파트너 제1권
존그리샴
-그巨勺큰 그를 브라질의 작고 아
름다운 소도시 폰타포랑에서 찾아냈다. 폰타포랑은 파라과이와
의 국경선 근처에 있어, 지금도 국경 지대라고 알려져 있는 땅이
었다.
그는 루아 티라덴테스에 있는 차양을 친 벽돌집에 살고 있었
다. 폭넓은 도로 중앙선을 따라 나무들이 심어져 있는 루아 티라
덴테스 거리에는 맨발의 남자 아이들이 뜨거운 포도(國道)에서
축구공을 몰고 있었다.
그들이 아는 한 그는 혼자 살고 있었다. 물론 그들이 숨어서
지켜본 여드레 동안 이따금씩 가정부가 들락거리기는 했다.
그는 안락한 생활을 하고 있었으나, 호사스럽게 살고 있지는
않았다. 평범하고 수수한 집으로, 동네의 구멍가게 주인이라도로, 상파울루에서 대량생산된 것 가운데 하나였다. 빨간색이었고,
흠집 없이 깨끗했으며, 잘 닦여져 광택이 났다. 그들이 얻은 그의
첫 사진은 짧은 진입로로 들어가는 문 바로 안쪽에서 차에 왁스
를 칠하고 있는 모습이었다.
그들은 그가 무척 여위었다는 것을 알았다. 전에 100킬로그램
이 넘던 몸무게가 지금은 상당히 빠져 있었다. 머리카락과 피부
는 좀더 거무스름한 색으로 바뀌었으며, 턱은 네모난 윤곽이 두
드러졌고, 코는 약간 더 날이 섰다. 얼굴에도 미묘한 변화들이 있
었다. 그들은 2년 반 전에 그의 얼굴을 고친 리우데자네이루의
의사에게 엄청난 뇌물을 먹이고서야 그 사실을 알아냈다.
그들은 4년간 지루하고도 끈질긴 수색을 한 끝에 그를 찾아냈
다. 그 동안 수도 없이 막다른 골목에 이르고, 실마리를 잃고, 엉
뚱한 정보에 현혹되기도 했다. 물론 귀한 돈도 많이 낭비했다. 이
렇게 말하고 나니, 마치 귀하고 깨끗한 돈을 가진 사람들이 검고
더러운 돈을 가진 사람을 추적하기라도 한 것 같은 느낌이 들어
이상하기는 하지만.
과러나 그들은 그를 찾아냈다. 그리고 기다렸다. 처음에는 당
장 그를 붙잡아들이과 싶었다. 그에게 약을 먹여 파라과이에 있
는 안전 가옥으로 실어가고 싶었다. 그가 그들을 보거나, 아니면
이운의 의심을 사기 전에 그를 붙잡고 싶었다. 처음 그를 발견했
다는 흥분 때문에 재빠른 공격을 고려했던 것이다. 그러나 이틀
이 지나자 그들은 차분하게 자리를 잡고 기다리게 되었다. 그들
은 동네 사람들처럼 차려입고 루아 티라덴테스의 여러 곳을 어슬
렁거렸다. 그늘에서 차를 마시고, 해를 피하고, 아이스크림을 먹
고, 아이들과 이야기를 하고, 그의 집을 지커보기도 하면서 지냈
다. 그가 장을 보러 시내로 나가면 뒤를 쫓았고, 약국에서 나을때는 도로 건너편에서 사진을 찍었다. 과일 장터에서는 그의 옆
으로 바짝 다가가 그가 점원한테 하는 이야기에 귀를 기올여보기
도 했다. 포르투갈어를 아주 열심히 공부한 미국인 또는 독일인
의 악센트가 아주 약간 깔려 있기는 했어도, 그만하면 훌륭한 포
르투갈어였다. 그는 시내에 나가면 잽싸게 움직여서 필요한 것들
을 모아 집으로 돌아왔다. 그리곤 집안으로 들어가선 문을 단단
히 잠갔다. 어쨌든 그의 짧은 쇼핑 여행에서는 멋진 사진을 여남
은 장 얻을 수 있었다.
그는 이전 생애에서는 조깅을 했다. 물론 사라지기 전의 몇 달
동안은 달리는 거리가 줄어들면서 그것과 반비례하여 몸무게가
불어나기는 했다, 그러나 지금은 수척하다고까지 할 수 있었기
때문에, 그가 다시 달리기를 한다는 것이 그리 놀랄 일은 아니었
다, 그는 문을 잠그고 집을 나서서 보도를 따라 천천히 달리기
시작했다. 처음 1.6킬로미터를 뛰는 데 9분이 결렸다. 그러는 동
안 길은 곧은 직선으로 가뀌고, 집들 사이의 간격은 멀어졌다. 중
심가가 끝날 때쯤에 포도는 자갈을 깐 길로 바뀌었다. 다음 3킬
로미터의 중간쯤 들어서면 속도는 1.6킬로에 8분으로 빨라졌고,
다닐루는 기분 좋게 땀을 흘리기 시작했다. 10월의 한낮이었다.
기온은 25도에 육박했다. 그는 시내를 벗어나면서 속도를 내기
시작하여, 젊은 어머니들로 가득한 작은 병원을 지났고, 침례교
도들이 지은 작은 교회를 지나갔다. 그가 1.6킬로에 7분의 속도
로 시골로 향할 때쯤이면 도로의 흙먼지도 늘어났다.
달리기는 그에게 중묘한 일이었다. 그리고 그들도 매우 기뻐했
다. 다닐루가 그렀게 달리다가 그냥 그들의 품으로 뛰어들 테니
까.그를 처음으로 목격한 그 다음날, 오스마르라는 브라질인은 본
타포랑의 변두리에 있는 작고 더러운 오두막을 세냈고, 오래지
않아 추적팀의 나머지 사람들도 모두 그리로 몰려들어갔다. 추적
팀엔 미국인과 브라질인이 반반씩 섞여 있었다. 오스마르는 포르
투갈어로 명령을 내렸고, 가이는 영어로 소리를 질러댔다. 그래
처 두 언어를 다 알아들을 수 있는 오스마르가 이 팀의 공식 톨
역자 노릇을 했다.
가이는 워싱턴에서 왔다 전직 공무원 같은 인상을 풍기는 그
는 대니 보이라는 별명이 붙은 자를 찾아내기 위해 고용되었다.
어떤 사람들은 가이를 천재로 여겼으며, 어떤 사람들은 대단한
재능이 있는 사람으로 여겼다. 가이의 과거는 블랙 흘이었다. 그
는 1년 계약으로 대니 보이를 찾는 일을 했는데, 그게 벌써 다섯
번째나 연장되고 있었다. 사냥감을 잡을 경우, 상당한 보너스도
약속되어 있었다. 비록 속내를 잘 감추기는 했지만, 가이는 대니
보이를 찾지 못하는 압박감 때문에 서서히 무너져가고 있었다.
4년이란 시간에 350만 달러. 그런데도 보여줄 것이 아무것도
없다니. 그런데 이제 그를 찾아낸 것이다,
오스마르를 비롯한 브라질 패거리들에게는 대니 보이가 무슨
죄를 지었는지 일언반구도 말해주지 않았다, 그러나 그가 엄청난
돈을 가지고 사라졌다는 것은 바보라도 눈치챌 수 있었다. 오스
마르는 대니 보이에게 큰 호기심을 느꼈으나, 질문을 하지 않는
게 상책이라는 것을 알고 있었다. 가이와 미국인들은 그 문제에
대해서는 입을 열려 하지 않았으니까,
대니 보이의 사진들은 8x10인치 크기로 확대되어, 더럽고 조
그만 오두막의 부엌 벽에 압정으로 줄줄이 붙여졌다. 험상궂은
남자들이 사나운 눈길로 그 사진들을 살폈다. 그들은 독한 담배를 쉴새없이 피워가며, 사진을 보고 고개를 설레설레 저었다. 그
들은 자기들끼리 소곤거리며 새 사진들을 옛 사진들, 즉 그의 이
전 생애에서 찍은 사진들과 비교해보았다. 지금 사진에서는 몸집
도 작아지고, 턱도 이상하고, 코도 달랐다. 머리카락은 더 짧아졌
고, 살갗은 더 검어졌다. 이게 정말 같은 사람일까?
전에도 이와 비슷한 일을 경험한 적이 있었다. 열아흉 달 전,
북동쪽 해안의 레시페에서였다 그들은 아파트를 빌려 사진들을
벽에 붙여놓고 보다가, 비슷해 보이던 한 미국인을 잡아다가 지
문을 확인해보기로 했다. 그런데 지문이 달랐다. 엉뚱한 사람이
었던 것이다. 그래서 그들은 그 자에게 약을 더 먹여 도랑에 내
버렸다.
그들은 다닐루 실바의 현재의 생활에 너무 깊이 파고들어 가
는 것을 두려워하고 있었다. 만일 그가 그들이 찾는 사람이 맞다
면, 그는 많은 돈을 가지고 있을 터였다. 그리고 돈은 늘 지역 당
국에 놀라운 효과를 발휘하는 법이었다. 수십 년 동안 폰타포랑
으로 잠입해 들어온 나치를 비롯한 독일인들이 보호를 받으며 살
수 있었던 것도 다 돈 덕분이었다.
오스마르는 그를 빨리 잡아들이고 싶어했지만, 가이는 기다려
야 한다고 했다. 그리고 나흘째 되는 날, 다닐루가 사라졌다. 더
럽고 조그만 오두막은 서른여섯 시간 동안 혼돈에 빠졌다.
그들은 다닐루가 빨간 비틀을 타고 집을 떠나는 것을 보았다.
서두르는 것 같았습니다. 그렇게 보고가 올라왔다. 그는 쏜살
같이 시내를 가로질러 공항으로 가서, 이륙 직전의 조그만 통근
용 비행기에 올라타고 떠나버렸다. 그의 차는 공항 주차장에 세
워져 있었다. 그들은 매시간 매초 그 차를 감시했다. 비행기는 상
파울루 쪽으로 가는 것이었는데, 중간에 네 번 정류했다.곧 다닐루의 집에 들어가 모든 것을 조사해보자는 계획이 세
워졌다. 기록들이 있을 게 틀림없었다, 돈을 관리했을 테니까. 가
이는 은행의 월보~~J >,전신 송금 보고서, 계정 보고서 등을 찾
을 수 있을 거라고 예상했다. 온갖 종류의 서류들이 서류첩 속에
깨끗하게 정리되어 있어, 그들은 그 실마리만 따라가면 곧장 돈
을 찾을 수 있으리란 부푼 꿈을 꾸었었다.
그러나 가이 자신도 그것이 꿈에 불과할 따름이라는 것을 알
고 있었다. 대니 보이는 그들 때문에 튄 사람이었다. 따라서 결코
뒤에 증거를 남겼을 리가 없었다. 만일 그가 그들이 찾는 사람이
라면, 그의 집에는 보안 장치가 되어 있을 것이다. 대니 보이가
지금 어디 있든 간에, 그들이 그의 문이나 창문을 여는 즉시 침
입자가 있다는 사실을 알지도 몰랐다.
그들은 기다렸다. 욕을 하고 말다툼도 했다. 그들은 훨씬 더
심해진 압박감에 짓눌려. 긴장에서 헤어나오지 못했다. 가이는
일일 보고를 위해 워싱턴으로 전화를 했다. 정말 하기 싫은 전화
였다. 그들은 빨간 비틀을 감시하고 있었다. 비행기가 도착할 때
마다 쌍안경으로 확인을 하고, 휴대전화로 보고가 들어왔다. 첫
날에는 여섯 대가 도착했다. 둘째 날에는 다섯 대였다. 더럽고 조
그만 오두막은 점점 더워져서, 사람들은 바깥에 나가 자리를 잡
았다. 미국인들은 그늘을 만들기 위해 심어놓은 앙상한 나무 밑
에서 낮잠을 잤으며, 브라질인들은 담장 밑에 둘러앉아 카드 놀
이를 했다.
가이와 오스마르는 차를 타고 나가 오랫동안 이야기를 한 뒤,
만일 그가 돌아오면 반드시 잡아들이자고 맹세했다. 오느마르는
그가 돌아올 것이라고 확신하고 있었다. 아마 볼일을 보러 나간
걸 겁니다. 그 볼일이 뭔지는 몰라도. 그건 잡아서 확인해봅시다만일 엉뚱한 사람이면 도랑에 처박아버리고 튀면 되지, 처음 해
보는 일도 아닌데 뭐.
다닐루는 닷새째 되는 날 돌아왔다. 그들은 루아 티라덴테스까
지 그의 뒤를 따라왔다. 모두들 행복해했다.
여드레째 되는 날, 모든 브라질인과 모든 미국인이 자기 근무
위치로 가는 바람에 더러운 오두막은 텅 비어버렸다.
조깅 코스는 10킬로미터였다. 그는 집에 있을 때면 매일 그 거
리를 달렸다. 거의 같은 시각에 출발했으며, 늘 파란색과 오렌지
색이 섞인 반바지, 낡은 나이키, 짧은 양말 차림이었다. 셔츠는
입지 않았다.
완벽한 장소는 그의 집에서 4킬로미터 떨어진, 자갈이 깔린 도
로가 자그마한 언덕으로 이어지는 곳이었다. 반환 지점으로부터
그리 멀지 않은 곳이었다. 다닐루는 조깅을 시작하고 나서 20분
이 지나자 그 언덕에 올라왔다. 예정보다 몇 초 빠른 시각이었다.
그는 웬일인지 더 열심히 달리고 있었다. 어쩌면 흐린 날씨 때문
인지도 몰랐다.
펑크가 난 작은 차가 언덕 바로 너머에서 도로를 막고 있었다,
트렁크는 열려 있었고, 뒤쪽이 잭으로 들려 있었다, 운전사는 몸
이 실한 젊은 남자였는데, 비쩍 마른 남자가 땀을 뻘뻘 흘리고
헉헉대먼서 언덕을 올라오자 놀라는 척했다. 다닐루는 잠시 속도
를 늦추었다. 오른쪽 공간이 더 넓었다.
"봉 디아(안녕하십니까-
몸이 실한 젊은이가 다닐루 쪽으로 한 발 나서며 말했다.
"봉 디아."
다닐루도 대꾸하며 차로 다가갔다.그러자 운전사가 갑자기 트렁크에서 번쩍거리는 커다란 총을
꺼내더니 다닐루의 얼굴에 들이댔다. 다닐루의 몸은 뻗뻗하게 굳
었다. 눈은 총에 고정되어 있었고, 입은 가쁜 숨 때문에 벌어져
있었다. 운전사의 손은 두툼했고, 팔이 기다란 게 아주 튼튼해 보
였다. 그는 다닐루의 목을 잡고 거칠게 차 쪽으로 밀어붙여, 범퍼
아래로 쓰러트렸다. 이어 총을 호주머니에 쑤셔넣더니, 두 손으
로 다닐루의 몸을 접어 트렁크에 집어넣었다, 대니 보이는 몸을
비틀며 발버등을 쳤지만, 상대가 되지 않았다.
운전사는 트렁크를 소리나게 닫고, 잭을 udH서 도랑에 던진 다
음 차를 달렸다. 1.5킬로미터쯤 그렇게 달리다가, 그는 친구들이
애타게 기다리고 있는 좁은 흙길로 들어섰다.
그들은 대니 보이의 손목에 나일론 밧줄을 감고 눈을 검은 천
으로 가린 다음, 밴의 뒷자리에 내던졌다. 오스마르가 그의 오른
쪽에 앉고, 다른 브라질인이 왼쪽에 앉았다, 누군가 다닐루가 허
리에 차고 있던 지갑에서 열쇠를 꺼냈다. 다닐루는 아무 말도 하
지 않았다. 밴이 움직이기 시작했다. 다닐루는 여전히 땀을 흘리
고 있었고, 숨을 가쁘게 몰아쉬고 있었다.
밴은 농토 근처의 흙길에서 멈추었다. 다닐루가 처음으로 입을
열었다.
"뭘 원하시오?
포르투갈어였다.
"시끄러워 "
오스마르가 대답했다. 영어였다. 다닐루 왼쪽에 앉은 브라질인
이 조그만 금속 상자에서 주사기를 꺼내더니 능숙한 솜씨로 약물
을 채웠다. 오스마르는 다닐루의 손목을 자기 쪽으로 바짝 당겼
다. 또 한 사람이 팔뚝에 바늘을 꽃았다. 다닐루는 몸에 힘을 주며 용을 썼으나, 소용없는 짓이라는 것을 깨달았다. 약이 다 들어
갈 즈음에는 스스로 긴장을 풀다시피 하였다. 호흡이 느려지더니
머리가 흔들렸다. 다닐루의 턱이 가슴에 닿자 오스마르는 오른손
검지손가락으로 그의 오른쪽 다리 위의 반바지를 살며시 걷어보
았다. 그리고 예상하던 것을 확인했다. 하얀 피부.
달리기 덕분에 그는 마른 상태를 유지할 수 있었고, 더불어 피
부도 갈색으로 유지할 수 있었던 것이다.
다닐루는 머리가 흔들리고 눈이 감기면서 정신이 혼미해졌다.
그는 허공으로 떨어지며 웃음을 짓고 있었다. 혜성과 운석들을
피하여, 달들을 잡으려고 손을 뻗고 있었다. 그의 몸이 은하계들
을 다 통과하는 동안 그는 연신 싱글거리고 있었다.
그들은 그를 멜론과 베리가 가득 담긴 판지 상자들 밑에 쑤셔
넣었다, 국경의 경비원들은 의자에서 일어나지도 않고 고개를 끄
덕였다. 대니 보이는 이제 파라과이에 들어와 있었다. 물론 그에
게는 지금 전혀 관심없는 일이었지만. 그는 흔들리는 밴의 바닥
에 행복하게 몸을 맡기고 있었다. 길은 갈수록 나빠지고 지형은
험해졌다. 오스마르는 줄담배를 피워대다, 이따금씩 이쪽 저쪽을
가리켰다. 그를 잡은 지 1시간 뒤, 마침내 마지막으로 방향을 틀
어 길을 따라 들어갔다. 오두막은 뽀족한 두 언덕 사이의 틈에
자리잡고 있어, 좁은 흙길에서는 잘 보이지 않았다. 그들은 그를
곡식 푸대처럼 들고 가 서재의 탁자 위에 부려놓았고, 곧이어 가
이와 지문 감식 요원이 작업을 시작했다.
대니 보이는 열 손가락 지문을 찍는 동안에도 심하게 코를 골
고 있었다. 미국인들과 브라질인들이 모여들어 모든 움직임을 지
켜보았다. 문간의 상자에는 따지 않은 위스키 한 병이 있었다. 그들이 잡은 자가 진짜 대니 보이일 경우에 대비해서 준비해놓은
것이었다.
지문 감식 요원은 갑자기 서재를 나가 뒤쪽에 있는 방으로 들
어갔다. 그는 문을 잠그고 새로 찍은 지문을 앞에 펼쳐놓은 뒤
조명을 조정했다. 그리곤 가지고 온 지문을 꺼냈다. 그것은 대니
보이가 훨씬 젊었던 시절, 패트릭이라는 이름을 가지고 루이지애
나 주 법조계에 들어가고자 했을 때 자의로 제공한 것이었다. 변
호사들의 지문을 채취하다니, 참으로 묘한 일이긴 했다.
지문은 둘 다 상태가 좋았다. 그리고 둘이 완벽하게 일치한다
는 것이 금방 판명났다. 그런데도 그는 꼼꼼하게 열 개를 다 확
인해보았다. 밖에서야 기다리든 말든, 서두를 이유는 없었다. 그
는 이런 순간을 즐기는 편이었다. 그는 마침내 잔뜩 찌푸린 얼굴
로 문을 열고, 자신의 표정을 살피는 여남은 얼굴들을 마주보았
다. 이윽고 그는 웃음을 지으며 입을 열었다.
"그 자가 맞소."
그는 영어로 말했다. 그러자 사람들은 아이처럼 손뼉을 쳤다.
가이는 위스키를 마셔도 좋다고 허락햇다. 그러나 적당히 마시
라고 했다. 할 일이 또 있었기 때문이다. 여전히 혼수 상태에 있
는 대니 보이는주사를 한방 더 맞고작은 침실로옮겨졌다. 창
문도 없는 그 곳의 묵직한 문은 밖에서 잠그게 되어 있었다. 그
방에서 그를 심문하고, 필요하다면 고문도 할 작정이었다.
길에서 뛰어다니는 맨발의 아이들은 축구에 몰두해 있었기 때
문에 쳐다볼 생각도 안 했다. 대니 보이의 열쇠고리에는 열쇠가
네 개밖에 없었기 때문에 작은 대문은 금방 열 수 있었다. 문은
연 채로 놔두었다. 동료 하나가 네 집 아래에 있는 큰 나무 옆에,빌린 차를 세워두고 대기하고 있었다. 또 한 동료는 도로 반대편
에 오토바이를 세워두고, 브레이크를 고치는 척하기 시작했다.
만일 안으로 들어갈 때 보안 시스템이 작동하여 시끄럽게 을
어대면, 침입자는 그 길로 튀어 다시는 나타나지 않을 작정이었
다. 그렇지 않으면, 현관문을 잠그고 안에 틀어박혀 꼼꼼하게 조
사를 할 작정이었다.
현관문은 경보 소리 없이 열렸다. 벽의 보안 장치 패널은 누가
보더라도 무장해제되었음을 알 수 있었다. 침입자는 얕은 숨을
쉬며 족히 1분 동안은 꼼짝도 않필 서 있다가, 이윽고 돌아다니
기 시작했다. 대니 보이의 컴퓨터에서 하드 드라이브를 빼고, 디
스크들을 다 모았다, 피리고 책상 위의 서류철도 몽땅 뒤졌다. 그
러나 평범한 청구서들 외에는 아무것도 없었다. 일부는 지불이
끝났고, 일부는 미납 상태였다. 팩스는 특색 없는 싸구려로, 고장
난 게 분명해 보였다 그는 옷, 음식, 가구, 책장, 잡지꽃이의 사
진을 찍었다.
문이 열리고 나서 5분 뒤, 다닐루의 다락방에서 소리 없이 신
호가 작동하여 열한 블록 떨어진 폰타포랑 시내의 사설 경비업체
에 전화斗 갔다. 그러나 전화를 받는 사람이 없었다. 당직 보안
담당자가 뒤뜰의 흔들거리는 그물침대애 누워 잠에 빠져 있었기
때문이다. 다닐루의 집으로부터 녹음된 메시지가 보안 회사측에
전달되었다. 그 메시지는 어떤 작자가 그 곳을 침범했다는 뜻이
었다. 그 소식은 15분 뒤에야 사람 귀에 들어갔다, 보안 담당자
가 다닐루의 집으로 달려갔을 때 핌입자는 이미 사라지고 없었
다. 그리고 사라진 건 실바 씨도 마찬가지였다. 그러나 지붕만 있
는 간이 차고 밑의 비틀을 포함하여 모든 것이 그대로인 것처럼
보였고, 대문과 현관문도 잠겨 있었다.다닐루에 대한 고객 파일에 적혀 있는 지침은 구체적이었다.
그런 전화 메시지가 왔을 때는 경찰을 부르지 말라. 우선 실바
씨를 찾으려고 해보라, 즉시 그를 찾지 못할 때는 리우의 전화번
호로 전화를 해서 에바 미란다를 찾아라.
가이는 일일 업무 보고를 위해 워싱턴으로 전화를 했다. 그는
간신히 흥분을 억누르고 있었다.
"그 놈입니다."
그렇게 말하면서 가이는 눈을 감고 웃음을 지었다. 그의 목소
리는 한 옥타브 올라가 있었다.
상대방은 잠시 입을 다물었다. 이윽고 목소리가 들렸다.
"확실한가?
"네. 지문이 완벽하게 일치합니다."
다시 침묵이 흘렀다. 스테파노는 생각을 정리하고 있었다. 보
통은 천분의 몇 초 만에 끝나는 일이었으나, 지금은 약간 길었다.
"F O?"
丁 "아직 시작하지 않았습니다. 지금 약에 취한 상태라서."
"그럼 언제?
入그 "오늘밤에 하겠습니다."
"전화 옆에서 기다리고 있겠네."
스테파노는 몇 시간이라도 이야기를 하고 싶었지만, 그쯤 해두
곤 전화를 끊었다.
그 가이는 오두막 뒤의 나무 그루터기에서 앉을 만한 곳을 찾았
다. 주위의 초목은 벡理했다. 공기는 희박하고 쌀쌀했다. 오두막
안에 있는 행복한 사람들의 부드러운 목소리가 그에게까지 전해
져왔다. 이제 시련은 끝났다. 거의.그는 이제 막 추가로 5만 달러를 벌었다. 사라진 돈을 찾으면
또 보너스를 받을 수 있었다. 그는 돈을 찾을 수 있으리라고 자
신했다.-카 미란다는 리우에 있는 10층
짜리 괴층빌딩의 작고 깔끔한 사무실에서 두 손으로 수화기를 움
켜쥐고, 방감 들은 이야기를 머릿속에서 천천히 되씹어보았다.
소리 없는 경보가 호출해서 경비원이 달려갔습니다. 실바 씨는
집에 없었습니다. 하지만 차는 간이 차고에 주차되어 있고, 집은
잠겨 있었습니다.
누가 들어가다 보안 장치에 곁린 겁니다. 잘못 울린 것일 리파
없습니다. 경비원이 도착했을 때도 계속 작동중이었으니까요.
다닐루는 실종되었다.
어쩌면 조깅을 하러 나가떤서 확인하는 일을 태만히 한 것인
지도 딘른다. 그러나 경비원의 말에 따르면 소기 없는 경보는 1
시計 10분 전에 작동되었다고 한다. 다닐루는 조깅을 하는 데 1
시간이 걸리지 않는다. 1.6킬로를 뛰는 데 7, 8분 펄리는데 10킬로를 달리니까 기껏해야 50분이다. 예외는 없다. 그녀는 그의 움
직임을 잘 알고 있었다.
에바는 루아 티라덴테스에 있는 다닐루의 집으로 전화를 하였
으나, 아무도 받지 않았다. 다닐루가 가끔 갖고 다니는 휴대전화
에도 걸어보았으나, 그것 역시 받지 않았다.
석 달 전에 그가 실수로 경보 장치를 잘못 건드려 둘 다 엄청
나게 당황한 적이 있었다, 그러나 그 때는 그녀가 재빨리 전화를
해주어 일이 정리되었다.
다닐루는 보안 시스템에 워낙 신경을 쓰기 때문에, 부주의해서
무슨 일이 생긴 것일 리는 없었다. 보안 시스템은 과에게는 너무
중요한 것이었으니까
다시 전화를 해보았지만 결과는 똑같았다. 뭔가 이유가 있겠
지. 에바는 속으로 되뇌었다.
에바는 쿠리티바에 있는 한 아파트로 전화를 했다, 쿠리티바는
인구 150만의 도시로, 파라나 주의 수도였다. 그들이 아는 한. 그
아파트에 대해 아는 사람은 없었다. 그 곳은 다른 사람 이름으로
빌려, 서류를 보관하고 둘이 이따금씩 만날 때만 이용할 뿐이었
다, 에바가'만족할 만큼 많은 횟수는 아니었지만, 그들은 가끔 그
곳에서 짧은 주말을 의.내곤 했다,
에바는 그 아파트에서도 아무도 전화를 받지 않을 거라 예상
했는데, 예상은 정화히 맞아떨어졌다. 무엇보다 그녀에게 먼저
전화도 하지 않고 그가 그리로 갔을 리가 없었던 것이다.
전화 거는 일을 마치고 나자, 그녀는 사무실 문을 잠그고 눈을
감은 채 문에 몸을 기댔다. 복도에서 어소시에이트와 비서들의
소리가 들렸다. 이 법률회사는 변호사가 서른세 멍에 상파울루와
뉴욕에 지사를 하나씩 둔, 리우에서 두 번째로 큰 곳이었다. 전화기와 팩스기와 복사기가 바쁘게 돌아가는 소리가 멀리서 들려오
고 있었다.
이제 서른한 살이 된 에바는, 그 회사에서 5년을 보낸 노련한
어소시에이트였다. 그녀는 평일에도 늦게까지 일하고, 토요일에
도 출근을 할 정도로 단련되어 있었다 회사는 파트너(外的 주식
을 갖고 있는 변호사. 반면 어소시에이트는 회사의 주식을 갖고 있지 않
은 변호사를 말함, 옮긴이) 열네 명이 운영했는데, 그 가운데 여자
는 둘뿐이었다. 에바는 바로 그 비율을 바꾸겠다는 계획을 가지
고 있었다. 어소시에이트 열아홉 명 가운데 열 명이 여자였다, 브
라질에서도 미국처럼 여자들이 이 직업으로 진출하는 속도가 빨
라지고 있다는 증거였다. 에바는 리우에 있는 가톨릭 대학에서
법학을 전공했다. 그녀의 견해로는 좨 괜찮은 학교에 속하는 곳
이었다. 그리고 에바의 아버지는 지금도 그 곳에서 철학을 가르
치고 있고.
에바가 리우에서 법을 공부하고 나자, 아버지는 조지타운으로
가서 법을 더 공부하라고 했다 조지타운은 아버지의 모교였다.
인상적인 이력서, 눈에 띄는 외모, 유창한 영어와 더불어 아버지
의 영향력 덕분에 에바는 최고의 법률회사에서 최고의 자리를 쉽
고 간단하게 얻을 수 있었다.
그녀는 창가에서 발을 멈추고, 속으로 긴장하지 말자고 되뇌었
다. 시간이 갑자기 중요한 요소로 등장하고 있었다. 이후에 해야
할 일련의 행동에는 흔들림 없는 차분한 태도가 필요했다. 그 행
동들 뒤에 그녀는 사라질 터였다. 30분 뒤에 약속이 있었지만.
그건 미를 수밖에 없었다.
파일은 조그만 내화성 서랍에 들어가 있었고, 서랍은 잠겨 있
었다. 그녀는 파일을 꺼내 지침이 적힌 종이를 다시 읽었다. 그녀꼭 다닐루가 수도 없이 짚어본 지침들이었다.
다닐루는 그들이 자기를 찾아내리란 걸 알고 있었다. 그러나
에바는 그 가능성을 무시하는 쪽을 택하여 살아왔던 터였다.
그의 안전이 걱정되면서 마음의 갈피가 잡히지 않았다. 순간
전화벨이 울리는 바람에 에바는 깜짝 놀랐다. 그러나 다닐루는
아니었다.
의뢰인 한 분이 기다리고 계시는데요. 에바의 비서였다. 의뢰
인은 예정 시간보다 일찍 왔다. 그 분한테 사과를 하고. 정중하게
다시 약속을 잡자고 해요. 그리고 다시는 방해하지 말아요. 에바
는 그렇게 대꾸했다.
돈은 현재 두 곳에 있었다. 파나마의 한 은행, 그리고 버뮤다
의 해외 지料的理) 신탁. 그녀는 첫 번째 팩스를 보냈다. 파나마
의 돈을 안티과의 한 은행으로 즉시 전신 송금하라는 내용이었
다. 두 번째 팩스는 다시 그것을 그랜드 케이먼에 있는 은행 세
군데로 분산시키라는 내용이었다. 세 번째 팩스는 버뮤다의 돈을
빼내 바하마 제도에 갖다놓으라는 내용이었다.
리우는 2시가 되어가고 있었다 유럽 은행들이 문을 닫고 있을
시각이었다. 그 쪽 세상이 잠을 깰 때까지 몇 시간 동안은 돈을
카리브해 주위로 돌릴 수밖에 없었다.
다닐루가 준 지침은 분명하지만 포괄적인 것이었다. 세목들은
그녀의 재량껏 하면 되었다. 전신 송금도 어느 은행에 얼마나 많
은 돈을 넣을지, 에바가 판단해 결정했다. 돈을 감추어놓을 가짜
법인 명단은 이미 작성되어 있었다. 다닐루는 한 번도 보지 못한
것이었다. 그녀는 돈을 나누고, 분산시키고, 돌리고, 다시 돌렸
다, 여러 번 연습해본 일이었다, 그러나 세부적인 데까지 들어가
본 적은 없었다.이제 다닐루는 돈이 어디에 가 있는지 알 수 없었다. 오직 에
바만 알 뿐이었다. 에바는 극단쪄인 상황에 처하게 된 이 순간,
무제한의 재량진을 행사하여 자신이 보기에 적당하다고 생각되
는 곳으로 돈을 옮겨놓았다. 그녀의 전공 분야는 무역법이었다.
그래서 의뢰인들은 대부분 미국과 캐나다에 수출선을 뚫고자 하
는 브라질의 사업가들이었다. 그녀는 외국 시장, 통화, 금응을 잘
이해하고 있었다. 그리고 세계 각지에 돈을 감추어두는 방뎁들
가운데 그녀가 몰랐던 것은 다닐루가 가르쳐주었다.
그녀는 연신 손목시계를 흘끔거렸다. 폰타포랑에서 전화가 온
뒤로 1시간이 넘게 흐르고 잇었다.
또 다른 팩스가 기계의 롤러를 타고 들어갈 때 다시 전화벨이
울렸다. 이번에는 틀림없이 다닐루일 거야. 마침내, 아마 무슨 황
당한 일이 있었다는 이야기를 하겠지. 난 괜히 헛수고만 한 결
거야. 그저 예행 연습이었을지도 몰라. 압박을 받는 상황에서 내
능력을 시험해본 것일지도 모르지. 그러나 다닐루는 게임을 즐기
는 사람이 아니었다.
전화는 회사의 파트너가 건 것이었다. 에바가 회의에 늦는 것
때문에 몹시 화를 내고 있었다. 그녀는 간단할 말로 사과를 하고,
다시 팩스기계로 돌아갔다.
시간이 흐를수록 압박감도 심해졌다. 여전히 다닐루에게서는
아무런 소식이 없었다. 계속 전화를 해도 받지 않았다. 정말로 발
각당한 거라면, 그들은 오래 기다리지 않고 그의 입을 열려고 할
터였다. 그것이 그가 가장 두려워하는 것이었다. 그래서 그녀는
달아날 수밖에 없었다.
1시計 30분. 현실은 에바의 어깨를 무겁게 짓누르고 있었다,
다닐루는 실종된 것이다. 만일 스스로 사라진 거라면 그녀에지먼저 말하지 않을 리가 없었다. 그는 늘 그의 뒤를 쫓는 그림자
들을 두려워하여, 자신의 움직임을 세밀하게 계획하곤 했었다.
이제 그들 앞엔 최악의 악몽이 펼쳐지고 있었다. 그것도 아주 빠
른 속도로.
에바는 자신의 사무실 건물 로비에 있는 공중전화에서 전화를
두 통 걸었다. 첫 전화는 그녀의 아파트 관리인에게 한 것이었다-
리우의 남쪽 지대인 레블롱-부자들이 살고 미녀들이 노는 곳
이었다-에 있는 그녀의 아파트에 누가 다녀간 일이 있는지 확
인하기 위해서였다. 대답은 "없다."였다. 그러면서 관리인은 유
심히 살펴보겠노라고 했다. 두 번째 전화는 미시시피 주 빌록시
의 F-I사무실에 한 것이었다. 긴급 상황이에요. 그녀는 악센트
없는 미국식 영어로 최선을 다해 차분하게 설명을 했다. 그니는
기다렸다. 이 순간부터 뒤로 돌아가는 것은 불가능하다는 것을
잘 알았기 때문에,
누가 다닐루를 데려갔다. 그의 과거가 마침내 그를 붙잡은 것
이다.
"머보세요." -
마치 한 블록 떨어진 곳에서 이야기하듯 또렷하게 들렸다,
"조슈어 커터 요원이세요?
"과렇습니다만,"
그녀는 잠간 입을 다물었다가 말했다.
"패트릭 래니건 사건의 수사 책임자신가요?
그렇다는 것을 에바는 잘 알고 있었다.
커터는 잠시 입을 다물었다.
"그렇습니다만, 누구시죠?
그들은 리우까지 전화 추적을 할 터였다. 그리고 그렇게 하는네 3분 정도 걸릴 터였다. 그러나 그들의 추적은 인구 1,000만의
도시 앞에서 막혀버릴 터였다. 그런데도 그녀는 초조하게 주위를
살폈다.
"여기는 브라질이에요."
그녀는 대본대로 이어나갔다,
"그들이 괘트릭을 잡아갔어요."
"누가요?
"이름을 알려드릴게요."
"어서 말해보십시오."
커터의 목소리에 갑자기 날이 섰다.
'객 스테파노. 그 사람 아세요?
커터는 입을 다물었다. 머릿속에서 그 이름을 찾아 헤매는 중
이었다
"아니요. 그 사람이 누굽니까?
"워싱턴의 사립'탐정이에요. 지난 4년 동안 패트릭을 찾아다녔
어요."
"그럼 그가 패트릭 래니건을 찾아냈다는 겁니까?
'거-. 그의 부하들이 찾아냈어요."
"어디서요?
"여기요. 브라질에서."
"언제요?
"오늘이오. 그들이 패트릭을 죽일지도 몰라요."
커터는 그 말을 잠시 생각해보더니 물었다,
"또 해줄 말이 있습니까?
그녀는 그에게 스테파노의 워싱턴 전화번호를 알려주고 전화
를 끊었다. 그리고는 곧바로 허둥대며 건물을 빠져나왔다.가이는 대니 보이의 집에서 가져온 여러 가지 서류를 조심스
럽게 뒤적였다. 그리고 흔적이 전혀 보이지 않는 것에 감탄했다.
지역 은행의 월보(~J~~)를 보니, 3,000달러의 잔액이 기록되어 있
었다. 그들이 염두에 두었던 금액이라고는 할 수 없었다. 유일한
예금은 1,800달러였고, 그 달에 찾아 쓴 돈은 I,ooo달러도 되지
않았다. 대니 보이는 매우 검소하게 살고 있었다. 전기와 전화 요
금은 아직 내지 않았지만. 그렇다고 기한이 지난 것도 아니었다.
다른 여남은 가지 소소한 청구서는 이미 지불이 끝나 있었다.
가이의 부하들 가운데 하나가 대니 보이의 전화요금 청구서에
나온 전화번호를 모두 확인하였으나, 흥미로운 것은 하나도 나타
나지 않았다, 또 한 부하는 대니 보이의 작은 컴퓨터의 하드 드
라이브를 샅샅이 뒤져보았지만, 그가 대단한 해커가 아니라는 것
을 알아냈을 뿐이다. 브라질의 오지를 모험한 일을 적은 긴 일기
가 있었다. 그러나 마지막 날짜는 거의 1년이 지난 것이었다.
서류가 드물다는 것 자체가 매우 의심스러운 일이었다, 게다가
은행 월보가 딱 하나뿐이라니. 집에 딱 지난달치 윌보만 보관하
고 사는 사람이 지구상에 어디 있겠는가? 지지난달 것은 어떻게
되었을까? 대니 보이는 어딘가에 다른 보관 장소를 가지고 있었
탈. 집 아닌 어딘가에. 모든 것이 그가 도피중인 사람이라는 젓을
보여주고 있었다.
어스름녘, 그들은 아직 의식을 회복하지 못한 대니 보이를 꼭
끼는 면 팬티만 남기고 발가벗겼다. 더러운 운동화와 땀이 밴 양
말도 벗겼다. 그렇게 해서 드러난 발은 너무 하얘서 빛이 날 정
도였다. 그의 거무스름한 새 피부는 가짜였다. 그들은 그의 몸뚱
어리를 침대 옆에 있는 2.5센티미터 두께의 합판 위에 올려놓았나. 나무판에는 구멍들이 뚫려 있었다. 그들은 그 구멍들을 이용
하여 나일론 밧줄로 그의 발목, 무릎, 허리, 가슴, 손목을 꽉 묶
었다. 그리고 이마에는 폭이 넓은 검은 플라스틱 띠를 꽉 동여맸
다. 그의 얼굴 바로 위에는 정맥 주사약이 든 비닐봉지가 매달려
있었다. 튜브는 그의 왼쪽 손목 위의 정맥으로 연결되어 있었다.
또 하나의 바늘이 그의 몸에 꽃혔다. 왼쪽 팔뚝에 꽃힌 그 주
사는 그를 깨우기 위한 것이었다, 그의 고통스러운 숨이 점점 가
빠졌다. 이윽고 그는 눈을 떴는데, 그 눈은 충혈되어 있었고 초점
이 없었다. 그 눈은 약이 든 주머니를 한참 살폈다. 브라질인 의
사가 다가오더니, 한마디 말도 없이 대니 보이의 왼쪽 팔에 바늘
을 꽃았다. 그것은 티모펜탈이었다, 이따금씩 사람의 입을 여는
데 사용되는 조잡한 마취제였다. 이른바 진실의 액체, 그것은 붙
잡힌 포로가 고백하고 싶어하는 것이 있을 때는 효과가 좋았다
그러나 모든 것을 털어놓게 만드는 완벽한 약은 아직-개발되지
않았다
10분이 지났다. 그는 머리를 움직이려 했으나 소을이 없었다.
양쪽에 발만 몇 개 럴였다, 방은 어두웠다. 뒤쪽 구석 어딘가에
작은 불빛이 하나 있을 뿐이었다.
문이 열렸다가 닫혔다. 가이가 혼자 들어왔다, 그는 곧장 대니
보이에게로 걸어카. 합판 가장자리에 손을 올려놓았다.
"안녕하시오, 패트릭."
패트릭은 눈을 감았다. 이제 다닐루 실바는 끝이었다, 영원히
사라졌다. 믿을 만한 옛 친구가 사라져버린 것과 다름없었다. 다
닐루와 더불어 루아 티라덴테스의 소박한 생활도 사라졌다. "안
녕하시오, 패트릭."이라는 유쾌한 말과 더불어 그의 귀중한 익명
성은
겨나간 것이다그는 4년 동안 그들에게 잡히면 어떤 기분일까를 자주 궁금해
했다. 안도감이 들까? 또는 정의가 이루어졌다는 느낌? 책임을
지러 고향으로 돌아간다는 생각을 하며 흥분을 느낄까?
절대 그렇지 않았다! 지금 패트릭은 공포에 사로잡혀 있었다.
거의 벌거벗겨져 동물처럼 묶여 있는 패트릭은, 자신이 다음 몇
시간 동안 견딜 수 없는 공포를 맛보게 될 것임을 알았다.
"내 말 들리나, 패트릭?
가이가 물으며 패트릭을 살폈다. 패트릭은 웃음을 지었다. 웃
고 싶어서 웃은 게 아니라, 그 자신도 통제하지 못하는 충동 때
문이었다.
약발이 먹히는군 가이는 생각했다. 티오펜탈은 효과가 빠른
최면제로, 사용할 때 분량에 아주 주의를 해야 했다. 심문을 가장
잘 받아들일 수 있는 의식의 수준을 찾아내는 일은 극히 어려웠
다. 양이 너무 적을 때는 저항이 완전히 무너지지 않는다. 거꾸로
약간만 많아도, 그냥 의식을 잃어버린다.
문이 열렸다 닫혔다. 또 다른 미국인이 패트릭의 이야기를 듣
기 위해 들어왔다. 그러나 패트릭은 그의 모습을 볼 수 없었다.
"넌 사흘 동안 잤어, 패트릭."
가이가 말했다. 사실은 다섯 시간 정도였으나, 패트릭이야 알
도리가 없을 터였다.
"배가 고프거나 목이 마른가?
"목이 마르군."
가이는 조그만 생수 병의 마개를 열고, 그것을 패트릭의 입에
조심스럽게 기울였다
"고맙군."
그러면서 패트릭은 웃음을 지었다."배가 고픈가?
가이가 다시 물었다.
"아니, 그런데 원하는 게 뭐지?
가이는 천천히 생수 병을 탁자에 내려놓고, 패트릭의 얼굴 쪽
으로 몸을 바짝 기울였다.
"우선 한 가지 분명히 해두고 가지, 패트릭. 네가 자는 동안,
우리는 네 지문을 채취했어. 따라서 우리는 네가 누군지 정확히
알고 있지, 그러니 처음에 무조건 부인하는 단계는 생략해줬으면
좋겠어,"
"내가 누군가?
패트릭이 물으며 다시 웃음을 지었다.
"패트릭 래니건."
"어디 출신이지?
"미시시피 주 빌록시, 출생지는 뉴올리언스. 틀레인 법대 졸얻
부인, 여섯 살난딸하나. 현재4년 넘게 실종상태"
"맞군. 바로 나로군."
"자, 패트릭, 너는 네 매장식을 지켜보았나린
"그게 죄인가?
"아니. 그냥 그런 소문이 있어서."
"그래, 봤지, 감동적이더군. 나한테 친구가 그렇게 많은 줄은
몰랐는데."
"좋은 일이군. 매장식 뒤에는 어디에 숨어 있었나?
"여기저기."
왼쪽에서 그림자가 하나 나타나더니, 손이 쑥 나와 약이 든 비
닐봉지 아래쪽의 밸브를 조정했다.
"저게 뭐지?패트릭이 물었다.
"칵테일이지."
가이는 대답하며 다른 남자에게 고개를 끄덕였다. 다른 남자는
구석으로 물러났다.
"돈은 어디 있나, 패트릭?
가이가 웃음을 지으며 물었다
"무슨 돈 말인가?
'거-가 가져간 돈."
"아, 그 돈."
패트릭은 깊은 숨을 쉬었다. 눈까풀이 내려오더니 갑자기 몸의
긴장이 풀렸다. 몇 초가 지나자 그의 가슴이 천천히 오르내리기
시작했다.
"패트릭."
가이가 가볍게 그의 팔을 흔들어보았다. 반응이 없었다. 깊은
잠에 빠져 숨을 쉬는 소리뿐이었다.
그들은 즉시 약의 양을 줄이고 기다렸다.
잭 스테파노에 대한 FBI파일은 얇았다. 전직 시카고 형사, 범
죄학 학위 둘, 전직 고액 현상금 사냥꾼, 전문 저격수, 독학으로
수색 및 첩보 분야에서 달인치 경지에 이름, 현재 워싱턴에서 실
종된 사람들을 찾아주고 감시 업무를 수행해주며 큰 돈을 청구하
는 수상한 회사의 소유자.
패트릭 래니건에 대한 FBI파일은 상자 여덟 개를 가득 채우
고 있었다. 두 파일이 서로 연결된다는 것은 말이 되는 이야기였
다, 패트릭을 찾아서 데려오기를 원하는 사람들은 넘쳐났다, 그
김고 그 일을 위해 스테파노의 조직이 고용된 것이다.스테파노의 회사인 에드먼드 어소시에이츠는 백악관에서 여섯
블록 떨어진 K가-의 특색 없는 건물의 맨 꼭태기층을 차지하
고 있었다. 요원 둘이 로비의 엘리베이터 옆에서 대기하고, 둘이
스테파노의 사무실로 쳐들어갔다. 그들은 스테파노 씨는 바쁘신
대요, 하면서 길을 막아서는 몸집 큰 띠서와 싸움을 하다시피 하
고 안으로 들어갔다. 스테파노는 책상에 혼자 앉아 전화로 즐겁
게 이야기를 하고 있었다 그러나 두 요원이 난입하며 배지를 보
여주자 얼굴에서 웃음이 사라졌다.
"대체 이게 뭐요?
스테파노가 다그쳤다. 그의 책상 뒤쪽 벽에는 아주 자세한 세
계지도가 붙어 있었다. 녹색의 대륙들에 작은 빨간색 불들이 깜
빡이고 있었다. 저 가운데 어느 것이 패트릭일까?
"패트릭 래니건을 찾아내라고 당신을 고용한 게 누구요?
첫 번째 요원이 물었다.
"그건 비밀이오."
스테파노가 별 꼴같지 않은 질문을 다 들어본다는 투로 대꾸
했다. 그 자신이 오랜 세윌 경찰에 몸담아왔기 때문에, 이 정도로
는 기가 죽지 않았다.
"오늘 오후에 브라질에서 전화가 왔소."
두 번째 요원이 말했다.
나도 마찬가지야. 스테파노는 속으로 중얼거렸다. 사실 그는
그 말에 찔끔했으나, 당황하지 않는 모습을 보여주려고 최선을
다하고 있었다, 그러나 입이 2, 3센티미터 벌어지고 말았고, 어깨
도 밑으로 늘어져 있었다, 그는 어떻게 하다 두 요원이 그의 시
무실까지 오게 되었는지를 파악하려고 미친 듯이 머리를 굴리고
있었다. 그는 가이하고만 이야기를 했다, 다른 누구하고도 이야기를 한 적이 없었다. 가이는 절대적으로 신임할 수 있는 사람이
었다. 그는 누구한테도 그 이야기를 안 할 터였다. 더구나 FBI에
게는. 절대로 가이가 그들에게 전화했을 리 없었다.
가이는 파라과이 동부의 산악지대에서 휴대전화를 사용했다.
그 전화를 도청했다는 것도 있을 수 없는 일이었다.
"내 말 듣고 있소?
똑똑하게도 두 번째 요원이 찔러왔다,
"듣고 있소."
그러나 스테파노는 제정신이 아니었다.
"패트릭은 어디 있소?
첫 번째 요원이 물었다.
"브라질에 있겠지."
"브라질 어디?
스테파노는 간신히 어깨를 으쓱했으나, 왠지 뺏뺏해 보였다.
"나도 모르겠소. 브라질은 큰 나라 아니오."
첫 번째 요원이 말했다.
"우리한테는 그에 대한 미해결 영장이 있소. 그는 우리 거요."
스테파노는 다시 어깨를 으쓱했다. 이번에는 아까보다 조금 자
연스러웠다. 마치 "대단하셔." 하고 말하는 것 같았다,
두 번째 요원이 말했다.
"우린 그를 원하오. 지금 당장,"
"내가 도와줄 수 있는 일이 아니오."
"거짓말?
첫 번째 요원이 으르렁거렸다. 그 말과 함께 두 요원 모두 스
테파노의 책상 앞으로 다가서며 밑에 있는 스테파노를 노려보았
다. 두 번째 요원이 말했다."지금 아래층, 바깥, 건물 모퉁이, 폴스처치에 있는 당신 집 앞
에 요원들을 대기시켜 두고 있소. 우린 이제부터 래니건을 잡온
때까지 당신의 일거수 일투족을 감시할 거요."
"좋소. 그럼 이제 가시오."
"그리고 그 사람 다치게 하지 마, 알았소? 만일 그 친구한테
무슨 일이 생기면, 당신부터 때려잡을 테니까."
그들은 발을 맞추어 나갔고, 스테파노는 문을 잠갔다. 그의 사
무실에는 창문이 없었다. 그는 세계지도 앞에 섰다. 브라질에는
불빛이 세 개 있었는데, 그것은 아무런 좌미도 없었다. 그는 천천
히 고개를 저었다. 완전히 당황한 상태였다.
그는 패트릭을 추적하느라고 엄청난 시간과 돈을 썼다.
어떤 사람들은 그의 회사가 돈을 갖고 어둠 속으로 사라지는
데 가장 유능하다고 말하기도 했다. 그는 전에는 한 번도 들킨
적이 밈었다, 그가 누구 뒤를 밟는지 아무도 알아낸 적이 없었다.LZ-들,=은 그를 깨우기 위해 주사
를 한 방 놓고, 신경을 민감하게 하기 위해 또 한방을 놓았다.
그 때 큰 소리가 나며 문이 엮리더니, 방이 갑자기 환해졌다.
많은 사람들의 목소리가 방을 채웠다. 모두 바쁜 사람들, 모두 목
적을 하나씩 가지고 있는 듯한 사람들. 그들은 모두 쿵쾅거리며
다니는 것 같았다. 가이가 명령을 내렸다. 그러자 누군가가 포르
투갈어로 투덜거렸다.
패트릭은 눈을 떴다 감았다 하다가 완전히 떴다. 약발이 먹히
고 있었다. 그들은 그를 굽어보았다. 사방에서 바쁘게 손이 움직
였다. 속옷이 잘려나갔다. 정교한 솜씨는 아니었다. 그의 알몸이
완전히 드러났다. 전기 면도기가 윙윙거리더니 가슴, 사타구니,
허벅지, 종아리 등의 살갗을 예리하게 건드렸다. 패트릭은 입술
을 깨물며 얼굴을 찌푸렸다. 아직 통증은 시작되지 않았지만 심장이 먼저 시끄럽게 울려대고 있었다.
가이가 그를 굽어보았다. 두 손은 가만히 있었지만, 눈은 모든
것을 관찰하고 있었다.
패트릭은 말을 하려고 애쓰지 않았다. 그냥 얌전하게 있으려고
만 했다. 더 많은 손들이 위에서부터 나타나더니 두꺼운 은색 테
이프를 그의 입에 붙였다. 차가운 전극봉이 악어 입 클립을 이용
해 털을 깎은 자리에 붙여졌다. 큰 목소리가 '전류'에 대해서 윌
묻는 소리가 들렸다. 이어 테이프가 전극봉들 위에 붙었다. 그는
전극봉이 붙은 곳이 여덟 군데일 거라고 생각했다, 어쩌면 아홉
군데일 수도 있었다. 신경이 곤두섰다. 눈을 감아도 그의 몸 위에
서 손들이 움직이는 것이 느껴졌다. 테이프는 살갗에 단단하게
붙어 있었다.
두세 사람이 구석에서 바쁘게 움직이며 패트릭에게는 보이지
않는 장치를 만지고 있었다. 그의 몸에는 크리스마스의 반짝이
전구처럼 전선들이 매달려 있었다.
저걸로 날 죽이려는 건 아닐 거야. 그는 계속 혼자말을 하고
있었다. 어쩌면 다음 몇 시간 동안 차라리 죽는 게 낫다는 생각
을 할 수도 있겠지민 그는 지난 4년 동안 바로 이런 상황에 대
한 악몽을 수도 없이 꾸어왔다. 그는 이런 일이 절대 일어나지
않기를 기도했으나, 언젠가는 일어날 것임을 알고 있었다. 그는
그들이 그의 등 뒤 어딘가에서, 그늘진 곳 어딘가에서 흔적을 찾
고, 뇌물을 주고, 돌들을 하나하나 들추어보고 있다는 것을 알고
있었다.
패트릭은 늘 이렇게 될 거라는 걸 알고 있었다. 에바는 너무
순진했다.
그는 눈을 감았다, 천천히 숨을 쉬며, 그의 머리 위로 쏜살같이 지나가는 생각들을 정리하고, 앞에 닥친 일에 몸을 대비시키
려 했다. 약 때문에 박동이 빨랐고, 살갗은 간지러웠다.
나는 돈이 어디 있는지 몰라. 나는 돈이 어디 있는지 몰라.
그는 주문을 외우듯 그 말을 큰 소리로 내뱉었다. 그의 입에
테이프가 붙어 있는 것이 다행이었다.
나는 돈이 어디 있는지 몰라.
그는 매일 오후 4시에서 6시 사이에 반드시 에바에게 전화를
했다. 매일. 일주일이면 일곱 번. 미리 그러기로 하지 않는 한 예
외는 없었다. 그는 가슴이 두근거리는 가운데도 그녀가 지금쯤은
돈을 옳겨놓았으리라는 것을, 돈이 세계의 스무 군데 남짓한 장
소에 안전하게 감추어져 있을 것임을 알고 있었다 그리고 그는
실제로 그 곳이 어디인지 몰랐다.
하지만 이들이 그 말을 믿어줄까?
문이 다시 열렸다. 두세 사람이 방을 떠났다. 그의 합판 간이
침대 주위의 움직임이 느려지고 있었다. 이어 고요해졌다. 그는
눈을 떴다. 정맥 주사를 떨구던 비닐봉지가 보이지 않았다.
가이가 그를 내려다보고 있었다. 그는 은색 테이프 한쪽 구석
을 살며시 잡더니, 패트릭이 말을 하고 싶으면 말을 할 수 있토
록 그것을 떼어냈다.
"고맙군."
패트릭이 말했다.
왼쪽에서 브라질인 의사가 다시 나타나더니 패트릭의 팔에 바
늘을 꽃았다. 주사기는 길었고, 그 안에는 색깔이 있는 물만 가득
한 것처럼 보였다. 그러나 그것이 무엇인지 패트릭이 무슨 수로
안단 말인가?
"돈은 어디 있지, 패트릭가이가 물었다.
"난 돈을 가지고 있지 않아."
패트릭이 대답했다 머리가 합판에 짓눌리고 있었기 때문에 아
팠다. 이마를 가로질러 꽉 조이고 있는 플라스틱 띠는 뜨거웠다.
그는 몇 시간째 꼼짝도 못하고 있었다.
"말하게 될 거야. 패트릭. 그건 내가 약속하지. 지금 말할 수도
있고, 아니면 지금으로부터 열 시간쯤 뒤에 반쯤 죽어서 말할 수
도 있머. 너한테 편한 쪽을 택해."
"난 죽고 싶지 않아,"
패트릭의 눈에는 두려움이 가득했다. 이들이 날 죽이지는 않을
거야. 패트릭은 속으로 거듭 생각했다.
가이는 패트릭 옆에서 작고 단순한 장치를 들어올려, 그의 얼
굴 가까이에 대고 보여주었다. 그것은 크롬 레버가 설치된 조그
만 정사각형 블록이었다, 크롬 레버의 끝에는 검은 고무가 달려
있었고, 블록의 한쪽 끝에서 전선 두 개파 빠져나와 있었다
"이걸 봐."
가이는 마치 패트릭에게 선택의 여지가 있는 깃처럼 말하고는
덧붙였다,
'거-버가 위로 올라가 있을 때는 회로가 끊어져 있지."
가이는 엄지와 검지손가락으로 고무를 살짝 잡더니, 아래고 천
천히 내렸다.
"하지만 레버를 아래로 움직여 여기 이 조그만 접점에 이르떤,
회로는 닫히고, 네 피부에 붙은 전극봉까지 연결된 전선을 통해
전류가 흐르게 되지."
그는 접점에서 불과 몇 센티미터를 남겨두고 레버를 멈추었다.
패트릭은 숨을 죽였다. 방은 고요했다."쇼크가 전달되면 어떻게 되는지 보고 싶나?
가이가 물었다.
"아니 "
"그럼 돈은 어디 있나?
"몰라. 맹세코."
가이는 패트릭의 얼굴 30센티미터 앞에서 레버를 접점까지 밀
었다. 쇼크는 즉각적이고 무시무시했다. 뜨거운 전류가 그의 살
을 헤집고 들어왔다. 패트릭은 몸을 퉁겼다. 나일론 밧줄이 팽팽
해졌다. 그는 눈을 질관 감고 이를 악물었다. 비명을 지르지 않겠
다고 굳게 결심했기 때문이다. 그러나 1초도 지나지 않아 포기하
고, 찢어질 듯한 비명을 질렀다. 그 소리는 오두막 전체旦 퍼져나
갔다.
가이는 레버를 위로 올렸다. 그리고는 패트릭이 숨을 고르고
눈을 뜨도록 잠시 기다렸다가 이윽고 말했다,
"이게 1단계야. 가장 낮은 전류지. 다섯 단계가 있는데, 필요
하면 다 사용할 생각이야. 5단계를 8초 동안 지속하면 넌 죽어.
하지만 난 최후의 수단으로 기꺼이 그렇게까지 할 용의가 있어.
듣고 있나, 패트릭?
패트져의 살은 여전히 가슴에서 발목까지 활활 타오르는 것
같았다. 심장은 미친 듯이 펌프질을 해댔으며, 그는 가쁘게 숨을
내쉬고 있었다.
"듣고 있나?
가이가 다시 물었다.
"그래 "
'거-상황은 사실 아주 간단해. 돈이 어디 있는지만 말해. 그럼
넌 살아서 이 방을 나갈 수 있어. 너를 폰타포랑까지 데려다줄거야. 거기서 네 멋대로 살아도 좋아. 우린 FBI한테 알리는 데는
관심이 없거든."
가이는 극적 효과를 위해 말을 잠간 끊고 레버를 만지작거렸
다.
"하지만 네가 돈이 어디 있는지 말하지 않으면, 넌 살아서 이
방을 나갈 수 없어. 알겠나, 패트릭?
-래 "
"좋아. 돈은 거디 있지?
"맹세하지만, 난 몰라."
가이는 아무 말 없이 레버를 아래로 획 젖혔다. 전류가 끓는그酸)처럼 패트릭의 몸을 덮쳤다.
"모른다니까?
패트릭은 고통 때문에 비명을 질렀다.
"맹세코 몰라."
가이는 레버를 위로 올리고, 잠시 패트릭이 회복되기를 기다렸
다.
"돈은 어디 있지?
그는 차분하게 물었다.
"맹세코 몰라."
또 한 번의 비명이 오두막을 채우고, 열린 창을 통해 빠져나가,
산들 사이의 골짜기로 들어갔다. 비명은 그 곳에서 가볍게 메아
리를 친 뒤, 정글 속으로 종적을 감추었다.
쿠리티바의 아파트는 공항에서 가까웠다. 에바는 택시 운전사
에게 길에서 기다리라고 했다. 그녀는 큰 가방은 트렁크에 놓아
두었지만, 두꺼운 서류가방은 들고 갔다.그녀는 엘리베이터를 타고 9층까지 올라갔다. 복도는 어둡고
조용했다. 오후 11시가 다 된 시각이었다. 그녀는 천천히 움직이
며 눈으로 사방을 살폈다. 그리고는 아파트의 문을 열고, 이어 다
른 열쇠로 얼른 보안 시스템의 무장을 해제했다.
다닐루는 아파트에 없었다. 놀라지는 않았지만 실망스럽기는
매한가지였다. 자동응답기에 남아 있는 메시지도 없었다. 그의
흔적은 전혀 없었다. 그녀의 불안은 한층 더 높아졌다.
오래 머무를 수는 없었다. 다닐루를 붙잡은 사람들이 이리로
오고 있을지도 모르기 때문이다. 에바는 무엇을 해야 하는지 정
확히 알고 있었지만, 마치 강요에 따라 하는 사람처럼 동작이 굼
뜨기만 했다. 아파트에는 방이 세 개밖에 없었다, 그녀는 얼른 방
들을 뒤졌다.
그녀가 찾는 서류들은 서재의 잠긴 파일 캐비닛에 들어 있었
다. 그녀는 묵직한 서랍을 세 개 열고, 그가 근처의 옷장에 보관
하는 멋진 가죽 옷가방에 서류들을 차곡차곡 집어넣었다. 서류
더미에는 재정 기록이 포함되어 있었는데, 엄청난 액수에 비하면
많은 양이라고는 할 수 없었다, 다닐루는 가능한 한 서류를 적게
남겼으니까. 그는 집에 있는 기록들을 감추기 위해 한 달에 한
번 이 곳에 들렀으며, 적어도 한 달에 한번은 낡은 서류들을 파
기했다.
이제 얼마 동안 다닐루는 그의 서류들이 어디에 있을지 알 수
없을 터였다.
에바는 보안 장치를 다시 작동시키고, 서둘러 빠져나왔다. 비
좁은 건물 안의 누구도 그녀를 주목하지 않았다. 그녀는 시내의
조그만 호텔에 방을 하나 잡았다. 현대미술박물관 근처였다. 아
시아계 은행들은 문을 열었으며, 취리히는 4시가 다 되고 있었다. 그녀는 방에서 소형 팩스기를 꺼내 전화선을 연결시켰다. 조
그만 침대는 곧 지시서와 전신 송금 허가서로 뒤덮이게 되었다.
피곤했으나, 잔다는 것은 있을 수 없는 일이었다. 다닐루는 그
들이 그녀도 찾아나설 거라고 했다, 집에는 갈 수 없었다. 그녀의
생각은 돈이 아니라 그에게 가 있었다. 그가 살아 있을까? 살아
있다면 얼마나 큰 고통을 겪고 있을까? 그들에게 얼마나 털어놓
았을까? 어떤 고생을 한 뒤에?
그녀는 눈을 닦아내고 서류들을 정리하기 시작했다. 울 시간은
없었다.
고문을 할 경우, 드문드문 손을 봐주면 사흘 뒤에 최고의 결과
가 나온다. 좀더 고집스러운 의지를 가진 사람들은 천천히 무너
진다. 고문을 당하는 사람은 꿈에서도 고통을 느끼게 되는데, 그
가 다음의 괴로움을 기다리는 동안 그 고통은 실제보다 더 크게
느껴진다, 사흘이면 보통 사람들은 부서져 산산조각이 나버린다.
그러나 가이에게는 사홀의 여유가 없었다. 그의 포로는 전쟁에
서 잡은 자가 아니라, FBI가 찾고 있는 미합중국 시민이었다.
자정쯤 되자 그들은 패트릭이 잠시 홀로 고통을 겪으며 다음
에 겪을 일을 생각하도록 놔두었다. 그의 몸은 땀으로 흠뻑 젖어
있었다. 피부는 전압과 더위 때문에 시뻘갰다. 가슴의 테이프 밑
에서는 피가 똑똑 떨어졌다. 전극봉이 너무 꽉 붙어 있어 살을
태웠기 때문이다, 그는 숨을 헐떡거리면서, 혀로 마르고 주름잡
힌 입술을 할았다. 나일론 밧줄 때문에 팔목과 발목이 쓸려 생살
이 드러나 있었다.
그 때 가이가 혼자 돌아왔다. 그는 합판 옆의 등받이 없는 의
자에 앉았다. 잠시 방은 고요했다. 유일한 소리는 패트릭이 필은숨을 쉬며 자신을 통제하려고 애쓰는 소리뿐이었다. 그는 계속
눈을 질끈 감고 있었다,
"당신, 아주 고집스러운 놈이군 "
마침내 가이가 말했다,
아무런 대꾸가 없었다.
첫 두 시간 동안은 아무것도 나오지 않았다. 모든 질문은 돈에
대한 것이었다. 난 돈이 어디 있는지 몰라, 그는 그 말을 수도 없
이 반복했다. 그 돈이 있기는 했나? 아니, 그는 되풀이해 그렇게
대답했다. 그 돈은 어떻게 되었나? 몰라.
가이의 고문 경험은 극히 적었다. 그래서 전문가와 상의를 했
다. 실제로 고문을 즐기는 것처럼 보이는, 정말 속이 비틀린 괴물
같은 놈이었다. 가이는 조악한 설명서를 읽어보기는 했으나, 연
습할 시간을 내기가 힘들었다
이제 패트릭은 상황이 얼마나 무시무시해질 수 있는가를 알고
있었다. 따라서 그에게 말을 걸어주는 게 중요했다.
"네 장례식이 진행될 때는 어디 있었지?
가이가 물었다.
패트릭의 근육이 약간 이완되었다. 마침내 돈 아닌 문제에 대
한 질문이 나온 것이다. 그는 머뭇거리며, 속으로 생각을 해보았
다. 해로을 게 뭐가 있겠는가? 나는 잡힌 몸이다. 이제 내 이야기
를 해야 한다. 협조를 하면 혹시 전압을 낮추어줄지도 모르지.
"빌록시에 "
"숨어 있었나?
''물촌. "
"그리고 매장식을 지켜보았고?
"그래 ""어디서?
"나무 위에 올라가 있었지. 쌍안경을 가지고."
그는 여전히 눈을 감고 두 주먹을 꽉 쥐고 있었다.
"그 뒤에는 어디로 갔지?
"모빌 "
"그 곳이 네 은신처였나?
"은신처들 가운데 하나였지."
"거기 얼마나 있었어?
"왔다갔다하면서 두 달 정도."
"그렇게 오래? 모빌 어디에 있었는데?
"싸구려 모텔들에. 많이 움직였어. 멕시코 만을 따라 오르내렸
지. 데스틴. 파나마시티 비치, 다시 모빌."
"외모를 바꾸었더군."
"수염을 밀어버리고, 머리카락을 염색하고, 20킬로그램 정도
뺐지 "
"말도 공부했나긴
"포르투갈어를 공부했지."
"그러니까 이 곳으로 올 거란 생각을 했단 말이로군?
"이 곳이 어딘데?
"브라질이라고 해두지,"
"좋아. 그래, 난 이 곳이 숨기에 적당한 곳이라고 생각했어."
"모빌 다음에는 어디로 갔나?
"토론토."
"왜 토론토지?
"어디든 가야만 했으니까. 그런데 그 곳은 좋은 곳이거든."
"토론토에서 새 신분증을 만들었나?"그랬지."
"토론토에서 다닐루 실바가 된 거이?
-래 "
"다른 언어를 또 공부했나?
"그래 "
"몸무게도 더 빼고?
"15킬로그램 정도 더 랬지."
그는 눈을 감은 채로 통증을 무시하려고 노력을 했다. 무시하
지는 못해도 적어도 잠시는 견뎌보려고. 가슴의 전극봉은 연기를
피우며 피부 속으로 더 깊이 파고들고 있었다.
"거기서 얼마나 오래 있었나?
"석 달."
"그러니까 92년 7월쯤 떠났단 얘기군."
"그쯤일 거야."
"그 다음에는 어디로 갔나?
"포르투갈."
"왜 포르투갈이지?
"어디엔가는 가야 했으니까. 좋은 곳이지. 전에는 못 가 봤었
-
"거기 얼마나 있었나?
"두어 달쯤."
"그리고 나서 어디로 갔어?
"상파울루."
"왜 상파울루지?
"2,000만이 사는 곳이니까. 숨기에 아주 좋은 곳이야."
"거기에 얼마나 있었지?"1년."
"거기서 뭘 했는지 말해봐."
패트릭은 깊은 숨을 쉬었다. 이어 발목을 움직여보다가 얼굴을
찌푸렸다. 그는 긴장을 풀었다.
"나는 도시 속에 모습을 감추었어, 개인교사를 두고 포르투갈
어를 숙달시켰지. 몸무게도 조금 더 빼고. 작은 아파트들을 전전
했지."
"돈은 어떻게 했나?
침묵. 움젤하는 근육들. 그 망할놈의 크롬 레버는 어디 있을
까? 돈 이야기는 그만두고 쫓고 쫓기던 얘기나 계속하면 안 되
나?
"무슨 돈 말인가?
패트릭은 절망적으로 보일 만한 태도로 되물었는데, 좨 그럴
듯하게 들렸다.
"이거 왜 이래, 패트릭. 네가 네 법률회사촉 그 의뢰인에게서
훔친 9,000만 달러 말이야."
"말했잖아 사람을 잘못 봤다고."
가이는 갑자기 문에 대고 고함을 질렀다. 즉시 문이 열리며 나
머지 미국인들이 뛰어들어왔다. 브라질인 의사가 패트릭의 정맥
에 주사 두 대를 더 꽃더니 밖으로 나갔다. 두 남자가 구석의 기
계 위로 몸을 굽혔다, 녹음기가 켜졌다. 가이는 꼿꼿하게 서서 크
롬 레버를 들고 패트릭을 굽어보고 있밌다. 화가 나서 얼굴이 잔
뜩 찌푸려져 있었다. 말을 하지 않으면 죽여버리겠다는 결심이
더욱 확고해진 것 같았다.
"그 돈은 전신 송금으로 네 법률회사의 나소(바하마의 수도)
해외 계좌로 도착했어. 그 시간은 동부 표준시간으로 정확히 10시 15분이었어. 날짜는 1992년 3월 26일이었고. 네가 죽은 뒤 45
일 뒤였지. 패트릭, 너는 그 곳에 있었어. 적당한 체격에 햇볕에
그올린 모습으로, 마치 다른 사람인 양하며 나타났지 우린 은행
의 보안 카메라로 찍은 사진들을 갖고 있어 너는 완벽한 위조
신분증을 가지고 있었지. 그 돈은 도착한 직후에 전신으로 몰타
에 있는 은행으로 보내졌어. 네가 훔친 거야, 패트릭. 자, 돈은
어디 있지? 말해. 그래야 살 수 있어."
패트릭은 가이를 마지막으로 한 번 보았다. 레버도 마지막으로
흘끗 보았다, 이어 그는 눈을 질끈 감고, 마음의 준비를 하며 말
했다.
-정말이지 무슨 말을 하는지 모르겠군,"
"패트릭, 패트릭 -."
"제발 하지 말아?
그는 간청했다.
"제밸"
이건 3단계일 뿐이야, 패트릭. 이제 반쯤 온 거야."
가이는 레버를 아래로 밀었다. 그리고는 패트릭의 몸이 튀어오
르며 뻣뻣해지는 것을 지컥보았다.
패트릭은 아무런 망설임 없이 비명을 질렀다. 워낙 격렬하고
무시무시한 비명이라 현관에 있던 오스마르와 브라질인들은 잠
시 몸이 얼어붙었다.
어둠 속에서 나누던 대화마저 잠시 멈추었다. 그들 가운데 하
나는 소리 없이 기도를 하기까지 했다.
도로 아래쪽으로 100미터쯤 떨어진 흙길 옆에 총을 들고 앉아
있던 브라질인 하나가 저쪽에서 다가오는 차들을 지켜보고 있었
다. 올 사람은 없었다, 또 가장 가까운 마을도 몇 킬로미터는 떨그 역시 작은 소리로 기도를 드렸다.
어져 있었다.
다시 비명이 시작되자,이웃들로부터 네 번째인가 다
섯 번째 전화가 걸려왔을 때, 스테파노 부인은 마침내 폭발해버
렸다. 그 때문에 잭은 아내에게 사실을 털어놓을 수밖에 없었다.
그들의 집 바로 앞의 거리에 주차를 해두고 밖에서 어슬렁거리
는, 검은색 양복을 입은 세 사람은 FBI요원들이었다. 그는 아내
에게 왜 그들이 와 있는지를 설명했다. 패트릭 이야기도 거의 다
해주었다, 직업상의 불문율을 심각하게 훼손한 셈이었다. 스테파
노 부인은 전혀 질문을 하지 않았다.
그녀는 남편이 사무실에서 무슨 짓을 하든 상관하지 않았다.
그러나 이웃들의 생각에 대해서는 상당히 민감하게 반응하는 편
이었다, 이 곳은 다름아닌 폴스처치 아닌가. 그래, 사람들이 수군
거릴 거야.
그녀는 자정에 잠자리에 들었다. 잭은 서재의 소파에 쭈그리고:-니 있다가, 30분마다 일어나 블라인드 사이로 그들이 밖에서
믹 하고 있는지 내다보았다. 그러다 새려 3시쯤 잠이 들었는데.
하필이면 그 때 초인종이 울렸다
그는 운동복을 입은 채로 문으로 가 누구냐고 물었다. 네 명이
문간에 있었다. 그는 그 가운데 하나가 FBI의 부국장인 해밀턴
제인느라는 것을 즉시 알아보았다. FBI의 제2인자인 그 사람은
공교롭게도 네 될록 떨어진 곳에 살고 있었으며, 만난 적은 없지
만 그와 같은 골프 클럽 소속이었다.
그는 그들을 널찍한 서재로 맞아들였다. 뻣뻣하게 서로 소개를
했다. 스테파노 부인은 목욕 가운을 입은 채 과들이 앉아 있는
곳으로 터벅터벅 내려오다가, 검은색 양복을 입은 사내 넷이 방
을 꽉 채우고 있는 것을 보고는 황급히 도로 올라가버렸다.
제인스가 이아기를 도맡아 했다.
"우리는 이 래니건 발견 건 때문에 쉴새없이 일하고 있소. 우
리 정보에 따르면 그는 당신이 구금하고 있소. 인정하겠소. 부인
하겠소?
"부인하오."
스테파노가 얼음처럼 차갑게 대꾸했다.
"난 당신 체포 영장을 가져왔소."
그러자 얼음띠 약간 녹았다. 스테파노는 돌처림 굳은 얼굴을
하고 있는 다른 요원을 흘끗 보았다,
"무슨 혐의로?
"연방 정부의 수배자 은닉. 공무 방해. 말만 해보쇼, 다 포함시
켜줄 테니. 혐의가 뭐든 그게 무슨 상관이오. 난 당신의 유죄를
입증하는 데는 관심이 없소. 내가 원하는 것은 당신을 감옥에 처
넣는 거요. 그리고 나중에는 당신 회사 나머지 사람들도. 그리고나서는 당신 의뢰인들도 몽땅. 다 잡아 넣는 데 24시간쯤 걸리겠
지. 기소는 나중에 가서, 우리가 래니건을 손에 넣느냐 못 넣느냐
에 따라 할 수도 있고 안 할 수도 있소. 무슨 말인지 알아듣겠
소?
"그래, 알 것 같소."
"래니건은 어디 있소?
"브라질에."
"난 그 자를 원하오. 지금 당장."
스테파노는 두어 번 눈을 끔뻑였다, 상황이 파악되었다. 이런
조건에서라면 래니건을 넘겨주는 것도 나쁜 수는 아니었다. FBI
아이들은 래니건이 말을 하게 만드는 여러 가지 방법을 가지고
있었다. 패트릭은 감옥에서 평생을 보내야 할 생각을 하게 되면,
손가락을 탁 퉁겨 순식간에 돈이 나타나게 할지도 몰랐다. 그 돈
을 끄집어내기 위해 모든 방면에서 엄청난 압력이 가해질 터였
다,
그가 래니건을 잡았다는 것을 도대체 누가, 어떻게 알 수 있었
을까 하는 질문에 대해서는 나중에 다시 곰곰 생각할 기회가 있
을 터였다.
스테파노가 말했다.
"좋소, 이렇게 합시다. 나한테 48시간을 주시오. 그럼 래니건
을 내놓겠소. 그럼 당신들은 내 영장을 태워버리고, 앞으로 기소
하겠다는 협박도 끝내는 거요."
"그렇게 합시다."
잠시 침묵이 흘렀다. 양쪽 모두 승리를 음미하고 있었다. 이윽
고 제인스가 입을 열었다.
"어디서 그 자를 데려올지 알아야겠소.""아순시온으로 비행기를 보내시오."
"아순시온이라면 파라과이 아니오? 브라질이라더니?'
"브라질에는 래니건의 친구들이 많소."
"아무려나."
제인스는 옆에 있던 직원에게 뭔가 작은 소리로 말했고, 직원
은 집을 나갔다. 제인스가 말을 이었다.
"그는 말짱하오?
"그렇소."
"말짱한 게 좋을 거요. 털끝 하나만 건드려도, 당신을 지옥까
지 쫓아다닐 테니까."
"전화를 좀 해야겠소."
제인스는 싱긋 웃어 보이기까지 했다, 그는 벽들을 훑어보더니
말했다.
"당신 집이니까 당신 마음이지 않겠소."
"내 전화를 도청하고 있소?
"아니 "
"맹세하오?
"아니라고 말했잖소."
"실례 좀 하겠소."
스테파노는 부엌으로 들어가, 이어 휴대전화를 감추어두는 다
용도실로 갔다. 그는 뒤쪽의 테라스로 나가, 가스등 옆의 젖은 풀
밭을 밟고 섰다. 그는 가이에게 전화를 걸었다.
비명이 잠시 멈추었다. 밴을 지키고 있던 브라질인은 전화벨이
울리는 소리를 들었다 전화는 밴의 앞좌석의 전원 장치에 연결
되어 있었고, 그 안테나가 지붕 위로 1.5미터쯤 솟아 있었다. 브라질인은 영어로 전화를 받았고, 이어 미국인을 찾으러 달려갔
다.
가이는 오두막에서 뛰어나와 전화를 받았다.
"이야기를 하고 있나?
스테파노가 물었다.
"약간요, 1시간 전쯤에 무너졌습니다."
"윌 알아냈나?
"돈이 지금도 있다는 것. 어딘지는 모른다는 것. 리우에 있는
어떤 여자 변호사가 관리하고 있다는 것."
"여자 이름은 알아냈나릴
기-, 지금 전화를 하고 있습니다. 리우에 오스마르가 아는 사
람들이 있거든요."
"그에게서 더 알아낼 수 있겠나?
"안 될 것 같습니다. 그는 지금 반쯤 죽었습니다. 잭."
"무슨 짓을 하고 있든 당장 그만두게. 거기 의사는 있나?
"그럼요."
"그 자를 치료해서 몸치장을 시키게. 그리고 차에 태워 가능한
한 빨리 아순시온으로 데리고 가."
"하지만 왜,,,,,,."
"질문은 하지 말게. 그럴 시간이 없네. FBI가 우리를 쫓고 있
네. 내가 시키는 대로 하게. 그리고 그 자가 절대 다치지 않도록
하게 "
"다치지 않도록 하라구요? 지금까지 다섯 시간 동안 숨통을 끊
어놓으려고 갖은 노력을 다해왔는데요."
"시키는 대로 하게, 다시 살려놓으란 말이야. 약을 먹여. 그리
고 아순시온으로 출발해. 그리고 1시간마다 전화하게. 매시 정각"좋으실 대로."
"그리고 그 여자를 찾아내."
그들은 패트릭의 머리를 살며시 들어올리고, 입에 찬물을 부었
다. 손목과 발목에서는 밧줄들을 잘랐다. 그리고 천천히 테이프
와 전선과 전극봉을 제거했다. 패트릭은 흠칫 놀라며 꿈틀대더
니, 아무도 알아들을 수 없는 말을 내뱉었다. 그들은 그의 바늘
구멍이 많은 정맥에 다시 모르핀을 한 방 놓았다. 이어 가벼운
진정제도 놓았다. 패트릭은 다시 의식을 잃었다.
새벽에 오스마르는 폰타포랑의 공항에서 비행기를 기다리고
있었다. 그 비행기를 타면 저녁에는 리우에 도착할 수 있었다. 그
는 리우에 있는 사람들에게 연락해, 큰 돈을 주겠다고 약속하여
그들을 침대에서 끌어냈다. 그들이 지금 거리를 활보하고 있을
터였다.
에바는 먼저 아버지에게 전화를 했다. 동이 튼 직후였다. 이
시간에 아버지는 늘 조그만 테라스에서 신문과 커피를 즐겼다.
에바의 아버지는 이파네마에 있는 작은 아파트에서 살고 있었다.
해안에서 세 블록 떨어진 곳으로, 그가 사랑하는 에바로부터도
그리 멀지 않은 곳이었다. 지은 지 30년도 넘은 그 작은 아파트
는, 리우에서 가장 호화로운 구역에서 가장 낡은 건물 가운데 하
나였다. 그 곳에서 그는 혼자 살고 있었다.
그는 딸의 목소리를 듣고 뭔가 잘못되었다는 것을 알았다 에
바는 자기는 안전하고 또 앞으로토 그럴 거라고 아버지를 안심시
켰다. 다만 유럽의 어떤 의뢰인 때문에 갑자기 두 주 출장을 떠
나야 할 뿐이라고 했다, 매일 전화를 하겠다는 약속도 덧붙였다.이어 그녀는 그 의뢰인이 약간 음습하고 매우 은밀해서, 사람들
을 보내 그녀의 과거를 캐묻고 다닐지도 모르겠다고 말했다. 그
래도 놀라지 마세요. 국제적인 거래에서는 드문 일도 아니니까.
그는 몇 가지 묻고 싶었지만, 물어도 대답을 얻지 못할 것임을
알고 있었다.
그녀에 대한 감독 책임을 맡고 있는 파트너에게 전화를 하는
것은 훨씬 더 힘들었다. 그녀는 연습한 이야기를 잘 전달했으나,
그 이야기 자체에 큰 허점들이 많았다. 새 의뢰인이 어제 늦게
전화를 했다. 학교 동창인 미국인 변호사가 소개를 한 사람이다.
당장 함부르크로 오빠고 한다. 일찍 비행기를 타야 한다. 의뢰인
은 전기 통신 쪽에서 일한다. 브라질에서 사업을 크게 확장할 계
획을 가지고 있다.
파트너는 아직 잠이 덜 깼다. 그는 나중에 전화를 다시 해서
좀더 자세히 이야기해달라고 말했다.
그녀는 자기 비서에게 전화를 걸어 같은 이야기를 하구 그녀
가 돌아올 때까지 모든 약속과 회의는 연기시켜달라고 했다.
그녀는 쿠리티바에서 상파울루로 날아갔고, 거기서 아르헨티
나 항공사의 비행기를 타고 부에노스아이레스까지 논스톱으로
날아갔다. 그녀는 처음으로 새 여권을 써보았다. 1년 전쯤 다닐
루가 만들어다 준 것이었다. 그녀는 그것을 새로운 신용 카드 두
개와 미화 8,000달러와 더불어 아파트에 감추어두고 있었다.
그녀는 이제 레아 피레스였다. 나이는 같았지만 태어난 날이
달랐다. 다닐루는 이렇게 자세한 것까지는 모르고 있었다. 알 도
리가 없었다.
그녀는 정말 다른 사람이 된 것 같은 느낌이 들었다.
많은 시나리오가 있었다. 다닐루는 시골 도로에서 평범한 강도들을 만나 총을 맞았을 수도 있었다. 국경 지대에서는 가끔 일어
나는 일이니까. 또 그의 과거의 그림자들에게 붙잡혀 고문을 당
한 뒤에 죽어서 정글에 묻혔을 수도 있었다. 어쩌면 말을 했을지
도 몰랐다. 말을 했다면 그녀의 이름이 언급되었을 수도 있었다.
그녀는 남은 여생을 계속 도망만 다녀야 할지도 몰랐다. 사실 그
는 처음부터 그녀에게 이런 점을 경고해두었다. 어쩌면 그는 불
지 않았을지도 몰랐다. 그러면 그녀는 그냥 에바로 남아 있을 수
있었다.
어쩌면 다닐루는 어딘가에 아직 살아 있을지도 몰랐다, 그는
그들이 그를 죽이지는 않을 거라고 장담했었다. 죽여달라고 애원
하게 만들 수는 있지만, 죽이기까지는 못할 것이라고 했다, 만일
그들보다 미국 당국이 그를 먼저 찾으면, 그것은 외국 범인 인도
의 문제가 될 터였다. 그가 남미를 고른 것도 그 곳이 역사적으
로 범인 인도에 적극적이지 않았기 때문이다.
만일 그림자들이 그를 먼저 찾으면, 그들은 그가 돈이 어디 있
는지 말할 때까지 닦달을 할 터였다. 그것이 그가 가장 두려워하
는 것이었다,,, 강압.
그녀는 부에노스아이레스 공항에서 잠간 잠을 자려 했으나, 가
능한 일이 아니었다. 그녀는 폰타포랑의 그의 집으로 다시 전화
를 해보았고, 이어 휴대전화와 쿠리티바의 아파트로도 전화를 해
보았다.
그녀는 부에노스아이레스에서 뉴욕으로 가는 비행기를 탔다.
그리고 그 곳에서 세 시간을 기다렸다가 다시 스위스에어를 타고
취리히로 날아갔다.
그들은 그를 폴크스바겐 밴의 뒷좌석에 눕히고, 차가 흔들려도떨어지지 않도록 허리에 안전띠를 둘렀다. 앞에 놓인 길들은 험
했다. 그는 달리기할 때 입는 반바지만 입고 있었다. 의사가 묵직
한 거즈를 확인했다. 모두 여덟 개였다. 의사는 화상 상처에 연고
를 바르고, 패트릭의 혈관에 항생제를 주사했다, 그리곤 환자의
앞에 자리를 잡고, 두 발 사이에 작은 검은 가방을 끼웠다. 패트
릭은 고생을 할 만큼 했다. 이제 의사로서 보호를 해주어야겠다
는 생각이 들었다.
하루 이틀 쉬고 진통제를 더 맞으면 패트릭은 회복세로 접어
들 터였다. 화상이 작은 흥터들을 남기기야 하겠지만, 시간이 지
나면 그것도 사라질 터였다,
의사는 몸을 돌리더니 그의 어깨를 두드렸다. 무엇보다도 그들
이 그를 죽이지 않았다는 사실이 무척 기뻤다.
"준비가 됐습니다."
의사가 앞좌석에 앉은 가이에게 말했다, 브라질인 운전사는 밴
을 출발시켜, 후진으로 오두막을 빠져나갔다.
그들은 매 시간 차를 세웠다, 정확히 분 간격이었다. 그리고
휴대전화가 산악지대를 뚫고 나갈 수 있도록 안테나를 바짝 세웠
다. 가이는 스테파노에게 전화를 했다. 그는 해밀턴 제인스와 국
무부의 최고위급 관리와 함께 워싱턴의 그의 사무실에 있었다.
그들은 국방부와 협의를 하고 있었다.
도대체 어떻게 되는 겁니까? 가이는 묻고 싶었다. FBI는 어디
서 나타난 겁니까?
처음 여섯 시간 동안 그들은 1킬로미터를 달렸다. 때때로 도
로는 거의 통과할 수 없을 정도로 망가져 있었다. 워싱턴으로 전
화가 잘 거리지 않아, 전화기를 가지고 씨름도 여러 번 했다. 오
후 2시, 산악 지대를 벗어나자 도로 사정이 좀 나아졌다.범인 인도의 문제는 까다로운 것이었다. 해밀턴 제인스는 그런
문제가 발생하는 것을 원치 않았기 때문에 중요한 외교적 연줄들
을 이용하기로 했다. FBI국장이 대통령의 비서실장에게 전화를
했고, 파라과이 주재 미국 대사도 개입했다. 약속도 해주고 위협
도 가해졌다.
현금과 결단력만 갖춘 용의자라면 영원히는 아니라 하더라도
몇 년 동안은 파라과이로부터 미국으로 인도되는 것을 막을 수
있었다. 그러나 지금 이 용의자는 수중에 돈이 없었으며, 자기가
어느 나라에 있는지도 모르고 있었다.
파라과이인들은 내키지 않아하면서 범인 인도는 눈감아주겠다
고 약속했다.
4시에 스테파노는 가이에게 콘셉시온에 있는 공항을 찾으라고
명령했다. 아순시온에서 차로 3시간 정도 거리에 있는 작은 도시
였다, 차를 돌려 북쪽으로 가라고 하자, 브라질인 운전사는 포르
투갈어로 욕설을 내뱉었다.
그들은 어스름녘에 콘셉시온으로 들어갔다. 마침내 공항을 찾
았을 때는 날이 어두워진 후였다. 좁은 아슨팔트 활주로가 하나
있고, 그 옆에 작은 벽돌 건물이 있었다. 가이는 스테파노에게 전
화를 했다. 스테파노는 가이에게 패트릭을 밴에 놓아두고, 열쇠
를 그대로 꽃아둔 채, 밴에서 물러나라고 말했다. 가이, 의사, 운
전사, 또 한 사람의 미국인이 뒤로 자꾸 고개를 돌리며 천천히
물러났다. 그들은 100미터 정도 떨어진 지점에서 적당한 장소를
찾아냈다, 들키지 않을 만한 커다란 나무 아래로.
I시간쯤 흘렀을 때, 마침내 미국 국적의 킹에어 항공사 비행기한 대가 착륙하더니 조그만 터미널로 움직여갔다. 곧 두 조종사
가 나타나 터미널 안으로 들어갔다. 잠시 후, 두 조종사는 밴으로
걸어가 문을 열고 안으로 들어가더니, 그것을 몰고 비행기 옆으
로 갔다.
그들은 밴의 뒷좌석에 있는 패트릭을 터보 프로펠러 비행기에
옮겨 실었다. 비행기 안에는 공군 군의관인 있었다. 그가 즉시 패
트릭을 맡았다. 두 조종사가 밴을 원래 있던 주차장으로 갖다놓
고 나서 몇 분 뒤, 비행기는 이륙했다.
킹에어는 아순시촌에서 연료를 재공급받았다. 비행기가 아순
시온에 착륙해 있는 동안 패트릭이 움직이기 시작했다, 너무 아
픈 데가 많아서, 또 지쳐서 일어나 앉을 수가 없었다. 군의관은
그에게 냉수와 크래커를 주었다.
그들은 라파즈와 리마에서 다시 연료를 공급받았다. 보고타에
서는 패트릭을 조그만 리어 비행기로 옮겨 실었다. 리어기는 킹
에어의 두 배의 속도로 날았다. 비행기는 베네수엘라 연안의 아
루바에서 연료를 재공급받았고, 이어 거기서부터 논스톱으로 푸
에르토리코의 산후안 외곽에 있는 미 해군 기지까지 날아갔다.
그 곳에서 구급차가 그를 기지 병원으로 싣고 갔다.
패트릭은 거의 4년 반 만에 다시 미국 땅을 밟은 것이다.피理츠릭이 죽기 전에 일하던 법
글회사는 그의 장례식 후 1년 뒤에 파산 보호 신청을 했다. 그가
죽은 직후 회사의 편지지 맨 윗부분에는 '패트릭 S. 래니건,
1954-1992'이라는 구절이 삽입되었다. 그의 이름은 오른쪽 끝..
변호사 보조원들(paralegal,법적 전문기술이 있으나 변호사는 아닌 자
로서, 법에 허용된 범위 내에서 그 기술을 활용하거나 변호사의 감독하에
활동하는 사람 옳긴이) 바로 위였다. 그랬는데 얼마 후 소문들이
퍼지기 시작했다. 소문은 그칠 줄을 몰랐다. 오래지 알아 모두들
그가 돈을 가지고 사라졌다고 믿게 되었다. 석 달 뒤, 멕시코 만
연안 지역에는 그가 죽었다고 믿는 사람은 아무도 없게 되었다,
회사에 빛은 쌓여갔고, 편지지 윗부분에서 그의 이름은 빠지게
되었다.
남은 파트너 넷은 여전히 함께 있었다. 물론 파산으로 인한 속박 때문에 어쩔 수 없이 붙어 있는 것이지만. 엄청난 부를 목전
에 두고 호사스럽게 살던 시절, 그들의 이름은 저당권과 수표책
에 함께 들어가 있었다. 그들은 이길 수 없는 몇몇 소송에서 공
동 피고였다. 따라서 파산이 온 것이다.
패트릭이 떠난 뒤, 그들은 헤어지려고 가능한 온갖 방법을 시
도해보았다. 그러나 아무것도 제대로 되지 않았다. 둘은 사무실
에서도 문을 걸어잠그고 술을 마시는 중증의 알코을 중독자였는
데, 절대 둘이 함께 마시지는 않았다, 나머지 둘은 회복 단계에
있기는 했지만, 아직도 말짱한 정신인지 아닌지 모를 때가 자주
있었다.
패트릭은 그들의 돈을 가져갔다. 그것도 수천만 달러를. 게다
가 그 돈은-변호사들만이 할 수 있는 짓이었지만-실제로 수
중에 들어오기도 전에 이미 써버린 상태였다. 빌록시 시내에 있
는, 화려하게 개조를 한 사무용 건물에 들어간 돈이었고, 새집과
요트, 카리브해의 콘도에 이미 들어간 돈이었던 것이다. 그 당시
돈은 들어오고 있는 중이었다. 결재도 났고, 서류에 서명도 되었
고, 지시서도 작성되었다. 그들은 그 돈을 볼 수도 있었고, 냄새
를 맡을 수도 있었으며, 거의 손에 잡을 수도 있었다. 그런데 그
들의 죽은 파트너가 최종 순간에 낚아채 간 것이다.
그는 죽었다. 그들은 그를 1992년 2월 11일에 땅에 묻었다. 그
들은 미망인을 위로하고, 그 밥맛없는 이름을 그들의 좋은 편지
지에 새겨주었다. 그런데 여섯 주가 지난 뒤, 어떻게 된 일인지
그가 그들의 돈을 훔쳐간 것이다,
그들은 누구의 책임이냐를 놓고 말다툼을 벌였다. 회사의 고참
파트너이자 압제자인 찰스 보건은 그 돈이 송금처로부터 해외의
새 계좌로 전신 송금되어야 한다고 고집을 부렸었다. 그리고 약그의 토론 후 이 말은 먹혀들었다. 돈은 자그마치 9,000만 달러
나 되었다. 그 가운데 3분의 1은 회사가 가지게 될 터였다. 그러
나 인구 5만의 빌록시에서 그 정도의 돈을 감추고 산다는 것은
불가능했다. 은행에서 말이 샐 것이고, 그럼 곧 모두가 알게 될
터였다. 네 명은 모두 비밀을 지키겠다고 맹세하면서도, 다른 한
편으로는 그들의 새로운 부를 가능한 한 과시할 계획을 세웠다.
심지어 좌석 여섯 개를 갖춘 회사 전용 제트기를 구입하자는 이
야기까지 나을 정도였으니까.
그래서 일이 이렇게 된 지금, 보건은 어느 정도 비난을 감수할
수밖에 없었다. 그는 나이가 마흔아홉으로, 넷 가운데 연장자였
다. 그리고 지금 현재 그나마 가장 안정된 사람이었다. 그는 또 9
년 전 패트릭을 고용한 사람이라는 책임도 지고 있었다. 그는 이
사실 때문에 적지 않은 슬픔을 려어야 했다.
소송 전문가인 더그 비트라노는 패트릭을 다섯 번째 파트너로
천거하는 운명적인 결정을 내린 사람이었다. 물론 나머지 셋도
동의를 했다. 그렇게 해서 래니건은 회사 이름에 자기 이름을 덧
붙이게 되면서, 회사의 거의 모든 파일을 볼 수 있게 되었다.
'보건, 레이플리, 비트라노, 하바락 앤드 래니건 변호 및 법률
자문. '
전화번호부에 낸 큰 광고에는 그들이 '해외 위법 행위 전문'이
라고 나와 있었다. 전문이든 아니든, 그들은 다른 법률회사들과
마찬가지로, 수임료만 세다면 어떤 일도 마다하지 않았다. 그들
은 비서와 변호사 보조원들도 많이 두고 있었다. 비용도 많이 들
어갔다. 그리고 그들은 연안 지역에서 가장 강력한 정치적 연줄
을 확보하고 있었다.
그들은 모두 사십대 중후반이었다. 하바락은 그의 아버지와 함께 새우잡이배를 타며 어린 시절을 보냈다. 그는 지금도 손에 박
인 굳은살을 자랑했으며, 패트릭의 목뼈가 똑 부러질 때까지 그
의 목을 조르는 꿈을 꾸곤 했다. 레이플리는 심한 우울증에 걸려
문밖 출입을 거의 하지 않았다. 그는 자기 집 다락방에 꾸며놓은
침침한 사무실에서 준비서면을 작실했다.
9시 직후, 보건과 비트라노가 책상에 앉아 있을 때 커터 요원
이 빌록시 구 시가지의 뷰마르계에 있는 그들의 건물로 들어왔
다. 그는 안내원에게 웃음을 지어 보이고, 변호사들이 안에 있는
지 물었다. 물어볼 법한 질문이었다. 이 곳의 변호사들은 술꾼들
이라 이따금씩 지각 출근을 한다는 소문이 있었기 때문이다.
안내원은 그를 데리고 조그만 회의실로 들어가 커피를 주었다.
비트라노가 먼저 왔다. 그는 눈에 띌 정도로 옷이 빳빳하고 눈이
맑았다. 보건은 몇 초 뒤에 들어왔다. 그들은 커피에 설탕을 타며
날씨 이야기를 했다.
패트릭과 돈이 사라진 직후 몇 달 동안 커터는 주기적으로 들
러 FBI수사의 진척 상황을 전해주었다 그들은 그 상황 보고에
는 늘 낙심했지만, 커터와는 좋은 관계를 맺게 되었다. 그 몇 달
이 몇 년이 되면서, 상황 보고 횟수는 줄기 시작했다. 그리고 결
론도 늘 똑같았다-패트릭은 흔적도 찾을 수 없다. 오늘 커터가
나타난 것은 거의 1년 만이었다.
그래서 두 변호사는 그가 그냥 인사차 들른 거라고 생각했다.
다른 볼일 때문에 시내에 나왔다가, 커피 한 잔 마시고 싶어 들
른 모양이군. 그래서 이 의례적인 방문이 금방 끝날 거라고 생각
했다.
커터가 말했다."우리가 패트릭을 데리고 있소."
찰스 보건은 눈을 질끈 감았다가 치아를 온통 드러냈다.
"오, 이런 일이?
그는 탄성을 지르더니, 두 손에 얼굴을 묻고 다시 되뇌었다,
"오, 이런 일이."
비트라노의 머리가 뒤로 젖혀지더니, 입이 떡 벌어졌다. 그는
도저히 믿을 수 없다는 표정으로 천장을 보았다.
"어딥니까?
그는 간신히 그렇게 물을 수 있었다.
"푸에르토리코의 군사 기지에 있소. 브라질에서 잡혔소."
보건은 일어서서 한쪽 구석으로 갔다. 책꽃이들 옆이었다. 그
곳에서 그는 얼굴을 감추고, 눈물을 삼키려 했다.
"오, 이런 일이,"
그는 계속 그 말만 되풀이하고 있었다.
"그 자라는 게 확실합니까?
비트라노가 믿을 수 없다는 표정으로 물었다.
"확실하오."
"이야기를 좀더 해주시오."
비트라노가 요구했다.
"무슨 이야기 말이오?
"어떻게 그를 찾았는지. 어디서 찾았는지 그 자가 뭘 하고 있
었는지. 생긴 건 어땠는지."
"우리가 찾은 게 아니오. 누가 넘겨준 거요."
보건은 손수건으로 코를 움켜쥐고 자리에 앉았다,
"미안합니다."
그는 무안해했다.
"잭 스테파노라는 자를 아시오?
커터가 물었다.
둘 다 약간 내키지 않는 표정으로 고개를 U덕였다.
"두 분도 그의 조합에 참여하고 있는 거요?
둘 다 부정하는 뜻으로 고개를 저었다.
"다행이로군. 스테파노가 그 자를 발견해서 고문을 _하고, 거의
반송장을 만들어 우리에게 넘겼소."
"고문 부분이 마음에 드는군. 그 이야기를 좀 해주십시오."
비트라노가 말했다.
"그 얘긴 뺍시다. 우리는 어젯밤 파라과이에서 그를 잡아, 푸
에르토리코로 옮겼소. 그 자는 지금 그 곳 병원에 있소. 며칠이면
퇴원해서 이 곳으로 올 거요."
"돈은 어떻게 되었습니까?
보건이 간신히 물었다, 목이 바싹 말라 목소리가 갈라졌다.
"그림자도 보이지 않소. 하지만 스테파노가 뭘 알아냈는지 우
린 모르니까."
비트라노는 탁자를 물끄러미 바라보았다, 그의 눈이 춤을 추고
있었다. 패트릭은 4년 전에 사라질 때 9,000만 달러를 훔쳐갔다.
그것을 벌써 다 쓴다는 것은 불가능한 일이었다. 저택 여러 채와
헬리콥터 여러 대와 많은 여자들을 샀어도 몇 천만은 남았을 것
이다. 그것을 찾을 수 있을 게 틀림없었다. 회사가 받을 수임료는
3분의 1이었다.
지금이라도 일만 잘 풀리면.
보건은 물기 어린 눈을 닦으며 전 부인을 생각했다. 뜻이 잘
맞는 여자였으나, 하늘이 무너지는 충격이 오고 나서 심술궂게
변해버렸다. 그녀는 파산 뒤에 수치감을 느꼈으며, 그래서 막내를 데리고 펜사콜라로 가, 그 곳에서 이혼을 신청하고 치사하게
도 이런 저런 일을 걸어 그를 고발했다. 보건은 술을 마시고 코
카인을 흡입하고 있었다. 그녀는 그것을 알고 있었고, 그것을 가
지고 그를 박살내버렸다. 그는 별 저항을 할 수가 없었다. 결국
두 가지 습관을 모두 정리했으나, 지금도 아이에게는 접근할 수
가 없었다,
치상한 일이지만, 보건은 지팜도 전 부인을 사랑했다. 지금도
그녀를 돌아오게 할 꿈을 꾸고 있었다. 어쩌면 돈이 그녀의 관심
을 끌 수 있을지도 몰랐다. 혹시 희망이 있을지도 몰랐다. 아니,
틀림없이 희망을 발견할 수 있었다.
커터가 침묵을 깼다.
"느테파노는 곤경에 빠져 있소. 패트릭을 고문하는 바람에. 그
의 몸은 화상투성이요."
"잘됐군."
비트라노가 웃음을 지으며 말했다.
"우리가 그걸 동정해주기를 바라는 겁니까?
보건이 물었다
어쨌든, 스테파노는 부차적인 문제요. 우리는 그를 감시할 거
요. 혹시 그가 돈 있는 데로 우리를 데.려다줄지도 모르니까."
"돈은 찾기 쉬을 겉니다."
비트라노가 말을 이었다.
-시체가 있었습니다. 누군가 퍼트릭에게 살해당한 거죠. 이건
사형을 내릴 수도 있는 사건입니다. 그렇고말고요. 돈 때문에 사
람을 죽인 거니까, 따라서 압력이 가해지면 패트릭은 다 불고 말
겁니다."
"더 좋은 건. 그 놈을 우리에게 넘겨주는 겁니다."보건이 웃음기 없이 말을 이었다.
"10분 정도판 있으면 충분합니다. 그러면 우린 모든 것을 알아
낼 수 있습니다."
커터가 손목시계를 흘끗 보았다.
"가봐야겠소. 포인트클리어에 가서 트러디한테 이야기를 해줘
야 하거든."
보건과 비트라노는 완벽하게 일치된 동작으로 코웃음을 치더
니, 이어 웃음을 터뜨렸다.
"오, 그 여자긴- 아직 모르고 있습니까?
보건이 말했다.
"아직 "
"비디오로 좀 찍어다주십시오."
비트란노는 여전히 작은 소리로 낄낄대며 말을 이었다.
"그 여자 얼굴을 보고 싶으니까."
"사실 나도 보고 싶소."
커터가 말했다.
"나쁜 년."
보건이 내뱉었다.
커터는 일어서더니 말했다.
"다른 파트너들한테도 알러주시오. 하지만 정오까지는 밖으로
새지 않게 해주시오. 그 때 기자회견을 열 거니까, 또 연락하겠
소."
두 변호사는 커터가 떠난 뒤에도 한참 입을 열지 않았다. 질문
이 너무 많았고, 할 말이 너무 많았다. 가능성들과 시나리오들 때
문에 정신이 없어 방이 뱅뱅 돌아가는 기분이었다.목격자 없는 시골 도로에서 자동차 사고를 당해 죽은 패트릭
은 1992년 2월 11일 사랑스러운 아내 트러디에 의해 영원한 안
식을 얻게 되었다. 그녀는 검은 아르마니 드레스를 입은, 눈에 띄
는 미망인이었다. 사람들이 삽으로 흙을 떠 패트릭의 관에 뿌릴
때, 그녀는 벌써 돈을 쓰고 있었다.
그는 모든 것을 그녀에게 남겼다. 유언장은 간단했으며, 죽기
얼마 전에 갱신되었다, 장례 미사 몇 시간 전에 트러디와 더그
비트라노는 패트릭의 사무실 금고를 열고, 내용물의 목록을 작성
했다. 그들은 유언장, 자동차 두 대에 대한 권리 증서, 래니건의
자택 소유권 증서, 트러디도 알고 있는 50만 달러짜리 생명보험
증서, 그녀가 처음 들어보는 200만 달러짜리 보험증서 등을 발견
했다.
비트라노는 얼른 예기치 않았던 보험증서를 훑어보았다. 패트
릭이 여덟 달 전에 산 것이었다. 유일한 수취인이 트러디였다. 두
증서 모두 한 보험회사의 상품으로, 지불 능력이 충분한 있는 회
사의 것이었다.
트러디는 자기는 몰랐던 일이라고 맹세했다. 비트라노는 그녀
의 얼굴에 피어나는 웃음을 보고, 그녀가 정말로 몰랐던 것이라
고 확신했다. 장례식이야 하든 말든, 트러디는 자신의 행운에 전
율을 느끼고 있었다, 보험증서가 고통을 상당히 덜어주었는지,
그녀는 심각하게 상심하는 일 없이 장례식과 매장을 겪어낼 수
있었다.
생명보험 회사는 처음에는 늘 그러듯이 망설였다. 그러나 비트
라노가 협박을 하자 돈을 내놓을 수밖에 없었다. 트러디는 장례
식 넉 주 후에 250만 달러를 받았다.
그녀는 일주일 뒤 롤스로이스를 몰고 빌록시를 돌아다녔다 사람들은 그녀를 미워하기 시작했다. 이어 9,000만 달러가 감쪽길
이 사라져버렸고, 소문이 돌기 시작했다.
어쩌면 저 여자는 미망인이 아닐지도 몰라.
패트릭이 첫 번째 용의자였고, 결국 유일한 용의자였다. 소문
은 점점 짓궂어졌다. 그래서 트러디는 자신의 어린 딸과, 고등학
교 시절부터 줄곧 자신의 남자 친구였던 랜스를 빨간 롤스로이스
에 싣고 모빌로 달아났다. 빌록시에서 동쪽으로 한 시간 떨어진
곳이었다.
그녀는 교활한 변호사를 구해, 돈을 보호하는 방법에 대해 많
은 조언을 들었다. 그녀는 포인트클리어에 모빌 만을 굽어보는
자름다운 옛집을 사서, 랜스의 이름으로 등기를 했다.
랜스는 그녀가 열네 살 때 처음으로 함께 잤던, 강하고 잘생긴
친생 낙오자였다. 그는 열아홉에 대마초를 밀매한 죄로 유죄 판
결을 받아 3년간 감옥에서 복역했다. 그 동안 그녀는 대학에서
멋진 시간을 보냈다.
응원단장을 하면서 풋볼 선수들을 유혹했으며, 전설적인 파티
의 여왕이기도 했다. 그러면서도 그녀는 우등으로 졸업을 했고,
곧 부유한 동창생과 결혼을 했다가 2년 뒤에 이혼을 했다. 이어
독신 생활을 몇 년 즐기다가 패트릭을 만나 결혼했다. 패트릭은
연안 지역에 새로 나타난 촉망받는 변호사였다. 그들의 연애는,
정열은 충분했지만 계획은 부족했다,
대학 시절, 결혼 생활 두 차례, 짧은 기간의 다양한 직장 생활
내내 트러디는 늘 랜스를 근처에 두었다. 그는 마약 같은 존재였
다. 건장하고 튼튼한 그의 몸은 암만 탐해도 물리질 않았다. 그녀
는 이미 열네 살때 랜스 없이는살수 없다는 것을알았다.랜스가 문을 열었다. 상체는 맨살을 드러내고 있었고, 검은 머
리카락은 팽팽하게 뒤로 당겨, 아니나 다를까, 꽁지 머리를 하고
있었다. 왼쪽 귓불에는 커다란 다이아몬드 귀걸이를 걸고 있었
다, 그는 평소에 세상을 보고 코웃음을 치듯, 커터를 보고도 코웃
음을 쳤다. 말은 한마디도 하지 않았다.
"트러디 안에 있소?
커터가 물었다.
"글쎄 "
커터는 배지를 슬쩍 보여주었다. 잠시 코웃음이 사라졌다.
"FBI의 커터 요원이오. 전에도 이야기를 나눈 적이 있소."
랜스는 트러디가 그를 위해 사준 크고 빠른 보트로 멕시코에
서 마리화나를 수입했다. 그리고 그것을 모빌의 폭력단에게 팔았
다. 그러나 마약국에서 하도 묻고 다니는 바람에 사업 진척 속도
는 느린 펄이었다,
"트러디는 체육관에 있소."
랜스는 커터 건너편을 향해 고개를 끄덕이고는 덧붙였다.
"왜 그러시오?
커터는 그를 무시하고 진입로를 가로질러 차고를 개조한 체육
관으로 갔다. 음.악이 왕왕거리고 있었다. 랜스가 뒤를 따라왔다.
트러디는 체육관 한쪽 끝에 있는 대형 텔레비전의 화면에 나
오는 슈퍼모델이 지시하는 대로 고난도의 에어로빅을 하던 중이
었다. 그녀는 펄쩍펄쩍 뛰고 몸을 흔들면서, 제목을 알 수 없는
노래의 가사를 중얼거리고 있었다. 굉장한 솜씨였다. 꼭 끼는 노
란 스판덱스를 입고, 금발은 뒤로 바짝 당겨 꽁지머리로 묶은 모
습이었다, 몸 어디에도, 불필요한 지방은 단 1킬로그램도 붙어
있지 않은 것 같았다. 몇 시간이고 구경해도 질리지 않을 것 같았다. 땀조차도 귀엽게 느껴졌다.
트러디는 하루에 두 시간씩 이렇게 했다. 서른다섯의 나이에도
여전히, 남학생들의 선망의 대상이던 고등학교 시절과 다름없어
보였다.
랜스가 스위치를 건드리자 비디오가 중단되었다. 그녀는 몸을
빙글 돌리더니, 커터를 보고 치즈라도 녹일 것 같은 표정을 지어
보였다.
"다시 좀 켜줄래?
그녀는 랜스를 향해 손가락을 퉁겼다. 아마 이 운동은 방해를
해서는 안 되는 모양이었다.
"나는 FBI의 특수 요원 커터요."
그는 배지를 내보이고 그녀를 향해 다가갔다.
"우린 한번 만난적이 있죠. 몇 년 전에."
그녀는 수건으로 얼굴을 닦았다. 스판덱스와 어올리는 노란색
수건이었다. 그러나 숨가빠하는 모습은 아니었다.
그녀는 완벽한 치아를 드러냈다. 이 즐거운 세상에 무슨 문제
가 있느냐는 표정이었다.
"무슨 일이시죠?
랜스가 그녀 곁에 가서 섰다. 둘의 꽁지머리가 잘 어울렸다.
"멋진 소식을 가져왔소."
커터는 활짝 운어 보였다.
"무슨 소식인데요?
"당신 남편을 찾았소, 래니건 부인. 살아 있소."
그 말이 소화되는 동안 잠시 침묵이 흘렀다.
"패트릭 말이에요?
"바로 그 사람인 것 같소."" 거짓말."
랜스가 코웃음을 쳤다.
"안됐지만 거짓말이 아니오. 그는 지금 푸에르토리코에 구금되
어 있소. 일주일 정도 있으면 이 곳으로 돌아올 거요. 언론에 발
표를 하기 전에 부인한테 먼저 좋은 소식을 알려주어야 한다고
생각했소."
그녀는 놀란 표정으로 비틀거리다가, 뒷걸음질을 쳐서 운동기
계 옆에 있는 운동용 벤치에 앉았다. 그녀의 윤기나는 청동빛 살
이 점점 색깔을 잃어가고 있었다. 유연한 몸은 부서지고 있었다.
랜스는 서둘러 그녀 곁으로 갔다.
"오, 이럴 수가"
그녀는 계속 중얼거렸다.
커터가 그들 앞에 명함을 내밀었다,
"내가 도움이 될 일이 있으면 연락 주시오."
커터가 떠나는데도 그들은 아무 말도 없었다.
트러디는 자신의 죽음을 꾸민 한 남자에게 속은 것에는 전혀
분노를 느끼지 않는 게 분명했다 또 그가 돌아오는 것에 대해
조금이라도 기뻐하는 기색도 찾아볼 수 없었다. 시련이 끝난 뒤
에 오는 안도감 같은 것도 없었다.
그녀에겐 오로지 두려움, 돈을 잃을 거라는 공포심뿐이었다.
생명보험 회사는 지체없이 소송을 걸어을 테니까,
커터가 모빌에 있는 동안, 빌록시 지부에 있는 다른 요원이 뉴
올리언스의 패트릭 어머니의 집을 찾아가 같은 소식을 전했다.
래니건 부인은 감정에 압도되었다. 요원에게 잠간만 앉아 묻는
말에 대답 좀 해달라고 간청했다. 그는 1시간을 앉아 있었으나,아는 것이 없었기 때문에 대답도 거의 할 수 없었다. 그녀는 기
쁨에 들떠 소리를 질렀다. 요원이 떠난 뒤 그녀는 하루 종일 친
구들에게 전화를 걸어 자신의 외아들이 결국 살아 있었다는 놀라
운 소식을 전해주었다.잭 스테파노는워싱턴에 있는
자신의 사무실에서 FBI에 체포되었다. FBI는 그를 감옥에 30분
동안 가두어두었다가, 서둘러 연방 법원의 작은 법정으로 데려갔
다. 미합중국 치안 판사는 스테파노를 앞에 두고 비공개 심리를
열었다. 스테파노는 서약을 하기만 하면 즉시 석방될 것이나, 그
지역을 떠날 수 없으며, 24시간 FBI의 감시를 받게 될 것이라는
이야기를 들었다. 그가 법정에 있는 동안, 요원들이 소부대를 이
루어 그의 사무실로 쳐들어가, 거의 모든 파일을 압수하고, 직원
들은 집으로 보냈다.
치안 판사가 스테파노를 내보내자, FBI는 스테파노를 차에 태
워 펜실베이니아 애버뉴에 있는 후버 빌딩으로 갔다. 그 곳에서
해밀턴 제인스가 그를 기다리고 있었다. 제인스의 사무실에 둘만
남게 되자, 부국장은 그를 체포한 것에 대해 미지근하게 사과를했다. 선택의 여지가 없었소. 연방 정부에서 찾는 수배자를 낚아
채 약을 먹이고, 고문을 하고, 초주검을 만들어 놓고서도 아무런
책임도 지지 않을 수는 없는 노룻 아니오.
문제는 돈이었다. 체포는 그것을 알아내기 위한 수단이었다.
스테파노는 패트릭이 아무 말도 하지 않았다고 맹세했다.
그들이 이야기를 하는 동안, 스테파노의 사무실의 문들에는 사
슬이 채워지고, 창문에는 불길해 보이는 연방 정부 게시문이 테
이프로 붙었다. 스테파노 부인이 카드 놀이를 하는 동안 집 전화
에는 도청 장치가 설치되었다.
스테파노가 제인스와 짧고 성과 없는 이야기를 나눈 뒤에, FBI
는 그를 대법원 근처에 떨구어주었다. 그는 사무실에 가까이 가
지 말라는 명령을 받았기 때문에, 택시를 잡아 H가(街)와 16번가
가 만나는 모퉁이에 있는 헤이-애덤스로 가자고 했다. 그는 정체
된 차량들 속에 서 있는 택시 안에서 차분하게 신문을 읽으며.
그들이 그를 입건할 때 저고리 옷단에 넣고 베맨 추적 장치를 이
따금씩 문질렀다. 그것은 추적 원뿔이라고 불리는 것으로, 아주
작지만 강력한 발신기였다. 사람, 짐, 나아가 차량의 움직임을 감
시하는 데 사용되는 것이었다. 그는 제인스와 이야기를 하는 동
안자기 옷을 뒤져보았으며, 그 때 이 장치를 발견했다. 그는 원
뿔을 뜯어내 그의 책상 위에 던져버리고 싶은 유혹을 느꼈다.
그는 감시 전문가였다. 그는 택시 좌석 밑에 저고리를 쑤셔넣
고, 얼른 해이-애덤스 호텔로 들어갔다. 그 호텔은 라파예트 공원
맞은편에 있었다. 빈 방이 없는데요. 프런트 직원이 말했다. 그는
지배인을 보자고 했다. 전에 그에게 일을 의뢰한 적이 있는 사람
이었다. 몇 분이 안 지나 스테파노는 4층의 스위트룸으로 안내되
었다. 백악관이 잘 보이는 곳이었다. 그는 양말과 팬티만 남기고다 벗었다. 침대 위에 옷을 조심스럽게 늘어놓고, 옷감을 꼼꼼하
게 검사하고 주물러보았다. 그리고는 점심을 주문했다. 아내에게
전화를 했으나 받지 않았다.
이어 그는 그의 의뢰인인 베니 아리시아에게 전화를 했다. 아
리시아는, 나소의 은행에 도착하고 나서 불과 몇 분 뒤에 딴 길
로 새버린 9,000만 달러의 임자였다. 그 가운데 아리시아의 몫은
6,00O만 달러였다. 3,000만 달러는 보건과 비트라노를 비롯한, 빌
록시의 지저분한 변호사들 몫이었다. 그러나 그 돈은 사라졌다.
베니의 손에 닿기 직전에.
그는, 역시 백악관 근처에 있는 윌라드 호텔에 머물고 있었다.
그 곳에 숨어 스테파노의 연락을 기다리는 중이었다.
그들은 1시간 뒤 조지타운의 포시즌스 호텔에서 만났다. 아리
시아는 조금 전에 그 스위트룸을 일주일 동안 예약해놓았다.
베니는 예순이 다 된 나이였지만, 10년은 젊어 보였다. 늘씬한
몸에 살갗은 청동亨으로, 플로리다 남부에서 매일 골프를 치며
사는 부유한 은퇴자의 피부빛이었다. 그는 운하 옆의 콘도에서
그의 딸이라고 해도 좋을 만큼 젊은 스웨덴 여자와 살았다.
돈을 도난당했을 때, 보건의 법률회사는 파트너들과 피고용인
들에 의한 사기와 절도에 대비한 보험증서를 소유하고 있었다.
법률회사에서는 횡령이 흔한 일이었기 때문이다. 모너크-시에라
보험회사에서 계약한 그 증서는 지불 한도가 400만 달러였다. 아
리시아는 그가 받아야 할 전액인 6,000만 달러를 요구하는 소송
을 걸어, 보건의 회사를 호되게 흔들어놓았다.
