쉬윈송 지음 / 나무와열매
일상에서든 업무공간에서든, 특히 경제 관련 업무나 마케팅 분야에서 스토리를 활용하면 더 쉽게 상대의 마음을 얻을 수 있다. 상대방의 머릿속을 당신의 생각으로 채우고 싶다면 스토리텔링의 노하우를 터득해야 한다. 스토리텔링은 단순한 기교가 아니라 생각의 발전이다. 스토리텔링의 노하우를 터득한다면 대인관계, 마케팅, 경영 등의 분야에서 나타나는 많은 문제들을 좀 더 쉽게 해결할 수 있다.
이 책에서 소개하는 유용한 사례들을 마스터하고 스토리텔링을 갖춘다면, 당신의 화술은 강력한 힘을 갖게 되고 막강한 영향력을 행사하게 될 것이다.
스토리텔링으로 설득의 고수가 되라
▣ 저자 쉬윈송
세계 500대 기업에서 십여 년간 직원교육을 통해 사내 교육가를 육성하고, 기업 임원들의 스피치 훈련을 해왔다. 마케팅, 교육, 인적관리, 경영 등에 관한 풍부한 지식과 실전경험을 갖춘 스토리텔링의 고수이다. ‘배움, 변화, 성과’라는 이념으로 중국 전역을 돌며 5만여 명에게 스피치 교육을 했다. 이 교육을 통해 수천 명에 달하는 기업 임원과 창업자들이 스토리텔링, 스피치의 고수로 변모했다.
▣ Short Summary
훌륭한 스토리만이 마음의 문을 열어 영혼을 움직일 수 있다. 스토리를 통해 기발하고 참신한 생각을 전하고 또 스토리에서 배움을 터득하는 것은 인류의 태생적인 능력이다. 미국의 한 조사에 따르면, 개인의 일상에서 짧은 스토리와 소소한 소식이 일상대화의 65%를 차지하는 것으로 밝혀졌다. 더욱 놀라운 사실은 인류가 스토리텔링을 통해 다른 사람과 소통하는 행위를 이미 4만여 년 동안 지속해왔다는 점이다. 사람들이 스토리에 흥미를 갖는 이유는 무엇일까?
인지과학적 관점에서 보면 대뇌에는 스토리에 반응하는 고정회로가 존재한다. 대뇌의 이러한 점 때문에 사람은 스토리를 전하는 방식으로 교류하는 것을 좋아한다. 또한 심리학적 관점에서도 사람들은 데이터를 잘 기억하지 못하지만 스토리는 쉽게 기억한다. 영국의 대문호 새뮤얼 테일러 콜리지는 이렇게 말한 바 있다. “스토리 세계에 들어서는 순간 모든 것이 달라진다. 우리는 스스로 모든 의심을 내려놓을 것이다.”
일상에서든 업무공간에서든, 특히 경제 관련 업무나 마케팅 분야에서 스토리를 활용하면 더 쉽게 상대의 마음을 얻을 수 있다. 창업, 제품, 마케팅, 심지어 문건에도 스토리텔링이 필요하다. 말하는 사람은 스토리를 통해 자신의 견해를 더욱 짜임새 있게 전달하여 상대방의 공감을 끌어낼 수 있다. 상대방의 머릿속에 당신의 생각을 넣고 싶은가? 그렇다면 반드시 스토리텔링의 노하우를 터득해야 한다.
스티브 잡스와 마윈처럼 어떤 분야의 정상에 이른 사람들은 특히나 스토리텔링에 능하며 고수 중에 고수다. 마윈은 저장성(浙江省) 상인 회의에서 스토리텔링 형식을 이용해 불경기에도 객관적이고 냉정한 자세를 견지하며 맹목적으로 앞서 나가지 말 것을 당부했다. 그는 다음과 같이 말했다.
“저는 늘 스스로를 일깨웁니다. 어느 비바람이 몰아치던 날 세 사람이 있었습니다. 한 사람에게는 아주 좋은 우산이, 또 한 사람에게는 아주 좋은 비옷이 있었지요. 그리고 나머지 한 사람에게는 우산도 비옷도 없었습니다. 결국 좋은 우산과 비옷을 가진 두 사람만 거친 폭풍우 속으로 뛰어들었지요. 충분히 목적지까지 갈 수 있을 거라고 생각했으니까요. 비가 그치고, 두 사람 모두 도착했습니다. 한 사람은 다리를 다쳤고, 다른 한 사람은 허리를 다쳤습니다. 그런데 우산도, 비옷도 없었던 사람은 그저 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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을 풀며 비가 그치기를 기다렸습니다. 두 시간 여의 기다림 끝에 비가 그쳤고 그는 달려 나갔습니다.
그리고 가장 먼저 목적지에 도착했습니다. 경기가 좋지 않을 때는 냉정한 마음가짐이 필요합니다. 우리처럼 스스로 돕는 자들은 이성과 감성의 균형을 잘 잡아야 하니까요.”
사실 스토리를 잘 전달하는 능력도 일종의 무기라고 볼 수 있다. 예를 들어 연설을 하면서 이런 방법을 활용해 볼 수 있다.
제 꿈은 세상을 바꾸는 것입니다(목표). 이런 제 생각에 많은 사람들은 곱지 않은 시선을 보내며 질타를 하고, 심지어 저를 미치광이라고도 합니다(장애). 하지만 저는 다른 사람의 생각은 개의치 않고 저를 믿고 열심히 일했습니다(노력). 그런데 시장에 내놓은 제 제품은 예상만큼의 효과를 거두지 못했습 니다. 저 역시 방황했습니다(풍파). 그러다 한 번의 우연한 사건으로 저는 다시 신념을 불태웠고, 그동안 하고 싶었던 사업에 뛰어들었습니다(반전). 마지막에 내놓은 제 신제품은 사람들을 깜짝 놀라게 만들었고(전환), 저는 정말로 세상을 바꾼 사람이 되었습니다(결말).
