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책,영화,리뷰,

신뢰 수업

by Casey,Riley 2020. 7. 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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로빈 드리크, 캐머런 스타우스 지음 / 저스트북스 
 
이 책은 우리를 신뢰받는 리더로 만들어줄 성품과 기법을 알려주는 책이다. 최악의 신뢰 관계인 범죄 자와 스파이 잡는 일을 생업으로 했던 저자는 절체절명의 급박한 상황에서 빠르게 효력을 발휘하는 것이 신뢰임을 깨닫고, 오랜 연구 끝에 신뢰를 형성하는 방법과 전략, 비결 등을 소개한다. 
 
신뢰 수업 


▣ 저자 
 
로빈 드리크 - 미 해군사관학교와 해병대, 그리고 미국연방수사국(FBI)에서 30년 넘게 인간관계에 대해 연구한 관계 전문가이다. 1997년 FBI의 특별수사관으로 근무를 시작한 그는 전문적인 교육과 풍부한 현장 경험을 통해 사회심리학의 원리를 익히며, 그 원리를 활용하여 인간관계를 긍정적으로 발전시 키고 신뢰를 구축하는 노하우를 터득했다. 그는 방첩 전문가와 행동분석가로 활약하며 FBI의 방첩행동 분석센터를 진두지휘했다. 2010년 FBI에서 은퇴한 이후 People Formula LLC를 설립하여 많은 기업과 정부기관의 컨설턴트로 활동하고 있는 로빈은 Myers Briggs Type Indicator®(MBTI®), Emotional Intelligence(EQ-I 2.0), 그리고 Personal Discernment Instrument(PDI)의 전문 자격 보유자이며, It’s Not All About Me(2011)와 The People Formula Workbook(2017)의 저자이다. 
 
캐머런 스타우스 - 다수의 베스트셀러를 포함해 단독 혹은 공동으로 총 28권의 논픽션을 집필했으며, 특히 의학 서적을 일반인도 이해하기 쉽게 풀어쓰는 필력을 인정받은 권위 있는 작가이다. 
 

 
▣ Short Summary 
 
우리는 지금 최악이라 해도 과언이 아닌 불신의 시대를 살아가고 있다. 매일 쏟아져 나오는 가짜 뉴스에 휘둘리고, 무차별적으로 낚아대는 보이스 피싱에 시달리며, 얄팍한 인간관계에 대한 허기를 SNS로포장한다. 하지만 아이러니하게도 이런 시대일수록 신뢰가 더 요구된다. 예전에는 혼자 일해도 성과를낼 수 있었지만, 지금은 자기 일만 잘해서는 성공하기 어렵고, 협업을 통해서 더 큰 결실을 맺을 수 있기 때문이다. 그런데 그 일을 가능케 하는 것이 바로 신뢰다. 
 
이 책은 우리를 신뢰받는 리더로 만들어줄 성품과 기법을 알려주는 책이다. 최악의 신뢰 관계인 범죄 자와 스파이 잡는 일을 생업으로 했던 저자는 절체절명의 급박한 상황에서 빠르게 효력을 발휘하는 것이 신뢰임을 깨닫고, 오랜 연구 끝에 신뢰를 형성하는 방법과 전략, 비결 등을 소개한다. 
 
저자는 신뢰 형성에 속임수나 신비로운 기술은 필요하지 않으며, 다만 성품을 함양하는 노력이 요구될 뿐이며, 그 바탕은 타인을 배려하고 돕고 싶다는 진실한 마음과, 가정과 직장에서 더욱 성공하고 싶다는 간절한 바람이라고 말하면서, 신뢰 수칙 5가지(자아를 억제한다, 판단하지 않는다, 타인을 인정한다, 이성을 존중한다, 베푼다)와 그것의 실행 계획인 신뢰 형성 4단계(목표를 일치시켜라, 맥락의 힘을 활용하라, 접촉을 설계하라, 교감하라)를 소개한다. 
 
- 2 - 신뢰 수업 
 
▣ 차례 
 
추천사 
 
1 신뢰는 모든 것이다 1장 심리조작을 넘어 - 신뢰 수칙 2장 5대 교류 규칙 3장 신뢰 수칙 해부 4장 신뢰의 화학: 너와 나, 우리 
 
2 신뢰는 어떻게 만들어지는가 - 신뢰 형성 4단계 5장 1단계 - 목표를 일치시켜라!
6장 2단계 - 맥락의 힘을 활용하라!
7장 3단계 - 접촉을 설계하라!
8장 4단계 - 교감하라! 
 
3 신뢰의 힘을 올바르게 사용하라 9장 디지털 시대의 신뢰 10장 유독성 환경에서의 신뢰 11장 영원한 리더의 삶 12장 신뢰 훈련 교본 - 과제 15 
 
부록_ 『신뢰 수업』 사용 설명서 신뢰 용어 사전_ 기억해야 할 70가지 단어 및 문구 감사의 말 
 
- 3 - 신뢰 수업 
 
 
신뢰는 모든 것이다 
 
심리조작을 넘어 - 신뢰 수칙 뉴욕 거리에서 신뢰를 찾다: 이제부터 신뢰를 형성하고 오로지 신뢰를 통해서만 드물게 도달할 수 있는 리더십의 경지에 이르는 방법을 알려주려고 하는데, 그 정수는 다음과 같이 정리할 수 있다. ‘첫째, 신뢰 받기에 손색없는 인물이 되어라. 둘째, 그것을 증명하라.’ 오로지 신뢰를 자아내는 사람만이 일평생 영향력을 유지하고 행사하면서도 반발이나 증오를 사지 않는다. 그런 사람들은 역사의 위인이요, 당신 인생의 위인으로서 강인하고 겸손하며 당신을 위해 최선을 다한다. 개중에는 선천적으로 리더의 자질을 타고나서 애쓰지 않아도 신뢰를 불러일으키는 사람도 있다. 하지만 대체로 타인에게 신뢰감을 주는 사람들은 후천적으로 그 방법을 터득하는 것은 물론이요, 보통은 시련과 실패, 부끄러운 순간을 통해 교훈을 얻으면서 그 경지에 이른다. 
 
