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수정, 김국현 지음 / 미래의창
이 책은 많은 기업이 디지털 트랜스포메이션을 수행할 때 실제로 알기 힘든 적나라한 현실과 이를 극
복하기 위해 필요한 것이 무엇인지 설명한다. 저자들은 기업에서 DT가 성공하기 위해서는 새로운 지
식과 기술로 무장한 디지털 인재인 기크(Geek)의 영입, 데이터에 대한 이해, 실행 주체가 될 디지털
조직의 설계가 필요하며, 그리고 무엇보다 기업의 문화와 구성원의 인식 변화가 중요하다고 역설한다.
디지털 트랜스포메이션 필드 매뉴얼
박수정, 김국현 지음
▣ 저자 박수정, 김국현
박수정 - 업계를 대표하는 디지털 트랜스포메이션 실천가. 디지털 담당 임원으로 현대카드의 디지털
트랜스포메이션에 참여했다. 중앙대학교 전자계산학과 재학 시절부터 창업을 시작해, 줌닷컴, 이글루
스 등 디지털 기술의 전환기마다 굵직한 서비스를 만들고 기업 합병 및 상장 등 현장에서 디지털 트랜
스포메이션을 주도했다. 2020년에 AI 기반 교육기업 라이브데이터를 대교와 함께 설립하고 교육 업계
의 디지털 트랜스포메이션에 나섰다.
김국현 - IT 평론가. 소프트웨어 엔지니어 겸 만화가. 다양한 매체에서 기술의 사회적 이슈를 다뤄왔다.
IBM, 마이크로소프트를 거쳐 IT 자문기업 에디토이를 설립했다. 서울대학교에서 생물학ㆍ전산학을,
KAIST에서 소프트웨어 공학을 전공했다. 2012년에는 비트학술상 최우수상을 수상했다. 『우리에게 IT
란 무엇인가』(한국과학창의재단 우수과학도서), 『스마트워크』(문체부 선정 우수학술도서), 『웹 이후
의 세계』(문체부 선정 우수교양도서), 『코드 한 줄 없는 IT 이야기』(간행물 윤리위원회 선정도서, 대
한민국 학술원 기초학문분야 우수학술도서) 등 다수의 저서가 있다.
▣ Short Summary
얼마 전까지 기술 발전이라고 하는 것은 효율 향상에 집중돼 있었다. 그러나 스마트폰의 등장은 모든
것을 바꿔버렸다. 새로운 플랫폼을 제공함으로써 고객이 능동적으로 시장에 참여할 수 있게끔 하고,
기존에는 없던 효과를 만들어낸 것이다. 즉 디지털 기술은 업계에서 통용되던 기존의 룰을 아예 새로
운 것으로 바꾸는 혁명을 일으켰다. 이런 상황에서 모든 기업은 기존 방식대로 해서는 살아남을 수 없
다는 현실에 직면하게 됐고, 이를 극복하기 위해 새로운 인재와 새로운 도구가 필요하게 되었다. 그렇
다면 과연 게임의 룰을 창조할 수 있는 새로운 인재와 새로운 도구는 무엇일까?
한편 디지털 트랜스포메이션은 ‘DT’, ‘DX’, ‘디지털 전환’이라는 약어로 번역 및 활용되고 있는데, 언제
부터인가 일부 기업들의 성공적인 DT 사례가 회자되면서 이에 대한 관심이 높아지고 있다. 예로 전통
피자 기업인 도미노 피자가 DT 성공 사례로 꼽히면서 주가 상승률이 아마존이나 애플을 추월했고, 이
제 도미노는 일개 피자 제조 기업이 아니라 IT 기업으로 변환했다는 말까지 나온다.
이 책은 많은 기업이 디지털 트랜스포메이션을 수행할 때 실제로 알기 힘든 적나라한 현실과 이를 극
복하기 위해 필요한 것이 무엇인지 설명한다. 저자들은 기업에서 DT가 성공하기 위해서는 새로운 지
식과 기술로 무장한 디지털 인재인 기크(Geek)의 영입, 데이터에 대한 이해, 실행 주체가 될 디지털
조직의 설계가 필요하며, 그리고 무엇보다 기업의 문화와 구성원의 인식 변화가 중요하다고 역설한다.
▣ 차례
들어가며
01 디지털 트랜스포메이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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디지털 트랜스포메이션 필드 매뉴얼
디지털 트랜스포메이션은 무엇인가
디지털 트랜스포메이션의 본질과 효과
디지털 트랜스포메이션이 게임의 룰을 만든다
02 디지털 시대, 기업의 생존 전략
기업에 제대로 된 디지털 트랜스포메이션이 필요한 이유
모든 것이 변화하는 디지털 시대
디지털 트랜스포메이션의 필수 요소
03 공식의 첫 번째 요소, 기크
기크 문화의 정착
전통적인 인재보다 기크가 더 중요하다
디지털 프랜스포메이션의 주역인 기크
04 공식의 두 번째 요소, 데이터
데이터로 완성되는 폐쇄 루프
기업이 데이터에 집중해야 하는 이유
기업의 데이터 활용 방법
05 데이터가 만드는 데이터 드리븐 경영
데이터 드리븐 경영을 위한 사전 과제
고객을 디지털로 이해하기
데이터 드리븐 경영 구동하기
06 디지털 조직 설계하기
미래 기업의 핵심 부서, 디지털 직군
디지털 조직의 성장 방법
디지털 조직으로 성장 시 고려 사항
디지털 직군 평가하기
07 디지털 기업으로의 도약
도약을 위한 준비
추진을 위한 디지털 전담 조직 설계디지털 제품 수립하기
애자일 전환으로 나아가기
성공적인 디지털 기업으로 도약하기
나가며 - 조직과 우리 모두의 디지털 트랜스포메이션을 위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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디지털 트랜스포메이션 필드 매뉴얼
디지털 트랜스포메이션 필드 매뉴얼
박수정, 김국현 지음
디지털 트랜스포메이션
디지털 트랜스포메이션은 무엇인가
디지털 트랜스포메이션은 국내에서 기업에 따라 ‘DT’ 또는 ‘DX’라는 약어로 번역 및 활용되고 있습니
다. ‘T’는 알겠는데 ‘X’라고 줄이는 이유는 왜일까요? 접두사 ‘Trans-’에 ‘뛰어넘다(Across)’라는 뜻이
있어서인데, 이를 가로지른다는 의미에서 ‘X’로 쓰곤 합니다. 그리고 디지털 ‘전환’이라는 말로 정착되
는 듯합니다. 이 전환에는 흥미로운 측면이 많습니다. 일단 이 변화에 휘말린 이들은 홀로 변하지 않
습니다. 디지털 기반의 플랫폼 경제에서는 네트워크 효과가 무섭습니다.
