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순영 지음 / 미래문화사
이 책은 어떤 책을 어떻게 읽을 것인가라는 물음에 답하며 책을 고르는 안목과 읽는 방법을 소개한다.
저자는 독서의 가치는 독서 모임이라는 보다 효과적인 독후 활동을 통해 증폭될 수 있다면서 구체적인
독서법 3가지(책을 분류하고 고르고 혼자 맛보는 법, 다른 사람과 함께 공유하고 공감하며 풍족하게
즐기는 법, 본격적인 독서 활동을 위한 지침과 이 독서 지침에 따른 추천 도서 목록)를 알려준다.
하버드 졸업장보다 값진 나를 만드는 독서법
박순영 지음
▣ Short Summary
불과 몇 년 전만 해도 지하철 안에서 책 읽는 사람들을 많이 볼 수 있었지만, 이젠 대부분이 스마트폰
에 시선을 고정하고 뉴스를 보거나 메신저를 주고받고, 혹은 유튜브 등의 영상을 시청한다. 이처럼 여
러 매체로 간단히 정보를 얻을 수 있는 시대에도 왜 독서를 해야 할까? 책은 지식의 습득, 재미 이외
에도 자기 수양과 정신적 향상이라는 기능도 갖고 있고, 또 어떤 공간에서도 자기 생각을 보다 다양하
고 자유롭게 전달할 수 있는 탁월한 의사소통 능력을 갖출 수 있게 해주기 때문이다.
우리의 마음과 정신을 살찌운다는 점에서 책은 종종 음식에 비유되곤 한다. 하지만 책 자체는 완성된
요리가 아니라 날것 그대로의 식자재에 가깝다. 그래서 독서에는 이 날것의 책을 제대로 조리하는 과
정이 선행되어야 한다. 식자재를 고르는 방법부터, 다듬는 방법, 도구의 사용법, 조리법, 음미하는 법
등을 두루 알아야 자신의 몸에 좋은 음식을 제대로 만들 수 있는 것과 마찬가지다.
이 책은 어떤 책을 어떻게 읽을 것인가라는 물음에 답하며 책을 고르는 안목과 읽는 방법을 소개한다.
저자는 독서의 가치는 독서 모임이라는 효과적인 독후 활동을 통해 증폭될 수 있다면서 구체적인 독서
법 3가지(책을 분류하고 고르고 혼자 맛보는 법, 다른 사람과 함께 공유하고 공감하며 풍족하게 즐기
는 법, 본격적인 독서 활동을 위한 지침과 이 독서 지침에 따른 추천 도서 목록)를 알려준다.
▣ 차례
머리말_ 독서의 독서
첫 번째 독서법_ 책과 함께 숨 쉬는 방법
Step 1 책의 분류
Step 2 책을 고르는 10가지 방법
Step 3 책을 읽는 10가지 방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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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버드 졸업장보다 값진 나를 만드는 독서법
Step 4 지금 읽고 있지 않은 책에 관해
두 번째 독서법_ 사람들과 함께 독서하는 방법
Step 1 준비하기
Step 2 진행하기
Step 3 정리하기
Step 4 대화하기
Step 5 확장하기
세 번째 독서법_ 독서 훈련과 독서 커리큘럼
Step 1 독서 훈련
Step 2 독서 커리큘럼
맺음말_ 지금도, 여전히, 책을 읽으려 하는 분에게
참고 도서
부록_ 온라인 독서 모임, 어떻게 할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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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버드 졸업장보다 값진 나를 만드는 독서법
하버드 졸업장보다 값진 나를 만드는 독서법
박순영 지음
첫 번째 독서법_ 책과 함께 숨 쉬는 방법
책의 분류
(토익 문제집, 회화 책, 퍼즐 풀이 등을 제외하고) 책은 크게 문학과 비문학으로 나눌 수 있습니다. 문
학은 갈래에 따라서 시, 소설, 에세이, 희곡 등으로 나눌 수 있고, 비문학은 문학이 아닌 모두를 포함
합니다(확실한 구분법은 없습니다). 비문학은 다시 내용에 따라 인문학, 사회 과학, 자연 과학 등으로
구분되고, 내용의 심화 정도에 따라 일반서, 입문서, 전문서, 연구서로 구분할 수 있습니다.
일반서는 시중에서 흔히 볼 수 있는 책으로 ‘교양서’라고 말하기도 합니다. 특정 주제에 관해 가볍게
소개하는 정도가 대부분입니다. 그리고 입문서는 교양서보다 심화된 책으로 말 그대로 독자를 그 주제
로 ‘입문’하게 하는 책입니다. 보통 일반서와 입문서를 하나로 묶어 ‘교양 일반서’라고 부르기도 합니다.
전문서는 일종의 교과서입니다. 대학 전공 교재가 이에 속합니다. 전문 학술 용어가 대거 등장하지만
이에 관한 설명도 함께 서술하고 있습니다. 사전 지식이 없더라도 공부하듯 차분히 읽으면 완독할 수
있습니다. 연구서는 논문집 형태가 많습니다. 사전 지식이 없는 독자가 접근하기에는 다소 어렵습니다.
친절한 설명보다는 독자가 이미 어느 정도 알고 있다는 전제 하에 이론을 전개합니다.
책을 고르는 10가지 방법
서문과 목차는 반드시 읽어 보세요: 책을 고르는 대표적인 방법 중 하나가 서문과 목차 읽기입니다.
서문에는 글쓴이가 어떤 주제 의식을 지녔는지, 어떤 방향으로 책을 읽어 나가야 하는지에 관한 대략
적인 설명이 들어 있습니다. 목차는 책의 설계도이며 전체적인 구성을 한눈에 볼 수 있도록 짜여 있습
니다. 서문이 등산로의 입구라면 목차는 등산로의 지도입니다. 제목에서 기대했던 내용이나 서문에서
말한 내용과 다르게 목차가 구성되어 있을 경우 여러분의 목적에 맞지 않는 책일 수도 있습니다.
문학 책을 고를 때 따져야 하는 것들: [문체] 문학에서 문체라는 것은 문장을 꾸리는 방식과 단어의 선
택, 문장을 엮는 스타일, 스토리를 풀어내는 특징 등을 두루 포함하는, 영화에서의 ‘연출’과 같은 개념
입니다. 그래서 문체는 작품의 완성도에 큰 영향을 줍니다. 문학 작품을 고를 때 문체가 중요합니다.
