프란시스 코폴라 지음 / 미래를소유한사람들
이 책은 다가올 경제 위기에 은행을 위한 양적 완화가 아닌 ‘모두’를 위한 양적 완화를 통해 대처할 것
을 주장하면서 다양한 실질적인 방안을 제시한다. 저자는 그동안 경제 위기가 찾아올 때마다 양적 완
화를 통해서 경제 회복을 도모해왔으나, 기존의 양적 완화는 은행을 구제하고 자산시장을 되살리는 데
그침으로써 경기를 반전시키는 데 실패했다면서, 다음 경제 위기에서는 국민에게 돈을 직접 나누어주
어 실물 경제로 돈이 흘러들어가게 하는 ‘모두’를 위한 양적 완화로 대처해야 한다고 역설한다.
프리드먼은 왜 헬리콥터로 돈을 뿌리자고 했을까
프란시스 코폴라 지음
▣ 저자 프란시스 코폴라
《포브스》와 《파이낸셜 타임즈》에 정기적으로 기고하는 금융 저술가이자 블로거이다. 그녀의 블로그
는 coppolacomment.com이다.
▣ Short Summary
1929~1933년 대공황에 대한 미연준의 대응에 대해 가장 엄중하게 비판한 자는 밀턴 프리드먼이다.
그는 대공황과 같은 재앙적인 경제 침체에서는 통화 당국이 ‘헬리콥터 머니’로 돈을 직접 경제에 투입
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그런데 다른 경제학자들도 경제 침체기에 빈번하게 일어나는 완만한 디플레이
션을 방지하기 위해서는 ‘헬리콥터 머니’를 사용해야 한다고 주장했는데, 그런 주장을 하는 이들 중 가
장 영향력 있는 사람은 2008년 금융 위기 때의 미연준 의장이었던 벤 버냉키이다.
2008년 금융 위기 이후 ‘양적 완화(QE)’라는 새로운 어휘가 사전에 나타났다. 사람들이 직장에서 쫓겨
나고 빚을 갚지 못해 집을 잃고 은행과 기업이 파산하자, 선진권의 중앙은행들은 1930년대의 대공황
이 재현되는 것을 두려워했고, 그것을 방지하기 위해서 자산을 매수하는 방식으로 돈을 공급했다. 중
앙은행은 자산을 매입할 때 그 대금으로 새로 찍어낸 돈을 지불했고 그 돈은 상업 은행으로 직접 들어
갔다. 그 결과로 ‘유통’ 중인 돈이 늘어났고 금리는 사상 최저 수준으로 떨어졌다.
그러나 양적 완화는 은행을 구제하고 자산시장을 되살리는 데 그쳤다. 돈이 그것을 절실하게 원하는
곳으로 흘러가지 않았기 때문이다. 당시 중앙은행은 은행이 가지고 있던 자산을 매수하여 돈을 시중으
로 공급했다. 그런데 당시 자산을 가진 사람들은 부자들이었고, 부자들은 양적 완화를 통해서 받은 돈
으로 또 다른 자산을 샀는데, 그들이 매입한 자산 중 많은 것은 주식과 채권, 그리고 부동산이었다. 이
바람에 증권시장과 부동산 시장에는 거품이 형성되었지만 정작 일반인의 소득은 향상되지 못했다.
이 책은 다가올 경제 위기에 은행을 위한 양적 완화가 아닌 ‘모두’를 위한 양적 완화를 통해 대처할 것
을 주장하면서 다양한 실질적인 방안을 제시한다. 저자는 그동안 경제 위기가 찾아올 때마다 양적 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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프리드먼은 왜 헬리콥터로 돈을 뿌리자고 했을까
화를 통해서 경제 회복을 도모해왔으나, 기존의 양적 완화는 은행을 구제하고 자산시장을 되살리는 데
그침으로써 경기를 반전시키는 데 실패했다면서, 다음 경제 위기에서는 국민에게 돈을 직접 나누어주
어 실물 경제로 돈이 흘러들어가게 하는 ‘모두’를 위한 양적 완화로 대처해야 한다고 역설한다.
저자는 우리가 대공황으로부터 자산 가격의 유지는 디플레이션 수렁을 방지할 수 있다는 것을 배웠으
나, 대실험(2008년 금융 위기와 양적 완화)은 자산 가격의 지지만으로는 위기가 경제의 장기 침체로
전환되는 것을 방지할 수 없다는 점을 가르쳐주었다면서, 다음 위기가 왔을 때 새로운 화폐를 창조해
서 은행 대출의 축소를 대체해야 하지만, 이번에는 새로운 돈이 자산 가격을 지지하기 위하여 금융 시
장으로만 가는 것이 아니라 서민들과 생산적 기업으로 가도록 해야 한다고 강조한다.
▣ 차례
옮긴이의 말
도입
01 대실험
“그들은 그렇게 불공정할 필요가 없었다.” / 대공황의 교훈 / 일본의 장기 침체
대실험의 실패 / 우리는 현재 모두 일본이다 / 헬리콥터를 어디에 띄울 것인가?
02 화폐 이해하기
화폐가 의미하는 것? / 상업 은행은 어떻게 화폐를 창조하는가? / 은행 지준금의 실제적인 역할
은행 창조 화폐의 단점 / 어떻게 양적 완화는 화폐 공급을 유지했는가? / 대규모 자산 매입(LSAP)
다른 형태의 양적 완화 / 왜 양적 완화는 작동하지 않았나?
03 ‘모두’를 위한 양적 완화: 더 나은 방법
‘모두’를 위한 양적 완화란 무엇인가? / ‘모두’를 위한 양적 완화, 유형 1 : 모두에게 돈을 주라
‘모두’를 위한 양적 완화, 유형 2 : 경제적 재균형화
04 ‘모두’를 위한 양적 완화에 대한 (약한) 반대
인플레이션이라는 비현실적인 생각 / 중앙은행 독립이라는 신성시된 우상 / 중앙은행 파산의 신화
사람들은 돈을 지출하지 않을 것이다 / ‘모두’를 위한 양적 완화는 필요하지 않다
05 다음 공황을 위한 교훈
민주적 도전 / ‘모두’를 위한 양적 완화는 화폐 창조를 민주화할 수 있는가?