사용자들이 디지털 서비스를 누구나 충분히 원활하게 이용할 수 있게 되자 이 경험을 통해 지식과 체
험의 흡수량이 증가했습니다. 그리고 임계점을 넘으면 이 경험은 그 자체로 콘텐츠가 되기도 합니다.
이 모든 것이 다시 피드백되어 품질이 향상되고, 그 순환에 참여한 기업은 비용이 경감되는 선순환이
벌어집니다. 결국, 기업의 입장에서는 우리 기업도 이 사이클 안에 들어갈 수 있도록 비즈니스 모델을
혁신하는 일이 시급해졌습니다. 그래서 디지털 트랜스포메이션은 많은 기업에서 화두가 됐습니다.
디지털 트랜스포메이션이 게임의 룰을 만든다
넷플릭스나 유튜브 등을 이용하면 언제 어디서나 보고 싶은 영상을 바로 볼 수 있습니다. 시공간적인
면에서 스마트폰이라는 단말기의 효과는 탁월합니다. 스마트폰은 영상을 반드시 특정 장소에서만 봐야
한다는 통념을 아예 바꿔버렸습니다. 이처럼 기존의 것을 더 빠르게 하는 효율 경쟁이 아니라, 아예
기존에는 없던 효과를 만들어내는 압도적인 생산성으로 게임의 룰 자체가 바뀌는 일이 사회 곳곳에서
발생하고 있습니다. 게임의 룰이 바뀌니 게임에 참여하는 우리에게도 그 여파가 미칩니다. 지금까지는
의심하지 않았던 성공 방정식이 새로운 시대에는 효능이 떨어지기 시작합니다. 그런데도 우리는 여전
히 관성처럼 기존의 관습에 집착하곤 합니다.
이제는 일하는 시간을 더 투입해도 생산성은 올라가지 않습니다. 오히려 무리한 만큼 능률은 더 떨어
집니다. 점점 생활에 여유가 없어지고 마음만 다급해집니다. 만약 효과적인 일의 방법을 찾을 수 있다
면 그만큼 일하는 시간도 줄일 수 있습니다. 물론 예전 방식대로 일하는 효율을 올릴 수도 있습니다.
하지만 그래도 인간인 만큼 같은 입력 방식에서 다른 출력을 내는 데는 한계가 있습니다. 결국, 지금
은 효율 향상이 아니라 효과창조가 필요한 시대입니다. 반면에 전혀 다른 방식으로 더 높은 효과를 낼
수 있다면 차별화가 생깁니다. 그 여세를 몰아서 조직 내에서 더 중요한 일을 할 수도 있고, 같은 시간
안에 더 많은 일을 해냄으로써 삶의 여유를 찾을 수도 있습니다.
게임의 룰을 새로 만드는 사람들: 조직을 둘러보면 어디에나 안타까운 인력이 있습니다. 바로 열심히
일하는 것에 비해 효과를 내지 못하는 이들입니다. 그 이유는 단 하나입니다. 효과적이지 않은 일을
하고 있습니다. 열심히 하지만 그 행위의 결과가 효과적이지 않습니다. 그러니 조직의 입장에서는 결
과를 얻지 못합니다. 게다가 만약 그런 이들이 높은 지위에라도 있다면 오히려 일의 진행에 장애가 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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디지털 트랜스포메이션 필드 매뉴얼
제약 조건을 만들어 효과를 내려는 이들의 사기를 꺾기도 합니다. 더 좋은 업무 방법이 있음에도 시도
하지 않습니다. 급기야는 일을 하면 할수록 조직 전체의 생산성이 저하되는 재난이 펼쳐집니다.
디지털 트랜스포메이션도 본질적인 의미를 다시금 정의해야 합니다. 사회의 급격한 변화 속에서 우리
모두 달라진 사회에 어떻게 적응하고 살아가야 할지를 스스로 생각해야 합니다. 이 문제를 해결한 사
람들도 있습니다. 그들은 남들의 10배가 넘는 생산성을 발휘해 효과적인 결과를 만들어냅니다. 이제는
이들이 게임의 룰을 만들고 있습니다. 즉, 어느 산업 분야든 모든 산업에는 디지털 선도 기업에 의한
게임 체인지 위협이 도사리고 있습니다. 이 점을 간과해서는 안 됩니다. 그런 의미에서 디지털 트랜스
포메이션은 미래를 의미 있게 살아가고 더 알찬 조직 생활을 영위하기 위해 직장인 모두가 익혀야 할
변신의 능력이라고 말할 수 있습니다. 아무튼 디지털 트랜스포메이션은 가장 나다운, 우리 기업다운
업무 수행 방식을 익혀서 미래의 난관을 경쾌하게 해결하고 생존하기 위한 전략입니다.
또한, 이는 사회의 급격한 변화 속에서 잠재적 의미를 찾아내는 일이기도 합니다. 생산성이 낮은 요소
들은 결국은 도태된다는 것을 겸허하게 인정하고 이를 불안하게 여겨야 합니다. 그리고 그 불안감은
자원 대비 성과가 낮은 일을 떠나서 우리를 새로운 곳으로 가게 합니다. 이런 과정에서 효율과 효과와
효능을 생각하게 됩니다. 전통적인 생산성만으로 측정되지 않는 가치가 있음을 주장하는 일 역시 모두
디지털 트랜스포메이션과 이어져 있습니다. 디지털 트랜스포메이션은 달라진 시대의 일과 성과, 인재
와 직업의 모습을 고민하게 하고 초고효능 사회로 가는 길에 박차를 가합니다.
