본문 바로가기
책,영화,리뷰,

제임스 데이비드 타임 퀼트 (2)

by Casey,Riley 2023. 1. 22.
반응형

타임 퀼트 2
  

  39. 알려지지 않은 파동
  자연력 가운데 제일 약한 것은 중력이다. 땅위에 한  개의 잎이 떨어지기 
위해서 지구의 전체가 사용된다. 그러나 지구를 구슬만한  크기로 수축시키
면 우리가 익히 알고  있는, 시간과 공간의 법칙이 더 이상  존재하지 않는 
블랙홀이 생기게 되는 것이다. 
  멀린 콘스탄틴, 시간과 공간에 대하여
  워싱턴 D.C 화요일, 오전 8시 (서부 표준시)
  대통령은 어느 때보다 더  피곤함을 느꼈다. 그는 두려웠고 절망했다. 대
통령은 물에 빠져  지푸라기라도 잡으려는 사람 처럼 보였다. 대통령은  닉
의 새로운 의견에  귀기울이겠지만 그 정도가 지나칠 것이다. 침착하고  차
분하게 말하고 있었지만 끊임없이  클립을 만지작거리는 그의 손가락은 대
통려의 심리적 상태가 전혀 그렇지 않다는 것을 보여주고  있었다. 닉은 고
개를 들고  엘리자베스 호오손을 보았다.  평소의 무표정과는 달리  그녀는 
걱정스러운 얼굴을 하고 있었다. 현 사태에 대해 우려하는 것까, 아니면 대
통령을 걱정하는 걸까? 닉은 궁금했다. 
  주제별 보고 순서는 전과  같았고, 닉은 다시 군 보고가 끝날 때까지  기
다려야 샜다. 아직까지  뚜렷한 전략상의 위협은 없었기 때문에 보고  내용
은 주로 현재까지의  손실에 초점을 두고 있었다. ELF시스템의  손상 외에 
미국내 7개 군 기지간의  통신이 두절되었는데 그중에는 공군 전략 사령부 
기지도 포함되어 있었다. 이외에 외국주둔 기지 몇 개와  항공 수송기 제작
사, 그리고 개인 소유  선박 일부가 피해를 입었다. 또한 랜드샛(미국의 지
구자원 탐사위성: 옮긴이)과 기상 위성 일부도  문제가 생겼고 군용 KL-13 
위성 일부와도 통신이  끊긴 상태였다. 군은 비행기를 이용하여 피해  지역
의 상황을 파악하고 있었다.
  CIA국자은 대통령의 지시에 따라 모든 블랙 백 작전이 중단됐다고 보고
했다. CIA보고서에는 더욱 놀라운 사실이 담겨 있었는데 그것은 바로 오레
곤에 공룡이 나타났다는 사실은 아직 확인하지 못했지만 캐나다 퀘벡에 나
타난 공룡 사진은  입수 했다는 것이었다. 캐넌국장의 보좌관이 사진  사본
을 나누어 주었다. 닉은 눈앞에  놓인 사진을 도저히 맏을 수 없었다. 농가
를 지나가는 그 공룡의 몸은 마치  갑읏을 입은 것 같았고 몸 전체 길이가 
5미터는 되 보였다. 몸은 아주 컸지만 머리는 이 정도  크기의 동물의 것이
라고 하기에는 아주 작았고, 발가락 끝에는 두 개의  날카로운 꼬챙이 같은 
것이 달려  있었다. 몸이 비정상으로 커진  아르마딜로 같았다. 캐넌국장은 
요원들이 그 동물이  살아 있는 안킬로사우르스임을 확인했다고  보고했다. 
그것은 백악기 말에 멸종한 동물이었다. 
  모든 사람들이 뭔가  새로운 것을 기대하는 것처럼 닉을 바라보았다.  오
직 고어 박사만이 사진에서 눈을 떼지 않고 있었다. 
  민간인의 피해는  가공할 만했다. 앨라배마주 모빌시의 일부분은  용암으
로 뒤덮여 보렸고, 나머지  지역에서도 엄청난 규모의 불이 번지고 잇었다. 
그리고 뜨거운 진흙 사태로 콜로라도주 아스펜시가 묻혀  버렸다. 오마하시
는 엄청난 홍수에 완전히  잠겨 보렸고 성난 물결은 밀밭을 쓸어  갔다. 타
호 호수가 범람하면서 남쪽과 스테이트라인 인근의 도시들이 물에 잠겼다. 
  미 군사 기지들은 해외에서 벌어진 사건들에 대해서 도 사례를 수집하고 
있었다. 파리의 일부는 숲으로 변했고 바티칸시티를 포함한  로마 대부분은 
사라져 버렸다. 런던은  멀쩡했지만 스코틀랜드는 자취를 감췄다. 동유럽에
서 유일하게  통신이 연결되고 있는  것은 러시아와 우크라이나뿐이었는데 
그들도 재앙에서 안전하지 못했고, 남미와 아프리카의 국가들은  도움을 요
청하고 있었다. 중앙 아메라카에서는 도시와 마을이 사라져  버렸고 시골에
서는 이상한 동물들이  돌아다닌다는 보고가 들어 왔다. 파나마 운하는  메
워졌다. 
  보고 내용은 하나같이  이와 같은 엄청난 사건들로 이어지고 있었다.  에
리자베스의 의견에 따라 대통령은  퉁명스럽게 보고를 중단시키고 다음 의
제로 넘어갔다. 
  닉은 자신의 순서가  되자 콘래드 대령과 로버츠 박사,  그리고 야마모토 
하사를 회의장  안으로 불러들였다. 콘래드  대령과 로버츠 박사는  벽쪽에 
자리를 잡앗고 야마모트  하사는 바로 컴퓨터 앞으로 가서 앉았다.  콘래드 
대령은 침착했고 어느  면으로 보나 완전한 전문가였다. 반면 로버츠  박사
는 안절부절하지 못했고 야마모트 하사는 들떠 잇엇다. 국가  안보 회의 에 
참석해 기밀 중의 기밀을 듣기를  고대하던 그의 꿈이 현실로 드러나 것이
다. 
  야마모토의 컴퓨터는 특수 오버  헤드 프로제터에 연결되어 있었기 때문
에 모니터에 나타난 영상들을 확대시켜  벽에 걸린 스크린에 투사할 수 있
었다. 그는 사건과 날짜가 적힌 표를 읽고 있었다.   
  닉이 말을 시작했다. 
  "각하, 저희는 지금까지  벌어진 사건들을 설명하는데 참고할  만한 이론
을 만들어 냈습니다.  이번 사건들을 설명하기 위한 최선의 이론으로  지난
번 시간의 전이를  말씀드렸던 것을 기억하실 겁니다. 저는 아직도  그것이 
가능하다고 믿고 잇으며 안킬로사우루스의  사진과 다른 사진들은 결국 그 
이론을 보강하는 증거라고  생각합니다. 저는 이번 일들이 저연 현상일  거
라고 추측했습니다만, 그 부분은 제가 잘못 생각했었습니다."
  사람들이 웅성거렷다.  엘리자베스가 몸을 숙여 대통령에게 뭔가  속삭였
다. 대통령이 고개를 끄덕이더니 말했다. 
  "만약 자연 현상이 아니라면 누가 공격했다는 말이요?"
  "아닙니다. 각하. 외계인이 관련된 것도 아닙니다. 스크린을 보십시오. 보
고계시는 저 표들은 지난 세기  동안 벌어진 원인 불명의 사건들을 도표화
한 것입니다. 이  표의 대부분은 하늘에서 떨어진 물체들로 돌,  얼음, 엄청
난 양의 물,  곡식, 심지어는 확인할 수 없는 식물들까지  있었습니다. 때로
는 개구리, 올챙이, 그리고  토끼들 같은 동물들도 하늘에서 떨어지곤 했습
니다. 또한 원인 불명의  대규모 화재들과 홍수, 그리고 산사태도 있었습니
다. 저희는 이러한 모든 사건들이 실제로 잇었던 것이며, 그 사건들은 우리
가 현재 당면하고 있는 문제들을  촉발시킨 동일한 힘에 의해 생긴 것으로 
믿고 있습니다."
  고어 박사가  목소리를 가다듬더니 닉에게서  대통령쪽으로 시선을 옮겼
다. 
  "하늘에서 얼음 조각이 떨어지는  것과 도시가 사라지는 문제는 전혀 다
른 이야깁니다. 하늘에서  개구리가 떨어지는 전도는 우리가 처리할 수  잇
는 것이지만 시골 등지에서  안킬로사우루스가 나타나 배회하는 것은 차원
이 다릅니다."
  "사전은 달라도 원인은 같습니다."
  닉이 무뚝뚝하게 고어 박사의 말을 잘랐다. 
  "다음 프로그램을 보여주게. 하사."
  두 개의 원이 모니터에 나타났다. 
  "이 두 대의  원은 핵폭발을 의미합니다. 여러분께서는  핵무기가 폭발하
면 폭발 지점 바로위에서 여러  개의 파동이 생기면서 확산되는 것을 아실 
겁니다. 압력파가 있기 때문에 폭발로 인한 피해가 생기는 거죠. 또한 열을 
방출하는 파장이 생깁니다.  그러므로 뜨거운 가스 공이 빠른 속도로  퍼지
게 되는 겁니다.  그게 에너지 방출의 세  번째 단게입니다. 폭발에는 또한 
전자기 파동이 수반됩니다.  이 파동이 동력선과 전자 장비들의 전류의  세
기를 약화시킵니다. 그러면서  우리가 경험한 시간 전이를 동반한 전자  파
동이 일어나는 겁니다.  그러다음, 전리되는 방사능 물질과  중성미자, 감마
선이 생기는 것입니다."
  닉은 주위를 둘러보고 모든 사람들이 자신의 의견에 동감하고 있다는 사
실을 확인했다. 
  "저희는 그 화중에  다른 종류의 파장이 즉, 3차원 공간뿐  아니라 4차원 
공간을 통과하는 시간의 파동이 만들어진다고 추측하고 있습니다."
  방안이 술렁엿다. 
  "그런 파동에 대한 증거는  없습니다. 폴슨 박사, 저는 오랫동안 그에 대
해 조사해 왔습니다."
  고어가 반박했다. 
  "뭘로 조사를  했다는 말입ㄴ? 어ㄸ너 도구들을  이용한 겁니까? 유일한 
증거는 제가 스키린에 띄운 저 표뿐입니다."
  고어 박사는 뭔가 말하려는 듯 하다가 입을 다물었다. 
  "충분한 크기의 핵장치들이 폭발하면  그로 인해 열과 압력이 생기는 것
처럼 시간의 파동도 발생한다고 생각합니다."
  "어떻게 그게 하늘에서 개구리를 떨어지게 하는 거요?"
  닉이 대통령의 질문에 대답하려고 몸을 돌렸다.
  "아닙니다. 각하. 단순히 그것만으로 발생하는 것이 아닙니다. 하사. 시작
하시오."
  원들이 나타났고 점점 그  크기가 커지면서 서로 겹치는 순가 A라는  글
자가 나타났다.
  "두 개의  파동이 결합하고 있습니다.  두 파동이 만나는 지넘에서  시간 
전이가 일어납니다. 두 개의  폭탄이 폭발했다고 가정해 보십시오. 처음 폭
탄은 워싱턴에서 동쪽으로  100킬로미터 떨어진 곳에, 다른 하나는  서쪽으
로 100킬로미터 떨어진 곳에서 동시에 폭발하는 겁니다.  만약 양쪽에서 파
동들이 시속 50킬로미터의 속도로 이동한다면 2시간 후에는 워싱턴에서 두 
개의 파동이 만나게 됩니다."
  "그러면서 개구리나 다른 것들은 떨어뜨리는 건가요?"
  고어가 비꼬듯이 물었다. 
  "뭔가 떨어뜨리는 것도 가능하지만, 그보다는  뭔가를 끌어올린다는 것이 
맞을 겁니다. 접점을 지나던 사람들을 알게 될지도 모릅니다... 자신이 다른 
곳으로 와 있다는 것을요."
  낙은 야마모토에게 고개를 끄덕이자 프로그램이 계속되었고, 화면에 B와 
C라는 글자가 나타났다. 
  "다른 장소로 옮겨진 사람들은  A와 B, 그리고 C사이를 잇는 선을 따라 
있게 되는 겁니다. "
  "잠깐, 샌프란시스코에서도..."
  대통령이 말했다. 
  "가능합니다."
  닉이 인정했다. 
  "하지만 어디에서라고 말할  수는 없습니다. 또한 언제라는  문제를 생각
해 보아야 합니다. 이 파동은  4차원적인 것입니다. 이 파동이 만약 시간당 
50킬로미터로, 킬로미터당  1년을 여행한다면  사람은 지금으로부터  100만 
년 전으로 사라져 버렸다가 이 선을 따라 미래의 어딘가에 다시 나타날 수
도 있는 겁니다."
  "그럼 어떻게 하늘에 서 개구리가 떨어진다는 겁니까?"
  "만약 접점이 여름날의  습지대라면 연못에 개구리가 많을  것이고, 그것
들이 50년 후 피셔맨스 와프를 찾은 관광객들 위로 떨어질 수도 있는 겁니
다."
  "박사께서 모델이 예측한 날짜와  그 표의 사건들이 발생한 날짜를 대조
해 보셨으리라 생각되는데요."
  고어가 말했다. 
  "가장 어려운 부분이엇습니다.  우리는 소련과 미국의 핵실험  기지와 히
로시마, 나가사키에서의 폭발을 적용해 보았지만 그 모델과는  별로 일치하
지 않았고 또 많은 사건들을 설명할 수 없었습니다.  우리는 다양하게 입력
해 보았고 서로 다른  지리적, 시간적 자료들을 이용해 보았습니다. 다양한 
폭발 사건들이 도표화된 사건들을 설명하는  것 같지만 가장 잘 들어 맞는 
것은 1952년 10월 31일을 시초일로 가정할 때입니다."
  "할로윈데이라구?"
  대통령이 말했다. 
  "박사는 초자연적인 원인을 배제하지 않았소?"
  국방부 장관인 나탈리 마쯔다가 손을 들어 발언권을 얻은 다음 물었다. 
  "마이크가 맞죠, 그렇죠?"
  "마이크가 사건의 시발점입니다."
  마쯔다가 대통령을 보고 설명했다.
  "마이크는 첫 번째 수소 폭탄 실험에  붙여진 암호명입니다. 그건 지상에
서 행해진 실험이었는데... 그때는 모든 것이...저희는 애니웨톡 환초에서 실
험을 했었습니다."
  거기까지 말한 마쯔다는 닉에게 다시 질문 했다. 
  "이런 결과를 초래한 것이 핵융합입니까, 아니면 그 규모입니까?"
  "규모로 추정하고  있습니다. 마이크는 10메가톤에 해당하는  무기였습니
다. 마이크 이전의 핵분열 실험은 천 킬로톤이나 그것을  약간 사외하는 수
준이엇죠. 어쨌든 이 상황은 우리와 소련이 행한  15메가톤에서 60메가톤급
의 일련의 실험들에  원인이 있는 것으로 보여집니다. 소련과 미국의  핵실
험들이 가장 정확한 모델을 제시하고 있습니다. "
  고어가 다른 전술을 댁했다. 
  "나는 아직도  개구리와 대규모의 지형학적인 변화들이  같을 수 없다고 
믿습니다."
  "나도 어니와 같은 생각이오."
  대통령이 고어 박사를 보고 머리를 끄덕이며 말했다. 
  "예, 각하. 하지만 아직도 의문점은 남아 있습니다."
  닉이 설명했다.
  야마모토 하사가 알어서 프로그램을 시작했다. 원들이  다시 움직이며 화
면 구석을 향해 퍼져  나갔다. 화면이 바뀌면서 원들은 두 개의  커다란 원 
안에서 합쳐지고 있었다. 다음 순간 두 개의 큰 원이 서로 겹치고 있었다. 
  "다시 한번 보여 주게, 하사."
  닉이 말했다. 원이 점차 커졌고 그는 설면하기 시작했다. 
  "보시는 대로 시간의 파도은 아주 빠른 속도로 몬저 생긴 파장들을 쫓아
가고 있습니다. 우리는 이  현상을 두 가지 측면에서 생각해 볼  수 있습니
다. 그것은 첫 번째  파동이 어떤 식으로든 간에 시간과 공간의  관계를 변
화시킨 것입니다. 각각의  파동은 자신을 뒤쫓아올 다른 파동을 위해  길을 
깨끗이 치워놓은 것입니다. 마치 첫 번째 제설기가 먼저  ㅈ을 치우고 가면 
맨 마지막으로 가는  제설기가 눈이 깨끗이 치원진  길을 따라가기만 하면 
되듯이 말입니다. 이것은 1950년대까지는 왜 이런 일들이  없었는지도 설명
하고 있습니다. 초기의  핵폭발들을 뒤이어 일어날 사건들을 위한 길을  마
련해 놓은 것이죠."
  "두 번째 설명은  실제로 처음에 드린 설명에 바탕을 두고  있습니다. 초
기의 폭발은  현 상황을 일으키기에는  불충분했을 수도 있습니다.  우리는 
이런 사건들이 일어나려면 최소 어느 정도의 폭발력이 있어야 하는지 모릅
니다만, 우리는 핵실험을 시작한 이래로 히로시마에 사용된  15킬로톤의 폭
탄에서 60메가톤급의 폭탄으로까지 파괴력을 키원 온 것입니다.  파장의 속
도는 폭탄의 파괴력과 같은 역할을 할 겁니다. 더 큰  규모의 폭발이 더 빠
른 파장을 만들 수 있습니다... 그리고 더 빨라짐에  따라 제가 말씀드린 시
간과 공간에 문제가  발생하는 겁니다. 60메가톤급 무기에서 생긴 가장  빠
른 파장이라면 나중에  생겼더라도 먼저 생긴 파동들을  결국 따라잡을 수 
있을 것입니다."
  "그리고 그것들을 앞서 지나가겠지."
  대통령이 말했다. 
  "파장들이 더 큰 파장을  형성하기 위해 서로 융합되었다고 가정해 보십
시오. 작은  파장들이 서로 만나는 순간  여러분은 여기에서는 개구리들을, 
저기에서는 사과들을, 남극에서는 얼음 조각들을 보게 될지도 모릅니다. 개
구리나 얼음들이  하늘에서 떨어지고 사람들과  건물들이 화재에 전소되어 
버리는 것이죠. 이제 몇 개의  파장들이 두 개의 커다란 파장으로, 다시 두 
개의 엄청나게  큰 파장으로 합쳐지는 것을  상상해 보십시오. 만약 이  두 
개의 큰 파장들이 만난다면 무슨 일이 일어날 것 같습니까?"
  닉은 잠시 말을 머추고 사람들이 생각하도록  시간을 주엇다. 회의실에는 
침묵이 감돌았으나 고어만은 노란색 메모지에 신경질적으로 뭔가 갈겨쓰고 
있었다. 다시 엘리자베스가 뭔가 이야기한 다음에야 대통령이 질문했다. 
  "박사는 두 개의  파장이 있다고 했는데, 그럼 다른 파장은  소련의 실험
으로부터 생겨났다는 말이오?"
  "그렇습니다. 이 모델은 소련의 파동과 우리  실험으로 인한 파동이 만ㄴ
나는 것을 가정하고 잇습니다. 프랑스, 중국, 그리고  영국에서의 파동을 가
지고 그 접점에 대한 연구도 하고 있습니다만 현재의 상황으로 볼 때 가능
성이 크지 않은 것으로 보고 있습니다. "
  첼시 제독이 질문을 던졌다. 
  "박사가 가지고 있는 자료상의 날짜들 중의 몇몇은 첫 번째 핵실험이 있
기 전의 날짜들이오. 그것은 어떻게 설명하시겠소?"
  "두 가지 가정이 잇습니다.  첫 번째는 시간의 파장이 양방향으로, 즉 앞
뒤로 움직이고 잇다고  생각하는 겁니다. 우리는 먼저 일어난 사건들을  모
델에 맞추어 보려고  했으며, 몇몇의 사건들은 그것들이 일엊나야 할  시간
과 장소에서 벌어졌습니다.  하지만 활용할 수 있는 정확한 자료들이  거의 
없었습니다. 이전 세기들에서  얻은 가장 중요한 자료는 2천년도 더  된 것
이었습니다. 한지마 그것 역시  충분한 자료는 아니었습니다. 두 번째 가능
성은 자연적인 사건들이라는 것입니다. 세인트 헬렌 산은  10킬로톤의 파괴
력과 맞먹는 힘으로  폭발했습니다. 그리고 역사상 그와 유사한 강력한  폭
발들이 계속 있어왔습니다 - 크라카토아, 시베리아 폭발, 폼페이 등이 그런 
경우였죠. 그 폭발들은  엄청난 파동을 일으킬 정도의 규칙성은 갖고  잇지 
않았지만, 서로 결합해 몇몇 사건들을 발생시킬 수도 잇는 것입니다."
  방안에 침묵이  흘렀다. 유일한 소리라고는 형광등에서 나는  소음뿐이엇
다. 고어가 다시 자신의 메모지에 뭔가 갈겨ㅆ다. 다른 사람들이 질문을 하
기 시작했고, 낙은 각각의  질문들을 자신의 이론에 따라 설명했다. 마침내 
그가 걱정하고 있던 문제를 대통령이 질문했다. 
  "폴슨 박사, 어떻게 이 이론들과 프로그램을  그토록 짧은 시간내에 알아
낸 거요?"
  "제가 한 게 아닙니다.  각하. 콘래드 대령과 로버츠 박사가 컴퓨터 모델
을 가지고 있었고 야마모토 하사가  그 모델을 알아내는데 큰 역할을 했습
니다."
  "그럼 이 프로그램은 누가 만든 것이오?"
  낙은 인질극과 5번 고속도로  위에서 생긴 일을 이야기했고 오레곤에 사
는 한 대학생과  어떤 비밀스러운 그룹의 일원들이  어떻게 세상의 종말을 
예측했는가를 설명했다. 닉은 설명하면서 사람들의 반응을 주의  깊게 살폈
다. 그는 조라스트러스의  이름이나 그의 예언들을 아직 밝히지 않기로  결
정했다. 이 사람들은 고대 과학자의 분석보다는 기술을 더욱  믿고 있는 사
람들이었다. 어느 순간부터인가 고어가 메모하던 것을 멈추고  이야기를 듣
고 있었다. 닉이 케니의 현재 정신 상태를 이야기했을  때 대통령의 표정이 
바뀌었다. 닉은 재빨리  심리학자가 동굴 안에서 그와 함께 있었으며  워싱
턴까지 동행했다는 사실을 덧붙였다. 
  "로버츠 박사."
  대통령이 심리학자에게로 몸을 돌리며 질문을 던졌다. 
  "케니 랜덜은 정신병자인가요?"
  로버츠 박사는 몸을 덜덜 떨며 일어섰다. 그의 안색은 창백했고, 그는 땀
을 흘리며 떨리는 목소리로 말했다. 
  "케니는 긴장상태였습니다. 정신 이상은 즉시  방응을 보이지 점진적으로 
나타나는 것이 아닙니다. 그는 곧 회복될 겁니다. 각하께서 진짜궁금해하시
는 것은 이 이론이 실재하는 것인지 아니면 그의 환각에 의해 생겨난 것인
지 그 여부라고  생각하는데 저의 전문가적 소견으로는  게니의 상태는 두 
가지 요인에서 발생한 겁니다.  -뭔가 벌어질 것을 알고 있다는 사실과  아
무도 자신을 믿도록 만들 수 없었다는 사실입니다. 그가  이 작업을 시작했
을 때만 해도  그는 정상이었습니다. 우리는 아직까지 그의 친구들에  대해 
아는 것이 없습니다만,  그들이 전부 정신 이상자였을 리는 없다고  추정학 
있습니다."
  닉은 대통령의 표정을 살폈다. 대통령은 믿지 못하는 것 같았고, 닉은 지
금이야말로 그가 준비한  비장의 카드를 꺼재 보여야  할 순간이라고 느꼈
다. 
  "각하. 현 상황들은 모두 예어된 사건들입니다. 하지만 호오손 실장이 데
리고 온 그런 영매들이  예언한 것들과는 다릅니다. 조라스트러스라는... 그
런 이름을 가지고 잇던 사람에 의해 예언된 것들입니다. "
  "바빌론의 예언자말이지."
  대통령의 그 말에 닉과 다른 사람들은 모두 놀라고 잇었다. 
  "그렇습니다. 각하, 그가  살던 시대에도 하늘에서 뭔가 떨어지거나 이상
한 동물들이 나타났었습니다.  그는 뭔가 벌어질 것이라는 것을 알고  있었
고 예언했습니다. 불행히도  그는 모든 걸 예언하기 전에 사형을  당했습니
다. 그렇지 않았더라면 우리는 다른 경고들을 알 수 있었을 겁니다. "
  닉은 다시 말을  멈추고 대통령의 반응을 기다렸다. 대통령의 말은  그를 
놀라게 했다. 
  "나도 조라스트러스를 알고 있고, 하지만 나는  지금의 사건들과 그의 예
언이 관련  있다고 생각해 본 적은  한면도 없었소. 예언은 박사의  이론에 
상당한 신빙성을 부여하고 있구려."
  "저는 그렇게 생각하지 않습니다."
  고어가 끼어들었다. 
  "시간의 전이 이론은 지금까지 한면도 들어본  적이 없는 이론입니다. 시
간 여행이 예측되기는 했지만 시간  여행을 위한 조건들도 이 경우에는 맞
지 않습니다."
  평상시의 습관대로 그는 대통령에게만 말하고 있었고,  간혹 다른 사람들
도 같이 있다는  것을 기억해 냈다는 듯 머리를  잠깐씩 돌려 다른 이들을 
훑어보고 있었다. 대통령은 고어의 의견에 관심을 갖는 듯  했고 고개를 끄
덕여 계속 말하도록 했다.
  "시간 여행은 오직 두 가지 방법에 의해 가능할 수 있지만 그 둘 모두가 
현실적이지는 않습니다. 한가지는 웜홀을 통해서 여행하는 것인데  그 구멍
은 불래홀의 중심에만 조재하고 있기 때문에 우주를 휘려면 무한한 밀도와 
중력이 필요합니다."
  "두 번째는 우주  끈과 관련되어 있습니다. 빅뱅 뒤에 남겨진  순수 에너
지가 극히 미세한 가는 끈들로 연결되어 있어야 합니다. 이  우주 끈은 1입
방인치당 1조톤의 질량을  지니고 있어야 합니다. 그런 줄 두  개가 서로를 
지나면서 시간과 공간을 휘게 하고 물체들이 예를 들면 우주선같은 것들이 
주면에 있는 줄을 당겨 파동을 일켜서 과거의 멀리 떨어져 잇는 줄에 닿게 
하는 것입니다. 각하께서  제가 말씀드리는 이론의 기초 이론에 대해서  이
해하실 수도, 모르실 수도  있습니다. 하지만 각하께서는 시간 여행의 어떤 
조건도 폴슨 박사의 이론을 충족시키지  못하고 있다는 점을 아실 수 있을 
겁니다."
  "고어 박사."
  닉이 말을 잘랐다.
  "박사의 시간 여행  이론에는 일반적인 이야기들뿐이군요. 그  두 이론은 
모두 밀도를, 블랙홀 또는 우주  끈을 필요로 하고 있습니다. 통제할 수 없
는 폭발들은 물질을  응측시킵니다. 몇 사람은 그런 폭발들이 블랙홀을  형
성시킨다는 학설을 발표했습니다."
  "블랙홀을 만들기에는 충분치 않은 질랴이오."
  "우주의 불랙홀을 만들기에는 충분하기 않은  질량이지요. 하지만 무엇이 
블랙홀이나 우주 끈의 질량과 흡사할  정도로 줄어들 수 있겠습니까? 박사
의 이론에 따르면 웜홀을 만들기 위해서는 블랙홀이 필요한데 현재 사건은 
물리학 법칙이 일시적으로 완전히 붕괴했기 때문에 벌어진  겁니다. 그렇기 
때문에 다른 영향력들이 생길 수 있는 것입니다."
  "폴슨 박사, 만약 이러한 결과들이 가능하다면  우주의 폭발이 이러한 시
간의 파동들을 만들어 내야 합니다. 우리는 그러한 결과에  대한 어떤 증거
도 가지고 있지 않소. 그리고 빅뱅 자체는 어떻소? 그것이  그런 파장을 만
들어 낼 수는 없는 것 아니오?"
  "고어 박사, 증거는  있다고 생각합니다... 있어 왔습니다.  그것을 설명할 
적절한 이론을  발견하지 못했을 분입니다.  덩어리 우주와 사라진  질량의 
예를 들어보겠습니다. "
  닉은 잠시  말을 멈추고는 자신을 멍하게 쳐다보고  있는 대통령과 다른 
사람들을 보았다. 그는  대통령에게로 몸을 돌리고 쉬운 말로 설명을  시작
했다. 
  "빅뱅 이론은 태초에 모든 물질들은 혼합되어 있었다고 가정하고 잇습니
다... 모든 것이 빽빽하게 차 있기 때문에 우리가  알고 있는 물리학 법칙들
은 아무런 의미가 없었습니다. 그 후 우리가 알 수  없는 어떤 이유들로 인
해 이 물질이 폭발을  했고 우리가 알고 있는 우주가 창조된  것입니다. 만
약 우리가 빅뱅을 설명하는  이론으로 이것을 받아들인다면 우리는 우리의 
우주에서 관찰된 것들의 많은 부분들을, 강력한 방사열과  우주의 팽창들을 
설명할 수있습니다. 하지만 빅뱅  이론에도 약점은 있습니다. 그 중의 하나
가 사라진 질랴의 무젭니다.  빅뱅 이론에 대한 산 설은 우주의  팽창이 느
려지면서 중력이 결국에는 모든  물질들을 잡아당길 것이라고 가정하고 있
습니다. 문제는 빅뱅이 일어나거나 우주가 다시 서로를  잡아당기기에는 질
량이 부족하다는 사실입니다. 아직까지 사라진 부분을 찾지  못하고 있습니
다. "
  "알려지지 않은 암흑 물질이 있습니다..."
  고어가 말을 시작했으나 닉이 말을 도중에 잘랐다. 
  "네, 고어 박사,"
  닉이 고어 쪽ㅇ로 몸을 돌리며 말했다. 
  "하지만 그것만으로도 충분치는 않습니다."
  닉이 다시 대통령에게로 몸을 돌렸다. 
  "빅뱅 이론의 두 번째 난점은 우주의  한 덩어리로서의 성격입니다. 만약 
우주가 빅뱅과 함께 시작되었다면 왜 우주에 균일하게 퍼지지 않았을까요? 
대신 우주에는  덩어리와 은하계와 태양계를  발견했죠. 왜 골고루  퍼지지 
않았을 까요? 우리의  이론으로는 설명이 가능합니다. 빅뱅이 시간  파장을 
만들어 냈다면 질량이  전이되었을 수 있는 것입니다. 전이된 질량이  갑자
기 물질이 안정되어 있는  정상적인 시공에 나타난다면 덩어리로서으 우주
는 생성될  수 있을 것입니다.  이덩어리들이 은하계와 태양게에서  합쳐질 
수도 있습니다. 사라진 물질들은  실제로는 사라진 것이 아닙니다. 단지 다
른 시간대로 이동되었을  뿐이고 앞으로 계속 모습을 나타낼 것입니다.  우
리가 지금까지 경험한 것은 자연적인  우주 현상의 작은 한 부분일 뿐입니
다."
  고어가 어두운 표정으로 얼굴을  찡그리며 잠시 생각하더니 곧이어 반론
을 폈다. 
  "질량만으로는 박사가 주장하는 효과를 창출할 수없어요."
  그는 자신의 노란색  메모지를 닉에게로 밀어 보냈다. 메모지는 계산  결
과로 가득 차 있었다. 닉은 것을 무시했지만, 고어는 말을 계속했다. 
  "덩어리 우주와 사라져 버린  질량들을 설명할 수 있는 이론들이 있습니
다. "
  "우리가 경험한 시간 전이라던가  설명할 수 없는 역사적 사건을 포함한 
이론을 설명할 수  있는 단일한 이론은 없습니다. 박사는 블랙홀과  물리학 
법칙을 완전하게 무너뜨릴 수 있는 질량을 찾고 있습니다.  제 이론은 웜홀
을 필요로  하지 않습니다. 단지 4차원  세계에서 알려지지 않은  파장들이 
있을 뿐입니다. 알려지지 않은 파동 말입니다. "
  닉이 주장했다. 
  방안의 모든 사람들은 그들이 하는 이야기를 이해하려고 애썼고 다시 침
묵이 감돌았다. 
  그때 국방부  장관이 몸을 앞으로  내밀고 대통령을 바라보았다.  나탈리 
마쯔다는 말을  하기보다는 주로 듣느  사람이엇지만, 일단 말을  시작하면 
몇 마디로도 큰 영향력을 줄 정도의 힘과 진지함을 가지고 있었다.
  "각하, 저는  현 상황과 관련해 많은  보고서를 받아 보았습니다. 하지만 
단 두 가지 이론만이  설명할 수 있다는 것을 알았습니다. 하나는  아직 받
어들일 마음의 준비는 안되어 있지만 초자연적인 심판이라는  것입니다. 그
래서 저는 폴슨 박사의 이론을  우리 연구의 출발점으로 삼아야 한다고 제
안하는 바입니다."
  "동감이오, 나탈리."
  대통령이 구원받은 듯한 표정을 지었다. 
  "어니, 당신이 제시한 의견은 훌륭했소. 이 문제와 관련해 모든 의견들을 
듣는다는 것은 상당히  중요한 일이요. 한지만 지금은 당신의 의견은  접어 
두고 새로운 이론을  검토해 봅시다. 여러분 모두와 여러분들이 담당한  각
각의 부서들이 이  사건들이 벌어진 경위를 역으로 추정해 보기를  바라오. 
자, 이제 회의를 끝냅시다."
  대통령은 회의를 끝내면서 엘리자베스에게 뭔가를 속삭였고 그녀는 닉에
게 다가가  남아 있으라고 말했다.  대통령은 이번에는 엘리자베스가  뭔가 
알려줄 때까지 기다리지 않고 말을 시작했다. 
  "닉, 시간 전이가 일어날  때, 전이된 사람들에게는 무슨 일이 벌어질 수 
있을까? 그들은 어디로 간 거지?"
  "각하, 저도 잘 알  지 못합니다. 그저 과거 또는 미래로 이동했을거하고 
생각하고 있습니다."
  "과거로? 나는 모든 것이 앞으로 밀려난다고  생각하고 있었소. 미래에서 
나타났다는 사람 이야기는 들어본 적이 없는 것 같은데, 안 그렇소?"
  "맞습니다. 각하, 하지만 국토의 일부가 전이되면서 과거 또는 현재의 국
토와 서로 바뀌어  버렸다고 가정을 한다면, 그리고 전이가 예측  가능하게 
진행되면, 우리는 미래의  그 지점들에서 떨어지는 건물들을 피할 수  있습
니다. 식물군과 동물군을 조사해 보면 이런 것들을 확실하게  말할 수 있습
니다만 아직까지는 구체화된 것이 아닙니다. "
  "그럼 우리의 도시들 중의 하나가 선사 시대에서 끝장이 났을 수 있다는 
말이오?"
  "예, 각하."
  닉은 도시들이 바다 속에서 종말을 맞았을 가능성이 70퍼센트는 될 거라
고 말하고 싶었지만 대통령은 이미 충분히 고통을 겪고 있었다.
  대통령은 닉에게 해결책을 찾을 때까지 계속  연구하라고 격려했다. 닉은 
아무런 이의도 이의도 제기하지 않았다. 대통령과 함께  떠나면서 엘리자베
스는 닉에게 걱정스러운 표정을 지어 보이고 있었다. 
  40. 첫 번째 살인
  백악기 시대의  척추동물이 멸종한 것은 역사상 다섯  손가락 안에 드는 
중요한 멸종 사건의  하나이다. 그같은 대규모 멸종 사건의 원인과  본질은 
오랫동안의 논의에도 불구하고 아직도 미스테리로 남아 있다. 
  K. 카르멘 손탁. 사라진 자연의 종
  오레곤주 포틀랜드가 있던 자리에 생긴  숲 화요일, 오전 7시 3분(태평양 
표준시)
  태양이 나무들 사이로 살짝 모습을  드러낼 즈음 뭔가 양치 식물들 사이
로 음직였고, 존은 이 소리에 잠을 깼다. 감전이라도 된 듯 벌떡 일어난 존
은 자신의 얼굴과 맞닿을 정도로  가까운 거리에 공룡이 있는 것을 발견했
다. 공룡의 머리는 존의 머리의  반 정도밖에 되지 않았고, 입에는 풀을 가
득 물고 있었다. 존이 너무 놀라 비명을 지르자 공룡이 입을 벌렸고, 그 바
람에 반쯤  씹힌 풀이 존의 무릎위로  떨어졌다. 공룡이 몸을 돌렸고  존은 
날아오는 꼬리를 피하다가  풀밭 위로 넘어졌다. 그는 얼른 일어나  주위에 
다른 공룡은  없는지 정신없이 둘러보았다.  하지만 주위에는 덤불  속으로 
사라지고 있는 작은 공룡의 꼬리 외에는 아무 것도  보이지 않았다. 커비의 
웃음소리가 들렸다. 
  "이런. 존, 티라노사우루스를 눈 깜짝할 사이에 죽이더니 이제는 그 새끼
를 겁내고 도망치는 구나. 아! 나의 영웅이시여!"
  "잠깐 놀랐을 뿐이야."
  존은 변명했다. 그는 당황스러움을 감추기 위해 애쓰면서 계속말했다. 
  "그건 그렇고 난 어젯밤  그 공룡이 티라노사우루스일 줄은 꿈에도 생각
하지 못했어. 몸집이 아주 작았고 앞발은 무척 길었잖아. 그리고 나는 공룡
을 죽인 게 아니야. 그냥 약을 좀 올렸지."
  "그럴지도 몰라. 하지만,  눈을 꼬챙이로 찌르는 것도 나쁘지는  않아. 아
마 그놈은 균에 감염되어서 죽게될 걸? 아마 지금쯤 파상ㅍ 주사를 맞으로 
가고 있을지도 몰라."
  커비는 농담을 하며 낄낄 댔고 끼어들었다. 
  "기다리고 있던 어미가  무슨 일이 벌어졌는지 알아차리겠지.  어미 공룡
이 뭐라고 할지  짐작이 간다. '내가 막대기를  가지고 놀지 말라고 말했었
지. 한 번만 더말하면 백 번째로 말하는 거야. 알았으며 얼른 눈을 뽑아 버
려. "
  커비와 존은 함께 웃었다. 리프먼이 사라진 이후 존의  기분이 이렇게 까
지 좋았던  것은 이번이 처음이었다. 이  이상한 ㅅ속에서 말도 되지  않는 
소리에 박장대소하면서 존은 왜 커비, 리프먼과 친구가 되었는지를 알았다. 
이것은 그들이 커비의 차를  탔을 때, 빅 걸프를 마시면서 그리고  서로 장
난치면서 나누던 바로  그런 느낌들이었다. 그들은 평생 동안 친구로  지내
기에는 너무도 다른 점이 많았고,  존은 그 사실을 잘 알고 있었다. 커비는 
언젠가 그의 아버지의  뒤를 이어 목사가 될 것이고  존은 대학을 가게 될 
것이다. 리프먼은...음, 리프먼은 리프먼의  길을 가게 될 것이다. 그들은 한
동안은 서로  연락을 취하겠지만 결국에는 점점...  우리는 서로 다른  길을 
갈 것이고, 그러다가  어느 순간부터는 크리스마스 카드도 보내지 않을  것
이다. 그런  사실을 알고 있었기 때문에  존은 가능할 때 친구들과  즐겁게 
지내기로 마음먹었다. 
  존과 커비는 남은 비상  식량과 짐을 챙기고 떠날 준비를 했다. 존은  어
젯밤부터 무척 겁에 질려 있었으므로 수풀 속에서 찾아낸 활을 꼭 쥐고 있
었다. 하지만 커비의 활과 화살통은 도망쳐 온 숲 속에 있었다.
  "존, 이렇게 하자."
  커비가 주머니에서 동전을 꺼내며 말했다. 
  "동전을 던져 화살을  찾으러 갔다 올 사람을 정하자. 겉이  나오면 제가 
찾아오고, 안쪽이 나오면 네가 갔다 오고 나는 여기에서 기다리는 거야."
  "그런 억지가 어디 있어, 여기서 화살을 만들 수 있지 않을까?"
  존이 사냥칼을 꺼내면서 곧게 뻗은 나뭇가지를 찾기 시작했다. 
  "리프먼이라면 가능하겠지. 하지만  너와 나는 공룡에게서 벗어날  수 있
다면 행운일 거야."
  커비가 말했다. 그들 모두 그것이 사실이라는 걸 알고 있었다. 
  "우리가 화살을 몇 개 만든다고 해. 하지만 내  화살이 어젯밤 어느 정도 
위력을 발휘했는지 봤지. 그 화살에는 강철 촉이 달려 있었어. 나뭇가지 끝
을 날카롭게 하면  뭐가 어떻게 될 것 같아? 그리고  화살을 만들 수 있을 
만큼 여기에 오랫동안 있을 수 있을 것 같아? 포틀랜드에 거의 다 왔단 말
이야. 그래서 계속 가야 하는 거라구. 조금 후에 집에 도착하면 우리엄마가 
해쉬 브라운과 달걀 요리, 그리고 네가 좋아하는 베이컨  요리도 해주실 거
야. 리프먼은 벌써 도착해서 이렇게 시간이 오래 걸렸냐고 놀릴지도 몰라."
  커비가 접시에 코를 대고 냄새를 맡는 시늉을 하더니  눈을 굴렀다. 존은 
전에 커비의 집에서  식사를 한 적이 있었는데 항상 파티상차림  같았었다. 
그의 어머니는 남부 태생으로  포틀랜드에서 제일가는 요리 솜씨를 자랑하
고 잇었다. 존의 어머니도 요리를  잘했지만, 엄마가 한 콩 요리는 콩 못만 
났다. 커비 엄마가  한 콩 요리에는 베이컨과  그 외 몇 가지 재료들이  더 
들어가 완벽한 음식이 되곤 했다. 그 생각을 하자 식욕이 솟았다. 
  그들은 쓸모  없게 된 활을 놔두고  숲을 걸었다. 존에게는 어떤  즐거운 
느낌도 남아 있지 않았다.  단지 공포만 자리잡고 있었다. 화살은 안도감을 
느끼게 해주는 것  이상은 아니었지만 이제는 그것조차 없었다. 그들은  벌
써 두 번이나 공룡에게 쫓겼다. 그들은 말없이 걸었고  내리막길을 지나 웅
덩이가 있는 작은  둑까지 오게 되었다. 둑에서 바라보니 웅덩이의  깊이가 
5, 60센티미터 정도밖에 될 것 같지 않았다. 
  "도대체 어떻게 된 거지?"
  존이 물었다.
  "공룡이 목이 말라 다 마셔 버렸나 보지."
  커비는 농담처럼 말했지만 그러면서도  주위를 다시 한먼 조심스럽게 살
펴보았다. 
  깨끗한 웅덩이를 발견한 그들은 수통을 물에 담그고 물위로 보글보글 떠
오르는 물방울들을 바라보았다.  커비는 손가락으로 물을 휘젓고  있었는데 
갑자기 놀란 표정을 짓더지  웅덩이 속에서 수통을 급히 잡아 뺐다.  그 바
람에 뚜껑이 떨어졌다.
  "왜 그래. 커비?"
  "물 속을 봐, 보이지?"
  존의 눙에는 아무 것도 이상하지  않았다. 그 순가 뭔가 그를 쳤다. 존은 
커비의 뒤를 따라 정신없이 도망갔다.

  엘렌과 앤지는 다음날  아침 쿱이 말한 '시골길을 여기저기  쑤시고 돌아 
다니는 오토바이족들'을 만났다.  이들은 시골 건달들처럼 보였다.  쿱을 제
외한 다섯사람 모두가  막노동꾼처럼 보였다. 오직 쿱만 공들여 면도를  했
고, 그들은 한번도 빨래를  해입지 않아느 사람들처럼 보였다. 그들은 모두 
가죽 부츠를 신고 있었고 청바지에 플란넬 셔츠를 입고  있었다. 두 연인이 
다가오자 그들 중 몇몇은 박수를 쳤고 앤지를 향해  휘파람을 부렁ㅆ다. 청
바지에 코트를 입고  있었지만, 앤지에게서는 관능적인 분위기가 느껴졌다. 
큽이 그들을 소개했다. 
  "이 분들이 내가 말씀드렸던 그 숙녀 분들이오. 이분은 앤지."
  두 남자가 휘파람을 불어 아는 체를 했다. 
  "그리고 이쪽은 엘렌이라고  합니다. 엘렌은 포틀랜드에 남아  ㅣㅆ던 어
린 아들을 찾고 있습니다. 그래서 그 지역을 둘러보는  일을 도와줄 사람을 
찾고 있는 겁니다. 우리가 그 일을 쉽게 알 수 있을 거라고 내가 말했소."
  엘렌은 그녀의 어린 아들의 나이가 17살이라고는 말하지 않았다.  
  쿱이 말하는  동안 엘렌은 두 가지  때문에 신경이 거슬렸다. 첫  번째는 
그 남자들이 자나치게  무장을 하고 있다는 것이었다. 오토바이에는 총  주
머니가 매달려  잇었는데 주머니마다 총이 꽂여  있었ㄷ. 그들 중 두  명은 
권총까지 차고 있었다.  왜 놀러 다니는 오토바이 족들에게 저런  무기들이 
필요한 거지?
  두 번째 남자들 중의 하나가  앤지가 아니라 자신을 바라보고 있다는 사
실이었다. 그는 다른  남자들이 앤지를 바라보는 그런 눈빛으로 자신을  바
라보고 있었다. 앤지는 그런 시선에 익숙해 있을 터였지만  엘렌은 참을 수
없었다. 큽은 그 남자를 칼이라고 소개했다. 그는 키는 쿱과 비슷했으나 완
력이 세 보였다. 잘  빗겨진 검은색 머리카락에 검은 수염을 기른  그는 엘
렌에게서 눈을 떼지 않고 있었다. 
  엘렌은 칼을 똑바로 응시하며 물었다. 
  "저 총들은 도대체 뭐 때문에 필요한 거죠? 총싸움이라도 생각하고 있나
요?"
  칼이 마소를 지었다.
  "대도시는 정말 위험한 곳이죠, 맞지, 친구들? 우리같은 시골뜨기들은 안
전 장치없이 도시에  들어갈 수가 없어요. 게다가 돌보아야할 숙녀  분들이 
이렇게 계시니까요. 자네들도 이렇게  생각하지 않나?"
  다른 남자들이 킥킥대며 웃었다.
  "총은 사냥을 하려고 가지고 가는 겁니다."
  쿱이 말했다. 그리고는 좀더 설명을 하려는 듯 말을  잠시 멈추더니 그냥 
어깨를 으쓱하며 중얼거려ㅆ.
  "어떤 상황이 닥칠지 알 수 없는 일이나까요."
  여기에 있는  남자들은 뭔가 그녀들에게  숨기고 있었다. 이것이  엘렌을 
불편하게 만들어ㅆ. 하지만 이 사람들과 같이 가지  않는다면 포틀랜드까지 
걸어가야만 했고, 그렇게 되면  며칠이 걸릴지 몰랐다. 그녀는 아들을 걱정
하고 있었다. 
  앤지와 엘렌은  오토바이 뒤를 따라 자신들의 지프를  타고 마을을 돌아 
나왔다. 피터스 경관의 말이 옳았다. 거리는 차들로  홍수를 이루고 있었고, 
구석구석에 차들이 체워져 있었다. 그들은 어떤 집의 대문  앞 도로를 통해 
비포장도로로 들어섰다. 그  길은 억덕길로 이어지다가 숲 속으로 나  있었
다. 언덕을 내려왔을  때 그들은 샛강을 가로지르고 있는 작은  외나무다리
에 도착했다. 다리를  건너기 전 칼과 사내들은 오토바이를 세우고  그들끼
리 모여 뭔가 이야기를 했다.  마침내 칼과 쿱이 지프 쪽으로 왔다. 엘렌은 
앤지 쪽으로는 쿱이, 자신이 있는 쪼으로는 칼이 컬어오고  있는 것에 주목
했다.
  쿱이 말했다.
  "여기부터는 차를 가지고 갈  수 없습니다. 우리는 강을 따라 갈 겁니다. 
두 분은 칼과 제가 모시고 가겠습니다."
  칼과 함께 오토바이를 타고 가야 한다는 생각에 엘렌은 소름이 끼쳤다. 
  "길이 어떤데요? 그냥 차로 따라가면 안되나요?"
  칼이 말을 하기 위해 엘렌 쪽의 창문에 몸을 기댔다. 그가  숨을 쉴 때마
다 퀴퀴한 맥주 냄새가  풍겨 나왔다. 구역질 나는 냄새에 엘렌은  몸을 떨
었다. 그녀의 반응을 본 칼이 빙그레 웃었다. 송곳니는 빠져 있었고 이에는 
누런 때가 끼어 있었다.
  "여어, 뭐가 문제죠? 우리를 못믿나 보죠?  우리는 당신을 아들한테 데려
다 주려는 어에요. 더 이상은 갈 수 있는 길이 없어 요. 쿱하고 내가 저 아
래까지 내려 갔다 왔어요."
  그가 다리 쪽을 바라보며 말했다.
  "1킬로미터 정도 더 갈 수는  있지만 거기 부터는 숲 외에 아무 것도 없
어요. 이 숲을 뚫고 아들한테 갈 방법은 없어요."
  그는 무릎으로 지프의  문을 툭툭 걷어차며 말해ㅆ. 칼은 부드럽게  웃는 
것 같더니 심각한 표정을 지었다.
  "우리와 가는 편이 나을 겁니다. 우리는 강툭을 도로 삼아 갈 겁니다. 그
렇게 해서 ㅅ으로 가는 것이 훨씬 빠라요."
  "좋아요."
  앤지가 말했다.
  "우리 물건을 내릴게요."
  칼과 쿱이 사내들에게로 돌아가 뭔가 이야기했다.  사내들은 고개를 돌려 
지프를 바라보다가  칼이 이상한 몸짓을  해대자 웃음을 터뜨려ㅆ.  앤지가 
그걸 보고 엘렌에게 말했다.
  "엘렌, 이번에는 느낌이 안 좋아요.  쿱은 믿을 수 잇고 쉽게 다룰 수 있
을 것 같은데, 칼과 저 사내들은  다른 것 같아요. 저 총들을 가지고 뭘 한
다는 거죠? 저들 가운데 두남자는 자동 소총을 들고  있던데, 봤어요? 당신
하고 같이 가기 싫다는 게 아니에요. 그런 생각은 절대 하지 말아요."
  앤지가 말했다.
  "난 그저 당신이 우리가 지금 어떤 상황 속으로 뛰어드는 건지 알았으면 
하는 거에요. 칼과 그의 동료들은 지금 좋은 기회를 잡은 거에요. 공장이나 
작업장으로부터 벗어나 여자나  낚으로 다닐 아주 좋은 기회 말이에요.  아
마 쿱이 그들을 통제할 수있을 거에요 -그는 할 수있을 거에요."
  "앤지. 지금까지 도와준 것만으로도 충분해요. 당신은 모텔에서 편안하게 
빌을 기다리며 지낼 수 있었는데도  다인의 시간과 돈을 쓰면서 나를 이곳
까지 어렵게 데려다 주었어요.  돌아가세요. 지금부터는 나 혼자서도 할 수 
있어요. 나도 저들을 믿지는 않지만 내 아들을 만날  수만 있다면 악마하고
라도 거래를 할 거에요. 난 아이가 포틀랜들에 있는지, 아니라면 어디에 있
는지 알아야만 해요."
  "내가 칼의 오토바이에 타기를 바라는 군요."
  "앤지, 당신은 갈 필요가 없다고 말하는 거에요."
  "나도 들었어요. 누구 오토바이에 타고 싶어요?"
  엘렌은 앤지를 바라보고 미소를 짓다가 그녀를 껴안았다.
  "내가 칼하고 갈게요. 당신은 쿱이나 사로 잡아요."
  "이면 오토바이 여행이 끝날 때쯤이면 그는 나무하고라도 잘 수 있을 정
도로 흥분되어 있을 거에요."
  엘렌도 그  점은 확신하고 잇었다. 그녀는  그저 칼이 그런 생각을  갖지 
않게 되기를 바랄 뿐이었다.
  그녀와 앤지가  오토바이에 올라타자 다른  사내들은 약간의 불만스러워 
했다. 그들은 모두 앤지와 쿱을 바라보고 있었고, 오직 칼만이 정나미 떨어
지는 입맞다시는  소리를 내며 엘렌을 보고  윙크를 했다. 엘렌은 칼  뒤에 
앉는 것이 부척  싫었다. 그녀가 오토바이에 올라타기 위해 그녀의  다리를 
뻗어 들어올리자, 칼은 그녀의 다리를 누르며 듣기 거북한 소리를 냈다.
  다른 사내들이 앞정서서 다리를  자나간 다음 오토바이를 돌리자 비탈이 
심한 강둑을 따라 흙들을  흘러내렸다. 땅은 무척 울퉁불퉁했고, 엔렌은 떨
어지지 않으려고 애썼다. 그녀는 손을 칼의 몸에 대기  싫어 그의 옷자락만 
잡고 있다가  가끔씩 몸의 균형을 잡기  위해 그에게 살짝 기대기만  했다. 
앤지는 엘렌처럼 까다롭게 굴지 않고 있었다. 그녀는 쿱의  허리에 팔을 두
르로 있었고, 가슴을 그의 등에 찰싹 대고 있었다.
  시간이 어느 정도 흐르자 엘렌은 긴장을 조금 풀었다.  그녀는 칼을 믿기 
시작했다. -최소한 그의 운전 솜씨는 훌륭했다.
  몇 시간은 흐른 것 같았고, 앞장을 서서 길을  안내하던 바비라는 이름의 
덩치 큰 사내가 엄추어 서더니 오토바이를 몰고 뒤로 와 쿱과 이야기를 나
누었다. 바비는 이 근처 어딘가에 있는 그 무엇에 대한  것을 묻는 것 같았
고, 그러자 쿱이 강둑너머를  가리켰다. 바비가 오토바이를 둑 사이로 조금 
몰고 나갔고  오토바이 엔진 소리가 요란하게 들려ㅆ.  오토바이가 둔덕 언
저리에 닿는 것 같더니  그가 모습을 감췄다. 한참 후 그가  다시 나타나더
니 다른 사람들에게 뒤따라오라는 신호를 보냈다. 한사람씩  나내들은 등성
이를 햐해 오토바이를 몰았다. 
  쿱과 칼은 다른 사람들이 다 건너갈 때까지 기다려ㅆ.  큽은 고개를 돌리
고 앤지에게 뭔가 이야기 했다.  그러자 앤지는 팔에 힘을 주며, 그에게 몸
을 더 바짝  기댔다. 쿱도 마찬가지로 엔진을 부르릉거리며 둔덕을  올랐는
데, 착륙할 때 오토바이가 약간  비틀거렸다. 잠시 후 중심을 잡은 그는 둑 
가장자리를 따라 앞으로 계속 나아갔다.
  칼은 엘렌에게 몸을 돌리고 말했다.
  "핸지가 한 것처럼 잘  붙잡아요, 올라갈 때 나를 꼭 잡고 몸을  내게 붙
어요."
  엘렌은 오토바이에서 내려 혼자서 언덕을 넘어가고  싶었다. 이것은 단순
히 언덕을 오르는 것이 아니었고 어떻게 보면 위험한  일이었다. 다른 사내
들은 칼이 과연 강둑을 뛰어넘을 수 있을지 보고 있었다.
  만약 엘렌이  칼을 다루어야 한다면 그녀는 그의  자존심을 건드리는 일 
따위는 하지 않을 것이다. 테리와의 결혼 생홀을 통해  심리학에 대해 조금
이나마 주워 들은 게 있었다. 엘렌은 사람을 폭력적으로  돌변하게 하는 가
장 빠른 길은 자존심을 건드리는 일이라는 것을 알고 있었다.
  칼은 엔진에 시동을 걸고 둔덕  아래쪽에 두 줄로 서있는 오토바이들 사
이를 가리켰다. 혐오감을  감추며 그녀는 칼의 허리에 팔을 두르며  그에게 
몸을 기댔고, 그가 들에 닿은 그녀 가슴에 정신을  빼앗기지 않기만을 기도
했다. 그때 칼이  클러치를 놓았다. 오토바이는 공중으로 날았고,  오토바이 
앞바퀴가 휙 꺽이고  있었다. 오토바이의 속도가 뚝 떨어지며 엔진이  요동
쳤다. 그들이 속도를 줄여  착지하자 앞바퀴는 제대로 돌아왔고, 그들은 꼭
대기를 넘었다. 
  칼은 줄지어 서 있는 오토바이들  옆을 의기양양하게 지나 맨 앞줄에 멈
춰 섰다. 바비와 다른 사내들은 박수를 치며 환호성을 질렀다. 그때 바비가 
엘렌을 똑바로 쳐다보았다.
  "칼, 그녀의 기분이 풀린 것 같은데."
  엘렌은 아직도 자신이 칼의 허리에 팔을 두르고 있는  것을 알았다. 그녀
는 손을 놓고 뒤로 물러나며 바비를 노려보았다. 그는 계속 웃고 있었다. 
  그들은 미송 나무가 듬성듬성 나있는 길을 빠져 나와 들판으로 접어들었
다. 저 멀리 숲이 보였다. 엘렌은 숲에 대해서는 이미 라디오에서 들었었지
만 눈앞에서 이렇게 보니 정만 믿을 수가 없어ㅆ.  나무들은 그기후에서 자
라는 주목이 아니었고, 이상할  정도로 엄청나게 컸다. 그녀는 그것들이 삼
나무일 거라고 추측했다.  나무들은 캘리포니아의 자이언츠 애비뉴를  따라 
서 있던 나무들만큼이나 컸다. 사내들도 오토바이를 한쪽에  세우고 믿오지
지 않는다는  표정으로 나무들을 바라ㅗ았다.  나무 밑에 나있는  덤불들은 
그리 빽빽하지는 않았지만 키가 상당히 컸다. 일부 양치  식물은 엘렌의 키
만큼 자라 있었지만, 매부분의 풀들은 키가 2미터가 넘을 것 같았다. 
  엘렌은 동굴에 같이 있던  그 청년을 생각했다. 백년 전에 겪은 사건  같
아삳. '세강의 종말' 그가 그렇게  말했다. 엘렌은 숲을 바라보며 그라 이런 
걸 말하려고 했던 건지 궁금하게  여겼다. 5번 고속도로 위에 산이, 포틀랜
드에는 삼나무  숲이 떠어진다는 거였을까? 이런게  어떻게 세상의 종말일 
수 있는 거지?
  사내들조차 숲을 보고는  놀란 것 같았다. 다시 그들이 출발했을때는  쿱
이 선두에 섰고 칼이 그 뒤에 섰다. 그들은 풀들을  짓밟아 뭉개 버리며 숲
을 따라 오토바이를 몰았다. 엘렌은 주변에 농가라도 있어  피해를 보지 않
을까 걱정했으나 건물은  하나도 보이지 않았다. 그녀는 이제 아들  가까이
에 와 있었고 불법적인 약탈을 위해 여기에서 멈추고  싶지는 않았다. 마침
내 쿱이 숲속으로 들어갔고, 엘렌은 그가 무엇을 찾고  있었는지 알게 되었
다.- 숲을 지나  그 반대편으로 나오니 초원이  나왔다. 그들은 오토바이를 
쿱이 서 있는 초원  가운데로 몰았다. 칼은 쿱 옆에 오토바이를  세웠고 다
른 사내들이 그들의 양옆에 나란히 섰다.
  "저기에서 그걸 봤소."
  쿱이 손을 가리켰다. 
  엘렌은 그들이 말하고 있는 그것이 뭔지 궁금했다.
  "염병할."
  키쉬톤이라 불리는 남자가  옥을 내뱉었다. 그는 사내들 가운에 가장  키
가 작았지만 힘은 제일  센 것 같았다. 그의 팔뚝과 가슴은  근육으로 뭉쳐
져 있었고, 보디빌더처럼 몸이 단련되었었다.
  "엉터리 같은데."
  "쿱은 우리에게 거짓말하지 않아, 안 그래요, 쿱?"
  칼이 말했다.
  키쉬톤이 입을 다물고 주위를 둘러보았다.
  엘렌은 이런 것들이 사춘기에  전형적으로 나타나는 우정의 표현 방법과 
비슷하다고 생각했다.  테리가 뭐라고 말했었더라?  '느슨한 동료 의식으로 
연결되어 있는, 같은 의견을 지닌 남성들의 모임으로  정해진 리더가 없음.' 
엘렌의 기억이 되살아났다. 각 구성원들은 자신들의 그룹에  리더가 있다는 
것을 강력하게 부정하지만 외부인이 볼 때는 리더가 아주 명확하게 드러난
다. 여기에서는 칼이 리더였다.  엘렌은 리더쉽이란 다른 남성들이 높이 평
가하는 뭔가를 - 이를테면 가장 힘이 세다거나, 가장 놓은 차를 가지고  있
다던가 또는 여자를 잘 다룬다던가 하는 것들을 -가지고 있느냐,  아니냐에 
달렸다는 걸  알고 있었다. 엘렌은 칼을  유심히 살폈고 그가 그들  가운데 
제일 난폭한 건 아니라고 판단했다. 키쉬톤이나, 바비가 제일 거칠 것 같았
다. 칼은 그들처럼 거칠어 보이지는 않았지만 틀림없이 리더였다. 왜일? 키
쉬톤이 다시 말했다.
  "좋아, 만약 그게 여기에 있다면 어떻게 어미를 찾지?"
  "쿱이 찾을 거야, 그렇지 않아야\ㅛ,쿱?"
  그건 질문이  아니었다. 칼은 쿱에게 그들이  찾고 있는 그 뭔가에  대해 
책임질 것을 요구하고 있었다.
  그들이 자신의 아들을 찾는 일을 까맣게 잊고 있는 것 같았기 때문에 엘
렌은 말을 꺼냈다. 
  "나는 당신들이 내  아들을 찾는 걸 도와주러 온 걸로  알고 있었는데요, 
어떻게 된 거죠?"
  칼이 엘렌을 보고 이를 드러내며 징그럽게 웃었다.
  "아, 걱정 말아요, 우리가 알아서 해결할  테니까요. 출발하지죠. 쿱, 내가 
후미에 서겠습니다."
  앤지가 엘렌의 어깨에 팔을 둘렀다.
  "어떻게 그렇게 칼을 잘 참아냈어요? 나하고 자리 바꿀래요?"
  "아니에요. 당신도 쿱하고 아주  잘 하고 있어요. 쿱을 계속 당신 매력으
로 꽉 잡아두라구요"
  "그러라면 걱정하지 말아요. 그는 내 손아귀에 있어요."
  앤지가 킥킥대며 웃었다.
  쿱은 초원 주위를  한번 둘러본 다음 나무들 사이로 오토바이를  물았다. 
키 큰 양치 식물들과 풀들이 초원에 빽빽이 들어서  있어ㅆ. 하지만 따에는 
덤불들이 듬승듬성 나 있을 뿐이었다. 이도은 천천이, 그러나 쉬지 않고 계
속 되었다. 칼은 덤불을 헤치고 지나가는 동안 계속  욕설을 퍼부었고 풀더
미들을 걷어찼다. 
  그들은 나무들 사이를 빠져노와 또 다른 초원으로 들어섰는데 쿱과 앤지
는 초원 끄트머리를  지나 모습을 감추고 있었다. 다른 오토바이들도  하나
씩 그 뒤를 따랐다.  칼이 마지막으로 작은 시내물을 뛰어 남어  초원을 벗
어났다. 길은 미끄러웠지만 그들은  무사히 통과 했다. 여기에는 언덕이 그
리 많지 않았기 때문에 엘렌은 주면의 풍경들을 볼  수 있었다. 포틀랜드가 
더 이상 존재한지  않는 다는것은 분명했다. 엘렌은 만약 포틀랜드가  없어
졌다면 아들도 마찬가지일 수 있다는 사실을 깨달았다.
  쿱이 그들을 이끌고 언덕을  지나 초원으로 들어서더니 오토바이의 시동
을 꼈다. 
  "저길 봐요."
  쿱이 초원을 가리켰다.
  엘렌에게는 풀과 양치  식물들의 군집 외에는 아무 것도 보이지  않았다. 
갑자기 반구형의  머리가 풀 위로 불쑥  올라왔다. 길고 가느다란 목  끝에 
머리가 달려 있었고 살갗은 ㄱ은 녹색으로 빛나고 있었다.  그 머리는 풀을 
입에 잔뜩 물고 그들을 바라보고 있었다. 엘렌은 지금까지  이렇게 생긴 것
들을 한번도 본 적이  없었다. 최소한 살아있는 것을 본 적은  없지만 그것
은 공룡이 분명했다.
  "젠장!"
  칼이 소리를 질렀다.
  "어미는 내 거야."
  "제기랄, 경찰 나으리는 거짓말을 하지 않았어."
  "내가 말했었지. 난 이런 걸 가지고 거짓말할 사람이 아니라구."
  엘렌은 사내들이 총을 꺼내 탄혼을 장전하는 것을 보았다.
  "그냔 내버려둬요!"
  엘렌이 소리쳤다.
  "만약 저게 공룡이라면 아마 살아 있는  마지막 공룡일 거에요. 주여서는 
안돼요. 그냥 그대로 놔둬요."
  "누가 당신한데 물어 봤어?"
  키쉬톤이 거칠게 대꾸했다.
  "누구든지 저눔을 명중시키는 사람이 머리를 갖느 ㄴ거야."
  나머지 사내들이 환호성을 지르며 소리를 쳤다.
  "좋아."
  "난 이번 일은 몰라."
  쿱이 덧붙였다. 하지만  그는 칼과 다른 사내들에게 두려움을 느끼는  것
처럼 보였고 그는  그들이 자신을 한번 노려보기라도  하면 움츠러들 것이
다.
  "엘렌 말이 옳아요."
  앤지가 ㅁ라을 잘랐다.
  "저 공룡을 죽이는 것보다 살려 두는 편이 훨씬 쓸모가 있다구요."
  돈에 대한  이야기가 나오자 그들은 주춤거렸고 마침내  칼이 입을 열었
다.
  "젠장, 저 놈이 있던 곳에는 더 많이들 있을 거라구."
  흥분한 사내들이  오투바이에 시동을 걸더니  울퉁불퉁한 땅위에서 미친 
듯이 원을 그리며 빙글빙글 돌고 있었다. 오직 쿱과  칼만이 잠자코 있었는
데 칼은 매서운 눈초리로 쿱을 노려보았다.
  "당신은 우리와 한편인가요, 아닌가요, 쿱?"
  "이렇게 자네들하고 오지 않았나, 칼."
  쿱이 힘없이 말했다. 하니만 엘렌은 쿱이 돈을 받고  공룡 이야기를 해주
었다는 걸 알았다. 
  겁에 질린 불쌍한  쿱도 엘렌과 똑같은 생각을 하기 시작했다.  숲속으로 
깊이 들어올수옥, 그리고 문명으로부터 점점 멀어질수록 사내들은  점점 거
칠어지고 있었다. 
  공룡 사냥이 시작되었다. 공룡은 잠깐동안 자신을  향해 가까이 다가서는 
무리들을 바라보더니 반대편으로  도망쳤다. 엘렌은 공룡이 달리는  모습을 
열심히 지켜보았다. 키가 3미터 정도 되는 공룡은  두다리로 달리고 있었는
데 사람들보다 훨씬 빨랐다.
  오토바이를 탄 사내들은 두 패로 나뉘어 공룡의 양엎으로 다가섰고 공룡
이 숲  속으로 들으로 들어가기 전에  공룡을 쓰러뜨리려고 했다. 거의  말 
수가 없던, 단단해  보이는 체격에 대머리가 진 버틀러라는 이름의  남자가 
오토바이를 옆으로 기울여 세운  뒤 총을 쏘았다. 맞지는 않았지만, 총소리
에 놀란 공룡이 오른쪽으로 방향을 틀었기 때문에 키쉬톤의 오토바이가 궤
도에서 벗어났다. 풀밭으로 오토바이가 쓰러지면서 그가 풀밭에 처박혔다. 
  버틀러가 다시  총을 쏘았고, 공룡은  무릎을 꿇으며 옆으로  쓰러지더니 
그 긴 목을 들썩였다. 다른 사내들이 오토바이를 타고  공룡에게 가까이 다
가갔고, 버틀러는  오토바이에서 내려 그들의 뒤를  따랐다. 하지만 그들이 
다시 총을 들기도 전에 공룡은 몸을 일으키고 숲을  향해 달리기 시작했다. 
너무 멀리 떨어져 있어 제대로 볼 수 없었던 쿱은 오토바이에 시동을 걸고 
앤지를 대운 뒤 그 자리를 떠났다. 하지만 칼은 꼼짝하지 않았다. 
  오토바이를 탄  사내들이 다시 공룡을  공격했고, 공룡은 초원  가운데로 
달려갔다. 억지로 그  장면을 지켜보던 엘렌의 눈에 공룡의 뒷다리에서  흘
러나오는 피가 보였다. 그녀는 공룡을 구할 수 있는 다는 생각은 포기했고, 
차라기 그들이 얼른 공룡을 죽여 고통을 없애 주기를  바랬다. 하지만 사내
들은 사냥을 즐기고 있었다.
  공룡은 엘렌과 칼이 성 lT는 곳으로 오고 있었다. 공룡과 점점  가까원지
면서 모슴이 잘 보였다.  총성이 울렸고 공룡이 오른쪽으로 고꾸라졌다. 공
룡은 일어나기 위해 몸부림을 치고 있었다. 뒷다리는  괜찮았지만 앞다리가 
몸무게를 지탱할 수  없을 것이다. 앞다리가 푹 꺾이면서 공룡이  나뒹굴었
다.
  공룡이 쓰러지면서 풀밭이  뭉개졌고, 공룡이 흘린 피가 땅을  적시고 있
었다. 사냥꾼들은 손가락질을 하며  그 광경을 보고 웃어대고 있었다. 쿱이 
그때 도착했다. 
  오토바이에서 내린 큽은  화가 나서 바비에게 항의했다. 바비는 쿱의  얼
굴에 자신의 얼굴을 바짝 들이대고 고함을 지르고 있었다.  앤지가 팔로 쿱
의 허리를 감싸고 그를 잡아당겼다. 그러자 바비가 무슨  말인가를 했고 다
른 사내들이 모두 웃었다. 사냥꾼들은 다시 죽어 가는  공룡의 몸부림을 즐
기기 시작했다. 앤지와 쿱이  잠깐 이야기를 나누더니 쿱이 돌아섰고, 그는 
자신의 권총을 꺼내어 공룡을 향해 총을 쏘았다.
  사냥꾼들은 권총  소리에 놀라 뒤로  물러났고 그냥 바라보고만  있었다. 
그러더니 모두 쿱을 향해 돌아섰다.
  엘렌은 멀리서도 그들의  분노를 느낄 수 있었다. 앤지의 안전이  걱정된 
엘렌이 그쪽으로 걸어가려고  하는데 칼이 그녀의 팔을  걸칠게 잡아 세웠
다. 
  "파티를 즐기게 놔둬요."
  칼이 증글맞게 웃으며 엘렌을 자기 쪽으로 끌어 당겼다. 
  엘렌은 손으로  칼의 가슴을 밀었다.  칼은 심술궂게 쳐다보더니  엘렌의 
허리에 팔을 두르고 다시 자기 쪽으로 끌어당겼다. 그는 강했고, 그녀를 힘
으로 굴복시킬 수 있었다. 하지만 잔인해 보이는 그의  눈빛은 그가 그녀의 
처항을 즐기고 있다고 말하고 있었다. 갑자기 칼은 팔에  힘을 주고 그녀의 
엉덩이를 잡아끌어ㅆ. 그리고는 자신의 몸을 그녀에게 비벼 대기 시작했다.
  "그러지 말아요, 칼! 보내줘요."
  "어딜 갈 건데? 사냥은 끝났다구. 볼 건 아무 것도 없어."
  "난 아들을 찾아야 해요."
  "부인, 아직도 모르겠소? 여기에는  아무것도 남아 있지 않아요. 모두 사
라져 버렸다구요.도시도,  사람들도... 물론 당신 아들도,  당신에겐 곧 다른 
사람이 있어야 알 것 같은데. 내가 그 일을 도와주지."
  칼이 엘렌의 위로 쓰러졌다.  엘렌은 칼의 품안에 안긴 채 땅 위로  쓰러
졌다. 그의 입에서 계속 술 냄새가 풍겼다. 엘렌은 몸부림치며 칼의 머리를 
힘껏 때렸다. 그는  비명을 지르며 얼굴을 가리느라 그녀에게서 떨어져  나
갔고, 엘렌은 더욱 세게 그를 때렸다. 
  "어서 비켜!"
  그녀가 비명을 질렀다. 
  칼은 더 이상 웃지 않았다.  그는 그녀의 주먹을 재빨리 피했다. 그때 엘
렌은 누군가 웃은 소리를 들었다.
  "칼, 너무 살살 다루는 거 아냐."
  키쉬톤이 그들을 내려다보고  있었다. 그는 끝이 날카로운 풀 위로  넘어
지면서 수십 군데를 베이고 피를 흘리고 있었다. 그의 얼굴과 셔츠, 그리고 
바지는 찢어진 채 피에 물들어 있었다.
  "꺼져, 키쉬톤, 난 바삐."
  칼이 으르렁거렸다.
  엘렌은 칼의 자존심이 상처받았다는 걸 알아차렸다.  키쉬톤은 그가 여자
한테 얻어맞는 것을 본 것이다. 이제 칼은 그에 대해 보복을 할 것이다. 그
때 쿱이 엔진  소리를 요란하게 내며 다가왔다. 앤지가 바로  오토바이에서 
내려 엘렌을 부축해 일으켰다.
  쿱은 화가 나있는 것 같았다.
  "도대체 뭘하고 있었나, 칼? 우리는 부인이 아들을  찾는 걸 도와주러 여
기에 온 거야, 기억하나? 이런 일을 다시 한번 저지르면 내가...내가..."
  "당신이 뭘? 날 체포라도 할건가? 어디에서 그 망할 놈의 감옥을 찾아낼 
거야? 빌어먹을 당신은 경찰도 아니잖아."
  "그래도 나는 퇴역 경찰이야-"
  "쿱, 당신은 피토스  서장의 골칫덩어리였어. 서장이 당신을 어쩌지 못한 
것은 당신한테는  돈이 안 들었기 때문이지.  우리라면 그 적은 돈을  받고 
노예나 다름없이 일하지는 않았을 거야. 큽, 그렇게 바보였나? 그는 우리에
게 제안을 했지. 여기 키쉬톤이나 다른 사람들 거의  모두에게 한번씩은 제
안했었어, 그렇지 않나, 키쉬톤? 알려줄게 하나 더 있는 데, 쿱, 우린 더 이
상 당신이 필요 없어. 우리는 공룡을 잡았으니까. 이제 당신이 어디에 더쓸
모가 있겠어?"
  그의 목소리는  최후 통첩처럼 들렸고  쿱에게는 아무런 권한도  없었다. 
만약 그들이 쿱을  돌려보내거나 더 나쁜 일이  생긴다면 아무도 칼로부터 
엘렌을 보호해 줄 수 없을 것이다. 쿱은 키쉬톤이  끼어들까봐 불안하게 그
를 바라보았다. 그들의  다툼은 오토바이 뒤에 공룡의 목을 매달고  요란한 
소리를 내며  달려온 버틀러의 구역질나는  모습에 잠시 중단되었다.  그의 
뒤를 따라 나타난 사람들 억시  오토바이 뒤에 공룡의 다리를 하나씩 매달
고 있었다.
  "저 새끼를 공룡이라고 부른 거였어요?"
  엘렌이 물어었다. 모두들 엘렌에게로 모리를 돌렸다.
  "새끼라구?"
  버틀러가 얼른 고래를 오토바이를 뒤로 돌리며 말했다.
  "지금 어미 공룡한데 새끼라고 말하는 거요?"
  "그래요."
  엘렌이 말을 계속했다.
  "공룡은 성장하면 이것보다  훨씬 더 커져요. 어떤 것들은  3층 건물높이 
만큼이나 크다구요. 아주 크기 때문에 당신들이 이렇게 잡아  올 수 있는지 
의심하는 거에요, 그렇기 않아요,쿱? 나는  당신이 더 큰 공룡을 찾아낼 거
라고 장담해요, 안 그래요, 쿱?"
  앤지가 장단을 만추었다.
  "나도 영화에서  이런 공룡들을 본적이 있기  때문에 공룡들이 이것보다 
훨씬 더크다는  걸 알아요. 킹콩 영화  본 적 있어요? 이게  큰 놈 같아요. 
쿱?"
  아무도 쿱의 대답에  신경 쓰지 않았다. 사내들은 자기들끼리 떠들고  있
었다. 누군가 술병을  꺼냈고 그들은 술을 마시며  다음 사냥 계획을 짰다. 
칼은 그들 사이에 섞여 있으면서도 아직 끝나지 않은 일이 남아 있다는 눈
빛으로 엘렌을 바라보고 있었다.
  사내들은 알코올의 힘을 빌어 다시 오토바이에  올라탔다. 엘렌에게는 이
제 두 가지 선택이  남아 있었다. 그녀는 두려움을 숨긴 채칼이  탄 오토바
이의 뒤에 탔다.  앤지는 자리를 바꾸어 타겠다는 눈빛으로 그녀를  바라보
고 있었지만  그렇게 할 수는 없었다.  게다가 엘렌이 보기에 앤지는  쿱을 
잘 다루고 있었다. 그리고 그들에게 필요한 것은 쿱이  떠한 이후 사내들을 
잘 다룰 수 있는 통제력이었다.

  존이 마치 몇 시간은 걸은 것  같다는 생각을 하고 있을 때 커비가 걸음
을 멈추고 섰다.
  "뭔가 이상해, 존. 지금쯤이면 포틀랜드에  도착했어야 하는데. 여기 경치
는 이미 봤던 것들이야."
  존은 주위를  둘러보았지만 아무 것도  알아내지 못했다. 그는  자신들이 
계속을 따라 내려왔다는 것을  알았다. 양쪽으로 언덕들이 모두 보였고, 여
기저기에 나무들이  쓰러져 있었다. 숲은 울창했지만  길은 평탄해 보였다. 
이게 윌라밋 계곡인가? 커비는 그렇게 확신하고 있었고,  존은 항상 그랬듯
이 자신보다는 커비의 직김을 더 믿고 있었다.
  "아마 조금 더지나온 거겠지."
  존이 말했다. 커비는 골똘히 생각하고 있었다.
  "모르겠더, 존. 최소한 고층 건물들이 보여야 하는데."
  커비는 주위를 열심히 둘러보았다. 그러더니 남쪽을 가리켰다.
  "저 쓰러져  있는 나무들 위로 올라가  보자. 그러면 주위를 살펴  볼 수 
있을 거야."
  존은 망설이다가 커비의 뒤를 따랐다. 언덕을 다시 넘은  후 존이 걷기를 
포기하려는 순간 그들이  쓰러져 있는 나무들 안에  생긴 개간지로 들어섰
다. 나무들은 사방에 쓰러져 있었고, 뿌리는 뽑혀 허공에 들려 있어 눈앞을 
가리고 있었다. 그들은 비탈이 심한 언덕까지 가서 쓰러진  나무 줄기를 밟
고 올라섰다. 계곡이 잘 보였다. 계곡 아래 여기저기에 개간지가 있는 숲이 
생겨나 있었다.  계곡 중간에 포틀랜드가 있었다.  희미하게 보이기는 했지
만, 그건  틀림없이 포틀랜드였다. 커비와 존은  환호성을 지르며 껑충껑충 
뛰었다. 그때 커비가 다시  크게 소리지르며 도시의 남쪽을 가리켰다. 존이 
커비가 가리키는 곳을 바라보았다. 처음에는 그러 건물들과  나무들만 보이
고 있었다. 그 순간 그는  보았다. 술숲에 의해 나뉘기는 했지만 언덕이 보
였고, 그 언덕  위에 희미하게 커비네 교회가  보이고 있었다. 존은 교외를 
바라보다가 집을 찾기  시작했다. 그는 이 위치에서는 집이 보이지  않는다
는 것을 알았지만 계속 찾았다.
  "오, 하나님 감사합니다. 저희를 여기까지 인도해 주셔서 감사합니다."
  커비가 큰 소리로 기도를 하고 있었다. 존은 속으로  감사의 기도를 올렸
다. 뭔가 좋은 일이 생길 거라는 느낌 속에 그들은  교회를 바라보고 서 있
었다. 잠시 후 으르렁거리는  소리에 그들의 생각이 중단되었다. 그 소리는 
공룡의 울음소리가 아니었고 꽤 떨어진 곳에서 울리는 엔진 소리같은 것이
었다. 소리를 듣고 그는 포틀랜드 하늘 위로 생긴  반구형의 빛을 바라보았
다. -빛은 금방 사라졌다.
  그들은 숲 속으로 뛰어들었고 목적지를 향해 있는 힘을  다해 달렸다. 그
들은 지치고 허기져 있었지만 결승점을 눈앞에 둔 선수첨럼  힘을 냈다. 계
곡 밑에 생겨난 숲에는  나무가 그리 많지 않았고 덤불만 약간  있었다. 그
들은 창처럼 날카로운 풀들을 피해  엄청나게 많이 생겨난 양치 식물들 사
이로 걸어가야 했지만 걸음을 늦추지 않앗다. 한참을 갔을  때 그들은 엄청
나게 큰 물체가  나무 사이로 걸어오는 소리를 듣고  덤불 속에 몸을 감췄
다. 그들은 땅위에 엎드려 그 공룡들의 후각이 나쁘기만을 기도했다. 곧 그 
소리들은 다른 방향으로 옮겨갔고 그들은 재빨리 일어나 계속 나아갔다.
  주변이 점점 어두워졌기 때문에 존은 불안했ㄷ.  여기에는 풀이나 나무가 
얼마 없엇다. 밤에 몸을 숨길  속이 마땅치 않앗다. 존은 다시 엔진 소리가 
멀리서 울리는  것을 듣고 하늘을  올려다보았다. 하지만 비행기는  보이지 
않았다. 누군가 숲 속을 지나고 있었다.
  "사람들이야. 커비. 들어보라구. 사람 소리가 나."
  "네 말이 맞아. 어쩌면 도시 외곽에 도착한 걸지도 몰라."
  그들이 어디에서 소리가 나는지  알아내려고 애쓰는 순간 갑자기 소리가 
잠잠해졌다. 커비는 손가락으로 앞을 가리켰고, 그들은 재빨리 나무 속으로 
몸을 숨겼다.

