재미있는 체질이야기 [1편]
1. TK와 불고기집
2. 오링테스트
3. 체질과 아파트 평수
4. 등소평의 장수비결
5. 봄을 타는 체질
6. 치매 잘 오는 체질
7. 상추와 커피
8. 소음인과 위장병
9. 황희 정승과 한명회
10. 태양인 진단법
11. 소 양 인
12. 태 음 인
13. 소 음 인
1. TK와 불고기집
최근 들어 자기 체질에 대한 관심이 부쩍 많아졌지만 자신의 체질과 일상생활이 어떻게 관련되어 있는지를 알고 있는 사람은 적다. '나의 체질은 무엇이며 어떤 음식이 몸에 좋을까?' 체질의학을 체계적으로 연구한 류주열 현대한방병원장이 체질에 대한 다양한 궁금증을 풀어주는 시리즈를 연재한다. <편집자 註>
80년대부터 대구지역을 중심으로 불고기집이 우후죽순처럼 생기기 시작했다. 그러다가 90년대에 접어들면서부터 불고기집은 줄어들고 횟집이 많이 생겨났다.
우연의 일치인지 모르나 TK가 성하던 때에는 불고기 집이 많아졌고, TK가 내리막길을 달리던 시기에는 횟집이 많아진 것을 알 수 있다. 물론 식생활이야 변하기도 하지만 체질의학의 측면에서 보면 TK의 성쇠와 불고기집의 성쇠가 묘하게 일치한다.
식생활은 건강과 밀접한 관계를 가지고 있어서 그 지역 식생활의 변화를 살펴보면 그 지역의 운세도 알 수 있다. 사람의 운세는 건강과도 반드시 일치하기 때문이다. 건강할수록 그 사람의 운세가 좋아지고, 건강이 나빠지면 운세도 반드시 나빠진다.
대구, 경북지역은 체질적으로 볼 때 장이 짧은 태음인의 숫자가 상당히 많다. 한의학에서 보통 체질은 선천적으로 타고난 장부의 크기와 강약에 의해 나누어지는데, 장의 길이만을 예로 들면 태음인이 장 길이가 가장 짧고 소음인이 그 다음으로 짧다.
동물을 예로 들면 사자, 호랑이 같은 육식동물일수록 장이 짧고 간이 큰편이고, 소, 말 등 초식동물은 장은 아주 긴 대신 간이 작다. 사람도 장이 짧은 사람은 반드시 육식을 많이 해야 하며, 장이 긴 사람은 채식위주로 식생활을 해야 한다.
또 육식과 생선회를 비교하면 육식이 맞는 사람은 생선회가 맞지 않다. 생선회는 장이 긴 체질에 좋기 때문이다. 생선회를 먹고 설사를 하거나 중독을 일으키는 체질은 거의가 장이 짧은 태음인에게서 많이 일어난다.
따라서 우리 지역에 횟집이 늘어나는 것은 그만큼 자기 체질에 맞지 않는 음식을 먹는 사람이 많다는 것이고, 따라서 건강도 나빠지니 TK의 운세도 내리막길이라는 재미있는 해석도 할 수 있는 것이다.
그런데 태음인이며 소음인이라는 것은 어떤 사람을 말하는지 생소한 사람도 많을 것이다. 자신의 체질을 잘 알면 식생활뿐 아니라 주거와 사회생활에도 많은 도움을 받을 수가 있다.
류주열<현대한방병원장>
2. 오링테스트
건강에 대한 관심이 높아지면서 한동안 '체질을 알면 건강이 보인다'라는 책이 전국을 떠들썩하게 했다. 이 책에 소개된 오링테스트에 의한 체질감별법이 매스컴의 각광을 받으면서 경향각지에 대단한 반향을 불러 일으켰다.
이로 말미암아 체질과 건강에 대한 관심이 부쩍 높아지고 체질의학을 알리는 계기가 되긴 했으나, 체질에 대한 그릇된 인식을 심어주기도 하는 역작용을 낳기도 하였다.
이 오링테스트의 주재료가 되었던 무, 오이, 감자, 당근 등이 야채가게에서 불티나게 팔렸는데, 이들 야채가 불티나게 팔린 것과 반비례하여 오링테스트는 누구나 간단하게 할 수 있으므로 체질의학이 웃음거리로 전락하는 일이 벌어지기도 하였다.
사실 체질감별은 전문가들조차도 어렵고도 어려운 일이다. 오죽 했으면 사상체질 의학의 창시자인 이제마 선생조차도 체질감별이 어려운 나머지 1백년전 당시의 처녀 환자의 옷을 모두 벗도록 하거나, 고매한 선비에게 장작을 계속 나르게 하고는 다시 제자리에 갖다 놓도록 해, 이때에 그들이 보이는 행동과 반응으로 체질을 감별하기까지 하였다.
당시는 말할 것도 없거니와 요즘에도 용납하기 어려운 기행이라고 볼 수 있다. 이 일화는 체질감별의 어려움을 극명하게 보여주는 것이라고 할 수 있다.
원래 이 오링테스트는 중세 유럽의 기사들이 싸우거나 대련할 때 칼을 쥔 반대손에 어떤 물건을 잡으면 칼의 힘이 세지거나 반대로 힘이 떨어지는 현상을 체험한데서 비롯되었다.
지금의 오링테스트는 한손에 어떤 물건을 쥐게 한 후 다른 손의 손가락을 ○링 모양으로 만들어 손가락의 힘이 세어지는가 약해지는가를 측정하는 방법(손가락이 아닌 팔의 힘을 측정할 때는 완력테스트라 함)으로 힘이 세어지면 그 물건이 몸에 유익하고 힘이 약해지면 해로운 것으로 본다.
이 감별법의 문제점은 대단히 많은데, 그 중에서도 가장 큰 문제는 먹어서 좋은 것과 손에 쥐어서 좋은 느낌이 드는 것은 엄연히 다른 것인데도 같은 것으로 보는 데에 있다.
그 외의 문제점을 예로 들면 오른손에 야채나 약재를 들었을 때와 왼손에 들었을 때 반응이 다르게 나올 때가 많다. 뿐만 아니라 손등에 놓고 했을 때와 손바닥에 놓고 했을 때도 반응이 다르게 나올 수 있으며, 눈을 감고 했을 때와 눈을 뜨고 했을 경우도 다르게 나오는 수도 있다.
동쪽을 향해서 했을 때와 다른 세 방향을 향해서 했을 때도 다르게 나오기도 하며, 달의 인력 영향인지는 모르나 15일 후에 했을 때는 정반대의 결과가 나오기도 한다.
밤에 테스트했을 경우와 낮에 테스트했을 경우 다르게 나오기도 한다.
인삼이 맞지 않더라도 인삼을 장복한 사람이면 인삼에 대한 친화력이 생겨 인삼이 좋은 것으로 결과가 잘못 나오기도 하며, 환자나 시술자의 암시에 의하여 결과가 달라지기도 한다.
그 외에도 재료를 익힌 것과 생것으로 했을 때 같은 재료라도 다르게 나오기도 한다. 이러한 오링테스트는 기의 친화성을 이용한 재미있는 현상임에는 틀림없으나 친화성과 유익한 것과는 별개의 문제이다.
만져서 좋으면 먹어도 좋다는 것은 아니다. 그러므로 이러한 오링테스트 반응을 섣불리 체질감별에 이용한다는 것은 위험 천만한 발상이 아닐 수 없다. 체질감별법에는 이외에도 여러 가지 방법이 있으나 고도의 전문가가 아니면 함부로 체질감별을 해서는 안된다.
류주열<현대한방병원장>
3. 체질과 아파트 평수
한국인은 일본인보다 넓은 평수의 아파트를 더 선호한다. 조선조 말까지도 나라에서 정한 법외에 크고 높게 지은 집이 있으면 이를 염탐하여 기둥을 잘라 납작집을 만들고 다니는 속칭 '납작별감'이 있었다하니 한국인의 큰집, 넓은 집 선호는 예나 지금이나 변함이 없다.
이를 두고 워낙 좁고 어렵게 살아온데 대한 역심리작용이거나 물욕이나 과시욕에서 비롯된 것이라고 볼 수도 있으나 체질적 요인도 무시할 수 없다.
우리는 일상생활에서 똑같은 사람이면서도 서로 다른 점을 많이 발견하게 된다. 공간을 예로 들면 어떤 이는 실내가 좁아도 아늑하고 분위기 있는 곳에 있으면 기분이 좋아지나, 같이 있는 상대방은 갑갑증이 나거나 기분이 나빠지는 것을 종종 볼 수 있다.
범죄영화에서도 보면 죄수를 좁은 독방에 오래 감금했을 경우 멀쩡한 사람이 있는가 하면, 반대로 아주 미쳐버리는 사람도 있다. 이러한 현상은 모두 체질과 밀접한 관계가 있다.
사람은 각 체질에 따라 겉보다 속의 체온이 높은 사람이 있는가 하면, 속보다 겉의 체온이 높은 사람도 있다. 그것이 행동과 성격의 차이, 취미의 차이, 문화와 전통의 차이를 만들어낸다고 볼 수 있다. 예를 들어 속의 체온이 높은 사람은 속열을 발산하기 위하여 자꾸 밖으로 나가려고 하고 주변이 막힌 곳보다는 탁 트인 곳을, 좁은 곳보다는 넓은 곳을 좋아한다.
반대로 속의 체온이 더 낮은 사람은 속열의 발산을 줄이기 위하여 밖으로 나가기보다는 안에 있는 것을, 주변이 탁 트인 곳보다는 푹 싸여 아늑한 곳을 좋아한다.
태음인과 소양인은 속열이 더 많은 체질이고, 소음인과 태양인은 겉열이 더 많은 체질이다.
그러므로 태음인과 소양인은 시원스럽고 넓은 곳이, 또 탁 트인 곳이 심리적으로 안정이 되고 편안해진다. 아무리 아담하고 분위기 있게 꾸며 놓아도 좁으면 갑갑해서 좌불안석이고 불안해진다. 주거생활 공간인 아파트도 넓은 평수를 선호하기 마련이다.
태음인과 소양인에게는 작은 평수의 좁은 공간 아파트는 본인도 모르게 많은 스트레스를 주어 불안하고 우울한 증상을 유발할 수 있으므로, 좁은 평수의 아파트에서 생활할 경우, 아늑하고 분위기 있게 꾸미는 것보다는 넓고 시원스럽게 꾸미는 것이 정신 건강에 도움을 준다.
소음인과 태양인에게는 약간 좁은 듯 하면서 아늑한 분위기가 심리적으로 훨씬 안정감을 준다. 그러므로 주거생활 공간인 아파트도 과시욕이나 물욕이 아닌 이상 넓은 평수는 썰렁하게 보여 별로 좋아하지 않는다. 넓은 아파트에 장기간 거주하면 심리적으로 불안정하고 많은 스트레스를 받을 수 있다.
그러므로 소음인과 태양인이 넓은 평수의 아파트에 거주할 경우 시원스런 분위기보다 넓어 보이지 않도록 아늑하게 연출하는 것이 건강에 도움이 된다. 아무 이유없이 집에만 들어가면 답답하고 짜증이 난다면 위와 같이 집안의 분위기를 바꿔 볼 필요가 있다.
이러한 체질적인 특성이 아파트의 평수를 좌우하므로 한국인이 넓은 평수를 선호한다는 것은 한국에는 태음인과 소양인이 많다는 것으로도 볼 수 있으며, 일본은 반대로 좁은 아파트가 많은 것으로 보아 소음인과 태양인이 많은 것이 아닌가 생각된다.
류주열<현대한방병원장>
4. 등소평의 장수비결
등소평의 장수비결이 화제가 되고 있다.
평범한 촌로도 90세 이상은 넘기기 쉽지 않은데, 여러 차례의 실각과 복권을 거치는 피비린내 나는 권력투쟁과 혁명가로서 파란만장한 삶을 살면서 93세의 장수를 누렸을 뿐만 아니라, 가히 천하를 얻고 건강도 누렸으니 화제가 될 만도 하다.
그러나 등소평의 장수비결이 모든 사람에게 다 적용되는 것은 아니다.
등소평과 동일한 체질에게만 확실하게 비결이라고 볼 수 있다. 통상적으로 세계의 장수촌을 찾아 그곳 사람들의 건강 장수비결을 연구 분석한 것을 보면 '특별한 건강 장수 비결은 없다'는 것이다.
즉 우리가 알고 있는 평범한 상식대로 사는 것, 곧 적당한 운동, 충분한 휴식, 충분한 스트레스 해소, 적절한 식생활이 비결 아닌 비결이라고 한다.
여기에 맞추어 본다면 등소평은 앞의 세 가지에는 맞게 생활하였는데, 적절한 식생활을 하지 못한 셈이다. 균형있는 식생활을 하려면 육식을 약간 곁들여야 하는데, 채식만 하였다니 평생 편식만 한 셈이다. 일본의 노인학 권위자가 장수촌과 단명촌에 대해 연구한 것을 보면 채식만 하는 사람은 오히려 단명하며, 육식도 해야 장수하는 것으로 나타났다고 한다.
등소평은 여기에 해당하지 않는데도 불구하고 장수했다. 이는 체질 때문이다. 채식만 해도 건강 장수할 수 있는 체질은 한의학에서 보면 태양인 밖에 없다. (최근에 매스컴 등의 영향으로 채식주의가 증가하고 있으며, 잘못된 상식의 유포로 콜레스테롤은 무조건 육식에만 있다고 생각하는 경향이 많다. 등소평의 장수 영향으로 채식주의자가 늘어날까 봐 심히 우려된다)
말년에 공식석상에 나타난 등소평이 부축을 받으면서 이상하게 걷는 것을 볼 수 있었는데, 그러한 걸음걸이는 환자 임상시에 흔히 볼 수 있는 것으로 전형적인 파킨슨씨 질환으로 인한 걸음이다. 이 질환은 태양인에게만 오는 질환으로 다른 체질에는 잘 오지 않는 병이다.
카리스마적인 지도력에다 80이 넘는 고령에도 천안문 사태를 초강경으로 해결하도록 지시한 것으로 보아 전형적인 투사형의 태양인이라고 볼 수 있다. 태양인에는 한눈에 꿰뚫어 보는 직관력과 큰 야심, 뛰어난 통치력의 소유자가 많다.
속열보다 겉열이 많은 태양인은 냉수마찰이나 냉수욕을 해서 땀의 발산을 막아주는 것이 건강에 도움이 된다. 태양인인 등소평에게는 적절한 방법이 아닐 수 없다. 또한 땀을 흘리지 말아야 하는 태양인에게 수영은 아주 좋은 운동이다. 운동 중에서 유일하게 땀을 안 흘리면서 하는 운동이기 때문이다.
수영을 해서는 안되는 체질이 남들 따라 수영을 하면 쓰러지기도 하고, 혈압이 올라가거나 기침을 하거나 기관지가 나빠지기도 하고, 피부병이나 코와 귀에 이상이 잘 온다. 그러므로 운동도 체질에 맞게 하여야 소기의 목적을 달성할 수 있다.
항상 반주를 약간씩 곁들였다고 하는데 이는 속열이 많은 체질에게는 절대 금물이다. 매일 반주를 들면 속열이 더 심해져서 질병을 유발할 수 있다. 속열이 적은 태양인에게는 위의 소화력을 도우며 속의 냉기를 없애주므로 도움이 된다.
등소평은 자연의 순리대로 낙천적 긍정적으로 생각하고, 너무 많은 일을 하려 들지 않고, 모든 근심 걱정을 떨치며, 매사에 지나치지 않는다는 사고방식으로 긴장완화와 정신적 휴식을 위해 단순한 놀이인 브리지 게임도 하였다고 한다.
이러한 여유 있는 생활과 적절한 스트레스해소, 충분한 휴식 등은 체질과 무관하게 모든 현대인에게는 필요한 사항이라고 할 수 있다. 그러나 운동과 식생활 목욕법 등은 반드시 체질에 맞게 해야만 건강하고 장수할 수 있다. 등소평은 부지중에 우연히 자신에게 맞는 체질 생활로 장수한 것이니 참으로 복이 많은 사람이 아닐 수 없다.
류주열<현대한방병원장>
5. 봄을 타는 체질
매년 봄이 되기 직전에 찾아오는 아주머니 한 분이 계신다. 매년 봄만 되면 늘어져 아무 일도 못할 정도로 유난히 봄을 많이 타는 증세로 고생을 하셨던 분이다. 처음에는 봄 타는 증세에 푸른 야채를 많이 먹으면 좋다는 말을 듣고 푸른 야채 위주로 식사를 했더니 얼굴에 기미까지 끼면서 더 안좋더라는 것이다.
지금은 봄이 되어도 전혀 그러한 증세를 느끼지는 못하지만, 워낙 심한 춘곤증으로 고생을 했던 터라 미리 예방을 하려고 매년 찾아오시는 것이다.
이런 분처럼 봄철이 되어 먼 산의 아지랑이가 아른아른 대면 입맛도 떨어지고 얼굴도 거칠어지면서 몸도 나른해지고 의욕이 없어지고 짜증이 잘 나는 사람이 있다. 유난히 봄을 더 타는 체질이 따로 있다.
태음인 중에서 낯선 곳에 가면 말수가 극히 적고 보기에는 무뚝뚝해 보이나 인정이 많고 마음이 여린 편이고, 일이 없으면 게으르고 느리나 일이 닥치면 급해지고 바빠지며, 겉보기보다는 겁이 많은 성격의 체질을 팔체질의학에서는 목양체질(木陽體質) 이라고 하는데, 이 태음인 목양체질이 춘곤증을 많이 느낀다.
봄이 되면 부지런한 주부들이 겨우내 쌓였던 온 집안 구석구석의 먼지나 더러움을 깨끗이 치우는 대청소를 하는 것과 마찬가지로, 인체도 몸안에 쌓인 많은 노폐물을 제거하기 위해 봄에는 대청소와 같은 활동을 하게 된다. 이때는 특별히 더 많은 비타민A와 미네랄이 요구된다.
가을에 섭취한 음식들로부터 비축해 두었던 비타민이나 다른 활성물질이 점차 소실되는 시기이므로 비타민A가 부족하기 쉬운 태음인 목양체질은 이러한 인체의 변화에 빨리 적응하지 못하여 다른 체질보다 봄을 많이 타게 된다.
이러한 비타민과 미네랄을 보충해주기 위해 신선한 야채가 많이 포함된 식사를 하는 것이 원칙이나, 목양체질에게는 해로운 푸른 야채가 더 나른함을 유발할 수 있으므로 주로 신선한 뿌리 야채를 많이 먹는 것이 좋다.
뿌리야채 중에서 당근이 비타민A를 많이 함유하고 있다는 것은 잘 알려져 있다.
그러므로 매일 신선한 당근 샐러드나 당근 주스를 마시면 좋다. 단지 고혈압환자는 당근 주스의 규칙적인 섭취로 혈압이 상승될 수 있으므로 주스보다는 샐러드를 많이 먹는 것이 좋다. 당근을 먹고 속이 불편하다면 태양인이나 소음인일 가능성이 있으므로 먹지 말아야 한다. 태음인 목양체질에는 당근 외에도 민들레싹 물냉이도 봄을 이기는 좋은 식품이 되며, 무 연근 도라지 등 뿌리 채소에 육식을 곁들이는 것이 봄을 이기는데 많은 도움이 될 수 있다.
동의보감에는 이와같은 증상의 병을 주하병(注夏病)이라 하여 인삼이 들어가는 처방을 권하고 있으므로 인삼을 복용하는 경우도 있다. 그러나 동의보감의 주하병은 인삼이 맞는 소음인 체질이 늦봄부터 여름만 되면 몸이 늘어지고 식욕이 떨어지는 소위 여름타는 병을 말하는 것이므로 인삼이 맞지 않는 태음인 목양체질의 춘곤증과는 구별된다. 그러므로 목양체질은 인삼을 함부로 먹지 않는 것이 좋다.
류주열<현대한방병원장>
6. 치매 잘 오는 체질
치매란 흔히 노망들었다는 말로 표현되는데, 머리 속의 뇌가 전반적으로 심한 장해를 입어 일상생활에 지장을 일으킨 상태를 말한다. 치매가 오면 기억력이 없어지며, 주위에 대해 무관심해지고 의욕이 감퇴되며, 자주 불안해한다.
가족을 잘 알아보지 못하고, 엉뚱한 말을 하고 이상한 행동을 하며, 심하면 의식이 없고 대소변을 가리지 못하게 된다. 가족 중에 이런 환자가 있으면 가족 모두에게 여간 고통스러운 것이 아니다.
전형적인 치매질환은 체질과 관련이 많다. 중풍이나 외상에 의한 뇌충격 등과 같은 어떤 병의 후유증으로 오는 치매는 갑자기 발병하는 것으로 체질과는 무관하고 병 때문에 오는 것이나, 특별한 병을 앓은 적이 없이 서서히 시간을 두고 진행되는 치매질환은 체질의학에서는 특정 체질과 관계있다고 본다.
치매는 육식이 해로운 태양인중에서 8체질로 보아 금음체질(金陰體質)에 해당되는 사람에게 주로 온다. 태양인 금음체질이 과도한 육식과 가공식품의 섭취로 뇌세포가 점점 망가지면서 지능이 서서히 저하된다. 태양인 금음체질의 특징은 평소 어떤 약을 먹어도 효과가 잘 나타나지 않고 또한 약에 대한 부작용이 많으며 본능적으로 약을 싫어하는 사람이 많다.
성격적으로 맺고 끊는 것이 분명하고 정치 지향적이며 자기 주장이 강하고 독선적인 면도 있으며, 여자일 경우는 당찬 사람이 많다. 육식을 하지 않으면 그럴 수 없이 순한 성격의 소유자이나 육식을 자주 하게 되면 화를 잘 내고 성격이 아주 급해지며 신경질을 잘 내고 심한 경우는 포악해지게 된다.
이러한 태양인 금음체질은 치매뿐만 아니라 미국 대통령이었던 레이건, 권투선수 알리, 영국의 물리학자 스티븐 호킹 같은 사람이 앓고 있는 파킨슨씨병, 근무력증과 같은 희귀한 병이 잘 오는 체질로 모두 육식과 관련이 많다.
통상적으로 치매가 오기 쉬운 체질은 남의 의견에 귀를 기울이지 않고, 자기 중심적이며, 신경질적이고, 초조하고 성급하며, 일 외에는 취미가 없다. 남에게 좀처럼 웃는 얼굴을 보이지 않고 남을 잘 믿지 못하는 경향이 많다. 이러한 성격을 갖고 있으면서 육식을 좋아한다면 치매질환이 올 가능성이 많다.
뇌노화의 뚜렷한 징후는 기억력 저하에서 먼저 나타나므로 노인이 같은 말을 몇 번이나 되풀이하여 말한다면 일단 치매가 아닌가 의심을 해야 한다. 치매는 이와 같이 체질과 관련이 많으므로 심하지 않은 경우는 체질에 따라 치료한다면 좋은 효과를 기대할 수 있다.
예방은 가공식품을 가급적 피하면서 육식을 피하는 것이 좋으며, 특히 육류의 지방분이 공기 중에서 산화되기 쉬워 과잉산화되면 과산화체질로 변하는데, 이것이 뇌의 노화를 촉진하는 원흉이 되므로 지방질은 주의해야 한다. 무턱대고 육식을 피하면 안되고 자신의 체질을 미리 알아 체질에 맞게 식생활을 하면 미리 예방할 수 있다.
류주열<현대한방병원장>
7. 상추와 커피
똑같은 음식을 먹었는데도 사람에 따라서 다르게 이야기하는 수가 많다.
상추와 커피를 예로 들면 상추를 아무리 많이 먹어도 멀쩡한 사람이 있는가 하면, 어떤 사람은 조금만 먹어도 잠이 쏟아지는 사람이 있고, 커피를 꽤 많이 마시고도 누우면 바로 자는 사람이 있는가 하면, 한낮에 조금 마셨는데도 밤에 잠을 전혀 못 자는 사람도 있다.
이와 같이 사람에 따라 다른 작용의 차이는 바로 체질 때문에 나타나는 현상이다. 이러한 커피와 상추의 반응은 맞지 않았을 때 나타나는 일종의 부작용인데, 커피와 상추는 먹어보지 않은 사람이 없으므로 먹었을 때의 느낌을 잘 관찰하면 자신의 체질을 어느 정도 짐작할 수 있다.
상추는 예전에는 봄에서 여름사이에 먹는 채소였으나 지금은 사시사철 언제나 먹을 수 있는 것이 되었다. 사각사각하면서도 약간의 쓴맛과 특이한 맛이 있어 우리 식탁에서 빼 놓을 수 없는 채소이다. 입맛이 없을 때 쌈장과 같이 싸 먹으면 입맛을 돋우기도 하며, 또한 잠을 잘 오게 하는 채소로도 잘 알려져 있다.
상추 속에는 잠을 잘 오게 하는 성분(락주세린 락추신 락주신산)이 있어서 상추를 먹으면 졸리게 된다고 한다. 하지만 상추가 체질에 맞는 사람(소음인 태양인)에게는 아무리 잠 오게 하는 성분이 있어도 잠오는 현상이 없을 뿐만 아니라 오히려 머리가 맑아지고 소화도 더 잘되며 입맛도 좋아지고 기운이 난다.
체질에 맞지 않는 사람(태음인)에게는 성분에 관계없이 잠이 올 뿐만 아니라 나른하고 처지고 식곤증이 오며, 기운이 없고, 머리가 맑지 않고 무거워지기도 하며, 어떤 이는 속이 부글거리고 소화가 되지 않거나 대변이 묽어지고 대변으로 소화가 채 되지 않은 상추조각이 그냥 나가기도 한다.
커피는 현대에 와서 우리나라에서도 빼놓을 수 없는 기호식품으로 자리잡고 있다.
커피는 체질에 맞는 사람(태음인)에게는 피로를 없애고, 잠을 쫓으며, 정신을 맑게 하고, 활력을 솟게 하며, 소화를 촉진시키고 혈압을 내리는 등의 긍정적인 효과를 나타내나, 체질에 맞지 않는 사람(소음인, 태양인)에게는 여러가지 다양한 양상의 부작용을 나타낸다.
특히 불면증을 비롯한 심각한 수면 문제를 초래할 수도 있다. 카페인에 민감한 사람이라면 더욱 그러하다. 카페인에 민감하지 않은 사람이라도 과량(커피나 콜라일 경우는 일곱 잔 이상, 카페인이 든 약일 경우는 7알 이상) 복용하면 체질과 무관하게 증상이 나타날 수 있다.
커피가 맞지 않는 사람은 잠이 오지 않는 것 외에 속이 쓰리거나 아프고 신경이 예민해져 짜증이 잘 나고, 불안하고 가슴이 답답해지거나 두근거리고, 배가 사르르 하면서 대변을 보거나 먹으면 바로 소변을 보는 사람도 있다.
어지럽거나 기운이 없어지고 손발이 떨리기도 하며, 술 취한 것과 같은 기분이 들거나 열이 오르기도 하고, 여자일 경우는 생리불순을 초래하기도 한다. 또한 얼굴에 무엇이 나기도 한다. 이러한 부작용을 일으키는 카페인은 커피 외에도 차 콜라 초콜릿 감기약 두통약 이뇨제 체중조절약 등에 많이 들어 있다.
그렇지만 같은 카페인이 든 식품이라도 체질에 따라서 카페인에 관계없이 민감하게 반응하는 정도가 다르다. 커피에는 민감하나 홍차나 녹차에는 전혀 민감하지 않는 사람(소양인)도 있고, 커피는 아무리 마셔도 괜찮으나 녹차는 조금만 마셔도 속이 거북하고 소변이 잦아지는 등의 반응을 보이는 사람(태음인)도 있다. 이러한 민감도의 차이는 체질을 알지 못하면 풀어낼 수가 없다.
커피는 태음인에게 맞는 식품이므로 태음인에게 있어서는 유난히 예민한 사람을 제외하고는 몇 잔 정도로는 별로 부작용이 나타나지 않는다. 그러므로 상추만 먹으면 앞서 말한 잠이 오는 등의 부작용이 나고, 커피는 아무렇지도 않거나 오히려 좋은 기분이 든다면 태음인 체질이 거의 틀림없다.
태음인 중에서 고기만 먹으면 체한다는 사람이 있는데, 자세히 물어보면 상추와 같이 먹는 것 때문에 체하는 것인데도 고기만 먹으면 체한다고 잘못 알고 있는 경우도 있다.
상추는 소음인과 태양인에게 좋은 식품이므로 상추를 먹으면 아무렇지도 않은데 커피는 조금만 마셔도 앞서 말한 속이 쓰리는 등의 부작용이 나타나면 소음인일 가능성이 많으며, 커피에 대한 반응이 더 강하게 나타나고 다른 약물에 대한 부작용도 잘 난다면 태양인일 가능성이 높다.
상추를 먹으면 어떤 때는 잠이 오고, 커피는 잠이 오지 않거나 맞지 않는 것 같은데 녹차나 홍차는 몇 잔이나 먹어도 아무렇지도 않다면 소양인일 가능성이 많다.
류주열<현대한방병원장>
8. 소음인과 위장병
위장병 하면 소음인을 연상하는 수가 많다. 소음인 중에서 평생 위장병으로 고생하는 사람이 많고, 또 원래 위를 약하게 타고난 체질로 알려져 있기 때문이다. 그러나 실제에 있어서는 소음인중 약 반수정도만 위를 약하게 타고난다.
소음인 중에서 위가 좋은 사람(8체질로 보면 수양체질)과 위가 약하고 나쁜 사람(8체질로 보면 수음체질)은 명확하게 구분이 된다. 소음인중 위가 좋은 사람은 워낙 잘 먹고 건강하며 체력과 체격이 좋기 때문에 종종 태음인으로 오인하는 수가 많다.
성격으로 보면 위가 좋은 소음인 수양체질(水陽體質)은 침착하고 느긋하며 낙천적이면서도 생각을 너무 많이 하기 때문에 의심이 많고 우유부단한 면이 있으며, 위가 나쁜 소음인 수음체질(水陰體質)은 냉정하면서 사려가 깊고 날카로운 분석에 판단력이 빠르나 조급하고 불안하면서 예민한 성격이 많다.
소음인 수양체질은 통상적으로 매우 건강한 편이므로 약을 먹거나 병원에 가는 일은 좀처럼 드물다. 주로 병이 온다면 잘 먹는 것 때문에 오는 비만 고혈압 중풍 당뇨병과 같은 성인병이 잘 온다.
소식하는 사람이면 한평생 병원에 가본 적이 없다고 할 정도로 건강한 체질이다. 소음인 수음체질은 항상 위가 좋지 않기 때문에 맛있어서 조금만 더 먹거나 안좋은 음식을 잘못 먹으면 금방 체하고 소화가 잘 안되며, 찬 것을 많이 먹거나 체하면 설사를 잘하는 경우도 많다.
그러므로 위염 위궤양 십이지장궤양 대장염 등과 같은 소화기질환과 신경이 예민하므로 신경성 질환이 잘 오고 잘 못먹기 때문에 영양부족으로 인한 병이 올 수도 있다.
늘 몸이 안 좋기 때문에 약을 달고 있거나 병원에 자주 가는 체질이며 또한 항상 몸이 안 좋다 하면서도 오래 사는 사람이 바로 이 체질이다. 소음인 수양체질은 여자일 경우는 전혀 불편함 없이 대변을 며칠에 한번씩 보는 사람이 많다. 변비로 오인하여 매일 보려고 냉수를 먹거나 변비약을 장복하여 몸을 망치는 수도 많다.
며칠에 한번씩 봐도 속이 불편하지 않고, 볼 때 수월케 잘 본다면 변비가 아니고 지극히 정상이라고 할 수 있다. 남자일 경우는 땀을 줄줄 흘리는 사람이 많고 추위를 안타고 더위를 많이 타므로 여름을 가장 견디기 힘들어하며 실내가 조금만 더워도 갑갑해하고 이불을 잘 안 덮고 자기도 한다.
이러한 사람은 지레짐작으로 열이 많다고 잘못 판단하여 인삼이 맞지 않다고 생각하는 사람이 많다. 몸이 안 좋으면 식은땀을 흘리거나 땀을 더 많이 흘리게 되고 땀을 조금만 흘려도 기운이 빠지는 것 같고 여름을 더 타게 된다. 이때는 몸이 덥더라도 겉열이 많고 속이 냉한 체질이므로 인삼이 최고의 명약이 된다.
