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누가 마음을 보았는가』는 김상우의 동파수필 제4집이다. 이 수필집은 총 3편으로 구성되어 있
으며 친구 관계, 보릿고개, 현대 의학, 스트레스, 전생, 최면, 주역 등 다양한 분야에 대한 저자의
수필들을 한 권의 책으로 엮었다.
누가 마음을 보았는가
▣ 저자 김상우
1943년 김해 진영 출생. 23년간 지리산 토굴 수행을 했으며 울산 울주 연지암 주지를 역임했다. 2017
년 2월 《부산여성문학》에서 시로 등단했으며 2018년 10월 《문학도시》에서 수필로 등단했다. 등단 시
는 〈진주의 눈물〉이다. 새부산시인협회, 사하문인협회, 불교문인협회, 가산문인협회 회원으로 활동 중
이며 전국 시 낭송 대회에서 대상을 수상했다. 최면 심리 연구원으로 활동 중이다.
▣ Short Summary
어린 시절의 기억은 강물처럼 흘러갔어도 그리움이 사무칠 때면 날밤을 하얗게 세워 가며, 상상의 날
개를 타고 떠나 온 고향 산천으로 달려가는 버릇이 생겼다. 까맣게 잊어버린 지난날의 추억들이 봄날
의 새싹처럼 꼬리를 물고 싹을 틔운다. 그땐 그랬지. 종달새 하늘 높이 지저귀던 날. 고향 마을 동구
밖 냇가에서 발가벗고 멱 감다 말고 동무들과 미꾸라지며 송사리 잡아 검은 고무신에 담아 놓고 시리
도록 눈부신 하늘을 올려다보며, 쓸개 빠진 듯 소리 내어 웃던 그 시절이 문득 그리워진다. 태어나 12
년이라는 짧은 세월을 살다 떠나 버렸던 고향이건만 오늘 밤은 왜 그리도 그리운지 모를세라.
그날 배꼽 빠지도록 웃음 짓던 소년의 웃음소리는 안드로메다를 지나 지금쯤 어느 천계(天界)를 향해
흘러가고 있을까? 세월은 언제나 그 자리에 그대로 있으리라 믿었는데 그 소년은 어디론가 흔적 없이
사라지고 거울 속에서 마주 보고 서 있는 백발 늙은이의 모습이 아무리 보아도 낯설기만 하다. 어느
모습이 나의 진면목이런가?
▣ 차례
4집을 쓰면서
제1편
친구 1
친구 2
정월 대보름
라면과 보릿고개
한 많은 보릿고개
미사일 승합차
허리 통증
제3의 병실에서
문출래복門出來福
무주상보시無住相布施 1
무주상보시無住相布施 2
갠지스강의 새벽
누가 마음을 보았는가? 1
-2-
누가 마음을 보았는가
스트레스는 마음으로부터 2
전생을 기억하는 아이들 1
전생과 사후세계 2
전생과 사후세계 3
최면을 통해서 본 전생 사례 1
최면을 통해서 본 전생 사례 2
제2편
소강절邵康節과 며느리
소강절과 매화역수梅花易數
천성산千聖山과 원효대사元曉大師
방어산防禦山과 도선국사道詵國師
솥바위 이야기
내가 살았던 적산가옥敵産家屋
인명은 재천人命在天이라 했거늘
겁과 인연이란?
智異山을 찾아서 1
누가 이 몸을 생체실험 했는가? 2
智異山 청학동과 UFO 3
智異山 청학동과 UFO 4
피로 얼룩지고 한恨으로 맺힌 지리산
輪回하는 地球
선천과 후천시대 1
선천과 후천시대 2
제3편
자기최면과 암시
잠 못 이루는 밤을 위한 자기최면과 암시
-3-
누가 마음을 보았는가
누가 마음을 보았는가
친구 1
“나는 다른 사람들보다 잘나고 똑똑했기 때문에 백만장자로 살았다. 많은 재물과 명성을 높이는 것이
세상에서 제일 잘난 사람인 줄 알았다. 금은보화는 원하는 만큼 충족을 시켰지만 다른 하나는 잃고 말
았다.”
세계적으로 열 손 안에 들 정도의 갑부였던 월마트의 창업자 ‘샘 월튼’이 임종을 앞두고 자신의 삶을
돌아보니 친구라 부를 수 있는 사람이 단 한 사람도 없음을 한탄하며 남긴 말이다.
“나에게 친구가 없었던 이유는 내가 다른 사람의 친구가 되어 주지 않았기 때문이다.”라고 했다. 이 말
에서 알 수 있듯이 좋은 친구를 사귈 수 있는 첫째 조건은 자신이 하기에 달렸다는 뜻이 아닐까 한다.
산더미처럼 많은 돈을 가지고 세상에서 자신이 제일 잘났다며 큰소리쳐도 세월 앞에 무력해지는 것이
인생이다.
