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재원 지음 / 메이트북스
이 책은 메타버스의 개념과 기술, 플랫폼 등 메타버스에 대한 모든 것에 대해 초보자도 이해하기 쉽게
소개한다. 저자는 메타버스란 무엇이고, 어떤 역사를 통해 지금의 체제에 이르게 되었고, 현재의 모습
은 어떠하며, 앞으로 어떤 모양으로 발전해나갈 것인지를 쉽게 소개하면서, 단순히 일시적인 트렌드가
아닌 새로운 문명으로서 메타버스를 받아들여야 한다고 역설한다.
나의 첫 메타버스 수업
이재원 지음
▣ Short Summary
지금 온 세상이 메타버스를 이야기하고 있다. 전 세계 그래픽카드 시장 점유율 1위 반도체 회사 엔비
디아의 CEO 젠슨 황은 “메타버스가 오고 있다.”라고 선언했고, 페이스북 창업자이자 CEO인 마크 저
커버그는 “페이스북의 미래는 메타버스에 있다”라고 말했다. 그리고 미국의 게임회사인 로블록스는
2021년 3월 10일 뉴욕증권거래소에 상장했는데, 상장 당일에 시가총액이 460억 달러에 이르렀다.
메타버스(Metaverse)는 초월ㆍ가상을 뜻하는 접두사인 ‘메타(Meta)’에 우주ㆍ세계를 뜻하는 ‘유니버스
(Universe)’가 더해진 합성어로, 직역하면 초월세계, 가상세계가 된다. 그래서 현실을 초월한 세계, 현
실에는 없는 가상의 우주 등 여러 해석이 가능한데, 메타버스는 가상세계의 일종이라는 인식 역시 여
기서 출발한다. 반대로 메타버스가 현실과 또 다른 어떤 세계라는 오해 역시 이 단어에서 비롯된다.
이 책은 메타버스의 개념과 기술, 플랫폼 등 메타버스에 대한 모든 것에 대해 초보자도 이해하기 쉽게
소개한다. 저자는 메타버스란 무엇이고, 어떤 역사를 통해 지금의 체제에 이르게 되었고, 현재의 모습
은 어떠하며, 앞으로 어떤 모양으로 발전해나갈 것인지를 쉽게 소개하면서, 단순히 일시적인 트렌드가
아닌 새로운 문명으로서 메타버스를 받아들여야 한다고 역설한다.
총 5장으로 구성되어 있는데, 1장에서는 메타버스가 어디에서 와서 어디로 가는 것인지, 메타버스의
요소는 무엇인지를 살펴봄으로써 아직 모호한 메타버스의 정의를 다시 내린다. 2장에서는 메타버스 구
현 기술인 VR(가상현실), AR(증강현실), XR(확장현실), MR(혼합현실) 등에 대해 알아본다. 3장에서는 지
금 시점에서 가장 성공적으로 메타버스 세계로 항해하고 있는 〈로블록스〉등의 플랫폼에 대해 구체적
으로 살펴본다. 4장에서는 기업, 기관, 정부까지 메타버스에서 새로운 가능성을 찾으려 메타버스 플랫
폼에 공간을 만들고 있는 가운데, 메타버스를 제대로 이용하려면 어떤 점을 살펴봐야 하는지 알아본다.
5장에서는 메타버스 전환과 관련하여 기업은 어떤 고민을 해야 하는지, 그리고 메타버스 회사가 되려
는 기업은 왜 여가시간이 아니라 업무시간과 경쟁해야 하는지 등을 살펴본다.
▣ 차례
지은이의 말 - “그래서 메타버스가 뭔데?”라고 묻는 이들에게
PART 1 메타버스란 무엇인가?
우리는 메타버스를 어떻게 이해하고 있을까? / 메타버스는 어떤 공간인가? / 메타버스를 다시 정의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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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의 첫 메타버스 수업
면? / 메타버스엔 또 어떤 요소들이 있나? / 지금의 메타버스는 가짜에 불과한가? / 메타버스의 유형은
어떻게 나뉠까? / 메타버스는 게임인가? / 메타버스에서 아바타는 어떤 역할을 할까? / 메타버스의 세
계관이란 과연 무엇인가? / 우리는 왜 메타버스에 열광하나? / 우리는 언제쯤 메타버스로 이주할까?
PART 2 메타버스의 뿌리, 실감기술
메타버스를 구현하는 기술은? / PC, 콘솔, 그리고 스마트폰 / 미래 기술의 총합, XR / 완전한 가상현실
을 만든다, VR / 현실을 가상처럼, AR / 현실과 가상의 경계를 없앤다, MR / 가상세계에서 오감을 채우
는 방법 / 현실의 움직임을 가상으로, 러닝패드와 손목밴드 / 내 몸이 통째로 가상세계로, 침습과 다이
브 기술
PART 3 메타버스를 주도하는 플랫폼
메타버스로 향하는 콘텐츠 플랫폼들 / 게임 속으로 출근만 70만 명, 〈로블록스〉 / 블랙핑크와 트와이
스도 풍덩, 〈제페토〉 / 1,230만 명이 콘서트를 즐긴다, 〈포트나이트〉 / 100만 유튜버의 산실, 〈마
인크래프트〉 / 메타버스를 주도하는 플랫폼의 공통점은? / 내가 원하는 대로, 오픈월드 / 두꺼비 집을
짓듯, 샌드박스 / 아바타와 커뮤니티 / 월 수입 5,500만 원, 크리에이터 이코노미 / 메타버스 세계도
크리에이터 이코노미로
PART 4 어떻게 메타버스에 올라탈 수 있을까?
메타버스 티켓팅의 시대가 열리다 / 기업은 메타버스호에 어떻게 승선해야 할까? / 직방은 왜 사무실
을 폐쇄했을까? / 네이버 신입사원은 〈제페토〉로 출근한다고? / 개강은 했는데 넌 왜 집에 있니? / 대
통령 선거도 메타버스로? / 메타버스에 편의점 열고, 호텔도 열고 / 메타버스 공간 만들기, 이것으로
플랫폼에 올라탄 걸까?
PART 5 메타버스 시대, 기업은 어떤 효용을 줄 것인가?
메타버스 전환, 어떤 고민을 해야 할까? / 기업의 메타버스 활용, 어떻게 해야 할까? / 메타버스를 적
용하면 회사가 바뀔까? / 메타버스 플랫폼에서 고객들과 만나려면 / 메타버스 기술만 잘 이용하면 어
떨까? / 1년에 130억 번다는 버추얼 휴먼, 어떤 이들일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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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의 첫 메타버스 수업
나의 첫 메타버스 수업
이재원 지음
메타버스란 무엇인가?
우리는 메타버스를 어떻게 이해하고 있을까?
