. 운동시간에 혼자 책을 읽고 있는 헬렌에게 다가간 제인에게 헬렌
은 이 학원이 어떤 곳인지 말해준다. 로우드학원은 부모가 없거나 한쪽만 있는 아이들을 위한 자선학
교로, 설립자의 아들 브로클허스트씨는 이사장 겸 경리책임을 맡고 있다. 수업시간에 제인은 헬렌이
벌받는 것을 목격하는데, 헬렌의 침착하고 다른 세계를 생각하는 듯한 태도에 깊은 인상을 받는다.
다음날 아침 제인은 다시 헬렌이 체벌당하는 것을 본다. 나중에 둘은 대화를 나누는데, 자기라면 선생
님과 맞서 싸우겠다는 제인에게, 헬렌은 피할 수 없는 일일 때는 참고 견뎌내는 것이 의무라고 말해
준다. 제인이 리드 부인을 원망할 때도 헬렌은 원망과 복수심보다는 내세에 대한 희망에 의지해 인내
하는 것이 가치 있다고 말한다.
그러던 어느날 제인이 두려워하던 일이 벌어졌다. 제인이 어떤 아이인지 학원에 알려주마고 했던 브
로클허스트, 그가 드디어 나타난 것이다. 그는 여분의 빵을 주었다고 미스 템플을 질책하면서, 곱슬머
리인 한 여학생의 머리를 자르도록 명령한다. 곱슬머리는 욕망과 허영심을 부추긴다는 것이다. 그러는
와중에 브로클허스트의 아내와 딸이 들어오는데, 그들은 호사스러운 복장에 화려한 머리 스타일을 하
고 있다.
마침내 제인을 발견한 브로클허스트는 제인을 높은 걸상 위에 세워놓고는 이 아이는 거짓말쟁이라고
말하며 속임수라는 죄악에 대해 긴 장광설을 편다. 그리고 걸상 위에 반시간 더 서 있을 것, 나머지
아이들은 온종일 제인에게 말을 걸면 안된다는 벌을 내린다. 헬렌은 굴욕감과 억울함에 휩싸인 제인
을 위로해주고 미스 템플 역시 제인의 편에 서준다. 이를 계기로 제인은 그들과의 정신적이고 지적
인 대화에서 많은 교화를 받게 된다.
육체적으로나 정신적으로 속박된 생활을 견뎌나가던 사이, 학교에 전염병이 발생한다. 통제가 좀 느슨
해지면서 제인은 오랜만에 자유로운 시간을 누리게 된다. 그러나 원래 병약하던 헬렌은 폐렴에 걸려
죽어가고, 제인은 헬렌을 찾아가 마지막 밤을 같이 지낸다. 전염병을 계기로 이 학원의 비리에 세상의
이목이 쏠리면서 브로클허스트는 실권을 잃고 학원의 환경도 개선된다.
이후 6년을 이 학원에서 열심히 공부한 제인은 졸업 후에도 교사로 학원에 남는다. 그러나 교사생활
2년째되던 18세에, 미스 템플이 결혼을 하면서 학원을 떠난다. 그러자 뭔가 다른 삶에 대한 억눌려 있
던 소망이 되살아나면서 제인은 세상으로 나가기로 결심하고 신문에 가정교사 구직광고를 낸다. 광고
를 보고 연락해온 페어팩스 부인의 회신을 받고 제인은 출발 준비를 한다. 그 무렵 리드 부인 집 하
녀 베시가 찾아와 점잖은 차림새의 에어라는 사람이 몇 년 전 제인을 찾아왔었다는 말을 해준다. 제
인의 친척이 모두 가난뱅이라는 리드 부인의 말은 어쩌면 거짓이었는지도 모를 일이다.

