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 책은 2021년의 소비트렌드를 되짚어보고, 서울대 소비트렌드분석센터가 제시하는 10대 트렌드 키
워드를 통해 임인년(壬寅年, 검은 호랑이 해)인 2022년 한국 소비문화의 흐름을 예상하는데, 저자들은
키워드를 ‘위드 코로나’ 내지 ‘포스트 코로나’가 시작되는 새로운 기점에서 2022년이 호랑이가 될 것인
지, 고양이가 될 것인지의 기로에 섰다는 것을 뜻으로, 두운을 따, ‘TIGER OR CAT’로 명명한다.
트렌드 코리아 202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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트렌드 코리아 2022
▣ Short Summary
우리는 2년이 넘는 코로나 팬데믹 속에서도 삶을 이어왔고 고통과 절망 속에서도 미래에 대한 희망의
끈을 놓지 않았다. 그리고 이제 검은 호랑이의 해인 2022년을 맞이했고, 큰 갈림길에 놓여 있다. ‘기업
보다 진화의 속도가 더 빠른 소비자들의 니즈를 어떻게 맞출 것인가?
이 책은 서울대 소비트렌드분석센터가 제시하는 10대 트렌드 키워드를 통해 임인년(壬寅年, 검은 호랑
이 해)인 2022년 한국 소비문화의 흐름을 예상한다. 저자들은 키워드를 ‘포스트 코로나’가 시작되는
새로운 기점에서 2022년이 호랑이가 될 것인지, 고양이가 될 것인지의 기로에 섰다는 것을 뜻으로, 두
운을 따, ‘TIGER OR CAT’로 명명한다. ‘TIGER OR CAT’로 명명된 10대 트렌드 키워드는 다음과 같다.
나노사회(Transition into a ‘Nano Society’), 머니러시(Incoming! Money Rush), 득템력(Gotcha Power),
러스틱 라이프(Escaping the Concrete Jungle - ‘Rustic Life’), 헬시플레저(Revelers in Health - ‘Healthy
Pleasure’), 엑스틴 이즈 백(Opening the X-Files on the ‘X-teen’ Generation), 바른생활 루틴이
(Routinize Yourself), 실재감테크(Connecting Together through Extended Presence), 라이크커머스
(Actualizing Consumer Power - ‘Like Commerce’), 내러티브 자본(Tell Me Your Narrative 내러티브 자
본)
▣ 차례
서문
2022년 10대 소비트렌드 키워드
1 2021 대한민국
반전의 서막
일상력의 회복
나를 찾아가는 시간
혁신하기 가장 좋은 때
부쩍 다가온 신시장
<트렌드 코리아> 선정 2021년 대한민국 10대 트렌드 상품
2 2022 트렌드
Transition into a ‘Nano Society’ 나노사회
Incoming! Money Rush 머니러시
‘Gotcha Power’ 득템력
Escaping the Concrete Jungle - ‘Rustic Life’ 러스틱 라이프
Revelers in Health - ‘Healthy Pleasure’ 헬시플레저
Opening the X-Files on the ‘X-teen’ Generation 엑스틴 이즈 백
Routinize Yourself 바른생활 루틴이
Connecting Together through Extended Presence 실재감테크
Actualizing Consumer Power - ‘Like Commerce’ 라이크커머스
Tell Me Your Narrative 내러티브 자본
주 / 부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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트렌드 코리아 2022
트렌드 코리아 2022
김난도 외 지음
서문 - TIGER OR CAT 반전의 시작을 알리는 새로운 원년을 맞으며
변화가 거듭될 검은 호랑이의 해
2022년은 임인년(壬寅年) 검은 호랑이 해다. 호랑이가 우리 민족과 가까운 동물이어서 그런지, 호랑이
가 언급되는 속담이나 격언이 무척 많다. 그중 개인적으로 가장 좋아하는 구절은 ‘응립여수 호행사병
(鷹立如睡 虎行似病)’이란 말이다. “매는 조는 듯이 앉아 있고, 호랑이는 병든 듯 걷는다”는 뜻인데, 사
냥감들이 경계심을 풀 수 있도록 평소에는 힘을 뺀다는 뜻이다. 물론 기회가 오면 날쌔게 표변(豹變)하
여 먹이를 낚아챈다. 2022년이 비록 코로나19 팬데믹의 여파로 병든 듯 다소 느릿느릿 걷더라도, 호기
가 오면 호랑이처럼 그 기회를 재빠르게 움켜쥘 수 있기를 희망한다.
