암흑 물질로 푸는 우주 진화의 수수께끼
존 그리빈, 마틴 리즈
머리글
왜 인류는 지구상에 존재하는 걸까
우주를 연구하는 동기는 세 가지가 있다.
첫 번째 우리가 사는 태양계나 은하계의 밖에는 무엇이 있을까를 찾는 일이다. 화성의 표면이
나 소용돌이 은하계의 형태를 탐험하는 것은 전문가가 아닌 사람도 흥미있는 일이다.
그러나 천체 물리학자에게 있어서 이 탐험은 다음의 두 번째 동기로부터 시작된다. 즉, 우리가
보고있는 사물을 지상의 실험에서 확립한 물리 법칙에 비추어 설명하고 우주의 시작이라고 여기
는 빅 뱅의 첫 순간부터 현재의 세계의 탄생에 이르기까지의 진화 속에서 우리의 태양계를 올바
로 위치 지우는 일이다.
물리학자에게 있어서 세 번째 동기는 무엇일까. 소위 우주는 이 지상에서 실행할 수 있는 어떠
한 실험보다 극단적인 상태를 제공하는 '실험실'이다. 예를 들면, 물리 법칙을 중성자별의 초고밀
도의 극한 상태에서 시험할 수가 있다. 또한 빅 뱅의 놀랄 만한 온도나 에너지인 물질의 모습을
좀더 이해하면 새로운 물리 법칙을 발견할 수 있는 경우도 있다. 네 가지 기본적인 힘 중의 하나
인 중력에 대한 지식은 별이나 은하계는 물론 팽창하는 전 우주를 콘트롤하는 힘이며 기본적으로
는 천문학에서 유래하는 것이다.
물론 천문학의 역사는 길고 어쩌면 과학 가운데서는 처음으로 그것을 직업으로 하는 사람이 나
타난 분야일 것이다. 더구나 최근 20년 동안에 연구 영역은 비약적으로 확대되었다. 최근의 눈부
신 진전은 실험이나 관측의 진보 덕분이다.
연구실에 갇힌 이론가로서는 비록 최신 물리학의 지식을 갖추고 있다고 하더라도 잇달아 발견
되는 극단의 현상이나 천체를 예견하는 일은 불가능했을 것이다.
이 발전은 가시광에 의한 천문학의 기술이 진보했기 때문이기도 하지만 전파 천문학과 대기권
밖에서의 관측에 의해 우주에 새롭게 열린 '바람 구멍'에 의한 바도 크다. 또한 지하의 뉴트리노
검출기나 중력파의 측정 실험 등의 방법도 귀중한 자료를 얻을 수 있게 했다. 대개 지상의 물리
학에서 천문학과 관계가 없는 분야는 거의 없을 정도다.
이 책에서는 강의를 하거나 책을 쓴 경험으로 전문가가 아닌 일반 사람들이 가장 관심을 갖고
있다고 생각되는 최근의 천문학의 발전에 대해 서술했다. 또한 우리가 자주 받는 질문에 대한 대
답도 하나의 목적으로 삼았다.
퀘이사의 스펙트럼, 원시 은하, 중력 렌즈 효과, 우주끈 등에 대해서는 지금까지의 일반서에서
는 별로 다루어지지 않고 있다. 한편 블랙 홀 등의 화제는 이미 뛰어난 해설서가 많아 일반에게
도 널리 알려져 있기 때문에 여기서는 많은 지면을 할애하지 않았다.
이러한 화제는 모두 20세기의 천문학에 있어서 패러다임 시프트라고도 불려야 할 하나의 포괄
적인 변혁에 관계하고 있다. 즉 전 우주를 비롯하여 은하계의 운동이 우리가 보고 있는 물질이
아닌 '암흑 물질(dark matter)'의 중력에 의해 지배되고 있다고 하는 인식이 그것이다.
빛이라는 것은 고작 우주의 물질 가운데 10퍼센트에 불과한 것이다. 다시 말해, 우리가 보고 있
는 것은 우주 전체에서 보면 편중된 불완전한 것이다. 암흑 물질이야말로 우주의 구조나 그 최종
적인 운명을 지배하는 것이다. '암흑 물질'의 발견은 우주론자가 새롭게 직면한 첫 번째 문제라는
것은 분명하다.
이 수수께끼를 푸는 실마리는 최근 잇따른 발견으로 얻어진 우주론의 진전인데, 이에 대해서는
'In Search of Big Bang'에서 빅 뱅 우주론이나 팽창 우주에 대해서 상세히 밝혔고, 또한 우주의
궁극의 운명이나 암흑 물질이 존재하는 증거는 'The Omega Point'에서 상세히 설명했다. 이번에
는 한 발자국 더 나아가 암흑 물질이 존재하는 증거보다도 암흑 물질 자체의 성질과 우주에 있는
물질 전체에 관심을 두었다.
만약 암흑 물질이 존재하지 않았다면 여기서 우주의 신비를 이야기하는 우리도 존재하지 않았
다고 해도 과장이 아니다. 이 물질이 없어도 빅 뱅에서의 우주의 출현은 상상할 수 있지만, 별이
나 은하는 물론 우리와 같은 생물은 절대로 탄생되지 않았을 것이다. 그러나 우리는 현재 존재하
고 있다. 이것이 이 책의 두 번째 테마다.
본질이 알려져 있는 법칙의 현상면에서의 복잡한 출현을 다루는 것이 과학이다. 다시 말해, 과
학에 대한 진정한 도전은 이러한 고유하고 다양하고 복잡한 현상을 이해하는 데 있다. 그러나 우
주론과 소립자 물리학은 모두가 개척자의 영역이고 기본적인 법칙조차 아직 수수께끼에 싸여 있
다.
우주 연구와 마이크로 세계의 연구 사이에는 깊은 관계가 있다는 것이 차츰 밝혀지고 있다. 예
를 들면, 우주를 지배하는 암흑물질은 어떠면 무수한 소립자라고 여겨지지만, 이 소립자의 특징은
마이크로 물리학을 인용하여야 비로소 이해할 수 있다.
우주 연구에서 우리 인간이 있는 위치가 조금씩 밝혀져 왔다. 그러나 한 발씩 문제에 접근하는
방식으로밖에 진전은 이루어지지 않았고 전문가는 싫든 좋든 기술적인 상세한 사항에 관심을 가
지지 않을 수 없다.
그러나 모든 과학자가 저지르기 쉬운 잘못 중 하나는 자신들이 어떤 눈가리개를 몸에 지니고
있다는 점을 곧잘 잊어버리는 것이다. 바꿔 말한다면 미해결의 더욱 큰 문제가 아직 많이 남아
있고, 우리는 그 문제를 해명하는 일에도 눈을 돌려야 한다는 점이다.
왜 우주는 지금과 같은 우주인가? 우주에 있어서 우리의 위치는 어떤 것일까. 지금 있는 천체
는 또 다른 것이 될 수도 있는 걸까? 다른 우주는 존재하는가? 특히, 우리가 조금씩 이해할 수
있게 된 대칭성과 단순성은 정말로 우주에 존재하는 건가?
전문가조차 아직도 실마리를 찾지 못하고 있는 이러한 문제는 일반인들과의 논의에서도 반드시
라고 할 정도로 자주 화제에 오른다. 이 문제에 대한 연구는 때로 인간 원리적 우주론이라는 이
름으로 불리는데 이러한 이름을 붙였다고 해서 대답을 얻을 수 있었던 것은 아니다.
우주론의 개척자들의 지식이 진전됨에 따라 그 주변은 확대되고 예전에는 추측의 영역을 벗어
나지 않았던 문제가 진지한 연구의 대상이 되어 왔다. 우주의 시작과 끝이 이제 단순히 공상으로
서만이 아니라 과학적으로 설명할 수 있게 된 것이다.
이러한 화제는 앞의 책에서도 다루었지만 이 책에서는 정통적인 과학의 주변에 있는 더욱 불확
실한 화제에도 눈을 돌렸다. 또한 개척자에게 있는 최근의 논의도 소개하려고 노력했다.
이 책의 테마는 전문가도 초보자와 마찬가지로 나오는 해답에 머물고 있다. 문제는 전문 용어
를 쓰지 않고도 설명할 수 있다.
즉 '인류와 같은 생물이 출현하기 위해서는 우주의 어떤 특징이 필요한가? 또한 우리의 우주가
이러한 특징을 갖추고 있는 것은 단순한 우연의 일치인가, 아니면 달리 더 깊은 이유가 있는 건
가?' 이 책에서 다룬 이러한 문제의 고찰이 독자가 마음에 풀고 있는 의문의 해답이 된다면 저자
로서는 더 바랄 게 없다.(존 그리빈, 마틴 리스)
제 1부 우주에서 일어나는 우연
제 1장 우주는 얼마나 특수한가
안다는 것은 무엇인가
과학은 자연에 대한 사실의 단순한 집합은 아니다. 만약 그렇다면 과학은 막대한 자료에 의해
아주 옛날에 질식했을 것이다. 그런데 다행히도 인간은 자연계에 존재하는 다양한 패턴과 규칙을
분별하는 능력을 갖고 있었다. 그래서 과학은 정체나 질식하는 일 없이 지금도 전진을 계속하고
있는 것이다.
이전에는 서로 관계없다고 여겨지던 몇 가지 사실도 나중에는 서로 납득할 만한 관계가 있다는
것이 밝혀지고 많은 자료를 토대로 차차 보편적인 법칙에 적용할 수 있게 되었다. 이렇게 우리는
이전에 비하면 얼마 안되지만 새로운 기본적인 사실을 배우는 것만으로 좋았다. 그 밖의 것은 그
기본적인 사실로부터 추론하면 되는 것이다.
현대의 과학, 특히 물리학이나 천문학의 놀랄만한 성과는 자연계의 복잡 다양한 사실을 몇 가
지 기본적인 원리로 설명할 수 있게 만든 것이다.
이것은 우리의 우주가 매우 단순한 방법으로 '구성'되어 있기 때문이 아닐까. 물리학 법칙은 인
간의 지성으로 충분히 이해할 수 있을 정도로 단순하고, 우리가 지상에서 실시한 실험에 의해 추
론한 법칙은 우주 전체 어디서나 언제나 적용할 수 있는 것처럼 보인다. 이러한 단순함은 과연
우주의 필연적인 특징일까? 아니면 우주가 인류를 위해 만들어졌다는 사실을 보증하는, 뭔가 좀
더 심원한 설계도인 걸까.
이러한 문제들은 우주에 있어서 인간의 위치나 '인간 원리'라고 불리는 것과도 관계가 있다. 과
학은 복잡한 현상을 단순한 법칙으로 설명하는 데 성공해 왔다.
예를 들면 달이나 행성의 운행은, 뉴턴이 이러한 것들을 지구에 유지시키는 중력을 깨닫고 나
서야 비로소 설명이 가능해졌다. 또한 연금술사를 곤혹스럽게 만든 화학의 복잡함도 멘델레프가
원소의 주기성을 깨달은 19세기가 되어서야 비로소 이해되기에 이르렀다. 그리고 또한 이 주기성
의 이유는 기본적인 세 종류의 소립자, 즉 양자와 중성자(이 두 가지가 하나가 되어 원자핵을 구
성하고 있다)와 전자(양자 역학의 법칙에 따라 원자핵의 바깥쪽에 분포되어 있다)로 구성되어있
기 때문임이 밝혀졌다.
이제 물리학자는 자연을 더욱 세분하여 보고 있다. 그들은 원자는 물론이고 별이나 인간을 포
함한 물질 세계는 모두 두세 개의 기분적인 물리 정수에 의해 결정된다고 믿고 있다. 그 '정수'란
몇 개의 소립자의 질량이며, 또한 그들 사이에 움직이는 강한 힘이다.
그러나 자연 현상에는 이러한 단순한 규칙에 의해 설명할 수 있는 것과 그렇지 않은 것이 있
다. 예를 들면, 생물에서 볼 수 있는 여러 현상은 사과가 나무에서 떨어지는 것이나 행성의 궤도
운동에 비하면 훨씬 설명이 어렵다.
설명을 어렵게 하는 그 복잡함이다. 우리가 지구의 내부보다도 태양의 내부를 더 잘 알고 있는
것은 지구 내부의 온도나 압력이, 태양 내부만큼 극단적이지 않고 더욱 미묘하기 때문이다. 지구
내부에는 복잡한 화합물이 많이 존재하는 데 비해, 태양의 내부에는 거대한 열과 압력에 의해 구
성 요소는 원자핵과 전자만으로 환원되며 그 움직임은 단순한 규칙에 의해 지배되고 있다.
우주는 몇 십 억이라는 은하를 포함하여 우리가 사는 은하계와 마찬가지로 각각 몇 심 억이라
는 별은 갖고 있다. 그러한 무수한 별은 크든 작든 태양과 비슷하다. 관측에 의하면 우주는 팽창
하고 있고, 은하계는 시간이 흐름과 더불어 서로 멀어져 간다.
물리학자의 추론에 의하면, 우주의 모든 물질과 에너지, 나아가 공간과 시간도 빅 뱅이라고 불
리는 초고온의 불덩이로 응축되던 시기가 있었고, 그것은 거의 150억년 전이었다. 이 원시의 불덩
이는 초기에, 섭씨 100억도나 되는 '뜨거운 스프'로 분해되고 있고 1초 동안에 우주가 두 배가 될
정도의 비율로 팽창했다. 이것은 빅 뱅의 상태가 오늘날의 태양의 내부보다도 더욱 '단순'했다는
의미이다. 그리고 그렇기 때문에 바로 우리는 우주가 팽창하고 있는 이유를 구체적으로 설명할
수 있다고 기대해도 좋다.
우주 탄생의 물리학을 이해하려는 것은 결코 불손한 일이 아니다. 아마 우리는 팽창하는 우주
가운데 별과 은하가 왜 존재하게 되었는가도 이해할 수 있게 될 것이다. 또한 인간 자신의 기원
을 연수하기 시작할 것이다.
그리고 이러한 과정을 이해하기 시작하자마자 우리는 싫든 좋든 간에 우주에서 일어나는 '우연
의 일치'라는 새로운 수수께끼에 직면하지 않을 수 없게 되는 것이다.
인간 원리의 입장에서 본 우주론
우주는 단순하지만 인간은 복잡한 생물이다. 이 복잡한 이유의 하나로, 우리가 우주의 '전형적
인' 장소에는 살고 있지 않다는 점을 들 수 있다. 우주의 대부분은 텅 빈 공간이고 약한 전자파로
가득 찬 절대온도 3도(섭씨 영하 270도)라는 공간이다.
한편 우리는 하나의 안정된 별, 즉 태양 주위를 도는 행성에 살고 있다. 태양은 인간을 비롯한
생명에 에너지를 공급하고 또한 지구 표면의 환경은 생명에는 빼놓을 수 없는 복잡함을 간직하고
있다. 이렇게 보면 우리가 살고 있는 장소는 우주 가운데서 유일하다고 까지는 말할 수 없더라도
특별한 장소임은 확실하다.
우리는 또한 우주의 특별한 '시간'에 위치하고 있다. 빅 뱅 초기의 상황은 너무나 가혹하여 인
간의 생명을 존재하게 할 만한 환경은 아니었지만 현재는 조건을 갖추고 있다. 적어도 하나의 은
하계에서 하나의 별 주위를 도는 행성으로서는 그렇다. 아마 앞으로는 다시 생명에는 맞지 않는
환경이 될지도 모른다. 우리가 현재 이곳에 생존해 있는 것은 기본적인 힘과 소립자 사이의 다양
한 관계의 결과로 말미암은 것이다.
이렇게 생각하고 보면 많은 의문이 생긴다.
예를 들면 왜 별은 그렇게 큰가? 두 개의 양자(적, 수소 분자) 사이의 강한 전기력과 같은 두
개의 소립자 사이의 중력을 비교해 보자. 전기력은 중력의 1036배나 강하고 따라서 원자의 크기로
서는 중력도 전체적으로 커진다. 원자의 전하는, 양자의 양전하와 전자의 부전하가 서로 상쇄되기
때문에 실제로 제로다.
이 전자와 양자의 전하가 일치하는 것 자체가 엄청난 우연이라고 하는 사람도 있다. 큰 질량의
물체는 전혀 전하를 띠지 않으며 전기력을 다른데 미치는 일이 없다.
사과가 나무에서 떨어지는 것은 지구의 전기력이 끌어당기기 때문이 아니라 지구를 구성하고
있는 막대한 수의 원자가 합산된 중력 때문이다. 실제로 사과가 나무에서 완성되는 것은 그 구성
요소인 분자와 분자의 사이에 작용하는 전기력에 의해서다. 그 똑같은 힘이 사과가 매달려 있는
사과나무 가지의 원자나 분자를 하나로 일치시키고 있다.
그리고 사과는 전 지구의 중력이 사과나무 가지의 전기력보다 셀 때야 비로소, 나무에서 떠나
지상으로 떨어진다. 그때 지구의 중력은 사과나무 가지에 있는 비교적 소수의 원자가 가지는 전
기력을 능가하는 것이다.
별을 쳐다본 사람은 아마 이렇게 생각할 것이다. 저 별은 대체 어떻게 탄생했을까? 이렇게 별
과 그 일생에 대한 이론적 연구는 언제나 관측에 의해서 자극되어 왔다. 유쾌하게도 언제나 구름
에 싸여 있는 행성 위에 사는 물리학자도 별의 성질을 추론할 수 있다.
이때 물리학자는 다음과 같은 의문을 품을 것이다. 별이 중력으로 닫힌 핵융합로를 갖는 일은
과연 가능한가. 또한 구체적으로 그것은 어떤 것일까? 나아가 다음과 같이 생각할 것이다. 즉, 충
분히 원자의 수를 늘려가다 보면 반드시 중력은 전기력을 능가할 것이 틀림없다고. 그렇다면 과
연 어느 정도의 원자를 모으면 중력이 이길까?
원자를 열 개, 백 개, 천 개, 만 개.... 이렇게 10배씩은 모은 물체를 차례로 연상해 보라. 그러면
24번째의 물체는 각설탕, 즉 1 입방센티 정도의 크기가 된다. 또한 39번째는 직경 1킬로미터 정도
크기의 바위가 될 것이다. 중력은 처음엔 1036의 '핸디캡'을 갖고 있지만 그것은 차츰 10의 3분의
2제곱씩 늘어간다(단위 질량 당 중력 에너지는 전 질량에 비례하고 반경에 반비례한다. 한편 밀
도가 일정하면 반경은 질량의 3분의 1제곱에 비례하므로, 중력 에너지는 3분의 2제곱에 비례하게
된다).
따라서 54번째의 물체가 되었을 때는, 54의 3분의 2가 36이니까, 중력은 전기력과 같아지게 된
다. 54번째의 물체라면 목성의 무게다. 물체가 목성보다도 무거워지면 이번에는 중력에 눌려 찌그
러지기 시작한다. 따라서 물체가 중력에 의해 압축되어 핵융합이 시작되는 시점까지 뜨겁게 되기
위해서 물체는, 1054개 이상의 원자를 가져야 한다.
앞에서도 살펴보았듯이 중력 자체는 매우 약한 힘이다. 이 때문에 중력으로 속박된 핵융합로,
즉 항성은 충분히 커지지 않으면 안 된다. 이렇게 생각하다 보면 설령 별을 관측할 수 없더라도
별의 일생은 완전히 계산할 수가 있다.
아서 에딩턴 경은 1920년대 이러한 이치를 밝힌 첫 인물이었다. '머리 위를 덮고 있는 구름의
베일을 걷어내면 천문학자는 이 범위의 질량을 가진 10억 개나 되는 빛나는 가스 덩어리를 발견
할 것이다'라고 그는 발하고 있다.
원자의 합계 질량이 양자의 질량이 1057배에 가까워졌을 때, 중력은 전기력을 능가하고 원자는
눌려서 찌그러져 버린다. 지구 내부에서는 중력의 압력에 저항하면서도 원자는 아직 확실한 실체
로서 유지되고 있다. 그러나 질량이 이 임계치를 넘으면 원자의 구조는 완전히 파괴된다. 그 결과
원자핵과 전자가 어수선하게 뒤섞인 상태가 된다.
별은 양자의 질량이 실제로 1057배나 되는 질량을 갖고 있다. 그것은 중력에 의해 속박되어 있
고 원자핵끼리 중력으로 거세게 압축되면 새로운 원자핵을 만드는 핵융합이 시작된다. 그리고 이
융합 과정이야말로 별을 뜨겁게 하기 위한 에너지를 공급하는 것이다.
가령 중력이 현재보다도 약한 것이라면 별은 지금보다 더 커야한다. 또한 만약에 현재보다도
강했다고 하면 별을 더 작아야 하고 별의 주위를 도는 행성 위에 지적 생명을 진화시킬 여유가
없을 정도로 단시간에 그 일생을 마칠 것이다.
인간의 몸도 정해진 것이다
기본적인 힘의 세기는 또한 인간의 몸이 어느 정도까지 커질 수 있는가도 결정한다. 우리의 몸
도 다른 화학 물질과 마찬가지로 전기력에 의해 결합되어 있다. 한편 인체에 작용하는 중력의 크
기, 다시 말해 우리의 체중은 신체를 구성하는 원자의 총수에 의존하고 있기 때문에 몸이 크면
중력도 커진다.
우리의 조상들이 살던 삶의 형태를 생각해 보면 인간의 신체는 지금의 크기가 한계였다는 것을
알 수 있다. 고래는 체중이 바다에 의해 지탱되고 있기 때문에 커도 되지만 나무 위에 사는 영장
류였던 우리 조상은 추락했다간 목숨이 위험하기 때문에 너무 크면 안 되었던 것이다.
이들 기본력과 중력이 우연히도 일치하는 것, 혹은 다를 우연의 일치에 대해서는 제 3장에서
자세히 설명하겠다. 그러나 우리의 생존을 지금과 같은 상태로 있게 만드는 기본적인 힘 사이의
균형이 얼마나 미묘한 것인가에 대해서는 좀더 알아보자.
예를 들어, 원자핵 내의 양자와 중성자를 묶고 있는 핵력이 전기력에 비해 지금보다도 조금 강
했다고 하면, 두 개의 양자(플로톤)로 이루어진 원자핵, 즉 다이 플로톤이라는 것이 존재할 것이
다. 우주에는 두 개의 양전하 사이의 전기적인 반발력이 서로 끄는 핵력을 능가하기 때문에 다이
플로톤은 존재하지 않는다. 실제로는 두 개의 양자는 한 개나 두 개의 중성자가 있을 때에만 원
자핵 가운데 머물 수가 있는 것이다. 중성자라는 전하가 없는 입자는 인력은 강하지만 반발력에
는 영향을 끼치지 않는다.
그런데 별은 양자와 중성자를 융합시켜 원자핵을 만듦으로써 에너지를 얻고 있다. 만약 그렇지
않고 두 개의 양자를 융합시켜 다이 플로톤으로 만들 수가 있다면 별의 진화는 지금과는 아주 다
른 것이 될 것이고 우주의 모스도 매우 달랐을 것이다.
한편, 만약에 우리의 우주에서 핵력이 좀더 약했다면 복잡한 원자핵은 전혀 생기지 않았을 것
이다. 우주 전체는 가장 단순한 원소, 즉 한 개의 양자와 한 개의 전자로 이루어진 수소로 완성되
었을 것이다.
원시적인 수소와 헬륨 원소를 제외하고, 보통 화학 원소들은 모두 우리의 태양계가 생기기 이
전에 폭발한 별의 내부에서 만들어진 것이다. 철, 탄소, 산소 등의 원소는 모두 별에서의 원소 합
성의 산물인 것이다. 이것은 몇 개의 물리 과정의 조합의 결과라는 것을 1950년대에 프레드 호일
이 지적하였다.
이들 우연의 일치에 대해서는 나중에 더 자세히 살펴보기로 하자. 여기서 흥미 있는 것은, 우주
가 여러 가지로 재미있는 현상이 일어나도록 생겼다는 사실이다. 이러한 구조를 알면 좀더 다른
우주, 즉 생명을 탄생시키지 않는 우주를 상상하는 것도 간단하다.
예를 들어, 중력의 세기를 바꾼 우주를 상상해 보자. 중력이 전기력 보다도 1036배만큼이 아니
라, 1026배만큼 약해졌다고 하자. 그러면 우주는 현재보다 작은 것이 되고 별은 더욱 빠르게 진화
한다.
왜냐하면 중력으로 갇힌 핵융합로, 즉 별의 질량은 태양 질량의 겨우 10-16배면 되기 때문이다.
이때 별은 1조톤의 무게가 되는데, 이것은 지금의 달무게의 1천만 분의 1밖에 안 된다. 이러한 별
은 정확히 1년 정도면 다 타버린다.
이래가지고는 복잡한 생명을 진화시키기에 시간이 턱없이 부족하다는 것은 분명할 것이다. 어
쨌거나 복잡한 구조의 것이 창조되기 이전에 모두 중력에 의해 찌그러져 버릴 것이다. 중력이 조
금만 달라도 우주의 모습은 크게 변한다.
따라서 우리가 지금 여기에 존재한다는 사실은 어떤 의미에서는 별의 내부나 우주의 상태를 대
충 말해준다고도 할 수 있다. 이러한 견해를 현재 '인간 원리적 사고'라고 일컫는다.
우리가 태양(소위 G형 별)의 행성 위에서 서서히 진화하는, 탄소를 주된 소재로 하는 생명 형
태라는 냉엄한 사실을 인정한다면 이 우주에는 몇 가지 확실한 특징이 보이기 시작하고 물리 정
수의 값에는 몇 가지의 제약이 있다는 것도 알게 된다. 이 견해는 나아가 우주 공간의 휘어짐을
이해하는 데도 도움이 될 것이다.
생명이 존재하기 적당한 크기의 우주
우리가 살고 있는 우주의 크기나 그곳에 있는 별과 행성의 수를 정확하게 알아낼 방법은 없지
만, 적게 잡아도 1024개의 별이 있다. 그 가운데 적어도 1퍼센트, 즉 약 1022개의 별은 태양과 비슷
하다고 생각해도 된다.
만약 이들 태양과 비슷한 별의 1퍼센트가 지구와 같은 행성을 갖고 있다고 가정한다면, 1020개
의 생명의 터가 제공된다는 의미가 된다. 이 숫자는 터무니없이 커서 우주에 있어서 우리의 지위
같은 것은 완전히 하찮은 것으로 만든다.
어쨌거나 생물이 살 가능성이 있는 터가 다른데도 있다는 것은 사실일 것이다. 그 이유는 적어
도 하나의 생명의 터, 즉 지구가 실제로 존재하고 있기 때문이다.
우주에 있는 별의 수가 아니고, 그 공간의 크기라는 점에서 그 의미를 생각해 보자. 천문학자들
은 관측할 수 있는 우주의 크기는 약 150억 광년이라고 추정하고 있다. 1광년이란 빛이 1년에 전
달되는 거리이다. 따라서 50억 광년이라는 우주의 크기가 150억 광년이라는 우주의 나이와 관계
가 있다는 것은 전혀 우연이 아니다. 왜냐하면, 우주가 시작된 이래로 빛이 전파된 시간만큼 우리
는 관측할 수가 있기 때문이다.
빅 뱅의 불덩이는 물질이 기본적인 요소로 분해되었기 때문에 그 점에서는 단순한 것이었다.
우주가 팽창하고, 식어감에 따라 이들 기본적 구성요소는 더욱 단순한 원소 즉, 수소와 헬륨으로
모습을 바꿨다.
매우 오래된 별에서 나온 빛을 조사해 보고 이들 두 개의 원소보다도 무거운 원소는 백 뱅에서
는 거의 만들어지지 않는다는 것을 알 수 있었다. 탄소를 포함한 생명에 없어서는 안 되는 분자,
즉 산소, 질소나 인은 빅 뱅 이후에 별 내부의 열핵 반응으로 만들어진 것이다.
우리 머리 위에서 빛나는 태양은 우주가 젊었을 때 만들어진 최초의 별 가운데 하나가 아니다.
최초로 생긴 별은 그 일생 가운데 수소나 헬륨을 더욱 복잡한 원자핵으로 바꿨다,
그리고 이들 별 중 몇 개는 초신성(별의 진화의 최종 단계에서 대폭발을 일으켜, 밝기가 태양
의 수억 내지 수백 배에 달하는 신성. 하나의 은하에서 100년에 몇 개 정도 생긴다-역주)으로서
폭발하여 젊은 은하계의 먼지나 가스 구름 속으로 별의 내부에서 합성되어 생긴 산물을 뿌렸다.
그리고 이 산물을 포함한 우주운(은하면을 따라서 볼 수 있는 희박한 가스 상태의 성간 물질, 수
소, 칼슘, 나트륨 등 여러 가지 물질로 이루어졌다-역주)의 일부에서 생긴 나중 세대의 별이 행성
을 만들기 위한 무거운 원소를 충분히 갖고 있었기 때문에 우리 인간과 같은 생명체의 출현이 가
능해진 것이다.
여기에는 상당한 시간이 걸렸다. 은하가 탄생하고, 그리고 최초로 생긴 별 가운데서 수소와 헬
륨이 더욱 무거운 원소로 변환된다. 별은 만들어낸 원소를 주위에 뿌리면서 마지막에는 격렬하게
빛나면서 죽어가는 과정이 수십억 년이 걸린다. 후에 그 잔해에서 다시 새로운 별이 탄생하고 이
들 별을 도는 행성 위에서 생명이 진화하려면 좀더 시간이 걸린다. 우리가 그러한 것들을 신비하
게 여기면서 여기에 존재하기까지에는 우주는 약 150억 년이 지났어야 했고 따라서 약 150억 광
년의 크기가 아니면 안 되는 것이다.
이러한 통찰은 인간 원리적인 추론이 갖는 힘을 증명한다. 우리가 탄소를 기초로 한 생명 형태
라는 사실만으로도 우주의 크기와 나이에 대해 추론할 수 있다. 우주는 탄소를 기초로 한 지적인
생명 형태를 만들어내기 위해 디자인된 것이 아니라고 주장하는 사람들이 있다. 그들은 우주가
그렇게 되기 위해서는 필요 이상으로 크고, 또 나이를 먹었고, 별이 상상도 못할 정도로 지나치게
많다고 한다.
그러나 물리 법칙이 지금과 같은 한 이 논의는 성립되지 않는다, 우주에서 작용하는 물리 법칙
에 의하면, 몇 십억 개의 별과 몇 십 광년이라는 시간은 우리의 존재에 있어서 없어서는 안 되는
것이다. 그러나 만약에 우주를 다른 물리 정수로 디자인했다고 가정한다면 이야기는 달라진다.
만약에 우주에 탄소의 화학에 의존하지 않는 지적 생명체가 있다고 하더라도 이 논의에는 영향
을 끼치지 못한다. SF 작가는 이를테면 중성자별의 표면에 사는 생물이나, 암흑 성운에 휘말리는
자장에 의해 만들어진 지적 생명체 등의 존재를 억측하고 있다.
그러나 우리는 실제로 탄소를 기초로 한 생명 형태이고 따라서 우리가 150억 살의, 150억 광년
의 크기를 가진 우주를 보고 있다는 사실에 놀랄 필요는 없다. 우리는 결코 터무니없는 시점의
우주를 보고 있는 게 아니라 우리와 같은 생명 형태가 우주에 대해 질문하기 시작하는 일이 가능
해진, 바로 그 시기에 우주를 관찰하고 있는 것이다.
그러나 그렇다 하더라도 은하나 별이나 행성의 형성을 인정하고 게다가 이들 생성의 적어도 하
나 위에 탄소를 기초로 한 생명 형태가 나타나기에 적당한 속도로 우주가 팽창해 왔다고 하는 사
실은 매우 호기심을 갖게 한다.
'왜 우주에는 흥미를 끄는 것이 있는 걸까' 하는 질문은 주의를 기울이고 있다는 사실조차 잊어
버릴 정도로 당연한 의문이다. 그러나 이 질문이 바로 가장 놀랄 만한 우연의 일치인 것이다.
이것은 우주에는 어느 정도의 물질이 있는 건가, 또한 우주는 어느 정도의 속도로 팽창하고 있
는 건가에 관계가 있다. 좀더 전문적으로 말하자면, 우주의 시공은 어느 정도 '평탄'해야 하는가
하는 것에도 관계가 있다.
최대의 수수께끼
가장 극단적인 우연을 이해하기 위해 우리의 우주, 특히 생성에 있는 여러 가지 화학 원소를
다시 한 번 살펴보자. 별의 내부에서 수소가 더욱 무거운 원소로 변하는 것은 무거운 원소가 더
안정되어 있기 때문이다.
양자와 중성자는 헬륨 원자핵 안에서보다도 탄소의 원자핵 안에서 더욱 강하게 결합하고 있다.
이 사실이 헬륨의 원자핵이 탄소의 원자핵으로 변환됨으로써 에너지가 방출되고 별을 뜨겁게 하
는 이유이기도 하다.
모든 원자핵은 그 양자의수에 비례한 전하를 갖고 있기 때문에 핵융합을 일으키려면 그 전하의
반발력을 능가할 정도로 강하게 충돌시켜야 한다. 핵력은 강하지만 도달 거리가 짧기 때문에 먼
쪽에서는 전기력이 뛰어나다.
따라서 결합은 핵력이 전기력을 능가하는 단거리로까지 눌러대면 일어나지 않는다. 그래서 원
자끼리의 거센 충돌을 일으킬 만한 빠른 운동이 없으면 결국 온도가 매우 높아지지만 핵융합은
일어나지 않을 것이다.
만약에 별 가운데 1057개의 소립자를 모으면 중력은 그것들을 가두어 충분히 높은 온도가 된다.
이때 중력은 전기력을 능가하여 핵력이 작용하는 것을 가능하게 하는 것이다.
빅 뱅도 또한 이 핵융합에 적당한 상태였다. 확실히 뜨겁고 압력이 높다. 그러나 초기에는 복잡
한 원자핵은 존재할 수 없었다. 원자핵은 다른 소립자와의 끊임없는 충돌로 부서져 산산조각으로
분해되어 버리기 때문이다. 그러나 팽창함에 따라 우주는 식기 시작했다. 가정의 냉장고가 가스의
팽창으로 차가워지는 것과 같은 원리다.
우주가 팽창하는 이 과정에서 양자나 중성자가 결합하여 중원소가 되기에 적당한 상태가 있었
다. 이 구조는 두 개의 양자와 두 개의 중성자로 이루어진 헬륨핵의 제조로 시작되었다. 그리고
헬륨은 재빨리 더 무거운 원소로 변했을지도 모른다.
모든 원자핵 가운데 가장 안정되어 있는 것은 철의 원자핵이다. 따라서 만약 우주가 아주 천천
히 식었다면 양자와 중성자의 대부분은 철의 원자핵 안에 갇혔을 것이다.
만약 그렇게 되었더라면 우주는 더 이상 재미있는 반응이 일어날 수 없는 지루하기 짝이 없는
세계가 되었을 것임이 틀림없다.
빛나는 별도 존재하지 않고 우리가 잘 알고 있는 여러 가지 동식물이 지구상에 탄생할 기회도
없었을 것이다.
원시적인 물질이 모두 철로 변하는 것을 막고 태양과 같은 별의 탄생을 허용하고 수소와 헬륨
에서 시작된 여러 가지 원소의 합성이 가능해진 첫 번째 원인은, 초기 우주의 팽창 속도가 정확
하게 그것에 적합했기 때문이다. 팽창이 빠르면 냉각도 빠르다. 또한 원자핵의 밀도가 높으면 높
을수록 융합 반응은 허용 시간 내에 평형에 도달할 가능성이 높아진다.
오래 된 별에서 나오는 빛을 분석해 본 결과 빅 뱅에서 생긴 물질 가운데 정확히 25퍼센트가
헬륨이고, 나머지는 모두 아직 수소였음이 밝혀졌다. 그리고 헬륨보다 무거운 원자핵은 빅 뱅에서
는 거의 형성되지 않았던 것이다. 오래된 별에서의 수소와 헬륨의 이 단순한 비율이 태어난 지
겨우 1초 후의 우주의 조성과 그것이 빅 뱅을 통해 얼마만큼 빨리 냉각했는지를 말해준다.
초기의 우주는 원자핵과 광자의 복사로 가득 채워져 있었는데, 광자의 비율이 압도적으로 많았
다. 핵반응의 계산에 의하면, 2×109의 복사(광자)에 대해 겨우 한 개의 원자핵밖에 없었다는 사실
을 알 수 있다. 이 비율은 그 후 계속해서 일정했다.
오늘날 1입방 센티미터의 공간 안에 약 400개의 광자가 있지만 그 계산은 5입방 센티미터의 우
주 공간에 평균 한 개의 원자가 있다는 것을 증명하고 있다. 놀랍게도 이것은 천문학자의 관측과
거의 일치하고 있다. 그러나 모든 별 내부의 모든 물질이 모두 균일하게 퍼져 있다고 했을 때의
계산이다.
우리가 존재한다는 사실이 우주의 팽창 속도에 가하는 제한은 이 밖에도 또 있다. 빅 뱅으로
생긴 수소와 헬륨 기체가 식자, 그것들은 중력으로 결합되어 가스 구름을 형성했다. 이러한 가스
구름이 있는 것은 우주가 전체적으로 팽창하고 있음에도 불구하고 스스로의 중력으로 찌그러진다
는 것을 의미한다.
은하의 알이란 단순히 평균보다도 밀도가 조금 높은 영역, 즉 그곳의 팽창이 우주 전체의 팽창
보다도 느린 영역을 말한다. 그것들이 가스 구름이 되고 이어서 별을 형성한다. 이러한 일이 일어
난 것은 현재 나이의 약 10퍼센트, 즉 빅 뱅 후로부터 10억 년에서 20억 년 사이의 일이었다.
우리는 아직 은하가 어떻게 형성된 것인지를 정확히는 모르지만 우주가 너무 급속하게 팽창하
고 있다면 가스 구름은 흩어지기만 할 뿐 찌그러지지는 않는다. 국소적으로 약간의 중력이 가해
지더라도 중력 수축이 없으면 은하나 별은 태어날 수 없다. 그리고 이 가스 구름의 중력 수축 없
이는 중원소가 별의 내부에서 만들어지는 일도 있을 수 없다.
따라서 우주가 조금 더 빨리 팽창하고 있다면 우주의 신비함에 놀라는 우리도 지금 여기에 존
재하지 않았을 것이다. 다른 한편, 만약 우주가 좀더 느린 속도로 팽창하고 있다면 우주는 진작
옛날에 팽창을 멈추고 다시 수축하기 시작했을 것이다. 물론 그때 은하는 서로 합쳐져 버린다.
이를테면 팽창이 시작되고 나서 최초의 100만 년 이내에 팽창에서 수축으로 돌아선 우주를 상
상해 보라. 거기서는 은하나 별이 태어날 기회조차 부여되지 않은 채 우주는 끝나버릴 것이다.
이처럼 우리가 존재한다는 것 자체가 우주의 팽창이 빠르지도 느리지도 않은 속도, 즉 원소가
별에서 만들어지기에 딱 알맞는 속도였다는 사실을 이야기해준다.
이 사실은 각별히 감동적인 통찰이 아닌 것처럼 생각된다. 태양과 같은 별의 존재에게 있어서
'딱 알맞은' 정도의 팽창 속도가 있었다고 하는 것 뿐이기 때문이다. 그러나 눈을 돌려 아인슈타
인의 시공 이론으로 생각해 보면 빅 뱅의 최초의 팽창 속도가 얼마나 미묘한 균형 위에 서 있었
는지 잘 알 수 있다.
다시 말해 현대의 물리 이론으로 보아 옳다고 생각하는 최초의 시각으로 돌아가 생각하면, 소
위 '밀도 계수'는 상상을 초월한 정밀도로 처음에 장치되었다는 것을 알 수 있다. 소수점 이하에
제로가 60개 이어지고 그 다음에 1이 오는 정도로 그 계수를 바꾸어도 우주는 우리가 알고 있는
것과 같은 생명에는 적합하지 않은 것이 되었을 것이다. 이렇게 훌륭하게 조정되고 일치되는 우
연의 수수께끼가 이 책의 중심 테마다.
다음 제 2장에서는 현재의 우주에 존재하는 암흑 물질에 대해 논하기로 한다. 암흑 물질의 양
에 비하면 은하에 빛나는 별로 보이는 물질은 빙산의 일각에도 미치지 못한다. 많은 별이 지구상
의 생명에게 있어서 불가결하듯이 이 암흑 물질도 또한 이들 별의 존재에는 없어서는 안 되는 것
이다.
평탄한 우주
중력은 행성이나 항성뿐 아니라 그것들을 포함한 대천체계도 지배하고 있다. 두 개의 물체 사
이에 작용하는 인력은 거리의 2제곱에 반비례한다는 것이 뉴턴의 중력 이론인데 그것은 지구나
태양계에서는 거의 완전하게 성립한다. 만약에 '제5의 힘'이 있다면 뉴턴의 법칙은 지구상에서조
차 아주 작지만 수정이 필요할지도 모른다. 그러나 어쨌든 간에 극도로 압축된 물질이나 별보다
큰 질량의 천체에서는 중력은 매우 강해지고 뉴턴의 이론은 불충분하게 된다. 그리고 이러한 극
도로 강한 중력을 잘 설명하는 이론이 아인슈타인의 이론, 즉 일반 상대성 이론이다.
대학의 도서관에서는 보통 과학 잡지는 좀처럼 이용되는 일 없이 대개는 깊숙한 곳에 모셔져
있다. 독일의 과학 학술지 '물리학 연보'의 1905년과 1916년 두 권은 수집가에게는 침을 흘릴 만
큼 탐나는 대상이다. 그것은 뉴턴 이래의 최대의 물리학자로서 아인슈타인의 이름을 높인 논문이
실려 있기 때문이다.
1905년에 26세에 아인슈타인은 자신의 이론인 '특수 상대성 이론'을 완성시켰을 뿐 아니라, 빛
이 에너지의 조각(photon,광자)으로 양자화되고 있다는 설을 제안하고 또한 물질의 미립자가 공기
나 액체 안을 어떻게 움직이는가에 대한 통계 이론(브라운 운동)을 만들어냈다. 이러한 공헌만으
로 그는 20세기에 있어서 6인의 위대한 선각자 중 한 사람의 위치에 놓이게 되었다.
그러나 아인슈타인을 유례없는 지위로까지 밀어 올린 것은 그로부터 10년 후에 발표된 그의 중
력 이론, 즉 '일반' 상대성 이론이었다. 이를테면 그가 1905년의 여러 논문을 쓰지 않았다 하더라
도 동시대의 뛰어난 학자들이 똑같은 생각에 도달하는데 그다지 시간이 걸리지 않았을 것이다.
당시 그 이전의 이론의 모순점이나 설명이 되지 않는 실험 결과는 이미 많은 사람의 주목을 모
으고 있었다. 그에 비해 일반 상대성 이론, 즉 '공간이 물질의 운동을 결정하고 물질이 공간을 휘
게 하는 것이다'라는 중력 해석은 특정한 관측상의 수수께끼에 대한 해답은 아니었다.
그런데 그것이 수성의 궤도에 대한 오래전부터의 수수께끼를 설명하고 나아가 1919년의 일식에
서 관측적으로도 실증된 사실은 잘 알려져 있다. 그러나 아인슈타인의 동기는 단순함과 통일성의
추구에 있었다. 이 새로운 이론을 발표했을 때, 그는 '이론을 완전히 이해한 사람이라면 그 마력
에서 도저히 벗어날 수 없을 것이다'라고 술회하고 있다.
당시 아인슈타인의 동료였던 헤르만 와일은 '연역적 사고의 최고의 예'라고도 술회하고 있다.
또한 양자역학을 낳은 아버지의 한 사람인 막스 보른은 '자연에 대한 인간 사고의 최고의 위업'이
었다고 말했다.
만약 아인슈타인이 없었더라면 포괄적인 중력 이론의 등장은 수십 년 늦어지고 전혀 다른 방법
으로 실시되었을지도 모른다. 이 업적이 그의 개인적인 독자성을 높이 유지한다는 점에서 아인슈
타인은 금세기의 과학자 가운데서도 특이한 존재인 것이다.
실제로 일반 상대성 이론은 그 제안으로부터 40년 동안은 순수하게 지적인 불후의 업적이긴 했
지만 물리학이나 천문학의 주류에서 동떨어진 분모의 분야로 간주되었다. 그러나 관측 기술이 극
적으로 진보하고 블랙 홀의 존재가 설파되기 시작하고, 퀘이사. 펄서, 빅 뱅 등이 일반적인 단어
가 되어버린 현재, 아인슈타인의 위대한 업적은 일약 연구의 주류로 각광을 받기 시작한 것이다.
아인슈타인의 이론은 우주를 하나의 다이내믹한 실체로서 파악하고 있으며 우주론에 있어서는
빼놓을 수 없는 것이다. 생각해 보면 우주론은 전혀 다른 과학 분야다. 우주 물리학자는 유일한
물체 혹은 한 번뿐인 사건, 즉 우주나 빅 뱅을 연구하고 있지만 물리학자는 한 번뿐인 현상에 이
론의 기초를 세우기를 좋아하지 않는다. 한 마리의 쥐가 하나의 미로를 빠져 나가는 것을 한 번
본 것만으로 동물의 행동에 대한 일반론을 세우는 생물학자는 없을 것이다.
그러나 우리의 우주론적 고찰은 그것을 다른 우주에 적용시킴으로써 확인할 수도 없고 더구나
우주의 과거의 진화를 재현하는 일 따위는 불가능하다. 그러나 빛의 속도가 유한하고 일정하기
때문에 먼 천체의 과거 모습을 볼 수는 있다. 이 때문에 앞에 말한 것과 같은 곤란에도 불구하고
과학적 우주론은 가능한 것이다. 우주론이 성공하는 최대의 이유는 관측된 우주가 대규모의 구조
에 있어서 어떤 예상보다도 훨씬 단순하다는 것에 있다.
아인슈타인의 일반 상대성 이론을 사용하여 우주를 수학적으로 설명하려 했던 1920년대에는 방
정식을 다루기 쉽게 하기 위해 가능한 한 단순한 모델이 가정되었다. 그러나 놀랍게도 가능한 만
큼의 단순성으로 일부러 선택한 우주 모델이 개선됨에 따라 우주 자체가 모델과 같은 정도로 단
순하다는 것이 밝혀지게 되었다.
다시 말해 우리의 우주는 모든 방향에 대해 같고(등방성), 크게 보면 어디나 같은 것이다(등질).
가장 큰 구조인 초은하단조차 관측 가능한 우주 전체에 비하면 미세한 구조이며 그보다 더 크게
보면 한결같은 모습이다. 은하가 서로 멀어지는 것에 대한 관측이나 우주 흑체 복사의 측정을 설
명하는 것은 이 우주 모델에 대한 일반 상대성 이론의 방정식인 것이다.
우주론에 관한 관측적 증거는 과거 20년 이상에 걸쳐 보강되어 왔다. 그러나 빅 뱅 모델은 결
국 환상이며 일시적인 가설이었다는 의견도 있을 수 있다. 다시 말해, 지구가 우주의 중심이라고
믿고 천동설을 주장하던 천문학자가 행성의 움직임을 설명하기 위해 새로운 주전원(큰 원 주위를
도는 작은 원)을 적용한 것과 비슷할지도 모른다.
우리는 빅 뱅을 연구하기 위해 과거로 거슬러 올라갈 수는 없지만 초기 시대의 '화석'을 연구하
는 것으로 빅 뱅에 대해 배울 수는 있다. 물론 빅 뱅 이론 자체는 결코 '증명'할 수 없지만 현재
로서는 다른 어떤 이론보다도 타당한 것임은 확실하다.
일반 상대성 이론을 토대로 하여 만들어진 빅 뱅 모델은 우주가 어떻게 해서 현재의 모습이 되
었는가를 잘 설명하고 있다. 그리고 그러한 모델들은 또한 우주가 앞으로 어떻게 발전해 갈 것인
가의 고찰에도 좋은 기초를 제공하고 있다.
우주는 영구히 팽창할 것인가, 아니면 시간이 지남에 따라 은하는 분산되는 걸까? 아니면 우주
는 다시 중력 붕괴하여 빅 뱅과 같은 불덩이를 다시 만들고 하늘은 우리의 머리 위로 떨어져 내
리는 걸까?
해답은 중력에 이끌린 물질이 우주에 얼마나 존재하는가에 달려있다. 커다란 구 혹은 소행성이
폭발에 의해 산산조각 나고 그 잔해가 사방 팔방으로 흩어지는 상태를 상상해 보라.
각각의 파편은 다른 물체의 중력 때문에 감속한다. 만약 폭발이 충분히 격렬한 것이라면 파편
은 영구히 날아다닐 수 있겠지만 중력 때문에 일정한 감속은 받는다. 그러나 만약 파편의 속도가
그렇게 크지 않다면 중력은 그들을 저지하고 파편은 다시 낙하할 것이다. 일반 상대성 이론에 의
하면 이와 거의 같은 것이 우주에도 적용된다.
만약 우주 팽창이 영원히 계속된다면 아인슈타인의 방정식으로 설명되는 시공은 '열려 있다'고
말해진다. 또한 만약 우주가 다시 붕괴하는 운명에 있는 경우, 시공은 '닫혀 있다'고 말해진다. 나
아가 그 두 가지 가능성 사이, 즉 팽창은 영구히 계속되지만 최종적으로는 정치하게 될 경우 우
주는 평탄한 시공, 혹은 '평탄한 우주'의 모델이라고 불린다. 그리고 그 모델의 밀도를 임계 밀도
라고 한다.
우리가 오늘날 보고 있는 우주의 팽창은 어느 만큼의 물질이 있으면 중력적으로 멈출 것인지는
간단히 계산할 수가 있다. 그에 의하면, 우주 1입방미터 당 약 세 개의 원자가 있으면 팽창은 멈
춘다.
오래 전, 우주가 젊어서 더욱 급속하게 팽창하던 시절, 그 팽창 속도에 중력이 균형을 잡기 위
해서는 더욱 큰 물질 밀도가 필요했을 것이다. 그러나 물론 아주 옛날에는 우주의 밀도는 더욱
높았다.
쉽게 상상할 수 있도록 만약 우주가 임계 밀도 이상으로 시작되었다면 언젠가는 반드시 붕괴한
다는 것을 방정식은 증명하고 있다. 그리고 현재의 밀도가 임계치를 얼마나 초월하고 있는가를
알면 우주의 사이클 가운데 현재 어느 부분을 통과하고 있는지를 계산할 수 있다.
마찬가지로 만약에 초기의 밀도가 지나치게 작아 팽창을 멈추지 않았을 경우에 우주는 팽창하
는 도중에 임계치 이하의 밀도로 머문다. 나아가 우주가 팽창함에 따라 그 밀도는 임계치에서 차
츰 크게 벗어나게 된다.
암흑 물질의 역할
이 사실이야말로 우주에서 일어나는 놀랄 만한 우연으로 우리를 이끄는 것이다. 우주에서 보이
는 물체, 예를 들면 밝은 별이나 은하의 밀도는 가까운 은하의 수를 세거나 그 움직임을 측정함
으로써 추측할 수 있다.
은하는 멀리 떨어진 은하에서 오는
빛의 파장의 변화(적색 이동이나 청색 이동)로 알 수 있듯이 은하단이라고 불리는 무리를 이루
며 서로의 주위를 돌고 있다. 그리고 바로 태양을 도는 지구의 속도에서 태양의 질량을 측정할
수 있듯이 은하단 내의 은하의 상대적인 속도에서 어느 만큼의 물질이 은하단에 포함되어 있는가
를 추정할 수 있다. 이러한 증거를 모아 우주에는 대충 '임계' 밀도의 10분의 1의 물질이 있다고
우주론자는 보고 있다.
이 물질은 모두가 보이는 건 아니다. 은하의 '빛나는' 질량(밝은 별이나 가스)을 합계해도 기껏
해야 임계 밀도의 1퍼센트에 지나지 않고, 은하를 결합시키는 데 필요하다고 여기는 양보다도 훨
씬 적다는 것을 알 수 있다.
게다가 이야기는 이것으로 끝나지 않는다. 은하 간의 텅 빈 공간에도 암흑 물질이 있을지 모르
기 때문이다. 이것은 우리의 관측과는 관계가 없지만 우주 전체에 걸친 팽창의 감속에는 공헌하
고 있다. 이러한 암흑 물질이 얼마나 있는지는 전문가의 논의의 대상이 되고 있는데 의견의 일치
를 보지 못하고 있다. 확실한 것은 우주에는 임계밀도의 10배나 되는 물질은 없다는 것이다. 아마
2배라 해도 너무 많을 것이다.
우주의 전체적 팽창에 관한 연구는 이상의 추정치를 대체로 뒷받침하고 있다. 관측할 수 있는
가장 먼 은하로부터의 빛은 지구에 이르기까지 수십 억 년 걸린다. 따라서 그 점에서 아주 옛날
의 팽창의 속도를 알 수 있다. 그리고 멀리 떨어진 은하의 후퇴 속도와 가까운 은하의 그것과를
비교함으로써 팽창이 어느 정도의 비율로 감속하고 있는지, 또한 언제 팽창이 멎고, 역행하는지를
원리적으로 추정할 수 있다.
그러나 실제로는 우주는 '열림'과 '닫힘'의 경계 부근에 있다. 즉, 거의 평탄하다는 사실밖에 알
지 못한다. 빅 뱅으로부터 150억 년이 경과한 오늘날, 우주의 밀도는 평탄 우주에 대응하는 임계
치의 10배 이내(10분의 1과 10배 사이)의 밀도인 것이다. 우주가 팽창하는 동안에 이 밀도 계수는
임계치에서 점점 크게 벌어진다. 따라서 초기에는 임계치에 더욱 가까웠다는 결과가 된다.
우주 최초에 어느정도 임계치에 가까웠는지는 우주론의 방정식으로 간단히 계산할 수 있다. 그
결과로 보면 창조 1초 후, 우주는 1015의 정밀도까지 평탄했다. 다시 말해, 우주의 밀도의 임계치
로부터의 차이는 소수점 뒤에 제로가 15개 온 다음에 1이 오는 정도였던 것이다. 물리 법칙이 시
간적으로 어느 정도 거슬러 올라가 적용할 수 있는지는 분명하지 않지만 양자 물리학으로 생각하
면 시간이라는 것이 의미를 갖는 정밀도에는 임계가 있다. 이 한계인 플랑크 시간은 10-43초이다.
오늘날 우주론 학자들은 소립자 물리 이론을 인용하여 이러한 타임 스케줄로 일어나는 양자적
현상에 의해 우주의 기원을 설명하려고 한다. 나중에 다시 자세히 설명하겠지만, 이러한 이론은
빅 뱅의 표준적인 모델에 비하면 아직 확립된 것이라고는 할 수 없다.
가령 그 결론을 액면 그대로 받아들인다면, 우주는 '타임 제로' 후의 10-43초 후부터 줄곧 팽창
을 계속하고 있다고 생각해도 된다. 그러나 타임 제로와 10-43의 사이에 무슨 일이 일어났는지는
우리로서는 알 도리가 없다.
그 시작의 순간에 가능한 한 돌아가 생각하면 우주의 평탄성은 1060분의 1의 정밀도로 일치하
고 있었다는 의미가 된다. 이 때문에 평탄성의 계수는 물리학 가운데서도 가장 정확하게 정해지
는 숫자로 되어 있고 따라서 우주는 이 정도로 정확하게 조정되고 별과 은하와 생명체가 출현하
기에 가장 적당한 상태가 되었다는 것을 알 수 있는 것이다.
만약에 이것이 정말로 단순한 우연이라고 하면 그 밖에 일어나는 어떤 우연도 하찮은 것이 된
다. 원래 물리 법칙 가운데 우주가 완전히 평탄하다는 것을 요구하는 뭔가가 있다고 생각하는 것
이 이치에 맞는 건지도 모른다. 결국 평탄성 때문에 임계 밀도는 유일하고 특별한 밀도로 되어
있다. 즉 다른 값으로는 아무런 우주론적인 의미가 없다.
우주는 정확히 임계 팽창율로 탄생해야만 했다고 생각하는 것이 때로 어떤 박자로 임계치의
1060 이내의 정확함에서 출발했다고 생각하는 것보다도 설득력이 있다. 물리학자는 광자의 질량이
정확히 제로라는 입장에도 마찬가지 논의를 적용한다. 어떤 실험으로도 제로의 질량을 정확하게
측정할 수는 없다. 실험으로 한계를 설정하고 질량은 10-58그램 이하임에 틀림없다고 말하는 것이
고작이다. 그러나 우리는 어떤 경우에서도 흥미로운 수치에서의 차이는 원래 없는 것이라고 판단
하고 있다.
실제로 평탄성을 우주에 필요한 특징이라고 여기는 몇 가지 논의가 있다. 이러한 모델은 인플
레이션이라는 이름으로 불린다. 갓 태어난 극히 초기에(최초 1초보다 훨씬 짧은 시간에) 우주는
엄청난 속도로 팽창을 했다고 예상하는 것이다. 그 팽창 속도는 양자보다 작은 공간이 약 10-35초
동안에는 배구공 정도로까지 팽창하는 것에 해당된다. 급속한 가속 팽창, 다시 말해 인플레이션은
시공의 주름을 펴서 우주의 구조를 평탄하게 했을 것이다. 그 구조는 마르고 쪼글쪼글한 대추가
주름 없는 매끈한 대추가 되는 것과 비슷하다. 이른바 시공의 주름이 인플레이션 사이에 늘어나
서 매끄럽게 된 것이다.
인플레이션은 그 자체가 재미있는 문제지만 이 초기의 단계에서 생기는 물리적인 과정에 대해
서는 나중에 설명하기로 한다. 그것이 중요한 것은 우리의 우주가 왜 정확하게 평탄한가에 대해
최고의 물리적 설명을 부여하고 있기 때문이다.
끝없이 평탄하게
이미 설명했듯이, 은하단 안에서의 은하의 움직임에서는 우주를 평탄하게 하는 데 필요한 물질
량의 약 10분의 1밖에 없다는 것이 밝혀졌다. 이 추정치는 1입방미터당 약 0.3개의 원자라는 밀도
에 상당하며 이 밀도는 수소, 헬륨, 중수소의 적절한 혼합을 만들어 내는 데 필요한 빅 뱅의 상태
(창조의 순간에서 약 100분의 1초 후에 시작되어 최초의 4분 만에 끝난다)라고 계산상으로는 일
치하고 있다.
계산에 의하면, 빅 뱅 때의 원자핵 반응이 일어나는 밀도로부터의 추정은 우주를 평탄하게 하
는데 필요한 양의 약 10분의 1, 혹은 그 이하가 된다. 과거 20년 정도 사이에 대부분의 우주론자
는 이것을 액면 그대로 받아들여 우주는 열려있는 것이 틀림없다고 생각했다. 그들은 우주에 양
자와 중성자(그리고, 그것들에 부수된 전자) 이외에 물질이 있을 가능성에 대해서는 진지하게 생
각하지 않았던 것이다.
그러나 1980년대가 되어 이론가는 현재의 우주가 거의 평탄하다는 것을 포함한 우연의 의미에
대해 고민하기 시작했다. 다른 한편, 소립자 물리학자는 빅 뱅 중에 대량으로 만들어진 물질이 그
밖에도 있다고 생각하기 시작했다. 우리의 몸, 행성, 지구와 태양 그리고 하늘에 있는 모든 별은
양자와 중성자(총칭 바리온이라고 불린다)로 구성되어 있다.
그러나 그렇다고 해서 우주의 모든 물질이 바리온이라는 증거는 전혀 없다. 우리가 바리온에서
생겼기 때문에 따라서 우주도 바리온에서 생겼음에 틀림없다는 논의는 하늘을 도는 별이 보이기
때문에 우주의 중심은 지구임에 틀림없다는 논의와 같은 정도로 인간 중심적인 발상이며 근거가
없다.
사실, 만약 우주가 바리온만이고 바리온이 아닌 암흑 물질은 전혀 포함하지 않는다고 가정하면
우리가 알고 있는 것과 같은 방법으로는 은하(은하단)가 형성되지 않았다는 것은 거의 확실한 것
이다. 결국 암흑 물질이 없으면 은하도 우리도 결코 존재하지 못했던 것이다.
따라서 이 장의 타이틀로 내놓은 의문, '우주는 얼마나 특수한가'에 대한 해답은 우주가 '열려
있다'와 '닫혀 있다'의 사이에서 절묘한 균형을 유지하고 있는 특수한 경우라는 결과가 된다. 무엇
이 우주를 특수하게 하고 있는가, 이를테면 왜 우주가 평탄하지 않으면 안 되는가에 대해서는 확
인할 도리가 없다.
그러나 이상의 논의는 우리의 몸을 만들고 있는 원자의 종류와 별의 내용을 형성하는 양자와
중성자 이상의 것이 우주에 존재한다는 사실을 이야기해 준다. 우주의 내용 가운데 적어도 90퍼
센트는 암흑 물질의 형태를 취하고 있는데 그 모두가 바리온으로 생길 리는 없다. 더구나 눈에
보이지 않는 암흑 물질이 없으면 우주 자체가 지금과는 아주 다른 것이 되었을 것이고 우리도 존
재하지 않았을 것이다.
그렇다면 암흑 물질은 우리를 위해 존재하는 걸까? 아니면 우리가 존재하기 때문에 암흑 물질
도 존재하는 것일까? 암흑 물질이란 대체 무엇일까? 그것은 대체, 어디에 있는 걸까? 그리고 우
리가 우주에서 보는 다양한 구조의 출현에 암흑 물질은 어떠한 관계를 갖고 있는 것일까
제 2장 우주의 끝, 복사의 흔들림
별의 세계
이미 보아왔듯이 과학자들은 수십억 광년이라는 거리와 수십억 년이라는 시간을 다루고 있다.
우리의 태양은 탄생한지 45억 년이 경과했고 적어도 그 핵연료가 다할 때까지는 이대로 진화를
계속할 것이다.
우주의 지리학이란 시간과 공간의 지리이다. 왜냐하면, 우리가 우주를 볼 경우에 관측되는 빛은
아주 먼 옛날에 출발한 빛이기 때문이다. 가장 가까운 별인 태양도 그 빛이 지구에 도달하기까지
는 8분 이상이라는 시간이 걸린다.
천문학자가 태양과 같은 별을 하나 택해서 그 일생을 관측에 바쳤다 하더라도 별의 생태사(라
이프사이클)를 알 수는 없다. 식물학자가 숲을 산책하면서 여러 가지 성장 단계에 있는 나무를 조
사하는 것으로 수목의 생태사를 아는 것과 마찬가지로 천문학자도 여러 가지 나이를 가진 별을
많이 연구하는 일로 별의 생태사를 추론하고 있다.
태양 같은 별은 우주운 안에서 중력에 의해 응축하는 것으로 생애가 시작된다. 아직 젊고 원기
왕성한 별의 응축은 어떤 단계에서 몇 회 동안 진동한 후에 내부에서 수소를 헬륨에 융합시키는
것으로 열을 유지하는 상태로 정착한다. 이 조용한 단계에 있는 별을 '주계열'이라고 하며 태양도
지금 그 단계를 반정도 경과한 참이다.
그러나 별의 핵에 있는 수소가 모조리 사용되면 우선 맨 처음에는 팽창하여 적색 거성이 되고
그 후, 오그라들면서 식어 백색 왜성이라고 불리는 지구 정도 크기의 공이 된다.
이상의 사실은 모두가 다 알고 있다. 그러나 우주에서의 사건이 모두 이렇게 순조로운 타임 스
케줄로 진행된다고 단정할 수는 없다. 태양보다 훨씬 무거운 별은 초신성으로서 격렬한 폭발을
하다가 그 일생을 마친다.
초신성이 관측되는 일은 비교적 드물기 때문에 1987년, 17세기에 천체 망원경이 발견된 이래
처음으로 '가깝게' 초신성을 조사할 기회를 가진 천문학자들은 흥분했다. 그러나 '가깝게'라 해도
17만 광년이나 떨어져 있고 대 마젤란 성운으로서 알려진 은하수 근방의 은하 내에서의 사건이었
다. 1987년에 초신성으로서 파악된 이 빛은 지구에 최초의 빙하 시대가 오기 전에 출발한 것이었
다.
어쨌거나 초신성은 너무 무거워 백색 왜성이 될 수 없는 별이 쓸 수 있는 핵 에너지를 다 소비
한 후에 도달하는 별의 진화에 있어서 격렬한 종국이다. 그때 별의 핵은 급격하게 붕괴하면서 수
축하고 다른 한편 바깥층은 외부로 흩어져 날아가 버리는데 이것을 폭축이라고 부른다. 나중에
남는 것은 밀도가 높은 별이 타면서, 즉 직경이 불과 10킬로미터이고 태양과 비슷한 정도의 질량
을 갖는 중성자별(neutron star)이다.
이러한 별에서는 물질은 보통의 고체 밀도보다 1014배나 큰, 원자핵의 밀도로까지 응축된다. 따
라서 중성자별의 표면 중력은 지구표면 중력의 1012(1조)배나 된다. 만약에 로켓이 이 별의 중력
에서 벗어나려고 한다면 빛의 반 정도의 속도로 발사될 필요가 있다.
중성자별의 내부에서는 강한 중력이 중심핵의 구성 요소를 모두 눌러 부순다. 그 상태는 우리
에게 있어서 매우 생소하고 낯설기 때문에 내부 구조는 실제로 아직 잘 알 수 없다. 그러나 중성
자별은 이러한 상태에 있는 물질의 움직임을 확인할 절호의 기회를 물리학자에게 제공하고 있다.
빅 뱅에서도 물질은 낯선 상태에 있었지만 그곳에서의 물리는 중성자별의 그것보다는 단순했다.
초신성은 우리에게 있어서 먼 피안의 일처럼 생각될지도 모른다. 그러나 '우리의 몸을 구성하고
있는 원자는 어디에서 왔는가?'하는 의문에 답하려면 초신성에서의 일어나는 일을 연구하지 않으
면 안 된다.
제 10장에서 설명하겠지만 보통의 별의 중심부에서는 핵반응에 의해 수소에서 복잡한 화학 원
소가 만들어진다. 그렇게 하여 생긴 원소는 항성이 죽으면 백색 왜성의 일부로서 그곳에 머문다.
그러나 무거운 별이 초신성으로서 폭발하면 그 주위에 무거운 원소를 흩뿌린다. 이러한 무거운
원소들 가운데 어떤 것이 인간의 몸을 형성하고 있다.
우리의 선조의 발자취를 더듬기 위해 생물학자는 원시 동물까지 거슬러 올라가지만 천문학자는
더욱 먼 세월가지 거슬러 올라간다. 인간의 몸을 이루는 탄소원자의 기원을 더듬어 가면 태양계
가 형성되기 이전에 극적으로 죽은 별에 도달한다. 우리의 몸은 문자 그대로 옛날에 죽은 별의
유체에서 생긴 것이다.
초신성이 없으면 우리는 지금 이 자리에 존재하지 않았을 것이다. 초신성의 존재를 가능하게
하는 물리 법칙이 우리의 존재도 가능하게 했다고 할 수 있다.
초신성은 인간 원리적으로 말해 우연의 소산 가운데 하나다. 그러나 이것은 우주의 모든 것에
서 보면 사소한 사건이다. 은하계에 있어서 초신성의 중원소의 생성은 우리의 생존이라는 관점에
서 흥미로운 것이다. 더구나 나중에 설명하겠지만, 적절한 핵반응이 별의 내부에서 생길 수 있는
조건이 우연의 일치라는 것은 너무나 정확하기 때문에 더욱 흥미롭다.
그러나 우리의 은하계는 우주 전체에서 보면 실로 하찮은 것이다. 은하는 우리가 사는 은하계
와 마찬가지로 1천억 개나 되는 별을 갖고 있을지도 모르고 이들 별 가운데 수백만 개는 생명체
를 육성하는 행성을 거느리고 있을지도 모른다.
하지만 우주론자에게 있어서 각각의 은하는 작은 반점에 지나지 않고 우주의 팽창 속도를 측정
할 때의 표식 역할을 하는 '시험약'으로 간주되고 있다. 사실 지리학자의 경위의(theodolite)처럼
적색 이동은 우주의 크기를 재는 표식인 것이다.
적색 이동은 왜 일어나는가
관측에 의한 우주론이 등장한 것은 에드윈 허블이 우주에 대한 단서를 발견한 1920년대 이후의
일이다. 그는 은하계에 가장 가까운 은하(예를 들면, 은하계의 중력에 의해 궤도를 타고 있는 마
젤란 성운 등)을 제외하고 은하의 적색 이동은 우리로부터의 거리에 비례한다는 것을 발견했다.
이것은 획기적인 일이었다. 이때 비로소 과학자들은 우리의 은하계가 다른 몇 백만이나 있는
은하와 마찬가지로 극히 보통의 전형적인 은하 가운데 하나에 불과하다는 것과 은하가 대규모의
우주를 구성하는 기본적인 단위라는 것을 인식했다.
