허병민 지음 / 북퀘이크
이 책은 이 시대를 이끌어갈 직장인들에게 필수적인 커리어 생존전략을 소개한다. 저자는 자신의 실제 경험을 바탕으로 치열하게 고민한 끝에 밝혀낸 여러 가지 생존 전략과 성장 스토리를 통해, 우리로 하여금 자신의 모습을 비추어보고 인정받는 직장인의 메커니즘을 함께 고민해보게 하면서, 직장생활을 잘하는 방법을 한마디로 압축해 기본으로 돌아가는 것이라 강조한다.
닥터 쿡, 직장을 요리하다
▣ Short Summary
회사가 구성원을 평가할 때 가장 중요하게 보는 요소가 무엇일까? 실무능력? 외국어 구사능력? 컴퓨터 활용능력? PT 능력? 종합적인 커뮤니케이션 능력? 아부의 기술 혹은 정치의 기술? 이것들이 하나 같이 중요한 역량이라는 데 이의를 제기할 사람은 없다. 하지만 이 중에서 가장 중요한 정답은 없는것 같다. 회사가 구성원들이 갖췄으면 하는 제1의 조건은 다름 아닌 ‘됨됨이’다. 그리고 이 됨됨이를 구성하고 있는 세 가지 요소가 바로 성실성, 인내심, 그리고 인간성이다.
이 책은 이 시대를 이끌어갈 직장인들에게 필수적인 커리어 생존전략을 소개한다. 저자는 자신의 실제 경험을 바탕으로 치열하게 고민한 끝에 밝혀낸 여러 가지 생존 전략과 성장 스토리를 통해, 우리로 하여금 자신의 모습을 비추어보고 인정받는 직장인의 메커니즘을 함께 고민해보게 한다. 저자는 이 책에서 소개하는 다양한 전략들을 음식 및 재료로 비유해 표현한다.
저자는 직장생활을 잘하는 방법을 한마디로 압축해 기본으로 돌아가는 것이라 강조한다. 그리고 한마디 더 얹어 깨진 유리창 법칙을 명심하라고 말한다. 쉽게 말해 우리가 작고 사소한 것들을 무시하다 보면 나중에는 이것이 하나둘 모여 자신에게 큰 화로 돌아올 수도 있다는 것이다. 그러므로 첫째도 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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본, 둘째도 기본, 셋째도 기본이며, 처음부터 끝까지 기본에 충실해야 한다고 역설한다.
▣ 차례
애피타이저 - 직장생활 불변의 법칙
01 면 - 스스로를 업그레이드할 수 있는 가장 쉬운 방법 02 피망 - 잘나가고 싶다면 쫓겨나는 시나리오를 작성하라 03 사과 - 인정(認定) 없이, 인정(人情) 없다 04 깍두기 - 무대뽀를 위한 무대는 없다 05 단무지 - 1인자가 되려면 2인자가 되어봐야 한다 06 오이 - 귀가 너덜너덜해질 때까지 들어라 07 곰탕 - 감춰라, 알려지리라 08 무 - □□□, 살아남으리라 09 회 - 피드백은 당신의 브랜드다 10 양파 - 껍질을 벗겨내면 매운맛이 나야 한다 11 샌드위치 - 위아래가 있기에 당신이 있다 명셰프 소개 - 팀 브라운 : 관계가 창조한다
디저트 - 회사에서 1년을 버티지 못하면, 당신은 그 어떤 일도 해낼 수 없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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애피타이저 - 직장생활 불변의 법칙
회사가 구성원을 평가할 때 가장 중요하게 보는 요소가 무엇일까요? 실무능력? 외국어 구사능력? 컴퓨터 활용능력? PT 능력? 종합적인 커뮤니케이션 능력? 아부의 기술 혹은 정치의 기술? 이것들이 하나같이 중요한 역량이라는 데 이의를 제기할 사람은 없을 겁니다. 하지만 이 중에서 가장 중요한 정답은 없는 것 같습니다. 회사가 구성원들이 갖췄으면 하는 제1의 조건은 다름 아닌 ‘됨됨이’입니다. 그리고 이 됨됨이를 구성하고 있는 세 가지 요소가 바로 성실성, 인내심, 그리고 인간성이지요. 저는 그러한 사실을 깨닫는 데 오랜 시간이 걸렸습니다. 저는 직장생활을 광고대행사 제일기획에서 시작했습니다. 그때가 2001년이었는데, 당시는 취업 현실이 지금처럼 전쟁이나 지옥 같지는 않았던 것 같습니다.
게다가 저 개인적으로는 사회에 발을 갓 내디딘 시기다 보니 스스로에 대한 자신감이 하늘을 찌르고 있었던 때입니다. 그렇다 보니 마음속으로 ‘일류든 최고든 그 어디든 간에 내 마음에 안 들기만 해봐, 뒤도 안 돌아보고 나간다’ 식의 거만한 마인드를 갖고 있었지요. 이런 지나칠 정도의 자만심과 오만함을 고스란히 반영해주듯, 저는 정확히 8개월 만에 제일기획에서 퇴사했습니다.