- 6 -

세상 속으로의 출발, 그리고⋯
10월의 추운 날, 다시 홀로 먼 길을 여행한 제인은 밤늦게 손필드에 도착한다. 페어팩스 부인은 제인
을 격의없고 따뜻하게 맞아준다. 작지만 아늑한 혼자만의 침실로 안내된 제인은 고맙고 만족스런 마
음으로 잠자리에 든다. 이후 제인은 페어팩스 부인이 이 집의 주인이 아니라 친척으로서 집안관리를
맡고 있으며, 제인이 가르칠 학생도 부인의 딸이 아니라 집주인 로체스터씨가 돌보는 7,8세 가량의 여
자아이 아델 바랑스라는 것을 알게 된다. 프랑스에서 온 아델은 불어를 할 줄 아는 제인과 금방 친해
진다. 제인은 아델이 천진하기는 하지만 어머니가 가수여서 그런지 잘못 교육받은 면도 있음을 느낀
다.
수업이 끝난 후 제인은 페어팩스 부인의 안내로 3층짜리 대저택인 손필드장의 이곳저곳을 둘러본다.
그때 3층 복도에서 갑자기 소름끼치는 이상한 웃음소리가 들려오는데, 페어팩스 부인은 하녀 그레이
스 풀일 것이라고 말하며 그레이스를 불러 조용히 하라고 주의를 준다.
제인은 아델을 가르치며 평온한 생활을 하지만, 좀더 많은 체험을 하고 다양한 사람들과 사귀고 싶다
는 소망은 수그러들지 않는다. 그런 충동으로 산란해질 때면 3층 복도를 거닐며 공상에 빠지곤 했는
데, 그러다가 자주 그레이스 풀의 웃음소리를 듣는다.
이렇게 몇 달이 흐른다. 1월 어느 오후 제인은 페어팩스 부인의 편지도 부쳐주고 산책도 할 겸 근처
마을까지 걸어갔다 오기로 한다. 길을 가다 갑자기 거친 말발굽 소리가 나면서 말을 탄 남자와 만났
는데, 그는 제인을 지나쳐가자마자 얼음에 미끄러지면서 말과 함께 넘어지고 만다. 그는 처음엔 제인
의 도움을 거절하더니 발목을 삔 것을 알고는 제인의 부축을 받아들인다. 제인이 손필드의 가정교사
라는 것을 알게 된 남자는 서둘러 돌아오라 고 말하고 다시 말을 달린다. 그 말을 의아스럽게 여기면
서 마을에 갔다가 손필드에 돌아온 제인은 그 남자가 바로 로체스터씨라는 것을 알게 된다.
다음날 로체스터는 아델과 제인에게 함께 차를 마시러 내려오라고 한다. 그는 이런저런 말로 제인을
떠보면서, 피아노를 쳐보라는 둥, 누군가에게서 도움을 받아 그림을 그린 게 아니냐는 둥 다소 무례하
게 대한다. 줄곧 침착하고 냉정하게 대응하는 제인에게서 로체스터는 내심 깊은 인상을 받는다. 그 자
리를 벗어난 제인은 페어팩스 부인에게서 로체스터에 관한 이야기를 듣는다. 그는 둘째 아들로 재산
을 둘러싼 식구들과의 갈등 때문에 상당히 마음고생을 했다는 것이다. 손필드장도 원래 맏아들인 형
의 소유였으나 형이 죽으면서 로체스터가 물려받았고, 그래서인지 좀처럼 오래 머물지 않을 정도로
그는 이곳을 싫어한다고 했다.
이후 며칠 동안 제인을 찾지 않던 로체스터는 어느날 불쑥 아델과 제인을 부르더니 아델한테 선물을
전해준다. 잠시 침묵이 흐르는 사이 로체스터는 자신을 지켜보는 제인을 보고 불쑥 내가 잘 생겼다고
생각하느냐 고 묻는다. 급작스런 질문에 제인은 즉시 아니오 라고 답한다. 이같은 솔직함과 대화 중
느껴지는 재치에 끌린 로체스터는 제인에게 자신의 과거와 괴로움을 넌지시 비친다. 이어서 자신의
무례함을 이해해달라고 한다. 그리고 경험이나 나이로 보더라도 좀 무례하게 굴 권리가 있지 않겠느
냐고 반 농담조로 묻는다. 이에 제인은 이렇게 답한다.
단순히 나이가 많다든지 세상구경을 더 많이 하셨다고 해서 저한테 명령할 권리가 있다고는 생각하
지 않아요. 저보다 정말 우월한지는 그 시간과 경험을 어떻게 활용하셨는지에 달린 문제겠지요.