미래 생각하기 / 고령화 문제 / 자동화의 위협 / 기후 변화 / 다음 위기가 왔을 때
주(註)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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프리드먼은 왜 헬리콥터로 돈을 뿌리자고 했을까
프리드먼은 왜 헬리콥터로 돈을 뿌리자고 했을까
프란시스 코폴라 지음
도입
2008년 금융 위기 이후 양적 완화(QE)라는 새로운 어휘가 사전에 들어갔다. 사람들이 직장에서 쫓겨
나고 빚을 갚지 못해 집을 잃고 은행과 기업이 파산하자, 미국을 비롯한 선진권의 중앙은행들은 1930
년대의 대공황이 재현되는 것을 두려워했고, 그것을 방지하기 위해서 자산을 매수하는 방식으로 돈을
공급했다. 중앙은행은 자산을 매입할 때 그 대금으로 새로 찍어낸 돈을 지불했고 그 돈은 상업 은행으
로 직접 들어갔다. 그 결과로 ‘유통’ 중인 돈이 늘어났고 금리는 사상 최저 수준으로 떨어졌다.
그러나 돈은 그것을 절실하게 원하는 곳으로 흘러가지 않았다. 중앙은행의 자산 매입이 갖는 문제는
부자들이 주로 자산을 소유하고 있으며, 부자는 그 돈을 굳이 소비나 투자에 지출할 필요가 없다는 점
이다. 그래서 부자들은 중앙은행에 자산을 팔고 나서 그 돈을 단순히 다른 자산에 다시 투자했다. 그
래서 도심에 있는 주요 부동산의 가격이 치솟았다. 또 유가, 원자재 가격, 필수적인 식료품의 가격까지
올랐고, 주가는 예외적일 정도의 고점을 기록했다. 회사채 수익률은 전례 없는 최저 수준으로 떨어졌
다. 이론적으로 주가가 상승하고 회사채 금리(수익률)가 떨어지면 기업들의 투자가 늘어난다. 그러나
기업들은 돈을 싸게 빌려서 투자를 하기보다는 자사 주식을 사들였다. 이로 인해 자기자본수익률은 개
선되었지만 일자리가 새로 만들어지지는 않았다.
다른 한편에서는 비싼 비용(정부의 구제 금융)을 들여서 구제한 은행들이 대출을 하려 들지 않았다. 그
들은 규제 당국의 압력 때문에 자신들의 대차대조표를 개선하여 스스로를 더욱 안전하게 하고자 했고,
그래서 그들은 소기업에 대한 대출처럼 위험한 대출을 줄였다. 한편 일반 사람들도 돈을 빌리기를 원
하지 않았다. 그들은 직장을 잃거나, 보조금 삭감, 인플레이션으로 말미암아 실질 소득의 하락을 겪은
데다가 이미 많은 빚을 지고 있었기 때문에 더 많은 빚을 떠안기를 바라지 않았기 때문이다. 그러다가
그들은 은행은 구제되는데 자신들은 왜 그렇게 되지 않는지를 묻기 시작했다. 경제 회복이 사람들이
더 많이 지출하도록 하는 것이라면 그 돈을 사람들에게 직접 주는 것이 더 낫지 않은가?
대실험
“그들은 그렇게 불공정할 필요가 없었다.”
2008년 투자은행 러만 브라더스가 파산 신청을 하면서 금융 충격이 월스트리트를 강타했다. 러만이
파산한 다음 날, 미국의 연방준비위원회(미국의 중앙은행이며 이하에서는 미연준으로 약칭)는 거대 보
험회사인 AIG를 인수했다. 지난 세월 AIG는 세계의 모든 주요 은행들에게 신용부도스와프(COS)를 팔
았는데, 위기가 터지자 주요 은행들은 AIG에게 보험금을 청구하기 시작했고 AIG는 파산할 정도로 큰
손실을 입었다. 그런데 AIG가 파산하여 보험금을 지불하지 못하게 된다면, 모든 거래 은행들도 AIG와
함께 쓰러질 것이기 때문에 미연준은 AIG를 인수했다. 그런데 더 심각한 것이 다가오고 있었다.
러만 붕괴의 영향이 금융 체제를 통해서 파장을 확산하면서 자산 가격은 폭락했고 은행들은 파산하기
시작했다. 미연준의 의장인 벤 버냉키, 미 재무장관인 한크 폴슨은 의회에 문제를 겪고 있는 은행으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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프리드먼은 왜 헬리콥터로 돈을 뿌리자고 했을까
부터 부실 자산을 매수하기 위해서 7,000억 달러를 요청했고, 이를 승인하는 법은 10월 3일에 통과되
었는데, 이 긴급 구제는 부실자산구제프로그램(TARP)으로 불렸다. 그런데 TARP는 부실 자산을 매입
한다는 목표를 이름에 명시해 두었지만, 그 이름과는 달리 자산을 거의 매입하지 않았다. 악성 자산의
가격을 책정하는 것이 어려웠기 때문이다. 그래서 미국 재무부는 자산 매입 대신에 곤경에 처한 은행
들의 우선주를 매입했고, 자동차 제조업체인 GM과 크라이슬러에도 자금을 투입했다.
TARP로부터 수혜를 입지 못한 한 집단은 주택 소유자들이었다. TARP는 집을 잃을 위험이 있는 사람
들에게 지원을 해 주기로 되어 있었다. 그러나 TARP의 극히 적은 부분만이 그 목적으로 사용되었다.