소음인 수음체질은 체격이 왜소하고 단아한 사람이 많으며 손발이 차고 추위를 많이 타는 편이다. 건강한 사람은 자신도 모르게 소식하며 아무리 맛있어도 일정량 이상은 절대 더 먹지 않는다. 선천적으로 위를 약하게 타고났으므로 위하수는 이 체질에 가장 많다.
배가 찬 사람은 맥주를 조금만 마셔도 설사를 잘 하며 라면을 먹으면 금방 속이 거북하다고 한다. 대체로 육식을 좋아하지 않는 편이고, 특히 돼지고기는 느끼하여 거의 먹지 않는 사람이 많다. 항상 자신의 몸이 약하고 병에 잘 걸린다고 생각하여 건강에 자신이 없는 사람이 많다.
이러한 소음인 수음체질은 음식의 영향을 유난히 많이 받으므로 항상 일정한 시간에 식사를 하고, 소식하면서 몸을 냉하게 하는 음식(돼지고기 밀가루음식 계란 보리차 찬음식)을 피하고 따뜻한 음식을 즐긴다면 쉽게 건강해질 수 있다. 이 체질로서 위가 좋지 않은 사람은 현미식을 하면서 감자생즙을 매일 아침 공복에 반컵이나 한컵 정도 먹는 것이 좋다.
감자생즙은 소음인 위장병에 특별한 효과가 있으나 맞지 않는 사람일 경우는 속이 더 아프고 열이 나거나 몸살을 할 수도 있으므로 전문 한의사의 지도를 받아야 한다. 감자생즙을 3-4일 복용하여 속이 편하고 기분이 좋다면 계속 복용하여도 무방하다.
류주열<현대한방병원장>
9. 황희 정승과 한명회
황희 정승의 집안 노비 두 사람이 서로 다투다가 그를 찾아와 서로 상대방의 잘못을 일러바치자 먼저 한 종의 말을 다 듣고는 "네 말이 옳다" 라고 하고, 다음에 다른 종의 말을 듣더니 "네 말도 옳다" 라고 하며 돌려보냈다. 이를 지켜보던 부인이 그의 무정견을 나무라자 "부인의 말도 옳소" 라고 한 일화는 잘 알려져 있다.
이와 같이 황희 정승은 겸허하고 관후한 일화의 주인공으로 회자되었다.
이에 비하여 한명회는 그와 정반대였다. 한 사람은 언제나 어질고 현명한 명재상의 표본으로 칭송되나, 한 사람은 권모술수에 능한 대표적인 신하로 잘못 회자되었다.
한명회와 황희는 둘 다 일인지하 만인지상의 정승에까지 올랐으나, 인생역정은 이처럼 극명한 대조를 이룬다. 황희는 태평성대인 문화통치기의 재상이었고, 한명회는 의정부 중심의 합의제를 타파하고 쿠데타와 개혁으로 점철된 강력한 왕권체제하의 재상이었다.
황희 정승은 항상 눈에 띄지 않게 보필했으나, 한명회는 적극적으로 실력자에게 스스로 나아가 그를 앞질러 헤아리고 처리해간 재상으로 알려져 있다. 그러므로 안정의 시대인 세종조의 찬란한 업적 뒤에는 언제나 황희 정승이 있었고, 변화와 개혁의 시대인 세조때는 언제나 한명회의 역할이 있었다.
이러한 두 사람을 체질론적으로 살펴보면, 황희는 태음인이고, 한명회는 태양인이었을 것으로 사료된다. 태음인은 인정이 많고 관대한 편이어서 좋은게 좋다는 식의 사람이 많고, 태양인은 인정과 사정보다는 사리와 원칙을 중요시하는 편이어서 맺고 끊는 선이 분명하다.
그러므로 태음인은 서로 좋도록 하는 타협을 잘하고, 변화보다는 안정을 희구하며, 태양인은 사리에 어긋나는 것은 반드시 바로 잡아야 하며, 변화와 개혁을 추구하는 편이 강하다. 그러므로 도덕 군자는 태음인에 많고, 혁명가는 태양인에 많다.
근골형(얼굴과 손에 살집이 적고 뼈대가 드러나 보이는 형)은 태도와 동작이 쾌활하고 모험을 즐기며, 정력적인 성격에 지배욕, 권력욕이 강하다.
또한 투쟁심과 경쟁심이 왕성하고 용서를 잘 모르며, 자상하지 못한 편이다.
비만형(얼굴과 손에 살집이 많아 보이고 통통해서 뼈대가 드러나 보이지 않는 형)은 태도와 동작이 완만하고, 변화보다는 안정적인 것을 좋아한다.
사교적이고 의식적인 것을 좋아하며, 관대하고 자기 만족적인 편이나, 잘 보이려 하고 타인에게 의지하려고 하는 편이다.
이로 보면 혁명가에 가까운 한명회는 태양인 근골형이었을 가능성이 많고, 도덕군자인 황희는 태음인 비만형이었을 가능성이 많다. 이러한 두 사람이 서로의 역할이 바뀌었다면 역사에 오르내리는 사람이 아닌 평범한 사람으로 일생을 보냈을 것이다.
안정시대의 세종에게는 황희와 같은 사람이 필요했을 것이고, 개혁으로 점철된 세조에게는 반드시 한명회와 같은 사람이 필요했을 것이다.
태양인 근골형이 개혁을 한다면 초지일관 할 것이고, 만약 태음인 비만형이 개혁을 단행한다면 인정이 많아서 모든 사람을 충족시키려 애쓰므로 수정과 보완을 거듭하여 결국은 용두사미가 되어 개혁을 하지 않은 것만 못할 수도 있다.
그러므로 세상을 완전히 뒤바꿔야 할 때는 태양인 근골형의 사람이 필요하고, 순전히 안정만을 추구할 때는 태음인 비만형의 사람이 더 좋을 것이다. 개혁속의 안정을 바랄 때는 태양인 비만형이 더 어울리며, 안정속의 개혁을 바랄 때는 태음인 근골형이 더 바람직할 것이다.
류주열<현대한방병원장>
10. 태양인 진단법
사람의 체질은 사상의학에서는 소음인, 소양인, 태음인, 태양인 등 네 체질로 나누며, 8체질의학에서는 수음체질, 수양체질, 토음체질, 토양체질, 목음체질, 목양체질, 금음체질, 금양체질 등 8체질로 사람을 분류한다.
수음·수양체질은 소음인에 해당하고, 토음·토양체질은 소양인, 목음·목양체질은 태음인, 금음·금양체질은 태양인에 해당된다.
사상의학은 1백년전 이제마 선생이 오랜 기간의 임상치료 경험과 체질에 관한 문헌적 연구에 기초하여 확립한 우리나라 고유의 학문이다. 사상의학에서는 같은 병이라도 체질에 따라 병의 원인이 다르므로 약물(한약) 치료시에 반드시 그 체질에 맞게 치료해야 병이 빨리 낫는다고 본다.
8체질의학은 현대에 와서 권도원 박사가 독창적으로 연구한 것으로 모든 병을 체질에 따라 침으로 치료하는 학문이다. 또한 체질에 맞는 음식을 연구하였을 뿐만 아니라, 일상생활 전반에 걸쳐 체질에 맞게 생활하면 건강을 유지할 수 있도록 연구하였다.
체질의 중요성을 한마디로 말한다면, 궁극적으로 약을 체질에 맞게 쓰려면 사상체질을 정확하게 알아야 하고, 침을 체질에 맞게 놓으려면 정확하게 8체질을 알아야 한다.
체질은 맥, 얼굴 생김새, 성격, 정서, 체격, 약물과 음식에 대한 반응성을 종합적으로 보아 판단하여야 하나, 얼굴 생김새는 사람마다 다르고 성격과 정서도 환경과 교육에 의해 많이 바뀌며, 체격도 운동이나 직업, 영양상태에 따라 달라지므로 숙련된 전문가가 아니면 체질을 알기 어렵다.
그러나 약물과 음식에 대한 반응성은 거의 일정하므로 자세히 관찰한다면 본인 스스로 체질 판단이 가능하다.
일반인들이 쉽게 접하는 것은 음식이므로 음식에 대한 반응성으로 체질을 판단해보면 아래와 같다.
먼저 태양인을 예로 들면 무슨 약을 먹어도 효과가 나지 않고 부작용이 잘 나는 편이며, 커피를 한잔만 마셔도 맞지 않으며, 상추를 먹어도 잠 오는 것이 없다면 태양인일 가능성이 있다.
자세히 확인하는 방법으로는 순전히 배추 위주의 반찬으로 2-3일 식사후 속이 편하고 대변이 정상이며 기분도 괜찮으나, 쇠고기 위주의 반찬으로 2-3일간 식사한 후 대변이 시원찮고 변비가 되거나 몸이 무겁고 찌뿌드드하고 속이 거북하다면 태양인이 거의 틀림없다.
참고로 유명인사중 태양인에 해당되는 사람으로는 황영조, 레이건 전 미국대통령, 고 박정희 대통령, 고 이승만 대통령, 권투선수 알리, 등소평, 정주영씨 등이 이에 속한다. 태양인이 아주 드문 것으로 알려져 있으나 실제로는 상당히 많다.
● 태양인(금음·금양체질)에 해로운 것
모든 육류와 기름, 커피, 차류, 인공조미료, 가공음료수, 술, 밀가루, 수수, 콩, 우유, 고추, 마늘, 버섯, 설탕, 무, 율무, 당근, 연근, 도라지, 밤, 사과, 수박, 은행, 잣, 인삼, 모든 약물, 영지버섯, 금니, 아트로핀주사, 담배.
● 태양인(금음·금양체질)에 이로운 것
모든 조개 종류, 쌀, 메밀, 보리, 팥, 계란 흰자, 오이, 배추, 포도, 앵두, 겨자, 후추, 양배추, 기타 푸른 채소, 고사리, 게, 새우, 굴, 젓갈, 기타 대부분의 생선, 코코아, 초콜릿, 바나나, 파인애플, 딸기, 포도당 주사, 심호흡 운동은 내뱉는 숨을 길게.
류주열<현대한방병원장>
11. 소양인 진단법
알레르기 체질, 산성 체질, 알칼리성 체질 등은 인체의 병리적 상태를 나타내는 것으로 한의학에서 말하는 체질 개념과는 관련이 없다. 한의학에서 말하는 체질은 평생 바뀌지 않으며 선천적으로 타고난다고 본다. 체질의 판단은 한 단면만으로는 결정하기가 쉽지 않다.
성격이 급하면 소양인이고, 소심하고 왜소하면 소음인, 체격이 좋고 잘 먹고 다혈질이면 태음인이다라는 식은 체질판단에 많은 오류를 범한 것이라고 볼 수 있다. 체질은 사람의 한 단면만을 보고 판단하는 것이 아니고, 그 사람의 맥, 얼굴생김새, 체격, 성격, 정서, 생활습관, 병증상, 타고난 천품과 재능, 약물과 음식의 반응성 등을 종합적으로 고려해서 판단하여야 한다.
소양인을 예로 들면 일반적으로 소양인은 체격이 상체가 발달하고, 하체가 약하며, 가슴은 넓은 편이고, 머리는 앞뒤가 나온 사람이 많고, 눈빛은 강렬하며, 무엇이나 잘 먹는 편이고, 밖의 일을 좋아하고 가정에는 경솔한 경향이 있다. 또 감정의 변화가 심하고 성격이 급한 편이라고 알려져 있다.
이러한 특징은 지극히 주관적으로 판단한 것으로 소양인의 기준이라고는 볼 수 없다. 소음인에도 상체가 발달하고 가슴이 넓은 사람이 많고, 머리의 앞뒤가 나온 사람은 태양인과 소음인, 태음인에 모두 있을 수 있으며, 태음인과 태양인에는 눈빛이 강렬한 사람이 더 많고, 태음인 중에서도 가정일을 경솔히 하고 밖의 일을 좋아하는 사람이 많다.
소음인 중에서도 반수 정도가 성격이 급한 편이고, 태음인의 대부분이 스스로가 급하다고 생각한다. 그러므로 일반인들이 스스로 체질을 판단하는 것은 불가능하다. 정확한 체질의 판단은 반드시 전문가의 도움을 받는 것이 원칙이다.
음식의 반응성으로 소양인을 살펴보면 아래와 같다.
매운 것을 먹으면 위장병이 없는데도 속이 거북하거나 딸꾹질이 난 적이 있고, 찰밥(다른 잡곡을 섞지 않은 것)을 먹으면 속이 오히려 불편하고, 사과를 먹으면 알레르기가 일어나거나 기침을 더 많이 하고, 커피는 맞지 않으나 홍차와 녹차는 별 탈이 없다면 소양인 가능성이 많다.
확인할 수 있는 방법으로는 싱싱한 참외를 매일 3-4개씩 며칠 계속 먹고서 설사하거나 속이 서늘하거나 몸이 무겁거나 하지 않고 속이 편하고 오히려 좋은 기분이 든다면 소양인이 거의 틀림없다.
더 확인하려면 돼지고기 위주의 식사를 2-3일 계속한 후 대변이 가늘고 변비가 오거나 혹은 설사 기미가 있거나 속이 느끼하고 불편하거나 얼굴에 무엇이 난다면 소양인이 아닐 가능성이 많다. 오히려 속이 편안하고 기분이 좋은 편이라면 소양인에 해당한다고 볼 수 있다.
대체로 소양인은 활동적이며 손재주가 많고 봉사하는 마음이 많은 편이어서 운동선수, 예술가, 종교인 등에 이 체질이 많다. 소양인은 항상 서둘지 않고 여유 있는 마음을 가져야 건강할 수 있으며, 특히 맵고 짠 음식은 당뇨병을 유발할 수 있으므로 주의해야 한다. 냉수욕은 맞지 않으므로 피해야 하고 저혈압이라도 건강한 사람이 많으므로 저혈압이라고 걱정할 필요가 없는 체질이다.
● 소양인(토양·토음체질)에 해로운 것
찹쌀, 현미, 감자, 파, 미역, 닭고기, 염소고기, 노루고기, 개고기, 후추, 겨자, 계피, 카레, 생강, 참기름, 사과, 귤, 오렌지주스, 인삼, 벌꿀, 비타민B군, 소화 효소제, 스트렙토마이신, 붉은색의 방 꾸밈.
● 소양인(토양·토음체질)에 유익한 것
쌀, 보리, 통밀가루, 콩, 팥, 배추, 무, 오이, 당근, 배, 쇠고기, 돼지고기, 장어, 계란, 생굴, 새우, 게, 감, 참외, 수박, 바나나, 비타민E군, 구기자차, 결명자차, 영지버섯.
류주열<현대한방병원장>
12. 태음인
일전에 한의학을 전공하지도 않은 모 인사가 TV에 출연하여 "암환자의 대부분은 소양인이다" 라고 한 적이 있다. 이 사람의 체질진단은 오링테스트에 의존했는데 이는 제대로 된 진단이라고 볼 수 없다(본란에서 이미 오링테스트가 체질진단에 쓰일 수 없는 이유를 밝혔었다).
이 일이 있은 후 본 병원을 찾는 환자중 자신은 소양인은 하지 않겠다고 우기는 웃지 못할 일이 벌어졌다. 이유인즉 암은 거의 소양인에게 발생되기 때문이란다. 한 분은 만성 간염이었고, 또 한 분은 난소낭종(난소에 물혹이 생기는 병)이었는데 두 사람 모두 소양인이었고, 그에 해당되는 치료로 완치가 되었는데도 소양인은 하지 않겠다는 것이다.
이러한 일은 의학에는 문외한이고 또한 한의학을 전공하지도 않은 비의료인이 체질진단을 하기 때문에 일어나는 일이라고 본다.
태음인 중에서 의외로 본인 스스로 소음인이라고 생각하거나 소양인일거라고 생각하는 사람이 많다. 성격이 급하고 덜렁거리면서 활동을 많이 하는 태음인의 경우 소양인일거라고 생각하고, 내성적이고 꼼꼼하면서 소화기능이 좋지 않은 태음인은 소음인이라고 생각하는 경향이 많다.
흔히 성격이 급하다는 것에 대해 체질마다 급한 양상이 다른 것인데도 이것을 혼동하기 때문에 그러한 것이 아닌가 본다. 태음인의 급한 성격은 항상 급한 것이 아니고 일을 미리 하지 않고 미루다가 닥치면 굉장히 급해지는 것이다.
진료중 대기실에서 순서를 기다리며 시간이 없고 바쁘고 급하다고 난리를 치면서도 기다리는 사람은 태음인이다.
소양인은 원래 품성이 서두르는 편이므로 본인 자신은 급하다고 별로 생각하지 않는다. 항상 서두르는 편이므로 급하게 해야 될 일은 별로 없기 때문이다. 대기실에서 순서를 기다릴 때도 소양인은 행동이 재빠르므로, 바쁘면 아무 얘기없이 더 기다리지 않고 그냥 가버린다.(태음인은 급하다고 난리지만)
태음인의 꼼꼼함은 소음인과는 다른데 소음인은 매사 생활 자체가 꼼꼼한 편이고, 태음인은 몰두하는 한가지 일에만 꼼꼼하다. 특히 태음인 중에서 한가지 일에 열심인 사람은 워낙 꼼꼼하게 일하기 때문에 소화기관이 항상 약해지는 경향이 많다.
이러한 태음인을 음식의 반응성으로 확인할 수 있는 방법은 상추를 많이 먹으면 잠이 오고, 배추 위주의 반찬으로 2-3일 계속 식사한 후 잠 오는 기분이 들고 몸이 무겁거나 속이 부글거리고 대변이 묽어진다면 태음인일 확률이 높다. 특히 고구마를 웬만큼 먹어도 체하거나 신물이 넘어오거나 쓰린 것이 없다면 거의 태음인이 틀림없다(위장병이 있는 사람은 예외이다).
● 태음인(목음·목양체질)에 해로운 것
모든 종류의 조개, 새우, 게, 오징어, 생선회, 고등어, 배추, 상추, 시금치, 메밀, 망고, 초콜릿, 인삼, 포도당주사, 모과차, 술, 수영, 푸른색의 벽지.
● 태음인(목음·목양체질)에 이로운 것
대부분의 육식(주로 쇠고기), 쌀, 콩, 통밀, 수수, 두부, 연근, 콩비지, 장어, 미꾸라지, 우유, 무, 도라지, 당근, 버섯, 호박, 들깨, 콩나물, 마늘, 양파, 배, 밤, 호두, 잣, 수박, 레몬, 자몽, 자두, 흑설탕, 율무, 비타민AD, 녹용, 스쿠알렌, 심호흡운동은 들이마시기를 길게.
류주열<현대한방병원장>
13. 소음인
일반적으로 소음인은 아담하고 체격이 작은 편이며, 성격이 내성적이고 항상 위가 좋지 않아서 잘 먹는 편이 아니며, 태음인은 체격이 크고 항상 잘 먹으며 비만이 잘 오는 체질로 알려져 있다.
그러므로 소음인중에서 체격이 좋고 무엇이든 잘먹는 사람(소음인중 약 반수가 이에 해당함)은 스스로 태음인이라고 생각하는 사람이 많고, 태음인 중에서 체격이 작은 편이고 내성적인 사람(태음인의 약 반수 정도가 여기에 해당함)은 스스로 소음인이라고 생각하는 사람이 많다.
체질에 대해 조금이라도 지식이 있는 사람은 의외로 이렇게 생각하는 경우가 많다. 선무당 사람 잡을 일이다.
음식의 반응성으로 소음인을 살펴보면, 위가 아주 좋은 사람은 별 느낌이 없을 수도 있으나, 자세히 관찰 해 보면 어느 정도는 느낄 수 있는데, 밀가루 음식을 많이 먹으면 신물이 나거나 속이 거북하고, 고구마나 계란 노른자를 먹으면 신트림이 나거나 체한 것 같으며, 양약을 먹으면 쉽게 속이 쓰리거나 불편하고, 오징어를 먹으면 잘 체하고 소화가 되지 않는 편이며, 찰밥을 먹으면 오히려 속이 편안하고 소화가 잘 되며, 상추를 많이 먹어도 아무렇지도 않다면 소음인일 가능성이 많다.
확인할 수 있는 방법은 말린 인삼을 1회에 8-10g정도 달여서 하루 3번씩 5-6일동안 복용하여 편안하고 식욕이 좀 좋아지는 것 같고 기운도 난다면 소음인이 거의 틀림없다. 단 폐질환이 있거나 감기 기운이 있을 때는 복용하지 말아야 한다.
복용 후 머리가 아프거나 속이 불편하며 열이 오르는 느낌이 있으면 소음인이 아닐 수 있으므로 즉시 복용을 중단하여야 한다. 혈압이 높거나 당뇨가 있는 사람은 특별히 더 주의하여야 한다.
소음인은 땀을 많이 흘리면 기운이 없어지고 몸이 허약해지므로 땀을 많이 흘리지 않는 것이 건강에 좋다. 그러므로 냉수욕이나 냉수마찰, 수영 등이 좋은 건강법이 된다.
소음인 여자 중에서 찬물에는 근처에도 못가는 사람이 있는데, 이는 산후조리를 잘못하여 비정상으로 바뀐 사람이므로 반드시 전문 한의사의 치료를 받는 것이 좋다.
소음인 중에서 체격이 좋고 무엇이나 잘 먹는 사람 중에서 의외로 고혈압인 사람이 많다. 이것은 무슨 일이든 지나치게 오래 생각하는 경향과 너무 잘 먹기 때문에 오는 것이 아닌가 본다. 그러므로 이러한 사람은 생각을 너무 깊이하지 말고 소식하여야 하며, 체질에 따라서 치료한다면 좋은 결과를 기대할 수 있다.
소음인중에서 반수정도는 항상 소화력이 좋지 않아서 고생을 하는 경우가 많다. 이러한 사람은 항상 체력이 약한 편이며, 위가 나빠지면 건강이 더욱 나빠지고 불안감이 심해지며 공상이 많이 생기게 된다.
그러므로 항상 따뜻한 음식을 먹되 소식해야 하며, 제 시간에 반드시 식사를 하여야 하고 지나친 과로는 피해야 한다.
● 소음인(수음·수양체질)에 해로운 것
보리, 팥, 오이, 돼지고기, 계란, 생굴, 게, 새우, 조개, 참외, 바나나, 맥주, 얼음, 비타민E, 담배, 사우나, 알칼리성 약수.
● 소음인(수음·수양체질)에 이로운 것
찹쌀, 현미, 감자, 옥수수, 미역, 김, 상추, 시금치, 무, 쑥갓, 파, 마늘, 양파, 생강, 참기름, 닭고기, 염소고기, 개고기, 노루고기, 소고기, 토마토, 귤, 오렌지, 사과, 벌꿀, 인삼, 대추, 비타민B군, 밝은 색깔, 산성 약수.
재미있는 체질이야기 [2편]
14. 음식 꼭 가려먹어야 되나
15. 만성간염과 한약
16. 음식과 보약
17. 직업과 체질 (1)
18. 직업과 체질 (2)
19. 직업과 체질 (3)
20. 한약이 맞지 않는 체질
21. 소아편식과 비만
22. 여름나기
23. 십전대보탕 유감
24. 시끄러운 사람들
25. 수험생 관리
26. 콜레스테롤
14. 음식 꼭 가려먹어야 되나
최근 들어 자기 체질에 대한 관심이 부쩍 많아졌지만 자신의 체질과 일상생활이 어떻게 관련되어 있는지를 알고 있는 사람은 적다. '나의 체질은 무엇이며 어떤 음식이 몸에 좋을까?' 체질의학을 체계적으로 연구한 류주열 현대한방병원장이 체질에 대한 다양한 궁금증을 풀어주는 시리즈를 연재한다. <편집자 註>
세간에는 음식을 골고루 먹는 것이 좋다는 사람도 있는가 하면, 푸른잎 채소, 등푸른 생선을 많이 먹고 육식은 피해야 된다는 사람도 있으며, 육식을 해야 된다는 사람도 있고, 자기 몸에 필요한 것이 당기므로 먹고 싶은 대로 먹어야 한다는 사람도 있다.
그러니 일반인은 어떻게 하는 것이 좋을지 난감하리라고 본다.
야생동물은 자신에게 이로운 것, 해로운 것을 본능적으로 알고 있다고 한다. 지금은 공해 등으로 병사하기도 하지만, 원래 야생동물은 자연 상태에서는 병사하지 않고 자연사하는 경우가 많다고 한다. 본능적으로 먹고 싶은 대로 먹으니까 건강하다는 것이다.
초식동물의 경우 젖뗀 후 바로 본능적으로 어떤 풀은 먹어야 하고, 어떤 풀은 먹지 말아야 하는지를 알며, 어떤 동물은 다쳤을 경우 상처에 효과가 있는 풀을 본능적으로 찾아서 먹는다고 한다. 동물과 마찬가지로 원래는 인간에게도 자기에게 알맞은 음식을 본능적으로 아는 능력이 있다고 한다.
몸이 아주 정상적으로 건강할 때는 이러한 능력도 정상적으로 발휘되므로 자기에게 맞는 것이 주로 먹고 싶어지지만 건강이 좋지 않을 때는 몸의 기능이 떨어지는 만큼 이러한 능력도 떨어지므로 반드시 자신의 몸에 필요한 것만이 당기지는 않는다. 오히려 몸이 나쁜 만큼 해로운 것이 더 먹고 싶어지고 더 당기는 수가 많다.
일상생활에서 우리는 흔히 평소에는 잘 먹지 않는데 어떤 음식이 몹시 먹고 싶어서 먹었더니 그만 탈이 나서 병이 나거나 병이 악화되는 것을 종종 경험한다. 병이 나려거나 병이 악화되려면 유달리 해로운 것이 많이 당기는 경우가 종종 있다. 그러므로 몸이 좋지 않을 때는 음식을 체질에 맞게 가려먹는 것이 좋다.
몸이 몹시 피로하다면 더 피로하게 하는 물질이 당기는 수가 많다. 몸이 좋아지려고 할 때는 좋은 음식이 당기는 수가 있는데, 어떤 음식이 먹고 싶어진다면 좋으려고 당기는 건지, 나빠지려고 당기는지 사실 판단하기가 쉽지 않다. 평소에 자신의 체질에 맞는 것을 알고 있다면 이러할 때 판단하기가 쉬워진다. 자신에게 이로운 것과 해로운 것을 미리 알고 있으니까.
체질을 모를 때는 함부로 가려먹지 않는 것이 좋다. 그냥 골고루 먹는 것이 손해보지 않는 방법이다. 체질에 상관없이 모든 사람에게 적용되는 것은 소식해야 하며, 천천히 식사하는 것이 좋고, 싱겁게 먹으며, 저녁 늦게는 음식을 먹지 않는 것이 좋다. 또한 인스턴트 식품은 가급적 피하는 것이 좋다.
사람은 누구나 경험한 바를 남에게 말하기가 쉽다. 예를 들어 자신이 육식을 금하고 푸른 채소와 생선 위주 식생활을 하여 몸이 좋다면 다른 사람에게도 그대로 자신이 한대로 하면 좋다고 권한다.
(참고로 채식을 주장하는 이상구 박사는 육식이 해로운 태양인이다) 또 자신에게 육식이 좋았다면 다른 사람에게도 육식을 권하기 쉽다. (참고로 육식을 주장하는 허정 박사는 육식이 좋은 태음인이다) 자신에게 좋다면 모든 사람에게도 좋은 것이 아닌가라고 생각하면 안된다. 사람마다 체질이 다르기 때문이다.
결론적으로 아주 건강한 사람이라면 구태여 음식을 특별히 가릴 필요는 없으며, 단지 자신에게 해로운 것이 무엇이며 유익한 것이 무엇인지를 알고 있기만 하면 된다. 몸이 좋지 않으면 가려먹는 것이 좋으며, 병이 심할수록 가려야 한다. 해로운 것이 당길 확률이 많기 때문이다.
류주열<현대한방병원장>
15. 만성간염과 한약
한약을 복용하는 사람들로부터 엉뚱한 질문을 종종 받는다. 한약을 먹으면 간이 나빠진다는데 계속 한약을 먹어도 괜찮으냐고... 참으로 어이없는 질문이 아닐 수 없다. 어떻게 멀쩡한 간이 한약을 먹으면 나빠진다는 말인가.
보통 간이 나쁘다고 하면 만성간염을 주로 두고 하는 말인데, 우리나라 대부분의 만성간염은 B형 또는 C형간염 바이러스의 감염에 의해 야기된다.
약물에의해 간염이 야기되는 경우는 극히 드물다. 약물중독에 의한 간염일 경우도 한약이 아닌 독한 양약에 의해 주로 일어난다.
한약을 먹고 간이 나빠졌다면 한약을 먹음으로 인해 간염바이러스에 감염되었다는 이야기가 되는데 이는 그야말로 잘못된 생각이다. 단지 이런 경우는 있을 수 있다.
간염에 걸린 사람이 전문 한의사의 처방에 의하지 않고 간염치료제도 아니고 체질에도 맞지 않는 한약을 먹었거나 민간 한약재를 임의로 복용한 후 간기능 수치가 오를 수는 있다. 이 경우에도 간염에 걸린 사람이 아니고 정상인이라면 아무리 한약을 장복해도 간에는 아무런 지장을 주지 않는다.
실례로 만성B형 간염으로 오랫동안 고생한 중년의 신사가 있었는데 이분도 처음에는 무조건 한약이 간에 나쁘므로 한약을 먹지 않겠다고 우겼다.
자세히 진찰한 후 "지금 특별히 복용하고 있는 것이 없느냐"고 하니까 인진(사철쑥)이 간에 좋다고 하여 계속 복용중이라고 하였다.
"인진은 한약이 아닙니까" 라고 하니까 한참 후에 "한약이 맞네요" 라고 대답하였다. 하도 어이가 없어서 웃으니까 본인도 머쓱해 했다. 처음 진찰시에 피로가 심하고 눈이 침침하고 얼굴색이 약간 검어지고, 소변이 붉고 양기가 떨어졌는데 이분의 체질이 태음인이었으므로 인진을 중단하게 하고 체질에 맞는 한약으로 치료한 후 완치되어 지금은 왕성하게 사업을 하고 있다. (인진은 소음인체질에만 효과있는 약재인데 임의로 장복하여 손해본 경우라 하겠다)
평소에 우리가 먹는 많은 음식의 재료가 한약재로 쓰이고 있으며, 중국요리에도 한약재가 요리재료로 많이 쓰이고 있다. 흔히 먹는 콩나물(우황청심환에 약재로 들어간다), 도라지(기관지병 치료에 쓰이는 한약재), 호박(산후부종의 치료제), 찹쌀(임산부 하혈시 약재로 쓰임), 생강·대추(거의 모든 약에 들어간다), 산나물(모든 산나물은 약초에 해당한다) 등 많은 음식 재료가 모두 한약에 해당된다.
한약재인 인삼뿌리도 나물반찬으로 쓰인다. 우리가 무의식중에 상식하는 이러한 한약재들이 멀쩡한 간을 나쁘게 할 수 있을까.
이와 같이 우리가 일반적으로 먹는 음식은 건강한 사람에게는 별 영향이 없으나, 간의 주된 역할 중의 하나가 해독작용이므로 만성간염이나 간경화를 앓고 있는 사람은 양·한약뿐만 아니라 음식까지도 잘못 복용하면 간에 부담을 주어서 더욱 증상을 악화시키는 수가 종종 있으므로 조심하여야 한다.
참고로 만성간염을 앓고 있는 환자가 태양인이라면 녹즙이 치료에 도움이 되지만 태음인이 녹즙을 먹으면 좋지 않으며, 쇠고기와 같은 고단백은 태음인에게는 도움이 되지만 태양인에게는 도움이 되지 않는다. 개소주도 한약재가 들어가므로 함부로 먹지 말아야 하고, 굼벵이는 태음인에게만 효과가 있으므로 다른 체질은 복용하지 말아야 한다.
만성간염을 앓고 있는 많은 사람들이 민간약재를 치료의 보조적인 요법으로 임의로 이용하고 있는데, 이러한 것은 모두 한약재의 일부분이므로 전문 한의사의 지도를 받아야 하며, 간염 치료한약의 경우에도 전문 한의사의 정확한 진단을 받은 다음 병과 체질에 맞게 한약을 복용하면서 체질에 맞는 식이요법을 병행하여야 한다.
류주열<현대한방병원장>
16. 음식과 보약
일반적으로 우리가 먹고 있는 음식과 인간의 질병을 치료할 목적으로 사용되고 있는 한약과는 어떤 차이가 있을까.