  그들은 바비가  언덕을 다시 오르는  동안 시냇가에서 기다렸다.  바비의 
모습이 보이지 않는 것 같더니 고함 소리가 들렸다.
  "이럴 수가. 자네들도 이걸 봐야만 해. 어서들 올라오라구."
  바비를 따라  언덕 위로 올라가 보니  커다란 개간지가 나왔다. 그  뒤로 
뭔가 희미하게 반짝이고 있었는데 그것은 바로 포틀랜드였다.  희망이 엘렌
의 온 몸에 퍼져 나갔다. 그녀는 아들 찾는 일을  조금씩 체념하고 있던 중
이엇다. 하지만 어쩌면, 정말로 어쩌면 찾을 수 있을지도 몰랐다. 
  이제 존의기분은 훨씬  나아져 있었다. 만약 도시 외곽까지 온  것이라면 
그는 집까지 차를 얻어 타고 가서 집에서 잠을 잘  수 있을 것이다. 언덕을 
더 넘어야 했지만 그 던덕은 경사가 완만해 넘기가  쉬웠다. 반대편으로 내
려오자 나무들은 점점 적어지고 있었고, 그들은 커다란  개간지를 발견하였
다.
  개간지 가장자리에 몇 대의 오토바이들이 세워져  있었다. 오토바이 근처
에 8명의 사람들이 서 있었는데, 꽤 멀리 떨어져 있었지만, 존은 그 가운데 
두 명은 여자라는 것을 알 수 있었다. 그리고 그중 한명은 낯이 익었다. 그
녀의 움직임을 보고 존은 바로 엄마라는 걸 알았다. 
  "우리 엄마야."
  그가 커비를 지나쳐  개척지로 걸어가며 말했다. 커비가 존의 팔을  잡아 
세웠다. 
  "기다려, 존, 뭔가 이상해."
  존과 커비는 그 자리에 서서 그들을 지켜보고 있었다.
  엘렌과 앤지는 도시가  남아 있다는 사실에 흥분하고 있었다. 하지만  사
내들은 실망한 것 같았고 심지어는 화가 난 것처럼 보였다.
  "당신이 우리한테 어미 공룡을 찾아 줄 거라고 생각했었는데, 쿱."
  칼이 위협하듯 말했다.
  "그렇지."
  키쉬톤이 협박조로 말을 받았다. 키쉬톤의 상처에서  계속 피가 흘러나오
고 있었다.
  "나는 첫 번째 사냥감을 놓쳤어, 뭔가 일을 찾아 여기에 왔는데 말이야."
  그는 오토바이를  세우고 쿱에게 다가갔다. 쿱은 앤지에게  오토바이에서 
내리라고 말하고 키쉬톤과 맞섰다. 
  "나는 벌써 망신들한테 공룡을 한 마리 찾아 주었어.  두 마리를 찾아 준
다고 말한 적 없어."
  "그것만으로는 충분하지 않아, 쿱.  만약 우리한테 공룡을 찾아 줄 수 없
다면 도대체 당신은 어디에 필요하겠어?"
  "쿱은 우리를 실망시키지 않아. 키쉬톤."
  칼이 쿱 앞으로 나서며 말했다.
  "우리한테 공룡을  찾아 줄 거야.  그것뿐 아니라 다른 놀이를  위해서도 
우리를 여기 데려온 거라구."
  그가 킬킬거리며 웃고 있었다. 
  쿱의 얼굴이 일그러지며 굳어졌고, 그의 눈에는 두려움이 떠올라 있었다.
  "훌륭한 경관이자 우리의 동료인  네 놈이 우리에게 엘렌과 앤지를 데려
다 주었잖나. 세상에서 가장 죽여주는 여자 두 명을 말이야."
  "최소한 앤지야 그렇지."
  키쉬톤이 그녀의 뒤로 다가서면서 말했다.
  "이봐, 키쉬톤, 너와 다른 사람들은 그녀를 가져, 엘렌은 나를 흥분시켜."
  "그따위 소리는 집어치우게, 칼."
  쿱의 목소리가 떨리고 있었다.
  "여자들이 자네가 진담하는 걸로 알겠어."
  칼이 자신이 바지 가랑이 사이를 잡고 흔들기 시작했다.
  "내가 진지해 보이지 않나, 쿨?"
  다른 사내들이 웃기 시작했다.
  "손을 내려놔, 칼"
  쿱이 총을 빼 들기 위해 손을 아래로 내렸다.
  "나를 말릴 수 있나, 경찰 나으리?"
  "나는 법을-"
  "쿱, 당신은 더 이상 칼튼의 경찰이 아니야. 그리고 여기서는 더 이상 법
이 존재하지 않는다는 걸 알아야지. 여기에서는 내가 법이야."
  그러더니 아무런 경고도 없이, 칼은 총을 빼들고 쿱의 가슴에 쏘아 댔다. 
땅위로 쓰러진 쿱은 몸을 비틀더니 수풀 깊숙이 처박혔다.  엘렌은 그가 죽
었다는 걸 알았다. 
  다른 사내들도 충격을  받고 가만히 서 있었다. 엘렌은 그들이  앞다투어 
쿱을 구타하고 옷을 벗긴 후 고문을 하거나, 그를  발가벗기고 나무에 매단 
채 그를 버려둘 것이라고 예상했었다.  이제 알 수 있었다. 칼이 그 그룹의 
리더가 된 것은 그의 무자비함 때문이었다. 이제 그는 쿱을 살해했다. 어디
까지 가게 될까? 그에 대한  해답은 키쉬톤의 앤지의 팔을 잡고 그녀의 등 
뒤로 돌려 움직이지 못하게 하면서 분명해졌다.
  "자, 나 좀 도와줘, 버틀러."
  버틀러는 망설였다. 잠시  후 그는 입이 찢어져라 웃으며 앞으로  걸어나
와 앤지의 가슴을 움켜잡았다.
  "엄마."
  그가 말했다.
  "이제부터 재미있어지겠군."
  버틀러가 앤지의 불라우스를 찢어다. 그녀는 소를 지르거나 울지 않았다. 
그러나 그녀는  몸부림을 치며 발길질을  해댔다. 버틀러가 앤지에게  몸을 
바짝 붙였기 때문에 앤지는  더 이상 다리를 움직일 수 없었다.  그녀의 찢
어진 블라우스가 허리까지 벗겨져 내렸다. 
  엘렌은 도처히  있을 수 없는 광경에  꼼짝하지 못하고 서 있었다.  칼이 
자신에게 다가오는 것을 본 그녀는 달리기 시작했다. 그녀  뒤로 육중한 걸
음 소리가 들렸고 그녀는 더욱 빨리 뛰기 시작했다.  그녀는 나무가 줄지어 
서 있는 곳을 행해 달리며 숲에 몸을 숨길 수  있기를 바랬다. 땅거미가 내
리고 있었기 때문에 가능할 수도 있었다.
  어느 정도 달렸을  때 칼이 그녀에게 달려들었다. 그녀는 앞으로  남어지
면서 땅에  턱을 부딪혔고 그 충격으로  이빨이 몹시 아파 왔다.  그렇지만 
그녀는 계속 발길질을 해대며 칼이  자신의 몸에 손을 대지 못하도록 칼을 
밀어냈다. 그는 웃음을 흘리며 그녀의 저항을 즐겼다. 잠시 후 바비가 도착
했고, 두 남자는 그녀를 바닥에  눕혔다. 칼은 그녀의 몸 위에 올라가 그녀
가 꼼짝 못하게 눌렀다. 그리고는 격렬하게 저항하는 그녀의  팔을 꽉 붙잡
았다. 바비가 그녀의 양팔을 머리위로 잡아당겼다. 칼은 몸을 뒤로 제쳐 그
녀의 배 위에 올라탔다. 그는 그녀의 가슴을 쳐다보며 웃고 있었다. 재빨리 
모리를 굴린 그녀는 저항하다 말고 칼에게 조금만 더 몸을 뒤로 젖혀 달라
고 말하고, 칼이 몸을 움직이자 무릎으로 그의 등을 걷어찼다. 칼이 아픔을 
찾지 못하고 비명을 질렀다.  눈에 불ㄲ이 튀는 것 같더니 칼은  엘렌의 따
귀를 갈겼다. 칼은 그녀의 가슴을 만지다가 갑자기 블라우스를 찢었다.
  "야아!"
  칼이 말했다. 그는 바비를 올려다보았다.
  "우리가 제대로 고른 거야. 그리고 나중에 앤지를 가질 수도 있잖아."
  칼은 손을 등 뒤로 돌려 엘렌의 브래지어를 벗기려고  했다. 그가 엘렌의 
등 밑에 손을 넣어 브래지어  끈을 잡았다. 마침내 고리가 풀렸고, 칼은 거
칠게 엘렌의 가슴을 주물렀다. 바비는 어쩔 줄 몰라  하며 킬킬거리고 있었
고 칼은 몸을 앞뒤로 흔들면서 조금씩 엘렌의 허리아래로 손을 가져갔다.
  그때 바비가 비명을 질렀다. 
  땅 위에서 뒹굴던 그가 몸을 일으키더니 엘렌과 칼  위로 쓰러졌다. 그는 
입을 일룩이고 있었다. 비명은 더 이상 지르지 않았고  그대신 슴을 몰아쉬
고 있었다. 잠시 후 그는 무릎을 꿇고 땅 위로 풀썩 엎어졌다. 엘렌은 그의 
등 뒤에 꽂힌 화살을  똑똑히 보았다. 칼은 얼른 몸을 일으키고는  총을 꺼
내 들었다. 그가 엘렌  뒤 쪽의 숲을 바라보고 있는데 다시  화살이 날아와 
그의 장딴지에 박혔다. 그는  비명을 지르며 따위로 쓰러졌고, 총을 손에서 
떨어뜨린 채 다리를 붙잡고 있었다.
  엘렌은 땅 위를 기다가 일어나서 뛰기 시작했다. 그녀는  숲을 향해 무작
정 달리며 뒤에서 쫓아오지는 않는지 귀기울였지만, 몸안에서  고동치는 맥
박 소리 외에는 아무  것도 들리지 않았다. 그녀는 어디로 가는  건지도 모
르고 그냥 달렸다. 덤불과  나뭇가지에 얼굴이 긁혔다. 발부리가 걸려 넘어
진 순간에도 그녀는  숨을 몰아쉬며 뒤를 바라보고 있었다. 누구가  요란한 
소리를 내며 나무  사이를 빠져나오고 있었다. 거의 벌거벗고 있는  몸뚱아
리였다. 엘렌은 앤지를 알아보았다. 
  "하나님, 감사합니다."
  엘렌이 흐느꼈다.
  "미안해요ㅡ핸지. 당신을 남겨 두고 혼자 도망치다니. 정말 미안해요."
  엘렌은 처음부터 그녀를 이런 궁지에 빠뜨린 것에. 그리고  도망칠 수 있
는 기회가 왔을 때도 자신만 생각하고 있었던 것에 대해 죄책감을 느꼈다. 
  "말도 안돼요."
  앤지가 활기차게 말했다.
  "나라도 그렇게 했을 거에요. 이제 여기에서 벗어나야죠."
  그들이 다시 떠나려고 할 때 어떤 목소리가 들려 왔다.
  "이쪽이에요, 로버츠 부인."
  엘렌이 바라보니  한 남자가-아니, 소년이- 덤불 뒤에서  나타났다. 그는 
나뭇가지로 몸을  숨기고 있었다. 손에는 세  개의 줄이 달린 활이  쥐어져 
있었고 등에는 화살 꾸러미가  매달려 있었다. 엘렌은 기억을 더듬었다. 얼
굴이 낯익었다. 그  아이는 아들의  친구, 로버트였다. 그것  말고도 그녀는 
다른 것을, 그는 것인 리프먼으로 불리기를 좋아했었다는 것을 기억해냈다.
  41. 추적
  둥지 않의 알들을 조심스럽게 놓아두었다는 것과,  성체의 화석과 새끼의 
화석이 아주 가까이 있었다는 사실은 공룡에게도 포유 동물과 비슷한 모성 
본능이 있었다는 걸 시사하고 있다. 
  조지 헤일, 공룡의 꿈
  오레곤주 벤드 북쪽 화요일, 오전 7시 13분(태평양 표준시)
  그들은 너무 두려워  움직이거나 소리를 낼 생각도 하지 못하고 RV안에
서 뜬눈으로 밤을 새웠다. 가끔씩 공룡이 움직이는 소리가 들려 왔다. 공룡
은 계속 RV 주위를 맴돌며 냄새를 맡고 있었다.  아침이 밝아 오면서 공룡
은 멀리 간 것  같았다. 20분 정도 지났을 때 콜터가 몸을 일으켜  밖을 내
다보았다. 
  "갔어요."
  그가 속삭였다. 그는 밖으로 나가 자동차 주위를 살펴보았다.
  "가 버린 것이 틀림없어요."
  다른 사람들은 천천히 몸을 일으키고 공룡이  사라졌는지 확인했다. 그들
은 확인이 끝난 뒤에야 말을  했다. 그러나 아주 작은 소리로만 말했다. 그 
와중에서도 믿을 수  없게 큼 박사와 팔쳐 박사는  또 다른 논쟁을 벌이기 
시작했다.
  "그게 트리케라톱스가 아니라고 확신할 수 있어요?"
  쿰 박사가 물었다. 
  "틀림없이 그건  케라톱신이에요, 하지만 트리케라톱스의  뿔과는 달랐어
요. 오히려 모노클로니우스 같아요."
  필쳐 박사가 되받아 쳤다.
  "난 동의할 수 없어요."
  쿰 박사가 우겼다.
  "코에 있는 구부러진  뿔은 전형적인 모노클로니우스의 특징이지만 주름
이 이  종에 나타나는 것치고는 너무  커요. 모너라는 말은 결국  하나라는 
의미 아닙니까, 아마  이것은 둘 사이에 위치하는 종이 아닌가  생각되는데
요."
  "그게 무슨 차이가 있나요?"
  피트라가 소리쳤다.
  "트리케라톱스! 모노클로니우스! 중요한 것은  공룡들이 다시 돌아오느냐 
안오느냐 하는 문제라구요!"
  쿰박사와 팔쳐 발사가 입을 다물었다.
  콜터는 밖에서 자동차를 살펴보고 있었다. 차는  찌부러지고 군데군데 움
푹 들어가 있었다. 그는 타이어를 누르고 있는 뭉개진  범퍼를 펴려고 애썼
지만 실패했다.
  "나 좀 도와줘, 피트라."
  그가 범퍼를 잡아당시며 그녀를 재촉했다.
  피트라가 콜터  옆으로 다가와 그를 도와 자동차  휠의 끄트머리를 잡았
다. 두 사람이  함께 범퍼를 잡아당겼지만 잘  되지 않았다. 다른 사람들이 
도와주기 위해 왔을 때 깨진  창문으로 무스가 목을 쑥 내밀었기 때문에그
들은 모두 기겁을 했다.  무스는 창가에 매달려 그들을 내려다보고 있었다. 
무스는 도망가려는 움직임을 전혀 보이지 않았기 때문에 그들은 하던 일을 
계속했다. 그들이 다같이 힘을 주고 잡아당기자 구부러진  금속판들이 펴지
기 시작했다. 갑자기 무스가 날카롭게 비명을 지르더니 몸을  돌려 차 안으
로 도망쳐ㅆ. 뒤에 서 엄청난 을음소리가 들리고 있었다.
  뒤를 돌아보자 공룡이  그들을 향해 달려드는 모습이 보였다. 그들은  앞
다투어 문쪽으로  달려갔고 파트라를 먼저  들여보냈다. 그녀는 차  안으로 
몸을 던졌지만 나머지  사람들은 공룡이 돌지하기 이전에  모두가 차 안에 
들어갈 정도로 시간이 충분치 않다는 걸 알았다. 그들은 서로가 먼저, 또는 
맨 마지막으로 들어가고  싶지 ㅇ아 머뭇거리며 문 앞에 서있었다.  아직도 
결정을 내리지 못한 그들을 향해 공룡이 돌진해 오고 있었다. 
  "어서 피해요!"
  피트라가 비명을 질렀다.
  콜터가 먼저  움직였고, 그는 오른쪽으로 달렸다.  공룡이 그를 쫓아가기 
시작했다. 쿰 박사가  그 다음에 왼쪽으로 달리며 공룡의 시선을  콜터에게
서 떼어놓으려고 했다. 문  앞에 혼자 남게 된 필쳐 박사는  공룡이 그에게 
달려들기 전에 차 안으로 들어오려고 애를 쓰고 있었다. 
  필쳐 박사가 차 안으로 들어오자 공룡은 쿰 박사의  뒤를 쫓기 시작했다. 
하지만 몸을 돌리는  것이 ㄴ었기 때문에 공룡은  자동차에 부딪치고 밀았
다. 공룡은 콧등에  난 뿔로 벽을 뚫은  다음 거대한 머리로 RV의  옆면을 
산산조각내고 있었다. 차  안으로 쑥 들어온 공룡의 뿔이 캐비넷을  부쉈지
만, 목 주위에 난 깃에 걸려 공룡의 머리는 와전히  차 안에 들어오지 못했
다. 피쳐 박사는 공룡의 공격에 뒤로 넘어지며 벽에  몸을 부딪치더니 다시 
앞으로 밀려나오며  쓰러졌다. 그는 쓰러지지  않기 위해 팔을  내밀었지만 
공룡의 뿔 바로 앞으로 내동댕이 쳐졌다. 공룡과 필쳐  박사는 서로 당황해
서 꼼짝 않고 서 있었다.
  그 순가 ㄴ커다란 입이  벌어지며 엄청나게 큰 울음소리가 쩌렁쩌렁하게 
울려 퍼지며 온 몸의 신경을 갈기갈기 ㅉ어 놓고 있었다. 필쳐 박사는 ts으
로 공룡을 밀어내며, 공룡의 입에서 몸을 피했다. 공료이 다시 소리를 질렀
고, 필쳐 막사와 피트라는 사라와 함께 뒤쪽으로 몸을 숨겼다.
  화가 난  공룡이 다시 소리를 지르더니 머리를  거칠게 흔들어대다가 그 
엄청나게 큰 말로  차를 밀었다. 괴물의 모리가 움직일 때마다  너덜너덜해
진 차체 금속이 공룡의 목 주위를 점점 더  깊이 파고들었다.목에서 흐르는 
피가 시냇물을 이루며 차 안으로 흘러들었다. 하지만 고통도  잊은 듯 공룡
은 계속해서 모리를 흔들었다. 입구가 커졌고, 공룡이 있는 힘을 다해 용을 
쓰자 머리가 빠져나가ㅆ.
  차를 들이받고 공룡은 순간 당황했지만 이제 다시 몸이 자유로워지자 둥
지를 약탈한 자들의 냄새를  알아차릴 수 있었다. 공룡은 몇 걸음  뒤로 물
러나더니 멀리 개간지로 도망가는 사람들을 향해 달려 갔다.
  피트라는 공룡이 큼 박사의 뒤를 쫓는 것을 보고 공포에 질려 필쳐 박사
를 바라보았다.
  "우리가 도왕 돼요, 박사님. 어떻게 해야 하죠?"
  필쳐 박사는 꼼짝하지 않고 서 있었다. 이론과 사색, 그리고 비상한 기억
력이 그의 장기였으나  이런 문제를 해결하는 일은 그엑에 낯설었다.  필쳐 
박사의 생각을 알아차린 피트라는 재빨리 밖으로 나가 콜터를 불렀다.
  그는 피트라가 부르는 소리를 듣고 풀 속에서 머리를  내밀었다. 그는 공
룡의 주의를 끌려 고 했었지만 공룡이 RV를 공격하는 걸 보고 풀 속에 숨
어 있었던  것이다. 콜터는 피트라가  공룡을 가리키며 소리지르는  모습을 
보았다.
  "콜터! 공룡이 쿰 박사를 쫓아가고 있어! 박사님을 도와드려야해! 빨리!"
  콜터는 쿱 박사 공룡을 떨ㅇ트리기 위해 지그재그로 달리고 있는 모습을 
보았다. 콜터는 한가지 방법밖에는 없다는 것을 알았다. -공룡에게 다른 표
적을 만들어 주는 것있었다.  그는 풀 속에서 나와 공룡의 주의를  자기 쪽
으로 돌리려고  했다. 그가 공격하는 것처럼  보일 수 있을 정도로  가까이 
가기만 하면 공룡은 새로 나타난  적의 정체를 알아내기 위해 속력을 늦출 
것이다. 그러면 쿰 박사가 몸을 숨길 수 있는 충분한 시간이 생길 것이다. 
  콜터의 생각을 따라 피트라는 세 변째 목표물 노릇을 하기 위해 다른 방
향으로 뛰었다. 두  사람은 달리며 소리를 질렀다.  하지만 공룡은 계속 쿱 
박사 뒤를 쫓고 있었다. 쿰  박사는 커다란 덤불에 가까이 가고 있었다. 희
망을 잃은 쿰  박사는 갑자기 방향을 휙 틀더니  자신을 향해 돌진해 오는 
괴물을 향해  달려들었다. 공격해 들어오던  황소처럼 공룡은 몸을  돌리지 
못하고 쿵쿵거리며 쿰 박사를 지나쳤다.
  콜터가 목청 높여 쿰 박사를 격려 했다. 
  "다시 한 번 그렇게 하세요, 박사님! 그렇게 원을 작게 그리며 몸을 돌리
세요. 공룡은 몸집이 커서 박사님을 잡지 못할 거에요."
  쿰 박사는 콜터가 시키는  ㄷ로 했고, 공룡은 잠시 후에야 쿰 박사  쪽으
로 방향을 바꿀수 있었다.  쿰 박사는 공룡의 등 뒤로 돌아  오른쪽으로 뛰
려고 준비하고 있었다. 그때 일이 벌어지고 말았다.
  공룡이 반대편으로 몸을 돌리면서 그 꼬리에 쿰 박사가  맞은 것이다. 쿰 
박사는 공룡의 머리가 가까이 다가오는 것을 보았다. 그는  몸을 일으켜 도
망을 치려고 했지만 공룡은 박사를  따라와 개간지 안으로 그를 굴려 보냈
다. 
  공룡이 잠깐  움직이지 않을 때 쿰  박사는 다시 도망치려 했다.  하지만 
공룡을 피할 수는 없었다. 공룡은 쿰 박사의 가슴을 정통으로 내리쳤다. 
  놀랍게도 쿰 박사는 다시 일어섰다. 공룡은 머리를 술이더니  두 개의 뿔
로 쿰 박사를 들어  올려 공중에 던졌다. 피트라는 너무 놀라  꼼짝하지 못
하고 있다가 고개를 돌렸다. 
  쿰 박사의 몸이 공룡이 뿔위에서 흐느적대고 있었다. 뿔  하나는 쿰 박사
의 허벅지에 끼어 있었고, 하나는  등 쪽에 박혀 있었다. 그는 공룡의 모리 
위에 매달려 있었다.  공룡은 놀았는지 쿰 박사의 흐물거리는 몸을  떼내기 
위해 머리를 흔들어 대. 피트라는 공룡이 점점 더  격렬하게 머리를 흔드는 
것을 보면서 희망을 버렸다. 쿰 박사는 아직도 뿔에 매달려 있었다. 피트라
는 자신이 할 수  있는 일은 아무 것도 없다는 걸 알았다. 콜터가  풀 속에
서 뭔가 하고 있었다.  몸을 일으키는 그의 손에 긴 막대기가  쥐어져 있었
다.
  콜터가 공룡의 몸 뒤쪽으로 살그머니 다가가고 있을 때까지도 공룡은 쿰 
박사의 몸을 떨쳐내기 위해  버두대고 있었다. 그의 팔이 움직이고 있었다. 
잠시 후 팔이  다시 밑으로 축 처졌다. 그는 살아있어,  피트라는 생각했다. 
그 생각을 하자마자 그녀는 공룡이  콜터에게 관심을 두지 않게 앞으로 달
리기 시작했다.
  콜터는 이제  아주 공룡 가까이까지 가 있었기  때문에 피트라는 소리를 
지르며 팔을 휘젓기 시작했다.  공룡이 드디어 그녀를 향해 돌아섰다. 분노
로 눈이 번뜩이고  있었지만 공룡은 그저 피트라를 쏘아보기만 했다.  프트
라가 공룡의 관심을 끈 순간 콜터가 달렸다.
  콜터는 공룡에게  다가가 날카롭게 다듬은 막대기를 공룡  목 주위에 난 
상처 중 하나에  찔러 넣었다. 피트라가 보기에 막대기는 거의  들어가지도 
않은 것 같았는데, 공룡은 아픔을 이기지 못해 물부짖고 있었다. 공룡은 그 
큰 머리를 미친 듯이 흔들어댔고, 뿔에 꿰여있는 쿰  박사는 완전히 잊어버
린 것 같아ㅆ. 공룡이 날뛰는 바람에 잠시 움찔하던  콜터는 다시 막대기를 
들고 괴쿨을 찔렀다. 이번에는 공룡이 달리기 시작했다. 콜터는 그 뒤를 쫓
아가려고 했지만 수풀에 발부리가 걸려 넘어졌다. 피트라가  커다란 엄불을 
향해 달리는 공룡의 뒤를  쫓았다. 공룡의 모슴이 사라질 때 쿰  박사가 다
시 머리를 들었고 눈도 떴다. 그 순간 공룡이 시야에서 사라졌다. 피트라도 
풀에 걸려 넘어졌다.  풀은 사람과 공룡이 흘린  피로 젖어 있었다. 콜터가 
그녀 옆으로 다가왔고,  콜터 뒤로 필쳐 박사가  오고 있었다. 그의 얼굴은 
창백했고 심하게 일그러져 있었다.
  "쿰 박사님은 살아 있어요, 필쳐 박사님."
  피트라가 말했다.
  필쳐 박사가 고개를 저었다.
  "피트라, 이해할 수 있네, 자제는 쿰 박사가..."
  "살아있다니까요, 박사님. 움직이는 것을 봤어요."
  "피트라..."
  필쳐 박사가 말을 꺼내는 데 콜터가 말을 잘랐다.
  "저도 쿰 박사님이 움직이는 것을 봤어요."
  필쳐 박사의  눈이 휘둥그래지더니 화색이  돌기 시작했다. 그러더니  숲 
쪽으로 몸을 돌리고 소리쳤다.
  "조지, 우리가 가겠소, 이렇게 죽으며 안돼요.조지!"
  필쳐 박사가 핏자국을 따라가려는데 콜터가 그를 붙잡아 세웠다.
  "무기도 없이 가시려구요?"
  "만약 그러고 싶다면 자네는  마을로 가서 무기를 가지고 오게, 콜터. 하
지만 자네가  돌아올 때쯤이면 쿰 박사는  죽어 있을지도 몰라. 나는  지금 
가겠네, 그는 내 친구란 말일세."
  콜터는 필쳐 박사 옆에 있던  피트라를 바라보고 도와 달라는 표정을 지
었지만 그녀 또한  필쳐 박사만큼이나 의지가 확고해 보였다. 콜터는  눈을 
내리깔더니 머리를 저었다. 
  "좋아요, 좋아. 그럼 잠짠만 시간을 주세요, 그건 되겠죠?"
  콜터는 공룡한데 휘두르던 나무  막대를 손질하다가 엉망이 된 차쪽으로 
걸음을 옮겼다. 필쳐  박사는 잠시 그를 바라보다가 공룡이 사라진  쪽으로 
걷기 시작했다. 하지만,  피트라가 박사를 붙잡았고, 근녀의  눈빛은 콜터에
게 조금만 시간을 더 주라고 말하는 듯 했다.
  콜터는 피묻은 막대기 끝에 칼을 동여 매달아 왔다.  피트라가 모기에 그 
막대기는 공룡을 공격하기에  너무 보잘 것 없었지만  콜터는 자신 있다는 
듯 앞장을 섰다.
  풀은 뭉개져 있었고 나뭇가지들은 부러져 있었으며,  군데군데 떨어져 있
는 핏자국들이 그들에게  길을 안내하고 있었다. 덤불과 얼마 떨어지지  않
은 곳에서 2족 보행 공룡이 그들 앞을 지나고 있었다.  콜터는 멈추라는 신
호를 보냈고, 그들은  오다 말고 다시 되돌아가는 공룡의 얼룩덜룩한  꼬리
를 보았다. 다시 길을  가려고 하는데 네발로 걷고 있는 공룡이  풀숲을 지
나 길을 내려오고 있었다.  콜터는 다시 멈췄고, 공룡이 지나가기를 기다렸
다. 그들은 흔적을 따라 가면서 풀 위에 난 자국을 모았다. 처음에 본 공룡
과 비슷하게 생긴 공룡이 그 흔적을 좇아 빠른 걸음으로 지나가고 있었다.
  "마치 러시아워 무렵의 고속도로 같군. 그들은 청소부 동물들이야."
  그들이 걸음을 옮기려는  순간 뭔가 앞쪽의 풀숲에서 움직었다. 너무  작
아서 제대로 볼 수가 없었지만 그것 또한 피냄새를 쫓고 있었다.
  갑자기 피트라가 귿은 결심이라도 한 것처럼 일어서더니 오던 길로 되돌
아갔다. 다른 사람들이 그녀를 따라잡았을 때 그녀는 간단하게 말했다. 
  "난 저 공룡들이 어디로 가고 있는지  알아요. 공룡들은 둥지에 돌아가는 
거에요."
  피트라는 그들을 개간지로 데리고 간 다음 공룡의 둥지 쪽에 나 있는 덤 
불 뒤에 숨었다. 잠시 후 콜터가 몸을 돌리고 작은 소리로 말했다. 
  "뭔가 이상한 소리가 들리지 않아요?"
  피트라와 필쳐 박사는 잎새를  흔들고 지나가는 바람소리 외에는 아무소
리도 듣지 못했다.  콜터는 계속 망설이다가 필쳐 박사의 계속되는  재촉을 
받고서야 앞장섰다.  콜터는 천천히 그리고 신중하게  기어갔다. 그는 종종 
멈추고는 귀를 기울이며 사방을 둘러보았다. 필쳐 박사가 더  이상 참지 못
하고 콜터를 앞지르려고 하는데 콜터가 그를 잡아당겼다. 
  "들어보세요! 저 소리가 들리지 않으세요?"
  필쳐 박사가 콜터의 손을 뿌리치는  순간 그는 쪼그리고 않은 고개를 뒤
로 기울이고 뭔가를 열심히 듣고 있는 피트라를 보았다.  그녀는 필쳐 박사
에게로 몸을 돌렸고 그녀의 이마에 주름이 생겼다.
  "잘 들어보세요, 뭔가 이상해요."
  그녀가 속삭였다. 
  필쳐 박사는 바람소리 외에 아무 것도 듣지 못했다.  하지만 천천히 그의 
귀에 어떤 소리가 들려 오기  시작했다. 소리는 점점 커지기 시작했다.- 뭔
가 찢기고 으드득거리며 씹히는 소리가 들려 오고 있었다.
  필쳐 박사는  그 소리가 공룡들이 먹이를 머는  소리라는 걸 알아채고는 
땅 위에 주저않아 흐느끼기 시작했다.
  "아, 조지, 내가 당신한테 무슨 짓을 한 거요?"
  42. 대통령과 고어
  문명은 신에 의해 창조된 우주라는 옷감의 올 하나하나에 스며든 리듬이
다. 그러나 그 리듬은 언제 그 옷감이 갈기갈기 찢어지게 될지 말해 준다.
  조라스트러스, 바빌론의 예언자
  선진국들은 자신들의 문제 해결에  신경 쓰느라 제 3세계에 대해서는 거
의 아무 것도 지원하지 않았다. 기초적인 교통망과 통신  수단 등 최소한의 
것만이 남아 잇었는데도 제 3세계는 피해가 얼마 되지 않은 거으로 여겨지
고 있었다. 농촌에 사는 사람들은 사실상 피해가 없었지만, 재앙을 입은 인
구 과밀 도시와 덜 문명화된 지역은 어둠과 무정부  상태로 빠져들었다. 분
리주의자들, 해방군들, 정치적으로 불만에  가득 차 있던 자들이 이 기회를 
놓치지 않고 전쟁을 일으켰다. 곧 인종 청소가 하나의 규범이 되었고, 평화 
유지군의 자국의 문제 해결을 위해 철수했다. 뒤를 받쳐  주던 선진국의 원
조와 지원이  끊기면서 정부는 무너졌고, 시민전은  도처에서 일어났다. 곧 
재앙의 피해가 없었던 도시와 지방들도  걷잡을 수 없는 부질서 속에 빠져
들었다.
  전재은 눈 깜짝할 사이에  대부분을 파괴할 수 있지만, 수출, 의료활동과 
수입 식품 등을 공급할 수  있는 시설들이 없어지자 질병과 기아가 정쟁의 
자리를 대체하게  되었다. 유엔 식량  공급기구에 의지하고 있던  사람들은 
곧 그들에게  아무 것도 남아 있지  않다는 것을 발견하게 되었고,  기근에 
시달리던 지역들은 이제 공황상대에 접어들고 있었다. 새로운  질서가 점점 
혼돈을 대신하게 될 것이다. -  정치적 판도가 새롭게 변할 것이다. 하지만 
새로운 질서는  전과는 판이할 것이다.  왜냐하면 거기에는 새롭게  등장한 
야생의 생활도 포함되어 있기 때문이다.
  워싱턴 D.C. 화요일, 오전 10시 35분(서부 표준시)
  대통령은 읽고 있던 자료를 내려놓은 다음 의자에 기대어 천장을 응시했
다. 하나같이 믿을 수 없는 내용으로 가득한 보고서들이  자신을 새로운 두
려움 속에  침묵하게  했다. 무릎 위에는 남미의 상황이 요약되어  있는 보
고서가 올려져 있었다.  엘리자베스는 대통령이 전세계적으로 벌어지고  있
는 재난에 대해서 계속해서 관심을 가져야 한다고 주장하고 있었지만 그는 
국내 상황 외에는 별 관심이 없었다. 결국 보고서를  읽겠다고 약속은 했지
만 아내에 대한 걱정으로 내용이 눈에 제대로 들어오지  않았다. 아내의 경
호 담당자와 는 연락이 두절된 상태였고, 대통령이 알고  있는 것은 재무부 
검찰국 요원들이  그들을 찾기 위해  애쓰고 있다는 사실뿐이었다.  아무런 
소식을 듣지 못하는 시간이 길어질수록 대통령은 절망하고 있었다.
  대통령은 다시  보고서로 눈을 돌려ㅆ. 보고서에는 아르헨티나의  라플라
타 근처에서 한떼의 소들이 알수 없는 육식 동물에 의해 습격 당했다고 나
와 있었다. 그곳의 농장주와 그의 아들이 괴물을  몰아내려가가 피살당했다
는 이야기도 나와  있었다.그들은 결국 괴물에 의해  잡혀 먹었다. 그 지역 
주민들은 도망가기 바빴고 괴물을 사살하기 위해 경찰이  동원되었지만, 동
물은 잡히지 않앗다. 
  보고서에는 그와 유사한 이야기들이  수십 가지나 나와 있었는데 대부분 
사라진 댐  이야기라던가, 산사태, 그리고 사라진  도시들에 대한 것들이었
다. 아르헨티나와  칠레 그리고 브라질에서는  전력이 끊기는 지역이  계속 
늘어나고 있었고, 남미  나머지 국가에서는 어떤 소식도 전해들을 수  없었
다. 보고서는 미국에서 일어난  사건들과 규사한 사건들로 가득 차 있었고, 
그 사실이 그의 무력감을 자극하기만 했다. 
  어니 고어가 열려 있는 문을 노크했다.
  "어니 아닌가.  어서 들어오게. 그러지 않아도  이 보고서로부터 날 구해 
줄 사람이 필요하던 참이네. 우리나라에서 일어난 것들만큼이나  엄청난 일
들이 세계 곳곳에서 벌어지고 있었동맹국들 가운데 이면 재앙을 피한 곳은 
하나도 없어."
  "알고 있네, 스카티. 난 이번  일로 생긴 자네의 근심을 덜어 줄 수 없어 
걱정이 된다네."
  "않지. 같이 생각해 보세."
  "먼저, 우리는 흔치  않은 요청을 받았네. 우리  남극 탐험기지 알지? 그 
기지에는 2백여 명의  사람들이 있어. 그 일이  일어났을 때... 그들이 있던 
기지 옆에 열대림이 나타났다는  거야. 그건 이제 익숙한 이야기지. 하지만 
남극처럼 아무 것도 자랄 수 없는 불모지에서 그런 일이 생겼다는 것이 사
람을 놀라게 하는 걸세. 그들은  당연히 탐사를 나갔고, 곧 꽤 심각한 상황
에 직면하게 되었네. 그들은 탐사에서 대원 몇 명을 잃었어. 그들은 철저히 
대비하기 위해 기지로 돌아왔지만 그렇 필요가 전혀 없었다네. 공룡들의  -
공룡일 거라고 가정하는 거지만- 움직임이 둔해지면서 짐승들이 혼수 상태
로 빠져들고  있었다는 거야. 짐승들은 얼어죽었고,  곧 대부분의 공룡들도 
동면 같은  상태로 빠져들었다고 하네.  모험적이고 다른 지역에서는  어떤 
일들이 벌어지고 있는지 모르고  있는 과학자들이 공룡을 생포해서 그들의 
기지로 끌고 왔지.  그들은 좀더 따뜻한 지역으로 공룡을 옮기기를  원하고 
있었."
  대통령은 아내와 나라에  대한 걱정으로 완전히 지쳐 있었다. 그래서  공
룡을 구하려고 애쓰는 학자 나부랭이들  이야기를 듣자 더 이상 참을 수가 
없었다.
  "어니, 우리에게는 더 이상  공룡이 필요치 않아. 이 보고서 가운데 반만 
사실이라고 해도..."
  대통령은 말을 잇지 못했다.
  "나도 알아. 알고 있네. 아지만 이건 보기보다 좀  복잡할 것 같아. 이 일
은 정치적인 측면이 강해. 우리가 생각했던 것보다  일이 호전되면? 우리가 
이번 일을 거꾸로  되돌릴 수 있다면? 그때 사람들은  우리가 이 공룡들을 
죽게 내버려 둔 것을 어떻게 생각하겠는가?"
  "어니, 우리에게 공룡이 필요한가?"
  "아니. 현재의 생태계로 볼 때 그들에게 맞는 자리는 없어. 난 어떤 개발 
도상국들도 공룡을 거래하고 싶어하지 않을 거라고 생각하네.  그리고 우리
나라 안 어디에다가  공룡들을 갖다 놓을지도 모르겠구. 하지만 그게  중요
한 게 아니야. 만약  공룡이 남극에서 죽게 내버려둔다며. 그리고 과학자들
이 다른 곳의 공룡들과 그  공룡들을 짝이라도 지우게 된다면 그때는 환경 
보호주의자들이 우리를 비난할  걸세. 그것보다는 남극에 있는  과학자들이 
공룡을 구하기 위해 그들의 목숨을  거는 모험을 하도록 내버려두는 게 훨
씬 낫다는 말이내. 나중에라도 공룡들을 죽일 수 있어."
  대통령은 정치와  정치적인 사고방식들을  혐오했다. 하지만  어니고어는 
그런 것에 익숙했고 그는 항상 자신의 판단이 옳았음을 증명했다.
  "그래. 자네 생각은 뭔가?"
  "그 공룡들이 배 위에서  몸이 따뜻해졌을 때쯤이면 그들은 통제 불가능
한 상태가 될  거야. 인명 손실이 생길  수도 있어. 스카티. 전국적인  피해 
규모에 비한다면 배 위에서의 피해는 별로 중요하지 않을 수도 있어."
  어니의 냉정한 분석은 그의 마음을 심란하게  만들었지만 정확했다. 대통
령은 과학자들의 공룡을  구하도록 놔두어도 잃을 것이 전혀 없었다.  그러
나 정치적으로 얻는 것은 분명히 있었다.
  "그 공룡들은 초식 공룡이겠지?"
  "아마 그럴 거야. 과학자들은 자세하게 설명하지는 않았어. 꽤 쓸모가 있
을 거야. 만약  뭔가 잘못된다면 그때 가서 우리는 과학자들이  이동시키려
고 한 것이 육식 공룡인지 몰랐다고 우기면 그뿐일세."
  "좋아. 그들에게 허락하지. 하지만, 여기로는 데려오지 말게."
  "벌써 공룡들을 내려놓을  파나마의 한 항구를 알아  놓았네. 공료한테는 
기후가 맞을 거야."
  대통령은 고어가  서류철 겉에 뭔가 쓰는  것을 보고 있었다. 다쓰고  난 
뒤 그는 침묵을 지키며  않아 있었다. 대통령은 오랜 친구가 옆에  있어 준 
것이 고마웠다.  그들은 대학에 입학하던 날부터  친구였고, 고어가 보좌관 
자리를 사임하도록 압력을 받을 때도  대통령은 그에 대한 신뢰를 잃지 않
고 있었다. 하지만 어니는  단지 같이 있어주기 위해 그 자리에  앉아 있는 
것이 아니었다. 그는 다른 생각을 하고 있었다.
  "어니, 뭔가? 샌디에 대한 소식인가?"
  어니는 눈길을 돌리면 말을 꺼냈다.
  "애틀란트는 사라져 버렸어,  그리고 샌디도 함께 말일세. 아직까지 포기
하지 않고 있지만 그녀를 찾아볼 곳이  남아 있지를 않아- 더 이상 도시는 
없어."
  대통령은 몸을 돌려 창 밖을 내다보아ㅆ. 잠시 후  클립을 비틀어 구부리
기 시작했다. 대통령은 뒤로 돌아섰다.
  "폴슨 박사의 이론에 대해서는 어떻게 생각하나?"
  "정말 있을 수 없는 이야기야. 아무런 근거도 없어."
  "우리에게 뭐가 더 남아 있지, 어니? 나는 샌디가 돌아오기를 원해. 샌디
는 돌아와야만 한단 말일세. 나를 위해서 그의 이론을 검토해 보겠나?"
  "이미 검토해 보았네."
  "내 말은 진지하게 생각해 보라는 말일세."
  대통령은 몸을 앞으로 숙이면서 책상에 클립을 내려놓았다. 
  "어니. 자네의 위치가 얼마나 끔찍하게 무너졌는지는 나도 잘 알고 있어. 
자네와 나는 -우리는 이  자리에 도달하기 위해 인생의 반을 함께  보냈네. 
한 번의 실수로 자네가 모든 것을 잃어야 했던 것은 공평하지 않아."
  고어가 불편한 듯 몸을 뒤척이자 대통령이 말을 잠시 멈췄다.
  "어니, 그 이론을 검토해 주게. 샌디를 돌아오게 할 방법이 있는 지 찾아
버게. 만약 그렇게만  해준다면 자네를 다시 과학 담당 자문역으로  임명하
겠네. 아니 자네가 원하는 어떤 자리라도 주겠어."
  어니의 얼굴은 무표정했지만, 그의 눈은 커지고 있었다.
  "약속할 수는 없네-"
  그가 말했다.
  "그저 최선만 다해 주게."
  "알았네."
  대통령은 보고서를 다시 집었다가 내려놓고 새  클립을 집어들었다. 상념
에 잠긴 그는 친구가 떠나는 것도 알지 못했다.
  43. 끝나지 않은 일
  하나님께서 이렇게  말씀하셨도다- 내가 아무도 살지  않는 도시들과 같
이 너희를 황량한 도시로  만들 때, 그리고 너희 위를 광활한  바다가 덮쳐 
너희를 휩쓸  때 나는 너희들을 무덤  속에 있는 사람들에게로, 아주  오래 
전의 사람들에게로 데리고 갈 것이다... 너희들을 찾는  이들이 있어도 아무
도 다시는 너희를 발견하지 못하리라.
  에제키엘 26장 19~21절
  워싱턴 D.C. 화요일 오전 11시 15분(서부 표준시)
  안보 회의에서 말을 해야 한다는 사실이 테리를 겁먹게  했다. 그는 일대
일 면담에서는 자신이 좋은 상담자라고 생각하고 있었고,  부모들이나 교사 
들과의 소모임에서도  잘하고 있었지만, 그는  대중 앞에서는 한번도  편한 
느낌을 가져 본 적이 없었다. 그의 어떤 경험도  행정부를 움직이는 거물들 
앞에서 이야기하는데  도움이 되지 않았다.  그는 자신이 이미  워싱턴에서 
할 수 있는 마지막  일을 다했다는 것을 알았다. 이제는 빌에게  약속을 상
기시키고, 자신의 아들에게로 돌아가야 할 시간이 되었다.
  백악관을 떠나는 밴 안에서 테리는 빌을 보고 짧게 말했다.
  "시간이 됐어요."
  빌은 창문에  얼굴을 돌리고 스쳐  지나가는 건물들을 바라보고  있었다. 
그러더니 몸을 숙여 운전사에게 뭔가 이야기 했다.
  테리는 자리에  몸을 깊숙이 파묻고 자신의 결정을  곰곰이 생각해 보았
다. 그는 케니  랜덜 일과 관련해 최소한의  도움밖에는 주지 못했다. 그가 
여기에 오기로 결정을 했을 때는  물론 이렇게 되리라는 걸 생각하지 못했
었다. 하지만 되돌이켜 생각해 보니 아내가 옳았다.

  닉이 프레스넷을 통해 정보를 교환하고 있는데.  엘리자베스 호오손이 방
문 앞에 모습을 드러냈다. 약속도 없이 그렇게 모습을  나타내는 것은 엘리
자베스답지 않은 일이었다. 그녀는 서류로 흘러넘치는 푸른색  파일을 가지
고 와서는 격의없이 보이려고 노력하며 문가에 기대섰다.  하지만 불행히도 
그녀의 바디랭ㄱ의 사전에는  격의없음은 존재하지 않았다. 그녀는  특우의 
퉁명스러운 태도로 말을 꺼냈다.
  "그들은 이면 일을 러시아 탓으로 돌리려고 해요."
  "뭐라고요?"
  "당신이 이런  요과를 발생시키기 위해서는 메가톤  급의 폭탄이 필요할 
거라고 말했었잖아요. 그들은 이런 효과를 낼 수 있을  정도의 폭탄을 사용
한 것은 구 소련 뿐이라는 주장을 담은 보도 자료를 만들었어요."
  닉은 어떤 반응을 보여야 할지 갈피를 잡을 수  없었다. 정치가들은 그들
의 어리석음을  숨기는데 특별한 재주를  보였다. 그렇다고 생각하면  이번 
일이라고 해서 다를  이유도 없었다. 그렇다면 왜 엘리자베스는 이런  소식
들을 그에게 알려주는 걸까? 엘리자베스는 이번 일로 비난받게 될 걸 걱정
하는 걸까? 그녀는 내가 뭔가 할 수 있다고 생각하는 걸까?
  "그건 사실이 아니오. 엘리자베스.  핵실험에 관계된 사람들 모두가 비난
의 대상도 아니고, 다른 누구도 비난을 받을 이유가 없어요."
  엘리자베스는 고개를  끄덕이더니 방안으로 들어왔다. 그녀는 닉에게  가
까이 다가왔고 모니터에 떠오르는 메시지들을 바라보았다.
  "아. 그 심리학지는 아직도 여기에 모무르고 있나요?"
  "로버츠 박사요? 아뇨, 박사는 회의가 끝난 후 콘해드 대령과 떠났어요."
  엘리자베스의 얼굴에 실망하는 기색이 떠올랐다.  그러더니 겨드랑이에서 
푸른색 파일을 빼내어 닉에게 건네주었다.
  "당신이 요청했던 위성 사진들이에요."
  그녀가 방을 나가는 순간 닉은 무슨 일인지 파악했다.  위성 사진은 보통 
다른 직원을 통해 보냈으나 엘리자베스가  직접 온 것은 로보츠 박사에 대
해 묻기 위해서인 것이다. 왜 엘리자베스 호오손이 그  심리학자를 찾은 것
일까? 그건 있을 것  같지 않은 일이었다. 엘리자베스 호오손의 인생은  권
력을 쟁취하고  행사하는데 초점이 맞추어져  있었다. 그녀는 위기  관리를 
통해 성공을 거듭해  왔다. 하지만 그녀가 스스로의 문제 때문에  심리학자
를 찾ㄴ느  것이 아니라면, 그럼 누구  때문일까? 대통령? 닉은 국가  안보 
회의를 되새겨 보았다. 그는  대통령이 변하고 있다는 것을 느끼고 있었다. 
그는 아직도 직분을 다하고 있었고 엘리자베스의 귓속말 보조를 통해 회의
를 주재하고  있었지만 이상할 정도로 뭔가에  푹 빠져 있었다. 그는  무슨 
일이 벌어진 건지 그리고 어떤 조치가 취해질지 알고  싶었다. 다른 대통령
들이라도 그렇게 했을까?
  닉은 대통령애 대한 관심을 마음 한 구석에 접어 두고 파일을 펼쳐 들었
다. 맨 위에 놓인  것은 북미 대륙의 랜드샛에서 찍은 사진으로  미국을 확
대시킨것이었다. 따이 마치  헝겊을 누빈 것처럼 이리저리 조각이 나  있었
다. 지형에 따라 다르게 나타나는 색깔들이 현란하게 온  대륙을 덮고 있었
다. 그리고 그건 캐나다와 멕시코까지도 이어져 있었다.  다른 사진들도 동, 
서유럽에 마찬가지의 일이 벌어졌음을 보여주고 있었다. 남반부에  대한 사
진은 없었지만 닉은 재난이 전세계적으로 발생했다는 걸 알았다.
  사진 뭉치와 분석 자료들을 뒤적거리는데 플로리다  해안 사진이 보였다. 
사진에 첨가된 보고서에는  해일이 플로리다만을 쓸어갔다고 나와  있었다.
사진을 보니 물 속에는 엄청난 파편들이 떠다니고 있었다.  물은 오치려 진
흙탕 같았고, 오물들과 나무들이 뒤섞여 있었다. 이땅이 어디로 옮겨졌든지 
간에 이제 바다로 바뀌어  버린 것은 불운이 아닐 수 없었다.  동물이건 사
람이건 그 위에 있던 모든 것이 이제는 없었다.
  서류철의 맨 아래에 세 개의 밀봉된 봉투가 있었다.  봉투 위에는 기밀이
라는 글씨와 함께  붉은 색으로 1급 비밀  인장이 찍혀 있었다. 한  봉투는 
뉴욕시라고 적혀  있었고, 두 번째는 애틀랜타,  세 번째는 몬트리얼이라고 
적혀 있었다. 각각의  봉투에는 내용물을 허락없이 보았을 경우에 대한  의
례적인 경고와 위반시 처벌 내용이 나와 있었다. 첫  번째 사진에는 뉴욕시
를 항공 촬영한 사진이 들어 있었다. 처음 보았을 때  사진은 정상인 것 같
았지만, 도시외곽이 칼로 자른 것처럼 잘려 나가 있었다. 한 쪽에는 복접한 
도시가 있었고, 반대편에는 아무것도 남아있지 않았다.
  두 번째 사진에는 도시와  그 외과 지역의 모습이 조금 더 많이  보였다. 
비어 있는 지역의  모습이 타원형으로 보였다. 다시 사진 뭉치에서  랜드샛
에서 찍은  사진을 찾아 들었다. 닉은  사진을 얼굴 가까이에 대고  자세히 
살펴보았다. 조각 천처럼 누덕누덕 연결되어 있는 지역의  대부분은 타원형
을 하고 있었다.
  세 번째 사진은 그를 혼란스럽게 했다. 그것은 똑같이  뉴욕을 찍은 사진
이었는데 거기에는 완전한  도시가 나와 있었다. 그는 사진을 자세히  들여
다보았고 사진의 한 부분을 유심히 보았다. 앞의 사진에서  조각나 있던 부
분들이 희미하게 나타나  있었다. 사진 아랫부분에 사진 촬영 시각이  나와 
있었는데, 세 번째  사진은 첫 번째 사진보다  나중에 찍힌 것이었다. 닉은 
다시 사진을 살펴보았다. 세 번째 사진은 나뉘어진 따의  중심에 위치한 도
시가 모서리 쪽으로  갈수록 점점 희미해지고 있는 것을 보여주고  있었다. 
다시 도시가 돌아오고  있는 걸까? 닉은 사진에 딸려  있는 보고서에 눈을 
돌리고 그걸 읽기 시작했다.  보고서를 다 읽고 난 후 그는 1급 비밀  사항
이었다는 사실을 잊은  채 재빨리 프레스넷에 자료를 올리기 시작했다.  그
가 내용을 타이핑하는데 스크린의  맨 아랫부분에서 다른 메시지가 올라오
고 있었다. 닉은 그  내용이 방금 자신이 올리려고 했던 내용이라는  걸 알
았다. 그것은 고어 박사가 보낸 메시지였다.
  44. 대양 여행
  나이에 상관없이 모든  사람들은 보이지 않은 감옥에 갇히게 될  것이다. 
행복했던 시간들 대신 불행이 시작될 것이다. - 비통함이 즐거움의  자리를 
대신 차지하게 될 것이며 국가의 재화는 바람 속에서 흩어지게 될 것이다.
  조라스트러스, 바빌론의 예언자
  플로리다 네이플즈 앞바다 화요일, 정오(서부 표준시)
  론은 대낮이 되어서야 눈을  떴다. 다른 식구들은 아직까지 자고 있었다. 
목이 말랐지만 물은 나눠  마셔야 했다. 벌써 햇빛에 몸이 많이  그을려 있
었지만 태양은 그의 등을 완전히 태우고 있었다. 그는  몸을 돌려보려고 했
지만 태양이 너무 뜨거웠다. 잠은 달아났고 그는 새끼 공룡을 살펴 보았다.
  아주 대단한 동물이었다. 코끼리의  코처럼 아주 긴 목을 가지고 있었다. 
세모꼬의 모리는  두껍고 희뿌연 초록색  살갗으로 덮여 있었으며,  까맣게 
반짝이는 눈은 아주 컸는데 짠 바닷물을 떨어내느라 눈꺼풀을 가끔씩 깜박
이고 있었다. 
  론은 물 속을 계속 쳐다보며  공룡의 다리를 찾다가 새끼 공룡이 가까이 
다가온 것을 알아차렸다. 공룡은  어미 뒤로 오더니 론을 쳐다보았다. 공룡
은 그  커다란 눈에는 호기심이 가득했고,  그건 어느 정도 지능이  있다는 
증거였다. 론은 천천히  머리를 들고 공룡의 얼굴을 바라보며 미소를  지었
다. 막  새끼에게 말을 걸려는 순간  어미 공룡이 머리를 천천히  흔들면서 
고개를 돌리더니 양같은  울음소리를 냈다. 그러자 새끼 공룡은 재빨리  어
미 공룡이 보일 수 있도록 원래 있던 자리로 돌아갔다. 
  그들은 오후가 되서야 물을 마셨지만 조금씩밖에는  차례가 오지 않았다. 
경도가 80도 이상일 리는 없었지만 마실 수 있는 것이 거의 없었기 때문에 
마치 100도는 되는  것처럼 느껴졌다. 계산을 잘못했다면 이삼 일은  더 가
야 했고, 그럴 경우 갈증을 견디지 못해 죽을 수도  있기 때문에 론은 자신
의 거리 계산이 정확하기를 바랬다. 
  론이 물을 마실  차례가 되었을 때 그는 새끼  공룡이 다시 어미 꽁무니 
쪽으로 와서 자신을 보고  있는 걸 알았다. 그는 새끼 공룡과  어미가 아무 
것도 마시지 않고 바다를 헤엄쳐 왔다는 사실을 생각해  냈다. 공룡들도 자
신들처럼 갈증을 느낄까? 틀림없이 공룡도 그럴 것이다.  론과 그의 가족들
은 공룡이 헤엄치는 동안  등 위에 계속 타고 있었고, 그들은  심한 갈증에 
시달렸다. 론은 어떤 동물들은 물 없이도 오랫동안 버틸  수 있지만 공룡이 
낙타처럼 버틸 수 있는지는 알지 못했다.
  론은 졸고 있다가  로자가 크리스에게 말하는 소리를 듣고 깨어났다.  로
자는 공룡이 뭔가 먹고  있다고 말하고 있었다. 론이 몸을 일으켜  보니 어
미 공룡의 머리가 바타 속으로 쑥 들어갔다가 올라왔다.  공룡이 움질일 때
마다 공룡의 등이 조금씩  흔들렸다. 잠시 후 새끼 공룡의 머리가  바다 속
으로 들어가더니,  주둥이에 해초를 물고 나타났다.  새끼는 천천히 해초를 
씹고 있었는데 주둥이  밖으로 해초 줄기가 늘어져 있었다. 론은  소금기가 
있을까봐 걱정했다. 그는 공룡들이 소금을 먹지 않으면, 보다 오래 버틸 수 
있지 않을까 하고 생각했다. 하지만, 그는 공룡 걱정을 하는 자신의 모습에 
아이러니를 느꼈다. 그들은 모두 굶주려 있었고 갈증에 시달렸으며, 그리고 
완전히 지쳐 있었다. 하지만 그들은 그 거대한 동물의 등 위에서 안전했다. 
몇 시간만에 공룡은 단지 이동  도구에서 그들의 친구와 구세주로 변해 있
었다. 
  늦은 오후가 되자 그들은 다시  이야기를 하기 시작했고 공룡에 대한 공
포심은 잊어 버렸다. 그들은  어미 공룡에게 패티, 새끼에게는 팻이라는 이
름을 붇여 주었다. 그들은 모두 패티가 좋은 어미라는 사실을 인정했다. 패
티는 가라앉기 시작한 섬에서 팻을 데리고 바다로 나온  것이 분명했다. 섬
에서는 마치 폭발음과 같은 광장한 서리가 들렸었고, 그러고  난 다음 가라
앉기 시작했었다.-다행스럽게도 비교적  천천히 가라앉았는데, 속도가 빨랐
다면 더 큰 해일이 몰려왔을 것이다.
  패티와 팻은 파도가  엄청난 속도로 밀려오는 것을 알았을 것이다.  공룡
들은 겁에 질려 좀더 높은  지대로 올라가려고 다투었을 것이고 육지는 겁
에 질린 동물들로 만원이 되고,  그런 다음 차례로 물에 잠겼을 것이다. 패
티같은 커다란 동물은  머리를 물위로 내밀고 있었겠지만, 결국 살아  남기 
위해 몇 킬로미터 떨어진 육지를 찾아 헤엄쳐야 했을  것이다. 패티는 팻이 
없었다면 쉽게 살아  남았겠지만 좋은 엄마라면 그랬을  것처럼 팻과 함께 
남아 있었던 것이다. 
  "아빠, 그 섬에 사람들이 있었을까요?"
  크리스가 말했다.
  "그렇지 않을 거야."
  론은 크리스를 안심시키려고 그렇게 말했지만 알수 없었다.   그 섬은 거
기에 있어서는 안되었다. 섬은 그냥 나타난 것이었다.
  론이 물통을 가족들에게  건네줄 때, 그는 카르멘이 그저  입술만 축인다
는 것을 알았다. 그래서 그도  그렇게 했다. 론이 물병을 그물 주머니에 넣
다 말고 로자가 팻을 사펴보고 있는 것을 알았다.
  '저, 팻한테 문제가 생긴 것 같아요."
  론은 한참동안 새끼  공룡을 살폈지만, 팻은 하루 이상을  헤엄쳐 왔는데
도 불구하고 지친 것 같지않았다. 론은 로자에게 어깨를 으쓱 올려 보였다.
  '들어보세요."
  로자가 말했다.
  론은 귀를 기울여 보고 나서야 팻이 힘들게 숨쉬고  있다는 것을 알았다. 
팻은 힘들어하고 있었지만 그들이  할 수 있는 것은 아무 것도  없었다. 그 
이흐로는 아무도 말을 하지 않았고 대신 팻을 지켜보며 점점 지쳐 가는 팻
을 바라보기만 했다. 패티는  정기적으로 고개를 돌려 팻을 살피고 있었다. 
처음에는 그것 때문에 그들은  신경이 쓰였지만 패티는 사람들에게는 관심
조차 없었고 오직  팻에게만 신경을 쓰고 있었다. 패티는 속력을  늦추었지
만 소용없어 보였다.
  "조금만 더 버텨 다오, 조금만."
  론이 속삭였다.
  "정말 네가 조금만 버텨 주었으면 좋겠어."
  45. 공헌
  성서와 다른 권위있는 문서들은 하나님이 태양을  세웠고, 그래서 여호수
아가 적을 패배시킬  수 있었다고 기록하고 있다. 천문학적으로 이것은  불
가능한 사실이다. 여호수아가 그의 부하들이 어떤 식으로든  하루를 과거로 
되돌려 보냈다는 걸 믿지 못할 이유도 없다.
  윌리암 렌프로, 공간 시간 그리고 역사
  하와이 호놀룰루 화요일 오후 11시 7분(알류산-하와이 시간대)
  에밋 퍼글리시 교수는 왕 교수의 의자에 앉아 생각에  잠겨 있었다. 캐롤
리와 함께 플레시오사우루스를  본 이후 그는 캐롤리를  한번도 보지 못했
다. 그녀는 모래 속에  묻혀 있는 공룡의 알을 보호하기 위해  사람들을 모
르나라, 그리고 그 외 다른 일들로 분주했고 에밋에게는  전혀 연락이 없었
다. 엣도 마찬가지로  바빴다. 처음에는 프레스넷을 통해 플레시오사우루스
에 대한 질문에 대답하느라 매우 바빴다. 그는 15분간  명성을 누렸으나 곧 
컴퓨터 망에는 다른 공룡에 대한 이야기들이 쏟아져  들기시작했다. 에밋은 
자신에게 관심을 돌리고  싶었지만 그는 별달리 알릴 내용이 없었다.  그는 
다시 한번 구경꾼으로 전럭했다. 
  에밋은 통신망으로 빠져드는 자신에, 그리고 통신망  자체에 대해 두려움
을 느꼈다. 특히 이 사건들을 설명하기 위해 올라온  모형들을 보고 나서는 
커다란 두려움을 갖게 되었다. 시간이 지날수록, 날이  지나갈수록, 그는 그 
자리에 앉아 복잡한 자료들과 모형들을  다운 받아 그 자료들을 왕 박사의 
책상에 펼쳐 놓고 그걸 분석하는데 여념이 없었다. 곧  등식의 윤곽이 잡히
기 시작했고 에밋은 그 모형들이 어떤 식으로 관련이 되어 있는지 알게 되
었다. 아직도 그는 방관자로 남아 있었다. 그는 큰 무대로 나가기를 원했지
만 아직 원래 모형에 덧붙일 것을 발견하지 못했다.  다른 과학자들이 새로
운 모형들을 다양하게, 자세하게, 또는 독특한 구조를 가진 것들을 그가 방
금 이해하게 된 모델들을 제시할  때마다 그의 좌절감은 더욱 심해지고 있
었다. 
  창조성은 그가 창조적이기 위해 몸부림치기를 포기했을 때 찾아 왔다.
  에밋은 프레스넷에  올라온 공식들을 사용하여  만들어진 고메즈 모형의 
최신 버전을 재구성해  보았다. 그는 다른 모형에는 나오지 않은  변량들을 
찾다가 자신이 너무 모형을 확대시켜 생각했다는 걸 알게  되었고, 그는 해
결책을 찾아냈다. 시간의 전이는 질량으로부터의 거리에 따라  변하고 있었
다. 지구의 질량 근처에서 시간은 그 거리에 영향을 받아 이어지고 있었다. 
하지만 최소한 수학적으로는 지구로부터의 거리가 멀어질수록 전이 상태는 
약해지고 있었다.
  에밋은 깨달았다.  그는 진원지로부터의 거리가 멀어질수록 이런  효과들
이 감소한다고 가정했다. 그러나 그는 지구 외에 어떤  중요한 질량 물질이 
현 상황에 영향을  미치는지 궁금했다. 특히 무엇이 달에서의 시공의  분열
을 일으켰을까?
  비록 지구의  6분의 1밖에는 안되었지만 달은 시간의  곡률에 영향을 줄 
수 있는 정도로 충분한 질량을 가지고 있었다. 그가 알  수 없는 것은 효과
가 어떻게 반전되느냐 하는 문제였다. 그는 자신의 모형이  추리에 의한 것
이고, 그리고 유명한 학자들 중에는 이런 식으로 가설을  세운 사람이 없다
는 것을 알고 있었다. 그래서 그는 프레스넷에 자신의  모형을 올리기를 주
저했다.
  그는 새로운  이론을 만들어 낸 것이  아니었다. 그는 단지 이론을  조금 
확대, 응용해 본 것이다. 그는 그 이론이 자신의 이름으로 프레스넷에 올라
가 조금이라도 도움이 될지 확신이 서지 않았다. 게다가, 문제는 여기 지구
에서 생긴 것인데 달에서 벌어진  사건은 상대적으로 덜 중요할 수도 았는 
것이다. 
  결국 자신의 가설이 별로 중요하지  않을 거라는 그의 판단이 표절을 했
다는 비난에 대한  두려움을 이겼다. 그는 네트워크에 가입ㄷ 있는  사람들
이 그의 모형에 별 관심을 기울이지 않을 것이라고  믿었고, 그래서 모형을 
프레스넷에 올렸다. 에밋은  얼마 안가 다른 사람들이 그 모형을  눈여겨보
았을 뿐 아니라  최고위층에서 관심을 가지고 있다는  사실에 충격을 받았
다.
  46. 실행 계획
  그 일은 우리가 마차를 타고 있을 때 벌어졌다.  벤자민은 말을 점검하러 
나갔었는데 돌아오지 않았다. 마부는 남편을 전혀 보지 못했다고 맹세했다. 
그 이후로는 그를 본  사람이 없었다. 마치 하나님이 땅 위에서  그를 들어
올린 것만 같았다.
  루시 배터스트, 1809년 11월 29일
  워싱턴 D.C. 화요일 오후 5시(서부 표준시)
  닉은 자신이 물리학이 요구되는  문제에 수학적인 개념을 적용시킨데 반
해 고어 박사는 핵심을 파악하고 있다는 사실을  인정했다.고어는 프레스넷
을 이용해  페르미 분자 연구소의  물리학자들과 의견을 교환하고  있었다. 
하지만, 그 물리학자  고메즈 막사는 닉의 모형을 반박하고 나서며  자신의 
모형을 대안으로 제시했다.  그는 오직 수학적으로만 요점을 이해할 수  있
었지만 닉에게는 고메즈 모형이  한편으로는 자신이 세운 가설을 뒷받침해 
주는 것 같기도 했고 아닌 것 같기도 했다.
  그는 다른 요소들을 생각해 보았다. 마리아  고메즈는 물리학계에서 별로 
알려지지 않은 사람이었다.  그녀가 이 분야에서 어느 정도로 뛰어난  실력
을 보이고 있는지는 그녀가 다른  사람들이 프레스넷에 올린 자료들의  취
약점을 지적하는 능력에 비해 알려져 있지 않았다. 닉은 오레곤 모형 -  이
제는 그렇게 불리고 있었다.-이 적합하지 않다는 사실을 인정했다. 그 모형
은 예언적인 측면에서는 타당성이 있었지만 이론적인 토대가  약했다. 조라
스트러스처럼 케니 랜덜과 그의 동료들은 특별한 현상을 관찰해서 그 패턴
을 연구한 다음 그 패턴을 이용해 미래의 사건들을  예측했다. 케니는 그가 
해낸 일로 많은  칭찬을 받았을 것이다. 하지만 역시 조라스트러스처럼  케
니는- 그리고 다른 동료들도  마찬가지로- 원인은 밝혀 내지 못했다. 케니
는 정확하게 재앙을 핵폭발과  연결시키기는 했지만 사건을 설명하지는 못
했다. 닉은 케니의 '연못 속의 잔물결' 논리에 관심을  가졌고 그 예측 정확
성과 이론적인  단순성에 매력을 느꼈었다.  그렇지만 고메즈는 그  이론을 
수학적으로 산산조각내어 버리고 자신의 이론을 발표한 것이다.
  오레곤 모형은 시간 전이가 연속적이며, 또  진원지로부터의 시간과 거리
와 함수 관계에 있다고 가정했다. 그것은 한 방향으로  흐르는 시간에 대한 
인간의 경험 바탕을 둔 것이었다. 고메즈 모형은 모든  시간 전이는 동시에 
일어나며, 모든 시간대와 장소에서 생긴다고 가정했다.
  닉에게는 4차원적인 사고 방식이 낯설었기 때문에 그는 고메즈의 가설을 
이해하느라 머리를 싸맸다. 그러나 고메즈 또한 초고밀도의  물질이 일시적
으로 생기면서 이로한 재앙을 일으킨 것으로 가정하고 있었기 때문에 한편
으로는 만족감을 느끼기도  했다. 그래서 닉은 자신이 오레곤 모형에  조금
이라도 도움이 되었다는  사실에 만족해 했다. 시공의 균열과 알려지지  않
은 파동들이  생긴 것은 고밀도의  물질들이 동시에 존재하기  때문이었다. 
분명히 고어는 자기장 주위에서처럼 이런 효과들이 근원지에서 방출되면서 
생긴 것으로, 다만 이번 경우에는 4차원의 공간으로  방출되어 나온 것으로 
판단하고 있었다.  장은 폭발의 한  순간에 생성되지만 정방향으로  흐르는 
시간을 경험하는 닉과 지구상의 모든 사람들은 살아 있는 동안 계속 그 효
과에 영향을  받게 될  것이다. 그들이  얼마 전에  경험한 시간의  전이는 
1960년대에 있던 폭발 이후부터 진해되고 있었던 것으로 사람들이 그 사건 
속에서 평생을 보내야 하는 그 순간을 기다려 왔던 것이다.
  고어와 고메즈 박사가 계속 의견을 교환함에 따라 닉은 마음이 불편해졌
다. 고메즈는 처음의  폭박 사건들과 시간 전이가 동시에 발생한  것이라는 
주장을 굽히지 않았다.  고메즈는 자신의 이론을 보충하는 여러 가지  공식
들을 제시하면서도 현 시점에서는 그것들을 깊이 생각할 필요가 없다고 말
하고 있었다. 하지만 고어는 그녀의 의견을 무시하고 계속  그 이론을 더욱 
발전시켜 가도록 고메즈에게  압력을 가하고 있었다. 닉은 고어가 이런  식
으로 밀고 나가는  것이 마음에 들지 않았지만  자신이 여기에서 끼어들면 
고어가 더 고집을 꺾지 않으리라는 것을 알고 있었다.
  다른 물리학자들이 그들의 대화에  참여하려고 했지만 고어는 그 모형을 
지지하는 사람들에게만 응답을 했다. 닉은 다른 사람들과  의견을 교환하고 
있었지만 토론에 끼일 정도의 전문가들은 별로 없었다. 
  그가 네트워크에서 빠져나가려는 순간 화면에서 새로운 메시지가 떠올랐
다. 퍼글리시라는  사람으로 모르는 이름이었다. 하지만  그가 올린 모형이 
관심을 끌었다.
  '현재의 균열 상태를 가까운 우주 공간으로 방출 시킨  수 일시적인 역전 
상태를 가정하라.'
  닉은 고난도의 수학이 모형에 사용된것에 흐뭇함을  느꼈다. 닉은 오른쪽 
화면에 나와있는  그래픽을 보고 감탄했다.  모형에는 어지럽게 엉켜  있는 
선들로 이루어진 타원에 둘ㄹ싸인 지구가 나와 있었는데 그 타원을 만들고 
있는 선들은 시간의 파동을  의미했다. 또 다른 그래픽들이 나타났다. 이번 
그래픽은 앞 화면의  한 부분을 확대해서 보여주고  잇었는데 지구가 원구 
안에 들어 있었다. 원추  꼭대기에는 작은 구형체가 들어 있는 또  다른 원
추가 올려져 있었다. 두 개의 원추는 꼭지검끼리 연결되어 있었다. 두 번째 
구형체는 달이었다. 닉은  한동안 그 모형을 바라보고 있다가 처음  공식이 
있는 화면으로 돌아갔다. 그럴리 없어,  안 그래? 그 모형은 시간의 균열을 
지구 주위의 우주 공간으로  투사시키고 있었다. - 그것이 첫 번째  원추였
다. 퍼글리시의 모형은  시간이 반대로 흘러드는 것을 나타내는 원추를  보
여주고 있었는데 그 원추 안에 있는 것은 분명  달이었다. 만약 퍼글리시의 
모형이 옳다면 달에서 일어난  시간의 균열은 지구에서는 반대방향으로 일
어난다는 가정이 가는해  지는 것이었다.그렇다면 달에서는 시간이  미래로 
진행되는 것이 아니라 미래가 과거로 오는 것이다.

  닉은 프레스넷에서 자신에게 도움을  주고 있는 사람들의 명단을 잘펴보
았지만 퍼글리시라는  이름은 없었다. 그는  퍼글리시가 쓰는 컴ㅍ의  접근 
암호를 확인해 보았다.  메시지는 하와이 대학의 코니 왕 박사의  컴퓨터에
서 온  것이었다. 퍼글리시가 누구든간에  그는 프레스넷을 사용할  자격이 
없는 사람이었다. 닉은  잘 알지도 못하는 퍼글리시의 모형을 중요하게  생
각하기 시작했다. 하지만  케니 랜덜이 만든 모형에 대한 경험이  처음부터 
퍼글리시를 믿지 않도록 제동을  걸었다. 닉은 두 번 다시 그런  실수를 저
지르지 않겠다고 맹세했다. 그는 퍼글리시에게 메시지를 보냈다.

  닉은 안보 회의에 참석하기 위해 방을 나서는데 엘리자베스가 다시 닉의 
사무실에 나타났다. 이번에는 바로 본론을 이야기 했다.
  "대통령이 예전 같지 않아요."
  "어떤 면에서요?"
  "보통은 모든  견해를 심지어는 반대 의견까지도  주의깊게 듣고 결정을 
내리셨어요. 지금까지 대통려은  어떤 결정을 내리기 전에 모든 대안을  준
비하라고 지시하셨어요. 하지만 이제는 이야기를 듣지 않아요."
  "당신 의견을요?"
  닉은 엘리자베스의 근심거리 가운데  일부는 그녀의 대통령에 대한 영향
력이 줄어드는 것에 대한 것이라고 확신했다.
  정곡을 찌르는 그 말에 엘리자베스는 움찔하는 것 같았지만 굳이 부인하
지는 않았다.
  "나만이 아니에요. 보좌관 누구의 말도 듣지 않아요. 오랫동안 친구로 지
내 온 새뮤얼 캐넌 국장의  말도 소용없어요. 대통령은 오직 한 사람, 고어 
박사의 이야기만 듣고 있어요."
  고어의 이름을 듣는 순간 프레스넷을 통해 자신의 주장을 전개시키던 일
이 떠오르면서 닉의 속이 끓었다. 그는 고어의 추론  방식을 좋아하지 않았
다. 이제는 대통령에게까지  그런 방식을 강요하고 있었기 때문에 더욱  그
러했다.
  "대통령은 당신을 존중해요,  닉. 대통령과 다른 사람들은 사건의 발생원
인을 밝혀내는당신의 접근 방식에 감명받고 있어요."
  닉은 이의를 제기하려다  주춤했다. 오레곤에서 온 그 대학생과 그룹  동
료들은 몇 개의 박사 학위를  가지고 오랫동안 보조금을 받으며 연구를 해 
온 과하자들도 생각하지 못한 것들을 찾아냈다. 닉은 그들이  받아야 할 칭
찬을 대신 받을 생각이 전혀 없었다.
  "고어가 무슨 생각을  하고 있는지는 알고 있어요. 나도 거기에  대해 곧 
의견을 밝힐 겁니다."
  "당신은 대통령 부인이 애틀란타에  있다는 것을- 있었다는 것을 알아야 
돼요. 재무부 소속 비밀 경찰들은 영부인과 연락은커녕  소재지조차 파악하
지 못하고 있어요.  틀림없이 영부인은 사라진 도시의 일부 지역에  있었을 
거에요. 대통령은 명확한  판단을 내리지 못하고 있어요, 닉. 그는  단지 아
내를 되찾을 생각만 하고 있어요. 그외에는 아무 것도 중요하지 않다구요."
  닉은 이해했다. 대통령과 영부인의 관계는 하나의 전설이었고, 그가 정치
적으로 성공할 수있었던  데는 부인의 내조가 아주 커다란 역할을  했었다. 
생디 맥킨타이어는 재치 있고 매력적이면서도 어머니같은 온화함을 지니고 
있었는데, 닉이 만나 본 사람 가운데 가장 따뜻한 심성을 지닌 사람이었다. 
그녀의 평판은 전국적으로 좋았기  때문에 그녀를 대통령 후보에 추대해야 
한다는 농담 반 진담 반의 이야기도 나돌고 있었다.
  닉은 국가  전체가 입은 손실보다도 대통령 부인  한 사람이 없어졌다는 
사실에 더 큰 상실감을 느꼈다.  그는 그 이유를 알고 있었다. 그것은 처음
으로 특별한 한  사람을 잃었다는 사실을 느꼈기 때문이었다. 닉은  뛰어난 
영부인을 잃었다는  사실에 진심으로 슬퍼하고  있었다. 만약 닉이  조의를 
표한다면 대통령은 폭발해 버릴 것이다.