- 7 -

이후 제인과 로체스터의 관계는 가정교사와 주인이라는 신분과 연령상의 차이를 넘어 동등한 인격자
끼리의 만남으로 진전해나간다. 우선, 로체스터는 제인에게 자신의 과거를 좀더 자세히 털어놓는다.
아델의 생모인 프랑스의 오페라 가수 셀린 바랑스는 로체스터의 정부였으나 젊은 남자와 사귀면서 그
를 배신했다. 셀린의 상대가 못나기 그지없는 존재라는 것을 안 로체스터는 셀린에게, 그리고 그런 셀
린에게 반한 자신에게 혐오감을 느꼈다. 그후 로체스터는 참된 사랑을 찾아 여자를 편력하던 생활에
서 벗어나려 노력 중이라는 것이었다.
한밤중에 제인은 다시 이상한 웃음소리를 듣고 깨어나는데, 바깥에서는 발자국 소리도 들린다. 뭔가
이상하다고 여겨 밖으로 나와보니 복도에는 연기가 자욱하다. 타는 냄새는 로체스터의 침실에서부터
나는 것이었다. 냄새를 따라간 제인은 침대에 물을 끼얹어 로체스터를 깨운다. 로체스터는 사람을 부
르자는 제인을 말리고 잠시 어딘가엘 다녀오더니 그레이스 풀의 짓이라고 말한다.
다음날 제인은 로체스터가 촛불을 켜놓고 책을 읽다가 잠드는 바람에 불이 났다고 말하는 것을 듣는
다. 그리고 로체스터가 이미 손필드를 떠난 것에 놀란다. 로체스터의 주변에 잉그램이라는 미모의 숙
녀가 있다는 이야기를 들은 제인은 아름다움이나 신분, 재산에서 모두 비교할 바가 못되는 자신의 처
지를 상기하며 로체스터를 향한 부질없는 마음을 다스리려고 노력한다.
그리고 두 주 후 로체스터는 잉그램 양을 포함한 여러 손님들을 데리고 온다. 로체스터는 제인도 자
리를 함께할 것을 요구한다. 손님들 사이의 로체스터를 보며, 제인은 그가 잘생기지는 않았지만 뛰어
난 매력과 힘을 지녔음을 다시 실감하고, 그 자리의 숙녀들과는 다른 오히려 자신과 같은 부류의 사
람이므로 그를 사랑할 수밖에 없다고 생각한다. 잉그램 양은 그 자리에서 가정교사에 대한 험담을 늘
어놓고 그 말에 상처를 입은 제인이 살며시 방을 나오자 로체스터가 따라나온다. 제인이 괜찮은지 걱
정스러운 마음을 누르면서 그는 앞으로도 계속 객실 모임에 참석하라고 말한다.
제인은 로체스터가 잉그램 양과 결혼할 마음이 있나보다 짐작하지만 질투를 느끼지는 않는다. 따뜻함
과 진실이 없는 잉그램 양은 질투 이하의 상대이고 질투라는 감정을 불러일으키기에는 너무 유치하
기 때문이다. 동시에 돈과 신분을 보고 결혼하려는 로체스터에게도 비판적이다.
그러던 어느날 로체스터가 집을 비운 사이 리처드 메이슨이라는 사람이 찾아와 그를 기다린다. 그리
고 점쟁이 집시 노파가 찾아와 미혼 여성들의 점을 보아주겠다고 한다. 점을 치러 갔다온 잉그램 양
은 불만과 실망스런 기색이 역력하다. 모두 점을 본 후에도 한 사람이 더 남았다고 우기는 노파 때문
에 제인도 점을 친다. 노파는 화제를 로체스터와 잉그램 양 쪽으로 몰고 가고 제인의 숨은 열망을 그
려내듯 말하면서 자신의 본모습을 드러내는데, 바로 로체스터다. 제인은 이런 장난을 나무라고 나서
메이슨이 찾아왔다고 전한다. 이 말을 들은 로체스터는 매우 놀라고 당황해한다.
그날 밤 제인은 비명소리에 깨 복도로 나온다. 손님들도 놀라 뛰어나와 우왕좌왕하는데 로체스터가
나타나 별일 아니라고 들여보낸다. 얼마 후 로체스터는 제인을 찾아와 도움을 청하며 3층의 그 수수
께끼 같은 방으로 데려간다. 그 방에는 메이슨이 상처를 입고 누워 있고, 로체스터가 의사를 부르러
간 사이 제인은 피 흘리는 남자를 혼자 지켜본다. 그에게 상처를 입힌 그레이스 풀이 바로 옆방에
서성대고 있다고 생각하면 두렵기만 하다. 의사를 데리고 돌아온 로체스터는 간단한 응급처치를 시킨
후 메이슨을 떠나보낸다. 그리고 제인과 정원을 거닐며 자신의 과거 서인도제도에서의 생활을 들려준