더 이상 긁어모을 것이 없었기 때문에, 그리고 보건의 회사는
이제 곧 파산 법정으로 달려갈 참이었기 때문에, 베니 아리시아
는 모너--시에라가 주는 400만 달러만 받기로 했다. 그는 그 가운데 거의 반을 패트릭을 찾는 데 썼다. 보카의 예쁜 콘도는 50
만 달러였다. 그 외에 여기 저기 경비를 쓰다보니, 이제 베니의
수중에는 100만 달러밖에 남지 않았다.
베니는 창가에 서서 카페인 없는 커피를 흘짝거렸다.
'재가 체포되는 거요?
그가 물었다.
"아마 아닐 거요. 하지만 어쨌거나 나 같으면 눈에 띄지 않도
록 조심하겠소."
베니는 커피를 탁자에 내려놓고 스테파노 맞은편에 앉았다.
"보험회사들하고는 이야기를 했소?
"아직 안 했소. 나중에 연락을 할 거요. 여러분은 안전하오."
트러디를 부자로 만들어주었던 생명보험 회사인 노던 케이스
뮤추얼 역시 은밀히 패트릭 수색에 50만 달러를 투자했던 것이
다. 모너크-시에라는 100만 달러를 넣었다. 이들이 조합을 구성
하여, 스테파노는 다 해서 300만 달러가 넘는 돈을 패트릭 사냥
에 쓴 것이다.
"여자한테는 좋은 소식이 있소?
아리시아가 물었다.
"아직 없소. 우리 애들이 리우에 있소. 그들이 그 여자 아버지
를 찾았는데, 입을 열려 하지 않소. 그 여자 법률회사도 마찬가지
요. 출장 때문에 자리를 비웠다고만 하고 있소."
아리시아는 두 손을 까지 끼더니 차분하게 말했다.
"자, 그 자가 정확히 뭐라고 했소?
"아직 녹음 테이프를 듣지 못했소. 오늘 오후에 내 사무실로
올 예정이었소만, 지금은 상황이 좀 복잡하오. 게다가, 그것은 멀
리 파라과이 정글에서 보낸 거요.""나도 그건 알고 있소."
"가이 말에 따르면, 그는 다섯 시간 동안 쇼크를 받은 뒤에 무
너졌다고 하오. 그는 돈은 말짱하며, 여러 은행에 감추어져 있는
데, 자기는 어느 은행인지 하나도 모른다고 했소. 가이는 그가 은
행 이름을 못 대자, 또는 안 대자, 그를 죽일 뻔했소. 이윽고 가
이는 누군가 다른 사람이 돈을 관리하고 있을지도 모른다고 생각
했고, 그 생각은 정확히 맞아떨어졌소. 몇 번 더 쇼크를 주자. 여
자 이름이 나왔소. 가이의 부하들이 즉시 리우로 전화를 했고, 그
녀의 신분을 확인했소. 그러나 그녀는 이미 사라졌소."
"그 테이프를 들어보고. 싶소."
"야만적일 텐데요, 베니. 그 자의 살갗이 타고, 그는 살려달라
고 비명을 지르고."
베니는 웃음을 지을 수가 없었다.
"알고 있소. 내가 듣고 싶은 게 바로 그거요."
그들은 기지 병원 내의 병동 한쪽 끝에 패트릭을 집어넣었다.
그의 병실은 밖에서 문을 잠글 수 있고, 창문이 열리지 않는 유
일한 방이었다. 블라인드는 내려져 있었다, 무슨 이유인지는 몰
라도, 헌병 둘이 바깥 복도에 앉아 있었다.
패트릭은 가만 놔둬도 아무 데도 못 갈 지경이었다. 전기 때문
에 그의 다리와 가슴의 근육과 조직이 심하게 상했기 때문이다.
심지어 관절과 뼈까지 아팠다. 화상 때문에 네 군데 살이 벌어졌
다. 두 군데는 가슴이었고, 한 군데는 허벅지, 나머지 한 군데는
종아리였다. 그것말고도 2도 화상 치료를 받고 있는 상처가 네
군데나 더 있었다.
통증은 심했다. 그래서 모두 네 명으로 이루어진 그의 의사들은 당분간 그를 안정시키자는 간단한 결정을 내렸다. 서둘러 그
를 움직일 이유가 없었다. 그는 수배당한 사람이었지만, 누가 그
를 먼저 데려가느냐를 결정하는 데 며칠이 걸릴 터였다.
그들은 방을 어둡게 하고 음악을 작게 틀어놓았다. 정맥 주사
는 즐거움을 주는 마취약으로 가득했다. 패트릭은 아무런 꿈도
꾸지 않고 몇 시간 동안 코를 골았다. 고향에서 생겨나고 있는
폭풍은 까맣게 모른 채.
1992년 8者, 돈이 없어지고 나서 다섯 달 뒤, 빌록시의 연방
대배심은 패트릭을 절도죄로 기소했다. 그가 도둑질을 했다는 증
거는 충분했으며, 다른 사람이 용의자일 수 있는 증거는 전혀 없
었다, 국제적으로 발생한 사건이기 때문에, 연방 관할 사건이 되
었다.
해리슨 군 보안관과 그 지역 지방검사는 공동으로 살인 사건
을 수사했었다. 그러니- 이미 오래 전에, 더 급한 사건들로 옮겨간
터였다. 그런데 이제 갑자기, 예전의 그 일로 돌아가게 된 것이
다,
빌록시 시내에 있는 커터의 사무실에서는 관련자들이 상황을
정리하기 위해 회의를 하고 있었다. 그 바람에 정오로 예정되었
던 기자회견은 지연되었다. 이해관계가 어긋나는 사람들이 참석
했기 때문에 회의실에는 긴장감이 감돌았다. 탁자 한쪽편에는 커
터와 FBI가 앉아 있었다. 그들은 미시시피 서부를 담당하는 미합
중국 연방 검사인 모리스 매스트의 명령을 받았는데, 그는 잭슨
에서부터 차를 몰고 왔다. 맞은편에는 해리슨 군 보안관인 레이
먼드 스위니와 그의 오른팔인 그림쇼가 앉아 있었는데, 둘 다
FBI를 경멸하는 자들이었다. 그들의 대변인은 해리슨과 그 주위의 군(텐들을 담당하는 지방검사 T. L. 패리시였다.
이것은 연방 대 주, 큰 예산 대 작은 예산의 대결이었다. 그러
나 방안에 모인 사람들은 모두 자존심이 강한 사람들이었으며,
모두 패트릭에 관한 일의 대부분을 주관하고 싶어했다.
"여기서는 사형이 핵심적인 문제요."
패리시 지방검사가 말했다.
"우리는 연방의 사형 제도를 이용할 수 있소."
매스트 연방 검사가 대꾸했다. 있을 수 없는 일이긴 했지만,
약간 소심해 보이는 느낌을 지을 수가 없었다,
패리시는 운음을 지으며 눈길을 내리깔았다. 연방 사형 제도가
얼마 전에 의회에서 통과되었지만, 그것을 집행할 방법에 대해서
는 거의 아무런 실마리도 주어지지 않았던 것이다, 대통령이 서
명을 해서 법을 만들 때야 멋있어 보이지만, 그 밑에 엉켜 있는
것들이 엄청났다.
반면 주는 사형 집행에 관해 효과를 입증할 수 있는 풍부한 역
사를 가지고 있었다.
패리시가 말했다.
"우리 것이 낫소. 우리 모두 그것을 알고 있잖소."
괘리시는 지금까지 여덟 명을 사형수 감방으로 보냈다. 반면
매스트는 아직 한 번도 사형에 해당하는 牙技謀料로 기소해본
적이 없었다.
패리시가 말을 이었다.
"그리고 교도소의 문제도 있소. 우리는 그를 파치먼으로 보낼
거요. 거기서는 그를 푹푹 찌는 방에 하루 스물세 시간 가두어둘
거고, 형편없늘음식을하루에 두 번 줄 거고, 일주일에 두 번샤
워를 시킬 거요. 게다가 그 곳엔 바퀴벌레와 강간범들이 우글거리고 있소. 만일 당신들 쪽에서 그를 데려가면, 연방 법원들에서
그의 응석을 받아주며 그를 살아 있게 하려고 온갖 방법을 찾아
내는 동안, 그는 권트리 클럽 같은 곳에서 여생을 보낼 거요."
"그래도 유원지에 온 느낌은 아닐 거요."
궁지에 몰린 매스트가 대응을 했으나, 변변한 대응이라고는 할
수 없었다.
"그럼 해변에서의 하루라고 할까. 자, 자, 모리스. 문제는 수단
이오. 우리에게는 커다란 수수께끼가 두 개 있소. 래니건을 영원
히 안식시키기 전에 두 가지 문제에 대한 답을 얻어야 하오. 그
중 하나는 돈이오. 돈이 어디 있느냐. 그가 그 돈을 어떻게 했느
냐. 돈을 되찾아 임자에게 돌려줄 수 있느냐. 두 번째 문제는 바
로 지금 땅에 묻혀 있는 게 누구냐 하는 거요. 오직 래니건만이
그 질문에 답을 할 수 있을 것 같은 예감인데, 그는 강요하지 않
는 한 대답을 하지 않을 거요. 그에게는 겁을 주어야 하오. 그는
겁을 먹어야만 하오, 모리스. 파치먼은 무시무시한 곳이오. 장담
하는데, 그는 연방에서 자기를 기소해주기를 기도하고 있을 거
_Q."
매스트는 납득을 했으나, 그래도 동의해줄 수가 없었다. 이 사
건은 지방에 넘겨주기에는 너무 컸다. 지금도 이 일 때문에 카메
라들이 속속 도착하고 있는데,,,,
매스트가 말했다.
"알겠끈만, 다른 혐의들도 있소. 절도는 해외에서 일어났소.
여기서 먼 곳이오."
"그렇소. 하지만 피해자는 당시 이 군의 거주자였소."
"이건 간단한 사건이 아니오."
"그럼 제안하는 게 뭐요?"공돗으로 해볼 수도 있을 것 같소."
그러자 분위기가 상당히 누그러졌다. 연방 쪽에서는 언제라도
사건을 독차지할 수 있었다. 따라서 연방 검사가 나누어갖자고
제안한 것은 패리시가 바랄 수 있는 최상이었다.
파치먼이 열쇠였다. 방안에 있는 사람들 모두 그것을 알고 있
었다. 변호사였던 래니건은 그 곳에서 그를 기다리고 있는 것이
무엇인지 정확하게 알고 있을 터였다. 죽기 전에 지옥에서 10년
을 보낸다고 생각하면 입을 열 수도 있었다.
패리시와 매스트가 스포트라이트를 나누어갖기로 암묵적으로
합의함에 따라, 역할을 분담할 계칙이 짜여쳤다. FBI는 돈을 찾
는 일을 계속하고, 지방에서는 살인 사건을 계속 수사하기로 했
다. 패리시는 서둘러 대배심을 소환하기로 했다. 대중 앞에는 연
합전선을 보여주기로 했다. 재판과 그에 이은 항소와 같은 까다
로운 문제들은 대충 얼버무리고, 나중에 다시 거론하기로 서둘러
약속했다. 지금은 한쪽이 상대방 때문에 걱정하지 않도록 휴전을
성립시키는 것이 가장 중요했다.
연방 건물에서는 재판이 진행중이었기 때문에, 기자들은 바로
길 건너에 있는 빌록시 군청(빌록시 군청은 법원을 겸한다: 옳긴이)으
旦 안내되었다. 그 건물 2층의 대법정이 비어 있었기 때문이다.
기자들의 수는 수십 명을 헤아렸다. 대부분은 미친 듯한 눈매를
가진 지역 기자들이었으나, 잭슨, 뉴올리언스, 모빌에서 온 사람
들도 있었다. 그들은 퍼레이드에 나온 아이들처럼 앞으로 밀고
들어오고, 이리저리 떼를 지어 다녔다.
매스트와 패리시는 괄은 얼굴로 마이크와 전선으로 뒤엉킨 연
단으로 걸어갔다. 커터를 비롯한 경찰은 그들 뒤에 벽을 이루고
섰다. 조명이 들어오고, 카메라들이 번쩍였다.매스트가 헛기침을 하고 나서 말했다.
L(빌록시 출신의 패트릭 S. 래니건 씨를 붙잡았다는 소식을 전
하게 되어 기쁩니다. 그는 건강하게 살아 있으며, 현재 우리가 보
호하고 있습니다."
그는 극적인 효과를 위해 잠간 말을 끊었다. 그는 환한 조명을
받는 이 순간을 음미하며, 콘도르 떼 사이로 퍼져가는 흥분의 물
결에 귀를 기울였다. 이어 그는 패트릭의 체포와 관련된 몇 가지
세부 사항을 이야기해주었다-브라질. 바로 이틀 전, 신분 위장
등에 대해서. 그러나 그나 FBI가 패트릭을 실제로 찾아내는 데는
아무런 역할도 못했다는 이야기는 전혀 비치지 않았다. 이어 패
트릭의 도착, 계류중인 기소, 연방 사법 제도에 의거한 신속하고
확실한 처리 등 별 쓸모없는 이야기가 이어졌다.
패리시는 매스트처럼 극적 효과를 노리지 않았다. 그는 일급
모살을 비롯하여 찾아낼 수 있는 다른 혐의들에 대한 신속한 기
소를 약속했다.
질문들이 억수같이 쏟아졌다. 때스트와 패리시는 거의 모든 문
제에 대해 논평을 거부했다. 1시간 30분 정도 그렇게 버텄다.
트골디는 랜스도 함께 있게 허락해달라고 고집을 부렸다. 나한
체는 그 사람이 필요해요. 그녀는 그렇게 말했다. 꼭 끼는 면 반
바지를 입은 랜스의 모습은 매우 귀여웠다. 그의 근육질 두 다리
는 갈색에 털이 많았다. 변호사는 그를 업신여기는 태도였으나,
그래도 그는 산전수전을 다 겪은 사람이었다.
트러디는 짙은 화장에 화려한 옷차림을 하고 있었다. 꼭 끼는
짧은 치마, 고상한 빨간 블라우스, 거기에 화장과 보석을 통한 보
완. 그녀는 변호사의 눈길을 끌기 위해 쭉 뻗은 다리를 꼬았다.그녀는 랜스의 팔을 토닥였고, 그는 그녀의 무릎을 주물렀다.
변호사는 그들이 서로 더듬는 것을 무시하면서 동시에 그녀의
다리도 무시했다.
나는 이혼을 신청할 수밖에 없어요. 그녀는 선언했다. 이미 전
화로 간단하게 한 이야기였다. 화가 나고 씁쓸해요. 어떻게 나한
테 이럴 수 있단 말이에요? 그리고 우리의 귀중한 딸인 애슬리
니콜한테? 나는 그를 무척 사랑했어요. 우리는 행복했어요. 그런
데 이제 와서 이게 뭐예요.
"이혼은 문제가 없습니다."
변호사가 벌써 몇 번 했던 말을 되풀이했다. 그의 이름은 J. 머
리 리들턴으로, 많은 의뢰인의 일을 처리해온 뛰어난 이혼 전문
변호사였다. 그가 말을 이었다.
"유기(遺棄)에 해당하므로 쉬운 사건입니다. 앨라배마 법에 따
르면 부인은 이혼, 아이에 대한 완전한 양육권, 자산 전부 등 모
든 것을 얻게 됩니다."
"가능한 한 빨리 신청을 하고 싶어요."
그녀는 변호사 뒤에 있는 '자존심의 벽'을 바라보며 말했다.
무슨 공로장과 증명서 등이 수두룩하게 걸려 있는 벽이었다.
'재일 아침에 즉시 시작하겠습니다."
"얼마나 걸릴까요?
'm)일. 간단한 일이죠."
그러나 그것은 그녀의 불안을 더는 데 조금도 도움을 주지 않
았다.
"어떻게 자기가 사랑하는 사람한테 이런 짓을 할 수 있는지 모
르겠어요. 꼭 바보가 된 느낌이에요."
랜스의 손이 약간 위로 올라가서, 여전히 트러디의 다리를 주물럭거리고 있었다.
그녀는 이혼에 대한 걱정은 전혀 하지 않았다. 변호사도 그것
을 알고 있었다. 그녀는 상심한 듯 꾸며 보이려고 할 수도 있었
으나, 그것도 이 변호사한테는 효과가 없을 터였다.
"생명보험에서 얼마나 받았죠?
그가 서류를 뒤적이며 물었다.
그녀는 생명보험 이야기가 나오자 완전히 충격을 받은 표정을
지었다,
--무슨 관계가 있죠?
그녀가 쏘아붙였다.
"그들이 그것을 돌려받기 위해 소송을 걸 테니까요. 그는 죽지
않았습니다. 트러디, 죽지 않았으면, 생명보험도 없는 거죠.-
"설마."
"사실입니다."
"그럴 순 없어요. 안 그래요? 정말 그럴 순 없는 거예요."
"그럴 수 있습니다. 실제로, 그들은 빨리 해치을 겁니다."
랜스의 손이 트러디의 다리에서 떨어져 축 늘어졌다. 트러디의
입이 벌어지고 눈에 물기가 번졌다.
"그럴 순 없어요."
그는 새 괘선지철을 하나 갖다놓더니 펜의 뚜껑을 열었다.
"어디 목록을 작성해봅시다."
그녀는 롤스로이스를 사는 데 13만 달러를 냈고, 지금도 그 차
를 소유하고 있었다. 랜스는 포르세를 몰았는데, 그녀가 8만
5,00O달러를 주고 사준 것이었다. 집은 현금으로 90만 달러를 주
고 산 것이었다. 저당은 없었다 그리고 랜스의 이름으로 되어 있
었다. 그의 마약 배를 사는 데 60만 달러가 들었고, 보석을 사는데는 10만 달러가 들었다, 그들은 추측을 하고 궁리를 하며 간신
히 숫자를 뽑아냈다. 목록은 150만 달러에서 멈추었다. 변호사는
그들에게 이 귀중한 자산이 먼저 사라질 것이라고 차마 말할 수
가 없었다.
변호사튼 마치 마취제 없이 이를 뽑듯이, 트러디에게 그들의
웠 생활비가 얼마나 드는지 얘기해보라고 했다. 그녀는 지난 4년
동안 한 달에 1만 달러 정도 들었을 거라고 말했다. 그들은 아주
멋진 여행들을 즐겼다. 이 돈은 말하자면 하수구에 쏟아부은 것
으로, 생명보험 화사가 찾아갈 수 없는 것이었다.
그녀는 싶업 상태였다. 아니, 그녀가 즐겨 쓰는 표현을 빌리자
면 은퇴 상태였다. 랜스는 자신의 마약 사업에 대해서는 말할 생
각이 없었다. 또한 그들은 심지어 그들의 변호사에게도 플로리다
의 한 은행궤 30만 달러를 숨겨두었다는 것을 밝힐 수가 없었다.
"언제 소송을 걸어올까요?
그녀가 물었다.
"이번 주가 끝나기 전에."
변호사가 대답했다.
그러나 소송은 그보다 훨씬 더 빨랐다. 기자 회견 도중, 패트
릭의 부찰 소식이 발표되자, 노던 케이스 뮤추얼의 변호사들은
아래층 서기 사무실로 들어가, 트러디 래니건에게서 250만 달러
더하기 이자와 변호사 수임료를 받아내려는 소송을 걸었다. 그
소송에는 자산 이동을 막아달라는 일시 제한 명령 청원도 포함되
어 있었다. 이제 트러디 래니건은 미망인이 아니었기 때문이다.
변호사들은 청원서를 들고 복도를 따라내려가 친절한 판사가
있는 판사실로 들어갔다. 그들이 몇 시간 전에 이미 이야기를 나누었던 관사였다. 판사는 서둘러 적법한 비공개 심리를 열더니
제한 명령을 내려주었다. 그 판사는 법률 공동체의 중견 구성원
으로서 패트릭 래니건에 대한 긴 이야기를 아주 잘 알고 있었다.
또 트러디는 빨간 롤스로이스를 배달받은 직후 판사의 아내를 냉
대한 적이 있었다.
트러디와 랜스가 서로 쓰다듬으며 변호사와 계획을 짜고 있는
동안, 제한 명령서 사본 한 부가 차에 실려 모빌의 군 서기에게
로 갔다. 두 시간 뒤 그들이 테라스에서 첫 번째 술잔을 흘짝이
며 쓸쓸한 눈으로 모빌 만을 바라보고 있을 때, 집달관이 불쑥
나타나더니 트러디에게 노던 케이스 뮤추얼이 제기한 소송 관련
서류 사본, 빌록시 법정에 출두하라는 소환장, 제한 명령서 공증
사본 한 부를 전달했다. 그 금지 목록들 가운데는 판사의 지시가
있을 때까지 수표 한 장도 마음대로 쓰지 말라는 명령도 있었다.변호사인 이선 레이플리는 어
두운 다락방에서 나와 샤워와 면도를 하고, 충혈된 망막에 안약
을 떨구었다. 그리고 진한 커피를 마시며 시내에 입고 나갈, 그나
마 깨끗한 군청색 코트를 찾았다. 그는 16字 동안 사무실에 나가
지 않았다. 그렇다고 누가 찾는 것도 아니었고, 그도 물론 어느
누구도 보고 싶지 않았다. 그들은 그가 필요할 때는 팩스를 보냈
고, 그도 팩스로 답장을 보냈다. 그는 회사가 생존하는 데 필요한
준비서면과 메모와 신청서t당사자가 소송진행중 그 소송에 관련
하거나 또는 본안소송에 관계없이 필요한 결정 또는 명령을 법원에 요구
하는 것 옮긴이)를 작성했고, 그가 경멸하는 사람들을 위하여 조
사를 해주었다. 이따금씩은 어쩔 수 없이 타이를 매고, 의뢰인을
만나거나 동료 파트너들과 함께 끔찍한 회의에 참석하기도 했다.
그는 자신의 사무실을 증오했다. 그 곳의 사람들을 증오했다. 심지어 잘 알지 못하는 사람들까지도. 그는 모든 책꽃이의 모든 책
을 증오했고, 모든 책상의 모든 서류철을 증오했다. 그는 -L의 벽
의 사진들을 증오했고, 모든 냄새를 증오했다, 복도에서 풍기는
맛없는 커피 냄새, 복사기 옆에서 진동하는 화학 약품 냄새, 비서
들에게서 나는 향수 냄새. 그 모든 것을.
그러나 그는 연안 지역의 늦은 오후의 교통 체증을 뚫고 차를
몰면서 자기도 모르게 웃음을 짓다시피 했다. 뷰마르세를 따라
활달하게 걸어내려가면서, 오래 전부터 아는 사람한테 고개를 끄
덕이기도 했다. 안내원에게는 말을 걸기까지 했다. 그녀의 월급
을 주는 데 그도 한 몫을 하기는 했지만, 성도 기억하지 못하는
여자한테
회의실에는 많은 사람들이 뒤섞여 있었斗. 대부분 근처 사무실
에서 온 변호사들이었고, 판사도 한두 명 있었으며, 법원에서 근
무하는 것처럼 보이는 사람들도 몇 명 있었다. 5시가 넘은 시각
이었다. 시가 연기가 자욱한 그 곳은 시끌벅적한 게 잔치 분위기
였다,
레이플리는 방 한쪽 끝의 탁자에 술이 있는 것을 보았다. 그는
스카치를 한 잔 따르고 기분 좋은 표정을 지으려고 애쓰면서 비
트라노에게 말을 건넸다. 맞은편 끝에 있는 다양한 생수와 가벼
운 음료는 아무도 거들떠보지 않았다,
"오후 내내 이랬소."
비트라노가 군중을 보고, 그들의 행복한 이야기에 귀를 기울이
며 말을 이었다.
"금방 소문이 돌면서, 이 곳이 바빠지기 시작했지."
패트릭의 소식은 불과 몇 분 만에 연안 지역의 법조계 전체에
퍼져나갔다. 변호사들은 쉴새없이 수다를 떨었으며, 심지어 소문을 더 미화하기까지 했고, 그 소식을 놀라운 속도로 다른 사람에
게 전달했다. 곳곳에서 뜬소문들이 들리고, 수집되고, 만들어졌
다, 패트릭은 몸무게가 60킬로그램에 불과하며, 5개 국어를 한다
더라. 돈을 찾았다더라. 돈이 영원히 사라졌다더라. 패트릭이 기
아선상을 헤맨다더라. 아니, 대저택에서 산다던데. 그는 혼자 산
다더라, 새 부인을 얻고 자식을 셋이나 봤다더라. 돈이 어디 있는
지 알아냈다더라. 아무런 실마리도 없다더라.
모든 소문이 결국은 돈 문제로 모아졌다. 친구들, 그리고 그저
호기심 때문에 온 사람들이 회의실에 모여서 이런 저런 이야기를
하다가도, 결국은 모든 이야기가 돈으로 돌아갔다. 거기 모인 사
람들 사이에는 거의 비밀이 없었다. 이 회사가 9,000만 달러의 3
분의 1을 잃었다는 사실은, 이미 오래 전에 알 만한 사람들은 다
알고 있었다. 그래서 돈을 찾을 가능성이 조금만 보여도, 친구들
과 호기심을 품은 사람들이 모여들어 한두 잔 마시며 이런 저런
얘기와 소문과 새로운 정보를 나누었고, 그러다 결국은 불가피한
한마디를 내뱉곤 했었다.
"젠장, 빨리 돈을 찾아냈으면 좋겠는데 말이야."
레이플리는 두 번째 잔을 채워 들고 군중 속으로 사라졌다. 보
건은 생수를 천천히 마시며 판사와 이야기를 나누고 있었다. 비
트라노는 사람들을 상대하며, 최대한 확인이나 부인을 해주고 있
었다, 하바락은 나이 들어가는 법원 속기사와 한쪽 구석에서 머
리를 맞대고 웅크리고 있었다. 여자 속기사가 문득 하바락이 귀
엽게 느껴진 모양이었다.
밤이 다가오면서 술이 흘러넘쳤다. 소문들이 재탕 삼탕되면서
희망도 고조되어갔다.연안 지역 방송국에서는 패트릭이 저녁 뉴스 그 자체였다. 다
른 것은 거의 보도하지 않았다. 매스트와 패리시가 마치 자신들
의 의사와는 달리 채찍을 맞으며 억지로 끌려나온 사람들처럼 굳
은 얼굴로 서서, 앞에 쭉 늘어선 마이크들을 노려보고 있는 장면
이 비쳤다. 법률회사의 현관문을 클로즈업한 화면도 있었으나,
내부에 있는 사람의 논평은 따지 못했다. 패트릭의 무덤가에서
기자가 그 동안의 과정을 감상적으로 읖조리는 화면도 나왔다.
그 보도는 패트릭의 무덤 안에 누워 임는 불쌍한 사람은 어떻게
해서 거기까지 가게 되었느냐를 놓고 여러 가능성들을 제시하며
끝을 맺었다. 이어 4년 전의 끔찍한 자동차 사고에 대한 자료화
면이 나왔다. 사고 현장과, 패트져 래니건 씨의 완전히 타버린 계
비 블레이저 자동차의 형체가 비쳐졌다. 부인, FBI,보안관의 논
평은 없었다. 관련된 당사자들의 논평은 하나도 없었고, 기자들
이 제멋대로 한 추측만 난무했다.
이 뉴스는 뉴올리언스, 모빌, 잭슨, 심지어 멤피스에서도 크게
다루어졌다. CNN도 저녁 중반에 그 뉴스를 받아 1시간 동안 전
국으로 돌린 뒤에. 해외로까지 보냈다. 그렇게 할 만큼 매력적인
얘기였다,
스위스 시간으로 오전 7시가 거의 다 된 시간, 에바는 그 뉴스
를 자신의 호텔방에서 보았다. 그녀는 텔레비전을 켜놓은 채 자
정이 지나 잠이 들었지만, 밤새도록 자다 깨다 했다. 패트릭의 뉴
스가 나오기를 기다리며 안간힘을 쓰며 눈을 뜨고 있다가 깜빡
잠이 들곤 했던 것이다. 피로했고 무서웠다. 집에 가고 싶었지만,
갈 수 없다는 것을 잘 알고 있었다.
패트릭은 살아 있었다. 그는 설사 그들이 자기를 찾아낸다 하
더라도 절대 죽이지는 않을 것이라고 수도 없이 장담을 했었다.이제 처음으로 그녀는 그의 말을 믿게 되었다.
그가 그들에게 얼마나 털어놓았을까? 그것이 문제였다.
얼마나 심하게 다쳤을까? 그들이 그에게서 얼마나 알아냈을
까?
그녀는 작은 소리로 팎은 기도를 하며, 패트릭이 살아 있다는
것을 하느님께 감사했다.
그리고 나서 할 일의 목록을 만들었다,
패트릭은 제복을 입은 경비원의 무관심한 눈길을 받으며, 헐렁
헐렁한 하얀 군용 사각 팬티를 입고 맨발로 복도를 걸어가고 있
었다. 늙은 푸에르토리코인 잡역부 루이스가 옆에서 거들고 있었
지만 큰 도움은 되지 않았다 그의 상처에는 바람이 통해야 했다.
그래서 지금은 붕대를 감지도 않았고, 옷도 못 걸치게 했다. 그냥
연고만 바르고 산소를 접하게 했다. 종아리와 허벅지에는 고통스
러울 정도로 힘이 없었다. 무릎과 발목은 한 걸음 뗄 때마다 떨
렸다.
머리를 맑게 하고 싶었다, 젠장. 그는 노출된 화상에서 오는
통증을 환영했다. 그것이 뇌를 날카롭게 자극했기 때문이다. 지
난 사흘 동안 그의 피에 무슨 화학약품들을 지저분하게 섞어 집
어넣었는지 알 수 없는 일이었다.
고문은 짙고 무시무시한 안개였으나, 이제 서서히 걷혀가고 있
었다. 화학 약품들이 부서지고 용해되어 쓸려내려가면서, 자신의
고통스러운 비명들이 들리기 시작했다. 내가 돈에 대해 얼마나
얘기했을까?
잡역부가 음료수를 가지러 간 동안 그는 텅 빈 매점의 창틀에
몸을 기대고 있었다. 바다는 1.5킬로미터 정도 떨어져 있었다. 그와 바다 사이에는 막사들이 줄지어 있었다. 군사 기지였다.
그래, 돈이 있다는 건 인정을 했어. 그 말을 하자 잠시 쇼크가
중단되었기 때문에, 그는 그 사실을 기억할 수 있었다. 그리고 나
서 기절을 했어. 지금 돌이켜 보니 그랬던 것 같았다, 얼굴에 찬
물을 끼얹어 정신을 차리기까지 오랜 휴지기가 있었던 것이다.
그 물이 얼마나 위로가 되던지. 그러나 그들은 그 물을 마시는
건 허락해주지 않았다. 그들은 그를 바늘로 계속 찔러댔다.
은행會 그 염병할 은행들 이름 때문에 그는 목숨을 내줄 뻔했
다. 그의 몸에 뜨거운 전류가 흐르는 가운데, 그는 그들에게 그가
돈을 훔쳤을 때부터 그 흐름을 되짚어주었다. 바하마에 있는 웨
일스 유나이티드 은행으로부터 몰타에 있는 한 은행으로, 그리고
거기서 아무도 찾을 수 없는 파나마로.
그는 그들이 그를 잡은 뒤부터는 돈이 어디 있는지 알지 못했
다-돈은 그대로 있었다. 원래의 돈 전부에다가 이자 소득까지.
그것까지 말했던 것은 틀림없었다. 이제 기억이 났다. 몇 가지 생
각들, 그래, 젠장, 말해주면 어떠랴, 이 놈들은 내가 그것을 훔쳤
다는 것을 알고, 가지고 있었다는 것을 알고, 4년에 9000만 달러
를 날려버린다는 건 불가능하다는 것을 아는데, 하는 생각들을
했기 때문에 분명하게 기억이 났다. 하지만 그의 살이 녹는 가운
데도 그는 정말이지 지금은 돈이 어디 있는지는 몰랐다.
잡역부가 소다수를 하나 건네주자 그가 말했다.
"오브리가두."
포르투갈어로 고맙다는 뜻이었다. 왜 내가 포르투갈어를 하는
거지?
돈의 흐름이 끊긴 뒤에 다시 의식이 사라졌다. 누군가가 방 한
쪽 구석에서 "그만? 하고 고함을 질렀다. 한 번도 본 적이 없는사람이었다. 그들은 아마 그가 전기 고문으로 죽었다고 생각한
모양이었다
얼마나 오래 의식끌 잃고 있었는지 기억이 나지 않았다. 한번
은 눈을 뜨자 앞이 보이지 않았다. 땀과 약 때문에, 그리고 무시
무시하게 비명을 질러댔기 때문에 눈이 안 보였던 것이다. 아니,
그게 아니라 눈을 가리고 있었던 걸까? 이제 기억이 났다. 생각
해보니 눌을 가리고 있었던 것 같았다. 새롭고, 훨씬 끔찍한 고문
수단을 동원하려던 순간이었기 때문이다, 몸 일부의 절단. 아마
그런 것이었을 것이다. 그는 벌거벗은 채 누워 있었다.
팔에 다시 주사 바늘이 꽃혔다. 갑자기 심장이 빠르게 뛰고,
살갗이 푸들거렸다. 그 자가 그 작은 장난감을 가지고 돌아왔다.
패트릭은 다시 앞을 볼 수 있었다. 그래, 그럼 누가 돈을 갖고 있
는 거지? 그가 물었다.
패트릭은 소다수를 마셨다, 잡역부는 근처에서 어슬렁거리며
유쾌하게 웃음을 짓고 있었다. 모든 환자에게 웃음을 지어 보이
는 사람이었다. 패트릭은 먹은 것도 거의 없었는데, 갑자기 구토
를 느꼈다. 어지러웠다, 하지만 두 발로 서서 버티겠다고 결심을
굳혔다. 그래야 피가 움직이고 생각을 할 수 있을 테니까. 그는
멀리 수평선에 있는 어선에 정신을 집중했다.
그들은 이름들을 대라며 그를 몇 번 크게 괴롭혔다. 그는 비명
을 지르며 모른다고 했다. 그들은 고환에까지 전극봉을 붙였다.
통증이 전과는 다른 높이까지 솟아올랐다. 이어 의식을 잃었다.
패트릭은 기억을 할 수 없었다. 고문의 마지막 단계가 도저히
기억나지 않았다. 몸이 불타는 것 같았다. 죽음의 문턱까지 갔다.
그는 그녀의 이름을 불렀다. 속으로 말한 걸까? 그녀는 지금 어
디 있을까?그는 소다수를 떨구고 잡역부에게 손을 내밀었다.
스테팍노는 1시가 될 때까지 기다렸다가 집을 나갔다. 아내의
차를 타고 어두운 거리를 달렸다. 그는 교차로의 밴에 앉아 있는
두 요원을 향해 손을 흔들었다. 그리곤 그들이 모퉁이를 돌아 그
를 따라을 수 있도록 차를 천천히 몰았다. 알링턴 메모리얼 다리
를 건널 때쯤에는 적어도 두 대가 따라오고 있었다.
차량들은 텅빈 거리들을 미끄러져 조지타운에 이르렀다. 스테
파노에게는 똑적지를 안다는 이접이 있었다. 그는 K가에서 갑자
기 우회전을 하여 위스콘신으로 들어갔다. 이어 다시 우회전을
하여 M가로 접어들었다, 그는 불법 주차를 하고, 얼른 차에서 내
려, 반 블록 떨어진 흘리데이 모텔까지 결어갔다,
그는 엘리베이터를 타고 3층까지 올라갔다. 가이가 스위트룸
에서 기다리고 있었다. 가이는 몇 달 만에 미국에 돌아왔지만, 사
흘간 거의 잠을 자지 못했다 스테파노는 그런 것에는 전혀 관심
이 없었다.
녹음 테이프는 총 여섯 개였는데, 모두 딱지가 붙어 단정하게
정리되어 있었다. 그것은 탁자 위, 건전지로 작동되는 플레이어
옆에 놓여 있었다.
"양쪽 옆방은 비었습니다."
가이가 말하며 양쪽을 가리켰다. 그가 말을 이었다.
"그러니까 음량을 최대로 해놓고 들으셔도 됩니다."
''지저분하다는 뜻이로군 견뎌야지 어쩌겠나."
"아주 역겹습니다. 이런 일은 다시는 안 할 겁니다."
"가도 좋네,"
"알겠습니다. 복도에 있을 테니 필요하면 부르십쇼."가이는 방을 나갔다. 스테파노는 전화를 했다. 1분 뒤 베니 아
리시아가 문을 두드렸다. 그들은 블랙 커피를 주문하고, 밤새도
록 패트릭이 파라과이 정글에서 비명을 지르는 소리에 귀를 기을
였다-
베니로서는 가장 즐거운 시간이었다.신문에서는 ol날ol 5HE=~~
없을 것이다. 연안 지역의 일간 조간
패트릭에 대한 기사만 다루었다,
날이라 해도 전혀 무리가
신문들은 1면에서 오로지
래니건 부활하다.
머리기사들은 크고 굵은 글자로 그렇게 소리치고 있었다, 사진
기사 네 개가 1면을 뒤덮고 다음 면으로
F니라 그의 고향인
버밍햄, 배턴
패트릭의 옛
문들도 I면에 작은 기사와 함께
이 무려 여섯 장이 딸린
까지 이어졌다. 패트릭은 잭슨과 모빌만이 아
뉴올리언스의 I 면에서도 주역을 담당했다. 멤피스,
루즈, 애틀랜타의 신
날 사진을 실었다,
전 방송차 두 저가 뉴올리언스 교외 그레트
아침 내내 텔레비나에 있는 패트릭의 어머니 집 바깥에 진을 치고 있었다. 그녀는
아무 할 말이 없었다. 같은 거리에 사는 건장한 부인 둘이 그녀
를 보호해주고 있었다. 보호자들은 번갈아 현관으로 나와 콘도르
들을 노려보곤 했다.
기자들은 보인트클리어에 있는 트러디의 집 앞에도 모여 있었
으나, 랜스 때문에 다가가지를 못했다. 랜스는 산탄총을 들고 나
무 밑에 앉아 있었다. 그는 꼭 끼는 검은 티셔츠에, 검은 장화와
바지 차림이었다. 마치 노련한 용병처럼 보였다. 기자들은 큰 소
리로 그에게 진부한 질문들을 던졌다. 그러나 그는 으르렁거리기
만 했다. 트러디는 애슬리 니콜과 함께 집안에 숨어 있었다. 여섯
살 난 니콜은 오를 학교에도 가지 못했나.
시내의 보건의 법률회사에도 기자들이 몰려들어, 바깥 보도에
서 대기하고 있었다. 살진 경비원 두 사람이 기자들의 출입을 막
고 있었다. 기자들이 하도 다급하게 몰아대는 바람에 경비원들은
힘을 안지 않을 수 없었다.
기자들은 보안관 사무실, 커터의 사무실 주위에서도 어슬렁거
렸다. 그 외에도 냄새가 날 만한 곳이면 어디에나 얼정거리고 있
었다. 누가 어디서 무슨 소리를 들었다는 이야기가 돌자, 기자들
은 순회재판소 서기 사무실로 몰려갔다. 그 곳에서 때마침 최고
급 회색 양복을 입고 서기에게 서류를 건네는 비트라노를 만날
수 있었다. 그는 그것이 그의 법률회사가 패트릭 S. 래니건에게
제기하는 소송이라고 설명했다. 회사는 돈을 돌려받기會 원하고
있습니다. 간단하고도 분명한 거죠. 비트라노는 언론 쪽에서 들
어주는 사람만 있다면 언제까지라도 그 이야기를 할 용의가 있었
다.
그 날 아침은 소송의 아침이라 불러도 무방할 것 같았다. 트러디의 변호사는 오전 10시에 충격적인 뉴스를 흘렸다. 모빌의 법
원으로 가 이혼 청원을 제기할 거라는 소식이었다. 그는 감탄할
정도로 자신의 임무를 제대로 수행했다. 그는 이제까지 천 건 가
까이 이혼 소송을 제기해보았지만, 텔레비전 기자들 앞에서 그것
을 제기해보기는 처음이었다. 그는 내키지 않는 척하며 인터뷰에
응했으나, 결국 장황하게 말을 늘어놓았다. 사유는 유기다. 청원
서에는 온갖 종류의 가증할 죄들이 담겨 있다. 그는 서기 사무실
밖의 복도에서 사진 몇 장을 들어 보였다.
어제의 소송에 대한 소문이 빠르게 퍼졌다. 노던 케이스 뮤추
얼이 250만을 돌려달라고 트러디 래니건에게 건 소송이었다. 기
자들은 자세한 내용을 알기 위해 법원 서류철을 뒤지고, 관련된
변호사들에게 연락을 했다. 여기서 한마디가 새나가고, 저기서
무심코 한마디가 나왔다. 그 결과. 오래지 않아 여남은 명의 기자
들은 트러디가 법원의 승인 없이는 식료품을 살 수표 한 장조차
마음대로 쓸 수 없다는 것을 알게 되었다.
모너크-시에라 보험은 보건의 법률회사로부터 400만 달러를
돌려받고 싶어했다. 물론 이자와 변호사 수임료는 별도였다. 그
회사의 빌록시 변호사들은, 보건의 법률회사가 서둘러 보험증서
의 한도액까지 받아낸 데 대해 소송을 걸고, 패트릭이 모든 사람
을 속인 데 대해 소송을 걸었다. 이제 관례가 되었듯이, 언론은
곧 그 소식을 듣게 되었고, 소송서 사본들은 신청한 지 몇 분도
되지 않아 기자들의 손에 들어가게 되었다.
당연한 일이지만, 베니 아리시아는 패트릭에게서 자신의 9,000
만 달러를 돌려받고 싶어하였다. 그의 새 변호사는 화려하고 말
이 많은 사람이었는데, 매체를 다루는 데 다른 방법을 썼다. 그는
소송을 제기하기도 전인 오전 10시에 기자회견을 열어, 사람들을자신의 널찍한 회의실로 불러들인 뒤 자신의 의뢰인의 주장을 하
찮은 부분까지 자세하게 얘기해주었다. 그리고 법원에 소송 서류
를 접수하러 갈 때는 아예 기자들과 함께 우르르 보도를 따라내
려갔다. 그는 걷는 동안에도 입을 다물지 않았다.
패트릭 래니건이 잡힘으로써 연안 지역에는 최근 역사상 단일
사건으로는 최대의 법적인 일감이 생겨나게 되었다.
해리슨 군 법원이 거의 광란에 가까울 정도로 북적거리는 가
운데, 대배심 열일곱 명이 조용히 2층의 평범한 방으로 들어갔
다. 밤사이 지방검사인 TL. 패리시가 직접 긴급 전화를 한 것이
다. 그들은 이 모임의 성격을 알고 있었다. 그들은 커피를 받고,
긴 탁자의 지정된 자리에 앉았다. 그들은 폭풍 한가운데 있는 것
처럼 불안해하면서도, 또 짜릿한 흥분을 느꼈다.
패리시는 인사를 하고, 다급하게 소집한 것을 사과하더니, 스
위니 보안관과 그의 선임 수사관 테드 그림쇼, 특수 요원 조슈어
커터를 불러들였다.
"꼭 갑자기 새로운 살인 사건이라도 터진 것 같군요."
그는 아침 신문을 펼치며 말을 이었다,
"대부분 이건 보셨겠죠?
모두 고개를 끄덕였다.
패리시는 손에 괘선지철을 들고 벽을 따라 천천히 걸으며 세
목들을 읖어나갔다. 패트릭의 배경. 그의 회사가 베니 아리시아
를 대리했다는 것. 패트릭의 죽음-물론 지금은 가짜라는 것이
드러났지만. 그의 매장. 대부분이 패리시가 방금 탁자에 올려놓
은 조간 신문에 나온 것들이었다.
그는 패트릭의 다 타버린 자동차를 찍은 현장사진을 돌렸다그런 다음 다음날 아침 자동차 없이 현장을 찍은 사진들을 내놓
았고, 이어서 숯이 된 덤불, 흙, 타버린 잡초와 나무 줄기들을 찍
은 사진들, 그리고 매우 극적으로, 또 주의까지 주어가면서 자동
차 안에 있는 단 한 사람의 유해를 찍은 8x10인치짜리 천연색
사진을 차례로 돌렸다,
"우리는 물론 그것이 패트릭 래니건이라고 생각했습니다."
패리시가 웃음을 지으며 말을 이었다.
"지금은 우리가 틀렸다는 것을 알고 있습니다만."
그 시커매진 덩어리에는 그것이 사람의 유해라는 것을 알려주
는 것이 하나도 없었다. 툭 튀어나온 허연 뼈 하나를 제외하면
신체 부위라고 알아볼 만한 것이 없었다. 패리시는 심각한 표정
으로 그것이 골반뼈라고 설명했다.
"인간의 골반이란 말입니다."
그가 덧붙였다, 대배심원들이 혼란을 느껴, 혹시 패트릭이 돼
지나 다른 짐승을 죽인 게 아닐까 의심을 할까봐 걱정을 했던 것
이다
대배심은 그 사진들을 잘 소화했다. 사실 볼 게 거의 없었기
때문이기도 했다. 근육 조직도, 엉긴 피도 없었다. 역겨워할 만한
것이 하나도 없었다. 그 형체는 앞의 오른쪽 승객석에서 영원한
안식으로 들어갔다. 그 좌석 역시 다른 모든 것과 마찬가지로 뼈
대만 남고 다 타버렸다.
패리시가 설명을 이어갔다.
"물론 이것은 휘발유로 인한 화재입니다. 우리는 패트릭이 사
고 현장에서 13킬로미터 떨어진 곳에서 연료탱크를 가득 채웠다
는 것을 알고 있습니다. 따라서 20갤런이 폭발한 것입니다. 그러
나 우리 수사관은 그 화재가 유난히 뜨겁고 강렬했다고 기록해놓았습니다."
"혹시 차 안에 타고 남은 용기 같은 것이 있었나요?
한 대배심원이 물었다.
"아니요. 이런 화재에는 통상 플라스틱 용기가 사용됩니다. I갤
런들이 우유통이라든지, 부동액 통이라든지 하는 것들이 방화범
들이 가장 좋아하는 것입니다. 그런 것들은 흔적이 남지 않기 때
문이죠. 방화 사건에서는 늘 흐렇죠. 물론 자동차 화재에서는 드
문 일입니다만."
"시신들이 늘 이렇게 심한 상태인가요?
다른 대배심원이 물었다.
패리시가 얼른 대답했다.
아니요. 사실 그럭지는 않습니다. 솔직히, 이렇게 심하게 탄 시
체는 나도 처음 보았습니다. 당연히 다시 무덤을 파봐야 하는 것
이겠지만, 혹시 아실지 몰라도, 시체는 화장되었습니다."
"누군지 짐작이라도 가나요?
亨두 노동자인 로니 버크스가 말했다.
-한 사람을 염두에 두초 있기는 합니다만, 추측에 지나지 않습
니다."
그 외에도 이런 저런 질문들이 있었으나, 중요한 것은 아니었
다. 신문에 난 것 외에 혹시 이 회의에서 더 알아낼 수 있는 것이
없나 해서 물어보는 사소한 질문들이었다. 투표 결과, 그들은 패
트릭을 일급 모살-다른 댐죄, 즉 중절도죄라는 다른 범죄를 준
비하기 위해 저지른 살인-한 가지 혐의로 기소하기로 만장일
치로 합의했다. 그것은 파치먼의 주 교도소에서 극약 주사를 통
해 사형에 처할 수도 있는 죄였다.
24시간이 안 되어 패트릭은 살인 혐의로 기소당했고, 이혼 소송을 당했고, 아리시아에게서 9,000만 달러에다가 징계적 손해
배상팜까지 물어테라는 소송, 옛날에 다니던 법률회사 친구들에
게서 3,000만 달러에다가 징계적 손해 배상금까지 물어내라는 소
송, 그리고 모너크-시에라 보험으로부터 400만 달러에다가 덤으
로 징계적 손해 배상금으로 1,000만 달러를 내라는 소송을 당했
다.
패트릭은CNN덕분에 그것을 다볼수 있었다,
T. L. 패리시와 모리스 매스트 두 검사는 다시 굳은 얼굴로 카
메라들 앞에 서서, 해리슨 군의 선량한 군민은 대배심을 통하여
패트릭 래니건을 기소하는 방향으로 신속하게 움직였다고 합동
발표를 했다. 사실 연방은 살인 혐의 기소와는 관계가 없었지만,
어쨌든 그렇게 했다. 그들은 답할 수 없는 질문들은 비껴갔고, 답
할 수 있는 질문들은 회피했으며, 더 많은 기소들이 뒤따를 것이
라고 강력하게 암시했다.
카메라들이 떠나자, 두 사람은 해리슨 군 순회재판소의 세 놘
사 가운데 하나이자, 장례식 전에는 패트릭의 가까운 친구였던
칼 허스키 판사와 코용히 만났다, 사건들은 무작위로 배당되는
것이 원칙이었지만, 허스키는 다른 판사들과 마찬가지로 문서 정
리원을 움직여 특정한 사건을 받을 수도 있고 안 받을 수도 있었
다. 그런데 지금 허스키는 패트릭의 사건을 원하고 있었다.
랜스는 부엌에서 혼자 토마토 샌드위치를 먹다가, 뒤뜰 수영장
근처에서 누가 움직이는 것을 보았다. 그는 산탄총을 쥐고 집에
서 살짝 나가 테라스의 관목들을 돌아갔다. 통통하게 살이 찐 사
진사 하나가 수영장 옆 별채 근처에 쭈그리고 있었다. 목에는 커다란 카메라 세 대가 대롱거리고 있었다. 랜스는 맨발로 뒤꿈치
를 들고 총을 겨눈 채 별채를 뺑 돌았다. 그래서 남자의 등 뒤에
서 두 발짝 떨어진 곳까지 살금살금 걸어갔다. 랜스는 몸을 앞으
로 기울였다. 그런 다음 총을 남자의 F1리 근처에 대고 총신을
위로 들어올린 채 방아쇠를 당겼다,
사진사는 앞으로 펄쩍 튀더니 엎어져버렸디-. 이어 카메라들 위
에서 버등거리며 미친 듯이 비명을 질러댔다 랜스는 그의 사타
구니를 걷어찼다. 까진사는 몸을 굴리다가, 마침내 자신을 공격
하는 사람을 보았다.
랜스는 카메라 세 대를 잡아떼, 수영장에 던져버렸다. 트러디
는 겁에 질린 표정으로 테라스에 서 있었다. 랜스는 그녀에게 경
찰에 전화를 하라고 고함을 질렀다"이-죽은 料理 벗겨내理
하겠습니다. 진통제를 사용할지 말지를 결정해주십시오.-
의사는 핀셋으로 가슴의 상처를 찬찬히 조사해보며 말했다.
"사양하겠습니다."
패트릭이 대답했다. 그는 벌거벗은 몸으로 침대에 앉아 있었
다 의사와 두 간호사, 푸에르토리코인 루이스가 그를 둘러싸고
있었다.
"아플 텐데요, 패트릭."
의사가 말했다.
"더 심한 일도 려었는데요, 뭐. 그것도 그렀고, 어디 바늘을 꽃
을 데가 있어야지요."
그러면서 그는 왼팔을 들어올렸다. 팔은 자주색과 짙푸른 색의
멍으로 뒤덮여 있었다. 고문을 하는 과정에서 브라질 의사가 무자비하게 주사기를 찔러댔기 때문에 생긴 자국이었다. 그의 몸
전체에, 멍과 상처가 아문 조직들이 무지개를 그리고 있었다. 패
트릭이 덧붙였다.
"약은 이제 됐습니다."
"알았습니다. 그럼 원하는 대로 하지요."
패트릭은 누워서 침대의 옆쪽 난간을 움켜쥐었다. 간호사들과
루이스는 그의 발목을 잡았고. 의사는 그의 가슴에서 3도 화상을
입은 살을 벗겨내, 외과용 메스로 죽은 피부를 잘라냈다.
패트릭은 움찔하며 눈을 감았다.
"주사를 놓을까요, 패트릭?
의사가 물었다.
" 아니요."
패트릭은 이를 악물고 내뱉었다.
다시 메스가 움직였고, 죽은 피부가 잘려나갔다.
-잘 아물고 있군요, 패트릭. 피부 이식은 하지 않아도 될 것 같
은데요."
"잘됐군요."
패트릭은 다시 움찔했다.
아홉 군데의 화상 가운데 네 군데가 3도라는 진단이 나을 만큼
심했다. 두 군데는 가슴이었고, 한 군데는 왼쪽 허벅지, 나머지는
오른쪽 종아리였다. 손목, 팔꿈치, 발목에는 밧줄에 쓸린 상처가
있어서, 연고를 잔뜩 발라놓았다.
의사는 30분 만에 일을 끝내고는, 적어도 지금은 옷도 입지 말
고 붕대도 감지 말고 가만히 있는 게 상팩이라고 말했다. 그는
시원한 느낌이 드는 항균 연고를 발라주면서 다시 진통제를 먹겠
냐고 물었다. 패트릭은 다시 사양했다,의사와 간호사들이 떠나자, 루이스는 그들이 완전히 사라질 때
까지 어슬렁거렸다. 이어 문을 닫고, 블라인드를 내렸다. 루이스
는 하얀 가운 밑의 호주머니에서 플래시가 달린 일회용 카메라를
꺼냈다.
"저기서부터 시작하세요."
패트릭은 침대의 발치를 가리키고는 말을 이었다.
"몸 전체를 찍으세요. 얼굴까지."
루이스는 카메라를 눈에 갖다대고 만지작거리며 뒤쪽 벽으로
물러나더니 단추를 눌렀다. 카메라의 플래시가 터졌다.
"다시, 저기서부터요."
패트릭이 지시했다.
루이스는 시키는 대로 했다. 처음에 루이스는 이런 일을 하는
것을 영 내켜하지 않았다. 상사의 승인이 필요할지도 모른다고
했다. 패트릭은 팍라과이와의 국경 지대에 살았기 때문에 포르투
갈어만 완벽한 것이 아니라, 스패인어도 어느 정도 구사할 수 있
었다. 그는 루이스가 하는 말을 거의 다 알아들을 수 있었다. 그
러나 루이스가 패트릭의 말을 이해하는 데는 어려움이 따랐다.
그러나 결국 돈이라는 언어가 설득력을 발휘했다. 루이스는 사
진사 역할을 해주는 대가로 미화 500달러를 주겠다는 제안을 알
아들었다. 그리고 일회용 카메라 세 대를 사서, 100장 가까이 사
진을 찍고, 하룻밤 새에 현상을 하고, 다른 명령이 있을 때까지
병원에서 멀리 떨어진 곳에 감추어둔다는 데 합의했다.
당장은 패트릭의 수중에 500달러가 없었다. 그러나 패트릭은
당신이 지금까지 나에 대해 무슨 이야기를 들었는지 몰라도, 나
는 정직한 사람이며, 집에 가는 즉시 돈을 보내주겠다고 말했다.
루이스의 사진 찍는 솜씨는 별 볼일 없었으나, 카메라 역시 별볼일 없었다. 패트릭은 사진을 찍을 때마다 이런 저런 지시를 내
렸다. 가슴과 허벅지의 심한 화상들을 클로즈업으로 찍었고, 심
하게 멍이 든 팔다리도 그런 식으로 찍었다. 그리고 거의 모든
각도에서 전신상을 찍었다. 그들은 들키지 않도록 빨리 일을 했
다. 점심시간이 다가오고 있었다. 다시 간호사들이 바쁘게 회진
을 하며, 차트를 들고 들어와 쉴새없이 중얼거릴 터였다.
루이스는 점심 시간에 병원을 떠나, 현상소에 필름을 맡겼다,
리우에서 오스마르는 에바가 다니는 법률회사의 저임금 비서
를 설득하여, 1,000달러를 주고 현재 회사 내에 떠도는 소문들을
듣게 되었다. 특별한 건 없었다, 파트너들도 거의 말이 없었다.
그러나 전화 기록들을 보자, 취리히에서 회사로 전화가 두 번 왔
다는 사실이 드러났다. 가이가 워싱턴에서 확인해낸 바에 따르면
취리히의 전화번호는 호텔 전화번호였다. 그러나 다른 정보는 없
었다. 스위스인들은 그만큼 신중했으니까,
에바의 파트너들은 그녀가 사라진 것에 인내심을 보여주지 못
했다. 그녀에 대한 조용한 뒷공론은, 곧 그녀를 어떻게 처리할 것
인가에 대한 일일 공식 회의로 바뀌었다. 그녀는 첫날 한 번, 둘
쨋날 한 번 전화를 하고는, 그 뒤로는 아무 소식이 없었다 그녀
가 만나러 갔다고 하는 수수께끼의 의뢰인도 확인되지 않았다.
에바가 맡고 있던 기존의 의뢰인들은 연일 요구와 협박을 해오고
있었다. 그녀는 약속과 회의들을 빼먹고, 마감 시한을 어기고 있
었다.
마침내 그들은 잠정적으로 그녀를 회사 일에서 제외시키고, 다
른 문제는 나중에 그녀가 돌아오면 그 때 가서 처리하기로 결정
했다오스마르와 그의 부하들은 에바의 아버지를 미행했는데, 그것
때문에 가엾은 노인은 잠도 제대로 잘 수 없었다. 그들은 아파트
로비를 감시했고, 차를 타고 갈 때나 이파네마의 혼잡한 보도를
걸어갈 때나 언제나 그의 뒤를 쫓았다. 그를 낚아채 약간 거칠게
대해주는 것으로 입을 열게 하자는 방안도 나왔으나, 그는 워낙
조심스러워 외딴 곳에 혼자 있는 법이 없었다.
랜스가 그녀의 침실에 세 번째 갔을 때야 마침내 방문이 열려
있었다. 그는 신경 안정제인 밸륨과 그녀가 가장 좋아하는 생수
병을 들고 조용히 들어갔다. 그 생수는 아일랜드산으로 한 병에
4달러짜리였다. 그는 아무 말 없이 침대에 앉아 그녀에게 알약을
내밀었다. 그녀는 약을 먹고 물을 흘짝였다. 1시간도 안 지났는
데, 벌써 두 번째였다.
통통한 사진사를 태운 경찰차는 1시간 전에 떠났다. 경찰관 두
명이 20분 동안 얼정거리며 이런 저런 것을 물어보았다. 개인 소
유지였기 때문에 굳이 랜스의 행동을 가지고 그를 고발할 생각은
없는 것 같았다. 기자들에게는 물러나 있으라고 명령했다. 안으
로 들어온 사진사는 북부에 근거를 둔 싸구려 잡지에서 파견된
사람이었다. 경찰관들은 랜스에게 매우 동정적인 것 같았다. 심
지어 랜스가 상황을 처리한 방식에 경의를 표하는 것 같기도 했
다, 랜스는 혹시 경찰관들이 그를 고발하려 할 경우에 대비하여
트러디의 변호사의 이름을 경찰관들에게 알려주었다. 그리고는
만일 법정에 끌려나가게 되면 그 자신도 가만 있지 않고 맞고발
을 할 거라고 위협했다.
트러디는 경찰관들이 떠난 뒤에 무너져버렸다. 그녀가 소파의
쿠션들을 벽난로에 집어던지자, 보모는 아이를 데리고 현장을 피했다. 트러디는 랜스에게 고래고래 욕을 해댔다. 그가 가장 가까
이 있는 목표물이었기 때문이다. 트러디는 감당할 수 없다며 짜
증을 부렸다. 패트릭에 대한 소식, 보험회사의 소송, 재산권 행사
제한 명령, 바깥의 욕심쟁이들, 그리고 랜스가 수영장 근처에서
사진사를 잡은 일 모두.
그러나 이제 그녀는 조용해져 있었다 랜스도 밸륨을 먹었다,
그녀가 이성을 회복하자 그는 안도의 한숨을 쉬었다. 그는 그녀
를 따뜻하게 대해주고 싶었다. 무릎을 두드리며 뭔가 좋은 말을
해주고 싶었다. 그러나 이런 상황에서는 그런 행동이 효과가 있
을 리 없었다. 자칫 잘못 움직였다가는 오히려 그녀가 다시 발작
을 할 게 틀림없었다. 트러디는 결국 냉정을 되찾겠지만, 그건 어
디까지나 그녀 스스로 마음먹어야 가능한 일이었다.
트러디는 침대에 누워 눈을 감고, 이마에 손등을 얹었다. 방은
어두웠다. 집 전체가 그랬다, 블라인드와 차양은 확 닫혀 있었고,
불은 꺼져 있거나 희미해져 있었다. 밖에서는 수많은 사람들이
길가에서 어슬렁거리며, 그 가증스러운 패트릭의 기사들에 써먹
을 사진이나 필름을 촬영하고 있었다. 정오에 그녀는 지역 뉴스
에서 자핀의 집을 보았다. 오렌지색 얼굴에 치아가 대문짝만한
여자가 나오더니, 그녀의 집을 배경으로 패트릭에 대해 이러쿵저
러쿵 지껄여대면서 그 날 아침 패트릭의 부인이 이혼을 신청했다
는 이야기를 했다.
패트릭의 부인이라니! 그 말을 들었을 때 그녀는 도저히 현실
이 믿어지지가 않아 정신이 멍할 정도였다, 그녀는 거의 4년 반
동안 패트릭의 부인이 아니었다. 그녀는 그를 예의바르게 묻어주
었고, 이어 돈을 기다리며 그에 대해서는 잊어버리려 애를 썼다.
그녀가 돈을 받았을 때쯤, 패트릭은 희미한 기억 속의 일부분에지나지 않았다.
그 이후로 유일하게 고통스러웠을 때는 애슬리 니콜과 함께
앉아, 당시 겨우 두 살인 아이에게 아버지가 나타나지 않을 것이
다, 아버지는 하늘나라에 가셨는데 거기서 틀림없이 더 행복하실
거다, 하는 이야기를 해주었을 때였다. 아이는 잠시 어리둥절했
으나, 오직 어린아이에게서만 가능한 방식으로 충격을 털어버렸
다. 그 다음부터 아이 앞에서는 누구도 패트릭의 이름을 들먹일
수 없었다.
아이를 보호하기 위해서예요.
트러디는 그렇게 설명했다. 저 애는 자기 아버지를 기억하지
못해요. 그러니 아이의 기억을 일깨우려고 하지 말아주세요.
한 번의 팎은 에피소드를 제외하면, 그녀는 과부라는 무게를
놀라을 정도의 탄력성으로 감당해왔다. 그녀는 뉴올리언스에서
쇼핑을 했고, 캘리포니아에서 건강식을 주문했고, 유명 디자이너
가 만든 스판덱스를 입고 하루에 두 시간 동안 땀을 뼁고, 값비
싼 얼굴 마사지와 피부 관리를 받았다. 그녀는 아이를 돌볼 보모
를 두었기 때쿤에, 랜스와 함께 여행을 할 수 있었다. 그들은 카
리브해, 그 가운데도 특히 나체촌 해변이 있는 세인트바츠를 좋
아했다. 그들은 옷을 벗고 프랑스인들과 함께 활보했다.
크리스마스는 뉴욕의 플라자에서 보냈다. 1월은 베일에서 부
운하고 아름다운 사람들과 함께 보냈다. 5월은 파리와 비엔나였
다. 그들은 빠른 속도로 상류사회로 진입하고 있었으며, 지금은
그 과정에서 만난 일부 멋진 사람들처럼 전용 제트기를 가질 수
있기를 바라고 있었다. 작은 중고 리어기는 100만 달러면 살 수
있었다. 그러나 지금은 그것도 불가능한 일이 되고 말았다.
랜스는 자기가 궁리를 해보고 있다고 이야기했다. 그녀는 그가사업 문제에 대해 심각해질 때면 걱정부터 했다. 그녀는 그가 마
약을 밀반입하고 있다는 것을 알고 있었다. 그러나 그것은 멕시
코에서 대마초를 들여오는 것뿐으로, 크게 위험한 일은 아니었
다. 그들에게는 수입이 있어야 했다. 그깁고 그녀는 그가 가끔 집
을 나가 있기를 원하기도 했다,
그녀는 패트릭을 싫어하지 않았다. 적어도 죽은 패트릭은 싫어
하지 않았다. 그녀는 단지 그가 죽지 않았다는 사실, 부활을 하여
돌아옴으로써 상황을 복잡하게 만든다는 사실이 싫었을 뿐이다.
그녀는 뉴올리언스의 한 파티에서 패트릭을 처음 만났다. 랜스와
안 좋은 상태였고, 또 다른 남편을 찾고 있던 시기였다. 돈과 장
래성이 있는 남편이면 더할 나위도 없었다. 그녀는 스물일곱이었
다. 좋지 않았던 결혼 생활에서 빠져나온 지 4년이 지났고, 안정
을 찾으려고 안달하던 시기였다. 패트릭은 서른셋에 독신이었으
며, 정착할 준비가 되어 있었다. 막 빌록시의 좋은 법률회사에서
일자리 제안을 받고 수락을 했던 때였다. 공교롭게도 당시 그녀
는 빌록시에 살고 있었다
그들은 넉 달 동안 쉴새없이 정열을 불태우다가 자메이카에서
결혼을 했다. 신혼여행 후 석 주가 지나자, 패트릭이 출장을 나가
고 없는 동안 랜스가 그들의 새 아파트에 몰래 들어와 밤을 보내
고 갔다.
그녀로서는 돈을 잃을 수는 없는 노릇이었다. 그것은 확실했
다. 따라서 그녀의 변호사가 무슨 일인가를 해야 했다. 어딘가에
서 도망갈 구멍을 찾아, 그녀가 돈을 잃지 않게끔 해주어야 했다.
그러라고 변호사에게 돈을 주는 것 아닌가.
보험회사가 집, 가구와 차와 옷, 은행 계좌들, 요트 등을 비롯
해서 그녀가 그 돈으로 산 굉장한 것들을 다 가져갈 수는 없는일이었다. 그건 부당해 보였다. 패트릭은 죽었다. 그녀는 그를 묻
었다. 그녀는 지금까지 4년이 넘게 과부였다. 그 점이 어떤 식으
로든 고려되어야 했다.
그가 살아 있다는 것이 그녀의 잘못은 아니지 않은가.
"우린 그 놈을 죽여야만 할 거야."
어둑어둑한 방안에서 랜스가 말했다. 그는 침대와 창문 사이의
쿠션을 넣은 의자로 옮겨가 있었다. 맨발은 쿠션 달린 발판 위에
늘어져 있었다.
그녀는 움직이지 않았다. 꼼짝도 하지 않았다. 그러나 잠시 생
각을 해보고는 말했다.
"멍청한 소리 하지 마,"
그러나 자신 없는 소리였다.
"다른 대안이 없어 너도 그걸 알잖아."
"그러지 않아도 우린 이미 곤경에 빠져 있어,"
그녀는 숨만 쉬고 있었다. 손은 여전히 이마에 얹은 채 눈을
감고, 꼼짝도 하지 않았다. 그러나 사실 그녀는 랜스가 그 이야기
를 꺼내주어서 무척 기뻐하고 있었다. 물론 그녀는 패트릭이 집
으로 온다는 말을 듣고 나서 몇 분도 지나지 않아 그 생각을 해
보았다. 다양한 시나리오들을 검토해보았다. 그 시나리오들은 불
가피하게 모두 똑같은 결론에 이르렀다. 돈을 놓치지 않으려면
패트릭이 죽어야 한다! 그 돈은 결국 그의 생명에 대한 보험증서
아니던가.
그러나 그녀가 그를 죽일 수는 없었다 그것은 터무니없는 생
각이었다. 하지만 랜스에게는 그늘진 곳에서 사는 수상쩍은 친구
들이 많았다.
"돈을 잃고 싶지 않지, 그렇지?랜스가 물었다.
"지금은 그 생각을 할 수가 없어, 랜스. 나중에라면 몰라도."
사실 서둘러야 할 일이었지만 그녀는 너무 열성적으로 달려들
수가 없었다. 그랬다간 랜스가 지나치게 흥분할 테니까. 평소와
마찬가지로, 그녀는 랜스를 조종할 터였다. 줄을 당기고 풀고 하
여 그를 홍악한 계략 속으로 깊이 끌고들어가, 마침내 그가 빠져
나올 수 없게 만들 터였다.
"오래 기다릴 순 없어. 젠장. 보험회사가 벌써 우리 목을 조이
고 있단 말이야."
"제발, 랜스."
"피해갈 도리가 없어. 이 집, 돈, 우리가 가진 모든 것을 지키
고 싶지? 그럼 그는 죽어야 해."
그녀는 오랫동안 말을 하지도 움직이지도 않았다. 그러나 그의
말 때문에 그녀의 영혼은 기뻐하고 있었다. 비록 머리는 나쁘고
다른 결함도 많지만, 랜스는 그녀가 사랑한 유일한 남자였다. 그
는 패트릭을 처리할 수 있을 정도로 거친 남자였다. 그러나 잡히
지 않을 만큼 똑똑하기도 한 걸까?
요원의 이름은 브렌트 마이어스였다. 빌록시 지부 출신으로,
커터가 그들의 노획물과 만나보도록 파견한 요원이었다. 그는 자
기 소개를 하고 패트릭에게 배지를 슬쩍 보여주었다, 그러나 패
트릭은 리모트 컨트롤을 찾느라 제대로 보지도 못했다.
"반갑습니다."
패트릭은 사각 팬티 위로 시트를 끌어올리며 말했다.
"빌록시 지부에서 왔소."
마이어스는 친절한 태도를 보여주려고 진심으로 노력하고 있었다.
"그게 어디죠?
패트릭이 포커 페이스로 물었다.
"어, 난 우리가 만나서 서로를 알아야 한다고 생각했소. 앞으
로 몇 달 동안 나와 함께 시간을 좀 보내게 될 거요."
"그럴지 안 그럴지 잘 모르겠는데요."
"변호사는 있소?
"아직은."
"변호사를 고용할 생각이오?
"그건 댁이 관여할 문제가 아니잖습니까."
마이어스는 래니건과 같이 노련한 변호사의 적수가 못 되는
게 분명해 보였다. 그는 침대 발치의 난간에 두 손을 올려놓고
패트릭을 노려보았다. 그를 협박하려고 최선을 다해 노력하는 중
이었다.
'기사 말이 당신은 이틀이면 이송해도 된다고 하던데.
"그렇겠죠. 난 지금도 준비가 되었습니다."
"빌록시에서는 대단한 환영 대회를 열어줄 것 같던데."
"나도 보고 있었습니다."
패트릭이 텔레비전을 향해 고개를 끄덕였다.
"당신은 어떤 짙문들에는 대답하고 싶어하지 않을 것 같던데."
패트릭은 그 어이 없는 암시에 코웃음을 쳐 경멸을 나타냈다.
"나는 그럴 거라고 생각했소."
마이어스는 그렇게 덧붙이고 나서 문 쪽으로 한 발을 테어놓
았다. 마이어스가 말을 이었다.
"어쨌든 난 당신을 집까지 데려갈 거요."
그는 시트 위에 명함을 한 장 내던지며 덧붙였다,"여기 내 호텔 전화번호가 있소. 혹시 이야기가 하고 싶어지면
연락하시오."
"전화 옆에서 기다리지는 마십쇼."샌디 맥더멋은 법대 시절 친하게
지내던 옛 친구가 발견되었다는 놀라운 기사를 관심있게 읽었다.
그와 패트릭은 틀레인에 다니면서 3년 동안 함께 공부를 하고 파
티를 했다, 변호사 시험에 합격한 뒤에는 같은 판사 밑에서 서기
일을 하기도 했고, 그들이 가장 좋아하던 세인트찰스의 선술집에
서 많은 시간을 보내며 법조계를 치고 들어갈 음모를 짜기도 하
였다. 그들은 함께 법률회사를 하나 차리기로 했었다. 나무랄 데
없는 윤리로 무장하고 굳건하게 돌진해나가는, 법정 변호사들로
이루어진 작지만 강력한 회사. 그들은 그렇게 일하면서 부자가
피기로 했다- 그러나 한 달에 열 시간은 수임료를 낼 여유가 없
는 의뢰인들에게 헌납하기로 했다. 빈틈없이 짜놓은 계획이었다.
그러나 인생이 그들을 그렇게 놔두지 않았다. 샌디는 연방 검
사보 일자리를 얻었다. 일찬적인 이유는 보수가 좋다는 것이었다. 당시 샌디는 갓 결혼을 한 몸이었던 것이다. 패트릭은 뉴올리
언스 시내에 있는, 200명이 넘는 변호사를 둔 법률회사 속에 묻
혀 버렸다. 그리고 일주일에 80시간씩 일을 했기 때문에, 결혼과
는 거리가 먼 몸이 되었다.
완벽하고 작은 회사를 만들겠다는 그들의 계획은 서른 살 가
량까지는 지속되었다, 그들은 만나서 간단한 점심식사라도 하고,
가능할 때면 술이라도 함께 마시려고 노력했다. 그러나 세월이
흘러감에 따라.만나는 횟수와 전화는 점점 줄어들었다. 이윽고
패트릭이 빌록시의 비교적 고요한 생활로 탈출해버리자, 그들은
1년에 한 번 이야기를 하기도 힘든 사이가 되었다.
사촌의 한 친구가 멕시코 만에 있는 해외 유전에서 불구가 되
었을 때 샌디에게 큰 기회가 생겼다. 그는 1만 달러를 빌려 자신
의 회사를 차린 다음, 엑슨 정유회사를 고소하여 300만 달러에
가까운 돈을 받아내 그 가운데 3분의 1을 챙겼다. 이제 사업을
시작하게 된 것이다. 그는 패트릭 없이, 변호사 셋으로 이루어진
작지만 알찬 회사를 차렸다. 그들의 전문 분야는 해외 상해와 사
망 사건이었다.
패트릭이 죽자, 샌디는 달력을 가져다놓고 보았다. 패트릭과
마지막으로 이야기를 나눈 것이 아홉 달 전이었다. 물론 그것 때
문에 기분이 비참했으나, 그는 현실적인 사람이었다, 그들은 대
부분의 대학 친구들처럼 각자의 길을 갔던 것뿐이다.
그는 트러디가 시련을 겪는 동안 그녀 곁에서 위로를 했으며,
장례 때 운구도 맡았다.
여섯 주 후에 돈이 사라지고 소문이 돌기 시작하자, 샌디는 혼
자 웃음을 터뜨리며 친구가 잘 되기를 빌어주었다. 도망가, 패트
릭, 어서 도망가. 그는 지난 4년 동안.수도 없이 그런 생각을 했다. 늘 웃음을 머금으며.
샌디의 사무실은 포이드래스 -情)에서 조금 떨어진 곳이었다.
슈퍼돔에서 아홉 블록 떨어진 곳으로, 매거진 교차로 근처였다.
그 건물은 19세기의 아름다운 건축물로, 샌디는 이것을 해외 사
건의 합의금으로 샀다. 건물 2층과 3층은 세를 주고, 1층에서 파
트너 두 명과, 변호사 보조원 셋, 비서 여섯 명을 두고 일을 했
다.
그가 한창 바쁘게 일하고 있을 때, 비서가 들어오더니 굳은 얼
굴로 말했다.
"어떤 여자가 찾아와서 뵙자고 하는데요."
"약속을 하고 온 건가?
그는 책상 가장자리에 놓인 일간주多월간 계획표 세 개 가운
데 하나를 흘끔거리며 물었다.
"아니요. 하지만 급한 일이래요, 가려고 하지를 않아요. 패트릭
래니건에 대한 일이래요."
그는 궁금하다는 표정으로 비서를 보았다. 비서가 말을 이었
다.
"자기도 변호사라는데요."
비서가 말했다.
"어디에서 왔대?
"브라질요."
"브라질?
'거1."
"브라질 사람으로 보이던가?
"그런 것 같아요.""들여보내 "
샌디는 문간으로 마중을 나가 그녀를 따뜻하게 맞이하였다. 에
바는 레아라는 이름을 댔다. 성은 대지 않았다.
"성은 못 들었는데요."
샌디가 활짝 웃으며 말했다.
"성은 사용하지 않아요. 어쨌든, 아직은요."
브라질에서는 이러나 보군. 샌디는 생각했다. 축구 선수 펠레
도 그렇잖아. 원래 성은 없고 그냥 이름만 있나봐.
샌디가 그녀를 구석의 의자로 안내하고 커피를 시키려고 하자,
에바는 사양한다면서 천천히 자리에 앉았다. 그는 그녀의 다리를
흘끔 보았다. 간편한 옷차림이었다. 야한 구석이라곤 전혀 찾아
볼 수 없었다. 그는 커피 탁자 맞은편에 앉다가 그녀의 눈에 주
목하게 되었다. 옅은 갈색의 아름다운 눈이었다. 그러나 무척 피
곤해 보였다. 거무스름한 긴 머리카락은 어깨를 지나 늘어져 있
었다.
패트릭은 사람을 보는 눈이 있었다. 트러디는 패트릭에게 어을
리지 않았지만, 지나가던 차들도 멈추게 할 만한 여자였다.
"나는 패트릭을 대신해서 이 곳에 왔어요."
그녀가 머뭇머뭇 말을 꺼냈다.
"패트릭이 보낸 건가요?
샌디가 물었다.
'거1,그래요."
그녀는 천천히 말을 했다. 부드럽고 느릿느릿한 말투에 악센트
가 거의 없이,
"미국에서 공부를 하셨나요?
그가 물었다.'거-. 조지타운에서 법학으로 학위를 받았어요."
그것으로 거의 완벽에 가까운 미국식 영어가 설명이 되었다.
"변호사 일은 어디서 하시죠?
"리우의 한 법률회사에서요. 내가 하는 일은 국제 무역이에
요=
그녀는 아직 한 번도 웃음을 짓지 않았다. 샌디는 그것이 마음
에 걸렸다. 먼 곳에서 온 손님인데. 그것도 아름다운 손님인데.
머리도 좋고 다리도 예쁜 여자인데, 그는 그녀가 자기 사무실의
따뜻한 분위기 속에서 긴장을 풀기를 바랐다. 여기는 뉴올리언스
아닌가.
"거기서 패트릭을 만나셨나요?
'거-. 리우에서요."
"그 친구하고 이야기는 해보셨나요? 그 일이 있은 뒤로,,,,,,.
"아니요. 잡혀간 뒤로는 못했어요."
그녀는 그가 몹시 걱정이 된다는 말을 덧붙이고 싶었으나, 그
렇게 하면 법률 전문가답지 않아 보일 것 같았다 그녀는 지금은
많은 것을 털어놓지 않을 생각이었다, 그녀와 패트릭의 관계에
대해서는 아무것도 이야기하지 않을 생각이었다. 샌디 맥더멋은
믿을 수 있는 사람이었다. 그러나 정보는 조금씩 먹여주어야 했
다.
둘 다 눈길을 다른 데로 돌리는 바람에 잠시 침묵이 흘렀다.
샌디는 본능적으로, 이 이야기에는 많은 灰펼)들이 있는데, 그는
그것을 절대 다 알 수 없으리라는 것을 깨달았다, 하지만, 아, 떠
오르는 질문들! 그가 어떻게 돈을 훔쳤는가? 그가 어떻게 브라질
에 가게 되었는가? 그가 어떻게 그녀를 만나게 되었는가?
그리고 가장 줄요한 질문. 돈은 지금 어디 있는가?"자, 내가 해야 할 일이 뭐죠?
샌디가 물었다
"나는 당신을 고용하고 싶어요. 패트릭을 위해서 "
"가능한 일입니다."
"비밀을 지켜주는 게 관건이에요."
"늘 그렇죠."
"이 일은 달라요."
말이야 옳은 말이지, 9,000만 달러라는 거금이 걸린 건데 당연
히 다르겠지.
"당신이나 패트릭이 하는 말은 모두 엄격한 비밀을 유지할 것
을 약속드립니다."
그는 그녀를 안심시키기 위해 웃음을 지어 보였다. 그녀도 보
답으로 웃음을 지어 보였으나, 아주 작은 웃음이었다
그녀가 말했다,
"의뢰인의 비밀을 털어놓으라는 압력을 받게 될지도 몰라요."
"그건 걱정하지 않습니다. 나 자신은 내가 알아서 할 수 있습
니다."
"협박을 받을 수도 있어요,"
"협박은 전에도 받아본 적이 있죠."
"미행을 당할지도 몰라요."
"누구한테요?"
"아주 지저분한 사람들한테요."
"그게 누군데요?
"패트릭을 쫓던 사람들요."
"그 자들은 이미 패트릭을 잡은 걸로 아는데요."
"그래요. 하지만 돈은 못 가져갔죠.""알겠습니다."
그러니까 돈이 여전히 패트릭의 통제하에 있다는 얘기로군. 놀
랄 일은 아니었다. 샌디도 그랬고, 또 다른 모든 사람들도 그랬지
만, 패트릭이 4년 동안에 그 엄청난 돈을 다 쓸 수는 없다는 것
을 알고 있었다. 하지만 얼마나 남았을까?
"돈은 어디 있습니까?
그는 시험삼아 한번 물어보았다. 지금 답이 나오리라고 기대하
는 것은 아니었다.
"그 질문은 해서는 안 돼요."
"방금 했잖습니까."
레아는 웃음을 짓더니, 얼른 다른 화제로 옮겨갔다.
"몇 가지 세부 사항들을 확정짓도록 하죠. 수임료는 얼마죠?
"내가 어떤 일을 수임하는 거죠?
"패트릭을 대리하는 거예요."
"어떤 죄들에 대해서요? 신문을 보니까, 그 친구를 엄호하기
위해서는 변호사가 한 부대는 필요하겠던데요."
"10만이면 되겠어요?
"그거면 시작은 할 수 있겠군요. 내가 형사소송뿐 아니라 민사
소송도 맡는 겁니까?
"다요."
"나 혼자?
''그래요. 패트릭은 다른 변호사는 원하지 않아요."
"감동적이군요."
샌디가 말했다. 진심이었다. 지금 패트릭이 의지할 수 있는 변
호사는 수십 명이었다. 그들은 샌디보다 사형 사건에 경험이 더
많은 거물 변호사들이었다. 또한 지역 권력자들과도 유대관계가있는 연안 지역 변호사들이었고, 많은 자원을 가진 큰 법률회사
의 변호사들이었다. 그리고 말할 필요도 없이, 지난 8년간 샌디
보다 패트릭과 훨씬 더 가까웠을 친구들이었다.
"그럼 나를 고용한 걸로 생각하십시오. 알다시피, 패트릭은 내
오랜 친구니까요."
"알아요."
이 여자가 실제로 얼마나 알까? 샌디는 궁금했다. 이 여자는
변호사 이상일까?
"오늘 돈을 송금해드리고 싶어요. 송금하는 방법만 알려주시면
요=
"물론입니다. 난 법률 서비스를 위한 계약서를 준비하겠습니
다."
"패트릭이 관심을 가지는 게 몇 가지 더 있어요. 하나는 흥보
문제예요. 그는 언론에는 아무 말도 하지 않기를 원해요. 절대.
단 한마디도. 그가 승인하지 않는 한 기자 회견은 없어요. 심지어
흔히 써먹는 '노 코멘트'도 안 돼요."
"문제 없습니다."
"일이 끝나고 나서도 이 일을 가지고 책을 써도 안 돼요."
샌디는 웃음을 터뜨렸다. 그녀는 왜 웃는지 이해를 못했다.
"쓸 생각도 없습니다."
그가 말했다,
"패트릭은 그걸 계약서에 넣어주기를 원해요."
그는 웃음을 멈추고, 괘선지철에 그런 취지의 말을 갈겨 썼다.
"또 있습니까?
"네. 사무실이나 집에 도청 장치가 설치될 거라고 예상을 해야
할 거예요. 그리고 스스로를 보호하기 위해서 감시 전문가를 고용해야 할 거예요. 패트릭이 기꺼이 그 비용을 댈 거예요."
"좋습니다."
"그리고 여기서는 다시 만나지 않는 게 좋을 것 같아요. 나를
찾으려고 하는 사람들이 있어요. 나를 찾으면 돈을 찾을 수 있다
고 생각하기 때문이죠. 그러니 다른 데서 만나도록 해요."
그 점에 대해서는 샌디가 할 수 있는 말이 없었다. 그는 돕고
싶었다. 보호를 제공하고 싶었다. 어디로 가서 어떻게 숨을 건지
묻고 싶었다. 그러나 레아는 충분히 자기 앞가림을 하고 있는 것
같았다.
그녀는 손목시계를 흘끗 보았다.
"세 시간 뒤면 마이애미로 가는 비행기가 있어요. 일등석 두
장을 끊어놓았죠. 비행기 안에서 이야기하면 좋을 것 같아요."
"어, 내가 어디로 가게 되는 거죠?
"산후안까지 가는 거예요. 패트릭을 만나러요. 준비는 내가 다
해두었어요."
"당신은?
"나는 다른 방향으로 갈 거예요."
샌디는 전신 송금에 대한 최종 승인이 떨어지기를 기다리는
동안 커피와 머핀을 더 시켰다. 그의 비서는 앞으로 사흘간의 그
의 약속과 법정 출두 계획을 취소했다. 아내는 옷가방을 사무실
로 가져왔다.
사무원이 그들을 공항까지 태워다주었다. 가는 도중에 샌디는
그녀에게 짐이 없다는 것을 알았다. 작은 갈색 가죽 손가방 하나
뿐이었다. 아주 좋은 물건이었는데 곱게 닳아 있었다.
"어디에 묵죠?그는 공항 식당에서 콜라를 흘짝이며 물었다.
"여 기저기요."
그녀가 창밖을 내다보며 대답했다,
"어떻게 연락하면 됩니까?
"나중에 결정하기로 해요."
그들은 일등석의 셋째 줄에 나란히 앉았다. 이륙 후 20분 동안
그녀는 아무 말도 하지 않고 패션 잡지만 들척였다. 그는 두꺼운
선서 증언서를 읽으려 했다. 물론 그것을 읽고 싶은 마음은 없었
다. 그건 나중에 읽어도 되었다. 무엇보다도 지금은 이야기를 하
고 싶었다. 수도 없는 질문들을 쏟아내고 싶었다. 다른 모든 사람
들이 묻고 싶은 것과 똑같은 질문들을.
그러나 그들 사이에는 벽이 있었다. 성별이나 친숙함 여부를
훨씬 넘어서는 상당히 두터운 벽이었다. 그녀는 대답을 쥐고 있
었다. 그러나 혼자만 알고 있을 생각인 것 같았다. 그는 그녀의
냉정한 태도에 어울리는 태도를 보여주려고 최선을 다했다.
스튜어디스가 소금을 친 땅콩과 프레첼(막대 모양의 과자)을
나누어주었다. 그들은 무료 샴페인을 사양하고는 물만 받았다
"그래, 패트릭을 안 지는 얼마나 됐습니까?
그가 조심스럽게 물었다.
"그건 왜 묻죠?
"미안합니다. 하지만 지난 4년간 패트릭에게 무슨 일이 있었는
지, 나한테 해줄 이야기가 하나도 없습니까? 난 사실 오랜 친구
아닙니까. 그리고 이제 그의 변호사고요. 내가 호기심을 가지는
걸 탓할 수만은 없는 것 아닙니까."
"패트릭한테 물어보세요."
약간 부드러운 목소리였다, 그녀는 다시 잡지로 눈길을 돌렸다. 그는 그녀의 땅콩까지 먹었다.
그녀는 비행기가 마이애미로 하강을 시작하기를 기다렸다가
다시 입을 열었다. 말이 빨랐다. 충분히 연습을 한 것이 틀림없었
다.
'겨칠 동안은 당신을 다시 만나지 않을 거예요. 나를 쫓는 사
람들 때문에 계속 돌아다녀야 하거든요. 패트릭이 당신한테 지침
을 줄 거예요. 당분간 패트릭과 나는 당신을 통해 연락을 할 거
예요. 특별한 일이 있나 조심해서 살펴보세요. 이상한 사람이 전
화를 한다거나, 차가 뒤따라 온다거나, 누가 사무실 주위에서 얼
정거린다거나. 일단 당신이 패트릭의 변호사라는 게 밝혀지면,
나를 찾던 사람들이 당신한테 몰려들 거예요."
"그들이 누굽니까?
"패트릭이 말해줄 거예요."
"돈은 당신이 가지고 있죠, 그렇죠?
"그 질문에는 대답할 수 없어요."
그는 날개 아래로 구름들이 가까워지는 것을 지켜보았다. 물론
돈은 더 어마어마해졌을 것이다. 패트릭은 바보가 아니었다. 3
는 그 돈을 외국 은행에 은닉했을 테고, 프로가 그 돈을 만졌을
것이다. 1년에 적어도 12字센트는 벌었을 것이다.
착륙할 때까지 대화는 더 이상 없었다. 그들은 서둘러 터미널
을 통과하여, 산후안으로 가는 비행기를 타는 곳까지 갔다, 그녀
는 그의 손을 꽉 잡고 악수를 하며 말했다.
"패트릭한테 난 잘 있다고 전해주세요."
"어디 있냐고 물을 텐데요."
"유럽 "
그는 그녀가 서두르는 여행객들 사이로 사라지는 것을 지켜보았다. 그러면서 친구를 부러워하였다. 그가 많은 돈을 가지고 있
다는 것을, 그리고 이국적인 매력과 품위를 지닌 멋진 여자도.
탑승을 알리는 방송 때문에 샌디는 정신을 차렸다. 그는 고개
를 저으며 생각했다. 앞으로 10년 동안 사형수 감옥에서 처형을
기다리며 썩어야 할지도 모르는 녀석을 어떻게 부러워할 수 있
어? 또 돈을 찾기 위해 100명도 넘는 변호사가 그의 살갗을 벗기
려고 달려들 텐데.
부럽다니! 그는 자리에 앉았다. 다시 일등석이었다. 그는 패트
릭을 대리한다는 일의 중량감을 느끼기 시작했다.
에바는 택시를 타고 사우스 비치의 최신식 호텔로 돌아갔다.
전날 밤을 보낸 곳이었다. 그 곳에 며칠 머물 생각이었지만, 빌록
시에서 벌어지는 일들에 따라 달라질 수 있었다. 패트릭은 계속
돌아다니라고 했다. 한 군데 나흘 이상 머물지 말라고 했다. 그녀
는 숙박계에 레아 피레스라는 이름을 썼다. 그 이름으로 발행된
골드 신용카드도 가지고 있었다. 주소가 상파울루로 적힌 것으
로.
그녀는 얼른 옷을 갈아입고 해변으로 나갔다. 아직 한낮이었
다. 해변은 사람들로 북적거렸다. 그게 그녀한테는 좋았다. 리우
에서 그녀가 즐겨 찾던 해변도 복잡하긴 마찬가지였으나, 그 때
는 늘 주위에 친구들이 있었다. 그러나 지금 그녀는 나그네였다.
작은 비키니를 입고 일광욕을 하는 여느 이름없는 미녀와 다를
것이 없었다. 그녀는 집에 가고 싶었다.샌디가 협박까지 동원해가며 해
관기지의 바깥 담을 뚫고 들어가는 데는 한 시간이 걸렸다. 그의
새 의뢰인은 변호사가 편안히 들어을 수 있도록 준비를 해두지
못했다. 변호사가 올 거라는 사실을 아무도 모르고 있는 것 같았
다. 어쩔 수 없이 변호사가 늘 사용하는 레퍼토리를 사용해야 했
다. 즉각 소송을 제기하겠다는 협박, 상원의원을 비롯한 높은 사
람들에게 험악한 전화출 하겠다고 큰소리, 온갖 종류의 권리 침
해에 대해 분개한 목소리로 시끄럽게 불평을 늘어놓기. 그는 저
물녘이 되어서야 병윌 사무실까지 들어갈 수 있었다. 그리고 거
기서 또 하나의 방어선에 부딪쳤다. 그러나 이번에는 한 간호사
가 군말없이 패트릭을 불러주었다.
그의 방은 어두웠다. 빛이라곤. 한쪽 구석에 높이 매달아놓은
벙어리 텔레비전에서 나오는 푸르스름한 빛뿐이었다. 텔레비전에서는 브라질에서 벌어지는 축구 경기가 방송되고 있었다. 두
친구는 다정하게 악수를 나누었다. 6년 만에 보는 것이었다. 패
트릭은 턱까지 시트를 끌어올려 자신의 상처를 감추었다. 지금은
축구 경기가 심각한 대화보다 더 중요한 것 같았다.
애초에 샌디가 따뜻한 재회를 바랐을지는 모르나, 어쨌든 그는
이 차분한 재회에 얼른 적응하게 되었다. 그는 살펴보는 티를 내
지 않고 패트릭의 얼굴을 살폈다. 마른 모습이었다. 흘쭉하다 할
수 있을 정도였다, 턱은 네모나게 각이 졌고, 코는 날이 더 예리
해졌다. 눈만 아니라면, 다른 사람이라고 해도 모를 정도였다. 그
러나 목소리만큼은 틀림없는 패트릭 래니건이었다.
"와줘서 고마워."
패트릭이 말했다. 그의 목소리는 몹시 작았다. 말하는 행동 자
체에도 큰 노력과 생각이 필요한 것처럼.
"그래, 별 선택의 여지가 없었어. 네 친구가 무척 설득력이 있
어서 말이야."
패트릭은 눈을 감고 혀를 깨물었다. 그리곤 얼른 감사의 기도
를 드렸다. 그녀가 저 밖에 잘 있구나.
"얼마나 줬어?
패트릭이 물었다.
"10만."
"좋아."
패트릭은 그렇게 한마디 던지고는, 더 이상 말이 없었다. 긴
침묵이 흘렀다, 샌디는 그들의 대화가 중간중간에 긴 침묵들을
놓고 이루어져 나아갈 것임을 천천히 깨달았다.
'거-친구는 잘 있어. 아름답던데. 아주 똑똑하더군. 그리고 윌
관리하는지는 몰라도 화실하게 관리하고 있어, 네가 궁금해할까봐 하는 이야기지만 말이야."
"좋은 일이로군."
"마지막으로 본 게 언제야끈
"두어 주 전. 난 시간 감각을 상실해서 말이야."
"그 여자가 부인이야, 여자 친구야, 정부야, 창녀야삔
"변호사야."
"변호사?
"그래. 변호사."
샌디는 그 말이 재미있었다. 패트릭은 다시 입을 다물었다. 아
무 말도 없었다. 시트 밑에서는 아무런 움직임도 없었다. 몇 분이
지나갔다. 샌디는 하나뿐인 의자에 앉아. 마음을 편하게 먹고 친
구를 기다렸다. 패트릭은 늑대들이 기다리고 있는 지저분한 세상
으로 다시 돌아가고 있었다. 따라서 만일 그가 지금은 누워서 천
장만 바라보고 싶어한대도, 샌디는 그것으로 좋았다. 이야기할
시간은 많을 터였다. 그리고 화제도 부족하지 않을 터였다.
그는 살아 있었다. 지금으로서는 달리 중요한 것이 없었다. 샌
디는 장례식과 매장 장면, 춥고 흐린 날 관을 내리던 장면, 목사
가 마지막 말을 하고 트러디가 자제하며 흐느끼던 장면 등을 떠
올리며 혼자 즐거워하였다. 사흘 전에 보도된 것이 사실이라면,
패트릭은 멀지 않은 나무에 숨어 그들이 애통해하는 것을 구경했
다는 얘기였다, 정말 재미있는 일이었다.
그는 숨어 있다가 돈을 낚아챘다. 어떤 남자들은 마흔이 가까
워오면 무너져버린다. 중년의 위기 때문에 새로운 아내를 찾기도
하고, 대학으로 돌아가기도 한다. 패트릭은 그러지 않았다. 그는
자신을 죽이고, 9,000만 달러를 훔치고, 사라지는 것으로 자신의
불안을 기념했다.그러나 차 속에 있던 진짜 시체 때문에 갑자기 재미가 사라져
버렸디-. 샌디는 말을 하고 씰었다.
L(고향에는 대단한 환영 위원회가 준비되어 있어, 패트릭 "
"위원장이 누군데?
L(누구라고 딱 꼬집어 말하기는 힘들지 트러디는 이틀 전에 이
흔 신청을 했지만, 그거야 네 걱정거리 축에도 끼지 못할 테고."
(L그건 옳은 말이야. 어디 한번 알아맞혀볼까? 트러디가 든의
반을 원하지?
Li많은 걸 원해, 대배심은 널 일급 모살로 기소했어. 연방이 아
니라 주에서."
"나도 텔레비전에서 봤어 "
-좋아. 그럼 소송에 대해서는 다 알고 있겠군."
응. CNN이 부지런히 새 소식을 전해주던데."
그들을 탓할 수는 없어, 패트릭. 워낙 좋은 기삿감이잖아."
"고마워 "
"언제 이야기를 할래?
패트릭은 옆으로 눕더니, 샌디 니머를 물끄러미 바라보았다.
방부제를 섞은 흰색 도료를 칠한 벽밖에 볼 것이 없었다. 그러니
그는 벽을 보고 있는 것이 아니었다.
"그들이 날 고분했어, 샌디,"
그의 목소리는 더 짜아져 있었고, 갈라지고 있었다.
"누가?
L(내 몸에 전선을 감고, 내가 말을 할 때까지 전류를 흘려보냈
어."
샌디는 일어서서 침대 가장자리로 갔다. 그는 패트릭의 어깨에
손을 얹었파."그들에게 무슨 이야기를 했는데?
"모르겠어, 다 기억나지는 않아. 나한테 약을 주사했어. 봐, 여
기야."
그는 샌디가 멍든 자죽들을 볼 수 있도록 왼팔을 들어올렸다.
샌디는 스위치를 찾아서 켰다. 탁자의 램프에 불이 들어왔다.
샌디는 그것을 볼 수 있었다.
"맙소사."
"계속 돈에 대해 다그쳤어. 난 정신을 잃었지. 잠시 후 정신을
차리면 좀더 강한 충격을 주었어. 그 여자에 대해 얘기했을까봐
걱정이야, 샌디,"
"변호사?
"그래. 변호사. 너한테는 이름이 뭐라고 해?
'거-아."
"그래, 좋아. 그럼 그 여자 이름을 레아라고 하지 뭐, 그들에게
레아아에 대해 얘기했을지도 모르겠어. 사실, 거의 틀림없어,"
"누구한테 얘기를 했다는 거야, 패트릭?
그는 눈을 감았다. 두 다리에 통증이 돌아오는 바람에 패트릭
은 얼굴을 찌푸렸다.
근육들은 여전히 당겼으며, 쥐가 나기도 했다. 그는 다시 살살
몸을 굴려 똑바로 누웠다. 그리고는 시트를 허리까지 내렸다.
"봐, 샌디,"
그는 가슴에 난 화상 상처 두 군데를 손으로 가리키며 말을 이
었다.
"이게 증거야."
샌디는 약간 몸을 기울여 증거를 살폈다. 붉게 벗겨진 곳 주위
의 살갗은 털이 깎여 있었다."누가 이랬어?
그가 다시 물었다,
"모르겠어, 사람들이 많았어. 방에 가득했어 "
"어디서?
패트릭은 친구가 안됐다는 생각이 들었다. 그는 무슨 일이 있
었는지 간절히 알고 싶어하였다. 단지 고문에 대한 것만이 아니
었다. 샌디도 세상 나머지 사람들과 마찬가지로, 그 매혹적인 세
부 사항들이 다 알고 싶어하였다. 사실 그것은 좋은 기삿감이었
다. 그러나 패트릭은 얼마나 많이 이야기를 해야 할지 알 수가
없었다. 아무도 제3자를 태워버린 자동차 사고에 대해 자세히 알
지 못했다, 그러나 그는 변호사이자 친구에게 그가 잡혀서 고문
을 당했다는 이야기만큼은 할 수 있었다. 그는 다시 몸의 무게
중심을 옮기고 시트를 목까지 끌어올렸다. 이제 약에서 풀려난
지 이틀째였다. 그는 통증과 싸우면서, 주사를 더 맞는 것을 완강
하게 피하고 있었다.
"그 의자를 이리 바짝 끌고 와서 앉아봐, 샌디. 그리고 불 좀
-. 신경 쓰여서 싫어."
샌디는 서둘러 그 명령들을 따랐다. 그는 가능한 한 침대에 바
짝 붙어 앉았다,
"그들이 나한테 한 짓을 말해줄게, 샌디."
그는 어두컴컴한 곳에서 말을 시작했다. 우선 폰타포랑에서 조
깅을 하다 타이어가 펑크 난 조그만 차를 만난 이야기부터 시작
했다. 이어 그들이 그를 붙잡고 나서 한 짓을 모두 이야기해주었
다.
애슬리 니콜은 아버지가 땅에 묻혔을 때 생후 25개월이었다괘트릭을 기억하기에는 너무 어린 나이였다. 랜스가 집에 사는
유일한 남자였고, 어머니와 함께 있는 유일한 남자였다. 랜스는
애슬리를 가끔 학필에도 데려다주었다, 그들은 때때로 한 가족으
로서 함께 저녁식사를 하기도 했다.
트러디는 장례식 뒤에 그녀가 패트릭과 함쩨 살았던 것을 보
여주는 사진들과 다른 증거들을 감추었다. 게다가 애슬리 니콜은
패트릭의 이름이 언급되는 것은 들어본 적이 없었다.
그러나 기자들이 사흘간 거리에 진을 치고 있게 되자 아이도
자연히 질문을 하게 되었다. 어머니의 행동도 이상했다. 집 주위
에는 여섯 살짜리도 느낄 수 있을 만큼 긴장이 감돌았다. 트러디
는 랜스가 변호사를 만나러 나갈 때를 기다렸다가, 딸의 침대에
앉아 잠간 이야기를 하였다.
그녀는 우선 자신이 전에도 결혼을 한 적이 있다는 사실을 인
정하는 것에서부터 이야기를 시작했다. 사실 전에 결혼을 한 적
이 두 번 있었지만, 그녀는 애슬리 니콜이 크기 전에는 첫 남편
에 대해서는 알 필요가 없다고 생각했다. 지금은 두 번째 남편이
문제였으니까.
"패트릭과 나는 4년 동안 결혼 생팔을 했어. 그랬는데 패트릭
이 나쁜 짓을 했어."
"뭔데요?
애슬리 니콜이 눈을 동그랗게 뜨고 물었다. 트러디가 원하는
것 이상으로 관심을 가지고 있었다.
"사람을 죽였어. 그리고 마치 자동차 사고가 크게 나서 불까지
난 것처럼 보이게 했어. 그건 패트릭의 차였어. 경찰은 불이 꺼진
다음에 차 안에서 시체를 찾아냈지. 경찰은 그게 패트릭이라고
생각했어. 다 그랬지, 패트릭은 죽었다고, 차 안에서 불에 타버렸다고 생각했지. 난 무척 슬펐어. 패트릭은 내 남편이었으니까. 나
는 패트릭을 무척 사랑했거든. 그런데 그가 갑자기 가버린 거야.
우리는 그를 공동묘지에 묻었어. 그런데 4년이 지난 지금에 와
서, 패트릭이 먼 곳에 숨어 있었다는 것이 알려진 거야. 도망가서
숨어 있었던 거지."
"왜요?
"친구들한테서 많은 돈을 홈쳤기 때문이지. 패트릭은 아주 나
쁜 사람이라서 그 돈을 다 혼자 갖고 싶어했어."
"그러니까 사람을 죽이고 돈을 훔친 거로군요."
"맞아. 패트릭은 좋은 사람이 아니야."
"그런 사람하고 결혼하다니 안됐어요, 엄마."
"그래. 하지만 얘야, 네가 이해해야 할 것이 있어. 너는 패트릭
과 내가 결혼을 했을 때 태어났어."
그녀는 입을 다물고, 아이가 그 말뜻을 알아듣나 보려고 아이
의 작은 눈을 살폈다. 물론 알아듣지 못했다. 그녀는 애슬리 니콜
의 손을 꼭 잠고 말했다.
"괘트릭은 네 아빠야."
그녀는 멍한 눈으로 어머니를 보았다. 머릿속에서 톱니바퀴들
이 빠르게 움직이고 있었다.
"난 싫어요. 그 사람이 내,,,,,,."
"미안하구나. 원래는 네가 훨씰 더 나이가 들었을 때 얘기해주
려 했단다. 하지만 이제 패트릭이 곧 돌아온다고 하니, 너도 알고
있어야 할 것 같았어 "
"랜스는요? 랜스는 내 아빠가 아닌가요?
"아냐. 랜스와 나는 그냥 함께 있는 거야. 그것뿐이야."
트러디는 애슬리가 랜스를 아빠라고 부르는 것을 절대 허락하지 않았다. 그리고 랜스 자신도 부성애의 영역에 접근하는 일에
조금도 관심을 보인 적이 없었다. 트러디는 혼자 사는 어머니였
다. 애슬리 니콜에게는 아버지가 없었다. 이것은 얼마든지 가능
한 일이었고, 또 용인되는 일이었다.
"랜스와 난 오랫동안 친구였어,"
트러디는 자신이 주도권을 쥠으로써 수많은 질문들을 막으려
했다. 트러디가 말을 이었다.
"아주 가까운 친구였지. 그는 너를 무척 사랑하지만, 네 아빠
는 아니야. 어쨌든 네 진짜 아빠는 아니지. 안됐지만, 패트릭이
네 진짜 아빠란다. 하지만 네가 패트릭 때문에 걱정하게 하고 싶
지는 않아."
"패트릭이 나를 보고 싶어할까요?
"모르겠어. 하지만 나는 그가 너한테 다가오지 못하도록 언제
까지라도 싸을 거야. 그는 아주 나쁜 사람이야, 그는 네가 두 살
때 너를 버리고 떠났어. 많은 돈을 훔쳐서 사라졌지. 그 때는 우
리에게 관심도 없었어. 지괌도 우리한테는 관심이 없어, 만일 잡
히지 않았다면 돌아오지도 않았을 거야, 우리는 두 번 다시 그를
보지 못했을 거야. 그러니까 패트릭이 무슨 짓을 하든 그 사람
걱정은 하지 마,"
애슬리 니콜은 침대를 기어와 어머니의 무릎 위에 몸을 웅크
렸다. 트러디는 딸의 몸을 주무르고 쓰다듬었다.
"괜찮을 거야. 약속하마. 이런 이야기는 하고 싶지 않지만, 바
깥에 기자들이 있고 텔레비전에 저런 것들이 나오고 하니, 글쎄,
내가 보기에는 이야기를 하는 게 최선인 것 같구나."
"왜 저 사람들이 바깥에 있는 거예요?
그녀는 어머니의 팔을 움켜쥐며 물었다."모르겠어. 나도 저 사람들이 떠났으면 좋겠구나."
'거 사람들이 뭘 원하는 거예요?
태-사진. 내 사진. 패트릭이 한 더러운 짓들을 이야기하면서
신문에 실을 사진들."
"그러니까 저 사람들이 패트릭 때문에 와 있는 거예요?
"그래 "
애슬리 니콜은 고개를 돌려 트러디를 똑바로 보며 말했다,
"난 패트릭이 미워요."
트러디는 아이가 못됐다는 듯이 고개를 젓다가, 이윽고 아이를
꼭 끌어안으며 혼자 웃음을 지었다.
랜스는 빌록시의 '法理) 안으로 툭 불거진 작은 반도에 있는
오래된 어촌 공동체, 포인트커데트에서 나고 자랐다. 그 곳은 이
주민들이 상륙하고 새우 잡는 사람들이 사는, 일하는 사람들의
공동체였다. 그는 포인트의 거리에서 자랐고, 여전히 그 곳에 많
은 친구들을 두고 있었다. 그 가운데 하나가 캡이었다. 마약반에
게 걸렸을 때 대마초를 실은 밴을 운전하고 있던 사람이 바로 캡
이었다. 마약반은 마리화나의 두툼한 덩어리들 사이에 산탄총을
꽃아두고 잠들어 있던 랜스를 깨웠다. 캡과 랜스는 똑같은 변호
사를 이용했고, 똑같은 형을 받았고, 열아홉의 나이에 함께 감방
에 갔다.
캡은 선술집을 운영하면서, 통조림 공장 노동자들에게 고리 대
금업을 하고 있었다. 랜스는 선술집의 구석 자리에서 그를 만나
한잔했다. 적어도 한 달에 한 번은 그렇게 하려 했지만, 트러디가
부자가 되면서 모빌로 이사를 간 뒤로 랜스를 보는 일은 점점 힘
들어졌다. 그런데 이제 친구가 곤경에 처해 있었다. 캡은 신문을읽었고, 그가 하소연을 하기 위해 시무룩한 얼굴로 나타날 거라
고 예상하고 있었다,
그들은 맥주를 마시면서 그 동안의 소식을 주고받았다. 누가
카지노에서 돈을 많이 땄는지, 최신 마약 크랙의 출처는 어디인
지, 마약반에서 누구를 쫓는지, 여전히 부자가 될 꿈을 꾸고 있는
연안 지역의 삼류 사기꾼들이 평소에 나누는 한가한 잡담이었다.
캡은 트러디를 경멸했다. 전에는 트러디가 어디를 가나 랜스가
졸졸 따라다닌다며 그를 비웃기도 했다.
"그래, 그 창녀는 어때?
캡이 물었다.
"잘 있어. 걱정하고 있지 그 놈이 잡힌 뒤로 말이야."
"당연히 걱정을 해야지. 보험금을 얼마나 타먹었지?
"200만 달러."
"신문에서는 250만 달러라고 하던데 하지만 그 년이 쓰는 꼴
로 봐서는 얼마 남지도 않았겠군."
"그건 안전해,"
"안전하긴 뭐가 안전해. 신문을 보니까, 보험회사에서 벌써 소
송을 걸었다던데."
"우리한테도 변호사들이 있어."
"그래, 하지만 변호사들이 있기 때문에 네가 여기 온 건 아닐
거 아냐, 안 그래? 도움이 필요해서 온 거 아냐. 변호사들은 그
년한테 필요한 걸 해줄 수 없으니까."
랜스는 웃음을 지으며 맥주를 흘짝였다. 그는 담배에 불을 붙
였다. 트러디가 옆에 있을 때는 꿈도 꾸지 못하는 일이었다.
"제크는 어디 있지?
"내 이럴 줄 알았지."캡은 화가 나서 말을 이었다.
"그 년한테 문제가 생겼고, 돈이 불안해지니까, 그 년은 니출
여기로 보내, 돈을 좀 주면 멍청한 짓을 시킬 수 있는 제크 같은
얼간이를 찾게 한다 이거지? 그럼 제크는 잡혀. 너도 잡히고. 책
임은 네가 다 질 거고, 그 년은 네 이름조차 잊어버릴 거야. 넌
멍청한 놈이야, 랜스. 그걸 알아야 돼."
"그래, 알아. 제크는 어디 있어?
"감옥에 "
"어디 감옥?
"텍사스. 무기를 밀매하다 FBI에 잡혔어. 넌 멍청해. 넌 그걸
알아야 돼. 이런 짓 하지 마. 네가 말하는 곰이 이리로 올 때쯤에
는, 이미 그 놈 주위에 경찰이 득실거릴 거야. 그리고 어딘가에
가두어둘 거라구 그 놈 어머니라도 가까이 가지 못할걸. 이건 엄
청난 돈이 걸린 문제야, 랜스. 그 놈이 입을 열고 돈을 어디에 묻
어 두었는지 이야기할 때까지는 경찰이 그를 보호할 거야. 그 놈
을 제거하려다 보면 경찰도 대여섯 명 죽이게 돼 그러다 다 죽
어 "
"제대로 하면 안 그래."
"너는 어떻게 하는지 안다는 얘기로군 전에 한 번도 안 해본
짓인데 그럴 수 있을까? 네가 언제부터 그렇게 똑똑했어?
'쩍당한 사람들을 찾을 수 있어."
"얼마에?
"얼마가 들든 간에.",5만 달러 있어?
"웅."
캡은 깊은 숨을 쉬더니 선술집을 흘끗 둘러보았다. 이어 팔꿈치에 기대고 몸을 앞으로 기울이며 그의 친구를 노려보았다.
"왜 그게 나쁜 생각인지 말해줄게, 랜스. 넌 별로 똑똑하지 않
아. 여자애들은 네가 귀엽다고 생각했기 때문에 늘 너를 좋아했
지 하지만 옛날부터 머리를 굴리는 건 네 장기가 아니었어,"
"고마줘 친구."
"모두가 그 놈이 살아 있기를 원해. 생각해봐. 모두가 원한단
말이야. FBI. 변호사들. 경찰. 돈을 도난당한 사람. 모두가. 물론
네가 기어들어가 사는 집의 주인 여자는 빼야겠지만. 그 년은 그
놈이 죽기를 바라지. 만일 네가 이 일을 진행해서 어떻게든 그를
죽인다면, 경찰은 바로 그 년한테 갈 거야. 물론 그 년은 완전 무
죄지. 네가 다 뒤집어쓸 테니까. 그게 너 같은 종마가 하는 일이
니까 말이야. 그 놈은 죽었어. 그 여자는 돈을 갖게 돼. 너나 나
나 알다시피, 그 여자한테 중요한 건 그것뿐이야. 그리고 넌 파치
먼으로 돌아가게 돼. 너한테는 전과가 있으니까. 기억나? 평생
거기서 썩는단 말이야. 그 년은 너한테 편지도 안 쓸 거야,"
"우리 그거 5만 달러면 할 수 있을까?
"우리?
"응. 너하고 나."
"너한테 이름은 알려줄 수 있어. 그뿐이야, 난 이 일에 손대지
않을 거야. 이건 될 일이 아니야. 내가 낄 일이 아니야."
래-가 말하는 사람이 누군데?
"뉴올리언스에서 온 자야. 얼마 전부터 이 근처에 얼정거렸
어,"
"전화를 해줄 수 있어?
"그래. 하지만 그것뿐이야. 그리고 기억해. 난 분명히 말했어.
너도 이런 지저분한 일에 끼지 말라구."에바는 마이애미를 떠나 뉴욕으_
로 가서, 콩코드를 타고 파리로 갔다. 콩코드는 사치였으나, 그녀
는 지금 자신을 부유한 여자라고 생각하고 있었다. 그녀는 파리
에 도착하자 거기서 니스로 갔고, 니스에서는 차로 시골을 달려
액상프로방스까지 갔다. 그녀와 패트릭이 거의 1년 전에 여행했
던 길이었다. 패트릭이 브라질에 도착한 이후 유일하게 그 나라
를 떠났던 때였다. 그는 국경을 넘는 것을 무서워했다. 심지어 완
벽한 가짜 새 여권을 가지고도.
브라질 사람들은 프랑스 것이라면 무엇이든 좋아했다. 그리고
교육을 받은 사람들은 거의 다 그 나라 언어와 문화를 알고 있었
다. 그들은 변두리에 있는 아름다운 빌라 갈리시 호텔에 스위트
룸을 얻어 일주일을 보내며, 거리도 거닐고, 쇼핑도 하고, 식사도
하고, 이따금씩 액스와 아비뇽 사이의 마을들로 들어가보기도 했다. 또 마치 신혼부부들처럼 방에서 많은 시간을 보내기도 했다.
한번은 포도주를 많이 마신 패트릭이 그 여행을 그들의 신혼여행
이라고 부르기도 했다.
그녀는 같은 호텔에 그 때보다 작은 방을 얻었다. 그리고는 낮
잠을 좀 잔 후에 목욕 가운 차림으로 테라스에서 차를 마셨다.
한참 후에는 청바지를 입고 가벼운 걸음으로 시내로 들어가, 액
스의 중심가인 쿠르미라보까지 갔다. 그녀는 혼잡한 노천 카페에
서 적포도주를 한 잔 마시며 대학생들이 오가는 모습을 지켜보았
다. 손을 잡고 아무 걱정 없는 모습으로 하릴없이 천천히 거니는
젊은 연인들이 부러웠다, 그녀와 패트릭도 그렇게 팔짱을 끼고
걸었었다. 패트릭의 뒤를 쫓는 그림자들이 사라지기라도 한 것처
럼 속삭이고 웃음을 터뜨리며.
그가 잠을 얼마나 조금 자는지 그녀가 처음 깨달은 것이 바로
액스에서였다. 그들이 일주일 동안 아무런 방해도 받지 않고 함
께 보낸 것은 그 때가 처음이었기 때문이다. 그녀가 언제 깨든
그는 늘 먼저 깨어 있었다. 그는 가만히 누워 조용한 눈길로 그
녀를 바라보고 있었다. 그녀가 위험에 처하기라도 한 것처럼, 탁
자에는 램프가 밝혀져 있었다. 그녀가 잠이 들 때는 방이 컴컴했
으나, 잠을 깼을 때는 불이 켜져 있곤 했다. 그녀가 깨면 그는 불
을 끄고, 그녀가 다시 잠들 때까지 그녀를 부드럽게 쓰다듬어주
었다. 이어 그도 한 30분쯤 자다가 다시 불을 켜곤 했다. 그는 동
이 트기 한참 전에 잠을 깼다. 그녀가 아침에 느릿느릿 걸어나가
보면, 그는 테라스에서 신문을 이미 다 읽었든지 아니면 추리소
설을 몇 決定) 읽었든지 했다.
"두 시간 이상은 절대 못 자.'그녀가 얼마나 오래 잘 수 있느냐고 물었을 때 그는 그렇게 대
답했었다. 그는 낮잠을 자는 일도 거의 없었고, 일찍 잠자리에 드
는 일은 절대 없었다.
그는 무기를 가지고 다니지 않았으며, 모퉁이 너머를 살피는
일도 없었다. 드러내놓고 낯선 사람을 의심하지도 않았다. 도망
자의 생활에 대해서는 거의 이야기를 하지 않았다. 잠자는 습관
만 빼면 그는 매우 정상으로 보였기 때문에, 그녀는 그가 세상에
서 가장 심하게 쫓기는 사람이라는 것을 잊을 때가 자주 있었다.
그는 자신의 과거 이야기를 안 하는 쪽을 좋아했지만, 대화를
하다 보면 불가피해지는 경우가 있었다, 사실 그들은 그가 도피
하여 새로운 신분으로 살아가게 되면서 함께 하게 된 사람들이었
다. 그가 가장 좋아하는 화제는 뉴올리언스에서 보낸 소년 시절
이었다. 그가 도망쳐온 성인 시절의 이야기를 하는 것은 좋아하
지 않았다. 아내 이야기는 거의 한 번도 하지 않았다, 그러나 에
바는 그가 그의 아내를 몹시 경멸한다는 것을 알고 있었다. 결혼
생활은 비참해졌으며, 그 상태가 점점 악화되면서 그는 거기에서
달아나야겠다고 결심하게 되었다,
그는 애슬리 니콜에 대해 이야기하려 했으나, 그 아이 생각만
해도 그의 눈에는 눈물이 고였다. 목이 메어 말이 나오지 않았기
때문에, 미안하다고 말하고 그만두곤 했다. 너무 고통스러웠던
것이다.
과거가 완료되지 않았기 때문에, 미래를 생각하는 것은 어려웠
다. 뒤쪽 어딘가에서 그림자들이 움직이고 있는 한 계획이라는
것은 불가능했다. 그는 과거가 정리되기 전에는 미래에 대해 생
각하지 않으려 했다.
그는 그 그림자들 때문에 늘 깨어 있었다. 그녀는 그것을 알고있었다. 그가 볼 수 없는 그림자들이었다. 그러나 오직 그만이 느
낄 수 있는 그림자들이었다.
그들은 2년 전 리우의 그녀 사무실에서 만났다. 그 때 과는,
지금은 브라질에 살고 있는 캐나다 사업가라고 자신을 소개했다.
그는 수입과 과세 문제에 대해 조언해줄 수 있는 좋은 변호사가
필요하다고 했다. 그는 고급 아마포 양복에 빳빳하게 풀을 먹인
횐 셔츠를 입고 있었다. 햇볕에 그올린 늘씬한 몸에, 태도는 친근
했다. 그의 포르투갈어는 그녀의 영어만큼은 뛰어나지 못했지만
그래도 썩 훌륭한 편이었다. 그는 그녀의 언어로 말하고 싶어했
지만, 그녀는 그의 언어를 고집했다. 그들은 사업상의 점심식사
를 했는데, 그것이 세 시간 동안이나 지속되었다. 말은 영어와 포
르투갈어를 왔다갔다했다. 둘 다 다시 식사를 하게 될 것임을 깨
달았다. 이어 오랫동안 저녁식사를 했고, 7- 다음에는 맨발로 이
파네마의 해변을 걸었다.
에바의 남편은 그녀보다 나이가 왜 많았는데, 칠레에서 비행기
사고로 죽었다. 자식은 없었다. 패흐릭, 아니 처음에 알던 대로
다닐루는 첫 부인과 깨끗하게 이혼을 했다고 말했다. 전 부인은
지금토 토론토의 그들의 집에서 살고 있다고 했다.