2022년 10대 트렌드의 흐름
금년에도 띠 동물을 활용해 영문 10글자로 올해 트렌드의 두운을 맞춰 ‘TIGER OR CAT’으로 타이틀 키
워드를 정했다. 이는 소위 ‘위드 코로나’ 내지 ‘포스트 코로나’가 시작되는 새로운 기점에서 “호랑이가
될 것인가, 고양이가 될 것인가”의 기로에 섰다는 것을 표현한다. 지난 2년에 걸친 COVID-19 바이러
스의 창궐은 트렌드 변화의 속도를 가속화했고, 위기와 기회를 동시에 불러왔다. 만약 이 변화에 대응
하지 못하면 호랑이는커녕 고양이로 전락할 것이다. 그만큼 중요한 시기다. 혁신이 절실하다. 흐름 전
체를 개괄하면 다음과 같다.
TIGER OR CAT으로 정리된 2022년 10대 트렌드의 벼리가 되는 키워드는 ‘나노사회’다. 산업화 이후
지속적으로 개인화되는 메가트렌드에 팬데믹으로 인한 사회적 거리두기가 한국 사회의 원자화에 결정
타를 날렸다. 직장도, 모임도, 심지어 가족도 결속력을 현저하게 잃어가는 가운데, 마스크로 얼굴을 가
린 개개인은 홀로 살아남아야 한다는 과제를 오롯이 혼자 짊어지게 됐다. 그래서 필연적으로 귀결하는
결론이 “돈을 더 벌어야 한다”는 절박함이다. 금광을 향해 서부로 달려가던 골드러시 시대처럼 좀 더
다양하고 커다란 수입의 ‘파이프라인’을 좇는 ‘머니러시’의 연대기를 쓰게 됐다.
그런데 한정된 자원과 시간으로 더 많은 벌이를 만들려면 자기 관리에 철저해야 한다. 이제 ‘자기주도’
는 학생들만의 문제가 아니다. 개인적 시간이 늘어난 가운데, 그 여유 시간을 어떻게 관리할 것인가는
포스트 코로나 시대를 살아야 하는 현대인에게 피할 수 없는 과제가 됐다. 스스로 루틴을 만들어 철저
하게 자기 관리하는 ‘루틴이’의 시대가 펼쳐지고 있는 것이다. 건강관리도 마찬가지다. 건강을 잃으면
모든 것을 잃는 것이다. 돈이든 루틴이든 건강 없이는 불가능하다. 예전엔 건강관리가 중장년층의 문
제였다면, 이제는 젊은 사람도 적극적으로 몸을 챙긴다. 최근의 건강관리가 즐겁고 편하고 실천 가능
하게 이뤄진다는 점을 강조해 ‘헬시플레저’라고 이름 붙였다.
사실 나노사회를 살며 머니러시를 추구한다는 것은 아무리 루틴과 건강을 챙긴다고 해도 피곤한 일이
아닐 수 없다. 차츰 재택근무ㆍ원격학습의 기회가 늘어나면서, 꼭 비싸고 복잡한 도시에 살아야 하는
가 하는 당위에 의문을 제기하게 된다. 완전히 떠날 수 없다면 일주일에 하루 이틀이라도 시골의 정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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트렌드 코리아 2022
를 느껴보고 싶은 ‘러스틱 라이프’에 관심을 갖게 된 이유다. 한편 현대사회에서 트렌드를 움직이는 동
력의 2축은 기술 진보와 소비자의 가치관 변화다. 기술의 진보는 필요를 창출하고, 늘어나는 수요는
다시 기술을 촉진한다. 팬데믹 상황에서 중요한 기술은 시공간의 물리적 한계를 극복하고 완전한 실재
감을 느낄 수 있게 만드는 기술, ‘실재감테크’다. 나아가 소비자지향적인 소통 기술이 진화하면서, 산업
에서 차지하는 소비자의 역할과 위상도 한층 높아지고 있다. 소비자 개인이 독자적으로 상품의 기획ㆍ
제작ㆍ판매를 아우르는 새로운 유통의 가치사슬을 만들어내고 있는 것이다. 동료 소비자 상호 간의
‘좋아요’를 기반으로 한 경제의 등장이라는 측면에서 이를 ‘라이크커머스’라고 부르고자 한다.