  회의 의제에  상당한 변화가 있었다. 맨  위에 아놀드 고어 박사의  실해 
계획이 올라와 있었다. 고어가 발표를 시작했고 엘리자베스는  여는 때처럼 
대통령에게 자신의 의견을 말했는데  평소와 달리 대통령은 단호하게 손을 
저으며 그녈르 제지했다.
  "대통령께서 지시한 바에 따라  우리는 시간의 전이 이론을 가정하고 그
의 해결책을 연구했습니다."
  고어가 말했다.
  고어의 지시에 따라 방의  조명의 꺼졌고, 스크린에 사진이 나타났다. 그
것은 닉도 이미 본, 조각나다시피한 뉴욕의 모습이었다.
  "이 사진에서  보시다시피 뉴욕의 3분의 1정도에서  시간 정이가 일어난 
것으로 추정됩니다. 이  지역들은 현재 초원으로 변했으며 아마 백악기  상
태인 것 같습니다."
  사람들이 수군거리고 있었다.
  "백악기라구요? 불가능해요!"
  나탈리 마쯔다가 눈앞에 ㄴ인 증거들을 무시하며 큰 소리로 외쳤다. 
  고어는 불편한 기색을 보였지만  마쯔다를 무시하고 다음 사진으로 넘어
갔다. 
  다음 슬라이드는 희미했지만 동물의 머리 바로  위에서 찍은 사진이었다. 
그 사진은 닉에게 전달된 서류 파일에는 없었던 것으로 그는 엘리자베스와 
마찬가지로 자신도 정책 결정  과정에서 부분적으로 소외되고 있음을 알았
다.
  "이건 항공 촬영한 사진으로, 보시는 대로 동물이 나와 있습니다."
  "다른 공룡인가요?"
  캐넌이 물었다.
  "그렇습니다. 하지만 국장이 제시한 퀘벡의  사진에 나타난 안킬로사우루
스보다는 훨씬 큰 겁니다."
  고어는 마치 더 큰 공룡  찾기 경쟁이라도 했던 것처럼 자신만만하게 말
했다.
  "스트루더 교수는 프레스넷을  통해 이 공룡이 이구아노돈이라고 확인해 
주었슴니다. 공룡 근처에  다른 유사한 동물들이 없었기 때문에 크기를  측
정할 수는 없었지만,  스트루더 교수는 이구아노돈이 몸 길이가  6미터에서 
9미터에 이르며 일어섰을 때에는 키가 5에서 6미터 정도라고 했습니다."
  웅성임과 나지막한 휘파람 소리가 방을 메웠고,  즉석에서 토론이 벌어졌
다. 어떤 이들은 짐승이 공격적인지 걱정했고, 또 다른 사람들은 만약 공룡
이 뉴용의 중심가에  나타나기라도 하면 어떤 일이  벌어질지 추측해 보고 
있었다. 닉은 그 소리를  잠자코 듣고 있다가 첫 번째 슬라이드를  다시 틀
어 달라고 요청했다. 고어는 못마땅한 표정을 지으면서도  처음 슬라이드를 
다시 틀었다.
  "선사시대 지역과 도시의 경계 부분에 생긴 줄은 뭡니까?"
  "건물들입니다."
  고어가 무뚝뚝하게 대답했다.
  "안에 사람들이 들어 있는 건물들이겠군요!"
  닉이 지적했다.
  "이 동물들이 주민들에게 어느 정도나 가까이 있죠? 우리는 퀘벡에 나타
난 공룡이 그들이 있어야 할  장소에서 벗어난 돌아다니고 있다는 걸 이미 
알고 있습니다. 여기는 어떤가요? 사람들의 안전이 우선 고려돼야 합니다."
  닉은 그 자신도 인간의 안전을  생각해 본 적이 없었기 때문에 말하면서
도 속으로는 당황했다. 하지만 이제는 물러설 곳이 없었다. 그는 애써 자신
을 외면하고 있는 대통령을 똑바로 쳐다보았다.
  "전이된 지역 일대의 주민들을 보호해야 하는 것 아닙니까?"
  낙이 촉구했다.
  아직도 대통령은 그를 외면하고 있었다. 닉은  엘리자베스의 시선을 느꼈
다. 그녀는 고개를 저으며 이 문제에 대해서는 그들이 할  수 있는 게 아무 
것도 없다는 표정을 지었다.
  고어가 말을 꺼냈다.
  "그 문제는 그 지역 경찰들이 신경  쓰리라 믿습니다. 하지만 여러분들도 
그 지역에서 중앙  정부의 어떤 도움도 필요하지 않을  수 도 있다는 것을 
아실 겁니다. 다음 슬라이드를 보시죠.  이 사진은 먼저 사진보다 1시간 후
의 뉴욕 모습입니다.  사라졌던 부분이 다시 돌아왔다는 걸 주목해  주십시
오."
  즉시 안도의 한숨과  믿을 수 없다는 반응,  기대가 섞여 나왔다. 고어는 
한동안 그가 일으킨 반응을 즐기다가 발표를 계속했다.
  "전이된 지역 근처의 희미한 부분을 보아주십시오.  다음 사진에는 이 부
분이 폭발한 것이 나와 있습니다."
  닉이 보지 못한  다른 사진이 스크린에 나타났다. 그것들은 건물을  항공 
촬영한 것이었는데 텅  비어 있었고 초원이 금빛으로 물결치고 있었다.  회
의실은 이런 저런 의견을 말하는 사람들의 목소리로  가득찼지만, 대통령은 
홀로 생각에 잠겨  있었다. 엘리자베스가 다시 그에게 말을 건네려고  했으
나 대통령은 다시 손짓으로 막았다.
  "여기 희미한 부분을 주목해 주십시오."
  고어가 스크린 앞으로 다가가서 텅 비어 있는 부분을 짚었다. 
  "또한 이 원에도 주의를 기울여 주십시오."
  그가 금빛의 가느다란 부분을 가리키고 있었다.
  "이것은 전이가 일어난  지역의 바깥쪽에 생긴 초원입니다.  다음 사진은 
이것보다 2시간 후에 찍은 것이고 그  다음 것은 그 한 시간 후에 찍은 것
입니다."
  다음 슬라이드는 없어진 지역이 분명하게 나타나 있는 뉴욕의 모습을 보
여주고 있었다.  재빨리 그 뒤를 이어  일부분이 다시 생겨나 있는  뉴욕의 
모습이 비춰졌다. 닉은 잠시 후에야 그 변화를 깨달을 수 있었다.
  "보고 계시지만,"
  고어 박사가 펜으로 가리키며 말을 시작했다.
  "전이된 부분에 있는  도시의 면적은 얼마 되지 않으며, 이  불분명한 지
역이 중심 쪽으로 이끌려  가고 있습니다. 또한 초원을 둘러 싼  원이 점점 
커지고 있습니다."
  그는 타원의 주위를 감싸고 있는 금색 원을 짚었다.
  "이것은 두 가지를 말해 주고 있습니다. 첫째, 막연하게 발생한다는 것입
니다. 둘째, 효과가  아주 빠른 시간 안에 평형 상태에  이른다른 것입니다. 
도시와 프레리 사이의 진폭이 불규칙하긴 하지만 전이가 일어난 지역이 빠
른 속도로 안정되고 있습니다.  우리가 조치를 취할 시간은 거의 없습니다. 
다행히 우리는 이 문제를 해결할  수 있는 보다 나은 계획안을 마련했습니
다."
  눈을 내리깔고 노골적으로 불편한 표정을 짓고 있는 국방부 장관을 제외
한 모든 사람들이 그 말에 관심을 보였다.
  "우리는 시간의 전이를 핵물질의  폭발에 의해 생긴 시간의 균열이 일으
킨 것으로 추정하고  있습니다. 하지만 파동이 지구의 표면을 휩쓸고  지나
간다는 생각은  부정하는 바입니다. 대신  페르미 연구소의 고메즈  박사의 
협조를 받아 저는  현재의 결과들과 최초에 발생한  폭발 사이에 연관성이 
있다는 것을 증명하는 모형을 만들어 냈습니다."
  "어떻게 연관되어 있다는 겁니까?"
  캐넌 국장이 물었다.
  "박사가 이야기하는 폭탄실험은 60년대에 있었던  일이에요. 어쩌면 50년
대일 수도 있지요."
  "폭발은 시공을  뛰어 넘어 이런  결과들을 만들어 낸 것입니다.  우리가 
요즘 경험하고 있는 이 결과들은 60년대의 바로 지금 이 순간 발생했기 때
문에 현재에 나타난 것입니다."
  캐넌이 믿을 수 없다는 듯 머리를 저었지만 아무 말도 하지 않았다.
  "과거의 사건들과 현재의  사건들은 연결되어 있고, 그렇기  때문에 이번 
일들을 해결할 수  있습니다. 우리는 현재 상황을 유발시킨 힘을  상쇄시킬 
수 있는  또 다른 시간의 파동을  만들어 냄으로써, 그힘들이 평형  상태에 
도달하기 전에 그 힘을 없애려는 생각을 하고 있습니다."
  닉은 멍하니 있었다.  그는 고도의 농축된 물질이 아니면 시간의  파동을 
생성할 수 없어며, 인간은 오직 핵폭박로만 그걸 가능하게 할 수있었다. 그
는 고오가 무슨 생각을 했는지 알아차렸고, 표현할 수  없는 혐오감을 느꼈
다. 잠시 후 고어가 닉의 추측을 확인시켜 주었다.
  "또 다른 파장을 만들어 내기 위해 핵사용을 고려하고 있습니다."
  놀란 사람들이 자신의 의견을  말하기 시작했고 고어와 대통령은 잠잠해
지기를 기다렸다. 대통령에게 집중된  대부분의 질문은 '왜 제게 의논을 하
시지 않으셨습니까?' 라는 것들이었다. 닉은 발어권을 얻으려고 애썼다. 
  "우리는 이 방법이 효과가 있을지 알 수 없습니다.  더욱이 이 일들이 핵
폭발에 의해 생긴  것인지 조차도 알지 못합니다. 이런 상황들이  벌오지는 
과정에서 폭발력과 다른 요소들이 상호작용을 했을 수도  있습니다. 게다가 
우리에게 생긴 이 일들은 하나의 폭탄에 의해 생겨난  것이 아닙니다. 그것
은 수백 번의 폭발의 결과가 축적되어 생긴 것입니다."
  "그래서 폭탄을 하나 이상 사용하려고 합니다."
  고어가 잠시 뜸을 들였고, 닉은 단도직입적으로 물었다.
  "하나 이상이라며 얼마를 말하는 겁니까?"
  "백 개입니다."
  자제력이 미덕인 군인들조차 백  개의 폭탄을 터뜨린다는 이야기에 숨을 
죽었다.닉은 그  발상에 당황했지만, 점차 자신이라도  이런 조치를 취해야 
할 상황에  처한 다면 이 정도  규모의 폭탄을 사용할 것이라고  생각했다. 
시간의 파동은 식과 몇백만의 사람들을 분리시켰고, 한두  개의 폭탄만으로
는 사람들을 되돌아오게 할 수 없을 것이다. 뉴멕시코의  실험 기지에서 터
뜨린 영국과 미국의 폭탄만 해도 천 개는 될 것이다.  그런 관점에서 볼 때 
백 개라는 숫자는 얼마  안 되는 것이었다. 하지만 자연계나 어떤  인간 환
경들도 대기에 폭발될 백 개의 폭탄을 견뎌 내지  못할 것이다. 크라카토아
와 세인트 헬렌산은 문제가  되지도 않을 것이다. 닉은 몇 년  전에 있었던 
핵 겨울에 대한  사람들의 관심을 떠올렸다. 만약 사라진 사람들을  되찾아 
온다 해도 그들은 기근으로 사람들을 잃게 될 것이다.  닉은 손익을 재빨리 
계산 한 다음 의견을 냈다.
  "그럴 수 없습니다.  아직까지 우리는 무슨 일이 일어난 건지  정확히 파
악하지 못하고 있습니다.  우리가 알고 있는 거라고는 아주 기초적인  이론
들뿐이고 핵사용이 모든 것들을 정상  상태로 되돌릴 수 있다는 아무런 증
거도 없습니다. 최상의  경우 시간의 전이를 조금  더 일으킬 수 있겠지만, 
최악의 경우에는... 누가 알겠습니까? 우리는 핵사용이 엄청난  파괴를 불러
일으킬 뿐 아니라 오랫동안 영향을  미칠 거라는 사실을 분명히 알고 있습
니다. 핵겨울은 아시지요?"
  "신뢰할 수 없는 이론이요."
  "만약 우리가 그처럼 많은 폭탄을 터뜨린다면 더 이상 이론은 아닐 겁니
다. 그리고 그때는 손을 쓸 수 없을 겁니다."
  그 질문에 대해 고어 대신 대통령이 대답을 했기 때문에 닉은 당황했다.
  "아무 조치도 취하지  않을 경우 무슨 일이 벌어질지 충분히  알고 있소. 
우리는 수백만 명의 시민과, 수십억 달러의 재산을 잃게 될거요. 물론 재건
에 필요한 비용은 말할  것도 없겠지. 우리는 세계의 부채를 다  합한 것보
다 많은 외채를 가지고  있소. 어떻게 이 모든 것을 재건할 수 있겠소?  폴
슨 박사,  당신도 알고 있다시피,  나도 인간을 먼저 생각하오.  전세계적인 
관점에서의 인류를 생각하고 있단 말이오."
  "각하!"
  닉이 말하려  했지만 대통령이 가로막았다. 대통령은 고어에게  계속하라
는 손짓을 하고 클립을 만지작거렸다.
  고어가 다시 자신만만한 태도로 발표를 계속 했다.
  "대통령께서 지적하셨듯이  우리는 이  조치의결과들을 충분히 예측하고 
있으며 위험을 감소시키기  위한 모든 조치들을 취할 것입니다. 먼저  적당
한 전이 지역을 선정해야 합니다. 여러 요인을 고려해  유력 후보지가 선정
될 것입니다. 폭발은 미국내에서  이루어질 것입니다. 두 번째로 폭발 지점
은 가능한 한  서쪽으로 결정해야 합니다. 사건이 동쪽에서 서쪽으로  확산
되었기 때문에 서쪽이 보다 안정되어있을 겁니다."
  동쪽에서 서쪽으로  확산되었다는 이야기는  금시초문이었다. 그는  그런 
사실을 프레스넷에서 보지  못했었고, 고메즈 박사도 그런 말은 하지  않았
다. 그럼 고어의 생각일까?
  "세 번째, 폭발은 우리의 과거에서 일어날  것이기 때문에 우리의 현재를 
붕괴시키지 않을 시기에 있어야 합니다. 지금까지 자료들을  종합적으로 분
석해 볼 때 전이된 지역은 백악기에서 온 것으로  보입니다. 하지만 절대로 
확신할 수는 없습니다. 어떤 부분들은 보다 최근의 시기에서  온 것일 수도 
있고, 미래에서 온 것일 수도 있습니다. "
  "고어 박사."
  닉이 말을 중단시켰다.
  "폭발이 우리의 과거 시점에서 있을 거라니 무슨 말입니까?"
  "우리는 폭발 지점을 가까운 미래가 과거에서 온 것이 아닌 지역을 고를 
거라는 말입니다."
  "하지만 모든 부분들이 지금은 현재에 있지 않소."
  "폭탄이 터지는 순간 그 모든 것은 과거로 되돌아가게 될 거요."
  "무슨 근거로 이런 결과를 예측하신 겁니까?"
  "나는 새로운 파동이 시간의 조각들을 그것들이 있었던 지점으로 되돌릴 
것이라는 점을 여러  사람들과 충분히 의논해 왔소. 그렇기 때문에  폭발은 
과거 시점에서 이루어질 것이고, 과거에 머물러 우리의현재에는  아무런 영
향도 미치지 않게 되는 겁니다."
  "박사의 동료들은 시간 전이는 다시 발생하겠지만 전이된 지역들이 원재
의 시간대로 돌아갈지 아지면 또  다른 전이가 발생하게 될지 확신하지 못
한다는 것이 보다 정확한 표현이 아닌가요?"
  "물론 동의하지 않는 의견도 있었습니다. 하지만  이 방법은 위험이 없는 
있더라도 최소화시킬 수 있는 기대 이상의 성과가 있을 수 있습니다."
  "박사에게는 위험부담이 없겠죠...  우리에게도요... 하지만 폭발이 과거에 
생긴다는 것이 확실할 때 가능할 겁니다. 하지만 폭발  지점에 누군가 있다
면요?"
  "폭발지점에는 아무도 없을 겁니다. 아마 동물들은 있을 수 있겠죠. 하지
만 박사가 급진적인 생체 해부 반대론자가 아니라면, 당신이  몇 마리의 동
물과 수백만 명의 목숨을 반대할 거라고는 생각하지 않습니다."
  고어의 마지막 말은 마치 설교 같았다. 대통령은 멍하니  앉아 있었고 반
대를 예상한  듯, 그리고 그렇게 일을  진행 시키려는 듯 토론에  무관심해 
보였다. 닉은 방법을 바꾸어 보았다.
  "그렇게 되지 않을  겁니다. 박사는 폭탄을 투하할 수 있는  시간대를 발
견할 수 없습니다. 그리고 그 시간대를 발견한다고 해도  결국 시간 전이는 
우리의 미래와 과거 어딘가에서 있게 될 것입니다. 그것도  얼마나 멀리 떨
어진 곳에서, 다양한 지점에서 폭발하게 되는 지에 달려 있습니다."
  "사실입니다. 그렇기 때문에 우리는 모든 폭탄을  같은 전이 지역에서 동
시에 폭발시키려는 겁니다. 동시에 터뜨리면 효과가 생길 겁니다."
  "과거 시점에서의 즉시이겠죠."
  닉이 정정했다.
  "맞아요, 하지만 우리 현재에 즉각적인 영향을 줄 겁니다."
  "어떤 근거로 그런 결론을 이끌어 낸 겁니까?"
  "박사가 얼마 전까지 열광해 있던 그 이론을 수정, 보완했죠."
  대통령이 큰소리를 내며 테이블을 내려치는 바람에 대화가 중단되었다.
  "폴슨 박사, 우리  행정부 내엣는 자리를 둘러싼 시기심은 용납할  수 없
소.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 박사가 기여한 점과 관련해서는 적절한  보상이 
있을 것이오. 하지만 박사가 할 수있었던 것보다 고어  박사가 당신의 이론
을 더욱 발전시켰다는  것에 대해 공격하지 마시오. 나는 해결책을  요청했
었지만 어니 외에는  아묻 제시하지 못했소. 박사에게도 기회는 있었던  것
이오. 이제 더 이상 도움을 줄 수 있는 건설적인  내용이 없으면 이제 다음 
주제로 넘어갑시다."
  "각하, 해결책이 없기 때문에 아무도 제시할 수 없는 겁니다."
  "패배주의적인 발상이오, 다음으로 넘어갑시다."
  "이렇게 해서 영부인을 되찾아 올 수는 없습니다. 각하."
  "다음 주제로 넘어가라고 말했소!"
  대통령의 눈에 눈물이  고였고, 닉은 샌디의 이름을 거론한  것을 후회했
다. 그는 계속 고집을 부리다가는 자신의 위치와 영향력을  잃을 수도 있다
는 것을 알았다. 
  남은 시간 동안은 가능한 폭발 지점에 대한 토론이  이어졌다. 선정된 곳
에 인간이 없거나, 어떤 문명도 남아 있지 않을 수 있었다. 그들은 과거 세
계에서 온 사람들을 죽이는 모험을 원하지 않았다. 그것은  그로 인해 현재
까지 뒤바꾸어 놓을  수도 있었기 때문이었다. 전국적으로 통신 체계가  붕
괴된 이후 그들이 참고할 수 있는 정보는 매우 적었고,  그 결과 선댁 가능
한 폭발  지점은 얼마 되지 않았다.  초지가 듬성듬성 생긴 알래스카의  놈 
곶 남쪽이  명단에 올랐다. 그곳이 명단에  오른 것은 한 무리의  공룡들이 
그 지역의 사슴떼를 습격했다는 미확인 보도가 있었기 때문이었다.
  두 번째 지점으로 워싱턴주  북동부가 선정되었는데 그것은 지금은 워싱
턴주의일부와 아이다호, 그리고  캐나다를 빙하가 덮어 버렸기 때문이었다. 
하지만 캐나다 국경이  근처에 있다는 것이 골칫거리였다. 세 번째  지점은 
오레곤주의 포틀랜드가 있었던 그 자리였다. 고어는 목격자의  진술들을 확
인하기 위해 항공 촬영 사진이 도착할 때까지 계속 기다리겠다고 말했지만 
지금까지 볼 때 전이된 지역에는 공룡들이 살고 있었다.
  이제는 준비 사항에  대해 토론하고 있었다. 군은 가능 지점을  정찰하고 
크루즈 미사일을 목표 지점으로 유도하기 위한 세부지도를  만즐기로 했다. 
미사일은 함정과 B-1 폭격기에서  동시에 발사될 것이었기 때문에, 그리고 
여러 지역을 거쳐 각각 다른 거리를 지나야 했기 때문에 타이밍 조절이 까
다로웠고 세밀한 지도가 필요했다.
  닉은 아무 생각도 할  수 없었다. 그는 아직도 이 계획의 현실성에  대해 
의심하고 있었다. 그는 동시에 백 개의 폭탄이 폭발하는  모습을 상상할 수 
없었다.
  닉은 폭발 지점에 미칠 영향력에 생각이 미치자 안색이  변했다. 특히 포
틀랜드 때문에 그랬다.  사람이 살지 않는 알래스카나 워싱턴 동부를  폭파
시키는 것도 끔찍한 일이었지만 대도시에 있을 일을 생각하니 불안이 더해 
갔다. 그는 굳은 결심을 하고 말을 꺼냈다.
  "각 지점들은 불안정하기 때문에 가끔은 과거에,  가끔은 현재에 있는 겁
니다. 어떻게 폭탄을 과거로 옮긴다고 확신할 수 있습니까?"
  고아가 그 질문에 미소를 지었다. 분명히 질문에 대비해  답을 준비한 것
이 틀림없었다.
  "미사일을 지형에 의해 유도될 겁니다. 미사일은  과거의 지형에 따라 작
동하도록 되어 있습니다.  만약 프로그램에 따라 지형을 인식하지 못할  경
우 탄두는 발사되지 않습니다. 미사일은 그냥 그 지점을 지나가는 거죠."
  고어가 사람들을 주욱 둘러 보았다.
  "폭발은 분명 과거에서 이루어지는 겁니다."
  닉은 그 가능성을 인정했다. 하지만, 그가 크루즈 미사일에 대해 알고 있
는 한 고어는 모든 것을 말하지 않았다.
  "고어 박사. 전투 상황에서 크루즈 미사일은  종종 이전의 공격으로 심하
게 변형된 지형을 목표로 인식하는 경우가 있지 않았나요?"
  고어는 닉이  무슨 이야기를 하려는지 알고 있다는  듯이 그를 쳐다보았
다.
  "미사일 프로그램이 그런 우발성을  어느 정도로 통제할 수 있는지 지금 
설명해 주시겠습니까?"
  닉은 계속했다. 
  그는 닉을  똑바로 쳐다보았고, 회의실 안에는  불편한 침묵이 감돌았다. 
마침내 고어 박사가 담담한 목소리로 대답했다.
  "미사일이 목표 지점 근처에  도달했을 때 지형이 계수화된 지도와 맞지 
않아도 미사일은 목표까지의 거리와  방향을 계산하고 최후의 위치를 선택
할 수 있습니다."
  사람들이 조금씩  웅성거리기 시작했지만, 닉은 고오가 발사하려는  미사
일이 어떤 결과를 낳을지 모든 사람들이 확실하게 깨닫기를 바랬다. 
  "고어 박사. 다시 말하면 미사일이 복표  지점을 찾지 놋하더라도 추측발
사를 할 수 있다는 말씀이시죠."
  이번에는 모든 사람들이 동요하고 있었다.
  47. 죽음의 만찬
  미끼를 보고  가까이 다가오는 사냥감을 보고 우리가  총을 쏘려고 하는 
순간 섬광이 번뜩였다.  갑자기 머리 위에서 불에 오리들이 떨어지기  시작
했다. -날개를 비롯해 몸통 전체가 불타 있었다. 
  루벤 블랙, 1972년 메인 주 윈스턴
  오레곤주 웜스프링즈  인디안 보호 구역  화요일, 오후  2시 25분(태평양 
표준시)
  공룡이 뼈를 씹는 소리는 무척 끔찍했다. 그러나 쿰  박사가 먹히고 있다
는 생각에 괴로움은 더했다. 필쳐 박사는 친구의 운명을  생각하며 넋을 놓
고 있었다. 그녀의 어떤 말도 박사를 위로할 수  없었지만 피트라는 자신의 
충격을 달래기라도 하듯 계속 말을 하고 있었다. 콜터가  근처에 서 있다가 
두 사람에게 왔다.
  "쿰 박사님이 아니에요. 지금 이소리 말이에요."
  필쳐 박사는 계속 아래를 내려다보고 있었지만  피트라는 고개를 들었다. 
"그걸 어떻게 알아?"
  "글쎄, 너무 오랫동안  먹은 것 같아. 오해하지는 마. 하지만 만약  쿰 박
사였다면 이미 오래 전에 끝나지 않았겠어. 무슨 말인지 알지?"
  그 말이 옳았다. 그들을  공포에 질리게 한 공룡은 아주 컸기 때문에  쿰 
박사는 한입 거리  정도밖에 되지 않을 것이다. 그리고 가까이에서  들리는 
저 소름끼치는 소리는 여러 마리의 공룡이 내는 소리였다.  필쳐 박사는 ㅋ
터의 의견에  수긍하는 것처럼 가만히 있었다.  잠시 후 고개를 드는  그의 
눈이 빨갛게 부어 있었다. 피트라가 입을 여는 순간 콜터가 끼어들었다.
  "박사님, 쿰 박사는 벌써  한입에 먹혔을 거에요. 저기에서 무슨 일이 벌
어지고 있든지 간에 지금은 만찬이 한창이라구요."
  그 말을 듣고 필쳐 박사가 벌떡 일어섰다. 얼굴이  붉어진 그는 피트라를 
바라보았다. 그의 목소리는 떨고 있었다.
  "모노클로니우스는 초식 동물이야. 내 친구를 잡아먹을 리 없어. 그저 죽
이기만 했을 거야."
  필쳐 박사는  북받치는 슬픔을 누르려는  듯 잠시 머뭇거렸다.  이야기를 
계속하는 그의 목소리에서 분노가 느껴졌다.
  "내 의견을 듣고 싶다면, 저기 어딘가에."
  그가 소음이 들리는 곳을 가리키며 말했다.
  "나의 가장 절친한 친구를  먹어 치우고 있는 작은 청소부들이 몰려있을 
거야."
  콜터가 나섰다.
  "저기에 있는 놈들이 뭔지 몰라도 큰  놈들이에요. 그리고 공룡들은 군것
질을 하는 것이 아니라 자치를 벌이는 중이에요. 박사님을  위해 간단히 말
씀드리죠. 만약  지금 쿰 박사님을 먹고  있는 거라면 모노인지 뭔지  하는 
저 괴물들은 지금쯤 다끝내고 박사님 뼈로 이를 쑤시고 있을 겁니다."
  피트라는 필쳐 박사의  얼굴이 다시 붉어지는 걸 보았다. 박사는  콜터를 
정면으로 노려보았다. 고함소리가 터져 나왔다.
  "콜토, 자네가 뭘 안다고 그러나?  내가 자네를 알게 된 이래. 자네는 오
직 한가지밖에 관심이 없었어."
  그는 몸을 돌려  피트라를 가리키며 말을 하려다가 말고,  다시 ㅋ에게로 
몸을 돌렸다.
  "콜터, 자네는  어떤 사람인가 하면, 내가  아끼고 좋아하는 젊은 숙녀나 
유혹하는 것을  대단한 일로 여기는 그런  무지한 사람이야. 왜  피트라가.. 
자네를 데리고  오자고 했는지 알 수  없어. 하지만 단언컨대. 조지는...  쿰 
박사는 죽었네."
  이번에는 콜터의 얼굴이  빨개졌다. 하지만 그는 아주 낮은 목소리로  말
했다.
  "그럴 겁니다. 박사님. 나는  큼 박사님을 죽지 않았다고 말한 것은 없어
요. 그저 공룡들이 저기에서 먹고 있는 것이 쿰박사가  아니라고 했을 뿐이
에요."
  콜터가 입을 다물었다. 그는 화를 내지는 않았지만, 상처받고 있었다.
  "무식함에 관해서는, 제가  도시에서는 그랬던 것 같군요. 당신들이 그토
록 중요하다고 여기는. 그 말도 단되는 것들을 둘러앉아 토론하고 있을 때, 
내가 아마 바보처럼  보였었겠죠. 피트라가 아니었다면 그 자리에 가지  않
았을 거라는  사실을 저도 인정해요.  하지만 필쳐 박사님, 말씀해  보세요, 
여기에서는 누가 바보죠?  누가 총을 가지러 가려는  나를 막았죠? 그리고 
백여 미터 떨어진 곳에 공룡  무리들이 나타났을 때 누가 소리를 질렀었고 
누가 소근대고 있었죠?"
  필쳐 박사는  콜터를 노려보았지만, 아무 말도  하지 않았다. 도시에서는 
그의 폭넓은 지식이  인정을 받았었지만, 이 이상한 세계에서는 책에서  배
운 지식이 아무  쓸모없었다. 그의 친구를 죽이고 끌고간 놈들이  모노클로
니우스인지 트리케라톱스인지는 중요하지  않았다. 지금 중요한 것은  그런 
일이 두 번 다시  일어나지 않도록 방법을 찾는 일이었다. 만약  콜터가 하
자는 대로 했다면 그들은 지금쯤 총을 가지고 텀불을 헤쳐 나가고 있을 것
이고, 조지는 아직  살아 있을지도 몰랐다. 그  대신 조지는 죽었고 그들이 
가지고 있는 유일한  무기는 그가 무식하다고 부른  사람만이 가지고 있었
다. 사실을 확인이라도 시키듯 피트라가 콜터에게 몸을 돌리고 말했다.
  "쿰 박사님이 살아 계실 가능성이 있을까?"
  "아주 조금, 만약  알고 싶다면 저쪽으로 가서 무슨 일이  벌어지고 있는
지를 보고 와야 돼. 내가 살펴보고 오는 동안 여기서 기다려."
  피트라가 필쳐 박사를 쳐다보더니  다시 콜터를 바라보고는 고개를 흔들
었다.
  "내 생각에는 우리 모두 함께  있는 게 나을 것 같아. 하지만, 뭐가 됐든 
알아내는 대로 여기를 벗어나는게 좋겠어."
  콜터는 어깨를  으쓱하더니 아주 천천히, 그리고  신중하게 앞장을 섰다. 
소리는 점점 크게  들렸고 처참함은 더해 갔다. 입맛을 다시며  으르렁대는 
소리는 그들을 얼어붙게  했다. 그들은 도망치고 싶은 본능을 억누르며  계
속 갈  수 있도록 스스로를 다그쳤다.  콜터는 한동안 앞을 살피더니  다른 
사람들에게 신호를 보냈다.
  콜터는 다시 앞장섰고, 나뭇가지들을 조용히 옆으로 밀어냈다. 그들이 알
을 발견했던 장소가 앞에  있었다. 언덕 저 너머에 차를 공격하고  쿰 박사
를 끌고 간 공룡이  있었다. 어미 공룡은 둥지에서 피를 흘리며  죽음을 기
다리고 있엇다. 어미 공룡은  살아날 가망이 없어보였고, 옆으로 쓰러져 있
는 몸뚱이는 갈기갈기 찢겨져  피를 흘리고 있는 한낱고깃덩어리에 지나지 
않았다. 6마리의 2족 보행 고룡들이 엄청난 양의 살을  물어뜯거나 잘라 낸 
뼈를 씹고 있었다. 가장 큰  놈은 5~6미터정도로 아주 거대해 보였다. 작은 
좀은 1미터가 조금넘을 정도였고 바깥쪽에서 원을 이루어 떨어진 살점이나 
뼈 조각들을  차지하기 위해 여기 저기  뛰어다니고 있었다. 덩치 큰  육식 
공룡들은 작은 놈들을 향해 소리를 지르며 작은 놈들을  쫓고 있었다. 하지
만 작은 공룡들을  쫓기에는 움직임이 너무 느렸다. 어쨌든 먹이는  충분했
다.
  그 때 그들 근처의 덤불 속에서 뭔가 부스럭거렸고 그들은 꼼짝할 수 없
었다. 작은 공룡 한  마리가 저녁 만찬을 즐기고 있는 무리에  끼어들 기회
를 엿보고 있었다. 그들은  공룡이 지나가자 안심했고, 뒤로 천천히 물러섰
다. 피트라가 먼저 말을 꺼냈다.
  "쿰 박사님을 보지 못했어요. 아마 어쩌면 거기서 도망쳤을지도 몰라요."
  "만약 그랬다면."
  콜터가 말을 이었다.
  "박사님은 핏자국을 따라 돌아왔을 수도 있어.  박사님을 찾는 일이 위험
할 수도 있어. 공룡 부리 가운데 몇 마리가 박사님을 쫓아갔을 지도 몰라."
  필쳐 박사와 피트라는  그 말의 의미를 이해했다. 핏자국을 따라가는  것
은 자살 행위나 다름  없었다. 하지만 아무도 쿰 박사를 포기하는  첫 번째 
사람이 되고 싶어하지 않았다. 콜터가 이제는 리더 역할을 하고 있었다.
  그들은 사냥꾼등레  의해 짓밟힌. 핏자국으로  범벅이 된 초원을  무사히 
빠져 나왔다. 피는 말라 있었지만, 아직도 녹색 풀숲 위에 붉은색이 선명했
다. 다른 약탈자들을 만나기 전에  빨리 돌아가야 했다. 갑자기 뭔가 길 허
리를 질러갔고, 그들은 너무 놀라  숨도 제대로 쉬지 못했다. 그는 길을 벗
어나 몇 발짝을 걷다  말고 쭈그리고 앉았다. 필쳐 박사가 그의  어깨를 내
려다보는 사이 피트라가 그의 옆에 무릎을 꿇었다. 그리고  그들은 풀 위에 
떨어진 핏자국을 발견 했다.
  "다른 핏자국이야. 뭘까, 콜터?"
  피트라가 물었다.
  "어떻게 여기에 핏자국이 있지? 흔적은 반대로 나 있는데."
  콜터가 일어나서 조금 더 걸어갔다.
  "여기에도 있어."
  그러더니 아무 말없이  콜터는 덤불을 헤치고 나갔다. 피트라와 필쳐  박
사는 서로 바라보고만 있다가 갑자기 그것이 다른 핏자국이라는 걸 깨달았
다. 백여 비터 정도 떨어진 곳에서 그들은 작은  공룡무리를 바라보고 있는 
콜터를 발견하였다.
  그것이 큼 박사의  시체라는 걸 피트라와 필쳐 박사는 알아  차렸다.작은 
공룡들은 그의  옷을 갈기갈기 찢고, 거의  아무것도 남아 있지 않은  뼈를 
물고 있었다. 머리 가죽은 하나도  남아 있지 않았지만, 눈은 아직 뼈에 박
혀 있었다.
  공룡 가운데 몇 마리가 그들을 발견하고 머리를 똑바로 치켜들더니 꼬리
를 수평으로 세웠다.  콜터가 소리를 지르며 공룡들을 쫓아내고 창으로  가
장 가까이에 있는 놈을 위협하자  공룡들을 잠시 흩어졌지만 몇 마리는 계
속 살점이 붙은 뼈다귀를  입에 물고 있었다. 콜토는 쿰 박사의  유골을 바
라보고 있었지만, 피트라는 공포에  질려 꼼짝하지 못했고, 필쳐 박사는 다
시 슬픔에 잠기고 있었다. 드딩 친구의 죽음이 확실해진 것이다. 
  돌아서는 콜터의 얼굴에는 아무런 감정도 없었다.
  "제가 묻어주기라도 바라시나요? 아직 유골이 일부  나남아 있어요. 하지
만 모르겠어요. 공룡들이 다시 파낼  거에요, 덮을 수는 있을 것 같은데 바
위로는요."
  필쳐 박사가 대답하려는데 뒤에 있던 가지가 부러졌다. 뒤를  돌아보니 5
미터는 될 것 같은 육식  공룡이 덤불을 헤치고 그들에게 가까이 다가오고 
있었다. 머리와 턱이  엄청나게 컸다. 공룡은 잘  발달된 두 뒷다리로 걷고 
있었고, 굵고 긴 꼬리가 뒤엣 질질 끌리고 있었다.
  "도망쳐요."
  콜터가 소리쳤다.  콜터는 흔적을 없애기 위해  덤불 속으로 달렸다.그는 
가시덤불이나 빽빽한 덤불을  요리조리 피해 가고 있었다. 필쳐 박사는  곧 
지쳤고, 뒤로 처졌다. 피트라가  그 사실을 누치채고 콜터에게 콜토는 뒤를 
슬쩍 쳐다보더니 뒤로 쳐지며 피트라에게 앞장서라고 손짓했다.  필쳐 박사
는 뛰려고 애썼고 콜터가 박사의 뒤에 섰다.
  피트라는 ㅋ보다 천천히 달렸기 때문에  필쳐 박사는 곧 그녀를 따라 잡
을 수있었다. 하지만 뭔가  잘못되고 있었다. 피트라는 예전에 필쳐 박사가 
몇 킬로미터씩 조깅하는  걸 본적이 있었다. 지금은 비틀러리며 숨을  헐떡
이고 있었다. 덤불이  점점 드물어지고 있었고 그들은 호수가 있는  개간지
로 들어섰다. 길이 얼마  안되는 풀들이 무성하게 자라나 있었다. 피트라는 
필쳐 박사와 보조를 맞추기 위해  뒤로 처지며 속력을 줄였지만 박사는 힘
들어 보였고 호흡이 불규칙했다.
  피트라는 콜터를 찾느라뒤를 돌아보다가 뭔가 발에 걸리면서 마른 똥 무
덤 위로 넘어졌다. 몸 아래 까린 잔디가 마치 큰  주름이 잡힌 카펫에 뉴웠
을 때의 감촉 같았다. 피트라는 무릎으로 기며 콜터를 찾아 나서ㅆ. 하지만 
그는 어디에도 보이지 않았다.  공룡도 보이지 않았다. 필쳐 박사는아직 무
릎을 꿇고 있었는데  숨쉬기가 힘든지 안손으로 가슴을  세게 누르고 있었
다. 그의 얼굴은 땀으로 뒤범벅이 된채 빨갛게 달아 있었다. 피트라를 올려
다보던 필쳐 박사는 고개를 저었고, 코로 숨을 몰아쉬고 있었다. 마침내 그
가 쉰 목소리로 말했다.
  "피트라, 미안해. 하지만... 가슴이..."
  "괜찮아요, 박사님. 말씀하지 마세요,여기는 안전한 것같아요."
  피트라는 그렇게 말했지만 자신이 없었다.
  피트라가 콜터와 공룡을  찾느라 주위를 둘러 보았다. 만약 그녀가  그처
럼 겁에 질려 있지 않았더라면  풍경이 약간 달려 있다는 것을 알아차렸을 
것이다. 개간지 가운데 잔잔하고 푸른 호수의 주위를 따라  키가 크고 잎이 
무성한 나무들이 나  있었다. 이리저리 흔들리고 있는 초원의 싱그러운  초
록빛이 파헤쳐진 잔디를 감추고 있었다.
  피트라가 볼수 있었던 것은 듬성듬성 나 있는 키  큰 관목들뿐이었다. 그
녀는 숨을 수 있는 장소난 자동차가  지나갈 수 있는 길을 찾기 위해 좌우
를 살폈다. 호수는 남쪽으로  갈수록 좁아지고 있었고, 그 끝은 시냇물처럼 
좁아져 있었다. 거기로 물이  들어오는지 빠져나가는지 알 수 없었다. 하지
만 시냇가를 따라 커다란 물체가 움직이고 있었다. 차를  부수고 쿰 박사를 
죽인 공룡처럼  생긴 네 발 짐승이  움직이고 있었다. 동물들은 아직  멀리 
떨어져 있었지만 가까이 오고 있는 것이 분명했다. 피트라는  벼랑 끝에 서 
있는 기분이었다. 자신들을 뒤쫓던 공룡이 덤불 속에 있을  것 같아 그녀는 
그 쪽으로는 도망칠 생각을 하지 못했다. 그녀는 공룡들  쪽으로 가는 것은 
너무 두려웠지만 만 약 그들이 공룡들에게서 멀리 떨어져 초원을 지난다면 
공격을 당할 것이다. 게다가  필쳐 박사는 오늘은 더 이상 뛰지  못할 것이
다.
  피트라는 선택은 오직  하나밖에 남지 않았다는 걸 알았다. 그녀는  필쳐 
박사는 일으킨 다음 그를 부축하고 호숫가에 나 있는 나무 쪽으로 걷기 시
작했다. 할 수만 있다면 나무 위로 올라갈 생각이었다. 아니며 호수를 헤엄
쳐 건너갈 수도 있을  것이다. 공룡이 수영을 할 수 있을 지 없을지  알 수 
없었다.
  필쳐 박사는 겨우  발걸음을 떼고 있었다. 그가 휘청거릴 때마다  피트라
가 부축했다. 도망치면서도 피트라는  공룡 무리에서 눈을 떼지 않았다. 그
들은 공격하려는 어떤 기미도 보이지 않았고 인간들이 있다는 것조차 모르
고 있는  것 같았다. 나무가 처음으로  나타나자 필쳐 박사는 줄기에  등을 
기대고 앉았다. 그는 손을 계속 가슴에 대고 있었고, 고개를 아래로 떨구고 
있었다. 그는  아까보다는 덜 힘들어하고  있었지만 아직도 많이  헐떡이고 
있었다.
  피트라는 쉽게 올라갈  수 있는 나무를 찾느라 주위를 둘러보았다.  포플
러 나무처럼 가지 위로  둥근 잎이 우거진 나무가 있었다. 그녀가  필쳐 박
사를 이끌고 갔다. 그는 피트라의 안내에 따랐으나 그의  기력과 영혼은 점
점 힘을 잃고 있었다.
  피트라가 발견한 나무는  호수 가까이에 있었다. 피트라가 손을 뻗어  보
니 가장 낮은 가지에  닿았다. 그녀는 자신은 나무에 올라갈 수  있다고 생
각했지만 필쳐 박사는 지치지 않은 상태였더라도 어려울  것이다. 피트라가 
필쳐 박사를  밑에서 밀어 올렸지만 그는  가지를 집을 힘조차 없었다.  세 
번의 시도가 모두 실패로 돌아갔고, 피트라는 필쳐 박사가  잠시 앉아 쉬는 
동안 자신은 키 작은 나무 위로 올라가 콜터를  찾아보았다. 그러나 콜터ㅓ
는 보이지 않았고 대신 공룡들이 대형을 갖추고 호수까지  와 있었다. 그녀
는 너무 놀라 나뭇가지에 몸을 숨겼다. 피트라의 시선은  거대한 뿔에 고정
되었다.- 쿰 박사가 갈기갈기 찢기는 모습이 섬광처럼 머리속을 스쳐  지나
갔다. 그녀는 급히 나무에서  내려와 필쳐 박사에게 돌아왔다. 그들은 나무 
위로 올라가야 했다. 그렇지 않으면 호수로 피해야 했다.
  그녀는 다시 박사를 일으켜 세웠다. 그는 아직도 손을  가슴에 대고 있었
지만 상태는 꽤 많이 나아져 있었고 혈색도 좋아져 있었다.
  "나무 위로 올라가셔야 돼요, 박사님."
  그녀가 말했다.
  "공룡들이 오고 있어요. 차를 부쉈던 공룡같은 거에요."
  "모노클로니우스군."
  그가 겨우 속삭였다.
  "네, 모노클로니우스요. 거의 다 왔어요. 제 등을 밟고 올라가세요."
  "조지가 그 공룡을 트리케라톱스라고 생각한 건 정말 잘못 안거야."
  "박사님. 제등을 밟고 올라가셔야 돼요."
  "자네를 다치게 할 수는 없네, 피트라."
  "걱정하지 마세요. 저는 괜찮아요."
  필쳐 박사는 계속  고집을 피웠고, 피트라는 그에게 아무  말하지 못하게 
하고 ㅌ탕에 무릎을  댔다. 필쳐 박사는 조심스럽게 그녀의 등에  올라섰지
만 그의 온 체중이 곧 그녀의 등을 눌렀다. 그의  신발이 그녀의 척추에 닿
았고, 그녀는 고통을 참기 위해  입술을 꽉 물었다. 그녀는 필쳐 박사가 올
라가기 위해 안간힘을 쓰고  있다는 걸 느낄 수 있었다. 하지만  그는 지쳐 
있었다.
  "난 할 수 없어. 피트라. 날 두고 가게. 자네가 올라가. 난 괸찮아."
  "안돼요, 움직이지 마세요. ㄱ 가지에 매달려 계세요."
  피트라가 거의  소리지르다시피 말했다. 필쳐  박사는 굵은 가지를  잡은 
채 가만히 서 있었다. 피트라가 다리를 조금씩 펴고  일어나면서 박사를 밀
어 올렸다. 갑자기 무게가 가벼워지는  것 같더니 그녀가 땅 윌 굴렀다. 그
녀는 나무 위에 앉아  있는 필쳐 박사를 기대하며 몸을 굴렸다.  하지만 박
사는 팔로 가지를 감고 나뭇가지에 대롱대롱 매달려 있었다.
  "떨어질 것 같아. 피트라."
  "안돼요!"
  그녀가 얼른 몸을 일으키며 소리쳤다. 그녀는 필쳐 박사를  다시는  들어
올리지 못할 거라고  생각했다. 그래서 그녀는 손으로 교수의 엉등이를  밀
어 올렸다. 필쳐  박사도 동시에 팔에 힘을  주었다. 마침내 가지에 가슴이 
닿았고, 그는  가지 위에 배를 걸쳐  놓았다. 박사는 피트라를  쳐다보았다. 
그는 얼굴에 희미한 미소가 떠올랐다. -다음 순간 미소가 사라졌다.
  "피트라, 바로뒤에 있어."
  그가 속삭였다.
  피트라가 살며시 돌아보니 모노클로니우스가 그녀를  내려다보고 있었다. 
크기가 작은 두  마리가 주둥이에 달린 뿔을그녀에게 겨누고 있었다.  피트
라는 꼼짝할 수 없었다.  그녀는 나무 위로 올라갈 수 있었지만  지금은 때
가 아니었다. 모노클로니우스는 가만히 서 있었고 적의를 보이지도 않았다. 
하지만 공룡은 헤라클레스라고 어쩌지도 못했을 만큼 컸다.
  소강 상태가 한동안 지속됐다. 그러다가 제일  가까이에 있던 모노클로니
우스가 피트라에게서 눈을  떼지 않은 채 조심스럽게 앞으로 걸어왔다.  피
트라는 뒤로 물러섰고, 나무에 등이 닿았다. 그녀는 만약의 경우 도망칠 방
향을 가늠해 보았다.  모노클로니우스는 6미터 정도 떨어진 곳까지  다가오
더니 그 자리에 섰다. 공룡은 그 거대한 모리를 들어  올렸고 긴 뿍은 허공
에서 흔들렸다. 몇  번 킁킁거리던 공룡은 머리를 숙이고 피트라의  냄새를 
맡더니 코에서 뭔가  내뿜은 다음 피트라를 지나쳐 개간지로 향했다.  나머
지 두 마리도  잠시 피트라의 냄새를 맡아보고는 지나쳤다. 피트라는  공룡
이 모두 사라질 때까지  꼼짝하지 않고 서 있었다. 더 이상  공룡이 보이지 
않자 나무윌 올라갔다. 필쳐 박사가 앉으려고 애쓰고 있었다.
  "내가 말했었지, 피트라. 저 공룡은 초식 동물이라고."
  그가 미소를 지었다.
  피트라도 같이 웃었다.  그녀는 이런 그의 모습을 약해져 자신에게  의지
하게 된 그의 모습을  보게 된 것이 마음 아팠다. 지난 2년간 그는  그녀의 
아버지나 다름없었다. 그것은  공생관계나 마찬가지였다. 그는 젊고 자신을 
숭배하는 여성에게서 추켜세워지기를 바랬고, 그녀는 한번도 보지  못한 아
버지를 대신할, 아버지의 권위를  느끼게 해줄 사람이 필요했던 것이다. 그
녀는 아이들이 점점 어른의 부모  노릇을 한다는 것도 알고 있었지만 그런
일이 자기의  스승에게서, 이런 상황에서  생기게 되리라고 전혀  생각하지 
못했다. 필쳐  박사는 계속 그녀를 보고  미소를 짓고 있었고 그녀는  믿을 
수 없어 고개를 젓고는 적은 목소리로 말했다.
  "그럼 초식공룡이 RV를 그렇게 만든 거에요? 소화시키는데 금속이 필요
해서 차를 먹으려고 했나 봐요."
  필쳐 박사가 웃었다. 이제 기운을 조금 차린 것 같았다.
  "조금 더 높이 올라가죠."
  피트라가 제안했다.
  그들은 나무 위를  올라가느라 30분을 소비했다. 필쳐 박사는 애를  썼지
만, 피트라가 그를 밀어올려야  조금이라도 올라갈 수 있었다. 피트라는 지
쳤고, 필쳐 박사는 가슴의  통증을 호소했다. 그는 피트라만이라도 계속 올
라가야 한다고 주장했지만  피트라는 말을 듣지 않았다. 그들은 말없이  앉
아 있었다.
  피트라는 공룡들이 떠날 땍가지 나무 위에서  기다리기로 결정했다. 그녀
는 육식 공룡이  나타나지 않을 거라고 자신했다. 그녀는 초원에서  모노클
로니우스가 풀을 뜯고 있는  모습을 볼 수 있었다. 무리 중에는  작은 놈들
도 섞여 있었고 피트라는 어미 공룡과 새끼들을 구분해  보았다. 하지만 공
룡들은 특정한 어미에  대해 호감을 표시하지 않고 있었다. 피트라는  주위
를 경계하고 있는 커다란 모노클로니우스들이 수놈이고, 그리고  같이 모여 
있는 것은 어미와  새끼들이라고 결론지었다. 그녀가 이해할 수 없었던  것
은 왜 새끼들이 어미에 대해 친근감을 보이지 않는가였다.  어떤 기미도 보
이지 않앗다. 그녀는 어미와 새끼들 간에 유대가 없는지를  가지고 필쳐 박
사와 토론을 하고  싶었지만, 갑자기 모든 공룡들이 고개를 쳐들고  덤불을 
쳐다보고 있었다. 모노클로니우가  불어오는 바람에 대고 코를  벌름거리고 
있었다. 무슨 일이 벌어진 것이다.

48. 큰 새
종말이 사작될 무렵 오래 전에 죽은 사람들이 무덤에서 걸어나올 것이다.
노스트라다무스
오레곤주 5번 고속도로에 생긴 산 화요일 오후 3시 9분(태평양 표준시)
크리시 왓킨스는 풀밭을  뛰어다니며 오빠의 뒤를 쫓고 있었다. 오빠는  그
녀가 바라는 대로 놀아  주지 않았다. 그는 계속 달렷고 그녀는  제대로 쫓
아갈 수가 없었다. 오빠는 자기와 놀아 주기로 되어 있었다. 엄마가 그렇게 
말했었다. 엄마는 길이 왜 이렇게 밀리는지 보고 올  동안 오빠에게 자신을 
잘 보라고 말했었다.
리타 왓킨스는 경찰관과 이야기를 하고 있던 사람들 속에  섞여 있었다. 크
리시는 엄마의 바지 가랑이를 잡아당겼지만, 엄마는 아이에게  조용히 있으
라고 주의를 주며 크리시의손을 밀어냈다. 크리시도 들으려고 했지만, 어른
들이 하고 있는 이야기는 하나도 알아들을 수없었다. 
"길을 치운다고요? 농담하는 건가요?"
경찰이 물었다.
"저건 산이에요. 폭파시켜 조금씩  낮춘다고 해도 1년은 걸릴 거에요. 폭파
시키고 나면 그  잔해를 치우는데도 한참 걸릴 거구요. 5번  고속도로는 계
곡 쪽으로 다시 만들어야 할 겁니다. 이끔찍한 일들이 또 반복될 거에요."
배가 불룩 나온 대머리 남자가 거의 혼자 떠들고 있었다.
"더 이상 갈 수 있는 길이 없다고요? 나는  유진한테 가야 해요. 그것도 오
늘 안에요. 자,  이제 나를 보내 주시겠어요, 아니며 못가게  막으시겠어요? 
내가 당신을 타고 넘어가게 만들지 말아요."
"다시 말하겠는데, 이번이 마지막입니다.  오시던 길로 다시 내려가셔야 합
니다. 미드포드로 가셔서 기다리십시오.  주위에 길이 있는지 계속 찾고 있
습니다. 여러분들은 해안 쪽으로 가실 수도 있습니다."
콧수염을 짙게 기른 남자가 뛰어오고 있었다.
"이봐요, 저기 좀 보세요. 사람들이 모두 저 위를 보고 있어요."
크리시도 같이 올ㄹ다보았다. 어른들은 모두 멋지다는 이야기를  하고 있었
지만, 크리시는 아무 것도 볼  수 없었다. 그러다가 하늘을 날고 있는 커다
란 새를 보았다. 최소한 그녀는 그것이 새라고 생각했다. 정말 큰 그림자가 
하늘을 메우고 있었다.
"엄마, 저건 새지? 그렇지? 응?"
"그래, 아가야, 아주 큰 새구나. 아마독수리일 거야."
"저건 독수리가 아닙니다."
경찰관이 대답했다.
"너무 커요. 날개 모양도 이상하구요."
"정말 큰데."
뚱뚱한 남자가 말했다.
"콘도르일 거에요. 야생에 방류한 캘리포이아 콘도르가 틀림없어요. 여기서 
뭘하고 있는 거죠?"
"저게 콘도르라는 게 확실합니까?"
콧수염을 기른 남자가 물었다.
"난 저런 모습을 한 콘도르를 본 적이 없어요."
새를 올려다보느라 크리시의  목이 뻐근해 왔다. 새는 산꼭대기 위헤서  원
을 그리며 계속 날고  있었다. 그녀는 곧 흥미를 잃었고 오빠  매트가 자신
하고 놀아 주기만을 바랬다.
"엄마, 엄마, 엄마!"
"왜?"
엄마가 짜증스럽게 대꾸했다. 
"오빠가 나랑 안 놀아. 엄마가 시킨 대로 나를 봐주지도 않아."
"크리시, 엄마는 지금 무슨  일이 생긴 건지 알아보고 있는 중이야. 오빠한
데 가서 엄마가 너랑 놀아 주라고 했다고 말해. 만약  같이 놀지 않으면 ㅊ
ㄹ렛을 안 준다고 해."
크리시는 만족스러웠다. 오빠는 초콜렛을 먹고 싶어할 것이다. 어른들은 아
직도 이야기 중이었고, 그녀는  뛰어갔다. 그녀가 들은 마지막 소리는 콧수
염이 난 사람의 목소리였다.
"저 콘도르가 내려오고 있는 것 같은데요."
그녀는 오빠를 찾을 수 없었지만 바위 어딘가에 숨어 있다는 것을 알고 있
었다. 그녀는 죽  이어져 있는 돌무더기를 따라 달리다가 바위틈을  들여다
보았다. 
"오빠."
그녀가 물렸다. 
"매튜 브로데릭 왓킨스, 어디에 있어?"
그녀가 소리 쳤다.
"엄마가 나랑 놀아 주라고 했어. 나랑 놀아  주지 않으면 초콜렛을 주지 않
은 댔어."
매트는 아직도 나오지 않고 있었다. 
그때 그녀는 어른들이 지르는 소리를 들었다. 그녀가 몸을  돌려 보니 어른
들이 하늘을 가리키고 있었다.
"저건 좀 보세요. 엄청난데요!"
주군가 고함쳤다.
크리시에게는 큰 새만 보였다.  새는 점점 가까이 날아오고 있었다. 크리시
는 모양을 잘 구분할  줄 알았다. 그 새는 머리에 가죽으로  된 삼각형같은 
것이 달려있었는데, 그런 것이 날개에도 달려 있었다. 새는 몸이 없었고 그
저 날개만 달려 있는  것 같았다. 새가 원을 그리며 가까이  다가오자 크리
시는 날칼운 발톱이 나 있는 긴 다리를 똑똑히 볼 수 있었다.

리타 왓킨스는 콘도를가  원을 그리며 내려오는 모습을 보고 있었다.  그녀
는 새가 날개를 펼치면 지금 살고  있는 집의 거실 보다 더 넓을 것이라고 
짐작 했다. 그녀는새가  기류에 몸을 싣고 내려오는 것을 바라보고  있었는
데 새는 날개를  접은 채 그저 바람과 상승  기류에 의지해 떠다니고 있었
다.
"이런 , 얼마나 큰지 봤어요?"
뚱뚱한 남자가 말했다.
"소라도 집어 올리겠네."
그말을 듣자 리타는 두려워졌다.
"매트와 크리시는 어디에 있죠?"
그녀는 주위에  모여 있는 낯선 사람들에게  물었다., 그러다가 경찰관에게 
직접 물어 보았다.
"제 아이들은 어디에 있죠?"
"부인, 모르겠습니다. 하지만 아이들을 모두 개간지 밖으로 데리고 가는 것
이 좋을 것 같습니다. 새들은 사람들을 해치지는 않지만, 만약의 경우..."
사람들은 제각기 흩어져 아이들을  불러 모았고 다른 사람들에게도 똑같이 
하도록 소리치고 있었다.  리타는 아이들을 찾느라 바위가 있는 쪽으로  달
려갔다. 그녀가 매트와  크리ㅣ를 소리쳐 부르는 순간 새의 그림자가  머리 
위를 덮었다. 매트가 바위 뒤에서 갑자기 뛰어 나오며 소리쳤다.
"와-"
리타가 아들의 팔을 잡고 걸음을 재촉했다.
"크리시는 어디 있니?"
"몰라. 계가 벙어리 게임을 하자고 그러잖아."
"잘 보고 있으라고 했잖아."
그녀는 야단을 치면서도  8살 짜리 한테 자신의  책임을 떠넘기는 것 같아 
죄책감을 느꼈다. 그녀는 매트와 함께 뛰어 다니며 바위 사이를 살폈다. 그
리고 계속 크리시의 이름을  불렀다. 그때였다. 그녀는 기간지 쪽으로 가다 
말고 하늘을 올려다보고 있는 크리시를 발견했다.
그 순간 새가 다시 리타의 모리위로 그림자를 드리웠다.  이번에는 새의 날
갯짓에서 생기는 바람을 느낄 수 있었다. 놀랍게도 새가  크리시를 향해 달
려들고 있었다. 새는  급강하하더니 그 거대한 날개를 천천히 구부리며  크
리시를 덮쳤고, 크리시는 땅 휘로 쓰러졌다.
"크리시!"
리타가 비명을 질렀다.
다른 사람들도 비명을 지르며 아이와 그 새 쪽으로  달려가기 시작했다. 글
자 새는 천천히 날개시하며 몸을 돌려 사람들을 바라보더니 다시 크리시의 
등과 어깨  위로 내려앉았다. 그 새는  리타가 지금까지 한면도 보지  못한 
새였다.날개와 머리밖에 보이지 않았고, 몸은 크리시보다  크지 않아보였다. 
머리에는 거의 부리밖에  보이지 않았고 커다란 눈이 달려 있었다.  깃털은 
없었고 주름  하나 없는 살갗이 온통  몸뚱이를 덮고 있었다. 길고  단단해 
보이는 볏이 모리 뒤쪽까지 이어져 있었고 볏에서부터 등에 이르기까지 힘
줄이 튀어나와 있었다. 날개  밑은 엷은 회색 빛을 뛰고 있었고  등은 짙은 
초록이다 못해 검게 보였는데  군데군데 반점이 나 있었다. 그 때  새가 주
둥이를 벌렸고 그 속으로 날카로운  이빨이; 보였다. 새는 날카롭게 울어댔
고 아이를 주고하려던 사람들은 멈칫했다.
"바위 속으로 숨어. 내가 데리러 오기 전까지는 절대로 나오면 안된다.!"
리타가 아들에게 소리쳤다.
리타는 매트를 바위틈에 밀어 넣고는  땅위에 쓰러져 있는 딸에게 달려 갔
다. 크리시는  새의 몸뚱이 밑에 있었고  새는 그녀 위에서 깡충깡충  뛰고 
있었다. 그러다가 아이의  어깨를 잡아챘다.크리시는 비명을 지르며 몸부림
을 쳤다. 새는 하늘에서 빙빙 돌다가 다시 내려와서는  크리시의 팔을 낚아
챘다. 
6미터는 되 보이는 날개가 팽팽하게 펼치더니-마치 작은 요트의 돛만해 보
였다.-바람을 타기 시작했다.  새는날개를 구부리고 위로 올라가고  있었다. 
하지만 새는 크리시가 계속 발버둥 치고 있었기 때문에 아이를 들어올리즈
는 못했다.
그때 날개  끝이 구부러지면서 파닥였고  크리시는 하늘로 들어  올려졌다. 
크리시의 무게가 있어 새는 날카로운 발톱으로 아이의 어깨와 팔을 사정없
이 쥐고  있었다. 크리시가 다시 비명을  질렀고 리타의 가슴은 터지는  것 
같았다. 새는 다시 날개를 구부리며 날갯짓을 하더니 제물을  하늘 높이 들
어 올렸다.
리타는 있는 힘을 다해  달려갔다. 하지만 마음처럼 잘되지 않았다. 크리시
는 거대한  새 아래에 매달린 채  울부짖고 있었다. 리트는 아이의  다리를 
잡기 위해 팔을 뻗었다. 
바로 그 순간  6미터나 되는 날개가 천천히, 그러나 아주  힘있게 움직이더
니 크리시와 새는 위로 올라갔다.
리타는 새의 날갯짓을 무력하게 바라보았고, 바람이 몰아치는 것을 느꼈다. 
바람소리 위로 딸아이의 목소리가 들렸다.
"살려 줘, 엄마. 살려줘!"
그 말을ㄹ  듣자 리타의 눈에서 눈물이  흘렀고, 그녀는 무릎을 꿇고  딸이 
무사할 수  있도록 기도하기 시작했다.  새는아직도 나선형을 그리며  위로 
올라가고 있었는데  상승 기류를 타고 산  위로 가고 있었다. 새는  산허리 
쪽으로 미끄러지듯 빠져나가고 있었는데  조금 아래로 내려오는 것 같더니 
다시 상승 기류에 몸을 싣고 원을 그리며 날고 있었다.  새는 계속 높이 오
르고 있었다.
리타는 그때만큼 무기력함을  느낀 적이 없었다. 그녀의 아이가 손이  닿지 
않는 곳으로 끌려가는  끔찍한 일을 겪고 있는데도 할  수 있는 일은 아무 
것도 없었다. 절망에  빠진 그녀가 돌을 집어  하늘로 집어 던졌지만, 돌은 
새근처에도 가지 못하고 뚝 떨어졌다. 다시 무릎을 꿇은  그녀는 울고 있었
고 금방 눈물로 뒤범벅이 되았다. 그 순간 총소리가 들렸다.
리타가 돌아보니 두  남자가 총을 쏘고 있었다. 그녀는 새를  올려다보았으
나 아직도 새는 높이 오르고 있었다. 리타는 갑지기 공포에 휩싸였다. 실수
로 크리시를 맞추기라도 하면 어떻게 하지? 하지만 그녀는 곧 그건 중요한 
게 아니라는 걸 인정해ㅆ. 남자들은 계속 총을 쏘고  있었으나 새를 맞추지 
못했다. 새는 아주 높이 올라가 있었다. 리타가 받는다고 해도 크리시가 떨
어지면 살 가망이 없을  정도로 높이 올라가 있었다. 리타는 총을  쏘고 있
는 남자들을 향해 소리쳤다.
"아이를 구하던가 죽이던가 하세요!"
남자들이 놀라 그녀를 바라보았고,  그들의 표정은 굳어 있었다. 그들은 총
을 다시 들고 조준했다. 하지만  그들은 총을 쏘지 못하고 있었다. 뭘 기다
리고 있는 거지? 새는 나선형을 그리며 바깥쪽으로 날고 있다가 다시 산쪽
으로 되돌아오고 있었다. 아직도 그들은 쏘지 않고 있었다.
"쏴요!"
그녀가 큰 소리로 외쳤다. 
새는 산 쪽으로 날아가다가 몸을 돌려 상승 기류를 탔고 그때 두발의 총성
이 울렸다.
아무 일도  일어나지 않았다. 그러나 잠시  후 날개 하나가 꺾이면서  새가 
산위의 바위 위로 떨어졌고,  바위 뒤로 모습을 감췄다. 산아래는 아수라장
이 됐다. 초원에 모여 있던 사람들은 휘파람을 불며  환호성을 올렸고 안도
감이 리타를  스쳐 지나갔다. 하지만 아이는  지금 어디에 있을까?  리타는 
새나 크리시가 모습을 보이지  않을까 주변을 살폈지만 자갈만이 상등성이
를 약간씩  흘러내리고 있을 뿐이었다.  리타는 크리시를 찾느라  이리저리 
뛰어다녔지만 아무것도  발견할 수 없었다.  다른 구경꾼들도 그녀를  도와 
아이를 같이  찾았고, 어떤 사람들은 망원경을  들고 나타났지만, 크리시나 
새는 보이지 않았다.
사람들이 떠드는 소리가  줄어들었을 때 리타의 귀에 소리가 들렸다.  그녀
는 다른 사람들에게  조용히 하라고 소리를 질렀고, 사람들이 입을  다물자 
아이의 울음소리가 똑똑히 들렸다.   그 소리는 리타가 들어본 것  중에 가
장 반가운 소리였고, 그녀는 기쁨에 넘쳐 큰 소리로 웃었다. 다른 사람들이 
그녀에게로 다가와 아이는 무사할 거라고 말하며 그녀를  안심시켰고, 그녀
는 그 말을 믿었다. 그녀에게는 믿음이 필요했다.
리타는 비명소리를 듣기  전까지는 믿고 있었다. 초원에 있던 모든  사람들
이 고개를 휙 돌렸다.  새와 크리시가 사라졌었던 곳에 바로 그  위에서 뭔
가 움직이고 있었다.  새의 모리가 잠깐 나타나더니 사람들을 향해  울부짖
었고 사람들이 모두 새를 가리키며 숨을 죽였다. 두남자가  다시 총을 집어
들었지만, 새는 계속  바위 뒤에서 나타났다가 사라지고 있었기 때문에  제
대로 조준을 할 수 가 없었다. 
새가 질러 대는  소리에 크리시의 목소리가 들리지 않았다. 리타는  크리시
의 울음소리라고 듣고  싶었다. 새는 계속 비명을 질러댔는데 갑자기  소리
가 작아졌다. 다시 큰소리가  났다가 바로 잦아들었다. 그런 와중에 산꼭대
기 위로 또 다른 거대한 새가 모습을 드러내고 있었다.
49. 선사 시대 해안 
표본들을 수집한 지 몇백  년이 지나서야, 우리는 그 오랜 공룡  시대에 대
해 아주 조금을 알  수 있게 되었다. 얼마나 많은 종이  존재했었는지 우리
는 결코 알수 없을 것이다.
K. 카렌 손탁. 사라진 자연의 종
오레곤주 웜스프링즈 인디언 보호 구역 화요일 오후 4시 25분(태평양 표준
시)
피트라는 한손으로 가지를  꼬 잡고 나뭇가지 사이로 몸을 내밀었다.  나뭇
잎사이로 밖이  보였다. 하지만 공룡들이 왜  그런 반응을 보이는지 알  수 
없었다. 경계를 서고 있던  공룡들이 움직이고 있었다. 수놈들은 호수 쪽에 
있던 공룡들이  무리 옆으로 부지런히 오는  동안 땅을 긁어댔다. 덩치  큰 
수놈들이 양옆으로 길게  늘어서서 정글 쪽을 바라보았다. 암놈들은 그  뒤
쪽에서 원을 이루고 새끼들을 보호하고 있었다. 피트라는  공룡들의 본능적
이 ㄴ방어에  감탄했다. 수놈들은 긴 주둥이와  목에 달린 큰 깃으로  아주 
훌륭한 방어벽을 만들고 있었다. 암놈들 또한 마찬가지로  감동적인 보호멱
을 만들어 내고 있었는데, 새끼들을 보호하기 위해 어깨를  서로 붇이고 나
란히 서 있었다.  피트라는 이정도의 보호벽을 감히 공격하려고 하는  공룡
은 도대체 어떤 것잊니 상상할 수 없었다. 
우지끈하고 부서지는 소리가 났기 때문에 피트라는 덤불 쪽으로 시선을 옮
겼다. 뭔가 덤불을 헤치고 공룡 무리를 향해 돌진해 오고 있었다. 피트라는 
숨을 죽이고  소란의 정체가 뭔지 계속  살펴 보았다. 갑자기 그  주인공이 
개간지 쪽으로 필사적으로 뛰어오고 있었다. 폴터여ㅆ.
피트라는 웃음을 터뜨렸다.  그녀는 한편으로는 안심하고 한편으로는  너무 
기뻐 그의 이름을  큰 소리로 불렀다. 콜터는 초원으로 뛰어들다가  공룡의 
방어벽을 보더니,  나무들이 있는 쪽으로 방향을  바꾸었다. 파트라는 다시 
그를 부르며 손을 흔들었다. 하지만 코터는 못 들었는지  계속 뒤를 돌아보
며 달리고 있었다. 피트라는 콜터가 쳐다보고 있는 것을 눈으로 쫓았다.
그 순간  그년는 나무를 집고 있던  손을 놓을 뻔했다.덤불을 제치고  오는 
것은 그들이 지금까지 본  것 가운데 가장 큰 공룡이었다. 두  다리로 걸어
오는 공룡은 나무들 위에  닿을 정ㄷ로 카가 컸고, 엄청나게 큰  머리를 가
지고 있었다. 그녀는 필쳐 박사도 들을 수 있을 정도로 큰 소리로 말했다. 
"더 올라갈 데도 없어요."
피트라는 너무 두려워 소리조차 지를 수도 없었고, 대신  콜터가 나무가 있
는 곳까지만이라도 올  수 있기만을 소리없이 기도했다. 킁 박사의  엉망이 
된 몸이 눈앞에 떠올랐다. 괴물은 콜터를 쫓아오라는 마음밖에  없는 것 같
았고 모노클로니우스 따위는  안중에도 없는 것 같았다. 콜터는 점점  뒤쳐
지고 있었고, 곧 공룡은  그를 따라잡을 것이다. 공룡은 콜터에게 덤벼들어 
그를 한입에 멉어 치울 것이다. 피트라는 더 이상 볼 수 없어 눈을 돌렸다. 
하루 동안에 두 명이나 친구를 잃을 준비가 되어 있지  않았다. 그 때 콜터
가 갑자기 방향을 외쪽으로 틀었다.
콜터는 모노클로니우스 쪽으로  달렸다. 공룡은 그의뒤를 바짝  뒤쫓아오고 
있었다. 피트라는 그를 향해 소리를 질렀다.
"안돼, 콜터. 안돼! 너를 공격할 거야!"
아무런 희망도 보이지 않았다. 하지만 그녀는 계속 눈을 떼지 못했다. 모노
클로니우스들은 경계를 게을리 하지  않았는데 수놈들은 서로 어깨를 붙이
고 고개를 아래로 내린 채 뿔로 적을 찌를 준비를  하고 있었다. 콜터는 계
속 달렸고, 공룡은 거의 그를 따라잡았다. 콜터는 뿔 방패와 무시무시한 아
가리 사이에 놓여ㅆ.
하지만 콜터는 속도를  늦루지 않았다. 대신 그는 엄청난 속도로  모노클로
니우스들의 벽을 뚫고 두 마리의 수놈 사이를 지나  빠져나갔다. 그러고 나
서는 몸을 돌려 암눔들이 만든  벽을 피해 공룡들 사이를 요리저리 빠져나
가고 있었다. 그러더니 피트라와 필쳐 박사가 숨어 있는  나무 쪽으로 달려
왔다.
콜터를 쫓던 공룡은 자신보다 두  배를 큰 침입지를 공격할 태세를 갖추고 
있는 모노클로니우스 수놈들의  뿔 앞에서 멈췄다. 사냥에  실패한  괴물은 
포효했고, 조용히 그러나 위풍당당하게 서 있는 모노클로니우스를  향해 거
친 숨을 몰아  쉬었다. 갑자기 모노클로니우스 한 마리가 머리를  낮추더니 
침입자의 옆구리를  공격했다. 침입자는 공격을  피했고 분노에 차  괴성을  
질렀다. 하지만 또 다른  모노클로니우스가 다른 쪽에서 공격해 ㅇ다. 미처 
피하지 못한 괴물은  고통을 이기지 못하고 울부짖다가  허술한 틈을 찾기 
위해 모노클로니우스들이 만든 방어선을 따라 걷기 시작했다.
피트라는 콜터가 자신이 숨어있는 쪽으로 달려오는 걸 보고 있다가 나뭇잎
에 가려 그의 모습을 놓쳤다. 그녀는 다시 그에게  소리를 질렀지만 공룡의 
울음소리에 파묻혀 들리지 안항ㅆ다. 피트라가 뒤를 돌아다보니, 괴물이 방
어선을 따라 자신이  숨어 있는 나무쪽으로 걸어오고 있었다. 그녀는  당황
했다.
"필쳐 박사님, 더 높이 올라가야겠어요. 지금 바로요!"
필쳐 박사는 일어서려고 애썼고 다른 가지를 잡앗다.  나뭇가지들은 월ㅆ니 
작았고 서로 엉겨 있었지만 필쳐 박사는 지쳐 있었다.  그렇지만 잎이 무성
해서 피트라가 그를 돕는 것도 쉽지  않았다 그녀가 할 수 있는 취선의 방
법은 나무 줄기에 몸을 붙이고 필쳐 박사가 위로 올라가는 동안 그가 떨어
지지 않도록 붙잡아 주는 것이었다.
괴물은 계속 걸어오고  있었고, 모노클로니우스들은 침입자가 움직일  때미
다 최전방에  큰 수놈들이 서 있도록  계속 위치를 바꾸고 있었다.  괴물은 
가끔씩 모노클로니우스를 향해 울부짖었으나 공격은 하지 않았다.  이제 괴
물은 아주 가까이와  있었고, 피트라는 필쳐 박사에게 공룡이 자나갈  때까
지 움직이지  말라는 신호를 보냈다. 공룡의  머리가 나무들  쪽에  맞춰져 
있었고 피트라는  그 커다란 눈을 보고  최면에 걸린 듯 꼼짝하지  못했다. 
어떻게 저렇게 큰 동물이 살아있을 수 있었을까? 괴물은 나무를 지나쳐 콜
터가 사라진 호수  쪽을 향해 걸어 갔다.  피트라는 콜터를 위해 기도했고, 
필쳐 박사에게 다시 위로 올라가라고 손짓했다.
무시무시한 사냥꾼은 호수에 도착했고, 그의 분노는 더욱  끓어오르고 있었
다. 틀림없이 거기에서도  뿔과 단단한 가죽으로 무장된  모노클로니우스의 
방어벽을 뚫은 공간이 없을  것이다. 경험으로 볼 때 괴물을 세  마리의 모
노클로니우스를 죽일 수  있지만, 그건 무리에서 떨어져 나와 있는  경우에
만 가능했다. 무리를 지어  있을 때 모노클로니우스는 같이 행동했고, 끊임
없이 뿔로 찔러 댔으며,  육식 공룡의 머리를 향해 뿔과 딱딱한  깃만 내보
이고 있었다. 하지만 침비자는 배가  무척 고픈 것 같았고, 분노는 그 만큼 
더컸다. 결국 괴물은  크게 물부짖더니 모노클로니우스를 공격하기  시작했
다.
허공을 가르는 괴물의 울부짖음은 피트라의 온 신경을  마비시키고 있었다. 
그녀는 공룡의 분노를  느낄 수 있었다. 이제 침입자는 모노클로니우스  가
우데 한 마리의  목 짓을 주둥이에 물고 있었다. 모노클로니우스도지지  않
고 울부짖었고, 목 깃을 물고 있는 괴물을 떼내기 위해  몸을 미친 듯이 흔
들었다. 하지만 괴물은 모노클로니우스의 목을 놓지 않았다. 
모노클로니우스는 울부짖었다. 피트라는 목 깃에 신경 섬유가  없을 거라고 
추측했다. 갑자기 다른  모노클로니우스가 앞으로 돌진해왔고, 콧등에 달린 
뿔로 침입자의 허벅지를 들이 받았다. 그러고나서는 재빨리 뒤로 물러났다. 
괴물은 아가리를 벌리고  새로 나타난 골칫거리를 향해 몸을 돌렸다.  그때 
다른 수놈이 공격해  왔다. 괴물은 비명을 질렀고 새로운 위협자를  물어뜯
으려고 했다. 이번에는  침입자의왼쪽에서 공격이 가해졌다. 피트라는 마음
속으로 모느클로니우스를 응원하고 있었다.
사냥꾼은 피를 흘리며 뒤로  물러섰고, 고통과 분노로 미쳐 날뛰고 있었다. 
이제 모노클로니우스들은 고개를 숙인  채 천천히 앞으로 나오고 있었는데 
땅을 박차며 육식 공룡을 계속 위협하고 있었다. 피트라는  육식 공룡이 그
들이 숨어 있는 나무로 뒤걸음쳐 오고 있다는 것을 깨달았다.
그녀는 몸을 돌려 필쳐 박사에게 움직이지 말라는 신호를 보내려고 했지만 
그녀가 발견한 것은 거꾸로 매달려 있는 필쳐 박사였다.  그의 한쪽 다리가 
나뭇가지에 걸려  있었고, 박사는 몸을 일으키기  위해 발버둥치고 있었다. 
피트라는 가까이 다가오고  있는 공룡의 뒤통수를 보았다. 그녀는 필쳐  박
사에게 계속 매달려  있으라고 소리친 다음 팔로  나무를 감싸안고 얼굴을 
나무에 찰싹 붙었다.
드디어 육식 공룡은  몸을 돌려 그들이 있는 숨어  있는 나무 바로 옆까지 
왔다. 더 이상 숨을  곳이 없었기 때문에 괴물은 계속 밀고  들어오는 모노
클로니우스를 향해 아가리를  벌렸다. 모노클로니우스가 약간 뒤로  물러났
다. 모노클로니우스는 육식  공룡이 도망갈 수 있도록 충분한 공간을  남겨 
주었고, 침입자는 귀가  찢어질 만큼 큰 소리로 울부짖으며 돌아서다가  피
트라와 필쳐 박사를 발견하였다.
괴물이 자신들을 뚫어지게 보고 있다는  걸 알게 된 피트라는 몸에서 힘이 
모두 빠져나가는 걸  느껴ㅆ. 공룡이 머리를 돌렸고 두눈과 함께  벌러이는 
콧구멍이 보였다. 공룡은 머리를  나무 속에 쳐박고 냄새를 맡기 시작했다. 
피트라는 공룡이 천천히 주둥이를 벌리는  것을 보고 아래쪽 가지 위로 뛰
어내려ㅆ. 그녀는 가지를  붙잡았지만 무게를 이기지 못하고 다시 그  ㅂ으
로 떨어졌다. 그녀는  나뭇가지에 팔을 두르고 떨어지지 않으려고 애를  썼
다. 다리는 대롱대롱 흔들리고 있었지만 그녀는 위를 쳐다보았다.
필쳐 박사는 다시  아래쪽 가지로 내려왔고 괴물과  얼굴을 마주대고 있었
다. 박사가 뒤로 물러서다가 위로 올라가기 위해 몸을  돌리는 순간 공룡의 
얼굴이 다가왔다. 공룡은 나뭇가지와  필쳐 박사의 발을 함께 물었다. 박사
는 비명을 지르며 떨어졌고, 그의 발목은 공룡의 입인에 들어가 있었다. 공
룡은 엄청난 힘으로 머리를 흔들었고 박사는 땅 위로  떨어졌다. 아직 의식
이 남은 그는 비명을 질러대고 있었고, 찢어진 다리에서는  피가 흐르고 있
었다.
한번도 느껴보지  못한 두려움이 엄습했고,  피트라는 공룡이 필쳐  박사의 
모리와 어깨를 향해 아가리를 벌리는 순간 고개를 돌렸다.  그녀는 눈을 감
았지만 살아있는 동안 그 모습을 평생 잊지 못할 것이라는 사실을 알고 있
었다. 공룡은 사냥감을 먹기  시작했다. 피트라는 나무 아래로 내려오기 시
작했다.
그녀는 서둘렀다.  괴물한테 먹히느니 나무에서 떨어져  죽는 편이 나았다. 
따이 울리는 소리에 그녀가 정신을  차려 보니 사냥꾼이 그녀가 있던 나무
에 대고 냄새를 맡고 있었다. 그녀는 발을 디딜 가지를  찾을 새도 없이 거
의 나무에서 미끄러져 내려오다시피 했다. 머리 위에서 뭔가 덜거덕거렸고, 
소리는 아주 가까이에서  들리고 있었다. 그녀는 쳐다보지도 않고 땅  위로 
몸을 날렸다.  몸을 웅크린 그녀는 공룡의  다리가 자신을 향해 오고  있는 
것을 보았다.
피트라가 일서자 괴물이  울부짖으며 뜨거운 숨을 토해 냈고, 그녀는  땅에 
엎트렸다. 피트라가 엎드린 채 뒤를 돌아보니 괴물은 뭔가  보느라 몸을 돌
리고 있었다. 콜터였다. 그는 피묻은 창을 들고  달려오고 있었다. 피트라는 
다시 일어났고, 두 사람은 나무 사이를 빠져나갔다. 성난 공룡이 그들을 뒤
쫓았다. 나뭇가지들이 마구  부러져 나갔지만 거대한 공룡이  지나가기에는 
나무들이 너무 울창했다.  마침내 공룡은 그들이 초원으로 나올 것을  예상
하고 숲의 반대쪽으로 달려갔다.
콜터가 갑자기  팔을 뻗더니 피트라의 어깨를  밀었다. 피트라는 넘어졌고, 
이제 모든 것이  끝장났다고 생각했다. 하지만 콜터는 왼쪽을 가리키며  소
리를 질렀다.
"호수 쪽으로 가."
피트라는 대답하지  않았다. 그녀는 덤불과  나무를 헤치고 콜터가  가리킨 
곳을 향해 있는 힘을 다해  달렸다. 콜터가 그녀 옆에서 뛰고 있었다. 나무
가 죽 늘어서 있었다. 그들은 잠시 멈추고 숨을 고르며 공룡을 찾아보았다. 
공룡이 덤불을 짓밟으며 다가오는 소리가 들렸지만 모습은  보이지 않았다. 
콜터는 신발을 벗어  던지더니 셔츠와 바지를 벗기 시작했다. 피트라도  그
를 따라 벗었다.
콜터의 몸을 쳐다보다가,  피트라는 그의 가슴과 다리에 생긴 십여  군데에 
피가 말라붙어 있는 것을 보았다. 피트라가 당황하고 있는 사이. 그는 그녀
가 벗어 놓은 바지의 지퍼를 올리더니 바지 밑단을  묶었다. 피트라를 올려
다보는 콜터의 이마에 주름이 잡혔다.
"괜찮아?"
그가 물었다.
"뭐 말이야?"
그녀가 퉁명스럽게 대답했다.
그러자 콜터가  손가락으로 그녀의 이마를  쓰다듬었다. 이마가 온통  피로 
덮여 있었다. 피트라는 다친  데는 없는지 머리를 살펴보았지만, 그것은 괴
물이 자신을 향해 숨을 몰아쉬었을 때 튄 필쳐 박사의 피였다.
"난 괜찮아."
그녀가 조그맣게 말했다.
"내 피가 아니야."
콜터는 누구의 피인지 묻지 않았다.
"이제 됐어."
그가 말했다.
"자, 가자."
콜터는 한손에 바지를  들고 호수로 부지런히 걸어갔다. 쌀쌀한 날씨는  아
니었지만 그들은 속옷 외에 아무 것도 입지 않고 있었기 때문에 땀에 젖은 
몸이 불어오는 바람에 급속히  식고 있었다. 그들이 호수 까지 반  정도 왔
을 때 괴물은 호수  주면의 나무 가까이에 와 있었다. 괴물은  바로 그들을 
발견하고 공격해 왔다. 그들은 호수를 향해 전력질주했다. 피트라와 콜터는 
있는힘을 다해 물 속으로 뛰어들어 호수 가우데로 나아갔으나 움직임은 점
점 느려지고 있었다. 허리에 찰 정도로 들어갔을 때  괴물이 호수로 뛰어들
어 물보라를 일으키며 다가오고 있었다. 
콜터와 피트라는 최대한  빠른 속도로 헤엄을 쳤다. 그녀가 발장구를  치다
가 뒤를 돌아보니 괴물이  그들 바로 뒤에 와 있었다. 콜터는  잠수를 하려
는 참이었다. 괴물은 물부짖으며  피트라에게로 몸을 돌렸다. 그녀는 물 속
으로 잠수하며 미친 듯이 발을 찼고, 견딜 수 있을 때까지 숨을 참았다. 잠
시 후 그녀는 다시 물 위로 올라와 공기를 들여 마셨다.
그녀는 괴물의 포효를 듣고 다시 잠수했다. 이면에는 오래  참을 수가 없었
다. 하지만 물 위로 올라왔을 때 공룡은 그녀에게 들을  돌리고 물 속을 쳐
다보고 있었다. 그녀는 조용히 숨을 들여 마신 뒤 다시 잠수했고, 괴물에게
서 도망쳤다. 그녀가 숨을  쉬기 위해 다시 물 밖으로 나왔을  때도 공룡은 
계속 물 속만 바라보고 있었다.
그녀는 수시로 뒤를  돌아보며 공룡이 쫓아오는지 확인했다.  공룡으로부터
는 안전해졌지만, 그녀는 완전히  지쳐 있었다. 공룡은 저쪽에서 그녀를 보
고 있었지만, 쫓아오지는 않았다. 그녀는 공룡이 헤엄을 칠 수 없기만을 바
랬다. 콜터는 한 팔로 헤엄을 치느라 힘들어했다. 피트라는 그가 팔을 다쳤
는지 걱정했지만, 그는 다른 팔로 청바지를 끌어 오고 있었다. 콜터가 피트
라에게 바지를 밀었다.
"여기. 이걸 잡아"
"뭐하는 거야?"
"그냥 하기만 해."
그가 숨을 몰아쉬면서 말했다.
그녀는 한손으로 청바지 한쪽을 잡은  다음 다른 팔을 호수 바닥으로 뻗었
다. 콜터는  다리로만 헤엄쳐 물 위에  뜬 상태였고 손으로는 바지를  잡고 
있었다. 잠시 후 그는  허리까지 바지를 끌어내렸다가 바지를 올렸다. 그런 
다음 다시 물 속으로 집어넣어 바지의 다리 부분을  부풀렸다. 피트라는 바
지를 잡아 허리에  대고 있었는데 그것이 임시  구명조끼처럼 그녀의 몸을 
받쳐 주었다. 콜터가 나머지  바지에 바람을 집어넣었고, 그와 피트라는 서
서히 물 위로 떠올랐다.
호수는 잔잔했다. 성난 육식 공룡의 날카로운 울음소리가  점점 멀어지더니 
더 이상 들리지 않았다. 유일하게 들리는 소리는 청바지  틈새로 새어 나오
는 공기 소리뿐이었고, 그들은  계속 공기를 집어넣어야 했다. 피트라는 물 
속에서 작은 물방울들이 떠오르는 것을 보았다. 잠시 후  물살이 일기 시작
했다. 가장 가까이에 있던 것이 눈을 반짝였고, 피트라는 비명을 지르며 물
속으로 들어갔다.
"피트라, 그만해. 이것좀 봐."
콜터가 손을 내밀었다. 
커다랗고 튀어나온 눈을  가진 갈색 물고기였다. 물고기에는 두 개의  지느
러미와 네 개의 다리가 달려 있었다.
"이에 뭐야. 콜터?"
"모르겠어. 하지만  숨을 쉬고 있어. 물고기  종류이거나 개구리나 뭐 그런 
거겠지. 위험할 것 같지는 않아."
콜터가 작은 생물을 물 속에 놓아주고는 피트라 곁으로  헤엄쳐 왔다. 그러
더니 그녀 곁에 몸을  누이고 위었다. 그들은 그렇게 물 위에서  위다가 추
위를 느끼고 다시  움직였다. 그들은 물살을 가르며 호수를 갈질러  헤엄쳤
고, 중간쯤 갔을 때 주변을 둘러보았다. 그들은 공룡의관심을 끌고 싶지 ㅇ
았기 때문에 천천히  움직였다. 괴물은 사라졌지만 그들은 너무 지쳐  있었
기 때문에 1미터 크기의  공룡을 만난다  해도 당해낼 수 없을 것  같앗다. 
그렇지만 호수 주변에는  아무 것도 없었고, 그들은 호숫가로 가까이  갈수
록 공룡이 없다는 것을 확신했다. 그때 뭔가 피트라의  다리를 치고 지나갔
다. 아주 큰 물체 같앗다. 피트라는 비명을 질렀고,  콜터가 재빨리 옆을 다
가왔다.
"내 다리! 뭐가 내 다리를 치고 지나갔어. 피가 나는 것 같아."
"이런, 피를 흘리는 것은 저녁 식사 종을 울리는 것과 같아. 빨리 호숫가로 
가야겠어."
피트라는 다리로만 헤엄을  쳤고, 손으로는 허리에 두른 청바지를 잡고  있
었다. 호숫가가 가까워질수록 속력은 점점 느려졌다.
"피트라, 왼쪽을 봐. 물 속에 있어."
피트라는 콜터가 가리키는  데로 몸을 돌렸다. 무엇인지 몰라도 그들  옆을 
따라 헤엄치는 것이 있었는데  그들이 움직이는 속력과 비슷하게 움직이고 
있었다.-2미터 내지 2.5미터 정도 크기였다. 피트라에게는 물고기처럼  보였
지만 머리를 물 속에 넣어 보지 않고는 그것이 무슨 종류인지 알아낼 방법
이 없었다. 쿰 박사나 필쳐 박사가 여기에 있었다면  그들은 피트라에게 선
사 시대의 호수에  어떤 종류의 물고기들이 있었는지  설명해 주었을 것이
다.
피트라는 기억을 더듬어 보았지만 생각나는 것은 가느다란 목에 엄청난 지
느러미를 가진 종류뿐이었다. 이 무리들은 그렇게 보이지 않았다. 상어만해 
보였다. 상어가 민물에 사나? 그녀는 혼자 겁먹고 있을 뿐  그 무리는 공격
하지 ㅇ고  있다는 사실을 깨달았다. 그리고  더 중요한 것은 호수를  거의 
다 건너왔다는 점이었다.
"콜터,없어졌어, 봤어?"
"아니, 저 놈들이 좋은 놈인지 나쁜 놈인 알 수 만 있으며 좋겠어. 계속 헤
엄쳐."
피트라는 다리에 통증을 느꼈지만,  이를 물고 발장구를 쳤다. 그녀는 헤엄
치며 계속 좌우를 살폈다.
그녀는 박사가 그냥 죽으네 아니라, 잡아 먹혔을 것이라고 생각햇다. 왜 그
냥 죽는다는 것보다  잡혀 먹힌다는 것에 더 큰  두려움을 느끼는 것일까? 
쿰 박사나 필쳐 박사에게는 그런 것이 별로 중요하지  않았을 것이다. 하지
만, 피트라에게는 중요했다. 그러나  그녀가 제일 끔찍하게 여겼던 것은 사
람을 먹는다는 것이었다. 인간은 식량이 아니었다. 최소한 공룡들은 그들의 
세계에 있는 것이 아니었다.
"다시 오고 있어, 피트라."
콜터가 알려 주었다.
"바로, 우리 사이에  있어. 내 생각에는 우리를 갈라놓으려는  것같아. 그냥 
그대로 가. 내가 바로 뒤에 있을게."
피트라는 애썼지만 완전히  지친 상태였다. 갑자기 콜터가 숨을 몰아  쉬는 
것 같더니 물 속으로 끌려 들어가지 않으려고 몸부림을  치고 있었다. 그는 
재채기를 하더니 얼른 말했다.
"난 괜찮아. 나도 긁혔어. 맛을 보는 것 같아."
"조용히 하고 수영이나 해. 콜터."
그 때 무엇인가  그녀의 다리에 달려들었고, 그녀의 후들거리는 다리  주위
에서 소용돌이가 일기 시작했다. 피트라는 속력을 냈지만, 정체를 알 수 없
는 동물들은 다시 달려들었고, 이번에는 훨씬 가까이에 있었다.
피트라는 공격이 시작됐다는 것을 알았다. 그때 콜터가 소리쳤다.
"이렇게 해! 이리 와, 피트라!"
공포에 질린 피트라는 지금 움직이고 있다고 소리치고 싶었지만 그럴 힘도 
남아 있지 않았다.  콜터는 다른 쪽을 쳐다보고  있었다. 물고기를 볼 수는 
없었지만 그녀는 물살이  콜터 쪽으로 이는 것을 보았다. 피트라는  콜터의 
구명대가 없어진 것을 알았다.  그녀도 허리에 둘렀던 구명대를 풀었다. 그
리고 육지를  향해 팔을 열심히 움직였다.  그동안 팔을 거의 쓰지  않았기 
때문에 다리보다는 힘이 많이 남아있었다. 물장구를 치는  소리가 요란했지
만 그녀는 뒤에서 달려드는 물고기들을 느낄 수 있었다.- 물고기들은  거칠
게 물살을 가르며 가까이 오고 있었다. 피트라는 너무  두려워 콜터를 까맣
게 잊고 있었다.  그녀는 스스로를 격려하며 헤엄쳤지만 그녀의 팔에도  힘
이 빠졌고 움직임은 느려졌다.
이제 새로운 소리가 그녀의 뒤쪽에서 리드미컬하게 물살을  가르고 있었다. 
피트라는 울고  있었다. 팔은 기계적으로 움직이고  있었지만, 속력은 점점 
느려지고 있었다. 눈앞이  뿌옇게 변했다. 전에 그녀는  깊은 바다 속을 본 
적이 있었다. 지금 그녀의  눈앞에 초록색 물체가 다가오고 있었다. 그녀는 
그것을 걷어찼다. 호수 바닥이었다.
그녀는 새우뜨기를 하기 위해  몸을 구부렸지만, 너무 물가에 가까웠다. 그
녀는 기어서 기슭으로 올라왔다. 그녀는 땅 위로 올라왔고, 호수 속의 위협
자들로부터 안전하다고 느꼈다.  그 때 그녀는 뒤에서 물이 첨범거리는  소
리를 들었다.
몸을 돌려보니 콜터가  물 속에서 걸어나오며 팔을 내밀고 있었다.  피트라
는 그를 잡으려고 일어섰지만 콜터는 그녀를 돌려세우고는  땅위로 밀었다. 
그들은 팔짱을 끼고, 물 속에서 걸어 나왔다.
그들의 몸이  차가운 공기에 노출되면서  소름이 돋았다. 피트라는  추위를 
피하기 위해 기슭으로 뛰어가 초원에 있는 덤불 속으로 들어가고 싶었지만 
콜터가 그녀를 말렸다.
"저 속에 아무 것도 없는지 확인해 보자."
바람이 차가웠기 때문에 피트라는 물 속으로 들어갔다.
"물 속에서 무슨일이 있었던  거야, 콜터? 난 네가 물고기한테 당한  줄 알
았어."
"거의 그럴 뻔했어. 내  청바지를 물고기 입에 처넣었지. 아마 고생깨나 했
을걸. 그 사이에 빠져 나온 거야."
"미안해. 도와주지 못해서."
"그런 말 하지마, 피트라. 내가 하는 일은 모두  너를 위한 거야. 필쳐 박사
가 옳아... 아니, 옳았어. 나는  너와 달리 그렇게 똑똑하지 못해. 나는 실제
로 그룹에 속할 수가  없었어. 내가 거기에 있었던 것은 오로지  너 때문이
었어. 이제 내가 바라는 것은 너를 여기에서 구해 내는 것 뿐이야."
"우리가 여기에서 빠져나가는 거야."
피트라가 정정했다. 
피트라는 물 속에서 일어났다. 콜터가 그녀의 팔을 잡았고, 두 사람은 서로 
포옹했다. 그들은  눈을 감고 서로를  부드럽게 더듬었고 그들의  몸안으로 
따뜻한 감정이 퍼져 나갔다.
피트라는 콜터의 품에  안긴채 머리를 기댔다. 콜토는 머리 숙여  그녀에게 
키스려고 했지만 그럴 수가 없엇다. 콜터는 피트라에게  다가서다가 그녀의 
뒤쪽에서 뭔가 뛰쳐나오는 것을 본 것이다. 바로 그 물고기였다.
이런 물고기는 한면도 본 적이 없었다. 물고기의 모양을  하고 있기는 했지
만 머리에서 꼬리까지 완전히 철갑같은 것으로 둘러싸여있었다.  그 괴물에
게는 다리  역할을 하는 것으로 보이는  제 개의 지느러미가 달려  있었다. 
콜터는 피트라를 옆으로 밀엇지만,  이미 때는 너무 늦었다. 물고기는 뒤에
서 그녀를 쳤고, 그녀의 왼쪽  다리를 물었다. 그 충격에 피트라가 콜터 위
로 쓰러졌고, 그는 중심을  잃고 모래톱으로 넘어졌다. 피트라는 비명을 지
르며 다리를 끌어당겼지만,  괴물은 그녀의 다리를 물 속으로 잡아끌고  있
었다. 콜터는 피트라를 향해 달려 갔다.
"차 버려, 피트라."
그가 안타까와하며 소리쳤다.
콜터가 지금까지 한번도 들어보지 못한 욕설을 퍼붓던 피트라가 수면 아래
로 가라앉고 있었다.  콜터는 물 속으로 뛰어들었지만 피트라는 점점  깊이 
딸려 들어가고 있었다. 그녀는  콜터를 잡으려고 팔을 내젓고 있었다. 그는 
피트라의 팔을 잡으려고 애썼지만 소용없었다. 그가 피트라의  애원하는 듯
한 눈빛과 물 속으로 잠기는 팔을 그저 바라보고만 있는 가운데 마침내 그
녀의 모습이 사라져 버렸다.
50. 구출
너는 이미 네가  파멸을 예언했다고 고백했다. 내가 신이란느 것을  잊었는
가? 만약 알 수 있는 미래라면  내가 보지 못할 수 있겠느야? 바빌론의 왕
이 조라스트러스에게
오레곤주 포틀랜드가  있던 자리에 생긴 숲  화요일 오후 5시 20분(태평양 
표준시)
그들은 사내들을  피해 숲 속을 달렸다.  앞장을 선 리프먼은 수푸을  아주 
잘 알고 있는 것처럼 거침없이 달렸다. 엘렌과 앤지는  그를 따라잡기 위해 
안간힘을 썼다. 두 연인은  아직도 신발과 바지를 걸치고 있었지만, 애진의 
불라우스는 이미 간 곳이 없었고, 엘렌의 것은 단추가 모두 떨어져 있었다. 
노출에 익숙하지 않은 연약한 피부가 나뭇가지와 수풀에 긁혔다.
그들이 리프먼을 따라 숲으로 뛰어들자. 칼과 다른 사내들은  미친 듯이 총
을 쏴댔다. 사내들이 난사하는 총소리에 -총알 일부는 근처의 나무에  박히
기도 했다. -그들이 움직이는 소리는 묻혀 버렸다. 리프먼은 총성이 멎은지 
한참이 지났어도 걸음을  늦추지 않앗다. 태양은 이제 모습을 감추었고  숲
은 마치 끝없이 늘어져  있는 그림자 같아 보였다. 그들은 곧  어둠에 눈이 
익었지만 리프먼의 속력에  맞추다 보니 비틀거리거나 넘어지기  일쑤였다. 
엘렌이 잠시 쉬어가자고 말하려는 순간 그가 멈추라는 손짓을 보냈다.
그들은 바위가 불쑥불쑥 튀어나온 언덕배기를 오르고 있었다.  거대한 나무 
한 그루가 숲 속으로 쓰러져 있었다. 리프먼은 나무  주위를 한바퀴 돌더니 
허공에 들려있는 뿌리  위로 기어올라갔다. 그가 바위 사이로 모습을  감추
자 엘렌은 다시 겁에  질렸다. 그프먼은 그들의 구세주였고 보호자였다. 이
들 또래였지만 그의 행동은 그런 마음을 갖게 하고도 남았다.
그는 곧 밖으로 툭 빠져 나온 바위위에 모습을  드러냈고, 그들에게 조용히 
올라오라는 신호를  보냈다. 앤지와 엘렌은 서로  도와가며 바위를 올랐다. 
나무의 뿌리 부근까지 올라왔을 때  그들은 나무가 마치 그날 아침에 쓰러
지기라도 한 것처럼  피어오르고 있는 먼지들을 보았다. 리프먼이 뿌리  아
래에 나 있는 구멍으로 그들을 안내했다. 
엘렌과 앤지는 벽에 기대며 쓰러졌고, 마치 자궁 속에  있는 것같은 편안함
을 느꼈다. 잠시나마  안전하다는 생각이 들자 엘렌은 앤지에게 벌어진  일
을 생각했고 걱정과 죄책감으로 마음이 괴로웠다. 앤지의  우정이 있었기에 
존을 찾으로 올 수  있었던 것인데 이런 사건이 벌어진 것이다.  엘렌은 리
프먼이 나타나기 전에  앤지가 어떤 정도로 심하게  당하고 있었는지 알지 
못했다. 절대로 앤지에게 물어볼 수 없는 일이었고, 앤지가 자기에게 그 일
을 이야기 할지 알 수 없었다.
지금 엘렌과 앤지는 존재한다는 것이 불가능한 숲 속에  숨어 있었고, 쫓기
고 있었다.
아마 전을 찾는다면  이런 상황을 받아들이기가 훨씬 위웠을 것이다.  하지
만 이제 희망은 별로 없어 보였다. 포틀랜드는 사라졌다. 집도 없어졌고 아
들도 없어졌다. 그녀는 손으로 입을  박고 소리 죽여 울었다. 얼마 후 엘렌
은 앤지가 자신의 어깨를  감싸고 있다는 걸 깨달았다. 그 순간  엘렌은 리
프먼이 그들과 함께 있다는 것이 기억났다.
"리프먼! 여기에 있구나! 존도 여기에 있니? 걔는 살아 있니?"
구멍 속으로 달빛이 들어오고 있었고  엘렌은 리프먼의 얼굴을 볼 수 있었
다. 그는  불편해 하는 것처럼 보였고  몸을 돌리는 것이 부끄러워하는  것 
같앗다.
"모르겠어요, 마지막으로 보았을 때는 살아 있었어요."
"그게 언젠데? 왜 같이 있지 않니?"
"처음에는 같이 다녔어요, 우리는 그 그일이  벌어졌을 때 뉴버그에서 나오
던 중이었어요. 존과 커비는 부모님을 찾겠다고 했고... 그래서 우리는 집을 
찾기 위해 숲으로 들어온 거에요."
리프먼은 말을 잇지 못하고 고개를 숙였다. 
"저는 그 둘을  ... 그바보들을 믿을 수  없었어요. 걔들은 뭘해야 하는지도 
모르고 있었어요.  할 수 있는 실수는  모두 저질렀어요. 걔들은  떠들다가, 
넘어지다가, 그러면서 길을 헤매고  다녔어요. 언제 조용히 해야 하고 언제 
말해야 하는지도 몰랐어요.  제가 아니었다면 백 미터도 못가 죽었을  거에
요."
리프먼은 눈을 들고 엘렌을 똑바로 쳐다보았다.
"결국 저는 애들과  떨어지게 됐어요. 계들은 더저히 믿을 수  없는 소동을 
벌이며 제뒤를 따라오고 있었는데 공룡이 그 소리를 듣고 우리를 쫓아왔어
요. 정신없이 도망쳤어요.  제기 앞장서고 있었는데, 뛰다가 뒤를  돌아보니 
애들은 제멋대로 도망을 가고 있었고 바로 뒤에 공룡이  있었어요. 저는 할 
수 있는게 아무 것도 없었기 때문에 그냥 도망쳤을 뿐이에요."
"이럴 수가!"
엘렌이 숨을 몰아 쉬었다. 앤지가 그녀를 꼭 안았다.
"애들은 잡히지 않았어요. 나중에 애들이 제 이름을 부르는 걸 들었거든요. 
숲 속을 다니며 제이름을 부르고 있었어요. 아주 바보같은 짓이죠. 애들 때
문에 죽을 뻔했기 때문에  저는 나서지 않았어요. 제가 아는 한  애들은 아
직도 저를 찾고 있을 거에요."
"너도 같이 있었어야 해."
"왜요? 걔들 때문에 하마터면 전 죽을 뻔했어요.  같이 다녔으면 지금은 시
체가 되어 있을 거라구요. 여기에서는 누구나 스스로 살아 남아야 돼요. 애
들은 저를 필요로 했어요.  하지만 저는 혼자서도 살아 남을 수  있기 때문
에 걔네들이 필요하지 않아요. 난 아무도 필요 없어요."
앤지는 엘렌 옆에서 그들의 대화를 듣고 있었다.
"그럼 왜 우리를 도와 주었니?"
앤지가 물었다.
"재미있으니까요. 나는 그들이 공룡에게 한 짓이 싫어요. 그들은 먹을 것이 
없어 공룡을 죽인 게  아니라 재비로 그런 거에요. 나도 똑같은  종류의 즐
거움을 느껴볼려구요."
"우리를 놔두고 갈 수 도 있었잖니."
"지금도 그럴 수 있어요."
"아무도 필요없다구?"
"네, 그래요."
"그럼 왜 계속 내 가슴을 쳐다보고 있는 거지?"
앤지가 시비조로 말했다.
그녀는 앤지가 웃옷을 아무 것도 입지 않고 있다는 것을 깨달았다.
"리프먼, 네 옷을 앤지에게 주렴."
엘렌이 딱딱하게 말했다.
리프먼은 반항하듯 돌아앉았다. 그는  입을 꾹 다문채 가만히 앉아 있었다. 
그는 누구도 자신에게  의지하는 것을 바라지 않았다. 마침내 앤지가  입을 
열었다.
"만약 추우면, 그냥 입고 있어, 난 괜찮아."
리프먼이 작은 소리로 콧바귀를 뀌더니 중얼거렸다.
"난 추위를 타지 않아요."
그러더니 옷을 벗어 앤지에게 던져 주었다.
"잠을 자 두세요."
그가 명령했다.
"제가 망을 볼게요."
그가 배낭과 수통을 가지고 자리를 떠났다. 엘렌은 리프먼을  다시 보게 될 
지 자신이  없었다. 앤지는 잠시 후  잠들었지만 엘렌은 존에 대한  걱정과 
자신을 두고 가 버린 남편에 대한 원망으로 뜬눈으로 밤을 새웠다.