그래서 약 500만 명으로 추정되는 사람들은 대침체의 시기에 집을 잃었다. 미국 정부가 주택 소유자들
을 돕기를 주저한 이유에는 그들이 그런 운명을 겪는 것은 합당하다는 믿음이 전제되어 있었다. 즉,
주택을 잃은 사람들은 무분별하게 돈을 빌렸기 때문에 구제되면 안 된다는 것이다. 이것은 어느 정도
사실이다. 그러나 모든 사람이 자산 투기꾼은 아니었다. 문제는 ‘그럴 만한’ 주택 소유자와 ‘억울한 사
람’을 구분하는 것이 너무나 복잡하다는 사실이다. 이유가 무엇이었던 간에 주택 소유자들은 거의 도
움을 받지 못했다는 사실은 남는다. 아마도 2008년부터 2018년까지의 10년은 대불공정(Great
Unfairness)의 시기로 불려야 한다. 하지만 그 시기는 또 다른 이름을 가지고 있다. 바로 대실험이다.
대공황의 교훈
20세기 최악의 경기 침체인 1929~1933년 대공황에 대한 그 당시의 정책 대응은 신랄한 비판을 받았
는데, 대공황에 대한 미연준의 대응에 대한 가장 엄중한 비판자는 밀턴 프리드먼이다. 그는 양적 완화
의 아버지이자 대실험의 궁극적인 설계자이다. 프리드먼은 대공황과 같은 재앙적인 경제 침체에서는
통화 당국이 돈을 직접 경제에 투입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한편 그는 1968년에 자신의 저서인 『최적
통화량과 다른 에세이』에서 돈을 경제에 공급하는 새로운 방법을 제안했다. 그는 “어느 날 이 공동체
상공을 나는 헬리콥터가 하늘에서 1,000달러짜리 지폐를 살포한다고 가정해보자. 그리고 모든 사람이
이것이 유일한 일이고 다시는 반복되지 않는다고 확신했다 생각해보자”고 말했다.
프리드먼의 ‘헬리콥터 살포’는 위력적인 상상이다. 은행권이 하늘에서 떨어져서 거리를 뒤덮는다. 사람
들은 돈을 줍기 위해 달려와서 서로 싸우거나 그것을 나눠 가질 것이다. 일부는 빗자루를 가지고 와서
은행권 더미를 만들어서 보다 쉽게 쓸어 담아 갈 것이다. 거리의 상인들이 도착해서 음식과 음료수를
돈을 가져간 사람들에게 팔 것이다. 그 지역의 가게들은 더 오랫동안 문을 열고 추가로 물량을 가져오
고 종업원을 추가로 고용하여 거리로 나가 돈을 주운 사람들을 가게로 안내할 것이다. 은행들도 사람
들이 횡재한 돈을 다음에 사용하기 위해 예금할 수 있도록 영업시간을 늘릴 것이다. 즉, 추가적인 돈
은 우리에게 더 많은 구매력을 주며 그 구매력은 기업이 더 많은 것을 생산하게 만든다.
일본의 장기 침체
프리드먼은 ‘헬리콥터 머니’로써 통화량 축소를 막아내면 1930년대의 끔찍한 디플레이션 공황을 방지
할 수 있다고 생각했다. 그런데 다른 경제학자들은 경제 침체기에 빈번하게 일어나는 완만한 디플레이
션을 방지하기 위해서도 ‘헬리콥터 머니’를 사용해야 한다고 주장하는데, 그런 주장을 하는 이들 중 가
장 영향력 있는 사람은 2008년 금융 위기 때의 미연준 의장이었던 벤 버냉키이다. 왜냐하면 그는 자
신의 이론을 실천에 옮길 기회를 가졌기 때문이다. 참고로 1990년대 일본의 은행들이 파산한 이후에
일본은 장기간에 걸쳐 경제 침체를 겪었는데, 버냉키는 2002년 한 연설에서 디플레이션과 침체는 일
본 정부와 일본 (중앙)은행의 부적절한 행동 때문에 계속되고 있다고 주장했다. 만약 일본 정부와 일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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프리드먼은 왜 헬리콥터로 돈을 뿌리자고 했을까
은행이 보다 적극적으로 행동한다면 침체를 끝낼 수 있다는 것이다. 그러면 그 기관들은 무엇을 해야
하는가? 버냉키의 처방은 프리드먼의 것과 비슷했다. 그는 화폐 공급을 늘리면 어떻게 항상 인플레이
션이 일어나는가를 설명하기 위하여 다음의 예를 제시했다. ‘미국 정부는 인쇄기(오늘날에는 전자 인쇄
기)라 불리는 기술을 가지고 있다. 그 기술 때문에 미국은 원하는 만큼의 미국 달러를 사실상 비용을
들이지 않고 찍을 수 있다. 유통 중인 달러의 수량을 늘림으로써 혹은 그렇게 할 것으로 믿게끔 위협
함으로써 미국 정부는 상품과 서비스에 비해서 달러의 가치를 떨어뜨릴 수 있다. 이것은 상품과 서비
스의 달러 표시 가격을 올리는 것을 의미한다. 우리의 결론은 종이 화폐 체제에서 단호하게 마음먹은
정부는 항상 지출을 증가시킬 수 있고, 그렇게 해서 양의 인플레이션을 일으킬 수 있다.’
그는 계속해서 정부가 인플레이션을 일으키기 위해서 사용할 수 있는 여러 방법을 나열했다. ‘예로 폭
넓은 감세는 금리의 상승 기조를 누그러뜨릴 수 있는 공개 시장 매입 프로그램의 지원을 받으면 거의
확실히 소비와 가격을 효과적으로 자극할 수 있다. 가계가 소비를 늘리지 않고 그 대신에 늘어난 현금
을 부동산이나 금융 자산을 사는 데 사용하는 방식으로 자신들의 자산 구성을 변경하더라도, 그에 따
른 자산 가치의 상승은 자본 비용을 낮추고 잠재적인 차입자의 대차 대조표 상태를 개선할 것이다. 화
폐 조달 감세는 본질적으로 프리드먼이 제안한 유명한 돈의 ‘헬리콥터 살포’와 같은 것이다.’