참고로 소비자들의 가치관은 늘 변한다. 그리고 소비의 가장 중요한 심리적 동인 중 하나가 과시라고
할 수 있는데, 예전에는 비싼 브랜드의 구매로 자기 지위를 드러내고자 했다면, 이제 정보가 풍부해지
고 사치가 민주화된 현대사회에서는 돈이 있어도 쉽게 구할 수 없는 아이템을 획득할 수 있는 ‘득템력’
이 그 자리를 차지하고 있다. 한편 최근 MZ세대라고 일컬어지는 젊은 소비자가 화두이긴 하지만, 시
장에서 그들보다 훨씬 더 큰 영향력과 양적ㆍ질적 변화를 보이는 세대는 바로 40대, X세대다. 이전 세
대와 달리 경제적으로 풍요한 10대(teenage)를 보냈고, 10대인 자녀와 교감하고 소통할 수 있는 새로
운 부모 세대라는 의미에서 이들을 ‘엑스틴(X-teen)’이라고 명명한다.
이런 트렌드 변화 속에서 반전의 시작이 될 2022년을 준비해야 하는 우리가 가장 필요로 하는 역량은
무엇일까? 자신만의 서사, 즉 내러티브를 들려줄 수 있는 힘이 가장 중요한 자본력이 될 것이다. 한
치 앞을 내다보기 어려운 변혁의 시대에 꿈이 경제를 만들어가는 동력이 되고 있는데, 이 꿈을 설득력
있게 전달할 수 있는 ‘내러티브 자본’이 그 어느 때보다도 중요해진 것이다. 지금까지 언급한 2022년
10대 소비트렌드 중 몇몇 트렌드를 보다 자세히 살펴보자.
2022 트렌드
Transition into a ‘Nano Society’ : 나노사회
『트렌드 코리아 2022』에서는 한국 사회가 극도로 미세한 단위로 분화되고 있다는 의미에서 ‘나노사
회(Nano Society)’라고 명명하는데, 나노(nano)는 10억 분의 1을 뜻하는 접두사로, 보통 원자나 분자
단위를 측정할 때 쓰는 단위다. 이는 사회가 공동체적 유대를 유지하지 못하고 유기체의 기본단위인
분자 혹은 원자, 즉 한 사람 한 사람으로 쪼개졌다는 의미를 내포하고 있다. 사회의 원자화 현상이 어
제오늘의 일은 아니다. <트렌드 코리아> 시리즈에서도 ‘각자도생(2017)’, ‘나나랜드(2019)’ 등의 키워드
를 통해 사회의 개인화 현상에 대한 담론을 계속 이어갔다. 2022년의 트렌드로 ‘나노’라는 이름의 더
강력한 표현을 사용해 이 현상을 다시 정의하는 이유는, 그 트렌드가 매우 강력해졌을 뿐만 아니라,
다른 트렌드 변화를 추동하는 중요한 동인이 되고 있기 때문이다.
나노사회의 세 모습: 개인이 모래알처럼 파편화된 사회가 됐다는 것은 구체적으로 어떤 모습으로 나타
날까? 나노사회의 현대인들은 조각조각 흩어졌다가 비슷한 끼리끼리 재집결한 후, 서로 메아리치며 자
기 목소리를 높이는 특징을 지닌다. 이러한 변화를 각각 모래알, 해시태그, 반향실(反響室)에 비유해
설명하면 다음과 같다. ① 모래알(조각조각 흩어지다) - 모래알처럼 흩어지고 있는 현상은 생활의 기본
단위인 가족 구성에서 가장 먼저 확인할 수 있다. 통계청이 발표한 2020년 1인 가구의 수는 664만
3,354가구로 전체 가구의 31.7%를 차지한다. 가족 공동체가 지닌 결속력이 약해지고, 가정이 수행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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트렌드 코리아 2022
던 역할은 외주화되면서 구성원 각자가 홀로 살아가는 개체가 됐다. 오순도순 함께 먹던 집밥의 자리
는 편의점 음식과 간편식으로 대체되고, 집안의 대소사는 물론 사소한 집안일까지도 스마트폰으로 간
단히 해결된다. 가장 작은 사회인 가족공동체가 흩어지면서 개인화 현상도 더욱 심화되고 있다.
② 해시태그(끼리끼리 관계 맺다) - 아무리 고독을 사랑한다고 해도, 코로나19와 같은 전염병이 가로
막아도, 결국 사람들은 서로가 연결되기를 원한다. 문제는 ‘어떻게’ 연결하느냐 인데, 사회적 거리두기
라는 제약 아래에서 사람들은 선택하고 집중하며 관계를 이어간다. ‘자만추(자연스러운 만남 추구)’가
어려워진 코로나19 사태 이후 젊은이들 사이에서 결혼 정보 업체나 소개팅 앱 등을 활용한 ‘인만추(인
위적인 만남 추구)’가 유행했는데, 이러한 현상도 같은 맥락에서 이해할 수 있다. 만남의 방식도 예전
과 다르다. 개인적 욕구가 공동체의 결속력보다 중요해진 세상에서는 집단적 정체성보다 ‘오이를 싫어
하는 사람들의 모임’과 같은 개인적 취향이 더욱 중시된다.