꽃이 피어 화려할 때는 그 아름다움에 찬사를 아끼지 않고 반기다가도 시들어진 꽃에는 벌 나비도 찾
아오지 않는 것처럼, 돈이나 권력이 있을 때만 반기는 친구는 벌 나비와 같은 친구라고 할 수 있을 것
이다. 진정으로 소중한 친구라면 꽃이 시들어도 변함없이 우정을 이어가는 것이 진정한 친구일 것이
다.
아름다운 우정을 위해서는 언어의 소통도 매우 중요하다. 가까울수록 말을 조심해야 한다. 그리고 어
떠한 경우라도 친구의 입장을 너그럽게 감싸고 받아들일 수 있는 포용력이 있어야 한다. 그러기 위해
서는 상대의 의견에 부정적인 토를 달아 사기를 꺾지 말아야 하는 것이 소중한 친구와의 우정을 돈독
하게 이어 갈 수 있는 방법이 아닐까….
사전적인 정의로는 오랜 세월 동안 가깝게 사귀어 온 사이를 친구나 벗이라고 한다. 사람이 한세상을
살다 보면 부부나 형제에게도 말 못 할 사연이나 감추고 싶은 비밀을 하나쯤은 가슴에 품고 있을 수도
있다. 그럴 때 친구의 아픔과 고통을 진정으로 이해할 수 있는 벗이라면 이것이야 말로 아름다운 우정
이 아닐까 한다.
사람과 사람이 만나는 것은 우연이 아닌 인연이라는 말이 있다. 친구 한 사람 잘못 만나면 최악의 재
앙이 될 수도 있다는 말이다. 재물이 많고 학식이 많다고 또는 권력이 있다고 해서 친구가 되는 것은
결코 아닐 것이다. 비록 친구뿐만 아니라 살아가면서 좋은 인연을 만나는 복만큼 소중한 것도 없을 것
이다. 부모형제와 배우자와의 만남, 자식들과의 만남, 그다음으로는 친구의 만남이 단연 으뜸이 아닐
까 한다.
-4-
누가 마음을 보았는가
부부는 평생의 동반자이고 친구는 인생의 동반자라는 말이 있다. 쑥대도 삼밭에서 자라면 지지목을 세
워 주지 않아도 곧게 자라며 흰 모래가 진흙 속에 있으면 모두가 검어진다는 옛말처럼 학식과 덕망이
있는 사람과 교분을 맺다 보면 자연스럽게 동화되어 지혜로운 사람이 될 수도 있다는 뜻이다. 그러므
로 사람은 어떤 인연을 만나느냐에 따라 화(禍)와 복(福)이 될 수도 있으므로 친구를 잘 만나야 한다는
말이다.
친구를 보면 그 사람을 알 수 있다는 말이 있듯이 지혜로운 사람과 교분을 맺다 보면 닮는다는 말도
있다. 그러나 달면 삼키고 쓰면 뱉는다는 뜻으로 옳고 그름에 관계없이 자신의 비위에 맞으면 좋아하
고 땡전 한 푼이라도 자신이 손해 볼 일이라면 미련 없이 돌아서 버리는 표리부동한 사람은 진정한 친
구라고 할 수 없을 것이다.
붓다의 가르침에도 좋은 친구란 3가지 조건을 갖춘 사람이어야 한다고 했다. 첫째, 친구의 잘못을 보
았을 때 그 잘못을 일깨워 줄 수 있는 친구가 으뜸이라고 했다. 몸에 좋은 약은 입에 쓰고, 바른말은
귀에 거슬린다는 양약고구충언역이(良藥苦口忠言逆耳)라는 말이 이를 두고 하는 말일 것이다. 두 번째
는 좋은 일이 있을 땐 진정으로 축하할 수 있는 친구이고 세 번째는 어려움에 처했을 때 외면하지 않
는 사이를 좋은 친구라고 했다.
시인 테오 그라스의 말에 의하면 먹고 마시며 방탕하게 노는 일에는 친구가 구름처럼 많아도 막상 친
구가 위급한 상황에 처했을 땐 그를 도와줄 친구가 드물다고 했다. 사람이 살다 보면 평탄한 길을 갈
수도 있겠지만 때로는 험한 가시밭길을 갈 때도 있다. 이럴 때일수록 위로할 수 있는 친구가 곁에 있
다면 간이나 쓸개 하나쯤은 뚝 떼어 주어도 아깝지 않을 것이다. 칼에 찔린 상처는 간단한 연고로 아
물 수 있지만 말에 찔린 상처는 낫기 어렵다는 모로코 속담이 있다. 말속에는 자기 최면적인 효과가
있기에 사소한 말 한 마디에도 누군가의 인생이 쉽게 바뀔 수도 있다는 말이다. 화살은 심장을 관통하
지만 비판적인 말 한 마디는 인격을 살해하는 행위나 다름없다. 무심코 뱉은 말 한 마디는 상대의 영
혼을 관통한다고 했다. 상대의 입장을 헤아려 주는 한 마디가 천 냥 빚을 갚기도 하고, 반대로 평생 원
수가 될 수도 있다는 말이다. 세 치도 안 되는 입안의 짧은 혀는 언제라도 우정을 파괴할 수 있는 흉
기가 될 수 있음을 알아야 할 것이다. 가까울수록 항상 말을 조심해야 하며, 기본적인 예의를 지킬 때
만이 오래도록 좋은 벗으로 남을 수 있지 않을까….