그런데 제일기획에서 퇴사를 하기 며칠 전에 저는 희한한 경험을 했습니다. 팀장님께서 새벽에 전화를 거시더니 이런 말을 하시는 겁니다. “병민아. 다른 말은 안 하겠다. 여러 말 한다 해서 네가 고집을 꺾을 애도 아니고, 다 좋으니까 더도 덜도 말고 딱 1년만 채우고 나가라. 그 이상은 바라지 않는다. 알겠지? 꼭이다. 딸깍.” 결과만 말씀드리자면 저는 팀장님의 말씀을 따르지 않았습니다. 팀장님은 왜 저에게 1년이라는 시간을 강조하셨던 걸까요? 그것은 단순히 ‘경력관리’에 큰 영향을 미치기 때문만은 아닙니다. 그보다는 더 본질적인 관점에서 그것이 개인이 직장생활 자체를 계속 해나갈 수 있는지 여부를 판가름해주는 중요한 잣대이기 때문입니다. 쉽게 말해 여러분이 회사에서 1년을 버티지 못한다면 회사가 아닌 그 어디를 가더라도 얼마 버티지 못할 확률이 꽤 높다는 거지요.
1년 내에 한 사람의 직장생활의 향방이 결정된다는 것인데, 여기에서 말하는 ‘향방’이 실무능력 차원의 향방을 말하는 게 아닙니다. 잘 알다시피 업무나 실무와 관련된 능력은 2년, 3년 연수가 늘어갈수록 개인이 노력을 하면, 정말 구제불능이 아닌 한 충분히 업데이트하고 업그레이드할 수 있는 거지요. 1년안에 결판이 나는 것은 사람의 힘에 의해서는 어쩔 수 없는, 개인 안에 내재되어 있는 본질적인 요소와 직결되어 있습니다. 그것은 다름 아닌 성격(성향, 개성, 스타일 등 포함)입니다.
솔직하게 고백하자면, 제가 팀장님께서 말씀하신 ‘1년만 채우고 나가라’의 진의를 알게 된 건 5년이 지나고 나서야였습니다. 제가 경제사정 때문에 평론가 활동을 중단하고 한 외국계 대기업으로 들어가려던 시기가 2006년 초였는데, 마침 그때 인사도 드릴 겸 팀장님께 메일을 보냈지요. 메일에는 제가 그동안 해온 일들, 다녔던 직장에 대한 이야기 등을 담았습니다. 저는 그야말로 그간의 소식을 전하기 위해 편안한 마음으로 쓴 건데, 팀장님은 반대 분위기의 메일 답변을 보내오셨지요. 그것도 저에 대한 매우 냉정하고 정확한 진단이 담긴 메일을요. 몇 마디 담기지 않은 이 편지가 저의 직장생활에 대한 관점을 많은 부분 바꿔놓았습니다. 그런 마음으로 이것을 여러분과 공유하고자 합니다.
‘병민아, 어느 조직이건 참을성 없는 사람은 필요로 하지 않는다. 내가 형으로서 하는 이야기인데, 나도 사람을 뽑을 때 실력을 보지 않는다. 인간성이나 성실함을 먼저 보고 나서 실력을 본단다. 다재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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능하면 뭐하니? 뭐 하나 제대로 붙어 있지도 못하는데. 병민아. 너의 만족 못하는 성격을 이제는 좀고쳤으면 하는 바람이다. 어떻게 보면 너는 큰 병에 걸린 것 같구나. 자신이 너무 잘났다는 사실에 고무되어서 어느 회사에도 만족을 못하니 말이다. 제일 큰 병은 참을성이 없다는 거다. 조직적으로 일하는 법을 배우길 바란다. 진심으로 너에게 조언을 해주는 거니까 기분 나쁘게 듣지 말길 바란다.’
그로부터 2년이 지난 2008년, 6월을 끝으로 저는 대기업 생활에 종지부를 찍었습니다. 회사생활을 다정리하고 나니 2001년과 2006년에 팀장님께서 신경 써가면서 전해주신 조언들이 나름대로 조합되어 다음과 같이 하나의 의미로 수렴되더군요. 직장생활에 있어서의 불변의 진리를 담고 있는 이 말을 여러분도 한번 되새겨보시면 좋을 것 같습니다.
‘제아무리 날고 기는 천재적인 실력을 갖고 있다 해도 사람을 움직이는 건 능력이 아니라 ‘사람’ 그 자체란 사실을 잊지 말아야 한다. 자신에게 이러한 ‘기본’이 뒷받침되어 있지 않다면 ‘응용’은 언제든지 그리고 얼마든지 스스로를 허물어뜨릴 수 있다.’
면 - 스스로를 업그레이드할 수 있는 가장 쉬운 방법
직장인이라면 누구나 비슷한 고민거리를 갖고 있지 않을까 싶습니다. 어떻게 하면 실력을 인정받을 수있을까, 어떻게 하면 해당 분야의 전문성을 확보할 수 있을까, 어떻게 하면 다양한 종류의 능력(외국어, 발표력, 보고서 작성능력 등)을 키울 수 있을까 등 다들 크게 다르지 않을 겁니다. 이것은 결국 남보다 앞서나가기 위해 나는 과연 무엇을, 어떻게 해야 하는가라는 질문으로 수렴됩니다. 사실 따지고 보면 이것은 단순히 ‘남보다 앞서나가는 것’하고만 관련된 문제는 아닙니다. 오히려 ‘나는 남과 대체될 수있는 사람인가’라는 좀 더 본질적인 문제와 직결되어 있지요.
회사 내에서 비중 있는 사람으로 자리매김하고자 한다면 남이 뛰어넘을 수도 없고, 대신할 수도 없는 사람이라는 인식을 사람들에게 심어 넣어야 합니다. 그러기 위해서 여러분은 영어 실력, 보고서 작성 능력, 커뮤니케이션 능력 등의 다양한 ‘비장의 무기’들을 물불 안 가리고 준비하고 있을 거라고 봅니다.