③ 반향실(내 편끼리 공명하다) - 취향으로 뭉친 집단에서는 서로 선호하는 정보만을 주고받기 때문에
자기 확증적 성향이 강조되기 쉽다. 유튜브ㆍ페이스북ㆍ트위터ㆍ틱톡 등은 막강한 ‘추천 기능’을 기반
으로 사람들이 선호하는 성향을 반영함으로써 ‘봐야 할 이야기’가 아닌 ‘보고 싶은 이야기’만 더 집중적
으로 접하도록 설계되어 있다. 우리에게 ‘전달되던’ 정보의 방향이 우리가 ‘선택하는’ 정보만 살아남는
방향으로 전환된 것이다. 따라서 자신과 견해가 같은 사람들과‘만’ 소통하고 반대되는 목소리는 만나지
못하게 된다. 결국 같은 의견의 메아리 속에서 사람들은 자신의 생각이 ‘옳고’ 주변 사람들도 다 ‘같은’
생각을 하고 있다고 믿게 되는데, 이를 반향실 혹은 에코 체임버 효과라고 한다. 에코 체임버 효과는
양자택일의 상황에 놓인 정치 영역에서 더욱 극심하게 일어난다.
나노사회, 트렌드 변화의 근인: 이러한 나노사회 트렌드는 사회변화의 중심이 되는 근본 원인으로 ‘러
스틱 라이프’, ‘머니러시’, ‘라이크커머스’, ‘루틴이’, ‘헬시플레저’ 등의 트렌드에도 영향을 미치고 있다.
보다 큰 흐름에서 나노사회가 시장 트렌드에 미치는 파급효과로 ‘트렌드 미세화’, ‘노동의 파편화’, ‘산
업의 세분화’를 꼽을 수 있는데, 보다 자세히 살펴보면 다음과 같다.
① 트렌드의 미세화 - 임영웅의 팬클럽 ‘영웅시대’의 팬들은 BTS의 노래를 몇 곡이나 알고 있을까?
반대로 BTS의 글로벌 팬클럽 ‘아미’의 열성 멤버들은 임영웅의 노래를 몇 곡이나 따라 부를 수 있을
까? 아마도 많지 않을 것이다. 이것은 과거 HOT와 나훈아가 공존하던 시기와는 사뭇 다르다. 이전에
도 세대의 차이는 존재했지만, ‘금주의 가요톱텐’에 든 노래의 제목 정도는 서로 알고 있었다. 그러나
오늘날 각 세대는 그들이 좋아하는 가수 외에는 아무리 유명해도 노래 제목 하나 알지 못한다.
② 노동의 파편화 - 공동체의 역할이 사회에서 가족으로, 가족에서 개인으로 좁혀질수록 개인들의 생
존 전략은 더 치열해진다. 유튜브에는 각종 투자 전문 채널들이 등장하고, N잡러로 살아가는 법에 대
한 팁을 공유해주고 있다. 이는 ‘머니러시’ 트렌드로도 이어져 수입을 다각화하려는 전략이 개인의 생
존과 맞닿아 있음을 확인할 수 있다. 반대로 이러한 트렌드에 지친 사람들은 한적한 시골을 찾는 ‘러스
틱 라이프’를 추구하기도 한다. 나노사회를 살아가는 현대인들에게 직장 역시 고정된 무대가 아니라
일시적으로 모였다가 흩어지는 공간으로 변하고 있다. 2020년 한국 노동자의 평균 근속 연수는 6.8년
으로 OECD 회원국 중 가장 짧은 편에 속한다. 평생직장이 사라진 시대의 불안감은 자신의 노동력에
만 의지하는 프리랜서 직업군을 낳았다. 플랫폼 노동자라고도 불리는 긱 워커가 바로 그들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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③ 산업의 세분화 - 사회의 공동체가 약화되면서, 특히 가정이 분해되면서 이를 뒷받침하기 위한 사회
인프라와 유통업 등의 구조 변화가 빠른 속도로 진행되고 있다. 편의점의 성장이 대표적이다. 그리고
현대인을 더욱더 원자화시킨 서비스로 배달을 꼽을 수 있다. 예전엔 점심시간이면 함께 식사할 사람을
찾곤 했지만 1인분 배달 서비스가 보편화되면서 이제 더 이상 밥친구가 필요 없는 사회가 됐다. 나아
가 쿠팡과 마켓컬리가 선보인 초특급 단기간 배송은 소비자들이 물건을 나가서 사는 것보다 온라인에
서 구매하는 것이 더 편하다는 확신을 주는 계기가 됐다.