같은 내용과 주제의식을 지닌 작품이라도 문체에 따라 독자가 받아들이는 의미가 달라집니다.
[번역] 외국 문학 중에는 저자가 사망한지 오래되어 저작권이 자유롭기 때문에 여러 출판사에서 동시
에 출간한 경우가 많습니다. 이때는 여러 출판사에서 출판된 판본들을 펴 놓고 비교해야 합니다. 번역
은 직역에 가까운 번역과 윤색 과정을 거친 의역이 있습니다. 직역은 원문을 최대한 해치지 않으면서
번역한 것이고, 의역은 우리가 쉽게 읽을 수 있도록 번역자가 우리말의 색을 가미한 것입니다. 작품의
본래 분위기를 느끼려면 원칙적으로 직역을 고르되 껄끄러운 문장은 독자 스스로 의역해 가며 읽는 것
이 좋습니다. 여의치 않다면 윤색되고 의역된 판본을 읽는 것밖에 선택의 여지가 없습니다.
베스트셀러와 미디어에 노출된 도서는 의심해 볼 것: “이 책이 베스트셀러다.”라고 말할 때, 이것이 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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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버드 졸업장보다 값진 나를 만드는 독서법
미하는 객관적인 사실은 단 하나, ‘지금 많이 팔리는 책이다.’ 정도입니다. 많이 팔리는 현상 자체가 유
행을 타는 것이기도 합니다. 비트코인이 이슈가 되었을 때 관련 책들이 쏟아져 나옵니다. 마치 기다렸
다는 듯이 말이죠. 이런 책 대부분은 유행을 틈타 출판사에서 기획하여 양산된 책들입니다. 읽어 보면
특별한 내용도 없고 엇비슷하며 심지어 오타도 수두룩합니다. 굳이 읽지 않아도 됩니다.
편집이 느슨한 책(이유 없이 글자 수가 적은 책)은 읽더라도 구입은 글쎄……: 그림책이거나 사진을 위
주로 한 책, 중간중간 호흡이 들어간 수필 종류가 아니라면, 특별한 이유가 없는데도 여백이 넓은 책
은 그럴싸한 책의 형태를 갖추려고 페이지를 억지로 늘린 경우가 많습니다. 주제를 다루기에 저자의
역량이 부족하거나 유행을 틈타 빨리 출간하려는 의도로 제작된 책입니다.
인터넷만 뒤져도 쉽게 찾을 수 있는 정보를 나열한 책, 패스!: 인터넷이 없던 시절에는 이런 책도 유용
했지만, 요즘에는 어울리지 않는 책입니다. 단순 정보가 필요하다면 포털 사이트에서 검색하세요.
수준과 목적에 맞는 책 고르기: 어떤 주제이든 처음에는 일반서로 시작하는 것이 일반적입니다(그중에
서도 그 주제의 역사를 다룬 책부터 시작하는 편이 좋습니다). 일반서 다음은 입문서입니다. 입문서는
대체로 해당 주제에 대한 다양한 내용(인물, 사상, 사건)을 축약하여 소개합니다. 입문서 다음은 전문
서입니다. 전문서 공부는 수준 높은 연구서를 읽기 위한 폭넓은 준비 과정입니다. 전문서를 완독했다
면 이제 연구서입니다. 연구서는 기본적으로 난해한 편이지만 그렇다고 해서 일반인이 도저히 읽기 어
려운 정도는 아닙니다. 서점에 유통되고 있다는 것은 대중이 읽을 만한 책이라는 의미니까요. 너무 술
술 읽히는 책만 고른다면 발전할 수 없습니다. 단계별로 책을 읽어 나가세요.
사야 할 책과 기준: 기억해 두어야 할 내용이 많은 책, 중요한 도표와 그림이 있는 책, 정리할 것이 많
은 책, 두고두고 읽을 것 같은 느낌이 드는 책, 꼭 지금이 아니더라도 언젠가는 읽어야만 할 책은 ‘사
야 할 책’입니다. 특히 그 주제에 관심이 있다면 전문서는 사서 보는 편이 좋습니다. 왜냐하면 이 책은
해당 주제에 관한 여러분의 바이블이 될 것이기 때문입니다.
저자가 여러 명인 책을 고를 때 주의할 점: 저자 여러 명이 참여한 책(공저)도 많습니다. 주제를 다각
도로, 또 심층적으로 바라볼 수 있다는 장점이 있습니다. 하지만 명확한 단점도 존재합니다. 저자마다
맡은 부분이 나뉘어 있는데 저자의 개성에 따라 부분마다 성격이 상이하다는 점입니다. 즉, 전체적인
일관성이 떨어집니다. 이런 단점을 방지하려면 기획하는 주체나 편집 주체에서 중심을 잡고 교통정리
를 잘해야 합니다. 여러 명이 글을 썼음에도 잘 엮은 책이 있습니다. 따라서 공동으로 저술한 책을 고
를 때는 목차를 보다 신중하게 들여다보고 각 챕터별 구성을 비교해 보세요.
잡지를 고르는 방법: 잡지는 세 가지로 구분할 수 있습니다. 헤어숍에 가면 볼 수 있는 남성지, 여성지,
패션지 등을 포함한 대중 잡지, 주제나 취미별로 특화된 내용을 다룬 전문 잡지, 보다 소수의 사람을
대상으로 하는 특수 잡지가 있습니다. 대중 잡지는 신변잡기적인 글들이 포함되어 있고 가독성이 좋고
가벼운 마음으로 읽기에 적합합니다. 만약 어느 한 주제에 전문가가 되고자 한다면 그 주제를 다룬 잡
지를 2년 이상 구독하는 방법을 추천하는데, 이 목적에 알맞은 잡지가 전문 잡지입니다. 경제주간지,
시사주간지 등이 흔히 볼 수 있는 전문 잡지이며, 이 잡지들은 대중 잡지의 특징도 함께 갖추고 있습
니다. 특수 잡지는 전문 지식이 없으면 접근이 어려운 경우가 많지만 아예 시도조차 못할 이유는 없습
니다. 논문이 엮인 학술지나 전문직 종사자의 학보 형태의 잡지가 대표적인 특수 잡지입니다. 우리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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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버드 졸업장보다 값진 나를 만드는 독서법
읽어 볼 만한 특수 잡지는 학술지입니다. 입문서와 전문서를 읽었다면 특수 잡지에 도전할 기본 자격
은 갖추었다고 볼 수 있습니다.