그들은 술에 취해 있었지만, 흥겨운 부위기는 사라진지 오래였고, 두려움과 
분노만 넘쳐흐르고 있었다. 존은 그 사내들 중 한명이, 엄마를 해치려던 사
람이 죽은  것을 다행스럽게 여겼다. 다른  한 명은 다쳤지만 존은  만적할 
정도로 상처가 심하지는  않았다. 존은 사내들에게 화살을 쏘고 엄마가  도
망치도록 도와준 것이 리프먼이었을 거라고 생각하고 있었다.
사내들은 동료의 시체가 있는 자리에서 약간 떨어진 곳에 모닥불을 지피고 
술을 마시고 있었다. 커비와 존은 숲에서 기어 나와  사내들이 두려움에 떨
며 다음 계획을 세우는 소리를  엿들었다. 상처를 입은 남자. 칼은 한참 이
야기를 듣고 있다가 동료들을 비웃으며 자신의 다리에서 뽑아낸 파이버 글
래스 화살을 동료들의 얼굴에 던졌다.
"그 여자들을 그대로 도망가게 할 수는 없어."
그가 우겼다.
"그들은 경찰이 죽은 걸 봤어."
아무도 감히 칼이 살인을 저질렀다고 말하지 못했다.
"우리가 여자들한테 한짓은  어떻고? 이봐, 밀러. 네  장인 뭐라고 하겠어? 
네가 그러고도  장인네 공장에서 일할 수  있겠나? 버틀러, 피터스  서장은 
벌써 너를 싫어하고 있는 걸, 집행유예를 끝장내버릴 구실만  찾고 있을 거
야, 그는 이 사건을 알게 될 거고 바보같은 네놈은  교도소에 다시 가 있겠
지. 그는 떠벌이 쿱을  다른 사람들 못지 않게 싫어하지만 그가  거느린 경
찰 중 하나가 살해됐다면 어떻게  할 것 같아? 나 혼자한테가 아니라 우리 
모두를 의심할 거라구. 그럼 바비는  어떻구? 키쉬톤, 너는 바비와 제일 친
했잖아. 바비는 웬 놈의 손에 그렇게 죽었는데 그냥 내버려둘  거야? 둥 뒤
에서 그 놈을 쏘아버리라구... 빌어먹을, 등 뒤에서 말이야! 그래. 그냥 있을 
수는 없어."
칼은 사내들의 주위를 한 바퀴 돌았고, 사내들이 찬성을  표시할 때까지 계
속 움직였다. 그들은 여자들을 도망치게 내버려 둘 수 없었고, 바비를 죽인 
것이 누구든간에 그에 대한 복수를 해야 햇다.
커비와 존은 그들의 이야기를 엿듣다가 드 자리에서 빠져 나왔다.
"우리가 해야 왜. 커비.  리프먼이 우리 엄마를 구해 줬어. 만약  우리가 그
런 어려움에 처래 있었더라도 리프먼은 우리를 도와줬을 거야."
커비도 그  말에 동의했고, 그들은 리프먼과  두 여인이 도망칠 수  있도록 
오토바이들을 없애기로 마음먹었다. 그렇게 하면 커비와 존도  그들을 뒤쫓
아가기가 훨씬 쉬울 것이다.
존은 사내들의 목소리를 구분할 수 있을 정도로 그들의 이야기를 오랫동안 
들었다. 그증에는  물론 칼도 포함되어 있었다.  또 다른 사람들로는  밀러, 
키쉬톤, 그리고 버틀러가  있었는데 버틀러는 거의 말을 하지 않았기  때문
에 존은 조금 불안했다. 존은 야영징서 빠져 나오며  목소리를 유심히 들었
고 기억하려고 애써ㅆ.
존이 엎드려 기기 시작한지  몇 시간은 흐른 것 같았고, 이제는  거의 오토
바이 엎에 와 있었다.  하지만 풀들이 뭉개져 있어 모습이 쉽게  드러날 수 
있었기 때문에 섣불리  움직일 수 없었다. 존은 사내들이 모닥불을  바라보
고 있기를 바랬다.  눈동자가 수축되면 어둠 속에서 모습을 금방  알아보지 
못할 것이다.
그는 커비가  자신의 왼쪽으로 기어오는  소리를 들었다. 그들은  양쪽에서 
오토바이를 향해 거리를  좁혀 가고 있었다. 그때 존의 오른편에서  소리가 
들렸고, 존은 얼어붙었다. 누군가 걸어오고 있었다. 그는  칼집에서 칼을 꺼
내 들고  천천히 몸을 굴렸다. 모닥불  주위에서 갑자기 고함 소리가  터져 
나왔고, 키쉬톤 다음에 밀러의  목소리가 들렸다. 그렇다면 근처에 와 있는 
사람은 칼이거나 버틀러였다.  그는 걸음걸이를 주의깊게 들었다. 절룩거리
며 걷는 것 같지는 않았다.  칼은 심하게 다리를 절고 있었다. 그럼 버틀러
가 틀림 없었다. 누구라도 상관없었다.
발자국은 거의 존의  얼굴 근처까지 다가 와서야 엄췄다. 뭔가  부스럭거리
는 것 같더니 요란한 소리가  났다. 잠시 후 존의 무릎이 축축해졌다. 존은 
속으로 그에게 욕설을 퍼부었다.
초원 쪽에서 뭔가 부서지는 소리가 아주 크게 들렸고,  존은 너무나 당황해 
숨을 죽였다. 그는 들켰을까봐 떨고 있었다. 버틀러가 앞으로 나오며, '제기
랄, 뭐야?'라고 중얼거렸다.
버틀러가 소리쳤다.
"도대체 무슨 일이야?"
"아무 것도 못 봤어?"
다가오던 목소리의 주인이 물었다.
"빌어먹을, 쿱하고  그년들이 옳았을지도 몰라. 공룡이  더 있는 것  같아 . 
아마 더 클지도 몰라."
쾅하며 부서지는 소리는  계속 들리고 있었지만 점점 잦아들고 있었다.  사
내들은 소리가 어느 정도 멀리에서 들리는지 귀기울여 보도니 모닥불 옆으
로 돌아왔다. 버틀러가 맨 뒤에 있어ㅆ. 존은 그가 걸아갈 때까지 기다렸다
가 오줌 웅덩이 속에서 다리를 빼쟀다.
다시 분노가 치밀었고 그는용기를  냈다. 드는 다시 앞으로 기어갔다. 조금
씩 조금씩, 가능한  아주 조용히, 풀 위를  자나가면서 소리를 내리 않도록 
조심했다. 그는 머리를 들고  풀이 짓밟히면서 새로 생긴 길을 바라보았다. 
아직도 사내들은 함께  있었다. 존이 왼쪽을 바라보자 커비가 그에게  엄지 
손가락을 들어  보이고 가장 가까이에  있는 오토바이로 기어가고  있었다. 
그들의 계획은 연료선을  자르고 점화전을 서로 연결해 놓는 것이었다.  그
렇게 하지 않으며 그들은 다른 오토바이를 가지고 고장난 오톱자이를 고칠 
수도 있을 것이다.
리프먼이 품쳐 온 칼은 매우 날카로웠고, 연료선은  쉽게 잘라졌다. 하지만, 
점화전은 엔진  깊숙이 들어가 있었기 때문에  손에 쉽게 닿지 않았다.  두 
번째는 점화전이 쉽게 잘려삳. 그는 어떤 관을 발견하고는  그것을 잘라 버
렸다. 그는 천천히  기어서 불쪽에 가장 가까이에 있는 마지막  오토바이로 
다가갔다. 사내들은  이제 조용히 이야기하고  있었고 나무를 가지고  불을 
쑤시며 술병을 돌리고 있었다.
존은 점화전 하나를  잘랐고 다른 오토바이의 것도  잘랐지만 자신이 있는 
쪽에서는 다른 선들에 손이 닿지 않았다. 하지만 연료선을  자르자 곧 개스
가 새어 나오기 시작했다.
존은 돌아가려고 하다가  커비가 보이지 않는다는 것을 깨달았다. 그가  망
가뜨리기로 한 부분은 다된 것 같았다. 존이 커비를 쫓아갈 것인지, 아니면 
그가 오던 길로 되돌아갈 것인지를 놓고 고민하는데,  '피싯'하는 소리가 들
렸다. 그가 고개를  돌려보니 커비의 얼굴이 오토바이 너머 풀숲에서  보이
고 있었다.사내들을 살펴보며 존은  그곳을 빠져 나갔다. 그가 다가가자 커
비는 사라져 버렸고, 다시 존은 그 뒤를 쫓았다. 몇 미터 떨어지지 않은 곳
에서 커비가 기다리고 있었다. 커비는 존의 귀에 속삭였다.
"저들이 죽인 남자를 찾도록 도와줘. 이 근처 어디에 있을 거야. 하지만 조
용히 해야 돼."
존은 이유를 묻기가  두여웠다. 그들은 각자 흩어져 찾으면서도 서로  보리
은 거리  내에서 움직였다. 얼마 후에  커비가 존에게 자기 쪽으로  오라고 
손짖해ㅆ.
"우리가 뭘 더 찾아냈는지 봐."
존은 마지 못해 시체를 쳐다보았지만 속이 뒤집혔다. 시체는  숲의 작은 사
냥꾼들의 먹이가 되고 있었고,  그는 날이 어두운 것을 감사하게 생각해ㅆ. 
존은 시체 위를 기어다시는 곤충들을 피해 죽은 남자의 주머니를 조심스럽
게 툭툭 쳐다보았다.  가슴께의 주머니에는 피가 말라붙어 있었고 존은  그 
쪽만 뒤져 볼 수  있었다. 다른 주머니에는 피범벅이 된 카멜  담배 한갑과 
커다란 라이터 하나가  들어 있었다. 지갑, 빗,  그리고 잔돈 ㅂ 개가  바지 
주머니 속에 들어 있었는데 그것들을  꺼낼 때 엄청나게 많은 열쇠 꾸러미
가 소리를  내며 따라 나왔다. 그소리에  놀란 커비와 존은 움직이다  말고 
가만히 있었다. 그들은 조끼에서 권총용 탄창을 발견했고, 장총용 탄약통도 
찾아냈다. 그들은 허쉬 초콜렛도 발견했다.
"그들이 이 사람의 라이플을 오토바이에 놔두었을까?"
존이 겨우 들릴 정도로 물었다.
"아니. 내가 벌써 봤어. 이 사람의 오토바이는 파란색이었거든."
그들이 숲으로 돌아가는데 왁자지껄한 소리와 고함 소리가 들려ㅆ.
"저게 누군지 알지. 존?"
"그래 알아."
"너의 오랜 친구인 애꾼눈 공룡이야. 그놈은 너를  찾고 있어. 존, 한밤중에 
간식 좀 먹어 볼래?"
"너나 먹어, 난 초콜렛이나 하나 줘."
"먼저 밤을 지낼 만한 장소부터 찾아보자."
그들은 뽑힌 나무 밑에서의 경험을 기억했고 이번에는 피난처를 높은 곳에
서 찾았다. 하지만 그들이 오를  만한 나무를 찾는 일은 쉽지 않앗다. 그들
은 뽑힌 나무들이 수북하게 쌓여 있는 작은 숲을  발견했다. 나무 주위에는 
작은 나무들이 빙 둘러서 작은 원을 이루고 있어ㅆ.  그들은 울타리의 중간 
부분으로 들어간 다음 나뭇가지들로 입구를 막았다. 
그들은 허쉬 초콜렛을  먹으며 수통의 물을 마셨다. 그들은 자신들이  성공
적으로 임무를 수행한 것에 대해 이야기하며 만족감을 맛보고 있었다.  -그
들은 세상에서 가장  위험한 놀이 기구를 탔었고, 용감하게 거기에서  내려
온 것이다. 한시간 후 그들은 잠이 들었다.
51. 나쁜 새
그러므로 신께서 계획하신 것을 들어라... 무리 가운데  새끼들이 끌려갈 것
이다. 하나님께서 그들의  목장을 완전히 멸하시리라...보라! 독수리가  날개
를 펼치며 하늘로 올랐다가 먹이를 향해 덮치는 모습을.
예레미아서 49장 20~22절
오레곤주 5번 고속도로 위에 생긴 산  화요일 오후 10시 5분 (태평야 표준
시)
크리시는 아파서 눈을 떴고 엄마를 부르며 울엇다. 하지만  엄마는 오지 않
았다. 아무도 오지 않았다. 그녀는 눈물을 흘리지  않았지만 계속 흐느꼈다. 
크리시는 다친 팔을 보고는 비명을 지르고 다시 울기  시작했다. 그녀가 비
명을 지르자 뭔가  커다란 것이 뒤에서 움직였다. 아주 어두웠지만  그녀는 
커다란 새가 자기를  바라보고 있다는 걸 알았다. 그녀는 본능적으로  가만
히 앉은 채 울음을 삼키려고 애썼다 .그녀는 커다란 새를 기억하고 있었다. 
텔레비전에서 본것과는 다른 아주 나쁜 새였다.
크리시는 그 새가 자신을 땅  위로 쓰ㄹ드리고 팔과 어깨에 상처를 입혔다
는 걸 기억해냈다. 나쁜 새는 그녀 곁을 떠나지 않고 계속 아프게 했다. 그
리고는 그녀를 물고  하늘로 올라온 것이다. 그녀는 엄마가 자신을  붙잡으
려고 달려 왔던 것을 생각해 냈고, 엄마 손이 닿지 않는 곳으로, 하늘로 들
어 올려질수록 팔과 어깨가 아파 왔던 것을 모두  기억해냈다. 하지만 새는 
그녀를 점점 높이 데리고 올라가기만 했었다. 올라갈수록  엄마와 멀어지고 
있었다. 새는 산 가까이  날더니 산에서 멀어져 갔었다. 크리시는 엄마에게 
도와달라고 소리쳤었다. 그러고 나서  떨어진 것이 기억났다. 새도 같이 떨
어졌다. 그들은 산쪽으로 굴러  떨어졌다. 그 다음부터는 아무 것도 기억할 
수 없었다.
그녀는 흐느낌이  터져 나오려는 것을  참으며 새를 바라보았다.새는  얼마 
떨어지지 않은 곳에서 날개를 접고 앉아 있었다. 그녀는  새도 다쳤다는 것
을 알았다. 날개에  피가 묻어 있어ㅆ. 그때  새가 입을 벌리더니 날카롭게 
소리를 질렀다. 크리시는  소리를 지르며 새를 피해 기어가려고 했지만  팔
이 무척 아팠다. 그녀는 아프지  않은 팔을 바닥에 대고 엎드렸다. 새는 일
어서기 위해 날개를  퍼덕이고 있었다. 갑자기 새가 크리시를 향해  달려들
었고 커다란 부리고 그녀의 올굴을 쪼려고 했다. 크리시는  다시 비명을 질
렀고, 새가 일어서려고 요동치는 사이  뒤로 피했다. 그녀는 이 못 된 새로
부터 피할 속을 찾다가 산  중턱에 밖으로 튀어나온 바위끝으로 달려가 아
래를 내려다 보았다. 피할 수 있는 곳은 너무 아래  쪽에 있었기 때문에 보
기만 해도 현기증이 났다. 그녀는  다시 나쁜 새를 쳐다보았다. 새는 곧 공
격을 해 올 것이다.
크리는 도망치고 싶었지만 갈 곳이 없었다. 숨고 싶었지만  숨을 데도 없었
다. 크리시는 바위위로 오르려고 했다. 하지만 두손을 쓴다고 해도 오를 수
가 없었다. 뒤를 돌아보니 새가 일어서고 있었다. 그러더니 다친 날개를 질
질 끌며 비틀브틀 그녀를 향해 다가오고 있었다. 크리시는  다시 바위를 오
르려고 했지만 할 수 없었다. 새가 바로 뒤에 와 있었다. 새가 부리고 공격
을 했다. 그녀는 도망치려고 하다가 발이 걸려 넘어졌다. 그녀의 팔이 바위
속으로 빠졌고, 그녀는  다친 팔로 땅을 짚고  있었다. 나쁜 새는 깡충깡충 
뛰며 그녀의 주위를 돌로  있었다. 그녀는 구멍 속에 빠진   팔을 움직였고 
구멍은 점점  넓어지고 있었다. 크리시는  팔을 이리저리 움직였고  마침내 
구멍 속으로 몸을 집어넣을 수 있었다.
나쁜 새는 밖에서 구멍  안을 쳐다보고 있었다. 새는 구멍 속에  무리를 넣
고 마구 찔러댔다. 크리시는 다시 소리를 지르며 울기 시작했다. 그녀는 점
점 구멍 속으로 깊이  파고 들어같고 새는 끊임없이 공격해 왔다.  그건 마
치 오빠인 매트가 하던  못된 장난과 도 같았다. 마침내 크리시는  새가 더 
이상 가까이 올 수  없다는 걸 알아차렸다. 그래서 그녀는 더  이상 움직이
지 않고 새가 다가오지  못할 곳에 가만히 누웠다. 새는 아직도  ㅁ에서 그
녀를 쳐다보고 있었다. 때때로 새는 주둥이를 벌리고 그녀를  향해 끽끽 소
리를 질렀다.
"가 버려, 이 나쁜 새야!"
그녀가 소리를 질렀다.
새는 몇 번 더 공격을 하며 소리를 질러대다가 마침내 상처입은 날개를 끌
고 물러갔다. 새는 이제  크리시의 눈앞에서 사라지고 없어ㅆ. "넌 나쁜 새
야!"
그녀는 다시 소리를 질렀다.
그러고 나자 엄마가 왔을 때 엄마가  어떻게 자리를 찾을 수 있을 지가 걱
정되기 시작했다. 크리시는 다시 울움을 터뜨렸다.
"이 나쁜 새야."
그녀가 말했다.
"난 네가 정말 미워."
그녀는 다친 팔을  잡고 누워서 엄마를 찾으며 울다가  한 시간 정도 지난 
후 잠이 들었다. 그녀가 일어났을 때는 칠흑같은 어둠이  주위를 뒤덮고 있
었다.
52. 열대에 내린 눈
우리가 텔레비전에서 '루시'를 보고 있을 때였다.- 우당탕하는  소리가 나더
니 벌거벗은 사람이  지붕 위로 떨어졌다. 경찰이 그 사람이  얼어죽었다고 
말하지 않았다면 그렇게 까지 이상하다고 생각하지는 않았을 것이다. 
조쉬 한슨. 1959년 7월 15일 플리리다 잭슨 빌
하와이 주 하와이선 힐로 화요일 오후 8시 15분(알류산-하와이 시간대)
힐로 가는 평소와 달리 조용했고 고나광객들과 주민들은 뉴스에서 눈을 떼
지 못했다. 도로위에  흐트러진 여러 가지 잡동사니들만이 무슨 일들이  벌
어진 건지 말해 주고 있었다. 오하우에서와 마찬가지로  물건들이 남아있는 
가게는 무장  경호원들이 지키고 있었다.  그들은 식료품 가게들이  완전히 
털렸을 거라고 생각했지만, 오히려 백화점과 전자 제품  가게들이 약탈당해 
있었다. 그중에서도 제일 끔찍한 모습은 완전히 파괴된 주류 판매점이었다. 
하지만 시골은 조용했고  다니는 차들도 별로 보이지 않았다. 캐롤리는  사
화산인 마우나키 위에 있는  관측소로 올라가면서도 예의 생기발랄함을 보
여주고 있었다.
"음, 그 여자 이름 뭐였더라."
그녀가 놀렸다. "그녀와 두서너 번쯤 데이트를 했겠죠.  당장 세 봐요. 그렇
지 않아요? 귀가 빨개지네요. 당신 내말을 인정한다는 증거에요. 이름이 뭐
였어요? 바비? 아냐, 그녀의 모습이 어땠을지 생각 좀 해봐야겠어요, 버니? 
아야. 그녀의 이름과 성적 특징이 막 헷갈리네요. 플러피?  아냐. 그건 오히
려 성격에 맞는 이름이지. 그럼  풀루지? 이런, 그 여자의 윤리관을 생각했
네. 그 여자 이름이 뭐에요? 맞아. 브리지트."
"브리짓뜨."
"나도 그렇게 발음했어요. 브리-지트,  왜 브리-지트가 당신에게 그녀의 망
원경을 써도좋다고 했죠? 내가 알기로는 당신 둘은 친구 였던 적이 없었는
데."
"우리는 사이가 좋았어요. 우리가 헤어진 것은 그러니까, 그녀는 내가 야심
이 없다고 새악했거든요."
"아, 그래요. 그건  그래. 그녀는 기다렸어요... 1주일인가  그랬을텐데. 아니
에요?... 그러고는 그 캐나다 남자한테로 집을 옮겼잖아요. 그 사람이 더 전
망이 있었겠죠. 그렇죠?"
"한 달 동안 기다렸어요.  어쨌든 그건 그녀의 망원경이 아니에요. 풀슨 박
사가 그녀와 연락을 취해 보라고 했고 사진을 볼수 있도록 허가를 얻어 주
었어요. 잘하면 우리가 그 곳에 도착했을 때쯤이면 모든  것이 준비되어 있
을 거요."
"아주 좋아요."
"입좀 다물고 있을래요"
"그러죠."
캐롤리는 얼굴을  돌리고 창 밖을 바라  보았다. 그녀는 조금 전에  에밋의 
아픈 상처를 들쑤셔  놓고는 쾌감을 느끼고 있었다. 고도는 점점  높아지고 
있었고, 푸르게 우거진 열대림들은 그들 뒤로 모습을 감추고 있었다.

에밋은 대통령의 과학 담당 자문역이 프레스넷을 통해 보낸 메시지를 받았
을 때 두려움을 느꼈다. 하지만 폴슨 박사는 에밋이  프레스넷을 불법 사용
한 것에 대해서는 아무말도 하지 않았고, 그의 모형에  대해서만 관심을 표
시했다.
"그 모형의 의미를 이해하는 겁니까?"
그가 물었다.
에밋은 자신이 잘 알고 있다는 것을 그에게 확인 시켜 주었다.
"그럼 당신의 이론을 증명할 수 있습니까?"
에밋은 수학에 능숙하지 못하다는 사실을 털어놓았다. 하지만  폴슨 박사는 
훨씬 간단한 방법을  생각해냈다. 에밋은 바로 동의했다-  결국, 이제 그는 
본격적인 게임에 뛰어든 ㄱ서이다.

에밋은 캐롤리를 공룡  알에서 떼어 내지 못할까봐 걱정하고 있다.  하지만 
일은 아주 쉬웠다. 이제는 자원자  한 부대가 그 장소를 지키고 있었고, 알
이 부화하기 준까지는  별로 흥미진진한 일이 없을 것이다. 에밋은  여행의 
목적을 애매하게 설명했고, 얼마  걸리지 않을 거라고 말햇다. 캐롤리는 그 
자리에서 같이  가기로 결정했다. 에밋과  함께 있다는 사실을  즐거워하는 
것 같앗다.
비행기는 아직도 섬  사이를 다녔기 때문에 그들은  비행기로 하와이로 갔
다. 그들은 얇은 여름옷을 공할 사물함에 놓아두고, 쌀쌀한 날씨에 맞게 옷
을 두꺼운 것으로 갈아입었다. 캐롤리는 에밋이 볼 때  지금까지 제일 점잖
은 옷으로 갈아입고  화장실에서 나왓다. 하지만 그 옷도 야하기는  마찬가
지 였다. 붉은색 멜빵이 달린 청바지에 붉은색 긴소매  블라우스를 입은 그
녀의 손에 붉은색  체크무늬 스웨터가 들려 있었다. 그녀는 붉은색  양말과 
부츠를 신고  있었다. 그년의 밝은  붉은색 립스틱이 블라우스와  스웨터와 
잘  어울렸다.
그가 캐롤리의 옷차림을 칭찬하려는  순간 캐롤리는 빨간색과 하얀색이 섞
인 체크무늬띠를 가방에서 꺼내더니 머리에 묶었다. 
"이 모든 것들이 빨간 고무 코에서 나온 거에요?"
캐롤리의입가에 웃음이 떠올랐고, 그녀는 말을 잘못 알아들은 체 했다.
"가지고 온 콘돔이 뭐 어쨌다구요?"
그녀는 공항 대합실 쪽으로 얼굴을 돌리며 일불 크게 말했다.
에밋은 얼굴을 붉혔고, 뭔가 말하려다가 마음을 바꾸었다.그는 캐롤리를 절
대로 이길 수 없을 것이다.

그들은 차를 타고 가는 동안  우스꽝스런 농담이나 주고 받았고 시간의 붕
괴에 대해서는 의도적으로  피하고 있었다. 그들은 플레시오사우루스와  이
상한 해초들에 대해서 말했다. 하지만 에밋은 프레스넷을 통해  알게 된 공
룡에 대해서는 말하지  않았다. 그들은 왕 박사의자리를 누가 차지하게  될
지, 누가 신규 임용될지에 대해 이야기 했다. 그들은 고용, 조건, 그리고 승
진 같은 것들은 옛날 세계에 속하는 질서하는 것을  알았다. 하지만 그들은 
새로운 질서를 인정할 수 없었다.
 그들이 사화산인 마우나 키를 오르는 동안 기온은  낮아졌고, 에밋은 좀처
럼 틀지 않던 히터를 켰다.  마우나 킨는 하와이 위로 우뚝 솟아 있었는데, 
산정상은 해발  4.200미터를 기록하고 있었다. 에베레스트  산의 절반 정도 
높이로 대학 관측소 위치로는 더할 나위없이 좋았다.  꼭대기에는 여러나라
에서 제공한  온갖 기구들이 놓여 있어  마치 달에 찍힌 반점처럼  보였다. 
에밋과 캐롤 리가 가는 곳은  캐나다-프랑스-하와이 자상 천체 관측소였지
만 그들이 필요하다면 다른 연구소의기구들도 사용할 수 있었다.
바람이 불고 있었고, 그들은 마지막 초지를 지나 산의  지붕을 이루고 있는 
용암 지대로 들어섰다.  차안은 많이 따뜻해져 있었지만 바깥은 눈이  내릴 
정도로 기온이 내려가 있었다. 실제로  땅 위에 서리가 내려 있엇다. 차 안
은 따뜻했지만  높이 올라갈수록 공기는  건조해졌고, 그들은 입술에  침을 
자주 묻혔다.
"여기에서는 공기가 너무 건조해서 전자 제품을 사용하는데 문제가 있다던
데요. 제대로 쓸 수 있게 주전자에다 물을 넣고 끓이기도 한다면서요."
캐롤 리가 고개를 끄덕였다.
"언제 산소 마스크를 꺼내 쓰죠?"
그녀가 물었다.
"비상시에 천장에서 떨어져 내려와요. 진지하게 묻는 건데, 정망 괜찮아요? 
얼굴이 창백한 것 같아요. 우리는 해발 3.200미터 위에와 있어요."
"괜찮아요. 콜로라도에 스키 타러  갔을 때를 생각하고 있었어요. 적응하는
데 한참 걸렸어요. 만약 오랫동안 스키를 탔더라면 병이 났을 거에요."
"그래요, 저산소증이에요, 하지만 문제가 있어서는  안돼요. 나 스키를 타거
나, 많이 걸을 생각은 전혀  없으니까요. 그저 그들이 사진찍은 것을 본 다
음 이 차가운 바위에서 내려오고 싶을 뿐이에요."
"브리-지트와 함께였다면 절대로 차갑지 않았을 걸요."
에밋은 뜨끔했다.
"여기에서 일하는 사람들 중의 일부는 적응하느라  애를 벅죠. 공기는 건조
하고 산소는  부족하뇨. 생각하는데 영향을 미쳐요.  대학에서는 15분 안에 
해결할 수 있는 문제들이 여기에서는 한 시간은 걸려요. 하지만, 관측소 자
리로는 세계 제일이죠."
잠시 후 캐롤리가 에밋을 바라보았다.
"곧 도착할 것 같군요. 이제 무슨 일이  벌어지고 있는 것지 말해줘야 하는 
것 아니에요? 당신은 우리가 해안에서 발견한 것을 보고도 별로 놀라지 않
는 것 같았어요. 나는 비밀을 잘 지키지 못해요. 그렇지만 다신도 마찬가지
에요. 결국 우리가 무슨일을 하든 간에 난 공모자가 된 거라구요."
에밋이 그가  알고 있는 모든 것을  그녀에게 말하지 못할 이유는  없었다. 
뉴스에서 떠들고 있었기 때문에 누구라도 무슨일이 벌어지고 있는지 알 수 
있었다. 그는 잠깐 법적인 문제를 걱정했지만 괜찮을 것 같았다. 그래서 그
는 그녀에게 이야기 했다.  그녀는 수 많은 홍수, 화재, 사태,  해일, 그리고 
정전 사태 등에 대해  알고 있었고 그녀는 스스로도 플레시오사우루스라는 
놀라운 경험을 맛보았었다. 하지만 그녀는 다른 사람들과  마찬가지로 어떻
게 이런 일들이  전세계적으로 일어났는지는 알지 못했다. 그녀는 공룡  이
야기를 듣고도 놀라지 않았다. 대신 그녀는 배꼽을 잡으며 웃었다.
"생각해 봐요."
캐롤리가 말했다.
"티라노사우루스 렉스가 다시  지구상에 나타나 호령을 하다니.  어떻ㄱ 그
런 일들이 있을  수 있죠? 이런, 기다려 봐요.  오빠도 그런 얘기를 들었대
요. 오빠는 사냥  면허를 따고 싶어하던데. 물론  공룡의 머리를 벽에 걸어 
놓기 위해서는 헛간 만한 전시실이 있어야겠지만요."
잠시 후 그녀는 중요한 질문을 했다.
"왜 이런 일이 생긴 거죠? 이젠 다 끝났어요? 다시 일어날까요? 지금 공룡
이 있다는 그곳에 있던 사람들은 어디에 있는 거죠?"
퍼글리시는 할 수 있는 한 고농도의 물질이 미칠 수 있는 영향력과 시간의 
파동, 그리고 시간의 전이에  대해 설명했다. 그는 다양한 이론을 설명했고 
그가 고메즈 모형을 또 달에는  어떤 영향이 미칠지에 대해서도 알려 주었
다. 풀슨 박사와  연락했다.고 말했지만 그녀는 믿지 못하는 것  같앗다. 하
지만 공룡이 나타났다는  것이 더 이상 불가능한  일은 아니라고 생각하는 
눈치였다.
"그래서 여기에서 뭘 찾는 거죠?"
그녀가 물었다.
"이론을 보강할 만한 근거요. 달에서는 반대  현상이 일어나고 있다는 증거
가 필요해요. 이론에  도움이 될 만한 것은  어떤 것이라도 가져가야 돼요. 
폴슨 박사는  특별히 증거 자료에 관심이  많은 것 같아요. 그는  급하다고 
말하지는 않았지만, 뭔지  준비하는 일들을 하기에 시간이 그리 많지  않은 
것 같아요. 그렇기 때문에 그에게 그렇게 중요한 거라면, 내게도 이런 흉물
스런 산 위로  올라오는 것이 아깝지 않을 정도로  중요한 자료일 수 있는 
거에요."
캐롤리는 그녀답지 않게 수심에 차 있엇다. 시간이 얼마  지나자 에밋은 그
녀의목소리가 그리워졌다.
"뭘 생각해요. 캐롤리?"
캐롤 리가 고개를 젓더니 자리를 고쳐 앉았다.
"본토에 있는 우리 가족을 생각했어요 -엄마하고 여동생이  있어요. 연락이 
되지 않앗지만 전화에  문제가 생겼다는 걸 알고 있었어요. 가족들은  무사
할 거라고 생각했었는데 지금  가족들이 사라졌을지도 모른다는 생각을 했
어요. 죽은 건 아니겠지만  사라졌겠죠. 시간과 함께 어딘가로 사라져 버렸
을 거에요. 당신이 말한 것이 그런 거죠? 그런 일이  다시 벌어질지 궁금해
요. 그렇다면 난 혼자 미래로 가고 싶지 않아요.  그래서 생각한 건데, 같이 
사라지고 싶은 사람한테 앞으로는 더욱 찰싹 달라붙어 있어야 겠어요."
"만약 우리가 핵실험을 재개하지만 않는다면 그런 일은 없을 거에요."
그렇게 말했지만 에밋은 만약 그가 다른 세계로 보내진다면 가까이 있었으
면 하는 사람들을  생각해 보았다. 그에게는 가까운 친척이 없었고  아이오
와에 아저씨 한 분이 계실 뿐이었다. 그는 여러  사람의 이름을 떠올렸다가 
같이 있고 싶은 사람이 바로 옆에 있다는 사실을 깨달았다.
길이 점점 험해지고 있었다.  정상에 가까이 가고 있다는 증거였다. 검은색 
용암의 단조로운 풍경이  이어지고 있었다. 바람은 계속 세차게 불고  있었
고, 하얀 가루같은 것이 날리고 있었다.
"이거 눈이에요?"
캐롤 리가 물었다.
"믿을 수 없어요. 열대  지방에 눈이라니. 물론 이 위에서는 눈이 내린다는 
걸알고 있었지만 정말ㄹ 이렇게 보니 믿기지 않네요."
갑자기 정상이  모습을 드러냈다. 메마른 용암  지 대 위에 문명의  이기기 
펼쳐지고 있었다. 보조 장비들을 갖추고 평지에 자리잡은  6개의 관측소 지
붕들이 산꼭대기 위에 펼쳐져  있었다. 다른 건물들도 근처에 있었다. 마치 
시간의 전이가 기술  문명의 장식품들을 원시 시대의  차가운 용암 지대로 
옮겨 놓은 것 같앗다. 지붕위에는 각각 한 대 또는 두 대의  4륜 구동 차량
들이 올려져 있는 것이 보였지만 에밋은 브리짓뜨가 어디엣 근무하는지 알 
수 없었다.네 대의 차가 길이  막다른 곳, 관리 본부 옆의 평지에 주차되어 
있었다. 에밋은 거기에서부터 찾아보기로 결정했다.
그들은 주차장에  차를 세우고는 옷을  더껴입었다. 캐롤리의 붉은색  체크 
무늬 스웨터는 이런 날씨라면 짧은 거리를 걷는데나 어울릴  것 같았다. 자
동차의 문을 열자  차가운 공기가 갑자기 습기와 온기를 빨아내었다.  캐롤
리는 얼른 건물 쪽으로  뛰어갔고, 현관문을 열어제쳤다. 안에 들어가 보니 
의자와 테이블 몇 개가 놓인 간이 라운지가 있었다.  아무도 없었지만 복도
에는 음악이 흐르고  있었다. 그때 한 남자가  그들 쪽으로 다가왔다. 그는 
방문객들을 보고 발걸음을  멈추었고, 재미있다는 표정으로 캐롤리를  자세
히 살펴보고 있었다.
"라살르 박사를 만나러 왔는데요."
"제가 가서 손님 오셨다고 말하죠."
남자는 캐롤리를 다시 쳐다보더니 몸을 돌려 오던 복도로  되돌아 갔다. 기
다리는 동안  캐롤리는 주위를 어슬렁거리며  천문학 잡지들을 뒤적이다가 
내려놓고 있었다. 그 때 갑자기 문이 열렸다.
브리짓트는 에밋이 기억하는  대로 아름답고 매력적이엇다. 그녀는  맞춤옷
이 분명할  흰색 바이어스로 처리한 연한  물빛 정장을 입고 있었다.  재킷 
끝에는 손으로 뜬 레이스 같은 것이 달려 있었다.  그녀는 캐롤리처럼 색상
을 맞추고 있었지만 캐롤리보다는 정도가  훨씬덜하엿다. 브리짓뜨의자태를 
보자 에밋은 그들이 함께 지냈던 옛날이 그리워졌다.
그녀의 표정은 에밋에 대한 감정은 전혀 남아 있지  않다고 말하고 있었다. 
에밋의 엉큼한 회상이 갑자기 사라져 버렸다. 브리짓뜨는  캐롤리를 돌아보
고는 그녀의 모리에 매달린 커다란  머리띠부터 빨간 양말까지 죽 훑어 보
았다.
"에밋, 이 사람은 누구야? 꼭 미니 마우스를 닮았는데?"
브리짓뜨가 불어로 말했다.
에밋은 터져 나오는 웃음을  간신히 참았다. 그는 캐롤 리가 ㅈ은  갈색 머
리에 붉은 색 체크로 온통  뒤집어쓰고 있는 모습이 꼭 미니마우스처럼 보
인다는 사실을 인정했다.  캐롤리의 얼궁이 묽어졌는데 그것은  당황해서가 
아니라 화가났기 때문이었다.  브리짓뜨, 당신이라면 캐롤리처럼 입지도 못
할 거고, 금방 당황했을 거야. 캐롤 리가 입을 여는 순간 에밋은 숨을 죽였
다.
"만나서 반갑습니다. 라살르 박사 에밋한테 이야기 많이 들었어요. 에밋 이
야기로는 당신은 아주... 꽤... 쉽게..."
에밋은 캐롤 리가 '친해진다'라고  말하기를 가다렸지만 그녀는 더 이상 아
무 말도 하지 않았다. 브리짓뜨는 파르르했지만 그 말을  전혀 이해하지 못
한 것처럼 넘어갔다.
"어떻게 이 문제로 폴슨 박사하고  연락이 됐죠? 그가 전화를 하지 않앗다
면 난 결코 이런... 지긋지그산  일에 시간을 허비하는 일에 ... 절대로 동의
하지 않았을 거에요."
"그건 폴슨 박사의 생각이었소."
"누구의 생각인지는 중요하지 않아요.  이건 자원의 낭비에요. 이쪽으로 오
세요. 보여줄게 있어요."
브리짓뜨는 몸을 돌려 밖으로 걸어나갔다.에밋이 캐롤리를 흘낏  보고는 그
녀의 뒤를 따랐다.
"미니 마우스라고!  모든 사람들이 미니는 물방울  옷만 입지 체크  무늬를 
입지 않는다는 것을 알고 있는데!"
그녀는 계속 열을 내고 있었다.
"참, 부드러운 사람이네요, 안그래요?"
그녀는 쉬지 않고 떠들어댔다.
"당신이 그런  모욕을 참고 있는  걸 보니 그녀가 침대에서는  대단했었다. 
보죠."
에밋은 대답하지 않았다. 그는 그저 캐롤리를 따라 문을 나섰다.
"저기를 보세요."
브리짓뜨가 다른 것들과 떨어져 직사각형의 건물 쪽으로 휘어진 길에 있는 
건물 지붕을 가리키며 말했다. 
"저게 NASA의 IRTF에요. 적외선 망원경이죠."
그져가 캐롤리를 똑바로 쳐다보며 통역을 했다.
"NASA에 있는 것보다 유일하게 큰 일안 적외선 망원경이 바로 저기에 있
어요."
그녀가 기지와 섞여 있는 다른 건물의 지붕을 가리키며 말했다.
"그리고 저쪽은"
그녀가 계속했다.
"세계에서 일곱 번째로 큰 광학 망원경이 있어요.  이 망원경이 지금 뭘 하
고 있는지 짐작할 수 있어요?"
"달의 사진을 찍고 있나요?"
캐롤 리가 말했다.
"맞습니다."
브리짓뜨가 캐롤리를 바라보며 오만하게 대답했다.
"내 생각이 아니에요."
캐롤 리가 방어하듯이 말했다.
"난 그저 에밋과  동행했을 뿐이에요. 나였다면 플루토사진을  찍고 있었겠
죠."
캐롤리는 틀림없이 브리짓뜨가 미니 마우스 운운한 것을  빈정대고 있었다. 
그러나 브리짓뜨는 쟁정을 잃지 않고 말했다.
"우주에는 이것보다 성능이 훨씬 뛰어난 기기들이  많아요. 만약 계획이 취
소되지만 않앗다면 폴슨 박사의 부탁을 거절했을 거에요."
"취소라고?"
에밋이 물었다.
"그래요. 아무런  현상도 없었어요. 그래서 우리의  관찰 교대 일정이 비게 
되었는데 대기자  명단에 있던  사람들과 연락이 제대로  이루어지지 않았
죠."
이런 기기들을 사용하려면  치열한 경쟁을 뚫어야 했다. 그리고 이런  기회
에 대기자들이 모습을 나타내지 않았다는 것은 한번도 들어보지 못한 일이
었다. 에밋은 그녀의일정에  왜 차질이 생겼는지 알아차렸지만  브리짓뜨는 
그녀 발 아래의 세상에서 무슨  일이 벌어지고 있는지 모르는 것이 분명했
다. 그는 그녀에게는 그 사실을 말하지 않기로 마음먹었다. 그는 사진을 원
했다.
"벌써 사진을 검토하기 시자했나요? 뭐 도와줄 거 있어요?"
"도움은 필요 없어요, 사진을 인화하려면 1시간 반은 기다려야 할 거에요."
에밋은 기다릴 만한  가치가 충분하다고 판단했다. 그는 이런 상황에서  학
교에 가서 사진을 인화할 수 있을 지 확신하지 못했다.

2시간 후 그들은  사진 한 꾸러미를 챙겨서 화산 아래로  내려가고 있었다. 
캐롤 리가 운전하는 동안 에밋은  사진에 파묻혀 눈에 띄는 변화가 있는지 
찾았다.
"사진만으로 구별할  수 있을 만큼 나는  달의 지형에 대해  잘 알지 못해
요."
마침내 그가 고백했다.
"게다가 차멀미 까지 생기는데요."
"에밋은 멀미약 안 먹었어?"
캐롤 리가 애기 목소리로 그를 비꼬았다.
"그건 그렇고 뭘 찾고 있어요?"
"뭔가 달라진 걸요. 변화한 것들을 찾고 있어요. 내이론을 뒷받침하기 위해 
필요해요. 풀슨 박사는 자세한 자료를 갖고 있지 않아요."
"다른 사람에게 도와 달라고 하지 그랬어요."
캐롤 리가 말했다.
"당신은 공룡알 때문에 바쁠 거라고 생각했어요."
"지금은 기다리는 일  외에는 아무 일도 없는 걸요. 그저  모래만 쳐다보는 
것이 재미있는 일은 아니라구요."
에밋은 자신이 그런 것처럼 캐롤리도  이 연구에 이끌리고 있다는 것을 알
았다. 하지만 그녀는 그가 자신의 도움을 원하고 있는지 확인하고 싶었다.
"캐롤리, 이 사진을 분석하는 것을 도와주지 않겠습니까?"
에밋은 매우 정중하고 진지하게 말했지만 마지못해 하는 태도가 역력히 나
타나고 있었다.
캐롤리는 웃음을 겨우 참고 불어로 대답했다.
"좋아요."
53. 문명의 몰락
인간들이 다른 생물들을 지배할 수  있었던 것은 운송 도구나 다른 기구들 
때문이 아니었다. 그것은 무기가 있었기 때문이엇다.
존 해먼드 경.  1872년 역사 철학
오레곤주 웜스프링즈 인디안 보호 구역 화요일,  오후 10시 30분(태평양 표
준시)
ㅋ의생존 본능이 간신히  그를 익사 위기에서 건져냈다.이미  신체적으로는 
탈진한지 오래였지만 그는  계속 잠수를 하며 피트라를 찾았다. 하지만  아
무 흔적도 찾지  못한 채 그는 물  위로 올라와 기슭 위에 쓰러ㅈ다.  그는 
잠시 쉬었다가 그녀를 다시 찾아모려고 생각했지만 그는 정신을 잃고 거의 
혼수 상태로 빠져들고 있었다. 음식도 전혀 먹지 못한데다  심한 추위에 떨
고 있었기 때문에 그는 깨어난 후에도 꼼짝하지 못했다.
그에게는 너무 가혹한  처사였다.어니와 웨인 부인을 잃었을 때는 직접  보
지 못했기 때문에 그저 무서운 마음만 들었었다.큼 박사와  필쳐 박사가 죽
었을 때는  매우 고통스로웠지만 참을  수 있었다.하지만 피트라의  죽음은 
콜터가 지금까지 경험해  보지 못한 고통을 불러일으키고 있었다. 그는  피
트라외에 그 누구에게서도  그런 친근감을 느껴 본적이 없엇다. 그는  말은 
하지 않앗지만 그녀를 사랑하고 있었다. 이제 그녀는 이 세상에 없엇다.
모두 떠나갔다. 그것은 그 괴물들,  필쳐 박사가 뭐라고 했든 간에 그 공룡
들 때문이었다. 공룡들은 갑자기  나타나서 그들을 공포 속에 빠뜨렸고, 상
처를 입히고 그리고는 죽여 버렸다.
그래. 나도 너희를 죽일 수 있어. 콜터는 생각에  잠겼다. 나는 인간이고 인
간은 다른 동물들보다 훨씬 더 너희들을 잘 죽일 수 있어.
그는 일어나 자동차가 있는 덤불을 햐해 정신없이 달렸다.  그는 거의 알몸
이나 다름없었고 무기도 없었고 지쳐 있었지만 불사신이 된  것 같았다. 그
는 달리면서  공룡이 없는지 주위를 살폈다.  물론 그는 쉽게 공격당할  수 
있엇다. 하지만 이제는 상관없었다. 그는 죽이거나, 죽게 될 것이다.
그가 갑자기 자동차 문을 열어제치자 무스는 캐비닛위로  기어올라갔고, 사
라는 뒤뚱거리며 차 뒤ㅉ으로 가서 옷속에 숨어 버렸다.  그들을 본 콜터의 
눈에서 불꽃이 튀었다.  그러나 그는 그냥 욕설만 퍼붓고는 옷더미를  뒤지
며 청바지를 찾았다. 아직도 화가 풀리지 않은 콜터는  옆으로 물건들을 마
구 집어던지고 뒤쪽으로  갔다. 불룩하게 쌓인 옷더미 속에서 자신의  청바
지를 발견하고 옷을 잡아당기는 순간 사라가 비명을 질렀다. 
그 소리에 콜터의 얼어붙은  망음 녹아 내렸다. 그는 쌓여 있는  옷들을 하
나하나 벗겨  내며 사라 위에 덮인  옷을 걷어냈다. 사라의 뒷다리  하나가 
청바지 주머니에 들어가  있었다. 그가 옷을 잡아당기지 사라는 다리를  꼬
며 몸을 움츠렸다.콜터가  천천히 뒷다리를 꺼내 주자 사라는 다른  옷더미
로 뛰어가서 몸을 숨겼다.
미안함을 느낀  콜터는 개비닛을 뒤지다가  건포도 봉지를 발견했다.  그는 
봉지를 찢고 반 정도를 덜어 사라가 숨은 옷 앞에  놓았다. 그러자 잠시 후 
사라의 머리와  목깃이 옷더미 밑에서  나타났고, 사라는 코를  킁킁거리기 
시작했다. 붉은색  레이스 같은 것이 그녀의  깃ㅂ에서 대롱거렸다. 콜터는 
그 모습을 보고 웃지 않을 수 없었다. 하지만  그것이 피트라의 속옷이라는 
것을 깨닫자 얼굴이  일그러졌다. 그가 속옷을 빼앗기 위해 다가서자  사라
는 무서워하며 웅크렸다. 하지만  도망가지는 않았다. 그는 깨진 유리창 사
이로 속옷을 던져 버렸다. 사라는 잠깐 그를 쳐다보더니, 건포도에 코를 묻
었다. 그는 피트라의 옷을 보고 느끼게 된 크나큰 고통에 당황하고 있엇다. 
그 모양과 촉감이 그동안의 그리고  앞으로는 오지 않을 것들에 대한 추억
을 불러일으켰다. 콜터는 어지럽게 늘어진 물건들을 뒤졌고, 피트라의 물건
을 있는대로 찾아낸 뒤  창 밖으로 던져 버렸다. 그건 미친  짓이나 다름없
었지만 그녀를 잊기 위한 하나의 방편이었다.
피트라의물건을 다 던져 버린 후  그는 다른 사람들의 물건을 버리기 시작
했다. 하지만 그에게는  할 일이 더 남아 있었다. 학살이  남아 있었다.그는 
위에 셔츠를 걸쳐 입고 운동화를 신었다. 준비를 끝낸  후 위를 올려다보니 
무스가 건포도를 먹고  있는 사라를 바라보며 입맛을 다시고 있었다.  콜터
는 봉지에서 건포도를 한  줌 꺼재 캐비ㄴ 위로 던져 주었다.  콜터가 나가
자마자 무스는 건포도로 달려들었다.