하지만 아쉽게도 이제 이러한 사항들은 회사에서 살아남기 위한 가장 기본적이면서도 핵심적인 요건이 되었습니다. 생존경쟁을 버텨내기 위한 당연한 요건이 된 거지요. 결국 스스로를 차별화하고자 하는 노력의 결과가 시간과 노력을 들인 것에 비해 만족스럽지 않을 수도 있게 되었다는 겁니다.
자, 여기에서 우리는 분명 하나의 틈새를 찾아야 하는데, 저는 그 틈새가 다름 아닌 ‘일에 접근하는 방식’에 있다고 봅니다. 대부분의 회사에서 일이 진행되는 프로세스를 보면 다음과 같이 두 가지 대표적인 특징이 있다는 것을 알 수 있습니다. ‘① 톱다운(top-down) 전달 체계, ② 제안보다는 공유 중심의 업무진행’ 우선 여기에서 분명한 것은 여러분이 CEO가 아닌 이상 이 두 가지는 회사를 그만두는 날까지 여러분이 자율적으로 바꿀 수 있는 사항들이 아니라는 겁니다.
[요리 가이드라인 #1] 과거의 것이든 현재의 것이든, 사유 방식 및 관점이 각자의 재검토 없이 그저 전수받은 것이라면 거기에는 이미 오류가 프로그래밍되어 있다. - 프랜시스 베이컨. 안타깝지만 현실 적으로 우리는 우리 앞에 주어져 있는 판을 엎을 수는 없습니다. 대신에 우리는 그 판 안에서 ‘노는 방법’을 조금 달리해볼 수는 있습니다. 지금까지 위에서 전달한 업무의 내용과 틀, 방향성을 한 치의 오차도 없이 그대로 실행하는 데만 초점을 맞춰왔다면, 실행한 후 결과 보고를 통해 다 함께 공유하는데 최선을 다해왔다면, 앞으로는 실행의 전 단계에서 긍정적인 ‘딴지’를 걸어볼 것을 권해드립니다. 방법은 간단합니다. 스스로에게 끊임없이 질문을 던지는 겁니다. 주어진 상황에서 기존의 방식 그대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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암기하고 복사하듯 일을 처리해나갈 게 아니라, 가정법 ‘If(만약)’를 적극적으로 활용해보는 거지요. 다시 말해 어미 ‘-면(‘-다면’ ‘-라면’ 등 다 포함)’을 치열하게 이용해 자신에게 주어진 일을 새로운 각도와 관점으로 재해석해보는 겁니다.
[요리 가이드라인 #2] 한 번에 대여섯 번 연속해서 “왜?”냐고 물어보면 복잡한 것들이 어떻게 단순화 되는지 관찰할 수 있다. - 세스 고딘(마케팅 전문가). “이렇게 하면 될까 안 될까, 왜 안 될까, 저 사람이 나라면 어떻게 할까, 이거 말고 다른 방법은 없나, 왜 없나, 있다면 뭐가 달라지지…” 이러한 가정 법을 활용한 질문들을 스스로 반복적으로 하지 않으면, 중장기적으로 봤을 때 여러분의 업무는 다른 누군가의 몫으로 돌아가게 될 것입니다.
[요리 가이드라인 #3] 문제에 직면했을 때, 그 해답을 알고 있는지는 중요하지 않다. 그보다는 어떤 문제에 부딪치든 가설을 세우고 검증하는 과정을 통해 해답을 모색할 수 있는 문제해결력을 갖추는 것이 중요하다. - 오마에 겐이치(경영컨설턴트). 가정법이 담긴 질문을 쉼 없이 스스로에게 던지세요. 브레인스토밍을 통해 다양한 질문들을 뽑아내고, 그 속에서 나름대로의 고민을 통해 해답을 발견하고, 그중에서 새롭고 알찬 내용을 흡수하고 자기의 것으로 만들어 업무에 적용하는 것에 여러분이 추구해야 하는 업그레이드의 핵심이 놓여 있습니다.
명셰프 소개 - 앤디 그로브 스스로에게 질문을 던진다는 것, 그것은 ‘자기만족’을 경계하는 자세와 맞닿아 있습니다. 또한 그것은 고정관념이나 선입견, 편견과 맞붙는 행동이기도 하지요. 인텔의 전설적인 CEO인 앤디 그로브는 이와 관련하여 우리에게 중요한 원칙을 다음과 같이 알려줍니다. ‘새로운 문제에 부딪치면 이전에 알고 있던 모든 것을 잊어버려라.’ 이 말은 결국 기존의 생각이나 관념이 새로운 문제를 푸는 데 전혀 도움이 되지 않는다는 얘기이지요.
피망 - 잘나가고 싶다면 쫓겨나는 시나리오를 작성하라
회사에서 잘나가고 싶다면 성공의 공식은 공식대로 머릿속에 각인해두고 거기에 깔려 있는 다양한 방법들을 연마하되, 여러분을 진정 절실하게 만드는 실패에 관한 공식들을 스스로 만들어보길 바랍니다.