목표 -> 장애 -> 노력 -> 풍파 -> 반전 -> 전환 -> 결말. 이것이 완벽한 스토리 라인이다. 이러한 라인을 활용한다면 상대방은 당신의 생각을 더 쉽게 받아들일 것이다. 이미 스토리로 영향력을 떨치는 새로운 시대를 맞이했다는 것은 부인할 수 없는 사실이다. 사람들의 생활과 소비패턴이 모두 달라졌다.
보는 눈도 높아지고 깐깐해졌으며 생각 또한 깊어졌다. 더 이상 외재적인 욕구와 이성에 목숨 걸지 않고, 내면의 목소리에 귀 기울이는 방향으로 변화했다. 따라서 이런 시대의 흐름에 뒤처지지 않으려면 스토리텔링에 능해야 한다. 스토리텔링의 노하우를 터득한다면 대인관계, 마케팅, 경영 등의 분야에서 나타나는 많은 문제들을 좀 더 쉽게 해결할 수 있다.
▣ 차례
프롤로그 - 상대방의 머릿속에 당신의 생각을 넣어라 chapter 1 설득은 바로 스토리텔링이다 chapter 2 목표를 세우고 스토리를 구상하라 chapter 3 궁금한 이야기야말로 최고의 카드다 chapter 4 마음의 벽을 허물어라 chapter 5 감정이 폭발하는 순간을 놓치지 마라 chapter 6 영혼이 담긴 스토리만이 상대방을 움직일 수 있다 chapter 7 선택의 여지가 없는 질문을 해라 chapter 8 한방으로 상대의 상투를 잡아라
부록 - 스토리텔링의 실전 매뉴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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설득은 바로 스토리텔링이다
스토리텔링, 저렴하지만 가장 효과적인 설득 방법 일상적인 만남은 물론이고 비즈니스에서도 스토리텔링은 더욱더 빼놓을 수 없는 요소가 되어 버렸다.
그 이유는 무엇일까?
우선 제품 퀄리티에서 큰 차이점을 찾기 어려워졌다. 과거에는 제조업체의 기술력에 따라 제품의 퀄리 티가 천차만별이었다. 하지만 지금은 퀄리티만으로는 차별성을 찾기 힘든 시대가 되었다. 이에 소비자 들은 제품에 담긴 스토리에 집중하기 시작했다. 제품의 이용 가치보다 정서적 가치에 주목하기 시작한 것이다. 두 번째로 스토리는 쉽게 기억된다. 우리는 매일같이 쏟아지는 수많은 정보를 접하지만 곧 대부분의 정보를 잊어버린다. 하지만 스토리가 있는 정보들은 우리 뇌리에 남는다. 마지막으로 화제 가치가 중요해졌다. 광고를 통해 해당 제품을 평가할 수도 있겠지만 만약 그 제품에 흥미로운 스토리가 더해진다면 입소문은 더 강력한 힘을 발휘할 것이다. 이런 현상을 경제학에서는 상품의 화제 가치라고 한다. 바로 이 과정에서 스토리는 중추적인 역할을 한다.
탄탄한 스토리, 가성비 ‘갑’: 스토리가 가진 매력은 아주 특별하다. 스토리는 당신이 전하고자 하는 정보를 보다 쉽게 전달해 준다. 브랜드의 발전 역사를 돌아보면 훌륭한 스토리 하나로 얼마나 많은 광고 비용을 절약할 수 있었는지 알 수 있다. 오스트리아의 한 빵집 주인의 이야기를 살펴보자.
아름다운 정취를 품은 오스트리아 빈에서라면 다뉴브 강변의 벤치에 앉아 있는 것만으로도 충분히 낭만적이다. 길게 늘어선 분위기 있는 노천카페와 레스토랑, 그리고 그곳을 메운 인파들의 모습이 눈에 들어온다. 하지만 그 실상을 들여다보면 비싼 임대료 부담으로 뒷골목으로 밀려나 버린 가게들도 적지 않다. ‘스위트’ 베이커리처럼 말이다. 빈의 젊은 청년이 운영하는 이 빵집은 비싼 임대료 탓에 광장 뒤편의 작은 골목에 자리 잡았다. 이름만큼 가격도 맛도 착한 ‘스위트’ 베이커리지만 문을 연 지 보름이 지났는데도 손님이 거의 없다. 광고라도 하면 조금 나아질 테지만 그럴 여유는 없다.
그러던 차에 빵집 주인은 한 가지 아이디어를 떠올렸다. 바로 그날 빈 광장의 비둘기 떼가 갑자기 근처의 한 빌딩을 향해 날아올랐다. 이 광경은 광장을 거닐던 사람들의 호기심을 불러일으켰고, 사람들은 제각기 수군거렸다. 이후 며칠 동안 빈 광장의 거의 모든 비둘기들이 비슷한 시각만 되면 어김없이그 빌딩의 창문을 향해 날아올랐다. 그러자 누군가가 방송사와 신문사에 제보했다. 뉴스거리를 찾는 방송사 기자들이 그 빌딩으로 향했다. 조사 결과 비둘기 떼의 ‘공격’을 받은 것은 빌딩 안에 있는 오랫 동안 방치된 강당이었다. 그런데 그 강당 위에 걸린 플래카드에는 ‘스위트 베이커리가 당신을 기다립 니다!’라는 선명한 글씨와 함께 건물 아래의 가게를 가리키는 커다란 화살표가 그려져 있었다.
방송사의 인터뷰와 현장 보도를 통해 이 소식은 스위트 베이커리의 빵 냄새처럼 빈의 곳곳으로 퍼져나 갔다. 이 기상천외한 사건을 계기로 유명세를 떨친 것은 비둘기 떼가 아닌, 찾는 이 없던 작은 빵집이 었다. “이 빵집이 대체 어디예요? 우리도 가볼 수 있나요?” “스위트 베이커리는 참 대단한 것 같아요.