먼저 약과 음식의 사전적인 의미를 살펴보면 약(藥)이란 병이나 상처를 고치기 위해 먹거나 바르거나 주사하는 물건이라고 명시되어 있으며, 음식(飮食)이란 먹고 마시는, 또는 그런 물건이라고 정의돼 있다. 그러므로 한약은 인간의 질환을 고치기 위하여 먹는 것이고 음식은 인간의 생존을 위하여, 또는 먹는 즐거움을 위하여 먹고 마시는 것이라고 생각할 수 있다.
우리나라에서는 예로부터 식약동원(食藥同源)이라는 말이 있다. 즉 음식과 약은 같은데에서 나왔다는 말이다. 이러한 말이 나오게된 연유는 음식으로 사용되고 있는 대부분의 재료들이 수천년동안 한약의 재료로 사용돼오고 있기 때문이다. 그러므로 음식과 한약은 전혀 별개의 것이 아니고 아주 밀접한 관계에 있다고 볼 수 있다.
일반인에게도 널리 알려져 있는 '동의보감'이나'본초강목'과 같은 의서에는 우리가 일상적으로 먹고 있는 오곡백과는 물론이거니와 모든 채소가 전부 한약재의 일부분으로 들어가 있으며, 이들 의서에 나오는 약초중 독초를 제외한 모든 약초는 요리의 재료로 오랜 세월동안 사용돼 왔다.
우리가 흔히 음식 재료로 쓰고 있는 것들 중 한약의 재료로 쓰여지는 것을 몇 가지 예로 들어 보자.
우리가 반찬으로 많이 먹는 콩나물은 한약에서는 대두황권(大豆黃卷)이라고 불려지는데, 이는 일반인에게 널리 알려진 우황청심환을 만들 때 빠져서는 안되는 약물이며, 파뿌리는 한약에서 총백이라고 불려지는데, 소음인 감기약에 많이 사용되고 있으며, 일반적으로 건강차로 많이 끓여 먹고 있는 생강과 대추는 소음인의 거의 모든 한약처방에 들어가며, 찹쌀은 한약명으로 나미라고 불려지는데 이것은 소음인 임신부의 하혈이나 배가 아픈데에 사용되는 약물이다.
옛날에는 주식이었으나 요즘에는 건강식으로 또는 차로 많이 끓여 먹고 있는 보리는 한약명으로는 부소맥(浮小麥)인데 이것은 소양인의 신경을 안정시키는데 아주 중요한 약재로 사용되고 있다. 그 외 콩, 팥, 율무, 밤 등도 한약재의 한가지로 널리 사용돼 오고 있다. 이와 같이 오랜 세월동안 인간의 주식으로 먹어온 많은 음식의 재료들 중에는 인간의 질병을 고치는데 사용되어 온 약물이 많다는 것을 알 수가 있다.
그러면 한약과 음식의 차이는 무엇일까? 이것을 한마디로 정의를 한다면 음식이란 양념을 넣어서 맛과 영양을 극대화한 것이고, 한약이라는 것은 질환을 치료하는데 필요한 약재만을 골라 달여 먹음으로써 약의 효과를 극대화한 것이라고 할 수 있다.
일례로 도라지를 잘게 썰어서 양념장에 버무려 먹으면 우리가 맛있게 먹는 도라지 무침 반찬이 되지만, 도라지만 달여서 먹으면 태음인의 호흡기질환 치료에 좋은 약이 되는 것이다.
'호박의 경우도 마찬가지로 호박만을 푹 삶아서 물만 짜 먹으면 산후에 붓는 병을 치료하는 약(태음인이 아닌 다른 체질이 먹으면 더 붓는다)이 되지만 양념을 넣고 요리하면 음식이 된다.' '식약동원(食藥同源)이라는 말과 함께 약식일여(藥食一如)라는 말도 많이 사용되어져 왔는데 이 말은 음식과 약은 같은 작용이 있으니 가려 먹어야 한다는 것이다.'
병이 있는 사람이 자기 체질과 병에 알맞은 약을 먹듯이 음식도 자기 체질에 맞게 가려먹어야 한다. 체질에 따라 맞고 맞지 않는 약이 정해지듯이 음식도 약이므로 체질에 따라 맞는 음식과 맞지 않는 음식이 정해지는 것이다. 한약 복용시에 반드시 음식을 가려먹는 이유는 음식이 바로 약이기 때문이다.
류주열<현대한방병원장>
17. 직업과 체질 (1)
사람은 대부분 직업을 필요로 한다. 왜냐하면 살기 위해서 직업이 필요하기도 하나, 보통은 직업을 통해서 물질적인 대가를 구할 뿐만 아니라 그 일을 통해서 보람과 긍지를 갖고 싶어하기 때문이다. 자신이 하는 일에 대해 보람과 긍지를 느끼지 못한다면 자신의 직업에 대해 만족을 느끼지 못한다고 보아도 틀림없다.
어떤 설문조사에서 우리나라 사람들의 62%정도가 직업에 대해 별로 만족을 느끼지 못한다고 한다. 대단한 문제가 아닐 수가 없다. 자신과 맞지 않는 일을 계속한다면 일에 대한 의욕이 떨어지고 능률이 오르지 않으므로 직장내에서도 바람직하지 않을 뿐만 아니라 자신에게 있어서도 매일 짜증스럽고 불만이 계속 쌓여 자칫 건강을 잃고 실패한 삶을 살 수도 있다.
그러므로 자신에게 맞는 일을 해야 건강한 삶을 유지할 수 있으며, 국가와 사회를 위해서도 많은 이익이 된다고 할 수 있다.
그러면 자신에게 맞는 직업을 어떻게 하면 올바르게 선택할 수 있을까? 직업은 반드시 자신의 성품과 재능, 적성을 고려하여 선택을 하여야 한다. 이러한 성품과 재능, 적성은 체질적으로 타고나므로 자신의 체질을 알면 직업선택에 많은 도움이 된다.
체질과 직업이 조화를 이루어야 하는데 먼저 태음인의 경우를 살펴보면, 태음인 목양체질은 외모나 행동이 듬직하면서 활동적이고 호탕하며, 또한 인정이 많아 남의 잘못을 너그럽게 용서하는 여유가 있고, 들어앉아 말로만 하는 탁상공론보다는 툭터진 넓은 곳에서 적극적으로 활동하기를 좋아한다.
주어진 환경에 잘 적응하는 편이나 아주 세밀하게 계산하고 치밀하게 계획하기 보다는 순간적인 판단력이 빠르고 투기적인 경향이 강하다. 또한 목적의식이 뚜렷하고 한번 마음먹은 일은 끝까지 밀고 나가 기어이 관철시키는 고집도 있다.
원래 말수가 적은 편인데다 집안에서는 더욱 말수가 적어서 식구들이 답답해 하며 집안일에는 무심한 듯이 보이기 쉬우나, 직장일이라면 자다가도 벌떡 일어나 달려갈 정도로 맡은 일에 대한 열의가 강하고 추진력이 있다.
이러한 기질 때문에 사업에는 특별한 재주가 있어서 독자적인 사업을 벌이면 크게 성공하는 사람이 많다. 그러므로 벤처기업과 투자사업, 기계공학 등의 직업이 알맞고 선린주의 정치가 같은 직업도 잘 어울린다. 지휘능력도 있고 보스기질도 있으므로 현장감독, 작업반장, 교관, 장교 등의 직업도 좋으며 활동적이면서 끈기와 집념이 요구되는 조사연구원, 탐험가, 등산가 등도 잘 어울린다.
자잘한 계산이나 복잡한 일에는 약하므로 미세기계기술자, 건축설계사, 검사원, 통계원, 경리직 등에는 적합하지 못하다. 체질적으로 특별히 폐기능이 약하여 말을 많이 하면 금방 피곤해지므로 계속적인 대화가 필요한 직업(연설가, 강사, 상담원, 교사, 가수, 사회자 등)은 가급적 피하는 것이 좋고 예술적이고 창조적인 능력을 발휘해야 하는 직업도 재고해야 한다.
모든 태음인(목음·목양체질) 은 겁이 많은 기질이므로 구급원, 소방관, 전기기술자 등 담력을 요하는 직업은 부적합하다. 아울러 땀을 흘려야 오히려 건강에 도움이 되며 땀의 분비를 억제하면 건강에 해로운 체질이므로 냉방시설이 잘된 찬 곳이나, 물속에서 장시간 일하는 직업은 건강상 좋지못하고 특히 여성에게는 더욱 좋지 못하다.
태음인은 자신이 좋아하는 일에 너무 깊이 빠져드는 경향이 있어서 광적으로 빠져들어 취미가 직업이 되기도 한다. 컴퓨터 오락을 좋아하여 프로그래머가 되거나 바둑에 너무 빠져들어 기원을 차리기도 하나 바람직하지 못한 쪽으로 빠져들어 인생을 망치기도 하므로 주의하여야 한다.
류주열<현대한방병원장>
18. 직업과 체질 (2)
태음인 목음체질은 여러 체질중 가장 재주가 많은 편이어서 다양한 직업에 종사하고 있는 경우가 많다. 태음인 목양체질은 투기적 사업에 능하고 또 사업을 선호하여 한정된 직업에 종사하는 데 비하여 태음인 목음체질은 여러 직업에 어울리며 가장 다양하게 사회 각 방면에 진출해 있는 편이다.
주어진 환경에 대한 적응이 여러 체질중 가장 빠르며 손재주가 능하고 꼼꼼한 면도 있으면서 활달하고 활동적이며 인정이 많고 봉사심도 있는데다가 적극성도 있으며 운동신경도 발달한 때문이 아닌가 한다. 그러나 태음인 목음체질은 선천적으로 기분이 잘 우울해지고 조금만 신경쓰면 잠이 잘 오질 않고 항상 신경이 날카로운 편이며, 감수성도 예민하여 조금만 섭섭한 말을 들어도 쉽게 감정이 상해 불면증에 시달리기 쉽다.
직업선택시에는 이 점만 고려한다면 무난하리라고 본다. 그러므로 남과 감정 대립이 잦은 직업은 피해야 하고 또한 질투나 남의 비판을 받을 만한 직업은 반드시 피해야 한다.
목음체질이 어느 정도 예민한가하면 환자중에서 늘 불안하고 우울하고 의욕이 없고 가슴이 잘 두근거리고 짜증이 잘 나고 잠도 잘 오지 않고 늘 머리가 아프며 조금만 기분이 이상해도 눈물이 잘 나온다는 주부가 있었는데, 이 분은 시댁에서 같이 생활하는데 시집온 이후로 한번도 마음 편하게 잠자본 적이 없다는 것이다.
시집살이가 힘든 것도 아닌데 식구들이 조금 잘해줘도 신경이 쓰이고 식구들이 가만히 있어도 신경이 쓰이며 항상 식구들 눈치보느라 또 모든 식구들에게 잘하려고 애쓰느라 마음 편한 날이 없다는 것이다. 이와 같이 시집살이시에도 가장 많이 정신적으로 타격을 입는 체질이 바로 이 목음체질이다.
워낙 신경이 예민하고 마음이 여린 편이며, 감성지수가 고도로 높기 때문이 아닌가 한다. 그러므로 신경을 지나치게 쓰지 않는다면 운동선수, 교육가, 사회사업가, 기계공학, 연예인, 사무직 등 모두 어울린다고 볼 수 있다.
소양인(토양체질과 토음체질로 나누어지나 토음체질은 거의 없으므로 토양체질 위주로 본다)은 매우 활동적이며 외향적인 성격을 가지고 있으며 새로운 것에 대한 호기심이 강하고 항상 생각과 행동이 바쁜 편이고 아주 부지런한 성격이다. 그러므로 활동도 하지 않고 생각만 하는 직업이나 하루종일 한자리에 조용하게 집중하여 꼼꼼하게 일해야 하는 직업은 능률도 오르지 않고 좀이 쑤셔서 가만히 앉아 있질 못한다.
그러한 일을 계속 참고 견디어 내면 점차 몸과 마음이 병드는 수가 많다.
사업을 하더라도 하루종일 바쁘게 다니는 일이 더 맞으며 가만히 들어앉아 사업하는 것은 적성에 맞지 않는다. 그러므로 가만히 앉아 일하는 의사나 사무직은 맞지 않는다.
봉사심이 뛰어나므로 종교인, 선교사, 사회사업가 같은 일이 어울리고 독신생활에도 다른 어느 체질보다 잘 적응하므로 스님, 신부, 수녀같은 직업도 잘 어울린다. 또한 뛰어난 감각과 활동성을 지니고 있으므로 외교관이나 수사관, 기자 등이 어울리고 미적감각 특히 시각감각이 발달하여 미술가로 대성하는 사람이 많다.
눈치와 센스가 빠르고 상체가 발달되었으므로 탁구, 배드민턴, 테니스, 농구같은 운동에도 잘 어울린다. 꼼꼼하게 챙겨야 하고 오래 생각해야 하는 경리직, 비서, 회계사같은 직업은 어울리지 않는다. 소양인은 뛰어난 감각과 활동성을 요하는 직업에는 성공할 확률이 대단히 높다고 할 수 있으며 선천적 기질과 적성에 알맞다고 볼 수 있다.
류주열<현대한방병원장>
19. 직업과 체질 (3)
갑자기 체중이 줄고 몹시 피곤하면서 기운이 없고 식은땀이 나면서 입맛이 떨어져 찾아온 환자가 있었는데, 병원에서 검사상으로는 아무 이상도 발견되지 않고 이유없이 몇달전부터 이와같은 증세가 있었다고 한다.
체질이 소음인인지라 더운데서 장기간 일하지 않았느냐고 하니까, 1년전부터 직장을 옮겨 실내온도가 35도 이상인 곳에서 일하고 있다고 하였다.
체질의학으로 치료가 되었지만, 이같은 경우는 체질에 맞지 않는 일을 하여 병이 생긴 대표적인 것이다. 소음인은 체질적으로 더위에 약하고 땀을 많이 흘리면 몸이 약해지는 체질이다.
소음인은 더운데서 땀을 많이 흘리면서 일해야 하는 직업, 예를 들면 용광로 기술자, 땡볕에서 일하는 건설현장 근무자, 광원, 주방근무자, 비닐하우스내 작업과 같은 일에 장기간 종사시에는 몸에 이상이 올 뿐만 아니라 남보다 빨리 지치고 능률도 쉬 떨어진다.
대체로 소음인 수양체질은 의심이 많고 현실주의적이라, 일을 착수하기 전에 모든 것을 오랫동안 심사숙고하여 완벽하다는 생각이 들어야 결정을 내리는 편이고, 지나친 조심성으로 남의 말을 쉽게 믿지 않고 오래 생각하는 경향 때문에 투기성이 있는 사업을 하기에는 부적합한 편이다.
창업보다는 망해가는 사업을 정리하여 수습하여 다시 일으켜 세우는 사업에 적합하다. 자기가 맡은 일은 빈틈없이 처리하기 때문에 사무적인 일에 적합하고 정밀함과 계산능력이 요구되는 일을 잘 처리하고 변화가 별로 없는 환경이나 단조로운 일에도 잘 견디는 편이다.
그러므로 사무원, 법률가, 은행원, 통계원, 기술자, 학자, 교육가, 교환원, 경리직원, 도서관 사서, 조사연구원, 번역가, 소설가, 공무원 등이 적합하다. 차분하면서 말이 논리정연하므로 사회자나 아나운서도 무난하고 호텔이나 백화점 종사자 같은 서비스업도 잘 해낸다.
소음인 수음체질은 소화력이 지나치게 약하므로 직업을 선택할 때 최우선적으로 위장을 고려하여야 한다. 위장을 다스리지 못하면 건강이 더욱 나빠지고 불안감과 공상이 생기기 쉽기 때문이다. 너무 편하거나 조용해도 안되고 반대로 지나치게 과로해도 안되며, 소식을 하되 제때에 식사를 할 수 있는 직업을 선택하는 것이 좋다.
소음인 수음체질은 수양체질의 회의주의적 성향과 태음인 목양체질의 투기성을 함께 지니고 있으므로 수양체질과 목양체질의 특성을 적절히 안배한 직업이 좋다.
태양인 금양체질은 여러 체질중 가장 독창성이 뛰어난 반면에, 비현실적이고 비노출적이며 비사교적이다. 그러므로 금양체질은 창의력이 요구되고 혼자만의 시간이 가능한 발명가, 물리학자, 의사, 작곡가, 종교인 등의 직업이 적합하다.
사업을 한다면 비현실성과 독창성을 마음껏 발휘하여 무엇인가 한가지에 집중한다면 크게 성공할 수 있다. 또 체질적으로 폐가 발달해 폐활량이 크고 청각과 성대가 발달되어 있으므로 성악가, 연주가, 작곡가로서도 알맞다. 실제로 세계적인 성악가나 음악가에 이 체질이 많다.
태양인 금음체질은 기이한 행동, 기발한 생각 등으로 전위예술가로 성공하는 사람도 있으며 창의력이 뛰어나 피카소와 같은 훌륭한 화가가 될 수도 있다. 세상을 한눈에 꿰뚫어 보는 안목과 영웅주의적 기질, 뛰어난 통치력 등으로 정치가로서 대성하는 수가 많다. 만약 육상에 소질이 있다면 튼튼한 심장과 큰 폐활량을 갖고 있으므로 마라톤선수를 한다면 대성할 수 있다.
대체로 사교성이 요구되고 대인관계가 원만해야 하는 직업은 태양인에게 맞지 않는다고 볼 수 있다. 이와 같이 체질에 따라 적합한 직업이 있고 적합하지 않는 직업이 있는 만큼 가능한한 자신의 체질에 맞는 직업을 선택할 필요도 있다.
류주열<현대한방병원장>
20. 한약이 맞지 않는 체질
하루는 진료실에 40대 중년부부가 진찰을 받으러 들어와서는 서로 진찰을 받지 않겠다, 받으라 옥신각신하였다. 내용인즉 부인은 남편에게 온 김에 진찰하고 약 지어라 하고, 남편은 부인보고 "당신은 한약이 잘 받으니까 진찰하여 약 지어라" 면서 자신은 약을 짓지 않겠다며 사소한 언쟁을 하였다.
눈치를 보아하니 남편되는 분이 한약을 별로 좋아하지 않고 믿지 않는 것 같았다. 체형과 얼굴 생김새와 말투를 보고 체질을 짐작한 후 "한약만 먹으면 설사하고 한번도 효과를 보지 못한 모양이지요" 라고 넌지시 물으니까 놀라면서 어떻게 아느냐고 하였다.
덧붙여서 한약만 먹으면 몸이 오히려 찌뿌드드하고 불쾌하고 한약의 양을 반으로 나눠 먹어도 마찬가지이고, 한번도 한약을 끝까지 다 먹어 본 적이 없지 않느냐고 하니까, 바로 그렇다고 크게 고개를 끄덕였다. 자신은 한약이 맞지 않는 체질이므로 지금은 절대 한약을 먹지 않는다고 하였다.
그날도 하도 부인이 졸라서 오긴 왔노라면서 썩 내키지 않는 표정이었다. 체질에 맞는 약을 정확하게 찾지 못하여 그러하므로 체질에 맞는 약을 선정하여 약물반응 검사를 정확하게 하면 그 반응으로 자신에게 가장 맞는 약을 처방할 수 있다고 설득하여 약물반응 검사를 한 후 약을 지어갔다.
그 후 여러 날이 지나서 그 환자에게서 전화가 왔는데 "어떻게 이럴 수가 있느냐" 는 것이었다. 깜짝 놀라서 "아니 또 맞지 않습니까" 하니까 그런 것이 아니고 자신은 여태껏 좋다는 약은 다 먹어봐도 이틀을 못 먹었는데 이번에 지어간 약은 한 제중 반 이상을 먹었는데 속이 그렇게 편하고 기분이 좋을 수가 없다고 하면서 고마워하였다.
그 후 이분은 여러 제의 한약을 복용한 후 많이 좋아진지라 한약 예찬론자가 되었다.
이러한 경우와 같이 한약을 먹고 속이 불편하면서 설사를 하는 사람은 태음인에 많은데 숙지황이 들어가지 않고 일반 생강, 대추가 들어가는 한약만 먹어도 설사를 하곤 한다. 이처럼 한약이 맞지 않는다고 생각하여 한약을 불신하는 사람을 더러 본다.
어떤 이는 한약만 먹으면 속이 울렁거리고 머리가 아프다거나, 어지럽고 나른하고 잠이 많이 온다거나, 너무 식욕이 당겨 살이 찐다거나 하여 한약을 꺼리는 사람이 간혹 있다.
보통 한약은 자연산 생약재를 그대로 처방하므로 합성제인 양약보다 부작용이 비교적 적은 것으로 알려져 있다. 그러므로 위와 같이 한약으로 위화감을 호소하는 경우는 드물며, 보통은 별 부작용이 없이 한약을 잘 복용한다. 간혹 부작용은 없는데 아무리 약을 먹어도 효과가 나지 않는다는 사람은 반드시 체질과 병증에 정확하게 맞는 약을 복용해야 효과를 기대할 수 있다.
한약이 효과가 없다고 하는 것은 체질을 정확하게 감별하지 않고, 전문 한의사의 처방에 의하지 않고, 제대로 진찰도 하지 않은 채 옛날의 관습대로 무턱대고 몸에 좋다는 약만 많이 넣어 먹은 결과로 빚어진 현상이라고 봐야 한다.
아무리 몸에 좋은 보약제라도 체질과 병증에 맞지 않으면 아무런 도움을 주지 못한다. 한약은 반드시 체질에 맞아야 할 뿐만 아니라, 병증상에도 맞아야만 정확한 효과를 기대할 수 있다.
예를 들면 인삼은 소음인을 제외한 다른 체질은 효과가 전혀 없으며, 인삼이 맞는 소음인이더라도 폐결핵이 있거나, 기관지가 몹시 나쁘거나, 감기 증상이 있을 때는 인삼이 맞지 않음을 볼 수 있다.
류주열<현대한방병원장>
21. 소아편식과 비만
소아의 편식과 비만은 자녀를 가진 부모라면 누구라도 큰 관심의 대상이 아닐 수가 없다. 모든 부모들은 자신의 자식이 총명하고 건강하게 자라기 위해서는 매 식사마다 충분하고 균형있는 영양소의 섭취가 필요하다는 생각을 하고 있다. 물론 이것이 틀린 것은 아니다.
그러나 아이들 개개인의 체질과 환경적인 요인을 무시한 채 무조건 골고루 먹기를 강요함으로써 오히려 잘 먹고 건강한 아이들까지도 반발심을 유발하여 성장과 건강에 나쁜영향을 미치는 경우가 종종 있다. 요즘 진료를 하다보면 자녀들의 편식으로 걱정을 많이 하는 부모들을 자주 본다.
이런 부모들 중에는 자녀가 잘못된 편식으로 인하여 건강에 문제가 있는 경우도 있지만, 건강하여 걱정할 필요가 없는데도 단지 음식을 골고루 먹지 않는다는 이유만으로 신경을 많이 쓰는 분들도 있다.
물론 영양가 있는 음식을 골고루 먹는 것도 중요하겠지만 그것보다도 더 중요시하여야 할 것은 편식을 하더라도 발육상의 문제는 없는가, 건강한 편이며 평소에 감기 등의 잔병치레를 잘하지 않는가 등을 살펴보는 것이다.
발육상에 별 문제가 없고 평소에 칭얼거리지 않고 잘 뛰놀며, 감기 등의 잔병치레를 잘 하지 않는다면 이런 아이들은 편식을 한다 하더라도 걱정할 필요는 없다. 왜냐하면 이런 경우는 아이들이 거의 본능적으로 체질에 맞는 음식을 골라먹는 것이기 때문이다.
그러나 아이가 편식을 하되 다른 아이에 비하여 너무 허약하거나 너무 비만하거나, 하루가 멀다하고 감기를 하거나 다른 병치레를 자주하여 병원을 제 집 드나들 듯이 하는 아이라면 반드시 편식을 교정해 주어야 한다.
이런 경우의 편식은 자신의 체질에 해로운 음식만을 주로 먹는 것이므로 아이가 유달리 좋아하고 잘 먹는 음식부터 고치는 것이 좋다. 대체로 불건강하면 몸에 유익한 것은 오히려 맛이 없어지고 몸에 해로운 것이 더욱 맛있어진다.
몸이 나빠지는 만큼 해로운 것이 더 당기기 마련이다. 이러한 경우는 체질을 모르더라도 아이가 주로 먹는 것과 주로 먹지 않는 것이 반대이므로 서서히 바꾸어 주면 된다. 이때 중요한 것은 음식을 한꺼번에 다 바꾸려고 하면 아이들이 먹는 것에 대한 스트레스로 더 잘 안먹는 경우가 있으므로 하나씩 하나씩 음식을 바꾸어 나가는 게 좋다.
소아의 비만도 엄격하게 말하면 유전적 요인과 음식습관의 잘못으로 오는데 유전적이라 할지라도 음식습관을 잘 고치면 비만을 예방하거나 치료하는데 도움이 된다. 부모중 한사람이라도 비만한 사람이 있으면 자녀가 비만하지 않도록 미리 식생활에 주의하여야 한다. 앞서 말한 바와 같이 체질에 맞지 않는 음식을 너무 잘 먹으면 거의 비만이 오기 쉽다.
보통 아이가 비만이 되려면 전조증상이 있는데 평소보다 활동이 적어지고 자주 드러누우려고 하고 식사시간외에도 간식을 자주 찾고 음식먹는 시간이 대단히 빨라진다면 비만으로 가고 있음이 틀림없다.
이때부터 단단히 주의해야 한다. 비만일 경우에도 전문 한의사의 지도에 따라 체질에 맞게 식생활을 개선하면서 알맞은 치료를 병행하면, 비만으로 가는 영양을 키가 크는 성장으로 가는 영양으로 유도할 수 있다.
류주열<현대한방병원장>
22. 여 름 나 기
동의보감에 사계절 중 오직 여름철의 건강관리가 가장 어렵고 또한 몸관리를 잘못하면 가을이나 겨울에 반드시 병이 오므로 여름철 몸관리에 주의를 하라고 강조되어 있다. 여름을 덥게 지내도 문제가 되는 사람이 있고 여름을 너무 시원하게 보내도 문제가 되는 사람이 있으니 예나 지금이나 여름은 건강관리에 특별한 계절이 아닌가 한다.
소음인 중에서 몸에 겉열이 많아서 항상 몸이 더운 사람은 여름에 탈수나 일사병에 가장 신경을 써야 한다. 이러한 사람은 대체로 더워서 땀을 많이 흘리면 맥을 못추는데 여름만 되면 기운이 없고 입맛이 없어지며 심하면 체중까지 줄고, 날씨가 선선한 가을이 되면 언제 그랬냐는 듯이 얼굴에 생기가 돌고 입맛이 좋아지면서 활기를 되찾게 된다. 이 체질은 여름내내 밤낮으로 선풍기나 에어콘을 쐬어도 냉방병을 모른다. 이 체질은 여름을 시원하게만 보내면 건강하므로 냉수욕과 수영도 많은 도움이 된다.
소음인 중에서 몸이 찬사람은 위가 냉하고 몸도 냉하면서 더위에도 약하므로 여름에는 너무 시원하게 보내도 안되고 너무 덥게 보내도 안좋으므로 특별히 신경을 써야 할 것은 음식이다. 소음인 중에서 몸이 찬 체질은 여름에 배탈 설사를 잘하므로 항상 배를 따뜻하게 하고 따뜻한 음식을 먹으면 아무런 문제가 없게 된다. 삼계탕과 보신탕은 소음인이 여름을 이기는데 많은 도움이 되는 건강식이다.
태음인은 여름에는 더운데도 덥게 지내는 것이 건강에 도움이 된다. 성가실지라도 땀을 뻘뻘 흘리면서 여름을 나면 1년 내내 건강하게 지낼 수 있다. 이 체질은 냉방병이 잘 올 뿐만아니라 여름을 냉방이 너무 잘 된 곳에서 시원하게 보내면 당장 냉방병이 오지는 않더라도 가을이나 겨울에 반드시 건강에 문제가 올 수 있다. 냉방온도를 25℃를 유지하고 자주 환기를 하더라도 태음인에게는 약간의 냉방자체만으로 문제가 되므로, 가급적 냉방을 하지 않고 자연 바람을 쐬는 것이 좋다. 여름에는 찬물로 자주 샤워를 할 수 있는데 이는 태음인에게는 해롭다.
태음인은 여름에 따뜻한 물로 목욕하고 따뜻한 물로 샤워를 하면 더위를 훨씬 덜 느끼고 더 시원함을 느낄 수 있으며 몸도 상쾌해진다. 그야말로 이열치열은 태음인에게만 해당한다고 볼 수 있다. 태음인은 여름에 생선이나 조개, 새우 등 해산물로 인한 배탈이나 식중독이 유달리 잘 올 수 있으므로 여름에는 주의를 요한다.
소양인은 여름철 건강관리에는 특별한 신경을 쓰지 않아도 비교적 건강하게 잘 지낼 수 있으나 몸이 약한 사람은 주의하는 것이 좋다. 실내의 냉방온도는 흔히 알려진대로 25℃를 유지하고 환기를 자주하면 냉방병을 예방할 수 있다. 찬물 샤워나 냉수욕, 수영 등도 소양인에게는 약간 해로울 수 있으므로 피하는 것이 좋다. 삼복에 자주먹는 삼계탕이나 보신탕은 소양인에게는 특별히 해로우므로 주의해야 한다.
태양인은 여름을 시원하게 보내야 좋은 체질이므로 냉방병이 잘 오지 않는다. 덥게 지내서 땀을 많이 흘리지만 않는다면 여름철 건강에는 별 문제가 없다. 냉수욕과 수영은 많은 도움이 된다.
류주열<현대한방병원장>
23. 십전대보탕 유감
TV드라마를 보면 몸이 허약하다면서 진찰이나 진맥을 하지 않고 보약을 지어다가 식구들에게 주는 장면이 가끔 나온다. 당사자가 먹지 않으면 아무렇지도 않게 그 보약을 다른 식구가 복용하는 장면도 심심치 않게 볼 수 있다. 심한 경우는 십전대보탕이라면서 식구가 같이 복용하는 경우도 있다. 이러한 것은 드라마 작가의 소양의 문제이나 참으로 어처구니 없는 일이 아닐 수 없다.
환자 중에 한 분이 머리가 아프다면서 내원하였는데, 아무리 검사해도 이상이 없고 치료를 받아도 낫지 않는다고 하였다. 치료를 하면 괜찮다가 하루가 지나면 다시 아프다고 하였다. "지금 무슨 약을 복용하지 않느냐"고 물으니까 십전대보탕이 좋다고 하여 먹는 중이라고 하였다. 머리가 띵하면서 약간 멍하고 나른하게 잠이 오지 않느냐고 하니까 그렇다고 하였다. 즉시 십전대보탕 복용을 중지시킨 다음 날부터 머리가 아프지 않다고 했다. 이처럼 십전대보탕은 일반인이 상복할 정도로 보약의 대명사처럼 널리 알려져 있다. 뿐만 아니라 개소주나 흑염소소주, 호박소주 등에 가장 흔하게 들어가는 약재 중의 하나가 되었고 농협공판장 등에서 상품화하여 파는 정도까지 되었다.
물론 십전대보탕은 허약해진 몸을 보하는 데에는 옛날부터 명처방 중의 명처방으로 알려져 있다. 처방 이름조차 10가지 귀한 약재로 온전히 몸을 크게 보한다는 뜻의 십전대보탕(十全大補湯)이다. 그러나 이 약은 누구에게나 효과가 있는 것은 아니다. 체질과 증상이 맞지 않아서 오히려 해를 보는 경우가 종종 있다.
십전대보탕을 복용한 후 맞지 않을 때 흔히 나타날 수 있는 증상을 보면 아래와 같다. 이 약을 먹으면 소화가 되지 않고 설사하는 사람이 있는가 하면, 허기가 져서 돌아서면 배고픈 현상이 나타나기도 하고, 더 피곤하고 나른하면서 자꾸 잠이 오는 경우도 있으며, 열이 오르고 머리가 맑지 않거나 아픈 경우도 있다. 가슴이 답답하거나 잠을 설치기도 하고, 변비가 되거나 심하면 코피를 흘리게 되며, 혈압이 높은 사람은 혈압이 더 올라가기도 한다.
십전대보탕이나 십전대보탕을 넣은 개소주나 흑염소소주, 호박소주를 복용 후 이와 같은 증상이 나타나면 자신의 몸에 맞지 않는 것이므로 복용을 즉시 중단하는 것이 좋다.