디지털 시대, 기업의 생존 전략
디지털 트랜스포메이션의 필수 요소
스마트폰으로 상징되는 디지털 기술은 소비자에게 힘을 주고 그들이 달라지도록 만듭니다. 그리고 소
비자가 달라지면 시장도 달라집니다. 여기에 더해 예측할 수 없는 사건이나 사고, 재난과 같은 충격파
는 이 변화 속도를 더욱더 빠르게 가속화합니다. 참고로 큰 환란은 시장에 혼돈을 가져오고 그 빈 곳
을 채우기 위해서 기술이 동원됩니다. 네이버의 라인이 일본에서 자리 잡게 된 계기로 동일본대지진이
꼽히는 것이 그 예입니다. 즉, 디지털 트랜스포메이션은 세상의 변화를 성장의 계기로 삼기도 합니다.
그런데 많은 경영자가 아직도 사업은 감과 용기에 의한 것이라고 생각하는 경향이 있습니다. 틀린 말
은 아닙니다만, 이제는 경영진이 디지털에 대해 더 공부해야 하는 시대입니다. 감과 용기로 이뤄내는
성공의 확률보다 더 높은 승률을 지닌 이들과 경쟁해야 하는 시대가 찾아왔기 때문입니다.
예를 들어서 지금까지의 매체 광고는 투자에 대한 효과가 바로 가시화되지 않았습니다. 홍보도 마찬가
지였습니다. 마치 씨앗을 뿌리듯이 최선을 다하고 무작정 결과를 기다려야 했습니다. 반면에 디지털
온라인 광고는 ROI(Return On Investment)를 바로 가시화해줍니다. 즉, 얼마나 많은 사람이 광고를 보
고 어떤 행동을 취했으며 얼마의 매출을 일으켰는지를 데이터로 환산해줍니다. 광고를 팔아야 하는 입
장이나 사야 하는 입장 모두 디지털이 가져온 이런 변화는 즉시 자기 것으로 만들어야 합니다.
온라인은 센서 역할을 합니다. 그리고 데이터는 사업 활동이 얼마나 효과가 있었는지를 즉시 파악할
수 있게 해줍니다. 데이터를 근거로 판단하고 다음 행동을 바로 결정할 수 있습니다. 즉, 비즈니스에서
한 바퀴의 사이클이 고속 회전하기 위한 연료가 바로 데이터인 셈입니다. 그런데 비즈니스에 센서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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디지털 트랜스포메이션 필드 매뉴얼
달고 데이터를 수집하며 이 사이클을 가동하는 것은 결국 사람입니다. 많은 경영자가 아이디어만 있으
면 그 구현은 외주를 주거나 사람을 뽑으면 금방 만들어질 것으로 생각하곤 합니다. 그러나 기업이 실
제로 디지털 트랜스포메이션에 실패하거나 진척이 느린 이유를 거슬러 올라가서 찾아보면, 대개 이처
럼 전환을 추진할 인재가 부족한 경우가 태반입니다. 결국 디지털 트랜스포메이션의 성패는 사람에게
달려 있습니다. 그렇다면 이 ‘사람’들은 누구일까요? 그들은 디지털과 온라인을 활용해 무언가를 하는
것을 워낙 좋아한다는 공통점을 가진 사람들입니다. 바로 기크(Geek)들입니다.
디지털 인재, 기크의 등장: 다른 기업의 하청을 받아서 철저하게 그 기업에서 시키는 대로 만드는 것
은 아무래도 흥이 나지 않습니다. 그리고 주어진 생산 라인을 따라 위에서 내려오는 일을 처리하며 다
음 단계로 넘어가는 일에서는 갑자기 10배의 생산성을 발휘하기 힘듭니다. 밸류 체인의 한계입니다.
반면에 생태계에서는 작든, 크든 제각각의 구실과 보람을 지니고 성장할 수 있습니다. 밸류 체인에서
에코 시스템으로의 이행이 중시되는 것은 이처럼 그 구성 요소들에게 주어지는 자율적 역할이 큰 차이
를 만들 수 있어서입니다. 그런데 그 구성 요소에서는 소비자와 사용자의 위치도 중요합니다. 결국 에
코 시스템이란 바로 달라진 소비자가 활동할 수 있는 디지털 토양입니다.
이제 이 생태계의 토양을 비옥하게 만드는 주체들에 관해서 이야기하고자 합니다. 그들은 바로 기크들
입니다. 기크나 너드(Nerd) 모두 뜻은 약간씩 다르지만 비슷한 맥락에서 쓰이는 용어입니다. 어쨌든
기크는 어떤 하나의 대상에 빠져서 이를 자신의 힘으로 최적화하고, 더 나아가서 이를 발전시키고 새
롭게 만들고 싶어 하는 인종들입니다. 기크는 대개 개발자 혹은 엔지니어적인 성향을 지닌 분들이 많
습니다. 즉, 컴퓨터를 만지는 걸 굉장히 좋아하고 컴퓨터로 뭔가를 이뤄내는 것을 좋아하는 편입니다.
그리고 자질구레하지만 그 안에 의미가 담긴 것들을 좋아하는 분들이 많습니다. 그래서 개발이나 엔지
니어링 조직에서는 구성원의 대부분이 기크일 수도 있습니다. 다만 우리가 기크를 이야기할 때는 그간
기크와는 어울리지 않던 곳에 이들이 들어오기 시작할 때 발생하는 온도 차를 함께 이야기하곤 합니다.