망가진 자동차 휠을  타이어에서 떼어내는데 한 시간이 넘게 걸렸다.  타이
어를 떼내지 않아도 될 만큼  정리가 되자 그는 운전석으로 올라가 시돌을 
걸었다. 개간지에서 발견했던 공룡 알을 수건에 쌓인 채  아직도 자동차 계
기반 위에 올려져  있다. 콜터는 알을 캐비닛아래에 내려놓고 다시  시동을 
걸었다. 두 번망에 시동이 걸렸다. 그는 아직도 문명이 남아 있기를 기대하
며 선사 새대를  떠났다. 그가 백미러를 바라보자 캐비닛위에 올라앉아  있
는 무스가 보엿다.
무스는 캐비닛위에서 꼼짝하지 않아삳. 콜터가 욕설을 퍼부으며  차를 세운 
다음 뒤로 돌아가 무스를 붙잡고 집어 던졌다. 무스는  차 뒤쪽으로 날아가
다시피 했고, 침대 위에  어질러진 물건들 사이로 숨었다. 무스를 쫓아가는 
대신 콜터는 사라에게 다가갔다.  사라는 절룩이며 그를 피해 도망갔다. 그
는 심한 죄책감을 느꼈다.
"좋아. 친구들."
그는 체념했다.
"넌 기회를 잡은 거야. 같이 마을로 가보자."
그는 한 줌만 나며  놓고 나머지 건포도는 차 바닥에 뿌렸다.  그가 운전석
으로 도아가자 작은 두공룡은 다시 건포도를 먹기 시작해ㅆ.
콜터는 문명이라고는 흔적만 남아 있는 마을에 도착했다.  이재민들과 꼼짝 
못하게 된 관광객들이  도처에 있었고, 그들은 물건을 사려고 아우성을  치
고 있었다. 어디에나 공포가 도사리고 있엇다.
콜터는 스포츠 용품 가게  두 군데를 들러 장총을 찾았다. 아주  늦은 시간
이었지만, 가게는 모두 열려 있었다. 첫 번째 가게에서 총을 사려고 했지만 
주인은 돈을 받고는 팔려고 하지 않았다. 콜터는  애원했고, 빌었고, 그리고 
협박도 했지만 총을 구하지 못하고 가게를 나와야 했다.  두 번째 가게에서
도 마찬가지였다. 그래서 그는 차를 차고에 넣고 횃불을  어렵사리 구한 다
음, 차고 주인에게 차를  고치겠다고 허락을 구했다. 콜터는 사고로 구멍이 
생겼다고 변명했지만 주인은 믿지 않은 것 같앗다. 콜터는  차에 난 구멍을 
용접으로 때운다음 횃불을  들고 자동차 안으로 들어갔다. 쿰 박사와  필쳐 
박사는 캐비닛 안에  금고를 넣어 두었어는데 그것은  차 바닥에 연결되어 
있었다. 그 금고는  전문털이범한데는 소용없겠지만. 자동차 오디오나 잔돈
푼을 뒤지는 사람들의 손으로부터는 끄떡없을 정도로 튼튼했다.  콜터는 내
용불을 태우지 않도록  조심하며 연결 고리를 잘라ㅆ. 예상했던 대로  금고 
안에는돈이 가득 들어 있었다. -현찰 수천 달러와 6천 달러 어치의 여행자 
수표가 들어 있어사. ㅋ터는 지폐뒤에서 무거운 나무 상자  두 개를 발견했
다.콜터가 그 중 하나를 열어 보니 금화가 가지런히 놓여 있었다. -스무 개
가 있었다. 콜터는 그 가운데  6개를 집었고, 나머지는 원래대로 넣어 두고 
용접을 했다.
그는 첫 번째 스포츠 용품 가게로 다시 갔다. 주인은  두 개의 금화를 보이
기 전까지는 태도를 바꾸지 않아삳. 주인은 동전을 한참 살펴 보았고, 정말 
금화인지 확인하기 위해  이빨로 물어 보기까지 했다. 그러고 나서야  협상
이 시작되었다. 그러나  주인은 흥미를 보이면서도 금화 두 개만으로는  총
을 팔려고 하지 않았다. 콜터는 주인에게 금화가 네  개밖에 없다고 처량하
게 말했고, 애쉬랜드에 갖ㄱ이 있는데 보호 장비없이 집에  돌아갈 수 있을 
지 모르겠다고 넋두리를 늘어놓았다.
"청년."
그가 말했다.
"이 총으로는 코끼리라도  죽일 수 있을 거요. 보호용 총이  필요하다면 당
신이 원하는 만큼 빨리  발사되는 공격용 총도 줄 수 있어요.  어디에서 물
건을 얻었는지 말하지만 않는 다면 당신에게 구해 줄 수 도 있어요."
콜터는 물러서지 않았고, 협상은  계속되었다. 콜터는 그에게 금화를 네 개
나 주고 싶지 않았다. 하지만  더 이상 방법이 없었다. 그제서야 콜터는 왜
해적선의 보물들이 여러 군데 나뉘어 숨겨져 있는지 이해할  수 있었다. 조
금씩 수를  내보이는 것이 협상을 쉽게  만들 것이다. 마침내 그는  주인에 
게 고맙다는  인사를 하고 다른 가게로  가보겠다고 말했다. 결국 그는  그 
가게에서 거래를 성사시켰다. -총과 8개들이  탄창 3벌, 그리고 탄약 3상자
를 금화 세 개로 구입했다. 총을 구한 뒤 콜터는 음식을 구하러 다녔다.
문을 연 유일한  식료품 가게는 6병의 무장 경찰이 지키고  있었고, 사람들
은 아주 적은 양의 물건만 사서 나오고 있었다. 콜터는  물이 닫힌 가게 한 
군데로 가서 유리문을 세차게 두드려댔고, 얼마 후 마른  중년의 남자가 총
을 들고 나와 콜터에게  고함을 질렀다. 콜터는 문 유리에 금화를  붙여 그 
남자에게 보여주었다. 그남자는  안경을 꺼내 썼고 콜터는 그의 눈이  빛나
느느 것을 보았다. 남자는 콜터에게 물건들을 들여오는  문으로 돌아오라고 
손짓했다. 그는  금화를 주고 거기에서  식료품과 프로판 개스, 주스와  물, 
그리고 사라와 무스에게 줄 건포도와 다른 물건들을 샀다.
54. 소굴
우리가 드럼통 위에서 실을  감아 그물을 고치고 있을 때 누군가  '저기 좀 
봐'라고 소리를 쳤어요. 그래, 내가 그쪽을 쳐다보니  틀림없이 모리가 있는 
거에요... 화물선 돛대 나무만큼이나  두꺼운 머리가 목위에 달려 있었어요. 
하지만 눈은 나를  뚫어지게 쳐다보고 있더라구요. 덩치는 엄청 컸지만  다
죽어 가는 것 같았죠...  어부생화을 하는 동안... 그런 건 처음  봤어요... 정
말 엄청나게 컸어요.
마리오 라파나 선장, 바다의 괴물들과 그 밖의 위험한 선원 생활
오레곤주 웜스프링즈 인디언 보호 구역 수요일 오전 1시 10분(태평양 표준
시)
피트라는 어둠 속에서 깨어났고, 머리부터 발끝까지 온몸이 아팠다. 머리를 
들려고 하자 심한  통증이 느껴졌다. 그래서 그녀는 바닥에 머리를  조심스
럽게 놓았다. 고통이 조금 가라앉았고, 그녀는 상처가 어느 정도 인지 가늠
할 수 있었다. 머리가 제일 아팠지만 와쪽다리와 발목도  부상이 심했고 그
녀는 발목을 제대로 움직일 수 없었다. 주위는 아주  캄캄했기 때문에 아무 
것도 보이지 않았다.  그러나 심한 악취가 나고  있었다. 어떤 냄새를 아주 
익숙했다. -그리고 그녀는 자신이  토해 놓은 오물 속에 누워 있다는  것을 
알았다. 그녀는  달아나고 싶었지만 악취보다는  고통이 더 심챘기  때문에 
가만히 누워서 무슨 일이 벌어진 건지 기억을 더듬었다.
제일 먼저 떠오른 것은 콜터의 얼굴이었다. 그녀는 짙은  어둠 속에서 그의 
얼굴을 보았었다. 그는 멀어져 가고 있었고, 허공에서 팔을 저어 대고 있었
다. 아니, 파을 젓고 있는게 아니었다. 그는 수영을  하고 있었고 멀어져 간 
것은 그가 아니었다. 바로 피트라였다.
그때 모든 것이 떠올랐다. 그 이상한 물고기였다. 한 마리가 물밖으로 나와
서 네 지르너미로  걷더니 그녀의 발목을 물었다. 그리고 물속으로  그녀를 
끌고 들어갔고, 그녀는 심연  속으로 빨려 들어갔다. 그러나 이것이 지옥이 
아닌 이상 그녀는 아직 살아 있어ㅆ. 그러나 여기는 천국도 아니었다. 그녀
는 도대체 어디에 와 있는 것이고 왜 죽지 않았을까? 
피트라는 머리를 되도록 움직이지 않으며 천천히 오른팔을 뻗어 축축한 바
닥을 만져 보았다. 틀림없는  바위였다.그녀의 손에 얇은 비늘같은 것이 만
져졌다. 그녀는 놀라 손을 얼른 치우고는 쥐죽은 득이 있었다. 그것은 물고
기였다.
그녀의 가슴이 두근거리기  시작했고, 그녀는 물고기가 그 소리를 들을  까
봐 겁냈다. 하지만 아무  일도 일어나지 않았다. 물고기는 움직이지 않았고 
아무 소리도 내지 않고 있었다. 두려움이 조금 가라앉자, 피트라는 좀더 분
명하게 생각을 정리할  수 있었다. 그녀가 방금만졌던 물고기는 그녀를  끌
고 온 그놈은 아닐 것이다.  그 물고기는 비늘이 무척 딱딱했었다. 이 물고
기는 아주 홀쭉했다. 피트라는  다시 손을 물고기에게로 뻗쳐 만져 보았고, 
손톱으로 몸통을 찔러 보기도  했다. 그것은 움직이지 않앗다. 그녀는 손으
로 더듬어 길이를  재 보았다. 길이는 1미터가  조금 넘는 것 같았고  한쪽 
끝에 지느러미가 달려  있었다. 그녀는 물고기가 죽었다는 것을 확인  하기 
전까지는 머리르 만져 볼 엄두를 내리 못했다.
피트라는 자신이  물고기의 소굴에 들어와  있다는 것을 깨달았다.  그녀는 
걸어 다니는 물고기의 사냥감이 되어 있었다. 굴까지 오는  동안 그녀는 익
사히지 않았다. 심한 투통이 그녀가 꽤 오랫동안 충분한  산소 공급을 받지 
못했다는 사실을  알려주고 있었다. 그녀는  선사 시대 물고기의  먹이감이 
되었다는 것돠 그 물고기가 벌일  다음 반찬에서 생을 마감하고 싶지 않다
는 사실을 똑똑히 깨달았다.
피트라는 가만히 누워  주변에 귀기울였다. 하지만 아무 소리도 들리지  않
앗다. 물고기가 지금 이굴 안에 없는게 확실했다.  정적이 감돌았다. 그녀는 
물고기가 물 밖으로 걸어나와 그녀와  다른 육상 동물들을 사냥할 수 있었
다면 폐로 호흡하는  동물일 거라고 짐작했다. 유일하게 들리는 소리는  그
녀의 숨소리뿐이엇다. 이  굴 안에는 생명이 아닌,  죽음 썩어 가는 것들로 
가득 차 있었다. 그녀만이 예외였다.
피트라는 천천히 머리를 들어올려지만  현기증을 가라앉히기 위해 자주 멈
춰야 했다. 너무  아파 눈물이 날 정도였지만,  그녀는 거의일어나 앉을 수 
있었는데 이때  어지럼을 느끼며 천장에  머리를 부딪혔다. 천장은  나무와 
진흙으로 만들어진 것 같았다. 굴 안에는 산소가 있었다. 환기가 되지 않아 
악취가 나기는 했지만  틀림없이 공기였다. 그녀는 호수 펴면에서 얼마  떨
어지지 않은 곳에 있는 것이 틀림없었다. 그녀는 천장을  파려고 생각도 해
보았지만, 위에 뭐가 있는지 전혀 모르고 있었다.여기는 호수 밑일까? 천장
이 친흙으로 만들어졌다면 아마 물 속은 아닐 것이다.
그녀가 팔에 힘을 주고 몸을 구부리고 주위를 둘러보았다.  이제는 더잘 보
였다. 하지만 어디에서 빛이 들어는 걸까? 피트라는  유심히 살폈지만 어둠 
외에는 아무것도 없었다. 그녀는  무릎을 벌리고 그 사이를 바라보았다. 바
닥에서 희미한 빛이  새어나오고 있었다. 그녀는 한참 지나서야 물이  가득 
찬 웅덩이를 바라보고 있다는 것을 깨달았다. 웅덩이에서  희미하지만 빛이 
새어 나오고  있었다. 밖으로 나가는 길이었다.  하지만 정신을 차렸다고는 
하지만 이 체력과  다친 발목으로 멀리 도망갈 수  있을까? 그녀가 어떻게 
할 지  고민 하는데 빛이 갑자기  사라지면 물결이 일렁였다. 뭔가  통로를 
헤엄쳐 오고 있었다.  그녀는 자신이 어떤 모습으로 누워 있었던가를  기럭
하려고ㅗ 애쓰며  뒤로 풀썩 주저앉은  채 꼼짝하지 않았다.  웅덩이의물이 
그녀의 발목에까지 닿을 정도로 세게 튀었다. 그녀는 공포에  질려 몸을 떨
기 시작했고, 마음을 진정시키기 위해 입술을 힘껏 물었다. 갑자기 물이 첨
벙하는 소리가 들리더니  축축한 숨결이 느껴졌다. 그녀 뒤에 물고기가  와 
있엇다. 물고기는 몇번  더 숨을 몰아쉬더니 침입지가 아무도 없었는지  확
인하는 것처럼 냄새를 맡았다. 피트라는 살기 위해 죽은  체 해야 한다는걸 
알았다. 하지만 피트라의 본능은 도망치거나 맞서 싸우라고 말하고 있었다.
하지만 그녀는 물고기가 물속에서  걸어나오는 동안 자신의 본능을 억누르
고 있었다.
그때 뭔가 그녀를 뒤쪽으로 밀었다. 피트라는 죽은 척  하며 움직이지 않으
려고 애썼지만 두려움이 밀물처럼 몰려왔다. 사후경직. 그녀는 딱딱하게 귿
어ㅓ져 있어야  했다. 그렇지 않은가? 너무  늦었다. 이제 바꿀 수  없었다. 
물고기는 다시 그녀를 밀었고 피트라는 죽은 척 하며  몸을 조금 움직였다. 
그녀는 조금 더 있다가  몸이 굳은 척 해야 햇다. 물고기는  앞으로 걸어가 
굴 뒤쪽에서 뭔가 뒤지고 있었다. 잠시후 우두둑하는 소리를  내며 뭔가 먹
는 소리가 들렸다. 안도감이 그녀의 몸을 스치고 지나갔다. 그녀는 저녁 식
사후의 디저트로는 너무 컸다. 그렇기 때문에 물고기가 그녀를  맛 볼 생각
만 하지 않는다면 오늘은  무사할 것이다. 동굴 안의 냄새를 맡아볼  때 이 
선사 시대의 물고기는 음식물을 썩혀 먹는 것 같았다.
물고기는 식사를 마치자 아까보다 오랫동안 굴을 뒤졌다.  그러더니 피트라 
쪽으로 엊ㅇ거리며 걸어오고 있었다. 그녀는 꼼짝하지 않았다. 물고기는 놀
랍게도 그녀 등 뒤로  몸을 날리더니 등을 그녀의 등에 기대고  누웠다. 그
녀는 물고기가  움직일 때를 기다렸지만, 물고기는  움직이지 않앗다. 얼맣 
골ㄴ 숨소리가 들렸다.  물고기는 잠들어 있었고 등은 피트라와 맞대고  있
었다. 이제 그녀는 움직일 수 없었다. 그녀는 갇혀 버린 것이다.
55. 팻과 패티
식인 고래에게는 적수가  없었다. 자신의 영토 내에서 그는아무 것도  두려
워하지 않았고, 같은  고래를 비롯해 바다 속에서 마주친 동물들을  무자비
하게 죽였다. 사람도 죽일까? 아마도 그럴 것이다. 
제임스 B. 스웨니. 바다의 괴물들과 그 밖의 위험한 선원 생활
플로리다주 네이플즈 서쪽 수요일 오전 7시 12분(서부 표준시)
"보세요, 지느러미에요!"
크리스가 소리쳤다. 
론이 잠에서  깨어나 보니 검은색  지느러미가 물살을 가르고  나타났다가, 
잠시 후 모습을 감추었다. 다른 지느러미들이 조금 떨ㅇ진  곳에서 계속 나
타나고 있었다.
"상어일까요?"
카르멘이 물었다.
"아냐."
로자가 대답했다.
"상어치고는 너무 커."
"여기에도 있어요."
크리스가 신이 나서 말했다.
론이 오른쪽을 보니 두 개의 지느러미가 더보이고 있었다.  그때 무리 중의 
하나가 물 위로 솟구쳐 올랐다. 모리 쪽은 검은색이었지만  꼬리 쪽은 하얀
색을 하고  있는 것이 틀림없이 오르카  고래였다. 최소한 열 마리  이상의 
식인 고래가 있었다.
고래는 팻과 패티를  둘러싸고 포위망을 점점 좁혀 오고 있었다.  크리스가 
소리를 ㅈ;르며 바로 밑을 가리켰다. 검은 물체가 패티와 팻 사이로 지나가
고 있었다. 다른 고래들이 그 뒤를 따랐고 이 킬러는  팻을 들이 밭으며 새
끼를 어미에게서 떼어놓으려고 하고 있었다. 
"고래들이 새끼를 쫓고 있어요."
로자가 슬픈 목소리로 말했다.
"우리가 도와줘야 돼요."
갑자기 팻이 귀가 찢어질 정도로 날카롭게 비명을 질렀고,  어미는 그 소리
에 뒤를 돌아보았다. 패티의 몸이 조금 돌면서 론과  다른 사람들이 기우뚱
했고, 그들은 물  속으로 빠지지 않으려고 애를  썼다. 어미는 새까가 계속 
따라오는지 확인한  다음 계속 헤엄쳤다.론은  새끼를  살펴보았는데  팻은 
숨을 몰아쉬다가 처량하게 낑낑거리고 있었다. 로자가 말없이  새끼를 가리
켰고 모두들 물 속에 묽은색 흔적이 꼬리를 감추는 것을 보았다. 
갑자기 팻이 물속 깊이 빨려 들어갔고, 머리만 겨우  물위로 내놓고 비명을 
질렀다. 크리스는 너무나 끔찍한 그 소리를 듣지 않으려고  손으로 귀를 틀
어막았다. 지느러미 두 개가 팻을 향해 달려들고 있었다. 이제 고래들은 바
로 물 밑에 있었고,  팻은 순식간에 이루어진 연속 공격에 몸을  부르르 떨
었다.
팻은 계속 비명을 질렀고, 많은 피를 흘리고 있었다. 고래들은 피냄새를 맏
고 점점  가까이 몰려들었다. 번들번들한  가죽으로 뒤덮인 식인  고래들은 
이런 공격을 위해 태어난  것 같았다. 아주 강력한 힘을 지닌  식인 고래들
은 돌진했다가 물러나기를 반복하며 버둥대는 팻을 공격했고,  그럴 때마다 
팻은 고통스럽게 울부짖었다.  패티의거대한 꼬리는 육지에서는 엄청난  위
력을 보였겠지만  물 속에서는 팻 조차  보호할 수 없었다. 때때로  패티는 
꼬리로 물 속을 내리쳤지만 소용없었다. 처음에는 오르카  고래들이 그소리
에 주춤하는  것 같았지만, 곧 그  소리를 무시하고 내려치는 꼬리를  요리 
저리 피해 가고 있었다.
아이들은 공포에 질려  있었다. 하지만 론은 식인 고래들한테는 그저  한번
의 사냥에 불과하고 팻이 그 사냥감이라는 것을 알고  있었다. 문명 세계에
서도 정의는 덧없는 것이었다. -동물세계에서는 아예 의미가 없었다.
팻에 대한 공격은  천천히 계속되었다. 고래들은 사냥을 즐기며 무서운  속
도로 밑에서 치고  올라왔다. 패티의등에 앉아 있는 론과 사람들에게  피가 
튀었다.
"여기에서 내렸으면 좋겠어요."
크리스가 하소연했다.
"저도요."
로자가 말했다.
"헤엄쳐서 가요."
론은 ㅇ르카  고래가 사람을 잡아먹었다는  이야기를 들어본 적이  없었다. 
하지만 굶주림에 광기를 보이며, 온 바다를 피로 물들이고  있는 고래 사이
를 그들이 헤엄쳐 갈 수 있을지 알 수 없었다.  카르멘은 그의 생각에 동의
했다.
"여기가 더 안전하단다. 얘들아."
그녀가 말했다.
"물 속으로 들어가면  고래들이 우리를 뒤쫓아 올 거야. 할  수 있는데까지 
참아보자."
론이 고개를 끄덕였다. 그는 이제 마지막 남은 물을  꺼내 아이들에게 물을 
건네주었다. 아이들은 각각  병의 4분의 1씩을 마시고 카르멘에게 병을  건
네주었다. 카르멘은 물을  마시지 않겠다고 했고 론은 그녀를 보고  얼굴을 
찡그렸다. 얼마 안되는 물을 아끼는 것은 멸의미가 없었다. 그는 마지막 물
을 마셨고, 머리  위에는 바다새 십여 마리가  날고 있었다. 그들은 학살자 
무리를 따라온 게  분명했다. 그들은 남은 찌꺼기를 얻어먹으려고 온  것이
다. 새들은 원을 그리며 꽥꽥 울어댔고, 독수리처럼 기다리고 있었다.
챗은 물 위에 떠 있는 것을  힘들어 하는 것 같지 않았지만 거의 움직이지 
못했다. 패티는 점점 참을성을 잃어 가기 시작했고, 원을 그리고 모여 있는 
오르카들을 위협하려는  듯 울어댔다. 그러나  팻이 거의 움직이지  못하자 
패티는 새끼 주위를 커다란 원을 그리며 돌았다. 카르멘은  모두 가만히 누
워 있으라고 소리쳤다.  패티는 그 긴 꼬리를 가졌으면서도 포위되어  있는 
새끼한테 다가갈 수 없었다.
고래들은 공격을  멈추고 패티의  새로운  전략을 탐색하는 듯 했다.  팻은 
주위를 피로 물들이고 물  위에 떠 있었다. 팻은 구슬프게 울며  어미의 도
움을 요청하고 있었다. 론은 지금이 물 속으로 뛰어  내릴 기회라고 생각했
다.
"고래들이 다시 와요!"
카르멘이 외쳤다.
론이 보니 고래들은 패티의 꼬리 공격을 피해 가며 수면 바로 아래에서 팻
에게 쏜살같이 달려들고 있었다. 갑자기 패티는 꼬리를  들어올리고 움직이
지 않았다. 고래들은 패티의공격을 피할 수 있다는 듯이 계속 다가왔다. 하
지만 론은  고래들이 잘못 판단했다는 것을  알았다. 패티가 몇 톤은  나갈 
꼬리를 휘둘러 고래들을  내리치자 패티의 등 위로  엄청난 진동이 느껴졌
다. 패티가 몸을 옆으로 돌렸다.
그들은 모두 패티를 응원했다.
"네가 어미라는 걸 고래한테 보여줘!"
카르멘이 소리쳤다.
"계속해, 패티!"
로자가 외쳤다.
"그래, 계속해."
크리스가 ㅎ내를 냈다.
그리고 다시 덧붙였다.
"하나는 쓰러졌어, 이제 아홉 마리 남았어."
크리스가 말한 숫자에 다른 사람들은 침울해졌다. 아직도  고래들은 많았고 
고래들은 자신들의  동료가 얼마나 심하게  다쳤는지 모르고 있었다.  그때 
고래가 패티의 방어선 밖에서  떠올랐다. 고래가 뿜어내는 물이 붉었다. 고
래는 다시 잠수했다.가 바로 물 위로 나왔고  여전히  붉은 빛 물을 뿜어내
고 있었다.
상처입은 고래  몸이 기울어진 채 서쪽으로  헤엄쳐 가고 있었다. 그  뒤를 
새들이 고래를 쫓아가고 있었다.
고래들은 아직도  포위를 풀지 않았고,  아주 민첩하고 효과적으로  공격해 
왔다.  고래 한 마리가 대열에서 이탈햇 패티의  옆구리로 방향을 돌리터니 
물 속으로 모습을 감추었다. 대열에서 백여 미터는 떨어져 있었다. 그때 갑
자기 뭔가 패티의 몸에 쿵하고 부딪쳤고, 론 일행은 중신을 잃었다. 패티가 
울부짖으며 꼬리를 거칠게  내려 쳤다. 사람들은 서로의 손을 잡고  중심을 
잡았다. 반대쪽에서  다시 공격이 가해졌다. 패티는  새로운 공격이 가해진 
쪽으로 몸을 돌렸다. 또 다른 공격이 있었고 패티의 비명이 하늘을 찌렀다. 
잠시 공격이 주춤해졌고, 론은 고래들을 찾아보았다. 이제 고래들은 팻에게 
달려드느라 바빴다.
팻은 물 속에서  몸부림치고 있었고, 고래들이 공격할 때마다 목을  앞뒤로 
흔들어 대고 있었다. 팻은  옆으로 쓰러지면서도 몸을 세우려고 애썼다. 잠
시 후 팻의 몸이  뒤집어지면서 팻의 왼쪽 앞다리가 물 위로  떠올랐다. 고
래들은 다리에 몰려들었고 팻의 몸을 앞뒤로 굴리며 살을 찢었다. 
팻은 더  이상 비명을 지르지 않았다.  옆구리에 가해진 공격이 결국  팻을 
쓰러뜨렸고, 팻의 머리는 물  속으로 사라졌다. 팻은 익사하거나 심한 출혈
로 곧 죽을 것이다.  팻의 몸이 다시 뒤집혔고 론은 살점이  조금 덜렁거리
며 달려 있는, 하얗게 드러나 뼈밖에 남지 않은 왼쪽 뒷다리를 보았다.
고래들은 팻을 뜯어먹으면서도 패태에 대한 공격을 멈추지  않았다. 요동치
는 패티의 등 위에 앉아 있기가 점점 힘들어졌다.
고통을 견디지 못한 패티는 팻을 잊어버렸고 공격을 피해 도망치기 시작했
다. 패티도 피를  흘리고 있었다. 잠시 패티에 대한 공격이  그쳤다. 패티는 
동쪽으로 계속 나아갔고  사람들은 다시 희망을 가졌다. 사람들 사이에  안
도감이 퍼져  나갔지만 그들은 계속해서  뒤를 바라보았다. 공포의  오르카 
고래들이 쫓아올 것이다.
56. 마리엘과 이구아노돈
그들은 지금 일어나고 있는 일들의 숨겨진 의미를  모르고 있습니다.과거가 
주는 교훈도 역시 알지 못합니다. 마찬가지로 그들은 어떤  일이 닥칠지 알
지 못합니다.
다가오는 종말. 사자의 서
뉴욕시 수요일 오전 7시 50분(서부 표준시)
루이스는 머리속에서 북을 울리는 것 같은 소리에 잠을  깼다. 그것은 자신
의 맥박이 뛰는소리였다. 하지만  맥박이 뛸 때마다 심한 통증이 느껴졌다. 
두통이 심했지만 그는 흔들의자를 잡고 간신히 일어서서 창가로 걸어갔다.
조금씩 사물들이  보였지만 눈이 아물거려 멀리  있는 것은 볼 수  없엇다. 
화장실 변기에 조금 남아 있던 물로  눈을 씻고 보니 물은 거의 남아 있지 
않았다.
거실에 돌아왔을  때 그는 초원에 꼼짝하지  않고 서 있는 물체를  보았다. 
비틀거리면ㅅ도 그는 방에서 나왔고,  난간을 꽉 잡고 계단을 내려왔다. 흔
적을 찾기는 쉬었다. 피가 떨어져 있었다.
루이스는 피가 말라붙은  풀을 따라 천천히 걸였고, 따을 유심히  살피면서
ㅓ 조심스레 걸어갔다. 고개를  들어보니 앞쪽에 공룡이 있었다. 그 공룡은 
위더비 부인의 공룡에 비하면 크기가 작았고 루이스의 키의 반밖에 되지않
았다. 하지만 공룡은 꼼짝하지 않고 그를 노려보고 있었다. 마침내 그는 짐
승을 향해 소리쳤다.
"쉬이, 쉬이,! 꺼져 버려"
공룡은 루이스의 뒤쪽을  멍하니 보고 있었다. 루이스는 갑자기 앞으로  몇 
걸음을 뛰어들며 고함을 질렀다. 공료은 느닷없이 루이스의  왼편으로 도망
쳤고, 어깨 높이로 자란 수풀로  사라졌다.잠시 후 두 마리의 공룡이 더 나
타났고, 루이스 앞을 가로질러  사라진 공룡을 쫓아갔다. 루이스는 너무 놀
라 가만히 서 있다가 너털 웃음을 터뜨렸다. 만약 세  마리가 있는 걸 알았
어요 자신이 공룡을 쫓았을까? 물론 아니었을 것이다.  가끔씩 생각하는 것
이지만, 운이 좋아 잘 넘어가기는 해도 자신은 조금 무모한데가 있었다.
루이스는 걸음을 재촉했다.  다친 공룡이 길을 잃었는지 길이 왼쪽으로  꺾
이고 있었다. 루이스는 가다 말고 발끝으로 섰다. 풀끝 위로 공룡의 모습이 
보였다. 루이스는 몸을 돌리고  수풀을 헤쳐 나가다 그 자리에 얼어붙었다. 
앞에서 뭔가 움직이고 있었다.  풀이 흔들리고 있었다. 그는 쪼그리고 앉아 
귀를 기울였다.
그는 가족과 함께 있었어야  했다. 가족들이 보고 싶었다. 그증에서도 씬다
가 제일  보고 싶었다. 루이스는 마술에  걸린 이 초원과 약탈이  벌어지고 
있는 거리를 얼른 빠져나가야만 했다. 그런 생각을 하며  루이스는 계속 걸
었다. 그는 떠날 것이다. 하지만 위더비 부인과 함께 떠날 것이다.
천천히 움직이던 그는  자신이 옆으로 몸을 주인  이구아노돈 뒤에 있다는 
걸 알았다. 엄청난 크기의 뒷다리가 바로 눈앞에 있었다. 루이스는 몸을 숨
기기 위해 공룡의 다리 뒤로 몸을 숨겼다. 
루이스가 있던 자리 쿵하는 소리와 함께 뭔가 떨어졌다. -이구아노돈의  꼬
리였다. 공룡은 살아 있었다.  루이스가 상처입은 공룡의 다리 사이에 숨어 
있는 것이었다.
일어서기가 겁이  난 그는 짐승의 등을  따라 기었다. 공룡이 머리를  살짝 
들어올리고 있었다. 공룡의 눈은  갈색으로 매우 컸다. 루이스가 놀라 꽁짝
하지 않고 있는데 부드러운 목소리가 들려 왔다.
"안돼, 움직이지 마. 그냥 누워 있어. 그러면 아프다니까."
목소리는 작고  잠겨 있었지만 분명히  위더비 부인의 목소리였다.  공룡이 
다시 머리를 땅위에  놓았고 루이스가 천천히 앞으로 걸어갔다. 위더비  부
인은 풀 위에 누워  공룡의 어깨에 몸을 기대고 있었다. 공룡의  머리와 목 
밑에 깔린 풀이 피에 젖어 있었다. 위더비 부인은 눈을  감은 채 쉰 목소리
로 공룡에게 속삭이고 있었다.
"어서 자거라. 제발 잠 좀 자. 잠을 자면 덜 아플 거야."
"위더비 부인? 위더비 부인? 제 말이 들리세요?"
루이스가 물었다.
루이스가 부르는 소리에 위더비 부인이 말을 중단했다.
"루이스? 오, 이런, 여기서 뭘 하고 있는 거에요? 왜 식구들과 있지 않구?"
그녀는 감았던  는을 뜨고 루이스를  바라보았다. 하지만 그녀는  루이스를 
제대로 보지 못하는 것 같아삳. 루이스는 그녀가 안경을  쓰지 않고 있다는 
것을 알아차렸다.
"집으로 모시고 가려고 왔습니다. 위더비 부인."
"난 떠날 수 없어요. 공룡은 다쳤더요... 지금 죽어 가고 있어요."
"죄송해요, 부인. 공룡을 쏘게 하려고 한 것이  아니었어요. 짐으로 가기 위
해 그저 깡패들을 쫓아 버리려고 한 건데 다치게  할 생각을 없었어요... 부
인을 가슴아프게 할 생각은 아니었어요."
"알아요, 루이스.  루이스하테는 공룡이 무서운 괴물이었겠지만,  내게는 친
구였어요. 그리고 친구는 다친 친구를 두고 떠나지 않아요."
"위더비 부인. 혼자서는떠나지 않겠습니다. 이번에는 절대로 안갑니다."
위더비 부인은 루이스가 팔을 뻗자 저항했다. 그녀는 충격을  많이 받은 것 
같았다. 그녀는 찬백한 안색에  땀을 흘리고 있었고, 루이스가 몸을 일으켜 
세우는데도 그를 떠밀지도 못해ㅆ.  그는 위더비 부인을 안아 올렸다. 그녀
는 아주 가벼웠지만 그녀를 들자 다시 두통이 몰려왔다.
"안돼요, 루이스.  난 공룡이 혼자 죽게  내버려 둘 수  없어요. 동물이라도 
혼자 죽어 가서는 안돼."
"공룡은 죽지 않을 거에요, 위더비 부인."
루이스는 그녀를  진정시키기 위해 거짓말을 했다.  그녀는 상태가 나빴다. 
그녀는 깡패들과 맞섰을 때도 이처럼 창백하고 약해져 있지 않았다.
"루이스, 공룡은 죽어 가고 있어요. 난 알아요. 거짓말하지 말아요."
"맞아요. 부인"
"혼자 죽게 두면 안돼요."
"네. 절대로 혼자 죽지 않을 거에요. 하지만 우리가 떠나야지 같은 공룡 친
구들이 올 겁니다."
위더비 부인은 그 말을  듣자 한동안 아무 말도 하지 않앗다.  그녀를 데리
고 가면서 루이스는  머리를 돌려 공룡의 엄지발톱과 머리를 살펴  모앗다. 
공룡은 입을 천천히  벌렸는데 위협하는 것이 아니었다. 루이스가 이미  들
어본 소리가 울려 나오고 있었다.
"아아아 -잉 -잉-"
위더비 부인이  머리를 들엇다. 루이스는  발걸음을 멈추고 위더비  부인이 
그녀의 치구를 볼수 있도록  몸을 돌렸다. 그들은 서로를 바라보고 있었다. 
위더비 부인의 눈에 슬픔이 가득햇다. 루이스가 그렇게  상상하는 것일지도 
몰랐지만 그는 공룡의 눈에서도 똑같은 감정을 느낄 수  있었다. 공룡이 다
시 조그맣게 '아아 -아잉'하고 울었다. 그러더니 머리가 피에 젖은  풀 속으
로 툭 떨어졌다. 눈은 감고 있었고 콧구멍에서 길고  가느다란 숨소리가 나
오고 있었다. 그러더니 움직이지 않았다.
눈물이 위더비  부인의 얼굴을 따라  흘러내렸다. 루이스는 서둘러  그녀를 
공룡이 있는데로 데려갔다. 그녀는 돌아보려고 하지 않았다. 노부인은 루이
스의 팔에 힘없이  매달려 있었고, 창백한 얼굴에  계속 땀을 많이 흘렸다. 
날씨가 서늘한데도 땀을  흘렸기 때문에 루이스는 것정이 됐다. 그는  자주 
멈추고 팔보다  더 아파 오는 두통을  삭히고 있었다. 중위의 수풀  속에서 
움직이는 소리가 들렸지만, 그는 무시했다. 
루이스가 잠시 쉬기 위해  아파트 근처에 섰을 때 다른 소리가  들렸다. 총
소리였다. 시가전이 다시 격렬해지고 있었다. 루이스는 소리가 어디에서 들
려 오는 것인지 알아내려고 애썼다. 소리는 크지 않았지만  멀리서 나는 소
리가 아니었다.
루이스는 부인을 내려다  보았다. 위더비 부인은 잠이  든 것 같았다. 그는 
이것이 좋은 징조인지  나쁜 징조인지 알지 못했다. 그는 아파트까지  가면 
안전할 것이라고  생각해ㅆ. 루이스는 그녀의  정원을 자나 그녀의  집으로 
들어갔다. 그는 소파에 그녀를 뉘었다.
"꼭 집에 온 것 같아요, 루이스."
루이스는 그녀가 자고 있다고 생각했기  때문에 그녀가 말했을 때 무척 놀
랐다.
"집이에요, 부인. 가만히 누워 계세요. 좀 쉬셔야 해요."
"다시 총을 쏘기 시작했나요?"
"네, 길거리에서요. 아주 가까운 것 같지는않아요."
위더비 부인은 조용히  숨을 물오쉬었다. 루이스는 행주를 찾아 화장실  변
기 물통에 남은 물에  적셔 가지고 왔다. 그는 적신 행주로  위더비 부인의 
땀을 닦아주었다.
그는 그밖에 무슨 일을  해야 하는지 몰랐다. 그는 그녀를 조금도  도울 수 
없다는 절망감에 빠져 있었다.
젖은 행주가 그녀의 의식을 깨웠는지 그녀가 눈을 뜨고 루이스를 올려다보
앗다.
"머리카락에 다시 피가 묻어 있군요."
그녀가 말했다.
"네, 괜찮아요."
"내가 닦아줄게요."
"조금 괜찮아지시면요."
위더비 부인은 머리를 들었지만 앉을 힘은 없어 보였다.  그녀는 다시 누웠
고 루이스를 바라보았다.
"창가에 있는 흔들의자에 앉혀 줘요."
"여기가 훨씬 나으실 거에요. 침대로 가실래요?"
"내 의자로 데려가 줘요.  아플 때나 건강할 때나 내가 항상 앉던  자리 말
이에요."
위더비 무인은 안절  부절하지 못했다. 그녀를 불행하게 하는 것은  회복에 
도움이 되지 않을 것이다. 그래서 그는 그녀를 창가  옆에 있는 흔들의자에 
살짝 올려놓았다.
위더비 부인은 머리를 들어 먼곳을 바라보고 있었다.  루이스는 이구아노돈
의 시체에 대해서 잊어버리고  있었는데 이구아노돈 주위에 동물들이 모여 
있는 것이 보였다. 위더비 부인의 친구는 자연으로 돌아가고 있었다.
"루이스?"
위더비 부인이 조그만 소리로 불렀다.
"초원에서 안경을 잃어버렸어요. 공룡이 보여요? 친구들이 같이 있어요?"
"네, 잘 보여요. 공룡 주위에 친구들이 아주 많아요."
"다행이군요. 나도 같이 있고 싶었는데."
제가 모시고 왔잖아요. 자책하지 마세요."
위더비 부인은 한동안  아무 말하지 않았고, 한참 있다가 루이스에게  속삭
였다.
"부탁이 있는데 차 한잔만 갖다 줄래요?"
부엌에서 루이스는 수토브에  불을 켜고 물주전자를 올려 놓았다. 그는  ㅇ
비 부인 옆에 앉아 기다렸다.  부인의 얼굴은 빨갛게 달아 올랐고, 땀을 엄
청나게 흘리고 있었다. 그녀는  땀을 흘리다가 심하게 떨기 시작했다. 루이
스는 손뜨개 이불을 소파에서 가져와 그녀의 몸에 덮어  주었다. 그녀는 손
에 힘을 주고 바깥을 계속 바라보았다.
주전자가 요란한 소리를  내며 끓고 있었기 때문에  루이스는 부엌으로 갔
다. 루이스는 차를 가지고 위더비 부인에게 돌아왔다. 그가 차를 내려 놓았
지만 그녀는 움직이지 않았다.  그녀는 눈을 뜬 채 창 밖을  멀리 내다보고 
있었다.
루이스는 그녀의 가슴과 입술을  살펴보았다. 그녀는 숨을 쉬지 않았고, 루
이스가 손을 눈 앞에서 움직여도 눈썹 하나 움직이지  않았다. 루이스는 그
녀를 구하려는 생각을 포기했다. 그녀는 외로움과 슬픔의 고통을  두 번 다
시 느끼고 싶어하지 않을  것이다. 그녀는  바라던 대로 친구와  함께 죽어 
간 것이다.
루이스는 그녀의 머리를  초원 쪽으로 향하게 놓았다. 그녀는 영원히  세상
을 볼  수 있을 것이다. 루이스는  찾잔을 그녀의 오른쪽에 뜨개질  거리를 
그녀 바로 옆 마루 위에 놓앗다. 
그녀는 루이스의 딸에게 주려고 했던 침대보를 영원히 완성하지 못할 것이
다. 루이스는 언젠가  그것이 그녀를 덮는데 쓰일지도 모른다는 사실을  알
고 있었다. 그는  내세에 필요한 물건들과 함께 매장되는 파라오처럼  그녀
도 이런  방식으로 묻혀야 한다고 믿었다.  루이스는 그녀와 함께 이  방을 
완전히 봉해 버리고  싶었다. 천년 후에 어떤 고고학자가 열어보고는  어떻
게 한 여인의 인생이 마감되었는지 발견할 수 있을 것이다.
미래의 고고학자가 위더비  부인을 발견했을 때, 그녀가 친구도 없이  홀로 
죽어 갔다고 추측할  것이라는 생각이 들자 루이스는 마음이 괴로웠다.  그
래서는 안되었다. 그녀는 마지막을 맞이하는 순간 아주 좋은  치구 둘이 있
었다. 하나는 다른  시간에서 온, 그래서 그녀와 친구가 된  공룡이었다. 그
리고 다른 하나는 사람으로 아므런  현연 관계도 없지만 지금 그녀의 죽음
을 슬퍼하고 있었다.
루이스는 문을 닫고 위더비 부인의 집을 나섰고, 완전히  털려 버린 자신의
아파트로 갔다. 그는 소파에  앉아 거리에서 울려오는 총성을 듣고 있었다. 
이제 소리는 조금씩 잦아들고 있었다. 누군가 이 싸움에서 이길 것이다. 루
이스가 잠깐 졸다가 일어나 보니 거리는 조용해져 있었다. 그는 한참 있다. 
용기를 냉 밖으로 나왔다.
그가 아파트 현관 앞을 살펴보는데 군인 두 명이  거리를 지나갔다. 그들은 
헬밋을 쓰고 있었고, 안전하다고 생각하는지 홍을 아무렇게나 들고 있었다.
루이스가 입구를 나와  그들을 불렀다. 군인들이 그에게 총부리를 댔고  그
는 본능적으로 두 손을  올렸다. 군인들이 신분을 대라고 요구했고, 루이스
는 그가 습격을 당해 지깁을 잃어버렸다는 설명을 장황하게 늘어놓으며 그 
사실을 증명하기  위해 머리의 상처를  가리켯다. 그들은 의심스럽게  듣고 
있다가 한 사람이 그의 몸을 수색한 뒤 그를 대피소로 쓰이고 있는 약탈된 
가구점으로 데리고 갔다. 그들은 교통편을 기다리는 노인들로  가득한 방으
로 들어갔다.
한 시간 정도 지났을  때 루이스의 이름이 불려졌고, 한 여자  군인이 그에
게 여러 가지  질문을 던지더니 두 개의 양식에  루이스가 말한 것을 적었
다. 루이스는 그녀에게  처남 스티브의전화번호와 주소를 알려주었다. 하지
만 그녀는 루이스에게 전화가  연결되지 않는다고 알려주고 그에게 노인들
과 여자들 옆으로 가 앉으라고 말했다.
루이스는 벽에 등을 기대고  팔 위에 모리를 얹고 있다가 잠이  들었다. 누
군가 그를 흔들어 깨웠다. 그 여자 군인 이었다. 그녀는 자고있던 사람들을 
모두 깨웠다. 그  여자 군인이었다. 그녀는 자고  있던 사람들을 모두 깨워 
이동시켰다. 그는 사람들 위로  따라갔고, 밖에는 텐트 천으로 덮개를 쒸운 
군용 트럭 두 대가 있었다. 그는 그 중의 한 대에 올랐다. 
루이스는 이웃을 뒤로  한고 떠낱는 트럭 뒤칸에 않았다. 거리  여기저기에 
시체들이 흩어져 있었고 그중 ㅂ 병은 좀비파들이었다.  디아블로파 갱들도 
쓰러져 있어ㅆ. 마침내 ㅌ렁 시체들과 불에 탄 건물들을  뒤로 하고 출발했
다.
틀럭이 멈췄고 군인들을  사람들이 차에서 내리는 것 도왔다. 부리스는  아
는 사람이 있는 재 찾아보았지만 아무도 없었다. 그래서  그는 사람들을 헤
치고 거리 표지판을 찾기 시작했다. 그가 군중의 끝부분까지  거의 다 왔을 
때 누군가 그를  듸에서 쳤다. 그ㄹ니 그의  허리를 껴안았다. 딸 샬롯트였
다.
다른 아이들이 뒤에서 달려 왔다. 아이들을 하나씩 포옹한  후 얼굴을 들자 
멜린다가 눈물을 글썽이며 서 있었다. 그는 팔을 벌려 아내를 안았다. 그들
은 같이 울었다.
잠시 후 그들은 포옹을 풀고 서로의 눈을 쳐다보았다.  멜린다가 바로 머리
카락에 말라붙은 핏자국을 발견했다. 
"여보, 다쳤군요-"
그녀가 시작했다. 
구리스는 손가락을 그녀의 입에 갖다 대고는 아이들에게  고래를 끄덕였다. 
그는 아이들이 걱정하는 걸 바라지 않았다. 멜린다가 그  마음을 금세 알아
차리고 화게를 바꾸었다.
"걱정 많이 했어요. 오빠하고 함께 당신을  찾아보았었지만 찾을 수가 없었
어요. 거의 전쟁통이나 다름없어요."
"전쟁이야, 씬다는 어디 있지.?"
"오빠부부한데 맡겼어요. 걱정하지 날아요, 위더비 부인은 어떠세요?"
루이스가 애들이 보지  못하게 살짝 고개를 저었다. 그는 멜린다와  샬롯트
는 그 의미를 이해할 것이라고 생각했다. 
"그녀는 지금 친구와 함께 있어, 절대로 그녀를 떠나지 않을 친구와 함께."
그는 말했다. 나중에 자세히 설명하지하. 
그런 다음 루이스는 카트리나를 팔에 안았고, 그와 그의  가족들은 남아 있
는 도시 속으로 걸어갔다.
57. 달의 표면
콕스 소령은 오늘 이상한 일이 있다며 전화했다. 그는  서섹스에 있는 그의 
집 연못이  사라졌다고 말했다. 의무에  따라 조사를 해보아쑈더니  그것은 
정말 사실이었다. 보트도, 선창도, 물도, 그리고 물고기와 모든 것이 없어져 
버렸고, 진흙 구멍 외에는 아무 것도 남지 않았다.
클라크 경사. 1921년 10월 6일 
하와이 호놀룰루 수요일 오전 3시 25분 (알류산 - 하와이 시간대)
왕 박사의 책상위에 달 사진이 펼쳐져 있었다. 캐롤리와  에밋은 분석을 위
해 사진을 분류했다. 대학 수업은 거의 이룽지지 않고 있었기 때문에, 그들
은 연구를 도와줄 대학원생들을  몇 명 구할 수 있었다. 하지만  그들은 과
학자였고, 만약 어떤 중요한 발견을 할 기회가 온다면  처음으로 그걸 찾는 
사람이 되기를 원했다.
그들은 각각 사건이 있기 오래전에  찍힌 사진 뭉치들과 새 사진을 비교해 
보았다. 새 사진들을 모두 샅샅이 조사해서 눈에 띄게  달라진 변화들을 찾
아낸 다음 확대경으로 살펴보고는 파일의 사진들과 비교를 하였다.
그들은 동전을  던져 누가 달의고요의  바다를 조사할 지  결정했다.에밋이 
이겼지만 캐롤리는 그의 어깨 뒤에서 기웃ㄱ리면서 그가 발견하기 전에 뭔
가 찾아내려고 애썼다. 하지만 파일에서 꺼낸 사진들에서는  아무거도 발견
할 수  없었다. 실망한 그들은 나머지  달의 착륙 지점들을 반으로  나누어 
각각 그 지점들을  주의깊게 살폈다. 그런 다음 차근차근 달의펴면을  조사
했다.에밋이 고개를 들고  팔을 머리 위로 뻗었다.  그는 밤새 몸을 숙이고 
사진을 보고 있었고 등이 뻣뻣해 왔다.
"등이 아파 죽겠어요."
그가 투덜거렸다.
"그래도 당신은 책상 위에서나 했잖아요."
캐롤 리가 등을 몇 번 문지른 뒤 눈을 비비며 말했다.
캐롤리는 흰색 니트오ㅘ  반바지를 입은 채 바닥에 엎드려 일했다.  하얀색
은 대부분의  사람들에게 어울리는 색이다.  하지만 캐롤리는 그  가운데에 
포함되지 않았다. 그녀는 광택이 나는 흰색 벨트에 흰색  양말에 흰색 신발
을 신어쑈음 동그란 하얀색 귀걸이를  하고 있었는데 그 크기가 탁구공 만
했다. 거기에다 하얀 색 베레모까지 쓰고 있었다. 하얀색 엉덩이가 의자 위
에 걸쳐 있었다. 눈보라 속에 있었다면 그녀는 보이지  ㅇㄴ을 것임 러시아
의 눈부대보다 더 잘  위장할 수 있ㅇㄹ 것이다. 에밋은 그녀를  잠깐 곁눈
질한 다음 다시 등을 문지르고, 책상위로 몸을 숙였다.
그는 확대경으로 초점을 잡다가 캐롤 리가 뒤에 와있는  것을 느꼈다. 그녀
는 소능ㄹ 그의 엉덩이에 갖다 자신의몸을 그에게 붙였다.  에밋은 숨을 제
대로 쉴 수 없었고, 가슴은 두근거리고 있었다. 그녀는 에밋의 어깨를 부드
럽게 안마하고 있었지만, 그녀의 몸이 이렇게 가까이 닿아  있는 한 에밋의 
간장은 절대로 풀리지 않을 것이다. 그녀의 손이 등을  따라 내려오고 있었
고 그는조금씩 숨을 거칠게 몰아쉬었다. 그는 아직도 책상  위에 엎드려 있
었고, 그의몸  속에서 일깨워지는 감각들과 변화들을  즐기고 있었다. 그는 
캐롤 리가 친하기 때문에 그냥 안마를 해주는 것뿐이라고 스스로에게 끊임
없이 말했다. 이일이  계기가 되어 두 사람이 개인적인 관계로  발전하지는 
않을 것이다. 
에밋은 자신의 등을 어루만지던 캐롤리의 손길이 엄출 때까지 그것은 순수
한 행동이라고 거의  확신하고 있었다. 하지만 캐롤리는 등뒤에서 그를  껴
안았다. 그리고 그의 가슴을  쓰다듬기 시작했다. 그를 포옹하고 있는 그녀
읨ㅁ이 진실을 말해  주고 있었다. 그녀는 가느다랗게 한숨을 쉬고는  그의 
등에 머리를 기댔다.
"다음에는당신이 내등을 문질러  주거나, 아니면 다른 방법으로  긴장을 풀
어 줘요. 우리는 아직  아폴로처럼 확실한 것들을 ㅊ지 못했어요. 당신하테 
뭔가 좋은 생각이 있을 것 같은데요."
아직도 그녀의손은  에밋의 가슴을 문지로고  있었고, 따뜻한 기운이  그의 
몸 안에 퍼져 나가고  있었다. 그는 자신이 말을 꺼내면 그녀가  중단할 까
봐 걱정했다.
"생각해 보았는데."
캐롤 리가 말했다.
그녀가 손놀림을 멈추었고  머리를 들었다. 하지만 아직도 그를 껴안고  있
었다.
"어떻게 그 착륙 지점들을 지도로 만들었을까요? 아폴로 호가 도착하기 전
에 뭔가 다른일이 있었던 건 아닐까요?... 그러니까 무인  탐사같은 것 말이
에요?"
그 말과 함께 캐롤 리가 일어났ㄱ 이제 그녀의 마음과 분위기는 눈앞에 닥
친 문제들로 완전히 돌아가 있었다. 에밋은 너무 많은  생각을 하지 말라고 
소리치고 싶었지만 참고 대답했다.
"물론이에요. 그들은 좋은 착륙지점을  찾아야 했어요. 그래서 그들은 달에 
여러개의 무인 탐사 위성을 발사했었죠. 두세 개가 착륙에  성공한 걸로 알
고 있어요."
에밋은 욕망을 떨쳐 버리기 위해 애썼다.
"그들은- 레인저라고 불렸는데 그일로 인해 끔찍한 경험을  해야만 했어요. 
맞아요, 이제 기억나요. 지구 궤도 밖으로 내보내기 위해 여섯 번인가 일곱 
번 시도를 했었어요. 그리고 그  위성들은 달을 찾지 못했어요. 그 외에 다
른 실패 사례들도 있었어요."
에밋은 말하면서 아폴로 착륙 지점을 표시한 스페이스 알마냑 자료를 찾았
다. 마침내 그는 자료를 찾았다.
"세개의 우주선이 달에 떨어졌어요."
"그 지점을 알려 줘요."
"7로 우줏ㄴ은 달의바다에, 8호  우주선은 고요의 바다에, 그리고 9호 우주
선은 구름의 바다 근처에 있는 고지에 떨어졌죠."
"당신이 구름의 바다를 찾아보고, 나는 달의 바다를 맡죠."
캐롤리는 마룽에 널려 있는 자신으  사진 자료 쪽으로 뛰어가 사진을 마구 
뒤지며 루나  아틀라스와 사진을 대조해  보았다. 에밋은 갑자기  경쟁심이 
생겨 급히 자신의 자료집을 넘기기 시작했다.
20분이 지났고 그들은 실망했다.
"캐롤리, 우리가 너무  많은 기대를 했나봐요. 이건 이론일  뿐이에요. 전확
하다고 해서  그게 달에서 그  현상이 일어난다는 증거가 되는  것도 아닌
데."
캐롤리는 듣기는 했지만  얼굴 표정은 에밋의 말을 믿지 않고  있었다.그녀
는 그녀 나름대로 조사를 했다. 아무런 소득이 없자  그녀는 무척 실망하는 
눈치였다.
"둣너 개의 우주선은 착륙에 성공했다고 했죠? 레인져락 했나요?"
"아뇨, 그것들은... 서쳐... 아니 서베이어라고 불렸어요."
에밋이 다시 알마냑을  뒤졌고 서베이어 계획을 찾아냈다. 그는 재빨리  그 
부분을 읽었다.
"여기 있군요. 우리는 폭풍의 바다에서 두 개의  착륙 지점을 찾아냈다.. 두
곳이. 고요의 바다와  중앙만이 있는데, 거기에는 추락한 흔적이  있었다.그
리고 티코 브라헤 근처에  고지가 있ㅇ. 당신은 폭풍의바다를 찾아봐요. 나
는 중앙만부터 시작할게요.  티코 브라헤를 먼저 찾는 사람이 이기는  거에
요."
에밋이 경쟁심을 부추겼다.
그들은 사진들을 각각 검토했고 가능한 빠른 시간내에 서로의 연관성을 찾
으려고 했다.하지만 그들의경쟁도  곧 몇가지 부분적 사실들을  연결시키는 
단조로운 형태로 다시 되돌아오고 있었다. 에밋은 자료에  동그라미를 치다
가 그가 다시  살펴보아야 할 부분들을 발견했다. 그는중앙만을 모두  조사
했으며 티코 브라헤를 키롤리보다  먼저 찾아냈다는 사실에 만족감을 느꼈
다.
그는 숨을 가다듬고 기지개를 켰다. 그리고 그녀를  곁눈질로 쳐다보았는데 
아까 그녀가 등을  문지르던 느낌이 되살아났다. 그녀는 마루에서 몸을  구
부리고 확대경을 쳐다보고 있었는데, 머리는 바닥에 대고  엉덩이는 하늘로 
쳐들고 있었다.그는 캐롤 리가 그랬던 것처럼 뒤로 가서  그녀를 안고 싶은 
마음을 억누르며 한동안 그녀를 바라보았다. 그녀의 육체가 느껴졌다. 그러
다가 그는 캐롤 리가 확대경에서 눈을 떼지 않고 있다는 걸 깨달았다.
"뭐 발견했어요?"
"모르겠어요. 하지만 좀 독특한데요. 그냥 그림자 같기도 하고. "
에밋은 자신의 확대경을 들고 캐롤리의 옆에 앉았다.
"바로 여기에요."
그녀가 손가락으로 가리키며 말했다.
"저 분화구 안에요. 내 생각엔 플램스티드 분화구 같아요."
둘이 함께 볼 수는 없었기 때문에 캐롤 리가 뒤로  물러났고, 에밋은 잘 볼 
수 있었다. 그는 먼저 루나 아들라스를 보았고 그  다음으로 브리짓뜨의 사
진을 살펴보았다.  이것은 그림자가 아니었다. 그것은  그에게 치욕을 안겨 
주었다.
"바로 이거에요. 이게 폴슨 박사가 찾는 거에요.  이걸 그에게 보내야 돼요. 
하지만 어떻게 보내지? 우리는 아주 고주사 팩스가 있어야 하는데."
"라차드 오빠가 군에 있잖아요. 기억나죠."
"근사하군요! 이건 아주  중요한 자료일 거에요 -  내가 무슨 이야길 하는 
거지? 정말  믿을 수 없어요.  당신이 오빠한테  전화하는 동안 이  사실을  
프레스넷에 올리겠어요."
모든 준비는 다 끝났고 그들은 나가기만 하면 됐다.  캐롤리는 손으로 에밋
의등을 쓰다듬었다. 에밋의  몸은 그녀의 손길에 더워지고 있었고 그는  팔
로 캐롤리의 어깨를  안았다. 그는 그녀를 끌어안았고 이제 직업상의  동료
에서 개인적인 관계로 가는 선을 넘어서고 있었다.
"다시 돌아와서 등을 맛사지해 줄게요."
그가 제안했다.
캐롤리는 웃으며 불어로 대답했다.
"아주 좋아요."
58. 사내들
난 나를 야수와도 같은 사람들에게 파괴에 익숙한 사라믈에게 넘겨줄 것이
다.
에제키에서 21장 31절
오레곤주 포틀랜드가  있던 자리에 생긴 숲  수요일 오전 6시 44분(태평양 
표준시)
리프먼은 아침에야 돌아왔다. 하지만 선택을 요구했다.
"저 변두리까지 모셔다 드릴 테니 거기서부터 알아서 가세요."
"좆과 커비는 어떻게 하고? 걔들은 네 친구들이야. 리프먼, 너의 제일 친한 
친구들이라구."
엘렌이 말했다.
"여기에서는 친구들이  나를 죽일 수도  있어요. 나도 개들이 살아  남기를 
바래요. 하지만 그건 내  문제는 아니에요. 여기에서 빠져 나가시도록 도와 
드려요. 말아요?"
엘렌에게는 방법이 없엇다. 그녀가 스스로 존을 찾을 수  있는 가능성은 거
의 없었다. 미쳐 날뛰는 칼과 사내들, 그리고 공포의 공룡들이 가까이 있었
고 그녀는 도움이  필요했다. 그것 말고도 앤지는 여기에서 살아  남아야만 
했다. 그들은  불과 며칠 전에야 알게  된 사이였지만 오랫동안 사귀어  온 
친구나 다름없었다.
리프먼이 그들을 칼튼  쪽으로 데려다 주기로 했다.그의 걸음이 빨랐기  때
문에 힘들기는  했지만 따라갈 수는 있엇다.  땅에 쓰러져 있는 큰  나무의 
줄기 위로 올라가자 가을의 차가운 기운이 온몸을 감쌌다.  몸에 돋는 소름
이 초원에 두고 온 코트를 생각나게 했다.다마 칼과   사내들이 옷을가지고 
있겠지만 그들은 절대로 나를 가질 수는없어.
리프먼이 걸음을  늦추지 않았고 엘렌과  앤지는금방 땀에 젖었다.  다행히 
큰 나무들이 많고 잔잔한 덤불들이 거의 없었기 때문에  걷기는 쉬었다. 엘
렌은 방향을 잡을  수 없었지만 그들이 가는길이 지름길인 건  분명했다.그
녀는 지쳤고 기계적으로 움직이는  발을 내려다보며 아들과 자신의 앞날에 
대한 걱정을  잊으려고 했다. 갑자기  그녀는 리프먼에게로 달려갔고  발이 
걸리면서 그를 쳤다.
"들어봐."
엘렌과 앤지는서로 쳐다보다가 고개를 저었다. 리프먼이 남쪽  하늘을 바라
보았다. 엘렌과 앤지는 그의 시선을  따라 몸을 돌렸다. 얼마 후 멀리서 부
르릉거리는 소리가 났는데 그것은 비행기 소리였다. 소리는점점 커졌고, 그
들은 비행기를 보기 위해 머리 위로 무성하게 나 있는 나무 끝을 올려다보
았다. 하지만 나무가  너무 많았다. 소리는 바로  위를 지나서 멀어져 가며 
점점 약해지고 있었다.
"정말 이상해요. 엘렌."
"뭐가요. 앤지?"
"여기에... 이 불가능한 숲에 있다는 것이요. 공룡들은 주위에서 돌아다니고 
있고, 우리는 정글 소년의 뒤를 따라가고 있고, 머리 위에서는 비행기 소리
가 들리다니."
엘렌은 대답하려다가 아직도 리프먼이  하늘을 올려다보고 있는 것을 발견
했다. 그녀는 다시 귀를 기울였고 나직이 울리는 소리를 들었다. 그것은 비
행기 엔진 소리가  아니었다. 리프먼은 그들에게 움직이지 말고 조용히  서
있으라는 신호를 보내고  언덕 위로 올라갔다. 그는 몸을 낮추고  등성이로 
올라갔다. 그는 한동안 엎드려 있다가 엘렌과 앤지에게  따라오라고 손짓했
다. 그들은 기어서 리프먼의 옆으로 다가갔다. 엘렌은 조심스럽게 등성이에 
나 있는 풀과 그 너머를 살펴보았지만 나무 외에는 아무 것도 보이지 않았
다. 그녀가 리프먼에게 뭘  보고 있는지 물어 보려는 순가 앤지가  얼마 떨
어지지 않은 곳에서 움직이고  있는 물체를 가켰다. 숲이 우거져 있었지만, 
그리고 꽤 거리가  떨어져 있었지만 공룡들이 분명했다. 공룡은 몇  마리만 
있는 것이 아니었다. 한 떼가 있었다.
이 공룡들을 칼과 사내들이 전리품으로 죽였던 공룡과 같은 종류가 아니었
다. 덩치가 아주 컸고 색깔도 짙은 녹색이었다. 공룡들은 그들과 떨어진 곳
에서 언덕으로 오르고  있었다. 공룡들은 모두 네  발로 걷고 있었고, 키가 
3, 4미터 정도로 보였다. 이마에는 세 개의 뿔들이 튀어나와 있었고 목에는 
갑옷같은 깃이 달려 있었다. 엘렌이 리프먼의 귀에 대고 속삭였다.
"도망가야 하는 것 아냐?"
"놀라지 마세요. 큰소 정도로 생각하세요. 저 공룡은 사람을 잡아먹지 않아
요. 아마 지금까지 사람을 본 적도 없을 걸요.  저쪽에 초원이 있어요. 거기
에 있던 공룡들이에요. 아마 무슨 이유가 있어 이동하나 본데요. 그냥 지나
가게 두면 돼요."
그들은 앉아 공룡이  가까이 다가오는 것을 보고 있었다. 리프먼의  말에도 
불구하고 엘렌은 공룡이 한 마리도  남김없이 숲 속으로 사라질 때까지 마
음을 놓을 수가 없었다. 엘렌이 몸을 일으키려고 하는데  리프먼이 팔을 잡
아 앉혔다. 
"문제가 생겼어요. 만약 이길로 곧장 가면 저 공룡들과 마주칠 거에요."
엘렌과 앤지가 서로 쳐다보았지만 둘 다뭐가 문제인지 이해할 수 없었다.
"공룡들은 무슨 일이 생겼기 때문에 이동하는  거에요. 어제까지만 해도 평
화롭게 풀이나 뜯고 있었던 공룡들이에요."
"더 푸른 목처지를 찾아가나 보지."
엘렌이 말했다.
"그럴 수도 있겠죠. 아니면 죽고 싶지않아 도망가던가요."
엘렌은 도대체 어떤 것이 저 정도의 공룡을 먹어 치울 수 있을까하는 생각
을 하자 얼굴이 창백해졌다.
"자, 그럼, 오던 길로 다시 돌아가 다른 쪽 길을 찾아보죠."
앤지가 엘렌에게 도와달라는 시선을 보냈다.
"만약 그리고 간다면  칼과 그 남자들이 있는  곳으로 되돌아가게 될 거에
요."
엘렌이 말했다.
"만약 공룡들이 돈 쪽으로  간다면 공룡을 사냥하려던 것들과 마주치게 될 
것이고, 하지만 만약..."
"알았어요."
앤지는 위험부담을 저울질했다.
"만약 저기를 가로질러 가면 훨씬 빨리 움직일  수 있을 거에요. 우리는 뭐
가 공룡을 쫓고 있는지, 얼마나 멀리에 있는지도 모르잖아요."
리프먼은 괜찮은 생각이라고  여겼는지 가만히 듣고 있었다. 그는 두  사람
이 판단해서 선택하도록 놔두었다. 앤지가 먼저 결정했다.
"짐승같은 놈들한테 당하느니  차라리 잡혀 먹히겠어요. 우리가  선택할 수 
있는 가장 좋은  방법은 할 수 있는 한  빨리 저기를 가로질러서 지옥같은 
이곳을 벗어나는 길뿐이에요. 쿱을 생각해 봐요!"
앤지는 힘없이 쿱의 이름을 말했다.
"그래 그렇게 하자."
엘렌이 리프먼에게 말했다.
리프먼은 그들의 명확한 사고에 대한 동의를 표하듯 고개를 끄덕 였다.
그는 평소의 속도대로 길을 걸었지만 이번에는 때때로 걸음을 엄추고 귀를 
기울였다. 엘렌과 앤지도  주면의 소리에 귀를 기울였지만 눈에 보이는  것
을 더 믿었다.나무들을 멀리에서  보기에도 꽤 떨어져 있었다. 하지만 리프
먼이 옳았다. 공룡의 모습을 발견하기 전에 소리를 먼저 들을 수 있었다. 
그들이 공룡 무리가 지나간 지점에 거의 다 왔을 때 리프먼은 무릎을 꿇고 
땅을 뚫어지게 쳐다보았다.  엘렌과 앤지는 천천히 앞으로  걸어나오면서도 
눈으로는 계속 공룡을 찾았다.리프먼에게 다가서기도 전에 그들은  피 웅덩
이를 보았다. 엘렌은  존부터 떠올렸지만 존이 흘렸다고 보기에는 너무  많
았다. 피는 숲 속으로 이어진  길에 떨어져 있었고, 또 다른 핏자국이 공룡
들이 자간 쪽으로 이어져 있었다. 리프먼이 갑자기 머리를  휙 돌리는데 얼
굴이 창백해져 있었다.
"어서요, 뛰세요."
엘렌과 앤지는 리프먼의 뒤를 따라 달렸고, 그를 놓치지  않으려고 무진 애
를 썼다. 그들은 그의 본능을  믿었다. 달리면서 들은 뭔가 엄청나게 큰 것
이 다가오는 소리를 들었다.

커비와 전은  요란하게 부르릉대는오토바이 엔진  소리에 잠이 깼다.  존은 
일을 확실하게 처리하지  못했다는 것을 깨달았다. 그는 곧 자신이  실수했
을 거라고 생각했고 커비도 그렇게 생각했다. 리프먼이  있었다면 틀리없이 
존을 비난했을 것이다. 커비가 힐난하듯 쳐다보자 존은 변명했다.
"네가 그랬을 수도 있잖아."
엔진이 회전하다가 움직임이  느려지면서 피시식하는 소리가 났다.  마침내 
엔진이 한 번 더 피시식하는 소리를 내도니 꺼졌다.
두 사람이 캠프로 좀 더 가까이 가보니 오토바이가  옮겨져 있었다. 그들은 
아직도 모닥불 근처에  있었다. 다행히 존이 어떤 오토바이를 손댔는지  알
아볼 방법은 없었다.
네 명의 사내는 모두 한 대의 오토바이 주위에서  떠들어대고 있었다. 잠시 
후 그들 중 하나가  오토바이에 올라 시돌을 걸었다. 세 번  만에야 시동이 
걸렸다. 그 남자는 계속 시동을  켜 놓고 ㅇㅆ었고, 다른 사람들은 그 사이
에 엔진을 손보고 있었다. 다시  시동이 꺼졌다. 타고 있던 사내가 화를 냄 
오토바이에서 내리더니 엔진을  손보고  있던 사내에게 소리를 질렀다.  그
들은 자리를 바꾸고 다시 시동을 걸어 보고 있었지만 얼마 안가 엔진은 또 
꺼져 버렸다. 그 이후로는 시동이 전혀 걸리지 않앗다.
칼이 사내들에게  소리를 질러대더니 뭔가  지시했다. 그들은 한동안  서로 
입씨름을 했고, 칼과 두 며으이  사내가 총을 들고 숲으로 향했다. 세 번째 
사내는 총을 들고 다른 사내들의 뒤모습을 바라보다가 다시 오토바이에 시
동을 걸었다. 오토바이의시동은 걸리지 않았고 잠시 후 옆으로 쓰러졌다.
커비가 존의 소매를 잡아당겼다. 그리고 그들은 숲 속으로 숨어들었다.
"저 남자를 포로로 잡을까?"
커비가 물었다. 
"어떻게? 그는 지금 망을 보고 있는데다가 총을  가지고 있잖아. 저 남자를 
대려눕히기 전에 우리 몸이  총알집이 될 걸, 그리고 난 총을  쏘아본 적이 
한번도 없단 말이야. 넌 해봤어?"
"한번, 이런 상화에서는 아니었었지만,"
커비가 자신이 없다는 듯이 총을 내려다보았다.
"이게 안전할 것 같은데."
그가 힘없이 말했다.
"좋아. 그럼 다른 사람들을  쫏아가 보자. 일단 리프먼이 너희 어머니와 친
구 분을 안전한 곳에 피신시켰을 테니까 우리는 집 쪽으로 가자."
그들은 초원을 빙 돌아 칼과 다른 사내들이 사라진  방향으로 갔다. 커비가 
앞장을 섰고, 그들은  거의 뛰다시피 했기 때문에 사내들을 따라잡을  수가 
있었다. 그들은 곧 한 사내를 발견했는데 그사내는 총을  목뒤에 놓고 양송
으로 총구와 개머리판을 잡은 채 걷고 있었다. 그는  무사태평하게 걷고 있
었다.
갑자기 오른쪽에서 목소리가 들려 오는 바람에 존과 ㅋ비는 뒷걸음쳐 숨었
다. 칼은 절룩거리며 걷고 있었다. 상처가 심한 것 같았지만 존에게는 충분
치 않았다. 그는 자신이  칼에게  쏜 화살을 리프먼이 공룡의  몸속에서 꺼
낸 것이기를 빌었다. 만약  그렇다면 칼은 고칠 수 없는 선사  시대의 병균
에 감염 될 수도 있었다.
비행기 엔진 소리가  나자 사내들은 걷다가 말고 위를 올려다보았다.  하지
만 비행기는 아주 빨리 지나가 버렸고 사내들은 수색을  계속했다. 존은 사
내들이 엄마을 쫓는  것이 아니라는 걸 알아차렸고, 엄마와 리프먼이  무사
히 도망쳤을 거라고 확신했다.
멀리서 울부짖는 소리가 들렸고,  그들은 그 자리에서 총을 점검했다.또 다
른 울음소리가 좀  더 가까이에서 들렸고 사내들은 그쪽으로 걸어갔다.  칼
이 앞장섰고, 사내들이 그 뒤를 따랐다.
울음소리가 가까워졌다. 공룡은 그들을  향해 오고 있었다. 존은 앞으로 뛰
어가 커비를 잡았다.
"가게 내버려둬. 공룡드이 그자들을 잡아먹었으면 좋겠어."
커비는 한동안 생각하더니 고개를 끄덕였다.
"그래. 지금쯤 리프먼은 멀리 갔을 거야."
그때 비명ㅅ리가 들려 왔다. 여인의 비명소리였다.
리프먼은 있는  힘을 다해 언덕을 달렸다.  앤지와 엘렌은 곧 숲에서  그를 
잃어버렸다.하지만 달리던 방향으로 계속 달렸다. 앤지는 점점 뒤쳐지고 있
었다. 엘렌은 언덕 위에 오른 다음 앤지를 기다렸다. 내리막길에서 빨리 달
리면 될 것이다. 리프먼의 목소리가 수풀 속에서 들렸다.
"앉으세요!"
엘렌은 몸을  낮추고 리프먼의 옆으로  기어갔다. 앤지는 언덕을  오르느라 
매우 힘들어했고, 꼭대기에 올라왔을 때는 거의 발을 질질 끌고 있었다. 엘
렌이 그녀를 잡아끌어 앉혔다.  앤지는 숨을 가쁘게 몰아쉬었고, 엘렌도 헐
떡이고 있었다.  리프먼은 엎드리고 소리를 들으려고  했다. 그는 그들에게 
계속 조용히 하라고 손짓했다.  그들이 겨우 숨을 골랐고, 리프먼은 머리를 
숲으로 돌리고 귀를 기울였다.
"핏자국을 따라가지 않았을까?"
엘렌이 물었다.
"잡아먹을 수 있는 공룡이 있는데  왜 우리를 쫓아왔을까? 우리는 아주 작
잖아, 안그래?"
리프먼은 짜증스러워 하며 엘렌의 질문을 무시했다. 마침내 그가 대답했다.
"만약 그것들아 육식 공룡이라면 공룡이라면 공룡 무리들을 쫓아갔을 거에
요. 바로 그게 먹이니까요.  하지만 이미 잡아먹었다면 굶주림을 느끼지 ㅇ
을 거에요."
"그럼 위험하지 않겠네?"
엘렌이 말했다.
"우리에게는 더 위험해요.  만약 우리 냄새를 맡는 다면 호기심을  가질 거
에요. 그 놈은 항상 저 공룡을 쫓아갈 수 있어요. 배가 부르다는 것은 새로
운 먹이를 찾을 여유가 있다는 것과도 같아요. 좀더  쉬운 먹이감을 노리는
거죠."
"우리가 되겠군."
엘렌이 결론을 내렸다.
"우리는디저트밖에 되지 않을 거야."
앤지가 어색하게 웃으며 말했다.
"쉿."
리프먼이 갑자기 말했다.
엘렌이 소리를 알아듣는 순간 리프먼이 땅에 드러누웠다.
울창한 숲과 공룡의 피부색이 비슷해 보였기 때문에 육식 공룡을 구별하기
는 쉽지 않았다.  공룡은 강력해 보이는 두  뒷다리로 걷고 있었고, 앞으로 
굽은 몸은 금방이라고 땅  위로 쓰러질 것 같았다. 몸 뒤쪽  어딘가에 몸의 
균형을 맞추기 위한  꼬리가 있을 것이다. 앞다리는 갈이가 3미터  정도 됐
고, 커다란 머리에는 거의 아가리밖에 모이지 않았다. 숨을 쉴때마다 피 냄
새가 진동했고 공룡은 걸으면서 계속 머리를 앞뒤로 흔들고 있었다.
엘렌은 몸을 일으켜 도망치려고 했지만 리프먼한테 붙잡혔다.  리프먼이 엘
렌에게 속삭였다.
"천천히, 그리고 조용히 따라오세요. 이번에 따라오지 못하면 그냥 갈 겁니
다. 친구 분에게도 말씀하세요."
엘렌이 앤지에게 종요히 그  말을 전했다. 앤지의 안색이 어두워졌다. 리프
먼은 공룡을 피해 언덕 아래쪽으로 조금씩 내려가기 시작했고 가능한 수풀
을 건드리지 않으려고 애썼다. 활은 아직 어깨에 매달려 있었다. 엘렌과 앤
지는 머리가 보이지 않게 풀 속으로 몸을 낮추고  이프먼을 따랐다. 언덕을 
반 정도 내려 왔을 때 리프먼이 숲으로 방향을  바꾸었고, 공룡과 멀어질수
옥 달리는 속도와 소리는 점점 커져 갔다.
엘렌과 앤지는 그의 뒤를  열심히 따라갔지만 그들의 속려으로는 리프먼을 
따라갈 수 없었다. 얼마 가지 않아 그들은 리프먼을 놓쳐버렸다. 앤지는 손
을 허리에 대고 숨을 헐떡였고, 점점 동작이 느려지고 있었다. 엔렌은 그녀
의 옆에서 같이 걸었다. 그들은  조금 천천히 뛰었고, 앤지는 그 정도는 견
딜 수 있어 했다.
2킬로미터쯤 갔을 때 으르렁거리는 소리가 들렸다.
엘렌이 뒬르 돌아보자 나무근처에서 공룡이 자신들을 노려보고  있었다. 너
무 놀란 나머지 그들은 멍하니 공룡을 바라보고만 있었다.  그 순간 공룡은 
숲이 떠나갈 정도로 큰 소리로 울부짖으며 그들의 혼을  빼고 있었다. 앤지
가 있는 힘을 다해  달리기 시작했고, 공룡은 그들을 향해 달려  오고 있었
다.
갑자기 숲이 끝나면서, 그들은 초원에 들어서게 되었다. 반대편에는 황폐해
진 숲이 있었다. 초원 저멀리 하늘 위에서 연기가 피어오르고 있었다. 리프
먼의 머리가 풀 위로 불쑥 올라오더니 그가 팡을  흔들었다. 그의 목소리가 
초원에 퍼지고 있었다.
"여기에요. 이쪽으로 오세요!"
앤지와 엘렌이  초원을 가로질러 뛰었다.그들은  너무 두려워 뒤를  돌아볼 
생강은 하지도 못했다. 리프먼은 비친 듯이 팔을 흔들어  계속 뛰라는 신호
를 보냈다. 그들이 지나가자 리프먼은 횃불을 들고 그  뒤를 따라가면서 풀
에 불을 질렀다. 리프먼은 죽을  힘을 다해 달렸고 다시 그들을 앞섰다. 공
룡은 불 속에 갇혀 있었지만, 그 엄청나게 큰 발로 불길을 끄고 있었다. 그
녀는 그들이 해내지 못할 거라고 생각했다. 리프먼이 먼저  쓰러져 있는 나
무들 사이로 뛰어들었고, 그는 커다란 잎사귀 사이를 뚫고  지나가 다른 나
무의 줄기  위로 올라갔다. 그는 부러진  가지들을 사다리 삼아 나무  위를 
올랐다. 엘렌은 공룡의 요란한 소리에 겁을 먹고 나무  위로 몸을 내던지다
시피 하며 그를  따라 올라갔다. 그녀는 앤지를 잡아끌어올리기 위해  손을 
내밀었으나 앤지는 더 이상 오르지  못하고 가지위에 엎드린 채 매달려 있
었다. 그녀는 더  이상 가망이 없었다. 앤지 위에 공룡이  있었다. 날카로운 
발톱이 달린 앞발은  3미터나 되었고, 그 발로 나무를 치자  두꺼운 나뭇가
지들이 사방으로 부러져 나갔다. 앤지는 공룡의 앞발이  자신에게 다가오는 
것을 보고  비명을 질렸고, 몸을 뒤틀었다.  공룡이 앤지의 허리를  물었다. 
그녀의 왼팔이 팔꿈치  밑으로 없어져 버렸고, 그녀는 토르소 조가같은  모
습을 하고 있었다. 공룡은 엘렌의 바로 눈앞에서 앤지의  팔을 풀속으로 던
져 버렸다.  공룡은 앤지를 나무에서 떼내고  초원으로 팽개쳤다. 그러고는 
숭리감에 큰 소리로 울부짖었다.
공포에 질린 엘렌은  나무 줄기 밑 잎사귀 안에  누워서 풀이 피로 물드는 
것을 보고만 있었다. 그 때 누군가 자신을 잡아 밖으로 끌어 냈다. 
"저 놈이 한눈 파는 사이에 도망가야 돼요. 시간이 많지 않아요."
엘렌은 기계적으로 움직였다. 그녀는 리프먼을 따라 정신없이 달렸고, 발밑
이나 손에 닿는  것에 신경 쓰지않았다. 그녀는  여러 번 넘어졌고, 그녀의 
바지와 불라우스는  갈기갈기 찢어졌다. 살이  나뭇가지에 긁혀 피가  나고 
있었다. 그러나  풀 위를 흐르던 앤지의  피외에 그녀의 눈에는 아무  것도 
보이지 않았고 아무 것도 느끼지 못했다.
넘어졌다가 일어날 때마다 그녀의 움직임이 느려지고 있었다.  리프먼은 그
녀가 일어날 때마다  그녀를 도와야만 했고, 자시느이 팔로 그녀를  부축했
다. 리프먼은 가끔씩 그녀가 나무위를 올라가는 것을 도와 주었다. 나무 꼭
대기에 오르자 그녀는 큰 대자로  누워 버렸다. 는은 잘 보이지 않았고, 그
녀의 마음속엔 온통 피로 물든 수풀이 가득 차 있었다.
함성과 웃음소리가 그녀의 귓가에 울려 퍼졌다. 피에 젖은  풀밭이 점점 다
른 모습으로 바뀌고 있었다. 그것은 웃고 있는 칼의 얼굴이었다. 그녀는 눈
을 깜박이며 잘 보려고  애썼고, 그것은 환영이 아니었다. 그것은 틀림없는 
칼이었고 그 뒤에는 다른  사내들이 서 있었다. 칼은 잇몸을 드러낸  채 웃
고 있었다.
"아니, 여기서 만나게 됐잖아?"
59. 도구를 만드는 인간
랍비 지도자 라쉬에 따르면 고대 전설은 주기적으로 하늘의 붕괴를 말하고 
있었다. 그 주의 하나는 노아의 대홍수 때 일어났는데  이런 것들은 1656년 
간격으로 반복되고 있다.
이마뉴엘 벨리코프스키, 충돌하는 세계
오레곤주 웜스프링즈 인디언 보호 구역 수요일 오전 7시 10분(태평양 표준
시)
무스는 자동차 계기반 위에서 몸을 쭉  편 채 아침 햇살을 받으며 졸고 있
었다. 한편 사라는 조수석 위에  놓진 담요 속에 몸을 웅크리고 있었다. 콜
터는 쿰 박사가 왔던  길로 다시가고 있었다. 쿰 박사와 필쳐  박사 그리고 
피트라는조사를 하기 위해 무슨 일이 일어난 것이지를 알아내기 위해 여기
로 왔었다. 콜터는 오로지 한 가지 이유 때문에 돌아가고 있었다. 그에게서 
피트라를 뺏어 간 괴물을 그 한놈을 죽이기 위해서였다.  그는 어떻게 괴물
을 죽일 수 있을지는  알지 못했다. 그러나 놈의 머리를 베지  않고는 절대
로 떠나지 않을 것이다.
거의 다 와 있었다.  길에는 두 개의 바퀴자국밖에 남아 있지  않았다 그는
언덕 꼭대기에 올랐다가 놀라서 차를 세웠다. 멀리 공룡들이  길을 따라 내
려가고 있는것이었다. 공룡들은  엔진 소리를 듣고 몸을 돌려 자동차를  바
라보았다.
공룡은 쿰 박사를 죽인  그 놈들처럼 보였다. 콜터의 적개김이 불타올랐다. 
그는캐비닛에서 총을 꺼냈다.그는  탄황이 제대로 들어있는지 왁인한  다음 
총을 장전했다.그가 총을 앞 유리창에 올려놓고 걸어가고  있는공룡의 엉덩
이를 겨누었을 때, 총구 끝에 무스의 머리가 보였다.
콜터는 총을 내려놓고 무스를 창에서 쫓았다. 그런 다음  사라를 담요에 싸
서 RV의 뒤쪽으로 갔다. 그는 자신의 일에 방해가  되지 않도록 건포도 약
간을 부스가 올라가  있곤 하던 캐비닛위에 올려놓았다. 사라 몫으로는  건
포드를 조금 더 많이  바닥에 놓아주었다. 무스는 자기 몫을 다  먹은 뒤에
도 계속 그 안에 있어야 한다는 것을 알아채고  사라의 몫으로 덤벼들었다. 
콜터는 소리를 죽이고 웃었다. 그는 무스가 좋았다. 무스는 생각할 줄 알았
다.
공룡들은 길을 거의다  내려간 상태였고, 콜터는 차를 몰아 공룡의  왼편으
로 다가갔다. 그  동물들은 계속 걸으면서도 자신의 옆에서 움직이고  있는 
자동차를 신경질적으로 바라보았다.  뭔가 잘못되어가고 있었다. 왜 공룡이 
겁먹지 않는 걸까? 콜터는 공룡의  앞쪽으로 차를 몰고 간 다음 차를 세웠
다. 그리고는 총을 들고 차에서 내렸다.
콜터는 주위를 주의깊게  살펴보았고, 주위에 커다란 육식 동물은 전혀  없
다는 걸 확인했다. 다음  순간 그는 길에서 본 그 공룡과  마찬가지로 다른 
공룡들도 허둥대며 이리저리 몰려다닌다는 것을 알아차렸다. 풀  외에는 전
과 달라진 것이 없었다. 풀은 시들어 있었다. 물이 충분하지 않은 걸까? 콜
터는 궁금했다. 아마 찬 공기 때문일 것이다. 공룡의 영토는 거의 열대림처
럼 보였다.  하지만 풀이나 관목들에게  낮은 기온이라면 공룡에게도  차게 
느껴질 것이다. 아마 들은 죽을  것이다. 콜터는 그 생각을 하자 웃음 나왔
다. 그때 뭔가  바람을 타고 날아왔다. 그가  자동차 ㅁ으로 내던져 버렸던 
피트라의티셔츠였다.피트라를 생각하자 콜터의얼굴이  달아올랐고, 그는 총
을 어깨에 맸다. 공룡은 그를 향해 느릿느릿 걸어오고 있었다. 콜터는 방아
쇠에 손가락을  걸고 공룡이 가까이  다가오기를 기다렸다. 그는  실수하고 
싶지 않았다. 그는 공룡의 머리와 목은 두꺼운 골질로  무장되어 있다는 것
을 알고 있었고 그는  한 방에 공룡을 쓰러뜨리고 싶었다. 그저  상처만 입
힌다면 공룡들은 그들이 훔쳤던 알의 어미처럼 위험해질 것이다.
공룡 눈의 흰자위가 보일 때까지 기다려. 그는 혼잣말을 했다.
공룡은 콜터를 향해  똑바로 걸어오고 있었다. 그는 천천히 방아쇠를  당기
기 시작했고 공룡의 넓은 미간 사이가 시야에 들어왔다.  그가 방아쉬를 당
시려는 순간 공룡이 몸을 돌려 콜터의 왼쪽으로 돌고  있었다. 콜터는 계속 
조준을 하고 있었지만 공룡이 머리를 이따금씩 흔드는 바람에 시야가 공룡 
목 주위의 깃에 가렸다. 콜터는  씁쓸해 하며 총을 내려 놓앗다. 그는 머리
를 정통으로 맞추고 싶었지만 위험을 무릅쓰고 자동차에서 떨어져 있을 수
는 없었다. 실망한 그는  총을 다시 어깨에 대고 몽을 향해  방아쇠를 당겼
다.
총알이 공룡의 어깨  앞쪽에 박혔다. 하지만 공룡은 커다란 총소리에  움찔
하기만 했다. 그러고는 계속  걸었다. 콜터는 다른 탄창을 끼워넣었고 공룡
을뒤쫓앗다. 멀리까지 갈 필요가  없었다. 갑자기 공룡이 무릎을 꿇고 쓰러
지더니 코로 숨을 깊이 몰아쉬었고, 마침내는 옆으로 나동그라졌다. 공룡의 
가슴이 들썩이고  있었다. 죽어 가는 공룡을  보며 콜터는 온 몸을  채우는 
만적감을 느꼈다. 잠시 후  공룡의 호흡이 불규칙해졌고, 콜터는 공룡이 그
대로 죽을 까봐 걱정이 되었다. 그래서 그는 총알 한  방을 공룡의 목에 또 
다름 한 방은 젖혀져 있는 가슴을 향해 쏘았다. 공룡은  더 이상 숨을 쉬지 
않았다.
"야, 해냈어!"
콜터가 함성을 질렀다. 그런  다음 두 개의 탄환을 공료으이 배와  눈에 쏘
았다. 
"그래!"
그가 소리쳤다.
"사냥 당하는 기분이 어때? 응? 사람이 도구를 만들어 그걸로 뭘 할 수 있
는지 보았지? 흥? 그래서 너희가 멸망한 거야. 이바보같은 놈들아!"
콜터는 잠시 사냥의 여운을 즐기다가 자동차로 되돌아왔다.  오늘은 행운의 
하루가 될 것이다. 누가 정말 최고의 약탈자인지 콜토가 가르쳐 줄 것이다.
그는다른 사냥감을  찾아 주위를  둘러보았다. 모노클로니우스들은  총성에 
겁먹고 있었다. 그들은 초원에서 방어 대역을 만들고 서 있었다. 콜터는 그 
모습을 보고 조소를 머금었다. 그는 그들을 향해 달려가며 소리를 질렀다. 
"그래 봤자 소용없어. 내게는 무기가 있다고!"
그는 총을 머리 위로 들고는 껑충껑충 뛰며 춤을 추다가 차로 돌아왔다.
그는 전에  차를 세워 놓았던 곳  가까에에 차를 세웠다. 수많은  파편들이 
주위에 널려 있었다.  그중에는 피트라의 옷가지들도 포함되어있어ㅆ. 무스
와 사라를 차안에  남겨둔 채 콜터는 공룡에게 다가갔다. 공룡  6마리가 두 
줄로 서서 머리를 숙이고 콜터를 향해 뿔을 세우고  있었다. 그는 방어벽을 
따라 걸으며 걸음을  옮길 때마다 자신을 따라오는 뿔들을 바라보았다.  그
는 줄의 끝까지 간 다음 총을 들고 가장자리에 서있던 공룡의 미간에 총을 
겨누었다. 그리고는 방아쇠를 당겼다.  크게 울려 퍼진 청성에 공룡들은 당
황하고 있었지만 그들은 꿈쩍도 하지 않았다. 총알은 공룡  주둥이 바로 위
에 박혔을 뿐이었다. 콜터는  잘 할 수 있다고 생각하고 있었기  때문에 실
망했다. 그러나 그게 끝이  아니었다. 앞다리가 푹 꺾이더니 공룡이 쓰러졌
다. 뒤다리는 움직이지  않았고, 엉덩이가 하늘로 솟았다. 르러더니  공룡의 
눈이 감겼다. 뒷다리는 움직이지 않고 있다가 잠시 후  몸이 왼쪽으로 기울
면서 땅 위로 풀썩 쓰러졌다. 더 이상 숨을 쉬지 않았다.
뒷줄의 공룡들이 머리를  흔들며 신경질적으로 움직여댔다. 콜터는  승리의 
미소를 지었다. 이 바보들은  너무 어리석어 죽을 것이다. 그는다음 공룡을 
향해 다가섰다. 그가  공룡 정면에 서자 공룡이  발로 땅을 긁었다. 콜터가 
총을 들어올리는 순간 뒷줄에 있던 공룡 한 마리가 줄에서 벗어나 그가 죽
이려고 하는 공룡의  뒤로 달려왔다. 콜터는 놀랐으나 총을 공룡에게서  떼
지 않았다. 새로 나타난 공룡은 죽은 공룡에게 다가가더니  자신의 뿔로 시
체를 뒤로 밀어내고  있었다. 그러더니 머리를 위아래로 흔들며 시체를  찔
러 보고 있었다. 공룡은 마침내 몸을 돌리고 콜터를 향해 공격해 들어왔다.
이번에는 콜터가 위기일발의 상황에 처했다. 무시무시한 괴물이  그를 향해 
달려들고 있었다.콜터는 공룡의 미간을 향해 총을 쏜다음  몸을 던지면서도 
언제라도 다시 조준할 수  있도록 총을 위로 들어 올렸다. 그러나  다시 쏠 
필요가 없었다. 탄환은 공룡의 멀에 박혔고, 공룡은 가 자리에서 쓰러졌다.
콜터는 공룡의 시체를 받침대로 삼아 다른 공룡을 향해  총을 쏘아댔다. 이
번에는 공룡의 목  어딘가에 박혔고 공룡은 몸부림치며  머리를 흔들어 대 
몸을 돌려  도망치기 시작했다. 나머지  공룡들은 전속력으로 덤불을  향해 
달려가기 시작했다. 콜터는 부상당한 공룡을 향해 다시 한 발을 쏘았고, 탄
한은 공룡의 엉덩이에 박혔다.공룡은 다시 울부짖었고, 피를 엄청나게 흘리
면서도 계속 도망쳤다.  콜터가 다시 총을 쏘았지만 도망치던 공룡은  낑낑
거리기만 했기 때문에 콜터는 실망했다. 하지만 최소한 피를  더 흘리게 될 
것이다. 총을 더 쏘았지만 아무런 반응도 없었다. 공룡은 피를 흘리며 초원
을 건너가서 덤불 속으로 모습을 감췄다.
콜터는 만적스러웠다. 공룡은 그들  영토 한가운데로 가 있었고, 다른 사냥
꾼들을 몰려들게 할 만큼 많은  피를 흘리고 있었다. 그는 웃었다. 이건 그
가 완벽하게 준비한 저녁 만찬의 시작일 뿐이다.
그는 차로 돌아와 물과, 음식  그리고 탄환을 챙겼다. 그런 다음 바닥에 놓
인 매트리스 위에  누워 낮잠을 청했다.그는 다른 청소부 동물들이  공룡을 
충분히 공격할 수 있는 시간을 충분히 주려는 것이다.  자고 일어난 뒤에도 
시간은 얼마든지 있었다.사라가  담요에서 기어 나와 먹을 것을 찾음  콜터
의 주위를 돌아다녔다. 아무 것도 없다는 것을 확인하자  사라는 콜터의 옆
에 털썩 주저앉으며 그의 겨드랑이로 파고들었다. 귀찮았지만  사라는 피트
라에 대한 기억을 일깨웠고, 콜터는 그녀를 생각하다가 곧 잠이 들었다.
콜터가 자다가 깨어나 보니 무스는 그의 가슴위에서 몸을 쫙 편채 자고 있
다가 그가 몸을  움직이자 바로 일어나 캐비닛 꼭대기로 올라갔다.  하지만 
사라는 흔들어도 일어나지 않고 있었다. 콜터는 사라가 떨고  있는 걸 보고 
담요로 몸을 덮어 주었다. 공룡에게는 넘 추운 날씨였다. 콜터는 쿰 막사와 
필쳐 박사 중 한  사람이 공료의 멸종에 대해 말했던 것을  기억해냈다. 멸
종을 설명하기 위한 이론 가운데  지구와 혜성이 충돌하면서 그 잔해가 태
양열을 차단하여 지구 전체에 겨울이 찾아왔다는 이야기였다.  공룡은 그래
서 얼어죽었다는 것이다.  그때는 별 관심이 없었지만 그는 무스와  사라가 
겨울은 물론이고,  오레곤의 가을 날씨에도  적응하지 못할 거라는  사실을 
알 수 있었다. 두 마리 모두 행동이 둔해지면서 오랜  시간 잠만 자고 있었
다.
물론 공룡이  멸마하게 된 데에는 여러  가지 이유들이 있을 것이다.  필쳐 
박사나 쿰 박사가 전혀 생각하지 못한 이유들이 있을  것이다. 아마 공룡들
은 느닷없이 미래로 와 있었기 때문에, 또 내 총에  맞앗 멸망하게 되는 건
지도 몰랐다.  ! 피트라를 생각하자 그의  얼굴이 일그러졌다. 그는  무스와 
사라에게 과일을 던져 주고 그 자리를 떠났다.
밖으로 나와 보니 해가 지고 있었다. 시체들은 멀쩡히 그대로 남아 있었다. 
아마 총성이 시체  청소부들을 겁주어 쫏아 버렸을지도 모른다. 하지만  한 
마리는 피를 흘리며 도망쳤기  때문에 지금쯤은 사냥꾼들이 모여들었을 것
이다. 흔적을 따라가기는 어렵지  않앗다. 핏자국은 덤불을 자나 육식 공룡
이 필쳐 박사를  잡아먹은 그 초원으로 이어지고 있었다. 흔적은  피트라가 
죽은 호구로 계속 이어졌다.  콜터에게는 다행슬운 일이었다. 먼저 그는 시
체에 몰려든 청소부들을  죽인 후 호숫가에서 야영을 하며 기다릴  것이다. 
그래야만 한다면 그는 호수 속으로  뛰어들어 자신을 미끼 삼아 괴물을 유
인할 것이다. 그는 걷는 물고기가 대가를 치른 뒤에야 이곳을 떠날 것이다. 
핏자국은 계속되고 있었다. 콜토는 초원 쪽으로 가다가  으르렁거리는 소리
를 들었다. 탄환이 제대로 들어  있는 걸 확인한 후 그는 앞으로 기어갔다. 
모노클로니우스가 초원에 쓰러져 있었는데  깃부터 꼬리까지 남아 있는 부
분이 거의 없었다. 시첸ㄴ  덤불에서 불과 15이터밖에 떨어져 있지 않았다. 
갈비뼈에도 아무 것도 남아 있지 않았다. 5미터 정도 돼  보이는 육식 공룡 
세 마리가  갈비뼈를 씹어 먹고 있었고,  1미터 정도의 작은 공룡  6마리가 
눈치를 살피며 그 주위를 맴돌고 있었다. 바로 콜터가 원하는 일이었다. 이
제 마음놓고 사냥을 시작할 수 있었다.
콜터는 사격하기에 좋은 장소를 찾아 덤불을 기었다. 그는  첫 번째 제물로 
육식 공룡  세 마리 가운데 한  마리에게 총을 겨누었다. 거의형체가  남아 
있지 않은 시체에서 머리를 들고 주위를 두리번거리는 공룡의 주둥이가 시
뻘겋게 물들어 있었다.  공룡과 콜터의 눈이 마주쳤고,  그 순간 총이 불을 
뿜었다. 공룡은 날카롭게 소리를  질렀다. 다른 공룡들은 총성을 듣자 동작
을 멈추고 머리를 곧추세우며 적이 어디에 숨어 있는지 찾앗다.
총에 맞은 공룡이  앞발로 자신의 주둥이를 쥐어뜯고 있었다. 콜터는  최초
의 살육제 이후 실력이  많이 늘어 있었고, 이제는 다른 공룡을  향해 총을 
쏘았다. 총에 맞은 첫 번째  공룡은 나중에 처리해도 됐다. 두 번째 공룡은 
첫 번째 놈과 마찬가지로 비명을  지르더니 몸을 돌려 자신을 공격한 대상
을 찾고 있었다. 통증과 분노로 미친 듯이 날뛰던 공룡이  첫 번째 총에 맞
은 공룡의 목을 물었다. 공룡이 몸부림치며 울부짖었고 싸움이 시작되었다. 
공룡들이 서로 엉켜서 뒹굴고 있었다. 두 번째 공룡은  아직도 동료의 목을 
물고 있었고, 밑에 깔린 공룡은 날카로운 세 발톱을  이용해 자신을 공격해 
들어오는 놈의 배를 갈기갈기 찢고 있었다. 두 놈이  일으키는 소음에 귀가 
ㅉ어지는 듯 했지만 콜터는 그렇게 행복할 수 없었다.  그는 두놈의 싸움을 
즐겼다. 공룡들은 서로를 죽이고 있었다.
콜터는 몇 미터 떨어진 곳에서  싸움을 구경하고 있는 마지막 공룡도 잔치
에 끼워 주기로  결정했다. 그는 공룡 가슴팍에  총을 쏘았다. 하지만 놈은 
잠시 몸을 부르르 떨  뿐 가만히 서서 싸움을 보고만 있었다.  콜터는 다시 
공룡의 다리에 총을  쏘았다. 이번에는 공룡이 빙그르르 돌았고 콜터는  다
시 꼬리를 쏘았다. 공룡이 비명을 지르며 몸부림치기 시작햇다. 두 발이 다
시 공룡의 머리에 명중되었다. 
싸움은 이미 끝나 있었다.  밑에 까린 놈은 동료의 아가리 속에서  죽어 갔
다. 콜터는 살아남은 놈을 죽이려고 조준했으나 총을 쏘지 않았다.
그의 뒤에서 뭔가  걸어오고 있었다. 풀이 밟히는 소리로 짐작컨대  덩치가 
무척 큰 것 같았다.그는  짐승이 거의 자신의 머리위에 와 있다는  걸 깨달
았다. 총성과 공룡들이  일으킨 그 소음에 가려 공룡이 다가오는  소리를듣
지 못한 것이다.  그는 몸을 돌려 땅에 등을 댄  채로 위를 올려다 보앗다. 
그의 몸위로 키가 10미터는  될 것 같은 공룡이, 필쳐 박사를  죽이고 자신
을 쫓아 왔었던  바로 그 공룡이 서  있었다. 총을 들어 쏘려고 하는  순간 
그는 공룡이  자신을 보고 있는 것이  아니라는 걸 알앗다. 공룡은  콜터가 
거기에 있다는 사실 조차  모르고 있는 것 같았다. 공룡은 초원에  모여 있
는 육식 공룡을 바라보고 있었다.
콜터는 공룡의 다리를 걱정스럽게 보았다. 공룡이 계속  걸어간다면 자신은 
밟혀 죽을 적이다. 그는 조용히  일어섰다. 전혀 소리를 내지 않고 이 곳을 
빠져나갈 방법은  없었다. 콜트는 한동안  그 거대한 다리를  바라보았지만 
아무일도 없었다.  그때 공룡이 킁킁ㄱ리며ㅕ  냄새를 맡더니 콜터가  숨어 
있는 덤불 쪽으로 고개를 숙였다. 공룡은 소리를  지르더니, 씩씩거렸다. 공
룡은 그를 기억하고 있었다.
콜터는 총을  단단히 잡고 방아쇠를  잡아당겻다. 공룡의 주둥이에  총알이 
박히면서 왼쪽 콧구멍에서  피가 솟구쳐 나왔다. 공룡은 화가나 머리를  쳐
들었고, 날카로운 발톱이 달린 발로 허공을 휘젓고 있었다. 그는 덤불 속에
서 빠져 나와 공룡의 옆구리에 미친 듯이 총을 쏴  댔다. 공룡은 물럿지 않
앗다. 콜터를 향해 돌아서는 공룡의 눈에 살의가 번뜩였다.
콜터는 움츠리고 있는  작은 청소부 공룡 무리를  자나 초원으로 도망치며 
공룡이 작은  공룡들에게 덤벼들기를 빌었다.  그러나 그런 일은  일어나지 
않았다. 그는 다시 괴물을 피해, 필쳐 박사가 죽임을 당한 나무와 피트라가 
납치 당한 그 호수가  있는 쪽으로 달렸다.

