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 책은 민주주의 재건의 주체는 보통 사람들이어야 하고 혁신적이어야 한다는 것을 강조하며, 지역사
회 저변의 시민들이 스스로의 힘을 발견하고 문제를 해결하는 과정을 보여준다. 저자들은 지역이 살아
나기 위해서는 지역공동체의 활동이 중요하며, 지역 탈바꿈을 조절하고 통제할 권한을 주민에게 부여
해 탈바꿈 과정을 주민들이 이끌도록 하는 것이 가장 바람직한 방법이라고 역설한다.
민주주의 재건
▣ Short Summary
전 세계적으로 국민과 정치인이 단절되어 민주주의가 신음하고 있다. 일자리가 부족한 사회에서 사람
들은 정부가 자신들의 니즈를 결코 이해할 수 없다고 생각한다. 그 결과로 오는 국민들의 좌절감이 불
안정한 선동 정치가들의 성공을 부채질하곤 한다. 이렇게 펼쳐지는 양상을 뒤집고 책임질 줄 아는 정
부로 복원시키기 위해서는 지역 차원에서 민주주의에 새롭게 활기를 불어넣어 주어야 한다.
이 책은 민주주의 재건의 주체는 보통 사람들이어야 하고 혁신적이어야 한다는 것을 강조하며, 지역사
회 저변의 시민들이 스스로의 힘을 발견하고 문제를 해결하는 과정을 보여준다. 저자들은 지역이 살아
나기 위해서는 지역공동체의 활동이 중요하며, 지역 탈바꿈을 조절하고 통제할 권한을 주민에게 부여
해 탈바꿈 과정을 주민들이 이끌도록 하는 것이 가장 바람직한 방법이라고 역설한다.
물론 처음부터 자발적으로 시민들 스스로 위원회를 구성하고 성과를 이루어내기는 쉽지 않다. 그래서
그동안 시민 공동체를 구성해 지역 재활성화를 이룬 지역에서는 비영리단체가 주민 중심의 발전 과정
을 지원하곤 했다. 그러나 저자들은 아무리 지원이 뒷받침된다고 하더라도 그 전개 과정에 주민이 참
여하고, 관련된 모든 프로젝트 자산의 주인이 주민이라는 의식이 자리 잡도록 해야 한다고 강조한다.
-2-
민주주의 재건
▣ 차례
서문
Chapter 1 지역공동체 재구축
Chapter 2 정치공동체의 재설립 지원
Chapter 3 민주주의 부활에 공헌
맺음말
감사의 말
주
-3-
민주주의 재건
민주주의 재건
찰스 테일러 외 지음
서문
민주주의가 곤혹스러운 상황에 처해 있다는 믿음이 서구 사회에 만연하다. 민주주의가 하나의 체제로
서 신뢰를 잃어가고 있음을 수많은 여론조사를 통해 확인할 수 있다. 특히 젊은 사람들은 민주주의 가
형편없는 거버넌스이며 권위주의체제나 기술관료제가 더 나은 대안이라고 생각한다. 동시에 정국의 전
개가 민주주의 사회에서 시민들 간 심각한 분열을 초래하고 있다. 그 예로 브렉시트(영국의 유럽연합
탈퇴)를 결정한 영국의 국민투표와 도널드 트럼프를 대통령으로 당선시킨 미국의 대선을 들 수 있다.
‘위대했던’ 미국의 잃어버린 과거에 대한 향수를 자극해 성공을 거둔 도널드 트럼프의 선거 유세는 외
국인 혐오 감정을 불러일으켜, 미국 사회에서 ‘주변인’ 취급당하는 사람들에게 등을 돌렸다. 이러한 분
열을 조장하는 호소가 이미 사회에서 버림받았다고 생각하는 사람들을 정조준해 다가간다.
사회복지제도가 서서히 붕괴하고 경제체제가 잠식되자 사람들은 그들이 시장경제체제에서 살 뿐만 아
니라, 경제 문제가 더 이상 사회적 상호작용 안에 자리 잡지 않는 자본주의 사회에서 산다는 사실에
눈을 떴다. 이런 경제 문제와 사회적 상호작용 간 분리는 최근 군림해오고 있는 신자유주의(국가의 개
입을 최소화하고 시장의 기능과 민간의 자유로운 활동을 중시하는 사상) 정책의 근간을 이룬다.
한편 소셜 미디어와 디지털 통신 기술도 전반적으로 지난 10년에 걸쳐 민주주의 문화를 서서히 붕괴
시키는 데 중요한 역할을 해왔다. 예를 들어 이견을 받아들이지 않고 맹비난하는 ‘메아리방(echo
chamber)’ 안에서 동조하는 사람들을 찾는 데 집중하는 방식으로 미디어를 사용하면, 종합적으로 배
우고 오랜 시간 주의 깊게 생각하거나 논의하기가 힘들어지고, 전자 장비에 의존하는 포퓰리즘이 번성
할 수 있는 비옥한 토양을 제공할 뿐이다. 간단히 말해 자유민주주의가 직면한 두 가지 주된, 서로 뒤
얽힌 문제는 문제해결 역량의 쇠퇴와, 정치 엘리트와 국민 사이의 갭이다.