원래 십전대보탕은 소음인 체질 중에서 맥이 약하고 몸이 차고 허약하면서 음식은 잘 먹고 소화가 잘 되는 사람에게 쓸 수 있는 처방이며 여기에다 자신의 병증상까지 맞아야만 효과를 보는 처방이다. 소양인, 태음인, 태양인은 효과를 볼 수 없으며, 소음인 중에서도 아주 소수의 사람만이 효과를 볼 수 있다. 우리나라 인구 중 소음인이 30% 차지한다고 본다면, 십전대보탕은 소음인 중에서도 10사람 중 한 사람에게만 좋으므로 전체 인구 비율로 보면 십전대보탕이 좋은 사람은 100명 중에서 3-4명만 해당한다고 볼 수 있다.
아무리 좋은 보약이라도 개인의 체질적인 특성이나 증상, 맥에 맞추어 정확하게 복용하지 않으면 건강에 해로울 수도 있으므로 반드시 전문 한의사의 진찰을 받고 자신에게 가장 맞는 보약을 복용하는 것이 현명한 일이라 하겠다.
류주열<현대한방병원장>
24. 시끄러운 사람들
예로부터 우리 민족은 예의 범절을 중요시하며, 조용하고 말 없는 것을 미덕으로 여겼으므로 어릴적부터 말을 많이 하지 말고, 함부로 큰소리로 떠들지도 않고 조용히 하도록 하는 법부터 가르쳤다.
밥상머리 교육에서조차 가장 먼저 가르치는 것이 조용하게 음식을 먹도록 하는 것이었다. 지금은 어떤가. 어린이는 말할 것도 없고 몇 사람만 모이면 왁자지껄하여 너나 할 것 없이 목소리를 크게 낸다.
목청 큰 사람이 일 잘하고 능력 있고, 토론에서 이기는 것이 아닌데도 말이다. 외국에 나간 사람들조차 호텔이나 공공장소에서 시끌벅적하게 떠들다가 어글리 코리안으로 망신을 당했다는 얘기를 심심찮게 들을 수 있다.
우리나라 사람들 중에서도 경상도 사람들의 목청이 유난히 더 큰 것이 아닌가 한다. 각 지방 사람들이 함께 모였을 때도 시끌벅적한 곳은 대개 경상도 사람들이 모여 있는 곳이다. 경상도 사람들끼리 말하는 것을 가만히 들어보면 꼭 서로 싸우는 것 같을 때가 많다. 웬 말소리가 그렇게 큰지 대들듯이 얘기를 하여 오해받거나 화난 것으로 오인하는 수도 많이 있다.
이는 경상도 특유의 말투에 체질적인 요인이 작용하여 그러한 것이 아닌가 한다. 여기에 바쁜 현대를 살아가느라 말도 빨라지므로 자연히 목소리가 더 커지는 것인지도 모르겠다.
우리나라에는 네 체질중 태음인의 비율이 가장 높다. 그중에서도 경상도에는 태음인의 비율이 타 지방에 비해 훨씬 더 높다. 태음인은 원래 말이 없는 편이나 한번 말문이 트이면 언제 그랬느냐는 듯이 말을 많이 늘어놓는다.
태음인은 선천적으로 폐기능이 약하므로 성대의 기능도 약하여 말소리의 톤을 조절하는 기능도 약하므로 말을 함에 따라 점점 목소리의 톤이 높아지는 것이 특징이다.
소음인은 조리있게 차근차근 조용하게 얘기하는 편이나, 태음인은 욱하는 성격과 남에게 지기 싫어하는 마음이 있으며, 고집도 세어 남들이 자신의 얘기를 좋아하거나 말거나 소신을 끝까지 피력하고 마치 설교라도 하듯이 말한다.
또 자신의 말이 옳다는 확신을 주기위해 말에 강조를 자주하므로 자연히 언성이 높아진다. 원래 경상도 사람은 말이 없는 편이어서 무뚝뚝한 것으로 알려져 있다.
남자일 경우는 무뚝뚝한 것이 듬직해 보이고 남자다워 보이기도 한다.
이 무뚝뚝함은 주로 태음인의 특징인데, 사실은 낯선 사람에게 주로 무뚝뚝해 보일 뿐이지 친분이 있는 사람에게는 절대 무뚝뚝하지가 않다.
이것은 태음인이 기질적으로 낯선 사람과의 대화에는 은근히 두려움을 느껴 말을 선뜻 건네지 못하기 때문이다. 반면에 친한 사람앞에서 대단히 말이 많아진다.
옛날과 같이 폐쇄된 사회에서는 사람 만날 기회가 적으므로 자연히 무뚝뚝함이 습관화될 수가 있었으나 지금과 같이 개방화하고 수많은 사람을 만나고 얘기하는 것이 습관화된 현대에는 무뚝뚝함은 찾아보기 어렵게 되었다. 옛날에는 과묵했던 태음인이 말이 많은 태음인으로 바뀐 것이 아닌가 한다.
소양인이 원래 말이 많은 편이고 수다쟁이 타입이나 말을 할 때 태음인처럼 언성을 높이는 경우는 극히 드물다. 소음인은 여간해서 흥분을 하지 않으므로 말 자체가 조용하며 침착하다. 반면에 태음인은 말하면서 흥분을 잘하고 목소리의 톤이 조절이 안되어 항상 언성이 높아지며 한번 말문이 터지면 끝이 없다.
태음인은 원래 말을 많이 하면 굉장히 피곤해지는 체질이다. 육체적 노동 3시간보다 2시간 말하는 것이 훨씬 힘드는 체질이 태음인이다. 그러므로 태음인은 말을 적게 하는 것이 건강에 도움이 된다.
말을 할 경우에도 항상 목소리의 톤은 낮추는 것이 폐활량이 적고 폐기능이 약한 태음인의 말하기 방법이라고 할 수 있다. 언성을 높이다가 쓰러지는 체질은 바로 이 체질밖에 없으므로 말하기에 특별히 주의해야 한다.
류주열<현대한방병원장>
25. 수험생 관리
여름철에는 모든 사람이 다 그렇겠지만 수험생에게는 여간 힘드는 계절이 아니다. 더운 날씨로 공부에 대한 능률이 떨어지며 체력이 저하되고 높은 불쾌지수로 많은 스트레스를 받는다.
이러한 여름에 체력관리와 효율적인 공부를 잘 하느냐 하지 못하느냐에 따라 수험생의 성패가 좌우된다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여름에는 체력이 떨어지지 않도록 충분한 영양을 공급하고 뇌세포의 활성화를 유도하며 자신의 체질에 맞는 공부방법을 적용하는 것이 좋다.
공부에 대하여 많은 스트레스를 받고 시험에 대한 압박감을 가지고 있는 수험생들은 자기 체질에 맞는 식생활과 생활습관을 알고 이것을 올바르게 실천한다면 더운 여름에도 체력을 유지하여 공부의 효율성을 극대화 할 수가 있다. 적절한 영양을 공급하기 위해서는 자신의 체질에 맞는 음식을 위주로 식단을 짜는 것이 좋으며 체질을 모를 경우에는 골고루 음식을 먹 는 것이 좋다.
녹즙은 뇌의 노폐물제거와 유산소 공급에 좋은 건강식품인데 체질을 모를 경우에는 먼저 잎채소위주(양배추, 케일, 시금치, 신선초 등)의 녹즙을 먹고 좋은 기분이면 계속 먹으면 되나, 속이 거북하고 대변이 안 좋으며 먹기가 불편하다면, 잎과 뿌리는 항상 반대작용을 하므로 뿌리 채소(당근, 연뿌리 등) 위주의 녹즙을 먹으면 속이 편안하고 좋은 기분을 느낄 수 있다.
체질을 안다면 소음인은 시금치에 사과와 귤을 넣는 것이 좋고 태음인은 당근즙이 좋으며, 소양인은 미나리나 오이즙이 좋고, 태양인은 양배추, 케일즙이 도움이 된다.
필요에 따라서는 뇌의 활성화를 유도하고 체력을 보강하기 위해 수험생에게 맞는 보약을 먹여두는 것이 좋은 방법이 된다. 흔히 도움이 될 수 있는 보약은 소음인에게는 보중익기탕이나 향사양위탕이 좋고, 태음인은 열다한소탕, 녹용대보탕이 좋으며, 소양인에게는 육미지황탕, 태양인에게는 오가피장척탕이 좋다.
사람마다 공부하는 방법도 제각각인데 자기체질과 자신의 환경에 알맞게 운용한다면 많은 도움이 된다. 소음인은 시끄럽고 주위가 산만한 장소보다는 아늑하고 안정된 분위기에서 혼자 또는 2-3명이 같이 공부하는 것이 효율적이며, 너무 넓은 공간에서 여럿이 공부하면 왠지 불안해지고 산만해지므로 약간 좁은 듯하면서 안정된 분위기가 좋다.
태음인은 좁은 공간보다는 앞이 탁트인 넓은 공간에서 공부를 하는 것이 훨씬 능률이 오른다. 혼자서 공부하면 게을러지고 딴청을 부릴 수 있으므로 여럿이 한 장소에서 경쟁적으로 공부하는 것이 좋다. 특히 태음인은 공부를 미루다가 당일치기를 하는 수가 많으므로 미리 계획을 짜놓고 그 계획에 맞추어 공부하는 것이 좋다.
소양인은 미리미리 해버려 시험당일에는 공부의 리듬을 잃거나 너무 서둘러 손해를 볼 수 있으므로 시험당일까지 서둘지 말고 느긋하게 공부하여 리듬을 유지하는 것이 중요하다. 공부장소는 넓은 곳이 좋으며 좁거나 울긋불긋하게 치장된 곳, 또는 붉은색 계통의 실내에서는 안정이 되지 않으므로 피해야 하고, 시간시간마다 산책하는 것이 필요하다.
태양인은 공부를 하지 않다가도 한번 시작하면 침식을 잊을 정도로 밤낮으로 벼락치기식으로 공부하는 경향이 있기 때문에 건강을 해치는 수가 많으므로 미리미리 시간안배를 잘하여 공부해야 하며 지나친 경쟁심으로 인하여 심리적으로 안정이 되지 않을 수 있으므로 마음을 편하게 가지는 것이 필요하다. 산만하고 넓은 장소보다는 조용한 곳에서 혼자 공부하는 것이 가장 좋으며, 특히 새벽공부가 가장 잘되는 체질이다.
류주열<현대한방병원장>
26. 콜레스테롤
일반적으로 콜레스테롤을 비롯한 혈액속의 지방이 증가되면 동맥경화가 진행되어 중풍이나 심장병과 같은 성인병을 일으키기 쉽다고 여겨왔다. 콜레스테롤 수치가 높으면 그만큼 혈액속의 기름기가 많은 것이므로 수치가 낮은 사람보다 심장병이나 중풍 같은 병이 일어나기 쉬운 것은 사실이다.
콜레스테롤은 일종의 지방으로서 인체의 생명을 유지하기 위해서는 없어서는 안되는 물질인데, 사람의 혈액속에서 그 수치가 지나치게 높아지면 혈관벽에 콜레스테롤과 같은 기름기가 달라붙어서 결국은 오랜세월에 걸쳐서 혈관이 좁아지게 된다. 그러므로 콜레스테롤 수치가 높은 사람은 그만큼 동맥경화가 진행되었다는 증거이며, 동맥경화가 종래에는 심장병이나 고혈압을 부르고 고혈압이 중풍을 일으킨다.
지금까지 알려진 바로는 육류에 함유되어 있는 두가지 성분인 포화지방산과 콜레스테롤 같은 기름기가 동맥경화를 일으키는 주원인으로 꼽혔다.
그러므로 검사상 피속의 콜레스테롤 수치가 높게 나오면 이 수치를 내리기 위해서 육식을 무조건 금하는 것이 통례이다.
또한 계란노른자와 생선알, 오징어, 문어, 새우 등과 같은 스테미너식품조차도 콜레스테롤이 많다는 이유로 금하게 하고, 야채와 등푸른 생선 위주의 저콜레스테롤식을 권장한다. 문제는 이런 식생활을 해도 콜레스테롤 수치가 내리지 않는 사람이 많다는 사실이다.
오히려 기력이 떨어지고 일상생활에 지장을 주는 수가 많다. 임상에서 환자를 대하다 보면 50-60대의 사람에게서 원래 육식을 별로 하지 않는데도 의외로 콜레스테롤 수치가 높은 것을 많이 볼 수 있다. 이와 같이 육식을 하지 않는데도 콜레스테롤 수치가 높다면 오히려 체질적으로 육식을 해야되는 사람일 가능성이 많다. 육식을 해야될 체질(예를 들면 태음인)이 육식을 하지 않으면 오히려 수치가 높아지기 때문이다.
만약 육식을 아주 좋아하고 사흘이 멀다하고 육식을 하는 사람이 콜레스테롤수치가 높다면 체질적으로 육식이 해로울 가능성이 많으므로 육식을 금해야 한다. 한달에 한 두번 할 정도로 거의 육식을 하지 않는 사람에게 단순히 혈액속에 콜레스테롤이 높다고 하여 육식을 금하는 것은 아무런 의미가 없다. 원래 육식을 잘 하지 않기 때문이다.
미국 캘리포니아대학의 연구에 의하면 동맥경화 환자에게 육식을 금하는 저콜레스테롤식을 하게 했더니 61%가 악화되고 3%만 호전되었다고 한다.
이외에도 많은 연구들이 기름기가 적은 저콜레스테롤식이 오히려 증상을 악화시킨다고 보고하고 있다.
이러한 모순에 대해 많은 학자들은 무척 난감해 한다. 사람에 따라서는 콜레스테롤이 많은 음식을 먹어도 혈중콜레스테롤 수치가 낮고, 저콜레스테롤식을 해도 혈중콜레스테롤이 높은 경우가 많다. 이러한 것은 모순이 아니라 사람의 체질 때문에 나타나는 현상이다.
재미있는 체질이야기 [3편]
27. 미숫가루
28. 암이야기
29. 8체질의학 (기사)
30. 평소의 수양법
31. 한약복용법
32. 등산
33. 머피의 법칙
34. 황제 다이어트
35. 삼위일체 건강법
36. 골다공증
37. 산후조리
38. 좋다는 것을 먹는 사람들에게
39. 체질을 알고 싶어요
27. 미숫가루
많은 사람들이 건강식으로 미숫가루를 애용하고 있다. 이 미숫가루는 바쁜 현대생활에 아침 식사 대용으로 그만이다. 한여름에 미숫가루를 찬물에 얼음을 띄워 마시면 식음료로서 구수하고 시원한 맛 또한 일품이다.
유아에게는 이유식으로도 많이 쓰이고 있다. 또한 선식이라 하여 식사대용으로도 개발되어 있다. 이러한 훌륭한 용도 때문에 일찍이 우리 선조들은 흉년 때는 구황식품으로, 먼길을 가거나 전쟁때는 요긴한 식품으로, 여가때는 별미와 간식으로 써왔다.
이렇게 유용한 미숫가루이지만 한 두번 먹어보고는 맞지 않아서 더 이상 먹지 않는 경우도 많다. 맞지 않을 때 가장 흔히 나타나는 증상이 신물이 넘어오고 속이 쓰릴 것이다. 아주 예민한 사람은 소화가 되지 않고 기운이 빠지거나 대변에도 이상이 온다.
이러한 현상은 체질에 상관하지 않고 몸에 좋다는 곡식은 다 넣기 때문에 빚어지는 것이다. 체질에 맞지 않는 재료가 들어간 만큼 속이 불편해지게 마련이다. 체질에 맞는 곡식만으로 미숫가루를 만든다면 그야말로 훌륭한 건강보조식품이 된다.
체질에 맞는 미숫가루는 아무리 급하게 먹어도 위에 부담감을 주지 않으며, 아침 공복이든 아니든 아무때나 먹어도 속이 지극히 편안할 뿐만 아니라 든든하면서도 기운이 남을 느낄 수 있다. 체질별로 가장 알맞는 미숫가루의 재료와 먹는 방법을 알아보자.
소음인은 현미, 찹쌀, 옥수수, 참깨를 주원료로 하고, 감자 말린 것과 미역 말린 것을 약간 넣는 것이 좋다. 미숫가루로 만들어 마실 때 꿀을 약간 타서 마시면 금상첨화이다. 소양인은 쌀, 보리, 팥, 녹두를 위주로 하고, 당근 말린 것을 약간 넣는 것이 좋다.
마실 때 날계란을 같이 타서 마시면 더욱 좋다. 태음인은 쌀, 통밀, 콩, 수수, 율무 등을 위주로 하고 들깨, 잣, 밤, 마(말린 것)를 약간 넣는 것이 좋다. 마실 때는 우유에 타서 마시는 것이 좋다. 태양인은 쌀(안량미나 통일쌀이 더욱 좋다), 메밀, 차조 등을 위주로 하고, 잎채소 말린 것과 해조류 말린 것을 약간 넣는 것이 좋다. 마실 때 포도당 분말을 타서 마시면 더욱 좋다.
이 체질별 미숫가루를 먹을 때 주의해야 할 것은 일반 미숫가루는 여러 체질의 곡식이 섞이므로 맞지 않아도 약간의 위화감만 있으나, 이 체질별 미숫가루는 일반 미숫가루보다 작용이 훨씬 강하므로 먹는 중에 약간이라도 맞지 않는 증상이 나타나면 즉시 중단해야 한다. 더욱이 질병을 앓고 있는 사람이라면 함부로 미숫가루를 먹지 않는 것이 좋다.
이러한 미숫가루에는 인체에 필요한 영양이 골고루 들어있으며, 건강에 해로운 인스턴트식품에 비해 자연식품이므로 건강에 훨씬 도움이 된다. 또한 적은 양으로도 식사대용이 되므로 비만을 예방하는 좋은 다이어트 식품이 되며, 과영양으로 인한 성인병을 예방하는 데도 어느정도 기여할 수 있다. 아울러 체질에 맞는 미숫가루이므로 그 이상의 효과도 기대할 수 있다.
체질에 맞지 않는 미숫가루는 아무리 좋은 특수 영양소를 포함하고 있다고 할지라도 우리 몸이 필요로 하지 않는 것이므로 오히려 잉여 섭취가 되어 건강에 해로운 결과를 초래할 수도 있다. 그러므로 가장 이상적인 건강식은 각 체질의 필요에 따라서 결정되는 것이지, 음식에 들어있는 영양소의 성분에 따라서 결정되는 것이 아님을 알아야 한다.
류주열<현대한방병원장>
28. 암이야기
많은 암환자들이 지푸라기라도 잡아보겠다는 심정으로 암에 좋다고 알려진 것은 다 복용하려고 한다. 실제로 암환자를 진료하다보면 암에 좋다는 민간약재나 몸에 좋다는 건강식품을 4-5가지씩은 복용하고 있음을 알 수 있다. 흔히 암환자들이 복용하고 있는 것은 비타민제제, 느릅나무뿌리껍질, 참복어, 홍삼, 와송, 녹즙, 지렁이, 영지버섯, 돌나물, 매실 등을 들 수 있다.
이러한 것들은 체질에 맞을 경우는 도움이 될 수 있으나 체질에 맞지 않을 경우는 오히려 역효과를 볼 수 있으므로 주의해야 한다. 또한 이것저것 과도하게 복용하는 것은 피로해진 간을 더욱 피로하게 하므로 별로 바람직하지 못하다.
한의학에서는 확률을 얘기하지 않고 맞느냐 맞지 않느냐를 얘기한다. 확률로 본다면 항암효과가 있다고 알려진 것을 되도록 많이 복용한다면 그만큼 확률이 많아진다고 하겠으나 실제는 그렇지 않다.
인삼의 항암효과를 예를 들면 보통은 실험상 몇 퍼센트 효과가 있었다고 확률로 따진다. 한의학에서는 인삼이 맞는 체질은 확률에 관계없이 항암효과가 있고 인삼이 맞지 않는 체질은 항암효과가 전혀 없다고 본다. 그러므로 몸에 맞느냐 맞지 않느냐가 확률보다 중요하다고 하겠다.
느릅나무껍질, 지렁이, 매실 등은 태음인에게 좋은 천연항암제이고, 홍삼(인삼)은 소음인에게만 항암효과를 나타내며, 영지버섯, 참복어, 와송은 소양인에게, 돌나물은 태양인에게 좋다. 이들 약재를 다른 체질이 복용하면 항암효과가 없을 뿐만 아니라, 암을 촉진할 가능성도 있으므로 주의해야 한다.
넓은 의미에서 보면 입으로 들어가는 모든 것(음식, 약)은 직, 간접으로 모두 암에 영향을 미친다고 할 수 있다. 항암작용을 도울 수도 있고 암을 촉진할 수도 있다. 단순한 음식일지라도 체질에 맞지 않는 음식이 암세포에 영양을 공급할 가능성이 더 많다.
체질에 맞는 음식은 정상세포에 주로 영양을 공급할 가능성이 많다. 일차적으로 암을 치료하거나 예방하려면 자신의 체질에 맞는 음식을 먹고 가능하면 체질에 맞는 생활을 하는 것이 좋다.
암은 치료보다 예방이 중요하므로 구운 고기와 튀긴 음식은 피하고 가공식품이나 농약이 많이 함유된 음식은 가려야 한다. 또한 화학약품류를 가급적 복용하지 않는 것이 좋고 항상 즐겁게 생활하도록 하며, 산보나 운동은 자주 해야 한다. 담배는 피해야 하고 과음은 삼가야 하며, 과로도 암의 원인이 되므로 주의해야 한다.
침이 항암작용을 한다고 알려져 있으므로 음식을 오래 씹어 먹는 것이 좋고, 소식하는 것이 도움이 된다.
또한 짜고 매운 것은 적게 먹는 것이 좋다. 이러한 것들은 체질에 관계없이 공통적으로 적용되므로 암 치료중이거나 암 수술후 조리중인 사람은 이러한 사실에 대해 특별히 더 신경을 써야하며, 가능하면 체질에 맞는 자연식을 하는 것이 좋다.
항암효과가 있다고 알려진 민간약재를 비롯한 한약재도 체질에 맞게 복용하여야 도움이 된다. 건강보조식품도 함부로 먹지 말고 체질에 맞게 먹어야한다. 죽염, 알로에, 스쿠알렌은 태음인에게 맞고, 달팽이는 소양인, 붕어, 녹즙은 태양인에게 좋으며, 자라, 현미효소, 로열젤리는 소음인에게 좋다.
비타민제제도 체질에 따라 유익하고 해로운 것이 있으므로 체질에 맞게 복용하는 것이 좋다. 비타민B 종류는 소음인, A·D는 태음인, E는 소양인, C는 태양인에게 유익하다.
암은 특히 조기발견이 무엇보다도 중요하므로 예방에 신경을 쓰면서 정기적으로 검진을 받는 것이 원칙이다.
류주열<현대한방병원장>
29. 8체질의학 (기사)
인체를 체질특성에 따라 여덟가지로 나누고 정확한 체질감별을 통해 각종 만성질환을 치료하는 8체질의학이 관심을 끌고 있다.
8체질의학이란 권도원 박사(76·전 경희대교수)가 사상의학을 발전시켜 만든 독특한 한방 치료법. 사람의 체질을 맥상에 따라 목양(木陽), 목음(木陰)등 여덟가지로 세분해 질병을 치료한다.
같은 병도 체질에 따라 침과 약물을 달리하고 음식과 생활습관까지 조절, 치료효과를 높인다는 것이 체질의학의 기본원리.
체질침은 체질특성에 따라 침을 맞기 때문에 효과가 빠른 편. 부작용이 적어 만성·난치병 환자에 효험이 좋다는 임상결과도 나와 있다.
체질의학에서는 한약도 증상과 체질에 맞아야 효험이 높다고 본다. 좋은 약도 체질에 따라 쓰지 않으면 효과가 줄고 부작용이 생긴다는 것. 음식과 운동도 체질에 따라야 건강을 유지할 수 있다. 생선회가 좋은 사람이 있고 육식이 맞는 사람이 따로 있다는 것.
체질 치료법의 포인트는 맥진을 통한 정확한 체질진단. 얼굴형상, 체취, 피부 감촉도 체질판별 요소. 음식반응, 병증등을 알아보는 설문조사와 시약검사도 활용된다.
체질의학 전문병원인 현대한방병원 류주열원장은 『체질치료법은 인체에 부담을 주지 않으면서 치료 효과를 높일 수 있는 것이 장점』이라며 『정확한 체질감별을 통해 침, 약물치료와 식이요법, 물리치료를 병행하면 위장질환, 간염, 부인병 등에도 상당한 효과를 볼 수 있다』고 설명했다.
30. 평소의 수양법
이제마(李濟馬) 선생은 '동의수세보원'에서 "천하의 병을 받는 것은 모두 다 어진 사람을 질투하며 능한 사람을 증오하는데서 생기는 것이며, 천하의 병을 치료하는 것은 모두 어진 사람을 좋아하고 선한 것을 즐겨하는데서 되는 것이다" 라고 하셨습니다. 그러면 평소에 수양을 어떻게 해야 질병을 예방할 수 있는가.
선생은 태음인(太陰人)은 밖을 살펴 항상 겁내는 마음을 안정시키고 고요히 할 것이며, 소양인(少陽人)은 안을 살펴 두려운 마음을 안정시키고 고요히 할 것이며, 태양인(太陽人)은 한걸음 물러서서 항상 급박한 마음을 안정시키고 고요히 할 것이며, 소음인(少陰人)은 한걸음 나아가서 항상 불안정한 마음을 안정시키고 고요히 할 것이니 이렇게만 하면 반드시 장수하지 않을 수가 없을 것이라고 하셨습니다.
기뻐하고 성내고 슬퍼하고 즐거워하는 것이 아직 발동되기 전에 항상 경계하는 것이 중(中)에 가까워지는 것이고, 그것들이 이미 발동되어서 스스로 반성하는 것은 화(和)에 가까워지는 것이라 하니 이것이 수양법의 결론입니다.
성정이 사람마다 태어날 때부터 다르니까 성정(性精)의 과불급에 따라서 병이 되니 선생은 사람의 네가지 체질을 성정의 관점에서 파악하고, 그 병이 있을 때에 마음 수양을 어떻게 하고 병이 걸리기전 평상시에 어떻게 수양할지를 이렇게 파악하셨습니다. - '동의사상의학강좌'에서.
* 류주열(1960- ):경북 영천 출신. 경희대 한의학과를 졸업하고 사상의학과 8체질의학을 연구, 우리나라 전통한의학의 체계를 구축하고 있는 한의학자로 현재 현대한방병원 원장으로 일하고 있다.
31. 한약 복용법
IMF를 맞이한 지 벌써 1년이 넘었다. 어려운 시기일수록 몸이 건강해야한다. 독자들의 건강증진을 위해 현대한방병원 류주열원장이 진행하는 'IMF시대 체질건강법' 코너를 새로 마련했다. 류원장은 한의사로서는 독특하게 국내의 권위있는 한의학자로부터 동의보감과 사상의학, 팔체질 등을 사사해 독자들에게 풍부한 한방 건강지식을 제공할 것으로 기대된다.
<편집자 주>
'동의보감'에 보면 인체하부의 병을 치료할 때는 식전에 (약을) 복용하고, 상부의 병을 치료할 때는 식후에 복용하고, 사지를 포함한 전신의 병을 치료할 때는 식간에 복용한다고 되어 있다. 이것은 다분히 이론적인 것으로 실질적으로는 별 도움이 되지 않는다.
일본, 중국을 비롯한 동양 삼국의 한의사들도 지금은 양약 복용에 준해서 식후1시간, 식후 2시간, 이런 식으로 대부분 복용하도록 하고 있다. 보통 약의 흡수가 제일 잘되는 공복에 먹는 것이 가장 좋다고 알려져 있어서 그대로 하는 수가 많다. 그러나 한약은 흡수만을 생각하면 안된다. 흡수되어서 효과를 내는 것은 절반이다. 나머지 절반은 흡수되지 않고 효과가 나는 것이다.
한의학에서는 약물의 기(氣)와 미(味)를 중요시한다. 기(氣)적인 면은 흡수와 상관이 없다. 흡수가 되기 전에 바로 반응이 나온다. 대체로 좋고 나쁨은 흡수되기 전에 바로 알 수가 있다. 먹고 나서 바로 개운하다고 하는 것은 흡수와는 상관이 없다.
미(味)적인 면은 흡수와 관계가 많다. 흡수만을 생각하면 공복에 복용하는 것이 중요하나 사실은 체질에 맞으면 아무 때나 먹어도 상관이 없다. 중요한 것은 환자의 편의를 봐야 한다. 환자의 편의를 봤을 경우에 식후 2시간이나 식후 1시간이라고 적어주면 시간을 잘 못지키는 수가 많다. 굉장히 불편해 한다. 한참 일하다가 보면 시간이 지나가 버리기 일쑤다. 그러한 경우가 비일비재하여 시간을 잘 못지키게 된다. 입원 환자가 아닌 다음에야 약 복용시간을 지키기가 쉽지 않다. 종일 약 먹는 것을 생각하고 있으면 모를까, 그런 것은 아무 의미가 없다.
편의상 식후에 바로 먹기가 편하므로 식후에 바로 복용하는 것이 좋다는 것이다. 식후에 바로 복용해도 효과에는 별 차이가 없다. 오히려 음식 때문에 유리할 수도 있다. 한약과 음식은 재료가 같다. 동일한 기와 미가 사용된다. 완벽하게 음식을 체질에 맞게 가리지는 못하므로 어느 정도 해로운 것은 먹을 수밖에 없다. 만약 식후에 바로 한약을 복용하면 해로운 음식의 기가 작용하는 것을 상쇄할 수 있는 이점이 있다. 공복에 복용한다면 해로운 음식의 기 사용은 이미 끝난 것이기 때문이다.
한약에 있어서 보다 더 중요한 것은 복용횟수다.
돌 전후 아이일 경우 보통은 1일분을 우유나 젖먹는 횟수만큼 나누어 먹인다. 세끼 식사를 할 때부터는 3회 먹인다. 보약이나 가벼운 병은 이렇게 복용하고, 중한 병일 때는 1일 4-5회 또는 7-8회 이상 복용을 시키기도 한다.
체질에 맞으면, 식후에 배가 불러도 바로 한약을 먹으면 속이 더 편해지므로 쉽게 먹을 수 있다. 이렇게 하면 1일 3회 꼬박꼬박 먹을 수 있다. 이와 같이 식후에 바로 먹는 것은 환자의 편의를 위해서도 그렇고 해로운 기가 사용하기 전에 먹어야 한다는 의미에서도 그렇다. 그래서 한약은 식사후 바로 먹는 것이 가장 좋다.
류주열<현대한방병원장>
32. 등산
IMF시대에 등산은 가장 경제적인 운동이다. 가벼운 등산은 특별한 차림이 아니어도 되고, 특별히 준비해야 될 것도 없으니 그야말로 경제적이라 아니할 수 없다. 또한 등산은 다른 어떤 운동보다도 유익하다. 운동 이외의 부수적인 효과가 많기 때문이다.
늘상 시멘트와 아스팔트만을 밟고 생활하는 도시인에게 흙을 밟는다는 것은 여러 설명을 하지 않더라도 더할 나위없이 인체에 유익한 일이다. 뿐만 아니라 오염된 공기 속에서 생활하다가 맑은 공기를 마음껏 들이 쉴 수 있으니 더욱더 효과적이라 하겠다. 운동시에는 신선한 산소가 많이 요구되는데, 대부분의 운동은 오염된 공기를 마시면서 하게 되므로 효과가 반감된다.
등산은 신선한 공기를 마음껏 마시면서 하므로 효과가 증폭된다. 또한 좁은 실내에서, 아니면 복잡한 도시생활에서 받은 스트레스의 일상을 벗어나 세상을 내려다보면서 탁 트인 가슴으로 풀 수 있으므로 정신건강에도 말할 수 없는 도움을 준다. 좋은 경치를 감상하면서 마음을 다스릴 수 있으므로 스트레스가 많은 IMF시대에 꼭 필요한 운동이라 하겠다.
숲속에 들어가면 눈이 맑아지면서 코가 뚫리는 느낌이 들고 머리가 시원해지는 것을 경험할 수 있는데, 이는 맑은 공기 때문이기도 하겠지만 살아있는 나무에서 발생되는 음이온과 오존의 작용 때문이다.
공해로 인한 음이온과 오존은 생기가 없는 것이므로 인체에 대단히 해로우나, 살아있는 나무에서 발생되는 음이온과 오존은 생기가 있는 것으로 인체에는 대단히 유익하다(이러한 나무에서 발생되는 음이온과 오존은 특히 태음인과 소양인에게 유익하다).