농담이라고 해서 모든 말이 다 용서되는 것은 결코 아니다. 진정한 친구라면 앞에서 할 수 없는 말이
라면 뒤에서도 하지 말아야 한다는 뜻이다. 정작 본인 마음은 그런 뜻이 아니었는데 입에서 불쑥 튀어
나온 말이 엉뚱한 소리가 되어 상대의 가슴에 대못을 박을 수 있는 실수를 범하지 않도록 항상 조심해
야 한다는 뜻이다. 자신의 결점을 깊이 생각하고 상대가 없는 곳에서 이야기할 때에는 다른 친구의 결
점을 입 밖에 내지 말라는 중국의 속담이 있다. 그렇게 했을 때만이 인생의 황혼 길은 잘 익어, 향기
나는 과일처럼 맛깔나게, 그리고는 점잖게 늙은 노인의 대접을 받을 수 있지 않을까.
특히 여자 친구들에게는 각별히 말을 조심해야 한다. 자주 만나며 친한 사이라 하더라도 상대가 들어
서 기분 나쁜 언행은 무조건 하지 않는 것이 상책이다. 한번 신뢰가 무너진 우정은 다시는 쌓을 수 없
기 때문이다. 한결같은 마음으로 지지해 주고 위로해 주는 친구가 바로 대지와 같은 아름다운 우정일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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누가 마음을 보았는가
대지(大地)는 뭇 생명에게 싹을 틔워 곡식을 길러 주지만, 누구에게도 생색을 내지 않으며 기쁜 마음으
로 은혜로 보답해 준다. -펄벅-
허리 통증
사람이 살다 보면 한 번쯤은 허리 통증으로 병원에 다녀 본 경험이 있을 것이다. 인구의 80% 정도가
허리 통증으로 병원을 찾는다는 통계가 발표된 적이 있다. 그중에서 심각한 요통인 요추 추간판 탈출
증이나 협착증 환자는 겨우 5%에 불과하고 나머지 75%는 단순 요통이라고 한다.
척추동물에서 가장 중요한 대들보 역할을 하는 척추는 고층 건물의 엘리베이터와 같아서 각 층마다 출
입문을 통해 뇌와 손발 등, 전신을 연결하는 기능을 담당하고 있다. 거미줄처럼 연결되어 있는 여러
장기의 신경망을 통해 몸이 정상적인 기능을 할 수 있도록 도와주는 역할을 하는 것이 척추이다. 또한
몸 전체의 체중을 담당하고 있는 기관으로서 이곳에 이상이 생기면 그 통증으로 인한 고통은 삶의 질
을 떨어트릴 수 있을 만큼 심각하다. 그러나 때로는 의사들이 알지 못하는 통증으로 고통받는 사람도
있다. 현대 의학이 상상을 초월하리만큼 발전하고 있는 세상에 의사들이 모르는 질병이 있다고 하면
아무도 믿으려고 하지 않을 것이다.
사십 대 초반, 어느 날 느닷없이 찾아온 허리 통증에 무척 고생했던 때가 있었다. 척추 질환은 대부분
나이가 많은 사람에게만 있는 질환이라고만 생각했다. 특별히 물리적인 충격을 받은 적도 없었는데 하
룻밤 사이에 찾아온 통증은, 앉았다 일어설 땐 그야말로 하늘이 노랗게 보일 정도였다. 비슷한 증상으
로 아파 본 사람만이 느낄 수 있는 고통이었다. 아직은 노인의 반열에 들어서기는 조금은 이른 나이였
는데 노인성 질환처럼 시간이 갈수록 통증이 점점 강도를 더해 가고 있었다. 단순한 일상생활마저 제
대로 할 수 없었다. 집 가까이 있는 개인 병원을 방문했다. 엑스레이 촬영부터 권한다. 판독을 확인한
결과 10일 동안 치료를 받으라고 했다. 그 시절만 해도 보험 제도가 없었던 때라 알 수 없는 주사 한
대 요금이 1만 9천 원이었다. 요즈음으로 따지면 거의 10만 원에 해당될 만큼 큰 금액이었다. 경제적
으로 매우 부담스러운 요금을 지불하고 200m도 안 되는 집에 도착하기도 전에 언제 아팠냐는 듯 말
끔히 나아 버렸다. 돈값을 하는 것 같아 신통방통했다.
지긋지긋한 통증이 한순간에 멈추니 하늘을 날아갈 것 같은 기분이었다. 10일간의 치료는 매일 주사
한 대가 고작이었으나 하루도 빠지지 않고 일주일 동안 주사를 맞았다. 그러던 중 2박 3일간 거제도
해금강으로 급히 기도를 가야 할 일이 생겼다. 중앙동 선착장에서 쾌속 페리호로 한 시간이면 도착할
수 있다는 거리를 필요한 장비들이 많아 9인승 승합차를 대절해야 했다. 육로로는 6시간 늦으면 7시간
쯤 걸려야 했다.