은하란 별을 머물게 하는 중력과 그에 대항하는 원심력 간의 균형에 의해 유지되고 있는 별의
시스템이라고 할 수 있다. 만약에 중력이 작용하지 않는다면 시스템은 산산히 흩어져 버릴 것이
다. 우리의 은하계처럼 별이 거의 원형인 거대한 원반 모양의 궤도를 돌고있는 은하도 있지만 그
다지 빛을 발하지 않고 별이 서로 중력을 느끼면서 아무렇게나 무리지어 있는 타원형의 은하도
있다.
천문학자에게 있어서 은하는 생물학자가 말하는 생태계에 해당한다. 그것은 중력에 의해 정리
되는(종합되는) 역학적인 단위로서 뿐만 아니라 화학 환경의 단위이기도 하다. 우리 주변의 원자
는 모두 우리 은하계의 내부에서 생긴다. 원자는 여러 가지 별에서 마들어지고 나서 태양의 가스
구름에 도달하기까지 별 사이를 10억 년, 혹은 그 이상 동안 헤매 다닌다. 우리 몸의 원자 가운데
다른 은하에서 온 것은 거의 없다. 별의 잔해로부터 '은하 생태계의 유기체'로서 새로운 별이 탄
생하고 제각기 진화해가는 것이다.
대부분의 은하에서 나오는 빛은 기본적으로는 그 안에 있는 별과 가스에 의한 것이다. 다른 은
하의 별은(우리에게서 아주 가까운 것은 빼고) 제각기 식별할 수 없을 정도로 밀집되어 뿌옇게
보인다.
그러나 수십억 개의 별이 모이면 망원경의 시야에 희미하게 비치고 빛의 노출 시간을 길게 하
면 천문 사진으로 분명하게 나타난다. 이 희미한 빛은 분광기로 조사하는 것이 가능하다. 그리고
특징적인 스펙트럼 선, 예를 들면 나트륨에서 나오는 특유한 색의 패턴 등을 조사할 수가 있다.
적색 이동이 왜 우리에게서 은하까지의 거리에 비례하는가 (이 법칙은 허블의 법칙(은하계 바
깥 성운의 스펙트럼 선은 멀리 있는 것일수록 적색의 방향으로 크게 벗어나 있다는 설. 곧 먼 곳
에 있는 은하는 멀수록 빨리 멀어져 가는 관계에 있다는 설. 1929년 미국의 허블이 발견함. 속도
거리 관계라고도 하며, 우주 팽창설에 근거를 주었음-역주)이라고 불린다)의 이유를 모르더라도
우주론 학자는 이 법칙을 이용할 수 있다. 다른 방법으로 거리를 알 수가 있었던 비교적 가까운
은하로부터의 빛을 측정함으로써 그 '법칙'은 입증되었다.
천문학자가 찍은 사진에 희미한 얼룩처럼 보이는 빛의 점에서 직접 거리를 가늠하는 방법은 없
다. 그러나 같은 밝기를 가졌다고 추정되는 은하를 비교해 보면 적색 이동이 큰 것은 보다 어둡
게 보인다. 이제는 적색 이동을 측정하면 허블 효과를 이용하여 거리를 추정할 수 있다.
그런데 아직 분명치 않은 점도 있다. 가까운 은하의 거리라고 하지만 여러 가지 보완과 수정을
거듭하여 겨우 측정되는 것이다. 그러한 보완과 수정의 원인은 은하가 허블 효과대로 정확하게
'흐르지 않고' 매초마다 수백 킬로미터나 되는 각각의 '고유 속도'를 갖고 있다는 데 있다. 이 고
유 속도는 비교적 가까운 은하에 대해서는 전체 속도의 상당한 부분이 된다. 이 때문에 이 관계
에서는 두 배나 되는 부정확함이 남는다. 따라서 어떤 학자는 우주의 크기가 다른 학자 추정치의
두 배나 크다고 말한다.
허블 법칙은 또한 시간의 기준도 부여한다. 다시 말해, 은하가 서고 떨어지고 나서 제각기 적색
이동으로 나타내는 속도에서 현재의 위치까지 움직이는데 걸린다고 생각되는 시간이 부여된다.
이 시간은 100∼200억 년 동안이다. 알기 쉽게 하기 위해 대부분의 전문가들은 이 불확정함을 포
함하는 양을 h라는 문자로 표시한다. 즉 '허블 시간'이 100억 년이면 h는 1이고 200억 년이면 h는
0.5이다. 이렇게 우주론에 있어서 숫자는 h를 조절함으로써 학자가 자신이 좋아하는 우주의 거리
스케줄에 맞도록 표시하는 것이다.
또 하나의 문제는 왜 적색 이동의 관계가 성립하는가 하는 점이다. 일반적으로는 이렇게 알려
져 있다. 당신으로부터 매우 빨리 멀어져 가는 물체가 내는 빛의 파장은 도플러 효과에 의해 적
색 쪽(파장이 길어지는 쪽)으로 이동한다.
사실 같은 경우가 공기 중의 음파에서도 일어난다. 빠른 속도로 멀어지는 음원, 예를 들면 기차
의 기적이나 순찰차의 사이렌이 낮아지는 것이 그에 해당한다. 마찬가지로 당신 쪽으로 가까워지
는 물체에서는 청색 이동한다. 이 경우에 파장은 짧아진다.
이렇게 복사체의 움직임에 따라 파장이 변하는 것이다. 이 도플러의 이동은 천문학에서는 매우
유익하다. 이것이 우리의 은하계의 별이나 가스 구름의 움직임, 또한 무리를 이루고 있는 은하의
움직임 등을 가르쳐준다.
허블 법칙을 설명하는 또 한가지 방법이 있다. 우주는 팽창하고 있고 공간은 거기에 은하를 싣
고 함께 팽창하고 있다고 생각하는 것이다. 빛은 팽창하는 공간을 지나는 동안에 파장이 길어지
고 스펙트럼의 빨간 쪽으로 벗어난다. 균일하게 팽창하는 우주에서는 먼 은하일수록 효과는 커진
다. 그리고 실제로 적색 이동은 거리에 비례한다.
강한 중력장에 의해서도 적색 이동은 일어난다. 예를 들면, 중성자별의 표면에서 나오는 빛은
중력에 필사적으로 대항하여 나오기 때문에 적색 이동한다. 즉, 빛의 속도는 일정하지만 에너지를
잃는 것이다. 붉은 빛은 파란 빛보다 파장이 길고 에너지도 적다.
이렇게 잘 알려져 있는 과정 왜에도 적색 이동을 일으키는 방법은 더 있을지도 모른다. 또한
허블 법칙을 믿고 거리를 추정하여 그린 우주의 지리가 잘못된 게 아닐까 하고 걱정하는 사람들
도 소수지만 있다. 그것은 퀘이사의 적색 이동에 관계되는 문제이다.
퀘이사의 적색 이동
천문 사진으로 보면 빛의 점 같은 별과는 전혀 달리 은하는 희미하게 퍼져서 찍힌다. 그러나
1960년대에 망원경과 천문 사진에 보이는 밝은 빛의 점 몇 개에는 먼 은하의 그것에 필적하는 매
우 큰 적색 이동을 하는 것이 포함되어 있는 것이 발견되었다. 그것들은 얼핏 별같이 보이지만
은하에 가까운 적색 이동을 갖고 있기 때문에 '준항성체'라고 불린다. 이 말이 얼마 후에 단축되
어 '퀘이사'가 되었다.
퀘이사는 매우 작기 때문에 별처럼 보인다. 그러나 그것들은 허블 법칙에 의한 적색 이동의 해
석으로 보면 먼 거리에 있는 것이기 때문에 본체는 매우 밝을 것이 틀림없다. 그 밝음은 1조억
개나 되는 별을 갖는 은하와 같은 정도거나 아니면 그 이상이 된다.
퀘이사를 그 정도로 밝게 하는 에너지는 모두 매우 작은 영역, 다시 말해 크기가 고작 우리의
태양계와 같은 정도의 공간에서 나오는 게 틀림없다. 퀘이사는 우리의 은하계 전체보다 큰 에너
지를 발생하고 있지만 그 크기는 태양을 도는 명왕성의 궤도 내에 들어가 버릴 정도로 작은 것이
다.
1960년대의 천문학자 가운데는 이러한 해석을 모두 그대로 받아들일 수는 없다고 생각하는 사
람도 있었다. 다시 말해, 퀘이사의 적색 이동은 우주의 팽창에 의한 것이 아니라 보통의 도플러
이동에 의한 것이라고 그들은 생각했다. 즉, 퀘이사는 은하적 천체 따위가 아니고 엄청난 속도로
가까운 은하의 한복판에서 발사된 별과 같은 물체에 지나지 않는다는 것이다.
그러나 이 견해는 몇 가지 이유로 사라져 버렸다. 이를테면 많은 퀘이사가 발견되었지만 청색
이동을 나타내는 것은 하나도 없었다. 가까이에서 일어난 사건이라면 몇 개의 조각은 우리 쪽으
로 향해 있어도 좋을 것처럼 여겨진다.
또한 현재는 관측 기구의 개량과 더불어 어쩌면 모든 퀘이사가 은하 안에 있다는 것을 천문학
자는 알게 됐다. 즉, 은하의 중심에서 일어나는 여러 가지 극적인 활동이 밝혀진 것이다. 그리고
그 가장 좋은 예가 퀘이사인 것이다. 매우 정밀한 측정으로 은하 핵의 퀘이사의 적색 이동을 포
착한 예도 있었다.
또 다른 관측에서는 핵의 바깥쪽 은하의 적색 이동의 측정도 할 수 있었다. 이 두 가지 적색
이동은 똑같은 것이고 희미하게 빛나는 바깥쪽의 영역에서 나오는 빛의 스펙트럼과 보통 은하의
별이나 가스에서 나오는 빛의 스펙트럼은 비슷하다.
마찬가지로 퀘이사에 대해서는 허블의 법칙을 뒷받침할 증거가 더 있다. 결국 퀘이사의 적색
이동은 팽창 우주의 영향 - 우주론적인 적색 이동 - 이라는 일반적인 해석은 옳은 것 같다.
그러나 퀘이사에 대한 '우주론적' 견해는 프톨레마이오스가 그린 태양계의 그림처럼 불완전한
것이라고 믿는 소수 의견도 있다는 것도 말해둔다.
이 책에서는 우주의 성질에 대한 연구 가운데 '우주에서는 전체적으로 무슨 일이 일어나고 있
는가'에 대한 일반적인 견해를 깊지 않게 폭넓게 다루고 있다.
그러나 이러한 도식의 큰 틀에는 적용되지 않는 특징이나 특이함을 집중적으로 다루고 싶어하
는 우주론자도 물론 있다. 이것은 다른 과학에서도 종종 있는 일이다. 때로는 특이함의 연구가 변
하여 일반적인 도식의 큰 틀을 고칠 만큼 새로운 고찰로 이어지는 경우도 있다. 또한 너무나 잘
이해한 결과로 특이함이 전체적인 구도에 합병되어 버리는 경우도 있다.
연구자를 고민하게 하는 특수한 예로서는 다른 적색 이동을 갖지만 물리적으로는 서로 관계가
있어 보이는 천체 사진이 있다. 이러한 특수한 예를 사진으로 찍은 사람이 미국의 천문학자이며
현재는 독일에서 연구하고 있는 핼턴 압이다. 그라 찍은 일련의 사진들에 의하면, 이들이 '모순된'
적색 이동은 퀘이사가 은하로부터 발사되는 분사 선두에 위치하는 것처럼 보이는 경우에 일어난
다는 것을 알 수 있다.
비록 소수지만 이러한 사진의 모습들이 우주론적인 적색 이동의 해석에 의문을 던지고 있다고
생각하는 우주론자도 있다. 만약에 두 개의 천체가 물리적으로 연결되어 있다면 그들은 같은 거
리에 있고 허블 법칙에 의하면 같은 적색 이동을 가질 것이다. 그 논법으로 나가면 비록 하나라
도 이와 만나지 않는 것이 있으면 우주론적 해석을 틀렸다는 말이 된다.
물론 압의 사진에 대해 방향이 우연히 일치한 데 불과하다고 치부해 버리는 천문학자도 있다.
서로 다른 적색 이동을 가진 퀘이사를 은하에 연결되어 있는 것처럼 보이게 하는 '다리'는 눈의
착각이라는 것이다. 그러나 압이 단 하나나 두 개의 특수한 항성적 천체의 집단을 발견했을 때는
무시하기가 쉬웠지만 그가 새로운 '우연의 일치'를 많이 발견해 왔기 때문에 문제는 커진다.
우리의 입장은 이 양극단의 의견 중간에 있다. 압의 견해에 따르는 대부분의 천문학자들은 변
칙적인 적색 이동에 대한 이론에 가세할 수가 없고, 계외 은하의 천문학이 진보함에 따라 그 영
향은 약해져 왔다고 할 수 있다.
압 자신은 이러한 회의론은 그의 동료들이 급진적인 새로운 아이디어에 막연하게 반감을 가진
탓이라고 생각하고 있다. 특히 '전통적' 우주론적인 가정의 토대 위에서 몇 년이나 노력해 온 사
람에게 있어서 그것이 잘못되었다고 생각하기가 심리적으로 받아들이기 어려울 것이다.
그러나 대개의 학자는 '새로운 물리학'이 필요해질 만한 기본적으로 새로운 현상의 발견을 기
뻐한다. 일반적으로 천문학자는 새로운 아이디어를 받아들이고 그 탐구에 참가하는 일에 지나치
게 열을 올리는 경향이 있다. 그러나 각각의 천문학자가 압의 제언대로 관측을 실시하기를 꺼려
하는 것은 대부분의 과학자가 ESP(초감각적 지각)을 배우기를 꺼려하는 것과 비슷하다. 다시 말
해, 들어맞으면 대단한 성과지만 그 가능성은 지극히 작다. 그래서 편견을 갖지 않은 연구자는 조
심하면서 손을 뗀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압은 특수한 항성적 천체 집단의 증거를 많이 모으고 있고 적어도 몇 가지
경우에서는 단순한 우연의 일치나 눈의 착각 이상의 것이라고 할 수 있다. 이 몇 가지 경우에서
는 확실히 뭔가 이상한 일이 일어나고 있다.
그러나 관측이 좀더 진전된 시점에 가서도 지금까지의 견해와 마찬가지로 설명할 수 없는 경우
는 절대로 없다. 다른 과학과 마찬가지로 천문학도 어떤 현상이 몇 십 년 동안 이해할 수 없었던
경우가 종종 있다. 그런 것들이 결국은 알려져 있는 법칙으로도 충분히 설명이 가능한 것이었다
고 밝혀지는 경우조차 그렇다. 따라서 깨끗하게 지금까지의 해석에 대한 패배를 인정하고 새로운
물리학의 도움을 받아서까지 이러한 항성적 천체 집단에 대해 진지하게 생각할 시기는 아직 오지
않은 것처럼 여겨진다.
세부적인 면에서는 바뀔지도 모르지만 이 판단은 대개의 경우는 바뀌지 않을 것이다. 현재 몇
개의 퀘이사가 밝혀져 있지만 그 가운데 압이 흥미를 나타낸 것과 같은 특이함을 보이는 것은 극
히 소수다.
대체로 보다 희미한 퀘이사가 더 크게 적색 이동한다. 만약에 적색 이동의 크기가 그대로 거리
의 크기를 의미하는 것이라면 이 것은 당연하다. 또한 우리의 은하와 같이 조용한 것에서부터 퀘
이사에 이르기까지 은하 활동에 다양한 등급이 있다면 이상과 같은 일은 당연히 예상할 수 있다.
어떤 의미에서 우주는 팽창하고 있다는 허블의 발견과 같은, 천문학자가 가슴을 두근거릴 만한
변혁이 적색 이동 문제로 일어나지 않는 것을 실로 유감스러운 일이다. 그러나 너무 욕심을 부려
서도 안 된다. 결국 우리는 우주를 이해하는 새로운 변혁의 와중에 있는 것이다. 그리고 그것이
바로 이 책의 주제이기도 하다.
변칙적인 적색 이동에 대한 논쟁은 우리의 지금의 논의 가운데는 사소한 문제라고 할 수 있다.
우리가 문제로 삼는 우주의 지리는 주로 은하의 배치에 관한 것이다. 압조차도 천문학자가 연구
하는 은하의 대부분에 적용되는 적색 이동과 거리의 관계에 의문이 있다고는 하지 않는다.
따라서 소수의 예외가 있더라도 적색 이동으로 많은 은하까지의 거리를 측정하여 가시 영역에
서의 배치를 구할 수가 있다. 이렇게 하여 특이한 적색 이동에 대한 압의 해석이 갖는 신기함과
같을 정도로 놀랄 만한 사실도 발견되는 것이다.
우리는 우주의 물질 가운데 90퍼센트 까지는 밝은 별도 아니고 은하도 아니라고 알고 있고 그
것이 어떤 형태를 하고 있는가의 단서도 찾아내고 있다. 이 눈에 보이지 않는 암흑 물질이 우주
의 지리를 지배하고 적어도 하나의 행성에 지적인 생명이 출현할 터를 마련한 것이다. 이 점에
대해서는 나중에 간단히 설명하겠다.
그러나 우선, 퀘이사의 적색 이동의 크기를 가능한 한 유효하게 활용해야 할 것이다. 왜냐하면
이들 가운데 최대의 것은 보통의 은하에서 측정된 적색 이동 가운데 어느 것보다도 훨씬 크고 우
주 지리학자에게 우리에게서 멀리 떨어진 우주의 끝의 경치를 제공해 주기 때문이다.
우주의 끝(가장자리)을 본다
적색 이동은 일상적인 기준에서 보면 오히려 특이한 거리의 기준이라고 할 수 있다. 천문학자
는 천체의 적색 이동을 z로 표시한다. 이것은 측정한 빛의 파장이 증가하는 비율을 나타내고 있
다(원래의 파장을{{{{ lambda sub 0
}}
}},
증가한 분을 {{{{DELTA lambda
}}
}}라
고
한다면, z={{{{ DELTA lambda
}}
}}/
{{{{
lambda sub 0
}}
}}=
(
{{{{
lambda - lambda sub0
}}
}})
/
{{{{
lambda sub0
}}
}},
{{{{
lambda
}}
}}는
증
가한 파장). 은하계 주위에 있는 은하까지를 측정하면 z는 보통 1보다 작은 값을 나타낸다.
1990년대의 신기술을 구사하면 천문학자는 간단하게 더욱 먼 은하를 관측할 수 있고 그 적색
이동도 측정할 수 있을 것이다. 그래도 z=1(즉, 파장이 2배)의 적색 이동이라는 건 큰 것이다. 적
색 이동이 거리에 비례한다고 하는 허블의 법칙은 가까운 은하를 측정한 결과를 토대로 하고 있
다.
만약에 에셔(Maurice Cornelis Escher, 1898∼1972, 네덜란드의 판화가. 독특한 기하학적 방법론
을 구사하여 환상적인 소우주를 만들어냈다-역주)의 판화에서 막대가 전부 같은 비율로 뻗는다
면, 격자는 전체의 형태를 유지한 채 확대된다. 다시 말해, 형태가 변하지 않은 채로 공간만 넓어
지는 것이다. 여기에는 팽창의 중심이 없다. 이 가운데 어떤 꼭지점에 있는 관찰자는 다른 꼭지점
이 후퇴하는 것을 볼 것이다. 그 후퇴하는 속도는 허블의 법칙에 의하면 먼 꼭지점일수록 빨라진
다. 이 모델은 팽창하는 우주를 아주 잘 나타내고 있다. 그러나 은하는 같은 간격의 구조가 아니
고 집단이나 덩어리가 복잡하게 흩어져 있다.
이것이 가까운 은하에서 볼 수 있는 적색 이동의 설명이며 아인슈타인의 방정식에 따르고 있
다. 그러나 일반 상대성 이론에 의하면 이것은 더욱 복잡한 규칙의 대략적인 설명에 불과하다. 가
까운 은하에서 적색 이동은 실제로 거리에 정확하게 비례하고 있다. 그러나 엄밀하게 말하면 단
순한 비례치는 아니다.
일반 상대성 이론을 인용하면 적색 이동의 측정으로 훨씬 먼 은하나 퀘이사까지의 거리도 계산
이 가능하다. 그러나 적색 이동은 하나 퀘이사까지의 거리도 계산이 가능하다. 그러나 적색 이동
z=2는, 적색 이동 z=1의 은하보다 정확하게 두 배 먼 거리는 아니다. 그래서 천문학자는 은하에
대한 거리를 광년으로 단정하기를 주저하고 있다. 허블의 법칙에서 정수의 추정에 불확실한 점이
남기 때문이다. 적색 이동은 별이 빛을 쏘아낸 이후의 우주의 팽창을 측정하는 기준으로서 이용
해야 할 것이다.
만약에 은하나 퀘이사에 'z'의 적색 이동이 있다고 한다면 우주의 현재 크기(어떤 전형적인 두
개의 은하 사이의 거리에 비례)는 빛이 나온 시점보다(1+z)배 크다. 예를 들면 z=3이라면 우주는
4배 팽창했다고 할 수 있다.
그렇다면 적색 이동은 빛이 나온 순간부터의 시간과 어떤 관계가 있을까? 만약에 은하가 항상
같은 속도로 움직인다면 해답은 간단하다. 우주가 현재의 크기(z=3)의 4분의 1일 때 나이는 지금
의 4분의 1, 즉 우리는 빅 뱅까지의 4분의 3을 돌이켜 본다는 의미가 된다. 더욱 일반적으로 말한
다면, z의 적색 이동은 현재의 나이의 '1/(1+z)'에 상당한다. 나아가 우주의 나이는 허블 시간으로
100h 억 년에 지나지 않는다.
그렇다고 은하가 항상 현재의 속도로 움직여온 건 아니다. 사실 은하는 서로가 중력의 영향을
받고 있어서 '감속'할 것이다. 훨씬 옛날의 은하의 평균 속도는 현재 적색 이동으로 얻어지는 속
도보다도 컸을 것이 틀림없다. 그러므로 빅 뱅 이후의 시간은 이보다 짧아진다.
이 '감속' 때문에 적색 이동과 과거를 보는 시간과의 관계 또한 달라진다. 평탄한 우주에서는
그 관계는 아주 단순하다. 즉 'z'의 적색 이동 때의 우주의 나이는 1/(1+z)이 아니라 이 분수의 2
분의 3제곱(3제곱의 제곱근)이다. 따라서 우리가 3의 적색 이동을 갖는 퀘이사를 볼 때 현재 나이
의 8분의 1(43/2=8)일 때, 즉 20억 년 이상이나 젊을 때의 우주를 보고 있는 것이다.
이 단순한 계산은 다음과 같은 근본적인 우주의 수수께끼에 흥미를 갖게 한다. 다시 말해 왜
아주 옛날의 우주는 그렇게 굴곡이 없이 균일했을까 하는 의문이다. 우주의 크기가 현재의 4분의
1이었을 때의 나이는 현재의 8분의 1에 지나지 않았다. 서로 '제휴'가 있는 크기는 상대적으로 점
점 작아진다. 그런데 왜 우주의 각각의 부분이 서로 많이 비슷한 걸까?
우리가 엄밀하게 빅 뱅을 조사할수록 이 문제는 더욱더 확실해진다. 다시 말해, 빛이 우주를 가
로지르는 짧은 시간을 보면 우주의 각각 다른 부분이 서로 영향을 끼치고 있는 동안은 점점 적어
진다. 이 인과 관계는 중력이 우주의 팽창을 '감속'시키기 때문에 일어난다. 인플레이션 가설은 나
중에 설명하겠지만 급속한 가속 팽창을 초기의 단계에서 가정하고, 왜 우주의 초기 단계에서조차
매우 균질적이었을까의 설명에 시사를 부여한다.
우리가 우주를 바라보는 것은 과거를 돌아보는 여행과 비슷하다. 현재 보고 있는 빛은 이미 아
주 옛날에 떠나온 빛이다. 그러나 적색 이동은 우리와 빅 뱅 자신 사이에 일종의 장벽을 끌어들
인다.
측정된 적색 이동이 두 배가 될 때마다 공간, 시간의 어떤 점에서 봐도 측정된 거리가 두 배가
되는 건 아니다. 대신에 먼 곳을 보면 볼수록(과거로 거슬러 올라갈수록) 거리를 선택하는 데 필
요한 적색 이동의 정도는 더욱 커진다.
이것과 아주 비슷한 것을 높은 산에 올라가는 등산가다. 처음 얼마동안은 간단하게 올라갈 수
가 있고 그다지 노력하지 않아도 어느 정도 높이까지 오를 수 있다. 그러나 좀더 높이 올라감에
따라, 그리고 길이 험해짐에 따라 같은 정도의 노력을 해도 별로 나아가지 않는다.
우주의 경우 빅 뱅 즉, 창조의 순간은 '무한'한 적색 이동에 있고 직접은 볼 수가 없다. 이것은
열심히 노력하면 웬만한 높이까지 산을 오를 수 있지만 정상에 도달하려면 무한의 노력을 필요로
하는 것과 비슷하다.
현재 퀘이사로는 약 z=4.5의 적색 이동까지 발견되고 있다. 어림잡아 말한다면, 우리는 우주의
역사 가운데 90퍼센트 이상을 보고 있는 것이고 빅 뱅 후 약 10억 년밖에 지나지 않은 시간을 돌
이켜본다는 것을 의미하고 있다.
적색 이동의 기록을 z=10까지 늘리면 현재 나이의 3퍼센트 시점까지 거슬러 올라갈 수 있다.
그러나 은하가 그때까지의 시점에서 형성되어 있었는지 여부는 알 수 없다.
빅 뱅 이후 은하가 형성되기까지에 필요한 시간을 생각하면 우리는 이미 실제상의 '우주의 끝'
을 '보는' 시점까지 와 있는 건지도 모른다. 그 '끝'쪽에서는 현재 우리 가까이에 있는 천체군이
더욱 빼곡이 들어차 있었다.
이 '끝'은 우리가 우주의 한복판에 있다는 의미는 아니다. 배의 갑판에서 바다를 보면 저 멀리
끝, 즉 수평선에 둥글게 에워싸인 듯이 보이는 것과 같은 것이다. 만약에 배의 마스트로 올라가
본다면 대양의 원이 더욱 크게 눈에 들어올 것이다. 설령 대양은 무한하다고 하더라도 새로운 수
평선은 '끝'처럼 보일 것이다.
우주론자들은 실제로는 적색 이동 z에 더욱 큰 값을 사용한다. 그리고 우리가 살 만한 우주가
빅 뱅으로부터 어떻게 하여 진화해 왔는가에 대해 논한다. 우주 창조 후의 시간을 말하는 대신에
그들은 적색 이동이 1,000이나 100에서 생기는 현상에 대해 설명한다. 이것은 편리한 방법이다.
그러나 천문학자는 그렇게 큰 적색 이동의 천체를 측정한 적은 없고 그리고 이러한 적색 이동의
측정은 할 수가 없다.
더욱이 우주 전체에 가득 차 있는 배경 복사는 특별한 것이다. 빅 뱅 후 수십만 년이 경과한
백열의 물질에서 나온 빛이 강하게 적색 이동했기 때문에 현재는 전자파의 스펙트럼이 마이크로
파 부분에 나타나고 있다고 설명한다. 이것은 약 1,000의 적색 이동에 상당한다. z=1000과 z=5 사
이에 해당하는 우주의 부분에는 아무 것도 보이지 않는다. 이 부분은 우주 역사의 약 6퍼센트를
차지한다. 그 영역 어딘가에서 은하의 형성으로 이끄는 과정이 생긴 것이다.
이러한 과정은 직접 관측할 수 없기 때문에 우리는 현재 우주에 분포하는 은하의 모습에서 은
하의 형성을 조사하지 않으면 안 된다. 이 결과 우리는 싫든 좋든 우주의 끝에서 우리 자신의 가
까운 지리로 끌어들이는 것이다.
빛나는 물질
우리는 은하 가운데 하나에 살고 있다. 은하에는 별이 있고 별은 '바리온'이라는 소립자로 만들
어져 있다. 물리학자에게 있어서 이 바리온은 세포가 인간의 몸을 구성하고 있는 것과 같은 의미
에서 별을 만들고 있다, 밝게 빛나는 은하는 우주의 지리를 연구하는 데 기본이 되는 단위이기도
하다.
그러나 모든 은하가 똑같다고는 단정할 수 없다. 여러 가지 은하의 다른 점은 태고의 우주에서
어떻게 형성되었는가에 대해 중요한 단서를 제공해 줄 것이다. 그리고 암흑 물질을 포함한 우주
의 모든 물질의 분포를 아는 단서로서도 도움이 될지도 모른다.
만약에 은하가 없었다면 우리는 여기에 있지 않을 것이다. 은하를 이해하는 것은 다름 아닌 우
리의 존재 자체를 이해하는 하나의 열쇠인 것이다.
우리 은하계는 원반 모양의 은하이다. 원반 모양의 은하는 많은 경우 나선형이기도 하다. 그러
한 은하에서 밝은 별은 나선 형태를 만들고 있는 것처럼 보이기 때문이다. 그러나 모든 원반 모
양의 은하가 반드시 명백한 '나선형의 기둥'을 보이는 건 아니기 때문에 '원반 모양'이라고만 부르
기로 한다.
이러한 은하는 원반에 덧붙여 다시 두 가지 특징 있는 구성 요소를 갖고 있다. 하나는 중심핵
에 주위에 있는 '벌지bulge'(부풀음)로 이 때문에 은하는 보기에 계란 프라이와 같은 모양이 된다.
또 하나는 매우 넓은 범위에 거의 구형으로 분포하며 원반과 '벌지' 양쪽을 에워싸는 오래된 별의
'헤일로halo'(무리)이다.
헤일로에 있는 별 몇 개는 구상 성단의 형태를 띠고 있고 함께 공간을 이동한다. 구상 성단은
100광년의 범위 내에 중력으로 결합된 100만 개의 별을 포함하고 있다. 은하계에는 약 200개의
구상 성단이 있다. 헤일로에 있는 별은 원반 모양 은하를 형성하는 몇 천억 개의 별 가운데 극히
일부에 지나지 않는다.
도플러 효과를 이용하여 원반 모양 은하의 회전 모습을 측정하면 이러한 은하의 헤일로에는 대
량의 암흑 물질이 있고 원반 모양의 밝은 물질을 결정 짓는 반경에 고정되어 그 회전을 안정시키
고 있음을 알 수 있다(제 5장 참조).
은하의 원반은 그 직경에 비하면 두께는 얇다. 예를 들어 우리 은하계의 경우는 원반의 방향에
는 하늘을 가로지르는 것처럼 은하수 빛의 띠가 뻗어 있는데, 우리의 태양계의 영역에서의 두께
는 1,000광년 이하이다. 그곳은 은하계의 중심에서 약 28,000 광년 시점에 해당하고 밝은 원반의
끝까지의 거리의 3분의 2이다.
'종족 Ⅱ'라고 불리는 오래된 별은 주로 태양계 위치까지의 약 절반 지점에 퍼져 있는 '헤일로'
와 핵의 '벌지' 안에 존재하고 있다. 원반 내에 있는 것은 더욱 젊은 별로 예전에 있었던 초신성
의 잔해가 섞여 생긴 구름에서 형성된 것이다. 우리의 태양도 그렇지만 은하의 밝은 별은 대부분
'종족 Ⅰ'이라고 불리는 젊은 별이다.
우리의 은하 가까이에는 국소군(local group) 은하라고 불리는 다른 은하가 있다. 이들이 움직
이는 속도를 측정하면 이들이 받는 중력의 크기를 알 수 있고 그 중력의 원천인 우리 은하계의
질량을 알 수 있다.
국소군 은하 가운데는 우리로부터 멀어져가는 것도 있고, 또한 안드로메다 은하처럼 우리 쪽으
로 움직이고 있는 것도 있다. 이렇게 측정된 우리 은하계의 질량의 최소치는 태양의 약 1조 배가
된다. 어림잡아 은하계에는 1,000억 개의 별이 있고 별 한 개의 질량의 평균은 태양의 질량에 가
깝다.
계산해 보면 은하계에는 밝은 별의 적어도 10배나 되는 암흑 물질이 존재하는 게 된다. 다른
원반 모양의 은하를 보아도 대개 그렇게 되어 있다. 즉 이러한 은하에는 밝은 물질의 10배 정도
의 암흑 물질이 존재하는 것이다.
은하의 또 다른 형태로 타원형이 있다. 거대한 구상 성단처럼 구형의 것도 있지만 럭비공이나
궐련 모양의 가늘고 긴 것도 있다. 많은 경우 약간 찌그러진 공 모양을 하고 있다. 그것들은 모두
라고 해도 좋은 정도로 오랜 별에서 만들어져 많은 점에서 원반 모양 은하의 핵이나 헤일로와 비
슷하고 원반은 없다.
'소형'의 타원 은하 가운데는 우리 은하계에 비해 매우 작은 것도 있다. 그것과는 거꾸로 가장
큰 은하도 타원 은하이다. 이것들은 'CDs'라고 불리며, 그 별은 중심에서 30만 광년 이상이나 펼
쳐져 있다. 이러한 은하에는 우리 은하계와 같은 정도로 많을 별이 존재할 가능성도 있다. 우주에
서 가장 흔한 은하는 타원 소은하일 것이다. 이것은 모두 제각기 불규칙한 형태를 하고 있기에
불규칙 소은하라고도 불린다. 다른 종류의 작은 은하가 숫자로는 가장 많을지도 모른다.
은하단이 초은하단으로
이야기를 좀 앞질러 설명하자면 은하는 가스 구름, 즉 빅 뱅으로 만들어진 수소와 헬륨에서 주
로 형성되었다고 생각해도 좋을 것이다. 그것들은 가스 구름 자신의 중력과 그것을 감싸고 있는
암흑 물질의 구름의 중력에 의해 서로 결합되어 있다.
암흑 물질은 일종의 중력의 웅덩이, 즉 '잠재적 우물'을 만든다. 그 가운데 가스가 들어가고 자
신의 중력으로 인해 붕괴를 시작할 정도로 짙어지고 응축하여 별이 된다. 암흑 물질의 중력의 영
향이 없으면 별이나 별의 시스템을 갖는 은하수와 같은 은하는 결코 탄생되지 않았을 것이다.
최초의 흔들림, 즉 중력의 웅덩이가 순조롭게 팽창하는 우주에서 어떻게 성장해가는가가 문제
인데 이에 대해서는 나중에 언급하기로 한다.
우주에서의 은하의 분포는 결코 균일하다고 할 수 없다. 알려져 있는 은하의 절반 이상이 집단
을 이루고 있다. 중력에 의해 결합한 10내지 20개의 은하를 가진 작은 집단은 단순히 은하군
(group of galaxies, 특히 우리 은하계와 인접한 안드로메다 은하(M 31) 및 그 근처의 M 32,
NGC 205 은하 등을 아울러 국부 은하군이라고 한다.-역주)이라고 불린다. 우주의 같은 부분에
있는 100 내지 1000개의 은하를 가진 큰 집단은 은하단(cluster of galaxies, 처녀자리 은하단, 머
리털자리 은하단이 유명하다-역주)라고 불린다.
은하단 내의 은하의 집단은 말하자면, 섬이 드문드문 퍼져 있는 바다에 떠 있는 하나의 섬과
같다. 어떤 은하단은 형태가 규칙적이고 공간에 구상으로 퍼져 있다. 은하단의 중심에는 많은 은
하가 모이고 바깥쪽에는 비교적 적다. 또한 어떤 것은 보기에 더욱 울퉁불퉁하고 보통은 이들 불
규칙한 은하단에는 원반 모양 은하의 비율이 많다.
은하단 자신도 모여서 초은하단(supercluster of galaxies, 머리털자리 초은하단, 페르세우스자리
초은하단, 헤르쿨레스 초은하단이 알려져 잇다-역주)을 형성한다. 예를 들면, 우리의 은하수도 그
일원을 이루는 로칼 그룹은 국소 초은하단의 일부이다. 이것은 처녀자리 은하단을 중심으로 모여
있는 것처럼 보이는 몇 천 개의 은하의 집합이다. 처녀자리 은하단이라는 이름은 별자리 방향에
서 이름이 붙여졌다. 이것은 천문학에서는 일반적인 관습이다.
그러나 이 은하의 집단은 적색 이동의 조사로 알 수 있듯이 실제로는 처녀자리(우리의 은하수
은하계 내의 별에 의해 만들어진 형태에 지나지 않는)보다 훨씬 멀리, 우리의 은하로부터 약 100
만 광년의 거리(h=5)에 있다. 그것이 처녀자리 '안'에 있는 것처럼 보이는 것은 하늘에서 두 개의
물체가 우연히 일직선으로 늘어서기 때문이다. 우리가 나무아래 앉아서 마치 장난감 비행기가 나
무 '안'에 있는 듯이 보이는 것과 아주 비슷하다.
초은하단의 지도를 만드는 것은 수천 개의 적색 이동의 측정 등을 포함하여 매우 시간이 걸리
는 일이다. 이것은 극히 최근에 와서야 가능하게 된 일로 국소 초은하단 이외에도 초은하단이 존
재하는 것이 발견되고 있다. 은하는 우주를 가로질러 시트 모양으로 퍼지거나 또한 초은하단 내
의 대부분의 은하는 대체로 같은 평면에 있거나 한다.
초은하단 가운데는 긴 필라멘트, 즉 몇 백만 광년이나 되는 공간에 퍼져 있는 은하의 사슬 모
양의 분포로서 나타나는 것도 있다. 이들 커다란 초은하단에 해당하는 것은 커다란 틈(틈), 어쩌
면 2백만 광년이나 멀리 떨어진 공간 영역일 것이다.
그곳에는 소형 은하는 있을지 모르지만 밝은 원반 모양 은하나 타원형 은하는 거의 없다. 전형
적인 '틈'은 목동 자리(즉, 목동자리와 방향은 같지만 그곳에서 멀리 뒤쪽에 있는)에 보인다. 그리
고 그 밖에는 거대한 초은하단인 헤르쿨레스 자리 초은하단이 있고 그 반대쪽에는 왕관 자리 초
은하단이 있다. 중간에는 우리가 보기에 아무 것도 없다.
이야기는 초은하단으로 끝나지 않을지도 모른다. 하와이 대학의 브랜드 도울리는 국소 초은하
단의 무리를 처음으로 그림으로 그린 천문학자 가운데 한 사람이다. 만약에 h=0.5라면 이것은 약
1억 광년 먼 곳이다. 1987년에 도울리는 모든 은하단이 다를 초은하단에 물리적으로 관련이 있을
가능성을 시사하는 증거를 제시했다.
그것은 10억 광년 이상에 퍼져 있는 '물고기자리=고래자리 콤플렉스'라고 불리는 구조를 띠고
있다. 콤플렉스는 평탄한 평면에 가로질러 국소 초은하단의 은하가 가로지르는 것도 이 똑같은
평면인 것이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관측가나 논리가들은 도울리의 주장에는 회의적이다. 이 콤플렉스는 은하나
은하단이 아무렇게나 흩어져 있는 것에 지나지 않을 가능성도 있다. 그러나 그것들은 우주 안에
서 구조가 분명하게 확인되고 있고 이것이야말로 커다란 규모에서의 지리에 다름 아니다.
그러나 더욱 커다란 규모, 관측할 수 있는 최대의 규모에서 물질은 균질해진다. 적색 이동이 매
우 큰 은하의 수를 헤아림으로써 우주가 큰 규모에서 '똑같다'는 것이 밝혀졌다. 은하가 어떻게
해서 만들어졌는가의 설명을 탐구하는 이론가는 어떻게 해서 개개의 은하가 이들 중력의 웅덩이
에 형성되는가에 대한 설명뿐 아니라 왜 은하가 이렇게 어두운 틈을 끼고 시트 모양이나 사슬 모
양으로 모이는가에 대해서도 설명하지 않으면 안 된다.
우주의 암흑 물질은 초은하단과 마찬가지로 분포하며 그 틈 안은 정말로 아무 것도 없는 걸까?
밝은 별을 가진 은하는 특수한 장소에서만 만들어지는 것이고 틈에는 밝은 은하는 없지만 암흑
물질은 있을지도 모른다. 이것은 수수께끼의 하나다. 밝은 은하는 우주에 있어서 물질이 분포하는
방식의 좋은 지표가 아닐지도 모른다. 또한 우주는 은하의 패턴이 시사하는 것보다도 훨씬 똑같
은 것인지도 모른다.
우주에 흐르는 미묘한 복사
파장이 몇 센티미터 이하인 전자 복사에 민감한 마이크로파 띠 전파 망원경은 공간의 모든 방
향에서의 복사를 포착한다. 이것이 유명한 '우주 배경 복사'이다. 은하간의 공간조차 완전히는 식
지 않았고 엷어진 잔존물, 즉 우주 초기의 뜨거운 복사의 '잔광'으로 채워져 있다.
최초 몇 분 동안 이 복사의 온도는 10억 도를 넘었을 것이다. 이 온도는 핵반응이 일어나는 열
기였다. 이러한 상태는 오늘날의 우주에서도 일어나고 있다는 것이 확인되고 있고 핵폭발의 작용
을 계산하는 데도 참고가 된다. 최초의 마이크로초 동안은 온도와 에너지가 너무 높았기 때문에
우리가 알고 있는 물리의 이해를 초월한다. 그로부터 1만 년 동안 우주는 줄곧 불투명한 불덩이
였다. 그곳에는 어디나 현재 태양의 중심과 비슷한 상태였다.
전파 천문학자가 포착한 복사는 조금 더 지난 후에, 즉 우주 전체가 현재 태양의 표면 온도인
섭씨 수천 도까지 식은 시기가 되고 나서 직선적으로 전달되어 온 것이다. 그 때 까지 우주는 아
직 매우 뜨겁고 원자핵과 전자는 뿔뿔이 흩어져 있었다.
그러나 우주의 진화 가운데 중요한 순간, 즉 창조의 순간으로부터 약 50만 년 후(즉, 우리의 현
재 시점에서 약 1,000의 적색 이동의 때)에는 중성 원자가 만들어져 그대로 남을 정도로 우주는
식어 있었다. 그 순간부터 전기를 띤 모든 소립자, 즉 전자와 양자는 전기적으로는 중성 원자내에
갇혀 있었다. 이 전자기 복사는 각각 다른 방향을 찾아감으로써 서로의 관계는 없어진다.
그것들은 '탈결합'한 그 이래로 우주의 팽창이 그 파장을 적색 이동함에 따라 복사는 식어간다.
현재는 섭씨 영하 270도 즉, 3K 인데 지금도 복사는 공간 전체에 충만해 있다. 우주에 가득 차
있는 것은 달리 갈 곳도 없기 때문이다.
우주 배경 복사의 정확한 온도(2.7K)는 초기의 우주 상태를 천문학자들에게 전해줌과 더불어
일반 상대성 이론을 토대로 하는 빅 뱅의 계산이 옳다는 증거도 된다.
현재 우리의 관점에서 보면 중요한 것은 이 복사의 정확한 온도가 아니라 이 온도가 어떤 방향
으로나 같다는 사실이다. z=1,000에 대응하는 탈결합의 시기 이래로 이 복사는 물질과는 작용하지
않기 때문에 이 사실은 빅 뱅으로부터 50만 년 후에 우주가 완전히 똑같이, 게다가 계속 균일하
다는 것을 이야기해준다.
그때, 즉 전자와 양자가 원자로 결합하기 직전까지 그것들은 아직 우주에 충만한 복사와 강하
게 결합해 있었다. 따라서 배경 복사의 측정 결과는 탈결합 때의 바리온의 분포가 극도로 한결같
고 균일했다는 사실도 이야기해 주는 것이다.
마이크로파 배경의 균일성을 정확하게 측정하면 하늘의 여러 부분에서 오는 복사 온도를 1만분
의 1도의 정밀도까지 비교할 수 있다.(1992년에 COBE라는 인공위성에서의 측정에 의해 약 10분
각도에서 동요가 10만분의 1이라는 것이 발견되었다). 그것들은 각각 1∼2분 각도(적색 이동이
z=1,000의 원시 은하단의 크기를 지구에서 본 각도)의 하늘의 구획이 모두 2만분의 1 이하까지
같은 온도를 갖고 있다는 것을 증명한다.
우주가 1,000분의 1 크기고 압축되었을 때 그 평균 밀도는 지금보다 10억 배나 컸다. 이것은 현
재 은하 내의 평균 밀도보다 훨씬 높다. 따라서 당시 은하는 개별적인 실체로서는 아직 존재할
수 없었다.
초기의 우주가 지금 정도로 '짜여져 있지' 않았다는 사실은 놀라운 일이 아니다. 그러나 '만들다
만' 은하나 은하단의 단서를 조금도 찾아내지 못한 것은 역시 놀랄 만한 일이다. 그것들은 그 단
계에서도 존재했을 것이 틀림없기 때문이다. 이렇게 하여 초기의 무구조에서 어떻게 하여 재빨리
천체가 만들어질 수가 있는가 하는 대문제에 봉착한다. 즉 우리가 주위에 보고 있는 뚜렷한 은하
나 은하단은 이러한 한결같은 불덩이와 모순을 일으키지 않는 것일까?
은하나 은하단은 초기에 있었던 약간의 흔들림에서 응축해 왔을 가능성이 있다. 평균보다 아주
약간 밀도가 높고 평균보다 아주 약간 서서히 팽창하는 영역은, 우주의 다른 부분보다 점점 팽창
이 느리고, 그 결과 그 영역과 바깥쪽의 밀도의 차이는 커진다. 그리고 결국에는 그 팽창이 멈추
고 자신의 중력으로 결합하는 하나의 계를 형성하게 될 것이다.
밀도의 흔들림은 우주 팽창의 크기에 비례하여 커진다. 따라서 현재 팽창이 멈추어 있는 천체
는 z=1,000일 때에는 1,000분의 1만큼 주위보다 밀도가 컸을 것이 틀림없다(밀도차가 1 이상이면
팽창이 멈춘다). 어떤 은하는 아마 적색 이동이 5일 때 만들어지는 것이라서 z=1,000일 때 만들다
만 은하의 밀도 초과는 이미 200분의 1이었을 것이 틀림없다.
만약에 배경 복사로 관측되는 정도로 z=1,000의 우주가 균일하고 더구나 바리온 물질만을 포함
하고 있었다면 우리가 현재 보는 초은하단의 굴곡의 크기는 지금 정도로 두드러지지는 않았을 것
이다.
그러나 만약에 우주에 암흑 물질이 존재했다면 이 딜레마는 조금 완화된다. 암흑 물질은 다음
두 가지 가능성을 펼쳐 보인다.
하나는 눈에 보이는 은하단과 초은하단의 틈에 더욱 많은 물질이 은하의 분포보다 한결같이 여
기저기 흩어져 가득 차 있고 은하단과 어두운 틈의 지금의 밀도차가 겉보기보다 작을 가능성이
다.
또 하나는 z=1,000일 때 암흑 물질의 분포가 바리온보다 똑같지 않았을 가능성이다. 이 경우의
암흑 물질은 바리온 물질이 아니고 더구나 전하를 띠지 않은 입자가 아니면 안 된다. 그 이전의
우주는 복사에 의해 지배되고 있었기 때문에 이 복사 에너지의 바다가 바리온이 무리를 짓는 것
을 방해했을 것이라고 여겨진다.
그러나 복사와 작용하지 않는 중성의 암흑 물질은 다르다. z=1,000의 탈결합 때까지 밀도 초과
의 영역이 이미 생겨 있었을 가능성이 있다. 이러한 밀도 초과는 배경 복사로는 알 수 없을 것이
다. 그리고 바리온이 원자를 만들고 이제 복사에 영향을 미치지 않는다면 암흑 물질의 밀도 초과
영역에서는 은하 형성이 시작될 것이다.
어쨌든간에 배경 복사는 은하는 물론이고 우리도 암흑 물질의 도움 없이는 창조되지 않았을 것
임을 말해주고 있다. 빙산의 일각처럼 밝은 은하는 공간의 특별한 영역에 집중되어 있을 뿐이지
만 암흑 물질은 초은하단 안의 틈에도 가득 차 있는지도 모른다.
왜 밝은 은하가 물질의 전체적인 분포의 정확한 지표가 아닌가 하는 이유는 매우 흥미가 있고
현재 천문학자들 사이에서 논의되고 있다.
비누방울을 불 듯이
은하가 어떻게 해서 탄생되었는지는 아직도 수수께끼다. 이론가들은 구조가 없었던 우주의 불
덩이에서 어떻게 해서 구조가 출현했는가를 탐구하고 있지만 현재로서는 몇 가지 가정을 토대로
한 '시나리오'가 있을 뿐이다.
이들 시나리오 가운데 몇 가지는 새로운 실험 결과에 의해 간단히 부서져 비누방울처럼 덧없이
사라진다. 때로는 몇 개의 시나리오 중에서 적당한 특징을 결부시켜 새로운 모델을 만들어 진보
하는 경우도 있다. 그리고 다른 가정을 기초로 한 다른 시나리오가 모두 같은 필요 조건으로 맞
아떨어질 때 그 통찰이 가장 강력한 것이라고 할 수 있을 것이다.
최신 우주 관측 결과를 설명하려는 은하 형성 시나리오의 주된 특징은 이 지상에서의 실험과
관측에서 발전한 단순한 물리 법칙을 인용하고 있다는 점에 있다. 어떻게 현재의 모습이 되었는
가에 대한 설명에 '신'법칙이 필요하다는 근거는 없다. 그러나 우주에는 밝은 별과 은하 외에도
'무언가'가 존재한다는 것도 확실하다.
코페르니쿠스는 지구를 우주의 중심이라는 위치에서 끌어내렸다. 그리고 1920∼1930년대의 우
주론자들은 은하수의 은하를 공간에 있어서 특권적인 위치에서 끌어내리고 우주는 지극히 보통
의, 전형적인 영역에 있는 보통의 별의 집합에 지나지 않는다는 사실을 우리에게 가르쳐 주었다.
그리고 오늘날에는 '소립자 패권주의'도 버리지 않으면 안 될 가능성도 있다. 우리와 천문학적
세계를 구성하고 있는 양자, 중성자, 전자 등의 것들은 전혀 다른 종류의 소립자가 많은 것을 차
지하고 있는 우주에서는 기껏해야 부산물에 지나지 않을 가능성도 있다.
나중에 설명할 다른 시나리오에 의하면 우주의 90퍼센트를 차지하는 암흑 물질의 입자 한 개의
질량은 10-32그램에서 1039그램까지, 실로 70자릿수 이상의 '불확정'이 있다. 우주의 물질을 이해하
는 것이 얼마나 힘든가를 알 수 있을 것이다. 천문학은 반드시 엄밀한 과학이라고는 할 수 없지
만 이 정도의 불확정성이라면 납득하기 어렵다.
그러나 불확정성은 다른 시나리오 간의 선택 폭의 크기를 나타내는 것이지 시나리오 자체에 있
는 건 아니다. 선택의 폭을 조금씩 좁혀감으로써 현재의 우주의 형성에 대해 우리 나름대로의 시
나리오를 쓸 수 있고 많은 가정을 결부시키는 심오한 진실이나 신비한 우연의 일치를 찾는 것도
가능한 것이다.
제 3장 두 종류의 암흑 물질
물질과 크기
별과 생성, 그리고 인간의 크기는 제 1장에서 살펴 보았듯이 자연의 기본력과 물리 정수로 정
해진 필연적인 결과다. 우리가 우주의 지리를 배우기 위한 시약이라 할 수 있는 은하와 은하단도
이와 같은 공식으로 설명할 수 있을까?
어떤 종류의 우주의 법칙이 우리의 크기는 물론 은하의 크기도 지배하고 있다는 것을 증명할
수 있는 증거가 있다. 알려진 대상의 각각의 질량과 그 크기 사이의 관계를 3-1에서 표시했다.
만약 물체의 크기를 지배하는 단순한 법칙이 없었다면 그래프의 점은 평면 전체에 더욱 흩어질
것이다. 완전한 질서는 아니더라도 아무튼 한 줄기 선을 따라 점이 규칙적으로 분포하고 있기 때
문에 그곳에 어떤 단서가 있다고 생각한다.
우선 그림의 왼쪽에는 두 개의 '금지 영역'이 있다. 왼쪽 위는 블랙 홀, 즉 매우 큰 질량이나 큰
밀도를(혹은 둘 다를) 갖고 있는 물체에 상당하는 영역이다. 블랙 홀의 중력장은 매우 세기 때문
에 및은 물론 어떤 물체도 그곳에서 벗어나지 못한다. 따라서 우리가 그림의 이 부분에 상당하는
크기나 질량을 가진 물체를 우주에서 볼 수가 없다 해도 전혀 이상하지 않다.
별, 행성, 은하와 우리 자신이 차지하고 있는 영역과 금지 영역과의 사이의 경계선상에 우주 전
체가 위치하고 있다는 점은 흥미롭고도 중요한 사실이다. 그리고 이것은 우주가 평탄하다는 증거
이기도 하다. 실제로 우주 전체가 휘어진 시공을 가진 거대한 블랙 홀과 비슷하다.
또 한쪽의 금지영역은 일상적인 관념으로는 약간 이해하기 어렵다. 이것은 매우 가볍거나, 매우
작거나 혹은 그 양쪽에 상당한다. 양자물리학에서는 이러한 물체는 일상적인 의미로는 '존재'하지
않는다고 여긴다. 양자와 원자와 같은 물체를 소립자로서는 분명히 주체성을 가진 작은 당구공
같은 물체라고 생각해도 그렇게 틀리지는 않는다. 이에 비해 예를 들면, 전자와 같은 더욱 작고
가벼운 물체는 단순히 입자로서만이 아니라 파로서도 생각할 수 있다.
이렇게 작고 가벼운 물체가 어디에 위치하는가에 대해서는 절대적인 확실함은 없고 '크기'라는
의미에서도 애매하게 되어 있다. 따라서 물체의 크기는 양자의 범위가 되는 양자에서 전 우주의
범위까지의 한정된 범위에 있다는 의미가 된다.
두 개의 금지 영역의 경계는 10-5그램과 10-33센티미터의 물체에 상당하는 지점에서 만난다. 여
기서는 중력 효과, 양자 효과가 모두 중요하게 되는데 이런 일은 좀처럼 없다. 때문에 중력 이론
과 양자 이론이 하나의 완성된 수학적 체계로 종합되지 않고도 물리학자는 우주에 있어서 물질의
움직임을 이해하고 훌륭하게 설명할 수 있는 것이다.
중력 효과나 양자 효과 어느 것이든 오늘날의 우주의 물체에 있어서는 중요한 것 같다. 즉, 둘
다 중요한 경우는 거의 없다. 시공 생성의 현상을 제외하고 이 중력 영역과 양자 영역 사이가 겹
치는 일은 없다는 말이다.
은하의 크기는 어느 정도일까
전자와 중력간의 균형에 의해 행성과 별과 우리 자신의 크기가 정해진다는 것은 이미 살펴보았
다. 그렇다면 은하와 은하단을 특정 짓는 균형, 즉 어딘가에서 그것들이 특정되는 우연이란 대체
뭘까? 별이나 우리 자신 정도로는 분명하지 않지만 이처럼 큰 것도 똑같은 물리의 기초 법칙으로
정해지는 것 같다.
여기서는 우주 질량의 90퍼센트를 차지하는 암흑 물질은 차치하고라도 밝은 은하의 수수께끼에
만 초점을 집중해서 살펴보기로 한다.
은하는 중력으로 연결된 거대한 가스 성운에서 생기고 그것이 뿔뿔이 나뉘어 별이 된다. 원반
모양이나 타원형 등의 은하의 모습의 차이는, 예를 들면 원시 은하가 수축하는 동안에 별이 얼마
나 멀리 효율적으로 형성되는가의 차이 등에 의한다.
여러 가지 은하가 있지만 전형적으로는 대충 반경 10킬로파섹(parsec, parallax, second에서 유
래. 항성의 거리를 측정하기 위한 천문학상의 거리의 단위. 연주 시차의 각도가 1초에 상당하는
거리를 1파섹이라 하며 1파섹은 약 30조 8,400억 킬로미터 또는 3,259광년-역주)에 1,000억 개의
별을 포함한다. 별의 크기에는 물리적 이유가 있듯이 더욱 대규모의 우주의 모습에서도 그 특징
적인 크기와 질량에 뭔가 분명한 이유가 있는 걸까. 과거 수년에 걸쳐 이것에 대해 진지하게 논
의한 결과 일부 해답을 얻을 수가 있었다.
스스로의 중력으로 연결되어 있는 가스의 구형 덩어리가 있다고 하자. 이 구는 자신의 중력과
평형을 유지시킬 만큼 뜨겁게 균형이 잡혀 있다. 그 온도는 구의 질량과 반경에 따른다. 실제로
질량을 반경으로 나눈 것에 비례한다. 즉 이것이 1장에서 설명한 힘의 법칙이다.
뜨거운 가스는 주위에 에너지를 복사함으로써 열 에너지를 잃는다. 또한 복사의 속도는 가스의
열과 밀도에 의한다. 서서히 복사하는 가스 구름의 경우는 서서히 수축하고 단일한 등질 안에 덩
어리로서 균형을 이룬다. 하지만 만약에 냉각이 너무 빨리 진행될 경우 구름은 그 압력의 지탱을
잃는다. 그리고 자유 낙하로 붕괴하고 더욱 작게 부서져버릴 것이다. 별이란 이 부서진 것을 말한
다. 따라서 별이 태어난 원시 은하에서는 어느 것이나 제2의 '빠른 냉각' 기간이 있었음이 틀림없
다.
그 두 기간 사이의 경계를 계산하면 어떤 질량과 크기의 구름이 작게 분열하는가를 찾을 수가
있다. 이것은 기초적인 물리 정수에 의해 정해진다.
즉 뜨거운 가스가 얼마만큼의 복사를 내는가를 결정하는 것은 중력의 세기와 원자를 결정하는
정수다. 태양 질량의 1012배 이하의 질량이고 더구나 반경이 75킬로파섹 이하의 구름에서는 분열
이 일어난다는 것이 밝혀져 있다. 그러나 그보다 무겁고 큰 구름에서는 일어나지 않는다.
이들 임계치의 크기는 가장 큰 은하의 크기에 가깝다. 이러한 '냉각 대 붕괴'의 논의는 은하는
왜 지금 이상으로 커지지 않는가 하는 우주 기원의 개요에 있어서도 중요하다.
이에 관계된 재미있는 논의의 하나로 크기의 기하 평균칙이 있다. 이것은 단순한 물리 법칙에
의하기 때문에 진정한 우연이라고는 할 수 없다. 기하 평균이란 두 개의 길이(혹은 그 직경)를 곱
해서 그 제곱근을 얻는 것이다. 크기가 매우 다른 것의 평균을 구하는 경우는 우리가 일상적으로
사용하는 평균(등차 중항)보다도 이 방법이 편리하다.
인간의 크기는 행성과 원자의 크기의 기하 평균이다. 또한 행성의 크기는 원자나 우주의 크기
의 기하 평균이다. 이러한 기하 평균칙은 은하의 크기와 마찬가지로 중력과 전기력의 균형의 결
과이다.
그러나 은하의 크기를 별의 경우처럼 간단하게 설명할 수 있다고 기대하는 것은 너무 이르다.
우리의 은하수에서는 현재도 별이 태어나고 있는 것을 볼 수가 있다. 그에 비해 은하는 먼 과거
시대에 형성되었다.
은하를 이해한다는 것은 필연적으로 그것들을 우주의 역사 안에서 생각해야 한다는 것을 의미
한다. 어쩌면 물리의 과정은 적당한 범위의 질량과 반경을 선택할 수 있을 것이다. 그러나 그것도
우주론자가 우리에게 여러 가지 원시 은하운의 종류를 증명할 수 있는 경우에만 가능한 것이다.
빅 뱅의 '뜨거운 스프'는 완전하다고까지는 할 수 없지만 거의 구조가 없는 상태에서 시작되었
다. 그 이유는 알 수 없지만 초기에는 팽창 속도 또는 밀도에는 여기저기 약간의 흔들림이 있었
을 것이 틀림없다. 밀도가 큰 영역에서는 팽창이 점점 느려지고 이윽고 정지하여, 중력으로 연결
된 계를 형성하여 구조가 나타나게되는 것이다.
이론가는 이른바 플랑크 시간(10-43초)까지 거슬러 올라가 빅 뱅의 역사를 말하고 있다. 이것은
우주의 현재 나이보다도 약 1060이나 작다. 초기의 흔들림을 포함하는 수많은 우주의 중요한 특징
은 이 극히 초기의 단계까지 끌여들였다. 초고밀도 단계의 물리는 추측에 의할 수밖에 없기 때문
에 흔들림이 어떻게 생겼는지는 아직 분명히 알지 못한다. 이것은 보다 큰 규모로 보아 왜 우주
가 이렇게 한결같이 평탄한가 하는 문제와도 연관되어 있다고 여겨진다. 이에 대해서는 나중에
언급하겠다.
그러나 팽창 우주에 있어서 흔들림의 크기가 우주를 혼돈상태로 만들 정도로 크지는 않고 은하
의 형성을 시작하기에 아주 적당했다고 하는 것은 신비한 우연이라고 할 수 있을 것이다.
팽창 우주의 단계
물리학자들은 중요한 과정이나 변화가 일어나는 팽창 우주의 여러 가지 단계를 밝혀왔다. 우주
의 역사는 전문 용어를 사용하지 않더라도 세 가지 부분으로 나눌 수가 있다.
최초의 10-4초(대수 시간의 첫 40자리)에 모든 것은 원자핵을 능가하는 밀도로 압축되어 있었
다. 입자는 매우 높은 에너지를 갖기 때문에 관련된 물리는 일반 사람들에게는 익숙하지 않을 뿐
만 아니라 물리학자에게도 아직 알려지지 않고 있다.
그러나 이때 이후의 현상에 대해서는 미시적 물리학은 공상이 아니라는 의미가 된다. 즉 지상
의 실험실에서 만들어진 상황과 큰 차이가 없기 때문이다. 10-4초 이후의 이 시기에는 우선 핵반
응이 일어났을 것이다. 이러한 반응들이 일어나는 속도나 반응으로 만들어지는 원소의 양은 온도
가 109∼1010K일 때, 어느 정도의 밀도에서 바리온이 채워졌는가에 달려있다.
현재의 온도(절대온도 2.7도)를 알 수 있기 때문에 우리는 원소의 생성량을 우주에 있어서 현재
의 바리온의 밀도에 관련시킬 수가 있다. 헬륨과 중수소의 관측 결과 이들 논리적인 예측이 제대
로 일치했다는 점에서 빅 뱅 이론에 대한 신뢰는 더욱 증가했다.
실제로 우주론자들은 측정된 원소의 양에서 바리온의 밀도를 추론하는데 이 관계를 사용한다.
그러나 이러한 화학 원소들에 의해 부여되는 우주의 최초의 몇 분 간에 관한 증거는 지질학자
나 고생물학자의 지구의 초기 역사에 대한 추론과 마찬가지로 완전한 것은 아니다.
우주의 역사에서 두 번째의 '이론적으로 쉬운' 시기는, 이 이후의 온도가 낮은 시기까지 이어진
다. 여기서는 밀도가 높은 영역의 중력 때문에 감속하고, 응축하고, 붕괴를 시작하므로 그 주위의
장소의 밀도와는 점점 달라진다. 이렇게 하여 우주 팽창에서 분리된 물체가 완성되고 이론적으로
는 천문학자가 그것들을 볼 수가 있게 되었다.
그러나 이론가는 새로운 문제에 직면하게 된다. 사용되는 물리는 뉴턴 중력과 가스 역학 뿐이
지만 까다로운 문제는 그것들의 '비선형성'이다. 그 현상은 이해하기 어려워 비유를 하자면 일기
예보가 어려운 것과 같다. 결국 각각은 단순한 물리 법칙에 따르지만 그것들이 모이면 서로 복잡
하게 영향을 미치기 때문이다.
주된 우주론적 문제는 다음과 같은 것이다. 관측 가능한 비교적 최근에 일어난 과정에서 어느
정도 은하의 형성을 설명할 수 있을까? 또한 그보다 전 시대에 끼어들어 간 특징 때문이라고 말
할 수 있는 것은 얼마나 있을까?
초기의 우주에는 미리 은하의 크기를 '아는' 분명한 특색은 없다. 따라서 초기의 흔들림은 모든
크기의 흔들림이 있는 같은 '스펙트럼'을 갖고 있었다고 예상된다. 만약에 어떤 흔들림이 우주가
팽창함에 따라 중력의 작용으로 커진다면, 다른 사이즈의 흔들림의 상대적 크기도 최초로 생겼을
때와 같은 상태일 것이다. 그러나 중력의 작용 이외에 압력의 효과와 입자가 제멋대로의 방향으
로 확산되는 효과를 고려한다면 다른 과정도 나타날 것이다. 이들은 선택적으로 어떤 사이즈의
흔들림을 약화시키거나 어떤 것을 강하게도 할 수 있다.
흔들림의 진폭이 아직 작고(이 경우를 선형이라고 한다) 이론적으로 다루기 쉬운 시기에는 이
들은 간단히 분석할 수 있다. 전체적으로 우주가 팽창하고 있더라도 밀도가 큰 흔들림의 영역은
서서히 팽창한다. 그리고 스스로의 중력이 우주의 팽창을 견딤에 따라 자기의 중력으로 붕괴를
시작하기 전에 영역의 크기가 최대가 된다.
이른바 '바텀업' 시나리오에서는 왜성 은하나 구상 성단과 같은 천체가 우선 맨 처음에 탄생하
고 그 후에 이들이 중력에 의해 집단화하여 은하와 은하단이 되었다고 여긴다. 다를 한편, '톱다
운' 시나리오에서는 은하단, 또는 초은하단의 질량의 구름이 먼저 생기고 그 후에 개별 은하로 분
열했다고 여긴다.
모두가 현실에서의 우주를 완전히 설명하고 있다고는 말할 수 없지만 어쨌든간에 어떻게 해서
현재와 같은 모습이 되었는지를 통찰하고 있다. 그러나 우리가 조금 더 현실적으로 우주의 모습
을 그리려고 한다면 은하의 존재뿐만 아니라 암흑 물질의 존재에 신경을 써야 할 것이다.
'보이드(틈)'는 텅 비었는가
은하의 분포는 우리가 알고 있는 우주의 지리에 대한 극히 일부의 정보에 지나지 않는다.
은하에 관련된 물질의 총량은 은하단 내에 있는 밝은 은하의 분포와 움직임을 조사하면 가장
잘 알 수 있다. 은하단 내의 은하의 스펙트럼을 조사하면 도플러 효과에 의해 은하의 움직임을
알 수가 있다. 은하단의 은하가 서로 관계를 가지면서 얼마나 빨리 움직이고 있는가를 알면 흩어
지지 않도록 그것을 중력으로 결합시키는 데 필요한 질량의 총량을 계산할 수 있다.
개개의 은하의 연구에서 얻어진 암흑 물질도 이것으로 밝힐 수 있다. 우리가 보고 있는 별이나
가스의 10배나 되는 물질이 암흑 물질로서 존재하고 있다. 그러나 이처럼 역학적으로 추정된 모
든 물질을 이루는 평균 밀도도 우주를 평탄하게 하기 위해 필요한 임계 밀도의 불과 10∼20퍼센
트에 지나지 않는다.
기묘하게도 빅 뱅에서의 원소의 생성을 자세히 계산하면 불덩이에서의 바리온(양자+중성자)의
밀도는 평탄한 우주를 위해 필요한 양의 20퍼센트이다. 이 때문에 20년 동안이나 우주론자들은
바리온이 우주에 있는 모든 물질이라고 잘못 알고 있었다.
이것은 우주의 장난이 아니고 정확한 우연일지도 모른다. 그런데 지금으로서 많은 우주론자는
평탄 우주의 이론적 근거를 믿고 있다. 그리고 확실하게 복사의 동일성은 이것을 뒷받침해주고
있다고도 할 수 있다. 그래서 관측으로 얻은 증거뿐 아니라 이론상의 편견에도 영향을 끼쳐, 그들
은 밝은 은하가 정말로 우주에서의 물질 분포의 모습을 이야기하고 있는지 여부에 대해 회의적이
되고 있다.
밝은 은하의 분포에 보여지는 큰 '보이드(틈)'에 대해 지금은 많이 밝혀져 있다. 대충 말하자면
틈 내에서 밝은 은하의 분포는 우주 전체에 비해 10배나 엉성하다. 현실의 우주에 어떻게 해서
이러한 특징이 출현할 수 있는가를 이해하는 하나의 방법은 계산기로 시뮬레이션을 실시하는 것
이다.
계산기 모델에서는 중력의 영향하에 모이는 은하를 점의 분포 변화로 하여 계산한다. 한편, 무
리 자신은 우주의 팽창에 의해 뿔뿔이 흩어지는 경향이 있다. 실제의 우주에 있는 틈 정도로 완
전하게 시뮬레이션의 틈을 비우는 일은 불가능하다는 것을 알 수 있다.