꼭 한번 가봐야겠어요.” “비둘기들은 정말 빵 냄새를 따라간 걸까요?” 빈을 찾는 여행객들은 가이드에게 앞을 다투어 물었다. 이 빵집 주인이 아주 적은 돈을 들여 가이드에게 이 ‘신기한’ 스토리를 여행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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들에게 퍼뜨려 달라고 부탁했고, 이 스토리를 통해 여행객들의 호기심을 자극했다.
거금을 들여 TV나 인터넷 광고를 통해 얻을 수 있는 효과를 소소한 스토리 하나로 얻어낸 것이다. 이처럼 탄탄한 스토리는 적은 비용으로 강력한 설득력을 발휘한다. 기업의 경우 탄탄한 스토리에 적절한 기획과 미디어의 파급력이 뒷받침된다면 강력한 흡인력과 감화력을 갖춘 스토리텔링이 가능해진다. 분명한 것은 스토리의 전파속도가 빠를수록 그 효과 역시 확대된다는 점이다. 그리고 이미 세계의 수많은 사람들이 이를 입증해 냈다.
하나의 스토리로 세상을 얻은 사람들 캘리포니아의 유명한 소통전문가이자 『프레젠테이션을 부탁해』의 저자 클리프 앳킨슨은 누군가를 설득하기 위해선 우선 상대와 눈높이를 맞추고 상대가 수용할 수 있는 환경을 만들어야 되는데 바로 이때 스토리텔링이 필요하다고 강조한다.
스토리텔링의 3요소: (1) 스토리의 배경 - 우선 스토리의 배경 지식이 필요하다. 상대에게 스토리에 등장하는 주요 인물이나 배경, 또 무엇을 말하려는지 먼저 알려줄 필요가 있다. 가령 실리콘밸리에 관한 스토리를 전하려면, 그에 앞서 실리콘밸리의 동향이나 과학기술의 발전 추이는 어떤지 이해시키는 작업이 필요하다.
(2) 주요 인물 - 다음으로는 스토리 속 주요 인물이 본인인지, 친구인지 아니면 회사 동료나 직원인지 밝혀야 한다.
(3) 행동 - 스토리의 결말에는 목적성이 있기 마련이므로 상대가 어떤 방향으로 나아가야 할지를 일깨워 스스로 결론을 얻을 수 있도록 해야 한다. 결코 단순하게 그들이 어떻게 해야 할지를 알려주어선안 된다.
베컴과 빅토리아가 결혼을 발표했을 당시 외부 언론들은 이들이 얼마 못 가서 헤어질 것이라고 호언장 담했다. 그러면서도 베컴에게 “빅토리아의 어떤 면에 반했나?”, “어떻게 결혼을 결심했나?” 등의 질문 공세를 펼치기도 했다. 당시 언론의 이런 날 선 질문들이 베컴을 난처하게 만들 거라 생각했지만, 베컴의 태도는 예상 밖으로 당당했다. “2년 전 어느 아침이었습니다. 빅토리아에게 아주 중요한 공연이 있는 날이었지만 빅토리아는 그 바쁜 와중에도 정성을 다해 내 아침을 준비했습니다. 바삐 움직이는 그녀의 몸짓이 마치 천사가 춤을 추듯 너무 황홀했습니다. 그리고 스스로 다짐했죠. 평생 저 여인을 사랑하겠다고요.” 참으로 멋진 답변이었다. 그 뒤 어느 누구도 베컴을 바람둥이라 흉보지 않았고 그들의 결혼식을 확신하게 되었다.
베컴의 스토리텔링 방식은 아주 완벽했다. ‘시간+에피소드+적절한 미사여구+앞으로의 약속’, 이런 방식은 ‘나는 그녀의 천사 같은 아름다움을 사랑합니다’란 한 마디 말보다 백만 배 더 설득력 있다.
사람과 사람의 연결: 스토리로 설득하기 위해 가장 중요한 점은 바로 ‘연결’이다. 사람과 사람 사이가 연결되어야만 그 스토리에 빠져들고, 당신이 설명하고자 하는 그 주제와도 연결고리가 생긴다. 이런 바탕이 있어야만 당신의 스토리가 상대의 정서적 판단에 영향을 미쳐 설득에 성공할 수 있다.
2011년 7월 5일 마윈은 타오바오 소통대회에서 ‘최후의 1초에 승리하라’는 주제로 연설을 했다. 당시 타오바오를 선두로 하는 전자상거래 시장은 우후죽순처럼 등장하는 새로운 방식의 전자상거래 모델의 폭격을 겨우 견디고 있었다. 특히 무선인터넷과 그 밖의 다원화·수직화되는 전자상거래 모델의 비약적인 발전은 많은 사람들에게 무기력함을 안겨주었다. 마윈은 절대적인 신념을 가지고 하나의 스토리로 불안해 하는 직원들의 사기를 북돋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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권투의 신 무하마드 알리는 미국 남부에 대적할 자가 없는 챔피언이자 흑인들의 우상이었다. 한편 당시 미국 북부에는 조 카르멘이라는 백인 선수가 전성기를 누리고 있었다. 남부와 북부, 흑인과 백인을 대표하는 이 두 선수는 결국 세기의 대결을 벌이기로 했다. 첫 번째 경기에선 카르멘이 이겼고, 두 번째 경기에선 알리가 승기를 잡았다. 세 번째 세기의 대결은 필리핀의 마닐라에서 격돌했다. 두 사람모두 죽을 힘을 다해 사투를 벌였다. 9라운드까지 끝나자 알리는 “내가 졌다.”라고 했고, 카르멘도 “알리를 죽어도 못 이기겠다.”라고 말했다. 이 중요한 순간 알리는 코치에게 “수건을 던져서 항복합시다.”라고 말했다. 알리의 코치가 수건을 막 던지려는 찰나, 카르멘의 코치가 1초 먼저 수건을 던졌다. 알리의 승리였다.