내가 신뢰 형성법을 가르치기에 좋은 조건을 갖췄다고 하는 까닭은 나 자신이 후천적으로 그 방법을 습득했기 때문이다. 내가 지금처럼 신뢰받는 사람이 될 수 있었던 비결은 단 하나, 주변의 훌륭한 리더들에게서 어렵게 배운 교훈을 빠짐없이 분석해서 그 특징들을 파악하고, 분류하고, 우선순위를 매기고, 검증하고, 수정하여, 마침내 하나의 체계로 통합했기 때문이다. 이제부터 그 체계를 당신에게 가르 쳐주고자 한다. 우리의 수업이 시작되는 곳은 내가 첫 수업을 받았던 곳, 바로 첩보와 방첩 활동의 무대인 뉴욕 거리다. 거기서 신뢰를 배울 수 있다면 신뢰를 배우지 못할 곳이 없으리라. 
 
1997년 뉴욕: 내가 최초로 중대한 현장 임무에 투입된 날, 멘토였던 제시 손이 말했다. 
 
“우리 손님이 도착하면 내가 최대한 빨리 끝내겠다고 약속할 거야.”
“왜요?”
“그쪽에서 소중한 시간을 내준 것에 감사하니까. 이 자리는 우리가 아니라 그 사람을 위한 거야. 만약에 우리가 시간을 질질 끈다 싶으면 그쪽에서는 자리를 뜨려고 하겠지. 반대로 우리가 곧장 본론으로 들어가면 그 사람을 전문가이자 한 사람의 인격체로서 존중한다는 뜻이 돼. 존중이란 놈만큼 신뢰의 문을 여는 데 좋은 것도 없지.”
“하지만 우리는 저쪽을 전혀 모르잖습니까. 그러니까 존중할 이유도 없죠. 특히 지금과 같은 상황에서는 말이죠.”
그 상황이란 것을 설명하자면, 우리는 스파이 적발 임무를 수행 중이었고, 저쪽의 도움으로 우리가 이미 알고 있는 스파이에 대해 더 많은 정보를 입수하길 기대하고 있었다.
“이유가 없으면 찾아야지. 누구든 존중해야 할 이유는 찾으면 다 나오게 되어 있어.”
“그러고 나서는 어떻게 합니까?”
“저쪽에 대해 물으면서 저쪽의 맥락을 알아내야지.”
“맥락이요?”
“스파이 용어야. 그 사람이 누구냐, 어디서 왔느냐, 무엇을 좋아하느냐 같은 것 말이야.”
“그다음에는요?”
“그다음에는 수다나 떨 거야. 전적으로 저쪽에 대한 대화를 하는 거지.”
“왜죠?”
“친구가 되려고.” 그는 어리둥절해하는 나를 보고 빙긋 웃었다. 
 
- 4 - 신뢰 수업 
 
“친구란 아무리 많아도 나쁘지 않지.” 
 
그렇게 대화를 나눈 후에 우리는 접근공작원(우리가 적발하고자 하는 스파이에 대해 잘 아는 사람)을만나기로 한 식당으로 들어갔고, 제시가 몇몇 직원에게 슬쩍 고갯짓을 하자 그들도 똑같이 응했다. 그는 이곳에서 자주 업무를 처리했는데, 그 이유는 전직 FBI 요원이 운영하는 통제된 환경하에 직원들도 알아서 질문을 삼가고 적당히 자리를 피해줄 줄 알았기 때문이다. 그 식당은 고급스러운 아이리시 펍분위기에 아늑한 아지트 같은 정취를 풍기는 곳으로, 오래 머물고 싶은 기분이 드는 곳이었고, 위치도 변두리라서 우리의 접선자가 혹시라도 FBI와 함께 있는 것을 다른 사람에게 들키지 않을까 걱정하지 않아도 되는 곳이었다. 이처럼 편안한 정취가 반드시 필요하다. 왜냐하면 첫 번째 접촉에서는, 아니 누군가에게 신뢰를 형성하려고 할 때면, 언제든 상대방을 잘 대접하는 것이 중요하기 때문이다. 
 
대부분의 사람들이, 심지어는 생판 모르는 사람조차도 우리에게 협조적으로 나온다. 물론 우리 쪽에서 그래야 할 이유를 제공했을 때의 이야기다. FBI 수사에서 그런 경향이 특히 두드러질 때는 일반 범죄가 아닌 국가안보와 직결된 사건을 조사할 경우이다. 국가안보를 위해 일할 때 좋았던 점들 중 하나는 주로 외교관, 주재관, 외교정책 전문가, 기업 간부 등 매우 지성적인 사람들을 상대한다는 것이었는데, 이런 지성인들은 대체로 상당히 합리적이고, 그런 합리성은 신뢰를 쌓을 때 어김없이 도움이 된다. 합리성은 신뢰의 기반이 되는 튼튼한 콘크리트와 같다. 반대로 감정으로 만든 신뢰의 기반은 모래바닥과 같아서 기분이 변할 때마다 출렁이고 여기저기에 착각, 의심, 거짓말의 구덩이가 뚫린다. 
 
우리는 정오가 되기 한참 전인 이른 시각부터 식당에 들어가 있었고, 제시는 주변 상황을 꼼꼼히 살피 면서 앉은 위치를 조금씩 바꾸고 복장에도 약간 변화를 주었다. 그는 내게 재킷을 벗고 넥타이를 주머 니에 넣으라고 했다. 격식을 덜 차릴수록 상대가 경계를 푼다는 이유에서였다. 하지만 손목시계는 그대로 잘 보이게 차고 있으라고 했다. 딸아이가 아버지날 선물로 준 시계였다. 그리고 말했다. “저쪽이 도착하면 우리가 해줄 수 있는 게 뭔지, 그러니까 어떤 식으로 호의를 베풀면 저쪽에서 우리가 고마워 한다는 걸 느낄 수 있을지 찾아봐. 혹시 저쪽에서 하는 말에 동의하지 않더라도 속으로 삼켜. 저쪽이 무엇에 관심이 있고 필요한 게 뭔지 알아낸 다음에 공동의 목표를 찾는 거야.” 
 