이와 같이 등산은 운동이외의 부수적인 효과가 많으므로 대단히 매력적인 운동이라 하겠다. 이러한 연유로 등산은 체질불문하고 모든 사람에게다 좋으나, 사상체질중에서 태음인과 소양인에게는 더욱 좋은 운동이다.
시간이 나면 반나절이나 하루코스의 운동이 좋겠고 시간이 나지 않는다면 근교의 야산에 아침 또는 야간에 1-2시간 정도 규칙적으로 한다면(아니면 30분만이라도) 이보다 더 보약은 없으리라고 본다. 늘 긴장감이 있다면 등산을 해보라.
노여움, 좌절, 근심이 있어도 등산을 해보라. 반드시 건설적인 마음으로 바뀔 것이다. 한 주가 피곤하다면 등산을 해보라. 주말 하루의 등산이 한주일을 활기차게 할 것이다.
류주열<현대한방병원장>
33. 머피의 법칙
머피의 법칙은 미국의 항공기 엔지니어였던 머피가 1949년에 발견했다는 인생법칙이다. 이것은 '잘못될 소지가 있는 것은 어김없이 잘못되어 간다'는 의미로, 인생살이에 있어서 나쁜 일은 겹쳐서 일어난다는 설상가상의 법칙으로 곧잘 인용되는 말이다.
이 말은 그룹 'DJ덕'이 노래제목으로 사용해 히트하는 바람에 미국에서보다 우리나라에서 더 유명해진 용어이다. 이것을 사회생활이나 인생살이에 적용하면, 사실은 맞을 경우보다 맞지 않을 경우가 더 많다고 할 수 있다.
계속 나빠지고 겹쳐서 더 나빠지는 수도 있겠지만 전화위복의 경우도 많고, 더 나빠지지 않은 경우도 많으므로 인생살이에 있어서는 법칙이라고 할 수 없으나, 오히려 건강과 관련하여 적용시킨다면 더 잘 맞아 들어가므로 상대적으로 법칙이라 할 수 있다.
건강과 관련된 머피의 법칙을 살펴보자. 생활습관이 건강이나 질병과 중요한 관련이 있다는 것은 주지의 사실이다. 건강이 좋지 않은 사람은 대체로 나쁜 생활습관을 갖고 있다.
원래부터 나쁜 생활습관도 있지만, 몸이 나빠지면 생활습관도 나쁜 쪽으로 가는 것을 볼 수 있다. 건강이 나빠질수록 더욱 더 나쁜 습관으로 생활하게 되고, 습관이 나빠질수록 건강은 더 악화되는 것이다.
비만을 예로 들면, 살찌기 시작하면 모든 습관이 살이 더 찌는 쪽으로 맞추어지기 시작한다. 평소에 오래 씹으면서 천천히 식사하던 사람이 허겁지겁 빨리 씹지도 않고 먹어치우게 되고, 운동을 좋아하던 사람이 운동이 싫어지고 몸이 무거워지면서 점점 더 안움직이게 되고 잘 드러눕는다.
또한 간식을 찾지 않던 사람이 먹을 것을 자꾸 찾게 되고, 그것도 고칼로리와 고탄수화물의 음식을 더 찾게 된다. 저녁식사는 더욱 과식을 하게 되고 TV 보는 시간이 길어지며, 자기 전에도 먹을 것을 찾게 된다. 이같이 나쁜 습관으로 바뀌면서 점점 더 살이 찌게 되는 것이다.
나쁜 것은 더 겹쳐지게 마련이어서 종래에는 비만으로 인하여 순환기 질환이나 성인병까지 얻게 되는 악순환으로 머피의 법칙이 확실히 실현되는 것이다. 어디 그 뿐인가. 체질별 음식습관에서도 이러한 설상가상의 경우를 많이 볼 수 있다.
사람이 건강할 때는 자신의 몸에 이로운 음식이 주로 당긴다. 인체에 필요한 것이 더 당기게 마련이다. 그러나 건강이 나빠지면 자연히 이러한 기능도 나빠져 해로운 것이 더 맛있어지고 당기게 되는 것이다. 그러므로 건강이 나쁜 만큼 해로운 음식을 더 찾게 된다. 이렇게 되면 몸은 더욱 나빠지게 되고, 다시 해로운 것이 더욱 당기게 되는 것이다. 이러한 현상은 일상에서 수도 없이 찾을 수 있다.
아주 건강한 사람에게 자신의 체질에 맞는 음식을 가르쳐주면 원래 그것을 좋아한다고 하고, 몸이 만성적으로 나쁜 사람에게 체질에 맞는 음식을 권장하면 싫어해서 먹지 않는 음식이라고 불평을 한다. 중환자나 죽을 병에 걸리면 완전히 해로운 것만 먹는 것을 볼 수 있다.
음식습관 뿐만 아니라 몸이 나빠지면 모든 생활습관이 부정적인 면으로 가기 쉬운 법이다. 어려운 시대에는 뭐니뭐니해도 건강을 유지하는 것이 어려움을 이기는 비결이 된다.
스스로 머피의 법칙을 실현시켜가고 있지는 않는지 한번 자신의 생활습관을 곰곰이 되돌아볼 일이다.
류주열<현대한방병원장>
34. 황제 다이어트
황제다이어트는 72년 미국에서 시작된 다이어트 방법으로, 황제처럼 비싼 고기를 마음껏 잘 먹으면서 살을 뺀다고 하여 황제다이어트라고 불렀다.
국내 모 재벌그룹 회장이 이 방법으로 체중감량에 성공한 사실이 알려지면서 화제가 된 다이어트 방법이다. 몸에 축적된 체지방을 줄이기 위해 밥이나 빵 등 탄수화물을 금하고 주로 고기를 먹으면서 살을 뺀다는 이론을 근거로 하고 있다.
과거에 반창고 다이어트 열풍에 이어 사과다이어트, 포도다이어트, 감자다이어트, 토마토다이어트가 유행하여 심각한 부작용을 초래하더니 금년에는 이 고기다이어트가 폭발적으로 유행하고 있는 것이다.
일반적으로 다이어트는 잘못하면 많은 부작용을 초래하여 안하느니만 못한데 거식증, 신경불안증을 비롯하여 여성들에게는 기미가 생기고 빈혈, 변비, 생리불순, 폐경 등을 유발할 수 있으며, 원래의 질병을 더 악화시키기도 한다. 고기다이어트도 예외는 아니어서 이들 부작용 외에 자칫 고열, 몸살, 피로, 탈수현상 등의 부작용을 초래할 수 있으므로 주의해야 한다.
특히 사상체질중 육류가 해로운 태양인은 건강한 사람이라도 심각한 부작용을 초래할 수 있으므로 절대 금한다. 또한 신장이 나쁜 환자, 고혈압환자, 임신부, 어린이, 노약자는 금한다. 이러한 황제다이어트도 체질에 맞게 한다면 훨씬 더 안전하며 효과를 높일 수 있을 뿐만 아니라, 가벼운 질병도 동시에 치료되는 덕을 덤으로 볼 수 있다.
일반적으로 알려진 황제다이어트 식이법은 주로 2주간 실시하며 밥, 밀가루, 감자, 고구마, 당근, 마늘, 양파, 김, 미역, 다시마, 밤, 과일(일부제외) 설탕, 꿀, 잼, 막걸리 등은 금하고 육류, 생선, 달걀, 오이, 무, 버터, 치즈, 기름, 식초, 마요네즈 등을 하루 세끼 먹는다.
체질별로 맞추어서 살펴보면 아래와 같다.
태음인은 육류(개고기, 흑염소는 제외), 달걀, 버터, 치즈, 마요네즈, 두부, 콩비지, 콩나물, 무, 순두부, 무시래기, 호박, 식초, 피망, 가지, 깻잎, 콩잎, 갓김치, 생선알, 버섯류를 주로 먹는 것이 좋고, 커피는 예민하지 않으면 마셔도 되며, 수박 한두 조각은 먹어도 된다.
술은 소주, 위스키 정도는 먹을 수 있고, 매 끼니마다 특히 쇠고기, 무, 두부를 집중적으로 먹는 것이 좋다. 생선류와 상추, 시금치는 해로우므로 피해야 한다.
소음인은 돼지고기를 제외한 육식, 두부, 치즈, 마요네즈, 상추, 시금치, 무, 피망, 토마토, 소금, 명태 등을 주로 먹고, 식후에는 인삼차와 레몬즙을 곁들이면 좋고, 비타민B 복합제를 복용하면 효과가 배가 된다. 술은 소주와 위스키 정도는 먹을 수 있다.
소양인은 돼지고기, 생선, 쇠고기, 새우, 게, 가재, 달걀, 두부, 오이, 숙주나물, 샐러리, 열무, 양배추 등을 먹어야 하며, 비타민E(토코페롤)를 복용하면 더욱 좋다. 홍차는 마셔도 되고, 술은 적포도주 정도는 가능하다. 세 체질 다 공복에 물을 많이 마셔야 하며, 저녁 과식은 피해야 한다.
류주열<현대한방병원장>
35. 삼위일체 건강법
몸 속에 축적된 독소를 빼고 인체의 병든 곳까지 구석구석 피를 잘 돌게 하기 위하여 제독(除毒), 자연식, 운동 세 가지를 한꺼번에 실천하는 것을 삼위일체 건강법이라고 한다.
이 건강법은 60-70년대 '기본영어'의 저자로 유명한 안현필씨가 많은 병고끝에 몸소 실천하며 터득하여 전파함으로써 알려진 방법이다. 사실 이 방법은 일본의 유명한 자연요법인 니시자연요법을 간략화한 것에 다름없다.
니시요법에서도 체내의 노폐물과 독소 제거에 주안점을 두며 자연식을 중요시하고 모세혈관의 혈액순환을 위해 니시식 특유의 운동법을 강조한다.
노폐물제거를 돕기위해 아침 식사를 하지 않고 생수를 많이 마시는 것도 니시요법과 동일하다.
어쨌든 이 건강법은 공해에 찌들고 운동이 부족하며 인스턴트식품에 길들여진 현대인의 질병치료와 건강증진에 매우 유익한 방법임에는 틀림없다.
안현필씨의 건강법이나 니시요법 모두 양약, 주사, 비싼 건강식품은 물론이고 해로운 인스턴트식품과 다섯가지 흰색 식품인 흰 쌀, 흰 밀가루, 흰 설탕, 흰 정제소금, 흰 화학조미료를 금한다. 성장촉진 호르몬과 항생제가 들어있는 배합사료로 사육한 가축의 고기와 우유도 공해독의 덩어리로 보고 금하게 한다.
이러한 건강법도 사람에 따라서 큰 효과를 보는 경우도 있고 노력에 비해 약간의 효과만 있는가 하면 거의 효과를 보지 못하는 사람도 있다. 모든 사람에게 동일하게 적용하면 체질마다 효과가 다르게 나타나기 때문이다. 삼위일체 건강법은 안현필씨 개인의 체질에 맞추어 경험한 것이므로 대체로 태음인에게 효과가 있도록 되어 있다.
자신이 태음인이라면 그대로 적용하면 될 것이다. 아침을 굶고 현미 중심의 잡곡밥을 오래 씹어서 먹고 생수를 하루 2되 이상 마시며, 매일 복부지압운동을 하면서 등산이나 줄넘기, 계단 오르기 등의 운동을 하고, 양조식초에 불린 콩을 끼니마다 20알 먹고 재래식 콩된장을 곁들인다.
육식을 할 때는 반드시 양파를 많이 먹는다. 오래 씹어서 식사를 하고 생수를 많이 마시는 것과 복부지압과 운동(단, 수영은 소음인과 태양인만 좋음)은 모든 체질에 공통으로 적용된다. 나머지는 체질에 맞추어야만 더욱 효과를 볼 수 있다.
소음인은 조, 콩은 피하고 찹쌀현미와 멥쌀현미를 반반씩 해서 식사를 하는 것이 좋다. 다른 잡곡은 피하고 생수는 차게 하지 말고 미지근하게 마셔야 한다. 미역과 같은 해조류를 많이 먹고 양파, 마늘 등의 소음인 채소를 많이 먹는 것이 좋다.
태음인은 멥쌀현미에 율무, 수수, 콩, 통밀을 섞은 잡곡밥을 먹는다. 통밀가루와 흑설탕은 먹어도 좋다. 소양인은 보리쌀을 주로 하고 조, 콩 등을 섞은 잡곡이 더 좋다. 태양인은 현미를 피하고 일반 잡곡밥을 먹어야 되며 양식초에 불린 콩도 피해야 한다.
류주열<현대한방병원장>
36. 골다공증
골다공증은 운동부족, 영양결핍, 호르몬 이상으로 뼈에서 칼슘 등이 필요이상으로 빠져나가 뼈 속이 바람든 무처럼 구멍이 숭숭 나면서 뼈조직이 약해지는 전신골격 계통의 병이다. 골다공증은 척추에서 맨 먼저 진행되기 때문에 초기에는 허리에서 등에 걸쳐 나른하거나 등이 답답하고 시리거나 화끈거리면서 쉽게 피로해진다.
어느 정도 진행되면 등이나 허리가 굽고 키가 작아지고 피부가 얇아진다. 40대 이후의 여성이 얼굴에 열이 자주 오르면서 이러한 증상이 있다면 틀림없이 골다공증이 진행되고 있는 것이므로 반드시 치료를 받아야 한다. 골다공증은 40대 이후 여성에게 주로 나타나는 것으로 알려졌으나 지금은 과도한 다이어트나 식습관의 변화로 여성호르몬에 이상이 생기면서 20-30대의 젊은 여성에도 늘어나는 추세이다.
골다공증은 남성에게도 올 수 있는데 60대 이후 갑자기 우울해지고 근력이 떨어지면서 성적능력이 사라지면 동시에 골다공증도 동반될 소지가 많으므로 유의해야 한다. 골다공증은 모든 체질에 다 오지만 특히 태음인에게 더 잘 온다.
나이가 들면 태음인 체질 대부분이 골다공증을 앓게 된다. 조물주는 비록 태음인으로 하여금 골다공증을 잘 앓도록 하였지만 동시에 태음인에게 콩이라는 강력한 골다공증 예방물질을 주셨다. 콩은 골다공증뿐만 아니라 유방암, 자궁암 등을 동시에 예방하므로 태음인 여성에게는 천혜의 식품이다.
모름지기 지구상의 모든 태음인 여성들은 콩에 대해 지극히 감사의 마음을 가져야 할 것이다. 콩에 들어있는 성분(이소플라본)이 뼈 속의 칼슘이 혈액속으로 분해 유출되는 것을 차단하는 여성호르몬과 똑같은 작용을 한다. 그러므로 굳이 위험을 감수하면서 호르몬제 약을 복용할 필요는 없는 것이다.
또한 콩속의 식물성 천연 호르몬의 에스트로겐이 성장과 노화에 긍정적인 영향을 미친다고 한다. 그러므로 태음인은 콩식품인 두부, 두유, 청국장, 된장, 콩자반, 콩비지 등의 식품을 매일 먹으면 많은 이득을 보는 셈이다. 태음인은 모든 콩 종류가 좋고, 소음인은 완두콩, 소양인은 검은콩과 녹두가 좋다.
태양인은 콩이 해로우므로 피해야 한다. 이외에 뼈성분인 칼슘이 많은 식품과 칼슘의 흡수를 돕는 비타민D가 많이 든 식품을 체질별로 가려서 먹는 것이 좋다. 흔히들 홍화씨를 많이 복용하지만 식품의약품안전청에서 실시한 연구에서 홍화씨의 골다공증 효과에 대한 유의성은 인정되지 않은 것으로 밝혀졌다.
그러므로 태음인의 골절 치료 외에는 먹지 않는 것이 좋다. 또한 골다공증 예방을 위해서는 뼈에 하중을 주는 운동과 일광욕을 자주 해야한다. 아울러 칼슘의 흡수를 방해하고 뼈에서 칼슘의 소실을 촉진하는 술, 담배, 커피, 홍차, 콜라, 짠 음식은 피해야 한다. 골다공증 중증환자는 운동은 금물이므로 대신 매일 20분 이상 산책을 하고 일광욕을 해야 한다.
류주열<현대한방병원장>
37. 산후조리
여성은 출산후 조리를 잘못하면 팔다리가 시리고 아픈 산후풍이 오기 쉽다. 이외에도 살이 찌고 몸이 잘 붓거나 생리에 이상이 오고 빈혈, 변비, 치질 등이 생기기도 한다. 또한 임신중에 생긴 기미나 주근깨가 더 심해지고 머리카락이 빠지고 피부가 거칠어지기도 하며, 알레르기가 발생하는 수도 있다. 심한 경우에는 허약체질로 변하거나 요통과 관절통으로 장기간 고생하기도 하고, 골다공증이 일찍 진행되기도 한다. 그러므로 여성에게 있어서 산후 조리는 대단히 중요한 문제가 아닐 수 없다. 이러한 산후 조리법에 대해서 동서양이 다를 뿐만 아니라 여러 가지 혼란스러운 설이 많아서 산모에게 피해를 주는 수가 많다.
서양식의 산후 체조는 본받을 만하나 출산 후 바로 에어컨을 틀고 찬물에 샤워를 하며 아이스크림을 먹고 일상 활동을 하는 서양식 방식은 동양인에게 많은 무리가 따른다. 동양여성과 서양여성은 체격과 체력이 다를 뿐만 아니라 각각의 지역과 풍토, 그 민족의 체질은 상호 작용을 하기 때문이다. 외국에 이민간 사람이나 외국에서 생활하는 사람들 중 애기를 낳고 서양식대로 특별한 조리를 안했다가, 산후바람이 생겨 '이 병은 당신 민족 고유의 병인 것 같으므로 당신네 나라에서 치료를 하는 것이 좋겠다'는 서양 의사의 권고를 받고 치료를 위해 귀국하는 사람도 적지 않다.
전통적으로 동양에서는 어혈(나쁜 피)을 풀어주는 한약 처방 외에 갑작스런 찬바람이나 높은 습도, 과도한 더운 기운에 노출되어 올 수 있는 산후풍을 방지하는 일상생활과 음식, 약물상의 주의 등 산후 조리에 대한 정연한 체계가 있으나, 이 또한 일반인에게는 잘못 알려진 경우가 많다. 산후 1달 동안 아무 것도 하지 않고 누워서 안정을 취하면서 조리를 잘 했는데도 몸이 안좋다고 하는 경우가 많다. 이렇게 안정하는 것은 대단히 잘못된 것이다.
전통적으로 우리나라에는 일곱칠일을 지키는 것이 있다. 놀랍게도 이 칠일은 산모의 골반 원상 회복과 자궁수축, 늘어진 근육의 회복 등 인체의 회복리듬에 맞추어져 있다. 처음 초칠(산후1주)동안은 부엌과 방안을 오가며 약간씩 움직이며, 삼칠일(산후 21일)까지는 집안을 다니면서 가볍게 움직이고, 일곱칠일(산후 49일)까지는 가벼운 가사일을 다 하였고, 일곱칠일이 지나면 중노동외에는 모든 일을 다 하고 100일까지 부부간에 내외를 하였으며, 100일이 지나면 산모로 보지 않았다.
모든 산모는 여기에 맞추어 조리를 하되 산후 2-3일부터는 산모체조를 곁들이면 된다. 산후에 무조건 덥게 하여 땀을 흘리는 것도 잘못된 것으로 태음인과 소양인은 몸이 가벼워지고 회복에 도움이 되나, 소음인과 태양인은 더욱 허약해지고 관절이 더 늘어지므로 땀이 나지 않도록 적당하게 지내야 한다. 또한 무조건 호박소주, 가물치, 흑염소탕을 먹는 것도 주의해야 한다. 이러한 것을 복용한 후 늦게까지 핏물이 비치고 부기가 빠지지 않고 아랫배가 꺼지지 않으면 즉시 중단해야 한다. 호박소주 (미꾸라지만 넣은 것)는 태음인, 가물치는 소양인, 흑염소탕(숙지황을 뺀 사물탕과 생강, 대추 넣은 것)은 반드시 소음인만 먹어야 한다.
류주열<현대한방병원장>
38. 좋다는 것을 먹는 사람들에게
원래 건강한 소양인은 산후에 미역국이 역겨워서 자연스럽게 먹지 않으나, 건강하지 않은 소양인은 거부감 없이 장기간 먹기 때문에 반드시 문제가 생기는 것이다. 호박소주나 흑염소탕도 체질에 맞지 않는 경우, 장기복용하면 과다한 영양으로 인해 살만 찌는 등 미역국 이상으로 해를 주는 수가 많다. 산모에게 이러한 것을 먹는 것 외에도 흔히 일반사람이 먹는 영지버섯도 체질에 맞지 않으면 용혈현상(혈액중의 적혈구가 파괴되는 것)이 일어나 심각한 부작용을 초래하는 수도 있다.
이러므로 멋모르고 좋다는 것을 계속 먹는 것은 위험한 일이 아닐 수 없다. 약뿐만 아니라 모든 건강식품이나 음식도 필요한 사람이 필요한 때에 필요한 만큼만 먹어야 하는 것이다. 좋은 것을 먹더라도 스트레스를 받으면 이 또한 재고해야 한다.
체질에 맞게 음식을 가려먹는 것에 대해 자신뿐만 아니라 그 가족들까지 불편해하면서 스트레스를 많이 받는 경우가 있다. 자기자신은 물론 주변사람들에게도 지나치게 불편함을 준다면 그로 인한 해가 더 많다고 할 수 있다. 오히려 편안한 마음, 즐거운 마음으로 햄버거를 먹는 것보다 못할 수 있으므로 음식을 가리는 것도 자신이나 주변 사람들이 스트레스를 받지 않는 범위내에서 해야 하는 것이다.
몸에 좋다는 것을 먹는다는 것은 건강에 좋은 것을 먹되 기쁘게, 즐겁게 그리고 부족한 듯이 먹는 것을 의미하기 때문이다.
류주열<현대한방병원장>
39. 체질을 알고 싶어요
체질이 건강과 밀접한 관련이 있다는 것이 알려지면서 자신의 체질에 대해 많은 사람들이 궁금해한다. 하지만 이러한 체질에 대해 일반인에게 너무나 잘못 알려진 사실이 많다.
대부분의 사람들은 체질을 한번에 기계로 검사하는 것처럼 간단히 알 수 있는 것으로 생각한다. 그러므로 사람을 한번 척보고 무슨 체질이라고 진단하면 한의사마다 체질을 다르게 이야기할 수 있으므로 자신의 체질을 정확하게 알려면 여러번 진료를 받아야 한다는 사실에 대해 매우 난감해 하는 것이다.
체질은 오링테스트나 완력테스트로 알 수 있는 문제가 아니다. 성격만으로도 알 수가 없으며, 사주로도 풀 수가 없다. 더구나 일반인이 스스로 체질에 대한 책을 보고 자가진단 하는 것은 더더욱 불가능한 것이다. 체질을 안다는 것은 한마디로 사람을 안다는 것이다. 그 사람이 좋은 사람인가, 나쁜 사람인가 등 그 사람이 어떤 사람인가 아는데도 시간이 걸리는데, 어떻게 이러한 체질을 기계적으로 간단히 알 수 있겠는가.
체질은 그 사람의 모든 것을 포괄한다. 체질을 알면 그 사람이 어떤 사람이고, 어떤 성향의 사람이며, 어떤 성질을 갖고 있고, 타고난 성정(性情)은 어떠한 것인가를 알 수 있다.
체질을 알면 어느 장부(臟腑)가 강하게 타고나고, 약하게 타고났는가를 알 수 있다. 체질을 알면 그 사람이 어떤 자질과 재주가 있고, 어떤 일을 더 잘할 수 있는가를 알 수 있다. 체질을 알면 앞으로 어떤 병이 올 수 있나를 미리 알 수 있고, 그 사람의 체질에 맞게 침치료(체질침)도 할 수있다.
체질을 알면 그 사람의 체질에 가장 맞는 한약을 처방할 수 있고, 어떤 음식이 좋고 나쁜가도 알 수 있다. 체질을 알면 어떤 운동이 좋고, 어떤 운동이 나쁜가도 알 수 있고, 평소에 어떻게 섭생해야 더 좋은지도 알 수 있다.
그러므로 체질은 간단하게 말할 성질의 것이 아니다. 체질을 알려면 그 사람의 음식습관, 생리적인 증상, 일반적인 병증상, 평소 생활습관 등에 대해 수십가지의 질문(설문지 검사)을 해야 하고, 그 사람의 체형과 얼굴생김새를 여러번 자세히 봐야 하고, 진료실에서의 행동양상, 목소리, 눈빛, 체취 등도 참고로 해야 하며 맥도 자세히 봐야 한다.
또한 한약 반응검사도 하는 등 여러가지 상황을 종합적으로 봐야 하는 것이다. 체질은 최고의 권위자라도 1회 진료에서 100% 맞히는 것은 불가능하다. 첫번째 진료에서 70-80% 알 수 있고, 두번째 진료에서 90%정도 알 수 있으며, 10%정도는 3회 이상의 진료에서 알 수 있다.
체질이 나왔다고 하더라도 그 한의사와의 인연이 끝난 것이 아니다. 궁금할 때마다, 몸이 불편할 때마다 자주 지도를 받아야 하기 때문이다.
재미있는 체질이야기 [4편]
40. 산 삼
41. 변 비
42. 옷차림과 색깔
43. 키 크게 하는 법
44. 입냄새
45. 금침과 금니
46. 건망증
47. 여성 불감증
48. 커 피
49. 부인 요실금
50. 부부 궁합
51. 물과 체질
52. 비타민과 영양제
53. 고로쇠 수액
54. 별난 아이
55. 만성 피로
56. 알레르기
57. 소화불량
58. 오가피차
59. 체질과 정신건강
60. 한의학과 체질
61. 사상의학의 이해
40. 산 삼
시험관에서 배양한 산삼이 실제 산삼과 성분에서 차이가 없다고 하여 화제가 된 적이 있다. 성분상 같다고 하여 과연 약효도 같을까. 한의학에서는 성분 분석으로 약효를 비교하거나 약효를 결정하지 않는다. 한의학에서는 약물의 효능을 성분 분석으로 파악하는 것이 아니고, 형색기미(形色氣味)로 파악한다. 성분분석으로 한약을 파악한다면 이미 그것은 한약이 아니다.
인삼을 예로 들면 인삼은 모든 사람에게 약효가 있는 것이 아니다. 소음인 체질에만 대단한 효과가 있고 태음인, 소양인, 태양인에게는 약효가 없다. 이와 같이 한약의 약효를 성분만으로 알 수가 없는 것이다. 어디 그 뿐인가. 모든 한약재는 자연산과 재배산에 따라 약효의 차이가 있다. 예를 들면 도라지의 경우에도 자연산과 재배산은 약효에서 차이가 많다는 것은 이미 알려진 사실이다.
이외에도 한약재는 생육조건이 양지냐, 음지냐, 습지냐, 건조지대냐에 따라 동일한 약재라도 약효에서 차이가 난다. 또한 지력에도 영향을 많이 받는다. 동일한 생육조건에서 재배되었더라도 그 지방의 지력에 따라 약효에 차이가 나 생산지에 따른 약재의 우열이 있는 것이다. 대표적인 것이 인삼인데 같은 생육조건에서 재배를 하더라도 중국, 미국 인삼은 고려인삼보다 약효가 훨씬 떨어진다.
여타 다른 약을 우리나라 내에서만 보아도 백작약은 강원도산, 반하는 제주도산이 가장 좋다고 알려져 있다. 특히 산삼은 다른 어떤 약재보다 지력의 영향을 많이 받는다. 인삼도 한번 재배한 땅에서는 토양의 성분에는 변화가 없더라도 6-10년간 재배하지 못할 정도이다. 사오백년 전까지 인삼과 산삼은 구분하지 않았다.
사오백년전 인삼을 재배하기 시작하면서 구분하기 시작하였으며, 그이전의 인삼은 산삼을 말하였다(동의보감의 인삼도 산삼을 말하는 것이다). 지금의 인삼은 산삼을 인공재배하면서 수백년 동안에 약간 변이된 것이다.
이러한 인삼과 산삼을 종류별로 보면 인삼, 장뇌삼, 산양산삼, 산삼 등이 있다. 인삼의 씨를 산에 뿌려 자연상태에서 키운 것을 장뇌삼이라고 한다. 산삼의 씨를 받아서 인공적으로 산에 뿌려 자연상태에서 키운 것을 산양산삼이라고 한다. 이들 장뇌삼과 산양산삼은 자연산임에도 산삼과는 약효의 차이가 엄청나다.
그러므로 산삼과 구별하여 장뇌삼, 산양산삼이라고 명칭을 달리하는 것이다. 물론 이들은 산삼보다 못하지만 인삼보다는 나은 것이다. 그러면 땅에서 재배한 것도 아니고, 시험관에서 배양한 산삼은 과연 약효가 어떠할까? 각설하고 장뇌삼, 산양산삼, 산삼 등도 인삼과 마찬가지로 소음인에게 대단한 효과가 있다. 태음인과 태양인은 한번 먹고 부작용이 나기전에 더 먹지 않으면 되나 소양인은 단 한번이라도 큰 피해를 볼 수 있으므로 주의해야 한다.
류주열<현대한방병원장>
41. 변 비
며칠씩 대변을 보지 못해 애를 먹거나, 대변을 매일 보더라도 잘 나오지 않고 불편하면 변비라고 할 수 있다. 며칠에 한번씩 보더라도 아랫배, 혹은 배변시 전혀 불편한 감이 없다면 변비가 아니다. 이러한 변비는 숙변으로 장내에 독소가 생겨 여러가지 질병을 유발하며, 여성에게 있어서는 기미, 여드름, 비만의 직접적인 원인이 되기도 한다. 그러므로 아름다워지려는 여성은 우선적으로 변비를 치료해야 하는 것이다.
건강한 소음인 중에서 변비가 아니면서 예사로 대변을 매일 보지 않는 사람이 더러 있는데, 어떤 경우는 1주일이상 대변을 보지 않기도 한다. 전혀 불편하지 않음은 물론이다. 이러한 경우는 체질적인 특성인 바 치료대상이 아니다. 본인은 병인줄 잘못 알고 매일 아침 공복에 냉수나 찬 우유를 먹는 수가 많다. 장기간 계속하면 대변은 매일 보게 되나 냉증이 생기고, 위장이 나빠져 치료하러 오는 경우를 종종 볼 수 있다. 소음인은 속이 대단히 냉하므로 쓸데없이 긁어서 부스럼이 되는 것이다.
속열이 많은 소양인의 변비에는 아침 공복의 냉수가 도움이 된다. 소음인을 제외한 여타 체질이 대변을 매일 보지 않는다면 곧 변비가 될 징조이므로 불편하지 않더라도 매일 대변을 보도록 노력해야 한다. 변비를 예방하기 위해서는 가공식품을 피하고 섬유질이 많은 음식을 먹어야 한다.
소음인, 소양인, 태양인은 섬유질이 많은 녹황색 채소가 도움이 되나 태음인은 주의해야 한다. 야채를 많이 먹는데도 변비에 전혀 도움이 되지 않는다고 하는 사람은 거의 태음인이다. 장이 여타체질보다 비교적 짧기 때문에 반드시 육식을 곁들이면서 뿌리 채소의 섬유질을 섭취해야 도움이 된다. 육식은 전혀 하지 않고 푸른잎 채소만 먹는다면 변비가 더욱 심해지고 다른 병이 생기는 경우도 있으므로 유의해야 한다.
태음인 변비환자 중에서 물을 거의 마시지 않는 사람이 있는데, 이 경우는 대장내의 수분이 부족한 것이므로 1일 3리터 이상의 물을 마시는 것만으로도 변비가 해소된다. 일반적으로 장세척을 하기도 하나, 1-2달 후에는 다시 원상으로 돌아와 근본적인 것은 못된다. 복부마사지와 복부지압이 도움이 되며, 규칙적인 운동도 변비에 유익하다. 변비에 먹는 대부분의 약은 일시적인 것으로, 약을 중단하면 다시 변비가 심해지고, 오래 복용하면 장폐색과 장무력의 부작용도 생길 수 있으므로 전문가와 상의하여 특별한 경우 외에는 가급적 먹지 않는 것이 좋다.
흔히 복용하는 동규자차는 소양인에게는 부작용이 없고 변비가 없어지나, 소음인은 복통설사를 유발하며, 태음인은 변비는 덜하나 끊으면 더욱 심해지고 장복하면 피로하고 기운이 없어지므로 먹지 않는 것이 좋다. 일반적인 변비는 설명한 방법으로도 되나 심한 변비는 반드시 전문가의 도움을 받아야 한다.