출판사를 알아 두세요!: 출판사들은 각기 특화된 영역이 있기 때문에 출판사가 주력으로 하는 영역의
책은 그만큼 좋은 책일 가능성이 높습니다. 출판사가 보유하고 있는 (베스트셀러가 아닌) 스테디셀러
목록만 살펴보아도 그 출판사가 어느 영역에 비교우위가 있는지를 판단하는 데 큰 도움이 됩니다.
책을 읽는 10가지 방법
‘매일 한 권 읽기’는 좋은 독서법이 아니다 / 그 책부터 읽자: 책을 많이 읽는 것은 좋습니다. 그러나
많은 책을 읽어야 하는 것은 아닙니다. 읽은 책의 권수에 목표를 두지 마세요. 문제는 양이 아니라 질
이며, ‘많이 읽느냐’가 아니라 ‘어떻게 읽느냐’입니다. 그리고 혹시 도서관에 들러서 책을 빌렸나요? 아
니면 서점에서 읽을 책을 구입했나요? 그러면 그 책부터 곧바로 읽으세요. 여러분 인생에서 그 책을
읽을 최적의 시간이 바로 이 순간입니다. 어떤 주제에 흥미가 생겼을 때, 이 책 안에 어떤 내용이 있을
까 궁금한 그때가 독서의 동기 부여가 충만한 상태입니다.
맨 앞 장에 질문을 적자 / 책의 주인이 되자: 책장을 처음 펼친 날(읽기 시작한 날)을 책의 맨 앞장에
기록해 두세요. 그리고 이 책을 왜 읽으려 하는지, 이 책에서 기대하는 바를 적어 둡니다. 그것이 책에
서 찾고자 하는 여러분의 질문입니다. 그리고 책을 곱게 읽은 뒤 헌책방에 팔 생각이 아니라면 책에
독서의 흔적을 거침없이 남겨 주세요. 밑줄을 긋고 메모하고 표와 그림도 직접 추가해 보세요. 만약
이렇게 할 만한 부분이 그다지 없을 것 같다면 그 책을 구매하는 것을 다시 생각해 보세요.
독서할 때의 준비물: 독서할 때는 형광펜, 삼색펜(샤프를 포함한)과 지우개, 포스트잇을 준비하기 바랍
니다. 중요한 문구나 단어에는 밑줄을 긋거나 형광펜으로 칠하고, 삼색펜은 도형을 그리거나 글을 쓸
때 사용합니다. 글을 요약하거나 내 생각을 기록할 때는 샤프를 이용하여 잘못 적었을 경우 지우개로
지울 수 있도록 합니다. 포스트잇은 플래그 포스트잇(표시하기 위한)과 노트용 포스트잇으로 분류되며,
플래그 포스트잇은 종이 제품과 필름 제품 두 가지가 있습니다. 필름 제품은 장과 장의 구분이나 주석
이 시작하는 부분과 같이 한 번 표시하면 수정하지 않을 페이지에 사용하면 좋습니다. 종이 제품은 그
외 표시할 페이지마다 붙입니다. 한편 노트용 포스트잇은 내용을 정리하거나 긴 글을 쓸 때 사용하는
데, 책의 여백을 활용할 수 있다면 책에 직접 글을 쓰는 것이 좋습니다.
한 권을 세 번 읽기: 책은 최소 세 번은 읽어야 비로소 의미 있는 독서를 한 셈입니다. 세 번을 읽는
이유는 인지와 이해의 효과를 높이기 위해서입니다. ① 첫 번째 읽기(훑기) - 일독은 읽기라기보다는
‘보기’(훑어보기)에 가깝습니다. 이 단계에서는 서문과 목차를 정독하고, 전체적인 주제의식과 책의 구
성을 살펴봅니다. 그 다음 본문으로 들어가 소제목 위주로 넘겨 가면서 봅니다. 어느 부분을 집중적으
로 읽어야 할지, 어느 부분이 난해한 부분인지 독서의 여정을 미리 탐색해 보는 것입니다.
② 두 번째 읽기(정독) - 본격적으로 ‘읽는’ 단계입니다. 정독 단계는 미리 준비해 놓은 형광펜, 삼색펜,
포스트잇을 적극적으로 활용하는 시기입니다. 문단이나 챕터를 한두 줄 분량이라도 요약하거나 주요
문장을 형광펜으로 색을 입힙니다. 요약할 때는 책의 문장이나 어투를 그대로 베끼지 말고 최대한 자
기식의 언어로 바꾸어 기록합니다. 마치 이 부분을 다른 사람에게 설명한다고 상상하면서 말이죠. 질
문이나 반론, 혹은 다른 영역에 적용할 만한 내용이 떠오른다면 샤프로 적어 둡니다. 핵심 개념들 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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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버드 졸업장보다 값진 나를 만드는 독서법
이에 관계가 있다면 그림이나 도표를 그려 두세요. 틀려도 좋습니다. 뭐든 생각나는 대로, 어설퍼도 본
인의 생각을 요약하여 쓰고 또 그려 봅시다. 독서의 흐름을 방해하는 주석은 건너뜁니다. 잘 이해가
되지 않는 부분이 있다면 망설이지 말고 표시하고 넘어가세요. 또, 앞에 나왔던 개념이 잘 기억나지
않을 때도 이 개념이 계속 되풀이되는 것이 아니라면 굳이 앞으로 돌아가서 다시 찾지 말고 독서를 계
속 진행하는 것이 좋습니다. ‘이해’는 삼독에 맡기고 정독 단계에는 ‘읽기’에 집중해야 합니다.
③ 세 번째 읽기(정리) - 이 단계에서는 앞에서 건너뛰었던 주석을 함께 읽습니다. 그리고 정독할 때
적어 둔 메모나 그림, 도표도 점검합니다. 이 단계는 단지 다시 읽는 것이 아니라 노트나 컴퓨터에 정
리하는 과정입니다. 책을 콤팩트하게 내 언어로 만드는 것입니다. ‘아, 이게 이런 뜻이었어?’라며 무릎
을 치고 있다면 삼독을 제대로 하고 있는 것입니다!