마윈은 말했다. “오늘날 우리 앞에는 너무나 많은 문제가 산적해 있습니다. 우리 경쟁 상대들도 다를바 없죠. 이를 악물고 1초를 더 견디면 한 가지라도 더 잘 해낼 수 있고, 한 가지 서비스를 개선하면 새로운 고객이 한 명 더 늘어날 것입니다. 우리는 마지막 0.01초까지도 이겨야 합니다. 그러면 성공할 날이 꼭 온다는 걸 잊지 말아 주십시오.”
마윈은 스토리를 통해 직원들을 설득했을 뿐 아니라 힘든 오늘을 도망치고픈 전 세계의 지친 이들의 마음을 달래주었다. 이것이 바로 스토리의 연결성이다. 청중은 스토리 속으로 빠져들면서 자신과의 연관성을 찾게 만든다.
마음의 벽을 허물어라
아주 쉬운 한 걸음으로도 경계심을 허물 수 있다 많은 사람들은 아주 중요한 문제를 종종 놓치곤 한다. 바로 청중의 중요성이다. 스토리의 내용이 아무리 다채롭다 하더라도 스토리의 주인공은 늘 화자 자신이나 그 주변 사람일 때가 많다. 이는 분명 청중을 ‘무시’ 하는 태도다. 청중은 당신의 스토리를 들으며 존중받지 못한다는 느낌을 받을 수 있고, 자연스레 당신의 스토리에 반감을 가질 수 있다. 그러면 그 스토리는 설득력을 잃고 만다. 각양각색의 성격과 입장이 있는 사람들이 동일한 문제를 동일하게 이해하고 인지한다는 것은 애초에 불가능한 일이다. 그러므로 우리는 자신의 입장에서만 이야기를 해서는 안 된다.
미국의 심리학자 루이스는 이렇게 말한 바 있다. “누군가 자신을 설득하려는 순간 대부분의 사람들은 혹여 설득을 당해 손해를 보게 되지는 않을까 하는 걱정 때문에 우선 경계심부터 품는다. 그런 이유로 외부에서 설득을 하려 하면 경계하고 폐쇄적인 태도를 취한다.” 이런 상황에서 억지로 스토리를 들려 주려고 한다면 상대방은 경계수위를 더 높인다. 따라서 스토리를 통해 상대방을 설득하고 싶다면 우선 경계심부터 풀어줘야 한다. 그렇다면 효과적으로 경계심을 풀기 위해선 어떻게 해야 할까? 그것은 바로 스토리의 주인공과 듣는 이를 연관 짓는 것이다.
예컨대 ‘내가 예전에……’, ‘우리 선생님이……’ 등의 스토리는 금물이다. 상대방의 입장에서 스토리를 고민하고 주인공과 상대방이 처한 입장을 충분히 숙지한 후 스토리텔링을 시작해야 한다. 구체적으로 말하자면 스토리를 시작하기 전에 상대방이 많은 이야기를 할 수 있는 환경을 조성해서 상대방의 입장과 속내를 파악해야 한다. 가령 당신이 선생님이라면 늘 결석하고 말썽을 피우는 학생들을 교육시키고 싶을 것이다. 당신이라면 어떤 방법을 취하겠는가? 큰소리로 야단을 치겠는가? 아니면 의미심장하게 열심히 공부하라고 타이르겠는가? 내 판단으로는 이 두 가지 방법 모두 소용없다. 그렇다면 미국의
LA에 위치한 위트니 하이스쿨 선생님들의 ‘말썽꾸러기’ 교육법에 대해 살펴보자.
위트니 하이스쿨은 미국 내 최고의 명문학교로 손꼽힌다. 이 학교에 근무하는 카라 실라 선생님은 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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로이라는 고등학교 1학년 학생을 타이를 방법을 고민하고 있었다. 트로이는 자주 무단결석을 할 뿐 아니라 짓궂은 장난을 쳐서 반 분위기를 흐리곤 했다. 사실 트로이는 아주 영리했지만, 성적은 등락을 반복했다.
카라는 우선 트로이를 불러 함께 야구 경기를 보러 가자고 제안했다. 경기를 보는 내내 카라는 트로이와 대화를 나눴고 트로이가 야구에 무척 관심이 많다는 것을 알게 되었다. “트로이, 넌 커서 뭐가 되고 싶니?” “전 야구선수가 되고 싶어요. 재키 로빈슨(고인이 된 미국의 프로야구선수)처럼요. 재키는 정말 대단해요!” “와, 그렇구나! 선생님이 응원할게, 그런데…….” 카라가 말을 멈췄다. “그런데 뭐요?” “선생 님은 진심으로 네 꿈을 응원하지만, 너는 지금 학교 야구부에도 들어가지 못하고 있는데 어떻게 재키 로빈슨 같은 선수가 될 수 있을까?” “저는…….” 트로이는 잠시 말을 하지 못했다. 부끄러운 마음에 선생님 얼굴을 어찌 봐야 할지도 막막했다.
카라는 적절한 시점에 말했다. “내가 이야기 하나를 들려줄게. 분명 너한테도 도움이 될 거야. 린케(미국의 유명 앵커)가 한 방송에서 꼬마를 만났단다. ‘너는 커서 뭐가 되고 싶니?’ 그러자 아이는 천진난만 하게 답했어. ‘비행사요.’ 린케가 다시 물었지. ‘어느 날 네가 모는 비행기가 태평양 상공에서 연료가 떨어졌다면 어떻게 하겠니?’ 꼬마는 잠시 고민하더니 말했어. ‘우선 승객들에게 안전벨트를 매라고 하고전 낙하산을 메고 뛰어내리겠어요.’ 그러자 현장에 있던 관객들이 큰 소리로 웃음을 터트렸지. 그런데 뜻밖에도 아이가 눈물을 흘리는 거야. 그래서 린케가 물었어. ‘꼬마야, 왜 우는 거니?’ 그러자 꼬마는 아주 진지하게 말했단다. ‘전 연료를 가지러 가려고 뛰어내린 거예요. 다시 돌아올 거라고요!’ 꼬마의 말이 끝나자, 어느 누구도 웃을 수 없었단다.”