류주열<현대한방병원장>
42. 옷차림과 색깔
시간, 장소, 경우에 따른 옷차림이 중요시되고 있는 현대 생활속에서 자신이 좋아하는 의상 스타일을 소중히 표현하는 개성있는 옷차림의 감각은 자신의 지성과 감성을 잘 나타내는 방식의 하나이다.
우리 몸을 이루고 있는 피부색이나 얼굴형, 가슴, 허리, 엉덩이, 다리등 골격의 모양이나 크기가 같지 않기 때문에 같은 옷을 입었다 하더라도 아주 다르게 느껴지기도 하지만 옷의 색깔에 따라 전혀 다른 느낌을 주는 수가 많다.
마른 체형, 보통체형, 뚱뚱한 체형, 얼굴형이나 가슴크기, 어깨모양, 목선 등 체형상의 특징에 따라 자신의 체형을 보완하도록 옷차림의 모양이나 디자인을 다르게 한다. 그러나 색깔은 이러한 체형보다 체질에 훨씬 많이 좌우된다.
특히 원색일수록 더욱 그러하다. 피부색이 검거나 희거나 체형이 어떻든간에 같은 디자인의 옷인데도 짙은 색깔의 옷이 더 잘 어울리는가 하면 밝은 색깔의 옷이 더 잘 어울리는 사람이 있다. 자신의 체질에 해로운 색깔의 옷을 입으면 더 무겁게 느껴지며 종일 입고 있으면 왠지 모르게 훨씬 더 피로함을 느끼는 수도 있다.
자신의 체질에 따라 약해지기 쉬운 장기의 기운을 돋우는 색이 있는가 하면 너무 강해지기 쉬운 장기의 기운을 억제하는 색이 있다. 이러한 색의 옷은 당연히 자신의 몸에 가장 잘 어울리게 되는 것이다. 반대로 자신의 체질에서 약해지기 쉬운 장기의 기운을 더욱 약하게 하는 색과 지나치게 강해지기 쉬운 장기의 기운을 더욱 강하게 하는 색은 그 사람의 체형과 체형상의 특징에 맞더라도 어울리지 않는 느낌을 주게 된다.
이상하게도 몸이 허약해지거나 병이 나면 자신의 체질과는 정반대되는 해로운 색깔의 옷을 선호하게 된다. 물론 몸이 대단히 건강해지면 자신의 건강에 도움이 되고 자신에게 가장 어울리는 색깔을 자신도 모르게 찾게 된다. 그러므로 옷차림만 보아도 그 사람이 건강한 사람인지 건강하지 못한 사람인지 알 수도 있다.
신장의 기운을 돋우는 검은색 계열은 신장의 기운이 약해지기 쉬운 소양인과 태음인 목음체질에 가장 잘 어울리는 색이 된다. 특히 태음인 목음체질에게는 아무렇게나 입어도 어울리는 최고 멋쟁이 색이다. 소음인에게는 어두운 계열보다는 밝은색 계열이 어울린다고 하겠다. 폐의 기운을 돋우는 흰색계열은 폐의 기운이 약해지기 쉬운 태음인과 소양인 토양체질, 소음인 수음체질에게 가장 잘 어울린다.
간의 기운을 돋우는 푸른색 계열은 태양인과 소음인 수양체질에 더할 나위 없이 잘 맞는다. 비장의 기운을 돋우는 밝은색 계열은 소음인과 태음인 목양체질에게 가장 잘 맞는 색이다.
류주열<현대한방병원장>
43. 키 크게 하는 법
최근 사회적으로 '롱다리 신드롬'이 유행하면서 어른, 아이 할 것 없이 키 작은 것이 큰 흠이 되고 있다. 그러므로 키가 작은 부모는 유전될까봐 여간 걱정이 아니다. 키를 결정하는 요소는 보통 영양상태가 31%, 유전적 요인이 23%, 운동 20%, 환경 16%, 기타요인이 10% 정도라고 한다.
여기에서 후천적 요인을 모두 합하면 77%나 되므로 설사 부모의 키가 작다고 하더라도 다른 요인이 좋아지면 어느 정도의 유전적 요인은 극복될 수 있는 것이다.
키를 크게 하기 위해서는 영양상태가 가장 중요하므로 반드시 칼슘, 비타민B2와 D, 단백질이 풍부한 음식을 많이 섭취하되 체질에 맞추어서 먹는 것이 중요하다. 체질을 모르면 무조건 골고루 먹어야 한다.
소음인은 우유, 돼지고기, 계란, 밀가루 음식은 피하고 태음인은 육식, 우유, 콩, 생선알을 먹으면 도움이 된다. 소양인은 작은 생선을 뼈째로 많이 먹고 맵고 짠 음식은 금한다. 태양인은 육식과 우유를 피해야 한다.
다음으로 중요한 것이 운동인데 운동은 뼈끝에 있는 성장샘을 자극하여 뼈의 성장을 촉진하는데 주안점을 두고 해야 한다. 여기에 도움이 되는 운동은 스트레칭 체조(근육과 관절을 늘려주는 운동의 일종)를 꾸준하게 하면 효과를 보는 수가 많다. 이외에도 빨리 걷기, 줄넘기, 배구, 자전거 타기 등도 뼈의 성장에 도움이 되는 운동이다.
환경적 요인도 중요하므로 가능하면 성장을 저해하는 환경은 피하도록 하고 성장에 도움이 되는 생활습관을 갖도록 해야 한다. 늦게 자는 아이들 중에 성장지연이 많은데 성장호르몬이 밤 10-12시 사이 자는 동안에 많이 분비되므로 반드시 10시전에 자야 하고 또한 숙면을 취해야 한다. 특히 태음인 아이들은 늦게 잘 확률이 많으므로 주의해야 한다.
또한 하체의 성장을 발해하는 전통적인 방바닥 생활(방바닥에 앉아서 공부하거나 식사하는 것, TV보는 것)을 피해야 한다. 하체가 길어지도록 식탁에서 식사하고 책상에 앉아서 독서하거나 공부하는 습관을 들이도록 하고 TV는 반드시 의자나 소파에 앉아서 보도록 하는 것이 좋다.
특히 허리가 약하지 않은 소음인과 태음인은 미련할 정도로 장시간 방바닥에 앉아서 생활할 수 있으므로 주의해야 한다.
정서적, 정신적으로 억압을 받거나 부담을 많이 받으면 성장호르몬 생성에 지장을 주게 되니 집안의 분위기를 항상 밝고 명랑하게 유지하는 것이 좋다. 특히 태양인과 태음인은 이러한 영향을 많이 받는다.
이외에도 성장기에 식욕부진, 편식, 배가 잘 아프거나, 설사를 자주 하는 등의 소화기 질환이 있으면 성장에 큰 지장을 주므로 빨리 치료해주어야 한다. 또한 잔병치레가 잦거나 감기나 코피를 자주 흘리는 것도 성장을 저해하는 요인이 될 수 있으므로 치료를 해야 한다.
1년의 기간을 정하여 3개월에 한번씩 또는 일정기간동안 소음인은 보중익기탕과 향사양위탕, 태음인은 녹용대보탕과 열다한소탕, 소양인은 육미지황탕 등의 한약을 복용하는 것도 성장에 큰 도움을 준다.
류주열<현대한방병원장>
44. 입냄새
성인의 50%이상이 고통을 겪고 있는 입냄새는 고대 유태인의 저서인 '탈무드'에서 남편은 구취가 있는 아내와는 이혼해도 좋다고 할 정도로 예로부터 골칫거리였다. 상대방의 기분을 나쁘게 하는 이 입냄새는 여러 가지 문제를 일으킨다. 입냄새 때문에 상대방이 불쾌해 할 것 같아 자신있게 대화하지 못하므로 대인관계가 많은 직업을 가진 사람은 사회생활에 문제가 생길 수도 있다. 심해지면 성격이 내성적으로 되어 대인기피증으로까지 발전하기도 한다.
또한 이성간의 교제나 결혼을 포기하고 부부생활에도 적잖은 장애가 될 수 있다. 이러한 입냄새는 입안에 남아있는 음식찌꺼기와 잇몸질환, 여타의 신체질환(축농증, 비염, 간질환, 기관지 및 위 질환)으로 야기된다. 또한 체질적인 문제와도 관련이 있어서 같은 체질끼리 서로 입냄새를 느끼는 수가 많다. 가장 큰 원인이 잇몸이나 이 사이에 낀 음식물 찌꺼기가 입안의 세균에 의해 분해되는 과정에서 가스가 생겨 냄새가 나는 것이므로 식후와 자기 전에는 반드시 양치질을 하되, 음식의 찌꺼기가 묻을 수 있는 모든 부위(혓바닥, 혀의 가장 안쪽, 잇몸)를 구석구석 칫솔로 닦아주는 것이 중요하다.
입안에 침이 많은 사람은 잇몸도 건강하고 입냄새도 나지 않는다. 침이 많으면 음식찌꺼기와 세균을 희석하고 씻는 작용을 할 뿐만 아니라, 침속에는 살균성분도 있어서 입안을 정화하기도 한다. 그러므로 항상 침이 많이 생기도록 하는 것이 중요하다. 한방에서는 전통적으로 침샘과 잇몸을 자극하여 입냄새 방지와 잇몸 질환을 예방하고 치료하는 도인법(일종의 지압을 겸한 마사지법)이 있다. 먼저 침샘이 있는 턱밑과 뺨을 문지르고, 이어서 아래위 잇몸부위를 지압하듯이 양손으로 골고루 누른다. 다음에는 자신의 혀로 바깥쪽 아래위 잇몸을 좌우로 돌리면서 문지르고, 다시 안쪽 잇몸을 같은 요령으로 충분히 해준다.
이것을 반복하여 입안에 침이 많이 고이게 되면 침으로 입안을 양치하듯이 여러번 헹군 후 3번에 걸쳐 침을 삼킨다. 저녁 자기전과 아침에 일어나자마자 하는 것이 좋고, 낮에도 수시로 해주면 더욱 좋다. 이 방법은 입냄새와 잇몸질환에 대단히 효과적이며, 건강에도 매우 유익하다. 만성피로나 축농증, 위장병 등 신체질환으로 인한 입냄새는 이들 질환을 치료하면 자연히 없어진다.
이외에도 집에서 체질에 맞추어 쉽게 할 수 있는 민간요법은 소음인은 인진쑥을 달여먹고, 소양인은 어성초를 연하게 달여 물처럼 마시면 좋다. 태음인은 몸이 더운 사람은 칡뿌리를, 몸이 냉한 사람은 오미자를 차로 달여먹는 것이 좋고, 태양인은 모과차가 좋다. 특별한 원인없이 입냄새가 나는 것은 위나 간에 열이 많은 것이므로 체질에 따라 치료를 받아야한다.
류주열<현대한방병원장>
45. 금침과 금니
금은 귀금속의 재료로 예로부터 귀중히 여겨 왔으며 동서양을 막론하고 수천년전부터 약용으로도 쓰여왔다. 한의학에서는 인체의 순환을 유도하고 오장육부의 기운을 도우며 뇌신경계에도 작용하여 정신을 안정시키는 효과가 있어 중요한 환약에 들어가거나 환약을 금박(금가루로 종이장보다 훨씬 얇게 만든 것)으로 입히는데 많이 사용하였다. 명약으로 널리 알려진 우황청심환의 겉모양이 황금색인 것도 이 금박을 입힌 것이다. 이외에도 최근에는 금의 이러한 효과를 이용하여 금침의 재료로 많이 쓰이고 있다. 금침요법이란 순금을 실보다 가늘게 만든 7-8mm 길이의 금사(金絲)를 인체의 피하에 영구히 주입시켜 두는 치료법으로 주로 만성병과 신경통, 디스크, 관절염, 반신불수 등의 질환에 많이 응용된다.
금은 이렇게 질병을 치료하는 효과가 있을 뿐만 아니라 금속중에서도 화학적으로 가장 안전하며 인체에 무해한 것으로 알려져 의료용으로 많이 쓰이고 있는 것이다. 그러나 금이 인체에 어느 정도 유용하며 부작용이나 해가 있는가에 대해서는 잘 알려져 있지 않다. 근자에 와서 한의학에서는 금의 기운이 선천적으로 폐를 약하게 타고 난 태음인에게는 폐를 강하게 하는 작용을 하므로 장기의 불균형을 교정시켜 건강에도 도움을 주고, 반대로 선천적으로 폐를 강하게 타고난 태양인에게는 폐를 더욱 강하게 하여 장기의 불균형을 심화시키므로 태양인 체질에는 해로운 것으로 밝혀냈다.
태양인의 수가 워낙 희소(지역에 따라서 다르나 전인구의 약 1-5%)하므로 인체에는 거의 해가 없는 것으로 알려진 것이다. 그러므로 금침은 전인구의 45-50%를 차지하는 태음인에게는 확실히 효과가 있으며 어떤 경우에는 탁월한 효력을 발휘하기도 한다. 소음인과 소양인에게는 큰 효과가 나지않으며 부작용도 크게 없는 것이다. 그러나 태양인에게는 금침이 부작용을 일으키며 한번 시술하면 제거하기가 어려우므로 주의해야 한다.
금니도 금침과 마찬가지로 인체에 유사한 영향을 미친다. 대부분의 사람에게는 무해하고 특히 태음인은 금니를 한 후 몸이 가벼워지면서 건강이 대단히 좋아지므로 태음인 체질이라면 가능하면 금니를 하는 것이 좋다.
태양인에게는 금침과 마찬가지로 금니 역시 유해할 수도 있다. 진주에 사는 어떤 목사는 뚜렷한 원인이 없이 입이 몹시 건조하여 본원에 내원하여 치료를 받은 적이 있는데 종일 물을 머금어야 할 정도로 불편하였다. 이분은 태양인으로 금니를 한 후 이러한 증상이 나타나 다른 재질로 바꾼 후 증상이 없어졌다. 예민한 사람은 금을 몸에 걸치기만 하여도 반응이 나타나는데, 부산에서 온 어떤 부인은 금목걸이를 하거나 금반지를 끼면 피부 알레르기가 일어나고 힘이 몹시 빠진다고 하였는데 이분 역시 태양인이었다.
류주열<현대한방병원장>
46. 건망증
건망증은 곧잘 우스갯소리의 소재가 되곤 한다. 한 소음인이 건망증이 심한 소양인 친구와 다음날 12시에 만나기로 약속을 했다. 그러자 그 소양인 친구는 잊어버릴까봐 메모장에 기록을 했다. 그 뒤 소음인 친구가 "내일 나랑 한 약속 잊지마"라고 하자, 건망증이 심한 소양인 친구는 메모장을 열어보더니 "내일 나 12시에 약속 있어서 안되겠는데"라고 하였다. 건망증이 이 정도이면 병적이라고 하겠다. 사실 이제마 선생은 소양인 건망증은 다른 어느 체질보다 큰 병이라고 하였다.
이와 같이 건망증은 일상생활에서 수많은 해프닝과 에피소드를 일으킨다.
어떤 경우는 큰 사고를 유발하기도 한다. 오죽하면 '업은 아기 3년 찾는다'라는 속담까지 있을까. 건망증은 현대사회의 과다한 정보량과 편치 않은 마음에서 오는 수가 많다. 기억해야 할 일은 많고, 걱정할 것도 많다보니 당연히 잊어버리는 일도 늘어나게 마련인 것이다.
체질적으로는 덤벙대는 태음인과 소양인에게 많다. 평소 육체노동보다 정신적 노동을 많이 하거나 우울증이나 조울증 증세가 있는 소음인에게도 발생빈도가 높다. 계절적으로는 겨울철보다 날씨가 따뜻한 봄철에 특히 심하다. 이 건망증은 기억력저하를 동반하는 뇌의 외부적 충격으로 인한 손상 또는 뇌쇠포의 노화와 퇴화로 오는 치매와는 구별된다.
심리적인 과도한 압박도 기억력둔화를 일으킨다. 고등학교 학생이 갑자기 학업성적이 떨어지면서 암기과목은 도통 외워지지 않는다고 호소하며 멍한 표정을 짓는 경우가 있다. 이러한 것은 수험생이라는 심리적 압박감을 견디지 못해 일시적으로 기억력이 둔화되어 나타나는 현상이라고 할 수 있는데, 대부분 인스턴트 식품이나 자신에게 해로운 음식을 선호하는 수가 많다.
이 경우는 심리적인 부담을 줄여주면서 체질식을 하고, 기억력을 증감시켜주는 한약을 복용할 필요가 있다.
일반적으로 건망증을 예방하기 위해서는 항상 메모하는 습관을 들이고 술, 담배를 억제하고 충분한 수면과 운동을 해야 한다. 뇌에 산소와 영양분을 원활히 공급하는 것이 중요하다. 태음인에게는 잣, 호도, 밤 등 견과류가 큰 도움이 되고 소양인에게는 들깨, 소음인에게는 검은 깨가 뇌세포를 활성화하는데 큰 도움이 된다. 정신적으로는 마음을 다스리는 것도 중요한데, 이제마 선생은 자신의 저서에서 이를 누누히 강조하였다. 비록 어려운 말로 되어있지만 음미하면 많은 도움을 얻을 수 있다.
태음인은 밖을 살펴서 항상 겁내는 마음을 안정시키고 고요히 하고, 소양인은 안을 살펴서 두려운 마음을 안정시키고 고요히 할 것이며, 태양인은 한 걸음 물러서서 항상 급박한 마음을 안정시키고 고요히 해야하며, 소음인은 한 걸음 나아가서 항상 불안한 마음을 안정시키고 고요히 해야 한다.
류주열<현대한방병원장>
47. 여성 불감증
흔히들 남성의 성기능이 떨어지면 정력이 약해졌다고 말한다. 남성의 그것은 힘을 상징하기 때문에 정력이라는 단어는 남성의 전유물이 되었다.
그러나 여성도 정력이 약한 경우가 많다. 이 역시 성기능이 떨어져 남성과 마찬가지로 성생활에 장애를 준다. 여성의 이런 경우는 특별히 구별하여 불감증이라고 한다. 병명에도 남녀 차별이 있는 셈이다. 불감증이란 성생활시 전혀 즐거움을 느끼지 못하는 여성들에게 쓰는 병명이지만, 극치(오르가즘)를 느낄 수 없는 경우부터 성생활을 할 수 없는 경우까지 포함한다.
이러한 것은 정신적 요인으로 하복부의 기능이 떨어지거나 다른 육체적 요인으로 자궁기능과 내분비기능이 저하되어 질내 분비물이 부족하여 온다.
유교적 영향권에서 살아온 우리나라 여성들은 성적인 문제가 생기면 가슴깊이 묻어두고 살았다.
지금도 여성에게는 불감증이라고 하면 어쩐지 쑥스럽고 창피하게 생각되어 아이를 다 낳고 난 후 진정 결혼생활의 즐거움을 느껴야할 성생활이 고통스럽고 불편해도 다 나이들어 그런거지라는 정도로 지나치기 쉽다. 성생활은 부부간의 정당한 권리이고 육체적인 관계를 통해 발생되는 자연스러운 즐거움을 누리는 것임에도 불구하고 여성이 성문제를 입밖에 꺼내는 것 자체를 터부시해 왔다. 임상에서도 이러한 경우를 종종 볼 수 있다.
잊어버릴만 하면 가끔씩 와서 약을 지어 가는 부인이 있었는데 올때마다 반드시 하는 말이 "처음 약 그대로 꼭 처방을 해달라"는 것이었다. 이 부인은 처음에 다른 내과질환으로 내원하여 약을 한 제 다 복용후 증상이 전혀 좋아지지 않았는데도 밝은 표정으로 먼저번 약 그대로 지어달라고 신신당부하였다. "아니 좋아진 것이 없는데 왜 그대로 지어달라고 합니까"하고 물어도 그냥 웃기만 할 뿐이었다. 나중에 안 일이지만 그 약만 먹으면 질분비물이 늘어나고 불감증이 좋아진다는 것이다.
이외에도 다른 병증상만 얘기하고 쑥스러워서 불감증에 대한 얘기를 못하다가 병증상이 호전되면서 자궁기능이 좋아져 불감증까지 해소되어 기뻐하는 경우가 많다(한약은 예로부터 정확하게 처방하면 이렇게 일석삼조의 효과를 나타낸다). 의외로 소양인 체질이 이렇게 쑥스러워하는 경우가 많다. 여성의 성기능이 떨어지면 피부가 거칠어지거나 기미가 생기고 질분비물이 줄어드는 것이 특징이다. 이러한 경우는 신장의 기능을 강하게 해주는 약물요법으로 간단히 치료가 된다. 심리적 요인으로 성기능이 떨어지는 것은 위의 경우와는 다르므로 마스터베이션을 비롯한 행동요법과 부부상호간의 노력도 함께 필요하다.
도움이 되는 약물은 녹각과 밤(태음인)을 푹 고아서 먹거나 구기자(소양인)를 달여서 수시로 먹는다. 소변시 3초씩 멈추었다가 힘빼는 훈련이나, 숨을 들이쉬고 내쉬면서 항문괄약근을 조였다가 힘을 빼는 질근육 강화훈련도 상당한 도움을 준다.
류주열<현대한방병원장>
48. 커 피
커피는 술과 차와 함께 지구상에서 가장 많이 애용되는 마실거리 중의 하나이다. 이것은 에티오피아가 원산지로 인간에게 발견된 이래 사람의 일상생활에 깊숙이 파고들어 어느덧 우리나라에서도 많은 애환을 간직한 기호식품이 되었다. 커피 1잔은 슬픔을 위로해주기도 하고, 사랑의 메신저 역할을 하기도 하며, 대화를 풀어주기도 한다. 바쁠 때는 잠시 여유를 가지게 하며, 피로할 때는 더 없는 친구가 되기도 한다. 이와 같이 커피는 그 어떤 마실거리보다 인생에 깊이와 향기를 더 한다고 하여, 어떤 이는 '마시는 보석'이라고까지 하였다.
이렇게 찬사를 받아온 커피도 한때는 카페인이 있어서 무조건 나쁘다거나, 심지어는 커피를 많이 마시면 피부가 건조해지고 머리카락이 빠진다고 알려지기도 했다.
그러나 커피의 알려진 효과는 지방을 분해하고 이뇨작용으로 혈액순환을 촉진시키고 노폐물을 밖으로 배출시킨다. 또한 천연커피에는 심장병과 동맥경화를 예방하고 암을 예방하며, 노화를 막는데 도움을 주는 작용이 있는 것으로 밝혀졌다. 한의학에서도 옛 문헌을 보면 커피는 신경을 흥분시키고 소화를 도우며, 심장을 강하게 하고 소변을 잘 누게 하는 효과가 있고, 두통과 잠이 많이 오는 것과 눈의 침침함을 치료한다고 하였다.
사실 이러한 유익한 작용은 오로지 태음인에게만 해당이 된다. 태양인에게는 대단히 해로우며, 소음인과 소양인에게도 해로운 식품이다. 태음인에게 커피의 유일한 단점은 칼슘의 체내 흡수를 방해하여 과다하게 마시면 골다공증에 걸릴 위험성이 커지는데, 1일 우유 1컵 이상 마시면 자연히 그런 위험성은 없어진다. 태음인중에서 커피가 맞지 않다고 하는 사람은 커피에 탄 크림(주로 식물성으로 태음인에게 해롭다)이 체질에 맞지 않거나 인스턴트 커피를 마셨기 때문이다. 이런 사람은 원두커피에 우유를 타서 마시면 편안함을 느낄 수 있다. 카페인에 예민한 사람은 원두커피를 연하게 마시면 된다.
태음인이 커피를 마실 때는 블랙으로 마셔도 된다. 커피와 궁합이 맞는 것을 배합하면 더욱 좋다. 우유와 흙설탕이 잘 어울리지만 간에 좋은 말린 민들레뿌리를 볶아서 우려낸 물이나 기관지와 간에 좋은 오미자를 우려낸 물을 배합하면 커피 특유의 향과 한약재 특유의 향미를 느낄 수 있으며, 건강에도 훨씬 유익하다. 소음인과 소양인은 마시지 않는 것이 좋으나 혹 마시려면 소음인은 꿀물이나 인삼 우려낸 물을, 소양인은 딸기잼이나 홍차를 배합하면 커피와 궁합이 맞을 뿐만 아니라 무리없이 즐길 수 있다.
류주열<현대한방병원장>
49. 부인 요실금
유산이나 출산 후 몸조리를 잘못하면 30대에도 요실금이 오기 쉽다. 기침이나 재채기를 할 때, 무거운 물건을 들 때 또는 계단 내려갈 때 자신도 모르게 소변이 나온다. 심하면 웃거나, 앉았다 일어날 때, 뿐만 아니라 사소하게 움직일 때도 소변이 찔끔거려 민망할 때가 많다. 부부 관계때 뿐만 아니라 예민하면 찬물에 손을 담그기만 해도 소변이 나온다. 이렇게 방광의 기능저하로 오는 요실금은 그대로 방치하면 음부주위가 습해져 가려움이나 피부염이 생길 수 있고 심하면 신장기능이 나빠질 수 있으므로 빨리 치료해야 한다.
40대에도 이와 같은 증상이 오며, 이 나이 때는 이외에도 만성적인 방광의 염증 증상이 빈발하여 매시간마다 화장실을 가거나 자다가도 몇 번씩 깨고 소변을 참지 못하여 재빨리 화장실에 가지 않으면 도중에 속옷을 적시기도 한다. 이런 경우는 따끔거리거나 화끈거리면서 아랫배가 자주 아프게 된다. 아랫배가 자면서 불쾌한 경우도 있다. 이때 항생제는 임시 방편일뿐, 신경쓰거나 과로하면 재발을 반복한다. 반드시 저항력을 길러주면서 방광의 기능을 회복시켜야 한다.
갱년기에는 여성호르몬이 부족해지면서 갑자기 나타나는 수가 많고 30-40대에 증세가 있었으면 이때 더욱 심해진다. 노인이 갑자기 소변을 참지 못하고 싸는 경우는 치매나 중풍의 초기 증상일 수도 있으므로 서둘러 치료해야 한다. 이러한 요실금은 시도 때도 없이 찔끔찔끔 나오는 소변 때문에 또는 소변이 마려울까봐 차나 물을 마시기 꺼려하고 운동도 멀리하게 되며 외출시 옷차림에도 여간 신경이 쓰이는 것이 아니다. 위생상의 문제뿐 아니라 항상 긴장이 되어 생활이 불편하고 불쾌한 기분과 수치심으로 예민한 사람에게는 정신적인 장애까지 유발하는 성가신 질병이다. 소음인은 선천적으로 신방광 기능을 강하게 타고 나므로 비교적 요실금이 적은편이며, 태음인과 소양인에게 잘 온다.
소양인은 한두번 유산하거나 출산후 조금만 몸조리가 안돼도 쉽게 요실금이 온다. 특히 40대에 고생하는 사람은 선천적으로 신방광 기능을 약하게 타고 나는 소양인이 많다. 요실금이 있는 사람은 항상 아랫배를 따뜻하게 하고 찬 곳에 앉는 것은 피해야 한다. 편안하게 앉은 자세나 누운자세에서 아랫배와 엉덩이 근육의 힘은 빼고 약 5초동안 항문에 힘을 줬다가 빼는 운동을 꾸준하게 반복하는 것도 큰 도움이 된다. 아랫배 한 가운데에 뜸을 뜨는 것도 좋다.
치료시에는 방광을 따뜻하게 하면서 약해진 방광을 보해주고 하초의 기운을 돋우는 약재를 체질에 따라 쓴다. 소양인은 산수유를 차로 끓여 마시고 태음인은 잣이나 마를 갈아서 우유에 타 먹는 것이 좋다.
류주열<현대한방병원장>
50. 부부 궁합
음양의 배합으로 볼 때 남자는 양으로 여자는 음으로 서로가 짝을 지어 조화를 이루어 살아가는 것이 자연의 섭리이다. 결혼을 하기 위해서 흔히 사주팔자를 따지고 궁합을 맞추어 보기도 하지만 좋은 결혼은 서로 맞는 짝, 즉 잘 맞는 체질과 만나는 것이다. 옛날에는 부모들끼리 자식의 결혼을 결정지워 얼굴도 모르고 결혼하였다가 마음에 들지 않아서 늘상 밖을 맴도는 남자가 종종 있었는데 이 경우는 필경 체질이 맞지 않았을 것이다.
한눈에 반한다거나 제눈에 안경이라고 하는 것은 모두 체질과 관계가 있다. 아무리 잘 생겨도 자신과 같은 체질이면 왠지 싫은 느낌이 들며 남들이 보기에는 잘 생긴 편이 아님에도 불구하고 그렇게 예뻐 보일 수가 없는 것은 자신과는 다른 체질이기 때문이다. 각 체질마다 체질 나름대로의 장단점을 모두 갖고 있으며 아무리 장점이라도 체질에 맞지 않으면 단점으로, 단점이라 할지라도 서로 체질이 맞으면 장점으로 지적될 수 있다.
가장 이상적인 궁합은 정반대되는 체질이 만나는 것이고 다음으로는 서로 다른 체질끼리 만나는 것이 좋다. 그러나 세상의 이치는 공평하여 가장 잘 맞으면 잘 맞는대로 잘 맞지 않으면 잘 맞지 않는 대로 각기 장단점이 있게 마련인 것이다. 체질이 너무 잘 맞으면 서로 죽고는 못살 정도로 금슬이 좋아 서로간의 결점은 보이지 않을 뿐만 아니라 모든 것이 좋게만 보여 자신들의 현실과 배우자에게 충분히 만족해 버리므로 자신의 이상실현은 없어지며 매사에 부부 이기주의로 가기 쉬워 주변사람들에게 불편을 주기도 한다.
또한 너무 자주 육체적 기쁨에 심취하는 경향이 있어서 건강하지만 얼굴에 주름이 많아지고 쉽게 늙는 조로(早老) 현상이 많이 나타나므로 기쁨을 절제하는 것이 필요하다. 일반적인 부부는 대체로 서로 다른 체질끼리 만나서 적당한 부부생활을 하면서 자신의 이상을 실현시킨다. 아주 드물게는 같은 체질끼리 만나서 부부간의 불화가 심한 경우도 있으나 이를 정신적으로 자연스럽게 승화시켜 부부간의 육체적 에너지가 사회봉사로 이어져 훌륭하게 사는 부부도 있다.
같은 체질인 경우는 옛날 우리 선조들이 사랑방을 두어 부부가 따로 방을 쓰다가 필요할 때 합방을 한 후 다시 각자의 방으로 돌아가는 지혜를 발휘한 것처럼 이렇게 생활하는 것이 건강에 도움을 준다. 이들 부부는 서로 침이 섞이지 않도록 해야 더 건강해지므로 찌개나 국물을 가운데 놓고 서로 입에 넣었던 수저로 함께 떠먹는 한국식 식사법은 체질의학적으로 알레르기 질환을 유발하고 몸을 약하게 하므로 피해야 한다.
서로 다른 부부라 할지라도 체질은 유전되므로 2세들의 건강을 위해서도 이러한 식사법은 바람직하지 않다.
류주열<현대한방병원장>
51. 물과 체질
예로부터 우리 조상들은 물의 질을 많이 따졌는데 좋은 물이 갖추어야할 덕(德)으로 맑고, 차고, 가볍고, 부드럽고, 아름답고, 맛이 없어야 하고, 냄새가 안나야 하고, 마셔서 탈이 없어야 할 것 등 여덟가지를 주로 들고, 여기에 괴어 있거나 급히 흐르지 않을 것 등 두가지 조건을 덧붙이기도 하였다. 이 정도의 조건을 갖춘 물이라면 최고의 물이라고 할 수 있을 것이다. 국제적으로 유명한 프랑스의 '에비앙'생수도 이러한 조건에 다 부합하는 물은 아니다. 이들 조건에 하나를 더 첨가한다면 '체질에 맞을것'이다.
아무리 좋은 물이라도 체질에 맞지 않으면 소용이 없다. 맹물에 무슨 체질이냐 하겠지만 흔히 먹는 물에도 체질에 맞느냐 맞지 않느냐의 차이가 분명히 있다. 오염된 물이 아님에도 불구하고 갑자기 낯선 지방의 물을 갈아먹고 배탈이 나는 경우가 많지 않은가? 물이 자신의 체질에 맞지 않으면 배탈이 나는 것 뿐만 아니고 피부가 거칠어지고 인체의 저항력이 떨어지는 등 여러가지 역효과가 난다. 상수의 첫번째 조건으로 물을 따지는 것도 이와 같은 이유 때문이다.