로맨스가 피어나면서, 에바와 다닐루는 첫 두 달 동안 일주일
에 몇 번씩 만났다. 마침내 그는 진실을 이야기했다. 모든 것을.
그녀의 아파트에서 늦은 저녁을 믹은 뒤 고급 프랑스 포도주
를 한 병 마시면서 다닐루는 그의 과거와 직면하였으며, 자신의
영혼을 드러냈다. 그는 새벽까지 뭔새없이 이야기를 하면서, 마
침내 자신만만한 사업가에서 겁에 질린 도망자로 바뀌었다. 두려
움과 불안에 떨고 있었으나 엄청난 부자였다.속을 털어놓자 마음이 편안해져서 그는 울음을 터뜨릴 뻔했으
나 참았다. 여기는 브라질 아닌가. 브라질에서는 남자들이 울지
않는다. 특히 아름다운 여자 앞에서는.
그녀는 그것 때문에 그를 사랑했다. 그녀는 그를 포옹하고 입
을 맞추고, 그가 울 수 없을 때 울었다. 그리고 그를 숨겨주기 위
해 그녀가 할 수 있는 모든 일을 하겠다고 약속했다. 그는 자신
의 가장 어둡고 치명적인 비밀을 알려주었으며, 그녀는 언제까지
나 그것을 보호하겠다고 약속한 것이다.
다음 몇 주 동안 그는 돈이 있는 곳을 알려주고, 돈을 세계 여
러 곳으로 빠르게 움직이는 방법을 가르쳐주었다. 그들은 함께
해외 세금 피난지를 살펴보았고, 안전한 투자 대상들을 물색했
다.
그는 브라질에서 2년을 보낸 뒤에 그녀를 만난 것이었다. 그는
처음 정착했던 상파울루를 비롯해 레시페, 미나스, 제라이스 등
대여섯 곳을 전전했다. 아마존 강에서 두 달간 일한 적도 있었다.
물에 띄워놓은 바지선에서 두꺼운 모기장을 치고 잤는데, 벌레들
이 너무 빽벡하게 모여들어 달이 보이지 않을 정도였다. 판타날
에서 부유한 아르헨티나인들이 죽인 -사냥감들을 청소하기
도 했다. 판타날은 마토그로소와 마토그로소도술 두 주에 걸쳐
있는, 영국 크기만한 엄청난 규모의 금렵 지역이었다. 그는 그녀
보다 브라질을 더 많이 보았다. 그녀가 들어보지도 못한 곳에도
가보았다. 그러다 조심스럽게 폰타포랑을 자신의 정착지로 선택
했다. 그 곳은 작고 외떨어져 있었다. 다닐루는 완벽한 은신처를
수도 없이 가지고 있는 나라, 브라질에서도 폰타포랑이 가장 안
전한 곳이라고 판단했다. 게다가 그 곳은 과라과이 국경에 있다
는 전술적인 이점도 가지고 있었다. 위험한 일이 벌어지면 달아나기가 쉬운 곳이었다,
그녀는 그것을 가지고 말다툼을 하지 않았다. 그가 그녀와 가
까이 있을 수 있는 리우에 있으면 더 좋았겠지만, 그녀는 도망자
의 삶에 대해서는 아무것도 몰랐다. 그녀는 내키지 않는 마음으
로 그의 판단에 따랐다. 그는 언젠가는 그들이 함께 있을 수 있
을 거라고 수도 없이 약속을 했다. 그들은 이따금씩 쿠리티바에
있는 아파트에서 만났다. 기껏해야 며칠을 넘기지 못하는 짧은
밀월이었다. 그녀는 그 이상을 갈망했으나, 그는 계획을 세우려
하지 않았다.
몇 달이 지나면서 다닐루-그녀는 그를 절대 패트릭이라고
부르지 않았다-는 그가 잡히리라는 것을 점점 더 확신하게 되
었다. 그녀는 그가 과거를 피하기 위해 취한 꼼꼼한 조치들 때문
에 그것을 믿으려 하지 않았다. 그러나 그는 점점 더 걱정을 많
이 했고, 잠은 이전보다 더 자지 못했다. 그리고 이 시나리오나
저 시나리오에서 그녀가 무엇을 해야 하는지에 대해 점점 더 많
은 이야기를 하였다. 돈에 대한 이야기는 중단했다. 불길한 예감
들이 그를 놓아주지 않았다.
그녀는 액스에 며칠 머물면서 CNN인터내셔널을 보고 미국
신문들 가운데서 찾을 수 있는 것을 찾아 읽어보았다. 그들은 패
트릭을 곧 이송할 예정이었다, 그를 고향으로 데려가 감옥에 가
둬놓고 온갖 무시무시한 혐의를 걸어 기소할 예정이었다. 패트릭
은 자신이 감금될 것임을 알았다. 그러나 언제나 괜찮을 거라면
서 에바를 안심시켰다. 대처할 수 있다고. 에바가 그를 기다려주
겠다고만 하면 어떤 일이든 감당할 수 있다면서.
에바는 얼른 취리히로 가서 자신의 일을 말끔하게 마무리짓는게 좋겠.다는 생각을 하고 있었다. 그러나 그 이후에는 확실한 것
이 하나도 없었다. 집에 간다는 것은 있을 수 없는 일이었다. 그
것이 그녀의 마음을 무겁게 짓눌렀다. 그녀는 아버지에게 세 번
전화를 했다. 늘 공항의 공중전화를 이용했으며, 늘 괜찮다고 안
심시켰다. 하지만 지금은 집에 갈 수 없어요. 그녀는 그렇게 말했
다.
그녀와 패트릭은 샌디를 통해 연락을 할 작정이었다. 그를 실
제로 볼 수 있으려면 몇 주가 지나야 할 터였다
그는 새벽 2시 직전, 격한 통증 때문에 잠을 깨고 나서 처음으
로 약을 청했다. 다시 두 다리에 전류가 흐르는 것 같았다. 그를
잡은 자들의 잔인한 목소리들이 비아냥거리고 있었다,
"돈은 어디 있어, 패트릭?
그들은 악마의 합창단처럼 주문을 외고 있었다.
"돈은 어디 있어?
잘에 취한 야간 잡역부가 진통제를 담은 쟁반을 들고 왔다, 그
리나 냉수를 가져오는 것은 잊었다. 그는 알약을 삼키고, 캔에 남
아 있던 미지근한 소다수로 목구멍을 씻어내렸다.
10분이 지났는데도 아무런 변화가 없었다. 그의 몸은 땀으로
뒤덮였고, 시트는 홈뻑 젖었다. 땀의 소금기 때문에 상처가 쓰라
렸다. 다시 10력이 지났다 그근 텔레띠전을 켰다.
그를 묶고 전기 고문을 했던 자들은 여전히 밖에서 돈을 찾으
러 돌아다니고 있었다. 그가 지금 어디 있는지 잘 알고 있을 것
이 틀림없었다. 괘트릭은 낮에는 안전하파는 느낌을 맛볼 수 있
었다. 三러나 어둠과 꿈들은 그들을 다시 불러왔다. 30분이 지났
다. 그는 간호사 대기실로 전화를 했으나 아무도 전화를 받지 않았다.
그는 정신을 잃었다.
6시가 되자 의사가 들어오는 바람에 잠을 깼다. 의사는 오늘따
라 웃음기를 싹 지우고는 사무적으로 굴었다. 그는 얼른 상처를
여기저기 찔러보더니 말했다.
"가도 되겠소. 당신이 가는 곳에는 좋은 의사들이 기다리고 있
소.-
그는 차트에 뭘 긁적이더니 더 이상 입을 열지 않고 나가버렸
다.
30분 뒤, 브렌트 마이어스 요원이 어슬렁어슬렁 병실로 들어오
더닌, 야비한 웃음을 지으며 배지를 보여주었다, 마치 배지 보여
주는 것을 연습하기라도 해야 하는 사람처림,
"안녕하시오."
패트릭은 그를 보지 않고 말했다.
"노크 좀 할 수 없슴니까?
"어이쿠, 미안하오. 패트릭, 방금 의사와 이야기를 했소. 아주
좋은 소식이오. 당신은 집에 가도 좋다오. 내일 퇴원할 거요. 난
당신을 데려오라는 명령을 딴았소. 아침에 떠날 거요. 당신 정부
는 군용 특별기를 보내 당신을 빌록시로 나를 거요. 흥분되지 않
소? 내가 함께 갈 거요."
"나가줄 수 없습니까?
"좋소. 아침 일찍 봅시다."
"어서 나가주쇼."
그는 방에서 성큼성큼 걸어나가 문을 닫았다. 다음에는 루이스
가 들어왔다. 커피와 주스와 망고 조각들이 담긴 쟁반을 들고 조
용히 들어왔다. 그는 패트릭의 매트리스 밑으로 꾸러미를 밀어넣더니, 필요한 게 없느냐고 물었다. 없어요. 패트릭은 대답하고 나
서, 작은 목소리로 고맙다고 덧붙였다.
1시간 뒤 샌디가 도착했다. 그는 과거 4년을 파헤치며 헤아릴
수 없는 질문들에 대한 답을 얻어내느라 힘든 하루가 될 거라고
예상하고 있었다. 텔레비전은 꺼져 있었고, 차양은 올려져 있었
다. 날이 밝아지면서 방도 밝아지고 있었다.
패트릭이 말했다.
"당장 집으로 가 이걸 가지고."
그가 꾸러미를 건네주었다. 샌디는 하나뿐인 의자에 앉아, 벌
거벗은 친구의 사진들을 천천히 들춰보았다.
"이건 언제 찍은 거야尸
"어제."
샌디는 황색 괘선지철에 메모를 했다.
"누가 찍었어?
"루이스. 여기 잡역부야."
"누가 너한테 이랬는데?
"누가 나를 맡고 있지, 샌디?,FBI."
"그럼 FBI가 그런 것 같은데 우리나라 정부가 나를 추적해서,
잡고, 고문하고, 지금 데려가고 있어. 정부야, 샌디. FBI,법무부,
그리고 지역 정부. 지방검사를 포함한 내 환열단. 그 놈들이 나한
테 어떻게 했는가 보란 말이야."
"그 사람들 이런 일을 했으니 고소를 당해야겠군."
"수백만 달러짜리 소송이지. 그것도 얼른 해야 해. 자, 내 계획
은 이래. 난 아침에 어떤 군용기를 타고 빌록시로 가. 내가 어떤
영접을 받게 될지는 상상할 수 있겠지? 우리는 그걸 이용해야해."
"이용해?
"그래. 오늘 오후에 소송을 제기해서, 내일 신문에 나게 해야
해. 언론에 흘려. 그들에게 사진 두 장을 보여줘. 내가 뒤에 표시
를 해놓은 사진 두 장을."
샌디는 사진들을 넘겨 두 장을 골라냈다. 하나는 패트릭의 가
슴에 난 화상을 클로즈업한 것으로, 얼굴이 보였다. 또 하나는 왼
쪽 허벅지의 3도 화상이었다.
"이걸 언론에 주라고?
"연안 지역 신문에만, 내가 신경쓰는 건 그것뿐이니까. 그건
해리슨 군 사람들의 80퍼센트가 보는 신문이야. 우리 배심도 다
그 곳 출신일 거야."
샌디는 웃음을 짓다가 이윽고 소리를 내어 웃었다.
'지런 궁리를 하느라 어젯밤에는 잠도 별로 못 잤겠는데, 웅?
-년 동안 별로 못 잤어."
"이건 아주 기발한데."
"그렇지도 않아. 하지만 내 시체 주위를 맴도는 그 하이에나들
을 놀라게 할 수 있다는 전술적 이점은 가지고 있지. 우리는 이
걸로 한바탕 공격을 할 수 있어. 그리고 나에 대한 반감도 약간
누그러뜨릴 수 있지. 생각해봐, 샌디 FBI가 용의자, 그것도 미국
시민을 고문하다니."
"기발해, 정말 기발해. FBI만 거나?
"그래, 간단하게 해. 나하고 FBI,즉 정부야. 브라질의 정글 어
딘가에서 벌어진 야만적인 고문과 심문 동안에 입은 신체적, 정
신적 고통에 대해."
"굉장한데 ""언론이 그걸 다루어주면 더 굉장해질 거야."
"얼마를 달랠까?
"관심없어. 실제 상해에 대해 1,000만, 징계적 배상으로 1억."
샌디는 메모를 하고 종이를 넘겼다. 이어 손을 멈추고 패트릭
의 얼굴을 보았다.
"사실은 FBI가 아니었지, 그렇지?
"아니지, 나를 오랫동안 쫓던, 처음 보는 악당들이 나를 FBI에
넘겼어. 그 악당들은 아직도 저 밖에 숨어 있어."
"FBI가 그들에 대해 알고 있어?
"웅."
정적이 홀렀다. 샌디는 더 이야기가 나오기를 기다리고 있는
데, 패트릭은 입을 왁 다물어버렀다. 복도에서 간호사들이 재잘
거리는 소리가 들렸다.
패트릭은 몸의 무게 중심을 옮겼다. 사흘 동안 누워 있었더니,
이제 풍경을 바꿀 때도 되었다는 느낌이 들었다,
"서둘러야 해, 샌디. 얘기할 시간은 나중에 충분히 있어 물어
볼 게 많다는 건 나도 잘 알아, 나한테 시간윽 좀 줘,"
"알았어 "
"가능한 한 시끄럽게 소송을 제기해, 나중에 소=灰訴狀)을 고쳐
서 진짜 피고들을 불러낼 수 있으니까."
"문제 없어. 내가 엉뚱한 피고를 고소하는 게 이번이 처음도
아닌.데 뭐."
"이건 전략이아. 약간의 동정심을 얻어두는 것도 해롭진 않
아."
갠디는 괘선지철과 사진들을 서류가방에 집어넣었다.
"조심 해 "패트릭이 말을 이었다.
'게가 내 변호사라는 게 밝혀지는 즉시, 온갖 종류의 이상하초
야비한 놈들이 꾈 테니까."
"언론?"
"언론도 그렇지. 하지만 내가 말한 놈들은 다른 놈들이야. 난
많은 돈을 묻어놓았어, 샌디. 그겯 찾으려고 물불 안 가릴 놈들이
있어 "
"돈이 얼마나 남아 있는데?
"다. 거기에 더 붙은 것도 있지."
"널 구하려면 그게 다 깨지겠군,"
"나한테 계획이 있어."
"어련하시려구. 빌록시에서 보자구."者Col새어나가기도 하고, 또 의
도적으로 정보를 제공하기도 하는 거대한 그물을 통하여 그 날
늦게, 서기 사무실이 문을 닫기 직전에 또 하나의 소송이 제기될
것이라는 소문이 퍼졌다, 그 그물은 그전에도 패트릭이 내일 정
오 무렵에 도착한다는 소식으로 이미 바파 달아올라 있던 터였
다.
샌디는 기자들에게 그가 소송을 제기하는 동안 군청 현관에서
기다려달라고 요청했다. 이윽고 그는 그 곳에 모여 자리를 차지
하려고 몸싸움을 하고 있는 여남은 명의 기자들에게 소장 사본을
나누어주었다. 대부분은 신문 기자들이었다. 방송용 소형카메라
를 들고 온 사람은 둘이었다, 라디오 방송국에서도 한 명이 나왔
다.
처음에 기자들은 그것이 신문에 얼굴을 내고 싶어 안달인 변호사가 제기한, 또 하나의 그저 그런 소송인 줄 알았다. 그러나
샌디가 자신이 패트릭 래니건을 대리한다고 발표하자 상황은 극
적으로 변했다. 사람들의 수가 엄청나게 불어났다. 호기심 많은
서기들, 지역 변호사들, 심지어 청소부도 발을 멈추고 귀를 기을
였다. 샌디는 그들에게 차분한 목소리로, 그의 의뢰인은 신체적
학대와 고문에 대해 FBI에 소송을 제기한다고 알렸다.
샌디는 천천히 원고측의 주장을 이야기했으며, 이윽고 일제히
쏟아져나오는 질문들에 카메라를 똑바로 보며 신중하게 또 충분
하게 대답했다. 그러나 가장 좋은 것은 마지막까지 아껴두었다.
그는 서류가방으로 손을 넣더니 천연색 사진 두 장을 꺼냈다. 샌
디 자신이 12x16인치로 확대하여 스티로폼 판 위에 붙여놓은
것이었다. 그는 극적으로 말을 뱉어냈다.
"그들이 패트릭에게 이런 짓을 했습니다."
카메라들이 클로즈업을 위해 앞으로 달려들었다. 질서 유지가
힘들어지기 시작했다.
"그들은 패트릭에게 약을 먹이고, 몸에 전선을 붙였습니다. 패
트릭이 그들의 질문에 대답을 하지 않으려 했기 때문에, 또 할
수 없었기 때문에, 그들은 그의 살이 탈 정도로 고문을 자행했습
니다. 여러분, 이게 정부가 하는 일입니다. 미국 시민을 고문하는
게 말입니다. 자칭 FBI요원들이라고 하는 정부의 깡패들이 하는
짓이란 말입니다 "
산전수전 겪은 기자들마저도 충격을 받았다. 샌디의 연기는 그
만큼 훌륭했다.
방송국의 빌록시 지사들은 6시 뉴스에서 선정적인 도입부를
내보낸 뒤에 그 기사를 다루었다. 뉴스의 거의 반이 샌디와 그
사진 이야기였다. 그리고 나머지 반은 패트릭이 내일 돌아온다는얘기였다.
CNN은 초저녁부터 30분마다 그 이야기를 내보내기 시작했다,
샌디는 그 쑨간 가장 각광을 받는 변호사였다. 그의 주장들이 워
낙 흥미진진한 것이라, 언론에서 무조건적으로 받아주었기 때문
이다.
해밀턴 제인스는 앨릭잰드리어 근처의 사치스런 컨트리 클럽
의 라운지에서 부하들과 조용히 술을 즐기고 있다가, 구석의 텔
레비전에서 그 뉴스가 나오는 것을 보았다. 그는 그 날 18흘을
돌았으며, 그 동안은 절대 FBI의 골치아픈 일을 생각하지 않았
다.
그런데 골치아픈 일 하나가 제발로 그를 찾아온 것이다. 패트
릭 래니건이 FBI를 고소해? 그는 실례한다고 말하고 비어 있는
카운터로 가서, 휴대전화로 번호를 눌렀다.
펜실베이니아 애버뉴의 후버 빌딩 안 깊숙한 곳에는 창문 없
는 방들이 쭉 이어지는 곳이 있었는데, 그 곳에서는 전문가들이
전세계의 텔레비전 뉴스 방송을 모니터하고 있다. 그리고 또 다
른 방들에서는 라디오 뉴스 프로그램들을 듣고 녹음했으며, 다른
방들에서는 잡지와 신문들을 읽고 검토했다. 이런 작업 전체를
FBI내부에서는 간단하게 '축적'이라고 불렀다.
제인스는 축적의 당직 감독관에게 전화를 했다. 그 결과 몇 분
이 안 되어 전체적인 줄거리를 알게 되었다. 제인스는 컨트리 클
럽을 떠나, 후버 빌딩 3층에 있는 자신의 사무실로 돌아갔다. 그
는 곧 법무장관에게 전화를 걸었는데, 당연한 일이지만 장관도
그를 찾고 있었다. 심한 책임 추궁이 뒤따랐다. 제인스는 일방적
으로 당하는 쪽이었고, 발언할 기회도 제대로 얻지 못했다. 그는.FBI는 패트릭 래니건이 주장하는 이른바 학대와는 아무런 관계
가 없다고 간신히 이야기를 할 수 있었다.
"이른바?
법무장관이 되묻고는 말을 이었다.
"나도 화상을 봤소. 내가 못 봤는 줄 알아! 젠장, 전세계가 그
화상을 봤단 말이오."
"우리가 그런 게 아닙니다. 장관님."
제인스가 차분하게 말했다. 자신이 진실을 말하고 있다는 것을
알고 있었기 때문에 마음 든든한 구석이 있었다.
"그럼 누가 그런 거요?
법무장관이 쏘아붙이고는 덧붙였다.
"누가 그랬는지 알고 있소?
'거1,장관님 "
"좋소. 그럼 내일 아침 9시까지 세 장짜리 보고서를 내 책상
위에 올려놓으시오."
"그렇게 하겠습니다."
큰 소리가 나며 전화가 끊겼다. 제인스는 욕을 내뱉으며 책상
을 걷어찼다. 이어 다른 곳으로 전화를 했다. 잭 스테파노의 집을
지키던 두 요원에게 어둠께서 나와 스테파노의 집 현관 앞에 서
있으라는 명령이 전달되었다.
잭은 저녁 내내 그 보도를 지켜보았다. 때문에 FBI의 반응에
도 놀라지 않았다. 보도가 나오는 동안, 그는 테라스에 앉아 휴대
전화로 그의 변호사와 이야기를 하였다. 정말 웃기는 일이야. 잭
은 생각했다, 내 부하들이 한 짓 때문에 FBI가 욕을 먹고 있다니,
패트릭 래니건과 그의 변호사가 아주 똑똑하게 움직인 셈이었다.
"안녕하시오."잭은 문을 열고 정중하게 인사를 하고 나서 덧붙였다.
"어디 보자. 도넛을 팔러 오셨군."
"FBI입니다."
한 사람이 호주머니를 더듬었다,
"뤘소, 됐어. 이제 알아보겠소. 지난번에는 저기 모퉁이에 차
를 세우고 타블로이드판 신문을 인다가 운전대 뒤로 고개를 숙이
려고 하던데. 당신들 대학 다닐 때도 나중에 이렇게 재미있는 일
을 하게 될 거라고 생각했소?
"제인스 씨가 뵙자고 합니다."
두 번째 요원이 말했다.
"왜?
"모르겠습니다. 우리더러 모시고 오빠는 말씀만 하셨습니다.
우리와 함께 차를 타고 그 분 사무실로 가시면 됩니다."
"그러니까 해밀턴이 이렇게 늦게까지 일을 한다 이거로군?
'거-. 함께 가실 수 있겠습니까?
"나를 다시 체포하는 거요?
"어, 아닙니다."
"그럼 지금 뭘 하는 거요? 나한테는 변호사들이 많아. 엉뚱하
게 체포나 구금을 하게 되면 당신네들이 고소를 당할 수 있어."
그들은 초조한 표정으로 서로를 보았다.
스테파노는 제인스를 만나는 것이 두렵지 않았다. 그 점에서만
큼은 누구도 두렵지 않았다. 제인스가 그에게 제기하는 어떤 것
에든 대처할 수 있었다.
그러나 그는 자신에 대한 형사상의 고발이 계류중에 있음을
상기했다. 약간 협조를 하는 것도 나쁘지 않을 것 같았다.,5분만 주시오."그는 안으로 사라졌다.
제인스가 책상 뒤에 서서 두꺼운 보고서를 들고 넘겨보고 있
을 때 스테파노가 들어왔다.
"앉으시오."
제인스는 무뚝뚝하게 내뱉고는 맞은편의 의자들을 손으로 가
리켰다. 자정이 가까워오고 있었다.
"유쾌한 저녁이었겠소, 해밀턴."
스테파노가 싱긋 웃으며 말했다.
제인스는 보고서를 밑으로 던지고는 말했다.
"도대체 그 사람한테 무슨 짓을 한 거요?
"모르겠소. 아마 브라질 아이 하나가 좀 거칠었던 모양이오.
하지만 죽진 않을 거요."
"누가 한 짓이오?
"내가 지금 변호사를 불러야 하는 거요, 해밀턴? 이게 심문이
P?"
"나도 이게 뭔지 잘 모르겠소, 됐소? 국장은 집에서 전화로 법
무장관과 이야기를 하고 있소. 그런데 장관이 이 일을 잘 이해하
지 못하는 모양이오. 둘이 20분마다 나한테 전화를 걸어 닦달을
하고 있소. 이건 심각한 일이오, 알았소, 잭? 이 주장들은 무시무
시한 거요. 지금 이 순간 온 국민이 그 염병할 사진들을 보며, 도
대체 왜 우리 FBI가 미국 시민을 고문했는지 궁금해하고 있소."
"정말 미안하오."
"그래야 하고말고. 자, 누가 한 짓이오?
"그쪽 지역 애들이오. 그 놈이 거기 있다는 이야기를 듣고 고
용한 브라질인 깡패들 말이오. 난 이름도 모르오.""그가 거기 있다는 이야기는 어디서 들었소?
"슬-고 싶소건
"그래, 알고 싶소."
제인스는 타이를 느슨하게 풀고 쳐상 가장자리에 앉아 스테퐈
노를 내려다보았다. 스테파노는 조금도 걱정하는 기색 없이 그를
쳐다보고 있었다. FBI가 그를 어떤 곤경으로 몰아넣더라도, 거래
를 통해 빠져나갈 수 있었다. 그에겐 아주 유능한 변호사들이 많
으니까.
제인스가 말했다.
"제안할 게 있소. 이건 국장이 직접 말한 거요."
"어서 듣고 싶군요."
"우리는 내일 베니 아리시아를 체포할 준비를 하고 있소. 우리
는 그 일을 확대시킬 거요. 언론에도 흘려줄 거고. 그 자가 9,000
만 달러를 잃고 당신을 고용해 래니건을 추적했단 이야기도 해줄
거요. 그리고 당신이 래니건을 잡아 족쳤으나, 아직 돈을 찾지 못
했다는 이야기도."
스테파노는 열심히 귀를 기울였으나 얼굴로는 아무것도 드러
내지 않았다.
"그리고 최고경영책임자도 두 명 잡아넣을 거요. 모너크-시에
라 보험의 애터슨과 노던 케이스 뮤추얼의 질 우리는 아리시아
뿐 아니라 그 두 사람도 당신네 조합의 구성원이라 알고 있소.
우리는 돌격대원들을 거느리고 그들의 멋진 사무실로 행군해 들
어갈 거요. 카메라들도 뒤따라 오겠지. 우리는 그 자들에게 수갑
을 채워 끌어내 검은 밴에 집어넣을 거요. 그리고 언론에도 많은
이야기를 흘릴 거요. 패트릭을 찾아내려는 당신네 작전에 그 자
들이 아리시아와 함께 돈을 댔다는 이야기가 확실하게 보도되도곡 할 거요. 생각해보시오, 스테과노. 당신 의뢰인들이 체포되어
감방에 갇힌단 말이오."
스테파노는 FBI가 도대체 어떻게 자신의 조합 구성원들을 알
아냈는지 묻고 싶었다. 그러나 그리 어려운 일은 아니었을 거라
는 짐작이 갔다. 패트릭으로 인해 가장 많은 것을 잃은 사람들을
골라내면 되는 일이니까.
"그럼 당신 사업은 끝장일걸."
제인스가 동정하는 척 한마디 던졌다.
"그래서, 뭘 원하는 거요?
"자, 이렇게 합시다. 아주 간단하오. 당신은 우리한테 모든 이
야기를 해주는 거요. 어떻게 그를 찾아냈는지, 그가 얼마나 이야
기를 했는지 등등. 우리도 물어볼 게 많소. 어쨌든 그러면 우리는
당신에 대한 기소를 취하하고, 당신네 의뢰인들도 놔주겠소."
"그건 그저 날 괴롭히지 않겠다는 것 외에는 나한테 득이 될
게 아무것도 없잖소."
"그렇소. 규칙은 우리가 정하니까, 우리가 당신네 의뢰인들에
게 모욕을 줄 수 있고 또 당신 사업을 끝장낼 수 있는 위치에 있
다는 게 당신의 문제요."
"II게 다요?
"아니. 우리가 운만 조금 좋으면. 당신도 감방에 갈 수 있지."
스테파노가 이 제안을 받아들여야 할 이유는 많았다. 그 가운
데도 아내 문제간 가장 컸다. 그녀는 FBI가 그녀의 집을 24시간
감시하고 있다는 말이 돌자 수치스러워하고 있었다. 그녀의 전화
는 도청되고 있었다. 그녀는 남편이 뒤뜰의 장미 덤불 근처에서
전화를 하는 것을 보고 그것을 분명히 알게 되었다. 신경이 결딴
날 지경이었다. 우리는 품위 있는 사람들이란 말이에요. 그녀는계속 남편에게 바가지를 긁고 있었다.
스테파노는 자신이 실제보다 많이 알고 있다고 암시함으로써
FBI를 그가 원하는 대로 움직일 수 있었다. 우선 자신에게 걸린
혐의를 없앨 수 있었다. 또 그의 의뢰인들을 보호할 수도 있었다,
그리고 가장 중요한 것으로, 돈을 찾는 데 FBI의 상당한 자원을
동원할 수 있었다.
'개 변호사와 이야기를 해야겠소."
"내일 오후 5시까지 시간을 주겠소."
패트릭은 CNN의 심야 뉴스에서 자신의 소름끼치는 상처를 보
았다. 천연색이었다. 샌디는 마치 권투선수가 새로 딴 챔피언 벨
트를 세상을 향해 흔들듯이 사진들을 흔들고 있었다. 그 날의 뉴
스들을 마무리짓는 1시간짜리 뉴스의 반 정도를 그 기사가 차지
하고 있었다. FBI의 공식 반응은 없습니다. 워싱턴의 후버 빌딩
바깥에 서 있는 기자는 그렇게 말했다.
그 뉴스가 나을 때 루이스가 공교롭게도 방안에 있었다. 그는
온몸이 굳어 있는 채 귀를 기울였다. 그리곤 텔레비전을 보다가
침대를 보다 했다. 패트릭은 능글능글 웃으며 앉아 있었다. 루이
스의 머릿속에서 금방 연결이 이루어졌다.
'재가 찍은 사진?
심한 악센트가 깔린 영어로 그가 물었다.
"그래요."
패트릭이 대답했다. 곧 웃음을 터뜨릴 것 같은 얼굴이었다.
"내 사진이라구."
루이스가 자랑스럽게 되풀이했다.죽음을 가장하고, 자신의 매장을 지켜보고, 자기 회사에서
9,000만 달러를 훔치고, 4년 뒤에 브라질에서 조용히 살다가 잡
힌 미국인 변호사의 이야기는 서구 대부분의 나라에서도 가벼운
읽을거리로서 좋은 소재가 되었다. 에바는 그녀가 액스에서 가장
좋아하는 노천 카페인 레듀가르송의 지붕 밑에서 커피를 흘짝이
며 한 미국 신문에 난 최신의 일화를 읽었다. 비가 오고 있었다.
안개가 꾸준히 피어오르며 그녀에게서 멀지 않은 탁자와 의자들
을 적시고 있었다.
그 기사는 앞쪽 면 안쪽에 깊이 묻혀 있었다. 기사에는 3도 화
상이라는 이야기는 나왔지만, 사진은 실려 있지 않았다. 가슴이
아팠다. 그녀는 눈을 감추기 위해 선글라스를 썼다.
패트릭이 고향에 가는구나. 짐승처럼 상처를 입고 사슬에 묶
여. 늘 불가피하다고 생각하던 그 여행을 하는구나. 그럼 나도 가
야지. 그녀는 뒤쪽에 머물며 숨어서 그가 원하는 일을 하고, 둘의
안전을 기도해야 했다, 그녀도 이제 패트릭처럼 밤이면 방안에서
서성거리며 그들의 미래가 어떻게 될 것인지를 자문하게 될 터였
다.패트릭은 -을 -하-사
들이 입는 아주 크고 헐렁헐렁한 녹청색 수술복을 입기로 했다.
화상이 악화되는 것을 윌치 않았기 때문이다. 비행기는 논스홉으
로 날아갈 예정이었다. 그래도 2시간 이상 걸릴 터였다. 따라서
가능한 한 편안하게 갈 필요가 있었다. 의사는 만일의 경우에 대
비하여 진통제가 든 조그만 약병을 주었다. 또 그의 진료 기록이
든 파일도 주었다. 패트릭은 그에게 고맙다고 인사를 했다. 루이
스와는 악수를 하고, 간호사에게는 작별 인사를 했다.
마이어스 요윌은 제복을 입은 커다란 몸집의 헌병 네 명과 함
께 문 밖에서 기다리고 있었다.
마이어스가 말했다.
"내가 제안을 하나 하겠소. 만일 당신이 얌전하게 굴면, 수갑
이나 발목 사슬은 채우지 않겠소. 하지만 일단 착륙을 하면, 그때는 나한테도 선택의 여지가 없소."
"고맙습니다."
패트릭은 조심스럽게 복도를 걷기 시작했다. 발가락에서 엉덩
이까지 다 아팠다, 자주 걷지 않았기 때문에 무릎이 후들거렸다.
그는 머리를 높이 들고, 어깨를 뒤로 젖히고, 지나치는 간호사들
에게 정중하게 고개를 숙였다. 엘리베이터를 타고 지하실로 내려
가자, 그 곳에서 파란 밴이 기다리고 있었다. 무장을 한 헌병 두
명이 밴 옆에 서서, 근처의 텅빈 차들을 노려보고 있었다. 누가
패트릭의 겨드랑이에 손을 넣어 위로 올라가는 것을 거들고, 이
어 중간의 의자에 앉혀주었다. 헌병 하나가 그에게 싸구려 선글
라스를 건네주었다.
"이게 필요할 겁니다. 저 밖은 무지하게 밝으니까."
밴은 기지 밖으로 나가지 않았다. 타는 듯한 아스팔트를 천천
히 움직이다가, 보초가 서 있는 등 마는 등 하는 검문소를 통과
했다. 절대 시속 50킬로미터를 넘지 않았다. 밴 안의 누구도 입
을 열지 않았다. 패트릭은 색유리를 통해 밖을 보았다. 줄줄이 늘
어선 막사들. 줄줄이 늘어선 사무실들, 이어 격납고. 여기 나흘
있었지. 패트릭은 생각했다. 어쩌면 사흘인지도 몰라. 확실치가
않았다. 처음 하루 이틀은 약 때문에 제정신이 아니었다. 대시보
드 안의 시끄러운 냉방장치가 차 안의 공기를 시원하게 유지시켜
주고 있었다. 그는 진료 파일을 꽉 움켜쥐었다, 그가 지금 소유한
유일한 물건이었다.
그는 이제 그의 고향이라 할 수 있는 폰타포랑 생각을 했다.
그 곳의 누가 나를 그리워한까? 그 놈들이 내 집은 어펄게 했을
까? 가정부가 청소를 할까? 아마 안 하겠지 내 차는 어떻게 되
었을까? 내가 그토록 아끼던 그 빨간 비틀. 과는 그 소도시에서불과 몇 명밖에 알지 못했다. 그들은 나에 대해 뭐라고 이야기할
까? 아마 아무 이야기도 안 하겠지.
이제 와서 그게 뭐가 중요할까? 폰타포랑의 소문에 관계없이,
빌록시 사람들은 그를 아쉬워하고 있었던 것이 분명했다. 탕자
돌아오다. 빌록시 출신 가운데 지구상에서 가장 유명한 사람이
귀향하다. 그들은 나를 어떻게 맞이할까? 발목 사슬과 소환장으
로? 그 지역 출신의 성공한 젊은이를 축하해주기 위해, 연안 지
역을 따라 달리는 90번 고속도로에서 퍼레이드라도 벌여주어야
하는 것 아니O 내가 그들을, 그들의 도시를 유명하게 만들어주
었는데, 그들 가운데 9,000만 달러를 소유할 만큼 영리한 사람이
도대체 몇이나 된단 말인가?
그는 자신의 어리석은 환상에 웃음이 나을 뻔했다
그들은 나를 어떤 감방에 처넣을까? 그는 변호사로서 그 지방
의 감방들을 모두 여러 번 보았다. 빌록시 시, 해리슨 군, 심지어
빌록시의 키슬러 공군 기지에 있는 연방 구치소까지. 연방 구치
소로 갈 만큼 운이 좋지는 못하겠지.
독방을 쓰게 될까, 아니면 일반 절도범이나 마약 중독자들과
같은 방을 쓰게 될까? 생각이 하나 떠올랐다. 그는 파일을 열고,
의사의 퇴원 명령서를 훑어보았다. 거기에 찾던 게 있었다. 굵은
글자로.
환자는 적어도 일주일 이상 입원 치료를 해야 함.
하느님, 고맙습니다! 왜 미처 이 생각을 못했을까? 약. 그의 약
한 몸은 지난 일주일 동안, 그가 지금까지 살아온 동안 흡수했던
것보다 더 많은 마취약을 흘수했다. 그의 기억과 판단의 실수는화학악품들 때문일 수도 있었다.
그는 어서 이 퇴원 명령서 사본을 샌디에게 주고, 졸은 침대를
준비해달라고 말하고 싶었다. 간호사들이 드나드는 1인 병실이면
더욱 좋겠지. 그것이 그가 염두에 두고 있는 감금이었다. 문 옆에
경찰관 열 명을 세워두든 말든 그는 관심 없었다. 높낮이가 조절
가능한 침대와 리모트 컨트롤만 주고, 제발 일반 형사범들만 가
까이 오지 못하게 해달라.
'-'전화를 해야겠습니다."
그는 헌병들 너머 운전사 쪽에 대고 말했다. 그러나 아무런 웅
답이 없었다.
그들은 커다란 격납고 앞에서 멈추었다. 그 앞에 화물 제트기
가 서 있었다. 헌병들은 밖의 햇빛 속에서 기다렸다. 패트릭과 마
이어스 요원은 작은 사무실로 들어가, 피의자가 변호사에게 전화
를 할 뿐 아니라 서류를 팩스로 보낼 수 있는 헌법적 권리가 있
는지를 놓고 옥신각신했다.
패트릭은 마이어스에게 온갖 종류의 비열한 소송들을 걸겠다
고 차분하게 협박함으로써 그를 설득하는 데 성공했다. 의사의
퇴원 명령서는 팩스로 뉴올리언스의 샌디 맥더멋의 법률사무소
로 전달되었다.
패트릭은 화장실에 오래 다녀온 뒤, 다시 일행에 합류하여 공
군 화물기로 들어가는 계단을 천천히 올라갔다.
비행기는 정오 20분 전에 키슬러 공군기지에 착륙했다. 그러나
그의 도착을 환영하는 경축 행사 같은 것은 없었다. 패트릭으로
서는 놀랍고도, 또 약간 당혹스러운 노룻이었다. 카메라와 기자
들의 무리도 없었고, 곤경에 빠진 그를 돕기 위해 달려오는 오랜친구들의 무리도 없었다.
착륙장이 고위층의 명령으로 잠시 봉쇄되었던 것이다. 기자들
은 밖으로 밀려났다. 2킬로미터 넘게 떨어진 정문 옆에는 많은
사람들이 모여 있었다, 그들은 비행기가 상공을 날아을 때 그것
만 잔뜩 찍어놓았다 그들 역시 몫시 실망한 터였다.
솔직히 패트릭은 언론이 그를 보기를 바랐다. 과가 신중하게
고른 수술복 차림으로 비행기에서 나타나, 어색하게 절뚝거리며
계단을 내려와 활주로에 서고, 이어 발목 사슬과 수갑을 찬 모습
으로 절름발이 개처럼 질질 끌려가는 모습을 강력한 이미지가
될 수도 있었을 것이다. 배심원ol뵉 가능성이 있는 사람들에게
내 첫인상을 그렇게 각인시킬 수도 있었는데,
예상한 대로, 연안 지역의 아침 신문은 패트릭이 FBI를 상대
로 소송을 제기한 소식을 I면 머리기사로 실었으며, 사진도 천연
색으로 크게 박아놓았다. 적어도 지금 이 순간에는 패트릭에게
조금이라도 동정심을 느끼지 않으면 인간이라고 할 수도 없을 것
같았다. 상대방-정부, 검사들, 수사관들-은 그 충격으로 기
가 죽밌다. 인래 이 날은 공권력에게 영광의 날이어야 했다. 대도
-)의 귀환! 그것도 변호사 도둑놈. 그거나 FBI지부는 전화선
을 뽑아놓고, 기자들이 들어오지 못하도록 문을 잠가놓고 있었
다, 오직 커터만 밖에 나가 돌아다녔는데, 그 역시 매우 은밀하게
움직였다. 패트릭이 땅에 발을 딛는 순간 그를 맞이하는 것이 커
터의 의무였다,
커터는 스위니 보안관, 기지에서 나온 공군 장핀 두 사람, 그
리고 샌디와 함께 기다리고 있었다,
"안년하시오, 패트릭. 고향에 온 걸 환영하오."
보안된이 말했다.패트릭이 손목에 수갑을 찬 채 악수를 하려고 두 손을 내밀었
다,
"안녕하십니까, 레이먼드."
그는 웃음을 지으며 대꾸했다, 그들은 서로를 잘 알고 있었다.
지역 경찰관들과 지역 변호사들 사이의 흔한 관계였다. 9년 전
패트릭이 이 곳에 왔을 때 레이먼드 스위니는 해리슨 군의 선임
보안관보였다.
커터는 앞으로 나서며 자기 소개를 했다. 그러나 패트릭은
'FBI'라는 말을 듣는 순간 얼른 외면을 하고는 샌디를 향해 인사
로 고개를 끄덕였다. 조금 전 푸에르토리코에서 그를 비행기까지
실어다준 밴과 아주 흘사한 해군 밴이 근처에 있었다. 그들은 줄
을 지어 안으로 들어갔다. 패트릭은 변호사와 함께 뒷자리에 앉
았다.
"어디로 가는 거지?
패트릭이 작은 소리로 물었다.
"기지 병원으로."
샌디가 짜은 소리로 대꾸하고는 덧붙였다.
"의학적인 이유로."
"잘했어 "
밴은 달팽이 같은 속도로 털털거리며 검문소를 지났다. 경비병
은 신문의 스포츠란에서 잠간 눈을 들었다, 밴은 양쪽에 장교 막
사가 늘어선 조용한 도로를 따라 내려갔다.
도망자의 삶은 꿈들로 가득했다. 어떤 꿈들은 밤에 자는 동안
꾸는 진짜 꿈이었구 어떤 꿈들은 깨어는 있으나 정신이 제멋대
로 흘러가버릴 때 꾸는 백일몽이었다, 대부분 무시무시한 꿈들이
었다. 그림자들이 점점 커지고 점점 대담해지는 악몽이었다. 어떤 꿈들은 과거로부터 해방된. 장밋빛 미래에 대한 즐거운 소망
들이었다. 그러나 패트릭은 그런 꿈들은 드물다는 것을 알게 되
었다. 도망자의 삶은 과거 속의 삶이었다. 도망자의 과거에는 종
결이란 것이 없었다,
어떤 꿈들은 집으로 돌아가는 것에 대한 흥미있는 생각들로
이루어졌다, 누가 나를 맞아줄까? 멕시코 만의 공기는 여전히 같
은 느낌, 같은 냄새일까? 언제 돌아가게 될까? 무슨 이유로? 얼
마나 많은 친구들이 나를 찾을 것이고, 얼마나 많은 친구들이 나
를 피할까? 보고 싶은 사람이 몇 사람 떠오르기는 했지만, 그들
도 그를 보고 싶어할지에 대해서는 자신이 없었다. 나는 이제 세
상에서 버림받은 사람인가? 아니면 세상이 껴안아줄 저명인사인
가? 아마 둘 다 아니겠지.
쫓고 쫓기는 일이 끝나니 어떤 편안함, 아주 작은 편안함이 있
기는 했다. 끔찍한 문제들이 앞에 놓여 있었지만, 당장은 지난 일
들을 무시할 수 있었다. 사실 패트릭은 지금까지 완전히 긴장을
풀고 새 삶을 즐겨본 적이 한 번도 없었다. 돈조차도 그의 두려
움을 가라앉혀주지를 못했다. 오늘과 같은 날이 불가피했기 때문
이다. 쭉 이렇게 될 것을 알고 있었다. 너무 많은 돈을 훔친 것이
다, 액수가 훨씬 적었다면, 피해자들이 이렇게 단호하게 나오지
는 않았을 것이다.
그는 차를 타고 가면서 사소한 것들을 눈여겨보았다. 진입로들
는 아주 드문 일이었다. 아이들은 운동화를 신고 놀았다. 브라질
에서는 늘 맨발이었는데. 그 곳 아이들의 발바닥은 고무처럼 단
단했다. 그는 갑자기 고요한 거리 루아 티라덴테스가 그리워졌
다. 아이들이 축구공을 몰고 다니던 거리"괜찮아?
샌디가 물었다.
그는 고개를 끄덕였다. 선글라스를 여전히 쓴 채.
샌디는 서류가방으로 손을 넣어 연안 지역의 신문을 꺼내주었
다. 제목이 큰 소리를 지르고 있는 것 같았다.
래니건, 고문과 학대에 대해 FBI를 고소.
사진 두 장이 1면의 반을 차지하고 있었다.
패트릭은 잠시 감탄한 뒤에 말했다.
"나중에 읽어볼게."
커터는 패트릭 바로 앞에 앉아 있었다. 물론 그가 숨쉬는 소리
에까지 귀를 기울이고 있었다. 둘만의 대화는 불가능했다. 그러
나 패트릭은 상관없었다. 밴이 기지 병원의 주차장으로 들어가,
응급실 입구에서 멈추었다. 그들은 패트릭을 직원용 문으로 데리
고 들어갔다. 이어 복도를 따라 걸었는데, 그 곳에 있던 간호사들
이 새 환자를 얼른 살펴보았다. 연구실 기술자들이 지나가다 그
들 앞에서 발을 멈추었다. 한 사람은 실제로 "고향에 온 것을 환
영하오, 패트릭." 하고 말하기까지 했다. 건방진 자식.
이 곳에서는 복잡한 절차도 없었다. 복잡한 양식들에 기록을
하는 일도 없었다. 보험에 대한 질문이나, 치료비는 누가 낼 거냐
는 질문도 없었다. 그는 곧장 3층으로 가, 복도 끝에 있는 병실로
들어갔다. 커터가 몇 가지 뻔한 말과 명령을 했다. 보안관도 마찬
가지였다. 전화 사용을 제한하-다. 문 옆에 경비원을 세워두겠
다. 병실에서 식사를 해라 등등. 죄수에게 달리 무슨 말을 하겠는
가? 그들은 떠났다. 샌디만 남았다.패트릭은 침대 가장자리에 앉아 발을 대롱거렸다.
"어머니를 굅고 싶군."
"오시는 중이야. 1시쯤 도착하실 거아."
"고마워 "
"부인과 딸은?
"애슬리 니콜은 보고 싶어. 하지만 지금은 아니고. 틀림없이
나를 기억하지 못할 거야, 지금쯤은 내가 괴물이라고 -각하겠
지, 트러디는 안 보는 게 좋을 것 같아. 이유야 뻔하고."
문을 쾅쾅 두드리는 소리가 들렸다. 스위니 보안관이 돌아왔
다 이번에는 약간 두툼한 서류 뭉치를 들고 있었다.
"방해해서 미안하오, 패트릭. 한지만 일은 일이니까. 얼른 끝
내버리는 게 좋을 것 같소."
"그러시죠, 보안관."
패트릭은 대답을 하며, 맹공격에 대비해 마음을 다잡았다
"이것들을 당신한테 전달해야 하오. 첫째, 이건 해리슨 군의
대배심이 일급 모살 혐의에 대해 답신한 기소장이오."
패트릭은 그것을 받아, 보지도 않고 샌디에게 주었다.
"여기 이건 이혼 소환장과 고소장이오. 모빌에서 트러디 래니
건이 제기한 거요."
"어이쿠, 놀라운 일이네요."
패트릭은 그것을 받아들며 덧될였다.
"무슨 근거로요?
"난 인어보지 않았소. 이것은 베니 아리시아 씨가 제기한 소송
의 소환장과 고소장."
"누가요?
패트릭이 물었다. 유머를 시도해본 것이었으나, 보안관은 웃는시능조차 하지 않았다.
"이건 당신이 다니던 법률회사에서 제기한 소송의 소환장과
1소장 "
"얼마나 달랍니까?
패트릭이 소환장과 고소장을 받아들며 물었다.
"난 읽어보지 않았소. 이것은 모너크-시에라 보험회사가 제기
한 소송의 소환장과 고소잔"
"아, 네. 이 친구들은 기억나는군요."
그는 그것을 샌디에게 넘겼다. 이제 그의 손은 서류로 가득 찼
고, 반면 보안관의 손은 텅 비었다.
"안됐소, 패트릭 "
스위니가 말했다.
"이게 답니까?
"지금은. 혹시 소송이 더 제기된 게 없나 시내 서기 사무실에
들러보겠소."
"얼른 보내주십쇼. 여기 샌디는 일을 아쭈 빨리 하니까."
그들은 악수를 했다. 이번에는 수갑의 방해 없이. 보안관은 떠
낫다.
"난 전부터 레이먼드를 좋아했어,"
패트릭은 그렇게 말하더니, 바닥을 향해 천천히 허리를 굽혀
반쯤 내려가다 멈추고 다시 허리를 폈다.
"오래 걸리겠군, 샌디. 난 배까지 멍이 들었어."
"좋지. 우리 소송에 도움이 되겠군 "
샌디가 서류들을 넘겨보더니 말을 이었다.
"트러디는 자네한테 정말로 화가 난 것 같군. 그 여자 인생에
서 자네가 빠져주기를 바라고 있어."(L난 최선을 다했는데. 이유가 뭐래?
"처자 유기. 정신적 학대."
"가엾은 것."
"이의를 제기할 계획이야?
트러디가 뭘 원하느냐에 따라 다르지,"
샌디는 다른 면을 들추었다.
어디 보자, 대충 훑어보니까, 트러디가 원하는 건 이혼, 그리
고 네 부모로서의 권리를 완전히 말살하고 아이를 자신이 전적으
로 책임지는 것, 네 권리를 없애는 것에는 방문권도 포함돼. 그리
고 네 실종 전에 공동으로 소유했던 모든 부동산과 동산도 원하
는군. 트러디는 실종이라고 표현했군. 그리고 거기에다가, 아, 그
래, 여기 있군. 네가 실종 이후 획득했을 수도 있는 자산 가운데
공평하고 합당한 비율 "
"놀라워, 놀라-
그게 전부야. 어쨌든 지금은 말이야."
L(이혼은 주지, 샌디. 기쁜 마음으로. 하지만 트러디가 생각하
는 것처럼 쉽지는 않을걸."
"뭘 염두에 두고 있는데?
"나중에 이야기해. 피곤해."
언젠가는 이야기를 해야 돼, 패트릭, 네가 깨달았는지 어떤지
는 모르겠지만, 우린 이야기할 게 많아."
-나중에. 난 지금은 쉬어야 해. 어머니도 곧 오실 테고."
좋아. 이제 나는 운전을 하고, 뉴올리언스의 교통난과 씨름을
하고, 주차를 하고, 사무실까지 걸어가야 해 그럼 여기서부터 내
사무실까지 2시간이 걸려. 자, 언제 다시 나를 만나고 싶은 거"미안해, 샌디. 난 피곤해, 알았지? 내일 아침이면 어떨까? 충
분히 쉬고 일어나서, 하루 종일 일을 하자고."
샌디는 긴장을 풀고 서류들을 가방에 집어넣었다.
"그러지. 10시에 올게."
"고마워, 샌디 "
끄는 떠났다. 패트릭이 8분 정도 편안히 쉬었을까, 갑자기 건
강을 돌보는 온갖 종류의 전문가들이 들이닥쳤다. 모두 여자들로
만 이루어진 팀이었다.
"안녕하세요. 난 수간호사 로즈예요. 검사를 좀 해야겠어요.
셔츠 좀 벗겨도 되겠죠?
그건 요청이 아니었다. 로즈는 이미 셔츠를 잡아당기고 있었으
니까, 뚱뚱한 두 간호사도 양쪽에 나타나더니, 로즈와 마찬가지
로 패트릭의 옷을 벗기기 시작했다. 그들은 마치 그것을 즐기는
것 같았다. 또 다른 간호사 하나는 체온계를 비롯한 다른 무시무
시한 도구들이 든 상자를 가지고 있었다. 무슨 일을 하는지 모를
기술자 하나가 침대 끝에서 입을 벌리고 바라보고 있었다. 오렌
지색 가운을 입은 잡역부 하나는 문 옆에서 기웃거렸다.
그들은 하나의 팀을 이루어 공격을 했다. 그리고 15분 동안 그
의 몸 위에서 여러 가지 작업을 했다. 그는 눈을 감고 그냥 받아
들였다, 그들은 올 때처럼 빨리 사라졌다.
패트릭과 그의 어머니는 눈물의 상봉을 했다. 그는 딱 한 번,
모든 것에 대해 미안하다고 말했다. 그녀는 다정하게 사과를 받
아들이고, 그를 용서했다. 오직 어머니만이 할 수 있는 일이었다.
아들을 본 기쁨 때문에 지난 나흘간 마음속에서 스멀거리던 앙심
과 원한은 다 사라져버렸다.조이스 래니건은 예순여덟 살이었다. 건강은 상당히 좋았고,
다만 혈압이 좀 높을 뿐이었다. 그녀의 남편이짜 패트릭의 생부
는 20년 전 더 젊은 여자를 쫓아 떠났으나, 그 얼마 후 심장마비
로 죽고 말았다. 텍사스에서 열린 그의 장례식에는 그녀도 패트
릭도 참석하지 않았다. 그 때 그의 두 번째 부인은 임신중이었다.
그녀의 아들이자 패트릭의 배다른 동생은 열일곱 살 때 잠복근무
중인 마약반 공무원 둘을 죽였고, 지금 텍사스 주 헌츠빌의 사형
수 감옥에 들어가 있었다. 이 지저분한 가족사는 뉴을리언스와
빌록시에는 알려져 있지 않았다. 패트릭은 4년 동안 그의 아내였
던 트러디에게도 그 이야기는 하지 않았다. 또 에바에게도. 뭐 하
러 한단 말인가?
잔인한 운명의 장난이었다. 패트릭의 아버지의 두 아들이 모두
일급 모살 혐의를 받고 있는 꼴이었다. 하나는 이미 유죄 평결을
받았고, 나머지도 그 길로 가고 있는 중이었다.
패트릭은 아버지가 떠났다가 돌아가셨을 때 대학에 다니고 있
었다. 그의 어머니는 이혼한 중년 여자의 삶에 적응하지 못하고
있었다. 전문적인 기술도 없고, 취직을 해본 경험도 없었다. 그녀
는 이혼 위자료로 가정을 꾸려나갈 수 있었고, 일자리를 찾지 않
고 근근히 살아가는 데 필요한 돈을 손에 쥘 수 있었다, 그녀는
이따금씩 지역 초등학교에서 대리 교사로 일했으나, 집에 있으면
서 정원에서 빈등거리거나, 낮방송 드라마를 보거나, 이웃의 노
파들과 차를 마시는 것을 더 좋아했다.
패트릭은 언제나 어머니가 사람을 울적하게 만드는 사람이라
고 생각했다. 아버지가 떠난 뒤에는 더 그랬다. 패트릭 자신은 아
버지가 떠난 것 때문에 특별히 괴로워하지는 않았다. 어차피 아
버지 노릇을 제대로 하던 사람이 아니었으니까. 남편 노릇 또한제대로 하던 사람이 아니었다. 패트저은 어머니에게 그 집에시
나와, 일자리를 찾고. 명분을 찾고, 좀 제대로 살아보라고 권했다.
이왕 이렇게 된 것 새로 사는 기분으로 살수 있는 것 아니냐.
그러나 그녀는 비참한 상태를 너무 즐겼다. 세월이 흘러, 패트
릭은 변호사 일로 바빠지면서 어머니에게는 시간을 점점 못 내게
되었다. 그는 빌록시로 이사왔고, 어머니가 도저히 참을 수 없는
여자와 결혼했고, 또 기타 등등의 일이 있었다.
그는 숙모와 숙부와 사촌들에 대해 물었다. 그가 죽기 오래 전
에 이미 왕래가 끊어져, 지난 4년간 거의 생각지 않던 사람들이
었다. 그냥 그래야 할 것 같았기 때문에 물어본 것뿐이었다. 그들
은 대부분 잘 있었다.
사실 그는 그들 가운데 누구도 보고 싶지 않았다.
반면 그들은 그를 간절히 보고 싶어하였다.
이상한 일이었다. 전에는 그를 간절히 보고 싶어한 적이 없었
데.
는-
그들은 패트릭을 몹시 걱정하고 있었다.
그것도 이상한 일이었다.
그들은 2시간 동안 따뜻하게 이야기를 나누었다. 세월은 금방
지워졌다. 그녀는 그의 몸무게를 가지고 꾸짖었다, "병자 잘아
보인다."는 표현을 썼다. 그녀는 그의 새 턱과 코, 그리고 거무스
름한 머리카락에 대해 물었다. 그녀는 온갖 어머니다운 이야기를
하였다. 그리고 나서 뉴올리언스로 떠났다. 그는 계속 연락을 하
겠다고 쟈속했다,
늘 말만 그랬지 그녀는 차를 몰고 떠나면서 생각했다, 실제로
연락한 적은 거의 없어,스테파노는 헤아애덤스 호텔
의 스위트룸에 본부를 차려두고, 괴로워하는 기업 임원들과 아침
내내 전화를 해댔다. 베니 아리시아에게 이제 당신이 체포되고,
사진이 찍히고, 지문을 찍히고, 또 그 외에도 여러 가지 방법으로
FBI한테 시달리게 됐다고 말했더니, 그는 쉽게 믿었다 그러나
모너크-시에라 보험의 폴 애터슨과 노던 케이스 뮤추얼의 프랭크
질과 같은 자존심 센 사람들은 잘 믿으려 하지 않았다. 둘 다 전
형적인 최고경영책임자로서, 엄청난 보수를 받으며, 불쾌한 일은
근처에도 오지 못하게 막아줄 실무자들을 거느리고 있는 만만치
않은 백인들이기 때문이었다. 그들 눈에는 체포나 기소는 하층
계급들에게나 일어나는 일이었다.
FBI가 큰 도움이 되었다. 해밀턴 제인스는 두 회사의 본사-
팔로 알토의 모너크와 세인트 폴의 노던 케이스 뮤추얼-에 요원들을 파견하여, 두 최고경영책임자에게 패트릭 래니건의 수색
과 체포에 대해 많은 질문을 던지라고 했던 것이다.
점심 때쯤 둘 다 항복을 했다. 사냥개들을 불러들여라. 1들은
스테파노에게 말했다. 수색은 끝나지 않았는가. FBI에게 완전히
협조해라. 제발 이 요원들을 우리 본부에서 내보내만 달라. 정말
창피해 죽겠다.
그렇게 해서 조합은 해체되었다. 스테파노는 그것을 4년간 유
지하며, 그 과정에서 거의 100만 달러 가까운 돈을 벌었다, 그리
고 그의 의뢰인들의 돈 250만 달러를 비용으로 사용하였다. 그리
고 이제 성공했다고 주장할 수 있었다. 래니건을 찾아냈으니까.
9,00O만 달러를 찾지는 못했지만, 그 돈은 사라지지 않았다. 래니
건이 쓰지 않은 것이다. 여전히 그것을 찾을 가능성은 있었다.
베니 아리시아는 아침 내내 스테파노와 함께 호텔방에 머물며,
신문들을 읽고, 따로 전화를 하고, 또 스테파노가 전화로 일을 하
는 동안 거기에 귀를 기울이기도 했다. 1시에 그는 빌록시에 있
는 자신의 변호사에게 전화를 결었고, 패트릭이 도착했다는 소식
을 들었다. 거의 아무런 팡파르도 없이 도착했다는 소식이었다.
지역 텔레비전은 정오에 그 소식을 전했다. 공군 화물기가 큰 소
리를 내며 머리 위로 날다가 키슬러에 착륙하는 장면을 비춰주고
있었다. 그것이 그들이 최대한 접근할 수 있는 거리였다. 지역 보
안관도 그가 돌아왔다는 사실을 확인해주었다.
그는 고문 테이프를 지금까지 세 번 들었다. 좋아하는 부분이
나오면 뒤로 돌렸다 다시 듣는 경우도 많았다. 한번은, 이틀 전
플로리다로 비행기를 타고 가면서 이어폰으로 그 소리를 듣기도
했다. 일등석에서 술을 홀짝이며, 인간이 살려달라고 애원하는소름끼치는 소리에 웃음을 베어물었다. 그거나 요즘 베니의 얼굳
에는 웃음이 떠오르는 경우가 드물었다. 그는 패트릭이 아는 것
을 다 불었다고 화신했다. 그런데 그 내장이 충분치가 않았다. 패
트릭은 자신이 언젠가 잡힐 것임을 알고 있었다. 그래서 영리하
게도 돈을 여자한테 맡겼고, 여자는 그것을 패트릭을 포함한 그
누구도 알 수 없는 곳에 감추어버렸다 기발했다. 칭찬해주어도
아깜지 않을 노룻이었다.
"그 여자를 찾는 데 뭐가 필도할까?
베니가 스테파노에게 물었다. 둘은 룸서비스가 가져온 수프로
점심을 때우고 있었다. 그 질문은 이미 여러 번 나온 것이었다.
"뭐가 필요하냐는 거요, 아니면 돈이 얼마나 필요하냐는 거
요?
"돈이 얼마냐는 쏙인 것 같은데."
"그건 대답할 수가 없소. 우리는 그 여자가 어디 있는지 모르
고 있소. 하지만 어디 출신인지는 알고 있소. 그리고 그 여자가
언젠가 빌록시 근처에 나타날 가능성이 높다고 알고 있소. 자기
남짜가 거기 있으니까. 따라서 찾을 수는 있소."
"얼마나 들까?
"그낭 추측해럴는 건데, 10만 정도? 보장은 못 해주핀. 돈을
내고, 그걸 다 쓰면 일도 끝나는 걸로 말이오."
-에서 우리가 지금도 찾고 있다는 걸 알 가능성이 있을까?
" 없소."
베니근 수프를 저었다. 토마토와 국쑤가 든 수프였다. 벌써
L90만옳 퍼부었는데, 이제 와서 마지막으로 한 번 더 쓰지 않는
디는 깃은 어리석게 보였다. 숭산은 낮았으나, 그 보답은 엄청날
수도 있었다. 지금까지 4년 동안 해왔던 것과 같은 게임이었다."만일 그 여자를 찾는다면?
베니가 물었다.
"말을 하게 만들 거요."
그들은 패트릭에게 한 짓을 여자에게도 한다는 불쾌한 생각에,
찌푸린 얼굴로 서로 마주보았다.
"그의 변호사는 어떻소?
마침내 아리시아가 묻고는 말을 이었다.
"그의 사무실과 전화에 도청장치를 해서, 그가 그의 의뢰인촤
얘기하는 것을 들을 수 없을까? 틀럼없이 내 돈 얘기를 할 텐데.-
"가능한 일이오. 그런데 진담으로 하는 말이오?
"진담이냐고? 내 돈 9,000만 달러가 지금 밖에서 돌아다니고
있소, 잭. 물론 그 흡혈귀 같은 변호사들에게 줄 돈 3분의 1은 빼
야겠지만. 당연히 진담이고말고."
"좀 까다로을 수도 있소. 그 변호사는 바보가 아니거든. 그리
고 그의 의뢰인도 조심성이 많은 놈이오."
"왜 이거시오, 잭. 당신은 이 분야에서 최고라고 하는 사람 아
니오. 비싼 걸로 치면 단연 최고고."
"예비 작업을 해보겠소. 이틀 정도 뒤를 탑으며 어떤지를 봅시
다. 서둘 필요는 없소. 그의 의뢰인은 한동안 움직이지 않을 테니
까. 당장은 FBI를 어서 떨쳐버리는 게 더 급한 일이오. 우선 내
사무실 문을 다시 열고, 전화에서 도청 장치를 없애버리는 일 같
은 몇 가지 사소한 일을 해야 하오."
아리시아가 손을 휘휘 저으며 말했다.
"내가 돈을 얼마나 내야 하는 거요?
"모르겠소. 나중에 이야기합시다. 점심이나 마저 드시오. 변호
사들이 기다리고 있소."스테파노가 먼저 나갔다, 그는 걸어가며 호텔 아래쪽 I가에 불
법 주차를 하고 있는 두 요원에게 정중하게 손을 흔들었다. 그는
활달하게 일곱 블록 떨어진 그의 변호사 사무실로 걸어갔다. 베
니는 10분을 기다리다가 택시를 잡았다.
그들은 변호사와 변호사 보조원들로 가득한 회의실에서 오후
를 보냈다. 변호사들-스테파노의 변호사들과 FBI의 변호사들
-은 자기들끼리 합의서를 팩스로 교환했다. 결국 양쪽 모두 자
기들이 원하는 것을 얻었다. 스테파노에 대한 형사상의 기소는
취하되었고, 그의 의뢰인들을 추적하지도 않기로 했다. FBI는 스
테파노로부터 패트릭 래니건에 대한 수색과 체포에 대해 그가 알
고 있는 모든 것을 토해내기로 서면 약속을 받아냈다.
스테파노는 정말로 자기가 알고 있는 것 대부분을 말해줄 계
획이었다. 수색은 끝났다. 따라서 더 이상 숨길 것도 없었다. 심
문에서는 거의 아무것도 나오지 않았다. 돈을 갖고 있는 브라질
변호사의 이름뿐이었다. 이제 그 여자는 사라졌다. 스테파노는
FBI가 그 여자를 쫓을 시간도 의욕도 가지고 있지 않을 거라고
생각하고 있었다. 왜 쫓는단 말인가? FB~돈도 아닌데.
스테파노는 겉으로 드러내지 않으려고 애를 쓰기는 했지만, 제
발 F'BI가 자기 삶에서 사라져주기를 간절히 바라고 있었다. 스테
파노 부인은 심한 흥분 상태에 빠져 있었다. 따라서 집안에서 오
는 압력이 엄청났다. 그리고 빨리 사무실 문을 다시 열지 않으면,
아예 영원히 문을 닫아야 할 판이었다
그래서 스테파노는 FBI에게 그들이 듣고 싶어하는 것을 말해
줄 계획이었다. 적어도 그 대부분은 말해줄 생각이었다. 그리고
베니의 돈, 그에게 남아 있는 돈을 받아서, 그 여자를 좀더 쫓아
볼 생각이었다. 어쩌면 운이 좋을 수도 있었다. 그리고 한 팀을뉴올리언스로 보내 래니건의 변호사를 감시할 생각이었다. 그는
-런 세세한 사항까지 FBI가 알 필요는 없다고 생각했다,
빌록시의 연방 정부 건물에는 빈 공간이 조금도 없었으므로,
커터는 스위니 보안관에게 군 교도소에서 자리를 찾아달라고 부
탁했다. 스위니는 FBI가 자신의 구역에서 시간을 보낸다는 생각
에 마음이 불안하여, 내키지 않는 마음으로 동의했다. 창고를 치
우고, 탁자와 의자 몇 개를 갖다두었다. 그 방엔 '래니건 룸'이라
는 이름이 붙었다.
방에는 갖다둘 것이 별로 없었다. 패트릭이 죽었을 때는 아무
도 살인을 생각하지 않았다. 그래서 물리적 증거들을 모으려고
하지 않았다. 적어도 첫 여섯 주 동안은. 돈이 사라지고 의심들이
커졌으나, 그 때는 이미 증거라 할 만한 것들이 남아 있지 않았
다.
커터와 해리슨 군의 선임 수사관인 테드 그림쇼는 얼마 안 되
는 증거들을 세심하게 살펴보고 분류했다. 다 타버린 세비 블레
이저 자동차를 찍은 커다란 천연색 사진이 열 장 있었다 그들은
그것을 압정으로 벽에 붙여놓았다. 그림쇼가 찍은 사진이었다.
자동차를 태운 불은 매우 뜨거웠다, 이제 그들은 그 이유를 알
수 있었다. 패트릭이 차 안에 휘발유가 든 플라스틱 용기를 넣어
두었기 때문이다. 그것이면 좌석의 알루미늄 틀이 녹아버린 것과
유리창들이 다 터져나간 것, 대시보드가 사라져버린 것, 유해가
얼마 남지 않은 것들을 다 설명할 수 있었다. 시체를 찍은 사진
은 모두 여섯 장이었다. 시체라 해봐야 골반뼈가 반쯤 튀어나온,
조그만 숯덩어리일 뿐이지만. 그것은 앞쪽 조수석의 바닥에 있었
다. 자동차는 고속도로를 벗어난 뒤 몇 번 뒤집혔다가, 무서운 속도로 골짜기를 굴렀다. 차는 오른쪽 옆면을 땅에 대고 누워 불타
고 있었다.
스위니 보안관은 그 차를 한 달간 그대로 두었다가, 다른 버려
진 차 세 대와 합께 고철 장사에게 팔았다. 나중에 가서야 그는
괜한 짓을 했다고 후회했다.
차량 주위의 현장을 찍은 사진이 여섯 장 정도 있었다. 시커멓
게 타버린 나무와 관목들이었다. 자원봉사대가 출동하여 1시간
동안 씨름을 한 끝에 불을 끌 구 있었다.
그 당시에는, 패트릭이 자신이 죽으면 화장해달라고 했다는 말
을 들었을 때 디행이다 실었다. 트러디 말에 따르면 -그들은 장
례식이 끝나고 한 탈 뒤에, 그녀가 타자로 쳐서 보낸 진술서를
가지고 있었다-패트져은 갑자기 자기 유해를 화장하여 꼰理)
에서 가장 예쁜 공동묘지인 로커스트 그로브에 묻어달라고 랬다
는 것이다. 이 결정은 그가 사하지기 11개원 전쯤에 이루어진 것
이었다. 그는 심지어 유언장을 바꾸어, 그의 유언 집행자인 트러
디, 또는 -n녀가 三와 함께 죽을 경우에는 대리 집행자인 칼 허
스키가 화장을 이행해줄 것을 지시하는 말까지 넣었다. 더불어
자신의 장례와 매장 절차에 대한 구체적인 사항들도 집어넣었다.
그는 죽은 뒤의 계획을 잘 잡아놓지 못하고 있다가 갑자긴 죽
게 된 한 의뢰인을 보고 그런 일을 계회하게 되었다고 핑계를 댔
다. 그 의뢰인치 가족이 그를 매장하는 방식을 놓고 심하게 싸워
대는 통에, 패트릭마처도 그 싸움에 말려들게 되었다는 것이다.
그는 심지어 트러디에게 그녀가 묻힐 공동묘지 구역까지 고르게
하였다. 그녀는 남펼의 옆자리를 고르긴 했으나. 만일 패트릭이
먼저 죽게 되면 얼른다른 데로자리를옮길 거라는 결둘다알
고 있었다.장의사는 나중에 그림쇼에게 화장의 90퍼센트는 자동차 안에
서 이루어졌다고 말했다. 그가 1,100도의 불에서 1시간 동안 유
해를 태운 뒤에 재의 무게를 달아보니, 저울은 불과 100그램 정
도를 가리켰다. 그가 화장한 것 가운데 단연 최소라고 할 만했다.
그는 시신에 대해서는 아무것도 알 수 없다고 했다. 남자인지 여
자인지, 혹인인지 백인인지, 젊었는지 늙었는지, 화재 전에 죽었
는지 살았는지, 알 도리가 없었다. 솔직히 말해서, 사실 알려고
하지도 않았다,
그들에게는 시신도 없었고. 부검 보고서도 없었다. 죽은 사람
이 누구인지 알지도 못했다. 불이야말로 증거를 파괴하는 가장
확실한 방법이었다, 패트릭은 자신의 종적을 감추는 일에 뛰어난
솜씨를 보인 것이다.
그는 그린 군 북쪽에 있는 조그만 소도시, 리프 근처의 낡은
사냥 오두막에서 주말을 보내곤 했었다. 드소토 국유림 가장자리
였다. 그와 잭슨 출신의 법대 시절 친구는 2년 전, 약간 수리를
해서 이용할 생각으로 그 오두막을 샀다. 매우 수수한 곳이었다.
그들은 가을과 겨울에는 사슴 사냥을 했고, 봄에는 칠면조 사냥
을 했다. 결혼 생활에 기복이 생기면서, 그가 오두막에서 주말을
보내는 횟수도 늘어났다. 집에서 불과 1시간 반 거리였다. 그는
그 곳에서 일을 할 수 있다고 했다. 아주 외떨어지고 조용한 곳
이었다. 공동 소유자인 친구는 그 곳에 대해서 거의 잊고 있었다.
트러디는 그가 주말에 집을 나가 있는 것에 화를 내는 척했다.
그러나 보통은 랜스가 근처에 숨어 패트릭이 떠나기를 기다리곤
했다.
1992년 2월 9者 일요일밤, 패트릭은 아내에게 전화를 하여 오두막을 떠난다고 말했다. 항소를 위한 복잡한 준비서면 작성을
끝마쳤는데, 몹시 피곤하다는 말도 덧붙였다. 랜스는 1시간 더
그의 집에서 어물거리다가 어둠 속으로 사라졌다.
패트릭은 스톤 군과 해리슨 군을 가르며 달리는 15번 고속도
로에 있는 버홀 관광기념품상점에서 차를 세웠다, 그는 14달러
21센트를 주고 휘발유 12갤런을 사면서, 신용 카드로 지불을 했
다. 그는 그 동안 사귀게 된 나이 든 버흘 부인과 잡담을 했다.
그녀는 그 곳을 통과해 가는 사냥꾼들을 많이 알고 있었다. 특히
패트릭처럼 그 곳에 들러 자신이 잡은 것을 자랑하기 좋아하는
사람들을 잘 알았다, 그녀는 나중에 패트릭이 주말 내내 일을 해
서 피곤하다고 말하기는 했지만, 기분은 좋아 보였다고 말했다.
그녀는 그것이 이상하다고 생각했다. 그리고 1시간 뒤 그녀는 경
찰차와 소방차가 쏜살같이 달려가는 소리를 들었다,
패트릭의 세비 블레이저는 고속도로에서 벗어나, 70미터 아래
로 내려간 가파른 골짜기 바닥에서 화염에 휩싸인 채 발견되었
다. 버흘의 가게에서 13킬로미터 떨어진 곳이었다. 트럭 운전사
하나가 처음 화재를 발견하고, 15미터 거리까지 다가갔다가 눈썹
이 그올렸다. 그는 무전으로 도움을 요청한 다음, 나무 그루터기
에 앉아 자동차가 불에 타는 것을 무기력하게 바라보았다. 자동
차는 오른쪽 면이 바닥에 깔린 채 엎어져 있었는데, 차 바닥이
트럭 운전사 쪽을 향하고 있어 안에 누가 있는지는 알 수가 없었
다. 알수 있었다하더라도 별 수 없었을 것이다. 어차피 구조는
전혀 불가능한 상태였으니까.
군의 보안관보가 도착했을 때는 불길이 너무 강해 자동차의
형체를 구별할 수가 없을 정도였다. 풀과 관목들에도 불이 붙기
시작했다. 소규모의 자원봉사 소방대가 도착했으나 물이 부족했다. 지나가던 차들이 定추었고, 곧 사람들이 말없이 서서 골짜기
아래 화염의 포효를 지켜보았다. 그들 가운데 사고 차량의 운전
자는 없었기 때문에, 모두들 운전자도 다른 모든 것과 더불어 재
가 된다고 생각했다.
좀더 큰 소방차 두 대가 도착했고, 마침내 불은 꺼졌다. 스위
니 보안관은 타고 남은 것이 식을 때까지 몇 시간을 기다려야 했
다, 거의 자정이 되어서야 그는 시체라고 생각찬 수 있을 만한
시커먼 덩어리를 목격했다. 옆에 검시관도 있었다. 골반뼈가 추
측을 사실로 바꾸어주었다. 그림쇼가 사진을 찍었다. 그들은 시
체가 한참 더 식기를 기다렸다가, 그것을 골판지 상자에 담았다.
그들은 번호판에 돋을새김으로 찍혀 있는 문자와 숫자들을 손
전등으로 살폈다. 새年 3시 30분, 트러디는 자신이 과부가 되었
다는 것을 알리는 전화를 받았다. 어쨌든 그 후로 4년 반은 과부
가 되었다.
보안관은 밤에는 차를 움직이지 않기로 했다. 새려에 보안관보
다섯 명을 데리고 가 현장을 철저히 조사했다. 그들은 고속도로
에서 자동차 바퀴가 미끄러진 자국을 발견했다. 거의 30미터에
이르는 거리였다, 그들은 사슴이 갑자기 찻길로 뛰어드는 바람에
꽤트릭이 차를 제대로 운전하지 못했을 거라고 추측했다. 불이
사방으로 번졌기 때문에 진상을 알려줄 만한 실마리들은 모조리
소실되어 있었다. 하나 놀라운 것은, 자동차에서 40미터 떨어진
곳에서 신발 한 짝을 발견했다는 것이다. 사이즈 10짜리 나이키
에어맥스 운동화였다. 트러디는 금방 그것이 패트릭 것이라고 확
인해주었다. 그들이 그것을 보여주자 그녀는 한참을 울었다.
보안관은 차가 몇 번 구르고 뒤집히면서 골짜기를 따라 내려
갔고, 그 와중에 몸이 차 안에서 이리저리 내동댕이쳐졌을 거라고 추측했다, 그러는 동안에 신발이 벗겨져 퉁겨나온 것이리라,
이것 역시 말이 되는 추측이었다,
그들은 트럭에 세비 블레이저를 실어왔다. 늦은 오후, 패트릭
의 유해는 화장되었고 다음날 그의 추도 예배가 거행되었다. 이
어 간단한 매장 예배가 뒤따랐다. 패트릭은 쌍안경으로 매장 예
배를 지켜보았다.
커터와 그림쇼는 탁자 한가운데 놓인 운동화 한 짝을 보았다,
그 옆에는 증인들로부터 받은 여러 진술서가 있었다. 트러디, 버
흘 부인, 검시관, 장의사, 심지어 그림쇼와 보안관의 것도 있었
다. 예상을 벗어난 증언은 없었다. 돈이 사라지고 나서 몇 달 뒤
에야놀라운 증인이 딱 한 번 나타났다. 버흘의 가게 근처에 사
는 젊은 부인이 선서 진술을 했는데, 그녀는 불이 났던 지점 바
로 옆의 도로변에 1991년형 빨간색 세비 블레이저가 주차해 있
는 것을 봤다고 주장했다. 그녀는 그것을 두 번 보았다, 한 번은
토요일 밤이었고, 또 한 번은 24시간쯤 뒤 불이 났을 무렵이었다.
그림쇼는 해리슨 군 시골에 있는 그녀의 집에서 그 진술을 받
았다. 패트릭의 장례식이 있초 나서 7주 뒤였다. 그 무렵에는 돈
이 사라지는 것과 더불어 패트릭의 죽음도 의심에 싸이게 되었
다.의사는 하야니라는 이름의 -은
파키스탄인 레지던트였다, 그는 천성이 다정하고 동정심이 많은
사람이었다. 그의 영어에는 강한 악센트가 깔려 있었으나, 그는
시간에 구애받지 않고 패트릭과 앉아서 이야기를 나누는 것을 좋
아하는 것 같았다. 상처는 잘 아물고 있었다.
그러나 환자는 심한 고통을 려고 있었다.
"그 고문은 말로는 절대로 정확히 설명할 수 없는 것이었습니
다."
패트릭은 둘이 거의 I시간 정도 이야기를 나눈 뒤 그런 이야기
를 꺼냈다. 하야니가 그 쪽으로 대화를 몰고갔다고 할 수 있었다.
고문 이야기는 FBI에 대한 소송 제기가 있고 나서부터 신문들이
앞다투어 다루고 있었다. 의학적 관점에서 보자면, 그런 끔찍한
방식으로 부상을 당한 사람을 진찰하고 치료할 수 있는 드문 기
회였다. 흐리고 젊은 의사라면 누구나 폭풍의 핵심에 이렇게 가
까이 와 있는 것을 즐길 터였다.
하야니는 무거운 얼굴로 고개를 끄덕였다. 계속 말씀해보세요.
그는 눈으로 그렇게 간청하고 있었다.
오늘 패트릭은 물론 그렇게 해줄 용의가 있었다,
"잠을 잘 수가 없어요. 기껏해야 1시간 정도 자고 나면 목소리
들이 들려요. 그리고 나면 내 살이 타는 냄새가 납니다. 그럼 난
땀에 흥건히 젖어 잠을 깨지요. 나아지지가 않습니다. 나는 이제
안전한 고향에 와 있지만, 그들은 아직도 저 밖에서, 여전히 나를
쫓고 있습니다. 난 잠을 잘 수가 없습니다. 잠을 자고 싶지 않습
니다."
"내가 약을 좀 줄까요?
"싫습니다. 어쨌든 아직은 싫습니다. 내 몸에 화학 물질이 너
무 많이 들어갔어요."
"피는 괜찮은 것 같던데요. 잔존물이 약간 남아 있기는 하지
만, 대수롭지 않은 거예요."
"약은 됐습니다. 지금은 싫군요."
"잠을 좀 자야 합니다. 패트릭 "
"알고 있습니다. 하지만 자고 싶지 않습니다. 꿈에서 다시 고
문을 당할 겁니다."
하야니는 손에 든 차트에 뭐라고 썼다. 긴 침묵이 뒤따랐다
둘 다 다음에 무슨 말을 해야 할지 몰라 생각에 잠겨 있었다. 하
야니는 이런 사람이 다른 사람을 죽일 수 있다는 것을 믿기가 힘
들었다. 특히 그런 무시무시한 방법으로,
창문 가장자리를 따라 햇빛이 좁게 들어오고 있었다. 방안에는
그 빛뿐이었다.
"내가 솔직히 이야기해도 되겠습니까, 선생?
패트릭이 물었다. 그의 목소리는 훨씬 더 낮아져 있었다.
"물론입니다."
"나는 가능한 한 오래 여기 머물 필요가 있습니다. 여기, 이 방
에. 이제 며칠이면, 그들은 나를 해리슨 군 교도소로 옮기니 마니
떠들기 시작할 겁니다. 그 곳에 가면 나는 거리의 조무래기 두세
명과 함께 작은 감방 안에 들어가 침상을 하나 차지할 겁니다.
난 그 곳에서는 살아나을 가능성이 없습니다."
"왜 그리로 옮기려 하겠습니까?
"압력을 가하기 위해서지요. 그들은 내가 자기들이 원하는 것
을 말할 때까지 나에게 천천히 압력을 증가시킬 겁니다. 그들은
나를 강간범들과 마약상들이 있는 감방에 집어넣을 겁니다. 그리
고 평생 그런 식으로 살고 싶지 않으면 말을 하는 게 좋을 거라
는 메시지를 전할 겁니다. 감옥, 그것도 파치먼의 감옥은, 세상에
서 가장 나백 곳입니다. 파치먼에 가본 적이 있습니까?
"없는데요."
"난 있어요. 그 곳에 의뢰인이 있었거든요, 그 곳은 말 그대로
지옥입니다. 군 교도소라고 해도 별로 나을 것이 없습니다. 하지
만 선생은 나를 여기에 계속 있게 할 수 있습니다. 그냥 판사한
테 나를 여기서 계속 돌볼 필요가 있다고 말만 하면 되는 겁니다.
그럼 난 여기 있을 수 있습니다. 부탁입니다. 선생 "
"물론입니다. 패트릭."
그리고 나서 의사는 차트에 하나 더 기록했다. 다시 긴 침묵이
흘렀다. 패트릭은 눈을 감고 빠르게 숨을 쉬었다. 교도소 생각을
하는 것만으로도 몹시 힘들어하고 있었다.
"정신 감정을 해봐야겠는데요."
하야니가 말했다. 패트릭은 웃음을 참기 위해 아랫입술을 깨물
었다.
"왜요?
1는 놀란 척하며 물었다.
"호기심이 생겨서요. 반대합니까?
"반대야 뭐, 언제요?
"이틀 정도 후에."
"그렇게 빨리 할 수 있을지 모르겠습니다."
"서둘 건 없어요."
"바로 그겁니다. 여기서는 어떤 것도 서둘 필요가 없잖습니
까."
"그래요, 물론입니다. 그러면 다음주쯤?
"어쩌면요. 아니면 그 다음주가 될 수도 있고."
아이의 어머니는 넬딘 크라우치였다. 지금은 해티스버그 외곽
의 이동주택 단지에 살고 있었다. 그러나 아들이 사라졌을 때는
아들과 함께 루시데일 외곽의 이동주택 단지에 살고 있었다-루
시데일은 리프에서 50킬로미터 정도 떨어진 작은 소도시였다. 그
녀의 기억에 따르면, 그녀의 아들은 1992년 2월 9일 일요일에 실
종되었다. 패트릭 래니건이 15번 고속도로에서 죽은 바로 그 날
이었다.
그러나 스위니 보안판의 기록에 따르면, 넬딘 프리윗(당시 결
혼 상태였던 그녀의 이름)은 1992년 2월 13者에 처음으로 보안관
사무실로 전화를 걸어 아들이 실종되었음을 알렸다. 그녀는 부근
의 모든 보안관들에게 전화를 하였을 뿐 아니라, F뫼와 CIA에도
전화를 하였다. 그녀는 무척 당황했으며, 때로는 히스테리 상태
에 빠지기도 하였다.
그녀의 아들의 이름은 페퍼 스카버러였다. 스카버러는 그녀의
첫 남편이자, 자신이 페퍼의 아버지라고 주장하는 사람의 성이었
다. 물론 그녀는 아이 아버지가 누군지 화실히 알지 못했다. 아이
의 이름인 페퍼가 어디서 온 것인지는 아무도 정확하게 기억하지
못했다, 그녀는 병원에서 아이에게 라벨이라는 이름을 붙여주었
다, 그러나 아이는 그 이름을 싫어했다. 아이는 어린 나이에 페퍼
라는 이름을 얻어, 그것이 자신의 법적인 이름이라고 강력하게
주장해왔다. 라벨만 아니면 된다면서.
페퍼 스카버러는 실종되었을 때 열일곱 살이었다. 5학년까지
는 성공적으로 마친 다음, 세 번의 시도 끝에 결국 학교를 그만
두고 루시데일의 한 주유소에서 주유원으로 일을 했다. 페퍼는
심하게 말을 더듬는, 좀 특이한 아이였다. 그 아이는 십대 초반에
광활한 자연의 경이로움에 매료돼, 그 후로 며칠이고 천막을 치
고 사냥하는 것을 가장 좋아하게 되었다. 보통 혼자였다.
페퍼에게는 친구가 거의 없었다. 그의 어머니는 늘 여러 가지
결점을 가지고 아이를 놀렸다. 그녀에게는 페퍼보다 어린 자식이
둘 있었고, 다양한 남자 친구들이 있었다. 그녀는 가족과 함께 냉
방 장치도 없는 더러운 트레일러에서 살았다. 페퍼는 숲속 깊은
곳에 작은 텐트를 치고 거기서 자는 것을 더 좋아하였다. 그는
돈을 모아 산탄총과 야영 장비를 샀다. 그렇게 해서 페퍼는 가능
한 한 많은 시간을 드소토 국유림에서 보냈다. 집에서 불과 20분
거리였지만, 어머니로부터 아주 멀리 떨어져 있을 수 있었기 때
문이다.
페퍼와 패트릭이 만났다는 분명한 증거는 없었다. 우연히도 패
트릭의 오두막은 페퍼가 사냥을 즐기던 숲의 근처에 있었다. 패
트릭과 페퍼는 돌 다 백인 남자였고, 키가 비슷했다, 물론 몸두게
는 패트릭이 훨씬 많이 나갔지만. 훨씬 더 흥미있는 일은 페퍼의
산탄총, 텐투 침낭이 1~2년 2월 말 패트릭의 오두막에서 발견
되었다는 사실이다.
두 사람은 거의 동시에, 거의 같은 지역에서 사라졌다. 둘이
사라진 뒤에 스위니와 커터는 2월 9일 언저리에 미시시피 주에서
실종된 사람이 없다는 것을 화인했고, 그 후 10주 이상 지나도
상황은 달라지지 않았다. 1992년 2윌 한 달 동안 멎 명이 실종되
었다고 신고가 들어왔으나, 대부분 방황하는 십대들이었고, 늦은
봄에는 다 어디 있는지 확인이 되었다. 3월에는 코린스의 주부가
남편의 폭력을 피해 달아났는데, 그녀는 아직 나타나지 않았다.
커터는 워싱턴의 FBI컴퓨터로 확인해본 결과, 패트릭의 차가
불에 탄 시점에서 가장 가까운 때 실종되었다고 보고된 사람은
일곱 시간 떨어진 앨라배마 주 도선의 게으른 트럭 운전사라는
것을 화인했다. 그는 2윌 8일 토요일에, 비참한 결혼 생활과 수
많은 청구서들을 뒤로 하고 사라져버렸다. 커터는 이 사건을 석
달 동안 조사한 뒤에 트럭 운전사와 패트릭 사이에는 아무런 관
련이 없다는 것을 확신하게 되었다.
통계학적으로 볼 때 페퍼와 패트럭의 실종이 관련되어 있다는
강력한 증거가 있었다. 커터와 스위니는 만일 블레이저엔서 탄
게 패트릭이 아니라면 그것은 페퍼일 것이라고 이제 거의 확신하
고 있었다. 물론 이 증거는 추측에 많이 의존한 것이라, 법정에서
증거로 받아들여지지는 않을 터였다. 패트릭은 오스트레일리아
에서 온 무전 여행자를 골랐을 수도 있고, 알 수 없는 곳에서 온
뜨내기 일꾼을 골랐을 수도 있고, 버스 정거장에 서 있던 유랑
노동자를 골랐을 수도 있었다.
그들의 명단에는 여덟 명의 다른 이름들이 있었다. 모빌에서
세상 편력을 하겠다고 미시시피 쪽으로 차를 몰고 떠난 뒤 모습
을 감춘 나이 든 신사도 있었고, 새출발을 하기 위해 애틀랜타로
간다고 친구들에게 말하고 떠난 휴스턴의 젊은 창녀도 있었다.
이 여덟 명 모두 1992년 2項보다 몇 달, 심지어 몇 년 전에 실종
된 사람들이었다. 커터와 보안관은 이미 오래 전에 그 명단이 쓸
모없는 것이라고 생각하고 있었다.
페퍼가 여전히 가장 유력했다. 그러나 그것을 증명할 수가 없
었다.
그러나 넬딘은 자기가 중명할 수 있다고 생각하고 있었다. 과
리고 자신의 생각을 언론에 알리려고 열심이었다. 패트릭이 잡히
고 나서 이틀 뒤 그녀는 변호사에게로 갔다. 300달러를 받고 그
녀의 최근의 이혼 건을 처리해준 비열한 인간이었다. 그녀는 그
에게 언론의 미로를 헤쳐갈 수 있도록 도움을 요청했다. 그는 얼
른 동의를 하고는. 그것을 공짜로 해주겠다고까지 했다. 그리고
는 곧바로, 기삿감이 있는 의뢰인이 나타났을 때 대부분의 나쁜
변호사들이 하는 짓을 했다. 빌록시 북쪽으로 140킬로미터 떨어
진 해티스버그의 자기 사무실에서 기자 회견을 연 것이다.
그는 울고 있는 의뢰인을 언론에게 보여주고. 빌록시의 지역
보안관과 FBI가 페퍼를 찾는 데 제대로 노력을 기울이지 않았다
고 온갖 비열한 공격을 해댔다. 내 가엾은 의뢰인은 4년을 슬픔
과 불확실함 속에서 살고 있는데, 그들은 어떻게 그렇게 미적댈
수가 있는가. 그는 고래고래 소리를 지르며. 그에게 명성을 안겨
다 주는 15분을 최대한 이용했다, 그는 패트릭 래니건, 즉 9,000
만 달러를 가지고 튀기 위해 페퍼를 죽이고 증거 인멸을 위해 시
체를 태운 자에 대해 법적인 조치를 취하겠다는 암시를 주었다.
그러나 구체적인 것들에 대해서는 얼버무리고 말았다.
언론은 워낙 신중한 태도와는 거리가 먼 집단이라, 그 이야기
를 넙죽 그아먹었다. 그들은 어린 페퍼의 사진을 받았다. 입가에
지저분하게 복숭아 빛 솜털이 있고 머리카락은 헝클어진, 순박해
보이는 아이였다. 이렇게 해서 얼굴 없는 피해자에게 얼굴이 주
어졌고, 피해자는 인간이 되었다. 그가 패트릭이 죽인 소년이 된
것이다.
페퍼 이야기는 언론에서 큰 자리를 차지했다. 아나운서는 그를
"이른바 피해자 "라고 제대로 불렀으나, '이른바'라는 말은 늘 이
주 작은 소리로 우물거렸다. 패트릭은 어두운 방에서 그것을 혼
자 지켜보고 있었다,
패트릭은 자신이 사라진 직후, 자동차 화재에서 타죽은 게 페
퍼 스카버러라는 소문이 돈다는 것을 알았다. 그와 페퍼는 1992
년 1월에 함께 사슴 사냥을 했다. 그리고 어느 추운 오후에 숲속
에서 불 위에 소고기 스튜를 올려놓고 함께 먹기도 했다. 그는
아이가 숲속에서 살다시피 하면서, 숲을 집보다 더 좋아한다는
것을 알고 깜짝 놀랐다. 페퍼는 말을 무척 아끼면서 그런 이야기
를 해주었다. 그의 야영과 생존 기술은 특별했다. 패트릭은 비가
오거나 날씨가 나쁠 경우에는 자기 오두막 현관을 사용하라고 제
안했다. 그러나 그가 아는 바로는 페퍼는 그 곳을 이용한 적이
한 번도 없었다.
그들은 숲에서 몇 번 만났다. 페퍼는 1.6킬로 떨어진, 숲이 우
거진 언덕 꼭대기에서 오두막을 볼 수 있었다. 패트릭의 차가 거
기 있을 때면 그는 근처에 숨어 있곤 했다. 패트릭이 오래 산책
을 하거나 사냥을 하러 숲속으로 들어갈 때면, 패트릭 뒤를 따라
다니는 것을 즐기곤 하였다. 그는 그를 향해 조약돌이나 도토리
를 던지곤 했고, 패트릭은 참다 못해 고함을 지르고 욕을 하곤
했다. 그러고 나면 앉아서 잠간 이야기를 했다. 대화는 페퍼가 즐
기는 것이 아니었다. 그러나 혼자만이 아닌 시간을 즐기는 것 같
기는 했다. 패트릭은 그에게 과자와 사탕을 가져다주었다.
패트릭은 그 때나 지금이나 자기가 아이를 죽였다는 소문에
놀라지 않았다.
하야니는 큰 관심을 가지고 저녁 뉴스를 보았다. 그는 신문을
보며 새 아내에게 그의 유명한 환자에 대해 자세히 이야기해주었
다. 그들은 침대에 앉아 심야 뉴스에서 그것을 전부 다시 보았다.
그들이 불을 끄고 자려고 할 때, 전화벨이 울렸다. 패트릭이었
다. 그는 연신 사과를 하면서 너무 고통스럽고 무서워서, 이야기
를 나눌 사람이 필요하다고 말했다. 그는 법적으로는 죄수였기
때문에, 변호사와 의사에게만 전화를 할 수 있었고, 그것도 각각
에게 하루에 두 번만 할 수 있었다. 선생, 시간 좀 있습니까?
네, 물론이지요. 패트릭은 불을 끈 채 침대에서 웅크리고 있었
다 보안관보들이 복도에 있는 게 다행입니다. 솔직히 나는 매우
무섭거든요. 소리들이 들립니다. 아무런 의미도 없는 목소리와
소음들입니다. 목소리들은 복도에서 나는 게 아니라, 방안에서
납니다. 이게 약 때문일까9?
이유는 여러 가지가 있을 수 있습니다. 패트릭. 약, 피로, 정신
적 상처, 신체적이고 심리적인 충격.
그들은 한 시간 동안 이야기를 하였다.
二느근 사흘째 머리를 감지 않았
다. 면도도 하지 않았다. 무엇털다도, 그는 꼬질꼬질하게 보이기
를 바라고 있었다. 옷도, 입고 자던 가벼운 면으로 된 병원 가운
을 벗어버리고 쭈갈쭈팔한 수술복으로 바꿔 입었다. 하야니는 새
것을 가져다주겠다괴 약속했다. 그러나 오늘은 주름진 젓이 필요
했다 그는 오른발에는 하얀 양말을 신었으나, 왼쪽에는 양말을
신지 않았다, 왼쪽 발목 바로 위에 U,t-줄로 인해 심하게 쓸린 상
치가 나 있었는데, 사람들이 그것을 좌기를 바랐기 때문이다. 그
냥 맨발에다 옷차림에 어울리는 검은 고무 샤워 샌들만 신었다.
과는 오늘 자신의 모습을 내좌일 예정이었다. 세상이 기다리고
있었다.
샌디는 10시에 잠화점에서 산 싸구려 전글라스를 두 개 들고
왔다. 그의 의괴인의 명령에 따른 것이었다. 뉴올리언스 세인츠
축구팀의 검은 모자도 하나 들고 왔다.
"고마워 "
패트릭은 목욕탕의 거을 앞에 서서 선글라스에 갑탄하며 모자
를 써드_았다.
하야니가 몇 분 뒤에 도착했다. 패트릭은 두 사람을 서로 소개
했다. 이어 패트릭은 갑자기 안달을 하며 어지럽다고 했다. 그는
침대 가장자리에 앉아 손가락으로 머리를 빗으며 천천히 숨을 쉬
었다.
"나는 이런 날이 올 줄은 전혀 몰-
그는 바닥을 향해 중얼거리더니 덧붙였다
"전혀."
그의 의사와 변호사는 아무 할 말이 없어 서로 마주보기만 했
다.
하야니는 강력한 진정제를 먹으라고 명령했다. 패트릭은 알약
두 알을 삼켰다.
"이러다 나가서 잠만 자겠는격."
패트릭이 말했다.
"말은 내가 다 할게, 넌 그냥 편안히 있어."
샌디가 안심옳 시켜주었다.
"곧 그렇게 뵉 겁니다."
하야니가 말했다.
문을 두드리는 소리가 들리더니 스위니 보안관이 폭동도 거뜬
히 진압할 만한 보안관도틀을 데리초 들어왔다. 뻣뻣한 인사들이
오간 뒤, 패트릭은 세인츠 모자를 쓰고 새 선글라스를 꼈다. 선글
라스는 크고 짙은 것이었다. 마지막으로 패트릭은 수갑을 차기
위해 손목을 내밀었다.
"그게 뭡니까-
샌디가 따지고 들었다. 그는 한 보안관보가 들고 있는 족쇄를
가리키고 있었다.
"족쇄요."
스위니가 말했다.
"그건 안 될 것 같습니다."
샌디가 거친 목소리로 말을 이었다.
"이 사람은 한쪽 발목에 화상을 입었습니다."
"분명히 그렇습니다."
하야니가 대담하게 끼여들었다. 이 난투극에 한몫 거들고 싶은
마음이 간절한 것 같았다 그가 말을 이었다.
"보세요."
그는 패트릭의 왼쪽 발목을 가리켰다.
스위니는 잠시 생각을 해보았다. 그러나 망설인 게 잘못이었
다. 샌디가 앞으로 돌격했다.
-왜 이럽니까, 보안관, 이 사람이 도망칠 가능성이 어디 있다
고 이럽니까? 이 사람은 부상을 당했고, 수갑을 찼고, 이렇게 많
은 사람들에게 둘러싸여 있습니다. 뭔 어쩌겠습니까? 박차고 뛰
기라도 한단 말입니까? 당신들이 이 사람을 도망가게 할 만큼 느
립니까?
그러자 하야니도 화난 목소리로 말을 받았다.
L(필요하다면 내가 판사한테 연락하겠습니다."
"을 때는 족쇄를 차고 왔소."
보안관도 물러서지 않았다.
(L그들은 FBI였습니다. 레이먼드. 그리고 그건 다리에 채우는
사슬이었지, 족쇄가 아니었습니다. 그것도 엄청나게 아프기는 했
지만."
패트릭의 그 한마디로 족쇄는 치워졌다. 패트릭은 복도로 안내
되었다. 갈색 제복을 입은 사람들은 그를 보자 입을 다물었다. 그
들은 패트릭 주위에 모였고, 사람들은 천천히 엘리베이터를 향해
움직였다. 샌디는 패트릭의 왼쪽에서 가볍게 팔꿈치를 잡고 있었
다.
엘리베이터는 모든 사람이 타기에는 너무 좁았다. 그래서 타지
못한 사람들은 허둥지등 계단으로 내려가 로비에서 합류했다. 그
곳에서 그들은 전열을 재정비하고, 앞쪽의 응접 구역을 지나 유
리문을 통과하여 밖으로 나갔다. 따뜻한 가을 공기가 그들을 맞
아주었다. 그 곳에는 새로 왁스를 칠한 차량들이 줄지어 서서 그
들을 기다리고 있었다. 그들은 패트릭을 반짝거리는 검은색 새
서버번에 태웠다. 그 차는 앞쪽 범퍼에서 뒤쪽 범퍼까지 해리슨
군 표장이 붙어 있었다. 차가 출발했고, 무장한 호위자들을 태운
하얀 서버번이 뒤따랐다. 그리고 그 뒤로도 새로 세차를 한 순찰
차 세 대가 뒤따랐다. 앞쪽에서 순찰차 두 대가 또 대열에 합류
하더니, 앞장을 서서 군 검문소를 통과하여 민간인들의 세계로
들어갔다,
패트릭은 두툼한 싸구려 선글라스를 통하여 바깥의 모든 것을
보았다. 그가 수도 없이 다녀본 도로였다. 집들이 낯익었다. 그들
은 90번 고속도로를 탔다. 멕시코 만이 보였다 그 잔잔한 갈색
물은 그가 떠난 뒤로도 변함이 없는 것 같았다. 해변이 있었고,
고속도로와 물 사이에 좁은 모래사장이 있었다. 고속도로 건너편
에 있는 호텔과 콘도에서는 너무 먼 곳이었다.
연안 지역은 그가 망명해 있는 기간 동안 많이 번창했다. 번창
의 유일한 이유는, 놀랍게도 카지노 때문이었다. 그가 떠날 때 카
지노가 생길 거라는 소문이 돌았는데, 지금은 라스베이거스에서
나 블 법한, 현란한 네온이 반짝이는 커다란 카지노들이 차창 밖
으로 스쳐지나가고 있었다. 아침 9시 30분인데도 주차장들이 벌
써 채워지고 있었다.
"카지노가 몇 개나 있죠?
패트릭이 오른쏙에 앉은 보안판에게 물었다.
"전에 세어봤더니 열세 개였소. 그리고 지금 또 생기고 있고."
"믿기 힘들군요."
진정제는 대단히 효과가 좋았다. 숨이 느릿느릿해지더니, 몰에
긴장이 풀렸다, 그는 잠시 자고 실었다. 순간 그들은 메인 가로
접어들었고, 그는 다시 불안해졌다. 이제 두 블록밖에 안 남았다.
몇 분만 더 가면, 그의 과거 -계가 소리를 질러대며 그를 맞이
할 참이었다. 왼쪽으로 시청을 지나 뷰마르세 거리가 보이는가
했더니, 상점들이 늘어선 子 시가지 한가운데 크고 멋진 흰색 건
물이 보였다. 그가 한때 '보건, 레이플리, 비트라노, 하바락 앤드
래니건 변호 및 법률 자문'의 한 파트너로서 한 부될을 차지했던
건물이었다.
건물은 여전히 서 있었다. 과러나 내부의 파트너십은 허물어지
고 있었다.
앞쪽에 해리슨 군 군청이 있었다. 그의 옛 사무실에서 불과 세
블록 떨어진 곳이었다. 펴돌로 지은 평범한 2층짜리 건물로, 앞
에는 작은 녹색 잔디밭이 있었고, 그 옆이 하워드 가였다. 잔디밭
은 떼를 지어 몰려다니는 사람들로 뒤덮여 있었다. 도로에는 차
들이 줄지어 서 있었다. 보행자들은 서둘러 보도를 걸어갔다. 모
두 군청으로 향하고 있는 것처럼 보였다. 패트릭의 차를 포함한
행렬들이 통과하자 앞쪽의 차들이 서버렸다,
군청 앞을 채우고 있던 군중은 거친 물결을 이루며 양 옆을 둘
러쌌다. 그러나 경찰들 때문에 뒤쪽으로는 접근하지 못하고 있었
다. 경찰은 그 곳에 저지선을 치고 공간을 확보해두고 있었다. 패
트릭은 악명 높은 살인자들이 뒷문을 통하여 쏜살같이 법정을 드
나드는 것을 몇 번 보았기 때문에, 잠시 후에 무슨 일이 일어날
지 알고 있었다. 차량 행렬은 멈추었다. 차들의 문이 활짝 열리며
보안관보 여남은 명이 쏟아져나왔다. 그들은 검은 서버번을 둘러
쌌다 검은 서버번의 문이 천천히 미끄러지며 열렸다. 마침내 패
트릭이 나타났다. 그의 녹청색 수술복은 그를 둘러싸고 조여드는
짙은 갈색 제복들과 극명한 대조를 이루었다
상당한 숫자의 기자, 사진사, 카메라맨들이 숨을 헐떡거리며
가장 가까이 접근할 수 있는 저지선 쪽으로 모여들었다. 다른 사
람들도 그들을 뒤쫓아 달려왔다. 패트릭은 즉시 스포트라이트를
의식했다. 그는 고개를 숙이고 보안관보들 사이에 몸을 웅크렸
다, 그들은 그를 얼른 뒷문으로 데리고 갔다. 그의 머리 위로 멍
청한 질문들이 쏟아져내렀다,
"패트릭, 고향에 돌아온 기분이 어떻습니까13~
"돈은 어디 있습니까, 패트릭-
"차에서 불에 탄 사람은 누굽니까, 패트지?
그들은 문으로 들어가 뒷계단을 올라갔다, 패트릭이 판사한테
얼른 서명을 받아내려고 서두를 때 가끔 이용하던 길이었다. 갑
자기 냄새가 익숙해졌다, 콘크리트 계단은 4년 동안 한 번도 칠
을 하지 않았다. 그들은 문을 통과했다. 이어 팎은 복도를 통과했
는데. 복도 한쪽 끝에 군청 직원들이 몰려나와 있었다. 그들은 패
트릭을 배심원실에 집어넣었다. 법정 바로 옆이었다. 그는 커피
단지 옆, 쿠션이 있는 의자에 앉았다.
샌디가 그를 굽어보았다. 그는 친구가 괜찮은지 확인하려고 안
달이었다, 스위니 보안관은 보안관보들을 해산했다. 그들은 복도
에 나가 다음 이송에 대기했다.
"커피 마시겠어?
샌디가 물었다,
"끄래, 블랙으로."
"괜찮소, 패트릭?
스위니가 물었다.
"네, 그럼요, 레이먼드. 고맙습니다."
그는 겁에 질린 목소리로 유순하게 대답했다. 손과 무릎이 떨
렸다. 멈출 수가 없었다. 그는 샌디가 가져온 커피를 무시했다.
두 손이 수갑에 묶여 있었는데도, 검은 선글라스를 매만지고, 모
자의 챙을 아래로 더 내렸다. 어깨는 축 늘어졌다.
문을 두드리는 소리가 들렸다. 벨린다라는 이름의 예쁜 아가씨
가 고개를 들이밀었다.
"허스키 판사님이 패트릭 씨를 만나고 싶으시답니다."
목소리가 귀에 익었다. 패트릭은 고개를 들어 문 쪽을 보고는
작은 소리로 말했다.
"안녕, 벨린다."
"안녕하세요, 패트릭. 돌아오신 걸 환영해요."
그는 고개를 돌렸다. 그녀는 서기 사무실의 비서였고, 모든 변
호사들이 그녀와 시시덕거렸다. 상냥한 아가씨. 상냥한 목소리.
정말로 4년이 지난 걸까?
"어디서?
보안관이 물었다.
'져기서요. 잠시 후에."
"판사를 만나고 싶어, 패트릭?
샌디가 물었다. 강제적인 일은 아니었기 때문이다. 사실 매우
드문 일이었다.,1럼 "
패트릭은 칼 허스키를 보고 싶은 마음이 간절했다,
벨린다는 떠났고, 문이 딸깍 소리를 내며 닫혔다.
스위니가 말했다.
"난 좀 나가야겠소. 담배를 피워야 하거든."
마침내 패트릭은 변호사와 단둘이 있게 되었다, 그는 갑자기
기운을 회복했다.
"몇 가지 얘기 좀할게 있어. 레아피레스에게서는소식이 있
어?
"아니."
"곧 연락을 할 테니까, 준비하고 있어. 레아에게 보낼 긴 편지
를 썼으니까, 그걸 전달해줬으면 좋겠어,"
"알았어 "
"둘째. 한국의 전자 장비 회사인 로킴에서 만든 D그130이라는
도청 방지 장치가 있어. 600달러쯤 해. 휴대용 구술 녹음기만한
크기야. 그걸 하나 사서, 우리가 어디에서 만나든 그걸 들고와.
우리가 만날 때마다 방과 전화기를, 말하자면, 소독해야 돼. 그리
고 뉴올리언스의 평판 좋은 감시 회사를 고용해서 네 사무실도
일주일에 두 번 확인하도록 해. 매우 비싸긴 하지만, 돈은 내가
낼게, 질문 있어?
"없어 "
다시 문을 두드리는 소리가 들렸다. 패트릭은 다시 어깨를 웅
크렸다. 칼 허스키 판사가 혼자 방으로 들어왔다. 가운은 입지 않
은 모습이었다. 셔츠와 타이 차림에, 돋보기가 콧마루 반쯤 내려
와 있었다. 그는 흰 머리와 눈가의 주름 때문에 실제 나미인 마
흔여덟보다 훨씬 더 늙고 지혜로워보였다. 그가 원하는 것이 바
로 그런 인상이었다.
허스키가 손을 내밀었을 때, 패트릭은 고개를 들고 벌써 웃음
을 짓고 있었다.
"반갑소, 패트럭 "
그는 따뜻하게 말하며 악수를 했다. 수갑이 덜거덕거렸다 그
는 패트릭을 안고 싶었으나, 법관으로서의 위치 때문에 가벼운
악수로만 끝내고 말았다.
"어떻게 지내세요, 칼?
패트릭이 앉은 채 말했다.
"잘 지내오. 당신은 어떻소?
"지금 이런 상태를 좋다고야 할 수 없겠죠. 하지만 만나서 반
갑습니다. 비록 이런 상황이긴 하지만."
"고맙소. 난 상상할 수가,,---, "
"제가 달라 보이나 보죠, 그렇죠?
"그렇고랄고. 길거리에서 보면 못 알아보겠구려."
패트릭은 웃음만 지었다.
지금도 패트릭에 대해 어느 정도의 우정을 공언하는 다른 몇
사람들과 마찬가지로 허스키 역시 배반감을 느끼고 있었다. 그러
나 그의 친구가 죽지 않았다는 데서 오는 안도감이 더 컸다. 그
는 패트릭의 일급 모살 혐의 때문에 무척 걱정하고 있었다. 이혼
과 민사 소송들은 어떻게든 대처해나같 수 있는 것이었지만, 살
인은 그렇지 않았기 때문이다.
허스키는 우정 때문에 패트릭의 재판을 담닷하지 않을 작정이
었다. 그는 예비적인 것들만 처리하고 나서, 중요한 판정을 해야
할 때가 오기 전에 일찌감치 발을 랠 계획이었다. 벌써 그들의
우정의 역사에 대한 이야기가 나도는 판0)니까.
허스키가 말했다.
"무죄를 주장하겠지?
"네, 그렇습니다."
"그럼 일반적인 일차 출두의 경우와 같겠군. 일급 모살 혐의이
기 때문에 보석은 거부할 거요."
"이해합니다. 칼."
"전부 1O분도 걸리지 않을 거요."
"나도 와본 적이 있습니다. 내가 앉는 의자는 달라지겠지만,
그것만 다를 뿐이겠죠, 뭐 "
허스키 판사는 재판관석에 12년 동안 앉아오면서, 가중한 범죄
를 저지른 보통 사람들에게 가끔 큰 동정심을 느끼곤 했다.
로 놀랄 정도였다. 그는 그들이 느끼는 고통의 인간적인 측면을
보았다. 죄책감이 그들을 산 채로 삼키는 것을 보았다. 그는 수백
명을 감옥으로 보냈지만, 그들 가운데 많은 수는 기회만 주어진
다면 법정을 나가 다시는 죄를 짓지 않을 사람들이었다. 그는 돕
고 싶었고, 손을 내밀고 싶었고, 용서하고 싶었다,
게다가 이 사람은 패트릭이었다. 순간 재판장은 마음이 뜨거워
져 눈물이 나을 뻔했다. 그의 옛 친구는 몸이 묶이고, 어릿광대처
럼 옷을 입고, 선글라스로 눈을 가렸다. 그리고 얼굴도 바뀌어 있
었다. 초조하게 꿈틀거리며 말할 수 없을 정도로 두려워하고 있
었다. 허스키 판사는 그를 집으로 데려가고 싶었다. 좋은 음식을
먹이고 싶었다. 쉬게 해주고 싶었다, 그가 다시 인생을 정돈해나
가도록 돕고 싶었다.
그는 패트릭 옆에 무릎을 꿇고 말했다.
'패트릭, 나는 이 사건을 심리할 수 없소. 이유는 말하지 않아
도 알겠지? 이제 나는 예비적인 문제들을 다를 텐데, 당신이 확
실하게 보호를 받을 수 있도록 해줄 거요. 나는 여전히 당신 친
구요. 망설이지 말고 연락하시오."
그는 패트릭의 무릎을 살며시 두드려주었다. 아픈 데를 건드리
지 않기를 바라면서.
"고맙습니다. 칼."
패트릭은 말하면서 입술을 깨물었다.
칼은 눈을 맞추고 싶었으나, 선글라스 때문에 불가능했다. 그
는 일어서서 문으로 향하며 샌디에게 말했다.
"오늘은 평범한 것들뿐이오, 변호사."
"바깥에 사람들이 많나요?'
패트릭이 물었다.
"그렇소, 패트릭. 친구들도 있고 적들도 있소. 다 나와 있소.-
그는 그렇게 내뱉곤 방을 나갔다
연안 지역은 세상을 떠들썩하게 만든 살인자들과 악명높은 범
죄자들에 관한 한 그 역사가 길고도 풍부한 지역이었다. 따라서
법정에 사람들이 꽉 들어차는 것은 그리 드문 일이라고도 할 수
없었다. 하지만 단순한 1차 출두에 이렇게 만원을 이룬 것은 처
음이었다.
기자들은 일찍 도착하여 좋은 자리를 차지하고 있첬다. 미시시
피는 법정에서 카메라를 금지하는 몇 개 안 남은 주들 가운데 하
나였기 때문에, 기자들은 앉아서 지켜보고 귀를 기울이고, 눈으
로 보는 것을 자기들 나름대로 적을 수밖에 없었다. 그야말로 진
짜 '기자'들이 될 수밖에 없었는데, 사실 거기 모인 기자들 대부
분에게는 매우 힘든 노룻이었다.
큰 재판마다 모이는 사람들은 늘 정해져 있었다. 군청 사무소
의 직원과 비서들, 따분해하는 변호사 보조원들, 은퇴한 경찰관
들. 그리고 거의 하루 종일 나와서 얼정거리며, 서기 사무실에서
공짜 커피를 마시고, 잡담을 나누고, 부동산 증서를 검토하고, 판
사가 명령서에 서명해주기를 기다리고, 사무실에서 벗어나 있기
위해서라면 무슨 짓이든 하는 지역 변호사들이 있었다. 그런데
패트릭은 이런 사람들말고도 또 많은 사람들을 끌어모은 것이다.
이번에는 특히 변호사들이 많이 나와 있었다. 그들은 그저 패
트릭을 잠간이라도 보려고 온 것이었다. 신문들은 지금까지 나홀
동안 패트릭에 대한 기사로 뒤덮였다. 그러나 최근의 사진을 본
사람은 하나도 없었다. 그의 외모에 대해서는 많은 소문들이 돌
고 있었다. 거기에 고문 이야기가 보태지면서 호기심은 훨씬 더
커졌다.
찰스 보건과 더그 비트라노도 사람들의 무리 한가운데 앉아
있었다. 그들은 할 수 있는 범위 내에서 최대한 앞쪽으로 나와
있었다. 빌어먹을 기자들이 그들보다 군청에 먼저 도착하는 바람
에 더 앞쪽에는 앉을 수가 없었던 것이다. 그들은 맨 앞줄, 피고
들이 늘 앉는 탁자 가까이에 앉고 싶었다. 그들은 패트릭을 보고,
그와 눈을 맞추고, 가능하다면 작은 소리로 협박을 하고 욕을 하
고, 이 문명화된 환경이 허용하는 한 최대로 분통을 터뜨리고 싶
었다. 그러나 그들은 그러지도 못한 채, 다섯 줄 뒤에서 그들이
절대 오지 않으리라 생각했던 순간이 오기를 참을성 있게 기다리
고 있을 도리밖에 없었다.
세 번째 파트너인 지미 하바락은 뒤쪽 벽에 서서 보안관보 한
사람과 조용히 이야기를 나누고 있었다 그는 아는 사람들의 응
시와 흘끔거림을 무시하고 있었다. 그들 가운데 대다수는 돈이
사라져 그의 회사가 큰 손해를 럴았을 때 은근히 기뻐했던 변호
사들이었다. 사실 그 돈을 받았다면, 그것은 그 주의 역사상 법률
회사가 받은 단일 사건 수임료로는 최대였을 것이다. 당연히 질
투할 법했다. 그는 그들을 싫어했다. 사실 법정에 있는 거의 모든
사람을 싫어하고 있었다. 주검을 기다리고 있는 독수리떼.
새우잡이 어부의 아들인 하바락은 지금도 건장하고 거칠었다.
술집에서 싸우는 일도 있었다. 방문을 걸어잠그고 패트릭과 나와
단둘이 5분만 있게 해준다면 돈을 찾아을 수 있을 텐데,
네 번째 파트너인 이선 레이플리는 평소처럼 자기 집 다락방
에 있었다. 어떤 재미없는 신청(rt誌)을 지지하는 준비서면을 쓰
고 있었다. 패트릭에 대해서는 내일 신문을 읽을 생각이었다.
변호사들 가운데 소수만이 패트릭을 응원하러 온 옛 친구들이
었다. 소도시 변호사들은, 기대는 지나치게 받는 반면 숫자는 넘
쳐났고, 일도 따분할 따름이었다. 그들은 모두 변호사라는 직업
의 덫에 걸려 있었파. 대개 입밖에 내지는 않았지만. 이들의 일반
적인 꿈은 '탈출'이었다. 적어도 패트릭은 그 꿈을 좇을 배짱이
낀었다. 시체에 대해서도 설면할 수 있을 것이 틀림없었다. 그들
은 그 점을 확신하고 있었다.
랜스는 늦게 들어와 구석으로 밀려났다. 그는 들어오기 전에
기자들과 함께 얼정거리며, 경비가 어느 정도인가를 확인했다.
적어도 지금은 대단하다고 할 수 있밌다. 그러나 오랜 재판 기간
동안 경찰관들이 매일 이런 수준의 경비를 유지할 수 있을까? 그
것이 문제였다.
패트릭과 그저 아는 사이인 사람들도 많이 와 있었다. 스쳐지
나가면서 알게 된 사람들이었지만, 갑자기 그들은 이제 자신들이
패트릭의 가장 친한 친구라고 주장하고 있었다, 사실 그 중 몇몇
은 아예 패트릭을 만난 적도 없었지만, 그렇다고 해서 그들이 패
트릭이 이렇고. 패트릭이 저렇고 하는 한가한 잡담에서 입을 다
물고 있는 것은 아니었다. 마찬가지로, 트러디에게도 갑자기 새
친구들이 생겼다. 그들은 지나가다가 들러서 그녀를 상심시키고,
귀중한 대슬리 니콜을 버린 사람에 대해 으르렁거리고 나서 떠났
다.
사람들은 문고본 책을 읽고 신문들을 훑어보며 지루한 표정을
지으려고 애를 쓰고 있었다. 마치 그 곳에 있고 싶지 않은 것처
럼, 이윽고 판사석 근처의 서기보와 정리(고닛)들이 움직이기 시
작했다. 법정은 즉시 조용해졌다. 신문들이 일제히 밑으로 내려
갔다.
배심석 옆의 문이 열리더니 갈색 제복을 입은 사람들이 법정
으로 쏟아져들어왔다. 스위니 보안관이 패트릭의 팔꿈치를 잡고
들어왔다. 이어 보안관보 두 명이 들어왔고, 그 다옴에 샌디가 맨
마지막으로 들어왔다.
드디버 나타났다! 목들이 길게 늘어나고, 머리들이 좌우 아래
위로 흔들렸다. 법정 기록 화가들은 작업을 하기 시작했다.