“선생님, 저는……” “트로이, 네가 무슨 말을 하고 싶은지 다 알고 있단다. 선생님은 단지 네가 이 이야기 속의 꼬마와 같다는 걸 네가 알았으면 해. 만약 네가 한 말을 듣고 사람들이 비웃는 게 싫다면 행동으로 증명하면 되는 거야.”
현명한 선생님은 처음부터 대화를 통해 트로이의 경계심을 허무는 동시에 아이의 꿈을 이해해줬다. 그리고 꿈이 있는 스토리를 통해 트로이를 설득한 것이다. 트로이는 스토리 속 꼬마(주인공)와 같은 상황 이었다. 스토리 속 사람들이 꼬마의 겉모습만 봤을 뿐 꼬마가 마음속으로 품고 있는 생각은 이해하지 못했던 것처럼 말이다. 이렇게 상대방의 입장에서 스토리를 시작한다면 상대방은 결코 당신의 스토리를 ‘무시’하지 않고 오히려 경계의 벽을 허물고 당신의 스토리를 경청할 것이다.
감정이 폭발하는 순간을 놓치지 마라
훌륭한 스토리라면 살아 숨 쉬어야 한다 과거 상하이에서 열린 기업인 포럼에 강연자로 초빙받은 적이 있었다. 무대 앞에 앉은 사람들은 모두 기업인들로 90년대 출생한 패기만만한 젊은 창업가들을 비롯해 이미 성공한 유명 기업인들도 있었다.
내가 세 마디 정도 하자 그들은 서로 소곤거리기 시작했고 심지어 자리를 뜨는 사람도 있었다. 그들은 나를 아주 평범한 ‘수면제’ 같은 강연자로 본 게 틀림없었다. 나는 미끼를 던지기 위해 이렇게 말했다.
“제가 질문 하나 드리겠습니다. 이 자리에 계신 분들은 언제 창업을 계획하셨습니까?” 그러자 모두의 시선이 나에게로 향했고, 기업인들은 창업 초창기 당시의 모습을 떠올렸다. 순간 포럼 분위기가 전체 적으로 살아났다. 포럼이 끝난 후 많은 기업가들이 나를 찾아와 훌륭한 강연이었다고 칭찬을 아끼지 않았다.
솔직히 말하자면, 이 일은 갑작스럽게 벌어진 게 아닌 ‘계획’된 행동이었다. 미국의 유명한 연설가 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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네기는 “당신이 상대방에게 무슨 말을 해야 할지 모르겠다면 당신이 주도할 수 있는 모든 기회를 잡아야 한다”라고 말했다. 카네기가 ‘첫 번째’로 언급한 전략은 “처음으로 자신이 어른이 됐다고 생각한 것은 언제입니까?”와 같은 질문으로 이목을 끄는 것이었다. 훌륭한 스토리는 사람의 마음을 흔든다. 그러기 위해서는 스펙터클한 줄거리가 필요하다. 물 흐르듯이 담백하기만 한 스토리는 사람들에게 감정의 변화는 물론 어떠한 흥분도 안겨 줄 수 없다.
영혼이 담긴 스토리만이 상대방을 움직일 수 있다
영혼이 있는 스토리만이 신뢰를 얻을 수 있다 설령 이미 벌어진 일이라도 믿기 어려울 때가 있다. 그런데 뻔히 꾸며진 이야기인 줄 알면서도 깊은 믿음이 가는 스토리가 있다. 영국의 시인 새뮤얼 테일러 콜리지는 이렇게 말했다. “스토리 속 세상에 발을 디디는 순간 모든 것은 달라지고, 우리는 자발적으로 모든 의심을 거두게 된다.”
모든 부모들은 산타클로스가 단지 동화 속에 존재한다는 사실을 알고 있지만, 어느 부모도 이 사실이 밝혀지는 걸 원치 않는다. 게다가 매년 크리스마스가 되면 기꺼이 아이들에게 들려주곤 한다. 디즈니 랜드에 가면 미키마우스와 도널드 덕을 보고 또 백설공주 이야기를 듣는다. 분명히 이 스토리들이 허구라는 건 알지만 우리가 기꺼이 지갑을 연다. 누군가는 왜냐고 물을 것이다. 한마디로 답하자면 영혼 이다. 스토리 속에 담긴 영혼이 사람들의 의심을 거두는 것이다. 깊이 있고 영혼이 깃든 스토리만이 상대방의 마음을 사로잡을 수 있다.
19세기 말 영국의 한 작은 마을에 오래도록 비가 오지 않았다. 농작물들의 피해가 이만저만이 아니게 되자, 목사는 사람들을 불러 모아 기우제를 준비했다. 7살이 된 작은 소녀 카이트도 이 기우제에 참석 했다. 키가 작은 탓에 대부분의 사람들이 카이트를 보지 못했지만 세심한 목사는 카이트와 카이트 손에 들린 한 물건을 발견했다. 목사는 무대 위로 올라가 카이트를 가리키며 사람들에게 말했다. “여러분 여기 이 작은 소녀를 보십시오. 이 소녀야말로 가장 믿음이 깊은 사람입니다. 이 소녀는 분명 하늘이 보낸 천사일 것입니다.” 사람들은 목사의 손끝이 향한 곳을 바라봤다. 목사는 이어서 말했다. “여러분은 비가 오길 기도하기 위해 모였습니다. 그런데 이 교회 안에 우산을 들고 온 사람은 저 소녀뿐입니 다!” 사람들은 자세히 살폈다. 과연 작은 소녀의 곁에만 빨간 우산이 놓여 있었다. 그제야 사람들은 숙연해졌고 소녀를 위한 환호와 함께 박수를 보냈다.