나는 지금 내가 리더십 재교육 과정을 밟고 있고, 그 속도를 따라가기가 벅차다는 느낌이 강하게 들었 다. “저기 오시는군.” 접근공작원 스티브(가명)가 우리 쪽으로 걸어오고 있었다. “제 역할은 뭡니까?”
내가 제시에게 물었다. “자네 역할은 저쪽의 말을 잘 듣는 거야. 내 역할도 마찬가지고.” 스티브가 도착하자, 제시는 인사를 건넸다. “갑작스럽게 연락드렸는데 이렇게 나와주시다니, 호의에 어떻게 감사드 려야 할지 모르겠습니다.” 이 또한 수업이 되었다. 행동심리학의 법칙 중 하나가 어떤 사람이 당신에게 한 번 호의를 베풀면 그로 인해 또다시 호의를 베풀 확률이 높아진다는 것이다. 
 
스티브는 유력 싱크탱크의 고위 간부로 재직 중이었고, 그 회사는 정부와 민간에 군사 분야를 비롯해 다방면에서 연구 용역과 컨설팅을 제공하는 기업 중 하나였다. 스티브의 회사는 유럽 전문이어서 소련 붕괴 후 찾는 곳이 많았는데, 특히 동유럽 국가 군대와 미국 방위산업의 접점을 집중적으로 살폈다.
오랜 세월 체스판에서 소련의 졸로 존재했던 신흥국들의 정부와 방위산업체는 자국에 필요한 군수물자를 생산해낼 여건이 되지 않았다. 그래서 많은 물자를 미국으로부터 구입했지만, 생산 기밀을 훔치기도 했다. 이런 절도 행위에는 주로 고전적인 범죄 수법이 동원되었다. 바로 내부자를 이용하는 것이었 는데, 그들 중 상당수가 방위산업체 간부나 공무원이었고, 주로 돈에 양심을 팔았다. 
 
스티브는 우리가 포섭자이자 스파이라는 혐의를 둔 인물을 잘 알고 있었다. 그자는 이미 우리의 수사 
 
- 5 - 신뢰 수업 
 
대상이었다. 그래서 우리끼리는 스파이 용어로 ‘대상자’라고 불렀다. 스티브는 아무래도 그 대상자를 좋아하고 어느 정도 신뢰하는 눈치였다. 우리가 90초쯤 가벼운 대화를 나눴을 때 홀연히 등장한 웨이 터가 신속하게 주문을 받고 다시 홀연히 사라졌다. 제시가 스티브에게 말했다. “선생님이 동유럽 전문 가라고 들었습니다. 저도 그쪽에 관심이 많아요. 요즘 그곳 상황에 대해 선생님의 고견을 듣고 싶었습 니다.” 스티브가 동유럽의 정세와 주요 세력을 간략히 설명하는 동안 제시는 그의 말에 진심으로 감탄 하는 것 같았고, 그러면서도 서서히 화제를 우리의 대상자가 일하는 국가로 유도했다. “혹시 그 나라 내부 사정에 밝은 사람을 또 아십니까?” 스티브는 몇 사람의 이름을 읊었고, 그중에는 우리의 대상자인 테런스 보니도 있었다. 제시가 말을 받았다. “보니란 사람에 대해서는 들어본 적 있습니다. 그 나라 외교관이죠?” 스티브는 보니가 UN에 파견된 외교관이라고 확인해주었고, 제시는 다른 쪽으로 화제를 돌렸다. 여기서 중요한 점은 제시가 보니를 스티브의 입에서 거론된 다른 사람들과 마찬가지로 그저 우리가 작성해야 할 명단에 올라갈 사람 정도로만 취급하는 척했다는 것이다. 
 
나는 보니가 환심을 사려고 하는 인물이 누구인지 알아내기 위해 스티브에게 슬쩍 질문을 던졌다.
“보니가 선생님의 부서에서 컨설팅을 받은 적이 있습니까?”
“내가 알기론 없어요. 하지만 받았을 수도 있겠죠.”
“지금 모국에서는 보니를 그 어느 때보다도 중요하게 여길 겁니다. 미국에서 학위를 받은 사람이니까 요.”
“뭐, 그럴 수도 있겠네요.”
스티브가 말했다. 그는 불편한 기색이었다. 제시가 또 내게 눈빛을 보냈는데, 아까보다 더 매서웠다.
스티브는 말이 없었다. 스티브는 화제를 바꾸고 싶은 눈치였다.
“혹시 두 분, 전용기로 오셨나요? 영화에 나오는 것처럼?”
“아니요, 제트팩이요. 백악관에서 아파치 헬기를 타고 와서 엠파이어 스테이트 빌딩 옥상에 내린 다음, 등에 제트팩을 매고 날아왔죠.”
스티브가 피식 웃었다. 그 소소한 농담으로 제시와 나도 그냥 평범한 사람이라는 것을 알게 되자 동질 감을 느낀 것이다.
“로빈, 지금 몇 신가? 딸한테 안 가 봐도 돼?”
제시가 물었다. 내가 소매를 걷자 다스 베이더 시계가 스티브의 눈길을 끌었다.
“아버지날에 받은 겁니다.”
제시가 스티브에게 물었다.
“혹시 아이가 있으십니까?”
“예. 사실은, 글쎄요. 요즘 상황이 좀 그래요. 이혼 절차를 밟고 있거든요.”
내가 말했다.
“어휴, 그것참, 힘드시겠습니다.”
“20년이나 같이 살았는데 결국엔 이 꼴이 되었습니다.”
“아이고, 애들은 괜찮은가요?”
“아이들은 경황이 없죠. 난 우리가 잘 사는 줄 알았어요. 딱 하나 문제가 있다면 예전부터 저축이냐 지출이냐 티격태격하는 거였죠. 그러다 그게 쾅 하고 폭발한 겁니다.”
“선생님은 어느 쪽이었습니까?”
제시가 물었다.
“지출하는 쪽이요.”
“그럴 것 같았습니다. 제 신조도 어차피 죽을 때 다 갖고 가지도 못할 거 ‘한 살이라도 젊을 때 행복하게 살자’거든요.”
나는 제시의 그 말이 과연 진심일까 싶었다. 스티브는 기분이 좀 나아진 것 같았다. 제시가 진심인지 
 