많은 사람이 대의제를 그 중추적 역할을 하는 정당의 체계와 운영 방식에 변화가 나타날 때까지 개혁
해야 하며, 대의제 내에서 과도한 금권(金權)을 억제해야 한다고 생각한다. 또 소셜 미디어가 만든 소
통하지 않는 메아리 방들이 조장한 전에 없이 분열된 공공영역 안에서 개혁을 이뤄야 한다고 제안하는
사람들도 있다. 개혁의 예로, 그들은 페이스북과 여타 소셜 미디어를 대체할 공공 플랫폼 또는 의도적
인 허위 정보 유포를 통제하기 위한 국가 관리형 플랫폼 설립을 제안하곤 한다.
이러한 변화가 필요하다는 것에 동의하지만, 개혁 의제를 더 추가하고 싶은데, 우리는 민주주의를 사
회 저변에서부터 재건해야 책임 있는 정부를 복원할 수 있다고 생각한다. 사회 저변에서부터 민주주의
를 강화하고 새롭게 활성화해야만, 시민들이 무엇을 요구하고 그들의 공동체나 지역을 위해 미래를 어
떻게 그려나갈지 스스로 명확하게 파악할 수 있기 때문이다. 그렇게 되면 지역 공동체가 그들을 대신
해 정책 결정 기관에서 일하는 대표자들에게 압력을 가해 더 용감하고 단호한 정책을 추진하도록 만들
수 있다. 이 책에서 우리는 먼저 지역공동체와 그 주민들이 직면했던 난제를 기술할 것이다. 민주주의
의 퇴보는 지역공동체의 점진적 붕괴와 밀접하게 관련되기 때문이다.
-4-
민주주의 재건
지역공동체 재구축
민주주의 재건은 사회 저변에서부터 시작해야 한다. 이는 지역 공동체가 자신들의 어려움과 불만에 대
응하는 방식을 바꾸는 것을 의미한다. 실제로 효과적인 대응은 다음과 같은 것을 의미할 것이다. 상공
회의소, 교회, 지역 협회, 또는 능동적 참여 지원자 등 지역사회와 지역조직에서 주민을 대표해 일하는
다양한 대표자들이 함께 모여 당면한 상황에 어떻게 대응할지 그 방법을 결정하는 것이다.
현재 많은 지역공동체가 새로운 난제에 효과적으로 대응하지 못하고 있다. 우리는 미국 애팔래치아 지
방, 독일 브란덴부르크와 오버 작센(라우지츠 지방)처럼 지구온난화에 대처하기 위해 석탄 채굴량을
줄여야 한다고 인식하는 서구에서 이런 비효과적인 대응의 예를 발견하곤 한다. 미국과 프랑스의 러스
트벨트 지역에서도 이런 예를 볼 수 있는데, 이들 지역에서는 새롭게 산업화하고 있는 사회와 자동화
로 인한 경쟁이 합해져 지역 고유의 산업 활동을 점진적으로 약화시켰다. 이들 사례를 보면, 해당 지
방들은 제조업 쇠퇴, 신자유주의적 재정정책, 정치적 방치로 인해 수십 년 동안 황폐해져, 현재와 미래
의 난제에 효과적으로 대처하기 위한 자원이 부족함을 주민들 스스로 깨닫는 지경에 이르렀다.
제조업의 쇠퇴로 이들 공동체는 다른 무엇보다 자부심과 자존감을 주민 개인 차원은 물론, 지역 차원
에서도 어느 정도 상실했다. 공동체가 경제적 쇠퇴로 자존감을 상실하면 정치효능감(political efficacy,
개인이 정치 과정에서 영향력을 발휘할 수 있으며 정치인이 시민의 요구에 반응할 것이라는 신념)도
함께 상실하는 경우가 많다. 정치인들은 세계자유무역과 신자유주의적 노동시장 개혁을 설파하며, 그
대가로 결국에는 모든 가구가 ‘낙수효과’ 혜택을 누릴 것이라고 확인했다. 그러나 라우지츠 지방의 러
스트벨트는 지금까지 수십 년 동안 계속 쇠락해와 사람들은 점점 더 이름 모를 기계에 당한 수동적 피
해자가 된 것처럼 느끼면서 정치제도에 대한 믿음을 상실했다. 도심지로 떠날 수 있는 사람들은 떠난
반면에, 남아 있는 사람들은 은둔해 틀어박혀 사는 형국이다.
실제로 이러한 지역공동체는 앞으로 나아가기 위해 스스로 새로운 아이디어를 내어 체계화하고 전개할
역량을 상실한 상태다. 지역 대표자들에게 효과적으로 영향력을 행사할 능력 또한 상실해 매우 공격적
인 자기 강화 집단을 결성하기 시작했다. 즉, 공동체의 정치적 무효능감(political inefficacy)이 지역 정
치공동체 붕괴 상태를 유지하고 강화하고 있다. 그런데 이렇게 되면 유권자들은 변화 메커니즘을 이해
하는 것도, 결집해 자신들의 운명을 스스로 만들어 나아갈 방법을 파악하는 것도 어려워진다. 그리고
분명한 것은 이러한 애팔래치아식 곤경이 점점 더 흔하게 나타날 것이라는 점이다.