패트릭은 천천히 법정을 가로질러 피고인석으로 걸어갔다. 머
리를 숙이고 있었지만, 선글라스 뒤로는 구경꾼들을 살피고 있었
다. 뒤쪽 벽에 기대 선 하바락의 모습이 보였다. 그의 찌푸린 얼
굴이 많은 이야기를 전하고 있었다. 자리에 앉기 직전 필립 신부
의 모습이 눈에 들어왔다. 그의 장혜식을 주재했던 신부였다. 훨
씬 늙어 보였지만, 여전히 온화해 보였다.
그는 어깨를
늘어뜨리고 턱을 내리고 허리를 낮추고 앉아 있
밌다. 자존심이라고는 찾아볼 수 없는 모습이었다. 주위를 둘러
보지도 않았다. 사방에서 텟발치는 눈길들을 느낄 수 있었기 때
문이다. 샌디는 그의 어깨에 팔을 두르고, 의미 없는 말을 몇 마
디 속삭였다.
다시 문이 열리더니, 지방 검사 T. L.패리시가 혼자 들어와 패
트릭의 탁자 옆에 있는 탁자로 걸어갔다. 패리시는 책벌레 유형
으로, 그다지 크지 않은 에고(eso)를 가지고 있었다. 지금보다 더
높은 자리에 대한 야망은 없었다. 그의 재판 작업은 조직적이었
으며, 화려함이라고는 흔적도 찾아볼 수 없었지만, 그럼에도 피
고인에게는 치명적이었다. 패리시는 현재 주에서 두 번째로 높은
유죄 선고율을 기록하고 있었다. 그는 보안관 옆에 앉았다. 보안
관은 패트릭의 탁자에서 자신의 자리로 옮겨와 있었다. 그의 뒤
에는 조슈어 커터, 브렌트 마이어스가 있었다. 그리고 패리시는
이름도 모르고 있을, FBI로 보이는 사람 둘이 더 앉아 있었다.
굉장한 재판을 위한 무대가 마련되어 있었지만, 정작 그런 재
딴은 적어도 여섯 달 뒤에나 열릴 터였다. 정리가 개정을 알리면
서 모두 일어서게 했다. 허스키 판사가 들어와 판사석에 앉았다.
"앉으십시오."
그것이 재판장이 처음 한 말이었고, 모두 그 말을 따랐다.
"주 대 패트릭 S. 래니건 사건, 사건 번호 96-1140입니다. 피고
인은 출석했습니까?
'거1,재판장님,"
샌디가 엉거주춤 일어서며 말했다.
"일어서주시겠습니까, 래니건 씨?
허스키가 말했다. 패트릭이 여전히 수갑을 찬 채 천천히 의자
를 뒤로 밀고 일어섰다. 허리를 구부정하게 구부리고 있었고, 턱
과 어깨를 아래로 떨구고 있었다. 그것은 연기가 아니었다. 진정
제 때문에 그의 뇌를 포함하여 그의 신체 대부분이 죽어버린 것
이다.
그는 약간 몸을 굳혔다.
"래니건 씨, 나는 지금 해리슨 군 대배심이 피고인에 대해 답
신한 기소장 사본을 들고 있습니다. 기소장은 피고인이 신원 불
명의 어떤 사람을 죽였다고 주장하고 있습니다. 그리고 피고인은
그것 때문에 일급 모살 혐의를 받고 있습니다. 이 기소장을 읽어
봤습니까?
'거1,재판장님."
그는 턱을 들고, 최대한 힘찬 목소리로 말했다.
'지 일을 변호사와 상의해보았습니까?
'거1,재판장님 "
"피고인의 주장은 뭡니까?
"무죄입니다."
"무죄 주장을 받아들이겠습니다. 앉아도 좋습니다."
허스키는 서류를 몇 장 들추더니 말을 이어갔다.
"본 법정은 자체의 신청에 따라 지금부터 피고인, 변호사들,
경찰과 수사 당국, 모든 증인, 모든 군청 인력에 대해 법정에서
심리중인 사항에 대한 공표 금지 명령을 내리겠습니다. 이것은
지금부터 유효하며 재판이 끝날 때까지 지속될 겁니다. 이 명령
서 사본을 줄 테니, 모두 읽어보도록 하십시오. 이것을 어기는 행
위는 법정 모독으로 간주할 것이며, 위반자는 엄벌할 것입니다.
내 승인 없이는 기자나 저널리스트에게 한마디도 하지 마십시오.
변호사들 질문 있습니까?
그의 목소리를 들으면 그가 방금 한 말이 진심일 뿐 아니라,
나아가 그런 위반자들을 처벌한다는 생각에 즐거움까지 느낀다
는 것을 알 수 있었다. 변호사들은 아무 말도 하지 않았다.
"좋습니다. 내가 개시(圖示. 공판 전에 한족 당사자의 요구에 따라
증거나 사실을 제시하는 일-옮긴이-신청, 사전 심리, 공판의 일정
을 준비해놓았습니다. 다른 게 또 있습니까?
패리시가 일어서서 말했다.
"사소한 게 한 가지 있습니다. 재판장님 우리는 피고인을 가
능한 한 빨리 우리 구금 시설에 데려다놓고 싶습니다. 아시다시
피, 피고인은 지금 기지의 병원에 있습니다. 그래서 우리는,,,,,,."
"난 방금 피고인의 의사와 이야기를 했소, 패리시 씨. 그는 지
금 의학적 치료를 받고 있소. 그의 의사가 퇴원을 허락하는 즉시
그를 해리슨 군 구치소로 이송하도록 하겠소,"
"고맙습니다. 재판장님."
"다른 일이 없으면, 휴정하도록 하겠습니다."
보안관보들은 얼른 그를 법정에서 끌고 나가, 뒷계단을 내려가
서, 검은 서버번에 태웠다. 카메라들이 찰칵거리고 텔레비전 카
메라의 필름이 돌아갔다. 패트릭은 병원으로 돌아가는 동안 꾸벅
꾸벅 고개를 끄덕이다가 마침내 잠이 들었다.
스-포t-르_71, 저질렀을 법한 유
일한 범죄는 패트릭을 납치하여 고문한 것이었다. 그러나 유죄
선고는 가능할 것 같지 않았다, 흐것은 미합중국의 사법권에서
멀리 떨어진 남미에서 일어난 일이었다. 실제로 고문을 자행한
자들도 브라질인 몇 명을 포함한 다른 사람들의 짓이었다. 스테
파노의 변호사는 억지로 재판까지 간다 해도 그들이 이기리라고
자신하고 있었다.
그러나 스테파노의 의뢰인들이 관련되어 있었으므로, 스테파
노와 그들의 평판을 보호해야 했다. 변호사는 FBI가 실제로 기소
를 하지 않고토 스테파노를 얼마든지 괴롭힐 능력을 가지고 있다
는 것을 잘 알고 있었다. 변호사는 FBI와 거래를 하라고 충고했
다. 스테파노와 의뢰인들에 대한 책임 면제를 받는 대가로, 알고
있는 것을 털어놓으라고 했다. 다른 범죄가 없다면, 그것이 무슨
해가 되겠느냐는 논리였다.
스테파노가 진술을 하는 동안 변호사는 함께 앉아 -있겠다고
고집을 부렸다, 그 일은 며칠 동안 오랜 시간에 걸쳐 이루어질
예정이었다. 그래도 변호사는 함께 있고 싶어하였다. 제인스는
자신의 부하들이 후버 빌딩에서 그 일을 하기를 바랐다. 커피와
케이크도 나왔다. 비디오 카메라 두 대가, 탁자 맞은편에 셔츠만
입고 차분하게 앉아 있는 스테파노와 그 옆의 변호사를 비추고
있었다.
"이름을 진술해주시겠습니까?
첫 번째 심문관인 언더힐이 물었다. 심문관들은 모두 래니건
파일을 외우다시피 하고 있었다.
"조너선 에드먼드 스테파노. 보통 꺼이라고들 부르오 "
"회사는?"
"에드먼드 어소시에이츠."
"무슨 일을 하는 회사입니까?
"많은 일들을 하지요. 보안 자문. 감시. 신원 조회. 실종된 사
람을 찾는 일."
"회사의 소유주는 누구입니까?
"나요. 내 개인 소유요."
"직원은 몇 명입니까?
"그 때 그 때 다르오. 지금은 상근직이 열한 명이오. 파트 타임
이나 프리랜서가 서른 명 정도고."
"당신은 패트릭 래니건을 찾는 일을 맡았습니까?
"그렇소."
"언제입니까?
"1992년 3월 28일."
스테파노는 메모가 잔뜩 적힌 파일들을 가지고 있었지만, 굳이
그것이 필요하지는 않았다.
"누가 일을 맡겼습니까?
"베니 아리시아 돈을 잃어버린 바로 그 사람이오."
"수임료로 얼마나 요구했습니까?
"일을 시작하기 위한 수임료는 20만 달러였소."
"지금까지 그가 얼마나 지불을 했습니까?
"190만이오."
"베니 아리시아로부터 일을 맡은 뒤에 무슨 일을 했습니까?
"몇 가지 일을 했소. 우선 나는 즉시 바하마의 나소로 날아가
서 도난이 발생한 은행들을 찾아갔소. 웨일스 유나이티드 은행의
지점이었소. 내 의뢰인인 아리시아 씨와 전에 그를 대리했던 법
률회사는 돈을 받기 위해 그 곳에 새 계좌를 개설했소. 그런데
우리가 지금 알고 있다시피, 다른 사람이 또 그 돈을 기다리고
있었던 거요."
"아리시아 씨는 미합중국 시민입니까?
"그렇소."
"그런데 왜 해외 계좌를 개설한 겁니까?
"그 액수가 9,000만 달러요. 6,000만은 그의 몫이고, 3,000만은
변호사들 몫이오. 아무도 그 돈이 빌록시의 은행에 나타나기를
바라지 않았소. 아리시아 씨는 당시 빌록시에 살고 있었소. 하지
만 그 곳으로 돈을 가져오는 것은 지역 사람들에게 좋지 않은 영
향을 줄 것이라고 합의한 거요."
"아리시아 씨가 국세청을 피하려 한 겁니까?
"모르겠소. 직접 물어보시오. 그건 내 알 바 아니니까."
"웨일스 윽나이티드 은행에서는 누구와 이야기를 했습리까?
변호사가 못마땅하다는 듯이 코운음을 쳤으나, 말은 하지 않았
다.
"그레이엄 던랩. 영국인이오. 그 은행의 무슨 과장이라던데."
"그가 뭐라고 했습니까?
"그가 FB1에게 말했던 것과 같은 이야기를 했소. 돈이 사라졌
다는 얘기"
"그 돈은 어디서 온 겁니까?
"여기, 워싱턴에서. 1992년 3윌 26일 아침 9시 30분, 워싱턴의
내셔널 은행에서 전신 송금이 시작되었소. 긴급 전송이었소. 그
말은 돈이 1시간이 안 되어 나소에 이르게 된다는 뜻이오. 10시
15분이 되자 송금된 돈이 유나이티드 은행에 도착했소. 그런데
거기서 9분 동안 머물다가, 몰타에 있는 은행으로 송금되었소.
그리고 거기서 다시 파나마로 갔소."
"돈이 어떻게 그 계좌에서 천신 송금되었습니까?
변호사는 그 말에 짜증이 나 끼여들었다.
"이건 시간 낭비요. 당신들은 이 정보를 4년 동안 가지고 있었
소. 당신들이 내 의뢰인보다 은행 관계자들과 더 많은 이야기를
했을 거 아니오."
언더힌은 당황하지 않았다.
"우리는 이런 질문들을 할 권리가 있습니다. 우리는 지금 우리
가 아는 사실을 확인하는 것일 뿐입리다. 돈이 어떻게 그 계좌에
서 전신 송금되었습니까, 스테파노 씨?
'재 의뢰인과 그의 변호사들 모르게, 누군가가, 아마 래니건
씨겠지만, 그 해외 계좌에 접근했던 거요. 그래서 돈이 들어오기
를 기다렸다가, 그것이 몰타로 전신 송금되도록 지시해놓았소.
가짜 송금 지시서를 준비해놓았던 거요. 마치 내 의뢰인의 변호
사들로부터, 즉 그가 다니던 법률회사로부터 그런 지시서를 가져
온 것처럼 꾸민 거요. 그리고 돈이 도착한 뒤 9분 후에 돈을 다
른 데로 돌려버렸소. 물론 그들은 래니건이 죽었다고 생각했소.
사실 누가 그 돈을 노리고 있다고 의심할 이유도 없었소. 애초에
내 의뢰인이 9,000만 달러를 얻게 된 합의 자체가 극비였으니까.
사실 내 의뢰인, 그의 변호사들, 그리고 법무부의 극소수의 사람
들말고는 언제 어디서 돈이 송금되는지 알고 있는 사람이 하나도
없었소."
"그러니까 그 돈이 도착했을 때 누군가가 실제로 그 은행에 있
었다는 거로군요."
"그렇소. 우리는 그것이 패트릭 래니건이라고 거의 확신하고
있소. 돈이 송금되던 날 아침, 그는 그 법률회사의 파트너 가운데
하나인 더그 비트라노로 가장하여 그레이엄 던랩 앞에 나타났소.
그는 신분증을 완벽하게 갖추고 있었소. 여권, 운전 면허증 등등.
게다가 그는 옷도 잘 입고 있었고, 워싱턴으로부터 곧 송금될 돈
에 대해서도 잘 알고 있었소. 또 회사 대신 돈을 받아 몰타의 은
행으로 송금을 할 권한을 준다는, 공인된 파트너십 결의문을 가
지고 있었소."
"당신들도 그 결의문과 전신 송금 허가서 사본을 가지고 있잖
소.-
변호사가 끼여들었다
"물론 가지고 있습니다."
언더힐이 대답했다. 그러나 그는 변호사에게는 거의 주의를 기
울이지 않고 메모지만 넘겼다, FBI는 몰타까지 돈을 추적해 들어
가, 거기서 파나마까지 갔다. 그러나 그 곳에서 돈은 종적을 감추
었다. 은행의 보안 카메라가 자칭 더그 비트라노라는 사람을 찍
은 희미한 스틸 사진이 있을 뿐이었다. FBI와 파트너들은, 멋지
게 변장을 하기는 했지만, 그 자가 패트릭이라고 확신했다. 그는
훨씬 말랐고, 머리카락은 란고 아주 검은색이었다. 또 검은새 콧
수염을 기르고, 세련된 뿔테 안경까지 쓰고 있었다. 그는 돈이 들
어오고 그것을 보내는 것을 직접 감독하기 위해 비행기를 타고
왔다고 그레이엄 던랩에게 설명했다. 그러면서 회사와 의뢰인이
이 거래에 대해 매우 민감한 반응을 보이기 때문이라고 덧붙였
다. 그것은 던랩의 관점에서는 딱히 특별하다 할 수 있는 일이
아니었다. 그는 기꺼이 그와 말을 따랐다. 그 결과 그는 일주일
뒤에 해고되어 런던으로 돌아가고 말았다,
스테파노가 말을 이어갔다.
"그래서 우리는 빌록시로 가서, 한 달 동안 실마리를 찾아다녔
소.-
"그래서 법률회사에 도청장치가 붙어 있는 것을 알아냈습니
까?
"그랬소. 당연한 일이지만, 우리는 즉시 래니건 씨를 의심했소.
우리 임무는 두 가지였소. 첫째 그와 돈을 찾는 것, 둘째, 그가
어떻게 도둑질을 했나 알아내는 것. 남은 파트너들은 주말 동안
우리가 사무실에 마음대로 접근할 수 있도록 해주었소. 그래서
우리의 기술자들이 그 곳을 샅샅이 헤집어 보았소. 아니나 다를
까, 도청 장치가 되어 있었소. 모든 전화마다, 모든 사무실마다.
책상 밑에도, 복도에도, 심지어 1층의 남자 화장실에도. 딱 하나
예외가 있었소. 찰스 보건의 사무실은 완전히 깨끗했소. 그는 까
다로운 사람이라 늘 문을 잠그고 다녔거든 도청장치는 품질이
좋은 거였소. 다 해서 스물두 개였소. 그 신호들은 다락방에 있는
장치로 모이게 되어 있었소. 그 집중 장치는 파일을 담는 상자
안에 감추어져 있었소. 다락방은 몇 년 동안 아무도 손을 대지
않은 곳이었소."
언더힐은 귀를 기울였으나, 사실 듣고 있지는 않았다. 어차피
비디오에 다 녹화될 터이고, 그의 상관들이 나중에 연구를 할 터
였다, 그는 이런 예비 절차에 아주 익숙해 있었다, 그는 기술 보
고서를 한 장 꺼내들었다. 패트릭이 설치한 도청 계획을 분석한
것으로, 빽빽하게 채워진 네 문단짜리 보고서였다. 마이크는 최
고 수준의 기술을 이용한 것이었다. 아주 작고, 강력하고, 비싼
제품으로, 말레이시아의 한 평판 좋은 회사가 만든 것이었다, 미
합중국에서는 사거나 소유하는 것이 불법이었지만, 유럽의 도시
들에서는 비교적 쉽게 구입할 수 있었다, 패트릭과 트러디는 죽
기 다섯 주 전 신년 휴가를 로마에서 보낸 적이 있었다.
다락방의 상자에서 발견된 집중 장치를 살펴볼 때는 FBI전문
가들조차도 감탄해 마지않았다. 스테파노가 발견했을 때 그것은
설치된 지 석 달도 안 지난 상태였다. FBI는 내키지 않는 마음으
로 그것이 그들의 최신 장비보다 적어도 1년은 앞서 있음을 인정
했다. 헝가리에서 만들어진 그 집중 장치는, 밑의 사무실들에 감
추어진 도청장치 스물두 개로부터 나온 신호들을 모두 받아들여
분리해내고, 한 번에 하나씩 또는 모두 한꺼번에 근처의 접시형
위성 안테나로 전송할 수 있었다.
"그 신호들이 어디로 중계되는지는 확인했습니까?
언더힐이 물었다. 모처럼 질문다운 질문이었다. FBI는 그것을
알아내지 못했기 때문이다.
"아니. 그것은 사방 5킬로미터의 전송 범위를 가지고 있기 때
문에, 어디인지 알아내는 것은 불가능할 거요."
"짐작가는 데라도 없습니까-"
그래, 사실 짐작을 해보기는 했소. 나는 래니건이 빌록시 시
내의 반경 5킬로미터 안에 안테나를 세울 만큼 어리석지는 않다
고 생각하오. 그는 어떤 공간을 빌려, 위성 안테나를 감추어놓고,
몇 시간에 걸친 대화들을 감청하며 많은 시간을 보냈던 것 같소.
지금 와서 생각해보면 그는 매우 조직적인 인간이라는 것을 알
수 있소. 그래서 나는 전부터 그가 요트를 이용한 게 아닌가 하
는 생각을 했소. 그렇게 하는 것이 훨씬 더 간단하고 안전하니까.
그 회사는 해변에서 불과 600미터 거리요, 그리고 멕시코 만에는
요트가 많소. 해변에서 3킬로미터 정도 떨어진 곳에 닻을 내리
고, 아무와도 이야기를 안 하고 지낼 수가 있소."
"그가 요트를 가지고 있었습니까?
"찾아내지는 못했소."
"그가 요트를 사용했다는 증거가 있습니까?
"그렇다고 할 수도 있소."
스테파노는 거기서 잠간 말을 멈추었다. 이제 FBI는 가보지
못한 영역으로 들어가고 있었기 때문이다.
언더힐은 그가 말을 멈춘 것에 금방 짜증을 냈다.
"이건 반대심문이 아닙니다. 스테파노 씨."
알고 있소. 우리는 데스틴부터 뉴올리언스에 이르기까지 해안
을 따라 가게를 내고 있는 모든 요트 전세 업주들과 이야기를 했
소. 그리고 그 가운데 가능한 업주를 딱 한 사람 발견했소, 앨라
배마의 오렌지 비치에 있는 작은 회사인데, 1992년 2월 11일에
약 10미터짜리 요트를 한 남자에게 임대해주었소. 그 날은 래니
건이 땅에 묻힌 날이오. 요금은 한 달에 1,000달러였소. 그 자는
현금으로 돈을 내고 문서를 남기지 않을 수만 있다면 그 액수의
두 배를 내겠다고 제안했소, 그들은 그가 마약 밀매꾼이라고 생
각하고 거절했소. 그러자 그 자는 5,000달러의 예치금에. 한 달에
2,000달러씩 두 달을 사용하자고 제안했소. 때는 불황이었소. 게
다가 그 요트는 도난에 대비한 보험에도 들어 있었소. 그래서 업
주는 모험을 했소."
언더힐은 눈도 깜빡이지 않고 귀를 기울였다, 메모는 하지 않
았다.
"그들에게 사진을 보여주었습니까?
"그렇소. 패트릭이라는 것이 확인되었다고 말할 수도 있소. 하
지만 턱수염이 없었고, 머리카락은 검은색이었고, 야구 모자를
쓰고 있었고, 안경을 쓰고 있었고, 뚱뚱했소. 이것은 그가 바짝
마르는 방법을 알아내기 전의 일이오. 어쨌든 업주는 분명하게
말해주지는 못했소."
이름을 사용했습니까?
"랜디 오스틴. 조지아 주의 운전면허증을 가지고 있었소. 그리
고 그 이상의 신분증 제시는 거부했소. 잊지 마시오. 그 자는 현
금 5,000달러를 제시했단 말이오. 그 요트는 2만 달러만 받으면
팔아버릴 수 있었는데."
"그 배는 어떻게 되었습니까?
"결국은 돌려받았소. 랜디는 요트에 대해서 별로 아는 게 없었
기 때문에 더욱 의심을 샀소. 그들은 랜디에게 이것저것 질문을
하며 찔러보았소. 랜디는 자기가 애틀랜타에서 결혼에 실패한 뒤
에 남쪽으로 내려가는 중이라고 '했소. 경쟁 사회와 돈에 질렸다
는 등 늘 하는 소리들을 했지. 전에도 요트를 많이 타보았고, 키
즈까지 내려가는 동안 기술을 연마하겠다고 했소. 늘 해안이 보
이는 데서만 타겠다고 했소. 그럴 듯한 이야기였기 때문에, 업주
는 적잖이 안심을 했소. 하지만 여전히 의심스러워하긴 했소. 그
랬는데 다음날 랜디가 갑자기 나타났소. 차를 가져오지도 않았
고, 택시를 타고 오지도 않았소. 걷거나 아니면 남의 차를 얻어타
고 부두까지 온 것 같았소. 그는 한참 준비를 한 끝에 요트를 가
지고 떠났소. 요트는 커다란 디젤 엔진이 달린 것으로, 바람에 관
계없이 8노트의 속도를 낼 수 있는 것이었소. 그는 동쪽으로 사
라졌소. 임대 회사 사람은 달리 어쩔 수가 없어, 해안을 따라 천
천히 내려가다, 좋아하는 술집 두어 군데를 들르며, 랜디에게서
눈을 메지 않았소. 랜디는 해안에서 4, 500미터 거리를 유지하며,
요트를 잘 다루고 있었소. 그는 요트를 퍼디도 만의 정박지에 정
박시켜두고, 빌린 자동차를 타고 떠났소. 자동차에는 앨라배마
번호판이 붙어 있었소. 이런 일이 한 이틀 계속되었소. 업주는 요
트에서 눈을 떼지 않았소. 랜디는 점점 요트에 익숙해졌소. 처음
에는 한 1.5킬로미터 떨어진 곳까지 가더니, 이어 점점 멀리 나아
갔소. 사나흘째가 되자 랜디는 그것을 몰고 서쪽으로, 모빌과 빌
록시 쪽을 향해 갔소. 그리고는 사흘 동안 사라졌소.
그는 돌아왔다가 다시 떠났소. 이번에도 서쪽이었소, 절대 동
쪽이나 남쪽으로는 가지 않았소, 키즈 쪽으로는 가지도 않은 거
요. 임대 회사 사람은 배 걱정은 안 하기로 했소. 랜디가 멀리 나
가지 않았으니까. 한 번 나가면 한 일주일 있었지만, 반드시 돌아
왔으니까."
"그게 패트릭이었단 말입니까?
"그렇다고 생각하오. 사실 화신하오. 내가 보기에는 완벽하게
말이 되는 이야기요. 그는 요트에 고립되어 있었소. 아무하고도
말을 하지 않고 며칠 동안 바다에 나가 있을 수 있었소. 빌록시-
걸프포트 해안을 따라 각기 다른 여러 장소에서 도청 정보를 수
집할 수 있었던 거요. 게다가 요트는 굶기에는 딱 좋은 장소였
"그래서 결국 어떻게 되었습니까?
"랜디는 그것을 부두에 두고, 한마디 말도 없이 사라져버렸소.
배 임자는 배를 돌려받았고. 거기에 예치금 5,000달러까지 챙길
수 있었소."
"요트를 조사해봤습니까?
"샅샅이 조사해보았소. 그러나 아무것도 나오지 않았소. 업주
는 그 요트가 그렇게 깨끗했던 적이 없었다고 했소."
"그는 언제 사라진 겁니까?
"업주도 그것은 확실히 모르고 있었소. 매일 요트를 확인하지
않게 되었기 때문이오. 그는 3월 30일에 부두에서 요트를 발견했
소. 9,000만 달러가 사라지고 나서 나흘 뒤요. 우리는 부두에서
근무를 하던 아이와 이야기를 하였는데, 그의 기억으로는 랜디가
3윌 24일인가 25일에 요트를 정박시켰다고 했소. 그리고 다시 나
타나지 않았다고 했소. 따라서 날짜가 완벽하게 맞아떨어지잖
소.-
"빌린 차는 어떻게 되었습니까?
"나중에 추적을 해보았소. 2者 10일 월요일 아침 모빌 지역 공
항에 있는 에이비스에서 빌린 거였소. 패트릭의 자동차에 난 불
이 꺼지고 나서 열 시간쯤 뒤였소. 턱수염 없이 깨끗하게 면도를
하고, 짧고 검은 머리카락에 뿔테 안경을 쓰고, 코트에 타이 차림
인 남자가 빌린 거요. 그는 막 애틀랜타에서 오는 통근 비행기에
서 내렸다고 말했소. 우리가 담당 직원에게 사진을 보여주었더
니, 몹시 주저하긴 했지만 패트릭 래니건인 것 같다고 확인을 해
주었소. 그는 배를 빌릴 때와 같은 조지아 주의 운전 면허증을
사용했소. 가짜 비자 카드를 사용했는데, 랜디 오스틴의 이름으
로 된 것이었고, 번호는 조지아 주 디케이터의 합법적 계좌에서
훔친 거였소. 그는 자기가 혼자 부동산 개발업을 하는 사람인데
카지노를 지을 터가 있나 알아보러 다닐 생각이라고 했소. 그래
서 양식에 회사 이름은 기재하지 않았소. 차는 일주일 동안 쓰겠
다고 했소. 에이비스는 다시 그를 보지 못했소. 그리고 차는 열네
달 뒤에나 보게 되었소."
왜 차를 돌려주지 않았을까요?
언더힐이 생각에 잠긴 표정으로 물었다.
LI간단하오. 그가 차를 빌렸을 때는 비록 자신이 방금 죽기는
했지만 아직 언론에 보도되지는 않은 상태였소. 그러나 다음날
바로, 그의 얼굴이 빌록시와 모빌의 신문들 1면에 대문짝만하게
실렸소. 그래서 그는 차를 돌려주는 것이 너무 위험한 행동이라
고 생각했을 거요. 그들은 나중에 몽고메리에서, 도난당해 부서
진 차를 발견했소."
LI패트릭은 어디로 갔습니까?
L(내 추측은 이렇소. 그는 3월 24일이나 25일에 오렌지 비치를
떠났소. 그는 그의 전 파트너인 더그 비트라노로 가장했소. 우리
는 그가 25일에 몽고메리에서 애틀랜타로 갔다가, 거기서 일등석
을 타고 마이애미로 갔고, 또 거기서 일등석을 타고 나소로 갔다
는 걸 알아냈소. 비행기표들은 모두 더그 비트라노의 이름으로
발급받았소. 그는 마이애미를 떠날 때와 바하마로 들어갈 때 여
권을 사용했소. 비행기는 26일 아침 8시 30분 나소에 도착했소,
9시에 은행들이 문을 열었을 때 그는 그 곳에 있었소. 그는 여권
과 다른 서류들을 그레이엄 던랩에게 제출했소. 그리고 돈을 다
른 데로 돌리고, 인사를 하고, 뉴욕으로 가서 라과르디아 공항에
오후 2시 30분에 도착했소. 그리고 비트라노의 신분증은 버리고,
다른 신분증을 가지고 다녔소. 거기서부터는 우리도 그를 놓쳤
소."
마침내 가격이 5만 달러가 되었을 때 트러디는 좋다고 했다.
그 쇼는 '인사이드 저널'이었다. 꾸준한 시청률을 유지하는 매우
선정적인 프로그램이었고, 돈도 많이 버는 것 같았다. 그들은 조
명을 설치하고, 창문을 가렸다. 서재 전체가 온통 전선들로 뒤덮
였다. '저널리스트'는 낸시 드 안젤로로 자신의 미용사와 분장사
들을 거느리고 L. A.에서 곧장 날아오는 길이었다.
트러디도 지지 않으려고 거을 앞에서 두 시간을 보냈다. 그 결
과 사람들 앞에 나타났을 때는 정말 찬란해 보였다. 낸시는 그녀
가 너무 멋적 보인다고 말했다. 그녀는 상처받고, 아파하고, 파산
하고, 공격당하고, 법정에 의해 속박을 당하고, 그녀의 남편이 그
녀와 딸에게 한 짓에 대해 분노해야 하는 여자였다. 트러디는 눈
물을 흘리며 물러났고, 랜스는 그녀를 30분 동안 위로해야 했다.
그녀는 청바지와 면 스웨터로 갈아입고 나왔는데, 그래도 아까와
거의 비슷하게 멋져 보였다.
애슬리 니콜이 어머니를 받쳐주는 존재로 이용되었다. 그녀는
소파의 어머니 옆에 바짝 붙어 앉았다.
"이제 정말 슬퍼 보이는군요."
기술자들이 조명을 확인하는 동안 낸시가 말하고는 덧붙였다.
"우리는 당신에게서 눈물을 원해요. 진짜 눈물을."
그들은 1시간 동안 패트릭이 그들에게 저지른 끔찍한 일들에
대해 이야기하였다. 트러디는 장례식을 기억하며 울었다. 그들은
현장에서 발견된 신발 사진을 가지고 있었다. 그녀는 그 이후에
도 몇 달 몇 년 동안 괴로워하였다. 아니요, 나는 재혼하지 않았어
요. 아누 남편이 돌아온 이후에 연락을 받은 적이 없어요. 받고
싶은지 아닌지도 잘 모르겠어요, 아니요, 남편은 딸을 보려고 노력
하지 않았어요. 그녀는 다시 무너졌다.
나도 이혼 같은 건 싫지만, 내가 어쩌겠어요? 그리고 소송은
얼마나 끔찍한지! 그 비열한 보험회사는 마치 빛쟁이처럼 나를
쫓아다니고 있어요.
패트릭은 아주 끔찍한 사람이군요. 만일 돈을 발견하면 당신도
그 가운데 일부를 받으리라고 예상하고 있나요? 물론 아니에요!
그녀는 그런 이야기에 충격을 받았다는 표정이었다.
그것은 20분짜리로 편집되었다. 패트릭은 병원의 어두운 방에
서 그 필름을 보았다. 그는 웃음을 지었다.
샌디의 비서가어제 벌정에서 벌
어졌던 패트릭의 팎은 출두 장면을 다룬 뉴올리언스 신문의 기사
와 사진을 스크랩하고 있을 때, 그 전화는 걸려왔다. 그녀는 즉시
샌디를 찾아냈다. 그녀는 수많은 선서 증언서들로부터 그를 끌어
내, 전화를 받으라고 하였다.
레아 피레스가 돌아왔다. 그녀는 인사를 하고는, 사무실의 도
청장치를 확인했냐는 것부터 물었다. 샌디는 그렇다고, 바로 어
제 했다고 대답했다. 그녀는 자기가 몇 블록 떨어진, 커낼의 한
호텔방에 있다면서, 거기서 만나자고 제안했다. 그녀의 제안은
연방 판사의 명령보다 더 무게를 지니고 있었다. 뭐든 좋을 대로
합시다. 그는 그녀의 목소리를 듣는 것만으로 흥분되었다.
그녀는 급할 것이 없다고 했다. 그래서 샌디는 천천히 포이드
라스를 따라내려가 매거진으로 갔고, 거기서 커낼로 갔다. 그는
일부러 뒤를 보지 않았다. 이제 샌디도 패트릭의 푄집증이 이해
할 만했다. 그 불쌍한 친구는 마침내 유령들한테 잡힐 때까지 도
망자의 삶을 살았던 것이다. 그러나 샌디는 매일 똑같은 사람들
이 자신을 미행하리라고는 전혀 생각지 않았다. 그 점에 관한 한
누가 무슨 말을 해도 믿지 않을 터였다. 샌디는 유명한 사건을
맡고 있는 변호사였다. 따라서 그 나쁜 놈들이 그의 전화에 도청
장치를 하고 그의 뒤를 밟는다는 것은 미친 짓이나 다름없었다.
서툰 짓을 하다가 한 번이라도 발각되는 날엔, 패트릭을 고소한
사건에 큰 피해를 볼 게 뻔했으니까.
그렇긴 해도 샌디는 지역의 경비 회사에 연락을 하여, 사무실
에 도청 장치가 있나 확인해보기로 약속을 했다. 샌디 자신의 의
도가 아니라, 의뢰인의 요구에 따라서,
레아는 그의 손을 굳게 잡으며 짧게 웃음을 지었다. 그러나 샌
디는 그녀를 보는 즉시 그녀가 착잡한 상태라는 것을 알 수 있었
다, 그녀는 맨발에, 청바지와 하얀 면 티셔츠 차림이었다. 매우
허물 없는 모습이었다. 브라질 사람들은 다 이런 모양이군. 샌디
는 생각했다. 그는 한 번도 브라질에 가본 적이 없었다. 옷장 문
이 열려 있었는데, 옷이 별로 많지 않았다. 빠르게 이곳 저곳으로
옮겨다니며, 옷가방 하나로 살아가는 것 같았다, 어쩌면 패트릭
이 지난주까지 그랬던 것처럼, 그녀도 도망자의 삶을 살고 있는
지 몰랐다. 레아는 커피를 두 잔 따르퍼니, 탁자에 앉으라고 권했
다,
"패트릭은 어때요?
그녀가 물었다.
"상처는 아물고 있습니다. 의사는 괜찮을 거라고 하더군요."
"얼마나 심했는데요?
그녀가 작은 목소리로 물었다. 그는 그녀의 악센트를 좋아했
다. 비록 강하지는 않았지만.
"아주 심했죠."
그는 서류가방 안으로 손을 넣어, 서류철을 하나 꺼내, 그녀에
게 건네주었다. 그가 말을 이었다.
"여기 있습니다."
그녀는 첫 번째 사진을 보더니 얼굴을 찌푸리고, 포르투갈어로
뭐라고 중얼거렸다 두 번째 사진을 보자 그녀의 눈에 눈물이 고
였다.
"불쌍한 패트릭 "
그녀는 혼자말로 말을 이었다.
"가엾은 사란"
그녀는 사진들을 천천히 보면서, 손등으로 가볍게 눈물을 훔쳤
다. 마침내 샌디가 정신을 차리고 그녀에게 화장지를 건네주었
다, 그녀는 사진들을 보며 우는 것을 부끄러워하지 않았다. 그녀
는 다 보고 나더니 단정하게 정리를 하여 다시 서류철 속에 집어
넣었다.
"안됐습니다."
달리 할 말이 생각나지 않아서 샌디는 그렇게 말했다. 이윽고
1가 말을 이었다.
"여기 패트릭이 보낸 편지가 있습니다."
그녀는 울음을 그치고 커피를 더 따랐다
"상처 중에 계속 속을 썩일 게 있을까요?
"의사는 없을 거라고 생각하던데요. 홍터야 남겠지만, 시간이
지나면 다 치료될 겁니다."
"정신적으로는 어떻던가요?
-잘 있습니다. 잠자는 시간은 훨씬 줄었습니다. 낮이나 밤이나
계속 악몽에 시달리죠. 하지만 의사의 치료를 받으면 좋아질 겁
니다. 솔직히 나는 그 친구가 어떤 고통을 겪고 있는지 상상을
못하겠습너다."
그는 커피를 한 모금 마시고는 덧붙였다,
"살마 있는 게 다행이라는 생각이 듭니다."
"그들이 죽이지는 않을 거라고 했어요."
그녀에게 물어볼 것이 아주 많았다. 샌디는 변호사 기질을 발
휘하여, 거의 소리를 지르다시피 질문들을 쏟아냈다. 패트릭은
그들이 바짝 뒤를 쫓고 있다는 것을 알았습니까? 곧 추적이 끝날
것임을 알았습니까? 그들이 조여을 때 당신은 어디 있었습니까?
당신은 그와 함께 살았습니까? 돈은 어떻게 감추었습니까? 지금
돈은 어디 있습니까? 돈은 안전합니까? 제발 나한테 이야기를 좀
해주십시오. 나는 변호사입니다. 믿어도 됩니다.
"그의 이혼에 대해서 이야기해요."
그녀가 갑자기 화제를 바꾸었다. 그녀는 그의 호기심을 느낄
수 있었다. 그녀는 일어서더니 서랍으로 가서, 두꺼운 파일을 꺼
내 그의 앞에 내려놓았다.
"어젯밤에 텔레비전에 나온 트러디를 봤나Q?"
그녀가 물었다.
'거-. 애처롭더군요."
"아주 예쁘던데요."
네, 그렇죠. 안됐지만 패트릭은 트러디의 외모 때문에 결혼을
하는 실수를 저지른 것 같더군요."
"패트릭만 그런 게 아니죠."
"그렇겠죠."
"괘트릭은 그 여자를 경멸했어요. 그 여자는 나쁜 사람이에요.
결혼 내내 부정한 짓을 했으니까요."
"부정한 짓이라고요?
"네 그 파일 안에 다 있어요. 작년에 그들이 함께 살 때, 패트
릭은 탐정을 고용해 그 여자를 감시했어요. 그 여자의 애인은 랜
스 맥사라는 이름을 가진 남자였죠. 그들은 패트릭의 눈을 피해
계속 만나고 있었어요. 패트릭이 집에 없을 때 랜스가 그의 집을
드나드는 사진들도 있어요. 랜스와 트러디가 패트릭의 수영장 가
에서 일광욕을 하는 사진들도 있어요. 물론 벌거벗고요."
샌디는 파일을 집어들고 얼른 넘겨보았다. 마침내 사진들을 찾
았다. 갓난아기들처럼 완전히 발가벗은 모습이었다. 그는 짓궂은
웃음을 지었다.
"이거면 이혼 사건이 좀 달라지겠군."
"아시겠지만, 패트릭은 이혼을 원하고 있어요. 그는 이혼에는
반대하지 않을 거예요. 하지만 그 여자가 입을 다물고 있을 필요
가 있어요. 그 여자는 지금 패트릭에 대해서 나쁜 말들을 지껄이
면서 유쾌한 시간을 보내고 있잖아요."
"이거면 그 여자 입은 다물게 할 수 있을 겁니다. 아이는 어떻
게 하죠?
레아는 자리에 앉더니 그의 눈을 똑바로 바라보았다.
"패트릭은 애슬리 니콜을 사랑해요. 하지만 한 가지 문제가 있
어요. 패트릭이 생부가 아니라는 거예요."
그는 매일 그런 이야기를 듣는다는 듯이 어깨를 으쓱하고는
말했다.
"그럼 누굽니까?
"패트릭도 몰라요. 아마 랜스겠죠. 랜스와 트러디는 한동안 같
이 살았던 것 같아요. 이건 그들의 고등학교 시절로까지 거슬러
올라가는 이야기예요."
"패트릭이 자기가 아버진가 아니라는 걸 어떻게 알았습니까?
"아이가 열네 달 되었을 때, 패트릭은 아이의 손가락을 찔러
혈액 표본을 채취했어요. 그것을 자기 혈액 표본과 더불어 DNA
검사를 하는 연구소로 보냈죠. 그의 의심은 옳았어요. 그는 분명
히 아이의 아버지가 아니었어요. 그 보고서도 그 파일에 들어 있
어요,"
샌디는 머리를 정리하기 위해 잠시 어슬렁거려야 했다. 그는
창가로 가 커낼의 차량들을 지켜보았다. 패트릭 그림 맞추기의
또 한 조각이 막 제자리에 들어갔다, 지금 이 순간 궁금해지는
것은 이런 것이었다. 패트릭이 자신의 옛 생활로부터 떠나는 일
을 얼마나 오랫동안 계획했을까? 나쁜 아내, 사생아, 끔찍한 사
고. 사라진 시체, 절묘한 절도, 돈을 갖고 튀기. 계획은 놀라웠다.
모든 것이 완벽하게 이루어졌다. 물론 지금까지는.
"그런데 왜 이혼을 가지고 싸웁니까?
그는 여전히 창 너머 저 아래를 내려다보며 말을 이었다.
"아이를 원치 않는다면, 왜 너저분한 얘기들을 다시 꺼내냐는
겁니다."
샌디는 답을 알고 있었다. 그러나 그는 그녀가 그것을 설명하
기를 바랐다. 그러는 과정에서 마스터 플랜의 일단을 내비칠 수
도 있는 거니까,
"그 너저분한 얘기들은 오직 그 여자의 변호사한테만 하세요.
그 변호사에게 파일을 보여주세요. 모조리. 그렇게 되면 그들은
합의를 하려고 안달일 거예요."
"그럼 합의를 할 생각입니까?
"그래요."
"어떤 조건으로?
"그 여자가 아무것도 갖지 않는다는 조건으로."
"가질 수 있는 건 얼마나 있는데요?
"상황에 따라 다르겠죠. 작은 재산이 될 수도 있고, 큰 재산이
될 수도 있고."
샌디는 고개를 돌려 그녀를 노려보았다.
"내 의뢰인이 얼마나 가지고 있는지 모르고는 재산을 놓고 합
의니 뭐니 이야기할 수가 없습니다. 어느 시점에선가는 나에게도
정보를 줘야 할 겁니다."
"기다리 세요."
그녀는 전혀 동요하지 않고 말을 이었다.
"시간이 흐르면 더 많은 것을 알게 될 테니까."
"패트릭이 정말로 돈을 이용해 여기서 빠져나갈 수 있다고 생
각하는 겁니까?
"물론 노력을 할 거예요."
"안 될 겁니다."
"그럼 더 나은 생각이 있나요?
"아니요. "
"나도 그럴 거라고 생각했어요. 이게 우리의 유일한 기회예
요.-
샌디는 긴장을 풀고 벽에 몸을 기댔다.
"두 사람이 나한테 더 많은 이야기를 해주면 도움이 될 겁니
다. "
"그럴 거예요. 약속해요, 하지만 우선 이혼부터 처리하기로 해
요. 트러디는 그의 자산에 대한 모든 요구를 포기해야 해요."
"그건 쉬을 겁니다. 또 재미있을 테고."
"그럼 그렇게 해주세요. 다음주에 다시 얘기하죠."
어느새 샌디가 떠날 시간이 되었다, 그녀는 일어서서 서류들을
모으고 있었다. 그는 그의 파일들을 집어 가방에 집어넣었다.
"여기 얼마나 있을 겁니까?
"오래 있지 않을 거예요."
그녀는 그에게 봉투를 하나 건네주며 말을 이었다,
"패트릭에게 보내는 편지예요. 나는 잘 있다고 전해주세요. 돌
아다니고 있다고, 지금까지는 내 뒤를 쫓는 사람을 보지 못했다
고:
샌디는 봉투를 집어들고 그녀와 눈을 맞추려 하였다. 그녀는
초조해하고 있었고, 어서 그가 떠나주기를 바라고 있었다, 그는
그녀를 돕고 싶었다, 적어도 그런 제안은 하고 싶었다. 그러나 지
금은 무슨 말을 하더라도 그녀가 받아들이지 않으리란 걸 잘 알
고 있었다.
그녀는 억지로 웃음을 지어 보이며 말했다.
"당신은 할 일이 있어요. 그러니 그걸 하세요. 나머지 일은 패
트릭과 내가 걱정할 테니까요."
스테파노가 워싱턴에서 자기 이야기를 하고 있는 동안, 베니
아리시아와 가이는 빌록시에 캠프를 차렸다. 그들은 백 -次料)에
있는 방 세 개짜리 콘도를 빌리고 전화와 팩스를 설치했다.
여자가 빌록시에 나타날 게 틀림없다는 것이 전제였다. 패트릭
은 갇혀 있었다. 따라서 눈앞의 미래에는 그의 인생이 예측 가능
했다, 그는 아무데도 가지 않을 터였다. 따라서 그녀가 그에게 와
야 할 터였다. 그리고 그녀가 그렇게 할 때 그녀를 잡아야 했다.
아리시아는 이 마지막 전투를 위해 10만 달러라는 예산을 책
정했다, 이걸로 끝이야. 그는 혼자 맹세했다. 거의 200만 달러나
쏟아부었으니, 조금이라도 남아 있을 때 돈을 뿌리다시피 하는
짓은 그만두어야 했다. 그의 불안한 파트너십의 다른 두 구성원
인 노던 케이스 뮤추얼과 모너크-시에라는 이미 백기를 들었다.
그러나 스테파노가 허풍으로 FBI를 즐겁게 해주는 동안, 가이를
비롯한 나머지 조직은 여자를 찾을 생각이었다. 가능성이 많지는
않았지만.
오스마르와 그의 부하들은 지금도 리우 거리에서 배회하며, 매
일 똑같은 장소를 지켜보고 있었다. 만일 여자가 돌아오면 그들
눈에 띌 수밖에 없었다. 오스마르는 많은 사람들을 부리고 있었
으나, 그 곳이야 인건비가 워낙 싸니까 별 문제될 게 없었다.
베니 아리시아는 연안 지역으로 돌아오면서 씁쓸한 느낌을 지
울 수가 없었다. 그는 플랫 -록랜드 인더스트리스의 임원으로
서 1985년에 그 곳으로 이주했다. 거대한 복합 기업인 그 회사는
20년 동안 그에게 해결사 임무를 주어 세계 각지로 파견을 시켜
왔다. 그 회사에서 이윤을 짤짤하게 남기는 계열사 가운데 하나
가 뉴코스털 조선소였는데, 그 곳은 빌록시와 모빌 사이의 파스
카굴라에 자리잡고 있었다. 1985년 뉴코스털은 엑스퍼디션급의
핵잠수함 네 척을 건조해주기로 하고, 해군과 120억 달러짜리 계
약을 체결했다. 그와 동시에 상급자 중 누군가가 베니를 멕시코
만 연안 지역으로 보내 살게 해야 한다고 결정을 내렸다.
그 때 베니는 뉴저지에서 자라고 보스턴에서 교육을 받은 사
람으로서, 또 당시에는 욕구불만인 사교계 명사의 남편으로서,
미시시피 주의 멕시코 만 연안 지역에서 비참한 생활을 하고 있
었다. 그는 그것이 그가 갈망해오던 기업 내 위계 상-에서 밀려
나 좌천을 당한 것이라고 생각했다. 그의 아내는 빌록시에서 2년
을 보낸 뒤 그의 곁을 떠났다.
플랫 -록랜드는 주주의 보통주를 210억 달러나 가진 공기업
으로, 103개국 36개 계열사에 직원이 8만 명이나 되는 회사였다.
이 기업은 사무실 용품을 공급하고, 나무를 벌채하고, 수천 가지
의 소비재를 만들고, 보험을 팔고, 천연가스를 위해 구멍을 뚫고,
컨테이너 화물을 배로 나르고, 구리를 캐고, 또 무엇보다도 핵잠
수함을 건조했다. 분산된 회사들이 모여 있는 거대한 덩어리라고
도 할 수 있는 이 회사에서는 일반적으로 오른손이 하는 일을 왼
손이 아는 경우가 드물었고, 그래서 자기도 모르는 새에 막대한
이윤을 거둬들이고 있었다.
베니는 이익을 못 내는 계열사는 정리하고 번창하는 계열사에
는 투자를 함으로써 회사를 합리화할 꿈을 꾸었다. 그는 뻔뻔스
러울 정도로 야심이 컸으며, 그가 최고의 자리까지 원한다는 것
은 상급 관리자들 사이에서는 빤히 알려져 있는 사실이었다,
그에게는 빌록시에서의 생활이라는 것이 잔인한 농담과 같은
것이었다. 회사 내의 그의 적들이 힘을 합쳐 그를 추윌 차선에서
밀어낸 것이었다, 그는 정부와 계약을 하는 것을 싫어했으며, 관
료들의 형식주의와 곽방부의 오만을 싫어했다. 또한 잠수함의 건
조시기가 늦어지는 것을 증오했다.
1988년에 그는 전출을 요구했으나 거절당했다. 1년 뒤 엑스퍼
디션 프로젝트에 심각한 비용 초과가 일어나고 있다는 소문들이
나돌기 시작했다. 잠수함 건조는 중지되고, 정부 감사관들과 국
방부 장성들이 뉴코스털 조선소로 내려왔다. 베니는 곤란한 처지
에 놓였으며. 종말이 다가오고 있었다.
플랫 金 록랜드는 방위산업 계약자로서 비용 초과, 과다 청구,
허위 청구 등의 풍부한 역사를 지니고 있었다. 그것은 사업을 하
는 방식일 뿐이었다. 발각이 되면 회사는 보통 논란이 된 파업을
담당한 부서원을 모두 해고시키고. 국방부와 협상을 하여 약간의
환불을 해주었다.
베니는 지역 변호사인 찰스 보건에게 갔다. 그는 패트릭 래니
건이라는 젊은 파트너를 채용한 작은 법률회사의 선임 파트너였
다. 그리고 보건의 사춘은 미시시피 주 출신의 미합중국 상원의
원이었다. 그 상원의원은 과격한 매파이자 군사비 담당 소위원회
위원장으로, 군치 큰 사랑을 받고 있었다.
보건 변호사의 상관은 이제 연방 판사가 되어 있었다. 따라서
이 작은 회사는 미시시피 주의 여느 회사 못지 않게 좋은 정치적
연줄을 가졌다고 할 수 있었다. 베니는 이것을 알고 신중하게 보
건을 고른 것이다.
내부 고발자법이라고도 알려진 허위청구법은 정부와 계약한
프로젝트에서 발생하는 과다 청구에 대해 알고 있는 사람이 그
사실을 밝히도록 권장하기 위해서 만든 것이었다. 베니는 그 법
을 철저하게 공부하고, 심지어 자기 회사 내에 있는 변호사에게
그것을 분석해달라고까지 한 뒤 보건에게 갔다.
그는 플랫 -록랜드가 엑스퍼디션 프로젝트에서 정부에게 약
6억 달러를 과잉 청구하려는 음모를 입증할 수 있다고 주장했다.
머리 위로는 금방이라도 도끼가 떨어질 판국인데, 자기가 나서서
죄를 몽땅 뒤집어쓰고 싶지는 않았던 것이다. 밀고를 하게 되면
다시는 현재의 자리와 비슷한 일자리를 얻을 수 없을 터였다. 플
랫 -록랜드는 업계에 베니의 비행에 대해서 소문을 파다하게
퍼뜨릴 터였다. 그러면 그는 블랙리스트에 오를 것이고, 그걸로
기업 생활은 끝장일 터였다. 베니는 그 모든 것을 다 알고 있었
다. 어떻게 게임이 이루어지는지 잘 알고 있었기 때문이다,
현행법에 따르면 고발자는 법을 위반한 기업이 정부에 환불하
는 금액의 15퍼센트를 받는 것도 가능했다. 베니는 플랫 오 록랜
드의 음모를 입증할 서류를 가지고 있었다. 그리고 그 15年센트
를 받을 가능성을 현실화하는 데는 보건의 전문 지식과 영향력이
필요했다.
보건은 개인적으로 엔지니어들과 컨설턴트들을 고용하여 아리
시아가 뉴코스털 조선소 내부로부터 그에게 넘겨주는 수천 건의
문서들을 검토하고 파악하도록 했다. 그 음모는 말끔하게 정리되
어 있었으며, 그렇게 복잡하지도 않았다. 똑같은 재료에 대해 여
圖 러 번 가격을 계산한다든지 서류를 조작한다든지 하는 방법으로,
회사는 늘 하던 일을 하고 있었던 것이다. 그 관행은 플랫 金 록
랜드에서는 워낙 오랜 전통을 가진 것이라 감추는 방법도 교묘했
다. 그래서 조선소의 상급 관리자 둘만이 그런 것이 존재한다는
것을 알고 있었다, 베니는 그것을 우연히 알게 되었다고 주장했
다.
변호사들은 분명하고 설득력 있는 주장을 정리하여, 1990년 9
월에 연방 법원에 소송을 제기했다. 고소장은 플랫 오 록랜드가 6
억 달러의 허위 청구서를 제출했다고 주장하고 있었다. 베니는
소송이 제기된 날 사임했다.
소송은 조직적으로 준비되고 조사되었으며, 보건은 강하게 밀
어붙였다 그의 사촌도 마찬가지였다. 상원의원은 실제로 소송을
제기하기 전부터 그 일에 관여하고 있었으며, 고소장이 워싱턴에
도착하자 큰 관심을 가지고 지켜보고 있었다. 법률회사의 수임료
는 표준 관행대로 3분의 1이 될 터였다, 상원의원의 몫은 확인되
지 않았다.
보건은 지역 신문에 끊임없이 정보들을 흘려주어, 미시시피에
서는 여론의 압력이 지속될 수 있었다. 상원의원은 워싱턴에서
같은 일을 했다. 플랫 -록랜드는 여론의 무시무시한 공격을 받
고 있다는 것을 알았다. 회사는 곤경에 빠졌다. 지불은 중단되었
고, 주주들은 분노했다. 뉴코스털 조선소의 관리자 여남은 명이
해고당했고, 해고는 앞으로도 지속될 터였다.
평소와 마찬가지로 플랫 소 록랜드는 법무부와 열심히 협상을
하였다. 그러나 이번에는 진전이 없었다. 1년 뒤 플랫 品 록랜드
는 6억 달러를 환불하고, 더 이상 죄를 짓지 않기로 합의했다. 잠
수함 두 척이 반쯤 건조되었기 때문에, 국방부는 계약을 취소하
지는 않기로 합의했다. 그렇게 해서 플랫 -록랜드는 애초에 120
억 달러짜리에서 200억 달러짜리로 불어나게 된 프로젝트를 마
무리지을 수 있었다.
베니는 마침내 큰 돈을 받을 수 있게 되었다. 보건과 회사의
다른 파트너들도 그들 나름대로 큰 돈을 만질 수 있게 되었다.
그런데 패트릭이 사라졌고, 그 뒤를 따라 그들의 돈도 사라진 것
이다.
페퍼 스카버러의 산탄총은 레밍
턴 12구경 펌프 연발식으로, 그의 나이 열여섯에 루시데일의 전
당포에서 산 것이었다. 너무 나이가 어려 면허를 가진 총포상에
서는 구입할 수 없었던 것이다. 그는 200달러를 주고 그것을 샀
으며, 그의 어머니 넬딘의 말에 따르면 그것이 그가 가장 아끼는
물건이었다. 스위니 보안관과 그린 군의 테이텀 보안관은 패트릭
이 죽고 나서 한주 뒤 그의 오두막의 물건들을 살피다가그 산
탄총을 발견했다. 더불어 낡은 침낭과 작은 텐트도 찾았다. 트러
디가 수색을 허락했으나, 그 자체가 중대한 문제였다. 그녀는 그
오두막에 아무런 소유권 지분을 가지고 있지 않았기 때문이다.
그 산탄충, 침낭, 텐트를 패트릭 살인 사건의 증거로 이용하고자
하는 시도는 격렬한 저항에 부딪칠 게 뻔했다. 수색 영장 없이
찾아낸 것들이었기 때문이다. 보안관들은 당시 증거를 수색하고
있었던 것이 아니라는 주장도 타당성이 있었다. 당시에는 범죄
자체가 없었기 때문이다. 그들은 가족에게 넘겨주기 위해 패트릭
의 개인 소지품을 모으고 있었을 뿐이다.
트러디는 침낭과 텐트를 원치 않는다고 했다. 그녀는 그것이
패트릭의 것이 아니라고 굳게 믿고 있었다. 전에 한 번도 본 적
이 없다는 거였다. 그것들은 싸구려로, 패트릭이 살 만한 물건들
같지 않았다. 게다가 패트릭은 야영을 하지 않았다. 그에게는 들
어가 잘 수 있는 오두막이 있었으니까, 달리 둘 데가 없었기 때
문에, 스위니는 그 물건들에 표식을 붙여 증거실에 보관해두었
다. 1,2년 기다렸다가, 연례 보안관 세일 때 팔 생각이었다. 그
러나 6주 뒤 넬딘 크라우치는 페퍼의 야영 장비를 보고 울음을
터뜨렸다.
산탄총은 다른 방식으로 처리했다. 그것은 패트릭이 자는 방의
침대 밑에서 텐트와 침낭과 함께 발견되었는데, 스위니는 그것이
누군가가 황급히 침대 밑에 밀어넣어둔 것이라고 주장했다.
스위니는 산탄총 때문에 즉시 호기심을 느꼈다. 그 자신이 사
냥을 무척 즐기는 사람이었기 때문에, 머리가 있는 사냥꾼이라면
도둑들이 편하게 가져갈 수 있는 외딴 오두막에 산탄총이나 엽총
을 놓아두는 짓은 하지 않는다는 것을 잘 알고 있었던 것이다.
사냥꾼들은 이 지역의 사냥 오두막에 귀중품을 두고 가는 일이
없었다. 스위니는 현장에서 산탄총을 주의 깊게 조사해보았다.
일련번호가 줄에 쓸려 지워졌다는 것을 알 수 있었다. 제조 후
어느 시점에선가 도난을 당했음을 보여주는 것이었다.
그는 이 문제를 테이텀 보안관과 상의했고, 적어도 지문 조사
정도는 해보자고 결론을 내렸다 둘 다 아무것도 나오지 않을 거
라고 확신했지만, 둘 다 노련하고 참을성 많은 경찰관들이라 그
냥 내버려둘 수가 없었던 것이다.
책임을 묻지 않겠다고 안심을 시키자, 루시데일의 전당포 주인
은 자기가 그것을 페퍼에게 팥았다고 시인했다.
스위니와 해리슨 군 선임 수사관인 테드 그림쇼는 패트릭의
병실 문을 정중하게 두드리고, 들어오라는 소리가 들리고 나서야
들어갔다. 스위니는 패트릭에게 미리 그들이 방문할 예정이라는
것과 방문 목적을 알려놓았다. 그저 일반적인 절차일 뿐이오. 패
트릭은 아직 정식으로 입건되지 않은 상태였기 때문이다.
그들은 패트릭을 의자에 앉혀놓고 얼굴 사진을 찍었다. 그는
티셔츠와 체육복 반바지 차림이었고, 머리카락은 헝클어져 있었
으며, 표정은 심술궂어 보였다. 그는 그들이 들고 온 입건 번호를
들고 있었다. 지문도 채취했다. 그림쇼가 그 일을 하는 동안 스위
니는 이야기를 해나갔다.
스위니는 페퍼 스카버러에 대해 두어 가지 질문을 했으나, 패
트릭은 얼른 자신에게 변호사가 있음을 상기시켰다. 어떤 심문에
건 그의 변호사가 참석해야 한다는 것이었다. 나아가서 변호사가
있든 없든, 어떤 것에 대해서도 할 말이 없다고 했다.
그들은 고맙다고 하고 떠났다, 커터와 잭슨에서 온 FBI지문
감식 요원이 구치소의 '래니건 룸'에서 기다리고 있었다. 페퍼의
12구경은 발견될 당시 완전하고 이용 가능한 지문을 여남은 개나
제공했다. 그림쇼는 그 지문들을 채취하여 지하실에 보관해두었
다. 지금 그것들이 탁자에 펼쳐져 있었다. 산탄총은 선반에 있었
다. 텐트와 침낭 옆이었다. 그 곳에는 조깅 운동화와 사진들을 비
롯해 패트릭의 범죄를 입증하기 위해 이용할 수 있는 얼마 안 되
는 증거들이 놓여 있었다.
그들은 플라스틱 잔으로 커피를 마시며 낚시 이야기를 하였다.
지문 감식 요원이 돋보기를 이용해 낡은 지문과 새 지문을 대조
해보고 있었다. 오래 걸리지 않았다.
"몇 개가 완벽하게 일치하고 있소."
그는 계속 작업을 하면서 말을 이었다.
"개머리판에 래니건의 지문이 잔뜩 묻어 있소."
좋은 소식에는 틀림없는데. 그들은 생각했다. 이제 어떻게 한
딘
패트릭은 앞으로 변호사를 다른 방에서 만나겠다고 고집을 부
렸다. 하야니 의사는 얼른 필요한 준비를 해주었다. 패트릭은 또
자신을 1층의 그 방까지 옮겨다줄 휠체어도 요구했다. 간호사 하
나가 그것을 밀어, 인자한 모습으로 문 밖의 복도에 앉아 있는
두 보안관보를 지나, 특수요원 브렌트 마이어스를 지나, 엘리베
이터까지 데려다주었다. 패트릭은 거기서 1층으로 금방 내려갈
수 있었다. 보안관보 하나가 뒤를 따라왔다.
그 방은 의사들이 회의를 할 때 사용하는 것이었다. 병원은 작
았기 때문에 그 방은 거의 이용되지 않는 것 같았다. 샌디는 패
트릭이 말한 도청 장치 감지기를 주문해놓았으나, 며칠 있어야
도착할 것 같았다.
"빨리 가져오라고 해."
패트릭이 말했다.
"자, 자, 패트릭. 설마 그들이 이 방에 도청 장치를 했을 거라
고 생각하는 건 아니겠지? 우리가 이 방을 쓸 거라는 건 1시간
전까지는 아무도 몰-"
"조심은 많이 할수록 좋은 거야."
패트릭은 휠체어에서 일어나 긴 회의 탁자 주위를 어슬렁거렸
다. 샌디는 그가 전혀 절뚝거리지 않는다는 것을 알았다,
"이봐, 패트릭, 긴장을 풀고 좀 쉬는 게 좋겠어. 나도 네가 오
랫동안 도망자 생활을 했다는 건 알아. 넌 두려움 속에 살며, 늘
뒤를 살펴야 했어. 나도 다 알고 있어. 하지만 그런 시절은 끝이
-. 넌 이제 잡혔어. 그러니 긴장을 풀어,"
"그들은 지금도 저 바깥에 있어, 알아? 그들은 나는 손에 넣었
지만, 돈은 못 넣었어. 돈이 나보다 훨씬 더 중요한 거야. 그걸
잊지 마, 샌디. 그들은 돈을 손에 넣기 전에는 절대 쉬지 않을 거
야."
"그럼 누가 여기를 도청한다는 거이n좋은 편 아니면 나쁜 편?
경찰 아니면 악당낀
"돈을 잃어버린 사람들은 그걸 찾으려고 엄청난 돈을 쏟아부
었어 "
태-가 어떻게 알아?
패트릭은 다시 게임을 시작할 때가 되었다는 듯 어깨를 으쓱
했다.
"그들이 누군데?
샌디가 물었다. 패트릭은 오랫동안 입을 다물고 있었다. 레아
가 화제를 바꾸고 싶을 때 사용하던 방법과 비슷했다.
-
패트릭이 말했다. 그들은 탁자에서 마주보고 앉았다. 샌디는
몇 시간 전에 레아가 준 두꺼운 파일을 꺼냈다. 트러디의 약점이
담긴 파일이었다.
패트릭은 즉시 그것을 알아보았다.
"언제 레아를 만났어?
그가 간절한 표정으로 물었다.
"오늘 아침에. 잘 있어. 사랑한다고 전해달래. 아직 아무도 따
라붙지 않는데. 이걸 전해달라고 하더군."
그는 탁자 건너로 봉투를 밀었다. 패트릭은 얼른 그것을 집어
들고 뜯었다. 세 장짜리 편지가 나왔다. 패트릭은 변호사는 까맣
게 잊고 그것을 천천히 읽어나갔다.
샌디는 파일을 넘겨, 트러디가 벌거벗고 수영장가에 누워 있는
사진들을 보았다. 옆에는 그녀의 정부가 널브러져 있었다. 어서
그것을 모빌에 있는 그녀 변호사에게 보여주고 싶어 참을 수가
없었다. 그들은 세 시간 뒤에 만나기로 약속을 해놓은 상태였다.
패트릭은 편지를 다 읽더니, 조심스럽게 접어, 봉투에 도로 집
어넣었다.
"레아한테 줄 편지가 있어."
패트릭은 탁자 건너를 홀끗 보다 사진들을 보았다.
"잘 찍었지?
"놀라워. 이혼 사건에서 이렇게 근사한 증거물은 처음 보았
어."
"손이 많이 가는 일이었어. 결혼하고 거의 2년이 지나서 그녀
의 첫 남편을 만나게 되었지. 아주 우연히. 뉴올리언스에서 세인
츠의 시합이 열리기 전의 어느 파티에서였어. 우리는 술을 몇 잔
마셨는데, 그 친구가 랜스 이야기를 하더군. 그 사진들 속의 수코
양이 같은 놈이 랜스야."
"레아가 설명해주었어 "
"트러디는 당시에 임신중이었어. 그래서 난 트러디에게 아무
말도 안 했지. 당시 우리 결혼 생활은 천천히 잘 풀려나가고 있
었지. 우리는 그 아이만 낳으면 모든 게 완벽할 거라고 생각했어.
트러디는 남을 기만하는 데는 천부적인 재능을 타고났거든. 나는
장단을 맞춰주기로 했어. 자랑스러운 아버지의 모습을 보여준다
든지 하면서 말이야. 하지만 1년 뒤에 나는 증거들을 모으기 시
작했지. 언제 필요할지는 몰랐지만, 그 결혼 생활은 결국 끝이 날
거라는 걸 알고 있었어. 나는 기회가 생길 때마다 집을 비웠지.
사업, 사냥, 낚시, 친구들과의 주말 파티 등등. 하지만 트러디는
전혀 괘념치 않는 것 같았어,"
"그 여자 변호사를 5시에 만나기로 했어."
"잘했군. 멋진 시간을 보내게 될 거야. 변호사들의 꿈이라 할
만하지, 온갖 협박을 가하지만, 결국 합의서를 가지고 떠난다. 트
러디는 무조건 서명을 해야 할 거야, 샌디 그리고 내 재산은 조
금도 가져가지 못해."
"네 재산 이야기는 언제 할래?
"곧. 약속할게. 하지만 그것보다 더 다급한 게 있어."
샌디는 예의 그 황색 괘선지철을 꺼내 필기를 할 준비를 했다,
"얘 기해봐."
"랜스는 비열한 인물이야. 포인트커데트 근처의 술집에서 큰
놈이지. 고등학교도 마치지 알았어. 마약 밀매로 3년을 살았고
씨가 나빠. 지하 세계에 친구들이 있지. 돈만 주면 뭐든지 할 수
있는 놈들을 알고 있어. 두꺼운 파일이 또 하나 있는데, 그건 랜
스에 대한 거야, 레아가 그건 주지 않은 것 같군."
"그래. 이것만 줬는데."
"다음에 만날 때 물어봐. 똑같은 사립탐정을 고용해 랜스의 더
러운 짓에 대한 자료를 1년 동안 모았으니까. 그리고 트러디는
돈을 가지고 있어. 얼마나 남았는지는 모르지만, 아마 다 쓰지는
않았을 거야."
"랜스가 널 공격할 거라고 생각하는 거야丁
"아마 그럴 거야. 생각해봐, 샌디. 지금 내가 계속 죽어 있기를
바라는 사람은 트러디뿐이야. 내가 없어져만 주면 트러디는 남은
돈을 그대로 가지고 있을 수 있어. 가진 돈을 보험회사가 빼앗아
갈 걱정을 하지 않아도 된단 말이야. 난 트러디를 알아. 돈과 고
급스런 생활방식이 인생의 전부인 여자지."
"하지만 어떻게 랜스가,, "
"다 방법이 있어, 샌디. 내 말을 믿어, 다 방법이 있는 거야."
패트릭이 마치 살인을 저지르고도 처벌을 안 받고 빠져나간
사람처럼 차분하고 자신 있는 태도로 그 이야기를 했기 때문에
샌디는 잠시 몸이 오싹했다.
"다 방법이 있어. 쉬워."
패트릭은 세 번째로 그 이야기를 했다. 눈이 빛나면서, 눈가의
주름들이 팽팽하게 당겨졌다.
"좋아. 그럼 내가 어떻게 해야 하지? 보안관보들과 함께 복도
에 앉아 너를 지켜줄까?
"소설을 하나 써, 샌디."
"말해봐."
"첫째, 트러디의 변호사한테 랜스가 암살자를 찾아 돌아다니고
있다는 정보를 입수했다고 말해. 오늘 그를 만나서 헤어지기 바
로 직전에 그렇게 해. 그 때쯤이면 트러디의 변호사는 엄청난 충
격을 받아 네가 하는 말이면 뭐든지 믿게 될 테니까. 경찰과 만
나 그 문제를 의논할 계획이라고 말해줘. 트러디의 변호사는 트
러디에게 전화를 할 거고, 트러디는 격렬하게 부인을 하겠찌. 하
지만 이제 변호사는 트러디의 말은 믿지 않게 될 거야. 트러디는
자기하고 랜스가 그런 생각을 했다고 다른 사람이 의심한다는 것
만으로토 움츠러들 거야. 그리고 나서 보안관과 FBI를 만나 같은
이야기를 해. 왜 네가 내 안전에 대해 걱정하는지 얘기해줘 그들
이 반드시 트러디하고 랜스와 그 소문에 대해 이야기를 하도록
설득을 해야 돼, 난 트러디를 아주 잘 알아, 샌디. 트러디는 돈을
놓치지 않기 위해서는 랜스를 희생시킬 거야. 하지만 자기도 잡
힐 가능성이 있다면 그렇게 못할 거야. 만일 경찰이 의심을 하면
트러디는 물러날 거야."
"이미 생각을 많이 했군. 다른 게 또 있나?
"응. 마지막으로 할 일은 언론에 홀리는 거야. 기자를 하나 찾
아서,,,,,,."
"그건 어렵지 않을 거야."
"네가 믿을 수 있는 기자여야 해,"
"어이쿠, 그럼 무척 힘들어지네."
"그렇진 않아. 신문을 쭉 읽고 있었는데, 괜찮은 기자가 두 명
짙도 있어. 그들을 확인해봐. 네 맘에 드는 사람으로 골라. 그에
게 그 소문을 내달라고 해. 비공식적인 것으로 처리해달라고. 그
리고 그 대가로 진짜 기삿감이 있을 때 제일 먼저 알려주겠다고
해. 그 친구들은 그런 식으로 일을 하니까, 내 마누라가 돈을 잃
지 않기 위해 살인청부업자를 고용하려고 시도한다는 첩보가 있
어, 보안관이 수사를 하고 있다고 기자한테 말해. 그럼 받아 먹을
거야. 확인할 필요도 없을 거야. 젠장, 기자들이야 늘 소문을 쓰
"~F"
샌디는 필기를 끝내면서 그의 의뢰인의 준비성에 놀랐다. 그는
파일을 덮고 펜으로 그것을 두드리며 물었다.
"이런 걸 얼마나 가지고 있어?
"남의 약점?
"응. "
"아마 2O킬로그램쯤 될걸. 내가 사라진 이후 모빌의 한 작公
창고에 보관해놓았었지,"
"또 뭐가 있지?
"다 남의 약점들이지 뭐."
"누구의 약점?
'재 전 파트너들. 그 외에 다른 사람들. 그 이야기는 나중에 하
자고."
"언제?
"곧, 샌디,"
트러디의 변호사 J. 머리 리들턴은 목이 굵은 예순 살의 명랑
한 남자로, 두 가지 유형의 법을 전문으로 다루는 사람이었다. 하
나는 크고 지저분한 이혼 사건이었고, 또 하나는 정부를 속이는
것을 목적으로 하는 재정적 충고였다. 리들턴은 만난 지 몇 초도
되지 않아, 여러 가지 대조적인 측면들을 보여주었다. 성공을 거
둔 사람이지만 촌스러운 패션 감각에, 똑똑하지만 지독히도 못생
긴 얼굴에다가, 웃음을 짓고 있었지만 사악함을 드러내고 있었므
며, 온화한 말소리였지만 독설로 가득 찬 언변 따위들을. 모빌 시
내에 있는 그의 큰 사무실은 오래 전에 잊혀진 파일들과 낡은 법
률서적들로 어지러웠다. 그는 정중하게 샌디를 맞이하며 의자를
가리키고 술을 권했다. 이제 5시도 지났는데 뭐 어떻겠소. 과러
나 샌디는 사양했고, J. 머리도 아무것도 마시지 않았다.
"그래, 우리 소년은 어떻소?
J. 머리가 이를 환하게 드러내며 물었다.
"무슨 말씀이신지?
"왜 이러시오. 우리의 소년, 패트릭 말이오. 돈은 찾았소?
"내가 돈을 찾고 있었던가요?
J. 머리는 그 말이 즐거웠는지 잠시 웃음을 터뜨렸다. 그는 자
기가 이 만남의 주도권을 잡고 있다는 것을 추호도 의심하지 않
았다 칼자루는 다 자기가 쥐고 있다고 생각하는 것 같았다.
샌디가 말했다.
"어젯밤에 텔레비전에서 리들턴 씨의 의뢰인을 봤습니다. 1
너저분하고 선정적인 프로그램. 그 제목이 뭐더라?
"인사이드 저널이오. 트러디가 놀랍지 않던가요? 그리고 그
아이는 인형같더군. 가엾은 사람들."
"내 의뢰인은 리들턴 씨의 의뢰인이 앞으로 그들의 결혼과 이
혼에 대해 공적인 언급을 하지 않을 것을 요구하고 있습니다."
"당신 의뢰인더러 내 의뢰인 밑이나 닦아주라고 하시오. 그리
고 당신은 내 밑이나 닦아주고."
"난 싫습니다. 내 의뢰인도 싫다고 할 겁니다."
"이보시오, 젊은이, 나는 헌법 제I조 수정 조항의 적극 지지파
요. 무슨 말이든 하라. 무슨 짓이든 해라. 무엇이든 출판하라. 이
모든 것이 바로 헌법에 의해 보호받고 있단 말이오."
그는 그의 창 옆, 거미줄이 쳐진 법률서적들이 벽을 이루고 있
는 곳을 가리키더니 말을 이었다.
"그 요구는 거부하겠소. 내 의뢰인은 아무 때나 무슨 일이나
공표할 권리를 가지고 있소. 내 의뢰인은 당신 의뢰인한테 모욕
을 당했고, 또 이제 매우 불확실한 미레에 직면해 있소."
"좋습니다. 모호한 부분을 분명히 하고 싶었을 뿐입니다."
"이제 분명해졌소?
'거-. 자, 우리는 사실 그쪽 의뢰인의 이혼 요구에는 이의를 제
기하지 않습니다. 아이 양육권도 가져도 좋습니다."
"어이쿠, 고맙구려. 정말 관대하시군."
"사실 내 의뢰인은 아이의 방문권을 요구할 생각도 없습니다."
"똑똑한 사람이구먼. 아이를 4년이나 버려둔 뒤이니, 아이를
보려면 왜 시달려야 한다는 걸 알기는 아는군."
"또 다른 이유가 있습니다."
샌디는 파일을 열고 DNA검사 결과를 집어들었다. 그는 사본
을 J. 머리에게 건네주었다. J. 머리는 웃음을 거두고 눈을 가늘
게 뜨고 서류를 살폈다.
"이게 뭐요?
J. 머리가 의심스러워하는 표정으로 물었다.
"직접 읽어보시지 그럽니까."
J. 머리는 코트 호주머니에서 돋보기를 꺼내더니 둥그스름한
편인 머리에 걸쳤다. 그는 보고서를 멀찌감치 떨어뜨려 똑바로
잡고 천천히 읽어나갔다. 첫 장을 읽고 난 뒤에는 멍한 표정으로
샌디를 흘끔거렸고, 둘째 장을 읽고 나자 힘차 보이던 어깨가 약
간 내려갔다.
J. 머리가 다 읽자 샌디가 말했다.
"비참한 일 아닙니까?
"생색내지 마시오. 틀림없이 설명이 가능한 일일 거요."
"난 틀림없이 설명이 안 될 거라고 봅니다. 앨라배마 법에 따
르면 DNA는 결정적인 증거입니다. 자, 나는 리들턴 씨만큼 헌법
수정 1조를 강력히 지지하는 사람은 아니지만, 만일 이게 공표되
면 그쪽 의뢰인은 무척 당황하겠죠? 상상해보십시오. 어떤 남자
와 행복한 결혼 생활을 하는 척하면서 남의 애를 가지다니. 안됐
지만. 연안 지역에서는 잘 먹혀드는 이야깃거리 아닙니까?
"공표하시오."
J. 머리가 자신없는 말투로 덧붙였다.
"난 상관없소."
"먼저 의뢰인한테 물어보시지 그럽니까."
"우리 법에서는 그건 중요한 일이 아니오. 설사 트러디가 간통
을 했다 하더라도, 그는 그것을 알고 나서도 계속 함께 살았소.
따라서 그가 그것을 받아들인 거요. 그것을 이혼의 근거로 이용
하지 않았다는 거요."
"이혼 이야기는 그만둡시다. 이혼은 한다니까요. 아이 얘기도
그만둡시다."
"오, 이제 알겠군. 협박이로군. 내 의뢰인더러 그의 재산에 대
한 요구를 중단하라 이거지? 그래야 그걸 공표하지 않겠다는 거1?"
"뭐 그런 셈입니다."
"당신 의뢰인은 완전히 미쳤소. 당신도 마찬가지요."
J. 머리의 뺨이 붉어졌다. 그는 잠시 주먹을 불끈 쥐었다.
샌디는 냉정하게 서류철을 뒤져서, 다음 폭탄을 꺼냈다. 그는
보고서를 책상에 올려놓았다,
"뭐요?
J. 머리가 물었다.
"읽어보십시오."
"난 읽는 데 지쳤소."
"좋습니다. 이건 내 의뢰인이 사라지기 1년 전 사립탐정이 그
쪽 의뢰인과 그 여자 남자친구를 미행한 보고서입니다. 그들은
다양한 장소에서 단둘이 있었는데, 주로 내 의뢰인의 집에서 그
랬습니다. 실내에서, 우리는 적어도 열여섯 번 그들이 함께 침대
에 있었을 거라고 추측하고 있습니다."
"대단하군."
"이걸 보십시오."
샌디는 x10인치짜리 천연색 사진 두 장을 보고서 위에 던졌
다. 벌거벗은 두 사람을 찍은 사진들이었다. J. 머리는 흘끗 보다
가, 이윽고 사진들을 움켜쥐고 좀더 자세히 살폈다.
샌디는 도와주기로 했다.
그것은 내 의뢰인이 댈러스에 세미나를 하러 갔을 때 내 의뢰
인의 수영장 가에서 찍은 겁니다. 혹시 그 사진 속에 아는 사람
없습니까?
J. 머리는 작게 툴툴거리는 소리를 내뱉었다
"이것말고도 많이 있습니다."
샌디는 J. 머리가 사진에서 고개를 들기를 기다렸다가 말을 이
었다.
-그리고 사립탐정들이 보낸 보고서가 세 개 더 있습니다. 내
의뢰인은 자기 부인을 무척 의심했던 모양이더군요."
샌디의 눈앞에서 J. 머리는 완강한 옹호자에서 숭고한 중재자
로 바뀌었다. 갑자기 무기를 빼앗긴 변호사들에게서 흔히 볼 수
있는 카멜레온과 같은 변신이었다. 그는 좌절감에 빠져 무겁게
숨을 내쉬더니, 가죽 회전의자 속에 낮게 가라앉았다.
그들이 우리한테 모든 걸 다 이야기해주는 게 아니잖소, 안
그렇소?
갑자기 우리 대 그들 사이의 문제가 되어버렸다. 변호사들 대
의뢰인들. 그와 샌디는 이제 같은 편에 놓인 사람들이 되었다. 이
제 우리는 어떻게 하면 좋겠소?
그러나 샌디는 아직 그와 한팀이 될 준비가 안 되어 있었다.
"다시 말하지만, 나는 리들턴 씨만큼 헌법 수정 1조를 강력하
게 지지하는 사람이 아닙니다. 그런데도 이런 사진들이 선정적인
신문이나 프로그램으로 흘러들어갈 수도 있습니다. 그것은 트러
디에게는 곤란한 일일 겁니다."
J. 머리는 그만두라는 듯이 손을 휘젓고는 손목시계를 흘끔거
렸다.
"정말 한 잔 안 하겠소?
"안 합니다."
"당신네 소년이 얼마나 가지고 있소?
"솔직히 나도 아직은 모릅니다-그리고 그건 중요한 문제가 아
닙니다. 중요한 것은 이 소동이 다 가라앉았을 때 그에게 뭐가
남느냐 하는 겁니다. 지금은 아무도 모르지만."
"틀림없이 9,000만 달러 대부분을 가지고 있을 거야."
"그에게는 그 이상의 소송이 걸려 있습니다. 무기징역이나 사
형을 당할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구요. 리들턴 씨, 그는 이 이혼
체 대해서는 눈곱만치도 걱정하지 않습니다."
"그런데 왜 우리를 협박하는 거요?
"그는 트러디가 입을 다물고, 곱게 이혼이나 해서 사라져주기
를 바라고 있습니다. 앞으로도 그에게 무슨 권리 주장 같은 것은
하지 말고 말입니다. 지금 그렇게 약속해주기를 바라고 있습니
다."
"안 그런다면?
J. 머리는 타이를 느슨하게 풀고 의자 속으로 조금 더 깊숙이
들어갔다. 갑자기 퇴근 시간이 너무 많이 지나버린 느낌이었다.
집에 가야 했다. 그는 한참 생각하더니 말을 이었다,
"트러디는 모든 걸 잃을 거요. 그가 그걸 알고 있소? 보험회사
가 트러디의 껄질을 벗겨버릴 거요."
"여기서 승자는 없습니다. 리들턴 씨,"
"내가 트러디에게 이야기해보리다."
샌디는 자기 물건을 챙겨 천천히 문으로 물러났다. J. 머리가
다시 처량한 웃음을 지었다. 헤어지기 위해 악수를 하는 순간, 샌
디는 마치 그 때까지는 까맣게 잊고 있었다는 듯이, 뉴올리언스
의 그의 사무실에서 입수한 출처불명의 정보에 대해 이야기하였
다. 랜스가 암살자를 찾고 있다는 정보였다. 그걸 믿어야 할지 말
아야 할지 모르겠지만, 어쨌든 보안관과 FBI와 이야기를 하지 않
을 수가 없겠더군요.
그들은 잠간 그 이야기를 하였다. 리들턴은 자기 의뢰인에게
그 이야기를 하겠다고 약속했다,
하야니는 맨 끝에 있는 패트릭
의 병실에 들렀다. 날이 어둑어둑해지고 있었다. 퇴근 시간은 지
난 지 오래였다. 그의 유명한 환자는 병실에서 유일하게 비어 있
던 구석에 임시로 책상을 설치해놓고, 운동용 반바지를 입고 의
자에 앉아 있었다. 책상이라고 해봤자 작은 탁자에 지나지 않았
다. 그 위에 패트릭이 잡역부를 하나 속여 얻은 램프가 놓여 있
었다- 플라스틱 물잔에는 펜과 연필이 들어 있었다. 또 하나의 잔
에는 종이 클립, 고무줄, 압핀 등이 쌓여가고 있었다. 모두 간호
사들이 기부한 것이었다. 그는 심지어 괘선지철도 세 권이나 갖
고 있었다.
패트릭은 이제 자기 본업에 물두하고 있었다. 상당한 분량의
법률 문서들이 한쪽 구석을 차지하고 있었다. 의사가 불쑥 들더
왔을 때, 그는 자신에게 제기된 수많은 소송의 소장들 가운데 하
나를 검토하고 있었다. 의사가 들어온 것은 오늘만 벌써 세 번째
였다.
"내 사무실에 오신 것을 환영합니다."
패트릭의 머리 위에서 멀지 않은 곳에 큼지막한 텔레비전이
걸려 있었다. 의자 등받이는 침대에서 30센티미터밖에 안 떨어져
있었다.
"멋지군요."
하야니가 말했다. 병원은 법률사무소보다 더 빠르게 소문이 퍼
졌다. 지난 이틀간 사람들은 312호실에 새 법률회사가 세워졌다
고 즐겁게 소곤거렸다, 하야니가 말을 이었다.
"의사들은 고소하지 않기를 바랍니다."
"절대 안 하겠습니다. 나는 변호사일을 13년 했지만, 한 번도
의사를 고소한 적이 없습니다. 병원도요."
그 말을 하면서 그는 일어서서 하야니를 돌아보았다.
"어쩐지 처음부터 마음에 들더라니."
의사는 그렇게 대꾸하면서 패트릭의 가슴에 난 화상을 살짝
살폈다.
"어떠세요?
그 말도 벌써 세 번째 묻는 것이었다.
"좋습니다."
패트릭도 같은 말을 되풀이했다, 그 날만 해도 벌써 몇 번째
하는 말인지 몰랐다. 스타를 동경하는 호기심 많은 간호사들이 1
시간에 적어도 두 번은 사소한 일을 가지고 안으로 들어와 늘 똑
같은 질문을 했다.
"기분이 어떠세요?
"좋습니다."
패트릭도 늘 똑같은 대답만 했다.
"오늘은 낮잠을 잤나요?
하야니가 물었다. 그는 이제 쭈그리고 앉아 왼쪽 허벅지를 살
피는 중이었다.
"아니요. 약 없이는 자기가 힘들어요. 그리고 낮에 잠을 자는 건
정말 싫어합니다 "
사실 간호사와 잡역부들이 끊임없이 드나들기 때문에 낮잠을
자는 것은 불가능했다.
패트릭은 침대 가장자리에 앉아 진지한 표정으로 의사를 보았
다,
"얘기 좀 할 수 있을까요?
하야니는 차트에 긁적거리던 걸 멈추고 대답했다.
"그럼요,"
패트릭은 사방에 귀가 있기나 한 것처럼 좌우를 살폈다. 그는
작은 소리로 말했다.
'재가 변호사였을 때, 내 의뢰인 가운데 은행가가 있었습니다.
그는 횡령으로 잡혔죠. 나이는 마흔넷에, 기혼이고, 십대 아이가
셋 있었습니다. 훌륭한 사람인데 멍청한 짓을 한 거죠. 그는 집에
서 밤늦게 체포되어 해리슨 군 교도소로 갔습니다. 사람이 많았
죠. 그가 들어간 감방에는 거리의 조무래기 둘과 흑인들이 있었
습니다. 아주 못된 사람들이었죠. 그들은 처음에는 그가 비명을
지르지 못하도록 입에 재갈을 물렸습니다. 그 다음에는 때리고,
그 다음에는 어떤 짓을 했는데, 아마 선생은 알고 싶지 않을 겁
니다. 2시간 전만 해도 서재에서 영화를 보고 있었는데, 이제 집
에서 5킬로미터 떨어진 교도소에서 다 죽게 된 겁니다."
패트릭은 고개를 푹 떨구고, 손가락으로 콧잔등을 눌렀다.
하야니가 그의 어깨를 어루만졌다
"나한테 그런 일이 일어나지 않게 해주십시오."
패트릭이 말했다. 눈에는 물기가 있었고, 목소린는 긴장되어
있었다.
"걱정 마십시오, 패트릭."
"생각만 해도 끔찍합니다. 그것 때문에 악똥을 낀요."
"내가 약속하겠습니다. 패트릭,"
"난 이미 고통을 겪을 만큼 겪은 사람입니다."
"약속하겠습니다. 패트릭. 분명히 약속합니다."
다음 심문관은 워런이라는 이름의, 다람쥐처럼 작은 사람이었
다, 그는 줄담배를 피웠으며, 짙은 색의 두꺼운 안경을 통해 세상
을 보았다 눈은 보이지 않았다. 왼손에는 담배를 쥐고 있었고,
오른손에는 펜을 쥐고 있었다. 그 외에는 입술을 제외하면 아무
것도 움직이지 않았다. 그는 단정하게 쌓아놓은 서류 뒤에 웅크
리고 앉아 반대편을 향해 질문을 쏘아댔다. 반대괸에서는 스테파
노가 종이 클립을 만지작거리고. 그의 변호사가 노트북을 가지고
씨름을 하고 있었다.
"조합은 언제 구성했소?
워런이 물었다.
"뉴욕에서 그가 종적을 감춘 후요. 우리는 철수를 하고 기다렸
소. 귀를 기울일 수 있는 곳에서는 귀를 기울였소. 그의 움직임을
되짚어보기도 했소. 그러나 아무 소용 없었소. 그가 남긴 흔적은
빠르게 사라지고 있었소. 그래서 우리는 장기전에 들어갈 준비를
했소. 나는 베니 아리시아를 만났소. 그는 기꺼이 수색 자금을 대
기로 했소. 그리고 모너크-시에라와 노던 케이스 뮤추얼도 만났
소. 그들도 잠정적으로 합의해주었소. 노던 케이스 뮤추얼은 마
지못해 과부한테 250만 달러를 준 직후였소. 그들은 그것을 돌려
달라고 소송을 걸 수도 없었소. 그가 살아 있다는 결정적 증거가
없었기 때문이오. 그래서 그들도 50만 달러를 내기로 약속했소.
모너크-시에라는 더 복잡했소. 당시에는 아직 내준 돈이 없었으
니까. 그들의 피해액은 400만 달러였소."
"모너크가 보건의 회사의 과실 보험을 책임졌던 거요?
-비슷하오. 정확히 말하자면 관례적인 과실 보험과는 별개지
만. 그들이 책임진 보험은 법률회사가 그 피고용인이나 파트너들
에 의해 사기나 절도를 당하는 것으로부터 보호해주는 거요. 따
라서 래니건이 법률회사의 돈을 훔쳤기 때문에, 모너크-시에라는
거금 400만을 내주지 않을 수 없었던 거요."
"하지만 그 돈은 당신 의뢰인인 아리시아 씨가 받지 않았소?
-맞소. 그는 처음에는 보건의 회사에 그가 잃은 6,000만 전액
에 대한 소송을 걸었소. 하지만 그 회사에는 자산이 거의 없었소.
보건의 회사는 보험금을 타면 주겠다고 약속했소. 우리 모두 자
리에 앉아 합의를 했소. 모너--시에라는 만일 아리시아 씨가 그
돈 가운데 래니건을 찾는 데 100만을 쓰면 싸우지 않고 돈을 다
내놓겠다고 합의했소. 아리시아 씨는 동의했소. 하지만 모너크-
시에라가 수색 자금으로 별도로 100만을 내놓아야 한다는 조건
을 내걸었소."
L(그러니까 아리시아가 100만, 모너크-시에라가 100만, 노던 케
이스 뮤추얼이 50만을 내놓았다는 이야기로군. 그렇게 해서 전부
250만 달러를."
"그렇소. 그것이 초기의 합의였소."
"보건의 회사는 어떻게 하고?
"그들은 참여하지 않는 쪽을 택했소. 솔직히. 그들은 돈이 없
었소. 그리고 충격이 너무 커 대응을 할 샐각도 못하고 있었소.
처음에는 그플은 다른 방법으로 도왔소."
"그럼 다른 참가자들은 돈을 냈소?
"그렇소. 그 돈은 내 회사의 계좌로 송금되었소."
"수색이 끝났을 때 돈은 얼마나 남았소?
"거의 남지 않았소."
"얼마나 썼소?
"350만 정도. 1년 전쯤 자금이 바닥났소. 보험회사들은 더 못
내겠다고 했소. 아리시아 씨가 50만을 더 냈고, 이어 30만을 더
냈소. 그가 지금까지 낸 돈은 총 190만이오."
사실 꽉 채운 200만 달러였다. 베니가 머뭇거리면서도 결곽 여
자를 찾겠다고 결정했기 때문이다. 물론 FBI는 그것을 모를 터였
다.
"돈은 어떻게 썼소?
스테파노는 메모를 참조했다. 그러나 대충만 보았을 뿐이다.
"100만 정도가 인건비, 출장비 등 수색과 관련된 비용에 들어
갔소. 150만은 보상금이었소. 그리고 100만은 우리 회사가 받은
수임료요."
"100만 달러를 받았다고요?
워런이 되물었다. 그러나 여전히 근육은 움직이지 않고, 목소
리만 약간 올라갔을 뿐이다.
"그렇소. 4년간의 기간에 걸쳐."
"보상금 이야기를 해보시오."
"그럼 수색 이야기를 본격적으로 해야 하는데."
"이야기해보시오."
LI우리가 한 첫 번째 일은 패트릭 래니건의 실종에 대해 정보를
제공하면 보상을 한다는 계획을 수립하는 것이었소. 당신들도 그
보상금에 대해 알고 있을 거요, 하지만 보건의 회사에서 제공하
는 보상금이라고 생각했겠지. 우리는 조용히 그 회사로 가서, 찰
스 보건을 설득하여 정보 제공자에게 보상금을 제공하는 계획을
발표하게 했소. 그는 처음에는 5만 달러를 주겠다고 발표했소.
우리는 보건에게 만일 정보제공자가 있으면. 우리에게 조용히 통
보해달라고 했소."
"FBI는 거기까지는 모르고 있었는데."
L1몰랐겠지, FBI는 보상금에 대해서는 알고 있었고, 또 그것을
숭인했소. 그러나 보건은 우리와 한 약속을 발설하지 않았소. 우
리는 어떤 정보가 들어오든 우리가 제일 먼저 알기를 바랐소.
FBI를 불신해서가 아니라, 우리가 직접 래니건과 돈을 찾고 싶었
기 때문이오."
"그 시점에서 그 일에 매달린 사람이 몇 명이었소?
"여남은 명."
"당신은 어디 있었소?
여기 하지만 일주일에 적어도 한 번은 빌록시에 갔소."
"FBI가 당신이 하는 일을 알고 있었소?
-전혀. 내가 아는 한, FBI는 우리가 개입했다는 것도 모르고
있었소. 지난주까지는,"
워런 앞에 놓인 파일도 그 사실을 말해주고 있었다.
"계속하시오."
우리는 두 달, 석 달, 넉 달 동안 아무 소식도 못 들었소. 우
리는 보상금을 7만 5,000달러로 올렸고, 이어 10만 달러로 올렸
소. 보건은 온갖 미치광이들이 하는 이야기 때문에 골머리를 앓
았고, 그 내용을 FBI에게 전달했소. 그러다 92년 8월, 보건은 뉴
올리언스의 한 변호사에게서 전화를 받았소. 그의 의뢰인이 그
실종 사건에 대해 아는 게 있다는 이야기였소. 그의 이야기가 매
우 합리적이었기 때문에, 우리는 뉴올리언스로 가서 그를 만났
소=
"그 사람 이름이 뭐요?
"라을 라우지에레, 로올라 가에 사무실이 있소."
"당신이 직접 만났소?
"그렇소."
"당신말고 또 누가 갔소?
스테파노는 그의 변호사를 흘끗 보았다. 변호사는 잠시 동작을
멈추고 깊은 생각에 타져 있었다,
"이건 은밀한 사업이오. 내 동료들 이름은 밝히지 않는 게 좋
겠소."
"밝힐 필요 없습니다."
변호사가 큰 소리로 말했다. 그것으로 그 문제는 끝이 났다.
"좋소. 계속하시오."
"라우지에레는 진지하고, 윤리적이고, 믿을 만해 보였소. 또
준비성이 있는 사람이었소. 그는 패트릭과 그 돈이 사라진 것에
대해 모든 것을 알고 있는 것 같았소. 신문 보도를 스크랩해 놓
은 파일도 가지고 있었소. 모든 것에 색인이 붙어 있어 당장 이
용이 가능했소. 그는 우리에게 그의 의뢰인이 알고 있는 것을 정
리한, 한 행씩 띄어 친 네 쪽짜리 문서를 주었소."
"그냥 말로 자세히 이야기해보시오. 문서는 나중에 읽어볼 테
니까."
"그럽시다."
스테파노는 기억에 의거해서 그 문서에 적힌 이야기를 옮겼다.
"그의 의뢰인은 에린이라는 이름의 젊은 여자로, 틀레인 의대
에서 공부를 하고 있었는데, 당시 이혼을 하고 파산 상태에 빠지
는 등 곤경을 려고 있었소. 그래서 돈을 좀 벌려고 쇼핑 몰 체인
의 커다란 서점에서 야간 교대조로 일을 했소. 92년 1월에, 에린
은 한 손님이 여행과 언어 쪽 책장을 돌아다니고 있는 것을 보았
소. 뚱뚱했고, 양복을 입고 있었고, 흰색이 드문드문 비치는 검은
턱수염을 단정하게 기르고 있었고, 약간 초조해 보였소. 밤 9시
가 되어가고 있었소. 서점에는 사람이 거의 없었소. 그는 마침내
언어 교재를 하나 골랐소. 카세트가 열두 개 들어 있고, 학습장도
들어 있는 그런 교재 말이오. 모두 늘씬한 상자 하나에 다 들어
가 있었지, 그가 에린이 일하고 있는 계산대 쪽으로 다가가고 있
을 때, 다른 사람 하나가 가게에 들어왔소. 그러자 첫 번째 사람
은 즉시 선반들 사이로 물러나 어학 책을 책꽃이에 다시 갖다놓
았소. 이어 다른 쪽으로 나가 두 번째 남자를 그냥 지나쳐 가려
고 했소. 분명히 아는 사이지만, 이야기를 하고 싶어하지 않는 것
같았소. 그러나 그럴 수가 없었소. 두 번째 남자가 고개를 들더니
그를 알아보고 말을 걸었거든.
'패트릭, 이거 오랜만이야.'
두 사람은 잠간 대화를 나누었소, 그들의 변호사 생활에 대한
얘기였소. 에린은 계산대 근처에서 어슬렁거리며 두 사람의 이야
기를 들었소. 달리 할 일이 없었기 때문에. 에린은 아주 호기심이
강해서 모든 것을 지켜보았던 게 분명하오.
어쨌든 패트릭이라는 이름을 가진 사람은 어서 떠나고 싶어했
소, 그래서 마침내 적당한 기회가 생기자 예의를 차리고 떠났소.
사흘이 지난 뒤 밤에, 그 때와 거의 비슷한 시간에, 그가 돌아왔
소. 에린은 이번에는 계산대에서 일을 보는 게 아니라, 재고 정리
를 하고 있었소. 에린은 그가 들어오는 것을 보고 얼굴을 알아보
았소. 그의 이름이 패트릭이었다는 것도 기억했소. 그리고 그의
행동을 지켜보았소. 그는 계산대의 직원을 유심히 살펴보았소.
그리고 거기에 에린이 아닌 다른 여자가 있다는 것을 확인하자,
서접 안을 어슬렁거리다 언어와 여행 쪽 책장에서 발을 멈추었
소. 그는 똑같은 어학 서적을 꺼내, 카운터에 올려놓고, 현금으로
돈을 내고, 얼른 떠났소. 거의 300달러짜리였소. 에린은 그가 떠
나는 것을 지켜보았소. 그는 에린을 보지 못했소. 아니면 봤어도
알아보지 못했거나,"
"그런데 그 언어가 뭐였소?
"물론 그게 큰 의문이었소. 석 주 뒤, 에린은 신문에서 패트릭
래니건이 끔찍한 교통사고로 죽었다는 기사를 보았소. 에린은 사
진을 알아보았소, 이어 여섯 주 뒤 그가 회사에서 돈을 흠쳐 달
아났다는 기사가 났소. 신문에는 똑같은 사진이 났소. 에린은 다
시 그것을 븐 거요."
"그 서점에는 보안 카메라가 있었소?
"아니. 우리가 없다는 걸 확인했소."
"그래, 그 언어가 뭐였소?
"라우지에레는 말해주려 하지 않았소. 어쨌든 처음에는. 우리
는 원래 래니건의 소재에 대한 확실한 증거를 제공하면 10만 달
러를 주겠다고 했소. 당연한 일이긴 하지만, 그와 그의 의뢰인은
그 언어의 이름만 가르쳐주고 돈을 다 받으려 했소, 우리는 사흘
간 협상을 했소. 그래도 그는 꼼짝도 하지 않았소. 그는 우리가
에린에게 질문을 하는 것을 허락했소. 우리는 에린과 여섯 시간
을 보냈소. 에린의 이야기가 모조리 사실이라는 걸 확인했지. 그
래서 우리는 결국 10次 달러를 주기로 했소."
"그게 브라질 포르투갈어였다는 거요?
"그렇소. 전 세계였던 것이 갑자기 브라질 한 곳으로 좁아진
거요."
모든 변호사들과 마찬가지로 J. 머리 리들턴도, 불행한 일이지
만, 과거에 그것을 여러 번 려었다. 물샐 틈 없어 보이던 주장에
서 갑자기 물이 줄줄 새는 것. 눈앞에서 서로의 입장이 뒤바뀌어
버리는 것.
J. 머리는 그저 재미 삼아 트러디가 잠시 씩씩거리고 거만하게
굴도록 내버려두었다가, 도끼를 내리쳤다. 상당히 재미있는 일이
기는 했다.
"간통?
그녀는 숨을 헐떡거렸다, 마치 청교도 처녀처럼 자신의 의로움
을 내세우는 태도였다. 심지어 랜스도 충격을 받았다는 표정을
지었다. 그는 손을 내밀어 그녀의 손을 잡았다.
"알아요, 알아."
J. 머리도 맞장구를 치고는 말을 이었다.
"대부분의 이혼 사건에서 이런 일이 생기지 지저분해지기 마
련이거든,"
"죽여버리겠어."
랜스가 으르렁거렸다.
"그 얘긴 나중에 하게 될 거요."
J. 머리가 말을 받았다.
"누구하고 그랬단 말이에요?
트러디가 다그쳤다.
"여기 랜스하고. 그들은 당신 둘이 결혼 전에도, 결혼 동안에
도, 결혼 후에도 그런 사이였다고 주장하고 있소. 사실, 그들은
이것이 고등학교 시절까지 거슬러올라가는 이야기라고 말하고
있소."
사실은 9학년 때인데.
"웃기는 놈이군."
랜스가 별 자신감 없이 내뱉었다,
트러디는 고개를 끄덕여 랜스의 말에 동의를 표했다. 터무니없
어. 이윽고 그녀가 초조하게 물었다.
"그 쪽에선 무슨 증거를 가지고 있다는 거죠?
"그럼 부인하는 거요?
J. 머리는 그렇게 물음으로써 덫 설치를 끝냈다.
"그럼요."
트러디가 公아붙였다.
"물론이죠."
랜스도 대답하고는 덧붙였다.
"그 자식은 살아 있는 거짓말 덩어리요."
J. 머리는 서랍 깊숙이 손을 넣어 샌디가 그에게 준 보고서들
가운데 하나를 꺼냈다.
-패트릭은 거의 결혼 기간 내내 당신을 의심했던 모양이오. 그
래서 탐정들을 고용해 묻고 다니게 했소. 이게 그 탐정들 가운데
하나가 제출한 보고서요."
트러디와 랜스는 서로의 얼굴을 잠간 보고는, 자신들이 걸려들
었다는 것을 깨달았다. 갑자기, 이제 20년 이상 된 관계를 부인
하기가 힘들어졌다. 그러나 둘은 동시에 새치름해졌다. 그래서
어쨌다는 거냐? 뭐가 대수냐-
"내가 요약해드리지,"
J. 머리가 날짜, 시간, 장소를 이야기했다. 그들은 자신들의 행
동을 부끄러워하지 않았으나, 그런 일이 그런 식으로 기록되었다
는 것은 어쨌든 불편한 일이었다.
"그래도 부인하겠소?
J. 머리가 요약을 끝내고 나서 물었다.
"그런 건 아무나 쓸 수 있는 거요."
랜스가 말했다. 트러디는 입을 다물고 있었다.
J머리는 다른 보고서를 꺼냈다. 그 보고서는 패트릭 실종 전
의 일곱 달을 다루고 있었다. 날짜, 시간, 장소. 패트릭이 집을
비웠다 하면 바로 그 자리에 랜스가 들어왔다. 매번.
"이 탐정들이 법정에서 이걸 증언할 수 있나요?
J. 머리가 말을 마치자 랜스가 물었다,
"우린 법정에 가지 않을 거요."
"왜요?
트러디가 물었다.
"이것 때문에."
J. 머리가 8x10:인치짜리 천연색 광택 사진들을 책상에 내려놓
았다. 트러디는 한 장을 집어들고, 자신이 벌거벗은 채 수영장 가
에서 종마를 옆에 끼고 돌아다니는 모습에 입을 떡 벌렸다. 랜스
도 충격을 받았으나 아주 작게 싱긋 웃었다. 왠지 마음에 드는
사진들이었던 것이다.
그들은 아무 말 없이 사진들을 서로 바꾸어 보았다. J. 머리는
그 순간을 음미하다가 말했다.
"당신들은 너무 부주의했소."
"설교는 집어치우쇼."
랜스가 대꾸했다.
예측할 수 있는 일이지만, 트러디는 울기 시작했다. 눈에 눈물
이 고이고, 입술이 떨리고, 코를 훌쩍거렸다. 이윽고 울음이 터져
나왔다. J. 머리로서는 수도 없이 본 광경이었다. 그들은 늘 울었
다. 그들이 한 짓 때문이 아니라, 그들이 저지른 죄의 대가 때문
oil.
"그래도 내 딸은 데려갈 수 없어요."
트러디가 울먹이면서 분노하여 소리쳤다. 그녀는 자제력을 잃
었다. 그들은 한동안 그녀의 고함 소리를 들어야 했다. 언제나 방
심하지 않는 랜스가 얼른 달려들어 그녀를 위로하려 했다.
"미안해요."
그녀가 마침내 그렇게 말하며 눈물을 닦았다.
"걱정 마시오."
J. 머리는 전혀 동정심 없이 말을 이어갔다
"그는 아이를 원치 않는다오."
"왜요?
그녀가 물었다. 눈물샘은 즉시 차단되었다.
"그가 아이 아버지가 아니니까."
그들은 눈을 가늘게 뜨고, 열심히 생각을 하여 상황을 정리해
보려하였다
J, 머리는 다른 보고서로 손을 뻗었다.
"그는 아이가 14개월 때 아이에게서 혈액 표본을 채취해서
DNA검사를 해보았소. 그런데 그는 아버지가 아니었소."
"그럼 누가..."
랜스는 물으려 하였으나, 생각을 마무리짓지 못했다.
"달리 누가 있었느냐에 따라 다르지."
J. 머리가 도와주었다.
"다른 사람은 없었어요."
트러디가 화가 나서 내뱉었다.
"나를 빼고는."
랜스가 나섰다. 이어 천천히 눈을 감았다. 아버지라는 자리가
그의 어깨 위로 무겁게 떨어져내렸다. 랜스는 아이들을 경멸했
다. 애슬리 니콜을 참아주었던 것은 그 애가 트러디의 애였기 때
문이다.
"축하하오."
J. 머리가 말했다. 그는 서랍으로 손을 넣어 싸구려 시가를 꺼
내 랜스에게 던져주었다. 막 아이를 낳은 아버지 취급을 하려는
참이었다,
"딸이오."
J. 머리는 그 말을 덧붙이며 큰 소리로 운음을 터뜨렸다.
트러디는 씩씩거렸고, 랜스는 시가를 만지작거렸다. J, 머리가
한껏 즐기고 나자 트러디가 물었다.
"이제 어떻게 하죠?
"간단하오. 당신은 그의 재산에 대한 권리를 모두 포기하는 거
요, 그 재산이 얼마가 되었든. 그는 재산만 빼고는 이혼. 아이 그
리고 당신이 원하는 것은 뭐든지 다 주겠다고 했소. "
"그의 재산은 얼마쯤 되죠?
"그의 변호사도 지금은 잘 모르고 있소. 어쩌면 영원히 모를
수도 있소. 그 사람은 지금 사형수 감옥으로 가고 있소. 돈은 영
원히 묻힐지도 모르오."
"하지만 난 이제 모든 것을 잃을 참이란 말이에요. 그가 나한
테 한 짓을 보세요. 그가 죽었을 때 난 250만을 얻었어요. 그런
데 이제 보험회사가 나를 파산시키려 해요."
"트러디는 많은 돈을 받을 자격이 있어요."
랜스가 신호를 기다렸다는 듯이 끼여들었다.
L(정신적 피해나 사기, 그런 걸로 소송을 걸 수는 없을까요?
트러디가 애원했다.
안 돼. 보시오, 아주 간단한 거요. 당신은 이혼 동의와 아이를
얻었소. 대신 패트릭은 얼마가 되었든 돈을 다 갖는 거요. 그리고
모든 게 비밀로 간직되는 거요. 그렇지 않으면 그는 이 모든 걸
언론에 흘릴 거요."
J. 머리는 보고서와 사진들을 두드리며 말을 이었다.
그럼 당신은 수모를 겪게 되오. 지저분한 꼴을 내보여야 하는
거요. 그는 복수를 하고 싶어 안달이오."
"어디에 서명을 하면 되죠?
그녀가 물었다.
J, 머리는 모두에게 보드카를 한 잔씩 따랐다. 그리고 오래지
않아 한 잔씩을 더 따랐다. 그는 마침내 랜스가 암살자를 찾고
있다는 소문 이야기를 꺼냈다. 두 사람은 곧 격렬하게 부인했다.
J. 머리도 그런 쓰레기 같은 이야기는 믿지 않는다고 맞장구를
쳤다.
연안 지역에서는 아주 많은 소문들이 생겼다 사라졌다를 반복
하곤 했으니까.
그즈픈은 샌디 맥더멋이 오전 8시
에 뉴올리언스를 떠나 10번 주간도로-道術)의 많은 차량들을
뚫고 나아갈 때 그 뒤를 쫓기 시작했다. 그들은 레이크 폰차트레
인 근처에서 차량들이 줄기 시작할 패까지 그를 쫓았다. 그 곳에
서 그들은 앞쪽으로 연락을 하여, 그가 빌록시로 가고 있다고 보
고했다. 그를 쫓는 것은 쉬웠다, 그러나 엿듣는 것은 다른 문제일
것 잘았다. 가이는 샌디의 사무실과 집 전화, 심지어 차에도 설치
할 도청 장치를 준비해놓고 있었다. 그러나 그것을 설치한다는
결정은 아직 내려지지 않았다. 위헙부담이 컸기 때문이다. 특히
아리시아가 신중한 태도를 보이고 있었다. 그는 스테파노와 가이
앞에서, 샌디가 자기 전화가 도청당할 것을 예상하고, 전화에 대
고 온갖 쓸로없는 이야기, 심지어 거꾸로 피해를 줄 수 있는 이
야기를 늘어놓을 가능성이 높다고 주장했다 그의 의뢰인은 지금
까지 이런 문제에서는 매우 주도면밀하다는 것을 입증해왔던 것
이다.
샌디는 뒤를 보지 않고 있었다. 또 앞도 별로 보지 않았다. 그
는 그저 운전을 하고 있었다. 다른 차와 부딪치는 것을 피하며
앞으로만 움직여가고 있었다. 그의 마음은 평소와 마찬가지로 멀
리 다른 곳에 가 있었다.
전략적인 관점에서 보자면 래니건의 전투 상황은 괜찮았다. 모
너크-시에라, 보건의 회사, 아리시아가 제기한 민사 소송은 이미
한참 밀려 있는 미결 소송 사건 일람표 속에 자리를 차지하고 있
었다. 샌디의 공식적 응답은 한 달 후에나 나가게 될 터였다. 증
거나 사실을 제시해야 하는 개시(料示)는 석 달 후에나 시작되어,
1년은 계속될 터였다. 재판은 빨라야 2년 후에나 시작될 터였다.
패트릭이 FBI를 상대로 제기한 소송도 마찬가지였다. 언젠가는
그 소송을 수정하여 스테파노와 그의 조합을 끼워넣을 작정이었
다. 한번 해볼 만한 즐거운 사건이 될 것 같았지만, 과연 그런 기
회가 오기는 올까 의심스러웠다,
이혼은 이제 통제 상태에 있었다.
그러나 가장 관심이 집중되고 있음에 틀림없는 일급 모살 혐
의는 이야기가 달랐다. 그것은 패트릭의 문제들 가운데 가장 심
각한 것인 동시에 가장 빨리 닥치고 있는 것이기도 했다. 법적으
로 미시시피 주는 기소 이후 270일 이내에 패트릭을 재판해야 했
다. 따라서 초침이 째깍거리고 있는 것이나 마찬가지 상태였다.
샌디의 의견에 따르면, 증거에 기초한 유죄 평결 가능성은 적
었다. 지금으로서는 증거의 핵심 요소가 빠져 있었다. 예를 들어
피해자의 신원, 살해 방식, 패트릭이 그를 죽였다는 확실성 같은
것들. 기껏해야 빈약한 정황 증거밖에 없었다. 따라서 터무니없
가정들이 이루어질 터였다.는
그러나 대중의 감정에 기초한 유죄 평결은 예측 가능한 일이
었다, 지금 빌록시 반경 150킬로미터 내의 모든 사람들이 이 사
건의 자세한 내용들을 거의 다 알고 있었다. 글자를 아는 사람들
가운데 패트릭이 자신의 죽음을 가장하고 9,000만 달러를 훔치기
위해 누군가를 죽였다고 생각하지 않는 사람은 찾을 수가 없었
다. 패트릭을 찬양하는 사람들도 소수 있었다. 패트릭과 마찬가
지로 새 이름과 많은 돈을 가지고 새 생활을 시작하기를 꿈꾸는
사람들이었다. 그러나 그런 사람들이 패트릭의 배심이 되지는 않
을 터였다. 다방의 잡담이나 법원의 잡담 속에서 이루어지는 여
론을 보면, 대부분의 사람들은 그가 유죄이며 감옥에 가야 한다
고 생각하고 있었다. 사형을 찬성하는 사람은 거의 없었다. 그것
은 강간범이나 경찰관 살해범에게나 해당되는 것으로 생각하고
있었다,
그러나 지금 가장 다급한 일은 패트릭을 살아 있게 하는 것이
었다. 전날 밤 새로운 호텔 방에서 만난 어여쁜 레아에게서 직접
건네받은 랜스에 대한 파일을 보면, 랜스는 평소에는 조용하지
만, 금방 격해지는 기질과 폭력적인 경향을 지니고 있었다, 그는
총을 좋아했다, 전당포를 통하여 장물인 총을 사들인 죄로 연방
대배심으로부터 기소를 당한 적도 있었다. 그 혐의는 나중에 취
하되었다. 그는 마약 밀매로 3년간 복역했을 뿐 아니라, 걸프포
트의 술집에서 싸움을 벌여 일 구금형을 선고받기도 했다. 감
옥이 만원이라 형이 유예되기는 했지만. 그 외에도 두 번 체포된
적이 있었다. 한 번은 역시 싸움이었고, 또 한 번은 음주운전이었
다.
랜스는 말끔하게 단장을 하면 점잖아 보이는 사람이었다. 게다
가 호리호리하고 잘생겨서, 여자들에게도 인기가 좋았다. 그는
옷을 입을 줄 알았으며, 칵테일을 마시며 재미있게 잡담을 할 줄
알았다. 그러나 그의 사교계 진출은 일시적일 뿐이었다. 그의 마
음은 늘 거리에 가 있었다. 그것도 지하 세계에. 그 곳에서 그는
고리대금업자와 마권업자와 장물아비와 마약 밀매업자와 화이트
칼라 범죄자들과 어울렸다. 이들이 그의 친구들이었다. 대부분
같은 동네 출신이었다. 패트릭은 그들도 찾아냈다, 파일에는 랜
스의 친구들 여남은 명의 짧은 이력서가 붙어 있었다. 모두 전과
를 가지고 있었다.
샌디는 처음에는 패트릭의 편집증에 회의적이었다. 그러나 이
제는 그것을 믿고 있었다. 그는 비록 지하 세계에 대해서는 거의
아는 게 없었지만, 직업상 이따금씩 범죄자들과 접촉하게 되얼
다. 그런 과정에서 5,000달러면 누구라도 죽일 수 있다는 이야기
를 자주 들었다. 연안 지역에서는 훨씬 더 쌀지도 몰랐다.
물론 랜스는 5,000달러 이상의 돈을 가지고 있었다. 그리고 패
트릭을 없앨 아주 훌륭한 동기도 가지고 있었다. 트러디를 부자
로 만들어준 생명보험 증서는 자살만 아니라면 어떤 특별한 사인
-띠)도 배제하지 않는 것이었다. 머리에 총을 맞아 죽는 거나
자동차 사고, 또는 심장마비로 죽는 거나 모두 똑같이 취급되었
다. 어쨌든 죽은 건 죽은 거니까.
연안 지역은 샌디의 구역이 아니었다. 보안관들과 보안관보들
도 모르고, 판사들과 그들의 버룻도 모르고, 법조계의 다른 구성
원들도 몰랐다. 샌디는 바로 그런 이유 때문에 패트릭이 자기를
골랐다고 생각했다.
전화를 받은 스위니는 환대하는 태도를 보여주지 않았다. 지금
몹시 바쁘오. 그렇게 말했을 뿐이었다. 게다가 변호사와 만난다
는 건보통의 경우시간낭비잖소. 몇 분 정도는낼 수 있소. 9시
30분에. 긴급 사태가 벌어지지만 않는다면. 샌디는 일찍 도착하
여, 냉수기 옆에 있는 커피 단지에서 직접 커피를 따라 마셨다.
보안관보들이 몰려다니고 있었다. 흥하게 사방으로 뻗은 감옥은
뒤편에 놓여 있었다. 스위니가 나와서 샌디를 자신의 사무실로
데려갔다, 검소한 방이었다. 대물림되어 내려온 정부 지급품 가
구들이 있었고, 벽에는 웃음을 짓는 정치가들의 바랜 사진들이
걸려 있었다.
"앉으시오."
스위니가 초라한 의자를 가리키며, 자신도 책상 뒤의 의자에
앉았다. 샌디는 시키는 대로 했다.
"녹음을 해도 괜찮겠소?
스위니가 물었다. 이미 책상 한가운데 놓인 커다란 테이프 녹
음기의 단추를 누르고 있었다. 그가 말을 이었다.
"나는 뭐든지 녹음하거든 "
"하시죠."
샌디가 마치 선택의 여지나 있는 것처럼 대꾸하고는 말을 이
었다.
"만나줘서 고맙습니다."
"천만에."
그러나 그는 아직 웃음을 짓지도 않았고, 귀찮다는 표정을 보
여주는 것 외에는 달리 해준 것도 없었다. 스위니는 담배에 불을
붙이고 스티로폼 잔에 담긴, 김이 나는 커피를 흘짝였다,
"바로 본론으로 들어가겠습니다."
샌디는 마치 한가한 잡담을 나눌지 말지가 자신이 선택할 문
제이기나 한 것처럼 말하고는 덧붙였다.
"패트릭의 생명이 위헙하다는 정보를 입수했습니다."
샌디는 그런 거짓말을 싫어했지만, 현재의 상황에서는 선택의
여지가 없었다. 그것이 그의 의뢰인이 원하는 것이었기 때문이
다.
"누가 당신한테 당신 의뢰인이 위험에 처했다는 정보를 주겠
스과"
"나는 탐정들을 데리고 일하고 있습니다. 그들은 많은 사람들
을 알고 있습니다. 언제부턴가 이상한 이야기가 흘러다닌다는 걸
알게 되었는데, 내가 고용한 탐정이 그것을 추적했습니다. 이런
일이야 그런 식으로 이루어지는 것 아닙니까."
스위니는 그 말을 믿는다는 태도도, 그렇다고 믿지 않는다는
태도도 보여주지 않았다. 그는 담배를 피우며 그 말을 생각해보
았다. 지난주에 그는 패트릭 래니건의 모험에 대해 상상할 수 있
는 모든 종류의 소문을 들었다. 사람들은 오로지 그 이야기만 하
고 있었다. 암살자 이야기에는 몇 개의 변종이 있었다. 스위니는
자신의 정보망이 변호사의 정보망, 더군다나 뉴올리언스 출신 변
호사의 정보망보다는 낫다고 생각하고 있었다. 그래서 그가 그냥
이야기를 하게 내버려두었다.
"용의자라도 있소?
"네. 그의 이름은 랜스 맥사입니다. 물론 보안관도 아는 사람
일 겁니다."
"알고 있소."
"그는 장례식 후 얼마 지나지 않아 트러디에게서 패트릭의 자
리를 차지한 사람입니다."