이 논평 뒤에 버냉키는 ‘헬리콥터 벤’으로 유명해졌다. 한편 일본 중앙은행은 버냉키의 화폐-공급 감세
대신에 대규모로 일본 국채를 매입했고, 이 정책이 신용 창조를 확대하고 지출을 자극해서 인플레이션
을 일으킬 것이라고 예상했다. 그러나 5년이 지난 후에도 인플레이션은 여전히 제로였고 일본은행은
국채 매입을 중단했다. 왜 일본에서는 양적 완화가 실패했을까? 리처드 쿠는 그 처방이 잘못되었다고
했는데, 그는 일본의 문제를 가계 및 기업의 대차대조표에 악성 부채가 과다하다는 점에서 찾았다. 쿠
는 사람들은 부채가 많으면 부채를 더 늘리지 않고 부채를 상환하는 경향을 보인다며, 재정 당국에 의
한 화폐 분배가 더 나은 대응이라고 주장했다. 즉 적자 지출을 말한다. 쿠는 버냉키와 마찬가지로, 하
지만 일본은행과는 달리, 프리드먼의 ‘헬리콥터 살포’의 원본 개념에 충실했다.
대실험의 실패
헬리콥터 머니는 2008년 위기 직후에 양적 완화가 어떻게 작동할 것으로 애초에 생각했고, 또 어떻게
사용되었는지를 잘 말해준다. 대침체는 조기에 끝났다. 양적 완화는 자산 가격을 안정시켰고, 초저금
리를 통해서 채무 불이행이 확산되는 것을 막았으며, 중앙은행 화폐를 은행과 금융 시장으로 계속적으
로 투입함으로써 지급 시스템(경제의 ‘순환계’이다)의 작동 중단을 방지했다. 두려워하던 대공황은 현
실화되지 않았다. 2010년 대부분의 나라에서 경제는 회복되기 시작했다. 그러나 이 회복에 대한 대가
가 있었다. 정부의 재정 적자가 늘어났다. 금융 및 여타 기업을 구제하는 데 많은 돈이 들어갔고, 불황
으로 세수가 줄었으며 실업 급여가 늘어났기 때문이다. 그 결과로 정부 부채가 급속히 증가했다.
그 결과 얼마 전까지 재정적으로 견실하던 모범국들이 갑자기 파산 직전으로 내몰렸다. 그리스가 먼저
폭발했다. 2010년 초에 부채가 아주 많았던 이 나라는 부채를 더 이상 상환할 수 없다는 사실을 공개
하고 구제 금융을 신청했는데, 구제 금융은 의무 준수 능력에 대한 신뢰도를 높이기 위해서 고안된 가
혹한 지출 삭감과 세금 인상을 동반했다. 그러나 긴축 프로그램은 정확히 반대의 결과를 가져왔고, 그
리스 경제는 깊은 침체에 빠져들었다. 2010년 그리스는 민간 부문 부채를 조정하고 IMF와 유로존의
동료 국가들로부터 2번째 구조 금융을 받고, 그 대가로 엄격한 ‘개혁’을 단행해야 했다. 그러나 그 개
혁 조치들은 그리스를 정상 상태로 회복시키기는커녕 경제 상황을 더욱 악화시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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프리드먼은 왜 헬리콥터로 돈을 뿌리자고 했을까
그러자 여러 국가에서 우익 정치인들은 대중적 관심을 경제 치유에서 정부 부채 삭감으로 돌렸고, 그
들의 전술은 먹혀들었다. 그리스와 같은 운명을 맞이하는 것을 두려워하여 사람들은 긴축을 받아들였
다. 2010년 이후 여러 정부는 화폐를 경제로 투입하는 것을 중단하고, 지출 삭감과 세금 인상을 통해
서 화폐를 오히려 끌어냈다. 하지만 지출 삭감과 세금 인상은 견실한 회복을 가져오기는커녕 최소한의
경제 성장마저 찌부러뜨렸다. 경제 회복이 흐지부지해지자 중앙은행들은 양적 완화를 확대하여 성장을
유지하고자 했다. 그 다음 8년 간 중앙은행은 양적 완화를 통해서 더 많은 돈을 경제에 퍼부었지만,
정부는 오히려 긴축 정책을 통해서 돈을 경제에서 빼냈다.
대실험은 실패했다. 왜냐하면 정부와 중앙은행이 헬리콥터 머니를 사용하는 방법에서 미묘한 변화가
있었기 때문이다. 프리드먼의 현금 기반 세계에서는 중앙은행은 돈을 찍어내지만, 헬리콥터를 띄워서
비행경로의 어디에서 돈을 떨어뜨릴 것인가를 결정하는 곳은 정부이다. 이와 유사하게 버냉키의 세계
에서 정부는 중앙은행의 자산 매입으로 더 많은 돈을 사람들의 호주머니에 넣어줄 수 있다. 버냉키가
프리드먼의 ‘헬리콥터 살포’와 대등한 것으로 기술한 화폐 조달 감세는 통화 정책이자 재정 정책이기
때문이다. 중앙은행은 돈을 공급하고 재정 당국은 그것을 분배한다.
그러나 대실험에서는 중앙은행이 돈을 찍었을 뿐만 아니라 헬리콥터까지 띄웠다. 그리고 중앙은행은
정부가 잘못된 방향으로 바람을 불게 하는 상황에서 돈을 뿌렸다. 프리드먼의 ‘헬리콥터 살포’는 사람
들의 호주머니에 돈을 넣어주라는 것인데, 돈이 결국 어디로 갈 것에 대한 고려 없이 정책을 시행하여
돈은 맹목적으로 국제 금융 시장에 뿌려져 버렸다. 이 와중에 정부는 세금 인상과 정부 지출 삭감을
통해서 돈을 사람들로부터 오히려 빼앗았다. 세금 인상이 일본의 미약한 경제 회복을 찌부러뜨린 것은
놀랄 일이 아니다. 놀라운 것은 세계의 나머지 지역이 이 점에 주의를 기울이지 않은 채 잘못 안내된
긴축을 맹목적으로 추종하여 양적 완화의 효과를 상쇄해버린 일이다. 선진 세계의 많은 지역은 현재
일본의 예를 따라서 장기 침체에 빠져들고 있는 것 같다.
‘모두’를 위한 양적 완화 - 더 나은 방법
‘모두’를 위한 양적 완화란 무엇인가?