전망 및 시사점 - 파편화된 개인 간의 ‘공감력’ 증대가 급선무: 나노사회는 거부할 수 없는 도도한 흐
름이자 필연적인 결과이지, 옳고 그름의 문제는 아닌 것이다. 중요한 것은 우리 사회가 나노사회로 나
아가고 있음을 정확하게 인지하고, 그로 인해 나타나는 변화를 분명히 이해함으로써 적절하게 대응하
는 것이다. 그렇다면 ‘나노사회 블루(우울함)’ 속에서 우리는 무엇을 해야 하는가?
가장 선행돼야 할 것은 ‘공감력’을 기르는 일이다. 내가 알지 못하고 이해할 수 없는 집단에 대해 무조
건 그르다고 단정해서는 안 된다. ‘다른’ 것이지 ‘틀린’ 것이 아니다. 자신과 다른 사고를 하는 세대에게
“우리 때는 그렇지 않았다”는 잣대를 들이미는 건 곤란하다. 또한 젊은 세대 역시 위 세대의 걱정을
무조건 ‘라떼(“나 때는 말이야”라는 표현을 비꼬는 말)’라고 치부해서는 곤란하다.
그 다음은 ‘우연한 발견(serendipity)’의 재미를 깨닫는 것이다. AI와 빅데이터를 동원한 막강한 추천 기
능은 우리를 알고리즘의 반향실 안에 가두는 경향이 있다. 우리가 자신도 몰랐던 새로운 선호를 발견
하기 위해서는 인위적으로라도 자기 취향을 무작위로 섞을 필요가 있다. 예로 뉴스를 포털이나 유튜브
같은 곳에서만 접하면 계속 비슷한 성향의 기사만을 읽게 되는데, 틈틈이 신문이나 방송처럼 편집자가
골라주는 뉴스를, 그것도 다양한 매체를 통해 골고루 접할 수 있다면 좀 더 균형 잡힌 시각을 가질 수
있다. 파편화된 나노집단 속에서 나노취향이 계속 세분화된디고 할지라도, 그 작은 선호들은 다양하게
섞여야 할 필요가 있다. 결국은 우리 사회가 추구해야 하는 건 휴머니즘이다. 내가 속한 작은 집단의
관점에서 사고하는 것이 아니라, 좀 더 넓고 큰 단위로 사고하는 것이 필요하다.
Incoming! Money Rush : 머니러시
미국 서부에서 금광이 발견되자 사람들이 몰려들었던 ‘골드러시(Gold Rush)’에 빗대어, 수입을 다변화
ㆍ극대화하고자 하는 노력을 ‘머니러시(Money Rush)’라고 부르고자 한다. 머니러시는 ‘자본주의 키즈’
의 흐름을 잇는 키워드다. 자본주의 키즈가 주로 ‘플렉스(flex)’로 일컬어지는 소비에 큰 관심을 두었다
면, 돈이 절실하게 필요한 사람들의 머니러시는 주로 ‘파이프라인’이라고 불리우는 수입원 다각화에 초
점을 맞춘다.
수입의 파이프라인을 확보하고자 하는 머니러시는 두 가지 이상의 일을 하는 ‘투잡’ 또는 ‘N잡’과 레버
리지(부채)를 적극 이용해서 수익을 극대화하는 ‘투자’로 양분된다. 사람들이 수입을 늘리고 싶어 하는
이유는 소비지출에 대한 기대는 크게 높아진 반면, 개인을 둘러싼 경제 환경은 더 나빠지고 있기 때문
이다. 그 결과 각종 SNS를 통한 소비의 준거점이 올라가면서 소비에 대한 욕망은 커졌는데, 은퇴 후
대비를 위한 여건은 팍팍하기만 하다. 각자도생의 시대에, 내 힘으로 살아남기 위해서는 고정수입 외
에 부가적인 파이프라인이 반드시 필요해졌다.
머니러시 현상은 양면성을 갖고 있다. 한국 사회가 그만큼 속물화되고 있다는 비판도 제기되며, 금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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트렌드 코리아 2022
인상이 전망되는 2022년에는 ‘빚투’ㆍ‘영끌’로 표현되는 과도한 레버리지가 위기를 초래할 수도 있다.