사람마다 다를 수는 있겠습니다만, 적어도 잘나가고 싶다는 절실한 목표가 있다면 그에 맞는 절실한 방법들을 강구해야 하는데, 실패만큼 그 절실함을 잘 드러내고 부각시킬 수 있는 게 또 있을까요? 지금이야 회사를 안 다니고 있습니다만, 저 같은 경우 쫓겨나는 시나리오를 참 많이도 작성했던 것 같습 니다. 그런데 저는 딱히 성공에 대한 어떤 절실함을 갖고 ‘찍힐’ 만한 행동들을 했다기보다는, 그저 그렇게 하는 게 여러 사람들에게 눈도장을 찍을 수 있는 방법이라고 생각했던 것 같습니다. 제일기획을 다닐 때의 일입니다. 광고회사에서 광고모델을 선정하는 일은 매우 중요한 일입니다.
당시 준비 중이었던 한 광고의 아이디어 회의에서 저는 세간에 잘 알려지지 않은 맥킨지의 컨설턴트였던 윤송이(現 엔씨소프트 사장) 씨를 추천했는데, 전원 반대라는 참담한 피드백을 받았지요. 하지만 절대로 포기할 수 없었던 저는 윤송이 씨를 퇴근 후 거의 매일 찾아갔습니다. 그러던 어느 날 제 사수가 저를 불러놓고 조용히 한마디 하시더군요. “처음이자 마지막으로 얘기하겠다. 윤송이 씨, 그만 찾아가길 바란다.” 그는 제가 뭘 하고 다니는지 다 알고 있었던 겁니다. 그렇지만 아무리 직속 사수라고 해도 당시의 저는 이미 직장 생명을 걸고 있었기 때문에 그만둘 수가 없었습니다. 그래서 어떻게 되었냐고요? 다행인지 불행인지 끝내 모델도 설득했고, 더불어 광고주도 설득하는 데 성공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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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런데 광고가 TV에 나오고 난 시점부터 제 주변의 모든 게 달라지기 시작했습니다. 팀장님을 제외한 거의 모든 분들이 저를 멀리하기 시작했지요. 인정받기 위해 휴식 따위는 반납한 채 오로지 광고 하나잘 만들겠다는 마음으로 최선을 다했는데 외톨이를 만들다니, 납득이 가지 않더군요. 만약 여기에서 이야기가 끝나버린다면 쫓겨나는 시나리오를 쓰려고 할 분은 단 한 분도 없겠지요? 여러분이 기다리셨을 ‘쫓겨나는 시나리오를 작성해야 하는 이유’가 지금부터 들려드릴 이야기에 담겨 있습니다.
저는 당시에 하나는 알고 둘은 몰랐습니다. 저는 광고의 성공 그리고 주변의 인정이라는 목적을 위해 과정이라는 수단은 제멋대로 판단하고 정의하고 정당화했고, 그 결과 회사가 굴러가는 주된 원동력인 팀워크를 해쳤습니다. 결국 한 그루의 나무를 위해 온 숲 전체를 다 희생한 저는 제 직장생활을 스스로 위기에 몰아넣은 셈입니다. 아시다시피 회사에서 혼자 모든 걸 처리해내려는 사람은 독립심과 결단력 쪽으로는 인정받을지 모르나, 동시에 ‘조직’에 맞지 않다는 부정적인 평가도 받게 되지요.
져는 여러 회사를 다니면서 이런 식의 우여곡절을 적지 않게 겪었습니다. 비록 나쁜 목적을 갖고 고의로 그랬던 건 아닙니다만, 성공 시나리오보다는 실패 시나리오를 훨씬 더 많이 써내려왔지요. 하지만 이러한 ‘골로 가는’ 리스트를 많이 만들어나가면서도, 다행히 매번 그 안에 있는 오류를 발견해내고, 그것을 되새겨보고 고민하고 지워내는 작업을 병행해왔습니다. 이 과정을 통해 저는 직장생활에서 가져야 하고, 가질 수밖에 없는 절실함을 자연스럽게 소유하게 되었고, 그것을 어떻게 성공으로 연결시킬 것인가에 대해 지겨울 정도로 고민하게 되었지요. 요컨대 저는 쫓겨나는 시나리오를 통해 그 반대 급부인 쫓겨나지 않는, 한 걸음 더 나아가 잘나가기 위한 길을 모색해볼 수 있었던 겁니다.
단무지 - 1인자가 되려면 2인자가 되어봐야 한다
여러분은 여러분에게 한시도 눈을 떼지 않고 여러분을 노려보고 있는 상사들을 어떻게 생각하나요? 아, 그렇진 않다고요? 그럼, 여러분의 발전을 위해 등도 토닥토닥거려주고 적절하고도 합리적인 비판을 해주면서도, 치사하지 않게 전수할 거 아낌없이 다 전수하는 상사들을 어떻게 생각하나요? 옆에 있는 상사들에 대한 솔직한 느낌을 말하면 됩니다. 으르렁대는 스타일이든 토닥거려주는 스타일이든, 아마 ‘가 까이 하기엔 너무 먼 당신’이라는 표현이 자신의 입가에 맴돌고 있지 않을까 싶습니다.
저 같은 경우에는 상사가 너무 멀게 느껴져서 가까이하지 않은 게 아니라, 오히려 너무 가깝게 느껴졌기 때문에 가까이하지 않았습니다. 무슨 말인고 하니 상사의 실력을 진정한 ‘실력’으로 보기보다는 재직 연수에서 나오는 노련미나 노하우 정도로 가볍게 무시해버렸다는 거고, 따라서 상사와 저 사이에는큰 갭이 없다고 여겼다는 거지요. 그러니 굳이 가까이해야 할 필요성을 느끼지 못했던 겁니다. 그래서 저는 가까이 있을 때 배우지 못한, 아니 너무나 자만했던 나머지 배우지 않은 실수를 저질렀습니다.