이제는 이 기크들이 곳곳에서 대거 양지로 등장하면서 새로운 디지털 생태계를 만들어갑니다. 그들의
위치는 상관없습니다. 기업에 소속됐거나 기업에 속해 있지 않은 경우도 있습니다.
어떻게 보면 우리 스마트폰에 들어 있는 많은 것이 실은 기크에 의해 만들어진 것일 수도 있습니다.
그만큼 기크가 만들어내는 일종의 자생적 성장이 많습니다. “그냥 재미로(Just for Fun)” 한번 시작해본
일이 생각지도 못하게 쑥쑥 자라서 큰 나무가 되곤 합니다. 그래서 모두가 이런 새로운 풀뿌리의 혁신
이 사회를 바꾼다는 것을 깨닫습니다. 이제 여기에 물을 주고 비료를 주는 기업들도 생겨납니다. 단적
인 예로 구글, 애플, 페이스북, 아마존, 마이크로소프트 등 근래 빅 테크 기업들은 기크들의 배후를 도
맡고 있습니다. 맥도날드처럼 지역적 비즈니스 모델로 운영되던 유서 깊은 기업이 땅값이 비싼 실리콘
밸리 한복판에 테크랩까지 만들어가면서 ‘그들도 변신하고 있더라’는 뉘앙스를 풍기려는 이유는 그렇게
해서라도 달라진 디지털 세상과의 연관성을 유지해야만 한다는 절박함 때문입니다.
디지털 생태계의 탄생: 요즘 새로 나오는 것들이 다 옛날부터 있던 것이라는 주장들이 많습니다. 어느
정도는 수긍할 만합니다. 그래도 예전에는 그런 것들을 조작하고 개화할 수 있도록 하는 기크들의 힘
이 그렇게 강하지 않았습니다. 하지만 스마트폰이 나온 이후로는 스마트폰의 가치에 힘입어서 성장하
게 된 플랫폼 기업들이 지금까지와는 다른 방식으로 생태계를 만들기 시작했습니다. 그러면서 기크들
에게 큰 힘이 돌아가게 되고 이들이 자랄 수 있게 됐습니다. 그리고 이 기크들은 다시 각자의 디지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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디지털 트랜스포메이션 필드 매뉴얼
생태계에 긍정적인 영향을 듬뿍 끼칩니다. 대기업에서 오픈 소스를 시작했지만, 이들을 키우는 것은
커뮤니티라는 것이 정설이 됐습니다. 어떻게 하면 조금 더 많은 기크가 우리 곁에서 잘 자랄 수 있도
록 할 수 있을까요? 테크 기업의 수많은 활동이 이들에게 물을 주는 데 집중하는 이유입니다.
공식의 첫 번째 요소, 기크
디지털 프랜스포메이션의 주역인 기크
기크 활성화 방법: 이제 과제는 어떻게 기크라고 불릴 만한 인재를 활성화할 수 있는지로 넘어가야 합
니다. 우선 공통으로 보이는 힌트를 찾아보면, 기크는 노마드적 습성을 가지고 있습니다. 디지털 노마
드라는 트렌드도 그들에게서 나왔으니 그들이야말로 현대적 의미의 노마드 문화의 원조라고 할 수 있
습니다. 노마드라고 하면 말 그대로 유목민적인 성향을 지닌 이들을 이릅니다. 이들은 한 곳에서 일하
는 걸 견디기 힘들어합니다. 디지털 노마드로서의 요청이 조직에서 수용이 잘 안 되다 보면 기크들의
성향과 조직의 성향이 맞지 않아서 일종의 문화적인 충돌이 일어납니다. 이 갈등이 거대하게 나타난
경우가 있었습니다. 10년 이상 지속됐던 일본 전자 산업의 몰락도 그중 하나입니다.
그러다 보니 지금 각 기업에서는 어떻게 하면 조직 문화를 바꿀 수 있을지에 대한 고민이 나타나고 있
습니다. 어떻게 하면 조직 문화를 혁신해서 기크가 자라나고 살아나는 업무 절차를 만들 수 있을지,
기크의 감수성을 꽃피울 수 있을지를 고민하기 시작했습니다. 관련 논의 끝에 긴급히 기크 활성화 운
동이라고 부를 만한 조직 문화 개선 활동이 벌어지기도 합니다. 생산성은 공장 라인의 컨베이어 벨트
속도를 높여서 달성하는 것이 아니라, 자유로운 마음과 창의력을 통해서 키우는 것입니다. 원격 근무
나 재택근무처럼 ‘스마트워크’ 부분에서 앞서 나가는 적극적인 기업들은 대부분 기크 문화가 강한 기업
들이 많습니다. 그 이유는 그렇게 했을 때 오히려 생산성이 더 높다는 점이 증명됐기 때문입니다.
정착되거나 학습되지 않은 초보 상태에서 섣불리 시도했을 때는 역효과가 날 수도 있겠지만, 제대로만
할 수 있다면 새로운 일하는 방식이야말로 새로운 문화 운동이 일어날 수 있는 계기가 됩니다. 각 조
직에서 시도해야 할 것 중 하나가 바로 기크와 함께할 수 있는 문화 운동입니다.
기크가 만드는 디지털 혁신: IT 업계에서는 최근 ‘-드리븐(Driven)’이라는 용어들이 굉장히 많이 쓰입니
다. 대부분 소프트웨어 차원에서 우리 사회와 우리 기업 활동이 실질적으로 구동되고 있다는 뜻으로
널리 쓰입니다. ‘소프트웨어로 정의된’이라는 접두어가 그야말로 곳곳에서 불기 시작한 근래에는 어떻
게 하면 이 코드의 마법을 부릴 수 있을지에 대한 고민들이 늘어납니다. 이는 큰 기업도 마찬가지입니
다. 이런 마법을 누가 부릴 수 있을까요. 답은 바로 기크입니다.
그들이야말로 조직 내의 디지털 마술사들입니다. 어느 날 기분이 좋아서, 새롭게 무언가에 도전해보고
싶은 용기가 생겨서 어떤 한 명이 우연히 만든 한 벌의 프로그램이 기업과 시장을 바꿀지도 모릅니다.