- 8 -

다. 그리고 이제 새 생활을 시작하려 하는데 관습이나 세상의 여론을 무시해도 괜찮겠느냐고 묻는다.
제인은 인간보다는 하느님에게서 힘과 위안을 찾으라고 답한다. 로체스터 자신은 이미 구원의 길을
찾았다고 말하다가 오래 침묵을 지키더니, 그는 돌연 태도를 바꾸어 묻는다.
잉그램 양과 결혼하면 내가 구원을 찾을 것 같소? 결혼 전날 밤 내가 오늘처럼 잠을 못 이룬다면 나
와 함께 밤을 지새주겠느냐구?
이후 제인은 어린애가 등장하는 꿈을 거듭 꾼다. 그리고 곧 리드 부인 집 마부였던 리븐이 찾아온다.
이제 베시의 남편이 된 리븐은 리드 부인의 아들 존이 방탕한 생활 끝에 죽었으며 그 충격으로 부인
이 자리에 누웠다고 전한다. 부인이 자신을 찾는다는 말을 들은 제인은 리드 부인을 만나러 길을 떠
난다. 부인의 용태를 지켜보는 사이 한 달 가까이 시간이 흐르고, 그러던 어느날 부인은 제인의 삼촌
이 3년 전에 보내온 편지를 보여준다. 제인을 양녀로 삼아 재산을 물려주고 싶다는 내용이었는데, 부
인은 제인이 죽었다고 거짓말을 했다는 것이다. 이제 화해하자는 제인의 말에도 불구하고 리드 부인
은 제인에 대한 미움을 털어내지 못한다.
그날 밤 리드 부인은 사망하고, 제인은 손필드로 돌아간다. 그 사이 페어팩스 부인에게서 로체스터가
결혼할 모양이라는 편지를 받았고, 그러므로 이제 손필드를 떠나야 한다는 생각에 돌아가는 제인의
마음은 무겁기만 하다. 그러나 도착해서 두어 주가 흘러도 결혼식을 올릴 기미가 보이지 않자 제인은
다시 희망을 품게 된다. 그러던 어느날 함께 정원을 산책하던 로체스터는 잉그램 양과 결혼할 것처럼
말하면서 제인한테는 아일랜드의 가정교사 자리로 가라고 했다가, 다시 손필드를 떠나지 말라고 했다
가 말을 바꾼다. 이에 제인은 반발하면서 자신의 사랑을 토로한다.
선생님한테 아무 의미도 없는 사람이 되면서까지 제가 여기 남으리라고 생각하세요? 절 자동인형이
나 감정도 없는 기계라고 생각하시나요? ...... 가난하고 미천하고 얼굴이 못생긴 하찮은 여자라고 제게
는 이성도 감정도 없다고 생각하시는 거예요?
자신과 로체스터는 동등할 뿐 아니라 오히려 사랑하지도 않는 여자와 결혼하려는 로체스터보다는 자
신이 더 낫다고 말한다. 그러자 제인의 사랑을 적극적으로 표현하게끔 유도하는 데 성공한 로체스터
는 기뻐하며 제인에게 입을 맞추며 청혼한다. 제인은 처음에는 믿지 않지만 곧 기쁜 마음으로 청혼을
받아들인다.
두 사람이 결혼할 예정임을 알게 된 페어팩스 부인은 신분과 연령의 차이를 들며 제인에게 조심하라
고 충고한다. 한편으로는 불쾌했지만, 제인은 결혼식을 올리기까지 지금까지와 다름없이 처신하기로
마음먹는다. 그리고 값비싼 예물과 혼례복을 마련해주려는 로체스터를 말린다. 제인은 로체스터한테서
선물을 받게 된 자신의 처지에 괴로움과 굴욕감을 느낀다. 심지어 로체스터의 미소가 회교도의 군주
가 자기가 내린 황금과 보석을 걸친 노예를 보고 만족하며 짓는 웃음처럼도 생각된다. 자신한테 자립
할 만한 재산이 있었으면 하는 생각이 든 제인은 자신을 찾았다는 삼촌에게 편지를 보낸다.
결혼식 전날 제인은 행복하지만 불안하기도 하다. 로체스터와 결혼해서 이제 이름이 로체스터 부인
으로 바뀐다는 사실도 왠지 불안스럽고, 거기다가 얼마 전 한밤중에 침실에 나타났던 여자 때문에 놀
라기도 했다. 무서운 외모의 그 낯선 여자는 제인의 면사포를 써보더니 찢어버렸다. 그리고 제인을 무