불행하게도 제가 간과했던 사실은 상사란 존재가 실은 ‘멀리하기엔 너무 가까운 당신’이었다는 겁니다.
단순히 멀리하고 싶어도 매일매일 과제를 내주고 체크하니 멀리하지도 못하겠고, 제 입지가 높아지는게 그의 손에 달려있으니 멀리해서도 안 되었기 때문만은 아닙니다. 본질적으로 그가 조직 안에서 제자신이 이것저것 잘 적응하고 버텨내 성공할 수 있는지, 성공하려면 어떻게 성공해야 하는지를 판가름 하는 ‘바로미터’(물론 ‘열쇠’는 어디까지나, 언제나 자신이지요)였기 때문입니다. 이런 관점에서 보면 ‘상사는 무조건 옳다’는 명제는 무조건 옳은 게 맞습니다. 결국 돌이켜보면 계급장을 떼고 한 판 붙기 전에 계급장이 뭔지, 그것을 왜 달아주는지를 알아야 했던 거지요.
많은 사람들이 회사에서 CEO가 되고자 합니다. 그런데 수많은 사람들이 CEO가 되기 위한 레이스에서 중도 포기하거나 다양한 이유들로 줄줄이 탈락하고 맙니다. 목적과 목표도 뚜렷하고, 전략적으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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투자하는 곳도 명확하고, 방향도 맞아떨어지는 것 같은데, 대체 왜 이런 일이 벌어지는 걸까요? 등잔 밑이 어둡기 때문입니다. 엉뚱하게 들릴 수 있겠지만, 틀린 말은 아닙니다. 너무 앞만 보면서 달려왔기 때문입니다. 최고가 되기 위해 최고의 노력을 기울인 것까진 좋은데, 거기에만 너무 빠져 있는 나머지 가장 중요한 걸 놓쳐버린 겁니다. 최고에 대한 정의를 제대로 내리지 않은 거지요. 누가, 즉 어떤 사람이 최고이고, 최고라는 것은 무엇을 뜻하는가라는 질문에 대해 대답을 준비하지 않았던(혹은 못했던) 겁니다. 처음부터 단추를 잘못 꿰맨 셈이니, 그다음은 도미노 효과를 연상하시면 됩니다.
자, 그럼 단추를 제대로 꿰어볼까요. 여러분은 회사 안에서 누구를 1인자라고 부르나요? 물론 CEO입니다. 하지만 CEO만이 1인자라고 생각하는 한, 여러분은 1인자가 될 수 없습니다. 목표와 목적은 다르기 때문입니다. 여러분의 목표가 CEO인 것이지, 목적이 CEO인 건 아닙니다. 여러분의 목적은 1인자입니다. 1인자가 되면 CEO가 되는 건 어렵지 않습니다. 우선 여러분의 눈앞에 버티고 서 있는 사람이 바로 1인자입니다. 사수든 팀장이든 한 기수 혹은 1년 위의 선배든 다 1인자들이지요. 인정하기 싫겠지만 자기보다 더 잘나가고 있는 동료들이 다 1인자들입니다. 한걸음 더 나아가 불쾌하게 들릴 수도 있겠지만, 암묵적으로 자기보다 사실상 더 인정을 받고 있는 후배들이 다 1인자들입니다.
이런 식으로 1인자에 대한 정의를 해나가다 보면 단순한 진리가 하나 튀어나옵니다. 우리가 조금이라도 배울 게 있는 사람이라면, 그는 우리에게는 1인자라는 것. 그 말은 결국 자기 자신을 제외한 모든 사람들이 다 1인자라는 겁니다. 그것도 업무와 관련된 주변 사람들만이 1인자라는 게 아닙니다. 업무 와는 전혀 관련이 없어 보이는 청소하시는 분들, 혹은 구두 닦는 분들도 다 1인자들입니다. 업무를 해나가는 스타일이나 방식을 봤을 때 우리는 거기에서도 뭔가를 느끼고 배울 수 있으니까요. 요컨대 적어도 회사 안에서 우리는 2등이고 2인자일 뿐입니다.
1962년, 미국의 렌터카 시장에서 압도적인 시장점유율 1위를 달리고 있던 헤르츠(Hertz)의 뒤통수를 제대로 날린 사건이 있었지요. 렌터카 회사 에이비스(Avis)가 도발적인 광고를 내걸었던 겁니다. 광고를 보면 이런 대담한 질문이 나옵니다. ‘에이비스는 렌터카 시장에서 고작 2등입니다. 그런데 왜 우리를 선택해야 할까요?’ 그야말로 어리석기 짝이 없어 보이는 이 질문에 대해 에이비스는 평범하고 단순 해보이지만, 결코 어리석지 않은 대답을 제시합니다. ‘우리는 더욱 더 열심히 합니다(We try harder).’ 렌터카 시장이 헤르츠와 에이비스 양강 체제로 새롭게 재편되는 역사적인 한마디였습니다.