우리가 언급한 변화 메커니즘에 대한 유권자들의 이해력 저하는 보통 사람들의 요구사항과 열망이 대
의민주주의체제와 단절되면서 도처에 나타나는 현상 중 일부다. 근대 민주주의는 고대 그리스 도시국
가들과 달리 대의기관을 통해 운영되어야 한다. 그런데 대의기관을 전적으로 직접민주주의로 대체하는
것은 선택할 수 있는 대안이 아니다. 한편 동시에 민주주의가 ‘진정으로’ 작동하기 위해서는 대의기관
과 시민들의 목표와 요구사항이 지속적으로 연결되어야 하지만, 불행하게도 여러 이유로 이 연결이 느
슨해져 끊어지기 시작하고 급기야 단절될 수도 있는데, 보다 자세히 살펴보면 다음과 같다.
첫째, 현대 사회의 의제는 방대하고 다양하다. 각국 정부는 세계화된 세상에서 자국 경제를 관리할 뿐
만 아니라, 복지제도 운영, 결혼과 가정생활 관련 중요 사안 결정, 외교정책 목표 추구 등 다양한 기능
-5-
민주주의 재건
을 수행해야 하는데, 이 모든 의제가 언제나 가장 중요할 수는 없다. 그 의제가 대중의 주목을 끄느냐
마느냐는 공공 영역, 특히 주요 미디어에서 그 의제가 어떻게 인식되는지에 따라 결정되는데, 몇몇 시
민의 지극히 중요한 요구사항이 공론의 장을 장악한 다른 이슈들 때문에 도외시될 수 있다. 둘째, 민
주주의 정치조직체에서 돈의 위력은 대단하다. 돈은 몇몇 개인이 언론을 통제하도록 만들고 바로 앞에
서 언급한 관심의 왜곡을 지탱해준다. 또 오늘날 미국에서 목격할 수 있듯이, 로비와 선거운동 자금
지원을 통해 더 직접적인 역할을 할 수도 있다. 셋째, 최근 시장의 본질에 대한 신자유주의적 환상과
새로운 부의 공정한 분배를 보장하기 위한 환상에 따른 이른바 근사한 운영은 다 잘될 것이라는 이유
를 달아, 노골적인 불평등 가운데 일부를 모호하게 만들거나 그 중요성을 경시했다.
앞에서 언급한 두 번째와 세 번째 동향은 많은 사람이 현재 서구 자유 민주주의의 위기로 설명하는 상
황 전개의 일부 원인이기도 하다. 유럽과 미국에서 우익 포퓰리스트 운동의 등장은 전후(戰後) 기간 내
내 구축하기 위해 노력해온, 미국 공화국과 유럽연합의 핵심 가치를 구현한, 평등민주주의와 열린민주
주의에 대한 심각한 도전이다. 여기에 외국인 혐오 증가, 외부인 의심, 이민에 대한 저항은 점입가경이
며 절박한 난민들조차 저항하고 있다. 이러한 움직임의 결정적 원인은 의심할 여지없이 많은 국가의
일하는 중산층 사이에 널리 퍼진 깨달음이다. 자신들의 생활수준이 계속 하락하고 있다는 깨달음, 전
후 번영 기간 이후 설 자리를 잃었다는 깨달음, 그들과 그들의 자손들조차 양질의 안정된 일자리 부족
으로 사회적 계층 이동이 하향화될 것이라는 깨달음, 다시 말해 그들이 마주하는 세상에서 일자리는
점점 더 부족할 것이고, 임시직과 불안정한 일자리가 점점 더 늘어날 것이라는 깨달음이다.
한편 최근 수십 년간 일어난 변화 메커니즘에 대한 일반 유권자들의 이해력 저하가 미국의 도널드 트
럼프 출마, 프랑스의 국민연합(Front National), 독일의 독일을 위한 대안(AfD)과 같은 포퓰리스트 운동
이 성공하는 데 결정적 역할을 한 것은 분명하다. 불가능한 과거를 회복시킴으로써 “미국을 다시 위대
하게” 만들자거나, 이와 같은 종류의 매우 기이하고 놀라운 호소가 성공한 것을 어떻게 설명할지는 중
요하지 않다. 유권자가 너무 무지해 그와 같이 단순한 해결책을 꿰뚫어 보지 못한다고 생각하든, 유권
자가 사실 그런 호소들이 얼마나 절망적인 해결책인지 알지만 너무 좌절한 나머지 전통적이고 보수적
인 생각을 가진 엘리트들을 충격에 빠뜨리는 몸짓을 하고자 한다고 생각하든 문제가 되지 않는다. 문
제는 일단 유권자가 자기 요구사항과 관심사가 민주적 절차를 통해 효과적으로 진척될 수 없다고 깨달
으면, 이러한 절망적인 수사(修辭)적 슬로건이 유권자를 끌어 모으기 시작한다는 것이다.
어쨌든 우리가 설명하려는 시민과의 단절은 심각한 결과를 초래하므로 시민과의 연결을 회복시켜야 한
다. 그러나 현재 전개되는 여러 정황을 보건대, 우리 민주 사회가 일상적으로 굴러가는 와중에 시민과
의 재연결이 자동적으로 이루어질 가능성은 없다는 것을 알아야 한다. 그러므로 우리는 근로자 계층과
중산층의 요구사항 및 열망을 다시 대의기관과 연결시키기 위해 결단력 있게 행동해야 한다.