- 6 - 신뢰 수업 
 
아닌지는 중요하지 않았다. 스티브는 제시에게 호의에 가득 찬 표정을 지어 보이고 처음으로 그 자리에 집중하는 모습을 보였다.
“고맙습니다.”
그렇게 말하고서 그는 지금껏 자신이 부인을 사랑하는 것만큼 부인이 자신을 사랑해준 적이 없는 것같다고 했다. 제시와 나는 그 말을 귀 기울여 들었고, 이어서 스티브가 한 말을 나는 잊을 수 없다.
“두 사람이 서로를 사랑하는 마음이 똑같을 수는 없겠죠. 하지만 한 가지는 분명합니다. 더 많이 사랑 하는 쪽이 승자예요.”
“옳소.”
나는 그렇게 말하면서 제시에게 주먹을 내밀었고, 제시는 나와 주먹을 부딪힌 후 스티브와도 맞부딪혔다. 그 순간, 스티브와 제시와 나는 한 부족이었다. 우리는 한 시간이 넘도록 여성, 사랑, 자녀, 일, 가족을 논했고, 중간에 잠깐 옆길로 새서 패트릭 유잉의 부상으로 죽을 쑤고 있는 뉴욕 닉스에 대해 이야기했다. 자리를 피할 무렵, 제시가 말했다.
“딱 하나만 조언을 해드리자면요, 가정법원에서 읽지 말았으면 싶은 내용은 절대 이메일에다 쓰지 마세요.”
스티브가 웃었다. 스티브가 일어서며 말했다.
“고맙습니다. 두 분을 너무 오래 붙잡아둔 건 아닌지 모르겠군요. 또 연락합시다. 필요한 게 있으면 말씀하세요. 할 수 있는 건 다 해드릴 테니까요.”
그가 떠났다. 나는 별로 만족스럽지 않았다. 제시는 만족스러워했다. 내가 말했다.
“제가 스티브에게 겁을 준 것 같습니다. 좀 더 생산적인 자리가 될 수 있었을 텐데, 다 제 불찰입니 다.”
“이 정도면 생산적이고도 남아.”
“그러면 우리가 얻은 게 뭡니까?”
“신뢰. 그게 우리의 목표였잖아, 안 그래? 다음 약속 잡는 거? 그거야 그다음이지. 난 또 오늘 많이 배운 것 같길래 아는 줄 알았지.” 
 
또 다른 제다이 마스터: 집으로 돌아간 나는 현장 임무에 처음으로 투입된 그날에 대해서 아내와 한참 이야기를 나눴다. 나는 자꾸 내가 실패한 것 같은 기분이 들었지만, 아내의 생각은 달랐다. 아내는 내가 자랑스럽다고 했다. 그날 저녁 아내는 일에 대한 내 고민을 세심히 들으면서 올바르게 대응해주었다. 무슨 말인가 하면, 내가 FBI 수사관으로서 고충이 날로 커지는 것은 대수롭지 않게 취급하는 대신, 내가 어떤 사람이고 타인을 어떻게 대하는지에 주안점을 둔 것이다. 
 
그때는 벌써 오래전이었으니까, 그렇게 나라는 사람의 성장에 집중하는 아내의 관점이 경력상의 목표에 집중하는 내 관점과 균형을 이룬다고 생각했다. 지금은 나도 당시 아내의 생각과 같다. 성장에 집중하는 것, 오로지 그것만이 중요하다고 생각한다. 그날 하루를 마칠 무렵, 나는 이제부터 당신에게 제시할 답들이 완전히는 아니어도 어느 정도는 습득되어 있었다. 하지만 내가 다음과 같은 신뢰 수칙과 신뢰 형성 4단계를 정리하기까지는 그 후로도 무려 20년이란 세월이 걸렸다. 
 
신뢰 수칙 - 신뢰를 얻고 리더가 되기 위해 준수해야 할 5대 규칙: ① 자아를 억제한다. 우리는 모두 자기 자신에게 인생의 초점을 맞추는 본성이 있고, 또 그래야만 한다. 그런데 다른 사람들로부터 신뢰 라는 선물을 받으려면 그들도 그렇게 자연스러운 본성에 따라 자신에게 초점을 맞추는 것을 허용해야 한다. 그들이 어떤 사람들을 책임지고 있든 간에 인생의 주인공은 그들 자신이다. 당신이 아니다. 당신이 이 사실을 받아들이면 그들이 당신에게 신뢰의 문을 열 것이다. 신뢰를 끌어내는 자질 중에서 가장 강력한 것이 바로 겸손이다. 
 
- 7 - 신뢰 수업 
 
② 판단하지 않는다. 모든 사람의 의견, 태도, 생각, 관점을 존중하자. 그것이 아무리 생소하더라도, 설사 당신과 반대된다고 하더라도 그래야만 한다. 세상 누구도 자신을 깔보는 사람, 자신을 이해하지 못하는 사람을 신뢰하지 않는다. 판단하지 않는 자세는 신뢰의 초청장 중에서 최고라고 할 수 있다. 
 
③ 타인을 인정한다. 모든 사람은 견해의 차이와 상관없이 존엄하다. 당신이 신뢰를 얻을 만한 사람이 되려면 상대방의 존엄성을 인정하고, 당신의 존엄성을 보여주면서 서로 존중하는 분위기를 만들어야 한다. 우리는 모두 태어날 때부터 나름의 견해를 가질 신성한 권리가 있고, 누구도 처음부터 남을 해치거나 소외시키려는 욕구를 갖고 태어나지 않는다. 존엄성은 인류의 공통된 발판이다. 
 