만약에 평탄하게 할 만큼의 물질이 우주에 있고 이것들 모두가 밝은 은하와 같도록 처음부터
분포하고 있었다면 지금은 평균 밀도의 25퍼센트 이하의 틈은 없을 것이다. 만약에 우주의 평균
밀도가 그 이하라면 틈을 비우는 것은 더욱 곤란해진다.
암흑 물질은 눈에 띄지 않는 것처럼 틈 안에 '숨어'있는 건지도 모른다. 밝은 은하는 우주의 구
조에 대해 우리에게 잘못된 이미지를 심어주고 있는 것이다.
암흑 물질 모두가 같은 종류가 아니면 안 된다고 할 이유는 없다. 만약에 그렇다면 오히려 그
것이 놀랄 만한 일이다. 그러나 암흑 물질이 어떠한 것인가를 이해하는 가장 간단한 방법은 한
종류밖에 없다고 가정해보는 것이다.
중요한 것은 평탄 우주에서의 중력을 지배하고 있는 암흑 물질은 별이나 행성, 나아가 우리의
몸 안에 있는 종류의 물질(바리온 물질)로는 있을 수 없다는 점이다. 그 이유는 만약에 우리의 원
소 합성 이론이 옳다면 적어도 다섯 배는 다를 것이기 때문이다.
만약에 정말로 암흑 물질이 한 종류이고 우주가 평탄하다면 그 것은 은하 정도로는 굳어있지
않았을 것이고 틈은 눈에 띨 정도로는 텅 비지 않았을 것이다. 이것이 일어날 수 있는 것은 주로
다음 두 가지 경우다.
하나는, 바리온 자신이 지배적인 암흑 물질에서 분리되어 있는 경우다. 모든 바리온이 우리에게
보이는 판자 모양이나 필라멘트 형태를 한 밝은 은하의 분포로서 존재하는 데 비해 암흑 물질의
대부분은 틈안에 있다.
다른 가능성은, 바리온이 암흑 물질과 마찬가지로 우주 전체에 분포하고 이 두가지 물질이 틈
안에서조차 혼재하고 있는 경우다. 그러나 이들 틈 주위에는 밝은 은하가 생기고 있고 판자 모양
이나 필라멘트로서 분포하고 있다. 밝은 은하단의 형성의 계기에는 어떤 특별한 상황이 필요하고
이러한 특별한 상황은 어디서나 일어나는 것이 아니기 때문이다. 바리온은 틈 안에 있을 가능성
도 있지만 그 존재는 우리가 알 수 없다.
또 한 가지 가능성은 밝은 은하가 우주 물질의 밀도가 매우 높은 공간 영역에서만 만들어졌을
경우다. 이것은 바다의 파도나 혹은 산맥의 높은 꼭대기를 생각해보면 이해하기 쉽다. 가장 높은
파도 꼭대기나 가장 높은 산꼭대기만이 은하가 되고 파도와 파도 사이는 틈이 된다. 그곳은 아직
막대한 양의 물질이 남아 있다.
만약 우주의 밀도가 장소에 따라 큰 흔들림 안에서 작은 흔들림을 만들어낸다고 하면 이것은
틈이 사이에 있는 은하단이나 초은하단을 만들기 위한 매우 자연스런 흐름을 만들어낼 것이다.
커다란 흔들림(큰 파도)에서 이미 밀도를 늘린 영역에서는 약간 밀도를 늘린 여분의 흔들림(파
도)이 있는 장소가 은하를 만들어내는 것이라고 생각 할 수 있다. 평균 밀도가 작은 영역(파도와
파도 사이)에서는 약간의 밀도를 늘리는 소규모의 흔들림(파도)이 있어도 은하를 만들어낼 정도
로 고밀도가 되는 일은 결코 없다.
게다가 밝은 은하가 발달하는 은하단이나 초은하단 내에서 한 번 만들어지면, 그 존재들 자체
가 그들이 끼어들어 있는 고밀도의 영역에서는 더욱 다른 은하 생성의 방아쇠가 될지도 모른다.
만약에 은하의 생성이 전염병처럼 퍼지는 것이라면 은하 생성은 자연히 은하단 내에 머물고 커다
란 영역(틈)은 '감염'을 완전히 면할지도 모른다.
이 편중된 선택적 작용은 밝은 은하 분포의 연구에 의해 밝혀져 온 우주의 지리와 우주가 평탄
하기 위한 필요 조건을 어떻게든 융합시키려는 이론가의 절망적인 마지막 시도이다. 실제로 우주
가 젊었을 때 몇가지 다른 선택적 작용이 각각의 역할을 맡아 상승 효과를 냈을지도 모른다.
은하의 분포가 질량의 분포를 찾아낼 수 있다고 생각하는 것은 아마 오류일 것이다. 그리고 실
제의 선택적 작용의 기구를 찾아내는 것은 암흑 물질의 실제 성질은 찾아내는 것과도 밀접하게
관련되는 문제가 된다. 암흑 물질의 후보에 대해서는 제 21에서 다룰 예정이지만 대충의 윤곽을
그려보자.
두 종류의 암흑 물질
우주에는 바리온 한 개당 약 10억 개의 광자가 있다. 이 광자란 마이크로파의 배경 복사를 말
한다. 그러나 광자의 질량은 제로이고 각각이 갖는 에너지는 적기 때문에 압도적으로 수가 많음
에도 불구하고 그것들이 차지하는 에너지 밀도는 전체의 1만분의 1에 지나지 않는다.
빅 뱅 이론에서는 '뉴트리노의 배경 복사'도 있다는 것이 정설이다. 다시 말해, 광자와 같은 정
도의 뉴트리노가 빅 뱅으로 만들어진다. 따라서 뉴트리노는 광자와 마찬가지로 약 109배나 바리온
의 수를 웃돌고 있다. 그렇기 때문에 설사 개개의 질량은 전자와 양자와 같은 소립자의 질량에
비해 적더라도 그것들이 전체적으로 미치는 중력의 영향은 중요해진다. 우리의 일상 생활에 직접
적인 영향을 갖고 있는 것이다.
가장 가벼운 소립자는 전자지만 약 50만 전자 볼트(electron volt)의 질량을 갖는다. 이것은 대
략 10-30킬로그램이다. 전자 볼트라는 단위를 일상적으로 생각하더라도 도무지 감이 잡히지 않는
다. 실제로 전자 질량의 '느낌'을 가질 수 있는 사람을 없을 것이다.
만약에 뉴트리노가 우주를 평탄하게 할 만큼의 암흑 물질을 공급하고 있다면 무게는 20∼30전
자볼트, 전자 질량의 1만분의 1이하라는 것이 중요한 것이다.
뉴트리노는 매우 가볍고 그 입자는 빅 뱅의 불덩이나 별 내부의 핵반응으로 만들어지며 거의
빛의 속도로 움직이고 있다. 이렇게 빠른 속도로 움직이는 입자가 중력의 속박을 받아 고정되는
것은 매우 곤란하다.
또한 팽창 우주의 초기 단계에서는 그것들은 모든 방향으로 향하는 같은 방향의 흐름으로 존재
하고 있을 것이다. 이 때문에 그 것들은 모든 작은 크기의 밀도의 흔들림을 만들어내는 역할을
한다. 그것은 마치 모래알이 물 분자보다 훨씬 무거움에도 불구하고 해안을 향해 돌진해오는 파
도에 의해 모래 위의 발자국이 지워지는 것과 같은 이치다.
우주가 팽창해서 식음에 따라 뉴트리노는 더욱 퍼지려고 하지만 그 속도는 차츰 떨어진다. 그
리고 흔들림이 중력의 작용으로 성장할수록 서서히 움직이게 된다. 그리고 결국에는 초과 밀도의
흔들림의 영역에 구조가 탄생하게 된다고 여겨진다.
그러나 그것들의 구조는 구상 성단이나 은하, 은하단의 규모가 아니다. 뉴트리노의 흐름이 이들
의 비교적 작은 규모에서의 흔들림을 균질하게 해왔다고 여겨지기 때문이다.
따라서 뉴트리노가 지배하는 우주에 최초로 나타나는 구조는 초은하단의 규모이고 형태는 거대
한 판자 모양이나 필라멘트 모양이다. 또한 그 주위에는 막대한 틈이 있고 그 안에서는 중력 수
축은 일어나지 않는다.
이 뉴트리노 시나리오는 한동안 우주론자에게 있어서 매력적인 설이었지만 곧 이어 엄청난 곤
란에 부딪혔다. 이러한 톱다운 시나리오에서는 초은하단은 은하단으로, 은하단은 다시 은하로, 은
하는 다시 별로 분할된다고 여겨진다.
그런데 여기에는 시간이 걸려 계산기 시뮬레이션에 의하면 초은하단은 z=3 이전에는 생기지 않
는다. 모든 은하는 그보다 나중에, 즉 적색 이동이 3보다 훨씬 적은, 극히 최근이 되어서 비로소
출현했다는 결과가 된다. 이것은 적색 이동이 4보다 큰 퀘이사가 발견되고 있는 사실과 모순된다.
퀘이사는 젊은 은하의 활발한 핵이라고 여겨지고 있다.
그 밖에도 아직 문제가 있다. 만약에 은하 탄생이 그렇게 최근의 일이라면 우리 은하계에 있는
구상 성단의 오래된 별의 나이가 우주의 나이와 거의 같은 것은 왜일까? 또한 구상 성단과 같은
정도의 작은 구조나 왜성 은하는 어떻게 해서 생긴 걸까? 만약에 우리의 이해나 물리 법칙이 옳
다고 한다면 여기서 가정된 질량을 가진 뉴트리노는 그렇게 작은 규모로 수축하는 일은 있을 수
없을 것이다.
만약에 지배적인 암흑 물질이 '차가운' 입자로 이루어져 있다면 이러한 곤란의 대부분은 해소된
다. '차갑다'는 것은 입자의 속도가 작다는 의미이다. 이에 비해 뉴트리노는 '뜨거운' 암흑 물질
(HDM : Hot Dark Matter)이라고 말해진다. '차가운' 입자에서는 은하 규모에서의 흔들림의 균질
화는 일어나지 않는다. 그 구별은 차갑고 느린 액체인 물 분자와 뜨겁기 때문에 빨리 움직이는
수증기 분자와의 차이와 비슷하다.
그러나 이 비유는 정확하다고는 할 수 없다. 우주론에서 말하는 '뜨거운' 입자란 단순히 큰 에
너지를 갖는 같은 입자가 아니고 전혀 다른 입자이기 때문이다. 10년 전에 제기된 차가운 암흑
물질(CDM : Cold Dark Matter)의 제안이 대담하게 보였던 것은 이 때문이다. 차가운 물질은 전
혀 미지의 새로운 입자가 아니면 안 되었다. 차가운 물질은 전혀 미지의 새로운 입자가 아니면
안 되었다. 그러나 우주를 설명하는 암흑 물질의 성질을 이끌어내는 것은 가증하지만 이러한 특
징을 가진 입자는 알려지지 않고 있다.
1980년대를 통해, 소립자 실험의 가속기(스위스의 CERN, 미국의 페르미 연구소 등에 있다)에서
고 에너지의 상호 작용을 연구하던 소립자 물리학자들은 자신들의 이론의 깁을 메우는 '새로운'
소립자의 존재를 예언하고 있다. 이 이론에서 예상된 소립자 몇 가지는 평탄 우주의 차가운 암흑
물질 입자의 후보로서의 특징을 갖추고 있었다. 불리한 것은 그 존재가 실험으로 아직 증명되지
않았다는 점이다.
재미있는 일은 과학의 스펙트럼의 양극단, 즉 우주와 소립자의 설명에 같은 종류의 입자가 필
요하다는 사실이다. 극소의 세계를 완전하게 설명하려고 노력해온 소립자 물리학자와 매우 큰 우
주의 문제를 파고드는 우주론자가 똑같은 종류의 입자를 가정하지 않을 수 없다는 것은 훌륭한
우연이라고 할 수 있을 것이다.
'CDM'의 수수께끼
그러면 대체 차가운 암흑 물질이란 무엇일까. 또한 평탄하게 될 정도로 많은 암흑 물질을 갖고
있는 우주에서 대체 무슨 일이 일어나는 것일까?
CDM에서 중요한 것은 입자는 빛의 속도보다 훨씬 서서히 움직인다는 것이다. 예를 들면, 전자
등에 비해 무거운 경우 움직임의 더딤은 당연히 예상된다. 후보 가운데 몇 가지는 양자의 7배 이
상의 질량을 가진 입자다. 양자 자신은 10억 전자 볼트(1GeV), 전자의 1,840배의 질량을 갖고 있
다(그러나 CDM 후보 가운데 하나는 뉴트리노와 같이 가벼운 질량을 갖지만 느린 속도로 만들어
진다. 이것이 제 4장에서 설명할 액시온이다).
모든 CDM 입자가 느린 속도라고 하는 것은 그들이 예를 들면 '뜨거운' 뉴트리노보다도 중력에
의해 뭉치기 쉽다는 것을 의미한다. 암흑 물질이 덩어리를 만드는 시점에서는 바리온도 암흑 물
질의 중력으로 안쪽으로 잡아당겨져서 뒤를 따른다. 마치 물이 도로의 웅덩이로 흘러드는 것과
같다.
CDM의 밀도의 흔들림은 빅 뱅 직후에 성장을 시작할 수가 있다, 바텀 업 시나리오에서는 '왜
소 은하와 같이 작은 것의 형성에는 아무 문제가 없고, 또한 은하는 무리지어 은하단이 되고, 은
하단은 또한 초은하단이 된다...'라고 설명한다.
은하 규모의 상세한 구조나 다양한 은하의 형태, 또한 그 회전 방법 등은 CDM으로 아주 잘
설명할 수 있다. 초은하단 규모에서는 만약에 적당한 선택 작용을 가정하면 몇 가지 컴퓨터 시뮬
레이션으로는 은하는 실제로 필라멘트 모양이나 판자 모양으로 뭉쳐 암흑의 틈을 감싸고 있는 모
습이 재현된다.
뜨거운 뉴트리노가 지배하는 우주는 벌집처럼 단순한 구조를 갖는다고 예상되고 있다. 그곳에
서는 밝은 은하는 빼곡히 밀도가 높은 판자 모양의 부분으로 탄생하고 틈에서는 절대로 탄생하지
않는다.
한편 CDM 우주는 더욱 혼돈스럽고 복잡하며 아마 실제의 우주보다도 우주답게 보이는 훌륭한
구조를 갖고 있다. 판자 모양이나 필라멘트 모양의 것이 태어나고 그것들이 복잡하게 얽혀 있을
것이다. 더구나 선택적 형성의 결과로서 밝은 은하가 우선적으로 필라멘트 모양으로 생긴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틈 안에 더욱 약한 은하나 왜소 은하, 또한 완전한 붕괴에까지 이르지 않는
은하나 별로 분해되어 손상된 거대한 가스 구름까지도 발견될 것이라고 생각해도 된다. 가속기에
의한 실험에서 CDM 입자를 발견하는 것과도 별도로 CDM 시나리오에 절대 유리하게 되는 관측
상의 열쇠는 틈 전체에 어둡고 약한 은하를 발견하는 것이다.
그러나 CDM 시나리오가 옳다고 착각해서는 안 된다. 예를 들면, 이론가 가운데는 매우 질량이
작은 뉴트리노가 주요한 형태를 결정하고, 더구나 그걸로 은하의 형성도 설명할 수 있다고 주장
하는 사람이 있다.
그러나 잘 진행될 것 같은 시나리오에서는 뉴트리노의 질량이 너무 작기 때문에 우주를 평탄하
게 할 정도의 모든 암흑 물질은 공급할 수 없다. 게다가 이 작은 질량은 최신의 실험과 관측의
결과와도 모순되지 않는다. 물론, 우주에는 한 종류 이상의 암흑 물질이 있고 각각의 질량과 밀도
의 짜임새로 우주를 평탄하게 하는 건지도 모른다.
그러나 한가지 종류의 암흑 물질을 가진 은하라도 관측된 우주와 매우 비슷한 특성을 갖고 있
다. 그것은 간결한 모델이고 더욱 상세히 음미해 조사해볼 가치가 있을 것 같다.
실제로는 은하가 어떻게 분포하고 있는지, 또한 어떻게 움직이고 있는지, 나아가 은하의 발광
부분이 어두운 헤일로 내에서 어떻게 형성되는 건지 등의 사실에 대한 정보가 우리에게는 더욱
필요한 것이다.
은하 이전
은하 이전의 최초의 천체는 어느 정도 크기였을까? 그리고 그것들은 언제 형성된 것일까?
우주가 생기고 약 100만 년 정도 경과하여 2,000∼3,000도까지 식었을 때 불덩이 복사는 가시광
으로부터 적외선으로 적색 이동했다. 그리고 우주는 문자 그대로 '암흑 시대'로 들어갔다.
암흑 시대는 중력에 의해 최초의 천체가 수축하고 밝게 빛을 낼 때가지 계속되었다. 뉴트리노
가 지배하는 우주에서는 초은하단 정도 크기의 거대한 구름이 붕괴하여 은하로 분해되기까지 10
년 간이나 암흑 시대가 이어졌을 것이다.
다른 한편 CDM이 지배하는 우주에서는 은하 탄생 이전에 더욱 작은 규모의 흔들림이 중력에
의한 속박계를 만들었다고 여겨진다. 태양 질량보다 100만 배나 무거운 CDM의 속박계에 의한
중력의 웅덩이는 원시의 가스 압력을 견딜 정도로 깊을 것이다. 이러한 바텀 업 시나리오에서는
최초의 별은 우리의 태양의 100만 배나 되는 질량을 가진 구름에서 생기는 것인지도 모른다.
이 점은 매우 중요하다. 이들 천체는 은하에 비해 작지만 은하 형성 이전의 팽창 우주의 환경
을 바꾸었을 가능성이 있기 때문이다. 그러한 것들은 은하가 그곳에서부터 성장하는 '종자'였을
가능성도 있다. 태양 질량의 100만 배인 구름이 한 개의 초중량급의 별이 되는 건지, 아니면 보통
의 별로 분열되어 성단이 되는 건지도 우리는 아직 정할 수 없다.
초중량급 '별'은 그 생애 주기를 실로 일찍 끝낸다. 그 후 폭발하여 주위 가스에 충격파를 보내
고, 핵반응으로 만들어지는 원소를 뿌리고, 어쩌면 무거운 블랙 홀을 뒤에 남길 것이다.
이러한 천체가 그 주위에 어떠한 영향을 미치는지를 살펴보는 것은 쉽다. 그것은 무수한 폭발
을 유발하고 은하의 선택적 형성을 가능하게 할 것이다. 무거운 블랙 홀이라는 것은 큰 중력의
의 웅덩이이며 가스 안에서 자신을 감싸는 물질을 흡수한다. 또한 그 가스 덩어리 안에서 은하의
별이 만들어지는 것인지도 모른다. 만약 태양 질량의 '겨우' 100배의 질량을 가진 별이 적색 이동
z=10에 존재한다면 그 폭발로 잇달아 은하를 만드는 것도 가능할 것이다.
이러한 은하 이전의 천체가 주위에 남긴 흔적을 현재 발견할 수 있을까? 논리상으로는 가능한
일이고 1987년 로켓을 사용한 관측으로 그 징후가 발견되었다고 여겨진 적도 있었다.
우주가 아주 젊었을 때 별이 한꺼번에 탄생하고 그 결과로 이 별들에서의 핵반응으로 만들어진
원소의 흔적을 여기저기서 볼 수 있을 것이다. 실리콘이나 탄소를 많이 포함한 먼지는, 이러한 초
기이 별들에서 오는 빛을 흡수한다. 지구 표면은 태양으로 따뜻해지고 적외선 부분에서 에너지를
복사하고 있다. 이와 마찬가지로 이 초기 우주의 먼지는 배경 복사 자신의 평균 파장보다도 짧은
파장의 복사로 뜨거워지고 그 에너지를 복사한다고 여겨진다. 그리고 배경 복사가 3K까지 냉각된
오늘날에도 관측할 수 있는 복사를 공급할 것이다.
우주 원시성 가설을 지지하는 이론가가 어떤 파장 영역에서 이들 별의 증거를 찾으면 좋을지를
계산했다. 계산 결과 유감스럽게도 그 위치는 서브밀리미터 파장의 마이크로파 밴드 부분에 있다
는 것이 밝혀졌다. 그것은 지구 대기의 물분자에 의한 복사의 방해로 지상에서의 관측을 할 수
없는 파장 영역이다. 이 것은 매우 감도가 좋은 검출기를 대기 위로 쏘아 올려야 비로소 관측이
가능해진다.
이러한 실험 로켓이 나고야 대학과 캘리포니아 대학의 합동 팀에 의해 1987년 2월에 일본에서
쏘아 올려져서 대기권 위를 10분 정도 날았다. 탑재한 검출기는 마이크로파 복사로 우주 원시성
의 형성 이론이 예언한 것과 같은 굴곡을 발견하는 것이 목적이었다.
만약 약간의 굴곡의 존재가 검출되고 이를 우주 원시성에 의해 해석한다면 이것은 우주 탄생
후에 겨우 1억 년밖에 지나지 않았을 때의 적색 이동 약 z=30 시대의 우주에 대한 정보를 제공하
는게 된다.
이 결과가 확인되려면 관측이나 측정이 좀더 필요하다. 1989년에 우주 배경 복사 탐사기, 코비
(COBE)라고 불리는 인공위성이 델타 형 로켓으로 쏘아 올려졌다. 원래 셔틀로 쏘아 올릴 예정이
었지만 셔틀의 사고로 몇 년 늦어진 것이다. 이 관측 결과를 보면 스펙터클에 굴곡은 없었다. 따
라서 우주 원시성 이론은 실증되었다고는 아직 말할 수 없다.
그러나 만약 정말로 이 정도 높은 적색 이동의 우주에서 뭔가 흥미 있는 일이 일어나고 있다
면, 그것은 뉴트리노(혹은 다른 뜨거운 암흑 물질)가 지배적인 암흑 물질이 아니라는 것을 가르쳐
주는 것이다. 만약에 뉴트리노가 지배적이라면 이러한 높은 적색 이동에서의 우주는 지나치게 한
결같아 그러한 결과가 생기지 않을 것이기 때문이다.
이렇게 하여 차가운 입자야말로 암흑 물질의 후보로서 가장 걸맞는다고 여겨지게 된다. 그렇다
하더라도 암흑 물질과 밝은 은하의 균형이 현재와 같아진 것은 왜일까?
또 하나의 신비한 우연
우주의 CDM(아마 1종류 이상)이나 바리온, 나아가 약간의 HDM을 포함할 만한 다른 몇 종류
의 물질이 존재할 가능성에 대해 생각할 때, 이러한 다른 물질이 모두 제대로 합쳐져서 평탄 우
주를 만들고 있는 것이 얼핏 생각하기에 뭔가 기묘하게 여겨진다. 그러나 이것은 잠이 오지 않을
정도로까지 신비한 우연은 아니다.
우주의 평탄함은 창조 후 극히 초기에 빅 뱅 자신에게 부과된 조건으로 평탄 우주를 만들기 위
해 아인슈타인의 방정식, E=mc2에 따라 '적당량'의 에너지가 물질로 변할 것을 보증하고 있다. 이
것은 예를 들면, 우주 기원의 인플레이션 이론에 있어서는 필요 조건이다.
다른 관점으로 보자면 흥미 있는 인간 원리적 우연성이라고도 할 수 있을 것이다. 일단 그 양
의 에너지를 입수하여 이것을 여러 가지 물질로 바꾸어도 이들을 합하면 다시 최초와 같은 양의
질량 에너지가 되는 것을 발견한다 해도 놀랄 일은 아니다. 만약에 1갤런들이 깡통에 물이 가득
들어 있고 그것을 여러 가지 다른 그릇이나 냄비, 병에 나누어 넣었다고 하자. 이 경우, 이들 용
기의 물을 다 합치면 1갤런 깡통에 가득 차겠지만 이것을 놀랄 만한 우연의 일치라고는 할 수 없
는 것과 같다.
그러나 다른 식으로 말하자면, 물질의 분포는 너무나 특수하게 보인다. 왜 모든 에너지가 CDM
입자나 바리온이 되지 않는 것일까? 우주에 바리온의 10배가 되는 암흑 물질이 존재한다는 것은
일상적인 감각으로 보면 두 가지 사이에 큰 차이가 잇다는 것을 의미한다. 그러나 생각하기에 따
라서는 놀랄 정도로 서로 근접해 있다고도 할 수 있다.
바리온의 100만 배나 10억 배의 암흑 물질이 있어도 좋고 그 거꾸로라도 상관없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이러한 양극단에서 우리가 사는 은하가 형성된 것은 아니라는 점에 주목해야 한다.
암흑 물질과 바리온의 10대 1의 비율은 우주론에서는 중요한 숫자일 것임을 우리는 믿어 의심
치 않는다. 또한 만약에 이 숫자가 매우 다르다면 지금 이렇게 이 문제로 머리를 싸매지 않을 것
이다. 그러나 지금 그것은 예상도 못했던 우주의 우연이라고 간주 할 수 있다.
왜 최초의 질량 에너지가 이렇게 적당히 나뉘어진 것인가에 대해 모두가 납득할 수 있는 이론
을 생각한 사람은 없다. 만일 그것을 알고 있다면, 이 우연은 기초적인 물리의 성질에 대해 지극
히 중대한 통찰을 제공하는 결과가 될 것이다.
한편 우리는 매우 유망한 현재의 소립자 물리 이론에 기초하여 암흑 물질 자체가 대체 무엇일
까를 이해하는 것으로 만족하지 않으면 안 된다. 왜 이 비율이 아니면 안 되는가를 좀더 생각해
보자.
마이크로파 배경 복사는 은하가 존재하기 훨씬 이전에 초기의 불덩이 우주가 실제로 존재했었
다는 증거다. 우주의 풍부한 헬륨은 우주 탄생 후 1초 때까지로 거슬러 올라가 우리가 우주의 진
화를 파악하고 있다는 증명이다.
그러나 왜 우주는 t=1초에서 '딱 알맞도록' 팽창했는지, 또한 그 때 왜 바리온, 흑체 복사, 암흑
물질이 어떤 적당한 비율로 섞여 있었는가 하는 의문에 대해 답하려면 더욱 초기의 상황까지 생
각해볼 필요가 있다.
'사물이 지금과 같이 되어 있는 것은 원래 그렇게 되어 있었기 때문이다'라는 설명으로는 우리
의 추론은 전진하지 않는다. 그것 가지고는 지구가 거대한 거북이 위에 선 네 마리 코끼리로 지
탱되고 있다는 상상은 했지만 무엇이 거북이를 지탱하고 있는가를 알 수 없었던 고대 인도의 우
주론과 같은 것이다.
현재 우주의 주된 특징의 열쇠는 일 초보다 빠른 시기로 압축된다. 그리고 우리의 예상시기가
옛날로 거슬러 올라가면 갈수록 알고 있는 물리의 타당성에 자신을 가질 수 없게 된다. 진지하게
얼마나 멀리 예상할 수 있는가는 이론가들 간에도 다르다. 어떤 사람은 다른 사람보다 강한 확신
을 갖는다. 그러나 소립자 물리의 선동자들은 초기의 우주가 예전에는 놀랄 만큼 고온이었다는
사실에 흥미를 갖고 있다. 이것이 그들의 이론을 시험할 터를 제공하기 때문이다. 지구상의 소립
자 가속기는 이러한 상황을 재현하기에는 불충분하다.
이러한 이론가의 동기는 자연의 모든 힘에 대한 통일 이론을 찾는 일과 결부되어 있다. 장해가
되는 것은 그들의 예언을 조사하는 데 필요한 에너지가 약 1015기가 전자 볼트로 지나치게 높은
것이다. 이 에너지를 다른 것과 비교해 보자.
부분적인 통일 이론의 실험은, CERN으로 약 100기가 전자 볼트의 에너지까지 가속한 소립자를
사용하여 실시되었다. 다음 단계로는 10×106×106배 높은 것이 필요하고 이것은 지구상에서 실험
할 가능성이 있는 것보다 106×106배나 크다. 소립자가 1015기가 전자 볼트라는 매우 높은 에너지
로 서로 부딪히는 우주의 시기를 찾아내려면 빅 뱅에 대해서는 최초의 10-35초까지 거슬러 올라가
추론해야 한다.
어쩌면 초기의 우주는 힘의 통일을 보는 데 필요한 에너지를 얻을 수 있는 유일한 가속기일 것
이다. 그러나 이 가속기는 100억 년이나 전에 폐쇄되어 버렸고, 10-35초 시기의 화석이 남아 있지
않는 한 우리는 아무 것도 배울 수가 없다.
덧붙여, 우주에 있는 헬륨도 최초의 몇 분 동안에 남겨진 화석이다. 물리학자는 그 시대의 잔존
물이라면 아무리 사소한 것이라도 포착하려고 열심이다. 그러나 예를 들면, 우주의 모든 원자는
기본적으로는 10-35초 시대의 화석이라고도 할 수 있는 것이다.
대통일 이론은 이 시대에서 출현하는 반물질에 비해 물질이 약간 많을 것이라고 예언하고 있
다. 이 때문에 바리온-반바리온의 쌍이 사라지고 광자가 될 때 만들어진 10억 개의 광자 당 한
개씩 '여분의' 바리온이 살아남게 된다.
바리온과 암흑 물질의 관계
그렇다면 암흑 물질에 대해서는 어떠한가? 불덩이는 바리온이 아니라 다른 종류의 소립자나 그
반소립자도 만들었을 것이 틀림없다.
이들 모두는 초기의 밀도가 높은 상태에서는 균형을 이루었고 거의 같은 양만 존재했다. 바리
온 물질 대 암흑 물질이 1대 10이라는 비율은 바리온 대 광자수의 비율, 1대 109와 거의 같은 시
기에 정해졌을 것이 틀림없다.
이 두 가지는 하나의 과정으로 생겼을 가능성이 있다. 가장 가능성이 높은 것은 암흑 물질의
경우에도 반입자보다 입자의 수가 같은 비율로 많았다는 것이다. 그리고 만약 그 암흑 물질의 소
립자의 질량이 양자 질량의 10배 정도라면, 다시 말해 1G 전자 볼트가 아니고 10G 전자 볼트라
면 문제가 되는 비율은 즉시 알아낼 수 있다. 현재 우주의 CDM 입자와 바리온의 수는 같은 정
도로 존재한다고 가정하면 된다.
만약에 CDM 입자로 이처럼 입자가 반입자를 능가하는 일이 일어나지 않는다면 우주가 식어감
에 따라 모든 CDM 입자는 CDM 반입자의 파트너와 만나 사라져 없어지고 하나도 살아남지 않
을 거라고 생각할 수도 있다.
그러나 이러한 입자와 반입자의 상호 작용이 너무 약하고 어느 정도는 사라지지 못하고 나중
시대까지 살아남을 가능성도 있을 수 있다. 그때는 우주가 팽창함에 따라 CDM 입자(와 그 반입
자)는 우주 전체에 엷게 퍼지기 때문에 서로 만나 사라질 기회는 더욱 적어진다. 이 과정에서 남
는 비율은 대충 계산할 수 있다.
현재 이루어지고 있는 암흑 물질 입자의 탐색에 의해 만약 10G 전자 볼트 부근에서 질량이 있
는 입자를 발견할 수 있다면 매우 흥미로울 것이다. 그러나 혹시 이 '예언'이 틀리더라도 그렇게
놀라지 않을 것이다.
보통 별의 현상을 다룰 경우 우리는 그에 관련된 물리는 잘 알고 있다는 자신이 있다. 그리고
더욱 극단적인 상황, 예를 들면 은하의 중심 같은 데서는 모순에 부딪히지 않고 놀랄 정도로 잘
풀리겠지만 우주 초기의 최초 10-35초를 추측하는 일에 대해서는 크게 자신을 갖고 있지 못하다.
은하의 형성에 필요한 소규모의 굴곡과 100억 년 이상이나 우주가 한결같이 팽창하는 것을 가
능하게 한 전체적인 균일성이 어떤 이유로 연결되어 있는가에 대해서는 아직 일치된 견해는 없
다. 초기의 우주는 대양이 같은 모양이라고 하는 정도의 의미로만 동의한다. 그곳에는 소규모 굴
곡의 '파'가 같고 이것이 왜 일어났는가는 아직 알 수 없다. '파'가 정확히 은하와 은하단의 규모
로만 존재한다고 예상할 필요는 없다. '파'는 모든 규모에 있다고 생각하는 것이 좋을 것이다.
우주는 어떤 규모라도 똑같이 굴곡이 나 있다고 생각하는 것이 가장 정확하고 자연스러울 것이
다. 그때의 흔들림을 특징 짓는 유일한 '굴곡 계수'는 극히 초기의 우주에서 정해졌을 것이다.
CDM 모델로는 10-5당의 수치가 은하의 헤일로의 특징과 은하단의 내력의 양쪽을 설명하고 있
다. 그런데다가 모델의 자세한 사항에 관계없이 이 기본이 되는 수는 좁은 범위 내로 제한되어
있다.
10-5보다 큰 흔들림은 마이크로파 배경 온도의 균일성의 관측에 의해 제외된다. 만약에 흔들림
이 컸다면 빨리 속박계가 형성될 것이다. 어쩌면 물질과 복사가 아직 전자적인 상호작용에 의해
결합해 있는 동안에도 그랬을 것이다. 그 결과 복사와 물질의 분리는 방해를 받고 우주는 은하의
집단보다 질량이 큰, 거대한 블랙 홀에 지배되었을 것이다.
다른 한편, 만약에 최초의 굴곡이 10-5보다 작다면 우주는 100억 년 이상 결과한 현재에도 밋밋
한 무구조로 은하나 별은 물론 생명의 조각도 없었을 것이다. 이렇게 살펴보면 우리의 우주는 굴
곡은 있지만 그 정도로 심한 굴곡은 아니었다는 사실을 증명하고 있다. 생명체의 출현은 또 하나
의 우주의 우연, 즉 굴곡 계수의 값에 의한 것이다. 큰 규모로 본 우주의 지리가 우리 자신의 존
재와 밀접하게 관계하고 있다는 것을 다시 한번 강조한다.
최근의 연구 모습을 그림 3-9에 알기 쉽게 나타냈다. 이것은 서로 다른 현상의 상호 의존을 표
현한 것이다. 이에 대해서는 이 책에서 반복해 다룰 생각이다.
일상적인 세계는 원자핵의 물리에 의해 정해진다. 그리고 은하나 은하단 등의 훨씬 큰 구조는
극히 초기의 우주가 남긴 미지의 소립자 구름에 묻혀 잇기 때문에 중력에 의한 속박이 생길 가능
성이 있다.
그러나 빅 뱅의 가장 최초의 단계를 생각할 때 우리는 너무나 극단적인 상황에 부딪히기 때문
에 사실은 물리를 충분히 알 수가 없다. 특히 우리에게 결여되어 있는 것은 중력의 양자 이론이
다. 20세기 물리의 2대 조류는 양자 이론과 일반 상대성 이론이지만 두 가지가 중복되는 경우는
없다. 소립자의 미시적 단계에서 양자 효과는 매우 중요하지만 중력은 크게 중요하지 않다. 행성,
별, 은하나 전 우주의 규모로는 중력의 효과는 지배적이지만 불확정 관계와 같은 양자 효과는 무
시할 수 있다.
그러나 우주가 놀랄 정도의 밀도와 온도로 응축했을 때, 하나의 입자의 스케일에서는 중력이
중요한 역할을 하는 경우는 있을 수 있다. 이것은 10-43초, 즉 플랑크 시간에서의 상태다. 그 이전
에는 양자 중력의 효과가 지배하고 있었을 것이다. 우리에게는 중력 양자 이론이 아직 없기 때문
에 대담한 물리학자일지라고 거기에서 더 이상은 우주의 역사를 거슬러 올라가지 못한다.
우주 역사의 최초 순간에 대한 우리의 견해로 말하자면 대통일 이론은 물론이고 그 밖의 모든
것이 아직 가설의 영역을 벗어나지 못한다. 그러나 적어도 이들의 연구에 의해 예를 들면, 물질의
기원 등의 새로운 문제점은 진지하게 논의할 수 있게 되었다.
나아가 대통일 이론에서의 추론, 즉 양자는 붕괴한다는 인식은 전하와 같은 것 이외의 양을 우
주는 보존하고 있지 않을 가능성을 시사해 주었다. 이처럼 보존하는 것이 없다면 완전히 무에서
의 우주의 창조라는 개념으로까지 이끌어간다. 이 테마에 대해서는 제 10장에서 다시 한번 다루
겠다.
우리의 이론의 기반이 가장 취약한 가장 초기의 시기, 즉 플랑크 시간에까지 도달했지만 여기
서 잠시 벗어나 우주의 궁극의 미래상에 대해 생각해 보자.
먼 미래에 대한 예상
우주 전체의 운명은 가장 작은 한 구성 요소에 맡겨져 있다고 해야 할 것이다. 만약 충분한 질
량을 가진 암흑 물질이 되는 소립자가 없을 경우, 블랙 홀이 우주를 균질화할 뿐 아니라 우주를
닫을 정도의 중력을 제공하고 있을 가능성이 있다. 그리고 또한 그것이 우주가 언젠가는 다시 붕
괴한다는 것을 확실하게 하고 있다.
현재 우주의 팽창 감속도를 측정함으로써 혹은 적색 이동이 큰 천체의 후퇴 속도를 가까운 천
체의 후퇴 속도와 비교함으로써 이론상은 우주의 최종적인 운명을 결정할 수 있다. 그러나 실제
로는 아직 그런 일은 생기지 않는다.
우리에게는 적색 이동에서 독립한 거리를 정확하게 측정할 방법이 없다. 먼 은하는 가까운 것
보다 평균적으로 젊다. 따라서 은하가 오래 됨에 따라 그 고유한 특성이 어떻게 변화하는가를 알
고 그 보완과 수정을 하지 않으면 거리는 정확하게 정해지지 않는다.
제 1장에서 이미 설명했지만 공간이 수축으로 돌아설 정도로 충분한 암흑 물질이 있는지 여부
는 아직 의문이다. 만약 우주가 평탄하다면 우주는 영구히 팽창한다. 그러나 그 속도는 차츰 느려
진다. 그 때문에 은하의 후퇴 속도는 점점 작아질 것이다. 그렇다면 그러한 긴 규모의 미래는 어
떻게 되는 걸까? 만약 우주가 무한히 팽창한다면 은하 전체에 있는 모든 별이 평형이 될 만큼의
시간은 충분히 있다. 그림 3-10에 다양한 타임 스케줄을 표시해 놓았다.
가장 서서히 불타는 별도 최종적으로는 죽는다. 은하 전체의 모든 가스 입자는 별의 유해인 중
성자별과 블랙 홀, 백색 왜성 안에서 꼼짝도 할 수 없게 될 것이다. 그리고 이제 해로운 별은 태
어나지 않게 될 것이다. 은하는 차츰 몇 개의 그룹과 은하단으로 융합할 것이고 우리 은하계는
50억 년 이내에 가장 가까이 있는 클 안드로메다 은하와 충돌하여 이 두 개의 원반계는 거대한
부정형의 덩어리로 변할 것이다. 팽창으로 은하단이 멀리 떨어져 가기 때문만이 아니라 은하 내
의 별의 주기가 끝나기 때문에 하늘을 어두워질 것이다. 은하의 중심에서 블랙 홀은 주위의 가스
나 구름을 삼켜 버릴 것이다.
만약 양자의 수명이 영구하지 않다면 보통 별은 모두 블랙 홀만 남기고 차츰 쪼그라들 것이다.
만약 양자의 수명이 영구하다면 우주의 궁극의 죽음은 훨씬 나중으로 연기될 것이다. 도표에 전
부 쓴다고 하면 타임 스케줄은 관측 가증한 우주에 존재하는 모든 원자수(1080)와 거의 같은 수인
제로가 1 다음에 나올 정도로 엄청나게 큰 수가 될 것이다.
대조적으로 이번에는 우주의 밀도가 평탄성의 임계치를 약간 웃돌고 여분의 암흑 물질이 있다
고 가정하자. 만약 밀도가 아직 임계치에 아주 가깝다면, 즉 우주가 충분이 평탄에 가깝다면 앞에
설명한 사건이 모두 종료되기까지 팽창은 수축으로 돌아서지 않을 것이다. 그리고 붕괴할 것은
모두 붕괴하고, 순수한 복사만의 우주가 될 것이다.
그러나 만일 우주의 밀도가 현재의 관측과 모순되지 않는 최고의 밀도, 즉 임계치의 약 두배나
된다고 하면 우주의 팽창은 200억 년이 지나면 멈추게 될 것이다. 먼 은하의 적색 이동은 우주가
수축으로 돌아섬에 따라. 그후 청색 이동으로 바뀔 것이다. 그리고 차츰 은하는 다시 무리를 짓게
될 것이다.
죽은 별이나 은하의 핵과 같은 고립된 영역이 중력적으로 붕괴하고 공간은 점점 수축하게 된
다. 이처럼 우주의 구조에 주름이 생기기 시작하는 것은 우주가 응축하여 모든 것을 삼킬 듯한
'으스러짐'(빅 크런치)의 전조일지도 모른다. 그때까지의 초읽기의 주요 단계는 다음과 같이 표시
해 두었다.
-109년 은하단의 병합
-108년 은하의 병합
-106년 별이 광속에 가까운 속도로 다가간다.
-105년 밤하늘이 항성 표면보다도 뜨거워진다.
-103년 별의 붕괴. 엄청난 블랙 홀의 성장
-1 년 모든 곳에서 온도는 108K 이상.
은하는 융합하고 별은 더욱 빨리 움직인다. 압축된 가스 원자의 움직임이 빨라지는 것과 비슷
하다. 별은 차츰 파괴되지만 그것은 충돌 때문이 아니라 청색 이동 복사로 가득 찬 하늘이 별의
내부보다도 뜨거워지기 때문이다. 마지막에는 우주가 태어났을 때와 같은 불덩이가 되는데 그것
은 굴곡이 져있고 동시적인 사건은 아니다. 이런 일이 일어날 가능성은 아무리 빨라도 지금부터
약 500억 년 후다. 이것은 태양의 남은 수명보다 적어도 10배에 해당한다.
우주의 미래에 관한 과학적 논의는 프리먼 다이슨의 1979년 논문, '끝없는 시간-열린 우주에서
의 물리학과 생물학'에서 자세히 다루고 있다. 그는 재붕괴하는 우주에 대해서는 거의 아무런 언
급도 하지 않았지만 계속 팽창하는 우주의 미래에 대해서는 상세하게 고찰하고 있다. 그는 위와
같은 요점을 생각한 후에 지적인 생명의 예측에 대해서도 연구를 계속하고 있다.
그의 예측에 의하면, 지구에 인간이 나타나기에 이르렀던 수십억 년은 진화하는 유기체의 복잡
함과 다양성을 예측하기에는 하잘 것 없는 시간이다. 그러나 어떤 형태로든지 '생명'이 제한된 에
너지의 축적 아래 계속 늘어나는 정보를 모으거나 혹은 서로 교류하면서 물자 그대로 영원히 지
적으로 살아가면서 발달하는 것은 가능한 것일까?
다이슨은 이론상 이것이 가능하다는 것을 증명하고 있다. 배경 온도가 내려가면 체온은 더욱
낮아지고 차츰 생각하는 속도도 떨어져 동면의 간격은 길어질 것이 틀림없다. 그러나 끝없는 시
간의 회전은 지성을 위한 무한한 가능성을 제공할 것이다.
우리 자손이 무한한 미래를 살아나가기 위해서는 다이슨의 보수적인 예언에 따를 필요가 있을
까? 혹은 앞으로 수백억 년 내에 대우주에 삼켜져 버릴 것인가?
우주의 암흑 물질 양의 측정, 혹은 감속의 비율 측정에 의해 더욱 정확한 먼 앞날의 예측이 가
능해질 것이다. 현 단계에서는 결론을 끌어내기에 너무 이르지만 이 책 제 2부에서 이러한 류의
증거를 자세하게 살펴보기로 하자.
그러나 현재 보고 있는 것과 같은 우주의 모습은 초기의 뜨거운 고밀도의 시간에 대개는 정해
져 있는 것이다. 그리고 그 시간의 우주나 우주에 남은 물질의 성질을 이해하기 위해서 우리는
싫든 좋든 소립자 물리학자가 다루는 영역으로 들어가야 한다.
제 2부
우주의 모양을 만드는 것
제 4장 소립자 동물원
힘과 소립자
소립자에는 많은 종류가 있다. 금세기 물리학의 발전으로 이들 소립자가 네 가지 힘의 영향을
통해 상호 작용하고 있다는 것이 밝혀졌다. 지금은 힘 자체도 다른 소립자에 의해 옮겨진다고 여
겨지고 있다. 예를 들면, 전하를 띤 두 개의 물체 사이에는 전자력을 가진 광자가 돌아다님으로써
서로에게 전자력을 미치고 있다.
모든 것을 소립자에 의해 설명이 가능하다. 우선 보손(boson, 보스 아인슈타인(Bose-Einstein)
통계에 따르는 입자. 스핀이 0 또는 1 등의 정수인 게이지 입자(gauge 입자)와 중간자 그리고 질
량이 짝수인 2H, 4He 등의 동종 입자로 이루어지는 원자핵, 보스 입자-역주)이라고 불리는 힘을
옮기는 소립자와 우리가 보통 '물질의' 소립자라고 생각하고 있는 것, 즉 페르미온(fermium, 스핀
이 1/2, 1/3 등 반정수의 값을 가진 소립자. 전자, 양성자, 중성자, 쿼크, 중입자 등이 이에 속함,
페르미 입자-역주)이 있다.
페르미온에는 여러 가지 종류가 있다. 여기서 중요하게 되는 것은 원자 안에 있는 페르미온이
다. 우선 양자와 중성자로 원자핵을 구성하고 있는 비교적 무거운 소립자가 있다. 이들은 바리온
으로 알려져 있다. 다른 바리온은 가속기에서의 빔을 이용한 충돌 실험에서 생기는 매우 높은 에
너지 상태 하에서 만들어내는 것이 가능하다.
그것들은 또한 빅 뱅 때에도 존재한다. 그러나 이들 무거운 소립자는 양자와 중성자로 저절로
'붕괴'한다. 그리고 그 과정에서 에너지를 방출한다. 따라서 여기서 말하는 '바리온 물질'이란 양자
와 중성자를 가리킨다.
원자의 바깥쪽 부분에서 볼 수 있는 전자는 렙톤(lepton)이라고 불리는 다른 페르미온이다. 렙
톤은 세 쌍의 소립자로 이루어져 있다. 전자, 뮤 입자, 타우 입자 등이다. 나머지 두 가지는 전자
보다 훨씬 무겁다. 이들 세 가지 렙톤은 각기 대응하는 타입의 뉴트리노를 갖고 있는데 이들은
매우 가벼운 소립자다.
물리학자는 전자 볼트라는 단위(eV)로 질량을 측정한다. 전자의 질량은 50만 볼트를 조금 넘는
정도지만 양자의 질량은 10억 전자 볼트 즉 1기가 전자볼트('G'는 단위 기가를 나타낸다)에 가깝
다. 중성자도 거의 1기가 전자 볼트의 질량을 갖고 있다. 양자와 중성자 두가지 바리온은 각각 전
자의 약 2천 배의 무게를 갖고 있다.
한편 뉴트리노는 전혀 질량을 갖지 않을 가능성도 있다. 어떤 핵반응에서 에너지가 어떻게 해
서 움직여 사라지는가를 생각했을 때 뉴트리노가 관련되어 있다는 것이 밝혀졌다. 처음에 물리학
자는 뉴트리노의 질량은 광자처럼 완전히 제로일 거라고 생각했다. 그러나 이것은 아직 증명되지
않고 있다. 뉴트리노를 측정하는 실험은 매우 어렵기 때문이다.
현재로서는 전자 뉴트리노는 약 20전자 볼트보다 작은 질량을 갖고 있다는 것밖에 말할 수 없
다. 이것은 전자 질량의 0.004퍼센트 이하다. 다른 타입의 뉴트리노에 대해서는 더더욱 알 수가
없다.
페르미온의 세계에는 좀더 까다로운 문제가 하나 더 있다. 양자와 중성자는 그 자신이 복합 입
자이고 각각 세 개의 쿼크로 이루어져 있다. 쿼크는 세 쌍의 형태로 되어 있어서 편의상 기묘한
이름을 붙이고 있다. '업'과 '다운'이라고 불리는 두 가지 타입의 쿼크는 양자와 중성자 안에 있다.
'스트레인지'라고 불리는 세 번째 쿼크는 고에너지의 상호 작용으로 만들어져서 빅 뱅 안에 존재
하며 우주의 평탄화에 공헌하고 있을지도 모른다는 억측도 있다.
쿼크는 절대로 단독으로는 나타나지 않고 세 쌍이 되어 바리온을 만들고 있거나, 메손(중간자)
으로서 알려져 있는 두 쌍으로 되어 있거나, 둘 중 한가지다. 이 메손이 바리온 간에 힘을 옮긴
다.
물리학자는 단 두 종류의 기본이 도는 소립자, 쿼크의 세 개의 쌍(이들은 다른 짜임새로 바리
온과 메손을 만든다)과 렙톤의 세 개의 쌍을 가진 소립자의 상호 작용을 제대로 설명하려고 노력
을 거듭해 왔다. 두 개의 패밀리 간의 대칭성 때문에 이론가는 자연의 기본적인 진리를 발견했다
고 확신하기에 이르렀다.
힘과 질량
두 개의 패밀리에는 4종류의 힘이 따른다. 강한 힘이라고 불리는 것은 바리온에서 원자핵을 만
드는 힘이고, 또한 쿼크에서 바리온을 만들고 있는 보다 깊은 단계에서의 상호 작용이다. 방사성
붕괴의 원인인 또 하나의 힘은 약한 힘이라고 불린다. 모두가 원자핵보다 큰 크기로는 모습을 나
타내지 않는다. 즉 도달 거리가 짧은 힘인 것이다.
도달 거리가 긴 두 개의 힘만이 인간의 규모와 좀더 큰 규모로 나타난다. 요컨대 질량을 가지
는 모든 소립자에게 영향을 미치는 중력과 전하를 띤 소립자에만 영향을 끼치는 전자력이다. 최
근 과학자들 사이에서나 신문지상에서도 자주 논의의 대상이 되고 있는 '제 5의 힘'이란 실은 중
력의 일부인 것이다.
마이크로파 배경 복사로 빅 뱅의 온도를 조사하거나 우주 탄생 후 최초의 몇 분 동안에 생긴
핵반응을 계산함으로써 바리온만으로는 우주를 평탄하게 하는 데 필요한 물질의 10∼20퍼센트 밖
에 공급할 수 없다는 것이 밝혀졌다.
모든 전자의 질량은 무시해도 된다. 양자 한 개당 전자는 1개밖에 없기 때문에 뉴트론의 존재
를 고려하면 전자는 전체 바리온 질량의 2천 분의 1밖에 안 되기 때문이다. 최초의 바리온의 밀
도는 우주를 평탄하게 하는 데 필요한 양의 15퍼센트를 아주 조금 넘을 뿐으로 중수소의 생성량
이 지나치게 적은 것이 된다. 바리온만의 평탄한 우주에서는 빅 뱅에서 과잉한 헬륨이 만들어졌
을 것이다. 만약 정말로 우주가 평탄하다고 하면 우주가 별이나 행성이나 우리의 출현을 허용할
만한 '적당'량의 에너지가 바리온으로 변한 것일 것이다.
다른 한편, 막대한 양의 뉴트리노가 우주 전체에 넘치고 있다. 빅 뱅에서 만들어진 것이지만 다
른 페르미온과의 상호작용은 매우 약하다. 개개의 전자 뉴트리노는 태양 빛이 유리창을 통과하듯
이 아주 간단하게 두께 1광년의 납으로 된 층을 통과할 것이다. 뉴트리노의 질량을 측정하는 실
험이 매우 어려운 것은 이 때문이다. 극히 소수의 뉴트리노만이 검출기에 걸린다.
뉴트리노가 관찰되는 것은 핵반응으로 막대한 수의 뉴트리노가 만들어지는 경우뿐이다. 빅 뱅
의해 만들어진 뉴트리노의 홍수는 우주의 마이크로파 배경 복사와 마찬가지로 우주의 제 2의 배
경 복사이며 오늘날에도 공간 1입방미터 당 1억 개의 뉴트리노가 빅 뱅의 흔적으로서 남아있다.
만약 이들 뉴트리노가 각각 30전자 볼트 정도의 질량을 갖는다면 우주를 평탄하게 하는 데 충분
한 질량으로 기여할 것이다.
뉴트리노의 존재는 확실히 밝혀져 있고 우주 초기에서의 전자와 바리온을 포함한 반응에 필요
할 뿐 아니라 지구상의 많은 실험에서도 발견되고 있다. 그 때문에도 천문학자가 암흑 물질의 필
요성을 인식하자마자 뉴트리노는 즉각 우주를 중력적으로 지배하는 물질의 최유력 후보가 되었
다. 그러나 유감스럽게도 기대한 바 대로라고는 말할 수 없는 것 같다.
뉴트리노
뉴트리노가 존재한다는 증거가 최초로 발견된 것은 1956년이다. 그 이후는 거의 4분의 1세기
동안 뉴트리노에는 질량이 없다는 견해가 지배적이었다.
그러나 1980년에 모스크바의 ITEP(물리학 연구소)의 V. 루비모프와 그의 동료가 전자 뉴트리
노의 질량을 측정했다고 주장하며 14∼46전자 볼트 사이라고 밝혔다. 이것은 당연히 천문학자들
사이에 흥분을 불러 일으켰다. 그들이 제기한 질량의 범위는 뉴트리노가 우주를 평탄하게 하는
데 필요한 천체 물질을 공급하기에 딱 들어맞기 때문이다.
그 결과 은하 생성이 뜨거운 암흑 물질 모델에 대해 많은 연구가 이루어졌다. 그러나 모든 암
흑 물질이 뉴트리노, 혹은 다른 뜨거운 소립자의 형태로 되어 있다고 하는 모델은 관측된 은하의
분포에는 적용할 수 없다는 사실이 1980년 말에 명백해졌다.
한편 다른 실험가도 루비모프 팀의 주장을 뒷받침하려고 했다. 그러한 시험은 매우 어렵다. 이
때문에 질량의 '측정'치는 어느 정도의 폭을 갖던가, 혹은 '상한'만이 나타난다. 뉴트리노의 질량은
일정량 이하라는 증명이 그 정확한 질량의 값을 내기보다는 더 간단하다.
ITEP와 같은 종류의 실험을 실시한 스위스의 팀은 상한은 18전자 볼트라고 했지만, 뉴 멕시코
의 로스 앨러모스 국립 연구소의 팀은 질량은 27전자 볼트 이하가 아니면 안 된다고 주장하고 있
다. 이러한 주장의 차이는 모두 곧 결말이 날 것이다.
1987년의 ITEP에 의한 최신 실험 결과에서는 '최선'의 값이 30.3전자 볼트, 전자 뉴트리노의 질
량이 가능한 범위는 22전자 볼트와 32전자 볼트 사이로 하고 있다. 그러나 모스크바의 데이터는
1987년 초에 폭발한 초신성에서 지구에 도달한 뉴트리노를 분석하여 얻은 결과와는 동떨어져 있
다.
초신성이 탄생하는 것은 어떤 종류의 커다란 별이 핵연료를 다 사용한 종말기다. 별의 핵은 붕
괴하여 중력 에너지를 열로 바꾼다. 방출된 에너지는 밖을 향해 나아가고 별의 바깥 층을 날려
버린다. 그때 방출되는 에너지는 대량이기 때문에 단 한 개의 초신성의 빛은 몇 주 동안은 은하
계의 보통 별 전부를 합친 정도로 밝다. 이런 일이 일어나는 경우는 드물다.
1987년, 우리 은하계에서 가까운 마젤란 성운에서 초신성이 폭발했는데 천체 망원경 발명 이래,
이것이 가장 가까이서 볼 수 있었던 초신성이었다(약 17만 광년 떨어진 곳에서 일어난 사건이다).
천문학자가 그 폭발에서 본 빛은 마지막에서 두 번째 빙하 시대에 대마젤란 성운을 나온 것이라
고 추산된다.
이 초신성 폭발의 관측 결과를 연구하는 일은 별의 진화에 대한 새로운 단서를 얻는 좋은 기회
이다. 그것은 헬륨보다 무거운 원소는 모두 별의 내부에서 만들어지고 이러한 폭발에 의해 온 우
주에 뿌려졌다는 것을 가르쳐 주었다. 초신성은 또한 전자 뉴트리노의 질량을 새롭게 추정하게
하는 결과도 되었다.
지구상에서 실시되는 몇 가지 실험에서 충분한 에너지를 가진 뉴트리노를 검출하는 일은 가능
하다(물론 반 뉴트리노도 마찬가지다. 여기서는 무조건 양쪽의 의미에서 뉴트리노라는 말을 사용
하고 있다). 이들 검출기는 주로 양자 붕괴의 모니터 용으로 만들어 졌다. 그러나 뉴트리노가 검
출기 내의 원자핵과 상호 작용하여 전자를 만들면 이 검출기는 그 존재를 확인할 수 있다.
약 17만 광년 떨어진 곳에서 세 군데의 검출기로 발견된 22개의 뉴트리노(일본에서 11개, 미국
에서 8개, 소련에서 3개)는 분명히 초신성으로부터 온 것이었다. 또 다른 5개의 뉴트리노가 다섯
시간 전에 몽블랑 산록의 네 개의 검출기에 걸렸다고 하지만 이것은 '잘못된 것'일 가능성이 많
다.
뉴트리노에는 다른 물질과의 작용이 약한 성질이 있다. 이것은 주지의 사실이지만 아득히 떨어
진 초신성 1987A에서의 뉴트리노가 지구상에서 검출된 것은 실로 놀랄 만한 일일지도 모른다. 그
건데 한 번에 어느 만큼의 뉴트리노가 만들어졌을까?
초신성에서 생기는 뉴트리노의 수를 추정하는 가장 간단한 방법은 붕괴하는 핵이 우리의 태양
과 같은 정도의 질량을 갖고 있다는 것, 핵 내의 약 2×1057의 바리온 1개 당 1개의 뉴트리노가
방출되었다고 보면 된다. 붕괴 도중에 몇 번인가 튕겨서 핵이 뜨거워지기 때문에 다른 과정에서
이보다 몇 배나 많은 뉴트리노를 방출할 수 있고, 그 총수는 약 1058개나 되었다. 확실히 1 다음에
0이 58개나 들어간다고 하면 대단한 숫자이다. 그러나 17만 광년 떨어진 지구에서 뉴트리노를 20
개 이상 검출 할 수 있을 정도의 큰 숫자일까?
몸을 뚫고 지나가는 뉴트리노
1058이 얼마나 큰 숫자인지는 1987년 2월에 몇 초 동안 지구 표면에 1입방센티미터 당, 초신성
에서 1,000억 개(1011)의 뉴트리노가 통과했다는 것을 증명하는 계산으로도 알 수 있을 것이다. 약
1014개의 뉴트리노가 행성상의 모든 인간을 통과했다. 물론 아무도 느끼지 못했다.
이러한 뉴트리노의 홍수 속에서 평균 1,000명당 한 사람이 초신성의 뉴트리노 한 개를 몸으로
저지했다. 또한 1억 명 가운데 한 사람이 눈 내부에서 초신성 뉴트리노를 상호 작용시켰다. 만약
상호 작용이 시신경의 말초를 자극했다면, 대마젤란 성운의 별의 폭발에 의한 빛의 반짝임을 실
제로 목격한 사람이 주위에 있을지도 모른다.
뉴트리노의 홍수에도 불구하고 겨우 22개 밖에 지구상의 검출기에 잡히지 않았다는 점에서 뉴
트리노가 머무는 것을 얼마나 싫어하는지를 잘 알 수 있다.
아마 이들 뉴트리노는 모두 별의 핵이 붕괴할 때의 몇 초 동안에 만들어졌을 것이다. 그러나
검출기에서 멈춘 뉴트리노에는 약 12초의 빛남이 있었다. 뉴트리노는 그 여행 도중에 조금은 간
격을 넓힐 수가 있었겠지만 그렇게 큰 것도 아니다. 이 사실이 질량의 단서를 제공해준다.
만약 뉴트리노의 질량이 광자와 같이 완전히 제로라면 같은 속도로 움직인다. 그리고 그것들이
동시에 출발한다면 모두 함께 도착할 것이다. 그러나 만약 개개의 뉴트리노에 조금이라도 질량이
있다면 모두가 같은 속도로 움직이는 일은 없을 것이다. 각각은 거의 빛의 속도로 움직이겠지만
에너지가 큰 뉴트리노는 다른 것보다 아주 조금 빨리 이동하고 가장 먼저 도착할 것이다.
물론 초신성에서 뿌려질 때에 뉴트리노가 12초 동안이나 퍼지고 있고 그것들이 모두 빛의 속도
로 이동했을 가능성도 있다. 그러나 만약 그것들이 동시에 만들어지고 그 확대가 질량의 효과에
의한다면 확산의 크기(17만 광년의 여행을 하고, 12초의 차이)는 뉴트리노의 질량이 어느 정도 작
아지지 않으면 안 되는가의 기준을 부여한다.
그 계산 방법은 몇 가지 있다. 즉, 25개의 뉴트리노를 전부 함께 다루던가, 아니면 세 개의 다
른 검출기에서 나온 자료를 따로 따로 다루던가이다. 가장 명쾌한 결론은 개개의 뉴트리노의 질
량은 20전자 볼트 이하가 틀림없다는 것이다. 그렇다면 지구상에서 행해진 ITEP 이외의 모든 실
험에 적용된다. 뉴트리노는 약 3전자 볼트라는 질량을 가질 가능성도 있지만 일련의 계산은 그것
과도 모순되지 않는다.
논의는 아직 끝나지 않았다. 결말이 나는 것은 다시 새로운 초신성이 가까이에서 폭발하던가
지상에서 지상에서의 실험에서 정밀도가 향상될 때일 것이다. 그러나 지금도 우주의 물질을 찾아
내려고 하면 단서가 되는 정보는 충분히 있다.
15전자 볼트 이하의 질량이라면 전자 뉴트리노가 단독으로 우주를 평탄하게 하기에는 충분하지
않다. 그리도 뉴트리노가 작지만 질량을 갖고 은하 회전의 원동력, 우주의 평탄화에 역할을 하고
있을 가능성은 남아있다.
그러나 아직 지상에서 검출되지 않는 빅 뱅의 유물은 그 밖에도 있고 그것이 더 중요할 지도
모른다. 현재로서는 이러한 소립자의 질량이나 그것들이 초기 우주에서부터 얼마 만큼 살아 남았
는가를 예언할 수 있을 정도로는 소립자 물리학은 충분히 밝혀져 있지 않은 실정이다.
그러나 우주의 90퍼센트는 미지의 형태로 존재한다는 것이 확실하다. 소립자의 동물원에서 그
후보는 점점 늘어가고 있다.
잃어버린 고리
재미있는 것을 천문학자들이 우주를 평탄하게 하는 암흑 물질의 필요성을 통감하기 시작한
1980년대에, 소립자 물리학자도 전혀 다른 이유에서 자신들의 이론의 완성을 위해서는 아직 검출
되지 않는 형태의 암흑 물질(새로운 소립자)의 필요하다고 생각했다는 것이다.
이것은 실험으로 증명된 충분히 근거가 있는 이론으로 자연의 모든 힘을 하나로 통합하는 통일
이론에 이르는 하나의 단계이다. 아직 검출되지 않는 소립자가 존재한다면 마이크로 세계의 관측
결과를 아주 잘 설명할 수 있다.
천문학자가 찾는 물질이 소립자 물리학자가 이론 완성을 위해 필요로 하는 소립자의 종류와 대
출 일치한다는 것은 양자가 바를 궤도상에 있음을 의미하는 것이다. 과학의 양극단, 즉 매우 큰
규모에서 장래의 연구 이정표가 같은 방향을 가리키고 있는 것이다.
현재 성공하고 있는 소립자 물리론의 중요한 개념은 대칭성이다. 이 개념은 몇 가지 다른 수준
으로 나타난다. 우선 입자와 반입자의 대칭성이 있다. 예를 들면 양전자는 전자와 대칭을 이루는
것이고, 그것은 부하 대신에 양하를 띠고 있다. 반입자의 상호 작용은 대개 시간을 거꾸로 거슬러
간 것처럼 일어난다. 상호작용의 몇 가지에서는 예외적으로 완전한 시간 반전의 대칭성을 성립하
지 않는다. 그리고 이러한 예외도 소립자 물리학의 표준 모델의 발달을 도와왔다.
또 한 가지 종류의 대칭성은 에너지에서 생각하면 잘 알 수 있다. 일상적인 세계에서는 물체를
단거리(이를테면 1미터) 들어올리는 데 필요한 에너지를 측정할 수가 있다.
바닥에 있는 물체를 책상 위로 들어올리는 실험이든, 책상 위의 물체를 천장 가까이까지 들어
올리는 실험이든, 똑같은 1미터라면 변함이 없다. 또한 방 어느 쪽에서 측정하든 관계없다. 움직
이는데 필요한 에너지는 언제나 똑같다.
중요한 것은 실험 개시점과 종료점의 높이의 차이이다. 원리적으로는 물체가 실험 개시점과 종
료점 사이에 어떠한 과정을 거치든 필요한 에너지는 같다. 이것은 게이지 대칭성으로 알려진 것
과도 관계가 있다.
소립자 액시온
현재의 소립자 물리학에서 초점이 되고 있는 '잃어버린 고리'는 엑시온(axion, 게이지 이론에서
그 존재가 예상되는 가상입자. 전하 0, 스핀 0, 질량은 핵자의 1천 분의 1보다 적다고 여겨진다-
역주)이라고 불리는 소립자다. 이러한 소립자의 필요성은 소립자 물리학의 대칭성 연구에서 직접
예언된 것이다. 그것은 또한 우주론자가 필요로 하는 것과도 일치한다.
상호 작용에 포함되는 어떤 입자든 그것을 반입자로 바꾸어 놓은 상호 작용이 있다고 한다. 전
자를 양전자로, 양자를 반양자로, 이런 식으로 바꾸어 놓아도 된다. 이 대칭성을 하전 공역, 또는
C로 표기한다. 거울에 비치는 것처럼 좌우를 바꾸어 놓아도 완전히 똑같은 상호 작용이 생기는
대칭성을 우기상(parity) 또는 P로 표기한다. 그리고 시간의 전방향과 후방향에 똑같이 상호 작용
이 진행된다고 하는 대칭성을 T로 표기한다.
이 세 가지를 하나로 한 대칭성은 모든 상호 작용에 대해 성립하는데 각각이 개별적으로 성립
한다고는 단정할 수 없다. 그러나 강한 상호 작용에서는 두 가지 변환을 같이 했을 때는 항상 대
칭이다. C와 P의 각각이 파괴되는 경우라도 차이는 상쇄되고, 상호 작용은 CP 대칭성을 나타낸
다. 강한 상호 작용을 설명하는 방정식에는 원래 이 대칭성이 들어가 있다.
그러나 네덜란드의 물리학자인 G, 토프트는 어떤 상황에서는 이 방정식에서 CP와 T의 양쪽 대
칭성이 깨진다는 것을 발견했다. 1977년이 되어, 스탠포드 대학의 R, 펜차이와 H, 퀸이 이러한 깨
짐을 막기 위해 새로운 형태의 소립자, 액시온을 생각해냈다. 그로 인해 방정식은 대칭성을 유지
하는 요소가 포함된 것이 된다.
CP와 T의 대칭성이 강한 상호 작용으로 깨지는 일은 한 번도 발견되지 않고 있으므로 이러한
종류의 소립자가 존재할 것이라는 의견이 유력하다.
액시온은 이제 예전의 실험으로 찾아내지 못한다. 이것은 놀랄 일이 아니자. 이론상으로도 액시
온은 뉴트리노와 마찬가지로 포착하기 어렵기 때문이다. 그러나 동시에 이론으로는 액시온은 뉴
트리노보다 훨씬 보편적이고, 작지만 질량을 가지고 있을 것이다. 만약 이론이 옳다면 액시온은
빅 뱅의 잔해로서 제 3의 배경 복사를 형성할 것이다.
만약 액시온이 10만분의 1전자 볼트의(10-5전자 볼트)의 질량을 갖고 이론상 필요한 양이 존재
한다면 분명히 우주는 평탄해질 것이다. 그러나 적은 질량에도 불구하고 액시온은 작은 속도로
빅 뱅에서 만들어졌다. 이 때문에 액시온은 성공한 많은 은하 형성 모델에 필요한 차가운 암흑
물질의 후보로서 적합하다.