2012년 경제학자 존 뮤엘바우어는「모두를 위한 양적 완화」라는 제목의 논문을 썼다. 그는 이 논문에
서 유럽중앙은행은 모든 유럽연합 시민들에게 500유로를 나눠줄 것을 제안했는데, 그때 뮤엘바우어의
제안은 거의 관심을 끌지 못했지만 논쟁의 씨는 뿌렸다. 그 이후 많은 경제학자들은 ‘모두’를 위한 양
적 완화의 여러 방안을 제안했다. 유럽연합에는 현재 ‘모두’를 위한 양적 완화를 위한 압력 단체 운동
이 있다. 영국에서 ‘모두’를 위한 양적 완화가 즉시 야당인 노동당의 공식 정책이 되었다.
‘모두’를 위한 양적 완화는 프리드먼의 헬리콥터에 정당한 역할을 부여하여 단순히 복원한 것이다. 헬
리콥터가 월스트리트 상공만을 비행할 것이 아니라 전체 경제의 상공을 날면서 다양한 채널을 통해서
가장 필요로 하는 곳이라면 어디든지 돈을 전달하라는 것이다. ‘모두’를 위한 양적 완화의 제안은 다음
과 같이 크게 두 유형으로 나눠진다. ‘① 돈을 직접 사람들에게 나눠주어서 단기적으로 지출을 늘리는
방안들 ② 장기 투자를 통해서 경제를 재균형화하는 방안들’ 참고로 여러 형태의 ‘모두’를 위한 양적
완화를 각각 옹호하는 활동가들은 서로 상대방의 경쟁적인 생각들을 묵살하기도 하지만 두 집단은 상
호 보완적이다. 보다 자세히 살펴보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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프리드먼은 왜 헬리콥터로 돈을 뿌리자고 했을까
‘모두’를 위한 양적 완화, 유형 1 - 모두에게 돈을 주라
사람들은 이 방안을 흔히 ‘헬리콥터 머니’라고 부른다. 이것은 단기적인 통화적 부양책으로서 사람들에
게 보다 많은 지출 능력을 주어서 경제 성장의 시동을 거는 방안이다. 이런 유형의 ‘모두’를 위한 양적
완화는 경제가 충격을 받은 직후 경제의 공급 측면이 심각한 손상을 당하기 전에 작동할 것이다. 그리
고 이 수단은 소매 지출을 뒷받침하며 주택 소유자와 소상공인의 채무 불이행이 확대되는 것을 막는다.
지금까지 시행된 ‘은행을 위한 양적 완화’를 이런 유형의 ‘모두’를 위한 양적 완화로 대체하는 것은 경
제적으로 매력적이다. 만약 주택 소유자와 소상공인이 은행이나 대기업이 받았던 수준의 지원을 받았
다면, 대불황은 단순한 작은 경제적 후퇴로 끝났을지도 모른다.
그런데 자산 가격의 지지와 은행 파산의 방지도 한편으로 많은 이들을 보호했다. 아마 미국에서 금융
자산의 폭락을 방치했다면 저축자와 은퇴한 이들의 저축은 날아가 버렸을 것이다. 그래서 ‘모두’를 위
한 양적 완화는 금융 시장과 은행에 대한 중앙은행과 정부의 지원을 대체하기보다는 그것을 보완하는
정책으로 간주되어야 할 것 같다. 즉 양적 완화가 저축에 의존하고 있는 사람들을 포함하여 모두를 향
하도록 해야 하는데, ‘모두’를 위한 양적 완화가 취할 수 있는 형태들에 대해서 지금 논의하겠다.
헬리콥터 살포: 프리드먼의 ‘헬리콥터 살포’는 단기적인 수요 진작책의 한 유형이다. 프리드먼은 헬리
콥터가 단지 한 번만 날아야 한다고 말했다. 하지만 만약 불황이 심각하다면 실제로는 헬리콥터가 한
번 이상 날 수도 있다. 그러나 헬리콥터가 영원히 날아다닐 필요는 없어야 한다. 물론 요즘 어느 누구
도 은행권을 말 그대로 헬리콥터에서 뿌리지 않을 것이다. 선진국에서 대부분의 사람들은 은행 계좌를
가지고 있고, 중앙은행은 간단히 은행 계좌에 돈을 입금시킬 수 있기 때문이다. 다른 대안을 생각해
본다면 중앙은행이 모든 개인에게 수표를 보내는 것이다.
중앙은행은 어떻게 각 개인이 오직 한 번만 지급 받도록 할 수 있을까? 어떤 종류의 증명이 필요하다.
더욱이 선진국에서도 약 8%는 은행 계좌를 가지고 있지 않은데, 이 사람들 중에는 노숙자와 같은 사
회의 극빈자들도 포함되어 있다. 노숙자의 경우 정해진 주소가 없기 때문에 은행 계좌를 만드는 것도
쉽지 않다. 헬리콥터 살포에서 그들을 배제하는 것은 공정하지 않다. 그리고 그들은 돈을 저축하기보
다는 지출할 가능성이 훨씬 높기 때문에 그들을 배제하면 정책의 효과도 줄어든다.
중앙은행이 일회성 헬리콥터 머니를 전달하는 한 가지 방법은 모든 개인이 중앙은행에 하나의 계좌를
갖도록 하는 것이다. 또 하나의 대안적인 방법으로 소매상들이 받을 수 있는 선불카드를 발행하는 것
도 생각해볼 수 있다. 한편 개도국에서는 극히 적은 사람들만 은행 계좌를 가지고 있고 물리적 현금을
직접 나눠주는 것은 어렵고 위험하다. 이런 개도국에서 헬리콥터 머니를 나눠주는 괜찮은 통로는 휴대
폰이다. 인구의 많은 비중이 휴대폰을 사용하기 때문이다. 핵심적인 것은 많은 비중의 사람들이 돈을
받고 대다수 사람들이 그것을 지출하는 것이다.