2박 3일간의 기도를 무사히 회향하고 돌아오는 길에 통영 휴게소에서 잠시 쉬었다 자리에서 일어서려
는데 몸의 중심을 잃고 앞으로 꼬꾸라지고 말았다. 3일 동안 아무런 통증이 없었기에 자연스럽게 일어
나려는 순간 날카로운 칼끝으로 콱 쑤시는 듯한 통증에 몸을 가눌 수가 없었다. 당황한 기사가 갑자기
왜 그러느냐고 묻는다.
그동안의 경위를 들은 기사는 “아마도 그 주사는 소염 진통제일 것”이라고 했다. 듣고 보니 진통제의
기운으로 3일은 견디었으나 약의 기운이 소진되어 버렸으니 통증이 다시 재발하였던 것 같았다. 그렇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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누가 마음을 보았는가
다면 병원에서 10일 동안 주사를 맞았다 하더라도 똑같은 결과였을 것이다.
자연적으로 발병한 증상이라면 필시 원인은 다른 곳에 있을 수 있으니 다른 의사 선생님에게 안내하겠
다는 기사의 말을 따라 병원인 줄 알고 곧바로 찾아간 곳은 범일동 옛날 시외버스 주차장 뒷골목 허름
한 판잣집이었다. 병원도 아니고 그렇다고 해서 한의원 같지도 않아 조금은 실망스러웠다. 방 안에는
시골에서 온 듯한 많은 사람들이, 여든이 넘어 보이는 할머니에게 치료를 받고 있었다. 심한 통증으로
자리에 앉을 수 없어 한 손으로 벽을 기대어 그냥 서 있는 모습을 보고는 먼저 온 사람들에게 양해를
구한 다음, 나더러 허리띠를 풀고 누우라고 했다. 보살은 엄지손가락으로 좌측 배꼽 아래 대각선으로
어느 한 곳을 힘을 주며 꾹꾹 쑤셔 댄다. 마른걸레를 쥐어짜는 듯한 아픔에 소리조차 지르지 못하고
입술을 깨물고 참아야 했다. 같은 방법으로 몇 번인가 하고는 다시 우측에도 눌러 댄다. 불과 3, 4분
정도의 시간이 걸렸을까, 그리고는 한번 일어서 보라고 했다. 혹시나 하며 슬그머니 일어섰더니 이게
어떻게 된 일인가. 진통제보다 더 빠르게 효과가 나타났다.
원인은 미역국을 먹고 급체한 것 같다고 했다. 위에서 장으로 내려가다 어느 한 부분에 막혀서 이와
같은 현상이 일어난다고 했다. 이럴 땐 대개는 허리 통증에 시달리는 사람이 많고 때로는 두통이나,
어깨 결림 간혹, 시력 저하까지 개인의 체질에 따라 여러 곳에 통증을 수반한 증상이 나타난다고 했다.
그러나 한번 막혔던 자리에 다시 재발할 수가 있으니 음식을 먹을 때 특히 조심해야 한다고 일러 주기
까지 했다. 약이나 주사 처방도 없었고 더구나 치료비까지 받지 않으니 그 소문으로 울산이나, 경주,
언양 등. 시골 사람들이 문전성시를 이루고 있었다. 수십 년 동안 수천 명의 환자들에게 엄지손가락
하나로 치유하다 보니 엄지손가락이 발가락보다 커 보였다. 참으로 대단한 솜씨였다. 그 후로 수차례
같은 증상으로 치료를 받을 때마다 뭘 먹고 탈이 났는지 귀신처럼 알려 주기도 했다. 신도들이 많이
찾아오는 사찰에서 급할 때 요긴하게 쓸 수 있도록 특별히 그 방법을 알려 주기도 했다.
주위의 병·의원들이 무면허로 의료 행위를 한다며 합동으로 경찰에 고발하기도 부지기수였다. 병원에
서는 가짜 환자를 보내는가 하면 형사들도 꼬투리를 잡기 위해 멀쩡한 사람들을 환자로 둔갑시켜 확증
을 잡으려고 했다. 수사 결과 환자를 치료한 후, 치료비 한 푼도 받지 않았으며 병에 관한 어떤 약도
판매한 사실이 없었으니 의료법에 저촉되지 않는다며 그때마다 혐의 없음으로 밝혀졌다.
손가락 하나로 간단하게 고칠 수 있는 병도, 의사들은 급성 충수염이란 진단을 내린다. 막상 절개해
놓고 보면 충수염이 아닌 라면이나 다른 음식을 먹다 급체한 것이라고 했다. 현대 의학이 왜 이런 증
상은 진단하지 못하는지 의문스럽다.