성큼 다가온 미래, 메타버스: “메타버스가 오고 있다” 전 세계 그래픽카드 시장 점유율 1위 반도체 회
사 엔비디아의 CEO 젠슨 황의 선언입니다. 우리에게 메타버스 세상을 활짝 열어젖힌 한마디였습니다.
여기에 “페이스북의 미래는 메타버스에 있다”고 말한 페이스북 창업자이자 CEO인 마크 저커버그의 한
마디가 기름을 부었죠. 그리고 지금 온 세상이 메타버스를 이야기하고 있습니다.
2021년 들어서도 메타버스에 대한 관심은 이어졌습니다. 캐서린 D. 우드가 이끄는 아크 인베스트의
예측보고서 「2021 빅 아이디어」 때문인데, 이 보고서에서는 ‘비디오 게임, 증강현실, 가상현실’로 구
성된 가상세계와 우리는 매일 상호작용을 하고 있다면서, 지금은 서로 독립적이지만 미래엔 이것이 모
두 메타버스로 이어질 것으로 전망했습니다. 물론 경제적 효과도 어마어마하다고 예측했습니다. 2025
년만 해도 메타버스와 관련한 매출이 3,650억 달러에 달할 것이라고 봤습니다.
메타버스가 돈이 된다는 것을 증명한 일은 한 번 더 있었습니다. 메타버스에 대한 관심이 절정을 찍은
시기이기도 합니다. 바로 미국의 게임회사인 로블록스의 미국 나스닥 상장입니다. 2021년 3월 10일
뉴욕증권거래소에 상장했는데, 상장 당일에만 54.44% 급등하며 시가총액 460억 달러를 달성했습니다.
<로블록스>는 2004년 창업해서 2006년 서비스를 개시한 게임 플랫폼이자, 플랫폼 게임입니다. 이게
무슨 말이냐고요? 그러니까 로블록스는 접속해서 주어진 과제를 수행하며 즐기는 ‘게임’이기도 하면서,
스스로 게임을 만들거나 남이 만든 게임을 골라서 플레이할 수 있는 ‘플랫폼’의 요소를 동시에 가지고
있습니다. 마치 남이 올려둔 영상을 볼 수도, 업로드할 수도 있는 유튜브와 같죠.
메타버스는 어떤 공간인가?
소설 『스노 크래시』의 메타버스: 일반적으로 메타버스는 현실과 가상의 경계가 희미해진 세계 혹은 공
간으로 알려져 있습니다. 쉽게 말해 인간의 아바타와 소프트웨어, 즉 인공지능이 만들어낸 가상 캐릭
터가 섞여 살아가는 가상의 공간이죠. 그럼 단어 그 자체를 쪼개서도 한번 해석해보겠습니다. ‘메타
(Meta)’는 초월ㆍ가상을 뜻하는 접두사인데, 여기에 우주ㆍ세계를 뜻하는 영단어 ‘유니버스(Universe)’
가 더해진 합성어입니다. 직역하면 초월세계, 가상세계가 됩니다. 현실을 초월한 세계, 현실에는 없는
가상의 우주 등 여러 해석이 가능하죠. 메타버스는 가상세계의 일종이라는 인식 역시 여기서 출발합니
다. 반대로 메타버스가 현실과 또 다른 어떤 ‘세계’라는 오해 역시 단어에서 비롯됩니다.
메타버스는 1992년 출간된 미국의 SF작가 닐 스티븐슨의 소설 『스노 크래시』에서 가장 먼저 등장합
니다. 근미래를 배경으로 한 이 소설에는 주민들이 자신의 아바타로 접속해 살아갈 수 있는 가상현실
세계가 존재합니다. 현실의 직업과는 무관하게 가상현실 세계 속에선 자기가 원하는 모습으로 변신할
수 있죠. 소설 속에서 이 가상현실 세계를 부르는 이름이 바로 ‘메타버스’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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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의 첫 메타버스 수업
메타버스를 다시 정의한다면?
‘메타버스=가상현실’이라는 편견을 깨자: 메타버스를 제대로 알기 위해서는 메타버스를 다시 정의하는
일이 필요합니다. 앞으로 메타버스 세계 속에서 살기 위해서, 그리고 메타버스라는 거대한 흐름 속에
서 또 다른 기회를 잡기 위해서는 바라보는 관점을 바꿔야 한다는 말이죠. 그럼 메타버스를 바라보는
관점을 어떻게 바꿔야 할까요? 메타버스에 대한 연구는 소설 『스노 크래시』의 출간 이후 지속적으로
이어졌습니다. 인터넷과 웹의 보급 이후 높아진 새로운 세상에 대한 관심 때문입니다. 특히 2000년대
초반에 메타버스의 모습부터 활용 방안까지 많은 논의가 있었는데, 눈에 띄는 것은 이 부분입니다. 연
구자들은 메타버스를 접하는 이들에게 ‘메타버스가 가상세계’라는 단순화에서 벗어나기를 주문합니다.
메타버스가 현실과 동떨어진, 아무 상관없는 가상세계는 아니라는 말이죠. 메타버스가 상상의 것들이
펼쳐지는 가상의 공간인 것은 맞지만. 현실과 단절된 도피처, 탈출구는 아니라는 설명입니다.
메타버스를 연구하고 로드맵을 제시해온 비영리 기술 연구 단체 ‘가속연구재단(ASF)’의 의견 역시 마
찬가지인데, “메타버스를 현실세계의 대안 또는 반대로 보는 이분법적 접근에서 벗어나야 한다”고 제안
합니다. 대신 물리세계(현실세계)와 가상세계의 교차점, 결합, 수렴 등으로 이해할 것을 주문하죠. 그
래도 메타버스의 제1원칙은 뛰어난 몰입감입니다. 완전한 가상현실이든, 현실 위에 가상의 요소가 더
해진 상태이든, 현실과 가상이 구분되지 않을 정도로 몰입감이 있을 때 메타버스가 완성됩니다.
메타버스를 다시 정의하면: 종합해서 새로운 정의를 내려 보겠습니다. 메타버스란 단순한 가상공간이
아닙니다. 고도화한 실감기술을 매개로 현실세계와 가상세계가 상호작용하는 과정에서 생긴 제3의 세
계이자, 상호작용하는 방식 그 자체입니다. 메타버스가 (무엇인가를) 초월한 세계라는 뜻에는 변함이
없습니다. 다만 무조건 현실을 초월한 것이 메타버스는 아닙니다. 현실에 발을 딛고, 가상의 요소와 결
합해 만들어진 새로운 세계가 바로 메타버스입니다. 그래서 메타버스 세상을 제대로 알고 관련 산업을
살피기 위해서는 2가지 요소를 모두 살펴야 합니다. 하나는 메타버스를 구현하는 기술인 실감기술이고,
다른 하나는 현실세계와 상호작용하며 새로운 세상을 만들어낼 재료인 가상세계이죠.