정부 적자의 자금 조달: 경제학적 관점에서 버냉키의 화폐 조달 감세는 프리드먼의 헬리콥터 살포와
같다. 그러나 그것들은 완전히 다르게 작동한다. 중앙은행이 돈을 사람들에게 주는 대신에 정부에게
줄 수도 있다. 그러면 정부는 그것을 감세의 형태로 사람들에게 나눠줄 수 있다(혹은 세금을 내지 못
하는 가난한 사람에게는 복지 지급을 늘릴 수 있다). 중앙은행의 자금 조달과 감세/복지 지급의 방법으
로는 다음과 같은 세 가지가 있다. ‘① 중앙은행이 돈을 정부에게 빌려준다. 대출의 형태일 수도 있고,
영국(중앙)은행의 ‘웨이즈앤드민즈퍼실리티’와 같은 당좌 대월 계정의 형태를 띨 수도 있다. 중앙은행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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프리드먼은 왜 헬리콥터로 돈을 뿌리자고 했을까
은 정부의 한 기관이기 때문에 정부에 관한 한 대출은 장부에 기재되지 않는다. ② 정부가 국채를 발
행하고 그것을 중앙은행이 매입하는 방법이다. 중앙은행의 매입은 통상적인 양적 완화 프로그램의 일
환이라 할 수 있다. 통상적인 양적 완화는 중앙은행이 이미 발행된 국채를 투자자나 은행으로부터 매
입한다. 한편 대안적으로 중앙은행이 국채를 발행 시장에서 매입할 수도 있다. ③ 정부가 국내 은행이
매입할 수 있는 채권을 발행하고, 은행이 그것을 담보로 중앙은행에서 자금을 조달하도록 할 수도 있
다. 이 방식은 2011~2013년 위기 때 몇몇 유로존 국가에서 사용했다.’ 참고로 앞에 있는 첫 번째는
그렇지 않지만, 두 번째와 세 번째는 정부의 적자와 정부 부채를 증가시킬 것이다. 그러나 경제가 회
복한다면 세수가 증가할 것이고, 대출, 당좌 대월 혹은 채권은 점차적으로 상환될 것이다.
부채 희년(Debt jubilee): 부채 희년은 즉각적으로 지출을 부추기는 효과가 있기 때문에 이 범주에 포함
된다. 채무를 경감 받은 사람들은 이전에 채무 이행을 위해 나가던 소득으로 그 동안 살 수 없었던 상
품과 서비스를 구매할 수 있는데, 이것은 헬리콥터 살포와 동일하다. 한편 부채 탕감은 장기적으로 구
조적인 영향을 미친다. 오늘날 서구에서는 민간 부채가 너무 많다. 이 때문에 경제의 성장에 필요한
돈을 창조하는 은행의 능력은 제약을 받고, 또 한 차례 파괴적인 부채 디플레이션이 일어날 가능성도
있다. 그리고 민간 부채를 줄이면 경제 성장의 여력이 생길 것이라는 강력한 주장도 있다.
그러나 부채 희년은 몇 가지 심각한 위험을 안고 있다. 은행과 기업의 부채 압박을 경감하기 위해서는
납세자들이 수십억 달러를 부담해야 한다. 또 주택 담보 대출자의 부채 경감도 똑같이 비용이 많이 든
다. 그리고 부채 희년은 부채를 지기에는 너무 가난했거나 책임성이 강해서 과다한 대출을 하지 않았
던 사람들에게 불공정한 일이다. 부채 희년에는 두 번째 문제도 있다. 모든 채무자에게는 채권자가 있
고 채권자는 저축자다. 그런데 부채 탕감은 저축의 가치를 없애 버리는 것을 의미한다. 손실을 저축한
사람에게 부과하는 것, 저축하지 않은 사람의 부채를 탕감하는 것은 공정하지 않다. 그러므로 어떤 식
으로든 부채 희년은 저축자의 손해를 입히지 않도록 해야 한다.
이에 대처하는 방법은 정부의 구제 금융이 아니라 중앙은행의 헬리콥터 살포의 형태로 부채를 탕감하
는 것이다. 이런 식으로 헬리콥터 살포를 할 경우에는 돈은 우선적으로 부채를 상환하는 데 사용하도
록 하고 부채를 상환하고 남은 돈은 직접 개인에게 주어야 할 것이다. 그러면 그들은 돈을 소비에 지
출하거나 저축에 보탤 것이다. 만약 분배한 돈이 부채를 상환하기에 충분하지 않다면 그 개인은 여전
히 차액을 지불하고 시간이 지나면 이자를 내야 하지만 부채 상환의 부담이 줄어드는 것은 분명하다.
‘모두’를 위한 양적 완화, 유형 2 - 경제적 재균형화
많은 사람들이 중앙은행의 화폐를 소비 지출을 통해 침체한 경제를 단기적으로 부양하는 데 사용하기
보다는 경제에 구조적 변화를 가져오도록 사용해야 한다고 주장하는데, 중앙은행에 의한 공공 투자의
자금 조달은 심각한 구조적 문제가 있을 경우에 매력적인 선택일 수 있다. 구조적 문제에 해당하는 사
례는 지역적 불균형이 존재하는 경우, 경제 성장이 지나치게 자산 가격 상승과 소비에 의존하는 경우,
네덜란드병(원유와 같은 추출 산업에 과도하게 의존한 데 따른 탈산업화)에 걸린 경우 등을 들 수 있
다. 공공 투자의 자금 조달은 서구 경제를 침체에서 빠져 나오게 하는 아주 효과적인 방법일 수 있다.
그 방안은 추가적인 양적 완화나 중앙은행이 사용할 수 있는 다른 절박한 수단보다 더 효과적일 수 있
기 때문에 재정 긴축의 영향을 상쇄하고 인플레이션을 일으키며 성장을 회복할 수 있을 것이다.
중앙은행이 공공 투자에 자금을 조달할 수 있는 방안 하나는 정부에 직접적으로 자금을 제공하는 것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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프리드먼은 왜 헬리콥터로 돈을 뿌리자고 했을까
고, 다른 하나는 국가 투자 은행이 발행한 채권을 매입하는 것이다. 또 중앙은행은 회사채나 주식을
매입하거나 혹은 중소기업을 지원하는 방식을 통해 직접적으로 민간 투자를 뒷받침할 수도 있다.