선무당이 사람 잡는다는 말이 있다. 어느 날 절에 오던 신도분이 딸과 함께 찾아왔다. 결혼 한 달도 채
안 된 새색시가 하룻밤 사이에 참을 수 없는 무릎 통증으로 병원을 갔더니 이것저것 여러 가지 검사
후 관절염으로 수술을 해야 한다는 진단을 받았다. 아직 젊은 나이에 한 번도 아파 본 적 없던 무릎을
갑자기 수술해야 한다니 믿을 수 없다며 절뚝거리며 친정 엄마의 부축을 받으며 찾아왔다. 환자의 생
각대로 수술까지 해야 할 증상이라면 하루아침에 통증이 왔을까 싶었다. 혹시나 하는 마음으로 노 보
살에게 배운 서툰 솜씨를 한번 시험해 보고 싶어 배꼽 아래를 향하여 손바닥으로 살짝 눌러 보았다.
어느 한 곳에 딱딱한 것이 느껴졌다. 엄지손가락으로 힘을 주어 대각선으로 힘주어 밀어 보았다. 그러
기를 서너 번쯤 했을 때 딱딱한 것이 아래로 툭 떨어지는 것을 느낄 수 있었다. 그 순간 통증으로 소
리를 지르고 있을 때 새색시의 입에서 땅콩이며 오징어 냄새가 나고 있었다. 바로 이것이 문제라고 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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누가 마음을 보았는가
각했다. 오징어와 땅콩은 언제 먹었느냐고 넌지시 물어 보았다.
결혼식에 참관 못 했던 신랑 친구들이 축하한다며 선물과 함께 맥주 안줏거리로 가져왔던 것을 먹었다
고 했다.
잠시 밖에 나가 마당을 한번 걸어 보라고 했더니 언제 아팠냐는 듯 깡충깡충 뛰기도 하며 이상 없음을
눈으로 확인할 수 있었다. 일반 개인 병원이 아닌 부산에서 이름 있는 종합 병원에서 수술을 해야 한
다고 했을 때 만약 수술을 했다면 오진으로 인한 환자의 피해는 누구에게 책임을 물어야 했을까?
누가 마음을 보았는가? 1
마음이란 무엇으로 만들어진 물건일까. 배고프고, 목마르고, 추운 것과, 더운 것, 미워하며 화내고, 두
려워하는 것, 음욕과 원한과, 즐거움도 모두가 눈으로 볼 수 없는 마음의 작용이다.
어느 날 혜가 대사가 달마 대사를 찾아왔다.
“스님, 제 마음이 불편합니다. 부디 저의 불안한 마음을 편안하게 해 주십시오.”
“그러면 그 불안한 마음을 가져오너라. 내가 그대의 마음을 편안하게 해 주리라.”
“스승이시여, 불안한 마음을 아무리 찾아도 찾을 수가 없습니다.”
“찾을 수가 없다면 어찌 그것이 그대의 마음인가? 그대는 이미 마음의 평화를 얻었느니라.”
조석으로 변덕을 부리는 놈이 사람의 마음이다. 한순간도 머무름 없이 천방지축으로 날뛰는 마음을 한
곳에 가두어 두었다가 필요할 때마다 사용할 수 있다면 얼마나 편리할까?
어느 날 세존께서 가섭에게 말씀하셨다. 애욕에 물들고, 분노에 떨고, 어리석음으로 아득하게 되는 것
은 어떤 마음인가? 그 마음이 과거의 마음인가? 미래의 마음인가? 현재의 마음인가? 만약 그 마음이
과거의 마음이라면 이미 사라진 마음이고, 미래의 마음이라면 아직 오지 않은 마음이고, 현재의 마음
이라면 현재는 머무는 법이 없다. 마음은 안에 있는 것도 아니고 밖에 있는 것도 아니며, 안과 밖이 아
닌 다른 곳에 있는 것도 아니다. 마음은 형체가 없어, 눈으로 볼 수도 없고, 만질 수도 없고, 나타나지
도 않고, 인식할 수도 없고, 뭐라고 이름 붙일 수도 없다. 지금까지 어떠한 여래도 일찍이 마음을 본
일이 없고 현재도 마음을 보지 못하고, 앞으로도 마음을 볼 수 없을 것이다. 이와 같은 마음의 작용은
어떠한가? 마음이란 환상과 같아서 잡다한 분별에 의해 다양한 형태로 나타난다고 했다.