사회 저변에서부터 민주주의를 재건하는 것이 이 재연결을 가능하게 하는 하나의 중요한 조치다. 사회
저변에서부터 민주주의를 재건하는 것은 우리가 거쳐야 하는 단계일 뿐만 아니라, 중요한 해결책일 수
있다. 즉 지역주민들이 한마음으로 동시에 그들에게 필요한 프로그램을 명확하게 설명할 수 있고 이
프로그램을 중심으로 연대할 수 있다면, 그들은 국회의원 등 대표자들이(적어도 지역 차원에서) 반드
시 귀를 기울여야 하는 정치세력이 될 수 있고, 지역의 요구사항 및 열망과 민주주의제도 사이에 새롭
고 강력한 연결이 형성될 수 있다. 한편 사회 저변에서부터 민주주의 재건을 달리 설명할 수도 있다.
해나 아렌트(독일 출신의 미국 정치철학자)가 주장한 정치영역(political sphere)의 확대가 바로 그것이
-6-
민주주의 재건
다. 해나 아렌트가 제시한 열린 심의(open deliberation)는 동등한 위치에 있는 시민들이 공동 목표와
행동에 대해 세심하게 생각하고 심도 있게 토의하는 것을 의미한다. 아렌트의 열린 심의 관점에서는
정치영역이 전격적으로 확대되어 국회의원뿐만 아니라 박식하고 정치와 사회 문제에 적극 관여하는 새
로운 시민 그룹도 그 영역 안에 들어올 것이고, 이로 인해 정치행위(the political)가 확장될 것인데, 바
로 이 정치행위를 확장시킬 수 있는 여러 프로젝트를 이 책에서 들여다볼 것이다.
한편 지역공동체 재구축이 어떻게 유익한 영향력을 행사해 정치체제 확장에 기여했는지 질문하기 전에,
출발점에서 다음 사항들을 자세히 살펴봐야 한다. 즉, 러스트벨트, 애팔래치아, 라우지츠 지방과 같은
지역공동체에서는 사회 저변에서부터의 민주주의 재건이 어떤 모습인가? 지역공동체 재구축이 탈산업
화하고 있는 사회의 위험요인에 대처하기 위한 공동체 능력을 어떻게 향상시키는가? 지역공동체 재구
축이 하나의 정치체제로서 민주주의의 부활을 어떻게 더 폭넓게 받쳐주는가?
이미 여러 지역공동체 안에서 이러한 종류의 자기조직화가 일어나고 있다. 그러나 자기조직화가 일어
나는 지역공동체가 훨씬 더 많아져야 하며, 라우지츠 지방이나 러스트벨트와 같은 지역을 설명할 때처
럼 자기조직화가 절실하게 필요하지만 아직 일어나지 않고 있을 때는 어떻게 외부로부터 그 과정을 시
작하고 키워갈 것인가 하는 질문으로 시작해야 한다. 예를 들어 정부는 탄광을 폐쇄할 필요가 있다고
결정 내릴 수 있는데, 이때 지구온난화에 대처해야 하는 급박함으로 내린 폐쇄 조치를 지역공동체가
받아들이도록 납득시키려 할 것이다. 이런 일은 참으로 벅찬 과업이다. 먼저 결정적인 의문을 품고 있
는 지역주민을 찾아내 접촉해야 하는데, 결정적인 의문을 품고 있는 지역 주민이란 석탄은 고용 창출
원으로서 영원할 수 없기 때문에 일자리를 창출할 몇 가지 경제적 대안이 지역에 필요하다는 상황을
인식하는 사람을 의미한다. 둘째, 이러한 주민들이 서로를 찾거나 적어도 서로 접촉해야 한다. 그런 다
음 해결책이 될 수 있는 대안을 찾아내는 힘든 과업을 시작하라. 이 작업에서는 지역공동체의 조언과
통찰력이 필요하다. 외부인들이 그 지역에서 대안이 될 수 있는 경제적 천직에 대해 어느 정도 아이디
어를 낼 수는 있으나, 그러한 대안들이 지역사회에 어느 정도 울림을 주지 않는 한 외부인의 좋은 아
이디어는 걸음을 뗄 수 없다. 왜냐하면 이것은 대안 일자리가 가지는 경제적 전망만의 문제가 아니라,
업무, 생산, 또는 서비스 제공과 관련해 제안된 방향이 그 지역의 기술과 역량, 지역 정체성 면에서 합
당해야 하기 때문이다.
사회 저변에서 공동체를 조직하기 위해서는 무엇이 필요한가? 첫째, 지역에서 실행 가능한 새로운 경
제적 가능성(대안들)과 지역주민들이 이미 가지고 있거나 쉽게 습득할 수 있는 기술과 역량 목록 등
내적ㆍ외적 환경에 관한 실상을 파악해야 한다. 그러나 이것만으로는 충분하지 않다. 둘째, 주민들은
자신들의 요구사항을 말해야 하며, 자신들이 무엇을 열망하며, 모든 것이 가능하다는 가정 하에서 무
엇을 하고 싶은지 스스로 명확하게 알아야 한다. 사실 이 점이 앞에 기술한 첫 번째 사항의 중요한 구
성요소 또는 결정요인이다. 그러나 이러한 사항들을 외부로부터 습득하는 것만으로는 충분하지 않다.