④ 이성을 존중한다. 감정적으로 대응하고 싶고, 따지고 싶고, 과장하고 싶고, 심리조작을 감행하고 싶고, 강압하고 싶은 유혹을 모두 거부하자. 객관적인 사실에만 집중하고, 정직하게 처신하자. 정직한 이성에 의존하는 사람만이 합리적인 방식으로 모두에게 이로운 길을 찾을 수 있고, 그럴 때 지속적인 신뢰가 형성된다. 감정에 기댄 신뢰는 그 감정이 바뀌기 전까지만 유효하다. 공포에 기댄 리더십은 공포의 대상일 뿐이다. 당신을 신뢰해야 하는 합리적인 이유를 제시하면 그들의 신뢰를 얻게 된다. 
 
⑤ 베푼다. 당신이 먼저 신뢰라는 선물을 주기 전에는 똑같은 선물 받기를 기대하지 말자. 사람들은 일방적인 관계를 맺는 사람에게 신뢰를 허락하지 않는다. 이기주의는 사람들을 밀어내고, 베푸는 마음은 사람들을 끌어들인다. 그런데 당신이 베풀 수 있는 가장 후한 선물은 바로 당신의 신뢰다. 당신이 베풀 수 있는 선물 중에서 가장 오래가는 것은 지속적인 신뢰에서 나오는 신의다. 
 
신뢰는 어떻게 만들어지는가 - 신뢰 형성 4단계 
 
이 장은 이 책에서 가장 중요한 부분이다. 이 장을 기점으로 당신의 신뢰성이 리더십으로 변하기 때문 이다. 여기까지 오면 당신은 신뢰 수칙의 가치를 확인했고, 어쩌면 이미 그 수칙 중 대부분을 삶에 도입했을지도 모르겠다. 만일 그렇다면 이제 당신은 거의 모든 사람에게 신뢰받을 자격이 있는 사람이다.
내가 본 많은 사람들이 신뢰 수칙을 받아들인 후 거의 어김없이 신뢰할 만한 사람이 되었다. 그렇지 않은 경우는 하나같이 신뢰 수칙을 제대로 실행하지 못했기 때문이다. 이를 비행 용어로는 ‘조종사 과실’이라고 하는데, 심각한 문제 중 80퍼센트가 거기서 비롯된다. 
 
하지만 신뢰할 만한 사람이 되었다고 해도 전체 과업 중 절반만 완료된 셈이다. 나머지 절반은 그런 신뢰성을 사람들에게 전달하는 것이다. 당신의 신뢰성은 지금보다 훨씬 더 명확하게 표출될 수 있다.
그러면 당신을 신뢰하는 사람들의 수가 이전에는 꿈도 꾸지 못했을 수준으로 증가할 것이다. 그리고 순식간에 당신의 신뢰 부족이 형성되어 마치 원래부터 그 자리에 있었던 것처럼 존재할 것이다. 
 
많은 사람들에게 신뢰받는 훌륭한 리더가 되려면 4단계로 구성된 기초 절차를 밟아야 한다. 이 4단계가 신뢰 수업의 화룡점정, 내가 당신에게 줄 수 있는 마지막 가르침이다. 신뢰 형성 4단계는 당신을 보는 사람들의 시선이 거의 하룻밤 사이에 달라질 정도로 강력하다. 4단계를 통해 당신은 더 많은 사람들에게 더 강한 영향력을 끼치게 되고, 생판 모르던 사람들이 같은 편에 서면서 당신의 목표를 향해 로켓을 탄 듯이 맹렬히 날아가게 될 것이다. 신뢰 형성 4단계는 다음과 같다. 
 
1단계 - 목표를 일치시켜라! 
 
첫째, 최종 목표를 정하자. 최종 목표를 신중하게 정하고 충실히 따르자. 일시적으로 그보다 못한 목표가 아무리 중요해 보일지라도 흔들리지 말자. 둘째, 상대방의 목표를 파악하고, 그 목표를 존중해야 할 
 
- 8 - 신뢰 수업 
 
타당하고 정직한 이유를 찾자. 셋째, 당신의 목표를 상대방의 목표와 일치시킬 방안을 모색하자. 우선 상대방의 목표를 당신의 목표에, 당신의 목표를 상대방의 목표에 편입할 방법을 찾아보자. 그 방법이 마련되면 오직 연합에서만 나오는 힘이 생긴다. 
 
2단계 - 맥락의 힘을 활용하라! 
 
양측의 목표를 잘 일치시키려면 상대방의 욕구, 신념, 성격 특질, 행동양식, 인구통계학적 특징 등 그사람의 맥락을 구성하는 핵심 요소를 파악해야 한다. 그러면 그 사람을 속속들이 알 수 있다. 다시 말해 그 사람이 보여주려고 하는 인간상의 이면에 있는, 혹은 당신이 혹시 저 사람이 이러저러한 사람이면 어쩌나 하고 생각하는 인간상의 이면에 있는 진짜 됨됨이를 알게 된다. 그리고 타인을 알면 그 사람이 당신을 어떻게 보는지도 알 수 있다. 만일 상대방이 당신에 대해 잘못된 인상을 받았다면 진짜 당신을 보여주자. 사람들은 지금 있는 그대로의 모습을 보여주며 접근해야지, 괜히 다른 사람으로 바꾸려고 하면 안 된다. 요컨대 절대 맥락을 시비해서는 안 된다. 
 
3단계 - 접촉을 설계하라! 
 
잠재적 동맹자를 만날 때는 치밀하게 계획을 세우자. 특히 최초의 만남에 심혈을 기울여야 한다. 완벽한 환경을 조성하자. 만남이 시작되기 전에 미리 어떤 분위기가 적절할지, 상황의 특수성은 무엇인지, 언제 어디서 만나는 것이 가장 좋을지, 처음에 어떤 말을 해야 할지, 당신의 목표가 무엇인지, 당신이 어떤 선물을 줄 수 있는지를 생각해두자. 접촉을 잘 설계하면 양측이 똑같은 물길을 타고 마치 바다로 흘러드는 강물처럼 신뢰를 향해 힘차게 나아갈 수 있다. 
 