한편 긍정적인 측면에서 보자면, 머니러시 트렌드는 우리 모두 ‘앙터프리너십(Enterpreneurship)’을 키
우고 자기만의 비즈니스 모델을 만들어가야 한다는 시사점을 준다. 자기 전문성을 확고히 하면서도 그
를 기반으로 역량의 적용 가능성을 넓혀가는 경력의 확장이 절실하다. 돈은 목적이 아니라 수단에 불
과하다. 따라서 머니러시 역시 우리가 평생 추구해야 할 ‘성장’과 ‘자기실현’의 수단으로 자리매김해야
할 것이다.
Opening the X-Files on the ‘X-teen’ Generation : 엑스틴 이즈 백
X세대 중에서도 트렌드와 비즈니스 측면에서 가장 주목해야 할 세대는 ‘엑스틴(X-teen)’이다. 엑스틴은
『트렌드 코리아 2022』에서 제시하는 신조어로, 10대 자녀와 라이프스타일을 공유하는, 10대(teenage)
같은 X세대라는 의미다. 가정에서 이들은 자녀와 함께 노는 장면을 틱톡에 찍어 올리며 즐거워하는 친
구 같은 부모, 일명 프렌디(frienddy)이기도 하다.
그 많던 X세대는 모두 어디로 갔을까?: 정치뿐만이 아니라 기업의 관심이 온통 MZ세대에게 향해 있고,
미디어에서도 X세대는 관심 밖이다. 하지만 여기서 중요한 질문이 하나 대두한다. 그동안 각 조직에서
중추 역할을 해온 “40~50대의 X세대는 모두 어디로 갔는가?” 하는 점이다.
[X세대, 그리고 엑스틴의 정의] X세대는 1970년대 전후로 태어나 1990년대에 소ㆍ청년기를 보낸 세대
다. 그런데 우리가 주목하고자 하는 소비 집단은 X세대 중에서도 엑스틴이다. 엑스틴은 1970년대 출
생자(1970~1979년생)로서, 경제적ㆍ문화적으로 풍요로운 10대 시절을 보내면서 형성된 자유롭고 개
인주의적인 성향을 간직하고 있는 세대라는 의미와 Z세대와 알파 세대의 사이에 있는 10대 자녀와 라
이프스타일을 공유하는 세대라는 의미를 포괄한다.
[2022년, 엑스틴을 주목해야 하는 이유] 우선 엑스틴은 인구 규모가 크고 지출이 많은 세대다. 2021
년 7월 행정안전부가 발표한 ‘연령별 인구 통계’에 따르면, 40대 비중은 15.9%로 50대(16.6%) 다음으
로 규모가 크다. 소비에 있어서도 엑스틴은 영향력이 크다. 새로운 상품이나 서비스를 앞서서 받아들
이는 것은 MZ세대지만, 시장에 정착하게 하는 것은 X세대이기 때문이다. 이선미 저자의 책『영포티, X
세대가 돌아온다』에 따르면, X세대가 중년이 되면서 밀레니얼과 비슷한 소비 성향을 갖게 됐다고 분석
한다. 이들은 온ㆍ오프라인을 자유롭게 넘나들고, 트렌드에 관심이 많으며 새로운 기술이나 서비스에
대한 태도가 열려 있다는 점에서 밀레니얼과 유사하면서도 소비력은 훨씬 크다. 따라서 엑스틴의 지갑
을 열지 못하는 브랜드는 시장을 확장하기 어렵다.
주목해야 할 엑스틴의 라이프스타일: [고정관념에 도전하는 ‘깬’ 세대가 되다] 기성세대의 통념과 사회
적 금기에 도전하며 ‘나만의 개성’을 외쳤던 엑스틴이 이제는 40대의 전형성을 깨고 있다. 우선 성별의
구분이 없는 ‘젠더리스’ 소비는 엑스틴 사이에서도 중요 키워드다. 오팔세대(경제력을 갖춘 5060세대
를 일컫는 말)가 여전히 성별과 나이에 따른 고정관념에 기반한 소비를 하는 데 반해, 엑스틴은 MZ세
대와 비슷하게 성적 구분에서 자유롭다. 이제 40대 이상의 ‘아재’들이 메이크업이나 피부 관리 등의 주
요 고객층으로 부상하고 있다. 한편 엑스틴은 팬클럽 1세대로서 덕질 소비의 시초이자 주역이기도 하
다. 탄탄한 소비력으로 무장한 엑스틴의 덕질이 산업에 미치는 영향력은 생각보다 크다. 2020년 10월,
방탄소년단의 소속사 빅히트의 공모주 청약에 40대 아미들이 대거 참여했는데, 이들에게 빅히트 주식
은 ‘BTS 굿즈’와 같은 개념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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트렌드 코리아 2022
[‘자본주의 키즈’에서 ‘자본주의 어른’으로 성장하다] 엑스틴이 청소년기를 보냈던 1990년대는 ‘단군
이래 최대 호황기’라고 할 정도로 경제성장이 빠르게 진행되던 시기였다. 엑스틴이 10대였던 당시는
절약이 미덕이던 시대에서 소비가 권장되는 시대로의 전환기였다. 소비를 통해 욕망을 표출하고 브랜
드로 자신의 개성을 드러내던 원조 ‘자본주의 키즈’의 탄생기였던 셈이다. ‘자본주의 키즈’로 자란 엑스
틴이 이제 ‘자본주의 어른’이 됐다. 이들이 40대로 진입하면서 소비시장에서도 변화가 관찰되고 있다.