재미있는 건, 사실 에이비스는 당시에 2등 기업이 아니었다는 것입니다. 1952년에 설립된 후 13년 내리 적자에 시달려온 기업으로서, 1962년에는 적자가 125만 달러에 육박하고 있었지요. 2등이기는커녕 당장 문 닫아야 할지도 모르는 비전 없는 회사에 불과했습니다. 바로 이런 상황에서 에이비스는 승부를 걸었던 겁니다. 사람들 사이에서 큰 화제가 된 ‘We are number 2’ 캠페인이 바로 그것이지요. ‘지금은 1등이 아니지만, 1등을 지향하는 사람들이 제공하는 더 좋은 서비스를 받아보라’ 이겁니다. 여기에서 우리가 얻을 수 있는 레슨은 무척 단순하고 간단합니다. 1인자가 되고 싶다면 남보다 더 열심히 하면 됩니다. 남보다 더 열심히, 2인자에 충실하면 된다는 거지요. 다시 말해 2인자로서 더 열심히 1인자를, 그가 갖고 있는 마음과 자세를 본받고 자기 것으로 만들면 된다는 얘기입니다. 2인자에게는 2인자 만의 존재 이유가 있습니다. 그는 최고가 아니기 때문에 최선을 다해야 합니다. 그것도 그냥 무조건 최선을 다해야 하는 게 아니라, 자기 자신을 과감히 버린 채 최선을 다해야 합니다.
양파 - 껍질을 벗겨내면 매운맛이 나야 한다
저는 그동안 사내ㆍ외에서 다양한 CEO들과 ‘연봉 킹’들, 존경이란 존경은 다 받는 톱클래스 수준의 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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원들을 인터뷰하고 조사해왔습니다. 저는 궁금증을 해소하고 싶었습니다. 회사에서 큰 탈 없이 오랜 기간 성공을 거두고 있는 사람들은 대체 어떤 사람들일까? 회사를 꿋꿋하게 오래오래 잘 다니는, 그중 에서도 특히 인정과 명예와 성공을 움켜쥐는 사람들을 관찰하고 있노라니 남들이 갖고 있지 않은 차별화 요소 하나가 분명히 눈에 들어오더군요. 그런데 참 난감한 게, 얼핏 보면 이것이 너무나 단순해 보이는 나머지 “에게게, 고작 저거였어?”라고 반응할 분들이 적지 않을 것 같다는 겁니다. 그것은 다음과 같습니다. ‘ⓐ 중요한 순간에 진가를 발휘한다. ⓑ 결정적인 순간에 나만의 내공을 드러낸다.’
일? 잘하면 됩니다. 능력? 보여주면 되지요. 실력? 발휘하면 그만입니다. 문제는 시기입니다. 언제 끝내주느냐가 관건이라는 거지요. 이번 편을 구상하게 된 출발점이 바로 여기에 있습니다. 고심해본 결과 ‘그때’의 미스터리를 해결하기 위해서는 우선 ‘그때’를 다음과 같이 세 개의 경우로 나눠서 접근해볼 필요가 있다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① 사람들의 기대가 높을 때 or 여러분이 성공을 하고 있을 때 ② 사람들의 기대가 낮을 때 or 여러분이 실패를 하고 있을 때 ③ 사람들이 기대도 실망도 안 하고 있을때 or 여러분이 실패도 성공도 안 하고 있을 때’ 힘들고 괴로운 건 빨리 해치워버리는 게 낫다고, ②부터 다룬 후 ①로 갔다 ③으로 끝맺을까 합니다.
사람들의 기대가 낮을 때 or 여러분이 실패를 하고 있을 때첫 번째 ‘그때’는 여러분이 어떤 일에 실패해 허덕거리고 있을 때입니다. 이 시기를 어떻게 바라보고, 또 이 시기에 어떻게 자신의 진가를 발휘하느냐에 따라 여러분의 생사가 갈리게 되지요. 다음은 P&G 의 회장 A. G. 래플리의 사례입니다.
‘1982년이었던 그때 나는 코네티컷에 있는 한 컨설팅 회사에 들어가기로 결심했었어요. P&G의 관료주 의가 심각했고 변화가 너무 느렸기 때문이었어요. 당시 나는 브랜드 매니저와 마케팅 이사 중간쯤의 위치에서 세탁 관련 브랜드를 맡고 있었어요. 내가 사직서를 제출하자 비누 사업부 총괄 책임자인 스티브 도노번은 그것을 찢어버리더군요. 그래서 내가 말했어요. “사본도 있습니다.” 그러자 그는 “퇴근 후에 내게 전화해”라고만 말했습니다. 그날 저녁 전화를 걸자 그는 “다음 주에는 사무실로 가지 말고 우리 집으로 오게”라고 말했습니다. 그래서 매일 저녁 나는 그의 집으로 가 그와 함께 맥주 한두 잔씩 했습니다. 그는 계속해서 내게 퇴사하려는 이유를 캐물었고 결국 관료주의라는 P&G의 뿌리 깊은 문제와 나의 불만까지 털어놓게 되었어요. 그가 말하더군요. “자네는 도망가는 거야. 여기 남아서 자네가 못마땅해 하는 그것을 바꿀 용기는 없는 건가? 앞으로 자네는 무슨 일을 하더라도 힘들어지면 또다시 달아날 게 분명해.” 그 말을 들으니 화가 머리끝까지 솟구치더군요. 그래서 회사에 남았습니다. 그리고 그때부터 무슨 일이든 제대로 되지 않을 때마다 내 의견을 소리 내어 말했습니다.’