교류 준비: FBI에서는 ‘접촉 설계’와 같은 말을 ‘기술 용어(term of art)’라고 부른다. 왜냐하면 만남을 준비하는 것처럼 사람들이 대수롭지 않게 여기는 간단하고 보편적인 행위를 체계화하고 개별적인 상황에 맞게 운용하면 그 행위가 예술의 경지에 이를 수 있기 때문이다. 당신이 만남을 준비하는 비법을 터득하면 주위 사람들이 당신의 기법을 본받고(그것을 모방하거나 훈련하거나 곁에서 자기도 모르는 사이에 익히게 됨으로써) 당신이 믿을 수 있는 동료 집단을 확장하는 데 도움을 줄 것이다. 
 
이렇게 세심하게 만남을 준비하는 것은 당신뿐만 아니라 당신이 만나는 사람을 위한 것이기도 하다.
그 사람의 시간은 소중하고 그 사람에게는 그 사람의 문제와 기회가 있을 것이다. 만남의 중심은 그사람이고, 이 불변의 사실을 인정해야만 그 사람과 성공적으로 사명을 일치시킬 수 있다. 한편 나는 행동분석센터장이 된 직후에 접촉 설계법을 개발했고, 이 기법은 얼마 안 가 내가 그때껏 배운 것 중에서, 또 내가 이후에 가르친 것 중에서 가장 귀한 가르침의 반열에 들었다. 
 
SMEAC 군대식 계획법: 접촉 설계법을 간단히 소개하면 다음과 같다. 첫말을 준비하라. 그리고 첫말에 대한 다양한 반응에 대비하라. 그 방법은 질문의 5W, 곧 누가(who), 무엇을(what), 언제(when), 어디서(where), 왜(why)를 중심으로 구성되어 있다. 
 
첫말을 준비한다 - 7차원 기법: 간단히 소개하면 다음과 같다. ① 시간제한을 정한다. 다음과 같은 취지의 말로 대화를 시작하자. ‘바쁘신 분인 줄 잘 아니까…… / 귀한 시간을 내주셨으니 금방 끝내겠습 니다. / 괜히 시간을 끌지 않겠습니다.’ 이렇게 말하면 당신 역시 바쁘고, 그런 당신이 상대방에게 시간을 냈다는 것은 그 사람의 가치를 인정하는 것이라는 뜻이 넌지시 전달될 수도 있다. 
 
② 도움을 청한다. 우리는 모두 타인을 돕는 것을 좋아하도록 생물학적으로 프로그래밍되어 있고, 이는 상대가 초면이라고 해도 예외가 아니다. 어떤 사람들은 도움을 청하기를 꺼린다. 상대방에게 신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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를 지게 될까봐, 혹은 궁핍한 사람 내지는 성가신 사람으로 보일까 봐 두려워하기 때문이다. 하지만 신기하게도 당신이 타인에게 어떤 정보나 짧은 시간 내에 쉽게 제공할 수 있는 것을 요청하면 그 사람은 무의식중에 당신에게 호감이 생긴다. 나는 신뢰 기법을 개발하는 과정에서 이렇게 불쑥 접근했을때 유대감이 형성되는 원리에 ‘도움 의례’라는 이름을 붙이고, 수사관들에게 첫말에서 이것을 잘 살리 라고 가르쳤다. 이 현상은 진화심리학자들 사이에서 벤 프랭클린 효과로 통한다. 
 
③ 뭔가를 제공한다. 벤 프랭클린 효과는 뭔가를 부탁할 때 생기지만, 반대로 당신이 뭔가를 제공해도 똑같이 친밀감이 형성될 수 있다. 당신도 이미 많이 경험해보지 않았던가. 
 
④ 주제(상대방)를 고수한다. 대부분의 사람들이 ‘나’라는 말을 쓰지 않고는 대화를 시작하지 못한다.
하지만 당신은 대부분의 사람들에 속하지 않는다. 당신은 리더이니까(타고났든 아니든 간에) 당신 입에서 처음 나오는 말은 ‘상대방’의 목표, 기대, 삶이어야 한다. 당신이 ‘너’, ‘당신’이라는 말로 입을 열면 대화가 다른 분위기에서 시작되어 보통은 더 생산적인 결과를 향해 간다. 그리고 가장 중요한 주제로 곧장 들어가자. 그 주제란 바로 상대방의 생각과 견해이고, 그것이 상대방의 맥락 중 어떤 요소보다 그 사람과 관계를 맺고 유지하는 데 좋은 길라잡이가 될 것이다. 
 
⑤ 상대방을 인정하고 고무한다. 많은 사람들이 인간관계를 시작할 때 경쟁 우위를 점하려고 하는데, 간혹 그런 방법이 통하더라도 결국에는 상대방이 그 마수를 벗어난다. 반대로 괜히 그런 방법을 썼다가 오히려 대립만 더 심해지는 경우도 있다. 그래서야 결코 평생 가는 신뢰 관계를 맺을 수 없다. 신뢰의 근간은 서열이 아니라 균등한 상호 이익이다. 당신에게는 타인을 인정하고 고무하는 것이 자연스러운 본능이 되어 있을 것이다. 그리고 그런 태도 덕분에 당신이 신뢰 수칙을 준수하기만 해도 인생에서 수없이 닥치는 불확실한 순간을 잘 헤쳐 나갈 수 있다는 사실을 다시금 깨닫게 될 것이다. 
 
⑥ 자신의 기대를 다스린다. 나는 가장 좋은 태도는 사람들에게 그 무엇도 기대하지 않는 것이라고 배웠다. 그것이 나의 상시 목표이다. 하지만 경우에 따라서는 만남에 임하면서 결과에 대한 생각을 하지 않을 수 없다. 그러므로 기대치를 신중하게 다스려야 한다. 어떤 이에게 그 사람이 ‘당신’의 목표를 실현하는 데 도움을 줄 방법을 말할 때는 그 사람이 해줄 수 있는 것 이상을 요구하지 말자.
⑦ 자신의 뜻을 요령 있게 전달한다. 마음만 제대로 먹는 것으로는 부족하다. 입도 제구실을 해야 한다. 고결한 의도가 부족한 전달력 때문에 무참히 깨지는 경우가 얼마나 많은지 모른다. 그러므로 어휘, 어조, 속도, 비언어적 표현도 의도만큼이나 높은 수준이어야 한다. 물론 의도가 높은 수준이라고 가정 했을 때의 이야기다. 만일 의도가 저열하다면 신뢰를 형성할 생각조차 하지 말자. 
 