메타버스에 또 어떤 요소들이 있나?
메타버스의 3요소는 ‘현실, 가상, 실감기술’: 메타버스라는 화학반응을 일으키기 위해 필요한 것은 3가
지입니다. 우리가 지금 살고 있는 ‘현실세계’와 컴퓨터 그래픽으로 구현한 ‘가상세계’, 그리고 두 세계
를 융합하는 촉매제가 될 ‘실감기술’입니다. 먼저 실감기술이 갖춰야 할 조건은 ‘극한의 몰입감’입니다.
현실인지 가상인지 이질감이 느껴지지 않을 정도로 실감나게 만드는 것이 실감기술의 조건입니다. 가
상세계라는 요건 역시 간단한 편입니다. 말 그대로 가상의 세계여야 합니다. 물리적 제약도 없고, 모습
에 제약도 없습니다. 컴퓨터 그래픽으로 구현된 가상의 세계 속에서 주민들은 자신이 꿈꾸는 것들을
마음껏 펼칠 수 있습니다. 다른 이들을 해치지 않는다면 행동에 제약도 없어야 합니다. 이런 조건들은
게임이나 SNS 같은 메타버스 플랫폼을 통해 이미 구현된 상태입니다.
이 둘만큼이나 중요한 요소가 현실세계입니다. 메타버스가 현실과 가상이 융합된 세상이 되려면 가상
의 요소도 중요하지만 현실의 요소들도 중요합니다. 메타버스의 구성과 유지 여부는 참여자들의 의지
에 따라 달라집니다. 다시 말하면 메타버스 세상 속으로 사람들을 끌어오고 락인(Lock-In)하는 것은
결국 참여자들이 만들어내는 콘텐츠에 달렸습니다. 메타버스가 참여자들을 꾸준히 붙잡아두기 위해서
꼭 필요한 것이 현실세계의 요소들입니다. 아무리 가상세계를 화려한 그래픽과 볼거리로 채우고 실감
기술이 발전한다고 해도 잠시 즐길 거리에 불과하다면 메타버스는 성립하지 않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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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의 첫 메타버스 수업
메타버스에서도 유지되는 현실의 요소 세 가지: 그럼 현실세계의 어떤 요소가 메타버스에 그대로 이전
되어야 할까요? 그것은 바로 커뮤니티와 경제, 그리고 항상성입니다. 메타버스는 결국 현실에서 출발
한 세계입니다. 아바타로 변신해 접속하기는 하지만 그 반대편 끝에 실제 사람이 있습니다. 그래서 물
리 지구의 인간들이 사회를 구성하고 살 듯, 메타버스에서도 커뮤니티가 구성되어야 합니다. 커뮤니티
가 만들어져야 메타버스 사회도 지속가능성이 생기고, 이 지속가능성은 메타버스의 성공 여부와 직결
됩니다. 그리고 메타버스에 구현되는 현실의 또 다른 특징은 항상성입니다. 우리가 자는 사이에도, 사
무실에서 컴퓨터만 보고 있는 사이에도 세상은 끊임없이 돌아갑니다. 메타버스도 마찬가지입니다.
또 다른 요건도 있습니다. 바로 경제활동입니다. 현실에서의 경제 활동은 각 개인이 시간과 노동력을
투입해 얻는 보상입니다. 메타버스 역시 마찬가지입니다. 이용자들은 접속할 수 있는 시간을 쪼개 에
너지를 투입하고 가치를 창출합니다. 흔히 이런 가치 창출의 보상은 화폐로 주어집니다. 메타버스에서
도 마찬가지입니다. 예를 들면 메타버스 게임으로 분류되는 닌텐도의 <모여봐요 동물의 숲>이 있습니
다. 게임 속에서 사람들은 낚시를 하고, 당근을 수확합니다. 때론 남의 농장에 가서 훔쳐오기도 합니다.
게임 그 자체의 재미이기도 하지만, 이 당근과 물고기를 팔아 게임 속 화폐인 ‘벨’을 얻을 수 있습니다.
이 벨을 이용해 내 섬에 새로운 건물을 짓고, 집을 꾸밀 수 있습니다.
그래서 메타버스에는 ‘화폐’가 필요합니다. 물론 커뮤니티로 형성되기 시작하면 자연스레 생산과 소비
가 일어나기는 합니다. 과거 인류의 조상들이 그랬듯 서로 부족한 것을 교환하기 때문이죠. 물물교환
을 넘어 현실의 경제로 가기 위해서는 화폐가 있어야 합니다. 이건 플랫폼 운영자의 몫입니다. 더욱
중요한 점은 이 화폐를 현실에서도 이용할 수 있게 해야 한다는 것입니다. 가상세계의 지갑이 현실세
계의 지갑에 영향을 미칠 때 메타버스가 완성됩니다. 메타버스 속 아바타의 활동에 대한 보상이 플랫
폼 안에서 통용되는 화폐로 이루어질 수도 있고, 이 화폐를 현실에서 이용할 수도 있어야 합니다. 혹
은 수수료 없이 환전이 가능해야 합니다. 반대로 메타버스 속에서 한 일의 대가로 현실의 화폐를 지급
받을 수 있습니다. 메타버스 세상 속 당근을 판 대금을 내 카카오뱅크 계좌로 입금 받는 식이죠.
더 나아가 메타버스에서 생성한 재산을 메타버스에서 거래할 때 이를 보장하기 위한 개념과 기술들도
등장하고 있습니다. 블록체인 기술을 기반으로 한 진정한 의미의 ‘가상 자산’의 등장입니다. 아직도 투
기와 투자 사이에서 갈피를 못 잡고 있는 가상화폐 역시 현실보다 메타버스 안에서 제 역할을 찾을 수
있을 것이란 전망입니다. 이처럼 몰입감을 고도화하고 가상세계를 꾸리는 것만큼이나 중요한 것이 현
실세계와의 연계입니다. 커뮤니티가 구성되고 경제활동이 일어나지 않으면 하나의 ‘세상’으로 작동하기
어렵습니다. 즉 메타버스로 기능하기엔 어렵다는 말이죠.
메타버스의 뿌리, 실감기술
메타버스를 구현하는 기술은?