물의 종류는 한없이 많다. 흔히 마시는 식수, 잡물을 없앤 증류수, 탄산가스를 함유한 소다수, 이슬을 받은 감로수, 첫새벽에 길어낸 정화수, 성경에 나오는 생명수 등과 온천수, 약수와 같이 용도에 따라 숱한 종류가 있다. 이러한 대부분의 물에는 체질이 있는 것이다. 인체를 구성하는 성분의약 75%가 물이므로 사람의 체질과 물은 관련이 없을 수가 없다. 물에 어떤 성분이 녹아 있느냐, 어느 지방의 물이냐, 어떤 기운이 들어가 있느냐에 따라 구분이 된다. 특히 질병치료와 직접적인 관련이 있는 온천수와 약수는 체질에 따라 강력하게 반응한다. 먼저 이들 물이 약산성인가 약알칼리성인가에 따라 그 대별이 되는데, 온천수와 약수가 산성물이라면 태양인과소음인에게 좋은 물이, 알칼리성이라면 태음인과 소양인에게 좋은 물이 된다.
여기에 어떤 성분이 많으냐에 따라 구체적으로 더 세분화된다. 특별히 예를 들자면 온천수중에서 학일온천물은 태음임과 소양인에게 좋고 약수중에서 위장병에 좋다는 달기약숫물은 특히 소음인에게 효과가 있다. 물론 다른 체질에는 효과가 없거나 부작용이 날 수 있는 것이다. 국외를 보면 산호초섬인 사이판의 물은 태양인에게 좋다. 소양인에게는 별로 해가 되지 않으며 태음인과 소음인에게는 대단히 해롭다. 사이판 여행시에 태음인과 소음인은 주의해야 할 것이다. 아무리 흔한 물이라도 이와 같이 반드시 체질과 관련이 있는 것이다. 옛 풍류선비들이 한 것처럼 12가지 물로 나누어 즐기듯이 할 필요까지는 없으나 최소한 자신의 체질에 더 맞는 물이 있다는 것을 알고 마셔야 할 것이다.
류주열<현대한방병원장>
52. 비타민과 영양제
몸에 좋다는 비타민도 많이 섭취하면 과잉증이 생기고 적게 섭취하면 결핍증이 생기며 적당히 섭취할 때만 건강에 도움이 된다는 것이 일반상식이다. 이러한 상식에도 불구하고 복합 비타민제는 일반인이 자주 복용하는 대표적인 영양제가 되었다. 이외에도 비타민B 제제나 비타민C, 비타민E 등의 제제도 많은 사람들이 여러가지 이유로 수시로 복용하고 있는 실정이다.
사실 이들 비타민은 적정량 섭취하더라도 체질의학의 견지에서 보면 문제가 된다. 비타민의 종류에 따라 어떤 체질은 평생 섭취해도 모자라는가 하면, 또 어떤 체질은 특정 비타민을 조금만 섭취해도 비타민 과잉증이나 부작용이 나타나기 때문이다. 예를 들어 소음인에게 좋은 비타민B군이 주성분인 영양제를 소양인이 복용하면 두통이 생기거나 소변에 이상이 오는 등 전형적인 비타민 과잉증의 증상이 생기는 것을 들 수 있다.
췌장과 위를 선천적으로 약하게 타고난 소음인은 비타민B군을 평생 장복해도 과잉증이나 부작용이 나타나지 않으며 피로, 식욕저하, 불안, 구내염, 시력저하 등의 증상이 없어지고 피부가 매끈해지면서 건강에 도움을 준다.
피부를 곱게 하고 기미를 없애며 불임증에도 보조적으로 효과가 있는 것으로 알려진 비타민E(토코페롤)는 소양인에게 유익한 것인데 소음인이 이것을 바르거나 복용하면 알레르기, 두통, 설사, 속쓰림 등의 부작용이 나타난다. 비타민 E는 신장기능을 강하게 돕는 물질이므로 소양인에게는 장복할수록 유익한 영양물질이다. 태음인이 비타민A와 D가 부족하면 호흡기 점막이상, 갑상선이상, 안구건조증, 뼈의 성장지연 등이 잘 발생한다.
이들 증상은 한의학에서는 모든 폐기능의 저하와 관계있는 것으로 보는데 비타민A와 D는 선천적으로 약하게 타고난 태음인의 폐기능을 강하게 하므로 태음인에게는 대단히 유익한 영양제이다. 반대로 태양인에게는 약간만 복용해도 거부감이 나타나므로 대단히 주의해야 한다. 비타민C는 대체로 태양인에게 유익하다. 여기서 말하는 비타민은 과일이나 채소에 포함된 상태가 아닌 비타민제제로 만들어 복용했을 때를 말한다. 비타민 뿐만 아니라 여타 영양제가 체질에 맞는 것과 맞지 않는 것의 차이가 있다. 현재 시중에 나오는 비타민제제를 체질별로 살펴보면 아래와 같다
* 비타민B복합체(소음인) : 아로나민, 바로코민, 비타메시, 인코리민
* 비타민E제제(소양인) : 그랑페롤, 하노백, 리빙페놀
* 비타민A,D(태음인) : 그랑비타, 셀틱, 베로틴, 베타셀
* 비타민C(태양인) : 바이탈씨, 레모나, 씨메이저
류주열<현대한방병원장>
53. 고로쇠 수액
고로쇠 수액은 단풍나무과에 속하는 고로쇠나무에서 채취한 것이다. 이 수액에는 당분, 철분, 마그네슘, 비타민C 등이 들어있어서 유익하다. 고로쇠라는 말 자체가 뼈를 이롭게 한다는 말의 골리수(骨利樹)에서 유래하였다하여 골관절염과 신경통에 효과가 있고, 또한 위장병을 비롯한 여러 병에도 효과가 있는 것으로 알려져 해가 갈수록 고로쇠 수액을 마시는 것이 호사가들의 일대 경쟁이 되고 있다.
80년대 후반부터 약간씩 채취하던 것이 지금은 전국의 고로쇠나무가 몸살을 앓을 정도가 돼버렸다. 몸에 좋다면 가리지 않는 우리네 특성이 이제는 나무 수액에까지 뻗친 것이다. 이러한 고로쇠의 효과는 과장된 감이 없지 않다.
먼저 고로쇠나무에 대해 전해 내려오는 이야기를 보자. 일설에 신라와 백제군이 지리산 일원에서 전쟁을 벌이다가, 한 병사가 화살이 꽂힌 나무에서 물이 흘러나와 마셔보니 시원하고 갈증과 상처의 고통에서 벗어나 이 수액의 효능이 알려졌다고 한다. 또 일설에는 섬진강 건너 백운산에서 수년간 수도를 하던 스님이 탈진상태에서 일어나면서 나무를 붙잡고 일어나다가 나뭇가지가 꺾어졌는데, 여기서 물이 나와 마침 갈증이 나던 차에 마셔보니 원기를 회복할 수 있었다는 것이다.
이러한 설들이 고로쇠 수액의 신비를 더해주고 있다. 사실 이러한 설은 진실이라 하더라도 의학적으로는 별 의미가 없다. 두 경우 모두 수분부족으로 인한 탈진이므로 어떠한 물이든 간에 수분만 보충해주면 원기는 자연 회복되었을 것이다. 뼈를 이롭게 한다는 뜻의 골리수도 순수 우리말인 고로쇠를 한자로 옮기는 과정에서 이두식 표기로 소리나는 대로 적은 것에 불과하다.
그러므로 이들 전설과 나무의 이름은 고로쇠 수액의 효능과는 무관한 것이라고 할 수 있다. 사실 한의학에서는 모든 것을 다 약으로 보므로 효과가 전혀 없는 것은 아니다. 이러한 효과도 반드시 체질과 관련이 있으므로 이 수액도 예외는 아니다. 소음인에게는 위장도 편하게 하며, 갈증을 해소하고 기운이 난다. 여타 체질에는 무익하며, 오히려 손해를 볼 수도 있다.
특히 태음인에게는 즉시 몸이 붓고 무거워지는 부작용이 난다. 잘 붓고, 항상 몸이 무겁고 찌뿌드드 하면서 머리가 잘 아픈 부인이 있었는데, 평소 자기전 물만 마셔도 붓고, 조금만 과로해도 손발이 부으면서 고생을 하였는데, 검사상으로도 이상이 없고 생강, 대추, 감초가 들어가는 한약을 복용하면 더 붓는다는 것이다.
이러한 증상은 태음인 여자에게 많다. 이 분 역시 태음인으로 고로쇠 수액을 한말 복용후 다시 붓고 전신이 아프다고 내원하였다. 이러한 경우가 종종 있으므로 나무수액을 마실때는 반드시 체질을 고려해야 하며, 모름지기 자연파괴도 생각해야 할 것이다.
류주열<현대한방병원장>
54. 별난 아이
종일 엄마에게서 안 떨어지려고 하고, 아침에 일어나서부터 저녁에 자기 전까지 엄마 옷자락을 잡고 졸졸 따라다니면서 트집을 잡고 신경질을 잘 부리는 아이가 있다. 이러한 아이는 엄마와 싸우면서 지내는 것이 일과다. 쓸데없는 일로 고집을 부리고 이유 없이 칭얼댄다. 때리기도 하고 야단도 쳐보고 달래기도 하지만 소용이 없다. 어쩔 도리가 없으므로 결국은 별난 아이로 치부하게 된다.
이런 아이와는 다르게 낮에는 멀쩡하게 잘 지내다가 밤만 되면 자다가 일어나서 울고, 보채고, 짜증을 부리는 아이가 있다. 이런 아이는 낮에 부모와 떨어져 있는 수가 많다. 할머니나 아이를 봐주는 다른 사람과 있을 때는 잘 노는 것처럼 보이다가도 밤만 되면 막무가내로 이러는 것이다. 놀랬나 싶어서 따기도 하고, 아픈가 싶어서 병원엘 가기도 하지만 소용이 없다. 힘든 직장에서 돌아와 자는 시간에 매일 이런다고 하면, 아무리 내 자식이지만 이뻐보일 수가 없다. 아이를 달래다가, 또 야단치다가, 어떤 때는 매를 들어보기도 한다.
이 정도가 되면 아이를 키우는 것이 이렇게 힘든 것인가 하고 한숨이 절로 난다. 이러한 두 경우, 모두 겁 많고 내성적이면서도 성취 욕구는 대단히 강한 태음인 아이에게 흔히 볼 수 있는 현상이다. 이러한 태음인 아이는 고집스러우면서도 낯선 사람을 만나면 고개를 떨구고 매사에 선뜻 나서지 않고 물러서는 경향이 강하다.
여느 아이보다 생각이 많으면서 깊은데도 자기 느낌을 말하기 어렵고, 이러한 느낌을 표현하는데 몇시간이나 며칠씩 걸리기도 한다. 그러므로 이러한 아이는 종종 부모로부터 오해를 받게 마련이다.
아이 자신의 눈높이에서는 명백한 이유가 되는데도 어른의 눈높이로 아이를 대하므로 감성이 다른 어느 체질보다 예민한 태음인 아이는 무시당한 느낌이 든다. 이 과정에서 자연히 신경질이 나고 더욱 고집스러워지면서 아이의 별난 정도는 더 심해지는 것이다.
의식적이든 무의식적이든 아이가 이러는 것은 아이의 입장에서는 당연한 이유가 있는 것인데, 어른의 입장에서 보면 말도 되지도 않는 것처럼 보인다. 어른의 입장에서 보면 아이가 예민하거나 별나서 그렇다거나, 원래 그러려니 또는 몸이 안 좋아서 그런 행동을 한다고 여기기 쉽다. 그러나 부모는 이러한 아이의 심정을 이해해야 하며, 너그럽게 포용해주어야 한다. 귀찮아 하거나 신경질을 내면 안된다.
태음인의 이러한 성향이 환경과 적응해가는 과정에서 일어나는 자연스러운 것이므로 체질적인 성향을 감안하면서 아이의 눈높이 입장에서 이해하도록 노력해야 한다. 또 아이도 어른과 같은 인격체이므로 아이의 입장을 무시하지 말고 일상적인 행동에서 아이의 감정을 존중해주는 것이 중요하며, 사소한 일이라도 격려를 해준다.
류주열<현대한방병원장>
55. 만성 피로
온몸이 나른해지고 기운이 없으며, 눈꺼풀이 무겁고, 자리만 나면 눕고싶은 생각뿐이며, 만사에 의욕이 없어지고 이로 인하여 일의 능률도 떨어지는 상태를 피로라고 하며, 이러한 상태가 한달 이상 지속이 되는 경우를 '만성피로'라고 한다.
6개월이상 피로가 계속되면서 무기력, 권태감에 감기증상이 잦고 임파선과 목안이 잘 붓고 두통, 근육통 등의 증상이 수반되면 특별히 '만성피로증후군'이라고 한다. 이와 같이 검사상으로 이상이 없이 만성적인 피로를 호소하는 환자는 병원을 찾는 전체환자의 약 20%이상을 차지할 정도로 많다.
꽃샘추위가 막 지나고 개나리가 흐드러지게 핀 봄날에 혈색이 좋아보이는 중년 부인이 내원하였다. 자신은 피로해서 죽을 지경인데 겉보기에는 멀쩡하고 간염, 당뇨를 비롯한 검사라는 검사는 다 해봐도 이상이 없다고 한다. 또 운동을 해보고, 건강에 좋다는 식품을 다 먹어봐도 아무런 효과가 없어서 고민하던 중 자신과 같은 증세로 고생한 사람이 체질을 구분하여 체질에 따른 한약을 복용하여 나았다는 소리를 듣고 왔다고 하였다.
이러한 만성피로는 소음인, 태음인, 소양인, 태양인 등 모든 체질에 다 나타날 수 있으며 치료시에는 이들 4체질 중 하나를 정확하게 찾아서 한약을 처방하면 대단히 빠르게 회복된다. 체질에 따라 음식을 병행해서 가리면 더욱 치료효과가 좋다. 지속적으로 피로가 쌓이면 전반적인 생체기능이 저하되어 인체의 저항력이나 방어력이 약해진다.
이렇게 되면 각종 병에 걸리기 쉬울 뿐만 아니라, 작은 병이 큰 병으로 악화될 수도 있다. 피로는 우리 몸이 더 이상의 위험상황에 빠지지 않도록 하는 경보장치와 마찬가지로 우리 몸의 건강유지에 필수불가결한 예고 증세이다.
그러므로 충분한 휴식을 취하여도 피로가 개선되지 않는다면 반드시 전문가의 도움을 받아야 한다. 만성피로를 예방하려면 과식과 카페인이 든 음료를 피하고 음주도 삼가야하며 소음인은 인삼이나 홍삼을, 태음인은 오미자를, 소양인은 구기자를 달여 먹는 것이 좋다.
만성피로가 심하다고 하여 일상생활을 중지하거나 갑자기 심한 운동을 하는 것은 증상을 악화시킨다. 만성피로시에는 필히 일상생활을 유지하면서 산책이나 체조같은 가벼운 운동을 규칙적으로 하는 것이 좋다. 정신적인 스트레스가 누적이 되어도 만성피로가 오므로 이 경우는 항스트레스 효과와 건뇌작용이 있는 한약을 체질처방에 가미하여 복용하는 것이 좋다.
류주열<현대한방병원장>
56. 알레르기
코나 눈 또는 피부를 통해 이물질이 들어오거나 묻으면 이를 제거하기 위해 인체의 세포들이 활발하게 움직인다. 이때 지나치게 민감한 반응이 생기는 것을 알레르기 반응 또는 과민성 반응이라고 한다. 한의학적으로 볼 때 인체의 올바른 기운인 '정기'가 약해졌을 때 인체에 유해한 물질이나 체질과 맞지 않는 이물질에 대해 몸이 예민한 짜증반응을 나타내는 상황을 알레르기라고 한다.
이러한 반응이 코에 나타나면 알레르기성 비염이라고 하여 재채기, 콧물, 코막힘의 증상이 생긴다. 어린이일 경우는 세균감염을 자주 동반하므로 맑은 콧물이 바로 황색이나 찐득한 콧물로 변하게 된다. 코를 후벼 코피도 자주나고 콧속이 가려워 항상 코를 만지작거려 손에 묻은 세균으로 감염이 더 촉진되므로 악화를 반복한다. 코가 막혀 입을 벌리고 숨을 쉬면서 턱을 쳐들게 되므로 어른이 되면 코의 모양이나 얼굴형에까지 영향을 미치므로 빨리 치료해주어야 한다.
어느 분이 늘 몸에 신경을 쓰면서 건강관리를 해왔는데도 조금만 찬 공기를 마시면 특히 아침에 말간 콧물을 줄줄 흘리고 무수한 재채기를 하는'냉성 알레르기성 비염'에 감염돼 온갖 방법을 다해도 낫지 않는다고 하였다. 이 분은 매일 아침 토마토를 먹는 것이 몸에 좋다는 얘기를 듣고 장기간 토마토를 갈아서 먹었다고 한다. 자신은 토마토가 해로운 소양인 체질인줄 모르고 계속 먹었던 것이다. 이런 경우 장기간 해로운 음식을 먹은 후 인체의 올바른 기운인 정기가 약화되어 찬 기운에 대해 과민 반응을 일으킨 것이라고 할 수 있다. 이외에도 피부에 과민반응이 나타나면 두드러기나 가려움증이 생긴다.
심하면 아토피성 피부염이 되기도 한다. 눈에 나타나면 알레르기성 결막염이라고 한다. 이들 역시 인체의 정기가 떨어졌을 때 유해한 물질이나 자신의 체질이 맞지 않는 물질에 대해 지나친 역반응으로 나타나는 것이다.
이러한 알레르기를 예방하기 위해서는 첫째, 평소 몸을 튼튼하게 하는것(정기를 길러주는 것)이 가장 중요하다. 둘째, 식품 첨가물을 비롯한 유해한 음식과 직접적인 원인인 집먼지진드기, 애완동물의 털, 비듬, 꽃가루, 흡연 등을 피해야 한다.
셋째, 자신의 체질에 해로운 음식을 피하면서 균형있는 음식을 섭취하고 넷째, 같은 체질의 타액이 묻어 들어오지 않도록 모든 음식을 각자 따로 덜어서 먹도록 하고 음식물을 더는 수저나 국자는 별도로 쓰도록 해야 한다. 다섯째, 정신적인 요인도 알레르기를 일으키거나 악화시키므로 스트레스는 빨리 풀어주는 것이 좋다.
증상이 심할 때 민간요법으로는 소양인은 볶지 않은 보리를 차로 마시고 태음인은 삼백초를 차로 마시고 소음인은 현미를 살짝 볶아서 차로 마시면 도움을 얻을 수 있다.
류주열<현대한방병원장>
57. 소화불량
몸이 냉한 사람이 소화불량으로 배가 더부룩하거나 답답하고 잘 체하는 등의 위장병을 자주 앓거나, 위가 약하면 스스로 소음인으로 자가진단하는 수가 많다. 평소 소심한 성격이라면 더욱 이렇게 진단한다. 어떤 환자는 소양인인데도 이렇게 스스로 소음인으로 알고 수년을 위장병에 좋다는 찰밥을 먹고, 한약도 그렇게 자주 복용한다고 했다.
체질에 관한 여러 책을 보면 자신은 영락없는 소음인에 해당한다는 것이다. 오링테스트를 해도 그렇게 나온다고 했다. 한약재도 숙지황이 들어가는 약은 안먹는다고 했다. 사실 소화불량으로 고생하는 소양인은 숙지황이 다량 들어가는 처방을 써야만 나을 수 있다. 거의 유일한 치료방법이라고 할 수 있다.
일반적으로 위장병에 쓰는 생강, 대추, 감초 등이 들어간 한약처방이 잘 듣지 않을 뿐만 아니라, 일반 소화제에도 예민한 반응을 보이는 수가 많기 때문이다.
관습상 한약중 숙지황은 소화장애를 일으키는 약으로 알려져 있어서 대부분의 한의사는 위장병 치료에 기피하는 한약이다. 그러나 소양인에게는 최고의 소화제이다. 이러한 사실은 체질의학이 정립된 후 밝혀졌다.
앞서 언급한 몸이 냉한 사람은 소양인과 태음인에도 흔하며, 소심한 사람도 모든 체질에서 다 볼 수 있다. 더구나 헛배가 부르거나 트림이 잦고 위가 부은 것 같으며, 자주 체하는 등의 소화불량 증상은 모든 체질에 흔히 올 수 있는 증상이다.
그러므로 잘못된 정보로 섣불리 판단하면 안된다. 일반적으로 소화불량은 과거에는 상한 음식, 과식, 기름진 음식, 술 등에 의해 많이 발생했으나 지금은 스트레스, 긴장, 불안 등 감정의 불균형으로 생기는 수가 많다. 특히 소심한 사람은 체질불문하고 사소한 걱정거리가 생겨도 위장에 영향을 줄 수 있다.
이러한 증상이 오래되어 위기능이 떨어지면 약을 복용할 때는 편하다가 다시 악화되는 등 호전과 악화를 반복한다. 병원에서 신경성 또는 기능성위장장애로 진단을 받는 수가 많다.
일반적으로 소화불량을 비롯한 위장병에는 우유와 커피를 금하나 태음인은 예외이다. 설사를 하지 않는다면 우유가 오히려 도움이 되며, 커피도 인스턴트커피는 해로우나, 크림을 타지 않은 원두커피는 소화에 상당한 도움을 준다. 물론 다른 체질은 해롭다.
찰밥은 반드시 소음인만 먹어야 하며, 민간요법으로 흔히 쓰는 삽주뿌리(한약명 백출)와 느릅나무 껍질(한약명 유근피)중 삽주뿌리는 소음인, 느릅나무는 태음인만 복용해야 한다. 소양인과 태양인은 대부분의 민간요법이 오히려 해로우므로 주의를 요한다.
류주열<현대한방병원장>
58. 오가피차
오가피는 70년대 구 소련의 올림픽 선수들의 메달을 따는데 크게 기여했다는 것이 알려지면서 인삼에 버금가는 기적의 약재로 인식되었다. 이러한 연유로 러시아는 러시아과학아카데미의 도움을 받아 시베리아 우수리강 일대의 가시오가피로 만든 건강식품을 '시베리안 진셍'이란 브랜드로 수출까지 한다고 한다.
여기서 진셍이란 인삼을 뜻한다. 효능을 보면 오가피는 실제로 인삼과 대단히 유사하다. 면역기능을 증진시키고, 항산화작용이 있으며, 항피로작용이 강하고, 내분비기능을 조절시키며, 중추신경을 흥분시키고, 적혈구·백혈구 및 혈압을 조절하며, 방사능 해독 등의 작용이 있기 때문이다. 오가피는 잎이 인삼과 마찬가지로 5엽이어서 오가피라고도 하며 혹은 오갈피라고도 한다. 우리나라에는 해발 600m이상의 고지대에 갈잎떨기오갈피나무, 지라산오갈피나무, 오가나무, 섬오갈피나무 등이 자생하는데 이중 가시가 달린 오가피(흔히 가시오가피라고 함)만 임상적 효능이 있는 것으로 인정된다.
이 나무의 뿌리껍질이나 줄기껍질을 약용으로 쓴다. 이 오가피는 태양인에게 없어서는 안 될 약재이며 태양인에게 가장 많이 쓰이는 약재이기도 하다. 태양인에게 쓰는 몇 안되는 처방중의 하나인 '오가피장척탕'에도 오가피가 주요 구성약재로 들어간다. 예로부터 이 약은 태양인의 근육과 골격이 약한데 많이 쓰여 왔으며 허리와 무릎이 약하고 소아의 보행이 더딘 증상에 주로 쓰였다. 최근에는 또한 오가피에 들어있는 아칸톤산이 아스피린의 5배에 해당하는 효과가 있는 것으로 알려지면서 태양인의 감기와 염증에 많이 쓰인다.
이러한 탁월한 효능의 오가피도 만인에게 모두 효과가 있는 것이 아니며 또한 누구나 복용해도 아무런 부작용이 없는 것이 아니다. 앞서 밝힌대로 태양인에게 효능이 있으며 소음인에게는 위장장애와 소양인에게는 두통을 유발하며 태음인에게는 기력이 떨어지는 부작용이 날 수 있다. 일반적으로 이 약재는 피로회복과 자양강장을 목적으로 차로 마시는 경우가 많다.
오가피잎을 차로 사용할 때는 어린잎을 따서 물에 잘 씻어 그늘에서 말린 다음 잘게 부순 것을 물 8컵에 약 5-10g넣고 20분간 끓여서 마신다. 끓이기 전에 살짝 볶으면 향기가 더욱 좋다. 줄기껍질과 뿌리껍질을 차로 쓸 경우는 껍질이 두껍고 부서지지 않는 것이 상품이므로 이러한 것을 골라서 깨끗하게 한 다음 1회에 8-10g을 적당한 양의 물과 함께 보리차 끓이듯이 끓여서 따뜻하게 해서 마신다.
류주열<현대한방병원장>
59. 체질과 정신건강
사람은 정신적인 면과 육체적인 면을 동시에 가지고 있으며 서로 별개인 것처럼 보이는 육체와 정신은 상호간에 밀접한 영향력을 가지고 있다. 그러므로 정신적 불균형이 육체적 균형을 깨뜨리고, 질병을 유발하는 여러가지 독소를 발생시켜 건강을 해친다.
사상의학의 창시자인 이제마 선생은 그의 저서 '동의수세보원'에서 이러한 정신적 불균형이나 옳지 못한 마음가짐이 병을 일으키는 큰 요인이라고 일찍이 말하였다. 희로애락의 지나친 감정이 장부를 상하게 하며 몸을 약하게 하고 병을 유발할 수 있으며 어진 사람을 질투하고 능력있는 사람을 증오하는 데서도 병이 생길 수 있다고 하였다.
나아가서 사람의 체질마다 감정의 편차나 정신적 불균형의 심화가 다르므로 체질에 맞게 마음수양을 해야한다고 하였다. 더욱 구체적으로 '태양인의 슬픔이 극도에 이르러 이기지 못하면 분노가 밖으로 격동하고, 소양인의 노여움이 극도에 이르러 이기지 못하면 비애가 마음 가운데 일어나고, 소음인은 즐거움이 극도에 이르러 이루지 못하면 기뻐하고 좋아하는 것이 일정하지 못하고, 태음인의 기쁨이 극도에 이르러 누리지 못하면 사치하고 즐거워하는 것이 끝이 없다. 이렇게 감정이 움직이는 것은 칼로 장(臟)을 베는 것과 다름이 없으니 한번 크게 감정이 상하면 10년을 가도 회복하기 어렵다. 이것이 죽고 사는 것과 단명하고 장수하는 것과 관계되는 일이니 몰라서는 안된다'라고 하여 감정의 격동이 건강에 큰 영향을 미치고 체질마다 특성이 있음을 밝혔다.
그러므로 이제마 선생은 이러한 체질적 천품에 맞추어 수양하는 방법을 제시하였다. 태음인은 밖을 살펴 항상 겁내는 마음을 안정시키고 마음을 고요히 할 것이며, 소양인은 안을 살펴 두려운 마음을 안정시키고 고요히 해야 하며, 태양인은 한걸음 물러서서 항상 급박한 마음을 안정시키고, 소음인은 한걸음 나아가서 항상 불안정한 마음을 안정시키고 고요히 해야한다.
또한 태양인은 항상 노여운 마음과 슬픈 감정을 경계할 것이며, 소양인은 항상 슬픈 마음과 노여운 감정을, 태음인은 항상 즐거운 마음과 기쁜 감정을, 소음인은 항상 기쁜 마음과 즐거운 감정을 경계해야 한다. 대체로 어떤 병을 막론하고 그 마음을 수양하며 욕심을 버리고 착한 마음을 가진다면 100일이면 그 병이 나을 수 있고 200일이면 완치된다고 하였다.
아울러 이제마 선생은 자신의 병치료 경험담을 소개하면서 수양의 당위성을 역설하였다. '내가 본래 태양인인데 일찍이 반위병(反胃病-위암을 말함)을 앓아 6-7년간 토하면서 고생하다가 수십년을 몸조심한 결과 요행히 죽음을 면하였다. 이것을 기록하여 태양인으로서 병든 사람들에게 자체로 수양을 잘할 것을 제시한다. 만약 치료법을 논한다면 성내는 것을 멀리 하는 것 뿐이다.'
류주열<현대한방병원장>
60. 한의학과 체질
체질은 원래 약물이 내 몸에 맞느냐 맞지 않느냐에서 출발됐다. 사상의학의 창시자인 이제마 선생도 자신에게 맞는 약이 없어서 오랫동안 한의학을 연구하는 과정에서 체질의학을 정립하였다는 것은 잘 알려진 사실이다.
원래 한의학에서는 약물치료시 먼저 어떤 병(病)인가를 본 후 다시 증상을 자세히 관찰하여 그 병과 그 증상에 가장 맞는 치료법을 선택하여 치료한다.
양의학과는 달리 같은 병이라도 증세가 다르면 치료법과 치료약물이 달라지는 것이다. 이것을 변증시치(辨證施治)라고 한다. 100년전 이제마 선생이 체질의학을 정립한 이후 병과 증상에는 맞더라도 그 사람의 체질에 맞지 않으면 효과가 나지 않는다는 사실이 밝혀지면서 병과 증상 뿐만 아니라 사람의 체질 분류가 중요한 관건으로 여겨졌다. 치료시에 체질까지 염두에 두는 것은 우리나라 한의학에만 국한된다. 중국이나 일본의 한의학에는 체질개념이 아직 없다. 지금도 병과 증상위주로 치료를 한다. 최근에 중국에서 일부 학자들이 체질을 언급하기도 하나 대단히 원시적인 수준이다.
일부 중국의 한의학자들이 사상의학에 관심을 두고 있으나 중의학 이론으로는 훨씬 진보된 사상의학에 대한 설명이 불가능하므로 이해하지 못하고 있는 실정이다. 그러나 우리나라에서는 근래에 약물 뿐만 아니라 건강식품과 음식도 네 체질로 나누어지며, 침도 체질별로 다르게 놓아야 효과가 훨씬 우수하고, 일상생활 전반에 걸쳐 체질에 따라 호·불호의 차이가 있다는 것이 밝혀졌다.
모든 사람은 네체질(소음인, 소양인, 태음인, 태양인)로 나누어지며 음식과 약물을 비롯한 모든 우주 만물도 네 체질에 맞는 군으로 나누어진다. 여기에 예외는 없다. 이것은 불가사의한 사실이며 만물이 처음 생길 때부터 그렇게 되었다고 여겨진다. 동물에는 체질이 없으며 사람에게만 체질이 있다. 사람에게는 가장 고도화된 정신세계가 있으며, 생명활동으로서 기(氣)의 세계도 있으며, 물질로서 육체도 있다. 체질은 정신세계에도 네가지타입, 기의 세계에도 네가지 타입, 물질 세계에도 네가지 타입이 있어서 이 정신, 기, 물질 세부분을 한꺼번에 말한다.
그러므로 체질은 일상적 건강 유지와 질병치료에 있어서 대단히 중요한 개념이다.
류주열<현대한방병원장>
61. 사상의학의 이해 (결론)
류주열 원장(현대한방병원)
I. 들어가는 말
1. 사상의학이란?
사상의학(四象醫學)은 우리나라 이조 말엽(19C)에 동무 이제마선생에 의해 연구 완성된 학문으로 유학과 한의학의 양면적 관점에서 인간과 우주를 파악하여 사람을 소음인(少陰人), 소양인(少陽人), 태음인(太陰人), 태양인(太陽人) 등 네 체질로 분류하고, 각 체질에 따라 동일한 병이더라도 생리와 병리를 다르게 파악함은 물론 진단과 치료를 다르게 행하여 의학의 새로운 방향을 제시하는 독창적인 체질의학이다.
또한, 사상의학은 단지 사람의 질병을 치료하는 치료의학일 뿐만 아니라 그 이전에 예방의학이고, 양생의 방법이며 아울러 건강한 삶을 살아갈 수 있는 철학이요 인간학이다. 아무런 전문적인 한의학 지식이 없어도 사상의학에서 평생을 건강하게 살아갈 수 있는 건강 장수법을 배울 수 있고, 또한 원만한 인간관계와 사회생활을 영위할 수 있는 지인(知人)과 처세(處世)의 방법을 익힐 수 있는 보배로운 학문이다.