- 9 -

섭게 노려보는 바람에 제인은 기절하고 말았다. 이 이야기를 들은 로체스터는 허깨비를 본 것이든지
아니면 그레이스 풀일 것이라고 얼버무린다.
잠을 이루지 못하고 밤을 지샌 제인은 다음날 아침 로체스터와 단 둘이 교회로 가고, 목사와 목사보
만이 참석한 가운데 결혼식이 시작된다. 그러나 이미 교회 안에 들어와 있던 메이슨과 변호사는 로체
스터한테 살아 있는 아내가 있다는 사실을 밝혀 결혼식을 중단시킨다. 제인이 삼촌에게 보낸 편지가
계기가 되어 메이슨이 로체스터의 결혼계획을 알고 중지시키러 온 것이다.
로체스터는 이 사실을 인정하지만, 자신의 아내가 어떤 사람인지, 자기가 계속 그 결혼관계에 매여 살
아야 하는지 와서 보라고 하면서 사람들을 이끌고 집으로 간다. 섬뜩한 웃음소리의 주인공이자 그간
의 수수께끼 같은 사건의 주역인 버사 메이슨이 드디어 모습을 드러낸다. 그레이스 풀은 버사를 돌보
는 역할을 해왔던 것이며 리처드 메이슨은 버사의 오빠였던 것이다.
제인은 자기 방으로 들어간다. 로체스터에 대한 배신감과 사랑하는 마음 사이에서 오래 번민하지만
결국 로체스터를 떠날 수밖에 없다고 마음먹는다. 바깥에서 제인을 염려하며 지키던 로체스터는 버사
와 얽힌 자신의 과거를 털어놓고 제인에게 이해를 구한다. 로체스터의 아버지는 장남한테 모든 재산
을 물려주고 그 대신 차남인 로체스터는 부자와 정략결혼을 시키려고 했다. 서인도제도의 농장주이자
상인인 메이슨씨의 딸을 신부감으로 점찍은 아버지는 로체스터를 자마이카로 보내고 로체스터는 버사
메이슨의 미모에 끌려 결혼하였다. 그러나 버사의 어머니가 정신병자며 남동생도 벙어리에다 백치라
는 사실, 이어 버사의 야비하고 난폭한 성격이 드러나면서 결혼생활은 파국으로 치달았다. 4년을 견
딘 끝에 로체스터는 권총으로 자살을 기도하지만, 그 순간 유럽에서 불어온 신선한 바람을 느끼면서
마음을 고쳐먹었다. 그는 버사를 손필드에 숨겨두고 진정한 아내를 찾아 유럽으로 떠났다.
지난 10년을 방황만 했는데, 이제 당신을 만남으로써 새로운 희망을 찾았다 고 말하며 로체스터는 제
인에게 떠나지 말라고 호소한다. 제인은 그러나 떠날 수밖에 없다. 이제 로체스터 곁에 남는 것은 곧
정부가 되는 길이고 제인으로서 그것은 받아들일 수 없는 길이다.

교사생활 그리고 존 리버스의 구혼
다음날 새벽같이 도망치듯 손필드를 떠나 멀리 떨어진 작은 마을에 도착한 제인은 지갑마저 잃어버려
갈곳 없는 신세가 된다. 급기야 먹을 것을 구걸하기에 이른 제인은 비바람이 몰아치는 황야를 헤매다
가 인가의 불빛을 보고 찾아간다. 처음에는 하녀한테 내쫓기지만 집주인인 세인트 존 리버스에게 발
견되어 집안으로 들어가게 된다. 제인은 탈진하여 자리에 눕고 세인트 존의 두 누이와 존은 제인에게
호감을 갖는다.
세인트 존 리버스는 조각상처럼 잘 생긴 경건하고 엄숙한 목사였고, 메어리와 다이아나는 제인과 마
찬가지로 가정교사로 남의 집에 있다. 지금은 이들의 아버지가 임종한 까닭에 잠시 집에 머물고 있는
것이다. 제인은 자신의 처지를 털어놓고 어떤 일자리라도 가겠다고 말한다. 그러나 물론 자신의 본명
과 로체스터와의 일은 밝히지 않는다.
두 자매는 다시 가정교사를 하러 돌아가고 제인은 세인트 존의 제안으로 가난한 농부의 딸들을 가르