변수에 대비한다 - 통조림, 탄환, 밴드: 만남에서 첫말을 꺼내는 것은 전투에서 첫 발을 쏘는 것과 같아서 반드시 전쟁의 안개를 유발한다. 그리고 전장에 자욱한 안개가 끼면 각종 변수가 불쑥불쑥 생겨 난다. 예기치 못한 요소 때문에 간이 철렁하는 사태를 피하려면, 합리적으로 생각했을 때 발생할 가능 성이 있는 모든 변수에 대응할 수 있도록 충분한 정보가 확보되어 있어야 하는데, 이 데이터가 당신의 비군사적 임무를 위한 통조림, 탄환, 밴드라고 할 수 있다. 
 
잘 설계된 첫말로 긍정적인 분위기를 조성할 수 있다고 해도, 첫 만남에서부터 상대방과 죽이 척척 맞는 경우는 거의 없다. 그 사람은 절대로 당신이 아니기 때문이다. 상대방에게도 나름의 방식, 맥락, 목표가 있으니 당연히 변수가 존재할 수밖에 없다. 상대방과 마음을 맞추려면 수완이 필요한데, 그 수완을 얼마나 유연하고 절묘하게 운용하느냐는 준비와 연습 과정에 얼마나 공을 들였느냐에 달렸다. 비군 사적 업무는 매우 평화롭게 진행되므로, 대체로 볼 때 연습이라고 해봐야 현장에서 발생할 수 있는 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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수를 파악하고 적당한 때에 할 말을 숙지하는 정도면 충분하다. 
 
이렇게 보면 변수에 대비하는 과정에서 제일 중요한 작업은 지식 축적인데, 이런 지식을 획득하는 최선의 방법은 의외로 간단하다. 공평무사한 기사 쓰기의 핵심 요건인 5W, 즉 누가, 무엇을, 언제, 어디서, 왜를 따르는 것이다. 5W는 그것이 자신의 목표에 끼치는 영향을 따지지 않고 양심적으로 사용한다면, 일상에서 현실을 파악하는 데 필요한 지식을 가장 잘 확보할 수 있는 수단이다. 다시 말하면 타인의 5W, 자신의 5W를 알면 대부분의 변수에 대비할 수 있다. 
 
4단계 - 교감하라! 
 
목표를 성공적으로 일치시키려면, 더 나아가 그렇게 일치된 상태를 잘 유지하려면 서로 동일한 언어를 써야 한다. 그냥 말이 통하는 정도가 아니라 화법도 같아야 한다. 말(그리고 거기서 드러나는 성격 특질)은 신뢰를 형성하는 데 가장 중요한 도구다. 오래도록 끈끈히 유지되는 관계를 형성해서 목표를 달성하려면 이성, 존중, 배려의 언어를 쓰자. 신뢰의 언어는 말로 표현되든 표정이나 몸짓으로 표현되든 간에 자만심, 비판, 비합리성, 이기주의를 드러내지 않는다. 신뢰의 언어는 이해하고 존중하고 도우려는 마음이 표출되는 언어이자 생활양식이다. 
 
3대 기법: 간단하고 보편적인 커뮤니케이션 기법 세 가지만 알면 맥락을 가리지 않고 거의 모든 사람과 교감할 수 있다. 아마 당신도 평생 이 세 가지를 사용했을 것이다. 다만, 체계적으로 쓸 줄을 모를뿐. 나는 이 기법을 FBI 수사관, 영업인, 기업 수뇌부, 해병, 경찰, 사회공학자, 친구와 가족에게 가르 치고 있다. 
 
① 질문으로 대화의 방향을 잡는다. 사명을 일치시키는 것과 같이 진지한 문제를 논할 때는 평소처럼 평서문을 쓰지 말고 질문을 많이 하자. 질문에는 ‘힘’이 있다. 그 힘은 “언제든 해병이 두 명 있을 때는 그중 한 명이 리더가 되는데, 그는 계획이 있는 사람이다”라는 말을 조금 바꿔서 이렇게 표현할 수있다. “언제든 두 사람이 대화를 하고 있으면 그중 한 명이 대화를 이끄는 리더가 되는데, 그는 질문이 있는 사람이다.” 리더는 대화의 흐름을 끊지 않고 유연하게 질문하며, 오로지 진실만을 원하기 때문에 어떤 답이 나올까 두려워하지 않는다. 
 
② ‘적극적 경청’으로 대화의 결과에 영향을 미친다. 그냥 듣는 것은 가만히 입만 다물고 있어도 되지 만, ‘적극적 경청’은 체계적인 방법에 따라 신뢰성을 보여주고, 원하는 정보를 끌어내고, 견해를 드러내며, 소기의 결과를 도출한다. 적극적 경청은 상대방이 경계심을 풀고 기쁜 마음으로 진실한 정보를 풍성히 제공하게 한다. 그러면 당신은 과연 상대방과 목표를 일치시킬 것인지, 또 어떻게 일치시킬 것인 지를 현명하게 결정할 수 있는 이상적 위치에 서게 된다. 
 
③ 비언어적 커뮤니케이션을 해독한다. 보디랭귀지, 표정, 발화의 물리적 요소(말투와 속도 등)는 교감을 일으킬 수도 있고 깨뜨릴 수도 있다. 대화란 정신과 육체의 합동 작업이라서 아무리 좋은 메시지라고 해도 부정적인 비언어적 커뮤니케이션으로 인해, 혹은 상대방의 비언어적 커뮤니케이션을 제대로 해석하지 못함으로 인해 퇴색할 수 있다. 
 