셋째, 이러한 내용들은 해당 주민들과의 대화 속에서 파악되고 사실 여부가 입증되어야 한다.
정치공동체의 재설립 지원
개방형 혁신 프로젝트라고 할 수 있는 몇몇 사례를 살펴보자. 유럽과 미국의 몇 가지 사례는 연구할
가치가 있다. 먼저 랑게네크는 오스트리아의 국경 근처에 위치한 직선 모양의 정착촌으로 1,100명의
-7-
민주주의 재건
인구가 거주한다. 지역 내 삶이 서서히 멈추면서 한때 젊은이들이 일자리를 찾아 랑게네크를 버리고
타지로 떠났으며, 마을 중심가 상점들도 하나둘 문을 닫았다. 이에 시장은 여러 건의 연구 용역을 의
뢰했고, 이는 농촌 이탈을 막고 인구 구조의 변화를 이끌기 위한 몇 가지 전략의 전개로 이어졌다. 그
러나 아무것도 제대로 되는 것이 없는 듯 보였다. 그래서 결국 간단한 방식으로 실험을 시작했다.
먼저 마을의 탈바꿈을 조절하고 통제할 권한을 주민들에게 부여했는데, 여기에는 무작위로 선정된 주
민 15명이 참여했다. 첫 번째 만남에서, 참가자들은 원하는 변화 목록을 작성하는 대신, 랑게네크에서
의 삶의 긍정적인 면에 대해 이야기했다. 가령 제과점 점원들은 여전히 고객의 이름을 불러주고, 동네
에서 일하면 출퇴근이 필요 없어 가족과 더 많은 시간을 보낼 수 있다는 내용 등이었다. 또 참가자들
은 마을에서 삶의 질을 높이는 데 기여한 사람들의 명단을 만들었는데, 200명이 명단에 올랐고 지역
축제에서 이들에게 감사를 표명했다. 참가자 그룹의 규모가 몇 달 새 커지면서 점점 더 많은 사람이
이 지역 탈바꿈 과정에 참여했고, 소규모로 다양한 조정 팀(coordination team)이 만들어졌다. 시장은
이러한 단체에 합류하지 않고, 적극적인 주민들이 이 탈바꿈 과정을 주도적으로 이끌도록 했다.
그 후 20년이 흐르는 동안 많은 일이 일어났다. 시간이 지나면서 지역 계획에 자기조직화가 체계적으
로 자리 잡았고, 이는 구조적 변화를 성공적으로 이끌었다. 지역의 비즈니스는 살아남아 번영을 누렸
는데, 호텔과 함께 상점이 문을 열었고, 어린이집 옆에 카페가 생겼다. 또 사회적 기업과 돌봄 시설이
세워지면서 새 일자리가 만들어졌다. 랑게네크의 인구수도 꾸준히 증가했는데, 주민들은 공유를 삶의
방식으로 받아들여 자동차, 계절별 교통카드, 전기 자전거 공유제를 도입했다. 그리고 많은 태양광 발
전 시스템과 바이오가스 발전소를 세우면서 에너지 자급자족 또한 선도했고, 2010년에는 유럽마을재생
상을 받았다. 랑게네크는 유일한 사례가 아니다. 지역과 지방 차원에서 비슷한 사례가 많다.
또 다른 예로, 여전히 진화하는 과정에 있지만 이미 상당 부분 변화와 발전이 진척된 미국의 한 지역
공동체로 시선을 돌려보자. 바로 위스콘신주의 사우스우드카운티(SWC)다. 사우스우드카운티는 한 세
기 이상 지역 경제의 대들보 역할을 해온 대형 제지공장들의 규모가 2000년 이후 축소되기 시작하면
서 위기를 맞았고, 2005년에 이르러서는 지역 내 고용의 40% 가까운 일자리가 사라졌다. 연이어 최대
규모의 지역 소유 제지공장이 한 다국적 기업에 매각되면서 생산량이 더욱 감소했다.
사람들은 제조업에서 새로운 일자리를 찾았으나 제조업 일자리는 거의 없었고, 통상적으로 구할 수 있
는 일자리에서는 대다수 지역주민이 가진 것과 다른 기술이 필요했다. 결국 이곳 사우스우드카운티의
상황을 개선하고자 인커리지지역재단이 발을 들여놓았다. 인커리지는 지역 기반 개발에서 참여형 접근
방식 모델을 만드는 것을 사명으로 하는 지역공동체재단인데, 이 재단은 최고, 최상의 지속 가능한 해
결책이란 공동체 구성원들이 함께 모여 공동의 해결책을 정교하게 만드는 것이라고 믿었다. 그런데 이
러한 해결책이 나오려면 주민들 사이에 새로운 의사소통 통로가 형성되어야 했다. 이곳 주민들은 지역
뉴스의 주된 매체로 수십 년간 《데일리 트리뷴》과 지역 라디오 방송에 의존해왔는데, 《데일리 트리
뷴》은 원래 유료 구독자 수가 1만 4,000명이었으나, 2000년 이후 새 발행인이 신문사를 인수하면서
지역 뉴스를 점차 한 쪽 분량으로 축소했다. 또 가장 가까운 TV 채널은 우드카운티 소식을 거의 다루
지 않았다. 어떻게 하면 주민들 간에 더 많은 소통이 이루어질 수 있을까?