초대칭성 파트너
대칭성의 아이디어를 더욱 발전시킨 것이 초대칭성이라고 총칭되는 일련의 이론이다. 이 도식
에서는 어떤 보손이나 페르미온의 짝을 갖고, 어떤 페르미온이나 보손의 세계에 짝을 갖고 있다.
이 이론이 매력적인 것을 중력 상호 작용도 포함하여 다른 힘과의 통일에 성공한 것처럼 보이기
때문이다. 이러한 이론은 아직 미완이긴 하지만 장래성은 있다.
그러나 얼핏 보기에 이들 이론에는 명확한 결함이 있다. 그것은 페르미온과 보손이 제각기 짝
을 갖고 있다고 생각되고는 있지만 알려져 있는 어떤 보손에도, 밝혀져 있는 어떤 페르미온에도,
그런 짝이 발견되지 않고 있다는 점이다.
그러나 그들 짝은 아직 검출되지 않았을 뿐이라고 생각한다면 이 곤경에서는 빠져 나올 수 있
다. 초대칭성은 소립자 동물원의 식구를 한꺼번에 두 배로 늘리는 결과가 된다. 이 이론에서는 페
르미온의 가상의 짝은 s로 시작되는 이름을 부여한다. 예를 들면 전자(엘렉트론)의 짝인 보손은
셀렉트로닉이라고 한다. 마찬가지로 보손에 대한 페르미온의 짝은 이노로 끝나는 이름이 부여된
다. 예를 들면 포톤(광자)의 짝은 포티노가 된다. 그렇다면 이들 여분의 소립자는 대체 어디에 존
재하는 걸까?
잘 알려진 일상적인 페르미온의 세계에서조차 알려지지 않은 대부분의 소립자는 불안정하다.
실험실에서 만들어지거나 빅 뱅으로 만들어진 무거운 소립자는 붕괴하여 양자, 중성자, 전자나 뉴
트리노가 된다. 원자핵 밖에서는 중성자조차 몇 분 동안 붕괴하여 전자와 (반)뉴트리노를 내고 양
자가 된다. 기본적으로는 양자와 전자, 그리고 핵 내의 중성자만이 안정되어 있다. 잘 알려진 소
립자의 파트너도 마찬가지로 움직일 것이다. 이들 소립자 가운데 가장 가벼운(가장 가벼운 초대
칭성의 파트너, 약자로 LSP라고 부른다)것만이 안정되고 오늘날의 우주에 다량으로 존재한다고
여겨지고 있다.
다른 초대칭성의 이론에서는 다른 소립자가 LSP라는 영예를 갖는다. LSP의 질량은 확실하게는
정해져 있지 않지만 양자의 질량의 몇 배-몇 기가 전자 볼트-에서 100배까지의 질량일 것이다.
그 가운데 가장 유력한 후보로 여겨지는 것은 포티노다. 이것은 전기적으로 중성의 소립자고, 포
톤과 짝인 페르미온의 파트너다. 포티노가 LSP로서 영구히 남는다.
포티노나 그라비티노(그라비톤과 짝인 초대칭 파트너), 그리고 액시온은 소립자 동물원의 식구
가운데서는 별난 존재로 보일지도 모른다. 확실히 그것들은 아직 눈에 띄진 않지만, 이론적으로는
당연히 그 존재를 기대할 수 있고 우리가 희망을 갖는 이론은 그것들 없이는 성립되지 않는다.
이들 이론에는 타당한 이유가 있다. 이들에 대한 이론은 소립자 세계의 설명으로서는 매우 자
주 생긴다. 만약 그것들이 성립되지 않는다고 하면 1980년대부터 해온 기초 물리학의 대부분의
진전은 의미를 갖지 못하는 결과가 된다. 이 이론에서는 암흑 물질의 역할을 담당할 후보는 달리
없다.
더욱 별난 소립자의 존재를 가정하는 이론도 몇 가지 있지만 '필연적'인 것은 아니다. 따라서
만약 그런 소립자가 우주에 존재하지 않는다고 밝혀져도 아무도 쇼크를 받지 않을 것이다. 쇼크
는커녕 대부분은 물리학자는 그것들을 고려하지 않아도 되기 때문에 안심할 것이다. 그러나 그렇
더라도 적어도 제 2, 제 3의 예상에 대해서는 언급해 두어야 할 것이다.
모노폴
전하에는 양전하와 음전하 두 종류가 있는데 서로 상대로부터 고립하여 존재한다. 음전하를 띤
전자가 그 일례다. 자기는 같은 세트의 방정식으로 함께 설명되며 전기와 매우 비슷하다.
자기에는 또한 남과 북 두 가지가 있다. 그러나 고립된 자기의 극은 절대로 생기지 않는다. 막
대 자석을 반으로 잘라 북극과 남극으로 나누려고 해도 각각 북극과 남극을 가진 작은 막대 자석
이 두 개 생길 뿐이다. 이러한 전기와 자기의 차이는 반세기 이상동안 수리 물리학자의 골칫거이
였다.
1931년에 양자 물리학의 창시자인 폴 디랙이 보통 양자 아론으로도 자기 모노폴의 존재가 가능
하다는 것을 증명했다. 존재는 필연적이진 않지만 방정식으로 그것을 금하는 것은 없다. 그리고
금지되지 않는 것은 반드시 생기는 것이 물리 법칙에서의 철칙인 것이다. 그러나 대체 어디에서,
언제 모노폴은 만들어지는 것일까?
1974년에 통일 이론의 표준 모델을 연구하던 각기 다른 연구 그룹이 똑같이 발견에 맞부딪혔
다. 이들 통일 이론에 의하면, 우주는 빅 뱅의 고에너지 상태로부터 현재의 상태로 냉각함에 따라
대칭성이 깨지고 자기 모노폴의 생성으로 끝내지 않으면 안 되는 결과가 된다. 이들 이론으로는
모노폴의 생성은 필연적인 것이다. 게다가 이론은 각각의 모노폴이 얼마 만큼의 질량을 갖는가에
대해서도 서술하고 있다. 그에 의하면 양자 질량의 1016배가 된다.
현재로서는 지구상의 실험으로 이처럼 무거운 입자를 만들어낼 방법은 없다. 일반적으로는 소
립자를 만드는 실험은 가속기를 이용한다. 그러면 E=mc2의 관계에서 에너지를 무거운 소립자로
바꿀 수가 있는 것이다. 그리고 잘하면 그것들이 다른 소립자로 붕괴하기 전에 잠시 추적할 수가
있다. 이러한 실험적 작업이 지금까지의 이론의 정당함을 확인하고 있다고 말할 수 있을 것이다.
모노폴은 안정된 입자이기 때문에 그것을 탐구하는 학자에게 있어서 붕괴는 문제가 아니다. 만
약 붕괴한다면 수류탄 한 개의 폭발에 필적할 마한 에너지를 방출한다. 그래서 이 정도의 에너지
를 한 쌍의 충돌하는 소립자로 응축할 수가 있다면 지상의 소립자 가속기의 조작으로 만들 수 있
을 것이다. 그러나 현재 가속기의 에너지는 1014배나 부족하다.
그러나 빅 뱅에서는 충분한 에너지가 있기 때문에 이론적으로는 자기 모노폴도 생겼을 것이라
고 기대된다. 각각은 매우 무겁기 때문에 그 수는 많지 않을 것이다. 더구나 자기 모노풀은 아직
지구상에서는 검출되지 않고 있고 자기 모노폴에 의해 생기는 우주적인 현상도 찾아볼 수 없다.
만약 그것들이 충분한 양만큼 존재한다면 찾을 수 있을 것이다.
다시 말해 만약 우주를 평탄하게 할 수 있을 정도의 충분한 모노폴이 있다면, 지구상의 어디서
나 축구장 정도의 면적을 매년 30개나 되는 모노폴이 통과할 것이다. 그것들은 또한 우리 은하계
전체에 미치고 있는 자장을 끊고 사라져 버릴 수도 있는 것이다.
만약 모노폴이 빅 뱅에서 만들어지는 것이라면 그것들이 발견되지 않는 것을 이론상의 수수께
끼라고 할 수 있다. 여러 가지 형태의 인플레이션 이론이 이 수수께끼를 푸는 열쇠를 제공한다.
이 이론에 의하면, 극히 초기에 작은 시공의 한쪽이 극적으로 팽창하여 우리가 알고 있는 것과
같은 우주의 모습을 만들었다고 한다.
이 인플레이션은 우리 우주의 일관성과 평탄성을 위해 가정된 것이지만 동시에 극적인 팽창 때
문에 우리가 보고 있는 우주의 영역에는 겨우 하나나 두 개의 모노폴밖에 존재하지 않는다고 하
는 결론에 까지 이끌어 간다.
통일 이론은 정당하고 자기 모노폴은 실제로 존재할지도 모른다. 그러나 보이는 우주 전체에
겨우 두, 세 개 정도 밖에 없다면 우리가 그 존재를 깨닫는 일은 없을 것이다. 모노폴이 우주에
더욱 풍부하게 있을 가능성은 아직 완전히 부정할 수는 없지만 열렬한 모노폴 신자조차도 그런
일은 있을 수 없다고 내심으로는 인정하고 있다.
쿼크 덩어리
꿈꾸는 이론가의 상상력이 생각해낸 것이 쿼크 덩어리이다. 이것은 1984년에 프린스턴 대학의
E. 위텐이 생각해 낸 것이다. 이것도 빅 뱅 중에는 일반적이었던 고에너지 상태에서 생긴다.
보통 바리온은 업(u)과 다운(d) 쿼크만으로 생긴다 이 이유 가운데 하나는 스트레인지(s) 쿼크
는 훨씬 무겁고, 오늘날에는 자연적인 과정에서는 간단하게 만들어낼 수는 없다는 것을 들 수 있
다. 그러나 빅 뱅에서는 충분한 에너지가 있고 그것이 스트레인지 쿼크로 변할 수 있었다.
위텐은 거의 같은 수의 u, d, s 쿼크에서 생긴 '쿼크 덩어리'는 안정되어 있다고 시사했다. 그는
빅 뱅에서 생긴 이 종류의 쿼크 덩어리가 0.01센티미터에서 10센티 범위의 반경을 갖고, 그것이
106에서 1018그램의 무게에 대응한다는 것을 증명했다. 그 덩어리들의 밀도는 중성자별 내부의 밀
도보다 높을 것이다.
만약 우주를 평탄하게 할 수 있을 만큼의 물질이 이러한 덩어리 형태로 우주 전체에 흩어져 있
다면, 지구가 공간을 움직임에 따라 1년 동안에 평균 106그램이 지구에 맞을 것이다. 이것에는 덩
어리 한 개의 무게에 대응해 한 개의 큰 덩어리가 그 지구의 수명 동안에 한 번만 지구에 맞는다
는 것에서부터 1,000개의 작은 덩어리가 매년 우리 위로 쏟아져 내리는 것까지 여러 가능성이 있
다.
물론 쿼크 덩어리가 예전에 지구에 맞았던 증거는 없고, 또 이러한 물체가 존재한다는 증거도
없다. 따라서 그것들은 암흑 물질의 후보로는 적당하진 않다. 이것은 불운한 일이다. 왜냐하면, 이
덩어리는 바리온 물질과 암흑 물질의 비율이 10 이상은 차이가 나지 않는 우주를 실현하기 때문
이다. 보통 밝은 바리온 물질과 덩어리와의 비율은 상당히 평등하다. 이 신비한 우연을 상당히 잘
설명할 수 있다.
그러나 유감스럽게도 위텐의 계산에 의하면 초기 우주의 에너지가 있는 뉴트리노가 이 쿼크 덩
어리를 파괴해 버린다. 다시 말해 약 1027그램 이상이 아니면 살아갈 수가 없다고 한다. 이처럼 행
성보다 무거운 덩어리라면 맨 처음에 어떻게 해서 생겼을까를 이상하게 생각할 수 있고 또한 그
것과 마주치는 것도 대단히 어려워진다.
우리는 쿼크 덩어리를 암흑 물질의 후보 리스트에서 아직 지우지는 않았지만 지금 단계에서는
그다지 기대할 수 있는 후보는 아닌 것 같다.
블랙 홀
과학에 대해서 거의 모르는 사람도 블랙 홀에 대해서는 들은 적이 있을 것이다. 그러나 오해를
피하기 위해 그 일반적인 특징을 대충 설명하고 나서 암흑 물질에 얽힌 화제로 들어가겠다.
때로 신문 머릿기사에 인용되는 블랙 홀의 종류는 별의 종말과 붕괴와 관련되어 있다. 중력은
물체를 결합시키고 별을 형성하는 모든 소립자를 별의 중심으로 끌어들인다. 별은 충분한 핵연료
를 갖고 있는 한 가벼운 원소를 무거운 원소로 바꾸면서 별의 중심부를 뜨겁게 유지하고 있다.
이 과정의 각 단계에서 극히 얼마 안 되는 질량의 부분이 에너지로 변한다. 이 결과로 생긴 열
이 중력에 대항하여 별이 수축하지 않도록 연결을 막고 있다. 그러나 핵연료를 완전히 다 사용하
면(이것은 별의 핵이 가장 안정된 원소인 철이 된다는 것을 의미한다) 이 방법으로는 에너지를
만들 수가 없게 된다.
한 가지 가능성으로서 별은 그 후 급속하게 붕괴하여 중력 에너지를 방출하기 때문에 1987A와
같은 초신성이 탄생한다고 여겨진다. 태양 질량보다 8배나 큰 질량을 가진 별이라면 그 종국에서
의 이러한 운명은 아마 피할 수 없을 것이다. 더욱 작은 질량의 별이라면 내부의 열원이 다 사용
되면 서서히 냉각하여 응축하기만 할 것이다.
그러나 이러한 별은 대체 어디까지 붕괴하는 것일까?
만약 별의 질량이 마지막에는 태양 또는 그 이하의 질량이 된다면 아무 문제가 없다. 별 안의
바리온은 별이 식어감에 따라 딱딱하게 굳는다. 그리고 지구 반경과 거의 같은 크기의 왜성이 된
다. 이것은 기본적으로는 거대한 철로 된 광석이라고 할 수 있다. 양자 역학의 힘으로 지탱되고
있기 때문에 붕괴는 하지 않는다.
그러나 종말을 맞이한 별의 질량이 조금 더 크다면, 중력은 이들 양자 역학의 힘을 능가할 수
가 있다. 전자는 중성자를 만들기 위해 양자와 어쩔 수 없이 결합한다. 그 결과 별 전체는 더욱
응축되고 중성자별이 된다.
이 질량은 태양보다 조금 큰 정도일지도 모른다. 그러나 크기는 기껏해야 10킬로미터, 지구에
있는 산정도의 높이다. 별 전체가 한 개의 '원자'핵이 된다. 되풀이하자면 중성자간에 작용하는 핵
력이 안쪽으로 잡아당기는 중력에 대항하여 붕괴하지 않는 것이다.
조금 더 질량이 커지면 어떤 힘으로도 붕괴를 멈출 수가 없다. 태양의 몇 배가 되는 질량을 가
진 차가운 물체는 수학적으로는 한 점인 특이점까지 완전히 붕괴하는 운명에 놓인다. 그 때문에
시공이 휘고 블랙 홀이 형성된다.
중력은 시공을 찌그러뜨린다. 그리고 밀도가 높은 물체 주위에서 중력은 강해지기 때문에 특정
한 질량을 가진 물체가 응축됨에 따라 시공은 갈수록 찌그러진다. 슈바르츠실트 반경이라는 영역
안에서 시공은 완전히 휘고, 홀 내의 시공 영역을 나머지 우주에서 떼어놓는다. 슈바르츠실트 반
경은 질량에 따라 변화한다. 질량이 작으면 작아지고, 무거운 물체에서는 커진다.
태양에 대한 슈바르츠실트 반경은 그 질량에서 3킬로미터가 되고 지구에 대한 것은 1센티미터
보다 조금 작아진다. 슈바르츠실트 반경을 가진 구면은 어떤 경계를 만든다. 거기서는 모든 것이
설사 빛이라 해도 빠져 나올 수 없다. 이 '슈바르츠실트 면'이 블랙 홀의 표면인 것이다.
내부의 특이점에서는 물리 법칙은 깨지고 거기서 무슨 일이 일어나는지는 전혀 밝혀지지 않고
있다. 블랙 홀 형성의 한가지 이점은 우리로부터 특이점을 덮어 감추고 물리 법칙을 초월한 지점
에 우리가 맞닥뜨리지 않게 하는 것이다.
이 시나리오는 태양과 거의 같은 질량을 갖는 블랙 홀, 즉 별의 질량을 가진 블랙 홀에 적용된
다. 태양을 1억 개 합친 정도의 질량을 가진 훨씬 큰 블랙 홀이 우주에 존재할 가능성도 있고 은
하 중심부로 가라앉아 그곳에 들어오는 것은 무엇이든지, 성간 가스 뿐 아니라 별 전체와 성단
조차 삼켜버린다. 슈바르츠실트 면에서는 어떤 것도 벗어나지 못하고 커다란 소용돌이를 일으키
면서 블랙 홀에 삼켜지는데 그때 다량의 에너지가 방출된다.
작은 천체 주위의 시공을 닫게 하기 때문에 시공은 강력한 중력에 의해 급격하게 휘어있다. 그
러나 무거운 천체 주위에서는 그보다 훨씬 큰 시공 영역이 휘고, 우주의 나머지 영역으로부터 닫
혀 내쫓긴다. 옥내의 트랙을 달리는 육상 선수는 옥외를 달릴 때보다도 좀더 급각도로 꺽지 않으
면 안 된다. 어떤 경우든 주자는 트랙을 달려서 갇힌(정해진) 길을 출발점까지 돌아오는 것을 같
지만 옥외 트랙은 좀더 크고 커브의 각도가 완만하다.
물질의 집단은 모두 시공을 일그러뜨리고 희박한 물체조차 충분한 양이 있으면 이론상은 공간
을 '닫게' 하는 것도 가능하다. 퀘이사의 심장부에서의 블랙 홀의 상은 휘어진 공간이며 그곳에서
는 중력 때문에 물질은 존재할 수 없다는 것이다. 그러나 실제로 이러한 블랙 홀은 지구상의 물
과 같은 정도의 밀도로 태양의 수천 배나 되는 질량을 가진 물질에서 만들 수가 있다. 퀘이사 심
장부의 밀도는 우리가 호흡하는 공기 전도다, 블랙 홀 내의 밀도는 큰 블랙 홀이 됨에 따라 점점
엷어진다.
사실, 만약 우주 공간의 일그러짐이 공간을 '닫게' 할 정도라면('평탄성'에 필요로 하는 것보다
조금 더 큰 밀도) 와야 할 붕괴는 블랙 홀의 형성과 비슷하다. 그러나 우리가 그 안에 있지 않은
경우의 이야기다.
이처럼 우주의 시공을 휘게 하는 농축된 물질 자신이 우주의 여기저기에 흩어져 있는 훨씬 작
은 블랙 홀에 갇혀 버리는 결과가 되어 버리는, 너무나 아이러니칼한 일이다.
별의 질량을 가진 블랙 홀, 혹은 퀘이사의 블랙 홀에서조차 우주의 물질을 설명하는 경우는 바
리온 물질로 헤아린다. 그러나 이러한 홀 내부에 있는 물질의 종류를 분류하는 일은 불가능하다.
중요한 것은 이러한 홀은 빅 뱅 이후에 생겼기 때문에 그곳으로 빨려들어 간 물질은 현재 우리
가 우주에서 보고 있는 것과 같다고 하는 점이다.
별의 질량을 가진 블랙 홀은 별과 같은 물질, 즉 바리온에서 생긴다. 초대질량의 블랙 홀도 역
시 별이나 가스 형태의, 주로 바리온을 삼켜서 생긴다. 그러나 또 하나의 다른 블랙 홀을 생각할
수 있다.
이론상으로는 어떤 물질이라도 강력한 중력장을 만들 만한 작은 공간으로 응축되면 주위의 시
공을 닫고 블랙 홀이 된다. 우주에서의 구조를 보면 우리의 태양보다 훨씬 작은 물체를 그런 작
은 공간에 응축할 수 있었던 예는 없다. 물체의 질량이 작으면 작을수록 블랙 홀이 되기가 점점
곤란해진다. 다시 말해 질량이 크면 블랙 홀로는 간단하게 될 수 있다. 그러나 빅 뱅을 거슬러 올
라가면 무슨 일이 일어나도 이상하지 않을 정도로 충분한 에너지가 있었다고 말할 수 있을 것이
다.
전 우주가 원자핵, 또는 중성자별의 내부보다 고밀도였던 극히 초기 시대의 흔들림의 화석으로
서 '미니 홀'이 존재할 수 있을 지도 모른다. 그 탄생은 불덩이의 에너지가 바리온의 형태가 아니
고 초고온의 복사 형태였던 무렵이라고 생각된다.
따라서 미니 홀은 바리온 물질로는 셀 수 없지만 우주를 닫는 데 필요한 질량을 제공할 가능성
은 있다. 우주에서 미니 홀이 발견될지도 모른다고 생각하던 시기도 있었지만 그 흔적은 검출되
지 않았기 때문에 암흑 물질의 후보로서의 지위를 잃은 것처럼 보인다. 현재 발견되지 않았지만
어쩌면 미니 홀은 우주의 어딘가에 숨어 있을 것이다.
블랙 홀은 폭발할까
케임브리지 대학의 스티븐 호킹은, 1970년대에 일련의 계산을 하면서 미니 홀의 움직임을 연구
했다. 그의 '작은 블랙 홀은 블랙 홀이 아니다'라는 구절은 유명해졌다.
그는 블랙 홀이 수축하면서 에너지를 방출할 수 있다는 것을 증명했다. 이 호킹 효과는 물리의
세 가지 기본 개념에 관계가 있기 때문에 매우 흥미롭다. 또한 중력이 관계하기 때문에 일반 상
대성 이론에 있어서도 재미있다. 호킹에 의하면, 각 블랙 홀이 특정한 온도를 갖고 있기 때문에
열역학에도 관계한다. 그리고 양자 역학이 홀이 소멸하는 메커니즘을 푸는 데 사용된다.
블랙 홀의 가장자리에서 만들어진 소립자의 '가상적인 짝'이라는 개념이 이 효과를 생각하는 데
는 간단하다. 이 홀에서 멀리 떨어진, 보통의 평탄한 시공의 진공 안에서도 이러한 소립자의 짝은
끊임없이 나타났다가 사라지곤 한다. 예를 들면, 정자와 양전자가 진공에서 나타나 거의 순간적으
로 다시 소멸한다(대칭성의 이유로, 물질-반물질의 짝이어야 한다.)
이것은 단시간이라면 에너지를 보존하지 않는다는 불확정성 관계의 개념과 관련이 있다. 가상
적인 소립자의 이 기묘한 춤은 양자 역학의 필요조건으로 되어 있다. 마치 이상한 나라의 앨리스
처럼 들리겠지만 실제로 가상적인 소립자의 존재는 가까운 전기력의 작용 방식을 상세히 설명하
는 데도 도움이 되고 있다.
평탄한 시공에서 가상의 짝은 눈깜짝할 사이보다도 훨씬 빨리, 약 10-9초 동안 나타났다가 사라
진다. 그러나 블랙 홀 부근에서는 사정이 달라진다. 입자의 쌍이 발생한 순간에 한쪽은 홀의 강력
한 중력장에 잡혀서 한쪽으로 떨어지고 다시 볼 수 없게 된다. 쌍의 두 번째 소립자는 바깥쪽으
로 돌진한다. 새로운 소립자의 질량 에너지는 홀 자신의 질량 에너지에서 공급된다. 중력 에너지
는 일그러진 시공 영역 안에서 질량으로 바뀌는 것이다. 입자는 46시간 내내 블랙 홀 표면에서
끓다가 증발하고 홀 자신은 작아진다.
큰 홀에서는 물질을 삼키는 속도가 질량을 잃는 속도보다 훨씬 더 빠르기 때문에 이 효과는 전
혀 문제가 되지 않는다. 그러나 작은 블랙 홀은 증발함에 따라 급속하게 응축된다. 이 일방적인
과정은 블랙 홀이 감마선의 강한 복사를 내고 사라질 때까지 계속 되는 것이다.
그러나 중력을 포함한 양자 효과가 이 과정을 도중에서 중지시키고 두 개의 '금지된 영역'이 만
나는 점에서 블랙 홀이 증발은 멈추는 일도 있을 수 있다. 이로써 중심의 특이점이 사람 눈에 드
러나는 사태는 피할 수 있다. 또한 남을 홀의 질량은 겨우 10-5그램 정도일 것이다.
작은 블랙 홀일수록 이 폭발은 빨리 일어날 것이다. 질량이 약 1015그램(1입방킬로미터의 바위
무게에 해당하는데 크기는 양자 1개 분에 지나지 않는)의 미니 홀이 빅 뱅에서 만들어지고 빅 뱅
후 150억 년이 경과한 지금, 이러한 폭발을 하고 있을 가능성이 있다.
그러나 관측으로는 하늘로부터의 감마선의 배경 복사는 매우 낮기 때문에 이러한 홀의 극히 조
금밖에 현재는 증발하지 않는 것 같다. 또한 우주의 시작부터 현재에 이르기까지 폭발한 것은 극
히 소수로, 비교적 가벼운 홀뿐이었을 것으로 여겨진다.
폭발의 최종 단계에서의 성질은 고 에너지에서의 소립자의 성질, 즉 다른 종류의 소립자가 얼
마나 많이 존재하는가에 의해 정해진다. 만약 이 수가 크면 팽창하는 불덩이를 만들어내고 그곳
에서 이들 많은 소립자가 붕괴하고 최종적으로는 전자와 양전자가 된다. 불덩이는 주위 공간의
파장에 영향을 주고 그 에너지를 전자파로 바꾼다.
전파 망원경은 감마선 검출기보다 훨씬 감도가 좋기 때문에 안드로메다 은하와 같이 먼 곳에서
생긴, 이러한 양자 한 개보다 작은 것의 폭발을 검출하는 일이 가능하다. 또한 미니 홀은 우주의
밀도에나 감마선 배경에나 거의 공헌하지 않을 정도로 성글게 존재하지만 눈에 띌 가능성을 있
다.
더욱 작은 블랙 홀
처음의 질량이 109그램 정도인, 아주 작은 홀도 역시 다른 역할을 한다. 이러한 질량이 작은 홀
은 더욱 뜨겁고 더욱 무거운 소립자를 만들어낼 것이다. 질량이 1015그램 정도의 홀이 전자만을
만드는 데 비해, 질량이 작은 홀은 바리온도 만들 수 있기 때문에 우주의 헬륨과 중수소의 양을
바꿀지도 모른다. 그러나 이것은 오래 된 별의 원소를 측정하면 알 수 있을 것이다. 따라서 더욱
무거운, 증발하지 않고 남아 있는 블랙 홀이 암흑 물질에 기여하고 있을 가능성이 남는다.
그것들은 얼핏 보기에 암흑 물질의 후보로서 부적당하게 보인다. 왜냐하면 작은 미니 홀을 만
들지 않고, 이러한 큰 미니 홀만을 만들 수 있도록 최초의 상황이 정확하게 '조정'되어 있지 않으
면 안 되기 때문이다. 게다가 이러한 홀이 태어날 만큼 충분히 굴곡이 나 있어야 한다.
더구나 관측 결과 우주는 한결같다고 밝혀졌다. 큰 규모에서 지나치게 굴곡이 나있어도 안 되
는 것이다. 따라서 미니 블랙 홀도 쿼크 덩어리와 마찬가지로 역시 기대는 할 수 없다.
암흑 물질 후보들
차가운 암흑 물질(CDM) 후보는 부족하지 않다. 지금까지 우리가 살펴온 추측은 단순한 공상의
산물이 아니고 어엿한 근거가 있다는 점을 강조해두고 싶다.
우주가 차가운 암흑 물질에 의해 중력적으로 지배되고 있는 모델의 성공이 그렇다. 또한 은하
의 질량이나 공간에서의 그 분포 방식까지를 포함하여 많은 은하의 특징의 예언이 들어맞았다는
것도 성공 안에 포함될 것이다.
이들 성공은 지배적인 CDM 입자의 정체에 관계없이 적용된다. CDM 입자는 지금까지 설명해
온 후보 가운데 있을 수도 있고 그 가운데 두 종류, 혹은 그 이상이 대량으로 존재하고 있을지도
모른다. 또한 어쩌면 그 수수께끼를 푸는 옳은 해답을 우리가 찾아내지 못했을 뿐 전혀 다른 것
일지도 모른다.
현재 후보라고 생각되는 것 가운데서는 액시온 혹은 포티노가 가장 유력하다. 액시온은 천문학
의 필요 조건에 맞아떨어지고 또한 소립자 물리학의 표준 모델이 따르는 실제 문제까지 해결한
다. 그것은 강한 상호 작용의 대칭성을 보존하게 한다. 포티노, 혹은 뭔가 다른 초대칭성 소립자
(일반적으로 '이노'가 붙는다)도 마찬가지로 가능성이 있다. 전세계 물리학자 가운데 몇 그룹이 이
러한 소립자를 찾아내려고 실험을 계획하고 있다(제 5장 참조).
액시온과 포티노 둘 다, 더 이상 검토할 게 없다면 뜨거운 소립자(질량 약 20전자 볼트의 뉴트
리노)를 택한 천체 형성의 이론으로 변경하는 것이 소립자 물리학자가 천문학 관측 결과에 맞도
록 소립자의 이론을 바꾸는 것보다도 훨씬 간편할 것이다.
뉴트리노 시나리오의 큰 장점도 잊어서는 안 된다. 그것은 소립자가 실제로 존재함이 이미 밝
혀져 있는 것이다. 더욱 좋은 점으로는 뉴트리노에는 세 종류가 있다. 20전자 볼트나 되는 높은
질량을 가진 전자 뉴트리노는 지금으로서는 가능성이 없을 것 같지만 뮤와 타우 뉴트리노는 아직
그 가능성에서 제외할 수는 없다.
그 밖의 후보는 복병이다. 모노폴, 쿼크 덩어리, 미니 홀은 발상으로서는 훌륭하다. 그러나 희망
적 관측으로 스스로를 속이고 싶지 않다면 그것들은 열외라고 인정하지 않을 수 없을 것이다.
이상을 제외하면 이 장에서는 별로 주의를 기울여 오지 않았던 물질, 바리온이 남는다. 빅 뱅의
표준 모델에서는 바리온은 약 10배 정도 임계 밀도에는 도달하지 않는다. 만약 최초 몇 분 동안
의 물리적 조건이 표준 이론과 다르다면 우주를 평탄하게 하기에 충분한 바리온이 존재했을 가능
성도 열린다. 그리고 헬륨과 중수소가 관측 결과와 일치하는 비율로 나타날 가능성도 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밝은 별과 은하는 임계 밀도의 1퍼센트 밖에 제공하지 않고 있고 표준 모델
안에서조차 빛나는 별이 우주에서는 반드시 바리온 물질의 주된 모습이 아니라는 결과가 된다.
태양의 100만 배의 질량을 가진 거대한 블랙 홀은 어떨까? 우연히 은하의 중심과 만나 물질을
삼키고 에너지를 토해내는 것은 안 되겠지만 그런 장소에 없으면 된다. 공간을 떠돌면서도 보이
지 않는 듯한 어두운 별이나 행성 같은 천체는 어떨까?
엉뚱한 것에 몰두하기 전에 우리는 우선 자신들이 살고 있는 것과 같은 은하계 주위에 어두운
바리온 물질이 얼마나 있는가를 조사해야 할 것이다. 그리고 은하와 은하단의 규모에서는 비바리
온 물질이 어디에 나타나는가도 동시에 조사할 필요가 있을 것이다.
제 5장 우연은 계속 쌓인다.
암흑 물질이 존재하는 곳
은하에는 눈에 보이는 것 외에 물질이 존재한다는 것이 밝혀졌다. 천체 물리학자는 은하의 회
전 방식에서 그것을 배우고 있다. 얼핏 가치가 없을 것 같아 보이는 파장의 이동은 별이나 가스
가 원반 은하의 각 부분을 얼마나 빨리 움직이고 있는가를 우리에게 가르쳐 준다.
은하의 중심을 도는 별의 움직임은 태양을 도는 행성의 움직임과 비슷하고, 중심에서 멀리 있
는 행성(별)의 움직임은 더디고, 궤도를 도는 데 걸리는 시간도 길다고 생각하면 된다. 이것은 천
문학자가 측정을 시작했을 때 기대하던 것이다. 그러나 측정결과는 그들을 놀라게 했다.
우리 태양계에서는 태양에 가장 가까운 행성인 수성은 궤도를 88일에 돈다. 지구의 1년은 365
일이 조금 넘는다. 멀리 있는 거대한 행성군은 태양의 주위를 일주하는 데 몇 십 년이나 걸린다.
이런 것들은 레코드 같은 회전판과는 회전 방식이 전혀 다르다. 레코드는 원반 전체가 고체로서
회전하기 때문에 바깥쪽 가장자리의 점이 일주하는 데 걸리는 시간은 원반 위를 다른 점이 일주
하는데 걸리는 시간과 똑같다.
태양계에서는 바깥쪽 행성이 그 궤도를 도는 시간은 그저 길기만 한 게 아니라 안쪽의 행성보
다도 속도가 실제로 느리다. 운동의 속도는 태양으로부터의 거리의 제곱근에 반비례하며 줄어간
다.
원반 은하에서도 중심에서 멀리 떨어진 별은 그 궤도를 도는데 긴 시간이 걸린다. 그러나 행성
이 태양 주위를 도는 방식과는 결정적으로 차이가 있다. 은하에서는 중심에서는 떨어져 있을지라
도 별의 속도가 떨어지는 일은 없다. 별은 그 장소가 어디든 관계도 별의 속도가 떨어지는 일은
없다. 별은 그 장소가 어디든 관계없이 같은 속도로 돈다. 은하의 중심으로부터의 거리에 무관계
한 것이다. 궤도가 길어지면 물론 일주하는 시간은 늘어나지만.
게다가 이 '법칙'은 밝게 빛나는 원반의 범위를 훨씬 벗어난 바깥쪽 장소에서도 별이나 가스에
도 영향을 미치지 않는다. 전파 천문학의 기술로 관측된 바깥쪽 가스는 안쪽의 가스보다 많은 밀
질의 중력을 '느끼고' 있다.
이 여분의 물질이 바로 암흑 물질이다. 이 증거는 우리 은하계에서조차 밝은 별의 10배나 암흑
물질이 있을 가능성을 나타내고 있다. 이 암흑 물질과 은하의 밝은 물질과의 작용이 또 하나의
우주의 신비한 우연의 예가 될 것이다.
만약 은하가 우리 눈에 보이는 밝은 물질만으로 되어 있다면 바깥쪽 부분은 안쪽 영역보다도
서서히 회전할 것이다. 다크 헤일로의 존재는 은하의 형태에 영향을 주기 때문에 눈에 보이는 효
과를 낳는다. 암흑 물질은 밝은 은하의 바깥쪽 부분이 같은 속도로 회전할 수 있도록 한다. 이러
한 예기치 못할 우연은 우리에게 근원적인 뭔가를 이야기해주고 있음에 틀림없다.
실제로 이 모습은 은하가 어떻게 해서 탄생했는가를 우리에게 가르쳐주는 것처럼 보인다. 은하
형성 이론은 원반 은하가 회전하고 있는 이유를 설명하지 않으면 안 된다. 회전하고 있는 물체는
안쪽으로 수축할 때, 보다 빨리 돈다.
따라서 회전은 빅 뱅에서 '만들어'진 것은 아니다. 회전은 아마 옆에 있는 원시 은하 사이에서
의 조척력에 의한 상호작용을 통해 얻어지고, 그 후에는 보존하고 있을 것이다.
다시 말해 두 개의 은하가 서로 끌어당기는 중력으로 서로에게 똑같이 그리고 정반대의 회전을
주었을 것이라고 여겨진다. 그러나 이렇게 해서 얻어진 회전은 중력과의 균형을 잡는 데 필요한
원심력의 10분의 1에 지나지 않는다는 것을 간단한 계산으로 알 수 있다.
그러나 만약 회전하는 가스 구름이 중력 웅덩이 중심 방향으로 내려앉기 시작한다면 가스 구름
은 소용돌이를 일으키며 최초의 헤일로의 10분의 1의 반경을 갖는 원심력으로 지탱된 안정된 원
반의 형태를 만들 것이다. 가스는 전질량의 약 10분의 1을 차지하기 때문에(나머지는 다크 헤일
로) 원반은 결국 웅덩이 안쪽 부분에서 그 자신의 질량에 의해 중력이 지배적으로 된다. 밝은 물
질의 중력이 지배하는 안쪽 영역의 회전 속도가 헤일로의 암흑 물질이 주된 중력을 제공하는 바
깥쪽 부분의 회전 속도에 순조롭게 이어진다는 점을 설명하는 데도 암흑 물질과 가스의 비율이
중요한 역할을 한다. 이것도 다름 아닌 신비한 우연일 것이다.
타원 은하도 다크 헤일로를 갖고 있다. 여기에는 또 다른 증거가 있다. 이러한 은하에 중력적으
로 속박되어 있는 가스는 X선을 낼 정도로 뜨거워진다. 타원 은하 내와 주위의 다른 영역으로부
터의 X선 복사의 세기와 스펙트럼은 먼 곳까지 퍼지는 중력장의 성질을 밝혀주고 있다.
이렇게 하여 거대한 타원 은하는 원반 은하 주위의 헤일로보다 무거울 가능성도 보이고 있다.
타원 은하는 거의 회전하지 않기 때문에 회전 테스트는 여기서는 전혀 도움이 되지 않는다. 그러
나 타원 은하의 어떤 것은 약 한 물질의 껍질로 감싸여 있다. 이 껍질은 완전히 붕괴한, 현재는
타원 은하에 삼켜지고 있는 동료 은하의 별에서 생기고 있다고 여겨지고 있다. 중심의 은하를 싸
고도는 이들 껍질의 형태는 삼켜진 물질의 양과 그 분포 방식에 따르고 있으며 밝고 눈에 보이는
물질의 10배 이상의 질량을 갖고 있는 게 아닐까 하는 X선 관측으로의 추정을 뒷받침하고 있다.
은하의 이중계에서의 각각의 은하의 움직임의 관측 결과도 이들 추정의 타당성을 증명한다. 은
하단 내에서 암흑 물질은 조척력에 의해 개개의 은하로부터 끌려나와 은하단 전체에 가득 찬다.
이처럼 중력을 만드는 질량의 90퍼센트는 암흑 물질이라고 하는 추정에 반하는 증거는 없고 거
꾸로 그것을 지지할 증거는 많이 있다. 암흑 물질의 우리의 은하계와 다른 은하도 함께 지배하고
있다는 사실에 의심이 끼어들 여지는 없다고 할 수 있다. 그렇다면 암흑 물질이란 대체 무엇일
까? 이것이 주된 문제가 될 것이다.
흐릿한 왜성
밝은 물질은 우주를 평탄하게 하는 데 필요한 밀도의 약 1퍼센트를 차지할 뿐이다. 빅 뱅의 원
소 합성의 계산으로는 우주를 평탄하게 하기 위해 필요한 질량의 10퍼센트 내지 20퍼센트까지 바
리온의 형태로 있어도 된다는 것이 밝혀지고 있다. 따라서 비록 평탄하게 하는 일에는 이방인인
소립자가 필요하다 할지라도 우리 은하계에 암흑의 바리온 물질이 존재할 여지는 많이 있다.
'계란 프라이'의 '흰자 부분'처럼 우리의 은하계와 비슷한 흐릿하게 밝은 원반 은하에도 암흑 물
질이 존재할 가능성이 있다. 별의 움직임을 조사함으로써 어떤 여분의 질량이 중력에 영향을 미
치고 있다는 것을 알 수 있다. 별은 원반면에 굳게 묶여서 그 평면에서는 그다지 떨어진 수가 없
다. 은하의 원반에 암흑 물질이 얼마나 있을지는 확실치 않지만 우리가 눈으로 보는 별의 두 배
정도의 암흑 물질은 있을지도 모른다.
은하계의 원반에는 지구에서 망원경의 도움을 빌려서도 확실히 보이지 않을 정도로 어둑한 별
이 많이 있을지도 모른다. 이러한 별은 '갈색 왜성(brown dwarf star)'으로서 알려져 있다.
최초로 갈색 왜성이라고 확인된 별은 1987년 말에 발견되었다. 캘리포니아 대학 로스엔젤레스
분교의 벤자민 주커맨과 하와이 대학의 에릭 베클린은 적외선 관측 기술을 사용하여 알려져 있는
백색 왜성 주위를 도는 갈색 왜성의 복사인 희미한 빛을 찾아냈다.
대부분의 별은 이중성계에 있기 때문에 알려진 별의 상대인 또 하나의 별을 찾는 것을 이치에
맞는다. 그러나 태양 같은 밝은 별은 보통 별쪽에서 갈색 왜성을 찾아봐야 소용이 없다. 갈색 왜
성을 보는데 필요한 검축기는 밝은 별에서의 빛으로 현혹되기 때문이다. 따라서 갈색 왜성을 보
기에 좋은 장소는 어둑한 별 옆인 것이다.
우리에게서 45광년 떨어진 Giclas 29-38로 알려진 백색 왜성이, 부근의 갈색 왜성으로부터라고
여겨지는 적외선 복사의 원천이라는 것을 알았다. 표면의 온도가 섭씨 약 1,200도이고, 목성보다
약간 큰 별(거기다 무게는 약 60배)은 예상했던 대로의 것이었다.
Giclas 29-38로부터의 적외선 복사에 대해서는 다른 방법으로도 설명이 될지도 모른다. 가장 대
담한 추측은 우리가 보고 있는 것은 행성 표면 전체를 덮을 정도로 성장한 문명으로부터의 열의
쓰레기장임에 다름 아니라는 것이다. 유감스럽게도 이것은 별로 가능성이 없다.
백색 왜성이 되기까지의 별의 진화 과정에서 별은 적색의 거대한 별로 부풀어올라 살기에 적당
한 행성을 삼켜 버리고 그후 안쪽으로 수축한다. 이것은 발달한 문명의 진화에 도움이 될만한 조
건이라고 할 수 없다.
백색 왜성을 감싸는 먼지 구름이 적외선 복사의 원인이 될 가능성도 있다. 지금으로서는 갈색
왜성에 의한 해석이 가장 타당한 것처럼 여겨진다. 더욱 많은 갈색 왜성이 발견되고 이 가성이
증명되면 훌륭할 것이다.
이에 유리한 증거는 이미 나타나고 있다. 스미스소니언 천문 물리학 관측소의 데이비드 라잠이
1988년 8월에 메릴랜드 주의 발트모아에서 개최된 국제천문학연합회의에서 바로 이러한 증거를
제시했다. 뜨거운 흥분은 또한 식는 것도 빠르므로 이 책에서는 최근의 화제를 거론할 뿐이라는
태도를 취해왔지만 이것은 근거가 확실하고 설명할 가치가 있을 것이다.
흐릿한 별을 관측하던 중, 라잠과 그의 동료는 HD114762를 발견한다. 그 스펙트럼은 84일 이상
이나, 1초에 0.5킬로미터의 속도에 상당하는 범위에서 도플러 이동을 보이고 있다. 그것은 별이
그 회전 궤도에서 적어도 목성의 10배는 무거운 상대 별로 끌러 당겨지기 때문이라고 해석하는
것이 가장 적절하다. 이 궤도는 태양 주위를 88일 걸려서 도는 목성의 궤도보다 수성의 궤도와
비슷하다.
상대 별의 정확한 질량은 그 궤도를 우리가 어떤 방향에서 보고 있는가에 달려 있다. 다시 말
해 만약 그것을 옆에서 보고 있는 거라면 질량은 목성의 10배가 될 것이고 그 계를 정면을 향해
보고 있는 거라면 상대 별은 훨씬 커서, 작은 항성으로 분류되는 것은 확실할 것이다.
목성보다 10배 무거운 것을 별이라고 봐야 할지 행성으로 봐야 할지가 논의의 표적이 되기 시
작한다. 우리는 그것을 갈색 왜성이라고 부르고 있지만 개중에는 다른 행성계의 최초의 발견이라
고 하여 큰 의미를 부여하는 사람도 있다.
갈색 왜성은 태양 같은 항성과 목성 같은 큰 행성의 중간 천체로서, 그 자체로 흥미롭다. 목성
의 직경은 지구 직경보다 11배나 크고, 그 질량은 우리의 행성 질량보다 318배나 크다. 그래봐야
태양 질량의 0.1퍼센트 밖에 되지 않는다.
목성보다 10배 이상이나 무거운 가스 덩어리도, 그것을 별로 바꾸는 핵융합을 일으킬 정도로는
뜨거워지지 않는다. 태양 질량의 8퍼센트를 갖는 것을 잘 '탄다'. 태양 질량의 1∼8퍼센트의 무게
를 가진 갈색 왜성은 불이 붙은 무렵에 조용히 사라진다.
단독으로 떠도는 것까지 포함하여 갈색 왜성이 많이 있으면 우리의 원반 은하계 질량의 상당
부분을 차지하는 것은 확실할 것이다. 이 원반 물질 가운데는 갈색 왜성으로도 되지 않을 정도로
질량이 적은, 더욱 작은 천체가 있을지도 모른다.
그것들은 태양계의 거대한 행성과 비슷한, 차가운 가스 덩어리인 목성 같은 것일지도 모른다.
그리고 어떤 것은 화려하게 빛나면서 태양계 안쪽 영역을 때때로 통과하는 혜성처럼 더욱 단명일
지도 모른다.
그것들이 원래 어디에 있었는지는 아직 분명히 밝혀져 있지 않지만 공간의 안쪽 깊숙이 적어도
원반 바깥에서 온 것임에는 틀림없다. 왜냐하면, 원반 질량은 은하 질량의 절반 이하이기 때문이
다.
블랙 홀이라는 짐승
은하 헤일로 물질의 성질은 옛날부터 천문학의 수수께끼이다. 이것은 가장 최초의 별은 어느
것일까 하는 의문과 관계가 있을지도 모른다. 지금까지 관측되고 있는 모든 별은 적어도 수소와
헬륨보다 무거운 원소를 갖고 있다. 거칠게 말해서 천문학자는 수소와 헬륨보다 무거운 원소를
갖고 있다.
거칠게 말해서 천문학자는 수소와 헬륨 이외의 것은 모두 '금속'원소라고 부르고 있다. 금속은
별의 내부에서만 만들어지고 그 후, 초신성의 폭발에 의해 은하계 전체에 뿌려진다. 최초의 별은
금속을 모두 포함하고 있지는 않았을 것이다. 설사 그것들이 별의 안쪽 깊은 내부에서 금속을 만
들었다 할지라도 별의 표면층은 금속의 흔적을 나타내지 않을 것이다.
초신성의 폭발 잔존물이 흩어져 있는 가스 구름이나 먼지에서 생긴 나중 세대의 별만이 그 스
펙트럼에 흔적을 나타낼 것이다. 그러나 금속을 전혀 함유하지 않은 별은 아직 발견되지 않고 있
다.
역사적 이유에서 우리 은하계의 원반의 멤버인 태양 같은 별을 천체학자는 '종족 Ⅰ'(POP. Ⅰ)
이라고 부른다. 이들은 대부분의 금속을 포함하는 젊은 별이다. 좀더 오래된 별은 은하계의 헤일
로 안을 움직이는 전형적인 구상 성단에 있는데, 그것은 '종족 Ⅱ'로 불린다. 그것들은 약간의 금
속 흔적만을 보이고 있다.
따라서 원래부터 어떤 은하의 바리온 물질에서 생긴, 금속을 전혀 포함하지 않은 별은 아직 하
나도 발견되지 않고 있지만 '종족 Ⅲ'이라는 이름으로 불린다. 종족 Ⅲ에 속하는 많은 별은 물론
그 일생을 마치고 폭발한다.
우리 몸의 대부분은 별의 내부에서 만들어진 '금속'으로 생겨났다. 최초의 별은 금세 사라져 가
고 금세 잊혀져버렸다. 그러나 우리의 태양의 약 80퍼센트 이하의 질량으로 태어난 보통 별은 지
금도 핵연료를 조금씩 계속 태우고 있기 때문에 금속의 결핍을 보이고 있는 것이다.
그러나 현상이 그렇지 않다는 것은 최초에 탄생한 별은 눈 깜짝 할 사이에 폭발하는 무거운 별
뿐이고 원소의 환경을 퐁요롭게 하면서 시계에서 사라져갔을 것임이 틀림없다는 것이다. 그러나
그것들이 남긴 것은 대체 무엇이었을가?
그 명확한 답이 블랙 홀이다. 종족 Ⅲ 별은 태양의 100만 배까지의 질량을 갖고 있었을 가능성
이 있다. 태양 100개 이상이나 되는 무거운 별은 초신성 폭발은 하지 않는다. 핵연료 별로서의 짧
은 일생을 마치자마자 이들 물체는 붕괴하여 블랙 홀이 될 것이 틀림없다.
백 뱅 후, 바리온 물질에서 생긴 이들 블랙 홀들은 앞 장에서 설명한 작은 질량을 가질 수 있
었던 원시적인 홀과는 전혀 다른 것이다. 블랙 홀이라고 하면 과격한 활동을 하는 큰 소용돌이라
는 일반적인 이미지가 있지만 반대로 이들은 헤일로 안을 전혀 눈에 띄는 일 없이 다수 떠돌고
있을지도 모른다.
블랙 홀을 그곳으로 빠져드는 물질이 있을 때, 즉 블랙 홀에 삼켜지는 것이 있을 때만 눈에 띄
는 존재가 된다. 한 개만 떨어진 곳에 있는 블랙 홀의 발견은 매우 곤란하다. 에너지를 전혀 내지
않기 때문이다. 폭발하는 미니 블랙 홀은 예외지만 종족 Ⅲ 별에서 생기는 것이 미니 홀이 아니
라는 것은 확실하다. 이것은 중력의 영향에 의해서만 발견이 가능하다. 제 8장에서 거론하겠지만
이 발견은 어렵다.
그러나 전혀 불가능하다는 건 아니다. 블랙 홀이 뭔가 삼키는 것을 발견했을 경우, 그 모습을
눈으로 볼 수가 있다. 가스 구름과 먼지 안을 통과하면 블랙 홀은 물질을 빨아들인다. 또한 낙하
하는 가스는 슈바르츠실트 면을 향함에 따라 주위에 겹겹이 쌓여 갈 것이다. 이 쌓인 가스 위에
떨어지는 물질이 많을수록 가스는 뜨거워지고 계 전체가 에너지를 방출할 것이다.
유감스럽게도 이러한 구조에서 블랙 홀이 어떤 종류의 에너지를 복사하는지는 정확히 알아내지
못하고 있다. 또한 어떠한 검출기로 '사인'을 찾으면 좋을지도 모른다.
그러나 매우 무거운 블랙 홀은 가스 안에 돌입했을 때 커다란 폭발은 일으키기 때문에 다음과
같이 생각해도 될 것이다. 즉 이러한 폭발 현상을 본 사람이 없기 때문에 우리 은하계의 헤일로
에는 태양의 100만 개분 이상의 질량을 가진 블랙 홀은 존재하지 않는다고 말이다.
은하계가 아직 젊었을 때 형성된, 태양보다 무거운 별은 이미 죽었다. 암흑 물질의 후보로서 적
합한 것은 매우 무거운 별(태양 100개분 이상)이 붕괴한 잔존물이다. 중간 질량의 별은 붕괴에 의
해서라기보다 오히려 초신성으로서 죽는다. 만약 그것들이 많이 있다면 탄소, 질소, 산소를 포함
하여, 현재의 별이나 가스 구름 내에서 볼 수 있는 것보다 훨씬 많은 원소를 남기게 되기 때문이
다. 또 한쪽 극의 가능성은 헤일로 물질이 갈색 왜성이나 목성 모양 천체로 구성되어 있는 경우
다.
저질량의 별이 헤일로 내에서 만들어지지 못할 이유는 없다. 그것들은 너무나 미약하게 빛을
내고 있기 때문에 발견하기가 어려울 뿐이다. 그러나 은하계가 젊었을 때 이러한 천체가 탄생했
다고 생각해도 될 근거가 있는 걸까?
은하계나 다른 각각의 은하가 아니라 은하단 안쪽으로 흘러드는 것이 확인되고 있는 이 뜨거운
가스를 조사하면 확실한 증명을 얻을 수 있을지도 모른다.
바리온은 차가울지도 모른다.
만약 헤일로의 암흑 물질이 주로 저질량 별의 형태를 하고 있다면, 태양과 같은 별을 만드는
일없이 바리온 가스를 이러한 천체로만 바꾸는 뭔가 특별한 일이 일어났을 것임이 틀림없다.
우리가 알고 있는 사실은 오늘날의 은하계에서는 이러한 구조는 생기지 않는다는 것이다. 오리
온 성운 등의 별이 탄생하는 영역을 보면 주로 저질량의 별이 생긴다고 할 증거를 발견할 수 없
다. 만약 헤일로에 있는 갈색 왜성이 다수 존재한다면 오늘날 탄생하는 별과는 다른 방법으로 만
들어졌을 천체, 이른바 '특수한 창조물'임에 틀림없다. 물론 그것을 부정할 만한 근거는 없다. 이
들 별이 만들어진 당시의 은하계는 오늘날과는 매우 달랐기 때문이다. 이 때문에 은하단 가스와
의 관계가 나오는 것이다.
많은 은하단은 X선 복사를 낸다. 이들 X선은 별이나 은하단에서가 아니라 실제로는 은하 간의
뜨거운 가스에서 나오는 것이다. 이 가스는 은하단의 중심을 향해 안쪽으로 흐르고 있다. 그것들
지배하는 것은 보통은 묵직한 은하다.
가스는 안쪽으로 흘러 들수록 압축에 의해 뜨거워진다. 중력 에너지가 열 에너지로 바뀌기 때
문이다. 그러나 이 에너지는 복사라는 형태로 흩어진다. 가스는 뜨겁고 그 때문에 우리에게 보이
지만 동시에 급속하게 에너지를 잃기도 한다. 이렇게 안쪽으로 향한 가스의 흐름은 냉각류라고
불린다.
이 종류의 냉각류는 가스의 양이 많다. 은하 탄생 이후, 줄곧 가스의 흐름이 계속되었다고 한다
면 가스는 중심 은하의 전 질량을 공급했다는 결과가 된다. 만약 우리가 보고 있는 냉각류가 오
늘날 탄생하고 잇는 것과 같은 질량의 별을 만드는 것이라면, 중심의 은하는 더욱 파랗게 빛날
것이다. 그러나 실제로는 이런 일은 일어나지 않는다.
따라서 냉각류는 뭔가 다른 것이 되었다는 결론이 나온다. 그것이 은하단에서 돌아오는 일은
있을 수 없다. 왜냐하면, 그것들은 중력에 잡혀 있기 때문이다. 은하단에 남았을 가능성으로서는
재료가 점점 작은 차가운 별, 즉 갈색 왜성, 혹은 목성 모양의 천체를 형성하고 있다는 것이다.
은하단 중심 이외에도 몇몇 은하에서도 이런 흐름이 있고, 어쩌면 그곳에서도 똑같은 일이 일어
나고 있을 것이다.
우리 은하계가 젊었을 때 중력의 끌어당김으로 인해 공통의 중심 방향으로 떨어져가는 매우 큰
가스 구름으로 구성되어 있었다. 그리고 이처럼 중심을 향해 흐르는 구름은 냉각류에 가까운 환
경이었을 것이다. 그리고 이러한 다른 조건 아래서 탄생한 별의 질량이 같다고는 생각하기 어렵
다.
젊은 은하계에서 탄생한 별이 현재 냉각류에서 탄생하고 있는 것과 비슷한 희미하고 어둑한 별
일지라도 전혀 이상하지 않을 것이다. 그러나 이러한 가능성은 우주의 암흑 물질 모두를 낯선 소
립자로 '설명'하려고 하는 오늘날의 천체 물리학자 간의 풍조를 거스르는 일이다.
그러나 보라, 지금 우리 눈에 보이는 물질은 크고 작은 별, 행성, 인간 그리고 가스 구름 등등
많은 다른 형태를 취하고 있다. 왜 암흑 물질은 다른 형태를 띠고 있으면 안 되는 걸까? 갈색 왜
성이나 블랙 홀 가운데 어느 것이 우리의 은하계와 같은 은하의 암흑 물질을 형성함과 더불어 은
하를 은하단에 중력적으로 결합하는데 필요한 '잃어버린 질량'의 역할을 하면 왜 안 되는 걸까?
현상적으로 하나의 후보만으로 은하의 모든 역학을 설명할 수 없을지라도 어쩔 수 없다. 물론
액시온이나 다른 차가운 암흑 물질의 소립자도 나름대로 설명은 하고 있다.
자료도 별로 없고 몇 가지 다른 가설과 모순되지 않은 때에는 우리는 독선적이 아니라 이설에
대해 관용적이 된다. 우주론자 가운데는 '자주 틀리지만, 결코 의심하지 않는다'라고 비난받는 사
람도 있다.
가까운 장래에 관측이나 실험이 선택의 범위를 좁힐 것이다. 그러나 그 동안 이론 천체 물리학
자가 취해야 할 옳은 자세는 믿을 만한 가능성은 모두 조사해 보는 것이다. 나아가 조사를 진행
함으로써 새로운 타입의 관측 테스트를 생각해내고 몇 가지 모델에서 알지 못했던 모순이 밝혀지
고, 그 결과 선택 범위가 더욱 좁아지는 일도 생길 수 있다.
이론가 가운데는 두 가지 이상의 서로 모순하는 아이디어를 동시에 채용하여 조사하는 것을 아
무렇지도 않게 생각하는 사람도 있다. 또 어떤 사람은 특정한 가설에 빠져들어 그것을 지키려는
나머지, 다른 것을 모두 배제하려고 고집을 부리는 사람도 있다. 만약 처음에 마음에 들었던 설이
옳다는 희망이 사라지면 반대하던 설로 노선을 바꾸는 일도 있다.
어쨌든 간에 이론가들의 이러한 노력의 결과가 관측가들의 노력을 보충하게 된다면 우리의 초
점은 차츰 좁아들 것이다.
부풀리기
제 4장에서는 우주 암흑 물질의 비바리온 후보를 대충 훑어 보았다. 이들 후보는 모두가 헤일
로의 우세한 구성 요소일수도, 혹은 바리온 암흑 물질과 함께 헤일로에 공존할 가능성도 있었다.
소립자 물리학자는 어떤 소립자가 존재해야 하는가 하는 점에 금세 생각이 미친다. 더욱 재미있
는 일은 어떤 종류의 '이노'는 실험실에서도 발견할 가능성이 있다는 것이다.
다른 한편, 천문학자는 잃어버린 질량을 어디에서 찾을까에 대해 골몰한다. 그러나 지금으로서
는 은하 주위의 무거운 헤일로의 존재를 설명할 수 있는 후보를 판정할 수 있는 것을 천문상의
관측밖에 없다. 은하라는 '산'이 실제로는 시시한 이노의 두더지 무덤으로 이루어져 있다는 것을
증명하려면 어떤 실험을 하면 되는 걸까?
가장 가벼운 초대칭 파트너이며, 양자와 같은 정도의 질량을 갖는 무거운 소립자는 개개의 별
의 진화 방식에도 영향을 미칠 것이다. 만약 무거운 헤일로의 대부분이 약작용 중입자(약칭
WIMP)라고 간주되는 이노로 구성되어 있다면, 태양과 같은 별은 은하계 안을 움직임에 따라 그
들을 끌어 모을 것이다. 태양은 일생 동안에 그 질량의 1조분의 1(태양 질량의 10-12) 정도가 그
중심부에 모인다.
양자와 중성자 사이를 WIMP가 날아다니고 있을 가능성도 있다. 별에 있는 것과 같은 WIMP
는 별의 중심부의 온도를 내리는 효과를 초래할 것이다. 양자와 중성자에 부딪히는 동안에
WIMP는 태양 중심부의 열을 더욱 넓은 범위로 퍼뜨리기 때문이다. 그 결과 중심부의 열을 더욱
낮아지고 온도 영역은 더욱 넓어지기 때문에 전체적으로 에너지의 유실은 같은 정도가 될 것이
다.
태양 물리 천문학자는 이 가능성에 흥미를 보이고 잇다. 그것이 이전부터 당면한 수수께끼의
해명에 도움이 될지도 모르기 때문이다. 즉 우리의 태양이 중심에서는 태양의 표준 모델 이하의
뉴트리노밖에 만들지 않는다는 수수께끼 말이다. 만약, WIMP 모델이 요구하듯이 중심의 온도가
조금 낮다면 만들어지는 뉴트리노의 양은 적어질 것이다. 이것은 다른 별에 대해서도 마찬가지로
말할 수 있는 것이다.
별의 진화에 영향을 미치는 WIMP는 제 3장에서 설명했듯이 차가운 암흑 물질의 범주에 들어
간다. 컴퓨터에 의한 은하 형성 시뮬레이션은 은하의 헤일로가 정말로 CDM에서 생기는 것을 나
타내고 있다.
이들 시뮬레이션은 은하가 어떻게 분포되어 있는지, 예를 들면 시트 모양이나 필라멘트 모양으
로 되는지 여부에 대해 우리에게 이야기해 주기도 한다. 또한 개개의 은하가 CDM의 배경 물질
을 거슬러 어떻게 성장하는가에 대해서도 가르쳐준다.
배경 물질은 액시온, 포티노, 그라비티노, 혹은 다른 무엇이라도 좋다. 모델은 그 점에 대해서는
관대하다. 컴퓨터의 모델 제작자가 제 3장에서 설명했듯이 밀도 분포의 정점에서만 은하가 형성
되도록 설정하면 실제의 우주와 매우 비슷한 구조가 나타난다.
일단, 이들 조건을 설정하고 실제의 우주와 비슷한 그림이 얻어지면 모델 제작자는 컴퓨터 프
로그램을 세밀하게 조정하여 약 10개의 모의 '은하'를 포함한다. 공간이 작은 영역에 해당하는 것
에 초점을 모으고 그 동향을 상세하게 관찰할 수가 있다.
그러나 실제 은하의 지형은 이러한 시뮬레이션에 나타나는 것과 같지는 않다. 중력을 지배하는
것을 CDM이지만 우리가 보는 것은 바리온 요소뿐이다.
따라서 은하가 어떤 것인가를 예상하려면 가스 구름이 어떻게 작용하여 별을 형성하는가 하는
복잡한 계산을 해볼 필요가 있다. 계산에 의하면 가스가 고밀도인 흔들림의 중앙 영역으로 흘러
드는 데에 따라 중앙 부분에 덩어리가 우선 형성된다. 다음으로 회전하는 가스가 중앙의 압축된
것의 주위에 자리를 잡음에 따라 원반 모양의 주위에서 성장한다. 그리고 가스 전체가 자동적으
로 차가운 암흑 물질의 묵직한 헤일로 두 개가 결합할 때 탄생한다. 그에 비해 크고 밝은 타원형
은 이미 형성되어 있는 은하가 충돌하여 합병할 때 탄생한다.
헤일로 물질이 차가운 암흑 물질(CDM)이라는 결정적인 증거는 없지만 상황 증거는 상당히 갖
추고 있다. 바리온이 10퍼센트라고 가정한 컴퓨터 모델은 실제 우주의 시트, 틈, 필라멘트와 비슷
한 상을 그려내고 무거운 헤일로를 갖는 은하나 나머지 은하도 자동적으로 계산으로 나오는 것이
다.
이것은 중요한 점이다. 이 모델은 단순한 우연일까? 혹은 우주론적으로 중요한 발견일까? 암흑
물질은 아직 특정되어 있지는 않다. 그것은 액시온처럼 매우 가벼운 소립자일지도 모르고 더욱
무거운 WIMP일지도 모른다. WIMP와 보통 물질과의 상호 작용은 매우 약하기 때문에 WIMP는
아주 간단하게 대기권은 물론, 어떤 건물 벽이라도 통과해 버린다.
만약 그것들이 우리 은하계의 헤일로의 암흑 물질을 구성하고 있는 거라면 우리 주위에는 1입
방미터당 1만 개나 되는 WIMP가 있으며 1초당 300킬로미터의 속도로 실험실을 통과한다. 그 대
부분은 실험실 규모의 물체라면 곧장 통과해 버릴 것이다. 그리고 약 1027의 바리온을 포함하는 1
킬로그램의 검출기와 하루에 약 1,000개의 WIMP가 작용할 것이다. 이 검출률은 입자의 성질이
상세함에 의해서지만 아직 밝혀지지 않고 이G다. 이 종류의 각각의 상호 작용이 극저온으로 냉각
된 고체 안에서 생겼을 경우, 원자 1개가 WIMP의 충격으로 날뛰는 모습을 관찰할 수 있을 것이
다.
그러나 만약 암흑 물질이 액시온이라면 이 방법으로 실험실에서 발견할 기회는 전혀 없다고 까
지는 말할 수 없지만 훨씬 줄어든다.
엉뚱한 소립자가 헤일로에 존재하는 것을 발견하기 위한 실험은 수많은 물리학이나 천문학 실
험 가운데 한번 해볼만한 실험이지만 그만큼 실패할 확률도 높다. 그 발견의 중요성은 1960년대
의 우주 마이크로파 배경 복사의 발견으로 이어질 것이다. 그러나 결과가 제로, 즉 엉뚱한 소립자
를 발견할 수 없게 되더라도 아무도 놀라지는 않을 것이다.
이 실험에서 우주의 90퍼센트를 구성하는 물질을 특정할 수 있을 뿐 아니라 새로운 초대칭 소
립자(액시온일 가능성도 있다)의 정체를 밝히는 일도 가능하다. 이들 실험은 우주선에 의한 배경
의 잡음을 줄이기 위해 지하에서 시행하는 것이 가장 좋다.
이러한 시도는 광학 망원경으로밖에 지식을 얻을 수 없었던 시대의 천문학 관측에서 어떻게 극
적으로 연구 수단이 확대되었는가를 보여주는 좋은 예이기도 하다.
이러한 검출기에 기록된 '사인'은 들어오는 소립자의 속도에 민감하게 반응하기 때문에 지구가
태양을 도는 각각의 장소에서 변화할 것이다. 1년을 두고 보면 계절에 의해 몇 퍼센트는 변동이
있고 지구가 헤일로에 대해서 가장 빨리 움직이는 6월에 피크가 찾아온다. 이 1년의 변동이야말
로 헤일로-CDM의 명백한 '사인'이 될 것이다.
의문 이상의 해답
어려운 것은 은하 헤일로의 암흑 물질의 후보를 떠올리는 일이 아니다. 우리가 안고 있는 많은
그럴싸한 후보 가운데에서 암흑 물질을 특정하는 일이 곤란한 것이다.
헤일로 물질은 바리온일 가능성도 있다. 그 경우, 빅 뱅 후 탄생한 큰 블랙 홀의 형태이거나 아
니면 은하계 자신의 형태가 이루어질 때의 냉각류 안에서 형성된 목성 모양 천체나 갈색 왜성 형
태 가운데 하나일 것이다.
또한 헤일로 물질은 액시온에서 원시 블랙 홀에 이르기까지 비바리온의 차가운 암흑 물질일 가
능성도 있다. 우리의 은하계에 관해서만 말하자면, 주된 세 가지 선택 사항의 가능성은 같은 정도
다. 그러나 만약 우주의 평탄성을 요구한다면 반드시 비바리온 물질이 필요하게 된다.
나아가 소위 무거운 헤일로는 CDM 우주론의 컴퓨터 시뮬레이션에 언제나 나타난다. 따라서
적어도 헤일로 질량의 일부분은 비바리온의 차가운 암흑 물질이라고 생각해도 좋을 것이다. 그리
고 그 틀거리 안에서는 형성 도중의 은하를 향한 가스의 흐름은 오늘날 볼 수 있는 냉각류를 상
기시키기 때문에 만약 저질량 별이 그 과정에서 형성되지 않는다고 하면 오히려 놀라야 할 것이
다.
굳이 예상을 한다면 우리 은하계의 헤일로의 가장 적합한 후보는 지구상이나 태양 가운데 가장
눈에 띄기 쉬울 만한, 가장 가벼운 초대칭성 물질 등의 비바리온의 차가운 암흑 물질(CDM)일 것
이다. 그러나 그 CDM 가운데는 매우 대량의 바리온 물질도 저질량 별이나 커다란 행성 모양 물
체의 형태로 존재할 것이다.
만약 우주가 정말로 평탄하다면 다크 헤일로 저쪽은 차가운 암흑의 소립자가 지배하고 있을 것
이 틀림없다. 헤일로 물질은 CDM이 지배하는 영역과 바리온이 당연한 권리를 갖고 있는 밝은
별의 영역 사이의 중간 영역에 있다.