스트레스는 마음으로부터 2
사람들은 마음을 비우라고 쉽게들 말하기도 한다. 마음만 먹으면 세상 안 되는 일이 없다는 뜻으로 일
체유심조(一切唯心造)라고 했다. 마음의 근본이 무엇인가를 알아야 비우든지 말든지 할 게 아니겠는
가? 그런데 이놈의 마음이 원하는 것을 충족시켜 주지 못하거나 적응하기 불편한 환경이나 조건에 처
하게 되면 신체적 긴장 상태가 정신적인 압박으로 이어져 스트레스를 받게 된다. 이 스트레스는 에너
지로 응집되어 몸 어딘가에 똬리를 틀게 된다. 이와 같은 상태가 오랜 시간 동안 지속되면 코티솔이라
는 호르몬이 분비되면서 시시각각으로 긴장과 불안을 고조시킨다. 처음에는 간단한 소화 불량과 복통
을 일으키다 종내에는 걷잡을 수 없는 심장병과 고혈압 등의 질환을 일으키는가 하면 불면증이나 신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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누가 마음을 보았는가
증, 우울증 등의 심리적 증상과 아울러 암 같은 무서운 질병을 유발하게 된다. 정신이 심리적인 반응
을 일으켜 육체를 지배하여 질병이 발생한다는 사실이 인정되었다는 것은 크게 주목할 만한 일이 아닐
수 없다. 의학적인 어떤 질병도 마음에서 발병하게 되었으므로 마음으로 낫고자 하는 의지 없이는 어
떤 명의나 명약도 치유가 불가능하다는 뜻이다. 지옥도 극락도 모두가 아무런 형태도 없는 마음이 만
들어 낸 피조물이다. 그러니 마음이란 참으로 신통 묘용한 물건임에 틀림없다.
실제로 있었던 사건이다. 어느 노숙자가 어제저녁까지도 멀쩡했는데 아침에 자고 나니 죽어 있었다.
관계 기관에서 사인을 검시한 결과 말기 위암 환자로 밝혀졌다. 이런 환자가 죽기 전날 밤까지도 폭음
을 했다고 했으며 그동안 한 번도 소화가 안 된다거나 배가 아프다는 소리를 들어 본 적이 없다고 동
료 노숙인들이 증언했다. 이유는 무엇이었을까? 자신이 죽는 그날까지도 암에 걸렸다는 사실을 1도 몰
랐다는 데 있다. 만약 이 환자가 자신이 위암 말기 환자라는 진단을 받았다면 어떻게 되었을까? 자신
은 이제 곧 죽을 것이라는 공포와 불안에 엄청난 육체적인 통증과 함께 힘든 삶을 살았을 것이다.
또 다른 예를 하나 더 들어 보자. 거지로 떠돌아다니는 정신 이상자들이 쓰레기통을 뒤져 맛이 상해
버린 음식을 한두 번도 아니고 배고플 때마다 뒤져 먹고도 아무 탈이 생기지 않는 까닭은 무엇일까?
그들은 배고픈 것만 생각했을 뿐 음식이 상했다는 것은 조금도 생각하지 못했기 때문이다. 그들의 소
화 기능도 멀쩡한 사람과 똑같을 것일 진데….
무소유의 여유 있는 마음가짐으로 살았던 노숙자도 자신이 암에 걸렸을 것이라고는 전혀 생각지 못했
기에 통증조차 몰랐을 것이다. 모르면 약이요 알면 병이라는 옛말이 있다.
마음의 본체는 고정된 실체가 아니기 때문에, 매 순간 주위의 환경에 따라 감응하면서 시시때때로 바
뀌고 변덕을 부리는 것 또한 인간의 마음이다. 대체 마음이란 어떻게 생겨 먹었을까? 삼천 대천세계를
포용하다가도 한번 틀어지면 바늘 하나 꽂을 수 없을 만큼 옹졸해지는 것도 사람의 마음이다. 그러므
로 우리에게는 육체를 넘어선 또 다른 정신적인 세계가 있음을 알아야 한다.
일상적으로 사용하는 말들 가운데 끔찍하다, 기분 나쁘다, 재수 없다 등, 이와 같은 부정적인 단어들은
사용하지 말아야 하는데 이런 단어들을 입에 달고 산다면 언제까지나 그와 같은 상황에서 벗어날 수
없다. 사람이 활동하는 데에 의식이 차지하는 비중은 겨우 5%에 불과한 반면에 무의식의 비중은 95%
나 되므로 이제부터는 부정적인 단어들은 사용하지 말고 자신의 삶에 활력이 되는 긍정적인 사고를 무
의식에 각인시켜야 한다.
배고픈 것은 참을 수 있어도 이웃이나 사촌이 잘되면 배 아파 참을 수 없다는 말이 있다. 남이 가진
것을 부러워하면서 미워하고 질투하면 그것이 자신이 원하는 모든 것들을 강력한 힘으로 배척하기 때
문에 자신이 가질 수 있는 그 어떤 것도 소유하지 못하도록 배제해 버린다. 누군가가 당신이 원하는
것을 가졌다고 질투하거나 배 아파하지 말고 진정으로 축하해 주는 마음가짐이라면 그와 똑같은 가짐
이 우리 곁으로 찾아올 것이다.