인커리지는 해결책으로 온라인 소통을 염두에 두었으나, 저소득층은 가구의 3분의 1이 인터넷을 사용
하지 않는 것으로 드러났다. 인커리지는 공동체 참여를 독려하기 위해 어떤 방식으로든 현장 더 가까
-8-
민주주의 재건
이에서 시작할 필요가 있었다. 그래서 재단은 주민 80명 이상이 참여하는 포커스 그룹을 조직했고, 포
커스 그룹은 지역 자원봉사자가 ‘테크 데이(tech days)’를 홍보하는 등 지역 정보 관련 난제를 해결하
기 위한 조치를 개발하도록 도왔다. 그리고 이 주민 자원봉사자는 추후 지역 내 컴퓨터 학급 수요 정
보를 수입했고, 이어 컴퓨터 학급을 만들기 위해 도서관 리더들과 재단과 함께 일했다.
인커리지의 사우스우드카운티 활동을 내용으로 하는 2013년 사례 연구에서 재단의 한 직원은 “사람들
이 나약한(그들의 아이디어가 상황을 개선할 수 있다고 믿지 않는) 모습에서 강력한(나의 아이디어로
상황을 개선할 수 있고 더 많이 배우고 싶다는) 모습으로 바뀌는 것을 보았다”고 회상했다. 이러한 방
식으로, 주민들이 새로이 갖게 된 자신감을 이용해 그 하나하나의 혈관들이 더없이 빠른 속도로 증식
하면서, 소통이 아주 잘되는 사회가 저변에서 구축될 수 있다. 소규모일지라도 포커스 그룹과 같은 의
사소통 육성책은 그러한 공동체가 더 커진다는 의미 있는 결과를 낳을 수 있다. 이 ‘플라이휠 효과
(flywheel effect, 처음에 추진력이 가해져 가속도가 붙으면 알아서 돌아가는 선순환의 원리)’는 적은 양
이지만 표적에 직접 에너지를 투자하면 탄력을 받아 더 광범위한 변화가 일어날 때 나타난다.
그리고 또 긴급한 사안인 인력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 인커리지재단은 워크포스센트럴(Workforce
Central) 조성에 적극적으로 투자했다. 워크포스센트럴은 워크포스솔루션스(Workforce Solutions) 사이
트와 여러 부문의 인력 교육 사업을 지원하는 국영 펀드로, 사우스우드카운티의 사업체와 근로자들을
도왔다. 이런 식으로, 재단은 지역을 변화시키는 일에서 의도적으로 정보 지도를 그리고 정보를 이용
하기 시작했다. 그 결과 위스콘신래피즈시의 동의하에 지역 내 기술전문대학 교육생들의 교통비 감액
과 같은 간단한 해결책이 나오고, 지역 일자리에 맞는 특정 교육에 대한 신규 공유형 교과과정 도입과
같이 좀 더 복합적인 협업이 시행되었다.
중요한 점은 정보 수집과 공유 과정이 지역의 주민적 관여 규범에 긍정적인 영향을 미쳤다는 것이다.
4,100명 이상의 주민이 2012년 공동체 조사에 응했고, 응답자의 59%가 미래 공동체 계획을 발전시키
기 위한 토론에 관심 있다고 답했다. 조사에서의 이 압도적인 응답률은 사우스우드카운티 주민 상당수
가 광범위한 공동체 과정에 기여할 준비가 되었다고 생각한다는 것을 보여준다.
현재 알려진 바에 의하면, 3년간 사우스우드카운티에서 2,000명 이상의 주민이 ‘트리뷴 사업(Tribune
process)’에 참여했는데, 인커리지는 주민을 공동체 조직자(organizer)로 교육시켜 주민들 간의 의사소
통을 촉진했고, 건축설계회사 콘코디아(Concordia)를 고용해 공동체의 의사결정과 기획을 지도하도록
했다. 모든 주민에게 개방된 상태로, 기획 과정 자체를 트리뷴 부지와 가까운 노인서비스센터에서 진
행했는데, 광범위한 참여를 이끌기 위해 아이 돌봄 서비스와 음식을 제공하고, 저녁 시간 또는 주민들
이 편하게 올 수 있는 시간에 모임을 개최했다. 이처럼 기획 과정의 지속과 성공을 위해서는 주의를
기울여 주민들의 요구사항과 선호사항을 살피는 것이 중요하다.
한편 많은 응답자가 이 사업에 참여함으로써 다른 주민을 처음 만났고, 새롭거나 알지 못했던 정보를
공유했다고 밝혔다. 또 반 이상의 응답자는 더 많은 지역 정보를 들었거나 접했고. 또는 공동체 안에
서 서로 연결이 강화되었거나 새 친구를 만들었다고 말했으며, 주민들은 참여함으로써 공동체를 더욱
살기 좋은 장소로 만들기 위해 자기 몫을 다해야 한다는 책임의식이 더 강화되었다고 밝혔다. 주민들
은 또한 그들 공동체의 미래를 더욱 낙관적으로 보며 참여한 결과 공동체 안에서 자부심이 커졌다고
말했는데, 이것은 사우스우드카운티의 미래에 장기적으로 영향을 미칠 청신호로 작용할 것이다.