메타버스와 VR, AR / 상상력을 뒷받침할 기술들: VR, AR과 같은 기술을 실감기술이라고 하는데, 메타
버스 구축에 있어 가장 중요한 요소 중 하나이죠. 우리 인간이 가상세계에 접속할 수 있게 도와주는
기술이면서, 인간이 접속할 가상세계를 만드는 데 있어 중요한 기술이기도 합니다. 하지만 VR과 AR만
으로 메타버스가 각광받게 된 것은 아닙니다. 다양한 영역에서 메타버스를 구현하기 위한 여러 기술들
이 발전했고, 이들이 한데 합쳐지면서 폭발적으로 메타버스가 성장하게 된 것이죠. 예를 들면 5G 네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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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의 첫 메타버스 수업
워크입니다. 5G는 메타버스 세상에 접속하고, 다른 이들과 소통하기 위해 필수적인 기반 기술이죠. 메
타버스 세상을 이해하려면 메타버스와 관련된 기술들을 알아야 합니다. 메타버스에 접속하는 기술, 메
타버스를 구현하는 기술, 그 모두를요. 지금부터 구체적으로 살펴보겠습니다.
PC, 콘솔, 그리고 스마트폰
PC와 스마트폰을 중심으로 전개되는 이유 / 아직은 PC와 스마트폰의 시대: PC와 콘솔, 그리고 스마트
폰은 메타버스를 접속하는 데 있어 가장 많이 이용되는 하드웨어 기술입니다. 메타버스는 VR, AR이 있
어야 되는 것 같지만 실상은 그렇지 않습니다. 실제로 지금 소위 잘나가는 메타버스 플랫폼들이 기반
으로 하는 기기의 대부분이 (랩탑을 포함한) PC, 콘솔, 스마트폰입니다. 대표적인 플랫폼을 살펴볼까
요? 미국 청소년의 70% 이상이 즐긴다는 <로블록스>는 PC와 모바일 버전만 제공합니다. 전 세계 가
입자 2억 명에 달하는 <제페토> 역시 모바일로만 서비스하고 있습니다.
메타버스 세상이 PC와 스마트폰을 중심으로 전개되는 첫 번째 이유는 두 디바이스의 보급률이 높기
때문입니다. 두 번째 이유는 이런 하드웨어 플랫폼 위에서 쌓아온 사용자 경험이 있기 때문입니다. 세
번째 이유는 하드웨어의 컴퓨팅 파워가 수준에 미치지 못하기 때문입니다. 컴퓨팅 파워란 컴퓨터를 비
롯한 전자기기의 연산성능을 뜻하는 단어입니다. 모든 것이 3D로 이루어진 메타버스 세상은 지금보다
도 더 많은 컴퓨팅 파워를 요구합니다. 이를 충족하지 못하면 메타버스 경험은 산산조각 납니다. 이런
이유들 때문에 당분간의 메타버스 서비스는 PC와 스마트폰을 중심으로 전개될 전망입니다.
미래 기술의 총합, XR
몰입감, 상호작용, 가상이미지: 메타버스 기술에 대해 알아보겠습니다. 각종 컴퓨터 기술을 이용해서
이용자들에게 실감나는 메타버스 세상을 보여주는 기술들이죠. 작동하는 방식은 다양하지만 목표는 하
나입니다. 현실 같은 컴퓨터 세상을 구현하는 것이죠. 그래서 이 기술들의 명칭에는 대부분 리얼리티
(Reality)라는 단어가 붙습니다. ‘~R’로 끝나는 기술 대부분이 이와 관련된 기술이라고 보면 됩니다. 메
타버스 세상을 구현하는 기술은 3가지 요소를 해결하기 위해 집중하고 있습니다. 소위 3I로 표현되기
도 하는데, 그것은 바로 몰입감(Immersion), 상호작용(Interactive), 가상 이미지(virtual Image)라는 3가
지 요소입니다. 이 중에서도 몰입감은 메타버스 세상의 필수 요소이기도 하면서 메타버스 기술의 최종
목표이기도 합니다. 최고의 몰입감을 만들어낼 때 현실과 가상의 벽을 무너뜨릴 수 있으니까요. 그래
서 많은 기업들이 다른 두 요소, 상호작용과 가상 이미지에 집중적으로 투자를 하고 있습니다. 가상
이미지 면에서는 소프트웨어 기업들이 눈에 띕니다. 말 그대로 가상세계 속에서 이용자들이 보고 즐길
이미지들을 만드는 기술인데요, 컴퓨터그래픽(CG) 기술이나 3D 모델링(Modeling) 기술부터 유니티
(Unity)나 언리얼(Unreal) 같은 게임 엔진에 이르기까지 다양한 기술들이 활용되고 있습니다.
반대로 상호작용 면에서는 하드웨어 기술이 부각됩니다. 가상세계 속에서 사물을 만들어내고 이를 이
용하는 상호작용을 위해서는, 가상세계를 출력하는 장치와 가상세계를 조종하기 위해 인간의 행동을
디지털로 변환해 입력하는 장치가 중요하기 때문이죠. 이런 하드웨어 기술들과 관련해 우리에게 익숙
한 몇 가지 단어들이 VR, AR, XR, MR입니다. 먼저 가장 큰 덩어리인 XR을 보겠습니다. XR은 확장현실
(eXtended Reality)의 줄임말입니다. 말 그대로 어떤 방식으로든 현실을 확장하는 기술입니다. 이용자
들에게 완전히 새로운 가상현실을 제시하기도 하고, 현실 지구에 가상의 요소를 덧붙이는 방식으로 확
장하기도 합니다. 결국 XR은 현실을 뛰어넘는 모든 기술을 총망라하는 용어입니다. 그래서 XR은 메타
버스 기술을 통칭하는 단어로도 이용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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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의 첫 메타버스 수업
네 번째 물결, XR: 그럼 XR의 범주에 포함되는 기술로는 어떤 것들이 있을까요? VR(가상현실), AR(증
강현실), MR(혼합현실)이 대표적입니다. 이 기술들의 차이를 미리 구분해보자면 이렇습니다. 현실과의
관계성에 따라 달라집니다. 가장 왼쪽에 현실(Reality), 우리가 살아가는 물리 지구가 있다고 가정하겠
습니다. 현실과 정 반대에 위치한 것이 VR입니다. 완전한 가상의 현실이죠. 디지털 기술을 이용해 현
실 지구와는 전혀 관계없는 새로운 세상을 만들어내는 기술입니다. 반대로 우리 현실에 가장 가까운
XR 기술이 증강현실, 즉 AR입니다. 말 그대로 현실을 디지털의 요소로 증강해서 인간의 편익을 늘리
는 기술입니다. 실제로 존재하는 환경에 가상의 사물이나 정보를 합성하는 방식이죠. 디지털 요소들이
마치 우리 현실 지구에 원래 존재하는 사물처럼 보이게 하는 기법입니다.