우리는 이 스토리를 통해 아이의 진심과 순수함, 그리고 사랑을 깊이 신뢰할 수 있다. 특히 말썽꾸러기 아이에게 불같이 화를 냈던 부모라면 이 스토리에 대한 깊은 생각은 관두고서라도 듣는 순간 깊은 충격에 휩싸였을지도 모른다. 그 이유는 이 스토리에는 영혼이 담겨 있기 때문이다.
사랑의 참뜻을 담아야 한다: 사실 우리가 굳게 믿고 있는 스토리들 속엔 사랑이 담겨 있다. 소녀의 기우제 스토리나 산타클로스, 인어공주, 백설공주 같은 이야기들이 아이들에게 사랑받는 이유는 무엇일까? 또 어른들은 어째서 허구라고 밝히길 꺼려하는 것일까? 그건 이야기 속에 사랑이 가득 담겨 있기 때문이다. 그러므로 누군가를 설득하려면 당신의 스토리에 사랑을 담아야 한다.
뻔한 소리 대신 후회스러울 결말을 알려주자 과거에 한 어머니를 만난 적이 있었다. 그녀는 아들이 집에 오면 늘 TV 가까이에 엎드려 방송을 보곤해 아이의 시력이 나빠질까 봐 늘 걱정이었다. 하지만 아무리 말을 해도 소용없었다. 그래서 이 어머 니는 어느 날 근시 안경을 사서 아이에게 주며 안경을 끼고 TV를 보라고 했다. 아이는 안경을 껴보니 앞의 물건은 잘 보이지도 않고, 어지럽고 눈도 매우 피곤했다. 그제서야 어머니는 지금의 자세로 계속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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TV를 보면 눈이 나빠질 것이고 그러면 이런 근시 안경을 써야 한다고 말했다. 그러자 아이는 자연스럽게 어머니의 말을 받아들였다.
아이들은 어리고 마음도 아직 성숙하지 않아 백날 설명해 봤자 아무 소용이 없다는 의미다. 그러므로 아이들이 나중에 벌어질 일을 직접 겪어 볼 수 있는 기회를 만들어 훗날 벌어질 일에 대한 두려움을 느끼도록 해야 한다. 그래야만 아이들은 당신의 의견에 수긍할 것이다. 스토리텔링도 마찬가지다. 스토리를 이용해서 우리가 말하는 대로 하지 않을 경우, 상상도 못 할 무서운 결과가 벌어질 것이라는걸 강조해야 한다.
바이두의 CEO 리찬홍은 ‘미남 CEO’라는 별명에 걸맞게 많은 팬을 확보하고 있다. 리찬홍은 특히 스토리를 통해 사람의 마음을 얻는 데 아주 능한 인물로 유명한다. 몇 년 전 바이두 산하의 몇몇 화교 출신 임원들이 연봉인상을 요구했다. 사실 리찬홍은 이미 그들에게 업계 최고의 대우를 해주고 있었지만, 회사에 대한 그들의 공헌도는 미미했다. 그들은 단지 자신들이 실리콘밸리에 왔다는 이유 하나만 으로 더 많은 대접을 해주길 바란 것이었다.
리찬홍은 비공식적인 자리에 그들을 불러 이렇게 말했다. “한 분 한 분 100% 최선을 다하신다면 전여러분께 100% 이상의 연봉을 드릴 것입니다.” 이 말을 들은 회의 참석자들은 더 이상의 이야기를 듣고 싶지 않은 기색이었다. 그러자 리찬홍이 말했다. “그러면 이렇게 하시죠. 일 이야기는 접어두고 제가 이야기 하나 들려드리겠습니다.”
예전에 은퇴를 앞둔 한 건축가가 있었습니다. 그는 사장에게 이제 그만 편안히 집에서 쉬고 싶다고 말했습니다. 사장은 이런 인재가 떠난다는 게 너무 아쉬웠습니다. 그래서 이 연로한 건축가에게 마지막한 채만 더 도와달라고 부탁했고, 건축가도 알겠다고 했습니다. 하지만 공사기간 동안 건축가의 마음은 이미 현장을 떠나 있었습니다. 자재를 고르는 것도 대충이었고, 어느 것 하나 성심성의껏 하는 일이 없었습니다. 현장의 모든 사람들이 다 느낄 정도였죠. 마침내 집이 완성되었습니다. 이 건축가는 이제 떠나면 되겠다 싶었습니다. 그런데 생각지도 못한 일이 벌어졌습니다. 사장이 새집의 열쇠를 건축 가에게 건네며 이렇게 말하는 것이었습니다. “이 집은 당신 겁니다. 제가 퇴직 선물로 드리는 겁니다.”
건축가는 조악하게 지어진 집을 보며 쥐구멍에라도 숨고 싶은 심정이었습니다.
리찬홍은 이 스토리를 통해 일을 제대로 하지 않았을 때 나타날 결과를 알려주었다. 더불어 계속해서 자신들의 인생을 대충 ‘짓는 것’은 적극적인 행동이 아니라 소극적인 대응일 뿐이며, 매 순간 최선을 다하지 않는다면 정말 중요한 순간에도 최대 역량을 발휘하지 못한 채 자신이 얼기설기 지어 놓은 ‘집’ 에서 고통받게 될 것임을 암시했다. 이후 이 고위관리자들은 더 이상 지나친 요구를 하지 않았고, 리찬홍은 전과 다름없는 대우를 해 주었다.