파생되는 독서: 읽은 책에서 소개하는 다른 책이나 인용한 책을 이어서 읽는 방법입니다. 파생되는 독
서의 양상은 크게 세 가지입니다. 첫째, 지금 독서의 연장으로서 내용의 확장으로 파생되는 독서(가령,
조선 역사에 관한 책을 읽은 뒤 조선 후기 당쟁사에 대한 책으로 넘어가는 경우, 또 반대로 조선 건국
이전으로 거슬러 올라가는 경우). 둘째, 지금 독서의 흐름과 직접 연결되지는 않지만 인용된 부분을 읽
고 흥미가 생겨서 파생되는 독서(가령, 조선 역사에 관한 책을 읽은 뒤 ‘사극’이라는 드라마 형태의 책
으로 넘어가는 경우). 셋째, 지금 읽은 책의 주제의식과 상반되는 주장이나 내용을 담은 책으로 파생되
는 독서(가령, 『문명의 충돌』(새뮤얼 헌팅턴)을 읽은 뒤 『문명의 대화』(셰예드 모함마드 하타미)로 넘
어가는 경우). 이들 각각을 확장 독서, 전환 독서, 반론 독서로 구분할 수 있습니다.
배반할 타이밍을 노리는 독서: 작가 중에는 자신의 말에 어떤 오류가 있는지 알고 있음에도 끝까지 밀
고 나가는 경우도 있는데, 이런 태도가 나쁜 것은 아닙니다. 그는 한 가지 생각을 그대로 보여 줌으로
써 인간의 다양성에 공간을 넓혀주고 우리에게 새로운 시각을 선사합니다. 그런데 이런 작가의 책을
읽는 방법에는 두 가지가 있습니다. 하나는 작가의 의도에 순종하여 읽는 방법인데, 이런 책 읽기는
그 주제의 입문자에게 어울립니다. 다른 하나는 독자가 작가와 그의 책을 동시에 독자의 심판대 위에
올리는 것입니다. 작가의 말과 생각에 거스르는 독서를 하는 것입니다. 이런 책 읽기는 기본적으로 전
문서와 연구서를 읽을 때 가능하며, 사전 독서 경험이 확보되어 있다 하더라도 많은 연습과 훈련이 필
요합니다. 궁극적으로는 두 번째 독서 방법을 지향해야 합니다. 의심하고 또 의심하세요.
두 번째 독서법_ 사람들과 함께 독서하는 방법
준비하기
독서 모임의 유형: 독서 모임에는 3가지 유형이 있습니다. 첫째, 함께 읽는 모임인데, 이는 각자 독서
할 책을 가져와서 같은 공간에서 책을 읽는 모임입니다. 같은 책을 읽어도 되고, 다른 책을 읽어도 상
관이 없는 모임입니다. 읽는 것 자체가 중심이 되고, 이 외에 토의나 토론은 대체로 하지 않습니다. 집
에서 독서에 집중하기 어려운 분들이 주로 찾으며 읽는 습관 자체를 기르는 것이 목적입니다.
둘째, 토의하는 모임인데, 이 유형이 가장 많습니다. 이 유형에도 세 가지가 있습니다. ① 자유 토론
모임 - 공통의 책을 읽고 모입니다. 진행자가 사전에 준비한 질문을 중심으로 참여자들이 생각과 의견
을 나눕니다. 책 내용에 대한 이해나 단순 질문도 가능하며, 자신의 경험을 섞은 이야기도 좋고 진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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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버드 졸업장보다 값진 나를 만드는 독서법
한 토론도 가능합니다. 발제자가 따로 있어서 발제문을 작성하여 발표하기도 합니다.
② 세미나 모임 - 이 유형은 하나의 책을 깊이 있게 파고들며, 책을 여러 부분으로 나누어 여러 회 동
안 진행합니다. 스터디 모임의 일종으로 보아도 무방합니다. 발제자의 부담이 자유 토론 모임보다 많
아집니다. 발제자는 자신이 맡은 부분에 대해 내용을 요약하고 추가할 만한 내용을 보충하며 질문도
준비해야 합니다. 튜터가 있는 경우도 있습니다. 이 유형은 책 내용 이해에 중심을 둡니다.
③ 강독 모임 - 이 유형은 세미나 모임보다 더 심층적으로 책을 읽는데, 거의 한 줄씩 읽어 내려갑니
다. 문맥 하나하나를 꼼꼼히 살피며 필요한 배경지식이나 개념, 역사나 작가에 대한 내용도 추가합니
다. 강독 스타일로 책을 읽으면 그 한 권 이상의 것들을 공부하게 됩니다. 책 한 권을 완독하는데 꽤
오랜 시간이 걸리며, 대부분 튜터가 있으며 튜터의 역량이 모임의 함량에 결정적입니다.
셋째, 디베이트 모임입니다. 이 모임의 특징은 ‘디베이트’라는 방식을 도입한다는 것에 있습니다. 디베
이트는 우리말로 번역하면 ‘토론’인데, 위에서 말한 자유 토론과는 큰 차이가 있습니다. 자유 토론의
토론은 자유롭게 발언하고 형식이나 시간에 구애받지 않습니다. 반면, 디베이트는 발언 시간, 발언 형
태, 발언 기회가 모두 통제됩니다. 하나의 논제에 대해 찬성과 반대로 나눠지며 쟁점들을 도출하고 참
여자들이 치열한 논리 게임을 펼칩니다. 디베이트는 단순히 책 읽기와 이해를 넘어 스피치, 논리 구축,
생각 표현, 반론, 논리 보강, 설득 방법 등 여러 가지 기술을 동시에 요구합니다.
독서 모임의 참여: 참여하는 방법에는 기존 독서 모임에 가입하는 방법과 여러분이 직접 모임을 만드
는 방법이 있습니다. 우선 기존 독서 모임을 온라인으로 찾는 방법을 살펴보겠습니다. 온라인에서 찾
을 때 쉽게 접근할 수 있는 것이 각종 온라인 카페입니다. 독서를 주제로 하는 많은 온라인 동호회(카
페)가 있으며 회원 수가 수만 명에 이르는 대형 카페도 존재합니다. 이 카페에서는 온라인상에서 책에
대한 다양한 정보와 이야기를 나눌 수 있으며, 운영되고 있는 지역별 책 모임을 소개합니다. 최근에는
유료 사이트도 눈에 띕니다. 한편 출판사나 서점 등 출판 관련 업체에서도 (아직은 적은 편이지만) 자
체적으로 독서 모임을 운영합니다. 오프라인에서 찾는 방법도 있습니다. 회사, 도서관, 문화센터, 모임
공간, 거주하는 아파트 등에서 모임이 이루어집니다.