정부에 대한 직접적 자금 조달: 중앙은행은 정부에 대출을 해주거나 정부가 발행한 국채를 살 수 있는
데, 채권을 발행 시장에서 매입할 수도 있고 공개 시장에서 투자자로부터 매입할 수도 있다. 발행 시
에 매입하는 것은 중앙은행이 채권 발행을 보증한다는 것을 의미하며, 유통 채권을 매입하는 것은 아
마도 통상적인 양적 완화의 일환이라고 할 수 있는데, 이 대출의 금리는 같은 목적을 가진 국채의 시
장 금리와 중앙은행 대출금리 사이에서 정해질 것이다. 그런데 약간의 골칫거리가 있다.
중앙은행은 평상시에 유통 중인 은행 지준금의 양을 조정함으로써 인플레이션을 조절하고 이를 통해서
은행에게 행하는 대출의 목표 금리를 유지하는데, 은행 지준금은 중앙은행 자체의 부채이다. 그래서
중앙은행은 자신의 대차대조표 규모를 조정함으로써 인플레이션을 통제한다. 따라서 만약 ‘모두’를 위
한 양적 완화가 중앙은행의 대차대조표에 많은 장기 대출을 남긴다면, 중앙은행은 대차대조표의 규모
를 조정하는 능력이 제한될 수 있고, 그것의 심각한 결과로서 인플레이션이 일어날 가능성이 있다.
이 문제에 대처하는 한 가지 방법은 중앙은행이 대출을 증권화하는 것이다. 즉, 대출에 의해서 뒷받침
되는 중앙은행 자신의 채권을 발행하는 것이다. 그런데 이것은 지준금을 유통에서 빼내는 것이다. 즉,
지준금을 통화 정책의 목적을 위해서 필요할 때 되사거나 팔 수 있는 채권으로 대체하는 것이다. 이런
식으로 대출을 ‘불임화’하는 것은 엄격히 말해서 ‘헬리콥터 머니’는 없다는 것을 의미한다. 왜냐하면 유
통 중인 화폐의 양은 늘어나지 않기 때문이다. 그러나 이 방식을 통해서 중앙은행은 인플레이션에 대
한 통제력을 잃지 않으면서 공공 투자 프로젝트에 자금을 조달할 수 있다.
국가 투자 은행: 중앙은행은 국자 투자 은행(NIB)을 통해서 공공 투자 프로젝트에 자금을 댈 수 있는
데, 이 방법은 중앙은행이 정부에 자금을 대는 것을 금지하는 나라에서는 장기적인 공공 투자에 중앙
은행의 발권력을 활용하는 좋은 방법이다. NIB는 시장에 채권을 발행하고 중앙은행이 양적 완화 프로
그램의 한 일환으로서 혹은 단순히 통상적인 공개 시장 조작의 과정으로서 이 채권을 매입할 수 있다.
하지만 직접적으로 정부의 자금을 조달하는 경우와 마찬가지로 중앙은행의 대차대조표에 있는 대규모
의 NIB 채권량으로 인해 중앙은행이 NIB 채권 수익률을 항상 낮게 유지할 것이라는 정치적 기대가 형
성되면, 중앙은행의 인플레이션 통제 능력은 방해 받을 수 있다.
민간 기업들에 대한 직접적 투자: 중앙은행이 자신이 발행하는 화폐의 단위로 표기된 자국 국채를 사
는 것이 허용된다면, 중앙은행은 위험 부담이 없고 특별히 선택을 고민할 필요가 없다. 그러나 중앙은
행이 회사채와 주식을 매입한다면, 경제의 신용 배분에 대해서 어떤 결정을 하면서 민간 기업들을 보
조하게 된다. 이 경우에는 신용 위험(차입자가 파산할 위험)이 있다.
중앙은행은 민간 기업들에게 직접 투자하는 것을 주저할 수 있다. 특히 그럴 경우 중앙은행은 자산 구
성의 선택 때문에 비판에 노출될 것이다. 예를 들어, 영국 (중앙)은행이 애플의 회사채를 사기로 결정
했을 때 사람들의 눈썹이 올라갔다. 애플은 절대적으로 어떤 중앙은행으로부터도 금융 지원을 필요로
하지 않을 뿐만 아니라, 그 때 유럽연합에서 조세 회피 문제로 거센 비판을 받고 있었기 때문이다. 중
앙은행들은 또한 지구 온난화를 초래하는 회사들의 채권을 사는 것에 대해서도 비판을 받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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프리드먼은 왜 헬리콥터로 돈을 뿌리자고 했을까
차입 비용을 줄여주어 대기업을 보조하는 것이 반드시 실물 경제에 득이 되는가는 결코 명확하지 않다.
한편 경기 침체 시에 더 힘들어할 것 같은 기업들은 중소기업인데, 이들은 경제의 중추이며 가장 많은
사람들을 고용하고 있다. 그러므로 중앙은행이 대기업보다는 중소기업에 투자하는 것이 더 이로울 수
있다. 문제는 이것을 어떻게 실행하는가이다. 중앙은행은 비은행에게는 대출을 하지 않고 중소기업은
일반적으로 채권을 발행하지 않는다. 이와 관련해서는 다음과 같은 두 가지 해결책이 있다.
‘① 중소기업 대출의 일괄 판매와 증권화 - 중앙은행은 중소기업 대출의 묶음에 의해서 뒷받침되는 증
권을 매입할 수 있다. ② 중소기업에 대한 단기융자 - 중앙은행은 중소기업을 위한 적립금 계정을 만
들 필요가 있는데, 큰 장애물은 담보이다. 왜냐하면 중소기업은 자금을 얻기 위하여 담보할 수 있는
금융 자산을 많이 가지고 있지 않기 때문이다. 그러므로 정부는 중소기업에게 보증을 제공해야 하는데,
대부분의 정부는 이미 일종의 중소기업 금융을 위해서 이것을 하고 있다.’