기존의 베이비부머 세대가 가족을 위한 소비에 집중했다면, 엑스틴은 소비의 중심에서 ‘나’를 제외시키
지 않는다. 나를 위한 소비로 가장 눈에 띄는 항목은 ‘자기 관리와 성장’ 분야이다.
코로나19 이후 급격하게 성장한 이커머스 시장을 견인한 세대도 엑스틴이다. 아날로그와 디지털을 모
두 경험한 엑스틴이 오프라인에서 온라인으로 빠르게 전환했기 때문이다. 이제 업계에서는 엑스틴을
어떻게 유입시키느냐가 결국 사업의 성공을 결정하는 ‘치트키(컴퓨터 게임에서 제작자들만이 알고 있
는 비밀키)’라는 말이 나온다. 새로운 서비스를 가장 빠르게 시도하는 것은 MZ세대지만, 그것을 시장
에 안착시키려면 X세대의 힘이 있어야 하기 때문이다. 2015년 서비스를 시작하여 5~6년 만에 거대 유
통사를 위협하는 온라인 쇼핑몰로 자리 잡은 마켓컬리의 성공 이면에도 엑스틴이 있다.
[Z세대의 인싸력을 장착하다] 흔히 ‘MZ’라는 이름으로 밀레니얼과 Z세대를 합쳐서 언급하곤 하지만,
그 둘 사이에는 적지 않은 차이가 존재한다. 그 차이를 만드는 여러 요소 중에서 반드시 살펴봐야 할
것은 그들의 부모 세대다. ‘58년 개띠’로 대표되는 베이비부머 세대의 자녀가 밀레니얼이고, 엑스틴의
자녀가 Z세대다. 역사상 가장 진보적인 세대로 평가받는 X세대는 그들의 특성을 자녀에게 고스란히 이
식했다. Z세대가 추구하는 다양성과 공정함의 가치, 결혼과 삶에 대한 유연한 사고, 인류와 환경을 아
우르는 지구인 정체성 등은 부모 세대가 꿈꾸던 자유롭고 진보적인 가치관을 물려받은 것이다. 엑스틴
은 자녀와 같이 놀고 친구처럼 지낼 수 있는 이유는 기본적으로 가치관이 비슷하기 때문이다.
[위 세대와 아래 세대 사이에서 길을 잃다] 엑스틴은 386세대로 구성된 위 세대와 조직에 유입되고
있는 새로운 세대 사이에 끼어 있다는 의미에서 ‘낀 세대’ 혹은 ‘식빵 세대’로 불리기도 한다. 더욱이
조직은 이들에게 감독을 맡으면서 선수로도 뛰는 ‘플레잉 코치’가 되길 요구한다. 한 마디로 실무와 더
불어 책임(관리)도 도맡으라는 말이다. 이러한 현상이 나타나는 이유는 공공ㆍ민간을 막론하고 조직의
형태가 급변하는 시장에 빠르게 대응하기 위해 셀(cell) 단위, 애자일(agile) 조직 등으로 규모를 줄이는
추세이기 때문이다. 이는 엑스틴 입장에서는 억울한 일이다.
그들은 회사에서 누가 가르쳐주지 않아도 스스로 방법을 만들어내고 경험을 쌓아왔다. 더구나 X세대가
취직하던 당시는 업무가 디지털화ㆍ정보화되면서 선배 세대들의 노하우가 소용없어지는 경우가 많았다.