독서 모임을 고를 때 가장 중요한 것이 내 독서의 목적입니다. 운영되고 있는 독서 모임은 대체로 해
당 주제에 대한 지식 습득을 목적으로 하고 있습니다. 여러분의 독서 목적이 지식 습득 이상이라면 조
금 더 자세히 들여다볼 필요가 있습니다. 반드시 도서 목록을 확인해 보세요. 지난 도서 목록부터 향
후 진행될 도서 목록까지 대략 살펴보면, 이 독서 모임이 지향하는 방향을 가늠할 수 있습니다. 모임
후기나 모임 사진을 살펴보는 것도 독서 모임의 분위기를 살피는 데 도움이 됩니다. 모임의 전반적인
연령과 성별 비율도 고려해야 합니다. 독서 모임의 효과에 큰 영향을 주는 것이 참여자들의 다양성입
니다. 마음에 드는 독서 모임이 없다면 그중에서 고민하지 말고 직접 만드는 편이 좋습니다.
독서 모임 만들기: 독서 모임을 만들 때도 독서 모임의 목적과 유형을 먼저 선택하세요. 그다음 참여
자들을 모으면 됩니다. 참여자를 모집하는 방법도 온라인, 오프라인으로 나눌 수 있으며, 제가 추천하
는 방법은 지인과 시작하는 방법과 마을 주민과 시작하는 방법입니다. 아파트에 거주한다면 아파트 게
시판을 활용하여 참여자들을 모집하세요. 참여자를 모을 때 고려할 사항은 인원, 성별, 연령대입니다.
자유 토론 모임이라면 인원은 한 번 모일 때 3명 이상, 최대 10명이 적당합니다. 최대 10명이 모이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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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버드 졸업장보다 값진 나를 만드는 독서법
면 전체 인원이 15명 정도가 되어야 안전합니다. 성별과 연령대는 다양성을 확보하기 위함인데, 연령
과 성별이 거의 비슷하다 하더라도 직업이 다르거나 성향이 다르면 큰 문제는 없습니다. 참여자들이
어느 정도 모였다면 사전 회의를 해야 합니다. 사전 회의에서는 참여자의 의견을 반영하여 독서 모임
의 목적을 다시 설정하고, 시간, 주기, 장소를 정합니다. 시간은 1회에 3시간이 적당하고 주기는 월 2
회가 좋습니다. 장소는 도서관에 정식 등록하여 도서관 독서 모임으로 운영하거나, 모임 공간을 대여
하는 것이 무난하며, 이것이 여의치 않다면 모임 공간을 제공하는 커피숍도 나쁘지 않습니다.
첫 회의에서 중요한 것은 읽을 도서 목록입니다. 중구난방으로 내키는 대로, 지금 많이 팔리는 베스트
셀러, 유행을 타는 주제보다는 계절별 테마를 설정하거나 콘셉트를 잡는 것이 좋습니다. 가령, 봄에는
국내 문학, 여름에는 역사, 가을에는 예술 이런 식으로 말이죠. 콘셉트는 모임의 전체 도서 목록을 한
정하는 것입니다. 문학 읽기 모임, 고전 읽기 모임 등으로 책의 형태를 고정하는 것이지요. 도서의 수
준은 처음에는 가독성이 좋은 입문서 위주로, 나중에는 고전이나 연구서로 점차 심화해 보세요.
도서 목록을 결정했으며 진행 방법을 정해야 합니다. 발제문과 질문지 없이 책을 읽고 모여서 자유롭
게 이야기하는 것도 좋지만, 최소한 누군가 질문지라도 준비해 오는 것이 진행하기가 수월합니다. 다
음은 회칙 정리입니다. 회칙은 거창하거나 복잡할 필요가 없습니다. 위에 정한 것들을 다시 한 번 확
인한다는 차원에서 작성하면 됩니다. 한 가지 추천하고 싶은 것은, 독서 모임의 ‘문집’입니다. 내용이
깊지 않더라도 매번 읽었던 책과 독서 모임의 내용을 정리하여 1년에 한 번 문집으로 엮어내는 것입니
다. 문집이라는 목표가 있으면 독서 모임에 참여하는 자세가 한층 적극적으로 바뀝니다.
진행하기
독서 모임에서 발생하는 3가지 관계: 독서 모임에서는 3가지 관계가 형성되는데, 이 관계들이 어떠하
냐에 따라 독서 모임의 효과 정도가 달라집니다. 이 관계들을 제대로 관리하지 못하면 독서 모임은 유
지될 수 없습니다. 구성원이 독서 모임에 흥미를 잃게 될 테니까요. 첫째, 책과 사람의 관계인데, 이는
사람이 그 책을 감상하고 해석한 각자의 독서 경험을 말합니다. 개인의 독서 역량에 따라 결과가 달라
집니다. 둘째, 독서 경험과 독서 경험의 관계인데, 각자의 독서 경험은 서로 비슷하기도 하고(공감) 다
르기도 하며(확대), 아예 반대되기도(반론) 합니다. 이 관계의 발생을 최대한 유도하여 증폭시키고, 조
정하고 정리하는 것이 모임 장(長)의 역할입니다. 셋째, 사람과 사람의 관계인데, 이것은 독서 경험의
관계와는 별도입니다. 사람들 간의 독서 외적인 관계, 인간적 관계를 의미합니다. 독서 모임 구성원들
이 서로 신뢰하고 친밀할 때 토론 중 불필요한 오해나 감정 소모를 줄일 수도 있습니다.
사회자의 역할: 사회자는 효율적인 독서 모임을 진행하기 위해 핵심적인 역할을 수행합니다. 사회자는
독서 모임의 여러 요소 사이에서 윤활유 같은 존재입니다. 독서 모임의 진행 순서, 시간 분배, 발언 유
도, 발언 기회의 분배, 발언 정리, 조율 등 모든 부분을 관리해야 합니다.
정리하기
온라인 공간 만들기: 독서 모임의 내용을 정리하기 위해서는 온라인 공간을 미리 만들어 두세요. 구글
문서를 이용하거나 웹하드를 사용해도 되는데, 아무래도 가장 편한 것은 카페를 운영하는 것입니다.
카페는 게시판을 다수 만들 수 있고 신입 회원을 모집할 때도 유용하게 활용할 수 있습니다. 카페에서
는 도서 목록과 향후 일정을 게시하고, 독서 모임 뒤 서기가 기록한 것을 정리하여 저장해 둘 수 있습
니다. 참여자들은 집에 돌아와 자신의 생각을 다시 정리할 수 있는데, 독서 모임에서 미처 하지 못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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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버드 졸업장보다 값진 나를 만드는 독서법
말이 떠오를 수도 있고, 뒤늦게 무엇인가를 찾은 경우도 있습니다. 블로그를 사용하는 사람들에게 독
서 모임에 관한 후기를 카페에 공유하도록 유도하세요.