2000년은 사상의학의 창시자인 이제마 선생이 서거한 지 꼭 100년이 되는 해이다. 현재 사상체질이라는 용어는 보편화, 일반화되었으나 사상의학 전반에 대한 이해는 편벽되었거나 미흡하므로 2000年代에는 유전자 치료와 더불어 더욱 각광 받게 될 사상의학에 대해 이해를 돕고자 한다. (유전자 치료와 사상의학은 유사한 점이 있다. 앞으로 인간의 유전자 지도가 완성되면 동일한 질병이라도 유전자에 따라 치료를 다르게 하며 미리 질병을 예방할 수 있다는 관점은 사상의학과 매우 유사하다. 이러한 이유로 인간의 유전자 지도를 연구하는 학자들은 사상의학을 주목하고 있다)
2. 사상의학의 창시자, 이제마
이제마는 허준 선생과 더불어 우리나라의 의성(醫聖)으로 추앙받는 한의학자, 유학자, 무인(武人)이다.
그의 탄생일화가 있는데 부친인 이진사가 어느날 술에 취해 주막에서 묵게 되었다. 이 주막에는 늙은 주모가 과년한 딸을 하나 데리고 살았는데 인물이 박색일 뿐 만 아니라 본래 사람됨이 변변치 않아서 시집 보낼 생각조차 못하고 있던 중이었다. 이에 주모가 이진사의 방에 딸을 들여보내 하루를 묵게 했다고 한다. 이런 일이 있은 지 열 달이 지난 어느 날 할아버지 충원공이 제주도에서 가져온 용마를 얻는 꿈을 꾸었는데 어떤 여인이 강보에 쌓인 아기를 안고 집으로 들어왔다 하여 아기 이름을 제마(濟馬)로 지었다 한다.
이제마는 천품이 쾌활하고 용감하였으며 어려서 할아버지의 깊은 사랑을 받고 자랐으며 타고난 총명으로 경서를 두루 통독하여 13세에 향시에 장원하였다. 특히, 무예를 좋아하여 자신이 東國의 武人이란 뜻으로 스스로 호를 동무(東武)라 지었다. 그의 저서로는 난해하기로 정평이 난 유학과 관련된 이제마의 사상이 담긴 『격치고』(이 책은 아직도 완전히 이해하는 학자가 없을 정도이다)와 사상의학의 원전인『동의수세보원』이 있다.
이제마 선생은 돌아가시기 전 "내가 죽은 100년 뒤에는 나의 사상의학이 세상을 풍미할 것이다."라고 예언했는데 금년 2000년이 그 100년 되는 해이다.
II. 사상의학
1. 사상의학은 철학이다.
철학을 얘기하면 어려워지지만 간단히 얘기하면 사상의학은 동양철학의 대표인 유교철학이 근본 바탕이 되어 이루어진 학문이다. 원래 이제마 선생은 한의학자이전에 유학자였으므로 자연히 의학의 연구과정에 유교철학이 들어가게 되었다. 유학의 몸과 마음을 닦아 도덕적 원리를 실천하고자 하는 정신이 사상의학에 기본적으로 배어있다. 이제마 선생은 일(事), 마음(心), 몸(身), 물(物)의 네 가지 관점에서 인간을 이해하여 사상의학이 나오게 된 것이다.
인간이 살아가야 할 도리라든지 인생의 목표가 무엇인가 하는 유학적인 실천윤리적 사항에서의 인간도리가 문제로 되고 나아가 이 문제는 마음(心)만의 문제가 아니라 심신(心身)의 문제, 즉 심신의 갈등 문제로 발전되었던 것이다. 심신의 갈등으로 인해서 인격도야의 장애현상도 생길 뿐더러 더 심하면 질병으로도 된다. 이처럼 몸과 마음의 유기적인 관련성을 파악하게 되면 의학의 목적을 단순히 질병을 고치는 것에 둘 수는 없게 된다. 몸의 건강은 인격도야와 불가분의 관계에 있는 것이다. 즉 사상의학은 인격을 도야하기 위해 몸과 마음의 균형적인 차원에서 어떻게 생활을 해 나가야 하고 또 그것을 어떻게 승화시켜 인격도야를 해 나가야 하느냐를 유교의 덕목에 맞추어 실천하는 방법론이다. 그러므로 단순히 질병을 치료하는 뜻의 의학만이 아니라 유교철학에서 말하는 타고난 본성(인간은 선하다는 본성)을 더욱 갈고 닦아 궁극적인 인격 도야론을 네 가지 유형의 인간, 즉 네 체질과 연결시켜서 확립한 것이 사상의학이다. 그러므로 이러한 맥락에서 보면 사상의학은 철학이라고 할 수 있다.
사상의학에서는 인간의 착한 본성을 인·의·예·지(仁義禮智) 이 네 가지로 보고, 이에 대비되는 인간의 나쁜 욕심을 무례함, 천박함, 탐욕스러움, 나태함 등 네 가지로 나눈다. 이러한 네 가지 착한 본성과 네 가지 나쁜 욕심은 인간에게는 누구나 가지고 있다. 설사 성인군자라 할지라도 한쪽에는 착한 본성이 있고 또 속에는 일부 나쁜 사욕이 있다. 다만 성인은 그 비중에 있어서 착한 본성이 많을 뿐이다. 범인은 나쁜 사욕이 더 많은 것으로 보며, 문제는 어느 것을 더 많이 계발하여 갈고 닦는가에 따라 성인(聖人)에 가까울 수도 있고 범인(凡人)이 될 수도 있다고 보는 것이다. 그리고 인간의 나쁜 사욕은 체질별로 나타나는 성향이 다르다고 보는데, 태양인은 무례함(鄙心)이 가장 나타나기 쉽고 태음인은 탐욕심(貪心)이, 소양인은 천박함(薄心)이, 소음인은 나태함(懦心)이 나타나기 쉽다.
이렇게 이제마 선생은 체질 속성과 나쁜 심욕과의 상관관계를 발견하였다. 이것을 이용하면 다른 사람의 마음을 쉽게 다스릴 수 있고 또한 스스로의 심성을 잘 가꿀 수 있게 된다. 이렇게 유학의 기본 정신인 '자기자신을 닦고 그것을 남에게 베푸는 것(修己治人이라고 한다)'을 체질별로 정립하여 유학의 철학적인 면을 한층 발전시켰다. 그러므로 사상의학은 철학이라고 하는 것이다.
체질 사성(四性) 사욕(四慾)
태양인 禮 비심(鄙心)
(무례한 마음, 예를 버리고 방종하게 되는것)
소양인 智 박심(薄心)
(천박한 마음, 智를 버리고 남을 속이려는 마음)
태음인 仁 탐심(貪心)
(탐욕심, 仁을 버리고 욕심을 부리는것)
소음인 義 나심(懦心)
(나태한 마음, 義를 버리고 안일을 꾀하는것)
2. 사상의학은 인간학이다.
사상의학에서는 인간의 정신과 육체, 언행과 성격, 체형 등에 이르기까지 심신 양면에서 다각도로 연구하여 단순한 의학을 뛰어넘어 인간학(人間學)으로 완성하였다. 흔히 사상의학을 체질분류법 정도의 단순한 것으로 생각하는 경우가 많은데, 사상의학에서는 체질의 분류는 물론 체질의 차이가 생기는 필연적인 원인을 규명하고, 나아가 선천적으로 체질적 특성을 타고난 인간의 기질과 성향을 밝힘으로서 인간관계와 사회생활의 규범을 제기하여 인간다운 삶을 살아갈 수 있는 길을 모색하고 있다. 사상의학을 인간학이라고 하는 이유가 여기에 있다. 직업과 배우자관계를 예를 들어보자
1)체질과 직업선택
사람은 대부분 직업을 필요로 한다. 왜냐하면 살기 위해서는 직업이 필요하기도 하나 직업을 통해서 보람과 긍지를 갖고 싶어하기 때문이다. 이러한 직업이지만 자신과 맞지 않는 일을 계속한다면 일에 대한 의욕이 떨어지고 능률이 오르지 않으므로 직장 내에서도 바람직하지 않을 뿐만 아니라 자신에게 있어서도 매일 짜증스럽고 불만이 계속 쌓여 자칫 건강을 잃고 실패한 삶을 살 수도 있다. 그러므로 자신에게 맞는 일을 해야 건강한 삶을 유지할 수 있으며 국가와 사회를 위해서도 많은 이익이 된다고 할 수 있다. 특히 직업은 대체로 자신의 성품과 재능·적성을 고려하여 선택하는데, 이러한 성품과 재능·적성은 체질적으로 타고나는 수가 많으므로 체질과 직업은 반드시 조화를 이루어야 한다.
태음인은 주어진 환경에 잘 적응하는 편이고 아주 세밀하게 계산하고 치밀하게 계획하기보다는 순간적인 판단력이 빠르고 투기적인 경향이 강하다. 또한 목적의식이 뚜렷하고 한번 마음먹은 일은 끝까지 밀고 나가 기어이 관철시키는 고집도 있다. 직장 일이라면 자다가도 벌떡 일어나 달려갈 정도로 맡은 일에 열의가 강하고 추진력도 있다. 그러므로 이러한 기질 때문에 태음인은 사업에 특별한 재주가 있어서 독자적인 사업을 벌여 크게 성공하는 사람이 많다. 그러므로 벤처기업과 투자사업, 기계공학 등의 직업이 알맞고, 장사 수완도 있으므로 소자본 자영업에도 알맞다. 활동적이며 끈기와 집념이 요구되는 조사 연구원, 탐험가, 등산가도 잘 어울린다. 체질적으로 특별히 폐 기능이 약하여 말을 많이 하면 금방 피곤해 지므로 계속적인 대화가 필요한 직업(연설가, 강사, 목사, 교사, 가수, 상담원)은 고려해야 한다.
하지만 모든 태음인은 겁이 많은 기질이므로 구급원, 소방관, 전기기술자 등 담력을 요하는 직업도 부적합하다. 아울러 땀을 흘려야 오히려 건강에 도움이 되므로 땀의 분비를 억제하는 냉방시설이 사시사철 된 곳이나 찬물 속에서 장시간 일하는 직업은 건강에 대단히 해로우므로 더욱 좋지 못하다. 태음인은 자신이 좋아하는 일에 너무 깊이 빠져드는 경향이 있어서 광적으로 빠져들어 취미가 직업이 되기도 하므로 컴퓨터 오락을 좋아하여 프로그래머가 되거나 바둑에 너무 빠져들어 바둑기사가 되기도 하나 바람직하지 못한 취미는 삼가해야 한다.
태양인은 성격이 직선적이고 말이나 행동에 거침없다. 어떤 생소한 일도 자신있게 임하므로 머뭇거림이 없고 상대가 누구이든 어려워하지 않고 쉽게 말을 붙인다. 이러한 장점으로 낯선 사람과도 쉽게 친해지므로 사업상의 거래선을 만들거나 영업을 하거나 할 때 대단히 유리하다. 특히 해외파견의 선발대장으로는 최고로 적합하다. 과단성 있고 적극적인 성격이므로 사업에는 어려움이 있더라도 생소한 분야에서 성공하는 수가 많다. 특히 새로운 사업을 개척하는데 유리하다. 상상력이 풍부하고 창조적인 면이 강하므로 연구직, 음악가 등에도 적격이다.
소양인은 대체로 명예를 중시하고 굳센 기상이 있으므로 직장 내에서 감사 부서에 있으면 감찰업무를 정확히 해낸다. 명예를 중시하고 외향적인 일을 좋아하므로 교육사업이나 사회사업에 적격이다. 금전신용사업에도 자질을 살릴 수 있다. 눈썰미가 있고 예술적인 안목이 있으므로 화가로서 대성하는 수가 많다. 서두르거나 끈기가 부족한 면이 있으므로 직장에서 틀에 박힌 업무나 반복되는 일은 맞지 않는 편이다. 부지런하고 재빠른 편이므로 신속한 업무를 짧은 시간 내에 많이 처리하는데는 더 없이 적격이다.
소음인은 신중하고 침착한 편이다. 변화를 싫어하고 결정을 더디게 하는 성향이 있다. 그러므로 직장 내에서 기획부서나 인사부서에 적합하다. 프로젝트를 추진하는데 있어서 필요한 것들을 마련하고 적임자를 배치하고 예상되는 난관에 대비책을 세우고 수지의 균형을 계산해서 맞추고 하는 일에 능하다. 소극적인 편이므로 프로젝트 자체를 결정하는데는 적임이 아니다. 땀을 많이 흘리면 해로우므로 땀을 지나치게 흘리는 직업에는 부적합하다.
운동을 직업적으로 할 경우에도 자신의 체질에 맞게 선택하여야 대성할 수 있다. 마라톤은 태양인이 좋고, 골프는 태음인이 대성하며, 야구는 소음인과 태음인에 적합하다.
2) 체질과 배우자 선택
배우자 관계에 있어서는 음양의 배합으로 볼 때 남자는 양, 여자는 음으로 서로가 짝을 지어 조화를 이루어 살아가는 것이 자연의 섭리다. 결혼을 하기 위해서 흔히 사주팔자를 따지고 궁합을 맞추어 보기도 하지만 좋은 결혼은 서로 맞는 짝, 즉 잘 맞는 체질과 만나는 것이다. 옛날에는 부모들끼리 자식의 결혼을 결정지어 얼굴도 모르고 결혼하였다가 마음에 들지 않아서 늘 밖을 맴도는 남자가 종종 있었는데 이 경우는 필경 체질이 맞지 않았을 것이다.
한눈에 반한다거나 제 눈에 안경이라고 하는 것은 모두 체질과 관계가 있다. 아무리 잘 생겨도 자신과 같은 체질이면 왠지 싫은 느낌이 들며 남들이 보기에는 잘 생긴 편이 아님에도 불구하고 그렇게 예뻐 보일 수가 없는 것은 자신과는 다른 체질이기 때문이다. 각 체질마다 체질나름대로의 장·단점을 모두 갖고 있으며 아무리 장점이라도 체질에 맞지 않으면 단점으로, 단점이라 할지라도 서로 체질에 맞으면 장점으로 지적될 수 있다.
가장 이상적인 궁합은 정 반대되는 체질이 만나는 것이고, 다음으로는 서로 다른 체질끼리 만나는 것이 좋다. 그러나 세상의 이치는 공평하여 가장 잘 맞으면 잘 맞는 대로 잘 맞지 않으면 잘 맞지 않는 대로 각기 장·단점이 있게 마련인 것이다. 체질이 너무 잘 맞으면 서로 죽고는 못살 정도로 금슬이 좋아 서로간의 결점은 보이지 않을 뿐만 아니라 모든 것이 좋게만 보여 자신들의 현실과 배우자에게 충분히 만족하므로 자신의 이상실현은 없어지며 매사에 부부이기주의로 가기 쉬워 주변 사람들에게 불편을 주기도 한다.
또한 너무 육체적 기쁨에 심취하는 경향이 있어서 건강하지만 얼굴에 주름이 많아지고 쉽게 늙는 조로(早老)현상이 나타나므로 기쁨을 절제하는 것이 필요하다. 일반적인 부부는 대체로 서로 다른 체질끼리 만나서 적당한 부부생활을 하면서 자신의 이상을 실현한다.
아주 드물게는 같은 체질끼리 만나서 부부간의 불화가 심한 경우도 있으나 이를 정신적으로 자연스럽게 승화시켜 부부간의 육체적 에너지가 사회봉사로 이어져 훌륭하게 사는 부부도 있다. 같은 체질인 경우는 옛날 우리 선조들이 사랑방을 부부가 따로 방을 쓰다가 필요할 때 합방을 한 후 다시 각자의 방으로 돌아가는 지혜를 발휘한 것처럼 이렇게 생활하는 것이 건강에 도움을 준다.
이 외에도 모든 인간생활은 체질과 관련되지 않은 것이 없으므로 사상의학은 하나의 인간학이라고 아니할 수 없는 것이다.
3. 사상의학은 가장 발전된 한의학이다.
동양삼국(한·중·일)의 한의학에 있어서 사상의학은 가장 최근에 발전된 학문이며 현재에도 급속한 발전 중에 있는 유일한 학문분야이다. 대체로 한의학은 몇 백년 전 또는 천여 년 전의 것을 답습하나 사상의학만은 유일하게 가장 최근에 연구된 학문이다. 뿐만 아니라 사상의학은 기존의 한의학에서 체질이라는 개념을 더 추가함으로서 질병치료에 획기적인 성과를 올리고 있다. 이러한 체질 개념은 현재까지도 중의학이나 일본의 한의학에도 없는, 우리나라에서만 발전된 유일한 부분이다. 동의보감을 위주로 한 기존 한의학에서 체질별로 더욱 연구가 되어 미비점이 보완되어 기존 한의학에서는 언급이 없었던 체질에 따른 선천적 장부의 허와 실을 살펴, 치우치게 타고난 신체를 후천적인 노력에 의해 중(中)에 가깝도록 모든 생활습관·음식·약물·침치료 등을 행함으로서 신체적 조화와 조절을 꾀하는 의학이다. 아울러 사상의학은 모든 한의학을 포괄한다. 그러므로 기존의 한의학이 컴퓨터에 비교하여 386급이라면 사상의학은 가히 586급이라고 할 수 있다.
4. 사상의학은 심신(心身)의학이다.
이제까지 의학은 주로 우리의 눈이나 감각기관등 오감을 통하여 확인이 가능한 환자의 몸을 치료의 대상으로 삼았다. 그러나 우리의 몸은 물질적인 육체로만 구성되어 있는 것이 아니고 정신, 즉 마음이 같이 있어야 사람으로서의 가치를 충분히 발휘할 수 있는 것이다. 사람은 몸(身)과 마음(心)의 통일체인 것이다. 사람이 마음이 없고 몸만 있다면 일반 생물과 다를 게 없다. 따라서 모든 병은 인간의 정신과 관련이 없을 수가 없다. 그러므로 병을 치료하는데 있어서 몸과 마음을 동시에 다루어야 한다는 것이 사상의학의 주요 관점이다. 즉 사상의학에서는 정신은 육체의 일부에 해당하는 것이 아니고 동등한 비중으로 우리 인체를 구성하고 있는 까닭에 병을 유발하는 과정에서 중요한 작용을 할뿐만 아니라 체질형성에 있어서도 깊게 관여되어 있으므로 이를 중요시하여야 한다고 본다. 서양의학에서도 근래에 와서 이와 유사한 관점으로 인체를 보기 시작했으나 사상의학에서는 19C말에 이미 몸과 마음이 동일한 비중을 지니면서 서로 가역적으로 작용한다고 본 것이다.
한번은 무위도통사란 벼슬을 가진 김기양이라는 사람이 이제마 선생의 사람됨을 알아보고 조정에 천거하였는데 대신인 김의정씨 집에 들러 임금의 부름을 기다리고 있던 차에 김의정은 동무선생에게 "그대를 부른 것은 다름아니라 지금 나라의 형편이 매우 위기에 처해 있으니 이 난국을 타개할 어떤 묘책이 있거든 말해주기 바란다"라고 한 즉, 이제마 선생은 정중하게 "조정에는 간신배들이 가득합니다. 저에게 대포를 1문 주시면 대포를 쏘아 이를 숙청하여 맡은 바 소임을 다하겠습니다."하니 곁에 있던 대신들은 간담이 서늘해졌다. 대체 어느 안전이라고 대담무쌍하게 함부로 말을 했을까 아연질색하지 않는 이가 없었다. 이에 김의정이 어전에 나아가 고하기를 동무 이제마는 북도 사람이라 사투리가 심하여 신이 귀가 어두워서 의사소통이 잘 안되었으니 다음 기회에 자세히 알아서 올리도록 하겠습니다."하고 사실대로 고하지 않았다고 한다.
5. 사상의학은 체질의학이다.
사상의학에서는 치료에 있어서 체질에 따라 그 특징이 차이가 있으므로 그 체질적 차이를 감안하여 동일한 병이라 하여도 치료방법을 다르게 적용할 필요가 있다는 것이다. 즉 다른 말로 표현하면 개체성을 중요시한 것이다. 임상에서 많은 의사들이 실제 경험하는 어려운 점 중의 하나가 바로 이 점이다. 예를 들어 같은 질병에 응용할 수 있는 A라는 약과 B라는 약이 있을 때 A라는 약을 투여하여 낫는 환자가 있는가 하면, A약이 전혀 효과가 없고 오히려 B약이 효과를 나타내는 경우를 접하게 되고 또는 A나 B가 아닌 C라는 약으로만 효과를 보는 경우를 볼 수 있는 것이다. 뿐만 아니라 체질을 알면 앞으로 어떤 병이 올 수 있나를 미리 알 수 있고, 그 사람의 체질에 맞게 침 치료(체질침)도 할 수 있으며 어떤 음식이 좋은가 나쁜가도 알 수 있으므로 생활전반에 걸쳐 체질에 맞춤으로서 치료효과를 극대화할 수 있는 의학이다. 그러므로 사상의학은 체질의학이다.
하지만 체질감별이 쉬운 것은 아니다.
한번은 어떤 처녀가 중한 병으로 찾아왔는데 아무리 뜯어봐도 체질을 알 수 없었다. 처녀는 원래 부끄럼이 많아서 본성을 잘 나타내지 않으므로 더욱 가리기가 어렵다. 그리하여 비상수단을 쓰기로 하고 사람들을 밖으로 내보낸 후에 단 둘이 있는 데서 옷을 한 가지씩 벗으라고 명하였다. 처녀는 의사의 명이니 거역할 수 없어 부끄러움을 무릅쓰고 하나씩 옷을 벗기 시작했다. 나중에는 속옷만 남았는데 마저 옷끈을 풀고 일어서라 하니 처녀는 어쩔 줄 몰라 쩔쩔 매다가 겨우 일어서려고 할 때 옷을 잡아챘다. 처녀는 수치심을 참을 수 없어 악을 쓰며 반항을 한다. 아마 겁탈을 당하는 줄만 알았다. 이러는 사이에 그의 본성을 알 수 있었으므로 옳다 알았다. 이제는 옷을 입어라 하고 소양인체질로 단정했다. 후에 약을 써서 불치의 병을 고쳤다 한다. 이와 같은 일은 연구 경험하는 과정에서 비일비재하나 누가 이런 해괴한 행동을 이해할 수 있었겠는가. 여암 자서전을 보면 「내가 병을 앓아 동무선생에게 치료를 받으러 갔을 때에 체질을 알기 위하여 처음 글씨도 쓰여보고 수족도 만져보고 하더니 나중에는 사랑방 앞뜰로 데리고 나가더니 5, 6간되는 거리에 쌓아놓은 장작을 나르라고 하기에 그대로 세 번을 왕복하였다. 이는 나의 동작을 살피기 위함이니 나중에 소음인으로 판정하고 약을 써서 불치의 병을 고쳤다」고 하였다. 방법이 달랐을 뿐이지 처녀의 체질을 알기 위한 수단이나 마찬가지다. 또 약을 실험하기 위하여 신흥군·장지군 같은 깊은 산골에 가서 풀뿌리·나무뿌리·열매 등을 채취하여 달여서 먹기도 하고, 날로 씹어보기도 하며, 앓는 자가 있으면 친히 찾아가서 실험하고 치료하여 경험과 연구를 거듭함으로써 사상의학의 체계를 세우게 된 것이다.
이런 체질은 타고난 바탕을 말하는 것인데 비유하면 그림을 그릴 때 바탕화면에 해당한다고 할 수 있다. 흰색의 도화지에 어떤 색을 칠하느냐에 따라 다르게 보인다. 성격이나 체형, 병증 등은 선천적인 것에 후천적인 색깔이 가미된 것이므로 원래의 본바탕을 알기 어렵다. 그러므로 자가진단은 더욱 곤란하다. 그러나 체질이 넷이고 사물도 넷이므로 체질과 대응되는 사물의 본성을 이용하여 체질을 어느 정도 자가 진단할 수 있다.
1) 소음인
①돼지고기를 먹으면 소화가 되지 않거나 설사를 한다.
②밀가루음식은 국수까지도 속이 거북하다.
③참외를 먹으면 속이 거북하거나 설사를 한다.
④찹쌀밥(팥이 들지 않은)을 먹으면 속이 더 편하다.
⑤육류(돼지, 소, 닭, 개고기)중 보신탕과 삼계탕이 속이 가장 편하다.
⑥땀을 많이 흘리면 기운이 없다.
⑦사과를 좋아하며 사과를 먹으면 속이 불편하지 않다.
⑧인삼을 먹으면 기운이 나고 식욕이 좋아지는 것 같다.
⑨꿀을 먹으면 울렁거리거나 다리지 않고 속이 편하다.
이상에서 5문항 이상이면 소음인 가능성이 많다.
2) 태음인
①사우나를 자주하며 사우나를 하면 몸이 가볍다.
②몸이 안좋거나 감기시에 땀을 내면 몸이 가벼워진다.
③밀가루음식을 좋아하며 빵, 라면 이외 밀가루음식은 속이 편하다.
④몸이 안 좋거나 기운이 없을 때 소고기나 곰국을 먹으면 기운이 난다.
⑤육식을 며칠동안 하지 않으면 고기가 먹고 싶어진다.
⑥생선류는 두드러기가 나거나 식중독에 걸린 적이 있다.
⑦생선 비린내를 싫어한다.
⑧상추쌈이나 배추쌈을 많이 먹으면 나른하고 잠이 온다.
⑨인삼과 꿀을 먹으면 속이 거북하거나 맞지 않는 부작용이 난다.
⑩녹용을 먹으면 기운이 나고 좋은 것 같다.
⑪겁이 많은 편이다.
⑫커피를 마시면 개운하거나 기분이 좋다.
이상에서 5문항이상 해당되면 태음인 가능성이 많다.
3) 소양인
①깜짝깜짝 잘 놀란다.
②커피를 1잔만 마셔도 잠이 오지 않는다.
③돼지고기를 좋아하며 돼지고기는 속이 편하다.
④닭고기는 속이 불편하거나 두드러기가 난 적이 있다.
⑤육식중 닭고기를 가장 싫어한다.
⑥개소주·염소소주는 속이 거북해서 받지 않는다.
⑦인삼과 꿀이 받지 않는다.
⑧사과를 먹으면 속이 거북하다.
⑨찰밥과 옥수수는 싫어하거나 속이 거북하다.
⑩참외를 많이 먹어도 속이 편하다.
⑪마늘이나 양파를 먹으면 속이 아리거나 거북하다.
이상에서 7문항 이상 해당되면 소양인일 가능성이 많다.
4) 태양인
①어릴 때 육식을 하고 두드러기가 난 적이 있다.
②어릴 때는 전혀 육식을 하지 못했다.
③양약을 먹으면 붓고 살이 찐다.
④감기약을 먹으면 속이 아프거나 취한다.
⑤육식을 하면 소화가 되지 않거나 대변이 잘 나오지 않는다.
⑥채식을 하면 육식위주로 식사를 했을 때 보다 속이 편하다.
⑦곰국은 느끼해서 한끼도 잘 못 먹는다.
⑧1년 내내 감기기운이 있다.
⑨피부 알레르기나 알레르기성 비염이 있다.
⑩목욕탕에서 땀을 많이 흘리면 어지럽거나 감기기운이 있다.
이상에서 7문항이상 해당되면 태양인 가능성이 많다.
자신이 네 체질 중 어느 한 체질에 해당 가능성이 있으면 그 체질에 맞게 음식을 가려먹은 후 몸이 더 가벼워지고 속이 더 편해졌다면 틀림없는 그 체질로 보면 된다.
6. 사상의학은 예방의학이다.
사상의학에는 질병치료 이전에 평소에 체질에 맞게 생활하고 양생함으로서 질병을 미연에 방지하고 건강한 삶을 살아 갈 수 있는 지혜가 많이 들어 있다. 체질별로 생활환경과 신체의 조화를 통해서 또는 정신적 수양을 통해서 건강을 유지하고 무병장수할 수 있게 하는 유일한 의학이다. 그러므로 사상의학은 예방의학이라고 할 수 있다. 평소의 생활과 관련된 섭생과 식생활을 살펴보면...
1) 태음인
①해로운 것
배추, 양배추, 상추, 시금치, 고등어, 갈치, 꽁치, 오징어, 낙지, 게. 새우 등 대부분의 생선, 생선회, 모든 조개종류, (생)굴, 고사리, 녹즙, 메밀, 포도, 곶감, 포도당주사, 초콜릿, 술, 인삼, 꿀, 대추, 영지, 개소주, 냉수욕, 찬물수영, 찬물세수
②유익한 것
-곡 류 : 쌀, 콩, 통밀, 우리 밀, 수수, 율무
-반찬류: 쇠고기, 호박, 가지, 무, 열무, 도라지, 연근, 더덕, 마늘, 당근 등 대부분의 뿌리 채소, 버섯, 두부, 콩나물, 들깨, 들기름, 도토리묵, 미꾸라지, 메기, 장어, 명란류
-과일류: 배, 수박, 호도, 밤, 잣 등 모든 견과류, 살구, 은행
-기 타 : 녹용, 우유, 황설탕, 마, 알칼리성음료수, 스쿠알렌, 비타민A,D, 사우나, 온수욕, 커피(1일 1~2잔)
-운 동 : 수영을 제외한 모든 운동이 좋으나 특히 등산이 더욱 좋다. 반드시 땀을 흘리도록 운동을 해야 한다.
2) 소음인
①해로운 것
밀, 돼지고기, 오이, 숙주나물, (생)굴, 오징어, 낙지, 게, 새우, 계란, 보리(차), 팥, 녹두, 바나나, 딸기, 참외, 감, 메론, 고구마, 포도, 맥주, 빙과류, 냉수, 냉한 음식, 비타민E, 영지, 사우나
②유익한 것
-곡 류 : 찹쌀, 현미, 옥수수, 기장쌀, 눌은 밥
-반찬류: 감자, 미역, 김, 시금치, 무, 파, 양파, 마늘, 부추, 생강, 참깨, 명태, 멸치, 참기름, 카레, 닭고기, 쇠고기, 후추, 겨자, 소금
-과일류: 토마토, 사과, 귤, 오렌지, 복숭아, 망고, 대추
-기 타 : 벌꿀, 인삼, 개고기, 염소고기, 산성음료수, 비타민B군, 밝은 색깔
-운 동 : 수영이 가장 좋고 여타운동은 땀을 많이 흘리지 않는 정도로 하는 것이 좋다.
3) 소양인
①해로운 것
찹쌀, 현미, 감자, 파, 참기름, 생강, 미역, 김, 카레, 닭고기. 개고기. 염소고기, 오리, 귤, 사과, 토마토, 오렌지주스,차조, 옻닭, 인삼, 꿀, 대추, 화분, 비타민 B군, 냉수욕, 스트렙토마이신
②유익한 것
-곡 류 : 쌀, 보리. 팥, 콩, 우리 밀, 통밀, 녹두, 핍쌀
-반찬류: 돼지고기, 계란, 오이, 배추, 무, 미나리, 열무, 땅두릅, 셀러리, 숙주나물, 우엉, 당근, 게, 새우, (생)굴, 해삼, 복어, 가자미 등 대부분의 어패류
-과일류: 참외, 수박, 딸기, 바나나, 메론, 파인애플, 배, 감
-기 타 : 알칼리성 물, 온수욕, 영지, 비타민E, 홍차, 녹차
-운 동 : 수영을 제외한 모든 운동이 다 좋다.
4) 태양인
①해로운 것
모든 육식(생선제외), 모든 기름, 계란, 우유, 밀가루음식, 설탕, 버섯, 고추, 당근, 무, 연근, 마늘, 도라지, 등 대부분의 뿌리채소, 호박, 호도, 밤, 잣, 율무, 은행, 버터, 칡, 땅콩, 장어, 미꾸라지, 사과, 술, 사우나
②유익한 것
-곡 류 : 쌀, 메밀, 조
-반찬류: 배추, 양배추, 상추, 케일 등 모든 푸른잎 채소, 대부분의 생선, 모든 조개종류, 해조류, 젓갈, 김, 미역, 다시마, 참쑥, 오이, 메밀묵
-과일류: 포도, 감, 다래, 파인애플, 앵두, 귤, 복숭아, 딸기 등 대부분의 과일
-기 타 : 코코아, 파인애플주스, 모과, 오가피, 냉수욕, 포도당(주사), 냉수욕, 푸른 색깔
-운 동 : 소음인과 마찬가지로 수영이 가장 좋다. 심산 높은 산의 등산은 좋지 않다. 여타 운동은 땡볕에서 하는 것을 피해야 한다.
'의약' 카테고리의 다른 글
(요약본)몸에 좋다는 영양제 (1) | 2022.12.08 |
---|---|
경혈지압과 척추교정요법전서 (0) | 2022.12.06 |
사상체질 바르게 압시다 (0) | 2022.12.06 |
알기 쉬운 사상의학 (0) | 2022.12.05 |
[하루야마 시게오] 뇌내혁명 (0) | 2022.12.05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