두 기술을 혼합한 MR도 있습니다. VR과 AR을 혼합한 기술답게 현실과 디지털 요소가 혼합된 세상을
선보입니다. 가상의 환경과 상호작용하면서도 현실 속의 사물을 조작할 수 있습니다. VR 헤드셋 속의
사물을 조작하면 현실세계에서의 사물에도 변화가 생깁니다. 이처럼 MR은 현실과 가상의 개념을 무너
뜨리는 기술입니다. 그 외에도 다양한 기술들이 있지만, 우선은 하드웨어로 우리가 가장 쉽게 접할 수
있는 기술들입니다. VR은 HMD(머리 부분에 장착해, 이용자의 눈앞에 직접 영상을 제시할 수 있는 디
스플레이 장치의 총칭) 형태로, AR은 글래스 형태로 많이 보급되어 있죠. MR 역시 HMD 형태로 개발
하는 회사가 점차 늘어나고 있는 상태입니다.
메타버스를 주도하는 플랫폼
메타버스로 향하는 콘텐츠 플랫폼들
플랫폼이 메타버스에 집중하다: 메타버스라는 개념은 지난 20년간 부침을 반복했습니다. 기술의 미성
숙으로 인한 좌절, 모바일이라는 새로운 물결의 등장으로 부상이 좌초되었던 경험이 있죠. 하지만
2020년을 기점으로 시작된 메타버스의 재부상은 과거와는 다르다는 것이 공통된 의견입니다. 이제 진
짜 메타버스 ‘원년’이 왔고, 이로써 본격적인 메타버스 세상으로의 항해가 시작되었다는 것이죠. 이유
는 다양합니다. 기술의 발전, 인식의 변화, 세대의 교체 등 다양한 분석들이 있죠. 그중에서도 메타버
스에 많은 관심이 모이는 큰 이유는 메타버스를 표방하는 플랫폼들이 등장하고 있기 때문입니다. 각
플랫폼들은 새로운 기술과 콘텐츠로 무장하고 이용자들에게 전에 없던 경험을 제공하고 있습니다.
새로운 비즈니스 기회는 플랫폼에: 메타버스를 구현하기 위해서는 수많은 하드웨어 기술들이 뒤를 받
치고 소프트웨어 기술들이 이를 그려내야 하지만, 이런 기술들을 일반 이용자들이 접하기는 쉽지 않죠.
그래서 단순히 메타버스를 잠시 즐겨보기 위한 이용자부터, 이를 이용해 새로운 비즈니스 기회를 창출
하려는 이용자까지 모두 플랫폼을 바라보고 있습니다. 결국 이용자와 기술이 만나는 최전선, 프론트엔
드(Front-End)에 시선이 집중되고 있습니다. 메타버스 플랫폼, 메타버스 서비스를 제공하는 콘텐츠가
쏟아지고 있는 상황인데요. 그중에서도 메타버스 논의의 초기부터 성공적인 서비스로 꼽히는 <로블록
스>, <제페토>, <포트나이트>, <마인크래프트> 중 로블록스를 지금부터 살펴보겠습니다.
게임 속으로 출근만 70만 명, 〈로블록스〉
이제는 로블록스를 알아야 하는 이유: 로블록스는 2004년 미국에서 창업해 2006년 서비스를 개시한
게임 플랫폼입니다. 로블록스는 2021년 5월을 기준으로 월 1억 6,400만 명 이상의 활성 이용자를 보
유하고 있는데, 이 가운데 67%는 16세 이하라고 하죠. 그래서 국내에는 주로 ‘미국 초등학생들에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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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의 첫 메타버스 수업
가장 인기 있는 게임’으로 소개가 많이 되어 있는데도, 이는 절반만 맞는 말입니다. 로블록스는 정확히
는 게임 플랫폼입니다. 이는 우리에게 익숙하지 않은 개념인데요, 플랫폼이라는 말 그대로 게임을 설
치하지 않고 자유롭게 플레이할 수 있다는 것이 특징입니다. 마치 우리가 친구들과 홍대나 강남역 같
은 번화가에서 만나서 함께 길을 걷다 눈에 띄는 매장에 쓱 하고 들어가 둘러보듯 말이죠.
로블록스를 실행하면 첫 화면이라고 할 수 있는 로비에 수십, 수백 가지의 게임이 등장합니다. 추천
게임, 새로 업데이트된 게임, 인기 있는 게임 등 다양하게 분류되어 있습니다. 게임을 클릭해 접속하면
이용자는 아바타의 모습으로 등장합니다. 방향키를 비롯해 게임 개발자가 지정해둔 단축키를 이용해
게임을 즐기면 되죠. 게임이라고 해서 모두 같지 않습니다. 다양한 장르의 게임이 있죠. 흔히 생각하는
총싸움, 즉 FBS 게임을 비롯해 옛날 오락실 게임 같은 아케이드 게임도 여럿 있습니다. 그냥 차를 타
고 마을을 돌아다니면서 이용자들과 대화를 나누는 게임도 있죠. 이 같은 경우 게임이라기보다는 하나
의 가상공간이라는 표현이 더 적절할 것 같습니다.
게임은 이용자들이 직접 만듭니다. 마치 유튜브에서 사람들이 영상을 감상하기도 하고, 직접 제작해서
올리기도 하듯 말이죠. 덕분에 로블록스에서 게임을 개발해본 이용자가 700만 명이고, 이들이 만들어
낸 5,500만 개 이상의 게임이 제공된다고 합니다. 개발자 중 10% 가량은 로블록스를 기반으로 전업
개발자로 일하고 있다고 합니다. 게임으로 출근하는 이들이 70만 명이 넘는 셈이죠.
로블록스는 어떻게 메타버스가 되었나?: ‘로블록스 스튜디오(Roblox Studio)’를 이용하면 누구나 쉽게
게임을 만들 수 있습니다. 로블록스 스튜디오의 장점은 컴퓨터 프로그램인 코딩을 모르는 사람도 쉽게
게임을 만들 수 있는 노코딩(no-coding) 게임 개발 환경이라는 것입니다. 스튜디오에서는 로블록스가
미리 준비한 다양한 요소들을 배치하고, 룰을 정하는 것만으로도 게임을 만들 수 있죠. 그래서 게임
자체의 전체적인 퀄리티나 그래픽 수준은 높지 않습니다. 한편 로블록스는 게임 플랫폼으로만 기능하
지 않습니다. 메타버스 플랫폼이라는 명성에 맞게 가상공간을 활용한 각종 이벤트를 열기도 합니다.
대표적인 것이 2020년 11월 로블록스에서 열린 미국의 래퍼 릴 나스 엑스의 콘서트인데. 그는 당시
행사에서 싱글 음원 ‘홀리데이’의 첫 무대를 로블록스에서 선보였습니다.