확장하기
독서 모임 그 이상을 위해: 독서 모임은 참여자의 친밀감과 신뢰가 높아질수록 더 많은 효과를 얻을
수 있습니다. 또 독서 모임을 단지 ‘독서’에만 초점을 맞출 필요는 없습니다. 독서 모임에서 만난 사람
은 여러분의 소울 파트너가 될 수 있습니다. 먼저, 소소한 일상을 공유하는 몇 가지 방법이 있습니다.
참여자들의 취향과 기호를 감안하여 작은 이벤트를 적극적으로 만듭니다. 맛집을 함께 가거나 보드 게
임, 방 탈출 게임을 하기도 합니다. 그리고 독서와 연관된 영화를 함께 본 뒤 이야기를 나누는 독서 모
임은 꽤 있는 편입니다. 한편 독서 경험의 연장으로 박물관, 미술관, 음악회, 전시회를 함께 가는 즐기
는 활동은 ‘읽는’ 감각 외에 다른 감각을 활용하게끔 합니다.
세 번째 독서법_ 독서 훈련과 독서 커리큘럼
독서 훈련
너무나 많은 책들: 대중 출판사는 작가에게 다음 사항 요구합니다. ‘첫째, 내용면에서 독자가 지금 관심
을 가질 만한 것들(지금 뜨고 있는 트렌드나 금전과 관련된 것들)을 소재로 쓸 것. 둘째, 문장과 내용
수준은 평균적인 중학생이 읽을 만한 난이도로 쓸 것.’ 실제로 요구 사항을 이행한 책들은 소기의 판매
량을 달성하고, 베스트셀러 대부분이 2~3시간 안에 읽어 낼만한 수준으로 쓰여 있습니다. 그런데 ‘잘
읽히는 책’을 편안하게 읽어 내는 것은 독서의 본뜻일 수가 없습니다. 잘 읽히지 않는 책을 읽어 나가
는 것, 책의 수준과 내 독서 수준의 간극을 좁혀 나가는 것에서 극적인 향상이 일어납니다.
그런데 중학생 수준의 글에 길들여진 독자는 읽고 싶지만 읽을 수 없는 어려운 책을 구매할지언정 읽
지는 못합니다. 2010년 6월에 출간된 『정의란 무엇인가』(김영사)는 인문 분야 서적으로 8년 만에 베
스트셀러에 올랐고 5년간 약 124만 부가량 판매되었습니다. 하지만 구매량에 비해 완독률이 지극히
낮았다는 이유로 와이즈베리 출판사에서 재번역을 하여 내놓기도 했습니다. 새로 번역된 『정의란 무엇
인가』(와이즈베리)에는 몇 가지 해제가 붙어 있는데, 그중 하나에는 고등학교의 한 교과목(윤리와 사
상)을 공부한 뒤 읽어야 할 책이라고 명시했습니다.
스테디셀러, 혹은 고전이라고 말하는 책은 하나같이 중학생을 뛰어넘은 문장 수준으로 이루어져 있습
니다. 그런데 중학생 수준의 책에만 머물러 있는 독자가 각 대학이 권장하는 고전에 도전했다고 가정
해 봅시다. 많은 책을 읽었기 때문에 고전도 쉽게 읽을 수 있을 것이라 착각하기 쉽습니다. 하지만 10
페이지를 읽기도 전에 지치고 곧 포기하고 맙니다. 그런 뒤 ‘책이 너무 어렵다’, ‘나는 이런 책에는 맞
지 않나 보다.’라는 식으로 판단하고 ‘고전은 읽을 수 없는 책’으로 규정해 버립니다.
공교육과 독서: 독서에도 훈련이 필요합니다. 우리 교육 과정에서는 글을 잘 읽어 내는 훈련을 위주로
하며 알아서 독서할 것을 강요하지만(독서록 쓰기), 본격적인 독서 훈련을 실행하고 있지는 않습니다.
고등학교 과정에서는 수능에 나오는 지문 정도에 해당하는 수준의 글을 잘 읽고 파악하는 것에 그칩니
다. 오히려 고등학교 교육이 실질적인 독서를 방해합니다. 수능에 맞춰진 주입식 교육과 학습량, 문제
풀이식 교육, 이 모든 것을 아우르는 입시제도 때문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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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버드 졸업장보다 값진 나를 만드는 독서법
만약 보통 한국인의 일생 중 그 책을 읽어야 하는 최적의 시기가 언제냐고 묻는다면, 저는 별 고민 없
이 고등학교 과정을 방금 마친 대학교 1학년 학생이라고 대답할 것입니다. 대학교에 입학하기 위해서
는 대학수학능력시험에 응시해야 하는데, 대학수학능력시험은 대학에서 수학(修學)할 수 있는, 즉 대학
교 수업을 제대로 따라갈 수 있는지를 평가하기 위한 시험입니다. 따라서 우리 학생 대부분은 수능 공
부에 맞춰진 학사 일정을 따르고 있습니다. 그런데 수학능력시험에서 공부했던 내용들은 우리를 지독
하게 괴롭혔던 지식들입니다. ‘대학에만 들어가면 교재와 교과서를 당장 버리고 다시는 볼 일이 없을
거야.’라고 마음먹었을지도 모릅니다. 하지만 그 지식을 결코 잊어서도 배제해서도 안 됩니다.
잊었다면 다시 봐야 합니다. 앞서 『정의란 무엇인가』에 관한 이야기를 하면서 고등학교 과목을 공부
하고 읽어야 한다고 말한 해제를 떠올려 보세요. 고등학교 때 익힌 지식을 바탕으로 더 나은 독서 경
험을 행할 수 있습니다. 시중에 나와 있는 많은 교양 도서들은 페이지 양에 비해 고등학교 한 교과목
의 교과서 범주보다 전달하고 있는 지식의 양이 적은 편입니다. 우리는 이미 배웠던 지식과 교과목들
을 잊은 채 교과서보다도 못한 책들을 읽고 있는 셈입니다. 우리 교육 과정의 각종 문제점과는 별개로,
고등학교 교과서에서 시작하는 독서 커리큘럼이 가장 효과적입니다.