"어떤 사람들은 패트릭이 그의 자리를 차지했던 거라고 하지,"
스위니는 그 말을 하며 처음으로 웃음을 지었다. 샌디는 자신
이 진짜로 남의 구역에 들어와 있다는 것을 실감할 수 있었다.
보안관은 샌디보다 많은 것을 알고 있었다,
"그럼 랜스와 트러디에 대해서는 모든 것을 알고 있겠군요?
샌디가 약간 흥분해서 말했다.
"알고 있소. 이 곳에서도 열심히 주목하고 있소."
"어련하시려고요. 어쨌든, 알다시피, 랜스는 지저분한 인간입
니다. 내가 고용한 탐정들은 그가 살인청부업자를 찾고 있다는
소문을 들었습니다."
"그가 얼마나 준답디까?
스위니가 의심스럽다는 표정으로 물었다.
"모르겠습니다. 하지만 그는 돈을 가지고 있고, 또 동기도 가
지고 있습니다."
"그 이야기는 이미 들었소."
"좋습니다. 그럼 어떻게 할 계획입니까?
"무엇에 대해서?
"내 의뢰인의 생명을 보호해주는 것에 대해서."
스위니는 깊은 숨을 쉬고는 큰 소리 안 내기로 결심했다. 그는
자기 성질과 싸우고 있었다
"그는 군사 기지의 병원에 있고, 보안관보들이 문간에서 경비
를 하고 있소. 복도에는 FBI요원들도 있소. 도대체 달리 또 어
쩌라는 건지 모르겠구려 "
"보세요, 보안관, 난 당신이 일을 하는 방법에 대해 이래라 저
래라 하려는 게 아닙니다."
"정말 그렇소?
"그렇습니다. 약속합니다. 지금 내 의뢰인은 몹시 겁을 집어먹
은 상태라는 것을 이해해주기 바랍니다. 나는 지금 그를 대리해
서 행동하고 or,는 겁니다. 그는 4次 동안 미행을 당했습니다. 그
러다 잡혔습니다. 그는 우리는 듣지 못하는 소리를 듣고 있고, 우
리는 보지 못하는 환영들을 보고 있습니다. 그는 사람들이 그를
죽이려 한다고 확신하고 있습니다. 그는 내가 그를 보호해줄 거
라고 기대하고 있습니다."
"그는 안전하고."
"지금은 그렇죠. 랜스하고 이야기를 해서 여러 가지를 물어보
고 그 소문에 대한 이야기를 해주는 게 어떻겠습니까. 보안관이
지켜보고 있다는 걸 안다면 그도 멍청한 짓은 하지 못할 것 아닙
니까."
"랜스는 멍청하오."
"그럴지도 모릅니다. 하지만 트러디는 그렇지 않습니다. 트러
디는 만일 자기가 잡힐 것 같다고 생각하면, 랜스를 원래 그가
있던 곳에 내다버릴 겁니다."
"그 여자는 평생 랜스를 버려왔소."
"바로 그렇습니다. 트러디는 모험을 하지 않을 겁니다."
스위니는 새 담배에 불을 붙이고, 손목시계를 흘끗 보았다.
"다 됐소?
그는 갑자기 일어나서 나가고 싶어 조바심이 났다. 그는 보안
관이었지, 사무실에 붙어 앉아 책상 위에 탁상용 수첩이나 갖다
놓고 일하는 관리자는 아니었던 것이다.
"딱 한 가지가 더 있습니다. 다시 말하지만, 나는 당신 하는 일
을 가지고 이래라 저래라 하는 게 아닙니다. 패트릭은 당신을 매
우 존중하고 있습니다. 하지만, 어, 그는 자기가 현재 있는 곳이
훨씬 더 안전할 거라고 생각하고 있습니다."
"어이쿠, 그거 놀라운 일일세."
"교도소는 그에게는 위험할 수도 있습니다."
"사람을 죽이기 전에 먼저 그런 생각을 했어야지."
샌디는 그 말을 무시했다.
"그가 병원에 있는 것이 보호하기도 더 쉬을 겁니다."
"당신 내 감옥에 가본 일 있소?
"아니요."
"그럼 그 곳이 안전하다느니 못하다느니 나한테 강의하져 하
지 마시오. 난 이 일을 오랫동안 해왔소, 알겠소?
"강의하려는 게 아닙니다."
"아니긴 뭐가 아니야, 이제 5분 남았소. 또 다른 일 있소?
"없습니다."
"좋소."
스위니는 벌떡 일어나 방을 나갔다.
칼 허스키 판사는 오후 늦게 키슬러 공군기지에 도착했다, 그
는 경비병들을 통과하며 천천히 병원으로 다가갔다. 그는 일주일
짜리 마약 재판을 하는 중이었기 때문에 피곤했다. 그러나 패트
릭이 전화를 하여 가능하다면 잠간 들러달라고 부탁을 했기 때문
에 거절할 수가 없었다.
칼은 패트릭의 장례식 때 운구를 맡아, 샌디 맥더멋 옆에 앉아
있었다. 그러나 샌디와는 달리 허스키는 패트릭이 최근에 만나
사귄 사람이었다. 두 사람은 패트릭이 빌록시에 도착한 뒤 얼마
지나지 않아 맡았던 한 민사 사건에서 만났다. 그들은 친해졌다.
변호사와 판사들이 매주 보게 될 때 흔히 그러듯이, 그들은 매윌
열리는 법조계 오찬의 나쁜 음식에 대해 이야기하기도 하고, 한
번은 크리스마스 파티에서 만나 술을 많이 마시기도 했다. 1년에
두 번씩은 골프도 쳤다.
편하게 사귀는 사이였지만, 친밀한 우정이라고 할 수는 없었
다. 적어도 패트릭이 빌록시에 있던 첫 세 해 동안은그랬다. 그
러나 패트릭이 사라지기 몇 달 전에는 상당히 가까워졌다. 지금
와서 돌이켜보면, 사실 당시 패트릭의 변화는 쉽게 눈치챌 수 있
는 것이었다.
패트릭이 실종되고 나서 몇 달 동안, 칼을 포함하여 그를 가장
잘 아는 축에 속해 있던 법조계 인사들은 금요일 오후면 메리 마
호니 레스토랑의 로어 바에 모여 술을 마시며 패트릭 수수께끼를
풀어보곤 했다.
칼의 생각으로는 트러디는 패트릭을 그런 방향으로 몰고 간
사람으로서 비난을 받을 만큼 받았다. 하긴 그녀는 손쉬운 공격
대상이기도 했다. 표면적으로 보면 그들의 결혼은 그렇게 나빠
보이지 않았다. 물론 패트릭은 누구와도 그 이야기를 하지 않았
다. 적어도 메리 마호니에서 함께 술을 마시던 사람들에게는. 그
러나 트러디가 장례식 뒤에 취한 행동, 특히 보험금을 타자마자
빨간 롤스로이스를 사고, 남자를 집안에 끌어들이고, 남들 시선
은 아랑곳하지 않는 태도를 보였던 것 때문에 모두 정나미가 떨
어져 객관적인 태도를 취하는 것이 불가능해폈다. 패트릭이 죽기
전에 그녀가 다른 남자와 잤는지 안 잤는지는 아무도 몰랐다. 형
평법 재판소 서기로서 그 모임에 자주 참석하던 버스터 길레스피
는 트러디에 대한 찬사를 늘어놓기도 했다. 트러디가 어떤 자선
무도회에서 그의 아내와 함께 일을 한 적이 있었는데, 그는 늘
트러디에 대해서 뭔가 좋은 이야기를 해주어야 한다고 생각하는
것 같았다. 그러나 그런 사람은 버스터 하나 정도였다. 트러디는
화젯감으로 삼기도 쉽고, 비판하기도 쉬운 여자였다.
물론 일에서의 압박감도 패트릭을 벼랑으로 몰고 간 요인들
가운데 하나였다. 그의 회사는 당시에 돈을 많이 벌고 있었고, 그
는 파트너가 되기를 간절히 원했다. 그는 오랜 시간 일을 했으며,
그의 파트너들이 하고 싶어하지 않는 어려운 사건들을 맡았다.
애슬리 니콜을 낳고도 집에 붙어 있지 못했다. 그는 어소시에이
트로서 입사하고 나서 3년 뒤에 파트너가 되었으나, 회사 밖의
사람들은 그 사실을 거의 알지 못했다. 그는 어느 날 법정에서
나오다 칼에게 작은 목소리로 그 이야기를 해주었는데, 그렇다고
조금이라도 자랑하는 투는 아니었다.
그는 지치고 스트레스를 받았다. 그러나 그것은 칼의 법정에
들어오는 변호사들 대부분이 마찬가지였다. 패트릭의 가장 큰 변
화는 신체적인 것이었다. 그는 키가 우수리 없이 딱 180센티미터
였다, 그리고 한 번도 몸이 말랐던 적이 없다고 했다. 법대 다닐
때는 조깅을 상당히 많이 했다고 주장했다. 한창 뛸 때는 일주일
에 6O킬로미터 넘게 달리기도 했다는 거였다. 그러나 바쁜 변호
사가 되고 나서는 시간이 어디 있겠는가. 그는 몸무게가 점점 늘
더니, 빌록시에 있던 마지막 해에는 풍선처럼 불어났다, 군청 사
람들이 그의 몸을 두고 어떤 농담을 하는지 그는 까맣게 모르는
것 같았다. 칼은 여러 번 잔소리를 했으나, 그는 계속 먹어댔다.
사라지기 한 달 전, 패트릭은 점심식사를 함께 하면서 칼에게 자
기 몸무게가 105킬로그램이 나가는데, 그것 때문에 트러디가 야
단이라는 이야기도 했다. 물론 트러디는 제인 폰다 비디오를 틀
어놓고 하루에 두 시간씩 에어로빅을 했으며, 모델처럼 마른 몸
을 가지고 있었다.
패트릭은 혈압이 올라간다고 하면서, 다이어트를 하겠다고 약
속했다. 칼도 그것을 권했다. 그러나 나중에 보니 패트릭의 혈압
은 정상이었다.
이제 와서 생각해 보니 몸무게가 불어났다가, 하루 아침에 다
시 빠진 것도 다 이유가 있는 일이었다.
턱수염도 마찬가지였다. 그는 1990년 11월쯤 턱수염을 기르기
시작했는데, 그것을 사슴 사냥 턱수염이라고 불렀다. 미시시피에
서는 그렇게 턱수염을 기르는 것이 막노동자가 아닌 사람이나 변
호사들에게도 드문 일은 아니었다. 이 지방 공기는 선선했고, 남
성 호르몬 수치는 높았다, 수염을 기르는 것은 사내다운 일로 여
거졌다. 패트릭은 수염을 깎지 않았다. 트러디는 그것을 가지고
도 잔소리를 했다. 오래 기를수록 흰 수염이 많이 나게 되었다.
친구들은 턱수염에 익숙해졌으나, 트러디는 그러지 못했다.
그는 머리도 좀 자라도록 내버려두었다. 그러자 정수리 부근은
숱이 많아졌으며, 귀도 반쯤 덮었다. 칼은 1976년의 지미 카터처
럼 보인다고 말했다. 패트릭은 단골 이발사가 떠났는데, 믿을 만
한 사람을 찾지 못했다고 말했다.
그는 좋은 옷을 입고 다녔으며 자기 관리를 잘했다. 가버리기
에는 아까운 나이였다.
빌록시를 떠나기 석 달 전, 패트릭은 그의 파트너들을 설득하
여 그의 회사의 독자적인 팜플렛을 만들자고 했다. 그것은 작은
기획이었지만, 패트릭은 매우 정력적으로 그 일에 달라붙었다.
패트릭은 모르는 것으로 되어 있었지만, 회사는 아리시아 건의
결론에 바짝 다가서고 있었으며, 돈이 거의 눈 앞에 보이고 있었
다. 하루하루 에고가 화장되고 있었다. 매우 중요한 위치를 차지
하던 회사가 이제 매우 부유한 회사가 될 찰나였다. 따라서 전문
적으로 만든 팜플렛을 하나 갖는 것도 좋은 인상을 주는 데 도움
이 될 것 같았다. 동시에 그것은 패트릭의 비위를 맞추어주는 일
이기도 했다. 다섯 명의 파트너는 모두 전문 사진사 앞에 앉았고,
또 함께 사진을 찍느라 1시간을 보냈다. 패트릭은 그것을 5,000
부 인쇄했으며, 다른 파트너들로부터 좋은 점수를 받았다. 패트
릭은 두 번째 면에 있었다. 뚱뚱하고, 살이 찌고, 머리가 텁수룩
한 모습이었다. 브라질에서 발견된 패트릭과는 전혀 다른 모습이
었다.
그 사진은 패트릭의 죽음이 보도되었을 때 언론이 이용한 사
진이기도 했다. 그것이 단연 가장 최근 사진이었으며, 또 우연의
일치인지 몰라도 패트릭이 그 팜플렛을 지역 신문사에도 보내놓
았기 때문이다. 만에 하나 그의 회사가 광고를 하기로 결정할 경
우에 대비한 것이었다. 법조계 인사들은 메리 마호니에서 술을
마시며 그것을 놓고 웃음을 터뜨렸다. 그들은 패트릭이 회사의
회의실에서 사진을 찍는 일을 준비하던 모습을 상상할 수 있었
다, 보건과 비트라노와 레이플리와 하바락이 짙은 군청색 양복을
입고 아주 심각한 표정에 웃음을 덧칠하려고 애쓰는 모습이 눈에
보이는 듯했다. 그러나 그런 와중에도 패트릭은 탈출할 기반을
다지고 있었던 것이다.
그가 떠난 뒤 몇 달 동안, 메리 마호니의 패거리는 패트릭을
뷔해 여러 번 건배를 하며, "그가 어디 있을까? 하는 게임을 하
곤 했다. 그들은 그가 잘 있기를 빌었으며, 또 그의 돈 생각을 했
다. 이어 세윌이 흘렀고, 그의 실종으로 인한 충격도 희미해져갔
다. 그의 인생에 대한 철저한 분석이 끝나자, 모임은 드물어졌고
마침내 중단되었다. 몇 달이 몇 년이 되었다. 패트릭은 발견되지
않았다.
칼은 여전히 믿기가 힘들었다, 그는 로비의 엘리베이터를 타고
혼자 3층으로 올라갔다.
내가 패트릭을 잊은 적이 있었던가? 패트릭을 둘러싼 수수께
끼들이 너무 많아 그에 대한 생각을 피하기가 힘들었다. 판사석
에 앉아 있기가 힘겨운 날이면, 햇볕이 내리쬐는 해변에서 소설
을 읽고, 술을 마시고, 여-들 구경을 하고 있는 패트릭의 모습을
떠올려보곤 했다. 봉급 인상 없는 또 한 해를 맞이하면, 9,000만
달러는 어떻게 되었을까 궁금해하곤 했다. 보건의 회사가 경영권
을 양도했다는 소문이 들려울 때면, 이런 짓을 저지른 패트릭에
게 창피한 줄 알라고 혼자말을 하곤 했다. 사실 칼은 패트릭이
떠난 뒤 이런저런 이유로 매일 적어도 하루에 한 번은 그에 대해
생각을 했다.
복도에는 간호사들도 없었고, 다른 환자들도 얼었다. 보안관보
둘이 일어서더니, 그중 한사람이 말했다.
"안녕하십니까, 판사님."
칼은 그들에게 인사를 하고 어두운 방으로 들어갔다.
파트너 제 2권
존그리샴
그래서 그들은 바다로 갔다
펠리컨 브리프
의뢰인
가스실
레인메이커
타임 투 킬
사라진 배심원
친구이자 편집자이자 에이전트인
패트릭은 xb'~oll OWI.아 ~tll
전에서 방송되는 '제퍼디'를 보고 있었다. 블라인드는 내려놓고
셔츠는 벗은 채였다. 탁자의 램프가 약한 빛을 발하고 있었다.
"여기 앉으세요."
패트릭은 침대 끝을 가리켰다. 그는 칼이 그의 가슴의 -年次火
傷)을 볼 수 있을 만큼만 기다렸다가, 얼른 티셔츠를 입었다. 시
트는 허리까지 올라와 있었다.
"와주셔서 고맙습니다."
패트릭은 텔레비전을 껐다, 방은 더 어두워졌다,
"화상이 아주 심하군, 패트릭."
칼이 말하며 침대 가장자리에 앉았다. 가능한 한 멀리 떨어져
있었다. 오른쪽 발이 바닥에 닿지 않고 대롱거렸다, 패트릭은 무
릎을 가슴까지 잡아당겼다. 시트를 덮고 있기는 했지만, 그래도
애처로을 정도로 여위어 보였다.
"끔찍한 일이었죠."
패트릭은 두 손으로 무릎을 꼭 감싸며 말을 이었다.
"의사는 잘 아물고 있다고 합니다. 하지만 난 여기서 한동안
머물러 있어야 할 것 같습니다."
"난 그건 상관하지 않소, 패트릭. 당신을 감옥에다 넣으라고
아우성치는 사람은 아무도 없으니까."
"아직은 그렇죠. 하지만 곧 언론에서 악을 쓰기 시작할 겁니
다. "
"마음 편히 가지시오, 패트릭. 그 결정은 내가 내릴 테니까."
패트릭은 안심하는 것 같았다,
"고맙습니다. 칼. 아시겠지만, 나는 구치소에서는 살아남을 수
가 없습니다. 칼도 봤잖습니까."
"파치먼은 어떻고? 그 곳은 백 배나 나쁘지."
긴 침묵이 흘렀다. 칼은 그 말을 다시 거둬들이고 싶었다. 아
무 생각 없이 내뱉은 말이었으나 잔인한 소리였다.
"미안하오. 쓸데없는 이야기인데."
칼이 사과했다.
"파치먼에 가느니 차라리 자살을 하겠습니다."
"그런 생각을 할 만도 하지 자, 즐거운 이야기를 합시다."
"이 사건을 계속 맡을 수는 없죠, 그렇죠, 칼?
"못 맡지. 당연히 못 맡아. 내가 나 자신에게 재판부 기피 신청
이라도 해야 할 거요."
"언제요?"
"그럼 누가 맡을까요?
"트러슬이나 랭크스 둘 중의 하나가 맡겠지. 아마 트러슬이 맡
을 거요."
칼은 그 이야기를 하면서 패트릭을 뚫어져라 바라보았다. 패트
릭은 눈을 맞추려고 하지 않았다. 칼은 그의 눈에서 불꽃이 깜빡
거리며 살아나기를 바라고 있었다. 패트릭이 싱긋 웃고는, 이윽
고 큰 소리로 웃음을 터뜨려주기를 바라고 있었다. 패트릭이 걱
정을 떨쳐버리고, 자신의 엉뚱한 장난들을 떠벌리며 자랑이라도
해주기를 바라고 있었다. 칼도, '자 어서, 패트릭 어디 이야기
좀 들어봅시다. 다 털어놓고 이야기 좀 해보시오.'라고 옆에서 그
렇게 부추기고 싶었다.
그러나 그의 눈은 먼 곳에 가 있었다. 옛날의 패트릭이 아니었
다
칼은 어쩔 수 없이 먼저 한마디 던졌다.
"그 턱은 어디서 난 거요?
"리우에서 샀습니다."
"코는긴
"같은 장소에서 같은 시간에 마음에 드세요?
"그래, 멋있는데."
'기우에는 차에 탄 채 들어가 성형 수술을 받고 나올 수 있는
가게들이 있죠."
"그 곳에는 해변도 있다고 들었는데,"
"정말 멋진 해변들이 있죠."
"거기서 여자들도 만났소?
"두어 명."
섹스는 원래 패트릭이 한 번도 곰곰이 생각해본 적이 없는 주
제였다. 그는 매력적인 여자를 보면 오랫동안 감탄하며 바라보기
는 했지만, 칼이 아는 한, 그는 그들의 결혼 생활 내내 트러디에
게 정조를 지켰다. 한번은 사슴 사냥을 나선 길에 서로 자기 부
인 이야기를 한 적이 있었다. 그 때 패트릭은, 트러디를 늘 만족
시켜주기란 쉬운 일이 아니라고 털어놓기도 했다.
오랜 침묵이 흘렀다. 칼은 패트릭이 이야기를 서두르고 싶어하
지 않는다는 것을 깨달았다. 침묵 속에서 1분이 흘렀다. 2분째도
지루하게 그런 식으로 계속되었다. 칼은 문병을 오게 되어 행복
했다, 친구를 만나 기쁘기까지 했다, 그러나 어두운 방에서 벽만
보고 앉아 있는 데는 한계가 있었다.
"이보시오, 패트릭. 나는 당신 사건을 심리하지 않을 거니까,
판사로서 여기에 온 게 아니오. 또 나는 당신 변호사도 아니오.
나는 당신 친구요. 나한테는 무슨 이야기를 해도 좋소."
패트릭은 빨대가 꽃힌 작은 오렌지 주스 캔으로 손을 뻗었다.
"뭐 좀 마시겠습니까?
"아니 "
그는 주스를 조금 마시고는, 다시 캔을 탁자에 놓았다.
"아마 로맨틱하게 보이겠죠? 그냥 떠나버린다는 것. 밤 속으로
사라져 해가 떴을 때는 다른 사람이 되어 있는 것. 모든 문제는
뒤로하고. 고된 일, 엉망진창인 결혼 생활로 인한 상심, 점점 더
부유해져야 한다는 압박감 등 모든 것을. 칼, 칼도 그런 꿈을 가
지고 있죠?
"아마 모든 사람이 어느 시점에서는 그럴걸. 당신은 언제부터
그런 계획을 가지고 있었소?
"오래 됐습니다. 나는 아기가 내 아이가 아닐 거라고 생각했습
니다. 그래서,,,,,,,"
"무슨 말인지 모르겠군."
"사실입니다. 칼. 난 애 아버지가 아닙니다. 트러디는 나와 결
흔을 하고서도 내내 다른 남자와 잤습니다. 나는 최선을 다해 아
이를 사랑했지만, 비참했죠. 나는 증거를 모으며 언젠가는 트러
디에게 그 문제를 들이대기로 다짐했지만, 결국 그냥 피해가는
게 더 편하다고 생각했습니다. 묘하게도 난 트러디에게 정부가
있다는 것에 익숙해져 갔습니다. 나는 떠날 계획을 세웠죠. 하지
만 어떻게 해야 좋을지를 몰랐습니다. 나는 지하에서 나도는 책
을 두어 권 읽었습니다. 신분을 바꾸고 새 신분증을 얻는 방법에
대한 것이었죠. 복잡하지 않더군요. 약간의 상상력과 계획만 있
으면 되는 일이었습니다."
"그래서 턱수염을 기르고 몸무게를 20킬로그램이나 늘렸군 "
'거-. 턱수염을 기르자 내 모습이 완전히 달라 보인다는 것을
알고 나도 놀랐습니다. 그게 내가 파트너가 되던 무렵의 일이었
습니다. 사실 나는 지칠 대로 지쳐 있었죠. 나는 부정한 여자와
결혼 생활을 하고 있었고, 내 자식도 아닌 아이와 놀고 있었습니
다. 견디기 힘든 사람들과 일을 하고 있었습니다. 그 때 뭔가가
딸까 하는 소리를 낸 겁니다. 칼. 어느 날 90번 고속도로를 따라
중요한 볼일을 보러 가고 있었는데, 교통 체증 때문에 차가 움직
이지를 않았습니다. 나는 창밖으로 멕시코 만을 내다보았습니다.
수평선을 따라 작은 요트 한 척이 움직이는 듯 마는 듯 외롭게
떠 있었습니다. 그 요트 위에 올라타고 싶은 마음이 간절했습니
다. 그 배를 타고, 나를 아는 사람이 아무도 없는 곳으로 가고 싶
었습니다. 나는 차에 앉아 요트가 움직이는 것을 지켜보고 있었
습니다. 그 곳으로 헤엄쳐가고 싶어 애가 탈 지경이었습니다. 난
울었습니다. 칼. 믿어집니까?
"우리 모두 그런 시절이 있지."
"순간 나는 툭 끊어져버린 겁니다. 그 뒤로는 절대 전과 같을
수가 없었습니다. 나는 내가 언젠가 사라질 것임을 알았습니다."
"얼마나 걸렸소?
"인내심을 가져야 했습니다. 대부분의 사람들이 사라지겠다고
마음먹으면 서두르게 되는데, 그러다가 꼭 실수를 하게 되죠. 나
한테는 시간이 있었습니다. 무일푼도 아니었고, 빛쟁이들에게 쫓
기는 것도 아니었으니까요. 나는 200만 달러짜리 생명보험에 들
었습니다. 그 일에 석 달이 걸렸죠. 트러디와 아기한테 아무것도
남기지 않고 떠날 수는 없다고 생각했던 겁니다. 이어 나는 몸무
게를 늘리기 시작했습니다. 미친 듯이 먹어댔죠. 그리고 유언장
내용을 바꾸었습니다. 우리 둘의 장례식과 무덤을 준비해놓아야
한다고 트러디를 설득했습니다. 그리고 의심을 사지 않고 그렇게
할 수 있었습니다."
"화장을 해달라고 적어놓은 것은 멋진 솜씨였소."
"고맙습니다. 나는 늘 화장을 권하고 다니죠."
"사인과 신원 등 몇 가지 중요한 사항을 확인 불가능하게 해주
-"
"그 이야기는 하지 말죠."
"미안하오."
"그러다가 베니 아리시아 씨의 소문을 들었습니다. 그가 국방
부와 '플랫 -록랜드 인더스트리스'를 상대로 작은 전쟁을 벌이
고 있다는 이야기였죠. 보건은 그것을 비밀로 했습니다. 좀더 파
고들어가자, 비트라노와 레이플리와 하바락이 모두 그 일에 참여
하고 있다는 것을 알게 되었습니다. 나만 빼고 모든 파트너들이
참가한 겁니다. 그들은 변했습니다. 칼 모두 변했습니다. 숨기려
했고 속이려 들었죠. 그래요, 난 신참이었습니다. 하지만 나도 파
트너 아닙니까. 그들 모두 만장일치로 나를 정식 파트너로 선출
했는데, 두 달 후에는 아리시아 음모를 꾸미면서 나를 따돌리려
한 겁니다. 언젠가 갑자기 나만 출장을 다니게 되었습니다. 그것
은 모두에게 도움이 되는 일이었죠. 트러디는 밀회를 자주 즐길
수 있게 되었습니다. 파트너들은 드러내놓고 아리시아를 만날 수
있었고요. 그들은 나를 어디든 보냈습니다. 나한테도 좋은 일이
었습니다. 나는 계획을 짜고 있었으니까요. 한번은 선서 증언 때
문에 사흘간 포트로더데일에 간 적이 있었는데, 그 때 마이애미
에서 감쪽같은 신분증을 만들어줄 사람을 찾아낼 수 있었습니다.
2,000달러만 내면 새 운전면허증. 여권, 사회보장 카드, 바로 이
곳 해리슨 군의 유권자 등록 서류를 얻을 수 있었습니다. 내 이
름은 칼 힐더브랜드였죠. 칼의 이름을 딴 겁니다."
"감동적이군."
-보스턴에서는 나를 사라지게 해줄 수 있는 사람을 찾아냈습
니다. 나는 1,000달거를 내고 사라지는 방법에 대해 하룻동안 개
인 교습을 받을 수 있었습니다. 데이턴에서는 감시 전문가를 만
났는데, 그는 나에게 도청 장치니 마이크니 하는 지저분한 장치
들에 대해 가르쳐주었습니다. 나는 참을성 있게 기다렸습니다.
칼. 오래 참았죠. 나는 새벽까지 사무실에 남아 있다가, 아리시아
에 대해 가능한 한 많은 이야기를 모았습니다. 열심히 귀를 기을
이고, 비서들에게 질문을 하고, 쓰레기통을 뒤졌습니다. 그러다
가 사무실들에 도청장치를 설치하기 시작했습니다. 처음에는 방
법을 익히기 위해 두 개만 설치했습니다. 우선 비트라노의 사무
실에 설치를 했습니다. 그것을 통해 들은 이야기는 믿어지지 않
을 정도였습니다. 그들은 나를 회사에서 쫓아내려고 했습니다.
칼. 이게 말이 되는 이야깁니까? 그들은 아리시아 건에서 얻을
그들의 몫이 3,000만 정도라고 알고 있었습니다. 그들은 그것을
넷으로 나눌 계획이었습니다. 그러나 똑같이 나누지는 않았습니
다. 물론 보건은 좀 많이 가질 생각이었습니다. 한 I,ooo만 정도.
그는 워싱턴에 있는 사람들에게도 인사치레를 해야 했거든요. 나
머지 셋은 500만씩 가지기로 했습니다. 그리고 나머지는 회사 업
무에 쓰기로 했죠. 그 계획에 따르면 나는 거리로 내쫓겨야 했습
니다."
"그게 언제 이야기요?
"거의 91년 한 해 동안에 걸쳐 그랬습니다. 아리시아 건은
1991년 12월 14일에 법무부로부터 잠정적인 승인을 얻었습니다.
그 때부터 돈을 손에 쥐는 데까지 90일 정도 걸렸습니다. 제아무
리 상원의원이라도 그것은 앞당길 수가 없었습니다."
"자동차 사고 이야기를 해주시오."
패트릭은 무게중심을 바꾸었다. 이어 두 다리를 걷어차며 침대
에서 나왔다.
"쥐가 나서요."
그는 중얼거리며 등과 다리를 폈다. 그는 목욕탕 문 옆에 서서
칼을 내려다보며 차례로 발을 흔들었다,
"일요일이었죠.",2월 9일이었지 "
"맞습니다. 2윌 9일. 나는 오두막에서 주말을 보냈습니다. II
리고 집으로 오다가 사고를 당했고, 죽었고, 하늘나라로 갔습니
다."
칼은 전혀 웃음기 없이 그의 얼굴을 꼼꼼히 살피고 있었다.
"칭찬할 수밖에 없구려."
"왜요, 칼?
"나쁜 짓이긴 하지만 매혹적인 솜씨였으니까."
"그래요?"
"그럼. 완벽한 속임수였소, 패트릭. 어떻게 한 거요?
"자세한 얘기 몇 가지는 생략해야 할지도 모릅니다."
"그럴 줄 알았소."
"좀 걸을까요? 이 곳도 지겨워서요."
그들은 복도로 나갔다. 패트릭은 보안관보들에게 판사와 함께
산책을 좀 해야겠다고 말했다. 보안관보들은 거리를 두고 따라왔
다. 간호사 하나가 웃음을 지으며, 가져다줄 게 있느냐고 물었다.
다이어트 콜라 두 개 부탁한다고 패트릭은 정중하게 말했다. 패
트릭은 느긋하게 걸었다. 복도 끝에 이를 때까지 한마디도 하지
않았다. 복도 끝의 판유리는 주차장을 굽어보고 있었다. 그들은
플라스틱 벤치에 앉아 복도를 돌아보았다. 보안관보들은 15미터
거리를 두고 그들에게 등을 돌리고 기다리고 있었다.
패트릭은 수술복 바지를 입고, 맨발에 샌들만 신고 있었다.
"사고 현장 사진들을 봤나요?
패트릭이 아주 작은 목소리로 물었다.
"봤지 "
"나는 그 곳을 그 전날 찾아냈습니다. 골짜기가 상당히 가팔랐
습니다. 나는 그 곳이 사고를 내기에 완벽한 장소라고 생각했습
니다. 나는 일요일 밤 10시 정도까지 기다렸다가 오두막을 나왔
습니다. 그리고 군 경계에 있는 작은 가게에 들렀습니다."
"버흘의 가게였지."
'거1,버흘이죠. 거기서 차에 기름을 채웠습니다."
"12갤런을 넣었지. 14달러 21센트를 주고. 계산은 신용 카드로
하고."
"그랬던 것 같습니다. 나는 버흘 부인과 잡담을 나눈 다음 거
리를 떠났죠. 차는 많지 않았습니다. 3킬로미터 정도 가다가 자
갈 도로로 접어들었고, 거기서 1.5킬로미터 정도를 더 가 내가 미
리 골라놓은 장소로 갔습니다. 난 차를 세우고, 트렁크를 열고,
옷을 입었습니다. 비포장도로용 오토바이를 탈 때 입는 옷을 한
벌 가지고 갔거든요. 헬멧, 어깨 패드, 무릎과 손 보호대 등도 전
부. 나는 얼른 내 옷 위에 그것을 입었습니다. 헬멧만 빼고 모두.
그리고 고속도로로 돌아가, 남쪽으로 달렸습니다. 처음레는 뒤에
서 오는 차가 한 대 있었습니다. 두 번째는 멀리 맞은편에서 오
는 차가 있었습니다. 나는 상관 않고 갑자기 브레이크를 세게 밟
아 타이어가 바닥에 끌린 자국을 만들었습니다. 세 번째는 다른
차가 없었습니다. 나는 헬멧을 쓰고, 깊은숨을 쉬고, 도로에서 벗
어나 벼랑으로 차를 몰았습니다. 정말 무섭더군요, 칼,"
칼은 그 시점에서는 차 안 어딘가에 다른 몸뚱어리가 있었을
거라고 짐작을 했다. 죽었든 살았든. 그러나 묻지는 않을 생각이
었다. 적어도 지금은.
"도로에서 벗어났을 때 내 차의 속도는 시속 50킬로미터 정도
였습니다. 하지만 공중에 떠서 내려갈 때, 옆으로 나무들이 획획
지나갈 때는 시속 150킬로미터는 되는 것처럼 느껴지죠. 차는 퉁
퉁 퉁기며, 작은 나무들을 부러뜨리며 나아갔습니다. 앞유리가
깨졌습니다. 난 운전대를 좌우로 돌리며 나무들을 피하려고 최선
을 다했습니다. 그러나 커다란 소나무에 앞쪽 왼편이 부딪혔습니
다. 에어백이 펼쳐졌고, 잠시 난 정신을 잃었습니다. 이어 구르는
것 같은 느낌이 있더니, 잠시 후 정적이 찾아왔습니다. 눈을 떠보
았습니다. 왼쪽 어깨에 심한 통증이 느껴지퍼군요. 피는 나지 않
았습니다. 내 몸은 묘하게 공중에 매달려 있었습니다. 그제야 내
녈레이저 자동차가 오른쪽 옆으로 누웠다는 것을 알게 되었습니
다. 나는 차에서 기어나왔습니다. 다 나와서 보니, 내가 운이 좋
았다는 걸 알 수 있었습니다. 어깨는 부러지지 않고, 그냥 눌리기
만 했던 겁니다. 나는 블레이저 주위를 돌아보았습니다. 얼마나
차를 잘 부수었는지. 나 자신이 놀랄 정도였습니다. 지붕은 네 미
리 바로 위가 움푹 꺼져 있었습니다. 한 15센티미터만 더 꺼졌으
면, 난 아마 빠져나오지 못했을 겁니다."
"엄청나게 위험한 짓을 했군- 그러다 죽거나 심하게 다칠 수도
있었던 것 아니오. 왜 그냥 골짜기로 차를 밀어버리지 않았소?
"그래 가지고는 안 됩니다. 진짜처럼 보이지 않았을 겁니다.
칼. 그 골짜기는 그다지 가파른 건 아닙니다. 이 곳은 평원 지대
아닙니까."
"가속 페달에 벽돌을 하나 얹어놓고 뛰쳐나오지 그랬소?
"벽돌은 불에 안 탑니다. 만일 차에서 벽돌이 발견되었다면,
의심을 샀을 겁니다. 난 모든 경우를 생각해보았습니다. 그리고
나서 나무들 사이로 차를 몰아도 죽지 않고 빠져나올 수 있겠다
고 판단한 겁니다. 나한테는 안전 띠, 에어백, 헬멧이 있었으니까
_Q."
"이거 완전히 이블 크니될(위험한 묘기를 부리는 것으로 유명한 미
국인 옮긴이)이로군."
간호사가 다이어트 콜라를 가져왔다. 간호사는 패트릭에게 잠
깐 이야기를 하자고 했다. 이윽고 간호사가 떠났을 때 패트릭이
말했다.
"어디까지 했죠?
"이제 곧 불을 지를 것 같던데,"
"그렇군요. 난 잠시 무슨 소리가 들리지 않나 귀를 기울였습니
다. 왼쪽 뒷바퀴는 돌아가고 있었는데, 멀정한 건 그거 하나였습
니다. 고속도로는 보이지 않았습니다. 어쨌든 고속도로 쪽에서는
아무 소리도 들리지 않았습니다. 아무 소리도. 깨끗하게 빠져나
온 겁니다. 가장 가까이에 있는 집도 1.5킬로미터는 떨어져 있었
습니다. 나는 헬멧과 보호대를 벗어 블레이저 안에 던져넣었습니
다. 그리고 골짜기 아래, 휘발유를 감추어둔 '곳으로 갔습니다."
"언제 감추었소?
-그 날 일찍. 아주 일찍. 새벽녘이었습니다. 2갤런들이 플라스
틱 통 네 개였습니다. 나는 얼른 그것을 블레이저에 끼얹었습니
다. 깜깜했지만 손전등을 사용할 수는 없었습니다. 하지만 오솔
길은 미리 봐두었습니다. 나는 통 세 개를 블레이저 안에 넣어둔
다음 동작을 멈추고 귀를 기울여보았습니다. 고속도로에서는 아
무런 소리도 들리지 않았습니다. 다른 곳에서도 아무 소리도 없
었습니다. 아드레날린이 치솟고, 심장이 목구멍으로 치밀고 올라
올 것 같았습니다. 이어 마지막 통에 든 휘발유도 차 안팎에 뿌
리고 빈 통은 차 안에 던졌습니다. 그리고 10미터쯤 물러나, 호
주머니에 있던 담배에 불을 붙였습니다. 나는 담배를 던지고, 더
뒤로 물러났습니다. 그리고 나무 뒤로 숨었죠. 담배가 블레이저
에 닿는 순간, 휘발유가 폭발했습니다. 꼭 폭탄이 터지는 소리 같
더군요. 순식간에 모든 창문에서 불길이 솟았습니다. 나는 골짜
기의 가장 가파른 면으로 올라가 불이 잘 보이는 곳을 찾았습니
다. 30미터 정도 떨어진 곳이었을 겁니다. 난 들키지 않고 보고
싶었습니다. 불은 울부짖는 소리를 내며 타올랐습니다. 난 불이
그렇게 시끄러운 줄 미처 몰랐습니다. 덤불에도 불이 붙었습니
다. 이러다 산불이 나는 거 아닌가 걱정이 되었습니다. 하지만 다
행히도 금요일에 비가 많이 내려, 나무와 땅이 푹 젖어 있었습니
다."
그는 콜라를 한 모금 마시고 말을 이었다.
"아, 그러고 보니, 칼의 가족에 대해서는 묻지도 않았군요. 미
안합니다. 칼. 아이리스는 어떻습니까?
"아이리스는 잘 있소, 가족 이야기는 나중에도 할 수 있소. 지
금은 하던 이야기나 마저 하시오."
"그러죠. 어디까지 했죠? 정신이 너무 산만해서요. 다 그 놈의
약들 때문입니다."
"차가 타는 것을 지켜봤다고 했소."
"그래요. 불이 몹시 뜨거워지더군요. 이어 휘발유가 폭발했습
니다. 그 때도 폭탄 터지는 소리가 났습니다. 이러다 불에 그슬리
겠다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파편들이 공중을 날다 나무들 사이로
떨어지며 소리를 냈습니다. 마침내 고속도로에서 무슨 소리가 들
렸습니다. 목소리들이었죠. 사람들이 고함을 지르고 있었습니다.
사람들 모습은 보이지 않았지만, 난리가 난 것 같았습니다. 한참
시간이 흐르자, 불이 차 주위로 번졌습니다. 나한테도 다가오기
에 난 자리를 떴습니다. 사이렌 소리가 들렸습니다. 나는 전날 발
견했던 시냇물을 찾아갔습니다. 숲속으로 100미터 정도 가면 만
날 수 있었습니다. 나는 그걸 따라갈 생각이었습니다. 그리고 오
토바이도 찾아야 했구요."
칼은 단어 하나 하나에 귀를 기울이며, 모든 장면을 흡수해 들
이며, 패트릭과 함께 한 단계씩 나아가고 있었다. 이 탈출 경로는
그의 실종 이후 몇 달 동안 여러 차례 격한 논쟁의 주제가 되었
으나, 아무도 실마리를 찾지 못했던 터였다.
"오토바O1?"
'거-. 낡은 거였죠. 그 일이 있기 몇 달전 해티스버그의 중고차
판매상한테 현금 500달러를 주고 산 겁니다. 숲속에서 좀 가지고
놀았죠. 나한테 그게 있다는 건 아무도 몰랐습니다."
"권리증서나 등록증도 없이?
"물론 없었죠. 칼, 나는 숲속을 달려 시냇물을 찾아갔습니다.
여전히 무섭기는 했지만, 그래도 몸은 말짱했습니다. 뒤에서 들
리던 불 소리와 사람들 목소리는 희미해지고, 사이렌 소리는 점
점 커졌습니다 나는 내가 자유를 향해 달리고 있다는 걸 알았습
니다. 패트릭은 죽었다. 더불어 엉망인 인생도 끝났다. 그는 명예
를 얻을 것이고 예를 갖추어 매장될 것이다. 모두 작별인사를 할
것이다. 그리고 오래지 않아 사람들은 그에 대해 잊을 것이다. 하
지만 나, 나는 새로운 삶을 향해 미친 듯이 뛰어가고 있다. 나는
환희에 젖었습니다."
차 안에서 타고 있던 가엾은 사람은 어떻게 된 거요, 패트릭?
당신이 기쁘게 숲을 헤치며 달리는 동안, 차 안에서는 다른 사람
이 죽어가고 있었단 말이오. 칼은 그것을 물어볼 뻔했다. 패트릭
은 자신이 살인을 저질렀다는 사실을 까맣게 잊은 것 같았기 때
문이다.
"그런데 갑자기 길을 잃고 말았습니다. 그 곳의 숲은 매우 을
창했습니다. 어쩌다가 엉뚱한 길로 들어서고 만 겁니다. 나는 작
은 손전등을 하나 들고 있었는데. 이제는 그것을 사용해도 쇈찮
겠다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나는 이리저리 가보고 왔던 길을 되
짚어가기도 했습니다. 이제 사이렌 소리는 들리지 않았습니다.
나는 나무 그루터기에 앉아 상황을 파악하려 해보았습니다. 완전
히 공포심에 빠져서 말입니다. 이거 웃기는 일 아닌가. 기껏 부서
진 차에서 살아났는데, 이제 배고픔과 추위 때문에 죽게 되다니
나는 다시 걷기 시작했고, 운이 좋아 냇물을 찾았습니다. 오래지
않아 오토바이도 찾았습니다. 그래서 오토바이를 100미터쯤 밀
고 가다 언덕의 경사면을 올라갔고, 벌목 차량들이 다니던 길에
이르렀습니다. 물론 105킬로그램이나 나자던 뚱뚱한 몸뚱어리
때문에 힘들어서 죽을 지경이었죠. 반경 3킬로미터 내에는 집이
한 채도 없었습니다. 그래서 오토바이를 타고 벌목용 차량이 다
니던 길을 따라갔습니다. 이미 오토바이를 타고 여러 번 다녀본
길이라 그 근처를 잘 알고 있었죠. 이윽고 자갈 도로가 나오고,
첫 번째 민가가 눈에 띄었습니다. 나는 오토바이 엔진 소리를 죽
이기 위해 알루미늄 튜브로 만든 장치를 달아두었습니다. 그래서
소리는 시끄럽지 않았죠. 오래지 않아 스톤 군의 포장도로에 을
라설 수 있었습니다. 간선도로는 피해 뒷길로만 다녔습니다. 그
리고 2시간 뒤에 다시 오두막으로 돌아갔습니다."
"왜 오두막으로 돌아간 거요?
"또 준비할 게 있었으니까요."
"페퍼한테 들킬까 두렵지 않았소?
패트릭은 그 질문에도 움찔하지 않았다. 칼은 정확한 순간에
치고 들어갔고, 이제 그의 반응을 지켜보고 있었다 그러나 아무
반응이 없었다. 패트릭은 잠시 아래를 내려다보다가 대답했다.
"페퍼는 없었습니다."
언더힐이 다시 왔다. 다른 방에
서 8시간 동안 비디오들을 보고 메모들을 검토한 뒤에 경쾌한 모
습으로 돌아온 것이다. 그는 들어서면서 스테파노와 그의 변호사
쪽을 향해 인사를 하고 바로 일로 들어갔다,
"어제 중단되었던 부분부터 다시 시작해 볼까요, 스테파노1?"
"그게 어디요?
"브라질에 들어간 부분입니다."
"그렇군. 어디 보자. 브라질은 큰 나라요. 인구가 1억 6,000만
이오. 땅 넓이도 알래스카와 하와이를 뺀 미국 48개 주보다 더
넓소. 그래서 옛날부터 숨기에는 아주 좋은 곳이라는 얘기도 있
소. 특히 도망자들이 숨기에. 나치들도 그 곳에서 오랫동안 숨어
있었소. 우리는 래니건에 대한 서류를 정리하여 포르투갈어로 번
역을 했소. 그리고 경찰에서 일하는 몫타주 작성 화가와 컴퓨터
전문가 몇 명을 불러다가 래니건의 얼굴을 색깔까지 넣어 여러
장 그렸소. 오렌지 비치의 요트 임대업자와 나순의 은행 직원들
과도 오래 이야기를 했고, 그들 모두 래니건의 얼굴을 정확히 그
리는 데 도움을 주었소. 우리는 심지어 법률회사의 파트너들까지
만나, 함께 그림을 검토하기도 했소. 파트너들은 비서들에게까지
그 그림들을 보여주었소. 파트너 가운데 하나인 보건 씨는 심지
어 가장 잘된 그림을 들고 래니건의 미망인을 찾아가 의견을 구
하기도 했소."
"그래서 잡고 보니, 그림이 비슷했습니까?
"상당히 비슷했소. 턱과 코 때문에 약간 당황하긴 했지만."
'겨-속해보시지요."
"우리는 서둘러 브라질로 갔소. 그리고 그 나라에서 가장 일을
잘 하는 사립탐정 회사 세 곳을 찾아냈소. 하나는 리우에 있었고,
하나는 상파울루에 있었고, 하나는 북동부의 레시페에 있었소.
우리는 돈을 많이 주기 때문에 최고들만 고용할 수 있었소. 우리
는 그들을 하나의 팀으로 만들어, 일주일 동안 상파울추에 모아
두었소. 우리는 그들의 이야기를 들었소. 그들은 패트릭이 부유
한 집안의 딸을 납치하여 죽인 죄로 수배를 당한 미국인 도망자
라는 이야기를 지어냈소. 그의 소재에 대한 정보를 제공하면 그
집안에서 보상금을 준다는 이야기였지, 아이를 죽였다고 말한
건, 물론 그게 변호사들 돈을 훔쳤다는 것보다 더 동정심을 불러
일으키기 때문이었소.
우리는 곧장 언어를 가르치는 학교들을 찾아다니며, 래니건의
사진들을 보여주고 정보를 주면 돈을 주겠다고 했소. 평판이 좋
은 학교들은 우리 이야기도 안 듣고 문을 닫아버렸소. 다른 학교
들은 사진은 보았지만 도움을 주지 못했소. 이러는 동안 우리는
래니건이 대단한 사람이라는 생각을 하게 되었소. 그리고 그가
아무나 와서 말을 걸고, 또 기록도 남는 곳에서 공부를 하는 모
험은 하지 않았을 거라고 생각했소. 그래서 개인 교습을 하는 사
람들을 파고들었소. 브라질에는 그런 사람들이 '겨우' 100만 명
밖에 없소. 정말 인내가 필요한 일이었지."
"돈을 곧바로 제시했습니까?
"우리는 브라질 요원들이 하라는 대로 했소. 사진을 보여주고,
아이를 죽인 이야기를 하고, 반응을 기다리는 거요. 입질이 있으
면 보상금 이야기를 슬쩍 흘리는 거요."
"입질이 있었습니까?
"약간. 여기저기서. 하지만 돈은 한 번도 준 적이 없소. 적어도
포르투갈어 개인 교습을 하는 사람들에게는."
"다른 사람들에게는?
스테파노는 고개를 끄덕이며 서류를 흘끗 보았다.
"1994년 4월, 우리는 리우에서 래니건의 사진에 약간 관심을
보이는 성형외과 의사를 찾아냈소. 그는 한 달 동안 우리를 가지
고 놀더니, 마침내 자신이 래니건의 얼굴을 고쳐주었다고 고백했
소. 그는 수술 전과 후의 사진들을 가지고 있었소. 그는 완전히
우리를 가.지고 놀았소. 우리는 결국 그가 파일 전부를 제공하는
대가로 해외에서 현금 25만 달러를 주기로 했소."
"그 파일에는 뭐가 있었습니까?
"기본적인 것들이오. 수술 전과 후를 찍은 선명한 정면 사진.
니건은 의사에게도 절대 사진을 찍지 앉겠다고 했는데 그런 사
래
진이 남아 있다니 놀라운 일이었소. 그는 어떤 흔적도 남기지 않
으려 했소. 성형 수술비도 현금으로 냈소. 본명도 대지 않으려 했
소. 그냥 캐나다의 사업가인데, 갑자기 젊어 보이고 싶어서 찾아
왔다고만 했소. 의사는 그게 늘 듣는 소리였기 때문에, 그가 도망
자라는 걸 알았소. 그래서 사무실에 몰래 카메라를 숨겨놓았고,
그 결과 사진이 남게 된 거요."
"그걸 볼 수 있습니까?
"물론이오."
변호사는 잠시 정신을 차리고, 누런 서류봉투 하나를 언더힐
쪽으로 밀었다. 언더힐은 봉투를 열고. 그냥 한 번 흘끗 보기만
했다.
"의사는 어떻게 찾아냈습니까?
우리는 언어 학교와 개인 교습자들을 확인하면서, 동시에 다
른 직업을 가진 사람들도 찾아다니고 있었소. 위조 전문가, 성형
외과 의사, 수입업자."
"수입업자?
그렇소. 그런 자들을 가리키는 포르투갈 말이 있소. '수입업
자-라는 건 그 말을 아주 거칠게 번역한 거요. 그것은 외국인을
브라질로 데려와 사라지게 해주는 전문가들로 이루어진 지하조
직을 가리키는 말이오. 새 이름과 신분증을 주고, 숨어 살 수 있
는 가장 좋은 곳도 물색해주지. 그러나 그들은 도저히 뚫고 들어
갈 수가 없었소. 위조업자들 쪽에도 마찬가지로 운이 좋지 않았
소."
"하지만 의사들은 달랐다?
그렇지도 않았소. 그들도 말을 하지 않소. 하지만 우리는 성
형외과 의사 한 사람을 자문으로 고용했소. 그는 우리에게 본명
을 밝히지 않아도 수술을 해주는 비양심적인 동업자 몇 명의 이
름을 알려주었소. 그래서 리우에서 그 의사를 찾아내게 된 거요."
"그게 래니건이 사라진 지 2년 뒤의 일이로군요?
"맞소."
"그게 래니건이 그 나라에 있다는 첫 번째 증거였습니까?
"첫 번째 증거였소."
"그럼 처음 2년 동안은 뭘 했습니까?
"많은 돈을 썼소. 이집 저집을 찾아다니며 쓸모없는 실마리들
을 쫓아가보고. 아까도 말했듯이, 브라질은 큰 나라가 아닙니까."
"브라질에서 당신을 위해 일해주던 사람들이 몇 명이었습니
까?
"한 때는 명에게 돈을 주었소. 다행히도 미국처럼 비싸지는
않았소."
판사가 피자를 원한다면 당연히 갖다줄 수밖에 없다. 피자는
디비전 가에 있는 오래된 가족 레스토랑인 휴고에서 가져왔다.
그 곳은 포인트 근처로, 해변을 따라 줄지어 있는 패스트푸드 집
들과는 한참 떨어진 곳이었다.
보안관보 하나가 그것을 312호실로 배달했다. 패트릭은 그것
이 엘리베이터를 나을 때부터 그 냄새를 맡았다. 패트릭이 물끄
러미 바라보는 가운데, 칼이 침대 발치에서 상자를 열었다, 패트
릭은 눈을 감고 검은 올리브, 포토벨로 버섯, 이탈리아 소시지,
피망, 서로 다른 여섯 가지 치즈가 풍기는 천국의 향기를 빨아들
였다.
그는 휴고에서 피자를 수도 없이 먹었다. 특히 이전 생애의 마
지年 2년 동안. 그리고 지금까지 일주일 동안 이것을 먹는 꿈을
꾸어왔다. 고향이라는 것이 좋은 점도 있기는 있었다.
"기진맥진했군. 어서 드시오."
칼이 말했다.
패트릭은 아딘 말 없이 첫 조각을 삼켰다. 이어 두 번째로 손
을 뻗었다.
"어쩌다 그렇게 말랐소?
칼이 피자를 씹으며 물었다.
"맥주 좀 마실 수 있을까요?
"안 되오. 미안하오. 잊지 마시오, 당신은 지금 감옥에 있는 거
요. "
"살을 빼는 건 생각에 달린 거죠. 마음만 먹으면 쉽습니다. 갑
자기 굻어야 할 이유들이 여러 가지가 생겼죠."
"전에는 얼마나 살이 쪘었소?
"사라지기 전 금요일, 내 몸무게는 107킬로그램이었습니다. 그
리고 6주 동안 21킬로그램을 뺐습니다. 오늘 아침에 재어보니 72
킬로그램이던데요."
"꼭 피난민 같소. 어서 드시오."
"고맙습니다."
"그래서, 오두막에 있었다구 "
패트릭은 종이 냅킨으로 턱을 닦고, 먹던 피자 조각을 다시 상
자에 놓았다. 그는 다이어트 콜라를 홀짝였다.
'거1,오두막에 있었죠. 11시 30분쯤이었습니다. 앞문으로 들어
가 불은 켜지 않았습니다. 한 1킬로미터 떨어진 곳에 오두막이
또 하나 있었죠. 산등성이에 있었는데, 내 오두막에서도 보였습
니다. 해티스버그 출신의 어떤 사람들이 주인인데, 그 주말에는
아무도 오지 않았다고 생각하기는 했지만, 그래도 조심을 해야
했으니까요. 난 목욕탕의 조그만 창문을 검은색 수건으로 가리고
불을 켰습니다. 얼른 면도를 했죠. 머리카락도 잘라냈습니다. 그
리고 염색을 했죠. 짙은 갈색으로. 거의 검은색에 가깜게."
"그걸 못 본 게 아쉽군."
'꺽 잘 어울렸습니다. 기분이 묘했죠. 거울을 보는데도 꼭 다
른 사람이 된 것 같은 느낌이었거든요. 나는 내가 어질러놓은 것
을 치우고, 머리카락과 수염도 깨끗이 닦아냈습니다. 나중에 그
곳을 샅샅이 뒤질 거라는 걸 알았으니까. 그리고 염색약과 포장
곽도 치웠습니다. 이어 두툼한 옷으로 갈아입었습니다. 커피를
진하게 끓띠 반쯤 마셨죠. 나머지 반은 여행을 위해 보온병에 넣
었습니다. 난 서둘러 새벽 1시에 오두막을 떠났습니다. 그날 밤
에 경찰관들이 나타날 것 같지는 않았지만, 늘 만의 하나라는 게
있었으니까. 나는 경찰이 내 차를 확인하고 트러디에게 연락을
하고, 그러다 누군가 오두막에 한번 가보자고 제안을 하기까지는
시간이 왜 걸릴 거라는 결 알았습니다. 적어도 그날 밤에 그런
일이 생길 거라고는 생각하지 않았지만, 새벽 1시가 되자 얼른
떠나고 싶었던 겁니다."
"트러디에 대해서는 걱정을 했소?
"별로. 난 트러디가 충격을 잘 견딜 거라는 걸 알았습니다. 그
리고 나를 매장하는 일도 아주 훌륭하게 처리할 거라는 것도. 트
러디는 한 달 정도 정숙한 미망인 노룻을 한 다음에, 보험금을
타게 될 것이었습니다. 트러디 평생 최고의 순간이 되겠죠. 여러
사람으로부터 주목을 받고, 많은 돈을 받고. 칼, 난 그 여자를 사
랑하지 않았습니다. 또 걱정하지도 않았죠."
"다시 오두막에 돌아간 적은 있소?
"아니오."
칼은 그 다음 질문을 하지 않을 수 없었다. 굳이 참을 생각도
없었다.
"페퍼의 산탄총과 야영 장비가 침대 밑에서 발견되었소. 그게
어떻게 거기 가 띤는 거요?
패트릭은 놀란 듯이 잠간 고개를 쳐들더니, 다시 눈길을 돌렸
다. 칼은 그 반응을 머릿속에 똑똑히 새겨두었다. 앞으로 며칠 동
안 여러 번 생각하게 될 것 같았기 때문이다. 흠칫 놀라고, 고개
를 쳐들고, 정직하게 대답을 할 수 없어 눈길을 벽으로 돌리는
것을.
어떤 옛날 영화에 이런 대사가 나온 적이 있었다.
살인을 저지를 때는 스물다섯 가지의 실수를 한다. 그 가운데
열다섯 가지를 생각할 수 있으면 넌 천재다."
어쩌면 패트릭은 그렇게 꼼꼼하게 계획을 세웠으면서도 페퍼
의 물건들에 대해서는 깜빡 잊었던 것인지도 모른다. 다급한 상
황이라 그만 너무 서둘고 말았는지도.
"모르겠습니다."
패트릭은 여전히 벽을 보며 마치 으르렁거리듯이 말했다.
칼은 자신이 원하는 것을 얻었기 때문에 다음으로 넘어갔다
"그래서 어디로 갔소?
"오토바이를 타고 지옥에서 도망쳤죠."
패트릭은 기운을 차렸다. 어서 다른 이야기로 넘어가고 싶어하 있었다. 그가 말을 계속했다.
기온은 5도였습니다. 그런데 밤에 오토바이를 타고 고속도로
를 달리니 마치 영하 15도인 것 같은 느낌이었습니다. 나는 차량
들을 피해 이면 도로로만 다녔죠. 천천히 달렸습니다. 바람이 칼
끝처럼 파고들었거든요. 나는 앨라배마로 들어갔는데, 거기서도
큰 도로는 피했습니다. 새벽 3시에 간선도로를 달리는 비포장도
로용 오토바이를 보면 할 일 없는 경찰관이 집적거리고 싶어할
것 같아, 도회지들도 피했습니다. 마침내 새벽 -시쯤 모빌 외곽
에 들어섰습니다. 한 달 전쯤 나는 현금만 내놓으면 아무것도 묻
지 않는 작은 모텔을 하나 찾아두었죠. 나는 몰래 주차장으로 들
어가, 모텔 뒤에 오토바이를 감추고, 방금 택시에서 내린 것처럼
앞문으로 들어갔습니다. 방 하나 값으로 현금 30달러를 지불했
고, 숙박계는 쓰지 않았습니다. 몸을 녹이는 데 1시간 정도 걸리
더군요. 한두 시간 자고, 해가 뜨자마자 일어났습니-칼은 언제
소식을 들었습니까?
"아마 당신이 시골길을 따라 오토바이를 달리고 있었을 때쯤
이었을 거요. 더그 비트라노가 3시 좀 지나서 나에게 전화를 했
소. 자다 깨서 전화를 받았지. 지금 생각하니까 정말 화가 나네.
나는 잠도 못 자고 애도하고 있었는데, 당신은 이지 라이더(오토
바이를 타고 여행하는 사람들을 그린 동명의 영화의 주인공들: 옮긴이)
놀음이나 하면서 좋은 인생으로 다가가고 있었다니."
"완전히 자유로웠던 것은 아니었습니다."
"그랬겠지. 하지만 적어도 당신 친구들 걱정은 안 했을 것 아
니오."
"나도 그건 안타깔게 생각합니다. 칼."
"아니, 안 그럴걸."
"맞아요, 안 그렇습니다."
패트릭은 긴장을 풀더니, 생기 있는 모습을 보여주었다. 이제
싱긋 웃기도 했다.
"당신은 아침해와 함께 잠을 깼군. 새로운 세계의 새로운 인간
이 되었지. 당신의 모든 걱정과 문제는 뒤로하고."
"모두는 아니고 대부분이라고는 할 수 있겠군요. 몹시 흥분되
기도 했고 또 두렵기도 했습니다. 잠이 잘 오지 않았죠. 난 8시
30분까지 텔레비전을 보았습니다. 내 죽음에 대해서는 안 나오디
군요. 그러다 샤워를 하고, 새 옷으로 갈아입고------."
"잠간. 머리 염색약과 포장곽은 어디에 있고?
-앨라배마의 워싱턴 군 근처의 쓰레기통에 버렸습니다. 난 택
시를 불렀습니다. 모빌에서는 그게 쉬운 일이 아니더군요. 운전
사는 내 방 밖에 차를 세웠습니다. 난 그 차를 타고 떠났죠. 체크
아웃도 없이. 오토바이는 모텔 뒤에 그대로 버렸습니다. 나는 쇼
핑 몰로 갔습니다. 그 곳은 9시에 문을 연다는 것을 알고 있었죠.
나는 백화점으로 가서, 군청색 상의 한 벌, 바지 몇 벌, 간편화
한 켤레를 샀습니다."
"돈은 어떻게 내고?
"현금으로요."
"신용 카드는 없었소?
있었습니다. 마이애미에서 얻은 가짜 비자 카드가 있었죠. 그
건 몇 가지 경우에만 쓸모가 있었죠. 그리고 버려야 했습니다. 그
래서 차를 빌릴 때를 위해 아껴두었죠."
"현금은 얼마나 가지고 있었소?,2만 정도."
"그게 어디서 났소?
한동안 저축을 했죠. 물론 트러디는 내가 돈을 버는 속도보다
더 빠르게 쓰려고 최선을 다하고 있었지만, 그래도 나는 돈을 잘
벌고 있었죠. 난 회사의 경리에게, 아내 몰래 돈을 좀 가지고 있
어야 하니 좀 빼돌려달라고 했습니다. 그 여직원은 그게 자기가
변호사들을 위해 늘 해주는 일이라고 하더군요. 그래서 내 봉급
의 일부가 다른 계좌로 갔습니다. 나는 정기적으로 그것을 현금
으로 찾아, 서랍에 넣어두었습니다. 됐습니까?
"팼소. 자, 간편화 한 켤레를 산 데까지 이야기했군."
"나는 다른 가게로 가서 흰색 셔츠와 넥타이를 샀습니다. 그리
고 쇼핑 몰의 화장실에서 옷을 갈아입었는데, 이야, 정말이지 출
장을 다니는 영업사원과 전혀 다를 바가 없더군요. 나는 옷도 좀
더 사고 액세서리도 샀습니다. 그리고 그걸 새로 산 가방에 넣고,
다른 택시를 불렀죠. 난 택시를 타고 모빌 공항으로 갔습니다. 그
곳에서 아침을 먹고 애틀랜타에서 오는 노스웨스트 에어링크 비
행기편을 기다렸습니다. 비행기가 도착했고, 나는 거기서 내리는
통근자들에게 섞여들었습니다. 모두 바삐 모빌로 가고 싶어하더
군요. 나는 다른 두 사람과 함께 에이비스 데스크에 가서 섰습니
다. 다른 사람들은 차를 예약해두었더군요. 내 경우는 약간 복잡
했습니다. 하지만 나는 조지아 주에서 발행한 감쪽같은 운전면허
증을 가지고 있었고, 만일의 경우에 대비해 여권도 구비해두었습
니다. 난 비자 카드를 사용했습니다. 무척 겁이 났죠. 카드 번호
는 하자가 없는 것이었습니다. 조지아 주 디카터에 사는 어떤 불
쌍한 친구 것이었죠. 그래도 컴퓨터가 알아내서 경보가 울릴까봐
겁이 났던 겁니다. 하지만 아무 일도 없었습니다. 난 서류를 작성
하고, 서둘러 떠났습니다."
"이름이 뭐였소?
"랜디 오스틴."
"중요한 질문이 있소, 랜디."
칼은 피자를 한 입 베어물고 천천히 씹으며 말을 이었다.
"당신은 공항에 있었소. 왜 그냥 비행기에 올라타 다른 곳으로
떠나지 않았소?
"아, 그럴 생각도 했죠. 아침을 먹으면서 비행기 두 대가 뜨는
걸 봤습니다. 그걸 타고 떠나고 싶은 마음이 간절했습니다. 하지
만 끝내지 못한 일이 있었습니다. 아주 힘든 결정이었습니다."
"끝내지 못한 일이라니?
"아마 아실 텐데요. 난 걸프 쇼어스로 갔습니다. 거기서 연안
지역을 따라 동쪽으로 오렌지 비치까지 갔죠. 거기서 조그만 콘
도를 하나 빌렸습니다."
"이미 확인해두었던 것이겠군."
"물론입니다. 나는 그들이 현금을 받을 것임을 알고 있었습니
다 그때는2윌이었습니다. 춥고장사도잘안 될 때였죠. 난약
한 진정제를 먹고, 6시간 동안 잤습니다. 저녁 뉴스에 보니까, 내
가 불에 타 죽는 게 나오더군요. 내 친구들은 망연자실해 있고-"
"얼씨구."
"난 잡화점으로 가서 사과 한 봉지와 다이어트 알약을 샀습니
다, 어두워진 뒤에 나는 해변을 3시간 동안 걸었죠. 모빌 근처에
숨어 있을 때 매일 밤 그렇게 했습니다. 이튿날 아침에는 파스카
굴라로 몰래 들어가 신문을 하나 샀죠. 웃고 있는 내 살진 얼굴
이 1면에 나와 있더군요. 나는 그 비극에 대한 기사를 읽었고, 칼
이 나에 대해 한 말도 보았습니다. 감동적인 찬사더군요. 또 장례
식이 오후 3시라는 것도 알게 되었죠. 나는 오렌지 비치로 가서
요트를 세냈습니다. 그리고 장례식 시간에 맞추어 빌록시로 차를
몰고 갔죠."
"신문을 보니 당신, 매장식을 직접 보았다던데."
"사실입니다. 공동묘지 너머에 있는 숲속의 나무 위에 숨어 있
었습니다. 거기서 망원경으로 보았죠."
"그건 믿을 수 없을 정도로 멍청한 짓인 것 같은데."
"맞습니다. 정말 바보 같은 짓이었죠. 하지만 나는 뭔가에 끌
리듯이 그 장소로 가고 말았습니다. 확인을 해야 했습니다. 내 계
이 먹혀드는 것을 직접 봐야 했으니까요. 그리고 그것을 보고
난 딜에, 내가 어떤 일도 헤쳐나갈 수 있다는 자신감을 얻었던
것 같습니다."
-나무도 미리 젝어놓았겠군. 구경하기에 완벽한 장소로 말이
오.-
-아닙니다. 사실, 그 곳에 가야 할지 말아야 할지 결정을 못 내
리고 있었습니다. 나는 모빌을 떠나, 주긴(~lf BA~)도로를 타고 서
쪽으로 갔습니다. 나는 계속 이러면 안 된다고 되뇌고 있었죠. 빌
록시 근처에 가면 안 된다고."
"그 뚱뚱한 몸으로 나무 위에 올라갔다고?
동기 부여가 되어 있었으니까요. 가지가 굵은 떡갈나무였습니
다."
운도 좋군. 가지가 하나 부러져 땅으로 곤두박질쳤으면 좋았
을 텐데"
"설마."
아니, 진심이오. 우리가 무덤가에 모여 눈물을 참고 미망인을
위로하고 있는데, 당신은 뚱뚱한 개구리처럼 나무 위에 올라가
우리를 바라보고 웃고 있었다니."
"진짜 화가 난 건 아니죠, 칼?
그의 말이 옳았다. 4년 반이라는 세윌은 칼이 가지고 있던 모
든 분노를 없애주었다. 사실 칼은 병원 침대 끝에 걸터앉아, 패트
릭과 함께 피자를 먹으며 그렇게 듣고 싶던 이야기들을 마음껏
듣는 것을 기뻐하고 있었다.
그러나 그의 이야기는 장례식까지였다. 패트릭은 이야기를 할
만큼 했다. 그리고 그들은 그의 방에 돌아와 있었다. 패트릭이 완
전히 마음을 놓을 수 없는 장소였다.
-보건과 비트라노나 그밖의 사람들은 어떻습니까?
패트릭이 물었다. 그는 긴장을 풀고 베개 위에 몸을 뉘었다.
이제 곧 듣게 될 이야기가 너무 즐거을 것 같아 벌써 입맛을 다
시고 있었다.
포톤루 미란다는 이틀 전에 딸
에게서 전화를 받았다. 딸은 뉴올리언스의 호텔에 있었다. 그녀
는 여전히 수수께끼의 새 의뢰인과 함께 법적인 일을 하기 위해
여행을 하고 있었으며, 여전히 아버지에게 그녀를 찾는 사람들과
아버지를 감시하는 사람들을 주의하라고 말하고 있었다. 새 의뢰
인이 브라질에 적을 많이 뒀기 때문이라고 했다. 그 전의 전화들
과 마찬가지로 그녀는 간결했고, 모호했고, 겁에 질려 있었다. 필
사적으로 내색은 하지 않으려 했지만. 그는 화가 나서 자세히 이
야기해보라고 다그쳤다. 그녀는 그의 안전을 더 걱정하고 있다고
말했다. 그는 딸에게 돌아오라고 했다. 화를 터뜨리며, 처음으로
그녀에게, 네 파트너들을 만난 결과 네가 회사에서 잘렸다는 것
을 알았다고 밝혔다. 그녀는 이제 자신은 혼자 일한다고 차분히
설명했다. 국제 무역에 종사하는 부유한 의뢰인과 함께 독자적으
로 일을 한다는 이야기였다. 그리고 이런 식의 장기 출장도 흔한
일이 될 기라고 덧붙였다.
파울루는 딸과 전화로 말싸움을 하고 싶지 않았다. 딸 걱정을
몹시 했기 때문에 더 그랬다.
파울루는, 거리에 숨어 있다가 그가 시장에 가거나 가톨릭 대
학에 있는 연구실로 갈 때면 따라붙는 수상한 자들에게 짜증이
났다. 그는 그들을 주시하고 있었다. 그들은 늘 근처에 있었다.
파울루는 에바의 아파트 건물의 지배인과도 몇 번 이야기를 해보
았는데, 똑같이 의뭉스러운 자들이 그 곳도 감시하고 있었다.
그의 마지막 수업인 독일 철학 개관은 1시에 끝났다. 그는 낙
제를 면하려고 발버등치는 학생과 그의 사무실에서 30분 동안 이
야기를 했다. 그리고 나서 퇴근을 했다. 비가 오고 있었다, 그는
깜빡 잊고 우산을 가져오지 않았다. 그래서 차를 세워둔 곳까지
그냥 걸어가야만 했다. 그의 차는 강의실 건물 뒤쪽의 조그만 교
수 주차장에 세워져 있었다.
그 곳에서는 오스마르가 그를 기다리고 있었다. 파올루는 깊은
생각에 잠겨 건물을 나섰다. 눈길은 아래로 떨구고, 신문으로 비
를 가린 채. 그는 딴 생각에 골몰해 있었기 때문에, 물이 뚝뚝 듣
는 나무 밑을 지나 차 옆의 물웅덩이를 딛기도 했다 그의 차 옆
에는 빨간색의 작은 배달용 밴이 있었다. 운전사가 나타났다. 그
러나 파울루는 알아채지 못했다. 운전사는 밴의 뒷문을 열었으
나, 파울루는 아무것도 듣거나 보지 못했다. 그가 열쇠를 꺼내려
핀 손을 집어넣었을 때, 오스마르가 옆에서부터 밀고들어와 그의
몸을 밴 안에 우겨넣었다. 파울루의 가방이 땅에 떨어졌다.
큰 소리를 내며 문이 닫쳐다. 어둠 속에서 파울루의 미간에 총
신이 닿았다. 어떤 목소리가 조용히 하라고 명령했다.
일당 중 하나가 파울루의 차의 운전석 문을 열더니, 그의 가방
을 쏟아 서류들을 앞좌석에서 뒷좌석까지 흩뿌렸다.
밴은 자리를 떴다.
경찰에 납치를 알리는 전화가 걸려왔다.
1시간 반 뒤 파울루는 도시 밖으로 나가 시골로 들어가고 있었
다. 파울루는 그 곳이 어디인지 알지 못했다. 차 안은 더웠다. 창
문도 없고 조명도 없었다. 가까운 곳에 앉아 있는 두 남자의 형
체가 보였다. 둘 다 총을 들고 있었다. 밴은 보기 흥하게 뻗어 있
는 농가 뒤에서 멈추었다. 파울루는 안으로 이끌려 들어갔다. 3
의 숙소는 뒤쪽이었다. 침실 하나, 목욕탕 하나, 텔레비전이 놓인
응접실 하나. 먹을 것은 많았다. 당신을 해치지는 않을 거요. 물
론 탈출하려 한다면 얘기가 달라지지만. 그들이 말했다. 얌전히
만 굴면, 일주일 정도 있다가 풀어줄 거요.
그는 문을 잠그고 창문으로 밖을 살폈다. 나무 밑에 두 남자가
앉아 있었다. 웃음을 터뜨리며 차를 마시는 중이었다. 근처에 기
관단총이 있었다.
리우에 있는 파울루 아들의 집, 에바의 아파트의 지배인, 그녀
가 다니던 법률회사, 여행사에서 일하는 그녀의 친구에게 익명의
전화가 갔다. 메시지는 똑같았다,
-파울루 미란다가 납치되었다. 경찰이 수사를 하고 있다."
에바는 뉴욕에 있었다. 피에르 호텔의 스위트룸에 며칠 묵으면
서, 5번가에서 쇼핑을 하고 박물관에서 몇 시간씩 보냈다. 그녀
가 받은 지침은 상황이 진전되는 것을 살피며, 뉴올리언스를 들
락거리라는 것이었다. 그녀는 패트릭에게서 편지를 세 통 받았
고, 그녀는 그에게 두 번 편지를 썼다. 모든 편지는 샌디를 통해
서 오고 갔다. 그가 어떤 육체적 고문을 받았는지 몰라도, 어쨌든
세밀한 것까지 주의를 기울이는 태도는 전혀 변하지 않은 것 같
았다. 그의 편지들은 구체적이었다. 계획, 점검 사항, 비상시 대
비책.
그녀는 아버지에게 전화를 했으나, 아무도 전화를 받지 않았
다. 오빠한테 전화를 했다가 하늘이 무너지는 소식을 듣게 되었
다, 당장 돌아와. 오빠가 고집을 부렸다. 오빠는 약한 사람이었
다. 고난과 역경을 견디지 못했고, 또 쉽게 무너지는 사람이었다.
가족 내에서도 어려운 결정은 늘 에바가 도맡아 할 정도였으니
까.
그녀는 30분 동안 오빠와 전화를 했다. 그녀는 오빠는 물론 자
신도 진정시키려 했다. 아니, 몸값 요구는 없어 납치범들한테서
는 아무런 연락이 없어.
에바는 절대 전화를 하지 말라고 패트릭이 신신당부를 했는데
도 그에게 전화를 했다. 그녀는 뉴욕 시의 라가디어 공항의 공중
전화에서 짙은 선글라스를 끼고 초조하게 뒤를 흘끔거리며 신경
질적으로 머리카락을 잡아당기고 있었다, 그녀는 그의 병실 전화
번호로 전화를 했다. 그리고 포르투갈어로 말했다. 설사 누가 엿
듣는다 해도 통역할 사람을 찾아내야 할 터였다.
"패트릭, 레아예요."
그녀는 가능한 한 감정을 드러내지 않으려고 애를 쓰고 있었
다.
"무슨 일이야?
패트릭도 포르투갈어로 말했다. 오랜만에 듣는 그녀의 멋진 목
소리였지만, 지금은 반갑지가 않았다.
"얘기할 수 있어요?
"응. 어쩐 일이이?
패트릭은 서너 시간마다 그의 방 전화에 도청 장치가 되어 있
는지 확인했다. 사실 달리 할 일도 없었다. 그는 샌디가 가져다
준 도청 장치 탐지기로 도청 장치를 숨겨놓을 만한 곳은 다 확인
해보았다, 문밖에는 경비원이 24시간 상주했기 때문에 약간은 마
음을 놓을 수 있었다 그러나 외부로 연결되는 전화선은 여전히
불안했다.
"아버지 일이에요."
이어 그녀는 파울루가 실종된 이야기를 불쑥 내뱉고는 말을
이었다,
'찝에 가야겠어요."
"안 돼, 레아."
패트릭은 차분하게 말을 이었다.
"함정이야. 당신 아버지는 부자가 아니야. 그들은 돈을 요구하
는 게 아냐. 당신을 찾으려는 거야."
"난 아버지를 저버릴 수 없어요."
"간다고 아버지를 찾을 수 있는 것도 아니야."
"모두 내 탓이에요."
"아냐. 내 탓이야. 하지만 그들이 파놓은 함정으로 뛰어들어서
일을 더 꼬이게 하지 마."
그녀는 머리카락을 비비꼬며 빠르게 지나가는 사람들의 행렬
을 지켜보고 있었다.
"그럼 어떻게 할까요?
"뉴올리언스로 가, 도착하면 샌디한테 전화를 해. 그 동안 생
각을 좀 해볼게."
그녀는 비행기표를 사서 게이트로 갔다. 그 곳의 대합실 구석
의 의자에 앉아 벽과 잡지를 이용해 얼굴을 가렸다. 그녀는 그들
이 그녀의 아버지에게 할 끔찍한 짓들을 생각했다. 그녀가 사랑
하는 두 남자가 똑같은 사람들에게 납치당했다. 패트릭은 부상
때문에 여전히 병원에 있었다, 그녀의 아버지는 늙었고, 패트릭
만큼 강하지 않았다. 그들은 그녀 때문에 그에게 해코지를 하고
있었다. 그런데도 그녀가 할 수 있는 일은 없었다.
하루 동안 수색한 끝에 빌록시의 한 경찰관이 랜스의 차가 오
후 10시 20분에 그랜드 카지노를 떠나는 것을 보았다. 경찰관은
랜스의 차를 세우고, 이렇다 할 이유도 없이 스위니가 올 때까지
그를 붙잡아두었다. 스위니와 랜스는 버거 킹 패스트푸드점 주차
장에 서서 경광등을 번쩍거리고 있는 순찰차 뒷좌석에서 이야기
를 나누었다.
보안관은 대뜸, 마약 장사는 어떻게 되어가느냐고 물었다. 랜
스는 사업은 잘된다고 말했다.
"트러디는 어떤가?
보안관은 입에 이쑤시개를 문 채 물었다. 그 곳에서는 누가 더
잘난 사내인가 확인하기 위한 투쟁이 벌어지고 있었다. 랜스는
심지어 새로 산 선글라스를 쓰기까지 했다.
"잘 있습니다. 그쪽 여자는 어떻습니까?
"난 여자가 없네. 이보게, 랜스, 우리는 자네가 암살자를 구하
러 다닌다는 아주 믿을 만한 정보를 입수했네."
"거짓말, 거짓말, 말도 안 되는 거짓말입니다."
"글쎄, 우리는 그렇게 생각하지 않는데 보다시피. 랜스, 자네
친구들은 모조리 자네와 똑같아. 방금 보호관찰에서 벗어났거나,
아니면 다시 그 상태로 돌아가기 위해 안간힘을 쓰고 있지. 쓰레
기야. 완전한 쓰레기들. 늘 더러운 돈을 찾아다니고, 늘 언제 문
제를 일으킬지 모르는 아슬아슬한 상태지. 그런데 그 자들은 좋
은 소문을 들으면 쪼르르 달려가 FBI한테 알리지, 그럼 보호관찰
에서 높은 평점을 얻을 수도 있거든."
"멋져, 정말 멋집니다. 마음에 드는군요."
"우리는 자네가 돈을 좀 쥐고 있다는 걸 알고 있네. 그런데 자
네 여자는 이제 돈을 왕창 잃을 판이야. 래니건 씨만 그대로 죽
어 있었으면 모든 게 잘되었을 텐데 말이야."
"누구요?
"잘 알면서 그래, 자, 그래서 우리는 이렇게 할걸세. 우리하고
FBI말일세. 우리는 자네를 감시할 거야. 자네하고 그 여자를 말
이야. 우리는 두 사람을 감시하고, 소문에도 귀를 기울일 걸세,
자네가 한 발만 삐끗하면 우린 자네를 잡아넣을 거야. 자네와 트
러디는 래니건보다 더 큰 곤경에 빠지게 될 거야."
"내가 그 이야기를 듣고 겁을 집어먹어야 하는 겁니까?
"머리가 있다면 그러겠지."
"이제 가도 됩니까?
"좋도록."
밖에서 양쪽 문을 다 열었다. 경찰관은 랜스를 다시 그의 차로
데려갔다.
-같은 시각에 커터 요원은 트러디가 잠들었기를 바라며 초인종
을 눌렀다. 그는 그 때까지 랜스가 붙잡혔다는 소식이 오기를 기
다리며 페어호프의 한 다방에 앉아 있었다.
트러디는 깨어 있었다. 그녀는 현관문을 열었으나 사슬은 풀지
않고 말했다.
"무슨 일이죠?
커터가 배지를 보이고 'FBI'임을 강조했다. 그녀는 그를 알아
보았다,
"들어가도 되겠습니까?
" 아니요."
"랜스는 경찰에 구금되었습니다. 우리 얘기 좀 해야 할 것 같
은데요."
"뭐라고요?
"빌록시 경찰에 잡혀 있습니다."
그녀는 사슬을 풀고 문을 열었다. 그들은 입구에서 마주보고
서 있었다. 커터는 이 순간을 철저하게 즐기고 있었다.
"랜스가 무슨 짓을 했는데요?
"아마 곧 풀려날 겁니다."
"변호사에게 전화를 걸겠어요."
"좋습니다. 하지만 먼저 해야 할 이야기가 있습니다. 우리가
그를 잡은 건, 그가 당신 남편 패트릭 래니건을 없앨 암살자를
찾고 있다는 믿을 만한 정보를 입수했기 때문입니다."
"아니에요?
그녀는 손으로 입을 가렸다. 진짜로 놀란 것 같았다.
"사실입니다. 그리고 우리는 래니건 부인도 관련되어 있을 가
능성이 있다고 보고 있습니다. 랜스가 보호하려 하는 건 래니건
부인의 돈이니까요. 무슨 일이 생기면 래니건 부인도 틀림없이
공모자로 여겨질 겁니다. 따라서 만일 래니건한테 무슨 일이 생
기면, 우리는 여기부터 찾아을 겁니다."
"난 아무 짓도 안 했어요."
아직은 그렇겠죠. 우리는 부인한테서 한시도 눈을 떼지 않고
있습니다. 래니건 부인."
"자꾸 날 그렇게 부르지 말아요."
"미안합니다."
커터는 트러디를 입구에 세워놓은 채 떠났다.
샌디는 자정 무렵 커낼 근처의 주차장에 차를 세우고, 디카터
를 쏜살같이 달려, 프렌치 쿼터의 중심으로 들어갔다. 그의 의뢰
인은 그에게 보안 문제에 대해 엄하게 강조를 했다. 특히 레아를
만날 때. 샌디가 아니라면 그녀가 그들에게 잡힐 이유가 없었다.
따라서 샌디는 무척 조심해야 했다.
-레아는 심각한 위험에 빠져 있어, 샌디."
패트릭은 1시간 전에 그렇게 말하며 덧붙였다.
"아주 조심해야 해."
그는 한 블록을 세 바퀴 돌았다. 아무도 따라오지 않는다는 것
을 확인하고도, 고개를 숙이고 길가에 있는 간이식당으로 들어가
소다수를 한 잔 마시며 보도를 살펴보았다. 이어 길을 건너 로열
소네스타로 들어갔다. 그는 관광객들과 함께 로비를 돌아다니다
가, 엘리베이터를 타고 3층으로 올라갔다. 레아가 문을 열어주었
다, 그가 들어가자 레아는 문을 잠갔다.
놀랄 일도 아니지만, 그녀는 몹시 시달린 사람처럼 지쳐 보였
다.
"아버지 일은 안됐습니다."
샌디가 말을 이었다.
혹시 다른 이야기를 들은 게 있나요?
"아니요. 난 계속 여행중이었어요."
텔레비전 위에 커피가 담긴 쟁반이 있었다. 샌디는 커피를 따
르고 설탕을 넣고 저었다.
"패트릭이 나한테 이야기를 해주더군요. 그 사람들이 누굽니
까?
"저기 파일이 있어요."
그녀는 작은 탁자를 향해 고갯짓을 했다.
"앉으세요."
그녀는 침대 끝을 가리켰다, 샌디는 커피를 들고 앉아 기다렸
다. 이야기가 나을 시간이었다.
"패트릭과 나는 2년 전인 1994년에 만났어요. 그가 리우에서
성형 수술을 받은 뒤였죠. 패트릭은 자기는 캐나다 사업가인데,
무역 관련 사건에 경험이 있는 변호사가 필요하다고 했어요. 그
러나 사실은 친구를 필요로 하고 있었어요. 나는 이틀 동안 친구
노릇을 해주었고, 우리는 사랑에 빠졌어요. 그는 그의 과거에 대
해 모든 이야기를 해주었어요. 모든 이야기를. 그는 완벽하게 탈
출을 했어요. 많은 돈을 가지고 있었죠. 하지만 패트릭은 자신의
과거를 잊을 수가 없었어요. 그는 누가 자신을 쫓고 있는지 알아
내겠다고 결심했어요. 또 그들이 얼마나 가까이 다가왔는지.
1994년 8월. 나는 미국에 왔어요. 애틀랜타의 사립 보안 회사와
접촉을 했죠. 그 회사는 '플룬꾸명왕성) 그룹'이라는 이상한 이
름을 가지고 있었는데, 전에 FBI같은 데 있던 사람들이 많이 모
인 곳이었어요. 패트릭이 사라지기 전에 알아놓은 곳이죠. 나는
그들에게 가짜 이름을 대고, 스페인에서 왔다고 했어요. 그리고
패트릭 래니건 수색에 대한 정보가 필요하다고 했어요. 그들에게
5만 달러를 주었죠. 그들은 빌록시에 사람을 보냈어요. 거기서
우선 패트릭이 다니던 법률회사와 접촉을 했죠. 그들이 패트릭의
소재를 알고 있는 것처럼 꾸미자, 변호사들은 그들에게 워싱턴에
있는 잭 스테파노라는 사람의 이름을 알려주었어요. 스테파노는
비싼 사립탐정으로, 기업 스파이 활동과 실종된 사람을 찾아내
는 일을 전문으로 하고 있었어요. 그들은 워싱턴에서 스테파노를
만났죠. 그는 비밀을 지키느라 거의 이야기를 안 해주었어요. 하
지만 그가 패트릭을 찾고 있다는 것은 분명했죠. 그들은 스테파
노와 몇 번 만났고, 그러자 보상금 이야기가 튀어나왔어요. 그들
은 자신들이 가진 정보를 곽겠다고 했죠. 스테파노는 만일 패트
릭이 있는 곳을 알려주면 S만 달러를 주겠다고 했어요. 그렇게
만나면서 그들은 스테파노가 어떤 확실한 근거 때문에 패트릭이
브라질에 있다고 믿고 있다는 것을 알게 되었어요. 물론 그것 때
문에 나하고 패트릭은 겁에 질렸죠."
"패트릭은 그 때 그 사실을 처음 알았나요? 자기가 브라질에
있다는 걸 그들이 알고 있다는 사실을 말입니다."
"물론이죠. 그는 브라질에 2년 넘게 있었어요. 그가 나에게 그
의 과거에 대한 진실을 말해주었을 때는, 그를 쫓는 사람들이 남
미에 와 있다는 것을 전혀 모르고 있었어요. 따라서 그들이 브라
질에 있다는 것은 기가 찰 만한 소식이었죠."
"왜 다시 달아나지 않았죠?
"여러 가지 이유가 있었어요. 패트릭도 그 생각을 해보기는 했
죠. 사실 우리는 끝도 없이 그 이야기를 했어요. 나는 기꺼이 그
와 떠날 생각이었어요. 하지만 결국 그는 브라질 안에서 더 깊숙
이 숨을 수 있다고 믿었어요. 그는 브라질을 잘 알고 있었죠. 브
라질 말, 브라질 사람들, 수도 없이 많은 은신처들. 게다가 그는
내가 집을 떠나는 것을 원치 않았어요. 지금 생각하면 중국 같은
데로 달아났어야 하는 건데."
"어쩌면 달아나지 못했을지도 모릅니다."
"그럴지도 모르죠. 어쨌든 나는 플루토 그룹과 계속 연락을 했
어요. 그들은 최선을 다해 스테파노의 수사를 감시했죠. 그들은
스테파노의 의뢰인인 베니 아리시아에게도 정보를 제공하겠다는
미끼를 가지고 접근해보았어요. 또 보험회사들에도 접근을 했죠,
그러나 그 이야기들은 모두 잭 스테파노의 귀에 들어갔어요. 나
는 서너 달마다 비행기를 타고 유럽까지 나갔다가 거기서 미국으
로 왔죠, 그러면 그들은 그 동안 알아낸 것을 나한테 알려주었어
요.-
"스테파노가 어떻게 패트릭을 찾아냈습니까?
"지금 그 이야기를 해드릴 수는 없어요. 그 이야기는 패트릭이
해야 할 거예요."
다시 블랙 흘이었다. 이번에는 좀 중요한 것이었다. 샌디는 커
피를 바닥에 내려놓고 생각을 정리하려 했다. 두 사람이 나한테
모든 이야기를 해주면 일이 훨씬 쉬워질 텐데. 처음부터 시작해
서 현재까지 다 이야기를 하면, 변호사인 내가 그들의 가까운 미
래의 일을 도와줄 수 있을 텐데 말이야. 어쩌면 이 사람들에게는
도움이 필요없는지도 모르지
그러니까 패트릭은 자기가 어떻게 발각당했는지 알았다는 거
로군,
그녀는 그에게 탁자 위에 있는 두꺼운 서류철을 건네주었다.
"이 사람들이 내 아버지를 데리고 있는 사람들이에요."
"스테파노?
기-. 돈이 어디 있는지 아는 사람은 나뿐이에요, 샌디. 납치는
함정이에요."
"스테파노가 어떻게 레아에 대해 안단 말입니까?
"패트릭이 말했어요."
"패트릭이?
"네. 화상을 입은 걸 보지 못했나요?
샌디는 일어서서 머릿속을 정리하려고 애를 썼다.
"그럼 패트릭이 왜 돈이 어디 있는지 말을 안 한 겁니까?
"몰랐으니까요."
"돈을 다 레아에게 준 거로군요."
-그런 셈이죠. 내가 그것을 관리하고 있어요. 그런데 지금 나
는 쫓기고 있고, 가엾은 아버지가 중간에서 곤욕을 치르시는 거
예요."
"내가 어떻게 해야 합니까?
그녀는 서랍을 열더니, 비슷하지만 아까 것보다는 얇은 파일을
꺼냈다.
"여기에는 FBI의 패트릭 수사에 대한 정보가 들어 있어요. 당
연한 이야기지만, 많이 알아내지는 못했어요. 책임자는 빌록시의
커터라는 사람이에요. 나는 패트릭이 잡혔다는 것을 아는 순간,
커터에게 전화를 했어요. 아마 그래서 패트릭이 생명을 구할 수
있었을 거예요,"
"천천히 말해보십시오. 따라가기가 힘들군요."
"난 커터에게 패트릭 래니건이 발각당했다고 말했어요. 그리고
잭 스테파노 밑에서 일하는 사람들이 그를 데리고 있다는 것도.
그렇게 하면 FBI가 스테파노에게 가서 그를 위협하게 될 거라고
생각했죠. 브가질에 있는 스테파노의 부하들이 패트릭을 몇 시간
동안 고문했어요. 거의 죽일 뻔했죠. 그러다 FBI에게 넘겨준 거
예요."
샌디는 눈을 질끈 감고 그 이야기를 받아들이고 있었다.
'계속해보십시오."
"이틀 뒤, 스테파노가 워싱턴에서 체포되었구 그의 사무소는
폐쇄당했어요."
"그걸 어떻게 압니까?
"지금도 플루토 그룹에게 많은 돈을 주고 있으니까요. 그들은
아주 유능해요. 우리는 스테파노가 FBI와 접촉하고 있다고 생각
하고 있어요. 한편으로는 나를 조용히 쫓으면서 달이에요. 그리
고 내 아버지도."
"내가 커터한테 뭐라고 해야 합니까?
첫째, 나에 대해 이야기하세요. 나를 패트릭과 아주 가까운
변호사라고 설명하세요. 내가 패트릭 대신 결정을 내리고, 또 모
든 것을 알고 있다고. 그리고 나서 내 아버지에 대해 이야기하세
요.)
"그럼 FRI가 스테파노를 협박할 거라는 얘깁니까?
"그럴 수토 있고 아닐 수도 있죠. 하지만 그렇게 해도 우리로
서는 잃을 게 없어요."
1시가 되어가고 있었다. 그녀는 몹시 피곤했다. 샌디는 파일들
을 모아 문으로 향했다.
"아직 못한 이야기가 많아요."
그녀가 말했다.
"다 알면 좋겠군요."
"시간을 좀 주세요."
"서두르는 게 좋을 겁니다"
패트릭의 담당 의띤 하야니
는 정각 7시에 아침 회진을 시작했다. 패트릭이 잠을 잘 자지 못
했기 때문에, 그는 매일 아침 환자의 상태를 보러 어두운 방으로
슬쩍 들어가보곤 했다. 환자는 대개 자고 있었다. 나중에 낮이 되
면 어젯밤에 무척 힘들었다는 이야기를 하곤 했지만, 그러나 오
늘 아침에 패트릭은 깨어 있었다. 창 앞의 의자에, 하얀 면 사각
팬티만 입고 앉아 있었다. 그는 그의 앞에 꽉 닫혀 있는 블라인
드를 웅시하고 있었다. 볼 것은 아무것도 없었기 때문에 뭘 보고
있는 것은 아닌 게 분명했다. 침대 옆 탁자의 램프에서 침침한
빛이 나오고 있었다,
"패트릭, 괜찮습니까?
하야니는 물으면서 패트릭 옆에 가서 섰다.
그는 대답하지 않았다. 하야니는 구석에 놓인 탁자를 내려다보
았다. 패트릭이 법적인 일을 하는 곳이었다. 단정했다. 펼쳐진 책
이나 제자리를 벗어난 파일은 하나도 없었다.
마침내 패트릭이 말했다.
"난 괜찮습니다. 하야니 선생,"
"잠은 잤습니까?
"아니요. 전혀 못 잤습니다."
"이제 괜찮을 겁니다. 패트릭. 해가 떴습니다."
패트릭은 아무 말도 하지 않았고, 움직이지도 않았다. 하야니
는 그냥 나갔다. 패트릭은 여전히 의자 팔걸이를 움켜쥐고 블라
인드만 바라보고 있었다,
복도에서는 유쾌한 목소리가 들려오고 있었다. 의사가 지루해
하는 보안관보들과 이야기를 하고 있었고, 빠른 걸음으로 지나가
는 간호사들과도 이야기를 나누고 있었다. 이제 곧 아침식사가
도착할 터였다. 그렇다고 패트릭이 식사에 관심이 있는 것은 아
니었다. 4년 반 동안 굶다시피 했기 때문에 식욕은 얼마든지 억
제할 수 있었다. 배가 고프면 사과나 홍당무 조각만 조금 집어먹
으면 그만이었다.
간호사들은 처음에는 그를 살찌우기 위해 덤벼들었다. 그러나
하야니가 개입하여, 저지방, 무설탕에다가 찐 야채와 빵을 많이
넣은 식단을 제시했다.
그는 의자에서 일어나 문으로 걸어갔다. 그는 문을 열고 보안
관보인 피트와 에디에게 조용한 목소리로 인사를 했다. 이 곳에
서 상근하다시피 하는 사람들이었다.
"잘 잤소?
에디가 매일 아침 하는 인사를 했다.
"무사히 잤습니다. 에디. 고맙습니다."
패트릭이 대답했다. 이것도 의식의 일부였다. 복도 아래 엘리
베이터 옆의 벤치에 브렌트 마이어스의 모습이 보였다. 푸에르토
리코로부터 그를 데려왔던, 무능해 보이는 FBI요원이었다. 패트
릭이 고개를 끄덕였으나, 브렌트는 아침 신문에 정신이 팔려 있
었다.
패트릭은 방으로 물러났다. 이어 천천히 앉았다 일어나기를 시
작했다. 근육이 나아가고 있었다. 그러나 화상을 입은 곳은 여전
히 쓰라렸다. 팔굽혀펴기나 윗몸 일으키기는 불가능했다.
간호사가 문을 두드리는 것과 동피에 문을 열고 들어왔다.
"안녕하세요, 패트릭 "
간호사는 기분 좋게 재잘거리고는 말을 이었다.
"아침 먹을 시간이에요."
그녀는 탁자에 쟁반을 놓으며 덧붙였다.
"밤에는 어펐어요?
"좋았습니다. 그쪽은요?
"좋았죠. 뭐 갖다드릴 거 없나-
"없습니다. 고맙습니다."
"필요하면 연락하세요."
그녀는 나가면서 말했다. 일과는 매일 거의 변함이 없었다. 그
것이 지루해지기 시작했지만, 패트릭은 상황이 이것보다 훨씬 더
나빠질 수도 있다는 것을 잊지 않았다. 해리슨 군 구치소의 아침
은 쇠 쟁반에 놓여 철창 가운데 나 있는 좁은 구멍으로 들어을
터였다. 그리고 다양한 감방 동료들과 함께 먹어야 할 것이구 그
동료들은 매일 변할 터였다.
그는 커피를 마시고 구석의 텔레비전 밑의 그의 작은 사무실
로 갔다. 그리고는 램프를 켜고, 파일들을 물끄러미 바라보았다.
이제 빌록시에 있은 지 일주일이었다. 그의 다른 삶은 13일 전
에 아주 멀리 떨어진 곳에 있는 좁은 비포장도로에서 끝이 났다.
그는 다시 다닐루가 되고 싶었다. 세노르 실바가 되고 싶었다, 소
박한 집에서 조용한 삶을 살고 싶었다. 인디언 혈통을 가진 가정
부가 아름다운 곡조의 포르투갈어로 말을 하는 곳, 그는 폰타포
랑의 따뜻한 거리를 오래 산책하고 싶었다. 시골길옳 오래 달리
고 싶었다. 시원한 나무 그늘에서 녹차를 따시며 누구하고나 이
야기를 하고 싶어하는 노인들과 다시 이야기를 나누고 싶었다.
시내 시장의 떠들썩함이 그리웠다.
브라질이 그리웠다. 다닐루의 집이 그리웠다. 그 광대함과 아
름다움과 선연한 대조의 풍경들 사람들이 우글거리는 도시와 벽
촌. 그 착한 사람들. 사랑하는 에바가 보고 싶어 가슴이 아팠다.
그녀의 부드러운 손길, 아름다운 웃음, 감미로운 살결, 따뜻한 영
흔. 그녀 없이는 살 누 없었다.
돼 사람은 하나의 삶 이상을 살수 없을까? 재출발은 할 수 없
다고 어디 써 있단 말인가? 재출발을 했다가 또 세 번째로 다시
출발할 수는 없을까? 패트릭은 죽었다. 그리고 다닐구는 잡혔다.
그는 첫 번째 사람이 죽고 두 번째 사람이 채포된 상황을 다
견디고 살아남았다. 왜 다시 탈출할 누 없을까? 세 번째 삶이 부
르고 있었다. 이번 삶은 첫 번째 삶의 슬픔도. 두 번째 삶의 그림
자도 없는 삶이었다. 이번 삶은 에바와의 완벽한 살이 될 텐데
함께 있을 수만 있고 과거가 그들을 잡을 수 없는 곳이라면 어디
에서든 살 수 있을 텐데. 좋은 집에서 살며 토끼 같은 자식들을
낳을 텐데.
에바는 강했다. 그러나 그녀 역시 다른 모든 사람들과 마찬가
지로 한계를 가지고 있었다. 그녀는 아더지를 사랑했다. 집이라
1 는 것은 강력한 자석과 같았다. 진정한 카리오카(브라질 라넨자
네이루의 주민들을 말함: 옮긴이)들은 모두 그들의 도시를 사랑했다.
I 그들의 도시를 신이 특별히 창조했다고 믿었다.
- 그녀를 위험에 빠뜨린 사람은 그였다. 이제 그가 그녀를 보호
- 해야 했다.
- 그렇게 할 수 있을까? 아니면 이제 내 운은 다했을까?
린
-
-
-
-
-
커터는 약속 시간을 8시로 정했다. 맥더멋이 긴급한 일이라며
고집을 부렸기 때문이다. 그렇게 이른 시간에 출근을 하는 관료
들은 거의 없었다. 연방 건물은 이제야 비로소 잠에서 깨어나고
있었다. 9시가 되어야 사람들이 바글거릴 터였다.
커터는 퉁명스럽게 굴지는 않았으나, 그렇다고 결코 친절하지
도 않았다. 뻔뻔한 변호사들과 이야기하는 것은 그가 좋아하는
일들과는 거리가 멀었다. 커터는 스티로폼 잔 두 개에 뜨거운 커
피를 담았다. 그리고 그의 아주 작은 책상의 잡동사니 몇 개를
치우고 그것을 올려놓았다.
샌디는 만나질서 고맙다고 했다. 커터는 약간 부드러워졌다.
"13일 전에 받았던 전화 기억납니까? 브라질에서 어떤 여자가
한 전화 말입니다."
"기억하오."
"나는 그 여자를 몇 번 만났습니다. 그 여자는 패트릭의 변호
사입니다."
"그 여자가 여기 와 있소?
"이 근처에 있습니다."
샌디는 커피를 식히기 위해 후후 불고는 한 모금 마셔보았다.
이어 그는 레아에 대해 알고 있는 바를 설명했다 물론 그 이름
으로 부르지는 않았지만. 이어 스테파노에 대한 수사가 어떻게
되어가고 있냐고 물었다.
커터는 점점 조심스러워졌다. 그는 싸구려 펜으로 몇 가지 메
모를 하고는, 정리를 해보려 했다.
"스테파노에 대해서는 어떻게 아시오?
'재 동료 변호사, 그러니까 브라질에서 온 여자는 스테파노에
대해 모든 것을 알고 있습니다. 잊지 마십시오. 그 자의 이름을
알려준 사람이 바로 그 여잡니다."
"그 여자는 그에 대해 어떻게 알게 되었소?
"이야기가 아주 길고 복잡해집니다. 나도 그 대부분은 모릅니
다."
"그런데 왜 그 이야기를 꺼내는 거요?
"스테파노가 여전히 내 의뢰인을 쫓고 있기 때문입니다. 그를
막고 싶습니다."
커터는 다시 메모를 하고, 김이 피어오르는 커피를 더 마셨다.
누가 누구에게 무엇을 말했느냐를 정리하다 보니 대충 상황표가
그려졌다. 그는 워싱턴에서 스테파노가 진술하고 있는 이야기를
거의 다 알고 있었다. 그 이야기에는 구멍들이 있었다. 그러나 스
테파노가 그의 추적을 중단한다는 것만큼은 이미 약속된 일이었
다.
"어떻게 그걸 아시오?
"브라질에 있는 그의 부하들이 내 동료 변호사의 아버지를 납
치했기 때문입니다."
커터는 입을 다물 수가 없었다. 머리도 똑바로 가눌 수가 없었
다, 그 말이 그의 뇌를 흔들어놓는 동안 그의 눈은 천장을 배회
하고 있었다. 이윽고 좀 이해가 되었다.
"혹시 그 브라질 변호사가 돈의 소재를 알고 있을 가능성이 있
소?
"가능성이야 있겠죠."
이제 완벽하게 이해가 되었다.
샌디가 말을 이었다.
"납치를 한 깃은 그 여자를 다시 던라질로 불러들이려는 술수
입니다. 그 곳에서 그 여자를 낚아채, 패트릭에게 주었던 약을 그
여자에게도 주거는 거죠. 다 돈 때문입니디-."
커터의 목소리에 갑자기 힘이 들어갔다. 그도 어쩔 수가 없었
다,
"언제 납치됐소?
-
샌디의 사무실의 변호사 보조원은 2시간 전 인터넷에서 그 기
사를 찾아냈다. 리우에서 인기가 있는 일간지인 -우 글로부-의 6
면에 실린 짧은 기사였다.
지기에는 피해자의 이름이 파울루 미란다라고 나와 있었다. 샌
디는 지금도 레아의 본명을 딘르고 있었다. FBI가 그 기사를 입
수한다면 그녀의 신분도 파악해낼 것이라고 믿어도 좋을 것 같았
다.
솔직히, 그는 FBI에게 그녀의 이름을 말해도 해로을 게 없다
고 생각했다. 문제는 그가 본명을 모른다는 것이었지,
"우리가 할 수 있는 일은 별로 없소."
"없다니 무슨 소리입니까. 스테파노가 배후에 있는데. 그에게
압릭을 가하십시오. 그에게 내 동료 변호사가 그의 함정에 말려
들지 않을 거라고, 브라질 당국에 잭 스테파노의 이름을 들고 갈
준비가 되어 있다고 말하십시오."
"어떤 일을 할 수 있나 알아보겠소."
커터는 샌디 맥더멋이 FBI가 하지도 않은 일을 가지고 수백만
달러짜리 소송을 건 사람이라는 것을 잊지 않고 있었다. 그러나
이 시점에서 소송에 대한 이야기를 해서 득이 될 것은 없었다.
혹시 나중이라면 모를까.
샌디가 말했다.
"스테파노는 돈에 대해서만 생각합니다. 만일 노인이 다치면
그는 한 푼도 보지 못하게 될 겁니다."
"그럼 협상의 여지가 있다는 거요?
"어떻게 생각합니까? 사형수 감방이나 무기 징역을 눈앞에 두
고 있는 상황에서, 그쪽 같으면 협상을 안 하겠습니까?
"그럼 스테파노에게 뭐라고 하면 되겠소?
"노인을 풀어주면 돈 이야기를 할 수도 있다고 해주십시오."
스테파노의 하루는 일찍 시작되었다. 네 번째 심뿐은 하루 종
일 계속되어, 패트릭을 찾는 그의 모힘 이야기는 오늘로 끝이 날
예정이었다. 그의 변호사는, 피할 수 없는 싸움이 있어 법정에 나
가고 없었다. 스테파노는 자신을 격려해줄 변호사를 필요로 하지
않았다. 그리고 솔직히 변호사에게 시간당 450달러씩 주기도 이
제는 지친 상태였다. 심문자는 새로운 사람이었다. 올리버 뭐라
는 사람이었다. 이름이야 어찌 되었건 상관없었다. 똑같은 사람
들이었으니까.
' "성혈 수술에 대해 이야기를 했었지요?
올리버는 마치 둘이 한참 이야기를 하다가 전화 때문에 잠시
중단되었던 것처럼 자연스럽게 말해왔다. 두 사람은 처음 만나는
것이었고, 또 잭이 지난번에 패트릭에 대해서 이야기를 한 지도
13시간이나 지난 시점이었다.
"그렇소."
"그게 94년 4월이었지요?
"맞소. "
"그럼 계속해보십시오."
스테파노는 의자에 편안히 자리를 잡았다.
"한동안 다시 패트릭의 종적이 묘연했소. 사실 오랫동안이었
지. 우리는 열심히 일을 했소. 그러나 몇 달이 흘러도 아무것도
나오지 않았소. 전혀. 단 하나의 실마리도. 그러다 94년 말, 애틀
랜타의 플루토 그룹이라는 탐정 회사가 우리한테 연락을 했소."
I "플루토?
T "그렇소, 플루토 그룹이오. 그래서 우리는 그들을 명왕성에서
I 온 아이들이라고 불렀소. 괜찮은 자들이었지. 일부는 당신네 기
그 관에서 일을 하기도 했었소. 그들은 패트릭 래니건에 대한 조사
에 대해 물으면서, 그들이 정보를 제공할 수도 있다고 했소. 나는
- 그들을 이 곳 워싱턴에서 두어 번 만났소. 그들에게는 래니건에
- 대해서 좀 안다고 주장하는 수수께끼의 의뢰인이 있다고 했소.
- 물론 난 흥미를 느졌소. 그 의뢰인은 당연히 많은 돈을 요구했소.
글 묘하게도 그것은 상당히 고무적인 일이었소."
"어째서?
"만일 그들의 의뢰인이 두툼한 보상금을 기대한다면, 그것은
래니건이 여전히 많은 돈을 가지고 있다는 것을 그 의뢰인이 알
고 있는 게 틀림없다는 뜻이니까. 95년 7월, 플루토 그룹이 한
가지 제안을 하며 접근을 했소. 래니건이 브라질에서 최근에 살
던 곳을 가르쳐주면 어떻겠냐고 했소. 난 좋다고 했지. 그들은 얼
마를 주겠냐고 했소. 우리는 5만 달러에 합의했소. 난 필사적이
었소. 그 돈은 파나마에 있는 한 은행으로 전신 송금되었소. 이어
나는 브라질 남부 오지에 있는 산타 카타리나 주의 이타자이라는
작은 도시로 가보라는 말을 들었소. 그들이 준 주소는 그 도시의
깨끗한 지역에 있는 작은 아파트였소. 아파트 관리인은 우리가
돈을 좀 찔러주자 친절하게 대해주었소. 우리는 그에게 수술한
뒤의 래니건의 사진을 보여주었소. 관리인은 그런 것도 같고 아
닌 것도 같다고 말했소. 돈을 더 찔러주자 그는 분명히 같은 사
람이라고 했고 이름은 얀 호르스트라고 했소. 그는 독일인인 줄
알았다는데, 어쨌든 포르투갈어를 잘했다고 했소. 그는 방 세 개
짜리 아파트를 두 달 동안 빌렸는데, 돈은 현금으로 주었고, 사람
들과 교제가 없었고, 아파트에서 지내는 시간은 거의 없었다고
했소. 그는 친절했고, 관리인 부부와 커피를 마시는 것을 좋아했
다고 했소. 관리인의 부인 역시 그 사람이 분명하다고 확인을 해
주었소. 호르스트는 자신이 독일인과 이탈리아인의 브라짙 이민
에 대한 책을 쓰는 여행 작가라고 했소. 그는 떠나면서 바이에른
건축에 대해 공부하기 위해 블루메나우라는 도시로 갈 예정이라
고 했소."
"그래서 당신들도 블루메나우로 갔소?
"물론 갔지. 그것도 아주 급히. 우리는 그 도시를 샅샅이 뒤졌
으나, 두 달 만에 포기했소. 처음에는 흥분해서 이리저리 날뛰었
지만, 이내 또 다시 호텔이나 시장을 돌아다니면서 사진을 보여
주고 푼돈을 집어주는 지겨운 일을 되풀이하게 되고 말았소."
"그 명왕성에서 온 아이들은 어떻게 되었소?
"그들도 상당히 냉랭해졌소. 나는 그들과 이야기를 하고 싶은
마음이 간절했지만, 그들은 할 말이 없는 것 같았소. 그들의 의뢰
인이 겁을 먹었거나, 아니면 5만을 받는 걸로 만족했던 것 같소.
어쨌든 여섯 달이 지나도 플루토 그룹에서는 아무런 말이 없었
소. 그러다 올해 1윌 말, 그들이 다시 갑자기 연락을 해왔소. 그
들의 의뢰인이 돈이 필요하다면서, 마침내 모든 정보를 제공하겠
다고 했다는 거요. 우리는 며칠 동안 씨름을 했소. 이어 그들은
100만 달러를 내면 그 자가 있는 정확한 위치를 알려주겠다는 충
격적인 이야기를 했소. 나는 싫다고 했소. 그 돈이 없어서가 아니
라, 너무 위험해서 돈만 뜯길 가능성이 높았던 거요. 그들의 의
뢰인은 돈을 받기 전에는 이야기를 하지 않으려 했거든. 반면 우
리는 그들의 의뢰인이 뭘 알고 있는지 확인할 방법이 없었소. 사
실 의뢰인 같은 건 이제 없다는 생각도 들었소. 그래서 서로 성
질을 내며 입씨름을 하다가 협상은 결렬되고 말았소."
"하지만 이야기는 계속했지요?
灰 "그래요, 결국은. 그럴 수밖에 없었소. 그들의 의뢰인은 돈을
滅 원했고 우리는 래니건을 원했소. 다른 제안이 들어왔소. 우리가
5만을 더 내면 래니건이 이타자이를 떠난 뒤에 살았던 곳의 위치
펜 와 이름을 말해주겠다는 거였소. 우리는 동의했소. 우리 입장에
- 서 5만은 푼돈이었고, 그 곳에 가보면 운이 좋아 다른 정보까지
- 입수할 가능성이 있었기 때문이오. 그들의 관점에서 보면 그것은
널 똑똑한 행동이었소. 그들의 의뢰인의 신뢰성을 강화해주는 거니
까. 그리고 물론 그것은 100만 달러를 향해 한 걸음 나아가는 것
일 수도 있으니까. 플루토 뒤에는 아주 똑똑한 놈이 있었소. 나는
그와 협력하고 싶은 마음이 간절했소. 나는 기꺼이 100만 달러를
줄 생각이었소. 단지 분명한 다짐을 해달라는 것뿐이었지."
"두 번째 도시는 어디였소?
? "상마테우스였소. 리우 북쪽 해안의 에스피리투산투 주에 있는
곳이오. 6만이 사는 작은 도시오. 착한 사람들이 사는 예쁜 곳이
지. 우리는 그 곳에서 한 달을 보내며 사람들에게 섞여 사진을
보여주곤 했소. 아파트를 얻은 방식은 이타자이와 비슷했소. 데
릭 분이라는 사람이 두 달치 현금을 지불했다는 거요. 이번에는
영국인이었소. 아파트 주인은 뇌물을 주지 않았는데도 데릭 분이
래니건이라고 확인해주었소. 아마 분이 돈도 안 내고 일주일을
더 묵어서 화가 좀 났던 모양이오. 그러나 이타자이의 경우와는
달리 분은 이 곳에서는 주인과도 전혀 어울리지 않았기 때문에,
주인은 그가 하는 일에 대해서는 전혀 모르고 있었소. 그 이상의
정보는 나오지 않았소. 우리는 올해 3者 초 상마테우스를 떠났
소. 우리는 상파울루와 리우에 다시 집결하여, 새로운 계획을 짰
소=
"새로운 계획이란 게 뭐요?
"우리는 북쪽에서 물러나, 리우와 상파울루 근처의 주들에 있
는 비교적 작은 도시들에 집중하기로 했소. 나는 여기 워싱턴에
서 플루토에서 온 녀석들에게 좀더 공격적으로 나갔소. 그들의
의뢰인은 100만 달러에 집착하고 있었소. 내 의뢰인은 확인이 안
되면 돈을 안 주려 했소. 거기서 걸려서 앞으로 나아가지 못하고,
양쪽이 고집만 부리고 있었소, 그러나 서로 이야기는 계속하려
했소."
"그들의 의뢰인이 래니건의 움직임에 대해 어떻게 그렇게 많
은 것을 알고 있는지는 알아냈소?
"아니. 우리는 오랜 시간 추측을 해보기는 했소. 하나의 가설
은 그들의 의뢰인 역시 래니건을 쫓고 있다는 거였소. 이유야 알
수 없지만. 현금을 필요로 하는 FBI내부 요원일 수도 있었소.
물론 가능성이 적은 일이기는 하지만, 우리야 모든 가능성을 생
각해야 하니까, 두 번째 가설은, 상당히 가능성이 높은 것으로,
그들의 의뢰인은 래니건이 알고 신뢰하는 사람인데, 그를 배반하
려 한다는 거였소. 어쨌든 내 의뢰인과 나는 그 기회가 사라지도
록 놔둘 수가 없었소. 수색을 시작한 지 거의 4년이 되었는데, 아
무 성과도 없었으니 우리가 알게 되었듯이, 브라질에는 숨기 좋
은 곳이 수도 없이 많소. 그리고 래니건은 자기 앞가림을 확실하
게 하는 자인 것 같았소."
"그래서 막힌 부분을 뚫었소?
"그쪽에서 뚫었소. 올해 8월 그들은 새로운 제안으로 기습을
해왔소. 현재의 래니건의 모습을 찍은 사진을 주는 대가로 5만
內 달러를 요구한 거요. 우리는 좋다고 했소. 돈은 해외로 송금했소.
- 그들은 여기 워싱턴의 내 사무실에서 사진을 주었소. 사진은 석
- 장이었소. 흑백으로 8x10인치 크기였소."
C "그걸 볼 수 있소?
I "물론."
- 스테파노는 단정하게 정리가 된 가방에서 사진을 꺼내 탁자에
- 내려놓았다.
勳 첫 번째 사진은 혼잡한 시장에서 찍은 것인데, 멀리서 찍은 게
鬪 분명해 보였다. 그는 선글라스를 쓰고 있었으며, 토마토로 보이
繼 는 것을 들고 있었다. 두 번째는 손에 무슨 가방을 들고 보도를
- 따라 걷는 모습으로, 앞의 사진 조금 전이나 후에 찍은 것 같았
勺 다. 그는 청바지를 입고 있었으며, 브라질 사람들과 다를 바 없어
보였다. 세 번째가 가장 분명했다. 반바지에 티셔츠를 입은 패트
- 릭이 폴크스바겐 비틀의 후드를 닦고 있었다. 번호판은 보이지
않았고, 집도 제대로 보이지 않았다. 선글라스는 벗고 있었고, 그
의 얼굴이 분명히 잡혀 있었다,
"거리 이름도, 번호판도 알아내지 못했소?
"아무것도. 몇 시간 동안 연구를 했지만, 아무것도 찾아내지
못했소. 다시 말하지만, 이 일의 배후에는 뛰어난 두뇌가 있는 게
분명하오."
"그래서 어떻게 했소?
"100만 달러를 주기로 했소."
"언제?
-월에, 그 돈은 제네바의 믿을 만한 대리인에게 맡겨두기로
했소. 양쪽에서 돈을 움직이라는 신호를 보내기까지 제3자가 맡
고 있는 거였지. 우리 거래에 따르면, 그들의 의뢰인은 15일 안
에 그가 사는 도시의 이름과 도로와 번지수를 말해주기로 되어
있었소. 우리는 보름 동안 손톱을 씹으며 기다렸소. 열엿새째. 한
바탕 말다툼을 벌인 끝에 그들은 비로소 입을 열었소. 그 도시는
폰타포랑, 거리는 루아 티라덴테스였소. 우리는 그 도시로 달려
가 잠입해들었소. 우리는 그 때쯤 래니건을 무척 존경하게 되었
소. 그가 뒤를 돌아보면서 앞으로 움직이는 데 아주 뛰어나다고
생각한 거요. 결국 우리는 그를 찾아냈고, 확인을 하려고 일주일
을 기다렸소. 그의 이름은 다닐루 실바였소."
"일주일?
"그렇소. 우리는 인내심을 가져야 했소. 그가 폰타포랑을 고른
건 한 가지 이유 때문이었소. 그 곳이 숭기에 좋은 곳이라는 거
요. 돈만 있으면 지역 관리들의 협조도 얻을 수 있소. 독일인들이
전후에 발견한 곳이지. 까딱 잘못하면 경찰이 낌새를 채고 그를
보호하러 달려들게 될지도 몰랐거든. 그래서 우리는 기다리며 계
획을 짰고, 마침내 그가 도시에서 벗어났을 때, 보는 사람 없는
좁은 도로에서 그를 잡았소. 그리고 깨끗하게 튀었지, 그런 다음
에 우리는 그를 파라과이의 안가로 데려갔소."
"거기서 그를 고문했고?
스테파노는 말을 끊고 커피를 한 모금 마셨다. 이어 올리버를
똑바로 바라보았다.
"그런 셈이오."
그가 말했다.
패트릭은 의사들의 회의실 한
쪽 끝에서 어슬렁거리다 기지개를 켰고, 샌디는 앉아서 귀를 기
울이며 괘선지에 낙서를 했다. 간호사가 쿠키가 든 쟁반을 갖다
놓았으나, 둘 다 손을 대지 않았다. 샌디는 그 쿠키에 감탄하며
궁금해했다. 도대체 살인 피의자들 가운데 쿠키를 대짙받는 사람
이 몇 명이나 될까? 경호원 팀을 근처에 거느리고 있는 사람이
몇 명이나 될까? 피자를 먹으러 들르는 판사가 몇 명이나 될까?
"상황이 변하고 있어, 샌디."
패트릭이 샌디 쪽을 보지 않고 말을 이었다.
"빨리 움직여야 해."
"어디로 움직여?
"레아는 아버지가 실종되어 있는 한 여기에 머물지 않을 거
야."