그리고 바리온 물질의 궁극의 모습은 은하 중심부에 있고 그곳에는 막대한 질량이 작은 덩어리
로 압축되어 지금까지 우리가 보아온 것과는 전혀 이질적인 블랙 홀을 만들어내고 있는 것이다.
제 6장 중력에서 멀리 떨어져서
최초로 블랙 홀을 깨달은 사람들
큰 블랙 홀은 은하 중심부에 있다. 퀘이사의 발견과 함께 1960년에 나온 이 가설은 기술이 향
상되어 은하 중심을 도는 별의 속도를 측정할 수 있게 된 1980년대 후반이 되어서야 확증되었다.
그것을 우리의 은하계도 암흑의 고밀도 영역을 갖고 있다는 것을 의미한다. 그곳으로부터 블랙
홀 부근을 통과하는 별은 장난감 구슬처럼 중력으로 튀어나와 초속 수천 킬로미터의 속도로 바깥
으로 던져진다. 이것은 은하계에서의 탈출 속도보다 훨씬 빠르다.
오늘날에는 블랙 홀의 개념은 일반인에게도 널리 알려져 있고 천문학자가 은하의 중심부에 그
존재를 기대하고 있다는 말을 들어도 4분의 1세기 전에 비하면 아무도 놀라지 않는다. 그러나 그
무렵 매우 파격적이고 엉뚱한 것이라고 간주되던 이 추론이 1968년에 블랙 홀이라는 이름으로(프
린스턴 대학의 존 휠러에 의해) 천문 용어로 등장하기 몇 년 전부터 이미 이루어지고 있었다는
것을 알면 모두 놀랄 것이다.
이름이 붙여진 지도 아직 25년 밖에 경과하지 않았지만 사실 그 개념은 2세기나 전인 옛 영국
의 선구자 존 미첼에게로까지 거슬러올라 간다. 그는 18세기 과학 분야에서의 박식가였지만 그다
지 높은 평가는 받지 못했다.
1767년 가까운 별과 먼 별이 일직선으로 나란히 보이는 것은 단순히 우연의 결과라고 하기에는
밤하늘에는 너무나도 근접 쌍성이 많다고 지적한 것이 이 미첼이라는 인물이었다. 이들 별의 몇
몇은 실제로 이중성계로 두 개의 별은 서로의 주위를 돌고 중력으로 결합하고 있는 것임이 틀림
없다고 미첼은 주장했다.
이것이 바로 천문학의 기본적인 통찰이었다. 이러한 이중성계의 궤도의 움직임을 조사함으로써
이중성계 별의 질량을 추정하거나 이중성계가 아닌 별과 아주 비슷한 별(같은 색과 밝기)의 질량
을 추론하는 것도 가능해진 것이다. 미첼은 별까지의 거리를 계산하는 방법을 연구하고 또한 지
진의 연구도 했다. 그러나 200년이 경과하고 난 후 평가되는 그의 가장 훌륭한 업적은 뭐니뭐니
해도 암흑 물질에 대한 연구라고 할 수 있다.
그것은 말도 안 되는 이론인가
미첼은 다음과 같이 생각했다.
'빛의 속도는 유한하고 또한 무거운 물체의 표면으로부터의 탈출 속도는 밀도가 같으면 물체가
커짐에 따라 증가한다. 따라서 탈출 속도가 너무 커서 빛조차 '별'에서 나올 수 없는 경우가 있는
게 틀림없다.'
그는 1784년에 출판된 '런던 왕립협회 물리학 회보'에 다음과 같이 썼다.
"만약 태양과 같은 밀도로 반경이 태양의 500배가 되는 구가 있다고 하면, 무한한 높이에서 그
곳으로 떨어지는 물체는 그 표면에서 빛보다도 큰 속도를 얻을 것이다. 그 결과 다른 물체와 같
은 힘으로 빛이 끌어당겨진다고 한다면 이러한 물체로부터 발하는 빛은 모두 동력에 의해 별의
방향으로 되돌아가게 되는 것은 불가피할 것이다."
18세기 후반에 이러한 생각을 해낸 사람이 그가 처음은 아니었다고 하더라도 출판물로 발표한
것은 미첼이 최초다.
그와는 무관하게 프랑스인 피에르 라플라스가 수십 년 후에 같은 생각을 해내고 그의 걸작인
'천체 구조론' 초기 판에 '암흑 우주'에 대한 논의를 실었다. 그러나 5판에서는 이 항이 모조리 모
습을 감추었다. 아마 라플라스가 생각을 고쳐 먹었던가, 그의 동료가 그 생각을 무시했기 때문일
것이다.
암흑 우주 개념이 다시 한 번 부상하는 데는 그로부터 1세기 이상의 세월을 필요로 했다. 그리
고 그것은 미첼이나 라플라스의 견해와 같은 것이었다.
20세기 최초의 20년 동안엔 두 가지 대변혁이 블랙 홀을 위한 길을 다시 정비했다. 첫 번째는
아인슈타인의 일반 상대성 이론에서 시공상의 휘어진 작용을 통해 중력을 설명하고 있다. 이것은
발견 단시에 물리학자나 천문학자에게는 거의 무시되고 있던 슈바르츠실트의 작업과 통하는 것이
다. 이것은 이미 제 4장에서 설명했다.
두 번째는 양자 물리학으로 이로 인해 별이 그 핵연료를 다 사용했을 때 최종적으로는 어떤 운
명을 거치는가에 대한 계산이 가능해졌다. 이것은 몇 명의 학자가 깨달았지만 결과는 예상 외였
다. 인도의 젊은 학생 찬드라세카르가 미첼과 라플라스와는 전혀 다른 이유로 블랙 홀을 '발견'했
다. 이것은 별의 진화의 '종말'을 연구하는 과정에서 얻어진 성과였다.
18세기의 선구자들은 태양에 좀더 많은 질량을 추가했더라도 밀도는 일정하게 유지된다고 가정
했다. 요는 대리석을 가득 채운 가방처럼 1억 개의 태양을 모두 가지런하게 채워 넣는 것이다.
그러나 별 표면에서의 탈출 속도 증가의 원인을 추측하는 방법은 또한 가지 있다. 그것은 '같
은' 질량을 더욱 작은 체적에 집어 넣는, 다시 말해 별을 수축시키는 것이다. 별은 응축함에 따라
밀도가 증가하고, 탈출 속도는 커지며, 빛이 그 표면에서 빠져 나가기는 점점 곤란해진다.
일반 상대성 이론은 이 움직임을 아주 잘 설명하고 동시에, 매우 밀도가 높은 별에서 오는 빛
은 그것이 별의 '중력 우물' 밖으로 올라가려고 몸부림치다가 에너지를 잃기 때문에(비록 그 속도
는 일정하더라도) 적색 이동할 것이라고 예언한다. 바로 이러한 중력의 적색 이동은 실제로 몇 개
의 왜성으로부터의 빛 안에서 볼 수 있다.
찬드라세카르는 위대한 천문학자, 아서 에딩턴 휘하에서 연구하기 위해 1930년 초에 인도에서
영국으로 건너갔는데, 그 긴 항해 중에 이 문제를 생각해냈다. 별의 질량이 우리 태양의 질량의
약 1.4배 이하일 경우에만 전자의 양자 역학적인 반발력이 중력을 거슬러 별을 지탱할 수 있다고
생각한 것이다. 그의 예감을 뒷받침하듯이 이 한계보다 큰 백색 왜성은 한 개도 눈에 띄지 않는
다.
그러나 좀더 질량이 큰 별이 종말을 맞아, 즉 핵연료를 모두 사용했을 때는 대체 어떻게 되는
걸까? 찬드라세카르는 이렇게 썼다.
"질량이 큰 별은 백색 왜성이 될 수 없다. 따라서 다른 가능성을 추측할 수밖에 없다."
그의 스승인 아서 에딩턴은 이 설에 동의하지 않았다. '찬드라세카르의 추측대로라면 이러한 별
은 복사하다가 점점 수축을 계속하지 않으면 안 된다. 그리고 복사를 유지할 수 있을 정도로 중
력이 강해질 때, 이 별은 반경 수 킬로미터까지 수축하다가 결국에는 평안을 찾을 때까지 수축을
계속할 것이라고 생각한다'고 에딩턴은 술회하고 있다.
이 말에서는 현대의 개념인 별에서 생기는 블랙 홀을 발견한 영예는 에딩턴이 가져야 마땅하다
고 생각 할 수 있다. 그러나 그는 단순히 찬드라세카르의 견해가 어리석었음을 지적한 것에 불과
하다. 그리고 '별이 이처럼 어리석은 움직임을 하는 것을 방해할 자연 법칙이 반드시 존재할 것이
다'라고 말을 이었다.
헤메는 이론가들
에딩턴에게는 어리석게 보인 것이 바로 우주에 있어서는 가장 자연스런 것이었는지도 모른다.
그러나 낯선 나라에서 당시 일류 천문학자인 에딩턴에게 그런 말을 들은 젊은 학생 찬드라세카르
는 매우 의기 소침하여 다른 길로 빠져들었다.
케임브리지 이외의 다른 장소에서는 비교적 자유로운 발상이 가능했다. 찬드라세카르가 별의
종말에 대한 분석을 발표한 1년 후인 1931년에 소련의 위대한 물리학자, 란다우는 우리 태양의
1.5배의 질량을 가진 별은 백색 왜성의 단계에 앞서 붕괴하고, 전자가 양자에 흡수되어 중성자가
되고, 별은 중성자별이 된다는 것을 증명했다. 그러나 중성자조차도 별의 질량이 좀더 큰 경우에
는 파괴되어 존재할 수 없을 것이고, 방정식에 의하면 한 점까지 붕괴할 것이라고 예언했다.
에딩턴과 마찬가지로 란다우 자신도 이 결론은 어리석다고 생각했다. 그리고 '아직 알지 못하고
있는 것으로, 궁극의 붕괴를 방해하는 자연의 법칙이 뭔가 있음이 틀림없다'고 주장했다. 그러나
미국에서는 오펜하이머('원폭의 아버지'로서 너무나 유명해진)가 그 생각을 액면 그대로 받아들였
다.
처음에는 조지 볼코프, 나중에는 하트랜드 스나이더와 연구하면서 1930년 후반과 1940년 초에
별은 붕괴하여 현재 우리가 블랙 홀이라고 부르는 것이 된다는 것을 수학적으로 설명했다. 그 생
각을 심각하게 받아들인 사람은 당시에는 없었다. 그것은 수락의 트릭, 즉 현실 세계와 전혀 관계
가 없는 일반 상대성 이론의 연습 문제처럼 보였던 것이다.
설사 블랙 홀이 존재한다고 하더라도 결코 보이지 않는 것이므로 그런 것으로 고민할 필요는
없지 않을까? 그리고 나아가 많은 학자는 오펜하이머 자신과 마찬가지로 별의 종언보다 좀더 절
박한 전쟁 문제(원폭 개발)로 돌아섰던 것이다.
1960년대 후반까지는 별에서의 블랙 홀은 그다지 문제가 되지 않았다. 수학적 문제로서 '슈바르
츠실트의 해'를 가지고 놀 정도였다. 그리고 이 사람들은 찬드라세카르나 란다우, 그리고 오펜하
이머 등과 같이 이들 수학적 추상 개념을 현실의 천문학 세계에 적용시키는 시도를 할 생각을 미
처 하지 못했다.
그러나 1968년에 펄서로서 알려진 전파원이 발견되고 곧이어 회전하는 중성자별로서 설명이 이
루어졌다. 그것은 천문학에 대한 충격이었다. 중성자별은 실제로 존재했던 것이다. 그렇다고 하면
란다우의 추측은 옳다는 결과가 된다. 그리고 만약 란다우의 추측이 옳다면 오펜하이며가 증명했
듯이 태양보다 훨씬 큰 별은 중성자별의 단계를 넘어 블랙 홀이 되기까지 완전히 붕괴하지 않으
면 안 된다.
1970년대에는 대기권을 나와 지구를 도는 궤도에 X선 검출기를 쏘아 올리는 새로운 관측 수단
이 도입되었다. 그 결과, 우리 은하계를 포함하여 우주는 그때까지 누구나 꿈꾸었던 것보다도 훨
씬 다채로운 에너지로 가득하다는 것이 밝혀졌다.
X선을 강력하게 복사하는 하늘의 많은 점원이 확인되고 있다. 이 에너지를 만들어내는 최선의
방법 가운데 하나는 강력한 중력장으로 물체를 떨어뜨리는 것이다. 물질은 뜨거워지지만 점점 뜨
거워짐에 따라 그것이 내는 복사의 주파수는 X선이나 감마선까지 높아진다.
은하수에 흩어져 있는 많은 X선원의 설명으로는 다음과 같은 것이 가장 적절할 것이다. 다시
말해, 그곳에서는 에딩턴이 넌센스로 치부했던 것과 같은 블랙 홀이 조척력에 의해 이중성 외의
동료로부터 가스를 걷어내고, 그것을 '슈바르츠실트으 목'으로 삼키고 있는 것이다.
그러나 이것들은 은하 중심의 블랙 홀과는 다르다. 아이러니칼 하게도 은하 중심의 블랙 홀은
미첼이 생각해 낸 것과 매우 비슷하다. 그러나 새로운 관측 기술의 발달로, 다른 방법으로는 설명
할 수 없는 규모로 에너지가 만들어지고 있다는 것이 밝혀졌기 때문에 이러한 생각은 일단 인정
받게 되었다.
전파원을 찾아서
'활동적' 은하는 1943년에 처음으로 미국인 천문학자 칼 세이퍼트에 의해 확인되었다. 그는 보
통 원반 은하로 보이는 것을 조사하다가 그중 몇 개는 매우 밝은 중심 핵을 갖고 있다는 것을 발
견했다.
이들 은하의 중심에서 나오는 빛의 스펙트럼 선을 조사한 결과, 중심에서 수십 광년 이내의 가
스는 혼란스러운 상태에 있다는 것을 알았다. 이러한 천체는 '세이퍼트 은하'(Seyfert galaxy, 항
성 모양의 중심핵에 초속 103∼104킬로미터의 가스가 존재하는 은하. 애무 밝은 휘선을 방사하며,
형태는 나선 은하가 많고 가장 밝은 것을 고래자리의 M77-역주)라고 불리며, 현재 수백 개가 알
려져 있다.
1950년대 전파 천문학에 의한 전파 스펙트럼이 막을 올리고 조금 후에 스페이스 테크놀로지 덕
분에 천문학자의 우주 경치에 대한 생각은 극적으로 변했다. 그 결과 1940년대에는 매우 예외적
으로, 일반적이라고는 할 수 없었던 이들 세이퍼트 은하는 이제 우주론적 구도의 일환으로서 잘
알려지게 되었던 것이다.
은하에는 광학 망원경을 이용하여 보이는 밝은 별과, 밝은 별 주변에서 빛나는 가스 이외에도
많은 것이 존재하고 있음을 최초로 증명한 것은 다름 아닌 전파 천문학이었던 것이다.
1954년 백조자리 방향에 있다는 이유로 시그너스(Cygnus) A로 알려진 강력한 전파원은, z=0.05
의 적색 이동을 가진 먼 은하라는 것으로 분류가 정해졌다. 이 수치는 1950년대 중반 무렵에 밝
혀진 표준 은하의 적색 이동에 비하면 컸다. 그리고 너무나 많은 전파 에너지가 이 은하로부터
온다는 것을 밝혀냈다는 점에서, 천문학자는 다음과 같이 생각했다.
'비록 너무 멀고, 그곳에 있는 몇 천 억 이상의 별로부터의 빛을 광학 망원경으로는 볼 수 없다
할지라도 전파 망원경으로 보면 그 은하를 '볼 수 있을'지도 모른다....'
그리고 전파 관측 기술이 향상되고, 시그너스 A로 부터의 강한 전파 잡음이 사실은 은하 자체
로부터 나오는 것이 아니라 은하의 양쪽에 대칭적으로 있는 두 개의 둥근 영역에서 나온다는 것
을 밝혀냈다. 두 전파원은 100만 광년, 혹은 그 이상이나 떨어져 있다.
이러한 두 번째 구조는 지금은 가장 강한 우주 전파원의 특색으로서 인정되고 있다. 중앙의 은
하에 있는 뭔가가 몇 광년이나 떨어진 공간으로 에너지를 발산시키고, 전파를 만들어내는 은하간
의 물질과 상호작용을 일으키게 하는 것이다.
전파 천문학자는 은하라고 정해져 있건 말건 강한 전파원을 찾아내고 데이터를 모았다. 그 탐
색은 1960년 말이 되어 뜻밖의 진전을 보였다.
알란 산데이지가 미국 천문학회 모임에서, 케임브리지 대학이 실시한 관측(제 3반 카탈로그에
기록된 48 번째의 원이라는 의미에서 3C48이라는 이름이 붙여졌다)으로 기록된 전파원은 은하가
아니고 별처럼 보이는 밝은 천체로 분류할 수 있다고 보고한 것이다. 그 '별'의 장소는 전파가 찾
아오는 방향과 과연 일치했지만 그 전파가 어떻게 해서 생기는지는 아무도 몰랐다.
이러한 전파 별은 1963년까지 수수께끼로 남아 있었다. 그 후에 같은 카탈로그에 있는 다른 원
3C273이 별 모양의 물체라고 분류했다. 호주의 시릴 하버드와 그의 연구팀이 상당히 정확하게 그
원의 장소를 확인했다.
그 후 캘리포니아의 팔로파 천문대의 마텐 슈미트가 이 '별'에서 수소 스펙트럼 선의 이상을 발
견했다. 그리고 이 이상은 스펙트럼 선의 거의 16퍼센트에 이르는 큰 적색 이동이라는 것을 알았
다. 3C273이 z=0.158의 적색 이동을 갖고 있다는 사실은 귀중한 단서가 된다. 이윽고 3C48의 스
펙트럼의 성질도 z=0.368이라는 엄청나게 큰 적색 이동 때문이라고 설명했다. 이렇게 하여 '퀘이
사'가 천문학에 등장한 것이다.
퀘이사의 정체
퀘이사라는 이름은 '별 같은 전파원'이라는 영어의 머리글자 QSRS에서 왔다. 이것은 광학 망원
경으로는 별처럼 보이지만, 막대한 전파 에너지를 낳는 3C273과 3C48과 같은 물체를 잘 표현하고
있다.
지금은 비슷한 것이 많이 발견되고 있다. 이들은 별처럼 보이며, 다량의 에너지를 내고, 높은
적색 이동을 갖고 있지만 그 모두가 전파원이라고는 단정할 수 없다. '퀘이사'는 '별 같은'이라는
단축어로서 전파를 내던지 내지 않던지 별처럼 보이고, 더구나 높은 적색 이동을 갖는 천체를 나
타내는 말로서 사용된다.
퀘이사는 겉보기에 별처럼 보이지만 큰 적색 이동을 갖는다. 만약 이 적색 이동이 우주의 팽창
으로 인해서라고 생각한다면 우리는 시공의 저 먼 퀘이사를 보고 있다는 의미가 된다. 그리고 그
것들이 보인다는 것은 퀘이사가 막대한 양의 에너지를 방출하고 있어야 한다는 것을 의미한다.
그리고 퀘이사에서 나오는 빛의 변동을 조사하자 우리의 태양계 정도 크기의 공간 영역에서 에너
지가 나오고 있음을 알게 됐다.
적색 이동에 대해서는 다른 설명도 있지만 모두가 정확하지는 않다. 예를 들면, 퀘이사랄 사실
우리 은하계 혹은 아주 가까운 은하에서 심한 폭발에 의해 튀어 나온 별이 아닐까? 혹은 높은 적
색 이동은 사실 중력에 의한 효과가 아닐까? 등등, 어느 설명도 제대로 된 게 아니다.
필요한 적색 이동을 생기게 할 만한 중력을 얻으려면 초중량급 블랙 홀의 힘을 빌리지 않으면
안 된다. 만약 그렇다면 나중에 살펴보겠지만 비록 그 적색 이동이 우주론적일지라도 그것은 충
분한 에너지를 공급하는 것이다.
그리고 만약 퀘이사가 은하의 중심에서 튀어 나온 별이라면 왜 우리로부터 멀어져 가는 적색
이동한 퀘이사만이 보이고 우리 쪽으로 접근하는 청색 이동하는 것을 없을까? 이 논의를 보아도
1970년대 말에는 퀘이사가 우주론적이라는 것을 의심하는 천문학자는 거의 없었다.
그때까지 퀘이사나 퀘이사 모양 천체가 몇 백 개나 발견되고 카탈로그에는 혼란스럽기 짝이 없
는 이름(QSO, QSS, BL, Lac 천체 등)을 가진 천체가 즐비하다. 갈수록 우리가 진짜 퀘이사로 고
집하고 싶어하기 때문이다. 동시에 세이퍼트와 같은 활동도 많은 은하에서 발견되고 있다.
또한 그 중심핵에서는 이 정도로 극단적인 격렬함을 보이지 않는 은하도 그것보다 떨어지지만
역시 비슷한 활동의 징후를 보이고 있다. 우리 은하계와 같은 조용한 은하에서, 온화한 활동의 은
하, 나아가 낮은 적색 이동의 퀘이사에서 보통으로는 구별되지 않는 더욱 밝은 세이퍼트 은하나
그 이상에 이르기까지, 활발함의 조화가 연속되고 있는 것을 차츰 알게 되었다.
이 때문에 어지러운 이름들이 난무하는 지경이 되었다. 매우 뛰어난 관측 기술에 의해 주위 은
하의 흔적을 비교적 가까운 퀘이사 주위에서 실제로 보이는 것도 뚜렷했다. 게다가 모든 퀘이사
가 은하의 중심에 있고 어쩌면 모든 은하가 그 중심에 뭔가 재미있는 것을 갖고 있을 것은 틀림
없는 사실일 것이다.
그러나 그렇더라도 어느 단계에서, 어느 정도 기간 동안 계속하는 것일까 하는 문제는 이론적
으로 좀더 상세히 조사할 필요가 있다.
블랙 홀이라는 이름의 발전소
블랙 홀이 퀘이사에 동력을 제공하여 에너지를 방출하기 위해서는 다른 곳에서 질량을 빨아들
일 필요가 있다. 그러나 그 어미 은하의 모든 질량에 비하면 빨아들이는 양은 놀랄 만큼 적은 양
이다.
강한 중력장에 물질은 낙하시키는 것은 입자를 그 짝인 반입자와 함께 전멸시키는 것을 제외하
면 질량을 에너지로 바꾸는 가장 효율적인 방법이다. 질량 m에 갇힌 에너지의 양은 mc2이며 일
반적으로 질량 m을 무한한 거리에서 블랙 홀로 낙하시킴으로써 방출되는 에너지의 최대량은 이
것의 거의 절반이다.
만약 겨우 몇 퍼센트 질량 에너지만을 실제로 이 방법으로 꺼낼 수 있다면 밝은 퀘이사의 에너
지는 블랙 홀에 태양 질량의 1∼2배를 해마다 빨아들이면 되는 결과가 된다. 약 10퍼센트의 에너
지 변환율과 수백만 년의 수명을 가정하면 약 1억 개분의 태양 무게의 물질이 중앙 엔진으로 삼
켜졌다는 결과가 된다. 이것은 2세기 전에 미첼이 예상한 블랙 홀의 무게와 비슷하다.
그것은 슈파르츠실트 반경 내에 포함되는 질량으로서 정의되는 '밀도'가 지구의 고체 밀도에 필
적하기 때문이다. 별의 질량을 가진 블랙 홀은 물질이 초원자핵의 밀도로까지 압축된 후에 비로
소 형성되는 데 비해, 초중량급 블랙 홀에는 이러한 물질 상태에 대한 복잡함은 없다. 이러한 블
랙 홀이 생기는 것은 너무나 많은 별을 은하의 중심으로 지나치게 끌어당겼기 때문인 것이다.
은하의 표준으로 보면 포함된 질량은 아직 매우 작다. 태양 1억 개분의 질량이라고 하면 엄청
나게 많은 것 같지만 전형적인 은하에 있는 밝은 별의 질량은 태양 무게의 1,000억 배, 즉 블랙
홀 질량의 1,000배다. 다시 말하면, 블랙 홀은 퀘이사를 감싸는 은하의 밝은 물질 질량의 불과 0.1
퍼센트를 차지할 뿐이다.
더구나 이미 보아왔듯이 은하의 헤일로에는 나아가 그 10배나 되는 암흑 물질이 아마 존재할
것이다. 따라서 블랙 홀은 헤일로 물질을 가진 은하 전체 질량의 겨우 0.01퍼센트밖에 차지하지
않는 결과가 된다. 우주를 지배하는 물질을 찾기 위해서 은하의 중심부를 볼 필요는 없다.
이러한 블랙 홀이 은하의 중앙 영역에서 형성되는 모습은 쉽게 상상할 수 있다. 무거운 가스
구름은 직접 블랙 홀 상태로까지 붕괴하던가 아니면 밀도가 높은 별의 집단을 형성할 것이다.
이러한 별의 은하단은 함께 융합하여 최초의 별의 블랙 홀에 하나하나 삼켜진다. 형성 중인 은
하의 중심이 중력의 우물 바닥에 닿기 때문에 물질이 그쪽 방향으로 향해 가는 것은 피할 수 없
는 것이다. 한군데에 모인 대량의 물질의 궁극의 운명은 어느 경로를 거치든 간에 무거운 블랙
홀의 형성일 것은
발전소의 중앙부
많은 퀘이사나 전파원은 두 번째의 전파 구조뿐 아니라 중앙의 물체로부터 유출한 분출까지 보
이고 있고 육안으로 보이는 경우도 있다. 이것은 퀘이사에 힘을 가하는 구조로 설명할 수 있다.
다시 말해 그 에너지를 만들어내기 위해서는 블랙 홀에 물질이 모여있지 않으면 안 된다.
또한 퀘이사나 활동적인 은하가 그룹을 이루고 있는 은하일 비율이 많은 것은 아마 우연이 아
닐 것이다. 이들 은하 안에서 일어나는 조척력의 작용이 어쩌면 물질이 블랙 홀 안으로 빠져드는
원인일 것이다. 조척력으로 갈라진 가스는 수축함에 따라 점점 회전이 빨라진다. 이것은 스케이트
선수가 팔을 움추리면 스피드가 올라가는 것과 비슷한 이치다. 블랙 홀에서도 그것은 똑같다.
퀘이사 중앙의 발전소에 대한 이미지로서는 태양계 크기의 블랙 홀을 상상하면 된다. 이것은 1
억 개분의 태양의 질량을 갖고 조척력으로 바야흐로 갈라지기 시작하는 주위의 가스 구름, 먼지,
별의 중심에 있고, 상당한 속도로 회전하고 있다.
이러한 계에서는 주위의 재료는 블랙 홀 주위의 거대한 도너츠 모양의 회전체 쪽으로 자리를
잡으려고 할 것이다. 재료를 삼키는 데 따라 블랙 홀이 방출하는 에너지는 최소의 저항으로 그곳
에서 빠져 나올 수 있는 길을 나아갈 것이다. 이것은 트라스(도너츠 모양)의 회전축을 따라 진행
하는 블랙 홀의 극의 방향이며 자장과 플라스마를 은하 밖의 공간을 향해 거의 빛의 속도로 분출
시키고 있다고 생각할 수 있다.
이처럼 활동적인 은하 중앙의 '동력'은 태양 1억 개분 무게의 회전하는 블랙 홀이며 이것이 가
스 또는 주위에 있는 별도 끌어다가 연료로 삼고 있다고 생각된다. 끌어온 잔해는 중심을 향해 소
용돌이를 일으키면서 함께 자장까지 옮기며, 거의 빛의 속도로 움직이고 있다.
적어도 낙하하는 물질의 질량 에너지의 10퍼센트는 복사하는 게 가능하고 그 이상의 에너지가
블랙 홀의 회전을 이용하여 복사에 사용되고 있다고 여겨진다.
블랙 홀을 우주선에서 관측하면
별의 진화 이론과 마찬가지로 이러한 아이디어에 확고한 기반을 구축할 필요가 있다. 그러나 아
직 갈 길은 멀다. 그러나 만약 이것이 가능하다면 블랙 홀이 아인슈타인의 이론의 예언대로 움직
이거나 아니거나에 관계없이, 은하의 핵을 조사함으로써 그것을 안전한 거리에서 배울 기회를 얻
을 수 있을 것이다.
그 이론에 의하면 블랙 홀 근처에서 시공은 상식적으로는 생각할 수 없는 행동을 한다. 홀의 바
로 바깥쪽에서 우주선을 타고 선회하는 사람이 있으면 그에게 있어서의 시간은 정지하는 것이 될
것이다. 겨우 숨을 몇 번 쉬는 동안에 그는 우주의 모든 장래를 훤히 꿰뚫어 볼 수가 있을 것이
다.
그러나 진짜 블랙 홀을 탐험하고 싶은 사람은 은하 중심의 괴물 하나를 선택해야 한다. 그곳의
슈바르츠실트 면은 직경이 우리 태양계 정도인 크기다. 그것의 슈바르츠실트 면 부근에서의 밀도
는 기껏해야 이 지구상의 물 정도다. 우주선이 슈바르츠실트 면을 통과하면 몇 시간은 서서히(완
전히 느긋하게는 아니더라도) 관측 할 수 있을 것이다.
그 후 조척력에 의해 잡아늘여져서 중앙의 특이점에서 무참하게도 찌그러지게 될 것이다. 그러
나 유감스럽게도 블랙 홀에서 얻은 관측 결과를 슈바르츠실트 면의 반대쪽 천체 물리학자에게 알
리는 방법이 없다.
이상의 이야기는 절묘하게 폴 방향을 피해 블랙 홀의 '적도' 위에서 주의 깊게 우주선을 조정할
수 있다는 것을 전제로 하고 있다. 그곳에서는 슈바르츠실트 면 바로 바깥 영역에서 물질이 공간
으로 분출하고 있다. 퀘이사라는 중앙 발전소에서 나오는 이 에너지와 플라스마의 빔에 의해 만들
어지는 이 구조는 1000만 광년 떨어진 곳까지 퍼져 있는 경우가 있다.
이것은 중앙의 퀘이사가 1000만 년 간 활발했었던 것을 의미한다. 왜냐하면, 분사의 재료는 빛
보다 빨리는 움직일 수 없기 때문이다. 다른 한편 이보다 훨씬 오랫동안 퀘이사를 계속 '움직이게'
하기 위한 에너지가 어디에서 오는 건지는 알 수 없다.
또한 동시에 퀘이사나 전파원의 우주에서의 분포는 과거에 존재했던 활발한 은하의 핵 대부분
이 지금은 절멸했다는 것을 나타내고 있다.
지금 있는 은하의 나이는 우주의 나이와 같아 약 100억 년 정도일 것이다. 다른 한편 퀘이사의
수명은 약 1억 년밖에 안 되어 은하 나이의 불과 1퍼센트에 지나지 않는다. 현재는 죽어 버린 퀘
이사의 수는 살아 남은 퀘이사의 수보다 많고, 초기 세대의 퀘이사 가운데 많은 부분은 지금은 소
멸하고 있다는 의미가 된다.
아마 죽은 퀘이사는 연료가 떨어져 지금은 거의 활동하는 일이 없는 무겁고 어두운 블랙 홀이
되어 있을 것이다. 연료가 떨어진 원인으로 생각할 수 있는 것은 가스가 완전히 없어진 은하에 블
랙 홀이 존재하던가, 가까운 별을 모두 삼켜버렸던가, 그중 하나일 것이다.
따라서 이 견해로 보면, 은하의 국소군이나 은하수 자신에게 있는 우리 이웃 같은 조용한 은하
의 핵 안에도 초중량급 블랙 홀이 존재한다는 증거가 있을 것이다. 그 증거는 이제 곧 손에 넣을
것이다.
움직이지 않는 증거를 찾는다
최근 10년 정도, 몇 명의 천문학자가 무거운 블랙 홀이 가까운 은하의 중심에 실제로 숨어있다
는 증거를 찾으려고 노력해왔다. 성공했다고 주장하는 사람도 있었지만 항상 데이터의 해석에 의
문이 남았다. 그러나 1980년대 말에는 어쩌면 모든 은하의 중심에 큰 블랙 홀이 있는 게 아닐까
하고 생각할 수 있는 증거가 모였다.
가장 인상적인 통계상의 증거는, 캘리포니아 공과대학의 W. 서젠트와 알렉스 필리펜코에 의한
것이다. 1988년, 그들은 500개의 은하를 관측하는 중에 그들 각각의 중앙 핵에서 나오는 빛의 스
펙트럼을 입수했다. 이 샘플 은하의 10퍼센트 이상이 무거운 블랙 홀 존재의 징후인 Hα(하이드
로겐 알파) 파장에서의 폭넓은 휘선이라는 전형적인 특징을 보이고 있었다.
지금까지의 기준으로는 이들 은하는 세이퍼트 은하로 분류된다. 이것은 '보통의' 은하와 퀘이사
의 중간이라고 간주되는 세이퍼트 은하의 종류다. 폭넓은 휘선이 세이퍼트 은하의 밝은 스펙트럼
의 틀림없는 특징이기 때문이다.
이러한 휘선은, 어두운 은하 간에서도 이전에 생각했던 것보다 훨씬 일반적으로 볼 수 있다. 그
러나 어둑한 천체에서는 필요로 하는 자세한 스펙트럼의 입수가 매우 곤란하기 때문에 이들 탐색
은 아직 빙산의 일각에 불과하다. 더욱 자세한 관측에 의해 사실상 어느 은하에게나 있는 이 낮은
차원의 '퀘이사'의 활동이 밝혀질 것이 기대되고 있다.
본체에 더욱 다가가 가장 좋은 증거를 얻으려고 한다면 은하수 부근에 있는 두 개의 은하를 조
사하면 된다. 새로운 관측에 의해 국소군에 있는 안드로메다 성운의 큰 은하 중에는 약 5억 개분
의 태양 질량을 갖는 블랙 홀이, 그리고 M32로 알려진 더욱 작은 은하 안에는 800개분의 태양
질량의 블랙 홀이 존재한다는 것이 밝혀지게 되었다.
미국의 알란 드레슬러와 더글러스 리치스톤은 이 양쪽 은하의 안쪽 영역의 별의 움직임을 분광
기를 사용하여 조사했다. 둘은 비교적 가까이 있기 때문에 두 은하의 중심 근처의 세밀한 규모에
서의 궤도의 속도가 조사 결과 분명했다.
이들 관측 결과와 존 콜멘디(M31 은하 관측)와 존 레일리(M32 은하 관측)에 의한 관측 결과는
초중량급 블랙 홀의 존재를 빼고는 설명이 어렵다. 그래도 이 두 은하는 별다른 활동의 징후는 전
혀 없고 극히 흔한 두드러지지 않는 은하인 것이다.
이것으로 보아 모든 은하가 초중량급의 블랙 홀을 갖고 있을 가능성이 있다. 그렇다면 우리 자
신의 은하계에 블랙 홀의 증거를 발견하는 것도 분명히 가능할 것이다.
은하계 중심에서
우리 은하계의 중심핵 상태는 태양계의 중심 부근의 상태와 전혀 다르다. 은하계의 원반에는 많
은 가스와 먼지가 있고 우리 태양도 원반의 평면을 돌고 있기 때문에 중시 영역 자체는 유감스럽
지만 광학 망원경으로는 보이지 않는다.
그러나 적외선 복사와 전파는 어느 정도 이 먼지 속까지 통과하기 때문에 전파와 적외선을 사
용한 관측으로 은하수 중심핵의 이미지를 얻을 수 있다.
매우 작은, 변동하는 전파원이 은하의 바로 중심에 있다. 이 원은 너무 작아 전파 간섭계로도
해명할 수 없다. 이것은 볓 광년 크기가 아니고, 1광시(빛이 60분 동안에 도달하는 거리) 이하라는
것을 의미한다. 참고를 위해 예를 들자면, 태양으로부터의 빛이 천왕성까지 도달하는 데에 160분
이 걸린다.
이 중심 영역에는 그 밖에도 아직 흥미 깊은 활동이 있다. 전자와 양전자의 쌍이 서로 소멸할
때에 생기는 강한 감마 복사도 볼 수 있다. 이것은 전자, 양전자의 쌍이 어떤 격렬한 활동에 의해
만들어진다는 것을 의미한다. 그리고 태양 100만 개분에 미치는 질량의 블랙 홀에 부착되는 물질
이 그 활동 에너지를 공급하는 것이다.
우리 은하의 중심에는 그다지 거대한 블랙 홀은 있을 수 없다. 중심에서 몇 광년 이내에서의 가
스가 움직이는 모습에서, 태양 100만 개분의 질량을 넘는 일을 없다는 것을 알 수 있다. 우리 은
하계가 퀘이사였던 적은 한번도 없지만 모든 은하가 큰 블랙 홀을 갖는 다는 것이 밝혀진 결과,
퀘이사보다 소형의 검출 가능한 현상을 당연히 기대 할 수 있게 됐다.
미국 뉴멕시코 주에 있는 로스엔젤모스 국립 천문대의 천체 역학 전문가, 자크 힐즈는 우리 은
하계의 중심에 있는 태양 100만 개분의 질량을 갖는 블랙 홀이 1만 년에 한 번, 매초 4,000킬로미
터로 움직이는 별은 튀겨 날릴 가능성을 지적하고 있다.
만약 그렇다면 이렇게 빨리 움직이는 천체가 약 200개 정도 있어야 하며, 또한 은하에서의 태양
궤도 반경 내에 있지 않으면 안 된다. 그 가운데 몇 개는 은하계로부터의 탈출 속도보다 훨신 큰
속도로 움직이고 있고, 발견되는 것이다. 이러한 천체를 하나나 그 이상, 은하와 은하 사이 공간의
깊은 곳에서 찾아낸다는 것은, 단적으로 말해, 은하수 중심에 무거운 블랙 홀이 존재한다는 증명
이 된다.
힐즈는 단단하게 연결된 이중성이 이와 같은 블랙 홀 옆을 통과할 때 이 쌍이 어떻게 붕괴되는
가를 조사했다. 많은 별은 이중성에서 탄생하고 있고 은하계 중심부에는 고밀도로 존재하고 있다.
그곳에서는 이중성의 계를 더욱 단단하게 연결함으로써 그 에너지를 이중성계 옆을 통과하는 별
에 줄 수가 있다.
그러나 이러한 이중성이 무거운 블랙 홀 근처를 통과할 때 전혀 다른 뭔가가 일어날 가능성도
있다. 이중성계의 크기, 그 궤도의 속도, 그것이 홀을 통과할 때의 속도와 각도에 의해 이중성의
하나는 홀에 포착되는 한편, 그 짝이 되는 하나는 엄청난 속도로 튀겨 날아가는 것인지도 모른다.
그 구조는 미니 홀 부근에서 만들어진 쌍의 입자 한쪽이 잡히고 다른 한쪽이 빠져 나가는 현상을
상기시키는 데 물론 전혀 다른 것이다.
은하수 중심부의 별의 밀도는 대부분 알려져 있지 않지만 추정상 별은 100년에 한 번, 지구와
태양의 거리 정도까지 홀에 접근한다고 여겨진다. 만약 이 접근하는 별의 1퍼센트가 단단하게 연
결된 이중성이라고 한다면 초속 4천 킬로미터로 도주하는 별이 1만 년마다 만들어질 것이다.
은하 중심에서 태양 궤도까지의 거리는 3만 5천 광년이므로 그 핵에서 우리 지구 정도로 멀리
떨어진 곳에 도달하는 데는 200만 년 걸린다. 따라서 그 동안 200개의 도주한 별이 토해져 나온
다. 이 때문에 태양 궤도의 반경 이내에 초고속 별이 200개나 있게 된다.
이러한 별을 밝혀내는 것은 간단할 것이다. 3만 5천 광년 거리에 있더라도 이러한 별은 하늘에
서 해마다 최대 60.1초의 호를 그릴 것이다. 다른 고속 별은 접근할수록 더욱 밝고 또렷할 것이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왠지 표준적인 하늘의 탐사에서는 하나도 보고되지 않고 있다. 관측자는 실
제로 이러한 물체를 알아챘다 해도 그것들을 더욱 서서히 움직이는 더욱 가까운 별로 착각했을지
도 모른다.
이러한 별은 중앙의 블랙 홀에서 예측할 수 없는 방향으로 튀어나오기 때문에 우리 바로 옆을
통과하여 누구나 알아챌 만한 이변을 일으키는 일은 기대할 수 없다. 그러나 그 별의 진짜 색을
알고 속도가 확인되면 우리 은하계가 초중량급 블랙 홀을 갖고 있다는 사실의 가장 좋은 증거가
될 것이다.
또한 이러한 물체의 존재에 대한 증거가 발견되지 않았다고 해서 그들이 존재하지 않는다는 것
은 아니다. 우리가 찾는 장소가 잘못되어 있을지도 모르기 때문이다. 그러나 반갑게도 가까운 은
하의 중심에서 고속 별이 만들어지는 틀림없는 징후가 발견되고 있다.
블랙 홀의 식사
힐즈는 위험을 고려하지 않고 커다란 블랙 홀 가까이까지 움직이는 이중성계의 운명만을 생각
했다. 그러나 한 개씩의 별이라도 이러한 파괴 엔진에 너무 가깝게 다가가면 통째로 삼켜지는 게
아니라 어떤 특별한 방법으로 분쇄될 가능성도 있다.
M31과 M32와 같은 가까운 은하 내부 영역에 있어서 별의 운동은 중앙의 블랙 홀의 존재를 암
시하고 있다. 또한 이들 은하는 가까이에 있어서 자세하게 관측이 끝나 있고 각각의 경우에 있어
서 주위에 있는 별의 수와 그 움직임까지 우리는 잘 알고 있다. 따라서 그것들이 어느 정도의 빈
도로 홀에 포착되는지에 대한 계산은 가능하다.
이것이 실제로 일어나고 있다는 것을 확인하려면 홀이 존재함으로써만 만들어내는 효과를 발견
하는 것이 가장 좋을 것이다. 최고의 도박은 별 일부가 블랙 홀에 삼켜질 때 특유의 에너지가 방
출되는 모습을 보는 것이다.
한쪽이 삼켜지고 다른 한쪽이 도망하는 경우, 단단하게 연결된 이중성은 많은 점에서 초중량급
블랙 홀과 단일성 사이에 생기는 구조를 단순화시킨 도식이라고 할 수 있을 것이다. 홀에 다가감
에 따라 별은 커다란 조척력을 경험하고 물질을 일부 잃던가 완전히 분쇄되던가 해서 붕괴한다.
잔해의 일부는 새총 효과에 의해 초속 1만 킬로미터나 되는 속도로 방출된다. 또한 남을 잔해는
중력에 의해 홀이나 그 주위의 궤도상에 묶인 채, 결국 슈바르츠실트 목으로 떨어지는 운명에 놓
인다. 여기에는 어느 정도의 시간이 필요할까?
태양의 수백만 배의 질량밖에 되지 않는 블랙 홀은 다음 사냥감이 접근할 때까지 서서히 시간
을 들여 '식사(별)'를 소화한다는 것을 알 수 있다. 그 결과는 은하의 핵으로부터의 활동이 단명한
플레어(flare), 즉 몇 달이나 몇 년 동안만 계속되는 폭발이 된다. 그 동안 홀에서 도망친 파편은
그대로는 머물지 못하고 은하를 채우고 있는 다른 물질과 섞이면서 부채꼴 모양으로 퍼지기 때문
에 에너지의 돌발적인 방출이 되지는 않는다.
우리 은하계에 대해서 말하자면, 현재 은하수 중심에서부터의 플레어 활동을 볼 수 없다고 해도
아무 문제는 없다. 이러한 플레어는 1만 년에 한 번밖에 일어나지 않기 때문이다. 다른 은하에서
이러한 플레어를 볼 가능성이 더 높은 것이다.
이러한 사건은 좀처럼 일어나지 않는다. 어림잡아 각 은하가 1만 년에 한 번 플레어 한다고 하
면, 우리가 1년에 한 번 플레어를 보기 위해서는 1만 개의 은하를 관측할 필요가 있다. 따라서 이
러한 플레어를 한 번도 볼 수 없다는 것은 조금도 이상하지 않다.
그러나 망원경이 점점 개량되고 찾는 대상을 알고 있는 이상 관측가가 몇 년 이내에 처녀자리
은하단보다 벌지 않은 곳에서 이러한 플레어를 밝혀내는 것도 꿈만은 아니다.
우리 은하계에서는 방출되는 잔해는 힐즈가 예상한 것처럼 전체가 초고속 별의 형태가 아니더
라도 좀더 분명하게 보일지도 모른다. 정원의 스프링 쿨러에서 뿌려지는 물처럼, 중앙의 블랙 홀
에서 흩어지는 재료는 안쪽으로 떨어지는 가스의 속도를 떨어뜨리는 브레이크 역할을 했을 것이
다.
이 사실은 두 가지 효과를 갖는다고 생각된다. 그것은 우선 '식사 재료' 공급을 감소시키는 것으
로 블랙 홀 자체의 활동을 줄일 것이다. 그리고 나서 다시 들어오는 재료와 나가는 잔해가 정면으
로 마주치는 은하의 중심 부군에 뜨거운 거품을 만들 것이다. 이론상의 계산으로 이 거품이 어떤
형태인지 알 수 있으며 관측가는 예상된 효과를 찾기 시작한다.
그러려면 먼 곳을 볼 필요는 없다. X선 관측은 1,000광년 정도의 타원은하 중심에 실제로 뜨거
운 가스가 존재한다는 것을 나타내고 있다. 그리고 만약 정말 이것이 가스가 존재한다는 것을 나
타내고 있다. 그리고 만약 정말 이것이 안쪽을 향하는 재료의 흐름에 거슬러 나아가는 것에 의해
서라면 가까이에 있는 가장 조용한 은하조차 태양의 100만 개분의 질량을 가진 반쯤 공복인 블랙
홀을 갖고 있을 가능성이 있는 것이다.
이상의 사실은 사과를 떨어뜨리거나 스키를 타다가 넘어진 사람이 골절하는 원인이 되는 힘을
중력이라고 부르는 일상적인 세계와는 많이 동떨어진, 가슴이 철렁 내려 앉을 이차원의 세계다.
이 장에서 다룬 견해는 모두 오늘날 천체 물리학자들 사이에 주류를 이루고 있는 견해다. 과거
20년 이상을 이 주제를 좋고 연구해온 이론가는 때로 급속한 진보를 했다는 착각에 빠지기도 했
다. 그러나 우리가 실제로 경험한 것을 오히려 느릿한 진전으로 이보 전진, 일보 후퇴와 같은 기
복을 반복하는 '톱날'의 눈 같은 진보였다.
그러나 퀘이사가 초중량급 블랙 홀에서 힘을 받는다고 하는 견해는 물론이고, 태양의 100만 개
분의 질량을 가진 블랙 홀이 은하수 중심에 존재하고 초속 수천 킬로미터로 별을 토해내고 있다
고 하는 견해도, 지금은 당연시되고 있다. 만약 우리 은하계에서 펄서나 콤팩트한 X선원이 발견
되고 그 결과 이론적으로도 진보한 후에, 이를테면 1973년 무렵에 퀘이사가 발견되었더라면 무거
운 블랙 홀을 가진 모델에 대한 합의를 얻을 수 있는 것은 더욱 빨랐을 것이다.
이것을 확립하는 데 시간이 걸린 것은 무엇보다 1960년대 초부터 25년 동안 블랙 홀에 대해서
는 상세한 연구가 이루어지지 않았고 우주에서 블랙 홀을 발견한다는 예상 같은 건 아무도 하지
않았기 때문이다. 따라서 블랙 홀 모델이 정교하게 되기까지에는 많은 시간이 걸렸다. 그리고 블
랙 홀 모델이 관측 사실을 따라잡고 추월하는 데도 마찬가지로 긴 시간을 필요로 했던 것이다.
제 7장 우주끈이 얽히고
두 종류의 끈
우주론에서는 퀘이사, 브레자, 초중량급 블랙 홀, 소립자 물리학에서도 참 쿼크(charm quark, 약
자 c), 칼라 이론, 대통일 이론... 등등의 별난 이름들이 오르내리던 시대에 대한 반동인지도 모르
지만, 현대 물리학에서 가장 중요한 아이디어에는 동시에 '끈'이라는 평범한 이름을 사용하고 있
다.
규모에 있어서는 두 종류의 끈은 조금도 비슷하지 않다. 소립자 물리학자에게 있어서 '끈'은 오
랜 입자의 개념에 대신 들어선 실체다. 수학적인 질량 에너지의 점이나 작은 당구공으로서의 입자
를 생각하는 대신에 이론가는 양자와 중성자보다 훨씬 가느다란 끈이나 1차원의 끈인 루프로, 그
것들을 설명하는 일을 연구하고 있다.
다른 한편 우주론자에게 있어서 '끈'은 문자 그대로 우주 안에 뻗어 있다. 비록 끈이 원자 한 개
보다 훨씬 가늘더라도 그 길이는 우주적으로 길다.
그러나 두 개의 개념은 연관성이 있다. 둘 다 초고에너지 물리학이라는 마당에서, 모든 입자와
자연의 힘을 통일하려는 이론의 탐구로 탄생한 것이다. 그러나 양자를 혼동해서는 안 된다. 물리
학자는 우주 안에 뻗어 있는 끈은 '우주끈', 소립자를 구성하는 끈은 '초끈(super string)'으로 각각
의 형태의 끈을 지칭하고 있다.
처음 은하가 어떻게 해서 탄생했는지, 그리고 왜 은하는 텅 빈 거품 가장자리 주위에 시트 모양
이나 필라멘트 모양으로 되어 있는가를 생각할 때 문제가 되는 것을 우주끈이다. 그러나 수퍼 스
트링에 의한 통일 이론에 대한 접근 방식 또한, 그 중력에 의해서만 우주에 영향을 미칠 수 있는
암흑 물질의 문제를 통해 관련이 된다.
모든 것을 설명하는 이론
수리 물리학자가 모든 힘과 소립자를 설명하는 방정식, 즉 통일 이론을 탐구하는 데서 탄생한
것이 초끈 이론이다. 그 개념은 아직 가상의 것에 지나지 않지만 이론가는 이제 그 탐구가 시기
상조라고는 생각하지 않는다. 모든 근원적인 물리를 하나의 방정식으로 '풀려고' 하는 사람을 괴
짜로 취급하지 않는 것이다.
이러한 '무엇이나 이론', 즉 TOE(Theory of Everything)는 양자 물리학과 일반 상대성 이론의
쌍방을 초월하지 않으면 안 된다. 일반 상대성 이론은 시공과 중력을 다루지만 중력은 통일 이론
에 가장 끼워넣기 힘든 것이다. 그러나 이 두 가지 이론은 넓은 범위 내에서는 실로 잘 운용되고
있으며, TOE를 자기 자신 안에 포함하고 있음에 틀림없다.
지금까지는 제대로 해왔다면 앞으로 해결해야 할 문제는 대체 뭘까. 한 가지 재미있는 특징을
일반 상대성 이론에 대한 닭과 달걀 같은 류의 수수께끼다. 아인슈타인이 했듯이 휘어진 시공의
설명부터 시작하면 그 이론이 성립된다면 중력자라는 그라비톤, 즉 질량 제로이고 스핀 2인 소립
자의 존재가 필요하다(스핀은 입자의 자전의 크기).
그러나 견해에 따라서는 질량 제로, 스핀 2의 그라비톤을 기본의 것으로 간주하고 거기서 시작
하는 것도 가능하다. 그렇게 하면 결과는 휘어진 시공을 갖는 일반 상대성 이론이라는 모습이 될
것이다. 최근까지는 어느 견해들 우주의 성질에 대한 깊은 통찰이라고 간주할 수 없었다. 그러나
사정을 달라지고 있다.
끈 이론보다 앞의 모든 소립자 이론에 수반되는 큰 어려움은 중력이 포함될 때 이론이 무한대
를 포함한다는 것이다. 지금은 어떤 무한대는 번거롭지만 공존할 수 있는 무한대도 있다는 게 된
다.
예를 들면, 양자 색력학에서는 '끼워넣기'라고 불리는 트릭에 의해 카펫 아래로 날려버린 무시되
고 있는 무한대로 가득하다. '끼워넣기'란 기본적으로는 수학적인 수법이지만 수립자의 구체적 움
직임을 설명하기엔 이것으로 충분하다. 그러나 중력이 포함되면 무한대는 '끼워넣을' 수가 없다.
무한대는 방정식으로 나타나는데 방정식을 성립하지 않게 만들기 때문이다.
이 곤란이 생기는 것은 소립자를 수학적인 진짜 점, 즉 상상할 수 있는 가장 단순한 실체라고
보았기 때문이다. 이에 실망한 이론가들 가운데는 만약 소립자를 점으로서가 아니라 두 번째로 단
순한 상상할 수 있는 실체, 즉 1차원의 선이나 끈이라고 생각하면 어떻게 될까를 조사한 사람이
있다. 그 결과, 무한대의 문제는 일어나지 않았을 뿐 아니라 중력을 이론에 추가하는 것이 아니라
그것이 이미 거기에 포함되어 있다는 것을 발견했다. 즉 중력, 특히 질량 제로에 스핀 2인 그라비
톤은 소립자 끈 이론에서는 이미 불가결한 부분인 것이다.
그렇다면 왜 '초'인가? '초'라는 형용사는 초대칭성이라고 불리는 다른 소립자의 개념에서 왔다.
이것은 힘(그라비톤과 같은) 관계한 소립자는 모두 물질의 세계에 속하는 파트너(이 경우는 그라
비티노)를 가져야 한다는 이론이다. 한편 이 이론은 우리가 보통 물질의 소립자(전자 등)라고 생
각하고 있는 소립자는 모두 힘의 패밀리(s 엘렉트론)에 속하는 파트너를 갖는다고 여긴다. 초대칭
성에 끈 이론을 추가한 것이 초끈이며, 이것이 바로 '무엇이나 이론'(TOE) 최고의 후보이며, 특히
재미있는 이미지를 주는 이론인 것이다.
끈 이론에서 소립자는 작은 루프(우리가 말하는 '작은'이란 약 10-33센티미터다)로 설명된다. 두
개의 끈의 루프가 만나 합쳐질 때의 움직임은 바지의 생김새와 놀랄 정도로 비슷한 구조의 그림
으로 설명된다. 시공의 바지는 소립자 세계의 묘사로서는 궁극적인 것으로 보여진다.
그러나 TOE 연구의 가장 중요한 특징은 캘리포니아 공과대학의 존 슈워츠(초끈 이론을 낳은
사람 가운데 하나)가 '깊은 진리'라고 했던 것이다. 이것은 끈 이론의 어떤 변형에서도 단 한 가지
그라비톤, 즉 질량이 없는 스핀 2의 소립자가 있는 것이다. 이 그라비톤은 필연적으로 일반 상대
성 이론의 시공의 곡률을 설명하고 또한 중력장이 약할 때는 뉴턴의 중력에까지 이른다. 이것은
간단하게 무시할 수 없는 우연이다. 궁극의 물리 이론을 향한 진보는 아인슈타인이나 뉴턴 자신이
걸어온 길은 더욱 진전시킴으로써만 가능할 것이다.
그러나 아직 목표를 향한 길은 멀다. 초끈 이론에서의 전반적인 끈의 성질은 플랑크 질량(10-5
그램)이나 플랑크의 길이(10-33센티미터)와 거의 비슷하다. 그러나 상세하게는 많은 다양한 버전의
초끈 이론이 존재한다.
가장 성공한 이론 몇 가지는 10차원에서만 가능하다 기능한다. 여기서는 우리의 우주가 왜 4차원,
즉 세 개의 공간과 하나의 시간밖에 없는 것처럼 보이는가에 대한 설명을 필요로 한다.
그 문제는 다음과 같이 하여 극복할 수 있을 것이다. 이 방책을 수학자는 컴팩트 화라고 부르고
있는데, 이것은 여분의 차원(이 경우는 6)을 눈에 보이지 않을 정도로 작게 끌어넣은 공간으로 여
기는 것이다. 그 효과는 2차원의 소스, 즉 한 장의 재료로 선 주위를 감싼 것이 아주 멀리서 보면
1차원처럼 보이는 것과 비슷하다.
우리의 보통 공간에서는 각각의 점, 그리고 시간에서는 각각의 순간이, 실로 작기는 하지만 복
잡하게 끌어 넣어진 6차원의 세계인 것이다. 이들 여분의 차원에서 서로 얽힌 구조와 공명(끈의
고유한 진동 상태)이 초끈의 움직임을 지배하고 그에 의해 보통 공간의 각 점에서 어떤 소립자가
존재하는가. 또한 그것들이 어떻게 작용하는가를 결정하는 것이다.
10차원 초끈 이론의 다른 버전, 컴팩트 화의 다른 버전과 처음부터 4차원으로 시작한 끈 이론의
버전도 있다. 초끈 이론은 수학적으로는 우아한 것이 아니다. 이것은 '옳은' 수학적인 설명이 아직
발견되지 않은 증거이기도 하다. 또한 그것들은 아직 아인슈타인이 일반 상대성 이론의 기초로서
이용한 기하학적 원칙과 같은 어떤 심원한 진리를 토대로 한 것이 아니기 때문이다.
슈워츠 자신도 너무나 성급하게 많은 것을 기대하는 것은 현실적이지 않다고 말한다. 초끈 이론
의 무한대를 배제하고 중력을 자동적으로 통일 이론에 끌어들이는 방법이 매우 인상적으로 우리
의 의기를 북돋는 것이긴 하지만, 초끈 이론이 충분히 이해되도록 하려면 다시 수십 년 간이라는
노력이 필요할 것이다. 이미 발달한 '수학적 언어'를 이용하는 대부분의 물리 이론과 달리 초끈 이
론은 순수한 수학자에게 있어서도 새로운 도전인 것이다.
물리학자는 알려져 있는 쿼크나 렙톤이라고 확인할 수 있는 소립자 패밀리를 필연적으로 만들
어낼 만한 초끈 이론의 독특한 결정판을 찾고 싶어한다. 만약 그것이 가능하다 해도 수십 년 뒤의
일일지도 모른다. 그러나 찾아낼 수 있는 희망이 아예 없는 것도 아니라는 것이 현재까지의 몇 가
지 성공 사례에 의해 입증되고 있다.
예를 들면, 하나의 특수한 단계의 초끈 모델을 이용하여, 위스콘신 대학의 드미트리 나노포라스
와 미네소타 대학의 케이스 올리브는 그 이론을 가장 단순한 버전 몇 가지로부터 다음과 같은 예
언이 가능하다는 사실을 발견했다. 즉 전자 뉴트리노는 전자 볼트의 약 100만분의 3의 질량을 갖
는 것이고 뮤 뉴트리노의 질량은 0.01전자 볼트, 타우 뉴트리노의 무게는 30전자 볼트이라는 것이
다. 이러한 질량의 편성은 우주에 있어서 암흑 물질을 완벽한 단계까지 설명하고 있다고 할 수 있
을 것이다.
여기서 초끈 이론을 상세히 설명할 생각은 아니지만 1980년대 중엽에 크게 다루어졌던 화제, 다
시 말해 '그림자 물질'이라는 아이디어를 전혀 언급하지 않고 이 화제를 끝낼 수는 없을 것이다.
'파괴'는 빠르게 일어난다
대칭성을 소립자와 힘을 이해하는 열쇠다. 매우 높은 에너지에서는 이를테면 전자력과 약한 힘
사이에는 차이가 없고 그들이 하나가 된 하나의 전약력으로 기술된다.
이것을 이해하려면 힘을 옮기는 소립자의 질량으로 보는 것이 좋다. 전자력은 제로 질량의 광자
에 의해 옮겨진다. 힘이 전달되는 범위는 무한대다. 즉 먼 퀘이사에서도 지구에 영향을 미칠 수가
있다. 퀘이사 관측이란 광자가 지상의 사진 플레이트에 대는 것이다. 그러나 정전기력은 양과 음
이라는 전하의 균형을 이루고 있기 때문에 전기력은 거리가 떨어진 곳에서는 중요하지 않게 된다.
약한 힘을 옮기는 소립자는 양자 질량의 약 100배의 질량을 갖고 있다. 어떤 소립자가 약한 힘
을 통해 다른 소립자에 영향을 미치기 위해서는 이러한 힘의 중개자(보손)가 만들어지지 않으면
안 된다.
양자보다 작은 질량의 소립자는 스스로 이렇게 무거운 보손을 '만들지' 못한다. 보손은 양자적
볼확정성에 의해 진공에서 나타나고 부근의 소립자까지 이동하며 그 존재를 느끼게 한 후에 다시
진공으로 흡수된다. 그것들은 매우 무겁기 때문에 이들의 가상적인 소립자는 아주 단시간밖에 존
재하지 않는다. 그리고 힘의 범위는 그 시간 내에 이동할 수 있는 거리에 한정된다. 대략 원자핵
의 크기만큼의 거리일 것이다.
질량이 없는 광자는 별에 의해서나, 혹은 손전등의 전류의 흐름에 의해서도 풍부하게 만들 수
있다. 이와 같은 방법으로 이들 보손이 풍부하게 만들 수 있을 만한 에너지가 있을 때는 전자기력
과 약한 힘은 구별이 되지 않는다.
만약 우주가 매우 고온이라면 약한 보손은 가상적이 아니라 현실적인 소립자가 될 것이다. 이러
한 조건은 빅 뱅에서 존재했다. 약한 보손이 현실적인 소립자로서는 존재할 수 없게 되는 순간까
지 온도가 내려가면 약한 힘과 전자력 사이의 대칭성이 깨지는 것이다.
대칭성의 파괴는 우리가 사는 차가운 우주의 복잡합이 뜨거운 빅 뱅에서 어떻게 하여 발달했는
지를 잘 설명해준다. 그 뿐 아니라 대칭성의 파괴에 의한 상전이가 지수 상수적 팽창을 하는 단시
간의 인플레이션기를 거쳐 우주의 열에너지까지 마련할 수가 있었다. 이 시기에 시공의 주름이 펴
지고 시공을 매우 평탄하게 한다. 그러나 대칭성의 파괴는 전자력과 약한 힘의 분리 등 여러 가지
일을 발생시킨다.
지금까지 설명해온 가장 기본적인 대칭성은 초대칭성 즉 창조의 순간 직후에 깨지는 소립자와
힘 사이에 가정된 대칭성이다. 그러나 어떤 초끈 이론의 버전에서는 이것의 딱 두 배 되는 대칭성
이 포함된다.
초끈 이론에는 또 한 층의 대칭성의 '여지'가 있다. 그 중에서 우리가 알고 있는 소립자와 힘이
관련된 세계 자체가, 또 한쪽의 우리가 모르는 소립자와 힘의, 똑같이 복잡한 세계와 균형을 이루
고 있는 것이다.
이들 이론에 의하면 이것은 대칭성의 궁극의 층이다. 즉 정확하게 창조의 순간의 10-43초 후에
중력이 자연의 다른 힘과 구별할 수 있게 되면 동시에 생기는 갈래인 것이다.
그림자 세계가 끼어든다
이 견해에 의하면 우주가 매우 젊고 뜨거웠을 때는 완벽한 대칭성이 존재했다. 또한 그곳에서는
모든 힘과 모든 소립자에 구별이 없었다. 그 후 중력이 그 밖의 힘에서 나뉘어짐에 따라 대칭성은
더욱 작은 두 개의 대칭성으로 분할된다. 이들 작은 대칭성은 그 후 더욱 분할을 거듭하여 우리가
알고 있는 여러 가지 힘과 소립자가 되었다. 그렇다면 나머지는 어떻게 되었을까.
사실 어떤 일이라도 일어날 수 있었을 것이다. 대칭성이 그 자체의 힘으로 분할을 계속함에 따
라 여러 사지 소립자와 힘을 만들어낼 수 있었을 것이다. 이 소립자와 힘은 '우리'의 세계에 있는
것과 같은 수도 있고, 다를 수도 있다.
그러나 그 밖의 대칭성, 다시 말해 다른 세계에 대해 가장 중요한 것은 중력이 다른 힘에서 구
별할 후 있게 되었을 때, 중력이 두 개의 세계에 공통된 단 하나의 힘이 되고 다른 대칭성은 각각
별도의 것이 된다는 것이다. 우리의 세계의 물질에 미치는 중력적 영향을 봄으로써 우리는 다른
세계를 발견할 수 있을지도 모르는 것이다. 그러나 그 이외의 방법으로는 서로 영향을 미치는 일
은 절대로 없다.
이 다른 세계는 '그림자' 세계라고 불리운다. 그리고 그곳에 있는 것은 그림자 물질이라고 불린
다. 사람들은 깨닫지 못한 채로 그림자 세계의 바다 밑에 살고, 혹은 그림자의 산기슭을 걸을 수
도 있다. 과학적 이론은 사이언스 픽션(SF)의 세계보다 훨씬 기발하고 엉뚱한 것이다.
그림자 물질이 암흑 물질의 후보라는 것은 명백하다. 이 우주에 제 2의 우주가 침투해 있더라도
중력의 영향을 공유하지 않으면 발견되지 않을 것이다. 만약 그림자 세계가 우리의 세계를 그대로
비춰내고, 그림자의 쿼크나 그림자의 렙톤을 형성하는 것과 같은 양의 물질(실제로는 아마 그림자
액시온의 형태이며, 그 자신의 그림자의 암흑 물질도)을 갖고 있다면, 우리 자신이 있는 은하계 안
에 그림자 별과 행성이 존재할 수 있었을 것이다.
그러나 안심하라. 물질의 두 가지 형태가 행성을 만드는 일은 가능하지만, 실제로 지구의 질량
을 계산하거나 위성의 궤도 움직임을 조사한 결과를 토대로 보면 우리의 행성 내에 그림자 물질
은 있어봐야 10퍼센트 이하이거나 아마 전무할 것으로 보인다.
태양 내의 그림자 물질은 더욱 작을 것이다. 이런 종류의 암흑 물질은 태양의 핵까지 가라앉아
별의 내부 영역에서의 중력에 영향을 미칠 수 있다. 그것은 태양의 한복판을 더욱 뜨겁게 하고,
태양에서 나오는 뉴트리노의 관측으로 그 영향은 모습을 드러낼지도 모른다. 이것은 태양의 중앙
부가 표준적인 이론의 예상보다 10퍼센트나 차갑다는 것을 시사한다. 태양 내부의 그림자 물질의
양은 0.1퍼센트를 넘는 일은 없을 것이고 완전히 제로라는 추측이 가장 타당할 것이다.
이 종류의 그림자 물질의 준재를 부정할 증거는 빅 뱅에서의 헬륨이 만들어지는 방식의 계산을
토대로 하고 있다. 즉, 그림자 물질은 헬륨 제조 기간 중에 우주를 빨리 팽창시키고 우리가 실제
로 오래된 별에서 보는 것보다 많은 헬륨을 빅 뱅에서 남기는 결과가 되는 것이다.
우리의 세계와 꼭 닮은 그림자 세계가 존재한다는 아이디어는 아마 SF 영역에 머물 것이다. 그
러나 이러한 추리를 즐기고 있는 사람도 절망하기는 아직 이르다.
그림자 세계에서도 우리의 세계와 아주 똑같은 종류의 대칭성의 파괴를 경험하고 있는 걸까. 어
쩌면 그곳에는 다른 종류의 소립자와 힘이 포함되어 있고 다른 물질 법칙이 적용되고 있을지도
모른다. 법칙의 적당한 선택으로 빅 뱅에서의 헬륨 제조의 증거는 밝힐 수가 있다.
예를 들면, 그림자 세계의 물질 모두는 질량 제로의 소립자로 붕괴하는 건지도 모른다. 혹은 그
림자 물질과 그림자 반물질은 완전히 등량이며 그림자 세계의 모든 물질은 완전히 소멸하여 복사
가 되었을지도 모른다. 아니면 제대로 우주를 평탄하게 할 수 있을 만큼의 질량이 있고, 더구나
굳어서 별이나 은하가 되는 일 없이, 균일하게 공간에 퍼진 채로 그림자의 소립자 타입이 하나 이
상 존재하는 건지도 모른다.
만약 이것이 재미있지 않다고 생각되면 물리 법칙에서 별의 크기가 이 지구상에 있는 집 정도
밖에 안 되는 그림자 세계를 상상하면 된다. 그곳에서는 그림자 세계의 별이 영국의 시골 도시에
떨어져도 주민들은 전혀 눈치채지 못할 것이다.
이미 알고 있을지도 모르지만, 우리는 그림자 물질에 그렇게 열광적으로 집착하고 있지는 않다.
그곳에는 추측의 여지가 너무 많고 실험이나 관측의 전망은 거의 없다. 게다가 무엇보다도 그럴
필요가 없는 것이다.
존재가 알려져 있거나(뉴트리노), 우리의 이론이 필요로 하는 입자(액시온, 미니홀)가 모든 암흑
물질에 훌륭하게 공헌할 수 있고 평탄 우주를 위한 임계 밀도까지 공급할 수 있다면 그림자 물질
이 끼어들 여지는 없다.