선택의 여지가 없는 질문을 해라
인정 - 칭찬 - 설명 - 반문 인간관계에서는 누군가를 설득해야 하는 상황이 종종 발생한다. 그런데 그때마다 상대방이 반드시 우리 의견을 따를 거라고 확신할 수는 없다. 설득의 목적을 이루기 위해서 우리는 하나의 공식을 기억해야 한다. 바로 ‘인정-칭찬-설명-반문’이다. 이 점과 관련해 나는 아래의 짧은 스토리로 답안을 제시하 려고 한다.
멍완저우는 현재 화웨이의 CFO이다. 멍완저우가 화웨이에 입사했을 당시만 해도 그녀는 그저 행정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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원일 뿐이었다. 어느 날 멍완저우와 한 동료는 판매팀의 재무문제에 의문이 생겼다. 멍완저우는 판매 팀의 별도 판촉비용에 대해서 재무팀이 마땅히 경비처리를 해줘야 한다고 생각했다. 하지만 당시 일개 행정직원이었던 멍완저우의 말에 힘이 있을 리 만무했다. 하지만 재무팀장은 뜻밖에도 그녀의 의견을 묵살하지 않았다.
멍완저우는 이렇게 말했다. “팀장님, 방금 말씀하셨듯이 판촉활동비는 별도의 지출이 발생될 수밖에 없습니다. 매달 각 팀의 예산에는 제한이 있고, 초과 예산을 승인해 주기도 쉽지 않으며, 이는 회사의 예산에 차질을 빚을 수 있다는 점도 잘 알고 있습니다(인정). 이점은 팀장님께서 원칙을 잘 지키시는 분이라는 것을 보여주는 것입니다. 저희 모두 본받을 부분입니다(칭찬). 프로모션은 매 분기마다 판매팀 에서 자체적으로 스케줄을 조정해서 진행하고 있습니다. 하지만 제가 알기론 1분기에 어떤 원인 때문 인지 프로모션을 진행하지 않았습니다. 그러므로 향후 남은 3분기 동안 사실 네 번의 프로모션을 진행할 수 있겠죠. 게다가 올해 예산은 일찍 승인을 받았기 때문에 이번 비용은 1분기 예산을 활용할 수있습니다. 판매팀은 이에 대해 상부에 여쭤 보기도 했습니다(설명). 만약 이번 판촉 활동이 다음 달의 업무에 크게 지장이 없고 올해 판촉 활동 예산을 초과하지 않는 범위 내에서 진행된다면 팀장님께서는 지원해 주실 수 있겠습니까(반문)?” 재무팀장은 더 이상 동의하지 않을 이유가 없어졌다.
위의 일화에서는 멍완저우가 ‘인정-칭찬-설명-반문’이란 법칙을 활용해 재무팀장을 훌륭히 설득하였음을 잘 보여 주고 있다. 그러나 반박(설명)을 할 때는 대결 구도는 최대한 피하고 정보를 경청해 키워드를 파악한 후 설명할 기회를 잡아야 한다는 사실을 명심해야 한다. 그래야만 상대방이 더 쉽게 수긍할수 있을 테니 말이다.
‘일정-칭찬-설명-반문’의 법칙은 많은 연설의 핵심적인 부분에 활용되고 있다. 실례로 마윈은 2011년 3월 8일 ‘목란지약’ 발언을 했다. 당시 청중의 대부분이었던 여성 창업자들은 남자들의 세계에서 한자 리한다는 것이 녹록치 않으며 심지어 불공평하다고 생각했다. 이에 대해 마윈은 다음과 같이 말했다.
중국에는 아주 위대한 여인들이 있습니다. 그 가운데 측천무후는 사업수완이 무척 뛰어났습니다. 그럴수 있었던 이유는 남자를 잘 파악하고 잘 ‘요리’할 줄 알았기 때문입니다. 여성과 남성을 비교하며 누가 더 강한지, 끈기가 있는지 따지려 드는 것은 아무 소용없는 일입니다(능력 있는 여자를 인정). 측천 무후는 아주 뛰어난 사람입니다. 봉건사회에서 여성으로 태어나 천하를 다스렸다는 것은 보통의 능력과 수완으로는 도저히 불가능한 일입니다. 측천무후의 수완은 계략이 아니라 타고난 것이었습니다. 모의천하(母儀天下, 어미의 마음으로 백성을 보살핌)할 수 있는 천성을 타고나야만 남성을 굴복시킬 수있습니다. 남성은 대장부 스타일의 여인에게 무릎 꿇지 않습니다. 우리는 이런 사람을 아주 싫어합니다. 그래서 저는 측천무후를 아주 위대한 여인이라 생각합니다(측천무후와 같은 여인을 높이 평가함).
현실에서는 세 가지 직종에 종사하는 여성이 좋은 남자를 만나기 어렵습니다. 첫 번째는 변호사입니다.
왜냐고요? 변호사들은 사람을 볼 때 목적이 있습니다. 계약을 하려 하지요. 결혼을 할 때도 훗날 분명 무슨 일이 벌어질 것이라고 생각합니다. 그래서 범죄자를 보듯 살펴보니, 남자들은 보자마자 긴장할 수밖에요. 다음은 회계사입니다. 회계사는 늘 계산을 하고 충분한 돈을 벌어왔는지를 따질 것입니다.
여성 회계사들은 늘 의심의 눈초리를 보낼 것입니다. 마지막은 자산관리사입니다. 자산관리사는 수익 률에 주목합니다. 그 파트너의 스트레스가 얼마만큼일지는 상상만 해도 알 것 같습니다(예를 들어 여성의 불행을 설명).