"평소와 마찬가지로 내 머릿속은 완전히 뒤죽박죽이야. 이해가
안 되는 것들은 점점 많아지고, 너희 둘은 우물거리기만 하고. 하
지만 난 변호사일 뿐이야. 내가 뭘 알아서 어쩌겠어?
"레아한테 파일과 기록들이 있어 또 이야기도 해줄 수 있어,
레아한테 가보도록 해,"
"어젯밤에 봤는걸."
"지금 널 기다리고 있어."
"그래? 어디서?
"퍼디도에 해변 별장이 있어. 레아는 거기 있어 "
"어디 보자. 그럼 난 모든 것을 내팽개치고 당장 달려가야 하
는 건가?
"중요한 일이야, 샌디."
"내 다른 의뢰인들도 마찬가지로 중요해."
샌디는 화가 나서 말을 이었다.
"왜 조금 미리 이야기해줄 수 없는 거야丁
"미안해."
"난 오늘 오후에 법정에 가야 해. 내 딸 축구 시합도 있고. 미
리 좀 이야가해달라는 게 무리한 요구인가?
"나도 납치는 예상하지 못했어, 샌디 너도 상황이 약간 특수
하다는 것은 인정해야 해, 이해해줘,"
샌디는 깊은숨을 쉬고 뭔가를 긁적였다. 패트릭은 탁자 가장자
리에 올라앉아 있었다. 샌디와 아주 가까운 곳이었다,
"미안해, 샌디."
"해변 별장에서 우리가 무슨 이야기를 하게 되는 거지?
"아리시아."
"아리시아라."
샌디는 그 말을 되풀이하고는 눈길을 돌렸다, 그도 기본적인
것은 알고 있었다, 적어도 신문에서 읽은 것 정도는.
"시간이 좀 걸릴 거야. 나 같으면 하룻밤 묵고 올 짐을 싸 가
겠는데."
"내가 그 해변 별장에서 묵어야 한다는 거야긴
"응. "
"레아하고?
"그래. 집이 커."
"그럼 내 아내한테는 뭐라고 말을 해야 하지? 아름다운 브라질
여자와 해변 별장에서 하룻밤 묵어야 한다고 하나?
"나 같으면 그렇게 이야기하지 않을 것 같은데. 내 변호 팀의
다른 사람들과 만난다고 하지 그래."
"그거 멋지군."
"고마워, 샌디,"
커피를 마시며 쉬고 나자, 언더힐이 올리버와 합세했다. 그들
은 비디오를 등지고 나란히 앉았다, 눈동자 두 쌍이 스테파노를
바라보고 있었다,
"누가 패트릭을 심문했습니까?
언더힐이 스테파노에게 물었다
"내 동료들 이름을 말하라는 요청은 받은 바 없소."
"그 사람이 신체적인 심문을 해본 경험이 있습니까?
"약간 있다고 할 수 있지."
"사용된 수단을 설명해주십시오."
"나는 화실히는,, ,-,"
"우리는 화삯火傷)을 찍은 사진을 보았습니다. 스테파노 씨,
그리고 우리는, 즉 FBI는 당신 부하들이 입힌 부상 때문에 고소
를 당했습니다. 자, 어떻게 그렇게 했는지 말해주십시오."
"난 거기 없었소. 내가 심문을 계획한 것도 아니오. 나는 그 분
야에는 전혀 경험이 없기 때문이오. 나도 래니건 씨한테 전기 충
격을 가한리라는 이야기 정도는 듣고 있었소. 그리고 실제로 그
랬고. 그러나 그것 때문에 심한 화상을 입을 줄은 몰랐소."
침묵이 흘렀다. 언더힐은 올리버를 흘끗 보았고, 올리버는 언
더힐을 흘끗 보았다. 도저히 믿을 수 없다는 표정이었다. 스테파
노는 그냥 코웃음을 쳤다.
"그런 심문을 얼마나 오랫동안 했습니까?
"대여섯 시간."
그들은 파일을 보고 작은 소리로 무슨 말을 했다. 언더힐은 신
된 화인 과정에 대해 몇 가지를 물어보았고, 스테파노는 지문을
채취했다고 설명했다. 올리버는 시간 순서를 가지고 씨름을 했
다. 거의 I시간에 걸쳐 그를 언제 잡았고, 얼마나 멀리 태우고 갔
고, 얼마나 오래 심문을 헐는가를 정확히 확인했다, 그들은 정글
을 벗어나 콘셉시온의 활주로까지 간 과정을 가지고 느테파노를
괴롭혔다. 그들은 다른 모든 것들에 대해서도 꼼꼼히 캐물었다.
그리고 나서 잠시 서로 머리를 맞대더니, 핵심적인 질문으로 돌
아갔다.
-래니건 씨를 심문하는 동안 돈에 대해서는 뭘 알아냈습니까?
LI별로. 돈이 그 때까지 어디 있었는지는 말해주었지만, 이미
다른 데로 옮겨진 뒤였소."
그가 심한 협박을 받는 상태에서 그 이야기를 했다고 생각해
도 되겠습니까?
"그렇다고 할 수 있소."
"그가 지금은 돈이 어디에 있는지 모른다고 믿고 있습니까?
"나는 거기에 없었소. 하지만 심문을 한 사람이 나한테 해준
말에 따르면, 그는 래니건 씨가 돈이 있는 정확한 장소를 모른다
고 의심 없이 밑고 있었소."
"그 심문을 비디오나 오디오로 녹화나 녹음하지는 않았습니
까?
"물론이오."
잭은 마치 그런 생각은 해본 적도 없다는 듯이 대꾸했다.
"래니건 씨가 공범 이야기를 했습니까?
"내가 아는 한 하지 않았소."
"그것이 무슨 뜻입니까?
"나는 모른다는 뜻이오."
'씸문을 담당한 사람은 어떻습니까? 그는 래니건 씨가 공범
이야기를 하는 것을 들었다고 합니까?'
"내가 아는 한 그렇지 않소."
"그럼, 스테파노 씨가 아는 한, 래니건 씨는 공범 이야기를 하
지 않았다는 겁니까?
"그렇소."
그들은 다시 파일을 들추고, 자기들끼리 이야기를 했다. 이어
한참 입을 다물고 있었다. 스테파노는 그 침묵 때문에 마음이 몹
시 불안해졌다. 그는 거짓말을 잇달아 두 번이나 했다. 녹음을 안
했다는 것과 공범이 없다는 것, 그러나 여전히 그 정도는 안전하
다고 느끼고 있었다,
이 자들이 파라과이 정글에서 이루어진 일에 대해 무엇을 알
수 있단 말인가? 그러나 이들은 다름 아닌 FBI였다. 피래서 스테
파노는 불안감을 지을 수 없었던 것이다.
뚠이 갑자기 열리더니 해밀턴 제인스가 들어왔다. 그 뒤로 세
번째 심문관인 워런이 따라왔다.
"안녕하~1오, 잭,"
제인스가 탁자 한쪽에 앉으며 큰 소리로 말했다. 워런은 그의
친구들 옆에 앉았다.
"안녕하시오, 해밀턴."
스테파노는 그렇게 대꾸했으나, 더 초조해졌다.
"옆방에서 이야기를 듣고 있었소."
제인스가 웃음을 지으며 말을 이었다,
"그런데 갑자기 당신이 진실을 말하는 것인지 의심스러워서
말이오."
"물론 진실을 말하는 거지요."
"물론 그렇겠지, 이보시오, 에바 미란다라는 이름을 들어봤
소걸
스테파노는 마치 처음 들어보는 이름이라는 듯 천천히 되풀이
해보더니 대답했다.
"못 들어본 것 같소."
"그 여자는 리우의 변호사요. 패트릭의 친구지.-
"모르겠소."
"글쎄, 난 좀 꺼림칙해서 말이오, 잭. 난 당신이 그 여자가 누
군지 정확하게 알고 있으리라고 보거든,"
"한 번도 들어본 적이 없는 이름이오."
"그런데 왜 찾으려는 거요?
"무슨 말을 하는지 모르겠군,"
스테파노가 대꾸했으나, 목소리에는 힘이 빠져 있었다.
언더힐이 먼저 말했다, 그는 스테파노를 똑바로 보고 있었지
만, 말은 제인스에게 했다.
'지 사람은 거짓말을 하고 있습니다."
그러자 올리버가 말을 받았다.
"그렇구말구요."
게다가 워런까지 가세했다.
"의문의 여지가 없습니다."
스테파노의 눈이 목소리를 따라 빠르게 움직였다. 그가 무슨
이야기를 하려 했으나, 제인스가 손바닥을 펼쳐 보였다. 문이 열
렸다. 언더힐, 올리버, 워런의 동료가 한 사람 더 들어오더니 한
마디 했다.
"음성 분석 결과 거짓말의 증거가 충분히 나타났습니다."
그는 그 말만 하고는 즉시 물러났다.
제인스는 종이 한 장을 집어들더니, 거기에 적힌 사항을 간단
하게 요약해주었다,
'지건 오늘 아침에 리우의 신문에 실린 기사요. 파울루 미란다
씨의 납치에 대한 거지, 그의 딸은 패트릭의 친구요, 잭, 우린 리
우의 관련 당국에 확인을 해보았소. 몸값 요구는 없었소. 납치범
들로부터는 연락도 없었소."
그는 스테파노 쪽으로 신문을 밀었다. 그러나 신문은 스테파노
의 팔이 닿지 않는 곳에서 멈추었다.
"자, 미란다 씨는 어디 있소?
"모르겠소. 당신이 무슨 말을 하는지 모르겠소."
제인스는 탁자 반대편을 보았다.
언더힐이 말했다.
"여전히 거짓말을 하는군요,"
올리버와 워런도 동의하는 뜻으로 고개를 끄덕였다,
"우린 약속을 했소, 잭. 당신이 우리한테 진실을 말해주면, 우리는
당신에 대한 기소를 취하하기로. 그리고, 내 기억에 따르면,
당신 의뢰인들을 체포하지 않겠다는 약속도 한 것 같소. 자, 이제
내가 어떻게 해야 하는 거요, 잭?
스테파노는 언더힐과 올리버를 보았다. 그들은 스테파노의 다
음 말에 따라서 그에게 와락 덤벼들기라도 할 것 같았다. 그들은
차가운 눈으로 그를 보며, 아무것도 놓치지 않고 있었다.
"그 여자는 돈이 어디 있는지 알고 있소."
스테파노가 체념하여 말했다.
"그 여자가 어디 있는지 알고 있소?
-아니. 우리가 괘트릭을 찾아냈을 때 그 여자는 리우에서 달아
났소."
"흔적도 없이?
"흔적도 없이."
제인스는 그의 거짓말 탐지 팀을 보았다. 네, 거짓말을 중단했
군요.
잭이 말을 이었다.
나는 당신한테 모든 이야기를 하기로만 약속했소. 다른 어떤
행동에 대해서는 약속한 바 없소. 따라서 우리는 지금도 그 여자
를 찾을 수 있소."
"우리는 그 여자에 대해 알지 못했소."
안된 일이로군. 필요하다면 우리 합의서를 검토할 수 있소.
내 변호사를 불렀으면 좋겠소."
"좋소. 하지만 이미 당신은 거짓말을 하다 들켰소."
"미안하오. 다시는 그런 일이 없을 거요."
"그 여자한테서 손떼시오. 잭. 그리고 그 여자 아버지를 놔두
시 오."
"생각해보겠소."
"아니. 지금 당장 그렇게 하시오."
해변 별장은 현대적인 3층 건물이었다. 연안 지역의 새로 개발
된 거리를 따라 겉으로 보기에는 똑같은 건물들이 줄지어 있었
다. 10월은 비수기였다. 집들은 대부분 비어 있는 것 같았다, 샌
디는 루이지애나 번호판이 달린, 평범해 보이는 문 네 짝짜리 차
뒤에 그의 차를 세웠다,
빌린 차인가 보군. 샌디는 생각했다. 해는 많이 내려가 수평선
에 닿을 듯했다. 멕시코 만은 텅 비어 있었다. 보트나 배 한 척
보이지 않았다. 샌디는 계단을 올라가, 한 층을 빙 둘러싸고 있는
베란다를 걸어가다 문을 발견했다,
레아는 문을 열어주며 웃음을 지었다. 힘들지만 짧게나마 웃어
보인 것이었다, 그녀는 본래 따뜻한 사람이었기 때문이다. 지금
그녀를 뒤덮과 있는 어두운 분위기도 그녀의 속마음까지 휘두르
지는 못했다.
"들어오세요."
그녀는 작은 소리로 말하고, 그가 들어오자 문을 잠갔다. 큰
거실의 천장은 둥그랬다. 3면은 유리였고, 중앙에는 난로가 있었
다.
"좋은 곳이군요."
순간 그는 부엌에서 나오는 향기로운 냄새를 맡았다. 그는 점
심을 건너뛴 상태였다. 물론 패트릭 덕분이었다.
"배고프세요?
레아가 물었다.
"죽을 지경입니다."
"윌 좀 만들고 있는 중인데."
"잘됐군요."
그녀를 따라 식당으로 들어가자, 진짜 목재로 된 바닥이 약간
삐걱이는 소리를 냈다, 탁자에는 골판지 상자가 있었다. 그리고
그 옆에 서류들이 단정하게 쌓여 있었다.
샌디가 오기 전까지 그녀는 일을 하고 있었다. 그녀가 탁자 옆
에서 발을 멈추고 말했다.
"이게 아리시아 파일이에요."
"누가 준비한 겁니까?
"물론 패트릭 이죠."
"지난 4년 동안은 어디 있던 겁니까?
"창고예요. 모빌의 창고."
그녀의 답은 짧았다. 답을 들을 때마다 그녀에게 묻고 싶은 여
成 남은 가지 질문들이 금방 떠올랐다.
術 "그 이야기는 나중에 해요."
볶 그녀는 손을 저어 샌디의 모든 질문을 물리쳐버렸다.
- 부엌의 개수대 옆 도마에는 구운 닭 한 마리가 통째로 올라가
- 있었다. 스토브에서는 채소가 섞인 갈색 쌀이 김을 피워올리고
- 있었다.
른 레아가 말했다.
- '지건 아주 기본적인 거예요. 다른 사람의 부엌에서 일을 하려
1 니 힘이 드네요."
- "맛있어 보이는군요. 이게 누구네 부엌입니까?
- "그냥 빌린 거예요. 한 달 동안 쓰고 있어요."
料 그녀는 닭을 자르며 샌디에게 포도주를 따르라고 했다. 캘리포
니아산 고급 피노누아르였다. 그들은 아침식사용 작은 탁자에 앉
았다. 바다와 석양이 보이는 좋은 자리였다., ,H "
레아가 잔을 들어올리며 말했다.
"패트릭을 위하석."
샌디가 말했다.
"그래요, 패트릭을 위하여."
레아는 음식을 들 생각을 하지 않았다. 샌디는 닭 가슴살 한
조각을 크게 잘라 입에 쑤셔넣었다.
"패트릭은 어때요?
샌디는 얼른 음식을 씹었다. 입에 음식을 가득 넣고 말을 하여,
이 매혹적인 젊은 여자가 역겨워하게 만들고 싶지 않았기 때문이
다. 그는 얼른 포도주를 한 모금 마시고, 냅킨으로 입을 닦았다,
-패트릭은 잘 있습니다. 화상은 잘 낫고 있고요. 어제 성형외
과 의사가 그를 검진했는데, 피부 이식은 필요 없을 거랍니다. 흥
터는 몇 년 갈 테지만, 결국은 희미해질 거구요. 간호사들이 쿠
키를 갖다주더군요. 판사는 피자를 가져오고. 그리고 무려 여섯
명이나 되는 무장 경비원이 24시간 그를 지키고 있습니다. 따라
서 패트릭은 대부분의 살인 피의자보다는 잘 지내고 있다고 할
수 있을 것 같습니다."
"그 판사가 허스키 판사인가요?
"그래요. 칼 허스키 그를 압니까?
아니요. 하지만 패트릭이 자주 이야기했어요. 그들은 좋은 친구
였대요. 패트릭은 만일 자기가 잡히는 일이 생기면, 그 일이 칼
허스키가 판사로 있을 때 일어났으면 좋겠다고 말한 적이 있어
요."
"그는 곧 퇴직할 겁니다."
샌디가 말했다. 얼마나 절묘한 타이밍이냐. 샌디는 생각했다.
"그가 패트릭의 사건을 심리할 수는 없겠죠?
"없죠. 그는 곧 그 사건에서 빠져나을 겁니다.~1
샌디는 아까보다는 훨씬 작은 조각을 집어들었다. 여전히 혼자
먹고 있었다. 레아는 아직 나이프와 포크에 손도 대지 않았다. 그
녀는 포도주 잔을 머리 근처로 들어올리더니, 수굉선의 오렌지꺼
과 보라색 구름들을 보았다.
"미안합니다. 아버지 안부를 잊었군요.-
"아무 소식도 없어요. 3시간 전에 오빠와 통화를 했는데, 여전
히 아무런 소식이 없대요."
"정말 안됐습니다. 레아. 내가 할 수 있는 일이 있으면 좋으련
만. "
"나도 내가 할 수 있는 일이 있으면 좋겠어요. 정말 속상해요.
집에 갈 수도 없고, 여기 머물 수도 없고.~1
次次깝습니다."
샌디는 더 이상 좋은 말이 떠오르지 않아 그렇게만 말했다.
그는 말없이 음식을 계속 먹었다. 그녀는 밥을 포크로 집적거
리며 바다를 보고 있었다.
"맛있군요."
그는 두 번째로 그렇게 말했다.
"고마워요."
그녀는 슬픈 표정으로 싱긋 웃었다.
"아버지는 뭘 하시는 분입니까?
"대학 교수예요."
"어디서요?
"리우에서. 가톨릭 대학이에요."
"어디 사십니까?
"이과네마에요. 내가 어릴 때 살던 아파트에 그대로 살고 계세
요=
그녀의 아버지에 대한 이야기는 민감한 화제였다. 그래도 샌디
는 그 문제에 대해서는 답을 얻을 수 있었다. 어쩌면 아버지 이
야기를 하는 것이 그녀 자신에게도 도움이 될지 몰랐다. 그는 몇
가지 질문을 더 했다. 모두 아주 일반적인 것이었고, 납치와는 거
리가 먼 것이었다.
그녀는 결국 음식은 입에 대지도 않았다.
샌디가 식사를 끝내자 레아가 물었다.
"커피 좀 드시겠어요?
"우리, 좀 마실까요?
"그래요,"
그들은 탁자에 놓인, 빌린 플라스틱 접시들을 치웠다. 레아는
커피를 만들었고, 그 동안 샌디는 집을 살펴보았다. 그들은 식당
에서 다시 만났다. 커피가 놓여 있었고, 그것과 함께 정중한 대화
의 시간도 끝나 있었다. 그들은 유리 탁자를 가운데 두고 마주앉
았다,
레아가 말했다.
"아리시아 문제에 대해서는 얼마나 알고 있죠?
"패트릭이 가로챈 9,000만 달러의 주인이죠. 신문에 나온 이야
기를 믿는다면 말입니다. 그는 플랫 -록랜드의 임원이었는데,
회사가 과잉 청구를 한다고 밀고했죠. 그는 허위청구법에 따라
고발을 했습니다. 플랫 -록랜드는 무려 6억 달러를 과잉 청구
했다고 밝혀졌습니다. 그 법에 따르면 그가 받을 수 있는 보상금
은 그 돈의 15퍼센트까지 가능합니다. 그의 변호사들은 보건의
회사 소속이었습니다. 우리 친구 패트릭이 거기서 일을 하고 있
었죠. 내가 아는 것은 그 정도입니다. 기본적인 것들이죠."
"아주 훌륭한데요. 어쨌든 이제 내가 할 이야기는 모두 이 문
서와 테이프들로 확인할 수 있는 것들이에요. 우리는 그것들도
검토할 거예요. 당신이 이 일을 샅샅이 알고 있어야 할 필요가
있으니까."
"방금 보셨다시피 난 이미 샅샅이 알고 있는데요."
그는 웃음을 지었으나, 그녀는 웃지 않았다. 샌디는 다시는 유
머를 끌어내려는 어정정한 시도는 하지 않겠다고 결심했다.
"아리시아의 주장은 처음부터 사기였어요."
그녀는 신중하게 입을 열었다. 서둘 필요가 없었다. 그녀는 그
가 그 말을 소화할 때까지 기다렸다. 그러는 데 몇 초가 걸렸다.
"베니 아리시아는 매우 부패한 사람으로, 자기 회사와 정부를
둘 다 속여 돈을 챙길 계획을 세웠어요. 아주 유능한 변호사들,
패트릭이 다니던 법률회사, 워실턴의 실력자들이 그를 지원했
죠=
"보건의 사톨인 나이 상원의원 말이로군요."
"주로 그 사람이죠. 알다시피 나이 상원의원은 워싱턴에 상당
한 영향력을 가지고 있어요."
"나도 그렇게 들었습니다."
"아리시아는 세심하게 계획을 짜서 그것을 찰스 보건에게 들
고 갔어요. 괘트릭은 당시에 새로운 파트너였어요. 하지만 그는
아리시아에 글해서는 아무것도 몰랐죠. 다른 파트너들은 음모에
관여했어요. 패트릭만 빼고 모두. 회사는 변했죠. 패트릭은 뭔가
달라졌다는 것을 알았어요. 그래서 여기저기 파헤치고 엿듣다가,
결국 이 아리시아라는 이름의 새 의뢰인이, 회사에서 쉬쉬하는
모든 비밀의 근원지라는 것을 알게 되었어요. 그는 인내심을 발
휘했어요. 아무것도 눈치채지 못한 척했죠. 그러면서 한편으로는
증거들을 모았어요. 그 가운데 많은 것이 여기 들어 있어요."
그녀는 상자를 어루만졌다.
"처음으로 돌아갑시다. 왜 그 주장이 사기인지 설명해보세요."
"아리시아는 파스카굴라에서 뉴코스털 조선소를 운영했어요,
그것은 플랫 -록랜드의 계열사죠."
"나도 그건 압니다 플랫 -록랜드는 어두운 과거를 지닌 대
규모 방위산업체이고, 정부를 속인다는 나쁜 평판을 얻고 있죠."
"그래요. 아리시아는 그 규모를 이용하여 자기 계획을 이행한
거예요. 뉴코스털은 엑스퍼디션급 핵잠수함들을 건조하고 있었
어요. 이미 예산을 초과하고 있었죠. 아리시아는 상황을 악화시
키기로 결정했어요. 뉴코스털은 허위 노동 기록을 제출했죠. 있
지도 않은 직원들이 한 적도 없는 일을 수천 시간 했다고 제출한
거예요. 그리고 엄청나게 부풀려진 가격으로 원료를 구했죠. 전
구는 하나에 16달러, 물 마시는 잔은 하나에 30달러 이런 식으
로. 이런 목록은 끝도 없어요."
"그 목록이 이 상자 안에 있습니까?
"큰 것만요. 레이더 시스템, 미사일, 무기, 또 내가 듣도 보도
못한 것들. 전구는 중요하지 않아요. 아리시아는 그 회사에서 오
래 일을 했기 때문에 발각당하지 않는 방법을 알고 있었어요. 그
는 엄청나게 많은 서류를 작성했는데, 그의 이름이 적힌 것은 거
의 없어요. 플랫 -록랜드는 방위산업 계약과 관련하여 계열사
를 여섯 개나 두고 있었기 때문에, 본사는 마치 동물원처럼 어수
선했어요. 아리시아는 그것을 이용했죠. 해군에 허위 청구서를
제출할 때마다, 본사 임원의 서명이 들어간 위임장을 이용했어
요. 아리시아는 가격이 부풀려진 원료를 구입할 때도, 반드시 상
사의 승인을 요청하곤 했죠. 그 회사는 그런 일을 하기 쉬운 시
스템이었어요. 특히 아리시아처림 빈틈없는 사람한테는요. 어차
피 그는 회사에 엿을 먹일 계획이었으니까. 그는 꼼꼼하게 기록
을 남겨, 나중에 그것을 변호사들에게 주었어요."
"그리고 괘트릭이 그것을 손에 넣은 겁니까?
"그 가운데 일부를요."
샌디는 상자를 보았다. 뚜껑은 닫혀 있었다.
"그리고 이것이 그가 사라진 이후 어떤 창고orl감추어져 있었
단 말입니까?
"그래 요.. "
"그가 다시 가서 확인한 적은 없나요?
"없어요."
"당신은요?,2년 전에 창고 설비 임대 계약을 갱신하러 갔어요. 그 때 상
자 속을 보았지만, 내용물을 확인할 시간은 없었어요. 난 무서웠
고 초조했죠. 사실 애초부터 가고 싶지도 않았어요. 패트릭이 잡
히지 않을 거라고 생각했기 때문에 이런 자료들도 영원히 필요없
을 거라고 믿고 있었죠. 하지만 패트릭은 이게 필요하리란 걸 알
고 있었어요."
샌디는 반대 심문을 하고 싶어 몸이 근질근질했다. 아리시아와
관련이 없는 질문들을 또 한참 퍼붓고 싶었다. 그러나 그냥 참았
다. 마음 편히 갖자. 그는 스스로에게 일렀다. 너무 안달하지 말
자. 언젠가는 답을 얻을 때가 오겠지.
"그래서 아리시아의 계획대로 된 거로군요. 그는 어느 피점에
가서 찰스 보건에게 접근힌던 거구요. 보건의 사촌이 워싱턴의
실력자였고, 그의 옛 보스가 연방 판사였으니까 그런데 보건은
과잉 청구의 주범이 아리시아라는 것을 알고 있었나요?
그녀는 일어서서 상자에 손을 집어넣었다. 거기서 배터리로 작
동되는 카세트 플레이어와 단정하게 라벨이 붙은 카세트들이 들
어 있는 카세트 꽃이를 꺼냈다. 그녀는 연필로 카세트틀을 뒤적
이다가 찾던 것을 발견했다. 그녀는 카세트를 플레이어에 집어넣
었다, 전에도 여러 번 해본 게 분명했다
"들어보세요. 1991년 4월 11일이에요. 첫 번째 목소리가 보건
이고. 두 번째 목소리가 아리시아예요. 아리시아가 전화를 했고,
보건이 그의 회사 2층의 회의실에서 전화를 받았어요."
샌디는 두 팔꿈치를 앞으로 내밀고 몸을 기울였다. 테이프가
돌아가기 시작했다.
보건 오늘 플랫의 뉴욕 변호사들 가운데 한 사람으로부터
전화를 받았습니다. 크랜스니라는 자입니다.
아리시아: 나도 그 자를 알고 있소. 전형적인 뉴욕의 뺀질
이요.
보건 그래요, 별로 친절하지는 않더군요. 그의 말이, 뉴코
스털이 램텍으로부터 구입한 스토커 스크린들에 대한 이중
청구를 당신이 알고 있었다는 증거가 있을 수도 있다고 하
던데요. 그래서 내가 그에게 증거를 보여달라고 했습니다.
그랬더니 일주일 정도 걸릴 거라고 하더군요.
아리시아-걱정 마시오, 찰스. 그들은 증거를 발견할 수 없
소. 내가 서명한 게 없으니까.
보건 하지만 알고는 있었지요?
아리시아. 물론 알고 있었지 내가 계획하고 내가 추진한
건데. 그것도 내 멋진 아이디어들 가운데 하나요. 찰스, 그
들의 문제는 증명을 할 수 없다는 거요. 문서도 없고, 증인
도 없소.
카세트에서 소리가 사라졌다. 레아가 말했다.
"역시 두 사람의 대화예요. 약 10분 뒤죠."
아리시아 -상원의원은 어떻소?
보건 잘 계십니다. 어제는 해군 장관을 만나셨습니다.
아리시아. 어떻게 되어가고 있소?
보건 잘됐습니다. 그들은 오랜 친구 사이입니다. 상원의원
은 플랫 cSr록랜드가 탐욕을 부린 데 대해 벌을 주면서도,
엑스퍼디션 프로젝트에는 해를 주고 싶지 않다는 뜻을 표명
했습니다. 장관도 같은 생각입니다. 플랫 오 록랜드에게 엄
한 벌을 주겠다고 했습니다.
아리시아. 좀 서두를 수는 없을까?
보건 왜요?
아리시아: 염병할 돈이 필요해서, 찰스. 난 그 돈을 느낄 수
있소. 맛까지 볼 수 있단 말이오.
레아가 단추를 누르자 카세트 플레이어가 멈추었다. 그녀는 카
세트를 꺼내 꽃이에 도로 꽃았다.
"패트릭은 91년 초부터 녹음을 시작했어요. 그들은 2월 말에
그를 자른다는 계획을 가지고 있었어요. 그가 일을 많이 끌어오
지 못한다는 이유로."
"이 상자 속에 테이프가 가득 들어 있습니까?
"예순 개 가량 있어요. 패트릭이 정성들여 편집한 거죠. 따라
서 3시간이면 다 들을 수 있어요."
샌디는 손목시계를 흘끗 보았다.
"할 일이 많군요,"
流 파울루는 -
나 거절당했다. 그러나 그가 단지 음악을 듣고 싶어했다는 젓
을 알게 되자, 그들은 낡은 카세트 플레이어와 리우 필하모닉 오
케스트골의 카세트 두 개를 갖다주었다. 파울루는 고전음악을 좋
건 아했다, 그는 소리를 낮게 해놓고 낡은 잡지들을 뒤적였다. 책을
- 가져다달라고 한 요청은 고려중이었다. 지금까지 음식은 평균 이
상이었다. 그들은 그를 행복하게 해주려고 안달인 것 같았다. 그
를 억류하고 있늘 사람들은 누군가 다른 사람을 위해 일하고 있
는 젊은 남자들이었다. 파울루는 진짜 주인공은 절대 보지 못할
것임을 알고 있었다. 파울루를 놓아준다 해도, 이 젊은 사람들은
도망가면 그만일 터였다. 기소는 불가능할 것이다.
파울루의 둘째 날은 천천히 흘러갔다. 에바는 너무 지혜로워
그들의 함정에 걸려들지 않았다. 언젠가는 이런 일들을 다 이해
할 수 있는 날이 오겠지. 그를 붙잡고 있는 사람들이 기다린다면,
파울루도 그만큼은 기다릴 수 있었다.
판사는 두 번째 올 때도 피자를 가져왔다. 패트릭이 첫 번째
피자를 워낙 맛있게 먹었기 때문에, 판사는 오후에 패트릭에게
전화를 걸어 다시 한번 그래보겠냐고 물었다. 패트릭은 말동무를
간절히 원하고 있었다.
허스키는 작은 가방에 손을 넣어 봉투를 한 묶음 꺼내더니, 그
것을 변호사 래니건의 책상에 던졌다.
"많은 사람들이 인사를 하고 실어하더군. 대부분은 군청에 있
는 사람들이오. 내가 그들에게 편지를 써도 좋다고 했소."
"나한테 친구가 이렇게 많은 줄은 몰랐는데요."
"많지 않지. 이들은 시간이 하도 남아 따덜함을 견디지 못해
편지까지 쓰는 사무직 근로자들일 뿐이오. 이렇게 하면 자기들도
이 사건에 가까이 다가간 것으로 생각하거든."
"어이쿠, 고맙군요."
허스키는 의자를 패트릭의 침대 가까이로 당기고, 낮은 탁자의
열린 서람 위로 두 발을 얹었다. 패트릭은 피자 두 조각을 거의
다 먹어치웠다.
"나는 그 사건에서 곧 빠져나와야 할 것 같소."
허스키가 말했다. 거의 사과하는 말투였다.
"압니다."
"오늘 아침에 트러슬과 오랫동안 이야기를 했소. 나도 당신이
그를 별로 좋아하지 않는다는 건 알지만, 그는 좋은 판사요. 그는
기꺼이 이 사건을 맡으려 하고 있소."
"나는 랭크스 판사가 더 좋은데요."
"그래, 하지만 불행히도 당신에겐 선택권이 없소. 랭크스는 고
혈압 때문에 고생하고 있소, 그래서 큰 사건은 그에게 맡기지 않
으려 한다오. 알다시피 트러슬은 랭크스와 나를 합친 것보다 경
험이 더 많소. 특히 사형 사건에는."
패트릭은 약간 움찔했다. 눈 주위에 갑자기 주름이 잡히는가
싶더니, 허스키가 마지막 문장을 끝내자 여윈 어깨가 잠시 축 내
려앉았다. 사형 사건. 그 무게가 갑자기 그를 엄습한 것 같았다
거을 앞으로 발을 질질 끌고 가 오랫동안 자기 얼굴을 들여다보
고 있을 때 흔히 그러는 것처럼. 허스키는 아주 작은 움직임도
놓치지 않고 있었다.
흔히 하는 말대로, 누구나 사람을 죽일 수 있다. 허스키는 12
년 판사 생활 동안 많은 살인자들과 이야기를 해보았다. 그러나
친구가 사형수 감옥을 가게 된 경우는 패트릭이 처음이었다.
"왜 판사 일을 그만두는 겁니까?
패트릭이 물었다
"일반적인 이유들이지. 한마디로 지겨워서 그렇소. 그리고 지
금 그만두지 않으면, 영원히 그만두지 못할 거요. 애들이 대학에
갈 나이들이 되어가기 때문에 돈도 더 벌어야 하고."
허스키는 잠간 말을 끊었다가 물었다.
"그냥 궁금해서 묻는 건데, 내가 판사 일을 그만둔다는 건 어
떻게 알았소? 내가 떠들고 다닌 것도 아닌데 "
"소문이란 돌기 마련이지요."
"브라질까지?
"나한테는 첩자가 있거든요, 칼."
"여기에?
"아니요. 물론 아닙니다. 여기 있는 사람과 접촉하는 것은 위험
한 일이지요."
"그럼 저 아래 브라질의 누구란 말이오?
'게. 내가 만났던 어떤 변호사죠."
"그럼 그 자에게 모든 이야기를 했단 말이오?
"사실 여자죠. 어쨌든, 네, 모든 이야기를 했습니다."
허스키는 손가락들을 서로 대고 두드리더니 말했다.
"그거 말이 되는 것 같춘."
"그 방법을 강력히 권장하는 바입니다. 다음에 혹시 그 곳으로
사라질 생각이시라면 말입니다."
"기억해두지 그 변호사라는 여자가 지금 어디 있소?
"아마 이 근처에 있을 깁니다."
"이제 알겠군. 그 여자가 돈을 가지고 있는 사람이겠군."
패트릭은 웃음을 짓더니, 이어 소리까지 냈다. 마침내 긴장이
풀렸다.
"돈에 대해서 뭘 알고 싶은 겁니까, 칼?
"모든 걸. 그걸 어떻게 훔쳤는지. 그게 어디 있는지. 얼마나 님
았는지."
"군청 내의 돈에 대한 소문 가운데 가장 훌륭한 게 어떤 거였
습니까?
"아, 소문은 아주 많았지 내가 가장 좋아했던 건, 당신이 그
돈을 두 배로 불려 스위스의 지하 금고에 감추어놓고, 브라질에
서 세월이 가기만 기다리고 있다는 거였소. 이제 몇 년만 더 지
나면 브라질을 떠나 그 돈을 가지고 놀 생각이었다는 거지."
"나쁘지 않군요,"
"보비 도크 기억나오?90달러를 받고 이혼 사건을 처리해주면
서, 그 이상 받는 변호사들에게 화를 내는 변호사 말이오. 몸집이
차고 얼굴에 여드름이 난 사람."
"그럼요. 교회 게시판에 광고를 하곤 했지요."
"바로 그 사람이오. 어제 그가 서기 사무실에서 커피를 마시며
하는 얘기가, 자기가 내부 정보를 입수한 건데, 당신이 마약과 10
대 창녀들에게 돈을 다 날렸다는 거요. 그래서 당신이 브라질에
서 농부처럼 살았다는 거요."
-가 할 만한 소리로군요."
가벼운 분위기는 곧 사라지고, 패트릭은 다시 말수가 줄어들었
다. 허스키는 그 순간을 놓치고 싶지 않았다.
"그래, 돈은 어디 있소?
"말할 수 없습니다. 칼."
"얼마나 남았소."
"많이 "
"훔친 것 이상으로?
"가져간 것 이상으로."
"어떻게 가져간 거요?
패트릭은 침대에서 발을 내리더니 문으로 걸어갔다. 문은 닫혀
있었다. 그는 등과 다리를 쭉 펴보더니, 물을 한 모금 마셨다. 이
어 침대 가장자리에 앉아 칼을 내려다보았다.
"운이 좋았죠."
패트릭은 거의 속삭이는 소리로 말했다. 그러나 칼은 한 음절
도 놓치지 않았다.
"나는 어차최 떠날 계획이었습니다. 칼. 돈이 있든 없든. 나는
그 돈이 회사로 올 것임을 알았고, 그래서 그걸 갖기 위한 계획
을 세웠습니다. 하지만 설사 그 계획이 어긋났다 하더라도, 나는
떠났을 겁니다. 트러디와 사는 건 하루도 더 참을 수가 없었으리
까요. 나는 내 일이 싫었습니다. 그리고 어차피 회사에서는 잘릴
참이었구요. 보건과 다른 파트너들은 엄청난 사기를 저지르는 중
이었습니다. 그리고 그들 외에 그것을 아는 사람은 나 하나뿐이
었습니다."
"무슨 사기?
"아리시아의 주장 말입니다. 그 이야기는 나중에 하죠. 어쨌든
나는 천천히 내 탈출 계획을 세웠습니다. 나는 운이 좋아 탈출을
할 수 있었죠. 지금부터 두 주 전까지는 나에게 운이 따라주었습
니다. 믿을 수 없을 정도의 운이었죠."
"우리가 매장 때까지 이야기를 한 것 같은데."
"그랬죠. 나는 오렌지 비치에 빌려놓은 작은 콘도로 돌아갔습
니다. 나는 그 곳에서 이틀을 묵었습니다. 방안에서만. 어학 교재
에 딸린 테이프를 듣고 포르투갈어 단어를 외웠죠. 또 사무실에
서 녹음한 대화를 편집하며 많은 시간을 보냈습니다. 정리할 문
서들도 많았습니다. 정말로 열심히 일을 했습니다. 밤에는 몇 시
간씩 해변을 걸었습니다. 땀을 흘렸죠. 가능한 한 빨리 살을 빼기
위해서였습니다. 음식은 완전히 끊었습니디-."
"무슨 서류였소?
"아리시아 파일이었습니다. 나는 요트를 타고 물로 나갔습니
다. 기본적인 요트 조종 방법은 알았습니다. 게다가 갑자기 훌릅
한 뱃사람이 되어야 할 동기도 생겼죠. 요트는 한 번에 며칠씩
머물 수 있을 만큼 컸습니다. 곧 나는 물 위에서 숨어 있게 되었
습니다."
"여기에서?
"네. 쉽 아일랜드 근처에 닻을 내리고, 빌록시의 해안선을 지
켜보면서요."
"왜 그랬소?
"나는 사무실에 도청 장치를 해놓았습니다. 칼. 모든 전화와
모든 책상에. 보건의 것만 빼고. 심지어 1층의 보건의 사무실과
비트라노의 사무실 사이에 있는 남자 화장실에도 마이크를 설치
해놓았습니다. 마이크들은 다락방에 설치해놓은 집중 장치로 소
리를 전달했습니다. 오래된 건물에 들어 있는 오래된 회사였기
때문에 다락방에는 낡은 파일들이 수두룩히 쌓여 있었습니다. 아
무도 그 다락방에는 올라가지 않았습니다. 건물 꼭대기의 굴뚝에
는 낡은 텔레비전 안테나가 설치되어 있었습니다. 나는 안테나를
통해 선을 연결했습니다. 리시버는 요트 위에 설치한 10인치짜리
접시형 위성 안테나로 송신을 했습니다. 이건 최고 수준의 첨단
기술을 이용한 일이었습니다. 칼 로마의 암시징에서 산 거죠. 돈
이 왜 들었습니다. 나는 쌍안경을 통해 회사 건물의 굴뚝을 볼
수 있었습니다. 신호들은 모으기 쉬웠습니다. 마이크 가청 범위
에 있는 모든 대화가 요트 위에 있는 나에게 전달되었죠. 나는
그것들을 모두 녹음해두었다가 밤에 편집을 했습니다. 나는 그들
이 어디서 접심을 먹는지도 알았고, 그들의 부인이 어떤 기분인
지도 알았습니다. 모든 것을 알고 있었습니다."
"믿을 수 없군"
"그들이 내 장례식이 끝난 뒤에 진지해 보이려고 애쓰는 걸 들
어보셨어야 하는데. 그들은 조의를 표하는 전화를 받으면 예의바
르게 엄숙한 이야기를 하려 했습니다. 하지만 자기들끼리 있을
때는 내 죽음을 놓고 농담을 했습니다. 내가 죽은 덕분에 귀찮은
일을 피할 수 있었다는 거였죠. 보건은 내가 회사에서 잘렸다는
소식을 전할 사람으로 선출되었거든요. 장례식 다음날 보건과 하
바락은 회의실에서 스카치를 마시며, 수모를 당하기 전에 죽었으
니 운도 좋은 놈이라고 하면서 운음을 터뜨렸습니다."
"그 테이프들을 가지고 있소?
"물론입니다. 내 말을 믿으세요. 트러디와 더그 비트라노 사이
에 있었던 대화를 녹음한 것도 가지고 있습니다. 내 사무실에서
했던 대화죠. 내 장례식 불과 몇 시간 전에. 그들이 내 금고를 열
었을 때 예상치 않던 200만 달러짜리 보험증서가 나왔습니다. 신
이 나서 시끌벅적하더군요. 트러디는 20초쯤 지나서야 간신히 이
런 말을 하더군요. '내가 언제 돈을 받게 되죠7"'
"언제면 그걸 들을 수 있소?
"모르겠습니다. 곧 가능할 겁니다. 테이프는 수백 개입니다.
편집을 하기 위해 몇 주 동안 하루에 12시간씩 일을 했죠. 내가
얼마나 많은 전화 대화 내용을 들어야 했는지 상상해보십시오."
"그들이 당신의 죽음을 의심한 적이 있었소?
"없었습니다. 레이플리가 한번 비트라노에게, 내가 죽은 시점
이 절묘했다는 말을 한 적이 있습니다. 죽기 불과 여덟 달 전에
200만 달러짜리 보험증서를 公기 때문이죠. 그리고 내 행동이 이
상해 보였다는 이야기도 한두 번 나왔습니다. 하지만 별 것 아니
었습니다. 그들은 내가 사라져서 방해물이 없어졌다는 데 흥분해
있었으니까요."
"트러디의 전화도 도청했소?
"생각은 했습니다만, 귀찮게 그렇게까지 할 필요가 있겠나 싶
었습니다. 트러디의 행동은 예측 가능했으니까요. 트러디는 내
일에 도움이 되지 않았습니다."
"하지만 아리시아는 도움이 되었다?
"물론입니다. 나는 그들이 아리시아를 위해 하는 모든 행동을
알고 있었습니다. 돈이 해외로 갈 거라는 것도 알았죠. 어느 은행
에 언제 들어간다는 것도 알았습니다."
"그래서 정확히 어떻게 훔친 거요?
"역시 운이 좋았죠. 보건이 지휘를 하기는 했지만, 은행 쪽과
의 이야기는 대부분 비트라노가 했죠. 나는 더그 비트라노의 신
분증을 만들러 마이애미로 갔습니다. 그의 사회보장 번호를 비롯
한 중요한 사항들을 가지고 갔습니다. 마이애미의 그 친구는 수
- 많은 얼굴들이 들어 있는 컴퓨터 카탈로그를 가지고 있는데, 원
러 하는 얼굴만 손으로 찍으면 그게 바로 면허증에 들어갑니다. 나
- 는 내 얼굴과 비트라노의 얼굴 중간쯤 되는 것을 가리켰습니다.
- 나는 마이애미에서 나소로 날아갔습니다. 그 때부터가 좀 까다로
그 웠죠. 나는 은행으로 갔습니다. 웨일스 유나이티드 은행이었죠.
- 비트라노가 주로 얘기하던 사람은 그레이엄 딘랩이었습니다. 나
- 는 내 가짜 신분증들을 다 내놓았습니다. 그리고 위조한 파트너
씬 십 결의문도 보여주었습니다. 물론 회사 편지지에 적힌 것이었
넌 죠. 그 결의문에는 돈이 들어오는 즉시 다른 곳으로 전신 송금하
련 라고 적혀 있었습니다. 던랩은 비트라노 씨가 나타날 것을 예상
理 치 못했기 때문에 무척 놀랐습니다. 또 법률회사의 파트너가 그
輸 런 일상적인 일을 가지고 먼 곳까지 출장을 왔다는 것에 흡족해
料 하기도 했습니다. 그는 나에게 커피를 따라주고, 비서를 내보내
크르와상을 사오게 했습니다. 그의 사무실에서 그것을 먹고 있을
때 송금이 왔습니다."
"던랩이란 자가 당신 회사로 전화해볼 생각은 하지 않았소?
"안 했습니다. 칼, 나는 사실 튈 준비를 하고 있었습니다. 만일
던랩이 조금이라도 의심을 하면 그에게 한 방 먹이고, 건물을 나
와 택시를 잡고, 공항으로 달렸을 겁니다. 난 각기 다른 비행기표
E 석 장을 준비해놓고 있었습니다."
"어디로 튈 생각이었소?
"글쎄, 난 여전히 죽은 사람이었습니다. 아마 브라질로 갔겠죠.
거기서 바텐더 일자리를 얻어 여생을 해변에서 보냈을 겁니다.
돌이켜보면, 돈이 없는쪽이 오히려 더 잘살수 있는 길이었을
지도 모른다는 생각이 듭니다. 내가 돈을 가지고 있었기 때문에
그들이 쫓아온 것이니까요. 그리고 그것 때문에 내가 지금 여기
와 있는 것이구요. 어쨌든 던랩은 적당한 질문들을 던졌고. 나는
아주 완벽하게 대답을 해주었습니다. 그는 돈이 들어왔다고 확인
해주었고, 나는 그것을 즉시 몰타에 있는 한 은행으로 송금하라
고 했습니다."
"모두?"
-거의 모두. 던랩은 처음에는 망설였습니다. 그 돈이 모두 자
기 은행을 떠나기 때문이었죠. 나는 안절부절못했죠. 이윽고 그
는 자신의 서비스에 대한 행정상의 요금이니 뭐니 하는 말을 하
더군요. 나는 얼마가 관례냐고 물었습니다. 그는 갑자기 비굴한
태도를 취하더니, 5만이면 적당하겠다고 했습니다. 그래서 나는
좋다고 했습니다. 5만은 계좌에 그대로 남아 있다가 나중에 던랩
에게 송금되었습니다. 그 은행은 나소 시내에 있는데------."
과거의 일이지. 지금은 그,곳에 없소. 당신이 그 곳을 털고 나
서 여섯 달 뒤에 문을 닫았으니까."
-그래요. 나도 이야기를 들었습니다. 안된 일이지요. 은행문을
나서서 발이 보도에 닿는 순간, 미친놈처럼 자동차들 사이를 뛰
어가고 싶은 것을 참느라 혼났습니다. 나는 소리를 지르고 이 거
리 저 거리를 뛰어다니고 싶었습니다. 하지만 창았죠. 나는 처음
보이는 빈 택시에 뛰어들어 기사한테 비행기 시간에 늦었다고 했
습니다. 택시는 쏜살같이 달렸습니다. 애틀랜타로 가는 비행기는
I시간 뒤였고, 마이애미로 가는 비행기는 1시간 반 뒤였습니다.
라가디어로 가는 비행기는 탑승중이었구요. 그래서 나는 뉴욕으
로 날아갔습니다."
"9,000만 달러를 갖고 말이지?
"던랩에게 준 5만은 빼야죠. 평생 비행기를 타는 게 그렇게 지
루하게 느껴지기는 처음이었습니다. 칼. 마티니를 세 잔이나 마
셨는데도 초조하기만 했습니다. 눈을 감으면, 세관 요원들이 게
이트에서 기관총을 들고 기다리는 모습이 어른거골곤 했습니다.
던랩이 나중에 의심을 하게 되어 내 회사에 전화를 해보고, 그래
서 어찌 어찌하여 내가 공항을 통해 뉴욕행 비행기를 타고 빠져
나갔다는 것을 알았을지도 모른다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나는 정
말이지 비행기에서 내리고 싶지가 않았습니다. 비행기가 착륙하
여 터미널로 가고, 승객들은 내리기 시작했습니다. 게이트에 이
르자 카메라 플래시가 터졌습니다. 나는 생각했습니다. 이거구나!
날 잡으러 왔구나! 하지만 그건 어떤 애가 코닥 카메라를 가지고
장난을 치는 거였습니다. 나는 뛰다시피 화장실로 가, 변기 위에
20분 동안 앉아 있었습니다. 내 발 옆에는 작은 여행가방이 있었
는데, 거기에 이 세상에서 내가 가진 것이 다 들어 있었죠."
-만을 잊지 마시오."
"아, 그렇죠."
"돈이 어떻게 파나마로 갔소?
"파나마로 갔다는 건 어떻게 아셨죠?
"난 판사요, 패트릭, 경찰이 이야기해주었소. 조그만 동네니
까."
"나소의 송금 지침에 그렇게 적혀 있었습니다. 돈은 몰타의 새
계좌로 갔다가, 거기서 바로 파나마로 간 겁니다."
"언제부터 그렇게 송금의 마술사가 되었소?
"약간의 연구가 필요했죠. 한 1년 공부를 했습니다. 그런데 칼,
돈이 없어졌다는 이야기는 언제 -들었습니까?
칼은 운음을 터뜨리더니 뒤로 등을 더 기댔다. 그는 머리 뒤에
두 손을 깍지 꼈다.
"글쎄, 그 회사의 당신 친구들은 아리시아의 그 합의 건을 조
용히 처리하지 못하더군."
"그거 충격적인 일인데요."
"사실 그들이 엄청난 부자가 될 거라는 걸 온 동네가 알고 있
었소. 그들은 비밀에 대해서는 무척이나 심각하게 굴면서, 돈은
미친 듯이 쓰고 있었소. 하바락은 이제까지 만들어진 것들 가운
데 가장 크고, 가장 검은 메르세데스를 샀소. 비트라노는 건축가
를 고용하여 새 집 설계의 최종 단계에 들어가 있었소. 1,000項
방미터짜리 집이었소. 레이플리는 25미터짜리 요트 매매계약서
에 서명을 했소. 그가 은퇴를 고려하고 있다는 말도 들렸소. 자가
용 제트기 얘기도 몇 번 들은 것 같군. 이 곳에서는 수임료 3,000
만 달러는 감추기 힘들지. 하지만 사실 그들은 감추려고 하지도
않았소. 사람들이 알아주기를 바랐던 거요."
"정말 변호사들답군요."
"당신은 목요일에 일을 저질렀지, 맞소?
"맞습니다. 3월 26일이었죠."
"다음날 민사 재판을 진행할 준비를 하고 있는데, 재판에 참여
한 변호사 하나가 그의 사무실로부터 연락을 받았소. 보건, 레이
플리, 비트라노, 하바락의 커다란 합의 건에 문제가 생겼다는 거
였소. 돈이 사라졌다. 모두. 누가 해외에서 훔쳤다. 그런 얘기였지."
"내 이름도 나왔나요?
"첫째 날에는 안 나왔지. 하지만 오래 걸리지는 않았소. 은행
의 보안 카메라에 당신과 비슷한 인물이 찍혔다는 소문이 나돌았
소. 다른 정황 증거들도 그럴 듯했기 때문에, 갑자기 엄청난 소문
이 돌기 시작했소."
"칼은 내가 했다는 것을 믿었나요?
"처음에는 너무 충격이 커 아무것도 믿을 수가 없었소. 우리
모두가 마찬가지였지. 우리는 당신을 묻고, 영원한 안식을 비는
기도까지 했소. 따라서 믿을 수가 없었소. 하지만 세월이 흐르면
서 충격은 사라지고 수수께끼들이 나타나기 시작했소. 새로운 유
언장, 생명보험, 화장된 시체. 점차 의심을 품게 되었지. 이어 사
무실에 도청 장치들이 설치되어 있는 게 발견되었소. FBI는 이
곳의 모든 사람들에게 질문을 하고 다녔소. 돈이 사라지고 나서
일주일 뒤에는, 많은 사람들이 당신 짓이라고 믿게 되었소.1~
"내가 자랑스러웠습니까?
"자랑스러웠다고는 못하겠소. 놀랐다고는 할 수 있을지 모르지
만. 어쩌면 어리벙벙했다는 말이 더 적당할지도 모르겠소. 어쨌
든 시체가 있지 않았겠소. 그래서 난 흥미를 느꼈소."
"감탄은 조금도 하지 않았고요?
"그런 쪽으로는 기억이 없소, 패트릭. 그럴 수는 없지. 돈을 훔
치려고 무고한 사람을 죽였는데, 게다가 당신은 처자식을 버리고
가지 않았소."
"처는 바람이 났습니다. 아이는 내 자식이 아니었구요.-
"당시에는 그걸 몰랐지. 아무도 몰랐소, 어쨌든 이 동네에서는
당신이 존경의 대상은 아니었던 것 같소."
"회사의 내 친구들은요?
몇 달 동안 보이지 않았소. 아리시아에게 고소를 당했지. 다
른 소송들도 잇따랐소. 그들은 엄청나게 돈을 써대고 있었기 때
문에 곧 파산에 직면했지. 거기에 이혼, 알코을 중독. 끔찍했지.
교과서에 적힌 대로 자멸해갔소."
패트릭은 침대로 기어들어가 살며시 두 다리를 겹쳤다. 그리고
는 짓궂은 웃음을 지으며 그 말을 음미했다. 허스키는 일어서서
창으로 갔다,
"뉴욕세는 얼마나 있었소?
허스키가 차양 사이로 밖을-살피며 물었다.
일주일쯤. 그 돈이 미국으로 돌아오는 것은 원치 않았기 때문
에, 토론토의 한 은행으로 가도록 했죠. 파나마의 그 은행은 온타
리오(캐나다 남부에 있는 주, 옮긴이) 은행의 지사였습니다. 따라서
나한테 필요한 만큼 캐나다 안으로 송금하는 건 쉬웠습니다."
"돈을 쓰기 시작했다는 말이오?
많이는 아니구요. 나는 이제 캐나다인이었습니다. 벤쿠버 출
신으로, 훌륭한 신분증들 가지고 있었죠. 송금한 돈으로 작은 아
파트를 사고 신용 카드를 얻을 수 있었습니다. 나는 포르투갈어
선생을 찾아가 하루에 6시간씩 그걸 공부했습니다. 내 여권을 문
제없이 사용할 수 있나 확인하기 위해 유럽에도 몇 번 갔습니다.
모든 게 완려했습니다. 석 달 뒤 나는 아파트를 시장에 내놓고
리스본을 갔습니다. 거기서 두 달 동안 포르투갈어 공부를 했죠.
그러다가 1992년 8월 5일에 상파울루로 날아갔습니다 "
"당신의 독립기념일이로군."
-완전한 지유의 날이었죠, 칼. 나는 작은 가방 두 개를 들고 그
도시에 착륙했습니다. 이어 택시를 탔고, 곧 2,000만 인구의 바다
속에 묻혀버렸습니다. 어두웠고 비가 내리고 있었습니다. 차들은
곰짝도 하지 않았죠. 나는 택시 뒤에 앉아 세상 누구도 내가 여
기 있다는 건 모를 거라는 생각을 했습니다. 그리고 누구도 나를
찾지 못할 거라고. 나는 울 뻔했습니다. 칼. 그것은 고삐가 풀린
순수한 자유였습니다. 보도 위에서 쏜살같이 움직이는 사람들의
얼굴을 보았습니다. 그러면서 생각했습니다. 이제 나도 저들 가
운데 하나다. 나는 다닐루라는 이름의 브라질인이다. 절대 다른
사람이 되지 않을 것이다."
샌디는서재 위의 어딘가에 있
는 다락방의 단단한 매트리스 위에서 3시간을 잤다. 레아와는 멀
리 떨어진 곳이었다. 블라인드 밑 틈새로 이른 해가 환하게 치고
들어을 때 그는 눈을 떴다. 6시 30분이었다. 그들은 7시간 동안
열심히 기록들을 훑어보고 패트릭이 포착해놓은 비밀 대화 카세
트를 수십 개 들은 뒤에 3시에 잠자리에 들었다.
샌디는 샤워를 하고 옷을 입고 부엌으로 내려갔다. 레아는 작
은 식탁에 새로 끓인 커피를 놓고 앉아 있었다. 졸음이나 피로라
고는 찾아볼 수 없는 긴장된 얼굴이었다, 그녀는 밀 토스트에 잼
을 발라주었고, 그는 신문을 훑어보았다. 샌디는 이제 떠날 생각
이었다. 아리시아 문제를 가지고 사무실로 돌아가 그것을 정리해
볼 생각이었다.
"아버지한테서는 소식이 있습니까?
샌디가 물었다. 그들은 조용조장한 목소리로 드문드문 이야기
를 나누고 있었다.
"아니요. 하지만 여기서는 전화를 할 수가 없어요. 나중에 시장
에 가서 공중전화를 이용해야죠."
"아버지를 위해 기도하겠습니다."
"고마워요."
아리시아 파일을 샌디의 차에 모조리 싣고 난 뒤, 그들은 작별
인사를 했다. 그녀는 24시간 내에 전화를 하겠다고 약속했다, 빨
리 떠날 계획은 없다고 했다. 하룻밤이 지나면서 그들의 의뢰인
의 문제는 심각한 것에서 다급한 것으로 바뀌어 있었다.
아침 공기는 선선했다. 사실 이제 10월이었고, 연안 지역에조
차 가을의 느낌이 나타날 때였다. 그녀는 파카를 입고 해변으로
산책을 나갔다. 맨발에 맨 다리로. 그녀의 한 손은 호주머니에 들
어가 있었고, 한 손엔 커피가 들려 있었다. 그녀는 선글라스 뒤에
얼굴을 감추고 있었다. 그리고 그 사실에 짜증이 났다. 해변에는
사람이 없었다. 왜 내가 얼굴을 갈추어야 한단 말인가?
모든 카리오카들과 마찬가지로 그녀도 인생의 많은 부분을 해
변에서 도냈다. 리우에서 해변은 문화의 중심이었다. 그녀는 이
파네마에 있는 아버지의 아파트에서 컸다. 리우에서 가장 사치스
런 동네라고 할 수 있는 그 곳에서도, 모든 아이들은 해변에서
자랐다.
그녀는 주위에서 수많은 사람들이 행복하게 일광욕을 즐기고
노는 해변에 익숙해 있었기 때문에. 사람 없는 해변에서 오랫동
안 산책을 하는 것은 왠지 어색했다, 그녀의 아버지는 이파네마
에 대한 무절제한 개발을 반대하는 일에 조직적인 노력을 기울인
사람이었다. 그는 인구 증가와 무분별한 건축을 경멸하여, 동네
사람들과 더불어 지칠 줄 모르고 반대 투쟁을 전개했다. 그런 행
동은 카리오카 특유의, 삶에 대한 방임적 태도와는 배치되는 것
이었으나, 시간이 흐르면서 결국 존경과 환영을 받게 되었다. 에
바도 떤호사 생활을 하면서 이파네따와 레블롱의 환경 보존 그룹
들에게 일정한 시간을 할애해왔다.
해가 구름들 뒤에서 기어나왔다. 바람이 강해졌다. 그녀는 집
으로 돌아갔다. 갈매기들이 따라오며 머리 위에서 울어댔다. 그
녀는 모든 문과 창문을 닫았다. 그리고 차를 몰고 슈퍼마켓까지
3킬로미터를 갔다. 샴푸와 과일을 사고, 가까운 곳에 있는 공중
전화를 찾아볼 생각이었다.
그녀는 처음에는 그 남자를 보지 못했다. 마침내 그 남자의 존
재를 의식하게 되었을 때는, 마치 그가 영원히 그녀 옆에 서 있
었던 것 같은 느낌을 받았다. 그녀는 헤어 컨디셔너 한 병을 들
고 있었다. 그는 마치 감기에 걸린 듯 코를 훌쩍였다. 그녀는 고
개를 돌려, 선글라스 뒤에 감추어진 눈으로 그를 흘끗 보았다. 순
간 그녀의 눈을 찾고 있던 그의 눈과 마주쳤기 때문에 흠칫 놀랐
다. 나이는 서른에서 마흔 사이. 백인이밌다 면도를 하지 않은
얼굴이었다. 다른 것은 눈여겨볼 시간도 없었다.
그는 그녀를 물끄러미 바라보고 있었다. 광기 어린 녹색 눈이
해변에서 그올린 구릿빛 얼굴 한가운데서 빛을 발하고 있었다.
그녀는 침착하게 님-자에게서 떨어져, 헤어 컨디셔너를 들고 통로
를 따라 내려갔다. 어쩌면 이 지역의 건달인지도 모르지. 식료품
점에 잠복해 있다가 예쁜 바캉스객을 겁주는 성도착자인지도 모
르고. 가게 안의 모두가 그의 이름까지 알지만, 그가 사실은 벌레
한 마리 못 죽일 위인이라 봐주는 건지도 모르지.
몇 분 뒤, 그녀는 그를 다시 보았다. 이번에는 빵가게 근처였
는데, 피자 크러스트 뒤에 얼굴을 감추고 있었다. 그러나 그는 금
속처럼 차가워 보이는 눈으로 그녀의 모든 동작을 지켜보고 있었
다. 왜 얼굴을 감추고 숨어 있을까? 이번에는 그가 반바지에 샌
들 차림이라는 것을 알아볼 수 있었다.
공포가 그녀의 가슴을 강하게 때리더니, 그 파동이 다리에까지
미쳤다. 맨 처음 든 생각은 달아나자는 것이었다. 그러나 그녀는
최대한 냉정한 태도로 작은 쇼핑 바구니를 하나 찾아냈다. 그가
누구든 그는 이미 그녀를 발견했다. 그러나 그가 그녀를 감시하
는 것만큼이나 그녀도 그를 감시할 수 있었다. 언제 그를 다시
보게 될지 누가 알겠는가? 그녀는 농축산물 코너에서 어슬렁거리
다가, 치즈들 사이를 헤치고 나아갔다, 한참 동안 그가 보이지 않
았다. 이윽고 1갤런짜리 우유를 들고 그녀에게 등을 돌리고 있는
그의 모습이 눈에 띄었다.
몇 분 뒤 그녀는 정면에 난 커다란 창문들을 통하여 그를 보았
다. 주차장을 걸어가고 있었다. 머리를 한쪽으로 기울이고 휴대
전화에 대고 말을 하고 있었다. 손에는 아무것도 들지 않았다. 우
유는 어쨌을까? 뒷문으로 달려나가고 싶었지만, 그녀의 차는 앞
쪽에 주차되어 있었다. 그녀는 가능한 한 차분하게 계산을 했지
만, 잔돈을 받는 두 손은 떨리고 있었다.
주차장에는 그녀가 빌린 차를 비롯해 자동차들이 서른 대쯤
있었다. 그것들을 일일이 다 살펴볼 수는 없는 노룻이었다. 그러
고 싶지도 않았다. 그는 어느 차엔가 있었다. 그녀는 미행을 당하
지 않고 떠나고 싶을 뿐이었다. 그녀는 얼른 차로 들어가 주차장
을 떠났다. 해변 별장 쪽으로 방향을 잡았다. 물론 그 곳으로 돌
아갈 수 없다는 것은 잘 알고 있었다. 그녀는 1킬로미터쯤 가다
가 갑자기 U턴을 했다. 그녀 뒤를 따라오던 그의 얼굴을 볼 수
있었다. 차 세 대 뒤였다. 도요타 새 모델을 타고 있었다 녹색
눈은 마지막 순간까지 그녀의 얼굴에서 눈을 떼지 않았다. 이상
하지, 그런 독특한 눈을 가리지도 않고 있다니.
그 순간에는 모든 것이 이상했다. 누군지도 모르는 사람의 위
조 신분증을 들고 어디로 가야 할지도 모르면서 낯선 땅의 낯선
고속도로를 따라 달린다는 것은 또 얼마나 이상한 일인가. 그래,
모든 게 이상하고 흐릿했고 무시무시했다. 에바한테 필요한 일,
정말로 하고 싶은 일은 패트릭을 만나 1시간 동안 소리를 지르고
주먹으로 두들기는 것이었다. 이런 일은 원래 약속에는 없는 일
이었다. 패트릭이 그의 과거 때문에 쫓기는 것은 그의 문제였다,
그녀는 아무 잘못도 하지 않았다. 아버지는 말할 것도 없고.
에바는 브라질 사람이었기 때문에 보통 한 발은 가속 페달에
올리고 다른 발은 브레이크에 올리고 운전을 했다. 해변에는 차
량들로 붐비기 때문에 브라질 방식으로 운전을 해야 했기 때문이
다. 그러나 냉정해야 했다. 도망 다닐 때는 당황하면 안 돼. 패트
릭은 자주 그렇게 말했다. 생각을 해야 하고, 지켜봐야 하고, 계
획을 세워야 해.
그녀는 뒤의 차들을 지켜보았다. 고속도로상의 교통법규를 모
두 준수하는 차들이었다,
"늘 자신이 어디 있는지를 알아야 해."
그녀는 이미 몇 시간씩이나 그 지역 도로 지도를 보고 연구해
놓았다. 그녀는 북쪽으로 방향을 틀어, 주유소에서 멈추었다. 따
라오는 차가 있나 보려는 것이었다. 없었다. 녹색 눈의 남자는 그
녀 뒤를 따라오지 않았다. 그러나 전혀 안심이 되지 않았다, 그도
그녀가 그를 보았다는 것을 알고 있었다. 그는 들킨 것이다. 딱라
서 그는 휴대전화로 미리 알렸을 것이고, 이제 그를 제외한 나머
지 사람들이 감시하고 있을 터였다.
1시간 뒤 그녀는 펜사콜라의 공항 터미널로 들어가, 8분을 기
다려 마이애미로 가는 비행기에 올라탔다. 어느 비행기라도 좋았
다. 마이애미로 가는 비행기를 탔던 건, 공교롭게도 그것이 가장
먼저 탈 수 있는 것이었기 때문이다. 그러나 이것이 참담한 결과
를 낳게 되리란 걸 에바는 상상조차 하지 못했다.
그녀는 커피 바에서 잡지로 얼굴을 가리고 비행기를 기다리며,
모든 움직임을 놓치지 않고 지켜보고 있었다. 보안 요원 한 명이
그녀의 모습을 감상하고 있었다. 에바도 자신이 그 정도의 매력
쯤은 가지고 있다는 결 잘 알고 있었다. 그것말고는 공항은 사람
의 움직임이 거의 없다고 할 수 있었다.
마이애미까지 가는 비행기는 터보 프로펠러 통근 비행기였는
데, 속도가 엄청나게 느렸다 스물네 개 좌석 가운데 열여덟 개가
비어 있었다. 다른 다섯 명의 승객은 위험해 보이지 않았다. 그녀
는 심지어 잠간 눈을 붙이기까지 했다.
마이애미에 내린 그녀는 공항 라운지에 1시간 동안 숨어 비싼
물을 마시며, 오가는 사람들의 무리를 지켜보았다. 그녀는 바리
그 항공 카운터에서 상파울루로 가는 I등석 비행기표를 끊었다.
편도였다. 그녀도 이유를 알 수 없었다. 상파울루는 고향이 아니
었다, 물론 고향 쪽이기는 했다, 어쩌면 그 곳의 좋은 호텔에 가
서 며칠 쉴 수 있을지도 모르지. 아버지가 어디 있든, 좀더 가까
이 가 있을 수 있잖아. 비행기들은 수많은 곳을 향해 떠나고 있
었다. 내가 내 조국으로 가지 못할 이유가 어디 있어?
FBI는 일반적 관행에 따라 세관과 이민국 직원들만이 아니라
항공사들에게도 경보를 내려보냈다, 경보는 한 젊은 여자를 지적
하고 있었다. 나이는 서른하나, 브라질 여권으로 여행, 본명은 에
바 미란다이나 가명을 쓰고 있을 가능성이 높음. 그녀의 아버지
의 신분을 알기 때문에, 그녀의 본명을 알아내는 것은 아주 간단
한 일이었다. 레아 피레스는 마이애미 국제 공항의 여권 검사대
를 통과할 때도 자기 앞쪽에서 문제가 생기리라고는 꿈도 꾸지
못했다. 여전히 뒤에서 누가 쫓아오지 않나만 보고 있을 뿐이었
다.
게다가 그녀의 레아 피레스라는 이름으로 된 여권은 지난 두
주 동안 아무 탈이 없었다.
그러나 세관 요원은 I시간 전 휴식 시간에 커피를 마시며 경보
를 보았다. 그는 여권에 기재된 사항들을 빠짐없이 천천히 검토
하면서 검색기에 달린 비상 단추를 눌렀다. 레아는 처음에는 세
관 요원이 꾸물거리는 데 짜증이 났으나, 이윽고 뭔가 잘못되었
다는 것을 깨달았다. 다른 세관 요원들은 여행객들을 금방금방
통과시키고 있었다. 여권을 열어보자마자 그냥 고개를 끄덕여 내
보내는 것이었다. 갑자기 군청색 상의를 입은 감독관이 나타나더
니 세관 요원과 머리를 맞댔다.
"잠깐 들어오시겠습니까, 피레스 씨?
감독관은 정중하게 말했으나, 반문을 할 여지는 없었다. 그는
넓은 복도를 따라 늘어선 문들을 가리켰다.
"무슨 문제가 있나요?
"그런 건 아닙니다. 그냥 몇 가지 여쭤볼 게 있어서요."
그는 그녀를 기다리고 있었다. 허리에 최루탄과 권총을 찬 제
복 차림의 경비원도 함께 기다리고 있었다. 감독은 여권을 쥐고
있었다. 그녀 뒤에서는 수십 명의 여행객이 지켜보고 있었다.
"뭘 물어본다는 거죠?
그녀는 감독과 경비원과 함께 두 번째 문으로 가면서 따졌다.
"그냥 몇 가지 질문이 있습니다."
감독은 같은 말을 되풀이하고 창문 없는 네모난 방으로 들어
갔다. 유치장 대용으로 쓰는 방이었다. 그녀는 그의 명찰에 적힌
리베라라는 이름을 보았다. 그러나 남미계로는 보이지 않았다.
"여권을 주세요."
그녀는 문이 닫히자마자 다그쳤다.
"서둘지 마십시오, 피레스 씨, 몇 가지 여쭤볼 게 있습니다."
"내가 그 질문에 대답을 할 필요는 없어요."
"마음 편히 가지십시오. 앉으시구요. 커피나 물을 갖다드릴까
요?
"아니요."
"이게 리우의 주소 맞습니까?
"물론이에요."
"어디서 오는 길이죠?
"펜사콜라에서요."
"비행기는?
"855편."
"목적지는?
"상파울루."
"상파울루 어딥니까?
-건 사적인 일일 텐데요."
"업무차 가시는 겁니까, 아니면 놀러 가시는 겁니까?
"그게 왜 중요하죠?
"중요합니다. 여기에는 댁이 리우로 나와 있습니다. 그럼 상파
울루에서는 어디에 묵으실 겁니까?
"호텔에서요."
"호텔 이름은요?
그녀는 잠시 머뭇거렸다. 아무 호텔 이름이나 기억해내려고 애
를 쓰고 있었다. 답이 조금만 늦어도 치명적일 터였다.
"어, 음- 음- 인터콘티넨탈이에요."
그녀가 마침내 말했으나, 전혀 믿음직하지 못했다.
그는 그것을 받아 적고 말했다.
"레아 피레스라는 이름으로 방을 예약해놓으셨겠죠?
"물론이에요."
그녀는 멋지게 쏘아붙였다. 그러나 그것은 전화 한 통이면 들
통날 거짓말이었다.
"짐은 어디 있죠?
다시 금이 가는 소리가 들리는 것 같았다. 이번이 아까보다 훨
씬 더 심했다. 그녀는 망설이다가 눈길을 돌리며 말했다.
"난 짐 없이 여행하는 걸 좋아해요."
누가 문을 두드렸다. 리베라는 문을 약간 열고 종이를 한 장
받아들며, 문밖의 동료와 이야기를 나누었다. 레아는 긴장을 풀
려고 애를 썼다. 문이 닫혔다. 리베라는 문서를 살펴보고 있었다.
"우리 기록에 따르면, 피레스 씨는 8일 전에 이 곳 마이애룬를
통해 입국했군요. 취리히에서부터 런던을 거쳐오는 비행기로요.
8일 동안인데, 짐이 없다. 좀 이상하지 않습니까?
"짐 없이 여행하는 것이 범죄인가요?
"아니요. 하지만 가짜 여권을 사용하는 것은 범죄입니다. 적어도
여기 미국에서는요."
그녀는 감독 가까이 놓여 있는 여권을 보았다. 물론 그게 가짜
라는 것을 잘 알고 있었다.
"그건 가짜 여권이 아니에요."
그녀가 분개하여 말했다.
"혹시 에바 미란다라는 사람을 압니까?
리베라가 물었다. 레아는 턱을 들고 있을 수가 없었다. 심장이
멎었고, 얼굴이 아래로 떨어졌다. 추적은 끝났어
리베라는 또 한 마리를 잡았다는 것을 알았다.
"FBI에 연락을 해야겠습니다. 시간이 좀 걸리죠."
"내가 체포된 건가요?
"아직은요."
"난 변호사예요. 난,,,,,,."
"우리도 알고 있습니다. 그리고 우리한테는 심문을 위해 피레
스 씨를 구금할 권리가 있습니다. 우리 사무소는 아래층입니다.
가시죠."
그녀는 서둘러 밖으로 이끌려갔다. 그녀는 핸드백을 꼭 쥐고
있었다. 여전히 선글라스를 쓴 채로.
긴 탁자에는 서류와 파일들이 쌓여 있었다. 황색 괘선지철에서
뜯어 구긴 종이, 냅킨, 빈 잔, 심지어 병원 식당에서 주문하여 반
쫄 먹다 남긴 샌드위치도 있었다. 점심을 먹은 지 5시간이나 지
났으나 어느 변호사도 저녁 생각이 없었다. 밖에서는 시간에 맞
추어 살고 있었으나, 안에서는 시간이 중요한 문제가 아니었다.
둘 다 맨발이었다. 패트릭은 티셔츠에 체육복 반바지 차림이었
다. 샌디는 주름이 많이 잡힌 면 남방셔츠에 카키색 바지 차림이
었으며 양말은 신지 않았다. 몇 시간 전 해변 별장에서 입었던
옷 그대로였다.
아리시아 상자는 구석에 빈 채로 놓여 있었고, 그 내용물은 탁
자에 올려져 있었다.
누가 노크를 하는 동시에 문을 열었다. 조슈어 커터 요원이 청
하지도 않았는데 밀고 들어왔다. 그는 문 옆에 서 있었다.
'져기는 사적인 공간이오."
샌디가 커터의 얼괄에 자기 얼굴을 갖다대며 말했다. 탁자 위
의 서류들은 누구도 보아서는 안 될 것들이었다. 패트릭도 문으
로 걸어가 시야를 막았다.
"들어오기 전에 미리 노크를 하면 안 됩니까?
패트릭이 화가 나서 말했다.
"미안하오."
커터가 차분하게 대꾸하고는 말을 이었다.
"금방 끝날 거요. 우리가 에바 미란다를 구금하고 있다는 것을
알고 싶어할 것 같아서 들렀소. 마이애미 공항을 통해 몰래 브라
질로 나가려다 잡혔소. 가짜 여권 등등의 문제로."
패트릭은 그 자리에 얼어붙었다. 뭔가 할 말을 생각해내려 했
다.
-바?
샌디가 물었다.
"그렇소. 레아 피레스라고도 알려져 있지. 그 여자의 위조 여
권에는 그렇게 적혀 있더군"
커터는 샌디에게 대답하면서도 패트릭을 보고 있었다.
"어디 있습니까?
패트릭이 어리벙벙한 표정으로 물었다.
"마이애미의 구치소에."
패트릭은 몸을 돌리더니 탁자를 따라 어슬렁거리기 시작했다.
교도소는 어디에 있든 무시무시한 곳이었다. 그러나 마이애미의
교도소는 특히 불길하게 느껴졌다,
"전화번호를 갖고 있소?
샌디가 물었다.
"아니 "
"그 여자는 전화를 할 권리가 있소."
"우리도 노력하고 있는 중이오."
"전화번호를 갖다주시오. 알았소?
"알아보겠소."
커터는 샌디는 무시하고 계속 패트릭만 보고 있었다. 커터가
말을 이었다.
"여자는 서두르는 것 같던데, 짐도 없었으니까. 가방도 하나
없었소. 당신을 남겨두고, 몰래 브라질로 돌아가려 했소."
"입 다무시오."
패트릭이 말했다.
'지제 가보시오."
샌디가 말했다,
"그냥 알고 싶어할 것 같아서 들른 거요."
커터는 웃음을 지으며 떠났다.
패트릭은 주저앉아 관자놀이를 살며시 주물렀다. 머리는 커터
가 오기 전부터 이미 아팠으나, 이제 쪼개질 것 같았다. 그와 에
바는 그가 잡힐 경우 그녀에게 닥칠 가능성이 있는 세 가지 시나
리오를 되풀이해 연구했었다. 첫째, 계획대로 잡히지 않는다면,
그녀는 모습을 드러내지 않고 샌디를 도우며 마음대로 돌아다닌
다. 둘째, 스테파노와 아리시아에게 잡히는 경우였는데, 이것이
가장 무서운 가능성이었다. 셋째, FBI가 그녀를 잡을 수도 있는
데. 이것은 두 번째만큼 무섭지는 않으나 역시 엄청난 문제들이
생겼다. 어쨌든 이 경우에는 안전하기는 했다.
그들은 네 번째 시나리오. 즉 그녀가 그 없이 혼자 브라질로
돌아간다는 것에 대해서는 이야기한 적이 없었다. 그는 그녀가
그를 버리려 했다는 쪽으로는 생각하지 않으려 했다.
샌디는 조용히 파일들을 챙기고 탁자를 치웠다.
'거-가 그 집에서 나온 게 언제야킨
패트릭이 물었다,,8시쯤. 레아는 잘 있었어, 패트릭. 아까 이야기했잖아."
"마이애미나 브라질 이야기는.안 했지?
"안 했어. 전혀. 나는 레아가 한동안 해변 별장에 있을 거라는
인상을 받았어. 한 달 동안 빌렸다고 했거든."
"그러다 겁이 난 거로군. 그렇지 않고서야 왜 달아났을까?
"모르겠어 "
"마이애미의 변호사를 찾아봐, 샌디. 빨리."
"두어 명 알고 있어."
"에바가 무척이나 무서워하고 있을 거야."
6~17-넘었다. 따라서 하바락은
아마 카지노의 블랙잭 테이블에 앉아 공짜 위스키를 흘짝이며 여
자를 찾고 있을 터였다. 그가 노름빛을 졌다는 소문이 돌고 있었
다. 레이플리는 자기 다락방에 처박혀 있을 게 틀림없었다. 세상
사람들도 그가 그 곳에 처박혀 있는 것을 더 좋아했으니까. 비서
들과 변호사 보조원들은 다 퇴근하고 없었다. 더그 비트라노는
건물 앞문을 잠그고 뒤쪽의 사무실로 갔다. 가장 크고 좋은 사무
실이었다. 그 곳에서 찰스 보건이 책상에 앉아 소매를 걷어붙이
고 기다리고 있었다.
패트릭은 다른 모든 사무실에는 도청 장치를 설치했지만, 선임
파트너의 사무실에는 설치를 하지 못했다. 보건은 돈을 잃고 난
뒤 격렬하게 싸우는 동안에도 그 사실 하나는 철석같이 믿고 있
었다. 보건은 자기 사무실이나 그 근처에 없을 때는, 이중 자물쇠
로 문을 꽉 잠가버렸다. 당신들은 너무 부주의했어. 보건은 다른
파트너들에게 잔소리를 하곤 했다. 특히 비트라노에게, 그는 해
외 은행의 그레이엄 던램과 돈 처리에 대한 중대한 문제로 대화
를 할 때도 자기 전화를 사용했는데, 덕분에 패트릭은 돈의 향방
을 알 수가 있었다. 이것은 줄곧 화제에 올라, 한번은 그들끼리
주먹다짐까지 갈 뻔했다.
총평하게 말하자면, 보건 역시 그 자신의 회사에서 스파이 활
동이 이루어지고 있다고 진짜로 의심하지는 않았다. 그랬다면 왜
부주의한 파트너들에게 미리 주의를 주지 않은 걸까. 그는 그냥
조심을 했고, 덕분에 운이 좋았던 것뿐이다. 중요한 데화는 보건
의 사무실에서 이루어졌다. 밖으로 나가면서 이중 자물쇠를 채우
는 데는 몇 초밖에 안 걸렸다. 하나뿐인 얼쇠는 보건이 가지고
있었다. 보건이 없을 때는 청소부도 그 안에 들어갈 수가 없었다
비트라노는 문을 꼭 닫고 책상 맞은편의 부드러운 가죽 의자
에 주저앉았다.
보건이 말했다.
오늘 아침에 상원의원을 만났소. 집으로 나를 불렀소."
보건의 어머니와 상원의원의 아버지는 남매간이었다. 상원의
원은 보건보다 열 살 위였다.
"기분은 좋으시던가요?
비트라노가 물었다.
그렇게 말하긴 힘들지. 의원님은 래니건에 대한 최신 정보를
알고 싶어하셨소. 三래서 내가 아는 것을 말씀드렸소. 여전히 돈
은 안 보인다고. 의원님은 래니건이 어디까지 알고 있는지에 대
해 매우 신경을 쓰셨소. 나는 전에도 여러 번 그랬듯이 의원님을
안심시켜드렸소. 의원님과의 모든 연락은 내 사무실에서 이루어
졌는데, 내 사무실은 깨끗했다고. 따라서 래니건이 어디까지 아
느냐 하는 문제는 걱정하시지 말라고."
"그래도 걱정을 하고 계신다는 거죠?
"물론 걱정하시지. 의원님은 다시 의원님과 아리시아를 연결시
킬 문서가 있느냐고 물으셨고, 나는 이번에도 역시, 없다고 말씀
드렸소."
"물론 그것은 사실이잖습니까 "
"그렇소. 의원님의 이름이 올라가 있는 문서는 없소. 그 분과
관련된 것은 모두 구두로 이루어졌소. 대부분은 골프 코스에서
이루어졌지. 나는 수도 없이 그렇게 말씀드렸으나, 그 분은 그것
을 다시 확인하고 싶어하셨소. 패트릭이 돌아왔기 때문에 "
"벽장' 이야기는 안 했죠?
"안 했소."
둘은 보건의 책상에 쌓인 먼지를 물끄러미 바라보며 벽장에서
있었던 일을 다시 떠올렸다. 1992년 1꿜, 법무부가 아리시아 건
을 승인하고 나서 한 달 뒤, 그리고 돈을 받기 두 달쯤 전, 어느
날 갑자기 아리시아가 예고도 없이 언짢은 표정으로 불쑥 나타났
다. 장례식을 불과 석 주 남겨놓은 시점이었지만, 패트릭은 아직
회사에 다니고 있었다. 사무실들은 벌써 내부 개조를 위한 공사
를 시작하고 있었다. 그것 때문에 보건은 아리시아를 그의 사무
실에서 만날 수가 없었다. 일꾼들이 사다리에 올라가 페인트칠을
하고 있었기 때문이다. 가구 위에는 페인트 받이 천이 덮여 있었
다. 그들은 싸움꾼 같은 아리시아를 보건의 사무실 맞은편에 있
는 조그만 회의실로 데리고 들어갔다. 방의 크기가 작아 모두 벽
장이라고 부르는 곳이었다. 조그만 사카 탁자가 하나 있고, 네 면
에 의자가 하나씩 있었다. 창문은 없었다. 위에는 층계가 있었기
때문에 천장은 경사를 이루고 있었다.
비트라노도 불려 들어갔다. 그가 부사령관이었기 때문이다. 회
의가 시작되었다. 오래 걸리지는 않았다. 아리시아는 변호사들이
이제 곧 3,000만 달러를 벌게 될 예정이라는 것 때문에 화가 나
있었다. 이제 그의 사건에 대한 합의가 이루어졌기 때문에 돈 문
제가 현실로 다가오고 있었다. 그런데 아리시아는 수임료 3,000
만 달러는 말도 안 된다고 생각하고 있었다. 그러나 보건과 비트
라노가 한 걸음도 물러서지 않자, 분위기는 험악해졌다. 변호사
들은 법률 서비스 제공에 대한 계약서를 찾아보라고 했다. 그러
나 아리시아는 코방귀만 뀌었다.
분위기가 달아오르자 아리시아는 3,000만 가운데 상원의원은
얼마나 가져가느냐고 물었다. 보건은 점점 더 적대적인 태도를
보이며, 그것은 당신이 알 바 아니라고 대꾸했다. 아리시아는 알
아야겠다고 했다. 결국 그 돈은 자기 돈이기 때문이라는 것이었
다. 이어 그는 상원의원을 비롯한 모든 정치가들을 신랄하게 공
격해대기 시작했다. 보건은 그의 주장을 놓고 합의를 성사시키기
위해 상원의원이 해군, 국방부, 법무부 등에 압력을 가하는 등 워
싱턴에서 열심히 일을 한 사실을 오히려 공격의 빌미로 활용했
다.
"상원의원은 얼마나 가져가는 거요?
아리시아는 계속 그렇게 물었다.
보건은 펀치를 슬쩍슬쩍 피했다. 상원의원 문제는 자신이 알아
서 할 거라고만 대꾸했다. 그는 아리시아에게, 당신은 이 회사가
가진 정치적 연줄 때문에 이 회사를 고른 것이 아니냐고 말했다.
그리고 열이 나자, 애초부터 당신 요구가 가짜였다는 것을 고려
할 때 당신 주머니에 들어가는 6,000만도 절대 작은 게 아니라고
덧붙였다.
너무 많은 이야기가 오갔다.
아리시아는 수임료로 겨우 1,000만을 제시했다. 보건과 비트라
노는 그 자리에서 거부했다. 그는 벽장을 뛰쳐나가더니, 한 걸음
걸을 때마다 욕을 내뱉으며 나갔다.
벽장에는 전화가 없었다. 그러나 그 곳에서도 마이크 두 개가
발견되었다. 하나는 탁자 밑에 있었다. 안쪽 모서리에 감추어져,
검정 실리콘으로 고정되어 있었다. 두 번째 것은 그 방에 하나뿐
인 책꽃이에 꽃힌, 먼지 긴 낡은 법률 서적 두 권 사이에 놓여 있
었다. 그 책들은 장식용으로 갖다놓은 것이었다.
돈이 싸라진 충격에 이어 스테파노가 도청 장치를 모두 발견
해내는 일이 생기자, 보건과 비트라노는 벽장 회의에 대해서는
아예 입을 다물어버렸다. 그럭게 하면 그 일이 그냥 사라지지 않
을까 하는 마음에서. 그들은 아리시아에게는 절대 그 이야기를
하지 않았다. 무엇보다도 그가 너무 빨리 소송을 걸었고. 지금은
그들의 이름을 언급하는 것조차 싫어하고 있었기 때문이다. 그
사건은 그들의 기억에서도 희미해지고 있었다. 마치 일어난 적도
없는 일처럼.
이제 패트릭이 돌아왔기 때문에, 그들은 내키지 않으면서도 어
쩔 수 없이 그 문제에 직면할 수밖에 없었다. 마이크가 제대로
작동하지 않았거나, 패트릭이 너무 서두르는 바람에 그것을 놓쳤
을 가능성도 있었다. 워낙 도청 장치가 많아 그걸 다 소화해낸다
는 건 무리띤을 테니까. 사실 그들은 벽장 회의는 패트릭이 놓쳤
을 가능성이 아주 높다고 생각하고 있었다.
"설마 그 테이프들을 4년이나 보관하지야 않았겠지요."
비트라노가 말했다.
그러나 보건은 아무런 대꾸도 하지 않았다. 그는 배 위에 두
손을 깍지 껴 올려놓은 채, 책상에 먼지가 내려앉는 것을 지뤄보
고 있었다. 아, 일이 이렇게 되지만 않았다면, 나는 500次을 가졌
을 테고, 상원의원도 마찬가지였을 텐데. 파산도 없고, 이혼도 없
었을 텐데. 지금 내게토 여전히 아내와 가족이 있고, 집이 있고,
업적이 있을 텐데. 그 500만만 있었다면 지금쯤 1,000만으로 불
려놓았을 텐데 또 오래지 않아 2,000만이 되고, 그 정도면 좨 큰
돈이니까자유롭게 뭐든지 할수 있을 텐데. 그게 다내 거였는
데 상에 차려진 음식이었는데. 그런데 패트릭이 그걸 낚아쳔 줄
이야
패트릭을 찾아낸 일로 인한 들뜬 된위기는 이틀 정도 계속되
다가 천천히 사라졌다. 돈이 그를 따라 빌록시로 오지 않았다는
것이 분명해졌기 때문이다. 오히려 날이 갈수록 돈은 점점 멀어
지는 것 같았다.
우리가 돈을 찾게 될 것 같습니까, 찰스?
비트라노가 간신히 들릴 만한 목소리로 물었다. 눈은 바닥에
떨구고 있었다. 그가 보건을 찰스라고 부른 것은 정말 오랜만이
었다. 증오에 가득 찬 회사 분위기에서 그런 친숙함은 찾아보기
힘든 것이었다.
"아니 "
찰스는 한참 입을 다물었다가 말을 이었다.
우리는 기소를 안 당하면 운이 좋은 거요.
샌디는 이제부터 I시간은 전화통을 붙들고 씨름을 해야 했다.
그래서 가장 곤흑스러운 전화부터 먼저 했다. 샌디는 병원 주차
장에 세워놓은 차에 앉아 아내에게 전화를 걸어 늦게 들어갈 거
라고 말했다. 너무 늦어서 혹시 빌록시에서 그냥 묵어야 할지도
모르겠다고. 그의 아들은 중학교 풋볼 팀에서 선수로 뛰고 있었
다. 그는 사과를 하며 모든 책임을 패트릭에게 돌렸다. 나중에 자
세히 설명할게. 아내는 예상보다는 잘 받아주었다.
그는 사무실에서 늦게까지 일하고 있던 비서에게 전화를 하여,
필요한 전화번호들을 받아 적었다. 그는 마이애미의 변호사 둘을
알고 있었다. 7시 15분인데 둘 다 자리에 없었다. 한 변호사의
집으로 전화를 했더니 받지 않았다. 또 한 변호사는 집 전화번호
를 알 수 없었다. 샌디는 뉴올리언스의 아는 변호사들에게 잇달
아 전화를 하여, 마침내 마이애미의 존경받는 형사사건 전문 변
호사 마크 버크의 전화번호를 알아낼 수 있었다. 버크는 저녁을
먹다 전화를 받아서 그런지 별로 달가워하는 기색이 아니었다.
그러나 이야기는 들어주었다. 샌디는 패트릭의 긴 이야기를 10분
동안 추려서 말해주었다. 물론 에바가 마이애미 어딘가의 교도소
에 갇혀 있다는 최근 상황까지 이야기했다. 그래서 전화를 한 겁
니다. 버크는 흥미를 보였다. 그러면서 자신이 형사 소송 절차만
이 아니라 이민법에 대해서도 잘 알고 있다고 말했다. 저녁을 먹
고 전화를 두 통 해보겠습니다. 샌디는, 그럼 1시간 뒤에 다시 전
화를 하겠다고 말했다.
커터를 찾아내느라 전화를 세 통 걸어야 했다. 20분간 감언이
설을 동원해서야 커터는 도넛 가게에서 만나 커피를 한잔하는 데
동의했다. 샌디는 그 곳으로 차를 몰고 가서, 주차장에서 커터를
기다리며 버크에게 다시 전화를 했다.
버크는 에바 미란다가 마이애미의 연방 구치소에 수감되어 있
다고 전해주었다. 아직 공식적으로 어떤 범죄로 기소당한 것은
아니나, 시간이 더 지나면 그렇게 될 수도 있다고 했다. 오늘밤에
는 면회할 수 없고, 내일도 보기 힘들 겁니다. 법에 따르면 FBI
와 미합중국 세관은 위조 여권을 가지고 여행을 하다 잡힌 외국
인을 4일 동안 잡아둘 수 있고, 석방 신청은 그 기간이 지나야
가능합니다. 상황을 고려할 때 이해가 되는 일이죠. 그런 사람들
은 금방 사라지니까요.
버크는 의뢰인들을 면회하기 위해 연방 구치소에 몇 번 가본
일이 있었다. 뭐 구치소치고는 그리 나쁜 편이 아닙니다. 그 여자
는 독방에 있을 거고, 또 안전할 겁니다. 운이 좋으면 아침에 전
화를 사용할 수도 있을 겁니다.
샌디는 그녀를 석방하는 일을 서둘 필요는 없다고 강조했다.
밖에는 그녀를 찾고 있는 사람들이 있기 때문이라고 간단하게 이
유를 댔다. 버크는 아침에 연줄을 통해 그녀를 면회해보도록 노
력하겠다고 약속했다.
그는 수임료로 1만 달러를 불렀는데, 샌디는 그렇게 하기로 합
의했다,
그가 전화를 끊었을 때 커터가 도넛 가게로 으스대며 걸어들
어와, 약속대로 앞유리 옆의 탁자에 앉았다, 샌디는 차 문을 잠그
고 그를 따라 들어갔다
저녁식사는 도시락이었다. 전자 레인지에 데워져 낡은 플라스
틱 쟁반에 얹혀 나왔다. 그녀는 배가 고프기는 했지만, 먹고 싶은
마음은 조금도 없었다. 육중한 몸에 제복을 입은 두 여자가 콘크
리트 벽돌로 둘러싸인 감방으로 식사를 날랐다. 허리의 사슬에서
열쇠가 대롱거렸다, 한 여자가 어떠냐고 묻기에 포르투갈어로 중
얼거렸더니, 그냥 떠나버렸다, 두꺼운 철문에는 작고 네모난 구
멍이 뚫려 있었다, 다른 여자 죄수들의 목소리들이 가끔 들렸으
나 전반적으로 조용한 편이었다.
그녀는 구치소는 처음이었다. 변호사로서도 와본 적이 없었다.
패트릭을 제외하면 구치소에 갇힌 경험이 있는 친구도 없었다.
처음의 충격은 두려움으로 변했고, 이어 범죄자처럼 갇혀 있다는
사실에 대한 수치감으로 변했다, 아마 가엾은 아버지에 대한 생
각이 아니었다면 처음 몇 시간 동안 정신을 제대로 집중하지도
못했을 것이나. 아버지의 상태가 그녀의 현재 상태보다 훨씬 더
나쁘다는 데는 의심의 여지가 없었다. 그녀는 그들이 아버지를
다치지 않게 해달라고 기도했다,
구치소에 있으니 기도가 더 쉽게 나왔다. 그녀는 아버지를 위
해 기도했고, 패트럭을 위해 기도했다. 자신이 곤경에 빠진 것이
패트릭 탓이라고 생카하는 것은 아주 쉬운 일이었고, 또 그렇게
하고 싶은 유혹을 느끼기도 했지만, 그 유혹에 저항을 했다. 사실
남을 탓할 일이 아니었다. 그녀는 공황에 빠져 너무 빨리 달아났
다, 패트릭은 흔적을 남기지 않고 움직이는 방법, 사라지는 방법
을 가르쳐주었다. 실수는 그녀 탓이었지 패트릭 탓이 아니었다.
위조 여권은 큰 죄가 아니야. 그녀는 판단을 내렸다. 금방 처
리될 수도 있어. 구치소가 부족한 폭력적인 나라에서라면, 전과
자가 아닌 사람이 그런 단순한 죄를 저질렀을 때 약간의 벌금형
으로 신속히 처리해버리고 얼른 국외 추방을 해버릴 터였다.
그녀는 돈에서 위안을 찾을 수 있었다. 내일이면 변호사를 요
구할 수 있을 터였다. 그것도 영향력이 있는 훌륭한 변호사를. 브
라질리아의 관리들에게 전화를 할 수도 있을 터였다. 그녀가 아
는 사람들이 왜 있었다. 필요하다면 눈에 보이는 사람들 모두를
돈으로 겁줄 수도 있었다. 이제 오래지 않아 그 곳에서 나가, 아
버지를 구하러 고향으로 돌아갈 수 있을 터였다. 리우 어딘가에
숨어 있을 생각이었다. 간단할 거야.
감방은 따뜻했다. 문도 잠겨 있었다. 총을 가진 사람들이 경비
를 서고 있었다. 이 곳은 안전한 곳이야. 그녀는 생각했다. 패트
릭을 괴롭히고, 이제는 아버지까지 납치해간 자들이 쫓아을 수
없는 곳이야,
그녀는 천장의 불을 끄고 좁은 침상에 몸을 뻗었다. FBI는 괘
트릭한테 나를 잡았다고 이야기하고 싶어 안달일 테니까, 그=도
지금쯤은 알고 있을 거야. 그녀는 패트릭의 모습을 상상할 수 있
었다. 종이를 펼쳐놓고 여기 저기에 줄을 그어대면서 놀라을 정
도로 다양한 각도에서 최근의 사태를 분석하는 모숩. 지금쯤 패
트릭은 나를 구해낼 방법을 열 가지 정도는 생각해냈을 거야, 패
트릭은그 열 가지 중에서 제일 좋은 것 세 개를 골라낼 때까지
는 잠도 자지 않을 거야.
재미는 계획을 세우는 데 있는 거야. 패트릭은 늘 그렇게 말했
다.
커터는 카페인 없는 소다수와 초콜릿 도넛을 시켰다. 근무중이
아니었기 때문에, 늘 입는 검정 양복과 하얀 셔츠 대신 청바지에
짧은 소매 셔츠를 입고 있었다. 원래 능글맞은 웃음을 잘 짓는
그였지만, 지금은 여자를 잡아 가둔 상태이기 때문에 특히 잘난
체를 하고 있었다.
샌디는 햄 샌드위치를 네 입에 먹어치웠다. 밤 9시가 되어가고
있었다. 점심은 오래 전에 병원에서 패트릭과 함께 먹은 병원 음
식이 전부였다,
-중대한 이야기를 좀 해야겠소."
샌디가 말했다. 가게에는 사람들이 많았기 때문에 그의 목소리
는 낮았다.
"말해보시오."
샌디는 음식을 삼키고, 입을 닦고, 더 바짝 몸을 기대고 말했
다.
"엉뚱한 방향으로 해석하지는 마시오. 어쨌든 우리는 이 일에
다른 사람들을 끌어들일 필요가 있소.''
'써-를 들어 누구?
"당신 위의 사람들. 워싱턴에 있는 사람들 "
커터는 90번 고속도로를 따라 달리는 차들을 지켜보며 잠시
그 문제를 생각했다. 100미터 정도만 더 가면 멕시코 만이었다.
"좋소. 하지만 그들에게 뭔가 이야기해줄 게 있어야 하지 않겠
소.-
샌디는 주위를 흘끔거렸다. 무심코라도 그들 쪽을 보는 사람은
없었다.
"만일 내가 아리시아의 플랫 -록랜드에 대한 주장이 완전히
사기라는 걸 입증할 수 있다면 어떻겠소. 그가 정부를 상대로 사
기를 치기 위해 보건의 회사와 공모했으며, 보건의 사촌인 상원
의원도 음모에 가담하여 수백만 달러를 받기로 했다는 걸."
"멋진 이야기로군."
"그걸 증명할 수 있소."
"우리가 그걸 믿으면, 래니건 씨가 어떤 형태의 배상을 하고
자유롭게 걸어다닐 수 있도록 해주어야 한다. 그거요?
"그럴 수도 있소."
"너무 서두르지 맙시다. 여전히 시체의 문제가 남지 않소."
커터는 태평한 표정으로 도넛을 한 입 물더니, 생각에 잠긴 표
정으로 그것을 씹었다. 그가 곧바로 다시 물었다.
"어떤 증거요?
"문서, 전화 대화 녹음 등 여러 가지요."
"법정에서 받아들여질 만한 거요?
"대부분은."
"유죄 평결을 이끌어내기에 충분하오?
"상자 하나 가득이오."
"그 상자는 어디 있소?
-'내 차 트렁크에."
커터는 본능적으로 뒤쪽의 주차장을 보았다. 이윽고 물끄러미
샌디를 바라보았다.
"그게 패트릭이 튀기 전에 모은 거요?
"맞소. 그는 아리시아 일의 냄새를 맡았소. 회사에서는 그를
내쫓을 계획이었소. 그래서 왜나 인내심을 가지고 더러운 짓들에
관한 증거를 수집한 거요."
"거기에 결혼 생활도 엉망이고 했으니, 돈을 들고 튄 거로군."
"아니. 먼저 튀고, 그 다음에 돈을 가진 거요."
"어쨌거나. 그래서 이제 그가 거래를 하겠다는 거요?
"물론이오. 당신들은 안 할 거요?
"살인은 어떻게 하고?
그건 미시시피 주의 소관 사항이니, 당신이 신경 쓸 게 아니
오. 우린 그 문제는 나중에 처리할 거요."
"우린 그걸 우리 소관 사항으로 만들 수도 있소."
안됐지만 그렇게는 안 될 거요. 당신은 9,000만 달러 절도에
대한 기소장을 쥐고 있소. 그리고 미시시피 주는 살인에 대한 기
소장을 쥐고 있소. 당신한테는 안된 일이지만, 이제 와서 연방 정
부가 끼여들어 살인으로 고발할 수는 없소."
커터는 바로 이런 이유 때문에 변호사들을 싫어했다. 그들에게
는 엄포가 잘 통하지 않기 때문에.
샌디가 말을 이었다.
"이보시오, 내가 지금 당신을 만나는 건 형식적인 거요. 그냥
통로를 거쳐가는 것뿐이오. 당신을 그냥 넘어가고 싶지 않아서
말이오. 하지만 난 내일 아침 워싱턴에 전화를 걸 준비가 되어
있소. 난 이제 우리가 거래를 할 준비가 되었다는 것을 당신이
믿어주기를 바라고 있소. 당신이 못 믿겠다면, 워싱턴으로 전화
할 수밖에 없소."
"원하는 게 뭐요?
"완전한 권한을 가진 사람들. FBI와 법무부에. 어디 큰방에서
다 함께 만나도록 합시다. 거기서 내 주장을 이야기하겠소."
"내가 워싱턴에 말을 하리다. 하지만 당신, 제대로 하는 게 좋
을 거요."
그들은 뻣뻣하게 악수를 했다. 샌디는 곧바로 떠났다.
스1~-1~字느= 부인은 다시 잠을 잘
수 있었다. 하나같이 검정 양복을 입은 성가신 젊은이들은 거리
를 떠났고, 이웃들이 전화를 걸어 귀찮게 구는 일도 사라졌다. 이
웃들과 카드놀이를 하며 나누는 이야기들도 좀더 정상적인 화제
로 돌아왔다. 그녀의 남편은 편안해 보였다.
그러던 어느 날 밤, 그녀가 깊이 잠이 든 새벽 5시 30분에 전
화벨이 울렸다. 그녀는 침대 탁자에 놓인 수화기를 집어들었다.
"여보세요."
완강하고 억센 목소리가 들렸다.
"잭 스테파노 부탁합니다."
"누구시죠?
그녀가 다그쳤다. 잭은 이불 밑으로 몸을 더 파묻고 있었다
"FBI의 해밀턴 제인스입니다."
'이런, 맙소사"
부인은 수화기에 손을 올려놓고 말을 이었다.
"잭, 또 FBI예요."
잭은 불을 켜고 시계를 흘끗 본 뒤 수화기를 받아들었다.
"누구시오?
"안녕하시오, 잭, 해밀턴 제인스요. 나도 이렇게 일찍 전화하
고 싶지는 않았소."
"그럼 하지 않으면 될 거 아니오."
"그냥 우리가 에바 미란다라는 여자를 데리고 있다는 것을 알
려주고 싶어 전화했소. 그 여자는 안전하게 잘 있으니, 당신네들
은 그 여자를 찾기 위해 풀어놓았던 사냥개들을 거둬들여도 될
거요."
스테파노는 두 발을 침대 밖으로 꺼내며 탁자 옆에 벌떡 일어
섰다. 그들의 마지막 희망이 사라진 것이다. 돈 수색은 마침내 끝
이 난 것이다.
"그 여자는 어디 있소?
스테파노가 물었으나, 물론 어떤 의미 있는 대답을 기대하는
것은 아니었다.
"우리가 데리고 있소, 잭. 우리와 함께 있소."
"축하하오."
'지보시오, 잭, 내가 몇 사람을 리우에 보내 여자의 아버지의
상황을 살피라고 했소. 당신한테 24시간을 주겠소, 잭. 만일 그가
내일 아침 5시 30분까지 풀려나지 않을 경우, 당신과 아리시아에
대한 체포 영장을 들고 가겠소. 젠장, 모너--시에라의 애터슨 씨
와 노던 케이스 뮤추얼의 질 씨도 체포할지 모르오. 그렇게 하면
재미있을 테니까. 난 정말이지 그 사람들과 이야기를 한번 하고
싫소. 아리시아는 물론이고."
"당신 남을 괴롭히는 걸 즐기는군, 그렇지 않소?
"아주 좋아하오. 우리는 브라질인들이 당신들을 브라질로 넘겨
달라고 하면 도와줄 거요. 갈 준비를 하는 데 한 두어 달은 걸리
겠지. 범인 인도에는 보석이 없소. 따라서 당신과 당신의 너저분
한 의뢰인들은 크리스마스를 감옥에서 보내게 될 거요. 혹시 누
가 알겠소. 정말로 범인 인도가 성사되어 당신도 리우에 가게 될
지. 그 곳 해변은 아주 좋다던데, 듣고 있소, 잭?
"듣고 있소."
"24시간이오."
딸깍 소리가 나더니 전화가 끊겼다. 스테파노 부인은 목욕탕에
들어가 문을 잠그고 있었다. 너무 놀라 남편도 마주볼 수가 없었
던 것이다.
잭은 아래층으로 내려가 커피를 만들었다. 그리고는 아직 어둑
어둑한 탁자에 앉아 해가 뜨기를 기다렸다. 베니 아리시아에게
짜증이 났다.
그는 패트릭과 돈을 찾으라고 고용되었지, 그 돈이 어떻게 만
들어졌는가를 캐라고 고용된 것이 아니었다. 그런데도 베니 아리
시아와 플랫 金 록랜드 사이에 어떤 일이 있었는지 정도는 대강
알고 있었으며, 늘 그가 들은 것 이상의 이야기가 있을 것이라고
의심하고 있었다. 한두 번 물어보기도 했으나, 아리시아는 패트
릭이 사라지기 전의 이야기를 하는 데는 아무런 관심이 없었다.
잭은 처음부터 패트릭의 입장에써 생각해보고 나서, 두 가지
이유에서 보건의 회사 사무실들이 도청당하고 있다고 의심했다.
첫째는 다른 파트너들과 의뢰인들, 특히 아리시아의 약접을 잡기
위해서였다. 둘째는 돈이 있는 곳을 알아내기 위해서였다. 패트
릭이 얼마나 많은 불리한 증거들을 녹음하고 저장했는지는 아무
도 몰랐다. 어쩌면 아리시아와 파트너들은 알고 있을지도 몰랐
다. 스테파노는 아주 많은 약점들을 모았을 것이라고 짐작하고
있었다.
돈이 사라지고 스테파노가 수색을 시작했을 때, 보건의 회사는
조합에 참여하지 않는 쪽을 택했다. 3,000만 달러가 걸려 있는데
도, 그냥 쓰린 가슴을 달래며 집에 처박혀 있겠다고 한 것이다
그들이 댄 이유는 돈이 부족하다는 것이었다. 파트너들은 파산하
다시피 했으며, 상황은 점점 악화될 것 같았다. 그래서 조합에 참
여할 경제적 여유가 없다고 했다. 당시에는 그 말이 논리적으로
들렸다. 그러나 스테과노는 그들이 패트릭을 찾는 것을 별로 내
켜하지 않는다는 느낌을 받았다.
테이프에는 뭔가가 담겨 있었다. 패트릭은 그들의 약점을 확실
하게 쥐고 있었다. 패트릭을 찾아낸다는 것이 오히려 그들에게
최악의 악몽일 수도 있었던 것이다. 지금 아무리 비참한 삶을 산
다 해도, 이대로 사는 게 나올 수도 있었던 것이다,
아리시아도 마찬가지일 수 있어. 잭은 1시간을 기다렸다가 그
에게 전화를 했다.
6시 30분이 되자 해밀턴 제인스의 사무실은 사람들로 들끓었
다. 두 요원은 소파에 앉아 리우의 연락책이 보낸 최신 보고서를
검토하고 있었다. 한 요원은 제인스의 책상 옆에 서서 아리시아
의 소재에 대한 최신 보고를 받기 위해 기다리고 있었다. 아리시
아는 여전히 빌록시의 콘도에 있었다.
또 한 요원은 에바 미란다에 대한 최신 보고서를 들고 가까이
에 서 있었다. 비서가 파일들이 든 상자 하나를 들고 사무실로
들어왔다. 제인스는 의자에 앉아 전화를 들고 있었다. 코트도 안
입고 수척한 모습으로 모든 사람을 외면하고 있었다.
조슈어 커터가 들어왔다. 그 역시 후줄근한 모습이었다. 그는
워싱턴으로 가는 비행기를 기다리며 애틀랜타 공항에서 2시간을
잤다. 워싱턴에서는 요원이 기다리고 있다가 후버 빌딩까지 태워
다주었다. 제인스는 커터를 보자 즉시 전화를 끊고, 사무실의 모
든 사람에게 나가라고 했다.
"커피를 가져와. 많이,"
제인스는 비서에게 소리쳤다. 방에서 사람들이 사라지고, 커터
만 커다란 책상 앞에 뻣뻣한 자세로 앉아 있었다. 커터는 무척
피곤했지만, 긴장하려고 노력하고 있었다. 부국장의 사무실에 들
어와보는 것이 처음이었기 때문이다
"어디 들어보세."
제인스가 으르렁거렸다.
"래니건은 거래를 하고 싶어합니다. 그는 아리시아, 변호사들,
이름을 밝히지 않은 상원의원에게 유죄 평결을 받아낼 만한 증거
를 가지고 있다고 주장합니다."
"어떤 증거?
"문서와 테이프가 가득 들어 있는 상자랍니다. 래니건이 달아
나기 전에 모은 것들이람니다."
"그 상자는 보았나?
"아니요. 맥더멋은 그게 자기 차 트렁크에 있다고 합니다."
r~F O 3~~
"거기까지는 이야기를 하지 못했습니다. 그는 부국장님과 법무
부 사람을 만나고 싶어합니다. 합의 가능성을 이야기하기 위해서
요. 그는 돈으로 빠져나갈 수 있다고 생각하는 것 같았습니다."
그건 더러운 돈을 훔쳤을 때는 늘 가능한 일이지. 어디서 만
나고 싶다나?
"저 아래, 빌록시 어디에서요."
"법무부의 스프롤링에게 전화해봐야지."
제인스는 혼자말처럼 중얼거리더니, 전화로 손을 쑥 내밀었다.
커피가 도착해 있었다.
마크 버크는 연방 구치소 면최실에서 기다리며 고급 펜으로
탁자를 두드리고 있었다. 아직 9시가 되지 않았다. 변호사들이
의뢰인들을 면회 오기에는 무척 이른 시각이었다. 그러나 그는
행정 부서에 친구가 있었다. 버크는 급한 일이라고 설명했다. 탁
자 양쪽에는 프라이버시를 위해 칸막이가 설치되어 있었고, 중앙
에 수감자를 마주볼 수 있는 곳에는 두꺼운 유리판이 가로막고
있었다. 망이 쳐진 구멍을 통해 이야기를 해야 했다.
그는 30분 동안 펜을 두드리며 안절부절못하고 있었다. 마침내
그녀가 교도관과 함께 모퉁이를 돌아 나오는 것이 보였다. 아래
위가 붙은 노란 죄수복을 입고 있었는데, 가슴에 찍힌 검은 글자
는 희미해져 있었다. 교도관이 수갑을 풀자, 그녀는 손목을 문질
렀다.
둘만 남게 되자 그녀는 자리에 앉아 그를 보았다. 그는 아주
작은 구멍을 통해 멍함을 들이밀었다. 그녀는 그것을 받아들고,
글자 하나 하나를 꼼꼼히 살폈다.
"패트릭이 보냈습니다."
그러자 그녀는 눈을 감았다. 버크가 말을 이었다.
"괜찮습니까?
그녀는 팔꿈치를 탁자에 대고 몸을 앞으로 기울이며 망이 있
는 구멍을 통해 말했다.
"난 잘 있어요. 와주셔서 고마워요. 내가 언제 나가게 되죠?
"며칠 있어야 할 겁니다. FBI는 두 가지 중에 하나를 할 겁니
다. 첫째, 가장 심각한 경우인데, 미란다 씨가 위조 여권으로 여
행을 했다고 기소하는 겁니다. 그러나 이건 가능성이 낮습니다.
미란다 씨는 외국인이고 전과가 없기 때문입니다. 둘째, 가능성
이 높은 것으로, 다시 돌아오지 않겠다는 약속을 받고 국외 추방
을 하는 겁니다. 어느 쪽이든, 결정을 하는 데는 며칠이 걸릴 겁
니다. 그 동안은 여기 있어야 합니다. 지금은 보석이 불가능하기
때문입니다."
"알겠어요."
"패트릭이 무척 걱정을 하고 있습니다."
"알아요. 난 괜찮다고 전해주세요. 그리고 나도 패트릭 걱정을
많이 하고 있어요."
버크는 황색 괘선지철을 매만지더니 말했다.
"자, 패트릭은 미란다 씨가 어떻게 잡혔는지 자세히 알고 싶어
합니다."
그녀는 웃음을 지었다. 긴장을 푸는 것 같았다 물론 패트릭은
자세한 걸 알고 싶겠지. 그녀는 녹색 눈의 남자에서부터 시작해
서 천천히 이야기를 해나갔다.
베니는 늘 빌록시 해변을 조롱했다. 그저 좁다란 모래밭일 뿐
인데, 그나마 한쪽에는 걸어서 건너기에는 너무 위험한 고속도로
가 있고, 반대쪽에는 수영을 하기에는 너무 잔 칙칙한 뿌연 물이
있었기 때문이다. 그래도 여름이면 그 곳에는 주머니가 가벼운
피서객들이 몰려왔으며, 주말에는 학생들이 원반던지기를 하고
제트 스키를 빌려 탔다. 카지노 붐이 일면서 많은 관광객들이 해
변으로 몰려왔으나, 그들은 해변에서 오래 머무르지 않고 도박을
하러 돌아갔다.
그는 빌록시 방파제에 차를 주차시키고 긴 시가에 불을 붙였
다. 이어 구두를 벗고 해변을 걷기 시작했다. 해변은 훨씬 깨끗해
져 있었다. 이것 역시 카지노 덕이라 할 수 있었다. 또 사람도 없
었다. 먼바다에 어선 몇 척만 떠다닐 뿐이었다.
스테파노가 1시간 전에 전화를 하는 바람에 베니는 아침을 망
쳐버렸다. 그리고 그의 여생마저 바꾸어버렸다고 할 수 있었다.
그 여자가 갇혀 있으면 돈을 찾을 수 있는 가능성이 없었다. 이
제 그녀는 베니를 돈으로 이끌어줄 수도 없었고. 또 지렛대 삼아
래니건을 움직이는 데 이용할 수도 없었다
FBI는 패트릭의 머리에 기소장을 걸어놓고 있었다. 반면 패트
릭은 돈과 증거를 가지고 있었다. 그 두 가지는 서로 맞바뀌게
될 터였다. 그러면 아리시아는 십자포화 속에 들어가버릴 터였
다. 그와 공모했던 보건을 비롯한 계집애 같은 변호사들은 압력
이 가해지면 즉시 불어버릴 터였다. 베니는 따돌림을 당하게 될
터였다. 그도 그것을 잘 알고 있었다. 사실 오래 전부터 잘 알고
있었다. 그의 꿈은.어떻게 해서든 돈을 찾아, 사라져버리는 것이
었다. 패트릭처럼.
그러나 이제 그의 꿈은 끝이 났다. 그에게는 100만 달러가 남
아 있었다. 다른 나라에는 친구들이 있고, 전세계에 아는 사람들
이 널려 있었다. 이제 튈 때였다. 패트릭처럼,
샌디는 약속대로 오전 10시에 지방검사 사무실로 T. L. 패리시
를 만나러 갔다. 약속을 미루고 서류를 살피며 오전을 보내고 싶
은 유혹을 물리치고 나간 것이다. 8시 30분에 사무실을 떠날 때
그의 전 직원과 두 파트너는 문서들 가운데 중요한 것들을 확대
복사하고 있었다.
약속은 패리시의 요청에 따른 것이었다. 샌디는 스스로 그 이
유를 안다고 자신하고 있었다. 미시시피 주의 주장에는 큰 구멍
들이 많았다. 이제 기소의 흥분이 가셨기 때문에, 일 이야기를 해
야 할 때가 온 것이다. 검사들은 물샐 틈 없는 주장을 펼치고 싶
어하는 경향이 있으며, 그런 사건들은 절대 부족하지 않았다. 그
러나 유명한 사건에서 구멍이 많으면 문제가 심각해졌다.
패리시는 그 이야기를 하고 싶었으나, 딴전을 피우며 재판지
이야기부터 했다. 재판지를 옮겨야 소용없다. 어디에 있는 배심
이든 돈을 위해 살인을 한 변호사한테는 동정심을 갖지 않는다.
샌디는 처음에는 잠자코 듣고만 있었다. 패리시는 자신이 가장
좋아하는 통계를 읖어댔다. 그가 유죄 평결을 받아낸 비율이었
다. 그리고 자신이 일급 모-꾸謀殺) 재판에서는 한 번도 진 적이
없다는 사실을 이야기했다. 그들 가운데 여덟 명이 지금 사형수
감방에 가 있소. 그것은 허풍이 아니었다.
샌디는 이런 이야기말고도 해야 할 중요한 일들이 많았다. 패
리시와도 심각하게 이야기를 할 필요가 있었으나, 오늘은 아니었
다. 그는 해리슨 군에서 일어난 살인을 어떻게 증명할 거냐고 물
었다. 이어 사인의 문제를 물었다. 사인을 어떻게 증명할 겁니까?
물론 패트릭은 당신들을 도와주는 증언을 하지 않을 겁니다. 그
리고 나서 매우 중요한 질문을 던졌다. 피해자가 누굽니까? 샌디
가 조사해본 바에 따르면, 미시시피 주에서는 신원 확인이 안 된
피해자가 있는 사건에서 살인 유죄 평결이 나온 경우는 단 한 건
도 없었다.
패리시는 이런 곤혹스러운 질문들을 예상하고 있었다. 그러나
적당히 구체적인 답들은 피해갔다.
"당신 의뢰인은 유죄 답변 흥정을 고려한 적이 있소?
그가 마침내 아주 고통스러운 표정으로 물었다.
"아니요,"
"앞으로는?
" 아니요."
"왜 안 하오?
"당신이 대배심에 달려가, 일급 모살 기소장을 받아내서, 그걸
언론 앞에 대고 흔들었으니. 이제 그걸 증명하는 건 당신 책임입
니다. 차분하게 증거를 평가해보지도 않고 한 행동 아닙니까? 그
러니 유죄 인정 같은 건 꿈도 꾸지 마십시오."
"고누르政經, 사전의 살의 없이 사람을 불법적으로 죽이는 일. 미리 살
의를 품은 모살보다는 가벼운 살인 죄에 해당함: 옳긴이)에 대한 유죄
판결은 받아낼 수 있소."
패리시가 언성을 높이며 말을 이었다.
"그것도 20년형은 되오."
"그럴지도 모르죠."
샌디는 냉담하게 덧붙였다.
"하지만 내 의뢰인은 고살 혐의로 기소를 당한 적이 없는데
요=
"내일 기소할 수도 있소."
"좋습니다. 가서 그렇게 하십시오. 일급 모살 혐의를 취하하고,
고살로 다시 신청을 하세요. 그리고 나서 이야기합시다."