로블록스에서 릴 나스 엑스를 위한 공간을 마련해주었고, 여기에 접속하면 릴 나스 엑스의 공연이 펼
쳐집니다. 릴 나스 엑스의 아바타가 등장하고, 일순간 거대한 형상으로 변화하죠. 이용자들의 아바타
는 마치 공연장에 온 것처럼 릴 나스 엑스의 발치에서 그의 공연을 보게 됩니다. 노래가 바뀔 때마다
배경과 릴 나스 엑스의 의상도 시시각각 변화합니다. 오프라인 콘서트에서는 볼 수 없는 장면이죠. 물
론 오프라인 콘서트처럼 무대 위로 관객이 올라간다거나, 가수와 관객이 하이파이브를 나누는 경험은
없지만, 가상세계에서만 즐길 수 있는 또 다른 경험을 주었죠.
메타버스를 주도하는 플랫폼의 공통점은?
메타버스 대표주자의 공통점: 로블록스, 제페토, 포트나이트, 마인크래프트의 공통점은 무엇일까요?
모두 게임이라고 하기엔 제페토는 아직 게임 혹은 게임 플랫폼이라고 말하기 어렵습니다. SNS 서비스
에 가깝죠. 그렇다고 해서 로블록스, 포트나이트, 마인크래프트가 SNS라고 보기도 어렵습니다. 이들은
엄연히 게임사에서 개발한 게임이죠. 물론 점차 게임적인 요소들과 SNS적인 요소들이 통합되고 있는
것이 메타버스 플랫폼의 전체적인 방향이지만 그 뿌리가 같다고 하기는 어렵습니다. 디자인적 요소나
각자가 갖는 콘텐츠적인 개성이 모두 다르기 때문입니다. 그렇다고 해서 하드웨어 플랫폼이 이들을 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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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의 첫 메타버스 수업
정하지도 않습니다. 그러니까 메타버스 세상이어도 모두 VR이나 AR 헤드셋을 이용해 접속하지 않아도
된다는 이야기이죠.
4개의 소위 ‘대장 메타버스’ 중에서 제페토는 모바일 버전만 운영하고 있습니다. 로블록스는 PC와 모
바일을 운영합니다. 포트나이트는 PC, 모바일, 콘솔을 지원하고요, 마인크래프트 정도가 PC, 모바일,
콘솔과 함께 VR 기기용으로 서비스를 하는 크로스 플랫폼 서비스입니다. 그러니까 아직은 메타버스
플랫폼의 공통점을 하드웨어적 특성에서는 찾을 수 없는 것이죠. 대신 다른 특징들이 있습니다. 굳이
표현하면 내용적인 측면, 혹은 메타버스 세계의 특징이라고 할 수 있습니다. 공통적으로 이용자들의
관심을 끌고, 이들을 사로잡는 특징이죠. 이 공통점 덕에 이들은 각자 2억 명에 달하는 이용자들을 확
보하고, 메타버스 세상에서 선두 주자가 될 수 있었습니다. 지금부터 이 공통점들에 대해 자세히 살펴
보겠습니다.
내가 원하는 대로, 오픈월드
아바타에게 자유를 허하라, 무(無)제약성: 지금 메타버스 플랫폼이라고 세상에서 주목받는 서비스들의
어떤 점이 이용자들을 모으고, 메타버스로 인정받게 한 것일까요? 가장 큰 이유는 오픈월드 플랫폼이
라는 점입니다. 오픈월드는 게임의 장르를 설명할 때 주로 등장하는 개념입니다. 게임 속에 펼쳐진 가
상세계 안에서 캐릭터를 자유롭게 움직여서 아무 곳이나 탐험하고, 이벤트를 만들 수 있는 게임의 형
태를 말합니다. 여기서 이벤트란 단어 그대로 특정한 사건이나 행사라기보다는, 게임에서 정하지 않은
일들, 그러니까 게임 제작자가 의도하지 않은 다양한 사건들을 말합니다. 게임 속의 구성요소들과 이
용자의 행동이 만나 생각지도 못한 일들을 만들어내는 것이죠. 마치 현실의 삶과 유사한 것입니다. 우
리의 삶도 ‘우연의 연속’이라고 표현할 정도로 매 순간의 선택에 따라 다양한 결과가 나타나죠.
오픈월드의 정의에 대해서는 사실 아직 많은 논의가 이루어지고 있습니다. 게임에도 다양한 요소들이
있다 보니 어떤 요소에 어떤 자유를 어느 정도 부여할 때 오픈월드라고 할 수 있는지에 대한 논쟁은
아직 진행 중입니다. 그런데 메타버스 세상에 적용된 오픈월드는 조작에 있어서는 행동의 자유(무제약
성), 목표에 있어서는 무(無)목적성으로 나눠볼 수 있습니다. 나의 아바타가 얼마나 자유롭게 움직일
수 있는지, 그리고 가상세계 안에서 이 아바타가 끊임없이 어떤 목적을 달성해야 하는지 여부의 문제
이죠. 이는 기존에 우리가 주로 하던 게임과 비교해보면 그 차이가 확연히 드러납니다.
월 수입 5,500만 원, 크리에이터 이코노미
크리에이터 이코노미란?: 내가 하고 싶은 대로 할 수 있는 공간인 오픈월드, 만들고 싶은 대로 만들어
볼 수 있는 샌드박스, 그리고 나를 표현하는 매개이자 소통의 수단인 아바타. 이 세 요소는 각각 혹은
합쳐지면서 메타버스 플랫폼을 사회ㆍ문화ㆍ경제 활동이 모두 가능한 하나의 진짜 세상으로 만들어가
고 있습니다. 오픈월드와 샌드박스가 문화를 담당한다면, 아바타는 사회활동을 담당합니다. 그리고 남
은 하나, 경제는 메타버스의 경제 시스템 ‘크리에이터 이코노미(창작자들이 온라인 플랫폼 위에서 창작
활동에 전념할 수 있도록 하는 경제 체제)’를 통해 구현되고 있습니다.
플랫폼에서 이용자들이 직접 만든 물건 혹은 콘텐츠들이 돈이 되어 돌아오는 구조를 제공하면서 더 많
은 이용자들이 메타버스 세상으로 몰려오는 선순환 구조를 만들고 있죠. 크리에이터 이코노미는 메타
버스에 한정된 단어는 아닙니다. 이미 블로그나 유튜브를 통해 가능성을 증명했죠. 누구나 만화 작가
에 도전할 수 있고, 작가로 선정되면 연재를 통해 수익을 올릴 수 있는 네이버와 카카오의 웹툰 생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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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의 첫 메타버스 수업
계도 크리에이터 이코노미의 한 종류입니다. 굳이 전공을 하지 않더라도, 경력이 없는 비전문가도 자
신의 재능을 이용해 생계를 유지할 수 있는 생태계입니다. 특히 자신의 개성을 자유롭게 드러내는 것
에 거리낌이 없는 Z세대가 등장하면서 이 생태계는 더욱 확장되고 있습니다.