몇 시간이 흘렀고  시간이 자날수록 피트라의 고통은 점점 심해졌다.  그녀
는 물고기가 두려웠고 몸은 통증으로 욱신거렸다. 새로운  두려움이 찾아왔
다. 그녀는 잠이 들었다가 몸을 움직여 자신이 살아  있다는 것을 물고기가 
알아차릴까봐 겁이 났다.  그래서 피트라는 몇 시간 동안이나 꼼짝하지  않
고 누워 있으면서도 정신을  잃지 않으려고 무진 애를 썼다. 그녀는  쿰 박
사와 필쳐 박사의  죽음을 슬퍼하며 자신의 처지에 대해 걱정하고  있었다. 
하지만 이상하게도 콜터에  대해서는 걱정이 되지 않았다. 그녀가 그를  마
지막으로 보았을 때 그는 자기의뒤를 쫓아오고 있었지만 어쨌든 그는 무사
할 거라는 믿음이 있었다. 하지만 콜터가 나를 찾고 있을까? 아니, 그는 차
로 돌아가 사라와 무스와 함께 있을 것이다. 그녀는  콜터가 자신을 애도해 
주기를 바랬다. 콜터가  느낄 슬품과 그녀가 맞이하게 될 죽음을  생각하자 
눈물이 흘러내렸다. 통증과 피로에  지친 그녀는 자제력을 잃었고, 계속 흐
느꼈다. 그것만으로도 충분했다. 물고기가 움직인 것이다.
피트라는 물고기가 그녀의 등에 몸을 기댄채 일어서려고 버둥대는 것을 알
았다. 피트라는  너무 지쳐 더 이상  두려움도 느끼지 못하고 그대로  누워 
있었다. 그녀는 체념한 채 가만히 누워 다음 순간에  벌어질 일들을 기다렸
다. 그녀는 저항할 것이다.  하지만 이제 그녀에게는 시간이 얼마남아 있지 
않았다. 길게 싸울 시간도 없었다.
물고기의 비늘이 그녀의  맨살을 긁자 살점이 떨어져 나갔다. 그녀는  신경
을 곤두세우고 기다렸다. 그녀는 자신이 움직인 걸  물고기가 눈치챘으리라 
생각했다. 하지만  물고기는 동굴 속으로  깊숙이 들어가더니 먹이를  먹고 
있었다. 몇 시간 동안 움직이지  않았기 때문에 그녀의 등이 쑤셔 왔고, 그
녀의 발목 또한 많이  아파 왔지만 머리 속만은 또렷했다. 두통도  많이 가
라앉았다.
물고기는 식사를마치고 다시  피트라 쪽으로 터덜터덜 걸어왔다.  물고기는 
피트라의 등 뒤에서 샅샅이 냄새를 맡다가 엉덩이 부근에서  멈춰 섰다. 물
고기는 피트라가 방금  흘린 피 냄새를 맡고 있었다. 물고기는  어리둥절해 
하고 있었다. 지금까지 피를  계속 흘리는 먹이는거의 없었을 것이다. 물고
기는 다시 머리 쪽으로 거슬러 올라오며 냄새를 맡다가  그녀를 툭툭 쳤다. 
피트라는 사후 경직  상태를 가장하느라 살짝 힘을 주었다. 물고기는  피트
라를  다시  한번 밀어보고는 콧바람을 내뿜었다  콧구멍에서 뿜어져 나온 
축축한 온기가 등에 와  닿았다. 피트라는 눈을 크게 뜬 채  움직이지 않았
고, 물고기는 웅덩이로 걸어가더니 물속으로 풍덩 뛰어들었다.
피트라는 한참동안 그렇게  있다가 천천히 몸을 움직였다. 몸을 일으켜  앉
는데 머리가 쿡쿡 쑤셔 왔다. 하지만 의식은 또렷했다. 그녀가 앉은 걸음으
로 바닥을  기는데 다리가 물 속으로  툭 떨어졌다. 물이 너무나  차가웠기 
때문에 발목의통증이  되살아났다. 그렇지만 한편으로는기운이  조금이나마 
생겼다. 그녀는 가만히  앉아 오랫동안 헤엄치게 될 때를 대비하여  공기를 
들이마시는 연습을  했다. 그리 봤자 물  밖으로 나가는데 별 도움이  되지 
않을 수도 있었다. 하지만  그녀는 공기를 가득 들여 마신 후  웅덩이 속으
로 몸을 날렸다.
피트라는 물 속으로  들어가자마자 웅덩이 끝을 향해 열심히 헤엄쳤다.  한
쪽 다리로만 헤엄을 치고 있었기 때문에 움직임이 매우  느렸다. 그녀는 앞
에 보이는 밝은  빛에 초점을 맞추었다. 헤엄치다기보다는 통로를 따라  나 
있는 바위를 잡고  나아간다는 것이 정확환 표현이었다. 하지만 그녀의  동
작은 빠르지 못했기 때문에 산소는 급격히 떨어져 가고  있었다. 빛은 점점 
환해지고 있었지만 아직도  통로의 끝은 보이지 않았다. 그녀는 계속  발을 
차며 필사적으로 헤엄쳤다.  그녀가 통로를 빠져나와 물 위로 올라왔을  때
는 거의 산소가 다 떨어진 상태였다. 그녀의 몸은 산소를필요로 했고, 그녀
는 정신을 잃어가고 있었다. 그 순간 그녀는 수면 위로 떠올랐다.

공룡은 그보다 몇 발자국 뒤에 있었고 그는 숲을 이루고 있는 나무 사이로 
들어가 나무 줄기 뒤에 몸을 숨겼다. 괴물은 작은  나무들을 짓밟으며 쫓아
오고 있었다. 공룡은 이번만큼은 제물이 그냥 도망가도록  내머려두지 않을 
것이다. 이 괴물에게 콜터는  한입의 군것질 거리밖에 되지 않앗다. 하지만 
이건 배고픔과 관련된  것이 아니었다. 이 괴물에게는 사적인 이유가  있었
다. 그건 아무래도 좋앗다. 그도 개인적인 원한이 있는 것은 공룡과 마찬가
지였다.
그는 호수가에  도착했고 괴물은 숲을 헤치며  달려오고 있었다. 완벽했다. 
괴물이 움직일 수 있는 공간은 거의 없었고 콜터는 나무 뒤에 숨어 호흡을 
고르며 일발을  날릴 채비를 갖췄다.  숲 끄트머리에서 나뭇가지가  불지고 
있었고 ㅋ는  그쪽을 응시했다. 괴물은  화가 잔뜩 나서  달려오고 있었다.   
크고 작은 가지들이 부러지는 소리가 대기 중에 울려 퍼졌다.

피트라는 신선한 공기를  마음껏 들여 마셨다. 맑은 산소가 공급되면서  머
리속이 맑아졌고 두통도 훨씬 덜했다. 그녀는 물 속에  물고기가 있는지 살
펴보았다. 이제 기슭에 가까워지고  있었다. 그녀는 몸을 펴고 약하기는 하
지만 천천히 발장구를 치며 헤엄쳐 갔다.
나무들이 작은 숲을 이루고 있는 기슭이 가까이 있었다.  거기에서 필쳐 박
사가 공룡에게 당했었다. 그녀는 숲에 자신이 올라갈 수  있는 나무가 있다
는 것을 알고 있었다. 나무에 오른다고 해도 큰  괴물로부터는 안전하지 못
할 것이다.  이미 필쳐 박사가 그  사실을 증명해 주었지만 최소한  그녀가 
잠시 쉬면서 기운을 차리는 동안은 안전할 수 있을  것이다. 갑자기 숲에서 
뭔가 뛰어나오고 있었다. 웬 물체가 땅 위에 쓰러져  있는 커다란 나뭇가지
를 훌쩍 뛰어넘더니 호수를  등지고 섰다. 그녀는 그 물체를 알아볼  수 있
었다. 바로 콜터 였다. 
콜터는 완벽한 공격을  생각하자 기분이 좋아졌다. 그는 폐가 있으리라  생
각되는곳을 겨누기로 했다. 폐를 쏘게 되면 그가 다시  도망쳐야 할 경우가 
생긴다고 해도 시간을 벌 수 있을 것이다. 
콜터는미소를지으며 천천히 방아쉴르  당겼다. 그때 이상한 소리가 들렸다. 
소리는 뒤에서 들려오고 있었는데  물 속에서 첨벙거리다가 물방울을 떠어
뜨리며 호수 밖으로 나오고 있었다.
소리를 향해 몸을 돌려보니 희끄무레한 물체가 물 밖으로 걸어나오고 있었
다. 마치 사람처럼 보였는데 꼭 술 취한 사람처럼  비ㅌ리며 기슭을 겅러오
고 있었다. 하지만 그중에서 도 가장 끔찍스러운 것은  그 물체가 피트라를 
닮았다는 것이었다. 콜터는 자기 머리가 이상해진 거라고 여겼다. 피트라는 
죽었다. 그녀는 어제부터 호수  바닥에 가라앉아 있을 것이다. 그녀는 살아 
있을 수 없었다. 그는  공룡은 까맣게 잊어버린 채 눈 앞의  유령을 응시하
고 있었다.
피트라는 송은  물살을 가르고 비틀거리며  콜터를 향해 걸어갔다.  간신히 
호수 기슭으로 나왔을 때 콜터가  갑자기 몸을 돌리고 자신에게 총을 겨누
었다. 그녀를 콜터의  얼굴에 떠오르는 펴정을 보고  그 자리에 섰다. 그는 
그녀를 쏘려고 하고 있었다. 그 순간 그녀는 콜터에게  점점 가까이 다가서
고 있는 괴물을 보았다.
지금 시체가 왼쪽  다리를 절룩거리며 물 속에서 걸어나오고 있었다.  콜터
는 물고기가  그 다리를 물었었다는 것을 기억해냈다.  그는 일어나서 피트
라 쪽으로 다가 섰다. 
"피트라? 피트라? 피트라 맞아?"
콜터가 소리쳤다. 
그녀였다. 그녀는  살아 있었다. 그녀가 자신의  뒤편을 손가락으로 가리켰
다. 하지만 그녀가 말을 꺼내기도  전에 물 속에서 뭔가 달려 들고 있었다. 
그 물고기였다.
"도망쳐. 피트라!"
콜터가 소리쳤다.
"그놈이 뒤에 있어!"
계속 콜터 뒤쪽에 시선을 고정  시키고 있던 피트라는 뒤를 돌압고 도망치
기 시작했다.  그녀는 다리를 절룩이며 도망치느라  안간힘을 쓰고 있었다. 
걷는 물고기는 기슭에 오르고 있었는데 지느러미 다리를 이용해 물을 텀벙
대며 피트라를 뒤쫓고  있었다. 물고기는 강력한 꼬리를 이용해 앞으로  전
진하고 있었다. 콜터는 몸을 움직여 피트라를 피해 총을 쏘았다. 총알이 물
고기의 몸을 관통했고, 물고기는  물 속으ㅡ로 쓰러졌다. 그는 다시 장전을 
하고 총을 들었다. 물고기는  다시 피트라에게 달려들고 있었다. 콜터는 순
간 망설였지만 다시 총을 쏘았고 총알이 물고기의 등에.  거의 꼬리 쪽으로 
밖혀ㅆ. 물고기는 움찔하는  것 같았지만 피트라에 대한 공격을 멈추지  않
았다. 피트라는 물고기에 다리가 걸려 물속으로 고꾸라졌다. 물고기가 다시 
돌진했고, 피트라의 왼쪽 다리가 물고기의 입인으로 들어갔다.
그녀의 머리가 물 속으로 들어갔고, 잠시 후 그녀의 비명소리가 들렸다. 다
시 그녀는 물고기에게 잡혔고,  콜터는 총을 들고 피트라를 향해 겨누었다. 
이번에는 물고기의 몸뚱이 한  가운데를 바로 맞추었지만 물고기는 여전히 
피트라의 다리를 놓지  않고 물살을 가르며 나아가고 있었다. 콜터는  다시 
한번 총을 쏘았고  이번에는 물고기의 턱을 맞추었다. 물고기는 요덩을  치
면서도 피트라의 다리를  놓지않앗다. 피트라는 물고기를 떼내려고  다리를 
내질렀고, 갑자기 몸이 자유로워졌다. 그녀는 성한 다리로  헤엄을 쳤다. 콜
터가 다시 총을 쏘았고 물고기의 몸뚱이에 세 발이  더 명중되었다. 드디어 
물고기가 물 위에 떠올랐다.
"그래, 난 해냈어. 이 망할 놈아!"
콜터가 환호성을 질렀다. 그는 숭리를 자축하다가 피트라가  소리를 지르는 
바람에 공룡이 있었다는 것을 기억해냈다.
몸을 돌려보니 공룡이 몸을 흔들거리며 자신을 향해 달려  오고 있었다. 그
는 총을 쏘려고 했지만  시간이 충분치 않았다. 대신 그는 총을  내리고 땅
으로 몸을 날렷다.  그는 땅으로 떨어지면서 이전에도 몸을 숨겼었던  나뭇
가지 뒤로  피했다. 공룡의 발은 피할  수 있었지만 공룡이 몸을  돌리면서 
휘두르는 꼬리는 피할  수 없었다. 콜터는 공룡에게 들키지 않기를  바라며 
나뭇가지 아래로 몸을 피했다. 꼬리가  옆을 스쳐 자나갔다. 그는  두 손으
로 머리를 감싸고 머리 위로 떨어지는 가지들을 피했다.
피트라는 겁에 질려 바라보기만 했다. 그녀는 콜터를 볼  수 없었으나 미친 
듯이 날뛰는 공룡의 움직임으로 보아 그는 아직 살아  있는 것이 분명했다. 
그녀가 나무 쪽으로 달려갔고 귀가  멍멍할 정도로 요란한 소리가 나는 가
운데 콜터의 목소리가 들려 왓다.
"피트라, 총을 집어! 어서"
피트라는 콜터ㅓ가 불진 나뭇가지 밑에 있다는 사실만 알  수 있었다. 그때 
콜터가 피트라에게 뭔가  던졌다. 공룡은 콜터를 공격하는데 온 신경을  기
울이고 있었기 때문에  피트라는 그 물건을 - 장전된 탄찬을  - 집어들 수 
있었다.
총은 공룡의 몸뚱이 밑에 있었다. 괴물 근처로 뛰어드는  방법 외에는 총을 
집을 방법이 없었다.
콜터가 다시 도움을 요청하는데도  피트라는 결정을 내리지 못하고 떨고만 
있었다.
이제 공룡은 콜터를 밟아 죽이기로 결정을 내린 듯 거대한 발로 잔디를 마
구 파헤치고 있었다. 공룡은 정신없이 땅을 파헤졌고  피트라에게까지 흙더
미가 튀었다.
피트라가 총을 집으러 갈 기회를  엿보는데 흙더미 속에 묻혀 총이 날아왔
다. 피트라는 우박처럼 떨어지는  흙을 피해 총을 집어들었다. 총은 심하게 
긁혀져 있었고, 총신에는 이물질이 잔뜩 들어 있었다. 그녀는 총이 아직 쓸
모가 있기를 빌었다.
갑자기 콜터가 죽기라도  하는 것처럼 비명을 질렀다. 피트라는 총을  들어 
공룡의 등을 정통으로  겨눈 뒤 방아쇠를 당겼다. 총이 발사되면서  그녀가 
그 반동으로 땅위로 쓰러졌다. 공룡이 피트라를 향해 머리를 돌렸다.
그녀는 총의 놀이쇠를 잡아당겼지만 움직이지 않았다. 그녀는  총을 살펴본 
후 놀이쇠를 올리고  다시 방아쇠를 잡아당겼다. 다행히 탄창에 총알이  하
나 남아 있었다. 하지만 그게 전부였다. 
공룡은 그녀를 향해 몸을 돌렸고 그녀는 자신이 손쉬운 사냥감이라는 것을 
알았다. 그녀에게는  더 이상 힘도, 싸울 수  있는 투지도 남아있지 않앗다. 
그녀가 총을 들어 공룡의 왼쪽 다리를 겨냥했고, 공룡이  몸을 돌리고 가슴
을 내보일 때를 기다렸다. 그녀는 심장을 맞추어야 했다. 하지만 어디에 심
장이 있을까? 중앙에? 왼 쪽에? 총알  한 방으로 저렇게 큰 짐승을 쓰러뜨
릴 수 있을까? 피트라는  공룡이 고개를 숙이고 있다는 걸 알았다.  그녀는 
갑자기 마음을 바꾸었다. 그녀는 공룡의 미간을 겨누고 마지막  한 방을 날
렸다.
탄환은 공룡의 왼쪽 눈 바로 위에  명중하며  그 두꺼운 뼈를 산산 조각냈
다. 총알과 뼛조각들이  뇌신경을 파괴시키면서 공룡을 쓰러뜨렸다. 희망과 
안도감이 피트라를 스치고  자나갔다. 하지만 얼마 되지 않아 공룡이  콜터
가 숨어 있던 곳 위로 쓰러졌다는 것을 알게 되었다.  괴물이 나무 위로 쓸
지면 서 나뭇가지들이 부러졌다. 얼마 후 모든 것이 잠잠해졌다.
피트라는 멍하니 서 있었다. 그녀는 공룡을 죽였지만 콜터가  그 엄청난 몸
뚱이 밑에 깔려 버린  것이다. 그녀는 공룡 주위를 뛰어 다니며  콜터의 이
름을 물렀다. 그녀는  그가 피할 만한 공간이  있는지 살폈다. 공룡이 땅을 
마구 파헤쳐 놓앗기 때문에 땅 위는 울퉁불퉁했지만 사람이 들어갈 정도의 
큰 공간은 없어삳. 마침내  그녀는 주저앉고 말았다. 그녀에게는 흘릴 눈물
도, 슬퍼할 힘도 남아 있지 않았다.
머물러 있을 수가 없었다. 이제는모두 가 버렸다. 처음에는 웨인 부인과 어
니 파웰이, 그 다음에는 필쳐  박사와 쿰 박사가 떠났다. 그리고 이제는 콜
터까지 가 버린 것이다. 그들을  되살릴 수는 없었다. 어쩌면 팻을 찾을 수 
있을지 몰랐고,  아니면 애쉬랜드로 돌아가  친구들이 살아 있는지  찾아볼 
수도 있을  것이다. 그녀는 차가 아직ㄷ  그대로 있는지 보로 가야  한다는 
것을 깨달았다.  만약 차가 아직ㄷ 그대로  있는지 보러 가야 한다는  것을 
깨달았다. 만약 차가 있다면 이 악몽같은 곳을 빠져나갈 것이다. 그녀는 지
금 바깥 세상이 어떳게 변해 있든 간에 이것보다는 나을 것이다.
아직도 그녀는 꼼짝하지 않고  있었다. 절망이 그녀를 짓누르고 있었다. 그
녀는 가만히 앉아  총을 만지작거렸다. 그녀는 마음 한구석으로 청을  어떻
게 장전해야 하는지  생각하고 있었다. 그녀는 마침내 탄창을 빼내고  콜터
가 자신에게 던져  주었던 새로운 탄창으로 갈아 끼웠다. 그녀가  자리에서 
일어나는 순간 중얼거리는 소리가 들렸다. 
갑자기 위험을 느낀  그녀는 뒤를 돌아보았다. 놀이쇠를 풀면서 그녀는  자
신이 총을 다시 쏠  필요가 없기를 빌고 있었다. 피트라는 가만히  서서 숲
을 바라보며 소리가 다시 나기를 기다렸다. 소리는 뒤에서 나고 있었다. 그
녀가 소리를 잘 듣기  위해 숨을 죽이며 뒤로 돌아섰다. 소리를  공룡의 시
체 밑에서 나오고  있었다. 그녀는 공룡의 등을 따라가며 콜터를  보았ㅇㅆ
다고 생각되는  지점으로 뛰어갔다. 공룡의  어깨 부근에서 소리가  커지고 
있었다.
"콜터, 너니?"
콜터가 약간 화가 난 목소리로 소리를 질러 대고 있었다.
"물론 나지. 너"
피트라는 그의 마지막  말을 알아듣지 못했지만 미소를 지었다. 살아  있다
면 그가 무슨 말을 해도 상관 없었다.
"나를 여기서 빼낼 수 있겠어?"
그가 한번에 한 단어씩 소리쳤다.
소리가 울려나왔지만 피트라는 그  말을 이해했고, 할 수 있다고 대답했다. 
그녀는 속으로 천천히 땅을 파냈다.
그녀는 콜터가 전에 한 것처럼  엎드려 흙을 파내려고 했지만 이것은 공룡 
알을 덮고  있던 부드러운 부식토와는  달랐다. 피트라의 손톱이  하나둘씩 
부러져 나갔고 남은 두 개의 손톱에서도 피가 나고  있었다. 마지막 손톱이 
부러지자 그녀는 땅을  파다가 말고 막대기를 찾아내어  그것으로 땅을 팠
다. 일이 더뎠다.  팡이 점점 아파 왔고, 그녀는 조금씩밖에  파내지 못하고 
있었다. 하지만 해야 한다면 밤새 껏이라도 땅을 파낼 것이다.
그녀가 한 줌의 흙을 퍼내고 있을 때 그녀 옆을  휙 지나가는 것이 있었다. 
그녀는 흙을 내팽개치고 총을 집어든 뒤 천천히 몸을  일으켰다. 공룡의 시
체가 너무 컸기 때문에  반대쪽을 넘겨다 볼 수 없었다. 그래서  그녀는 총
을 앞으로 겨눈채 공룡의 꼬리 쪽으로 몸을 옮겻다.
갑자기 으르렁거리는 소리와 함께 뭔가 북 찢는 소리가  났다. 다시 으르렁
거리는 소리와 뼈 씹는  소리가 들렸다. 피트라는 한 걸음 씩  천천히 앞으
로 걸어갔다. 뒤에서 콜터의목소리가 울려나오고 있었지만 다행히  시체 뒤
에서 요란한  소리를 내는 그 동물은  콜터의 목소리를 듣지 못할  것이다. 
소리를 듣는다고 해도  신경쓰지 않을 것이다. 피트라는 무릎을 꿇고  공룡
의 꼬리 부근까지 기어간  다음 시체 너머를 훔쳐 보았다. 두  마리의 육식 
공룡이 시체의 배를 물어 뜯고 있었다. 잠시 후 조금  더 큰 공룡이 숲에서 
모습을 드러냈고 먼저 와 있는 공룡들을 향해 으르렁거렸다.  큰 놈은 자리
를 차지하고 시체를 물어뜯었다.
피트라는 뒤로 물러나  공룡의 등 쪽으로 다시 돌아갔다. 반쯤  되돌아왔을 
때 큰 공룡 한  마리가 숲에서 그녀 쪽으로 쏜살같이 달려오고  있었다. 피
트라가 공룡을 향해 총을 겨누었지만 그 공룡은 그녀를 거들떠보지도 않고 
공룡들이 몰려 있는  쪽으로 뛰어갔다. 피트라는 안도의 한숨을 내쉬고  다
시 기어가기 시작했다. 수풀 속에 있는 자갈과 나뭇가지에  살이 긁혀 까졌
다. 일엇도 괜찮을 정도가 되자 그녀는 발꿈치를 들고 살금살금 걸었다. 그
녀는 콜터의 목소리가 울려나오는 것을 듣고는 그에게 조용히 하라고 소리
쳐 알려주고 싶었지만 그런 모험을 할 수는 없었다.  시체 반대편에서 들려
오는 소리는 이미  한떼가 몰려들었다는 걸 알려주고 있었다. 작은  공룡하
나가 다시 숲에서  뛰어나와 시체로 달려들고 있었다. 피트라는 숨을  고르
고 땅을 다시 파기  시작했다. 잠시 후 다른 움직임이 그녀의  주의를 끌었
고, 그녀가 고개를  들어보니 키가 5미터나 되는 공룡이 나무를  지나 그녀
에게 다가 오고 있었다. 
피트라는 총을 공룡의 가슴에 겨누었다. 그 공룡을 쏘게  되면 총성이 다른 
공룡들의 주의를 끌게  될 것이다. 그녀는 콜터를 두고 떠나기는  싫었지만 
더 이상  방법이 없었다. 육식 공룡에게  총을 겨누며 그녀는 시체의  머리 
쪽으로 움직였다.  공룡은 그녀를 바라보고  있었지만 그녀 때문에  눈앞의 
먹이를 놓치고 싶지 않은 모양이었다. 그녀는 아픈 다리를  끌며 숲 속으로 
몸을 숨겼다.
그녀의 왼편에서 뭔가 움직이고 있었기 때문에 그녀의  오른쪽으로 피했다. 
가지가 낮은 쪽에 달려  있는 나무가 눈앞에 나타났고, 그녀는 그  위에 올
라가서 가지 사이에 총을 잘 놓아두었다. 그녀는  대부분의 공격자들로부터 
안전할 수 있다고  생각될 때까지 위로 올라가ㅆ. 그녀는 나뭇가지에  걸터
앉아 줄기에 등을  대고 무릎에 총을 올려놓았다. 그리고는 며칠만에  처음
으로 휴식을 취했다.