혁신적인 창업 기업을 지원할 수 있는 다른 방법은 중앙은행이 일부 기업의 지분을 갖는 것인데, 이와
관련된 문제는 중앙은행이 ‘주식 선별’을 해야 한다는 점이다. 참고로 주식 선별은 위험한 적극적인 자
산 관리 전략인데, 담당자나 전문가가 없을 수 있다. 더 큰 문제는 이로 인해 자유 시장의 운영에 간여
한다는 혐의를 받거나 ‘정실 자본주의’의 길을 열 수 있다는 것이다. 따라서 중앙은행이 직접 투자하기
보다는 정부가 ‘국부 펀드(wealth fund)’를 만드는 것이 더 낫다. 국부 펀드는 정부를 대신해서 투자 포
트폴리오를 운영해야 하며, 여기에는 창업 기업에 대해서 지분을 갖는 것도 포함될 것이다.
다음 공황을 위한 교훈
민주적 도전
‘모두’를 위한 양적 완화를 위해서는 중앙은행과 정부가 긴밀히 협력해야 한다. 그런데 현재 몇몇 중앙
은행과 그들의 정부는 적대적인 관계에 있으며, 그 근원은 정부에 대한 두려움, 실제로는 민주주의에
대한 두려움에 뿌리를 두고 있다. 지금은 다음 경제적 침체가 왔을 때 필요한 중앙은행과 정부 협력의
규정을 마련해야 할 시점이다. 현재 공공투자은행이나 국부 펀드가 없다면 하나 만들어야 한다. 중앙
은행에게 그 기관이 발행하는 채권을 매입하도록 지시할 필요는 없다. 그 기관이 민간 부문에 채권을
발행해서 그 나라에서 가장 필요한 투자에 자금을 댈 수 있으므로, 중앙은행은 그 채권을 매입할 준비
가 되어 있어야 하며, 필요가 커지면 더 많은 것을 매입해야 한다.
추가적으로, 우리는 중앙은행이 정부와 효과적으로 협력하는 것을 방해하는 법적 혹은 운영적 제약을
없애야 한다. 정부가 일상적 지출을 위해서 중앙은행으로부터 초과 인출을 할 수 있어야 한다. 그리고
중앙은행에 부가가치세의 조정과 같은 일부 조세 관련 권한을 주는 것을 검토해 봐야 한다. 민주적으
로 선출된 제정 위원회를 설립하거나 부채 관리청의 권한을 향상시킬 필요도 있는데, 그렇게 하면 중
앙은행의 발권력은 정부의 안전 자산 창출 능력과 긴밀히 결합할 수 있다. 그리고 정부가 창출한 안전
자산은 국민의 장기적인 저축 수요에 부응할 수 있다.
그리고 헬리콥터 머니에 대한 제안이 나올 때마다 중앙은행의 파산 가능성이나 하이퍼인플레이션의 위
험을 외치는 사람들을 침묵시키기 위해서 우리는 중앙은행에 대한 항구적인 재정 지원을 법률에 포함
시킬 필요가 있다. 더 나아갈 수 있다면, 우리는 정부와 중앙은행의 계정을 더 이상 분리하지 않도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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프리드먼은 왜 헬리콥터로 돈을 뿌리자고 했을까
하는 것을 생각할 수 있다. 바로 정부도 기업처럼 완전종합계정을 만드는 것이다.
다음 위기가 왔을 때
대공황에서 배웠던 것처럼 대실험으로부터도 배워야 한다. 우리는 대공황으로부터 자산 가격의 유지는
디플레이션 수렁을 방지할 수 있다는 것을 배웠다. 그래서 은행을 위한 양적 완화가 탄생했다. 그러나
대실험은 우리에게 자산 가격의 지지만으로는 위기가 경제의 장기 침체로 전환되는 것을 방지할 수 없
다는 점을 가르쳐주었다. 위기가 오는 것은 불가피한 일이며 다음 위기가 왔을 때 다시 한 번 새로운
화폐를 창조해서 은행 대출의 축소를 대체해야 한다. 그러나 이번에는 새로운 돈이 자산 가격을 지지
하기 위하여 금융 시장으로만 가는 것이 아니라 서민들과 생산적 기업으로 가도록 해야 한다.
‘모두’를 위한 양적 완화는 침체된 경제에 화폐적 자극을 주는 가장 확실한 방법이다. 특히 높은 수준
의 민간 및 공공 부채가 경제를 짓누르고 있는 경우에는 더욱 그러하다. ‘모두’를 위한 양적 완화에 대
한 반대로 자주 제기되는 의견은 그 방법이 디플레이션을 종식시키는 데 그치지 않고 지나친 파장을
미쳐서 하이퍼인플레이션을 일으킬 수 있다는 공포이다. 그러나 경제가 낭떠러지에서 떨어지고 있거나
디플레이션 침체에 갇혀 있을 때 인플레이션은 중앙은행이 두려워하는 마지막의 것이 되어야 한다. 중
앙은행의 임무는 효과적인 방법으로 경제에 화폐적 자극을 전달하는 것이다. 정치인들과 입법자들은
중앙은행이 그 임무를 수행하는 것을 가로막는 모든 법적, 이념적, 문화적 제약을 없애야 한다.
다음 위기가 닥치면 ‘모두’를 위한 양적 완화 - 헬리콥터 머니, 혹은 재정 적자 자금 조달과 투자 채권
매입 - 는 선택해야 하는 분명한 정책 수단이다. 그러나 은행을 위한 양적 완화를 포함한 다른 정책도
제자리를 차지해야 한다. 은행이 타격을 입고 모든 사람이 빚을 청산하고 미친 듯이 저축할 때, 메인
스트리트와 월스트리트는 새로운 화폐를 필요로 할 수밖에 없고, 중앙은행은 가용할 수 있는 모든 수
단을 사용하여 그것에 부응해야 한다. ‘모두’를 위한 양적 완화와 은행을 위한 양적 완화가 함께 진정
한 ‘모든 이를 위한 양적 완화’를 만들어야 한다.
프리드먼은 왜 헬리콥터로 돈을 뿌리자고 했을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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