뿌린 대로 거두어들이는 것을 카르마 법칙이라고 한다. 어떤 행위든 그 결과는 반드시 되돌아온다는
것이다. 대자연의 법칙은 톱니바퀴보다 더 정교하게 돌아간다. 우주를 구성하는 미립자들은 사람의 마
음을 속속들이 알고 있다. 따라서 만일 내가 선업을 쌓았다면 쌓은 만큼 그 보답도 반드시 되돌아온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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누가 마음을 보았는가
는 뜻이다. 미립자들이 저장해 놓았던 선행의 정보는 영구히 사라지지 않기 때문이다. 반대로 악업을
쌓았다면 그것 역시 한 치의 오차도 없이 되돌아올 것이다. 그런데 간혹, 착한 사람이 고통받으며 힘
들게 사는 경우가 있는가 하면 악한 짓만 골라 하면서도 잘 먹고 떵떵거리며 잘 사는 사람도 있다. 그
이유는 무엇일까? 현재의 복은 전생에 쌓았던 복이 남아 있기 때문이요, 현재의 악행은 다음 생에서
받아야 할 과보이기 때문이다. 과거의 행위와 현재의 행위, 또는 미래의 생에서 받아야 할 업을 순서
대로 받아들인다는 주장이 합리적일 것이다.
옛사람들이 말하기를 상호불여신호(相好不如身好) 신호불여심호(身好不如心好)라 했다. 사주팔자를 제
아무리 잘 타고났어도 얼굴 잘생긴 것만 못하고 얼굴이 아무리 잘났어도 심상 좋은 것보다 못하다 했
으니 마음가짐이 중요한데 마음가짐보다 좋은 것은 없다는 뜻이다.
마음을 어떻게 쓰느냐에 따라 지옥도 극락도 될 수 있다는 말이다. 그러므로 언제나 밝고 건전한 마음
가짐으로 생활하는 것이 행복의 지름길이며 근본이라는 뜻이다. 자신을 구속할 수 있는 것, 역시 자신
의 마음이며 그 구속을 털고 나올 수 있는 것, 또한 자신의 마음이다. 외부나 내부에서 일어나는 일이
나, 아직 일어나지도 않은 미래의 일들로 자신의 마음을 괴롭혀서는 안 될 것이다. 세상에 없는 소중
한 보물도 자기 자신만 못하다. 행복과 불행이며 미움과 사랑도 마음을 어떻게 먹느냐에 따라 인생이
바뀌고 인생이 바뀌면 운명도 변하게 된다는 뜻이다.
소강절과 며느리
주역에서 미래의 운세를 알아보기 위하여 점을 치는 것을 쾌사 또는 점사라고 한다. 쾌사의 좋고 나쁨
이 결정되는 데에는 일정한 법칙이 있으며 그 법칙은 우주의 음양오행에 근거를 둔 것이다.
주역의 64쾌는 인간을 비롯한 자연과 만물의 존재 양상과 우주 변화의 체계를 상징하는 64개의 쾌상
으로 구성되어 있다. 이 주역 64쾌는 상하좌우 어느 한곳도 막힘없이 상호 간에 연결되어 있다. 64쾌
가 다시 384쾌로 분할되어 우주라는 무한한 자연 속에 존재하는 모든 생명의 상생과 상극에서 빚어내
는 그 존재의 그물망이 바로 주역이다.
소강절(1011~1077)은 중국 송 대의 유학자이자 시인으로서 호는 안락 선생이요, ‘강절’은 시호이며 이
름은 옹이요, 자는 요부라고 불렀다. 소강절 선생은 우주관과 자연 철학에 독보적인 인물이었으며 우
주의 1년은 개벽 수로 12만 9천6백 년이라는 학설을 처음으로 밝힌 학자이다. 12만 9천6백 년 동안
우주의 4계절이 윤회하고 있으며 5행의 상생상극에 대한 원리 역시 주역 속에 포함되어 있다. (‘윤회하
는 지구’에서 자세히 밝혀 놓았음) 우주의 봄은 목(木)이요, 여름은 화(火)의 계절이다. 목생화하니 즉
화가 목의 생기를 받아 발전한다는 뜻이다.
어느 날 이웃 마을 노부인이 새벽같이 선생을 찾아왔다.
“선생이시여. 혼인 예물로 받았던 금반지를 간밤에 도둑이 훔쳐 갔습니다. 찾을 수 있을는지요?” 하고
점사를 부탁했다. 선생은 자리를 잡고 앉아 점사를 보다 말고 고개를 갸웃거리며 집에 소를 키우느냐
고 물었다. 노파는 소를 키우지 않는다고 대답했다.
“참 이상도 하구나. 금반지가 어떻게 소의 배 속에 들어 있을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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누가 마음을 보았는가
그때 차를 들고 들어오던 선생의 며느리가 문밖에서 이 소리를 듣고 한 마디 거든다.
“아버님, 소의 배 속이 아니옵고 길 건너 무당집 쇠가죽으로 만든 북 속에 들어 있습니다.”
이 소리를 들은 시아버지의 얼굴빛이 변하는 모습을 본 며느리는 아차 싶어 부엌에서 점사를 해 보니
그 말 한 마디에 자신의 목숨이 경각에 달렸음을 알았다. 그 길로 줄행랑을 치다 연못 속으로 뛰어들
었다. 한편 지금쯤 도망갔으리라고 생각한 선생은 다시 점사를 쳐 보니 달아난 며느리가 한길 깊은 물
속에 빠져 있는 점괘가 나왔다. 자신의 운명을 미리 알고 물에 투신하여 죽었다고 믿었다. 그러나 며
느리는 갈대를 입에 물고 물속에 숨어 화를 면했다는 이야기가 있다.