그 곳은 카미유 스위트라는 이
름이 붙어 있었으며, 빌록시 너깃의 꼭대기층의 3분의 1을 차지
하고 있었다. 빌록시 너깃은 연안 지방을 따라 세워지고 있는 라
스베이거스 스타일의 카지노들 가운데 가장 새롭고, 가장 화려하
고, 가장 장사가 잘되는 곳이었다. 라스베이거스에서 온 사람들
은 너깃의 스위트와 연회장에, 연안 지역을 찾아오는 최악의 허
리케인들의 이름을 붙이는 것이 좋겠다고 생각했다. 그리고 그냥
간판을 보고 찾아 들어와 큰방을 원하는 평범한 사람들에게는 하
루에 750달러를 받았다. 샌디도 그 돈을 내겠다고 했다. 멀리서
비행기를 타고 오는 낭비벽이 심한 사람들에게는 그 스위트룸이
거저나 다름없는 것일 터였다. 그러나 샌디의 머릿속에는 도박
같은 것은 들어 있지도 않았다. 3킬로미터도 안 떨어진 곳에 있
는 그의 의뢰인은 비용 사용을 승인했다. 카미유에는 침실 두 개,
주방, 서재, 응접실 두 개가 있었다. 몇 개 그룹들을 동시에 만날
수 있을 만한 공간을 갖춘 셈이었다. 또한 전화선은 네 개가 들
어왔고, 팩스와 VCR이 있었다. 샌디의 변호사 보조원은 뉴욕에
서 PC를 비롯한 기계들과 함께, 아리시아 문서의 첫 번째 뭉치를
가져왔다.
맥더멋의 임시 법률사무소를 찾은 첫 번째 손님은 완패한 트
러디의 이혼 변호사 J. 머리 리들턴이었다. 그는 매우 수줍어하며
재산권과 아이 방문권 문제에 대한 합의서 초안을 건네주었다.
그들은 점심을 먹으며 그 문제를 이야기했다. 패트릭이 구술한
항복 조건들이 그대로 적혀 있었다. 이제 샌디가 우위에 서 있었
기 때문에, 그는 자잘하지만 트집을 잡을 만한 것들을 수도 없이
발견했다.
"이건 초안으로서는 괜찮군요."
샌디는 빨간 펜으로 계속 표시를 하면서도 그 말을 되풀이했
다, 리들턴은 프로답게 타작질을 견뎌냈다. 그는 지적되는 사항
마다 반박을 했고, 수정되는 것마다 불평을 했지만, 두 변호사 모
두 합의서는 패트릭의 입맛대로 고쳐질 것임을 잘 알고 있었다.
DNA검사와 나체 사진들이 상황을 지배하고 있었으니까.
두 번째 손님은 노던 케이스 뮤추얼의 빌록시 지사 변호사인
탤벗 밈스였다. 그는 명랑한 성격의 떠버리로, 아주 안락한 밴을
타고 다녔다. 거기에는 차를 빨리 몰 줄 아는 운전사뿐만 아니라,
가죽 의자와 고급 실내장식, 작은 작업용 탁자, 전화 두 대, 팩스,
호출기, 비디오 선서증언을 볼 수 있는 텔레비전과 VCR,노트북
한 대와 PC한 대, 잠간 눈을 붙일 수 있는 소파까지 갖추어져
있었다. 물론 법정에서 몹시 힘든 시간을 보낼 때 외에는 거의
이용하지 않았지만. 그의 일행에는 비서와 변호사 보조원 하나씩
이 있었는데, 둘 다 호주머니에 휴대전화를 넣고 다녔다. 그리고
비용 추가 청구를 위해 어소시에이트띤사의 주식을 갖고 있지 않은
변호사-옮긴이)도 반드시 한 명 데리고 다녔다.
네 사람은 바쁜 표정으로 카미유 스위트룸에 나타났다. 샌디는
청바지 차림으로 그들을 맞이하여, 미니 바에서 알코을이 없는
음료를 권했다. 비서와 변호사 보조원은 즉시 무슨 일이라도 생
긴 것처럼 휴대전화를 꺼내 이야기를 했다. 샌디는 밈스와 이름
을 알 수 없는 어소시에이트를 응접실로 데리고 갔다. 그들은 아
주 큰 창문 앞에 앉았다. 너깃의 주차장이 한눈에 내려다보였고,
그 너머로 또 하나의 화려한 카지노의 뼈대를 이를 첫 번째 강철
기등들이 보였다.
샌디가 말했다.
"바로 본론으로 들어가겠소. 잭 스테파노라는 사람을 아시오?
밈스는 얼른 생각을 하고 대답했다.
"아니오."
"나도 그럴 거라고 생각했소. 그는 워싱턴의 고급 탐정이오.
그는 패트릭을 찾기 위해 아리시아, 노던 케이스 뮤추얼, 모너크-
시에라에 고용되었소."
"그래서?
"그래서 이것들을 좀 보시오."
샌디는 웃음을 지으며, 피투성이가 된 몸뚱어리를 찍은 천연색
사진들을 파일에서 꺼내 밈스에게 밀었다. 밈스는 탁자에 사진들
을 펼쳤다. 패트릭이 화상을 입은 끔찔한 모습이 가장 잘 찍힌
사진들이었다.
"이건 신문에 났던 것 아니오?
밈스가 물었다.
"일부는."
그래, 당신이 FBI를 고소할 때 뿌렸던 사진들이로군."
"FBI가 내 의뢰인한테 이 짓을 한 게 아니오, 밈스 씨."
"아, 그래요."
밈스는 사진들을 내려놓고 샌디의 말을 기다렸다.
"FBI가 패트릭을 찾아낸 게 아니오."
"그럼 왜 그들을 고소했소?
흥보의 묘기죠. 내 의뢰인에게 동정심을 좀 불러일으키려고."
"효과는 없었소."
당신한테는 없었을지 모르지. 하지만 당신이 배심석에 앉는
건 아니잖소. 어쨌든 이 상처들은 장시간의 고문의 결과요. 잭 스
테파노 밑에서 일을 하는 자들이 저지른 거요. 잭 스테파노는 몇
몇 의뢰인들을 위해 일을 했는데, 그 가운데 하나가 공교롭게도
노던 케이스 뮤추얼이오. 사회적 책임감을 가진 기업이라는 평가
를 받고 있고, 보통주 주주 지분이 60억 달러인, 매우 자랑스러
운 공기업인 노던 케이스 뮤추얼 말이오."
탤벗 밈스는 매우 사무적인 사람이었다. 또 마땅히 그래야만
했다. 사무실에 펼쳐놓은 파일만도 300개나 되고, 커다란 보험회
사 열여덟 곳을 의뢰인으로 두고 있는 그로서는 장난을 치고 있
을 시간이 없었던 것이다,
-두 가지 질문이 있소. 첫째, 그것을 증명할 수 있소?
"있소. FBI가 확인해줄 수도 있소."
"둘째. 뭘 원하시오?
내일 여기 이 방에 노던 케이스 뮤추얼의 고위 임원이 나오기
를 바라오. 모든 문제에 대한 권한을 가진 사람이어야 하오."
"그들은 바쁜 사람들이오."
"우리 모두 바쁘오. 난 소송을 하겠다고 위협을 하는 게 아니
오. 이게 그 회사에 얼마나 창피한 일이 될지 생각해보란 말이
오."
"내 귀에는 위협으로 들리는데."
"당신 마음대로 받아들이시오."
"내일 몇 시에?
"오후 4시 "
"이리로 오겠소."
밈스가 말하며 악수를 하려고 손을 뻗었다. 이어 그는 서둘러
떠났고, 그의 부하들도 그 뒤를 따랐다.
샌디의 팀은 오후 중반쯤 도착했다. 비서 하나가 전화를 받는
일을 맡았다. 이제 전화는 10분마다 울려대고 있었다. 샌디는 커
터, T, L. 패리시, 스위니 보안관, 마이애미의 마크 버크, 허스키
판사, 빌록시의 변호사 몇 명, 미시시피 서부 지구 연방 검사인
모리스 매스트에게 전화를 했다. 그리고 개인적으로는 아내에게
두 번 전화를 하여 가족 일에 대한 이야기를 들었다. 그리고 3학
년짜리 아이의 교장에게 전화를 했다.
샌디는 핼 래드와 전화로 두 번 이야기한 적이 있었으나, 만난
것은 이번이 처음이었다. 래드는 모너크-시에라를 대리하고 있었
다. 그는 혼자 찾아왔다. 샌디에게는 충격적인 일이었다. 보험회
사 변호사들은 늘 짝을 지어 움직였기 때문이다. 현안이 무엇이
건, 그들은 둘이 있어야만 일을 시작했다. 둘 다 이야기를 듣고,
보고, 말하고, 메모를 했다. 또 가장 중요한 사항으로는, 그들이
같은 일을 놓고 둘 다 의뢰인에게 비용 청구를 한다는 것이었다.
샌디는 뉴올리언스에 있는 크고 돈 많은 회사 두 곳을 알고 있
었는데, 그 곳은 보험 회사 변호 관행에 2인조를 넘어서서 3인조
라는 접근 방식을 채택하고 있었다. 사실, 놀랄 일도 아니었다.
어쨌든 래드는 40대 후반의 진지한 사람이었다. 그리고 좋은
평판 덕분에, 굳이 다른 변호사의 도움이 필요하지도 않았다. 그
는 정중하게 다이어트 콜라를 받아들더니, 밈스 씨가 앉았던 의
자에 앉았다.
샌디는 같은 질문을 했다.
'짹 스테파노라는 사람을 아십니까?
그는 모른다고 했다. 그래서 샌디는 간략하게 그를 소개해주었
다. 이어 패트릭의 상처를 찍은 사진들을 탁자에 올려놓았다. 그
들은 잠시 그 이야기를 했다. 그 화상은 FBI짓이 아닙니다. 샌
디는 설명했다. 래드는 행간을 읽었다, 긴 세월 동안 보험회사를
대리해왔기 때문에 그들이 저지르는 웬만한 일에는 놀라지 않게
된 지 오래였다
그렇다 해도 이것은 충격적인 일이었다. 래드가 말했다.
"당신이 이것을 증명할 수 있다면, 내 의뢰인은 이것이 공개되
지 않기를 바랄 것이 틀림없습니다."
"우리는 우리 소장을 고쳐서, FBI를 빼고 당신 의뢰인, 노던
케이스 뮤추얼, 아리시아, 스테파노 등 이 고문에 책임이 있는 모
든 사람을 피고인으로 거명할 준비가 되어 있습니다. 이건 미국
시민들이 의도적으로 같은 미국 시민에게 부상을 입히고 흥터를
남긴 사건입니다. 이건 수백만 달러짜리입니다. 우린 바로 여기
빌록시에서 재판을 할 겁니다."
래드가 가만히 있으면 그렇게 하겠다는 뜻이었다. 그는 즉시
모너--시에라에 전화를 하여, 사내(社-선임 변호사에게 모든
일을 제쳐두고 당장 빌록시로 오빠고 요구하겠다고 약속했다. 그
는 자신의 의뢰인이 그에게 알리지도 않고 수색 자금을 댄 것에
화가 난 것 같았다. 래드는 말했다.
"만일 이게 사실이면, 난 그들을 절대 다시 대리하지 않겠습니
다."
"날 믿으십시오. 이건 사실입니다."
어두워지고 있었다. 파울루는 눈을 가리고 손에 수갑이 채워진
채 집에서 이끌려 나왔다. 그러나 총에 등을 찔리지도, 협박을 당
하지도 않았다. 아무런 목소리도 들리지 않았다, 그는 조그만 차
뒷좌석에 혼자 앉아 1시간 정도를 달렸다-라디오에서는 고전 음
악이 흘러나오고 있었다.
차가 멈추자, 앞문 두 개가 열렸다. 두 사람이 파울루가 내리
는 것을 도와주었다,
"나와 함께 가시죠."
옆에서 목소리가 들리더니, 커다란 손이 팔꿈치를 잡았다. 발
밑의 도로에는 자갈이 깔려 있었다. 그들은 100미터쯤 걷다가 멈
추었다. 그 목소리가 말했다.
"지금 서 있는 곳은 리우에서 20킬로미터쯤 떨어진 도로요. 왼
쪽으로 300미터만 가면, 전화가 있는 농가가 있소. 가서 도움을
청하시오. 나한테는 총이 있소. 만일 뒤돌아보면, 당신을 죽일 수
밖에 없소."
"돌아보지 않겠소."
파울루의 몸이 떨리고 있었다.
"좋소. 먼저 수갑을 풀어주겠소. 그리고 나서 눈가리개를 풀어
주겠소."
"돌아보지 않겠소."
수갑이 풀렸다.
"자, 이제 눈가리개를 풀어주겠소. 앞으로 빨리 걸어가시오."
눈가리개가 치워졌다. 파울루는 고개를 숙이고, 도로를 따라
뛰기 시작했다. 뒤에서는 아무런 소리도 들리지 않았다. 뒤를 돌
아볼 생각은 감히 하지도 못했다. 그는 농가에서 경찰에 전화를
하고, 이어 아들에게 전화를 했다.
법정 속기사들은 정각 8시에 도
착했다 공교롭게도, 둘 다 이름이 린다였다. 그들은 명함을 꺼내
내밀고, 샌디를 따라 스위트룸의 중앙으로 갔다. 그 곳의 가구들
은 벽으로 다 밀려나 있었고, 의자들이 더 들어와 있었다. 그는
두 번째 린다를 방 한쪽 끝에 앉혔다. 차양을 바짝 내리 당겨놓
고 창문을 등지게 했다. 그리고 첫 번째 린다는 다른쪽 끝에 앉
혔다. 미니 바 옆의 구석으로, 모든 사람들의 움직임이 잘 보이는
곳이었다. 둘 다 일을 시작하기 전에 마지막으로 담배를 한 대
피우고 싶다고 간청했다. 그는 둘 다 맨끝의 침실로 보냈다.
그 다음에는 제인스가 자기 패거리를 몰고 왔다. 운전사와 나
이 든 FBJ요원이 있었는데, 그 요원은 경호원, 망꾼, 심부름꾼
노룻을 다 겸하고 있었다. FBI변호사도 데려왔다. 커터와 커터
의 직속 상관도 데려왔다. 법무부에서는 스프롤링을 데려왔다.
강한 인상에 검은색 눈을 가진 베테랑으로, 그는 말은 거의 하지
않으면서 듣기는 다 들었다. 여섯 남자 모두 검은색이나 군청색
양복을 입고 있었다. 모두 명함을 꺼냈는데, 샌디의 변호사 보조
원이 그것을 다 모았다 샌디의 비서가 그들의 커피 주문을 받자,
남자들은 떼를 지어 조그만 응접실을 지나 서재로 들어갔다.
그 다음에는 미시시피 서부 지구 연방 검사인 모리스 매스트
가 왔다. 그는 검사보 하나만 데리고 단출하게 왔다. 그 뒤에 T.
L. 패리시가 왔다. 혼자였다. 이제 올 사람이 다 왔다.
저절로 서열이 정해졌다. 제인스의 운전사와 매스트가 데려온
검사보는 응접실에 남았다, 그 곳에는 도넛 접시와 아침 신문들
이 있었다.
샌디는 문을 닫으며 명랑하게 아침 인사를 하고, 모두 와주어
서 고맙다고 말했다. 그들은 방을 빙 둘러앉아 있었라. 아무도 웃
음을 짓지 않았다, 그렇다고 거기 있는 것이 특별히 기분 나쁘다
는 표정은 아니었다. 사실 그들에겐 아주 흥미 있는 일이었다.
샌디는 두 법정 속기사를 소개했다, 그리고 두 사람이 작성하
는 회의록은 그가 보관할 것이며, 비밀을 유지할 것이라고 설명
했다. 모두 만족하는 것 같았다. 이 시점에서는 아무런 질문도 논
평도 없었다. 아직 아무도 이것이 무엇에 대한 회의인지 몰랐기
때문이다.
샌디는 메모를 단정히 적어놓은 괘선지철을 들고 있었다. 거기
에는 그의 주장이 여남은 쪽에 걸쳐 정리되어 있었다. 배심 앞에
선 것이라 해도 좋을 것 같았다. 그는 자신의 의뢰인인 패트릭
래니건의 인사를 전했다. 이어 화상은 잘 아물고 있다고 전했다.
그리고 나서 패트릭에게 소송이 걸린 점들을 요약했다. 미시시피
주가 건 일급 모살 혐의. 미합중국이 건 절도, 퐁금 사기, 도주
혐의. 일급 모살은 사형을 의미할 수도 있었다. 다른 것들은 30
년형에 이를 수 있었다.
"연방의 기소는 심각한 겁니다."
샌디는 엄숙한 표정으로 말을 이었다.
"하지만 일급 모살에 비한다면 아무것도 아니죠. 솔직히, 정중
하게 말하거니와, 우리는 FBI는 떨쳐버리고 싶습니다. 그래야 살
인 혐의에 집중할 수 있으니까요."
"우리를 떨쳐버릴 수 있는 계획을 가지고 있소?
제인스가 물었다.
"제안할 게 있습니다."
"돈이 포함된 거요?
"그렇습니다."
"우린 돈을 요구하지 않소. 그건 연방 정부에서 훔친 게 아니
니까."
"그 생각이 틀린 겁니다."
스프롤링은 말을 하고 싶어 몸이 근질근질했다. 그가 입을 열
었다.
"당신 정말 돈으로 이 상황에서 벗어날 수 있다고 생각하는 거
요?
그것은 도전에 가까운 말이었다. 그의 거친 목소리는 단조로웠
며, 단어 선택은 효율적이었다.
배심이 그를 향해 짖어대고 있는 셈이었으나, 샌디는 각본대로
굳게 밀고 나가기로 했다.
"내 주장을 이야기할 기회를 준다면, 선택 가능한 일들을 토론
해볼 수 있습니다. 우리 모두 1991년에 아리시아 씨가 허위청구
법에 따라 그의 전 고용주를 고발한 것을 잘 알고 있을 겁니다.
그것은 이 곳 빌록시에 있는 보건의 회사가 준비하고 제기한 겁
니다. 그 회사에는 당시 패트릭 래니건이라는 새 파트너가 있었
습니다. 그러나 아리시아의 주장은 사기였습니다. 내 의뢰인은
그것을 알았습니다. 또 법무부가 아리시아의 주장을 인정한 뒤
에, 그리고 그에 따라 돈이 들어오기 전에 회사가 그를 쫓아내려
한다는 것도 알았습니다. 내 의뢰인은 몇 달에 걸쳐 은밀히 증거
를 수집했는데, 그것은 아리시아 씨와 그의 변호사들이 정부를
속여 9,000만 달러를 얻어내기 위해 공모했음을 분명하고 설득력
있게 증명하고 있습니다. 그 증거는 문서와 녹음된 대화의 형태
로 되어 있습니다."
"그 증거가 어디 있소?
제인스가 물었다.
勺H의뢰인이 관리하고 있습니다."
"우린 그걸 가져갈 수 있소. 수색 영장을 받아, 언제라도 가져
갈 수 있단 말이오."
"내 의뢰인이 부국장의 수색영장을 존중하지 않으면 어떻게
되죠? 그걸 없애거나, 아니면 다시 감추어버리면 어떻게 하느냔
말입니다. 그럼 어떻게 할 겁리까? 그를 가둘 겁니까? 다른 걸로
기소할 겁니까? 솔직히 그는 부국장이나 부국장의 수색영장을 두
려워하지 않습니다."
"당신은 어떻소? 만일 당신이 그것을 가지고 있으면. 우리는
당신한테 수색영장을 발부할 수도 있는데."
"난 내놓지 않을 겁니다. 내 의뢰인이 나에게 준 것에 대해 나
는 면책 특권이 있으며 또 비밀 보장도 인정됩니다. 잘 아실 텐
데요. 그건 변호사의 작업 결과물이라고 부르는 것이죠. 아리시
아 씨가 내 의뢰인을 고소한 것을 잊지 마십시오. 내가 소유한
모든 문서에는 면책 특권이 있습니다. 내 의뢰인이 허락하지 않
는 한, 나는 어떠한 경우에도 그 문서들을 넘겨주지 않을 겁니
다."
"법원의 명령을 얻어낸다면?
스프롤링이 물었다.
"무시하고 항소할 겁니다. 여러분은 이 일에서는 이길 수가 없
습니다."
그 말과 더불어 그들은 자신들의 패배를 받아들이는 것 같았
다. 아무도 놀라지 않았다.
"얼마나 많은 사람들이 개입되어 있소?
제인스가 물었다.
"회사의 파트너 네 사람과 아리시아 씨입니다."
무거운 침묵이 흘렀다. 모두 샌디가 상원의원의 이름을 말하기
를 기다리고 있었다. 그러나 샌디는 말하지 않았다. 그냥 메모를
보며 말을 이어갔다.
"우리의 제안은 아주 간단합니다. 우리는 서류와 테이프를 넘
겨주겠습니다. 패트릭은 돈을 돌려줄 겁니다. 모두. 대신 연방 정
부는 기소를 취하하여, 우리가 주의 기소 문제에 집중할 수 있도
록 해달라는 겁니다. 국세청도 그를 내버려두겠다고 약속해야 합
니다. 그의 브라질인 변호사 에바 미란다도 즉각 석방되어야 합
니다."
그는 이 조항들을 아주 부드럽게 이야기해나갔다. 워낙 연습을
많이 한 탓이었다. 그의 배심은 모든 말을 흡수해 들였다. 스프를
링은 신중하게 메모를 했다. 제인스는 바닥을 보고 있었다. 웃음
을 짓지도 얼굴을 찌푸리지도 않았다. 나머지는 모호한 표정이었
다. 그러나 저마다 많은 질문들을 품고 있었다.
샌디가 덧붙였다.
"그리고 이 일은 오늘 당장 이루어져야 합니다. 급하기 때문입
니다."
"왜?
제인스가 물었다,
"에바 미란다가 갇혀 있기 때문입니다. 여러분이 모두 여기에
모여 있기 때문입니다. 여러분은 결정을 내릴 권한을 가지고 있
습니다. 내 의뢰인이 거래를 끝낼 마감 시한을 오늘 오후 5시로
잡았기 때문입니다. 이야기가 되지 않을 경우 그는 그냥 돈을 가
지고 있고, 증거는 없애고, 복역을 하며 언젠가 출소하기를 기다
리겠다고 했습니다."
그들은 패트릭이 하는 말에 대해서는 아무것도 의심하지 않았
다. 그는 지금까지 그가 손짓만 하면 달려울 실무진을 거느리고
편안하게 개인 병실에서 구금 생활을 해왔던 것이다,
"상원의원 이야기를 해봅시다."
스프롤링이 말했다.
"좋은 생각입니다."
샌디가 말을 받았다. 그는 응접실로 통하는 문을 열더니 변호
사 보조원에게 뭐라고 말을 했다. 스피커와 테이프 플레이어가
있는 탁자가 방 중앙으로 들어왔다. 샌디는 다시 문을 닫았다. 그
는 메모를 보며 말했다.
"날짜는 1992년 1월 14일입니다. 패트릭이 사라지기 3주 정도
전이죠. 이 대화는 그 보건의 법률회사에서 이루어진 겁니다. 1
충에 있는 벽장이라고 부르는 방이죠. 일종의 다용도실인데, 때
로는 아주 소규모의 회의를 할 때도 사용합니다. 처음에 듣게 되
는 목소리는 찰스 보건의 목소리입니다. 그 다음이 베니 아리시
아, 그 다음이 더그 비트라노죠. 아리시아는 예고 없이 그 회사에
나타났습니다. 그리고 곧 알게 되겠지만, 그는 심기가 좋지 않았
습니다."
샌디는 탁자로 다가가 여러 가지 단추들을 살폈다. 테이프 플
레이어는 새것이었고, 값비싼 스피커 두 대가 연결되어 있었다.
다른 사람들은 신중하게 그의 모습을 살피고 있었다. 대부분은
약간 앞으로 나와 앉아 있었다.
샌디가 말했다.
"다시 말씀드리지만, 보건이 처음, 그 다음이 아리시아, 그 다
음이 비트라노입니다."
그는 단추를 눌렀다. 10초 동안 침묵만 흘렀다. 이어 스피커에
서 목소리들이 선명하게 튀어나왔다. 날이 선 목소리들이었다.
보건 -우리는 3분의 1의 수임료에 합의를 했습니다. 그게
표준적인 수임료입니다. 당신은 계약서에 서명을 했습니다.
당신은 이미 1년 반 동안이나 우리 수임료가 3분의 I이라는
걸 알고 있었습니다.
아리시아: 당신들은 3,000만 달러를 받을 자격이 없소
비트라노: 그렇게 말한다면 당신은 6,000만을 받을 자격이
없습니 다.
아리시아: 돈을 어떻게 나눌지 알고 싶소.
보건 3분의 2와 3분의 1. 6,000만, 3,000만.
아리시아: 아니, 아니. 여기로 들어오는 3.000만 말이오. 누
가 얼마씩 가져가는지?
비트라노: 그건 당신이 알 바 아닙니디
아리시아: 아니라니 무슨 소리, 그건 내가 수임료로 주는
돈인데. 나는 누가 얼마씩 가져가는지 알 자격이 있소.
보건 아니, 그렇지 않습니다.
아리시아: 상원의원은 얼마나 가져가오?
보건: 그건 당신이 알 바 아닙니다.
아리시아: (소리친다) 내가 알아야 할 일이오. 그 사람은 지
난 1년 동안 워싱턴에서 해군과 국방부와 법무부에 있는 사
람들에게 압력을 가했소. 젠장, 그는 그의 유권자들을 위해
일하는 것보다 내 파일을 위해 일하는 데 더 많은 시간을
썼단 말이오.
비트라노 소리치지 마십시오, 알았습니까, 베니?
아리시아: 그 부정한 사기꾼이 얼마를 가져가는지 알고 싶
단 말이오. 난 당신들이 뒤로 얼마를 건네는지 알 권리가
있소. 그게 내 돈이니까.
비트라노: 그렇게 말하면 이 모두가 다 뒤로 건네지는 돈이
라고 할 수 있습니다. 베니.
아리시아-얼마요?
보건 그는 우리가 알아서 할 겁니다. 베니, 알았습니까? 왜
그 문제에 그렇게 집착하는 겁니까? 새삼스러운 일도 아닌
c~l.
비트라노. 당신은 우리가 워싱턴에 가지고 있는 연줄 때문
에 우리 회사를 고른 걸로 아는데묘.
아리시아, 500만?1,000만? 그가 도대체 얼마나 비싼 거요?
보건 절대 밝힐 수 없습니다.
아리시아 말도 안 되는 소리. 그 개자식한테 전화를 해서
직접 물어보겠어.
보건 마음대로 하구려.
비트라노: 어떻게 된 겁니까, 베니? 당신은 이제 곧 6,000
만을 벌게 되는데, 점점 탐욕스러워지니,
아리시아: 나힌퉈-설교할 생각 마시오 특히 탐욕에 대해서
라면. 내가 이 곳에 왔을 때 당신들은 시간당 200달러를 받
고 일을 하고 있었소. 이제 당신들을 보시오. 3,000만 달러
라는 수임료를 정당화하려 하지 않소. 벌써 사무실들을 새
로 치장하고 있고. 벌써 새 차들을 주문해놓고. 그 다음에는
보트와 비행기가 되겠지. 부자들이 사는 장난감들은 다 사
려고 할 거야. 다 내 돈으로 말이지,
보건 당신 돈? 우리가 지금 뭔가 빠뜨리고 있나요, 베니?
내가 기억을 살리게 좀 도와주시죠. 당신 주장은 서푼 값어
치도 없는 가짜였습니다.
아리시아 그래, 하지만 내가 그걸로 일이 되게 만들었잖소.
당신들이 아니라 내가 플랫 -록랜드에 함정을 판 거요.
보건 그런데 왜 우리를 고용했습니까?
아리시아: 좋은 질문이야.
비트라노 기억력이 나빠졌군요, 베니. 당신은 우리 영향력
때문에 여기 온 겁니다. 도뭄이 필요했던 거죠. 우리는 함께
주장을 꾸몄습니다. 그 일을 하는 데 4,000시간을 소비했습
니다. 그리고 워싱턴의 정확한 연줄을 움직였습니다. 당신
도 다 아는 일 아닙니까.
아리시아. 상원의원은 뺍시다- 그럼 1,000만은 절약할 수
있을 거요. 그리고 1,000만을 더 깎읍시다. 그렁 당신들한테
는 1,000만이 남게 되오. 내가 보기에는 그게 정당한 수임
료요.
비트라노 -운음을 터뜨리며) 그거 대단하군요, 베니. 당신
은 8,000만을 갖고, 우리는 1,000만을 갖는다
아리시아: 그렇소. 정치가들을 엿먹이는 거요.
보건: 말도 안 됩니다. 베니. 당신은 아주 중요한 걸 잊고
있습니다. 우리와 정치가들이 없었다면, 당신은 한 푼도 벌
수가 없었단 말입니다.
샌디는 단추를 눌렀다. 테이프가 멈추었다. 그런 다음에도 목
소리들이 방안에서 I분 정도는 말을 하고 있는 것 같았다, 사람
들은 바닥, 천장, 벽을 보고 있었다. 제각기 들은 말을 음미하며
나중을 위해 가장 멋진 부분을 기억해두려는 것 같았다.
샌디가 야비한 웃음을 지으며 말했다.
"여러분, 이것은 맛보기에 불과합니다."
"나머지는 언제 얻을 수 있소?
제인스가 물었다.
"몇 시간 내로 가능할 수도 있지요."
당신 의뢰인이 연방 대배심 앞에서 증언을 할 거요?
스프롤링이 물었다.
-거1,할 겁니다. 하지만 재판에서 증언을 한다고 약속할 수는
없습니다."
"왜?
그 이유는 설명하지 않아도 됩니다. 그게 그의 입장일 뿐입니
다."
샌디는 탁자를 문으로 가져가 문을 두드렸다. 변호사 보조원이
탁자를 가지고 나갔다. 샌디는 모인 사람들을 향해 말을 이었다.
-여러분들끼리 이야기를 할 필요가 있겠죠? 나는 밖에 나가 있
겠습니다. 편안히 이야기하십시오."
"이 안에서는 이야기하지 않겠소."
제인스가 벌떡 일어났다. 도청 장치들이 있을 위험이 있었다
패트릭의 전력을 고려할 때, 어떤 방도 안전하지 않았다. 제인스
가 말을 이었다.
"우리 방에 가서 할 거요."
"좋으실 대로."
모두들 일어서며 가방을 쥐었다. 그들은 줄을 지어 문을 통과
해, 응접실을 지나, 마침내 스위트룸을 나갔다. 두 린다는 담배를
피우고 오줌을 누러 뒤쪽의 침실로 달려갔다.
샌디는 커피를 만들어놓고 기다렸다.
그들은 두 충 밑의 더블 룸에서 다시 모였다. 방은 즉시 사람
들로 꽉 찼다. 모두 상의를 벗어 양쪽 침대의 베개 위에 던져놓
았다. 제인스는 자기 운전사에게 매스트의 부관과 함쩨 복도에서
기다리라고 했다. 너무 민감한 사안이라 하급자들이 있는 데서는
이야기하기가 곤란했던 것이다.
이 거래에서 가장 크게 잃는 사람은 모리스 매스트가 될 터였
다. 만일 연방의 기소가 취하되면 그는 검사 노룻을 할 게 아무
것도 없었하. 화려한 재판은 사라져버리는 거였다. 그는 남들이
이랴기를 시작하기 전에, 적어도 자기가 이의 제기를 한다는 것
은 알려둘 필요가 있다고 느꼈다.
그가 돈으로 처벌을 모면하도록 해주면 우린 바보처럼 보일
겁니다."
그는 주로 스프롤링을 상대로 해서 말했다. 스프롤링은 약한
나무 의자에 앉아 긴장을 풀려고 애를 쓰고 있었다.
스프롤링은 법무장관보다 딱 한 단계 밑의 위치였다. 그것은
매스트보다 몇 단계가 높다는 뜻이었다. 그는 예의상 잠시 부하
들의 의견에 귀를 기울이고, 이어 제인스와 둘이서 결정을 내릴
터였다.
해밀턴 제인스는 T. L. 패리시를 보고 물었다.
"당신은 래니건에게서 살인 유죄 평결을 받아낼 자신이 있소?
T. L.은 신중한 사람이었다. 지금 이 사람들 앞에서 한 약속은
오래 기억될 것임을 알고 있었다.
"모살에는 약간의 문제가 있을 수도 있습니다. 하지만 고살은
화실합니다."
"고살이멸 몇 년이오?
"20년입니다."
"실제로는 얼마나 복역할까?,5년쯤."
이상하게도 제인스는 그 말에 기분이 좋은 것 같았다. 범법자
는 반드시 복역을 해야 한다고 생각하는 연방 수사관다운 모습이
었다.
"자네도 동의하나, 커터?
제인스가 침대 가장자리를 따라 어슬렁거리며 물었다,
"증거가 별로 없습니다. 모살에 관한 한, 우리는 누가, 어떻게,
무엇을, 언제, 어디서를 증명할 수가 없습니다. 이유는 다 따시겠
지만, 재판은 악몽이 될 수도 있습니다. 고살이 훨씬 편합니다."
제인스는 패리시에게 물었다.
"판사는 어떻소? 그가 최대한으로 선고를 내릴까?
"고살 유죄 평결이 떨어지면, 판사는 20년을 선고할 겁니다.
가석방은 교도소 당국이 결정찬 겁니다."
"그러니까 래니건이 앞으로 5년은 철창 안에서 보낼 거라고
생각해도 괜찮다는 얘기지?
제인스는 방을 둘러보며 물었다.
'거1,물론입니다."
패리시는 대답하고는 방어적으로 덧붙였다.
그리고 일급 모살에서 물러서는 것도 아닙니다. 우리는 래니
건이 돈을 훔치기 위해 다른 사람을 죽였다는 주장을 강력하게
펼치고자 합니다. 사형은 힘이 들 겁니다. 하지만 그가 단순 모살
로라도 유죄 평결을 받으면, 그는 감옥에서 평생을 보낼 수도 있
습니다."
그가 파치먼 교도소에서 쏙역하는지, 아니면 연방 시설에서
복역하는지가 우리한테 큰 차이가 있나?
제인스가 물었다. 그게 그에게는 큰 차이가 없는 게 분명했다.
그 문제에 대해서는 틀림없이 패트릭이 하고 싶은 말이 있을
겁니다."
패리시가 말했다. 그러자 몇 사람이 희미하게 싱긋 웃어주었
다.
특히 괘리시가 이 거래를 좋아했다. 그가 유일한 검사로 남을
수 있었기 때문이다. 거래를 받아들이게 되면, 매스트와 FBI는
이 사건에서 손을 떼게 될 터였다. 때문에 매스트는 생각이 다를
수밖에 없었다. 그는 매스트를 절벽 가장자킵로 조금 더 밀기로
했다.
CL패트릭이 복역을 할 것이 틀림없습니다. 파치먼에서요."
그가 도움을 주려는 듯 말했다.
매스트라고 조용히 넘어갈 수는 없는 일이었다. 그는 고개를
저으며 심각한 표정으로 얼굴을 찌푸렸다.
"나는 잘 모르겠군요. 이렇게 하면 우리 꼴이 우스워질 것 같
습니다. 은행을 털고 잡혔는데, 그 돈을 돌려준다고 기소를 취하
할 수 있는 건가요? 정의는 거래하는 게 아닙니다"
"그것보다는 약간 더 복잡한 문제지."
스프롤링이 대꾸하고는 말을 이었다.
"갑자기 더 큰 물고기를 잡을 수 있게 핀 거요. 그리고 래니건
이 그 열쇠지, 그가 훔친 돈은 더럽혀진 거요. 우리는 그저 그걸
되찾아 납세자들에게 돌려주자는 것뿐이오."
매스트는 스프롤링과 말다툼할 생각은 없었다.
제인스는 T. L. 패리시를 보며 말했다.
-실례하지만, 패리시 씨, 잠간 밖에 나가 계실 수 있겠소? 우
리 연방 사람들끼리 이야기할 게 좀 있소."
"좋습니다."
패리시가 말했다, 그는 복도로 나갔다.
잡담은 그것으로 족했다. 스프롤링으로서는 거래를 종결지을
시간이었다.
"여러분, 이건 아주 간단한 거요. 백악관에서 아주 중요한 사
람들이 이 일을 주시하고 있소. 나이 상원의원은 대통령의 친구
가 아니오. 솔직히 말해서 이 곳에서 멋진 스캔들이 하나 터져주
면 행정부는 행복할 거요. 나이는 이제 2년 뒤면 선거를 해야 하
오. 이런 주장들이 터져나오면 그는 바빠질 거요. 나아가 그런 주
장들이 사실이면, 그는 죽은목숨이오."
"우리가 수사를 하겠소."
제인스가 말을 받더니, 매스트를 향해 덧붙였다.
"그리고 당신이 기소를 하게 될 거요."
순간 매스트는 이 회의가 자신에게 도움이 되는 것임을 분명
히 깨달았다. 패트릭과 거래를 한다는 결정은 스프롤링이나 제인
스보다 훨씬 큰 권력을 가진 사람들이 내린 것이었다. 게다가 그
들은 그를 계속 행복하게 해주려고 애를 쓰고 있었다. 그는 사실
이 지역의 연방 검사 아닌가.
미합중국 상원의원을 기소한다는 것은 엄청난 폭발력을 가진
것이라, 매스트는 즉시 마음이 동했다. 그는 확 찬 법정에서 패트
릭의 테이프를 트는 자신의 모습을 상상할 수 있었다. 배심원들
은 내 말 한마디 한마디를 놓치지 않으려고 기를 쓰겠지.
"그럼 그 제안을 받아들일 겁니까?
그는 별 관심 없다는 듯이 어깨를 으쓱하며 말했다.
"그렇소."
스프롤링이 대답하고는 말을 이었다.
"골치 아플 것도 없는 일이오. 우리는 돈을 돌려받음으로써 체
면이 서게 되오. 패트릭은 오랫동안 감옥에 있게 되고. 그리고 우
린 그보다 훨씬 더 큰 사기꾼들을 잡게 되는 거요."
"게다가 대통령이 이 일을 원한다 이거죠?
매스트가 운음을 지으며 말했다. 그러나 다른 사람들은 웃음을
짓지 않았다.
"그렇게 말하지는 않았소."
스프롤링이 대꾸하고는 말을 이었다,
대통령에게 이 일을 이야기하지는 않았소. 내 상사들은 대통
령 근처의 사람들과 이야기를 했소. 내가 아는 것은 그것뿐이오,"
제인스는 T. L. 패리시를 복도에서 불러들였다. 그들은 거의 1
시간 동안 패트릭의 제안을 검토하고, 三 구성 요소들 각각을 살
폈다. 여자는 통보를 하고 나서 1시간이면 석방을 할 수 있었다.
패트릭은 그 돈에 대한 이자도 물어야 한다. 그들은 그렇게 결정
했다. 그가 FBI에 대해 제기한 소송은 어떻게 해야 할까? 제인스
는 샌디와 이야기할 사항들의 목록을 만들었다.
마이애미의 마크 버크는 에바에게 직접 가서 그녀의 아버지가
풀려났다는 소식을 전했다. 다치신 데는 없습니다. 사실 상당히
좋은 대접을 받으셨다고 하더군요.
그리고 운이 좀 좋으면, 하루 이틀 뒤에 그녀도 석방될 수 있
을 것이라고 덧붙였다.
-,들,1은 엄숙하고 모호한 얼굴로
카미유 스위트룸으로 돌아가, 먼저 앉았던 그 자리에들 앉았다,
대부분은 다른 방에 상의를 두고 들어가, 소매를 걷어붙이고 넥
타이를 느슨하게 풀어놓고 있었다. 마치 이제 힘든 일이 기다리
고 있는 것처럼. 샌디의 손목시계를 기준으로 하자면, 그들은 거
의 1시간 반 동안 자리를 비웠다. 이제 스프롤링이 대변인 노릇
을 하고 있었다,
"돈 말인데,,,,,,."
순간 샌디는 그들이 제안을 받아들였다는 것을 알았다. 이제
세부 사항을 어떻게 조정하느냐는 문제만 남아 있을 뿐이었다.
돈 말인데, 당신 의뢰인은 얼마나 돌려줄 생각이오?
"전부."
"전부라면?
"9,000만 전부."
"이자는 어떻게 하고?
"누가 이자에 신경을 씁니까?
"우리가."
"왜요?
"어, 그게 공평하니까."
"누구한테_8?"
-납세자들한테."
샌디는 조롱하는 웃음을 터뜨렸다.
'지거 왜 이럽니까 당신들은 연방 정부에서 일하는 사람들입
니다. 당신들이 언제부터 납세자들을 보호하는 데 신경을 썼습니
까?
모리스 매스트가 끼여들었다.
"절도와 횡령 사건에서는 그게 일반적이오."
"얼마나? 어떤 이자율로?
스프롤링이 -대답했다.
"최우대 대출 금리는 9次센트요. 그거면 공평할 것 같소.-
"아, 그렇습니까? 국세청의 경우, 내가 세금을 너무 많이 내서
돌려주게 될 때 얼마를 이자로 주죠?
아무도 대답할 수 없었다. 샌디가 말했다,,6퍼센트입니다. 정부는 인색하게 6퍼센트를 붙여준단 말입니
다."
물론 샌디는 이런 상황에 미리 대비할 수 있었기 때문에, 유리
한 입장에 있었다. 그는 질문들을 예상하고 답변들을 만들어두었
다. 그들이 미처 준비도 못한 상태에서 따라잡으려고 애를 쓰는
것을 지켜보는 것이 무척 재미있었다.
"그러니까 6次센트로 하자는 거요?
스프롤링이 물었다, 그의 말은 신중하고 느렸다.
"물론 그렇지 않습니다. 돈은 우리가 가지고 있습니다. 얼마나
낼 것인가는 우리가 결정할 겁니다. 정부도 똑같은 원칙에 의거
하여 행동하지 않습니까. 우리는 그 돈이 펜타곤의 블랙 흘 속으
로 돌아갈 거라고 생각하고 있습니다."
"우리도 거기까지는 통제할 수 없소."
제인스가 말했다. 그는 벌써 피곤해져서 강의를 들을 기분이
아니었다.
"우리는 그 돈에 대해 이렇게 생각합니다. 그것은 완전히 잃어
버리는 것이었습니다. 아주 교활한 사기꾼들 손에 들어가 다시는
보지 못하게 될 것이었습니다. 내 의뢰인은 그것을 방지했고, 그
돈을 보관하고 있다가 이제 기꺼이 되돌려주는 것입니다."
제인스가 물었다.
"그래서 보상금이라도 달라 이거요?
"아니요. 이자는 없다 이겁니다."
"우린 이걸 가지고 가서 워싱턴 사람들을 설득해야 하오."
스프롤링이 말했다. 애원하는 것은 아니었지만, 도움을 청하고
있었다. 스프롤링이 말을 이었다.
"그러려면 뭐 내세울 게 있어야 하는 게 아니오."
"국세청 이자의 반을 내겠습니다. 그 이상으로는 한 푼도 안
됩리다,"
스프롤링이 속셈을 알 수 없는 심각한 표정으로 말했다.
"그걸 가지고 법무장관과 한번 부딪쳐보겠소. 그가 기분 좋은
때 만나기를 바랄 뿐이오."
"내 안부 전해주십시오."
제인스는 메모를 하다 말고 고개를 들더니 말했다.,3최센트라 이거요?
"맞습니다. 1992년 3월 26일부터 1996년 11월 1일까지. 총 1
억 1,3만에다가 우수리가 좀 있지만, 우수리는 무시하겠습니
다. 따라서 1억 1,300만입니다."
그 숫자는 왠지 발음이 듣기 좋았다. 정부 사람들한테도 좋게
들리는 것 같았다, 모두 종이 위에 그 숫자를 적었다. 커 보였다,
납세자들의 손에 그렇게 많은 돈을 돌려주는 거래에 누가 토를
달겠는가?
이렇게 많은 돈을 제안한다는 것에는 한 가지 의미밖에 없었
다. 패트릭이 9,000만을 가져가 투자를 잘했다는 것이다. 스프를
링의 부하들은 이미 산수를 좀 해보았다. 패트릭이 투자를 잘 하
여 1년에 8年센트를 벌었다고 가정할 때, 훔쳐간 돈은 이제 1억
3,100만 정도가 되었을 거라는 추산이었다. 10퍼센트라고 하면,
1억 4,400만이 된다. 물론 세금은 계산하지 않고. 패트릭은 그 돈
을 별로 쓰지 않은 것 같았다. 따라서 앞으로도 부자로 살 수 있
을 것 같았다.
"우리는 또 당신이 래니건 씨를 대리하여 제기한 소송에 대해
서도 걱정하고 있소."
스프롤링이 말했다.
"그 소송에서 FBI는 빼겠습니다. 하지만 제인스 씨한테 부탁
할 게 좀 있습니디-. 그건 나중에 이야기하면 됩니다. 사소한 거니
까. "
"좋소. 그럼 다음으로 넘어갑시다. 당신 의뢰인이 언제 대배심
앞에서 증언을 할 수 있겠소?
"필요할 때면 언제든지. 사실, 언제든지 가능합니다."
"그 일은 빨리 처리할 생각이오."
"내 의뢰인한테도 빠르면 빠를수록 좋습니다."
스프롤링은 그의 체크리스트의 항목들에 원을 그렸다.
"우리는 비밀을 지킬 것을 요구하오. 언론은 절대 안 되오. 그
렇게 되면 이 거래는 숱한 비판을 받게 될 거요."
"우린 한마디도 하지 않을 겁니다."
샌디가 약속했다.
"미란다 씨는 언제 석방해주기를 바라오?
"내일, 그리고 마이애미 구치소에서부터 항공 터미널로 판 때
까지 호위해주기를 바랍니다. 그 사람이 비행기에 탈 때까지 FBI
에서 보호해주기 바란다는 겁니다."
제인스는 이해 못하겠다는 듯이 어깨를 으쓱하며 말했다.
"문제 없소."
"또 다른 게 있습니까?
샌디가 물으며, 이제 막 재미있는 일이 시작된다는 듯이 두 손
을 비볐다.
"정부 쪽에꺼는 없소."
"좋습니다. 이제 내가 제안할 게 있습니다."
샌디는 마치 선택권을 가진 사람처럼 말을 이었다.
"여기 PC앞에 비서 두 명을 대기시켰습니다. 이미 합의서 초
안과 기소 취하 명령서를 준비해놓았습니다. 세부 사항들을 정리
하고 서명을 하는 데까지 그리 오래 걸리지는 않을 겁니다. 나는
그걸 가지고 내 의뢰인한테 달려가겠습니다. 그럼 2시간 내에 모
든 걸 마무리지을 수 있습니다. 매스트 씨, 연방 판사한테 연락을
해서 가능한 한 빨리 전화 회의를 열도록 하지요. 취하 명령서는
팩스로 보내면 되니까 "
"서류와 테이프는 언제 받을 수 있소?
제인스가 물었다.
'지제 몇 시간 내에 서명을 끝내고 승인을 받으면, 오늘 오후
5시면 받을 수 있을 겁니다."
"전화 좀 해야겠소."
스프롤링이 말했다. 매스트와 제인스도 마찬가지였다. 그들은
뿔뿔이 사방으로 흩어졌다.
보통 재소자들은 하루에 1시간씩 운동 시간을 얻었다, 10월 말
이었다. 선선하고 구름이 긴 날이었다. 패트릭은 자신의 헌법상
의 권리를 요구하기로 결심했다. 복도의 보안관보들은 안 된다고
했다. 허가된 사항이 아니라는 게 거절의 이유였다.
패트릭은 칼 허스키에게 전화를 걸어 모든 것을 허락 받았다.
그는 또 칼에게 포인트 근처의 디비전 가에 있는 로제티에 들러
밴클리브 스페셜-게살과 치즈 포보이였다一두 개를 사와서 자
기와 함께 야외 점심을 먹자고 제안했다. 칼은 기쁠 따름이라고
했다.
그들은 나무 벤치에서 식사를 했다. 작은 연못이 있고, 처량한
단풍나무가 한 그루 서 있었다. 병원 근처에 있는 다양한 별관들
이 그들을 둘러싸고 있었다. 칼은 보안관보들이 먹을 포보이도
사왔다. 그들도 근처에서, 그러나 두 사람의 말소리는 들리지 않
는 곳에서 식사를 했다.
칼은 호텔의 스위트룸에서 진행되는 회의에 대해서는 아무것
도 모르고 있었다. 패트릭은 그 이야기는 하지 않았다. 패리시가
그 회의에 참석했으니, 오래지 않아 허스키한테 보고를 할 터였다.
"사람들이 나에 대해 뭐라고 합니까?
패트릭이 샌드위치를 3분의 1쯤 먹고는 내려놓더니 물었다.
"소문은 사그러들고 있소. 다시 정상으로 돌아가고 있지. 당신
친구들은 변함없이 의리를 지키고 있소."
"몇 명한테 편지를 쓰고 있습니다. 그걸 전달해주시겠어요?
"물론이오."
"고맙습니다."
"마이애미에서 당신 여자 친구를 잡았다고 들었소."
"네, 하지만 곧 나을 겁니다. 여권에 좀 문제가 있어서 그런 거
니까요."
허스키는 샌드위치를 한 입 가득 물더니 말없이 씹었다. 그는
대화 중간 중간의 긴 침묵에 익숙해지고 있었다. 그는 다음에 무
슨 말을 할지 고민하고 있었다. 패트릭은 그렇지 않았다.
"신선한 공기가 좋군요."
그가 마침내 말하고는 말을 이었다.
"고맙습니다."
"당신은 신선한 공기를 마실 법적 권리를 가지고 있소."
"브라질에 가본 적이 있습니까?
"아니 "
"가보십시오."
"당신처럼, 아니면 가족을 데리고?
"아니, 아니 언제 한번 놀러 가시라구요."
"해변에?
"아니요. 해변은 말고. 도시도 말고. 그 나라의 핵심으로 가보십
시오. 하늘은 맑고 파랗고, 공기는 가볍고, 땅은 아름답고, 사람
들은 상냥하고 단순한 곳으로. 그게 내 고향입니다. 칼. 어서 그
곳으로 돌아가고 싶습니다."
"시간이 좀 걸릴 거요."
"그럴지도 모르죠. 하지만 기다릴 수 있습니다. 이제 난 패트
릭이 아닙니다. 칼. 패트릭은 죽었습니다. 그는 덫에 걸려 있었고
불행했죠. 뚱뚱하고 비참했죠. 다행히도 그는 죽었습니다. 나는
이제 다닐루입니다. 다닐루 실바. 다른 나라에서 조용하게 살아
가는, 훨씬 더 행복한 사람이죠. 다닐루는 기다릴 수 있습니다."
그리고 아름다둔 여자와 많은 돈도 있지. 칼은 그렇게 말하고
싶었으나 삼켜버렸다.
"다닐루는 어떻게 브라질로 돌아가지?
칼이 물었다.
"지금도 그 푼비중입니다."
"이보시오, 패트릭. 다닐루가 아니라 패트릭이라고 불러도 괜
찮겠지?
"물론입니다."
"이제 나는 물러나고 사건을 트러슬 판사에게 넘겨야겠소. 곧
몇 가지 신청-당사자가 소송진행중 그 소송에 관린하거나 또는 본
안소송에 관계없이 괼요한 결정 또는 명령을 법원에 요구하는 것:옮긴
잇들이 올라올 거고, 판결들이 나가야 하오. 난 당신을 돕기 위
해 할 수 있는 일은 다 했소,"
"사람들이 뭐라 합니까?
"약간. 하지만 난 상관없소. 다만 난 당신한테 피해를 주고 싶
지 않은데. 내가 당신 사건을 더 오래 쥐고 있으면 사람들이 분
개할까 걱정이오. 우리가 친구라는 건 세상이 다 아는 사실 아니
오. 젠장, 당신은 당신을 운구할 까람 가운데 하나로 나를 지명하
기까지 하지 않았소."
" 참, 내가 그 일에 대해 감사했나요?
"아니. 당신은 그 때 죽었으니까, 그런 말 하지 않아도 되오.
재미있었소."
'거1,압니다."
"어쨌든, 난 트러슬과 이야기를 했소. 그는 사건을 받을 준비
가 되어 있소. 또 당신이 흥측한 부상을 당했다는 이야기도 했소.
그래서 당신이 가능한 한 오래 여기 머물러 있어야 한다는 것도.
그도 이해합디다."
"고맙습니다."
"하지만 당신도 현실적으로 생각해야 하오. 언젠가는 당신도
감옥에 갇히게 될 거요. 아마 그 곳에 오래 있게 될 거요."
"내가 그 아이를 죽였다고 생각합니까, 칼?
칼은 남은 샌드위치를 봉투에 떨구고 아이스 티를 마셨다. 그
는 그 문제에 대해서 거짓말을 하고 싶지 않았다,
"수상쩍어 보이오. 첫째, 차에는 인간 유해가 있었소. 따라서
누군가 죽임을 당한 거요. 둘째, FBI는 1992년 2월 9일이나 그
직전에 실종된 모든 사람들에 대해 철저한 컴퓨터 분석을 했소.
그 결과 반경 500킬로미터 내에서 소식을 들을 수 없게 된 사람
은 페퍼 하나뿐이었소."
"하지만 그걸로는 나한테 유죄 평결을 얻어낼 수 없습니다."
"당신 질문은 유죄 평결이 나을 것이냐 여부가 아니었잖소."
"좋습니다. 내가 죽였다고 생각합니까?
"어떻게 생각해야 좋을지 모르겠소, 패트릭. 난 12년 동안 판
사 생활을 했소. 난 사람들이 내 앞에서 범죄를 자백하면서, 그
순간까지도 자기가 그런 짓을 했다는 것이 믿어지지 않는 일이라
고 생각하는 경우를 많이 보았소. 그럴 만한 상황이 닥치면, 사람
은 무슨 짓이든 할 수 있는 거요."
"그래서 믿습니까?
"믿고 싶지 않소, 내가 뭘 믿는지 모르겠소."
'개가 사람을 죽일 수 있다고 생각합니까?
"아니. 하지만 난 당신이 죽음을 가장하고 9,Cc~만 달러를 슬
쩍할 수 있다고도 생각하지 않았소. 당신의 최근의 인생은 놀랄
일 투성이요."
다시 긴 침묵이 흘렀다. 칼은 손목시계를 흘끗 보았다. 패트릭
은 그를 해변에 혼자 두고, 천천히 뜰을 걸었다.
카미유 스위트룸에서 받은 점심식사는 플라스틱 쟁반에 얹어
온 맛없는 샌드위치들이었다. 그나마 4년 전 패트릭의 사건을 맡
았던 연방 판사가 메시지를 받고 전화를 해온 탓에 그마저도 중
단되고 말았다. 판사는 지금 잭슨에서 심리중이었기 때문에, 시
간이 얼마 없었다, 매스트는 스위트룸에 어떤 선수들이 모였는지
이야기해주었다. 판사는 스피커폰으로 이야기를 하는 데 동의했
다. 매스트는 서둘러 합의 사항들을 요약했다. 판사는 다음에 샌
디의 이야기를 듣고 싶어하여, 샌디도 자기 나름으로 설명을 했
다. 판사는 스프롤링에게도 몇 가지 질문을 던졌다. 간단하리라
고 예상했던 전화 회의는 길어졌다. 어느 시점에 가자, 쓰프롤링
은 판사와 단둘이 이야기를 하러 밖으로 나갔다. 그는 더 큰 물
고기들을 잡을 수 있도록 래니건 씨와는 거래를 하라는 워싱턴
고위층의 다급한 소망을 전달했다, 판사는 또 T. L. 패리시와도
단둘이 이야기를 했다. 패리시 역시 래니건이 그냥 석방되는 것
이 아니라, 더 심각한 기소를 당하게 될 거라고 안심시켜주었다.
장담은 할 수 없지만, 감옥에서 긴 세월을 보내게 될 가능성이
높다고.
판사는 이런 식으로 서두는 것을 못마땅해했으나, 사건에 깊숙
이 관련된 사람들로부터 압력이 있었기 때문에, 또 빌록시에 온
사람들의 지위를 고려하여, 마음을 누그러뜨리고 패트릭에 대한
연방의 모든 고발을 취하한다는 명령서에 서명을 했다. 명령서는
즉시 판사에게 팩스로 보내졌으며, 즉시 서명이 되어 팩스로 돌
아왔다.
점심을 마치자, 샌디는 그들을 놔두고 얼른 병원으로 차를 몰
고 갔다, 패트릭은 자기 병실에서 어머니에게 편지를 쓰고 있었
다. 샌디가 헐레벌떡 뛰어들어갔다.
"해냈어?
그는 패트릭의 책상에 합의서를 던졌다.
"우리가 원하는 대로 모든 걸 얻어냈어."
"완전한 취하야킨
"그럼. 방금 판사가 서명을 했어."
"돈은 얼마이?
"9,000만에다가 3次센트."
패트릭은 눈을 감고 주먹을 불끈 쥐었다, 그의 재산은 큰 타격
을 입기는 했지만, 그래도 많이 남았다. 에바와 함께 어디 안전한
곳에 정착하여 아이들을 잔뜩 낳을 만한 집을 가질 만큼은. 큰
집. 많은 자식들
그들은 합의서를 훑어보았다. 패트릭은 서명을 했고, 샌디는
다시 호텔로 달려갔다.
오후 2시가 되자 사람들이 많이 줄어들었다. 두 번째 회의가
시작되었다. 샌디는 탤벗 밈스와 그의 의뢰인인 노던 케이스 뮤
추얼의 선임 부사장 슈노를 맞이했다. 그는 자기 회사의 변호사
둘을 데려왔는데, 샌디는 그들의 이름은 금방 까먹었다. 덤으로
밈스도 파트너 하나와 어소시에이트 하나를 데려왔는데, 샌디는
그들의 이름도 잊었다. 샌디는 그들의 명함을 받아들고 첫 번째
회의가 열렸던 방으로 들어갔다. 법정 속기사들이 자리를 잡았
다.
제인스와 스프롤링은 옆의 서재에서 워싱턴에 전화를 하고 있
었다. 그들은 부하들을 카지노에 보내 1시간 정도 쉬다 오빠고
했다. 알코올은 안 된다고 하면서,
모너크-시에라의 손님들은 수가 훨씬 적었다. 핼 래드, 그의
어소시에이트 하나, 회사의 사내(ellh~)선임 변호사인, 코언이라
는 이름을 가진 말쑥하게 생긴 남자 하나뿐이었다. 굳은 표정으
로 자기 소개들을 하자, 모두 자리를 잡고 샌디의 말에 귀를 기
울였다. 샌디는 그들에게 줄 물건을 준비하고 있었다. 얇은 서류
철이었다. 샌디는 그들에게 내용물을 보라고 했다. 그 안에는 패
트릭이 자신이 입은 부상에 대해 FBI를 상대로 제기한 소장 사본
과 화상 사진이 들어 있었다. 보험회사 사람들은 이미 자기 변호
사에게 이야기를 들었기 때문에 놀라지 않았다.
샌디는 전날 했던 주장을 다시 요약해 들려주었다. 내 의뢰인
이 입은 부상은 FBI가 한 짓이 아니다. FBI가 패트릭을 찾아낸
게 아니기 때문이다. 스테파노 짓이다. 스테파노는 세 의뢰인을
위해 일을 했다, 베니 아리시아, 노던 케이스 뮤추얼, 모너크-시
에라. 셋 다 패트릭이 제기할 민사 책임 소송에서 크게 공격을
당할 것이다.
"그 스테파노 일을 어떻게 증명할 계획이오?
탤벗 밈스가 물었다.
" 잔깐."
샌디는 서재로 통하는 문을 열고, 제인스에게 갛깐 시간을 내
줄 수 있느냐고 물었다. 제인스가 방으로 들어와 자기 신분을 밝
혔다. 피는 아주 기쁜 표정으로 스테파노가 FBI에게 털어놓은 이
야기를 자세히 전해주었다, 조합의 기금 조성, 보상금, 정보, 브
라질에서의 사냥, 성형외과 의사, 명왕성에서 온 아이들, 체포,
고문 등 모든 것을. 그리고 그 모든 일이 아리시아, 모너--시에
라, 노던 케이스 뮤추얼이 준 돈으로 이루어졌음을. 그 모든 일이
오로지 그들의 이익을 위해서 이루어진 일임을
눈부신 연기였다. 제인스 자신도 무척 즐기고 있었다.
"제인스 씨에게 질문할 게 있소?
제인스의 이야기가 끝나자 샌디가 즐거운 표정으로 물었다.
아무런 질문도 없었다. 노던 케이스 뮤추얼의 슈노나 모너크-
시에라의 코언은 지난 18시간 동안 노력을 했지만, 자기 회사의
누가 잭 스테파노의 고용을 허가했는지 파악할 수 없었다. 이제
흔적들이 다 지워졌기 때문에 앞으로도 알지 못할 가능성이 높았
다.
두 회사 모두 크고 돈이 많았다. 주주도 많았고, 회사에 대한
좋은 평판을 유지하기 위해 많은 돈을 쓰고 있었다. 둘 다 이런
촐칫거리는 원치 않았다.
"고맙습니다. 제인스 씨."
샌디가 말했다.
"옆방에 있으니 언제든지 부르시오."
제인스는, 세상에 그 방으로 들어와 관에 못을 박는 일보다 더
재미있는 일은 없다는 듯이 말했다.
제인스가 있다는 것은 당혹스럽고도 불길한 일이었다. 왜 FBI
부국장이 빌록시에 와 있는가. 왜 그는 그렇게 열심히 두 회사에
게 책임을 돌리는가?
"내 제안은 이렇소."
문이 닫히자 샌디가 말을 이었다.
"이것은 간단하고, 빠르고, 협상 여지가 없는 것이오. 첫째, 노
던 케이스 뮤추얼의 슈노 씨, 이 작은 전쟁에서 당신 의뢰인의
마지막 공격은 트러디 래니건에게 주었던 250만을 다시 받아내
려는 것이었소. 우리는 당신이 그냥 집에 돌아갔으면 좋겠소. 소
송은 취하하고, 트러디는 잊어버리시오. 그 여자가 그냥 평화롭
게 살게 해주시오. 그 여자에게는 길러야 할 자식이 있고, 또 어
차피 그 돈의 대부분은 이미 써버렸소. 그것을 취하하면 내 의뢰
인은 당신 회사에 부상에 대한 책임을 묻지 않을 거요.1
"그것뿐이오?
탤벗 밈스는 믿을 수 없다는 표정으로 물었다.
"그렇소, 그것뿐이오."
"좋소."
"자문을 구할 시간이 필요하오."
슈노가 여전히 굳은 얼굴로 말했다.
'아니, 필요없습니다."
밈스가 그의 의뢰인을 향해 말을 이었다.
"이건 좋은 제안입니다 지금 그게 탁자 위에 있습니다. 우린
그게 거기 있을 때 얼른 잡아야 합니다. 어서."
슈노가 말했다.
"난 분석을 좀,,,,,.."
"아니 "
밈스가 화가 나서 슈노에게 말을 이었다.
'지 제안을 받아들여야 한다니까요. 만일 나 아닌 다른 사람이
대리해주기 원한다면 그건 좋습니다. 하지만 내가 당신네 변호사
인 한, 우리는 그 제안을 받아들여야 합니다. 당장.-
슈노는 입을 다물었다.
"받겠소."
밈스가 말했다.
"슈노 씨?
샌디가 물었다.
"어, 좋소. 동의할 수 있을 것 같구려."
"좋습니다. 옆방에 합의서 초안이 기다리고 있습니다. 자, 잠
시 나가주시겠습니까? 래드 씨와 그의 의뢰인과 잠시 할 이야기
가 있어서요."
밈스는 자기 팀을 끌고 나갔다, 샌디는 문을 잠그고 코언, 핼
래드, 그의 어소시에이트를 보았다
"안됐지만 이번 제안은 조금 전과는 약간 다르오. 저 사람들은
이혼 건이 있기 때문에 쉽게 나갈 수 있었소. 그건 지저분하고
복잡하거든, 내 의뢰인은 노던 케이스 뮤추얼에 대한 소송을 이
용해 이혼 과정에서 유리한 입장에 설 수 있소. 그러나 불행히도
당신들은 상황이 다르오. 저 사람들은 스테파노에게 50만을 내
놓았는데, 당신들은 그 두 배를 내 놓았소. 당신들은 책임이 더
크고, 또 더 많이 노출되어 있소. 그리고 우리 모두가 알고 있듯
이, 당신들이 노던 케이스 뮤추얼보다 돈도 많소.-
"얼마를 생각하는 거요?
코언이 물었다.
"패트릭한테는 줄 필요가 없소. 하지만 그는 아이 걱정을 많이
하고 있소. 아이는 여섯 살인데, 그 애 어머니는 낭비벽이 심하
오. 그것이 노던 케이스 뮤추얼이 저렇게 쉽게 동의를 해준 이유
가운데 하나요. 래니건 부인이 이미 돈을 다 써버려, 돈을 도로
받아내는 것이 무척 힘들 것이기 때문에. 어쨌든 패트릭은 아이
를 위한 신탁 기금에 약간의 돈이 들어가기를 원하오. 그 애 어
머니가 손댈 수 없는 돈이."
"얼마나?
"25만. 거기에 그의 변호사 수임료를 충당하기 위한 같은 액수
의 돈. 모두 50만이오. 아주 조용히 주어야 하오. 안 그러면 당신
의뢰인이 그 사진에 당황하는 일이 생길지도 모르니까."
연안 지역은 개인 상해와 부당한 사망 사건들에 대해서는 피
해자에게 관대한 평결을 내려온 역사를 가지고 있었다. 핼 래드
는 패트릭에게 한 짓을 볼 때 아리시아와 보험회사들에게 수백만
달러의 평결이 떨어질 수도 있다고 충고했다. 캘리포니아 출신인
코언은 물론 그것을 이해했다. 그 회사는 어서 합의를 보고 이
곳을 떠나고 싶은 마음이 간절했다.
"모든 소송을 취하하고 50만을 내라 이거요?
코언이 물었다.
"그렇소."
"그렇게 하겠소."
샌디는 파일을 뒤져 서류 몇 장을 꺼냈다.
"여기 합의서 초안이 있소. 여기 두고 가겠소."
샌디는 원고를 건네주고 방을 나갔다,
정신과 의사는 하야니의 친구
였다, 패트릭에 대한 두 번째 진료는 2시간 동안 계속되었으나,
첫 번째와 마찬가지로 별 수확이 없었다. 그리고 이것이 마지막
정신과 진료가 될 터였다.
패트릭은 그만하자고 요청하고는 저녁식사 시간에 맞추어 자
신의 병실로 돌아왔다. 그는 저녁식사에는 거의 손을 대지 않고
뉴스만 보았다. 그의 이름은 언급되지 않았다. 그는 방안을 어슬
렁거리며 경비원들에게 말을 걸었다. 샌디는 오후 내내 계속 전
화를 걸어 진전 상황을 알려주었다. 그러나 그는 직접 문서를 보
고 싶었다. 그는 '제퍼디'를 보며 두꺼운 문고본을 읽으려 했다.
거의 8시가 되었을 때, 샌디가 경비원들과 이야기를 하며 죄수
는 어떻게 지내느냐고 묻는 소리가 들렸다. 샌디는 그를 '죄수'라
고 부르기 좋아했다.
패트릭은 문간에서 그를 맞이했다. 그의 변호사는 지쳤으나 웃
음을 짓고 있었다.
"다 됐어."
샌디는 패트릭에게 서류 뭉치를 건네주었다.
"문서와 테이프는 어떻게 되었어?,1시간 전에 건네주었어, FBI요원이 열 명도 넘게 몰려온 것
같아. 제인스 말이 밤새도록 일을 할 거라던데."
패트릭은 합의서를 들고 구석의 텔레비전 아래 놓인 탁자로
갔다. 패트릭은 신중하게 한마디 한마디 빼놓지 않고 읽었다. 샌
디의 저녁식사는 종이 봉투에 든 패스트푸드였다. 그는 침대 가
에 서서 그것을 먹으며, 소리를 죽여놓은 텔레비전을 통해 오스
트레일리아에서 벌어지는 럭비 경기를 보았다.
"50만이라니까 불평을 해?
패트릭이 고개를 들지 않고 물었다.
"전혀. 누구도 불평하는 사람은 없었어,"
"그럼 더 요구할 걸 그랬나보지 "
"그만하면 충분한데 뭐하러 그래."
패트릭은 종이를 한 장 넘기더니 서명을 했다.
"잘했어, 샌디. 훌륭한 솜씨야."
"좋은 하루였어. 연방의 기소는 완전히 취하되었지. 소송은 합
의 처리되었지. 변호사 수임료도 다 해결됐지, 아이의 미래는 안
전하지. 내일이면 트러디 일도 끝나지. 이제 너는 돈방석에 앉아
있어, 패트릭, 시체가 네 앞길을 막고 있는 게 너무 안됐을 뿐이
야. "
패트릭은 서류를 책상에 남겨두고 창으로 걸어갔다. 방을 등지
고 있었다. 차양은 걷혀 있었고, 창문은 15센티미터쯤 열려 있었
다.
샌디는 계속 먹으며 그를 지켜보고 있었다,
"언젠가는 말을 해줘야 해, 패트릭."
"윌 말해?
"어디 보자. 페퍼부터 시작하는 게 어떨까?
"좋아. 난 페퍼를 죽이지 않았어."
"그럼 다른 사람이 페퍼를 죽였어?'
"내가 아는 한 아니야."
"그럼 페퍼가 자살을 했어?
"내가 아는 한 아니야."
래-가 사라질 때 페퍼는 살아 있었어?
"그런 것 같아."
"젠장, 패트릭! 난 오늘 하루종일 힘들었어! 너랑 장난할 기분
이 아니란 말이야."
패트릭은 몸을 돌리더니 정중하게 말했다.
"제발 고함치지 마. 밖에서는 경찰들이 모든 소리를 들으려고
잔뜩 귀를 기울이고 있어. 앉아."
"앉기 싫어."
"부탁이야."
"서서 듣는게 더 잘들려 말해봐"
패트릭은 창문을 닫고, 차양을 내리고, 문이 잠겼나 확인하고,
텔레비전을 껐다. 그는 다시 원래의 자세로 돌아갔다, 침대 위에
앉아 시트를 허리까지 잡아당겼다. 그렇게 자리를 잡자 그는 낮
은 목소리로 이야기를 시작했다.
"난 페퍼를 알고 있었어. 어느 날 오두막에 와서 음식을 달라
더군. 91년 크리스마스 직전이었어. 자기는 거의 언제나 숲에서
산파고 말했어 난 그 애를 위해 베이컨과 계란 반숙을 만들어주
었과, 그 애는 며칠 굻은 사람처럼 그걸 먹었어. 그 애는 말을 더
듬었어. 무척 수줍어했고 내가 옆에 있어서 불편해했지. 나는 당
연히 흥미륵 느꼈어. 그 애는 자기가 열일곱이라고 했는데, 그것
보다 어려 보였어, 비교적 깔끔했고 옷도 잘 입고 있었어. 30킬
로미터 떨어진 곳에는 가족도 있었어, 하지만 숲에 살고 있었지
난 그 애한테 말을 시켰어. 가족에 대해서 물었더니, 정말 슬픈
이야기가 나오더군. 식사론 마치자 가려고 했어. 자도 된다고 했
지만, 야영지로 돌아가겠다고 고집을 부리더군.
다음날 나는 혼자서 사슴 사냥을 하고 있었어. 그런데 패퍼가
내 뒤를 따라왔어, 그는 작은 텐트와 침낭을 보여주었어. 취사 도
구와 아이스박스, 랜턴, 그리고 산탄총도 가지고 있더군. 집에 안
들어간 지 두 주일이 된다고 했어. 자기 어머니한테 새 남자 친
구가 생겼는데, 몇 년간 보아왔던 남자 친구들 가운데 최악이라
는 거야. 나는 그 애를 따라 숲 깊은 곳으로 들어갔어. 그 애가
발견한 곳인데, 사슴들이 많이 미무는 곳이었어. I시간 뒤 난 뿔
가지가열 개 있는숫사슴을잡았지. 내가잡은 것 중가장큰 거
였어. 그는 숲을 훤하게 알고 있다괴. 하면서, 사냥하기 가장 좋은
곳을 안내해주겠다고 했어.
두 주일 후, 난 오두막에 다시 갔어. 트러디와의 생활은 견딜
수가 없었지. 그녀와나 둘 다주말을 위해 살고 있었기 때문에
난 떠날 수가 있었던 거지. 페퍼는 내가 도착하고 나서 얼마 안
돼 나타났어. 난 스튜를 만들었고, 우린 멧돼즌들처럼 먹었지, 나
도 그 때는 식촉이 있었거든. 그 애는 집에 사흘 갔다 왔다고 했
어. 어머니와 싸우고는 다시 나왔다고 했어. 말이 많아지면서 더
듬거리는 것도 많이 줄었어. 내가 변호사라고 했더니, 그 애는 오
래지 않아 자기의 법적 문제들을 이야기했어. 그 애가 가졌던 마
지막 일자리는 루시데일의 한 주유소의 주유원 자리였어. 어느
날 금전 등록기에 돈이 비는 일이 일어났어. 모두 페퍼가 지체아
라고 생각했기 때문에 그결 그 애한태 뒤집어씌웠지. 물론 그 애
는 자기는 그 일과 아무런 상관이 없다고 했어. 어쨌든 그것도
그 애가 숲속에서 살게 된 이유 가운데 하나였어. 난 그 문제를
확인해보겠다고 약속했진."
"그래서 행동 계획이 시작된 거로군."
"뭐 그런 셈이지. 우리는숲에서 몇 번 더 만났어,"
-월 9일이 가까워오고 있었군."
"그래, 그랬지, 나는 페퍼에게 경찰이 이제 곧 그 애를 체포할
거라고 했어. 이건 거짓말이밌지. 난 한 번도 전화를 하지 않았거
든. 그럴 여유도 없었고 말이야. 그러나 이야기를 하면 할수록,
나는 그 애가 사라진 돈에 대해 뭔가 알고 있다고 확신하게 되었
어. 그 애는 겁을 먹고 있었고, 나한테 지나칠 정도로 의존하고
있었지. 우리는 그 애가 선택할 수 있는 일들을 이야기해보았어.
그 가운데 하나가 그냥 사라지는 거였어."
"이야, 그거 많이 듣던 얘긴데."
"그 애는 자기 어머니를 싫어했어. 그리고 그 애가 알고 있는
한은, 경찰이 그 애를 쫓고 있었지. 그 애는 겁먹은 아이였지만,
그렇다고 평생을 숲에서 살 수는 없는 노룻이었어, 그 애는 서부
로 가서 산에서 사냥 안내인으로 일하며 살고 실어했지. 우리는
계획을 짰어. 나는 신문을 보다가, 뉴올리언스 외곽의 한 열차 사
고에서 고등학교 2학년생이 죽임을 당했다는 끔찍한 기사를 읽
게 되었지. 그 애 이름은 조이 파머였어. 왠지 아주 흔한 이름처
럼 들렸어, 난 마이애미의 위조 전문가한테 전차를 했어. 그는 조
이의 사회보장 번호를 알아냈고, 일은 금방 끝이 났어. 나흘이 안
되어 나는 페퍼를 위한 멋진 서류를 만들어줄 수 있었어. 아주
비슷한 사진까지 붙은 루이지애나 주의 운전면허증, 사회보장 번
호, 출생 증명서, 심지어 여권까지,"
'거-말을 들으면 그런 일이 아주 쉽게 들려."
"아니. 들리는 것보다 더 쉬워. 약간의 돈과 약간의 상상력만
있으면 돼. 페퍼는 새 신분증이 마음에 든다고 했어. 버스를 타고
산까지 가는 것도 좋아했지, 농담이 아니야, 샌디 그 애는 자기
어머니를 떠나는 것을 전혀 주저하지 않았어 조금도 걱정하지
않았지,"
"너 같은 아이로군."
"그래. 어쨌든 일요일이었어. 2월 9일,
"네가 죽은 날."
"그래, 생각해보니 그렇군. 나는 페퍼를 잭슨의 그레이하운드
버스 정류장까지 태워다주었어. 가지 않으려면 얼마든지 그럴 수
있다고 말했지만, 그 애는 이미 결심이 굳어 있었어. 아니, 흥분
하기까지 했지. 그 가엾은 아이는 미시시피 주는 처음 떠나보는
거였어. 그냥 내 차를 타고 잭슨까지 가는 것만도 흥분되는 일이
었지 나는 그 애한테, 어떤 일이 있어도 돌아올 수 없다고 분명
히 말했지, 그 애는 자기 어머니 이야기는 한 번도 하지 않았어,
차 속에 세 시간을 있었는데, 자기 어머니 이야기는 한 번도 안
했디-
"그 애는 어디로 가는 거였는데?
"내가 오리건 주 유진 북쪽에 있는 벌목 캠프를 팎아냈지. 버
스와 시간표도 확인했어 그 애를 위해 다 적어주었어, 그리고 버
스 정류장까지 가는 길에 여남은 번 연습도 했지, 나는 그 애한
테 현금 2,000달러를 주고, 버스 정류장에서 두 블록 떨어진 곳
에서 내려주었어. 거의 1시가 다 되었어. 나는 남 눈에 띄는 위험
을 감수할 수가 없얼지. 페퍼는 얼굴에 웃음을 띠고 어깨에 배낭
을 메고 뛰어가고 있었어. 그게 내가 마지막 본 페퍼의 모습이
야."
"그 애 산탄총과 야영 장비가 네 오두막에서 발견되었어."
"그럼 그걸 달리 어디다 두겠어?
"그림 맞추기의 또 하나의 조각이로군."
"물론이지. 난 사람들이 페퍼가 불에 타 죽은 것으로 생각하기
를 바랐어."
"그 애는 지금 어디에 있는데?
"모르겠어. 그건 중요하지 않아."
"그건 내가 물은 게 아니야, 패트릭."
"그건 정말 중요하지 않아."
"나하고 장난하려 하끼 마. 젠장. 난 질문을 하면, 답변을 얻을
자격이 있어."
"난 답변하고 싶을 때만 해줄 거야."
"왜 나한테도 그렇게 감추는 게 많아?
샌디의 목소리가 더 커졌다, 날이 섰다. 패트릭은 그를 진정시
키기 위해 잠시 입을 다물었다, 둘 다 천천히 숨을 쉬고 있었고,
둘 다 자제를 하려고 애쓰고 있었다,
"난 감추지 않아, 샌디."
패트릭이 억양 없이 말했다.
"안 감추긴 뭘 안 감춰. 하나의 수수께끼를 풀려고 미친 듯이
애를 쓰면, 새로운 수수께끼가 열 개가 더 나타나. 왜 나한테 다
말을 안 해주는 거야긴
"네가 다 알 필요가 없기 때문이지."
"다 알면 정말 좋을 텐데."
"그래? 언제 범죄 피의자가 너한테 모든 견 다 말해주던?
"운기네. 난 널 범죄자라고 생각하지 않아."
"그럼 내가 누구야?
"친구라고 할 수 있겠지."
-거1가 날 범죄자라고 생각하는 게 일하는 데는 더 편할 거야."
샌디는 책상에서 합의서를 들고 문으로 향했다.
난 피곤해서 쉬어야겠어. 내일 올게. 그 때 모든 이야기를 다
해줘 "
그는 문을 열고 나갔다.
이틀 전 카지노를 떠날 때 가이는 처음으로 미행을 눈치챘다.
낯익은 얼굴 하나가 약간 지나치게 빨리 눈길을 돌렸다. 이어 차
한 대가 약간 지나치게 호전적으로 그들을 쫓아왔다. 가이는 그
런 일에 경험이 많은 터라, 베니에게 그 이야기를 했다- 베니가
운전을 하고 있었다.,FBI가 틀림없습니다. 달리 누가 우리한테 관심을 가지겠습니
까?
그들은 빌록시를 떠날 계획을 짰다. 콘도에는 전화를 끊었고,
부하들도 해산시켰다.
그들은 어두워질 때까지 기다렸다. 가이는 모빌을 향해 동쪽으
로 갔다. 그 곳에서 뒤를 살피며 하룻밤을 보내고, 이어 아침에
비행기를 탈 생각이었다. 베니는 서쪽으로 갔다. 90번 고속도로
를 타고 연안 지방을 따라 달렸다. 이어 폰차트레인 호수를 건너
뉴올리언스로 들어갔다. 그가 잘 아는 도시였다. 베니는 열심히
뒤를 살폈으나, 아무것도 보지 못했다. 그는 프렌치 쿼터에서 굴
요리를 먹고, 택시를 타고 공항으로 갔다. 그리고는 테네시 주 멤
피스로 날아갔다가, 그 곳에서 시카고 오체어 공항으로 갔다. 그
는 공항의 라운지에서 거의 밤새도록 숨어 있었다. 이어 새벽즐
뉴욕으로 갔다.
FBI는 플로리다 주 팜 비치의 보카레이턴에서 그의 집을 감시
하고 있었다. 그의 스웨덴인 동거녀는 여전히 그 곳에 있었다. 그
들은 그녀도 곧 베니가 있는 곳으로 튈 것이라고 생각했으며, 그
녀 쪽이 미행하기가 훨씬 편할 것이라고 판단하고 있었다.
어떤 석방도 이렇게 순조롭게 퍼
리된 적이 없었다. 에바는 오전 8시 30분에 자유인이 되어 구치
소를 걸어나왔다. 입고 들어갔던 것과 똑같은 청바지와 남방 차
림이었다. 교도관들은 친절했다. 직원들은 놀랄 정도로 능률적이
었다. 소장은 행운을 빌어주었다. 마크 버크가 재빨리 그녀를 그
의 차로 데려갔다. 낡았지만 멋진 재규어였다. 버크는 이 행사를
위해 차 안팎을 세차해두었다. 버크는 그들을 호위하는 두 사람
쪽을 향해 고개를 끄덕여 신호를 보냈다,
"저 사람들은 FBI요원들입니다."
그는 고갯짓으로 근처의 차에서 기다리고 있는 두 남자를 가
리키며 그녀에게 말했다.
"그 사람들과 볼일은 끝났는 줄 알았는데요."
"아직 "
'개가 작별인사로 손을 흔들거나 해야 하는 건가요?
"아니요. 그냥 차에 타십시오."
그는 그녀를 위해 차 문을 열어주었다가, 살며시 닫았다. 그는
길고 경사진 후드에 멋지게 왁스를 칠한 자신의 솜씨에 잠시 감
탄하다가, 서둘러 운전석으로 다가갔다.
"샌디 맥더멋이 팩스로 보낸 편지가 있습니다."
그는 시동을 걸고 차를 후진시키며 말을 이었다.
"열어보시죠."
"어디로 가는 거죠?
"공항으로요. 일반 항공기를 타는 곳으로. 거기에 작은 제트기
가 기다리고 있을 겁니다."
"그걸 타고 어디로 가는데요?
"뉴욕으로."
"거기서 어디로_Q?"
"콩코드를 타고 런던으로."
그들은 혼잡한 도로로 나섰다. FBI요원들이 뒤따라오고 있었
다.
"왜 저 사람들이 우리를 따라오는 거죠?
"보호하기 위해섭니다."
그녀는 눈을 감고 이마를 문질렀다. 조그만 병실에 있는 패트
릭을 생각했다. 지루하겠지, 나를 보낼 장소들을 생각하는 것 외
에는 별로 할 일도 없었을 거야. 순간 그녀는 카폰을 보았다.
"이것 좀 써도 돼요?
그녀는 카폰을 들어올리며 물었다.
"그럼요."
버크는 신중하게 차를 몰고 있었다. 마치 대통령을 모시고 가
듯 연신 거울들을 살피면서.
에바는 브라질로 전화를 했다. 곧 모국어로 바꾸어, 위성을 통
하여 아버지와 눈물겨운 재회의 시간을 가졌다. 아버지는 건강했
다. 그녀도 마찬가지였다. 둘 다 풀려난 것이다. 물론 그녀는 아
버지에게 지난 사흘 동안 어디에 있었는지 말하지 않았지만. 납
치도 뭐 그리 견디기 힘든 일은 아니더구나. 아버지는 농담을 했
다. 난 응쑹한 대접을 받았어. 멍든 데 하나 없다. 그녀는 빨리
집에 가겠다고 약속했다. 미국에서의 법률적인 일은 거의 다 끝
났어요. 집에 가고 싶어 죽겠어요.
버크는 굳이 들으려 하지 않아도 그 이야기를 다 듣고 있었다.
물론 한마디도 이해하지 못했지만. 그녀가 전화를 끊고 눈물을
닦자 그가 말했다.
"편지에 전화번호들이 있습니다. 혹시 다시 세관에서 저지당할
경우에 이용하십시오. FBI는 경보를 해제했습니다. 그들은 미란
다 씨가 7일 동안 현재의 여권으로 여행하는 것을 허락했습니
다."
그녀는 아무 말 없이 듣기만 했다.
"거기 보면 런던 전화번호도 있습니다. 혼시 히스로 공항에서
문제가 생길지 몰라서요."
그녀는 마침내 편지를 펼쳤다. 샌디가 보낸 것이었다. 샌디의
법률사무소 편지지였다. 빌록시에서는 일이 신속하게, 그리고 잘
처리되고 있습니을. JI理 공항에 도착하면 호텔의 스위트룸으로
전화해주십시오. 거기서 앞으로의 일을 말씀드리겠습니다.
그러니까 버크 씨가 들으면 안 되는 이야기는 그 때 하겠다는
이었다.
그들은 마이애미 국제공항 북쪽에 있는 혼잡한 일반 항공기
터미널에 도착했다. FBI요원들은 그대로 차에 남았고, 버크가
그녀를 데리고 안으로 들어갔다. 조종사들이 기다리고 있었다.
그들은 밖에 서 있는 작고 멋진 제트기를 가리켰다. 그녀를 어디
로든 데려다줄 준비가 되어 있다는 뜻이었다. "리우로 데려다주
세요. 제발, 리우로." 그녀는 그렇게 말할 뻔했다.
그녀는 버크와 악수를 하고, 친절하게 대해준 것에 감사했다.
그리고 비행기에 탔다. 짐은 없었다. 옷도 여벌은 없었다. 패트릭
이 이 값을 비싸게 치러주겠지 런던에 가게 해주고. 본드와 옥스
퍼드에서 하루를 보내게 해주고. 난 이 조그만 제트기가 다 실을
수 없을 징도로 많은 옷을 가지게 될 거야.
워낙 이른 시간이었기 때문에 J. 머리는 유난히 피곤하고 초췌
해 보였다. 그는 문을 열어준 비서에게 가까스로 인사를 하고, 커
피를 마시겠냐는 질문에 가까스로, 네, 진하게 블랙으로요 하고
대답했다. 샌디는 그를 맞이하여, 주름진 상의를 받아들고, 웅접
실로 안내를 했다. 그들은 그 곳에 앉아 재산에 관한 합의서를
검토했다.
"이게 훨씬 낫군요."
샌디는 일을 마치고 나서 말했다. 트러디는 이미 합의서에 서
명을 했다. J. 머리는 그녀와 그녀의 끈쪄끈적한 기등서방이 그를
찾아오는 것을 더 이상 견딜 수가 없었던 것이다. 그녀와 랜스는
어제 그의 사무실에서 싸움을 했다. 오랫동안 지저분한 이혼 사
건을 많이 다루어 본 J. 머리의 경험으로 볼 때 랜스의 시절은 이
제 며칠 남지 않은 것 같았다. 경제적 압박이 트러디를 괴롭히고
있었다.
"우리도 여기에 서명하겠습니다."
샌디가 말했다.
"왜 아니겠소? 원하는 모든 것을 얻었는데."
"상황을 고려할 때 이만하면 공정한 합의지요.",1럼, -럼."
"이보세요, 머리, 당신 의뢰인과 노던 케이스 뮤추얼 사이의
소송과 관련하여 의미 있는 상황 진전이 있었습니다."
"말해보시오."
"당신 의뢰인과 상관없는 배경이 있지만, 어쨌든 요는 이겁니
다. 노던 케이스 뮤추얼은 트러디에 대한 소송을 취하하는 데 동
의했습니다."
J, 머리는 잠시 가만히 앉아 있었다 이윽고 아랫입술이 윗입
술로부터 천천히 떨어지기 시작했다. 이게 농담인가?
샌디는 어떤 서류로 손을 뻗었다. 노던 케이스 은추얼과의 합
의서였다. 이미 민감한 문단들은 까맣게 지웠는데도, J. 머리가
읽을 양은 왜 됐다.
"설마."
J. 머리는 합의서를 받아들며 중얼거렸다. 그는 검게 칠한 줄
들에는 조금도 호기심을 보이지 않고 건너뛰고, 바로 핵심으로
들어갔다. 검열관이 건드리지 않은 아름다운 두 문단이었다. 그
는 그의 의뢰인에 대한 소송의 즉각 취하에 합의하는 분명하고
정확한 단어들을 읽었다.
그는 왜 이런 일이 일어났는지에는 관심이 없었다. 패트릭을
둘러싼 수수께끼의 분위기는 그가 뚫고 들어갈 수 없는 것이었
다. 그러니 질문을 할 생각은 추호도 없었다.
"놀랍고도 기분 좋은 일이구려,"
"마음에 들 거라고 생각했습니다.''
"트러디가 모든 걸 그대로 가지게 된다 이거지 "
"남아 있는 모든 것이겠죠."
J. 머리는 그것을 천천히 다시 읽었다.
"내가 이걸 보관해도 되겠소?
그가 물었다.
"아니. 그건 비밀을 지켜주어야 하는 것입니다. 하지만 취하를
위한 신청이 오늘 들어갈 겁니다. 내일 사본을 팩스로 보내드리
죠."
"고맙소."
"한 가지가 더 있습니다."
샌디는 J. 머리에게 모너크-시에라 합의서 사본을 건네주었다.
그것 역시 군데군데 검게 칠해져 있었다.
"넷째 면, 세 번째 문단을 보십시오."
J. 머리는 애슬리 니콜 래니건을 위하여 무려 25만 달러짜리
신탁이 만들어진다는 문장을 읽었다, 샌디 맥더멋이 피신탁인 역
할을 할 터였다. 그 돈은 오직 아이의 건강과 교육을 위해서만
사용될 것이며, 사용되지 않고 남은 돈은 아이가 서른 살 생일을
맞을 때 아이에게 주기로 되어 있었다.
"무슨 말을 해야 할지 모르겠구려."
그러나 그는 이미 그의 사무실에서 어떻게 상황이 전개될지를
상상하고 있었다.
샌디는 아무 일 아니라는 듯이 손을 휘휘 저었다.
"또 없소?
머리가 환하게 웃음을 지으며 물었다. 사탕 더 없냐고 묻듯이
"끝입니다. 이혼은 합의되었습니다. 그 동안 즐거웠습니다."
그들은 악수를 했다. J. 머리는 가벼워진 발걸음으로 떠났다.
그는 혼자 엘리베이터를 탔다. 그의 마음은 환상 속으로 빠져들
고 있었다.
악당들을 단단히 혼내줬다고 말해줘야지. 그들의 터무니없는
요구에 맞서서 마침내 이런 것들을 쟁취했다고 말해줘야지. 난폭
하게 치고 들어가 양보를 하지 않으면 살벌하게 재판을 하겠다고
협박했다고 말해줘야지. 그는 그런 사건들을 많이 다루어왔으며,
사실 상당한 법정 싸움꾼으로 알려져 있었다.
간통 그까짓 겟 나체 사진 그까짓 겟 내 의뢰인이 잘못하긴
했지만 그래도 공정한 대우를 받을 자격이 있소. 죄 없는 가엾은
아이를 보호해야 하오!
그들이 꼬리를 내리고 줄행랑을 쳤다고 말해줘야지. 내가 아이
를 위한 신탁기금을 요구했소. 패트릭도 자신의 죄책감의 무게를
못 이기고 무너지더군. 자, 여기 25만 달러가 있습니다. 그러면서
바착 빌더란 말이지.
나는 얼마든지 싸우겠소. 250만을 받은 게 무슨 잘못이란 말이
오. 난 내 의뢰인의 자산을 보호하기 위해 끝까지 싸우겠소. 그랬
더니 그들은 겁이 나서 얼른 트러디의 돈을 구할 방법을 찾으러
달려가더란 말이오. 지금으로서는 환상의 세부사항들이 약간 흐
릿했지만, 이제 1시간 동안 차를 타고 가면서 그것을 정교하게
다듬을 수 있었다.
그가 사무실에 도착했을 때쯤 그것은 웅장한 무용담으로 다듬
어져 있을 터였다.
JE절의 콩코드 카운터에서는 그녀가 짐이 없는 것을 보고 눈썹
을 치켜올렸다. 직원은 자기 상관을 불렀고, 둘은 머리를 맞대고
수군거렸다. 에바는 긴장하지 않으려고 애를 썼다, 다시 체포당
한다면 이제는 감당할 수 없을 것 같았다. 그녀는 패트릭을 사랑
했다. 그러나 이것은 로맨스에 따르는 의무를 훨씬 넘어서는 것
이었다. 얼마 전까지만 해도 그녀는 그녀가 사랑하는 도시에서
변호사로서 유망한 미래를 보장받고 있었다. 그런데 패트릭이 나
타났던 것이斗.
갑자기 사방에 영국인들의 따뜻한 미소가 나타났다. 그녀는 콩
코드 대합실로 안내되었다. 그녀는 그 곳에서 커피를 마시며 빌
록시의 샌디 전화번호를 눌렀다.
"괜찮습니까?
샌디는 그녀의 목소리를 듣자 물었다.
"난 괜찮아요, 샌디. 지금 JFK에 있어요. 런던으로 가는 길이
에요. 패트릭은 어때요?
"아주 좋습니다. 연방 정부 쪽 사람들과 합의를 했습니다."
"얼마예요?,1억 1,300만."
샌디는 대답을 하고 반응이 나오기를 기다렸다. 패트릭은 상환
금 규모를 들었을 때 빈틈없이 모호한 반응을 보여주었다. 그녀
도 똑같은 각본을 따르고 있었다.
"언제요?
그것이 그녀의 반응의 전부였다.
"런던에 도착하면 이야기를 하겠습니다. 포시즌스에 레아 피레
스라는 이름으로 방이 준비되어 있습니다."
"그 이름이 또 내가 되었네요."
-'거기 도착하면 전화 주십시오."
"패트릭한테 지금도 내가 그를 사랑한다고 전해주세요. 감옥까
지 갔다 왔지만 말이에요."
"오늘밤에 만나니까 그 때 전하죠. 조심하십시오."
"차운(작별인사말 옮긴이-
워낙 거물급들이 나타났기 때문에 매스트는 그들에게 뭔가 깊
은 인상을 주고자 하는 유혹을 물리칠 수가 없었다. 그는 전날
저녁, 문서와 테이프들을 손에 넣은 뒤, 직원들을 시켜 현직 대배
심의 모든 배심원에게 연락을 하여 긴급 회의를 통보하라고 했
다. 그는 그의 부하 검사보 다섯 명과 더불어 FBI와 함께 서류들
을 훑어보고 분류하는 일을 했다. 그는 새벽 3시에 퇴근했다가 5
시간 뒤에 돌아왔다.
연방 대배심 회의는 정오에 잡혔다. 오찬을 겸한 회의였다. 해
밀턴 제인스는 계속 남아 그 회의까지 지켜보기로 했다. 법무장
관실의 스프롤링도 마찬가지였다. 증인은 패트릭 하나뿐이었다.
합의에 따라 그는 수갑을 차지 않고 이송되었다. 그는 특징 없
는 FBI차량 뒷좌석에 모습을 감춘 채, 빌록시의 연방 법원의 옆
문으로 몰래 들어왔다. 샌디가 그의 옆에 있었다. 패트릭은 커다
란 카키색 바지, 운동화, 헐렁한 셔츠 차림이었다 샌디가 사준
옷이었다. 패트릭은 창백하고 여위었으나, 걷는 데 별 지장은 없
는 것 같았다. 사실 패트릭은 기분이 아주 좋았다.
대배심 열여섯 명은 길고 네모난 탁자 주위에 앉아 있었다. 그
래서 패트릭이 웃음을 지으며 들어왔을 때 그들 가운데 반은 등
을 돌리고 있다가, 얼른 고개를 돌렸다. 제인스와 스프롤링은 구
석에 앉아 있었다. 그들은 처음 보게 되는 래니건 씨의 모습에
흥미를 느끼고 있었다.
패트릭은 탁자 끝, 증인이 앉는 자리에 앉았다. 동시에 그 순
간의 중심인물이 되었다, 매스트가 이야기를 하라고 재촉하지 않
아도, 또는 약간만 재촉을 해도 그는 할 이야기를 했다. 그는 편
안하고 활기찬 모습이었다. 한편으로는 이 대배심이 이제 그를
건드릴 수 얼기 때문이기도 했다. 그는 어떤 연방법의 촉수로부
터도 벗어나 있었던 것이다.
그는 보건의 법률회사, 파트너들, 그들의 인격, 의뢰인들, 일하
는 습관에서부터 이야기를 시작하여 점차 아리시아에게로 이야
기를 옮겨갔다.
매스트는 그의 이야기를 끊고, 어떤 문서를 건네주었다, 패트
릭은 그것이 보건.의 회사와 아리시아 사이의 계약서라고 확인해
주었다. 그것은 네 장 분량이었으나, 아리시아가 플랫 -록랜드
인더스트리스를 고발함으로써 그가 얻는 것 가운데 3분의 1을 보
건의 회사가 차지한다는 것이 기본적인 합의 사항이었다.
"이걸 어떻게 손에 넣게 되었소?
매스트가 물었다.
"보건 씨의 비서가 그것을 타자로 쳤습니다. 우리 컴퓨터들은
서로 연결되어 있었기 때문에, 그냥 그것을 프린터로 뽑았습니
다."
"그래서 이 사본에는 서명이 안 되어 있는 거요?
"맞습니다 원본은 가마 보건 씨의 과일에 있을 겁니다."
"증인은 보건 씨 사무실에 접근할 수 있었소?
"제한적이었습니다."
이어 패트릭은 보건이 '비밀쿠의적'인 태도를 보였다는 점을
설명했다. 그러자 이야기가 다른 사무실에는 접근할 수 있었느냐
하는 문제로 흘러갔고, 이어 패트릭이 고급 첩보의 세계에서 린
험을 했던 흥미진진한 이야기가 흘러나왔다.
그는 아리시아를 매우 의심했기 때문에 가능한 한 많은 정보
를 모으기 시작했다. 그는 전자 감시 방법을 습득했고, 회사의 다
른 PC들을 살펴보았으며, 잡담에 주의를 기울였다 또한 비서와
변호사 보조원들에게 질문을 던졌고, 복사실의 휴지통을 뒤졌다.
혹시 다른 사무실 문이 열려 있을까 해서 새벽까지 일을 하기도
했다.
2시간 뒤 패트릭은 음료를 청했다. 매스트는 15분 휴식을 선언
했다. 시간이 빨리 흘렀다. 듣는 사람들이 홀려 있었기 때문이다.
증인이 휴게실에서 돌아오자, 얼른 회의가 속개되었다. 이야기
를 더 듣고 싶었기 때문이다, 매스트는 플랫 -록랜드 고발에 대
해 몇 가지 질문을 했다. 패트릭은 일반적인 용어로 그것을 설명
했다.
"아리시아 씨는 아주 능란했습니다. 그는 이중 청구를 할 음모
를 꾸며놓고, 그 책임은 본사 사람들에게 떠넘길 수 있었습니다.
사실은 그가 비용 초과의 감추어진 주범이었는데도 말입니다."
매스트는 패트릭 옆에 문서들을 쌓아두었다. 패트릭은 아무것
이나 한 장 집어서 쓱 훈어보아도 대번에 그것이 무엇인지를 알
았다.
"이것이 뉴코스털 조선소가 하지도 않은 일을 한 것처럼 꾸미
고 돈을 받은 사례입니다. 이것은 1988년 6월의 한 주 동안의 일
을 컴퓨터로 정리해놓은 것입니다. 여기에는 직원 84명의 이름이
나오는데, 모두 가짜입니다. 그런데 그들에게 주급을 준 것으로
되어 있습니다. 총액은 7만 1,000달러입니다."
"그 이름들은 어떻게 고른 거요?
매스트가 물었다.
"당시 뉴코스털에는 직원이 8,000項 있었습니다. 그들은 그 가
운데 흔한 성들을 골랐습니다. 존스, 존슨, 밀러, 그린, 영 같은
것들. 그리고 이름의 약자만 바꾸었습니다."
"얼마나 많은 노동이 허위였소?
"아리시아의 파일에 따르면, 4년의 기간 동안 1,900만 달러에
해당하는 노동입니다."
"아리시아 씨는 그것이 가짜라는 것을 알았소?
"네. 그가 그 음모를 집행했으니까요."
"증인은 이것을 어떻게 알았소?
"테이프들은 어디 있습니까?
매스트는 60개의 대화 테이프를 분류해놓은 종이를 건네주었
다. 패트릭은 잠시 그것을 살피더니 말했다.
"아마 17번 테이프일 겁니다."
테이프 상자를 책임지고 있는 연방 검사보가 17번 테이프를
꺼내, 탁자 중앙에 있는 플레이어에 넣었다.
패트릭이 말했다.
"이건 보건의 회사의 두 파트너인 더그 비트라노와 지미 하바
락이 19있년 3윌 3일, 비트라노의 사무실에서 이야기를 나누는
것입니다."
플레이어를 켰다. 모두 목소리가 나오기를 기다렸다.
첫 번째 목소리 어떻게 가짜 노동에 1,900만 달러를 청구
한 겁니까?
패트릭이 얼른 말했다.
"이게 지미 하바락입니다."
두 번재 목소리 어렵지 않았소.
패트릭이 말했다.
"이게 더그 비트라노입니다."
비트라노. 인건비가 1년에 5,000만에 달하오. 4년이면 2억
이 넘지. 그래서 그냥 10퍼센트만 더 붙인 거지. 그런 건 서
류 속에서 혼적도 없이 사라져버리니까.
하바락 아리시아도 그걸 알고 있습니까?
비트라노 알고 있냐구? 참 나, 그 사람이 다 한 일인데.
하바락 설마요, 더그.
비트라노: 다 가짜요, 지미. 그의 청구는 모든 면이 허위요.
인건비, 부풀려진 송資産狀-값비싼 하드웨어에 대한 이중
삼중의 청구. 모든 게. 처음부터 아리시아가 계획을 한 거
요. 공교롭게도 그는 오랫동안 정부를 속여온 역사를 가진
회사에서 일을 하게 되었던 거지. 그는 회사 일이 어떻게
돌아가는지 알고 있었소. 국방부가 어떻게 돌아가는지도 알
고 있었소. 그리고 그는 이런 음모를 짤 수 있을 정도로 빈
틈없는 사람이었소.
하바락: 그게 누구한테 들은 얘깁니까?
비트라노 보건. 아리시아는 보건에게 모든 이야기를 했소.
보건은 상원의원에게 모든 이야기를 했고. 우리는 입 다물
고 따라가주기만 하면 되는 거요. 우린 모두 백만장자가 될
거 요.
목소리들이 나오지 않았다. 패트릭이 오래 전에 잘 편집해놓은
테이프가 끝이 났기 때문이다.
대배심원들은 테이프 플레이어를 물끄러미 바라또고 있었다,
"좀더 들을 수 있습니까?
대배심원 하나가 물었다.
매스트는 어깨를 으쓱하며 패트릭을 보았다. 패트릭이 말했다.
"그거 아주 좋은 생각인 것 같습니다."
괘트릭이 테이프마다 주석을 달아주었고, 때로는 화려하711분
석까지 했기 때문에, 테이프들을 듣는 데 거의 3시간이 걸렸다.
벽장 테이프는 마지막을 위해 아껴두었다. 대배심원들은 그것을
네 번이나 들었다. 6시가 되자 그들은 근처 식당에 저녁을 주문
했다.
7시에 패트릭은 가도 좋다는 허락을 받았다.
식사를 하는 동안 매스트는 좀더 유효한 문서들 몇 가지에 대
해서 이야기를 했다. 1는 관련된 다양한 연방법을 거론했다. 사
기꾼들의 목소리가 테이프에 생생하게 포착되어 있었기 때문에,
음모는 완전히 까발겨져 있었다.
8시 30분, 대배심은 베니 아리시아, 찰스 보건. 더그 비트라노,
지미 하바락, 이선 레이플리를 허위청구법에 따라 사기를 저지르
기로 공모한 죄로 기소하기로 만장일치로 겯정했다. 만일 유죄가
입증되면, 그들에게 최고 10년형까지 떨어질 수 있었고, 50만 달
러까지 벌금을 물릴 수 있었다.
해리스 나이 상원의원은 기소되지 않은 공모자로 거명되었다.
이것은 임시일 뿐, 앞으로 훨씬 더 심각해질 가능성이 아주 높았
다.
스프롤링, 제인스, 모리스 매스트는 먼저 잔챙이들을 기소하
과, 그 다음에 거래를 통하여 거물에 대한 밀고를 얻어내자는 전략을
세웠다. 그들은 레이플리와 하바락에게 공격적으로 나갈 생
각이었다. 그들이 찰스 보건을 싫어했기 때문이다.
대배심은 9시에 폐회했다. 매스트는 연방 보안관을 만나, 다음
날 아침 일찍 피의자들을 체포할 계획을 세웠다, 제인스는 뉴을
리언스에서 워싱턴으로 돌아가는 늦은 비행기에 몸을 실었다.
똔근 입사한 직후, 자동차 사
고를 한번 다뤄본 적이 있어. 위긴스 근처에 있는 스톤 군 북쪽
의 49번 고속도로에서 일어난 사고였지. 우리 의뢰인들은 북쪽으
로 향하고 있었는데, 대형 트럭이 군 도로에서 고속도로로 튀어
나왔지. 바로 그들 앞으로 말이야. 큰 사고였지. 우리 차에는 세
사람이 타고 있었는데, 운전사는 죽고, 부인은 중상을 입고, 뒷좌
석에 있던 아이는 다리가 부러졌어. 트럭은 제지회사 소유였어,
보험을 잔뜩 들어놓은 차였지. 그래서 그 사건은 커질 수 있는
잠재력을 가지고 있었어, 회사에서는 그 사건을 나한테 맡겼지,
나는 신참이었기 때문에 군기가 바짝 들어서 정신없이 뛰어다녔
어. 그 트럭의 과실이라는 데는 의심의 여지가 없었어. 그런데 그
운전사, 그는 다치지도 않았는데, 우리 차가 과속을 하고 있었다
고 주장한 거야. 이게 큰 쟁점이 되었지. 우리 쪽의 죽은 운전사
는 과연 얼마나 빨리 달리고 있었는가? 투리 쪽 사고 재구성 전
문가는 그의 속도를 시속 95킬로미터로 추정했어. 그건 별로 심
한 건 아니었지. 그 고속도로에는 최고 시속이 90킬로미터라고
붙어 있밌거든. 모두들 적어도 95로는 달린단 말이야. 내 의뢰인
들은 잭슨으로 가족을 만나러 가는 길 -었어. 따라서 서둘 일이
없었지.
트럭좌 보험회사에서 괴용한 사고 개구성 전문가는 우리 차의
속도를 시속 L20킬로미터로 푸정했어. 이것은 물론 우리 주장에
큰 흡집을 주는 것이었지. 제한속도를 30킬로미터나 넘으면 어떤
배심원이든 얼굴을 찌푸릴 테니까, 결국 우리는 증인을 하나 찾
아냈어. 그 현장에 두 번째인가 세 번.-로 나타난 노인이었어. 이
름이 클로비스 굿맨 씨였는데, 나이가 여든하나였지. 한쪽 눈은
실명했고 또 한쪽 눈은 잘 보이지 않았어."
"심하게?
샌디가 물었다.
"아니. 하지만 시야가 약간 흐릿했지 그래도 운전을 하고 다
녔어. 그 날 그는 그의 1968년형 시보렌 픽업을 끌고 털털거리며
고속도로를 달리고 있었지, 그 때 우리 차가 그 차를 추월했어
이어 막 다음 언덕을 넣어갔을 때 를로비쓰는 우연히 사고 현장
을 본 거야. 클로띠스는 매우 다정다감한 노인이었어, 혼자 살고
있었고, 가까운 친칙도 없었지. 잊혀지초 버려진 노인이었어. 그
감찍한 사고를 보자 그의 마음이 그게 움직였어. 그는 한동안 그
곳에 있으면서 피해자들을 도우려고 애를 쓰다가 떠났어. 그는
아무 말도 안 했어. 사고를 보고 너무 속이 상했던 거야. 그는 나
중에 나한테 일주일 동안 잠을 못 잤다고 하더군,
어쨌든, 우리는 나중에 도착한 사람 하나가 사고 현장을 비디
오로 찍었다는 이야기를 들었어. 구급차와 경찰과 소방차가 와
있는 동안 말이야. 차는 막혀 있고, 사람들은 따분했던 거지. 젠
장, 요즘은 뭐든 비디오로 찍잖아. 그래서 우리는 그 테Oj프를 빌
렸지 변호사 보조원 하나가 그것을 분석하여, 모든 번호판들의
번호를 적었어. 그리고 소유자를 확인하여 증인을 찾으려 했지.
그렇게 해서 클로비스를 찾아냈던 거야. 그는 사고를 본 것이나
다름없지만, 너무 속이 상해 말을 못하겠다고 하더군. 내가 한번
찾아가도 좋겠냐고 했더니, 그러라고 했어.
클로비스는 위긴스에서 한참 벗어난 시골에 살고 있었어. 그와
그의 부인이 전쟁 전에 지은, 작고 하얀 집이었어. 부인은 죽은
지 _P_래되었지. 하나뿐인 자식도 마찬가지였고. 타락한 아들이었
지. 그에게는 손자와 손녀가 하나씩 있었어 하나는 캘리포니아
에 살고 있었고, 또 하나는 해티스버그 근처에 살고 있었지, 둘
다 오랫동안 만나지 못했지 난 이 모든 일을 처음 만난 지 1시
간이 안 되어 알아냈어. 클로비스는 외로운 노인이었어. 처음에
는 퉁명스럽더군. 변호사들은 믿지 않기 때문에 과들과 시간 낭
비하는 게 기분 나쁜 것처럼 말이야. 하지만 처음 찾아갔을 때도
오래지 않아 뜨거운 물을 끓여 인스턴트 커피를 타주며 가족의
비밀들을 이야기해주더군, 우리는 현관 앞 흔들의자에 앉아 있었
어. 열 마리 남짓한 늙은 고양이들이 우리 발밑에서 우글거리고
있었지. 그는 자동차 사고만 빼고 모든 것에 대해 이야기를 해주
었어, 다행히도 그 날은 토요일이었어. 그래서 난 회사 걱정은 안
하고 시간을 보낼 수 있었지. 그는 놀라운 이야기꾼이었어. 공황
때 이야기를 제일 좋아하더군. 전쟁 때도 마찬가지고. 두어 시간
지난 뒤, 난 마침내 자동차 사고 이야기를 했어. 그는 입을 다물
었어, 고통스러운 표정이더군. 그러면서 작은 소리로 아직 그 이
갸피는 하지 못하겠다고 했어. 중요한 걸 알고 있기는 하지만, 때
가 적당하지가 않다고. 난 그에게 우리 차가 지나갔을 때 당신은
얼마나 빠르게 달리고 있었느냐고 물었지. 그는 자기는 절대 80
킬로미터 이상을 안 놓는다고 했어. 그럼 우리 차는 얼마나 빨랐
는지 추측해 볼 수 있겠냐고 했더니, 고개를 젓더군.
이틀 뒤, 늦은 오후에 난 다시 그 곳에 들렀어, 우리는 다시 현
관 앞에 앉아 전쟁 이야기를 나누었지. 정각 6시가 되자 클로비
스는 배가 고프다고 하더니, 자기는 메기를 좋아한다고 하더군.
그러면서 나한테 함께 먹겠냐는 거야. 당시 나는 독신이었어. 그
래서 클로비스와 나는 저녁식사를 하러 갔지. 물론 내가 운전을
했어. 그는 이야기를 했고. 우리는 6달러를 주고 기름기 많은 메
기를 먹었어. 자기 양껏 먹게 되어 있는 식당이었지, 클로비스는
정말 천천히 먹더군 턱이 생선 더미 위에서 불과 몇 센티미터밖
에 안 떨어져 있었어. 여종업원은 계산서를 탁자 위에 놓았어. 클
로비스는 그쪽은 보지도 않더군. 계산서는 거기 10분 동안 놓여
있었지. 그는 허시퍼피 빵을 입에 잔뜩 넣고도 이야기를 했어. 나
는 클로비스가 증언까지 해주게 되면 저녁식사비 정도야 전혀 아
깝지 않겠다고 생각하고 있었지 우리는 결국 식당을 나왔어. 다
시 그의 집으로 갔지. 그는 맥주를 마셔"뗀,다고 했어. 오줌보를
위해 딱한병. 마침 그때 우리는시골가게에 다가가고 있었지.
나는 차를 세웠어, 그는 움직이지 않았어. 그래서 맥주도 내가 샀
지. 우리는 차를 타고 가며 마셨어. 그는 나에게 자기가 자란 곳
을 보여주겠다고 하더군. 멀지 않다고 했어. 시골 도로를 여기저
기 찾아 들어가야 했어. 20분이 지나자 난 어디가 어딘지도 모르
겠더군. 클로비스는 앞을 잘 보지 못하는 것 같았어. 그는 맥주를
한 병 더 마셔야겠다고 했어. 역시 오줌보 때문에. 나는 가게 점
원한테 길을 물었어 클로비스와 나는 다시 길을 떠났지. 그는 이
쪽 저쪽을 가리켰어 우리는 마침내 핸콕 군에서 니케이스 크로
싱이라는 소도시를 발견했지. 그 곳을 발견하자, 그는 한 바퀴 돌
자고 하더군. 그의 어린 시절 집이 있는 곳이 어디인지 잊었다고
하면서, 맥주를 또 마시고. 가게 점원한테 다시 길을 묻고.
그의 집이 가까워졌을 때에야 난 어디가 어딘지를 알 수 있었
지, 나는 차 사고에 대해 묻기 시작했어, 그는 여전히 말하기 고
통스럽다고 했어, 나는 그가 집에 들어가 소파에 앉도록 도와주
었어. 그는 곧 코를 골더군. 자정이 다 된 시간이었어, 이런 일이
한 달쯤 계속되었어. 현관 앞 흔들의자에 앉아 이야기를 하고. 화
요일에는 메기를 먹고. 오줌보를 위하여 도로를 달리고. 보험증
서의 한도는 200만이었어, 우리 사건은 그걸 다 받아낼 수 있는
거였지. 클로비스는 모르고 있었지만, 그의 증언은 날이 갈수록
의미가 커지고 있었어. 그는 그 사건을 가지고 연락을 한 사람은
나밖에 없다고 나를 안심시켰어. 따라서 보험회사 친구들이 그를
발견하기 전에 사실들을 확인하는 일이 무척 중요해졌어."
"사고 뒤로 시간이 얼마나 흘렀는데?
샌디가 물었다.
'거-댓 달. 마침내 나는 그를 다그치기 시작했어. 우리가 소송
에서 중요한 지점에 이르렀다고 했지, 그가 몇 가지 질문에 답을
할 때가 되었다고 했어, 그는 준비가 되었다고 했어. 나는 우리
차가 그의 차를 추월할 때 얼마나 빠른 속도였느냐고 물었어, 그
는 정말 끔찍했다고 하더군. 사람들이 그렇게 다친 것은 처음 보
았다고 했어 뭉개지고 피를 흘리고. 특히 꼬마가 말이야. 가엾은
노인의 눈에 눈물이 고였어, 몇 분 뒤에, 나는 다시 물었어.
'클로비스, 그 차가 추윌을 할 때 얼마나 빠르게 달렸는지 아
세요?
그는 자기는 그 가족을 돕고 싶었다고 했어, 나는 그들도 그
점을 고마워할 거라고 했지. 그러자 그는 내 눈을 똑바로 보며
말했어.
'그 차가 얼마나 빠르게 달렸을 거라고 생각하나?
나는 시속 90킬로미터쯤이었을 거라고 생각한다고 말힌지, 그
랬더니 클로비스가 말했어.
'그럼 그거야. 시속 90킬로미터. 내가 80킬로미터로 달리고 있
었고. 그들은 간신히 나를 추윌해간 거지,'
우리는 재판에 갔어. 클로비스 굿맨은 내가 이제까지 본 최고
의 증인이었어. 그는 늙고 초라했지만, 지혜로웠고 큰 신뢰감을
주었지. 배심은 사고 재구성과 관런된 온갖 그럴 듯한 증언들을
무시해버리고. 클로비스의 말에 따라 평결을 내렸어. 그들은 우
리에게 230만 달러를 주었어.
우리는 계속 연락을 했지. 나는 그의 유언장도 만들어주었어
그는 가진 게 별로 없었지. 집하고 6에이커의 땅, 은행 예금
7,000달러. 그는 자기가 죽으면 모든 걸 팔아 그 돈을 '남부 동맹
의 딸들'에게 주라고 했어. 그의 유언장에는 친척의 이름은 하나
도 안 나왔어. 캘리포니아의 손자는 사라진 지 20년이었어. 해티
스버그의 손녀도 1968년 고등학교 졸업식 초대장을 보낸 뒤로는
한 번도 연락을 하지 않았고. 그는 그 졸업식에 가지도 않았고
선물을 보내지도 않았지, 그는 그들에 대한 이야기는 거의 하지
않았어. 하지만 나는 클로비스가 어떤 가족 관계 같은 것을 갈망
한다는 것을 알았지.
그는 병이 들어 혼자 살 수가 없었어. 그래서 나는 그를 위긴
스의 양로원으로 모셨지. 그의 집과 농장을 팔고, 그의 재정 문제
를 다 처리해주었어. 당시 나는 그의 유일한 친구였어, 나는 그에
게 엽서와 선물을 보냈고, 해티스버그나 잭슨에 갈 때마다 찾아
가 가능한 한 오래 머물렀지. 적어도 한 달에 한 번은 그를 데리
고 메기를 먹으러 갔어, 그리고 차를 타고 달렸지. 맥주를 한두
캔 마시면 그는 이야기를 시작했어. 그러던 어느 날 나는 그를
데리고 낚시를 갔지. 나하고 클로비스 둘이서만 보트 안에 8시간
을 있었어. 내 평생 그렇게 많이 웃어본 적이 없어.
그는 91년 11월에 폐렴에 걸려 거의 죽게 되었지, 그는 겁에
질렸어, 우리는 그의 유언장을 다시 고쳤어. 그는 자기 돈의 일부
를 지역 교회에 남기고. 나머지는 '남부 동맹'에 남기고 싶어했
지. 그는 자신의 무덤 터를 골랐어. 그리고 매장 절차를 준비했
지. 나는 그에게 사망 선택 유언(가망 없는 병에 걸렸을 때 연명 조치
를 취하지 말고 자연사를 바란다는 뜻을 밝히는 것: 옮긴이) 문제를 이
야기했어. 기계로 목숨을 부지하지 않도록 말이야. 그는 그게 좋
겠다고 했어. 그리고 나더러 생명 유지 장치를 뽑는 일을 맡으라
고 고집을 부렸어. 물론 의사와 상의를 해서. 클로비스는 양로원
에도 싫증이 났고, 외로움에도 싫증이 났고, 인생에도 싫증이 났
어. 그는 자기 마음은 하느님께 거리낄 게 없으니, 갈 준비가 되
었다고 했어.
92년 1월 초에 다시 심한 폐렴이 찾아왔어. 나는 그를 이 곳
빌록시에 있는 병원으로 옮겼지. 내가 지켜볼 수 있도록. 나는 매
일 들렀어, 찾아가는 사람은 나밖에 없었어. 다른 친구는 없었지.
친척도. 목사도. 나말고는 한 사람도 없었어. 그는 병세가 천천히
악화되었어. 퇴원이 될가능하다는 게 점점 분명해졌지, 그는 흔
수상태에 빠져 다시 돌아오지 못했어, 그들은 인공호흡장치를 설
치했지. 일주일쯤 지나자 의사들은 그가 뇌사 상태라고 진단했
어. 우리, 그러니까 나와 의사 셋은 사망 선택 유언을 함께 읽고
인공 호흡 장치를 껐어."
"그게 언제였어?
샌디가 물었다.
"1992년 2월 6일."
샌디는 숨을 내쉬고 눈을 꼭 감았다. 그리고 천천히 고개를 저
었다.
"그는 교회에서 장례를 치르는 것을 원치 않았어 아무도 오지
않을 것을 알았기 때문이지. 우리는 그를 위긴스 외곽의 한 공동
묘지에 묻었어, 나는 그 자리에 있었지. 운구할 사람으로서. 교회
에서 늙은 과부 셋이 참석했지. 울고 있었어. 하지만 그들은 지난
50년간 위긴스의 모든 매장식에 참석하여 울었을 것 같다는 느낌
을 주더군. 목사도 나왔어. 늙은 집사 다섯 명도 데리고 나왔어.