그림자 물질도 중력에 대해서는 완전히 똑같다. 그러나 그 성질로 보아 그것이 존재하지 않는다
는 사실을 증명하는 것은 불가능하다. 차가운 암흑 물질의 소립자는 실험실에서 혹은 그것이 태양
이나 별에 미치는 영향에 의해 검출되며 그 특성을 알 수 있을 가능성도 있다. 그러나 그림자 물
질의 핸들을 잡는 일은 결코 불가능하다.
그에 비하면 우주끈은 주목 받기를 기다리고 있다. 그것만으로는 우리가 필요로 하는 암흑 물질
모두를 공급할 수 없다는 것은 거의 확실하다. 그러나 적어도 어떻게 해서 밝은 물질이 지금처럼
분포하게 되었는지에 대해서는 이 '끈'이 잘 설명하고 있다.
'끈'이 존재한다는 이유
은하 형성에는 주된 문제가 두 가지 있다. 첫 번째는 개개의 은하가 어떻게 탄생했는가의 문제,
두 번째는 왜 사슬 모양이나 필라멘트 모양이나 시트 모양으로 그것들이 분포하는가 하는 문제다.
우주끈 이론이 양쪽의 의문에 대답할 수 있을지도 모른다. 이 은하 형성의 이론에서는 우주는
지금보다 훨씬 한결같고, 은하로 대표되는 천체는 초기의 작은 흔들림, 혹은 씨에서 성장했다고
가정된다. 일반적으로 우주론자들은 흔들림을 무시(우주의 팽창을 측정하기 위해 편리한 테스트
입자로서 은하를 사용할 때는 별도로 하고)하고 한결같이 팽창하는 우주를 설명하는 방정식만을
다루고 있다.
그러나 지금은 이들 방정식 자체가 필요한 씨를 시공의 진공에서 자연스럽게 만들어지는 이론
을 준비하고 있는 것이다. 인플레이션 이론이나 소립자 세계를 현대적으로 이해하기 위해서는 매
우 중요한 대칭성의 파괴를 설명하고 있는 진공 자체 안에 세 가지 타입의 벌어짐(결함)이 존재한
다는 것이 큰 열쇠가 된다.
오늘날 물리학자에게 있어서 진공이란 그 말에서 초보자가 상상하는 '무'와는 너무나 동떨어진
것이다. 우리 우주는 어쩌면 진공의 흔들림을 통해 진공에서 탄생했다.
진공에는 막대한 양의 에너지가 포함되어 있고 그곳에서의 소립자나 힘에 구별이 없었다는 의
미에서의 고도의 대칭성을 갖고 있었다. 이들 소립자와 힘이 나뉘는 대칭성의 파괴는 상전이라고
불린다.
이 상전이에서 진공은 그 에너지를 방출하는 우주 팽창의 보조 역할을 한다. 이것은 오히려 액
체인 물이 얼음으로 변하는 상전이와 비슷하다. 얼음에 비교하면 액체인 물은 많은 에너지를 갖고
있다. 물이 얼 때, 이 에너지는 숨을 열로서 방출된다. 언 물(얼음)은 대칭성이 적다. 얼음(물)의
분자의 결정인 바둑판은, 모든 방향으로 똑같이 보이는 건 아니다. 바둑판 무늬 분자는 일직선이
되어 패턴을 만드는데 아름다운 눈송이에서 그 모양을 볼 수 있다. 눈은 어느 방향에서나 결코 같
은 모양은 아니다.
얼음은 액체인 물에서는 볼 수 없는 특색을 갖고 있다. 얼음이 보다 작은 도메인(영역)으로 나
뉘어 다른 결정의 도메인 사이에 경계가 생긴다. 눈송이 하나의 갈래와 그것이 '성장'하는 얼음의
중앙 모체와의 사이에 경계가 그 예다. 각각의 도메인 안에서 물 분자는 모두 같은 방향을 향해
있고 얼음은 비교적 같을지도 모른다. 그러나 다른 도메인(눈송이의 한 갈래)의 분자 방향을 옆
도메인 분자의 방향과는 다를 것이다.
결정 내(얼음일 필요는 없고, 어떤 결정체라도 좋다)의 다른 도메인 간의 경계는 보통은 도메인
주위의 벽과 같다. 그러나 액체가 얼음으로 결정할 때 다른 결함이 생길 가능성이 있다. 어떤 것
을 '점결함'으로 분자의 나열 방식은 한 점에서 바깥쪽으로 퍼지듯이 보인다. 또 어떤 결함은 1차
원인 선이다. 그리고 우주가 젊었을 때의 상전이와 대칭성의 파괴의 결과로서 일반적으로 이들 세
타입의 결함을 모두 시공의 진공에서 생길 가능성이 있다.
얼음 결정 내에서는 자주 있는 예이지만 2차원의 벽은 우주에서는 존재하지 않을지도 모른다.
눈에 보이는 우주 안에 퍼져 있는 단일한 도메인 월(두 개의 도메인 사이에 생긴 별)은 암흑 물질
을 포함한, 우리가 알고 있는 모든 물질보다 훨씬 많은 질량(상전이 이전부터 축적된 진공 에너
지)을 갖는다. 그리고 그 중력의 영향은 은하의 움직임을 보면 분명해질 것이다.
가끔 우리 눈에 보이지 않을 정도로 멀리 떨어진 곳에 도메인 월이 있을지도 모른다. 그러나 만
약 그렇다고 한다면 그것들은 우주의 팽창에 보다 더 멀리로 옮겨가기 때문에 우리에게 영향을
미치는 일은 없다.
다른 한편 공간의 점으로서 생긴 결함의 종류는 자기의 모노폴이라고 불린다. 물리학자는 처음
에 초기의 우주에 있는 대칭성의 파괴가 모노폴을 만들어내는 수단을 제공할 수 있다는 것을 깨
닫고 술렁거렸다. 그러나 그 후, 이 이론에 따르면 아직 발견되지 않은 모노폴이 충만한 우주가
된다는 것을 알고 당혹했다. 이미 설명했듯이 인플레이션은 이 모순을 해결하는 자연스러운 방법
을 마련하고 있다.
모토폴과 월의 중간 타입의 결함(벌어짐), 즉 우주 안에 퍼지는 1차원의 선, 즉 우주끈일 가능성
이 우리에게 남아 있다. 직접 우주끈을 본 사람은 아무도 없지만 우주 은하의 체인의 존재는 우주
끈이 존재한다는 사실의 상황 증거일지도 모르는 것이다.
진공을 포착한다
'우주끈'이란 대체 뭘까. 그 개념은 런던 대학의 톰 키블이 1970년대에 실시한 연구에 유래한다.
이것은 몇 년 후에 모스크바의 야코프 젤도비치, 미국의 태프츠 대학의 알렉스 빌렌켄 의해서도
거론되었다. 이 두 사람은 그것이 우주에 있어서 매우 중요한 것임을 인식했다.
그들은 창조의 10-35초 후에 생기는 대칭성의 파괴에 의해 원래의 우주의 진공상태가 선상 공간
내의 결함에 밀려들어 갔을 가능성이 있다는 것을 시사했다.
우주끈이 원자핵의 크기의 10-14배의 직경을 갖는 튜브 내에 포착되었다는 상태는 그곳에 이 진
공을 동결한 것이라고 생각하는 것이 좋을 것이다. 끈 안에서는 에너지가 높은 진공의 밀도를 갖
고 있기 때문에 끈에는 다량의 질량(에너지와 질량은 같은 것)이 있다는 결과가 된다. 실제의 질
량은 대칭성의 파괴가 생겼을 때의 정확한 시간과 에너지가 되는데 대체로 우주끈 1센티미터 부
근에는 10조 톤이나 되는 질량 에너지를 갖고 있다. 1미터 끈의 무게는 지구 만큼이나 된다.
은하가 만드는 시는 어디에서 온 것일까를 설명하려고 흥분하고 있던 이론가에게 이 우주끈이
라는 발상이 환영받는 이유는 쉽게 이해할 수 있을 것이다. 길이가 수백 광년인 우주끈의 루프는
팽창하는 우주에서 가스 덩어리를 만드는 조력자가 생긴 것이다. 그러나 다음과 같은 문제점도 있
다.
우선 끈은 끝은 가질 수가 없다. 직관적으로도 이것은 이치에 맞다. 만약 끝이 있다면 내부의
높은 진공 에너지는 새어 나올 것이다. 이것은 끈이 우주 전체에 퍼져 있던가, 고무 밴드처럼 닫
힌 루프 모양을 하고 있든지 둘 중 하나여야 한다는 것을 의미한다.
또한 우주끈은 늘어나는 고무밴드와 같은 것이다. 끈에는 장력이 있다. 장력은 끈의 질량과 같
은 규모이고 이것이 끈을 고속도로 진동시킨다. 이 진동은 거의 빛의 속도로 가능한 한 빨리 일어
날 것이다. 그 결과 둘레가 1광년인 끈의 루프는 2년에 한 번 진동할 것이다.
일반 상대성 이론에 의하면 매우 급속하게 진동하는 대량의 질량 에너지는 중력파의 형태로(이
에 대해서는 제 8장에서 설명한다) 에너지를 방출한다. 또한 호킹 프로세스를 통해 질량이 증발하
는 블랙 홀처럼, 진동하고 있는 우주끈은 에너지를 잃고 응축해가다가 결국에는 아무 것도 없게
될 것이다. 이것은 우주끈의 현재의 질량 밀도에 대한 기여를 매우 엄격하게 제한하고 있다.
끈이 작은 루프는 우주가 젊고 은하가 형성되었을 때는 중요했을지도 모른다. 그러나 그것들은
오늘날 우주를 평탄하게 하는 데 필요한 암흑 물질에는 아주 조금밖에 기여하지 않는다. 만약 은
하가 정말로 끈의 루프 주위에 생겨난다면 우리가 지금 보고있는 은하는 일찍이 끈이 그곳에 있
었는가를 나타낼 뿐이다.
우주에 펼쳐지는 긴 끈은 반드시 일직선이 되지는 않는다. 오히려 그것들은 뒤엉킨 그물 같은
상태를 만들어낼 것이다. 그곳에서는 어떤 끈이 다른 끈과 엉키고, 혹은 같은 끈이 접혀 다른 부
분 위에 겹치고, 다른 부분을 가로지른다.
빛에 가까운 속도로 이들 끈 위에 잔물결이 인다. 끈이 교차하는 곳은 어디나, 끈은 끊어졌다가
다시 이어지기 때문에, 끈의 루프는 분열하고, 원래부터 있었던 끈은 보다 직선에 가까워진다. 그
때, 루프가 에너지를 방출하여 질량을 줄인다. 이 사실은 끈의 질량이 우주에서 지배적이 되지 않
는다는 것을 보증하고 있다. 그러나 그것은 또한 또 하나의 매우 재미있는 효과를 낳는다.
끈의 루프에서 은하로
우주의 팽창 방식은 '허블의 길이'라는 말로 설명할 수 있다. 이것은 우주의 크기의 척도로, 빅
뱅 이후 빛이 도달한 시간의 거리에 상당한다.
빛보다 빨리 전해지는 것은 없기 때문에 이 거리 이상으로 떨어진 물체는 서로 작용할 수 없다.
이 점은 은하와 같은 떨어진 물체의 경우나 무한한 길이의 우주끈의 각기 다른 부분에 대해서도
적용할 수 있다.
한 줄기의 무한한 길이의 끈에 있는 그때의 '지그재그'는 거의 허블의 길이 정도 크기이기 때문
에 끈에서 분열한 루프의 직경은 늘 그때의 허블의 길이 정도가 된다. 우주가 작을 때나 클 때나
이것은 적용된다.
새로운 끈의 루프는 각각 관측할 수 있는 우주 자체와 거의 같은 크기도 있지만 평소보다 작은
것으로 붕괴된다. 물론 더욱 작은 루프는 우주가 더욱 작았을 때 이미 붕괴되어 버렸다. 각각의
루프는 빠르게 중력파를 복사하기 시작하여 에너지를 잃는다. 따라서 우주의 역사에서는 늘 위는
허블의 길이에서 아래로는 제로에 이르기까지 다양한 크기의 루프가 있다는 결과가 된다.
새로운 루프는 늘 팽창 우주에서 가능한 한 최대의 크기로 나타나고 작은 루프는 늘 증발하고
있다. 그 결과 상세한 것은 변하지 않아도 우주에서의 큰 루프와 작은 루프의 전체적인 패턴은 우
주가 팽창해도 거의 같을 것이다. 즉 자기 상이인 것이다.
이 사실은 오늘날의 끈과 루프가 어떻게 보이는가에 대한 계산을 우주가 젊었을 때에 최초의
루프가 어떻게 분포하는가를 결정하는 데서부터 시작하지 않으면 안 된다는 것을 의미한다.
이 시나리오에서는 어림잡아 최초의 1만 년 동안 우주에는 끈이나 뜨거운 복사나 한결같은 물
질밖에 존재하지 않았다. 온도가 내려감에 따라 근의 루프는 가스 구름과 암흑 물질을 끌어당겨
그것에 달라붙기 시작했다.
은하는 작은 루프 주위에서 탄생한 데 비해 큰 루프는 더욱 작은 루프(은하)를 끌어당겨 은하단
을 만든다고 생각된다. 더욱 긴 끈의 '꼰실'은 이들 필라멘트 모양이나 사슬 모양의 은하단을 끌어
당기고 시트와 같은 항적에 은하를 만들 수가 있을 것이다.
어느 단계에서나 암흑 물질도 또한 끈의 영향을 받을 것이다. 은하단이나 우주끈 루프의 사슬
모양의 분포는 이와 같이 하여 만들어진다는 의미가 된다. 이들의 특성은 우주에 있는 은하단이나
사슬 모양 은하의 분포의 관측 결과와 아주 비슷하다.
지금 다시 한 번 우리는 놀랄 만한 우주의 우연에 직면하고 있는 것이다. 우리는 끈의 존재를
증명할 수 는 없다. 그러나 생각할 수 있는 끈의 분포 방식과 하늘의 은하 패턴과의 사이에 존재
하는 상이점은 실로 흥미로운 데가 있다. 불가능한 우리의 바람이 정말로 관측될지도 모른다. 그
래서 이론가는 용기를 얻고 끈의 루프 주위에서의 은하의 형성 방법이나 관측할 수 있는 우주에
서의 끈의 영향을 직접 관찰할 수 있는 방법을 발견하려고 노력 중인 것이다.
은하를 만드는 끈
우주끈인 루프는 주로 뉴트리노에 의해 암흑 물질을 설명하려고 하는 천체 물리학자에게 있어
서 하늘의 선물이라고 할 수 있다. 뉴트리노에 대한 문제점은 그것들이 매우 빨리 움직이는 '뜨거
운' 소립자라는 것이다.
빅 뱅 후의 우주 진화의 초기 단계에서 이러한 뜨거운 암흑 물질은 바리온의 가스 안을 흐르는
것으로 균일화되어 바리온의 흔들림의 성장을 억제한다. 이러한 우주에 은하가 생기는 일은 가능
할지도 모르지만 그것은 충분히 냉각한 후의 시간에만 가능하다. 그 때문에 빅 뱅 이후의 시간 동
안에 우리 주위에 보이는 은하 만큼의 나이를 가진 은하를 만드는 것을 불가능한 것이다.
그러나 우주끈의 루프는 빨리 움직이는 소립자에 의해 소멸되는 일은 없다. 그것들은 그대로 남
고 뜨거운 암흑 물질이 엷어지고 그 영향력이 약한 단계에서 중력의 씨로서 행동한다. 그 점에서
바리온 물질은 재빨리 끈 주위에 쌓이고 은하와 아주 비슷한 구조를 만들어낸다.
끈과 차가운 암흑 물질의 조합을 이용하더라도 마찬가지로 좋은 결과를 가져온다. 다시 말해 끈
없이는 뜨거운 암흑 물질에 의한 은하 형성은 너무 더디고, 끈이 있으면 차가운 암흑 물질에서의
은하 형성은 너무 빠르다는 것이다.
무거운 끈의 루프가 중력에 의해 그 주위에 물질을 모은다는 견해는 그것들이 은하 형성을 위
한 씨로서 어떻게 작용하는가를 명백하게 설명해준다.
그러나 끈의 루프가 은하 형성을 촉진하는 방법은 다른 방식도 있다. 이 아이디어는 우주의 밝
은 물질의 구조에 대해 이전부터 있었던 추측의 변형이라고도 할 수 있다.
프린스턴 대학의 E. 위텐은 우주끈이 초전도 선으로서 행동할 가능성을 시사하고 있다. 여기서
는 끈 안에 있는 모든 소립자는 마치 질량이 없는 것처럼 움직인다는 것이 중요한 점이다. 그 이
유는 그것들의 끈 안에서의 진공 에너지가 그 자체의 질량 안에 축적된 에너지와 같은 정도로 크
다고 생각되기 때문이다.
실제로 전자력과 약한 힘의 통일 이론에서도 가상적인 보손은 고 에너지에서는 실제의 소립자
가 된다. 질량이 없는 소립자는 아무런 저항도 마주치지 않고 광속으로 끈을 따라 이동한다. 만약
이들 소립자가 마침 전하를 띠고 있다면 막대한 전류가 우주끈의 루프 주위에 방해를 받는 일 없
이 흐를 것이다.
이러한 전류가 흐르는 초전도 끈이 진동할 때는 중력파 뿐만 아니라 전자파도 강력하게 방출된
다. 우주끈의 루프에서 복사되는 전자 복사는 주위의 바리온 가스를 물리치고 루프 주위에 팽창하
는 물질의 거품을 만들어낼 것이다.
그러나 암흑 물질은 전하를 띠지 않고 있기 때문에 전자 복사에는 영향을 받지 않고 남겨질 것
이다. 암흑 물질로 가득찬 틈의 끝 주변에서 거품끼리 충돌하고 은하가 탄생할 것이다. 우리는 문
자 그대로 폭발적인 은하 형성의 시나리오를 얻는 결과가 된다.
위텐과 그의 프린스턴 동료인 제레미아 오스트라이커, 그리스토퍼 톰프슨이 실시한 계산에서는
그 결과 탄생한 거품은 우리가 실제 우주에서 보고 있는 것과 아주 똑같은 5억 광년까지 떨어진
틈을 싸고 도는 필라멘트 모양이나 시트 모양의 은하를 가질 만한 구조를 만들어낸다는 것을 시
사하고 있다.
그러나 이 경우 끈의 루프는 은하의 중심에 있을 필요는 없고 뜨거운 암흑 물질의 배경을 거슬
러 태어난 은하와 차가운 암흑 물질의 배경에 거슬러 태어난 은하를 구분할 수 없다.
이 점에서 또 하나의 신비한 우연에 부딪힌다. 이 책의 제 1부에서 언급하고 제 3부에서 상세하
게 다룬 몇 가지 우연은 존 슈워츠가 말한 것과 같은 깊은 진리의 존재를 암시하고 있다. 그것들
은 물리 법칙의 특징을 통찰할 힘을 우리에게 부여해 주었다.
그러나 여기서의 다른 우연한 사건은 그 정도로 깊지는 않다. 하늘의 은하 분포 방식은 확실히
우주끈의 분포 방식과 비슷하다. 그러나 은하의 패턴을 만드는 다른 방법도 상상할 수 있다. 그것
은 끈의 존재에 대한 증명은 되지 않을지라도 이 선을 따라 더욱 연구를 진행하려는 이론가를 고
무시키는 일은 될 것이다.
또한 긴 끈의 운동은 '항적'을 뒤에 남길 것이다. 그리고 거기서는 밀도가 증가하고 은하가 태어
날지도 모른다. 이 사실도 또한 얼핏 텅 비어 보이는 커다란 시트 모양의 공간에 왜 은하가 탄생
하는가에 대한 설명이 된다.
확실히 우주끈에 의해 은하의 존재를 설명할 방법은 여러 가지다. 그러나 만약 끈이 실제로 우
주에 존재한다고 하더라도 우리는 어떻게 해서 끈 자체를 발견할 수 있을까?
끈은 어디에 있는 걸까
무거운 물체가 모두 그렇듯이 끈은 중력을 통해 가까운 시공에 영향을 미친다. 아주 멀리에서,
즉 루프의 반경보다 훨씬 큰 거리에서 보면 우주끈이 갖는 중력의 영향은 블랙 홀과 같은 질량의
영향과 아주 비슷하다. 그러나 자세히 살펴보면 끈에 가장 가까운 부분까지의 거리가 루프의 반경
보다 훨씬 작은 경우에는 더욱 다른 시공의 일그러짐이 지배적이 된다.
끈은 단순히 초중량급 물체가 아니다. 그것들은 시공의 직물안의 벌어진 틈, 진공의 구조 안의
결함이다. 이 때문에 끈의 가까운 공간은 보통의 평탄한 공간과는 다른 특징을 갖고 있다.
지금 평탄한 공간에 가로놓여진 무한에 가까운 곧은 끈을 상상해 보자. 끈은 주위의 공간을 원
추 모양으로 만들도록 주위의 공간을 일그러뜨린다. 이 효과는 끈의 주위에 그려진 원을 생각하면
알 수 있을 것이다.
평탄한 공간에서는 우리가 학교에서 배운 유클리드 기하학이 적용되고 원의 직경에 대한 원주
의 비율은 π(3.14159)다. 그러나 만약 우주끈의 길이 주위에 원을 그리고 그 직경에 대한 원주의
비율을 측정하면 π보다 약간 작다는 것을 알 수 있을 것이다.
또는 원내의 우주끈의 루프 주위를 여행한다고 상상해 보자. 보통의 평탄한 공간에서는 360도
회전한 후에 출발점에 돌아올 것이다. 그러나 만약 우주끈 주위를 여행하는 거라면 360도 움직이
기 전에 출발점으로 돌아올 것이다. 그것은 마치 작은 각도가 공간에서 잘라지고 양끝은 틈새를
닫도록 달라붙은 것과 같은 것이다.
이 경우 물질 운동에 대한 영향을 상상하는 것은 너무나 간단하다. 두 개의 입자, 혹은 별이 소
로에게 평행하여 공간을 움직이는 것을 상상하면 된다. 그것들은 철도의 선로처럼 평행한 선을 따
라 움직이고 있기 때문에 둘의 거리는 일정하다. 그러나 만약 입자가 우주끈 어느 곳인가를 통과
하면 원추의 시공이 일그러짐이 그것들의 길을 한 점으로 집중시키기 때문에 결국에는 충돌한다.
이것은 움직이고 있는 끈 뒤에서 물질을 압축시키는 효과이며 은하가 항적 안에서 탄생하는 것을
촉구한다고 생각할 수 있다.
끈은 마치 두 개의 입자가 '중력'으로 서로 잡아당기듯이 공간을 일그러뜨린다. 그러나 이것은
보통 의미에서의 중력이 아니다. 그것은 결함의 존재에 의해 야기되는 시공의 일그러짐에 의한 것
이다.
두 개의 입자가 함께 움직이기 시작하는 속도는 그것들이 얼마나 빨리 근을 통과하는가에 달려
있다. 다시 말해, 정지한 두 개의 입자 사이를 통과하는 끈에 대해 생각한다면 얻어지는 속도는
끈이 얼마나 빨리 움직이는가에 의한 것이다.
끈의 움직임
이것은 우주 끈에 대해 항상 생기는 의문에 대답하기 쉽게 한다. 사람이 앉아 잇는 방안을 누군
가가 지나간다면 어떻게 되는가를 생각하면 된다. 첫째로 보통 중력의 의미에서의 질량을 통해서
는 끈의 존재를 알아채지 못한다.
끈이 커다란 질량을 갖는 것처럼 보이는 것은 훨씬 멀리서 닫힌 끈의 루프를 볼 때뿐이다. 수소
원자보다 작은 폭의 끈은 인간이 아무 것도 느끼지 못하는 사이에 허리 높이 쯤에서 사람의 몸을
자를 수가 있을 것이다.
그러나 만약 끈이 거의 빛의 속도로 매우 빨리 움직이고 있다면 그 배후 공간의 원추 모양이
일그러짐의 영향으로 사람의 머리와 다리(방의 천장, 바닥은 말할 것도 없고)가 초속 몇 킬로미터
로 서로의 방향으로 움직이게 되고 끈의 통과를 확실히 알 수 있다.
만약 같은 일이 별에서 일어나면 별은 구성하는 재료는 압축되고, 어쩌면 격렬한 핵반응을 일으
키고, 별을 바깥쪽으로 폭발시킬 것이다. 가끔 일어나는 별의 폭발은 어쩌면 이 끈에 의한 압축효
과에서 생기는 것인지도 모른다.
우주끈 주위의 원추 모양 공간도 또한 우주 배경 복사의 광자에 영향을 미칠 것이다. 지구에서
보아 끈이 허공을 가로로 움직이는 곳에서는 우리가 보고 있는 복사는 앞쪽에서는 약간 차갑고
뒤쪽에서는 약간 뜨겁게 보일 것이다. 3K 배경 복사가 평균 온도와 다르게 보이는 허공 부분을
만약 우리가 발견한다면, 그리고 특히 이 부분의 상이 급히 직선 모양으로 변하고 있다면, 우주끈
존재의 증거라고 생각해도 될 것이다. 연속하는 끈의 효과는 끈 부근을 통과하는 빛을 휘게 하는
것이다.
만약 한쪽 끈이 마침 우리와 먼 은하 사이를 통과한다면 우리는 두 개의 은하 상을 볼지도 모
른다. 은하와 같은 무거운 천체도 또한, 옆을 통과하는 광선을 휘게 하고, 똑같은 방법으로 다수의
상을 만들어 낸다.
이 효과는 중력 렌즈로서 알려져 있다. 다름 장에서 좀더 보통 중력 렌즈에 대해 거론할 생각이
다. 이러한 보통 렌즈와 끈의 효과의 주된 구분 방법은 중력 렌즈가 홀수의 상(3, 5, ...)을 만드는
것인데 비해, 끈의 효과는 일반적으로 밝기가 같은 두 개의 상을 만드는 것이다.
그래서 끈의 존재를 조사하려면, 완전히 똑같이 보이는 한 쌍의 은하(또는 퀘이사)가 있는 영역
을 찾으면 된다는 의미가 된다. 이러한 쌍둥이 같이 똑같은 상이 존재한다는 주장은 지금까지도
있었지만 좀더 자세히 조사할 필요가 있을 것이다.
이론가가 끈이 제공하는 가능성을 연구하면 할수록 점점 더 재미있어진다. 시나리오 모두가 옳
은 것은 아니라 할지라도 그중 하나는 옳을 가능성이 있다. 움직이고 있는 곧은 끈의 항적에 은하
가 평탄한 시트 모양으로 만들어질 가능성에 대해서는 이미 설명 했다.
움직임이 빠른 작은 끈의 루프는 튜브 모양의 항적을 만들기 때문에 그 자신의 뒤에 질량을 끌
어들이고, 극히 당연한 중력의 영향을 주위 물질에 미치며, 똑같은 작용을 할 수가 있다. 어느 과
정이나 적색 이동 z=200이나 그 이상의, 우주가 젊었을 때 작용하여 은하 형성의 씨를 뿌릴 수가
있었을 것이다. 전도 끈도 그 시기에 '거품 내기'를 개시했을 것이다.
최초의 은하가 형성되기 훨씬 이전에 있었던 이들 끈에서의 높은 에너지 복사가 오늘날 관측될
지도 모른다. 또한 이미 일을 끝낸 끈은 그것이 만든 은하의 장소로부터 훨씬 먼 곳으로 움직이고
있거나 아니면 완전히 증발해버렸을 가능성도 있다.
에너지를 비대칭성으로 방출하면 일반적으로 루프는 점점 빨라지고 광속에 가깝게 가속되는데
그 질량은 감소할 것이다. 다른 한편, 만약 이 로켓 효과(중력파 복사나 광자 복사 중 하나에 의
한)가 그 속도를 떨어뜨리도록 작용한다면 태어났을 때부터 고속의 루프는 속도가 떨어져 정지하
고 그 후, 반대 방향의 속도를 얻을 것이다.
그리고 서서히 움직이는 동안 이러한 루프는 중력에 의해 그 주위에 질량을 모을 수가 있다. 그
리고 루프가 다시 속도를 올리기 시작할 때 이번에는 그에 가담하여 이 질량까지 함께 잡아당기
지 않으면 안 된다. 만약 루프가 충분한 질량을 이미 축적하고 있다면 그것을 잡아당길 수 없다.
대신에 자신의 중력으로 끄어들인 물질의 중력에 잡혀 루프는 거기서 머물러 있을지도 모른다. 만
약 그 물질이 은하의 집단을 형성한다면 우리는 이러한 계 중심에 보통이 아닌 에너지로 가득 찬
은하의 형태를 한 우주끈의 흔적을 찾게 될지도 모른다.
끈을 관측할 수 있는 효과는 끈이 얼마나 무거운가에, 다시 말해 단위 길이 당 질량에 달려 있
다. 끈 이론에서는 이것은 통일 이론의 기본적인 정수(단위 길이 당 질량)에 관련하고 있다. 그러
나 이것은 아직 실험으로 밝혀지지 않고 있다.
천문학자가 끈에 의해 중력 렌즈 효과의 명확한 증거를 발견했더라면 기본적인 정수를 너무나
간단히 결정할 수가 있었을 것이다. 끈이 정말로 은하 형성의 토대가 되는 초기의 흔들림을 구성
한다면 역시 우리는 이 정수를 결정할 수 있다. 만약 이론 물리학자가 별도의 추론을 하다가 그
이론의 필요 조건으로서 같은 정수를 끌어내 준다면 끈이 실제로 은하 형성의 방아쇠였다고 할
수 있을 것이다.
그렇지 않다면 두 가지 추측의 일치는 단순한 우연에 불과한 것이 된다. 또 한 가지 끈에 의해
발생하는 배경 중력파를 검출할 가능성도 있는데 이에 대해서는 다음 장에서 다루겠다.
지금까지 설명해온 것으로 단위 길이 당 무게가 훨씬 가벼운 끈이 존재할 가능성도 있다 만약
더욱 무거운 끈과 같은 정도의 소량밖에 존재하지 않는다면 그것들은 우주의 진화에 중요한 역할
을 하지 못한다.
그러나 만약 좀더 가벼운 끈이 좀더 작은 루프로 갈라지고 서로 교차할 때 '재결합'하지 않는다
고 하면 이것들은 뒤엉킨 네트워크를 만들 가능성이 있을 것이다. 이 네트워크의 전체 길이는 매
우 길기 때문에 암흑 물질에 크게 기여한다. 우리가 중력 망원경을 사용하여 우주의 암흑 물질을
조사할 때가 되면 그것들이 다시 부상해 오는 것은 피할 수 없을 것이다.
제 8장 중력 망원경
시공의 잔물결
우주끈만이 중력파를 만드는 유일한 원천은 아니다. 일반 상대성 이론은 시공이라는 직물의 일
그러짐으로 중력을 설명한다. 그것은 곡률과 관계하는 기하학 이론이다.
일상적인 감각으로 보면 휘어지고 텅 빈 공간이 존재하는 것은 기묘하게 생각할 수 있다. 그러
나 에너지를 갖는 진공이나 나타났다가 사라졌다가 하는 가상 입자를 물리학자가 화제로 삼고 있
는 오늘날, 이 이론은 아인슈타인이 이 개념을 제안했던 당시보다는 훨씬 받아들이기 쉬워지고 있
다.
물질과 공간이 어떻게 작용하는가를 알려면 다음의 단순한 이행시가 좋다.
물질은, 공간에 어떻게 휘어지는가를 말하고
공간은, 물질에 어떻게 움직이는가를 말한다.
태양과 같은 커다란 질량은 이 이행시가 말하듯이 그 가까운 공간을 휘게 한다. 지구와 같은 더
욱 작은 질량은 그 휘어진 공간에서 거의 저항 없이 그 휘어짐을 따라 움직인다.
그 효과야말로 우리를 지구 쪽으로 끌어당기거나 태양 주위의 궤도에 그 행성을 머물게 하는
힘, 즉 중력이다. 궤도란 휘어진 공간에서 가장 저항이 작은 구간을 말한다. 그렇다면 중력파는 왜
전파되는 걸까.
고체덩어리가 여러 개 박힌 늘어진 고무 시트를 생각해보자. 이 시트가 시공에 해당한다. 그 고
체 덩어리 중 하나가 진동할 때 시트를 통해 잔물결이 전해지고 이 잔물결이 그 밖의 덩어리를
진동시키게 된다. 이것이 중력파 복사, 그리고 물리학자가 중력파를 측정할 때에 사용하는 검출기
의 원리다.
이것이 복잡해지는 것은 공간이 2차원이 아니고 3차원의 시트이기 때문이다. 나아가 중요한 것
은 중력파와 물질의 작용이 너무 약하고 현대적인 기술을 가지고도 그것들을 측정할 수 있을지
여부가 아슬아슬한 갈림길에 있다는 점이다. 중력파 복사의 작용은 전자 복사의 10-40배밖에 안 된
다.
움직이는 전하에 의해 전자파를 만드는 것과 같은 방법으로 중력파는 움직이고 있는 질량에 의
해 만들어진다. 그러나 고립되어 있는, 완전히 구상으로 변동하는 질량은 중력파를 복사하지 않는
다.
아인슈타인의 이론에 의하면 질량에서의 복사량은 그 4중극 능률이라는, 구 모양이 아닌 변형의
움직임으로 정해진다. 럭비공은 커다란 4중극 능률을 갖지만 축구공에는 없다. 중력파는 4중극 복
사다.
무슨 일이 일어나는가를 보기 위해 자유로이 휘어지는 둥근 고리를 생각해보자. 중력파가 그곳
을 통과할 때 고리는 어떤 방향으로 늘어나고 동시에 그와 직각의 방향으로 눌려 찌그러져 타원
형이 된다. 그리고 다음 단계에서 패턴은 역전하여 짧은 축선이 늘어나고 긴 축이었던 것은 눌려
찌그러진다. 이 패턴의 변동이 4중극 중력 복사의 특징적인 '사인'이다.
여기에서 실제로 펴지거나 찌그러지거나 하는 것은 고리가 아니고 공간의 구조 자체인 것이다.
원 위에 같은 간격으로 놓인 네 개의 질량은 마치 주기적으로 변하는 조척력을 느끼고 있는 듯
율동적으로 움직인다.
실제로는 L형태를 만드는 세 개의 질량이 있으면 중력파의 통과를 감시하기에는 충분하다. 그
러나 중력파 복사의 통과가 야기 시키는 작은 움직임을 측정할 수단이 있을 경우의 이야기다. 만
약 초신성의 폭발, 우주끈, 그 밖의 우주의 원천에서의 중력파를 직접 측정하는 일이 가능해진다
면 훌륭한 일이다. 아마 그 과정에서 암흑 물질에도 빛이 비쳐질지도 모른다.
전하가 존재하지 않는 가상의 우주에서 단 하나의 복사는 중력파가 된다. 전자 복사의 작용은
1040배나 세기 때문에 우리의 우주에서는 우위를 차지하고 있다. 그러나 이것은 우리가 중력파를
전혀 무시할 수 있다는 것을 의미하지는 않는다.
중력파를 만든다
양 날개 프로펠러와 같은 긴 막대 모양의 물질은 중력파의 4중극 복사의 좋은 원천이 된다. 자
전하고 있는 봉을 가로놓고(그것이 자전하는 것과 같은 평면에서) 보면 우선 전체 길이가 눈에 들
어오고 그리고 나서 끝을 정면으로 하여 매우 가늘어지고, 그 후 다시 전체 길이가 보인다. 그리
고 이것을 되풀이한다.
이것은 중력파에 의한 공간의 신축을 반복하는 것과 비슷하다. 막대의 움직임은 실제로 그와 비
슷한 복사를 만들어낸다. 자전하는 아령 혹은 이중성계도 복사를 만든다. 서로 접근하고 있는 이
중성계가 중력파의 원천으로서는 최적이며, 이와 같은 계의 하나에서 중력 복사의 효과를 발견하
고 있다.
그것은 '이중성 펄서'로서 알려진 계이다. 이것은 다른 중성자별의 주위를 회전하고 있는 단 하
나의 펄서(전파를 내며 급속하게 자전하는 중성자별을 말함)이다. 펄서는 자전할 때의 등대 효과
에 의해 탄생하는 전파의 펄스로, 실로 정확하게 그 움직임을 전한다.
지상에 있는 지금의 과학적 시계의 기초는 원자 내의 진동, 즉 원자 시계(펄서 안에는 그 정확
함으로 원자 시계를 능가하는 것이 있다)인데 그것을 제외하면 펄서의 펄스가 가장 완전한 시계
로서 알려져 있다.
이중성 펄서에서 나오는 펄스의 주기의 변화를 마이크로초의 순서로 보면 펄서의 궤도를 알 수
있다. 펄서가 우리 쪽을 향해 움직이고 있을 때는 주기가 짧아지고, 후퇴할 때는 주기가 길어진다.
이것은 기본적으로는 도플러 효과에 의한 변화다.
관측 결과 벌서의 공전 주기는 매우 서서히 감소하고 있다는 것이 밝혀졌다. 이것은 두 개의 중
성자별이 서로 조금씩 가까워지고 있다는 것을 의미한다. 그리고 또한 이중성계가 에너지를 잃고
있다는 것도 의미한다.
일반 상대성 이론은 이 계가 어느 정도의 중력파 복사를 만들어내는가를 우리에게 가르쳐준다.
더구나 예상된 중력파 복사의 비율이 관측된 계에서의 에너지의 손실 비율과 정확하게 일치한다
는 것이 밝혀졌다. 이것은 아인슈타인 이론의 최대의 승리 가운데 하나라고 할 수 있다. 나아가
1990년대에는 이 지상에서 중력파 복사를 직접 측정하는 일이 가능해질 것임을 확신하게 하는 것
이기도 하다.
1987년에 대 마젤란 성운에서 초신성이 폭발했다. 상대성 이론에 의하면 이렇게 별이 죽을 때는
돌연 그 핵은 안쪽으로 붕괴하고 폭발적으로 중력파를 만들어낼 것이다. 그 세기는 붕괴의 형태가
어느 정도 불규칙하고 비구대칭적인가에 달려 있다. 엄밀하게 구형의 붕괴에서는 중력파는 복사되
지 않는다.
그러나 붕괴가 불규칙하더라도 초신성 1987A의 폭발은 그것이 지구에 도착했을 때는, 그것을
감지할 수 있는 검출기가 가동하지 않았다. 초신성뿐만 아니라 충돌하는 블랙 홀도 검지할 목적으
로 검출기의 개발이 진행되고 있다.
중력파원으로서의 우주끈의 가능성에 대해서는 이미 설명했다. 그러나 이 종류의 추측에서 가장
장대한 것은 빅 뱅과 은하 형성 시대에 생긴 격렬한 사건의 잔존물인 중력파 복사가 우주에 가득
차 있다는 것이다. 그 강도는 전자 복사의 배경에 필적할지도 모른다.
그러나 이들이 미치는 효과를 계산하면 맥빠지는 결과가 될지도 모른다. 그것은 1미터 당 겨우
양자 직경의 약 100만분의 1씩의 공간의 일그러짐을 만들어내는 정도의 결과이기 때문이다. 그러
나 실험가는 이제 곧 이 얼마 안 되는 일그러짐을 측정할 수 있는 감도 좋은 검출기를 만들 수
있다고 확신하고 있다.
중력파를 계산한다
1960년대, 메릴랜드 대학의 조셉 웨버가 이 실험에 도전했다. 그는 알루미늄으로 된 커다란 통
주위에 검출기를 부착하고 중력파가 통과하면 진동하도록 설계했다.
그러나 20년 동안의 관측으로도 중력파는 검출되지 않았다. 이것은 파가 너무 약해서 검출기가
감지할 수 있을 정도의 영향을 미치지 않았기 때문이라고 생각해야 할 것이다. 그러나 현재로서는
같은 원칙을 토대로 종래보다 100배나 감도가 좋은 2대째의 검출기가 작동을 시작하고 있다.
전형적인 '공명 원통' 중력파 검출기는 무게 4,800킬로그램의 알미늄 원통으로 액체 헬륨에 의해
4K의 온도(섭씨 영하 269도)까지 냉각시킨다. 원통 안의 원자의 열진동을 작게 하기 위해서는 냉
각할 필요가 있고 또한 공기 분자에 맞는 것을 피하기 위하여 진공 상자에 넣어야 한다.
원통에 부착된 변환기는 원통의 신축과 같은 진동을 전기 신호로 바꾼다. 그 후 이것은 초전도
기술을 사용하여 증폭시킨다. 이 검출기는 매우 감도가 좋기 때문에 원자핵 직경의 1,000분의 1
정도의 예민함 때문에 중력파뿐 아니라 어떤 진동에도 검출기가 작동해버리는 것이 문제점이라고
할 수 있다.
그러나 이제 이 종류의 진전된 검출기가 미국의 스탠포드 대학, 메릴랜드 대학, 로마 대학, 서
오스트레일리아 대학과 다른 나라에서도 작동을 시작하고 있다. 이들 검출기를 사용하면 진짜 천
문학적인 근원을 확인할 수 있을 것이다. 다른 검출기와의 사이에서 나타나는 시간의 차이가, 파
가 어느 방향에서 오는가를 가르쳐 줄 것이다.
전혀 다른 접근으로서 레이저 광선을 사용하여 중력파를 찾는 실험도 있다. 정사각형(간단히 설
명하기 위해서이고, 실제로는 정사각형일 필요는 없다) 대변의 끝에 두 개의 거울과 덩어리를 장
치하고 레이저 광선을 두 변의 각의 구석에서 반투명 거울에 비춘다.
하나의 레이저 광선에서 나온 및은 두 줄기 광선으로 나뉘고 각각의 거울에 보내져 반사한다.
두 개의 광선은 각이 있는 곳으로 돌아와 결합하고 빛의 간섭 패턴을 생기게 한다. 만약 중력파의
통과에 수반하여 정사각형의 두 변의 길이가 변화하면 어느 한쪽 광선은 길어지고, 다른 쪽은 짧
아진다. 그 결과 간섭 패턴은 변화하여, 중력파의 통과를 알 수 있다.
이를 위해서는 진공으로 만든 직경 약 1미터, 길이 수 킬로미터의 파이프 안에 레이저 광선을
통과시켜야 한다. 이러한 검출기를 미국의 남 캘리포니아와 메인 주에 만들려고 계획하고 있다.
그 밖에 스코틀랜드, 서독, 일본에서 만들어질지도 모른다. 각각에 필요한 비용은 커다란 광학 망
원경과 거의 같은 정도일 것이다.
만약 그것들이 계획대로 움직인다면 다른 은하의 초신성에서 오는, 그리고 이중성계의 두 개의
중성자별을 합친 것과 같은 사건으로부터, 혹은 은하수 중심에서 블랙 홀의 궤도를 도는 별로부터
중력 복사를 관측할 수도 있게 될 것이다.
검출할 수 있는 물결은 오는가
초신성은 중력파의 펄스를 생기게 할 것이다. 그러나 그 세기는 폭발이 어떤 것이었는지, 특히
그것들이 어느 만큼 비구대칭적인가에 의한다. 한편 이중성계는 커다란 4중극 능률을 갖는다는 것
이 보증되어 있고 그곳에서의 복사는 확실하게 믿을 수 있다.
그러나 문제는 과연 우리가 그것을 발견할 수 있을지 하는 점이다. 지금은 이중성 펄서인 계나,
약 1억 광년 앞으로는 중력파 복사의 영향으로 두 개의 중성자별은 지금처럼 8시간마다 한 번이
아니라, 1초 동안에 수백 번이나 서로의 주위를 회전하듯이 접근해온다. 그리고 방출되는 중력파
복사는 이상하게 강력해진다.
별은 접촉 합체하여 블랙 홀이 된다. 그리고 이 최후의 돌입 때에 그 전질량의 에너지의 10퍼센
트는 불과 1,000분의 몇 초 동안만 계속되는 중력파의 폭발이 될 것이다. 이 타입의 중성자별 무
리가 얼마나 있을지는 알 수 없지만, 은하계에 100개 정도 있다고 생각하는 것이 타당할 것이다.
만약 각각에 1억 년의 수명이 있다면, 이렇게 하여 100만 년마다 한 개가 '죽을' 것이다. 이와
같은 사건은 초신성의 폭발보다 1만 배나 드물다. 그러나 수억 광년 떨어진 곳에서 오는 중력파
폭발이 검출 가능한 레이저 간섭계의 관측 범위 내에는 우리의 은하와 같은 것이 100만 개 이상
이나 있을 것이다. 이렇게 되면 검출되는 비율은 1년에 한 개 정도가 된다.
평생 동안 조사해봐야 아무런 결과도 나오지 않는다면 낙담할 실험가도 이 정도라면 충분히 만
족할 수 있을 것이다. 그러나 검출할 수 있을지 어떨지는 문제로 삼지 않고 감도가 좋은 기기를
연구하는 것으로 충분히 만족하는 실험가도 적지만 존재한다.
그러나 이 중력파의 파장은 1억 배나 길 것이다. 그 이유는 중성자별의 합체에 비해 1억 배나
큰 질량을 갖고 있기 때문이다. 따라서 폭발은 몇 천분의 1초가 아니라 몇 시간이나 계속된다.
그러나 원통이나 지상의 레이저 간섭 기계는 지진 활동에 의해 생기는 진동이나 기후의 변화,
나아가 지상에서의 여러 가지 사건 때문에 일어나는 소름에 의해 유감스럽게도 이러한 변동이 더
딘파(주기가 긴 파)는 검출할 수 없다.
우주끈의 루프는 더욱 파장이 긴 강력한 중력파 복사를 내고 있다고 여겨진다. 1년에 1사이클이
나 좀더 느린 속도다. 이들 느려터진 파의 검출용으로는 자연이 이미 우리를 위해 검출기를 마련
해 주고 있다.
지상에 있는 시계보다 훨씬 정확하게 자전하는 단독의 펄서가 그것이다. 빠른 속도로 자전하는
펄서는 이중성 펄서에서 나오는 중력파는 물론, 다양한 원인에 의한 배경 중력 복사의 전체량에
대한 상한을 부여할 수가 있다. 가장 빠른 펄서는 수 밀리 초에 1번 자전하고, 전파의 소리를 정
확하게 새긴다. 다소의 파장은 있을지라도 그것들은 밀리 초 펄서라고 불린다.
원자 시계의 정밀도는 약 10-13분의 1이지만 펄서는 더욱 정확하여 1세기에 1마이크로 초의 오
차밖에 나지 않는다. 최초의 밀리 초 펄서가 발견되었을 때 이것을 조사할 방법이 없었다. 왜냐하
면, 그것과 비교할 수 있을 정도로 정확한 시계가 없었지 때문이다. 그러나 지금은 밀리 초 펄서
는 몇 가지가 알려져 있고 서로 이들과 비교하는 것으로 천문학자는 시계 시스템으로서 원자 시
계보다 정확한 우주 시계를 확립하고 싶어한다.
우주를 가득 채운 중력파의 배경은 파가 통과함에 따라 우리와 펄서 사이의 공간을 일그러뜨릴
것이다. 그 결과, 우주 시계의 정확한 '째깍째깍'에 영향이 나온다. 이 효과는 매우 낮은 주파수(몇
광년의 파장) 때문에 감도가 좋은 탐사용 위성의 궤도에 미치는 영향으로서 감지할 수 있다.
이러한 효과는 아직 볼 수 없기 때문에 이 종류의 중력파에 축적된 에너지 양은 그만큼 우주를
평탄하게 하는 데 필요한 양의 100만분의 1 이하에 지나지 않는다는 것을 알 수 있다. 이 상한만
으로도 끈 이론가에게는 충분히 재미있다. 그것이 끈의 루프로부터의 예기된 중력파 배경의 차원
으로 다가가기 때문이다.
펄서의 타임 데이터를 다시 몇 년 동안 모으면, 그 결과는 더욱 한정될 것이다. 만약 파의 복사
가 그래도 검출되지 않는다면 끈은 존재하지 않는다고 결론 지을 수밖에 없을 것이다. 혹은 만약
존재했다고 하더라도 그 질량은 은하 형성을 일으키기에는 너무 낮다고 말할 수 있을 것이다.
중력파는 우주를 지배하는 에너지는 아니지만 그 발견을 열심히 기대한 나머지 천문학자는 그
것을 탐색하기 위한 신종 망원경을 입수했다. 이 중력 망원경은 이전에는 생각도 하지 못했던 우
주의 특징을 밝힘과 동시에 암흑 물질과 우주끈을 다룰 때에 도움이 될 것은 확실하다.
한편 암흑 물질 자신도 중력 렌즈를 만들어 먼 천체도 이 렌즈의 '망원경' 덕분에 보일 가능성
이 있다. 중력 렌즈는 우주를 지배하는 암흑 물질을 실제로 보기 위한 일찍이 유례가 없을 정도의
지름길을 제공하고 있는 것이다.
중력 렌즈
일반 상대성 이론에서 가장 잘 알려진 실험을 마친 효과는 빛의 경로의 휘어짐이다. 일반 상대
성 이론은 1916년에 출판되어 물질의 존재에 의해 일그러진 공간 안의 휘어진 길을 빛이 통한다
는 아인슈타인의 예언을 완성시켰다.
1919년에 이 빛의 휘어짐의 효과는 일식 때 검증되었다. 이것은 태양 방향 부근의 별의 위치가
일식처럼 식 때의 변위로서 발견된 것이다. 이들 별에서 오는 빛은 태양의 배후에서 오는데, 태양
의 가장자리를 통과할 때 정확하게 아인슈타인이 예상한 만큼 휘어져 있었다.
중력에 의한 빛의 휘어짐이 최초로 관측되어 사진에 찍힌 것은 지금부터 70년 전이나 옛날의
일이다. 이것이 중력 렌즈의 기초다.
우리와 먼 별과의 사이에 있는 무거운 물체가 빛을 휘게 하기 때문에 우리가 보기에 먼 별은
두 개로 보인다. 1936년 아인슈타인은 스스로 이 가능성을 연구하고 만약 고밀도이고 무거운 물체
가 적당한 상황하에서 정말로 두 개의 다른 상을 만들어낸다면, 하나(때로는 양쪽 다)는 확대된다
는 것을 증명했다. 또한 한 줄로 나란히 있다면 별은 '렌즈'를 감싸는 완전한 빛의 고리처럼 보일
것이다.
만약 렌즈 자체나 렌즈로 본 물체 어느 쪽인가가 은하와 같은 펼쳐진 물체일 경우에는 좀더 복
잡하고 재미있어진다.
만약 우리 은하수의 전질량의 100배의 질량을 갖는 블랙 홀이 우리와 먼 은하와의 중간에 있다
면, 허공에 보이는 그 은하의 상은 밝은 빛의 고리 모양을 하고 있을 것이다. 그 빛은 블랙 홀 바
로 뒤 은하의 부분에서 나오고 아인슈타인이 말할 것과 같은 두 개의 상을 갖고 있다. 즉 하나는
밝고, 또 하나는 어둡고, 각각 고리 반대쪽에 있다.
훨씬 중량이 적은 블랙 홀이 상을 만드는 경우, 고리는 보이지 않을 정도로 희미해지고 두 개의
상만이 두드러져 보일 것이다. 1979년에 천문학자는 정확히 6초 각도로 떨어진 퀘이사의 상을 두
개 발견했다. 이 각도는 5킬로미터의 거리에서 테니스 볼 한 개를 바라보는 각도라고 생각하면 된
다.
이 두 개의 퀘이사는 매우 비슷하고, 특히 색과 적색 이동이 똑같기 때문에 중력 렌즈에 의한
쌍의 상이라고 간주되었다. 지금은 그 방향에 거대한 타원 은하를 가진 커다란 은하단의 존재가
밝혀져 있다. 이 타원 은하의 위치는 한 개의 퀘이사에서 두 개의 상을 만드는 렌즈의 역할을 하
기에 아주 좋은 장소다.
중력 렌즈 시스템은 6개 이상 알려져 있다. 그러나 그 정확한 수는 큰 의미가 없다. 관측에 의
해 해마다 이러한 계는 거의 한 개씩 새롭게 발견된다. 또한 대로는 쌍의 퀘이사를 중력의 상이라
고 열심히 주장하는 사람이 있는데 그 후의 조사에서 각각 두 개의 퀘이사로 밝혀지는 경우가 있
다.
최초의 발견과는 별도로 또 하나의 매우 재미있는 계가 있다. 그곳에서는 렌즈 효과를 일으키는
물체가 우리의 은하수에 비교적 가까운 커다란 원반 은하임이 확인되었다. 이 계가 특히 흥미를
그는 것은 렌즈를 만드는 물체가 크고 게다가 구 모양이 아닐 때 무슨 일이 일어나는가를 가르쳐
주기 때문이다.
관측은 먼 퀘이사로부터 오는 빛은 갈라지고 휘어져 세 개의 상을 만든다는 것을 시사한다. 이
것은 몇 초 각도의 길이의 변을 가진 작은 삼각형이다. 나중에 더욱 상세히 측정한 결과, 네 번째
의 상이 나타나고 은하의 중심 영역을 싸고 도는 정사각형이 생겼다. 더구나 중심의 바로 밑에 다
섯 번째의 상이 있을 가능성도 있다.
중력 렌즈를 사용하여 우주의 암흑 물질의 성질을 결정하는 실험에서 상의 수는 매우 중요하다.
만약 렌즈가 블랙 홀이라면 상을 두 개만 만든다. 만약 렌즈가 은하와 같은 퍼진 물체라면 적어도
세 개 혹은 그 이상의 상을 만들 것이다. 이 경우 상의 수는 홀수로 한정된다.
그리고 만약 '렌즈'가 실제로 우주끈 뒤의 시공의 일그러짐에 의해 일어난다면, 같은 밝기의 상
이 두 개만 생길 것이다. 그러나 과거 몇 년 동안 천문학자는 새롭게 다른 종류의 호를 허공에서
발견했다.
빛을 내는 호
이 다른 종류의 호의 특징은 규모가 크다는 것이다. 거의 완전한 원형의 호는 30만 광년 이상의
길이로 뻗어 있다. 각각의 호의 폭은 약 3만 광년이다. 이들 거대하고 거의 완전한 호 가운데 두
개는 1980년대 중엽에 발견되었다. 모두 은하단에 있는 것처럼 보인다.
각각, 우리의 은하수 은하보다 세 배나 큰 거리로 펼쳐지고 우주에서 계속 빛나고 있는 물체 가
운데서는 최대의 것이다. 그것들이 매우 작게 보이는 것은 대단히 멀기 때문이다. 세 번째의 더욱
가느다란 호도 거의 같은 시기에 발견되었다.
그 발견은 프랑스 투르즈 천문대의 베르나르 포르토와 그 동료, 미국의 로저 린드와 바 페트로
시안에 의해 거의 동시에 보고되었다. 그 직후에 프랑스 그룹은 이 특징이 중력 렌즈 효과에 의해
생기는, 즉 그것들이 실은 '아인슈타인의 고리'일 가능성이 있다고 추정했다.
맨 처음에 이 추측은 거의 무시되었다. 처음에 린드와 그 동료가 '그 호는 물질의 껍질이고 어
쩌면 은하 간의 충돌에서 생기는 폭발로 바깥쪽을 향해 퍼지고 있겠지만, 이것은 아마 은하단에
공통된 특징일지도 모른다'고 지적했다.
한참 동안 이론가는 어째서 별이 완전한 고리로 나란히 서는가에 대한 설명에 모든 종류의 기
발한 아이디어를 들고 나왔다. 그러나 얼마 후에 프랑스 팀에 의해 냉수를 끼얹는 듯한 관측 결과
가 나왔다.
단일한 호의 다른 활 모양은 모두 완전히 똑같은 스펙트럼을 갖고 있으며 모두는 같은 구조의
일부분이라는 것을 관측결과는 보이고 있었다. 이들 스펙트럼의 특징인 적색 이동이 측정되고 호
의 성질이 밝혀지게 되었다.
이 새롭게 발견된 현상의 최고의 예에서 호는 마치 아벨 370으로 알려진 은하단처럼 보였다. 그
러나 이 은하단의 적색 이동은 z=0.374이며 호로부터 오는 빛은 적색 이동 z=0.724이다. 호에서 오
는 빛은 은하단까지 거리의 거의 두 배 정도 떨어져 있다. 그것은 또 하나의 은하의 확대되고 일
그러진 상이다.
그러나 재미있는 것은 구성 은하 안에서 밝은 별의 형태로 우리에게 보이는 질량이 적어도 10
배는 보유하고 있지 않다면 은하단은 충분한 렌즈 효과를 만들어낼 수 없는 것이다. 이것은 중력
에 이끌리는 물질의 90퍼센트, 혹은 그 이상이 암흑이라는 예상에 정확히 적중하고 있다.
여기에 매우 흥미로운 의미가 포함되어 있다. 우선 호에서의 빛의 스펙트럼이 25배까지 확대되
어 밝아진 원반 은하의 스펙트럼에 대응하고 있는 것처럼 보이는 것이다. 이것은 우주의 나이가
현재의 반 이하였을 때 보통 은하가 어떤 모습이었는가를 우리에게 가르쳐준다고 할 수 있을 것
이다.
나아가 많은 분석이 필요하지만 이들 은하로부터 나오는 빛은 젊을 별에 특유한 자외선 복사를
많이 갖고 있다. 별의 형성이 왕성한 초기 은하를 보고 있는 거라면 이것은 마땅히 예상되는 것이
다.
또한 이 두 개의 호는 그 크기로 주목을 받았는데 다른 방법으로 그것들을 만들기는 매우 곤란
하다. 게다가 배열 방식이 지금 정도로 완전하지 않은 고리의 얼마 안 되는 단편이 더욱 많이 있
을 것이다. 천문학자가 지금까지 촬영해온 사진 중에도 매우 먼 은하의 렌즈로 갈라진 단편적인
상이 섞여 있는 건지도 모른다.
실제로 중력 렌즈는 아주 멀리에 있는 물체를 보기 위한 망원경을 우리에게 제공하고 있다고
할 수 있다. 그러나 중력 망원경으로 사용하는 효과적인 렌즈를 만드는 데에 반드시 은하단을 필
요로 하지는 않는다.
암흑 물질에 빛을 부여한다
우주에서 가장 먼 천체인 퀘이사에서 오는 빛이 우리 은하를 결합시키고 있는 물질의 성질을
밝혀줄지도 모른다. 어떤 퀘이사로부터 오는 빛에 의해 허공에 만들어진 이중의 상은 질량의 90퍼
센트가 암흑의 헤일로에서 생기는 은하에 의해 만들어지는 것일 수도 있다. 또한 가느다란 구조나
이들 상 내의 모습을 조사하면 이 헤일로가 '매우 무거운 물체'(VMO, Very Massive Objects)나
갈색 왜성(목성 모양의 천체) 중 하나에서 생긴다는 것을 알 가능성도 있다.
만약 VMO가 헤일로의 암흑 물질의 상당 부분을 공급하고 있다고 한다면 100만 개의 블랙 홀
이 존재하며 각각 태양 100만 개 분의 질량이고, 합계하면 은하계의 밝은 별 모두를 합친 것의 10
배 이상의 질량을 공급하고 있다고 생각할 수 있다.
우리 자신의 은하계 헤일로의 물체에 의한 렌즈 효과를 볼 수 있는 가능성은 약 100만분의 1에
지나지 않는다. 매우 멀리 있는 퀘이사로부터 오는 빛이 우리가 있는 곳에 도달하는 도중에 시선
방향의 거의 중간 정도에 있는 다른 은하의 물체에 의해 렌즈 효과가 생길 가능성이 훨씬 더 많
다.
그러나 만약 매우 먼 퀘이사로부터의 빛처럼 몇 개의 은하 헤일로를 통과하면 마이크로 렌즈
효과가 생길 기회는 커진다. 지금은 모든 은하와 은하단에 의한 렌즈 효과(이것은 '마이크로' 렌즈
효과라고 불린다)에 대해 언급하는 건 아니다. 지금 우리가 생각하고 있는 것은 은하 헤일로에 있
는 단독 별 또는 행성 크기의 천체에 의해 휘어진, 먼 퀘이사로부터의 빛이다.
이러한 사건이 일어날 확률이 높다고 하지만 과연 그것은 관측 가능할까? 놀랍게도 대답은 예
스다. 만약 마이크로 렌즈 효과가 태양 약 100만 개분의 질량을 가진 VMO에 의해 생기고 또한
이 천체가 눈에 보이는 우주의 약 반(허블 거리의 반) 정도의 장소에 있다면, 그로 인해 만들어지
는 두 개의 상은 우리 은하계에서 보아 1,000분의 1초 각도 정도 떨어져 있을 것이다. 이것은 우
리가 지금까지 설명해온 잘 알려진 중력 렌즈 시스템에 의한 상의 시각보다 수천분의 1이나 작다.
또한 광학적인 상으로, 이처럼 가느다란 구조의 예리한 상은 기대할 수 없다. 그러나 지구의 양
끝에 놓아둔 두 개의 전파 망원경을 전기적으로 연결하면 지구와 같은 크기의 안테나를 가진 망
원경을 만들어낼 수가 있다. 이 테크닉은 간섭계로서 알려져 이것으로 이중의 원천의 구성 요소
간의 작은 시각을 측정할 수 있다.
후보가 되는 천체는 많이 관측되고 있긴 하지만 확실하게 이중의 상을 갖는 것은 하나도 없다.
통계로는 마이크로 렌즈 효과는 매우 드물기 때문일 것이다. 우주를 평탄하게 하는 데 필요한 물
질의 10분의 1 이상이 VMO 형태로 존재하는 일은 있을 수 없고 개개의 VMO는 태양 100만 개
분의 질량을 갖기 때문에 그 수에는 한도가 있다.
그렇다면 갈색 왜성이나 목성 모양의 천체는 어떨까? 그 경우 지구에서 보아 같은 효과로 100
만 분의 1초 각도 이하의 시각을 가진 상이 생길 것이다. 이것은 너무 작아 측정할 수 없다.
한편 이 각도는 거리가 허블 거리의 반이라고 하면 초속 100킬로미터로 움직이는 천체가 수년
동안에 움직이는 길이에 대응한다. 따라서 우리는 먼 퀘이사의 상의 깜빡임을 알 수 있게 된다.
만약 퀘이사의 빛이 몇 개의 은하의 헤일로를 지나 우리에게 도달하는 도중에 몇 번이나 렌즈
효과를 받는다면, 고유한 변동 탓도 있어서 상황은 더욱 복잡해진다. 그러나 우리의 한정된 관측
으로 얻은 증거만으로 보아 이러한 마이크로 렌즈를 야기시키는 것이 우주를 평탄하게 하는 데
필요한 물질의 10분의 1 이상을 차지할 가능성은 없다고 봐야 할 것이다.
마이크로 렌즈 효과의 연구에서 헤일로는 VMO도 목성 모양 천체도 아니라는 것만은 적어도
밝혀졌다. 그러나 이러한 물체가 몇 개 존재할 가능성은 있다. 이것은 헤일로 물질이 비 바리온의
퍼진 암흑 물질이라는 것을 시사하는 것처럼 생각할 수 있다.
여기서 또 다른 의문이 생긴다. 만약 전형적인 은하의 90퍼센트, 혹은 99퍼센트가 퍼진 암흑 물
질이고 눈에 보이는 별이 케익의 설탕옷 같은 것에 지나지 않는다면, 설탕옷 없는 케익은 가능할
까. 밝은 별의 집단을 전혀 갖지 않은 암흑 헤일로는 실제로 존재하는 걸까. 인공위성에 실린 망
원경이 중력 렌즈 효과의 이러한 의문에 답해줄까?
'잘못 만들어진' 은하란?
은하 형성에 대한 최근의 연구, 예를 들면 차가운 암흑 물질에서의 컴퓨터 모델 같은 것은 빛을
내는 별을 만들 수 없는 암흑 헤일로의 형성을 시사하고 있다. 물질이 빛을 내던 못 내던, 빛은
물질에 의해 휘어지기 때문에, 이들의 '눈에 보이지 않는' 헤일로는 먼 밝은 물체로부터의 빛을 일
그러뜨리는 것으로 그 존재를 나타낼 것이다.
우주에서의 중력 렌즈는 몇 가지 알려져 있지만 그 가운데 가장 이해할 수 없는 것은 두 개의
상 사이의 커다란 간격이다.
이것에는 몇 가지 예가 있다. 만약 렌즈 효과를 만드는 천체가 단독의 보통 은하나 블랙 홀이라
면 이것은 생각보다 훨씬 크다. 이미 설명했듯이 또 하나의 수수께끼는 이들 계의 몇몇에는 렌즈
효과를 만들어야 할 위치에 밝은 은하의 흔적이 없는 것이다.
상이 7.3각도나 벌어진 계의 경우에는 이 두 가지 수수께끼는 분명해진다. 이것은 시선 방향에
맞추어진 암흑 헤일로에 의한 렌즈 효과의 결과일지도 모른다.
계산이 맞다면 단독의 퍼짐 헤일로는 밝은 물체의 복수의 상을 형성하지 않는다는 것을 알 수
있다. 이 상은 지구에서 보아 밝은 물체의 뒤에 가로놓여 있다. 빛은 일그러지지만 복수의 상을
만들어낼 정도로 강하게는 초점이 잡히지 않는다.
다른 한편 만약 암흑 헤일로 형의 천체가 먼 근원까지의 시선 방향을 따라 두 개가 가로막고
있다면 복수의 상이 생길 수 있다. 다른 거리에 있는 두 개의 헤일로에 의한 렌즈 효과를 포함하
여 상황은 매우 복잡해진다. 이 두 개의 헤일로는 먼 퀘이사와 완전한 일직선상에는 없을 가능성
이 있다. CDM 모델에서는 눈에 보이는 별의 은하보다 이러한 '잘못 만들어진' 은하가 더 많을 것
이다.
평탄 우주에서는 이들에 의한 렌즈 효과는 적색 이동이 z=0.3 에서 0.6 사이의 암흑 헤일로에
정확하게 알맞게 되어 있다. 이러한 헤일로에 의한 이중의 렌즈 효과는 우리 은하계에서 보아 간
격이 5∼7.5초 각도 상을 만들 것이다. 이것은 어리둥절할 정도로 넓게 벌어진 상의 각도와 같은
정도다.
주의 깊게 하늘을 조사해 봐도 사이에 렌즈 은하가 검출되지 않는 것은, 알려져 있는 중력 렌즈
시스템의 하나나 둘은 암흑 헤일로에 의한 렌즈 효과를 갖고 있기 때문이라고 여겨진다.
'잘못 만들어진' 은하는 암흑일 가능성이 있다. 헤일로의 바리온은 모두가 갈색 왜성과 같은 어
둑한 물체로 되어 있기 때문이다. 어쩌면 그것들은 비바리온 물질만을 가진 헤일로일 가능성도 있
다. 이 비바리온 물질에서 모든 바리온이 어떤 이유로 밀려나오게 되기 때문이다.
그러나 그것들은 바리온과 비바리온 물질의 혼합물이라고 생각하는 것이 가장 적당할 것이다.
그 중에 바리온은 수소 가스 구름(그 자체가 빅 뱅에서 만들어진 25퍼센트의 헬륨이 섞여있다)의
형태로 헤일로를 통해 퍼져 있다.
이 책에서는 우주를 지배하는 암흑 물질, 즉 비바리온 물질로 화제를 집약해 왔다. 그러나 암흑
바리온 물질도 마찬가지로 대량으로 존재할 가능성이 있다는 것을 잊어서는 안 된다.
우리가 보는 개개의 은하가 암흑 물질 안에 밝은 별의 10배의 바리온 질량을 갖고 있다고 하더
라도 아직 우주가 평탄하기 위해 필요한 밀도의 10∼20퍼센트분 밖에 되지 않는 것이다. 따라서
대부분의 암흑 물질이나 수소 원자는 은하나 은하단 사이에 가로막고 있을 가능성도 있다. 어딘가
에 눈에 보이지 않는 수소 원자가 대량으로 있을 것이다.
우리가 보아온 은하 형성 이론 몇 가지는, 밝은 은하 사이에 있는 틈이 실제로는 텅 빈 게 아니
고, 잘못 만들어진 은하를 대량으로 갖고 있을 가능성도 시사하고 있다.
이 잘못 만들어진 은하를 조사하려면 그것이 먼 천체로부터의 빛을 어떻게 휘게 하는가가 아니
고 퀘이사의 스펙트럼 안에 암흑의 선(흡수선)의 형태로 어떠한 흔적을 남기는가를 보면 된다. 이
에 대해서는 다음 장에서 거론하겠다.
제 9장 라이먼의 숲 - 은하의 출현과 진화
원자의 에너지 상태
천문학자는 은하나 퀘이사까지의 거리를 적색 이동으로 측정한다. 적색 이동이란 천체의 스펙트
럼선의 파장의 이동을 말한다. 이 스펙트럼 선이란 원자 내의 전자가 어떤 하나의 에너지 레벨에
서 다른 레벨로 전이할 때 만들어진다.