우리는 일을 하다 실수를 하거나 넘을 수 없는 큰 벽에 부딪치거나 별로 승산이 없어 보이거나 남들로 부터 좋은 소리를 듣지 못할 것 같다거나 할 때 의외로 쉽게 두 손 들어버립니다. 결코 좋은 선택, 현명한 선택이라고 볼 수는 없지요. 직감하셨겠지만 이 순간이 바로 ‘그때’에 해당됩니다. 이와 관련하여 마케팅 전문가인 세스 고딘은 그의 저서를 통해 우리에게 아주 중요한 어드바이스를 제공합니다. 그는 일종의 포기학(抛棄學)이라는 관점에서 ‘그때’를 풀어내고 있지요. 그에 따르면 우리는 누구나 일을 하면서 시간과 에너지라는 노력을 투입해 그에 따른 성과(혹은 보상)를 거두게 되는데, 초기에는 노력을 투입한 만큼 좋은 성과를 얻지만 시간이 지나면서 노력 대비 성과는 낮아지고(타성, 무관심, 우유부단등 이유야 많을 겁니다) 그것이 점점 최저점에 도달하면서 대부분 dip(구덩이), 쉽게 말해 함정에 빠진 다는 겁니다(이 구덩이가 바로 우리가 지금 다루고 있는 ‘그때’에 해당되는 지점입니다). 나름대로 노력한다고 하는데 최악의 스코어를 거두니 많이들 “에라이 모르겠다. 될 대로 되라지. 케세라세라(Que sera sera)!” 하면서 그냥 중도하차해버린다는 거지요.
- 9 - 닥터 쿡, 직장을 요리하다
성공하는 사람과 그렇지 못한 사람의 승패는 여기에서 갈린다고 그는 역설합니다. 그에 따르면 성공하는 사람은 구덩이에서 빠져나오는 길을 택합니다. 그런데 아무 생각 없이 빠져나오는 게 아니라 오히려 구덩이 속에 스스로를 더 열심히 처박고, 더 열심히 밀어붙여 그것을 온전히 자기 것으로 만들면서 빠져나온다고 합니다. 기존의 규칙도 철저히 성과가 나오는 방향으로 바꾸는 등 그야말로 영리하게 이지점을 지나간다고 하지요. 실패하는 사람은 딱 그 반대라고 보시면 됩니다.
사람들의 기대가 높을 때 or 여러분이 성공을 하고 있을 때사람들이 여러분에게 큰 기대를 하고 있을 때가 두 번째 ‘그때’입니다. 사람들이 큰 기대를 하고 있다는 건 여러분이 실제로 회사에서 잘나가고 있거나 앞으로 잘나갈 기미가 보인다는 얘기일 겁니다. 아무것도 눈에 들어오지 않을 정도로 자신감 충만한 이때가 여러분에게는 하나의 중요한 터닝포인트가될 수 있습니다.
두 가지로 정리할 수 있습니다. 하나는, 지금 잘 발휘하고 있는 자신의 진가를 앞으로도 계속 잘 발휘 하라는 것. 즉, 그 템포를 그대로 유지해나가라는 거지요. 이건 누구나 시도하는 일일 테니 굳이 따로 언급하지 않아도 될 듯합니다. 문제는 다른 하나입니다. ‘대부분의 사람들이 인정받고 있을 때 빠지는 함정’에서 뽑아낼 수 있는 사실, 바로 자신의 진가를 돌아보라는 것. 내가 정말 제대로 된 진가를 제대로 된 방식으로 발휘하고 있는 건지, 앞으로도 이렇게 하는 게 바람직한지, 내가 보지 못하고 있는 문제점은 없는지 등을 전체적으로 재검토하라는 겁니다. 그 과정에서 잘못된 부분이나 방향성이 있다면 즉시 바꾸고 개선하는 등 업그레이드를 해나가라는 거지요.
스스로에게 간단한 질문을 하나 던져보세요. 벤자민 프랭클린의 대표적인 커뮤니케이션 노하우 ‘거만 하거나 똑똑한 척 하지 않는다’, 이 지침을 별 어려움 없이 실천할 수 있나요? 예를 들어 “저는 분명히 이렇다고 믿습니다.”, “그 생각, 완전히 잘못된 겁니다.”, “그 문제에 대한 답이 뭔지 알고나 설치는 겁니까?” 식의 표현들을 자제할 수 있겠냐는 거지요. 이는 생각만큼 쉽지 않습니다. 왜? 여러분은 지금 성공가도를 달리고 있는 중이니까요. 그런데 사실대로 말해 자신의 진가를 제대로 발휘하기 위해서는 자신 있는 말은 피해야 합니다. 물론 그렇다고 여러분 스스로를 못나 보이게 만들라는 말은 아닙니다.
진짜로 잘났다면 스스로를 더더욱 돋보이게 하기 위해 한 걸음 정도는 물러설 수 있어야 한다는 겁니다. 이것이 결국 자신의 진가를 계속 발휘할 수 있는 토대를 만들 수 있는 방법이지요.