소강절과 매화역수
육효의 점술은 일반 무속인들이 영적으로 보는 점과는 근본적으로 다르다.
소강절 선생의 집 뜰에는 오래된 한 그루의 매화나무가 있었다. 흐드러지게 달린 매화 열매가 탐스럽
게 익어 가던 어느 날, 이웃집 새색시가 입덧에 신 살구를 먹고 싶어 나무에 올라갔다. 그때 마침 밭일
을 끝내고 들어오던 하인이 이 광경을 목격하고는 큰 소리로 나무랐다. 깜짝 놀란 임산부는 그만 나무
에서 떨어지면서 그 충격으로 하혈과 함께 태아가 낙태되고 말았다. 분을 참지 못한 여인이 악담을 하
기 시작했다. 이 광경을 보고 있던 소강절 선생이 점사를 쳐 보니 그 여인의 악담으로 자신의 5대 후
손이 중년에 이르러 살인 누명을 쓰고 억울하게 사형을 당할 운명이라는 점괘가 나왔다.
선생은 그날 이후로 평생 동안 그 일을 걱정하며 살다 임종을 앞둔 어느 날, 집안의 식솔들을 모아 놓
고 마지막 유언을 남겼다. 맏며느리에게 비단으로 곱게 싼 함을 내어 주며, “네가 살아생전에 집안에서
억울한 사건이 발생하거든 이 함을 소중히 간직했다가 개봉해 보아라. 행여 너의 생애에 아무런 일이
생기지 않거든 너의 장손에게 물려주고, 그 장손도 아무런 탈이 없거든 또 다음 장손 며느리에게 이
함을 전하도록 하여라.”
후손들은 어른이 남긴 함을 신줏단지처럼 소중히 간직하며, 대대손손으로 이어지면서 장손들에게만 전
달되어 갔다. 그러던 중 5대 장손에 이르러 청천벽력 같은 큰 사건이 일어나고 말았다. 살인 누명을 쓰
고 하루아침에 감옥에 투옥되고 말았던 것이다. 살인자는 멸문지화를 당하는 것이 당대의 법이었으니
집안이 한순간에 풍비박산이 날 운명이었다. 식음을 전폐하며 며칠을 끙끙대던 5대 손부는 어느 날 시
어머니의 유언이 생각이 나 그때서야 급히 함을 열어 보았다. 거기에는 다음과 같은 글이 쓰여 있었다.
“촌각을 다툴 일이므로 잠시도 지체하지 말고 이 함을 포도대장에게 전하라.”라는 내용이었다. 며느리
는 하인에게 이르기를 포도대장을 찾아가 이 함을 즉시 개봉해 보라고 일렀다. 그 시각 그 지방을 관
장하던 포도대장은 마침 관복을 차려 입고 출근을 준비하던 중이었는데 집사가 와서 이르기를 “소강절
선생의 후손이라는 사람이 어떤 함을 가지고 나으리를 뵙고자 합니다.”라고 했다. 포도대장은 그 소리
를 듣고 잠시 망설이고 있었다. 벌써 100년 전에 세상을 떠난 사람이지만 명망이 높았던 당대의 정치
가요 문장가이며 대시인이었고, 특히 정통 주역에 통달하여 천지의 운수와 사람의 길흉화복은 물론이
거니와, 세상의 모든 이치를 터득하신 선생의 함을 무례하게 방 안에 앉아서 받는 것은 예의가 아니라
고 생각했다.
마당까지 내려가 돗자리를 깔고 그 유품을 정중하게 예를 갖추어 받았다. 봉투를 펼쳐 보려는 순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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누가 마음을 보았는가
조금 전까지도 멀쩡하던 건물이 갑자기 천둥 벼락이 치면서 폭삭 무너져 내렸다. 깜짝 놀란 포도대장
은 급히 함을 열어 보았다.
누렇게 변색이 된 한지에 쓰인 내용은 “활여압량사(活汝壓樑死) 구아오대손(救我五代孫)”이라는 글귀가
쓰여 있었다. 지금 이 자리에서 대들보에 깔려 죽을 당신을 내가 구해 주었으니, 포도대장은 이 사건
을 공정하게 재수사하여 나의 5대손의 억울함을 밝혀 달라는 내용이었다. 참으로 기가 막힐 노릇이 아
닌가. 백 년 후에 일어날 사건이며 건물이 무너질 사고를 어떻게 알 수 있었단 말인가?
선생은 자신의 5대 손자가 억울하게 살인 누명을 쓰게 될 것을 미리 알았으며 그 사건에 연관될 사람
들의 운명도 꿰뚫어 보았던 것이다. 사형을 구형할 포도대장이 대들보에 깔려 죽을 운명까지도 알았으
니 참으로 귀신이 곡할 만한 신통하고 묘용한 학문이라 감탄할 수밖에 없는 일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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누가 마음을 보았는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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