이 에너지 레벨이란 층계의 계단을 생각하면 이해하기 쉽다. 전자는 어떤 계단에서도 '앉을' 수
가 있지만 계단과 계단 사이에서 쉴 장소는 없다. 만약 원자가 꼭 적량의 에너지를 흡수한다면 전
자는 계단 하나 또는 둘, 혹은 모든 계단을 뛰어오를 수가 있다.
그러나 전자가 뛰어오를 수 있는 것은 이들 계단에서만이다. 다른 곳으로는 뛰어오를 것이 없기
때문이다. 그리고 조금 후에 전자는 다시 한 계단, 두 계단 혹은 몇 계단을 한꺼번에 뛰어 내려오
는 것이다.
갖고 있는 에너지 양은 각각의 계단의 크기와 전자가 뛰어올라 갈 계단 수로 정해진다. 빛과 같
은 전자 복사는 에너지를 나른다.
빛의 파장이 짧으면 짧을수록 옮기는 에너지는 많아진다. 만약 원자가 그곳을 지나치는 어떤 파
장의 빛 에너지를 흡수하면 그 파장의 빛은 제거되고, 스펙트럼에 선명한 어두운 선을 남긴다. 만
약 전자가 계단을 내려오면 에너지를 복사하고, 다시 어떤 파장에 매우 선명한 밝은 선의 스펙트
럼을 만들어낸다.
이 성은 실험실에서도 측정할 수 있고 그 파장은 양자 이론을 이용하여 계산할 수도 있다. 사실
양자 이론이 수소 스펙트럼을 설명하는 데 성공한 것은 20세기 초의 물리학의 최대 업적 중의 하
나로 꼽히고 있다.
수소는 한 개의 양자 주위의 궤도에 한 개의 전자만을 갖는 가장 단순한 원소다. 이 때문에 그
스펙트럼은 가장 단순하고 계산도 매우 간단하다. 수소 에너지 레벨은 정확하게 알 수 있다. 이
점은 천문학자에게는 특별히 도움이 된다. 수소는 가장 흔한 원소이고 밝은 별에서나 어두운 구름
에서나 모든 바리온 물질의 75퍼센트를 구성하고 있다. 적색 이동 효과와 수소의 스펙트럼을 완전
히 아는 것은 우주의 거리 측정에는 필수적이다.
가장 단순한 수소 스펙트럼에서조차 많은 선을 갖는다. 예를 들면, 위에서 아래까지 6개의 계단
이 있는 층계를 생각해 보자. 가장 밑의 계단은 최저 에너지 차원을 나타내는데, 이것은 전자가
원자핵(양자)에 가장 가까운 곳에 있는 상태다. 맨 아래 계단(6단)에서 맨 위(1단)로 뛰어오르는
전자는 어떤 정해진 스펙트럼 선을 만들어낼 것이다.
다른 어떤 전자도, 다른 원자에서 마찬가지로 뛰어오르면서 같은 파장의 복사를 만들고 뜨거운
수소 가스 구름의 스펙트럼 선은 세기를 늘린다. 그러나 이것은 시작에 불과하다. 5단째에서 1단
째로 뛰어오르는 전자는 별도의 다른 스펙트럼 선을, 4단째에서 1단째로 점프하는 것을 또 다른
선, 이런 식으로 차례차례 만들어낸다.
그 결과 수소 구름의 스펙트럼은 각각 점프에 대응한 많은 선을 갖게 된다. 이 한 쌍의 선 세트
의 모든 것을 1단째에서 끝내는 점프를 한 것에서 어떤 규칙성을 갖는다. 또한 점프가 2단째에서
끝나는 일련의 스펙트럼 선, 3단째에서 끝나는 스펙트럼 선, 이렇게 차례로 계속된다(우선 6단밖
에 생각하지 않았지만, 실제로는 더욱 많다). 이러한 선의 세트는 우리의 이야기에 있어서 중요한
것이다.
수소 원자의 점프가 1단째로 끝나는 세트는 금세기 초 20년 동안에 미국의 물리학자 테오도르
라이먼에 의해 연구되었다. 이들 선을 모두 스펙트럼의 자외선 부분이고 자외선은 스펙트럼의 눈
에 보이는 부분보다 높은 에너지를 갖는다.
리아먼을 기념하여 이 선 세트를 '라이먼 시리즈'라고 부르며, 그중에 가장 밝은 선은 라이먼 알
파로서 알려져 있다. 라이먼 알파는 파장 122나노미터(122×10-9미터)에서 생긴다. 지구 대기권의
오존층이 자외선 복사에서 우리를 지키기 때문에 태양의 스펙트럼이나 다른 별의 스펙트럼 안에
이 라이먼 알파를 볼 수는 없다.
그러나 이 선은 태양광선 중에 있을 것이라고 라이먼은 예언했다. 그리고 라이먼이 죽고 5년 후
인 1959년, 로켓으로 자외선 검출기가 성층권으로 쏘아 올려졌을 때 그의 예언은 확증되었다. 그
러나 1959년까지도 천문학자의 연구에 있어서 라이먼 알파가 얼마나 중요한지를 깨달은 사람은
아무도 없었다.
퀘이사와 라이먼 알파
퀘이사가 최초로 확인된 것은 1960년대 초로, 라이먼 알파가 처음 태양 광선 중에 관측되고 나
서 조금 후의 일이다. 퀘이사의 적색 이동 측정에 사용할 수 있는 스펙트럼 선은 많지만 수소는
어디에나 있기 때문에 수소 스펙트럼 선이 최고라고 할 수 있다.
우리가 퀘이사로 보는 빛은 그 원천에서 복사되었을 때의 파장은 아니다. 눈에 보이는 부분의
스펙트럼에서 지구에 도달하는 빛은 실은 더욱 짧은 파장으로 복사된 것이다. 즉, 자외선이다.
매우 뜨거운 천체, 예를 들면 퀘이사는 대량의 에너지를 자외선으로서 방출한다. 적색 이동 때
문에 이 에너지는 스펙트럼의 파란 쪽 끝에서 선명한 선으로서 우리 앞에 나타난다. 모순되는 것
같지만 적색 이동에도 불구하고 퀘이사는 인간의 눈에는 아주 파랗게 보인다. 우리가 보고 있는
파란 빛은 예전에는 '좀더 파란'색이었을 것이다.
더욱 큰 적색 이동에서는 스펙트럼의 빨간 쪽 끝으로 빛을 옮긴다. 그 때문에 퀘이사는 실제로
빨갛게 보인다. 대량의 에너지가 자외선으로서 복사되기 때문에 퀘이사의 라이먼 알파선은 매우
강할 것이다. 그리고 충분히 큰 적색 이동 때문에 이 선을 스펙트럼의 눈에 보이는 부분으로 이동
할 것이다. 그래서 성층권의 오존층 안을 흡수되지 않고 통과한다.
바꾸어 말하자면, 우주 공간에 검출기를 보내지 않더라도 지상에서 적색 이동이 큰 퀘이사에서
라이먼 알파 복사는 검출이 가능한 것이다.
z=1.7인 적색 이동의 라이면 알파선을 지상의 검출기를 이용하여 파장 330나노미터(330×10-9미
터)로 검출할 수 있다. 일반적으로 라이먼 알파선을 매우 강하고 분명하다. 이 때문에 라이먼 알
파는 퀘이사를 밝게 빛나게 하는 메커니즘의 연구에 도움이 되었다. 퀘이사가 초중량급 블랙 홀에
의해 동력을 얻고 있다는 사실을 밝힌 것도 그 성과이다.
그러나 이것이 이야기의 끝은 아니다. 전형적인 퀘이사의 스펙트럼 안에서 라이먼 알파선을 마
치 매우 높은 산처럼 높게 우뚝 솟아 있다. 그러나 이 선의 파란 쪽(파장이 긴 쪽)의 파장에서는
더욱 약하고 어두운 선이 많이 있다. 그것을 마치, '라이먼 알파 산'이 우뚝 서있는 '평원'으로 날
카롭게 경사져 있는 매우 좁고 험준한 계곡 같다.
이들 선은 퀘이사 자체로 형태가 만들어진 것은 아니다. 이들은 몇 백, 몇 천 광년의 거리에 대
응하는 적색 이동의 범위에 펼쳐져 있으며, 팽창하는 우주에서 퀘이사로부터의 빛이 우리와 퀘이
사와의 사이에 가로놓인 차가운 가스 구름의 수소 원자로 흡수될 때 생기는 것임에 틀림없다.
어두운 흡수선인 이 '숲'을 최초로 깨달은 것은 1971년이다. 그러나 1970년대에는 분광기 기술이
그다지 발달해 있지 않았기 때문에 이 '숲'의 상세한 내용을 밝힐 수는 없었다. 그러나 지금은 분
광기가 발달하고 다른 양으로 적색 이동하는 모든 라이먼 알파선이 보인다는 것이 밝혀지고 있다.
먼 서치라이트가 가까운 나무 그림자를 비추듯이 퀘이사의 빛은 우리와 퀘이사 사이에 있는 구
름인 수소를 눈에 띄게 해주는 것이다. 1980년대 초에 '라이먼의 숲'을 분석한 결과, 이 구름에 대
한 정보를 제공할 수 있을 정도로 기술을 진보해 왔다.
그리고 숲 속으로
1980년대의 '라이먼의 숲' 연구가 특별히 흥미 깊은 것은 적색 이동 z=1.7을 넘는 우주 영역의
정보를 제공하는 유일한 것이기 때문이다. 보통 은하는 적색 이동이 불과 z=0.3까지밖에 조사할
수 없다. 이것은 수십 억 년 역사와 수십 억 광년의 공간을 차지하고 있는 데 지나지 않는다. 거
품, 틈, 은하의 시트, 필라멘트 등의 정보는 이 비교적 작은 부분을 토대로 하고 있다.
라이먼의 숲은 우주가 젊었던 초기의 시대, 즉 빅 뱅 후 10억 년에서 40억 년까지의 우주의 대
규모의 구도를 확인함과 더불어 몇 가지 모델을 제외하고 차가운 암흑 물질의 우주론의 신빙성을
강화시키는 것이다.
단독 퀘이사에서 오는 빛은 다른 적색 이동에서 몇 십 개의 라이먼 알파 흡수선을 갖고 있는
경우가 있다. 이들 선을 자세히 조사함으로써, 천문학자는 이들을 흡수한 가스 구름 내부의 상태
에 대한 정보를 끌어낼 수도 있다.
라이먼의 숲의 관측에 의해 이들 구름 크기가 밝혀진다. 때로는 가까운 각각 두 퀘이사로부터의
매우 비슷한 형태의 라이먼 알파선을 숲 안에서 볼 수 있다. 이것들은 마침 같은 시선 방향을 다
라 있는 따로따로의 퀘이사일지도 모르고, 렌즈 효과에 의한 두 개의 상일지도 모른다.
어쨌거나 중요한 것은 약간 다른 길에서 우리 쪽으로 오는 빛이 같은 라이먼의 숲의 특징을 갖
고 있는 것이다. 이것은 구름의 크기가 양쪽 허공의 퀘이사 상에 걸칠 정도로 큰 것이 있다는 것
을 나타내고 있다.
또한 어떤 경우에는 가까이에 있는 쌍의 퀘이사 상이 전혀 다른 라이먼의 숲의 특징을 갖고 있
다. 즉 그 빛은 우리에게까지 오는 과정에서 각각의 구름을 지나고 있는 것이다.
전형적인 암흑운은 작은 은하 정도의 크기로 34,000광년 떨어져 있다는 것이 밝혀졌다. 또한 전
형적인 암흑운의 질량은 태양의 1천만 배에서 1억 배 사이에 있다는 것이 밝혀졌다. 이것은 마젤
란 성운과 같은 왜성 은하의 범주에 들어가며 우리 은하계의 질량보다 훨씬 작다.
이렇듯 퀘이사의 빛을 이용하면 은하수에서 100억 광년은 떨어져있다고 여겨지는 암흑운의 중
량을 조사하거나 크기를 측정할 수 있다.
개량된 분광기에 의한 조사에는 또 하나의 중요한 발견이 있다. 그것은 수소 이외의 것에 대응
하는 선의 흔적이 없는 것이다. 만일 우리의 빅 뱅 계산이 맞다면 구름은 25퍼센트의 헬륨을 갖고
있을 것이다.
그러나 이러한 높은 적색 이동에서조차 헬륨 선은 자외선 안에 있으므로 지구에 도달했을 때도
볼 수는 없는 것이다. 우주 망원경이 날아가면 수소의 숲으로서 이들 선을 검출하고 구름 안에 정
말로 25퍼센트의 헬륨이 있을지 여부가 밝혀지게 될 것이다.
더욱 무거운 원소의 선을 볼 수 없다는 사실은 단적으로 말해서 빅 뱅에서 출현한 것은 수소와
헬륨 뿐이라는 사실의 확증이라고 할 수 있을 것이다. 더욱 무거운 원소는 별에서 만들어지고 별
은 지금도 이들 구름 속에서 만들어지지 않는 것이다.
개개의 암흑운이 얼마나 큰지, 또한 그것들이 무엇으로 만들어져 있는가를, 근대적인 기술에 의
해 우리는 알 수가 있다. 또한 그 기술을 이용하여, 개개의 암흑운을 결합시키는 원인과 그 분포
방식을 연구함으로써, 우주의 비바리온 물질의 성질에 대한 단서를 얻는 것도 가능할 것이다.
중력 웅덩이가 해내는 역할
만약 지금 설명한 것과 같은 가스 구름이 뚝 떨어져 공간에 존재한다면 상당한 속도로 확산될
것이다. 그렇다면 대체 무엇이 그들을 결합시키는 걸까? 어떤 설에 의하면 구름은 훨씬 뜨거운 물
질로 이루어진 가스 안에 파묻혀 있을 것이라고 한다. 이 구름에는 중성의 수소는 없고 자유로운
양자와 전자가 있고, 따라서 라이먼 선은 볼 수 없다. 그러나 바깥쪽의 더욱 뜨거운 가스의 압력
으로 증발이 멈추어진다.
만약 이 구도가 옳다면 우주가 팽창함에 따라 뜨거운 가스는 식는다. 그리고 작은 구름은 차례
차례 소멸해 흩어지고, 나중에는 가느다란 가스의 흔적만이 남는다. 그리고 우주가 팽창함에 따라
암흑운은 사라지기 때문에 보다 높은 적색 이동에서 라이먼의 숲에는 보다 많은 선이 있을 것이
라고 생각할 수 있다.
그러나 우리는 다른 시나리오를 택하고 싶다. 그러는 것이 암흑운의 존재를 차가운 암흑 물질에
관련시켜서 아주 잘 설명할 수 있기 때문이다.
차가운 암흑 물질의 시나리오에서는 은하는 바텀 업으로 형성되어 작은 물질 덩어리가 모여 큰
덩어리가 된다. 우주의 역사 초기에는 우리가 오늘날 보는 은하보다 더욱 작은 규모로 CDM의 분
포에는 많은 굴곡이 있었을 것이 틀림없다. 이들 굴곡, 즉 중력의 웅덩이는 바리온 물질의 끌어들
일 수 있겠지만 그것들이 바로 별이 된다고 생각해야 할 이유는 없다.
측면이 급경사인 깊은 웅덩이는 바리온을 그 중심으로 끌어들여 그곳에서 별이 탄생한다. 그리
고 아주 낮은 웅덩이는 바리온 가스를 잡아들일 수도 없을 것이다. 그러나 중간 정도의 깊은 웅덩
이에서 포착된 가스는 별로 응축되는 대신에 웅덩이 안을 자유롭게 움직이고 있다.
라이먼의 숲을 만드는 구름 안의 가스의 성질을 측정한 결과는 이 종류의 웅덩이와 딱 맞는다.
퀘이사의 흡수선의 원인이 되는 가스는 실제로 중력의 우물에 갇혀 버리는 것인지도 모른다. 그곳
에서는 바리온 이외의 무엇인가가 주로 중력을 만들고 있다.
이 상황은 원반 은하의 자전의 측정 결과를 상기시킨다. 원반 은하는 암흑 물질의 중력으로 묶
이지 않으면 산산조각으로 날아가 버린다. 라이먼의 숲의 암흑운도 또한 우리에게는 보이지 않는
뭔가로 묶이지 않으면 산산이 흩어질 것이다. 간은 종류의 것, 예를 들면 차가운 암흑 물질이 어
떤 경우에도 접착제의 역할을 하고 있다고 생각하는 것이 가장 단순하고 자연스러울 것이다.
라이먼의 구름은 밝은 은하와는 다르다. 그것들은 텅 빈 틈을 둘러싸는 거품 구조로는 분포하지
않는다. 숲의 라이먼 알파선의 적색 이동은, 적색 이동이 높을수록 많이 존재하는 경향이 아니라
되는 대로(한결같이)분포하고 있는 것처럼 보인다. 만약 라이먼의 구름을 전혀 갖지 않은 틈이 있
다고 하면 z=1.7∼4까지의 적색 이동에 대응하는 시간에 우주 체적의 5퍼센트 이하밖에 차지하지
않을 것이다.
이것은 중요한 발견이다. 밝은 은하가 우주의 질량의 주된 소재를 나타내지 않을 뿐 아니라, 바
리온 물질의 주된 소재조차 가르쳐주지 않을 것이다. 게다가 그것은 선택적인 은하 형성 아이디어
(제 3장)에 아주 잘 적용된다.
컴퓨터 시뮬레이션에 의하면 차가운 암흑 물질이 지배하는 우주에서는 밝은 은하는 무리는 지
어 있을 것이다. 그러나 이들의 조사로 틈을 주위의 시트, 혹은 필라멘트 내의 밀도와 거의 같은
정도의 암흑 물질의 밀도를 갖고 있고 그곳에서는 틈의 CDM과 섞인 몇 퍼센트의 바리온 물질이
있을 것이다. 이 가운데 어떤 것은 '미니 홀'에 갇혀져 있다.
라이먼 알파 숲의 발견이 10년 정도 더 늦어졌더라면 CDM 이론에 근거하여 예언되었을 것이
다. 라이먼의 숲이야말로 CDM 우주론의 가장 단순하고, 매우 든든한 확증이라고 할 수 있을 것
이다.
CDM 우주론에서 우주는 정말로 평탄한 것이다. 이것은 우주의 모든 부분에 암흑 물질과 바리
온이 퍼져 있다는 것을 분명하게 이야기해준다. 거대한 틈은 텅 빈게 아니고 밝은 은하가 부족할
뿐이다. 그리고 퀘이사의 빛에서 주워 모은 우주의 성질에 관한 증거는 이것으로 끝이 아니다.
은하 벽의 징후
전형적인 퀘이사의 스펙트럼은 각각 다른 적색 이동으로 100개 이상의 라이먼 알파선을 갖고
있다. 라이먼 구름 자체는 중원소를 갖지 않는다. 그러나 퀘이사의 스펙트럼은 중원소에 속하는
소수의 선을 보이고 있다.
이들 선은 우리가 볼 수 있는 은하 안을 퀘이사에서 오는 빛이 지날 때 만들어지는 게 분명하
다. 별은 이들 은하에서 진화되어 어떤 것을 초신성이 되고, 그 내부에서 만들어진 중원소를 별
사이의 공간에 뿌린다. 따라서 우리 은하계와 같은 은하에 있는 수소 구름은 중원소로 뿌려진다.
또한 우리 은하계와 같은 은하의 수소 구름 속을 통과하는 퀘이사로부터의 빛에는 이들 중원소
에 의한 흡수만이 눈에 띤다. 그러나 밝은 은하는 라이먼의 구름 정도로 흔한 것은 아니다. 퀘이
사를 향한 시선 방향에 때마침 밝은 은하가 있을 기회는 그다지 많지 않다.
사실 대부분의 퀘이사 스펙트럼은 중원소에 의한 선을 두 세 개 갖고 있다. 이것은 어두운 은하
가 밝은 은하의 10배 정도 많고 크고 어두운 헤일로 안에 묻혀 있다는 것을 의미한다.
중원소의 이들 선에 대응하는 적색 이동은 약 z=0.5부터 0.8사이에 있다. 이것은 라이먼 숲의 선
의 그것보다 훨씬 z가 작다. 이 때문에 은하는 지상의 망원경으로 관측할 수 있는 한도에 거의 가
까운 정도에서 선이 되어 보이는 것이다. 따라서 어떤 방향을 보면 좋을지는 예상할 수 있고 많은
경우 희미하게 보이는 먼 은하의 올바른 적색 이동을 측정할 수 있다.
이들 은하의 상당 부분이 지금은 확인되어 중원소의 선이 정말로 은하에서 만들어진다는 것이
입증되었다. 그래서 은하를 확인하는 지루한 작업을 생략하고 퀘이사의 중원소 선에서 정해진 이
범위의 적색 이동 각각이 먼 은하의 위치를 우리에게 보여주고 있다고 자신을 갖고 말할 수 있는
것이다.
조금 더 밀고 나가서 더욱 높은 적색 이동에 대응하는 중원소의 선을 이용하여 우주가 젊었을
때 은하의 존재를 탐구할 수 있다고 생각해도 될 것이다. 그러한 은하를 다른 수단으로 확인할 수
있는 전망은 없다. 따라서 이들 은하는 어떻게 해서 공간에 분포해 있는가 하는 의문이 생겨난
다.
이러한 연구는 이제 막 시작되었을 뿐이다. 이러한 가운데 주목해야 할 은하의 거대한 벽이 발
견되었다. 두께가 3억 광년, 가로 넓이가 30억 광년의 벽이, z=2 되는 곳에 있다. 이것은 우주가
탄생하여 겨우 30억 년 밖에 경과하지 않은 때에 해당한다.
1986년에 와서야 겨우 확인된 이 초은하단은 현재 상세하게 조사되고 있다. 이러한 커다란 적색
이동에서 왜 이러한 특징이 나타나는 걸까? 이러한 조사는 우주의 진화 방식에 대한 도식을 해명
하는 커다란 단서가 될 것이다.
과거로
은하 형성이나 전화에 대한 우리의 이해는 아직 초기 단계에 불과하다. 이것은 50년 전의 별에
대한 이해와 같은 정도다. 은하는 왜 원반형이거나 타원형인 걸까 등의 가장 기본적인 구조의 원
인조차 충분히 이해하고 있다고는 말할 수 없는 것이다.
이 분류는 1940년대에 허블에 의해 확립된 것이다. 허블이 관측한 은하는 모두 우리에게서 수억
광년 이내에 있고 현재 우리가 탐사할 수 있는 거리에 비하면 비교적 가깝다. 그러나 우주는 어디
나 똑같고 허블을 어떤 샘플을 관측했다고 할 수 있다.
그의 은하에 대한 분류는 그대로 남고 시대의 시련에도 견뎌냈다. 그러나 허블 자신은 관측의
한계를 분명히 자각하고 있었고 그의 위대한 저서 '성운의 세계'는 다음과 같은 말고 축약할 수
있다.
"거리가 증가함에 따라 우리의 지식은 급격하게 빈곤해진다. 그리고 결국 우리는 망원경의 한계
인 흐릿한 경계에 도달한다. 거기서 우리가 측정하는 것은 그림자이고, 중요한지 어떤지 알 수 없
는 목표를 상대로 하여 오류투성이의 측정치의 사이를 헤맨다. 탐구는 계속될 것이다. 그러나 경
험적 시도를 모두 다할 때까지 우리는 사색이라는 꿈의 영역으로 나아갈 수는 없다."
이 탐구는 지금도 계속되고 있다. 더욱 강력한 망원경, 더욱 감도가 좋은 검출기가 생겼기 때문
이다. 관측가가 사색가의 영역에 침입하고 있다.
빛은 유한한 속도로 전달되기 때문에 우리가 보는 우주의 먼 부분은 훨씬 옛날의 것이다. 우리
에게는 과거를 되풀이할 수는 없다 할지라도 그 견본을 잘라내는 것을 가능하다. 그리고 이 지상
의 실험에서 이끌어낸 단순한 물리 법칙이 광대한 범위의 우주 공간과 시간을 넘어 응용할 수 있
다는 것을 알고 감동하고 있다. 그러나 우주의 진화를 보려면 우주가 진화에 필요했던 100억 년
정도의 시간을 돌아보지 않으면 안 된다. 이것을 최초로 행한 것은 케임브리지의 마틴 라일 경으
로 1950년대 후반의 일이었다. 그는 비로소 은하가 젊었을 때의 상황이 지금과 달랐다는 증거를
발견했다.
그의 전파 망원경은 어떤 활동적인 은하(지금은 이 종류의 초중량급 블랙 홀이라고 알려져 있
다)로부터의 전자파를 포착했던 것이다. 당시의 광학 기술로는 이것들은 너무 멀어 관측할 수 없
었다. 그의 전파에 의한 측정만으로는 이러한 은하까지의 거리를 결정할 수 없었다.
그러나 평균적으로 생각하면 더욱 가냘프게 보이는 은하가 그의 기계로 좀 더 강한 신호를 내
는 것보다 실제로는 더 멀리 있다고 가정할 수 있다. 그는 여러 가지 세기를 가진 전파원의 수를
헤아린 결과, 보다 밝고 가까운 은하에 비해 가냘픈 은하(다시 말해 더욱 먼 은하)가 많다는 것을
발견했다.
이것은 우주가 불변하며 항상 일정한 상태에 있다는 설을 지지하는 자들을 당혹스럽게 했다. 따
라서 당시 라일은 정상 우주론자와의 논쟁에 말려들었다. 그러나 만약 은하가 먼 옛날에 격렬한
폭발을 일으켰다고 한다면 관측 결과는 진화하는 우주와 모순되지 않았던 것이다.
광학 천문학자는 1963년에 퀘이사가 발견된 후에 이 기획에 참가했다. 현재 보고 있는 퀘이사는
우주의 나이가 지금의 5분의 1 이하였을 때에 발사된 것이다. 라일의 전파 데이터로도 알 수 있지
만 그러한 초기의 우주 상황은 지금보다 훨씬 격렬했다는 것이 퀘이사에서도 밝혀지게 되었다.
커다란 블랙 홀은 은하의 역사 초기에 형성된 것이다. 당시 별이 된 가스는 더욱 작고, 더욱 많
은 남은 가스가 중앙의 블랙 홀에 연료를 공급할 수 있었다.
매우 높은 적색 이동을 가진 은하는 퀘이사를 이용하여 간접적으로 조사할 수가 있고 흡수선,
또는 시선 방향을 따라 은하에 의한 중력 렌즈 효과를 탐구함으로써도 조사할 수가 있다. 이러한
보통 은하, 퀘이사의 핵을 갖지 않는 은하는 이처럼 커다란 거리에서는 너무 어두워서 거의 보이
지 않을 것이다.
그러나 최근에는 직접 그것들을 검출할 수 있다는 전망이 나왔다. 최신의 감도가 좋은 CCD라
는 검출기를 이용하여 허공에 빼곡이 채워진 막대한 수의 천체가 밝혀졌다. 어쩌면 이들 천체는
가스 구름이 아직 원반을 형성하고 있는 중이기 때문에 수축하고 있는 단계에 있는 젊은 은하일
것이다.
이들 천체상을 그리려면 우주 망원경이나 지상의 망원경이 더욱 진보하기를 기다리지 않으면
안 된다. 이 작업을 기대할 수 있는 최초의 기기는 하와이에서 생긴 10미터 케크 망원경일 것이
다. 이 망원경에 의해 천체의 형태를 포함하여 선명한 상을 얻을 수 있을 것이다. 그렇게 하면 다
른 거리, 즉 다른 발전 단계에 있는 은하군의 '스냅 쇼트'를 입수할 수 있을 것이다. 또한 무정형
의 초기 우주, 한결같고 거의 형태가 없었던 우주의 스프에서 은하가 어떻게 해서 출현했는가의
추적도 가능해질 것이다.
이유는 알 수 없지만 팽창률 곳곳에 작은 흔들림이 있다. 그때 무슨 일이 일어났는지, 우리는
일단 알고 있다고 생각한다. 갓 태어난 은하는 약간 밀도가 높은 영역이며, 그곳의 팽창은 평균적
인 팽창보다 더디다. 이 갓 태어난 은하는 마지막에는 또렷한 구름으로 진화하는데, 우선 그 내부
의 팽창이 정지하고, 이어서 반전하여 수축하기 시작한다.
우주가 현재 나이의 10분의 1일 무렵, 커다란 구름이 붕괴하여 최초의 독립된 은하를 만들었다.
더욱 질량이 작은 계는 안정된 가스 구름으로서 살아갔을 것이다. 라이먼의 숲은 이러한 가스 구
름 때문이다. 그 후 은하는 모여서 은하단이 되었을 것이다. 이것이 우리의 이론을 토대로 한 시
나리오다. 이 이론가의 자신감이 정당한 것인지 여부는 앞으로의 관측이 밝혀줄 것이다.
우주가 우리도 충분히 이해할 수 있을 정도로 단순하다는 것은 심오한 진실이다. 우리는 이렇게
우주의 성질에 대해 고심하고 있지만 어느 정도 정확하게 파악하고 있는 걸까/
우리의 존재는 수소와 헬륨보다 무거운 원소의 생성에 의해 가능하다. 중원소의 흡수에 대응하
는 선은 적색 이동이 z=3.3과 높은 퀘이사의 빛 안에서도 볼 수 있다. 그리고 이것은 별의 어떤
것이 이미 그 생명을 끝내고 그 생성물이 그토록 빠른 시기에 젊은 은하 사이에 퍼진 것을 나타
내고 있다.
그러나 이 책의 첫 장에서 언급했듯이, 이들 별은 탄소 원자핵의 놀랄 만한 우연 때문에 수소와
헬륨을 가공할 수 있었다. 적어도 우리가 사는 우주의 넓은 구도의 지식을 갖고 이 우주의 우연을
자세히 볼 때가 온 것이다.
과연 이 우주는 정말로 인류를 위해 특별히 맞춘 것이란 말인가?
제 3 부
주문 제작하는 우주
제 10장 인류를 위해 마련된 것인가
우주에 일어나는 다양한 '우연'
원자 안의 전자가 계단처럼 다른 에너지 레벨을 차지하듯이, 원자핵을 만들고 잇는 입자도 마찬
가지다.
만약 입자가 외부에서 적당량의 에너지를 부여받았다면 낮은 에너지 상태에서 높은 에너지 상
태로 변한다. 일단 높은 에너지 상태가 되면 더욱 낮은 레벨, 아마 에너지 계단의 가장 아랫단으
로 돌아오고 그 돌아오는 과정에서 에너지를 방출할 것이다.
크게 본 우주에 있어서의 최대의 수수께끼인 우연은 우주가 평탄하다는 것과 우주의 바리온 물
질의 양이 생각할 수 있은 암흑 물질의 양에 매우 가깝다는 것 등 두 가지였다.
그러나 이 평탄한 우주 내에는 그와 같은 정도로 주목할 만한 다른 우연이 존재한다. 이 말은
탄소나 그보다 무거운 원소가 형성되듯이 어떤 원자핵의 에너지 차원이 미세 조정되어 있는 것이
다.
빅 뱅의 표준 모델이 유익했던 것은 분광기에 의해 가스 구름과 오래된 별이 관측되자 가벼운
원소가 많이 존재했던 사실을 설명할 수 있기 때문이다. 즉, 무든 원소 가운데 가장 가벼운 수소,
바리온 물질의 4분의 1을 구성하는 헬륨, 그리고 소량의 중수소와 리튬이다. 이들 원소가 창조의
순간 후, 약 10분의 1초에서 약 4분까지 사이에 원시적인 바리온으로부터 어떻게 해서 만들어졌는
가를 이 표준 모델이 설명하고 있다.
우주의 나이가 '0.1초 살'일 때 존재하던 열과 밀도의 상태가 어떠했는가는 중요하지 않다. 그때
의 우주는 고온, 고밀도로 그 과거의 역사의 흔적을 모두 씻어 내는 '열평형'의 상태에 있었다고
여겨지기 때문이다. 따라서 극히 초기의 우주나 창조의 순간에 대한 최근의 논의에서 이들을 예상
함에 영향을 미치는 것은 하나도 없다.
빅 뱅에서 바리온 물질은 리튬보다 무거운 원소로는 가공되지 않았다. 리튬은 세 개의 양자와
네 개의 중성자를 가진 원소다. 그렇다면 그 밖의 원소는 대체 어디서부터 온 것일까.
사실 자세한 빅 뱅 표준 모델이 나오기 훨씬 이전인 1950년대 까지는 이것이 문제가 되었다. 우
리가 존재하고 있다는 사실 자체가 탄소나 다른 원소가 어딘가에서 만들어져서 모든 공간에 뿌려
지고 있다는 것을 나타내고 있는 것이다.
최초로 빅 뱅을 자세히 조사한 사람을 미국의 조지 가모브와 그 동료였는데 그 계산에서도 수
소와 헬륨 이외에는 만들기가 어렵다는 것을 나타내고 있다. 활기로 가득한 가모브는 자신의 이론
에 따라 우주 물질의 99퍼센트를 차지하는 수소와 헬륨을 설명할 수 있기 때문에 이 이론은 옳다
고 주장하며, 무시했던 문제점이다.
옛날이나 지금이나 더욱 무거운 원소를 만들 수 있는 가능성이 있는 것은 유일하게 별의 내부
뿐이다. 그러나 별은 어떤 트릭을 이용하는 걸까?
베릴륨의 좁은 통로
첸체 물리학자는 문제가 헬륨의 핵을 결합시키는 것과 관계가 있다는 것을 알고 있었다. 가장
안정된 헬륨 4는 그 핵에 두 개의 양자와 두 개의 중성자를 갖고 있다. 이것은 매우 안정된 배열
이 되기 때문에 헬륨 핵은 단일 입자처럼 움직이고 중성자 자신이 발견되기까지는 알파 입자로서
알려져 있었다.
헬륨 4의 핵은 배우 안정되어 있기 때문에 이 핵에서 만들어지는 원자핵 자체도 다른 핵에 비
해 안정되어 있고, 그 때문에 자연에도 많이 존재한다. 가장 확실한 두 가지 예가 12개의 핵자를
가진 탄소와 16개의 핵자를 가진 산소이며 이들은 우리와 같은 생명체에 있어서는 실로 중요한
것이다.
적당한 양의 탄소나 산소가 우주에 존재한다면 그보다 무거운 원소를 만들어내는 것은 비교적
간단하다. 이것은 이를테면 입자 가속기 내에서의 알파입자와 핵의 반응으로도 조사할 수 있다.
기본적으로는 알파 입자(헬륨 핵)를 이미 있는 핵에 추가시킴으로써 새로운 핵이 생긴다. 이 핵
은 때로 여분의 양자 또는 중성자를 토해내고 그보다 조금 가벼운 원소의 핵을 만든다. 그러나 이
과정의 극히 처음 단계에서 좁은 통로가 있는 것이다.
일파 입자의 양전하에 의한 전기 반발력을 능가할 만큼의 에너지로 서로 충돌하는 두 개의 알
파 입자는 결합하여 베릴륨 8의 핵을 형성할 것이다.
그러나 불행히도 베릴륨 8은 '알파 입자를 포함한 핵은 안정되어 있다'는 원칙에서 예외다. 베릴
륨 8은 놀라울 정도로 불안정하며 겨우 10-17초 동아네 파괴되어 더욱 가벼운 입자가 된다. 그렇다
면 다른 알파 입자를 다시 베릴륨 8의 핵에 추가하는 것이 필요한 탄소는 대체 어떻게 하여 만들
어진 것일까.
탄소 12는 우연히 세 개의 헬륨 4의 핵이 동시에 충돌할 때 별 내부에서 직접 만들어지는 것일
지 모른다고 추측하는 이론가도 있다. 그러나 얼마 후 간단한 계산으로 이것이 실제로는 일어날
가망이 없다는 것이 밝혀지게 되었다. 생물에게 있어서 화학적으로 불가결한 원소인 탄소를 충분
히 만들어 낼 수 있을 만큼 그러한 삼중 충돌은 일어나지 않는 것이다.
1952년에 미국의 천체 물리학자 E. 사루피터가 탄소 12는 매우 빠른 이단계의 구조로 만들어질
가능성이 있다고 시사했다. 즉 두 개의 알파 입자가 충돌하여 베릴륨 8의 핵을 만든다. 그리고 나
서 이번에는 베릴륨 8에, 붕괴하기 전인 10-17 안에 제 3의 알파 입자가 부딪힌다는 것이다.
세 개가 동시에 만난다는 이론 대신에 제 3의 입자가 도착하는 데 적어도 10-17초 동안의 유예
를 주어 삼중 충돌의 이론을 개량한 것이다. 그러나 도착한 제 3의 입자가 불안정한 베릴륨 8의
핵을 매우 효과적으로 분쇄해 버린다는 점에서는 그다지 개선되지 않았다.
그래서 이미 1946년에 화학 원소는 별에서 만들어졌다고 하는 고전적인 논문을 쓴 프레드 호일
이 등장하게 되는 것이다.
호일의 인간 원리적 통찰
프레드 호일은 영국의 케임브리지 대학 출신이지만 1950년대는 미국의 캘리포니아에서 친구인
원자핵 물리학자 볼프강 파울리와 함께 일을 했다.
호일은 별에서 어디까지 무거운 원자핵이 만들 수 있는지 하는 문제(별에서의 원소 합성)에 골
치를 썩히고 있었다. 이윽고 베릴륨, 헬륨이나 탄소의 에너지 레벨이 적당히 맞고 사루피터가 제
시한 이단계의 반응이 촉진되는 게 아닐까 하는 가능성에 흥미를 갖게 되었다. 그것은 '공명'으로
서 알려진 성질에 따라 결정된다.
공명은 다음과 같이 작용한다. 두 개의 핵이 충돌하여 결합할 때 탄생한 새로운 핵의 에너지는
두 개의 핵 질량 에너지의 합계에 그것들의 운동 에너지를 합한 것이다.
새로운 핵은 그 자신의 에너지 레벨의 어느 한 계단을 차지하기를 '희망'한다. 만약 들어오는 입
자의 에너지가 적량이 아니라면 나머지 운동 에너지로서 혹은 핵에서 쫓겨나는 입자로서, 여분의
에너지는 배제되지 않으면 안 된다.
이 때문에 두 개의 충돌하는 핵이 결합할 가능성은 줄어드는 것이다. 많은 경우, 그것들은 서로
튀기기만 하고 따로따로인 채로 머문다.
그러나 만약 제대로 맞물린다면 레벨의 하나에 대응하는 만큼의 에너지를 가진 새로운 핵이 만
들어진다. 그렇게 하면 물론 에너지를 방출할 수가 있고 최저 레벨의 계단까지 날아 내려오는 것
이 가능해진다. 이렇게 되는 경우 반응은 매우 효율적으로 진행된다. 그리고 그보다 가벼운 핵에
서 더욱 무거운 형태로의 전환이 가능해진다.
이 에너지를 새로운 핵의 적당한 레벨의 하나에 조화시키는 것이 공명으로 알려져 있는 효과이
며 이것은 충돌하여 생기는 핵의 구조에 의해 결정된다.
호일은 1954년, 별의 내부에서 충분한 탄소를 만드는 유일한 방법 헬륨 4, 베릴륨 8, 탄소 12를
포함하는 공명이 있는지 여부에 의한 것임을 깨달았다.
각각의 핵의 질량 에너지는 정해져 있고 변하지 않는다. 각각의 핵이 갖는 운동 에너지는 별의
내부 온도로 인해서인데 호일은 그것을 계산해냈다. 그 계산한 온도를 이용하여 호일은 다음과 같
이 예상했다. 지금까지 검출되지 않았던 탄소 12의 에너지 레벨은 결합한 에너지에 공명하는 에너
지 레벨로서 존재하는 게 틀림없다고 그는 그 정확한 에너지 레벨을 계산했다. 그리고 볼프강 파
울리 등, 말하자면 회의적인 핵물리학자인 동료들을 설득하여 자신의 예상을 확인하기 위해 가속
기에서의 실험을 수행시켰다.
호일 이외의 모두가 놀랍게도, 측정치는 탄소 12가 계산한 에너지의 경우 4퍼센트 정도 많은 에
너지를 갖고 잇다는 것을 증명한 것이다. 이것이 너무나 근접해 있었기 때문에 충돌하는 핵의 운
동에너지는 쉽게 이 만큼을 공급할 수 있다. 이 공명 때문에 헬륨 4와 베릴륨 8의 핵이 결합할 기
회는 매우 증가하고 충분한 알파 입자가 우리의 존재를 가능하게 하는 탄소의 합성을 보증하는
것이다.
호일의 예언은 훌륭했다. 예를 들면 탄소 중의 에너지 레벨이 헬륨 4와 베릴륨 8을 합친 에너지
보다 4퍼센트 정도만 낮다는 것을 알았다고 하자. 운동 에너지로 에너지를 더할 수는 있어도 뺄셈
을 할 방법은 없다. 따라서 속임수는 전혀 통하지 않았을 것이다.
이 사실은 우리가 별의 원소 합성 다음 단계, 즉 탄소 12와 헬륨 4의 결합으로 산소 16이 생성
되는 단계를 볼 때 확실하다. 탄소 12의 핵과 헬륨 4의 핵이 만날 때 적당한 공명만 있으면 산소
로 융합할 수 있다. 그러나 가장 가까운 산소 16의 공명 에너지는 헬륨 4와 탄소 12를 더한 에너
지보다 1퍼센트 적다. 이 1퍼센트가 이번에는 공명이 생기지 않는 것을 보증하는 데 필요한 것이
다. 확실히 산소 16은 별 안에서 만들어지지만, 탄소에 비하면(적어도 별의 일생에 있어서 이 초
기의 단계에서는) 양은 적다.
만약 산소 에너지 레벨이 1퍼센트보다도 높다면, 별의 내부에서 만들어지는 탄소는 모두 산소로
가공되고, 그 후 다시 더욱 무거운 원소가 될 것이다. 그렇게 하면, 우리와 같은 탄소를 토대로 한
생명 형태는 존재하지 않았을 것이다.
대부분의 인간 원리적인 논의는 나중의 지혜로 이루어진다. 우리는 우주를 보고 그것이 거의 평
탄하다는 것을 깨닫고는 이렇게 말한다. '물론 그렇고말고, 틀림없지. 그렇지 않으면 우리가 여기
존재하고, 그것을 깨달을 리가 없지.'
그러나 호일의 예언은 완전히 정반대였다. 그야말로 과학적 예언이라고 할 수 있는 것으로 실험
에 의한 조사로 증명이 끝난 것이다. 호일은 '우리가 존재하기 때문에 탄소는 7.6 메가 전자 볼트
의 에너지 레벨이 아니면 안된다'고 말했다.
그리고 그 후에 실험이 실시되고, 이 에너지 레벨이 측정되었다. 우리가 아는 한, 이것이 유일하
고, 진짜 인간 원리적 원칙에 입각한 예언이다. 만약 천재가 있다면 나머지 '예언'도 모두 관측하
기 전에 이루어졌을지도 모른다. 그러나 사실은 그렇지 않았다.
호일의 훌륭한 통찰력 덕분에 다른 모든 원소가 별 내부의 수소와 헬륨에서 만들어진다는 것을
분명히 이해하게 되었다. 그는 이 문제에 볼프강 파울리와 제프리·마가렛 바비치 부부와 함께 뛰
어들었다. 파울리는 나중에 별의 원소 합성의 연구로 노벨상을 수상하지만 호일은 수상하지 못했
다.
공명이 탄소 12에는 좋고 산소 16에는 나쁘다고 하는 이 우연의 조합은 실로 놀랄 만한 것이다.
우주가 우리를 위해 디자인되었다는 것, 즉 인간을 위해 맞춤 주문된 것이라는 논의를 지지할 더
이상의 증거는 없다.
그러나 이 우연에는 다른 견해도 있을 것이다. 그래서 그 다른 견해를 보이기 전에 우주가 생명
이 존재하기에 알맞은 장소가 되는 것을 돕고 있는 다른 우연 두 가지를 여기서 설명해 두겠다.
압력 솥 같은 별
별의 내부에서의 탄소나 더욱 무거운 원소의 생성은 탄소에 기초를 두는 생명체가 어떻게 해서
지상에 나타나게 되었는가 하는 문제에 반밖에 답하지 않는다.
무거운 원소는 어떻게 해서 별에서 나와 은하계에 퍼지고 새로운 별이나 행성을 만드는 재료인
구름이 되는 걸까. 별 가운데 일부가 초신성으로서 폭발할 때 무거운 원소가 퍼진다는 것이 가장
단순한 해답이다.
그러나 무엇이 초신성의 표층 부분을 불어 날리는 걸까? 생명 물질이 우주에 뿌려지는 것도 또
한 신비한 우연으로 정해진다는 것을 알 수 있다. 산소 16으로는 공명하지 않기 때문에 매우 무거
운 별의 일생은 복잡하고 비극적인 종말을 맞이한다. 모든 별은 수소의 핵을 '태우는' 것에서 일생
이 시작되고 그것들을 헬륨으로 바꾸고 그 과정에서 열을 방출한다.
수소를 다 사용하면 이번에는 헬륨을 태워서 탄소를 만든다. 이 단계에서는 우리의 태양과 같은
별은 팽창하여 적색 거성이 된다. 헬륨이 탄소로 바뀌는 동안 별은 탄소의 핵이 만들어질 때마다
에너지를 방출하고 별의 표층 무게를 지탱할 정도로 중심을 뜨겁게 유지할 수가 있다.
그러나 수백만 년 후에는 헬륨은 다 소비된다. 다음에 어떻게 될까는 별의 질량 나름이다. 압도
적 다수의 별은 최후의 몸부림으로서 이전의 영광을 유지하려고 다시 핵반응을 통과하고 그 후
붕괴하여 냉각된다. 이것이 백색 왜성이고 우리 태양 정도의 질량이지만 체적은 지구 정도밖에 안
된다.
그 일생의 후반에 이러한 별은 대량의 재료를 공간에 흩뿌린다. 그러나 이 재료는 별의 표층에
서만 오고 대부분은 수소와 헬륨이다. 이들 별이 만드는 무거운 원소는 죽은 별 안에 갇힌 채 있
기 때문에 우리의 이야기는 이것에는 흥미가 없다.
그러나 초신성의 이야기의 최초의 단계는 이들 별과 같은 길을 걷는다. 그것은 거의 다음과 같
은 것이다. 헬륨이 최후까지 타오르면 별의 표층의 무게에 의한 내부의 핵의 응축이 온도를 60억
도 이상, 탄소가 불타기 시작하는 시점까지 올린다.
중심이 이 정도의 온도가 되는 것은 우리의 태양의 4배 이상이나 무거운 별뿐이다. 그보다 가벼
운 별은 일단 그 헬륨이 끝까지 타면 즉시 반응은 멈추고 평온해진다. 그보다 무거운 별 안에서는
탄소 연소는 탄소 12끼리의 충돌에 의해 일어난다. 네온 20의 핵을 만들기 때문에 알파 입자 한
개가 쫓겨난다(여분의 운동 에너지를 가지고 사라진다). 때로는 두 개의 탄소 핵이 마그네슘처럼
달라붙은 채로 여분의 에너지는 감마선에서 제거된다. 또한 때로는 산소 16을 남긴 채 두 개의 헬
륨 4의 핵이 하나가 되는 쌍인 탄소 12의 핵에서 제거되는 경우도 있다.
이 일련의 과정은 탄소가 잇는 동안에만 계속된다. 탄소를 다 쓰면 별의 중력 붕괴가 다시 시작
된다. 많은 별은 이 단계에서 일생을 마치고 차가운 물질 덩어리가 된다. 그러나 만약 별의 질량
이 태양 아홉 개 분의 질량을 초과하면 온도는 10억 도나 올라가고 네온의 연소가 시작된다. 이
과정은 탄소의 연소로 남은 재료를 재이용한다. 한 개의 네온 20의 핵이 감마선을 내면서 헬륨 4
의 핵을 흡수하고 마그네슘 24가 된다. 다른 네온 20의 핵은 감마선을 흡수하고 헬륨 4를 토해내
고, 산소를 남긴다.
온도가 약 15억 도로 오르면 산소의 연소가 시작된다. 두 개의 산소 16의 핵이 충돌할 때 두 개
의 실리콘의 아이소토프(isotope, 동위원소-역주), 두 가지 형태의 유황, 인, 그리고 더욱 많은 마
그네슘을 가진 여러 가지 원소를 만들어낼 수가 있기 때문에 이것은 더욱 복잡한 과정이라고 할
수 있다. 여기서의 주된 성분은 실리콘이다.
태양의 20배 이상의 질량을 가진 별의 중심 온도는 30억 도나 되고 핵연소의 다음 단계에 도달
하여 실리콘은 몇 백 개의 일련의 핵반응에 말려든다. 이 핵반응의 최후 산물로서 철 56을 마지막
재로서 만들어낸다.
이 원소 합성 이야기는 길고도 복잡하게 들린다. 그러나 별의 일생이라는 시간에서 후반 단계는
'눈깜짝할 사이'의 사건이다. 무거운 별에서도 수소를 조용하게 연소시키는 데 몇 천만 년이나 허
비하고 우리 태양과 같이 빛나면서 그 후 몇 백만 년이나 헬륨이 연소하는 적색 거성으로 지낸다
고 여겨진다.
그러나 예를 들면, 질량이 태양의 25배 전도의 별에서는 탄소의 연소 기간은 겨우 600년밖에 되
지 않고, 네온의 연소는 약 1년으로 끝나며 산소의 연소는 6개월로 끝난다. 실리콘이 연소하는 최
종 단계는 하루 이하로 끝난다.
별의 과정이 이렇게 빨라지는 원인은 세 가지다. 첫 번째는 단계가 진행됨에 따라 별은 점점 안
쪽이 붕괴하여 뜨거워지기 때문이다. 핵이 뜨거워지면 질수록 핵반응은 더욱 격렬해진다. 두 번째
는 후반이 되면 핵연료의 효율이 나빠지기 때문이다. 예를 들면, 실리콘 28의 단독 핵의 무게는
수소 핵(양자)의 28개 분이지만 방출하는 에너지는 훨씬 적다. 세 번째는 뉴트리노를 만들 수 있
을 정도로 고온이 되기 때문이다. 뉴트리노는 자유롭게 별 안에서 빠져 나올 수 있고 재빨리 에너
지를 제거한다.
에너지는 다음에 생길 일의 열쇠를 쥐고 있다. 핵반응에서 에너지를 끌어내는 것은 양자와 중성
자가 원자핵 안에 좀더 빼곡이 채워지기 때문이다. 그러나 철 56에서는 그것들은 한계에 달해 그
이상 융합해도 에너지는 공급되지 않는다.
금, 아연, 은, 우라늄 등의 더욱 무거운 핵은 철 56 정도로 빼곡이 채워지지는 않는다. 그것들을
철에서 만들려면 밖에서 에너지를 계 안으로 주입해야 한다. 에너지 주입이 일어나는 것은 초신성
폭발 때다.
초신성 우연
여기서 질량이 태양의 약 25배인 별의 경우는 실리콘의 연소가 완료되고 우리 태양 정도 무게
의 철로 된 볼이 그 중심에 남겨진 후에는 어떻게 될까 하는 이야기를 계속하겠다.
이 단계의 별을 지탱할 수단은 존재하지 않는다. 핵의 연소에 의해 핵에서 만들어지는 에너지가
더 이상 없기 때문이다. 그 결과 극적인 일이 일어난다. 별의 중심 영역은 응축하고 철 핵의 압력
은 매우 커지기 때문에 전자와 양자는 차츰 반응하여 중성자가 된다.
중성자 볼은 철 원자핵 볼보다 더욱 빈틈없이 물질을 채우는 것이 가능하다. 그리고 별의 중심
을 중성자 별로 변한다. 그 질량은 태양 정도인데 체적은 에베레스트 산 정도밖에 안 된다.
요는 별 전체가 단독의 '원자'핵이 되는 것이다. 핵 밖의 물질은 광속의 15퍼센트도 넘는 속도로
새롭게 생긴 중성자 별 위로 낙하한다. 이 고속 물질이 모든 방향으로부터 한 번에 중성자별에 부
딪혀 그 충격이 중성자 볼을 실제로 응축시킨다. 이것은 골프 공이 골프채에서 눌려 찌그러드는
것과 비슷하다.
그러나 중성자 물질은 원자핵보다도 더욱 압축하기 힘들다. 그리고 재빨리 이 압축을 차낸다.
막대한 압력과 온도가 이 차내는 과정에서 만들어지고, 이것이 충격파가 되어 거성이 바깥쪽으로
전파함에 따라 속도는 증가하고, 그 표층을 풀어낸다.
이런 모든 일들이 1/2초 이내에 생긴다. 충격파는 목성 궤도 정도의 크기까지 바깥쪽으로 움직이
면 저항을 만나고 속도는 떨어지기 시작한다. 이것은 태양 약 24개분의 질량을 통째로 바깥쪽으로
움직이는 데 필적하기 때문이다. 그 단계에서 뭔가 도움이 없으면 폭발이 실패로 끝난다.
그곳에서 계속해서 일어나는 것이 물질이 응축할 때 별의 중성자 핵에서 만들어져서 바깥은 향
해 흐르는 뉴트리노의 홍수다. 속도가 떨어진 충격파 내의 물질은 매우 밀도가 높기 때문에 이 뉴
트리노의 상당 부분은 흡수한다. 그리고 이 뉴트리노의 흐름의 에너지는 충격파를 밀러내어 별의
표층부를 불어 날리는 데 도움이 된다.
이러한 에너지로 가득 찬 활동 기간에 철보다 무거운 원소가 대량으로 만들어졌다. 또한 많은
복잡한 핵의 상호 작용에 의해 그때까지의 핵연소의 산물에서 출발하여 다양한 원소가 만들어졌
다.
초신성은 몇 주 동안 은하 전체의 보통 별 모두를 합친 정도로 밝게 빛나는데 그 에너지는 방
사능에서 온다. 즉 충격파에 의한 과열로 만들어진 철보다 무겁고 불안정한 원소의 붕괴 에너지인
것이다. 이처럼 무거운 원소는 별의 일생의 유산으로서 남겨진다.
별의 외층부의 중압에서 자유로워진 핵은 자전하는 중성자 별로서 자리를 잡고 펄서로서 관찰
될 것이다. 컴퓨터의 칩인 실리콘은 말할 것도 없이 이러한 펄서를 연구하는 유기체(인간)나 전파
망원경을 만드는 동재는 모두 이 초신성의 산물인 것이다.
이 이야기 자체로는 매우 재미있다. 그러나 대체 어디에 인간 원리적인 우연이 있는 걸까? 뉴트
리노의 폭발, 즉 충격파가 별을 불어 날리는 것을 도와주는 중요한 단계에 우연이 있는 것이다.
1980년대에 실시된 컴퓨터 계산에 의하면 충격파만으로는 제대로 폭발할 수 없고 뉴트리노가
개입할 필요가 있다고 시사되고 있다. 그러나 연구자들 중에는 이것을 의문시하는 사람도 있다.
왜냐하면, 뉴트리노의 특성이 이것을 해내기 위해서는 정확하고 '자세하게 조정'되지 않으면 안 되
기 때문이다.
그것은 모두 자연의 기본적인 네 개의 힘 가운데 하나인 '약한 상호 작용'의 성질에 달려 있다.
이것은 뉴트리노가 얼마나 강하게 바리온과 작용하는가를 결정한다. 만약 '약한 상호 작용'이 너무
지나치게 약하면 충격파는 뉴트리노에 대해 투명해지고 그것들은 별의 표층부를 되돌아오게 할
수가 없고 별은 전체적으로 수축해 버릴 것이다.
한편 만약 '약한 상호 작용'이 너무 지나치게 강하면 뉴트리노는 핵 안에 갇혀 버린다. 따라서
충분한 뉴트리노가 코아로부터 빠져 나올 수 있을 정도로 약하고, 동시에 충격파와 상호 작용할
정도로 강하지 않으면 안 되는 것이다.
이 폭발의 메커니즘에 대한 의문은 초신성 1987A로부터의 뉴트리노 폭발 연구에 의해 어느 정
도 해소 되었다. 이 뉴트리노의 에너지와 검출기에 걸린 수로 보아 초신성의 핵에서 얼마나 빠져
나올 수 있는가의 필요 조건을 모델에 부여하고 있다.
이것은 컴퓨터 계산 결과와 대체로 맞아 떨어져 뉴트리노야 말로 무거운 원소가 풍부한 대량의
가스를 공간으로 쫓아내는 원동력이라는 견해를 뒷받침하고 있다. 이것 없이는 지구와 같은 행성
도 우리와 같은 생물도 존재할 수 없는 것이다.
우주의 미조정
그와 똑같은 일이 우주 초기에도 생긴다. 빅 뱅에서 얼마 만큼의 수소가 헬륨으로 가공되는 가
를 결정하는 것은 '약한 힘'의 세기다. 여기에는 상당히 정확한 '조정'이 필요하게 된다.
즉 힘을 조금 강하게 하면, 헬륨은 전혀 만들어지지 않았을 것이다. 힘을 좀더 약하게 했다면
거의 모든 바리온이 빅 뱅에서 헬륨으로 변했을 것이다.
별이 처음에 수소만으로 생겼다고 해도 지금 우리의 우주와 많이 다를지도 모른다. 그러나 만약
모든 별이 원래부터 헬륨으로 구성되어 있었다면 더욱 빨리 다 탔을 것이고, 이렇게 되면 행성상
에서 진화하는 생명을 만들어내는 일도 없었을 것이다(생명이 물을 구성하는 수소 없이 발달할
수 없다는 걸 전제로 한 이야기다).
어떤 별이 초신성 단계(뉴트리노가 밀어내는 충격파가 방아쇠가 되어)를 통과하는 조건은 우주
초기에서의 흥미 있는 양의 헬륨 제조의 조건과 기본적으로는 같다. 약한 힘은 마로 원래의 수소
가 모두 헬륨으로 바뀌는 것을 피할 정도로 약하지 않으면 안 된다. 만약 힘이 조금 더 강해도 초
신성 폭발은 제대로 되지 않을지 모른다(다른 메커니즘에 의한 폭발로).
그러나 만약 힘이 더욱 약하면 뉴트리노는 어떤 폭발도 일으킬 수가 없었을 것이다. 또 만약 힘
이 조금 강하다면 우주는 수소가 지배했을 것이다. 그러나 얼마간의 헬륨과 폭발하는 초신성 양쪽
이 우주에 있을 기회는 없어진다.
이들의 예는 우리의 우주에 우연이 작용하고 있다는 것을 잘 보여준다. 그러나 우리가 스스로의
존재에 대한 수수께끼로 생각을 돌릴 수 있는 또 하나의 차원도 존재한다.
지금까지 우리는 이 우주의 틀을 당연한 것으로 여겨왔다. 우리는 약한 힘과 중력의 정수를 이
용한 고찰에 대해 설명해 왔다. 지금가지도 시공의 휘어짐이나 늘어남의 논의를 해왔다.
그러나 우주의 공간 자체는 얼마나 독특하고 특별한 것인가? 우리가 삼차원 공간과 하나의 시
간으로 짜여진 세계에 산다고 하는 사실에 어떤 중요성을 읽어낼 수가 있는 것일까.
시간의 한계
우선 시간을 생각해 보자. 플랑크 시간으로는 시간의 화살과 삼차원의 공간과 일차원 시간이 존
재한다고 하는 생각은 모두 버리지 않으면 안 된다.
왜 빅 뱅이 있었는가 하고 물을 수는 있다. 즉 자기 모순이 없는 빅 뱅의 또 다른 삶이 과연 달
리 있을까. 아니면 그것 없이는 우리가 여기 존재할 수 없을 만한 우연적인 특징이 우리의 빅 뱅
에는 있었을까.
그러나 백 뱅 '이전'에 일어난 일을 물을 수는 없다. 시간 자체가 빅 뱅과 더불어 시작되는 것이
기 때문이다. 마찬가지로 만약 빅 크런치가 있다면 시간은 끝날 것이다. 설령 우주가 영구하게 팽
창하더라도 블랙 홀에 삼켜지고 한 가운데의 특이점으로 끌려 들어가는 관측자에게 있어서 시간
은 끝나는 것이다.
시간은 표준 시계에 의해 계산하는 것이 당연하다고 하는 사고방식이 있다. 그러나 빅 크런치
전에 경과한 시간을 어떻게 계산할 후 있을까를 생각하면 우리는 곤란한 문제에 직면한다. 어떤
시계도 고밀도에서는 망가져 버리기 때문이다.
별 주위의 행성 궤도에 의해 연단위의 시간 측정이 가능하다고 생각해도 좋을지 모른다. 밀도가
높아지고, 태양계가 파괴되더라도, 원자 자신도 파괴될 것이다. 시공의 특이점에 가까워지면 더욱
작고 튼튼한 시계의 연속된 무한한 계열에 의지하는 것이 필요하게 될 것이다.
그러나 이러한 생각은 대부분 의미가 없는 끝없는 후퇴를 근거로 하고 있다. 그러나 시간이란
끝없이 세밀하게 나뉠 수는 있는 걸까?
의미가 있는 가장 긴 시간까지 몇 백억 년이나 계산하면 한계가 있을지도 모르듯이(빅 뱅에서
빅 크런치까지), 최소의 자연적인 시간의 단위가 존재하는 건지도 모른다.
전통적인 물리학에서는 이러한 한계를 설정하고 있지 않다. 하이젠베르크의 불확정성의 원리(양
자 역학에 특정적인 기초 원리 위치와 운동량, 시간과 에너지가 같이 서로 관계가 있는 한 쌍의
물리량을 동시에 정확하게 결정하는 것은 불가능하다는 원리-역주)가, 만약 정확하게 짧은 시간의
간격을 계산하고 싶다면, 더욱 에너지가 높은, 더욱 짧은 파장의 양자를 이용할 필요가 있다는 것
을 가르치고 있을 뿐이다.
다시 말해, 빛의 양자는 일정한 속도로 움직이기 때문에 이 증가하는 에너지 양은 점점 작은 공
간으로 집중시킬 수 있다. 그러면 에너지의 집중이 매우 커지고 양자가 블랙 홀로 붕괴해 버린다
는 한계가 생긴다. 이것이 플랑크 시간이라는 단위이고 약 10-43초다.
양자 중력 이론에 의하면 이 이상으로 정확한 시간 순서로도 사물을 배치하기는 불가능하다. 플
랑크 시간보다 큰, 기본적인 한계가 있다고 지적하는 물리학자도 분명히 있다. 그러나 실험에서는
시간의 세밀함은 10-26초보다 큰 규모로는 없다는 것이 밝혀질 뿐이다.
또 하나의 기본적인 수수께끼는 '시간의 화살', 즉 빅 뱅에서부터 미래에 걸친 시간의 흐름의 불
가역성이다. 마이크로 물리학의 법칙에서 시간은 역행한다. 만약 마이크로 물리학의 상호 작용의
영화를 거꾸로 돌린다고 해서, 시간이 '역행'했다고는 보통 말하지 않을 것이다.
그러나 거시적인 세계에서 시간은 결코 역행하지 않는다. 물건은 낡아 소모된다. 물건의 노화와
소모는 열역학의 물리 법칙으로 설명할 수 있다. 우리에게는 과거의 기억만이 있고 미래의 기억이
없다. 게다가 미래를 예언하기보다 사건이 생긴 후가 더 쉽게 현명해질 수 있다.
같은 시간의 화살도 과거의 빅 뱅과 함께 팽창하는 우주에 적용되는 것처럼 보인다. '좀더 뒤'의
시각은 은하단이 멀리 움직인 시각이다. 이것은 우주의 모든 곳에서 지적인 관측자가 추론할 수
있는 보편적인 시간의 화살이다.
만약 우주가 팽창을 멈추고 다시 붕괴하기 시작한다면, 대체 무슨 일이 벌어질까? 빅 뱅의 반대
인 빅 크런치는 그 후 과거가 아니고 미래에 가로놓일 것이다. '좀더 뒤'의 시각은 은하단이 서로
접근하는 시간일 것이다.
토마스 골드는 1960년대에, 이것이 일어나면 시간이 역행할지 여부를 물은 최초의 이론가다. 이
것은 우리가 미래를 '기억'하는 것을 의미하는 것일까. 붕괴하는 우주의 지적인 관측가는 '나중'시
간이란 은하단이 멀리 떨어져갈 때를 의미한다고 생각하는 걸까?
이 논의는 전혀 설득력이 모자란 것처럼 보인다. 최대 팽창 시기에는 우주의 어디서나 특별한
일은 국소적으로는 일어나지 않는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이 생각은 진지하게 다루어져, 우주를 양
자 역학적으로 설명하려던 호킹이나 다른 연구자들에 의해 1980년대에 다시 거론되었다. 최근 폴
데이비스는 이 문제는 가장 근본적인 물리 법칙 가운데 하나에 의문을 던지고 있다고 시사하고
있다.
그것은 혼란(엔트로피)이 늘 증가하고 있다고 설명하는 열역학 제이 법칙과 관계하고 있다. 호
킹은 블랙 홀이 렌트로피를 갖는 것, 또 홀의 표면적은 그 엔트로피에 비례한다는 것을 증명했다.
만약 엔트로피가 단순히 증가할 수 있을 뿐이라면 블랙 홀은 단순히 커질 수 있을 뿐이라는 의미
다. 만약 우주가 닫혀 있다고 하면 우주는 안쪽에서 본 블랙 홀과 많은 점에서 비슷하다.
그러나 만약 우주가 어느 날 팽창을 멈추고 다시 붕괴하는 운명에 놓인다면 '블랙 홀'의 '영역'
은 어느 날 수축하기 시작한다는 것을 의미한다. 다시 말해 엔트로피가 감소하고, 열역학의 제 이
법칙이 오늘날의 우주와 같은 정도로 보통의 시공 영역에서 실제로 파괴된다는 것을 의미하는 것
이다.
그러나 이 딜레마에서 빠져 나올 방법이 있을 지도 모른다. 옥스포드 대학의 로저 펜로즈는 시
간의 화살은 우주의 역학에 있어서 빅 뱅과 빅 크런치의 차이와 관계가 있다고 하는 논리는 전개
하고 있다.
이것은 아직 이해되지 않는 수수께끼지만, 우주의 시공은 왜 놀랄 정도로 한결같은 상태로 빅
뱅에서 출현했을까 하는 문제가 거론된다. 펜로즈는 이것이 최초의 특이점을, 보통이 아닌 특별한
것으로 만들고 있다고 주장했다.
다른 한편 빅 크런치(만약 생긴다면)는 그보다 훨씬 어수선하고 혼돈스럽고 동시적이 아닌 상태
로 일어날 것이다. 우주의 블랙 홀을 이미 만들고 있는 시공의 주름투성이의 영역은 함께 무리지
어 우주가 붕괴함에 따라 더욱 공간을 주름투성이로 만들 것이다.
펜로즈는 아직 아무도 공식화하고 있지 않은 물리 법칙이 존재할 가능성을 믿고 있다. 그에 의
하면, 과거의 특이점은 미래의 특이점보다 항상 구조가 더욱 단순하다. 이 때문에 우리는 시간을
빅 뱅에서 팽창 우주의 미래를 향해 흐르는 것으로서 본다는 것이다.
'닫힌 고리'
또 한 가지 수수께끼는 시간의 '닫힌 고리'다. 만약 이러한 고리를 가로질러 자신의 과거로 돌아
가는 것이 가능하다면 당장 모순이 생길 것이다. 요람에 있는 자신의 할머니를 질식시키는 일은
단순히 윤리뿐만 아니라 인과율의 문제까지 제기한다. 만약 할머니가 어른이 되지 않았다면 질식
시킨 사람은 대체 어디에서 온 걸까?
놀랍게도 시간에 고리를 허용하는 우주론의 모델이 제시되고 있다. 아인슈타인의 일반 상대성
이론의 방정식에는 몇 가지 풀이가 있는데 시간의 고리를 가능하게 할 수 있는 우주 모델(1940년
대에 쿠르트 괴텔에 의해 발견되었다)은 우리 우주의 구조와는 다를지언정 물리적으로는 불가능
한 것도 아니다.
이 닫힌 고리에 대한 태도는 두 가지로 그 어느 한쪽을 택할 수도 있다. 하나는 아인슈타인의
방정식이 그것들을 허용하고 있다는 사실에서 일반 상대성 이론이 완전한 것이 아니고 이러한 모
순을 제거하기 위해 다른 법칙이 필요하다는 것을 우리에게 가르쳐 주는 것이라고 여겨진다.
또 하나는 이러한 고리 주위의 시간을 여행하는 자각한 관측자에게 있어서는 명백하게 역설일
지라도 그들에게 기억이 없다면 분명한 모순을 동반하는 일은 없다고 생각된다. 정의에서 '괴텔의
우주'에는 지적 생명이 없는지도 모른다. 즉 반인간 원리적 요구의 종류가 있을지도 모른다.