비즈니스를 바꾸는 마법을 기크가 부릴 수 있습니다. 그런데 기업에서 이 기크를 다루는 법은 다들 서
툽니다. 그럼 이제 ‘어떻게 하면 기크의 마음이 활성화될 수 있을까?’라고 생각해봅시다.
그동안 조직에서는 기크의 사용 설명서를 파악하려는 다양한 시도가 있었습니다. 그중 하나로 등장한
것이 바로 여유의 문화입니다. 시키는 것을 할 때는 잘하겠지만, 극단적인 혁신은 공정에서 나오지 않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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디지털 트랜스포메이션 필드 매뉴얼
을 수도 있다는 것을 깨닫게 된 것입니다. 즉, 어느 정도 여유가 있을 때, 혹은 딴 짓을 할 수 있을 때,
혹은 좀 멍하니 있을 때 무에서 유가 나올 수 있다는 것을 눈치 채게 된 것이지요. 기업 중에 그 가설
을 실험해본 곳이 있습니다. 일과 중의 20%는 당신이 하고 싶은 일을 매니저와의 상의 하에 해도 된
다는 구글의 20% 룰 같은 경우가 집단으로 실험했던 대표적인 여유의 문화였습니다. 즐거움과 놀이의
과정에서 나오는 아이디어들로 프로젝트를 채울 수 있는 여유를 보장해준 것이지요. 또한 이런 20%
룰이 나온 이유로는 일종의 전략적 보호도 꼽을 수 있습니다. 그야말로 시킨 일만 100%로 하게 되면
만에 하나 그 길이 잘못됐을 때 후진하기가 힘들어집니다. 하지만 만약 전 직원이 평소에 20%의 여유
를 갖고 다른 곳도 조금씩 보고 있었다면, 일명 플랜 B를 생각해낼 여유가 생깁니다.
아무튼 기크의 마음이 동하기 위해서는 놀이의 마음을 끌어내야 합니다. 기업이 사무실을 알록달록하
게 꾸미는 것도 그 일환입니다. ‘조금 놀아도 된다. 당신은 놀다 지치면 엄청난 일을 벌일 분이라는 걸
알고 있다’라는 조직의 여유를 보여주는 셈입니다. 많은 테크 기업이 자사의 분위기를 마치 유치원처
럼 이것저것 꾸며놓고 뭔가 약간 널브러진 듯한 느낌을 주려 하는 이유는 여유 속에서 극단적인 생산
성을 만들어낼 수 있는 씨앗을 심을 수 있다는 기대감 때문이었습니다. 물론 여유의 문화라고 말은 하
지만, 리더들의 마음은 잘 움직이지 않습니다. 사람의 마음이란 것이 또 그렇습니다. 그렇다면 이를 제
도적으로 만들 수는 없을까요? 쉽지는 않습니다만, 방법은 있습니다.
공식의 두 번째 요소, 데이터
데이터로 완성되는 폐쇄 루프(Closed loop, 자동으로 조정되는 피드백 루프)
디지털 기술에 의해 기업들은 이제 고객이 제품과 서비스에 대해 내리는 피드백을 실시간으로 받아볼
수 있게 됐습니다. 이를 토대로 초단기간에 문제점을 개선해 다시 시장으로 내보내고, 다시 이에 대한
피드백을 받을 수 있다면 고객과 연결된 폐쇄 루프가 완성됩니다. 고객으로부터의 피드백은 고객의 소
리나 의견처럼 직접적인 것도 있지만, 가입이나 탈퇴와 같은 행위, 매출 등의 지표, 입소문 등의 시장
분위기와 같은 간접적인 것도 중요한데, 이런 지표는 데이터로 입수할 수 있습니다. 이처럼 고객에게
제품을 제공하고, 피드백을 받고, 제품을 개선하고, 다시 고객에게 개선된 제품을 제공하는 폐쇄 루프
가 빠르게 돌아갈 수 있도록 하는 모든 일을 하는 것을 디지털 트랜스포메이션이라고 정의할 수도 있
습니다. 그래서 현장에서는 DX의 ‘X’를 모든 것을 의미하는 ‘X’라고 이해하기도 합니다.
기업이 데이터에 집중해야 하는 이유
기업이 겪는 수많은 좌절 중에서 정작 문제가 되는 것은 기업 철학이나 제품의 기획 의도가 아닙니다.
대부분의 문제는 기업 철학과 제품의 기획 의도는 훌륭하지만, 그것들을 반영해야 하는 제품이 정작
이를 제대로 담고 있지 못할 때 발생하곤 합니다. 그런데 문제가 발생해도 영업 이익이 유지되는 동안
에는 문제가 표면적으로 드러나지는 않습니다. 고객을 만족시키고자 하는 기업의 철학과 기획 의도가
반영돼야 하는 제품이 그 철학과 의도와 다르게 만들어질 때 문제가 발생합니다.
제품이 의도와 다르다는 것을 파악하려면 메트릭(Metric, 지표)이 정해져야 합니다. 그리고 메트릭은
고객에게 제공하는 가치를 극대화하는 방향으로 맞춰져야 합니다. 예로 진통제를 사려는 고객을 상대
하는 기업이 만약 가장 중요한 메트릭으로 매출을 설정하면 어떻게 될까요? 고객의 고충이 완전히 없
어지면 매출이 줄어듭니다. 그렇다면 기업의 입장에서는 완전히 고충을 없애는 방법을 제공하지 않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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디지털 트랜스포메이션 필드 매뉴얼
재구매를 만들어낼 만큼만 진통제를 제공하려고 하지 않을까요? 최고경영자가 메트릭에 매출만 넣으
면 조직은 매출을 만드는 방법에만 몰입합니다. 영업 이익을 줄여가면서도 매출을 키우는 방법만 찾을
수도 있습니다. 반면에 최고경영자가 메트릭에 영업 이익을 강조하면 조직은 영업 이익을 늘리기 위해
서 비용도 줄이고 매출을 늘리려고 합니다. 그리고 그중에서 더 쉬운 방법을 선택하겠지요. 즉, 매출을
유지하면서 비용을 쥐어짤 수도 있습니다. 어쩌면 미래를 위한 투자를 해야 하는 시기임에도 위기를
외치면서 위기를 타개하는 방법으로 비용 절감을 강요해 실상은 미래를 훼손하고 있을지도 모르는 일
입니다. 이처럼 최고경영자가 경영 판단을 어떻게 할 것이며, 더 나아가서는 어떤 데이터를 강조해서
경영적 판단을 하느냐에 따라서 개선되는 것과 무시되는 것이 구분됩니다.