-9-
민주주의 재건
지금까지 논의한 프로젝트는 시민들이 주도권을 갖고 착수한 것이며, 정부가 시작한 것이 아니다. 모
두 지역공동체 차원에서 자기조직화한 사례다. 그러나 정부는 지역 차원에서뿐만 아니라, 주 혹은 연
방 차원에서도 특정 문제에 대해 시민과 협의를 시작할 수 있다. 지난 수십 년간 많은 민주적 혁신이
학계 토론의 장과 정치계에서 나왔고, 실제로 시민위원회(Citizen Councils), 시민의회(Citizen’s
Assemblies), 심의여론조사(deliberative polls), 시민 참여형 예산(participatory budgeting)과 같이 시험
적으로 시행된 예도 많은데, 이러한 정부 주도형 프로젝트는 공통적으로 참여 유형이 대화를 기반으로
하며, 이 협의식 참여는 더 전통적인 대의민주주의 과정과 함께 하며 그 과정에 영향을 미친다.
여기에 제안된 협의적 접근법은 시민들의 근본적 신념과 시민들이 갈등을 빚는 지점을 알아주고, 동시
에 공공의 이익을 위해 조정할 수 있는 제도화된 참여 영역을 만들 것인데, 이 영역은 우리 공동의 미
래를 우리가 어떻게 만들 것인가에 관한 것이어야 하며, 그 안에 모호한 약속이 들어설 자리는 없다.
따라서 민주 정부의 입법부와 행정부는 시민 참여자들이 협의를 통해 이끌어낸 결과물들을 정치 과정
에서 고려할지 여부와 어떤 결과물까지 반영할지에 대해 의견을 밝혀야 한다. 이것은 시민들의 협의
과정이 선출직 대표자들의 의사결정권과 똑같은 힘을 가져야 한다는 의미가 아니다.
여기서 우리의 판단 기준은 해나 아렌트의 정치영역 개념이다. 이것은 정치인의 활동 또는 정부나 행
정의 사회적 시스템과 대조적으로 공공의 공간에서 일어나는 공동 활동의 중요성을 강조하며, 또한 일
상적인 인간관계를 뛰어넘어 공동심의 과정을 거치면서 경험하는 커뮤니케이션을 통해 알 수 있는 정
치적 합리성을 강조한다. 우리는 이런 이상적이고 지속적으로 펼쳐지는 정치적 삶의 차원을 유지함으
로써, 시민으로서 우리의 역할이 민주적 자기결정을 위한 공유 공간을 만드는 것임을 깨닫게 된다.
민주주의 부활에 공헌
지금까지 여러 대륙에서 시행된 다소 다양한 프로젝트에 대해 설명했는데, 이 설명을 관통하고 있는
이야기들을 통합하는 것이 유익할 것이다. 이러한 진취적 프로젝트들은 그 운영 스타일과 양식이 다르
다 할지라도 2가지 기본 목표가 프로젝트를 생동감 있게 만드는데, 그것은 첫째, 시민들의 중요한 요
구사항을 충족하는 새롭고 결실을 맺을 수 있는 정책이나 프로그램을 분명하게 밝히는 것, 둘째, 이러
한 정책들을 중심으로 헌신적으로 책무를 다하고 화합하며 결속력을 다지는 것이다.
우리가 앞에서 논의했던, 사회 저변에서 자기조직화하는 프로젝트들은 함께 이러한 목표를 발전시키며
나아간다. 반면에 우리가 주시하는 몇몇 협의 방식은 공동 목표 달성을 위해 지원을 이끌어내는 것보
다 새로운 해결책을 정의하는 데 더 효과적이다. 한편 후자에 해당하는 프로젝트는 자발적 참여자보다
지역 인구를 더 잘 대표할 표본을 확보하며, 초기에는 기존의 엘리트들을 끌어들이는 경향이 있다. 어
쨌든 다루기 어려운 문제에 대한 잘 빚어진 해결책은 지원을 이끌어낼 것이다. 여러 프로젝트가 각기
다르기 때문에, 확실하게 공통적인 상황들에 주목해야 한다. 일반적으로 프로젝트는 정부기관이나 비
영리재단과 같은 외부로부터 아이디어든 지식이든 금전적 지원이든 두 종류의 도움이 필요하다. 첫 번
째 유형의 도움은 프로젝트를 시작할 수 있도록 해주는 지원이다. 예를 들면 미래위원회 설립과 그 구
성원 선정을 감독하는 정부 혹은 위스콘신의 인커리지 재단이나 같은 비영리재단의 도움이다. 이들은
대부분 상당한 자금을 지원하는데, 공동체가 자금을 댈 능력이 안 되거나 (시작 당시) 자금 대는 것을
내키지 않아 할 정도의 거액을 지원한다. 이러한 자금 조달은 상당 기간 지속되어야 한다. 두 번째 유
- 10 -
민주주의 재건
형의 도움은 여러 종류의 전문성 지원이다. 과학적 지식, 경제적 맥락 이해, 조직화의 함정 인식 등과
관련한 전문성이다. 그러나 그와 같은 전문성은 고위층으로부터 전달될 수 없고, ‘우리는 알지만 너희
는 무지하다’라는 태도에서도 전달될 수 없다. 특히 지금처럼 엘리트층을 향해 의심과 적대감을 품는
분위기에서는 더욱 그렇다. 이러한 요인을 고려하지 않으면 프로젝트 전체를 망치고 실패 선고를 내릴
수도 있다. 이 두 번째 도움은 일반 시민들의 엘리트를 향한 의구심을 이해하고, 실질적인 목소리를
찾고 있는 주민과 공동체가 신뢰하는 숙련된 조력자들에 의해서만 조율될 수 있는데, 이들 조력자의
역할은 민주주의를 근본적으로 재건하는 데 지극히 중요하다.