그러나 어느 경우든 이들 고리의 하나의 주위를 돌려면 그 우주의 나이와 거의 같은 정도로 긴
시간과 무한한 에너지가 필요하기 때문에 그것들이 실제의 해를 미치는 일은 있을 수 없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물리학자들은 인과율에 어긋나는 것을 허용하는 모델에 반발하다. 대부분의
물리학자는 시간의 화살이 역행하는 이론에 대해서는 강하게 반발하고 있다. 그러나 되풀이하지만
만약 모든 별이나 물질이 붕괴하고, 블랙 홀이 증발하고, 우주에는 순수한 복사 이외에 아무 것도
없고, 일어나고 있는 일을 깨달을 관측자도 주위에 없을 때 그것이 생겼다고 해도 여기에는 어떠
한 논리적인 모순도 따르지 않는다는 것이다.
시간의 성질에 대해 생각하는 시간은 많다. 그러나 다른 차원을 가진 우주의 가능성에 대한 전
망은 그렇게 많지 않다. 우리의 우주가 '3+1'차원으로 구성되어 있다고 하는 사실은 매우 심원하기
때문에 인간 원리적 우주론의 원리가 이야기되기 훨씬 전에 적어도 소수의 사람들은 인간 원리의
선을 따른 사고 방식을 갖고 있었다.
삼차원이라는 말로 표현하고 있진 않지만 공간의 삼차원성에 대한 의미를 논한 최초의 사람들
가운데 윌리엄 파레가 있다. 그는 18세기 철학자이며 성직자이기도 했다.
파레는 생물은 우연히 출현했다고 하기에는 너무나 복잡하고 우리(곤충이나 풀, 꽃들도)를 포함
하여 생활 방식에 훌륭하게 적응하고 있는 생물의 존재는 기획한 자, 즉 신의 손길이 움직였음을
증명하는 것이라는 생각을 역설한 인물로 알려지고 있다.
이 논의는 시계에 대해서는 아무런 지식도 없는 상태에서 땅 위에 굴러다니는 시계를 발견하고,
자세히 조사한 다음, 그것이 어떤 목적을 위해 디자인되고 조립되었다는 것을 깨닫는 인간의 이야
기로서 극적으로 표현되고 있다. 셀 수 없이 많은 부품 앞에 앉아 그것들을 아무렇게나 갖다 붙여
시계를 만들려고 하는 '맹목적인 시계 가게'는 결코 기능적인 시계를 조립할 수는 없다고 말하고
있다.
그 논의는 옳을지도 모르지만 적절하다고는 할 수 없다. 자연의 선택에 의한 진화는 생물의 부
품을 아무렇게나 갖다 붙여봐야 진행되지 않고, 이전의 성공 위에 한 단계씩 쌓아 올리는 것으로
비로소 가능해지기 때문이다.
그 논의는 이 책의 범주 밖의 것이지만 리처드 다우킨스가 '맹목적 시계 가게'에 게재하기 위한
신화를 준비하고 있다. 지금도 '디자인에서부터의 논의'에 달라붙어 있는 사람에게는 이 '맹목적
시계 가게'를 권사고 싶다. 우리의 테마에 관계가 있는 것은 파레도 역시 뉴턴이 1680년대에 언급
한 중력 역제곱 법칙에 흥미를 가졌다는 사실이다.
파레는 두 개의 물체 사이의 힘이 둘 사이의 거리의 제곱에 역비례한다는 역제곱 법칙이 안정
된 궤도를 만드는 점에서 주목해야 한다고 생각했다. 예를 들면, 만약 중력의 법칙이 역세제곱이
라면 행성의 궤도는 불안정하고, 태양에 조금 접근한 행성은 금해 안쪽으로 떨어지기 시작할 것이
다.
한편 궤도를 조금 바깥쪽으로 움직인 행성은 영구히 후퇴를 계속할 것이다. 사소한 변화, 예를
들면 운석의 충격을 맞아도 파멸적일 것이다. 우리 우주에서는 만약 운석의 파편에 부딪혀 지구의
궤도가 조금 안쪽으로나 바깥쪽으로 바뀌면 행성은 원래의 규칙적인 길 가까이로 돌아오는 경향
이 있다.
파레는 중력 역제곱 법칙의 이 '선택'을 인간의 생활에 적합하도록 우주를 디자인한 신의 업적
의 또 하나의 예로 생각한 것이다. 그러나 그는 역제곱 법칙은 공간이 삼차원이라는 것의 부산물
임은 자세히 언급하지 않는다. 그러나 19세기 초에 임마누엘 칸트가 이것을 깨달았던 것이다.
공간(또는 시공)에 물리학의 역학적 역할을 부여한 아인슈타인의 업적에 이어 공간의 차원성의
중요성은 20세기 과학자의 흥미를 끌기 시작했다.
이것은 중력 법칙의 차원성이 늘 공간의 차원성보다 하나가 적다는 것을 증명하고 있다. 다시
말해 삼차원의 공간에서는 중력의 역제곱, 공간이 사차원의 경우에는 역세제곱이 된다. 행성의 궤
도는 삼차원 공간에서만 안정되어 있다. 중력의 역제곱 법칙은 삼차원 공간에서만 가능한 법칙인
것이다.
거의 같은 무렵에 19세기 스코틀랜드 사람인 J. C. 맥스웰이 발견한 전자기학의 방정식은 '3+1'
차원을 가진 시공에만 적용할 수 있다는 사실을 연구자들은 깨달았다.
그 통찰을 1955년에 G. J. 위트로가 발전시켰다. 우리가 우주를 삼차원으로 보는 이유는 관찰자
자신이 삼차원의 공간(그리고 시간의 일차원)으로밖에 존재할 수 없기 대문이라고 그는 주장했다.
생명은 삼차원 공간에서만 생존이 가능한 것이다. 분명히 그렇다. 따라서 우리가 삼차원 공간에
있음을 발견한다 해도 하나도 이상한 일이 아닌 것이다.
그러나 1950년대의 이 통찰은 칸트나 파레의 역제곱 법칙의 의미에 대한 견해와 전혀 달라지고
있다. 우리의 우주를 특이하게 보거나, 우주의 생명에 대한 적합한 대응을 디자인의 결과로 보는
대신에 차원을 비롯하여, 모든 가능성의 집합 안에서 우주가 존재할 가능성을 생각해낸 연구자도
있었다.
이 예상도는 모든 가능한 세계가 존재하지만, 생명은 생명에 적합한 세계의 부분에만 존재한다.
더구나 디자이너를 내세울 필요는 없는 것이다.
이 발상을 최초로 거론한 사람 가운데는 소련의 연구자가 포함되어 있었는데 이것은 놀랄 일도
아니다. 소련에서는 신의 손길이 우주의 신비한 우연의 정당한 설명이라고는 여기지 않는다.
프레드 호일도 예를 들면 탄소의 에너지 레벨은 우주의 다른 부분이나 초우주에서는 다른 가능
성도 있다고 생각했다. 따라서 우리와 같은 생명은 우연이 절묘하게 겹친 듯한, 더욱 작은 얼마
안 되는 영역에서만 존재한다고 생각한 것이다. 그러나 소련의 연구자와 달리 호일은 이들 우연에
관한 신의 손길에 대해 그만의 독자적인 아이디어를 발전시켜 왔다.
현재 이것을 매우 중대시하는 사람도 있다. 예를 들면, 존 휠러는 모두 최초의 특이점, 즉 창조
의 순간에 '놓여진' 다른 물리 법칙과 다른 기본적인 정수 값을 갖는 우주의 '앙상블'을 상상한다.
이들 우주에는 자연의 선택에 의한 일종의 진화가 작용하고 있다. 그것들의 대부분은 보편적인 법
칙이 그들 가운데 재미있는 일을 생기게 하지 않는다는 의미에서 '사산'이다. 그러나 아마 그 가운
데 몇 가지는 복잡한 구조로 진화할 수 있을 것이다.
만약 재미있는 일이 생길 수 있는 우주가 최후에는 우리의 우주처럼 보이는 것을 증명할 수 있
다면 커다란 업적이라고 할 수 있을 것이다. 그러나 지금으로서는 정수 값의 단 하나의 작은 변화
에서조차 생물도 살 수 없는 우주를 만들게 될지 여부를 증명하는 일만이 기껏해야 우리에게 가
능한 일인 것이다.
우리가 자연의 법칙을 갖고 주물럭대는 방법은 수백 가지나 된다. 그러나 지금은 중력을 논의하
고 있는 것이므로 하나의 실례로서 힘의 세기의 조정을 생각해 보기로 하자.
조금밖에 다르지 않은 또 다른 우주
지구상에서 물건을 재는 단위로는 진정한 의미에서 기본이 되는 것은 없다. 파운드, 킬로그램,
야드, 킬로미터 등등 모두가 마찬가지로 멋대로 사용하고 있다.
그래서 더욱 깊이 생각하는 물리학자는 우주의 성질에 대해 생각할 때는 이른바 '자연 단위'를
사용하려고 할 것이다.
이것은 정말로 기본적인 자연의 정수, 이를테면 빛의 속도나 막스 플랑크의 이름이 붙은 양자
역학의 정수 등에 의해 정의된다. 이들 기본적 정수를 사용하여, 다양한 상호 작용의 세기를 단순
한 수치로 설명할 수 있다.
물리학자는 이들 숫자를 양자의 질량과 전하에 의해 정의한다. 양자 규모에서 중력은 그렇게 중
요하지 않다. 그 세기는 중력의 미세 구조 정수로서 알려져 있는 수로 주어진다. 이것은 약 10-40
이다. 같은 단위의 시스템에서 전기의 미세 구조 정수는 137분의 1로, 10-2보다 조금 작고, 중력보
다 약 1038배 정도 강하다.
중력의 세기는 전기력에 비하면 작지만, 전에도 언급했듯이 우주 전체를 지배하고 있다. 이유는
중력이 모든 소립자로부터 모은 것인데 비해 전기력은 모두 상쇄되기 때문이다. 만약 중력이 조금
더 강하면, 무슨 일이 일어날까.
중력의 미세 구조 정수가 10-40이 아니고 10-30이이고 다른 세기는 모두 지금까지 대로인 가상의
우주를 생각해 보자. 은하, 별, 행성, 산, 그리고 미생물 등은 아직 생존이 가능하지만 그들의 크기
는 우리 우주의 것과는 매우 다를 것이다.
별의 질량은 중력 정수의 3분의 2제곱에 역비례한다. 한편 별의 일생은 중력 정수에 반비례한
다. 우리의 우주에서 전형적인 별은 태양 한 개분의 질량과 약 1010년의 수명을 갖고 있다. 그런
데 이 가상의 우주에서 별은 일반적으로 태양 질량의 약 10-15의 질량을 가질 것이다(약 1012톤으
로 소행성 정도의 질량).
별의 수명은 광자가 중심에서 표면으로 확산되는데 얼마 만큼의 시간이 걸리는가에 의한다. 이
시간은 직선으로 전달되는 거리의 제곱에 비례한다. 또한 밀도는 우리의 별과 거의 같지만, 반경
은 10만 배나 작고, 수명은 100억 배나 짧다. 따라서 수명은 약 1년이 된다. 제 1세대의 별에서 무
거운 원소가 만들어지므로 생명의 기원이라는 관점에서 흥미 있는 단계가 되는 우주의 나이는 약
1살, 그때의 허블 반경은 약 1광년이다.
그리고 이 컴팩트한 우주를 평탄하게 하는 임계 밀도는 우리의 우주 밀도의 1010배가 될 것이
다. 이 밀도의 크기는 희박한 공기보다도 더 상당히 희박하지만 은하수의 별 사이에 있는 가스보
다는 훨씬 밀도가 짙고 실감이 있는 것이다.
이 별난 가상의 우주에도 우리가 보는 것과 같은 수, 즉 약 100억 개의 은하가 존재할 것이다.
그러나 각각의 직경은 우리의 은하보다 100억 배 작고, 마찬가지로 100억 배 밀도가 높은 것이다.
개개의 은하는 약 10만 개의 별을 갖고 있는데, 그 별은 우리가 알고 있는 별과는 많이 다를 것이
다.
이들 별의 질량, 그리고 태양의 10-15까지 감소한 그 에너지의 공급량, 그리고 1010년 대신에 1년
의 수명을 갖는 개개의 별은, 태양의 약 10-5배의 밝기일 것이다. 이들 빠르게 불타는 별은 우리의
우주에 있는 전형적인 별보다 조금 뜨거워 태양의 중심 온도가 1억 5천도 인데 비해, 약 5억 도
다.
별 전체는 직경이 약 2킬로미터로 태양보다 파란 빛이 많고 자외선이 풍부하여 뜨겁게 불타는
작은 원자로 같다. 만약 이들 별에 적당히 떨어진 행성이 있다면 생명이 진화할 만큼의 에너지를
가질 수 있을 것이다.
적당한 거리란, 태양-지구간의 10-2.5배이다, 왜냐하면 별의 밝기는 10만분의 1로 감소하고, 빛의
세기는 거리의 제곱에 비례하여 감소하기 때문이다. 신성에서 약 50만 킬로미터의 거리(지구에서
달까지의 거리의 두 배 이하)에 있는 행성의 평균 온도는 지구처럼 섭씨 25도 가까이가 될 것이
다.
신성이 우리의 태양의 약 10-5배의 질량을 갖듯이, 이 '지구'는 우리의 지구의 약 10-5배(10만분
의 1)의 질량을 갖는다고 하자. 우리가 보면 작은 달 정도인 이 행성은 지구 달력으로 약 20일에
신성 주위를 일주할 것이다. 그것은 우리가 '1년'을 보내는 동안에 이것은 정확하게 '18살'이 된다
는 기묘한 결과가 된다.
그러나 제 1장에서 태양계 행성의 크기를 설명하는데 사용한 인간 원리적인 논의에 의하면, 이
들의 각각의 1년에는 매우 많은 '날'이 존재한다는 것을 시사하고 있다. 만약 행성이 분열하지 않
고 가능한 한 빨리 자전한다면 그 비교적 긴 '해'의 각각에 포함되는 '날'의 수는 200만 정도일 것
이다. 우리의 미니 세계의 '하루'는 1초 이하가 된다.
SF 작가라면 이러한 짧은 날의 시간 규모에서 진화하는 문명에 마음이 들뜰 것이 분명하다. 한
편 행성은 200만 배나 긴 타임 스케줄로 별의 궤도를 돌고 있다. 그들은 자신들의 추측을 SF보다
더욱 공상적으로 써야 했을지도 모른다. 그러나 그렇게는 하지 않았다. 이러한 행성에서의 생명과
문명 진화의 방식을 확인하기는 어렵기 때문이다.
최초의 문제는 우리가 가정한 컴팩트로 속도를 올린 우주의 별이 이들 별의 크기와 비교해도,
은하수 별보다도 더욱 밀도가 빡빡하다 여겨지는 점이다. 가상의 우주에서의 별과 별의 간격은 지
구에서 태양까지의 거리의 약 10-2배에 지나지 않는다.
이러한 별은 쾌적하고 따뜻한, 행성의 궤도 영역에 있다. 이들 궤도의 행성은 근처를 통과하는
별의 중력에 의해 신성으로부터 쉽게 떨어져 나갈 것이다. 그리고 아주 가까운 쾌적하지 않은 뜨
거운 별의 궤도의 행성만이 그 별에 이어진 채로 있을 것이다.
이러한 예상을 좋아하는 사람을 위해 살기에 적당한 행성을 그려보겠다. 이들 행성은 별 사이를
떠도는 방랑자와 같은 것이라 여기저기 방랑하고 있으며, 별과의 거리를 늘 적당하게 한 결과로
그 표면에서 복잡한 화학 반응을 유지하는 데 필요한 상황을 가능하게 한다. 그렇다면 이들 표면
과 그곳에 사는 생명체란 대체 어떤 것일까?
우선 산의 높이는 그 압력에 의해 토대가 되는 물질이 녹아 풀리기 때문에 어떤 양을 초과하는
일은 없을 것이다. 이로부터의 높이는 30센티미터 이하가 된다. 또한 쓰러져도 파괴되지 않고 살
아남을 생물의 질량은 매우 작고(지구의 중력에서는 이것이 거의 우리 자신의 질량에 필적한다),
유기체를 만드는 탄소, 질소와 산소 같은 무거운 원소의 원자를 약 1020 정도밖에 갖지 못할 것이
다.
우리의 몸은 이러한 원자를 이보다 1천억 배나 많은 약 1028개나 갖고 있다. 등산가가 있다고
하면 그 사람의 질량은 100킬로그램이 아니라 대략 1,000분의 1그램 정도일 것이다. 더구나 이렇
게 작은 유기체가 지적 생명의 필요 조건이라고 생각되는 복잡한 화학 화합물을 어떻게 해서 가
질 수 있었는가를 보는 것은 매우 어렵다.
만약 이 작은 유기체가 그 주위에 지적인 흥미를 갖고 별이나 우주의 진화를 보고 천문학이나
우주론을 시작했다고 하자. 그러면 그들은 우주의 진화를 릴 타임으로 보면서 그것을 이해했을 때
우주의 일생은 끝나가고 있다는 불운한 운명을 맞이할 것이다.
중력과 생명
중력과 생명과의 관계는 별과 은하를 결합시키는 이 특수한 힘이 갖고 있는 두 가지 특징으로
요약된다. 이 두 가지 특징은 우주의 진화 과정에 있어서는 불가결하다.
우선 첫째로 중력이 물질을 평형의 방향이 아니고 '평형에서 더욱 멀리' 몰아댈 것이다. 중력에
끌리는 계가 에너지를 잃을 때 계는 더욱 뜨거워진다. 이를테면, 인공위성은 대기의 견인에 의해
아래 쪽으로 소용돌이 모양으로 떨어짐에 따라 속도가 증가한다.
또 하나의 예는 태양이다. 만약 태양이 잃어버린 열이 그 내부의 핵융합에 의한 에너지의 방출
과 균형이 잡히지 않으면 태양은 수축하여 작아질 것이다. 그러나 그 때문에 태양은 마지막에는
전보다 뜨거워진다. 태양이 더욱 수축될 때 그보다 강한 중력과 균형을 이루기 위해서는 태양 내
부에 더욱 압력이 필요해진다. 이것은 방치된 뜨거운 물체는 점점 식는다는 열역학의 법칙에 어긋
난다.
최초의 빅 뱅에서 지금의 태양계까지 이 비열역학적인 중력의 움직임은 밀도의 수축을 증폭시
켜 온도의 경사를 계속 만들어 왔다. 이것은 우주에서의 복잡함의 출현에는 불가결한 것이다.
우리 우주의 중력에서 두 번째로 중요한 특징은 그 약함이다. 중력이 매우 약하기 때문에 우리
의 우주는 크고 널리 퍼져 있고 서서히 진화한다. 몇 십억 광년이라는 엄청난 우주의 규모는 별
내부에서 원소를 요리하거나 단 하나의 은하다 단 하나의 별의 주위에서조차 재미있고 복잡한 진
화를 하는 데 충분한 시간을 준비하는 것이 가능하다.
위에서 설명한 작은 규모의 가속된 우주에서는 우리의 우주보다 중력은 강하지만 시간이나 복
잡함도 더욱 적을 것이다. 만약 구조가 무정형의 출발점에서 출현할 수 있다고 한다면 중력과 같
은 힘은 매우 중요하다. 그러나 역설적으로 말하자면, 그 힘이 약하면 약할수록 그 결과는 더욱
크고 복잡해진다.
중력은 이러한 독특한 역할을 하는데 다른 기본적인 힘의 세기의 정확한 값은 생명에 정확하게
없어서는 안될 정도의 것이다. 지금까지 설명해 온 예는 이러한 실례이다.
만약 우리가 기본적인 정수의 한 값을 수정하면 항상 무엇인가가 잘 진행되지 않고 우리도 알
고 있는 것과 같은 생명이 깃들 수 없는 우주가 된다. 우리가 이 트러블을 고치겠다고 하여 두 번
째의 정수를 조정한다면 그 결과로서 다시 새롭게 문제가 생긴다. 우리의 우주 상황은 인간과 같
은 생명체나 복잡한 유기체에게 더할 수 없이 적당한 것처럼 보인다.
그러나 문제는 남는다. 우주는 과연 인간을 위해 만들어진 것인가. 아니면 거기서 '선택'할 수
있는 다양한 우주가 있다는 의미일까. 또한 우리가 선택한 존재가 마침 아주 적당한 우주가 되는
걸까? 만약 그렇다면, 다른 우주란 무엇일까? 또한 그들은 어디에 감추어져 있는 걸까?
제 11장 마치 상점에 나와 있는 기성복처럼
진열장에서의 선택
이 논의에는 긴 역사가 있다. 하버드 대학 교수인 로렌스 핸더슨은 20세기 초, '환경의 적합도'
라는 중요한 책을 썼다. 그는 빙점에서 최대의 밀도에 도달하지 않는 물의 변칙적인 성질에 대해
쓰고 있다. 이것은 지구상의 생명의 진화에 매우 중요한 역할을 했다. 그는 또한 이산화탄소를 포
함한 다른 분자의 특별한 성질에 대해서도 지적하고 있다. '이 성질은 지적인 의미에서 행성이 진
화하는 과정에 대한 준비라고 간주하지 않을 수 없다. 따라서 결국 원소의 성질은 목적론적인 성
격을 갖는 것이라고 보지 않으면 안 된다'고 그는 주장했다.
또한 그와 동시대 사람인 호머 스미스는 이에 감명을 받아 '살아 있는 유기체의 환경에 대한 혹
은 그 거꾸로의 대응은 주형과 그것을 만들어낸 것과의 사이의 소용돌이와 강바닥 사이의 대응과
같은 것이다'라고 말하고 있다.
그러나 핵합성에 관계하는 물리 정수에 일어나는 우연에서 우리는 무엇을 알 수가 있을까? 그
것들은 다른 논의와 같이 쉽게 무시할 수가 없다. 복잡한 생물인 유기체는 실제로 환경에 맞게 진
화할 필요가 있다. 그러나 기본적인 물리 법칙은 '주어진' 것이며, 거꾸로 작용하여 그것들을 수정
할 수 있는 게 아니다.
그런데도 이들 법칙은 우주에 있어서 흥미 있는 것을 생기게 할 가능성을 갖는다는 의미에 있
어서 무시할 수 없는 것이다. 복잡함이 진화할 수 없는 '사산'같은 것도 존재할 수 있었던 것이다.
캐나다의 철학자 존 레슬리는 다음과 같은 비유를 들어 이야기하고 있다. 50명의 권총 부대에
의해 당신이 처형된다고 가정하자. 탄환은 발사되었는데 모두 당신을 빗나갔다고 한다. 자, 그렇지
않다면 당신은 죽고, 이 문제를 생각할 수도 없겠지만. 살아 있다는 것을 깨달은 당신은 당연히
당혹스럽고, 이상한 생각에 사로잡힐 것이다.
가장 온당한 형태에서의 인간 원리의 해석은 단순히 관측이라는 것이 가능한 범위를 바르게 설
명했을 뿐이라는 것이다. 우리는 G타입의 별 주위에서 서서히 진화한 탄소를 토대로 하는 생명체
이다. 이 냉철한 사실을 파고들다 보면 분명 물리 정수의 몇몇 특별한 관계가 존재한다는 사실을
깨닫지 않을 수 없다.
그러나 이러하나 미묘한 평형이 유지되고 있다는 데 대한 눌라움의 표현이라는 벽을 넘어 더욱
앞으로 나아갈 수 있을까. 몇몇 저명한 과학자는 전문 논문이 아니고 일반 기사에서 이 사실에 반
론을 쓰고 있다.
프리먼 다이슨은 어떤 의미에서 '우주는 우리가 오는 것을 알고 있었다'고 말한다. 프레드 호일
은 저서 '은하, 핵, 퀘이사'에서 '물리법칙은, 별 내부에서 만들어 낸 것을 결과에 맞도록 생각을
해온 것이라고도 할 수 있다. 우리의 존재만 하더라도 탄소와 산소의 원자핵의 에너지 레벨이 우
연히 바르게 배치되어 있듯이 우주의 일부분에만 한정되어 있는 것이다'라고 쓰고 있다.
호일의 언급에 따르면 다른 우주, 다른 시간에서는 마이크로물리 정수도 다른 것이 될까. 폴 디
랙은 50년 전에 우주가 나이를 먹어감에 따라 중력 정수의 변화도 있을 수 있다고 시사했다. 그러
나 이것은 실험에 의해 부정되고 잇고 마이크로 물리 정수가 변화한다는 증거도 없다. 지질학적
과거에서의 방사성 원소의 붕괴 계열에서 혹은 먼 천체 스펙트럼의 관측 등에서 이 변화에는 여
러 가지 제한이 붙어 있다.
그러나 예를 들면, 플랑크 정수의 변화는 무엇인가 하는 문제에는 개념상의 문제가 있다. 실험
실에서 성질 검사를 끝낸 원자와 원자핵은 멀리 떨어진 퀘이사에 있는 원자나 빅 뱅의 최초 몇
분간의 원자핵과 완전히 똑같은 움직임을 하는 듯하다.
만약 그렇지 않고 전체적으로 우주와 각 장소의 물리 사이에 확고한 연결이 없다면 과학적 우
주론은 거의 진보하지 않았을 것이다. 그리고 이 책이 쓰여지는 일도 결코 없었을 것이다.
우리에게 보이는 우주에서는 물리 정수는 일정하지만, 과연 물리 정수가 다른 우주가 달리 존재
할 수 있을까?
생물학자인 C. F. A. 팬틴은 이 논의의 개략을 이렇게 서술하고 있다. '우주 재료의 성질은 생물
의 진화에 아주 적당하다. 만약 우리의 우주가 생각할 수 있는 물리 정수군의 하나에 지나지 않는
다고 하면 아마 우리는 자연 선택과 같은 법칙에 답을 구하지 못하게 될 것이다. 더구나 그것은
우리 우주를 포함한 어떤 특별한 우주에서만 생명의 생존에 적합한 조건이 되는 것이다. 만약 이
조건이 채워지지 않는다면 그 사실을 깨닫는 관측자조차도 존재하지 않는다는 의미다.'
옷가게에 가서 자신의 몸에 딱 맞는 옷을 살 경우, 두 가지 방법이 있다. 하나는 그 점포에서
일하는 재단사가 정확히 손님의 몸 치수를 재고, 그에 맞춰 옷을 만드는 경우와 또 하나는 점포에
다양한 사이즈의 옷이 갖추어져 있어서 손님에게 맞는 기성품의 옷이 있는 경우다.
우주가 어떤 의미에서 우리를 위해 만들어진, 혹은 적어도 지적 생명에 적합한 곳으로 설계되어
있다는 생각은 주문 옷의 방법이다. 그러나 많은 점에서 기성복이 더 매력적이다. 그러나 그러기
위해서는 여러 가지 대신할 우주가 존재할 필요가 있고 우리는 거기서 '선택'해 왔다는 의미가 된
다.
이 논리에서 보면 우리가 알고 있는 물리 법칙이나 자연 정수와 크던 작던 다른 법칙의 다른
세계가 무수하게 존재한다. 대부분의 우주에는 지적 생명은 존재하지 않는다. 우리와 같은 지적
생명이 생길 수 있는 우주는 우리 우주와 비슷할 것임이 틀림없다. 신비한 우연이나 물리 정수가
없다면 생명은 존재하지 않을 거라고 여겨진다.
우리의 우주는 우리가 살고 잇기 때문에 특별한 것이라고 모두 믿고 있다. 그러나 그것은 우주
가 더욱 심원한 의미에서 특수하다는 것을 의미하지는 않는다.
비슷한 것으로서 복권의 계를 들겠다. 100만 장의 복권이 팔렸다고 하자. 그 100만 장 가운데
하나의 복권이 당첨되고 소유자는 상금을 받는다. 따라서 그 복권은 뭔가 특별하게 보인다.
그러나 좀더 깊이 생각하면 그것은 다른 복권과 마찬가지로 전혀 특별한 복권이 아니다. 복권의
성질상 누군가가 상금을 받지 않으면 안 되고 100만 장의 복권에는 동등한 기회가 있다.
하나의 복권이 특별한 지위를 획득하는 것은 일이 끝난 후일뿐이다. 그 소유자는 결과적으로 행
운이라고 느낄 것이다. 그러나 누군가가 행운이 되어야 했던 것이다.
우주도 아마 이러한 것일 것이다. 전혀 불모지에서 출발하는 우주도 많이 있을지 모른다. 이들
우주의 어떤 것에 돼는 대로의 우연('운')이 거듭된 결과 지적 생명이 출현한다. 그러나 우연이 거
듭되는 것 자체에는 아무런 의미도 없다.
또한 일단 지적 생명이 출현하고 자신들의 기원을 생각하고 나중 생각으로 그 우주가 특별한
것으로서 다른 것으로부터 두드러져 보였다고 하더라도 아무런 특별한 의미는 없는 것이다.
복권으로 보는 양자적 현실
인간 원리적인 우연의 거듭됨에 대해 '기성품'이라는 견해에 의한 표현의 열쇠는 다양한 우주
집단, 다시 말해 우주의 앙상블이 있다는 생각이다. 이 방법은 또한 양자 이론에 있어서 실로 훌
륭한 과학적 기반을 구축하고 있는 것이다.
양자 물리학은 가능성을 다루는 학문이다. 공정한 복권은 모든 복권에 평등하게 당첨 기회가 있
듯이 우리가 원자를 측정할 때에 발견되는 전자의 위치는 양자의 상태 여하에 따라서라고 할 수
있다. 특수한 원자 에너지 층계의 '계단'에 대응하는 에너지 상태의 하나를 취하면, 전자가 발견될
가능성이 매우 높은 것과 매우 낮은 것으로 나뉜다, 우리가 보기에 원자가 있을 듯한 원자와 관계
가 있는 곳으로도 확실하게 발견한다고는 단정할 수 없다.
어떤 인색한 복권은 9로 끝나는 숫자는 맞을 확률이 많고 다른 숫자는 맞을 확률이 낮다고 하
자. 그러나 비록 9로 끝나는 숫자를 뽑았다고 해서 반드시 맞는 건 아니다. 측정할 때 우리는 전
자의 위치를 잡고 적어도 전자가 어떤 에너지 레벨에 있는가를 관찰했다고 말할지도 모른다. 그러
나 이것을 다시 한 번 측정했다고 해서 같은 결과를 얻을 수 있는 건 아니다.
양자의 세계에서 전자는 한 번 잃으면 바로 양자 상태의 반복이라고 불리는 가능성의 '아지랑
이' 안에 녹아 버린다. 마치 당첨 번호가 뽑히기 전의 복권 같은 것이다. 아마 같은 관찰을 반복하
면 다시 새로운 답이 나올 것이다. 이것은 우리가 당첨 복권을 추첨상자에 도로 넣고 두 번째를
뽑는 것과 같다. 9로 끝나는 다른 숫자를 뽑을지도 모르고 전혀 다를 숫자일지도 모른다. 혹은 전
과 똑같은 숫자일지도 모른다.
측정이라는 행위는 전자에 가능한 상태 안에서 선택되어 확고한 아이덴티티를 가질 것을 강요
하는 것이다. 그러나 개개의 결정은 따로따로 독립된 선택의 결과이며 이것은 '파동 관수의 수축'
으로서 알려져 있다.
이것은 '코펜하겐 해석'이라 불리는 양자 역학의 표준적인 해석이다. 만약 양자의 규칙을 레이저
의 설계나 원자가 분자를 만드는 계산에 응용하면 실제로 도움이 된다. 그러나 양자 이론에 따라
전 우주를 설명하려고 하면 완전히 당혹할 것이다.
코펜하겐 해석에 의하면 바깥쪽에서 관측되지 않는 상태, 또는 관측되기까지의 상태는 어떤 양
자 시스템도 서로 겹쳐지는 상태, 즉 가능성의 집합으로서만 존재한다. 그러나 우주를 관측하고
그 파동 관수를 수축시키기 위해 '바깥쪽'에 대체 무엇이 있다는 걸까? 이 수수께끼 때문에 우주
론자 가운데는 양자 역학을 다르게 해석하는 사람도 나타났다. 이것은 '다세계 이론'이라고 불린
다.
'다세계 이론'의 양자 역학은 오랫동안 물리학자에게는 의문의 눈으로 보여져 왔다. 코펜하겐 이
론이 양자의 상태는 관측되지 않으면 현실성이 없다고 하는 데 비해, 다세계 이론은 모든 가능한
양자의 상태는 그 자신의 공간과 시간 안에 각각 실재하며 측정치는 많이 있는 우주의 어느 부분
에 우리가 있는 건지를 확인하는데 지나지 않는다고 주장한다.
이 도식에서는 동떨어진 우주라도 우리의 것과 같은 전자가 살 수 있는 에너지 레벨이 있다고
생각할 수 있다. 그래서 원자를 측정하면 우리가 사는 우주에서 하나의 에너지 상태에 있는 전자
를 발견할 것이다. 그러나 이웃 우주의 우리의 쌍동이가 동시에 같은 측정을 하고 다른 결과를 내
고 있을지도 모르는 것이다.
코펜하겐 해석도 다세계 이론의 해석도 레이저의 설계와 같은 실제적인 문제에 적용하면 완전
히 똑같은 '해답'을 낸다. 그 단계에서는 어느 것을 사용해서 일을 하는가는 완전히 철학적인 취향
의 문제에 지나지 않는다.
대부분의 물리학자나 기술자는 철학과 같은 것에 개의치 않고 맨 처음에 나타난 코펜하겐의 해
석에 기초한 일련의 룰을 사용하고 있다(존 폴킨호네는 '평균적인 양자 역학은 평균적인 모터 역
학이 그렇지 않은 것과 마찬가지로 철학적이지 않다'고 말하고 있다).
그러나 다세계 이론은 코펜하겐 해석이 할 수 없는 것을 다룬다. 이것은 다세계 이론에 우위를
부여하는 중요한 점이다. 즉 이것은 전 우주의 양자 역학적인 설명을 가능하게 하는 것이다.
진열장에서 무엇을 고를까
코펜하겐 이론에서는 우주 바깥쪽의 뭔가가 우주를 측정하여 파동 관수를 수축시키지 않는 한,
일상적인 단어의 의미에서의 우주는 존재할 수 없다.
그러나 다세계 이론에서는 가능한 우주는 모두 존재한다. 전자에는 에너지 레벨의 첫 번째 계단
도 있지만 두 번째 계단도 있듯이 다른 우주 간의 차이는 더욱 극단적이다. 아마 중력의 세기로는
1010배나 변화할 것이다.
그러나 개개의 우주는 각각 '진짜'이며 우연히 우리가 사는 우주가 우리에게 아주 적합하다는
것을 발견한다 해도 전혀 놀랄 일은 없다. 왜냐하면 우리의 존재라는 것은 '기성품 우주'를 우리
자신이 선택한 데 불과하기 때문이다. 세계가 많이 있는 가운데 우리는 우리 몸에 딱 맞는 우주를
입고 있는 것이다.
그러나 이것은 우주의 앙상블을 상상하는 것만은 아니다. 우리가 존재한다는 사실로 그들 우주
안에서 생명에 적합한 어떤 하나의 우주에 살 것을 우리는 '선택'하는 것이다. 만약 우주가 무한하
다면 일어날 가능성이 있는 일은 무엇이들 정말로 일어날지도 모르고 실제로 일어났을지도 모른
다. 어쩌면 그 무한대 어딘가에서 현재 일어나고 있는 건지도 모른다.
무한한 우주의 어딘가에 당신이 이 책을 읽는 다른 세계가 있을 수 있는 것이다. 버지니아 주가
아직 영국의 식민지인 세계(그리고 영국이 버지니아 주의 식민지인 세계)도 존재할 것이다. 무한
한 우주에서는 이들 세계는 서로 직교한 시공의 여분 차원이 아니라 거리만으로 우리에게서 구별
된다. 아, 하지만 유감스럽지만 그들 빛은 우리가 있는 곳에 도달할 시간이 부족하기 때문에 우리
에게는 보이지 않을 것이다. 얼핏 보기에 그것은 다세계 이론이라기보다 SF 아류와 훨씬 비슷한
것 같다. 그러나 현재 그것은 SF 아류 따위가 아니고 우주론의 인플레이션 이론의 아류로서 매우
중요시되고 있다.
인플레이션 이론
'인플레이션'이란 창조 후 10-43초(플라크 시간)에서 밀리초 이하가 지난 다음, 그 밀도가 거의
원자핵의 밀도 정도의 상태로까지 팽창해 가는 동안 현재 보이는 우주 전체가 어떻게 해서 균질
화 되었는가를 설명하는 일련의 이론에 부여된 총칭이다.
이 최초의 팽창이후는 표준적인 빅 뱅 이론의 틀 안의, 우리의 경험이나 지상의 관측으로 알 수
있는 물리 법칙으로 모두 설명할 수 있게 된다. 그러나 그 인플레이션 시기에 무엇이 생긴 걸까?
인플레이션은 우주의 초기에 있었던 대칭성의 파괴 방식에 의해 이들 사건을 설명한다. 대통일
이론을 이용하여 이것이 생기는 에너지를 계산할 수가 있는데 이것은 우주의 나이가 약 10-35초였
을 때에 해당된다.
그 시기에 생길 수 있는 가장 중요한 일은 힘의 종류가 나뉘기 시작하는 것이다. 그러나 그것은
시공의 주름을 펴거나 우주를 평탄하게 하는 데 필요한 팽창을 촉구하거나 하는 일은 없었을 것
이다. 여기에 인플레이션이 들어온다.
그때, 우주가 냉각하는 상태의 변화는 수증기가 식어 액체인 물로 응축하는 것과 비슷하다. 증
기에서 액체 상태로 변하는 것과 더불어 에너지가 방출되는 것이다. 우주 초기에 대칭성이 파괴되
는 변화는 '상전이'로서 알려져 있는데, 이때에도 에너지가 방출된다.
1980년에 매사추세츠 주 공과대학(M.I.T.)의 앨런 거스는 이와 유사한 확대를 시사했다. 대로 수
증기는 액체가 되는 '상태'인 섭씨 100도 이하로 냉각해도 남아 있는 경우가 있다. 거기에는 상전
이로 방출될 상태의 에너지는 갇히고 과냉각계는 냉각에 따라 점점 불안정해진다.
그리고 갑자기 모든 증기가 액체로 변하고 열이 한꺼번에 방출된다. 거스에 의하면, 이와 같은
과정이 우주 초기에도 일어났을 가능성이 있고 우주가 과냉각하고 있는 동안 상전이는 늦어지고
그 후 대칭성이 파괴된 상태로 급속하게 전이하여 그 과정에서 갇힌 상전이의 에너지는 모두 방
출된다.
예산에 의하면 과냉각 상태 동안 우주는 무서울 정도의 지수 상수적 팽창을 한다. 이것이 즉 인
플레이션이다. 약 10-34초마다 크기가 두 배가 된다. 이것은 10-32초 동안에 두 배가 되는 일이 100
번이나 일어났다는 것을 의미한다. 이 확대율을 테니스공이 현재 보이는 우주의 영역의 크기가 되
는 것과 같다.
인플레이션의 최후에는 모든 주름이 펴지고 우주는 극도로 매끄러워졌다. 그리고 상전이에서의
에너지 발생으로 그 후 우주는 뜨겁게 가열된다. 그리고 이 인플레이션 팽창 속도가 떨어지고 표
준적인 빅 뱅으로 알려진 상태가 확립되는 것이다.
이들 이론으로 결국에는 은하를 만들어내는 결과인 흔들림을 설명할 수 있을 것으로 기대되고
있다. 이 동요의 크기(거의 일정한 배경 우주의 흔들림인 잔물결)는 중요한 우주의 정수이며 이에
는 최근까지 더 이상 적당한 설명이 부여되지 않고 있다.
거스가 우주의 인플레이션 이론을 제창한 이래 이 이론은 많은 변경을 거쳐왔지만 또 다른 이
론가에 의해 제창된 다른 형태로 지금도 계속 살아 있다. 기본적인 틀은 매우 매력적이며 어떻게
해서 우주가 빅 뱅 상태에 이르렀는가 하는 많은 수수께끼를 해결하는 것처럼 보인다.
그러나 아직 우리의 우주-양자보다도 작고 응축된 뜨겁고 고밀도의 시공에서 관측되는 우주의
원래의 질량 에너지를 모두 포함하고 있는-가 되기까지 팽창한 씨가 어떻게 해서 10-43초 동안 존
재하게 되었는가 하는 수수께끼가 남는다.
한 가지 가능성으로 생각할 수 있는 우주 전체, 즉 미터 우주의 상태는 어떤 영역은 팽창하고,
어떤 곳은 응축하고, 또 어떤 부분은 차갑다는 식으로 혼돈스러운 것이었다. 이 무한한 미터 우주
의 어떤 부분의 상황이 인플레이션을 일으키는 데 마침 적당했기 때문에 그렇게 되었다는 견해다.
그러나 가장 극적인 가능성은 무한한 미터 우주가 현재도, 그리고 과거나 미래에도 늘 온도가
약 1031도, 밀도가 1입방센티미터 당 약 1093그램이라는 인플레이션적 팽창의 상태에 있는 것이다.
이것은 1980년대 정상론의 재생이라고 할 수 있는 것으로 프린스턴 대학의 리처드 고트, 모스크바
의 레베데프 연구소의 안드레이 린데의 연구에서 나온 것이다.
이 정상론은 프레드 호일과 제이안트 나리카에 의해 발전된 이론으로 1960년대에 완전히 기각
된 것으로 여겨졌던 것이다. 그러나 이것은 1917년에 아인슈타인의 일반 상대성 이론에서 가장 최
초로 발견된 해답 가운데 하나이기도 하다.
우주라는 이름의 거품
'너무나 이상한 것은 시간이라는 강을 흐르는 우주라는 이름의 거품이다.'
약 40년 전, 아서 C. 클라크가 SF 소설 '암흑의 벽' 서두에 이 말을 썼을 때, 이것이 1980년대
후반의 우주론에 대한 생각을 정확하게 표현하는 것이 되리라고는 그 자신도 미처 생각하지 못했
다.
오늘날, 우리 우주가 사실은 더욱 큰 미터 우주에 있는 많은 거품 가운데 하나에 불과한 게 아
닐까 하고 생각하는 사람들이 나타나기 시작했다.
우리 우주는 10-43초의 '나이'를 가진 질량 에너지가 작은 덩어리로서 존재하게 되었지만 그러한
우주의 씨를 상상하려면 진공인 양자의 흔들림을 떠올리는 것이 하나의 방법이다. 이것은 완전한
무에서 짝을 이룬 가상적 입자가 나타나는 것과 같은 '불확정성'에 의해 가능해진 것 가운데 하나
다.
그 이론은 1970년대 초에 부상했지만 원래 형태로는 잘 운용되지 않았다. 이론상으로 이러한 매
우 무거운 흔들림을 일어날 수 있다. 그러나 그것은 양자보다 작은 체적의 공간을 차지하고 상상
할 수 없는 중력장을 가질 것이다. 그 결과 극도로 빨리 붕괴한다. 현재 쌍의 가상적 '우주' 입자
를 진공에서 만들었다 해도 이 갓 태어난 우주는 금새 소멸할 것이다.
그러나 인플레이션은 이 딜레마에서 빠져 나올 수 있는 길을 제공해 준다. 그것이 일어나는 극
히 짧은 동안에 이 씨를 '풀사이즈'의 우주까지 부풀리는 것이다. 이 경우의 '풀사이즈'란 농구공만
한 크기로 현재 보이는 우주 전체와는 거의 같은 양의 질량 에너지를 갖고 그 후에는 빅 뱅을 경
험하는 것을 가리킨다. 그 후의 일은 모두 이미 밝혀져 있는 물리 법칙으로 기술할 수 있다.
그러나 왜 하나의 우주로 멈추는 걸까? 만약 질량 에너지라는 거품이 완전한 무에서 출현할 수
있고 지수 상수적으로 팽창하여 어엿한 하나의 우주가 될 수 있는 거라면 같은 과정을 통해 진공
의 흔들림이 별 사이의 공간에서도 진행되는 게 아닐까?
그래서 만약 새로운 우주가 근처에 갑자기 나타난다면 우리에게는 불쾌하게 생각되지 않을까?
그럴 수도 있고 아닐 수도 있다. 실제로 다른 우주가 진공의 공간에서 늘 태어나고 있을 가능성은
있다. 그러나 만약 그렇다 하더라도 우리는 그것을 알 도리가 없을 것이다.
이들 가능성에 대해서는 몇 명인가가 연구를 해왔다. 그 중에서도 에드워드 팔리와 앨런 거스
두 사람은 인공적으로 다른 우주를 만들어낼 것을 생각했다. 그 과학 논문은 '실험실에서 우주를
창조하는 데 있어서의 장해'라는 제목으로 화제를 불러일으켰다.
처음에는 많은 질량으로 시작할 필요는 없다. 일단 구조가 시작되면 양자 효과가 우주의 질량
에너지를 공급한다고 여겨지기 때문이다. 더구나 인플레이션을 시작하기 위해 매우 높은 밀도나
약 1024도에 필적하는 온도를 만들어낼 필요는 없다. 우리는 이미 수소 폭탄 형태로 장치의 절반
을 처리할 수 있는 에너지를 갖고 있다.
나머지 절반의 장치는 그 에너지를 매우 작은 체적 안에(원자의 크기)에 가두는 것인데 그것이
불가능하다. 아무도 자기 집 지하실에서 우주를 만들지 못하는 것은 이 때문이다. 그러나 만약 에
너지를 작게 가둘 수 있다면 손에 넣는 것은 일반 상대성 이론의 방정식에 의하면 블랙 홀이다.
그 자체로 재미있긴 하지만 새로운 우주는 아니다. 아니면 이것도 새로운 우주이긴 한 걸까?
거스나 다른 학자는 가두어진 영역 내에서 일어나는 일은 압력에 의해 정해진다는 것을 증명했
다. 많은 경우 압축된 영역은 단순한 블랙 홀에 지나지 않는다. 최초의 조건만 제대로 주어진다면
인플레이션을 일으킬 방정식의 해답은 존재하겠지만 갇혀진 영역은 팽창하여 우리의 우주와 하나
가 되는 일은 없다. 그 대신 그것은 우리가 살고 있는 시공의 차원과는 다른 차원에서 팽창하고
그 자체의 우주가 되어 갈라진다. 우리 우주의 진공에 있는 양자의 흔들림에 의해 만들어지는 인
플레이션의 씨에서도 똑같은 일이 일어날 것이다.
거품 우주의 표면
팽창하는 우주는 점점 커지는 풍선의 표면과 자주 비유된다(우주론자들은 곧잘 '인플레이션 풍
선'이라고 한다. 그러나 과거의 인플레이션이 아니라 지금 현재의 우주 팽창을 화제로 삼고 있으
므로 단어 선택에 주의해야 한다). 풍선의 이차원인 표면에 우리가 잘 알고 있는 모든 차원을 대
표하게 한다. 풍선이 팽창함에 따라 우주는 커진다. 자연스러운 것이든, 지하의 수소 폭탄을 이용
한 것이든, 지하의 수소 폭탄을 이용한 것이든, 우리 우주 내에서 만들어지는 '새로운' 우주는 모
두가 풍선 표면의 작은 거품 같은 것이다. 그것들은 우리의 시공에서 분리되어 그들 자신의 시공
에서 본래 갖추어진 힘으로 팽창한다.
만약 벌룬 우주가 생겨도 우리에게는 아무 것도 생기지 않은 것처럼 보일 것이다. 블랙 홀은 나
타날 수도, 나타나지 않을 수도 있다. 그러나 초고밀도 영역 내부의 극단적인 조건에 견딜 수 있
었던 관측자에게 사물은 매우 다른 것을 보일 것이다.
영역은 지수 상수적으로 팽창하고 그 후 빅 뱅으로까지 진행되어 보다 수수한 팽창을 계속할
것이다. 별이나 은하 그리고 지적인 생물이 진화하여 그 환경을 조사하여 지하실에서 새로운 우주
를 만들 가능성을 생각해낼지도 모른다. 그러내 개개의 우주에는 고유한 법칙과 정수가 있기 때문
에 그 새로운 우주의 물리 법칙이 지적 생물의 진화를 허용한다고 가정했을 때의 얘기다.
양자 우주론은 무에서 나온 단 하나의 우주가 아닌 무한한 숫자의 우주를 창조할 가능성을 시
사하고 있다. 새로운 우주가 탄생할 때 그 우주는 서로 복잡하게 연관을 갖고 있을 것이다. 그러
나 그 후 복잡한 다차원의 거품을 만들면서 낡은 우주의 진공으로부터 분리된다. 따라서 우리 우
주가 다른 거품에서 떨어져 나온 시공 영역에 지나지 않을 가능성도 있다. 그러나 거품은 서로에
게 연락 할 수 없고 각기 아주 다른 성질은 갖고 있다고 여겨진다.
인플레이션의 마지막은 네 가지 자연의 힘 사이의 '대칭성의 파괴'와 관련된다. 그러나 어떤 거
품이라도 똑같이 대칭성이 깨진다고는 말할 수 없다. 어떤 거품에서의 힘의 세기는 우리 우주의
거품에서의 힘과는 다를 것이다. 기본적인 힘도 우리가 아는 네 가지가 아니고 세 가지나 다섯 가
지, 혹은 그 이상일지도 모르는 것이다.
아서 클라크의 세계로 돌아가자. 만약 매우 다채로운 우주가 무한하게 존재한다면 어떤 일도 가
능해진다. 중력이 너무 약해 생명이 출현할 수 없는 우주도 무한히 존재할 것이고, 중력이 너무
센 우주도 무한하게 존재할 것이 틀림없다. 또한 뭔가 어긋나 있는 우주도 무한히 있을 것이다.
그러나 우리가 존재하는 것은 수수께끼도 아무 것도 아니다. 우리 주위의 우주에서 볼 수 있는
거품과 아주 비슷한 조건의 거품이 무한히 존재할 것이 틀림없기 때문이다. 그리고 그 세계는 '켈
로그' 콘프레이크처럼 허망한 것이다.
우주의 용
인간 원리적 설명은 올바른 의미에서의 과학적 설명이라고는 볼 수 없다. 기껏해야 아직 물리적
인 설명을 얻을 수 없는 현상에 대해 우리의 호기심을 만족시켜 주는 정도밖에 안 된다. 이들 통
찰 가운데는 우리의 우주가 유별난 게 아니고 우주의 앙상블 가운데 하나에 지나지 않는 게 아닐
까 하는 암시가 가장 강렬할지도 모른다.
안드레이 린데는 물리 법칙을 각각 다른 영역으로 나눌 수 있는 무한한 우주를 묘사했다. 이 미
터 우주의 대부분은 생명이 자랄 수 없는 '사막'일 것이고 복잡한 진화는 정수 즉, 차원의 수가 균
형이 잡힌 값인 '오아시스'에서만 일어날 것이다. 그 오아시스는 그 때 적어도 100억 광년 떨어져
있을 것이 틀림없다. 왜냐하면 우리가 보고 있는 곳은 어디나 불리 법칙이 똑같다고 여겨지기 때
문이다.
그러나 일반적으로 사막의 영역은 훨씬 앞선 미래에선 관측할 수 있을지도 모른다. 그 별개의
우주 영역 끝에서 오는 빛이 우리에게 도달하려면 아마 지금부터 1조 년은 족히 걸릴 것이다. 이
것은 실제적인 방법이라는 점에서는 상당히 현실로부터 동떨어져 있다.
그러나 이 발상은 마치 대항해 시대 이전에 당시 알려져 있던 세계의 지평선 너머의 대륙은 지
리학자가 추량한 것과 별로 다르지 않다. 적어도 우리는 우주론의 지도 끝에 '용이 살고 있다'는
식의 전설로 묻어버리지 않고 현재의 지평선 너머에 있는 대륙의 개요 정도는 스케치하고 싶어한
다.
인간 원리적 설명으로는 비록 우리가 실제 그 지식을 갖고 있지 않을지라도 이러한 다른 세계
가 실제로 존재한다는 것을 시사하고 있다.
'우주에 관해 가장 잘 이해할 수 없는 것은 우주를 이해할 수 있다는 것이다'라는 말은 가장 잘
알려진 아인슈타인의 말 가운데 하나다. 그는 이 말에서 우리의 두뇌가 이해할 수 있을 만한 기본
적인 물리 법칙은 매우 넓은 시야를 갖고 있기 때문에 그것들이 일상의 세계뿐만 아니라 먼 우주
의 움직임까지 설명할 수 있을 정도의 틀을 제공해준다는 것을 말하고 싶었던 것이다.
유진 위그너라는 물리학자는 이것을 물리 과학에서 사용하는 수학의 불합리라고 할 수 있을 정
도의 유효함에 있다고 설명했다. 우주론자는 지상에서 유효한 물리학을 이용하는 것부터 시작하여
일반적인 우주의 작용을 찾기 위해 가정을 단순화하여 이에 응용한다. 이 단순한 룰을 우주를 설
명하는 데 있어 큰 도움이 되고 있다. 실제로 우주는 이러한 접근을 가능하게 할 만한 구조로 되
어 있지만 그렇다고 특별히 이를 적용할 이유는 없는 것 같다.
또한 우리가 지구상의 실험실에서 조사하는 물리학이 몇 십억 광년이나 떨어진 빅 뱅 초기 단
계에 있는 퀘이사에도 응용할 수 있다는 근거도 없다. 우주의 단순함과 지적 생명의 거처에 적합
하다고 하는 사실 사이에는 뭔가 관계가 있을지도 모른다.
그러나 만약 사물이 지금처럼 되어 있지 않았다면 우리는 존재하지 않을 것이라는 사실이 우리
의 호기심이나 있는 그대로의 세계를 발견하는 놀라움을 작게 하지는 않을 것이다.
우주론의 철학
그렇다면 인간 원리적 논법, 즉 인간 원리적 우주론의 물리학상의 지위는 어떤 것일까. 학자들
가운데는 인간 원리적 논법으로는 엄격한 의미에서의 과학적 설명을 할 수 없다고 부정적인 태도
를 취하는 사람도 있다.
그들에 의하면 그것은 아직 물리적으로 정확히 설명할 수 없는 현상에 대해, 호기심을 일시적으
로 만족시키는 정도라고 한다. 만약 원자핵과 전자기의 상호 작용의 상대적인 세기가 조금이라도
바뀌었더라면 세계는 전혀 달라졌을 것이다. 그러나 실제의 정수를 예언하고 그들을 서로 관련시
키는 통일 이론이 탄생할 희망을 완전히 버리지는 않고 있다.
100년 정도 전의 이론가는 전기력, 자기력, 광속을 멋대로 바꿔보는 것을 상상했다. 그 후 J. C.
맥스웰의 연구로 이 세 가지가 서로 관련되어 있다는 것이 증명되었다. 나아가 더욱 포괄적인 이
론이 결국은 기본적인 힘 모두에 관계하고 있을 가능성도 있다.
대부분의 이론가는 자연의 정수를 실험에서 이끌어낸 숫자로서 다루지 않고 통일 이론과 관련
시키기를 희망하고 있다. 그렇게 되면 원주를 직경으로 계산할 수 있듯이 많은 물리 정수는 아주
간단하게 수학적으로 계산할 수 있게 될 것이다.
인간 원리적 법칙에 적대시하는 견해는 1985년에 쓰여진 하인트 파젤의 '완전한 대칭성'에서 나
온 것이다. 그는 다음과 같이 쓰고 있다.
'인간 원리적 논법에 이끌린 물리학자나 우주론자는 우주의 물리적 법칙의 기초에 의해 우리 우
주의 성질을 이해한다는 전통적인 물리학의 수법을 불필요한 것으로 생각해서는 안 된다. 아마 그
들은 해답을 얻을 수 없는 것에 대한 분노나 욕구 불만을 참을 수가 없었을 것이다.
현대의 우주론 모델 발달에 대해 인간 원리적 논법은 전혀 아무런 영향도 미치지 못한다. 그것
으로 설명할 수 있는 것은 아무 것도 없으며 부정적 영향을 초래했을 뿐이다. 핵자와 광자의 비율
같은 일정한 수치는 일찍이 인간 원리적 논법의 도움을 빌어 설명했지만 이제는 새로운 물리 법
칙으로 설명할 수 있다는 사실이 이것을 증명하고 있다. 나는 과학의 개념이라는 목록에서 인간
원리를 전혀 불필요한 것으로서 배제하기를 바라는 바이다.'
이것은 인간 원리적 논법을 지나치게 낮추어 업신여긴 것이라 할 수 있다. 실험 기술의 한계를
고려한 실험자의 일상적인 태도보다는 나은 논의를 '약한' 인간 원리는 취하고 있기 때문이다.
한편 전 발로와 플랑크 티플러는 저서 '인간 원리적 우주론의 원칙'에서 인간 원리적 논법에 대
해 변호하고 있다. 그들의 의견에 전적으로 찬성하는 바는 아니지만 그 기본은 주목할 만 하다.
그것이 최종적으로 어떠한 지위를 얻을 것인가는 자연의 법칙이 실제로는 어떤 것인가에 달려
있을 것이다. 만약 최종적인 통일이론이 모든 정수에 독특한 숫자를 부여한다면 다를 종류의 우주
의 존재 같은 건 생각할 가치도 없을 것이다. 그러나 만약 기본 법칙이 무턱대고, 혹은 통계적인
요소를 포함한다는 것이 밝혀지면 이 장에서 개설한 우주의 앙상블이라는 발상은 그 발판을 확실
하게 얻게 될 것이다. 그때 우리의 우주를 측정하는 일정한 물리 정수 값을 갖는 것은 단순한 우
연이 아닌 마땅한 선택이 될 수 있을 것이다.
'약한' 인간 원리적 논법, 이를테면 우리와 같은 관측자의 존재가 우리가 주위에서 보는 것에 어
떤 선택효과를 강요한다는 식의 생각은 진부하다. 인간 원리적 논법의 거드름 피우던 역할은 모두
논의의 여지가 있고 진짜 자연의 물리 법칙 여하에 달려 있는 것이다.
1984년의 BBC 방송에서 스티븐 와인버그의 말을 인용하면 '모든 정수 값에 대한 이론적인 기반
을 발견함으로써 인간 원리적 논법을 불필요하게 만드는 노력은 포기하지 않고 계속해야 할 것이
다. 그것은 해볼 만한 가치가 있다. 우리는 당연히 성공한다고 믿지 않으면 안 된다. 그렇지 않으
면 분명 실패할 것이기 때문이다.'
따라서 만약 이론 물리학자가 자신들의 과학의 동기를 자칫 잊어버린다면 우주는 인간을 위해
마련되었다고 하는 인간 원리적 논법을 너무 진지하게 생각하지 않는 것이 가장 좋다.
독특한 '무엇이나 이론'이 완성되고 어떤 면으로는 물리 법칙은 지금과 같지는 않았을 가능성을
시사할지도 모른다. 그때 우리는 다음 사실을 정말로 우연의 소득으로서 또는 신의 의지로서 받아
들이지 않으면 안 될 것이다.
다시 말해, 높은 에너지 물리학에 의해 정해진 정수는 우리가 사는 저에너지 세계에서 물질계의
복잡함이나 의식을 진화시키는 작은 한정된 범위에 마침 있었다는 것으로 하지 않으면 안 된다.
이 독특한 '무엇이나 이론'에 내재하는 복잡함에 우리는 놀랄 것이다. 그러나 단순한 공리에서
탄생하는 풍요로운 지적 구조에 대한 수학자의 경탄과 마찬가지로 우리의 지적인 반응은 주관적
인 것이다.
확실히 모든 것은 독특한 법칙의 결과일지도 모른다. 그러나 이것이 반드시 우리의 세계에 대한
과학적인 연구의 종료를 의미하는 건 아니라는 점만은 명심해야 한다.
물리의 종언
우주와 그것이 포괄하는 모든 것을 설명하는 일련의 방정식을 완성시켜 '물리의 종언'을 준비하
는 일환으로서 물리학자는 '무엇이나 이론', 즉 TOE(Theory of Everything)을 화제로 삼는 일이
있다.
그러나 그것은 과학의 종언을 의미하는 것도 아니고 물리학자를 갑자기 실업자로 만드는 것도
아니다. 어떠한 방정식의 짝도 왜 우주가 존재하는 건지에 대한 이유는 설명하지 않는다. 호킹은
'방정식에 불을 불어넣는 것은 무엇인가? 왜 우주는 굳이 존재하는 건가?' 하고 말한다.
어쨌거나 지구적 규모나 천문학적 규모로 자연계에 대한 우리의 흥미를 끄는 의문의 대부분은
'유행에 뒤떨어진' 원자 물리학이나 원자핵 물리학을 포함하고 있다. 원자핵보다도 마이크로의 세
계나 고 에너지 물리학의 불확정함은 보통 이러한 커다란 규모의 현상에는 영향을 주지 않는다.
이것은 액체의 원자 구조가 아직 설명되지 않은 대기나 대양에서의 복잡한 난류의 연구에 실제상
으로 아무 단서도 제공하지 못하는 것과 비슷하다.
원리적으로는 계를 지배하는 원자 집단의 방정식을 쓰는 것은 가능하다. 그러나 우리는 더욱 큰
계는 그만두더라도 전형적인 단일한 분자의 방정식조차 완전히 풀지 못하는 것이다. 그뿐 아니라
설사 방정식을 풀 수 있을지라도 정확한 예상을 가능하게 하는 초기의 조건(분자의 위치나 속도)
에 대해서는 정확한 정보를 얻지 못하고 있다.
이 때문에 설사 우리가 모든 현상은 물리적 법칙으로 환원된다고 믿고 있는 '환원론주의자'였다
할지라도 원자의 요소를 통해 복잡한 계를 이해하는 '구성론주의자'는 되지 못하는 것이다. 과학은
늘 계층을 이루며 존재한다. 그곳에서는 각각의 계층의 구조가 다른 것으로 환원할 수 없다는 개
념을 동반하고 있다.
당신이 체스라는 게임을 모른다고 가정하자, 그러나 게임이 행해지는 것을 보는 것만으로 룰이
어떤 것인가를 점점 이해할 수 있게 될 것이다. 그와 마찬가지로 물리학자도 자연계의 유형을 발
견하고 어떤 역학이나 변환이 기초적 요소를 지배하고 있는가를 아는 것이다. 그러나 체스에서는
말의 움직임을 배우는 것이 초심자에서 명인에 이르는 과정에서 보면 너무나 하찮은 사항이다.
게임의 참맛은 뭐니뭐니 해도 실로 단순한 룰에 감추어진 복잡함을 탐구하는 데 있다. 무엇이나
이론을 밝히는 것은 체스로 말하면 룰에 관한 책을 처음 펼친 초심자와 비슷하다. 다시 말해, 체
스의 룰을 모두 알고 있는 달인도 두 사람의 명인이 겨루는 승부의 결과는 예상할 수 없는 것이
다.
생물학자는 35억 년에 걸친 지구상에서의 생명의 진화 역사를 묘사해내려고 한다. 다윈의 표현
대로, '이 행성이 일정한 중력의 법칙을 따라 회전하고 있는 동안에 처음에는 매우 단순한 것에서
매우 아름답고 훌륭한 것으로, 과거에나 현재도 끊임없이 진화를 계속하고 있는' 모습을 배우기
위해서다.
천문학자나 우주론자는 지구나 모든 태양계를 우주의 진화라는 좀더 넓은 관련으로 파악하려고
한다. 진보는 보잘 것 없을 정도로 작을 지라도 놀랍게도 분명히 진보는 하고 있는 것이다. 우리
는 100억 년이나 그 이상에 걸친 과거의 우주의 역사를 생각해야 하고, 나아가 100억 년보다 훨씬
긴 우주의 미래까지 생각하지 않으면 안 되는 것이다.
진화론적인 생물학자의 일과는 도저히 비교가 되지 않는다. 그러나 우리가 지구상의 생명을 완
전히 이해하고 있다고 아주 진지하게 주장할 수 있는 사람도 없을 것이다. 문제를 좀더 자세히 분
해하면 은하 형성의 수수께끼에 대한 '해답'을 발견할 가능성을 기대할 수는 있다. 그러나 현재 우
리는 생명 발생의 실마리를 찾는데 어디서부터 시작하면 좋을지조차 알지 못하고 있는 것이다.
우리는 우주가 생명으로 넘치고 있는 건지, 드문 건지도 알지 못하며, 생명이 하나의 행성에 한
정되어 있는 건지조차 알지 못하고 있다. 물리학자나 다른 학자도 아직 해야 할 일은 너무나 많
다.
천문학자는 생명이 거처할 가능성이 있는 행성계기 우리 은하계에 널리 펼쳐져 있다고 자신을
갖고 주장할 것이다. 그러나 적당한 환경을 부여하면 생명이 발생하고 '재미있는' 단계까지 진화할
가능성은 있는 걸까?
이 문제에 대해서 전문적인 지식을 주장할 생각은 없다 그러나 전문가들 사이에서조차 합의가
이루어지지 않았다는 인상은 지울 수가 없다. 가능성은 높을지도 모르고, 낮을 지도 모른다. 만약
가능성이 1020에 하나도 없다면 다른 생명은 존재하지 않는다는 결과가 될 것이다. 그럴 가능성도
매우 높다.
브랜든 카터는 실제로 생명이 희귀하다고 하는 인간 원리적인 논의를 발전시켰다. 태양은 지금,
그 일생의 절반 정도에 해당하고 지구상에서 지적 생명이 진화하는 데 그토록 오래 걸린다는 흥
미로운 생물학적인 우연에 그는 주목한다.
태양의 수명은 완전히 물리 법칙과 정수의 결과이다. 그에 비해 생물의 진화는 매우 복잡한 다
단계의 과정이기 때문에 이들에 필요한 시간이 완전히 똑같을 이유는 없다. 따라서 생물의 진화에
필요한 전형적인 시간은 태양의 나이보다 훨씬 길다고 카터는 추측한다.
그의 주장에 의하면, 지구상에서는 특히 진화가 빨랐을 것이 틀림없다. 그 이유 가운데 하나로
서 지구와 달 사이의 조척력을 생각할 수 있다. 이 가설로 보면 지적 생명을 우주에서는 희귀하다
고 예상할 수 있다. 생물의 진화가 시작되었다 하더라도 그것은 중심에 있는 별이 얼마 후면 죽을
무렵일 것이기 때문이다.
그러나 비록 생명이 희귀하더라도 또한 비록 우리가 시간의 강을 흐르는 많은 거품 가운데 하
나인 우주에 살고 있다 하더라도 우리의 앞길에는 무한한 시간과 무한한 공간이 있을지도 모른다.
이렇게 우주를 보는 시각에서 보자면 우리는 아직 진화의 과정인 '지극히 초기' 부근에 있는 건지
도 모른다. 그 전성기가 아닌 것은 분명하다.
결국 생물은 우주의 중요한 부분이 되고 인류가 이미 지구의 환경을 수정하고 있는 것과 같은
방법으로 천체의 환경에 수정을 가하는 건지도 모른다. 그러나 우리는 자손들이 별이나 은하를 수
정하게 되더라도 우리가 지구에 수정을 가한 것 보다 좀더 주의 깊게 하기를 바라고 있다.
만약 생명의 발생이 희귀한 사건이라면 이것은 사려가 모자란 적의로 가득 찬 우주에 있어서
과녁을 빗나간 우연한 요행이라고 할 수 있을 것이다.
그러나 우리는 반대의 견해를 취한다. 만약 다를 곳에 전혀 생명이 존재하지 않는다면 지구는
우주 안에 생명이나 의식을 펼칠 특별한 가능성을 갖는 불꽃으로서 보편적인 중요성을 갖게 될
것이다. 우리는 지구상의 현재의 생명을 몇 십억 년의 과정의 시작으로서 또한 아직 지금부터도
이어질 문자 그대로 무한한 시간 안에서 살펴가야 할 것이다.
지구에서 씨를 뿌린 지적 생명은 이 은하계 혹은 그것을 넘어 전달되는 '은하 그린화'의 시작이
라고 보아야 할 것이다. 따라서 우리의 생물권을 소멸시키는 것은 이 끝없는 가능성을 실현하는
진화의 싹을 자르는 결과가 될 것이다.
우리는 어떤 의미에서 우주에서 비약하는 인류를 그린 '무쇠팔 마징가 Z'의 세계에 들어서 있다
고 할 수 있다. 그러나 이것은 인류와 우주의 상호 관계의 논의를 끝내기에 적합한 화제다. 왜냐
하면 이 상호 관계야 말로 경탄이라는, 감각적 표현인 인간 원리의 전개에 나타나고 있듯이 과학
에 있어서 빼놓을 수 없는 중요한 요소이기 때문이다.
'책,영화,리뷰,' 카테고리의 다른 글
| 제임스 처치워드 아틀란티스 (0) | 2023.01.22 |
|---|---|
| 조안나 린지 붉은 아침의 노래 (0) | 2023.01.22 |
| 존 그리샴 타임 투 킬 (1) (0) | 2023.01.22 |
| 존 그리샴 타임 투 킬 (2) (0) | 2023.01.22 |
| 존 레슬리 충격대예측 세계의 종말 (0) | 2023.01.22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