운구를 하기 위해서였지, 그 외에 다른 두 사람이 그 자리에 있
었어 전부 열두 명이었지. 짧은 예배 뒤에 클로비스는 안식을 하
게 되었어,"
"아주 가벼운 관이었겠군, 안 그래?
샌디가 물었다,
r'l래 "
"클로비스는 어디 있었어?
"그의 영혼은 성자들과 함께 기뻐하고 있었어."
"그의 시신은 어디 있었어?
"내 오두막의 현관에. 냉동기 속에."
"이런 끔찍한 놈."
-난 아무도 안 죽였어, 샌디, 클로비스는 자신의 유해가 불에
탈 때 천사들과 함께 노래를 부르고 있었어. 아마 그도 괜찮다고
했을 거야."
LI모든 것에 다 핑계가 있군, 안 그래, 패트릭?
패트릭의 두 다리가 침대 옆으로 나와 대롱거리고 있었다. 두
발은 바닥에서 15센티미터 위에 있었다. 패트릭은 대답을 하지
않았다.
샌디는 약간 어슬렁거리다가 벽에 몸을 기댔다. 친구가 아무도
안 죽였다는 것에 약간 안심이 되었다. 그러나 시체를 태운다는
생각도 역겨운 걸로 따지자면 매한가지였다.
-나머지 얘기도 들어야겠군. 넌 모든 걸 다 꾸며놓았을 테니
까."
"그래, 여러 가지 일을 생각해봤지."
"얘 기해봐."
도굴에 대한 미시시피 형법이 있지만, 그건 나한테는 적용이
안 돼. 나는 클로비스를 무덤에서 훔친 게 아니야. 나는 그를 관
에서 꺼냈어. 사체 훼손을 다루는 법이 또 있는데, 그게 패리시가
나한테 갖다붙일 수 있는 유일한 거야. 그건 중죄인데, 최고가 1
년 징역형이야. 만일 그게 그들이 사용할 수 있는 유일한 거라면,
패리시는 그 1년을 얻어내기 위해 매우 강력하게 밀어붙일 거
야."
"그는 네가 걸어나가도록 놔둘 수 없는 입장이야."
그래, 그럴 수 없겠지. 하지만 나한테도 방법이 있어, 그는 내
가 말을 하지 않는 한 클로비스에 대해서는 모를 거야. 하지만
거꾸로 내가 그에 대해서 이야기를 하지 않으면, 내 살인 혐의는
사라지지 않겠지. 하지만 그에게 클로비스에 대해 이야기하는 것
과 법정에서 증언을 하는 것은 별개의 문제야. 그가 나를 사체
훼손으로 걸려고 한다면, 나는 법정에서 증언을 하지 않을 거야.
Z는 뭔가로 나를 걸라고 압력을 받고 있어. 네 말대로. 내가 그
냥 걸어나가도록 할 수는 없는 입장이니까, 그러나 그는 나를 걸
수는 있지만 유죄 평결을 얻어낼 수는 없어, 내가 유일한 증인이
고, 불에 탄 시신이 클로비스의 시신이란 것을 증댕할 방법이 없
으니까."
"패리시는 사방에서 골탕을 먹는군,"
그래. 연방의 기소는 사라졌고, 우리가 이 폭탄을 떨어뜨리면,
패리시는 엄청나게 열을 받아 나를 뭔가로 걸려고 할 거야. 그렇
지 않으면, 난 걸어나가는 거고."
"그래서 계획이 뭐야킨
-간단해. 패리시에게 가해지는 압력을 없애서 그가 체면을 살
릴 수 있도록 하는 거야. 너는 클로비스의 손자나 손녀에게 가서
사실을 말하고 돈을 얼마쯤 제시하라구 일단 사실이 알려지면
그들은 물론 나를 고소할 권리를 가지게 될 거야. 그들이 고소를
한다고 가정할 수도 있어. 하지만 그들의 소송은 큰돈이 걸리지
않아. 그들은 거의 평생 노인을 무시했으니까. 어쨌든 간에 그들
이 소송을 건다고 보는 게 안전하겠지. 하지만 우리가 중간에 그
들을 만나 방향을 트는 거야. 조용히 합의를 하는 거지. 그리고
돈을 주는 대가로 패리시가 기소를 밀어붙이지 않도록 압력을 가
하는 거야."
"이런 교활한 놈 같으니라구."
"고마일 어쨌든 그게 먹히지 않을까?
패리시는 가족의 소망과는 판계없이 너를 기소할 수 있어."
-하지만 유죄 평결을 얻어낼 수 없기 때문에 하지 않을 거야.
패리시에게 최악의 시나리오는 나를 재판에 데려갔는데 지는 거
야. 가족을 구실로, 이목이 집중된 사건에서 패배하는 수모를 피
하는 게 훨씬 안전한 길이지."
"그게 지난 4년간 네가 생각해온 거야灰
"내 머리를 스쳐간 적이 있는 생각이지."
샌디는 깊은 생각에 잠겨 침대 발치를 오가기 시작했다. 그의
정신이 딸깍 소리를 내며 움직이고 있었다. 그는 의뢰인의 생각
을 따라가기 위해 애를 쓰고 있었다.
"패리시에게 뭔가 줘야 해,"
샌디는 계속 어슬렁거리며 거의 혼자말로 중얼거렸다.
"난 내 걱정을 하기에도 바빠. 패리시 걱정은 안 해."
"단지 패리시의 문제가 아니야. 사법 체제 전체의 문제야, 패
트릭. 만일 네가 그냥 걸어나가면, 넌 사실상 돈으로 감옥에서 빠
져나가는 거야. 너를 제외한 모두가 모양이 우스워져."
"어쩌면 난 오직 내 걱정만 한다고도 할 수 있어."
"나도 그래, 하지만 사법 체제에 모욕을 주고 말을 타고 석양
속으로 사라지기를 기대할 순 없어."
"아무도 패리시더러 서둘러 일급 모살 기소를 하라고 하지 않
았어. 한두 주 더 기다려볼 수도 있는 일이었어. 아무도 그더러
그것을 언론에 발표하라고 시키지 않았다고. 난 그 사람한테는
동정심이 없어,"
"나도 마찬가지야. 하지만 이건 어려운 일이야, 패트릭."
"그럼 내가 약간 쉽게 해줄게. 사체 훼손에 대해서는 유죄 인
정을 하지 뭐. 하지만 복역은 안 해. 단 하루도. 난 법정에 가서,
유죄를 인정하고, 벌금을 내고, 패리시에게 유죄 평결을 얻는 명
예를 안겨주겠어. 그리고 나서 이 곳을 뜰 거야."
"그럼 넌 유죄 평결을 받은 중죄 전과자가 돼."
"아니, 난 자유로을 거야. 내가 가벼운 벌을 좀 받았기로서니,
브라질에서 누가 그런 것에 신경을 쓰겠어?
샌디는 걸음을 멈추더니 그의 옆에 앉았다.
"그럼 브라질로 돌아갈 거야틴
"그 곳이 내 고향이야, 샌디."
"그럼 여자는?
"우리는 열이나 열한 명쯤 자식을 낳을 거야. 아직 확실히 결
정을 못했어."
"돈은 얼마나 갖게 되는데?
"몇 백만 정도. 넌 나를 여기서 꺼내줘야 해, 샌디. 나는 살아
야 할 또 하나의 삶이 있어."
간호사 하나가 불쑥 들어오더니, 전등 스위치를 올리며 말했
다.
"11시예요, 패티. 면회 시간은 끝났어요."
그녀는 그의 어깨를 만지며 말을 이었다.
"괜찮아요, 자기?
"괜찮습니다."
"뭐 필요한 거 없어요?
"없습니다. 고맙습니다."
그녀는 올 때와 마찬가지로 빠르게 나갔다. 샌디는 가방을 들
며 말했다.
"패티?
패트릭은 어깨를 으쓱했다.
"자7]?"
다시 어깨를 으쓱.
샌디는 다른 생각을 하며 문으로 갔다.
"질문이 하나 있어. 차를 타고 길에서 벗어날 때 클로비스는
어디 있었어?
"평소와 같은 자리에. 조수석에 안전띠를 매고 있었지. 나는
그의 다리 사이에 맥주를 놓아주고 작별인사를 했어. 그는 얼굴
에 웃음을 머금고 있었지.)
오_=전 열시, 런던. 아직 돈을 돌려
주라는 송금 지침은 오지 않았다. 에바는 호텔을 떠나 피카딜리
를 따라 오랫동안 걸었다. 정해진 목적지도 없이 시간 약속도 없
이. 에바는 인파를 따라 흘러가며 상점 진열장들을 보았고, 보도
의 사람들을 구경했다. 사흘 동안 혼자 있고 닌 뒤라 주위에서
서두르는 사람들의 소리와 말들이 귀에 더 파고들었다. 점심은
혼잡하고 낡은 선술집 한 모퉁이에서 따뜻한 염소 치즈 샐러드로
때웠다. 그녀는 햇빛을 받으며, 그녀가 누구인지 알 리 없는 사람
들의 행복한 목소리에 귀를 기울였다. 그들은 아무도 상관하지
않았다-
괘트릭은 상피울루에 왔턴 첫 해에 단 한 사람도 그의 이름을
모른다는 사실 때문에 종종 기분이 좋았다고 말한 적이 있었다.
그녀는 선술집에 앉아, 에바 미란다라기보다는 레아 피레스가 된
것처럼 느꼈다.
그녀는 본드 가에서 쇼핑을 시작했다. 처음에는 속옷이나 향수
같은 필수품부터. 그러나 오래지 않아 아르마니와 베르사체와 샤
넬로 옳겨갔다. 값에는 거의 신경을 쓰지 않았다. 지금 그녀는 무
척 돈 많은 여자였으니까,
9시까지 기다렸다가 사무실에서 그들을 체포했다면 일이야 더
쉬웠겠지만, 극적인 효과는 덜했을 것이다. 게다가 그들의 일하
는 습관이 변덕스럽다는 점도 고러해야 했다. 예를 들어 레이플
리는 거치 집을 나오진 않았으니까.
그래서 새벽 전에 습격을 하기로 결정했다. 가족 앞에서 그들
에게 겁을 주고 모욕을 준들 어떠랴. 이웃들이 무슨 소동인가 보
려고 관심을 가진들 또 어떠랴. 公을 자거나 샤워를 하는 도중에
잡는 것. 그것이 가장 좋은 전술이었다.
찰스 보건은 파자마를 입은 채 문을 열어주었다가. 그도 알고
있는 연방 보안관이 수갑을 내밀자 조용히 울기 시짜했다. 그래
도 럴건의 가족은 그를 이미 떠났기 때문에, 그 수모 하나는 덜
수 있었다.
더그 비트라노의 부인은 문을 열고는 곧 적대적인 태도를 취
했다. 그녀는 두 긴은 FBI요원들 얼굴에 대고 문을 쾅 닫았다.
요원들은 그녀긱 층계를 달려올라가 샤워를 하고 있던 남편을 불
러낼 때까지 참을성 있게 기다렸다. 다행히도 아이들은 자고 있
었다. 고-들은 일반 범죄자를 다루듯 더그에게 수갑을 채우고 차
뒷좌석에 태웠다. 부인은 앞 계단에서 욕을 하며 울고 있었다,
지미 하바락은 평소처럼 술에 곯아떨어져 잠이 들었기 때문에
초인종 소리도 듣지 못했다. 그들은 진입로에 차를 대놓고 휴대
전화로 그에게 전화를 했다. 마침내 그는 잠을 깼고, 동시에 체포
당했다.
이선 레이플리는 해가 떴을 때 다락방에서 몇 일, 몇 시인지도
모르고 소송 사건 서류를 작성하고 있었다. 아래서 나는 소리는
전혀 듣지 못했다. 그의 부인이 문을 두드리는 소리에 잠을 깨고,
계단을 올라가 나쁜 소식을 전했다. 그러나 그녀는 올라가기 전
에 먼저 총부터 감추었다. 레이플리는 총을 그의 화장대 서랍에
보관하고 있었다. 레이플리는 짝이 맞는 양말을 고르면서 총을
두 번 찾았다. 그러나 부인한테 묻지는 않았다. 부인이 총이 있는
곳을 가르쳐줄까봐 두려웠던 것이다.
보건의 회사를 세운 변호사는 13년 전 연방 판사가 되었다. 그
를 추천한 -람은 나이 상원의원이었다-그가 회사를 떠난 뒤부
터 찰스가 회사를 맡게 되었다. 보건의 회사는 현직 연방 판사
다섯 명 모두와 매우 친한 사이였다. 따라서 파트너들이 감옥에
서 재회하기 전부터 전화벨이 울리기 시작했다는 것도 놀랄 일은
아니었다. 8시 30분, 그들은 각각 별도의 차를 통해 빌록시의 연
방 법원으로 이송되었다. 가장 가까운 곳에 표는 연밟 치안판사
앞에 출두하기 위한 것이었다. 연방 판사들이 서둘러 마련해준
자리였다.
커터는 보건이 자기 연줄들을 그런 식으로 쉽고 빠르게 동원
하는 것에 짜증이 났다. 네 사람이 재판 때까지 감옥에 있을 거
라고 생각하지는 않았지만, 치안판사가 침대에서 나오기가 무섭
게 그들에 대한 심리부터 한다는 사실도 받아들이기 힘들었다.
그래서 커터는 지역 신문에 알리고, 이어 텔레비전 방송국에도
정보를 주었다.
서류들은 빨리 준비되고 서명되었다. 네 파트너는 법원을 떠났
다, 이어 수갑 없이 자유롭게 세 블록을 걸어 그들의 사무소로
갔다, 그들 뒤로 몸집이 크고 우악스러운 젊은이가 소형 카메라
를 들고 뒤따랐고, 젊은 애송이 기자가 영문도 모른 채 무조건
큰 건이라는 이야기만 듣고 쫓아가고 있었다. 네 파트너는 굳은
얼굴로 아무 말도 하지 않았다. 그들은 뷰마르세에 있는 그들의
사무소에 도착하자, 안으로 들어가 문을 잠가버렸다.
찰스 보건은 곧바로 전화로 가 상원의원에게 전화를 했다.
패트릭이 추천한 사립탐정은 2시간이 안 되어 오직 전화만으
로 그 여자를 찾아냈다, 여자는 메리디언에 살고 있었다. 빌록시
에서 도로를 따라 북동쪽으로 2시간 거리였다. 여자의 이름은 디
너 포스텔이었다. 그녀는 도시 가장자리에 새로 생긴 편의점 겸
식당에서 계산대 담당으로 일을 했다.
샌디는 그 곳을 찾아내 안으로 들어갔다. 그는 새로 구운 튀긴
닭가슴살과 바짝 구운 감자들에 감탄하는 척하며, 카운터 뒤에서
바쁘게 움직이는 직원들을 살폈다. 흰머리에 땅딸막한 몸집에 목
소리가 큰 여자가 그의 눈을 끌었다. 다른 직원들과 마찬가지로
그녀 역시 흰색 바탕에 빨간색 줄무의 셔츠를 입고 있었다. 가까
이 다가가자 명찰이 보였다. 디너였다.
샌디는 신뢰감을 주기 위해 청바지에 군청색 상의를 입었고,
타이는 매지 않았다.
"뭘 드릴까요?
디너가 웃음을 지으며 말했다.
오전 10시였다. 감자를 먹기에는 너무 일렀다.
"커피 큰 걸로 하나 주세요."
샌디 역시 웃음을 지으며 말했다. 그녀는 눈을 반짝였다. 디너
는 남자와 시시덕거리는 것을 좋아했다. 그녀는 그를 금전등록기
옆에서 만났다. 샌디는 그녀에게 돈 대신 명함을 건넸다.
그녀는 그것을 흘끗 보더니 아래로 떨구었다. 비행 청소년 셋
을 기른 여자에게 변호사가 이런 식으로 갑자기 찾아온다는 것의
의미는 오직 하나, 뭔가 골치 아픈 문제가 생겼다는 것이었다.,1달러 20센트예요."
디너는 단추들을 누르며, 혹시 누가 보고 있나 카운터 저쪽을
흘끔거렸다,
"난 좋은 소식을 가져왔습니다."
샌디가 돈을 세며 말했다.
"무슨 일이죠?
디너는 아주 작은 목소리로 말했다.
"10분만 시간을 내주십시오. 저기 탁자에 가서 기다리겠습니
다. "
일인데요?
그녀는 돈을 받아들고, 거스름돈을 챙겼다,
"부탁입니다. 나한테 시간을 내주시면 졸은 일이 있을 겁니
다."
그녀는 남자들을 사랑했다. 샌디는 잘생긴 남자였다. 평소에
그녀가 만나는 남자들보다 옷도 훨씬 잘 입었다. 그녀는 꼬챙이
에 매달려 돌아가는 닭들을 잠깐 만지작거리고, 커피를 좀더 만
든 다음, 상사에게 잠깐 쉬겠다고 말했다.
샌디는 탁자들이 놓인 조그만 공간에서 참을성 있게 기다리고
있었다, 맥주 냉장고와 제빙기 옆이었다.
"고맙습니다."
그녀가 자리에 앉자 샌디가 말했다.
그녀는 40대 중반이었다. 둥그런 얼굴은 싸구려 화장품으로 치
장되어 있었다,
"뉴올리언스에서 온 변호사라고요?
'게. 연안 지역에서 돈을 훔쳤다가 잡힌 변호사가 있다는 이야
기를 읽거나 듣지는 못하셨죠?
그녀는 고개를 젓다가 말했다,
"난 아무것도 안 읽어요, 아저씨. 난 이 곳에서 일주일에 60시
간을 일해요. 그리고 손자 둘이 나와 함께 살고 있어요. 내 남편
이 애들을 보고 있죠. 남편은 장애자예요. 등이 아프죠. 난 아무
것도 안 읽고, 아무것도 안 봐요. 여기서 일을 마치고 집에 가면,
기저귀를 갈아주는 것 외에 아무 일도 안 해요."
샌디는 물어본 게 미안할 정도였다. 정말 우울한 이야기로군!
샌디는 가능한 한 효율적으로 패트릭 이야기를 요약해주었다.
그녀는 재미있어했다. 그러나 끝으로 갈수록 관심이 시들해졌다,
"사형을 시켜야겠군요."
샌디의 말이 끊기자 그녀가 말했다.
"그는 아무도 안 죽였습니다."
"차에 시체가 있었다고 했던 것 같은데."
"있었죠. 하지만 이미 죽은 시체였습니다."
"그 사람이 죽였나요?
"아니요. 훔친 거라고 할 수 있죠."
"흠. 자, 난 일을 하러 가야 해요. 이런 거 물어봐도 될라나 모
르겠지만, 그런 일이 다 나하고 무슨 상관이죠?
"그가 가져간 시체가 클로비스 굿맨이었습니다. 포스텔 씨의
할아버지죠."
그녀의 머리가 오른쪽으로 기울었다.
"그가 클로비스를 차에 태웠다고요?
샌디는 고개를 끄덕였다.
그녀의 눈이 좁아졌다. 이런 경우에 적절할 것 같은 감정을 보
여주려고 애를 쓰고 있었다
"무엇 때문에요?
"자기가 죽은 걸로 꾸며야 했거든요,"
"그런데 하필이면 왜 클로비스죠?
'패트릭은 그의 변호사이자 친구였습니다."
"이상한 친구도 다 있네."
"그래요. 난 지금 그걸 다 이해시키려는 게 아닙니다. 그건 4
년 전 일입니다. 포스텔 씨와 나는 아무것도 모르던 오래 전 얘
기죠."
그녀는 한쪽 손의 손가락으로 탁자를 두드리며, 다른 손의 손
톱을 씹었다. 그녀 건너편에 앉은 남자는 매우 똑똑한 변호사 같
았다. 따라서 이제 와서 사랑하는 할아버지가 어떻게 되었네 마
네 하고 감상적으로 구는 것은 효과가 없을 것 같았다. 혼란스러
웠다. 이럴 뻔 입을 다물고 있는 게 상수야.
'겨-속 이야기해보세요."
"사체를 훼손하는 것은 중죄입니다."
"그래야 마땅하죠."
"민사철도 걸 수 있습니다. 그러니까 클로비스 굿맨의 가족은
시체를 훼손한 걸로 내 의뢰인에게 소송을 걸 수도 있다는 겁니
다."
아, 그렇군. 그녀는 등을 꼿꼿이 펴며 깊은숨을 쉬었다. 이어
웃음을 지으며 말했다.
"이제 알겠군요."
샌디도 운음을 지었다.
'거-, 그래서 내가 여기에 온 겁니다. 내 의뢰인은 클로비스 가
족과 아주 조용히 합의를 보고 싶어합니다."
"가족이 누구를 뜻하는 거죠?
"살아 있는 배우자, 자식, 손자."
"그럼 나도 가족인 것 같네요."
"오빠는 어떻습니까?
"아니에요. 루서는 2년 전에 죽었어요. 마약과 알코올로."
"그럼 포스텔 씨가 소송할 자격이 있는 유일한 사람이군요."
"얼마죠?
그녀가 불쑥 내뱉었다. 참을 수가 없었던 것이다. 그리고 그
말을 한 것 때문에 창피해했다.
샌디는 약간 몸을 앞으로 기울였다.
"우리는 2만 5,000달러를 드릴 용의가 있습니다. 지금 이 자리
에서. 내 호주머니에 수표가 있습니다."
그녀도 몸을 앞으로 기울이고 있었다. 몸이 점점 아래로 내려
오며 그의 얼굴에 가까워지고 있었다. 그러다 돈 이야기가 나오
자 그 자리에서 몸이 굳어버렸다. 눈에 물기가 고이고 아랫입술
이 떨렸다.
"오, 이럴 수가."
샌디는 주위를 흘끔거렸다.,2만 5,000입니다."
그녀는 종이 냅킨을 뽑아 들다가 소금통을 쓰러뜨렸다. 그녀는
눈을 닦고, 코를 풀었다. 샌디는 여전히 주위를 흘끗거렸다, 남들
눈에 띄는 일은 안 벌어졌으면 좋겠는데.
"그게 다 내 건가요?
그녀는 간신히 말했다. 목소리가 쉬었고 낮아졌다. 호흡이 빨
라졌다.
"다 포스텔 씨 겁니다."
그녀는 다시 눈물을 닦으면 말했다.
"콜라 한 잔 마셔야겠어요."
그녀는 1.3리터들이 콜라를 한마디도 하지 않고 다 마셨다. 샌
디는 맛없는 커피를 홀짝이며, 사람들이 오가는 것을 지켜보았
다. 서둘 일은 없었다.
마침내 그녀가 말했다. 이제 눈이 맑아져 있었다.
"가만 생각해보니, 이렇게 여기에 불쑥 들어와 즉석에서 2만
5,000달러를 제안하는 걸 보니, 더 줄 수도 있을 것 같군요."
"난 협상을 할 수 있는 사람이 아닙니다."
"만일 내가 소송을 건다면, 댁의 의뢰인은 체면을 구기겠죠?
무슨 말인지 알겠죠? 배심원들은 나를 보며, 댁의 의뢰인이
9,000만 달러를 훔치기 위해 불쌍한 클로비스를 불에 태운 생각
을 할 거예요."
샌디는 커피를 흘짝이며 고개를 끄덕였다. 그녀에게 감탄할 수
밖에 없었다. 디너가 말을 이었다.
"변호사를 쓰면 아마 돈을 훨씬 더 많이 얻어낼 수 있을 겄 같
네요."
"그럴지도 모르죠. 하지만 아마 5년은 걸릴 겁니다. 게다가,
포스텔 씨한테는 다른 문제들도 있습니다."
"무슨 문제요?
"포스텔 씨는 끌로비스와 가참지 않았죠?
"가까웠다고 할 수도 있어요."
"그런데 왜 장례식에 안 갔죠? 그건 배심에게 설명하기 힘들
겁니다. 이보세요, 디너, 난 지금 합의를 하러 여기 왔습니다. 디
너가 합의를 하기 싫다면, 난 차를 타고 뉴올리언스로 돌아갈 거
예요."
"최고 얼마를 생각하고 왔죠?,5만 "
"그렇게 하죠."
그녀는 퉁퉁한 오른손을 내밀었다. 콜라 잔 때문에 여전히 축
축했다. 그녀는 그의 손을 꼭 쥐었다.
샌디는 호주머니에서 수표를 꺼내 숫자를 적어넣었다, 더불어
써류도 두 장 꺼냈다. 하나는 짤막한 합의서였고, 또 하나는 디너
가 검사에게 보내는 편지였다.
서류 작업은 10분도 걸리지 않았다.
마침내 보카의 운하에 움직임이 생겼다. 스웨덴 여자가 베니의
BMW의 트렁크에 서둘러 짐을 싣고 떠나는 게 목격되었던 것이
다. 그녀는 빠른 속도로 차를 몰았다. 그들은 그녀를 따라 마이애
미 국제공항까지 갔다. 그녀는 그 곳에서 2시간을 기다렸다가 프
랑크푸르트로 가는 비행기를 탔다
그들은 프랑크푸르트에서 기다리고 있을 계획이었다. 그녀가
실수를 할 때까지 참을성 있게 기다릴 작정이었다. 그리고 그녀
가 실수하는 순간 아리시아 씨를 찾아낼 계획이었다.
재근팡의 마지막 공식적 행동
은 갑자기 성격을 알 수 없는 심리를 하자고 한 것이다. 그의 사
무실에서 열린 이 심리에는 피고인측 변호사도 참석하지 않았고,
검사도 참석하지 않았다, 그들이 만났다는 기록도 남지 않을 터
였다. 패트릭은 세 명의 호위를 받으며 서둘러 군청 뒤쪽을 통해
계단으로 올라가, 허스키 판사의 집무실로 조용히 들어갔다. 판
사는 법복을 입지 않고 기다리고 있었다. 오늘은 재판 일정이 없
었기 때문에, 군청은 평화로워야 마땅했다. 그러나 그 날 아침에
유명한 변호사 넷이 체포되는 바람에, 군청 복도 여기저기에는
갖가지 소문들이 빠른 속도로 퍼져나가고 있었다.
그의 상처에는 여전히 붕대가 감겨 있었으며, 꼭 끼는 옷은 입
을 수가 없었다. 녹청색 수술복은 헐렁헐렁하니 괜찮았다. 그것
은 또 사람들에게 그가 범죄자처럼 감옥에 갇혀 있는 것이 아니
라 병원에 있다는 것을 일깨워주기도 했다.
둘만 남자 문이 잠겼다. 칼은 패트릭에게 종이 한 장을 건네주
었다.
"이걸 좀 보시오."
그것은 한 문단짜리 명령이었다. 칼 허스키 판사의 서명이 들
어가 있었다. 그 자신의 신청에 의해 '주 정부 대 패트릭 S. 래니
건 사건'에서 빠져나온다는 내용이었다. 1시간 뒤인 정오에 발효
될 예정이었다.
"오늘 아침에 트러슬 판사와 2시간 동안 이야기를 했소. 그는
조금 전에 이 방을 나갔소."
"그가 나한테 잘해줄까요?
"최대한 공정하게 할 거요. 나는 그에게, 이것은 내 의견으로
는 일급 모살 재판이 아니라고 했소. 그는 무척 안도했소,"
"재판은 없을 겁니다. 칼."
패트릭은 벽에 붙은 공판 일정표를 보았다. 칼이 늘 이용하던
것과 같은 종류였다. 10월의 달력은 심문과 심리로 理벡하게 차
있었는데, 보통 판사 다섯 명이 달라붙어도 다 다루지 못할 양이
었다.
"아직 컴퓨터를 안 샀군요."
"내 비서가 하나 쓰고 있소."
그들은 이 방에서 처음 만났다. 오래 전 패트릭이 자동차 사고
로 비탄에 빠진 가족을 대리하는 무명의 젊은 변호사였을 때였
다. 칼이 재판장이었다. 재판은 사흘간 계속되었고, 둘은 친구가
되었다. 배심은 패트릭의 의뢰인에게 230만 달러를 주었다. 당시
에는 연안 지역에서 가장 큰 평결 가운데 하나로 꼽혔다. 보건의
회사는 패트릭이 요구했던 것과 달리, 항소 도중 200年으로 그
사건에 대한 합의를 보는 데 동의했다. 변호사들이 3분의 1을 가
졌다, 회사가 빛을 갚고 몇 가지 물품을 구입한 뒤, 남은 수임료
는 넷으로 나누었다. 패트릭은 당시에는 파트너가 아니었다. 그
들은 내키지 않는 표정으로 그에게 2만 5,000달러의 보너스를 주
었다.
클로비스 굿맨이 스타가 되었던 재판이었다.
패트릭은 구석의 석고보드에서 부풀어 일어난 껄질을 잡아뜯
었다. 그리곤 천장의 물이 번진 갈색 자국을 살폈다.
"군에 이야기해서 이 방에 페인트칠을 다시 할 수 없나요. 4년
동안 조금도 변하지 않았군요."
"난 두 달 뒤면 떠나. 내가 왜 신경을 쓰겠소?
"후버 재관 기억납니까? 내가 칼의 법정에 처음 들어간 때였
고, 또 법정 변호사로서 내 최고의 시간이었죠."
"물론 기억하지."
칼은 책상에 두 다리를 올려놓고 꼬았다. 두 손은 머리 뒨에
깍지를 꼈다.
패트릭은 클로비스 이야기를 해주었다.
누가 문을 힘차게 두드리는 바람에 이야기가 끝 부분에 가서
중단되었다. 점심식사가 도착한 것이다. 보안관보 하나가 골판지
상자를 가지고 들어왔다, 달콤한 향기가 새어나왔다, 패트릭은
도시락이 칼의 책상에 내려지는 동안 옆에 서 있었다. 오크라 수
프와 게 다리였다.
"마호니에서 온 거요. 보브가 보낸 거지. 안부를 전하더군."
메리 마호니는 변호사들과 판사들이 금요일 오후에 들러 술을
마시는 곳이었는데, 단지 술을 마시는 곳 이상의 의미를 가지는
장소였다. 그 곳은 또 연안 지역에서 가장 오래된 레스토랑이기
도 했으며. 맛있는 음식과 전설적인 오크라 수프로 유명했다.
"나도 안부를 전하더라고 해주십시오."
패트릭은 게 다리 하나로 팔을 뻗으며 말을 이었다.
"곧 그 곳에서 식사를 할 수 있었으면 좋겠습니다."
정오가 되자 칼은 책꽃이 중앙에 놓인 조그만 텔레비전을 켰
다. 그들은 아무 말 없이 아침에 있었던 체포를 다룬 보도를 보
았다. 마치 무언극을 하는 것 같았다. 누구도 입을 열지 않았다.
체포되었던 변호사들은 물론이었다. 그들은 아예 사무소 문까지
잠가놓고 있었다. 놀랍게도 모리스 매스트도 할 말이 없었다.
FBI도 아무 말 하지 않았다. 알맹이 있는 이야기는 하나도 없었
다. 따라서 기자는 훈련받은 대로 했다. 소문을 나열하기 시작한
것이다. 그러자 패트릭 이야기가 나왔다. 그녀는 출처가 확인되
지 않은 정보라고 밝히면서, 이 체포들이 래니건 사건 수사 확대
의 신호라고 말했다. 그리고 그것을 증명하기 위해 그녀는 패트
릭이 출두를 위해 빌록시 군청으로 들어가는 필름을 보여주었다.
이어 진지한 표정의 기자 하나가 화면에 나타나더니, 낮은 목소
리로 자기는 해리스 나이 상원의원의 빌록시 사무실 문 바깥에
서 있는 것이라고 이야기했다. 혹시 사람들이 영문을 모를까봐
나이 상원의원은 찰스 보건의 사촌이라는 이야기도 덧붙였다. 상
원의원은 최저 임금을 주는 일자리들을 미시시피로 더 가져오고
자 하는 임무를 띠고 쿠알라룸푸르에 가고 없었다. 사무실에 있
는 여덟 명은 자기들은 아무것도 모른다고 했다. 따라서 할 말도
없었다.
그 보도는 중단 없이 10분 동안 계속되었다.
"왜 웃고 있소?
칼이 물었다.
L(멋진 날이어서요. 저 사람들이 상원의원을 잡아들일 배짱이
있밌으면 좋겠는데."
-연방 쪽에서는 당신에 대한 기소를 다 취하했다고 들었소."
-그렇습니다. 어제 대배심 앞에서 증언을 했슴리다, 아주 재미
있었습니다. 칼. 오랫동안 비밀로 간직하고 있던 짐을 마침내 풀
어놓았으니까요."
패트릭은 뉴느가 나오는 동안 먹는 일을 끝냈다. 갑자기 을식
이 지겨워진 것이다. 칼이 관찰한 바에 따르면, 그는 게 다리만
두 개 먹고 오크라 수프에는 손도 대지 않았다.
좀더 드시오. 꼭 해골처럼 보이니까."
패트릭은 솔틴(소감을 친 크래커 옮,1_이)을 하나 들더니 창문 쪽
으로 걸어갔다.
칼이 말했다.
L(자, 이 점은 분명히 하고 싶소. 이혼은 합의가 되먼소. 연방
정부 쪽에서는 모든 기소를 취하했핀, 당신은 9,000만 달러에다
가 약간의 이자를 보태서 돌려주기로 했소."
"다 해서 1억 1,300次이죠."
(L살인이 없었기 때문에 일급 모살 주장은 허물어질 착이오. 연
방 정부가 이미 걸었기 때문에, 주 정부에서는 당신을 절도로 걸
수가 없소. 보험회사들이 제기한 소송들은 취하되었노. 페퍼는
어딘가에 살차 있소. 플로비스가 그 자리를 차지했소. 따라서 지
퍼분하고 미미한 도굴 혐의만 남게 되오."
L(비슷합니다. 형사법전에는 사체 훼손이라고 나와 있죠. 이미
찾아보셨을 덴r;ll요.''
"맞소. 중죄인 것 같더군."
"가벼운 중죄죠."
칼은 오크라 수프를 젓다가, 창밖을 내다보며 크래커를 씹고
있는 배만 남은 친구를 보고 감탄했다. 틀림없이 지금은 다음 작
전을 짜고 있겠지.
"내가 함께 가도 되겠소?
그가 물었다.
"어디로..Q?"
-당신이 가는 곳 어디든지. 당신은 여기서 나가, 여자를 만나,
돈을 찾아, 해변에 가, 요트에서 살 거 아니오. I1냥 함께 따라가
고 싶소."
"아직 거기까지 가지는 못했는데요."
"하루하루 가까워지고 있잖소."
칼은 텔레비전을 끄고 음식을 옆으로 치우며 말을 이컸다.
LI몇 군데 아직 이해를 못하는 곳이 있는데 그걸 마저 알고 싶
소. 클로비스는 죽었고, 이어 묻혔소. 또는 묻히지 않았을 수도
있소. 그런데 그 중간에는 어띤 일이 있었소?
패트릭은 껄껄 웃음을 터뜨렸다,
"사소한 문제까지 확인하는 걸 좋아하시는군요?
"난 판사요, 사실들을 중시하지,"
패트릭은 자리에 앉아 맨발을 책상 위에 올렸다.
LI하미터면 잡힐 뻔했습니다. 시체를 훔치는 게 쉬운 일은 아니
지 않습니까."
"그건 백 번 맞는 말이지."
-나는 클로비느에게 장례식 절차를 정해놓으라과 고집을 부렸
습니다. 나는 심지어 장례식장 책임자에게 지침을 제시하는 유언
보충서까지 첨부했습니다. 관은 열지 말라, 방문은 사절한다, 음
악은 필요없다, 하룻밤 밤샘 행사를 해라, 수수한 나무 관으로 해
라, 무덤 옆에서 드리는 예배는 간단히 해라 등등."
"나무 관?
'거-. 그는 재는 재로, 흙은 흙으로 돌아간다는 말을 아주 좋아
했습니다. 그래서 싸구려 나무 관을 쓰자고 했죠. 지하 납골당 같
은 건 사용하지 말구요, 그의 할아버지도 그렇게 묻혔답니다. 어
쨌든 나는 그가 죽었을 때 병원에 있었습니다. 나는 위긴스의 장
의사가 영구차를 가지고 오기를 기다렸죠. 그의 이름은 롤런드였
습니다. 정말 별난 사람이었죠. 그는 그 곳에 하나뿐인 장례식장
을 가지고 있었습니다. 검은 양복이니 뭐니를 다 갖추고 있었죠.
나는 클로비스의 지침 사본을 그에게 주었습니다 유언장은 나에
게 필요한 일을 할 권한을 부여하고 있었습니다. 롤런드는 상관
하지 않았죠. 오후 3시쯤이었습니다. 롤런드는 몇 시간 뒤에 시
길에 향료 처리를 하겠다고 했습니다. 그러면서 클로비스가 수의
를 가지고 있느냐고 묻더군요. 우리는 미처 그 생각은 하지 못했
습니다. 난 없다고 했죠. 난 클로비스가 양복을 입은 모습을 한
번도 보지 못했습니다. 롤런드는 자기한테 낡은 게 몇 벌 있으니,
그걸로 처리하자고 하더군요.
클로비스는 그의 농장에 묻히고 싶어했습니다. 하지만 난 그에
게 미시시피에서는 그렇게 할 수 없다고 누누이 설명했습니다.
등록된 묘지여야 한다구요. 그의 할아버지는 남북전쟁에서 싸웠
는데, 그의 말에 따르면 대단한 영웅이었다고 하더군요. 클로비
스가 일곱 살 때 할아버지가 돌아가셨는데, 옛날 식으로 사홀간
밤샘을 했답니다. 할아버지의 관을 응접실 앞의 탁자에 놓고 사
람들이 지나가면서 그를 보았다고 합니다. 클로비스는 그게 마음
에 들었다고 하더군요. 그도 비슷한 걸 파겠다는 결심이었습니
다. 그는 나에게 그를 위해 간소한 밤샘 행사를 하겠다고 맹세하
게 했습니다. 나는 그것을 롤런드에게 설명했습니다. 그는 자기
는 산전수전 다 겪은 사람이라고 말하더군요. 클로비스의 제안
같은 정도로는 놀라지 않는다는 거였죠.
어두워진 직후, 나는 클로비스의 집 현관 앞에 앉아 있었습니
다. 영구차가 왔습니다. 나는 롤런드가 진입로를 따라 관을 운반
하는 것을 도왔습니다. 우리는 손으로 관을 들고 계단을 올라가,
현관을 지나 서재로 들어갔습니다. 우리는 관을 텔레비전 앞에
놓았죠. 정말 가볍다는 생각을 했습니다. 클로비스는 4, 50킬로
그램으로 쪼그라들어 있었습니다.
롤런드는 주위를 두리번거리며 말했습니다.
'당신 혼자뿐이오?
'그렇소. 조용하게 밤샘을 하는 거니까.'
난 그렇게 대답했죠.
나는 그에게 관을 열어달라고 했죠. 그는 망설였습니다. 나는
클로비스가 함께 묻어달라고 한 남북전쟁 때의 기념품을 넣는 것
을 잊었다고 했습니다. 내가 지켜보는 가운데 그는 깡통 따개로
관을 열었습니다. 그것은 흔히 볼 수 있는 작고 끝이 납작한 꼬
챙이로, 세상의 모든 관을 열 수 있는 것이었습니다. 클로비스는
살아 있을 때와 똑같아 보였습니다. 나는 그의 할아버지의 보병
모자와 낡은 미시시피 17연대 깃발을 그의 허리에 올려놓았습니
다. 롤런드는 다시 관을 닫고 떠났습니다
밤샘을 하는 동안 아무도 나타나지 않았죠. 단 한 사람도. 나
는 자정 무렵 불을 끄고 문을 잠갔습니다. 관 열쇠라는 것은 흔
한 꼬챙이나 매한가지였죠. 나는 그것을 한 세트 사 놓았습니다.
관을 여는 데는 1분도 안 걸리더군요. 난 클로비스를 꺼냈습니
다. 가벼웠고-나무 판자처럼 뻣뺏했습니다. 구두는 안 신었더군
요. 아마 3,000달러로는 구두까지 신겨줄 수 없었던 모양입니다.
나는 그를 소파에 살며시 내려놓고, 관에 콘크리트 벽돌 네 개를
넣고 뚜껑을 닫았죠.
클로비스와 난 그 곳을 나와서 내 사냥용 오두가으로 떠났습
니다. 그는 뒷좌석에 누워 있었고, 나는 아주 신중하게 운전을 했
죠. 고속도로를 순찰하던 경찰한테 걸리먼 대답이 궁했으니까요.
오두막에는 한 달 전에 사다놓은 낡은 냉동기가 있었습니다.
장막이 쳐진 베란다에 있었죠. 막 클로비스를 냉동기 안에 집어
넣었는데, 숲에서 무슨 소리가 들렸습니다. 페퍼였습니다. 살며1오두막으로 다가와 있었던 거죠. 새年 2시였는데, 페퍼가 나
를 본 겁니다. 나는 그에게 마누라와 대판 싸우고 와서 기분이
엿 같다, 혼자 있게 해달라고 햅습니다. 내가 오두막 계단에서 시
체를 가지고 씨름하는 것을 본 것 같지는 않았씁니다. 나는 냉동
기를 쇠사슬로 잠그고, 위에 방수포를 덮고, 낡은 상자를 씌웠습
니다. 나는 새벽까지 기다렸습니다. 페퍼가 바깥 어딘가에 있었
기 때문이죠. 이어 나는 몰래 빠져나가, 집으로 가서 옷을 갈아입
고, 10시에 클로비스의 집으로 돌아갔습니다. 롤런드는 쾌활한
표정으로 나타나 밤샘이 어전냐고 묻더군요. 좋았소. 아구 간소
하게 애도 행사를 가졌소. 나는 그렇게 대답했습니다. 우리는 밀
고 당기고 해서 다시 관을 영구차에 집어넜고, 이어 묘지로 떠났
습니다."
칼은 눈을 감고 듣고 있었다. 입술이 말려올라가 웃음으펀 변
하고 있었다. 그는 믿을 수 없다는 듯이 고개를 저었다,
"이거 아주 사악한 친구로군."
그가 혼자말 비슷하게 말했다.
고맙습니다. 금요일 오후에, 나는 주말을 보내러 오두막으로
갔습니다. 소송 사건을 위해 준비서면을 작성하고, 페퍼와 칠면
조 사냥을 하고, 클로비스를 살펴봤죠. 그는 편안히 쉬고 있는 것
같았습니다. 일요일 아침이 되자, 나는 동이 트기 전에 떠나 비포
장도로용 오토바이와 휘발유를 갖다두었습니다. 나중에 나는 페
최를 차에 태워 잭슨의 버스 정류장으로 데려갔습니다. 어두워진
뒤에 나는 냉동기에서 클로비스를 꺼내, 몸이 녹도록 난로 옆에
앉혔습니다. 이어 10시쯤 그를 내 트렁크에 넣었습니다. I시간
뒤, 나는 죽었죠."
"아무런 가책이 없소?
-물론 있죠. 끔찍한 짓이니까요. 하지만 난 사라지기로 결심했
습니다. 찬 따라서 방법을 강구해야 했습니다. 그렇다고 누굴 죽
일 수도 없었는데, 시체는 필요했습니다. 이건 말이 되는 이야기
아닙니까."
"완려하게 논리적이로군."
클로비스가 죽자, 나도 떠날 때가 피었습니다. 여러 면에서
운이 좋았죠. 아주 많은 일들이 어긋날 수도 있었는데 말입니다."
"그 운이 계속되고 있군."
''지금까지는요."
칼은 손독시게를 보고, 게 다리를 하나 더 집었다.
그 이야기 가운데 어느 전도까지 트러슬 판사에게 이야기해
도 되겠소?
-클로비스의 이름만 빼고 다 말해도 됩니다. 이름은 나중을 위
해 아껴두죠."
패=트릭-은 탁자 끝에 앉아 있었
다. 그의 앞은 깨끗했다. 반면 오른쪽에 앉은 그의 변호사 앞에는
파일 두 개와 황색 괘선지철 한 무더기가 전투용 무기들처럼 놓
여 있었다. 왼쪽에는 T. L. 패리시가 앉아 있었다, 그의 앞에는
괘선지철은 하나였지만, 대신 큼지막한 테이프 녹음기가 놓여 있
었다. 패트릭은 그가 녹음기를 가지고 오는 것을 허락했다. 어소
시에이트나 부하 직원을 불러들여 일을 복잡하게 하지는 말자.
하지만 모든 훌륭한 변호사들은 입증자를 필요로 하기 때문에,
녹음을 하는 데는 합의를 했다.
이제 연방 정부의 기소가 취하되었기 때문에, 패트릭에게 정의
를 구현해야 하는 부담이 주 정부로 넘어가게 되었다. 패리시도
그것을 느끼고 있었다. 연방 쪽에서는 상원의원을 뒤쫓기 위해
이 피고인을 그에게 내동댕이친 것이다. 더 큰 일을 하러 가기
위해. 그러나 이 피고인은 기존의 이야기를 다시 비틀고 있었고,
패리시는 그에게 농락당하고 있었다.
"일급 모살은 잊어도 됩니다. 테리."
패트릭이 말했다. 거의 모두가 그를 테리라고 부르기는 했지
만, 이전 생애에서는 불과 몇 년밖에 알지 못했던 피고인의 입에
서 그 이름이 나온다는 것은 약간 성질이 나는 일이었다. 패트릭
이 말을 이었다.
"난 아무도 죽이지 않았습니다."
"차에서 불에 탄 건 누구요?
"이미 나흘 전에 죽은 사람입니다."
"우리가 아는 사람이오?
"아니요. 아무도 모르는 노인입니다."
"그 노인이 어떻게 죽었소?
"노환으로."
"어디서 그 노인이 노환으로 죽었소?
"여기, 미시시피에서요."
패트릭은 괘선지에 선을 긋고 네모를 그렸다. 연방 쪽 사람들
이 무너지고 나자 그 자리에 문이 생겼다, 패트릭은 그 문으로
나가고 있었다. 족쇄도 없이, 수갑도 없이, 아무것도 그를 막을
수 없을 것 같았다.
"그러니까 당신이 시체를 태운 거요?
"맞습-다,"
"그 문제에 대해 무슨 법이 있지 않소?
샌디는 탁자 위로 종이 한 장을 밀었다. 법전 사본이었다. 패
리시는 얼른 그것을 읽더니 말했다
'기안하오. 이건 우리가 매일 기소하는 사건이 아니라서 말이
오."
"그게 법의 전부입니다. 테리."
패트릭은 몇 년 동안 이 만남을 계획해온 사람처럼 차갑고 자
신 있게 말했다.
T. L.은 그 말을 믿었다. 그러나 이 정도에서 쉽게 물러설 검
사는 없었다.
-년 징역인 것 같군 파치먼에서 1년이면 당신한테 도움이 될
거요."
(L물론이죠. 다만 난 파치먼으로는 가지 않습니다."
"그럼 어디로 갈 생각이오?
어딘가로요. 그것도 일등석에 앉아서 갈 생각입니다."
-그렇게 빨리는 안 되지. 우리가 시체를 가지고 있는데."
아닙니다. 테리. 테리는 시체를 가지고 있지 않습니다. 테리
는 누가 화장되었는지 전혀 모르고 있습니다. 그리고 나도 우리
가 거래를 하기 전에는 말해주지 않을 겁니다."
"거래라면?
-기소를 취하하라는 겁니다. 포기하라는 거죠. 둘 다 짐을 싸
서 집에 가자는 겁니다."
L(아, 그거 대단히 멋있어 보이겠군. 은행강도를 잡았는데, 그
가 돈을 돌려주자, 우리는 기소를 취하하고, 그에게 손을 흔들어
작별인사를 한다. 그럼 내가 기소한 400명의 피고인들이 아주 좋
은 교훈을 얻겠는데. 그들의 변호사들도 좋은 결 배을 거야. 이거
원 법과 질서에 치명상을 입혀도 분수가 있지."
-나는 다른 400명에게는 관심 없습니다. 그리고 물론 그들도
나에게는 관심이 없을 겁니다. 이건 형사 소송 절차입니다. 테리.
경우마다 다 다르단 말입니다."
"하지만 모든 사람들이 다 신문 I면에 나는 게 아니오."
"아, 알겠습니다. 언론 걱정을 하는군요. 재선이 언제죠? 내년
입니까?
"난 경쟁자가 없소. 언론은 별로 걱정하지 않소."
"당연히 걱정해야죠. 테리 당신은 공무원이니까. 언론을 걱정
하는 게 일 아닙니까. 그리고 바로 그 이유 때문에 나에 대한 기
소를 취하해야 하는 겁니다. 테리는 이길 수가 없습니다. 신문 1
면 때문에 걱정을 합니까? 진 다음에 거기에 테리의 사진이 나오
는 경우를 상상해보십시오."
샌디가 말을 받았다.
"피해자 가족도 기소를 밀어붙이는 것을 바라지 않습니다. 가
족은 기꺼이 그 사실을 공표할 용의가 있습니다."
그는 종이를 한 장 들어 흔들었다. 메시지는 충분히 전달되었
다-우리는 증거를 가지고 있고, 가족도 가지고 있고, 그들이 누
구인지도 안다. 하지만 넌 모르지 않느냐.
패트릭이 말했다.
"그거면 1면에 실려도 괜찮아 보일 겁니다. 가족이 기소하지
말라고 테리한테 애원하는 것이니까,"
그들에게 얼마나 주었소? 패리시는 물어보려다가 말았다. 그건
관계없는 문제였으니까, 패리시는 괘선지에 낙서를 더 했다. 1
의 얼마 안 되는 선택권을 재보는 동안, 녹음기는 침묵만 녹음하
고 있었다.
상대가 링 구석에 몰려 있는 것을 보고 패트릭은 토O를 얻기
위해 다가갔다. 그는 진지하게 말했다.
"이보세요, 테리. 테리는 나를 살인으로 기소할 수 없습니다.
그건 끝났습니다. 사체를 훼손했다는 걸로도 나를 기소할 수 없
습니다. 누가 훼손되었는지 모르기 때문입니다. 테리는 아무것도
가지고 있지 못합니다. 삼키기에는 쓴 약이라는 걸 알지만, 사실
을 바꿀 수는 없습니다. 화는 좀 나겠지만, 젠장, 검사 일을 하다
보면 늘 있는 일 아닙니까."
"이거 고맙군. 이보시오, 난 사체를 훼손한 걸로 당신을 걸 수
있소. 그냥 아무개 씨라고만 해도 된단 말이오."
샌디가 끼여들었다.
"아무개 부인은 아니고요?
"아무 쪽이나. 그리고 우리는 1992년 2윌 초에 죽은 모든 노인
의 기록을 뒤져볼 거요. 그리고 그 가족들에게 가서 당신들과 이
야기를 했는지 물어볼 거요. 법원 명령을 얻어 무덤을 몇 개 파
볼 수도 있소. 우리는 천천히 그런 일들을 할 거요. 그러는 동안
당신은 해리슨 군 교도소로 이송될 거고, 그 곳에 가면 스위니
보안관이 틀림없이 좋은 감방 동료들을 골라줄 거요. 우리는 보
석에 반대할 거요. 당신의 도주 경력 때문에 보석을 허가할 판사
는 없을 거요. 그렇게 몇 달이 흐를 거요. 여름이 오겠지. 감옥에
는 냉방 장치가 없소. 당신은 몸무게가 좀더 빠질 거요. 우린 계
속 조사를 할 테고, 약간 운이 좋으면 빈 무덤을 찾아낼 수도 있
겠지. 그렇게 해서 기소 아홉 달 뒤, 정확히 270일이 지난 뒤 우
리는 재판에 들어갈 거요."
"내가 그렇게 했다는 걸 어떻게 증명하려고 합니까? 증인도 없
습니다. 몇 가지 정황 증거 외에는 아무것도 없어요."
"그거야 그럴지도 모르지. 내 이야기를 못 알아듣고 있군, 내
가 기소 절차를 늦추면, 당신이 감옥에 있는 시간을 두 달 늘릴
수도 있소. 그럼 당신은 재판 전에 군 교도소에서 거의 I년을 썩
어야 할 거요. 그건 돈 많은 사람한테는 왜 긴 시간이지."
"그건 내가 알아서 할 수 있습니다."
패트릭은 패리시의 눈을 똑바로 보았다. 자기가 먼저 깜빡거킵
지 않기를 바라면서.
"그럴지도 모르지. 하지만 당신은 유죄 평결을 무릅쓰는 모험
을 할 수는 없을걸."
샌디가 물었다.
"하고 싶은 말이 뭡니까?
"큰 그림을 보란 말이오."
패리시는 그의 머리 위로 두 손을 펼치며 말을 이었다.
"당신이 우리를 바보로 만들 수는 없소. 패트릭. 연방 친구들
은 뒷문으로 나갔소. 미시시피 주에는 남은 게 별로 없소. 우리도
숨을 쉬게 해주어야 할 것 아니오."
"그럼 내가 유죄 평결을 드리죠. 법정으로 들어가서, 배심을
마주보고, 테리의 뻔한 이야기에 귀를 기울이고, 사체 훼손이라
는 중죄 혐의에 유죄를 인정하겠습니다. 하지만 복역은 안 하겠
습니다. 테리는 판사에게 가족이 기소를 원치 않는다고 설명할
수 있을 겁니다. 집행 유예, 보호관찰, 벌금, 손해 배상, 복역한
시간에 해당하는 금전 배상 등을 추천할 수 있을 겁니다. 내가
고문을 당하고 고통을 겪은 이야기를 할 수도 있을 겁니다. 당신
은그런 걸 다할수 있습니다. 패리시, 그럼 멋있어 보일 겁니
다. 요는 이렇습니다. 나는 감옥에는 안 가겠다."
패리시는 손가락으로 탁자를 두드리며 그 말을 분석했다.
"그럼 피해자의 이름을 밝히겠다?
"밝히겠습니다. 하지만 합의가 된 뒤에."
"우리는 가족으로부터 관을 열어도 좋다는 허가를 받았습니
다."
샌디는 잠깐 다른 문서를 흔들어 보이더니 파일로 눈길을 돌
렸다. 샌디가 말을 이었다.
"난 급합니다. 테리. 갈 데가 많아요."
"트러슬과 이야기를 해야 하오. 과가 이걸 승인해야 하니까."
패트릭이 대꾸했다.
"승인할 겁니다."
샌디가 물었다.
"그럼 합의를 하는 겁니까?
"그렇게 하겠소."
패리시는 그렇게 말하더니 녹음기를 껐다. 그는 무기들을 모아
가방에 집어넣었다, 패트릭은 샌디에게 눈을 찡긋했다.
패리시가 일어서며 말했다.
"아, 그런데, 잊을 뻔했군, 페퍼 스카버러에 대해서는 무슨 말
을 해줄 수가 있소?
"그의 새 이름과 사회보장 번호를 알려드릴 수 있습니다."
"그러니까 그는 살아 있다는 거요?
'거-. 추적할 수 있을 겁니다. 하지만 방해하지는 마십쇼. 그 애
는 아무런 잘못도 저지르지 않았으니까요."
지방검사는 더 이상 말없이 방을 나갔다.
그녀는 도이치은행 런던 지사의 선임 부지점장과 2시에 약속
이 있었다. 그는 독일인이었으나 완벽한 영어를 구사했고, 흠 하
나 없는 군칭색 더블 양복을 입고 있었다. 얼굴에 웃음은 붙이고
있었지만, 태도는 뻣뻣했다. 그는 아주 짧은 순간 그녀의 다리에
눈길을 주더니 바로 일로 들어갔다. 그의 은행 취리히 지점의 전
신 송금 1억 1,300만 달러는 즉시 아메리카은행 워싱턴 지점으로
들어갈 예정이었다. 그녀는 계좌 번호들과 송금 명령서를 가지고
있었다, 차와 비스킷이 들어왔다. 그는 실례한다고 말하고 취리
히와 개인적으로 이야기를 하기 위해 나갔다.
"아무 문제없습니다. 피레스 씨."
그는 따뜻하게 웃음을 지으며 돌아와 비스킷을 하나 집었다.
물론 그녀는 아무런 문제도 예상하지 않았다,
그의 컴퓨터는 조용하게 쉭쉭거리는 소리를 내며 능률적으로
움직여주었다. 이윽고 출력 정보가 나왔다. 그는 그것을 그녀에
게 건네주었다. 송금 뒤 도이치은행에 남은 돈은 190만 달러와
잔돈들이었다. 그녀는 그것을 접어, 광택이 나는 새 샤넬 핸드백
에 넣었다.
또 하나의 스위스 계좌에는 300만이 남아 있었다, 그랜드 케이
먼의 한 캐나다 은행에는 650만이 있었다. 버뮤다의 한 은행업자
가 그들을 위해 400만 이상을 투자하고 있었다. 지금 룩셈부르크
에 220만이 잠시 머물러 있었으나, 곧 다른 데로 움직일 터였다.
그녀는 볼일이 끝나자 은행을 떠나 근처에 주차해둔 차로 갔
다. 차에는 운전사가 기다리고 있었다. 그녀는 샌디에게 전화를
하여 자신의 다음 활동 계획을 전해줄 생각이었다.
베니가 연방 정부의 도망자가 되었던 것은 오래지 않았다. 그
의 여자친구는 프랑크푸르트에서 그날 밤을 보내더니, 런던으로
날아가 정오 무렵에 히스로에 착륙했다. 세관 직원들은 그녀가
온다는 것을 알고 있었기 때문에 그녀의 여권을 꼼꼼히 확인하며
그녀를 기다리게 했다. 그녀는 검정 선글라스를 쓰고 있었다. 손
은 떨리고 있었다. 그것이 모두 비디오에 담기고 있었다.
택시 정류소에서 그녀는 자기도 모르는 새에 한 경찰관에게
붙들려 있었다. 그는 호각을 불어 택시를 불러주는 것처럼 보였
다. 그는 그녀에게 자기가 교통을 정리하근 동안 저쪽, 다른 두
여자 옆에 서 있으라고 말했다. 그녀가 탄 택시의 운전사는 진짜
택시 운전사이기는 했지만, 조금 전에 상창 설명을 듣고 조그만
무전기도 하나 건네받았다.
"피카딜리의 애시니엄 호텔이오."
그녀가 말했다. 운전사는 차들이 많은 터미널을 천천히 빠져나
오며, 태연하게 무전기에 대고 목적지를 알려주었다.
그는 시간을 끌었다. 1시간 뒤 그는 그녀를 호텔의 문앞에 내
려주었다. 그녀는 접수 데스크에서 다시 기다렸다. 부지배인은
컴퓨터가 다운되었다고 하면서 사과했다.
그녀의 방 전화에 도청 장치가 설치되었다는 연락이 오자, 호
텔측츤 그녀에게 열쇠를 주었괴, 벨맨이 그녀를 안내해 갔다. 그
녀는 그에게 팁을 짜게 주고, 문을 잠그고 사슬을 걸었다. 그녀는
곧장 전화로 갔다,
그들이 들은 첫 말은 이랬다,
"베니, 나예요. 여기 왔어요."
"다행이군. 괜찮아?
베니의 목소리였다.
"괜찮아요. 그냥 무서울 뿐이에요."
"누가 미행했어?
"아니요. 안 그런 것 같아요, 무척 조심했거든요."
"잘했어, 다운 근처의 브릭 가에 조그만 커피 바가 있어. 당신
호텔에서 두 블록 떨어진 곳이야. I시간 뒤에 거기서 만나.-
"알았어요. 나 무서워요, 베니."
"다 잘될 거야. 어서 보고 싶어."
그녀가 도착했을 때 베니는 커피 바에 없었다. 그녀는 1시간을
기다린 뒤에 공황 상태에 빠져 호텔로 달려갔다. 베니는 전화를
하지 않았다. 그녀는 잠을 잘 수가 없었다. '
다음날 아침, 그녀는 로비에서 아침 신문을 집어들고 식당으로
가 커피를 마시며 신문을 읽었다. -데일리 메일-의 두 문단짜리
조그만 기사에서 그녀는 마침내 벤저민 아리시아라는 이름의 미
국인 도망자가 붙잡혔다는 이야기를 읽을 수 있었다.
그녀는 가방을 꾸리고 스웨덴으로 가는 비행기를 예약했다.
칼 허스키 판사가 동료인 헨리
트러슬 판사와 밀담을 나누자, 개니건 사건은 우선적으로 처리한
다는 원칙이 섰다. 어떤 거래파 이루어졌다는 소문이 빌록시의
법조계 전체에 떠돌고 있밌다. 불창한 보건의 회사에 대해서는
소문들이 꼬리에 꼬리를 물고 있었다. 사실 군청에서는 모두들
그 이야기만 하고 있있다.
트러슬은 아침에 T. L. 패리시와 샌디 맥더멋에게 최근 상황을
잠간 알아보려고 전화를 했다가, 결국 몇 시간 동안 수화기를 붙
들고 있게 되었다. 괘트럭은 하야니의 휴대전화를 이용하여 세
번 논의에 참머했다. 환자와 의사는 병원 식당에서 체스를 두고
있었다.
"그는 아직 감옥에 갈 상태가 아니라고 생각하오."
트러슬이 패트릭과 두 번째로 통화를 해본 뒤에 중얼거렸다.
그는 패트릭을 그렇게 쉴게 고리에서 풀어주는 것이 영 내키지
않는 것 잘았다. 보기에도 그랬고 하는 말도 그랬다. 그러나 유죄
평결은 가능성이 적었다. 그의 소송사건 일람표에는 마약 밀매꾼
과 아동 학대범들이 가득했기 때문에, 이 유명한 사체 훼손자를
가지고 시간을 낭비할 생각이 없었다. 모든 증거가 정황 증거일
뿐이었다, 꼼꼼하게 계획을 세운다는, 패트릭의 현재의 평판에
비추어 볼 때, 트러슬은 유죄 평결이 안 나을 거라고 생각하고
있었다.
그래서 유죄 인정 거래를 위한 조건들을 만들어내기 시작했다.
서류 작업은 패트릭에 대한 혐의들을 줄이려는 공동의 신청에서
부터 시작되었다, 이어 새로운 혐의들로 이전 혐의들을 대치하는
합의된 명령서가 준비되고, 이어 유죄 인정을 수용하는 합의된
명령서가 뒤따랐다. 첫 회의를 하던 도중 트러슬은 전화로 스위
니 럴안관, 모리스 매스트, 조슈어 커터, 워싱턴의 해밀턴 제인스
와 전화로 이야기를 했다. 그는 또 칼 히스키와도 두 번 이야기
를 했는데, 허스키는 만일의 경우에 대비하여 옆방에 대기하고
있었다.
두 판사는 패리시와 더불어 4년마다 있는 총선거에서 투표로
해임될 수도 있는 입장이었다. 그러나 트러슬은 맞서 겨루는 상
대가 있었던 적이 한 번도 없었기 때문에, 자신이 정치적으로 면.
역이 되어 있다고 생각하고 있었다. 허스키는 이제 그만둘 참이
었다, 괘리시는 훌륭한 정치가였기 때문에, 대중의 반응에 관계
없이 어려운 결단을 내린다는 전통적인 참된 정치가의 외관을 보
여주고 있기는 했지만, 사실 그 반응에 민감했다. 어쨌든 세 사람
은 오랫동안 정치에 관여해왔으며, 각자 기본적으로 배을 건 배
우고 있었다. 인기가 없을 수도 있는 행동을 과려하고 있을 때는
빨리 해치우라는 것. 어서 끝내 버리라는 것. 망설임은 그 문제가
곪을 여유를 준다는 것. 언론이 그 문제를 포착해, 행동 전에 논
쟁을 불러일으키고, 나중에 불에 휘발유를 끼얹는다는 것.
죄트릭이 모든 사람에게 설명을 하고 나자, 클로비스 문제는
간단해졌다. 그는 피해자의 이름과 더불어, 무덤을 파서 관을 열
고 안을 확인해보아도 좋다는 가족의 허가서를 제출하기로 했다.
만일 관이 실제로 비어 있다면, 유죄 인정 합의는 완료될 터였다,
무덤을 파보기 전에는 의심이 남아 있을 수밖에 없었다. 만일 혹
시나 관에 시체가 들어 있다면, 유죄 인정 합의서는 찢겨지고, 패
트릭은 계속 일급 모살 혐의를 받게 될 터였다. 그러나 패트릭은
피해자 이야기를 할 때 무척 자신감을 보였기 때문에, 모두가 무
덤은 비어 있을 것이라고 의심 없이 믿고 있었다.
샌디는 병원까지 차를 몰았다. 그의 의뢰인은 침대에 누워 있
었다. 간호사들이 침대를 둘러싸고 있었고, 하야니가 화상을 소
독하고 치료하고 있었다. 급한 일이야. 샌디가 그렇게 말하자, 패
트릭은 사과를 하고 사람들을 떠나게 했다. 둘만 남자 그들은 모
든 신청과 명령서들을 검토했으며, 단어 하나 하나를 소리내어
읽었다. 마침내 패트릭은 서명을 했다,
샌디는 패트릭의 임시 책상 옆의 바닥에 골판지 상자가 있는
것을 보았다. 그 안에는 그가 의뢰인에게 빌려준 책 몇 권이 들
어 있었다. 그는 벌써 짐을 싸고 있었던 것이다.
샌디는 호텔 스위트룸에서 샌드위치로 점심을 때웠다, 서서 그
걸 먹으면서 비서가 문서를 새로 타자치는 것을 어깨 너머로 지
켜보았다. 변호사 보조원 두 명과 두 번째 비서는 뉴올리언스의
사무소로 돌아갔다.
전화벨이 울렸다. 샌디가 수화기를 집어들었다. 전화를 건 사
람은 자기가 워싱턴의 잭 스테파노라고 밝혔틴.. 댁도 내 이름을
들어보았을지 모르겠소. 사실 들어봤소. 스테파노는 아래층 로비
에서 잠깐 이야기를 좀 하자고 했다. 좋소. 드러슬 재판장은 법률
가들에그. 2시쯤에 돌아오라고 했으니까 그 배까지는 시간이 좀
있었다.
그들은 조그만 서재에서 어지럽혀져 있는 커피 탁자를 가운데
두고 서로를 보았다.
"난 호기심 때문에 여기 왔소."
스테파노가 말했다. 샌디는 그 말을 믿지 않았다.
"사과부터 해야 하는 거 아니오?
샌디가 말했다,
"그래, 맞소. 내 부하들이 저 아래쪽에서는 약간 지나치게 흥
분하는 바람에 말이오. 어, 그 애들이 댁의 친구를 그렇게 험하게
다루지 말았어야 하는 건데."
"당신 생각에는 그게 사과요?
"미안하오. 우리가 잘못했소."
그러나 진지한 태도는 아니었다.
"그걸 내 의뢰인에게 전하지요. 내 의뢰인에게는 큰 의미가 있
을 거요."
"그래, 어, 이쪽을 지나는 길에, 어, 물론, 나는 이 싸움에 더
이상 사냥개를 풀어놓지 않기로 했소. 내 아태와 나는 플로리다
로 휴가를 떠나는 길이오. 가다가 난 이쪽으로 약간 우회해 가기
로 했소. 금방이면 끝날 거요."
"아리시아가 잡혔소?
샌디가 물었다.
"그렇소. 바로 몇 시간 전에. 런던에서."
"잘됐군."
"나는 이제 그를 대리하지 않소, 난그플랫 -록랜드 일과는
아무런 관계가 없소. 나는 사라진 돈 때문에 고용되었을 뿐이오.
내 일은 그 돈을 찾는 것이었소. 난 노력을 했고, 돈을 받았고,
파일을 덮었소."
"그런데 왜 찾아온 거요?
"너무 궁금해서. 우리는 누가 래니건에 대해 밀고를 해준 직후
에 그를 브라질에서 찾았소. 누군가 그를 매우 작 이는 사람이
델고를 했소. 2년 전 플루토 그룹이라는 애틀렌타 회사가 우리에
게 연락을 했소. 그들에게는 유럽 출신의 의뢰인이 있었는레, 그
는 래니건에 대해서 뭔가 알고 있었소. 三리고 이 의뢰인은 돈을
원했소. 우리는 당시에 우연히 돈을 좀 가지고 있었기 때문에, 어
떤 관게가 형설되었소. 그 의뢰인은 우리에게 실마리를 제공하곤
했고, 우리는 보상금을 주는 데 동의하곤 했소. 우리는 돈을 주었
고, 그 의뢰인은 늘 정확했소. 그 사람은 래니건에 대해 무척 많
은 것을 알고 있었소. 그의 움직임, 습관, 가명. 그게 모두 우리
를 끌어들이려는 미끼였소. 뒤에서 어떤 두뇌가 작용을 하고 있
었소. 우리는 뭐가 다가오는지 알고 있밌소. 솔직히 우리는 매우
간절히 기다렸소. 마침내 그들은 큰 걸 터뜨렸소. 100만 달러를
주면 그 의롸인은 그가 어디 사는지 말해주겠다고 했소. 그들은
래니건을 찍은 아주 멋진 사진도 주었소. 자기 승용차 폴크스바
겐 비틀을 닦고 있는 사진이었소. 우리는 돈을 주었소. 그래서 래
니건을 잠았소."
"그럼 흐 의뢰인이 누구요?
"그게 내 의문이오. 그건 그 여자일 수밖에 없지 않소, 안 그렇
소?
샌디의 반응은 약간 늦었다. 그는 마치 웃음을 터뜨리는 듯한
소리를 냈으나 운음은 아니었다. 천천히 기억이 났다. 그녀가 스
테파노를 감시하기 위해 플루토를 이용했다는 이야기. 스테파노
는 물론 패트릭을 찾고 있었다.
"그 여자는 지금 어디 있소?
스테파노가 물었다.
"모르겠소."
그녀는 린던에 있었다. 그러나 그것은 스테파노가 관심을 가질
킬이 아니었다.
-우리는 그 수수께끼의 의뢰인에게 총 115만 달러를 주었소.
F치 유다처럼 꼴니건을 우리애게 넘긴 사람에게 말이오."
"다 끝난 일이오. 나한테서 뭘 원하는 거요?
"아까 말했듯이, 그냥 궁금해서 그러오, 조만간 진실을 알게
되면 나한테 전화 한 통 해주면 고맙겠소. 난 얻을 것도 잃을 것
도 없소. 하지만 그 여자가 우리 돈을 가져갔는지 아닌지 알기
전에는 편히 쉴 수가 없을 것 같소."
샌디는 언젠가 알게 되면 전화를 하겠다는 모호한 약속을 했
다. 스테파노는 떠났다,
레이먼드 스위니 보안관은 점심식사 동안에 거래가 이루어지
고 있다는 감을 잡았다. 전혀 마음에 들지 않는 일이었다. 그는
패리시와 트러슬 판사에게 전화를 했다. 둘 다 너무 바빠 그와
이야기를 할 수가 없었다. 커터는 사무실에 없었다.
스위니는 직접 군청으로 갔다. 그는 판사들의 사무실 사이에
진을 쳤다. 그래야 어떤 거래가 타결된다 해도, 그가 그 한가운데
있을 수 있었기 때문이다. 그는 정리(廷그)와 보안관보들과 귀엣
말을 나누었다. 과연 뭔가가 이루어지고 있었다.
2시쯤 변호사들이 엄숙한 얼굴로 입을 꾹 다물고 나타났다. 그
들은 트러슬의 사무실로 들어가 문을 잠갔다. 10분 뒤, 스위니는
문을 두드렸다. 그는 불청객으로 회의에 끼여들어, 자기 죄수가
어떻게 되는 건지 알아야겠다고 말했다. 트러슬 판사는 유죄 인
정 협상의 결과 곧 유죄 인정이 있을 것이며, 그것이 그의 의견
으로는, 또 참석한 모든 사람의 의견으로는, 정의를 가장 잘 구현
하는 방법이라고 설명했다.
그러나 스위니는 그 나름의 의견을 가지고 있었고, 기꺼이 그
것을 설명해줄 용의가 있었다.
L1그렇게 하면 우리는 바보가 될 거요. 사람들은 이 일에 큰 관
심을 가지고 있소. 부자 사기꾼을 잡았는데, 그가 돈으로 감옥에
서 빠져나갔다고 해봅시다. 우린 뭐요? 어릿광대들이오?
그러자 스위니의 말을 듣고 있던 패리시가 물었다,
"그럼 어떻게 하는 게 좋겠소, 레이먼드?
물어봐질서 기쁘군요. 첫째, 나 같으면 그를 군 교도소에 집
어 넣고 한동안 그 곳에 있게 하고 싶소. 다른 죄수들처럼 말이
오. 그리고 나서 전력을 다해 그를 기소하겠소."
"무슨 죄로?
-그는 염병할 돈을 훔쳤소, 안 그렇소? 그는 시체를 태웠소
그 놈을 파치먼에 적어도 10년은 있게 합시다. 그게 정의요."
이번에는 트러슬이 설명했다,
LI그는 여기서 돈을 훔치지 않았소. 우리는 사법권이 없소. 그
건 연방의 문제요. 연방 정부 쪽에서는 이미 기소를 취하했소."
샌디는 구석에 앉아 문서만 뚫어져라 보고 있었다.
그럼 누군가가 일을 엉망으로 만들었다는 얘기밖에 안 되지
않소?
"우리가 이렇게 만든 게 아니오."
패리시가 얼른 말했다.
"그거 대단하군요. 가서 당신을 뽑은 사람들한테 그렇게 말해
보시오. 선출직이 아닌 연방 사람들한테 책임을 돌려보란 말이
오. 시체를 태운 건 어떻소? 그걸 인정하고도 걸어나갈 수 있소?
"그가 그걸로 기소되어야 한다고 생각하오?
트러슬이 물었다.
"그렇게 생각하고말고요,"
이번에는 다시 패리시가 물었다.
"좋소. 우리가 우리 주장뜰 어떻게 증명해야 한다고 생각하시
오?
"검사는 당신이오. 그건 당신이 할 일이오."
"그렇소. 하지만 당신이 모든 걸 다 아는 척하니까 하는 말이
오. 이야기해보시오, 그 주장을 당신이라면 어떻게 증명하겠소?
"그 자가 자기가 했다고 하지 않았소?
"그렇소. 그런데 패트릭 래니건이 자신의 형사 재판의 증언대
에 서서 배심에게 자기가 시체를 태웠다고 자백할 것 같소? 그게
당신의 재판 전략이오?
"패트릭은 그렇게 하지 않을 겁니다."
샌디가 도움을 주기 위해 끼여들었다.
스위니의 목과 뺨이 시밸개졌다, 그는 두 팔을 사방으로 휘두
르고 있었다 그는 패리시를 노려보다가, 샌디를 노려보았다.
그러다 이 법률가들이 모든 예상 질문에 대한 답을 가지고 있
다는 것을 깨닫고, 마침내 자제를 하게 되었다.
"언제 그 일이 벌어질 거요?
"오늘 오후 늦게."
트러슬이 대답했다.
스위니는 그것도 마음에 들지 않았다. 과는 두 손을 호주머니
에 푹 쑤셔넣고 문으로 향했다.
'개니건도 변호사라 이거지. 변호사들은 다 한통속이라니까."
그가 상당히 큰 소리로 말했기 때문에, 모두가 그 말을 알아들
수 있었다.
을
"우리가 갑자기 행복한 대가족이 되었군."
패리시가 잔뜩 비꼬는 투로 말했다.
스위니는 문을 소리나게 닫고 씩씩거리며 현관으로 나갔다. 그
는 아무런 표시 없는 순찰차를 타고 군청을 떠났다. 그는 카폰을
이용하여 개인적인 정보 제공자에게 전화를 했다, 연안 지역 일
간지 기짜였다.
가족이 포괄적으로 승인을 했고, 또 유언 집행인인 패트릭도
승인을 했기 때문에 무덤을 파는 것은 간단한 일이었다. 트러슬
판사와 패리시와 샌디는 클로비스의 유일한 친구인 패트릭이 자
신의 혐의를 벗기 위해 관 뚜껑을 여는 것을 허락하는 선서 진술
서에 서명을 하는 아이러니에 쓴운음을 지었다.
이것은 법정 명령서를 요구하는 절차인 시체 발굴과는 완전히
나른 일이었다. 그저 보기만 하는 것이었다. 미시극피 댑전에는
나와 있지도 않은 절차였다. 그래서 트러슬 판사는 그 문제에 재
량권을 발휘했다. 누가 피해를 볼 것이냐? 물론 가족은 아니었다.
물론 관도 아니었다. 어차피 그 관은 별 쓸모도 없는 것이 분명
했으니까.
롤런드는 여전히 위긴스에 장례식장을 가지고 있었다. 클로비
스 굿맨 씨와 그의 변호사를 기억합니까? 시골의 굿맨 씨 집에서
이루어졌던 이상한 밤샘 행사를 기억합니까? 변호사 외에는 아무
도 나타나지 않은 행사 말입니다. 네, 잘 기억하고 있습니다. 를
런드는 전화로 판사에게 대답했다. 네, 래니건 씨 이야기는 신문
에서 봤습니다. 아니요, 그 때 그 변호사가 래니건 씨인 줄은 몰랐
습니다.
트러슬 판사는 그에게 짧게 요약해주었다. 클로비스가 어떻게
래니건의 각본에 개입되었는지를 보여주기 위한 것이었다. 아니요.
밤샘 뒤에는 관을 열어보지 않았습니다. 그럴 필요가 없었죠. 그
런 상창에서는 절대 그렇게 안 합니다. 판사가 이야기를 하는 동
안, 패리시는 롤런드에게 디너 포스텔과 유언 집행인인 패트릭
래니건이 서명을 한 동의서를 보내주었다.
롤런드는 갑자기 열심히 도와주려 했다, 그는 전에는 한 번도
시체를 도둑맞은 적이 없었다. 위긴스 사람들은 그런 짓을 하지
않았다. 네, 물론 무덤은 즉시 열어볼 수 있죠. 묘지도 내가 소유
하고 있습니다.
트러슬 판사는 법률 서기와 보안관보 두 사람을 묘지로 보냈
다. 멋진 묘비에는 이럭게 쪄혀 있었다.
를로비스 F. 굿맨
1907년 1월 23일-1992년 2월 6일
영광을 향해 떠나다
굴착기가 조심스럽게 땅을 팠다. 롤런드는 명령을 내리고, 삽
을 들고 기다렸다. 관까지 도달하는 데 15분도 걸리지 않았다.
롤런드와 조수는 무덤으로 들어가 삽으로 흙을 더 퍼냈다. 관 가
장자리가 썩고 있었다. 롤런드는 관의 아랫부분에 두 발로 버티
고 서서 꼬챙이를 꺼냈다. 그가 비틀고 쑤시자 마침내 뚜껑이 부
서지는 소리를 냈다. 그는 천천히 뚜껑을 열었다.
관은 비어 있었다. 아무도 놀라지 않았다.
물론, 콘크리트 벽돌 네 개는 들어 있었다.
원래 계획은 법에서 요구하는 대로 공개 법정에서 하자는 것
이었다. 그러나 5시가 다 될 때까지는 기다리기로 했다, 군청이
문을 닫고 군 직원들이 대부분 퇴근한 시간을 기다리자는 것이었
다. 모두 5시가 좋다고 했다. 특히 판사와 지방검사가 좋아했다.
그들은 자기들이 적절하고 옳은 일을 한다고 확신하고 있었지만,
그럼에도 뭔가 찜찜했기 때문이다. 샌디는 일단 유죄 인정 합의
가 이루어지고 관을 개봉하면, 오늘 안에 일을 끝내버리자고 하
루 종일 밀어붙였다. 기다릴 이유가 없었다. 내 의뢰인은 감금되
어 있단 말입니다. 그러나 그 말에 동정심을 갖는 사람은 거의
없었다. 어쨌든 개정 기간이라 다른 법정들에서도 심리가 이루어
지고 있었다. 타이밍은 완벽했다. 더 기다려서 뭘 얻을 수 있을
까?
아무것도 없다. 재판장은 마침내 결정을 내렸다. 패리시는 반
대하지 않았다. 다음 석 주 동안 재판이 여덟 개나 잡혀 있었기
때문에, 래니건 건을 덜게 되면 아무래도 마음이 좀 편해졌다
5시는 피고에게도 매우 만족스러웠다. 운이 약간만 좋으면, 그
들은 10분이 안 되어 법정에 들어갔다 나올 수 있었다. 조금만
더 운이 좋으면 아무도 그들을 보지 않을 수 있었다. 5시는 패트
릭에게는 안성맞춤이었다.
패트릭은 특별히 준비할 게 없었다. 그는 헐렁한 카키색 바지
에 커다란 하얀 면 셔츠로 갈아입었다. 새 간편화도 신었다. 그러
나 발목의 상처 때문에 양말은 신지 않았다. 패트릭은 자기 담당
의사인 하야니를 포옹하며 우정에 감사한다고 말했다. 그는 간호
사들을 포옹했고 잡역부들에게 고맙다고 했다. 그들 모두에게 곧
다시 찾아오겠다고 약속했다. 물론 그런 일은 없을 터였다. 모두
그것을 알고 있었다.
환자이자 죄수로서 두 주 이상을 보낸 뒤에 패트릭은 변호사
를 옆에 끼고 병원을 떠났다 무장한 호위대가 본분을 다해 그
뒤를 따랐다.
1즌명히 5시는 -두에게 최적의
시각이었다. 일단 소문이 모든 사무실 구석구석에 퍼지자-불과
몇 분밖에 걸리지 않았다-군청 직원들은 하나도 퇴근을 하지
않고 기다렸다,
한 커다란 법률회사의 부동산 담당 비서는 총문서 보관소에서
토지 등기를 확인하느라 다쁘게 일하고 있다가, 패트릭의 치근
동정을 우연히 듣게 되었다. 그녀는 전화로 달려가 사무실에 전
화를 했다. 몇 분이 지나지 않아 연안 지역의 법조계 전체에 래
니건이 어떤 이상한 거래를 통해 유죄 인정을 할 것이고, 그 일
이 5시에 대법정에서 아주 은밀하게 이루어질 것이라는 소문이
퍼졌다.
밀실 거래를 완료하기 위한 비밀 심리라는 소문 때문에 전화
통들에서 불이 났다. 다른 변호사들, 부인들, 친한 기자들, 출장
을 나간 파트너들한테 전화들이 갔다. 30분이 안 되어, 도시의
반이 패트릭이 거래에 따라 출두를 할 것이떠, 그냥 걸어나갈 가
능성이 높다는 것을 알게 되었다.
심리를 한다고 신문에 광고를 내고 게시판에 붙였으면 차라리
관심이 덜했을 것이다. 여기서는 빠르고 은밀하게 하려는 것이
오히려 수상쩍은 분위기를 불러일으켰다. 법를 기관이 자기 자신
을 비호하려 한다는 의심 때문이었다.
사람들은 법정 군데군데 모여 소리 죽여 이야기를 나누었다,
그들은 소곤거리면서 사람들이 들어오는 것을 지켜보았고, 앉을
자리를 빼앗기지 않으려고 눈을 두리번거렸다. 사람들의 숫자가
늘어나면서, 그것이 소문에 신빙성을 더해주었다. 이 사람들이
모두 틀릴 리는 없어. 그리고 기자들이 도착하자, 소문은 즉시 사
실이 되어버렸다.
"그가 왔어,"
누군가 말했다. 판사석 근처에 있던 법정 서기였다. 그러자 호
기심 많은 사람들은 앉을 자리를 찾기 시작했다.
뒷문 근처에서 카메라맨 둘이 그를 맞으러 달려왔을 때 패트
릭은 웃음을 지었다. 그는 지난번과 같이 2층의 배심실로 안내되
었다. 그 곳에서 수갑이 풀어졌다. 그의 바지는 2, 3센티 정도 길
었다. 그래서 꼼꼼하게 말아 접단을 만들었다. 칼이 들어와 보안
관보들에게 복도에서 기다려달라고 했다.
"조용하게 출두하려 했는데 이렇게 되었군요."
패트릭이 말했다.
"이 동네에서는 비밀을 지키는 게 힘들지. 옷 멋있는데."
"고맙습니다."
"나와 안면이 있는, 잭슨의 한 신문기자가 물어봐달라고 해서
I러는데,,,,, ."
"절대 아닙니다. 아무한테도 한마디도 하지 않았습니다."
"나도 그렇게 생각했소. 언제 떠날 거요?
"모르겠습니다. 곧."
"여자는 어디 있소?
"유럽에요."
"나도 함께 가도 될까丁
"와的"
"그냥 당신을 지켜보고 싶어서."
"비디오를 보내드리죠,"
"어이쿠, 고맙소."
'겅말 떠나고 싶습니까? 떠날 기회가 생긴다면, 지금 즉시 사
라질 거라면, 그렇게 하겠습니까?
"9,000만이 있든 없든?
"어느 쪽이든요."
"물론 아니지. 내 경우는 다르지. 난 아내를 사랑하오. 당신은
그렇지 않았지만. 나한테는 훌륭한 자식이 셋이나 있소. 역시 당
신 상황은 달랐지만. 아니, 난 달아나지 않을 거요. 하지만 당신
을 탓하진 않소."
"모두들 달아나고 싶어합니다. 칼. 인생의 어느 시점에서는 모
두들 달아나는 걸 생각합니다. 해변이나 산에서 사는 삶이 늘 더
낫게 느껴지죠. 문제는 다 뒤에 놔두고 갈 수 있구요. 사실 그건
우리의 천성입니다. 우리는 더 나은 눌을 찾기 위해 비참한 상황
을 떠나 이 곳에 온 이주민들의 후손 아닙니까. 그들은 이 곳에
와서도 계속 서쪽으로 움직였습니다. 늘 짐을 싸서 떠났습니다.
늘 황금 항아리를 찾아갔습니다. 그런데 이제 갈 곳이 없어요."
"우와. 난 미처 역사적 관접에서 당신 문제를 보지는 못했는
걸."
"지금도 계속되는 일이죠."
"내 조부모도 폴란드를 떠날 때 누구한테서 9,000만 달러를 빼
앗아왔으면 좋았을 것을."
"난 돌려주었습니다."
"비상금이 좀 남았을지도 모른다는 이야기를 들었는데."
"근거 없는 많은 소문들 가운데 하나죠."
"그러니까 이제 역사의 다음 방향은 의뢰인들의 돈을 약탈하
고, 시체를 태우고. 남미로 달아나는 거란 말인가? 물론 남미에
서는 아름다운 여자들이 어서 와서 자기를 포옹해주기만을 기다
리고 있고."'
"지금까지는 그런 것 같던데요."
"브라질 사람들은 불쌍하기도 하지. 사기꾼 변호사들이 다 그
리로 가니 말이오."
샌디가 방으로 들어왔다. 서명을 해야 하는 종이를 또 한 장
들고 있었다. 샌디가 칼에게 말했다.
"트러슬이 몹시 신경이 날카롭습니다. 그에게 압력이 가해지고
있습니다. 전화가 쉴새없이 울리던데요."
"패리시는?
"교회에 들어온 창녀처럼 초조해하고 있죠."
"그들이 겁을 먹기 전에 얼른 해치워야 해."
패트릭이 서명을 하며 말했다.
정리가 법정 난간으로 다가와 곧 개정이 될 거니까 앉아달라
고 말했다. 사람들은 입을 다물고 서둘러 빈 공간으로 움직였다.
다른 정리가 두 짝짜리 문을 닫았다, 구경꾼들이 벽을 따라 늘어
섰다. 법정의 모든 서기가 판사석 옆에 볼일이 있는 것 같았다. 5
시 30분이 되어가고 있었다.
트러슬 판사가 예의 그 딱딱끌 위엄을 과시하며 들어왔다. 모
두 자리에서 일어섰다. 판사는 그들을 환영했고, 정의에 관심을
가져준 데 감사했다. 특히 이런 늦은 시각에도. 그와 지방검사는
신속한 심문은 너저분한 거래의 냄새를 풍길 거라는 데 합의하
고, 일을 느긋하게 진행해나가기로 했다. 그들은 심지어 연기 문
제까지 거론했으나, 연기를 하게 되면 몰래 뭘 처리하려다가 들
킨 것 같은 인상을 줄 거라고 생각해서 그냥 하기로 했다,
괘트릭은 배심석 옆의 문을 통해 들어와, 판사석 앞에 있는 샌
디 옆으로 갔다. 그는 방청객을 보지 않았다. 패리시는 근처에 서
있었다. 어서 공연을 하고 싶어 안달이었다. 트러슬 판사는 파일
을 한장 한장 넘기며, 모든 서류의 단어를 빠뜨리지 않고 살폈다,
"래니건 씨 "
트러슬이 마침내 저음으로 느릿느릿 말했다. 앞으로 30분 동안
모든 게 느린 동작으로 움직이게 될 터였다. 판사가 말을 이었다.
"몇 가지 신청을 했더군오."
샌디가 말했다.
네, 재판장님. 우리의 첫 신청은 일급 모살 혐의를 사체 훼손
으로 바꾸어달라는 것입니다."
그 말들이 조용한 법정에 울려퍼졌다. 사체 훼손?
"패리시 씨."
재판장이 말했다. 이야기는 주로 패리시가 하기로 합의가 되어
있었다. 법정에서 이야기를 하고 기록을 남기는 것은 그의 짐이
될 터였다. 패리시에게 더 중요한 것은 방청석에서 귀를 기울이
고 있는 언론과 시민에게 설명을 하는 것이었다.
패리시는 최근의 사태 발전을 자세하게 설명했다. 멋진 솜씨였
다 이것은 사실 살인이 아니라 훨씬 약한 긋이다. 미시시피 주는
혐의를 바꾸는 데 반대하지 않는다. 래니건 씨가 누구를 죽였다
고 믿지 않기 때문이다. 그는 페리 메이슨을 홍내내어 법정을 어
슬렁거렸다. 평소의 관례적인 예법과 절차에 얽매이지 않고 있었
다. 그는 지금 모든 편을 대변하는 수석 대변인이었으니까.
다음에, 피고인측은 사체를 훼손했다는 혐의에 대해 유죄 인
정을 받아들여달라고 본 법정에 신청했소. 패리시 씨?
2막도 1막과 비슷했다, 이번에는 불쌍한 클로비스가 등장할 차
례였다. 패리시가 클로비스에 대한 이야기-샌디가 이야기해준
대로였다를 즐겁게 풀어나가는 동안, 패트꼴은 그에게 뜨거운
눈길들이 와닿는 것을 느낄 수 있었다. "그래도 난 사람은 죽이
지 않았어? 패트릭은 그렇게 소리치고 싶었다.
"어떻게 진술하겠소, 래니건 씨?
재판장이 물었다.
"유죄입니다."
패트릭이 단호하지만 오만하지 않은 목소리로 말했다.
"주에서는 추천하고 싶은 형량이 있소?
판사가 검사에게 물었다.
패리시는 그의 탁자로 걸어가, 메모를 뒤적이더니, 다시 판사
석으로 다가갔다. 가는 길에 그가 마침내 입을 열었다.
-거1,재판장님. 나는 미시시피 주 메리디언에 사는 디너 포스
텔 씨가 쓴 편지를 가지고 있습니다. 이 여자는 클로비스 굿맨의
손녀로, 유일한 혈육입니다."
그는 마치 아무도 몰랐던 것이라도 되듯이 편지 사본을 재판
장에게 주었다. 패리시가 말을 이었다.
"편지에서 포스텔 씨는 래니건 씨가 그녀의 조부의 주검을 불
태운 일을 가지고 그를 기소하지 말아달라고 청원하고 있습니다.
그는 죽은 지 4년이 지났으혀, 그 가족은 더 이상 고통과 괴로움
을 겪고 싶지 않다고 합니다. 포스텔 씨는 조부와 매우 가까웠으
며, 그의 죽음을 받아들이기를 매우 힘겨워하는 것이 분명합니
다."
패트릭은 샌디를 째려보았다. 그러나 샌디는 패트릭 쪽을 볼
생각이 없었다.
"포스텔 씨와 이야기를 해보았소?
판사가 물었다.
태1 1시간 전쯤에 했습니다. 포스텔 씨는 전화에서 매우 감정
적이 되어, 이 슬픈 사건의 뚜껑을 다시 열지 말아달라고 청원했
습니다. 포스텔 씨는 어떤 재판에서도 증언을 하지 않을 것이며,
또 어떤 식으로든 기소에 협조하지 않겠다고 맹세했습니다."
패리시는 다시 그의 탁자로 가서, 서류를 좀더 뒤졌다. 그는
판사를 향해 말했지만, 사실은 방청석과 이야기를 하고 있었다.
"가족의 감정을 고려할 때, 주는 피고가 12개월 징역형을 선고
받아야 하지만, 감금은 적법 행위 동안 유예하고, 대신 5,000달러
의 벌금과 법정 비용을 내도록 하고, 보호관찰에 처할 것을 권고
합니다."
"래니건 씨, 이 선고에 동의합니까?
트러슬이 물었다,
"네, 재판장님 "
패트릭이 대답한 뒤 간신히 고개를 들어올렸다.
"그럼 그렇게 명령합니다. 다른 사항이 있습니까?
트러슬이 의사봉을 들어올리고 기다렸다. 두 법률가 모두 고개
를 저었다.
"폐정합니다."
트러슬은 의사봉을 힘차게 두드렸다.
패트릭은 얼른 법정을 나갔다. 다시 사람들의 눈앞에서 사라진
것이다.
그는 샌디와 함께 허스키의 사무실에서 1시간을 기다렸다. 어
둠이 내려앉으면서, 마지막까지 법정에 남아 있던 사람들도 포기
하고 집으로 갔다. 패트릭은 어서 떠나고 싶었다.
7시에 그는 칼에게 오랫동안 다정하게 작별인사를 했다. 그는
그가 옆에 있어준 데 대해, 그를 지원해준 데 대해, 그밖의 모든
것에 대해 고맙다고 하고, 연락을 하겠다고 약속했다. 문으로 향
하면서 자신의 관을 메준 데 대해 다시 한번 고맙다고 덧붙였다.
칼이 대꾸했다.
그 일이라면 언제라도 부르시오. 언제든지."
그들은 샌디의 렉서스를 타고 빌록시를 떠났다. 샌디가 운전대
를 잡고 있었고, 패트릭은 조수석에 몸을 낮추어 앉아 있었다. 침
울한 표정으로 마지막으로 멕시코 만의 불빛들을 바라보고 있었
다. 그들은 빌록시와 걸프포트 해변에 있는 카지노들, 패스 크리
스천의 방파제를 지났다. 이어 그들은 세인트루이스 만을 건넜
다. 불빛들이 물위로 넓게 번져가고 있었다.
샌디는 그에게 전화번호를 주었다. 그는 그녀의 호텔로 전화를
했다. 런던은 새벽 3시였다. 그러나 그녀는 마치 그들을 지켜보
고 있었던 것처럼 바로 수화기를 집어들었다,
"에바, 나야."
그가 자제하는 목소리로 말했다. 샌디는 그들이 이야기를 하는
동안 차를 세우고 밖에 라가 있고 싶은 심정이었다. 그는 그들의
대화를 듣지 않으려고 챗다.
"우린 지금 빌록시를 떠나고 있어, 뉴올리언스로 가고 있어.
그래, 괜찮아. 이렇게 기분이 좋았던 적이 없는 것 같아. 당실
은삘
패트릭은 오랫동안 이야기를 들었다. 눈을 감고, 머리를 뒤로
기대고 있었다.
"오늘이 무슨 요일이야?
패트릭이 물었다.
"금요일, II월 6일."
샌디가 대답했다.
"일요일에 액스에서 만나. 빌라 갈리시에서. 그래. 응. 괜찮아.
사랑해, 다시 자. 몇 시간 뒤에 다시 전화할게."
그들은 말없이 루이지애나로 들어갔다, 폰트차트레인 호수를
지나갈 때쯤 샌디가 물었다.
"오늘 오후에 아주 재미있는 손님이 왔어."
"그래? 누군데-'
"잭 스테파노."
"여기 빌록시로?
"응. 호텔로 나를 찾아왔어. 아리시아 건은 끝내고, 플로리다
로 휴가를 가는 중이라고 했어."
"왜 그 놈을 죽이지 않았어?
"미안하다고 하더군 저 아래서 너를 잡았을 때 그의 부하들이
좀 흥분했대. 사과를 전해달라던데."
"대단한 놈이야, 틀림없이 사과만 하려고 들르지는 않았을 텐
"그럼, 나한테 브라질의 스파이에 대해 이야기하더군. 플루토
그룹과 보상금에 대해. 드러내놓고 그 여자, 에바가 너를 판 유다
가 아니냐고 물었어. 난 모른다고 했지."
"왜 그 놈이 관심을 갖는 거야灰
"좋은 질문이야. 그는 호기심 때문에 어쩔 수가 없었다고 하더
군. 그는 보상금으로 100만 달러를 주고 널 잡았는데 돈은 찾지
못했다면서, 그것을 알기 전에는 잠을 잘 수가 없다고 했어. 그
말은 진짜 같더군."
"그럴 듯한 이야기로군 "
"그는 이제 이 싸움에 사냥개를 가지고 있지 않아, 뭐 그 비슷
한 얘기던데 어쨌든 이건 내 말이 아니라 그의 말이야."
패트릭은 왼쪽 발목을 오른쪽 무릇에 얹고는 살며시 화상 입
은 상처를 쓰다듬었다.
"어떻게 생겨먹었어?
"키 172센티미터. 한눈에 이탈리아인이라는 걸 알수 있어 숱
이 많은 흰머리는 잘 빗어넘겼고, 눈은 검고, 잘생겼어, 왜?
"사방에서 그를 보아왔으니까. 지난 3년간, 내가 브라질 떡촌
에서 본 낯선 사람의 반은 잭 스테파노였어. 나는 자면서도 100
명한테 쫓겼는데, 그 모두가 잭 스테파노가 되었어. 그는 모든 골
목길에 숨어 있었고, 나무들 뒤에 숨어 있었고, 밤이면 상파울루
에서 내 뒤를 밟았고, 오토바이나 차를 타고 쫓기도 했어. 나는
어머니보다 스테퐈노 생각을 더 많이 했어."
"추적은 끝났어."
"마침내 난 그 일에 지쳤어, 샌디. 포기했지, 도망자의 삶이란
것은 모험이야. 아주 흥분되고 로맨틱하지. 누군가가 내 뒤에 있
다는 것을 알 때까지는 말이야. 자고 있을 때도 누군가 나를 찾
으려고 해 인구 1,000만의 도시에서 한 멋진 여자와 저녁을 먹
는데도 누가 문을 두드리고, 점원에게 내 사진을 슬며시 보여주
며 정보를 주면 약간의 돈을 주겠다고 해. 너무 많은 돈을 훔쳤
던 거야, 샌디. 그들은 나를 쫓아을 수밖에 없었어 그들이 이미
브라질에 있다는 말을 듣고는, 나는 끝이 올 거라는 걸 알았지."
"포기했다니, 그게 무슨 뜻이야尸
패트릭은 가밸게 숨을 쉬며 무게 중심을 옳겼다. 그는 차창 밖
으로 아래의 물을 보았다. 생각을 정리하려 했다.
"난 포기했어, 샌디. 도망다니는 데 지쳐서 포기했던 거야."
"그래, 그 얘긴 이미 들었고."
"난 그들이 나를 찾아내리라는 걸 알았어. 그래서 그들의 방식
이 아니라 내 방식대로 하겠다고 결심했지."
"아직 잘 모르겠는데."
"보상금은 내 아이디어야, 샌디. 에바는 마드리드로 갔다가 거
기서 애틀랜타로 가곤 했어. 그 곳에서 플루토 사람들과 만나곤
했지. 그들에게 돈을 주고, 스테퐈노에게 연락하여 정보와 돈의
흐름을 조정하게 한 거야. 우리는 스테파노에게서 돈을 짜냈고,
결국 나 있는 데로 오게 했어. 폰타포랑의 내 작은 집으로 말이
야. "
샌디는 천천히 고개를 돌렸다. 얼굴에서는 표정이 사라졌다.
입은 열려 한쪽으로 비틀려 있었다, 눈은 텅 비어 있었다,
"앞을 잘 보고 운전해."
패트릭이 길을 가리켰다,
샌디는 운전대를 얼른 틀어 차를 다시 오른복 차선으로 밀어
넣었다.
"거짓말이야."
샌디는 입술을 움직이지 않고 말을 이었다.
"다 알고 있어. 거짓말이지?
"아냐. 우리는 스테파노한테서 115만 달러를 뜯어냈어. 아마
그 돈은 다른 돈과 함께 스위스에 감추어져 있을 거야.-
"넌 그게 어디 있는지 몰라?
"에바가 처리했어, 에바를 만나면 알게 되겠지."
샌디는 너무 충격을 받아 다른 말은 하지도 못했다. 패트릭은
도와주기로 결심했다,
"난 그들이 나를 잡으리라는 걸 알고 있었어, 그리고 내가 말
을 하게 만들 거라는 것도 알고 있었어 하지만 이렇게 될 거라
는 건 몰랐어."
그는 왼쪽 발목 위의 상처를 가리키며 말을 이었다.
"나도 지저분해질 거라고는 생각했어. 하지만 젠장, 그 놈들은
나를 거의 죽이다시피 했어, 샌디. 결국 나는 무너졌어. 그래서
에바에 대해 이야기했지. 그 때는 에바는 이미 사라진 뒤였고, 돈
도 사라진 뒤였어,"
"넌 그러다 죽을 수도 있었어."
샌디는 가까스로 그 이야기를 했다. 그는 오른손으로 운전대를
잡고, 왼손으로 머리를 긁고 있었다,
"맞아. 그건 사실이야. 내가 잡히고 나서 2시간 뒤, 워싱턴의
FBI는 스테파노가 나를 데리고 있다는 것을 알게 되었어. 그게
내 생명을 구해주었지. 스테파노는 나를 죽일 수가 없었어. FBI
가 알고 있었으니까."
"하지만 어떻게,, .,,."
"에바가 빌록시의 커터에게 전화를 했어. 커터는 워싱턴에 전
화를 했고."
샌디는 차를 세우고 나가 비명을 지르고 싶었다. 다리 난간에
몸을 기대고, 끝도 없이 욕을 해대고 싶었다. 이제 패트릭의 과거
를 좀 알겠다 싶었을 때, 이런 반전이 일어난 것이다.
"그들이 널 잡도록 유도하다니 넌 정말 바보였어,"
"아, 그래? 하지만 난 지금 자유로운 사람이 되어 법정을 나온
거 아냐? 방금 내가 무척 사랑하는 여자. 나를 위해 약간의 돈을
보관하고 있는 여자와 전화를 한 거 아냐? 과거는 마침내 사라졌
어, 샌디, 모르겠어? 이제는 아무도 나를 찾지 않아."
"그 동안 일이 멀마든지 잘못될 수 있었어."
"그래, 하지만 잘못되지 않았어 난 돈, 테이프, 클로비스 알리
바이를 가지고 있었어. 그리고 나에게는 계획을 짤 수 있는 4년
이란 시간이 있었어."
"고문은 계획에 없었잖아."
"없었지, 하지만 상처는 아물 거야. 이 순간을 망치지 말아줘,
샌디. 난 승리했어."
샌디는 그를 그의 어머니의 집에 내려주었다. 그가 어린 시절
살던 곳이었다. 오븐 안에 케이크가 들어 있는 곳이었다. 래니건
부인은 샌디에게 자고 가라고 했지만, 샌디는 모자에게 둘만의
시간이 필요하다는 것을 알았다. 게다가 샌디는 아내와 아이들을
나흘 동안 못 보았다. 샌디는 차를 몰았다. 머리가 여전히 빙빙
돌고 있었다.
二츠근 거의 20년 동안 자보지 못
헌던 침대에서, 거의 10년 동안 보지 못했던 방에서 해가 뜨기
전에 눈을 떴다, 그 세월은 멀었다. 다른 인생처럼 느껴졌다. 방
은 더 비좁아진 것 같았고, 천장은 더 내려앉은 것 같았다. 오랜
세월이 지나는 동안 그의 물건들은 치워졌다. 소년 시절의 기념
품들. 세인츠 팀의 깃발, 꼭 끼는 수엮복을 입은 금발 모델들의
포스터
그는 거의 말을 안 하고 사는 부부의 자식이었기 때문에, 자신
의 방을 성소로 만들었다. 10대가 되기 오래 전부터 문을 잠가
버릇했다. 그의 부모들은 그가 허락할 때만 들어을 수 있었다.
어머니는 아래층에서 음식을 준비하고 있었다. 베이컨 냄새가
집안 전체에 스미고 있었다. 모자는 밤늦게까지 이야기를 했다
그런데도 어머니는 또 일찍 일어나 이야기를 하고 싶어했다. 푸
가 어머니를 탓할 수 있으랴?
그는 천천히 조심스럽게 기지개를 켰다. 화상 주위의 딱지가
앉은 살이 금이 가고 당겼다. 너무 심하게 기지개를 켜자 딱지가
뜯겨나가며 피가 흐르기 시작했다. 가슴의 화상을 만져보았다.
손톱으로 파고 미친 듯이 긁어대고 싶었다. 그는 두 발을 꼬고
머리 뒤에서 두 손을 깍지 졌다. 그는 천장을 보며 웃음을 지었
다. 도망자의 삶은 이제 끝났기 때문에 오만하게 웃음을 지었다.
패트릭과 다닐루는 사라졌다. 그들을 쫓던 그림자들은 패배하여
완전히 박살이 났다. 스테파노와 아리시아와 보건의 무리, 그리
고 연방 공무원들과 멍청한 기소장을 들고 있던 패리시. 모두 폐
물이 되었다. 이제 그를 쫓던 사람은 하나도 남지 않았다.
햇빛이 창문으로 들어왔다. 방이 더 좁아지는 느낌이었다. 그
는 얼른 샤워를 하고, 상처에 연고를 바르고 거즈를 댔다,
그는 어제 어머니에게 새로 손자들을 낳아드리겠다고 약속했
다. 어머니가 보고 싶어하는 애슬리 니콜 대신 새로 한 무더기
낳아드리겠다고. 그는 어머니에게 에바 칭찬을 했다. 오래지 않
아 에바를 뉴올리언스로 데려오겠다고 약속했다, 결혼을 한다는
분명한 계획은 없었지만, 불가피한 일 아니겠는가.
그들은 와플과 베이컨을 먹고 테라스에 나가 커피를 마셨다.
오래된 거리들이 잠을 깨기 시작했다. 이웃들이 들러 좋은 소식
에 환호하기 전에 그들은 서둘러 차를 타고 나갔다. 패트릭은 잠
간이라도 그의 도시를 다시 보고 싶었다.
9시에 패트릭과 어머니는 커낼에 있는 로빌로 브러더즈에 들
어갔다. 그 곳에서 패트릭은 새 바지와 셔츠와 가죽으로 만든 멋
진 여행 가방을 샀다. 그들은 디카터의 카페 뒤 몽드에서 베이도
넛을 먹고, 이어 근처의 카페에서 늦은 점심을 먹었다.
그들은 공항의 출국 게이트에 1시간 동안 앉아 있었다. 손을
잡았지만, 말은 거의 없었다. 스피커에서 그의 비행기에 탑승이
시작되었음을 알리자, 패트릭은 어머니를 꼭 껴안고 매일 전화하
겠다고 약속했다. 새 손자들을 보고 싶구나. 빨리. 그녀는 슬프게
웃음을 지으며 말했다.
그는 애틀랜타로 날아갔다. 거기서 에바가 샌디에게 맡긴, 패
트릭 래니건이라는 합법적인 이름으로 된 여권을 이용하여, 니스
로 가는 비행기를 탔다.
그가 에바를 마지막으로 본 것은 한 달 전 리우에서였다. 그
긴 주말 동안 둘은 매 순간을 함께 보냈다, 추적은 거의 끝이 났
고, 패트릭은 그것을 알고 있었다. 끝이 다가오고 있었다.
그들은 꼭 달라붙어 이파네마와 레블롱의 혼잡한 해변을 걸었
다. 주위의 행복한 목소리들은 무시했다. 그들은 그들이 좋아하
는 레스토랑-안티카리우스와 안토니우였다-에 느지막이 들
러 조용히 저녁식사를 했다. 그러나 식욕은 별로 없었다. 입을 열
어도 작은 소리로 짧은 문장만 이야기했다. 긴 대화는 눈물로 끝
이 났다.
한번은 그녀가 다시 도망칠 수 있다고 그를 설득하기도 했다.
아직 기회가 있을 때 그녀와 함께 떠나자고. 스코틀랜드의 성이
나, 로마의 아주 작은 아파트에 숨자고. 아무도 그들을 찾아낼 수
없을 거라고. 그러나 그 순간은 지나갔다. 그는 도망다니는 데 지
쳐 있었다.
그날 오후 늦게, 그들은 케이블카를 타고 슈거로프 산 꼭대기
에 올라가 리우 위로 석양이 지는 것을 보았다. 밤의 도시의 모
습은 장관이었으나, 상황이 상황인지라 제대로 즐길 수가 없었
다. 차가운 바람이 불자 그는 그녀를 꼭 안았다. 그는 언젠가, 모
든 것이 끝났을 때, 바로 이 자리에 다시 서서, 석양을 보며 미래
를 계획하겠다고 약속했다. 그녀는 그의 말을 믿으려고 애를 썼
다.
그들은 그녀의 아파트 근처 길모퉁이에서 작별인사를 했다. 그
는 그녀의 이마에 입을 맞추고 군중 속으로 사라졌다. 그는 그녀
가 그 곳에서 혼자 울게 내버려두고 왔다. 그것이 혼잡한 공황에
서 너저분한 모습을 보이는 것보다 나았기 때문이다. 그는 도시
를 떠나 서쪽으로 날아갔다. 비행기를 갈아탈 때마다 비행기와
공항이 작아졌다. 그는 어두워진 뒤에 폰타포랑에 도착했다, 그
의 비틀은 공항 주차장 그 자리에 그대로 있었다. 그는 비틀을
몰고 루아 티라덴테스의 조용한 거리를 달렸다. 이윽고 그의 수
수한 집에 이르렀다. 그 곳에서 물건들을 정리하고 때가 오기를
기다렸다.
그는 매일 오후 4시에서 6시 사이에 그녀에게 전화를 했다. 매
번 다른 이름으로, 암호화된 전화를 했다,
어느 날 그는 전화를 하지 않았다.
그들이 그를 찾아낸 것이다.
니스를 출발한 기차는 정시에 액스에 도착했다. 일요일 정오가
몇 분 지난 시각이었다. 그는 플랫폼에 내려 군중 속에서 과녀를
찾았다. 실제로 그녀를 볼 수 있을 거라는 기대는 하지 않았다,
그냥 희망일 뿐이었다. 그러나 거의 기도하는 심정이었다. 그는
새 옷을 입고 새 가방을 든 모습으로 택시를 타고 도시를 건너
빌라 갈리시까지 짧은 거리를 갔다. 빌라 갈리시는 도시 변두리
에 있었다.
그녀는 에바 미란다와 패트릭 래니건 두 이름으로 방을 예약
해두었다. 추운 데 있다가 따뜻한 데로 들어가니 얼마나 좋은지.
가짜 이름과 여권이라는 속임수를 쓰지 않고 보통 사람처럼 여행
하니 얼마나 좋은지. 그녀는 아직 투숙하지 않았다. 패트릭은 직
원의 말을 듣고 기운이 쭉 빠졌다. 그는 그녀가 그와 사랑을 나
누기 위하여 부드러운 속옷을 입고 방에서 기다리고 있을 거라고
상상했기 때문이다. 그녀의 몸의 촉감을 느낄 수 있을 것 같은
기분이었는데.
"예약은 언제 했죠?
그가 짜증이 나서 직원에게 물었다.
"어제요. 런던에서 전화를 했습니다. 오늘 아침에 도착하겠다
고 하셨습니다. 그런데 아직 안 오셨군요."
그는 방으로 가 샤워를 했다. 가방을 풀고, 차와 패스트리를
주문했다. 그는 그녀가 문을 두드리는 소리를 듣고, 방으로 끌어
들이는 꿈을 꾸다가 잠이 들었다.
그는 프런트 데스크에 매시지를 남기고, 아름다운 르네상스 도
시를 오랫동안 산책했다. 공기는 맑고 상쾌했다. 11월 초의 프로
방스는 쾌적했다. 어쩌면 여기서 사는 게 좋을지도 몰라. 그는 오
래된 좁은 거리들 위의 예쁜 아파트들을 보며 생각했다. 그래, 이
곳이 살기 좋을 거야. 그 곳은 예술을 숭배하는 대학 도시였다.
그녀의 불어 실력은 상당했다, 그도 불어에 능숙해지고 싶었다.
그래, 이번에는 불어를 배우는 거야. 이 곳에 일주일 정도 있다
가, 리우에 잠간 들러야지, 하지만 리우가 그들의 집이 될 수는
없었다. 자유 때문에 흥분한 패트릭은 세상 모든 곳에 살고 싶었
다. 다른 문화들을 흡수하고, 다른 언어들을 배우고 싶었다.
젊은 모르몬교 선교사들 한 무리가 그를 막아섰으나, 그는 그
들을 떨쳐버리고 쿠르미라보를 따라 걸어갔다, 그는 1년 전 그녀
와 손을 잡고 학생들을 지켜보던 노천 카페에서 에스프레소를 마
셨다.
그는 당황하지 않으려 했다. 비행편 연결이 어긋난 걸 거야.
그는 억지로 어두워질 때까지 기다렸다가, 가능한 한 태평하게
천천히 걸어 호텔로 향했다.
그녀는 없었다. 메시지도 없었다. 아무것도. 그는 런던의 호텔
로 전화를 걸었다, 그녀가 어제, 토요일, 아침나절에 그 곳을 떠
났다는 것을 알 수 있었다.
그는 식당 옆의 테라스 정원으로 가, 구석에서 의자를 하나 찾
아냈다, 그는 창문을 통해 프런트 데스크를 볼 수 있도록 의자를
돌려놓고 앉았다. 그는 추위와 싸우기 위해 더블 코냑을 두 잔
주문했다. 그녀가 도착하면 그의 눈에 띌 수밖에 없었다.
만일 비행기를 놓친 거라면, 지금쯤은 전화를 했어야 했다. 다
시 세관에 걸린 거라면, 지금쯤은 전화를 했어야 했다. 여권, 비
자, 비행기표에 문제가 생긴 거라면, 지금쯤은 전화를 했어야 했
다
아무도 그녀를 뒤쫓고 있지 않았다. 나쁜 놈들은 모두 감옥에
갇혀 있거나, 돈을 받고 떨어져나갔다.
빈속에 코냑을 더 먹었다. 오래지 않아 술에 취했다. 그는 졸
지 않기 위해 진한 커피를 마시기로 했다.
바가 문을 닫자 패트릭은 방으로 갔다. 리우는 아침 8시였다.
그는 내키지 않았지만 그녀의 아버지에게 전화를 했다. 전에 두
번 만난 적이 있었다. 그녀는 그를 캐나다인 의뢰인이자 친구로
소개를 했다. 그 불쌍한 노인은 이미 힘든 일을 려었지만, 패트릭
에게는 선택의 여지가 없었다. 그는 자신이 프랑스에 있다고 하
고, 그의 브라질인 변호사와 법적인 문제를 이야기해야 한다고
말했다. 이렇게 일찍 집으로 전화해서 죄송합니다. 하지만 다른
데서는 찾을 수가 없어서요. 중요한 일입니다. 또 급하구요. 파을
루는 이야기를 하고 싶어하지 않았다, 하지만 전화를 건 사람은
그의 딸에 대해 많은 것을 알고 있는 것 같았다.
그 애는 런던에 있소. 파울루가 말했다. 토요일에 그 애와 통
화를 했소. 그는 더 이상은 이야기하지 않으려 했다.
패트릭은 2시간 동안 더 괴로워하다가 샌디에게 전화를 했다.
'제바가 사라졌어."
이제 패트릭은 어찌할 바를 몰랐다. 샌디도 그녀에게서 아무런
연락을 받지 못했다.
패트릭은 이틀 동안 액스의 거리를 방황했다. 정처없이 오랫동
안 산책을 했고, 새벽에 잠을 잤고, 아무것도 먹지 않았고, 코냑
과 진한 커피만 마셨고, 샌디에게 전화를 했고, 불쌍한 파울루에
게 계속 전화를 하여 겁을 먹게 했다. 도시도 그 로맨스를 잃었
다, 1는 혼자 방애 틀어박혀 상심하여 울었다. 혼자 길을 걷다,
지금도 미친 듯이 사랑하고 있는 여자에게 저주를 퍼부었다.
호텔 직원들은 그가 오고가는 것을 지켜보았다, 처음에 그는
안달을 하며 메시지가 온 것이 없느냐고 물었다. 그러나 시간이
7;꼬 날이 가면서, 그는 그들에게 간신히 고개만 끄덕였다, 그는
면도를 하지 않았고 피곤해 보였다. 술을 너무 많이 마셨다.
그는 사홀을 보내고 호텔을 나갔다. 미국으로 돌아간다고 했
다. 그는 가장 마음에 드는 직원에게 혹시 미란다 부인이 나타나
면 전해주라고 봉한 편지를 맡겼다.
패트릭은 리우로 갔다. 스스로도 이유를 알 수 없었다. 그녀는
리우를 사랑했기 때문에, 그 곳에 나타날 가능성은 거꾸로 가장
적었다. 너무 똑똑해서 리우로는 절대 가지 않을 터였다. 그녀는
어디에 숨을지를 알았다. 어떻게 사라지는지를 알았다. 어떻게
신분을 바꾸는지를 알았다. 어떻게 순식간에 돈을 옳기는지도 알
았다. 어떻게 주의를 끌지 않고 돈을 쓰는지도 알았다.
스승에게서 배워 알았다. 패트릭은 그녀에게 사라지는 기술을
너무 잘 가르쳐주었다. 아무도 에바를 찾지 못할 터였다. 물론 에
바가 찾도록 놔둔다면 모르지만.
그는 고통스럴게 파울루와 만났다. 그 자리에서 모든 이야기,
모든 자세한 내막을 다 털어놓았다. 불쌍한 파울루는 그의 눈앞
에서 무너졌다. 울면서 자신의 귀중한 딸을 부패시킨 그를 욕했
다. 그 만남은 최후의 수단이었으나, 아무런 보람이 없었다.
그는 그녀의 아파트 옆의 작은 호텔에 머물렀다. 거리를 걸으
며 다시 모든 얼굴을 살폈다. 그러나 이제는 이유가 달랐다. 이제
는 사냥감이 아니라 사냥꾼이었다. 그것도 필사적인 사냥꾼.
그러나 그녀의 얼굴은 보이지 않을 터였다. 그가 그녀에게 얼
굴을 감추는 방법을 가르쳐주었기 때문에.
그의 돈은 줄어들었다. 결국은 샌디에게 전화를 걸어 5,000달
러만 찐달라고 했다. 샌디는 금방 그러마고 하고, 더 꿔주겠다고
까지 했다.
그는 한 달 뒤에 포기했다. 그리고 버스를 타고 나라를 가로질
러 폰타포랑으로 갔다.
그는그 곳의 집을팔수 있었다. 차도 팔수 있을지 몰랐다.
둘 다 팔면 미화 3만 달러는 될 터였다. 아니면 그것은 그대로
두고 일자리를 얻을 수도 있었다. 그가 사랑하는 나라에서, 그가
사모하는 쾌적한 조그만 마을에서 살 수도 있었다. 어쩌면 영어
선생으로 일을 할 수 있을지도 몰랐다. 루아 티라덴테스에서 평
화롭게 살 수 있을지도 몰랐다. 이제 그림자들은 사라지고, 맨발
의 아이들만 햇볕으로 뜨거워진 포도(鑛道)를 따라 축구공을 물
고 가는 곳에서.
달리 어디로 간단 말인가? 그의 여행은 끝이 났다. 그의 과거
는 마침내 종결되었다.
그래, 언젠가는 그녀가 나를 찾아오겠지,
고마움의 말
언제나 그렇지만, 나는 이 책을 쓰면서 친구들의 지식에 의존
했다. 이 자리를 빌려 그들에게 감사하고 싶다. 스티브 흘런드,
진 맥데이:푸 마크 리, 버스터 헤일, R. 워런 모크는 그들의 경험
을 빌려주고, 난해하고 세세한 사실들을 추적해주었다. 뭘 덴튼
은 이번에도 원고를 읽고, 이번에도 그것을 문법적으로 정확하페
만들어주었다.
브라질에서 나는 내 책을 출판해준 사람이자 친구인 과울루
로코의 도움을 받았다. 그와 그의 매력적인 부인 안젤라는 나에
게 그들이 사랑하는 리우. 세상에서 가장 아름다운 도시를 나누
어주었다.
이 친구들은 질문을 하면 사실을 이야기해쿠었다. 평소와 마찬
가지로, 잘못은 다 내 책임이다.
존 그리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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