제가 여러분께 말씀드리고 싶은 것은 여성은 여성다워야만 행복할 수 있다는 것입니다. 찬만큼 비워집 니다. 그게 세상의 법칙입니다. 세상은 상대적이고 대칭적입니다. 남성들의 세상이 이만큼이면, 여성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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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상도 그만큼입니다. 남성이 가진 능력이 이만큼이면, 여성도 그 만큼의 능력이 있습니다. 여성들은 때론 스스로를 옥죕니다. 절대 그럴 필요 없습니다. 우리는 하루하루 성실히 자신을 만들어 가면 됩니다. (중략)
저는 알리바바에 여성 임원이 나오길 기대합니다. 우선 아주 귀엽고 인생을 알며 남성을 요리할 줄 아는 여성이었으면 좋겠습니다. 외부 사람들 앞에 아주 재밌는 여성의 이미지를 보여 주고 싶습니다. 둘째로 전문성이나 성실성도 어떤 남성에게도 전혀 뒤지지 않기를 바랍니다……. 그래서 저는 여러분이 기본으로 돌아오길 바랍니다. 여러분은 여성이고, 행복한 여성입니다. 알리바바의 모든 여성들이 많은 사람들에게 주목받길 바랍니다. 여성은 더 여성답게 남성은 더 남성다워져야 합니다.
마윈의 이 연설에는 스토리가 있었지만, 훈계도 담겨 있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사람들은 빠져들었고, 특히 여성 관객들은 모두 고개를 끄덕이며 수긍했다. 이는 아주 훌륭한 논리전개이다. 청중들의 시선을 사로잡았음은 물론, 공감도 이끌어냈기 때문이다. 스토리텔링을 하는 목적은 상대방이 당신이 제시한 잠재적인 답안을 선택하게 만드는 데 있다. 물론 이런 점진적인 방식 말고도 이어지는 삼단논법도 우리에게 또 다른 설득의 길을 알려 줄 것이다.
한방으로 상대의 상투를 잡아라
마음으로 받아들이는 스토리 스토리텔링은 기술적인 화법이다. 다채로운 줄거리는 물론이고 상대방이 수긍할 수 있도록 정서적 니즈에도 부합해야 한다. 스티브 잡스가 애플이란 이름을 짓게 된 일화를 살펴보자.
잡스가 신생회사의 이름을 애플이라고 정하고자 했을 때 논쟁이 끊이지 않았었다. 결국에는 모두의 합의를 거쳐 좋은 이름이라는 결론을 얻었지만 말이다. 잡스는 ‘애플’이란 이름을 제시하며 이렇게 말했 다. “애플이란 이름은 무한한 창의성과 가능성을 의미합니다. 애플이란 단어를 듣는 순간 사람들은 많은 것을 떠올립니다. 가장 먼저 에덴동산에서 이브는 지혜의 나무에 달린 사과(금지된 것)을 몰래 먹음 으로써 우리에게 인성의 깨달음을 주었습니다. 미국의 챔프맨은 대규모로 사과나무를 심어 대풍작을 가져 온 전기적인 인물이기도 합니다. 비틀즈의 소속사도 애플이었던 것으로 기억합니다. 또 사과가 뉴턴의 머리 위로 떨어지면서 위대한 사상의 불꽃이 피어오르기도 했습니다……” ‘사과’에는 또 다른 특별한 스토리가 있다. 바로 활의 명수 윌리엄 텔의 스토리다.
13세기 스위스를 통치하던 오스트리아 총독은 백성들을 핍박했다. 그 총독은 시장 거리에 긴 막대기를 세우고 모자를 걸어 두었다. 그리고 스위스 국민들에게 이 모자에 허리를 굽혀 예를 갖추라고 명령했다. 어느 날 이곳을 지나던 농민이자 활의 명수인 윌리엄 텔이 모자에 예를 취하라는 명령을 따르지 않았고, 결국 체포되고 말았다. 총독은 이에 그치지 않고 윌리엄의 어린 아들을 데려와 아이의 머리 위에 사과를 얹어 놓고는 윌리엄에게 활을 쏴서 사과를 맞추라고 명령했다. 만약 사과를 맞춘다면 죄를 면해 주겠다는 것이었다. 윌리엄의 화살은 사과에 명중했고 아이는 풀려날 수 있었다.
이때 윌리엄은 화살 두 대를 갖고 갔는데, 다른 화살은 왜 가져 왔냐고 묻자 자신이 잘못해서 아들을 맞추면 나머지 하나는 총독을 쏘려고 가져왔다고 말했다. 총독은 분노했고 윌리엄은 다시 체포되었다.
오스트리아군이 윌리엄을 압송하는 도중 호수를 지나는데 갑자기 수면 위로 거센 풍랑이 일어났다. 윌리엄은 이 틈을 타 총독을 사살했다. 민중들은 윌리엄을 사령탑으로 추대하고 힘을 모아 오스트리아에 저항했다. 그리고 스위스는 끝내 자유를 얻을 수 있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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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래서 저는 ‘애플’이라는 단어는 창의력과 풍작, 사상만을 대표하는 게 아니라 자유의 의미도 담고 있다고 생각합니다. 게다가 입에도 잘 붙어 쉽게 기억될 것입니다.” 스토리를 전하면서 잡스는 청중들의 반응을 주의 깊게 살폈다. 대다수의 사람들이 에덴동산, 뉴턴, 비틀즈의 예시에 고개를 끄덕이는 모습을 보고 더 힘을 얻어 말을 이어갔던 것이다. 결과적으로는 애플의 로고는 전 세계인의 시선을 한몸에 받고 있다.
이와 같이 스토리텔링은 반드시 상대방의 정서적인 니즈에서 출발하여 상대의 감성을 자극하고 환기시켜 공감대를 이루고, 부지불식간에 고개를 끄덕이게 만들어야 한다. 이는 상대방에게 왜 자신을 설득 하는지 알려주는 것과 같다. 이런 목표에 도달했다면 당신의 스토리가 이미 상대방의 머릿속을 가득 메웠다는 것을 의미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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