교육 과정에서 시작하는 독서: 독자를 어떤 주제로 끌어들이려는 책은 입문 교양서입니다. 여러분이
우연히 입문 교양서를 읽었는데, 그 주제에 흥미가 생겼고 그 주제에 관해 더 깊이 알고 싶다면 그 책
은 자신의 역할을 충실히 해낸 것입니다. 만약 여러분이 이미 어떤 주제에 관심이 생겼다면 굳이 이런
입문 교양서를 더 읽을 필요가 없습니다. 곧바로 다음으로 넘어가야 하는데, 아래에서 이야기할 [조건
1]과 [조건 2]를 충족하는 과정입니다. 한편 책을 읽을 때 재미를 느낄 수 있는 4가지 조건은 다음과
같습니다. ‘[조건 1] 그 분야의 정해진 용어와 규칙(rule)을 알고 있을 것. [조건 2] 배경지식이 충분할
것. [조건 3] 자체적인 평가가 가능할 것. [조건 4] 관점이나 지식의 재생산이 가능할 것’
기본적인 용어를 모르고, 해당 분야에서 지배적인 규칙과 기초 전제들을 모르면 읽기도 어려울뿐더러
읽더라도 습득할 수 있는 양에서 차이가 발생합니다. 더구나 그 매체가 집중력과 적극성을 요구하는
책일 경우 더욱 견디기 어렵습니다. 위에 나열한 조건 중 [조건 1]과 [조건 2]만 충족해도 독서는 수
월해집니다. 우리 교육 과정에서 첫째 조건과 둘째 조건은 크게 힘들이지 않고 충족할 수 있습니다.
저는 이제부터 공교육 교과서(고등학교)에서 시작하는 독서 커리큘럼과 추천 도서를 소개하려 합니다.
교과서에서 시작한 독서에는 독보적인 이점이 몇 가지 있습니다. ‘첫째, 학창 시절에 공부해 놨던 지식
들을 자연스럽게 연계하여 활용할 수 있다. 둘째, 한국에서 가장 공인되고 검증된 지식을 기반에 둘
수 있다. 셋째, 비용이 저렴하다. 넷째, 소요되는 시간이 적다. 다섯째, 보조 자료가 풍부하다.’
우리는 고등학교 과정을 통해 [조건 1]과 [조건 2]를 어렵지 않게 충족할 수 있습니다. 그래서 적어도
‘하룻밤에 읽는 OO’ 시리즈, ‘청소년도 이해하는 OOO’식의 제목이 붙은 책들은 굳이 읽지 않고 넘어갈
수 있습니다. 물론 위 책들이 고등학교 교재의 범위보다 좁고 함량이 적은 것은 아닙니다. 하지만 고
등학교 과정을 공부한 뒤에는 보다 전문적인 책을 읽어 낼 수 있기 때문에 대부분 건너뛰어도 무방합
니다. 한편 입시 교육에서는 국어, 영어, 수학이 강조되지만, 독서 활동에 가장 중요한 것은 탐구 영역
이며, 그중에서도 사회 탐구 영역이 중요합니다.
인문학ㆍ사회 과학 독서 훈련: 사회 탐구 영역은 총 10개 과목으로 나뉘어 있는데, 1차 과목과 2차 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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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버드 졸업장보다 값진 나를 만드는 독서법
목으로 분류할 수 있습니다. 1차 과목은 2차 과목의 선행 과정이며 진행 양상에 따라 다음과 같이 3가
지로 다시 분류됩니다. ‘① 안에서 밖으로 확장하는 과정: 한국사 → 동아시아사 → 세계사 / 한국 지리
→ 세계 지리 ② 넓은 범위에서 좁은 범위로 확장하는 과정: 사회ㆍ문화 → 법과 정치 / 사회ㆍ문화
→ 경제 ③ 원론에서 응용으로 확장하는 과정: 윤리와 사상 → 생활과 윤리’ 그런데 앞에 언급된 각 과
목의 개요와 다루는 주제들만 공부해도 인문학, 사회 과학 부문의 다양한 책을 읽는 데 도움이 됩니
다.
독서를 위한 훈련 시 교과서보다는 EBS 교재를 활용하는 편이 시간과 비용, 효율성 측면에서 유리합
니다. EBS 교재는 기초 시리즈, 문제 풀이에 집중된 수능 완성 시리즈, 그 중간 단계인 수능 특강 시
리즈 등이 있는데, 성인이 하는 독서를 위한 공부라면 수능 특강 시리즈가 적당합니다. EBS 교재가 효
과적인 이유는, 우선 개조식(문장 형태가 아닌 단어와 요점만 나열)으로 서술되어 있으며, 내가 어느
정도 이해하고 있는지를 알아볼 수 있는 문제를 제공한다는 점입니다. 물론 문제를 풀면서 맞췄는지,
틀렸는지에 대한 여부가 중요한 것은 아닙니다. 우리는 수능 시험을 준비하는 것이 아니니까요. 다만,
문제를 풀면서 정답을 찾는 것보다 정답이 아닌 것들이 왜 정답이 아닌지를 체크해야 합니다. 마지막
으로 EBS 교재는 무료 동영상 강의도 제공합니다.
대학 교수와는 달리 EBS 강사들은 철저하게 듣는 이들의 이해와 지식 전달을 목적으로 강의를 합니다.
만약 교재만으로 부족함을 느낀다면 강의를 듣는 것도 좋습니다. 같은 과목에서 보통 2명의 강사가 배
정되며 각자의 스타일로 강의를 진행합니다. 문제 풀이에 집중하는 강의보다는 개념과 이해 위주로 하
는 강의를 고르세요. 강의는 1.5배속으로 듣는 것이 효율적입니다. 무료 동영상 강의를 EBS 사이트에
서 재생해도 문제가 없지만 목소리가 뭉개지는 현상과 앞뒤로 재생 바를 옮길 때 끊기는 경우가 종종
나타납니다. 고화질로 다운로드 받는 것도 가능하니 되도록 다운로드를 활용하여 들으세요.
탐구 과목의 교재는 과목당 5~7천 원 수준입니다. 교재마다 15~20강으로 구성되어 있으며 과목마다
차이가 있지만 1강 당 30~50분 정도면 충분하며 하루에 2~3시간 정도 할애한다면 5일이면 1과목을
끝낼 수 있습니다. 따라서 ‘비용: 총 10과목, 과목당 5~7천 원, 시간: 1과목당 하루 2~3시간, 5일’입니
다. 그러므로 만약 여러분이 어떤 주제의 책을 수월하게 읽고 싶다면, 또 책을 읽다가 자주 막힌다면,
EBS를 활용하여 딱 5일만 투자하면 큰 어려움 없이 독서를 할 수 있습니다.