한 달에 5,500만 원, 로블록스 이코노미: 2021년 2월 외신에서는 갓 스무 살이 된 미국인 청년 이든
가브론스키에 대한 이야기로 떠들썩했습니다. 그가 로블록스를 통해 2021년 1월, 한 달 만에 4만 9천
달러(약 5,500만 원)의 수입을 올렸기 때문입니다. 그가 무엇을 했을까요? 바로 게임을 만들고, 게임
속에서 입는 옷과 무기 같은 아이템을 판매해 얻은 수익이 이만큼입니다. 그럼 대단한 프로그래머 아
니냐고요? 아닙니다. 이든 가브론스키는 코딩을 할 줄 모른다고 합니다. 단순히 로블록스에서 제공하
는 게임 제작 도구인 ‘로블록스 스튜디오’를 이용해 게임을 만들었습니다. 그가 만든 게임의 이름은 <
배드 비즈니스>로 최대 26명이 함께 접속할 수 있는 1인칭 슈팅(FPS) 게임입니다. 이처럼 로블록스는
메타버스 대표 플랫폼답게 크리에이터 이코노미에서도 강력한 힘을 보여주고 있습니다.
어떻게 메타버스에 올라탈 수 있을까?
메타버스 티켓팅의 시대가 열리다
참여하고, 생산하고, 나는 메타버스를 어떻게 이용할까?: 메타버스에 참여하려는 주체는 개인과 기업
으로 나뉩니다. 일반적인 경제에서는 개인은 소비자이고, 기업은 생산자이죠. 하지만 메타버스 세상은
이렇게 양분되지 않습니다. 개인의 행동과 의지에 따라 개인은 소비자가 되기도 하고, 생산자가 되기
도 합니다. 기업도 메타버스와 관련된 서비스를 제공하는 생산자이자 플랫폼을 활용해 다양한 활동을
하는 소비자가 되기도 합니다. 메타버스 세상에 참여하려는 개인은 또다시 둘로 나눠볼 수 있습니다.
먼저 일반 이용자입니다. 메타버스 세상을 그저 즐기러 오는 이들이죠. 다른 이용자들이나 서비스 운
영자(기업)가 만들어둔 각종 콘텐츠를 소비하기 위해 개인이 메타버스에 접속하는 경우입니다. 메타버
스 세상에 참여하려는 또 다른 개인은 메타버스를 새로운 삶의 터전으로 생각하는 이들입니다. 메타버
스에서 경제적인 기회를 찾으려는 이들이죠. 이들은 자신의 능력과 기술을 활용해 특정 메타버스 플랫
폼에서 요구하는 다양한 콘텐츠를 공급하는 역할을 합니다.
기업은 메타버스호에 어떻게 승선해야 할까?
넥스트 로블록스는 나, 독자 플랫폼을 만드는 기업들: 기업이 메타버스에 접근하는 방식도 둘로 나눠
볼 수 있습니다. 새로운 메타버스 플랫폼을 만들어 기존의 플랫폼과 경쟁을 하느냐, 아니라면 이미 만
들어진 메타버스 플랫폼 위에 올라타 활용하느냐죠. 제대로 된 메타버스 플랫폼을 새로 구축하고 이를
서비스하는 것은 결코 쉬운 일이 아닙니다. 이용자들을 불러 모으고, 붙잡아둘 수 있는 ‘킬러 콘텐츠’
가 없으면 서비스를 유지하기가 힘들죠. 이용자들이 끊임없이 유입되며 콘텐츠를 생산하는 것으로 유
지되는 플랫폼의 입장에서 이용자의 부재는 치명타가 됩니다.
그럼에도 플랫폼을 직접 만들어 메타버스로 새로운 기회를 잡으려는 기업들도 있습니다. 대표적인 기
업이 페이스북입니다. 페이스북은 VR 기반 메타버스 SNS서비스 <호라이즌> 출시를 앞두고 있습니다.
호라이즌은 페이스북의 VR 디바이스 ‘오큘러스 퀘스트2’를 통해 접속할 수 있는 세상입니다. 호라이즌
의 정식 공개일은 2021년 말, 혹은 2022년 초가 유력한데요, 주력 서비스가 SNS인 페이스북의 메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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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의 첫 메타버스 수업
버스 세상답게 호라이즌 역시 아바타 기반의 SNS 서비스입니다. 아바타를 조종해 친구를 만나고, 미
니게임을 즐기며 오픈월드를 탐방하는 것이 주요 콘텐츠가 될 전망입니다.
한국의 SK텔레콤(SKT)도 플랫폼을 직접 내놓은 회사 중 하나입니다. SKT는 2021년 7월 자사의 VR
미팅 앱이었던 <소셜VR>과 <버추얼 밋업>을 확대 개편한 메타버스 플랫폼 <이프랜드(ifland)>를 출시
했습니다. 이프랜드는 온라인 모임에 특화한 개방형 메타버스 플랫폼입니다. 코로나19 시대 이용자의
소통 공간을 시작으로 다양한 산업과 결합하는 가상 경제활동 공간으로 확장하겠다는 계획도 내놓았습
니다. 지금은 최대 131명이 모임을 갖고 음성으로 소통할 수 있는 공간을 제공하는 것이 이프랜드의
주력 콘텐츠입니다. 이에 맞춰 많은 기업과 대학, 지자체 등이 SKT와 제휴해 비즈니스 포럼, 신제품
발표회 등 다양한 행사를 열고 있습니다. 다른 메타버스 플랫폼과 마찬가지로 이프랜드에도 아바타가
존재합니다. 이용자들은 이 아바타를 조종해 회의에 참석하고, 다른 이용자들과 대화를 나눌 수 있죠.
연내에 스튜디오를 개방해 이용자들이 공간은 물론 아바타를 위한 의상 제작까지 할 수 있도록 한다는
계획입니다. 오픈월드에 샌드박스, 아바타까지 갖춘 메타버스 플랫폼이 목표인 것이죠.
메타버스 시대, 기업은 어떤 효용을 줄 것인가?
메타버스 전환, 어떤 고민을 해야 할까?