- 10 -

치는 학교의 선생이 된다. 제인은 성실히 교사 업무에 임하지만 자기 신분이 더 떨어진 것이 아닌가
하는 어리석은 의구심도 든다. 제인은 리버스에 대해 좀더 알게 된다. 리버스는 착하고 발랄한 미모
의 여성 로자먼드를 사랑하지만 그 마음을 스스로 부인하고 억누르려 한다. 선교사가 되어 인도에 가
려는 자신의 반려자로는 로자먼드가 어울리지 않는다고 여긴 것이다.
제인은 그 사이 편지가 오갔던 삼촌이 사망하여 자신에게 유산을 남겼으며, 세인트 존 남매는 또 다
른 삼촌의 자식, 즉 자기와 사촌간이라는 사실을 알게 된다. 이제 가족이 생겼다는 생각에 제인은 기
뻐한다. 그리고 유산을 사촌들과 골고루 나누기로 작정한다. 재산이 생긴 제인은 학교를 그만두고 메
어리와 다이아나 역시 가정교사를 그만두게 한다. 제인은 사촌들을 위해 집을 예쁘게 단장하고 행복
한 시간을 보내나, 존은 이 모든 일에 냉담하다.
리버스 자매는 제인에게 독일어를 가르쳐주는데, 제인이 열심히 배우는 것을 본 세인트 존은 동양 언
어를 가르친다. 그 언어를 배울 이유도 없거니와 갈수록 가혹하고 엄하게 구는 세인트 존에게 반발을
느끼지만 제인은 최선을 다해 그의 뜻에 따르려고 애쓴다. 게다가 로체스터의 소식을 묻는 편지를 페
어팩스 부인에게 보냈으나 답장이 없어서 더욱 우울해진다.
어느날 세인트 존은 제인에게 자기와 결혼해서 함께 인도로 가자고 말한다. 그러면서 세상의 온갖 욕
망을 버리고 한 가지 목적에 매진하는 삶이 제인한테도 맞는다고 한다. 불투명한 미래로 괴로워하던
제인은 이런 목적이 분명한 삶에 마음이 끌리기도 하지만, 세인트 존과의 삶이란 자신을 완전히 죽이
고 사는 삶이라고 생각한다. 더욱이 자신과 세인트 존 사이에 사랑이 없음을 잘 아는 제인은 동료 선
교사로서라면 몰라도 아내로서는 곤란하다고 답한다. 세인트 존은 세상 이목으로 보아도 결혼하지 않
고는 함께 갈 수 없으며 결혼을 하면 사랑이 생겨날 것이라고 말한다. 이에 제인은 사랑에 대한 그런
생각을 경멸한다 고 말한다. 세인트 존은 분노를 억누르고 침착하게 대화를 마무리짓지만, 그후 제인
을 냉담하게 대함으로써 감히 자신을 거역한 제인에게 벌을 가한다.
일주일 후 세인트 존은 다시 결혼 이야기를 꺼내고, 제인은 이제는 그가 자신을 사랑하지 않을 뿐 아
니라 미워하며, 결국 그 미움으로 자신을 죽일 것이라고 한다. 제인의 이같은 말과 거듭된 거절에 분
노한 세인트 존은 화해를 청하는 제인의 손을 뿌리친다. 메어리와 다이아나는 제인의 선택을 지지해
준다.
그날 저녁 기도 시간에 세인트 존은 헌신하는 삶의 가치를 역설한다. 그리고 제인과 따로 남았을 때
제인의 올바른 결정을 기구하는 기도를 하는데, 순간 제인은 그에게 압도되어 결혼하는 게 하나님의
뜻임이 분명해지면 당장 결혼을 맹세할 수 있다 고 말하기에 이른다. 그 순간 제인의 귀에는 자기 이
름을 부르는 로체스터의 목소리가 들려온다. 제인은 곧장 로체스터를 만나러 가기로 결심한다.

내 사랑 로체스터를 찾아서
손필드에 와보니 저택은 불에 타 폐허가 되어 있었다. 제인은 자기가 떠난 후 로체스터가 폐인처럼
세상과 연을 끊고 살았다는 사실을 알게 된다. 그리고 집이 폐허가 된 사연도 듣는다. 버사가 집에 불
을 질렀고, 로체스터는 불 속에 갇힌 버사를 구하려다 다쳐 장님에 불구가 되었다는 것이다. 버사는
로체스터가 구하기 전에 지붕에서 뛰어내려 죽고 말았다. 로체스터는 지금 사냥철마다 잠시 묵던 펀

- 11 -

딘 저택에서 기거하고 있다는 말을 들고 제인은 즉시 펀딘으로 출발한다.
어둠이 깔릴 무렵 펀딘에 도착한 제인은 비를 맞으며 바깥을 더듬더듬 배회하는 로체스터를 발견한
다. 1년 만에 보는 그는 체구는 여전하나 깊은 수심이 깃들어보인다. 얼굴은 물론 화상으로 흉해졌지
만 제인은 두려움이나 거부감을 전혀 느끼지 않는다. 로체스터가 집으로 들어간 후 제인은 노크를 하
고 하인들은 그녀를 보고 놀라며 반갑게 맞아들인다. 방에 들어온 그녀를 하녀로 알았던 로체스터는
곧 목소리를 듣고는 제인임을 알아차린다. 제인은 다시는 로체스터의 곁을 떠나지 않겠다고 약속하고,
그간 겪었던 이야기를 해준다. 특히 세인트 리버스 이야기에 로체스터는 질투하고, 결국 서로의 마음
이 여전함을 확인한 두 사람은 결혼식을 올리기로 한다.
시간이 흘러 후일담이 계속된다. 결혼한 지 10년째 되는 제인은 자신이 가장 사랑하는 사람끼리 사는
최고의 축복을 받았다고 말한다. 그 사이 로체스터는 한 쪽 시력을 되찾았고, 제인과 로체스터 사이
에 자식들도 생겨났다. 결혼 후 제인은 기숙학교에 가 있던 아델을 집으로 데려오지만, 로체스터와 아
델 두 사람을 돌보기에는 역부족이라 다시 돌려보낸다. 아델은 사려깊고 균형잡힌 숙녀로 자라났고
제인에게 감사하는 마음을 잊지 않았다. 메어리와 다이아나는 둘 다 행복한 결혼을 했고 지금도 제인
과는 서로의 집을 오가며 교분을 돈독히 하고 있다. 세인트 존은 계획대로 인도로 갔으며, 결혼 소식
을 알리는 제인의 편지에 답장하지는 않았지만, 그후로는 규칙적으로 소식을 전하고 있다. 독신으로
열심히 선교사업에 애써온 그는 곧 하느님의 부르심을 받고 이 세상을 뜰 것으로 보인다.