잘 정의된 메트릭은 좋은 데이터에서 나옵니다. 좋은 데이터는 최고 경영자부터 조직의 말단까지 고객
을 바라보게 합니다. 최고경영자가 고객에게 관심을 두고 고객이 만들어내는 피드백을 데이터화해 메
트릭으로 측정하고 개선하는 방법을 찾아서 실행하고, 메트릭이 어떻게 바뀌는지 계속 추적 및 감시하
는 것이 바로 데이터 플레이(Data Play)입니다.
디지털 트랜스포메이션을 위해서 기업 문화를 바꾸는 것은 너무나 어려운 일이므로 문화를 바꾸려고
하지 말고, 하던 사업에나 집중하라는 말이 들립니다. 그런데 그렇게 하던 사업을 데이터를 기반으로
집중해서 제대로 한다면 나중에는 기업 문화도 바뀌게 됩니다. 결국 두 표현은 강조점만 다르지, 같은
목적지에 도달하기 위한 표현입니다. 데이터를 기반으로 사업에 집중하면 데이터를 보게 되고 데이터
를 활용하게 됩니다. 데이터를 이용한 업무가 비즈니스 임팩트를 만들어내면, 데이터의 효과를 본 사
람들은 그 맛을 잊을 수 없게 됩니다. 그때부터는 가능한 한 모든 업무에서 데이터의 힘을 끌어내기
위해서 노력합니다. 그러다 보면 기업 문화까지 변화합니다.
기업의 데이터 활용 방법
데이터 플레이 4행정 엔진 도입: 디지털 트랜스포메이션의 핵심은 빠르게 변하는 고객의 요구사항을
파악하고, 고객 만족을 이끌어내기 위해 업무 속도를 높이는 데 있는데, 업무 속도를 극적으로 높이기
위해서 아날로그 방식인 수작업으로 하던 것들을 디지털로 변경합니다. 즉 분업화ㆍ전문화로 생산 속
도를 높였던 기존의 제조업 방식을 인터넷에 연결하고 컴퓨터로 자동화ㆍ최적화해서 더욱더 속도를 높
입니다. 그런데 폐쇄 루프를 더 빨리 돌리는 방법이 있습니다. 바로 데이터 플레이로 일하는 겁니다.
데이터로 일을 벌이고 데이터로 일하는 새로운 방식을 도입해야 합니다.
데이터 플레이는 데이터를 연료로 삼아서 구동하는 4행정 엔진이라고 생각할 수 있습니다. 데이터를
① 수집 및 분석해 ② 가설을 세우고 ③ 실험과 실행으로 ④ 가치를 창출해서 고객에게 전달하는 4 단
계 사이클 순환의 한 바퀴를 초고속 RPM으로 돌리는 것입니다. 자세히 설명하면 다음과 같습니다.
첫 번째는 데이터 흡입 단계입니다. 이 단계에서는 4행정 엔진의 연료인 데이터를 수집합니다. 시장
경쟁 상황, 고객 반응 데이터도 흡기합니다. 이미 순환이 시작됐다면 그 대상이 직전 프로젝트의 결과
물일 수도 있습니다. 두 번째는 가설 압축 단계입니다. 데이터를 분석하고 평가해서 가설을 수립해갑
니다. 상황을 이해하는 동시에 가설을 검증하게 되는데, 디자인 씽킹과 같은 방법론이 활용됩니다.
세 번째는 실행력 폭발 단계입니다. 아이디어를 토대로 실제 동력을 만들어내는 단계인데, 이 단계에
서는 가치를 만들어냅니다. 애자일한 실행력이 요구됩니다. 이 단계에서 스크럼(Scrum, 애자일 기법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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디지털 트랜스포메이션 필드 매뉴얼
일종) 등이 활용됩니다. 네 번째는 가치 매출 단계입니다. 이 단계에서는 시장을 향한 밸브가 열리면서
가치를 엔진 밖으로 마음껏 배출하며 다음 사이클을 준비합니다. 이 과정까지 가치의 크랭크축은 충분
히 회전합니다. 이 단계에서는 확장성이나 그로스 해킹이 논의됩니다.
데이터 플레이 역량 고도화 5단계 활용: 데이터 플레이는 데이터를 사용해서 업무의 효율과 효과를 높
입니다. 즉 비즈니스 임팩트를 키웁니다. 또한 데이터 플레이 방식을 통해 데이터로 일하게 되면 자연
스레 데이터 자산이 쌓이게 됩니다. 그런데 데이터 자산은 업무에 도움을 줘 간접적으로 매출을 상승
시키는 데 도움이 되거나, 직접적으로는 데이터 자체를 팔아서 이익을 낼 수도 있습니다. 한편 데이터
로 일하는 법에 관한 노하우를 전혀 모르는 조직이 데이터로 일하게 될 때까지는 보통 다음에 나오는
5단계의 발전 과정을 거칩니다. 그러나 노하우를 가진 리더가 이끄는 조직은 일부 단계를 쉽게 건너뛰
기도 합니다. 혹은 노하우가 이미 농축된 클라우드 등을 도입함으로써 단박에 높은 단계로 진입하기도
합니다. 따라서 기업의 상황에 맞춰서 현명한 의사 결정이 필요합니다.