기업은 어떤 효용을 줄 수 있을까?: 앞으로는 메타버스 플랫폼에서 무엇을 줄 수 있을지를 고민해야
합니다. 단순히 새로운 경험을 주는 것에서 멈춰서는 안 됩니다. 경험이 이용자에게 효용으로 돌아오
면, 그 효용의 경험이 다시 이용자들이 메타버스를 찾는 유인이 될 것이기 때문입니다. 그럼 메타버스
플랫폼은 우리에게 어떤 효용을 줄 수 있을까요? 당장 생각나는 것은 아마도 물질적인 보상일 것입니
다. 돈이죠. 이미 크리에이터 이코노미를 통해 우리는 메타버스 세상에서 얼마나 많은 돈을 벌 수 있
는지, 그리고 이용자들이 어떻게 수입을 얻고 있는지를 확인했습니다. 하지만 현실 화폐로 주어지는
보상은 모든 플랫폼에서 작동하지 않습니다. 모든 이용자들에게 공평하게 돌아가는 보상도 아니고요.
게다가 메타버스 플랫폼에서 돈을 벌 수 있다는 사실이 알려진 것은 얼마 되지 않은 일이고요.
로블록스, 제페토, 마인크래프트는 이전부터 이미 수억 명의 이용자를 확보하고 있었습니다. 이들이
메타버스 플랫폼을 찾아 크리에이터를 자처하는 이유는 무엇일까요? 이 플랫폼들이 메타버스가 줄 수
있는 효용을 이용자들에게 제대로 전달했기 때문입니다. 우리는 그 효용이 물질적인 보상이라고 생각
하지만, 지금까지 살펴본 메타버스의 특징을 바탕으로 벗겨보면 또 다른 이유가 보입니다.
효용은 돈이 아니다: 그저 돈이 메타버스 세상을 유지하는 기둥이라면, 2000년대 초반 메타버스의 원
조로 등장했던 <세컨드 라이프>의 몰락이 설명되지 않습니다. 세컨드 라이프에서는 내부 화폐인 린든
달러가 통용되었고, 이를 이용자들에게 월급으로 지급했습니다. 하지만 세컨드 라이프는 몰락했습니다.
가상세계에 대한 호기심으로 시작되었지만, 호기심만으로 세상을 유지했기 때문이죠. 거의 최초의 메
타버스 플랫폼으로 등장해 선풍적인 인기를 끌었어도, 이용자들을 붙잡아둘 확실한 효용을 전달하지
못했기에 몰락한 것입니다. 지금의 메타버스 플랫폼의 성공은 그래서 다릅니다. 상상이 현실이 되는
공간의 특성을 잘 살리고 있죠. 메타버스의 핵심 요소인 오픈월드와 샌드박스를 적절히 활용해 이용자
들에게 새로운 경험을 주고 있습니다. 예를 들면 이런 방식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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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의 첫 메타버스 수업
어린 아이들을 보면 길을 걷다 아무 이유 없이 횡단보도의 흰색 부분만 밟고 가는 경우가 있습니다.
보폭이 따라가지 못하면 보호자의 손을 꼭 잡고서라고, 굳이 점프를 해서라도 이렇게 도로를 건너죠.
그 자체가 아이에게는 재미인 것입니다. 아니면 이런 경험도 있을 것입니다. 애인과 함께 산책을 하다
가 계단이 나오면 가위바위보 게임을 해 이기면 한 계단씩 올라가는 방식으로 한참을 놀았던 추억 말
이죠. 남들이 보기엔 뭐 하나 싶지만, 그들에게는 놀이이고 재미입니다. 로블록스에서는 이런 추억들
을 모두 게임으로 만들 수 있습니다. 일상에서는 아무것도 아닌 나의 추억이나 사소한 규칙을 이용해
서 게임을 만들고, 이를 다른 이용자들과 공유하며 즐길 수 있습니다. 이 자체로 메타버스 세상은 이
용자들에게 효용감을 줍니다. 심지어 이런 나만의 추억에 공감하고 함께 즐기는 사람이 많아지면 최종
적으로는 수익을 얻을 수도 있는 것입니다. 제페토도 마찬가지입니다. 평범한 회사원인 나도 제페토
스튜디오를 통해 디자이너가 될 수 있습니다. 퇴근길에 떠올린 아이디어를 옷 위에 표현하고, 남들에
게 보여줄 수 있습니다. 피드백을 받기도 쉽죠. 그리고 제품으로 출시해 판매할 수도 있습니다.
업무시간과 경쟁해야 한다: 최종적으로 메타버스 회사가 되려는 기업은 여가시간이 아니라 업무시간과
경쟁해야 합니다. 메타버스 세상을 게임이나 웹툰처럼 퇴근 후 쉴 때 잠시 들르는 공간이 아니라, 업
무시간에 이용하는 공간으로 만들어야 한다는 것이죠. 이를 이루기 위해서는 우리 생활과 밀접하게 관
련된 효용을 확실히 제공해야 합니다. 그렇게 하기 위해, 메타버스와 관련한 장밋빛 미래를 그리는 말
중에는 “우리 삶이 메타버스로 바뀐다”, “현실 인류가 가상세계로 이주해서 삶을 영위한다” 등의 표현
이 있는데, 아무렇지 않게 쓰이는 ‘삶’이라는 단어에 집중해볼 필요가 있습니다. 우리가 말 그대로 삶
에서 여가로 보내는 시간이 얼마나 될까요? 대부분은 무언가 목적을 가지고 움직이게 됩니다.
회사에 앉아 일을 하는 시간만이 업무가 아닙니다. 우리는 은행을 가고, 쇼핑을 하고, 장을 봅니다. 이
를 통상 업무라고 이름을 붙이지는 않지만 삶을 영위하기 위해 수행해야 하는 일들입니다. 지금은 모
바일이 이 같은 업무의 많은 부분을 바꿔 놓았습니다. 대표적으로 쿠팡이 있겠죠. 장보기와 쇼핑을 터
치 한 번으로 해결할 수 있도록 만들었습니다. 다음 순서가 메타버스입니다. 이런 업무들을 현실과 마
찰 없이 메타버스화할 때 메타버스 세상은 더욱 강력해질 것입니다. 어떤 업무를 메타버스화할지가 메
타버스에서 수익을 내려고 하는 이들이 고민해야 할 부분입니다. 여가시간을 장악하는 것을 뛰어넘어,
우리의 업무시간을 장악해야 합니다. 그래야 우리 삶 전체를 메타버스화할 수 있습니다.
변화는 여가시간을 보내는 콘텐츠에서 먼저 일어나고, 이후 우리 삶의 다른 영역으로 스며들 것입니다.
스마트폰이 처음 등장했을 때 킬러 콘텐츠가 된 것들 역시 각종 게임이었습니다. 메타버스를 노리는
많은 기업들이 콘텐츠 기업을 인수하고, 그들과 손잡는 이유이죠. 여가시간을 먼저 장악하고, 그 이후
에 우리의 삶의 부분 하나하나를 모두 메타버스화하려는 시도가 앞으로 벌어질 것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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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의 첫 메타버스 수업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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