신뢰의 힘을 올바르게 사용하라 
 
디지털 시대의 신뢰 현실 세계에서 신뢰가 발휘하는 힘: 디지털 커뮤니케이션에서는 악담 한마디가 영구적인 기록으로 남 
 
- 11 - 신뢰 수업 
 
아서 평생 꼬리표처럼 따라다니고, 이제는 본인도 틀렸다고 생각하는 과거의 견해가 멍에처럼 채워질수 있다. 예전에는 이런 문제가 주로 정치인들의 고민거리였지만, 블로그 세상은 ‘만인’의 정치인화를 이룩했다. 바로 이런 이유로 가상 세계에서 보여주는 자화상은 최대한 신뢰 수칙을 반영해야 한다. 그리고 잊지 말자. 당신이 쓰는 모든 말은 설사 남의 이야기라 해도 당신의 자화상이 된다. 가상 세계에서 자신을 표현할 때 신뢰 수칙의 5대 원칙을 준수하면 참사를 피할 뿐만 아니라 명성까지 크게 높일수 있다. 그래서 신뢰 수칙은 디지털 행동 수칙으로도 변신한다. 
 
디지털 행동 수칙: ① 자아를 억제한다. 디지털 커뮤니티에서 겸손함을 발휘하면 당신의 위대함이 표출되는 것은 물론이고, IQ도 20 정도 상승한다. 자기 자신에 대해 이야기할 때는 일부러 자신을 낮추는 게 자신을 높이는 길이다. 
 
② 판단하지 않는다. 타인을 수용하는 자세를 보이면 당신은 남들이 함부로 공격할 수 없는 사람이 된다. 타인을 판단하지 않고 수용하기 위해 가장 중요한 것은 맥락을 시비하지 않는 자세다. 맥락을 시비하는 것은 사실상 “당신이란 인간은 틀려먹었어! 당신이 날 조금이라도 닮는다면 내가 옳다는 걸 알게 될 거야”라고 말하는 것과 같아서 곧장 갈등으로 이어진다. 
 
③ 타인을 인정한다. 디지털 커뮤니케이션에서 타인을 인정하고자 할 때 가장 먼저 해야 하고, 또 가장 즉각적으로 효과가 나타나는 행위는 타인의 시간적 제약을 존중하고 메시지를 간결하게 적는 것이다. 정보 과잉 시대에 간결함은 선물이나 마찬가지다. 하지만 또 한편으로 간결함은 현대 커뮤니케이 션의 저주이기도 하다. 미묘한 어감이 너무 많이 죽어버리기 때문이다. 그러니 ‘간결함’과 동시에 ‘명쾌 함’을 추구하자. 
 
④ 이성을 존중한다. 디지털 커뮤니케이션의 큰 장점 중 하나는 메시지를 정확하고 정직하게 쓰기 위한 시간과 정보를 확보할 수 있다는 점이다. 물론 그런 만큼 큰 책임이 따른다. 말했다시피 신뢰는 정직함이란 지지대가 없으면 붕괴하고, 신뢰를 형성하려면 무엇이 ‘진실’인지 아는 것은 물론이고, 그 진실을 올바르게 전달할 수 있어야 하는데, 후자가 훨씬 더 어려운 일이다. 항상 진실을 확실히 알 수는 없겠지만, 확실히 모를 때는 그런 불확실성을 솔직하게 말하면 된다. 그게 ‘거의’, ‘주로’, ‘대체로’, ‘간 혹’, ‘드물게’, ‘좀처럼’ 같은 완화성 어휘의 용도이다. 
 
좋은 소식은 디지털 커뮤니케이션 덕분에 정직하게 메시지를 전달하기가 한결 수월해질 수 있다는 것이다. 왜냐하면 글을 쓸 때는 사실, 허구, 가능성, 불가사의를 구별하고 올바르게 전달하기 위한 시간과 정보를 충분히 확보할 수 있기 때문이다. 나쁜 소식은 당신에게 그런 시간과 정보가 있다는 사실을 모든 사람이 안다는 것이다. 당신이 이성적이고 합리적으로 글을 쓴다면, 설사 실수를 저지른다고 할지언정 당신이 사려 깊고 진실하기 때문에 일단 한번 믿어봐도 좋은 사람이라는 메시지가 암묵적으로 전달된다. 진실을 표현하기 위해 마지막으로 써야 할 여과기는 상대방의 맥락이다. 상대방이 모르는 언어로는 무슨 말을 한들 아무것도 설명되지 않는다. 
 
⑤ 베푼다. 디지털 시대, 특히 급성장 중인 소셜 미디어의 세계에서는 예전만 해도 주로 공인들만 지켜야 했던 정치가나 외교가다운 행동 수칙을 당신도 의무적으로 준수해야 한다. 이제는 거의 모든 사람이 공인이기 때문이다. 그중에서도 가장 중요한 부분은 다양한 미디어에서 당신에 대한 공격에 ‘초 연하게’ 대응하는 것이다. 
 
이런 공격은 주로 소셜 미디어, 이메일, 사내 커뮤니케이션, 소규모 사업체의 고객 후기, 온라인 매체 
 
- 12 - 신뢰 수업 
 
나 활자 매체의 홍보성 기사나 보도 기사 등에 달리는 댓글에서 발생한다. 그런 공격은 중상모략으로 전혀 사실이 아닐 때도 있지만, 반대로 불편할 만큼 정확할 때도 있다. 어느 쪽이든 스스로에게 물어 보자. 외교가라면 어떻게 대응할까? 만약 정치가 중에서도 가장 정치력 있는 사람이라면 “좋은 말씀 감사합니다. 한 말씀 더 부탁드려도 될까요?”라는 식으로 대처할 것이다. 이런 고도의 외교적 수완으로 당신은 두 가지를 성취할 수 있다. 
 
첫째, 당신이 교전을 거부함으로써 당신의 분노를 유발하겠다는 적대자의 의도가 무산된다. 둘째, 결투에 응하지 않겠다는 의사를 정중히 밝힘으로써, 당신의 공적인 존재감이 커지고 강력하고 선량한 사람이라는 인상이 강해진다. 왜냐하면 사람들은 한 대 맞고도 그냥 어깨를 으쓱하며 넘어가는 사람을 존경하기 때문이다. 

 
- 13 - 신뢰 수업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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