60. 경계 근무
어지 않아  모든 것이 재편 될  것이다. 그러나 악의 시대에는  이루어지지 
않을 것이다.
노스트라다무스
오레곤주 미드포드 수요일 오전 9시 37분(태평양 표준시)
식료품점 앞에 서  있던 카일에게 긴급 호출이 왔다. 평상시의  경계근무는 
쉬은 일이었지만 지금처럼 세상이 미쳐돌아가고 있을 때는 뭐하나 쉬운 게 
없었다. 정부는 사재기를 막기위해 식료품 구입을 제한하고  있었고 시민들
은 불안과 공포에 휩싸여 있었다. 폭동이 일어나는 것은 시간 문제였다.
캐런은 호출 이유에 대해서는 단지 '특수 임무'라고만 설명할 뿐 자세히 말
해 주지 않앗다. 카일은 더 이상의 특수 임무를 원하지 않았다. 특히 그 동
굴 사건 이후에는  더욱 그러했다. 카일의 두려움은 주차장에서 등반  복장
을 입고 있는  셜리를 보았을 때 확실해졌다. 카일이 경찰서로  들어가려고 
하는데 셜 리가 그를 막았다.
"코는 어때요, 경관님?"
"괜찮아요."
대꾸하는 카일의 얼굴이 붉어졌다.
"지금은 이야기할 시간이 없군요. 안에 들어가 봐야 합니다."
"여기에 오신  이유를 알고 있습니다.  우리는 다시 당신의 기술을  필요로 
해요."
셜리는 그 말을 하며 미소를 지었고, 카일은 미소로  응답하지 않으려고 안
간힘을 썼다. 그녀가  원하는 일이라면 매우 힘들고 어려운 일임에  틀림없
었다.
"셜리, 난 이곳에 필요한  사람이에요. 당신은 지금 위기 일발의 상황이 벌
어지는 곳에서 나를 빼내려 하고 있어요."
"누구라도 식료품점 앞에 서서 무게를 잡을 수 있어요."
카일은 당황했다. 셜리는 자신을 바보로 만드는 방법을 알고 있었다.
"그 이상의중요성이 있어요."
그가 항변했다.
"그럴지도 모르죠."
그녀가 인정했다.
"하지만 난 당신이 아니면 아무도 할 수 없는 일 때문에 여기 온 거에요."
"산을 타는 것과 관련이 있겠군요. 안 그런가요?"
"바위 위에 아이가 잡혀 있어요. 올라가서 아이를 구해야 해요."
어린아이를 입에 올리는 순간 결리의 얼굴에서 웃음이 사라졌다.
"아이가 다쳤나요?"
"그런 것 같아요. 하지만 거기에 가기 전까지는 알 수 없어요."
카일은 셜 리가 뭔가 감추고 있다는 걸 알았다.
"어린 소녀라구요? 좋아요. 사무실에서 장비를 꺼내 오죠."
"벌써 내 차에 실어 놓았어요."
셜 리가 말했다.
"좋아요. 그럼 뭐 좀 먹도록 하뇨."
"벌써 사 왔어요."
셜 리가 차로 다가서면서 맥도날드 봉지를 집어들었다.
"거기는 문 닫은 줄 알고 있었는데."
"다른 방법을 좀 썼죠."
자랑스러워하는 그녀의 얼굴에는 장난기가 어려 있었다.
"마실 것 좀 주겠소?"
셜리는 웃더니 창문으로 손을 집어넣었고 음료수 컵을  꺼냈다.그녀는 너무
나 빈틈없이 보였지만  그는 그녀가 자신이 필요로  하는 것들을 준비하는 
방식이 마음에 들었다.  그는 눈을 아래로 내리깔면서 셜리의 옆모습을  살
펴보았다. 그래. 그녀를 좋아할 구석을 더 있었다.
"빅맥이 있었으며 좋겠는데요."
"감자 튀김 큰 것도 있어요."
카일은 주차장을 떠나기 전에 감자 튀김을 먹어치웠다.  마을에서 벌어지고 
있는 일들과 비교해 볼 때  부상당한 어린 소녀를 구출하는것도 그리 나쁠 
것 같지는 않았다. 이번 일이 남아 있는 임무들을  쉽게 만드는 지름길일지
도 모른다는  생각을 하며 카일은 감자튀김을  입안에 넣었다. 그들이  5번 
고속도로 쪽으로 차를 돌려 북쪽으로  향하는 순간 카일은 빅맥을 먹기 시
작했다.
61. 헬리콥터
철도 노동자들이 다이너마이트와 증기  삽으로 철로를 자르다가 커다란 동
굴을 발견했다. 동굴에는 이상한  동물 화석들이 쌓여 있었다. 추운 기후에
서 볼 수 있는 울버린,  나그네쥐, 밍크, 붉은 다람쥐, 사향쥐, 호저, 산토끼
와 엘크 등이 온나한 기후에서 사는 펫커리, 악어, 그리고 맥 등과 섞여 있
었다. 어떻게 그처럼 다양한 기후에서 사는 동물들이 폐쇄된  한 동굴 안에
서 화석으로 발견될 수 있었는지 그것은 미스테리가 아닐 수 없었다.
J.W. 그리들리. 1912년 메릴랜드 컴버랜드
오레곤주 포틀랜드가 있던 자리에  생긴 숲 수요일 오전 10시(태평양 표준
시)
포틀랜드와 시간이 전이된 지역 사이의 경계는 뉴욕만큼  명확하지 않았다. 
포틀랜드는 조그만 도시였지만 항공 촬영 사진에서 보니 마치 문어가 언덕
과 계곡으로 다리를  펼친 것처럼 보였다. 도심이 변두리와 삼림지와  뒤섞
여 있었기 때문에 도시와 시간이  전이된 지역을 알아보는 것은 더욱 힘들
었다. 테리는 시간이 한참  지나고서야 천이된 숲을 어느 정도 알아  볼 수 
있었다. 나무들 가운데 가장 작은 것은 사건이 벌어지기  전 상태에서는 가
장 컸던 미송  나무들이었다. 테리와 빌은 지금까지 공룡을 보지  못했지만 
테리는 공룡이 나타났다는 사실을 믿었다. 그는 5번  고속도로에 생긴 산을 
보았다. 한 도시가 사라질 수 있다면 공룡이라고 나타나지  말라는 법이 있
는가? 
빌이 가진 연줄은 그의 지위만큼이나 영향력이 있었다.그는  네바다까지 군
용기를 타고 갔다.  그 후에는 한 '동료'가 그들을 힐스보로까지  태워다 주
었ㄱ, 거기에서는 다른  사람이 그들을 위해 엘리콥터를 준비해 놓고  있었
다. 헬리콥터를 타고 가는 동안 빌은 민간인들에게 벌어진  재난 가운데 기
밀이 아닌 것들을  테리에게 이야기해주었다.전력 공급 중단으로 나라의  4
분의 3이 말 그대로 어둠  속에 잠겨 있었다. 나머지 지역들에서도 쥬스가, 
도저히 믿을 수 없는 뉴스들이  속속 들어오고 있었고 사람들은 공포에 사
로잡혀 있었다. 식품 사재기가  시작되었고 LA, 시카고 그리고 시애틀에서
는 폭동이 일어났다. 주지사들 중 4분의 3이 계엄령을  선포하고 연방 정부
의 지원을 요청했다.  엄청난 규모의 홍수와 해일 그리고 산사태들이  전국
을 폐허로 만들고 있었다. 재난이 일어난 곳의 병원들은  사람들로 넘쳐 나
고 있었고,  구조 대원들과 구조 봉사  기구들은 구원 요청과 소실된  교량 
빛 도로 복구 임무 사이에서 헤어나지 못하고 있었다.
피해 지역의 인근에서는 혼란이  가중되고 있었지만 대부분의 사람들은 집
에서 텔레비전을 통해 뉴스를 보며 직장에 나가고 아이들을 학교에 보내고 
있었다. 재앙은 엄청났지만 더없이 특이했다. 예를 들어 LA는 거의 피해가 
없었도 도시 남쪽에서만 엄청난 홍수가 일어났다. 홍수가  바다로 흘러들어
간후 구조 대원드은  재산 피해가 거의없다는 사실을 알았다. 산후안  카피
스트라노와 산 클레멘테는 사라져  버렸다. 파괴된 것이 아니라 집들, 자동
차들, 시체 할 것 없이 모두 사라져 버린 것이다.
테리와 빌은 엘렌과 앤지에게 전화로 그들이 이제 존을 찾으러 갈 수 있게 
되었다고 알리려고 했지만 장거리 전화는 불통이었다.
헬리콥터를 강아타기 위해  네바다에 잠시 들렀을 때  테리는 민간 회선을 
이용해 전화를 하려고 애썼고, 빌은 군 시걸을 사용하려고 시도 했다. 빌이 
나쁜 소식을 가지고 왔다.
"앤지하고 엘렌이 숙소를  떠났다는군요. 당신 아들을 찾으러  간다는 메시
지를 남겼어요."
"뭐라구요? 하지만 아이는 거기에 없을 수도 있는데."
테리는 지금까지는 그  사실을 인정하지 않고 있었다. 하지만 이제는  어쩔 
수 없이 현실을 인정할 수밖에 없었다.
"아이는 다른 곳에 있을지도 몰라요."
그가 덧붙였지만 빙른 물론, 자신 스스로도 그 사실을 믿지 않았다.
"엘렌과 앤지는 무슨  일이 일어났는지 모르고 있어요.  이미 공룡지역으로 
들어갔을 수도 있어요. 하지만  그게 전부는 아니에요. 뭔가 진행되고 있어
요. 내 친구 하나가 말하기를 포틀랜드 지역의 목표물 지도를 - 지형  유도 
시스템을 위한 아주 자세한 지도를 만들라는 지시가 내려졌다는 군요."
"폭격하려는 거군요.그렇죠?"
"음, 그래요. 폭격기와 크루즈 미사일들이죠.  유도 시스템은 폭격기들이 나
무꼭대기 위에서도  비행을 할 수 있도록  해줄 겁니다. 그런 종류의  유도 
시스템은 매우 신뢰도가 높고 정확하죠."
"공룡들한테 미사일을 쏠거라고 생각하시는 건 아니겠죠?"
"공룡들은 궁지에 몰아넣기  위해 폭탄이 필요하다는 것을  믿을수 없어요. 
이런 일들을 처음으로 일으킨 것이 무엇인지 기억해요?"
테리는 폴슨 박사가  설명한 컴퓨터 모형과 그의  폭발 유형과의 연관성에 
대해 기억해 내려고 애썼다. 큰 규모의 폭발이 이  사건을 불러 일으켰다고 
했다.
"설마 그들이..."
테리가 우물거렸다.
"해독제죠..."
테리는 전율을 느꼈다.그는 공룡이 우글대는 지역으로 갈 예정이었고, 아내
가 포틀랜드에 도착했는지, 아들에게 무슨일이 생겼는지 전혀  알지 못하는 
상태에서 스텔스 폭격기가  갑자기 포틀랜드 위로 폭탄을  쏟아 부을 수도 
있다는 이야기를 듣고 있었다.  그는 지금 보다는 더 나빠질 일은  없을 거
라고 믿고 싶었지만 그때 마다 그의 바램은 어긋났다.
헬리콥터는 예상했던 대로 그곳에  있었다. 빌은 입버릇처럼 '그가 곧 조종
법을 배울 것' 이라고 말했었지만 그는 이미 매우 뛰어난 조종사였다. 그들
은 전이된 지역을 구분하기위해 원을 그리다가 남동쪽  구역으로 들어갔다. 
도심부의 마천루들은 대부분 사라져 머렸고, 외곽으로 뻗어나가  계속과 언
덕을 뒤덮고 있던 지역도 대부분 사라지고 없었다. 하지만  따의 형태는 변
하지 않고 있었다.  테리는 멀리서 반짝이고 있는 콜럼비아강과 원래의  자
리에 남아 있는  튜알리던 강을 보았다. 윌라ㅁ강은 사라져 버렸지만  계곡 
동쪽의 나무들 사이에서  뭔가 희끄무레한 빛이 나오고 있었다. 만약  그것
이 윌라밋강이라면 수로가 완전히 바뀌어 버린 것이다. 새로  생긴 숲은 일
정치 않은  모습을 보이고 있었다. 한  부분은 완전히 잘라져 머린  것같은 
모습을 보이고  있었느느데, 나무들은 서로  엉키어 쓰러진 채  아수라장이 
되어 있었다. 그때 빌이 뭔가 발견했다.
"저기로! 저 초원안으로!"
그가 소리쳤다.
그는 헬리콥터를  오른쪽으로 몰았고, 헬리콥터는  크게 원을 그리며  곧를 
낮루었다. 
테리에게 초원은 강바닥처럼 보였는데  흙으로 된 길다란 흠이 이어지다가 
멀리에서 모습을 감추고  있었다. 좁고 길다란 땅이 태양과 구름에  반사된 
물로 반짝이고 있었다. 
빌이 다시 손을 가리켰고, 테리는  무리를 지은 동물들을 볼 수 있었다. 테
리는 처음에 그것이 버팔로락 생각했지만  짐승들은 훨씬 컸고 긴 목과 꼬
리를 지닌 네 말 동물이었다.
그것은 공룡이었다. 그들은 강이었던 그 것의 둑을 따라 걷고 있었다. 빌과 
테리는 묵묵히 그  무리들을 바라보며 그 의미를 생각했다. 빌은  헬리콥터
로 크기 원을 그리며  아래를 다시 살ㅍ다. 초원이 있었고 사람을  태운 세 
마리의말이 지나가고 있는데  한 마리에는 두사람이 타고 있었다. 빌이  원
을 그리며 헬리콥ㅌ를 착륙시키자 말을 타고 있던 사람들이 걸음을 멈추고 
그들을 바라보았다.
그들은 한 가족처럼 보였다. 남자는 12살쯤 돼 보이는  남자아이와 함께 말
에 타고 있었고, 다른 두 명은 그의 아내와 딸로 보였다. 그들은 평온해 보
였지만 경계심을 늦후지 않앗다.소년  외에는 모두 총을 가지고 있었다. 테
리가 조심스럽게 다가갔다.
"안녕하세요. 저를 좀 도와주실 수 있습니까? 사람을 찾고 있는 테요. 여자 
두 명을 찾고 있습니다."
"만약 내가 당신이라면 그냥 공중에 머물러  있겠소, 여기에는 식인 공룡들
이 있어요. 그것도 아주 큰 놈들이에요."
"알고 있습니다. 그래서 이  사람들을 찾으려고 하는 겁니다. 한 사람은 제
아내에요."
"부인이 여기에 없기를 바라는 게 나을 겁니다.  바로 조금 전에 한 놈한테 
말을 한 마리 잃었습니다. 거의 아들을 잃을 뻔했죠."
남자가 자신의 뒤에 앉아 있는 소년을 눈짓으로 가리켰다.
"갑자기 튕나왔어요."
그가 말을 계속했다.
"크기는 아이가 타고 있던 말의  반 정도밖에 되지 않았는데 믿을 수 없을 
정도로 강한  턱을 가지고 있었오요. 말의  목덜밀ㄹ 물더니 그 늙은  말을 
땅 위로 내팽개쳤어요.  만약 뛰어내리지 않았다면 아마 아들은 죽었을  겁
니다."
"여기에서 사람들을 보시지는 못했나요?"
"오늘 아침에 몇 사람들을 봤어요. 하지만  그들은 여기를 벗어나고 있었어
요. 남자 두 명과 여자 한 명이었어요. 당신들도  얼른 피하세요. 이제 저희
는 가 보아야겠습니다."
남자는 발로 말의 옆구리를 슬쩍 건드리며 떠나갔다.
"잠깐만요. 이런 상태가 어디까지 계속되고 있는지 아십니까?"
여자가 다른 사람들의 뒤를 따르기 전에 몸을 돌렸다. 
"알 수없어요. 밴쿠버가 아직 남아 있다는  이야기는 들었지만 다리들이 모
두 무너졌다는 군요. 어떤 이는 윌슨빌까지 가는 길이  내내 이런 상태라고 
했어요."
테리는 고맙다는 인사를  했고 그녀는 다른 사람들을  쫓아가기 위해 말을 
재촉했다. 윌슨빌, 그는 중얼거렸다. 그들은 얼마 전에  남쪽의 피해 상황을 
눈으로 확인했는데 조금 전에 만난  그 여인은 벌써 밴쿠버를 말하고 있었
다. 그 말은 그의  집만 없어진 것이 아니라 거대한 도시의  90퍼센트가 이
제는 공룡이 들끓는 지역으로 변했다는 것을 의미했다.
빌은 다시 헬리콥터를  몰고 전이된 지역으로 깊숫이 들어갔다. 얼마  후에 
테리는 오렌지 같아 보이는  것이 있는 두 개의 초원을 발견했다.  빌은 착
륙을 할 수 없었기 때문에 나무 꼭대기 위엣 선회하며 테리가 잘 볼 수 있
도록 헬리콥터를 움직였다. 나무들 사이로 세발 자전거 네 대가 보였다. 그 
중 두 대는 쓰러져 있었다.  자전거에 오렌지색 깃 발이 달려 있었다. 바로 
공중에서 보았었던  그 오렌지 색이었다.  그들은 공중을 천천히  돌았지만 
사람이 있다는 표시는 어디에도 없었다. 그들은 수색 범위를  넓혀  갔지만 
자전거의 주인들은 보이지 않았다.
테리는 몇 개  남지 않은 표식들을 가지고 빌에게  그의 집 쪽으로 최소한 
집이 있었다고 생각되는 곳으로 가는 길을 알려 주었다.
거기야말로 엘렌이 존을 찾으러 갈 만한 곳이었다. 헤리는  빌로 하여금 집 
위를 지나 공중에서 회전을  하도록 부탁했다. 그곳에도 숲밖에 없었다. 빌
은 원을 점점 넓게 그렸지만  그들은 나무 외에는 집도, 길도, 건물도 찾을 
수 없었다.  그는 틀림없이 엘렌과 앤지가  이 정도로 멀리 왔다면  아들을 
찾는 노력이 헛된 수고임을 알게 되었을 것이라고 생각했다.
공군으로서의 빌의능력은 상공에서 물체를 식별하는데서도  발휘되었다. 그
는 다시 새로운 것을 찾아냈다. 초원의 검은 점  주위에 오토바이들이 세워
져 있었다. 사람은 보이지 않았고 작은 짐승들이 숨을  곳을 찾아 질주하는 
움직임만 보였다. 빌은 오토바이 근처에 헬리콥터를 착륙시켰고, 시동을 켜 
놓은 채 밖으로 나왔다.그는 테리에게 M-16소총을 건네주었다. 테리는총을 
받지 않았다. 그는 총을 쏠 줄도 몰랐고, 만약 총을 쏠 일이 생긴다면 빌을 
다치게 할 것 같았다.
오토바이들은 아직도 불씨가 남아 있는 모닥 불 주위에  세워져 있었다. 그 
주위에는 빈 술병들이  어지러이 널려 있었다. 풀밭 한쪽에은 인간의  머리
보다 두 배는  커 보이는 공룡 머리가  놓여 있었다. 이미 눈은 남아  있지 
않았고 그  주위에는 벌레들이 우글거렸다. 테리는  토하고 싶었다. 공룡도 
테리와 마찬가지로  진화의한 산물이었으나 이  세상에 존재하는 생물같지 
않았다.
빌이 오토바이 중 한  대 위에 올라타고 시동을 걸고 있었다.  부르릉 거리
는 굉음에  테리는 흠칫했는데 놀란 것은  테리 뿐만이 아니었다. 풀  속에 
뭔가 있었다. 그는 풀들이 뭉개져 있는 것을 발견했다. 오른쪽으로 풀은 계
속 뭉개져 있었고, 그는 걸음을 멈췄다. 언덕 아래로 두어 걸음을 더내디뎠
을 때 그는 보았다. 그건  시체였다. 공룡머리보다 훨씬 흉한 꼴로 변해 있
는 사람의 몸이었다. 크고 작은 짐승들이 그 시체를 뜯어먹고 있었고, 시체
는 더럽혀진 고깃덩어리에  지나지 않았다. 테리는얼굴을 돌렸고, 구역질을 
겨우 참았다.
그가 되돌아갔을 때 빌은 계속 오토바이의 엔진을 살펴보고 있었다.
"저 아래 시체가 있어요."
테리가 천천히 말했다.
빌은 일어서서 테리가 가리키는 방향을 슬쩍 쳐다보기만 했다.
"그럴 거에요. 이 오토바이들은 누군가 일부러 고장낸 거에요. 어떤 미치광
이가 배선을 끊어 놓고 사람도 죽였겠죠."
테리가 그 말에  대답하기도 전에 커다란 물체가 그의 뒤쪽에서  달려왔다. 
빌이 총을 들어올리고 수풀을 바라보았다.
갑자기 머리 하나가 불쑥 올라왔다. 사람 머리보다 컸고  주둥이 속에는 날
카로운 이빨들이 나 있었다. 공룡은 슛슛하는 소리를 새며  머리를 숙인 채 
그들을 햐해 달려들고 있었다. 빌이 공룡을 향해 총을 쏘아 댔다.
"빌, 무슨 짓을 하는겁니까?  저건 멸종된 동물이에요, 아니 멸종되었던 종
이에요."
테리의 왼쪽에서 뭔가 움직였고 빌이 다시 그쪽으로 총구를  돌렸다. 또 다
름 공룡  머리가 올라왔다가 사라졌는데  처음 공룡과 생김새가  비슷했다. 
풀 속에서 다른 소리가 계속  들렸고 테리는 자신들이 포위되어 있다는 걸 
알았다.
"공룡 무리가 우리를 사냥하려는겁니다."
빌이 말했다.
"내 옆에 바짝 붙어 있다가, 뛰라고 할 때 뛰세요."
테리는 빌의 뒤를 따랐고,  그들은 헬리콥터 쪽으로 걸음을 옮겼다. 테리는 
빌이 가지고 있는 나머지 총을 넘겨받는 일이 생기지  않도록 기도했다. 뒤
에서 쿵쿵거리는 소리가  들렸고, 그들이 뒤를 돌아보니 셰틀랜드 산  종마 
크기의 공룡이 풀숲을 헤치며 돌진해 오고 있었다. 짧고  가는 목에 몸통은 
뿌연 녹색빛이었고,  꼬리를 거의 머리높이까지 쳐들고  있었다. 공룡은 두 
뒷다리로 달리고 있었고 날카로운 발톱이 달린 앞발은 가슴 위에 올려놓고 
있었다. 아가리 사이로  이빨이 보이기는 했지만 아무런 소리도 내지  않았
다. 빌은 세발을  연달아 공룡의가슴에 쏘았고 공룡은 풀 위로  쓰러지면서 
빌과 테리 쪽으로  굴렀다. 공룡은 꽥꽥거리며 비명을 질러 대면서  헬리콥
터에 몸을 부딪혔다. 빌은 다시 다른 놈들에게 세 발을 쏘았고, 또 다른 비
명소리가 울렸다.
"뛰어요!"
테리는이를악문 채 몇 년동안 제대로  써보지 않은 다리를 힘껏 움직여 헬
리콥터로 달려갔다. 테리는 쉴새없이  뒤를 보며 뛰었고, 자신을 공격해 오
는 것은 없는지 살폈다. 그는 달려가다가 헬리콥터 엔진  소리에 공룡이 뒤
쫓아와도 소리를 들을  수 없다는 걸 깨달았다. 그들은 언제라도  기습당할 
수 있었다. 빌은 조종석에 앉고 있었다. 그들은 언제라도 기습당할 수 있었
다. 빌은 조종석에 앉고 있었다. 테리가 조수석에 앉아 문을 닫으려는 순간 
빌이 조심하라고 소리를  질렀다. 테리는본능적으로 조종석쪽으로 몸을  기
울이며 아직 문밖에 있던 다리를 높이 쳐들었다. 공룡의  이빨이 테리가 앉
은 좌석을 물어뜯었고  공룡은 좌석을 잡아당기느라 용을 쓰고 있었다.  그
때 빌의  M-16소총이 테리 무릎 위로  떨어졌다. 테리는 꼼짝하지  않았고 
빌은 머뭇거리고 있었다. 공룡이 다시 테리에게 달려들었다. 테리는 재빨리 
몸을 뒤로 제끼며  피했다. 공룡의 주둥이가 테리의 다리 사이에서  벌어졌
다가 다물어졌다.
"죽여요, 빌!어서요!"
그가 소리를 질렀고 빌은 공룡의 머리에 총을 쏘았다.  피가 테리의 얼굴과 
바짓가랑이 사이로 마구 튀었다. 공룡은 땅위로 푹  고꾸라졌으나 주둥이에
는 아직도 좌석이 물려 있었다.
"여기에서 빠져나갑시다. 다른 놈들이 몰려오기 전에 올라가야 합니다.!"
테리는빌에게 몸을 기대고  발로 공룡의 머리를 걷어찼다. 걷어 찰  때마다 
좌석이 푹하고 찢어졌다. 그러나 공룡의 머리에서 흐른  피로 미끌미끌해서 
테리의 발길질은 번번이  비껴 나가고 있었다. 10여 차례를 걷어찬  후에야 
머리는 문에서 떨어졌다.  공룡의 아가리에는 찢긴 좌석 쪼가리가 물려  있
었다.
빌은 회전 속도를  ㅈ이더니 조종간을 당겼다. 그들이 이륙하는 순간  테리
는 두 마리의 다른  공룡이 수풀 속에서 달려오는 것을 보았다.  그들이 안
전하게 공중으로 떠올랐을 때 빌은 테리를 바라보고 미소를 지으며 목청을 
돋구어 말했다.
"이제 저것들이 멸정된 정이라는 것에 대해 어떻게 생각해요?"
테리는 몸서리를 치며 그나마 조금 남아 있는 좌석에  앉으려고 했다. 헤드
폰을 끼자 빌이 혀를 차는 소리가 들렸다.
"지금까지 본 것 중에  가장 빨리 마음을 바꿨네요. 순식간에 '위험에 빠진 
종을 구하자'에서  '빨리 죽여 버려' 로  바뀌다니, 이봐요. 테리  그게 어떤 
조인지 아세요? 발로사우루스에요.  극ㄴ 오직 한 종류만 먹는데  하마터면 
당신이 먹이가 될 뻔했어요."
빌은 게속 웃고 있었지만 테리는 전혀 우습니 않았고 화가 나 가만히 아래
를 내려다보았다. 그러나 오랫동안 그의 눈 앞에 보이는  것은 자시느이 가
랑이 사이에 있던 공룡의날카로운 이빨뿐이었다.
"이게 뭐죠. 믿을 수가 없군요."
테리가 쳐다보았지만 나뭇잎밖에는 보이지 않았다.
"아뇨. 이 위요. 저기를 보세요."
테리는 저 멀리에서 희미하게 반짝으느 마천루를 바라보았다.  마천루가 반
투명으로 빛나고  ㅇㅆ었다. 포틀랜드가 거기에 있어ㅆ.  그러나 몇 분전만 
해도 없었던  도시였다. 정말 저기에 있는  걸까? 테리와 빌이  포틀랜드를 
너무나 보고 싶어했기  때문에 그들의 마음이 그런  모습을 그려내는 것일
까? 테리는 알아볼 수 있는 건물들을 찾다가 캘리포니아 은행과 코인 타워
를 발견했다. 테리는 마천루의 밑부분부터 훑어 보았는데, 알 수 없는 빛이 
비치면서 차들과 사람들을 알아볼수 없게 했다.
"엘렌과 앤지가 도심 안으로  들어갔다고 생각하세요? 아들은 아마 지금쯤 
저기에 있을 거에요.  도심안으로 들어가 보죠. 빌. 그들을 찾을  수 있을지 
한번 봅시다."
빌은 헬리콥터를 공중에서  빙빙 돌림 망설이고 있었다. 테리는 그가  이렇
게 망설이는 모습을 지금까지 한번도 본적이 없었다.
"문제가 있나요? 가서 식구들을 찾아야죠."
"뭔가 이상해요... 음... 진짜 같지가 않아요... 불안정해 보여요."
"만약 허상이라면 우리가 다가갔을 때 사라지겠죠."
빌은 실제로 자신이 느끼는  것보다 훨씬 자신 있게 말했다. 왜  도시가 신
기루처럼 아물거리는 걸까?
헬리콥터는 머리를 낮추고  앞으로 나아가기 시작했다. 빌은 눈에 띌  정도
로 표정이 굳어져 있었고  테리는 점점 흔들렸다. 도시를 제대로 볼  수 없
었다. 그는 도시  뒤쪽에서 빛나고 있는 언덕에서  눈을 떼지 못했다. 그때 
건물들이 사라지기 시작했다.  테리는자신의 눈을 의심했지만 건물들은  계
속 흐려지다가 자취를  감추었다. 빌은 헬리콥터 속도를 늦추었고 다시  공
중을 선회하며 도시가 있던 자리에 생긴 숲을 바라보고 있었다.
"환영인가요?"
빌이 물었다.
"두 사람이 같이 환영을 보는 것은 대단히 희귀한 경우죠. 신기루 같아요."
"연료가 이제 얼마  남지 않았어요. 3킬로미터 정도만 더  갔다가 되돌아가
야 합니다."
빌은 다시  공중을 돌며 주변을 수색했고,  테리는 계속 밖을 살피며  그가 
얼마나 쉽게 마음속에서  사라진 도시르 지우고 있는지 놀라고 있었다.  도
시의모습은 그의 아들과 어쩌면 아내까지도 잃게 한 수수께끼의 한 단면일
지도 모른다는 것을 그는 깨달았다.
62. 생존
그 일은 사람들이  하루의 시작을 준비하느라 분주한 아침에 일어났다.  갑
자기 하늘엣 불붙은 널빤지들이 떨어지기 시작했다. 널빤지의폭은  거의 비
슷했지만 길이는 제각각이었고 모두 불이 붙어 있었다. 얼마  되지 않아 불
은 금방 꺼졌다.  마을 사람들이 마법을 두려워하며 신부에게로 달려가  이
에 대한 설명을 듣고 싶어했지만 신부가  말해 줄 수 있는 것은 아무 것도 
없었다.
프랑소아 드랭, 뚜르넨느 지방, 프랑스 1670년 8월 15일
오레곤주 포틀랜드가  있던 자리에 생긴 숲  수요일 오전 10시 5분(태평양 
표준시)
"엘렌, 모습이 말이 아닌데, 좀더 가꿔야 겠어."
키쉬톤이 엘렌의 손을 등뒤로 돌려 잡았고 칼은 그녀를 고깃덩어리 보듯이 
훑어보았다. 그녀 자신도 그렇게 생각했다. 수많은 상처가 나 있는 데다 흙
먼지를 뒤집어썼고, 블라우스와  바지는 누더기나 다름없었다. 하지만 이글
거리는 칼의 눈빛을 보자 엘렌은 더러움도 칼에게는 문제가 되지 않는다는 
것을 알았다.
리프먼이 몸을  움직이며 칼의 주의를 끌었다.  그는 죽은 척하며 땅  위에 
누워 있었는데 활은 계속  어깨에 매달려 있었다. 칼이 화가 나서  활을 내
팽개쳤다.
"네가 나를 이렇게 만들었고 우리 오토바이도 못쓰게 만들었다이거지?"
리프먼은 오토바이 이야기를 듣고도 전혀 놀라지 않았다.
"저 놈이 바비를 죽였어."
밀러가 리프먼의 옆구리를 거더찼고 발길질을 멈추지 않았다.
"뒤에서 활을 쏘다니. 그건 예의가 아니지."
리프먼은 몸을 일으키고  앉아 밀러를 올려다 보았다. 얼굴 오른쪽이  부어
오르고 있었다.
"죄송합니다만, 그럼 강간범을 죽이는 옳은 방법이 뭐죠?"
"개자식 같으니라구!"
밀러가 소리를지르며 리프먼을 걷어찼다
킬이 밀러를 뒤로 밀어내고 가운데로 걸어왔다.
"강간범이라구? 이런, 그건 여자들이 원한 거였어!"
칼이 리프먼의 얼굴에 대고 소리를 질렀다.
"여자들은 처녀가 아니야. 앤지의가슴을 봤냐?"
칼이 말했다.
"그 여자가 꼬리치는거는  봤어? 우리는 그녀가 원하는 것을  갖고 있었어. 
거래가 이루어진 거지. 그런데."
칼이 총부리를 낮추어 리프먼의 머리에 겨누며 물었다.
"그 가슴 큰 여자는 어디에 있어?"
리프먼이 엘렌에게 알수 없는 눈짓을 보내더니 갑자기 일어서서 그들이 왔
던 방향을 바라보며 소리를 질렀다.
"도망치세요. 앤지. 어서 숨어요! 도망치세요!"
칼이 주먹을 날려 리프먼을 땅에 쓰러뜨렸다.
"내가 잡아올게. 칼,"
밀러가 나무를 타고  성급하게 뛰쳐나갔다. 엘렌은 리프먼이 소리 친  방향
에 공룡이 있느지 보려고 했지만  나무가 바로 정면에 있었기 때문에 아무 
것도 볼 수가  없었다.그녀는 정신없이 달렸기 때문에 얼마나 멀리  왔는지 
알지 못햇다. 공룡은 가 버렸을까? 아까처럼 따라오고 있을까? 
칼이 엘렌의  블라우스 자락을 움켜쥐고  그녀를 잡아당겼다. 칼의  입에서 
술 냄새가 풍겼다.
"우리는 좀더 편안한 장소로 가지."
그가 엘렌을 난폭하게 끌어당겼다.
"키쉬톤, 로빈 훗을 데려가 잘 감시해. 죽여도 상관없어."
키쉬톤은 리프먼을 잔인한  눈빛으로 쳐다보았지만 살의는 보이지  않았다. 
누군가를 죽이겠다고  말하기는 쉬워도 실제  죽이는 것은 어려운  일이다. 
오직 칼만이 냉정하게  일을 저지를 수 있었다. 키쉬톤은 리프먼을  일으켜 
세운 다음 칼과 엘렌 쪽으로 밀었다.
그들이 쓰러져 있는 나무들 사이를 거의 벗어났을 때 세 발의 총성이 울렸
고 뒤이어 짐승의 포효가 들렸다. 그들은 모두 뒤를 바라보았다. 쿵하는 소
리와 함께 딱딱한 겋을 씹는 소리에 놀란 그들은 서 있던 통나무에서 물러
섰다. 그때 밀러가 나무 둥치 끝 부분에서 모습을  드러냈는데 한손에는 총
을 들고 한손으로 통나무를 짚고 올라와 쓰러진 나무  위를 달리고 있었다. 
다시 울음소리가 들렸고, 공룡이 모습을 드러냈다. 앤지를 죽인 바로 그 공
룡이었다. 나무 사이를 빠져 나오느라 애를 먹고 있었다. 밀러가 나무 줄기 
위로 올라와서는 모습을 감추었다. 잠시 후 다시 그의 모습이 나타났고, 그
는 공룡을 향해 세 발을 연달아 쏘았다. 공룡이  공통스러워하며 몸을 숙이
는 사이 칼과 키쉬톤이 자신의 총을 꺼내 쏘았지만 모두 빗나갔다.
밀러는 있는 힘을 다해  쓰러져 있는 다른 나무 위로 올라갔다.  공룡은 그
를 힘껏내리쳤지만 밀러는이미  나무 사이로 뛰어내린 후 였다. 공룡은  나
무를 밟고  올라서더니 다른 통나무들을  밟고 건너오기 시작했다.  공룡은 
두 개의 통나무  위에서 조심스럽게 균형을 잡고  서서 아래를 내려다보았
다. 꼬리를 흔들며 공룡은 고개를 숙이고 앞발로 나무를 치고 있었다. 나무 
밑에서 두 발의 총성이 울려 나왔다.
"다시 장전해. 밀러, 어서!"
키쉬톤이 소리쳤다.
밀러의 첫  번째 비명은 앤지의 그것보다  길지 않았다. 하지만 그는  마구 
긁어대는 공룡의앞발에 희생되기 전 두 발을 더 쏘았다.
"서둘러!"
칼이 다시 엘렌을 떠밀며 소리쳤다.
"그리고, 너 이 새끼!"
칼이 리프먼의 사타구니를 걷어차 리프먼을 쓰러뜨리며 고함을 질렀다.
"너, 일부러 그런 거지. 저 놈이 있다는 걸 알고 그랬지!"
리프먼은 신음하며 고통스러워했다.
"앤지하고 같이 있고 싶어한게 아니었나 보죠?"
엘렌은 칼의주의를 끌 수 있기를 바라며 말을 꺼냈다.
"이제 영원히 같이 있을 수 있게 됐군요."
칼의 얼굴이 분노로 벌개지고  있었다. 그의 눈에 살의가 번득이고 있었다. 
엘렌은 속으로 빠져나갈 궁리를 하고 있었다.
"공룡이 이쪽으로 오는 것 같아요."
그녀는 거짓말을 했다. 
칼이 공룡을 돌아보았을 때 공룡은  아직도 통나무 밑에 모리를 처박고 있
었다.
"대가를 치르게 될 거야! 너희 둘 다!"
칼이 이를 갈았다.
칼은 다시 엘렌을 떠밀었고, 그들은 숲을 향해 걸어갔다. 리프먼 외에는 모
두 뒤를 끊임없이  힐끔힐끔 넘겨다 보았다. 가끔씩 그들은 바라보기는  했
지만 공룡은 새로운 먹이에 정신이 팔려 있었다.
엘렌은 갈등하고 있었다.  만약 그녀가 다시 도망치려고 한다면 그녀는  칼
이나 키쉬톤에게 살해될 것이고 탈출에  성공한다고 해도  저 공룡이나 다
른 공룡에게 잡혀  먹힐 것이다. 그러나 그녀가 도망치지 않는다면  그녀는 
이 강도 무리한테 강간당한  후 살해될 것이었다. 그리고 리프먼이 있었다. 
그는 자신과 앤지를 남겨 두고 떠날 수도 있었고,  그랬다면 자신들은 공룡
에게 잡아 먹혔을 텐데 그는 그녀와 앤지를 도와주었다.  지금 상황으로 봐
서는 칼과 키쉬톤이 그를 죽일 것만 같았다. 만약  그녀가 도망친다면 리프
먼과 함께일 것이다.
그때 갑자기 엘렌옆에 쓰러져 있는 통나무에 총알 박히더니 총ㅅㅇ이 연달
아 울려 퍼졌다. 칼과 키쉬톤은 놀라 사방을 둘러보았다. 두발이 그들 머리 
위를 스쳐 지나갔고 네 사람은 가까이에 있는 통나무  아래로 몸을 숨겼다. 
그때 숲에서 목소리가  울려 나왔다. 아주 낮게 깔리는 위협적인  목소리였
지만 엘렌의 귀에는 낯설지가 않았다.
"그 여자와 남자를 보내 줘!"
"넌 누구야?"
칼이 소리쳐 물었다. 그 목소리는 같은 요구를 되풀이하고 있었다. 칼이 키
쉬톤에게 알수 없다는  표정을 지었지만 키쉬톤은 어깨만 으쓱했다. 그  때 
칼이 몸을 돌리고 리프먼에게 총을 겨누었다.
"저 놈은 누구지?"
리프먼의얼굴은 보랏빛 멍이 든 채 부어 있었다. 그는  거의 입술을 움직이
지도 못했지만 조그만 소리로 말했다.
"총을 가지 사람이지."
칼이 리프먼의 성한쪽 얼굴을 내리쳤다. 리프먼은 얼굴을  찡그리며 아픔을 
참았다. 순간 만족했는지 칼은 더 이상 리프먼을 때리징 않았고, 엘렌을 쳐
다 보았다. 그녀가 호들갑을 떨며 말했다.
"총을 가지고 있는 사람이라니?"
칼이 그녀를 후려치는 바람에 그녀가 쓰러졌고 그는 그녀의 머리체를 잡아
챘다.
"저들한테 너를 넘겨주지 않아. 넌내 거니까."
숲에서 두발의 탄환이 다시 날아왔고 바로 머리 위를  스치고 지나갔다. 통
나무에 몸을 숨기고 칼이 응시했다.
"원하다면 이리 와서 데려가라구!"
그가 소리질렀다.
"우리는 총알이 많아. 우리는 움직이지 않을 테니 그리 알라구."
"뒤를 보시지!"
나지막하고 인간의 것 같지 않은 목소리가 말했다.
그 말에 모두 뒤를 돌아보니 공룡이 그들을 노려보고  있었다. 키쉬톤이 리
프먼을 걷어차며 재촉하는 순간 공룡이 그들을 향해 걸어 오고 있었다.
칼은 탈출구를 찾느라 정신없이  주위를 둘러보았지만 엘렌은 자신들이 갇
혔다는 것을 알았고, 칼이  그 사실을 깨달을 수 있을 만큼  똑똑한 사람이
기를 마음속으로 빌었다.  그들은 총의사정거리안에서 벗어나기 위해  숲을 
따라 움직일 수 있을  것이다. 하지만 숲 속의 남자가 그들을  따라올지 알 
수 없었다.  그들은 빨리 움직일 수  없을 것이고 공룡은 쓰러진  나무들을 
헤치고 걸어오는데 아무런 어려움도 느끼지 않을 것 같았다.
"어떻게 해야되지. 칼? 저들을 보내주는게 낫지 않을까?"
키쉬톤이 멈칫거리며 말했다.
"알았어. 생각해 볼테니 입좀 닥치고 있어!"
엘렌은 공룡을 바라보며 칼이 공룡이  움직으는 것보다 빨리 생각할 수 있
기를 바랬다.
칼이 시비조로 숲 속을 향해 소리쳤다.
"만약 이들을 보내 준다면 우리를  살아 나가게 해 준다는 것을 어떻게 증
명할 건가?"
"그 여자와남자를 보내, 우리는 당신들한테는 관심없어."
우리라는 말에 엘렌은  희망을 가졌다. 그들이 누구이던 간에 그들은  칼과 
다른 사내들보다  심하지는 않을 것이다.  리프먼은 아무런 반응도  보이지 
않았다. 칼과 키쉬톤은 시간을  너무 낭비하고 있었다. 지금 바로 결정하지 
않는다면 그들은 자신과 리프먼을 놓아주고 공룡이 오지 건에 숲으로 도망
갈 수 있는 기회를 놓치게 욀 것이다.
"좋아, 좋다구!"
칼이 숲을 향해 소리쳤다.
그런 다음 엘렌과 리프먼에게 말했다.
"이걸러 끝난 게 아니야.  지금은 보내 줄 테니 가라구. 아주  빨리 도망쳐. 
그렇지 않으면 네가 바비한테 한것처럼 나도 네 등에 총구멍을 낼 거야."
그들이 통나무 위를 오르자마자 공룡이 그들을 발견하고 속력을 내기 시작
했다. 공룡은 사람한테 맛을 들인게 분명했다.
"서둘러!"
칼이 그들에게 소리쳤다.
"서두르라구, 그렇지 않으면 총을 쏘겠어!"
리프먼은 얼굴이 부어 앞을 제대로 볼 수 없었기 때문에 빨리 움직이지 못
했다. 엘렌은 그가 나무를 넘는 것을 도우며 도망쳤다. 그러나 그녀가 그의 
팔을 세게 잡거나  조금이라도 오래 잡기라도 하면  리프먼은 그녀의 팔을 
뿌리치곤 했다. 그들은 드디어  마지막 통나무까지 다 왔고, 숲으로 뛰어들
었다.
조금 전의 그 목소리가  그들에게 속삭였고, 나무 뒤에서 손이 나와   손짓
을 하고 있었다. 엘렌이 그곳으로 리프먼을 데리고 갔다.
거기에서 아들을 보는 순간 엘렌의 다리에 힘이 빠졌고,  엘렌은 아들의 품
안에 안겼다. 그녀가  한참동안 마음을 진정시키고 나서 눈을 떠보니  커비
가 권총을 들고 서 있었다.
"안녕하세요. 로버츠 부인"
숲에서 울려 나왔을  때처럼 낮게 깔리지는 않았지만, 그녀는 그  목소리의 
주인공이 커비였다는 걸 알았다. 커비는 엘렌을 보고  빙긋웃더니 리프먼을 
바라보았다.
"리프먼, 얼굴이 엉망인데."
리프먼이 얼굴을 돌려 멀쩡한 눈으로 커비를 쳐다보았다.
"만약 저 공룡이 오늘 우리를 잡아먹으면 내일은 우리 모두 알아보지 못할 
정도로 엉망이 되어버릴 걸."
그녀는 아들을 만났다는 안도감에 공룡을 잊어버리고 있었다.  그녀는 나무
에 기대어 칼과 키쉬톤이 통나무 위로 달려오는 것을 보고 있었다. 
"오고 있어... 그들이 오고 있어."
커비가 나무에 기대어 칼과 키쉬톤을 향해 총을 쏘았다.  칼과 키쉬톤은 몸
을 숨길 만한  장소를 찾다가 총성이 들리자 두  개의 통나무 사이로 몸을 
날렸다. 커비가 다시 장전했으나 찰칵하는 소리만 들렸다.
"갈 시간이 됐어요."
그는 말을 마치자마자 나무 사이로 뛰어들어ㅆ.
그들이 커비뒤를 따르는 순간 반자동 소총 소리가 숲  속을 울렸다. 하지만 
그 소리는 곧 포효하는 소리에 묻혀 버렸다. 칼과  키쉬톤은 사투를 벌이고 
있었다.
리프먼의 호흡이 거칠어졌고, 자주 넘어졌다. 엘렌과 존이 리프먼을 부축하
며 그를 도우려 앴으나 리프먼은 그들의 손을 밀어내곤 했다.
뒤에서 계속 총성이  울렸고, 엄청난 굉음과 공룡의 울음소기가 함께  들려 
왔다. 잠시 후 뭔가 부서지는 소리가 지축을 울렸고, 주위가 잠잠해지자 총
소리와 비명소리도 더 이상 들리지 않았다.
커비는 나무 뒤로 몸을  숨기며 숨을 고르는 철 하며 리프먼을  살폈다. 리
프먼은 나무에 몸을 기대고 서  있다가 다른 사람들처럼 천천히 앉았고 고
개를 숙이고 다른 사람들의 눈길을 피했다. 엘렌은 그가  많이 힘들어 한다
는 것을  알았다. 육체적인 고통일 수  있었지만 마음의상처 또한 아주  큰 
것 같았다. 그는 다른 사람들에게 도움받는 것을 혐오하고 있었다.
이제는 커비가 앞장을 섰다.
"자. 이제 가시죠. 우리 집까지는 갈 수 있을 거에요."
"너희 집이라구?"
엘렌이 물었다.
그녀는 순간 당황했다. 이런 원시림 속에 저 아이의집이 남아 있을까?
"너희 집이 아직도 남아 있니?"
"이쪽으로 몇 킬로미터 더 가야 돼요. 어제 아버지의 교회를 봤어요. 안 그
래. 존?"
존이 마지못해 고개를 끄덕였지만 엘렌은 아들이 뭔가 숨기고 있다는 것을 
알아차렸다. 엘렌은 숲을 둘러 보았다. 그것은 그녀가 지금껏 전혀 보지 못
하던 숲이었다.  식물들을 아주 낯설었고, 곤충이나  작은 생물들은 공룡이 
지배했던 시대. 그러니까 6.500만 년 전에 사라진 고대 세계에서 살던 것들
이었다. 그러나 커비는 집으로, 교회로 돌아가겠다고 말하고 있었다.
"그래, 만약 집이 남아  있고, 여기에서 멀지 않다는 게 틀림없다면 그곳으
로 가 보자."
그녀는 자신없이 말했다.
그녀도 조금이나마 확실한  문명 세계가 남아 있기를 바랬다. 드디어  리프
먼이 눈을 뜨고 성한 눈으로 커비를 바라보았다.
"집은 없기도 하고 있기도 해."
그가 부어오른 입술을 힘들게 움직여 말했다.
커비는 신경질을 부렸다.
"난 네 꿈을 깨려는 게 아니야. 커비."
리프먼이 계속했다.
"난 그저 내 눈으로 본 것을 말해 주는 거야. 나도 포틀래드를 봤어. 난 ㅍ
틀랜드가 나타났다가 사라지는 광경을 봤어.,"
"그게 무슨 소리야?"
커비가 낮은 목소리로 으르렁댔다.
"말 그대로야. 가끔씩 나타났다가  없어진다니까. 나타났을 때도 뭔가 이상
했어."
"난 봤어. 존도 봤다구."
"그래. 존?"
리프먼이 성한 눈으로 존을  쳐다보았고, 그 눈빛은 존이 커비 편을  들 수 
없게끔 만들었다.
"네가 보기에는 이상하지 않았단 말이야?"
"있기는 있었는데... 그게 말이야 ... 무척 흐릿했어."
"봐. 존도 봤대잖아. 넌 쉬기나해. 리프먼, 우린 집으로 갈 테니까."
리프먼이 고갤르 젓더니 성한 눈으로 표정을 살폈다.
"왜 포틀랜드가 남아 있다면 거기에서 오는 사람들을 한명도 보지 못한 거
지?"
"그건 너무 멀기 때문이야."
커비가 자신 있게 말했지만 아무도 그 말을 믿지 않앗다.
"그렇게 멀지 않아. 너는 지금 타보산 위에 앉아 있어."
커비는 눈이  휘등그래지더니 '타보산'하고 중얼거렸다.엘렌도 커비네  교회
를 여러 번 갔었기 때문에 교회가  바로 타보산 남쪽 언덕 위에 있다는 것
을 알고 있었다. 리프먼은 가만히 서서 작은 돌맹이르  숲으로 던지고만 있
었다.
"그 말은 너희집이  여기에 있었다는 이야기야. 집을 볼 수  있어? 교회는? 
모두 없어졌어. 사실을 받아들여.  아직 상황이괜찮을 때 여기를 빠져 나가
야 해. 너는 이 세계에 속해 있지 않아. 우리 모두 다  마찬가지야. 어서 여
기에서 벗어나야 한다구."
리프먼은 땅에 쪼그리고 앉아 얼굴을 무릎 사이에 묻었다.  엘렌은 순간 그
를 안아 주려다가 멈칫했다. 그녀의행동은 리프먼을 괴롭히기만 할 것이다. 
엘렌은 동시에  어떤 식으로 커비를  위로해야 할지 몰랐다.  그녀는그들이 
숲을 빠져나가야 한다는 사실만은 분명히 알고 있었다.
그녀가 존에게 도움을  요청하려고 할 때 하늘에서 소리가 났다.  헬리콥터 
소리가 분명했다. 헬리콥터가  낮게 날고 있었다.그녀와 존, 그리고  커비가 
팔을 흔들어 신호를 보냈다. 리프먼은 계속 나무 아래 앉아 있었다. 헬리콥
터 소리가 머리 바로 위에서 크게 울렸다. 나무에서  떨어진 나뭇잎들이 흩
날리면서 그녀의 시야를  가렸다. 엘렌은 바람에 날리는 잎사귀 끝에  바늘
처럼 날카로운 가시가 달려 있다는 것을 발견했다.
그 날카로운 가시가  그들 위로 떨어지고 있었다. 잎사귀의 방향이  바뀌면
서 가시가 엘렌의 어깨 위에 내리꽂혔다.
그녀가 고개를 돌려보니 20센티미터쯤 되는 도마뱀이 그녀의 눈 앞에서 혀
를 날름ㄱ리고 있었다.목  주위에는 골질로 이루어진 갈색 깃이 달려  있었
고, 몸통에는 녹색 반점이 나  있었다. 날개ㅊ 양쪽에 나 있는 돌기는 몸통
을 따라 납작하게  접혀 있었다. 그녀는 비명을 지르며 어깨에서  도마뱀을 
떼내려고 했지만 도마뱀은 발톱으로 그녀의 불라우스를 꽉잡아채고 뒷다리
로 거꾸로 매달렸다. 그러더니  돌기를 펼치는데 마치 날개처럼 보였다. 도
마뱀은 발톱을 풀고 뒷다리로 땅 위에 착지한 뒤  덤불 속으로 뛰어들었다. 
다른 도마뱀이 그 근처에 내려앉은  뒤 나무를 마구 긁다가 나뭇잎 속으로 
모습을 감췄다. 그때 다른  도마뱀 gs 마리가 엘렌의 머리 위로 바로 날아
와 그녀의  머리카락을 움켜쥐었다. 공포에  질린 엘렌은 도마뱀을  땅위에 
내팽개쳤고, 그놈은 다른 도마뱀들이  숨어 있는 덤불 속으로 도망쳤다. 도
마뱀의 공격이 그쳤을 때는헬리콥터도 이미 사라지고 없었다.
엘렌의 눈에 눈물이 고였다. 이 지옥에서 빠져나갈 수  있는 방법이 필요했
다. 커비는  거의판단령을 잃고 있었고, 리프먼은  아직도 자신의 속마음을 
내보이지 않고 있었다. 엘렌은 아이들을 찬찬히 훑어보았다. 아이들은 아직
도 여러 가지로 미숙했고 자신들이  나아가야 할 방향을 정하지 못하고 정
체성을 찾느라  애쓰고 있었다. 지금까지 그녀는  아이들에게 의존해 왔고, 
그들은 그녀를 구해 주었다.  리프먼은 앤지도 구하려고 애썼다. 그는 아주 
놀랄 만한 용기를 보여주었고,  그건 아들도 마찬가지였다. 하지만 이제 그
들에게는 그녀가 필요했다.이제는 그녀가 앞장서야 했다.
그녀가 움직이려는 순간  새로운 소리가 들려 왔다. 소리는 점점커지고  있
었고, 존과커비는 원망하는 눈빛으로 서로를 쳐다보았다.
"네가 한거야."
커비가 말했다.
"아냐. 네가 한거야."
존이 어색하게 대꾸했다.
그들에게 무슨 말을 하고 있는지 물어 볼 시간도  없었다. 커비는 리프먼을 
일으켜 세워 숲으로 달려가기  시작했고, 존은 엘렌 팔을 잡고 그  뒤를 따
랐다. 소리는 점점  커졌고, 이제는 그녀도 그 소리를 알아들을  수 있었다. 
그것은 오토바이 소리였다.
63. 진동
시간의 화살을 설명하면서  아인슈탕인이 저지른 실수는... 인과 관계  개졈
에 너무  집착했다는 것이다... 그 개념에서는  결과가 원인보다 먼저  있을 
수 없다. 인과 고나계가  무너진 세계를 상상해보라. 그것은 모래가 땅위로 
떠올라 공중에 떠다닐 수도 있고  그래서 우리가 그것을 잡을 수도 있다는 
것을 뜻한다.  더 나쁜 경우에는 돌이  땅에 떨어지기 전에 사람들을  맞혀 
쓰러뜨리거나, 우리가 태어나기도 전에 우리의 할머니들을 먼저  죽일 수도 
있다는 것이다.
피터 코브니와 로저 하이필드. 시간의 화살
워싱턴 D.C. 수요일 오후 1시 15분(서부 표준시)
이제 프레스넷에는 충분한  양의 자료들이 올라와 있었다. 조사를 위해  실
험실을 비웠었던 과학자들은 제자리로 돌아와 보고서를 프레스넷에 띄우고 
있었다. 보고서를 프레스넷에 뛰우고 있었다. 보고서 대부분이 설명에 그치
는 경우가 많았지만  사건을 분석하고 이론화하는 것들도 간혹 있었다.  미
확인 식물군들. 이상한 형태의  초소형 해양 식물들, 공룡을 보았다는 보고
가 이어지고 있었다.  과학자들은 모두 그런 사실에 현혹되고 매료되어  있
었으나 닉은 결과가  아닌 원인에 집증을 해야만했다. 그래서 그는  컴퓨터
를 켜고 화면에 고메즈 이론에 대한 의견들이 있는지 살펴 보았다.
그 이론은 전폭적인  지지를 받는 동시에 격렬한 비판을 받고  있었다.버지
니아 대학으 ㅣ한 물리학자는 확실한 대답을 요구하면서 우효화 논쟁을 벌
이고 있었다. 닉은  명단을 쭉 살폈지만 에밋 퍼글리시라는 이름은  어디에
도 없었다. 잠시 후 그에게 봉투 하나가 전달 되었다.
그것은 에밋이 보낸 것이었다. 닉은 봉투를 찍어 두툼한  사진 뭉치들과 타
자로 작성된 두 장의 보고서를 꺼내 들었다. 퍼글리시는  훌륭한 과학 작가
처럼 글을 효과적으로  쓰는 사람이었다. 닉은 보고서의 첫 부분을  읽었고 
단어 하나 하나에 흥미를 느끼기 시작햇다.보고서를 다 읽은  다음 그는 사
진 뭉치들을 뒤적여 요약 부분에서 언급된 사진을 찾아냈다.  그러나 잘 보
이지 않았다. 손이 떨리기  시작했다. 그는 확대경을 가지고 와 플램스티드
라고 이름지어진 분화구에 초점을 맞추었다. 바로 거기에 있었다.
닉은 의자에 기대어 천장을 바라보며 그의미를 이해하려고  애썼다. 퍼글리
시에게 조사를의뢰했을 때만 해도 그는 그저 막연하게만  생각하고 있었다. 
하지만 퍼글리신는 결국 해냈다. 퍼글리시의 보고서ㅓ는 그와  그의 동료인 
첸-슬레이터가 달과 같이 산소가 없는  곳에서는 오직 세가지 유현의 변화
만이 미래에서 과거로 진행될 수 있음을 증명하고 있었다.  달의 지진과 같
은 내부적인 사건에 의해 생긴  운석 천체의 움직임으로 생기는 변화 또는 
인간에 의한  인위적인 변화가 바로  그것이었다. 퍼글리시와  첸-슬레ㅇ는 
세 번째 유형의 것밖에 찾아내지 못했다.
닉은 다시 사진 위로 얼굴을 묻고 그가 전혀 생각지 못했던 사실들을 확인
했다. 그것이 분화구 속에  있었다. 대치의 직사각형 구조로 모서리가 날카
로웠기 때문에 자연 현상과 혼동할 여지는 전혀 없어삳.  미래에서 온 어떤 
것이 지금 달 위에 있었다. 뭘까? 이런 ㅈ런 가능성에 대해 생각해 보았다.
아마 그것은 달 영구 기지의 일부분일 것이다. 미래의  우리는 시간 전이가 
일어났다는사실을 알고  있을 것이다. 그  사실을 알면서도 전이된  지역에 
기지를 건ㅅㄹ한 것일까? 물론 문명세계가  이번 일에 대한 집합적 기억을 
잃어버리게 되는  것은 먼 미래의일일  것이다. 아마 문명은  파괴되었다가 
다시 번성하게 될 것이다.  또는 궂물들이 거기에 있는 것은 과거로  -그러
니까 닉이 살고  있는 현재로 오기 위한 것일까?  미래의 과학자들은 시간 
전이를 정확하게 예측할 수 있을까?
방문을 두드리는 소리에 그는 공상에서 깨어났다.
"들어오세요!"
엘리자베스가 새뮤얼 캐넌과  함께 들어왔다. 국장과 엘리자베스가  의자를 
닉의 책상 쪽으로가까이 끌어당기더니 몸을 앞으로 내밀고 작은 소리로 말
했다. 엘리자베스의 얼굴은 평소처럼 무표정했지만 닉은 캐넌  국자의 표정
을 읽고 뭔가 벌어졌다는 걸 짐작했다.엘리자베스는 본론으로  바로 들어갔
다.
"닉, 대통령은 고어의 계획을 허락했어요.  크루즈 미사일이 장착ㄷㅆ고, 지
형도도 준비됐어요. 시기가 결정되는 대로 미사일을 발사할 거에요."
"장소는 어떻게 됐습니까? 장소를  의존하기 위해 회의를 열기로하지 않앗
나요?"
엘리자베스와 캐넌 국장이 시선을 교환했고, 캐넌 국장이  감정을 억누르며 
말했다.
"더 이상 고료할  것도 없어요. 장소는 이미 결정됐어요.  포틀랜드에요. 알
래스캉에 공룡이 있다는 보고를 확인할 수 없었고, 빙하  지역은 캐나다 국
경과 너무 근접해  있어요. 게다가 빙하는빙하 시대에서 온 것으로  추측되
고 있어요. 우리는 알 길이 없어요."
닉은 캐넌 국장의  말을 이해했다. 모든 상황들이 전이된 지역은  백악기에
서 온 것이라고 말하고 이쑈었는데  만약 빙하가 빙하 시대에서 전이된 것
이라면 그곳 어딘가에도 사람이 있을 수 있을 것이다.  그 사람들을 죽인다
고 해서 현재가 돌아올 것 같지는 않았지만 누가 알겠는가? 닉은 위험하다
는 걸 알았다. 먼 과거의 생명선을 파괴한 다면  이어지는 세태들의 생명체
들도 파괴될 수  있었다. 누가 그 결과  로 인해 역사 속에서 사라질  것인
가? 히틀러나 스탈린은 그렇게 없어질지 모르지만 예수나  간디. 그리고 아
인슈타인 같은 사람들ㄷ 죽일 수 있는 모험을 감수해야  하는 것이다. 만약 
아인슈타인을 죽이게 된다면 우리에게는  과연 핵무기가 있었을까? 어쩌면 
히틀러가 먼저 핵무기를 개발하여 2차 세계대전에서  승리했을지도 모른다. 
그리고 만약 우리가 핵폭탄을 보유하지 않앗더라면 어떻게 우리가 그 폭탄
을 투하해 아인슈타인을 제일 먼저  죽일 수 있는 것일까? 짧은 시간 동안 
닉의 마음속에 여러 가지 생각이 떠올랐다. 그는 그들이  왜 알래스카를 피
했는지 알고 있어ㅓ다.그러나 증명되지 않은 이론을 가지고  생명을 희생시
킬 수도 있는 모홈을 한다는 것은 비윤리적인 일이었다.
"하지만 포틀랜드는  사람이 사는 도시잖습니까?  빙하지역에 대한 조사가 
확실해질 때까지 태통령의 결정을 보류시킬 수는 없습니까?"
닉이 말했다
"닉, 대통령은 고어의 말만  듣고 있어요. 그리고 고어는 대통령이 듣고 싶
어하는말만 하고  있어요. 대통렁이 듣고  싶어하는 것은 영부인을  되돌아 
오게 할 수 있다는 말뿐이에요.  닉. 당신은 이것이- 이 폭탄이론이 제대로 
이루어질 거라고 생각해요?"
"조금 전에 고메즈의 모형- 고어의  이론이기도 하지요-을 놓고 벌어진 토
론들을 살펴보고 있었어요. 열 명의 물리학자 중 오직  한 사람만이 지지하
고 있ㅇ요. 나머지  학자들은 그 실효서ㅓ에 의문을 제기하거나 모형을  수
정해야 한다는 의견을 가지고 있어요. 동시에 핵을 터뜨리려  모든 것을 원
래대로 되돌린다는 고어의  생각에 어느 누구도 찬성하지 않고 있어요.  폭
발이 과거 시점에서  있게 된다는 것도 불확실합니다. 폭탄은 우리의  현재
에 떨어질 수도 있어요."
엘리자베스는 캐넌 국정을  보며 뭔가 재촉했고, 캐넌 국장은 마지못해  고
개를 끄덕였다.
"당신이 알아야 할 게 있어요."
캐넌이 말을 이었다.
"이건 일급 비밀입니다. 알겠습니까? 우리는 영부인을  찾기 위해 애틀래타
에 수색팀을 보냈ㅇ요. 그들도 돌아오지 못했어요."
"네? 어떻게요."
"공중 낙하를 시도했어요.  도시의 모습을 제대로 잡을 수 있을  때까지 비
행기를 계속  선회시켰죠. 그런 다음 요원들을  내려보냈죠. 우리는 지상과 
비행기 안에서 동시에 낙하 상황을 지켜 보고 있었어요.  모든 것이 정상적
으로 진행되고 있었고,  요원들의 낙하산이 펴진 다음 그들은 도시  안으로 
착륙했어요. 그리고 나서 도시는 다시 사라졌고, 이후 어떤 소식도 듣지 못
했어요. 아직도 그들과 교신을 하려고 노력하고 있습니다."
닉의 목소리가 떠리고 있었다.
"부하들 일은 정 안됐습니다. 하지만 그  일이 고어의 이론을 부분적으로는 
뒷받침하고 있군요. 만약  우리가 미사일 탄두를 과거가...  현재에 와 있을 
때 투하한다면... 그럼 미사일은  과거에서 폭발할 겁니다... 하지만 물론 그
것이 지금 현재일 수 있어요... 그렇지 않나요?"
그는 스스로를 꾸짖었다. 그는 당황해서 그들을 혼란스럽게 만들고 있었다. 
그는 다른 사건들에 대해 질문했다.
"지상 관측팀은 좋은  위치에서 요원들이 낙하하는 모습을  보았다고, 그들
이 낙하하자마자 도시의모습이  희미하면서도 투명하게 변했다고 보고했어
요. 믿을 수 없는  것은 지상팀은 그들의 관측 위치에서 보았을  때 도시가 
멀리 떨어져 있었다는  것을 보여준다는 점입니다. 우리는지상팀과  계속무
전 교신을 하고 있었기 때문에  우리는 그들을 그 영향권의중심-애틀랜타-
로 보냈고, 그들에게 계속  보고를 하도록 지시했어요. 갑자기 그들이 사라
진 겁니다."
"지금 우리한테는 아무것도 남아 있지 않아요."
덧붙여 말하는 엘리자베스의 목소리가 떨리고 있었다.
낙은 당황했다.  몬트리얼에 나타난  안킬로사우루스처럼 공룡들이  전이된 
지역에서 나와  닉의 현재로 오고  있었다.하지만 현재에서ㅓ 간  사람들은 
분명히 한 쪽 방향으로만 이동해 갔을 것이다. 닉은  공룡들이 되돌아갈 수 
있을지 궁금햇다. 이동은  과거에서 미래로만 가능학까? 그것은 시간의  화
살과 일치하는 개념이었다. 만약 그렇다면 애틀랜타는 미래로  보내진 것이
고 그래서 캐넌의 부하들이 돌아올 수 없었던 것일까? 하지만 무생물은 어
떨까? 그것들도 똑같은 제약을 받을까? 아마 그럴 것이다. 그는  만약 어떤 
사람이 그의 과거로 여행을 한다면 생길 수도 있는 이간의 파멸에 대해 생
각하고 있었다.
대부분의 사람들처럼  닉도 무의식적으로  과거의자신과대면하기를 꺼려했
다.그러나 어떤 면에서 인간은  유기적 화학 물질에 불과했다. 미래의 화학 
물질이 과거의자신을 만나게 되면 분열을  일으킬까? 그럴 것 같지는 않았
다. 만약 분열이 미래로 진행된다면 고어의 폭탄은 미래로 가게 될 것이다. 
만약 폭탄에 의해 전이 지역이 파괴되지 않는다면 글ㄹ  것이다. 그는 자신
의 생각을 입밖에  내지 않앗다. 엘리자베스와 캐넌국장은  전문가의의견을 
듣기 위해 온  것이다. 전문가가 보통 사람들처럼 행동하면 사람들은  불안
을 느낀다.
"이 정보를 프레스넷에 올리겠습니다. 누군가 설명할 수 있을지도 몰라요."
엘리자베스와 캐넌 국장은 그것 말고도 다른 것을 더 원하는것같았지만 닉
은 그들에게 무엇을 안겨 줄 수 있을지 확신하지 못했다.
"시기가 아주 중요해요."
그가 말했다.
"만약 폭탄이 현재가 -현재인  시점에 폭발된다면 포틀랜드만 영향을 받는
것이 아닙니다. 만약  과거가 현재인 지점에 떠러어진다면 현재의 모든  것
들은 영향을 받지 않고  그대로 남아 있게 될 겁니다. 물론  과거는 완전히 
잿더미로 변하게 되겠죠."
닉은 진심으로 믿음을 주고 싶었다. 하지만 그가 할 수  있는 것은 아무 것
도 없었다. 그리고  엘리자베스와 캐넌 국장이 영향력을 잃었다는 것도  분
명한 사실이었다. 닉은 달콤한  자기 합리화가 필요했다. 그가 아무리 최선
을 다한다 해도 결과는 쓰디 쓸 뿐이었다.
"나머지도 말씀하세요. 샘."
"시기가 문제에요. 고어는 폭발 효과가 곧  사라질 거라고 하면서도 결과에 
대해서는 확신하지  못하고 있어요. 그는  각 부분들이 자기시대로  돌아갈 
거라고 생각하고 있지만 한편으로는 폭발로 인해 전이된 지역이 그들이 속
한 시간대가 어디이건 간에 그  자리에 고착될 수도 있다는 것도 인정하고 
있어요. 문제는 진폭이 지역마다 다를 것이라는 점이죠."
닉은 캐넌 국장이 말하려는 것을 알아차렸고, 그의마음속에  두려움이 파도
처럼 일렁였다. 캐넌국장은 닉의  눈을 똑바로 쳐다보고 있었다. 하지만 닉
의 표정을 보자 고개를 숙이고 자신의 구두 끝만 바라보고 있어ㅆ.
"캐넌 국장님. 그들이 포틀랜드에서의 진폭을 조절해 놓았나요?"
"지금 작업을 하고 있어요. 하지만 서부의 자료가 아직 도착하지 않았어요. 
하지만 그건 문제되지  않을 겁니다. 그들은 시기를 결정하기 위해  애틀랜
타의 진동을 쓸 겁니다."
"그럴 수는없어요."
"대통령은 할 수 있어요. 대통령이 그렇게 지시했어요."
"그러면 포틀랜드에 있는 모든 사람들이 죽게 됩니다."
"엘리자베스와 내가 그 점을 주장했었죠. 대통령은  두 가지의 필요악 가운
데 그것이 덜  중요하다고 생각하고 있어요. 대통령에게는 전 지역의  모든 
사람들을 잃느냐, 아니면  포틀랜드의주민들로 모험을 하느냐의 문제인  겁
니다."
"진동 분석이 끝날 때까지 기다린다면 위험을 최소화시킬 수도 있어요."
캐넌 국장은 더 이상 대통령의입장에  대해 논쟁할 마음이 없는 듯 의자에 
몸을 푹 묻었고, 엘리자베스가 몸을 앞으로 내밀었다.
"이번 일은 영부인을 구하기 위한 것 외에는 아무 의미도 없어요."
그녀는서두르고 있었다.
"대통령은 애틀랜타를  현재로 되돌리기  위해 폭파 시간을  결정할겁니다. 
대통령은 실수하고 있어요."
"맞아요. 아주 엄청난 실수죠."
"당신이 우리와  함께 가 주었으면  합니다. 우리는 대통령에게 다시  한번 
말할 겁니다. 당신은 고어를 처리하세요."
대통령은 집무실에서 책상을 등진 채 창 밖을 바라보고  있었다. 손은 습관
적으로 클립을 돌리고 있었다. 고어와 나탈리 마쯔다가 그  곳에 같이 있었
다. 평소처럼 엘리자베스는 그들을 무시한 채 회의를 진행시켜 나갔다.
"각하, 포틀랜드에 폭탄을 투하시키는 계획을 재고해 주시기 바랍니다."
대통령이 의자를 빙그르르  돌리며 클립을 책상 위로 던ㅈ다. 클립은  엘리
자베스의 발치에 떨어졌다.
"엘리자베스, 전에도 말했지 않나.  우리는 포틀랜드를 폭발시키지 않을 거
라고! 우리는 모든 것을 정상화시키기 위해 먼 과거에 핵을 떨어뜨릴 거야. 
만약 성공한다면 포틀랜드와 우리 나라의 모든 도시들은...  그리고 세계 어
디든지 정상으로 돌아올 수 있어. 나는 성공을 확신하고 있어."
대통령은 화가 나 있었다.
"결정을 내려야 해."
그가 말을 계속했다.
"그리고 난 그  결ㅈㅇ을 내린 거야. 오래 기다릴수록 기회는  점점 적어질 
뿐이야. 그렇지 않나, 어니?"
"사건의 결과들이 점점 안정화되고 있습니다."
고어가 말했다.
"곧 행동을 취하지 않는다면 우리의 유일한 기회는 사라져 버릴 겁니다."
"시기는요?"
닉이 말을 끊었다.
"어떻게 폭파 시기를 결정한 겁니까?"
그 질문에 대통령의 태도가 조금 누그러졌고, 대통령은  고어에게 대답하도
록 했다.
"이용 가능한 자료 가운데  가장 정확한 것들을 가지고 시기를 결정했습니
다."
고어가 힘을 주어 말했다.
"포틀랜드 자료 말이죠."
닉이 말했다.
"그건 쓸모 없어요. 가장 유용한 자료는 남동부에서 온 겁니다."
"남동부라구요...?"
닉이 기억을 되살리려고 애썼다.
"애틀랜타에서!"
대통령이 소리를 질렀다.
"그게 당신이 듣고 싶어하는 건가? 내가 명령했어, 바로 내가!"
"사람들이 함께  죽을 수도 있습니다, 가하.  프레스넷을 통해 고어 박사의 
계획에 대한 토론들을  계속 살펴보고 있었습니다. 아무도 그 계획을  지지
하지 않고 있습니다."
대통령은 의자에 앉더니 다른 클립을 집어들었다. 
"여러 가지 의견드이 있다는 것은 나도 알고 있소. 하지만 그밖에..."
"저희는 단지 각하께 조금만 더 기다려 주십사 하는 부탁을 드리는 것입니
다. 자료들이 지금 빠른  속도로 만들어지고 있습니다. 각하께서 필요로 하
는 시기에 관한 정보를 얻을 수 있습니다."
대통령은 입을 다물었고, 닉을  외면했다. 닉은 고어를 슬쩍 쳐다 보았지만 
그도 얼굴을 돌리고 있었다.마지못해 그는 퍼글리시가 보내온  사진들을 대
통령에게 건제주었다.
"새로운 내용이 있습니다. 가하.  지구에서는 시간 전이가 과거에서 미래로 
진행되었지만 달에서는 미래가 과거로 왔습니다."
대통려은 아직도 손가락 사이의 클립을 바라보고 있었다.
"저는 지금 달에는 우리의 미래에서 온 무엇이 있다는 증거를 가지고 있습
니다.사진을 보시면 아실 겁니다."
대통령은 혼란스러워하고 있었다.
"여기 있습니다. 각하. 이 분화구입니다."
"다른 조치를 취하기  전에 먼저 이것을 조사해 보아야 합니다.  뭔가 도움
이 될 수도 있습니다."
마침내 대통령이 입을 열었다.
"뭘 가지고 조사를 한단 말이오? 플로리다 발사  기지는 사라져 버렸고, 오
직 두 대의 우주선만  남아 있고, 그것도 지구 궤도 가까이에서밖에  쓸 수 
없단 말이오."
"이건 단지 그림자에 불과한 것입니다."
고어가 끼어들었다.
"이건 말도 안됩니다. 각하. 각하께서는 올바른 결정을 내리신 겁니다."
"직사각형 그림자라구요?"
닉이 이의를 제기했다.
"불가능한 일은 아니죠. 아시다시피 화성의 표면 그림자도 있지 않습니까."
"그걸 조사해 보아야 합니다."
"너무 늦었소."
대통령은 말을 끝내고 의자를 창문 쪽으로 돌렸다. 그는  새 클립을 구부리
고 신경질적으로 손을 임직였다.
"이미 결정은 끝났소."
닉은 눈앞에서 프레스넷에 뜬 메시지들이 끝없이 이어지고  있었다.그는 아
무런 관심도 없었다. 고어의  폭탄은 투하될 것이다. 모든 것이 희미해지고 
있었다.아이들이 뛰놀고 사람들이  공원에서 산책을 즐기는 포틀랜드의  모
습이 닉의 마음을 가득채우고 있었다.
달 사진이 닉의 사무실  게시판에 붙어져 있엇다. 그의 손에 닿지  않는 절
대적인 미스테리였다. 아마 영원히  밝혀지지 않을 것이다. 만약 고어의 계
획이 성공한다면 분화구에 있는 것이 무엇이든지 간에 그것은 사라져 버릴 
것이다. 만약 계획이  실패한다면 아마 10년 안에 그들은 플램스티드  분화
구를 탐사할 수 있을 것이다. 닉은 마음 한구석으로  고어 계획이 실패하기
를 원하면서 약간의 죄책감을 느꼈다.
그때 컴퓨터에서 울리는소리가 그의 관심을 끄었고, 그는  자신이 요청했던 
자료가 화면에 나타나는 것을 보았다. 그것은 고메즈 모형의 변형식이었다.
닉은 차이점을 찾으려 했지만 마음은  온통 컴퓨터가 내는 삑삑 소리에 가 
있었다. 그는 삑삑거리는  소리대신 댕그렁  소리가 나도록 자신이  프로그
램을 만들 수는 없을까 하고 생각했다.
64. 항해의 끝
우리는 빙하를  타고 테라노바를 벗ㅇ나려고  하던 중이었다. 그때  갑자기 
식인 고래 무리가 공격해 왔다. 고래들은 우리들을 물  속을 떨어뜨리기 위
해 등으로 얼음을 쳤다. 그들의 힘은 엄청났고, 얼음이 깨지면서 일부 조각
들이 우리 머리위로 떨어졌다. 우리는운좋게도 더 단단한  빙하위로 기어오
를 수 있었다.
로버트 필콘 스코트 선자. 1911년 1월 5일
플로리다주 네이플즈 서쪽 수요일 오후 1시 20분(서부 표준시)
패티는 피를  흘리고 있었다. 패티는 아주  많은 양의 피를 흘렸지만  쉬지 
않고 헤업쳤다. 공룡은 거칠게 숨을 몰아쉬고 있었고 론은  그들이 짐이 된
다는 사실에 미안함을 느꼈다. 그러나 그들에게는 다른 방법이 없었다.
팻이 죽은 이후 아무도 잠을 자지 않았다. 갈증과  배고픔으로 몸은 약해져 
갔고, 그들은 말할 기운도 없이  패티의 등 위에 가만히 앉아 있기만 했다. 
론은 팻의 끔찍스러운  죽음을 보고 엄청난 두려움을 느꼈고, 따라서  자고 
싶은 마음은 추호도 들지 않앗다. 
론은 똑바로 앉아  고래들이 따라오고 있지는 않은지 계속살폈다. 팻  하나
만으로도 고래들은 배가 부를 거라고  생각했지만 잠시도 눈을 뗄 수 없었
다. 고래떼는 보이지 않았다.  그러다가 앞을 바라본 론은놀라움을 금치 못
했다. 육지가 보이고 있었다.
"저기 좀 봐!  해냈어! 우리는 해냈다구!"
다른 식구들이 몸을 일으켜 해변을  딸 나 있는 갈색의가느다란 줄을 쳐다
보았다. 그들은 생기가 나서 환호성을 울렸고, 서로 부둥켜 안았다.
"착한 패티야. 팻일은 정말 안됐어."
로자가 몸을 숙여 패티의 옆구리를 쓰다듬으며 말했다.
해변은 점점 가까워져지고 있었다. 론은 패티에게 무슨 일이  생길 경우 그
들이 해안까지 헤엄쳐  가는 것이 가능한 지점을 어림잡아 보았다.  카르멘
이 론에게 뭔가  말하려다가 입을 ㄷ물었다.그녀는바다를 바라보고 있었다. 
론이 뒤를 돌아보니  멀리서 새가 무리를 지어 날아오고 있었다.그는  즉시 
그 의미를 알아차렸다. 고래떼가 ㅉ아오고 있는 것이다. 
"아빠, 고래들이 와요."
"맞아. 크리스, 하지만 해변에 점점 가까워지고 있어."
론은 아직 충분히 가까운 거리는 아니라는 것은 말하지 않았다.
"만약 무슨 일이 생긴다고 해도 우리는 헤엄쳐 갈 수있어."
크리스는 믿지 못하는 눈치였다.
곧 한 마리 한 마리를 구분할 수 있을 정도로  새떼가 가까이 왔다. 하지만 
절망스럽게도 해안은 아직도  멀기만 했다.갑자기 오르카 고래의  미끌미끌
한 몸통이  물 속에서 솟구 치면서  그들은 물세례를 받았다. 다른  고래는 
보이지 않았지만  다른 놈들도 곧 모습을  들낼 것이다. 다시 고래가  패티 
머리 옆에서 뛰어 올랐고, 패티는 공포에 질려 울부짖었다. 고래 한 마리가 
패티 바로 앞에서  물위로 뛰어오르자 패티의 몸이 기우뚱했고, 그  바람에 
등에 있던 사람들은 하마터면 바다 속으로 빠질 뻔했다.
론은 패티가  방향을 잃을 까봐 걱정했지만  공룡은 가던 길로 계속  갔다. 
고래들이 다시 뛰어ㅓ  올랐지만 패티는 이번에는 도망치지 않았다. 두  번
을 더 시도하던 고래들은 두 번 모두 실패하자 패티를 사냥하는 것을 포기
한 듯 그저 패티의 옆에서 헤엄을 치며 기회를 보고 있었다.
이제 새떼는 머리 바로 위까지 와 있었고 사람들은 자신들을 쫓고 있는 고
래들의 지느러미도 볼수  있었다. 고래들은 두 무리로 나뉘어 패티의  양옆
에서 헤엄치고 있었다.
"모두 붙잡아."
그들은 몸을 낮추고 고래들의 공격에 대비했다. 바로 그  순간 고래들이 패
티의 다리를 공격했다. 고래들은 몸을 돌려 물 속  깊이 들어갔다가 엄청난 
속도로 수면 위로 돌지하면서 패티를 공격했다. 공격은  계속도었고 패티의 
다리에서 피가 흐르기 시작했다.하지만 패티는 계속해서 해변  쪽으로 헤엄
치고 있었다.
세변 연속 공경이 있었고,  마침내 패티도 쓰러졌다. 공룡의 몸이 오ㄹ족으
로 기울어지면서 론과 그의 가족들은 거의 물 속에 빠질 뻔 했으나 패티는 
다시 몸뚱이를 일으켜 세웠다. 패티는 방향 감각을 상실한  듯 잠시 아무렇
게나 헤엄을 치더니 다시 해변을 향해 나아갔다. 이제는  아주 가까이 까지 
와 있었다. 론이 해변 뒤쪽 건믈을 알아볼 수 있을 정도 였다.
"힘내, 패티!"
론이 속삭였다.
"너는 할 수 있어."
고래들은 해변이 가까이에 있다는 것을 감지하고는 공격의  고삐를 죄었다. 
이어지는 공격에도  불구하고 패티는고군분투하며  나아가고 있었다.  물은 
핏빛으로 붉게 물들고  있었짐나 패티는멈추지 않았다. 그때 고래 한  마리
가  위아래로  움직이고 있던 패티의 목을 물어뜯었다. 패티의목에서  피가 
솟구치고 있었다. 잠시 후 머리가 축 늘어졌고, 몸이 조금씩 오른쪽으로 기
울어지기 시작했다.
"이제 내려야 할 것 같지?"
론은 지시라기보다는 묻는 어조로 말했다. 카르멘은 잠시  멈ㅊ거리더니 선
홍색으로 물든 바다와 공격해 오는 고래를 바라보았다.
"자, 얘들아."
카르멘이 말했다.
"옆으로 뛰어내려."
아이들은 망설이지 않았다. 로자는 구명대 고리를 확인한  다음 자신의왼팔
을 가슴 위에 올려놓고 패티의 옆구리 쪽으로 해서  물속으로 들어갔다. 그
녀는 패티의 몸에서 약간 물러난  뒤 크리스가 물 속으로 뛰어들기를 기다
렸다. 패티는 계속 헤엄치고 있었기 때문에 로자는 뒤로 쳐지고 있었다. 카
르멘은 크리스의 구명 조끼를 확인한 다음 아이를 물  속으로 밀어 넣었다. 
로자는 즉시  크리스에게 다가가 그를  패티의몸에서 흘러나오는 핏물에서 
끌어냈다.
카르멘은 론에게 손을 내밀었다. 론은 그녀의손을 잡고 미소를 지었다.
"좋아지던가 나빠지던가. 그게 우리가 말해 왔던 것 아니오?"
론이 물었다.
"당신은 조금 더 구체적으로 말했어야 했어요."
카르멘은 물 속으로  들어가면 론을 잡아당겼다. 그들이 해안을 향해  헤엄
치는데 다시 패티의  비명소리가 들여삳. 패티의비명소리는 그들이  그래떼
의공격권을 벗어났다고 판단할 때까지도 이어ㅈ다. 그들은 너무  지쳐 헤엄
을 치지 못하고 있었다. 어른들은 물 위에 떠 있기  위해 아이들의 구명 조
끼를 붙잡았다.
패티는 고통스러워하며 고래 무리 속에서 천천히 헤엄치고  있었다. 그들은 
살점들이 떨어져 나갈  때마다 패티가 몸을 부르르 떠는  것을 볼 수 있었
다. 더 이상 비명소리가 들리지  않는 것 같더니 패티의 몸이 쓰러ㅈ고, 목
이 물 속으로 잠기고 있었다. 피가 천천히 물 속에 퍼져 나갔고, 그들은 고
래 떼 뿐아니라 상어와 다른  동물들이 나타날 것을 두려워하며 서둘러 헤
엄쳤다.
바닷새들이 머리위에서 스끄럽게 우는  가운데 그들은 해변을 향해 나아갔
다. 그들의 몸은 패티의 피로  뒤덥여 있었고, 그들이 움직일 때 마다 피가 
물에 퍼지고 있었다. 론은  피 냄새를 맡고 쫓아오는 것이 있지  않을까 걱
정했다. 약한 파도가 조금씩  귿르의 몸을 씻어내렸고, 론은 해변가지 무사
히 갈 수 있을 지 걱정햇다.  해변은 바로 앞에, 손에 닿을 듯 가까이에 있
었으나 그들에게는 힘이 거의 남아 있지 않았다.
그들의 움직임이 점점  둔해지고 있ㄷ다. 구면 조끼가 없었기 때문에  론과 
카르멘은 파도에 이리저리 흔들렸다. 파도는 론을 향해 밀려들었고, 론에게
는 파도를 탈 정ㄷ의 힘도 남아 있지 않아ㅆ. 물  속으로 잠질 때마다 밖으
로 나오는 시간이 길어지고 있었다.
크리스는 론 앞쪽에 로자는 론 오른쪽 뒤에 무사히  있었다. 카르멘은 자신
의 오른쪽에 있었다.  론이 가족이 무사한지 살피는데 파도가 해안가로  아
이들을 밀어놓고 있었다.이들은 땅  위로 올라갈 수있을 것이다. 그러나 자
신과 카르멘은 어떻게 될지  알 수 없었다. 론은 힘을 빼고  기다리다가 파
도가 밀려오는 순간 있는 힘을 다해 발장구를 쳤다.  충분한 속도는 아니었
지만 물결은 그와 카르멘을 계속해서 육지 쪽으로 밀어내고 있었다.
론이 거의 의식을 잃어  가고 있었을 때 누군가 자신을 잡아  끌고 있었다. 
로자와 크리스가 얕은 여울가지 그를 끌고 왔다. 론은  기어서 해안가지 올
라왔고, 몸을 돌렸을 때는 아이들이 카르멘을 돕고 있었다. 잠시 후 그들은 
따뜻한 모래 위에 나란히 누워 살아 있다는 사실에 감사하고 있었다.
살아났다는 기쁨에  론은 기운이 되살아났고, 몸을  일으켜 ㅇ앗다. 파괴된 
부두의 잔해물들이 해변과  주차장을 어지럽히고 있다. 그 뒤에는 작은  마
을 흔적이 남아 있었다. 마을은 해일에 휩쓸린 것 같았다. 
"자 모두들, 힘을 내자."
론이 식구들을 격려 했다.
"뭔가 마실 것을 찾아보자꾸나."
"그리고 먹을 것두요."
로자가 얼른 말을 보탰다.
"여기에 맥도날드가 있을까요?"
크리스가 물었다. 
그 때 피로 물든 파도가 그들 위로 덮쳤고, 그들은  파도에 떠내려 가지 않
으려고 몸을 웅크렸다.  론이 바다쪽을 바라보니 패티가 파도 속에서  아직
도 버둥대고 있는 것이  보였다. 패티는 아직 남아 있는 다리로  헤엄을 치
려고 애쓰고 있었다. 피를 너무 많이 흘린 탓에 패티는  그 길다란 목을 제
대로 들지 못하고 겨우 물 위에 내밀고 있었다. 
"패티, 넌 할 수 있어!"
로자가 소리를 질렀다.
"그래, 넌 할 수 있어!"
크리스의 말이 메아리처럼 울려 나왓다.
하지만 패티는 할 수  없었다. 고래들은 계속 패티를공격했고, 패티는 파도 
속에서 기우뚱거리다가 다시  쓰러졌다. 그 바람에 피로 물든 파도가  다시 
사람들을 덮쳤다. 패티의  머리가 수면위로 잠시 올라오는 것 같더니  물속
으로 잠겼고, 두 번 다시 떠오르지 않았다.
그들은 한참동안  패티가 다시 일어서기를  빌며 바다를 바라보고  있었다. 
마침내 카르멘이  앞장서서 그들을 마을  쪽으로 이끌었다.론은 바다  위에 
둥그렇게 떠 있는 몸뚱이를 돌아보며 가족을 잃은 듯한  슬픔에 빠졌다. 패
티는 그와 그의 가족을  구했지만, 그는 패티나 가엾은 팻을 위해  아무 것
도 할 수 없어ㅆ.  그는 그 사실에 더욱 비통해 했지만 그만큼   가족에 대
한 애정은 깊어졌다. 그는 로자에게 다가서면서 말했다.
"어때. 로자, 향해는 즐거웠니?"
로자가 몸을 돌리며 미소를 지었다. 그리고 그의 손을 잡았다.
65. 마법의산
어느 이른 아침. 한  젊은 여인이 안개 속에서 한 떼의  버팔로들이 다가오
는 것을 보고 있었다.  그때 산이 갈라지면서 그 안에는 오래  전에 그랬었
던 것처럼 맑고 푸른른 세상이 펼쳐져 있었다. 버팔로들이  입구로 걸어 들
어가자 산은 다시 닫혔다.
카오아 신화
오레곤주 5번 고속도로에 생긴산 수요일 오전 11신 32분 (태평양 표준시)
카일은 목욕을 한 다음 푹 자고 싶었다. 하지만 지금  그는 깎아 지른 듯한 
산등성이를 바라보며 미지의 세계에 오를 준비를 하고  있었다. 카일은 5번 
고속도로 위에 생긴  산 이야기를 가볍게 들어 넘겼다. 카일은  미스터리를 
그 누구 못지  않게 좋아했다... 그일이 자신과  관련있기 전가지는 말이다. 
그리고 이제는 새인지  뭔지 하는 것에 어린 소녀가  산 위로 잡혀간 일에 
또 관계되어 있었다.
주 경찰은 그 일대에 발이  묶인 여행긱들을 5번 고속도로에 생긴 산 아래
로 보내려고 애썼지만 많은 사람들은  가지 않고 거기에 남아서 어린 소녀
가 관련되어 있는 이 드라마틱한  사건이 어떻게 전개되는 지 보기를 고집
했다. 교통 체증은  조금 나아졌지만 아직도 차들로  길은 꽉 막혀 있엇다. 
카일에게는 눈 앞의 산이 디즈니랜드에서 본 산처럼  느껴졌다. 고속도로가 
있어야 할 속에 돌무덤과 작은 초원들로 둘러싸인 커다란 바위산이 들어서 
있었다.수백명의 사람들은 초원  주위에서 놀라움과 흥분을 감추지  못하고 
있었다. 카일은 핫도그 장사가 있기를 빌었다.
머피라는 이름의 경찰관이 지시를 내리고 있다가 카일과 다른 구조 대원들
을 반겼다. 그는  셜리와 다른 사람들은 무시한 채 카일에게  단도직입적으
로 말을 꺼냈다.
"와 주셔서 감사합니다. 상황을 보셨ㅈ죠."
머피가 말했다.
"괴물이 어디에서 나타났는지 모르겠습니다."
그가 엄지손가락으로 산을 가리키며 말했다.
"그리고 저 망할 놈의 새에게 접근할 수  있는 방법도 없는 상태입니다. 가
끔씩 들리는 소리로 미루어  아이는 아직 살아 있는 것 같습니다.  산 위로 
올라가 보려고도 했지만 삼분의 일 정도쯤 올라가는  것이 고작이었습니다. 
발을 제대로 디딜 수가 없더군요."
"아이를 물어갔다는 새는 뭡니까?"
카일이 물었다.
"그럴 만한 새는 그리 많지 않을 텐데요."
셜 리가 말했다.
"병든 콘도르 같았다고  하는군요. 깃털은 전혀 없었는데  콘도르라고 하기
에는 몸집이 무척 컸다고 했습니다."
셜 리가 믿을 수  없다는 듯이 고개를 저었다. 어떻게 병에  걸리고 깃털도 
없는 콘도르가 날 수 있단 말인가?
"새는 지금 어디에 있습니까?"
카일이 물었다. 
"총에 맞았어요,  아마 죽었을 겁니다. 아이와  합께 저 바위뒤로 떠러졌어
요. 아이의 이름은 크리스티인데, 아니 크리시에요."
머피가 수백 미터 위를 가리키고 있었다.
"죽었을지도 모른다는 겁니까, 아니면 죽은 겁니까?"
카일이 물었다.
"한동안 새 소리를  듣지 못했어요. 다른 놈이 그 뒤를  쫓아가기 전까지는
요."
"다른 놈이라구요?"
카일이 다시 물었다.
"아이의 어머니는 어디 있죠?"
셜 리가 대화의 중간에 끼여들었다.
머피가 사람들에 둘러싸인 채 초원에 담요를 깔고 앉아 있는 한 여인을 가
리켰다. 근처에 총을 든 두명의 남자가 서 있었다. 셜 리가 그 여자를 향해 
걸음을 옮겼다.
카일은 다시 물었다.
"다른 놈이라뇨?"
"네, 다른 놈이  있어요, 이따금씩 산꼭대기 위를 떠다니곤  합니다. 처음에
는 낮은 데까지 내려 왔는데 우리가 총으로 겁을 줬더니 그 다음부터는 오
지 않아요. 아마 한 쌍인  것 같습니다. 아마 다른 한놈이 죽으면 포기하겠
죠. 그 문제는 걱정하지 않으셔도  될 겁니다. 당신이 산을 오르는 동안 새
가 다시 모습을 나타내면 우리가 엄호 사격을 하겠습니다."
카일은 머피와 그의 부하들이 자신의  머리 위에 대고 총을 쏜다는 생각에 
마음이 불편했다.
"머피 경관님, 저 위에  오를 때 엄호 사격을하실 필요는 없습니다. 사격은 
전혀 필요하지  않아요. 탄환이 튕겨나온다거나  산사태가 일어날 수  있는 
모험은 하지 않는게 좋겠어요."
머피가 별 이의를 제기하지 않았기  때문에 카일은 등산 장비를 산 쪽으로 
끌고 갔다. 사람들 속에서 한 남자가 나오더니 그의 옆으로 걸어왔다. 카가 
크고 말랐으며  검은테 안경을 쓴 창백한  안색의 남자였다. 그는 할  말이 
있는 것 같았다.
"저건 콘도르가 아닙니다."
"뭐라구요?"
"그 새는 콘도르가  아니라구요. 저는 저 바보같은 사람들이 첫  번째 새한
테 총질을 해대기 바로 직전에 여기에 도착했습니다."
안색이 창백한 그 남자가 고개를 돌려  총을 들고 서 있는 두 남자를 바라
보았다.
"저 멍청한 사람들이 살아 숨쉬는 익룡의 날개를 날려 버렸다니까요."
카일은 가다 말고 그 남자의 얼굴을 쳐다보았다.
"지금 무슨 말씀을  하시는 겁니까? 저한테 그  새가 공룡이었다고 말하는 
건가요? 익수룡이라구요?"
"물론 그건 아닙니다. 익수룡이라고  하기에는 너무 커요. 틀림없이 익룡의 
한 종류이기는  할 테지만 익수룡은 아닙니다.  오히려 프테라노돈 같아요. 
그것들이 익수룡보다 조금 더 크죠. 백악기 시대에 살던 종이죠."
카일은 믿을 수 없어 그  남자를 쳐다보았지만 남자는 개의치 않고 계속했
다.
"정말 엄청난 일입니다. 그렇게 커다란 동물이  그처럼 우아하게 공중을 날
다니, 자연의가장 뛰어난 비행 물체라고 할 수 있어요. 아주 작은 에너지도 
보존할 수 있도록  완벽하게 디자인되어 있어요. 관련된 공기 역학은  상상
을 무너뜨렸죠. 날개 길이가 늘어날수록 무게는 지수적으로 증가합니다. 이
론적으로는 이 정도의 무게는  공중에 뜰 수 없습니다. 골격 안이  비어 있
다고 해도 말이죠, 하지만 저종은 날개 표면을 이용하여 열의..."
"소녀는 어떨 것 같습니까?"
카일이 그 남자의 말허리를 잘랐다. 
"글쎄요. 저들은  시체 청소부라고 생각하시면  됩니다. 썩은 고기를  먹죠. 
제 생각이기는  하지만 소녀는 외면하기에는  너무 군침 도는  대상이었고, 
마침 땅  위에서ㅓ 들어올리기에 적당하게  작았던 것이죠. 그래서  아이를 
그렇게 습격한 뒤 낚아채 간  겁니다.. 자연의 가장 완벽한 비행 기계가 그
렇게 한 겁니다. 그리고 저  두 남자가 총을 쏘았습니다. 저 아름다운 익룡
이 아니라 그들이 총에 맞아야 했어요."
카일을 참을 수 없었다.  그는 몸을 돌려 총을 가진 두  남자에게로 걸어갔
다.
"당신들이 저 괴물을 쏘았습니까?"
두 사람이 불안한 듯 고개를 끄덕였다.
"저 위에 올라가 아이가 무사한지  확인한 뒤에 다시 내려오게 되면 저 남
자를 한 대 갈기고 싶은데요."
그가 자신의 뒤에 서 있는 창백한 안색의 남자를 가리키며 말했다.
"내가 돌아오지 못할 경우 두 분이 대신 해주시겠습니까?"
두 남자는 서로 마주보더니 빙그레 웃었다. 창백한 안색을  한 남자는 얼굴
이 더욱  더 하얘지더니 서둘러 사람들  속으로 걸음을 옮겼고, 두  남자가 
그 뒤를 쫓았다.
저 얼간이가 뭐라고 했었지? 프테로돈? 카일은 경찰서로 공룡에 대한 이상
한 보고들이 들어오고 있던 것을 기억했다. 하지만 그것은  이해할 수 있는 
부분들이었다. 하지만 공룡들이 날아다닌다는 것은 어떻게 설명할  수 있을
까?
제이와 킴벌 리가  산기슭에 임시로 만든 기지에  나머지 장비들을 가지고 
왔고, 카일은  산의 지세를 살펴보았다. 아래쪽의  돌무덤과 여깆기 흩어져 
있는 바위를 오르는 일은 쉬울 것 같았지만 바위 위쪽은 수직으로 깎여 있
었다. 그가 머리속으로 등반로를 그리는 동안 셜 리가  아이 어머니와 이야
기를 마치고 돌아왔다.
"그녀는 공포에 질려  있어요. 저 위에 얼른 올라가서 이  문제를 해결하던
가 아니면 다른 방법을 찾아야 할 것 같아요."
셜리는 아이가 사라졌다는 바위의 돌출 부분을 올려다 보았다.
"우리는 이 등반을 순조롭게 마칠 수 있을 거에요."
"아니, 그렇지 않아요."
카일이 재빨리 대답했다.
셜 리가 눈썹을 치켜올리며 그를 바라보았다.
"두 마리나 있어요,  기억해요? 만약 다른 하나가 우리를  쫓아오기라도 하
면 우리는 바위에 매달려 있어야 한다구요."
셜 리가 그를 뚫어지게 쳐다보았고, 카일은 재빨리 화제를 바꿨다.
"그것 때문이 아니라 저 남자 때문에 그래요."
그가 창백한 안색의 남자를 고개짓으로 가리키며 말했다.
"저 남자 말로는  저기 위에 있는 것이 공룡이라는  군요. 세상에! 그는 그 
공룡을 프테로돈이라고 불렀어요."
"당치도 않아요. 카일."
"그럼 당신은 콘도르가 어린 소녀를 들어올릴 수있다고 생각하는 겁니까?"
"아이의 무게가 어느 정도냐에 달렸겠죠."
셜 리가 신중하게 대답했다.
"하지만 이번일은 좀 이상하기는  해요. 크리시는 세 살바기에요. 몸무게가 
15킬로그램 정도는 될 거에요."
"그렇다면 도대체 무엇이 아이를 산 위로 들어 올렸다는 말입니까?"
셜리는 얼굴을 잠깐 찌푸리더니 카일에게  얼은 마음도 녹일 것 같은 미소
를 보냈다.
"내가 졌어요. 가요."
"다른 이야긴데, 셜리. 당신이 총을 가지고 갔으면 좋겠어요."
"사양하죠. 총을 쏠 줄 몰라요. 결국 당신을  쏠지도 몰라요. 제가 구급함을 
들고 가죠."
그녀가 손을 내저었다.
카일은 총에 맞고 싶은 생각은 전혀 없었기 때문에 얼른 셜리의 말에 동의
했다. 첫  번째 임무는 흗어져 있는  바위와 돌무덤 사이를 무사히  오르는 
일이었다.그런 다음 그들은  각각 다른 길을 선택해 등산용 쐐기못을  박을 
것이다. 일단 첫 번째 못을  박으면, 제이와 킴벌 리가 그들의 줄을 고리에 
감을 것이다. 제이가 카일을, 킴벌 리가 셜리를 밭쳐 주기로 했다.
카일은 산기슭에 서서  마음속으로 훈련 과정을 떠올렷다. 그의 등반  기술
은 취미가  아니라 일종의 수단으로 한번도  써 본적이 없었다. 그러나  셜 
리가 다른 사람들은 취미로 주말마다 인공산을 탄 사람들이었다.
킴벌리와 제이가 준비를 마쳤고, 카일은 바위산에 올라가자마자  민첩한 동
작을 보이고 있는 셜리의 뒤를 따랐다. 카일은 그녀의뒤를  따라 산을 올랐
으나 셜리를 따라잡았을  때쯤에는 숨을 헐떡이고 있었다. 셜리는 머리  위
의 바위를 살펴보며 등반로를 결정했다. 카일은 결리에게서  10미터쯤 떠러
진 부근으로 올라가기로  하고 지형을 살펴 보았다. 결리에게는 쉬운  일이 
될 것이다.
"자, 올라갑니다.!"
셜리는 벌써 무릎을 들어 올리고 바위 틈에 발끝을 집어놓고 있었다.
"이봐요. 셜리!" 
카일이 출발하려는 그녀를 불러 세웠다.
"영화 좋아해요?"
셜 리가 머리를  끄덕이며 마치 데이트 신청이라도  받은 사람처럼 미소를 
지었다. 
"나도 그래요. 전에  저 위에 있는것과 같은 공룡이 나오는  영화를 본족이 
있어요."
카일이 엄지손가락으로 위를 가리키며 말했다.
셜 리가 미심쩍은 표정으로 그를 바라보았다.
"어땠는데요?"
"급강하를 한 다음 사람을 통째로 삼켜 버렸어요."
셜리는 머리를 젓더닌 웃으며 자신의 엉덩이를 툭툭쳤다.
"저 위까지 경주해요, 카일 경관님."
카일이 '올라간다!'라고 소리를 질렀고,  이에 제이가 응답하는 소리가 울려 
퍼졌다.
카일은잘 해나가고 있었다. 그가 5미터 정도 올라왔을  때 셜리는이미 그를 
앞지르고 있었다. 몇 발자국 더 올라갔을 때  셜리는 '밧줄이 느슨해진다'라
고 소리치며 첫 번째 안전 장치를 고정시켰다. 카일은  얼른 올라가 그녀보
다 몇 미터 위에 자신의 안전장치를 설치했다. 그는 안전 장치에 D자형 카
라비너를 끼운 뒤 스프링 고리 사이로 밧줄을 넣었다.  안전장치가 몸을 받
치자 안도감이 느껴졌다.
세 번째 안전장치를  박은 후에야 카일은 셜리를 앞서게 되었고,  이사실으
ㅔ 대단히 만적했다.  그들은 바위의 돌출 부분에 가까워지면서 방향을  바
꾸고 바위의 양옆으로 갈라져  올라갔다. 거의 다 올라 갔을 때  카일이 셜
리에게 움직이지 말고  조용히 하라는 손짓을 보냈다. 그는 귀를  기울였으
나 아무것도 들리지 않았다. 아이의 소리도 선사 시대의  새 소리도 들리지 
않앗다.
그들은 바위 양쪽으로 계속  나아갔지만 누구도 프테라노돈 가까이에 쐐기
못을 박을 엄두를 내지 못했다. 이제 카일과 셜리는 바위에 올라가야 했고, 
그들은 서로의  모습을 볼 수 없었다.  카일은 갑자기 머리를 내밀고  바위 
위로 뛰어 오른  뒤 총을 꺼내들 것인지 아니기  머리를 내밀고 바위 위로 
뛰어 오른 뒤 총을  꺼내들 것인지 아니면 천천히, 그리고 몰래  바위 위를 
훔쳐 볼 것인지 곰곰이  생각했다. 그는 천천히 주의 깊게 살피는  쪽을 선
택했다. 카일에게는 조심스러움이 어울렸다.
그는 발판과 손잡이가 될 만한 부분을 찾아낸 뒤 머리를 천천히 바위 가장
자기 위로 내밀었다.  그가 처음으로 발견한 것은 프테라노돈의 거대한  머
리였다. 머리만 해도 2미터는 돼  보였다. 창처럼 길다란 얼굴의 중간에 두 
개의 커다란 눈이 붙어  있었다. 카일은 눈이 감겨 있는 것을  보고 안도의 
한숨을 내쉬었다.
프테라노돈의 날개는 바위를 거의  다 덮을 정도였고, 아이는 밑에 있었다. 
바위 위에  올라 반대편으로 가자 셜  리가 보였다. 그녀는 아이를  찾다가 
프테라노돈을 쳐다보게  되었다.그녀는 카일을 보며  믿을 수 없다는  듯이 
고개를 저었다. 그리곤  소리내지 않고 입모양으로 '죽었어요?'라고 물었다. 
캉일 역시 소리는 내지 않고  '그런 것 같아요.'라고 대답했다. 셜리는 고개
를 끄덕인  다음 프테라노돈의 날개를  잡았다. 그녀가 날개를  들어올리자 
날개가 쫙펼쳐졌기 때문에  그녀는 아이가 있는지 살펴볼 수 있었다.  새는 
부리에 나있는 콧구멍을 통해 숨을 쉬고 있었다.
카일은 고개를 들고  프테라노돈의 뒤통수를 바라보았다. 마리가  움직이고 
있었다. 새는 머리를 들고 셜리에게 부리를 돌리고 있었다. 뒤통수에 나 있
는 벼슬은 카일의 얼굴에서 얼마 떨어져 있지 않았다.  카일은 아이를 찾는 
셜리를 바라보는  새의 시선을 따라 눈을  움직였다. 그 때 셜리는  날개의 
다른 부분을 들어올리다가 프테라노돈이  자신을 쳐다보고 있다는 것을 알
고 행동을 멈췄다.  카일은 프테라노돈의 벼슬을 잡고 새를 움직이지  못하
게 하기로 마음먹었다. 그는 발밑이 안전한지 확인한 다음  밧줄을 끌러 바
위 위에 잘 놓고, 다리를 천천히 끄며 다가섰다.
셜 리가 천천히 날개를 내려 놓기 시작하는데 프테라노돈이 입을 벌리더니 
괸성을 지르기 시작했다.  그리고 부리를 창처럼 휘드르며 셜리를 향해  달
려들고 있었다. 셜리는  뒤로 물러나면서 손을 들어 공격을 막으려고  했지
만 새는 무척 빨랐다.  그녀가 손으로 부리를 잡았을 때는 이미  새가 달려
드는 힘에 밀려 그녀  가슴 앞에 부리가 닿아 있었고, 새는  그녀를 바위끝
으로 내몰고  갔다. 무서움을 참으며, 카일은  몸을 바위 위로  끌어올렸다. 
캉이르이 몸이 바위에 쿵하고  떨어지자마자 프테라노돈은 몸을 돌려 그를 
쳐다보았다. 새의 벼슬은 갑자기 캉일의 손에 멀어졌고, 1미터나 되는 부리
에 박혀 있는 검은 두 눈이 이글거리며 캉을 노려보았다.
새는 괴성을 지르며  폴짝 폴짝 뛰기 시작했다. 카일은 프테라노돈이  자신
을 공격하기 위해  뛰어 오는 것을 보고 얼른  바위 위로 다리를 끌어올렸
다. 엄천난 날개 크기와 다친  날개는 새에게 방해가 될 뿐이었다. 새는 성
한 날개로 카일을 내려치려고 했다. 새가 잠시 뒤로  물러났다가 칼에게 달
려 들었다.
카일은 자갈에 발부리가 걸려 넘어지면서 낭떠러지 근처까지  밀려갔다. 새
는 아직도 깡충거리며 카일을 부리로 쪼려고 했다. 그는  옆으로 몸을 굴려 
양손으로 부리를 꽉 움켜 쥐었다. 커다란 날개가 그의  몸과 얼굴을 내리쳤
지만 그는 고개를  숙이고 어깨로 공격을 막아냈다. 셔츠가 찢어지면서  오
른쪽 어깨 살점이 떨어지는 것을  느끼기 전까지만 해도 그는 자신이 있었
다.
카일은 심한 통증을 느꼈고, 날개  끝에 작은 발톱이 달려 있는 걸 알았다. 
그는 왼쪽으로 몸을  돌려 공격을 피했다. 미쳐 날뛰는 프테라노돈  때문에 
몸이 춤을 췄지만 카일은 부리를 놓치 않으려고 용을  썼다. 그들은 상대방
이 서로 지쳐 나가떨어질 때까지 그렇게 씨름하고 있었다.
부리를 쥐고 있는 카일의 손에, 새의 콧구멍에서 나오는 숨결이 느껴졌다.
그가 어떻게 해야할지 고민하는데 목소리가 들려 왔다.
"엄마, 보고 싶어."
카일은 주위를 둘러보았지만 목소리가  어디에서 나오는것이니 알 수 없었
다.
"크리시? 어디 있니, 아가야?"
"여기, 나 아파."
카일은 아이의  목소리를 들었지만 날개에 가려  앞을 볼수 없었다. 그  때 
셜리의 머리가 불쑥 나타났다.
그녀는 배를 대고 바위 위로 올라와 미소를 지었다.
"당신이 괴물하고 같이 춤추는  것을 봤어요, 카일 경관님, 그것도 근무 시
간 중에요. 아주 어울리는 한쌍이던데요."
그녀가 놀려댔다.
카일은 바보가 된 기분이었지만 명령조로 말했다.
"아이가 여기 어딘가에 있어요.  목소리를 들었어요. 아이가 보이는지 둘러
봐요."
셜리는 고개를 끄덕이고  엉금엉금 기어 그 커다란  날개 밑을 살펴보더니 
머리를 내밀고 짓궂게 카일을 쳐다보았다.
"이봐요, 카일. 손 좀 빌려 줄래요?"
그녀가 날개를 들어올리자 프테라노돈이 옆으로 몸을 비틀었다.
"엄마야?"
그 소리를 듣고 셜 리가 갑자기  몸을 돌려 벼랑 쪽으로 가더니 다친 날개 
쪽으로 손을 뻗쳤다. 
카일은 손에 한층 더  힘을 주었다. 셜 리가 새의 다친  날개를 들어올리자 
새는 몸을 부르르 떨었다.  이제 셜리는 배를 바닥에 대고 바위  아래의 틈
새를 내려다보고 있었다.
"안녕, 크리시."
그녀가 말했다.
"엄마가 보내서 너를 데리러 왔단다."
"아파."
"어디가 아프니, 크리시? 어딜 다쳤지?"
"여기, 그리고 여기도."
어슴프레한 가운데에서도 셜리는 아이의 몸짓을 볼 수 있었다.
"금방 올게, 크리시."
셜 리가 달래듯이 말했다.
"아이는 괜찮은 것 같아요."
그녀가 알렸다.
그녀가 몸을 돌려 카일을 쳐다보았다.
"조금 찢어진 데가 있고,  찰과상을 입은 정도에요. 어깨 상처가 제일 심한 
것 같고 팔도 다친 것 같아요."
그녀는 카일과 프테라노돈을 번갈아 보더니 눈쌀을 지푸렸다. 
"당신은 손에 쥔 것이 있으니 내가 아이를 돌보아야겠군요."
"셜리, 내 총을 가지고 와서  이 놈을 쏘아요. 그러면 내가 당신을 도울 수 
있잖소,"
셜리는 잠깐 생각하더니 머리를 저었다.
"난 어떻게 총을 쏘는지 몰라요. 게다가 당신은  새를 잘 다루고 있는데 왜 
죽여야 하죠?"
셜 리가 살짝  웃었다. 카일이 속수무책으로 바라보는 가운데 셜리는  바위
틈 사이로 내려가서  아이의 상처를 살폅고 있었다. 얼마후 그녀는  바위틈
에서 아이를 조심스럽게 빼내었고  아이를 어르자 아이는 울음을 터뜨리기 
시작했다.
셜리는 아이를 움직이지 못하게 한  뒤 아이를 달래며 오른팔에 부목을 댔
다. 셜리는 부목을 붕대로 싼  다음 크리시의 가슴 위로 돌려 묶었다. 그런 
다음 크리시의 머리에 난 상처에 붕대를 감고 아이의 셔츠를 찢어 내어 상
처 부위를 드러나게 했다. 상처에  피가 말라 붙어 있었고, 셜리는 그걸 보
고 고개를 절레절레  흔들었다. 그녀가 상처를 쳐다보고 있는데 머리  위에 
그림자가 드리워졌다.
카일이 올려다보니 또  다른 프테라노돈이 있었다. 새로 나타난 놈은  마치 
그들 주위를 맴도는 보잉 727기 같았다.
"친구가 생겼어요, 셜리."
셜리는 머뭇거리지 않았다.  대신 그녀는 재빨리 아이의 어깨에 붕대를  감
은 뒤 크리시를 바위 가장자리로 데려가 세워 놓았다.
"카일, 척추 교정판은 필요없을 것 같으니까  내가 아이를 직접데리고 내려 