조직 내에서 새로운 프로세스를 만들면서 선배들에게 엑셀과 파워포인트 노하우를 전한 것도 X세대였
다. 스스로 만들어내는 데 익숙하다 보니 엑스틴은 세세한 매뉴얼에 기반한 ‘마이크로 매니징’에 익숙
하지 않다. 그런데 아래 세대들은 엑스틴에게 명확한 매뉴얼과 합리적 업무 지시를 요구한다. 이런 현
실을 반영하듯, 최근 서점가 자기계발 부문에서 가장 인기 있는 키워드는 ‘팀장’인데, 이는 MZ세대가
기업에 더 많이 유입되면서 엑스틴이 직면한 직장 문화가 빠르게 변하고 있다는 방증이다.
전망 및 시사점 대한민국의 허리이자 소비 시장의 핵심: 엑스틴이 만들어갈 변화된 시장에 대응하기
위해 우리에게 필요한 것은 무엇일까? 우선, 시장의 핵심 수요자인 엑스틴을 놓치는 우를 범해서는 안
된다. 엑스틴의 니즈를 맞추지 못한다면 시장에서 안정적으로 자리 잡기 어렵기 때문이다. 이를 위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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트렌드 코리아 2022
서는 엑스틴의 라이프스타일이 MZ세대와 비슷하지만 미묘한 차이가 있음을 포착해내는 것이 중요하다.
엑스틴은 각종 정보에 갈증을 느끼는 세대라는 점을 감안하고, 아울러 엑스틴을 세분화해서 접근하는
것도 중요하다. 한편 조직에서도 엑스틴에 대한 관심이 절대적으로 필요하다. 최근 조직 관리의 초점
이 MZ세대에 쏠리면서 엑스틴은 당연시되거나 무시되는 경향이 있었는데, 위 세대와 아래 세대를 연
결하는 다리의 역할을 요구하기 전에 이들이 겪은 새로운 세대 갈등과 리더십 고민을 들어주어야 한다.
끝으로 빠르게 변화하는 사회에서 자신의 커리어와 조직에서의 포지셔닝을 고민하는 엑스틴에게 경력
관리를 지원하는 것도 중요하다.
Actualizing Consumer Power - ‘Like Commerce’ : 라이크커머스
제조자가 생산해 유통업자가 판매하면 소비자가 구매하는, 시장의 오랜 패러다임이 변하고 있다. 소비
자 개인이 독자적으로 상품의 기획ㆍ제작ㆍ판매를 총괄하는 새 가치를 만들어내고 있기 때문이다. 이
러한 소비자 주도 유통과정을 동료 소비자들의 ‘좋아요(like)’에서 출발한다는 의미에서, ‘라이크커머스’
라고 명명한다.
기존의 생산자 주도 패러다임에서는 공급망 관리(SCM, Supply Chain Management)가 중요했다면, 라
이크커머스는 수요망 관리(DCM, Demand Chain Management)가 부각되는 수요견인 시장이다. 한편
라이크커머스의 3대 비즈니스 모델로는, ① 개별 크리에이터가 팔로워의 ‘좋아요(like)’를 기반으로 수
요를 확보한 후, 제조 전문업체에 ODM을 맡겨 생산하고, 이를 물류 전문업체를 활용해 유통하는
C2C(Consumer to Consumer) 모델, ② 제조업체가 직접 소비자 ‘선호(like)’를 예측하기 위해 데이터를
확보하고, 유통 마진을 줄일 수 있는 자사몰을 개설하는 D2C(Direct to Consumer) 모델, ③ 개별 소비
자 ‘수요(like)’를 집결하여, 공동구매 혹은 선주문 방식으로 새로운 상품을 출시하여 생산 단가를 낮추
고 재고 부담도 더는 H2H(Human to Human) 모델이 있다.
이제는 “쇼핑몰 하러 가는 것”이 아니라 스마트폰을 들여다보다가 아무 때나 구매 버튼을 눌러서 사는
“항시 쇼핑 시대”를 맞고 있다. 더구나 코로나19 팬데믹의 영향으로 일자리는 줄어들고 비대면이 일상
이 되면서, 라이크커머스가 많은 사람들의 경력 대안이 되고 있다. 그리고 소비자들의 상품 선택의 핵
심이 ‘나음’에서 ‘다름’으로, 또 ‘다름’에서 ‘다움’으로 이행하고 있다. 이제 소비자들은 “예전보다 좀 더
낫거나 경쟁 제품과 다른” 상품이 아니라, “가장 나다운” 상품을 만났을 때, ‘좋아요’를 누르고 지갑을
연다. “무엇이 나다운 것인가?” 차세대 유통의 미래는 바로 이 질문에 달려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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