독서 커리큘럼
추천 도서 목록: 한 개인의 도서 목록인 만큼 절대적으로 읽어야 할 책은 아니며 주관적인 생각이 반
영되어 있다는 점 부정하기 어렵습니다. 목록은 교과 과정 과목에 맞춰 <문학>, <역사>, <철학>, <과
학> 등 총 9개의 영역으로 나눴고, 나름의 기준으로 정한 난이도(1~5)를 표시하였습니다(책 이름 / 저
자(역자) / 출판사 / 발행 연도 / 난이도). <문학>과 <역사> 영역의 추천도서는 다음과 같습니다.
[문학]『풍성한 삶을 위한 문학의 역사』 / 존 서덜랜드(이강선) / 에코리브르 / 2016 / 3, 『비평 이론
의 모든 것』 / 로이스 타이슨(윤동구) / 앨피 / 2012 / 4, 『시론』 / 박현수 / 예옥 / 2011 / 4, 『대성
당』/ 레이먼드 카버(김연수) / 문학동네 / 2014 / 3,『데미안』/ 헤르만 헤세(안인희) / 문학동네 / 2013
/ 3, 『호밀밭의 파수꾼』 / 제롬 데이비드 샐린저(공경희) / 민음사 / 2001 / 3, 『자기 앞의 생』 / 로
맹 가리(용경식) / 문학동네 / 2018 / 3, 『나의 투쟁』 / 칼 오베 크나우스고르(손화수) / 한길사 / 2016
/ 3, 『이방인』 / 알베르 카뮈(이정서) / 세움 / 2014 / 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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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버드 졸업장보다 값진 나를 만드는 독서법
잡지 - 《창작과 비평》(창작과 비평사, 1966년 창간, 계간지)은 한국의 대표적인 문학잡지 중 하나입
니다. 이 잡지는 문학(창작) 파트와 비문학 파트로 나뉘는데, 문학 파트에서는 시, 소설, 평론 등을 싣
고 있습니다. 비문학 파트에서는 문학을 소재로 한 문제들을 다루면서도 다양한 현실 문제들을 적극적
으로 다룹니다. 반면 《현대문학》(현대문학, 1955년 창간, 월간지)은 시와 소설 위주로 문학 작품만을
수록하고 있습니다. 《월간문학》(월간문학사, 1968년 창간, 월간지)은 한국문인협의의 기관지이며, 이
잡지도 문학 작품 위주로 구성하는데, 시, 소설과 더불어 수필까지 포함하여 발간하고 있습니다.
《문학사상》(문학사상사, 1972년 창간, 월간지)은 《창작과 비평》보다 비문학의 비중이 높은 편입니
다. 다만 《창작과 비평》처럼 현실 문제가 아닌 문학에 대한 논평이나 대담, 기획을 주로 편성하고 있
습니다. 《문학동네》(문학동네, 1994년 창간, 계간지)는 젊은 작가들을 중심으로 지면을 꾸미고 있다는
것이 장점입니다. 2010년부터는 ‘젊은 작가상’을 제정하여 신인(등단 10년 이내의 작가)들의 작품을 일
반 독자에게 알리고 있습니다. 특히 수상작 작품집을 출간한 뒤 1년간 반값 이하로 공급합니다.
[역사] <아틀라스 OO사> 시리즈 / 사계절 / 3, 『한국사』 / 국사편찬위원회 / 국사편찬위원회 / 2013
/ 4, 『21세기 역사학 길잡이』 / 한국사학사학회 / 경인문화사 / 2008 / 3, 『역사란 무엇인가』 / E. H.
카(김택현) / 까치글방 / 1997(개역판 2016) / 4, 『사이비 역사의 탄생』 / 로널드 프리츠(이광일) / 이
론과 실천 / 2010 / 4, 『원시 전쟁』 / 로렌스 H. 킬리(김성남) / 수막새 / 2014 / 3, 『욕망 너머의 한
국 고대사』 / 젊은역사학자모임 / 새해문집 / 2018 / 3, 『한국 현대사의 비극』 / 김재명 / 선인 / 2003
/ 4, 『어제의 세계』 / 슈테판 츠바이크(곽복록) / 지식공작소 / 1995(개정판 2014) / 5
잡지 - 《내일을 여는 역사》(내일을여는역사재단ㆍ민족문제연구소, 2000년 창간, 계간지)는 2000년에
창간된 역사 주제 대중 잡지입니다. 창간 이후 2006년에 문화체육관광부 재단법인으로 내일을여는역
사재단이 출범되었고 2016년부터 민족문제연구소와 함께 공동 발행을 해 오고 있습니다. 발행 주체들
을 보면 대강의 논지 흐름을 추측해 볼 수 있습니다. 역사 대중 잡지 중에서 읽기 편한 편이지만 어느
정도의 사전 지식과 비판하고 의심할 수 있는 기본을 갖춘 뒤에 읽어야 이해하기가 쉽습니다.
비교가 될 만한 잡지로는 《역사비평》(역사문제연구소, 1987년 창간(무크지) → 1988년 계간지)이 있
습니다. 창간된 시기(87항쟁)를 보면 어떤 문제의식으로 창간되었을지 가늠할 것입니다. 창간 초기에
는 反독재ㆍ反정부적 논조가 강하게 실렸으나 그 이후 대중 잡지에 충실한 모습입니다. 《내일을 여는
역사》가 ‘친일’과 ‘민족’에 방점이 찍혀 있다면 《역사비평》은 ‘(역사문제연구소가 판단하는) 유사 역
사 특히 고대사’와 전면전을 벌이는 모습입니다. 논문 형식으로 채워져 있어서 딱딱하고 익숙하지 않
으면 읽기 어려울 수도 있습니다. 《문화재사랑》(문화재청, 2004년 창간, 월간지)은 문화재청에서 발행
하는 무료 잡지입니다. 관공서에서 무료 배포하는 팸플릿 정도로 생각할 수도 있지만, 내용이 꽤 알찬
편입니다. 구독은 문화재청에서 할 수 있으며 종이책뿐만 아니라 웹진이나 PDF로 볼 수도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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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버드 졸업장보다 값진 나를 만드는 독서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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