[1단계 - 데이터 탐색 단계] 파이썬 및 주피터 노트북 등 데이터 분석을 위한 도구를 다룰 준비가 되
어 있습니다. 이런 도구를 바탕으로 주요 데이터와 데이터를 시각화한 그래프 등의 자료를 (비즈니스
도메인을 알고 있는) 실무 담당자와 수시로 공유하고, 의미 있는 분석 결과는 인사이트 리포트라는 보
고서를 작성해 경영진 회의에서 공유하기도 합니다. 1단계가 잘 진행되면 데이터를 기반으로 문제를
제대로 정의할 수 있는데, 문제 정의는 모든 문제 해결의 시작입니다.
[2단계 - 데이터 활용 단계] 데이터를 마케팅 분야에 활용해보거나, 업무 프로세스를 변경해보거나,
서비스에 변경을 가해보는 단계입니다. 2단계가 잘 진행되면 1단계에서 정의된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
수립한 가설이 검증되는데, 가설이 검증되는 것은 반복과 규모 확대를 위해서 중대한 사항입니다.
[3단계 - 폐쇄 루프 순환 단계] 1단계와 2단계를 반복하면 필요한 데이터가 파생되고 분석 과제가 다
양하게 늘어납니다. 그런데 실험을 한 번 수행해보고 개선되는 결과를 확인하는 데는 수개월이 걸리기
때문에 연중 내내 진행한다고 해도 실제로는 몇 번 진행하기 어렵습니다. 또한 들어가는 비용은 데이
터 플레이가 만들어내는 추가 수익을 상회하기 일쑤입니다. 그러나 이 단계를 거치면서 ‘데이터를 만
드는 사람’은 데이터가 어떻게 사용되는지, 데이터의 고객이 누구인지 파악할 수 있습니다. 한편으로
‘데이터를 가져다 쓰는 사람’은 데이터를 활용한다는 것이 무엇인지, 데이터를 어떻게 만드는지 알게
됩니다. 3단계가 진행되면 가설은 폐쇄 루프를 반복하는 횟수에 비례해서 정교해집니다. 모델도 정확
도가 높아집니다. 그에 따라 데이터를 활용하는 프로젝트는 효율성과 효과성이 좋아집니다.
[4단계 - 업무 연동 분리 단계] 이 단계는 데이터를 만드는 쪽과 가져다 쓰는 쪽의 업무 연동이 분리
돼 각자 속도를 높이는 단계입니다. 데이터는 최신이어야 하므로 데이터를 만드는 쪽에서는 매일, 매
주, 매달의 최신 데이터를 신선하게 만들어서 저장소에 담아둡니다. 그렇게 하면 가져다 쓰는 쪽은 항
상 신선한 데이터를 활용할 수 있게 됩니다. 그러나 만약 이런 일을 수작업으로 하게 되면 그 업무를
감당하기 어렵습니다. 그래서 데이터를 만들어내는 코드에 스케줄을 걸어서 연쇄적으로 데이터가 만들
어지도록 자동화하게 됩니다. 4단계가 진행되면 반복을 통해 개선의 속도가 빨라지고, 이 지점부터는
선두주자와 후발주자의 격차가 벌어집니다. 규모로도 따라잡을 수 없는 속도의 경쟁력이 생깁니다. 또
한 4단계의 속도 향상은 분업 후 이뤄지는 것이므로 그 속도를 더욱 가속화할 수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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디지털 트랜스포메이션 필드 매뉴얼
[5단계 - 솔루션화 단계] 이미 글로벌 클라우드에는 데이터를 다루기 위한 전문적인 도구들이 많습니
다. ETL(Extract Transform Load)뿐만 아니라 딥러닝 모델도 자동으로 만들고, 하이퍼 파라메터
(Hyper-parameter)를 튜닝해줘서 추론 속도를 높이기 위한 모델을 최적화까지 해주곤 합니다.
SOTA(State Of The Art, 최신식의) 기술들도 일용품으로 되어 있어서 필요한 만큼 즉시 활용할 수 있습
니다. 문제는 이런 도구들을 어떻게 엮어서 유기적으로 동작하게 하느냐 하는 것이겠지요.
데이터가 만들어져서 데이터웨어하우스나 데이터 레이크에 저장되면 API(Application Programming
Interface)를 통해 필요한 데이터를 가져가는 세일즈포스 같은 플랫폼이나 태블로 같은 분석ㆍ시각화
솔루션들은 이미 널리 활용되고 있습니다. 게다가 이런 솔루션들은 SaaS(Software as a Service, 서비
스형 소프트웨어)나 PaaS(Platform as a Service(서비스형 플랫폼) 형태의 클라우드로 제공되고 있습니
다. 버튼 몇 번만 누르면 사용 가능한 상태로 바로 앞에 놓입니다. 이렇게 필요한 기술은 예산 사용을
승인받는 즉시 활용할 수 있습니다. 5단계까지 진행되면 업무에 실시간성이 생성됩니다. 업무의 속도
가 생각의 속도에 가깝게 빨라집니다. 즉, 좋은 생각이 나면 바로 실행해볼 수 있게 됩니다.
디지털 기업으로의 도약
성공적인 디지털 기업으로 도약하기
디지털 트랜스포메이션, 두 가지를 구분하는 지혜를 갖춘다: 조직의 디지털 트랜스포메이션은 디지털
사업을 시작한 스타트업이 해야 하는 숙제가 아닙니다. 이미 제품과 그 제품을 사랑해주는 고객들을
가지고 있지만, 일하는 방법에 수작업이 많이 포함된 전통 기업에게 주어진 숙제입니다. 변화하는 환
경에 맞춰서 일하는 방법과 제품을 바꿔야 하는 숙제입니다. 이 숙제에는 지켜야 할 것과 버려야 할
것이 있는데, 이를 가려내는 것도 중요합니다. 모두 지키려 하면 변화를 만들어낼 수 없고, 모두 바꾸
려 한다면 스타트업의 후발주자가 돼야 합니다. 따라서 버려야 할 것은 빨리 버리고 지켜야 할 것은
꿋꿋하게 지켜야 합니다. 이 두 가지를 가려내는 지혜는 고객이라는 기준선을 보며 찾을 수 있습니다.