갈게요."
그런 다음 셜리는 원을 그리며 날고 있는 프테라노돈을 올려다보았다.
"당신은 한손에 하나씩 붙잡고 있을 수 있을 거에요."
그때 총성이 울리더니  유탄이 날아왔다. 카일의 손에 잡혀 있던  프테라노
돈이 몸부림쳤지만 카일은 손을 놓지 않았다. 셜 리가  천천히 몸을 일으켜 
세우면서 손을 흔들었고, 바위 돌출부에 기대어 소리 쳤다.
"쏘지 말아요! 지금 내려가요! 아이를 찾았어요."
카일은 마지막 말이 초원에서 기다리고 있을 아이의 어머니에게 얼마나 큰 
희망을 주는지 느낄 수 있었다.  셜리는 크리시를 그녀의 가슴에 안고 X자
로 줄을 매기 시작했다.  카일은 아무런 도움도 되지 못한 채  그냥 바라보
고만 있었기 때문에 매순간 좌절하고 있었다. 다시 그들  위로 그림자가 드
리워졌다. 프테라노돈은 아까보다 더욱 가까이 다가왔다. 그림자가 다시 드
리워졌고, 그럴 때마다 그림자의 크기는 커지고 있었다.
"오고 있어요."
카일이 주의를 주었다.
셜리는 아무 대꾸도 하지 않고 아이를 자신의 가슴에 단단히 묶은 다음 아
이의 다친 팔을 가슴 사이에 조심스레 밀어넣었다.
"이제 가야겠어요. 조금만 더 버티세요. 다시 올게요."
카일이 대답하려는순간 두 번째  프테라노돈이 가장자리 쪽으로 몸을 숙이
면서 급강하하더니 결리의  등을 쳐 돌무더기 위로 그녀를 쓰러뜨렸다.  셜 
리가 고통스러워 숨을  죽이고 있었다. 넘지는 바람에 상처가 눌린  크리시
는 큰  소리로 울기 시작했다.  카일은 필사적으로 일어나서  프테라노돈을 
가장자리 쪽으로 질질  끌고 갔다. 만약 총을 쏠 수  없다면, 쫓아 버릴 수 
없다면 그는  바위 밑으로 이 괴물을  집어 던질 셍이었다. 위험을  깨달은 
프테라노돈이 다시 발버둥 치기 시작했다. 카일에게는 이것이  절대로 춤이 
아니었고, 목숨을 건 싸움이었다. 프테라노돈은 성한 날개를 이용해 카일을 
내리쳤다. 하지만 승부는 이미 결정되어 있었고, 카일은 바위 끝에 더욱 가
까이와 있었다. 카일이  분투하는 가운데 셜리는 옆으로 비켜 모습을  감추
었다. 카일은 걸음을  옮기다가 돌부리에 걸려 앞으로 넘어졌으나 손은  여
전히 새를 붙잡고 있었다. 일어서는 순간 그의 뒤에서  강한 바람이 불어오
면서 나머지 프테라노돈이 그를 덮쳤다.
두 번째  프테라노돈은 부리 끝으로 그르  찔러 대고 있었다. 카일은  몸을 
움츠리며 비명을 질렀고, 두  번째 놈의 공격을 피하느라 첫 번째  놈을 손
에서 놓았다. 부리를  좋자 익룡은 뒤로 나동그라졌지만 결국 그와의  전쟁
에서 승이를 거뒀다. 카일은 몸을 돌려 이어지는 공격을  피하다가 뒤로 넘
어지면서 부상당한 프테라노돈  위로 쓸졌다. 새 두 마리가 동시에  비명을 
질러댔고, 그 소리에 귀가 떨어지는  것 같았지만, 그는 참고 두 번째 프테
라노돈을 향해 돌을 집어  던졌다. 새는 그 거대한 날개를 펴고  다시 공중 
위로 떠올라 아래를 내려다 보았다. 카일은 총을 꺼내 날개에 대고 쏘았다. 
총소리에 놀란 프테라노돈이 자취를 감추었다.
카일은 몸을 돌려  다친 프테라노돈을 바라보았다. 총은 아직도 그의  손에 
들려 있었다. 그가 몸을 돌리자 프테라노돈이 부리로 그를 공격해 왔다. 카
일이 공격을 피하기 위해 팔을 들어 올리는데 날카로운 이빨이 나 있는 부
리가 그의 팔목 바로 위에서 벌어졌다가 당히고 있었다.  공룡은 머리를 뒤
로 제쳤다. 그  순간 카일은 자신의 팔을 얼른 끌어당겼지만  살이 8센티미
터나 찢어졌다. 아픔을 참지 못하고 카일은 총을 떨어뜨렸다. 프테라노돈이 
그의 가슴을 찔러 넘어뜨렸다. 다시 부리가 그의 가슴을 찔렀다. 카일은 부
리를 잡고 있는 힘을 다해 밀어냈다. 엉덩이와 가슴, 그리고 손목이 욱신거
렸지만, 그는 필사적으로  싸웠다.그는 가까스로 몸을 일으켜  세웠고, 다시 
프테라노돈을 바위 가장자리로 끌고 갔다.
프테라노돈이 사납게 몸부림치는 가운데  카일은 부리를 자신의 가슴 앞으
로 끌어당겼다가 밖으로  확 밀어냈다. 프테라노돈은 성한 날개로 바위  끝
을 붙잡았으나 몸은  허공에 매달려 있었다. 카일은 가장자리로 걸어가  발
로 성한 날개를  걷어차 버리려고 했다. 그러나  그는 가만히 있었다. 새는 
이제 정말로 무력해져서 그의  밧줄에 매달리지만 않는다면 카일에게는 어
떤 위협도 되지 않을 터였다. 그가 내려갈 방법을  생각하고 있는데 크리시
의 비명소리가 들려왔다.
카일을 재빨리 발을  들어올려 날개를 짓밟아 부러뜨렸다. 비명을 지름  공
룡은 낭떠러지로  떨어졌고 날개를 퍼덕이며  허공에서 버둥대다가 마침내 
바위에 부딪쳤다. 그리고는 잠잠해졌다.
카일은 몸을 굽히고  셜리와 크리시를 찾았으나 그들은 보이지 않았다.  돌
출부에 시야가 가려  있었지만 그는 희망을 버리지 않았다. 다른  프테라노
돈은 아래쪽에서  원을 그리며 날고  있었다. 프테라노돈이 모습을  감추자 
또 다른 비명소리가 들렸다. 잠시 후 익룡은 다시 그의 발 밑에 와 있었다. 
카일은 총을 찾았다. 그가 총을 찾기 위해 가장자리  쪽으로 가는데 비명소
리가 그의 발걸음을 잡았다.
그는 밧줄을 집어들고 자신의 성한손목과 팔에 줄을 감은 뒤 프테라노돈이 
자신의 밑에 다시 모습을 드러내었을 때 프테라노돈에게 덤벼들어 발로 걷
어찼다. 카일은 '낙석이다.'라고 소리쳤고, 제이가 잘 피했기를 빌었다. 카일
은 프테라노돈에게 달려들었고,  그의 몸에 달린 밧줄은 마치 번지점프  연
결줄처럼 죽 퍼지고  있었다. 하지만 밧 줄은  탄력성이 거의 없었다. 그가 
몸을 아래로 날리자 순간 낭떠러지가 보이는 것 같더니 다시 몸이 위로 출
렁거렸다. 프테라노돈이 그를 향해 달려들었지만 옆으로 빗나갔다. 그는 이
것으로 모든 것이 끝나기를 빌었다.
카일이 바위 돌출부 아래에서 보니 셜리와 크리시는 반대편에 매달려 있다
가 킴벌리의 도움을 받아 내려가고 있었다. 프테라노돈은  계속해서 그에게 
달려들었다. 카일은 팔을 쭉 편채 활공을 하며 방향을  바꾸고 거리를 좁혀 
보려고 했지만 쉽게 되지 않았다. 그 때 프테라노돈이  오른쪽 날개를 축으
로 공중을 선회하더니  천천히 움직였다. 카일이 날개를 치려고 팔을  뻗자 
밧줄이 손에 닿았다.
밧줄이 그의 손목을  꽉조이면서 피부가 벗겨졌고, 타는 듯한 아픔이  느껴
졌다. 그는  자유로운 손으로 얼른 밧줄을  잡아 더 이상 밑으로  떨어지지 
않을 수 있었다. 그는 다리를 밑으로 내려 발로  프테라노돈의 날개를 밟았
다. 카일은 팽팽하게 펼쳐진 날개  위로 생긴 신발 자국을 보았고, 있는 힘
껏 날개를 박차고  위로 올랐다. 프테라노돈은 비명을 지르며 그의  발길질
을 피해 낭떠러지 쪽으로 날아갔다. 밧줄이 흔들리다가  멈추면서 도망치는 
익룡의 모습이 더 이상  보이지 않았다. 이제 그는 팔로 중심을  지탱한 채 
산허리르 향해 몸을 움직여갔다.
그는 오른 쪽 무릎과 다리가 터져나가는 듯한 통증을  느꼈고, 의식을 조금
씩 잃고 있었다. 서서히 눈  앞의 바위가 움직였다. 공포에 질린 그는 자시
느이 손목을 바라보았다. 밧줄은  피범먹이 되어 있기는 했지만, 아직 안전
했다. 그 순간 카일은 제이가 자신을 끌어내리고 있다는 것을 느꼈다.
그는 잠깐동안 정신을 잃었다. 그가 눈을 떴을 때는  사람들이 그를 반듯하
게 눕히고 다친 다리를  펴고 있었다. 온 몸이 구석구석 아프지  않은 데가 
없었다. 사람들은 그의 등에  난 상처를 발견하고 그를 돌려 눕힌  뒤 바지
의 엉덩이  부분을 찢어냈다. 카일은  사람들이 한참동안 자신의  엉덩이를 
치료한 다음 압박  붕대를 대는데도 부끄러워 할 정신이 없었다.  사람들은 
그를 엎드리게 한 그 상태로 실어갔다. 그의 벌거벗은  엉덩이가 그대로 드
러났다. 카일은 눈을 감았다. 하지만 누군가 얼굴을  어루만지고 있었다. 그
가 눈을 떠 보니 셜리의 갈색 눈이 자신을 바라보고 있었다.
"크리시는 괜찮을 거에요."
카일은 알아들었다는 신호로 웃음을 지었다. 셜리는 그의  드러난 엉덩이를 
보더니 믿을 수 없다는 듯이 고개를 저었다.
"당신은 나의 영웅이에요."
그러더니 셜리는 그의 볼에 입맞추었다.
66. 노아의 방주
문명은 오랜 시간에  걸쳐 태동되어 왔다. 바빌론, 우르, 또는  고대 과테말
라든지 간에 그 문명들의 비전들은 이 사실을 이해했고,  수학을 이용해 왜 
그들의 문명이나  다른 문명들이 만들어졌다가는  사라지는 것인지 풀려고 
애썼다. 우리의 무영은  그런 노력을 전혀 기울이지 않은 유일한  문명일지
도 모른다.
캐리 심킨스 박사, 수학과 예언
오레곤주 포틀랜드가 있던 자리에 생긴 숲  수요일 오후 12시 30분(태평양 
표준시)
오토바이 소리가 들리자 그들은  다시 움직였다. 커비가 앞장을 섰고, 엘렌
과 존이  번갈아 가며 리프먼과 함께  걸었다. 오토바이 소리는 계속  들려 
왔지만 더 이상 가까워지지는 않았다. 멀리서 세 발의 총성이 들려왔다. 다
른 오토바이 소리가 들리더니 다시 두 발의 총성이 들렸다.
"공룡이 저자들을 덮친 걸까. 커비?"
존이 물었다.
"모르겠어."
커비가 조용히 대답한 뒤 조금 화가 난 목소리로 덧붙였다.
"내가 어떻게 알겠니?"
엘렌이 보기에 커비는  리더로서의 역할이 어울리지 않은 것 같았다.  그는 
성급했다. 더 심각한 것은  그는 자신의 집에 가는 것 외에는  아무런 행동 
계획도 세우지 않는다는 것이었다. 지금까지 그들은 오토바이  소리를 피해
가고 있었지만  이제는 어디로 가야 할  지 결정해야 했다. 엘렌의  생각을 
읽기라도 한 듯 커비는 걸음을 늦추고 다른 세 사람과 나란히 걸었다.
"너희들이 오토바이를 망가뜨렸니?"
리프먼이 고개는 들지도 않고 물었다.
"그래, 우리가 했어."
커비가 자랑스럽게 대답했다.
"그들이 로버츠 부인과  다른 부인을 뒤쫓는 것과  네가 로버츠 부인을 숲 
속으로 데려가는 것을 보고 나하고  존이 날이 어두워진 뒤에 그들의 야영
지로 숨어 들어갔어, 그리고 선을 끊어 놓았기 때문에  그들이 너를 쫓아갈 
수 없었던 거야,"
"하나는 빼놓고 말이지"
"그건 존이 만졌던 걸 거야."
커비가 대꾸했다.
"커비, 이런 못된 자식, 고장나지 않은 것이 어떤 건지도 모르잖아."
"그건 그래, 그런데, 다른 부인은 어디에 있어?"
리프먼이 마침내 얼굴을  들고 엘렌의 눈을 바라보았다. 그는아무 말도  하
지 않았고, 엘렌은 고개를 저었다. 그녀는 자세한 것을  말할 수 없었다. 커
비와 존은 엘렌의 아픔을 알아차렸고, 커비는 얼른 화제를 바꾸었다.
"우리는 죽은 남자한테서 이총도 뺏었어."
커비가 총을 쳐들며 말했다.
엘렌의 뇌리에 또 다른 광경이 아주 끔찍한 광경이  그쳐 지나갔다. 엘렌은 
아이들이 누구의 총을 가져왔는지 궁금했다. 그러나 물어보지 않았다. 언젠
가 그녀는 아이들에게 사실을  이야기해 줌으로써 이런 기억들을 극복해야 
할 것이다. 그렇지만 지금은 부정하고 억눌러야 했다.
"니네들, 정말 기본이 됐어."
리프먼이 말했다.
엘렌은 리프먼의 칭찬을  듣고 커비와 존의 얼굴이  환해졌다는 걸 눈치챘
다.
"하나만 빼고 말이야."
리프먼이 계속했다.
"너희들은 저기 있는 바보들한테 모두 총알을 써 버렸잖아."
"또 틀렸어, 셜록 선생."
존이 자신의 재킷 주머니에서 두 개의 탄창을 꺼내며 말했다.
"이제는 탄창 갈아 끼우는 방법만 알아내면 돼."
커비는 걷는 도중 총을 떨어뜨렸고, 총구를 돌려 발사  장치로 보이는 것을 
밀었다 당겼다. 엘렌과 존은 총구가 자신들을 향할 때마다 움츠러들곤했다.
마침내 리프먼이 코방귀를 뀌고 말했다.
"네가 다른 사람을 쏘기 전에 내가 탄창을 바꿔 끼울게."
커비는 마지못해 총을 넘겨 주었다. 
리프먼은 몸을 약간 돌리고 있었기 때문에 존과 커비는 리프먼의 움직임을 
볼 수 없었다. 리프먼이 몸을  돌리자 빈 탄창이 총신에서 빠져 나왔다. 존
은 다른 탄창을  건네주었고, 리프먼은 그것을 총자루에 밀어 넣고  손바닥
으로 탁하고 쳐 올렸다. 그는 다른 사람들에게 탄창을  갈아 끼우는 방법을 
알려주려고 하지 않았고, 그때서야 엘렌은 리프먼이 얼마나  불안해 하는지 
알 수 있었다.
리프먼이 존과 커비의 친구로 남기 위해서는 그들보다 뛰어난 점이 있어야 
한다는 걸 엘렌은  눈치챘다. 존과 커비는 기꺼이 리프먼에게 우정을  나누
어 주었지만 리프먼은 우정을 자신의 힘으로 획득해야 하는 것으로 아니면 
사야 하는 것으로 여기고 있었다. 리프먼은 어느 것도  공짜로 쉽게 얻으려
고 하지 않았다.  커비와 존의 우정은 리프먼으로부터 무수히 많은  방법으
로 보상을 받고  있었다. 대부분은 뭔든지 그저 받아들이지 못하는  리프먼
이 자신의 지식의 지식, 몇 가지 기술등을 내보이는  형식으로 나타나고 있
었다. 오초바이를 망가뜨리고  총을 얻는 과정에서 존과 커비가 보여준  뛰
어난 재치는 리프먼이 친구들간에 우지하고 있던 이런 균형을 깨뜨린 셈이 
되어 버렸다.  그들의 자립심은 리프먼이  자신만이 가지고 있다고  느끼던 
유용함들, 기술들의 가치를 떨어뜨린 것이다. 그래서 리프먼은 그들이 오토
바이 한 대를  망가뜨리지 못한 것을 비웃고  총에 탄창을 갈아끼움으로써 
자신의가치를 회복시키려고 하고  있었다. 그는 남들보다 뛰어나기를  바랬
고, 엘렌은 기꺼이  리프먼이 당분간 우월함을 지킬 수 있도록  도와주기로 
했다.
커비가 손을 내밀었다. 리프먼은 망설이더니 커비의 손바닥위에  총을 털썩 
내려 놓았다.
"나한테 활이 있으면 좋을 텐데, 총은 그저 보조물일 뿐이지만, 활은..."
"리프먼, 알아."
커비가 말을 끊었다.
"활은 기본이야."
존이 커비와 함께 그 말을 합창하자 아이들은 셋  모두가 웃음을 터뜨렸고, 
그러면서 그간의 간장감이 풀어지고 우정이 다시 살아나고  있었다. 그들은 
좋은 분위기를 깨뜨리지 않기 한동안 말없이 걸었다. 
엘렌은 점점 참을성을 잃고 있었다. 그들은 계획이,  목표가 필요했고, 그녀
의 마음속에는 가능한 한 빨리  이 공룡의 땅을 빠져나가야 한다는 생각밖
에 없었다. 그녀가 말하려는 순간 리프먼이 그녀의 고민을 해결해 주었다.
"커비... 진짜 사라져 버렸어. 포틀랜드는 이제 없어. 넌 집에 갈 수 없어."
리프먼은 달래는 듯이 말했고, 그의 목소리에서 연민이 우러나왔다.
"있어! 봤단 말이야!"
"나도 봤어, 커비. 하지만 뭔가 이상해. 생겨났다가 사라지곤 하고, 그 자리
에 나타났을 때에도 정말 포틀랜드가 거기에 있는지 확신할 수가 없었어."
커비는 묵묵히  걸으며 생각을 가다듬고 있었고,  엘렌은 주저했다. 그녀는 
이미 어떻게 할지 결정을 내린 상태였다. 그녀와 존은  가능한 빨리 여기를 
벗어날 것이다. 만약  포틀랜드가 남아 있다고 하더라도 전부는 아닐  것이
다. 그녀의  집과 친구들, 그리고 이웃들이  사라지고 없을 터였다.  그녀는 
아들을 찾았고, 남편도 딸도 있었다. 지금까지 그녀가 잃은 것 가운데 중요
한 것은 시간이 지나는 동안  자신의 발자취가 고스란히 남아 있는 추억이 
담김 물건들일  뿐이었다. 그런 건들은 가족들에  비하면 하찮았다. 그녀는 
커비와 리프먼의  가족의 안전에 대해서도  걱정했다. 하지만 그녀는  그들 
때문에 모험 속으로 뛰어들지는 않을 것이다. 그녀와 존은  이곳을 떠날 것
이다.
"나도 도시가  이상하게 보인다는 것은 알아.  리프먼, 하지만 이건 중요한 
일이야."
커비가 말했다.
"우리 가족이, 엄마와 아버지가 거기에 계신단 말야. 이게 휴거가 아니라는 
것은 나도 인정할게. 하지만 이건  하느님만이 하실 수 있는 대 역사야. 이 
일이 생긴 데에는 목적이, 큰  계획이 있는 거야. 우리 아버지는 그걸 아실
테고, 당장 설명해 주실 수도 있을 거야. 너희들이 나와 꼭 같이 갈 필요는 
없어."
커비가 말을 끝냈다.
"난 포틀랜드로 갈거야."
커비의 결정은 엘렌의 결심만큼이나 확고해 보였다. 하지만  그녀는 커비에
게 선택을 하도록 해주고 싶었다.
"커비, 우리와  함께 가서, 네가 원할  때까지 우리랑 같이  살자꾸나, 너희 
어머니의 친척이 조지아주인지 어딘지 살고 있다고 들었어.  아마 친척들하
고 연락이 닿을 거야. 리프먼  너도 같이 가자. 다른 사람들이 무슨일이 일
어난 건지 밝혀낼 때까지 해변에 있는 집으로 가 있자."
엘렌은 아이들의 얼굴을 보고 그들이 완곡하게 거절할 방법을 찾고 있다는 
것을 알 수있었다.
헬리콥터가 되돌아오는 소리에 그들은 입을 다물었다.
엘렌은 멀리서 소리가 들려 오자 나무가 덜 우거진 곳을 찾아 하늘에 대고 
손을 저었다. 헬리콥터는 그들의  모습을 보지 못했고, 헬리콥터의 엔진 소
리는 멀리서 잦아들었다. 잠시 후 숲에는 정적만이 감돌았다. 그 때 기계가 
부르릉거리는 소리가 다시 들리다가 사라졌고, 다시 들리는  일이 반복되었
다. 그럴 때마다 소리는 점점 더 가까워지고 있었다.
"그들이 우리 뒤를 쫓고 있어요."
리프먼이 말했다.
"숨어야 돼요."
하프먼이 앞장섰지만 그는  많이 다쳐 있었기 때문에  빨리 움직이지 못했
다. 리프먼 만큼이나 지치고  굶주려 있는 엘렌조차 그를 따라 잡을  수 있
을 정도였다.
앞에 있는 나무 위에서 뭔가 움직였다. 리프먼은 성한  눈으로 그것을 발견
하고 오른 쪽으로  방향을 바꾸었다. 모두 그의  뒤를 따랐다. 엘렌은 나무 
뒤에 초록색 길다란 꼬리가 늘어져 있는 것을 보았지만,  머리는 보지 못했
다. 그게 뭔든 간에 그놈은 만족해 하는 것같았고, 그들은 짐승을 무시하고 
달려갔다. 리프먼은  그들을 조그만 초원으로 데려갔다.  초원 한편에는 새 
나무들이 벌써 자라 있었다. 리프먼이 주위를 재빨리 둘러보았다.
"여기는 좋은..."
그는 거기까지 말하다가 뒤에서 나는 소리에 말을 끝맺지 못했다.
그들이 리프먼의 시선을 따라 고개를 돌리자 공룡이 그들 쪽으로 달려오는 
것이 보엿다.  그 공룡은 크기가 앤지를  잡아먹은 놈의 반 정도밖에  되지 
않았지만, 그 아가리는  사람을 한입에 삼켜버릴 수 있을 정도로  무시무시
했다. 커비는 총을 겨누고 공룡이 올 때를 기다렸다.
"쏘지마, 커비,  공룡을 미쳐 날뛰게 만들기만 할  거야. 모두 다 넓게 퍼져
서 천천히 뒷걸음쳐요."
리프먼이 명령했다.
엘렌은 뛰어 도망가고  싶은 마음을 억누르며 리프먼의 말에 따랐고,  눈으
로 존이 어디에 있는지 학인했다.  그녀는 리프먼 바로 곁에 있었고, 그 옆
에 커비 그리고 존이  제일 끝에 있었다. 그녀는 생각없이 존을  떨어진 곳
에 놔둔 자신을  원망했다. 초원에 발을 들여놓고,  있는 공룡은 잘 발달된 
근육직의 꼬리를 질질 끌며 엄청난 크기의 두 뒷발로  걸어오고 있었다. 앞
발은 크기는 작았지만 강해 보였다. 세모꼴의 머리를 한  공룡의 커다란 아
가리 안에는 날카로운 이빨들이 나 있었다. 공룡이 내뿜는  숨결은 술 냄새
처럼 매우 역겨웠다. 그러나 그중에서도 가장 끔찍한 것은 그 눈이었다. 왼
쪽 눈은 갈색으로 올리브 색 살가죽과 구별할 수 있었지만 오른쪽 눈은 갈
색으로 올리크색 살가죽과 구별할 수  있었지만 오른 쪽 눈은 상처딱지 같
은 것으로 뒤덮여 있었다.  오른 쪽 눈부터 어깨에 이르기 까지  피가 검게 
얼룩져 있었다. 존은 숨을  몰아쉬었고, 커비가 '외눈박이야'라고 말하는 것
을 엘렌은 들었다.
공룡은 고개를 이리저리 흔들고 있었지만 성한 눈으로는 그들 모두를 보고 
있었다. 그들이  뒷걸음치고 있었기 때문에 공룡은  그들을 잘 볼 수  없는 
것 같았고, 그럴수록 머리를더  심하게 흔들었다. 공룡은 혼란스러운 듯 초
원 가장자리에 서서 머리를 계속 흔들더니 뒷걸음치는 그들을 그저 바라보
기만 했다.
그들은 그동안 천천히 도망쳤다. 그들은 이제 숲에서 얼마  떨어져 있지 않
았다. 공룡이 다시 앞으로 오고 있었다. 엘렌은 공룡의 머리가 크게 혼들리
는 것을 보고 힌트를 얻었다. 공룡의 머리가 한쪽으로  기울어졌을 때 그들
이 차례로 대열에서  떨어져 나가는 것이다. 머리가 다시 움직이기까지  그
들은 아주 귀중한 몇 촐르 벌 수 있을 것이다.  그녀가 아이들에게 이 방법
을 말해주려고 하는  순가 커비가 돌부리에 발이 걸리면서 뒤로  넘어졌고, 
그가 들고 있던 총이 허공을 향해 발사되고 말았다.
그 순간 공룡은  포효하며 커비를 향해 뛰어오기 시작했다. 리프먼이  소리
를 지르며  팔을 휘드르기 시작했고, 엘렌은  그를 따라 했지만 공룡의  먼 
눈에는엘렌과 리프먼의 그런 모습이 보이지 않았고, 그들의  목소리도 공룡
의 울음소리에 묻혀 들리지 않았다. 커비가 공룡의 가슴에  대고 총을 쏘기 
시작했다. 박힌 총알의 영향 때문이었는지 아니면 총성에  놀랐는지 공룡은 
커비 바로 앞에서 멈추더니 머리를  뒤로 젖히고 땅이 떠나갈 것처럼 울부
짖었다.
존이 커비에게 뭐라고  소리쳤지만 아무도 그 소리를 알아듣지 못했다.  커
비는 마지막 총알을  공룡에게 쏜다음 총을 떨어뜨렸다. 그는 존이  여분을 
가지고 있다는 사실을 잊어버린 채 탄창을 빼재려고 애쓰고 있엇다.
엘렌이 할 수 있는 것은 소리를 지르며 팔을  휘드르는 것뿐이었다. 총알이 
박힌 곳에서 흐르는 피가  공룡의 가슴을 적셨다. 공룡은 입을 벌린  채 커
비의 머리를 노려보았고, 커비를  향해 한 걸움을 내딛었다. 커비는 쓸모없
게 된 총을 공룡의 입속에 던지고 몸을 돌려 도망쳤다. 
공룡은 머리를 흔들다가 총을 엘렌과리프먼 쪽으로 뱉어냈다.  엘렌은 총이 
장전되지 않았다는 사실을  잊고 옆으로 몸을 피했다. 그러다가 그녀는  존
이 반대편에서 나무  막대로 공룡을 공격하는 모습을 보게 되었다.  엘렌을 
보지 못한  공룡은 존을 대신 공격하기  위해 몸을 돌렸다. 몸을  돌리면서 
움직인 꼬리가 엘렌을  향해 날아왔고 총을 찾느라  구부리고 있던 엘렌은 
오른쪽 어깨를 맞고  나무 쪽으로 굴렀다. 그녀는 쓰러지지 않으려고  팔을  
내밀다 나무에 부딪치면서 오른 팔이 부러지고 말았다.
이루 말할 수 없는 아픔에 그녀는 땅에서 뒹굴었고,  공룡은 꼬리를 휘둘러 
나뭇가지들을 산산조작내고  있었다. 잠시 후  공룡은 꼬리를 엘렌  쪽으로 
내리쳤다. 엘렌은 부러진 팔을  추스리고 몸을 굴렸다. 꼬리는 그녀의 뒤를 
쳤고, 잠시 후  눈 앞에서 사라졌다. 그녀가  나무 사이에서 빠져 나오는데 
웬 팔이 그녀를 잡아당겼다.  리프먼이었다. 눈가에 어린 눈물 속으로 나무 
막대로 공룡을 찔러대느라 정신없이 움직이는 커비와 존의  모습이 보엿다. 
두 아이는 서로 떨어져 있었는데 커비는  공룡의  보이지 않는 눈 쪽에 있
었기 때문에 공룡은  커비를 잡기 위해 머리를 이리저리 움직이고  있었다. 
요란한 굉음과 함께  두 사람을 태운 오토바이가 초원으로 들어섰다.  이제 
엘렌의 공포는 희망으로 바뀌고 있었다. 공룡은 재빨리 몸을  돌려 새로 나
타난 위협자들을 바라보았고 몸을 돌리는공룡ㅇ고리가 초원을 휩쓸고 지나
갔다. 꼬리를 피하기 위해  존과 커비는 풀 속으로 몸을 던져  모습이 보이
지 않았다.
리프먼의 도움을 받아 일어난 엘렌은 숲으로 도망쳤다. 세  방의 총성이 빠
르게 터져 나왔고, 엘렌은  공룡이 오토바이를 공격하고 있는 것을 보았다. 
버틀러가 시동을 다시  거느라고 앴는 동안 칼은  오토바이 뒤에서 공룡이 
땅 위에서 쓰러질 때까지 소총을 쏘고 있었다.
칼이 승리의 함성을 질렀다. 버틀러가 칼에게 뭐라고 말했지만, 엘렌에게는 
들리지 않았다. 그러자  칼이 다시 총을 꺼재 들었다. 엔진은  꺼졌고, 주위
는 조용해진 가운데 죽어자는 공룡의 헉헉대는 숨소리와 칼과 버틀러가 승
리를 자축하며 공룡에게 최후의 일격을 가하는 총성이 하늘을 울렸다.
리프먼이 걸음을 재촉하며 팔을 잡아당겼지만, 그녀는 망설였다. 그녀는 눈
으로 아들을 찾고 있었다.  존과 커비는 어디에도 보이자 않았다. 리프먼이 
더 세게 그녀를  잡아당겼고, 그녀가 몸을 돌리려는 순간 공룡의  뒷다리가 
약간 들리면서 꼬리가  조금씩 움직이는 것이 눈에 띄었다. 온몸을  마비시
킬 것처럼 무시무시한  괴성을 질러대며 공룡은 고개를 번쩍 쳐들었고,  성
한 눈은로 칼과  버틀러를 노려보았다. 공룡은 그 근육질의 뒷다리로  자신
을 죽이려고 한  인간들을 쳤다. 버틀러가 두  발을 연달아 쏘았다. 동시에 
칼은 공룡을 피해 몸을  던졌다. 버틀러는 총을 버리고 두 팔을  들어 공룡
을 피하려는 헛된  노력을 해보았지만 결국 자신을  향해 쓰러지는 공룡의 
몸뚱이를 피하지 못했다.
엘렌은 뛰려고 애썼지만  움직일 때마다 팔이 흔들렸고, 눈앞이 잘  보이지 
않을 정도로 통증이  심했다. 마침내 리프먼이 그녀를 부축하기 위해  팔을 
그녀의 허리에 둘렀다. 갈비뼈도 팔만큼이나 아팠다. 그래서 리프먼의 부축
은 감당할 수  없을 정도로 고통스러웠다. 그들이 엘렌의 고통을  최소화하
면서 최대한 빨리  움직일 수 있는 속도를 힘들여  맞추었을 때 그들의 앞 
나무에 탕 하는 소리와 함께 총알이 날아와 박혔다.
리프먼이 엘렌과  함께 몸을 돌려보니 칼이  서 있었다. 그의 다리에  매인 
붕대는 상처에서 배어 나온 피와 새로 흘리는 피로 범벅이 되어 검게 변해 
있었다. 그의 얼굴에서는  웃음이 가셨고, 허세는 이제 간 곳이  없었다. 칼
은 총을 들어  그들에게 겨누었다. 엘렌은 그의 눈에서 불타오르는  적개심
을 보았다. 그녀는 리프먼의  팔을 떼내고 그에게서 떨어져 나왔다. 떨어져 
있지 않으면 그 반자동 소총은 그들 모두를 한순간에 죽일 것이다.
"다시 움직여 봐, 엘렌. 난 너희들 둘을 모두 죽여 버릴 거야."
엘렌과 리프먼은 꼼짝하지 않앗다. 그들은 칼이 그렇게 할  수 있다는 것을 
알고 있었다. 칼이 시선을  리프먼에게도 돌렸다. 그는 총으로 리프먼의 배
를 찔렀다.
"이봐, 꼬마야. 네게 큰  신세를 졌어. 지금 엘렌은 내가 원하는  것을 가지
고 있지만,  너는... 그러니까 너는 내  치구 바비를 뒤에서 쏘았고,  밀러를 
저 공룡 밥으로  만든 다음 우리에게 여기를  빠져나갈 방법을 알려준다고 
속였어. 너와 네 친구들은 공룡이 우리를 죽이기 전에  우리가 괴물을 해치
울 수 있는 충분한 시간을  준 셈이야. 그걸로 거래는 끝났어. 우리는 약속
을 지켰어. 너와  엘렌을 보내 주었지만, 너는  우리를 , 나를 죽이려고  했
어!"
엘렌은 다시 칼의 주의를 끌려고 했다.
"키쉬톤에게 무슨 일이 생겼어요, 그도 죽었어요?"
"어떤 빌어먹을 일이 있었는지  말해 주지! 공룡이 그의 머리를 물어  뜯었
어. 그게 키쉬톤에게 일어난 일이야.  하지만 그 놈이 일을 끝냈을 때 그놈
의 머리통에 내가 일어난 일이야. 하지만 그 놈이 일을  끝냈을 때 그 놈의 
머리통에 내가 다섯방의 총알을  박아 넣었어. 내가 저놈의 어미를 죽였어. 
저것보다... 저기 죽어 있는 것보다 두 배는 더 컸지."
마지막 친구까지 죽어 버렸다는 것을 말하는 순간 칼의  눈이 흐려졌다. 이
제 그는 혼자였다. 하지만 잠시 후 그의 눈은 잔인하게 변해 있었다.
"칼, 당신이 원하는 것을 모두 주겠어요. 저 아이만 다치게 하지 말아요."
엘렌이 애원했다.
"준다고? 나는  내가 원하는 것을 가질  뿐이야. 만약 지옥을 갖고  싶다면 
그걸 가진다구."
칼이 다시 리프먼에게 총을 들이대는  순간 커비의 위협하는 듯한 낮은 목
소리가 엘렌의 오른쪽에 있는 나무에서 울려나왔다.
"움직이지마, 이 버러지같은 인간아. 안 그러면 널 날려 버리겠어."
칼은 몸을 돌리더니 목소리  쪽을 향해 두 발을 쏘았다. 다시  경고가 들렸
고, 세 발의 총성이 울리는  순간 칼이 쓰러졌다. 엘렌은 너무도 놀라 무슨 
일이 벌어진 건지 이해할  수 없었다. 칼은 커비를 향해 총을  쏘았는데 등 
뒤에서 날아온 총알에 쓰러진 것이다.
커비가 엘렌의 오른쪽에서  모습을 드러냈고, 존은 권총을 든 채  왼쪽에서 
나타났다. 안도감과 함께 걱정이  되기 시작했다. 그녀의 아들이 사람을 죽
인 것이다.
리프먼은 커비와 존을  초원으로 보내 버틀러의 총과  총알을 가져 오도록 
했다. 그들이 초원에 간  동안 리프먼은 엘렌의 팔 길이에 맞추어  세 개의 
나뭇가지를 사냥용  칼로 잘라냈다. 그러더니  칼의옷을 찢어내어 긴  끈을 
만들었다. 엘렌의 부러진 뼈는 밖으로 튀어나오지는 않았기  때문에 리프먼
은 뼈를 맞추려고는 하지 않았다. 부목이 아픔을 가셔  주지는 못했지만 붕
대를 어깨에 묶었기 때문에 팔이 덜 움직였다. 리프먼이  응급 처치를 마쳤
을 때 그들의 귀에 오토바이 소리가 들렸다.
리프먼이 칼의 총이 있는 데로 달려가 소리가 나는  방향에 총을 겨누었다. 
하지만 뭔가 이상했다. 소리는  아주 천천히 다가오고 있었다. 마침내 리프
먼이 소리치며 숲을 가리켰다. 엘렌은 그걸 보기 위해 일어서야 했다. 커비
가 오토바이를 몰고 있었고,  존은 그 뒤에 앉아 커비의 허리를  붙잡고 있
었다. 커비는 오토바이를 처음 타 보는 것이 틀림없었다. 기어는 맞지 않았
고, 커비는 계속해서 시동을  꺼먹고 있었다. 커비는 발판을 구르다가 앞으
로 넘어지곤 했는데 그럴 때마다 존도 같이 쓰러지곤  했다. 리프먼은 고개
를 흔들더니 마구 웃어댔다.
"촌스럽게 오토바이도 못 타는군."
마침내 그들이 비틀거리며 리프먼에게까지  왔고 그는 고개를 끄덕이며 그
들의 노고를 인정했다.
"마침내 너희들이 뭔가  제대로 된 일을 해냈구나, 연료는 아직  많이 남아
있니?"
탱크에는 4분의  1정도의 개스가 남아  있었다. 리프먼조차도 그걸  가지고 
어느 정도까지 멀리 갈  수 있는지 알지 못했다. 그들 모두  오토바이에 올
라탈 수 없었기 때문에 엘렌은  리프먼에게 존과 커비를 먼저 데리고 가라
고 고집했다. 존은  엘렌이 먼저 가라고 고집부렸고,  커비는 모두 다 같이 
가자고 주장했다. 그는  포틀랜드를 발견할 경우 그 안으로 들어가  보기를 
원했다.
커비는 엘렌이 의사에게 가 봐야 하기 때문에 제일 먼저 가야 한다는 사실
에 동의했다.그들은 그런 다음 누가 어떤 무기를 가지고  있어야 하는 것을 
놓고 입씨름을 벌였다. 엘렌은 단지 권총만 가지고 가기를 바랬다. 존은 그
녀가 라이플을 가지고  가야 한다고 우겼다.커비는 존과 자신은 무기  없이
도 살아 남았다는 사실을 가리키며 엘렌이 라이플을  가져가는데 찬성했다. 
리프먼은 작은  목소리로 웅얼거리며 행운을  기원한 다음 엘렌옆에  섰다. 
오토바이가 있으면 공룡들보다 빨리 움직일 수 있기 때문에 그들은 권총만 
가져가기로 했다. 코비와  존은 칼의 시체와 함께 있고 싶어하지  않았는데 
그것은 시체 청소부들이  몰려들 것이기 때문이다. 세 아이들은 다시  만날 
계획을 세웠다. 리프먼은 자신이 무슨일을 하고 있는지 잘  알고 있는 것처
럼 오토바이에 시돌을  걸었고, 커비와 존은 엘렌이 오토바이 뒤에  오르는 
것을 도왔다.  존이 엄마의 어깨를 끌어안았다.  엘렌은 뒤돌아보기가 너무 
괴로웠기 때문에 아들이 손을 흔들며 작별인사를 하는 모습을 외면했다.
67. 탈출
... 산들이 무너져 내릴  것이다... 계곡은 갈라지고 밀랍은 불앞에서 비탈길
을 흐르는 물처럼 녹아 내릴 것이다.
미가서 1:4
오레곤주 웜스프링즈 인디안 보호 구역 수요일 오후 4시 52분(태평양 표준
시)
피트라는 몸을 부들부들 떨며 나무 줄기에 바싹 붙어  서 있었다. 갈기갈기 
찢어진 속옷은 오레곤의 가을 날씨를 막을 수 없었다.  물을 첨벙대며 다가
오는 소리가 들렸다. 그녀는 걸어 다니는 물고기들이 호수에  더 살고 있는
지 궁금해졌고, 쿰  박사와 필쳐 박사도 그 물고기들을 보았더라면  좋았을 
것이라는 생각을 했다. 그 물고기는 다리로 걸었고, 폐로 숨을 쉬었으며 물 
속에서는 헤엄을 쳤다. 반은 어류였고 반은 포유류로 수  많은 다른 변종들
과 마찬가지로  둘 사이의 중간쯤 되는  것 같았다. 그렇다면 그것은  아주 
오래 전에 살던 종으로 육지에 살던 공룡보다 더  오래된 것일지도 몰랐다. 
필쳐 박사였다면 목숨을 걸고서라도 보고 싶어했을 것이다.  하지만 불행히
도 그는 너무 일찍 목숨을 잃었다.
피트라는 단 하룻밤도 공룡과 머무를 생각이 없었기 때문에 나무아래로 내
려 왔다. 추위에 몸이 굳어져 있었기 때문에 팔다리를 움직였다. 위험한 상
황이 발새알 경우 뛸 수 있을  정도로 몸이 녹자 그녀는 공룡 시체 쪽으로 
기어 갔다. 
피트라는 다시 듣 쪽으로 다가갔다. 그쪽은 가장 끔찍한 부분이기도 했다.
그녀는 시체를 보고 나서  충격을 받았다. 시체에 붙어 있던 살은  거의 다 
뜯겨져 형체조차 남아 있지  않았고, 뼈만 앙상했다. 엄청난 피가 뼈조각들 
주위에 시냇물을 이루고 있었고, 제각기 다른 크기의 공룡  십여 마리가 시
체 주변에 남아 뼈를  갉아먹거나 남은 살을 파먹고 있었다. 작은  공룡 하
나는 머리에서 가죽을 벗겨 내고 있었다.
피트라는 자신이 너무  오래 기다린 것은 아닌가 하는 걱저에  휩싸였다.공
룡들은 시체를 점점 깊이 파고  들어가고 있었고 그 광경으로 보아 청소부
들은 부드러운 조직은  모두 파낼 것이다. 공룡들이 콜터까지 모조리  먹어 
치우는 건 아닐까? 아직 그가 저 피바다 속에 살아 있을까?
피트라는 총을  들고 천천히 나무  사이를 지나가다가 공룡들과  마주쳤다. 
모든 공룡들이 3미터  이상은 돼 보이지 않았다. 큰 공룡들이  자신들의 배
를 채운 다음 자리를 뜬 것이 분명했다. 하지만 3미터  크기라고 해도 끔찍
한 것은 드를게 없었다. 그녀는 용기를냉 자신이 낼 수  있는 가장 큰 소리
를 지르며 공룡들을 향해 달려들었다. 소리는 큰 공룡에  비하면 처ㄹ할 정
도였지만 작은 공룡들의  관심을 끌기에는 충분했다. 그녀는공룡에게  달려
들다가 가장 가까이에 있는  공룡 근처에서 공중에 총을 한 방  쏘았고, 그 
소리에 시체를 먹던 공룡들이 흩어졌다. 다시 한번 피트라가  총을 쏘자 공
룡들은 더 멀리 물러났다. 이제 콜터를 찾아야 했다.
"콜터? 콜터?"
그녀가 그의 이름을 불렀다.
"콜터, 아직 거기 어디에 있어?"
피트라는 대답을  기다렸지만 아무런 소리도  들리지 않았다. 그녀는  피로 
시내를 이룬 풀숲을 철벅거리며 걸어서 시체 쪽으로 갔다.  그런 다음 용기
를 내 손을 뻗어  아직 남아 있는 공룡의 갈비뼈를 밀어  보았다. 움직이지 
않았다. 피트라는 맨살이 드러난 어깨를 뼈에 대고 있는  힘을 다해 공룡의 
시체를 밀었다. 아지도  꼼짝하지 않았다. 뼈들은 몇  톤은 나가는 것 같았
다. 그녀가 시체를  움직여 콜터를 찾아낼 가능성은  없었다. 이제 오직 두 
가지 선택이 남아 있었다.다시  땅을 파던가 아니면  시체 안으로  기어 들
어가 뼈를 통과해야 했다.  피트라는 시체 안쪽을 살짝 들여다보았다. 뭔가 
움직이고 있었다.
그녀는 뒤로 물러나며 총을  들었다. 시체는 조금씩 움직이기 시작했고, 아
직 조금 붙어 있는  피부 껍질들이 그에 따라 같이 흔들리고  있었다. 그러
더니 피와 붉은빛의 허접쓰레기들을 뒤집어  쓴 것이 시체 밖으로 쑥 나왔
다. 그 물체는 일어나다가  뒤로 넘어졌고, 다시 일어나려고 덜렁거리는 살
갗을 붙잡고 밖으로  빠져나오고 있었다. 제왕 절개로 태어난 아이와  같은 
이상한 모습을 하고서 콜터는 공룡 몸 속에서 그렇게 나타났다.
피트라는 기쁨을 이기지  못해 정신을 잃을 정도였고, 그에게 달려가  그를 
자신의무릎에 눕혔다. 그녀는  그의 얼굴에 묻은 피를 닦아 내고서야  그가
울고 있다는 것을 알았다. 그녀는 무릎에 누워 있는  그를 토악거리며 함께 
울었다. 그녀는 계속해서 그의 얼굴과 머리를 닦아 내고 있었지만, 땅도 피
가 흥건했기 때문에 피를 씻어 버릴 곳이 없었다.  피트라는 콜터의 찢어진 
셔츠를 조심스럽게 벗겨냈고,  그의 몸에서도 피가 흐르고 있는 것을  발견
했다. 그의 가슴에 일자로 깊은 상처가 나 있었다. 뼛조각같은 것들이 상처 
속에 박혀 있었다. 피트라가  손을 뻗어 파편들을 빼냈다. 상처를 건드리자 
콜터는 울다말고 불평을 해대기 시작했다.
"아야, 아프단 말야. 피트라!"
피트라는 구슬프레 웃었다.
"콜터, 네 가슴 위로 깊은 상처가 나 있어. 공룡 밑에 깔렸다가 살아났으면
서 작은 파편을 가지고 불평을 해?"
"아주 많았었어."
그가 대답했다.
"손이 닿는 대로 내가 다 빼낸거야."
"그 밑에서 어떻게 살아 남았어?"
"거의 죽을 뻔했지."
콜터는 입을 다물고 눈물을 참으려고 애썼다.
"공룡이 쓰러지기 시작할  때 바닥에 바짝 붙어 누웠어. 공룡이  내가 몸을 
숨기기에 충분한 공간을 이미 파 놓았거든, 내 생각에는  공룡이 쓰러질 때 
부러진 갈비뼈의 파편이 내몸에 박힌 것 같아."
피트라는 그의 가슴에 난 상처에 대해 물으려고 했지만 콜터는 뭔가 더 할 
말이 있는 것 같았기 때문에 그녀는 그가 말을 하도록 내버려두었다.
"네가 밖에서 부르는  소리를 듣고 빠져 나오려고 애를 썼어.  하지만 소용
없었어. 거의 움직일 수가  없었거든. 그러는데 다시 시체뜯는 소리가 들렸
어. 밑에서 들으면 그 소리가 얼마나 끔찍한지 넌 상상할 수 없을 거야. 내 
쪽으로 점점 다가오고 있었어."
콜터의 목소리가 점점  커지고 있었고, 그는 자신의 감정을 억누르지  못했
다.
피트라가 그를 진정시키려고 애썼다.
"이제, 괜찮아. 콜터, 넌 밖으로 나왔어."
"그러더니 피가 나오기 시작했어. 처음에는 그냥 축축하기만 했어. 나는 그
게 뭔지 몰랐는데 짠 냄새가  나고 있었어. 계속 피는 흘렀고, 내가 들어가 
있던 구멍을 채우기 시작한 거야. 다른 체액들도 함께 흘러나왔어."
"생각하지 말아. 콜터."
"하마터면 피 구덩이에 빠져 죽을 뻔 했다구!"
"이제 가자, 콜터."
"정말, 너무 끔찍해."
"콜터. 공룡이 돌아올지도 몰라."
"나도 가고 싶어. 나도 여기를 빠져나가고 싶어."
"그래 콜터 나도 그래."
그들은 서로를 부축하며 일어섰다. 피트라가 총을 집어들었고, 그들은 비틀
거리며 나무들을 지나  차가 있는곳으로 갔다. 그들은 서로를 의지하고  있
었다.
모노클로니우스는 아직 초원에 서  있었지만 그들이 초원을 가로질러 가도 
아무런 관심을 보이지 않았기 때문에 그들은 반대편에 있는 커다란 관목들 
사이로 들어갈 수  있었다 피트라는 덤불이 싫었다. 거기에서는 아무  것도 
보이지 않았기  때문이다. 그래서 그들은 덤불을  소리내어 밟고 지나갔다. 
피트라는 차를 보고 걸음을 늦추었다. 차 주변에 두  개의 뼛조각 뭉치들이 
쌓여 있었다. 피트라가 콜터에게  좀더 빨리 걷도록 재촉했다. 걸으면서 피
트라는 육식 공룡은 없는 불안한 듯 주위를 살폈다.
이제 차는 가까이에 있었다. 아주 가까웠기 때문에 그녀는  마음을 놓기 시
작했다. 차가 있으면 그들은  멀리 갈 수 있을 것이고 그것은  그녀가 진정
으로 바라고 있는 바였다. 그녀의 열망이 커질수록 다시  습격 당하지 않을
까 하는 걱정이 커졌다. 드디어  차 앞에 도착했고, 피트라는 문을 열고 콜
터를 안으로 밀어 넣었다. 그런 다음 마지막으로 주위를  살펴본 다음 다름 
사람들이 왓 안전해지기 전까지는 절대로 차를 떠나지 않으리라 맹세를 하
며 그녀도 안으로 들어갔다.
콜터는 그녀에게 1리터짜리 오렌지  주스병을 건네주고는 자신도 주스병을 
들고 단숨에 들이켰다. 그런 다음 콜터는 자동차 뒤칸으로  가서 침대 위에 
엎드려 누웠다. 피트라도  그의 옆에 누웠지만 담요 밑에서 뭐가  튀어나오
는 바람에 다시 벌떡  일어났다. 사라였다. 피트라는 새끼 공룡들에 대해서
는 잊어버리고 있었다.  사라는 그녀를 빤히 보고 있었는데 처음과는  달리 
피트라를 보고  겁먹지 않았다. 놀랍게도  사라는 뒤뚱거리며 걸어와  침대 
밖으로 삐져 나와 있는 콜터의 다리로 뜅들었다.
"피트라."
콜터가 중얼거렸다.
"쟤네들 먹이 좀 줄래?"
냉장고를 열고 피트라가  사과를 꺼내 사라에게 굴려 보냈다. 그런  무스가 
캐비닛 위에서 내려와  콜터 옆으로 다가오더니 바닥 위에 앉은  것이었다. 
피트라가 다른 사과를 던져주자 무스는  재빨리 자기 몫을 들고 원래 있던 
자리로 돌아갔다. 피트라는 작은 공룡들이 보여주는 믿음에 놀라고 있었다. 
공룡들은 인간에 대한 두려움을 떨쳐버리고 있었다.
그녀는 콜터 옆에 누웠고, 그들은 금방잠에 빠져 들었다. 피트라가 눈을 떴
을 때 그녀는 무스가  콜터 옆엣 자고 있는 것을 발견했다.  하지만 그녀가 
무스를 건드리자 무스는 벽을 긁으며 캐비닛 위로 도망갔다. 
피트라는 한손으로 머리를  받치고 콜터를 내려다보았다. 그의  얼굴에는피
와 붉은 덩어리들이 뒤범벅이 되어 말라붙어 있었다. 그랫  그녀는 몸을 일
으켜 수건에 물을 묻힌  다음 그의 얼굴을 닦기 시작했다. 그가  눈을 뜨고 
멍하니 그녀를 쳐다보았다.
"콜터, 얼굴에... 저, 옷을 잠깐 벗을래? 몸이 온통 엉망이야."
콜터가 고개를  끄덕이며 일어나 앉더니, 셔츠의  단추를 풀르기 시작했다. 
이제 피트라는 그의 가슴에 난 상처를 보다 똑똑히 볼  수 있었다. 피가 말
라붙어 이썽ㅆ지만 상처는아주 깊었고,  꿰매야 할 정도였다. 그러나 더 이
상 피는 흘러나오지 않았다.  피트라는 상처를 소독하기로 했다. 콜터가 피
에 절은 바지와 속읏을 벗었고, 벽장에서 꺼낸 깨끗한  바지와 셔츠로 갈아
입었다.
피트라는 자신의 모습을  살펴보았다. 자신은 콜턴만큼 다치지는  않았지만 
그녀도 온통 피와 때로 뒤범벅이 되어 있었다. 피트라는  젖은 수건으로 자
시느이 얼굴을 닦아냈다. 그러ㅓ 다음 나머지 부분들을 닦아  내기 위해 브
래지어와 피묻은 팬티를  벗었다. 그녀는 엉덩이에 딱지가 앉은 것을  발견
했다.
"잠깐, 내가 해줄게."
콜터가 손을 뻗어 수건을 집으며 말했다.
피트라는 순간적으로 당황했다. 그는 완전히 옷을 차려입고 있었고. 그녀는 
알몸이었기 때문에 그녀는  속수무책일 수밖에 없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그녀는 몸을 돌려 그의 도움을 받기로 했다. 
"다행히 심하지는 않아."
콜터가 그녀를 안심시켰다.
"다행이야. 내 옷 좀 꺼내줘."
피트라가 팔로 자신의 작은 가슴을  가리며 돌아섰을 때 그녀는 콜터의 얼
굴에 떠오른 이상한 표정을 보았다.
"저... 나 말이야..."
콜터는 말을 맺지 못해쑈다.  그의 뒤쪽에서 뭔가 덜컥거리고 있었다. 그는 
몸을 돌려 어디서 나는 소리인지 살폈다. 피트라는 콜터  뒤에 숨어서 어디
서 나는 소리인지 찾아보았다.
콜터가 마루 부근의 캐비닛 앞에서 몸을 구부리고 손을 내밀더니 망설이다
가 그 물체를 확 잡아 당겼다. 새끼 공룡이 굴러  나오는데 아직도 몸 아래
쪽은 껍직에 싸여 있었다. 30센티미터 정도 길이에 살갗은  봄에 돋은 잎사
귀처럼 초록빛으로 빛나고 있었다. 갓 태어난 새끼 공룡의  목에는 작고 연
한 깃이 달려  있었고, 꼬리는 짧고 뭉툭했고,  주둥이에는 작고 굽은 뿔이 
달려 있었다. 틀림없는 새끼 모노클로니우스였다.
콜터가 손으로 나머지 껍질을 벗겨  낸 뒤 피트라의 몸을 닦아주던 수건으
로 공룡의 몸을 닦기 시작했다.
"너무 귀엽다. 그치, 콜터?"
"물론 지금은 귀엽지, 무게가 몇 톤 나가기  시작하면 더 이상 귀엽지 않을 
거야."
콜터가 새끼를 집어  들어 피트라에게 넘겨 주었다. 새끼는 생각보다  무거
웠고, 그녀가 안자 꿈틀대기 시작했다.
"뭘 먹여야 하지?"
"몰라, 아마 으깬 과일은 먹을지 몰라. 그리고  우유도, 무스와 사라는 모두 
먹는 것 같았거든."
"빨리 알아봐야겠다."
피트라가 새끼를 사라의 담요 위에 내려놓자 사라는 킁킁 냄새를 맡았지만 
적대감은 보이지 않았다. 피트라는 콜터에게 몸을 돌리고 물었다.
"먼저 내 옷은 어디에 있어?"
"저 말이지... 난 네가 죽었다고 생각했을 때 얼마나 혼란슬웠는지 몰라. 내 
말은 네가 살아 있었다는 걸 몰랐다는 거지. 어쨌든  그 물고기로부터 어떻
게 도망쳐 나왔니?"
"화제를 바꾸지 마. 내 옷은 어디에 있어?"
"다 던져 버렸어."
"콜터! 왜 그랬어?"
마침내 그는 용기를 내어 피트라를 똑바로 보고 말했다.
"네 물건을 볼 때마다 네 생각이 났어. 네가 어떻게 죽었는지도 말이야. 그
건 나에게도 힘든 일이었어. 너무 가슴 아픈 상처였단 말이야."
피트라의 눈에 눈물이 고였다. 불과 몇 마디밖에는 안  했지만 피트라는 그
가 무슨 말을 하려고  했는지 알고 있었다. 그녀는그를 포옹한 뒤  화가 난 
시늉을 했다.
"대단해. 사람이  죽자마자 바로 물건을 팔아넘기다니.  그럼 뭘 입어야 하
지?"
"지금 그대로가 좋아."
"나 혼자만 벗고 있는 건 싫어."
"그럼 내가 너한테 맞출게."
콜터가 제안했다.
"그럴 필요 없어. 우리 둘다 그렇게 하지 않아도 돼."
피트라가 몸을 돌려 여러개의 캐비닛을 열어 보더니 콜터의 스웨터를 찾아
내 머리부터  뒤집어썼다. 옷은 그녀의  엉덩이 밑까지 내려왔지만  그녀는 
아직도 옷을 입지 않은  것 같은 기분이 들었다. 콜터의 바지는  너무 컸기 
때문에 그녀는 사각 팬티를 입기로 했다. 앉을 때마다  팬티 앞부분이 자꾸 
벌어졌기 때문에 그녀는  핀을 찾아 벌어진 틈을 막았다. 마을에  도착하기 
전까지는 그렇게 지내야할 것이다.
그런 다음 피트라는 복숭아 통조림을  따서 복숭아를 으깬 다음 수저로 떠
서 새끼 공룡의 입에  넣어 주었다. 새끼는 반사적으로 우물거렸다. 피트라
는 새끼가 복숭아  통저림을 삼켰다고 생각되었을 때  복숭아 시럽을 약간 
먹여 보았다. 대부분이 목으로  흘러 깃을 적셨다. 콜터가 재미있다는 듯이 
그 모습을 바라보고 있었다.
"이 작은 고아는 뭐라고 부를 거야?"
피트라는 복숭아 통조림통을 옆으로  밀어내더니 새끼 공룡을 바닥에 내려 
놓았다. 새끼는 땅을 딛고  일어나도니 비틀거리며 몇 걸음을 걸었다. 그런 
다음 멈추고 턱에 묻은 복숭아 주스를 핥고 있었다.
"피치라고 부르면 어떨까?"
"암놈이야?"
"자세히 알기 전까지는  암놈이야. 이 불쌍한 피치를 위해 어디서  병을 구
해 와야겠어."
콜터가 눈을 굴리며 고개를 끄덕거리더니 운적석 쪽으로 가서 시동을 걸었
다. 피트라는 조심스럽게 보조족에 앉아 잠든 새끼 공룡을  무릎 위에 올려
놓았다. 안심이 되자 피트라는 온 몸이 멍들고 아프고, 욱신거리는 것을 느
낄 수 있었다. 그녀는 콜터도 많이 아파한다는 것을 알고 있었다.
그들이 출발하려는 순간 터벅거리는 발걸음 소리가 들렸다.  피트라가 움츠
리는데 무스가  재빨리 계기반으로 올라가  창문에 큰 대자로  달라붙었다. 
사라는 앞으로 뒤뚱거리며 나ㅇ니  피트라가 자신의 자리를 차지하고 앉은 
것을 보고 어리둥절해 하는 것 같았다. 그러더니 대신  좌석 사이의 바닥에 
몸을 웅크리고 앉았다. 피트라와 콜터는 서로를 바라보며 웃었다. 
"자기, 완벽한 휴가였어."
콜터가 말했다.
"그래요. 여보."
피트라가 대답했다.
"하지만 아이들은 모두 지쳐 버렸어요. 어저 집에 가요."
그들은 차를 몰아 처원에서 빠져 나와 도로에 접어들었다.
68. 선택
시간이 존재하지 않는 때, 이전에 왔던 것들이 다시 찾아오리라. 그리고 지
금까지 오지 않았던 것들이 앞서 오리라. 그것이 무엇인지는  알 수 없지만 
그 일들이 커다란 불에 의해 알려지게 될 것이다. 
조라스트러스. 바빌론의 예언자
오레곤주 포틀랜드가  있던 자리에 생긴  숲 수요일, 오후  5시 5분(태평양 
표준시)
그들은 자신있게 걸어갔다. 누군가 그들을 보았다면 그들이  자신감을 가지
게 된 것은  총 때문이라고 말했을지도 모른다. 하지만 그것은  자연스럽게 
생긴 것이었다. 그들이 그간 쌓은 유, 무형의경험들로 인해 그들은 그 어느 
때보다 내면이 충만해진 것을 느낄 수 있었다.
존은 커비는 리프먼이 엘렌과 떠난 후 승리를 자축했다.  악의없이 서로 놀
리며 그들은 누가  자신들을 외눈박이 공룡으로부터 도망칠  수 있게 했는
지, 그리고 존의  엄마를 구하게 된 문제의 오토바이를 어설프게  고장냈는
지에 대해 입씨름을  했다. 그러나 그들이 만나기로 한 장소로  가까워질수 
록 커비는 말수가 적어졌다.
커비와 존은 헬리콥터가 되돌아와서  공중에서 선회하는 소리와 회전 날개
에서 타타탁하고 나는  소리가 계곡을 따라울려 퍼지는 것을 들었다.  하지
만 리프먼과 만나기로 한 지점과 반대 방향이었다. 그들은  가던 길로 계속 
나아갔고, 소리는 점점 약해지고 있었다. 가끔씩 도마뱀이 통나무를 가로질
러 뛰어가거나  그들 머리 위에서 이  나무 저 나무로 옮겨다니고  있었다. 
멀리서 뭔가 우지끈하며 부러지는 소리와  킁 하는 소리가 나는 바람에 그
들은 숨을 곳을 찾았지만 그 소리는 금세 사라지고 말았다.
마침내 그들은 리프먼이  설명하던 마른 강가에 도착했다. 이전의 강은  남
서쪽으로 굽이치고 있었지만  지금은 숲으로 흔적이 나 있었다. 그들은  강
둑부터 조용히 살펴보았고, 양옆의숲에서 동물의 흔적을 발견하였다. 그 때 
커비가 존의 팔을 잡아당기며 한 곳을 가리켰다.
존의 눈에 움직임이 포착되었다. 강둑 저 멀리에 여러  마리의 동물들이 있
었는데 긴 꼬리와 긴 목을 지니고 있었으며 네다리로  걷고 있었다. 보기에
는 브론토사우루스를 닮았지만  크기만 비슷한 것 같기도 했다. 가끔씩  머
리를 둑 위로 쳐들고 주위를 살펴보다가 다시 고개를  숙이곤 했다. 동물들
은 풀을 뜯어 먹고 있는 것 같았다. 커비와 존은  드디어 수풀에서 둑 쪽으
로 걸어갔다. 잠시  후 공룡들이 머리를 들고는  으르렁 거렸다. 그러자 세 
마리가 머리를 쳐들었다.  공룡과 사람들이 서로 노려보고 있는 가운데  공
룡들은 한 마리씩 풀 뜯는 일로 돌아갔다. 
리프먼은 어디에서도 보이지 않았다. 그래서 커비와 전은  바위위에 자리잡
고 앉았다. 그들에게는 음식이 하나도 없었지만, 강바닥에 커다란 웅덩이가 
있었기 때문에 목을 축일 수는 있었다. 최소한 리프먼이 돌아올 때까지.
한참을 기다린 후에야 오토바이 엔진 소리가 들려 왔다.  그 소리에 공룡들
이 일제히  머리를 들어올렸다가 하상  쪽으로 이동했다. 마침내  리프먼이 
오토바이를 타고  하상에 모습을 나타냈다. 커비와  존은 환호성을 울렸고, 
커비는 손가락에 입을 넣고 휘파람을 요란하게 불었다.
리프먼이 요란한 엔진 소리를 내며 그들 앞에 오토바이를  세웠다. 그의 얼
굴은 아직도  부어있었고, 벤 상처와 타박상,  그리고 먼지들로 지저분해져 
있었다. 그렇지만 그는 동새에 오만해 보일 정도로 당당했고, 그 모습이 존
과 커비가 보기에도 좋았다. 리프먼은 드디어 엔진을 끈  다음 오토바이 뒤
쪽에 있던 가방을 끌렀다.
"엄마는 어떠셔, 리프먼?"
"괜찮으셔. 저 쪽으로 가니까 여러 채의 집이 있었어."
그가 손가락으로 가리키며 말했다.
"숲은 바로 그 집들  정면 현관까지 나 있어. 어떤 집은 꼭  공룡들이 쳐들
어갔었던 것처럼 많이 부서져 있었어. 사람들이 자동차로  길에 바리케이트
를 쳤어. 경찰들도 있어서 사람들을 밖으로 내몰고 공룡을  안에 가두어 버
렸어. 경찰이 너의어머니를 병원으로 모셔갔어."
리프먼이 가방을 열고  커비와 존에게 콜라 캔을 던져 주었다.  존은 3분의 
1정도를 비웠다. 탄산음료가 목구멍과  코를 찌르더니 트림이 나왔다. 하지
만 커비가 곧 트림을 해대는 바람에 존은 부끄러움을 느끼지 않았다.
리프먼은 계속 가방을 뒤져 콜라 한  캔씩을 더 던져 준 다음 트윈키 초콜
렛 꾸러미와 스키티어즈  초코렛 바 세 개를 건네주었다. 그들은  음식들을 
한참 게걸스럽게 먹어 치운 다음에야 맛을 느낄 수 있었다.
"이런게 다 어디에서 났니, 리프먼?"
커비가 물었다.
"저 밖에는 문명 세계가 있었어. 존 엄니를  경찰에 모시고 갔는데 그 사람
들이 내가 돌아가지 못하게 막는 거야. 그들은 자원 봉사자들을, 구조 업무
에 종사할  사람들을 모으고 있었거든,  너희들은 모종의 거래가  있었다고 
생각하겠지. 그래서 길을 돌아서 왔어. 그리고 길 아래에 있던 세븐 일레븐
에 달려 갔더니 반쯤 문이 열려 있길래 물건들을 집어왔어."
"돈은 냈니?"
커비가 의심스럽다는 듯이 물었다.
"그들이 나한테 가방을 줬어, 아닌가?"
"너 가방도 훔친거지, 그렇지?"
존이 말을 꺼냈다.
"야, 너 그거 필요없지. 그럼 돌려줘."
리프먼이 부트럽게 말했다.
존과 커비는 리프먼이 자신이 나쁜  짓을 한 것처럼 여겨지기를 바라는 걸 
알았기 때문에 기꺼이 그 장단을 맞추어 주기로 했다.  당분을 섭취하자 그
들은 곧 기운을 차렸고, 한참을 서로 장난치며 놀았다. 그러다가 커비가 조
용히 기도를 올렸다. 기도를 마친 그는 친구들에게 몸을 돌렸다.
"난 가지 않을 래. 포틀랜드로  들어가 볼 거야. 거기 어딘가에 가족이.. 우
리교회가 있을 거야."
존은 어떻게 대답해야 할지 몰라  조용히 앉아서 작은 도마뱀들이 둑을 기
어 내려와 웅덩이  속으로 들어가는 것을 물끄러미 바라보고 있었다.  리프
먼은 마침내 성한 눈을 들어 커비를 바라보며 부드럽게 말햇다.
"커비, 포틀랜드는상황이 좋지  않아. 내가 봤어. 나타났다가 사라졌어... 어
떤 때는 있다가 어떤 때는 없어지고, 결국 그러다가 없어져 버렸어. 우리가 
포틀랜드로 가더라도 그 속을 통과해야 할 거야. 신기루 같아 보였어."
"그럴지도 몰라. 리프먼, 하지만 난 가서 알아볼래.  무슨 일인지 알아야 한
다구!"
"예수의 재림이 아니야. 커비."
"그럴지도 몰라."
리프먼은 지금까지 한번도 인정하지 않던 시의 존재 가능성을 처음으로 말
하고 있었다. 열렬한 무신론자로 며칠 전가지만 해도 이  정도로 양보를 하
지 않았었다.
"그럼 존을 오토바이로 태워다 준 다음 포틀랜드를 찾으러 같이 가자."
"리프먼 같이 안가도 돼. 존을 데려다 준  다음 돌아오면 내가 너를 저쪽에 
내려주고 이 오토바이로 포틀랜드로 갈게."
커비와 리프먼이 계속 실랑이를  벌이는데 보이지는 않았지만 얼리서 헬리
콥터 소리가 들려  왓다. 존은 둘의 실랑이는무시한 채 눈으로  헬리콥터를 
찾기 시작했다. 아찌 되었든 간에 그는 친구들의 이야기가  마음에 들지 않
았다. 그 둘은 자신이 보살피을 필요로 한다고 여겼고, 자신이 안전해진 이
후에야 자신들의 일을 준비하겠다고 말하고 있었다. 누구도  자신이 공룡을 
따돌렸던 일을 기억하지 못했다. 그는 공룡에게 외눈박이라고  이름을 지어 
주었었다. 그는 같이 오토바이를 망가뜨렸고,칼에게  총을 쏘고, 죽이기까지 
했다. 칼을 죽였다는 생각에 그의 마음이 침울해졌다. 그 모든 것에도 불구
하고 그의 친구들은 자신을 동등하게 생각하지 않았다.  최근 3일간의 일이 
친구들의 생각을 바꾸지 못한다면  앞으로 어떤일이 생긴다해도 그들의 생
각을 바꾸지는 못할 것이다.
"얘들아!"
그가 끼어들었다.
"아무도 나를 데려다  주려고 애 쓸 필요없어. 너희 둘이  오토바이를 타고 
포틀랜드를 찾으러 가. 나는 걸어서 여길 빠져나가면 돼."
존은 나머지 콜라를 들이켜 마신  후 총을 집어들고 오토바이 자국을 따라 
하상 쪽으로 걷기 시작했다.
"야, 어디 가는 거야?"
리프먼이 불렀다.
"기다려."
"돌아와. 존. 뭐 때문에 화가 난 거야?" 
존이 걸음을 멈추고 돌아다보았다.
"화가 난게 아니야. 그저 내 문제 때문에  곤란에 처한 너희들을 구해 주려
는 것 뿐이야. 너희 둘은 포틀랜드로 가서 잘 지내. 만약 너희들을 바로 다
시 만나지 못한다면 나중에 보자... 해변 별장에서 말이야."
존은 돌아서서 걷다가 멈추고 다시 돌아섰다.
"가족을 찾기 바래. 커비. 그리고 리프먼, 음식을 구해다 줘서 정말 고마워, 
그럼 잘 가라."
존은 그들의 말소리를 듣지  않으려고 일부러 웅덩이를 첨벙거ㅓ리며 걸었
다. 존으 ㄴ굽이를 돌자마자 총을 움켜쥐었고, 외로움을  느꼈다. 위에서 오
토바이 시동 켜는 소리가 나는가  싶더니 잠시 후 아이들이 오토바이를 타
고 엔진을 통통 울리며 가까이 왔다. 그는 친구들이  자신을 남겨두고 떠나
기 쉽도록 몸을 숨길까 하는 생각도 해 보았지만 그것은 겁쟁이나 하는 행
동이었다.
놀랍게도 커비가 오토바이를 몰고  있었고, 그 뒤에 리프먼이 타고 있었다. 
그들은 존 옆으로  다가왔고, 리프먼은 오토바이에서 내려 존의 얼굴을  바
라보았다. 
"우린 결정했어. 우리 모두 집에 가는 거야."
"멋지지 않니. 귀여운 자니? 나중에 또 단어 바꾸기 놀이하자."
커비는 그렇게 말하고 나서ㅓ  오토바이로 천천히 원을 그리더니 툭너머로 
모습을 감추었다.
"쟤는 미쳤어, 리프먼, 말 좀하지 그랬어?"
"쟤는 광신도야. 알아듣게 할 수가 없었어."
테리는 눈을 문지르며 헬리콥터 옆에 서 있었다. 그의  머리는 기름 냄새와 
아내를 찾느라 나무  위에서 계속 아래를 내려다  보느라 지쳐서 지끈지끈 
아파오고 있었다. 그는이런 식으로는 아내를 찾을 수 없다는  걸 알고 있었
지만, 아내를  포기할 준비가 아직 되어 있지 않았다. 그에게는 다른  방법
이 없었다.
빌이 돌아왔다.  빌의 수완과 지위에도  불구하고 원칙만 따지는  비행장의 
담당자에게서 부료로 연료를  얻지는 못했다. 하지만 그 남자는 비자  카드
는 받았다. 분명 그는 무슨 일이 벌어졌는지 이해하지 못하고 있었다.
빌이 헬리콥터에 올랐고 테리는  자리라고 그나마 남아있는 부분에 조금이
나마 편안하게 앉으려고몸을  이리저리 뒤척였다. 늦은 오후였지만  아직도 
수색을 할 수 있는  시간은조금 남아 있었다. 이번이 마지막 수색이  될 것
이다.이후에는 무엇을 해야 할 지 어디로 가야 할 지 알지 못했다.
집은 콜로니얼풍의 2층짜리 건물로 앞마당에는 공룡의 숲이 펼쳐지고 있었
다. 창문들은 부서져 있었지만 다른 부분들은 멀쩡했다. 
"저기를 지나면 집이 하나 더 나오고 그  반대편에 막다른길이 있어. 그 길
로 죽  올라가다가 끝에서 파란색 집  담장을 넘어가. 그러면 그  반대편에 
고속도로가 있어. 그  길을 따라 북쪽으로 가면 바리케이트를 발견할  수있
을 거야. 거기 있는 경찰이 너를 엄마한테 데려다 줄 거야."
리프먼이 손가락을 가리키며 설명했다.
"너는 안갈 거야?"
"내가 말했잖아. 우리 모두  집에 가는 거라구. 너는 부모님과 같이 있는거
야. 나는 아무도 없어. 우리 아버지는 커비네 가족들처럼 사라져 버렸을 거
야. 아버지는한번도 내게 관심을 가진 적이 없어."
리프먼의 목소이레는 슬픔과 고통이 배어 있었다.
"그리고 난 여기가 좋아. 이렇게 좋은 집은 여태 없었어."
"넌 여기에 있을  수 없어! 곧 공룡들이 너를  한입에 잡아먹을 거야. 나랑 
같이 가자. 우리 엄마도 말했었잖아. 우리는잘 지내게 될 거야."
"아냐. 난 너희 식구처럼 풍적하게 살아가는 것이 잘 맞지 않아. 하지만 네 
라이플과 내가 가진  권총을 서로 바꾸면 좋겠어. 여기에서는 활이  소용없
을 거야."
존은 총을 바꾸면서 권총도 함께 주었다.
"리프먼, 둘다 필요할 거야. 만약 마음이 바뀌면, 언제든지 와. 해변 별장에 
있을게."
"알았어."
존은 나무 속으로  걸어가다가 뒤를 돌아보았다. 리프먼은 아직 거기에  서
서 그를 바라보고  있었다. 존은 리프먼에게 자신이 그를 보고싶어할  거라
고, 오랫동안 생각할 거라고 , 그리고 그를 정말 좋아한다고 말해주고 싶었
다.하지만 그 말들은 어느  하나 기본적이지 않았다. 최소한 리프먼의 사고 
방식에서는 말이다. 그래서 대신  존은 그저 고개를 끄덕이기만 했다. 리프
먼도 고개를 끄덕였다.
"나중에 봐. 리프먼."
"그래 안녕 존"
커비는 하상을 따라 내려갔고, 오토바이에서 나는 요란한  소리에 공룡들이 
몸을 숨겼다.강이 포틀랜드에서  벗어나 다른 쪽으로이어지자 커비는  나무
들 속으로 방향을 틀었다. 작고 큰 초원들이 때때로 나타나기는 했지만, 어
디에도 도시는모습을 보이지 않앗다.
그는 다시 오토바이를 몰았고, 왼쪽에서 태양이 지고 있었다. 잠시 후면 언
덕 저편에 도착하겠지만  아직 도시는 나타나지 않고 있었다. 그는  바위가 
많은 비탈길로 내쳐 달리다가 돌을 피해 언덕으로 올라갔다.
그는 언덕 위에 올라  오토바이를세웠다. 아무 것도 보이지 않았고, 실망스
럽게도 세인트 헬렌 산이 저 멀리 있었다. 도시는 어디에도 없었다. 눈물이 
앞을 가렸고,  커비는 눈밑을 훔쳤다. 그때  세인트 헬렌산이 아지랑이처럼 
희미하게 흔들리더니 눈앞에  도시가 나타나고 있었다.그가 주위를  두리번
거리며 살펴보는 동안  나무 위로 고층 건물들이 모습을 드러냈다.  그는조
금 전까지만 해도 존재하지 않던 도시 속에 있었다.
이렇게 가까이에서 보니 포틀랜드는 텅 비어 있지 않았다.  도시는 다시 돌
아온 것이다.그러나 커비는  얼마나 오랫동안 이 상태가 계속될지 알지  못
했다. 만약 하나님이 그를  위해 문을 열어 주신 거라면 문이  닫히도록 그
냥 내버려두시지는 않을  것이다. 아버지는 항상 ㅂ음을 가지고 있다면  확
인은 필요없다고 말씀하셨었다. 커비는 의심을 접어둔채 엔진을  다시 걸고 
페달에서 발을 떼었다.
"그래 집에 가는 거야.,"
그는 중얼거리며 도시를 향해 오토바이를 몰았다.
"빌, 소용없는 일이에요. 우리는 앤지와 엘렌이 거기에 있는지조차 알지 못
해요."
"그래요. 알고 있어요. 뭘해야 좋을지 모르겠어요.  여기에서 찾지 못한다면 
어디에서부터 다시 시작을 해야 할까요?"
"이번 사태가 해변까지  130킬로미터나 떨어진 곳까지 갔을까요? 해안에있
는 우리 별장으로 가보죠."
테리는 다시 눈을  비볐고, 빌은 테리의 말에  아무런 대꾸도 하지 않았다. 
테리가 다시 눈을 떴을 때 눈앞에는 도시의환영이 다시 나타나 있었다. 
"빌, 나타났어요."
빌은 헬리콥터로 곧장 가서 도시를 정면으로 바라보며 공중에 떠있었다.
"다시 저 안으로 날아가 봅시다. 어땡?"
테리가 제의했다.
"글쎄요, 그건 별로..."
뭔가 헬리콥터왼편에서 부웅 소리를  내며 날아오더니 오른쪽 날개를 치고 
도시를 향해 똑바로  날아갔기 때문에 테리는 매우 놀랐다. 빌은  헬리콥터
를 빙 돌리더니 회전 달개에서  끼기긱하는 소리가 날 정도로 속력을 줄였
다.
"무슨 일이에요. 빌?"
"크루즈 미사일이에요. 문제가 생겼어요."
테리는 크루즈 미사일이 날아가는 방향을 보기 위해 주위를 둘러보았고 그
럭다가 조금 떨어진  곳에서 다른 미사일이 날아오고  잇는 것을 발견하였
다. 그는 갑자기 하늘이 미사일로 가득 찼다는 사실을 발겼했다. 테리가 무
슨 일이 벌ㅇ지고 있는지 이해하려고 애쓰는데 거대한 섬광이라도 비친 것
처럼 갑자기 하늘이 하애지고 있었다. 동시에 이어폰에  정전기가 발생했고 
매캐한 냄새가 진동했다. 헬리콥터 엔진엣 타타닥하는 소리가  들리더니 시
동이 꺼졌다.  테리는 엘리베이터가 갑자기  밑으로 추락하는 듯한  느낌을 
받았다. 회전 날개는 계속 돌고 있었지만 동력원이 없었기  때문에 거의 휘
파람 정도의 소리밖에 내지 못했다. 뱃속을 마구 휘젓는  듯한 느낌은 점점 
심해졌고, 헬리콥터 앞쪽이 기울어지면서 테리의 눈에 맹렬한  속도로 다가
오는 숲이 똑똑히 보였다.
존이 마지막 나무를  벗어나 콜로니얼풍 집의 앞마당에  들어섰을 때 그는 
온몸에서 기운이 다  빠져 나가는 것을 느꼈다. 안도감에 다리가  후ㄷ리기 
시작했다. 지금까지는 두려움과 긴장이 그를 지탱해 주던  힘이었다는 것을 
존은 느끼지 못했다. 이제 그는 온 몸이 아팠고, 완전히 탈진되어 있었다.
그는 병원에 있을  엄마와 워싱턴 D.C. 나 다른  곳 어딘가에 있을 어쩌면 
누나와 함께 있을지도  모르는 아빠를 생각했다. 존은 엄마와 함께  있어야 
했다.
그는 리프먼이 설명한 대로 막다른 길과 파란색 집을  발견했다. 막다른 골
목 끝에 있는 다른 두  채의집은 2미터 높이의 울타리로 둘러 싸여 있었기 
때문에 길은 마치 아파치 인디언의요새처럼 보였다. 파란색  집의 주인은 1
미터짜리 울타리를 쳐 놓고  있었다. 존은 울타라 위로 뛰어 올라  그 위에 
걸터 앉았다. 울타리 위에서  중심을 잡으며 그는 골목 뒤로 나  있는 숲을 
바라보았다. 리프먼과  커비가 저기 어딘가에  있을 것이고 그것은  자신의 
일부분도 숲에 남아  있다는 것을 의미했다. 친구들과 나누었던 우전은  너
무 소중했기에 평생을  간직하게 될 것이다. 그러나 이렇게 갑작스럽게  끝
나리라고는 한  번도 생각하지 못했었다.이런  식으로 어린 시절의  우정이 
끝나서는 안되는 것이다. 그들은  천천히 하루하루, 한달씩 끝을 향해 갔어
야 했다. 그들은  각각 다른 길로 가서  결국 점점 더 멀어지는 그런  길을 
택했을 것이다. 숲은 어른의  세계로, 외로움의 세계로 가면 갈수록 제각기 
다른 삶으로 살아가게 될 그 모든 과정을 바꾸어 버렸다.
존은 한동안 숲을 바라보다가 그 속에서 아무 것도 되찾을 수 없다는 것을 
깨달았다. 그는 몸을 돌리고 뛰어내려도 될 만큼 부드러운 땅을 찾았다. 그 
때 눈부신 불빛이 그를 비추었고, 그는 울타리 안쪽의  진달래 위로 떨어졌
다.
69. 해변의 별장
신세계 오레곤 북부 해안
포틀랜드에서 들어오는 선이 파괴된 후 케이블 TV도 끊어졌다. 증폭기  없
이 신호를 받는라  상태는 엉망이엇지만 해변 별장에서 엘렌과 존은  '유진
과 살렘' 방성을  들을 수 있었다. 하지만 상태는 문제되지  않았다. 방송국
에서는오직 재앙에  대한 보도만 내보내고 있었고, 좆은  그런 내용에 신물
이 나 있었다. 그는  현실 도피를 위해 그저 애정 영화나  폭력물에 정신을 
쏟고 싶었다.
뉴스 진행자들은 다른 사람들이  자신드에게 이야기했던 것들을 카메라 앞
에서 앵무새처럼 되뇌고 있었다. 존은 오직 두 개의채널만  볼 수 있었는데  
그 어느  것도 고정된 진행자가 없었다.  뉴욕에 생긴 일로 인해  방송일을 
하는 사람들이 사라진 것이 분명했다.
뉴스는 처음에는 새로웠을지 모르지만  이제는 똑같은 내용만 재탕하고 있
었고, 그중에는 대통령 비서실장인 엘리자베스 호오손의 인터뷰가  자주 끼
어 있었다.
"대통령은 위기에 대처하기 위해 혼신의 노력을 기울이고 있으며ㅕ 적당한 
시기에 기자 회견을할 것입니다."
호오손 실장은 끊임없이  그 말만 되풀이하고 있었다. 존은 대통령의  건강
이 좋지 않다는 소문을 호오손  실장이 부인하느 것과 대통령 과학 자문역
이 현재 진행되는 일에 대해 부리핑을 미르는 이유 등에 대해 질문을 받는 
장면을 보고 있었다.
폴슨 박사는계속 방송 인터뷰를 하고 있었다. 그는 벌어진  재앙을 타임 퀼
트라고 이름 붙였고,  그것을 핵폭발에 의해 생겨난 고밀도 물질들이  서로 
반응하면서 생겨난 자연 현상이라고 설명했다. 이 상태를  발생시키기 위해 
구 소련이 엄청난 야의 핵무리를  사용했느냐는 질문을 받자 그는 이 사태
의원인 구 소련 측에 있다고 계속 주장해 온 국방 장관 나탈리 마쯔다에게 
답변을 미루었다. 국방 장관 또한 포틀랜드에 취해진 조치는  더 큰 재앙을 
막기 위한 것이었다고  주장했다. 존은 그들이 절대로 그 조치가  핵사용이
었다고 말하지 않고 그저 '조치'라고 표현하는 것에 주목했다.
포틀랜드에 무슨 일이  벌어졌는가를 놓고 약간의 토론이 있었다. 어떤  전
문가들은 폭발이 포틀랜드를 파괴했다고 주장했고, 다른 사람은  폭발은 두 
개의시간과 공간 사이의 어딘가에서 일어났을 것이라고 주장했다.  존은 이
러한 토론이 계속되는  동안 커비에 대해 생각했다. 그는 핵폭발로  일어난 
대학살 때  불에 타 죽었을까. 아니면  그토록 가고 싶어했던 곳에서  그의 
가족과 교회와 함께 있을까?
페르미 연구소의 고메즈 박사가 방송에 나와 발생원인에 대한 인터뷰를 하
고 있었짐ㄴ, 존은 그녀의  설명을 하나도 이해하지 못했다. 그녀는 60년대
에 있었던 폭발과 섞여버린 시간대에 대해 말했고 사건들이 동시에 발생한 
것처럼 말하고 있었다.  그녀는 애매하게 미래에 있을 사건에 대해  설명했
다. 틀림없이 첫 번째 컴퓨터 모형은 정확하게 타임  퀼트를 예측하고 있었
지만 미래에 벌어질  사건들을 객관적으로 설명하지 못하고 있었다. 좀  더 
정교한 모형들이 실험되고 어떤  것들을 추가로 사건들을 투영시키고 있었
다. 그녀는 또한 이 효과들이 달에 미치는영향에 대해  말하고 있었지만 우
주 탐사가 재개되기 전까지는 확인할 수 없는 것들이었다.  존은 그 부분을 
듣다가 사라진 사람들이 어디로 갔을까 잠시 생각해  보았다.존은 달갑지는 
않았지만 친구나 친척들이 다른  시간대에 살아있을 수도 있다는데 약간의 
위로를 받았다.
뉴스의 나머지는 공포의 공룡이야기로 메워지고 있었다. 물론  방송 매채는 
미국에 벌어진 이야기들을 집중적으로 내보내고  있었다. 티라노사우루스의 
공격이 가장 많아  나왔다. 때때로 공룡에 동정적인 이야기들도 나오곤  했
다. 애완 공룡과 최후를  같이 한 뉴욕의 한 부인에 대한  이야기는 수없이 
드라마로 만들어졌고, 족은 식인고래의 공격에도 불구하고 난파당한  한 가
족을 구한 어미 아파토사우루스와 그 새끼에 대한 이야기에 특히 감명받았
다. 동물 권리  보호주의자들이 공룡을 보호하기 위해 조직적인 대항을  하
는 이야기들도 있었다. 식료품 부족과 연료 부족, 그리고 빈약한 의료 시설
에 대한  보도도 있었다. 부족 사태는  한층 더 심각해질 것이라는  예측이 
수없이 이어졌고, 가난한 사람들이 불공평한 대우를 받고  있다는 이야기도 
나왔다. 이러한 보도들  가운데 유일하게 희망적인 것은 인류의 손실이  곡
물 손실을 능가한다는 것이었다. 다시 말해, 곡물보다는 그 것을 먹어 치울 
사람들이 더 많이 피해를 입었다는 의미였다.
엘렌은 침대에서 일어나 차를 끓였다. 그녀는 오른쪽 팔에  깁스를 하고 있
었다. 주전자의 물 끓는 소리에 텔레비젼 소리가 잘 들리지 않았다.
엘렌은 남편이 죽었다는  소식을  처음 접했을 때보다는 훨씬 기운을 차리
고 있었지만 마지막으로 남편을 보았을 때 화를 냈었다는 사실에 죄책감을 
떨치지 못했다. 그녀는 이제 그와  화해할 수 없었고, 나머지 생애 동안 그 
사실을 잊지 못할 것이다.
테리의 장례식을 치른  후에도 캐롤린과는 연락이 다히 않았다. 하지만  그
건 별 문제가 되지 않았다. 민간딘들의 비행기 여행이  제한되고 있었기 때
문이다. 엘렌은  콘래드 대령을 남편옆에  안장하고 묘비에 앤지의  이름을 
같이 새기기를 원했지만  군에서는 콘래드 대령의 시체를 인수해 갔다.  존
은 엄마가 콘래드 대령 부인에게  벌어진 일들을 말하면서 울던 일을 생생
하게 기억했다. 엄마는 그 이야기를 한 다음 더욱 우울해 했다.
차를 가지고 엄마는  소파의 한쪽에 앉아 텔레비전을 보고 있었다.  계속되
는 똑같은 뉴스는 더  이상 엄마의 관심을 끌지 못하고 있었고,  엄마의 눈
은 창 밖과 먼  바다에 고정되어 있었다. 하지만 그럴수록 엄마의  마음 속
에는 다른 사람들의  죽음이 떠오를 뿐이었다. 짐승의 시체들이 파편과  섞
여 파도를 타고 밀려들었다. 시체들은 자연의 재순환과정에서  발생한 제물
들로 모습을 알아보기 어려웠다.  물론 일부는 공룡이었고, 가끔씩 살아 있
는 것이 발견되기도 했는데 시체들은 큰 관심을 끌지  못했다. 존의 부모는 
예전에 이 별장에서 끝없이 해안을 걸으며, 물 위에  떠 다니는 유리조각이
나 나무들을 줍곤했다.  이제 오레곤 해안을 걷는다는 것은 수적으로  늘어
난 선사 시대의  동물들과 마주쳐 전혀 생각하지도  못했던 희생을 치르는 
위험을 감수해야 한다는  것을 의미했다. 그 가운데에서도 더욱 끔찍한  것
은 다른 시간대의  어딘가에 인간의 몸이 같은  상황아래 바닷가를 떠돌고 
있을 지도 모른다는 사실이었다.
밖에서 차 소리가 들렸고, 그것이 그들의 관심을 끌었다. 그들은 그동안 겅
의 주말에만 별장에 있었기 때문에 이 근처에 친구가  없었고, 그들이 이곳
으로 옮겨온 이후 찾아온 사람은 아무도 없었다. 
존은 현관  문을 열다가 너무 놀라  뒷걸음쳤다. 커비의 밴이 앤지의  지프 
뒤에 세워져  있었다. 존은 색유리위에 비치는  빛 때문에 안을 들여다  볼 
수 없었다. 그의 뒤에서 엄마가 차를 알아보고 놀라고 있었다. 운전석 문이 
열리더니 리프먼이  수줍게 웃으며 밖으로  나왔다. 그들은 리프먼을  향해 
웃다가 다른 쪽 문을 바라보았다. 리프먼의 얼굴에서 웃음이 사라졌다.
"커비는 없어, 폭발,  섬광  그밖의 것들이 있었던 직후에  가서 찾어 봤어. 
하지만 보지 못했어. 포틀랜드도 없었어. 정말 사라져 버린 거야."
리프먼은 확신을 하지 못하는 듯  그들 쪽으로 다가올 생각을 하지 않으채 
차 옆에 서 있었다.  존은 자신의 어깨위에 놓인 엄마의 손길을  느끼고 엄
마가 지나갈 수  있도록 현관에서 비켜섰다. 그녀는 리프먼의 옆으러  다가
갔다. 그다 뒤로 물러났지만 그녀는 계속 다가갔고 성한  팔을 들어 리프먼
을 힘껏 끌어안았다.  리프먼의 손도 올라갔지만 그는 엘렌을 같이  퐁옹할 
엄두를 내지 못하고 있었다.  그의 얼궁이 묽어졌지만, 얼굴에 미소가 떠올
랐다.
"왜그래, 리프먼?"
존이 놀렸다.
"포옹하는 것도 기본적인 거 아냐."
"가만히 안 두겠어."
"나쁜놈"
존이 조용히 대꾸했다.
리프먼이 존을  향해 입을 실룩거리며 '기-본-이-지'라고  말하더니 엘렌을 
힘껏 끌어안았다.
70. 새로운 세계
오레곤 남부 해안 신세계
피트라는 콜터가 옆 좌석에서 조는 동안 운전을 했다.  피치는 그의 품속에
서 자고 있었고, 무스는 그의  어깨 위에 앉아 있었다. 사라는 콜터 발치에 
놓인 담요  위에 누워있었다.피트라는 완전히  망가져 버린 자동차를  몰고 
지도에 나와  있지 않은 길로 들어섰다.  도로는 상태가 무척 나빴고  바퀴 
자국과 커다란 진흙  웅덩이로 가득 차 있었다. 그래서 피트라는시곳  40킬
로미터 이상 속력을 낼  수 없었다. 콜터가 사슴사냥 때 왔었던  기억을 되
설려 길을 찾아냈다. 주요 도로는 우왕좌왕하고 있는 사람들로  꽉 차 있거
나 여행을 제한하기 위해 파견된 주 경찰이 차단하고 있었다.
피트라는 절벽처럼 가파르게  깎여 있는 고갯길을 가고 있었다. 수많은  잔
해들이 언덕 아래쪽에  흗어져 있었고, 언덕은 갑자기 샛강과 이어지고  있
었다. 무너진  바위들이 도로 위에 가득했다.  피트라는 바위더미들 사이를 
빠져 나가면서 다른 바위들이 떨어지지않을까 걱정했다. 그녀가  커다란 바
위를 돌자마자 심하게 비탈진 내리막 길이 나타났다.
길은 샛강으로 이어지고 있었는데 강은 커다란 물결과 포말을 일으키며 범
람하여 돌더니 주면을 쓸고 지나갔다. 피트라는 급류에 매혹되ㅇ고, 그것을 
보느라 잠시 속력을 줄였다. 그  때 반대편 나무 틈에서 뭔가 움직였고, 피
트라는 차를  세우고 그쪽을 바라보았다.  피치가 잠깐고개를 들고  주위를 
살펴보더니 자세를 바꾸고 누웠다. 콜터와 무스는 움직이지 않았다. 그녀의 
몸은 계속  회복되고 있었지만, 불쌍한 작은  공룡들은 찬 기온 속에  힘을 
잃어 가고 있었다.
그때 암사슴 한 마리가 숲에서 나오더니 물을 마시러  강가로 다가섰다. 사
슴은 자동차를 도랫동안 바라보더니 마침내 고개를 떨구고 물을 마시기 시
작했다. 피트라는 낯설음을 느끼며 그 모습을 지켜보았다. 전에는 정상적으
로 보였던 것이  이제는 이상하게 비쳤다. 피트라는 너무 오랫동안  공룡들
과 생활했었다. 피트라는 포유 동물들이 그리웠다.
갑자기 사슴이 머리를 쳐들고 귀를 쫑긋거리더니 옆으로 비척비척 걷기 시
작했다. 어두운 숲 속에서 뭔가 튀어나오고 있었다. 사슴이 전에 싸워 보지 
않은 동물이었다. 그것은  150센티미터 정도의 초록색 공룡으로 두  뒷발로 
달려오고 있었다. 머리에 비해  공룡의 몸집은 작은 편이었다. 사슴은 펄쩍 
뛰어올기만 했지 속력을 내지 못했기 때문에 공룡에게 목덜미를 물리고 말
았다. 사슴은 공룡과 함께 나동그라졌고 한 번 몸을  뒤채더니 그들의 싸움
은 그걸로 끝이 났다.
사슴이 움직이지 않자  공룡은 제물을 물가로 끌어냈다. 공룡은 시체를  건
드려 보더니 입술을  핥기 시작했는데 포유 동물의  피를 처음으로 맛보는 
것 같았다. 공룡이 사슴을 먹기 시작했다. 피트라는 또 다시 피범벅이된 괴
물을 보고 싶지  않았기 때문에 자동차에 시동을 걸었다. 엔진소리에  공룡
은 고개를 들었고, 자동차가 사라지는 모습을 바라보았다.
피트라는 계속 도로를  따라 내려가고 있었고, 이제 오레곤의 삼림들이  예
전과는 다르다는 것을 느꼈다. 라디오에서는 여기저기에 선사  시대의 땅들
이 생겼다고 떠들고 있었다. 공룡들은 포유 동물의 흔적을  쫓고 있을 것이
다. 공룡들의 움직임을 제지할  방어막도 없었고, 어떤 방어막도 저 공룡들
을 막지 못할 것이었다. 이제 문제는 공룡들이 이런  기후에서 올마나 오래 
살 수 있는가  하는것이었다. 오레곤의 겨울은 캐스케이드 산 동쪽과는  달
리 해안 쪽을  따라서는 따뜻한 편이었다. 틀림없이 플로리다나 적도  부근
에 있는  공룡들은 살아 남을 수  있을 것이다. 하지만 오레곤의  공룡들은 
악전고투하게 될 것이다. 피트라는 정부가 공룡들을 죽이려고  할지 보호하
려고 할지 궁금했다.  모든 면에서 정부는 살아남기위해 모든 노력을  식량
과 연료 공급을 위해 교통망을  복구하고 통신망을 재건하는 등 질서를 회
복시키기 위해 애쓰고  있었다. 하지만 정부는 곧 습격해 들어오는  공룡들
을 처리해야만 할 것이다.
도로가 자갈길과 만나고 있었다. 피트라는안내 표지판에 따라  왼쪽으로 방
향을 틀었고, 곧 시속 65킬로미터 정도로 차를 몰수가 있었다. 속력을 내자 
차 하부에 자갈이 마구 부딪혔다. 아직도 그녀의 어린  식구들은 잠들어 있
었고, 차가 돌에 부딪힐 때마다 덜컹거려도 깨지 않았다. 몇 킬로미터 정도 
지나고 나서야 아스팔트  길이 나왔는데, 이 길은 농장들이 띄엄띄엄  흩어
져 있는 작은  계곡으로 이어지고 있었다. 젖소들이 철조망 뒤에서  무관심
하게 지나가는차를 바라  보고 있었다. 피트라는 계곡을 자나 다시  시작된 
숲으로 들어섰고, 굽이진 언덕을 돌아 내려갔다. 언덕을 다 내려오자 눈 앞
에 바다가 나타났다. 거의 다온 것이다.
잠시 언덕에 가려 바다가 모습을 감추었다. 잠시 후  갑자기 해안 고속도로
가 눈앞에 나타났고, 그  끝에는 태평양이 있었다. 가슴이 시원해지며 머리
속이 맑아졌다. 그녀는 자신과 다른 사람들에게 어떤  일들이 벌어졌었는지 
거의다 잊을 수 있을 것 같았다. 그녀는 늘 바다에  오면 이런 감정들을 새
로워지는, 아니면 최소한 재충전되는 느낌을 받았다. 피트라는 남쪽으로 차
를 몰았다. 도로 위에는 차들이 거의 없었다. 석유는 배급되고 있었지만 필
수불가결한 여행만이 이루어지고 있었다. 자동차는 엄청난 양의  기름을 먹
었지만 그것은 수송 수단인 동시에 그들의 보금자리였다.  피트라는 콜터에
게 어떤게 연료 탱크 세 개를 가득 채울 수  있었는지 물었지만, 그는 그저 
웃기만 하면서 행동  규범에 대한 몇 가지를  입속에서 우물거렸을 뿐이었
다.
피트라는 자동차에 개솔린을  놓은 후 시속 80킬로미터로 차를 몰았다.  콜
터가 몸을 뒤척이자 무스는 콜터의 어깨 위에서 내려와자기 자리로 달려갔
다. 잠시 후 콜터가 눈을 깜박거리다가 일어났다. 그는 한동안 자리에 몸을 
푹 파묻고 있다가  몸을 일으켰다. 피치는 아직  그의 품안에 있었다. 그는 
몸을 일으키고 나서야 바다를 발견하였다.
"야, 우리가 해냈구나, 얼마나 가야해?"
"거의 다 왔어."
콜터는 말없이 피치의 머리를 쓰다듬으며 바다를 바라보았다.  새끼 공룡은 
눈을 감고 있었지만  콜터가 머리를 만질 때마다 낑낑거렷다. 콜터가  공룡
의 작은 깃 뒤를 긁어준 뒤  담요 위의 사라 옆에 피치를 올려놓고 자동차 
뒤로 넘어갔다. 냉장고 문이 열리는 소리가 들렸다.
"피트라, 콜라 마실래?"
"하나 가지고 나눠 마시자."
피트라가 제안했다. 
콜터는 펩시 콜라 캔 두 개를 가지고 자리에 돌아와 하나를 따더니 자동차 
계기반 위에 올려놓았다.
"마실 수 있는 만큼 마셔. 그럼 내가 나머지를 해치울게."
피트라가 고개를 저었다.
"콜터, 물건들을 아끼는 것이 좋을 것 같아. 온통 식료품 부족과 배급에 관
련된 이야기들 뿐이야."
"저건 배급품이 아니야."
"그건 필수품이 아니기 때문이야."
"그건 네 생각이지."
콜터가 자기가 가지고  있던 캔을열고 반을 마셨다. 피트라는 눈살을  찌푸
리며 그를 쳐다 보았다.
"알았어. 지금부터는네가 물품을 챙겨."
그가 말했다.
"내가 나서서 하겠다는 말이 아니야. 난 조금 일을 쉽게 처리하자는거야."
"난 네가 알아서  했으면 좋겠어. 난 자세심이  없다는 걸 너도 알고  나도 
알아."
피트라는 그가 진지하게  말하고 있다는 것을 알았다. 그는 자신의  도움을 
구하고 있었다. 콜터의 새로운 모습이었다.그녀는 자신이 절대로 전과 같아
질 수 없다는 것을 알았지만, 콜터는 어떨지 궁금해하던 차였다. 그녀는 그
의 변화를 기쁘게 받아들였지만 약간의 무모한 용기와 다른 특성들이 일부
는 남아 있기를 바랬다. 그녀는 예전의 콜터와 사랑에 빠졌었다. 그때 그가 
입을 벌리더니 큰 소리로 트림을 해댔다. 그래, 예전의 콜터의 모습은 아직
도 남아 있어.
그들이 고속도로에서  분기점으로 빠져나와 언덕을  돌아 주차장으로 향할 
때 해가 지고 있었다.  주차장은 바다를 내려보는 작은 언덕위에 있었다.회
색 빛의 좁다란 모래사장이 바로 ㅂ에 있는 엄청난 양의 부목과 바다를 갈
라놓고 있었다. 주차장에는 차 한 대가 세워져 있었지만 버려진 것 같았다. 
콜터가 문을 열자  차가운 바다공기가 밀려들어오면서 차  안에 배어 있던 
동물 냄새를 말끔히 씻어 내렸다. 문이 열리자 무스는  차가운 공기를 피해 
자동차 뒤칸으로 몸을 더 깊이  숨겼다 사라는 담요 위에서 몸을 일으키더
니 차 뒤편으로  뒤뚱거리며 걸어갔다. 피트라는 피치를 들어올려 사라  옆
에 내려  놓았다. 라라는 옆에 누운  피치 때문에 불편한지 편안한  자세를 
찾느라 계속 꿈틀댔다.
피트라는 콜터가 밖에서 삽질을 하는 소리를 들었다.그녀는  푸른색과 하얀
색 플라스틱 보온  물병을 캐비닛에서 꺼내 내용물을 점검했다. 모두  제자
리에 있었다. 피트라는 물병을  닫고 문쪽으로 걸어갔다. 피트라는 총을 가
지고 바깥에 나와 있는 콜터에게 갔다. 공기는 차가왔고, 하늘에는 잔뜩 구
름이 끼어 있었다.  피트라는 맑은 하늘 아래에서의 오레곤 해변을  기억했
다.
"총은 왜?"
콜터가 물었다.
"사슴 사냥을 계속할 경우에 대비해서, 신경쓰지마. 나중에 설명할게."
콜터가 어깨를 으쓱하더니 참지 못하고 말을 꺼냈다.
"어서 일을 끝내자."
두 개의 길이 나 있었다. 하나는 해변까지 이어지는길로  사람이 많이 다닌 
듯한 흔적이 있었고, 다른 하나는 언덕을 감고 돌아  나무들 속으로 이어지
고 있었다. 콜터는  억덕 위로 가는 길을  선택했다. 올라가는 길은 힘들지 
않았고, 식물들의 이름을 쓴 표지판들이  자주 눈에 띄었다.  400미터 정도 
올라갔을 때 그들은 길을  벗어나 숲 속으로 들어갔다. 곧 그들은  오른 쪽
으로는 바다를, 왼쪽으로는 험준한  낭떠러지를 볼 수 있게 되었다. 콜터는 
작은 전나무 옆에 서서 바다를 바라보다가 몸을 돌려 낭떠러지를 쳐다보았
다. 그러더니 다른 작은 전나무 쪽으로 걸어가 사방을 둘러보았다.
"여기가 바로 그 지점이야."
피트라는 전나무 뒤로 걸어와  바다를 내려다보더니 커다란 바위들과 함께 
바다를 향해 줄지어 서 있는 전나무를 눈 짐작으로  살펴보았다. 그런 다음 
반대편으로 가서 낭떠러지의 바위들  사이의 틈과 전나무를 눈으로 맞추어 
보았다. 마침내 그녀는 확인했다.
"그래, 바로 여기야."
콜터가 나무에 등을 대고 서서 바다 쪽으로 두 걸음 나아갔다.
"2미터 쯤이었나?"
"그거면 될 것 같아."
콜터가 삽으로 땅을  파기 시작했다. 땅은 축축하고 부드러웠지만 돌이  많
았기 때문에  일은 쉽지 않았다. 콜터가  힘들어 하며 이제 충분히  팠다고 
말하자 피트라가 대신 삽을 들고 파 내려갔다. 부끄러움을  느낀 콜터가 다
시 땅을 팠다. 마침내  구덩이 옆의 땅위에다 삽을 박아 넣은  뒤 피트라를 
향해 몸을 돌렸다.
"내가 1미터 깊이라고 말했잖아."
피트라는 동의하면서도  콜터가 손을 내밀자  망설였다. 그녀는 보온  물병 
뚜껑을 열고 마지막으로  안의 내용물을 점검했다.안에는 지금까지  벌어진 
일들의 기록이 들어 있었다. 재앙에 대한 기사와 공료의  갑작스런 출현 그
리고 갑자기 사람들이  사라진 것을 담은 신문 스크랩이 있었다.  거기에는 
포틀랜드에 대한 폭탄투하와 포틀랜드가 파괴되었는지 아닌지에 대해 논쟁
을 벌이는 기사들도 있었다. 보온 물병 안에는 공룡들과  그들이 만들어 낸 
수 많은 문제거리에 대한  기사들도 있었다. 모든 것들이 그 안에  들어 있
었지만, 가장 주요한  것은 콜터와 피트라가 그들과 그들의 그룹에게  벌어
진 일을 기록해 놓은 자료였다. 그들은 그룹과 케니 랜덜과의 만남, 그리고 
케니 랜덜이 경험한  옥수수 사건 등에 대해서도 기록했다. 그들은  그룹사
람들이 그 사건을  조사하다가 조라스트러스를 발견해 낸 것도 적었다.  그
들은 케니와 팻이  만들었던 모형과 확실한 증거를  찾기위해 벌인 조사에 
대해 자세히 설명해  놓았다. 그들은 프레리 가운데에서 소금물에 빠져  죽
을 뻔한 소년의  이야기와 엘로우 스톤에서의 이야기, 그리고 하늘에서  얼
음이 떨어졌다는 것도 적었다.  그런 다음 이번 재앙이  시작되기  전 자신
들이 미래에 어떤 일이  벌어질거라고 예측했었는지에 대해서도 기록을 남
겼다. 그들은 웨인 부인과 어니 파웰과 연락이 끊겼다는 것을 적었고, 친구
들을 찾다가 공룡을  발견한 이야기를 남겼다. 그들은 그들이 발견한  것들
에 대해서, 특히 시드와 무스와 사라 그리고 피치에  대해 자세히 묘사하였
다. 그런 다음 쿰 박사와 필쳐 박사의 죽음에 대해  가슴 아픈 기억을 되살
려야 했다. 콜터는  그의 모험과 피트라가 걸어 다니는 물고기의  소굴에서 
겪은 일을 적었다. 그들은  고통스러웠던 순간들을 생생히 기록했고, 3부를 
만들어 플래스틱통 속에  집어넣었다. 첫 번째 사본은 필쳐 박사의  뒤뜰에 
넣어 놓았다.  두 번째 것은 비드포드  동쪽에 있는 작은 동굴에  넣었으며 
마지막 것은 여기,  바닷가 옆에 묻으려는 것이다.  다른 두 개의 사본처럼 
이것도 플라스틱 보온  물병에 넣어 묻을 것이다. 필쳐 박사는  플라스틱은 
몇백 년 동안 썩지 않는다고 말했었다.
피트라는 기록이 다 들어 있는 것을 확인한 다음 물병 뚜껑을 잠그고 구덩
이 속에 넣었다. 콜터는 조금씩 흙을 덮더니 발로 꾹꾹 눌러 밟았다. 곧 구
덩이는 흙으로 메워졌다. 콜터는 손을 툭툭 털고 삽을 들었다. 그리고 솔잎
과 낙엽들을 구덩이 위에 훌훌 뿌렸다. 마지막으로 그는  땅위로 삐죽이 나
온 바위를 파내어 구덩이  위에 얹어 놓았다. 일을 다 끝내자  그는 확인을 
받는 것처럼 피트라는 쳐다보았다.
"잘했어."
피트라가 말했다.
콜터는 삽을, 피트라는 총을 들고  길을 되돌아 내려 왔다. 저물어 가는 해
가 구름 사이로 얼굴을 살짝 내밀고 있었다. 하지만  공기는 차가웠고 피트
라는 땀이 식으면서 추위를 느끼고 있었다. 콜터가 그녀의  어깨 위에 팔을 
둘렀고, 그들은 서로 어깨동무를 한 채 걸었다. 그들은  갈 곳도 없었고, 서
두를 이유도 없었다.
"피트라."
콜터가 그들이 공유하고 있는 느낌들이 깨지지 않기를 바라며 부드럽게 불
렀다. 
"정말 저걸 누가 파서 꺼내 볼까?"
"만약 필쳐 박사님이 옳다면 다른 사람들이 바로 꺼내 볼 거야."
"바로? 그들은 사라져 버렸어. 잊어버렸어?"
"내 말은 미래에 그럴 거라는 말이야."
"지금이 미래야. 그건 말이 안돼."
"알아. 내 말은 만약 공룡이 여기에 왔다면  여기에 있던 사람들이나 그 밖
의 것들이 어디론가 갔을  수도 있다는 거야. 아마 그들은 미래로  갔을 지
도 몰라. 만약 그렇다면 어니 파웰과 웨인 부인은  우리의 메시지를 어디에
서 찾으면 될 지 알고 있을 거야. 아마 케니와 팻도 찾을 수 있을 거야. 우
리는 그들에게 무슨 일이 생겼는지 알지 못하니까."
콜터는 어리둥절했지만  말없이 계속 걸었다.  피트라는 그가 어떤  생각을 
하는지 알고  있었다. 그건 그녀에게도 이해되지  않는 부분이었다. 어쩌면 
영원히 이해하지  못할 것이다. 하지만 그녀와  콜터는 지금 이 상황  속에 
살아나가야 한다는 것을 깨달아야 했다. 그들은 짐금 이  상황 속에 살아나
가야 한다는 것을 깨달아야 했다. 그들은 친한 친구들을 모두 잃었다. 그들
을 지탱해  주던 친구들이었다. 콜터는 캘리포니아  북부에 가족이 있었다. 
이제 그들은 그곳을 향해  떠날 것이다. 피트라에게는 아무도 없었다. 그렇
지만 그들은 행운아였고, 그들에게는  서로가 남아 있었다. 많은 것을 잃었
지만, 아직 많은 것이 남아 있었다.
"저기 좀 봐."
콜터가 소리쳤다.
피트라가 그가 가리키는 곳을 따라  시선을 돌리니 뭔가 바닷가를 따라 걷
는 것이 보였다. 콜터는 그쪽을  향해 달려 갔고, 피트라도 절벽 끝에 세워
져 있는  철조망을 따라 길을 내려갔다.  북쪽으로 땅이 삐져 나와  있었기 
때문에 해안을  잘 볼 수 없었다.  거기를 돌아서자 그들이 지금까지  보지 
못했던 거대한 공룡들이 있었다. 뱀처럼 긴목을 가진 공룡은  네 발로 걸으
면서 긴 꼬리를 질질  끌고 있었다. 그건 브론토사우루스, 아니 아파토사우
루스였다. 두사람 모두 아주 빠른 속도로 공룡 전문가가 되어 가고 있었다.
무슨 목적이라도 있는 것처럼 머리를  높이 쳐들고 해안을 따라 걷고 있는 
아파토사우르스는 천천히 그러나 계속해서 나아갔다. 첫 번째  공룡이 자나
갔고, 그 뒤로 다른 아파토사우루스들이 모습을 드러냈다. 두 번째 것은 크
기가 약간 작았지만  같은 속도로 걷고 있었다. 피트라와 콜터는  어마어마
한 크기의 공룡들이 해안을 따라  자신들 쪽으로 내려오는 것을 경외의 눈
빛으로 바라보았다. 지는 태양이 바다 위에 걸려 오렌지  빛 장관을 이루고 
있었다. 세 번째 아파토사우루스가 뒤를 이어 나타났고, 그 숫자는 점점 더 
늘어나고 있었는데, 뒤에 나타날수록 몸집이 작아지고 있었다. 모두들 앞장 
선 리더를 따라가는 것처럼 보였다.
"서커스단의 행진을 보는 것 같아."
피트락 말했다.
"공룡들이 어디로 간다고 생각해?"
콜터가 물었다.
"남쪽으로 내려가는 것 같아. 본능적으로 따뜻한 기후를 찾아가는 거겠지."
"우리도 따라가 볼까?"
"아니, 콜터, 그저 잠시동안만 살펴보자."
콜터는 그녀의 어깨  위에 팔을 두르고 피트라를 가까이 끌어당겼다.  그들
은 어둠이 내릴 때까지 그렇게  서서 새로운 세계가 지나가는 것을 바라보
았다. 

반응형