▣ 더 재미있게 읽기 위하여
『제인 에어』는 예쁘지도 않고 부모마저 일찍 여읜 중산계급 출신의 소녀가 향사 신분의 부자 남성
과 결혼하기까지의 이야기를 자전적인 형식으로 담아낸 작품이다. 이렇게 말하면 금방 신데렐라 이야
기를 떠올릴지 모르지만, 실제로 작품을 읽어보면 통상적인 신데렐라 이야기와는 많이 다르다는 점을
알 수 있다.
우선 주인공은 예쁘지도 않을 뿐더러 마냥 착하기만 하지도 않다. 우리가 처음 만나는 제인은 사촌오
빠의 부당한 폭력에 맞서 싸우는 열 살짜리 여자아이의 모습이다. 제인은 외숙모인 리드 부인의 부당
한 대우에 대들 줄도 안다. 그렇다고 반항적이고 거친 성격이라는 것은 아니다. 평소에는 얌전하고 순
종적이지만 참아서 안될 상황에서는 분노를 터뜨릴 줄도 아는 인물이다.
로체스터 역시 백마 탄 왕자와는 다르다. 우선 제인보다 스무 살 가량이나 많을 뿐 아니라, 외모나 성
격도 보통 사람이 보기에는 괴팍한 편이다. 그러나 강한 개성과 품격을 지녔으므로 내면적인 가치를
중시하는 제인은 이런 점에 강렬한 매력을 느낀다.
여성의 경제적 정신적 독립을 주장하는 메시지
사고무친의 가정교사 제인과 나이나 신분, 재산에서 모두 유리한 위치에 있는 집주인 로체스터. 이 둘
의 만남을 따라가면서 작가 샬럿 브론테는 계급과 신분과 성별이라는 당시 영국의 중요한 사회적 갈
등들을 작품 깊숙이 끌어들인다. 결국 이런 차이들을 두 사람이 어떻게 극복하고 진실되고 동등한 결
합을 이루어나가는가 하는 것이 이 작품의 핵심의식이다. 제인이 로체스터와 결혼하기로 했을 때만도
두 사람 사이의 힘의 불균형은 다 해소되지 않았다. 제인이 결혼에 대해 느끼는 불안감에는 이런 점

- 12 -

도 이유로 작용한다. 그런 제인이었으니 로체스터에게 법적 아내가 있음이 밝혀진 이후에는 떠날 수
밖에 없었다. 당사자들이야 어떻든 그 상황에서 제인이 로체스터 곁에 남는다면 제인은 로체스터의
정부가 될 수밖에 없으며, 그래서는 두 사람이 대등한 만남을 이루기는 불가능해질 것이기 때문이다.
두 사람이 결국 결혼하게 되는 시점에서는 제인의 사정은 더 나아지고 로체스터는 나빠지는데, 여기
서도 둘 사이의 대등한 만남을 모색하는 작가의 의도를 엿볼 수 있다. 제인은 그 사이 친척도 생기고
재산도 상속받았지만, 로체스터는 불구의 몸이 된 것이다.
이 작품에서 샬럿 브론테는 여성, 특히 가난한 중산층 여성이 처한 어려움과 문제들을 실감나게 그려
내며 여성에게 가해지는 부당한 속박에 대해 설득력 있는 항변을 담아낸다. 이 작품이 출간 당시 불
온하고 위험한 작품이라는 비난을 받은 것은, 당시로서는 과감하게 남녀간의 애정과 성적 욕망을 표
현한 때문이기도 하지만, 결혼하여 집안의 천사로 사는 것이 여성의 유일한 본분으로 여겨지던 시절
에 여성도 경제적으로나 정신적으로나 독립성을 유지해야 한다는 메시지는 당혹스러웠을 것이기 때문
이다.
이 작품은 크게 다섯 부분으로 나누어진다. 고아로 외숙모집에서 더부살이를 하던 시절, 금욕주의를
강요하는 억압적인 규율투성이인 로우드학원 시기, 그리고 가정교사가 되어 로체스터를 만나고 헤어
지기까지를 그린 손필드장의 생활, 다시 또 한사람의 개성적인 인물 존 리버스를 만나게 되는 황야에
서의 생활, 그리고 마지막으로 로체스터와의 결합이다. 이같은 삶의 고비들은 각기 제인이 정신적, 육
체적으로 성장하는 계기가 된다. 동시에 그때마다 당대 영국 사회의 중요한 면모와 문제들을 짚어낸
다.
그 중 로우드학원과 존 리버스의 경우를 보면, 로우드학원의 터무니없이 금욕적인 규율은 허울좋은
자선학교의 실상과 위선뿐 아니라 소녀들을 정숙한 여성으로 길들이는 폭력적인 과정이다. 세인트
존 리버스라는 인물도 마찬가지다. 인도에 선교사로 가겠다는 존의 종교적 헌신은 개인적인 지배욕에
서 나온 것으로 그려진다. 선교사업은 제국이 식민지를 개척하는 선구자 역할도 했음을 감안할 때, 샬
럿 브론테의 이같은 묘사는 상당히 날카롭다. 제인으로서도 존을 만나고 거부하는 과정은 중요한 성
숙의 계기가 된다. 근본적으로 뭔가 초월적인 세계에 헌신하려는 욕구를 지닌 제인의 성향은 로우드
학원에서 만난 헬렌의 감화로 더 강해진다. 존 리버스의 이면을 간파하는 눈이 생기면서 제인은 이런
욕구가 일상적 삶을 기뻐하고 개개인을 존중하는 실천과 결합되지 않을 때 얼마나 억압적이 될 수 있
는지 절감한다.
끝으로 한마디. 이 작품은 작중인물 제인 에어의 자서전이지, 샬럿 브론테의 자서전은 아니다. 이 작
품을 읽다보면 뜻밖에도 이런 오해가 많은 것을 알게 된다. 아마도 샬럿 브론테의 자전적 작품이라
는 설명이 그런 오해를 자아낸 모양이다. 그러나 이 말은 샬럿 브론테의 경험 중 일부가 이 작품에
반영되었다는 뜻일 뿐, 브론테의 또 다른 작품 『빌레트』와 비교해도 자전적 성격은 훨씬 떨어진다.
『제인 에어』는 통상적으로 작가들이 자기의 경험을 소설에 반영하는 그 이상이 아니다.