저는 과거 두산동아에 재직할 때 이 사실을 아주 가볍게 씹어버렸습니다. 편집기획자로서 입사함과 동시에 같은 시기에 신춘문예까지 등단한 저는 회사로부터 기대를 한 몸에 받게 되었습니다. 문제는 회사가 아니라 저였지요. 저는 이미 스타가 된 사람인 양 자부심과 자신감을 넘어 오만함과 자만심이 하늘을 찔렀습니다. 결국 저는 샴페인 뚜껑을 영원히 닫아버릴 수밖에 없는(제대로 따지도 못했지만) 신세에 처해지게 됐습니다. ‘신춘문예 출신 편집기획자’라는 다소 거창한 수식어에 걸맞는 실력? 전혀 보여주지 못했습니다. 아니, 제대로 보여준 적이 없다는 게 더 정확한 말일 겁니다. 실제로 그 바닥을 경험해본 적이 없는 저는 ‘편집기획’이라는 게 단순히 머리만 굴려서 되는 것도 아니고, 더더군다나 직접 집필하는 것과는 딴 이야기라는 걸 까마득히 몰랐던 겁니다. 한마디로 전문성이 없었던 거지요. 그것 으로도 모자라 전문성을 갖추기 위해 배우려고 노력하기는커녕 “저 인간은 신춘문예 출신이야”라는 그럴듯해 보이는 칭찬에 푹 빠진 채 가식적인 허풍과 알맹이 없는 잘난 척에 더 집착했습니다.
여러분이 정말로 유능한 직원이라면, 그에 부합하는 인정과 명예를 얻고자 한다면 자신이 얼마나 잘났 는지에 대해 떠들어댈 시간에 그냥 행동으로 보여주세요. 어차피 그 행동들이 하나하나 모여 자신이 얼마나 잘났는지를 드러내줄 테니까 말입니다.
- 10 - 닥터 쿡, 직장을 요리하다
사람들이 기대도 실망도 안 하고 있을 때 or 여러분이 성공도 실패도 안 하고 있을 때드디어 대망의 ‘그때’가 왔습니다. 지금 이 글을 읽고 있는 99%의 분들이 이 시기를 누리고 있지 않을까 싶습니다. 이는 여러분의 평소 모습이 그대로 담겨있는 시기이지만, 또 바로 그렇기 때문에 쉽고 무심하게 지나쳐버릴 수 있는 기회의 시기입니다. 이 시기에는 악명 높은 dip도, 웅덩이도, 구덩이도 없습니다. 매일매일 그날이 그날이지요. 그래서 대부분 눈치를 잘 못 챕니다. 그런데 바로 이때를 어떻게 바라보고, 또 이때에 어떻게 자신의 진가를 발휘하느냐에 따라 여러분의 운명은 갈리게 됩니다.
‘사람들이 기대도 실망도 안 하고 있을 때’ 혹은 ‘여러분이 성공도 실패도 안 하고 있을 때’를 쉽게 표현하면 뭘까요? ‘여러분은 지금 평균(average)에 위치해 있습니다’ 아닌가요? 다시 말해 이도 저도 아니란 거지요. 열심히 달려 ㉠ 성공을 하든 실패를 하든 아니면 ㉡ 그냥 아무것도 안 하고 가만히 있으 면서 평균을 유지하든, 어느 쪽 길을 택하든 일단 발을 떼야 합니다. 그런데 대다수의 사람들이 이 지점에서 어떤 선택을 내리던가요? 꿋꿋하고 당당하게 ㉡에 안주해버리는 길을 택합니다.
자, 이제 뱃 뉴스(bad news)를 알려드리겠습니다. 우선 세스 고딘의 다음과 같은 조언으로 시작할까 합니다. ‘평균은 안전하게 느껴지지만, 실제로는 전혀 안전하지 않습니다. 평균이라는 건 결국 눈에 보이지 않는다는 거니까요. 평균이 되고자 하는 것은 여러분이 내릴 수 있는 최후의 선택입니다. 그 유혹은 포기의 또 다른 이름이지요. 여러분은 평균보다 나은 대접을 받을 자격이 있습니다.’
어떤가요? 정신이 좀 드시나요? 의식을 했든 안 했든(혹은 못했든) 평균을 지향하는 사람들은 하루하 루를 낭비하고 있는 셈입니다. 여러분에게 회사생활의 어제와 오늘이 다르지 않다면, 즉 일하는 방식이 하나의 매뉴얼처럼 항상 똑같다면, 업무라는 게 다른 사람을 흉내 내는 거에 불과하다면, 오늘이라도 회사를 때려치우는 게 낫겠습니다. 얻을 것이라고는 그야말로 이미 얻은 것뿐인 소모적인 악순환일 테니까요. 차라리 그 시간에 여러분 자신의 정체성과 주체성을 지킬 수 있는, 자신이 진정 원하고 또잘하는 일에 열중하는 게 백배 나을 겁니다.
“뭔 소리야? 맘대로 재단하지 말라고. 내가 뭐 장난하러 회사에 들어온 줄 알아?” 그런가요? 진짜로 장난하러 회사에 들어온 게 아니라면, 우두커니 가만히 서 있지 마세요. 몸을 사리지 말라는 겁니다.
실패를 할지 성공을 할지 그 결과는 아무도 모르지만, 일단 행동으로 옮겨야 성공이든 실패든 맛보지 않겠습니까? 우리는 생각이 너무 많습니다. 좋게 말하면 분석적인 거고, 나쁘게 말하면 얍삽 혹은 얍실한 겁니다. 머리 굴리지 마세요. 남들 눈에 훤히 다 보입니다. 이렇게 하면 팀장이 소리 지르겠지, 저렇게 하면 일이 많아지겠지, 이렇게 하면 이직할 때 나름대로 도움이 되겠지, 저렇게 하면 저 인간 들이 죽어라 내 뒷담화를 하겠지 등 오만 가지 잡생각을 할 시간에 조금이라도 더 성공적인 커리어를 만들어가기 위해 좀 더 소통하고, 좀 더 움직이고, 좀 더 치밀하게 준비하는 등 실천에 집중해보세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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