그렇다면 대의민주주의에서 어떻게 신뢰를 회복해야 하는가? 우리의 민주주의에서 다른 발전들을 살
펴봐야 한다. 특히 정부에 확실한 조치를 시행하도록 요구하기 위해, 선동할 수 있고 선거운동을 주도
할 수 있으며 대규모로 데모를 조직할 수 있는 시민운동을 눈여겨봐야 한다. 최근 몇 년간 있었던 사
례로는, 다양한 점거운동[2011년 뉴욕 월가에서 진행된 ‘월가를 점령하라(Occupy Wall Street)’를 시작
으로 세계 여러 도시의 특정 장소 앞에서 시민들이 시위를 하며 사회경제적 불평등에 반기를 들고 사
회경제적 정의 실현을 요구한 운동], 스페인의 시위 ‘분노한 사람들(2011년부터 2013년까지 이어진,
정부의 긴축정책에 반기를 들고 항의, 데모, 점령으로 전개된 시민운동), 미국 내 총기 소유 합법화에
대한 변화를 요구하는 학생들의 최근 움직임을 들 수 있다. 이러한 운동은 강력하지만 대의제도, 정당,
국회의원, 정부와의 조정 부족으로 인해 목표한 변화를 가져오지 못하는 경우가 많다. 이처럼 시위대
의 조정 능력이 부족한 것은 시위 참여자들이 정치인들을 경멸하는 데서 비롯된다. 시위 참가자들은
정치인들이 자기지지 기반의 시위에 따라 움직이는 집단이라고 여긴다. 그 결과, 2008년과 같이 경제
전반을 급속도로 악화시킨 은행의 파워에 제동을 걸려고 했던 점거운동 등이 내건 가치 있는 목표 달
성이 좌절되면서 모든 사람이 불이익을 감수해야 했다.
정당과 시민운동 양편 모두 행동을 적절하게 조절해야 한다. 그렇지 않으면 둘 다 일의 진행 과정에서
영향력을 상실하는 위험에 처하게 된다. 실제로, 초창기 정당들이 풍부한 소속 정당원들과 더불어 노
동조합, 협동조합과의 연계를 통해 대중의 정서를 법안으로 연결시키면서 대부분 성취를 이룬 것을 지
금은 정당과 시민운동이 동맹을 맺어 되살려야 한다. 중요한 변화를 이루기 위해 필요한 이런 시너지
는 예전의 사회민주주의 정당들과 함께했던 것처럼 제도적 체제만으로는 더 이상 얻을 수 없으며, 각
자 새로운 곤경 상황에서 구체적인 활동을 통해 새롭게 다시 창조해야 한다.
그렇다면 이러한 상황이 우리가 논의해오고 있는 사회 저변에서의 민주주의 방식과 어떤 점에서 관련
있는가? 변화를 위한 지역의 솔선하는 시도가 더 광범위한 운동들과 협력해 움직이면, 중요한 변화가
일어 시민운동이 성공할 수 있다는 점은 확실하다. 그들에게 필요한 것이 분명하면 변화를 위한 더 큰
운동을 강력하게 이끌 수 있으며, 동시에 그들의 목표가 더 명백해지고 더 잘 알려지기 때문이다. 그
들은 참여자들을 모집해 그들의 요구사항에 대한 추가적 근거와 주장을 피력할 수 있는데, 이때 그들
은 고도의 지식과 기술의 도움을 받아 확실한 개혁을 이루도록, 옹호 활동에 참여하는 기관들과 함께
협력할 수 있고 협력해야 한다. 세 종류의 활동, 즉 정당, 사회운동, 고도로 정보화되고 헌신적인 지역
공동체 및 옹호기관이 잘 부합될 경우 생성되는 시너지를 상상해보라.
- 11 -
민주주의 재건
'책,영화,리뷰,' 카테고리의 다른 글
부의 설계 (0) | 2022.03.06 |
---|---|
배낭 속 예술여행 (0) | 2022.03.06 |
묵자, 노동이 존중받는 사회를 꿈꾸다 (0) | 2022.03.06 |
다이어트의 역사 (0) | 2022.03.06 |
누가 내꿈을 훔쳐 갔을까? (0) | 2022.03.05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