▣ 샬럿 브론테의 생애와 작품
1816

4월 21일 요크셔의 브래드포드에서 목사인 패트릭 브론테와 마리아 브론테 사이에서
3녀로 태어나다.

1818

에밀리 브론테 태어나다.

- 13 -

1820

요크셔 손튼의 하워스 목사관으로 이사하고, 앤 브론테 태어나다.

1821

어머니 사망

1822

이모 엘리자베스 브랜웰이 집안일을 돌봐주기 위해 하워스로 온다.

1824

앤을 제외한 네 자매가 랭카셔에 있는 카원 브리지 학교에 입학한다.

1825

언니인 마리아와 엘리자베스가 학교에서 병을 얻어 네 자매가 집으로 돌아온다.
마리아와 엘리자베스 사망

1831

로우 헤드에 있는 울러 선생의 학교에 입학하다.

1832

로우 헤드를 떠나 집으로 간다.

1839

로우 헤드에 다시 선생으로 부임한다.

1840

하워스로 돌아가다.

1841

브래드포드 근처 로든의 화이트 부인 집에 가정교사로 간다.

1842

2월 에밀리와 함께 벨기에 브뤼셀의 에제 부인이 경영하는 기숙학교로 간다.
11월 에밀리와 함께 하워스로 돌아온다.

1843

에게 교수의 초청으로 혼자 다시 브뤼셀로 간다.

1844

1월 브뤼셀을 떠나 하워스로 돌아오고, 하워스 목사관에 학교를 설립하려고 한다.

1846

샬럿, 에밀리, 앤 브론테의 공동 시집 『커러, 엘리스, 액튼 벨의 시』출간
『교수』를 여러 출판사에 보내나 거절당하고 『제인 에어』를 쓰기 시작한다.

1847

『제인 에어』출간
에밀리 브론테의 『폭풍의 언덕』과 앤 브론테의 『애그니스 그레이』도 출간된다.

1849

『셜리』출간

1850

이후 샬럿 브론테의 전기를 쓴 소설가 엘리자베스 개스켈을 만나다.

1853

『빌레트』출간

1855

아버지의 목사보(牧師補)인 A.B. 니콜스와 결혼

1855

3월 31일 서른일곱의 나이에 하워스의 목사관에서 사망

1856

처녀작 『교수』출간
개스켈 부인의 『샬럿 브론테의 생애 Life of Charlotte Brontë』출간

- 14 -

반응형

'책,영화,리뷰,' 카테고리의 다른 글

종의 기원  (0) 2021.11.07
돈 키호테  (0) 2021.11.07
제왕의 스승 장량  (0) 2021.11.07
제국적 생활양식을 넘어서  (0) 2021.10.31
절대 성공하지 못할 거야  (0) 2021.10.31