변화하는 환경에 맞춰서 변화하는 고객이 있는데, 이 고객은 새로운 고객이 됩니다. 따라서 새로운 고
객을 만족스럽게 할 만한 혁신적인 제품을 출시해야 합니다. 그리고 새로운 고객에게 혁신적인 제품을
소개하며 이야기를 나누고 구매 후에도 사용법을 알려준다거나 트러블 슈팅(Trouble shooting)을 진행
하며 계속 고객과 대화를 이어나갈 수 있는 채널을 찾아야 합니다. 그리고 새로운 제품과 채널에 이바
지할 수 있는 것은 지키고, 방해되는 것은 버려야 합니다.
기존에 캐시카우 역할을 했던 제품이 있습니다. 새로운 제품을 기획하면 이 신제품이 기존의 캐시카우
를 잡아먹을 것만 같습니다. 즉 제품 간에 카니발이 발생할 것 같습니다. 그러나 그런 이유로 새로운
혁신적인 제품을 포기하면 미래에 벌어질 결과는 명확합니다. 경쟁자가 우리를 잡아먹습니다. 경쟁자
에게 시장을 뺏기는 것보다는 내부 경쟁 제품에 뺏기는 것이 낫습니다.
경영진은 이런 사실을 잘 알고 있으련만, 축소 중인 기존 제품의 매니저에게 설득당하기 일쑤입니다.
그래서는 새로운 혁신 제품을 제대로 못 키웁니다. 이처럼 어려운 결정을 해야 할 때는 전통 제품을
고민하거나 새로운 제품을 고민하면 답이 나오지 않습니다. 이럴 때는 고객을 봐야 합니다. ‘고객에게
어떠한 가치를 주는 제품인가?’ 이 질문에서부터 답을 찾아야 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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모든 고객은 손에 스마트폰을 들고 있습니다. 경쟁사들은 ‘모바일 퍼스트’를 외치면서 고객 스마트폰의
잘 보이는 곳에 자사 앱을 설치하려고 경쟁하고 있습니다. 만약 아직도 고객이 열어보지도 않는 이메
일 계정으로 스팸 메일과 다름없는 이메일을 보내고 있고, 고객에게 홍보 문자를 보내서 괴롭히고 있
다면 과연 이것이 효율적인지 다시 생각해봐야 합니다. 그리고 또 고객이 검색을 통해서 정보를 찾고
경쟁사의 제품과 자사의 제품을 비교하고 있는데, 아직 우리 회사는 홈페이지조차 제대로 구성돼 있지
않다면? 홈페이지의 내용이 검색 엔진에 최적화돼 있지 않다면? 어느 브라우저에서는 보이지만, 안 보
이는 브라우저가 있다면? 고객이 앱을 설치하기 전에 다른 사용자의 리뷰를 읽어보는데 그 리뷰에 적
혀 있는 자사 제품에 대한 리뷰가 엉망이라면? 다시 생각해봐야 합니다. 고객과 대화를 나눌 수 있는
역량과 채널을 다시금 정비하고 구성해야 합니다.
회사가 고객에게 감동을 주는 제품과 서비스를 통해서 전통적인 브랜드를 가지고 있다면 그 브랜드를
지켜야 합니다. 고객에게 믿음을 얻고 신뢰를 쌓는다는 것은 여러 번 반복된 좋은 경험을 통해서 이뤄
지기 때문에 오랜 시간이 걸립니다. 하지만 새로 브랜드를 구축해야 하는 스타트업이라면 새로운 것을
좋아하고 남보다 빨리 시도해보는 고객들로부터 시작해서 좋은 경험을 주는 식으로 브랜드를 구축하는
수밖에 없습니다. 브랜드가 약한 것은 스타트업의 핸디캡입니다.
반대로 전통 기업으로서 스타트업과 맞설 수 있는 좋은 브랜드를 가지고 있다면 이를 지켜야 합니다.
고정 고객이 있다면 기존 고정 고객으로부터 얻을 수 있는 데이터를 수집해야 합니다. 스타트업은 자
사 고객이 누구인지 알아내기 위해서 많은 비용을 씁니다. 광고를 통해서 잠재 고객을 모으고 데이터
를 분석해서 진짜 고객인지, 광고에 낚인 고객인지 파악하고 재구매가 일어나도록 프로모션을 걸며 회
사가 만드는 가치가 제대로 전달되는지 알아내기 위해서 계속 실험하고 분석해서 판단해야 합니다.
전통 기업으로서 고정 고객이 있다면 스타트업에 비해 강력한 강점이 있는 것입니다. 따라서 민첩하게
고객 데이터를 수집하고 분석해서 데이터를 무기로 만들어야 합니다. 고객이 무엇을 좋아하고 어떤 것
에 반응하는지 아는 것, 그렇게 고객을 이해하는 것으로 디지털 네이티브 스타트업과의 경쟁에 첫발을
내디딜 수 있습니다. 또한 회사가 자금력이 괜찮거나 자금 조달을 원활하게 할 수 있다면, 시간을 사
야 합니다. 기술이 필요하면 기술력이 있는 회사를 인수합병하거나 특허료를 지불해서 완성된 기술을
빨리 도입할 수 있습니다. 외부의 혁신적인 인재와 인적 네트워크를 사올 수도 있습니다. 경쟁을 시작
한 스타트업이 투자 유치를 하기 위해서 시간을 쓰는 동안에 경쟁력을 확보해야 합니다. 아무튼 디지
털 트랜스포메이션을 통해서 도모하는 바는 빠른 개선 속도입니다. 자금력이 있으면 속도를 더 빠르게
할 수 있습니다. 돈을 아까워할 때가 아닙니다. 시간을 아까워해야 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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